『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5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프롤로그올린이:crab(곽경주)96/01/15 18:39읽음:269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 프롤로그 . ---------------------------------------------------------------------- 전설이 있었다. 거대한 로무를 불태우고,마왕을 어둠속에 봉인시킨한 소년의 전설이 있다. 자신의 키보다도 큰 검을 든 소년은그 누구도 덤비지 못했던 로무를화염지옥으로 던져버려 태워버렸으며그 로무를 다스리던 마왕을 영원한어둠속에 봉인시켰다. 사람들은 소년을용자라 불렀으며 그의 검을 성검이라불렀다. 그리고 소년의 곁에서 항상 소년을지켜주던 검은 소년이 나이를 먹어어른이 되고 노인이 되어도 그의 곁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소년이 늙어서더이상 살지 못했을때 검은 소년을 떠나어디론가로 가버렸다. 사람들은 이렇게말했다. 성검은 어딘가에서 잠을 자다가언젠가 다시 마왕이 세상에 나타났을때다시 잠에서 깨어나 마왕을 봉인 시킬것이라고...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5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01올린이:crab(곽경주)96/01/15 18:40읽음:296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 ( 1 ) == 제 1장. <개봉> == ---------------------------------------------------------------------- 화창한 오후.... 의 시간인듯한 시간. 사방은 어둡고 음침하며 공포스러울 정도로 고요했다. 단지 30m정도 위에 뚫린 조금한 구멍으로 들어오는 실같 이 얇은 빛줄기가 사방을 어느정도 식별할수 있게해줄뿐이었다. 레아드는 어둠에 익숙해 지려고 눈을 깜빡깜빡거리며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방의 크기 가 상당히 넓다는것밖에는 알아내지 못했다. "제기... 바크녀석. 돌아가면 죽도록 패주겠다." 레아드는 증오스런 말을 내 뱉아내며 30m위의 천장을 바라보았다. 저기서 떨어져서 살아있다니.. 다행이긴 하지만 정말로 희안한 일이다. 거기다 상처하나 없고.... 하여간 모두 바크때문이었다. 그 녀석과 내기같은것만 하지 않았어도 이지경이 되진 않았을텐데, 그 알량한 자존심때문에 그냥 고개를 끄덕여버렸으니..... 내 성격에 문제가 있는건 아닐런지. "열받네.." 잠시동안 천장을 바라본 레아드는 고개를 흔들며 아침에 일어났던 일들을 가벼운 한숨과 함께 생각해 보았다. 일의 발단은 언제나 그렇듯이 바크와의 말다툼이었다. - 네 실력따윈 인정하지 않겠어! 억울하다면 이리라도 잡아와서 내 앞에 가 져와 보려무나. 그럼 대충 인정해주지. - - 좋아! 못할것 같아? 가겠어! 가서 잡아오겠어! - 라고 다른일 다 접어두고 숲속으로 왔다가 죽을둥 고생만하고 지하 동굴에 갇혀버렸으니.. 돌아간다면 바크와 다른녀석들에게 비웃음을 살것은 당연 했다. 하지만 녀석들이 믿지못할지라도 나름대로 자랑거리가 생겼다. 이리 를 무려 8마리나 해치운것이다. 덕분에 온몸에 멍이 들고 왼쪽어깨는 통증 이 느껴지지 않을만큼 다쳤으나... "쳇. 마지막 그녀석만 해치웠더라면 9마리를 전부 끌고 마을로 돌아갈수있었을 텐데..." 7마리까지 간신히 해치우고 8째놈을 해치우는 순간 몸의 균형이 흔들려 넘 어지는데 갑자기 달려든 이리덕분에 녀석과 함께 땅에 뒹굴고 말았다. 그리 고 간신히 녀석을 발로 차서 밀치고 일어나는 순간 재수없게도 땅에 뚫려있 는 구멍으로 빠져서 이 깊고 깊은 지하동굴에 갇혀버린것이고.... 레아드는 혀를 차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젠 상당히 잘보였다. 동굴의 크기는 웬 만한 집이통째로 들어앉아도 될만큼 컷다. 천천히 몸을 360도로 돌리며 주 위를 한번 뎠어본 레아드는 얼굴을 찌푸렸다. "출구가... 없어?" 말그대로 사방은 돌뿐 출구같은건 없었다. 급히 벽쪽으로 다가가 돌들을 만 지며 한참동안 뒤적거리던 레아드의 이마에 땀이 맺혔다. 이런 동굴이 있을 리가 없다... 동굴이라면 분명히 다른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을것이고 밖 으로 나가는 출구가 있을텐데.. 이렇게 위에 구멍이 뚫리고 안쪽은 사방이 막혔다는것은... "사람이 만들어 낸건가? 함정이란거야!? 어느 멍청한자식이 길 한복판에 이런 바보같은 짓을 했어!" 당연히 출구가 있을거라 생각하고 안심하고 있다가 전혀 예측도 못한 일이 벌어지자 레아드는 적지않게 당황해 했다. 윗 천정까지의 걸이는 30m. 상당 히 높을뿐만 아니라 돌들도 미끌미끌거렸다. 올라가는것은 시도도 못해볼뿐 아니라 만일 실패해서 떨어져 허리라도 다치면 그대로 굶어죽어야 했다. "아.. 아냐. 함정이 아냐." 잠시동안 생각해본 레아드는 다시한번 위쪽을 바라보았다. 함정이라면 동굴 의 깊이가 너무 깊다. 5m정도만 해도 될텐데 어째서 30m의 말도 안될정도의 깊은 동굴을 만들어 냈을까? 상당히 오랜시간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레 아드는 예전에 할머니들이나 하는 옛이야기에서 해답을 얻을수 있었다. "지네... 지네를 잡기 위해 만든 ㉨이다!" 옛날. 지네라고 하는 길이 5m의 거대한 곤충같은것이 살았었다. 녀석은 날 카로운 이빨과 놀라울정도로 빠른 몸놀림으로 혼자서 숲을 돌아다니는 사람 을 해치거나 괴롭히건했는데 지네의 흉폭함에 사람들은 화가나 숲속에 아 주 깊은 웅덩이를 파 놓고 그 안에 여자아이를 넣어두었다. 지네는 스스로 웅덩이로 들어가 그안의 여자아이를 잡아먹었다. 하지만 웅덩이에서 빠져 나올수가 없어 결국엔 그안에서 굶어 죽고말았다. 전설에나 있을법한 이야 기를 생각해낸 레아드는 한숨을 쉬었다. "하... 제기랄. 나도 굶어 죽으란 말이냐? 그런데 여잔 없는거야...?" 장난끼 있게 투덜거린 레아드는 윗 천장 구멍으로 새어나오는 빛줄기가 비추 는 곳으로 가 드러누웠다. 어차피 이곳은 도로 한가운데. 여지건 발견이 안 된것이 이상하긴 하지만 사람이 돌아다니는 길 한복판에 있다. 사람이 지나 갈때 소리를 질러 도움을 구하면 되는 것이다. "매일 새벽에 이길을 지나가는것은... 셰로할아범이지? 그때 살려달라 하면되겠네." 간단간단하게 마무리한 레아드는 눈을 감아버렸다. 왼쪽팔의 감각이 서서히 돌아오는지 저릿저릿했지만, 상처를 닦아낼 물조차 없으니 그냥 놔둘수밖에 없었다. 괜히 어줍지않게 상터를 닦아내다가는 더러운 세균때문에 상처가 곪는수도 있다. "......" 따스한 햇살이 레아드의 온몸을 부드럽게 감싸주었다. 기분이 좋아진 레아 드는 마지막으로 오른팔로 눈을 가리면서 잠이 들었다. 위쪽에서 거의 들리 지 않을 만큼 작은 새소리가 들려왔다. ...................................................................... 고요한 밤. 은은한 달빛이 동굴안은 밝혀주고 동굴안의 돌들은 달빛을 반사 하면서 기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마치 달빛에 응답이라도 하려는 듯이 돌들이 일제히 빛을 내어, 동굴은 낮때보다 더 밝아졌다. 돌들의 굴곡 까지도 자세히 보일정도로 밝아지고 밝아져 동굴은 이젠 달빛보다도 더 밝은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빛은 더욱 커져 동굴안은 가득채웠다. "으...." 동굴의 바닥에 누워있던 레아드가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뒤척거리는 순간 돌에서 밝게 뿜어져 나오던 빛이 언제 그랬냐는듯이 한순간에 꺼져버렸다. "아악~!" 빛이 꺼져버리는 것과 거의 동시에 레아드가 비명을 지르면서 눈을 떳다. "하아... 하아..." 깨어난 레아드는 숨을 몰아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방은 놀라울 정도로 조용했고 들리는 것이라고는 자신의 숨소리와 심장이 뛰는 소리였다. 잠시 동안 숨을 가다듬으며 이마에 흐르는 땀을 흠친후 벽쪽으로 다가가 벽에 등 을 기대 앉았다. 아직도 온몸에 소름이 돋아나있었다. "또.. 그 꿈인가. 허탈하다는듯이 한숨을 쉰 그는 얼굴을 두 팔사이에 묻었다. 또 그꿈이라니 ... 이미 잊었던일 아닌가. 지금에 와서 생각나봤자 좋을것은 없는데... 그러나 잊었다 잊었다 하지만은 분명히 기억한다. 뼈에 사무칠정도로 저주하 고 세상에 나 혼자밖에 없는것으로 착각할만큼 외롭던 때를.. "응?" 조용하게 구멍에서 나오는 달빛을 바라보던 레아드의 눈에 이상한것이 띄었 다. 반대쪽 벽의 한쪽이 붉으스름한 빛을 내고있는것이었다. 낮에는 햇빛이 있어 밝기때문에 보이지 않다가 밤이 되니까 보인것같았다. "뭐지?" 레아드는 벽을 손으로 치면서 일어나 그쪽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붉은 빛은 어떤상황해서든 좋지 않은 색깔이니까.. "헤... 지네인가?" 벽의 바로 앞까지 다가간 레아드는 만져볼 엄두는 못내고 단지 자세히 바라 보기만 했다. 확실히 빛이 나고있었다. 단지 벽이 빛을 내는게 아니라 미세 하게 나있는 벽의 틈새로 빛이 새어나오고 있는 것이었다. 순간 레아드의 머리에 한가지 생각이 빠르게 스쳐지나갔다. "통로!? 역시 보통 동굴이었어. 좋아!" 통로란것을 안 레아드는 급히 주위를 돌아다녀 검을 찾으려 했다. 검으로 통로를 뚫을 생각이었는데 불행히도 구멍으로 떨어질때 놓쳐서 검은 위에 있는 모양이었다. "으.. 되는일이 없어. 좋아. 이렇게 되면 몸으로 때우는 수밖에." 가볍게 미소를 지은 레아드는 벽쪽에서 좀 멀리 떨어진후에 다시한번 씨익 웃어보였다. "가안닷!!" 순간도약으로 힘껏 몸을 앞으로 날린후 벽의 3m앞에서 몸을 꺽은 레아드는 그대로 뒷발로 벽을 강타했다. - 팍! - 레아드의 예상을 간단히 뛰어넘어 벽은 이상할정도로 쉽게... 마치 종이벽 인듯이 발차기 한방에 그대로 무너졌고, 당연히 3~4번 차야지 무너질거라고 생각한 레아드는 벽이 한방에 쓰러지자 균형을 못잡고 무너져내리는 벽의 흙더미 와 함께 벽의 반대편으로 나뒹굴렀다. "하아... 앗!" 무너져 내리는 흙더미에 파묻힐려는 순간 다친 왼팔을 생각해낸 레아드는 급히 오른팔로 땅을 치면서 일어나려 했지만 힘이란 힘은 이미 다빠진 오른 팔로 몸을 지탱한다는것은 무리였다. 팔이 꺽이면서 그대로 흙더미에 파묻 혀버린 레아드. "핫!!" 레아드가 흙속에 다이빙하듯이 파묻힌후 약간의 시간이 흘렀을때 순간 레아 드가 기합을 지르며 감각조차 거의 없는 왼팔로 땅을 치면서 벌떡일어났다. 그리고는 오른손으로 왼팔을 감싸며 그대로 땅에 무릎을 꿇고는 얼굴을 찡 그렸다. 애써 오른손으로 땅을치면서 왼팔을 보호하려 했지만 외려 왼팔이 몸아래 깔려버린것이다. "으.. 바크녀석때문에 되는 일이 없어...." 레아드는 아무런 죄도 없는 바크를 욕하면서 한참동안 궁시렁되다가 갑자기 고개를 치켜들어 사방을 둘러보았다. "헤에... 통로다." 주위를 한번 둘러본 레아드는 기분좋게 웃었다. 자신은 마치 복도처럼 길다 란 통로의 한 가운데 와있었다. 시원한 바람이 자신을 지나 자신이 뚫어놓 은 구멍속으로 휘몰아쳤다. 손을들어 바람을 느낀 레아드는 미소를 지었다. "역시... 밖으로 통하는데. 그럼... 이쪽인가?" 레아드는 왼쪽편을 바라보았다. 그쪽에서부터 신선한 바람이 천천히 불고있 었다. 분명히 통로의 끝쪽일테고 그곳엔 밖으로 통하는 출구가 있다는 증거 였다. "그런데..." 왼쪽편으로 발을 옮기려던 레아드가 발을 멈추면서 머리를 긁적이며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렸다. "이쪽은 뭐야?" 은은하게 붉은빛이 뿜어져 나오는 오른편통로를 바라본 레아드는 얼굴을 찡그렸다. 통로의 출구는 분명히 왼쪽이고 바람이 이렇게 잘 부는걸로 봐서 는 출구는 아주 가까운곳에 있다. 하지만... "궁금하잖아..." 다시한번 머리를 긁적긁적거린 레아드는 씨익 웃어보이며 오른편 통로로 발 을 옮겼다. 역시 성격에 문제가 있는지 궁금한것은 못참는 성격이었다. 동 굴속에서 빛이나온다는것은 결코 예사일이 아니란것을 확실하게 알고 있으 면서도.. "밝은데... 뭐지?" 주위가 확연하게 보일정도로 붉은빛이 찬연하게 흐르자 레아드는 내심 긴장 하며 오른손 주먹을 쥐었다. 언제 뭐가 튀어나와도 한방은 먹여야 겠다는 생각에서였다. 1~2분정도를 계속 걷자 이젠 눈이 부실정도로 빛이 밝아졌다 . 그리고 그 빛은 동굴의 끝쪽에서 굽어지는 곳에서 나오고 있었다. "저 모퉁이 다음인가? 에... 괜히 온것 같아." 얼굴을 찡그리면서 이마에 흐르는 땀을 흠친후 천천히 모퉁이쪽으로 다가간 레아드는 조심스럽게 고개만 빼꼼히 내밀어 모퉁이의 뒤쪽을 바라보았다. 순간 레아드의 얼굴이 여지건하고는 비교도 할수없을정도로 찡그려졌다. 붉 으스름한 빛이 뿜어져 나오는 모퉁이 뒤쪽에서 레아드의 눈에 들어온것은 놀랍게도... "검?" 그곳에 있는것은 검이었다. -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7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02올린이:crab(곽경주)96/01/25 17:32읽음:226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 ( 2 ) == 제 1장. <개봉> == 그리 크지 않은 원형의 공간안에서는 신비로운 붉은색이 사방으로 퍼져나가 며 주위를 밝혀주고 있었고 그 빛의 중심엔 땅에서 약간 떠서 공중에서 천 천히 흔들리는 검이있었다. "하...아." 입이 벌어진 레아드는 천천히 그 원형의 방안으로 들어갔다. 검은 상당히 느린 속도로 공중에서 회전을 하고있었고 방전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은 일제히 검을 감싸주고 있었다. 아마도 검에서 반사된 빛이 반대편 통로쪽 으로 샌 모양이다. 그리고 그 빛을따라 자신이 이방으로 온것이고.. "굉장한데." 레아드는 검의 바로앞까지 다가가 검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검은 생각이상 으로 길었다. 거의 창만한 길이었다. 검의 손잡이 부분을 제외한 날부분만 해도 레아드의 키보다 한뼘이상이 더 컷다. "하.. 굉장해." 이리저리 검을 살펴본 레아드는 손가락을 들어 공중에서 회전하는 검을 한 번 톡 쳐보았다. - 위잉.. - 레아드가 손톱으로 검의 날부분을 치자 검은 실에 매달려 있기라도 한듯이 약간 뒤로 밀려났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신기해진 레아드는 마치 아 이처럼 웃으면서 검을 몇번 더 쳐 보았다. 검은 정신없이 이리저리 돌아 다니다가 레아드가 치는것을 멈추자 곧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때쯤에 레아 드의 마음속에 기묘한 생각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보통때라면 결코 하지 않았을테지만 동굴의 분위기에다가 검이 그렇게 위험해 보이진 않을것같기 에 레아드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손을 뻗어 검을 잡으려 했다. 검의 손잡이는 예술적이리 만큼 정교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그리 세밀하진 않지만 아주 단조로우 면서도 강렬해 보여서 레아드의 욕망을 더욱 부추겼 다. "으..." 잡고싶다는 욕망이 너무나 강렬해서 레아드는 한순간 멈칫했다. 혹시 이거 전설에나 나오는 마검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확실히 보통검은 아니 었다. 보통검이 이런 괴상한 동굴에서 붉은 조명을 받으며 공중에 둥둥 떠 있을리는 없을테니까... 하지만 어디를 봐도 전설에서 나오는 마검과 같은 부분은 없었다. 화려하게 치장된 부분도 없고 드래곤이나 악마의 얼굴이 새 겨진것도 아니며 검날에 글자같은것이 써있지도 않았다. 특이한 점이라면 단순히 길다는것. 그것뿐이었다. "후... 좋아." 한번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뱉은후 마음을 단단히 먹은 레아드의 두 눈이 반짝였다. "하아..." 순간 레아드의 오른손이 마치 뺨을 치려는 동작마냥 위로 치켜졌다. 그리고 다시한번 검의 손잡이를 본 레아드는 자세를 바로하면서 손잡이 부분을 노 려보았다. "핫!" 회전하는 검을 가장 잡기가 좋을때 레아드가 기합을 지르며 마치 날치기인 것처럼 검의 손잡이를 낚어 챘다. - 리리릿! - 순간 검을 잡은 오른손으로 짜릿한 느낌이 전해져 오면서 레아드는 동굴전 체가 우는듯한 소리를 들을수 있었다. 환청과도 같이 머리속에서 울려퍼졌 는데 그 소리가 너무 커서 머리가 멍멍해질정도였다. 그리고 소리가 점점 작아지면서 레아드는 검을 잡은채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났다. 방금전까지 검이 떠있던 자리에서 마치 하얀 모레가 휘날리듯이 조금한 빛들이 생겨나 기시작한 것이다. "괘... 괜히 뺀거 아냐?" 식은땀을 흘리면서 그 광경을 보라본 레아드는 침을 삼켰다. 어느새 빛들은 모이고 모여 조금한 원구가 되어 사방을 밝혀주고 있었다. 레아드가 의아한 눈으로 원구를 바라보자 원구가 약간 꿈틀거리면서 앞으로 나왔다. 원구가 움직이자 놀라버린 레아드는 뒤로 두어발자국 물러났다. - 제법이구나. 나를 깨우다니. - 순간 아까의 환청과도 같이 동굴 전체가 울리면서 빛이 말했다. 부드러운 남성의 목소리였다. "마... 말을해!?" 레아드가 경악하며 외치자 빛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꾸했다. - 넌 정령을 본것이 처음인가? 그 나이가 되도록 집에서만 산거냐? 보아하 니 먹을만큼 먹은놈이. - "모.. 몰라! 정령따윈!" - 모르던 말던 그건 나하고는 상관 없는일. 하여간 계약이 성립 되었으니 난 그만 가봐야 겠다. - 레아드따위는 보이지도 않는다는듯, 자신을 정령이라 밝힌 빛이 서서히 꺼져갔다. 순간 레아드가 검을 내밀며 외쳤다. "자.. 잠깐만! 무슨 계약이 끝났다는 거야!? 그리고 넌 뭐야?" 질문에 빛이 다시 밝아졌다. - 너가 알것 없는 계약이다. 아. 그리고 말하지 않은것이 있는데, 그검은 너가 가져가라. 만일 이곳에 그냥 두고 간다면 동굴을 부셔서라도 네 녀석을 죽여버리겠다! - 한순간 빛이 강렬해지면서 강렬해진것만큼 과격하게 말했다. 레아드는 힐끔 검을 본후 다시 빛을 쳐다보았다. 검을 잡을때부터 궁금했던것... 레아드가 입을 열었다. "이 검은 마검인가? 그래서 무조건 가져 가라는거야..?" - 으하핫! 재미있는 녀석이로구나! 마검이라고? 내 평생 그 검을 가지고 마검이니 어쩌니 하는 녀석은 처음 본다! - 레아드의 말에 빛은 정신없이 웃어대었다. 순간 레아드의 이마에 힘줄이 하나 돋았다. 정령이건 뭐건 저렇게 웃는건 용서 못해! "이... 대답이나 해!" - 하하... 아. 그렇지. 아냐... 아니. 대답하기가 좀 그런데...? 글쎄.. 마검이라고 칭한다면 꼭 아니라고는 할수 없겠는걸. 에에잇! 상관없어! 하여간 그 검을 가지고 이 동굴에서 반드시 나가라! - "싫어." 레아드가 짧막하고도 힘있게 끊어 말했다. 기분좋게 말하던 빛이 레아드 의 말에 갑자기 조용해지더니 이내 몇배나 커지면서 찢어지는 목소리로 레아드에게 소리쳤다. - 너... 너너넛!! 다시 한번 그따위 저주스런 말을 내 뱉는다면 사지를 갈라 죽여버리겠다! 그런 소리를 한번만 더... 더.. - 흥분한듯 끝말을 잊지못하는 빛을 보던 레아드의 입가의 한쪽이 약간 슬쩍 올라갔다. "보아하니 검을 싫어하는것 같은데, 날 죽이면 누가 검을 밖으로 가져가지? 설마 너가 검을 밖으로 가져갈건 아니겠지?" 빈정거리는 레아드의 행동에 빛이 잠시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서서히 붉은 빛으로 변해갔다. - 이... 이녀석. 뭘 원하는거냐? - "원해? 소원도 들어줄수 있는거야?" - 어... 어느정도는. - 불안해하며 빛이 대답하자 레아드가 큰소리로 환호성을 질렀다. "좋아! 그럼 죽은 사람도 살릴수 있겠지!" - 미.. 미쳤냐? 그런걸 할수있다면 이런데 갖혀있지도 않았다. - 빛의 대답에 약간 실망한듯 레아드는 머리를 긁적거렸다. 뭐 별로 기대하지 도 않았지만... 그런데 저녀석.. "갖혀있는거야? " - 불행하게도.. 그렇다. - "왜 갖혀있는데?" - 흥, 대답않해. 참. 그건 그렇고 묻지 않은게 있는데 너 어디살고 있냐? 그러니까 대략 여기서 얼만큼 떨어져 있고... - 이상한 질문이군... 레아드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선선히 대답해주었다. "우리마을? 여기서 나가면 로페로산이 있고 그 산 아래에 있어. 그런데그건 왜?" - 아아. 그 산 말이군. 그럼 하나만 더 묻자. 그러면 너가 살고있는 집의 위치와 생김새도 알려주지 않겠나? 계약에 도움이 되서 말이야. - "이상한 계약도 다있네... 우리집은 마을의 동쪽 끝에 위치했고 음.... 크기는 별로 크지 않고 대충 원형으로 생겼으며, 지붕은 그냥 나무로해놓아서 나무색깔.... 음,.음.. 그리고.." 레아드는 뭐가 더있나 하고 머리를 짜려다가 이내 빛의 시선을 느끼고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빛을 바라보았다. "헤헤, 더이상은 모르겠어. 그런거 물어본 사람이 없어서 말이야. 그건그렇고 왜 물어보는거지? 이게 계약하고 무슨 관련이 있다고..." - 계약하고는 별로 관련이 없지. 바보녀석아.. - 빛이 빈정거리며 말했다. 돌변한 빛의 태도의 의아한 표정을 지으던 레아드 는 약간 뒤로 물러나면서 빛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순간 빛이 꿈틀거렸는 데 레아드의 눈에는 마치 자신을 비웃는것 같이 보였다. 빛이 말을 이었다. - 단지 네 녀석을 여기서 ?아버리는데 도움이 될뿐이다! 꺼져버려랏! 망할 꼬마 녀석아! - "이.. 이녀석이!" 빛의 말에 깜짝놀란 레아드가 방어 자세를 취하며 검을 높이 쳐들었다. 다 음 순간 빛의 색이 푸르게 변해가면서 방안의 공기가 빛이 있는곳으로 쏠렸 고 바닥에 흩어져있던 돌가루들이 공중으로 치솟으며 방안은 빛이 뿜어대는 푸른빛으로 번쩍번쩍거렸다. - 대충 네 집이 보이는 구나. 꺼져버려라! 순간이동주문! - 외침과 동시에 레아드의 몸이 땅에서 한뼘정도 떳고 갑자기 몸을 가눌수 없게 된 레아드는 공중에서 허우적 거렸다. 그 순간 빛의 외침이 동굴에 퍼졌다. - 피르스!!! 가랏! - 빛의 외침과 동시에 레아드의 두눈이 커졌다. 허공에서 보이던 동굴의 벽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나무로 변한것이다. 그리고 주위가 벽처럼 점점 모습을 변하더니 이내 레아드의 눈에 한 꽃병이 들어왔다. 저것은... 자신이 유일하게 하나 키우고 있는 모로스의 들꽃... 그리고 그 꽃병이 있는 이곳은... "그.. 그럴리가!?" 순간 허공에 떠있던 레아드의 몸이 3개의 다리로 간신히 버티고 있던 테이블의 위로 추락했다. - 콰콰쾅... - 레아드의 몸무게를 견디지 못한 테이블은 그 위에 될대로 쌓여있는 쟁반과 컵을 화려하게 공중으로 날려버리면서 레아드의 몸과함께 와작 소리를 내며 무너져 버렸다. 그리고 몇초후 공중을 몇바퀴 선회한 쟁반들이 사방으로 떨어지면서 테이블이 무너지는 소리에 맞먹는 괴음을 내면서 산산조각으로 깨져버렸다. "으... 으음.." 레아드는 충격으로 기절한건지, 아니면 잠든건지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뒤척거렸다. 순간 레아드의 몸 아래 깔려있던 검이 레아드의 몸아래에서 삐져나왔다. 동굴에서 본것처럼 피처럼 붉은색... 그대로였다. "응..." 검을 깔고 누운 레아드는 기분이 좋은지 입가에 가벼운 미소가 맺었다. --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8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03올린이:crab(곽경주)96/01/25 17:32읽음:220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 ( 3 ) == 제 1장. <개봉> == 아침에서부처 정오로 넘어가려 하는 시간, 레아드의 집앞에서 커다란 웃음 소리가 울려퍼졌다. "아하하하!~ 결국엔 단 한마리도 못잡았다는 소리잖아. 거기다 검까지 잊어버리고 말야. 검사로서는 최고의 수치다. 레아드." 길게 퍼지는 바크의 낭낭한 목소리에 레아드의 이마에 힘줄이 돗았다. 하지만 변명할수도 없었다. 이리를 죽인건 확실하지만 증거가 없고 어떻 게 알아챘는지 모르지만 검을 잃어버린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른 아 침부터 이른바 바크 친위대를 이끌고 집으로 찾아온 바크는 귀가 아프도록 레아드를 놀리고있었다. "그러면서 도시 최고의 검사인 이 몸과 대적을 하려고 한단말이야. 멍청한거냐? 아니면 무모한거냐? 그것도 아니면 무지한것이냐!?" "시끄러떰!!! 모르면 닥치고 있어라!! 난 숲속에서 이리를 8마리나 잡고거기다..... 아... 앗!?" 열을 받을 대로 받은 레아드가 크게 소리치다가 이내 화들짝 놀라면서 손으로입을 막았다. 그.. 그런. 잘못말해버렸어. 레아드의 불길한 추측 대로 곧이어 바크의 낭낭한 웃음소리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하하하하하핫! 거짓말! 너같은 녀석이 8마리나 잡았다고? 그럼 그녀석들은 어디있는거냐? 혹시 배고파서 잡아 먹기라도 한거냐? " 바크가 큰소리를 치면서 묻자 그때까지 바크의 뒤에서 실실 웃던 자칭 친위대의 우두머리격인 부자집 아들 '로코'가 한몫끼어 들면서 웃었다. "하하. 그럴수도 있겠네~ 무엇보다도 저녀석은 평민에다가 부모도 없는고아! 돈도 못버니 이리라도 잡아먹어야지. 그리고 듣자하니 저녀석부모도 도적떼한테 죽었다잖아. 돈도 없을텐데말이야. 요새 도적들은멍청해~ 거지들도 습격하니까~ 그렇잖아! 모두들~?" 비열하다 할정도로 웃으면서 말한 로코가 주위를 둘러보며 묻자 바크와 레아드를 제외한 아이들이 레아드를 보며 웃어재쳤다. 동시에 레아드의 눈가에 살기가 돌았다. 저... 저녀석!! 분노한 레아드가 한발을 내 딪 으려 할때.. "닥Ф!! 이 머저리아!" 순간 바크가 로코의 빰을 손으로 후려치면서 바락 소리쳤다. 로코의 몸이 한번에 붕뜨면서 땅에 내리 꽂히자 그때까지 서열 2위인 로코의 말에 장단을 맞혀주던 아이들이 찔끔하면서 뒤로 물러났다. 갑작스런 바크의 행동에 나서려던 레아드가 그자리에 멈춰섰다. "바..바크. 왜그래?" 한방에 나가 떨어진 로코가 순식간에 부르튼 뺨을 어루만지며 원망스런 눈으로 바크를 바라보며 물었다. "너.." 바크가 매서운 눈으로 로코를 노려보자 로코는 살기가 감도는 바크의 시선을 피하면서 조용히 일어서 아이들의 뒤로 숨어버렸다. 잠시동안 아이들을 노려보던 바크가 뒤로 돌아 레아드를 노려보았다. "레아드! 내일 해가 저무는 시간에 도시 광장으로 나와랏! 너가 원하는데로 결투해주겠어! 일대 일. 규칙은 검사들의 싸움과 동일하다!" "흥. 질것 같아! 나가주마! 그리고 네녀석을 사람들 앞에서 처참하게깨버리겠다!" 로코의 행동으로 잠시동안 이지만 옛기억이 되살아나 열받던 레아드는 바크의 이상한 행동으로 약간 속이 풀린듯 웃으면서 외쳤다. 웃으며 외 치는 레아드를 바라본 바크또한 씨익 웃어보였다. "내가할말이다. 그럼 모두 가잣!" 망또만 있다면 멋지게 휘둘렀을법한 포즈로 뒤돌아선 바크가 모두에게 외쳤다. 평소답지않게 화가잔뜩났던 바크가 웃으며 외치자 아이들은 그때서야 긴장감을 풀며 바크의 뒤를 따라 가기 시작했다. 물론 로코 는 그중에서 가장 뒤였다. "망할녀석. 바크만 아니였으면 코를 뭉개버렸을거다." 로코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레아드가 얼굴을 찡그리면서 웃었다. 그나저나 결국엔 바크와 결투를 하게되었는데... "검은 역시 그걸 써야 하나?" 붉은색의 긴 검신을 머리속에 떠올린 레아드는 한숨을 쉬었다. 강제로였 지만 역시 검은 자신의 것이 되버렸고, 어차피 자기것이니 익숙해 지려고 검을 몇번 다뤄봤으나 너무 긴탓에 휘두르는것 조차 못할정도였다. 덕분에 오랜만에 손에 물집이 생겼다. "하지만 검은 없어. 결국엔 내일 저걸로 싸워야 하겠는데.. 뭐. 어쩔수없지. 할수있는데까지는 할수밖에." 곤란한것은 대강대강 넘겨버린 레아드는 웃으면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뭐.. 좋아. 지금부터 라도 연습해서 내일쯤엔 검이 손에 익도록 하면 될테니까.. 대신 손의 물집이더 커지겠지만 말야... "이건... 무슨 운명같군." 예감이었을까? 검이 사라진때에 갑작스럽게 구해버린 신비로운 검.. 물론 검이 그리 날카로운것도 아니고 이상한 빛을 내는것도 아닌.. 단지 붉은 색의 길다란 검이었다. 하지만 레아드의 가슴은 이상한 흥분감으로 조금 씩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 조용한 숲속.. 한마리의 이리가 주위를 서성 거리며 무언가를 기다리는듯 하다. 곧 다른쪽에서 두세마리의 이리들이 나타나자 먼저있던 이리가 그 들에게 몇번 짖었다. 그뒤에 또다시 몇마리가 숲속에서 나타났고 그렇게 나타난 이리의 수는 순식간에 200마리가 넘게 되었다. 숲속의 작은 공터 에는 사나운 이리들이 빽빽하게 들어차게 되었다. "으르르릉..." 이리들은 무언가를 기다리는듯이 으르렁 거리면서 주위를 돌아보고 있었 다. 순간 숲속에 길다란 여인의 비명소리가 퍼져나갔고 동시에 이리들이 하늘을 우러보며 울부짖었다. 200여마리가 동시에 내는 울음소리는 조용 한 숲속 전체를 깨울정도로 컷고 음침했으며 살기가 담겨있었다. 그리고 그 울음소리가 멈췄을때 조용히 한마리의 이리가 공터 한쪽에 자리잡은 커다란 돌위에 올라갔다. "크크크..." 마치 사람이 웃는듯한 소리를 낸 그 이리의 몸은 보통 이리의 4배정도가 컷고 무엇보다도 온몸이 하얀색이었다. 그리고 그 이리가 지금 입에 물로 있는것은 한 여인이었다. 여인은 이미 죽은듯 이리의 입에 물려 이리저리 흔들리고있었다. 하얀이리는 이리들의 앞에서자 여인의 몸을 땅에 내려놓 은뒤 그 두눈으로 이리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캬오오.." 야수의 울음소리. 하얀이리의 입에서 나는 소리는 이리의 울음소리가 아닌 거칠은 야수의 울음소리였다. 이리들을 둘러본 하얀이리가 한순간 하늘을 보면서 크게 울부 짖었다. "크아아아아아!!!!" 단 혼자서 200여마리의 이리들이 우는 소리보다도 더큰 울음소리를 낸 하얀이리가 숨을 들이마신후 마시한번 울부 짖는순간 200여마리의 이리 들도 그와 함께 울부짖었다. 마치 신성한 의식이라도 하는듯이 이리들은 악을쓰면서 울부짖었고 그것이 최 절정에 달했을때 하얀이리가 땅에 내려놓았던 여인의 몸을 물어 위로 던져버렸다. 여인의 몸은 힘이 없는듯 꺽이면서 허공을 날아 이리들이 모여있는 공터 가운데로 떨어졌고 순간 이리들이 날뛰어면서 여인의 몸을 물어뜯기시작 했다. 숲속의 이리는 상대가 먼저 공격하지 않는한 절대로 공격하지 않 는다. 물론 먹이를 구할때는 예외였지만 배가 고프다 해도 사람은 절대 공격하지 않았다. 외려 사람이 오면 도망갈정도였다. 하지만 요사이에 와서 드문드문 이리에게 죽음을 당하는 사람이 생겨났고 지금에 와서는 혼자서 숲속에 들어가는것은 금지가 되있을 정도였다. "크아아!!" 하얀이리의 울부짖음 소리와 함께 달빛의 아래에서 여인의 몸이 이리들이 날카로운 이빨에 의해 갈기갈기 찢어져나갔다. 절대로 사람을 건들이지 않던 이리들의 눈에는 광기가 서려있었고 그 빛은 달빛에 의해서 반짝반짝 빛이 날정도였다. 여인의 피가 사방으로 뿌려지면서 온몸에 그 피를 뛰집어 쓴 이리들이 천천히 하얀이리를 바라보았다. 더욱.. 더욱더 피를 원한다는 눈으로.. "크흐흐.." 그들의 눈을 본 하얀이리의 입가에 언뜻 미소가 맺히는것 같았다. 이리들은 하얀이리가 더욱많은 피를 줄수 있다는 것을 알고있었다. 그래서 그를 따르 는것이고 그의 명령을 듣는것이었다. 그리고 그 하얀이리가 이번에 이리들에게 내린 명령은... "........" 천천히 날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숲속도 천천히 깨어나기 시작했고 숲에서 약간 떨어진곳에 위치한 도시또한 그 깊은 잠에서 서서히 깨어났다. 그리고 침묵의 밤동안 광란의 축제를 했던 이리들의 눈에 도시의 배경이 들어왔다. "크아아앙!!" 하얀이리가 울부짖었고 이리들이 따라 울부짖었다. 오늘은 도시의 소유권을 가진 영주 '론 아크 로아'의 47세 생일.... 도시는 전날과는 다른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도시의 안쪽과 바깥쪽동시에... -계 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8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04올린이:crab(곽경주)96/01/26 15:41읽음:213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4 ) == 제 1부 <개봉> == 그리 크진 않지만 그래도 상업도시로서 활기찬 경우인 '로아'라는 이름을 가진 도시는 하와크 남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 부근의 영토를 소유하고 있는 '론 아크 로아'백작은 올해 47세가 된 중년의 사나이였고, 아름다운 부인과 평민과 사랑에 빠져 결국엔 집을 나간 딸.. 그리고 역시 평민들과 잘 어울리는 아들하나가 있었다. 그렇게 보자면 론영주또한 평민들과 잘 어울리는 편이었다. 그의 아내또한 평민의 자식이었던 여자. 그래서 딸이 평민과 결혼하는것을 말리지 않았지만(물론 약간의 문제는 있었다.).... 자신의 생일이 끝나고 곧이어 2틀후에 아내의 생일이기 때문에 한 여름의 4~5일은 도시의 축제일로 되어있었다. 이날은 도시의 방위군까지도 쉴정도 로 커다란 축제가 도시의 곧곧에서 열리고 도시의 방어는 극 소수의 병사 만이 할뿐이었다. "바.. 바크 도련님. " 론 아크 로아백작의 유일한 아들이자 가문의 계승자인 '니아 바크'는 이른 아침부터 집안에 자리잡은 정원에서 검을 열심히 놀리고 있었다. 간단하게 입은 옷이 땀으로 몸에 달라붙어 나타난 탄탄한 근육들이 그가 세차게 움직일때마다 떨려왔다. 기사수업을 받은지 올해로 5년. 지금은 웬만한 기사 와도 어깨를 나란히 할수있을정도의 실력이 되었고 도시의 방위군중에서도 바크와 검을 맞댈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가진 사람은 드물정도였다. "바크도련님....?" 검을 익숙하게 휘두르는 바크의 옆에서 초초하게 바크를 부르고 있는 사람 은 도시에서 가장 부자이자 론백작의 회계관인 '아이하코'였다. 로코의 아버지인 그는 명석한 두뇌와 신뢰로 짧은 시간내에 막대한 돈을 벌었지만 불행하게도 그의 아들 로코는 멍청했다. 물론 그건 바크만의 생각이었다.. "바크도련님.. 올해는 반드시 나오셔야 합니다. 작년에 백작님이 얼마나화내셨는지 기억하시고 있을거 아닙니까?" 반쯤은 부탁이고 나머지 반은 협박인 아이하코 특유 대화법에 바크가 검 휘두르는것을 멈췄다. 상당히 오랜시간동안 검을 놀렸지만 별로 지친기색 이 없었다. "만일 올해도 나오지 않으신다면.. 이번에는 저도 저번처럼 도와드리지는 못합니다. 백작님께서 제가 친히.." "싫어." 은근히 협박하는 아이하코의 태도가 싫은건지 바크가 그의 말을 끊으면서 간단명료하게 대답했다. 한순간 아이하코의 얼굴에 곤란한 기색이 나타났 다. 자신의 대답이 단순한 투정이 아니라는것을 알려주려는듯 바크가 말을 이었다. "오늘은 안돼. 내일이라면 나갈수 있더라도 오늘은 절대로 안돼. 오늘은중요한 일이 있단 말이야." "그.. 레아드라고 하는 소년과의 결투말입나까?" 아이하코의 말에 바크의 눈이 치켜졌다. 어떻게 당신이 그걸 아느냐? 라는 식의 눈을 바라본 아이하코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로코가 어제 말해주더군요. 결투라면 저또한 말릴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시간을 약간 옮겨서 축제 후에 하는것도 좋을듯 싶습니다만.." 그말에 바크가 짜증나는듯이 검을 한번 내저으며 아이하코를 바라보았다. "축제에 맞춰서 할려고 했단말이다. 축제가 끝나버리면 아무 의미도 없이싸우게되버려.. 그럴바엔 차라리 안싸운다." "예?? 무슨뜻입니까?" 바크는 고개를돌려 의아한 눈으로 묻는 아이하코에게 미소를 지었다. "이번싸움은 4년전부터 약속되었던 거다. 말리는 녀석은 용서없어. 당신이라도 말이야. 아이하코씨. 하지만 걱정마시길... 결투는 금방 끝나고나도 축제에 낄테니까 말이야. 거기다 축제날에 싸움이 나는건 사람들에겐 눈요기도 되고.. 좋잖아~?" "흠.... 정 그러시다면 저도 말리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론가문의 명예를걸고 이겨주시길. 뭐, 당연히 바크님께서 이기시겠죠. 도시내에서도유명한 검사시니까요. 그 명성은 근방뿐만 아니라 다른도시에까지 널리퍼져있습니다." 공손한듯 하면서도 아첨을 하느 아이하코의 말에 바크가 싱긋 웃더니 손을 내저었다. "무슨말씀을~ " 웃어보인 바크가 흑색의 머리칼을 위로 쓸어넘기며 말을 끝냈다. "저는 이 결투에서 반드시 질겁니다." 시원한 바람이 오후의 정원을 쓸고지나갔다. "반드시..." --------------------------------------------------------------------- "제.. 제기!! 바크녀석! 역시 계획적이었어." 하얀 천으로 2m가 넘은 검을 감싸 둘러맨 레아드는 도시의 외곽 문을 들어 오면서 부터 궁시렁 궁시렁 거리고 있었다. 어쩐지 몇일전부터 사람들이 들떠 있다 했더니 하필 오늘이 영주님이 생신이라니!? "최소 몇백명은 보는 앞에서 싸워야 할텐데, 바크녀석 간도 커." 날이 지는 저녁때 사람들은 광장에 모여서 일년에 2~3번밖에 않하는 불꽃 놀이를 본다. 불꽃놀이는 밤을새서 새벽까지 하는데 그 불꽃중에 가장 화 려한것은 처음시작할때와 마지막에 쏘아올리는 불꽃이다. 물론 마지막 불꽃을 보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아침이 밝아올때쯤에 터지니 그전 에 지쳐서 잠들거나 술에 취해서 잠들어버리기 마련. 그러기에 사람들은 최초로 터지는 불꽃을 보려고광장에 나온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모였을 무렵, 바크와의 결투를 하게 된것이다. "...." 레아드는 성문으로 들어오면서부터 조심스럽게 사방을 살피며 광장쪽으로 발을 옮겼다. 괜히 방위군들에게 걸리기라도 하면 검을 3~4일 빼앗기는 경우도 있으니까... 하지만 걱정과는 다르게 방위군들도 오늘만은 평민복 을 입고 축제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몇시간 전만해도 방위군의 복장을 하고 긴장감 어린 눈으로 사방을 돌아다니던 방위군이 평민복을 입은채 바로 옆으로 지나가는것도 모르고 레아드는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방위군 들을 걱정했다. "우.. 우아앗!?" 모퉁이를 지나서 한번에 1000명정도가 지나갈수 있는 거대한 광장에 온 레아드가 한순간 비명을 질러버렸다. 광장엔 사람들이 많았으나 그들중 레아드의 첫눈에 들어온것은 이른바 바크 친위대. 바로 그들이었다. 그녀석들은 사람들을 물러나게 하면서 열심히 무언가를 설치하고 있었다. 레아드가 보기에는 결투장소를 마련하는것 같았다. "공개적이군... 누가 지던지 진쪽은 자살하는게 낮겠어..." 거의 반쯤 자신이 질거라고 생각한 레아드는 몸을 움츠렸다. 이런 망할.. 걸릴대로 걸려버렸다. 이렇게 된바에 도망치는것도 불가능할터... 녀석 들이 이미 선전할대로 선전했을테니... "역시 성격에 문제가 있는건가?" 바크의 교묘한 말솜씨에 발끈해버려 결투승낙을 해버린 자신의 성격을 원망하면서 레아드는 발을 돌려 광장을 지나 도시의 뒷골목으로 향했다. 뒷골목 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도시들처럼 거지들이 살거나 약을 파는녀석 들이 있진 않았다. 단순히 약간 돈이 없는 사람이나 이젠 늙어서 일을 할수 없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다. 뒷골목을 이리저리 돌아다닌 레아드 가 결국에 멈춘곳은 검을 파는 가계였다. 물론 광장의 도로를 따라 시장에 가도 전문적으로 검을 다루는 곳이 있긴 하지만 도시안에서 이름이 알려진 검사들이라면 그곳보다는 이 뒷골목의 가계를 찾았다. "흠. 아직 자고 있는거야? 문도 안열어 놓고." 얼굴을 찡그린 레아드가 문을 밀어보자 문은 예외로 스르르 열렸다. 동시에 어두컴컴한 방의 정경이 눈에 들어왔고 곧이어 지독한 곰팡이 내가 레아드의 후각을 자극시켰다. "언제 와도 지독하군.." 역시 얼굴을 찡그린채 잠시동안 어둠에 익숙해 지려고 그곳에 서있던 레아드는 이내 어리둥절 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직 방안의 전경이 보이진 않았지만 누군가가 있는듯 했다. "폰 할아범..? 아.. 아니다." 방안에 있는 사람이 이 집의 주인이 아니란것을 알아챈 레아드는 순간 긴장하면서 천의 윗부분을 약간 풀어놓았다. 언제라도 손잡이를 잡고 휘두를 생각이었다. 하지만 검은 길고 방은 좁으니 생각뿐.. 만일 갑작 스런 일이 벌어져도 검을 휘두를수 있는 가능성은 없었다. "아아. 레아드인가? 들어와. 그런곳에 서있지 말고." 긴장할대로 긴장한 레아드에게 할아범의 갈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레아드는 속으로 한숨을 쉬면서 방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어둠 속이긴 하지만 이미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집이라서 거리낌 없이 들어갔다. "문을 닫아주겠나." 문안으로 들어간 레아드가 한쪽의 의자를 찾으려고 할때 자신에게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곳에서 굵직한 사나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레아드 는 고개를 끄덕인후 문을 닫았다. "자자. 앉아. 레아드..." 할아범이 웃으면서 레아드에게 다가왔다. 그때서야 레아드의 눈에 방안 의 풍경이 제대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번 방안을 둘러본 레아드의 시선 이 방 한가운데에 위치한 의자에 앉아있는 사나이에게 고정되었다. 앉아있는데도 자신의 키만큼이나 큰 사나이는 정말로 보는것만으로도 힘이 느껴질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각이 진 얼굴에 길게 자란 갈색 머리를 하나로 땋아 뒤로 넘긴 사나이는 무심한 얼굴로 방에 들어온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그렇지. 소개를 하지 않았지. 이쪽은 이 근방에서 아주 유명한레아드지. 그리고 이쪽은..." "로야크. 하슈바츠 로야크라고 한다." 폰 할아범이 말하려 할때 사나이가 앞질러서 자신의 소개를 했다. 별것도 아닌 단순한 이름소개였지만 레아드는 그런 그에게서 이상한 감정을 느꼈 다. 그것은 흥분이나 두려움도 아닌... 동경이었다.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83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05올린이:crab(곽경주)96/01/26 15:42읽음:208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5 ) == 제 1부 <개봉> == 많은 남자아이들이 맨처음 검을 잡았을때.. 아니면 그 이전에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 보곤 한다. 전설상의 용자나 최강의 드래곤조차도 무릎 꿇게 만들수 있는 자신을 생각하기도 하고 혹은 냉정한 검사나 주인을 위해 목숨까지도 바칠수 있는 기사를 꿈꿔보기도 한다. 그중에 두 아이 가 있었다. 그 아이들또한 다른 아이들의 꿈과 많이 다르진 않았다. 두 아이의 꿈은 세계를 여행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또 몸을 수련 하는것이었다. 그중 한 아이의 이름이 레아드라 했다. "저.. 전 레아드.. 레아드라고 합니다. 성은 없습니다." 거대한 몸에 하슈바츠 로야크를 앞에둔 레아드는 마치 좋아하는 소녀에게 자신을 처음 소개하듯이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 이사람이다. 바로 이 사람... 자신이 어릴때부터 꿈꿔왔던 검사의 마지막 형태(?). 냉정하면서도 믿을수 있고 강해보이면서도 유연하고 빈틈이 많아보이면 서도 막상 공격하면 철통같은 방어... 바로 이런 사람... 레아드의 눈에 경이로운 빛이 돌았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로야크는 얼굴을 붉힌 레아드가 약간 귀엽게 느껴졌는지 처음으로 입가에 미소를 띄었다.. 그때 주방에 가서 뭔가를 뒤적거리던 폰 할아범이 무언가를 들고 나타났다. "자. 이것좀 먹으면서 말하게나." 들고온것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고급 홍차3잔과 그것에 걸맞지 않게 푸식한 질낮은 과자였다. 자리에 앉은 폰 할아범은 잠시동안 허리를 톡톡 치면서 뭔가를 중얼거리다가 이내 웃으면서 레아드를 바라보았다. "그래.. 레아드. 내가 전에 말한것은 생각해 봤어?" "예?? 아.. 그거.. 예. 생각은 해봤는데.. " "그래.. 그래서?" "거절하겠어요. 실력도 문제고.. 아직 그런일을 하기엔 제가...어려서.." 레아드가 뒷말을 우물거리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폰 할아범은 잠시동안 레아드를 묵묵히 바라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나이쯤 되면 실력도 괜찮을테고.. 그리 문제 될건 없을텐데. 여기에 있는 로야크는 너보다 2살이나 어릴때부터 내밑으로 왔지." 폰 할아범의 말에 의미있게 고개를 끄덕였던 레아드가 한순간 눈을 크게 뜨면서 폰 할아범을 바라보았다. "예? 로야크씨가... 로야크씨가 포르 나이트라고요!?" 테이블이 엎어질정도로 세게 일어선 레아드는 믿지 못할 눈으로 로야크 를 바라보았다. 포르 나이트라니..? 그런 말도 안돼는... 레아드 덕분 에 잔에 담겨있던 홍차가 찰랑거리면서 잔밖으로 약간 흘러나왔다. "지금의 로야크는 포르 나이트중에서도 일류급이지. 우리 가계에서는소중한 녀석이고." 약간 흘러버린 홍자잔을 들어 마신 폰이 미소를 지었다. 그때까지 조용 하던 로야크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건... 검인가?" 로야크가 가르킨것은 레아드가 옆에 두고있는 길다란 흰천이었다. 붉은 검신이 투명하게 빛추고 있었다. 레아드는 로야크의 질문에 잠시동안 멍청한 얼굴로 검을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아... 예. 검입니다만..." 레아드의 대답에 폰이 나서면서 천에 감싸인 검을 살펴보았다. "굉장히 긴데. 이런건 거의가 진품이야. " "예? 제대로 살펴 보지도 않고 진품인지 어떻게 알아요?" 레아드가 의아한 눈으로 폰을 바라보자 로야크가 대신 입을 열었다. "검은 길이가 길수록 다루기가 힘들지. 그정도 길이라면 일류급의 기사라도 다루기가 힘들어. 어떤 바보도 그런검은 만들지 않는다. 만일만들었다면 어떤 사연이 있어서 만든것일테고.. 사연이 있어서 만들어진 검은 다 진품이지." "그.. 그렇군요." 동굴에서의 일을 생각해낸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폰 할아범이 과자를 하나 집어 입안으로 털어 넣으면서 물었다. "아. 그건 그렇고, 레아드. 오늘은 왜 온건지?" "아.. 참! 폰 영감님. 저 검 하나만 빌려줘요." "검을?? 왜?" 폰의 물음에 레아드는 전날에 생겼던 바크와의 결투를 말해주었다. 레아 드의 말을 다 들은 폰은 히죽히죽 웃으면서 로야크를 바라보았다. "예전에 네녀석이 하는짓이랑 똑같지 않으냐? 크크.. 어떠냐. 네 검을레아드에게 빌려주는것이? 내가 레아드의 실력을 알기때문에 이런말을하는거다. 어때?" 폰의 말에 레아드는 귀가 솔깃했다. 아까부터 힐끔힐끔 로야크의 검을 내려다봐서 알지만 로야크의 검은 아주 매끄러운 검집에 들여있었고 겉으로만 봐도 상당한 값어치의 보검 같았다. "거절합니다." "그래..?" 폰이 로야크의 말에 고개를끄덕였다. 레아드는 속으로 한숨을 푹쉬면서 자신을 원망했다. 검까지 잃어버린 자신에게 그 누가 검을 빌려줄까? 검사로서는 자살이라도 해야될 일일것이다. 저 사람은 아마도 나를 비웃고 있겠지? "이봐. 레아드... 기사라면 몰라도 검사라면 한번 손에 쥔 검을 끝까지책임지는거다. 그게 설사 녹이 슨 철검이라도 그것이 부러질때까지는그 검을 책임져야한다. 그것이 검사다. 거기다 내가 보기에 네 검은결코 장난으로 만들어낸 검은 아니니.. 앞으로는 그 검으로 싸우는것도좋을거다. 물론 검술을 네가 만들어야 겠지만.." "예??.. 아.. 예!" 의외로 검사들의 일을 말해주면서 로야크가 충고해주자 레아드는 단번에 얼굴을 활짝 피면서 외쳤다. 레아드의 반응이 좋자 로야크도 입가에 미소를 띄우면서 말을 이었다. "그리고 결투라면 목숨을 건것이 아닌 이상 져도 상관없다. 수련이라고생각해버리면 될테니까. 하지만 그 결투에서 졌을때 만일 자신이 다치는 것이 아니라 남이 다친다면 그런 결투에서는 목숨을 버릴지라도이겨라." "예! 충고 감사드립니다." 고개를 꾸벅 숙이면서 대답한 레아드는 아까와는 다르게 마음이 상쾌해져 있었다. 단지 돈만 ?아다닌다고 생각한 포르 나이트 중에서도 저런 사람 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창문으로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을 본 레아드는 자리에서 일어나 진심으로 감사하며 로야크에게 인사를 했다. 문을 연 레아드가 마지막으로 고개를 돌려 로야크를 바라보았을때 로야크가 씨익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목숨이 결려있지 않더라도 역시 결투에선 이기는게 좋겠지. 잘해봐라. 레아드." 로야크의 응원에 레아드는 방굿 웃으며 두 손가락을 펴보였다. 곧이어 레아드가 광장쪽으로 달려가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한참동안 레아그가 열어놓은 문으로 레아드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로야크가 다시한번 미소 를 지었다. "재미있는 아이로군요." "아아. 그렇지? 난 저 아이가 5살때부터 봐왔어. 저아이는 내가 일생을바쳐 만들어 놓은 포르 나이트를 완성시켜 줄거다. 분명히..." 폰의 말에 로야크가 손으로 턱을 바치면서 폰에게 물었다. "그아이가 선택하는건... 뭐일까요? 권력?? 아니면 자유? 그것도 아니면....." "후후. 나로서는 권력을 택해주길 바라고 있지. 아니 반드시 택하게할거다. 이미 준비는 다 해두었어. 저 아이의 선택만 남은거지." "당신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 "당연하지. 난 변하지 않아. 변하는건 세상이야." 웃어보인 폰은 허리를 펴 일어나면서 문쪽으로 다가갔다. "여름이긴 하지만 저녁이 되니 춥군. 하지만 조금만 있으면 따뜻해질거야. 아니 좀 뜨거운건가? 하하하." 폰의 웃음소리에 로야크가 얼굴을 미묘하게 찡그렸다. '레아드.. 잘해라.' --------------------------------------------------------------------- 폰의 집을 나온 레아드는 흥분되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광장으로 가는 길을 걷고 있었다. 로야크가 말해준대로 이겨도 상관없고 져도 상관없다. 어차 피 최선을 다하면 되는것이다. 결론에 도달한 레아드는 미소를 지으면서 골목을 돌아 광장으로 나갔다. "와아아~~~~!!" 순간 땅이 울릴정도로 커다란 함성이 레아드의 고막을 유린했고 갑작스런 함성에 놀라 뒤로 뒷걸음치는 레아드는 이내 그 함성이 자신때문에 나오 는것이라는것을 알았다. 광장의 한 가운데에는 높이 1m정도의 거대한 대가 설치되어있었고 그 위에는 바크 친위대가 각각 멋진 폼을 잡으며 서 있었다. 역시나 했더니 그대로였다. 친위대 녀석들이 얼쩡거리는 폼을 아까 봤을때 알아차려야 했어야 했는데... 녀석들이 준비해둔것은 저 폼나는 대가 아니라 바로 선전이었다. 폭죽이 터짐과 동시에 도시내에서 알려질대로 알려진 괴짜 두 소년이 검으로 결투를 한다... 라고 한번 말해주면 그 효과는 엄청난것이다. 그리고 그 효과가 지금 레아드의 눈 앞에 웅장하게 펼쳐져 있었다. "이.. 이건 장난이 아니잖아." 관중은 대략 1500명. 1000명밖에 못들어오는 광장에 이리저리 틀어 박혀서 그 수가 50%나 늘은 것이다. 모두들 레아드의 등장에 즐거운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레아드가 한발자국을 내딪는 순간 자신으로 부터 대 까지에 사람들이 양쪽으로 물러나 주면서 인간의 길이 생겨났다. 그 자신이 서있는 곳부터 대까지를 한번 본 레아드는 침을 삼켰다. 태어 나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것은 처음이다. 레아드는 혼자서 중얼 거렸다. "진다해도 아무도 다치지 않아.. 하지만." 그리고 다짐했다. "이건 이겨야해.. 지면 집안의 수치다." - 계 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98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06올린이:crab(곽경주)96/01/27 13:31읽음:206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6 ) == 제 1부 <개봉> == 사방에서 들려오는 함성. 그리고 찬란하게 빛나는 화로. 머리위로는 셀수도 없을정도로 많은 별들... 하지만 레아드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대 아래서와 대 위에서의 압박감은 그 차원이 틀렸다. 자기를 향해 쏟아지는 함성에 레아드는 지례 겁을 먹을 정도였다. "...... 그리고 그 레아드군을 상대할사람은..." 아까부터 레아드의 옆에서 목이 터져라 외쳐대는 친위대의 소년이 팔을 뻗어 광장의 한쪽을 가르켰다. "영주이신 론 아크 로아백작님의 아드님이시자 도시내에서 가장 미남이고가장 인기있으신 니아 바크~~!!" 동시에 소년이 가르킨 곳으로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곳에는 검은 망또로 온몸을 가린 바크가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띄운채 서있었다. 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아무 이유도 없이 바크의 등장에 질겁을 하면서 물러났고 레아드때와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대 까지의 길이 생겨났다. "바크님은 현제 도시내에서 검을 맞댈수 있는 사람이 채 5명도 안되는실력자 입니다. 그에 반해 레아드 군은...." 옆에서 자신을 뭐라 떠드는지.. 사람들이 왜 웃는지조자 이해가 안가던 레아드는 다만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 바크를 바라보았다. 이젠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사람들에 대한 공포도... 지는것에 대한 두려움도... 싸우기전의 흥분조차도 없는 상태였다. 레아드는 다만 조용했다. "자아!! 니아 바크님이십니다!!" 외침과 동시에 바크의 몸이 공중으로 훌쩍 뜨더니 단번에 대위로 올라 갔다. 상당히 가벼운 몸놀림에 사람들의 입에서 감탄사가 터져나올 정도였다. "이렇게 검을들고 마주보는것도 4년만이구나." 옆에서 얼쩡거리는 소년을 대 아래로 내려가게 한 바크는 어깨에 부착된 망또의 끈을 풀면서 둘이서만 들을수 있는 소리로 말했다. "그때는 승부를 못 지었지. 하지만," 끈이 다풀리고 망또가 바크의 몸아래로 스르륵 떨어졌다. 그리고 그안에 나타난 바크의 몸은 화려한 복장을 했을거라는 사람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단순한 평민복이었다. 언제나 가지고 다니던 검을 허리에 찬채로... "흠..." 바크만을 바라보던 레아드도 검에 쌓여있던 천을 풀러내렸다. 자신의 키보다도 큰 붉은 검이 그 모습을 나타냈다. "호오. 그게 새로 구한 검이냐? 뭐.. 상관없겠지. 간다!!!" "와아아!!!" 바크가 검집에서 검을 뽑아 낸후 검집을 내동댕이 쳤다. 방어도구 따위 는 전혀 없는 검사들의 싸움. 그것을 먼저 시작한쪽은 바크였다. "하앗!" 날카로운 기합과 함께 그것만큼이나 날카로운 검이 허공을 갈라 레아드 의 가슴을 노렸다. 순간 레아드가 뒤로 빠르게 두어발자국을 가더니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 챙!! - 바크의 검보다 훨씬 긴 레아드의 검이 허공을 가르자 바크는 검을거두어 레아드의 검을 막아냈다. 검이 길다는것은 사정거리가 넓다는 말이 되나 그대신 한번 휘두른후에 거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빠르게 계산한 바크는 레아드가 검을 거둘때 같이 레아드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핫!" 그 순간 아직 검을 채 거두지도 못한 레아드가 손목을 비틀면서 검의 방향을 바꾸어 그대로 바크를 베어버리려 했고 깜짝놀란 바크는 막을 생각 조차 못한채 그대로 몸을 날려 옆으로 피했다. 다행히 무리한 동작이라 검의 속도가 늦어져 무사히 피할수 있었다. "아...." 레아드의 나이는 올해로 17세. 바크또한 마찬가지. 나이가 나이인지라 단순한 애들 싸움이라 생각했던 사람들은 경악했다. 두 소년이 하는 결투는 실전만큼이나 격렬했던 것이다. '후.. 제법인데. 봐줄필요 없겠어.'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소매로 흠친 바크는 자세를 바로했다. 바크가 보기에 레아드의 검은 상당히 무거워 보였으나 아까전 순간적으로 검을 비틀정도라면 상상외로 가벼울것이다. 거리도 길고 가볍다..... '쳇. 불리하군.' 얼굴을 찡그린 바크는 숨을 가다듬었다. 자신이 알기로 레아드가 예전 에도 저런 검을 쓴 기억은 없었다. 그렇다면 분명 최근에 와서 구한것.. 그렇다면.. "검술이닷!!" 힘껏 외친 바크가 검을 언제든지 휘두를 자세를 하면서 레아드에게 달려들어갔다. 상당히 빠른 바크의 돌격에 레아드는 내심 놀라면서 검을 날렸고 순간 바크가 검을 휘둘러 그대로 레아드의 검을 강타 했다. 검이 긴 만큼 손목에 가는 부담이 클것이고 그것은 검에 충격 이 올때마다 더 할것이다. "웃...?" 바크의 일격에 검을 놓칠뻔한 레아드는 검을 거두면서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그것을 그냥 두고만 볼 바크가 아니였다. 그대로 따라들어가면서 검을 날렸다. "차앗!!" 뒤로 빠지던 레아드가 바크의 돌격적인 공격에 놀라면서 검을 힘껏 앞으로 내 찔렀다. "걸렸어!!" 순간 바크가 몸을 최대한 아래로 숙여버렸고 레아드의 검은 그런 바크의 머리위로 스쳐지나갔다. 순간 바크가 여지건 모아두었던 힘을 검에 모으 면서 레아드가 쥐고 있던 검의 손잡이부분을 강타하려 했다. "질줄 알아!!" 동시에 검을 앞으로 내질렀던 레아드가 그대로 검을 아래로 내리 찍었고 검을 피하느라 자세가 불균형 했던 바크는 레아드를 공격하려했던 검을 들어 공격을 막아냈다. - 채챙! - 둘의 사이에서 불꽃이 튀면서 두명의 소년은 동시에 뒤로 튕겨나갔다. 레아드는 공격당시의 자세가 불안정해서 헛발을 디딘것이고 바크또한 비슷한 이유로 넘어진것이다. "핫!" 넘어지는순간 팔로 대를 쳐서 벌떡 일어난 바크는 얼굴을 찡그렸다. 방금전 레아드의 일격을 막을때 손목이 비틀린것이다. 거기다 검에 약간 금이가버렸다. "크으.." 바크와는 다르게 그대로 자빠진 레아드는 고통스러운듯 신음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일어났다. 느낌이 왔다. 바크녀석... 어디든지는 모르 지만 하여간 다쳤을거야.. "제법이구나. 레아드.. " 진심으로 레아드의 강함에 감탄한 바크가 손목의 고통속에서도 미소를 지었다. "헤헤...당연한거다." 둘다 힘이 빠져버린듯 헉헉 거리면서 잠시동안 공격을 멈췄다. 사방은 쥐죽은듯이 조용했다. 여자나 아이들은 둘의 육박전에 새파랗게 질려 있었고 남자들또한 소년들의 싸움이라고는 상상도 못할 결투에 마른 침을 삼켰다. "그럼..." 먼저 말한쪽으로 역시 바크쪽이었다. "간닷!!!" 바크의 몸이 앞으로 튕겨나가듯 달려나갔다. --------------------------------------------------------------------- "아...크아아악!!" 마치 폭죽이 터지듯이 사람의 몸이 산산히 터지면서 사방으로 피가 뿌려졌 다. 그리고 그 피를 뒤집어 쓴 하얀이리는 기분이 좋은듯 킁킁 거리면서 이미 시체라 볼수도 없는 그것을 밟고 지나가 도시의 북문을 지탱하고 있는 사람 몸통만한 밧줄쪽으로 다가갔다. 마치 쇠로라도 된듯이 탄탄해 보였다. "크크크.." 웃어보인 하얀이리는 잠시동안 밧줄을 바라보더니 이내 그 거대한 앞발을 들어 그대로 밧줄을 내리쳤다. - 파지직.. - 순간 이리의 앞발과 밧줄사이에서 파란 스파크가 생겨나더니 순식간에 밧줄의 반이상이 타들어갔고 문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게된 밧줄이 서서히 끊어지기 시작했다. "크앙!" 다시한번 이리의 일격이 이어졌고 거의 끊어져 있던 밧줄은 이리의 일격에 단번에 끊어져 버렸다. 순간 성벽이 울리면서 북문이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 쾅!! - 성문은 커다란 소리를 내면서 땅에 내려가버렸다. 그리고 문이 내려간후 약간의 시간이 흐르자 성의 바깥쪽에서 검은 그림자들이 조금씩 생겨 나기 시작하더니 열려있는 북문으로 들어왔다. 그수는 엄청나게 많았다. "크아아아!!" 성벽의 위에서 인도를 하듯이 이리들을 통솔하는 하얀이리가 크게외쳤다. 하얀이리가 이리들을 인도하는곳은 현제 도시내에서 가장 밝은곳... 성벽위에서 볼때 도시내에서 가장 밝은곳은 광장이었다. 하얀이리의 눈이 점점 붉어지기 시작했다. 아니.. 성안에 들어온 모든 이리들의 눈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그들이 원하는것은 단 하나.. 인간의 피... 그리고 그들은 지금 그것이 많은 광장으로 달리고 있었다. "크으..크크..." 한 여름의 밤. 폭죽이 터지기 바로 몇분전... 도시 방위군의 반이상이 축제로 놀러가있는 영주의 생일날이었다. -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9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07올린이:crab(곽경주)96/01/27 13:32읽음:202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7 ) == 제 1부 <개봉> == "하아.... 하아...." 조용했다. 들리는것이라고는 자신의 숨소리와 반대편에 서있는 니아 바크 의 숨소리 뿐이었다. 레아드는 이마에서 흐르는 땀과 피의 혼합물을 고개를 흔들어 털어버린후 바크를 노려보았다. 녀석 역시 지칠대로 지친듯 검으로 몸을 지탱하면서 숨을 가다듬고 있었다. '한계다..' 단순하게 생각한 레아드가 검을 제대로 쥐었다. 싸움이 격결해져서 지쳐버렸 을때는 생각같은건 않하는게 좋아... 그런데 쓸 체력이 있다면 차라리 한번 이라도 검을 더 휘두를 테니까. - 파아아앙!! - 레아드가 숨을 고르면서 검을 위로 치켜드는 순간 갑자기 사방이 요란해지 면서 하늘위로 무엇인가가 솟아올라갔다. 그리고 그것이 최고점에 올라가는 순간 화려한 빛을 내면서 이미 화로덕분에 밝은 광장을 몇배나 더 밝게 해주었다. 하지만 그 화려한 빛도 살기어린 결투장의 분위기를 바꿔놓지는 못했다. - 파아앙! - 하나의 폭죽이 터지자 곧이어 8~9발의 폭죽이 사방으로 날라가 터졌다. 그리고 곧이어 그수의 두배정도의 폭죽이 하늘에 올라가 도시 전체를 밝게 비춰주면서 터졌다. "뭐...뭐야?" 호흡이 거의 정상으로 돌아온 바크는 의아한 눈으로 폭죽을 바라보았다. 어째서 한꺼번에 쏴올리는 거지? 폭죽은 해가 진후 1시간부터 다시 해가 뜨기 한시간전까지 쏴올린다. 그럴려면 한꺼번에 터뜨리는것 보다는 천천히 하나씩 쏴서 어두운 밤하늘을 밝혀줘야 하는것인데 시작부터 저렇게 쏴올리다니..? "와...와앗!!" 사람들도 이렇게 성대한 시작폭죽은 처음보는지 잠시동안 감탄사를 자아 냈다. 순간 거의 100개에 가까운 폭죽이 하늘로 치솟았고 도시뿐만 아니라 그 주변 산의 윤곽까지 확연하게 드러날 정도로 밝게 터졌다. 그제서야 무슨일이 났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은 바크가 대 아래에서 결투를 지켜보던 친위대에게 외쳤다. "로코,한스! 당장 성에 가서 무슨일인지 알아봐!! 그리고 타브스!! 넌폭죽을 모아놨던 창고에... 아니. 내가 직접 가봐야 겠어." "쳇... 뭐냐? " 계속해서 하늘로 치솟는 폭죽을 짜증나는 얼굴로 본 레아드가 소매로 얼굴을 흠쳤다. 바크녀석.. 잘난척을 하다니.. 사람들도 폭죽이 너무 많이 터진다는것을 깨달았던지 얼굴에 불안한 기색을 띄었다. 바크는 아직도 20명정도 남은 친위대를 한번 뎅어 보더니 서열 3위라 할수있는 반에게 외쳤다. "반! 애들 데리고 돌아다니면서 방위군들한테 모두 집에가서 무장들한후 광장으로 모이라고 알려!!! 그리고 난 화약 창고로 가보겠다. 모두 빨리갓!!" 익숙하게 친위대에게 일을 맡긴 바크가 대 아래로 뛰어내린후 사람들을 재치면서 화약을 모아두었던 창고로 향하기 시작했다. "망할녀석..." 대위에 혼자남은 레아드가 얼굴을 찡그렸다. 기껏해서 싸우니까 무슨 일이 터져버리다니.. 잠시동안 이것도 바크녀석이 꾸민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리에 떠올랐으나 녀석이 꾸미기엔 일이 너무 크다고 생각한 레아드가 달려가던 바크에게 외쳤다. "녀석아! 같이가!!" 혼자남은 레아드도 결국엔 바크의 뒤를 따라 대아래로 뛰어내린후 화약저장고로 뛰었다. 폭죽따위야 불이 붙어도 그렇게 피해는 없지 만 화약저장고에 불이 붙는다면 그 피해는 엄청난 것이었다. 단번에 도시의 북쪽 전체가 박살이 날뿐아니라 애써 만들어놓은 수로도 못쓰게 될것이다. 상황을 정확히 판단한 바크였다. "망할..." 그리고 그런 바크가 싫은 레아드였다. ------------------------------------------------------------------- 폭죽에 불을 붙인 하얀이리는 재빠르게 그곳을 빠져나가 화약을 저장하는 화약고로 향했다. 폭죽을 터뜨리는 곳에서 화약고까지의 거리는 별로 먼 걸이도 아니었다. "크르.." 이미 화약고를 지키던 병사 4명을 가볍게 해치운 하얀이리는 지금쯤 광장을 향해 열심히 뛰고있을 이리들을 생각하면서 웃었다. 폭죽이 터진 다면 병사들은 모두 폭죽에 붙은 불들을 끄기위해 그곳에 모일것이며 그때 그곳에서 멀지않은곳에 위치한 화약을 터뜨리면 성의 북쪽 벽은 물론 병사들도 폭발에 휩쓸려버릴것이다. 그리고 그때쯤 광장에 도착한 이리들로 인해 성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될것이고.. 하지만 터뜨릴때 어느정도 시간을 끌어야 했다. 자신이 폭발의 폭풍속에서 도망갈 시간을 벌어야 할테니까.. "크.." 화약이 가득 담긴 통하나를 저장고에서 가져나온 이리는 그 길고 날카로운 손톱으로 통에 조금한 구멍을 낸후 통을 이리저리 굴렸다. 가득들어있던 화약이 다 떨어질쯤 화약가루로 만들어진 길의 길이는 2~300m는 될정도 였다. 그끝에 불을 붙힌다면 길을 따라간 불꽃이 화약고 안으로 들어갈시간 은 대략 3~40분... 방위군의 반이상이 폭죽을 끄기위해 노력할 시간쯤일 것이다. - 파지직 - 하얀 이리는 화약 길의 끝부분에 스파크로 불을 붙였다. 조금한 불꽃이 길을따라 화약고로 천천히 가기 시작했다. "크크.." 남은것은 도시 북쪽에서 적당히 떨어져서 화려한 폭발을 보는것뿐... 하얀이리의 입가의 한쪽이 위로 치켜졌다. ---------------------------------------------------------------------- "하..하앗!" 달려오는 이리를 일격에 반으로 쪼개버린 바크가 다른쪽에서 달려드는 이리를 피한후 뒤로 물러났다. "제.. 제기. 말도 안돼. 도시안에 이리들이 이렇게 많이 있다니? 누가 들여보낸거지..?" 화약고로 달려가던중 갑작스럽게 이리들을 만난 바크가 이상하다는 듯이 외쳤다. 높이가 10m에 달하는 성문을 이리들이 넘어서 들어올리는 없을테니 사람중 누군가가 이리들을 조종해 성안으로 인도했을것이라는 생각이 바크의 머리속에 떠올랐다. 그럼.. 그 누군가는 지금 어디에 있지? "크르르.." 이미 20여 마리정도의 이리들에게 둘러싸인 바크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한마리씩 덤빈다해도 레아드와 싸울때 체력을 너무 빼앗겨 힘들텐데, 20마리가 한번에 덤벼든다면... 이길 가망 따윈 없었다. "캬앙!!" 순간 뒤쪽에 있던 이리 한마리가 바크의 머리를 노리는지 높히 뛰면서 달려들었다. "이녀석!!" 바크는 허공에 떠서 달려드는 이리의 배를 그대로 검으로 그었고 이리 의 몸은 일격은 반으로 갈라지면서 내장을 밖으로 뿜어댔다. 그것이 시작인지 이리들이 차례대로 바크에게 달려드기 시작했다. "크아~! 죽인닷!" 달려드는 이리들을 닥치는데로 베고 치고 날려버린 바크의 몸에 순식간 에 치명상은 아니었지만 적지 않은 상처가 생겨났다. 남은 이리의 숫 자는 14마리 정도? 바크의 이마에 땀이 흘렀다. "이녀석들!! 비켜!! 비키란 말이다!!" 순간 바크의 뒤쪽에서 언제나 들어도 날카로운 레아드의 외침이 들리 면서 뒤쪽에서 호시탐탐 빈틈을 노리던 4마리의 이리들이 한꺼번에 몇토막으로 잘려나갔다. "캬아앙!!" 갑작스럽게 등장한 레아드에게 한마리의 이리가 달려들었다. 하지만 이리는 레아드의 근처에도 가기전에 그 길다란 붉은색의 검에 맞아 머리부분이 박살이 나고 말았다. "하핫! 이리 따위가 나를 건드려하다니.. 죽여주마." 약간 지친듯 하지만 역시 쾌활한 레아드가 한손으로 내려온 머리칼을 쓸어 넘기면서 웃었다. 애초부터 하루중 거의를 숲속에 살던 레아드에게 이리에 대한 공포심 따위는 없었다. 바크는 레아드의 등장에 약간 안심 이 된듯 한숨을 내쉬면서 검을 두손으로 쥐었다. "호오.. 바크. 겨우 이리들한테 몰리고 있던거냐? 우습다." 한번에 4마리를 베버리고 잔인하게 머리통을 날려버린 레아드가 이리 들에게 약간 두려움을 주었던지 이리들이 섣불리 덤비지 못한채 경계 만을 했다. 레아드는 아무 거리낌 없이 바크의 곁으로 와서는 아주 우습다는 눈으로 이리와 바크를 번갈아 보았다. "시끄러워. 너가 오기전에 이미 6마리나 해치웠단 말이다. 너가 오지않았어도 내가 전부 해치웠을거야!" 바크의 외침에 레아드가 살기어린 눈으로 이리들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흥. 살려주니까 큰소리를 치다니!! 그럼 누가 실력이 좋은지 해보자." "마음대로!" 두 소년의 입가에 거의 동시에 잔인한 미소가 맺혔고 단순히 거기에 있던 이리들을 두 소년을 만났다는 이유만으로 반격한번 못해보고 순식간에 몇토막으로 잘리면서 그 불운한 생을 마감했다. "캬아앗!!" 고음의 소리를 지르며 마지막 남은 이리의 몸을 베어버린 레아드가 이마에 흐르는 땀을 흠쳤다. "하하... 내가 이겼어." 레아드가 뻐끈한 허리를 피면서 웃었다. 바크가 4마리, 자신이 5마리. 한마리차이로 이긴것이다. 씨익 웃버보이는 레아드에게 바크가 한심 하다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같이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레아드의 뒤쪽 을 가르켰다. "그럼 저걸로 다시 해볼까?" 웃어보이며 바크가 말하자 레아드는 바크를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고개를 슬쩍 돌려 뒤쪽을 바라보았다. 순간 레아드의 입이 크게 벌려 지고 말았다. "캬아앙!!" 둘에게서 약간 떨어진곳에서부터 엄청나게 많은 이리떼들이 자신들을 향해여 뛰어오고 있는것을 본 레아드는 경악했다. 숲에서도 저렇게 많이 모여있는것을 본적이 없었는데.. 이런 말도 안돼! "야야. 정말 싸울꺼야? 이리와!" 바크가 멍청한 얼굴로 이리떼를 바라보던 레아드의 팔을 붙잡고는 자신들의 옆에 있던 골목으로 레아드를 끌고 들어왔다. 좀 시간이 흐르자 귀가 멍멍해 질정도로 악을 쓰면서 짓는 이리떼들이 골목 앞으로 지나갔다. 엄청나게 많은수... 이리떼들에 대해서 별로 신경 을 안섄던 바크로서도 그 수에는 식은땀을 흘릴정도였다. 어림잡아 간단히 1~200마리는 넘었다. "저녀석들 미쳤어. 눈이 붉어." 바크에게 끌려와서 그와 함께 이리들을 바라보던 레아드가 중얼거 렸다. 예전에도 저런놈을 본적이 있었다. 단지 그때는 이렇게 몇백 마리가 아닌 한마리였지만... "저렇게 된놈은 사람을 겁내지 않아. 전에도 한녀석이 미쳐 도시로 뛰어든적이 있어서 방위군들이 죽인적이 있었어." 그 당시를 떠올린 레아드의 등에 소름이 돋았다. 단 한마리가 방위군 3명과 싸우던것을... 이리가 다 지나가자 바크가 고개를 골목 밖으로 빼꼼히 내밀었다. 남은 이리는 없었다. "녀석들 자기 동족이 여기 죽어있었는데 보지도 않았어. 하여간 저렇게 단채로 미친건 이유가 있을거야. 자 가자. 레아드." 이리들이 광장쪽으로 가긴 했지만 이미 방위군들이 그곳에 있을거라고 확신한 바크는 웃으면서 레아드에게 말했다. "아아. 잘난척 하지마. 간다구.." 레아드가 자신의 붉은 검을 집어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예전과도 같은 느낌.. 기분 좋으면서도 못마땅한.... 그런기분이었다. 둘은 주위를 경계하면서 이제 별로 남지않은 화약고로 발을 옮겼다.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0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08올린이:crab(곽경주)96/01/27 13:32읽음:207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8 ) == 제 1부 <개봉> == "이리떼라닛!!??" 론 아크 로아백작의 얼굴이 약간이지만 일그러졌다. 이게 무슨꼴이란 말인가? 자신의 생일날.. 그것도 근처 영주들까지 초청한 이마당에 도시내에 이리떼가 출몰했다니?? "그럼 바크는 지금 어디있죠?" 백작의 뒤에서 조용히 아이하코의 말을 듣고만 있던 백작의 부인 '란' 이 앞으로 나서며 묻자 아이하코는 약간 곤란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 바크는 어디있나?" 뒤이어 백작이 추궁하자 아이하코가 떠듬떠듬 대답을 했다. "바크님과 같이 다니던 아이들이 말하기로는 폭죽이 있는 곳으로 갔다고 하지만 병사를 보내 알아본 바로는 그곳에 없었습니다. 하.. 하지만바크님은 검술이 뛰어 나시니.." "검술은 무슨! 어린것이 그 사나운 이리들과 싸운단 말인가? 당장사람을 풀어서 찾아오게!" 레아드가 들었다면 콧방귀라도 뀔 말을 크게 외친 백작의 앞에선 아이하코 가 또한번 더듬으며 말했다. "도.. 도시 전역에 이리떼들이 나타난지라 병사들 모두가 이리를 소탕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절반은 폭죽을 끄러가서..." "남는 병사가 없단 말이지? 도데체가 이리들이 어떻게 성안으로 들어왔으며 그것들이 도시 중앙까지 올 동안 뭘하고 있었단 말인가!? 이리들이 도시내에 들어왔다고 알려온 사람이 한명도 없었단 말이야?" 아이하코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흐르는 땀을 닦으며 백작의 물음에 답했다. "도시 북쪽으로 들어온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성벽 위에있던 병사 3명이 시체가 되어 있다는겁니다." "뭐야?" 그때까지만 해도 단순히 이리떼 덕분에 자신의 생일을 망쳤다고만 생각 하던 백작이 아이하코의 대답에 잠시 말을 멈추더니 곰곰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리떼가 성벽위에 있는 사람을 죽이고 문을 열수는 없을터.. 그렇다면 분명 누군가가 안에서 병사들을 해치운후 문을 열어준것이 분명하다. 이리들을 다룰수 있고 병사3명을 간단하게 죽일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만일 존재한다면 단순히 자신의 생일을 망치려고 그따위 짓을 할리는 없을것이다. 생각이 거기까지 간 백작이 지긋이 입술을 깨물며 아이하코에게 외쳤다. "당장 가서 화약고를 지켜라!! 자객이다!" 이리들은 단순히 시선을 돌리기위한것.. 목적이라면 하와크국에서도 가장 많은 화약을 보유하고있는 로아성의 화약고일것이다. 만일 그(?)가 노리는 것이 화약고라면 이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다. 화약고 를 터뜨려서 이득을 보는쪽 자국이 아닌 다른 나라.. 만일 화약고가 터진다면 하와크국이 소유하고 있는 화약의 절반이 하늘로 사라질것 이고 그런 틈을 타서 타국에서 쳐들어올 가능성도 있었다. "전쟁인가? 도데체 어떤 나라에서 대담하게... 아이하코! 폭죽따위는 그냥 두고 전부 화약고로 보내라! 무슨일이 있더라도 화약고를지켜야 한다. 먼저 가서 병사들에게 알려라. 나도 곧 그쪽으로 가겠다." "예!!" 어느새 냉정함을 되찾은 론백작은 아이하코에게 명한뒤 아내의 도움을 받으면서 간단하게 갑옷을 걸쳤다. "자객놈... 잡히면 어느나라에서 보냈는지 반드시 알아내겠다.." 분노한듯 살기어린 눈으로 하늘위로 올라가 터지는 폭죽을 바라보는 론 아크 로아백작이었다. ------------------------------------------------------------------ "하아.. 제법인걸." 거칠게 숨을 몰아 쉬면서 바크의 등에 기댄 레아드가 미소를 지었다. 둘이 있는 장소는 화약고의 앞. 약간 떨어진곳에 거대한 화약고가 하늘에서 펑펑 터지는 폭죽의 빛으로 인해 음울하게 보이고 있었다. 두 소년은 4~50마리의 이리들에게 둘러쌓여 더이상 화약고 쪽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제길. 좀만 더가면 될텐데..." 멀리에 조그맣게 빛나는 불꽃이 땅을 기면서 느린속도로 화약고쪽으로 가는것을 본 바크가 얼굴을 찡그렸다. 저 불을 어떻하던 꺼야했다. 빨리 하지 않는다면 자신들이고 이리들이고 전부 폭발로 날라가버릴 테니.. 한번 주위를 돌아본 바크는 재빠르게 계산을 했다. 50마리 정도 는 되지만 자신들을 원형으로 둘러쌓고 있으니 포위가 약한쪽은 단 두마리 정도가 있을 뿐이었다. 레아드의 긴 검이라면 단숨에 두마리를 베버리면서 포위망을 뚫을수 있을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바크는 입술 을 깨물었다. 그렇게 레아드가 포위망을 뚫어버린다면 포위망속에 혼자 남은 자신은??? "레아드... 동쪽이다. 너 쪽에선 서쪽.. 내가 뒤를 봐줄테니 뚫고가서불을 꺼." 단호하게 결심한 바크가 조용하게 속삭이듯 말했다. 비장감 어린 목소리 였다. 결코 멍청하진 않은 레아드도 곧 바크의 말뜻을 이해했는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내 미소를 띄우면서 고개를 저었다. "너가 가라. 백작의 아들을 죽게하고서 나보고 살라는 거냐? 무책임하군.. 곧 방위군들이 올꺼야. 포위를 뚫은뒤 불만 끄고 좀 도망다니다 보면살수있을거다. " "제기랄.. 보통때는 멍청하더니 이럴때만 정곡을 찌르는구나." 바크가 힘없이 웃으면서 검을 들었다. 레아드의 말이 맞았다. 후에 자신의 아버지가 사실을 안다면 레아드를 살려둘리가 없었다. 자신의 아들이 단지 평민의 자식때문에 죽었다면 아무리 평민에게 잘해주던 아버지라도 화가날테니까.. 불꽃이 점점 화약고쪽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걱정마라. 그렇게 쉽게 죽지는 않을테니... 가서 저걸 꺼버려." 레아드가 말하면서 바크의 등에서 떨어져 이리들에게 검을 겨누었다. 포위망이 가장 얇은쪽.. 레아드의 눈이 점점 가늘어 지더니 이내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그리고 그 미소가 멈추었을때.. "바크!! 가라!!" 순간 레아드의 벼락같은 외침과 함께 그의 몸이 허공으로 뜨면서 붉은 검으로 사정없이 이리들의 몸을 베어버렸다. 그와 동시에 그쪽에 몰려 있던 이리들 전부가 레아드에게 덤벼들었고 한순간에 포위망에 한쪽이 무너져내렸다. "가!! 바크! 죽진 않을테니!" "레.. 레아드! 제기랄 이 멍청한 녀석!!" 바크가 당황한듯이 이리떼와 붙어서 싸우는 레아드를 보다가 이내 고개 를 돌려 뚫린 포위망쪽으로 달렸다. 어느새 레아드의 모습은 이리떼에게 가려서 보이지 않게 되었다. '죽지마라... 죽으면 지옥까지 따라 가서 괴롭혀 주겠어!' 뛰고 있던 바크의 눈가에서 축축한 무언가가 떨어졌다. 제기랄... 이럴 줄 알았다면 결투같은것 하지도 않았을텐데..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 되버린거지? 별것도 아닌 녀석들에게 웃음거리가 되는 레아드를 멋지게 보여주려고 결투를 한것 뿐인데?? 그 결투에서 자신이 지고 레아드가 애들의 우상이 되게 해주고 싶었을 뿐인데!! "빌어먹을놈의 이리녀석들!!" 타들어 가면서 천천히 화약고 쪽으로 다가가던 불꽃의 바로 앞까지 온 바크가 그대로 불꽃을 차버렸다. 흙과 화약과 불꽃이 허공으로 뜨면서 엉켜 땅에 떨어졌고 화약의 길에서 이탈한 불꽃은 곧 사그라 들었다. "하아.. 하아.." 숨을 몰아쉬면서 잠시동안 꺼져가는 불꽃을 바라보던 바크가 서서히 뒤쪽을 바라보았다. 순간 바크의 눈이 커지면서 한곳에 정지하고 말았다. 이리들이 천천히 자신들에게 다가 오는것이 보였고 그 뒤쪽 으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온몸이 붉게 물들어서 땅에 널브러져 있는 레아드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하.. 하...하하.." 웃음이 터져나왔다. 정말로.. 죽은건가? 저녀석이?? 언제나 날뛰던 저녀석이 정말로 죽은거야? 자기 자신에게 물은 바크가 얻은 대답은 하나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깨달았을때 바크의 눈에서 아까와는 다른의미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꿈의 소멸... 4년전의 약속... 모든것이.. "캬아앙!!" 어느정도 가까이온 이리중에 한마리가 바크에게 달려들었다. 순간 힘없이 오른손으로 쥐고있던 검이 바크의 기합과 함께 허공을 가르면서 이리의 몸을 정확히 두개로 갈라버렸다. 레아드와 싸울때 손목을다쳐 이미 퉁퉁 불어있었지만, 고통도 느껴지지 않는듯 단 한번에 이리의 단단한 뼈까지 갈라버린 바크였다. "와라." 눈가에 맺혀있는 눈물을 손으로 쓰윽 흠친 바크가 단호하게 말했다. 자신의 나이 17세.. 아직 어린 나이지만 그동안 하나만을 꿈꾸며 살아왔었다. 그 꿈이 없어진 지금.. 바크의 마음속에서는 하나의 마음만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어느쪽이 죽나.. 보자." 그것은 증오였다. -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0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09올린이:crab(곽경주)96/01/29 21:14읽음:202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9 ) == 제 1부 <개봉> == 나의 모든것... 지금 여기에 담아 너에게 보낸다. 모든이의 염원.... 나의 소망. 그리고 너의 꿈. 그 모든것을 담아 만들어 낸 너의 검. 너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너만의 검. - 요 루 타 - 소년이여.. 너의 몸과 마음은 아직 요루타을 사용하기엔 미숙하다. 하지만 언젠가는 오리라. 너가 그 검을 들고 그것과 싸우는 날이.. 그리고 그 날이 오면 내가 너를 직접 찾아가 도우겠다. 잘들어라. 그것은 너만의 싸움이 아닌 로야리아에 살고있는 모든 생명들의싸움. 그 날이 오기까지 넌 자신과 함께 싸울 동료를 구하는것이좋을것이다. 보통의 인간이 아닌 선택받은 신인(神人)들을.... 그들은 너를 도울것이다. 적을 찾아 세상을 헤메는 검사 '론 시아.' 그리고 마법만을 추구하다가 끝내 몸이 붕괴되어버린 마도사 '리하스' 마지막으로 너에게 요루타를 다룰수 있는 힘을 줄 인간. '니르' 그들을 찾아라..... 그들과 함께 그리고 이 검과 함께 세상을 그것으로부터 구하거라. ------------------------------------------------------------------ "하아..." 바크의 눈초리가 싸늘하게 변하면서 마지막 힘을 다해 달려오는 이리를 베어 넘겼다. 이미 이리들에게 온몸을 물어 뜯겨 움직일수조차 없는 상황... 이리들은 아직도 많았다. 특히 다리를 심하게 당해서 신경이 죽은듯 자신이 서있다는 느낌을 받을수 없을정도였고 어깨는 뼈가 드러 날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고통보다도 싸움 도중 간간히 눈에 비추는 레아드의 시체에서 느껴지는 분노가 더 컷다. 분노는 고통마져도 잊게 해주었고 바크는 마치 광전사가 된듯이 싸웠다. 하지만 그것도 이젠 마지막인듯 온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하아..... 제기랄.. 미안하다." 땅위에 널브러져 있는 레아드를 바라보면서 바크가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이 이렇게 무능한 인간인지는 몰랐었다. 레아드의 미움을 받는것이 당연했다. 단지... 영주인 아버지가 있기때문에 자신이 빛났던가??? 어째서 난 나 자신이 뛰어나서 빛났다고 생각했지? 이렇게... 이렇게 능력이 없는데.... "미안... 죄도 없는 너를 끌여들여서..." 의식이 점점 멀어져 가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레아드가 죽었다는 분노 로 그때까지 몰랐었지만 싸움중에 흘린 피가 엄청나게 많았던 것이다. 사방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 툭... - 잡고있던 검이 떨어지고 그다음엔 다리가 풀리는것이 어렴풋이 느껴 졌다. 순간 정신이 확 들정도의 고통이 목덜미쪽에서 느껴졌다. "크르릉!!" 한마리의 이리가 무너져 내리는 바크를 보자 등쪽의 목을 노리고 덤벼 들어 문것이었다. 천천히 앞으로 넘어지던 바크의 몸이 이리와 함께 앞쪽으로 쓰러Ф다. "캬아아!!" 바크의 몸이 쓰러지는것과 거의 동시에 사방에서 그때까지 바크와 그의 검을 증오하며 쳐다보던 이리들이 한꺼번에 덤벼들었다. 등쪽에서 갑자기 무게가 느껴지면서 온몸이 뜯겨져나가는 고통이 느껴졌다. 레아드와 마찬가지로 녀석들에게 죽는건가?? 바크는 고통속에서 다시한번 자신의 무능함을 깨달았다. "미안..." 점점 가물거리면서 꺼져가는 의식속에서 바크가 마지막으로 중얼거리듯 말했다. 암흑속에서 천천히 빛의 입자들이 생겨 나기 시작했다. - 제 2차 개봉이 몸의 의식에 의해서 풀리려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몸의 상태가 상당히 나쁜상태. 봉인이 풀리는 것과 동시에 상당한 힘이 소모 될듯합니다. 몸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 힘은 최하치로 낮춥니다. 힘의 배율은 5:5. 양쪽다 최하 상태입니다. 앞으로 몸이 어떻게 될것인 가는 두분의 선택에 달려있을것입니다. 전 몸의 상태가 그것을 소유하기 에 적합하다고 판단될때 개봉하도록 하겠습니다. - 빛은 모이면서 그 크기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 그럼 봉인이 풀어집니다. 몸밖의 상황에 맞게 봉인이 풀어질 것입니다. 상당한 고통이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럼... - 사방이 빛으로 환해지면서 그 사이로 하나의 형태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 어떤한것도 아닌.. 빛이었다. - 봉인을 풉니다. - 그리고 빛은 터졌다. ---------------------------------------------------------------------- - 크아아아!!! - 엄청난 고함소리와 함께 화약고의 앞에서 하나의 거대한 빛줄기가 하늘위로 치솟았다. "캬아악!!" 갑자기 사방이 환해지면서 엄청난 열기가 뿜어지자 소년의 몸을 물어뜯던 이리들이 놀라면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미쳐버린 이리들이 봐도 그것 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그 빛은 점점 더 밝아지면서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는 폭죽의 빛을 무색하게 만들었고 계속해서 구름을 뚫고 위로 치솟았다. 이리들의 눈이 그 빛으로 인해서 공포에 질렸다. 단순히 숲속에서만 살던 이리들이 보기엔 그것은 너무가 거대했고 밝았으며 강렬했다. "아하하.." 그리고 그 빛의 사이에서 걸어 나오는 한 소년이 있었다. 길다란 붉은색 머리를 풀어 헤친 소년을... 온몸이 피로 범벅이 되어있었고 거기다 붉은색의 검을 든 소년. 빛의 열기만으로도 털이 바지직 거리며 타고있는 이리들과는 다르게 빛의 중앙에서 걸어 나오는 소년은 마치 시원한 바람속을 걸어나오는듯한 기분좋은 얼굴로 웃고있었다. "이 고통..." 소년이 빛의 중앙에서 빠져나오자 빛이 점점 사그라져 들어았다. 그것과 는 상관없는듯 소년이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는 팔목을 바라보면서 미소 를 지었다. "고통이 느껴져... 그건 바로 내가 살아있다는 소리겠지? 하지만.." 눈을 가늘게 뜨며 미소를 지은 소년의 눈에 자신을 보면서 짖고있던 이리들이 들어왔다. 동시에 여지건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던 소년이 살기어린 미소를 지으며 씨익 웃었다. "그런것은 피를 봐야지 확인할수 있겠지." 소년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는 그 존재가 눈에 보일정도로 강렬한 것이었다. 그런것엔 사람보다 훨씬 민감한 이리들은 소년의 살기를 느끼면서 주춤거렸다. 미소를 짓고 있는것만으로도 엄청난 살기를 내뿐고 있는 소년의 모습은 미쳐버린 이리들의 야성을 막을 정도였다. "우후후.. 겁을 먹고 있는 것이냐? 누가 너희에게 주문을 걸었는지는모르겠지만 주문이 걸린 이상 덤벼 보아라. 주문 덕분에 이 몸을이 지경으로 만든게 너희 아니겠느냐?" 소년이 들고있던 검을 들면서 이리들에게 말했다. 천천히 다가 오는 소년을 붉은 눈으로 바라보던 이리중의 한마리가 바크의 몸을 뛰어 넘어 소년에게 달려들었다. "크아앙!!" 악을 쓰면서 외치며 달려드는 이리를 본 소년이 미소를 지우면서 크게 숨을 들이 마셨다. 순간 이리의 몸이 허공으로 뜨면서 소년의 머리를 노리고 날라들어왔다. - 죽 어 랏!!!! - 이리의 날카로운 이빨이 바로 앞까지 다가오는 순간 소년이 들이마셨던 숨을 내뱉으로 인간의 목소리라고는 상상도 못할 크기로 외쳤다. 그 순간 당장이라도 소년의 얼굴을 물어 뜯을듯한 기색으로 달려들었던 이리의 몸에서 엄청난 피 분수가 뿜어져나왔고 곧이어 이리의 몸 이곳 저곳으로 하얀뼈가 튀어 나왔다. - 펑!! - 소년의 외침과 함께 피를 내뿜던 이리의 몸이 허공에서 폭죽이 터지듯이 터져나갔다. 피가 사방으로 튀었고 뼈가 갈리는 소리와 함께 방금전까지 이리의 형상을 하고있던 그것이 사방으로 찢겨져 나갔다. "아하하.. 기분좋아.. 상당히.. 좋군." 바로 앞에서 이리가 터지자 그 피를 그대로 맞은 소년이 미소를 지었다. 머리에서 부터 발끝까지 온통 피투성이었지만 소년은 그것이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웃기만 할뿐이었다. "사람의 피라면 더욱 좋았을것을... 하지만 지금은 너희정도로 만족해야겠어. 몸이 피곤하거든. 거기다 이런짓 하는거 알면 날 싫어 할지도몰라. 뭐... 나중엔 좋아하게 될거지만.. 견딜수 없을정도로 날 좋아하게 될것야. " 이해하지 못할 말을 이리들에게 말하며 소년이 이리들을 바라보았다. 소년의 위용에 질려버린 이리들이 차츰 물러났다. 걸려있던 주문조차 도 이리들이 소년에게 가지는 두려움을 막진 못했다. "흥~? 도망가려고?? 누가 놔둘줄 아는가?" 순간 소년의 몸이 희미해지더니 곧이어 이리들의 뒷편에서 그의 몸이 나타났다. "캬아앙!!" 갑작스런 소년의 등장에 놀란 이리가 발악이라도 하는듯이 소년에게 으르렁 거렸다. 이리의 외침에 소년이 한손을 허리에 끼면서 이리를 비웃는듯이 내려보았다. "호오~~? 내가 누군지 지금 묻는거냐? 내이름은 너희따위가 알아야할정도로 천한게 아니다. 하지만... 대중적이긴 하니까.. 들어본적이 있을지도 모르겠지." 쿡하면서 웃은 소년이 검을 천천히 위로 치켜들었다. "들어봤을지도 모르지.. 내이름은." 순간 소년의 검에서 검은색의 빛이 생겨나기 시작하더니 이내 빛이 뱀처럼 꿈틀거리면서 검을 감싸기 시작했다. "몇세기동안 세상을 지배했던 내 이름은." "캬아아!!" 소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리들이 덤벼들었다. 순간 달려들던 이리의 몸이 아까와 같이 폭죽이 터지듯이 터지면서 산산히 박살 났다. 그리고 그 피와 조각난 이리의 사이로 검을 들어올린 소년의 모습니 나타났다. "우라 마호 이크타. 즉 세계를 지배하는 진정한 대마왕이시닷!!" 검은 빛에 감싸인 검이 소년의 외침에 응답하듯이 화려한 빛을 내뿜으려 이리드르이 머리위로 내리 꽂혔다. "세상의 존재는 날 위해서 있는 거란 말이닷!! 이 미개한 존재들아~!" 그리고 도시의 한 복판에서 거대한 검은 빛의 폭발이 일어났다. 그것은 애초에 바크와 레아드.. 그리고 영주가 걱정하던 화약고의 폭발보다 몇배는 거대한 것이었다. "와하하하핫!!!" 그리고 그 빛의 폭발 사이로 붉은색의 머리를 휘날리며 웃어 재치는 한 소년이 있었다. -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0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0올린이:crab(곽경주)96/01/31 14:59읽음:200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10. ) == 제 1장 <개봉.> ==한 낮의 밝게 빛나는 태양의 빛조차 들어갈수 없는 어둠의 동굴.. 동굴 입구엔 무언가 마법이라도 걸려있는듯 빛이 통과하지 못했다. 그 입구를 따라 동굴의 안쪽을 따라가다 보면 의외로 쉽게 동굴의 구조를 알수가 있다. 단순한 일직선이기 때문이다. 입구에서부터 3~4분 정도를 걷다보면 상당히 거대한 홀같은 동굴의 끝에 도달할수가 있다. "마녀!! 죽여버리겠다!" 오직 벽에 붙어있는 4개의 횃불만이 음침하게 동굴을 비춰주고 있었고 그 가운데 한명의 건장한 사나이와 외소해 보이는 한 여인이 보였다. 여인은 속살이 비추는 얇은 속옷같은것을 입고 있었는데 그 입가에 가느 다란 미소가 맺혀있었다. 사나이가 다시 외쳤다. "너에게 딸을 빼앗긴후 난 오랬동안 너를 찾아 세상을 돌아 다녔다. 죽이진 않겠다. 내 딸은 어떻게 되었지!?" - 죽었다. - 여인이 짧게 대답했다. 상당이 저음의 목소리였는데 눅눅하면서도 그리 듣기 싫은 목소리는 아니였다. "이 마녀!! 죽여버리겠다!" 사나이의 이마에 핏발이 서면서 그의 거대한 검이 허공을 가르며 여인 에게 날라갔다. 사방의 공기가 움직이며 검으로 몰리면서 땅의 먼지가 휘날렸다. 보기만 해도 사나이의 실력이 엄청나다는것을 알수 있을정도 였다. - 쿡.. 마녀라고? - 강렬한 일격의 검이었지만 여인은 몸을 슬쩍 돌린것 만으로도 그검을 피해냈다. 마치 노련한 검사와도 같은 몸동작이었다. 최소의 동작으로 상대방의 공격을 피해내는.. - 네 몸으로 느껴보아라. - 사나이의 검을 연신 피하는 여인의 몸이 한순간 정지했다. "죽어랏!!" 동시에 사나이의 검이 여인의 목을 베면서 하늘로 솟구쳤다. 죽였다!! 복수를 한것이다... 여러가지의 생각이 한순간에 사나이의 머리에 떠올랐다. 하지만 검을 거두면서 여인의 몸을 바라본 사나이는 충격에 휩싸였다. 분명히 목을 없어야할 여인은 태연한 자세로 아까와 같이 서있는것이었다. - 느꼈는가? - "이... 죽엇!" 다시한번 사나이의 검이 여인에게 날라갔고 여인의 가슴에 깊숙히 꽂혔다. "허.. 허상??" 찔렀건만 손에 아무런 느낌이 없자 그때서야 자신의 앞에 있는 것이 단순한 환상이란것을 깨달은 사나이는 검을 거두면서 사방을 노려 보았다. 허상이라면 실체가 어딘가에 있을것이다. 이 어둠속 어딘가에 서 자신을 몰래 노려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나이는 깨닷지 못했다. 자신이 허상이라고 생각한 바로 앞에 있는 여인의 손이 천천히 들린다는 것을.. - 어딜보고 있는 거냐? - 그 허상이 손을 내저어 사나이의 가슴을 건드리듯이 쳤다. "크악!?" 순간 사나이의 온몸을 감싸고 있던 갑옷이 산산히 박살이 나면서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고 그중 일부가 사나이의 몸을 찢으면서 깊숙히 들어갔다. 갑작스런 공격에 전혀 방비를 못하던 사나이는 그대로 다리가 꺽이면서 여인의 앞에 주저앉았다. "크윽... 이.. 이녀석!" - 느껴보았는냐? 나의 힘을.. - 넘어진채로 사나이가 검을 휘둘러 여인의 몸을 베어보려 했지만 검은 그때마다 여인의 몸에 아무런 상처도 주지 못한채 그냥 통과 할뿐이 었다. 자신은 공격을 못하지만 저쪽은 할수있다. 사나이의 머리에 한가지 단어가 떠올랐다. "신.. 신이냐!?" - 하하. 지금에서야 안거냐? 하지만 늦었다. 그리 강하진 않지만 너의 힘은 나에게 도움이 될듯하니 거두어 주지. - 여인이 손을 내밀어 사나이의 어깨를 잡았다. "크아악!!" 엄청난 고통이 몸 전체에서 느껴졌다. 아무리 극심한 고통이라도 신음 소리 한번 내지 않은 자신이었지만 이런 극심한 고통은 처음이었다. 몸의 내장을 그 누군가가 쥐어 짜는듯한 고통과 함께 몸이 타오르는것 같은 느김이 들었다. - 영광으로 생각하거라. 너의 힘은 신이 거두는 것이다. - 여인이 사나이의 어깨에서 손을 떼었을땐 사나이의 몸은 바싹 말라버린 상태였다. 온몸에 피한방울 남지 않은듯 피부가 갈라지면서 마치 모래 처럼 흘러내렸다. - 후훗. 정말로 재미있는 세상이야. 이런 맛을 볼수도 있으니.. - 점점 흘러내리는 사나이의 몸을 보면서 여인이 만족스러운듯 웃었다. - ?? - 그러던 여인이 한순간 몸을 흠칫하더니 온몸을 떨었다. 순식간에 여인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버렸다. - 그.. 그녀석이 깨어난건가? - 떨리는 손을 가슴에 올린 여인이 증오스런 눈으로 동쪽을 바라보았다. 동굴의 안이라서 보이는 것을 우중충한 돌뿐이었지만 마치 동쪽에 있는 그것(?)이 잘 보인다는듯 여인의 두눈이 증오의 빛으로 반짝였다. - 하.. 하지만 이번에는 전처럼 되진 않을거다. 죽지 않아... 난 죽을수 없어! - 여인의 날카로운 외침이 동굴안에 울려퍼졌다. - 내가 먼저 죽일테다.. 내가 먼저 죽여버릴테야. -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다짐을 한 여인의 몸이 곧 빛과 함께 희미해지 더니 이내 사라지고 말았다. ------------------------------------------------------------------- "로야크야. 어떠냐? 내말이 틀림 없지 않냐." 골목안의 검을 팔고있는 집안에서 즐거운듯이 얼굴을 히죽히죽 거리며 웃는 폰이 로야크에게 말했다. "그렇군요." 거대한 몸을 의자에 깊숙히 파묻은 로야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망할놈의 할아범같으니라고..... 아무리 상황이 그렇다지만 어린애까지 끌여들이 다니... 로야크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폰은 즐거운 얼굴이었다. "각성을했고.. 봤지? 그 놀라운 힘과 치유력. 거의 죽었던 놈이 단번에깨끗한 몸이 된것. 우후후. 그녀석이야.. 그녀석의 힘이라면 나의포르 나이트를 완벽하게 해줄거야." "그.. 바크라는 아이는 어떻게 했죠??" 로야크의 질문에 폰이 자랑스럽다는 얼굴로 대답했다. "상처가 상당히 심하긴 했지만 전에... 누구더라.. 아. 로린.. 맞아. 로린 녀석이 전에 선물이라고 가져온 릴베의 즙으로 고쳐놓았어. 그녀석도상당히 값어치가 나갈녀석같고.. 그리고 레아드녀석에게 필요할것 같아서 말이지. 거기다가 어제 녀석이 찾아 왔어." "누구? 레아드요?" 폰이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아니. 바크말이야. 영주의 아들이면서 포르 나이트가 되고 싶다고 하더군. 물론 승낙했지." "당신이 영주의 아들같은걸 따질리가 없겠지. 돈만 된다면 왕의 아들이라도 훔쳐서 키울테니까.." 로야크의 빈정거림에 폰이 킥킥 웃으면서 손을 내저었다. "돈도 물론 중하지만 내게는 너희가 더 소중해. 내가 일생을 받쳐서 만들어 놨으니.. 내가 죽기전에 끝을 봐야겠지. 나의 이야기는 전설에 남을정도가 될거야." "최고의 구두쇠라면 남을지도 모르지." 계속해서 로야크가 빈정거리자 약간 짜증이 난 폰이 눈을 흘겼다. "이거 왜 이래? 내가 언제 돈 아끼는것 봤어?" "물론. 하여간 난 이만 가봐야 겠어. 당신이 비싼돈 들여서 이곳에다놔준 그 망할놈의 이리를 잡아야지." 로야크는 의자옆에 세워둔 검을 들어올리며 굵직한 미소를 띄웠다. "나중에 레아드를 만나면 안부전해줘. 그리고 그 바크인가.. 하는 그아이에게도." "흥. 망할녀석이라구. 당장 가서 이리나 잡고 나중에 피라스에 가보기나해라. 그쪽 지구에서 너한테 맡길 일이 있다니까." "음." 고개를 끄덕인 로야크는 곧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로야크가 나갈때 열린 문으로 시원한 바람과 함께 약간의 빗줄기가 방안으로 들어왔다. "우후후. 기분 좋아. 기분 최고다." 마치 아이처럼 웃은 폰이 약간 추운듯 몸을 움츠리면서 문을 닫았다. 모든것이 자신의 뜻대로 되어가고 있었다. 과거 한권의 책과 어린아이 한명을 발견한 그 동굴에서부터 16년이 지난 지금까지.. 모든것이 순조롭게 잘되어가고 있었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0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1올린이:crab(곽경주)96/01/31 19:57읽음:195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11. ) == 제 1부 <개봉> == 따스하게 내리 쬐는 태양의 빛이 방안의 돌바닥에 반사되어 눈부시게 빛났다. 발코니쪽에서 새들이 지져기는 소리가 들려오기도 했고 어딘선가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 만일 어떤이가 이 방에 들어온다면 맨처음 눈에 들어오는것은 침대일것이다. 그만큼 방안의 침대는 컷으며 화려해보였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눈에 들어오는것은 상당히 값이 나가 보이는 테이블들과 여러가지 장식품들.. 그리고 벽에 붙어있는 그림들이었다. "음...." 화려한 침대에 누워있는것은 레아드였다. 길다란 붉은 색의 머리를 한곳으로 모아서 옆에다 둔후 숨을 몰아쉬면서 자던 레아드는 새들의 소리들때문인지 약간 얼굴을 찌푸리다가 이내 눈을 떳다. "아..?" 눈을 뜨자 마자 약간의 통증이 느껴졌지만, 그런것보다 방안의 풍경이 레아드를 놀라게 했다. 상당히 고급스러운.. 여긴 어디? 비단인듯한 이불을 슬쩍 치우려고 하는데 레아드의 눈에 침대 옆에서 침대에 기댄채 불편한 자세로 자고있는 그 누군가가 눈에 띄었다. 슬쩍 고개를 내려 그의 얼굴을 본 레아드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바크였다. "이녀석.. 뭐하는거야?" 손을 들어 머리를 긁적거린 레아드는 그 자세로 바크를 멍청히 내려다 보다가 이내 어리둥절 해졌다. 바크의 얼굴이 깨끗했던 것이었다. 분명히 이리들과 싸울때 오른쪽 뺨에 길다란 상처가 났던걸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리고 보니 난 어떻게 된거지?" 바크가 불을 끄기 위해서 달려간 후부터 다음일이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이리와의 싸움에서 상당히 많은 상처를 입었는데 몸이 가뿐했다. 팔을 들어 이리저리 살펴본 결과 상처도 없었다. 의아해진 레아드는 바크가 무슨 약이라도 발라 주었겠지.. 하고 간단히 생각해 버렸다. "흠..." 침대에 앉아 턱을 괜채로 잠시동안 바크를 바라보던 레아드가 킥하면 서 웃었다. 이녀석... 옛날하고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 지금은 자기가 잘랐다고 난리를 치지만 어렸을때는 착했었는데.. '뭐.. 지금도 그런것 같은데.' 지난날의 일을 생각한 레아드는 미소를 지었다. 자기가 생각했던 것 보다 바크는 상당히 괜찮은 녀석이었다. 2년전에 절교를 한후부터는 운명의 뜻인지 도시내에서 알아줄정도로 유명한 라이벌이 되버리긴 했지만 그전에는 상당히 친한 친구 사이였었다. 거의 미쳐있다 시피 한 자신을 구해준것도 바크였고... - 안녕? 난 바크야. 니아 바크~~~라고 해. 넌 레아드지?? - 도시의 광장에서 맨 처음 말을 걸어준 바크의 모습이 레아드의 머리에 떠올랐다. 깊고 어두운 어둠속에서 그 무엇이든 잡고 싶을때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준 아이.. 그 아이는 자신의 이름이 바크라고 말했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차츰 성격이 활발해진 자신은 숲속의 거대한 나무위 에서 멀리에 떨어진 산과 평야를 바라보면서 바크와 약속을 했었다. - 떠돌이 검사? - - 그래. 그게 내 꿈이야. - - 바크. 넌 귀족이잖아? 떠돌이 검사는 할일 없는 사람이나 하는거라구. 쓸떼없는 짓은 하지 마라. - - 흥!? 귀족이 어쨌다고? 난 세계를 돌아다니고 싶어. 저기 보이는 저 산을 넘고 평야를 지나 넓고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 많은 일들이 나를 기다릴거라구.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야. - - 헤... 그런건가? 하하하.. 생각해 보니 멋있을것 같은걸? - - 그렇지? 아 참. 레아드 너도 나와 같이 세상에 나가보지 않을래? 나와 같이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멋진 모험을 하는거야. - - 그.. 그래? 뭐. 난 좋아~! 너가 한다면야.. - - 그럼 약속한거다. 알겠지? 우리가 우리몸을 지킬 힘을 길렀을때 밖으로 나가는 거야. - - 그래. 하하하..-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후로 2년뒤.. 그 일을 아버지인 영주에겐 말한 바크는 호된 꾸지람을 들었고 결국엔 성안에서 10일이나 밖에 나오지 못했다. 그리고 11일재 되는날 성에 나온 바크가 맨처음 찾은것은 바로 자신이었다. 그곳에서 바크가 해준말은 2년동안 하나의 꿈만을 가진 자신의 모든것을 송두리채 흔들만한것이었다. - 가지못해?? 어째서!? 그렇게도 세상에 나가고 싶다고 한건 너였잖아! 그런데 어째서!? - - 미안.. 레아드.. 미안하다. - - 미안이라구? 흥! 좋아! 미안할것 없어. 너가 없더라도 난 혼자서 밖의 세상으로 나갈거야. 너따위 필요 없어! - - 레아드... - - 필요없어! - 하하.... 멍청한 짓을 해버린건 바로 나였어. 레아드는 힘없이 웃으면서 흘러내린 붉은 머리를 쓸어 올렸다. 바크는 영주의 아들... 거기다 하와크 국에서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있는 로아성을 물려받을 후계 자였다. 그런 바크였기에 세상을 돌아다닌다는것은 자신이 들어도 터무 니 없는 헛 소리였다. 하지만 그당시엔 정말로 분했었다. 녀석의 말을 듣고 같이 꿈을 키워오다가 혼자서 빠져버리겠다니... 그후로 혼자서 맹렬히 검술을 연습했었다. 가끔 산에가서 나무를 베어 시장에 가서 파는것을 빼면은 나머지 시간은 검술을 익히는 시간뿐이었다. 그때서 부터였을까?? 바크가 자신 말고 다른 아이들과 어울렸을때는... 맨처음 아이들과 어울리는 바크를 보았을때는 충격과 함께 분노가 치밀었었다. 자신하고만 어울리던 바크가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서 논다는것이 이상 할 정도로 분했었다. 하지만 곧 그 분함이 원망으로 변해갔다. 그리고 바크가 어울리는 아이들이 보통의 아이들이 아닌.. 아버지가 한가닥 하는 집안의 아이들인것을 알았을때부터 레아드의 마음속에서는 그 원망조차 식어가기 시작했다. - 원래부터 저런 녀석이었어.. 귀족의 아들.. - 왜그랬을까? 그렇게 생각한것이... 하여간 그때부터 바크를 굉장히 싫어하기 시작했고 검술연습을 더욱 열심히 했다. 가끔 길가를 가다 가 바크를 마주쳐도 고개를 돌려 외면해버렸었다. 그렇게 지내던중 어느날 바크를 따라다니던 아이들과 싸움이 붙었었다. 물론 시비를 건것은 그쪽이었다. - 더러운 고아놈! 너 같은게 살아서 뭐해? 나 같았으면 벌써 목메달고 자살이라도 했을거야! - 이런종류의 말을 들은것도 그때가 처음이었다. 주체할수 없을정도의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결국에 그녀석들과 싸움이 붙었었다. 5대 1로 싸우건만 이기고 있는쪽은 외려 자신이었다. 나중에 한녀석이 넘어 지면서 이마가 깨졌었고 피를 본 다른 아이들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 레아드! 이. 이런 멍청한 짓을!! - 숨을 들이쉬면서 그녀석들을 노려보던 자신의 앞에 어느새 자신보다 키가 훌쩍 자란 바크가 나타났다. 아이의 이마가 깨지면서 흘러나온 피때문에 약간 화가 가라앉았는데 바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 - 그래!! 난 고아다.. 어쩌겠다는 거야? 그래도 이렇게 산단말이다.. 알기나해.. 알기나 하냐구! 빌어 먹을!! - - 레아드! - 순간 생전 처음 아프다는것을 느낄정도로 강하게 뺨을 맞았었다. 멍한 상태에서 눈에 보인것은 매서운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바크였다. 그 한방으로 세상이 달라져 보였다. 바크가.. 자신을 때렸다는것은 차라리 검이 가슴에 꽂힌다는것보다 아프면 아팠지 덜하진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거기서 싸움은 끝이 났다. 자신은 흐지부지하게 몸을 돌려 자신은 집으로 돌아갔고 아이들은 바크의 외침과 함게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 후부터 바크와의 사이는 최악으로 발전 했고 나중에는 검을 마주대고 싸울정도가 된것이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게 다 자신의 탓이었다. - 레아드.. - 아이들과 놀때에도.. 자신을 때리던때에도.. 화가 난때에도 바크의 눈은 아주 얇게 떠있었다. 냉정하게 보이는지는 몰라도 레아드가 알기로 는 그런때의 바크는 상당히 슬플때였다. 레아드만이 알고있는 바크의 행동이었다. "쳇.. 하여간 네 녀석이 나빠." 말과는 다르게 레아드의 입가에 빙그레 미소가 생겨났다. 지난날은 자신이 잘못했는지도 모른다. 바크를 너무 자기 뜻대로 생각했던 것이었다. "하하... 흠~" 싱긋 웃은 레아드가 손을 내밀어 이마 아래로 내려온 바크의 검은 머리카락을 들어 올려주었다. 언제나봐도 완벽한 검은색이었다. 오랬동안 쌓였던 원망이 약간이지만 가시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으.. 으음.." 레아드가 건드려서인지 바크가 천천히 눈을 떳다. 그 모습에 레아드 의 입가에 다시한번 미소가 맺혔다. "그래도 네가 나빠." 방금깨서 정신이 없는듯한 바크가 멍한 눈으로 레아드를 올려다 보았다. 레아드는 그런 바크를 보면서 지난날의 원망이나 슬픔따위 는 다 털어버리자고 생각했다. 세상에 나가는것... 꿈이긴 하지만 바크가 없으면 소용이 없으니.. 이대로 사는것도 괜찮겠지. "쿠쿡~~..." 기분이 좋아 웃어보인 레아드였다. - 게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13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2올린이:crab(곽경주)96/02/01 19:18읽음:193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12. ) == 제 1부 <개봉> == "야..야. 바크.." 레아드의 얼굴이 약간 일그러면서 입에서 한숨이 나왔다. "....." "야.. 그만 좀 비켜라. 숨막힌다." 레아드가 짜증난다는 얼굴로 말하자 그때까지 레아드를 꼬옥안고있던 바크가 살며시 레아드에게서 떨어져나갔다. 그제서야 약간 숨이 트인 레아드는 깊게 숨을 들이마쉬면서 바크를 바라보았다. 바크는 자신에게 서 떨어져 나가자 고개를 푹 숙인채로 가만히 있었다. '이녀석 어디 아픈건가?' 그런 생각이 들정도로 바크가 이상하게 보였다. 잠에서 깬 바크에게 이름 한번 불러줬을뿐인데 갑자기 자신을 와락 끌어 안은것이었다. 그런상태 로 한참동안 있길래 머슥해진 레아드가 얼굴을 붉히며 바크에게 떨어지 라고 말한것이었고.. "너 어디 아프냐? 왜 사람을... 응?" 바크를 약간 놀려주려고 바크의 이마에 손을 대려고 했던 레아드가 순간 놀라면서 손을 멈췄다. 고개를 든 바크의 눈이 붉어져 있던것 이었다. 바크의 눈을 본 레아드는 순식간에 장난을 칠 마음이 없어 져버렸다. 그 어떤때도 울지 않았던 녀석이 갑자기 눈가를 붉히니 뭐라 말할수 없는 이상한 느낌이 레아드의 마음속에 생겨나기 시작 했다. "아하하.. 미안. 미안하다. 하하.." 한동안 그렇게 붉어진 눈으로 레아드를 멍하니 바라보던 바크가 이내 정신을 차린듯 고개를 돌려 눈물을 흠치면서 실없이 웃기시작했다. 한참동안 실없이 웃는 바크의 행동에 레아드의 이마에 힘줄하나가 그어졌다. "바크..?" "아하..하..하..." "야! 니아 바크!" 바크의 이상한 행동을 더이상 볼수 없다는듯이 레아드가 바락 외쳤다. 그와 동시에 바크의 웃음소리도 뚝 그쳤다. "너 도데체 왜그러는 거야? 정신 나갔어!? 갑자기 사람을 숨도못쉬게안고 거기다 미친듯이 웃어 재끼다니? " "아하.. 사람이 기쁠때는 약간 실없는 짓을 하는 법이야." 바크는 아직도 눈물이 맺혀있는 눈을 소매로 한번 흠친후 고개를 돌려 레아드에게 미소를 띄었다. 그말에 레아드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뭐 그리 기쁜일이 있어서 미친척을 다하냐?" 질문에 바크가 입을 열려고 하다가 이내 다물었다. 그리고는 씨익 웃으면서 손가락 하나를 들어보였다. "비밀~ 멍한 녀석아." 손가락을 들어 흔들면서 자랑스럽게 말하는 바크를 본 레아드의 이마에 힘줄이 그어졌고 손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베개를 집어 그대로 바크에게 집어던졌다. - 퍽. - 베개는 공중에서 두어바퀴정도 회전한후 그때까지도 눈을 감은채 손가 락을 흔들던 바크의 얼굴에 정확히 가서 꽂혔다. "멍한녀석이 누군데." 레아드가 손을 탁탁 털은후 피식 웃으면서 혀를 삐죽 내밀었다. 멍청하게 있다가 베개를 맞은 바크는 황당한 얼굴로 레아드를 바라보다가 레아드 가 미소를 짓자 따라서 웃었다. 그때 방밖에서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도련님. 아침 식사입니다. 안에서 드실거죠?" "아. 그래. 안으로 가져와." "예." 대답과 함께 문이 열리면서 3명의 시녀들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잠옷바람 인 레아드는 이불을 끌어올려 몸을 가렸다. 3명의 시녀중 한명이 그런 레아드를 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음식은 금방 차려졌다. "말씀하신대로 약간 구운 멜무른 파이와 호시모 지방의 음료수입니다. 그럼 저희는 물러가겠습니다." 방문으로 나가면서 대장격인 시녀가 고개를 숙이면서 말했다. 바크는 알았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곧 시녀들은 방문을 나섰다. "와아.. 예쁘네요. " 시녀중 한명이 문을 나서 주방으로 가면서 약간 나이가 들어보이는 대장시녀에게 말하자 대장시녀가 눈을 흘기면서 그 시녀에게 말했다. "당연하지. 바크도련님정도 되니까 저런 아가씨를 데려온거야. 역시 로아가문의 남자분들은 알아줘야 한다니까. 호호." "그렇지요? 침대에 있었지만 키로 커보였어요. 거기다 그렇게 긴붉은머리는 생전 처음봐요. 그리고 미인이니.. 같은 여자인 제가봐도 반할정도라구요. 내가 만일 남자였다면 목숨걸고 프로포즈라도 해봤을텐데~" "맞아맞아~" 둘이서 이러니 저러니 깔깔 웃으면서 말을 주고 받을때 그들의 뒤에서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시녀가 더이상 참지 못하겠다는듯이 앞으로 나서면서 둘을 바라보았다. 두 시녀는 갑자니 뒤에서 앞쪽으로 튀어나온 시녀를 멀끄러미 바라보았다. "저...." 그녀의 입이 약간 벌어졌고 그뒤의 이야기가 나왔다. "남자예요." 순간 그녀의 말에 두 시녀의 입이 떡하니 벌어졌다. 그리고 곧이어 나이가 많은 시녀가 바락 외쳤다. "거짓말... 거짓말이지!?" "아뇨. 저번에 바크도련님이 그남자분 옷을 갈아입혀주셨을때 옆에서 도와드렸거든요. 그때 확실히 봤어요. 저분은 -완 벽 한- 남자라구요." '완벽한'에 특히 악센트를 준 시녀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그.. 그럴리가..." 눈이 꿈틀거리면서 믿지 못하겠다는 두 시녀는 거의 동시에 고개를 돌려 갈색의 문을 바라보았다. 마치 그 문안에 있는 그녀가 보이기라도 한듯이... "찬란한 붉은색의 긴머리.." "키도크고..." "저 뛰어난 미모가.." 마지막은 그 시녀가 장식했다. "완벽한 남자랍니다. 오호홋~" 시녀의 웃음소리가 길고 긴 복도안에 퍼져나갔다. ------------------------------------------------------------------ 식탁을 앞에두고 의자에 앉은 레아드는 즐겁다는 얼굴로 식탁위에 차려 져 있는 음식들을 바라보았다. 시녀가 말한것은 단지 두가지뿐이었지만 그외에 진기한 음식들이 식탁 곳곳에 널려있었다. 하지만 역시 제일 좋 아하는것은 멜무른 파이였다. 거기다 식탁위엔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음료수인 호시모에서만 자라는 열매로 만들어낸 시원하면서도 달콤한 호시모산 음료수가 있었다. 즐겁고도 즐거운 얼굴을 한 레아드... "아참. 넌 안먹어?" 입을 벌려 파이를 먹으려다가 반대편에서 자신을 말없이 바라보는 바크가 눈에들어오자 레아드는 파이를 내려놓으면서 물었다. 바크는 미소를 지으 면서 손을 살짝살짝 흔들어보였다. "아. 난 어제 잔뜩 먹어서.. 아직까지 소화가 안됐어. 배고프지 않아." "그래? 그럼 나부터 먹는다." 한입에 파이를 덥석 문 레아드가 이것저것 집어서 한꺼번에 입에 넣었다. 레아드의 엄청난 식욕앞에 식탁위의 음식들은 서서히 전멸해가고.... 미소를 띄고 보고있던 바크의 얼굴에 식은땀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몇일을 굶기는 했지만 저렇게 먹어도 괜찮은거야?' 바크의 염려와는 다르게 아무탈없이 식탁을 비운 레아드는 마지막으로 음료수를 한번에 들이킨후에 숨을 내뱉으면서 방긋 웃었다. "아~ 맛있어." "그.. 그래?" 귀족은 언제나 남겨먹는다.. 라는식의 법도가 있기에 한번에 식탁에 차려지는 양은 3인분이다. 2명이 있다면 당연히 6인분... 식탁위가 음식으로 가득 찰 양이었지만 레아드는 아주 간단하게 그것을 비운 것이었다. 바크의 얼굴근육이 약간이지만 경련을 일으켰다. "흠흠. 그런데.." 상처에 대해서 말해야지.. 하는 생각과 함께 레아드가 입을 열면서 언제나 버릇대로 아래로 쳐진 머리칼들를 손으로 쓸러 넘겼다. 순간 머리쪽에서 약간 저항감이 느껴졌고 그뒤로 무언가 등쪽에서 출렁 거리면서 움직이는게 느껴졌다. "뭐.. 뭐야?" 누가 등뒤에서 자신을 치나? 하고 뒤를 돌아보았지만 그쪽에는 아무도 없었다. 사방을 뎅어본 레아드가 자신의 발밑에 깔려있는 붉은색 실들을 발견한것은 약간 시간이 흐른후였다. "뭐야... 이건?" "아.. 야.. 야." 레아드가 그 붉은 실을 들어 들어 바크에게 들어 보여주자 바크가 적지 않게 당황하다가 이내 체념한듯 헛기침을 했다. 의아해진 레아드는 그 붉은 실을 끌어당겨보았다. 그 실이 어디선가 더 끌려나왔다. "호오.. 이건?" 재미있어진 레아드는 장난감이라도 발견한듯이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곧이어 미소를 그친 레아드가 바크를 노려보았다. "이건 사람의 머리카락인데.. 귀족은 이런것을 방바닥에 뿌려놓았나보지? 이것도 장식용인가?" 그렇게 말한 레아드가 순간 그 붉은 머리카락을 확 잡아 당겼고 동시에 레아드의 머리가 반대쪽으로 꺽이면서 처참한 비명과 함께 식탁을 뒤엎으면서 의자에서 약간 심하게 내동댕이 쳐졌다. "크...." 그 꼴을 본 바크가 눈을 감고말았고 그뒤를 이어 의자에 팔을 내밀어 기댄 레아드가 고통스런 얼굴로 일어났다. "캬아.. 제기랄. 머리가 몽땅 뽑히는줄 알았어." 꽤나 아픈듯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레아드가 아직도 손에 쥐고있는 그 머리카락을 바라보았다. 한번 슬쩍 땡겨보니 머리에 다시한번 통증이 왔다. 그말은.. "이건 내 머리카락이란 건가?" 멍한 눈으로 그 머리카락을 바라보던 레아드는 곧 일어서 보았다. 찰랑거리며 머리카락이 따라서 레아드의 주위로 몰려왔다. 그 길이는 정말로 엄청나서 레아드의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길이보다 훨씬길었다. "말도안돼." 황당한 눈으로 그 머리카락들을 바라본 레아드가 무의식중에 중얼 거렸다. 자신의 키보다 1m는 더 길듯한 붉은 머리카락들이 공중에서.. 그리고 나머지는 땅위에서 찰랑거리면서 레아드의 몸과 함께 천천히 흔들리고 있었다. '놀라는건 아직 이른데..' 그런 레아드를 보면서 바크가 혀를 찼다. 하여간 시간은 흐르고 흘러서 태양이 점점 하늘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1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3올린이:crab(곽경주)96/02/02 20:26읽음:190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 13. ) == 제 1장 <개봉> == 무색의 거울앞에 하나의 얼굴이 떠올랐다. 붉은색의 머리를 온몸에 칭칭 감은 소녀였는데 소녀는 그 짙은 갈색의 큰 눈망울로 얼굴을 이리저리 바라보다가 이내 입을 벌렸다. "하아.. 이건 거의 기생 오래비 얼굴이구나." 거울을 보면서 찬찬히 얼굴을 이리저리 만져보던 레아드가 기가 차다 는듯이 말했다. 갑자기 머리카락의 색깔이 붉은색으로 물들면서 엄청 나게 자라났고 거기다가 얼굴또한 약간이지만 바뀌었다. 하지만 진짜 마음에 들지 않는것은 따로 있었다. "제기랄.. 내가 여자냐? 왜이렇게 피부가 흰색이야?" 짜증난다는듯이 팔을 이리저리 돌려보면서 살펴보던 레아드가 얼굴이 찡그렸다. 이거야.. 완전히 여자팔아냐? "......" 의자에 걸터 앉은채 거울앞에서 이리저리 자신의 몸을 비춰보는 레아 드를 바라보는 바크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저 여자같은 모습이야 어떻든 저녀석은 분명한 레아드였다. 레아드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모습뿐만아니라 목소리도 날카롭게 변해있었고 거기다 키도 어느정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레아드였다. 바크에게는 그게 중요할뿐이었다. "..." 맨처음 그 폭발속에서 병사들이 끌고나온것은 자신과 저 붉은머리의 소년, 둘뿐이었고 레아드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처음에는 폭발에 갈기 갈기 찢겨 나간줄 알고 있었으나 잠을 자는지 기절을 한건지 하여간 침대에 누워있는 붉은머리 소년을 바라보면서 어쩌면 이 아이가 레아드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었다. "으아! 열받아!" 상당히 화가 났는지 레아드가 머리를 마구 긁었고 그덕에 붉은색의 머리가 하늘로 치솟으며 공중에서 화려하게 휘날렸다. 공중에 떠서 천천히 하늘거리며 땅으로 내려오는 그 모습은 어찌보면 장관이었다. "흠..." 처음 레아드가 자는것을 본것은 도시 뒤쪽에 위치한 동산에서였다. 화창한 오후에 동산에 올라가서 드러누운채 하얀 구름이 천천히 흘러가는것을 보고있을때였다. 그전날 뭘 했는지 레아드는 금방 잠이 들었고 자신은 할일없이 잠자는 레아드의 얼굴이나 지켜보는 꼴이 되었었다. 그때 처음안것이었지만 레아드는 상당히 얌전하게 잠을 잤다. 잠을 자는동안 전혀 움직이지도 않고 조용하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뱉는것, 그것뿐이었다. "......" 붉은 머리의 소년도 잠을 그렇게 자기에 막연하게 이 녀석이 레아드 이기를 바라면서 잠을 깰때까지 옆에서 기다렸었다. 다행히도 자신의 추측이 맞아떨어진거고... 일어난 녀석이 바크라 불러줬을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녀석을 끌어안고 있었다. "레아드.." 그때까지도 거울앞에서 설치는 레아드를 바크가 조용히 불렀다. "응? 왜?" 바크의 말에 레아드가 거울앞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며 자신의 전체 몸을 비춰 보면서 대답했다. 역시 얇다... 제기!! 어째서 이렇게 되버린거야!?!? 자신의 말을 건성건성 듣는 레아드에게 바크가 입을열어 말했다. "레아드..나 포르 나이트가 되기로 했어." "......??" 잠시간의 침묵. "......" "뭐??" 레아드의 몸이 경직되면서 고개만을 살짝돌려 바크를 바라보았다. 포르.. 뭐? 잘못 들은 거겠지?? 의아한 얼굴을 한 레아드에게 바크가 다시한번 정확하게 발음하면서 말해주었다. "나. 포르 나이트가 된다고 했어." "뭐얏!!??" 순간 레아드가 몸을 반대로 확 돌리면서 바락 외쳤다. 다시한번 붉은머리가 사방에 휘날렸고 그 머리카락의 사이로 가느다란 미소를 지은채 레아드를 바라보는 바크가 보였다. "말그대로야. 포르 나이트가 될거야. 폰 할아범에겐 이미 말해놨어." "너어... 너너너!! 포르 나이트가 뭔지 알고나 그렇게 말하는거야?? 녀석들은 용병같은거라구!! 더러운 해결사란 말이야~!" "하지만..." 거기까지만 말한 바크가 고개를 살짝돌려 발코니 쪽으로 향했다. 따사로운 오후의 햇살이 바크의 몸은 반겨주듯 감쌌다. 바크는 손을 내밀어 성문 쪽을 가르켰다. "여기서는 잘 안보이지만 저곳.. 저 평야를 거널수가 있겠지? 포르나이트는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야. 분명히 많은곳을 돌아 다닐거야." "그거야 맞는말이지만.. 하여간!!! 바크 넌 귀족이야 미안하긴 하지만그런 꿈은 버리는게 좋을거야. 거기다 예전에도 영주님에게 말했다가굉장히 혼났었잖아." 레아드의 말에 바크가 쿡 하면서 웃었다. 저녀석... 이제와서 걱정해주고 있어.. 해줄거면 2년전에나 해줬어야지. 미소를 지은 바크가 발코니에서 걸어나와 레아드의 바로 앞까지 다가갔다. 전에는 키가 비슷비슷했지만 지금은 바크가 반뼘정도 레아드보다 컷다. "그렇다면.." 바크가 씨익 웃어보이며 손가락을 내밀어 레아드의 콧등을 톡 튕겼다. "말하지 않으면 되잖아?" 말하지 않는다구?? 약간 붉어진 콧등을 어루만지며 레아드가 바크를 올려다 보았다. "가출할 셈이야?" "아니. 독립할 생각이야." 물음과 거의 동시에 튀어나오는 대답에 레아드가 한동안 어리둥절 하다가 다시 물었다. "그럼 영주님의 뒤를 누가 잇는데?" "그야 당연히 내 조카겠지." 또다시 어리둥절하는 레아드.. 바크에게 조카같은것도 있었나?? 레아드가 다시한번 고개를 들어 물었다. "조카가 있었어?" "아? 너 몰랐어? 나한테는 '린 로아'라는 당당한 조카가 있다구. 3년전에 태어난 누님의 아들이지. 벌써 꽤 자라있어. 거기다 이번겨울때 조카가 한명 더 생긴다구." "흐음~~" 영부인(^^;)이신 란님과 비슷한 외모를 가진 바크의 누나 '나스 로아'를 머리에 떠올린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히 바크에게 평민과 결혼한 누나가 있다는 소리를 들은적이 있긴 했다. "그건 그렇고.." 대답은 다 들은후 뭔가를 생각하는 레아드에게 바크가 말했다. "같이 가줄거지?" "응?" 골똘히 생각을 하던 레아드가 바크의 질문에 멍한 눈으로 고개를 들어 바크를 바라보았다. 이녀석... 지금 나하고 같이 가자는거야? "나.. 난." 이미 폰 할아범에게 거절을 해버렸는걸.. 이라고 말하고 싶지만은 입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예전에 바크의 웃는꼴 다음으로 싫은것이 그 할아범이 히죽거리면서 웃는것이었는데... 지금 가서 봐달라며 말하면 그 엄청난 웃음을 견뎌내야만 했다. "4년전 약속. 아직 유효한거겠지??" "아.. 물론.." 빨리 결정을 못하는 레아드에게 바크가 슬며시 미소를 지으면서 4년 전의 약속이야기를 꺼냈다. "우리가 우리몸을 지킬수 있을때 밖으로 나가는거야... 지금 우리는충분히 자기 자신을 지킬 힘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거기다.." 그때 한말을 한글자도 틀리지 않고 기억한 바크가 말을 이었다. "이젠 남을 도울정도의 힘을 가졌어. 내가 아는 포르 나이트는 암살이나 해주는 그런데가 아니였어. 너가 말한대로 돈을 원해서 포르나이트가 된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사람도 많을거다." "으..음.." 가게에서 만난 로야크씨를 머리에 떠올린 레아드가 그렇다는듯 고개 를 끄덕였다. 확실히 로야크씨와 같은 사람이 있다면 포르 나이트가 그렇게 나쁜 집단은 아닐듯 했다. "어때...?" 바크의 제 질문에 레아드가 깊게 숨을 들이 마셨다가 이내 밖으로 내 뱉어냈다. 그리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바크를 바라보면서 빙그레 웃었다. "내 대답은.. 4년전하고 같아." "그래..?" 바크의 얼굴에 한가득 미소가 생겨났다. 물론 레아드의 얼굴 역시 마찬가지였다. 4년동안 몇가지의 일들로 어긋났던 두 사람의 얼굴 에 동시에 웃음이 돌아 온것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그럼... 내일 출발이겠구나." 한참동안 웃다가 갑자기 몸을 반대편으로 휙 돌린 바크가 뒷머리를 긁적거리면서 말했다. 순간 레아드의 얼굴에 놀라움의 빛이 나타나다가 이내 분노로 바뀌어갔다. "뭐얏! 너 누가 마음대로 날 가입시켜 놓으라고 했어!?" 레아드가 주먹을 들어 바크의 머리를 후려 치려고 달려들었다. "내 마음대로~" 삐죽 혀를 내민 바크는 그 주먹을 피하면서 재빠르게 레아드의 등쪽으로 돌아가 등을 손가락으로 톡 밀었다. "어라..어라어라!? 어...어라라라라!?!?!?" 마음놓고 휘두른 주먹이 빗나가면서 등쪽에서 힘이 가해지자 레아드 의 몸이 허공으로 뜨더니만 아까 흐뜨려놓은 이불에 쳐박혔고, 그뒤를 이어 레아드의 몸과 함게 허공에 뜬 머리카락들이 이불에 감싸인 레아드의 몸위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바크의 웃음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졌다. "아하하핫~! 맞을줄 알았냐?" 히죽 거리면 웃은 바크가 이불과 머리카락의 사이에서 허우적 거리는 레아드를 바라보면서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자신이 레아드와 같이 포르 나이트에 신청을 한것은 레아드에 대한 예의에서였다. 만일 이 붉은 머리의 소년이 레아드가 아닐경우에 자신은 혼자서 포르나이트 에 들어갈 생각이었다. 물론 명단에는 레아드가 써있겠지만.... 어쨌든 좋다. 레아드는 나와 함께 한다.. 라는식의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레아드는 살아있었다. 마음속의 레아드가 아닌 저렇게 날뛰는 진짜 레아드가... "받아랏~!!"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바크의 귀에 순간 레아드의 벼락같은 외침이 들려왔고 곧이어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무언가 얼굴로 날라오는게 느껴졌다.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었다. - 퍽! - 아까와 같이 베개가 바크의 얼굴에 정확하게 꽂혔고 곧이어 기고만장 한 레아드의 웃음소리가 방안을 가득 매웠다. "아하하하하~! 감히 나를 내동댕이 쳐놓고 편안히 있을줄 알았어? 이녀석아..." 그런말을 잘도 지껄이면서 아직까지도 이불사이에서 못 빠져나온 레아드.... 두 팔을 허우적 거리며 잡을것을 찾았지만 잡히는 거라고 는 이불과 자신의 머리칼뿐이었다. 귀족들은 왜이리 크고 거기다 푹신푹신한 이불을 쓰는거야!? 레아드의 이마에 길다랗게 핏줄이 생겨났다. "이그. 멍청하긴... 몸이라도 굴려서 빠져나오면 될거아냐?" 베개를 맞은 충격에서 벗어난 바크가 이불쪽으로 다가가 레아드의 손 을 잡아 당겼다. "와왓!" 순간 레아드의 몸이 이불에서 빠져나오면서 바크의 키보다 두배정도 위로 올라갈 정도로 공중에 떳다. 가.. 가볍다? 가볍게 잡아 당겼을 뿐인데 이렇게 간단히 끌려나오다니..? 공중에서 살며시 바닥에 내려 선 레아드를 놀랍다는 눈으로 바라본 바크였다. 그런걸 아는지 모르는지 레아드는 바크가 너무 힘껏 잡아당겼다는듯 손목을 어루만지며 얼굴을 찌푸렸다. "아프잖아." "아...? 하하. 미안. 너무 세게 잡아당겼나 보다." 전혀 아닌데... 하면서도 바크가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바크의 얼굴을 보고 어리둥절한 레아드가 헛기침을 한번 한후 여행에 관해서 꺼내 놓았다. "흠. 하여간 내일 당장 떠날거야?" 어색하게만 웃던 바크도 여행이야기가 나오자 진지한 얼굴을 하면서 말했다. "응. 그럴 생각이야. 이미 어느정도의 여비에다가 몇가지 물건들을 챙겨놓았어. 말도 두필 구해놓고..." "하~ 보기보다 치밀한데." 진정으로 감탄했다는듯이 레아드가 바크를 칭찬했다. 바크는 당연하다 는듯 머리를 쓸어넘기며 자신만만. 미소를 지었다. "아참. 그건 그렇고 그 머리는 어떻게 할거야?" 바크가 레아드의 잠옷에 이리저리 척척 다라 붙어있는 길다란 붉은 머리칼 들을 손가락을 들어 가르키면서 물었다. 레아드는 바크의 손가락과 함께 시선을 이동시키다가 이내 머리카락들을 보고는 얼굴을 찡그렸다. "잘라버릴까?" 머리채를 든 레아드가 바크에게 물었다. 왼손으로 몽땅 드니 상당히 무거웠다. "그러는게 좋을거야. 머리채 잡혀서 끌려다니는건 좋지 않으니까.. 뭐~ 내가 잘라줄까?" 씨익 웃은 바크가 탁자위에 올려져 있는 자신의 검을 들어 보이자 레아드가 정색을 하면서 바락 외쳤다. "그런걸로 잘랐다가 엉망진창 되라고?! 차라리 그냥 놔둘래. 뭐... 이유가 있으니 이렇게 길게 자랐겠지. 이유없이 생겨난것은없을테니까~" 왼손에 들려있던 머리채를 스륵 놓자 머리채들이 허공에서 출렁거리며 땅에 사라락 하는 소리와 함께 떨어져 내렸다. "하.. 하여간 좋아. 놔두려면 놔두고 옷이나 입는게 어때?" "옷?? 전에 있던 내 옷은??" 레아드가 옷 이야기가 나오자 자신의 옷을 찾기시작했다. "아... 그거. 찢어져서 말이야.. " 다시한번 어색하게 웃으면서 바크가 말했다. 사실 옷은 있었다. 단지 레아드의 몸이 작아진 탓(?)에 지금 입으면 헐렁헐렁해져 버리겠지만... 그런걸 입고는 걸어다닐수도 없을것이다. "이걸 입어." 언제부터 있었는지 방문 옆에 놓여있던 상자를 가져온 바크가 싱긋 웃으며 상자를 열어보았다. 그안에는 간단한 여행복과 옅은 갈색의 망또 하나가 들어있었다. "호오~ 좋은데." 여행복을 꺼내든 레아드가 그것을 펴보았다. 대충 회색과 검정색이 묘하게 결합된 여행복이었다. 레아드는 모르고 있었지만 그것은 상당히 질이 좋은 호하라 산의 천으로 만들어져 있는것이었다. "그럼 난 말이나 보러 나갈께." 레아드가 이리저리 옷을 살펴볼때 바크가 일어나더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면서 말했다. "아.. 그래." 이미 옷에 정신이 팔렸는지 레아드가 건성으로 대답을 했다. "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 바크는 마굿간쪽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 면서 슬쩍 고개를 돌려 문안쪽에 있을 레아드를 상상해 보았다. 단번에 좋아가지고 얼굴에 한가득 미소를 띄우고 있는 레아드가 눈에 나타나는듯 했다. "나참... 레아드나 나나 태평한 놈이군." 갑자기 외모가 확 변해버렸다면 그 자신은 물론 그 사람과 가까이에서 지내던 사람도 놀라버릴것이다. 하지만 레와드와 자신은 놀라기는 커녕 '뭐.. 이왕 이렇게 됐으니...' 식으로 간단히 생각해 버린 거였다. "성격에 문제가 있는걸거야." 피식 웃은 바크는 그렇게 간단히 생각해 버린후 하품을 하면서 마굿 간쪽으로 다시 발을 옮기기 시작했다. 레아드의 옆에서 녀석이 깨어 날대까지 무려 3일동안을 밤을 샌것이었다. 운명인지 4일째에 자신도 모르게 잠이들었고 녀석은 그 사이에 깨버렸지만.... 하여간 지금은 마굿간에 들린후 아버님께 들릴생각이었다. 물론 여행이야기같은것은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내일 떠나면 아마 오래동안 돌아오지 않을 테니 얼굴이라도 한번 뵙고 나갈생각이었다. 그 다음은 어머니.... 그리고 다음은 마을에 살고있는 누님... "만나볼 사람이 많은걸.." 다음은 누구.. 그다음은 누구..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마굿간으로 걷는 바크였다. -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2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4올린이:crab(곽경주)96/02/03 23:36읽음:187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14. ) == 제 1장 <개봉> == "으읏~~ 하암~~" 새벽의 찬 공기를 페에 뜸뿍 담은 레아드가 입을 벌리면서 그것을 한번에 내 뱉아냈다. 여름이긴 하지만 역시 새벽엔 추웠다. 레아드가 몸을 움츠리면서 떨자 뒤쪽에서 말을타고 따라오던 바크가 못말리겠다는 듯이 레아드의 옆으로 다가오면서 손에 쥐고있던 갈색의 천을 내밀었다. "망또를 쓰라니까. 왜 고집을 피워?" "귀찮다구. 이것도 귀찮아 죽겠는데." 그러면서 뒤로 찰랑거리는 머리카락을 흔들어 보였다. 머리에서부터 길다랗게 내려오는 머리칼들은 레아드의 허리에서 한바퀴 돈후 다시 밑으로 쳐져있었다. 레아드가 서 있었다면 아슬아슬하게 땅에 닿지 않을정도의 길이었다. 어제 하루종일 시녀의 도움을 받으면서 별 이상한 모양으로 만들어 보았지만 역시 풀고다니는게 가장 나은듯 했다. "그래도 망또는 하란 말야. 돈들여서 사준옷을 모래로 더럽힐 생각이야? 망또는 여행자 필수품중 1위에 드는거야." "아항~? 마치 산전수전 다 격은 여행자인것 처럼 말을 하는구나~~?" "그.. 그건." 레아드의 날카로운(?) 지적에 바크가 당황해 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본 레아드의 눈이 가늘어졌다. "못믿을놈..." "하여간 하란말이얏!!!" 꼬치꼬치 따지는 레아드에게 바크가 짜증난다는듯이 바락 외쳤다. 레아드도 더이상 거절할 이유도 없는데다 으실으실 춥기도 해서 말없이 바크의 손에 들려있는 천을 빼앗듯이 집어서 어깨에 달려있는 조금한 고리와 이었다. 생각보다 부드러운 망또의 감촉이 느껴졌다. "그건 그렇고 나스님에게는 가보지 않을거야?" "누나말야?" 바크의 제 물음에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너가 시녀들하고 실랑이 버릴때 한번 가 봤었어. 그런데집안으로 들어 가보지는 못하겠더라. 누나 얼굴을 보면 다 말해버릴것같아서 말야... 우리 누나는 걱정이 있으면 잠도 못자. 집 나간다는소리했다가는 큰일날걸. 날 기다리다가 쓰러져 버릴거야. 예전에도그런일 있었거든...." "그래??" 자비로운 얼굴을 한 나스 로아를 머리에 떠올린 레아드는 알것같다는 투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둘은 도시에서 벗어나 한적한 길을 가고 있었다. 안개가 서서히 걷이기 시작할 시간이었다. "아.. 태양이군." 동쪽에서부터 그 찬란한 모습을 약간이지만 드러내고 있는것을 본 레아드가 손으로 눈을 가리면서 웃었다. 이제곧 추위가 가실것이고 만물이 깨어날것이다. 그리고 이 지긋지긋한 안개도 걷힐것이고... 바크는 레아드의 옆에서 말없이 말을 타고있다가 이내 검은색에서 점점 하얀색으로 변해가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로아....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하지만 지금 자신은 이곳을 떠나 생전 듣지도 못한곳으로 가고있는것이다. 묘한 흥분감이 바크의 몸을 감쌌다. - 많은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 예전에 레아드와 있던곳에서 한말이다. 그말대로다.. 지금 자신이 가고 있는곳에는 로아에서는 상상도 못할 많은 일들이 자신만을.. 아니 자신과 레아드를 기다린채 조용히 잠들고 있을것이다. "아하..하. 기분좋은걸. 여행을 한다는것도 좋은것 같다." 아직 로아를 벗어나지도 못했지만 홀가분한 마음이 된 레아드가 웃으면서 말했다. 집은 떠나기전에 불을 질러 태워버렸다. 이제 로아에 미련따위는 없었다. 뒤집어 말하자면 로아엔 자신을 반겨주는 이가 없다는 말도 되었다. 이젠 정말로 돌아갈 곳이 없다. 그건 바크도 마찬가지 일테고.... "뭐 생각해?" 어느덧 접어든 산길을 말을 몰아 천천히 오르는 레아드가 아까부터 조용한 바크를 뒤돌아보며 말했다. "아....? 아참. 미안. 폰 할아범좀 생각하고 있었어." "그 망할 할아범은 왜..?" "떠나기전에 이상한말을 했거든. 그게 좀.." 누나를 만나려다가 포기한 바크가 다음으로 찾은사람은 폰 할아범이었다. 무엇보다도 하와크 남쪽 지구의 대장격인 사람이었고 그에게서 여행 목적지를 들어야 했기에 찾은것이었다. 레아드와 마찬가지로 어렸을때 부터 검을 사거나 수리할때 많이 찾은곳이어서 다른사람처럼 그에게 저항감을 같거나 하진 않았다. 물론 레아드처럼 예외도 있긴 하지만... - 목적지는 그곳이다. 거기에 가면 그쪽녀석들과 만날수가 있을거야. 그 다음것은 거기에 가서 듣던지 하고.. 너에게 묻고싶은게 있다.- - 묻고싶은것? 혹시 레아드에 관한거 아니예요? - - 알고있었나? 그럼 이야기가 빠르겠군. 지금 너와 함께 성안에 있는 그 빨간머리 애가 레아드... 맞지? - - 맞기...야 하죠. 그런데 어떻게 우리 성안의 사정을 그렇게 잘 알고 있는거죠? - - 그런걸 모르면 하와크 북쪽 지구의 총장인 내가 아니지. 하여간 너가 보기엔 어떠냐? - - 뭐가요?? - - 그러니까.. 에... 레아드 말이다. 너가 보기엔 녀석이 어떻게 보이는 거냐? - - 외모야... 약간... 바꼈지만 레아드는 레아드예요. 설마 명단에서 빼버릴 생각은 아니겠죠? - - 흠... 역시 그렇군. 명단에서 빼버리다니.. 불길한 소린 하지도 마라. 하여간 좋아. 그만 가봐라. - - 예..? 아 예. - 생각을 더듬어 보던 바크가 인상을 찌푸렸다. 뭐가 그렇다는 거야? 혹시 레아드의 모습이 변한거에 대해서 알고있는거라도 아닐까?? 이런 생각이 바크의 머리속을 맴돌았다. 확실히 마지막에 그 태도는 뭔가를 알고 있다는 태도였다. "무슨 이상한 말인데~?" 말을하다가 끊은 바크가 계속 조용하자 궁금해진 레아드가 고개를 내밀어 바크의 얼굴을 정면에서 바라보며 물었다. "비.. 비켜." 갑자기 레아드의 얼굴이 튀어나오자 놀란 바크가 정중히 레아드의 얼굴을 손으로 밀어 옆으로 치운후에 씨익 웃었다. "몰라도 돼. 그건 그렇고 어서 가자. 이렇게 느린 속도로 언제 거기까지 갈거야?" 웃어보인 바크가 발로 말의 배를 툭 찼다. 가볍게 울은 말은 레아드의 말을 앞지르면서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어.. 어이! 같이 가야 할거 아냐!?" 말이라고는 거의 타보지도 않은 레아드가 뒤뚱거리면서 말의 배를 찼다. "히이잉~!" 순간 말이 앞다리를 약간 들어 올리더니 앞발이 땅에 닿는순간 레아드가 상상했던 속도와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주변에 있던 나무들이 스치듯 옆으로 지나가면서 저 앞에 달려가는 바크의 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 바크! 천천히 가란 말야!" 말이 좋은건지 아니면 말을 처음타보는 레아드의 어줍지도 않는 실력이 좋은건지 순식간에 바크의 말을 뒤따라온 레아드가 바락 외쳤다. 말이 어찌나 들썩거리는지 금방이라도 옆으로 튀어나갈것만 같았다. "와아악!? 떨어질것 같단 말이야~!" 말이 땅을 박찰때마다 엉덩이가 이리저리 튀어오르면서 들썩거리는 레아드 가 울상을 지으면서 외쳤지만 바크는 묵묵하게 말을 몰기만 할뿐이었다. 그런 바크의 행동에 잠시동안 죽어있던 레아드의 승부심이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 이녀석!" 고삐를 꽉 잡은 레아드가 앞만을 보면서 말을 몰기 시작했다. 태양이 떠오르면서 따뜻해진 바람이 시원시원하게 불어주며 레아드의 길다란 붉은머리를 공중에서 휘날리게 했다. 상당히 오랜시간동안 달리기만 하던 바크가 고개를 슬쩍 돌려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물론 레아드는 자신만의 세계에 돌입한지라 바크의 시선따위는 느끼지도 못하는 상태 였다. '단순하긴..' 피식 웃은 바크가 자신이 원하던 장소에 다다르자 말의 속도를 천천히 줄이기 시작했다. "어라?" 그때까지 계속 옆에서 달리던 바크가 서서히 뒤로 쳐지자 레아드가 고개를 돌려 바크를 쳐다보았다. "그만 멈춰. 보여줄게 있으니까..." 서서히 고삐를 당기면서 속도를 줄인 바크의 말에 레아드도 고삐를 당겼다. 신기하게도 말이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그때서야 깨달 았지만 레아드와 바크는 어느새 산의 맨 꼭대기까지 온것이었다. "레아드. 이리와." 거의 멈춘상태인 바크가 고삐를 돌리면서 말의 머리를 왼쪽편으로 돌렸다. 동시의 말의 몸도 그쪽으로 따라가면서 앞으로 나가기 시작 했다. "야.. 야! 기다려." 방향 전환이 서투른 레아드는 조심스럽게 고삐를 왼쪽으로 당기면서 바크를 뒤따르기 시작했다. 샛길을 따라 어느정도 가자 바크가 멈춰 있는것이 보였다. 레아드는 무슨 일인지 궁금한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바크의 옆으로 다가갔다. "아... 아...와아?" 순간 레아드의 눈이 커지면서 입이 벌어졌다. 엄청난 장관... 레아드 는 한순간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대륙의 장엄한 모습에 넋이 빠져 버렸다. 산에 둘러싸인 로아에서는 어느정도 높은 산에서만 대륙을 볼수가 있었다. 하지만 역시 극히 일부분만이 보일분이었다. 하지만 지금 레아드의 눈앞에 보이는것은 끝이 보이지 않는 엄청난 크기의 땅덩어리였다. "여기야." 대륙의 모습에 압도된듯이 말이 없는 레아드에게 바크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세계를 돌아다니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가 바로 이곳이지. 우연히올라온 이곳에서 대륙을 본 후부터 꿈을 키워온거다." "대.. 대단해." 진정으로 감탄한 레아드가 중얼거렸다. 동쪽으로 뻗어나가는 대륙의 옆으로 길다란 강과 많은 산들이 보였다. 잠시동안 두 소년은 말이 없이 대륙을 지켜보기만 했다. "자. 가자 레아드." 바크가 한없이 대륙을 바라보는 레아드의 어깨를 힘있게 잡은후 말머리 를 돌려 샛길로 가기 시작했다. "아.. 바크. 이젠 어디로 가는거야?" 바크가 떠나려 하자 급히 고개를 돌린 레아드가 물었다. 평소라면 묻지 않았을 질문이겠지만 거대한 대륙을 보고난후.. 이 대륙의 어디로 자신들이 가야하는지 궁금해 진것이었다. "하므. 동쪽의 하므로..." 웃어보이며 말한 바크가 말의 배를 찬후 달려나갔다. 레아드도 말머리 를 돌려 달리려하다가 아쉬운듯 고개를 뒤로 돌려 다시한번 대륙을 바라 보았다. 동쪽... 어디가 하므인지는 몰라도 저 뻗어나가는 대륙의 한곳 에 있겠지? "하므...라~? 좋아. 간닷!" 씨익 웃어보인 레아드가 말의 배를 강하게 찼다. 순간 말이 놀란듯 펄쩍 뛰면서 달리기 시작했다. 태양은 그런 두 소년의 위에서 따스러운 빛을 내려주고 있었다. "기다렷~!!!" -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2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5올린이:crab(곽경주)96/02/04 13:23읽음:1853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15. ) == 제 1장 <첫임무> == 어느 시대건.. 어느 사람들의 사이건 문제는 있는 법이다. 아니 사람과 사람의 문제가 아닌 다른 어떤 생물과의 문제가 있을수도 있는것이다. 난데아닌 날짐승들의 침입이나 미치광이 살인마... 아니면 전설에나 나올법한 괴물들. 그런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는 독자적인 집단이 생겨 나기 시작했는데 사람들은 그들은 소위 '해결사'라 불렀다. 진짜 이름은 '포르 나이트'. 회원의 수가 몇명인지.. 누가 회원인지도 모르는 베일에 쌓여있는 집단으로 돈많은 귀족이나 갑부들만이 부릴수 있는 거액으로만 움직이는 자들이었다. - 돈만 준다면 드래곤의 심장이라도 가져다 준다. - 라는 말(^^;)이 있을정도로 그들의 실력은 귀족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었다. 한번 맡겨진 일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해결하고 마는 그들 이었다. 그러기에 귀족들은 그들을 애용했고 역사에 획을 그을만한 큰 일들이 그들의 손에 의해서 움직이기도 한일이 몇차레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비밀스러웠다. 자신을 누구도 알아보지 못하게 그들은 비밀스럽게 행동했고 신분을 감춰야 했다. "제기랄! 난 포르 나이트란 말이닷!" 시장이 한가운데.. 사람들은 몇차례나 꽥꽥 거리면서 소리치는 붉은 머리의 소녀를 멀리 피해가면서 이상하다는 눈으로 쳐다보았다. 이틀전부터 도시에 나타나 붉어진 눈으로 돌아다니며 외치는 소녀는 이미 도시사람들의 입가에 오를정도로 알려져있었다. "난 포르 나이트란 말야..." 힘이 빠진듯 붉은 머리의 소녀... 가 아닌 소년. 레아드는 길의 한켠으로 비켜나면서 털썩 주저 앉았다. 아침부터 소리치고 다닌지라 목소리가 완 전히 갈라져 버렸고 다리에도 힘이 없었다. "제기랄.. 바크자식." 마른침을 삼키면서 레아드가 짜증나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아침부터 부탁한다는 한마디 말만하고 사라진 바크는 오후내내 나타나지도 않았고 자신은 그 잘란 '포르 나이트'의 비밀장소(?)를 찾기위해서 시장가를 돌아다닌것이었다. - 폰 할아범은 하므에 도착하면 그들을 만날수 있다고 말하긴 했는데... 어떻게 만나는 거지? - 하므에 도착하고 여관에 짐을 옮길때 마침 생각났다는듯이 멍청하게 지껄이는 바크의 대사였다. 그때부터 레아드의 불행은 시작되었다. 도시를 뱅뱅 돌아다니면서 '혹시 포르 나이트를 알고있나요?' 라는 멍청한 질문을 하게 된것이다. 결국엔 화가 머리끝까지 뻗쳐서 '난 포르 나이트다'라는 식의 대단한 말을 하게 된것이고... "어이어이~ 당신이 모르...아니아니.포르 나이트?...를 찾고있는사람인가?" 땅에 주저 앉은채 숨을 몰아쉬고 있는 레아드의 앞에 어느덧 두명의 건장한 사나이가 나타나 있었다. 잠시동안 정신이 없던 레아드는 눈을 감고있다가 이내 고개를 들면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리 착해보이지 않게 생겨먹은 사나이들이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어..어디 있는지 알고 있는거야?" 어둠의 끝에서 희망의 빛이 떠오르는것을 느끼며 레아드가 다급히 물었다. "아~~ 물론. 우린 그들의 친구거든." 씨익 웃어보인 금발의 사나이가 웃어보였다. 사나이라기 보다는 소년 쪽이 어울릴듯한 얼굴... 그 사나이가 손을 들어 뒤쪽을 가르키면서 웃어보였다. "따라와." 다른 사나이의 도움으로 일어난 레아드는 그들의 뒤를 따라 시장을 걷기 시작했다. "하... 역시. 비밀스러운것은 뒷골목이군." 여지건 자신이 외쳐된것을 다 잊은듯 포르 나이트는 역시 비밀스러운 집단이다.. 라는식의 감상에 빠진 레아드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로아와는 비교도 할수없는 더러운 뒷골목이 레아드의 눈앞에 나타났다. 상당히 많은 문들이 있었고 그중에서 몇몇 열린 문으로 레아드가 처음보는 야한 옷을 입은 여자들이 땅에 주저 앉아서 무료한듯이 하품을 하고있었다. '뭐야..? 여긴...' 처음보는 풍경에 레아드가 눈쌀을 찌푸렸다. 사나이들이 그렇게 많은 문들중에서 상당히 크고 깨끗한 문으로 다가갔다. "어이~ 열어. 나 미코야." 문을 탕탕 치면서 미코라는 금발의 사나이가 외치자 곧 문이 시끄러운 마찰음을 내면서 열렸다. "미코..?" 그 사이로 3~40정도 먹어보인 한 여인의 얼굴이 나타났다. 젊었을때는 정말 미인이었을 법한 얼굴이었는데 옷차림이 레아드의 상상을 초월하게 야했다. 순식간에 레아드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그래.. 저아이. 음.. 그래." 둘이서 뭐라 속닥거리면서 가끔가다 레아드를 힐끔힐끔 훔쳐보기도 했다. 레아드는 애써 붉어진 얼굴을 감추느라 고개를 돌려 헛기침을 했다. "좋아. 교환하지." 말이 다 끝난듯 여인이 품속에서 돈뭉치를 꺼내서 미코에게 건내주었다. 미코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돈을 받은채 계단을 내려와 자신의 동료에게 한쪽눈을 깜빡이고는 급히 사라져갔다. "어.. 어이. 이봐!" 레아드가 어느덧 골목으로 사라져가는 사나이들을 불러보았으나 그들은 그런 레아드를 외면한채 유유히 골목을 돌아 사라져버렸다. "어라..?" 혼자남은 레아드는 멍청한 눈으로 가만히 있다가 서서히 고개를 돌려 아직도 문을 열어 놓은채 자신을 바라보는 여인을 보았다. 여인의 입가에 길다란 미소가 맺히는게 보였다. "미코가 이번엔 상당히 쓸만한 애를 데려왔구나. 자아~ 이리 들어와." 문을 활짝 연 여인이 웃어보였다. 순간 레아드의 얼굴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포르 나이트고 뭐고 저긴 웬지 들어가서는 안될곳 같이 느껴졌다. "아.. 저 저는.." 어색하게 웃어보인 레아드가 뒷걸음을 치기 시작했다. "잡아왓!" 순간 여인의 날카로운 외침이 퍼져나갔고 동시에 언제 있었는지 여인의 뒤에 서있던 건장한 4명의 사나이가 문에서 뛰어나와 단번에 레아드를 포위해 버렸다. "아.. 이거.. 이거.."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흠치면서 레아드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썰렁한 뒷골목엔 자신과 사나이들을 빼고는 아무도 없었다. "난 이미 미코한테 돈을 지불했어. 그러니까 넌 지금부터 우리 가계의종업원이다. 알겠어?" 사나이들의 뒤쪽에서 여인이 싸늘한 눈매를 한채 레아드에게 말했다. 순간 레아드의 머리속의 의문점이 몽당 풀려나가기 시작했다. "아하~~ 하. 쉽게 말해서 내가 팔려왔다는 거군." 영문도 모른채 포위를 당해서 당황해 했지만 그 이유를 안 레아드에게 망설임 같은건 없었다. "미코고 개코고 난 그놈을 오늘 처음 봤을 뿐이라구. 누구 마음대로감히 나를 팔아? " "그건 네 문제고 어쨌든 잡아!" 여인의 외침과 동시에 사나이들중 한명이 레아드에게 달려와 팔을 뻗었다. 레아드의 가는 몸을 보고는 단순히 완력으로 잡으려 하는듯 했다. "흥~!" 가벼운 레아드의 냉소와 함께 레아드가 허리에 달아놓은 단검을 재빠르게 뽑으면서 그대로 사나이에게 휘둘렀다. "와악!? " 갑작스런 레아드의 공격에 사나이는 놀란듯 달려오다가 멈췄고 동시에 레아드의 화려한 단검술이 펼쳐졌다. "하앗!" 오른손에서 거의 신기에 가깝게 회전하는 단검은 순식간에 사나이의 옷을 찢어내면서 몇군데에 가벼운 상처를 냈다. 기겁을 한 사나이는 뒷걸음을 치다가 그대로 뒤로 자빠져버렸다. "이... 이것이." 단번에 사나이를 물리친 레아드에게 여인이 이를 빠드득 갈면서 분노의 눈길을 보냈다. "전부 덤벼!" 이미 단검을 하나씩 손에 쥔 사나이들이 여인의 명과 함께 서서히 포위망을 좁혀오면서 재주껏 단검을 놀리기 시작했다. "이번엔 단순히 옷에서 끝나지 않을거야." 천천히 다가오는 사나이들에게 레아드가 엄숙하게 경고했다. 하지만 사나이들은 그런 레아드의 말을 무시하면서 점점 다가왔다. "그럴작정이라면.." 레아드의 싸늘하게 빛나면서 가늘어졌다. "나도 봐주진 않겠어." 동시에 사나이들의 단검이 4방향에서 레아드에게 날라왔고 레아드의 몸이 뒤로 약간 물러서더니 이내 손에 쥐고있던 단검을 현란하게 돌리기 시작했다. "각오햇!" -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41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6올린이:crab(곽경주)96/02/05 23:59읽음:183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16. ) == 제 1장 <첫임무> == "쳇.. 제법이잖아." 4명의 사나이들과 레아드의 싸움을 뒤쪽에서 그리 느긋하게만 바라보지는 못하는 여인이 인상을 곱게 찡그리며 투덜거렸다. 숫적으로... 그리고 힘으로도 압도적으로 유리하지만 외려 밀리는쪽은 자신의 아이(?)들이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것이 더욱 분명해져갔다. "하이앗~!" 빠르게 호선을 그으며 사나이의 온몸을 공격하는 레아드의 단검은 하나가 아닌 몇개인것처럼 보일정도였다. 숲속에서 지내다 보면 장검보다는 외려 단검이 더 도움이 될때가 많았다. 거기다 검사는 단검또한 익숙하게 다뤄야 하기때문에 전문적은 아니더라도 틈틈히 단검술을 익혀놓은 레아드 는 마치 신들린듯이 단검을 놀렸다. 사나이의 움직임이 점점 둔해지더니 이내 공격은 커녕 레아드의 공격을 막아내기도 벅차했다. "크악!" 결국엔 자신이 들고있던 검을 놓치면서 사나이가 팔을 쥐어잡은채 주저앉고 말았다. 팔이 잘라지진 않았지만 상당히 길다란 상처가 났고 그 상처에서 진홍색의 피가 흘러 땅을 천천히 적셨다. "후...웃. 계속 할꺼야?" 가볍게 숨을 들이 마신 레아드가 나머지 1명에게 눈을 흘기면서 물었다. 처음에는 단숨히 레아드의 실력을 얕보고... 또한 마담의 명령때문에 싸웠지만, 지금 레아드의 실력을 몸으로 체험한 이상 섣불리 대답하지 못한 사나이는 주춤거렸다. "에에잇! 뭐하는 거야!? 돈을 받았으면 일을 해야 할거 아냐!" 단번에 사나이의 상태를 알아챈 마담이 바락 외치자 찔끔한 사나이는 눈을 부릅뜨면서 레아드에게 단검을 날렸다. 마담의 명을 거역해서 사지가 잘려나간후 강에 쳐박히기보다는 레아드에게 슬쩍 베이는게 차라리 낮다는 생각하에서였다. "덤비는 거야?" "크아아앗~!" 어깨를 한번 들썩인 레아드가 커다란 외침과 함께 날라오는 검을 슬쩍 피하고는 단검의 손잡이 부분으로 사나이의 등을 강하게 내리쳤다. "크읔..." 단번에 숨이 콱 막힌 사나이는 비명도 채 지르지 못한채 땅바닥에 쓰러졌다. 그래도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살짝 맞은격이었다. "이.. 이 무능한 것들이라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쓰러진채 움직일줄을 모르는 4명의 사나이들 을 쏘아보는 마담이 갑자기 시선을 돌려 레아드를 노려보았다. 찔리는것도 없으면서 괜히 깜짝놀란 레아드.. "너... 너가 감히 하므의 노에마오를 건드려!?" "자.. 잠깐! 이봐요. 내가 언제 당신을 건드렸다고" "시끄러떰~!" 애써 변명하려던 레아드의 말을 끊어버리면서 빽 하고 외친 여인이 주먹을 움켜지면서 웃어보였다. 분노에 찬, 그런 잔인한 웃음이었다. "죽여버릴테다... 그 얼굴을 다시는 못쓰게 찢어버린후 강에다 내 던져버리겠어. " "......" 살기가 풀풀 베어나오는 여인의 모습에 레아드는 할말을 잃은채 가만히 서있었다. 여인이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게 맞기는 맞는모양이었다. 레아드는 등으로 오싹한 느낌을 받으며 잔인하게 웃는 여인을 바라보았다. "오호호호~~홋! 그 얼굴이 그 꼬락서니가 되면 볼만 하겠지. " "......." "호홋! 죽이진 않겠어. 평생동안 자신의 얼굴을 저주 하면서 살게해줄.." "다.. 닥쳐요!!!!" 웃어 재치는 여인에게 순간 레아드가 바락 외쳤다. 동시에 여인의 웃음소리도 뚝 끝쳐버렸다. 여인의 웃음이 멈추자 레아드가 한손으로 자신을 가르키며 외쳤다. "아까도 말했잖아요! 난 미코라는 녀석 모르다구요! 아주머니도 그녀석한테 속은거고 나도 속은것뿐이예요!" "......" 멍청한건지 아니면 무지한건지 속편하게 외친 레아드에게 여인이 한순간 알수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저게... 진짜 모르고 저렇게 말하는 거야? 아니면...? 잠시동안 제 얼굴로 돌아왔던 여인이 다시 얼굴을 찡그렸다. "상관없어! 나에게 덤빈것은 절대로 용서 못해! 리비슈! 당장 나왓!" 여인이 한쪽 팔을 펼치면서 크게 외쳤다. 그와 함께 레아드의 시선이 여인의 팔을 따라가다가 이내 여인이 나왔던 그 커다란 문에서 멈췄다. 활짝 편 손으로 문을 가르킨 여인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다시한번 뒷골목에 울려퍼졌다. "리비슈~!!! 당장 나오란 말이얏!" 외침과 함께 열린 문으로 거대하 팔이 나타났다. "하아함... 자고 있는데 깨우고 난리야?" 거대한 팔의 주인인듯한 사람이 하품을 하면서 천천히 문을 열고 그 거대한 몸을 내보이기 시작했다. 순간 레아드의 눈에 경이로운 빛이 떠오르면서 자신도 모르게 두어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캬아... 난 졸립다구." 문에서 느릿느릿하게 나온 사람은... 사람이라고 표현하기 힘들정도로 거대한 괴물같은 녀석이었다. 이상하게 생긴것은 아니였지만 키가 3m는 될법했고 그 팔뚝의 굵기는 웬만한 사람의 허리만했다. 왜 집의 문이 그토록 큰지 그 이유를 안 레아드는 침을 삼켰다. "리비슈는 내가 거금을 들여서 데리고 있는 사람이다. 실력은 이 지방에서 최고지. 아니 대륙 전체에서도 리비슈를 이길수 있는 사람은없을걸~?" 천천히 문에서 나와 계단을 내려오는 리비슈를 가르키며 마담이 자랑 스럽다는듯이 말했다. 확실히 저런 팔뚝으로 한번 맞았다가는 뼈도 못 추릴것 같아보였다. "리비슈. 저걸 당장 잡아들여! 여인의 외침과 함게 리비슈가 고개를 돌려 레아드를 한번 훑어 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여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 주..죽이는거야? 아니면... 헤헤.. 헤.." "너 마음대로 해. 하여간 나중엔 나한테 줘야해." 입안에서 점점 흘러내리는 침이 땅에 떨어져 내렸다. 거인 리비슈는 고개를 거칠게 끄덕이고는 두 팔을 바람이 갈라지는 소리가 나도록 세차게 휘두르면서 천천히 레아드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이건 완전히 괴물이잖아.' 과연 자신이 가진 단검이 저 녀석에게 타격을 줄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레아드의 머리속에 떠올랐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오'였다. 이런 단검으로는 녀석을 몇십번 찔러봤자 그리 큰 상처는 주지 못할것 같았다. "우어어~~!" 커다란 몸집에 어울리지 않게 재빠른 리비슈는 어느새 레아드의 바로 앞까지 다가와서는 그 거대한 팔을 휘둘렀다. - 부웅.. -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주먹이 다가오지도 않았는데 풍압으로 레아드의 몸이 둥실 떠오르면서 약간 뒤로 밀려났다. "와앗!?" 깜짝놀란 레아드가 급히 허리를 옆으로 돌리면서 주먹을 아슬아슬 하게 피했다. 동시에 마치 칼날처럼 변한 바람이 레아드의 뺨을 때리며 지나갔다. "크윽.." 주먹을 피했건만 뺨에 상당히 따가운 통증을 느낀 레아드는 급히 뒷걸음질을 쳐서 리비슈로부터 멀어졌다. 하지만 리비슈는 레아드 에게 쉴틈을 주지 않았다. 어느새 뒤따라 와서는 그대로 주먹을 휘둘렀다. "제기!" 정확히 자신의 머리를 노리고 날라오는 주먹을 땅에 주저 앉듯이 몸을 낮춰 피한 레아드가 기합을 지르면서 오른손에 쥐고있던 단검으로 리비슈의 허리께에 단검을 쑤셔 넣었다. "크아~!" 순간 리비슈가 팔을 난폭하게 휘저으면서 레아드를 밀쳐냈고 레아드의 몸은 간단히 공중에 붕뜨면서 반대편 벽에 쳐박혔다. "크으... 아퍼.." 허리에 손잡이 부분까지 박힌 단검을 손가락으로 빼낸 리비슈가 얼굴을 찡그렸다. 고통... 고통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우아아!! 죽여 버릴테다!" "아우.." 벽에 머리를 부씌힌 레아드는 두손으로 머리를 감싼채 고통을 참느라 가만히 있었고 고통때문에 정신이 나가버린 리비슈는 그런 레아드에게 쿵쿵 거리며 달려가더니 그대로 발을 들어 올렸다. 한번에 밟아서 죽여버릴 생각인거였다. "하앗~!" 발이 빠른 속도로 내려오는 순간 레아드가 힘찬 기합을 지르며 몸을 옆으로 날려 발을 피했다. - 쿵! - 커다란 소리와 함께 땅이 깊게 패이면서 레아드가 방금전까지 있던 자리에 거대한 발자국이 생겨났다. "캬오!" 자신의 공격이 실패했다는것을 깨달은 리비슈는 분노의 신음과 동시에 다시한번 발을 들어 올렸다. 순간 몸을 굴려 일어선 레아드가 어느새 손에 쥔 모래를 리비슈의 얼굴에다 뿌렸다. 한순간 둘의 사이에 황갈색의 장막이 생겨났고 흙이 눈에 들어간 리비슈는 온몸을 휘저어 대며 미친듯이 울부짖었다. "크아아아악!!!" 엄청난 고함소리에 가까히 있던 레아드는 귀가 멍멍해 지는것을 느꼈고, 한순간 마구 휘저어 대던 거인의 팔에 어깨를 후려 맞으면서 다시한번 공중에 떠서 허공을 날라 땅에 쳐 박혔다. "크아아.. 저녀석이." 땅에 떨어지자 마자 손으로 땅을 치면서 벌떡 일어난 레아드가 욱신욱신 거리며 아픈 어깨를 손으로 누르면서 얼굴을 일그려뜨렸다. 한방 맞을때마다 자신이 붕붕 떠서 돌아다니니 화가 날만도 했다. "크으... 죽일테다." 어느새 눈의 흙을 다 털어낸 리비슈가 멀리 떨어져 있는 레아드를 보면서 침을 흘렸다. 그런 리비슈의 모습에 레아드는 혀를 찼다. "지.. 진짜 괴물이다...." -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4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7올린이:crab(곽경주)96/02/09 00:08읽음:1804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17. ) == 제 1장 <첫임무> == 시끌벅적한 시장의 한가운데. 대로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물건을 팔기위해, 아니면 사기위해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물론 그외의 이유로 돌아다니는 사람도 상당히 많았지만.... "그렇다는 건..." 사람들의 사이를 해쳐나가면서 바크가 인상을 약간 찌푸렸다. 허리에는 언제나 가지고 다니는 검(레아드와의 싸중중 날에 금이 가긴 했으나 폰 할아범의 도움으로 고쳐놨다.)을 역시 찬 상태였다. "아직 당신들을 신용할수 없다는것입니다." "음.." 신음소리를 내면서 슬쩍 고개를 뒤로 돌린 바크에게 한 사나이가 눈에 들어왔다. 왜소한 채격에 얼핏보면 학자풍의 느낌을 주는 그런 사나이 였다. "하여간 일행을 찾은후 이야기 합시다." 그리 길지는 않은 금발의 머리를 한가닥으로 묶어 뒤로 넘김 사나이는 싱긋 웃어보이며 바크에게 말했다. 어쨋건 먼저 레아드를 찾아야 했다. '제기... 레아드 어디있는거냐?' 여관에 가봐도 없었고 주변을 샅샅히 뒤져봐도 없었다. 그때 사나이가- 시장에 가있지 않을까요? 하므의 시장은 상당히 멋있는 곳이니까, 그래서 이곳에 처음 온 사람들은 시장을 맨처음 가보죠.." 라고 말해서 지끔까지 둘이서 레아드를 찾기위해 시장을 돌아다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얼굴이 붉어질정도로 놀라운 사실 몇 가지를 알수 있었다. 붉은 머리의 여자애가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무슨 나이트... 라고 외치고 다닌것이라는....등등의 말들을. "멍청하긴...." 바크가 붉어진 얼굴을 감추지 못한채 눈을 내리 깔았다. 하여간 하는 일이란게 전부 이렇다니까... 어서 찾지 못하면 괜히 일이라도 낼것이 분명했다. "하하. 듣자하니 상당히 다혈질인 모양이죠?" 뒤쪽에서 서있던 사나이가 쿡쿡 웃어보이며 말했다. 바크는 간단히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주의깊게 사방을 돌아보았다. 아무리 사람들 속에 파 묻혀 있다하더라도 레아드의 그 붉은 머리는 한눈에 들어올것이다. 시장안에 있다면 금방 찾을수 있을법도 한데.. "골치덩어리 녀석...." 바크가 중얼중얼 거리면서 얼굴을 찡그렸다. -------------------------------------------------------------------- - 콰앙!! - 엄청난 폭음과 함께 뒷골목을 막고있던 나무상자들이 그 안에 들어있던 내용물들을 하늘로 뿌리면서 산산조각으로 터져나갔다. 갑작스런 폭발에 그 근처를 지나가던 사람들은 귀를 막으면서 비명을 질러댔다. "쳇. 끈질긴 녀석." 산산조각으로 터져서 하늘로 치솟은 나무조가리들이 천천히 땅으로 떨어질때 그 사이로 붉은 머리채를 휘날리며 레아드가 뛰쳐 나왔다. 그리고 곧이어 리비슈의 거대한 몸이 나머지 상자들을 밀치면서 나타났다. "우아아아!!! 죽여버리겠다!" 미친듯이 외치면서 리비슈가 레아드의 머리를 날려버리려는듯 팔을 거칠게 휘둘렀다. 하지만 몸을 숙이면서 옆으로 몸을 날린 레아드는 그 공격을 간단히 피할수 있었다. 알고보니 리비슈란 녀석은 단순 멍청한 놈이었다. 할수있는 공격은 단지 팔 휘두르기.. 그것도 느려터진데다가 언제나 머리만을 노리기때문에 적당한 시기에 머리만 가볍게 숙여도 공격을 피해낼수 있을정도였다. "와아앗!? 리비.. 리비슈다!" 그때 나무상자가 터져나가면서 그 폭음으로 정신이 나가있던 근처의 사람들이 정신이 들면서 처음 리비슈가 있다는것을 깨닷자 비명을 지르면서 후다닥 일어나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서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가계를 하던 사람들 조차 가게를 내 팽개치고 도망칠 정도였다. "유명한 녀석인가?" 땅을 구른탓에 온몸에 묻은 흙을 툭툭 털어 내면서 레아드가 리비슈를 쏘아보았다. 어떤 공격도 통하지 않는놈. 하지만 리비슈 쪽에서 보면 자신도 그런 비슷한 종류의 상대였다. 무슨 공격을 하던지 자신은 다 피할수 있으니까... "조용해졌어..."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다 도망을 친후라 사방은 조용했다. "크아아!" 레아드가 주위를 둘러보는 순간 리비슈의 주먹이 또다시 레아드의 머리를 노리고 날라들어왔다. 하지만 이번역시 레아드는 간단하게 뒤로 물러나면서 피해냈다. "크아아! 죽어랏!" 첫번째 주먹을 피한 레아드에게 순간 리비슈의 왼손이 날라들어왔다. 실수!!? 왼손을 전혀 고려하지 않던 레아드는 천천히 물러나다가 갑작스런 왼손공격에 당황해 하면서 급히 몸을 옆으로 날리려 했다. - 퍼억! - 하지만 리비슈의 왼손이 더 빨랐고 레아드는 거대한 왼손에 어깨를 맞으면서 비명을 내질렀다. 엄청난 힘... 왼손으로 맞았는데도 몸이 허공에 뜨면서 쌓여있던 나무상자 위로 떨어져 내렸다. 또다시 요란한 폭음과 함께 나무상자들이 레아드의 몸과 함께 무너져 내렸다. 먼지가 ?아 오르면서 레아드의 모습이 나무상자와 먼지의 사이로 사라져 버렸다. "크아... 제기랄 녀석이...." 약간의 시간이 흐른후 먼지가 서서히 걷혔을때 오른쪽 어깨가 부러진 듯한 고통이 느껴진 레아드는 얼굴을 잔뜩 찡그리면서 상자들의 사이 에서 걸어 나왔다. 실수였다. 녀석을 너무 얕보고 있었어... "크흐흐..." 자신의 공격이 성공하자 리비슈는 기분이 좋은듯 실실 웃었다. 그런 리비슈의 얼굴에 레아드의 얼굴은 냉정해 가면서 눈이 가늘어 지기 시작했다. "녀석~! 나도 이젠 못 참아~!!!" 뼈까지 시린 오른쪽 어깨를 움켜잡은 손을 천천히 내려서 나무상자가 부서 지면서 나온, 앞부분이 날카로운 각목을 잡은 레아드가 힘껏 리비슈에게 외쳤다. "봐주지 않을테다." ------------------------------------------------------------------------ "찾는분을 찾은것 같군요." 허둥지둥 달려가던 사람을 붙잡고 이것저것 물어보던 사나이가 싱긋 미소를 지으면서 바크를 돌아보았다. 그 사람의 말로는 시장 북쪽가에서 싸움이 났는데 붉은머리의 아이가 리비슈와 싸우고 있다는것이다. "결국엔 일을 터뜨렸군.." 바크가 못말린다는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하여간 빨리 갑시다. 리비슈는 상당히 위험한 인물이니... 당신의친구가 무사할지 염려스럽군요." "예..." 사나이의 말에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곧 둘은 북쪽 시장가로 달리기 시작했다. "리비슈는 어떤 녀석이죠?" 달리면서 바크가 묻자 사나이는 약간 힘든듯 한숨을 몰아쉬면서 대답해 주었다. 그의 말로는 리비슈는 이 근방에서 잘 알려진 살인마로서 기사들이 몇번이나 그를 잡으려 했었지만 번번히 놓치기만 했었다. 그러던중 국왕으로 부터 친히 지시가 내려 일류급의 기사들이 그를 잡기위해 하므로 오게 되었고 리비슈는 그 기사들과의 싸움중 중상을 입고 도망을 친후 종적을 감춰버렸다. 그후로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나타나 레아드와 싸움을 일으킨것이다. "저기 보이는군." 사나이의 말이 거의 끝나갈쯤에 시장 북쪽에 도착한 둘은 곧 리비슈와 레아드의 모습을 볼수가 있었다. 사나이에게 들어서 어느정도 짐작은 했었지만 진짜로 그 어마어마한 덩치에 바크는 식은땀을 흘릴정도였다. 그런 그의 앞에 선 레아드는 초라해보일뿐이었다. "저 붉은 머리...가 당신의 친구??" "아아.. "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검도 없이 막대기 하나만 들고 싸우는 레아드는 리비슈의 근처를 돌아다니면서 간간히 기합성을 지르며 공격을 했지만 매번 그의 주먹으로 가까히 다가가지 못하는것 같았다. "저런 멍청이... 검도 없이 싸우고..." 멀찌감치 떨어진곳에서 둘의 싸움을 지켜보던 바크가 인상을 찌푸렸다. 검사의 기본이.. 어쩌고 하던 녀석이 검도 안가지고 시내를 나 돌아 다니다니... "도와주지 않을겁니까?" 달려가던 바크가 멈춰서 조용히 싸움하는것을 바라보자 이상해진 사나이가 물었다. 바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저렇게 느린녀석이 레아드를 칠수 있을리는 없을테니.. 거기다 저런녀석쯤은 혼자서 이겨야 하겠죠." 레아드와 싸워본 자신은 레아드의 그 빠른 몸놀림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런말을 할수가 있었다. 바크는 팔짱을 끼면서 느긋하게 둘의 싸움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이길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가진채.. -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6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8올린이:crab(곽경주)96/02/10 23:27읽음:179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18. ) == 제 1장 <첫임무> == "하앗!" 허공에 몸을 실은 레아드가 힘껏 기합을 지르며 앞이 날카로운 막대기를 휘둘렀다. 하지만 오른손을 쓰지 못한채 왼손으로만 잡고 휘두르는 거라 어쪄다가 배나 어깨를 때려도 리비슈는 그리 타격을 입지 않는듯했다. "크아!!" 온몸에 조금하긴 하나 상처들이 나자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리비슈는 볼것 없이 그대로 두팔을 휘저으며 레아드에게 달려들었다. 붕붕 소리 와 함께 먼지가 휘날렸다. "제기.. 지치지도 않나?" 리비슈에게서 약간 떨어져서 숨을 몰아쉰 레아드는 짜증스럽다는 얼굴로 비리슈를 바라보았다. 한마디로 녀석은 괴물이었다. 두팔을 있는 힘껏 휘둘러 대는데도 전혀 지치는 기색이 없었다. 외려 선선히 피하던 레아드 의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내가 먼저 지쳐서 쓰러지겠다.' "쿠아아!" 날라오는 주먹을 몸을 뒤로 젖혀 피한 레아드는 재빠르게 생각했다. 이대로 계속 소모전으로 갈 경우에는 어차피 자신이 질것이다. 그렇다고 도망을 치는것은 절대로 안되는일. 검사에게 죽음은 있어도 도망이란것은 없는법이니까. 남은것은... "승부다." 결론에 도달한 레아드는 나무 막대기를 왼손으로 꽉 쥐었다. 오른손을 사용하지 못하니, 왼손의 힘만으로는 정확히 급소를 때린다해도 저 괴물같은 녀석이 충격을 받을리가 없을것이다. "크아아~! 죽으란 말이다~!!" 레아드가 계속해서 피하자 열을 받을대로 받은 리비슈가 다시한번 돌격해 오면서 주먹을 날렸다. 동시에 레아드의 눈이 가늘어지면서 리비슈가 가까히 다가오는 순간 힘껏 위로 뛰어올랐다. "받아랏~! 괴물녀석아!!" 허공에 뜬 상태로 레아드가 나무막대기를 쥔 왼손을 뒤로 젖히면서 외쳤다. "죽어!!!" 허공에 뜬상태로 빠른 속도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레아드에게 리비슈가 있는 힘을 모두 모아 오른손 주먹을 앞으로 내 뻗었다. 공기가 갈라지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레아드는 주먹이 채 오지도 않았는데 얼굴이 따끔거 리는것을 느꼈다. 하지만 이미 자신은 공중에 뜬상태.. 피할래야 피할수가 없었다. "하아앗!!" 주먹이 바로 앞까지 다가왔을때 레아드가 힘찬 기합을 치르면서 몸을 허공에서 틀었다. - 파융! - 순간 엄청난 풍압과 함께 주먹이 레아드의 귓볼을 스치면서 아슬아슬한 차이로 비껴나갔다. 귀가 찢어지는듯한 통증을 느끼면서 레아드는 왼손과 함게 뒤로 젖혔던 나무 막대기를 리비슈의 이마를 노리고 힘껏 날렸다. 왼손으로 휘둘러서 때린다면 분명히 충격같은것은 줄수가 없다. 하지만 몸을 날려 몸의 무게를 왼손의 힘과 더해서 찍어내린다면... "받아랏!" - 파팍. - 나무막대기는 리비슈의 이마에 정확히 맞았고 그의 이마가 찢어지면서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그리고 동시에 한계에 다다른 막대기가 몇토막으로 부서지면서 레아드는 천천히 쓰러져가는 리비슈의 몸과 강하게 충돌했다. "크악~!!" 둘의 입에서 동시에 비명이 터져나왔고 리비슈의 몸에 충돌한 레아드는 그의 탄탄한 근육에 튕겨나와 길바닥에 쳐박혔다. 리비슈또한 비틀 거리다가 이내 쿵 소리를 내면서 땅에 쓰러지고 말았다. "아우... 제기.." 땅에 쳐박히면서 모래를 듬뿍 뒤집어쓴 레아드가 입안으로 들어간 흙들을 뱉아내면서 왼손으로 몸을 일으켰다. 리비슈와 충돌할때 머리부분에 부씌인것 때문인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비틀거리면서 겨우 일어난 레아드는 한숨을 쉬었다. "으.. 망할녀석.." 언뜻 눈에 보이는 자신의 꼴이 말이 아니였다. 바크가 그렇게 자랑하면서 사준 옷이 걸레에 가깝게 찢어지면서 더러워졌고 망또는 이미 그 구실을 못할정도였다. 거기다가 싸움중에 끝부분을 하나로 땋아놓은 머리가 풀어지면서 온몸을 덮고있어서 거지의 꼴에 가깝게 보일정도였다. "크르르..." 눈을 하얗게 뒤집은 리비슈의 입에서 조금씩 흰 거품이 흘러나왔다. 아마도 이마에 충격이 많이 갔던 모양이다. 고전하긴 했지만 저 괴물 같은 녀석을 이겼다. 아까전 그 야한 여자가 말하기로 저 괴물녀석 은 이 지방에서 가장 강한 녀석이라고 하던데... 갑자기 기분이 좋아 진 레아드. "하.. 이정도면 내 실력도 괜찮은거겠지?" 하고 흐뭇하게 웃어보였다. "그런 꼬락서니를 하고도 그런말을 하는거 보면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대단하다고 생각해. 실력? 저런 느린보한테 그렇게 맞고도 실력이라는 말이 나오는거야?" 그때 레아드의 뒤쪽에서 비아냥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레아드가 고개를 돌려서 보자 그곳에는 팔짱을 낀채 못마땅한 빛을 잔뜩 띄운 바크와 금발의 한 사나이가 서있었다. 기분이 좋던 레아드의 얼굴에 길게 힘줄이 그어졌다. 갑자기 바크의 멱살을 잡은 레아드. "바... 바크 이자식!! 너어~! 너때문에 내가 얼마나 고생한줄" "뭘? 내가 뭐라고 했길래?" 잔뜩 화가 나서 얼굴을 붉히며 바락외치는 레아드의 말을 끊으면서 멱살을 잡고있던 레아드의 손을 뿌리친 바크가 물었다. "너가 나보고 포르 나이트를 찾아오라고 시켰잖앗! 그리고 넌 어딜그렇게 싸돌아다닌 거야!" 원망스런 눈빛으로 자신에게 꽥꽥거리며 외치는 레아드의 말에 바크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한숨이 터져나왔다. 씩씩거리던 레아드는 바크의 이상한 행동에 이상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언제 너보고 포르 나이트를 찾으라고 시켰어...?" "너가 나보고 부탁한다고 했잖아..." 바크의 한숨섞인 말에 웬지 기가죽은 레아드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순간 다시한번 바크의 입에서 한숨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곧이어 바크의 이마에도 힘줄이 하나 그어지면서 레아드를 쏘아보기 시작했다. "멍한 녀석아!! 그건 너보고 여관에서 짐을 잘 지키라는 소리였지!! 누가 너보고 밖에나가서 포르 나이트를 찾아오라고 한거야!! 거기다가왜 시장바닥을 돌아다니면서 '난 포르 나이트'다 라고 외친거야?!?!" "에.. 에엑? 부탁한다는게 그런 뜻이었어?" "그래!! 멍한 녀석아!" 열받은 바크의 외침에 레아드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그.. 그런? 그럼 난 여지껀 뭐를 한거야? 이틀동안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외친 그 수고는...? 개코인지 미코인지에게 몸을 팔리(?)던 그 수모는?? 저 괴물같은 녀석과의 힘든 싸움은... "아하하하하.." 열받은 바크가 매서운 눈초리로 레아드를 노려보고 있고 레아드는 레아드 나름대로 이틀동안 자신이 했던 그 노력의 대가를 생각해보려고 애쓰는 모습이 웃겼는지 사나이가 갑자기 둘의 사이에서 웃기시작했다. "......." 동시에 둘의 고개가 돌아가면서 사나이를 노려보았다. 활활 타오르는 바크의 눈과 멍해져서 풀어진 레아드의 눈이 한꺼번에 자신을 쏘아보자 사나이는 단번에 웃음을 멈추면서 식은땀과 함께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저.. 바크씨. 이분에게 저 좀 소개 시켜주지 않겠어요?" 레아드의 멍하게 풀어진 눈보다는 바크의 불타오르는(^^;)눈이 두려운건지 사나이가 바크에게 레아드를 가르키면서 말했다. "아... 참." 그때서야 제 정신으로 돌아온 바크가 멍해진 레아드의 등을 한방 치면서 사나이를 소개해주었다. "이분은 하와크 동쪽지구의 부 총장이신 '로니야 호란'씨. 그리고 이쪽은저와 같이 포르 나이트에 지원한 레아드입니다." "만나서 반갑군요." 상당히 젊은 사람이 부 총장이라는 말에 레아드는 호란을 이리저리 훑어 보았다. 어딜봐도 이사람이 부 총장이라게 믿어지지가 않았다. 단순한 학생같은 인간이 일류급 검사도 되기 힘들다는 부 총장의 자리에 앉아 있다니... "저어... 만나서 반갑습니다." 앞으로 내민 손을 무색하게 레아드가 자신을 이리저리 쳐다보기만 하자 호란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다시한번 말했다. 그때서야 호란이 손을 내밀 었다는것을 알아챈 레아드가 허둥지둥 손을 내밀어 악수를 했다. "그건 그렇고 레아드. 너.. 그 꼴은 도대체.. " 악수를 하고난뒤 호란을 바라보며 어색하게 웃는 레아드의 뒤에서 바크가 주먹을 움켜쥐면서 부르르 떨었다. 얼마짜리 옷이었는데, 저꼴을 만들어 버리다니.. "용서못해!" 퍼억 소리가 나도록 바크가 강하게 레아드의 머리를 후려쳤다. 비명과 함께 목이 90도로 꺽인 레아드... "이자식~!! 용서못해~!" 레아드는 짜릿한 고통과 함께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왼손에 담아 그대로 몸을 돌려 바크에게 주먹을 날렸다. '하... 굉장한 녀석들이 들어왔군...' 악악 거리며 싸우는 둘을 바라보는 호란은 쓴웃음을 질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골치좀 아프겠어.' -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7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9올린이:crab(곽경주)96/02/13 20:20읽음:178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19. ) == 제 1장 <첫임무> == "그게 무슨말이야?" 리비슈와의 싸움에서 더러워진 몸과 머리카락을 물로 대충 닦아낸 레아드는 샤워실 문밖에 서있는 바크에게 물었다. "그 말 그대로야." 밖에서 등을 문에 기댄채 깍지를 낀 두손을 머리 뒤로 넘긴 바크가 대답했다. 시장에서 싸운후 사람들이 몰려오기 전에 급히 빠져나와 온곳이 바로 호란씨의 집이었다. 호란씨가 자신의 집이자 포르 나이트 동쪽 지구의 비밀장소(?)라고 밝힌 이곳은 레아드가 황당하게도 커다란 나무로 지어진 저택이었다. 뒷골목에 지하실을 생각하던 레아드로선 기가찰 노릇이었다. "우리가 아직 포르 나이트가 아니라고." "어째서? 분명히 가입을 했잖아." "그렇지. 가입은 했지." 레아드가 볼수는 없지만 고개를 끄덕인 바크가 한숨을 쉬면서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건 폰 할아범.. 아니 이젠 폰 총장님이라고 불러야 겠지? 하여간 그분하테 말한거고... 이쪽에선 아닌가봐." 바크가 한숨섞인 대답을 하는데 갑자기 문이 반쯤 열리면서 그안에서 레아드의 머리가 빼꼼히 나왔다. 출렁거리는 붉은머리카락들이 머리를 따라서 샤워실 문을 나와 나무로된 바닥에 닿았다. 고개를 내민 레아드는 바크를 올려다 보면서 물었다. "도대체 무슨소린지 모르겠어. 제대로좀 설명해봐." "그러니까 로아쪽에서는 너와 내가 포르 나이트라는게 알려져 있지만아직 이쪽까지 알려지진 않은 모양이야." "으음.. 그런뜻이었나?" 레아드는 알았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나 아직 하므지방엔 폰총장의 전문(자신들이 포르 나이트가 되었다는 내용.)이 도착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연락용 비둘기를 보냈을때 공중에서 매에게 잡혀먹었거나, 사냥꾼들에게 잡히거나.. 하는일들 중 하나일것이다. "하여간 그럼 우린 어쩌지? 다시 로아로 돌아가는 거야?" 문을 반쯤 열어논 상태로 다시 안쪽으로 들어간 레아드는 간편한 잠옷같이 생긴 푸른색 계통의 옷을 줏어 입으면서 바크에게 물었다. "아직은 나도 잘 몰라. 호란씨가 잘좀 처리를 해줬으면 좋겠지만,포르 나이트인지 확신도 못하는 우리를 도와줄까?" "흠.. 하기야... 믿지 못하겠지." 신음을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던 레아드. "하지만 로아엔 돌아가지 않을거야. 돌아갈수도 없거니와 돌아가기도싫으니까 말이야." "하기야.. 난 집까지 태워버리고 나왔다구. 참. 그런데 바크?" 다시 문 사이로 고개를 내민 레아드가 바크를 불렀다. "응? 왜그래?" "그.. 호란씨인가 하는 사람.. 너가 보기엔 어때?" 레아드의 물음에 바크가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곧 대답했다. "글쎄. 착해보이던걸. 물론 정말로 착한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이란게첫 인상이란것이 있으니까 말이야." 바크의 말에 레아드가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면서 다시 물었다. "아.. 아니. 그거 말하는게 아니고 그 사람 이상한 취미같은거 없어? 아니면 성격이 이상하거나.." "나도 오늘 처음 만났는데 그런걸 어떻게 알겠냐? 그건 그렇고 레아드,그건 왜 묻는거야??" 바크의 물음에 레아드는 대답하지 않고 약간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는 이내 손으로 반쯤 열린 문을 단번에 확 열어 재쳤다. 동시에 바크의 눈동자가 거의 두배로 커졌다. "아... 아아...?" 순간 눈앞에 나타난 레아드의 괴이한 모습에 바크는 얼굴을 붉히며 그대로 고개를 옆으로 확 돌렸다. "알겠어?" 붉어진 얼굴로 묻는 레아드에게 바크는 고개를 돌린채 끄덕끄덕였다. 레아드가 입고있는 옷은 푸른색 계통의 잠옷으로 상당히 ㄽ아서 레아드의 속살이 비칠정도였다. 거기다 옷이 희안하게도 갈라진 부분이 많아서 레아드의 다리가 그대로 옷 밖으로 나와있었다. 하얀 몸이 드러난 부분을 묘하게 길다란 붉은색의 머리카락이 가려주는 레아드의 모습은 웬지모르게 바크의 얼굴을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여자들이 입는 잠옷이잖아..." 레아드가 한쪽 팔을 들어보이며 말했다. 팔에 입은(거의 걸친)옷이 스르륵 미끄러지듯이 밀려나면서 레아드의 팔이 그대로 들어났다. "불편해.." 짜증난다는듯이 레아드가 중얼거렸다. 물론 레아드는 그 옷이 어떤 용도로 쓰인다는것 따위는 전혀 몰랐지만, 약간의 사회 생활에 대해서 공부해둔 바크는 대강 짐작이 갔다. 바크의 얼굴이 더 붉어 졌다. ---------------------------------------------------------------------- 서재인듯한 방에서 책을 읽던 호란씨가 눈을 힐끔 올려 바크와 레아드를 바라보았다. "확실히 만났을때 남자분이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미에 대한것에 남녀의차별이 있을 필요가 있을까요? 단지 아름다우니까 그옷을 드린것뿐입니다.하여간 제 생각대로 잘 어울리시는군요." "......." 앞으로 자신들의 처지와 함께 레아드에게 그런 괴팍한 옷을 준 이유를 물으려 호란씨에게 갔을때 호란씨가 한말이었다. 상당히 논리적인 말에 둘은 입을 다물고 말았다. 자신의 말에 둘이 조용해 지자 기분이 좋아진 호란씨는 씨익 웃어보이며 바크에게 말했다. "참. 로아로 사람을 보냈습니다. 당신들이 포르 나이트인지 아닌지는10흘정도 후면 알수 있을겁니다." "아... 그러면 우린 로아로 돌아가지 않아도 되겠군요." "그렇다고.. 할수도 있겠죠." 싱긋 웃어보인 호란씨가 레아드의 물음에 답해주었다. 대번에 얼굴이 밝아진 레아드. 그런 레아드의 얼굴을 본 호란의 입가가 약간 치켜져 올라갔다. "자아~ 그건 그렇고 이제부터 당신들도 일을 해야겠죠?" "일이라뇨?" 그때까지 조용하던 바크가 레아드의 앞으로 나서며 나지막한 소리로 물었다. "당연하지 않습니까? 당신들은 포르 나이트겠죠?" "그거야... 물론 포르 나이트죠." "그렇다면 일을 해야하는게 당연하잖습니까? 설마하니 10흘동안보낸 사람이 돌아올때까지 이곳에서 죽치고 있을거란 생각을 한건아니겠지요? 아직은 바크씨와 레아드씨를 신용할순 없겠지만 일단포르 나이트라고 믿어보겠습니다." "하지만 처음 만났을때는 믿지 못한다고 했잖아요." 바크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런 바크를 보면서 호란씨가 어깨를 한번 슬쩍 올려보였다. "물론. 지금도 확실하게 믿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상관 없어요. 만일로아에서 사람이 돌아왔을때 당신들이 포르 나이트가 맞다면 일에대한 수당을 주는것이고 아니라면 사람을 보내 당신들을 죽이면그만 입니다. 간단하죠?" "그.. 그런..."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들이 포르 나이트가 확실하다면 긴장할 필요는없으니까요." 호란씨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하지만 바크와 레아드는 충분히 긴장을 했다. 그 괴팍스런 폰 할아범이 괜히 장난이라도 '난 그런 녀석들 가입시킨 적이 없다'라는등의 소리를 지껄이는 날에는 자신들 은 죽은 목숨이 되기때문이다. 식은땀을 흘리는 둘이 귀여웠던지 호란은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하여간 마침 하급일이 들어왔으니 그걸 처리하도록 하세요." "하급일??" 호란의 말에 바크가 되묻자 호란은 의외라는듯이 바크를 올려다 보았다. "모르고 있었나요? 포르 나이트가 처리해 주는 일은 총 5단계로나누고 있죠. 하급,중급,상급,고급...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1급 회원들이 다루는 일들인데.. 이런건 거의가 중대사항이죠. 예로 든다면 왕을 암살하는 거라던지... 요청에 의해서 과거에봉인되었던 마왕을 풀어준다던지..등등의 일들이죠. 물론 이예로 든 일들은 이미 처리가 된 일들이랍니다." 엄청난 말들을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고 말하는 호란에게 레아드와 바크는 놀라다 못해 질렸다는 얼굴을 했다. "자아. 이게 당신들이 할일에 대한 자료입니다. 책상을 뒤죽거린 호란이 곧 끄내든 한장의 종이를 바크에게 건네주 었다. 종이를 받아든 바크는 그 위에 써있는 그리 많지 않은 글자 들은 천천히 읽어 보았다. "하급. 이리나오 마을. 살인... 방화. 현제 2명의 사상자." 바크가 말한 내용을 호란씨가 덧붙여 설명해 주었다. "이리나오 마을은 하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입니다. 2틀이면 도착할수 있을테고, 일은 거기 적힌대로 살인사건입니다. 상황을 봐서는분명히 하급일이지만 어쪄다가 중급이나 고급일을 하급으로 생각하고실력이 떨어지는 사람을 보냈다가 죽인적이 몇번 있었습니다. 그렇게되고싶지 않다면 모든일을 신중하게 처리하도록 해주세요." 반쯤은 협박인듯한 호란의 말에 레아드와 바크는 침을 삼켰다. 웬 인간이 '죽는다'라는 소리는 저렇게 쉽게 내 뱉는거지? "자아~. 그럼 가보세요." 들고있던 책을 책상위에 올려놓으며 방긋 웃은 호란이 둘에게 말했다. "에.. 엣? 당장 떠나라고요?" 놀라서 묻는 바크에게 호란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 당신들이 이럴동안 이리나오 마을에서 지금 누가 죽어갈지아나요? 사람이 많이 죽으면 의뢰인이 돈을 조금밖에 안준답니다. 자자~! 어서 가세요!" 의자에서 일어난 호란이 슬쩍 바크를 밀었다. "웃.." 호란에게 밀려서 문밖으로 ?겨난 바크의 이마게 길게 핏줄이 돋아났다. 하지만 그런것은 전혀 고려치 않고 호란은 자연스럽게 레아드까지 방에 서 ?아내 버리고 말았다. "이.. 이봐요!" 화가 난 바크가 바락 외치자 굳게 닫힌 방문이 약간 열리면서 그 사이로 호란의 얼굴이 나타났다. "참. 말하지 않은것이 있는데 절대로 신분을 노출시키지 마세요. 그럴경우 괴로워 지는것은 당신들 일테니까요." "호.. 호란씨!!" 레아드의 외침과 동시에 문이 쾅소리와 함께 닫혔다. "하... 너무 어린데." 문을 닫은후 잠가버린 호란은 한숨을 쉬면서 책상으로 돌아와 책상위에 걸터 앉았다. 문밖에 있을 바크와 레아드의 얼굴이 선했다. 분명 레아드 는 황당하다는 얼굴로 있을테고 바크는 화가났을테지. 한마디로 단순한 아이들이었다. "순진하기도 하고.." 피식 웃은 호란은 손을 내밀어 책상에 붙어있는 비밀서랍을 열어보았다. 그곳에는 몇개의 푸른색 편지가 있었는데 호란은 그중에 하나를 들어 펴보았다. 그의 미간이 좁혀졌다. "폰님은 뭘 생각하시고 이런 재미도 없는 일을 꾸민거지? 실력도 없는애들한테 중급일을 맡기라고 하시다니.." 흥미없다는듯 편지를 아무렇게나 다시 서랍안으로 쑤셔넣은 호란은 한손으로 턱을 괜채 한숨을 가볍게 쉬었다. "하여간 그녀석들 애좀 먹겠군.." -계속... - ps:드디어 프롤로그 부분이 끝났어요.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88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0올린이:crab(곽경주)96/02/14 22:27읽음:176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20. ) == 제 1장 <첫임무> == 어두운밤. 하늘의 달조차 구름에 가려 숲안은 한치앞도 보이지 않을만큼 어두웠다. 이곳은 대륙 동쪽을 가로지르는 라모그 산맥의 일부로 산맥 중에서는 그래도 완만한 곳이었다. 그래서인지 산맥의 아래에는 그리 크지 않은 마을이 하나 있었다. 그 마을은 이상하게도 화로를 이곳저곳에 켜놓아 밤인데도 대낮처럼 밝혀놓았다. "꺄아악~!!!" 그런 마을의 풍경이 잘 보이는 조금한 산위에서 자지러지는듯한 비명소리 가 사방에 울려퍼졌다. 분명 여인의 비명소리. "하아.. 하아.." 여인은 정신없이 마을쪽으로 달리고 있었다. 뭐지...? 뭐야 저건!? 자기 자신에게 물었지만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모처럼 고향으로 돌아 왔는데 오는길에 갑자기 자신의 앞으로 시뻘겋게 불타오르는 고양이 같은것이 튀어 나온것이다. 아니, 고양이라고 할수도 없을정도로 거대 한 크기였다. 거의 사람만한 크기. "아... !!" 달리던 여인이 서서히 걸음을 멈추었다. 마을로 가는 길목에 어느새 나타났는지 녀석이 떡하고 가로막고 있는것이다. 어떻게..? 저녀석 내가 마을로 가는지 어떻게 알았지? - 로로로 - 이상한 울음소리를 내는 그것은 천천히 한발자국씩 다가왔다. 온몸에서 불꽃이 일렁였지만, 녀석은 아무렇지도 않은듯 계속 다가왔다. 녀석이 한발자국을 올때마다 여인의 심장이 덜컹거렸다. "하아...하아.." 그뒤로는 뭐가 어떻게 된지도 몰랐다. 2년전에 여자 기사가 되겠다고 고향을 뛰쳐나가 열심히 노력해 얻은 기사의 검을 뽑아들었고 녀석을 내리쳤다. 희안하게도 녀석은 그렇게 빠르면서도 피하지 않았다. - 오로로!! - "아아아악!!!" 비명이 터져나왔다. 검은 녀석의 두꺼운 껍질에 약간의 상처를 주었다. 순간 녀석의 몸에서 타오르던 불꽃이 검을 타고 여인 의 몸으로 옮겨 붙었다. 불은 순식간에 여인의 몸을 감쌌다. "아악!!" 불꽃에 휩싸인 여인이 몸을 구르며 불을 꺼보려 했지만, 불은 꺼지기는 커녕 더욱 기세를 높여 타올랐고, 여인의 팔이나 목이 점점 바싹 말라 들어가면서 쭈그러들었다. 순식간에 여인의 옷이 타버렸고 여인의 몸또한 검게 변하기 시작했다. 불꽃이 얼굴에까지 번졌다. "크윽...." 온몸이 타오르면서 땅에 쓰러진 여인은 이젠 형채조차 알아볼수 없을 정도로 타버린 얼굴을 들어 마을쪽을 바라보았다. 멀지 않은곳에 밝게 빛나는 마을이 눈에 들어왔다. "라노..." 마을과 함께 여인의 눈에 갈색의 짧은 머리를 가진... 조금한 소년이 겹쳐보였다. 지금은 꽤 컷겠지... - 로로로. - 여인의 숨이 거의 끊기려 할때 녀석이 천천히 여인에게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한손으로 여인의 가벼운 몸을 들어올렸다. "......아..?" 아직 죽지 않은 여인이 자신의 몸이 들어올려진다는 것을 깨닷고는 부시시 눈을 떳다. 순간 여인의 입에서 상상조차 할수 없을정도로 커다란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크..아아!! 아악!!!" 무언가 몸속으로 들어와 자신의 배를 휘젓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여인은 고통의 비명을 질렀다. 뼈를 깍는듯한 기사의 훈련을 받을때 조차도 이런 고통은 느껴본적이 없었다. 내장이 꼬이고 뼈들이 부러 지면서 살을 찢고 몸밖으로 튀어나오는게 느껴졌다. - 로로! - 녀석이 무언가를 찾았는지 환호의 울음소리같은것을 질렀다. 동시에 여인의 몸이 덜컥거리면서 꿈틀거렸다. 왼쪽 가슴쪽에서 숨이 막힐 정도로 고통이 느껴졌다. 순간 여인의 눈에 피가 튀면서 하나의 모습이 들어왔다. - 후두두둑,. - 살이 찢겨나가고 갈비뼈가 부러지면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와함께 녀석의 손이 보였고 그 손에 들려있는것도 눈에 들어왔다. 아직도 꿈틀거리면서 피를 뿜어대는것... 그것은 바로 자신의 심장 이었다. 녀석은 두 손으로 심장을 감싸고 조금한 입으로 그것을 뜯어 먹기 시작했다. "아.. 아아.." 절망한듯이 신음소리를 내는 여인의 몸이 점점 무너지기 시작했다. 겨우 기사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2년만에 돌아오는 길이 었는데, 동생조차 만나보지 못하고 이런녀석에게 당하다니... 여인의 말라버린 눈에서 눈물 한방울이 쭈글쭈글해진 얼굴을 타고 땅위에 떨어졌다. '라노...' ------------------------------------------------------------------ 고통과 절망의 밤이 지나가고 산맥의 아래쪽에 위치한 이리나오 마을에 천천이 아침이 찾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침과 함께 마을에 낮선 두 소년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둘 모두 눈이 약간 붉어진것으로 보아 밤을 세워서 산을 넘어온듯 했다. "아.. 아함... 견디지 못할것 같아." 길게 하품을 한 레아드가 거의 감기려는 눈을 비비면서 짜증스럽다는듯 말했다. 자제심이 강한 바크도 상당히 졸리운지 레아드가 뭐라 지껄이든 놔둔채로 말을몰아 천천히 사방을 훑어보았다. 조용한 마을.. 아니, 어찌보면 이상할지도 모른다. 이런시간이라면 사람들이 나 다녀야할 마을이 이렇게 조용하다니..? "하아...? 사람은 없는거야?" 레아드도 마을이 너무 조용한게 이상했던지 주위를 둘러보다가 이내 바크에게 물었다. "글쎄.." 간단하게 끝말을 흘린 바크가 말에서 천천히 내려왔다. 거의 하루동안 말만 타고 달렸더니 온몸이 뻐근한게 움직일때마다 뼈가 '우두둑'거리 면서 풀리는게 느껴졌다. 호란씨의 협박(사상자가 많이 나오면 의뢰인 이 돈을 조금만 줄거라는.)에 둘은 거의 잠도 자지 않고 열심히 달려 온것이었다. 호란의 말대로 둘은 단순한 아이들이었다. "여행자.. 요?" 바크가 말에서 내려 몸을 풀고있을때 뒤쪽에서 나지막하게 목소리가 들려왔다. 둘이 뒤를 돌아보니 그곳에는 꽤 늙어보이는 한 노인이 지팡이로 몸을 지탱한채 둘을 쳐다보고 있었다. 레아드가 웃으면서 입을 벌리려했다. "예. 여행하는 중인데 하루밤 여기서 묵고 가려합니다." 레아드가 괜히 섣부른 말이라도 할까봐 손을 올려 레아드의 입을 틀어막은 바크가 재빠르게 말했다. 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내 눈을 힐끔 돌려 입이 막힌채 욱욱 거리는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노인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맺혔다. "하여간 태양이 있는 떠있을때 이 마을을 떠나는게 좋을거요." "예..?? 무슨일이라도 있나요?" 적당히 얼굴에 철판을 깐 바크가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물었다. 노인의 입에서 한숨이 터져나왔다. "요사이 마을에서 사람들이 죽어간다네. 벌써 2명이나 죽었지. 거기다.." "거기다...?" 바크가 넌지시 묻자 노인이 말을 이었다. "어제도 한명 당한 모양이야. 어제밤 내내 저쪽 언덕위에서 비명소리가들려왔다네. 그덕에 마을사람들은 밤사이 한숨도 못잤어. 지금 여자들과아이들은 모두 집에서 자고있고 남자들은 언덕에 올라갔지." "그래서 마을이 이렇게 조용하군요." 바크가 알겠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숨이 막힌듯 얼굴이 붉어진 레아드가 바크의 손을 뿌리친후 숨을 헉헉 거리면서 고개를 들어 바크를 노려보았다. "참. 이쪽은 레아드라고 합니다. 저는 바크라고 하고요." 레아드가 뭐라 외치기 전에 선수를 쳐서 소개를 한 바크가 웃어보였다. 얼떨결에 소개당한 레아드는 노인에게 고개를 숙이면서 인사했다. "레아드입니다." "난 이 마을의 촌장인 '하오로'라고 한다네." 레아드의 태도가 귀여웠던지 노인이 웃어보였다. "참. 그런데 비명소리를 들었으면서 사람을 도와주러 가지 않았나요? 이정도 크기의 마을이라면 사나이들이 못해도 2~30명은 될텐데요." "36명이지." 정확하게 알려준 노인이 바크를 바라보았다.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수가 없다네. 죽은 사람이 말이 2명이지,다친사람은 셀수도 없어. 녀석은 자신의 일이 방해를 당하면 그날밤에 반드시 복수를 하지." "복수요?" 레아드가 물었다. "그래. 꼭 2~3집에다가 불을 붙여. 벌써 불타버린 집이 8개나 되니까.." "그렇다고 사람을 구해주지 않나요?" 바크의 제물음에 노인의 미간이 좁아졌다. "도와주러 간다해도 이미 죽어있을거라네. 이미 죽은 두사람의 경우도전부 그랬지. 비명소리를 듣고 그곳으로 달려가보면 사람의 시체만이남아있을 뿐이지. 거기다가 한번은 발이 빠른 '리그'라는 아이가비명소리를 듣고 달려갔다가 거기서 뭘 보고는 미쳐버렸었어. 그래서 비명소리를 들어도 도와주러 가는 사람이 없는거야. 가봤자이미 사람은 죽었을테고 괜히 리그처럼 미치기만 할뿐이니까." "음..." 바크와 레아드가 동시에 신음소리를 내뱉았다. 이런게 일이란건가? 듣기보다는 훨씬 심각한데. "아. 저기 오는군." 노인이 마을의 입구쪽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둘이 그쪽으로 시선을 옮기자 상당히 많은수의 남자들이 무언가를 지고 오는것이 보였다. 모두들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그 모습에 노인이 다시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당했군... 그래.."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98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1올린이:crab(곽경주)96/02/16 22:30읽음:175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21. ) == 제 1장 <첫임무> == 사나이들이 들고온 그것이 레아드와 바크의 눈앞에 펼쳐졌다. 검게 그을린 몸에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생겨있는 그것은 죽기전까지만 해도 사람이라고는 상상도 못할정도였다. 레아드의 인상이 찌푸려졌고, 바크는 얼른 고개를 돌려버렸다. 난생 처음이었다. 사람이 저렇게 너덜너덜하게 죽어있는것은.. "마을 사람이 아니였습니다. 어디서 오는 여행자 같더군요." 사나이가 촌장인 하오로에게 말해주었다. "그렇겠지. 우리 마을 사람이라면 밤에 밖에 나갈일은 없을테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허리를 굽혀 시체를 찬찬히 살펴본 촌장이 한순간 신음소리를 내 뱉았다. 그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그.. 그럴리가?" "예?" 촌장의 말에 모두들 의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촌장은 설명해 줄 생각이 없는지 소매로 검게 그을린 시체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쭈글 쭈글 해진 얼굴이 약간이나마 들어났다. "역시.. 아리비로군." "아리..비라면. 그 아리비아를 말하시는 겁니까!?" 촌장의 말에 놀란 사나이가 크게 되묻자 촌장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 였다. "2년전에 기사가 되겠다고 마을을 뛰쳐나간 녀석.. 맞아. 아리비아야. 어쪄자고 이런때 돌아와가지고는 변을 당한건지..." 얼굴을 닦아주느라 검게 변한 소매로 자신의 눈물을 흠친 촌장이 허리 를 펴면서 일어났다. '여자가 기사가 되겠다고...?' 촌장의 말에 궁금해진 바크가 구역질을 참으면서 고개를 돌려 시체를 바라보았다. 이내 시체를 보던 그의 눈에 경이롭다는 빛이 나타났다. "그 아이도 슬퍼하겠어." "결국엔 기사도 못되고 이렇게 죽고마는군요. 마을에 돌아왔다면,좋았을것을.." 고개를 흔들던 사나이가 혀를 찼다. 그때 바크가 앞으로 나서며 사나이 들에게 말했다. "아뇨. 이 여자분은 분명한 기사입니다. 그것도 자랑스러운 하와크의국왕페하를 보호하는 친위대군요." "뭐.. 뭐라고??" 갑자기 나타난 바크의 말에 사나이들이 모두 바크를 돌아보았고 옆에서 시체만을 묵묵히 보던 촌장과 레아드도 고개를 돌려 바크를 보았다. 촌장이 믿지 못하겠다는 투로 물었다. "그.. 그럴리가? 여자가 기사가 되었다는 말은 내 생전 처음 듣는말일세. 이 아이가 비록 여자이면서 검술이 좋았던것은 우리모두알고있던 일이었지만, 기사가 된다는것은..." "하지만 보세요. 저 여자분이 들고있는 검을." 바크의 말에 모두들 시체의 손에 들려있는 검을 바라보았다. 검게 그을리 긴 했지만 아직도 날카로운 빛을 내뿜고있는것이 명검인듯 했다. "검의 손잡이 부분에 두개의 삼각형이 보이죠? 그것은 하와크 왕족의문장이죠. 제가 알기로는 이 검을 갖는 사람은 기사중에서도 기사. 즉 친위대정도가 되어야지 소유할수 있는 물건이죠. 이 검은 왕께서직접 친위대에게 내리는 물건입니다." 바크의 설명에 사나이들과 촌장의 눈에 감탄의 빛이 나타났다. 모두들 그녀가 어려서부터 기사가 되겠다고 피나게 연습을 한것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어린 아이의 꿈이려니.. 하고 생각을 했던 것 뿐이었는데.. 이 아이는 불가능이라 생각되건 일을 해낸것이다. 그것도 당당한 친위대가.. "또 모르지. 저 아이가 어디서 기사의 검을 훔친건지도.." 감탄을 하는 사람들중에서 유난히 인상이 나쁜 한 사나이가 투덜거렸다. 모두들 고개를 돌리면서 그 사나이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사나이는 가슴을 내보이며 다른이들에게 반발했다. "내말이 틀린건 아니잖아? 내가 듣기로는 기사가 되는일은 굉장히 어렵다고 했어. 그런데 2년만에 국왕의 친위대라니? 허풍이 심한것 아냐?" "하... 하지만." "틀린말이 아니죠. 하지만 제가 촌장님께 듣기로는 어제 밤새 비명소리가 들렸다고 하셨습니다. 맞죠? 그리고 그 시체의 상처. 가슴부분이거의 구멍이 나있죠. 즉. 이 여자분은 살아있는 상태로 가슴이 찢긴것입니다." 거기까지 말한 바크가 사나이를 노려보았다. 강렬한 눈빛에 사나이가 주춤거렸다. "당신이라면 그런 고통속에서 검을 쥐고 있을수가 있을거라고 생각합니까? 정신이 멀정한 채로 살이 찢기고 가슴에 구멍이 나도 검을 쥐고있을수가 있겠냐는 말입니다. 하지만 기사는 다르죠. 기사나 검사에게 검이란 생명이고 명예입니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손에서놓지 않죠. 거기다 그 검이 국왕페하가 친히 내린 검이라면 말할 나위도 없을겁니다." "으...으.." 논리적인 바크의 말에 사나이가 식은땀을 흘렸다. "그건 그렇고 친위대라면 실력이 좋을텐데 이렇게 쉽게 죽었어. 도데채정체가 뭐지...?" 레아드가 중얼거리듯 말하자 한순간 사나이들도 바크도 조용해졌다. 녀석이 뭔지는 몰라도 가슴을 저렇게 도려냈다는것은 아리비아가 움직 이지 못할때나 가능한것이다. 그런것은 죽이는것보다도 더 어려울텐데.. 거기에다, 아리비아는 친위대. 실력이라면 엄청난 경지에 이르렀을텐데 이렇게 만들어버리다니... 그렇다면 도데체 자신들의 마을 주위를 돌아 다니며 사람을 죽이는 녀석은 얼마나 강한것인가? 모두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아...아리비아?" 그때였다. 갑자기 사나이들의 뒤쪽에서 어려보이는 소년의 목소리가 들린것은... 모두의 시선이 그쪽으로 옮겨졌고 바크와 레아드를 제외한 다른이들의 입이 약간 벌려졌다. 촌장의 입에서 하나의 이름이 튀어 나왔다. "라.. 라노!!" 갈색의 어느정도 자란 머리를 살랑거리는 바람에 휘날리는 소년이 멍한눈으로 사나이들의 사이사이로 보이는 그것을 바라보았다. "보.. 보지마라! 보면 안돼!!" "아리비아!!" 촌장이 서둘러 팔을 벌려 라노를 더이상 시체쪽으로 못가게 하려 했지만, 이미 라노의 눈에는 그것이 확실히 보였다. 옷한조각 걸치지 않은 새까맣게 타버린 몸... 그리고 얼굴. 하지만 분명했다. "아아악!!!"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왔고 그때서야 정신이 들은 사나이들이 급히 소년 의 몸을 잡은후 시체에서 멀리 떨어 뜨려놓았다. "거짓말이야!! 저건 아리비아가 아냐!!" 소년은 사나이들의 팔에 잡힌채 눈물을 흘리면서 미친듯이 외쳤다. 발악을 했지만 사나이들의 힘에는 당해내지 못하는듯 울면서 점점 시체에서 멀어져갔다. "저... 소년은...?" 레아드가 약간은 슬픈듯한 눈을 한채 물었다. "이 아이.. 그러니까 아리비아의 동생이라내. 동갑의 동생이지." 사나이들에게 잡혀 멀어져가는 라노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는 촌장이 대답해주었다. "그리고... 애인이었지." 촌장이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레아드와 바크는 그런 촌장에 말에 이해가 안간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물어볼 상황이 아니였기에 입을 다물었다. - 거짓말이야!! - 멀리서 라노라는 소년의 외침이 들려왔다. -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62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2올린이:crab(곽경주)96/02/21 21:15읽음:175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22. ) == 제 1장 <첫임무> == "그래.. 자네들은 어쩔셈인가?" 젖은눈으로 여인의 시체를 사나이들이 들고가는것을 보던 촌장이 바크와 레아드에게 물었다. 잠시동안 바크와 레아드는 서로를 바 라보다가 이내 바크가 앞으로 나서서 대답했다. "잠시 이 마을에 머물렀으면 합니다. 이런상황을 보고 그냥 도망갈정도로 겁장이는 아니니까요." "흠..." 바크의 말에 촌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들은 검을 쓰는군. 우리마을로서는 다행한 일이지만, 하여튼조심하게." "예." 바크와 레아드가 동시에 대답했다. 촌장은 빙그레 미소를 지어보였다. 앞에선 검은머리의 소년은 그렇다 치더라도 뒤에 서있는 아이는 졸려 워서 눈이 거의 감기려는것이 무척이나 귀여웠다. "참. 그건 그렇고 자네들 상당히 지친듯 한데 어떤가? 내집에서머무는것이." "예?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바크가 의아한 표정으로 묻자 촌장이 호쾌하게 웃어보였다. "하하. 우리마을을 위해서 남아주겠다는 사람들인데 뭘 못해주겠나? 내집은 상당히 크다네. 자네 둘이 따로 쓸만한 방을 줌세. " "감사합니다." 다행이다는듯이 바크가 웃어보이며 촌장에게 진심으로 감사해 했다. 정말이지 졸려워 죽을 지경이었다. 호란씨의 말대로 약간 늦어서 한 사람이 더 죽었지만, 자신들로서는 잠도 자지 않고 말을 갈아 타면서 달려온것이니... 그리 자책할것은 없었다. 하여간 지금은 잠만 잘수 있다면 뭐든지 할수 있을정도로 졸려웠다. "그럼 가지." 촌장이 앞장을 서서 지팡이로 몸을 지탱하며 한발한발 앞으로 가기 시작했다. 말에서 내린 바크는 촌장을 따라 걷기시작했다. "레아드...?" 걷던 바크가 의아한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 레아드의 말이 움직이지 않는것이다. "하아.... 흠." 뒤를 돌아봤던 바크의 얼굴에 가벼운 미소가 띄어졌다. 레아드녀석 굉장히 피곤했던지 말위에서 그대로 잠들어 버린것이다. "쳇.. 누군 팔팔한지 아나?" 뒷머리를 긁적거리던 바크는 이내 레아드가 타고있는 말의 고삐를 잡아 천천히 끌어당겼다. "오늘은 봐주마." 레아드가 잠을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말의 고삐를 당기며 바크는 천천히 걸어가는 촌장의 뒤를 따라 걷기시작했다. "......" 안개는 서서히 걷혀갔고 하얗던 하늘은 점점 푸르게 변해갔다. 그리고 그런 하늘의 사이로 밝게 빛나는 태양이 마을을 따스럽게 빛춰주었다. ------------------------------------------------------------------ 마을의 외곽에 위치한 마을 공동의 창고. 보통때는 축제나 마을행사때 쓰는 잡다한 물건들을 보관하는 장소로 쓰이나 지금은 한 소년을 감금 해 놓는일을 하고있는 장소였다. "제기... 꺼내줘!!! 꺼내달란 말이다!!" 두꺼운 나무문을 주먹과 발로 연달아 차면서 라노가 바락 외쳤다. 하지만 밖에는 아무도 없는지, 아니면 있는데도 자신의 말을 무시하 는건지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왜 가두는 거야!!" 목이 갈라질정도로 크게 외친 라노는 숨을 몰아쉬다가 이내 땅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무리 소리를 지르고 문을 차봤자 저 문이 열릴리가 없었다. "....." 자신이 조용히 하자 사방이 조용해지는것이 느껴졌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누나..." 화가 나서 잊었던 그 모습이 머리에 떠오르자 라노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것을 느꼈다. 말도.. 말도 안돼. 그게 누나라니? 2년전에 집을 나간 그 누나가 그런꼴로 돌아오다니... "거짓말..." 속삭이듯 중얼거린 라노는 이내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분명히 누나 였다. 2년전보다 키가 더 커졌지만 분명한 누나였다. 가슴에 달고 있던 펜던트... 항상 누나가 차고있던 바로그것이었다. - 난 기사가 될거야. - 언제나 검을 든채 웃어보이는 누나의 그 얼굴...그런 누나의 모습은 어린 자신에게는 언제나 자랑거리였다. 간간히 마을의 아저씨들과도 검을 겨뤄 이기는 누나의 모습은 자신에게는 우상이 었다. "어째서.." 어째서 누나가 죽어야 했지? 마을주변을 돌며 사람들을을 죽이는 녀석.. 녀석이 뭔지는 몰라도 왜 그런 녀석따위에게 그런 누나가 죽었어야 하는거지? 토끼조차 죽이지 못해 집에서 기르던 누나였 는데... - 기사가 되어 돌아올게. - 웃어보이며 말하던 누나의 얼굴... 그때는 그럴거라 믿었지만 나중에 어른들에게 들은후에 여자가 기사가 된일은 단 한번도 없다는것을 알고는 누나가 부디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빌었다. 기사따위는 못되어도 누나는 미인이고 마음씨도 좋으니까 좋은 사람한테 시집갈수 있을테니까.. 그런데 그렇게 당해버리다니.. "제기랄.." 머리를 다리사이 묻은 라노는 주먹을 불끈 쥐어 땅을 내리쳤다. 분해.. 너무 분해. 누나가 죽었는데 자신은 이런데서 나갈수도 없는 몸이라니.. 어째서 촌장님은 자신을 가둔거지? 죽는다해도 녀석의 면상에다 주먹 이라도 한번 후려 쳤으면 좋을텐데.. "후.." 잠시동안 가만히 있던 라노는 한숨을 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렇게 있는다해도 뭐가 해결되는건 아니였다. 복수... 어떻하든 누나를 죽인 그 녀석들 죽이고 말테다. ".....흠..?" 일어선채로 턱을 만지던 라노의 머리에 아까 아침에 잠깐이지만 눈에 들어왔단 소년이 떠올랐다. 촌장님의 옆에 선채로 누나의 시체를 내려다 보던 검은색의 머리를 가진 소년. "검이 있었어." 분명히 그 소년의 허리에는 굉장히 비싸보이는 검이 있었다. 장검보 다는 약간 작지만 그래도 그 나이에 쓰기엔 약간 큰 검이있었다. 겉이 그정도라면 분명 검은 명검일터. "빌려줄 터가 없지..." 한가닥 희망이 생겼던 라노는 금새 풀이 죽었다. 그정도의 검을 자신에게 빌려줄 멍청이가 세상에 어디있는가? 분명히 빌려주지 않을것이다. 그렇다고 아무나 가지고 있는 검이라면 녀석에게 통하지 않을것이다. 녀석이 뭔지는 몰라도 누나의 실력은 누가뭐래도 일류였다. 그런 누나가 진것은 분명 검때문이었다. 얼핏 봤지만 누나가 쥐고있던 검은 녹까지 슨 그런 고철덩어리였다. "무슨 상관이야.. 잠시 빌리는것분인데." 간단하게 생각한 라노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 빌린후 나중에 가져 다 주면 되는것이다. 누나의 원수를 갚는데 쓰겠다는데 그 사람도 뭐라 고 하지는 않겠지. "하여간... 여길 나가야지." 결론이 나오자 한결 마음이 가뿐해진 라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나 하나가 거대한 통나무로 되있는 창고인 만큼 주먹이나 발로는 흠집조차 낼수없었다. 하지만 이 창고는 지은지가 벌써 30년이나된것. 썩을대로 썩은 오래된집이니만큼 틈이 반드시 있을것이다. "찾았다." 잠시동안 창고안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라노가 웃어보였다. 라노가 보는 장소는 매년 행사때마다 술병을 놔두는 곳이었다. 어두운데다가 습기까지 있는 구석부분. 그런만큼 그쪽의 나무는 썩을대로 썩어서 조먹으로 몇번 치자 이내 나무가 갈라지기 시작했다. "반드시... " 나갈방법이 생기고 나간후의 일들이 결정된 라노는 있는힘껏 발로 나무를 강하게 찼다. 한번 한번 찰때마다 나무의 안쪽이 보였다. 검게변한것이 몇번만 더 차면 뚫릴듯했다. "녀석..." 거의 부서진 나무를 본 라노는 약간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잠시 심호흡을 한후 땅을 차면서 앞으로 달렸다. "죽여버릴테다!!!" 외침과 동시에 라노의 몸이 꺽이면서 라노가 달려오던 힘에다가 온몸을 반대로 꺽는 힘까지 합하며 발을 날렸다. - 파악. - 라노의 일격에 썩은 나무가 부셔져 나가며 요란한 소리를 냈고 순식간에 어두웠던 창고안으로 눈부신 빛이 뿜어져 들어왔다. 눈이 부신듯 빛을 손으로 간린 라노는 천천히 무너진 부분을 넘어서 밖으로 나왔다. "반드시 죽일테다..." 다시한번 다짐한 라노였다. -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628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3올린이:crab(곽경주)96/02/23 21:44읽음:180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23 ) == 제 1장 <첫임무> == 태양이 서서히 저물기 시작할 무렵. 마을 사람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채 활활 타오르는 화로를 집앞에다 내 놓았다. 이렇게라도 해두지않는 다면 녀석이 마을안까지 들어오고 말것이다. - 화아아. - 마른 풀과 함께 잘타는 나무등이 들어있는 화로들이 타오르며 마을은 순식간에 대 낮처럼 밝아졌다. 이로서 마을안은 안전하게 된것이다. "하아... 함." 아직도 졸려운지 반쯤은 내려온 눈으로 하품을 길게한 레아드는 잠시동안 침대에서 정신없이 하품을 하다가 이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 크진 않지만 여관의 그 이상하게 생긴 방보다는 괜찮은 방이었다. 방안에는 침대외 가구같은것이 들어 차있었다. 가정집인듯...? 그건 그렇고 한참을 잠만 잤는지 어느새 저녁이었다. 창문사이로 붉은 태양의 빛이 들어왔다. "음....?" 얼마간 사방을 돌아보던 레아드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여기가... 어디? 기억을 더듬어 보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신이 침대에 누울때가 생각나지 않았다. "뭐... 상관은 없겠지만." 머리를 긁적거린 레아드는 침대에서 내려왔다. 잠결에 몸을 뒤척거렸 는지 끈이 풀려버린 붉은 머리가 출렁거렸다. 머리에 가벼운 저항을 느낀 레아드는 뒤를 돌아보았다. 침대위로 자신의 머리카락이 사방에 퍼져있었다. "이거... 생각보다 귀찮아." 몸주위에 퍼져있는 붉은 머리카락들을 본 레아드가 가볍게 탄식을 했다. 잘라버릴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웬지 내키지가 않았다. 결국엔 한참동안 끙끙대며 머리카락을 허리에 둘러맨후 끈으로 매었다. 약간 허리부분이 둔해보였다. "이건 나중에 바크한테 제대로 해달라고 하고..." 여기가 어디인지 알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 레아드는 침대에서 일어나 문쪽으로 다가가 문을 슬며시 열었다. - 끼이익.. - 문이 바닥과 마찰되는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천천히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흐음..." 레아드가 가볍게 신음을 토해냈다. 문사이로 내민 레아드가 본것은 문 3개가 있는 복도와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었다. 그렇다면 여기 는 2층..? 아니면 저건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인가. 문에서 나온 레아드는 주위를 둘러보며 계단쪽으로 향했다. 뭐.. 조심할 필요는 없을듯 했다. 약간 벽의 색깔이 어두워 음침해 보이긴 했지만 어디선가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와 기분이 좋았다. "시원한데... 어디 창문이라도 열린건가?" 끈에 묶지 못한 몇가닥의 붉은 머리칼들이 살랑거렸다. 그게 간지러운듯 레아드는 머리를 한번 쓸어 올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복도 양편에 2개씩 총 4개의 문이 있고 한쪽에는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었다. 아무래도 계단쪽에서 바람이 불고있는듯 했다. "내려가 볼까..." 머리를 한번 긁적인 레아드가 한발을 옮기려했다. "와악!! 제기랄!!" "아악!!" 순간 바로 옆의 문이 벌컥 열렸고 그 문에 한방 맞은 레아드는 비명을 내지르며 반대편 벽에 강하게 부씌혔다. "응!? 아...앗! 레아드 괜찮아??" 문에서 나온건 얼굴이 붉어진채로 숨을 씩씩 거리며 쉬고있는 바크 였다. 레아드가 나동그라진것을 본 바크가 깜짝 놀라면서 레아드에게 다가가 부축해주었다. "으... 너어.." 머리가 부씌혔는지 머리를 감싼 레아드가 부축을 받으면서 신음소리를 냈다. "하...하하. 미안. " "너! 이 자식!" 식은땀을 흘리면서 사과하는 바크에게 레아드가 멱살을 잡으면서 달려 들었다. "죽을뻔 했잖아!! 문을 열려면 좀 조심스럽게 열란말야!" "미안.. 미안하다고.." 멱살을 잡힌채 바크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좀 화가 풀린 레아드는 잡고 있던 바크의 옷을 놔주면서 물었다. "하여간 뭐가 그리 급해서 사람 죽일듯이 나온거야?" "아.. 참." 바크가 그제서야 잊은것이 생각났다는듯이 레아드에게 물었다. "너 내 검 못봤냐? 바크의 물음에 레아드가 잠시동안 의아한 얼굴로 바크를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못봤는데... 없어졌어?" "응.."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레아드의 얼굴이 싸늘하게 변하면서 주먹으로 있는 힘껏 바크의 뒷통수를 후려쳤다. 고개가 꺽이면서 비명을 지른 바크. "크으... 이.. 왜 그러는 거얏!" 아픈 머리를 감싼채 고개를 든 바크가 바락외쳤다. 하지만 그 외침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바크가 올려다 본 레아드는 더욱더 싸늘해진 얼굴 로 자신을 노려보고있었다. 레아드가 얼굴만큼이나 싸늘(^^)하게 말했다. "검사란 녀석이 검을 잊어버려? 그러고도 검사라 할수 있겠어?" "그.. 그건.." 바크의 얼굴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이내 얼굴을 붉히면서 외쳤다. "잠을 깨고나니 없어졌단 말이야! 잠든사이에 가져간걸 나보고 어떻하란 소리야?" "호오.. 큰소리는." 레아드가 어깨를 한번 들썩 거리며 빈정거렸다. 순간 바크의 이마에 하나의 힘줄이 돋아났다. "이녀석이!" 빈정거리는 레아드의 양쪽볼을 두손으로 콱 잡은 바크.. 볼을 마구 주물렀다. "아.. 야아! 뭐하는거..어어..야!" 볼을 쭈욱쭈욱 당기자 레아드가 비명과 함께 바락 외쳤지만 바크는 신나게 볼을 마구 당기기만 할뿐이었다. 레아드의 얼굴이 기이하게 변해갔다. "너엇!" 당하기만 하던 레아드가 바락 소리치면서 오른손 주먹을 쥐어 바크의 배를 한방 강하게 쳤다. 욱 하는 소리와 함께 볼을 쥐고 있던 바크가 허리를 굽혔다. 덕분에 바크의 손에서 풀려나온 레아드. "아직. 아직이야~" 얼얼한 볼을 만지던 레아드가 팔을 위로 들어 허리를 굽힌 바크의 등을 팔꿈치로 찍어버렸다. 덕분에 무방비 상태로 한방 먹은 바크는 비명한번 지르지 못한채 마루에 쓰러졌다. "아하하. 나에게 덤비면 그런꼴이라고." 한바탕 크게 웃어보인 레아드가 바크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하지만 그게 실수였다. 가만히 있던 바크가 고개를 쳐들어 레아드를 노려 보았다. "하앗~!" 순간 바크가 다가오던 레아드의 발목을 잡으면서 확 당겨버렸다. 동시에 레아드는 다시한번 비명을 지르면서 엉덩이를 땅에 부딪히며 넘어졌다. "이.. 이녀석이." "하하. 까불더니 꼴 좋구나." 아픈듯이 얼굴을 찌푸린 레아드가 벌떡일어나면서 주먹을 쥐어보였다. "해볼테야?" 마찬가지로 주먹을 쥐어보인 바크가 씨익 웃어보였다. 그때였다. "뭐.. 뭐야!! 라노가 없어졌다니!?" 둘이 으르렁대며 싸우려할때 계단쪽에서 큰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고개를 계단쪽으로 돌린 바크와 레아드. "저 목소리는.. 촌장같은데. 여기 촌장의 집이야?" 레아드가 묻자 바크가 쥐었던 주먹을 풀면서 머리를 한번 쓸어 넘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하오로씨의 집이야." "음.. 그래? 하여간 내려가 보자." 레아드의 말에 바크가 알았다는듯 고개를 끄덕인후 계단쪽으로 다가가 한걸음씩 계단을 내려갔다. 그때 또다시 촌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아이가 무슨 힘이 있다고 거기서 나온건가?" 촌장의 물음에 대답한것은 레아드와 바크가 모르는 사나이의 목소리 였다. "그.. 그것이 집이 오래된거라 썩었었나 봅니다. 라노는 그 부분으로빠져나간듯합니다." "하여간 빨리 라노를 찾게나. 그 아이 지금 상태로 무슨짓을 저지를지모르니까 말일세." 촌장이 불안한듯 말했다. 동시에 계단을 내려오던 레아드와 바크가 멈칫했다. "호.. 혹시 라노라는 아이가 그 아침에 울던 그애 아냐?" 레아드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던 바크에게 불안하다는듯이 물었다. "그런것 같은데..." 바크가 대답했고 동시에 둘의 입에서 외침이 터져나왔다. "그럼 검은 그애가!?" 검을 훔쳐서 복수하러 갔다는건가...? 둘의 머리에 그런생각이 떠오르자 바크가 몸을 날려 계단을 한번에 뛰어내렸다. "바.. 바크?" 계단 아래.. 1층에서 말하던 촌장과 사나이는 바크의 갑작스런 출현에 놀란듯 그를 바라보았고 바크는 순식간에 문을 박차고 밖으로 달려나갔다. "저 멍청이! 아무것도 안가지고 가면 어떻해!" 계단에서 황당하게 뛰쳐나간 바크를 보던 레아드가 얼굴을 붉히며 외쳤지만 이미 나가버린 바크에게 들릴리가 없었다. "검은 가져가야 할거 아냐. 검은!!" 급하게 윗층으로 뛰어올라간 레아드는 자신의 방으로 뛰어들어가 검을 끄내들고 냅다 달려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잠시 나갔다 올게요~!" 바크에 이어 레아드가 뛰쳐 나가자 촌장이 뭐라 말하려는 순간 레아드가 외치면서 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갔다. 레아드가 재쳐 놓은 문의 사이로 이미 어둑어둑해진 하늘이 보였다. "도.. 도대체.." 당황한듯이 멍한눈으로 아직도 덜컹거리며 흔들리는 문을 바라보던 촌장이 중얼거렸다. "무슨일이람...?" -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65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4올린이:woord (한승민)96/03/01 15:34읽음:182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24 ) == 제 1장 <첫임무> == 마을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으로 인해 하늘의 별이 희미하게 빛나는 밤. 숲속은 마치 죽은듯 조용하기만 했다. 그런 침묵의 숲속으로 하나의 빛이 이리저리 움직이는것이 보였다. "언제 나올거야?" 얼굴을 찡그린 라노는 주위를 돌아보며 횃불을 비추어 보았다. 하지만 보이는것은 나무뿐. 움직이는것은 자신과 타오르는 횃불뿐이었다. 이미 숲속에 들어온지 꽤 오래되었는데, 토끼한마리 만나지 못했었다. 하지만 그 점이 더 불안했다. 아무것도 없다. 그 많던 토끼들이 다 사라져버린걸까? "나와라.. 나와." 불안한듯이 허리춤에 차고있는 검을 한번 쓰다듬은 라노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싸늘한 검의 감촉이 느껴지자 그래도 약간 안심이 갔다. 역시 예상대로 상당히 좋은 검이었다. 무게도 적당하고 다루기도 상당히 편했다. "그녀석 부자인가 보지? 그 나이에 이런 좋은 검을 가지고 다니다니... 쳇.. 불공평해." 누나의 실력은 최고였는데... 만일 누나가 이런 검. 아니 이 검의 반정도 만 되는 검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그렇게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 녀석은 실력도 없어 보이면서 이런 검을 가지고 다니다니.. 라노의 얼굴에 불만스런 빛이 떠올랐다. "어... 엇?" 라노가 들고있던 횃불이 갑자기 화르륵 하는 소리를 내면서 꺼져버렸다. 순식간에 사방이 어두워지자 발을 잘못 딛어 넘어질뻔한 라노는 급히 손을 뻗어 나무를 잡아 몸을 가누었다. "꺼져버리다니.. 그럴리가? 불을 붙인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불을 붙인지 별로 오래되지도 않았는데 꺼져버리다니.. 그렇다고 바람이 분것도 아니였다. 거기다가 횃불은 자신이 직접만든만큼 그리 쉽게 꺼질리가 없을텐데.. '녀석...인가?'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후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자 라노는 조심스럽게 평평한곳으로 발을 옮겼다. 녀석이다.. 분명 녀석이 근처에 있을것 이다. 불을 꺼버리다니... 마술을 할줄 아는 녀석인가? "흠.." 제법 낮은 지대에 내려온 라노는 조심스럽게 허리춤에 껴놓은 검을 뽑아들었다. 어렸을때부터 누나를 따라 검을 익힌바라 그리 떨어지는 실력은 아니였지만, 과연 누나도 이긴 녀석을 내가 이길수 있을까? 심장이 점점 빠르게 뛰것이 느껴졌다. 자신이 유리하도록 평평한 지대로 내려오기는 했지만, 녀석은 모습이 보이질 않으니.. 어쩌면 기습적으로 공격해 올지도 모른다. "하아.." 어느새 이마에서 땀이 흐리기 시작했다. 밤이라서 공기가 차거웠지만, 라노의 몸은 이미 긴장감으로 확확 달아올라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를 정도였다. 숲은 조용했지만, 라노의 귀에는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모닥불이 타는듯한.. 그런 소리. "아.. 아니.. ?" 정말 들린다? 라노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으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환청이 아냐!? 정말로 귀에 타닥 거리며 모닥불이 타는듯한 소리 가 들려왔다. 거기다가 공기중에도 희미하게 타는 냄새가 났다. "와... 와앗!" 주위를 둘러보던 라노가 자신이 들고있던 횃불을 보는 순간 기겁을 하면서 횃불을 땅에다 내 던져 버렸다. 꺼져 있던줄 알았던 불이 어느새 다시 붙어 타고있었던 것이다. 비록 조금한 불씨였지만... "하아..하아... 제기! 놀랐잖아!"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은 라노가 한숨을 쉬었다. 정말로 한순간 정신이 나갈정도로 놀랐었다. "후.." 길게 숨을 내뿜은 라노는 가볍게 웃어보이며 횃불을 다시 집으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라노의 몸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불씨... 그 조금한 불씨가 아직도 남아있는것이다. 어둠속에서 빛나는 조금한 불씨는 마치 살아있기라도 하는듯 꺼지지도 않은채 일렁거렸다. "서... 설마?" 라노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불씨가 점점 커져가면서 하나의 형상을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라노는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을 치면서 침을 삼켰다. 불씨는 순식간에 횃불 전채를 뒤덮으며 더 커지기 시작했다. "아.. 아아.." 녀석이다. 누나를 죽인 그 녀석이 틀림없어... 하지만 정작 라노는 녀석을 바로 앞에두고 단 한발자국도 움직일수 없었다. 공포... 점점 커져가는 불꽃에 대한 공포심에 라노는 복수조차 잊고있었다. 불꽃의 크기가 라노의 2배정도로 커져갔다. - 로로로~!!! - 그리고 불꽃이 마치 짐승의 울음소리같은것을 내면서 라노에게 덮쳐들었다. -------------------------------------------------------------- "하아.. 하아.." 상당히 가파른 산길이었지만, 바크는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은채 전력질주로 어두운 숲속 한가운데서 빛나는 조금한 횃불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지만, 산길인지라 달리는것이 더뎠다. "제기.. 꼬마자식. 잡히면 죽도록 패주마.." 레아드에게 맞은것과 검사로서 검을 잃어버린것이 화가 났던지 바크는 악에 받친듯 가파른 산길을 주저없이 달렸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꼬마가 무사했으면 했다. 거기다 이유는 모르지만, 아까부터 횃불이 한곳에서만 머물러 있었다. 정체는 모르지만 녀석을 만난걸까? "엇...?" 달리던 바크가 의아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거의 근처까지 다가갔을때 난데없이 횃불이 꺼져버린것이다. 달리던중 갑자기 목표점을 잃은 바크는 숨을 몰아쉬면서 그 자리에 멈춰섰다. 이런 어두운 곳에서 목표점도 없이 무작정 달리다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버릴 위험이 있기때문이었다. "하아.." 바크는 잠시 그 자리에 선채로 숨을 몰아쉬면서 횃불이 다시 켜지 기를 기다렸다. 횃불이 그리 쉽게 꺼질리는 없을텐데 갑자기 꺼져 버리다니... 땅에 떨어뜨린것일까? 하지만 땅에 떨어졌다고 해서 횃불이 꺼질린 없을것이다. "나왔어." 잠시동안 기다리던 바크가 이내 다시 나타난 횃불을 보고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횃불이 다시 켜졌다는건 녀석이 무사하다는 소리 겠지? 다행이다는듯 바크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응..?" 하지만 이내 바크는 그 횃불이 이상하다는것을 알수 있었다. 횃불이 땅에 떨어진체로 빛나고 있던것이다. 거기다가 그 밝기가 보통 횃불과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밝았다. 횃불과의 거리는 나무 몇십개를 사이에 둔정도로 가까웠다. 불안해진 바크가 여지건의 속도보다 더 속력을 내서 달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횃불이 있는곳에 갈수 있었다. 그리고 시아를 가로막고 있던 마지막 나무를 돌아서 평평한 떵을 밟았을때 바크의 눈에 들어온것은 그야말로 놀라운 광경이었다. 엄청나게 거대한 불꽃이 빠르속도로 아이를 덮치는 그런것이었다. "피해!!" 이것저것 볼 겨름 없이 바크는 그대로 몸을 날려 손으로 아이를 치듯이 밀어버렸다. 아이는 자신의 손에 맞고는 그대로 뒤로 자빠졌고 그뒤를 이어 자신의 머리 바로위로 불꽃이 지나가면서 화끈화끈하는 느낌이 들었다. "크앗." 몸을 두어번 굴린 바크는 그대로 발로 땅을 차면서 벌떡 일어 났다. 불꽃은 자신의 머리를 지나 약간 먼곳에 떨어졌다. - 파아앙! - 불꽃이 땅에 충돌하는 순간 사방으로 흙과 돌이 튀면서 그 자리에 커다란 구멍이 생겨났다. 거기다가 땅에 떨어진 불꽃은 사그라지기는 커녕 더 커져갔다. "제기.. 이게 뭐야?" 마치 살아있기라도 한듯한 불꽃의 모습에 바크가 기가 찬듯이 황당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저게 그 문제의 녀석인가? 사람이 아닌 저런 괴물을 자신과 레아드보고 처리하라고 호란씨가 말한건가? - 로로!! - 순간 다시한번 불꽃이 하늘로 치솟으면서 새롭게 나타난 바크에게 덤벼들었다. 하지만 속도가 느린지라 바크는 재빠르게 불꽃을 피해냈다. - 콰앙! - 다시한번 폭발음이 들려왔고 땅에 커다란 구멍이 생겨났다. 저런걸 한번 맞으면 재도 않 남을듯 했다. '이대로는...' 땅에 부씌힌후 잠시 모습이 흐트러진 불꽃이 다시 모습을 정리하는 동안 바크는 고개를 돌려 아이를 쳐다보았다. 아까전 자신이 밀친 후 넘어진채로 일어날생각도 없는지 땅에 주저 앉은채 타오르는 불꽃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이의 한 손에는 자신이 아끼고 아끼는 검이 들려있었다. 바크의 이마에 일자로 길게 힘줄이 돋아났다. '쳇. 검을 가져가고 싶어도 아이와의 거리가 멀어.. 거기다가 저기까지가다가 녀석이 덮치면 꼬마가 위험해 지잖아.' 그래도 생각해줄건 다 생각해주는 바크는 이내 고개를 들어 불꽃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불꽃은 다시 거대화 해진채 기세등등. 덤벼들듯 보였다. "자아~ 와라." 적당히 피하면서 아이쪽으로 간후 검을 든다. 그게 바크의 작전이었다. - 로로로! - 바크가 손을 내밀어 손짓하는순간 불꽃이 그 거대한 몸을 공중으로 띄우면서 바크에게 덮쳐들었다. -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66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5올린이:노는애(양진욱)96/03/12 19:46읽음:1803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25 ) == 제 1장 <첫임무> == "우... 우와앗~!" 미친듯이 돌격해오는 불덩어리를 다시한번 피해낸 바크가 비명을 질렀다. 갑자기 녀석이 빨라지면서 앞가슴의 얇은 철제갑옷을 긁듯이 스쳐 지나 간것이다. 화끈한 느낌이 들면서 쓰라린듯한 고통이 느껴지자 바크는 황급히 뒤로 물러나면서 손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갑옷이 달아올라 뜨거운것이 느껴졌다. - 파앙~! - 땅에 깊숙한 구덩이가 파졌고 녀석은 잠시도 멈추지 않은채 다시한번 공중으로 떠서 바크에게 덤벼들었다. 빠른대다가 쉬지도 않고 공격하는 녀석때문에 바크의 체력은 순식간에 바닥나버렸다. 간신히 불덩이를 피한 바크. 불덩이의 열기때문인지 아니면 힘들어서인지 바크의 이마에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바크는 흘러내리는 땀으로 인해 젖은 머리카락을 거칠게 위로 쓸어올렸다. 제기랄.. 힘들어. 거기다가 자신은 변변한 공격한번 못하니 미칠노릇 이었다. - 로로~! - 채 숨한번 들이 마쉬기도 전에 불꽃이 다시 달려들었다. 처음과는 비교도 안되는 빠르기였다. "우앗~!" 갑작스런 불꽃의 공격에 바크가 얼떨결에 뒤로 물러나다가 다리가 엉겨 그대로 땅에 넘어지고 말았다. - 화아악!! - 불꽃이 머리 바로 위로 스쳐지나가는것을 느낀 바크는 황급히 고개를 숙여 불길을 피했다. 덕분에 머리의 끝부분이 약간 타들어간것뿐, 불꽃을 피해 낼수 있었다. - 로오오~!! - 바크의 머리위를 지나간 불꽃이 이상한 소리와 함께 놀랍게도 공중에서 방향을 거의 반대로 바꾸면서 넘어진채 일어나지도 못한 바크에게 날라왔다. "이런!!" 채 일어나지도 못한 바크의 몸을 단번에 재로 만들어 버리려는듯이 불꽃은 맹렬한 기세로 바크를 덮쳤다. 바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팔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 로로! - 단번에 바크를 삼켜버리려는듯이 불꽃이 옆으로 퍼지면서 바크에게 덮쳐 왔다. 순식간에 바크의 시아에는 불꽃 이외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버렸다. "와악~!!" "하아앗~!!!" 비명과 힘찬 기합이 교차하면서 불꽃이 바크를 삼키려는 순간 바크의 뒤에서 붉은색의 빛이 반짝이면서 그대로 바크의 머리위를 지나 불꽃을 향해 날라갔다. - 펑! - 커다란 폭음. 빛은 단번에 불꽃을 두동가리로 만들어내면서 반대편 나무에 강하게 꽃혔다. "바크~! 괜찮아?" 갑작스런 사태에 멍해하는 바크에게 숲속에서 허리까지 올라오는 풀들을 해치고 나타난 레아드가 물었다. 꽤나 달려왔는지 얼굴이 땀투성이였다. "아.. 그래. 괜찮아." 놀란듯 아직도 눈이 커진 바크는 잠시동안 나무에 꽃힌채 떨리는 검을 바라보았다. 레아드가 검을 조금만 늦게 던졌더라면 아마 자신은 재가 되버렸을것이다. "그래? 하아~ 그래도 다행이다. 늦는줄 알았어." 흐르는 땀을 소매로 흠친 레아드는 고개를 돌려 두동가리가 난채 공중으로 천천히 흩어지는 불꽃을 바라보았다. - 로아아~~! - 두 조각으로 잘라진 불꽃은 마치 몸을 뒤트는듯 공중에서 일렁거리다가 점점 작아지더니 이내 사라지고 말았다. 두 소년과 아이는 그런 불꽃의 최후를 말없이 지켜보았다. 불꽃이 사라진후 잠시간의 침묵이 흘렀다. "저거... 죽인거야?" 침묵을 깬 레아드의 물음에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그럴거야." 바크의 대답에 레아드가 신음소리를 냈다. 이렇게 간단히 일이 처리가 되다니... 약간은 어이가 없었다. 도착한지 하루만이었다. "하기야.. 하급일 이랬으니까.쉬운거지." 피식 웃어보인 레아드가 가볍게 어깨를 들썩였다. 순간 바크의 얼굴이 확하면서 달아오르더니 이내 한손으로 레아드의 뺨을 잡고는 확 땡겼다. "뭐..뭐하는거야!!" "뭐가 쉬운거야? 뭐가!! 난 하마터면 죽을뻔했다구!" 영문도 모르는채 바크에게 뺨을 잡힌 레아드의 얼굴이 바크의 말에 싸늘하게 변해갔다. 서늘한 레아드의 시선을 느낀 바크가 찔끔하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뺨에서 손을 놨다. "이~~ 바보얏!" 순간 레아드가 뒷걸음 치던 바크의 멱살을 쥐더니 단숨의 자신의 얼굴 바로 앞까지 바크를 끌어 당겼다. "누가 너보고 검도 잊은채 가버리랬어? 지금 누가 누구한테 화를 내야하는건데!! 너가 왜 난리를 치는거냔 말이야!" "아..." "이제 기억 난거냐? 화를 내야할쪽은 바로 나라구!" 있는 힘껏 외친 레아드가 한숨을 크게 들이 마쉬면서 바크의 멱살을 놔주었다. 풀려난 바크는 그새 뭐라 외치려다가 이내 그만두었다. 확실히 검을 잊은채 달려간 자신이 바보였다. 하다 못해 단검이라도 가져갔다면, 이렇게 당하지는 않았을것을... "하여간.." 화를 내서인지 얼굴이 붉어진 레아드가 헛기침을 하면서 말을 꺼냈다. "어쨌든 마을로 돌아가자. 그 불꽃괴물이 없어진것도 사람들에게알려주고... 저 꼬마도 데려다 줘야지." "꼬마... 꼬마?" 레아드의 질타에 잠시동안 조용히 있던 바크가 '꼬마'란 말에 정신이 든듯 고개를 돌려 한쪽에서 멍하니 불꽃이 사라Ф던 자리를 보고있는 아이를 쳐다보았다. 아니 확실히 말하자면 그 아이가 쥐고있는 자신 의 검이었다. "저 꼬마녀석..." 잊고있었던 분노가 다시금 바크의 마음속에서 불타올랐다. 레아드에게 혼난것.. 죽을뻔 한것등등의 일들이 생각나자 바크의 이마에 핏줄이 돋아났다. 정말로 저렇게 무책임하게 행동하는 녀석은 살다살다 처음 봤다. 아무리 어리다 해도 자신이 검을 들고 나가서 뭘 어쪄려고 한 거지? "참. 내검~" 그때서야 생각이 났는지, 레아드가 급히 나무쪽으로 달려가 꽃혀있던 검을 뽑아 들었다. 자신의 키보다 약간 더 큰 검... 항상 천으로 쌓은채 꺼내지 않았던 검이었다. "그거 가지고 산을 올라온거야?" 그때서야 레아드가 그 긴검을 가져왔다는것을 알아챈 바크가 황당하 다는듯이 말했다. 그냥 맨 몸으로도 올라오기 힘든 이 산을 저런걸 가지고 올라왔다면... 맨처음 봤을때 그 땀들이 왜 생겼는지 이해가 갔다. 바크의 질문에 레아드가 피식 웃어보이며 대답했다. "그래도.. 뭐 편하잖아. 사람이 없어서.. 사람이 있는곳에서는 들고다니지도 못한다구. 아무리 천으로 둘둘 감았다고는 하지만, 역시들고다니기엔...." "들고다니기엔..?" 되물음에 레아드가 머리를 긁적이다가 이내 대답했다. "창피하다구. 내가 뭐 얼굴에 철판이라도 깐 사람인줄 알아?" 레아드가 당연하다는듯이 말하자 바크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의아하 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으~래? 난 너가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있는줄 알았는데..." "뭐.. 뭐얏!?" 얼굴을 붉히며 바락 외친 레아드에게 바크가 씨익 웃어보이며 대답 했다. "뭐~ 그렇잖아." 그 얼굴에 난 남자예요~ 라고 하고 다니는게 더 창피하겠다... 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 대충 레아드의 질문을 넘어간 바크는 발을 옮겨 아이쪽으로 다가갔다. "하~ 눈을 뜬채로 기절한거야..?" 축 늘어진 아이의 몸을 본 바크가 기가 차다는듯이 한숨을 쉬었다. 이런 꼴로 잘도 복수를 꿈꾼거야? "하여간 돌아가서 보자." 아이의 손에 들려있는 검을 집어든 바크가 다른쪽 손으로 아이의 팔을 잡은후 힘껏 당겼다. "합~!" 단번에 아이의 몸을 든 바크는 그대로 아이의 몸을 어깨에다가 걸쳤다. 보기보다는 상당히 무거웠다. '이녀석 제법인데? 몸이 근육이잖아.' 이제 겨우 12살정도일까? 하지만 나이에 맞지않게 탄탄한 몸이었다. 이런경우의 일들은 바크도 잘 알고 있었다. 자신과 레아드도 이 나이때 이랬었으니까.. 죽을둥 말둥 검술을 하지 않는다면 이런몸이 만들어지기는 힘들었다. "자~ 내가 앞장설테니까 따라오라구." 레아드가 길게 숨을 들이 마셨다가 내 뱉으면서 발을 옮겼다. 길을 찾는건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마을쪽에서 타오르는 화로들을 보고 그쪽으로 쭉 가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 '하여간 이녀석은 혼좀 단단히 내야겠어' 레아드의 뒤를 따라가면서 바크는 그렇게 다짐했다. 이런 나이에 그렇게 무모한 행동을 하게된다면 잘못하면 오늘처럼 죽을수도 있을것이다... "에구야.. 한 밤중에 이게 웬 고생이냐." 올라오는것보다는 편한 내리막길을 검을 휘두르면서 내려가던 레아드가 한숨을 내쉬었다. 아침은 아직도 멀었고 커다란 보름달은 둘의 위에서 사방을 밝혀주고 있었다. -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673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6올린이:노는애(양진욱)96/03/14 18:02읽음:178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26. ) == 제 1장 <첫임무> == - 로오로!!! - 한바탕의 격전이 있은후 조용해진 숲속에서 한순감 엄청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는 단번에 산 전체를 뒤덮으며 그 주변으로 울려퍼져 나갔다. - 크으.. 크으.. - 그는 지금 상당히 화가 나 있었다. 감히... 감히 미개한 것들이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힌것이다. 지금 그의 몸중 일부분이 벗겨져 나가 속살이 다 보일정도였다. - 로오.. - 이런적은 처음이었다. 많은 인간들의 앞에 나타났었지만, 감히 자신의 몸에 칼질을 해대다니... 물론 상처가 난것이 검에 맞은것 때문은 아니였다. 자신의 분신.. 산 주변에 만들어 놓은 분신중에 한마리가 당한것이다. 그때문에 그 분신을 만들려고 쓴 몸의 일부분이 사라져 버린것이고... - 로... - 그는 고개를 돌려 그 번뜩이는 붉은 눈으로 마을을 지켜보았다. 마을 은 화로로 인해서 상당히 밝았다. 멍청한 인간들... 그까짓 불때문 에 자신이 마을 안으로 못들어 가는줄 아는건가? - .... - 그는 생각했다. 이대로 끝낼수는 없다. 인간들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말리라.. 다시는 자신에게 대항하지 못하도록 단단히 혼을 내주겠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 콰아아~~!! - 그의 몸 주위를 돌고있던 불꽃들이 갑자기 거세게 커져갔다. 그리고는 곧 그의 몸과 동화하듯 불과 몸은 섞여갔고 이내 그 두개의 구분이 안갈정도로 둘은 완벽하게 일치되었다. 언뜻 보면 하나의 형채를 가진 불이었고 다르게 본다면 불에 타오르는 하나의 물질이었다. - 라아아!!! - 불꽃이 된 그는 단숨에 숲의 길을 타고 마을쪽으로 달려갔다. 어리 석은 인간들이여.. 이번에야 말로 다시는 자신을 거역하지 못하게 하리라. 불꽃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마을쪽으로 빠르게 다가갔다. - .... - 아침이 멀지 않은 시간.. 이제 곧 태양이 떠오를 시간이었다. ----------------------------------------------------------------- - 짝! - 날카로운 음과 함께 한 소년의 고개가 꺽이면서 단말마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런 아이의 앞으로 팔을 옆으로 뻗어낸 바크가 무섭 도록 눈을 치켜든채 서있었다. "멍청이! 너가 가면 뭐가 어떻게 해결되기라도 했을것 같아?" 바크의 호통에 아이는 점점 붉어지는 뺨을 한손으로 어루만지면서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바크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더 열을 냈다. "내가 만일 조금만 늦게 갔더라면 어쩔뻔 했어? 그대로 죽었을것아냐?" "...." "듣고 있는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 내가 늦었다면 넌 이미재가 되있을거라고!!" "그.. 그만 해도 라노는 충분히 알아 들었을텐데..." 잔뜩 화를 내는 바크의 박력에 질렸는지 촌장인 하오로는 조심스럽게 말을 했다. 아이에게 너무 화를 내는듯 하지만 무엇보다도 라노를 살려주었고 거기다가 마을의 사람들을 해치는 그 괴물인지 뭔지를 없애준 사람들이니.. 뭐라 할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맞아. 바크 좀 심한것 같다." 곁에서 지켜보던 레아드가 촌장이 나서자 따라 나서며 말했다. "뭐가 심해? 죽는것보다는 훨씬 나은거야." 한번 레아드를 째려본 바크는 그대로 고개를 휙 돌리면서 다시 라노에게 따지려는듯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그때 레아드가 피식 웃어보이며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너 혹시 나한테 혼난것때문에 열받아서 괜히 애한테 열내는거아냐? 뭐~ 화났으면 나한테 따지라구. 괜히 애한테 큰소리 치지말고.." "아.. 아╋! 누가 그런것 때문에 화내는줄 알아!? 난 이렇게 무책임하게 나서는.. 웁!" 바크가 뭐라 외치려는 순간 레아드가 그대로 한발자국 앞으로 나서면서 손을 내밀어 바크의 입을 탁 막아버렸다. 그리고는 씨익 웃어보이면서 말했다. "그럼 끝난거네. 너도 잘한거는 없으니까 애를 혼낼 자격은 없어. 검사 주제에 검을 잊어버리고 거기다가 무책임하게 혼자서 뛰어나갔으니까." "이.... 너까지..." 촌장에다가 레아드까지 합세해 봐주라고 말하자 바크는 이를 갈았다. 하지만 이내 어쩔도리가 없다는것을 깨닷고는 어깨를 한번 들썩인후 아이를 째려보다가 한숨섞인 소리를 했다. "그래그래.. 그만두자. 너 붙잡고 혼내봤자, 내 손해니까... 그만두자!" 한번 크게 외친후 의자에 거칠게 앉은 바크는 팔장을 낀채 다 보기 싫다는듯 눈을 감아 버렸다. "으이그.. 성격하고는.." 그런 바크의 행동에 레아드는 화가 나는듯 얼굴을 붉히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촌장을 바라보았다. "저 녀석은 원래 저러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그나저나.. 저희가말씀드렸던 그 괴물말인데요.. 어디 짐작가는데라도 있나요?" "글쎄... 내가 알기로는 그런 불꽃괴물은 처음듣는것 같은데. 비슷한 전설이 있긴 하지만, 그건 아닐테고..." "전설이요?" 촌장의 말에 레아드가 되물었다. "그래. 옛부터 저 산에 전해지는 전설이지." 고개를 끄덕인 촌장이 창밖으로 보이는 그리 크진 않지만 작지도 않은 산을 가르키면서 자세하게 말해주었다. "예전에.. 아니 옛날이라고 해야겠지. 모든물질에 정령이라는것이깃들어 있을때였으니까.. 한마디로 대마왕같은것이 있던 시절에저 산에 한마리의 사라만다가 온적이 있었네." "사라만다라면...?" "불의 정령이라네. 불이 있는곳이면 아무곳에서나 나타나는 불꽃이라고 생각하면 되네. 듣기로는 보통 도마뱀모양을 하고 있다고들었네." "도마뱀이라.." 자기가 죽였던 그 불꽃을 잠시 머리에 떠올린 레아드는 고개를 저었다. 그 녀석은 아무리 짜맞춰도 도마뱀 모양은 아니였다. 단순히 둥그런 불꽃 모양이었다. "그 사라만다는 저 산에 들어갔다가 예전부터 산에 모시고 있던신성한 불을 먹었지." "불이... 라면? 뭐죠?" "나도 자세한건 모른다네. 단지 재앙을 막아준다는 푸른 불이라고들었어.. 하여간 사라만다는 그 불을 먹은후 엄청나게 강해졌다고하네. 그것뿐이라면 괜찮았을텐데, 본성이 착한 정령은 그 불꽃때문인지 성격이 변해서 미쳐버렸다고 하더군. 가끔 마을에 내려와서 사람도 죽이고... 불도 질렀다고 한다네." "그래요? 그럼 지금 상황과 비슷한데요.." 레아드가 턱을 쓰다듬으며 말하자 촌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맨처음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네. 하지만, 자네들이 말해준 그 괴물은생김새가 달랐고.. 무엇보다도 색깔이 붉은색이라서.. " 촌장이 중얼거리듯 끝말을 흐렸다. 그때 바크가 눈을 뜨면서 의자 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래~ 녀석은 푸른색이 아니라 붉은 색이었어. 전설은 단지 전설이라구. 하여간 녀석을 처리했으니까. 녀석도 별볼일 없는 녀석이었어." 바크의 말에 촌장과 레아드는 입을 다물었다. 무리하게 전설을 지금의 상황에 껴 맞출 필요는 없는것이다. 확실히 녀석은 죽었 으니까.. 바크의 말이 정확했다. "녀석이... 아냐." 입을 다문체 바크를 바라보던 레아드와 촌장. 그리고 바크는 조용 하게 서있던 아이가 갑자기 중얼거리듯 말을하자 고개를 돌려 아이 를 바라보았다. "그런 녀석따위에게 누나가 죽었을 리가 없어." 고개를 쳐든 아이는 무척 화가난듯이 레아드를 쏘아보았다. 저런 녀석이 한방에 죽일정도로 약한녀석이었는데... 그런 녀석에게 누가가 죽을리가 없어! "하지만 분명히 네 누나는 그 녀석에게 죽었어. 거기다가 너도그 녀석에게 죽을뻔 했고..." 라노가 마음속으로 강하게 부정을 할때 바크가 빈정거리듯 말했다. 순간 라노가 바크를 보면서 바락 외쳤다. "아냐!!! 너희가 죽인 그놈은 누나를 죽인 녀석이 아냐!!" "뭐야..?" '너희'라는 말에 바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좋오~~아! 그럼 따지고 보자. 그럼 다른 녀석이라도 있다는 거냐? 네 말대로 따지자면 저 산에 괴물이 몇마리라도 되는 거야? 그리고또하나. 네 누나의 실력이 그렇게 좋다고 생각하는 거냐? 애초에여자가 검을 잡는게 말이 안되. 여자란 말이지.." "시끄러워!! 참고있는게 터진듯이 말하던 바크에게 라노가 집이 떠나갈듯이 크게 외쳤다. 한순간 신난듯이 말하던 바크가 말을 멈췄다. 바크가 말을 멈추자 잠시동안 4명의 사이에는 침묵이 흘렀고, 그 침묵을 깬것은 씩씩 거리면서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듯한 눈을 하고있는 라노였다. "너.. 너가 뭘알아?" "...." "너따위가 뭘 아냔 말이야!! 누나에 대해 너가 뭘 알아!! 너같은 녀석이우리 누나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알고있어?? 넌 손에서 피가 나도록검을 휘둘러 본적이나 있어!? 비가오던 눈이오던 산에 올라가서 검을익힌적이 있냔 말이야! 너같이 편하게 검을 익힌 녀석들이 뭘 안다고누나에 대해서 떠드는거야!!!" "뭐 뭐야!! 이 바보녀석이!" 아무것도 모르고 떠드는 라노의 말이 황당하게 들렸던지, 바크가 앞으로 나서서 아이의 멱살을 잡으려 했다. 하지만 바크가 한발자국을 앞으로 내딛는순간 촌장의 집 바로 옆에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 - 콰아앙!!! - 멱살을 쥐려 했던 바크와 그걸 말리려 했던 레아드와 촌장... 그리고 라노의 몸이 한순간 허공에 뜨면서 각자 다른곳에 떨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것을 이어 몇번의 폭발이 마을 각지에서 일어났다. - 콰콰쾅... - 마을 전체에 불기둥이 치솟았고 마을사람들중 일부가 밖으로 뛰어 나오면서 비명을 질러댔다. 엄청난 폭음.. 그리고 화염지옥을 방불 케 하는 주변의 모습은 이런 사태를 처음 격는 사람들을 단숨에 반 미치광이로 만들어 버렸다. "카앗!" 테이블 위에 떨어진 바크가 기합을 지르면서 그대로 팔로 땅을 쳐서 단숨에 일어났다. "이.. 이건.." 일어선 바크가 창문밖으로 본것은 엄청난 광경이었다. 순식간에 마을의 일부분이 폭발로 터져버렸고 사람들은 밖으로 나와 비명 만을 지를뿐이었다. 실로 순식간의 일이었다. "저건...." 황당하다는 눈으로 밖을 쳐다보던 바크의 눈에 숲속에서 반짝거리는 무엇인가가 보였다. 순간 바크가 땅에 떨어진 검을 거의 낚어채듯이 쥔후 망가진 문대신 창을 깨면서 밖으로 뛰어 나갔다. "크으.. 어.. 어라.. 야! 바크!!" 그때서야 정신이 든 레아드가 창을 깨고 달려가는 바크의 뒷모습을 보고는 급히 외쳤지만 이미 바크는 달려나간 후였다. "흐아! 이자식 또 난리야!!" 열 받을대로 받은 레아드는 벽에 기대놓은 검을 쥐고는 바크를 따라서 창문을 통해 밖으로 달려나갔다. "이 바보야!!! 거기 서란 말이야!!" -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68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7올린이:노는애(양진욱)96/03/17 16:22읽음:179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27 ) == 제 1장 <첫임무> == 활활 타오르는 마을을 뒤로하고 바크는 숲속을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어릴적부터 산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산을 뛰어다니는것은 이미 익숙 해 질대로 익숙해져 있었다. 하지만 녀석은 정말이지 빨랐다. "제기! 놓칠까보냐!" 희미하게나마 뒷모습이 보이는 녀석의 뒤를 ?던 바크가 이를 악 물면서 땅을 차서 더 속도를 올렸다. 희미하게 보이는 녀석의 모습은 전에 만난 불꽃같은 모양이 아니였다. 분명하게 실채를 가진.. 그것도 마치 고양이 처럼 날렵하게 산길을 내 달리고 있었다. '꼬마의 말이 맞은걸까..?' 달리면서 바크는 라노라는 꼬마가 한말이 어쩌면 맞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얼핏 소문으로 듣기는 했지만, 왕국 최초의 여 기사가 나타 났다는 소문과 함께 그 실력이 기사 대장에 필적한다고 했다. 여기사 라면 분명 그 꼬마의 누나... 기사 대장이라면 왕국내에서 가장 강한 사람을 뜻하는것이다. 즉. 꼬마의 누나는 여자로서는 말도 안되게 강했다는 뜻인데... 자신은 검이 없는탓에 도망만 다녔지만, 그때 그 놈은 레아드의 검 한방에 그대로 갈라졌었다. 레아드의 솜씨가 그 여기사보다 높다고 할수는 없을테니... 그렇다면. "이 녀석이 그 여기사를 죽인 놈인가?" 의문과 함께 답이 나왔다. 확실했다. 마을을 한번에 잿더미 수준으로 만들어 놓은 파괴력을 본다면 분명 이놈이었다. 인간으로서는 최고의 검술 실력을 가졌을 그 여기사를 죽인... "앗!?" 달리던 바크가 한순간 놀란듯 눈을 크게 떴다. 이.. 이런 바보!? 그렇다면 자신이 덤벼봤자, 전혀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소리 아닌가? 계속 달리던 바크는 잠시 뭣을 생각하더니 천천이 속도를 줄였다. 뛰던 속도가 걷는 속도로 변하고 이내 그자리에 멈춰서고 말았다. 이미 녀석은 시아에서 사라지고 꼬리조차 보이지 않았다.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녀석이 사라진 곳을 바라보던 바크가 가벼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만일 녀석이 얼핏이라도 뒤를 돌아보고 자신을 발견했더라면... 아마 꼼짝없이 죽었을지도 모르지 않은가. 그렇게 따지고 보면 녀석이 그냥 도망친것이 확실히 다행스런 일이었다. "쳇.. 이럴수도 없고.. 저럴수도 없는걸." 그냥 이대로 마을로 돌아가자니 분명 레아드가 화낼것이고, 계속 따라간다는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고.. 하여간 돌아가야 할테인데 불타는 마을을 그대로 두고 나온지라.. 이대로 돌아간디면 뭔 욕을 먹을지.... 불안한듯 바크가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더 큰일은 레아드와 함께 녀석과 싸운다해도 이길수 있느냐 였다. 그 부분에 대해서 확실히 이길수 있다 라는 답을 얻지못한 바크였다. 그렇다고 이대로 하므로 돌아갈수도 없는일... 그건 더 큰일이니까. "쳇. 이게 하급일 이라니.. 누구 죽일 셈인가?" 호리호리한 체격에 금발의 호란을 떠올린 바크는 짜증스럽다는듯한 인상을 나타냈다. 저런 괴물이 하급일이라면 도대체 중급이나 상급 은 어느정도이고 그 위의 급... 특급정도의 일은 도데체 뭐란 말인가? "하여간 돌아가볼까." 녀석과의 싸움은 천천히 생각해 보도록하고.. 라고 생각하면서 바크 는 몸을 돌려 마을쪽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몇걸음.. 바크의 눈동자가 약간 떨리는듯 하더니 입가의 한쪽이 위로 슬며시 치켜 올라갔다. "쉽게 돌아가진 못하겠는걸.." 마을쪽으로 향한 바크의 앞에는 이미 도망치던 녀석... 바로 그 괴물 이 조용히 바크를 노려보고 있었다. 언제 뒤로 돌아왔는지는 몰라도 충분히 자신을 노릴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만히 있었다는 뜻은 확실히.. "날 가지고 놀겠다는 거냐?" 검집에서 검을 뽑아든 바크는 자세를 낮추면서 녀석을 노려 보았다. 마치 거대한 도마뱀처럼 생긴 녀석은 붉은색의 혀를 낼름 거리며 당장이라도 달려올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거기다가 더 놀라운 점은 몸을 감싸고 있는 붉은 불꽃이었다. 녀석의 주위에는 마치 녀석을 보호하는듯이 불꽃이 천천히 회전을 하며 녀석을 감싸고 있었다. 붉은색... 푸른색이 아닌 붉은색이었다. 촌장이 말한 그 전설의 괴물은 아니였다. 그건 다행한 일이었다. "자아~...." 자세를 낮추던 바크의 눈매가 날카로워 졌다. "간닷!!" 순간 땅에 있던 흙이 위로 솟을정도로 강하게 바크가 녀석에게 일격 을 가했다. 녀석의 몸은 불꽃만이 아니라도 상당히 단단한 껍질로 덮혀있었다. 어설픈 공격보다는 일격필살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하에서 한 바크의 행동이었다. - 로오.. 로! - 하지만 그 일격도 단순한 도마뱀의 몸짓 한번으로 너무나 쉽게 실패 하고 말았다. 녀석은 사람만한 몸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상상도 못할 정도로 빨랐다. 한차례 일격을 피한 녀석이 그 긴 꼬리를 한번 휘둘렀다. "섬!" 검을 너무 세게 휘두른 탓인지 자세가 불안정하던 바크는 도마뱀의 꼬리가 자신의 등을 향해서 날라오는것을 보고는 급히 몸을 옆으로 날려 꼬리를 피했다. - 콰콱! - 순간 방금전까지만해도 바크가 있던자리에 깊숙한 꼬리자국이 생겨 나면서 사방으로 흙먼지가 휘날렸다. 간단한 공격이었지만, 스치기 만해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만한 것이었다. '제기. 저런거 한방 맞으면 그대로 죽겠다.' 깊게 파인 땅을 보면서 바크가 혀를 찼다. 분명히 여자가 저런걸 한방 맞는다면 실력이고 뭐고 그 자리에서 즉사할것이다. "분명히 여자를 죽인건 너구나~!" 다시한번 확신한 바크가 천천히 괴물에게 다가가면서 기회를 노렸다. 크기에 걸맞지 않게 녀석이 너무 빠르다 보니 괜히 섣부르게 공격 했다가는 저 커다란 꼬리에 맞고 당할것이기 때문이었다. 거기다가 녀석의 무기가 꼬리 하나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니까.. 얼핏 보니 이빨도 날카로울것 같았다. 거기다가 다리에 손톱까지.. 독이 있을 지도 몰라... - 로로. - 괴물은 천천히 주위를 돌면서 자신을 견제하는 바크를 쳐다보기만 할뿐 그 자리에서 가만히 있었다. 움직일 끼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런점이 바크를 더 긴장시켰다. '도데체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저녀석... 공격 안할건가?' - 로오... - '공격해라..' - 로... - "저게.." - 로오오~~ - "이놈이.." - 오로로로~ - "으아!! 죽인닷!!" 한참동안 서로를 노려보기만 하는데 지친 바크가 결국에는 발악을 하듯이 먼저 검을 휘두르고 말았다. "핫!" 기합과 동시에 검이 허공을 날라 녀석은 단번에 가르려는듯 보였다. 하지만 이번 역시 괴물은 너무나 쉽게.. 마치 바크는 놀리는듯이 피해버리고 말았다. 거기다가 더 열받는 점은 너무나 아슬아슬하게 피한다는것이었다. 바크의 검이 약간만 더 길었다면 충분이 칠수 있을정도의 차이로 괴물은 검을 피했다. "이.. 이자식! 누굴 놀리고 있어!?" 곧이어 2타 3타가 나왔으나 괴물은 연달아서 계속 피했다. 결국엔 바크가 먼저 지치고 말았다. "하아.. 제기.." 상당히 지친듯 바크가 숨을 헐떡거리면서 검을 들어보였다. 이대로는 자신이 질것이 너무 뻔했다. '어떻하든 한방 먹이고 도망쳐야해..' 이미 이기는것은 포기한 바크는 주위를 돌아보았다. 어차피 녀석은 자신이 도망가지만 않으면 움직이지 않을것처럼 보이니 안심이고... 한숨 돌리면서 주위를 둘러보던 바크의 눈에 돌사이를 흐르는 조금한 냇물이 보였다. '저거다.' 힐끔 녀석을 쳐다본 바크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 로? - 녀석의 주위를 감싸고 있는것을 불. 어떻게 말할수는 없지만 분명히 물과는 상극되는 불을 지니고 있으니 물을 싫어할것은 당연한것이다. "좋아." 잠깐동안 대략적으로 작전을 세운 바크가 씨익 웃어보였다. 그리고는 검을 한손으로만 들고는 뛸자세를 취했다. "간닷!" - 로로로! - 순간 녀석이 바크보다 먼저 튀어나오면서 마을로 가는 길목을 차단했다. 하지만 곧 녀석은 바크가 마을쪽이 아닌 정 반대쪽으로 뛰는것을 알고는 급히 바크의 뒤를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좋아! 따라오라구!' 뒤쪽에서 녀석이 빠르게 달려오는것을 본 바크는 고개를 돌려 있는 힘껏 냇가쪽으로 달렸다. 많은 물이 흐르진 않지만, 물을 튀긴다면 단번에 녀석의 몸을 물로 적실수 있을 양이었다. - 로오오!! - 확실히 녀석이 바크보다는 빨랐다. 단번에 바크의 바로 뒤까지 다가 왔다. 순간 바크가 펄쩍 위로 뛰면서 검을 높이 치켜 들었다. 잠시동 안 검이 햇빛을 반사하면서 사방을 밝혀주었다. "하아앗!!" 그리고 그 다음순간 바크가 기합을 지르면서 냇가를 향해 검을 휘둘 렀다. - 퍼어엉! - 동시에 냇가에 흐르던 물들이 검을 맞고는 튀어오르면서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물들은 바크의 뒤를 따라 달려오던 녀석에게 튀어나갔다. - 키에에엑!! - 순간 자지러지는듯한 비명소리가 녀석의 입에서 튀어나왔고 냇가의 반대면에 착지한 바크는 급히 고개를 돌려 녀석의 그런 반응을 바라보았다. "작전 성공~ 좋아! 죽여주맛!" 물때문인지 온몸에서 연기가 나는 녀석은 상당히 고통스러운듯 땅을 굴러다니면서 울부짖었다. 그런 녀석을 보던 바크가 가벼운 미소를 띄우면서 검을 들어올렸다. "날 놀린 대가는 톡톡히 받아 주겠어. 네 목숨으로 말이닷!!!" 그리고 바크의 검이 그대로 내리그어졌다. "죽어엇!!" -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69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8올린이:노는애(양진욱)96/03/20 22:17읽음:1864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28. ) == 제 1장 <첫임무> == - 키아아!!! - 바크의 검이 괴물의 등껍질을 가볍게 부수면서 깊숙히 박히는 순간, 둘의 사이에서 엄청난 압력과 함께 괴물의 포효가 사방을 뒤 흔들었다.엄청나게 큰 포효에 바크는 한순간 검을 놓칠뻔했다. "우웃!?" 마치 무언가가 괴물과 자신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듯 검은 허공에서 멈춘 채 더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외려 밀려나고 있었다. "제.. 제길!! 죽엇!" 바크가 발악적으로 외치면서 손에 힘을 넣어 검을 밀었지만, 확실히 역부족 이었다. - 크아아아!! - "와악!!" 비명과 포효가 교차를 하면서 바크의 몸이 반탄력으로 뒤로 주르륵 밀려 났다. 뭔지는 몰라도 엄청난 힘.. 단번에 갑옷의 일부가 벗겨져 나가면서 검게 그을렸다. "뭐. 뭐야?" 아픔도 채 느끼기전에 갑옷이 거의 박살이 난것을 깨달은 바크는 황당하 다는 눈으로 이젠 갑옷이라 부를수도 없게된 철 조가리를 보았다. 꽤나 비싸게 주고 산거로 철을 몇십번이나 단련해서 만들어낸 가볍고도 고품질의 갑옷이었는데... 단번에 박살이 난것이다. - 크르르르.. - 갑옷때문에 잠시 괴물을 잊고있던 바크가 녀석의 울음소리에 황급히 검을 들어보이며 방어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바크의 눈이 커지면서 입이 벌어지고 말았다. - 크으.. - 자신의 공격으로 약간 벗겨져 나간 등껍질에서 피같은 액채가 흐르는 녀석 은 굉장히 화가난듯 몸이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바크가 놀란 이유는 그런 것 때문이 아니였다. 녀석의 몸 주위를 돌고있던 불.. 그 불의 색깔이 바뀐것이다. 붉은색에서 음울한.. 푸른색의 불꽃으로.. - 재앙을 막아주는 푸른불꽃... - 촌장의 말이 잠깐동안 바크의 귓가에 맴도는듯 했다. 바로 그랬다. 재앙을 막아주는 불꽃을 먹었다는 그 사라만다라는 괴물... 바로 그놈. "사라만다냐?" 푸른색의 불꽃이 빠르게 회전하면서 자신의 몸을 지켜주는 녀석은 마치 웃는듯이 혀를 날름거렸다. 제기.. 그때 물을 튀긴후 도망쳤어야 했다. 괜히 섣부르게 덤볐다가 녀석의 본성을 드러나게 해버렸으니... 누굴 탓할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왜 그 실력 좋은 여 기사가 죽었는지 확실히 알수있을듯 했다. 저런 전설에서나 나오는 괴물을 인간이 무슨수로 이긴 다는 건가? - 크아! -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바크에게 순간 사라만다가 몸을 돌고있는 불꽃중 일부를 던지듯이 쏘았다. "우앗!?" 깜짝놀란 바크는 급히 검을들어 그 불꽃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불꽃은 바크와 충돌하기 직전에 밑으로 꺼지듯이 떨어지더니 땅에 떨어져 내렸다. "이런!!?" 바크가 실수했다는듯이 외치는 순간 바크가 서있던 땅에서 엄청난 폭염 이 일어났고 그 불길은 단숨에 바크의 몸을 삼켜버리고 말았다. "우아악!!!" 강렬한 통증.. 불에 덴것이 아니라 마치 온몸이 칼로 난자당하는듯한 고통에 바크는 비명을 질렀다. 이.. 이런 제길!! 이대로 죽는건가? 잠깐동안 많은 생각이 바크의 머리속에서 교차를 했다. "읏?" 옷이 타들어가면서도 바크는 뭔가 이상하다는것을 깨달았다. 아니, 깨달았다는것 자체가 이상했다. 이정도의 고통이라면 기절했어야 하는것이 당연한데 태평스럽게 죽는것을 생각하다니.. 뭔가가 이상했다. 그리고 곧 바크는 그 이유를 알수있었다. '환각!? 이건 환각이다!' 환각이란것을 깨닷기는 했지만 불행스럽게도 바크는 환각을 깨뜨리는 방법 같은것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단순히 환각을 깨야 한다는 생각을 했지만, 불길은 더욱 타오르고 있었고 이상하게도 바크는 그 자리에서 한발자국도 못 움직였다. '이.. 이런! 어떻게 해야지 빠져나갈수 있는거지?' 이젠 고통에도 제법 익숙해져서 생각할건 다 생각하는 바크. 하지만 사라만다는 그렇게 태평스럽게 바크가 환각을 깨는법을 알때까지 기 다려주지는 않았다. 천천히 날카로운 손톱을 세우면서 바크에게 다가 오고있었다. - 크로로. - 환희의 울음소리를 낸 사라만다가 날카로운 손톱으로 한번 땅을 뎠듯이 긁어보았다. - 파아악! - 날카로운 괴음과 함께 땅이 파여져 나가면서 사방으로 흙이 휘날렸다. 단순히 닿기만했는데도 대단한 위력이었다. "제..기." 그때까지만해도 녀석이 다가오는것을 알지못하던 바크는 그 소리에 그제서야 사라만다가 자신에게 다가오는것을 느끼고는 발버둥을 쳤다. 하지만 환각은 그물과도 같이 힘을 쓰면 쓸수록 더 얽매이는 법. 불길은 외려 더 거세지기만했다. 하지만 그런점을 모르는 바크는 더더욱 발버둥 을 쳤고 불길은 그와함께 무한대로 커져나갔다. 그때였다. "바크얏!!!" 날카로운 목소리와 함게 풀숲에서 거의 튕겨지듯이 레아드가 나타났다. "어..! 우앗!" 풀숲에서 있는 힘껏 뛰어나오다가 갑자기 휜히 뚫린 길로 나온 레아드 는 갑자기 붙은 가속도로 몸을 제어하지 못하다가 이내 한바탕 땅에 구른후에야 겨우 속도를 줄이고 몸을 일으킬수 있었다. "으.. 제기. 죽을 맛이다." 주위의 상황을 전혀 모르던 레아드는 아픈듯이 뒷머리를 어루만지다가 이내 뭔가 이상하다는것을 깨닷고는 고개를 들어보였다. 맨처음 레아드 의 눈에 보인것은 푸른 불길을 온몸에 감고있는 괴물이었다. "호..혹시... 사라만..다?" 믿지 못하겠다는 투로 레아드가 중얼거렸다. "레아.. 레아드! 도망Ф!!!" 당황한듯이 멍하게 사라만다를 보던 레아드에게 바크가 불길속에서 바락 외쳤다. 그때서야 바크가 있다는것을 안 레아드는 고개를 황급히 돌려 바크를 바라보았다. 그순간 레아드의 눈이 사라만다를 봤을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커졌다. "바크.. 바크 너..." "바보야! 도망치란 말야!!" 바크가 미처 환각이란것을 알려주지 못한채 급하게 도망치라고만 말하자, 레아드는 레아드대로 열이나서 바락 외쳤다. "시.. 시끄럿! 바보야!" 불길에 휩쌓인채 외치는 바크에게 레아드가 날카롭게 한번 쏘아주더니 황급히 윗 옷을 벗어 바크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바크의 근처에도 가기 전에 바크가 발악한 덕분에 엄청나게 불어난 불길때문에 멈출수밖에 없었다. "이.. 이런.. " "바보얏! 도망치라니까!!" "도망칠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레아드는 결국에는 벗었던 윗옷을 땅에다 내려 놓은뒤에 눈을 질끈 감은채 푸른색으로 활활 타오르는 그 공간속으로 한발자국을 들여놓았다. "큭.." 엄청난 고통이 온몸을 타고 흘렀다. 불에덴것같은... 아니 그보다 더 심한 통증이었다. 잠시동안 그대로 가만히 있던 레아드가 한순간 기 합을 지르면서 눈을 떳다. "하앗!!" 기합과 동시에 레아드가 공중으로 펄쩍 뛰었다. 마치 바람과도 같이 몸을 스치고 가는 불길이 고통스러웠으나, 레아드는 눈한번 깜짝이지 않고 그대로 바크에게 다가갔다. 푸른 불길속에서 펄럭이는 붉은 머리 카락은 묘한 대비감을 이루었다. "핫!" 바크의 바로 앞에 착지한 레아드가 고통과는 상관없다는듯이 그대로 몸을 날려 바크와 부씌혔다. 순간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바크의 몸을 묶고있던 그 무엇인가가 터졌고, 바크와 레아드는 엉킨채 땅에 구르 고 말았다. "파하!!" 환각이라도 역시 불길같은것에 있어서인지 숨이 막혀있던 바크가 크게 숨을 들이 마시면서 콜록콜록 기침을 해댔다. 그러다가 이내 깜짝놀라면서 일어난 바크. "어라..?" 아직 자신들은 불길 안에 있어야 할텐데... 일어난 바크는 황당하다는 듯이 주변을 돌아보았다. "어... 없어? 그럴리가?" 분명 불같은것 어디에도 없었다. 아니 불이 난 흔적조차 없었다. 그러고 보니 타버렸다고 생각했던 옷도 그대로 말짱했었다. 갑옷 은 너덜해졌지만.. "쳇. 역시 환각은 환각이구나." 검을 바로잡으며 자신들을 지켜보는 괴물을 보면서 바크가 인상을 찌푸렸다. 환각이라고는 해도 정말로 죽을뻔 했었다. 만일 그때 레아드가 오지 않았더라면 자신 역시 반항한번 못한채 녀석에게 심장을 먹힐뻔하지 않았는가? 그러고 보면 오늘 하루동안 레아드 덕분에 두번이나 목숨을 구한셈이었다. "레아드..?" 그때서야 레아드가 생각난 바크가 자세를 흐뜨리지 않으면서 가볍게 고개를 돌려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 레아드는 땅에 쓰러진채 일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규칙적으로 가슴이 올라왔다 들어가는걸 보면 그냥 기절한것같았다. 아무래도 그 불길속에서의 고통때문이겠지.. 그렇게 생각한 바크는 검을 두손으로 꽉 잡으면서 다시 괴물을 노려보았다."와랏!" - 크르르!! - 바크가 사라만다에게 자신있게 외쳤다. 하지만 사라만다는 한번 쓰러진 레아드를 뎠어보더니 머리를 돌리고말았다. '뭐...뭐야?' 갑자기 머리를 돌린 사라만다가 반대쪽으로 천천히 걸어가더니 이내 속도가 빨라지면서 순식간에 바크의 시아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 하지만 녀석의 빠름과 바로 뒤까지 와도 모를정도로 가벼운 발걸음을 아는 바크는 잠시동안 긴장을 풀지않고 사방을 돌아보았다. 그렇게 몇분이 지나고서야 녀석이 확실히 돌아갔다는것을 확신한 바크는 검을 거두어 검집에다 넣고는 숨을 한번 크게 들이마쉰후에 내 뱉아냈다. "하아... 망할.. 하루사이에 몇번이나 죽을뻔 했잖아." 숨을 몰아쉰 바크가 머리를 한번 쓸어 넘겼다. 하지만 땀으로 축축해진 이마때문에 질퍽해서 느낌이 이상했다. 결국엔 그것도 그만둔 바크는 땅에 대(大)자로 뻗어있는 레아드에게 다가가 레아드의 한쪽손을 잡았다. "살려준건 고마우니까.. 뭐. 웃샤~" 얼굴을 약간 붉히며 고맙다는 인사... 같은걸 한 바크는 레아드의 손을 당겼다. 순간 레아드의 몸이 바크의 한손에 번쩍 들렸고, 바크는 그런 레아드를 등에다 업었다. 믿을지는 몰라도 레아드의 몸은 상상못할 정도로 가벼웠다. 보통.. 아기의 몸무게.. 어쩌면 그 이하일지도.. "이녀석.. 기절했으면서도 검을 쥐고있어?" 별로 무겁지도 않으니까 거의 뛰다시피하면서 달리던 바크는 이내 레아드가 기절한채로 손에 검을 든것을 알아챘다. 자신이 겪어봐서.. 아는거지만 분명 그 불길속의 고통은 환각일지라도 엄청난 것이었다. 그런곳에서 검을 놓치지 않았다는것은.. "4년동안 놀기만 한건 아니구나." 피식 웃어보인 바크는 레아드를 업은채로 마을로 향했다. 멀리에 보이는 마을은 이미 불이 꺼진듯이 연기만이 나고있을뿐이었다. -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85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9올린이:노는애(양진욱)96/05/25 19:32읽음:181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29. ) 바크와 레아드가 산에서 내려올 무렵 마을의 불길은 거의 잡혀가고 있었다. 처음 불길이 치 솟았을땐 상당히 당황해 하던 사람들이 촌장과 몇몇 사나이 들이 마을을 뛰어다니면서 소리친 덕에제정신을 차리고 제빠르게 불을 끈 덕분이었다. 그렇긴 하지만 역시 불로인해 마을의 1/3정도가 불에 타버렸고 사망자까지 나왔다.그런 마을에 레아드와 바크가 촌장의 집에 도착한것은 아침이 약간 지난 시간이었다. "...." 방안은 엉망이었다.불길이 일어나면서 일어난충격파로 단번에 테이블과 벽,천장이 무너져 내리면서 집안은 완전히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 "후...." 그런 아수장인 집안에서간신히 부서지지 않은 의자에 앉은채 한숨을 토해 낸 하오로는눈을 지그시 감고있었다.그런 그의 앞으로는 바크가 심각한 얼굴을 한채 서있었다. "결국.." 꽤 오랬동안 눈을 감고있던 하오로가 눈을 지그시 뜨면서 입을 열었다. "그게사라만다였단 말인가? 예상은 어느정도 하고있었지만, 전설이 사실일 줄은... " 거기까지 말한 촌장은 다시금 한숨을 토해냈다. "분명히 녀석은 푸른 불로 몸을 감싼 녀석.말하신 사라만다가 확실하겠죠. 거기다 확실히 강했어요." 바크가 팔짱을 낀채 말했다.아직까지도 온몸이 욱신욱신 거리는듯 했다. 녀석의 불길을 피한 횟수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단 한순간이라도 느슨했더 라면 죽었을 정도로 긴박한 순간이었다. 그런 긴장속에서 체력이 순식간에 바닥나는것은당연한일. 하지만 그 정도가 좀 심해서 산에서 내려온 직후 긴장감이 풀어지면서 부터는 온몸이 욱신거리면서 아파오고있는 중이었다. '정말로 위험했으니까...' 아까의 일을 잠깐 생각한 바크는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뒤쪽으로 돌렸다. 거기엔 망가진 침대 대신 쇼파에 잠들어 있는 레아드가 있었다. 마을에 들 어 오기 바로전에 깨어나긴했는데,집에 들어오는 순간 그대로 잠이 들어 버린것이었다. '녀석, 뭐야? 요사이 잠만 자는데..' 쇼파에 누운채 세상모르게 잘도 자고있는 레아드를 예전의 그 팔팔하던 레아 드와 비교해본 바크는 역시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모습이 바뀌면서 체력도 약해진걸까? 분명 저 호리호리한 체격에,전모습의 힘같은걸 바라는 건 무리겠지만, 역시 너무 허약한듯 했다. "그건 그렇고 자네들은 이제 어쩔건가?" "에...예?" 잠깐 딴생각을 하던 바크는 촌장의 갑작스런 질문에 약간 당황한듯한 얼굴을 해 보였다.어쩔거냐니? 무슨 뜻으로... 그런 바크의 얼굴에 촌장이 다시한번 말을했다. "이제부터 어쩔거냐고 물었네." "예? 어쩔거냐뇨? 당연히 녀석을 처치해야죠." "뭐..뭐라고??" 당연하다는듯이 말하는 바크의 말에 잠시 할말을 잃은 촌장은 멍하니 바크를 쳐다보았다. 바크또한 그런 촌장이 이상한듯이 촌장을 쳐다보았다. "자네들은 떠나지 않을셈인가? 녀석은 전설상의 사라만다란 말일세.그런녀석을 해치우겠다니?" "아... 그거 말씀이군요." 그때서야 촌장이 한말의 뜻을 이해한 바크는 잠시동안 뭐라 말을 하려다가 주저하더니 이내 빙그레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뭐, 녀석이 저를 죽이려 했으니 저도 빚을 갚는다고 해두죠." 바크는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이 한말이 썩 괜찮다고 생각됐는지,미소를 지어 보였다. 맨처음엔 자신도 모르게 포르 나이트의 일이니 당연하지 않아요! 라고 말하려다가 슬쩍 말을 돌린것이었다.촌장은 바크의 말에 한숨을 내쉬 었다. "자네는 목숨을 너무 쉽게 다루는것 갔군. 나로서는 고맙긴 하지만, 너무 무모하네. " "그런소리는 저녀석한테 많이 들어요." 손으로 뒤쪽의 레아드를 가르킨 바크가 씨익 웃어보였다. 촌장은 그런 바크 에게 졌다는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도와주겠다니 뭐라 할말은 없군. 엉망이긴 하지만 지금은 여기서 쉬고 저녁때 마을 회관으로 와주게나." "회관이요?" 바크의 질문에 촌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저녁에 마을사람 모두가 회관에 모이기로 했다네.그 괴물... 아니사라만다에 대한 일을 의논하기위해서지. 아마도 마을을 떠나는지 아니면계속 남을지를 결정하게 될걸세." "예엣!? 마을을 떠나다니요?" 마을을 떠나다니? 무슨 그런소리를.. 바크의 당황해 하는 모습에 촌장이 의 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 그러니까 제 말을 어째서 마을을 떠나냐는 거라는건데.. 에.. 그러니까 여기는마을 사람들모두가 태어난 고향일거 아니예요.그런곳을 괴물한마리가 나왔다고 떠나다니요...?" 더 당황해 버린 바크는 얼른 얼굴을 고치면서 제빠르게 말했고,그런 바크의 말에 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바크다운 재빠른 말돌리기였다. "나도 자네와 같은 생각일세. 하지만 벌써 사람이 몇명씩이나 죽어났으니.. 모두 겁이나겠지." "그렇다고 떠나는것은...""나라고 별수 있나. 나야 이정도 살았으니 이곳에서 죽어도 별 할말은 없으나, 젊은사람들이 괴물따위에게 죽으면 안돼지." "음.." 뭐라 할말이 없어진 바크는 가볍게 신음소리를 냈다. 확실히 자기들이 살겠 다고 떠나는데 뭐라 할수는 없지 않은가. 거기다가 그들을 구하러온 자신마 저 실력이 없어서 이러고 있으니.... 정말로 할말이 없는것이다. 가만히 있 는 바크의 모습에 촌장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사실은 나도 약간 불만이긴 하네. 아무리 괴물이 나왔다 하지만 200명이나사는 이 마을의 사람들이 전부 도망가는것은... 요사이 젊은이들은 목숨을너무 아끼는 것 같으니.. 쯧. 하여간 자네들도 저녁때 회관으로 와주게나." 말을 마친 촌장은 한번 얼굴을 찡그린후에 서둘러서 집문을 열고 나가버렸 다. 확실히 이번일에 대한 마을 청년들의 행동이 마음에 들진 않은듯 했다. 바크가 보기에도 사람이 죽어가는데 마을 사람들이 하는것이라고는 죽은 사 람의 시체를 땅에 묻어주는것... 정도밖에는 못 보았다. 괴물을 물리치자나, 아니면 누군가가 도시로 가서 이 일을 알리고 도움을 구하는것등의 말은 아 무도 하지 않았으니까.. '잠깐..? 뭐야? 이 마을에서 아무도 밖으로 못 나갔다면 포르 나이트에 이일을 신청한건 누구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바크의 머리에 의문이 떠올랐다. 자신들은 무사히 들 어왔지만, 그 여 기사의 경우와 갔이 마을을 들어오다가 당한사람도 있었다. 분명 마을을 나가려다가 사라만다에게 당한사람도 있을것이다. 촌장이 이미 마을밖으로 사람을 보냈다는 등의 소리는 하지 않았고... 소극적인 마을 사 람들이 목숨을 걸고 밖으로 이 일을 알리러 간다는것은 생각도 못할일. 결국 이 마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일들은 아직 밖의 사람들은 모른다는 것인데. .... "그럼 누가 신청한거야?" 의아한 얼굴로 잠깐동안 생각해본 바크였으나, 결국엔 머리를 한번 긁적이면 서 포기하고 말았다.그런것 생각해봤자 사라만다가갑자기 죽는것도 아니 니... "누구면 어떠냐." 피식 웃은 바크는 한쪽 다리가 부러져 기울어진 침대로 가서 몸을 날려 그 위에 누웠다. "이런... 몸이 쑤셔.." 침대에누운채 온몸의 힘을 빼자그때까지와는 전혀 다른 고통이 전신에서 느껴졌다. 근육이 뒤틀리는듯한 고통! 바크의 얼굴이 약간 일그러졌다. 하지 만고통보다는 잠이 더 급했던지 그 고통속에서도 금방 스르륵 잠이 들고 말 았다. "..." -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88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30올린이:도룡뇽(안헌영)96/06/05 16:35읽음:185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 ( 30. ) == 제 1장. <개봉> == ----------------------------------------------------------------- ---- 태양이 서서히 지고 땅거미가 지을때쯤 마을회관에는 사람들이 모여들 기 시작했다. 회관은 마을의 중심부에 위치한 건물로 보통때는 결혼식 이나 마을 행사가 있을때나 사용한 곳이었지만, 그때와는 다르게 지금 회관에 들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다.회관안은 100명정도가 앉을 의자와 그 뒤쪽으로 서 있을 공터가 마련되어 있었 다. "헤.. 굉장히 많은걸. 작은 마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사는 사람이 많구나." 회관의 입구쪽에서 회관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던 레아드가 신 기한듯이 중얼거렸다. 낮동안 실컷 잔탓에 밤인 지금은 외려 초롱초롱 한 눈을하고 있었다. "당연하잖아. 이곳은 1년마다 한번씩 대량의 모린이 나오는 곳이라고. 돈 벌이가 잘되는데다가 1년중 한달만 일을 하면 나머지 날등은 거의노는식이니까, 사람이 많이 있는건 당연하지." "모린? 뭐야 그게?" "에.. 엣? 모르고 있는 거야?" 바크가 놀랍다는 얼굴을 하면서 묻자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모르는거야? 모린은 일반 서민들도 살수 있는 값이 싼 보석인데.. 정말 몰라?" "내가 보석따위를 어떻게 알아?" 계속 바크가'몰라?몰라?'라고 묻자 웬지 그것이 자신을 놀리는것처럼 들린 레아드는 바크에게 눈을 흘겼다. 그걸 금방 눈치챈 바크는 급히 허리에 찬 단검을 꺼내들면서 레아드에게 보여주었다. "이.. 이게 모린이야." "아..하?" 바크가 꺼내든 단검을 건네 받은 레아드는 단검의 손잡이쪽에 붙어있 는 조금한 이슬처럼 생긴 보석을 볼수 있었다. 진짜 이슬인듯이 금방 이라도 검에서 흘려내려올듯했다. 보석에 대해서는 아는게 하나도 없 는 레아드 였지만 얼핏 보기에도 상당히 비쌀것 같았다. 검을 이리 저 리 돌리며 모린을보는 레아드에게 바크가 설명을 해주었다. "그게 모린이야. 이 지방의 특산물이지. 무척 투명한 보석이라서 모린이라고 한것인데... 유감스럽게도 너무 흔해가지고 값이 싸지. 아름답기로는 루비조차도 능가하는데 말이야." "흐응~ 그래?"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레아드는 다시한번 그 이슬같은 보석을 살펴보 았다. 하와크 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호수. 그 크기가 엄청나게 크고 거기다 깊이는 끝이 없어서 호수는 언제나 검정에 가까운 푸른색을 띄 는데 희안하게도 밤이 되면 달빛에 수면이 은빛으로 반짝거리게 되는 호수. 그 호수와 같은 이름을 가진 모린이란 보석은 아직 본적은 없지 만 그 호수의 색처럼 반짝거렸다. "아. 사람들이 거의 들어갔는데." 회관의 입구에서 안을 들여다본 바크가 레아드에게 알려주었다. 서둘 러 둘도 회관의 안으로 들어갔다. 회관 안은 이미 마을 사람들로 꽉 차있어서 들어가기가 쉽지가 않았지만, 레아드가 억지로 사람들을 밀 면서 앞으로 나 갔기에 간신히 둘은 앞까지 올수가 있었다. 앞쪽엔 이 미 하오로와 마을의 중요일을 하고있는 몇몇 사나이들이 나와있었다. "자자~ 모두 조용히들 하세요!!" 앞쪽의 사나이들중 한명이 나서며 웅성웅성 거리는 사람들에게 외쳤 다. 검게 그을린 피부를 가진 사나이였는데, 바크는 곧 그가 누군지 생각해 낼수있었다. 맨처음 자신들이 마을에 도착했을때 그 여기사의 시체를 가져오던 사나이들중 유난히 키가 크던 사람. 그였다. "자자. 모두 조용히." 촌장. 하오로가 앞으로 나서면서 말하자 웅성거리던 소리가 금새 사라 졌다. 사방이 조용해진것을 확인한 하오로는 고개를 한번 끄덕인후 에 입을 열었다. "천천히 결정할 일이 못되니 본론부터 말하겠네. 이미 알고 있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 다시 한번 말해주겠네. 지금 우리 마을 주변에서 계속 마을 사람들을 해치는것은 그 전설상의 괴물인 사라만다라네." 촌장의 입에서 '사라만다'라는 단어가 나오자 회관안에 모여있던 사람 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모두들 어릴때부터 마을에 전해져 내려오 는 전설을 듣고 컷기에 사라만다가 무엇인지는 확실히 알고 있었다. 사람들이 웅성거리자 촌장은 잠시간 말을 멈추다가 시간이 지난후 다 시 손을 치켜들었다. "선택은 두가지 뿐이다. 짐작하겠지만, 이대로 마을에 남아 마을을 지키던가, 아니면 마을을 버린채 떠나는 것이다.난 아무말도 하지 않겠다. 모두가 결정할 일이니까.." 거기까지 말한 촌장은 한숨을 나직히 쉬면서 뒤로 물러났다. 사람들은 그런 촌장을 잠시동안 바라만보다가, 모두들 서로를 쳐다 보기 시작했 다. 당연히 살려면 마을을 떠나야겠지만, 태어나서 자라온 고향을 떠 난다는것은 그리 쉽게 할수는 없는일. 거기다 이곳은 천연의 모린이 무한정으로 나오는 땅인곳이니 더욱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다. 모두들 아무말도 못한채 웅성거리기만 할뿐이었다. "이런 망할. 당연히 남아야지!" 웅성거리던 사람중 한 덩치큰 사나이가 땅을 발로 차면서 앞으로 나섰 다. "러터!" 앞으로 나선 거한을 본 사람들이 놀라 외쳤다. 앞으로 나선 덩치큰 사 나이는 유일하게 마을에서 모린이 주는 혜택을 받지 않은 극 소수의 사람중 한명이었다. 거기다 그는 이 마을출신도 아닌 타지방에서 건너 온 사람. 남아있을 이유가 전혀없는 러터가 그렇게 외치며 앞으로 나 서자 모두 놀란건 당연했다. "그런 괴물같지도 않은녀석에게 100명이 넘는 사람이 ?겨나서야 말이안되잖아." 당당하게 외치는 러터의 말에 바크의 눈꼬리가 약간 치켜졌다. '괴물같지도 않은 녀석이라고? 보고나 저런 소리 하는거야?' 2번이나 녀석에게 죽을뻔한 바크이니 사라만다가 얼마나 무서운지는 뼈져리게 알고있었다. 그런데 사라만다를 본적도 없는 녀석이 갑자기 나서서 괴물 같지도 않은 녀석이라니.. 당연히 바크가 화를 낼만했다. 하지만 바크의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러터는 계속해서 큰소리 로 외치고있었다. "당연히 마을에 남아야지! 암! 당연히 남아서 그 망할놈의 괴물을 뼈도 못추리게 만들어야지!" 러터의 말이 끝나자 마자 마을 사람중 한 사나이가 앞으로 나서며 외 치듯말했다. "하지만, 사라만다는 우리들이 상대할수있는 그런 약한놈이 아니잖아! 거기다 우리들중 사라만다의 진짜모습을 본사람은 4명밖에 없다구. 그중 2명은 제정신이 아니고... 지금 사라만다를 보고 무사한 사람은저 둘뿐 이라구!" 사라만다를 본뒤 실성했다는 그 청년과 기절한 라노를 제외한 두명. 바로 바크와 레아드였다. 가만히 토론을 보고만있던 둘에게 사람들이 일제히 시선을 돌렸다. "아....?" 갑작스런 시선집중에 놀란 레아드가 약간 얼굴을 붉혔다. 그런 레아드 와는 다르게 바크는 태연하게 자신들을 보고있는 사람들을 마주보았 다. 바크가 잠깐 뒷머리를 긁적이더니 입을 열었다. "전 이 마을 사람이 아니니 특별히 뭐라 하진 않겠습니다. 뭐... 그렇지만 하나 말하자면, 그 사라만다는 분명 사람 몇명이 덤벼서는 이길수 없는 강한 놈이란거란겁니다." "바..바크!?" 어..어째서!? 만일 마을사람들이 마을을 떠나기라도 한다면 포르 나이 트로서 첫일을 실패하는게 아닌가? 그걸 잘 알고있을 바크가 저런 소 리를 하다니.. 바크의 말에 깜짝놀란 레아드가 주위는 전혀 보지도 않 은채 뭐라 말하려는 순간 바크가 뒤로 한발자국 정도 가더니 급히 손 으로 레아드의 입을 막아버렸다. "제가 할말은 다했습니다. 결정은 여러분들이 하는것이니... 하지만만일 여러분들이 마을에 남으신다면 저희둘은 전력으로 도와드리죠." 거기까지 말한 바크는 가볍게 웃어보이며 입을 막은 레아드를 끌고서 는사람들의 뒤편으로 사라져버렸다. "으음...." 바크의 말에 사람들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마을의 장정을 모아봤자, 대략 40여명...그중 무기를 다룰줄 아는 사람은 채 15명도 안된다. 그 런 숫자로 그 괴물을 이길수 있을까? 사람들은 침묵했다. 이길수 있고 없고를 떠나서 분명 몇명은 죽을것이다. 이건 확실했다. 마을을 한순 간에 박살을 낸 그런 괴물에게 덤비는것이니..그런 괴물과 싸우겠다는 사람은 분명 없을것이다. 그럼 남은 방법은 마을을 떠나는것인데, 이 것역시 불가능했다. 아니 굳이 마을을 떠나겠다면 못할것은 없지만, 모두들 마을을 떠나서 살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이쪽도 저쪽도 선택 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모두들 고개를 숙인채 다른 사람들의 눈치만 살폈다. "역시~~ " 구석으로 간 바크는 침묵한 사람들을 보면서 흡족한듯 미소를 지어보 였다. "응...?" 그런 바크를 본 레아드는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하지만 이내 다 시 얼굴을 찌푸렸다. 바크가 아직도 자신의 입을 막은채 안 놔주고 있 었던것이었다. 바크는 미소를 짓다가 레아드가 자신을 노려보는것을 깨닷고는 황급히 레아드의 입에서 손을 떼었다. "미.. 미안, 잊고있었어." "됐어. 그런데 무슨 소리야? 역시라니?" "아.. 그거?" 레아드의 물음에 바크가 손가락으로 수근거리는 사람들을 가르켜보였 다. "이 마을 사람들이 소극적이라서 마을을 버릴줄 알았는데, 그게 아냐. 여기 모인 사람들중에서 마을을 떠나겠다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을걸." "무슨소리야? 떠나지 않을거라니?" "모린이야. 모린." 바크의 말에 더욱 궁금해진 레아드가 찌푸렸던 얼굴을 피면서 바크를 올려다 보았다. "이 마을에선..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 마을을 둘러쌓고 있는 산에서 나오는 엄청나게 많은 모린 덕분에 이 마을 사람들은 평생 고생할 필요없이 살수있다고. 그것도 아주 부자처럼 말이야. 그러니 누가이런 곳을 떠나고 싶겠어?" "그.. 그럼... 너." "맞아. 어차피 떠나지도 않을 사람들인데 내가 일부러 나서서 떠나지말라고 말할 필요는 없잖아." 약싹빠른놈... 레아드는 자랑스럽다는듯이 가슴을 피며 웃는 바크를 보면서 약간 못마땅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언제부터 이렇게 똑똑한 놈 이 된거지? 분명 레아드가 알고있었던 그 어린 시절의 바크는 똑똑하 긴 했지만, 이정도는 아니였다. "어이~? 왜그래?"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있는 레아드를 본 바크가 이상하다는듯이 물었 다. 레아드는 고개를 돌려 바크를 잠시동안 쳐다보다가 이내 고개를 다시 휙하며 반대쪽으로 돌려버렸다. "아냐. 아무것도." "응..?"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그건 그렇고 마을 사람들이 안 떠나는건 확실해 졌으니... 이제부터는 어쩔거야?" "글쎄.. 괴물을 잡아야겠지." 바크가 장난끼 어린 표정으로 답했다. 순간 레아드의 얼굴이 무섭게 돌변했다. 레아드는 최대한 목소리를 작게 내면서도 위협감있게 말했 다. "그건 당연한 거잖아. 내 말은 그 괴물 녀석을 어떻게. 잡.는.거.냐. 구" 레아드가 마지막에 특히 힘을주면서 말했다. 딴에는 화를 내면서 말한 거지만, 바크에게는 상당히 귀여워진(?) 얼굴로 화를 내는 레아드가 귀엽게 보일뿐이었다. 예전의 그 살기를 풀풀 내던 모습과는 역시 차 이가 있었다. 전혀 겁먹지 않은 바크가 웃음을 참으면서 대답했다. "그..러니까. 우리 둘이 상대하기엔 녀석이 너무 강하잖아." "그거야.. " 당연하잖아. 라고 답하려던 레아드가 잠깐 멈칫했다. 마을에 오고나서 부터 녀석과 몇번 싸워보긴 했지만, 둘이 동시에 녀석과 싸운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니 그냥 녀석이 강하다고 하는것은... 역시 자존심 이 허락치 않은 레아드였다. 레아드가 대답하길 망설여 하자 바크는 금방 레아드의 마음을 알아차리고서는 피식 웃어보였다. "하여간 우리 둘이 싸우기엔 약간 힘이 부족하잖아. 그러니까 이번에는 마을 사람들도 우릴 도와줘야지." "마을사람들이?" 저 소극적인 사람들이 도와준다고? 설마.. 하는 마음으로 고개를 돌려 아직까지도 수근거리는 사람들을 쳐다본 레아드는 눈쌀을 약간 찌푸렸 다. 정말로 이렇게 소극적인 사람들은 태어나서 처음봤다. 차라리 약 싹빠르다면 봐줄만 하겠지만 이것도 저것도 정하지 못한채 우왕좌왕 하는 모습은 정말로 못볼꼴이었다. 마을이 산으로 둘러쌓여서 위험이 라는것을 전혀 격어 보지 못한 사람들이니, 어쩔수 없으나 역시 레아 드의 마음엔 들지 않았다. "여기서 계속 살려면 어쩔수 있겠어? 우릴 도와주겠지." "그럴...까?" "당연하잖아. 이 마을에 온지 2틀이나 지났는데 검하나 제대로 다루는사람을 못 봤다구. 결국 우리들만이 녀석과 싸울수 있단말이야. 당연히 우릴 도와주겠지." 그렇게 말한 바크는 다시금 고개를 돌려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모두들 걱정스런 얼굴을 하고있었으나, 역시 떠나겠다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만족한 바크가 다시 레아드에게 뭐라 말하려했다. 그때였다. "마을을 버려야 합니다!" 수근 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 사람이 앞으로 나섰다. 떠들썩하던 사방이 순식간에 조용해지면서 모두들 그 사람을 쳐다보았다. "뭐..뭐야? 저 녀석." 레아드와 바크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사람들 앞에 나선 그 녀석을 쳐 다보았다. 그리고는 더욱 놀랐다. 앞에 나선 사람은 20살도 채 안되보 이는 젊은 사나이였기 때문이었다. 사나이는 앞으로 나선후 잠시동안 사방을 돌아보더니 다시금 외쳤다. "우리 모두 마을을 버리고 떠나야 합니다!" 약간 왜소한 체격의 학자풍의 사나이. 앞으로 나서 사람들에게 외치는 그의 모습에 바크가 얼굴을 약간이지만 찌푸렸다. '일이 꼬이는것 같은데....' 불안해지는 바크였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89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31올린이:도룡뇽(안헌영)96/06/09 14:58읽음:180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 ( 31. ) == 제 2장. <첫 임무> == 회관안의 사람들은 갑자기 앞에 나선 청년을 바라보면서 술렁거렸다. 모두들 그가 나선게 의외였다는 표정이었다. "뭐야? 다무잖아?" 청년의 이름이 다무인듯 사람들이 그렇게 말했다. 다무는 잠시동안 자 신을 바라보며 술렁거리는 사람들을 조용히 지켜보다가 이내 입을 다 시 열었다. "이 마을에 남을 생각입니까? 정말로 그 괴물.. 아니 사라만다를 이길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이 마을에 계속 남는다는것은 죽겠다는것과 마찮가지입니다!" "시끄러워! 이길수 있는지 없는지는 싸워봐야 알거아냐!" 다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람들의 사이에서 아까 나섰던 러터가 다시 나오면서 외쳤다. 러터나 나오자 다무는 잠시동안 러터를 바라보 다가 피식웃으며 물었다. "그럼 당신은 사라만다를 이길수 있다는 겁니까? 마을을 순식간에 불태워버린 그런 녀석과 싸워 정말로 이길수 있다고 생각하는겁니까?" "그..그건.." "녀석은 우리 평민이 건드릴만한 것이 아닙니다. 마땅히 도시로 피해서 국가에 알려야죠." "으..음...." 러터도 다무의 의견에 할말이 없는지 신음소릴 한번내더니 조용히 뒤 로 물러났다. 러터가 물러나자 사람들은 일재히 다무를 바라보았다. 그런 사람들의 시선에 다무는 미소를 싱긋 지어보였다. "으.. 바크. 너어~" 다무의 행동에 열받은 레아드가 주먹을 쥐면서 바크를 노려보았다. 바 크는 그런 레아드의 시선을 일부러 피하면서 뒷머리를 긁적였다. "아..하하. 이렇게 될줄은." 처음에 자기 자신이 '난 이 마을 사람이 아니니 뭐라 말하진 않겠다' 라고 말해버렸으니 지금와서 다무의 의견에 반대할수도 없는 노릇이었 다. 그렇다고 레아드가 나설수도 없는일인데.. "큰일인데.." 다무의 자신 만만한 얼굴을 본 바크가 얼굴을 찡그렸다. 순진한 얼굴 의 마을 사람들과는 다르게 녀석은 어딘가 약아보였다. 그러고 보니 어디선가 한번 본적이 있는 사람인듯 했다. '아. 그때 그 여기사를 보고 비꼬던 녀석이잖아.' 맨처음 마을에 오자마자 본 시체를 가지고 뭐라고 비꼬던 그 인상나쁘 던 녀석. '이런.. ' 다무에 대한 기억이 나자 더 불안해진 바크. "흠~" 러터이외에 특별히 반대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자 다무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미소를 지어보였다. 만일 이대로 마을에 남는 일이 벌어진다면 당연히 남자들은 그 사라만다를 잡아야 될것이고 자신또한 그들 사이 에 껴있어야 된다. 그렇게 된다면 죽지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니... 당 연히 마을을 떠나야한다. 거기다 만일(그럴리는 없겠지만) 나라에서 특별히 기사를 보내 녀석을 퇴치해 준다면 그야말로 자신은 마을의 은 인이 되는셈. 이러한 이유로 인해 다무는 강력하게 마을을 떠나자고 말하는 것이었다. "모두들 마을을 떠나는데에 찬성하는것 같군요. 촌장님! 이제 그만 끝내고 어떻게 마을을 떠날것인가를 결정해야 되는것 아닙니까?" "으.. 음.." 실실 웃는 다무의 말에 하오로가 무겁게 신음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 였다. 촌장의 허락을 받은 다무는 고개를 돌려 모두를 바라보더니 사 람들이 생각할 시간도 주지않은채 입을 열었다. "그럼 촌장님도 찬성하신듯 하니 모두들 떠나기로 하죠. 먼저 어디로떠나느냐... 라는것이 문제인데. 그것은 그리 걱정할 문제는 아닙니다. 그간 모린으로 벌여들인 돈이 상당량 있을테니 우리들은..." "으휴.." 계속 주절거리는 다무의 모습에 바크와 레아드는 동시에 한숨을 내쉬 었다. 마치 예전부터 이런일을 계획해 온것처럼 세세한것까지 사람들 에게 알려주는 다무의 모습에 마을사람들은 이미 마음을 굳힌듯 했다. 그때였다. "이봐~! 닥치라구!" 갑자기 들린 소리에 사람들의 시선이 회관의 문쪽으로 향했다. 그곳에 는 문의 한쪽에 기댄채 다무를 노려보는 한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몸 을 문에서 떼어내더니 가벼운 몸놀림으로 사람들의 사이를 헤치고 나 가, 순식간에 다무의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너.. 넌 라노!?" 다무가 놀라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면 자신에게 다가온 소년을 쳐다보았 다. 라노는 다무의 바로앞에서 가볍게 고개를 숙이더니 내려온 머리칼 을 한번에 쓸어 올리면서 고개를 쳐들어 다무를 노려보았다. 그 매서 운 눈길에 놀란 다무는 다시 뒷걸음쳤다. "지금 마을을 떠나자고 하는거야?" 나이차로 10살정도 차이가 났지만 이미 존댓말같은것은 잊은 라노였 다. 라노의 질문에 다무는 식은땀을 흘렸다. '제..제기. 이 꼬마놈이 왜 끼어드는거지?' 기절한채 침대에나 누워있어야할 라노의 등장에 다무는 상당히 동요된 모습이었다. "당연.. 당연한게 아니냐? 우리들이 그런 괴물과 싸울순 없어... 거기다 넌 그 괴물을 보고는 기절한채 싸워보지도 못했지 않느냐!? 아마저 둘이 없었다면, 지금쯤 너도 배가 갈린채 죽어있었을 거다!" 살기어린 표정의 라노가 대들자 처음엔 당황하던 다무도 곳 논리있는 말로 라노에게 외쳤다. 다무의 말에 마을사람들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라노는 그런 마을사람들의 행동엔 관심없다는듯 다무만을 노려 보았다. "그래서.. 이대로 마을을 떠날참인거냐?" "당연한거다. 모두가 살려면 그 길밖에는 없을테니까." 다무의 대답에 라노가 잠시동안 입을 다물고는 가만히 다무를 쳐다보 다가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죽은사람들은 어쩌지?" "뭐.. 뭐라구!?" 라노의 질문에 다무의 표정이 단번에 변해버렸다. 라노는 그런 다무의 코 앞까지 다가가더니 그 매서운 눈초리와 함께 입을 열었다. "이미 마을에서 10명 이상이 죽었는데 그 사람들의 복수는 누가 해주는거냐고 물었어." "그.. 그건 당연히 나라에서.. 해줄것이다.." "그게 복수인가?" "누.. 누가 죽이던 녀석이 죽으면 그만 아닌거냐!!" 다무가 예상했던 반대중 가장 골치아픈 부분을 끈질기게 물어보는 라 노에게 화가났는지 다무도 큰소리로 외쳤다. 순간 라노의 손이 뒤로 약간 젖혀지더니 그대로 다무의 턱을 강타했다. 다무의 몸이 자신보다 머리하나가 작은 라노의 주먹에 단번에 허공에 뜨면서 땅에 내 팽개쳐 졌다. "그게 복수라는거냐? 웃기지 말라구!! 누나의 복수는 내가한다! 절대로 남이 대신 하게 하진 않겠어!" "크으.. 이 망할..." 땅에 넘어진 다무는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라노를 보면서 악의에 찬 얼굴을 해보였다. 그러면서도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버릴수가 없었 다. 어렸을때부터 보아온 라노가 이렇게 어른스러웠던가? 절대로 아니 였다. 단지 지기 싫어하는 풋내기였다. 도시에서 학원을 다닌 자신에 게 반론을 할정도로 머리가 좋은녀석은 절대로 아니였다. 하지만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녀석은 그 라노라고는 상상도 할수가 없었다. 그렇 다고 질 다무도 아니였다. 입가에서 흐르는 피를 소매로 닦으며 일어 난 다무가 라노를 보면서 히죽 웃엇다. "그래. 그 누나의 복수를 하겠다는거냐?" 이미 라노의 누나인 아리비아가 사라만다에게 어떻게 죽임을 당했는지 알고있는 다무였다. "뭘 말하고 싶은거야!" 누나의 이야기가 나오자 민감해진 라노가 발끈 외쳤다. 14세라고는 하 지만 역시 아직은 꼬마일뿐이었다. 그걸 확인한듯 다무는 이어 기분나 쁘게 웃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복수를 하려면 너 혼자 하라는 거다. 괜히 마을사람들을 귀찮게 하지말고." "뭐..뭐라고!" "아닌거냐? 뭐라 할말이 많은것 같은데 결국엔 네 누나의 복수가 하고싶어 사람들을 마을에 남길 작정인거잖나? 아니냐?" 비꼬는 다무의 말에 라노가 바락 외쳤다. "틀려! 누나의 복수만이 아냐!" "거짓말. 네 속셈은 뻔하지않으냐!" "으.. 이자식.." 외려 다무의 화술에 말려버린 라노가 처음과는 다르게 화를 내고 있었 다. 이미 마을사람들은 이 토론에서 이긴자의 의견을 따를생각인 모양 으로 묵묵히 둘을 보기만 할뿐이었다. "하.. 재미있는데." 서로를 노려보며 계속 큰소리로 외치는 둘에게 바크가 피식 웃어보였 다. 레아드는 그런 바크가 이상하게 보였던지 고개를 힐끔돌려 바크를 쳐다보았다. "뭐가 재밌어? 난 열받는데." "웃기지 않아? 저 둘." 이상한 바크의 물음에 레아드는 처음엔 머뭇거리다가 이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전혀. 전혀 웃기지도 재미있지도 않다구." "그런가? 뭐... 이제 끝내볼생각인데." "뭐어? 사람들을 마을에 남게할 방법이라도 있다는거야?" "그럼. 내가 이대로 가만히 있을줄 안거야?" "당연하지." 별로 비꼬지도 못하면서 비꼬는 레아드였다. 바크는 그런 레아드를 무심한 눈으로 쳐다보더니 이내 씩 웃으면서 손을 들어 레아드의 코를 튕겼다. "무..슨짓이야!" "사람 무시하지 말라고 그런거다. 지켜나 보라구." "뭐야? 너 정말로.. 할생각?" "당연하지. 넌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거기까지 말한 바크는 뒷머리를 긁적이다가 사람들 사이를 지나서 라 노와 다무가 잘보이는데까지 다가갔다. 레아드는 붉어진 코도 잊은채 앞으로 나서는 바크를 쳐다보았다. 잠시후 앞으로 나서던 바크의 걸음 이 멈췄다. 바크는 잠시동안 싸우는 둘을 보더니 이내 앞뒤 가리지 않 고 외쳤다. "거짓말장이씨!! 그만 내려오는게 어때!?!" 물론 사람들의 시선이 단번에 180도를 돌아 바크에게 모아진것은 당연 한 일이었다. "저.. 저 바보가 무슨.." 황당한 바크의 행동에 질렸다는듯 레아드는 식은땀을 흘렸다. 그런 레 아드와는 다르게 바크의 입가엔 희미하게 미소가 맺혀있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90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32올린이:도룡뇽(안헌영)96/06/11 23:37읽음:1813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 ( 32.) == 제 2장. <첫 임무> ==다무는 약간은 짜증스럽다는 얼굴로 바크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바크 의 얼굴을 보는순간 다무의 얼굴을 활짝 개었다. 물론 그가 생각한것 은 레아드가 생각한것과 같은것이었다. 그리고 그건 바크도 마찬가지 였다. "호오. 무슨일로 나선건가? 타지방사람이?" 다무의 냉소에 바크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듯 피식 웃어버리더니 그대 로 뒤로 돌아버렸다. 다무는 자신에게 이야기 할줄 알았던 바크가 갑 자기 등을 보이자 의아한 얼굴이되었다. 다무를 등지고 마을사람들을 본 바크가 입을 열었다. "모두 정말로 떠날생각이라면 아까 말한데로 말리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하나만 묻겠습니다. 여러분은 모두 잠시동안이 마을에서떠나있다가 나라에서 온 기사가 사라만다를 해치 워주면 다시 이 마을로돌아올 생각인가요?" 바크의 물음에 마을사람중 몇몇이 고개를 끄덕였다. 반응을 보인건 몇명뿐이었지만, 바크가 말한것은 마을 사람 모두의 생각과 일치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시다면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런건 꿈에서도 바라지 않는것이 좋을겁니다." "무.. 무슨소리냐!" 바크의 말에 깜짝놀란 다무가 급히 대에서 내려와 바크에게 외쳤다. 하지만 바크는 묵묵히 다무의 말을 잘근잘근 씹으면서 자신의 말에 이미 동요된 사람들에게 말을 이어나갔다. "아마 여러분이 이 마을을 떠나 나라에 알리면 나라에선 분명 기사를보내주긴 보내줄것입니다. 하지만..." "그만해!" 순간 다무가 놀란 얼굴로 바크의 앞을 탁 가로막았다. 바크는 하던말 을 멈추고는 자신의 앞에선 다무를 내려보는듯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물론 레아드는 저런 눈빛이 얼마나 사람 열받게 만드는지 확실하게 알고있었다. 다무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면서, 바크를 노려았다. "무슨 할말이 있나요? 하세요." 그렇게 말한 바크가 피식 웃고는 옆으로 비켜주었다. 술렁거리는 사람 들의 시선은 다시 다무에게로 향했다. '이..이런 제길. 어떻게 저런 녀석이 그것을...' 바크가 다음에 할말이 뭔지 알고있는 다무는 식은땀을 흘렸다. 그말이 나오기만 하면 여지건 자신이 말했던것은 모두 거짓말이 되버리는것이 었다. 그렇게 된다면 자신은 영원히 마을에서 ?겨나게 된다. 아니, 이 자리에서 사람들에게 맞아 죽을수도 있었다. "이봐. 할말이 없는거야?" 묵묵히 식은땀을 흘리면서 서있는 다무에게 러터가 물었다. 하지만 다 무는 러터의 말해 대답을 못했다. 할말이 없는것이었다. 뭐라 말하던 녀석은 여지건 자신이 말했던 모든것을 거짓으로 돌릴만한 사실을 알 고 있으니까. 사람들의 눈에 의혹의빛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쿡." 옆에서 식은땀을 흘리면서 아무말도 못하는 다무를 보면서 바크는 미 소를 지었다. 그의 행동을 미루어 더 놀리고 싶었지만,고양이에게 도망치는 쥐가 막다른곳에 몰리면 외려 덤비듯이 다무도 끝내 발악을 할수도 있으니 그만두기로 했다. 바크는 슬쩍 다무에게 다가가 다른사 람은 절대 들을수 없을정도의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이봐요~ 계속 할건가요? 뭐.. 난 별로 상관없지만,' "크.." '당신 죽을지도 모른다구.' 싸늘한 바크의 말이었다. 다무는 이를 빠득 갈았지만 이미 자신에겐 선택권이란것이 없었다. 다무의 고개가 천천히 끄덕여졌다. "좋아요~~! 좋아." 고개가 끄덕여짐과 거의 동시에 바크가 뒤로 휙 돌더니 외쳤다. 갑작 스런 바크의 행동에 모두는 어리둥절했다. '갑자기 웬 바보짓이야?' 다무에게 뭐라 속닥거리다가 뭐가 좋은지 좋아요좋아요~ 하는 바크의 행동에 레아드는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도데체가 뭐하는 짓이야? "이봐! 무슨말이야? 다시 마을에 돌아올수가 없다니?" 바크의 말에 계속 의문을 가졌던 마을사람들중 한명이 외쳤다. 한순간 다무의 얼굴에 당혹감이 스쳤다. 바크는 그런 다무는 슬쩍 쳐다보다가 이내 피식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돌아오는게 아니라 아예 나갈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나갈수가... 없다니?" "당연하지 않습니까. 마을에서 도시까지는 거의 산으로 이루어져 있고산을 통과하려면 빨라도 하루정도가 걸립니다. 그것도 건장한 남자들이나 가능한일이지, 여자들과 아이들을 데리고서 하루만에 산을 빠져나가는것은 어려운 일이지요. 뭐.. 하루라고 치죠. 그 시간동안 사라만다에게 걸리지 않고 도시까지 도망갈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하지만 모두가 다른방향으로 도망치면 몰살은 면할수 있을지도.." "몇명정도는 무사히 도망칠수 있겠죠. 하지만.." 거기까지 말한 바크는 잠시 뜸을 들였다. 모두의 눈이 바크의 입으로 향했고 그걸 확인한 바크는 잔인한 미소같은걸 띄우며 말을 이어나갔 다. "당신은 그 몇명안에 낄수 있다고 자신하나요?" 바크의 말에 사람들은 상당히 동요된 모습을 보였다. 바크의 말대로였 다. 녀석은 살육에 미친괴물. 분명 무사히 숲을 빠져나가는 사람은 거 의 없을것이다. 마을사람들 모두는 입을 다문채 바크만을 바라보고 있 었다. 문제를 제시한것도 그니 해답을 주는것도 그라고 생각해서일까? 그들의 소원대로 바크는 답을 말해주었다. 답은 간단했다. "마을에 남는겁니다. 쓸떼없이 흩어지면 녀석의 밥거리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모두 모여있는다면 녀석도 섣불리 건들지는 못할테고, 어차피 녀석을 해치워야 할때는 많은 사람의 힘이 필요할테니까요." "그러나.." "다른뜻이 있는분은 자신의 뜻대로 하십시요. 전 참견하진 않겠습니다." 뭐라 하려던 사람들은 단호하게 잘라 말하는 바크의 말에 입을 다물어 버렸다. 모두들 그의 뜻에 따르기로 한듯한대 자기 혼자 떨어져 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결국엔 모두들 입을 다물었다. 여지건 조마조마 하는 마음으로 토론을 보던 하오로는 결론이 마을에 남자는 쪽으로 가자 더이상 쓸떼없는 말이 나오기 전에 끝내버리자는 식으로 앞으로 나섰다. "그럼 모두 남기로 작정을 한것같군. 그럼 이제 날도 깊었으니 모두들집으로 돌아가게나. 뭘 할것인가는 내일 아침에 정하기로 하지. 그리고 낮에 집이 불탄 사람들은 잠시동안 불편하겠지만, 이 회관에 머물던지 아니면 내 집에 오도록 하게나. 그리고.." 라노는 토론을 빨리 끝내고 싶어 열심히 말하고 있는 하오로를 잠시동 안 바라보다가 눈을 돌려 하오로의 옆에서 무심한 눈으로 사람들을 바라 보고있는 바크를 쳐다보았다. 웬지 모를... 이상하게 화가 났다. 뭔가 속은듯 한 느낌. 녀석 덕분에 사람들이 마을에 남게되었지만, 별로 감사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결국 다 꼴 보기 싫어진 라노는 고개를 돌려 회관을 나가버렸다. "아.. 웬지 이상한데." 라노와 마찬가지로 뭔가 속고있다는 생각이 든 레아드역시 고개를 갸웃 거렸다. 이치상으로는 다 맞는 이야기였지만, 웬지모르게.. 이유 모르게 속은느낌이 들었다. 뭘까... 고민하던 레아드의 눈에 성큼성큼 회관을 빠져나가는 라노가 들어왔다. "저 꼬마는..." 라노가 회관을 빠져나가자 레아드는 잠시 바크를 돌아보았다. 바크는 무심한 눈으로 사람들을 보고있었다. 그런 바크를 본 레아드는 고개를 휙 돌려 라노가 빠져나간 회관의 문을 향해 급히 발을 옮겼다. '크으.. 이 복수는 반드시.' 다무는 화가나 붉어진 얼굴을 감추지 못한채 대 위에서 사람들을 내려 다 보고있는 바크를 노려보았다. 결국에 녀석이 그 것(?)을 말하진 않았지만, 녀석만 없었더라면 자신은 일약 부자가 되었을텐데. 하지만 녀석이 사람들 앞에 나설수 있었던것은 모두가 그 라노때문이었다. 결국에 화가 잔뜩 난 다무는 복수를 다짐하며 회관을 나섰다. 사람들 이 한둘씩 자리를 뜨면서, 회관은 씨끌벅적해졌다. 하지만 바크는 그런 것이 들리지도 않는다는듯이 여전히 무표정이었다. '사라만다라...' 고개를 약간 갸웃거린 바크는 심각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어떻게 잡는다나..' 모두를 남게는 했지만 아직 녀석을 잡을 계획같은것은 만들어 놓지 않은 상태였다.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의혹 둘과 분노 하나. 그리고 많은 기대를 느끼지 못한채 바크는 계속 심각한 표정이었다. '하여간 이번엔 실패하면 안돼.' 다짐과 함께 날은 깊어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918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33올린이:roak(이상훈)96/06/17 07:45읽음:184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 ( #33 ) == 제 2장. <첫 임무> == 보름이 가까워 졌는지 하늘엔 거의 원형의 모습을 갖춘 달이 야릇한 색의 빛을 뿌리고있었다. "달이라.." 구름 한점 껴있지 않은 하늘에 홀로 그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떠있는 달을 본 라노는 한숨 비슷하게 중얼거렸다. 달이라.. 특히 보름달. 누나가 가장 좋아하는 달이었다. 누나는 언제나 그런 보름달같이 되고 싶어했다. 언제나 혼자이면서도 찬란한 빛을 내는.. "바보같이. 왜 마을로 돌아온거지...?" 누나는 자신의 소원대로 보름달이 되었다. 기사가 된것이다. 촌장님에 게서 그 소식을 들었을때 라노는 한순간 기쁘다는 표정을 지어보였으 나, 그 얼굴은 순식간에 싸늘하게 변했다. 기사가 되었다면 그냥 그곳 에서 살것이지 왜 마을로 돌아온거지? 자신때문에? 말도안되는 소리. "칫..."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라노는 어느새 마을 북쪽 언덕에 와 있었다. 더 이상 북쪽으로 가면 숲이다. 라노는 힐끔 북쪽숲을 쳐다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달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잔디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 고는 길게 기지개를 폈다. "아~~ 핫!" 기지개의 끝을 우렁차개 기합을 넣으면서 라노는 그 자세 그대로 뒤로 벌렁 드러누웠다. 약간 삐죽한 잔디가 등을 찔렀지만, 라노는 별로 상 관 없다는듯 위로 치켜들었던 두손을 깍지를껴 뒤로넘겼다. "....." 그 자세로 라노는 한참동안 하늘을 바라보았다. 보이는것은 별. 별뿐 이었다. 한치의 틈도 없는 검은 장막에 수많은 별들이 현란하게 펼쳐 져있는 모습에 라노는 약간의 현기증을 느꼈다. 예전에도 이런 자세로 가끔 별을 볼때가 있었다. 물론 그땐 옆에 누나가 있었지만.. "바보처럼.." 그말과 함께 라노는 눈을 감아버렸다. 아직도 몸이 뻐근한지 눈을 감자 마자 마치 몸이 녹아드는듯한 느낌이들었다. '누나..' 어렸던 자신을 놔두고 기사가 된다고 마을을 떠났을때로 원망같은것은 하지 않았었다. 자신을 위해서 떠났다는걸 알았었으니까. 그렇다면 죽지 말았어야 했다. 어째서 죽은거지? 기사라면서. 그 실력없는 녀석 도 두번이나 녀석을 만나고도 살았는데... "잠.. 자는거야?" 갑작스럽게 들려온 목소리에 라노는 깜짝놀라면서, 누워있던 몸을 단번 에 일으켰다. 인기척같은것은 전혀 못느끼고 있었는데! 놀라면서 라노 는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공을 쳐다보았다. 순간 라노의 눈동자가 커졌다. "아. 미안. 잠든줄 알았어." 상대방은 미안한듯 그렇게 대꾸했다. 하지만 라노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고있었다. 은은한 달빛을 받아 빛나는 붉은색의 머리. 옷사 이로 나온 투명할정도로 하얀 팔. 미의 여신 '에리아'조차 능가할듯한 얼굴.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커다란 짙은 갈색의 눈동자. 분명 그 바보같은 녀석과 함께 다니던 사람이었는데.. 레아드는 라노가 말을 씹으면서 계속 자신을 쳐다보자 방금전의 미안한 마음도 잊은채 라노를 쏘아붙였다. "내 얼굴에 뭐라도 묻은거야? 왜 계속 쳐다보는거야?" "응? 아.. 아니!" 갑작스럽게 레아드가 쏘듯이 말하자 당황한 라노는 순식간에 얼굴을 붉 히면서 고개를 팍 숙여버렸다. 뭐.. 뭐야!? 낮에 봤었을때는 아무렇지 도 않았었는데! 라노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자 급히 화제를 돌렸다. "그..근데 왜.. 부른거야? 날." 앞뒤가 엇갈려버린 말이었다. 하지만 그런 라노의 말에 레아드는 말문 이 탁하고 막혀버렸다. 할말이 없었다. '나.. 난 왜 이녀석한테 온거지?' 회관에서 나가는 라노의 모습에 무작정 따라와 버렸는데... 한마디로 뒤는 생각도 않하고 따라온것이었다. 참으로 레아드다운 행동이었다. 라노는 별 마음없이 던진말에 레아드가 굉장히 당황해 하자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으휴.." 끙끙거리던 레아드는 한번 한숨을 내 쉬더니 그대로 라노의 옆에 털썩 주저 앉았다. 라노는 레아드의 몸을 미쳐 못 따른 붉은 실같은 머리카 락이 나풀거리며 내려오면서 뭔지는 모르지만 꽃에서 나는 향기같은것 이 나자 이어서 또다시 얼굴을 붉혔다. 자신이 알고있는한 이건 여자들 이 쓰는 향수는 아니였다. "에.. 그러니까 네 누나말인데.." "응??" 가만히 있던 레아드가 갑자기 말을 하자 라노는 레아드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바크가 그러던데, 기사가 낮다고..." "아. 그거. 촌장님한테 들었어." "그래? 흠.. 난 굉장하다고 생각해. 예전에 기사를 한번 본적이 있었는데 굉장히 강하더라구. 여자로서 그런 기사가 된다는건... 역시 굉장한거야." "당연하지. 누나는 강했으니까!" 레아드가 누나의 칭찬을 해주자 라노는 신이 나는지 말의 끝을 강조하 면서 말했다. 둘이 뭔가 이야기가 통하자 그때서부터 레아드가 마음놓 고 입을 열였다. "그런데 말이야. 그게 무슨소리지? 너가 누나하고 애인사이라니?" "애.. 애인이라니!? 누가그러는데!" "하오로씨." "촌장님이?" 라노의 되물음에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라노는 잠시동안 황당하다 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침중한 얼굴이 되더니 입을 열었다. "애인이 아니라 약혼한 사이야." "무슨.. 여기선 남매끼리 결혼을 해?" 순간 라노가 버럭 소리쳤다. "아냐! 누나는...!! 그러니까.. 난 아버지의 친 자식이지만 누나는아니였어. 그러니까 한마디로 피는 다르다는거지." "응??" 무슨뜻인지 모르겠다는 레아드의 얼굴에 라노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 고는 이어 말했다. "내가 어렸을때.. 기억은 않나지만, 아버지가 어디선가 누나를 데리고왔었어. 그리고는 내 누나라고 알려주면서 집에서 함께 살게되었지. 맨처음 누난 말을 못했는데, 한 2년정도 지나서부터야 말을 할수있게낮지. 왜 말을 못했었는지는 나도 몰라. 엄마가 없었던 우리집은 누나가 온 후부터는 상당히 밝게변했어. 난 누나를 무척 따랐었지." 거기까지 말한 라노는 잠시동안 말을 멈췄다. 레아드는 뭐라 하지 않고 조용히 그런 라노를 지켜만봤다. 곧 라노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10살이 되던해 아버지가 병에 걸리셨어. 촌장님이 급히 사람을보내 의사를 데려왔지만, 결국 아버진 돌아가셨지. 약혼... 그건아버지가 돌아가시는날 촌장님이 해주신 이야기야. 누나를 어디서데려온건지.. 누나의 진짜부모가 누군지를 말해주셨지. 그리고 나와누나가 커서 맺어지기를 바라셨데. 어렸던 난 무슨이야긴지 전혀몰랐었지만, 누나는 이해한것같았어. 그리고 그날부터 누나는 완전히달라졌지. 아버지의 소망중 하나인 기사가 되는것. 물론 그 역활은내가 해야하는것이었는데, 내 성격이 너무 무른탓에 결국 누나가검을 잡게되었어. 그리고 그뒤로 누나는 거의 피나는 노력을했지. 마을 사람들은 그런 누나를 미쳤다고 했지만, 누나는 매일매일을거의 산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훈련을했지. 그렇게 3년이던가? 내가13살이 낮을때 누나는 기사가 되서 오겠다며 마을을 떠났어." "그럼 누나가 마을로 돌아온것은 너와.." "바보처럼! 그럴리가 없잖아! 난 누나를 단지 그냥 누나로 본다고! 당연히 누나도 날 보통의 동생으로 대해줬고. 아무리 아버지의 유언이라고는 해도 당치도 않은 소리야." 라노의 말에 레아드는 입을 다물었다. 당연한 소리였다. 누나와 동생 지간으로 살아온 둘을 결혼시키겠다니.. "왜 마을로 돌아오려고 했는지는 나도 몰라." 라노가 한숨섞인 말을 하자 레아드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둘의 사이에 잠시간의 침묵이 흘렀다. 먼저 입을 연것은 레아드였다. "아. 참. 너 바크를 상당히 나쁘게 보던것 같던데.. 맞지?" "당신과 같이 다니던 녀석?""녀석... 이라고?" "맞아. 상당히 운이 좋은 녀석이라고 보고있어. 누나도 못 이긴 사라만다에게서 두번이나 살아왔으니까. 거기다가 무책임하게 마을사람들을남게하다니." "이봐! 너도 마을사람들을 남게하려 했잖아." "난 나 혼자서 녀석을 해치울 생각이었어. 쓸떼없이 마을사람들이 떠날필요는 없을테니까 그렇게 말한거지. 그 녀석은 마을사람들에게도움을 받으려고 사람들을 마을에 남게 한것이고." 라노의 말에 레아드의 미간에 힘줄이 약간 돋아났다. 물론 라노는 그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바크를 녀석이라고 부른것은 별로 상관은 없으나 바크의 실력을 가지고 뭐라하는건 웬지 기분이 나빴다. 분하다고 해야할까? 하여간 좋지않은 기분이었다. "넌 그 운만 좋은 녀석때문에 살아온거잖아. 그런 너가 네 누나도못 이겼던 사라만다를 이길수 있을것 같아?" "물론! 이길수 있어!" "뭘 믿고 그렇게 큰 소리 치는거지? 마을사람들이 힘을 합쳐도 이길수있을지 없을지 모르는데, 혼자서 이기겠다고?" "그렇지 않아! 난 이길수..!" "이~ 바보야!" 순간 레아드가 바락 외치는 라노의 멱살을 잡더니 바로 코앞까지 끌어 당겼다. "그러다가 개죽음 당한다구! 네 누나가 그런걸 바랄줄 아는거야! 아냐! 틀려! 절데로 그런걸 바라진 않을거야! 알겠어!?" 아름다운 얼굴에서 나오는거라고는 상상 할수도 없는 분노에 라노는 침을 삼키며 입을 다물어버렸다. 레아드는 마치 자신의 일인냥 분노 하고 있었다. "너가 누나에게 해줄수 있는 일은 두가지뿐이야. 하나는 사라만다에게서 살아남는것! 두번째는 복수를 하는거야. 그러니까.. 쓸떼없이 죽겠다는 생각같은건 버려!" 레아드의 박력에 라노는 기가 죽은듯 아무말도 못한채 고개를 끄덕였 다. 그때서야 레아드는 잡고있던 라노의 멱살을 풀어줬다. "흠." 자신도 모르게 너무 말을 많이 한탓일까? 레아드는 분이 가시자 약간 쑥쓰러운듯 얼굴을 약간 붉혔다. 그때서야 제 정신이 든 라노는 레아드 와 마찬가지로 얼굴을 붉혔다. 바로 앞.. 자신의 얼굴 바로앞까지 여자 의 얼굴이 다가온것은 누나를 빼고는 처음이었다. "하여간, 바크를 그렇게 나쁘게 보지마. 녀석은 성격은 나쁘지만, 실력은 좋다구. 복수를 하고싶다면 바크의 도움이 필요할거야. 물론 내도움 역시 필요하겠지만.. 알겠어?" 자기도 빼놓지 않는 레아드였다. 라노는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 였다. "으..응." "아. 그리고 내 이름은 레아드야. 레아드.참. 나도 아직 네 이름을모르는데..." "라노. 라노 빈 란" "무... 무슨!? 귀족이였어?" 성이있다는 말은 귀족이란뜻. 라노 빈 란. 라노란 이름이고 빈은 지역. 란은 성이다. 레아드의 물음에 라노가 고개를 끄덕였다. "집안이 몰락하긴 했어도 아직은 귀족이야. 아버지가 다 귀찮다고 이런시골로 오긴했지만." "그래..? 음.." 레아드는 바크도 귀족이야. 라는 말을 해보려고는 했지만 곧 그만두었 다. 이미 귀족이길 포기한 바크였다. 귀족으로 살려면 구차하게 이렇게 여행을 떠나왔을리는 없을테니까.. 일부러 귀족이라고 알리는것은 좋지 않겠지. 레아드는 이마로 넘어온 머리칼을 뒤로 쓸어넘기며 하늘을 쳐 다 보았다. 이미 달은 한쪽으로 기울어져가고 있었다. "곧 새벽...이 올꺼야. 추워질텐데." 라노가 딴에 레아드의 갸날픈(?) 몸매를 보고는 걱정해주었다. 레아드 는 그런 라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암. 좀 피곤해. 하여간 너! 쓸떼없는 생각 하지마." "예예~ 죽을 생각 같은건 애초부터 없었다구." "그리고.." "응??" "그 응이라는거! 반말하지맛! 난 너보다 2살이나 많단 말이닷!~! 예라고 해! 예라고!" "뭐...뭐라고?" 순간 레아드가 팔을 뻗어 라노의 볼을 쭈욱~ 당겼다. "뭐라고요? 라고 햇!" 그러면서 더욱 볼을 당기는 레아드였다. 라노는 엄청난 고통에 눈물을 찔끔거리면서 외쳤다. "아.. 알겠어! 아니. 알겠어요! 그러니까 이젠 놔줘!!" 라노의 말이 끝나는 순간 레아드는 볼을 놔주었다. 그리고는 붉어진 라노의 볼을 톡톡 쳐주면서 방긋 웃었다. "그럼. 라노군. 내일 보자구." 아름답다 못해 요염해 보이는 레아드의 얼굴이었다. 라노는 고통도 잊은채 멍하니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이미 레아드는 말을 끝낸 후 몸을 돌려 총총걸음으로 촌장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 둘의 위에서는 아직도 보름달이 밝게. 아주 밝게 둘을 비춰주고 있었 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92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34올린이:roak(이상훈)96/06/22 16:24읽음:177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 (#34.) == 제 2장. <첫 임무> == 회관에서 나온 바크는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사방을 둘러봤다. 분 명히 있어야할 레아드가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것이었다. 결국 한 사람 을 붙잡고 물어보고 나서야 이미 레아드가 회관을 나갔다는 들을수 있 었다. "먼저 돌아간건가? 하여간 인내심이라고는 하나도 없다니까." 투덜거리며 바크는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촌장의 집으로 향했다. 뭐..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서두를 수가 없었다. 레아드가 짜증내며 가버린것도 당연할만큼 회관에서 꽤 오랜시간동안 사라만다를 이길 방법을 찾아 봤지만, 그야말로 방법이 아예 없었다. "어차피 사라만다와 싸울수 있는건 나와 레아드... 그 외는 별로인데." 그 우락부락하게 생긴 러터를 생각해봤지만, 별로였다. 사라만다에게 힘같은걸론 이길수 없을테니까.. 너무 느려 오히려 방해가 될듯했다. 그외 다른사람들중 무기를 사용할줄 아는사람은 거의 없었다. 있다해도 너무 소극적이라 도와줄리도 없을테고... 결국 마을사람들을 써먹으려 면, 절대 위험하지 않은 일들을 시켜야 한다.. 라는 결론이 나왔다. "음...!" 사라만다에 대해 생각하던 바크는 사라만다의 그 환각이 생각나자 깊게 신음소리를 냈다. 가장 문제될것은 바로 그 환각이었다. 수도에서 온 실력좋은 기사들에게 많은걸 배웠다고는 하지만 환각같은것은 전혀. 들 어 보지도 못했었다. 가끔 비겁한 녀석들이 음식이나 물에 환각제를 타 서 무력해진 상대방을 해치운다는것을 듣긴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른 상황이었다. 그냥 멀쩡하게 서있다가 환각에 걸려버린것이었다. 결국. 녀석의 환상을 깨지 못하면 죽이는것은 불가능... 바크는 곤란한듯 뒷 머리를 긁적였다. "호란인지 뭔지.. 미친거 아냐? 이런게 하급일이라니.. 그럼 상급은?" 상상하기도 싫은지 바크는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말도 안돼! 정말로 상급은 드래곤이라도 죽이는건가? 아니면 고대의 생물들? 바크는 연이 어 한숨을 내 쉬었다. "어라. 바크?" 한숨을 내쉬던 바크는 갑작스럽게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쪽을 바라보았다. 어둠속이라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누군가가 다가오 고있는것이 느껴졌다. "레아드? 거기 레아드야?" 바크의 예상대로 어둠속에서 나타난건 레아드였다. "그럼 누굴거라고 생각한거야? 당연히 나지." "촌장집에 간줄 알았는데. 어떻게 된거야? 나만 놔두고 혼자 회관을나가 버리다니." "아. 그게.. 라노좀 만나고 오는길이야." 레아드의 말에 바크는 잠시동안 그 이름을 되새기다가 놀라면서 되 물 었다. "라노라면 그 꼬마!?" "꼬마라니. 15살이던데. 나보다 2살밖에 적지 않아." "하는짓이 꼬마니까 그렇지. 하여간 그 꼬.. 아니 라논지 뭔지하고뭐하다 온거야?" "얘기했지. 그럼 뭐.. 이상한 짓이라도 한것같아?" 레아드가 허리에 손을 데면서 추궁하는듯이 물었다. "아니아니. 그런건 아니지만. 너가 그 녀석하고 뭘 이야기 할게 뭐가있다고?" "여러가지. " "여러가지?" "그래! 여러가지!" 레아드가 바락 소리쳤다. "아. 알았어." 바크는 더 이상 말하면 레아드가 정말로 화를 낼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그건 그렇고 보름달이 뜨긴했지만 어두운 밤. 자신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레아드는 어떻게 그 거리에서 자신인지 알아봤을까? 레아드의 시력은 그렇게 좋지 못하는데 말이다. "그런데 바크. 너 '란'이라는 성을 알고있어?" 묵묵히 있던 레아드가 갑자기 물어왔다. "란? 글쎄.. 들어본적이 있긴한데. 그건 왜?" "라노의 성이 란이라서 그래. 라노 빈 란." "귀족이었어? 호~ 그래. 빈 란." "알아?" 물음에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에 들어본적이 있어. 평민으로서 기사가 된후 많은 공을 세워귀족이 되어 란이란 성을 얻은 사람의 이야기를. 굉장한 기사라고들었는데... 유감스럽게도." 바크가 말 끝을 흐리면서 어깨를 한번 들썩거렸다. "유감...이라니?" 바크의 말에 레아드가 뒷말을 따라하면서 물었다. "?겨났어." "?겨나다니? 무슨 소리야?" "그게.. 좀 창피한 일이지. 그 사람 멍청하게도 페리노의 딸과 결혼해버려서 말이야.. 아.참. 너 페리노를 모르지? 페리노는 우리 나라에서1~2위를 다투는 세력가야. 귀족보다 높은 영족이지. 자신의 딸이 하급귀족과 놀아나서 화난 페리노가 수를 쓴거지. 결국 그 남자는 귀족과기사의 자격을 박탈당한채 ?겨났어. 그때 딸도 함께 없어졌다고 들었는데.." "그럼 라노는 그 귀족의.. 아니 영족의 딸에게서 태어난거네?" "그건 나도 모르지. 그건 그렇고 너 도데체 라노와 무슨 이야기를 한거야? 그런걸 다 묻다니." 보통때라면 절대 묻지않을 귀족들 이야기를 물은 레아드가 이상한지 바 크가 물었다. 레아드는 아까전에 라노와 한 이야기를 바크에게 들려주 었다. 물론 뒷부분에 라노가 바크를 욕한부분은 빼고. "음.. 그럼 반대일지도 모르겠는걸." 레아드의 이야기를 다 들은 바크는 턱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무슨...소리야?" "그러니까 내 얘긴 그 여기사.. 이름이.. 아리비아. 그래 아리비아가진짜 자식일수도 있다는 소리지. 뭐..꼭 그렇다는건 아냐. 하여간! 우린 지금 그런거 신경쓸 시간이 없다고! 사라만다! 지금 그 녀석의일만 해도 머리가 터질 지경이란말야!" "그냥 싸워선 절대 못 이길걸." 화가나 소리치는 바크에게 레아드가 내 던지듯이 말했다. 순간 바크가 행동을 딱 멈추더니 의아한 얼굴로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뭐.. 뭐야? 그 얼굴은?" "너어.. 지금 뭐라고 그랬냐?" "그 얼굴 치우라고 말했어." "아니. 그 전에." 바크의 이상한 행동에 레아드가 얼굴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바크의 말대로 한 레아드. "그냥 싸워선 절대로~오. 절대로 못 이길거라고 했어!" "아하~ 드디어 깨달은 모양이구나." "내가 뭘 깨달아?" 더욱 얼굴을 일그려뜨리는 레아드에게 바크가 손을 내밀어 레아드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드디어 너도 자기가 이기지 못할 상대가 있다는걸 알았구나. 장하다~장해." 순간 레아드가 얼굴을 확 붉히더니 자신의 머리를 만지고 있는 바크의 손을 팍 뿌리쳤다. "나.. 난 라노의 누나가 얼마나 열심히 검술을 익혔다는걸 듣고는 그렇게 말한거라고! 그 정도로 열심히 훈련했는데 사라만다에겐 맥없이 당했잖아... 그래서.. 그래서!!" "아아~ 알겠어. 흥분하지마." 말을 잇지 못한채 씩씩 거리며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레아드에게 바크 는 싱긋 미소를 지으면서 어깨를 톡톡 쳐주었다. "분명 그 아리비아란 여자는 열심히 검술을 익혔어. 아마 실력으로는우리 둘이 동시에 덤벼도 못 이길정도일거야. 하지만 지금 우린 그아리비아를 간단히 죽인 사라만다를 이겨야한다고. 그러니 쓸데없는생각은 그만두자. 포르 나이트로서 첫일인데 실패하긴 싫어. 너도그렇겠지?" "하지만!!" "레아드. 그만해." 뭐라 말하려는 레아드에게 바크가 조용히 말했다. 레아드는 입을 다물 고는 빤히 바크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한숨을 내쉬면서 물었다. "알았어. 나도 첫 일부터 망치긴 싫으니까. 그건 그렇고 사라만다를 잡을 작전같은거라도 있는거야?" "당연하지. 실은 금방 생각났지만." 바크가 씨익 웃었다. 그리고는 레아드의 허리쪽을 가르켰다. 바크의 손과 함께 레아드의 시선이 옮겨졌고 그 시선이 멈춘곳은 흘러내리는 붉은 머리채를 허리에 고정시키려고 바크가 사준 금속조가리가 있는 곳이었다. "이거?" 레아드가 그 금속조가리를 뽑아들었다. 순간 삼단같은 레아드의 머리채 가 자유를 찾은듯 사방으로 흘러내렸다. 원래 길이가 레아드의 키보다 더 길은지라 머리카락은 땅까지 흘러내려왔다. 그 모습에 바크는 눈쌀 을 찌푸렸다. 또.. 저 엄청난 양을 감겨줘야 해야하는건가? 상상만 해 도 진저리가 나는 막노동이었다. 하지만 이건 바크만의 생각일뿐 다른 사람이 본다면 전혀 다른 생각을 할것이다. 길긴 하지만 숱이 별로 없 어 보이는 레아드의 머리카락. 하지만 핀을 뽑는다면 그런 생각을 싹 도망갈정도로 레아드의 숱은 많았다. 레아드 자신이 거의 머리카락에 파 묻힐정도였다.달빛에 반짝이는 붉은 머리채 사이로 약간씩 들어나는 레아드의 얼굴은 여자.. 조차 반할정도였다. 순수한것 같으면서도 매혹 적인 모습. 하지만 바크는 그런걸 전혀 모르는지 그 힘든 막노동생각뿐 이었다. 그런 바크의 고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레아드는 뽑아든 핀을 이 리저리 돌려보았다. 이내 레아드의 얼굴에 놀라움의 빛이 생겨났다. "모..린? 이거 모린이지?" 핀(이라기엔 너무나 거대한...)의 가장자리에 붙어있는 보석을 가르키 면서 레아드가 물었다.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모린이야." 자신의 말이 맞았다는게 기쁜지 레아드가 웃어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레아드가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 바크에게 물었다. "모린으로 사라만다를 이겨?" "글쎄.. 모린을 많이 주면 사라져주지 않을까?" "장난하는거얏!" 레아드의 반응에 바크가 또다시 웃어보였다. 그리고 그 웃음이 그쳤을 때 바크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맞아. 모린이 있다면 사라만다를 이길수 있어."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95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35올린이:roak(이상훈) 96/07/01 15:10읽음:1714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35) == 제 1장 <첫임무> == 하루가 안찬 보름달이 지고 서서히 새벽이 가까워졌다. 검은색에 가까 운 보라빛을 띤 하늘이 점차 밝아져 오면서 회색으로 변해가는것이 새 벽이 가까워졌다는것을 새삼 깨닷게 해주는듯 했다. 마을의 이곳저곳에 는 밤새 타오르던 횃불들이 꺼진채 연기만을 천천히 하늘로 올리고 있 었다. 조용한 아침... "아함~.." 바크는 입을 막은채 조심스럽게 하품을 했다. 그런 바크의 옆에는 불규 칙한 잠으로 멍해져있는 레아드가 아직도 잠을 들 깼는지 눈을 비비고 있었다. 아침. 아직도 이른시간이다. 어제 촌장의 말대로 사람들은 이 른 아침부터 마을 중앙에 있는 광장에 모이고 있었다. "하~~ 흠!" 길게 하품을 한 바크는 정신이 든듯 고개를 돌려 사방을 돌아 보았다. 자신과 레아드의 얼굴과는 전혀 다른.. 걱정스런 표정의 사람들이 주위 에 잔뜩 있었다. 다시한번 고개를 돌린 바크의 눈에 마을 촌장인 하오 로가 한쪽에서 나오는게 보였다. "다 모인듯 하군." 하오로는 사람들이 모여있는것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잠시 숨을 들이마쉰후에 내뱉으면서 입을 열었다. "다들 알겠지? 이대로 사라만다가 설친다면 우리는 죽을수밖에 없다. 이건 살기위해서다. 살기위해서 우린 사라만다를 처치해야 하는거다. 자. 뭐 좋은 의견 있으면 말해 보도록.." 살기위해서라.. 바크는 촌장이 말을 상당히 잘한다고 생각했다. 이 마 을의 사람들은 이익이나 정의.. 같은거로는 몸하나 까딱 안할 사람들 이었다. 너무 오랫동안 도시에서 떨어져서 살아서일까? 모든일에 나서 는법이 없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라해도 자신의 목숨이 달려있다면 기를 쓰고 달려들겠지. "....." 한참을 지나는데도 한사람 나서지 않았다. 곧 사람들의 시선은 바크와 레아드에게로 모아졌다. '하.. 정말 짜증나게 만드는 사람들이네.' 황당할정도로 무능한 사람들.. 바크는 약간 짜증이 났으나 사람들이 자신에게 기대를 하면 할수록 자신의 입장이 강해지니 그리 나쁠게 없 다고 생각했다. 바크는 힐끔 뒤를 돌아보더니 자신을 보고있는 레아드 에게 씨익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는 앞으로 나섰다. "먼저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사라만다는 강합니다. 아마 웬만한 기사명십명이 던벼들어도 이기긴 힘들겁니다. 저와 제 동료가 나서서 싸운다 해도 녀석을 이기긴.. 아마 불가능 할겁니다." "그런! 말도안되는... " 마을사람들중 한명이 버럭 외쳤다. 아마 자신과 레아드가 모든걸 해결 해 줄거라고 생각했다가 그런말을 듣고는 놀란모양이었다. 바크는 그를 힐끔 노려보다가 이내 말을 이었다. "보통의 녀석과 싸우면 반드시 질겁니다. 하지만 꼭 녀석과 그냥 싸우자는 법은 없죠. " "무슨 수가 있다는건가?" 하오로였다. 바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라만다는 불의 정령입니다. 숲속에서 날뛰는 저 녀석을 정령이라고부르긴 이상하지만 하여간 녀석이 불을 쓴다는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면 간단히 해답이 나오지 않습니까?" "물!?" "예~ 물이죠. 당연히 불은 물로 꺼야죠. 하지만 물통 몇개를 녀석에게던져봤자 녀석의 성만 더 내게 할겁니다. 충격을 줄 정도라면 녀석을물속에 쳐 넣을정도가 아니면 안되죠." "하지만.. 그 정도의 물을 무슨수로 나르나?" 하오로의 걱정스런 질문이었다. 여기까지는 어제 레아드에게 말해준 바크였다. 바크는 이제부터 잘 들으라는듯 레아드를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녀석이 사라만다라는것을 알고난 후부터 그 부분을 생각해 봤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물을 옮기려면 이정도 사람으로는 어림도 없겠죠. 거기다 그걸 옮기고 있으면 녀석이 그걸 그냥 놔둘리도 없을테고.. 그래서 하나를 생각해 봤는데 녀석을 물이 있는곳으로 유인하는겁니다.하지만 그것도 별로 가능성은 없었습니다. 녀석이 보기보다 똑똑해서 속을것 같지가 않아서죠. " "그렇다면..." "그렇다고 수가 없는건 아닙니다. 이거면 해결 될테니까요." 그렇게 말한 바크는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들었다. 사람들은 금방 그 것이 뭔지 알아봤다. 모린이었다. 잠시동안의 침묵... 어느 순간 하오 로의 얼굴에 놀라움의 빛이 나타났다. "그래... 그래! 그렇지! 그런 방법이 있었어!!" 모린을 보는순간 촌장의 얼굴이 환해지면서 외쳤다. 갑작스런 촌장의 행동에 사람들과 레아드는 어리둥절했다. 바크는 자신의 말을 금방 알아들은 촌장에게 칭찬을 하듯 미소를 보인후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 는 사람들에게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모린이란것은 티오란 광석이 물속에 있으면서 점차 푸른색으로 변해가다가 10년정도가 지나 완전히 투명하면서 푸른색의 보석이 된것을말합니다. 이 마을에선 해마다 대량의 모린이 생산되죠. 그 정도의 모린을만들어 내려면 상당히 많은 물이 필요할뿐 아니라 그 물을 저장해놓은저수지도 필요할겁니다. 알아보니 이 마을에서 좀 떨어진곳에 그런 저수지가 있더군요. 제 말인즉. 이렇습니다." 사라만다는 빠른데다가 똑똑하니 물이 있는곳으로는 절대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사라만다를 지형이 낮은곳으로 유인해서 그때 저수지를 터뜨리면 물은 낮은곳으로 흐를것이고 사라만다가 있는곳은 완전히 물 바다로 변할것이다. 그때 자신과 레아드가 불이 꺼진 녀석을 해치우면 되는것이다. 라는것이 바크의 생각이었다. "어쩌면 저희가 싸울필요도 없이 물로인해 녀석이 죽을수도 있겠죠." 이렇게 뒷말을 덧붙인후 바크는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모두 뭔가를 생 각하는 모양인지 조용했다. "하지만 모린이 나올시기인데 지금 저수지를 터뜨리면 모린은 다 떠내려 갈거어냐?" 마을사람중 한명이 바크에게 물었다. 바크는 그런 사람을 한심하다는듯 쳐다보고는 한숨을 쉬었다. "그럼.. 어디 당신이 다른 계획이 있으면 말해보세요.생각이 있다면그걸 따르기로 하죠." 바크의 말에 사람은 입을 다물었다. 그때 그의 뒤에서 하오로가 나오더 니 사나이를 뒤로 물러나게 했다. 그리고는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저수지를 터뜨린다면 올해 모린을 버릴수밖에 없을뿐만 아니라 내년이나 그 후년까지 저수지를 다시 만드느냐 정신없이 바쁠것이다. 하지만그 정도로 사라만다를 죽일수 있다면 저수지를 터뜨리는것 따위는 아무것도 아냐." 촌장이 단호하게 말하자 마을사람들은 더이상 할말이 없는지 조용해졌 다. 사람들이 조용해지자 바크가 이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세세히 말씀드리죠. 알아보기론 저수지는 마을 북쪽에 있더군요. 몇번 마을을 돌아보면서 알았는데 지형이 낮은곳은 북서쪽 골짜기 부근입니다. 저수지와는 좀 거리가 있죠. 여러분들은 모두 저수지로 가셔서 물길이 서쪽으로 가도록 약간 땅을 파야합니다. 그 동안 여기있는 레아드가 사라만다를 서쪽 골짜기로 유인하고 녀석이 골짜기 안으로 들어오면 신호를 보내겠습니다. 그때 수문을 열면 되는거죠. 물론수문을 최대로 열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저수지가 터질테니까요." 바크는 말을 끝낸후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겨우 저수지로 가서 땅만 판후에 수문을 열면 되는거야? 사람들은 의외로 바크의 요구가 간단하자 밝은 표정이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바로 레아드였다. 레아드는 뿡한 표정으로 바크의 뒤로 오더니 귀속말로 중얼거렸다. - 이봐. 왜 내가 유인해야 하는거야? - 그에 바크도 조금한 소리로 답했다. - 당연하잖아. 넌 달리기가 빠르니까. - - 그런... - - 시끄러워. 머리써서 짜놓은 작전 망칠생각 하지마. - 바크가 잘라말하자 레아드는 얼굴을 찌푸렸다. 레아드가 조용해지자 바크는 피식 웃은후 사람들에게 말했다. "그럼 계획은 오늘 점심때부터 시작하도록 하죠. 그리고 녀석이 활동하는 밤부터 유인을 시작할겁니다." "좋아! 모두들 삽과 곡괭이를 준비하라고!" 바크의 말을 이어받아 촌장이 크게 외쳤다. "와아~~~" 그저 좋기만한 사람들이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95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36올린이:roak(이상훈)96/07/01 21:23읽음:171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36) == 제 1장 <첫임무> == 일단 할일이 정해지자 마을사람들은 바빠지기 시작했다. 사라만다가 나 타나지 않는 낮 사이에 모든일을 해놓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었다. 모 두가 곡괭이를 들고 저수지로 향했다. 저수지의 물은 곧바로 남쪽. 곧 마을쪽을 향해 흘러가게 만들어 놓았는데 그 물길을 돌려야 하니 상당 히 큰 공사였다. 커다란 도랑을 30m는 족히 만들어야 했다. "자자! 모두 열심히 하라고! 오늘만 열심히 하면 사라만다도 끝장이야! 끝장이라고!" 일을 감독하는 사나이가 크게 외치면서 분주히 사방을 돌아다녔다. 남 자는 물론 여자와 아이들 까지도 일을 거들고 나섰다. 그렇게 정신없이 땅을 파고 흙을 나르는 가운데 시간은 흘러갔다. 그리고 점점 태양이 기울어져 가면서 하늘이 붉어졌다. "완성이다!!" 태양이 거의 모습을 감출무렵 간신히 도랑이 완성되었다. 하지만 기뻐 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도랑을 만드느랴 피곤하긴 했지만 그것때문 은 아니였다. 점차 검은색으로 변해가는 노을을 바라보면서 뭔가 불길 한 생각이 들어서였다. 태양은 그렇게 사람들에게 불길한 여운을 남겨 주면서 끝내 사라지고 말았다. ..................................................................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바크는 조심스럽게 촌장이 건네준 대롱을 받아 허리에 차면서 촌장에게 말했다. 촌장은 근심어린 표정으로 둘을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라 할말이 없군. 정말로 고맙네." "뭘요. 고마워하실 필요는 없는걸요." 레아드가 끼어들면서 헤헤 웃어보였다. 그런 모습에 촌장은 가볍게 미 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는 기지개를 펴듯이 어깨를 한번 피더니 둘에 게 말했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일. 부탁하네. 사라만다를 제발 없애주게나. 우리 마을 사람들은 자네들만 믿고있다네.." "예예. 믿어주세요." 바크와 레아드가 동시에 크게 대답했다. "자~자. 가자. 레아드." 마지막으로 촌장에게 인사를 한 후 바크는 검을 왼쪽 허리에 찬후 레아 드의 등을 탁 치면서 말했다. 레아드도 곧 자신의 검을 들고는 바크를 따라 집을 나섰다. 레아드의 몸에는 몇개의 물통이 대롱대롱 달려있었 다. "그럼... 부탁하네!!" 촌장이 숲속으로 들어가는 둘에게 크게 외쳤다. 멀리서 레아드가 손을 흔들는게 보였다. .................................................................. - 파악!! - 바크는 들고있던 횃불에 불을 붙였다. 일렁이는 불꽃과 함께 주위의 나 무들이 음울하게 비춰졌다. "자. 가자." 바크가 풀들을 해치면서 걷기 시작했다. 레아드는 말없이 바크의 뒤를 따라 걸었다. 보통때라면 뭐라 말하겠지만, 사방이 어두운데다가 나무 잎에 가려 하늘조차 보이지 않는 이상한 분위기라 레아드의 쾌활한 성 격마져도 주눅이 든듯 했다. 사방은 조용했다. "......"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앞서가던 바크가 멈칫거리더니 이내 그 자리 에 서버렸다. 정신없이 바크의 등만 보고 가던 레아드는 갑작스럽게 바크가 멈추자 하마터면 바크의 등의 부씌힐뻔했다. "뭐..뭐야!?" 놀란 레아드가 외쳤다. 바크는 고개를 돌려 레아드를 쳐다보더니 툭 전 지듯 말했다. "쉬다가자. 레아드군." "뭐..뭐야?" 황당하다는듯이 말하는 레아드에게 바크가 뒷머릴 긁적거리면서 대답했 다. "어차피 지금은 좀 이른시간이라구. 달도 안 떳잖아? 너무 일찍 유인하러 같다가 괜히 돌아다니기만 할뿐이라고." 그렇게 말하면서 바크는 옆으로 걸어가더니 평평한 바위위에 털썩 누워 버렸다. "바.. 바보야! 쓸떼없는 일 같고 사람 놀래키지마!" 얼굴이 붉히면서 바락 외치는 레아드에게 바크가 피식 웃어보이며 대답 했다. "어라? 놀랐어? 그래? 하여간 여기 와서 앉아." 옆에 있는 바위를 손으로 툭툭 바크가 씨익 웃어보였다. 레아드는 잠시 동안 서있는 자세로 바크는 노려보다가 고개를 휙 돌리면서 바크 옆에 가더니 거칠게 앉았다. 그런 레아드의 모습에 바크는 미소를 지어보였 다. "아아~ 피곤해. 잠도 못 잔데다가 근육이 비명을 지른다구." "꼴에 투정은..." "하하.. 그런가? " 힘없이 웃어보인 바크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사방은 벌레소리하나 들 리지 않을정도로 조용했다. 들리는 거라고는 옆에 있는 레아드의 숨소 리뿐이었다. 눈을 뜬 바크는 앉아있는 레아드를 올려다 봤다. 레아드는 뭔가를 생각하고 있는듯 조용히 반대편을 바라보고 있었다. 상당히 아 름다운 모습이었다. 남자라고 하기엔 좀 문제가 있는 모습. "이러고 있으니까 좋은걸.." "뭐가?" "예전에도 이렇게 있지 않았어? 그.. 샘이 있던곳에서.." 바크의 말에 레아드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플로 샘말이야?" "아.. 플로였던가? 그 숲속에 있는.. 하여간 거기에 낮에 달구어진따뜻한 돌 침대가 있었는데 말이야.. 기억해?" "당연하잖아." "밤에 둘이서 따뜻하다고 거기에서 잠자다가 그날 아침에 감기걸려서몇일동안 고생한거.. 그때 정말 웃겼다고." 바크는 뭐가 좋은지 연신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레아드는 걸리적 거리는 머리칼을 한번 쓸어 올리면서 대답했다. "어떤 멍청이가 숲속에서 자고 가자고 해서 그런거라고. 거기다 난전혀 웃기지 않았어. 몇일동안 고열로 죽을뻔했다구." "멍청이라 미안하다." 피식 웃으며 바크는 다시 눈을 감았다. 이대로 잠이나 잤으며 좋겠는 데.... 잠시 시간이 흐른후 바크는 눈을 감은채 레아드를 불렀다. "레아드..?" "응?" "미안해." "뭐가?" "에... 뭐가 미안하지?" "너가 하는짓이 전부 나한테 미안한것들 아냐?" 레아드의 대답에 바크가 빙그래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런거 전부 미안하다." "됐네. 오늘따라 궁상떠냐? 죽을때가 다가온 모양이다. 너." "그럴까?" 거기까지 말한 바크는 눈을 뜨고는 발을 들어 올리면서 단번에 땅을 내리쳤다. 그 반탄력으로 한번에 몸을 일으킨 바크. 바크는 일어선채 조용히 고개를 돌려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걱정마, 너보다 먼저 죽을일은 없을테니까. 자. 그만쉬자. 일어서." 레아드에게 팔을 뻗으면서 바크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바크의 얼굴을 쳐다본 레아드는 따라 미소를 지으면서 바크의 팔을 잡았다. 바크는 살짝 레아드를 당겨 레아드의 몸을 일으켜 주었다. "나보다 먼저 죽으면 혼날 각오 단단히 해두는게 좋을거야. 그정도각오가 없다면 죽을 생각같은건 하지마." "그런 각오는 커녕 죽을 생각도 없다네. 자. 가자." 바크가 앞장을 서면서 걸어나갔다. 레아드는 아까보다 숲이 덜 어두워 진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뭔가 음울한 기운이 가신듯한 느낌. 레아드 는 아까와는 다르게 가벼운 마음으로 바크를 따라 한걸음을 내 딛었다. 그때였다. "이런이런. 하도 안 오길래 돌아와보니 뭘 하고있는거야?" 어디선가 낭낭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앞서가던 바크와 막 걸으려던 레 아드는 동시에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쪽을 쳐다보았다. 순간 둘의 입에 서 동시에 하나의 이름이 터져 나왔다. "라노!!?" 둘이 쳐다보는곳에는 싸늘한 표정으로 둘을 쳐다보고있는 라노 빈 란이 서 있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96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37올린이:roak(이상훈)96/07/03 21:50읽음:171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37) == 제 1장 <첫임무> == "라노! 너가 왜 여기 있는 거야?" 갑작스런 라노의 등장에 한동안 멍해져 있던 레아드가 퍼득 정신을 차리 면서 외쳤다. 라노는 서 있던 바위 위에서 가볍게 뛰어 땅에 착지한 후 레 아드를 쳐다보면서 대답했다. "기다렸는데, 안오길래 다시 되 돌아 오는 길인걸요." "무.. 무슨 소리야!? 기다렸다니?" "예~ 한참 동안이나 기다렸는데..." 라노가 웃어 보이며 대답했다. 왜 기다렸는지를 물어 봤는데 라노가 전 혀 다른 대답을 하자 레아드는 난감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때 바크가 대신 나서며 물었다. "왜 우릴 기다린 거지?" 바크가 묻자 라노는 고개를 돌려 바크를 쳐다보았다. - 녀석은 성격은 나쁘지만 실력은 좋다고. 복수를 하고 싶다면 그 녀석 의 도움이 필요 할거야... - 검술 실력이 좋다니... 레아드의 말대로 확실히 도움이 필요했다. 라노는 바크에게 고개를 푹 숙이면서 외치듯 말했다. "저도 돕고 싶어요! 제발 부탁입니다. 데려가 주세요..!" 성깔있게 보이던 라노가 저 자세로 나오자 외려 놀란 건 바크였다. 잠시 동안 할말을 잃고 가만히 서 있다가 이내 잘라 말했다. "안돼." "부탁입니다!" "절대로. 안돼." 바크가 냉정하게 거절하자 라노는 고개를 들어 바크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투로 물었다. "왜죠? 어째서..?" "방해만 될테니까."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바크는 냉정했다. 레아드는 살짝 미간을 찡그렸 다. 라노가 불쌍하긴 했지만 바크의 말이 맞는 이상 뭐라 할 수가 없었 다. 지금으로선 라노는 바크의 말대로 방해만 될 뿐이었다. 시무룩해진 라노에게 바크가 최후로 쐐기를 박아 버렸다. "예전에 널 살려줄 수 있었던 건 단순히 운이 좋아서였다. 약간이라도내가 늦었다면 전 그 자리에서 죽었을 거야. 이번엔 그럴 수가 없어. 마을 사람들에겐 사라만다는 물에선 약해진다고 말하긴 했지만, 녀석은불이 없더라도 강해. 한마디로 나 하나 지키기로도 벅차. 너가 누나의복수를 하고싶다는건 알겠지만, 오히려 우리의 짐만 된다고. 절대로널 데려갈 수 없어." "나..난.." 라노는 덜덜 떨리는 팔을 다른 쪽 손으로 움켜잡으면서 뭔가를 말하려 했다. 하지만 끝내 말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여 버리고 말았다. 바크 는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런 아이를 죽일 수는 없지 않은가? "라노." 그때 레아드가 라노의 등뒤로 가더니 어깨에 손을 올려놓으면서 조심스 럽게 라노를 불렀다. 하지만 라노는 대답하지 않았다. 레아드는 라노의 어깨가 약간이지만 떨리는걸 느낄 수 있었다. "너.. 달리기 잘하지?" 레아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순간 라노와 바크가 동시에 놀라면서 레 아드를 쳐다보았다. 바크가 버럭 외쳤다. "레아드!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너!?" "바크.." "말도 안돼는 소리잖아! 저 아일 죽일 셈인 거야?" "바크. 그만. 조용히해." 레아드가 고개를 들어 바크를 보면서 한 글자씩 또박또박 말했다. 바크 는 그런 레아드의 말에 입을 다물고 말았다. 잠시 동안 레아드와 바크는 시선이 허공에서 엇갈렸다. 그렇게 한동안 둘은 서로를 쳐다보기만 했 다. 그렇게 한참.. "그래그래~!! 알겠어~! 너 마음대로 해!" 결국엔 바크가 고개를 젖히면서 외쳤다. 레아드는 그런 바크의 모습에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는 라노의 어깨에 올려놓았던 손을 떼었다. 라노는 한발 자국 앞으로 간 후에 뒤로 돌아서면서 레아드를 정 면에서 쳐다보았다. 레아드가 이어 물었다,"달리기.. 잘하겠지?" "예.. 잘해요!" 힘찬 대답이었다. 이미 레아드가 자신에게 뭘 바라지는 알고 있기 때문 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누나의 복수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는데에 기뻤기 때문이었다. "좋아. 그럼 너가 사라만다를 골짜기까지 유인해 주겠어? 산의 지리도나보다는 너가 잘 알 테니까. 할 수 있겠지?" "예!" "좋아. 부탁해." "맡겨 주세요." "좋아. 그런 자세로." 웃어 보이며 레아드는 자신의 허리에 차고 있던 물통을 떼어서 라노에게 주었다. "위험할 땐 던져. 부서지기 쉬운 재료로 만든 거라 녀석에게 던지기만 하면 터질 테니까." "예. " 라노는 레아드가 건네준 물통을 끈으로 묶어 어깨에 매면서 대답했다. "좋아. 우린 먼저 골짜기에 가있을테니.... 부탁한다." 미소를 짓고 있던 레아드는 약간 엄숙한 표정을 지으면서 라노에게 말했 다. 라노도 표정을 바꾸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흠. 그럼... 가 봐." 레아드는 긴장한 라노의 등을 탁탁 쳐주면서 웃어 보였다. 라노는 레아 드에게 고개를 숙여 감사의 인사를 한 후에 천천히 뛰듯 숲속으로 달려 갔다. "야. 꼬마..!" 바크의 옆을 막 지나 수풀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바크가 라노를 불러 세 웠다. 라노는 뛰다가 말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 순간 자신에게로 뭔가가 날라오는게 언뜻 보였다. 재빠르게 그것을 낚아챈 라노. 보니 꽤나 묵 직하게 생긴 길다란 원통이었다. 끝부분엔 흰색 줄이 달려 있었다. "사라만다를 골짜기 근처까지 유인했을 때, 하늘 쪽을 대로 줄을 당겨. 저수지를 터뜨리는 신호탄이 들어 있으니까." "아..예... 예." 바크는 어리숙하게 대답하는 라노를 잠시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탄식을 하더니 천천히 라노에게 다가가면서 입고 있던 윗옷을 벗었다. 벗겨진 옷 사이로 가벼운 내의만 입은 바크의 탄탄한 윗 몸이 나타났 다. "가만히 팔 위로 들고 서 봐." 바크의 말에 라노는 멍청한 표정으로 팔을 들었다. 순간 바크가 자신의 윗옷을 라노에게 입혀 주었다. 체격 차가 있는지라 상당히 헐렁했다. 바 크는 이리저리 라노를 보더니 이내 재빠르게 옷을 당기로, 묶고, 끼었 다. 이내 헐렁하던 부분들은 몇 겹으로 뭉쳐졌다. "좋아. 됐다." "흠~ 좋은데?" 바크가 입혀 준 옷은 마치 간단한 가죽 조끼같이 되어 있었다. 레아드는 옆에서 그걸 보다가 바크의 솜씨에 감탄을 했다. "사라만다를 만나면 물통 하나를 빼서 몸에 뿌려라. 웬만한 불쯤은 옷에옮겨 붙지 않을 거다. 그리고 옷에 불이 옮겨 붙으면 목 쪽에 빠져 나와있는 부분을 당겨. 금방 옷이 벗겨질 테니까." 바크의 충고에 라노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점차 얼굴이 붉어 져 갔다. "고.. 고맙습니다!" 황급히 고개를 숙여 바크에게 진정 어린 감사를 한 라노였다. "됐어. 감사고 뭐고 무사히 녀석을 골짜기로 유인만 하면 돼. 절대로죽지 마라. 네 누나가 바라는 건 하늘에서 널 내려다 보는 거지 같이하늘에 있는 건 아닐 테니까." "예!" "좋아. 가 봐." "예~!!" 대답과 함께 라노는 뒤를 보더니 빠르게 달려나갔다. 순식간에 라노의 모습은 풀과 나무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게 되었다. 레아드오 바크는 한 동안 라노가 간 쪽을 바라보았다. "하아. 레아드. 멍청한 짓을 한 거야. 저 아이 죽을 거야." 바크가 한숨을 내 쉬며 말했다. 하지만 레아드는 피식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레아드의 행동에 바크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설마! 너 살아 남을 거라고 생각한 거야?" "사실은.. 나도 몰라. 하지만 이대로 라노가 아무것도 못한 채 사라만다가 사라진다면 라노에겐 그것보다 불행한 일은 없을 테니까. 그건 죽느니만 못하지." "하지만.." "나또한 그랬어." "!!" 레아드가 한숨 섞인 말에 바크는 놀라 입을 다물었다. 레아드는 잠시 땅 을 바라보다가 바크가 침묵한 것을 보고는 깜짝 놀라면서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아.. 미안. 할 말이 아닌데 해 버렸네. 야..바크. 너무 그런 얼굴하고있지마. 난 괜찮으니까." "정말 괜찮은 거야?" 바크의 걱정스런 물음에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괜찮아." 레아드가 어색하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 잠시간 둘의 사이엔 침묵이 흘렀다. 레아드가 먼저 그 얘길 꺼낸 건 처음인데.. 바크는 왠지 모르게 복잡한 감정이 되버렸다. 침묵 속에서 레아드는 고개를 돌려 라노가 떠난 쪽을 바라보았다. "라노는... 살 거야. 강해질 테니까." 중얼거리듯 말하는 레아드의 말에 바크는 정신을 차렸다. "그래.. 녀석을 믿자. 녀석은 분명 사라만다를 골짜기로 데려올 거야. 자~ 레아드! 우리도 이만 가야지. 너무 오래 쉬었어." 바크는 윗옷을 벗어 약간 추운 듯 팔을 휙휙 저으면서 큰소리로 말했다. "좋아. 가자~" 정확히 둥근 원이 된 보름달이 천천히 그 모습을 들어낸 때였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96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38올린이:roak(이상훈)96/07/05 19:48읽음:171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38) == 제 1장 <첫임무> ==어두운 밤이긴 했지만 보름달이 뜬 덕분에 횃불이 없어도 주위의 모습 이 대충 이지만 보였다. 라노는 약간 빨리 걷는 식으로 숲속을 돌아 다 니고 있었다. "이쯤... 이겠지? 전에 사라만다...는 아니지만 불꽃 괴물을 만난 근처까지 온 라노는 주 위를 돌아보았다. 불꽃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전번의 일을 생각해서 라노는 일부러 횃불을 켜지 않고 있었다. "흠... 그럼 시작해 볼까?" 지금쯤이면 녀석도 깨어났겠지? 라노는 횃불에 불을 붙였다. 타탁 거리 며 횃불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시선을 횃불에 두고는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언제라도 횃불에 이상이 생기면 던져 버릴 생각이었다. "자~ 나오라고.. 사라만다." .................................................................. 폭발 소멸해 가는 모습에 모두들 비명을 질러 댔다. 그리고 이어 그 거대한 괴물은 모두를 삼켜버렸다. 자신들의 고향... 세계가 점점 검게 물들어 갔고 모두는 울었다. 대항하긴 커녕 도망치기도 힘들었던 자신은 간신히 고향에서 도망쳐인간들의 세계로 갔으나 괴물은 그 세계까지 쫓아왔다. 무력한 인간들은 도아와 마찬가지로 괴물의 힘에 대항하지 못한 채 휩쓸려 버렸다. 그렇게 인간들의 세계도 검게 물들어졌다. 세상은 모두 검게 물들어졌다. 도망칠 곳조차 없을 정도로 검게 물들어진 땅과 하늘 바다. 세상의모든 것들은 괴물의 힘에 무력해진 채 울으면서 점차 검게 변해 갔다. - - 로.... - 사라만다는 차가운 바람에 꿈을 깼다. 어느새 달이 하늘에 떠 있는 밤 이 되어 있었다. 조용히 나무 위에서 몸을 일으킨 사라만다는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 시대와는 다른 깨끗한 하늘이었다. - ...... - 자신이 어떻게 그 괴물의 손에서 빠져나왔는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았 다. 단지 하나의 거대한 빛이 하늘을 꿰뚫는 모습이 잠깐 눈에 비추고 모든 것이 날라갈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어온것정도만 기억에 남아있었 다. 그리고 깨어나 보니 세상은 깨끗해져 있고, 자신은 이런 괴물이 되 어있었다. - 크르...! - 과거를 회상하던 사라만다의 눈에 숲속에서 뭐가 붉은 점이 아른거리는 게 보였다. 사라만다의 흉칙한 입가에 언뜻 미소가 ?였다. 요사이 웬 두 녀석이 나타나 계속 방해를 하는 통에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였 다. 죽일 수도 있긴 했지만 그중 한 명이 도아의 힘을 가진 검을 가지 고 있어 섣불리 건들진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도아시대의 물건이라 해 도 지금에 와서 자신보다 강할 수는 없었다. - 크로~~~오!! - 우렁찬 포효와 함께 사라만다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가벼운 몸짓 으로 땅에 착지했다. 그리고는 맹렬하게 그 불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 "온다...!" 라노는 갑작스런 포효에 깜짝 놀라 재 자리에 멈춰 섰다. 자신의 모습 을 사라만다가 본 것이 틀림없었다. 소리가 좀 먼 곳에서 들렸으니 지 금쯤 이곳으로 뛰던지, 날아오고 있겠지? "하아~~~ 후!" 라노는 애써 요동치는 가슴을 진정시키려고 크게 심호흡을 했지만, 가슴의 덜컹거리는 게 느껴질 정도로 심하게 뛰고 있었다. "아. 참! 물통..!" 바크의 말을 잠시 잊고 있었다가 서둘러 물통 하나를 어깨에서 푼 라노. 밝은 기색으로 물통의 손잡이를 뺀후 몸에 뿌렸다. 차가운 물의 감촉이 옷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리고는 남은 물로는 타오르고 있는 횃 불을 껏다. 순간 라노는 깜짝 놀랐다. 횃불을 껐으니 당연히 주위가 어 두워져야 할텐데 아까와 마찬가지로 붉으스름한 빛이 사방을 비춰 주고 있었다. "이런!! 벌써 이렇게!!" 녀석은 달릴 때 소리가 나지 않으니 녀석의 접근을 아는 방법은 그 몸 에서 나오는 불빛이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빨리 올 줄 모르고 횃불을 켜놓고 있어서 유일하게 녀석의 움직임을 알 수 있는 빛을 미처 깨닫지 못한 거였다. 사방의 빛이 극에 달하는 순간이었다. - 크로로로!! - 콰쾅!! 엄청난 폭음과 함께 라노의 옆쪽에 있던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나가면서 라노의 몸은 반대편으로 튕겨져 나갔다. 순간 라노는 볼 수 있었다. 터져나가는 나무들 사이로 맹렬히 달려오는 사라만다를... 그 박력. 불꽃을 몸에 감고 있는 모습은 전의 불꽃 괴물과는 비교조차 할 수없는 공포! 그 자체였다. "으아악!!!" 라노는 심하게 땅으로 내 동댕이쳐졌다. 하지만 그대로 몸을 굴려 단 번에 일어나 풀숲으로 뛰어들어갔다. 어차피 사방이 잘 보이는 큰길로 는 사라만다에게 도망칠 수 없쒼다. 기대 할수있는건 자신을 찾기 힘든 좁은 길.. 아니면 길이 아닌 곳으로 다녀야 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완전히 도망쳐서는 안됐다. 녀석을 골짜기로 유인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런 라노의 걱정은 단순히 기우였다. - 쾅!! - 라노가 달려가고 있는 상당히 좁은 길의 앞쪽에서 폭음이 들리면서 먼 지가 심하게 일어났다. 그리고 그 자욱한 먼지 사이로 빛을 내 뿜고 있 는 사라만다의 몸이 보였다. 어느새 앞질러 온 것이었다. 라노는 생각 이고뭐고 그대로 방향을 꺾어 다른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이런!" 순간 자신의 앞에 깊이가 8~9 미터는 되는 절벽이 나타났다. 라노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뛰어내릴까? 아니면... "합!!" 생각이고 뭐고 할 시간이 없었다. 라노는 뒤쪽에서 폭음이 들리는 것과 동시에 그대로 그곳에서 뛰어내렸다. 중력을 무시하고 계곡의 표면 사 이로 나 있는 나무들과 충돌을 하면서 간신히 절벽에서 내려올 수 있었 다. 다행히 바크가 입혀 준 가죽조끼는 상당한 도움이 된 듯했다. 가벼 운 찰과상 정도만 빼면 다친곳은 없었다. 라노는 급히 일어나 다시 뛰 기 시작했다. - 크아아!! - 뒤쪽에서 귀가 멍멍해 질정 도로 큰 포효가 들려 왔다. 아마 굉장히 화 가난 듯했다. "하아..하! 쳇. 따라오라고!" 라노가 바락 외쳤다. 순간 대답이라도 하듯이 앞쪽에서 커다란 폭음이 들렸다. 녀석!? "아..아냐!" 폭음이 일 긴했지만 녀석은 아니 였다. 단순히 폭발이었다. - 콰콰쾅!! - 라노가 어리둥절하는 순간 라노의 주위에 약간의 빛들이 생기면서 연쇄 적으로 폭발을 해대기 시작했다. 라노는 갑작스런 폭발에 그대로 땅에 엎드렸다. 자신의 바로 옆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게 느껴졌다. "이런!!" 더 이상 자신을 도망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사라만다가 내놓은 것은 그 불꽃 괴물과 같은 폭탄이었다. 자신의 주위에 계속 폭발을 일으켜 도망을 못 치게 할 속셈. 어느새 사라만다가 가까히 와 있었다. 이대로 는 사라만다에게 잡혀먹일뿐이었다. 바크와 레아드와의 약속은커녕 개 죽음을 당한다.... 라노는 감고 있던 눈을 떴다. 라노의 결심과 함께 그의 눈이 빛났다. "으아아아!!!" 라노는 폭발의 속에서 벌떡 일어나 그대로 앞으로 내 달렸다. 순간 라 노의 발밑에서 폭발이 일어났고, 라노의 몸은 종이 조가리처럼 공중으 로 튕겨져 올라갔다. 그리고 꽤 먼 곳에 내동댕이쳐졌다. "큭!!" 폭발로 아득해진 정신이 땅과의 충돌로 생겨난 엄청난 고통으로 깨어났 다. 동시에 눈으로 흐르는 물처럼 일렁거리는 뭔가가 보였다. 충격으로 눈에 이상이 생긴 듯했다. 라노는 고개를 미친 듯이 흔들었다. 그리고 는 눈을떳다. "으아!" - 크르.. - 어느새 사라만다가 자신의 바로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그때서야 라노 는 사라만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가 있었다. 마치 도마뱀처럼 생긴 머리와 꼬리. 그리고 일렁이는 불꽃 속에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붉은 구슬과 같은 두 눈. 라노는 그 자리에서 언 채 커다랗게 변한 두 눈으 로 사라만다의 두 눈을 쳐다보았다. 움직여야 했지만 몸이 말을 안들었 다. 환각도 환상도 아니 였다. 공포로 인해 몸의 힘이 빠져 버린 거였 다. - 크크크.. - 마치 사람의 웃음소리와도 같은 소리가 사라만다의 목을 통해 기분 나 쁠 정도로 크게 들렸다. 뜨거운 사라만다의 입김이 자신의 볼에 와 닿 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사라만다의 입이 크게 벌어졌다. 더러운 이 빨 사이로 녀석의 침이 주르륵 땅으로 떨어졌다. 침은 땅에 떨어지면서 연기를 내뿜으며 땅을 태웠다. - 죽음의 순간에 가장 중요한 기회가 온다. 라는 말씀이야. 죽는다고 체념하면 안된다고 알려주셨거든. 알겠지? 라노. - 누나가 검술 수련을 하면서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자신에게 알려준 말 이었다. 마을을 지나가던 한 기사가 누나에게 알려줬다는 말. 라노는 엄청난 열기와 함께 자신의 머리를 한번에 물어뜯으려는 사라만다의 그 흉칙한 입을 쳐다보았다. "죽어라. 녀석아!" 그리고는 어깨에 매단 물통을 빼면서 그대로 사라만다의 입속에 자신의 손과 함께 처넣었다. 손이 타오르는 느낌이 생생하게 전달됐다. 하지 만 라노는 손을 빼기눌커녕 물통을 사라만다의 입 깊은 곳까지 집어넣 었가. 그리고는 손에 힘을 줘 물통을 눌렀다. - 키에에~~~~엑!!!! - 뜨거운 사라만다의 입속에서 물통이 터졌다. 라노는 재빠르게 손을 입 속에서 꺼냈다. 동시에 엄청난 고음의 비명이 라노의 청각을 유린했다. 내장이 울릴 정도의 고음이었다. 라노는 울컥 속이 뒤집이는듯한 느낌 을 받았다. "계속 따라오기나 하라고." 속이 뒤집혀진 상황에서도 사라만다가 괴로워하는 모습에 라노는 미소 를 지었다. 그리고는 재빠르게 일어나 다시 골짜기 쪽으로 뛰었다. 어 느새 골짜기 근처까지 와 있었다. 라노는 사라만다의 빛이 이젠 거의 보이지 않자 약간 속도를 줄여 허리에 찬 대롱을 꺼냈다. "잡아당기라고?" 대롱의 끝부분에 나 있는 줄을 잡은 라노는 하늘을 향해 대롱을 조준했 다. 그리고 줄을 힘차게 당겼다. - 펑! - 꽤나 화약을 많이 넣은 건지 조금한 원통에서 커다란 불꽃이 하늘로 치 솟았다. 그리고는 최고치 에 다달했을때 터지면서 불꽃을 사방으로 휘 날렸다. 그때였다. 뭔가가 자신의 등을 강타한 것은.. "크악!" 마치 망치로 등을 얻어맞는 듯한 느낌. 정신이 아득해졌다. 하지만 그 고통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계속해서 등에 엄청난 고통이 느껴졌 다. "크아아!!" 고통 속에서 라노는 있는 힘을 다해 옆으로 몸을 날렸다. 순간 자신이 있던 자리에 폭발이 일어나는 게 보였다. "우앗!" 녀석이 자신에게 그 불꽃 폭탄을 쏘아댄것이었다. 라노는 급히 바크가 알려준 대로 목 근처에 튀어나온 부분을 당겼다. 가죽조끼는 너무나 간 단히 벗겨졌다. 예상대로 가죽조끼는 불꽃에 맞고는 타고 있는 중이었 다. - 크르.. - "!!" 어느새 사라만다가 가까이 와 있었다. 하지만 사라만다도 라노에게 물 벼락을 맞은지라 섣불리 가까이 오진 않았다. 약간의 거기를 두고 한 명과 한 마리는 서로를 노려보았다. 라노는 약갑 지친 기색으로 미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 너... 날 죽이고 싶겠지? 하지만 나도 널 죽이고 싶어. " - 크으... - "누가 죽을 건지는 이제부터 해보자고." - 크아! - 라노가 물통이 없다는 걸 눈치챈 사라만다가 라노에게 덮쳤다. 하지만 사라만다가 라노에게 덥친곳엔 이미 라노는 없었다. 땅으로 대굴대굴 굴러 벌써 반대편 숲속으로 들어간 후였다. "하아.. 자. 따라와! 이젠 끝이다!!!" 뒤쪽에서 맹렬히 자신을 따라오는 사라만다가 느껴졌다. 그리고 앞으로 는 골짜기가 눈에 보였다. 내리막길이라 라노의 속도와 사라만다의 속 도는 비슷비슷했다. 그리고 골짜기의 아래까지 내려왔을 때, 라노의 눈 에 골짜기의 중앙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두 사람이 나타났다. 드디어.. 사라만다를 골짜기까지 유인한 것이었다. "자아!! 따라와!!" 여지 건의 피로도 잊은 채 라노가 크게 외쳤다. 멀리서 둘이 자신 쪽으 로달려오는 게 어렴풋이 보였다. "이젠 끝이다앗!!"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981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39올린이:roak(이상훈)96/07/10 22:36읽음:169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39) == 제 1장 <첫임무> == - 파앙 - 불길할 정도로 조용한 밤하늘에 길다란 은색의 선이 그어졌다. 그와 함 께 사람들의 얼굴에 환한빛이 돌았다. 그 소년들이 유인에 성공한 것이 다. "자자~! 빨리 수문을 열어야지! 여자들과 애들은 모두 저수지 반대편으로 피신시켜! 수문이 열리고 곧 저수지가 터질테니책임자만 남고 모두 여기서 멀리 피해!" 하오로는 그렇게 외치면서 수문을 여는 손잡이에 열쇠를 넣었다. 아무 나 함부러 수문을 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자물쇠를 단 손잡이였다. 오랬동안 쓰지 않은 자물쇠라 녹이 슬었는지 열쇠가 잘 돌아가지 않았다. "촌장! 뭐해요? 이런거 나한테 맞기고 빨리 올라가요!" 책임자중 한명인 러터가 자물쇠를 돌리고 있는 촌장을 보고서는 크게 외쳤다. "빨리 산위로 올라가요! 수문은 내가 열테니!" "그래주겠나?" "빨리빨리 올라가니나 해요!" 오랫동안 열리지 않았던 수문이 열리면서 쏟아져 나오는 물의 엄청난 수압으로 저수지는 끼긱 거리면서 점차 휘어지기 시작했다. 하오로가 급히 피하자 남은 러터는 팔을 걷어 올리면서 손잡이를 꽉 잡았다. 사라만다와 싸우러간 그 아이들을 도와주지 못한게 약간 걸리긴 했지 만, 저수지를 터뜨리는 일 같은걸 할수있는건 마을에서 자신뿐이었다. "좋아! 간닷!!" 손잡이를 잡은채 왼쪽으로 돌리며 러터가 외쳤다. 그의 근육이 부풀어 오르며 서서히 손잡이가 왼쪽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선물이다!! 사라만다야!!" 한번 돌아가기 시작한 수문은 그뒤로는 쉽게 돌아갔다. 마침내 수문이 최대까지 열렸고 그와함께 저수지는 엄청난 소리를 내면서 당장이라도 무너져 내릴듯이 휘어져갔다. ................................................................. "레아드!!" 멀리서 사라만다에게 ?겨 오는 라노에게로 뛰어간 바크가 자신의 옆에 서 맹렬하게 뛰던 레아드의 이름을 크게 외쳤다. 레아드는 달리던 도중 힐끔 바크를 쳐다보았다. 달리면서 둘의 눈이 잠깐이지만 서로를 쳐다 보았다. "내가 라노!" 레아드가 외쳤다. 바크는 허리에 찬 검을 뽑아들면서 검집은 땅에 내 던져 버렸다. "좋아! 빗진것도 있으니 사라만다는 내가 해주마!" 동시에 라노와의 거리가 가까워졌다. 순간 여지건 달리던 속도와는 비 교도 안될 정도로 바크가 앞으로 뛰쳐나가듯 사라만다에게 달려갔다. "잘했어 꼬마." 빠른속도로 라노의 곁을 스쳐지나가면서 바크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하지만 그 소린 라노의 귀에 똑똑히 들렸다. 지친 라노의 입가에 희미 하게 미소가 띄어졌다. "하압!" 라노의 곁을 지나쳐간 바크가 그 빠른 속도를 줄이지 않은채 위로 솟구 쳤다. 그리고는 라노를 뒤 ?던 사라만다의 얼굴에 그대로 검을 내 리쳤다. - 크아! - 검이 정확히 사라만다의 이마에 떨어졌다. 하지만 단지 내려쳤을뿐 그 이상의 충격은 주지 못했다. 딱딱한 껍질을 검이 뚫지 못한것이었 다. 외려 사라만다의 불길에 바크의 검을 타고 바크에게로 옮겨 붙었 다. "합!" 잠깐동안의 일격을 끝낸 바크는 서둘러 검을 거두면서 재빠르게 뒤로 빠졌다. 검을 타고 올라오던 불들은 이미 물로 충분히 몸을 적셔놓은 바크의 몸에 옮겨 붙지 못한채 꺼지고 말았다. 몸을 뒤로 뺀 바크는 방어자세를 취하면서 고개만 돌려 뒤를 쳐다보았다. 어느새 레아드가 ?기던 라노를 좀 먼곳에 데려다 놓고 있었다. 라노가 안전하다는걸 확인한 바크는 속으로 가볍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다시 사라만다를 쳐다보았다. - 로오.. - 사라만다는 바크와 레아드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는것이 의외라는듯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그런 사라만다가 가증스럽게 보인 바크가 검을 한손으로 잡으면서 사라만다의 구슬같은 두 눈을 노려보았다. "또 만났구나. 끔찍한 괴물녀석아..." - 로... - "이번엔 쉽게 이길수 없을거다. 이번에야 말로 진짜 검술을 맞보게 해주지. 영광으로 생각해라. 기사와의 싸움외엔 써본적이 없는 검술이니까! 각오햇!" - 크아!! - 바크의 외침에 사라만다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바크에게 빠르게 덮처 왔다. 하지만 어느새 바크는 옆으로 이동하면서 덮치던 사라만드의 콧등을 옆쪽에서 내리쳤다. 사라만다의 거대한 몸이 바크의 일격에 앞 으로 고꾸라지면서 땅에 처 박혔다. 하지만 바크의 공격은 거기서 끝 나지 않았다. 막 일어나려는 사라만드의 정수리를 빠르게 베었다. - 캭!! - 사라만다가 비명을 지르면서 앞발을 휘둘러 바크를 쳐내려고 했지만, 그 사이에 바크는 살짝 몸을 뒤로 빼낸채 유유히 검을 돌리고 있었다. "자자~~ 어떻게 된거냐? 덤벼 보라고." - 크가야!!! - 싱글벙글 웃어보이는 바크의 모습에 사라만다가 비명을 질러대면서 이 빨로 물어 뜯으려는 듯이 입을 벌린채 돌진했다. 하지만 이번역시 바크 는 일찌감치 사라만다의 공격을 피한후 옆이나 뒤쪽. 아니면 위에서 사라만다를 쳐갔다. 사라만다의 정신이 나갈정도로 빠른 공격의 연속 이었다. 어느새 집중공격을 당한 사라만다의 얼굴에 피가 흐르기 시작 했다. 하지만 바크또한 정상은 아니였다. 물인지 땀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온몸이 땀투성이였다. "바보야. 그렇게 힘빼도 되는거야?" 어느새 라노를 데려다 놓고 온 레아드가 숨을 거칠게 몰아쉬는 바크의 어깨를 잡아주면서 물었다. 바크는 여지건 기사들에게 배웠던 하와크식 검술과 피오식 검술정도밖에 쓴적이 없었다. 어느 상황에서라도 이 검술은 쓴적이 없었다. 쓴적이라면 레아드가 늑대들에게 다쳤을때와 왕가에서 왔었던 그 붉은 갑옷의 기사와의 훈련때 정도.. 이유라면 간 단 했다. 배우기도 까다로운 이 검술은 1대1 싸움에서 효과를 볼수있는 것으로 상대가 인간이라면 순식간에 도살해 낼만한 검술이다. 이리저리 빠르게 이동해 가면서 한번한번 힘을 최대로 쓴 일격을 가하기때문에 체력소모는 순식간에 극에 달해버리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크도 이 검술만은 웬만해서는 절대로 쓰지 않았었다. "하아.. 하. 곧 물이 올텐데 그때까진 버텨야 할거 아냐.." "그렇다고 그렇게 써대는거야?" "그럼.. 너가 막아 볼거냐?" 상당히 지친듯 바크가 숨을 몰아쉬면서 말했다. 사라만다는 바크의 검술에 상당히 놀란듯 주춤거리면서 덤빌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사라만다를 힐끔 쳐다본 레아드가 검을 뽑아들었다. "그럴까? 뭐.. 해보지." 검을 뽑아든 레아드는 조심스럽게 사라만다를 견제하면서 다가갔다. 바크가 놀라 뭐라 하려는 순간 사라만다가 레아드에게 덮쳤다. "합~!" 늑대에게서 이런 공격을 많이 당해봤던 레아드는 익숙하게 자세를 낮춰 옆으로 피하면서 힐끗 보이는 사라만다의 배를 검으로 베었다. 순간 피같은것이 사방으로 뿜어져 나왔다. 등보다는 훨씬 부드러운 배부분을 공격한게 먹혀들어간 것이었다. "간다!!" 일단 공격이 통하자 레아드가 2타를 날렸다. 하지만 이번엔 사라만다가 레아드의 공격을 피해냈다. 머리를 노려 검을 날린것인데 사라만다가 재빨리 몸을 돌려 피해렸다. - 크아아!! - 레아드의 검을 피한 사라만다가 그 길쭉한 손톱으로 레아드의 얼굴을 박살을 내려는듯이 찔러왔다. 레아드의 커다란 눈망울에 가득 사라만다 의 손이 비춰졌다. "핫!" 순간 하얀색의 검이 날라오던 사라만다의 손을 쳐 내려버렸다. 잘라지 진 않았지만 사라만다는 고통을 느꼈는지, 비명을 지르며 물러섰다. 놀 라 멍해진 레아드의 앞으로 바크가 자신의 검을 두손으로 잡은채 나타 났다. "괜찮아? 레아드?" "아.. 응.... 응 괜찮아." 잠시동안이지만 죽음을 느낀 레아드가 멍해져있던 상태에서 바크의 물 음에 정신을 차리면서 더듬거리며 대답을 했다. "그래? 그럼 빨리 일어서." 눈은 사라만다를 노려 보면서 바크가 말했다. 레아드는 바크의 말대로 재빠르게 일어선 후 바크의 뒤로 다가갔다. "이런. 저녀석 엄청 강하잖아." "이제 알았냐? 내가 말했었잖아. 강하다고.." "물이 없으면 역시 이기는건 불가능 한가? 자존심 상하는걸.." "곧 올거야. 그건 그렇고 물이 왔을때 녀석이 도망치지 못하게 해야지. 어떻게 하는진 알겠지?" 바크의 물음에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검을 들어 올리 면서 크게 외쳤다. "정신없게 만들어 주마!" 동시에 바크가 앞으로 튀어 나가며 검을 사라만다에게 날렸다. 사라만 다는 그 일격을 피해낸후 바크를 공격하려 했다. 순간 바크의 뒤쪽에서 레아드가 나타나면서 사라만다의 눈을 노려 공격했다. "받아라!!" 2m에 가까운 검이 공기를 가르며 사라만다의 눈을 찌르려는 순간이었 다. 하지만 사라만다는 바크를 내리치려던 손을 들어 올려 레아드의 검을 후려 쳐버렸다. 레아드이 몸이 공중에서 기우뚱거렸다. 사라만다 는 그런 레아드의 몸을 이빨로 물어 뜯으려했다. "어딜 보는 거냐!" 그 사이에 일어선 바크가 사라만다의 머리를 검으로 후려쳤다. - 크아아아아~~~! - 연속해서 공격을 할수가 없자 사라만다는 고함을 지르면서 뒤로 물러 났다. 그리고는 무시무시한 눈으로 레아드와 바크를 노려보았다. 어느 새 사라만다의 몸 주변에 푸른 불꽃이 일어나고 있었다. - 크아...! - 사라만다가 분노함에 따라 주변의 널려있던 조금한 돌들이 부르르 떨리 면서 공중으로 떠올랐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98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40올린이:roak(이상훈)96/07/12 00:44읽음:170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40) == 제 1장 <첫임무> == "화났나...?" 자신의 주위로 돌들이 떠오르면서 주위의 공기가 험악해지자 레아드는 약간 불안한듯이 검을 들어올리면서 사라만다를 노려보았다. "그런가..본데." 이미 사라만다의 몸을 감싸고 있는 불의 색은 완전히 파랗게 변해 있었 다. 몸도 아까보다 배 이상 부풀어 오른듯이 커보였다. 바크는 전에 당 했던 환각을 조심하자고 다짐하면서 다시금 검을 두손으로 움켜 쥐었 다. 숨도 쉬기 힘들정도로 공기가 무거워졌다. 그리고 그 중압감이 최 고치가 되는 때였다. - 크로! - "왁!?" 순간 사라만다의 몸이 흐릿해 지더니 팍 하는 소리와 함께 레아드의 몸 이 옆으로 꺽이면서 뒤로 튕겨 나갔다. 바크가 놀라 레아드 쪽을 봤을 땐 이미 레아드를 치고 난 사라만다가 자신을 향해 달려오고.. 아니 날 라 오고 있는 중이었다. 그 몸집에서 나오는 속도라고는 상상도 못할정 도로 빨랐다. 윤곽이 흐릿하게 보이는 정도였다. "이~런!!" 거리감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바크는 어림잡아 검으로 사라만다를 베었 다. 하지만 검은 사라만다의 몸에 닿지도 못했다. 검을 채 끝까지 휘두 르기도 전에 사라만다가 바크의 가슴을 그 큰 손으로 후려 쳐버린것이 었다. "크아!" 엄청난 힘. 바크는 자신의 몸이 붕 뜨면서 뒤로 날라간다는것을 느꼈 다. "흐압!" 몸이 땅에 쳐 박히는 순간 바크는 재빠르게 몸을 회전시키면서 손으로 땅을 쳐 간신히 넘어지지 않고 일어날수 있었다. 갑옷(이라고 할수는 없는 간단한 방어도구.)은 이미 사라만다에게 박살이 난 상태였고 그나 마 입고있었던 옷도 라노에게 줘버린 상황이어서 땅에 넘어지면 온몸이 땅과의 마찰로 피투성이가 되버릴 판이었다. "크.. 강한데?" 멀리서 레아드가 일어나면서 사라만다를 쳐다 보며 중얼거렸다. 녀석이 웬일로 그냥 밀기만 해서 몸이 가벼운 레아드는 넘어졌어도 그리 상처 를 입진 않았었다. 사라만다는 바크에게 호되게 당한뒤라 바크만을 노 려보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달려들이 바크를 죽일듯이 보였다.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사라만다를 보면서 바크는 고민에 빠졌다. '이런.. 저 녀석이 저렇게 까지 강할줄은 몰랐는데... 이대로라면 물이올때까지 버티는건 무리다. 버틴다 해도 둘다 치명상을 입을테니..' 결국에 방법은 한가지 뿐이었다. 바크가 두손으로 쥐고있던 검을 오른 쪽 한손으로만 쥐었다. "뭐.. 뭐야? 바크. 너..?" "물이 올때까진 버텨야 할거 아냐. 내가 고생좀 할테니 너가 녀석을처리해." "하지만..!" "레아드. 알겠지?" "그런 바보 같은!!" "부탁한다!" 레아드의 외침도 무시한채 바크가 사라만다를 향풩 먼저 검을 휘둘렀 다. 사라만다는 레아드는 아예 신경도 안쓴채 달려오는 바크를 향해 손톱을 세운 앞발을 휘둘렀다. 하지만 아까와 마찬가지로 바크는 순식 간에 몸을 한번 회전시키며 그 공격을 피하고는 회전력을 업은채 검으 로 사라만다의 어깨를 내리쳤다. - 크아! - 하지만 이번엔 사라만다도 그렇게 호락호락 하진 않았다. 바크가 내려 치는 검을 슬쩍 피하면서 이빨을 내세우며 바크의 다리를 물려했다. "핫!" 순간 바크가 펄쩍 뛰어 오르면서 자신을 물려했던 사라만다의 얼굴을 정통으로 검으로 후려 쳤다. 하지만 사라만다 또한 몸을 납작히 엎드려 바크의 공격을 피해냈다. 이런식으로 둘은 정신없이 공격만을 했으나 연거푸 상대방의 몸을 건드리지도 못하고 있었다. 약간 떨어진 곳에서 이런 둘을 보고있는 레아드는 안절부절 하지 못하고 있었다. 저런 공격 중에 끼어 든다면 괜히 바크만 혼란스럽게 할뿐이었다. 그렇다고 이대 로 두자니 물이 오기전에 바크가 지쳐 쓰러질듯 했다. 결국 레아드가 선택한 방법은 '도와주는것' 이었다. 사라만다보다 체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바크는 지금이라도 넘어질듯이 위태로워 보였다. 저런 빠른 공 격이 오가는 상태에선 약간이라도 몸이 느려지면 죽는 법. "물러나!!" 레아드가 간신히 사라만다의 공격을 피하고 반격하려는 바크의 앞을 가로막으면서 외쳤다. 갑작스런 레아드의 등장에 둘의 아슬아슬했던 균형이 깨졌다. 결국 검을 날리려면 바크가 레아드가 나타나면서 검을 휘두르지 못하고는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 크라아! - 동시에 사라만다가 바크에게 덮쳤다. 자신을 가로막고 있는 레아드 따 윈 보이지도 않는다는듯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이런 사라만다의 생각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었다. 레아드는 결코 바크보다 검술실력이 뒤 떨어 지지 않았다. 다만 바크의 검술처럼 특별난 기술이 없을 뿐이었다. "누가 보기만 한댔냐!?" 레아드가 자신을 지나쳐 가려는 사라만다의 앞을 막아서면서 검을 날렸다. 길다란 검이 공기를 가르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사라만다의 면상을 향해 날라갔다. 보기보다 힘이 있는 일격이었다. - 로오로! - 하지만 사라만다는 멈추지 않았다. 그런것쯤 한방 맞고 바크를 죽인다 면 자신에게 더 이득인 셈이다.. 라는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레아드는 사라만다를 치지 않았다. 날리던 검을 슬쩍 들어 올려 사라만 다의 머리 윗부분. 즉 허공을 베었다. 사라만다는 검이 맞지 않자 더 신이 난듯 레아드의 곁을 지나쳐 가면서 앞발을 들어 넘어진 바크를 내리치려 했다. "받아~~~랏!" 순간 허공을 쳤던 레아드가 그대로 몸을 빙글 회전 시키면서 검으로 사라만다의 얼굴을 쳐버렸다. 한번 휘두른 검을 그대로 반대쪽까지 회 전시키면서 날린 검의 위력은 대단했다. 달리던 사라만다의 몸이 옆으 로 밀려나면서 사라만다의 몸이 땅에 고꾸라지고 말았다. 엄청나게 강 한 일격이었다. 얇은 레아드의 몸에서 나온 힘이라고는 상상도 못한 정 도였다. 바로 이런 점이 레아드의 강점이었다. 바크가 기술이라면 레아 드는 힘이었다. - 크..아..크.. - 사라만다도 이번 일격에 상당한 충격을 받은듯 고개를 흔들면서 비틀거 렸다. 그 사이에 레아드는 넘어져있는 바크를 일으켜 세웠다. "괜찮아?" "그래... 괜찮은것 같다." 바크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서 대답했다. 상당히 지친듯 했다. "바보처럼 그렇게 써대니까 그렇지. 내 앞에선 쓰면 큰일 난다고 해놓고서는.." "저놈은... 인간이 아니잖아." "그건.. 그렇지만. 응?" 어색하게 대답했던 레아드가 한순간 놀란듯 고개를 들고는 계곡의 입구 쪽을 쳐다보았다. - 크르? - 정신이 없던 사라만다도 뭔가를 느낀듯 입구쪽을 바라보았다. 바크는 둘의 갑작스런 행동에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순간 레아드의 얼굴 이 환해졌다. "물.. 물이다! 오는거야!" 레아드의 외침에 바크는 어리둥절했다. "물이라니? 무슨소리야?" "너 안들리는거야? 확실히 들리잖아!? 물소리가!" 레아드의 말에 바크는 귀를 귀울여 소리를 들으려 했다. 하지만 역시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 "너어.. 그런 소리를..." 레아드에게 뭐라 하려던 바크가 입을 갑자기 다물었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미약하게나마 땅의 진동이 느껴졌다. 뭔가 엄청난것이 다가 오는 땅의 울림을.. - 키에엑!!? - 어느새 위기를 알아챈 사라만다가 비명을 지르면서 도망치려는듯 입구 의 반대쪽으로 몸을 날렸다. "어딜!" 순간 레아드가 빠르게 사라만다의 앞을 가로 막았다. - 크아아!! - 정확히 뭐가 오는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자신에게 대단히 위험하다는 걸 본능적으로 깨달은 사라만다는 자신의 앞을 막은 레아드를 보지도 않은 채 그대로 도망치려 했다. 레아드는 급히 검으로 막으려 했지만 이미 검을 돌려 칠 상황이 아니였다. 급해진 레아드가 몸을 날렸다. "하~앗!" - 켁! - 급해진 레아드가 선택한건 몸통 박치기였다. 비록 가벼운 레아드의 몸 이 었지만 어느정도 효과는 있었다. 사라만다의 몸이 한쪽으로 기우뚱 거렸다. 그순간 땅이 격렬하게 흔들렸고, 사라만다는 피할 기회를 놓친 채 땅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순간 이었다. - 콰아아아~~~! - 대지가 흔들리면서 고막이 터질듯한 엄청난 소리가 울려왔다. 지진이라 도 일어난듯이 흔들리는 땅으로 간신히 일어난 바크와 레아드는 또다시 넘어졌다. - 키아! 키에엑!! - 일어서려고 발버둥 치는 사라만다의 절규였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998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41올린이:roak(이상훈)96/07/13 19:57읽음:1734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41) == 제 1장 <첫임무> == - 콰콰콰콰!!! - 대지가 흔들리는 엄청난 진동. 처음엔 좋아했었던 레아드와 바크도 이내 그 엄청난 소리에 얼굴이 흙빛으로 변해 버렸다. 이건 자신들이 기대했던 소리보다 몇배는 큰 소리였다. - 콰쾅!!! - 순간 입구쪽에 있던 나무들이 뿌리채 뽑히면서 새 하얀색의, 물이라고 는 상상도 못할 엄청난 것이 나타났다. "우.. 우악!? 이럴수가!!" 입구쪽에서 부터 경사가 진 계곡의 밑으로 쏟아지는 물의 위용에 바크 는 입을 벌리고 말았다. 레아드는 아무런 소리도 못한채 다가오는 하얀 색의 벽을 바라만 보았다. 물이 바로 앞까지 다가왔을때 바크가 자신의 검을 두손으로 움켜 잡으면서 레아드에게 외쳤다. "레아드! 검 놓치지 마!" 바크의 말에 레아드가 멍하니 고개를 바크쪽으로 돌렸다. 순간 물이 셋을 덥쳤다. - 크아아!!!! - 사라만다는 미친듯이 물을 향해 본능적인 발악을 하였지만, 순식간에 물에 휩쓸려버리고 말았다. 강했던 사라만다라도 이런 엄청난 물의 위력 앞에서는 단지 힘없는 아기 꼴이었다. - 콰콰.. - 물은 끝도 없이 계곡안으로 계속 밀려 들어왔다. 맨처음 바크가 생각했 던 가슴께 정도까지 올라올 정도의 물은 이미 바크의 키보다 두배정도 나 더 높게 계곡을 채우고 있었다. 바크.. 레아드. 사라만다의 모습은 하얗게 거품을 일으키며 소용돌이를 만들어낸 물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 다. - 콰아.. - 영원히 계속 되리라고 생각되었던 물의 흐름도 계곡보다 더 아래쪽이 있었던지 점차 물이 어디론가로 빠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 "푸하아~~~~!" 물이 거의 빠져 나갈 쯔음, 물속에서 하나의 머리가 튀어 나왔다. 레아 드였다. "히아...하.. 죽을뻔 했어." 레아드는 아직도 허리정도까지 차 있는 물속에서 허우적 거리면서 근처 에 있는 나무쪽으로 다가갔다. 소용돌이에 휘 말려서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지만, 일단 물속에서 빠져 나가는게 먼저였다. 물이 묻은 붉은색 머리는 레아드의 몸에 찰싹 붙어 있어서 레아드가 움직일 때마다 몸과 함께 같이 움직였다. "으.. 이런. 풀려버렸다." 간신히 나무에 매달려 물에서 빠져 나온 레아드는 그때서야 머리카락을 묶어났던 끈이 풀어졌다는걸 알수있었다. 한마디로 엉망이었다. 사방팔 방 머리카락이 늘어 붙어있었다. 레아드는 몇번 머리를 손질하다가 이 내 귀찮은지 그대로 나둬버렸다. - 쏴아.. - 이미 물은 거의 빠져 나간 상태였다. 레아드는 멍청히 어디론가 빠져 나가는 물을 바라보았다. 이정도의 물이라면 자신들이 건드릴 필요도 없이 사라만다는 소멸해 버렸겠지? "크.. 물을 너무 많이 먹었어." 빠져 나가는 물을 보고있던 레아드가 인상을 찌푸렸다. 물을 너무 많이 먹었는지 속이 매스꺼렸다. 아니. 속이 매스껍다라기 보다는 웬지 기분 이 나빴다. 몸안에서 뭔가가 날뛰는듯한 느낌.. "그나저나 바크는 어딨는거지?" 나무에 몸을 기대 힘겹게 일어난 레아드는 주위를 돌아보면서 땅위로 내려왔다. 땅은 물을 듬뿍 먹고는 상당히 질퍽질퍽 거렸다. 레아드는 흘러내린 머리카락이 최대한 땅에 닿지 않게 하면서 바크를 찾았다. "야아~ 바크~! 살아있다면 대답해!" 바크가 들었다면 난리칠 말이었지만, 없다는걸 안 레아드는 거리낌 없 이 말을 이어 나갔다. "수영 못 친다고 빠져 죽은건 아니겠지~?" 하지만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처음엔 바크가 나올거라고 믿다가 한참 을 기다려도 바크가 나타나지 않자 레아드는 사방을 돌아다니면서 바크 를 찾았다. 레아드의 얼굴이 처음과는 다르게 어두워졌다. 아무리 찾아 도 바크의 모습이 보이지 않은것이었다. "야! 니아 바크! 당장 나와!!" 레아드는 계곡의 중앙에서 자기가 낼수있는 최고 큰소리로 바락 외쳤 다. 하지만 역시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설마... 그런! 그럴리가 없잖아!' 레아드는 불길한 생각이 들자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젠장! 바보 바크녀석! 당장 나오란 말이야!!!" 이번 역시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레아드가 숨을 들이 마시면서 더욱 더 큰소리로 외치려 했다. 순간 레아드는 누군가가 갑자기 자신의 뒷머 릴 끌어다니는걸 느끼고는 비명을 지르면서 고개를 뒤로젖혔다. "누가 바보냐~? 바보 녀석아." 세상이 거꾸로 뒤집혀 보이는 레아드의 눈에 싱글싱글 웃으며 붉은색의 머리채를 잡고있는 바크의 모습이 보였다. 바크의 얼굴을 보는 순간 레아드의 얼굴이 확 하니 달아 올랐다. "이 바보얏! 멀쩡 하잖아!" 신경질적으로 돌아서면서 자신을 치려고 하는 레아드에게 바크는 웃어 보이며 대답했다. "당연하지. 겨우 그정도 물로 이 니아 바크님이 어찌 되리라 생각한거냐? 날 너무 우습게 보는군." "그럼 어째서 내가 부를때 안 나온거야?" "아~ 그거 말이지? 그게 말야.." "그게 어쨌는데?" 무서운 눈초리로 추궁하는 레아드의 모습에 바크는 씨익 웃어보이며 레 아드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툭툭 쳐내었다. "어떤 바보의 실수로 천당 갈 뻔한 불쌍한 아이를 구해주고 오는 길이라서어~ 네 목소릴 듣고도 대답을 못 한거야." "무... 무슨 소리야?" 바크가 바보라고 말하는건 당연히~ 자신을 가르키고 있다는걸 알고있는 레아드는 바크의 말에 인상을 찌푸렸다. 내 실수로 사람이 죽을뻔 했다 니? 레아드가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바크가 한마디 했다. "라노 빈 란이라고.. 아실라나?" "라노? 라노가 어쨌길래....아...? 으악!!" 끝말을 흐리던 레아드가 순간 비명을 질렀다. 라노를 계곡이 물에 잠길 줄 알고, 미리 나무 위에다 올려놓고 왔는데 생각보다 물이 많이 오는 바람에 나무고 뭐고 물에 다 잠겨 버린거였다. 그렇담 당연히 라노는.. "라.. 라논 무사한거야?" "떠내려 가는걸 이 몸이 구해주고 오는길이지." 바크가 뽐내면서 말했다. 보통때라면 뭐라 쏘아줄 레아드였지만, 일단 라노가 살았다는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참. 사라만다는 봤어?" 바크가 주위를 돌아보면서 레아드에게 물었다. 레아드는 고개를 저었 다. "아니. 한참동안 여기서 돌아다녔는데 사라만다의 몸 조가리 하나 보지못했어. " "죽은걸까? 하기야~ 불의 정령이라니까. 그정도 물벼락에 불이 안꺼질놈이 있겠냐? 하하하~" 바크가 호쾌하곕 웃었다. 물에 휘말리고 지금까지 지난 시간은 1시간정 도. 그동안 체력이 회복낮는지 별로 피곤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레아드는 바크를 따라 웃어보려 했지만, 속이 너무 매슥꺼리고 있어서 인상을 찌푸리고 말았다. 레아드가 미간을 찌푸리는걸 본 바크가 의아 한 표정으로 물었다. "너 왜그래? 어디 다친거야? 사라만다에게 맞는건 보지 못했는데?" "아.. 아니. 괜찮아. 물을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가봐. 속이 안좋아.." "속이?... 아..! 너가 먹은건 물이 아니라 모린이겠지." 바크가 씨익 웃어보이며 말했다. "모린..이라니?" "모르고 있었어? 이번에 터뜨린 저수진 바로 모린을 만들던 곳이라고. 나도 모린을 꽤나 먹었는걸." 그러면서 바크는 허리를 숙여 질퍽한 땅을 이리저리 뎔어 보았다. 이내 바크가 무언가를 땅에서 줏었다. "여기여기~ 모린." 바크는 손에 든 조금한 푸른색 보석을 레아드에게 보여주었다 세공을 하지 않아서 그리 매끄럽진 않지만 분명 모린이었다. "으..음. 모린을 먹어서 그런가? "그럴꺼야." "근데 넌 왜 괜찮은 거냐?" 레아드가 바크를 가르키며 물었다. "아하하~ 난 무적의 강철 위 아니냐. 돌을 먹어도 소화는 한다고." "영족이란 놈이 뭘 먹고 자랐기에...." 레아드가 설레설레 고개를 흔들었다. 더 떠들기도 힘 들정도로 속이 안 좋았다. 바크는 웃다가 레아드의 표정이 나쁘자 웃음을 그쳤다. "괜찮은거냐?" "아.. 아니 별로 안 괜찮은것 같다." "이런. 바보처럼 수영도 못하면서.." "그러는 넌 잘하냐..?" "나? 나 수영 잘해~! 왜? 내가 수영도 못할줄 알았냐?" "시... 시끄러워. 부축이나 해줘." "알았어~~" 바크는 레아드에게 다가가 레아드의 한손을 자신의 어깨에 걸쳤다. 별 로... 가 아닌 아예 무겁질 않으니 부축하기도 편했다. "그럼 라노를 데리고 아래로 내려가면 되는거지?" 바크는 레아드를 부축하고(거의 들고)는, 라노가 있는 쪽으로 발을 옮 겼다. -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01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42올린이:roak(이상훈)96/07/17 08:36읽음:174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42) == 제 1장 <첫임무> == "으... 으.." 뒤통수가 깨지는듯한 고통. 라노는 신음소리를 내며 간신히 눈을 떳다. 정신이 하나도 없는지 눈을 뜨니 세상이 도는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고개를 몇번 흔든 라노는 다시한번 사방을 돌아보았다. "이런.. 끝난건가?" 참혹한 광경이 라노의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거대한 나무들이 뿌리채 뽑혀져 땅에 거꾸로 박혀있는 모양. 완전히 반으로 조각난 녀석도 있 었다. 사방은 완전히 진흙이었다. 그러고 보니 자신의 몸도 온통 물로 젖어있었다. 밤이긴 했지만, 바로 위에 떠있는 보름달 덕분에 사방은 환했다. 라노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웬지.. 배가 부른건 같은데.." 뭐.. 물을 먹었나? 정도로 생각한 라노. 자신이 레아드나 바크와 마찬 가지로 모린을 잔뜩 먹었다는건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라노는 힘겹게 발을 옮겨 계곡의 입구쪽으로 향했다. 자신을 나무위에 올려 놓았던 레아드가 그쪽으로 갔던걸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 다음엔 피곤 해서 잠이 들었지만.. "흠~ 좋아." 라노는 약간 걷자 체력이 회복된듯 온몸의 근육을 한번씩 움직여 보았 다. 사라만다를 유인할때 보통때와는 상대도 안될 운동량을 한번에 써버린듯 온몸의 근육이 아팠다. 하지만 어느정도 참을만 한지 라노는 휙휙 팔을 앞뒤로 돌려보면서 입구쪽으로 걸어갔다. "이건 정말 심한걸.." 땅에 내려 와서 보니 정말로 엉망진창이었다. 보진 못했지만, 계곡을 쓸고간 그 물살의 힘을 알만했다. 땅의 한쪽은 움푹 파져있고, 어 느곳은 툭 튀어 나와있었다. 그런곳이 10개가 넘었다. 아마도 강한 소용돌이가 생겼었나보다. 라노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발을 옮겼다. 고통... 살이 벗겨진듯한 쓰라린 고통. 사라만다는 눈을 부릅뜨면서 온몸에 남아있는 힘을 모았다. 이 대로 죽을수는 없다. 절대로.. 다시 한번 도아의 세계로 돌아 가기전엔 죽을 수는 없었다. - 크아아!!! - 사라만다는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손을 위로 뻗쳤다. 다시한번 느껴지 는 고통. 하지만 고통같은건 아랑곳 없다는듯 사라만다는 팔을 끝까지 내밀었다. 그리고는 축축해진 땅을 잡고는 힘껏 몸을 끌어 당겼다. "이.. 이건?" 라노는 마른침을 삼키며 자신에게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곳에 있는 소용 돌이가 만들어낸 조금한 언덕을 큰 눈으로 쳐다 보았다. 그 지긋지긋한 사라만다의 울음소리와 함께 갑작스럽게 그 언덕 전체가 꿈틀거린 것이 었다. '살아있어...?' 라노는 웬지 모를 기대감을 품으면서 다리쪽에 숨겨두었던 조금한 단검 을 꺼냈다. 누나가 가면서 준 호신용 단검이었다. 라노가 단검을 꺼내 는 순간 언덕의 맨 위 부분에서 하나의 길다란 팔이 쭉 뻗어 나오더니 땅을 잡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그 팔로 몸을 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살아있다... 살아있어!!' 라노는 조심스럽게 그 언덕부근으로 다가갔다. 고통에 찬 그 울음소리. 그리고 저런 진흙정도에서 빠져 나오려고 발버둥 치는 모습으로 미루어 녀석은 상당히 지친것이 분명했다. 장검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단검으 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회는 한번. 녀석이 머리를 보이는 순간 찔러 넣는것이다. 하지만 실패하면..... '실패하지 않아!' 모처럼 누나의 복수를 직접 할수있는 기회가 자신에게 왔는데.. 라노는 절대로 실패하지 않을거란 각오를 단단히 한후 단검을 검집에서 뽑아 내었다. 날카로운 마찰음과 함께 백색의 검날이 조금한 검집에서 나타 났다. 아버지가 누나에게 유품으로 준 것중 하나로 상당히 날카로운 검이었다. - 크아아!! - 로무는 진흙속에서 나오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이미 어깨의 한쪽 이 진흙밖으로 나와있었다. 그제서야 라노는 왜 사라만다가 진흙속에 갇혔는지 알게되었다. 녀석은 갇힌게 아니라 스스로 땅속으로 파고 든 것이었다. 불의 정령이 물속에서 살아남을 방법이라곤 그것 뿐이었을 테니... 그렇다해도 굉장한 생명력이라고 라노는 생각했다. "하아.." 라노는 조심스럽게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뿜은 다음 언덕에서 10걸음 정 도 떨어진곳에 멈췄다. 달려들면서 검을 내리치기엔 딱 알맞은 장소 였다. 천천히 꿈틀거리면서 진흙속에서 빠져나오는 사라만다의 모습을 보면서 라노는 잠깐동안 누나에 대해 생각했다. 언제나 미소짓던 누나 의 모습... 사실로 말하자면 그 얼굴이 잘 생각나지 않았다. 몇년동안 보지 못한데다가 전에 봤을땐 얼굴이 타 있었으니까... 그게 가장 분했 다. 누나의 모습이 지워지고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겁은 많지만 모 두들 좋은 사람들이었다. 누나가 떠난후 마을 사람들은 어린 자신을 잘 보살펴 주었다. 그리고 레아드와 바크. 어째서 저렇게 까지 목숨을 걸 고 사라만다와 싸우려는 건지.. 라노에게는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었다. 듣기로는 승부기질이 강한 검사들은 일부러 괴물들을 찾아 다니며 싸운 다고 하던데 그런 종류의 사람들일까? 라노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건 상관 없었다. 그 둘이 없었더라면 아마 마을은 사라만다에게 쑥밭이 되 버렸을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했을때 라노는 정신을 차리면서 검을 두 손으로 쥐었다. 녀석의 머리가 진흙속에서 약간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좀더...." 녀석의 껍질이 얼마나 두꺼운지 잘 아는 라노는 머리가 더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괜히 섣부르게 찌르다간 녀석의 껍질에 약간 상처를 주는것 만으로 끝나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라노는 최대한 마음을 진정시켰다. 갑자기 겁이라도 난듯 손이 떨려왔 다. 당장이라도 검을 내리 찌른후에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이라면 분명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라노는 참아냈다. 떨리는 손으 로 최대한 단검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러는 동안 라노가 원하는 만큼 녀석이 머리를 들어 내었다. 라노는 검을 오른손으로 쥔후 힘껏 숨을 들이 마셨다. "으아아~~!!!" 기합도 외침도 아닌 어중간한 소리를 지르며 라노는 한발자국 앞으로 내딛더니 높이 뛰어 올랐다. 순간 외침에 깜짝놀란 사라만다가 고개를 들어 공중에 둥실 떠서 자신을 내리치려하는 라노를 보았다. 잠깐.. 아주 잠깐동안 둘의 눈이 마주쳤다. - 크아아~!! - - 쾅!! - 위험을 느낀 사라만다가 엄청난 힘을 내면서 진흙속에서 몸을 치 솟았 다. 당연히 녀석이 못 움직일거라고 생각한 라노는 폭죽이 터지듯 진흙 이 사방으로 튀기며 사라만다가 자신쪽으로 치 솟아 오르자 깜짝놀랐 다. 사라만다의 날카로운 손톱이 라노의 목을 향해 그어졌다. 동시에 하얀색의 선이 밤 하늘을 꿰뚫었다. - 펑! - 엄청난 폭음이 들리면서 사라만다를 스쳐 지나가던 라노의 몸이 엄청난 속도로 회전을 하면서 땅에 처 박혔다. 너무나 강렬한 충격에 라노는 비명한번 못지른채 진흙속에서 꿈틀꿈틀거렸다. 라노의 왼쪽 어깨는 다 행히 빗나간 사라만다의 일격에 무참히 으깨진듯 피 투성이였다. 하지 만 고통에찬 라노의 얼굴엔 한가닥 미소가 띄어졌다. - 로... - 라노에게서 약간 떨어진곳에 착지한 사라만다는 믿지 못하겠다는 눈으 로 고개를 돌려 라노를 쳐다보았다. 그 구슬같은 눈은 당혹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분명히 자신이 인간의 아이보다 먼저 공격을 했고 목은 아 니지만 어깨를 후려 쳤었다. 보통의 인간이라면 그 순간 정신을 잃을 정도로 강력한 일격이었다. - 주르륵.. - 사라만다의 이마에서 피로 보이는 액채가 흘러나왔다. 일격을 맞아 나가 떨어지던 라노는 정신을 잃지 않고 최후에 검을 날린것이었다. 그리고 그 검은 정확하게 사라만다의 이마를 뚫었다. 누가 보더라도 훌륭한 일격이었다.. 어깨가 떨어져 나갈듯한 고통속에서 라노는 주먹 을 쥐어보였다. 해냈다. 누나의 복수를 한것이다. - 크아아아아~~~! - 점차 정신을 잃어가는 라노의 귀에 사라만다의 최후의 울부짖음이 아련 히 들려왔다. 라노는 기절 하면서도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03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43올린이:도룡뇽(안헌영)96/07/19 15:39읽음:173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43 ) == 제 1장 <첫임무> == - 키에에에엑!!! - "라노~~!!" 사라만다의 절규. 그리고 레아드의 외침. 모든것이 라노에겐 환상처럼 느껴질 뿐이었다. 세상이 점점 붉어지는것 같았다. - 크아아!! - 라노의 최후 일격은 사라만다에게 상당한 충격을 주었는지 사라만다는 정령으로서의 최후의 힘을 쓰는듯 했다. 사라만다의 뚫린 이마 사이로 엄청난 불길이 마치 폭포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사라만다의 주위는 완 전히 불바다였다. 사라만다의 비명을 듣고 달려왔던 레아드와 바크는 사라만다 근처에 쓰러져 있던 라노를 발견했지만, 불길이 강하게 일어 서 가까이 가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불길은 어느새 라노의 근처까지 번지고 있었다. "이런.. 하필 이럴때.." 레아킫는 이런 상황에서 움직이지도 못한채 바크의 부축을 받고있는 자 신을 원망했다. 그때 바크가 조심스럽게 레아드를 땅에 내려 놓았다. 레아드는 갑자기 바크가 자신을 내려놓자 놀란듯 바크를 올려다 보았 다. 바크는 그런 레아드의 시선을 일부러 외면한채 허리에 차고있던 검 을 풀어 땅에 내려놓았다. "라노는 내가 꺼내 올테니까 넌 여기 있어." 바크의 말에 레아드의 눈이 커졌다. "바.. 바크!" "죽지 않을테니까 걱정마." 한번 심 호흡을 한 바크는 불꽃을 노려보았다. 불꽃 저 편으로 라노가 희미하게 보였다. 아직 라노와 불?사이엔 거리가 있었다. 지금이라면 충분히 들어가서 꺼내올수 있을듯 했다. "바크.." 레아드는 이미 말리기를 포기한듯 바크를 올려다 보았다. 어차피 말려 봤자 들을 녀석이 아닌데다가 지금 자신의 몸으론 바크를 말릴수도 없 기때문이었다. "하아~~" 바크는 마지막으로 한번 크게 숨을 들이 마셨다. 불속에선 공기가 없다 는걸 알기 때문이었다. "핫!" 짧은 기합성. 동시에 바크가 몸을 날렸다. 바크의 몸은 레아드가 보는 앞에서 불꽃속으로 사라져갔다. 레아드가 보기엔 불꽃이 단번에 바크를 삼켜버린것처럼 보였다. "제..제길.." 레아드는 검을 막대기 삼아 몸을 일으켰다. 이렇게 중요한 때 몸이 말 을 듣지 않는다니... 레아드는 자신의 무력함에 몸을 떨었다. - 크아아~~! - 사라만다는 자신이 내 뿜는 불로 이미 몸이 거의 다 타버린 상태였다. 살아있다고 보기엔 힘들었지만 아직도 울부짖고있었다. 사라만다가 내 뿜는 불꽃은 맹렬하게 타오르고 있었지만 이상하리 만치 주위는 조용했 다. 기분나쁠 정도의 침묵. "......" 이미 나올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로 바크는 나오지 않았다. 레아드는 눈 에 힘을 줘서 불꽃을 자세히 보려 했지만, 점점 눈이 가물가물 거려서 그것도 잘 되지 않았다. "바크.. 멍청한...." 레아드는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점점 세상이 어둡게 변해가는걸 느낄 수 있었다. '바크...?' 점차 어두워지는 가운데 뭔가가 레아드의 앞에 나타났다. 사람인것 같 은데... 레아드는 그걸 바크라고 생각하고는 안심하고 기절했다. .................................................................. - 콰아아! - 원형으로된 불꽃의 안에 갖힌 바크는 다가오는 열기에 숨이 막히는걸 느낄수 있었다. 운이 좋게 불꽃을 뚫고 라노를 등에 엎기는 했지만, 약간 늦었는지 그 사이에 불길이 더 거세져 버렸다. 사방을 살펴 나갈 만한 곳을 찾았지만 불길은 바크의 키 만큼이나 커져 있었다. - 콰앙! - 약간 떨어진 곳에서 사라만다의 몸이 땅에 쓰러지면서 산산히 박살나는 게 보였다. 아마 힘을 다쓴듯 보였다. 하지만 사라만다가 죽었는데도 불길은 약해지는 커녕 더 강도를 높혀가고 있었다. '이.. 이런 이데로 가면 둘다 타 죽겠다.' 숨도 못쉴 정도의 엄청난 불길. 하늘조차 불길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이젠 불길과 자신의 거리가 채 4걸음도 안되었다. 결국 둘다 타 죽을 순 없다고 판단한 바크는 결심을 했다. 그리고 그 결심을 행동으로 옮기려 하는 찰라. "이봐~ 그런짓 하면 화상입는다고." 어디선가 낭낭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뛰려다가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바크는 발을 멈췄다. 그리고는 소리가 나는쪽을 보았다. 하지만 불길에 가려 상대편은 보이지 않았다. '불길 밖엔 레아드가 있을텐데?' 바크는 의아한듯 애써서 불길 밖을 보려했다. 하지만 아까와는 다르게 불길이 너무 강해서 밖은 보이지 않았다. "어이어이~ 여기 예쁜애가 쓰러져 있는데?" "뭐라고~!!!?" 바크가 놀라 외쳤다. 그렇지 않아도 레아드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쓰러졌다니? 하지만 다음 말은 더욱 바크를 놀라게 했다. "와아~ 예쁜데. 음음.. 오~ 몸이 뜨겁군." "이 자식!! 뭔짓 하는거얏!! 바크가 주위의 상황도 잊은채 외쳤다. 상대방의 목소리로 봐서 그렇게 나이가 많은것 같진 않았다. 아니 자기 정도의 나이 일까? 그런건 상관 없어! 바크가 핏발을 세우며 외쳤다. "이 녀석! 나가면 죽이겠다!!!" 바크의 외침에 상대방이 콧웃음을 쳤다. "쳇. 바보 녀석. 나올수만 있으면 나와보라지. 거기다 난 너보다 실력이 좋다고~ 기껏해야 하급 정령을 상대 하는데 동료 한명은 이꼴이 되고 자신은 불속에 같힌거냐? 전혀~ 무섭지 않아! 너따위!" "이.. 자식이!!" "쳇. 남의 일거리를 뺏은 주제에 주절주절 말도 많군." 역시 주위상황은 잊은채 바크가 뭐라 외치려는데 의문의 소년(청년?) 이 한숨 비슷하게 말했다. 그의 말에 바크의 얼굴이 밝게 변했다. "너 설마 포르 나이트? 호란씨가 보낸거야!?" 이 질문이 후에 어떤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지 모른채 바크가 물었다. 하지만 불길 밖에서 들려온 대답은 바크가 예상하던것과는 전혀 다른것 이었다. "어이? 너 포르 나이트인가? 아하~! 그렇군. 역시 어중이들이 괜히위험한 일에 나서서 도와주는게 이상하더라 했더니만. 역시 포르나이트였었군. 음.. 호란이라면 그 금발의.. 호모틱한 녀석 말인가? 그 녀석 밑에서 일하는 놈들이군. 그나저나 이 녀석 꽤나 예쁜데. 너 여자 친구냐? 살결도 고와~~" 순간 바크의 얼굴이 다시한번 싹 변했다. "이 바보 자식아!! 레아드는 남자란 말이닷!" 잠시동안의 침묵... 그리고 이어서 의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호오~ 정말이네. 남자잖아. 놀라운걸.. 남자 치고 이런 얼굴을 가지고 있다니. 놀라워. ...........인가?" 끝의 말은 제대로 바크의 귀에 들어 오지 않았다. 아니. 바크가 일부러 들으려 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바크의 얼굴은 이미 울그락불그락 변해 있었다. 하지만 이때 바크는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원래대로 라면 이미 자신과 라노를 덮쳤어야할 불길이 아까와 마찬가지로 4발자 국 이상으론 다가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나 화가 난 상태여서 보통때라면 당연히 눈치채야할 것을 모르고있었다. "음.. 하여간 감사해야겠군 별로 일같지도 않은걸 맡아서 화가 나 있었는데 너희가 처리했으니 외려 기분은 좋군. 거기다 좋은것도 알았으니.. 이름이.. 레아드 라고 했겠다? 에.. 그리고 넌?" "너한테 알려줄만한 이름따윈 없어!" 바크가 바락 외쳤다. "에.. 그래? 레아드가 어떻게 되도 좋은가 보군. 난 예쁜면 여자 남자안 가려." "니.. 니아 바크다!" 바크가 식은땀을 흘리며 재빨리 대답했다. '마...망할!!' 바크는 이녀석 상당히 위험한 놈이라고 생각했다. 불길 밖에서 피식피식 웃는 소리가 안까지 들려왔다. "그럼 잘 놀았으니 꺼내줄게. 음.. 너 그 자리에서 누워봐. " "뭐...?" "누우라고~" 밖의 목소리가 길어지면서 뭔가가 불길을 뚫고 안으로 들어왔다. 바크 는 얼떨결에 눕지도 못한채 그것을 쳐다보았다. 무슨 검은 돌맹이 같은 것... 이라는걸 알았을때 바크는 자신의 귀가 멍멍해지는걸 느꼈다. 무슨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귀가 먼것처럼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 다. 윙윙거리는 소리만 들릴뿐이었다. - 쾅!!! - 순간 돌맹이가 터지면서 주위의 공기가 엄청나게 무거워졌다. 불길은 갑작스런 기압 변화에 순식간에 꺼지고 말았다. 하지만 미쳐 눕지 못한 바크도 무사 할리는 없었다. 돌이 폭파함과 동시에 바크는 몸이 나른해지는걸 느끼면서 다리가 꺽이고 말았다. "큭!!" 정신은 온전했지만 몸에 힘이 안들어갔다. 라노와 같이 땅에 쓰러진 바크. 순간 쓰러진 바크의 바로 옆에서 그 목소리가 들려왔다. "말을 잘 안 듣는군. 그러니까 누우라고 했잖아." "이... 이 녀석.." 바로 옆에 있는데...! 고개가 돌아가질 않아서 녀석의 모습을 볼수가 없었다. "아아~ 힘쓰지마. 마비는 금방 풀릴테니까. 그나저나 너가 업고있는그 꼬마도 상당히 다쳤는데. 음... 이걸 바르면 될꺼야." 녀석이 뭔가 뒤적뒤적 거리더니 바크의 바로 앞에 무슨 병같은걸 내려놓았다. "상처엔 상당히 좋은 약이지. 에.. 그럼 난 이만 가야겠군. 너가갑자기 일어나서 덤비기라도 하면 곤란하니까. 마비도 풀릴시간이되어가고... 흠!" 녀석이 일어난듯 했다. 바크는 남은힘을 다해서 간신히 입을 열었다. "네.. 네 녀석 이름은....?" "아.. 아? 말하지 않았나? 난 론. 보통은 이렇게 부르지. 진짜 이름은로느 아이리어 펠이다. 하지만 언젠가 만난다면 론으로 불러줘. 아! 그리고 그렇게 일어나려고 하지 않아도 될거야. 사람들을 불러 놓았으니까 곧 이리로 올거야. 그럼. 나중에 보자." 뭔가 날라가는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때서야 바크는 몸에 차츰 힘이 들어오는걸 느낄수 있었다. 바크는 힘을 다해서 몸을 반대로 돌려 하늘 을 보고 드러 누웠다. 고개를 돌려 보니 레아드는 땅 한쪽에 곱개 뉘어 져 있었고 무슨 모포같은걸 덮고 있었다. "후.. 정말 죽을 맛이군.." 바크는 하늘에 뜬 보름달을 본후에 눈을 감았다. 멀리서 사람들의 외침 이 아련히 들려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041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44올린이:도룡뇽(안헌영)96/07/21 10:32읽음:177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44) == 제 1장 <첫임무> == 사라만다가 사라진후 마을에선 몇일동안 축제가 벌어졌다. 모두들 기뻐 했다. 1년치의 모린이 떠내려가고 다시 저수지를 만들어야 할 고난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기분좋게 마시고 떠들었다. 하지만 정작 사라만다를 해치우려 고생했던 3명의 소년들은 그 축제에 끼지도 못한채 침대에 누워서 멀뚱멀뚱 창밖으로 들려오는 웃음소리와 폭죽들을 보고만 있어야 했다. "아아.. 따분해." 레아드는 하품을 하면서 중얼거렸다. 천성이 원래시끄럽게 노는걸 좋 아하는지라 저기에 끼고싶었지만, 바크가 말리는 통에 나가지도 못하 고 있었다.그것도 그럴것이자신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사라만다가 죽고 자신을 마을로 데리고 왔을때 마치 불덩어리처럼 몸이 뜨거웠다고 한다. 3일이던가 4일이던가..그 정도의 시간동안 깨어나지 못한채 고 열로 시달리고있었고, 죽을 고비까지 넘겼다. 바크는 그런 자신의 옆에 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깨어날대까지 기다렸었다. 물론 이 이야긴 바 크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전해 들은 것이었다. "놀러 온게 아니 잖아. 그리고 너만 나으면 곧바로 돌아갈거야." 바크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면서 대답했다. "하루정도는 놀아도 될거 아냐." 레아드가 뚱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에 바크가 머리를 긁적였다. "아아~ 바보야. 빨리 돌아가서 그 망할 할아범이 호란씨에게 우리가포르 나이트라는걸 알려줬는지 알아봐야 할거 아냐. 그게 급하다고.. 노는건 그 다음에 해라." "잔소리는.. " "그래~ 나 원래 잔소리 많은거 알잖아. 하아... 하여간~~ 첫번째 일이무사히 끝나서 다행이다." "무사히라니..? 이런 꼴이 낮는데 그런 소리가 나와?" "시끄러워. 죽지 않았으면 됐잖아. 말이 많군." "그래~ 나 원래 말이 많은거 알잖아~~" 레아드가 바크의 말투를 그대로 따라하면서 말했다. 그러다가 이내 나직히 쿡쿡 웃었다. 자신이 생각해도 안 어울리는 말투였다고 느껴진 모양이었다. 레아든 한번 크게 기지개를 킨후 방의 한쪽을 자리잡고 있는 또 하나의 침대를 바라보았다. 그곳엔 한쪽 팔에 붕대를 칭칭 감고있는 라노가 쌕쌕 숨을 내쉬며 자고 있었다. "하아~ 정말로 무사히 끝난것 같아. 죽을번 했었는데 말이야.. 거기다라노도 복수를 했고.." "그래.." 바크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별로 무사히 끝났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분명히 일은 그런데로 괜찮게 끝이 났지만 바크가 꺼림직하게 생각 하는건 일이 아니라 바로 그 녀석이었다.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자신 을 엄청나게 놀린후게 사라진 자기 또래의 소년. '다음에 만나면 본때를 보여주겠어.' 바크는 다짐에 다짐을 했다. 죽이겠다 에서 본때를 보여 주겠다고 라고 변한것은 마음에 들진 않지만 녀석 덕분에 자신들이 살수 있었기 때문 이었다. 특히 라노의 팔은 거의 잘라내야 할 정도의 상처였는데 녀석이 준 약은 그 상처를 말끔히 정도는 아니더라고 거의 완치시켜 주었다. 이젠 상처가 아물은 후에 붕대를 떼어 내기만 하면 되는것이다. "이런게 하급일 이라니..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을정도야." 바크가 한숨을 쉬면서 중얼거렸다. "헤.. 그런말 해봤자 우린 이제 겨우 첫일을 끝낸거라고." 레아드의 말을 들은 바크를 고개를 끄덕이면서 팔을 뒤로 넘겨 베고는 한숨을 깊이 쉬었다. "정말로 이런게 하급이라면 상급이나.. 그 뭐냐? 그 이상의 급을 하는녀석들은 인간인거냐? 도데체 이해가 안돼." "음.. 상급이라.. 그러고보니 폰 할아범의 집에서 포르 나이트중 일류급이라는 사람을 본적이 있어. 할아범도 그 사람을 중요한 사람이라고했었고.. 이름이 로야크씨. 그래 하슈바츠 로야크." "포르 나이트 중에서도 일류라? 어느 정도의 실력일까? 친위대? 아니면그 이상?" 바크가 자기 자신에게 묻듯 조용히 중얼거렸다. 자신의 실력이 아직 부족함하다는것이 절실히 느껴졌다. 그 녀석이 말한게 맞을지도 몰랐 다.사라만다는 기껏해야 하급일이다. 앞으로는 중급이나 상급일을 맡을 지도 모르는데 하급일 정도에 이렇게 힘들어 했다니... "실력이 더 좋아져야 할텐데....." "응..? 뭐라고 했어?" 딴엔 나지막하게 한 소리였는데 귀가 밝은 레아드에게 들린 모양이었 다. 바크가 버럭 외쳤다. "아╋! 몰라도 돼!!" "...." .................................................................. 다음날 아침. 새벽의 신선한 공기를 폐에 가득 담은 바크가 다시한번 길게 기지개를 폈다. 바크의 옆으론 말을 타고있는 레아드가 있었다. 그리고 그런 둘을 지켜보고있는 마을 사람들. "참내.. 결국엔 하루 늦어버렸네." 바크가 말에 올라타면서 불평을 터뜨렸다. 결국 레아드의 고집을 꺽지 못한 바크는 마을에 하루 더 남아 축제에 껴서 놀고 말았다. 레아드야 워낙 잘 노니 즐거웠겠지만, 바크는 천성이 노는걸 싫어하는지라 별로 즐거워하는 얼굴도 아니였었다. "흠. 그러면 안녕히~" 레아드는 자신을 힐끔힐끔 노려보는 바크를 아예 무시한채 마을사람들 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대표인 촌장이 앞으로 나왔다. "정말로 고마웠네. 둘이 없었더라면 우리 마을은 아직도 사라만다에게괴롭힘을 당하고 있었을 거야.." "하하.. 뭘요~" 레아드가 뒷 머릴 긁적이면서 웃어 보였다. "이건 성의이니 받아주게. 마을 사람들 모두가 모은 걸세." 웃어보이는 레아드에게 촌장이 꽤나 묵직한 주머니를 건네주었다. 역시 부자마을은 부자마을이었다. 주머니를 본 레아드의 얼굴이 변했다. "아.. 아뇨. 이런걸 주시면.." "아냐. 성의일세. 가져가게나." "성의라뇨. 저희는.." 레아드가 뭐라 말하려는데, 바크가 얼른 손을 내밀어 그 주머니를 받았 다. 그리고는 웃는 얼굴로 마을사람들에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이 돈은 요긴하게 쓰죠." "바크!!" 레아드가 깜짝 놀라 외쳤다. 검사로서 뭔가 일을 해주고 대가를 받는 다는것은 꺼림찍한데 바크는 아무렇지도 않게 돈을 받은것이었다. 주머니를 허리춤에 찬 바크는 말을 몰아 레아드의 바로 옆까지 가서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바보야. 우린 지금 돈이 없다고. 단 한푼도 없어. 돌아가는길은굶고 갈거야? 너 노숙도 못하잖아.' '그건 그렇지만..' '시끄러워. 거기다 이런 돈은 받아야지 저쪽도 편하다고.' '그런게 어딨어?' '여기!' 바크의 말에 레아드가 입을 다물고 말았다. 생각해 보니 받아도 될만한 돈이긴 한데... 역시 꺼림직했다. 인상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리던 레아 드가 뭔가를 느낀듯 사방을 돌아 보았다. 그러다가 촌장에게 물었다. "라노는 어딨죠?" "라노? 글쎄.. 아침부터 어디로 가버렸는데." 라노가 깨어나던날 바크와 레아드는 신나게 놀고있는(레아드만.)중이라 서 떠나는날 아침까지도 라노를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라노가 일부러 피하는듯 했다. 촌장의 말을 바크가 받았다. "그래요? 음.. 그럼 나중에 그 녀석 보면 잘 해보라고 전해주세요." "잘 해보라니?" "그런게 있어요. 그럼 저흰 이만." 바크는 그말을 끝으로 말 고삐를 당겨 말 머리를 입구쪽으로 바꾼후 가볍게 배를 찼다. 말이 울면서 달리기 시작했다. "야..! 이런! 그럼 안녕히 계세요!" 갑자기 바크가 달려나가자 레아드도 급히 사람들에게 인사를 한후 바크를 ?아 말을 몰았다. 오는길에 말엔 충분히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데로 잘탔다. "안녕히~~!" 간신히 바크를 따라잡은 레아드가 고개를 돌려 자신들을 배웅해 주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마을사람들도 손을 흔드는게 보였다. ..... "핫~~" 마을의 입구를 지나 숲속을 가로지르는 길의 앞까지 온 바크가 말의 고삐를 서서히 당기며 말의 속도를 줄여갔다. 바크가 갑자기 속도를 줄이자 레아드는 급히 말의 고삐를 조심스럽게 당겨 속도를 같이 줄였 다. 숲으로 들어가는 길 바로 앞에서 둘은 멈췄다. 레아드는 갑자기 바크가 말을 멈추자 바크를 쳐다보았다. "이봐~ 라노. 거기에 있는거 아니까 나와." "!?" 바크의 말에 레아드는 깜짝 놀라며 바크가 쳐다보고 있는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커다란 나무들 사이로 라노가 걸어 나왔다. 원래 큰 레아드의 눈이 더 커졌다. "라노!!" "아아.. 레아드.. 형." 라노가 어색하게 레아드의 부름에 답했다. 레아드가 떠나는 날까지도 라노와 마을사람들은 레아드가 여자인줄 알았었다. 특별히 레아드가 난 남자다 라고 행동한적도 없었고, 바크야 사람들이 오해를 하던 않하던 상관이 없었으니.. 축제날 레아드가 웃통 벗고 놀지 않았더라면 사람들은 레아드가 떠나갈때 까지도 몰랐을 것이다. 특히 라노의 심정 은 비참한 것이었다. 영문을 모르는 레아드는 라노의 반응이 시원치 않 자 이상한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나 이 모습 역시 남자의 그것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었다. "그래. 결정은 한거야?" 바크가 말머리에 팔을 기대면서 물었다. 라노는 그런 바크를 보면서 어떻게 알았냐는 얼굴을 해보였다가 이내 얼굴을 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아버지의 꿈이었고 누나의 꿈이었던 기사가 될겁니다. " 그리고 약간 얼굴을 붉히면서 말을 이었다. "솔직히 누나처럼 친위대인가.. 가 되고 싶지만, 형들을 보니까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실력으로는 아무리 노력해 봤자 기사가되기도 벅찰것 같아요." 바크가 고개를 저앨다. "친위대야.. 되기는 어렵지만, 너 그렇다고 소질이 없는건 아닐거다. 란 집안은 대대로 굉장한 기사들이 많이 나왔었으니까. 평민으로서기사가 되어 귀족까지 된 사람은 아주 적어. 그만큼 실력이 좋다는거겠지. 그런 아버지의 아들이니 소질이 떨어진다 라는건 핑게야. 알겠어?" "예~!" 바크의 말에 라노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레아드는 그렇지 못했다. "기사라고? 아냐! 기사쪽보다는 검사가 훨씬 좋은 직업이라고. 여행도할수있고 거기다 기사보다는 검사쪽이 강한 사람도 많아. 그리고포르 나... 웁!?" 순간 바크가 레아드의 입을 틀어 막았다. 이.. 이 녀석 쓸떼없는 말을 아무렇게나 짓거리고..! "이.. 이 바보녀석 이야긴 들을 필요 없어." "하하. 괜찮아요." 라노가 크게 웃어보였다. 바크는 따라 웃으면서 레아드를 풀어주었다. 물론 알밤을 한방 먹인후에.. 그리고는 라노에게 다가가 말했다. "그래. 그럼. 나중에 보자. 훌륭한 기사가 되라. 아니. 친위대겠지." "예!" "응? 레아드? 넌 뭐라고 한마디 않해?" "에.. 그래. 라노. 역시 기사보다는 검사가.." "이 바보얏!!!" "왜 때려!!" "시끄러떰~~!" "하하..." "덤볏!" 화창한 아침. 이렇게 레아드와 바크의 포르 나이트로서 첫일은 성공적 (?)으로 끝을 맺는다. 1장. '첫임무' 끝. 2장. '왈가닥 라이벌.'편. 기대해 주세요~ ^^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05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45올린이:도룡뇽(안헌영)96/07/24 14:03읽음:175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45)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여러가지 일들이 벌어지긴 했지만, 레아드와 바크는 무사히 하므에 도 착할수 있었다. 하므에 도착하자 마자 짐도 채 풀기 전에 바크는 피곤 하다며 먼저 여관부터 가자는 레아드를 끌고는 포르 나이트 비밀 기지 (?)로 향했다. 고풍식의 나무 문을 부수듯 열고 들어갔을때 둘을 맞 아준것은 호란이었다. 호란은 마침 차를 마시고 있었는데, 둘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 의외라는듯한 얼굴을 해보였다. "호오~ 살아 돌아왔군요." 그에 바크가 인상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예예~ 살아서 왔으니까.. 그건 그렇고, 폰 할아범은 뭐래요?" "예? 폰님이 뭐라뇨?" "그.. 그거 있잖아요!" 흥분한 바크가 말까지 더듬거리며 외쳤다. 하지만 호란은 더더욱 모르 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거라뇨...? 통 무슨말을 하는지 모르겠군요." "우리가 포르 나이트가 아니라면서요! 그거 확인하려고 폰님인지 폰할아범인지 한테 사람 보냈다고 했잖아요!" "아...아~! 그거요? 보내지 않았는데요." 마치 장난하는 것처럼 호란이 말하자 바크의 얼굴이 구겨졌다. 옆에서 가만히 둘을 지켜보던 레아드가 호란에게 한걸음 다가서면서 바크대신 말했다. "저어~ 무슨 말이예요? 그땐 분명 보냈다고 하지 않았나요?" 자기보다 높은사람에겐 무조건 ㅍ은자세로 말하는 레아드였다. 소리도 치지 않을뿐더러 반말같은건 있을수도 없었다. 호란은 레아드의 공손 한 질문에 약간은 기분이 좋아졌는지 말을 해줬다. "그러니까.. 그건 장난이었습니다." "장난이라고~~~!?!" 바크가 버럭 외쳤다. 호란은 미소를 지우지 않은채 자신이 한말을 고 쳤다. "아~ 말이 헛 나왔군요. 장난이라기 보다는 시험..같은거였죠. 이 사람이 과연 포르 나이트로서의 일을 잘 해낼수 있을까..? 하는것들을알아보기 위한 시험입니다. 물론 두분은 합격점으로 통과했습니다." "그럼. 우린 포르 나이트.. 맞겠죠?" 레아드가 조심스럽게 묻자 호란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당신들이 오기 몇일전부터 폰님의 연락을 받았었거든요. 덧붙여 이번 시험은 폰님이 생각해내신 겁니다. 불만이 있다면 폰님에게 하세요." 바크가 또 뭐라고 외치지 못하게 호란이 말뚝을 박았다. "그리고 이번일은 잘 처리했습니다. 폰님도 기뻐하시더군요. 덕분에돈도 많이 주셨습니다." 그렇게 말한 호란은 일어서더니 자신의 책상 서랍중 하나를 열었다. 그리고는 거기서 몇장의 수표를 꺼내 레아드에게 건네주었다. "이건...?" 태어나서 수표를 처음본 레아드는 잠시동안 그 종이를 쳐다보다가 고개 를 들어 호란에게 물었다. 호란이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간단히 말해서 돈입니다. 그걸 가지고 은행에 가면 돈으로 바꿔주죠. 가장 믿을만한 '사이보내'가문의 수표니 은행에서도 우대해 줄겁니다. 한장에 대략 금화 10개 내지 15개 정도죠." "그..금화요!?!?" 레아드가 놀라 외쳤다. 태어나서 금화라고는 어렸을때 아버지가 몇번 보여준것 빼고는 보지도 못했는데.. 금화 하나면 은화로 100개. 레아 드 가 반년을 먹고 살만한 돈이다. 레아드가 놀라는것도 당연했다. 자신이 들고있는 종이들을 금화로 바꾼다면 금화가 최소한 5~60개는 생기기 때문이었다. 레아드로서는 상상이 않가는 액수였다. 그때 바크 가 레아드가 손에 들고있던 수표를 ⅸ듯이 빼내더니 자신의 주머니에 집어 넣었다. "바보야. 그렇게 신기한듯이 쳐다보지 마. " 호란이 보고있잖아.. 라는말 까지 해주고 싶었지만 호란이 바로 앞에 있기때문에 거기까지는 말하지 않은 바크였다. 레아드는 영문도 모른 채 바크가 화를 내자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버렸다. "에.. 그럼. 다음일은 언제쯤이죠?" 바크가 호란을 쳐다보면서 물었다. 호란은 바크의 눈에 약간의 불만감 같은게 있다는걸 느꼈지만, 별로 상관하지 않은채 대답해 주었다. "음.. 글쎄요. 20일에서 한달정도는 일이 없을겁니다. 뭐니뭐니 해도하급일은 별로 없거든요. 거기다 새로온 신인들을 마구잡이도 일시키는 바보짓은 하지 않습니다. 죽거나 하면 포르 나이트 전체의 손실이니까요." "그래요? 그럼 20일 정도 후에 여기로 오면 되나요?" "아뇨. 그러실 필요는 없어요. 때가 되면 부를테니까요. 그때까진 그돈을가지고 실컷 노시도록.. 힘들게 벌어놓은 돈도 제대로 못쓰고,죽은 녀석들을 상당히 많이 봤으니까요."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죠. 그럼 나중에 보죠. 저흰 이만." 이번에는 다른 의미로 바크는 호란에게 고개를 끄덕인후 아직까지도 왜 바크가 자신에게 화를 냈는지 생각을 하는 레아드의 팔을 잡고는 도망치듯이 저택에서 빠져나왔다. 시끄럽던 둘이 사라지자 저택은 다 시금 조용해졌다. 호란은 멍청히 둘이 사라진 문을 쳐다보다가 이내 정신이 든듯 마시던 차를 마셔 들이켰다. 이미 차갑게 식어있었지만 , 그래도 고급품인지라 향은 좋았다. 차를 다 마신 호란은 조용히 고 개를 돌려 창쪽을 바라보았다. 조금한 창문 사이로 푸른 하늘이 보였 다. "니아 바크라.. 방해가 될지도 모르겠는걸.." 아무도 듣지 못할 조금한 소리로 중얼거리던 호란은 이내 피식 웃으면 서 고개를 흔들어 버렸다. 이상한 생각을 떨쳐버리려는듯이... ................................................................. "뭐야? 왜그래?" 바크에게 팔을 잡혀 저택에서 끌려나온 레아드가 바크에게 물었다. "마음에 안들어." "뭐가?" "호란인지 뭔지 하는 저 녀석 말이야. 폰할아범도 그렇고.." "왜? 난 괜찮던데. 돈도 많이 줬고.." "그게 더 마음에 안들어. 아무리 위험한 일이라고 해도 이정도로 많은돈을 줄건 뭐야? 차라리 금화 10개정도를 줬다면 이해가 갔겠지만,이렇게 많은 돈을 주는건 무슨 꿍꿍이야." "돈은 많을수록 좋은거 아냐?" "바보야! 내가 지금 그거 말하고 있냐? 왜 이렇게 많이 줬느냐는거말하는거지. 우리가 쓰기엔 턱도없이 많은거라고. 이정도 금화면은행에 저축시킨다음 거기서 나오는 돈만으로도 평생동안 놀고 먹을만한 돈이야. 한마디로 너무 많아. 기분나쁠정도로.." 바크의 말이 약간 이해가 갔는지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는 동안에도 바크는 부지런히 걷고 있었다. 레아드는 주위를 한번 돌 아 보다가 바크에게 물었다. "그건 그렇고 우리 지금 어디로 가는거야? 내가 알기로 여관이 몰려있는데는 반대쪽인데.." "은행 가는거야. 은행." "돈으로 바꾸려고?" "아니! 저금 하려고! 우리 둘이서라면 금화 두개면 한달동안 원없이놀수 있으니까 나머진 저축시켜야지. 쓸떼없이 많은돈은 말썽만 일으킨다고." "호~ 과연 영족의 아들." 레아드의 말에 바크의 눈썹이 치켜졌다. "뭐야!? 비꼬는거야?" "아.. 아냐! 칭찬한거야." "전혀~ 칭찬으로 들리지 않았는데." "칭찬한거야. 너가 성격이 삐뚤어져서 그렇게 들린거겠지." "뭐야!? 그것도 비꼬는 거잖아!" "에.. 그런가? 그럼 비꼰다고 해두지." "이..이 녀석!" 레아드의 말에 놀아난 바크가 뭐라 외쳐려했다. 그순간 레아드가 손을 뻗쳐 바크의 입을 막았다. "읍!?!?" '쉿~ 조용히 해. 손떼도 떠들지 마.' '뭐..야? 갑자기?' '이리 따라와.' 마침 둘이 지나가고 있는곳은 예전에 레아드가 깡패들과 싸운곳과 비 슷한 골목길이었다. 사람들도 다니지 않는.. 삭막한 곳이었다. 바크는 의아한 얼굴로 앞서가는 레아드를 따라갔다. 몇개의 골목을 돌아 레아 드는 거침없이 앞으로 나갔다. 이미 레아드의 초인적인 청각을 알고있 는 바크는 말없이 레아드를 따랐다. '여기야~ 조용히 해.' 레아드가 꺽어지는 골목 바로 앞에 멈춰서더니 바크에게 조용히 말해 주었다. 바크는 레아드의 말대로 조용히 하면서 골목 안을 쳐다보았 다. "이 자식들~!!" 순간 고음의 외침시 사방으로 퍼지면서 칼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기 시 작했다. 몰래 지켜보고있는 바크와 레아드의 눈에는 한 여자와 그 여 자를 포위하고있는 열댓명의 사나이들이 보였다. 여자는 물론 사나이 들 전부가 장검을 가지고 있었다. 그말은 한낮 깡패는 아니란 소리였 다. 그런녀석들은 단검을 주로 사용하니까. "핫!" 여인은 달려느는 한 사나이의 공격을 피하면서 단번에 사나이의 배를 차 올렸다. 비명과 함게 사나이가 땅에 대굴대굴 굴렀다. 죽일 생각 은 없는지 땅에서 구르는 사나이를 그냥 놔둔채 다른쪽에서 덤벼드는 사나이이와 검을 맞대었다. 레아드가 중얼거였다. '음.. 여자잖아.' '그럼 남자로 보이냐?' '도와주지 않을거야?' '왜~? 보니까 실력 좋은것 같은데. 거기다 잘 보이진 않지만 미인인것 같은데.' '음.. 도와줘야지.' 예전에 자신이 당했던 일을 기억해낸 레아드가 검을 말아놓은 천을 풀 었다. 불규칙한 검날을 가진 레아드의 붉은 검이 그 모습을 들어냈다. 바크도 말과는 달리 검을 뽑다들고 있었다. "그럼~ 가볼까?" 바크의 물음에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동시에 두 소년은 골목 안 으로 뛰어나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05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46 올린이:도룡뇽(안헌영)96/07/24 23:55읽음:1683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46)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음...?" 여인을 포위한채 싸우던 사나이들은 갑자기 두 소년이 검을 들고 나타 나자 포위망의 한쪽을 스스로 풀어주었다. 그 틈으로 여인은 재빠르게 빠져 나가 둘의 곁으로 다가갔다. 가벼운 몸놀림이었다. "방해꾼이 나타났으니 오늘은 이만 사라져 주마." 가장 높은 녀석인듯한 사나이가 여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큰 키에 상당 히 잘 다듬어진 얼굴의 미 남자였다. 여인이 사나이에게 손가닥을 쳐 들면서 외쳤다. "흥~! 웃기지 말라고! 누가 너희들 따위의 말을 들어주기나 한대? 니팜과 난 절대로 포기 못해!" "응...??" 여인의 말에 바크와 레아드의 어깨가 들썩거렸다. 둘은 급히 고개를 들어 여인을 쳐다보았다. 순간 둘의 입에서 경악성이 터져나올뻔 했 지만 서로가 급히 입을 막아 비명까지는 나오지 않았다. 둘의 눈은 엄청난 크기로 변해있었다. 그런 둘의 변화를 아는지 모르는지 사나이 와 여인의 대화는 계속되었다. "마음대로. 그렇게 고집 부리다가 다치는건 너희들이니까." "누가 다칠지는 두고보면 알겠지. 머저리 녀석아." "버릇없는건 여전하구나. 그럼 나중에 보자. 모두!" 사나이가 손을 들어 짧게 손짓하자 주변의 사나이들은 금방 골목 사이 사이로 사라져 갔다. 어느새 그 미남자도 사라져있었다. 여인은 한참 동안 사나이들이 사라져간 골목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이내 뒷머릴 긁적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헤에~ 정말정말~ 싫어. 연약한 여자에게 저렇게 한꺼번에 덤비다니~비겁하단 말씀이야. 아~ 참." 그때서야 자신을 도와준 두명의 소년이 생각난 여인이 급히 뒤를 돌 아 보았다. 하지만 이미 두 소년도 사나이들 처럼 사라져 있었다. "어라~이? 가버렸잖아?" 한번 사방을 돌아보았지만 역시 없었다. "도움준 건 없었지만 일단 녀석들이 도망가줬으니 고맙다고 인사는해야 될텐데.. 그냥 가버리다니. 그나저나 어디선가 본듯한 녀석이었어." 여인은 잠시 기억을 더듬으면서 어디선가 본듯한 녀석의 얼굴을 생각 해 보았지만 워낙 갑작스럽게 나타났다가 사라진 지라 생각이 잘 나 지 않았다. 결국 여인은 생각해 내는걸 포기해 버렸다. "하아~ 뭐. 인사받고 싶으면 지들이 오겠지~" 그렇게 간편하게 생각한 여인을 검을 검집에 넣고는 흥얼흥얼 무슨 가사를 중얼거리며 반대편 골목으로 사라져 갔다. ................................................................. "어.. 어째서~!!" 한참을 뛰던 레아드가 간신히 한 모퉁이에 주저 앉으면서 뱉어낸 말이 었다. 그말을 그 옆에 앉은 바크가 이어 말했다. "왜.. 왜? 엘빈 누님이 여기 있는거지?" "하여간 위험했어." 레아드가 숨을 깊이 들이 마셨다가 내 뱉어내었다. "걸리면 최하 사망이야. 속인거 알았을텐데." "으아~~! 어째서 누님이 하므에 있는거얏!" 레아드가 머리를 쥐어 짜면서 외쳤다. 아까 보기로 누님이 입고 있던 옷은 간편한 평상복이었다. 즉. 엘빈 누님은 바로 이 하므에 살고 있 다는 말이 되는데... "도망칠까?" 레아드가 중얼거리는 말에 바크가 바락 외쳤다. "미.. 미쳤냐? 포르 나이트 일은 어쩌고?" "너야 걸려도 그렇게 혼나지는 않겠지만 난 정말로 죽을지도 모른단말야! 누님 성격 알잖아!" "그.. 그거야.. " "으아아~ 미칠것 같아!" 레아드가 머리를 두손으로 벅벅 긁으면서 외쳤다. 머리가 휘날리는 동시에 묶고있던 끊이 풀어졌지만 레아드는 신경도 안썼다. 솔직히 바크도 그런거 신경쓸 정신이 없었다. 거기다 편하게도 레아드의 붉은 머리는 손질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꼬이지도 엉기지도 않았 다. 끈이 풀어질때마다 한번씩 몰아서 묶어주기만 하면 되니까...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바크가 특수 제작(?)한 고리덕분에 머리카락 은 허리 아래에서만 움직였다. 허리 뒷 부분에 고리를 달아서 그 고리 사이로 머리카락을 넣은후 허리에 한번 감아 다시 고리고 빼내서 아래로 느려뜨린것이었다. 멀리서 본다면 마치 붉은색 허리띠를 찬것 처럼 보일것이다. "하여간 이젠 어쩌지? 한달동안 숨어 지내야 하나.." "그래야지. 아니면 호란씨한테 당장 일 하나 달라고 해서 다른데로가거나.." "그게 좋겠다. 숨어 지내는건 따분해. 질색이야~"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바크도 그편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결정이 나자 레아드는 땅에 서 일어나 흙이 뭇은 바지를 툭툭 털어내었다. 얼마나 달려왔는지 그곳과 꽤 떨어져있는 시장이었다. 바크도 땅에서 일어났다. "이..봐아!! 비켯!" 순간 늘어지게 긴 소리가 들리는듯 하더니 레아드의 바로 앞으로 한 사람이 엄청난 속도로 스쳐 지나갔다. "우.. 아악!?" 기우뚱한 레아드의 몸이 그대로 땅에 넘어졌다. 동시에 몇몇 사람이 뒤이어 나타나더니 땅에 쓰러진 레아드의 몸을 타 넘고(뛰어) 지나 갔다. 그들이 일으킨 흙과 먼지는 그 아래에 넘어진 레아드의 몸으로 쏟아져 내렸다. "뭐야? 저 녀석들?" 땅에 넘어진 레아드를 한손으로 들어 올린 바크가 먼저 지나간 사나 이와 그 사나이를 ?는듯한 사람들을 쳐다보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사람을 밀친대다가 뛰어넘다니. "으.. 펫펫!" 레아드는 넘어지면서 입에 흙이 들어갔는지 펫펫 거리면서 땅에다 흙을 뱉어내었다. "이런. 옷 한벌 더 사야겠네." 넘어진 레아드의 옷은 말이 아니였다. 원래가 건조한 땅이어서 먼지가 많은대, 그렇게 심하게 내동댕이 쳐졌으니.. 레아드의 옷은 완전히 흙 투성이었다. 빤다고 해도 그 동안 입고있을만한 옷이 없으니... "바보야~ 그 정도에 넘어지면 어쩌냐?" 레아드의 옷을 툭툭 털어주면서 바크가 말했다. "시끄러워. 그렇지 않아도 입안이 껄끄러운데.. 말 시키지마." "알았어. 하여간 여기서 좀 기다리고 있어. 옷 한벌 사올 테니까. 그거 산후에 여관에 가서 하루밤 쉬고 내일 호란에게 가는거다. 그리고 이 도시를 떠나는 거야~" "마지막 말이 마음에 든다. 하여간 빨리 가서 사오기나 해."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라~" 바크가 급히 주변에 있는 옷가게로 뛰어갔다. 남겨진 레아드는 부지런 히 옷에 묻은 흙을 털어내려 했지만 거의 가루수준의 흙은 털어지긴 커녕 더욱 옷에 번져 옷을 더럽게 만들었다. "이런~ 날 밀친 녀석. 보이기만 하면 박살을 내줄테다. " 레아드는 별 일같지도 않은 일에 복수를 다짐하면서 사방을 둘러 보았 다. 사람들은 분주히 자신의 일을 하고있었다. 다행히 흙투성이인 자 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레아드는 약간 그늘이 진 곳에 가서 털썩 앉았다. 이미 옷이 이모양이 되었으니 옷이 아무렇게 나 되도 상관이 없다는 행동이었다. "엘빈누님.. 이라. 오랜만인데." 가만히 앉아서 사람들의 모습을 보던 레아드가 피식 웃으면서 중얼 거렸다. 확실히 오랜만에 불러 보는 이름이었다. 4년..? 아니 5년 이던가? 잘 기억은 나지 않았다. 살아 생전에 다시는 보지 못할거 라고 생각했던(사실로는 보지 못할게 아니라 보기 싫었던..) 누님을 이런곳에서 다시 볼줄이야. 예전에 두들겨 맞았던 가슴이 은은하게 아파오는듯 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레아드는 언뜻 자신의 주 위가 어두워지는걸 느꼈다. 원래 그늘속이라 어두웠지만 다른 그늘 보다도 자신이 있는쪽이 더 어두웠다. 눈을 치켜뜨고 고개를 들어 올리던 레아드의 눈에 사람의 발이 보였다. "어이~ 빨간머리 소녀. 이런데서 앉아있다니." "헤에~?" "많이 찾았다구." 레아드는 어리둥절하면서 고개를 더 들어 자신에게 소녀라 말한 용서 못할 사나이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사나이가 태양을 등지고 있는 바 람에 그의 얼굴이 잘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목소리는 어디선가 들 어본듯했다. "저.. 아세요?" 레아드의 어리숙한 물음에 사나이가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하하~ 이거이거.. 미안하게 낮는걸. 옷이 엉망이잖아. 미안하군. 그 녀석들이 검도 없는데 ?아와서 말이야. 미안하게 낮어~" "아...아! 당신!!" 그때서야 그가 누구인지 기억이 난 레아드가 단숨에 검을 들어 올렸 다. 이.. 이녀석! 사람을 밀치고 가더니 뻔뻔하게도 돌아와서 자신 을 여자라고 놀리다니! "이.. 이봐! 조심해!" 레아드의 과격한 반응에 상대방은 깜짝 놀라면서 뒤로 피했다. 그 바람에 태양때문에 보이지 않던 사나이의 얼굴이 그늘 사이로 보였 다. 순간 레아드가 들고있던 검이 레아드의 손에서 떠나 땅에 내 팽 개쳐 졌다. "파.. 파오니...형?" 레아드의 눈이 믿을수 없다는듯이 커져 있었다. 상대도 전혀 모르는 애가 갑자기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던 자신의 이름을 외치자 입 가에 짓고있던 미소를 지웠다. "너.. 그걸 어떻게...?"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05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47올린이:도룡뇽(안헌영)96/07/26 13:04읽음:1714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47)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에.. 이거면 되겠지?" 레아드의 옷을 고른 바크는 주인에게 돈을 주면서 서둘러서 가게에서 빠져 나왔다. 1개가 아니라 3개나 사는 바람에(자기것까지.) 약간 늦어졌기 때문이었다. '레아드 녀석 화 내겠지..?' 이런생각을 하면서 걷던 바크가 멈칫했다. 아까 레아드보고 기다리라 고 했던곳에 왔으나, 레아드가 없는 것이었다. 여기 저기를 둘러 보 았지만, 역시 없었다. "뭐야..? 이 녀석. 그런 더러운 옷을 입고 다른곳에 가다니?" 그럴만한 녀석도 아니겠지만.. 이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한 바크는 발 길을 돌려 예전에 레아드와 한번 들렸었던 여관겸 술집으로 향했다. 레아드가 이 하므에서 아는 여관이라고는 그곳 뿐이니까. 아닌게 아니라 레아드는 자기가 알고있는 단 하나뿐인 여관에 있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여관 아래 딸려있는 술집이었다. "아하~! 그래서. 로아에서 내 이름을 들었었다고?" 건장한 체격의 청년인 파오니가 테이블을 탕 치면서 웃어보였다. 레아 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여행을 자주 다니는 탓에 로아성에 몇번 들렸었거든요. 그때그 곳 사람들에게서 이름을 들었어요." "음~ 그래? " 파오니가 알것같다는 투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레아드의 등은 식 은땀으로 흥건히 젖어있었다. '망할~! 파오니 형을 여기서 만날건 또 뭐야? 엘빈 누님에게 걸리는것 보다야 낮긴 하지만.. 그나저나 엘빈누님하고 파오니 형이 같은도시에 살고있다니..? 어찌된거야?' 레아드는 파오니가 보이지 않게 약간 미간을 찌푸렸다. 바크가 오기전 에 서둘러서 그 곳을 빠져나와 다행이긴 했지만, 아마 지금쯤 바크는 자신을 찾아서 헤메고 다닐거란 생각이 들었다. "흐음~ 그런데 혼자서 여행하는거니?" "예?? 아.. 아뇨. 동료가 있어요." 다행히 파오니 형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했다. 모습으로는 완전히 바꼈 으니 못알아 보겠지만, 레아드는 파오니가 자기에게 말을 건다는 것 만으로도 식은땀이 흘렀다. "동료라~ 남자겠지? 좋겠어~ 너같은 귀여운 여자와 같이 다닐수 있다니.. 부러운걸~" "예..? 아.. 하하.." 보통 사람이 이따위 말을 한다면 그 자리에서 검을 뽑아들 레아드 였 지만, 지금만큼은 어색하게나마 같이 웃어주었다. 검을 뽑는다고 이길 만할 상대도 아닌데다가 검을 뽑는다는것 자체가 레아드로서는 불 가 능했다. 이왕 파오니 형이 자신을 여자로 봐줬으니 끝까지 그렇게 생 각하게 만드는게 편하다고 생각한 레아드였다. '절대로!! 다시 그런일 당하긴 싫어...' "아. 참. 해줄말이 있었는데 깜빡 잊고있었군. 그 옷말인데 미안하게나때문에 그렇게 낮는데, 우리집에 가지 않겠어? 빨아줄테니까. 뭐~남자인 내가 이렇게 말해서 이상하다고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그런건 걱정 않해도 되. 이래뵈도 보통 여자에겐 친절하단 말씀이야. " 레아드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 졌다. 절대로~ 자신은 보통의 여자애가 아니니까.. 레아드의 표정이 이상해 지는걸 깨달은 파오니가 급히 손 을 저으면서 웃어보였다. "아하하하~ 그렇게 안심이 안되면 동료와 함께 와도 좋아. 마침집도 넓은곳으로 옮겼으니까. 제발 그렇게 해줘. 이래도 남에게피해를 입히고 그냥 넘어가는건 못 참는 성격이거든." "그.. 그게.." "걱정 하지 않아도 된다니까. 아~ 근데 이름을 모르는데. 이름이뭐지? 난 알다시피 '니 파오니'. 하지만 니팜이라고 불러줘. 옛이름은 쓰면 안되거든. 약간 그럴 사연이 있어. 넌?" "레... 아니..! 아.. 아니.." 순간 이름을 말할뻔한 레아드가 급히 손으로 입을 막았다. 어리둥 절한 파오니가 되 물었다. "레아니?" "아. 아뇨!? 아.. 맞아요! 레아니.. 레아니예요!" "에.. 레아니라고? 하하. 특이한 이름이구나. 내가 알고있는 꼬마이름하고도 비슷하고. 음~ 하여간 그만 일어나자. 너 동료 지금어디있지?" "그.. 그게 지금.. 어딨는지 저도 모르는데요." 자신이야 속이면 되는거지만, 바크는 파오니에게 거짓말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얼굴을 알아볼테니까.. 급한대로 둘러댄 레아드 였지만 파오니에겐 통하지 않았다. "그럼 묵고 있는 여관이 어디지? 그곳에다 간단한 메모라도 한뒤에 우리집 주소를 써 주면 되니까. 보고 우리집으로 찾아 오겠지." "아.. 아직 여관을 정하지 않았는데요." 레아드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대답했다. 하지만 그 말에 파오니의 얼굴이 더 밝아졌다. "잘됐네! 그럼 하므에 있는동안 우리집에 가서 머무는게 어때? 사과의 뜻으로 공짜로 재워줄테니까. 어때?" "아.. 예. 좋아요." 결국 레아드가 포기하고 말았다. 예나 지금이나 끈질긴 파오니 형이 었다.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이자 파오니는 흥얼거리면서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래도 짐같은건 있겠지? 그거 있는데로 가자구. 동료도 찾다가지치면 그곳으로 오겠지." "예~에." 레아드는 힘없이 의자에서 일어나 파오니의 뒤를 따라 술집에서 나 갔다. 하지만 세상사가 그렇듯 일이 터지고 말았다. 앞서 나가던 파오니가 갑자기 술집 문이 벌컥 열리는 바람에 뒤로 자빠지고 만 것이었다. "아.. 앗! 죄송합니다! 급해서 그만.. 그.. 아?" 그렇게 급하게 들어온 사람은 바로 니아 바크였다. 바크는 땅에 넘어진 사나이에게 사과를 하다가 그의 얼굴을 힐끔보게 되었다. 순간 바크의 얼굴이 얼어 붙었다. 바크의 얼굴을 본 레아드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바크는 워낙 엄청난걸 보았기에 레아드가 있다는건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파...파.." "우..아~ 이런. 여자를 괴롭힌 죄값을 받은건가?" 문에 코를 부씌혔는지 코를 움켜잡은 파오니가 장난기 있게 중얼 거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갑자기 문을 연 그 괘씸한 놈을 올려다 보았다. 순간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어.. 어이!! 넌 바크!?!?" "파.. 파오니...형?" 순간 넘어져있던 파오니가 주먹으로 바크의 배를 엄청난 속도로 한방 쳤다. 욱하는 소리와 함께 바크가 그대로 땅에 무릎을 꿇었다. 동시에 레아드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술집안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재 히 셋에게 향했다. "사부라고 불러. 어디서 감히 형이라고.." "사.. 사부." "그래~ 그래야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 파오니는 가볍게 손으로 땅을 쳐 그 반동으 로 몸을 일으킨후 아직도 땅에 엎드려있는 바크의 목덜미를 잡아 일으 켜 주었다. "흠~ 약간 무거워 졌구나. 하긴 4년만인데.. 하지만 역시 말라빠진건여전하군." 절대로 바크의 몸은 말라빠진게 아니였다. 하지만 워낙 파오니가 근육 질인지라 그 옆에 있는 바크가 왜소해 보인것 뿐이었다. 레아드는 말 할 필요도 없고.. "예..예.." 아직도 괴로운지 숨을 거의 못 쉬고있는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반 갑다고 한방 친 수준을 넘은 일격이었다. 레아드는 하얗게 질린채 파 오니의 뒤에서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었다. "음음~ 하여간 널 하므에서 보게 될줄은 몰랐다. 뭐~ 좋아. 너도 집으로 데려가면 되니까. 괜찮겠지?" 마지막은 레아드를 향해 물은 말이었다. 레아드는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레아드의 표정이 이상하자 파오니가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 다. "무슨 일이지? 얼굴색이 좋지 않은데. 이거~ 내가 옷을 더렵혔다고그러는건 아니겠지? 그러면 내가 곤란해져.." "아.. 아뇨. 그런게 아니라.." "으.. 응?" 그때까지도 고개를 숙이고 고통을 참아 내던 바크는 언뜻 귀에 레아드 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고개를 들었다. 역시나 레아드가 파오니의 뒤에 서 있었다. 레아드도 대답하기 곤란하자 우물주물하다가 언뜻 파오니 에게 가려져있던 바크를 보게 되었다. 둘이 한순간 마주보았다. "레..레아...." "으악! 바보얏!" 바크가 힘없이 레아드의 이름을 부르려는 순간 레아드가 비명을 지르 면서 손에 잡히는걸 그대로 던졌다. 팍 하는 소리와 함게 철로된 쟁 반이 바크의 얼굴에 정확히 명중 되었고 바크는 비명 한번 못 지르고 뒤로 나 자빠졌다. "하아..하아..하아.." 레아드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면서 이마에 흐르는 땀을 흠쳤다. 낮이라 주점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모두들 숨을 죽이고 셋을 쳐다 보 고 있었다. 파오니도 갑작스런 레아드의 행동에 눈을 크게 뜨고는 둘 을 쳐다보고 있었다. "레아니.. 이 녀석 알아?" 자빠진채 기절한 바크를 발로 툭툭 치면서 파오니가 레아드에게 물었 다.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 녀석이 제 동료예요." "아하~ 레아니를 놔두고 혼자 돌아다닌 나쁜녀석이 바크였어? 음~맞을만 하네. 깨어나면 더 패줄까?" "아.. 아뇨! 그 정도면.. 충분한데요." 레아드가 식은땀을 흘리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동료는 바크 한명뿐이야?" "예?? 아.. 예." 레아드의 대답에 파오니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 흠~ 한명 더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에.. 뭐 동료라니 잘됐네. 자아~ 그럼. 가볼까?" 파오니는 쓰러져 있는 바크를 다시한번 가볍게 들어 올리더니 어깨에 들쳐 매었다. 그리고는 유유히 술집의 문을 나섰다. "하아.. 바크. 미안." 레아드가 파오니의 어깨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바크에게 두 손으로 합장을 하면서 가볍게 사죄했다. 그리고는 이어 파오니를 따라 술집을 나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06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48올린이:도룡뇽(안헌영)96/07/27 21:25읽음:173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48)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하압!" 기세 좋게 울려퍼지는 기합성. 바크는 검을 앞으로 힘차게 찌른후 그 대로 몸을 틀어 아래서 위로 다시한번 그었다. 그리고는 재차 빠르게 몸을 한번 빙글 돌리면서 좌에서 우로 그었다. 조금한 몸에서 나오는 거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검술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평행으로 검을 날리던 바크의 몸이 기우뚱 거리더니 이내 그대로 땅에 내동댕이 쳐 졌다. "우아~ 힘들군.. 마지막이 좋지 않아." 가벼운 나무검을 휘두르는데도 이렇게 힘을 조절 못해서야.. 어떻게 그 무거운 강철검을 휘 두를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쳇. 낼 모래까지는 완성해야 할텐데." 꼭 검술 알려달라고 부탁했던 레아드와의 약속을 기억해낸 바크는 힘껏 땅에서 일어나 다시한번 검을 양손으로 쥐었다. 그리고는 아까 했던대로 다시한번 검을 찌르고 내리 그었다. 하지만 이번 역시 끝부분에서 자기 힘을 주체하지 못한 채 땅에 나 뒹굴고 말았 다. "하하~ 너무 힘이 들어간거 아냐?" 땅에 굴러서 묻은 흙을 털어내고 있을때 한 나무쪽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바크는 고개를 돌려 그 쪽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힘을 주고 휘두르면 좋지 않아. 천천히 휘두르면서 점점강도를 높여서 너가 해낼수 있는 한계를 정해주는게 좋지. 그리고나중엔 그 한계를 점점 늘려가는거야." "누구..누구냐!?" 바크가 소리가 나는쪽을 향해 외쳤다. 순간 나무의 위쪽에서 뭔가 가 튀어 나오더니 가볍게 바크의 앞에 착지했다. "웃?!" 바크는 갑작스럽게 뭔가가 자신의 앞에 나타나자 놀라서 뒤로 뒷걸 음 치다가 자빠졌다. 그리고는 멍해진 눈으로 자신의 앞에 나타난 그 사람을 올려다 보았다.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는 부드러운 태양빛 이 어깨까지 내려오는 연한 갈색 머리를 비춰주는... 전체적으로 큰 키에 그에 알맞는 몸집. 그리고... 부드러운 미소.. 얼굴은 내리 쬐는 해빛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오랜만이야~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 꼬마씨." "날.... 알아?" "물론~ 당연하지. 난.....너의.. ." - 시.. 싫어~~요!! - 순간 엄청난 비명소리가 기분좋게 꿈을 꾸던 바크의 귀를 유린했다. 바크는 눈을 뜬후 재빠르게 일어나 주위를 훑어 보았다. 한명이 생 활하기엔 약간 넓은.. 그러면서도 두명에겐 턱없이 좁은 그런 방이 었다.바크는 침대에서 내려와 탁자위에 올려져 있는 자신의 검을 집어들었다. 꿈을 꿨는데... "으.. 젠장."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파오니 형을 보고 그리고 레아드의 얼굴 을 본것 같았는데 그 다음엔 기억이 나지 않았다. 뭔가가 자신의 얼굴을 덥치는것 같은.. 느낌이 들자 바크는 몸서리를 쳤다. 왜 자신이 그랬는지 이유도 모른채. - 싫다니까요! - 또다시 아랫층에서 비명이 들려오자 바크는 검을 허리에 차고 문을 열고 복도로 나왔다. 그리고는 느릿하게 아랫층으로 향했다. 비명 의 주인공은 레아드. 여기는 파오니 형의 집일테고.. 그럼 비명이 왜 나오는지는 뻔한거다. 바크는 급할것도 없으니 천천히 발을 옮 겼다. "왜~? 옷이 작은거야?" "아.. 아뇨. 하여간 싫어요! 그옷은!" 파오니가 들고있는 파랑색 계통의 잠옷. 귀여운 곰 그림까지 그 려져 있는 옷을 본 레아드는 눈에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고개를 흔들어댔다. "옷을 빨동안 다른 옷을 입고 있어야 하잖아? 보지 않을테니까갈아입으래두." "바크가 사온 옷도 있잖아요? 그거 입을게요!" "에.. 그건 여행복이잖아. 곧 날도 저물텐데 잠옷을 입는게 좋지않아? 집안에서 여행복 입고 자는건 실례야." "그.. 그래도.. " "갈아 입으라니까." 파오니가 레아드에게 잠옷을 던져주면서 말했다. 레아드는 파오니 가 던져준 잠옷을 흐느적 거리면서 받아내었다. '싫은데...' 인상을 찌푸리던 레아드는 어쩔수 없다는듯 한숨을 푹하니 쉬고는 손에 들고있는 잠옷을 쳐다보았다. 전체적으로 밝은 푸른색.. 아니 거의 하늘 색에 가까운 색으로 되있었고 하얀색의 곰 얼굴이 그려 져있는.. 그야말로 여자들이 입는 잠옷이었다. 하지만 레아드는 정말로 여자들이 어떤 잠옷을 입는지 본적이 없기때문에 옷이 귀엽 다.. 라는 것만을 보고 그렇게 생각한것이었다. 또다시 한숨을 쉰 레아드는 허리에 차고있던 고리를 툭하고 쳤다. 고리가 옷에서 빠져 나오면서 그동안 고리에 묶여있던 레아드의 붉은머리가 자유를 찾아 사방팔방으로 퍼져 나갔다. "!!?" 가만히 의자에 앉아 한손을 테이블위에 올려놓고 턱을 받히고는, 레아드를 보면서 가볍게 미소를 짓고있었던 파오니는 레아드의 모습 에 약간이지만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말았다. 레아드가 한두번 머리를 흔들면서 사방으로 퍼져 나갔던 머리가 스르륵 레아드 주변 으로 몰려오는 광경은 파오니로서는 태어나서 처음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레아드의 다음행동은 더 심했다. - 툭. - 레아드가 갑자기 윗옷의 단추를 푼 것이었다. 간편한 여행복 이다 보니 단추 몇개로 윗옷이 풀려졌다. 놀란 파오니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레아드의 윗 옷이 스륵 땅아래로 레아드의 몸을 타고 미끄러지 듯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여행복의 안은 아주 간편한 내의 하나뿐 이었다. 다행이도 레아드가 뒤를 돌아보고 있어서 파오니에게 보인 것은 레아드의 하얀 어깨뿐이었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도 파오니는 얼굴을 붉히면서 급히 고개를 다른쪽으로 돌렸다. "흐~으음~~" 그 사이에 파오니가 준 푸른색의 곰 그림이 그려져 있는 잠옷을 입은 레아드가 이번에는 잠옷 바지를 들어올리더니 의자에 걸치 고는 자신의 바지를 벗으려 했다. 고개를 돌리고 다른쪽을 보고 있던 파오니가 그 모습을 힐끔보고는 대경실색했다. "으아악!!! 바보야!! 여기서 그러면 어떻해!! 갈아입으려면 저쪽가서 갈아입어!!" 결국에 파오니가 먼저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레아드는 힐끔 고개를 뒤로 돌려 그런 파오니를 쳐다 보았다. 파오니의 얼굴은 완전히 붉게 변해있었다. '아~하? 파오니 형은 나 지금 여자로 알고있지?' 그때서야 자신이 파오니를 속이고 있었다는걸 깨달은 레아드는 피식 웃으면서 옷을 가지고 파오니가 보이지 않는 계단쪽으로 갔다. 로아 의 탕아가 얼굴을 붉히다니..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 형이 울렸던 수많은 여자들중 몇명에게 시달려본 레아드였기 때 문에 형이 여자 다루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그중에 저렇게 당황 한채로 말하는건... 없는걸로 기억하는데.. "어이. 뭐하는거야?" 마침 바지를 갈아입던 레아드의 뒤쪽에서 아픈 머리를 감싸고 내 려오는 바크가 말을 걸었다. "아.. 아. 바크. 깨어났어?" 레아드가 찔끔하면서 바크를 올려다 보았다. 레아드는 바크가 자신을 보자마자 화를 낼거라고 생각했지만, 바크는 외려 그런 레아드쪽을 이상하게 보았다. 그렇지 않아도 머리가 깨질듯이 아픈데.. 바크가 귀찮다는듯이 물었다. "왜 그러냐? 뭐 죄 지은거라도 있어?" "아.. 그게. 그러니까 말이지.. 너 기억 못해?" "뭘?" 순간 레아드의 얼굴이 미묘하게 변하더니 이내 환해졌다. "기억 못하는거지?" "글쎄 뭘 말야?" 더욱더 모르겠다는 바크의 말에 레아드는 확신이 선듯 가볍게 한숨 을 쉬고는 씨익 웃어 보였다. "모른면 된거야." 뭐가 좋은지 싱글벙글 하는 레아드의 모습에 바크가 약간 미간을 찌 푸렸다. 하지만 이내 가볍게 미소를 짓고는 한손을 들어 레아드의 붉은 머리채를 팍 잡아 당겼다. 레아드의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뭐..하는 거!! 아....?" 비명을 지르던 레아드가 싸늘한 살기를 내뿜고 있는 바크를 보더니 입을 다물고 말았다. 바크가 한손에 움켜 잡은 레아드의 머리채를 슬슬 돌리면서 레아드에게 바싹 다가가더니 바로 앞에서 입을 열었다. "이런~ 미안하게 낮는데 기억이 났어." "거짓말!!" "호오~ 잘못 해 놓고도 큰소리를 쳐? " "그게.. 아닌데." "너가 잘못해 놓고 왜 큰소리야~ 큰소리~" 바크가 머리채를 툭툭 당기면서 말하자 레아드는 식은땀을 흘리면서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게 나도 사정이 있어서 말야." "무슨 사정? 그 정도 잘못을 할 정도의 사정이 있다는거야?" 바크의 물음에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파오니를 만난 데 부터 여자로 속인일. 그리고 갑자기 바크가 들어와서 자신의 이 름을 부르려 하자 쟁반을 던져버린것. 등등 다 말해주었다. 레아드 의 말을 듣던 바크의 얼굴은 점점 싸늘하게 변해갔다. 그에따라 말을 하던 레아드의 얼굴에 식은땀이 맺혔다. "이.. 이게 다야. 나도 던지고 싶어서 던진게 아니라.. 제발 그런얼굴좀 하지마! 나도 일부러 그런건 아니잖아!" 바락 소리친 레아드는 숨을 몰아쉬면서 고개를 들어 바크를 쳐다 보았다. 어느새 바크의 얼굴은 보통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아니 언뜻 미소가 보이기도 했다. "레아드." "으.. 응!?" 바크의 부름에 깜짝 놀란 레아드가 대답을 했다. 그런 모습에 바크 는 킥킥 거리며 웃다가 한번 헛기침을 하더니 레아드에게 가까히 다가가 귀에다 속삭였다. '다음부터는 이렇게 쉽게 속지마라~ 너무 쉽게 속아도 재미 없다구. 속이는 사람 마음도 생각해줘.' 그렇게 말한 바크는 레아드의 머리채를 풀어주고는 쿡쿡 웃으면서 레아드의 어깨를 툭툭 쳐주었다. "그럼. 레아~~~니양? 잠옷이 잘 어울리는 걸~" 킥킥 거리면서 바크는 파오니가 있는 주방으로 향했다. "아....아?" 그때까지도 상황이 제대로 파악이 안낮던, 레아드가 서서히 바크의 말뜻을 알아듣고는 표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말뜻을 완전 히 이해했을때 레아드의 얼굴은 완전히 홍당무처럼 붉게 변해 있었 다. "제기랄.. 속았다." 자신이 생각해도 정말 멍청할 정도로 쉽게 속아 넘어갔다. 외려 화낼 마음이 없어질 정도였다. "레아...니! 저녁 먹으라는데!?" 그때 주방쪽에서 바크가 머리를 내밀고는 외쳤다.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인후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었다가 내 뱉아내었다. 그리고는 간편하게 머리를 두가닥으로 나눠 허리에 매고는 주방으로 향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07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49올린이:roak(이상훈)96/07/29 22:03읽음:178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49)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보기보다 푸짐한 저녁식사. 예전부터 솜씨좋은 파오니가 실력을 발휘 해 내 놓은 것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니' 가문에 대대로 내려오 는 파이였다. 갖 구워낸 빵의 안을 파내서 그 안에 약간의 새 가슴살 과 양념을 넣고 겉은 올리브로 흠뻑 적신후다시 굽는 것이었다. 간 단한 재료만으로 만들수 있지만, 상당히 맛 있는것이었다. 이 파이를 다른 이름으로 부르면 멜무른 파이. 즉 레아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이었다. "음음~" 기분좋게 콧노래를 부르면서 멜무른 파이를 먹어 치우는 레아드의 모 습에 바크는 피식 웃으면서 자신도 한 조각을 뜯어 입으로 가져갔다. 레아드가 어렸을 때부터 멜무른 파이를 좋아하게 된것도 파오니 형이 가끔식 해주던것에 맛을 들여서 일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바크 물어볼것이 있는데." 자신이 만든 음식을 둘이서 맛있게 먹어주자 기분이 좋아졌던 파오니 가 한손으로턱을 받히고는 바크에게 말했다. 바크는 입가심으로 음 료수를 들어 한번 마신후 파오니를 쳐다보았다. "뭔데요?" "레아니가 말하던데 둘이서 여행을 한다고?" "예?.. 아~ 예. 그런데요." "여행.. 아크 아저씨가 허락하셨니?" 아크.. 즉 론 아크 로아. 로아성의 영주이자 하와크 국내에서도 순위 가 높은 영족.그리고 바크의 아버지였다. 파오니의 물음에 잠시 바 크는 뜸을 들이다가 나중에 피식 웃으면서 대답했다. "사실은 도망나왔어요." "가출?" "아뇨. 독립한거죠." "음. 그래?" "예." 파오니는 손에 잡고있던 포크를 돌리면서 신음소릴 내었다. "솔직히말해서 별로 좋아보이진 않는구나.넌 여행하기엔 아직 어린데다가.. 거기다..." 끝말은 적당히 흘려버린 파오니가 힐끔 레아니를 쳐다보았다. 바크는 단번에 파오니가 말하는걸 알아 듣고는 속으로 웃음을 참으면서 손을 흔들어 보였다. "아.. 아니. 레아.. 니 하고는 그런 사이가 아니에요. 그냥 여행중에만나 같이 다니는건데요." "응?" 한참 멜무른 파이를 먹고 배가 불러 음료수를마시던 레아드는 이야 기에 자신의 이름 (속인거지만.) 이 나오자 고개를 들어 둘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근데 형도 제 나이쯤에 여행 떠난걸로 알고있는데요. 아닌가요?" 잠시 파오니가 말을 멈춘사이에 바크가 반격을했다. 하지만 파오니 는 담담했다. "음.. 그러고 보니 나도 딱 너 나이때 로아를 떠났구나." "에..." 파오니가 너무 쉽게 인정을 하자 바크로선 할말을 잃어 버렸다. 잠시 할말을 잃고 머뭇거리다가 간신히 한마디 했다. "왜 떠났는데요?" 바크로서는할말이 없어 아무렇게나 물은거지만 그 질문에 파오니는 얼굴을 약간 붉혔다. 그리고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들으면 놀라 자빠질거다. 그 녀석이 말하지 말라고는 했지만..." "녀석..이라뇨?" "내가 녀석이라고 부를 사람이 한명밖에 더 있냐?" "에..엘빈 누님!?" "맞아." 순간 레아드의 눈동자가 엄청나게 커졌다.바크도 놀라 입을 벌리고 있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 "엘빈 누님 여기 살아요!?" "당연하잖아.그럼 나혼자 이렇게 큰집에 산다고 생각한거야? 뭐... 두명이 살기도 좀 크긴 하지만.. " "무슨 소리에요? 옛날엔 그렇게 사이가 나쁘더니.. 같이 산다뇨?" "하하.. 그게 말하자면 좀 복잡해.아... 이런. 시간이 늦은것 같은데. 엘빈은 오늘 보기 힘들것 같다." "여기 산다고 했잖아요?" 바크가 의아하다는듯이 물었다. "그게 말이지. 직업이 직업이니 만큼 집에 안들어 오는 날도 있거든. 거기다 요샌 골치아픈 일에 말려들어서.." "직업이요? 위험한건가요?" 아까낮에 엘빈이 웬 남자.. 그것도 상당히 훈련이 잘된 녀석들에게 포위된것을 봤던 바크는 그것과 상관있을거라고 생각하면서 물었다. 파오니는 바크의 질문에 턱을 쓰다듬으면서 말을했다. "위험하다면.. 약간은 그럴지도 모르지. 뭐니뭐니 해도 해결사니까말이야." "해.. 해결사요!?!?" "아.. 뜻이 다른가? 하여간 이곳 하므는 시장이 크다구. 시장에 날뛰는 깡패들을 잡아주는거야.맨처음 하므에 도착해서 돈도 부족하고할일도 없어서 심심풀이로 시작한건데.. 지금은 생업이 되버렸지. 거기다 돈도 꽤 벌어서 이런 큰 집도 샀고." "그럼.. 그 일에 휘말렸다는건요?" "에..그건.. 흠. 그건 나중에 엘빈이 온 후에 말해줄게. 엘빈이 있어야만 말이 되거든. 오늘은 그만 올라가라. 방은 2개있으니까 따로따로인거 알지?" "당연하죠." 바크가 고개를 크게 흔들면서 대답했다.파오니는 그런 바크의 대답 에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의자에서 일어나 바크의 어깨를 한번 강하 게 잡았다. "크긴 컷구나. 겨우 4년만인데.." "당연하죠. 이젠 곧 형보다 더 클걸요. 기대해도 좋아요." 당돌하게 말하는 바크를 보면서 파오니는 싱긋 웃었다. "녀석~ 그래. 얼마나 클수있는지 기대해 보마." 잡고있던 어깨를풀어주면서 한번 툭친 파오니는 테이블옆에 있던 검을 잡아 허리춤에 찬후 문쪽으로 걸어갔다. "어디가요?" "엘빈 찾으려고. 또 어디선가 술마시고 놀던지 누구하고 대판 싸우고있을테니까." "아...하하.." "그럼. 자고 있어라~ 좀 늦게 올테니." 그렇게 말한 파오니는 문을 열고는 거침없이 어두운 밤거리로 나가버 렸다. 남겨진 바크와 레아드는한참동안을 파오니가 나간 문을 바라 보기만했다. "아... 웬지 이상한걸." 먼저 말을한건 레아드였다. 앉아 있어서인지 풀려버린 머리채를 다 시한번 허리에 묶으면서 말을 이었다. "파오니 형 말이야." "뭐가?" "엘빈 누님이랑 친해진것 같은데." 레아드의 말에 바크가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음.. 남녀사이 일인데 누가 알겠냐? 4년동안 친해졌는지.. 그건 그렇고 엘빈 누님이 온다는데.... 레아드 너 어쩔거야?" "어쩌긴? 지금처럼 속여야지." 레아드가 당연하다는듯 말했다. 바크는 레아드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 리다가 이내 흔들어 보였다. "내 생각엔 그냥 전부 말하는게 좋을것 같은데. 어차피 10일 이상 여기 머물어야 할테니까. 그동안 계속 숨기고 있을거야? 거기다설마4년전 일인데 그렇게 화낼까봐? 용서해 줄지도 모르잖아." "너.. 너도 공범이다.나 혼자 그런게 아니잖아. 거기다 그거그건원래 네 생각이었고." 레아드의 말에 바크가 킥킥 웃어보였다. "실행한건 너잖아. 그나저나엘빈 누님에게 사실대로 말하고 용서를비는게 제일 좋을것 같다.평생동안 엘빈 누님하고 파오니 형 보지않겠다면 몰라도." "이미 봤잖아." "그래~ 그러니까. 알겠지? 내일 다 말하는거다?" "아아.. 그래 너 마음대로 해.." 레아드가고개를 끄덕이면서 한숨섞인 소릴 했다.하지만 레아드도 딴엔 그럴 마음이 있었다.파오니를 속이고 나서부터 파오니가 자신 에게 했던 행동은 옛날 레아드에게해주었던 그것이 아니였다. 방금 전 바크와 파오니의대화에도 전혀 끼어들수가 없었다. 파오니 형은 몰라도 엘빈 누나에게 까지 그런다면 정말로 서운할꺼라는 생각이 들 었다. "아~ 그럼 난 이만 자야겠어. 피곤하거든." "먼저 가라. 난 남은거나 먹고 자야지." 하품을 하다가 레아드의 말을 들은 바크는 힐끔 레아드를 쳐다보더니 쿡쿡 하고 웃었다. 그리고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2층으로 올라갔다. "뭐야? 저녀석.. 기분나쁘게 웃다니." 바크가 마지막에 흘리고간기분나쁜 미소에 레아드가 얼굴을 찌푸렸 다. 억지로 잊고는 남아있는 파이중 하나를 집어 입에다 넣고는 우물 우물 씹었지만, 곧 그만두고는 파이를 내려놓고 말았다. "으.. 바크녀석 때문에 기분 잡쳤어." 결국 남겨진 파이를 놔두고레아드도 잠을 자러 2층으로 올라가버렸 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07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50올린이:roak(이상훈)96/07/31 18:56읽음:173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 #50)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 귀여워~!! - - 헤에..? - - 너 귀엽다구! - 레아드는 갑작스럽게 앞에 나타난 여자를 올려다 보면서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여자치고는 큰 키에 연보라색의 단발 머리. 한마디로 예쁜 누나이긴 한데... - 누구세요? - 문제는 처음 보는 사람이란거였다.하지만 저쪽은 그런거 별로 신경 안쓰는듯 성큼자신에게 가까히 다가오더니허리를 낮춰 자신과 키를 맞추었다.그 여자의 얼굴이 바로 코앞이었다. 갑 작스럽게 향긋한 냄새가 확 풍겨오자 레아드의 얼굴으 붉으스름 해졌다. - 와아~ 너무 귀엽다. 너. - - 저.. 전 남잔데요.. - - 그래도 귀여워~ 꽉 껴안아 버리고 싶을 정도야~ 너 이름이 뭐 니? - - 레.. 레아드요.. - - 아~ 너가 소문의 레아드? 영주의 아들과 어울린다는? - - 누나는요?? - - 나? 난 엘빈. - - 에...엘빈? 그럼 그 소문의 그...그... - - 그..뭐? - - 악마.. - - 뭐얏! - - 제.. 제가 그런거 아니예요! - - 누가 그렇게 말했는데? - - 말해주면 어쩔건데요? - - 당연하잖아 찾아가서 박살을 내야지. - - 그럼 말 안해줄거예요. - - 호오~ 그래? 후회 않하지? - - 절대로~ - - 그으~~래? - - 그.. 그럴걸요. - - 말하지 않으면~ - - 헤?? - - 꽈악~! 껴안아 줄거야!! - "아...." 뭔가 꿈틀거리는걸 느낀 레아드가 달콤했던(?)잠에서 깨어났다. "으...음.." 일단 눈을뜬레아드는 누운 그 자세로 한참동안 천장을 바라보 았다.일단 잠을 깨긴 깼는데 좀 이른 시간이것 같아 더 잘까? 아니면 그냥 일어날지를 생각하는중이었다. 해는 이미 떳지만 레아드가 있는 방엔 두꺼운검은색 커텐으로 창문이 가려져 있 어레아드는 지금이 단지 '이른 아침' 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 다. "아함.." 결국엔 약간만 더 자기로 결정한 레아드는하품을 하면서 몸을 옆으로 뉘었다.순간 레아드의 시선이 한 곳에 멈췄다. 자신의 바로 옆에 누군가가 누워 있었던 것이었다. 방안이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분명히 누군가가 있었다. 눈에 힘을 주어 보 았지만, 상대가 등을 보이고 있어서 정확히 누군지는 알수가 없 었다. "음냐.." 그때, 그(그녀?) 가 한번 몸을 빙글 돌리더니 갑자기 와락 레아 드를 끌어 안아버렸다.그때서야 레아드는 상대편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레아드의 얼굴은 흙빛으로 변했다. '에.. 엘빈 누나!?!?!' 소리는 지르지못하고 마음속으로 비명을 지른 레아드였다. 몸 을 돌린 그녀는 바로 엘빈이었다. 왜 엘빈이 여기있는지는 레아 드로 서는모를 일이었다. 하여간지금 중요한건 자신이 엘빈 누나와 한 침대에 있다는 것이었다. "음.." 엘빈이 풀어주기를 기다리면서 레아드는 조용히 엘빈을 쳐다 보 았다. 힘으로 엘빈을 밀친다는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엘빈이 웬만해서는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다는걸알면서도 결국 레아드 는 엘빈이 스스로 잡고있는걸 놔줄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좀 큰것 같은데..' 누워있으니 키가 어느정도인지 볼수는 없었다. 레아드가 말한건 예전 보다는 약간 어른스러워 졌다는것이었다.단발머리였는데 지금은 어깨 너머 등까지는 내려오고.. 어느정도는 여자답게 변 한걸까? "음음.." 잠결에 엘빈은 끌어 안고있던 레아드의 가슴에 어린애처럼 얼굴 을 파 묻었다. 그 간지러운 감촉에 레아드는간신히 웃음이 터 져 나오는걸 참으면서, 손을 들어 조심스럽게 엘빈이 자신의 배 위로 올려놓은 팔을잡아 옆에다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침대에서 내려왔다. "아?" 일어나려는데 갑작스럽게 머리에 통증이 느껴지자, 레아드는 일 어서는걸 그만두고침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왜 머리가 아 픈지 알게 되었다. 침대위로 흩트러진 자신의머리채를 엘빈이 그대로 깔고 누워있기 때문이었다. 레아드는 조심스럽게 몇가 닥씩 머리카락을 빼내었다. 그리고 한참후.몇십가닥의 머리카 락이 뽑힌 레아드는 아픈 머리를 감싸고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 왔다.원래는 옷을 갈아 입고 나왔어야 했지만, 엘빈이 방안에 턱하니 있으니 잠옷을 입은 채로 나와 버린것이었다. "어라? 레아드... 아니아니. 레아니지. 늦게 일어났네?" 마침 아침 세수를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던 바크가 머리를 감싸고 나오던 레아드를 보고는 말을 걸었다. "아. 바크? 마침 잘 됐다.나 너방에 있을테니까 내 옷좀 가져다 줘. 내 방에선 못 갈아 입거든." "왜?" "왜인지는 가서 봐라." 레아드가자기방의 문을 열어주면서 나직히 말했다.궁금해진 바크는 고개만 내밀어 레아드의 방을 훑어 보았다. "으압!?" 순간 바크가 레아드의 방앞에서 뒤로 후다닥 물러서면서 자신의 입을 막았다.그리고는 옆에서 담담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레아드에게 물었다. "엘빈 누나? 왜 너 방에..?"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자다 일어나 보니까 옆에 있던데.." "파오니 형이 그랬나?" "상관없어. 하여간 난 방에 들어가 있을테니 내 옷좀 가져다 주면 고맙겠어." 뜻은 부탁이었지만, 말투는 명령이었다.말한 레아드는 바크의 등을 한번 탁하고 치고는 반대쪽에 있는 바크의 방으로 쏙 들어 가 버렸다. "야..야!" 레아드의손에 엘빈이 자고있는 방안으로 밀려난바크가 뒤를 보면서 레아드를 불렀지만,이미 레아드는 자신의 방에 들어가 고는 문을 닫아버린 후였다. "으.. 녀석이." 주먹을 쥐은 바크가 한차례 분노로 몸을 떨었지만, 이미 레아드 는 방안에서흥얼거리고 있을거라는 생각이드니 화낼 생각이 없어져 버렸다. "으음.." 밖에서 레아드와 바크가 한소리가시끄러웠지는 침대위에서 잠 을 자던 엘빈이 뒤척거렸다. 바크는황급히 입을 막고는 그 자 리에서 가만히 서있었다.이내 뒤척거리던 엘빈이 다시금 잠이 들었다. '위험한걸.'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쉰후에 바크는 조심스런 발걸음으로 방의 한쪽에 자리잡고있는옷걸이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거기에 걸려있는 레아드의옷들을 집어 어깨에다매고는 다시금 조심 스럽게 발을 옮겼다. '와아.. 아슬아슬한데.' 얼핏침대위에서 자고있는 엘빈을 본바크가 얼굴을 붉히면서 킥웃었다.별로 야하지 않은 잠옷을 입고있는 엘빈이었지만, 밤새 뒤척거리는 탓에 옷의 단추가풀어져 어깨까지 그대로 다 보이는 것이었다. '음.. 그러고 보니 엘빈 누나도 꽤 미인이구나.' 어렸을때는 단지 '구타하는 악마'로밖에 보지 않았었지만, 지금 보니 웬만한 미인보다도 예뻣다. '머리도 예전보다 길고.. 이젠 좀 여자답군. 예전에는 남자보다더 짧게 자르더니만.. 음. 왕방울 검은색 눈동자도 예쁘네.... 에........? 눈? 눈!?!?!' 말그대로 왕방울만한 엘빈의 눈이 초롱초롱하게 빛을 내면서 자 신을 내려다 보고있는 바크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 강렬한(?)눈 동자를 본 바크가 한순간 머뭇거리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하지 만 엘빈은 바크가 그냥 말하도록 놔두지 않았다. "호오~ 바크. 많이 큰것 같아. 오랜만이네?" 화를 낼거라고 생각했던 엘빈은의외로 다정하게 말을 걸어 왔 다.하지만 그런 엘빈의반응에 바크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걸 느낄수 있었다. "아.. 예. 누님.." "여자의 방에... 그것도 내가 자고있는데 들어왔으니 대단한 이유가 있겠지? 얼마나 대단한 이윤지 들어보자." "그.. 그것이.." 옷을 가지러 왔다고 말하면 그 대로 즉사란걸 잘 알고있는 바크 는 급한대로 제일 간편하면서도 그럴싸한 이유를 대었다. "파.. 파오니 형이 밥먹으라고.. 깨우라고 해서요." 이건 사실이었다.다만 깨우라고 한게 엘빈이 아닌 레아드였다 는것이 다를뿐이지.하여간 지금 그런거 따질만큼 바크는 여유 롭지 못했다. 바크의 그럴싸한 이유가그런대로 통했는지 엘빈 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래. 밥먹을 시간이긴 하구나. 배도 고프고.." 흐뜨러진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엘빈은 침대에서 일어났다. 바크 는 움찔거리면서 멀찌감치 엘빈에게서 떨어졌다. 그때였다. "야아~ 바크~" 반대쪽편문이 약간 열리면서 그 사이로 레아드의 얼굴이 불쑥 나타났다.동시에 바크와 엘빈이 고개를 돌려문 사이로 나온 레아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아.. 안녕하세요??" 꽤 오랬동안 기다렸는데도바크가 옷을 가져 오지않자 직접 방 으로 온 레아드는 생각과는 다르게 엘빈이 깨어있는것을 보고는 얼떨결에 인사를 해버렸다. "응. 안녕~ 밤새 잘 잤어?" 최소한여자에겐 친절한엘빈은 방긋 거리며 레아드의 인사를 받아주었다. 그리고 획하니 뒤로 돌아 바크를 노려보았다. "니아~~ 바크. 죽을 준비 하고 대답하는게 좋아." 레아드의인사를 받아줄때와는 완전히 다른.. 싸늘한 살기마저 내뿜고있는엘빈이었다. 엘빈의 말에 바크가 바싹긴장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저쪽 방. 너가 잔 방이겠지??" "예..예.." "그리고 저 여자애는 어젯밤 이방에서 잠자고 있었고." "맞을...걸요." 바크가 식은땀을흠치면서 대답했다. 바크의 대답을 들은 엘빈 은 한번 씨익 하고 웃고는 바크의멱살을 잡아 바싹 끌어 당겼 다. 얼굴엔 여전히 미소를 지은채로... "그럼 왜저애가 너가 잠자던 방에서 나왔는지 내가 이해 할수있도록 설명해 줄수 있겠니? 아주아주 듣고싶은데." "그.. 그것이.." 바크가 쩔쩔매며 대답을 못하자 엘빈은 바크를 풀어주면서 짐짓 슬픈 표정을 해보였다. "하아..바크야.넌 아직 어른이 아니잖아. 이 누님이 보기엔너무 서두르는것 같구나." "아.. 아니예요! 그런거!!" 순간 엘빈이 쏘아 붙였다. "그럼 뭐야!? 왜 대답을 못해!!" "하여간....아..니라니까요.." 간신히 대답을 했지만누가 들어도 설득력이 없었다. 한심한듯 이 그런 바크를 쳐다보던 엘빈이 고개를 설레설레흔들더니 이 내 바크를 불렀다. "바크야~~~" "예??" "죽엇!!!" 순간 뭔가가 와장창 깨지는 소리와 함께 한 소년의 비참한 인생 을 마감하는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또 무슨 장난을 하는건지.. 으이그." 아랫층에서 홀로아침을 차리고 있던파오니는 요란한 윗층을 한번 쳐다 보고는 고개를 흔들어 보였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10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51올린이:roak(이상훈)96/08/06 15:20읽음:169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51)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아침부터 웬 소란이야?" 아침밥을 먹으려 내려온 엘빈에게 파오니가 던진 말이었다. 엘 빈은 의자에 털썩 앉은후에 레아드의 손목을 잡아 자신의 옆에 앉게 했다. 그리고는 힐끔 파오니를 쳐다 보고는 대답했다. "뭘~ 이젠 징그러워진 꼬마 색한을 약간 가지고 놀았을 뿐이라구. 그렇지~?" 엘빈이 방긋 웃으면서 옆에 앉아있는 레아드에게 물었다. 레아 드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거봐~ 이 애도 그렇다잖아. 참. 너 이름이...?" 자랑스럽게 말하던 엘빈이 갑작스레 레아드의 이름을 물었다. 엘빈의 갑작스런 질문에 레아드는 뭐라 답해야 할지 난감해 졌 다. 바크의 말대로라면 진짜 자신을 밝혀야 하겠지만, 지금 상 황에서 '전 레아드인데요'라고 할만한 용기가 레아드에겐 없었 다. 최소한 바크라도 옆에 있다면 할만 하겠지만... "어제 말해줬잖아. 레아니라고." 레아드가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파오니가 테이블에 노란 계란 튀 김을 올려 놓으면서 대신 대답해 주었다. "아~ 맞아. 레아니... 근데 레아드는 어떻게 된거지? 바크한테물어보지 않았어?" 레아니란 이름을 되씹어보던 엘빈이 고개를 들어 파오니에게 물 었다. 레아드란이름이 나오자 레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속이고 있던 소년은움찔하면서 어깨를 들썩거렸다. 하지만 눈치챈 사 람은 없었다. 계속해서 뭔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던파오니가 잠시 팔을 멈추고는 머리를 쓸어올리며 말했다. "글쎄. 물어보진 않았는데... 대충 짐작이 가지 않아?" 그러면서힐끔 눈길로 레아드를 가르킨파오니였으나, 엘빈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전혀~ 모르겠어." 고개까지 도리질 하면서 말하는 엘빈의 모습에 파오니가 푹하니 한숨을 내쉬었다. "엘빈~?" "응?" "넌 너무 둔해." "???" 의아해진 얼굴로 해명을 바라는 엘빈을 씹으면서 파오니는 음식 을 가지러 부엌으로 가버렸다.그때 마침 바크가 허리와 머리. 그리고 가슴을 문지르면서 계단에서 내려왔다. "여어~ 살아 있었네?" 잠시동안 파오니의 말로 뭔가를 생각하던 엘빈이 바크를 보더니 손을 치켜들면서 반다운듯 인사를 했다. 하지만 바크는 그런 엘 빈을 한번 힐끔 쳐다보더니고개를 반대쪽으로 팍 돌리고는 레 아드의 맞은편쪽으로 의자를 가져와 앉았다. "에에~ 그거 좀 맞았다고 화내는거야?" 바크의 표정이뾰루퉁 하자 엘빈이 약간 미안한 기색으로 말을 걸었다. 하지만 바크가 화가 난건 맞은곳이 아파서가 아니였다. 아니, 물론 그것도 약간의이유가 되긴 했지만 정말로 화가 난 이유는 전혀 맞을 이유도 없는데레아드 때문에.. 그것도 두번 이나맞았다는것이었다. 한번은 레아드 본인에게. 그리고 한번 은 '겨우 그거..'라는 말도 안되는 소릴 하는 엘빈 누나에게서. "하아~ 그건 그렇고 누나. 언제부터 하므에서 산거예요?" 자신 때문에 자리가어색해지자 바크가 얼른 한숨을 내 뱉으면 서 엘빈에게 물었다. 엘빈은 바크가 화난것 처럼 보이자 우물쭈 물 아무 말도 못하다가 바크가 말을 걸어오자 얼른 표정을 바꾸 면서 대답해주었다. "아.. 한~ 3년? 아~ 그래. 그 정도 될거야." "3년? 그럼 1년이 비잖아요?" 엘빈과 파오니가 로아를떠났을때가 4년전. 1년간의 공백이 있 자 그 부분을 물은 바크였다. "그 1년동안은 돌아다녔어." "어..딜요?" "그냥. 세상 여기 저기. 왜~ 너도 알잖아.내 꿈이 여행하는거였다는거 말야." 손을휙휙 내 저으면서 엘빈이 피식 웃었다. 엘빈의 말에 바크 는 어느정도 알았다는듯 고개를 끄덕이면서 가만히 침묵을 지키 고있는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레아드와 자신이 어렸을때 막연히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구체화 시켜준 이가 바로 엘빈 누 나였다. 여행에 관한 많은 이야기. 전설등... 물론 엘빈 누나도 그땐어려서 여행을떠나본적이 없었으니 어디선가 줏어 들은 이야기 였겠지만.. "근데..요." 그때까지입을 다물고 있던 레아드가 잠시 바크가 말을 멈춘사 이 조심스레 엘빈에게 말을 걸었다. "응? 왜 그래?" 남자라면 몰라도 여자라면일단은 친절하게 대해주는 엘빈이었 다.엘빈의 자상한 얼굴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쉰 레아드가 여지건 마음속에 묻고있던 질문을 꺼내놓았다. "저..기 그 레아드...를 보면 어..어쩌실 건데요?" 떠듬떠듬 말을 더듬으면서말을 끝낸 레아드는 고개를 푹 숙이 고는 그 큰 눈동자를굴려 엘빈을 살펴 보았다. 엘빈은 상상치 못한 레아드의 질문에 잠시 묘한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돌려 바 크를 쳐다보았다. "바크. 레아니도 레아드를 알고 있니?" "예?? 에... 아. 그게.." 갑작스런 엘빈의 질문에바크는 뭐라 대답을 해야 할지 모른채 레아드쪽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레아드 역시 마찮가지였다. "뭐~ 말하지 못하는 사정이라도 있는거야?" 안절부절 못하는 바크에게손을 뻗쳐 턱을 슬슬 만지면서 엘빈 이 의미모를 미소를 지어보였다. 당황한 바크가 손을 내 저으면 서 고개까지 흔들었다. "아.. 아뇨." "음.. 아무일도 없다. 그래?" "무.. 물론이죠.레아니는 레아드를 만난적없어요. 레아드에대한건 전부 나한테 들은것 뿐이죠." "아.. 그래?" 엘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오늘의 아침 식사중 가장 중요한 살짝 데친 연한오리고기를 커다란쟁반에 올려놓은 파오니가 부엌에서 나와 셋에게 다가왔다. 그 구수한 냄새에 셋은 잠시동 안 대화를 멈추고 파오니를 쳐다 보았다. "자자~ 기념이다. 솜씨 최대로 내서 만든거니 맛은 보장하마. 단. 맛없다고 하는 녀석은 오늘 저녁 없을줄 알아." 테이블의 중앙에 고기가 담긴 쟁반을 올려놓으면서 파오니가 바 크와 레아드에게 말했다.레아드와 바크는 방금전의 위험도 잊 은채 파오니의 재미있는 말에 미소를 지으면서 파오니가 잘라서 주는 고기를접시에 받았다.곧 즐거운 아침식사가 시작 되었 다. "아~ 맛있는데요." 몇조각 씹어 넘기던 바크가 진심어린 감탄을 하면서 말했다. 바 크의 칭찬에 파오니는손에 들고있던 고기조각을 낼름 물어 베 으면서 웃어 보였다. "당연하지. 이건 내가 가장 자신있게 만들수 있는것중 하나거든." "근데 왜 나한테는 안 해주는거야?" "그거야~ 너무 맛있다고 계속 해달라면 안되니까.참. 그건 그렇고 어떻게 할거야? 파오니가엘빈을 향해서 묻자,엘빈은 씹고있던것을 삼킨후에 입을 열었다. "뭐가?" "아까 레아니가 물었잖아.레아드를 보면 어떻게 할꺼냐고? 나도 궁금한걸." "아..? 흥~ 부엌에 있으면서도 들을건 다 듣네. 귀도 밝아." "이제 알았어? 하여간. 어쩔건데?" 파오니가 재차 묻자 엘빈은 뒷머릴 긁적이면서 레아드와 바크를 한번씩훑어 보았다. 둘다 바싹긴장한채로 엘빈의 입을 쳐다 보고 있었다. "아아~ 당연하잖아." "예?" "괴롭혀 줄거야~ 아주죽을때까지. 감히 그런 천사같이 귀여운얼굴을 하고 누님에게 수면제를 먹인것은~절대로 용서가 안되. 그럼~ 용서가 안되고 말고." 순간 레아드의 얼굴이 하얗게 변해버렸다.바크는 그런 레아드 의 얼굴을 보면서쓴웃음을 지었다. 설마 4년전 일을 아직까지 마음속에 담아 두겠느냐?하는 생각이 완전히 틀려버린 것이었 다.엘빈은 분명하게 아직도그때의 일을 잊지 않고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었다.레아드가언제나처럼 그 큰눈으로 바크에게 도움을 청하듯바라 보았지만, 바크는 도움을못 준채 고개만 설레설레 흔들었다. 그때 파오니가 포크를 내려놓고는 바크에게 말했다. "아~ 그래. 바크. 아침 먹고 나하고 근처 공원에나 좀 가자." "예???" "근처에 공원이 있어. 아니.... 공원이라기 보다는 아직 집들이들어서지않은 방치된 곳이지.어때? 오랜만인데거기 가서한번 대련이라도 해보는 것은." "대...련이요!? 저야 좋죠!" 어렸을때 뛰어넘고 싶었던 벽중 하나였던 파오니가 그렇게 말해 주자 바크가 명쾌히 승락했다. 파오니가 떠났던 4년전엔 자신은 파오니 형에게 검조차한번 휘두르지 못했었다. 언제나 방어만 하다가 실컷얻어 터지기만 했던것이었다. 지금은 4년후. 내 실력이 어느정도까지 좋아 졌는지를 확인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상대는 아마 없을거라고 바크는 생각했다. '파오니 형이라... 4년동안 얼마나 강해졌을까?' 바크 자신은 분명 4년동안 상당한 실력을 쌓았다고 확신할수 있 었다. 하지만 역시 상대가 파오니인 만큼 승리를 확신할순 없었 다. 아니 승리같은건 기대조차 못했다. 바크가 고민하는건 예전 처럼 방어만죽어라 하다가 질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이 들 어서였다. '아냐! 이번엔 반드시 한방 쳐줄테다.' 각오를 한 바크였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108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52올린이:roak(이상훈)96/08/06 22:08읽음:171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52)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그래~ 그렇다고 그냥 돌아왔다고?" 그리 크지 않은 방. 하지만 상당히 호화롭게 치장이 되어있는, 왕족의 방이라고 해도 걸맞을 만한 방이었다. 어두운 방안 중앙 엔 한 중년의 사나이가 의자에 앉은채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청 년을 바라보고 있었다. "싸울만한 상황이 아니였습니다." 큰 키에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갈색 머리를 가지고 있는 청년은 상당한 위압감을 내뿜고 있는 사나이의 앞에서도 담담하게 말을 했다. 방안이 어둡기에 청년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뭐.. 좋아. 너와 그녀석들의 사이를 모르는건 아니니까... 이번만큼은 네 말을 믿어주마. 하지만 다음번에도 이번같은 일이일어 난다면 너 말고 다른 녀석을 시키겠다. 명심해 두는게 좋을거다." "예.." "좋아. 난 너를 믿는다. 내 후계자로서 말이다. 알겠냐? 헤론?" "압니다. 아버님." "그럼 나가봐라." "예." 청년은 간단히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후 방안에서 나왔다. 그리 고는 말없이 복도를 걸어 그 방에서 멀리 떨어진곳으로 갔다. 어느정도 방에서 멀어지자 청년은 옆쪽 벽에 등을 기대고는 한 숨을 푹 셨다. "하아.. 이런. 큰일 났는걸."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면서 청년은 이마로 흘러내린 갈색 머리를 쓸어 올렸다. 머리카락의 색과는 다른 푸른색 눈동자가 머리를 쓸어 넘기던 손가락 사이에서 빛났다. 이 청년. 헤론은 바로 낮 에 엘빈을 습격했던 무리중에 우두머리격인 사나이였다. "아~ 이런. 말로는 그렇게 말 하시지만 속으로는 다른 마음을품고 계시다는걸 알고있는데.. 나 말고 분명 다른 녀석을 보내시겠지?" 대충 아버지의 생각을 짐작한 헤론은 뒷머릴 긁적 였다. 엘빈이 나 파오니를 잡으려면 아주 강한녀석을 보내야 할텐데.... "그녀석.." 유감스럽게도 아버지의 부하중에 그런놈이 한명있었다. 상상도 못할 정도로 강한 녀석. 자신이 알고있는한 엘빈과 파오니의 실 력으로는 당해내지 못할것이다. "이런이런.. 엘빈녀석. 적당한데서 그만 둘것이지 끝까지 나설건 또 뭐야. 이번엔 정말로 위험하단 말이야." 도시쪽을 보면서 헤론이 혀를 찼다. ----------------------------------------------------------- 도시의 북서쪽. 최근 도시를 넓히려는 계획으로 만들어 놓은 인 공적인 숲이 있었다. 1년 정도 후면 숲이 아닌 집들이 들어서겠 지만 아직은 그대로 방치된 상태라 도시 사람들은 그곳을'공원' 이라 불렀다. "여기 꽤 멋있는데요." 도시속의 숲이 있다는것에 감탄한 바크가 주위를 돌아보면서 말 했다. 바크의 말에 파오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이대로 놔두는것도 상당히 좋을듯 한데.. 뭐. 성주 맘이지. 아마 전부 없어 질거야. 요사이 하므로 흘러들어오는 사람이 많아서 말이야." "전쟁... 때문이겠죠?" "뭐야? 알고 있었어?"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아직 전쟁이 일어날 기미는 보이지 않지만... 국경지대에선 분위기가 나쁘잖아요." "맞아.. 민간인 일수록 그런거에 민감하니까. 남쪽으로 내려오는 거지." 바크의 말에 만족한듯 파오니는 미소를 지었다. 4년... 길면 길 고 짧으면 짧다고 할수 있는 시간. 지금의 경우엔 마치 10년처 럼 느껴지는 파오니였다. 언제나 꼬마라고 생각했던 바크가 4년 만에 저런 건장한 청년이 되서 나타나다니... "좋아. 이쯤에서 해볼까?" 어깨에 매고있던 배낭을 근처 돌위에 올려놓고는 파오니가 바크 에게 말했다. 근처엔 사람도 없는.. 아주 한적한 곳. 대련하기 엔 딱 알맞은 곳이었다. "할까요?" 바크도 입고있던 겉옷을 벗어 나무에 걸어놓고는 검을 빼어 들 었다. 그런 바크의 앞으로 어느새 검을 들고 여유롭게 웃고있는 파오니가 있었다. "그럼. 갑니다!" 애초부터 실력차가 있다는걸 안 바크는 초반부터 전력을 다 하 기로 마음먹고는 힘껏 검을 내 질렀다. 바람을 가르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바크의 검이 허공을 갈랐다. "소리 좋은데~" 아주 간단하게 검을 피해 뒤로 슬쩍 물러나면서 파오니가 미소 를 지어 보였다. 하지만 간단히 내 지르는 것에서 바크의 공격 은 끝난게 아니였다. 한발 내 딛은 바크는 검을 반쯤 거두더니 재차 빠르게 아래서 위로 검을 그었다. "호!?" 상당히 빠른 연속 공격에 파오니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몸을 옆 으로 빙글 한바퀴 돌면서 일직선으로 그어지는 바크의 검을 피 한 파오니가 처음으로 공격을 하려 검을 들어 올렸다. 순간 바 크가 위로 치켜 올렸던 검을 대각선 방향으로 아래쪽으로 힘껏 내리 그었다. - 창!! - 순간 둘의 사이에서 불꽃이 튀었다. 공격을 하려던 파오니가 그 때까지도 공격을 이어 하던 바크의 검을 막으려 공격을 포기하 고는 검을 들어 막은 것이었다. 둘은 재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와아~ 굉장. 이거 예전에 하던것과는 다른데. 너가 변형시킨거야?" 찌르기. 아래서 위로 치기. 그리고 이어 몸을 돌리면서 좌에서 우로 베기. 파오니가 알고있는 바크가 가장 즐겨 쓰던 연속베기 였다. 하지만 상당한 단점이 있었다. 마지막에 몸을 돌릴때 빈 틈이 많은데다가, 힘을 주체 못하고 쓰러지는 경우가 생기기 때 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바크가 보여준 공격은 빈틈이 없는.. 몸을 돌리지 않고 그대로 위에서 비스듬하게 대각선으로 긋는 변형적인 공격법이었다. 2번째 공격이후 빠르게 이어지는 대다 가 방향이 대각선이라서 막기도 힘들었다. '이런.. 실패하다니.' 전력을 다했건만... 최소한 옷이라도 스치려고 해봤지만 옷은 커녕 2번의 공격은 빗나갔고 자신있던 3번째 공격마저 간단하게 막아낸 파오니 형이었다. "그럼 이젠 내 차례지?" 자신의 공격이 완전 실패했다는게 충격이었는지 잠시 딴 생각을 하던 바크의 귀에 파오니의 말이 들렸다. 퍼득 정신을 차리면서 검을 들어 방어 자세를 취했다. 순간 파오니가 검을 들어 바크 에게 일직선으로 검을 날렸다. "핫!!" 피하기엔 너무 빠른 검. 바크는 가까스로 검을 들어 파오니의 검을 밀어내었다. 하지만 그걸로 끝났다고는 생각치 않았다. 연 속기야 말로 파오니 형의 특기. 상대가 쓰러질때까지 끝이 없는 공격을 퍼붇는게 바로 파오니형의 검술이었다. "제법인데." 자신의 일격을 막아낸 바크를 보면서 피식 웃은 파오니는 손목 을 빙글 돌리면서 바크의 방어로 튕겨나간 자신의 검을 재빠르 게 거두었다. 그리고는 이어 다시한번 바크에게 검을 내 찔렀다 . 파오니의 자랑인 연속기의 시작인 것이었다. '이런!!'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서는 보통 찌르기 보다는 베기를 하는 것 인데 그런건 무시한 파오니의 공격에 바크는 당황하면서 얼른 땅을 차서 뒤로 물러났다. 순간 파오니가 아까 바크가 한것 처 럼 검을 반정도 거두더니 한 발자국을 펄쩍 뛰어 단번에 뒤로 물러난 바크와의 거리를 다시 좁혔다. "으앗!!" 간신히 일격을 피해 뒤로 물러났지만, 파오니는 금방 따라오면 서 다시한번 검을 날렸다. 깜짝 놀란 바크는 비명을 지르면서 간신히 몸을 낮춰 검을 피해냈다. "주저 앉을거야!? 일어섯!" 거의 땅에 앉다시피 해서 간신히 검을 피해낸 바크에게 파오니 가 버럭 외쳤다. 대련이라고 해도 사실로는 연습이었다. 연습에 서는 절대로 봐주지 않는 파오니의 성격을 잘 아는 바크는 급히 일어서면서 뒤로 물러났다. 순간 파오니의 강렬한 일격이 머리 를 날려버릴듯한 기세로 덮쳤다. "핫!!" 계속 뒤로 물러설순 없다고 생각한 바크는 힘껏 검을 들어 파오 니의 검을 막아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파오니의 검은 바크 의 검과 부씌히는 순간 튕기듯이 큰 원을 그리면서 돌더니 바크 의 다리를 노리고 날라왔다. 결국에 바크는 펄쩍 위로 뛰면서 다시한번 뒤로 물러나고 말았다. '4.. 4년전하고는 딴판이잖아!!?' 전혀 예측할수 없는 연속 공격에 바크는 식은땀을 흘렸다. 자신 만이 성장했다고는 생각치는 않았지만 이건 좀 정도가 지나쳤다. 자신이 알고있는 파오니 형의 실력은 지금의 반도 안되었는데.. 검이 날라오는 빠르기나 그 힘은 바크가 알고있는한 최강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였다. 예전에 왕궁에서 온 붉은 기사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단지 형의 공격을 한번 받아냈을 뿐인데 검 을 잡은 팔이 저릿저릿 했다. "뭐야? 이정도야?" 바크가 뒤로 물러서자 파오니는 공격을 잠시 멈추고는 어이 없 다는 듯이 말을 했다. "겨우 4년동안 해 온게 이정도라면 때려 치우는게 좋을것 같다. 여자나 데리고 다니는 녀석이 무슨놈의 실력이냐?" "....." "왜? 내 말이 틀린거냐? 4년동안 뭘 한거냐?" 그렇지 않아도 당연히 바크와 함께 있어야할 레아드는 없고 웬 여자아이와 다니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파오니는 바크의 실력 이 자신의 기대와는 다르게 형편없는걸 보자 화가 나서 외쳤다. "그럼..." 묵묵히 파오니의 질타를 듣고있던 바크가 두손으로 잡고있던 검 을 오른쪽 한손으로 옮기면서 고개를 들어 파오니를 쳐다보았다 . 그리고는 또박또박 말을 이었다. "보여드리죠. 4년동안 뭘 했는지.." "!?" 순간 바크의 모습이 흐릿해 졌다. "핫!!!" 동시에 파오니가 기합을 지르면서 검을 빙글 돌려 왼쪽으로 휘 둘렀다. 순간 그곳에서 바크의 검이 파오니의 옆구리를 노리고 날라들다가 파오니의 검에 막혀서 멈췄다. '오른쪽!?' 다시한번 왼쪽에서 바크의 모습이 흐릿해 지자 동시에 파오니는 급히 검을 오른쪽으로 돌렸다. 예상대로 바크는 반대편을 노리 고 검을 날리고 있었다. 바로 사라만다와 싸울때 썼던 바크의 검술이었다. 사라만다는 단 한번도 바크의 검을 막지 못했었지 만 파오니는 확실하게 바크를 보면서 막아냈다. - 창!! - 검과 검이 부씌히면서 커다란 불꽃이 일어났다. 파오니가 급히 뒤로 물러나면서 검을 앞으로 휘둘렀다. 뒤로 물러나는 파오니 를 따라오려던 바크는 그 검에 막혀서 잠시 그 자리에 멈춰섰 다. "이..이건..." 잠시 바크와 거리가 벌어지자 파오니는 믿을수 없다는 얼굴로 바크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이어 말했다. "하와크식.. 검술?"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12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53올린이:roak(이상훈)96/08/09 19:57읽음:1663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53)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그래~~ 우리도 이쯤에서 뭔가를 해야겠지?" 창으로 들어오는 따사로운햇빛을 한손 가득히 담은 엘빈이 고 개를 돌려 레아드를 바라보았다. "무.. 무슨일이요?" 바크와 파오니가 나간후엘빈과 집에 남겨진 레아드는 바싹 긴 장한채 엘빈을 보았다. 엘빈은 창가에서나오더니 슬그머니 레 아드의 뒤로가 목에 팔을 두르고는 귓속말을 했다. "시장 가자~" ----------------------------------------------------------- "호오~ 괜찮은데. 하와크 왕가의 검술이라." 파오니는방어자세를 풀면서 당장이라도 달려들듯이 살기를 풀 풀 내뿜는 바크를 쳐다보며 픽 웃었다. "4년동안 그걸 배웠다면 어느정도 점수를 줄수 있겠어. 그건 그렇고 누구한테배운거지? 내가 알고있는 한 그 검술을 아는사람은 4명도 채 안되는데." "......" "아~ 그래. 말하기 싫으면 관둬.내가 알아볼까봐 쓰지도 못했는데 가르쳐준 사람까지 물으면 실례겠지." 바크가 묵묵히 침묵을 지키자 파오니는 바크의 사정을 이해한다 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는 이내 검을 들어 두손으로 꽉 잡 았다. "자~ 그럼 계속 해볼까?" 파오니의 말이 떨어지기가무섭게 바크가 검을 든채 달려 들었 다. 예전에 딱 한번 하와크 왕가의 검술. 다른 이름으로는 용자 의 검술이라고도 하는 이 검술을쓰는 사람과 싸워본 파오니는 익숙하게 검을 들어 바크의 공격을 막아냈다. 순간 바크가 옆으 로 튕겨나가듯 이탈하더니 파오니의뒤쪽에서 어느새 나타나 검을 날렸다. "빠르긴 하지만 약해!!" 예전에자신에게 이 검술을 펼쳤던사나이는 지금의 바크보다 훨씬 빨랐고 강했다. 바크는 빠르긴 하지만 내리치는 힘이 약해 계속 막기만 한다면 지쳐서 떨어져 나갈 사람은 바로 바크였다. 그 점을 아는 파오니는 몸을 반쯤 돌리면서 바크의 검을 다시한 번 막아냈다. 아무리바크가 날고뛴다 해도 저런 몸놀림으로는 검을 날릴수 있는 횟수가 많아봐야 십회를 넘지 못할것이다. "핫!!" 재빠르게 몸을 돌려 파오니의 다리를 공격해본 바크였지만 파오 니는재치있게 검을 한손으로 쥐면서 손목을 빙글 돌려 자신의 검을 아래도 내려쳤다. 검과 검이 부씌히면서 불꽃이다시한번 튀었다. "후~ 제법이다만 역시 너무 약하다구." 바크가 한숨을돌리느랴 뒤로 빠지자 파오니는 검을 어깨에 걸 치면서 검으로 어깨를 툭툭 쳤다. "치고 들어오는게 약해. 엘빈이 가르쳐 주지 않았어? 한번 검을날릴땐 실패하면 죽을 각오로 하라고." "그런거 배우지 못했어요." 바크가 흘러내리는 땀을소매로 흠치면서 말했다. 어렸을 당시 엘빈은레아드에게만 검술을 가르쳐 줬을뿐, 자신은 그냥 레아 드의 친구.. 정도로 밖엔 취급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특별히 거 기에 불만은 없었다. 매일 엘빈에게 두들겨 맞는 레아드를 보면 서 외려 엘빈이 자신을 건드지리 않는게다행이다고 생각할 정 도였으니까. "그럼.. 계속 한다." 파오니는 바크가 어느정도 숨을 가다듬은걸 확인하고는 다시 검 들어 올렸다. ----------------------------------------------------------- 거의 매일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자주 시장이 열리는 하므. 북쪽 의 수도와 남쪽의 대 도시들을 이어주는 대로의중앙에 서있기 때문에 하루에도 수많은 물자가 하므를 통해 남쪽으로.... 혹은 북쪽으로 퍼져나갔다. 오늘또한 시장은 열렸다. "음~ 요샌 북쪽이 시끄러워서 '니모모'가 비싸." 엘빈이바구니에 채소의 한 종류인 니모모를 담으면서 말했다. 하와크 북쪽에 위치한 모란이최근에 와서 군사를 모은다는 사 실이 밝혀지자 국경지대가 상당히시끄러워 졌고 그 덕에 그부 근에서만 생산되는 니모모의 값이 예전보다 2배정도로 뛴것이었 다. "그럼. 채소는샀으니까 근처다방이라도 들렸다가 좀 선선해지면 돌아갈까? "예??" 다방이란 말을 처음들은 레아드는 물끄러미 엘빈을 쳐다보았다. 엘빈은 그럴줄알았다는듯이레아드에게 다방을 설명해 줬다. "그러니까 여기하므에선 다른곳보다 훨씬 싸게 '차'를 구할수있거든.차 전문점이 있어서 차도 팔면서주점처럼 그곳에서마실수도 있게 한거지. 거기가다방이야. 하므에만 있는 독특한 주점이지." "저..전 차는 싫어 하는데요." 차의 지독하게 쓴맛을 기억한레아드가 고개를 흔들어 보였다. 그런 레아드가 귀엽게 보였는지 엘빈은 미소를 지었다. "걱정마. 나도 쓴건 질색이니까. 차라고 다 쓴건 아냐. 무척 단것도 있거든." 말을 끝낸 엘빈은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이는 레아드의 손목을 잡아 다방으로 향했다. 시장에서 벗어나 약간을 더 가자 한적한 곳이 나타났다. 레아드는 처음와보는 곳이었다. 엘빈은 그중 묘 한 표식의 간판을 달고있는 가게로 레아드를 데리고 들어갔다. "어서오세요." 한참 뭔가를 나르던 소녀가 가게안으로 들어온 레아드와 엘빈을 보고는 인사를 했다. "오랜만~" 엘빈은 소녀을 아는듯손을 흔들어 보이고는 레아드와 함께 근 처에 있는 한테이블에 앉았다. 자리에 앉은 레아드는주위를 돌아 보았다. 그렇게 크진 않은 가게... 한쪽엔 한창 차를 끊이 고있는 40대정도의 아저씨가 보였다. 소녀만이 부지런히 자리 를 옮겨가며 차를 나르고 있었다. 낮인데도 가게안의 자리는 거 의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조용한데요." 20명정도의 사람들이있는데도 가게안은 조용했다. 그 점을 이 상하게 생각한 레아드가 의아하다는듯 엘빈에게 묻자 엘빈은 가 볍게 웃으면서 답해주었다. "여긴 마시고 노는곳이 아니라 차의 맛을 음미하는곳이야. 뭐.. 나의 경운 그냥 시간때우기로 애용하고 있지만." 엘빈의 말에 레아드는다른사람이 듣지 못하게 입을 가리고는 쿡쿡 거리면서 웃었다. 아까 엘빈이 채소가게에서 바구니를 들 고 채소같은걸 사는건 레아드로서는 약간생소한 모습이었다. 옛날처럼 검을들고 활발하게(왈가닥으로.)행동하는것을 기대한 것은 아니였지만, 역시 엘빈의 변한 모습에 레아드는 웬지모를 두려움을 느꼈었다. 하지만 지금 엘빈이 보여준 모습은 예전과 같은 것이었다. 이상할정도로 그점에 안심이 된 레아드는 그때 서야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쉴수 있었다. "뭐드시겠어요?" 아까 인사를 했던 소녀가 다가와 물었다. "난 언제나 마시는걸로 줘. 그리고... 이 애한테는." 거기까지 말한 엘빈은소녀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뒤의 말을 이었다. 엘빈의 말이 끝나자 소녀는 약간 황당하다는 얼굴로 엘 빈을 쳐다보았다. "괜찮겠어요? 그거.." "물론. 괜찮으니까 가져와." "예.." 소녀는 그래도 이해가 않가는듯 레아드를 한번 바라보고는 고개 를 갸웃거리더니 곧 다른 테이블쪽으로 갔다. "왜 저러는거죠?" 소녀가 마지막에 자신을 이상하게쳐다보고 가버린게 의아하게 느껴진 레아드는 고개를 돌려엘빈을 쳐다보았다. 엘빈은 입가 에 가득 미소를 담고는 고개를 살짝 흔들었다. "글쎄. 나도 잘 모르겠는걸. 그래. 그건 그렇고 말좀 해주겠어? 아주 궁금한데." "뭐.. 뭘요?" 엘빈이이런 말투로 나오면상당히 복잡한 질문을 한다는것을 아는 레아드는 지례 겁을먹었다. 역시나 엘빈이 던진질문은 이상한것이었다. "바크하고는 어디까지 갔어?" "........예?" 무.... 무슨소리? 엘빈의 말이 파악이 안된 레아드는 멀뚱히 입 가 가득 미소를 담고있는 엘빈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잠시후... 드디어 그 뜻이 파악이된 레아드. "무... 무슨 말이예요!?!?" "그거 있잖아~ 그거." 손을 뻗어 레아드의 삼단같은붉은 머리채의 한부분을 잡아 당 기며 엘빈이 픽 웃었다.묘한 미소를짓고있는 엘빈의 시선에 레아드는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돌렸다. "그.. 그런거.. 몰라요." 붉게 익은 사과마냥붉으스름하게 변한얼굴을 애써 엘빈에게 보이지 않게 하려는 레아드의 모습에엘빈은 가볍게 미소를 지 었다. "아~ 미안. 난 또 궁금해서 말야. 여자라면 질색하는 바크가 갑자기 너같은 예쁜애하고 나타났는데~ 놀랍지 않겠어?" "....." "이런이런.. 미안하다니까." 레아드가 아무말도 없이 고개를 돌리고 있자, 엘빈은 속으로 쿡 쿡 웃으면서 연신 사과를 했다. "저. 차 가져왔는데요." 이쪽 분위기가 좀 이상했는지쟁반에 차를 올려놓고 가져온 소 녀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내 엘빈에게 말을 걸었다. "그만 화풀어. 자자~ 이거 마셔봐. 굉장히 맛이 좋거든." 엘빈은 직접 소녀에게서 쟁반을 받아 하나는 자신의 앞에. 그리 고 나머지 하나는 레아드의 앞에 놓았다. "마셔봐~ 무척 단거야." 엘빈이 미소를 지으면서 맑은 청록색의 차를 한모금 마셨다. 레 아드는 그런 엘빈을 보고는 자신의 앞에 놓여있는 차를 한번 보 았다. 마치 꿀처럼 황금색으로 빛나는 액채가 조금한 잔속에 가 득 차있었다. 보기만해도 맛있을것 같은 차였다. "흠흠.." 레아드는 엘빈의 말에 마지못한다는듯 찻잔을 들었다. 그리고는 찻잔을 기울여 그 황금색 액채를 한모금 마셨다. '호오~~' 엘빈은 차를 마시는 레아드의 모습을 보면서 그 누구도 알지 못 하게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눈을번뜩였다. 그 누고도 그런 엘 빈의 모습을 알지는 못했다. 그 누구도...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13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54올린이:roak(이상훈)96/08/12 14:26읽음:163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54)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 팍!! - 거의 스치듯이 상대편을지나쳐간 바크는 발로 땅을 차면서 방 향을 바꿔 다시한번 검을 날렸다. 하지만 검은 너무나 당연하다 는듯이 파오니의 검에 막혔다. "핫!!" 순간 여지껀방어만을 하던 파오니가떨어져 나가는 바크에게 달려들었다. 갑작스런.. 그러면서도 정확한 일격. "큭!?" 절묘하다고 밖에 할수없는 파오니의 일격에 바크는 한순간 복잡 한 심정이 되었다. 막으면 진다.. 무리해서 막는다면 그 다음순 간 당연히파오니의 연속기가 펼쳐질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 렇다고 피할수도 없었다. '도박이다!!' 재빠르게 판단한 바크는날라오는 파오니의 검을 막아냈다. 아 니 막아내는척 하면서 검과 검이 부씌히는 순간 검을 놔버렸다. 당연히 어느정도의 반응을 기대했던 파오니는 갑자기 바크가 검 을 놔버리자 날리던 힘을 주체 못한채 한순간 몸을 기우뚱 거렸 다. 바크가 노린건 바로 이것이었다. "하아앗!!" 파오니의 몸이 바로앞에.... 그것도 중심을 못잡고있다. 바크는 온몸에 힘을 줘서 어깨로 파오니의 몸을 들이 받았다. "웃!?" 바크보다 몸집이 큰 파오니였지만 중심을 못잡고 있는데다가 바 크도 힘을 다해서 들이 받은거라 파오니의 몸은거짓말처럼 둥 실떠서 뒤로 날라갔다. '제법... 이잖아?' 파오니는 급히허공에서 몸을 틀어 땅에 착지하면서놀랍다는 눈을 했다. 자신이라도 방금전 바크가처했던 상황에서는 그리 쉽게 빠져나올수 있다고 장담하진 못할 정도인데.. 바크녀석 아 주 담담하게 검을 놔버린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공격이 끝 난것은 아니였다.파오니가 뒤로 물러나자 바크는 재빠르게 땅 에 떨어진 검을 낚어 채면서 공중으로 뛰어 올랐다. "하앗!" 마지막이다!! 이런생각으로 이번 공격에 남아있는 힘을 다 쏟 아부은 바크였다. "승부라..." 공중에 떠서 검을 날리는바크를 올려다본 파오니는 검을 두손 으로 꽉 쥐면서 외쳤다. "와랏!!" ----------------------------------------------------------- "음....." 레아드는 입안에 담고있는 황금색 액채를 목으로 넘기면서 길게 신음소릴 냈다. 묘한... 상쾌한것같으면서도 웬지 입에눌러 붙는듯한 느낌. 그리고... "단데요." 한 모금을 마신 레아드가 엘빈에게 말했다. 정말로 엄청나게 달 았다. 태어나서 이렇게단건 처음이였다. 설탕을한주먹 퍼서 먹어도 이렇게 달진 않을텐데.. "달아?" 엘빈이 신기하다는얼굴로 레아드를 쳐다보자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달아요." "호~ 달다..라?" 예전에 딱 한번.레아드가 방금 마셨던 그 차를 마셔봤던 엘빈 은 레아드가 말하는 '달다'라는 말에 기가막히다는 표정을 지었 다. 단지 달뿐?? 자신의 예상이 어느정도 맞아 떨어졌지만 외려 엘빈은 황당할 뿐이었다. "음.. 근데요." 마져 남아있는잔을 비운 레아드는 약간 고개를 숙인채 뭔가를 생각하고 있는 엘빈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응? 뭔데?" "그게 좀 이상한 질문인데.. 해도 괜찮아요?" "물론~ 말해봐." 레아드의 이상한 행동에엘빈은 턱을 괘면서 살짝 고개를 끄덕 였다. "저어... 바크에게 들은건데요.. 사이가나쁘시다고 하지 않았나요?" ".....에?" 전혀 예측하지못한 질문을 받은엘빈은 잠시 눈을 크게 뜨고 레아드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이내이해가 되는듯 피식 웃으 면서 귀 밑으로 내려온 머리를 손가락으로 슬슬 꼬았다. "파오니하고 말이지?" "예." "그래.. 분명 사이가 나쁜긴 했지.뭐 지금도 그렇게 좋아졌다고 할수는 없지만. 음..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바크가 다 말해줬니? 아니면 대충 사이가 나쁘다는것만 아는거야?" "사이가.. 나쁘다는것만요." 사실은 다 알고 있었지만 누나의 입장에서파오니 형과의 일을 들고 싶었으므로 레아드는 아무것도모른다고 말했다.엘빈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래.. 그러니까 8년전쯤인가? 내가 14살 정도였을때지. 그 당시 난 이곳저곳 떠돌아 다니고 있었을 때였어.상당히 혼란기였지. 아는 사람들은 다 죽었고... 길러주시던 분도늙으셔서돌아가셨거든. 결국 집을 나와서 정처없이 돌아다녔지. 많은걸했었어. 이것저것...."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젓는엘빈의 모습에 레아드는 찹찹 한 심정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엘빈이 해주는이야기에 흥미를 느꼈다. 지금 엘빈이 해주는 이야기는 과거.그러니까 엘빈 누 나의 어렸을때의 이야기 인것이다. 자신을 물론바크에게도 절 대로 이야기 해주지않았던 엘빈 누나의 어린시절 이야기..... 잠시 뭔가를 회상하던 엘빈이 말을 이었다. "그렇게... 떠돌아 다니다가 로아라는 곳까지 흘러갔어. 도시의3면을 커다란 산이 둘러싸고 있는 도시였지.그게 아주인상적인 도시였지.마침 도착했을때가 도시 축제날이었어.모르니? 그.. 성주님 생신말이야. 그날 축제를 하거든.하여간 떠들석한 그 도시가 마음에들어 그곳에 정착하기로마음을 먹고일자리를 구했지. 사람들도 착해서 금방 좋은 일자리를 구할수있었어. 아마... 맨처음했던일이 술집에서 술을 나르던 거였지? 그뒤로 1년정도인가.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조금한 집한채를 샀어. 물론 돈도 약간 빌려서... 그렇게해서로아에서살게 된거지." 거기까지 말한 엘빈은 잠시 말을 멈추고 부드러운 눈길로 레아 드를 바라보았다. "이런 얘기 지루하지 않니? 그만할까?" "아.. 아뇨!" "그래? 그럼 좀 지겹더라도 들어줘. 신세 타령할만한 기회가 많지 않거든." 쿡쿡 웃으면서 엘빈은 남아있던 청록색 차를 마져 마셨다. 그리 고는 이야기를 이어 말했다. "음... 그래. 그렇게 해서 로아에서 살게 된거야. 제법 로아 안에서도 유명해져 있었고. 아는지모르겠지만 15살때 깡패조직을 박살을 낸적이 있었거든. 내가다니던 가게에 와서 시비를걸어서 말이지. 검이라면 키워주신 분이... 아. 미안. 그분 이름을 못밝히는건 미안해. 그분이 부탁했었거든. 음.. 어디까지말했었지? 아~ 맞아. 검은 그분 에게서 제법 배웠었어. 시비거는 족속들을 날려버릴정도는 되니까. 특히 여자라고 나만 가르치셨거든. 덕분에 난 그분의 유일한 제자로 남았지만.. 하여간그렇게 1년이 지나가고 난 16살이 낮어. 뭐.. 16살때는 그렇게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 딱 하나만 빼고는.." "....??" 잠시 말을 멈춘 엘빈은 씨익 웃었다. "아주아주~ 지독하게독한놈을 만났거든. 맨 처음엔 하늘이 이엘빈을괴롭히려고 만들어서 내려보낸 놈인줄 알았다니까. 하여간 징그러울 정도로 독한 녀석이었어. 그때는.." "파오니...님이요?" 형이라고 말하진 못하고 오빠라고 하기엔 뭔가 꺼림직한 레아드 는 파오니에게 님자를 붙이면서 물었다. 엘빈이 숨을 한번 들이 마시더니 내 뱉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맞았어~ 니 파오니. 바로 녀석이지."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16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55올린이:roak(이상훈)96/08/13 14:14읽음:165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55)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하아... 하아..." 이대로 잠이나 잤으면 할 정도로 온몸이 무거웠다. 거기다 지독 하게 아팠다. "제법...이다. 바크~" 검을 땅에 꽂아 둔파오니는 땅에 털썩 주저 앉고는 대자로 뻣 어있는 바크를 쳐다보았다. 바크의 마지막일격은 정말로 일류 급이라고 해도 과언이아니었다. 몸을 꺽어 피해 녀석을날려 버리긴 했지만 덕분에 어깨부분의 옷이 반쯤 잘라져 버렸다. "이런.. 옷을 다시 사야 겠군." 너덜너덜 해진 옷을 한번 본 파오니가 탄식을 했다. "그...나저나. 이젠 얘기 해줄때쯤 되지 않았어요?" 하늘을 본채 어느정도 숨을가다듬은 바크가 몸을 일으키며 말 했다. "뭘.. 말이냐?" "예전에 해달라고 하니까 어리니까말해봤자 이해 못한다고 했던거요." "아~~ 엘빈하고 만났을때?" "맞아요." 바크가 고개를끄덕였다. 파오니는 한번 턱을 쓰다듬으며 잠시 뭔가를 생각하더니 다시 바크를 쳐다보았다. "글쎄~ 내가 이야기 했다는거엘빈에게 말하지않는다면 해주지." "뭐. 맞아 죽을일 있어요? 당연하지." "흠~ 그건 그렇네. " 바크의 대답에 가볍게 미소를 지은 파오니는 한번 숨을 크게 쉰 후에 말을 시작했다. "맨처음 엘빈을 만났을때가... 무슨일로 로아에 갔을 때였어. 그때 너도 만났었지. 기억하겠지? 너한테 맨처음검술을 알려준 날. 그날이었어. 대충 아저씨와 아주머니께 인사를 하고 너도 만나보고 네 누나인 나스도 만나보고... 그리고 곧 바로 시내로 나왔지.참. 넌 모르겠지만나스하고는 한때 잘 나가던사이이기도 했다." 파오니의 말에 바크는 멍한 얼굴을 하다가 이내 의아하다는듯한 표정으로 외쳤다. "무.. 무슨!? 누나는 형보다 나이가 3살이나 많다구!!" "정확히는 2살이야. 근데? 나이가 뭐 어쨌다고.잘만하면 결혼 할 사이였는데." "결....혼?" 어리둥절한 얼굴로 중얼거리는 바크에게 파오니가 고개를끄덕 였다. "그래. 결혼. 왜 내가어린 너에게 이런 이야기를않해줬는지알거다. 지금이야 이해 하겠지. 말해줄게.엘빈이야기는 좀접어두고... 좀 과거로거슬러 올라가서내가 6 살이었을 때였다.맨처음 아버지와 로아에 왔을때였지. 그날은 바로 바크너가 1살이 된날이었어. 네 생일축하로 꽤 많은 귀족들이 로아로 왔었고 그중 아버지도 있었지.영족인 아저씨와의친분이각별했던 아버진나를 아저씨게 소개시키려고 네 생일날 나를로아로 데려간거지. 그날은 꽤나 거창한 축제가 열렸었다. 수도에서 같은 영족까지 내려왔을 정도니까.축제가 한창일때난 아주머니의 품안에 안겨있던널 볼수 있었다. 그때 아주머니께서 나보고 한번 널 안아보라고했었어. 지금이야이렇지만 너도 아기였을땐 꽤나귀여웠었다. 난 아기를 처음 보는거라 아주 조심스럽게 널 안았었지.하지만 성깔은 지금하고 같더라. 내가 안자마자 내 얼굴에 오줌을 싸버렸으니까..." "그... 그랬어요?" "하여간옷에 흠뻑 오줌이 묻어가지고꼴이 아니었어. 모두들날보고 웃었으니까. 하지만 널 미워하진 않았어. 너 덕분에 난아주 예쁜 아가씰 볼수 있었거든. 내 옷이 그꼴이 되자 아주머니께선 웃으면서 딸을 불러서 내 옷을 갈아입혀주라고 했지." "나..스 누나?" "맞아. 나스였다. 그때가 맨 처음 나스를 본거였지. 8살 이었던나스는 나보다 키가 훨씬 컷었어. 하얀색의 원피스를 입고있었는데 정말로 예뻤지. 난 조숙하게도 6살때 짝사랑에 빠진거야. 그리고 로아에 머물던4일동안 난 종일 나스를 보기위해 성에서 나가지도 않았어. 하지만 억울하게도 복도에서 한두번 마주친것 외에는 만나질 못했어. 그리고 난 로아를 떠나 다시 수도로 돌아왔지. 그리고그 다음해 여름. 난 아버지께 로아로 놀러가고 싶다고 말했고, 아버진 승락하셨다. 1년만에 다시본 나스는 역시 나보다 키가 컷었고 더 예뻐졌었어. 넌 그때도 오줌싸개였고. 하여간 1년동안의 짝사랑이 한도를 넘었던지 이번엔내쪽에서 말을 걸었어. 예상대로 나스는 정말로친절했지. 그해 여름은 천국에 있는듯 했으니까. 그리고그해 겨울도 로아에서 보냈지. 그 다음해도.. 그 다음도. 내가 15세가 될때까지. 그땐 이미 친구라기 보다는 연인쪽에 가까운 상태였어. 이런말하면 열 받을지도 모르겠지만 첫 키스 상대도 나스였거든. 나스도 마찮가지 였고." "자... 잠깐만! 15살때까지 로아에 들락 거렸다고요? 내가 형을맨 처음 본게 형이 17살이었는데!!?그럼 그 몇년동안 어째서형을 못 본거지?" "아~ 그거? 난 너가 살고있던 성에는들어가지 않았어. 시내에작은 집을 구해서 거기에 살고 있었지. 성에서사는건 굉장히따분하거든. 나스와 만나는것도 시내나 아니면 산에서였어. 너가 날 못본것도 당연하지. 그럼 계속 할까? 아저씨와 아주머니도 나와 나스의관계를 어느정도아시고 계셨어. 아버지도마찮가지였고. 결국엔 결혼 이야기까지 나왔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난 15세부터 17세까지 기사가 되기 위해 수도에서 훈련을 받을 시기였어. 결국에 내가 17세가 되면 결혼을 하기로 했다. 근데 황당하게도..." "매형이....?" "맞았어! 그 망할 자식이지. 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왔을때 황당하게도 약혼이취소낮다는 소릴 들었어. 그날로 당장짐싸서로아로 온거야. 그리고아저씨에게 정확한 이야기를듣고 곧바로 나스에게로 달려갔는데.... 사실이더군.처음엔 그 망할녀석을 박살을 내 버릴까 하고도 생각했지만, 생겨먹은게 여자처럼 호리호리해서 그냥 놔뒀어. 나스한테는 아무런 말도 하지못했고... 바보처럼.. 지금 생각해도 열받아..." 말의 끝을 흐리는 파오니를보면서 바크는 알겠다는듯고개를 끄덕였다. 누나가 결혼하겠다고 말하던 그날.. 아버지가 그렇게 까지 화내시던 이유를... 맨 처음엔단지 평민과 결혼하기때문 에 아버지가 저렇게 화를 내시는구나... 라고생각했지만 아니 었다. 파오니 형때문인 것이다. "죽고싶을 정도로 실망한 난 성으로돌아가지도 않고 길거리에서 잠을 잤어. 그리고 그 다음날..마침 축제날이었지. 내 운명이 한번 더 바뀐 날이기도 하고. 돈도없이 뛰쳐나온 난 축제날이라 공짜로 술을 준다는 술집에 들어갔지. 그리고 거기서만난거야." ".....??" "엘빈 말야. 엘빈. 마침 그 녀석 그 술집에서 일하고 있었거든. 그곳에서처음으로 엘빈을 만난거야.그래.. 맨 처음 엘빈을봤을땐 꽤 예쁘게 생긴 여자애라고 생각했어. 술집에서 일하는데 별로 투박해 보이지 않았거든. 근데 그런 생각도 단번에 깨져버렸지." "예??" "한참 술을 퍼 마시고 있을때나한테 와가지고는술을 통째로쏟아 부었거든.그러고는 잘랐다고 말하는거야. '즐거운날 죽을것 같은 표정으로 술 퍼마시려거든 당장 꺼지라고..' 참나... 보통때의 나 였다면 괜찮았겠지만, 난 그때 제 정신이아니였거든. 치고 박았지." "여.. 여자를요?" "너 엘빈을 여자로 보냐? 하여간 실컷 치다가 정신 차려 보니까내가 졌더라.아주 흠뻑 얻어 터져가지고 술집에서 ?겨났지. 웃음밖엔 나오지 않았어.그리고 길거리에서 외쳤지. 저 녀석무슨일이 있더라도 내 여자로 만들겠다고.. 마음에 들었거든." "....." "사람이란게 묘하지 않냐.나스에게 배신당했다는 생각이 드니까 나도 이대로 당하는건 못참겠더라. 다른여자를 사귀고 싶었어. 그때 엘빈을 본거고.. 보통 여자하고 다른점이 좋았지. 근데 문제는 엘빈이 나를 전혀~ 좋은놈으로 본게 아니더라구. 그뒤에 몇번 엘빈에게 여자다운 대우를 해줬는데 그때마다 욕만먹고 ?겨났어. 그렇게 해서 로아에서 살게 된거야. 엘빈을 내여자로 만들기 전까진 로아에서 떠나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음.." "자~ 이젠 됐냐?? 너가 원했던 엘빈을 만난 이야기. 만족해?" 파오니의물음에 바크는 고개를 끄덕였다.이야기를 듣다보니 묘한기분이 들었다. 천사같은누나에게 그런 사연이있었고 고민 같은거와는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파오니 형에게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생각이 드니 뭔가 묘한 기분이었다. "참. 하나 더 물어볼게 있는데요."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16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56올린이:roak(이상훈)96/08/14 15:47읽음:167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56)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추가로 시킨 차를 한모금 마신후 가볍게 한숨을 쉰 엘빈은 하던 말을 이어 계속 했다. "이렇게 해서 파오니를 만난거야. 그 뒤로 바크도만났고 레아드도 만났지.. 그 뒤 이야기는 바크에게 들었겠지?" "예.." 레아드는 고개를끄덕이면서 약간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누 님의 말대로라면 누님과 파오니 형이 맨 처음 만났을때 형은 죽 을 상이었다는데... 레아드로서는 파오니가 그런 얼굴을 하는건 상상 불가능이었다. 언제나 웃는 형이 왜?.. "근데... 왜 로아를 떠난거죠?" 가장 묻고싶은 거였다. 어째서 자신과 바크에게 단 한마디 말도 없이 사라져 버린건가.. 레아드의 질문에 엘빈은 잠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반쯤 남은 찻잔을 흘리지 않을 정도로 이리저리 흔들었다. 한참후.. 찻잔에서 손을 뗀 엘빈이 입을 열었다. "맹세... 때문이었어." "맹세요?" "그래. 복수의.. 아까 말했었지?모두들 죽어서 떠돌아 다녔다고.. 모두 죽임을 당했었어. 집을 나올때 다짐했었지. 4년안에반드시 돌아와서 복수를 하겠다고말야." "그래서.. 로아를 떠난거예요?" 질문에 엘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근데.. 왜 파오니 형까지 로아를 떠난거였죠?" "아~ 그거? 에... 그건 좀 말하기가 그렇네." 엘빈은 약간 얼굴을 붉히면서 베시시 웃어보였다. "그러니까. 내가 로아를 떠나기로 마음먹은 날이었어. 집을 팔아서 반은 레아드의몫으로 남긴후에 떠나려고 했지. 근데 그날 황당하게도 파오니한테서 결투장이 날라온거야. 뭐~ 나중에알고보니 그거 바크하고 레아드가 장난친거더라구.하여간 그땐 그래도 지난 3년간 숙적이니 라이벌이니 하던 사이니 이 녀석 하고도 끝맺음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어. 그래서결투장소로 나갔지. 아. 참. 그전에레아드가 준 그... 수면젠가 뭔가하는 약이 든 빵을 먹고 말야. 가고보니 아무도 없었어.기다리다보니 잠만 미칠듯이 쏟아졌고.." "그래서요?" "잤어~" "예??" 엘빈이 뒷머릴 긁적이면서 다시한번 말했다. "그냥 그곳에서 잠을 자버렸어. 오면 깨우겠지 하는 마음으로.. 근데 세상에 정말 믿을놈 하나 없더라." "???" "파오니 말야. 파오니." "파오니..님이 어쨌는데요?" 레아드가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되 묻자 엘빈은 붉어진 얼굴을 옆으로 돌리면서 말했다. "그 녀석이 말야.." "내거로 만들었어." 파오니는 얼른 말한후에 무안한듯 헛기침을했다. 그런 파오니 의 앞에는 완전히 얼이 나간 바크가 있었다. "무...무슨.. 소리?" "바보야. 그런건 단번에 알아들어라." "어떻게 그럴수가!?" 말뜻을 알아먹은 바크는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외쳤다. "바보야. 어쨌든 기회는너희들이 만들어 준거라고.엘빈이나나나 그 바보같은 결투장 때문에그곳으로 나간거구.하여간난 처음부터엘빈한테 접근한이유가 그거였는데마침 둘만있고 엘빈은자고있는데 내가어떻하길 바란거냐? 정말로 거기서 결투라도 하길 바란거야?" "그...럴수가." 분명 엘빈누나와 파오니형이 친해지라고 그런 자리를 만든건 사 실이었다. 단지 문제라면 그 당시 바크와 레아드는 어려서 남녀 사이의 일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게 흠이라면 흠이었지만... "그래서. 그뒤로 어떻게 낮는데요?" "무슨.. 어떻게 되기는. 지금너처럼 독립한거지.뭐.. 1년간엘빈의일을 도와주고 그 일이 끝난후 곧바로 하므로 와서 정착했어. 그리고 지금까지지." "그럼.. 지금은 부부..사이?" 바크의 떨리는 질문에 파오니는 피식 웃으면서 고개를저었다. "아니. 유감스럽게도그날 이후로는 엘빈하고한방에서자본적이없어. 처음엔 다가가기만 해도 검 뽑아들고 자살할 기세였다니까. 그래도어쩌냐.내가 선택한 여잔데. 끝까지 책임지고 보살펴야지." '어련하시겠어.' "뭐얏!" "아.. 아뇨. 그만 돌아가자고요." 들리지 않게 작게말한건데.... 하여간 귀는 엄청 밝아가지고. 속으로 궁시렁 거린바크는 땅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떨어진 자 신의 검을 들어올렸다. "자~ 그만 가죠. 슬슬 점심인데." "또냐..? 어차피 내가 만들어야 하는건데." "그럼 엘빈 누님한테 요리 가르치던가요. "그 녀석은 소질 없어." 하품을 하면서 땅에서 일어선파오니는 자신의검을 바크에게 던져 주고는 기지개를 폈다. "자~ 그럼. 돌아가 볼까?" ----------------------------------------------------------- "여기 차값." 소녀의 손에 은화 2개를 쥐어준 엘빈은 거스름돈은 필요 없다고 말하면서 레아드와 함께 다방에서 나왔다. "음~ 충격이었나?" 이야기를 들은후부터 완전히 붉어져서 말이 없는 레아드를 돌아 본 엘빈은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순진하긴.. "자자~ 얼굴 풀어. 그런 얼굴 하고 있으면 웬지 내가 미안해 지잖아." "예.." 가까스로 대답은 했지만, 역시 충격이었다. 엘빈 누나와 파오니 형. 둘중 누가 좋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엘빈누나를 고를 레아드 였다. 물론 파오니형이 더 괴롭힌건 아니였지만 (괴롭힌 걸로 따지면 엘빈쪽이훨씬 심했다.), 그래도 2년간 같은 집에서 살 았고 진짜 누나 같았으니까. 그런 누나를 파오니 형이.... 현재 레아드에겐 파오니가 완벽한 악마로 밖엔 생각되지 않았다. "아직도 더운걸.시장을 가로질러 가면 빠르겠지만그럼 더워죽겠지? 돌아서 가는게 좋겠다." 길 중앙에 선채 잠시 어디로 갈까... 생각을하던 엘빈은 이내 마음을정했는지골목으로향했다. 엘빈의 생각대로 길 양쪽 으로 집이 들어서 있는 곳이라 그늘이 져서 시원했다. "근데..." 엘빈의 뒤를 따르던 레아드가 입을 열었다. "복수는... 했나요?" "응?" 앞서가던 엘빈은 레아드의 물음에 가볍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 였다. "혼자서라면 힘들었겠지만, 도와준 녀석들이 있었거든." "녀석...들?" '들' 이라면 복수형.파오니 말고 또 다른사람이 있다는 걸까? 레아드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엘빈은 이어 미소를 지었다. "맞아. 파오니 말고 한명이 더 있었어." "??" "파오니하고 맞먹는 바보 천치였지. 이름이..." 골목을돌면서 레아드에게 그 바보 천치의 이름을 말하려는 순 간 엘빈이한순간 몸을 떨었다. 레아드처음에 엘빈의 모습에 의아한 생각을 했지만 이내 그 까닭을 알수 있었다. '지.. 지독하다.' 엄청난 살기.살이 따끔따끔 거릴정도의 살기가 골목 전체에서 뿜어져 나왔다. 레아드는바싹 엘빈의 뒤쪽으로 붙으면서 사방 을 훑어 보았다. 곧 한쪽에서 뭔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엔 뭔가 했더니 계집을 잡으라는 거였나? 한심하군." 날카로운사나이의 목소리. 곧 사나이의모습이 나타났다. 큰 키에 삐쩍마른... 날카로운 눈매를 한 사나이였다. 등에는 키 에 맞지않게 짧은 검을 매고 있었다. 그렇다고 단검은 아니였다 . 단검과 장검의 중간길이..정도. "알파의 부하인가??" 엘빈의 물음에 저쪽은 코 웃음을 쳤다. "부하라니~ 난 그의 손님이야. 특별히부탁을 받고 온 몸이지. 그렇다고얌전히 잡혀 달라는건 아냐. 그러면재미가없지. 자~ 도망을 가던지 아니면 덤벼 보라구. 단~ 날 재밌게 해주면서." 사나이는 여유롭게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채 엘빈에게 다가왔다 . 레아드는 신경도 안쓰는 표정이었다. "제법 꼴깝을 떤다마는 실력도 그정도인지~ 궁금하구나!!" 다가오는 사나이에게 바락 외치면서 엘빈은 재빠르게 옷속에 감 추고 있던 단검을 빼내어 날렸다. "크큭." 엘빈의 검은 정확했다. 레아드에겐 정확히 사나이의 목을 꿰 뚫 는것처럼 보였으니까. 하지만 간발의차로 사나이는 엘빈의 검 을 피하면서 엘빈의 배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엘빈 누나!!!" 레아드의 눈에 엘빈의 몸이 붕 떠서는 땅에 쳐박히는게 보였다. 엘빈에게로 달려가려는 레아드의 앞에 한순간 검은 장막이 펼쳐 졌다. "어딜 가시나~ 아가씨?" 어느새 엘빈은 기절시킨 사나이는 레아드의 앞에 와 있었다. 레 아드는 고개를 들어 그를쳐다보았다. 이죽거리는 녀석의 얼굴 이 바로 앞이었다. "이 자식!!!" 재빠르게 레아드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고는 주먹을날렸지만, 사나이는 간단하게 날라오는 레아드의 주먹을 잡았다. 그리고는 슬쩍 손을 들어 레아드의 목부분을 쳤다. "큭.." 레아드는 목에 가벼운통증과 함께시아가 흐려지는걸 느낄수 있었다. 곧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면서 레아드는 의식을 잃었 다. '엘빈 누나..'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17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57올린이:roak(이상훈)96/08/18 20:14읽음:163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57)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파오니와 바크가 집으로 돌아왔을땐 집안엔 아무도 없었다. 대 충 엘빈이 레아니를 데리고 놀러갔겠지.. 정도로만 생각한 파오 니는 별로 걱정하지않은채 바크와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그동 안 로아에서 일어난 일들이나 바크에 대한 이것저것을 물어보았 다. 하지만 해가 지고 사방이 어두워 질때까지 엘빈과 레아드가 돌아오지 않자바크와 파오니는 서서히 초초한기색을 보이기 시작했다. 거기다 밤이 되면서 부슬부슬 내리던 비도 점점 사나 워지기 시작했다.결국에 둘은 밤거리로 엘빈과 레아드를 찾으 러 나섰다. "지독히도 쏟아지네!" 사람의 몸이 휘청 거릴정도로 퍼붇는 폭우에 바크가 악을 쓰면 서 외쳤다. 엄청난 폭우에 사람들은 벌써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 갔는지 거리는바크와 파오니를 제외하고는 단 한명의사람도 없었다. 거기다 보통땐 길을 밝혀주는 등까지도 비로 꺼져 있어 서 파오니가 들고있는 등 하나를 제외하고는 완벽한 암흑이었다 . 이런날 사람을 찾는다는게 오히려이상할 정도였지만,둘은 거리낌 없이 암흑의 거리로 발을 내 딛었다. '정상이었다면 이런날이라도 엘빈은 집으로 돌아왔을텐데..' 빗물에 등이 꺼지지 않게 조심하면서 파오니는 주위를 둘러 보 았다. 만일 보통사람이라면 이런 날씨엔 여관이나 다른 집에 머 물러 있다가 날이 개면 오는게 보통이었지만, 엘빈의 경우는 달 랐다. 절대로 남한테 신세지는건 못 참는 성미니까. 비를 맞더 라도 집으로 오는게 정상이었다. '걱정이야..' 청년과 소년은 동시에 한숨을 내 쉬었다. 특히 바크의 경우는 그 정도가 심했다. 저번 사라만다와 싸울때 물을 흠뻑 맞은 레 아드가 거의 죽을 지경까지 된것이 기억이 나자 안절부절 못해 했다. 결국 둘은 포기는 커녕 더욱 열심히 어두운 밤거리를 헤 치고 나아가기 시작했다. ----------------------------------------------------------- "제기랄!! 이 바보같은 자식들아!!" 철창이 부서질듯이 차대면서 빽빽 소리를 질러대는지겨운 여 자 때문에 간수는짜증스런 표정을지었다. 낮에잡혀왔을땐 기절해있어서 그래도 괜찮건만,깨어났을때부터 밤인 지금까 지 저렇게난리를 치고 있는것이었다. 중간에 '더 떠들면....' 이라는 간수 특유의 협박도 해보았지만 씨도 안 먹혔다. 오히려 욕만 실컷 먹었으니까. 결국 간수는 뭐라 떠들던 상관하지 말자 는 이치를 깨닷고는 그냥 놔두기로 했다. "알파를 불러 오란 말이닷!!" 어떻게 두목의 이름까지... 간수는 궁금함을 느끼면서 힐끔 고 개를 돌려 그 여자를 쳐다보았다. 놀랍게도 도련님이 직접 안고 감옥까지 안고온 여자.. 처음엔 도련님의 바람기로 생긴 문제인 지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 좀 시끄러워도 절대 철창문 열지마. 아니 아예 철창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마! 알겠어? - 그때 도련님이 한말이 무슨뜻인지 몰랐지만, 지금은 너무나 잘 알수있었다. "이 바보 머저리!! 당장 열엇!!!" 감옥안이 쩌렁쩌렁하게 울리자, 간수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 며 귀를 막아버렸다. 어차피 못 건들 상대라면 상대 하지 않는 게 편하니까. "열어~~~~엇!!" ----------------------------------------------------------- 바크와 파오니가 레아드를 찾은것은도시의 북쪽 성벽 근처에 서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레아드가 그 경이적인 시력으로 어둠속에서 바크와 파오니를 찾은것이었다. "괘.. 괜찮아?" 갑자기 달려와 파오니에게매달려 우는 레아드에게 바크가 조 심스럽게 물었다.등에 비친 레아드의모습은 말이 아니였다. 키를 넘는 그 머리카락은 흙탕물에잠겨있었고, 빗물을 어느정 도 흘리는여행복이 아닌 평상복을 입고있는 통에 옷과 머리가 온 몸에 늘러 붙어있었다. 그런 레아드가 울먹 거리면서 말했다. "에... 엘빈 누나..가웬 녀석에게 잡혀 같는데.. 난.. 아무것도.. 못하고.. 나..난.." 갑자기 레아니가 안기자 곤란한 표정을짓던 파오니는 레아드 의 말에 표정을지웠다. 하지만 이내언제나처럼 픽 웃으면서 안겨 있던 레아니의 등을 토닥거려 주었다. "자자~ 엘빈은 괜찮을거야. 걱정마." 어린애처럼우는 레아니의 등을 두드려 준 파오니는 약간 곤란 한 기색으로 고개를 돌려 바크를 쳐다보았다. "근데~ 바크야. 좀 이상하지 않아?" "예?" 의아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바크에게 파오니가 한심하다 는듯이 말했다. "안겨있을 상대가 틀리잖아~ 이거." "......?" "바보야! 원래대로라면 지금 레아니를안고있어야 하는건 바로너야!!" 순간 바크와파오니의 품 안에 안겨(?) 있던 레아드가 동시에 얼었다. 하지만 파오니는 전혀 개의치 않고 품안의 레아니를 점 잖게 빼내서는 바크에게 넘겨 주었다.얼떨결에 레아드를 안은 바크. "자~ 그럼 레아니도찾았으니까 집으로 돌아갈까~?내일은 좀바빠질지도 모르겠는걸." "엘빈 누나를 찾으러 가게요!?" 바크의 질문에 파오니가 당연하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그럼 엘빈 그냥 놔둘까?" "아..아뇨!" "그렇지? 그럼~ 이만 가자고. 비도 오는데." 한손으로 축축해진 머리를쓸어넘긴 파오니가 먼저 집으로 향 했다. 파오니가 먼저 떠나고 남은 둘은 잠시동안 파오니가 향한 쪽을 바라보았다. "근데~ 몸은 괜찮아?" 어느정도 파오니와의 거리가 있었을때 바크가 레아드에게 물었 다. 바크에게 안겨있던레아드는 품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고개 를 끄덕였다. "응. 약간 피곤할 뿐이야." "그래?"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바크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그건 그렇고 강한녀석이야?" 엘빈누나를 잡아갔다면 보통 깡패 몇명가지고는 어림도 없다는 걸 잘 알고있는 바크가 물었다. 누나를 잡아가려면 그런 어줍지 않은 녀석들말고확실한 실력이 있는 녀석이어야 가능하다는걸 알기 때문이었다. 예상대로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강해.. 어쩌면 파오니 형도 못이길거야." "그렇게 강해? 음... 하지만 걱정말라구. 파오니형 예전하고 완전 딴판이야. 엄청나게 강하다고. 뭐.. 예전에도 강했지만." "그...래?" "그래!" 레아드의 재 질문에 바크가 확신있게 대답해 주었다. 파오니형 이 자신에게 보여준 실력이라면 그 누구에게도뒤지지 않는 수 준이었다. 설마하니 엘빈 누나를납치해간 녀석이 궁중 친위단 의 수준을 뛰어넘는 파오니 형보다강하겠어? 란 생각을하는 바크였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약간 의아한 생각이 들었 다. 녀석은 그 파오니 형과 비슷한 수준의 엘빈 누나와 결코 약 하지 않은 레아드를 단번에 때려 눕혔다고 하는데... "아아~ 모르겠어. 레아드. 하여간 돌아가자. 이게 무슨꼴이냐? 밤중에 이렇게 비맞으면서 서있는게. 자~ 돌아가자구. 형한테물을 말도 많다고!"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183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58올린이:roak(이상훈)96/08/19 22:03읽음:161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58)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그렇게 쏟아지던 비도 아침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듯 활짝 개인 하늘이 되었다.물론 땅이 약간 질퍽하긴 했지만수로 시설이 잘 갖추어진하므였기에 오후가 지나면 문제없이 물이 다 빠져 나갈것이다. 아침은 왔고 사람들은모두들 어제의 폭우를 잊고 자신들의 일을 찾아갔다. "무슨일이예요?" 한심스럽게도(레아드의 표현으로.) 아침을먹고있던 레아드와 바크는 문 앞에서 누구와 말을 하고있던 파오니에게 물었다. 하 지만 파오니는 둘의 물음에 대답도 안해준채문밖에 서있는 그 와 말만 할뿐이었다. "누구지?" 파오니의 등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그(그녀?)를 추측해 보면서 바크는 한팔로 턱을 괘였다. 한숨이나올정도로 황당한 파오니 형이었다. 어젯밤에 돌아오자마자 그 일을 물었지만형은 내일 다 말해 주겠다면 무작정 레아드와 자신을 재웠다. 그리고 아침 일찍 일어나 말해달랬더니 이번엔아침이나 먹고말하자는 것 이었다. 열을 받아 아침을 먹던중웬 이상한 녀석이나타난것 이고... "아~ 좋아. 저녁이라고? 음.... 그래? 알겠어. 알파한테 갈테니준비 잘해두라고 해둬." 상대편의 목소린 들리지도 않았지만, 워낙 큰 파오니의 목소리 라 둘에게 잘 들렸다. 알파라.. "알파가 누구야?" 바크와 똑같은 의문을 하던 레아드가 바크에게 물었다. "글쎄.. 귀족중 그런놈은 없는걸로 아는데. 알파라.." "알파는 도박장을 하고있는 더럽고 치사한 녀석이야." "에?" 어느새 문을 닫고 돌아온 파오니가 자리에 앉으면서 둘에게 말 해주었다. "그럼. 바크~?궁금하다는거말해줄게.난 이걸 기다렸거든. 자~ 읽어봐." 파오니는 방금 받은것 같은 편지 비슷하게 생긴 한장의 종이를 바크에게건네주었다. 바크는 레아드가반대편에 있어 편지를 보지 못하자 큰소리로 읽어주었다. "친애하는 파오니군. 밤동안 얼마나 걱정했겠나. 어느정도 예상했겠지만, 엘빈양은 자네 생각대로 내 저택안에 있다네." 거기까지 말한 바크는 속으로 코 웃음을 쳤다. 파오니 형이 밤 동안 걱정을했다니... 말도 안돼는소리.자신들보다 먼저 자 버린 파오니 형이었다. 바크는 레아드의 재촉에계속해서 편지 를 읽었다. "오래전부터 내 일을 방해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지건 자네와 엘빈양을 살려둔건 고마워 해야할걸세. 이젠 그 보답을 해야겠지? 보답 방법에 따라 엘빈양이 무사히 자네에게 돌아갈수도 있네. 그럼 오늘 저녁. 내 저택으로 와 주게나. 자네가 나에게 해줄수있는 보답 방법에 대해 천천히 의논을 해봄세..... 까지야." 말을 끝낸 바크는 편지를테이블위에 올려놓고는 고개를 돌려 파오니를 바라보았다. "그럼.. 자세히 좀 말해주겠어요? 이 편지가지고도 대충 이해는가지만 파오니형의 설명이 듣고싶은데요." 바크의 물음에 파오니는 팔짱을 끼면서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 그리고는 말을 시작했다. "알파는... 이 하므에서 가장 큰 도박장을운영하는 녀석이야. 악랄하고 지독한 녀석이지." 맨 처음 파오니와 엘빈이 하므에 도착했을 땐, 돈이 궁했었다. 친구가 떠나면서 줬던 돈도 다 떨어졌고 그야말로 빈털털이였던 것이다. 하지만 신이도왔는지 다행히 술집에서 몇명의 깡패를 잡아준게 인연이 되서 술집 주인에게 스카웃(?)이 되었고 그 뒤 로 술집에 시비거는 녀석들이 오면 ?아버리는 역을 맡게되었다 . 물론 그외 시간에 파오니는 주인과 함께 짐을나르거나 하고 엘빈은 서빙역을 했다. 그렇게 몇번 깡패들을 내 ?아주자 다른 가게에서도 주문이 오기 시작했다.결국 채 3달이 되기전에 엘 빈과 파오니는 거대한 시장이 있는 하므에서 유명인사가 되버렸 다. 돈도 꽤 벌어서 집도 한채 살수있었다. 그렇게.. 2년. 아무 일없이 시장에서사람들을 괴롭히는 녀석들을 ?아내던중 엘빈 과 파오니는 이상한 녀석들과 마주치게되었다. 주인말로는 깡패라고 하는 녀석들이었는데 그녀석들 말로는 빚 을 받으러 왔다는것이다. 결국 ?아내긴 했지만, 나중에 알고보 니 정말로 주인이 녀석들에게 빚을 진것이었다. 그 빚이란게 새 로이 하므에 생겨난 지하도박장에서 돈을 왕창 날려버리고 생 긴거였다. 그 뒤로 파오니와 엘빈의 일에 걸핏하면 녀석들이 끼 어들었다. 결국 도박장에서 암살자까지 보내는 사태가 되었지만 , 그게 오히려 엘빈의 성질을 건드리는격이 되버려서 그 뒤로 엘빈은 깡패는 놔둔채 도박장에서 나오는 녀석들만 전문적으로 박살을 내버렸다. 결국 그렇게 오늘까지 온것이다. "결국.. 또 엘빈누나 때문이네요." 바크가 한손에 턱을 괘면서 말했다. "원래 그런 녀석이니.. 뭐~ 그 성격 어디 가겠냐?" "근데 도박장이란게 뭐예요? 카지노?" 레아드가 중간에서 끼어들며 물었다. "카지노도.. 있지만, 진짜 도박은 격투야." "에엑!?" "그러니까 사람과 사람이 싸워서 누가 이길까에 돈을 거는거지. 카지노와는 비교도 안되게 많은돈을 벌수있대." "반대로 말하자면 많이 잃을수도 있다..겠네요?" "그렇지." 단 한번 경기에집을 팔고 돈까지 꿔가면서 걸었다고단번에 망한 사람들을 많이 본 파오니는 바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므에서유명하다고 하면3가지를 들수 있었다. 먼저 하므의 자랑거리인 '시장'.그리고 대륙에서 최고라고 할만한 수로 시 설. 마지막으로 알파의거대 도박장. 한해에 이 도박장에서 벌 어 들이는 액수는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하므의영주도 알파가 벌여들이는 돈 때문에 도박장을 비 공식적이지만 인정하기로 할 정도였다.(어느정도는 자신의 몫으로 오기때문에.) 하므뿐 아니 라 대륙 전체에서 한몫 잡아볼려는사람들이 하므의도박장을 자주 애용한다.물론 그중에서 뜻대로 한몫 잡은이는 극소수고 거의가 가진돈을 다 털리던지 아니면 빚을 진채도망길에 오르 기도 했다. "처음엔 도박을 하다가 망한 인간들도와주는게 내키지 않았지만 알고보니까 녀석들 사기였어." "사기라면...?" "먼저 돈을 걸게 해 놓고 승패를조작하는거지. 이쪽으로 많이걸면 반대쪽이 이기게하는식이야. 그러니망하는녀석들이많지. 뭐~ 나야 그런놈들하고는 좀 다르지만." 파오니가 마지막에 덧 붙인 말에 바크가 뭔가 알겠다는듯이 픽 웃으면서 말했다. "형이야 수학을 배웠으니~~ 그래. 돈좀 땄어요?" "호~ 역시 바크군. 감이 빨라.물론 많이 땄지. 엄청나게 많이땄으니까. 한 3년정도 놀고먹을만한 돈을 구했어. 덕분에 깡패녀석들만 팔자 펴진거지. 요샌 지 독하게 구는 녀석들아니면잡질 않거든." 킥킥 거리면서 말하는파오니를 보면서 레아드는 가볍게 한숨 을 쉬었다.당장이라도 그 알판지뭔지하는 녀석의저택으로 쳐들어가고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망할... 눈 찢어진녀석. 이번에야말로 확실히 싸워보겠다고마음을 먹고는... 솔직히 저번엔엘빈누나가 갑자기 쓰러져서 놀란데다가검도없어서 실력의 반도 못쓰고 당해버렸다. '이번에 만나면 박살을 내줄테다.' 다짐에 다짐을 하는 레아드였다. ----------------------------------------------------------- ".....잘 잤어?" "으..음.." 뭔가 귀를 간지럽히는 소리에 엘빈은가볍게 신음소릴 하면서 잠에서깨어났다. 맨 처음 눈을떠서보인건 싸늘하게보이는 벽돌로 만들어진 천장이었다. 아.. 맞아. 난 감옥에 있었지. "미인은 잠꾸러기 라고 하더니만 엘빈. 넌 미인될려고 태어난것같다. 그만좀 자!" "으... 응!?" 어디선가 들어본 말투.엘빈은 갑자기몸을 벌떡 일으키면서 상대방을쳐다보았다. 아니.쳐다보려고 하긴했는데,너무 갑작스럽게몸을 일으킨덕에 상대방 턱에 머릴 박고 말았다. 찢어지는듯한 비명이 감옥안을 가득채웠다. "으으.. 누구.. 어느 바보자식이." 아픈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엘빈은 재차 고개를 들었다. 자신은 머리였고상대방은 턱이었지만 그런건 전혀~ 신경쓰지 않는 엘 빈이었다. "아우.. 젠장. 엘빈.. 너어." 턱을 감싼채 완전히 넉 다운된 한 청년이 가까스로몸을 일으 키며 엘빈에게다가왔다. 엘빈은 사방을 두리번 거리다가 이내 그 청년과 눈이 마주쳤다. 순간 엘빈의 눈이 두배로 커졌다. "헤.. 헤론?" "아~ 오랜만." 놀라워하는 엘빈에게 헤론이라 불리우는 청년이 한손을 들어보 이며 인사를 했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헤론을 바라보는 엘빈 의 눈이 놀라움에서 반가움으로 그리고 살기로 변해가자 더이상 손이나 흔들고있을수가 없었다. 당장이라도죽일듯한 살기를 뿜어내는 엘빈에게 헤론이 식은 땀을 흘리면서 말을 걸었다. "에.. 엘빈! 잠깐만!! 그...게!" "잔말말고 죽엇!" "자.. 잠깐만..!" "닥Ф!" 뿜어대는 살기에 걸맞는 말을 외치며 엘빈이 당장에 헤론을 요 절 내겠다는듯이 달려들었다. '엘빈의 주먹은 여자게 아냐'라는 말을 예전부터 하던 헤론은간신히 날라오는 엘빈의 주먹을 피 해 내고는 엘빈의허리를 잡고 같이 쓰러졌다. 남자 치고 비겁 한 방법이지만그건 엘빈의 주먹을 맞아보지 않은 인간들의 말 이고. 한번맞아본다면 아마 그런말다시는 입밖에꺼내놓지 못하는 하는게 바로 엘빈의 주먹이었다. "제길! 놔!!" 허리를 잡고 늘어지는 헤론을 떼어내려고 엘빈이 발악을 했지만 결국헤론은 엘빈이 지칠때까지붙어있을수 있었다. 엘빈이 완 전히 지쳐서 숨을 몰아쉴정도가 되자 헤론은 그때서야엘빈에게 서 떨어져 나와서는 감옥 한 구석에 쓰러지듯 앉았다. "하아.... 이 바보 같은.. 자식아!! 왜 온거얏!" 그렇게지쳤으면서 아직도 저렇게 뻥뻥 소리칠 힘이 남아있다 니... 헤론은엘빈의 무한 체력에다시한번감탄하면서 입을 열었다. "화.. 나더라도 들어줘.파오니와 너가 날 욕해도 할말은 없다만.. 나도 나대로 사정이 있었어." "흥~! 죄없는 순진한 사람들을 유혹해서 도박장에서 파산시키는녀석이 무슨놈의 사정은 사정이야!?" "그럼 내가 좋아서 그런것 같아!? 내가 좋아서 사람들에게 돈을뜯는것 같냐구!!" 지지않고 바락 외치는 헤론의 말에 엘빈은 잠시 말을 멈추고는 헤론을 바라보았다. 예전의 친구... 파오니 만큼이나. 아니. 어 쩌면 파오니 이상으로 친구라고생각했던 녀석. 자신이 알고있 는 헤론은진실한 녀석이었다. 결국 엘빈은 그 간의 일들은 잠 시 덮어 두기로 하고 헤론의이야기를 들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럼... 말해봐. 그동안 무슨일이 있어서 갑자기 나와 파오니앞에 적이 되서 나타났는지."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19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59올린이:roak(이상훈)96/08/21 22:19읽음:1604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59)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좀.. 심하다 이건." 바크와 레아드는 자신들의 앞에 웅장하게 자리잡고 있는 거대한 그림자를 보면서 식은땀을 흘렸다. 점점 저무는 붉은 해의 사이 로 비친 그것은 그야말로 거대했다. "이게 그.. 도박장?" 조금한 성이라고 해도될만한 저택을 가르키면서 바크가 묻자, 파오니는 싱긋 웃어보이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여긴 알파의 저택이고, 이곳 지하가 도박장이지." 몇번 와 본듯이 거리낌없이 발을 옮기는 파오니를급히 뒤?아 가면서 바크와 레아드는 주위를 둘러보았다.장난이 아닌.. 그 야말로 왕족이 살고있는 성보다 더 호화판이었다. "알파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 미청년(?)이 파오니를보자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파오니는대충 고개를 끄덕이면서 슬쩍 바크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지리를 잘 봐두라고. 지금 봐두지 나중엔 기회가 없으니까.' '알아요~ 알아.' "따라오십시오." 둘이 뭐라 중얼거리자 의아한 표정을 짓던 청년은 헛 기침을 한 두번해서 파오니의 말을 끊고는 셋을안내하기 시작했다. 몇번 의 복도를 지나 한번의 계단을 내려간 후 파오니 일행이 도착한 곳은 호화판 저택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판자문이었다. "알파님. 니팜님이 오셨습니다." "!?" 그말에 셋은 놀란 표정으로 청년을 쳐다보았다. 설마.. 이런 지 하.. 그것도 철판문이 아닌 판자문 따위로 만들어진 방에 이 호 화판 저택의 주인이 살고있다니... 믿기지않는것도 당연한 거 였다. 하지만 문 밖에 보초로 보이는 2명의 사나이가 그것이 사 실이란걸 말해주고 있었다. "들여보내." 안쪽에서 중년의 남성 목소리가 들려왔다.청년은 말없이 판자 문을 열어주면서 뒤로 물러났다. 순간 보초중 한명이 팔을 뻗어 문안으로 들어가려던 레아드를 붙잡았다. "무슨짓이야!" 거의 동시에 바크가 검을 뽑아들어 보초에게겨누면서 외쳤다. 하지만 그는 의외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이 방엔 여자는 들어갈수 없으니.. 양해하시길." "그런.." 얼떨결에 팔을 붙잡힌 레아드는 고개를 돌려 파오니를 쳐다보았 다. 하지만 파오니도 어쩔수 없는일. 파오니는 보초에게서 레아 니를 빼내고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자자~ 가서경기라도 보고있어. 잘 될테니까.이봐. 이 애를지하까지 안내해주지 않겠나?" 자신들을 알파의 방까지 안내해준 청년을 보면서 파오니가 묻자 청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러죠." "걱정말고 구경이나 하고있어. 알겠지?" 청년의 대답을 들은 파오니는레아니의 등을 토닥거려주면서 청년에게 건네(?) 주었다. 그리고는 발을 옮겨 바크와함께 열 려있는 문으로 들어갔다. '젠장. 여자도 못들어 오게 하다니.. 변태인가?' 레아드가 절대 여자는 아니었지만,그런 이유로 방에 들어오지 못하자 바크는 얼굴을 약간 찡그렸다.하지만 방안에 들어가서 바크가 본건 절대 변태... 라고는 할수없는 중년의 당당한 사나 이였다. 커다란 책상을 앞에두고 거 만하게 앉아있는 4~50대 정 도의 사나이. "당신이 알파인가?" 비 공식적으로는 많이부씌힌 상대지만, 직접 만나는건 처음이 었다. 파오니의 물음에사나이는 피식 웃어보이며 둘에게 자리 를 권했다. 둘은 나무로 된 문 만큼이나 호화판 저택과는맞지 않는 의자를 가져다 앉았다. "그래.. 내가 알파네. 자네와는 다른 평민이지. 니 파오니군." 알파의 말에 파오니는가볍게 미소를 띄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알파를 욕하고 있었다. 저.. 녀석. 알고 있었어.뭐.. 어제 온 편지에도 분명 파오니라는 이름을 썼었으니...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동안 '니팜'이란 가명을 쓰고있더군. 내 부하들도 전혀 몰랐으니까.하지만 난 다르지. 자네 정도의검술을 읽힌자가 많진 않거든. 특히 왕실 기사단의검술을 쓰는자는 더더욱 적지. 알아보니까금방 나오더군. 몇년전집을뛰쳐나간 소년. 니 파오니.지금은 청년이되었지만." "뭘... 말하고 싶은거냐?" 파오니는녀석이 생각보다 훨씬똑똑한 놈이라고생각하면서 알파를쳐다보았다. 알파는 앉아있던자세를 고쳐잡고는 책상 위에 두 팔을 올려놓았다. "간단하게 말해서 자네에겐 많은양의 돈이 걸려있네. 자네를 잡아다 집으로 돌려 보내는것도 좋긴하지만, 난 독립성있는 청년들을 좋아하지. 그래서 자네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어." "눈물날 정도로 고마운 말이시군. 그래. 어떤 기회를 주기로 한거지?" 비꼬는 파오니 였지만, 알파는 가볍게 흘려보냈다. "간단해. 너가 오늘 시합게 나가는거야. 자네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 놓은거지. 1년에 한번. 난 아주 까다로운심사로 손님들을 뽑아. 오늘이 바로 그날이야. 웬만한 부자가 아니고서는 들어오지도 못하지. 이런날에 뽑힌걸 영광으로 생각하라구!" "영광 좋아하는군. 그건 그렇고 엘빈은?" "아~ 자네가 참가한다면 풀어주지.우승엔 관계없이 참가만 하면 풀어주겠네. 아. 하지만 잔꾀를부릴 생각은 하지마. 이번게임은 상대편을죽일때까지 하는 게임이야. 기권도 장외패도없어. 상대편이 기절하더라도 죽여야지만 승패가 난다. 당연히엘빈양을 살아서 만나고 싶다면 우승을 해야겠지?" "더러운..." 킬킬 거리면서 웃는 알파를 보면서 파오니를불끈 주먹을 쥐었 지만, 칠순 없는 노릇이었다. "크크.. 자네는 하므에서는 누구라도 다 알고있는유명인이지. 엄청난 돈벌이감이라고!!" 큰소리로 웃어 재끼는 알파의 모습에 파오니는 눈을가늘게 뜨 면서 주먹을 쥐었다. 아무것도모른채 따라왔던 바크도 알파의 더러운 행동에 열을 받았는지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한참동 안 크게 웃던 알파는 어느순간 웃음을 뚝 멈추더니 파오니를 쳐 다보았다. "자~ 그럼. 가볼까? 손님들이 기다리는곳으로." ----------------------------------------------------------- "하아... 굉장하군." 청년을 따라서 몇계단을 내려간 레아드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와아아아아!!!" 엄청난 함성. 레아드는 귀가 멍멍해짐을 느꼈다. 레아드가 본것 은거대한 지하 원형 경기장이었다.지금 그 경기장 안에서는 몇명의사나이들이 동시에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지하라고는 생각치 못할 밝은 조명아래 싸움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대략1000 여명 정도 될것 같았다. 모두들부자인지 꽤나비싸보이는 옷 들을 입은 사람들이었다. "와아!" 원형의 대 위에서한 사나이가 검에의해잘려지면서 다시한번 경기장 안은 함성으로 가득찼다. "지독..하네. 사람도 죽여요?" 말과는 다르게 별로표정을 바꾸지 않고 묻는 레아드를 보면서 청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보통 이곳에 처음들어오는 사람들 은 남녀를가리지 않고 거의가 구역질을 하기 마련인데 여자.. 그것도 소녀인것 같은 이 아이는 놀라기는 커녕자신에게 외려 질문까지 하는것이었다. "물론.. 그래서 이 도박장이 인기가 있는곳이죠. 보통은 죽이기까진 하지 않지만,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 그 특별한 날의의미를 모르는 레아드는대충 그런 날이 있나 보지.. 하면서 넘어갔다.대 위에선 이미 2명이 죽고 남은 2명 이서로를 죽이기 위해서 상대를 번뜩이는 눈으로 노려보고 있 었다. "징그러워.." 온통 피투성이인 그들을보면서 레아드는 슬쩍 고개를 돌려 관 람석을 돌아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주먹을쥔채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도박장이란 곳 답게 모두들 열심히였다. "응!?" 관람석 이곳저곳을 돌아보던 레아드의 눈에 어디선가 본듯한 녀 석이 들어왔다. 순간 레아드의 눈이 커졌다. "저 자식!!!" 레아드가 본건 바로 자신과 엘빈을 때려 눕혔던.. 그 눈 찢어진 녀석이었다. 레아드가 광분해서 외치자 옆에있던 청년은 레아드 가 보고있는 곳을 같이 바라보았다. "저.. 사람은 카이로씨군요." "카.. 뭐?" "카이로씨요. 작년 대회 우승자죠." "우승자라고?" 무시무시한 눈으로카이론지 뭔지를 노려보던 레아드는 한순간 미소를 지었다. 우승자...라고?레아드가 화를 내다가갑자기 웃기시작하자 청년은 의아한 눈으로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순 간 레아드가 팔을 뻗어청년의 멱살을 잡고는 자신의바로 앞 까지 끌어당겼다. 그리고는 또박또박 한마디씩 정확히 말했다. "저 자식과 싸우고 싶어. 어떻게 하면 되는거지?" "예!?!?"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198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60올린이:roak(이상훈)96/08/22 20:54읽음:156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60)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무.. 무슨 소립니까?" "저 녀석과 싸우고 싶다니까. 못 싸우는거야?" 관람석 한쪽에서팔짱을 낀채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작년도 우 승자.카이로를 가르키며다시한번 레아드가 말했다.청년은 레아드를 한번 훑어 보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싸우고싶다면... 싸울수는 있지만..웬만하면 다른사람을고르는 편이.." "왜?" "저 사람은 우승자라구요. 우승자에게도전하는 사람은 졌을때우승자의 처분에 따라야해요. 죽이던지노예로 삼던지 그의마음이죠.저 카이로 씨는잔인해서 한번은자신에게덤빈사람의 사지를 잘라버렸다고요. 죽이지도 않고..." "헤에~ 마음에 드는데?" 턱을 쓰다듬으면서 레아드는다시한번 카이로쪽으로 고개를 돌 렸다. "만일 내가 이긴다면 저녀석 어떻게 하던 내 마음인가?" "물론.. 그렇죠." "좋았어~ 이봐요. 나 저 녀석한테 도전할테니.. 그거.. 그게. 하여간 좀 해줘요. 예?" 그런부분엔 의외로 약한 레아드가 대충.. 청년에게도전자로서 해야할 수속등을해달라고 부탁을 하자 청년은 한숨을 쉬었다. "어쩔수.. 없군요. 해 드리죠." "감사~" 한편 알파의 뒤를 따라서 지하로가고있던 바크는 레아드와 마 찮가지로 경기장의 그 압도적인 박력에혀를 내둘렀다. 파오니 야 몇번 와봤으니, 그리 놀라진 않았지만. "사..람도 죽이잖아!?" 팔이 잘려진채 대 위에 늘어져있는 사나이를보고 바크가 황당 하다는듯이 외쳤다. 세상에.. 아무리 게임이라고 하지만 죽이기 까지 한다는 거야!? "저건 눈요기야. 진짜는 잠시후에 시작하지. 물론 파오니. 너도거기에 참가하는거다." 곧 경기장 위에 사람중 3명이 죽어나고 한사람만이 살아남았다. 하지만 우승자 치고는 비참한 꼴이었다. 대 위에 쓰러진 사람들 다를바가 없는 모습이었다. 다르다면 살아있다.. 뿐. "자. 이제 시작이군." 눈요기가 끝나고 곧 이어 시작할 오늘의 이벤트. 파오니를 주인 공으로 펼쳐지는내기를 말하는 알파였다.그때 한사나이가 알파에게 다가오더니 귓속말로 뭐라 중얼거렸다. 잠시동안 사나 이의 이야기를 듣던 알파가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래?" "예. 어쩔까요? 그냥 돌려보낼까요?" "아냐아냐. 그냥 해. 눈요기 한번 더 한다고불평할 놈은 없을테니까." "예." 사나이가 어디론가로 가버리자알파는 히죽 웃으면서 파오니와 바크를 쳐다보았다. "좋은.. 눈요기가 있네. 자네들도 좋아할거야." "??" 이상한 말을 하는알파를 보면서 둘은 의아한 표정을지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왜 알파가 그런 표정을 지었는 알수 있 었다. - 자아~ 주목해 주십시오. - 경기장 위의 시체들을 치운뒤 사회자로 보이는 사나이가 올라오 더니 큰소리로 외쳤다. 사회자의등장과 함께 시끄럽던 관람석 이 쥐죽은듯 조용해졌다. - 오늘은 재미있는 일이 많은것 같군요. 요즘에 와서는 그 모습 을 보기 힘들었던 도전자가 오늘 나왔습니다! - "와아아!" 사회자의 말에 관람석에서 포효와도 같은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매웠다. - 대회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이 승부를 시작합니다. 곧 시작할 테니 우승자와 도전자에게 돈을 걸어주기 바랍니다. - 사회자의 말이 끝나자 관람석은순식간에 아수라장이되었다. 누구에게 돈을 걸지 모두들 열심히였다. 곧 모두 우승자나 도전 자에게 돈을 걸었는지 관람석은 조용해 졌다. - 우승자와 도전자의 승률은 20대 1이군요. 자 그럼 소개하겠습 니다. 먼저 현재 대회 우승자인 카이로씨입니다! - 사회자는멋들어진 폼 으로 팔을 뻗어 파랑색으로 칠해진 문을 가르켰다. 동시에 모두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다. "카이로다!!" 어느새 파란 문 앞에는 한 사나이가 서 있었다. 큰키에 삐적 마 른 몸. 전체적으로 날카롭다.. 라고 평가할수 있는 인물이었다. 그를 본 관람석의 관중들은 미친듯이 환영을 했다. 이 도박장에 서 카이로는 가장 인기있는 인물중 한명이었다. 그가 나오는 시 합은 거의 모든사람이 그에게 돈을 걸었고, 카이로는 그들의 기 대를 저버리지 않고 모든 시합에서 우승했다.카이로가 경기장 위로 올라오자 사회자는 반대편으로 팔을 옮기면서 다시한번 외 쳤다. - 자아~ 도전자입니다! 지금은무명의 소녀지만, 그실력만은 일류! 레아니양입니다!! - "으엑!?" 순간 파오니와 바크가 관람석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붉은색 문쪽 을 노려보았다. 역시나... 그곳에서 나온건 레아드였다. "어째서 레아니가 저기 있는거지!!?" 분노한채 뒤를 돌아보며 파오니가알파에게 버럭 외쳤다. 하지 만 알파는 느긋한 몸짓으로 말했다. "아~ 흥분하지 말게.아무리 나라고 해도목숨이 달려있는 시합에 아무나나가라고 하진 않아. 저 아인 자기스스로가 도전한거라고." "그런.." 파오니가 멍한표정으로 있을때, 바크는한숨을 푹 쉬면서 경 기장 위로 올라가는레아드를 쳐다보았다. 아마 엘빈을 데려간 녀석이지금 소개된 카이로인듯 했다. 만일 그렇다면 레아드가 덤빈는건 당연한 거였다. 저 녀석 지고는 못사는 성격이니까. "호오~ 너로군?" 대 위에서 오랜만에 자신에게도전하는 도전자의 모습을 본 카 이로는 약간 실망한표정을 지었다가이내 이상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이번엔 지지 않아." 그렇게 말하면서 레아드는 천의 한쪽을 잡고는 당겼다. 순간 천 에 말려있던 검이 속박에서 풀려나면서 그 모습을 나타냈다. "호...오?" 2M에이르는 길이의피빛 검. 카이로에게도예사롭게 보이는 검은 아니였다.불규칙하게 나있는 검의 날이 조명아래 싸늘한 빛을 뿌렸다. - 자! 시작합니다! - 레아드의 검에 잠시동안 넋이 나갔던사회자는 이내 정신을 차 리면서 외쳤다. "간닷!" 사회자가 대 위에서 뛰어내림과 거의 동시에레아드가 그 긴 검을늘어 뜨리면서카이로에게 달려들었다. 바크야 레아드의 검(몸또한)이 상상을초월하게 가볍다는걸 알고있으니 저런 몸 놀림이 당연하게 보였지만 카이로와 파오니에겐 저런 무거운 검 을 들고 달리는 레아드가 신기하게 생각될뿐이었다. "핫!" 마치 허공을 끊는듯달려들던 레아드가 그 자리에 우뚝 멈춰서 면서 허리를 비틀어 비스듬하게내려놓던 검을대각선으로 쳐 올렸다. 검이 긴 편이라 공격의 타이밍도 상당이 빨랐다. "훗.." 검이 길어서 일까. 공격법이 보통 사람과는 판이하게 다른 레아 드의 공격에 카이로는 고개를 숙이면서 눈을 가늘게 떳다. 빈틈 투성. 검이 길수록 거두기가힘들다는걸 잘 알고있는 카이로는 단번에 승부를 낼 작정으로 레아드의 품으로 파고 들었다. "바아보~" 예전에 카이로가 했던 행동을 했다가 레아드에게 어떤꼴을 당했 는지 기억한 바크는 턱을 괘면서 픽 웃어보였다. "죽엇!!" 바크의 예상대로 검을 휘두르던 레아드는 카이로가 낮은 자세로 파고들자 날리던 검을 거의 수직으로꺽으면서 아래로 내리 그 었다. "큭!?" "왓!?" 한명은 비명을한명은 감탄성을 내 질렀다. 카이로와 파오니였 다. 전혀 말도 안되는 거였다. 전력으로 날리던 검을(그것도 저 렇게 긴검을.)갑자기 방향을 직각으로 튼다는건... 상식을 초월 하는 것이었다. 카이로는 갑자기 허를 찔렸는지 급하게 몸을 굴 려 레아드의 검을 피했다. 하지만 레아드의 공격은 끝난게 아니 였다. 아래로 내리 긋던 검을 아슬아슬하게 땅에 닿지 않을정도 로 빙글 돌리면서 몸을 굴려 검을 피해낸 카이로가 일어나는 순 간 검을 날렸다. "?!" 보통의 검이었다면사정거리 밖이었겠지만,몸을 굴려 피해내 일어난 지점은 불행히도레아드의 검에겐사정거리 안이었다. 일어나는 순간검이 머리를 노리고날라들자 카이로는 아찔한 기분이 되었다.카이로에게 돈을 걸었던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 창! - 하지만레아드의검은 카이로의 얼굴바로 앞에서 멈춰섰다. 어느새 등에 매고있던 그 중간길이의 검을 뽑아든 카이로가 검을 막아낸 것이었다. "제법.. 이군." 용케 막아내긴 했지만, 만일 못 막았더라면 목이 날라갈 순간이 었다. 하지만 카이로는 땀 한방을흘리지 않았다. 레아드의 검 을 가볍게 튕긴 카이로는한손으로 검을 쥐면서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장난으로 해줄까 했는데 생각보다실력이 있구나. 원하는데로상대해주지." "와아!! 카이로!!" 방금전까지로 죽을것같던얼굴을 하던 많은 관중들이 카이로의 말에 함성을 질렀다. 이번 역시 카이로가 이긴다는 확신을 가지 고.. 관중들의 함성이 시끄러운지 가볍게 인상을 찌푸린 레아드 는 검을 들었다. 그리고는 다시한번 비스듬이 내리면서 외쳤다. "간다~~앗!!"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1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61올린이:roak(이상훈)96/08/23 21:34읽음:159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61)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쌍검... 이잖아?" 멀리에서 경기장 위를 지켜보고 있던 파오니가카이로의 중간 길이 검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쌍검이요? 무슨..?" "봐~ 검이 묵직해 보이잖아. 저런 길이라면 빠르기를중시해서만든검일텐데 그러면 당연히 검도 가벼워야지. 하지만 저 녀석검은... 그렇지 않지? 검 두개를 합쳐놓은거야." 파오니의 설명에 바크는 눈에 힘을 줘레아드와 싸우고있는 카이로의 검을 보았다. 파오니의 말대로 웬지 검이 무거워 보였 다. "레아니가 알아 챘으면 좋을텐데.." 경기장 위에서 카이로를 상대로 싸우고 있는레아드를 보면서 파오니가 나직히말했다. 파오니와 바크는만일 레아드가저 경기에서 진다면 어떻게 된다는걸 전혀 모르고있었다. 죽거나 아니면 사지가 잘라진다는것을... "핫!" 레아드는 급히 자리를 이탈하면서검을 뒤로 뿌렸다.하지만 상대편은 짧은검의 이점을 사용해서살짝살짝 레아드의 검을 찔러 방향을바꿔놓았다. 결국 검은 애초에노렸던방향과는 거리가 먼 다른곳으로 날라가 버렸다. "이 자식!" 아까부터 계속 반복되는 상황이었다.공격하지 않으면 저쪽에 서 공격을 하고 이쪽에서반격을 하면 저 짧은 검으로 검을 이 상한곳으로유도해 버리는.. 그런상황이 끝도 없이 반복되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는 내가 지쳐서 지겠다.' 카이로가 내찌르는 검을 몸을돌려 피하면서 레아드는 이런저런 계산을 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카이로 특유의 방어 법을 부셔 버릴만한 생각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도망만 쳐서야 되겠나?" 쉴새없이 검을 날리면서도 태연한 카이로가 레아드를 비꼬듯이 말했다. 레아드쪽은 완전 땀투성이였지만,카이로는아직까지 숨도 안 찬듯여유로운 표정이었다. 누가봐도 카이로의 승리 가 확실했다. 그때였다. "쿡.." 카이로의 검을 피하던 레아드가입가의 희미한 미소를 짓더니 재빠르게 두어걸음 뒤로 빠졌다. "어딜!" 순간 카이로가 레아드와비슷한 속도로 레아드를 따라가며 검 을 날렸다. 순간 레아드가 검을 들어 위에서 부터아래로 내리 찍었다. "웃!" 강렬하게 내리 꽂히는 레아드의 검에 카이로는 아까와 같은 흘 려버리는듯한 방어를 하지못한채 급하게 다시 뒤로물러나고 말았다. "후우.." 계속되는 접근전에서 지친 레아드는 간신히 카이로를 떨어뜨리 자 안심이된듯 한숨을 쉬면서 이마에 흐르는 땀을 흠쳤다. 그 리고는 자신만만한 눈으로 카이로를 노려보았다. '착각이었어.내 검은 이렇게 긴데녀석이 짧은 검을가지고있어서 나도 모르게 접근전을 해버리고 말았어.' 자신의 검은 보통검보다도 길었다. 당연히 바싹 붙는 접근전 보다는 어느정도 떨어져서공격하는것이 옮은 법. 하지만 레아 드 또한 단검을 쓰던시절이 있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접 근전 으로 상대방을 어떻게 해보려는 생각을 한것이었다. "자아~ 이번엔 내 차례다." 여지건 방어만을 하던 레아드는 검을두손으로 쥐면서 카이로 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한순간. 엄청난 속력으로 카이로를 향해 뛰어 갔다. "막아보려면 막아봐!" 카이로에게서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멈춘 레아드는 달려오는 힘을 검에 실으면서 검을 날렸다. 검을휘두른 다면 그중 가장 위력이 모이는 곳은 당연히 검의 끝부분. 접근전을 하면 레아드 의 긴 검은 당연히맥을 못추는게 당연했다. 자신의 키보다 더 긴 검의 끝을 접근전에서 상대방에게 맞춘다는건 불가능 하니까 .... "쳇." 공기를 찢는듯한 파공성을내며 자신을 노리는 검을 카이로는 뒤로 물러나면서 피해냈다. 막는다면 검은 무사하더라도 손목이 그 힘을 못 감당해 부러질것같았다. 검을 피해낸 카이로는 레 아드가 검을 거두려는 순간 달려들었다. 하지만 이번엔레아드 도 만만치 않았다. "어딜~!" 레아드는 검을 원을 그리면서재빠르게 거두고는 달려오는 카 이로의 허리를 노려 옆으로 그었다. 반경 2M안이 레아드의 붉은 검으로 완전히 뒤덮히는듯 했다. "흥." 이번역시 카이로는 레아드의 검때문에 접근하지 못하고 물러섰 다. 아니 그렇게보일뿐이었다. 레아드가 검을 휘두른 후 카이 로는 다시한번 레아드에게 달려들었다. "몇번이라도 마찮가지닷!" 한발자국 외려 전진 하고는 레아드가 검을 반바퀴 빙글 돌리면 서 아래서 위로 쳐 올렸다. 순간카이로의 몸이 흐릿해 지더니 몸을 옆으로 이동시켜 레아드의 검을 재빠르게 피해냈다. "!?" 놀라는 레아드의 얼굴을 보면서 카이로는 입가에 잔인한 미소를 지었보였다. "어차피 그 길이의 검이라면 상하. 아니면 좌우 공격뿐이다. 피해내기란 쉬운것이지." 검을 피해낸 카이로는 마치 걷듯이 여유롭게 레아드에게 다가갔 다. '위험해!?' 얼굴엔 미소를 짓고 있는 카이로였지만,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 는 살기에 레아드는 자신도 모르는사이에 움찔 거렸다. 이 녀 석... 죽일 작정인가!? 검을 채 거두지도 못한 사이에 카이로가 바싹 다가오자 레아드는 어떻게할수도 없었다. 검을 거두는건 어림도 없는 일이고뒤로 피한다면 그 순간녀석의 검에 목이 잘릴것이다. 멀리서 바크의 외침이 들리는것 같았다. "재미있었다. 하지만 이젠 끝이야!" 카이로가 자신의 검을번쩍 들어 올렸다. 레아드는공중으로 치솟아자신을 단번에 베려는듯 번쩍거리는 검을보고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갔다. "으으...." "??" 한참이 지나도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하던 레 아드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신음소리에 슬며시 눈을 떳다. "우왓!?" 눈을뜬 레아드는 하마터면 놀라서 뒤로 넘어질뻔 했다. "으으으.." 아까전 올린 검을 아직도 들고있는 카이로가 뭔가에 놀란듯 온 몸을 부들부들떨면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것이었다. 죽을뻔 했을때 조차 흘리지 않았던 땀을 뻘뻘 흘리면서... 마치 뭔가에 몸을 묶인듯 보였다. "뭐하는 거냐! 죽여라!!" 카이로가 검을 내려 치지 않자 관중석에서 이런 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카이로는여전히 몸을 굳힌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 공격을 한다면 이길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레아드 는 카이로의 행동에 놀란듯 그 자리에멈춰서서 카이로를 바라 볼 뿐이었다. "레아니! 거기서 당장 내려와!" 그때서야 이 경기의위험을 안 파오니와바크가관람석에서 거의 뛰어 내리듯내려와서 외쳤다. 멍청해진 레아드는 고개를 돌려 외치면서 자신에게 달려오는 파오니와 바크를 쳐다보았다. "크아악!" 그때였다. 마치 뭔가에 묶여있던 카이로가 괴성을 지르면서 발 로 레아드를 걷어 찬것은. "컥!!!" 카이로의 엄청난괴력에 레아드는 비명을 지르면서 나가 떨어 졌다. 물론 레아드의 몸이 비상식적으로 가벼운 탓에 그리 타격 은 받지 않았지만, 남이 볼때는 사람 하나를 죽일만한 일격이었 다. "하아...하아.." 레아드는 걷어찬카이로는 공포스런 눈으로 레아드를 노려 보 았다. 어째서.. 어째서 저 녀석이? 많은의문이 한꺼번에 카이 로 에게 밀려왔다. "괜찮아?" 간신히 대 까지 뛰어온 바크는 대 위에 엎어져 있는 레아드에게 물었다. "아.. 아. 그럭저럭." 카이로에게 정통으로맞은 가슴을 문지르면서레아드는 몸을 일으켰다. 제기. 더럽게 아프네. 근데어째서 마지막에 자신을 내려 치지 않은거지? 웬지 이유는 모르지만 분노로 몸을 떨면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카이로를 마주 바라보면서 레아드는 고개 를 갸웃거렸다. - 아.. 도전가가 장외를 당했으니. 카이로 씨의 승립니다! - 카이로의 괴상한 행동에 넋이 나갔던사회자가 가까스로 경기 를 마무리 지었다. 몇몇 관중들이 돈을 벌었다고 좋아하기는 했 지만 그보다 몇배나 많은 사람들은 사회자와 마찮가지로 얼떨떨 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가호을.. 받은건가?' 달려온 파오니와 바크에게 기대서 자신을 쳐다 보는 소녀를 보 면서 카이로는 얼굴을 찌푸렸다. '시끄러워 지겠군.'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1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62올린이:roak(이상훈)96/08/25 13:57읽음:159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62)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바보자식!!" 경기가 끝나고카이로가 대 위에서 내려간걸 보자마자 바크는 아직도 쓰라린 가슴을 문지로고 있는 레아드에게 손가락을 들이 대며 외쳤다. "어째서 그런 위험한경기에 나간거야! 말도 하지 않고! 저 자식이 내리쳤으면 죽었을것 아냐!!" "그..게..." "죽는게 소원이야!? 실력차가저렇게 나는 상대한테 덤비다니! 도대체 뭘 생각하고 그런거야! 응!?" 대답도 못하는레아니에게 화가 잔뜩난듯 외치는 바크를 보면 서 파오니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하마터면 큰일 날뻔했지만, 다행히 카이로가 그냥 차버렸으니까.. 그나마 다행이었다. 하지 만 바크는 다행이라고 생각치 않는지 바락바락 레아니를 혼내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어디선가 본듯한 검술이었는데.' 바크에게 혼나고 있는 레아니를보면서 파오니는 기억을 더듬 어 보았다. 분명 지금 레아니가 쓰고있는 검술은.. 어디선가 본 듯한 것이었다. 파오니가 이런생각을하는것도당연한 것이었 다. 언제나 보고있는 엘빈의 검술이 바로 레아드의 검술이니까. 만일 레아드가 아까의 싸움에서 보통 검을 썼다면파오니는 당 장에 엘빈의 검술이란걸 알아 봤을것이다. 다만 레아드가 긴 검 을 쓰는 바람에 엘빈에게서배운 검술을 자기식대로 멋대로 바 꿔놓 아서 단지 어디선가 본듯한 검술..이라는 것밖엔 알아내지 못했지만. "앞으로 한번만 더 그러면 내가 먼저 박살낼줄 알앗!!" 할말을 잃은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레아드에게 바크가 마지막 으로 바락 외쳤다. "어째서 죽이지 않은거냐?" 검을 검집에 넣고는 대 위에서 내려오는 카이로에게 알파가 다 가 가면서 물었다.대에서 펄쩍 뛰에 땅으로내려온 카이로는 그렇게 물으며 다가오는 알파를 보면서 코웃음을 쳤다. "죽이라고?만일그때 내가 검을 내리쳤다면,어떻게 될지나알고 하는 소린가?" 결코 알파의 부하가 아닌 손님으로 와있는 카이로는 그 자존심 을 말해주듯 알파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투로 말했다. 카이로의 이상한 말에 알파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만일 검을 내리칠려는 흉내만 냈다면 그 순간 내 목이 잘린건 물론이고 이 경기장 안에 있는 녀석들전원이 모두 같은꼴을 당했을거다. 물론 넌 더 심하게 당하겠지." "무.. 무슨 소리냐?" 카이로의 말에 알파는 마른침을 삼키며 물었다. "내가 사는 세계엔 절대 어기지말아야할 규칙이 몇가지 있다. 그중가장중요한것하나가'포르 나이트들과 충돌하지 말라.'지." 이미 포르 나이트에 대해서 몇번 들어본 알파는 카이로의 말에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회원 전원이 괴물이라는 평을 받 고있는 포르 나이트.. 돈만 준다면 어떠한 일도 해준다는 이 집 단은 역사상 가장 잔인하면서도 강한 집단으로 알려져 있다. 한 국가와도 싸울수 있다는말까지 있으니... 알파가 고개를 끄덕 이자 카이로는 말을 이었다. "그리고 두번째는 '펠'에겐 절대 복종하란 것이다." "펠?" 처음 들어보는 단어에 알파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펠은 완전히비밀에 쌓인 집단이다. 가문의이름인지 개인의이름인지.. 아니면 집단의 이름인지도 모르지. 그 인원수 또한아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확실하지. 펠만이 포르나이트와도 대등하게 싸울수 있다는 유일한것이라는 점. 펠에게 저항해 살아남은 이는 여지건 없었다." "그게.. 저 소녀를 죽이지 않은것과 무슨 상관이지?" "상관이 많지. 저 아인 펠의 보호를 받고 있으니까." "뭐라고!?" 놀라워 하는 알파를보면서 카이로는 아까의 공포가 떠오르는 듯 몸서리를 치면서 얼굴을 찌푸렸다. "내려 치려는 순간 생전 처음으로 공포를 느낄만한 살기가 바로내 뒤에서느껴졌다. 마치 녀석이바로 뒤에 있는 것처럼... 예전에 포르나이트와도 겨루워 봤던 나였지만.. 그렇게 강렬한 살기는 처음이었어. 펠이 아닌이상 그런건 불가능 해." 펠의 그 무시무시한살기.. 저 소녀가 어떻게 펠의 보호를 받 는 걸까? 의아한 카이로 였다.하지만 만일레아드가 그 펠의 보호란것 말고도포르 나이트의 보호 까지도 받고 있다는걸 알 았다면 더더욱 놀랐을 것이다. "그..렇다는것은?" "펠이 이곳에 있다는것이지." 카이로와 알파는 동시에 고개를 돌려 관중석을 바라보았다. "이중에... 펠이 있다는건가..?" 알파는 떠들석 거리는 관중석을 보면서 나직히 중얼거렸다. "바크야. 참아라." 그때까지도 성을 내고있던 바크의 어깨를 잡으면서 파오니는 레아니에게 화를 내던 바크를 말렸다. 그리고는 기가 죽은 레아 니를 바라보면서 싱긋 웃었다. 셋은 알파가 마련해준 그리 크지 않은 선수대기실에 있었다.물론 그 안엔 셋뿐. 다른 사람은 없었다. "생각보다괜찮았어. 보기보다는 실력이 좋은걸. 아.. 그건 그렇고 바크. 오는길에 길은 잘 봐뒀겠지?" "물론~ 이죠. 내가 누군데." 머리를 쓸어 넘기면서 바크가 당연하다는듯 말했다. 그런 바크 의 모습에아니꼬운 레아드였지만 지금은뭐라 왈가왈가 할수 없는 처지여서... 묵묵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좋아.그럼 너희 둘은.. 바크 너 레아니한테 그만 좀 화내고. 둘은 내가 시간끄는 동안엘빈좀 구해와라. 길은 바크가 대충봐뒀으니 레아니는 바크만 따라가면 될꺼야." 원래는 바크 혼자서 보내려고 한 파오니였지만, 보기보다 레아 니의 실력이 괜찮았을뿐더러 혼자 놔두면 또 무슨짓을 저지를지 안심이 안되서 바크와 같이 보내는 거였다. 파오니의 말에 어느 정도 회복(?)을 한 레아드는 기쁘게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마세요! 꼭 구출해 올테니까요~!" "그래야지." 입가에 미소를 지은 파오니는 문을 열어 복도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후곧 둘을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할때 문쪽으로 보 냈다. 약간 걱정도 되었지만, 바크가 있으니.... 괜찮겠지. "곧 시작합니다. 준비해 주세요." 재미있게도 이 도박장에서 일어나는시합은 선수마다 방을 따 로 받아서 대위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자신의 상대를 전혀모르는 게묘미였다. 아까 카이로와레아니의 시합이 끝나고곧바로 시작된 1년에 한번하는 특별링.... 이던가? 지금은 3시합 중. 곧 파오니의 차례를 알리는듯 방문 밖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파 오니가 나갈 시합은제 4시합이었다. 어렴풋이함섬이 들려왔 다. 3번째 시합이 끝이 났다는듯이.. "그럼...." 오랜만에 자신의 애검을 허리에 찬 파오니는 자신만만 한 표정 으로 문을 열었다. 밖에는 안내인인듯 한 소녀가 기다리고 있었 다. "가볼까?" 오랬동안 쓰지 않았던, 진짜 실력을 유감없이 쓸수있는 기회가 왔다는데에 파오니는 가벼운 흥분상태였다. 물론.. 상대하는 자 에겐 더없는 불행이 되겠지만.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4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63올린이:roak(이상훈)96/08/27 12:29읽음:161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63)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첫 상대는... 싸움꾼인가?" 경기장에 나간 파오니는 가볍게 몸을풀면서 반대편에서 올라 오고 있는 사나이를 쳐다보았다. 몸엔 아무런 장비도 없는.. 가 벼워 보이는 옷을 입고있는 20대의 사나이였다. 하지만 그 우람 한 체격은 그가 가벼운 상대가 아니란걸 말해주고 있었다. - 기대하시던 제 4시합입니다! - 함성. 빅 이벤트라고 선전한 만큼파오니가 나온 시합은 엄청 난 내기돈이 걸렸다. - 파괴의 사신이라 알려져 있는 자로드와모두들아시겠지만, 하므에선 가장 유명한 사나이. 니팜입니다! - 다시한번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매웠다. 알파야 파오니의 정체 를 알고있었지만, 보통사람은 모르기 때문에 니팜이란 이름을 그대로쓴거였다.자신의 이름이 불려지자자로드는가볍게 오른손을 들어올리면서 함성에 답하고는 파오니를 내려보았다. "흥. 제법 이름이 알려져 있다는 놈이길래 기대를 했건만, 완전풋내기아냐?" 결코파오니의 몸이 작은게아니였으나, 자로드 자신의 몸이 너무 거대해서 파오니가 작게보여 이런말을 한것이었다. 자로드 의 비꼼에 파오니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채 묵묵히 시합 개 시만을 기다렸다.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런 파오니의행동은 자로드의 성질을 건드린 격만 되었다. "이 자식. 살려달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패주겠다." - 자! 시합. 시작합니다! - 언제나 처럼 잔뜩 분위기를고조시키는 사회자는 이번에도 마 찮가지로 거의 극적이다. 라고 할 정도의 말과 함께 시합장에서 뛰어 내렸다. 순간 자로드의몸이 희미해지더니 순식간에 파오 니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와아!!" "으하핫! 이 몸은 최강이다!!" 자로드의 강점은 그 몸집에서 나오는 엄청난 파괴력과 전혀 몸 집에 맞지않는 스피드에 있었다. 이두가지가 만나서 엄청난 괴물이 나온것이었다. "죽어랏!!" 시합개시 몇초만에 파오니를 날려버리려는듯 자로드는 그 주먹 으로 파오니 머리를 노리고 휘 둘렀다. 그 파괴력을 말해주는듯 풍압으로 자로드의 주먹이 닿기도 전에 파오니의 머리카락이 휘 날렸다. "최강이라고..?" 절대위기의 순간에서파오니는 쿡.. 하면서 웃어보였다. 순간 자로드의 주먹이 그대로 파오니의 머리를 강타했다. 아니. 그렇 게 보이려는 순간이었다. "그런말은." 어느새 몸을바짝 낮춰 자로드의 주먹을피해낸 파오니는 검 자루를 허리에서 땐후에 자로드를 올려다 보고는 픽 웃었다. "엘빈에게나 어울린다! 이 바보 녀석아!!" 파오니가버럭 외치면서 검 자루로자로드의거대한 다리를 후려 쳤다. 순간 자로드의 몸이 한쪽으로 기우뚱 했다. "사라져!" 동시에 파오니는몸을 빙글 돌리면서그대로 뒤돌려차기로 자로드의가슴을 엄청난위력으로 쳤다. 비명과함께 거짓말 처럼자로드의 거대한 몸은 둥실 떠서는 대밖까지 나가 떨어 졌다. - 자로드! 장외! - 이번 만큼은 이런 결과를 예측하고 있었다는듯사회자는 전혀 동요없이시합의 결과를 외쳤다.하지만 관중은 절대그렇지 못했다.자로드가... 그 무적의자로드가 한방에 나가 떨어진 것이다. 그것도 검도 뽑지 않은 검사에게. "괴.. 굉장해!! 최고다!" 잠시침묵에 휩쌓였던관중들 가운데서 탄성이터져나왔다. 의외의결과에 잠시 멍해져있던 다른 관중들도파오니의 실 력(?)에감탄을 해대며함성을질렀다. 모두들다음번 시합 에서는 니팜에게 걸 거라는 기대를 하면서. "흥. 다음부터는 제대로 된 상대를 내 놓은라구." 멀리서자신을 내려다 보고있는 알파를바라보면서 파오니가 투덜거렸다.그리고는 다시한번 고개를돌려 경기장에서 나가 는 출구쪽을 보았다. '잘.. 해내고 있겠지? 둘다.' 파오니의 기대와는 다르게 둘은 잘 해내고 있는게 아니라 절대 적인 위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길을 잃어버렸나?" 살짝 고개만 내놓고는 복도를두리번두리번 거리는 바크는 점 점 뒤쪽에서 끓어 오르는 살기에 식은땀을 흘렸다. 뒤에서 뭐라 고 중얼중얼 거리는레아드를 한번 쳐다 볼까? 하는 마음도 있 었지만 마음이 여러서 그 짓도 못할 노릇이었다. 차마 레아드의 그 공포스런 얼굴은 보고싶지 않았다. "이봐. 바크야~ 지금쯤 우린 지하에 있어야 하는거 아니니?" 레아드가 바크의뒤로 바싹 다가와서는 아주 친근한 목소리로 물어오자 바크는식은땀을 여전히 흘린채 어색하게 웃어보이며 뒤를 돌아다 보았다. "아하..하 그게 말이지. 레아드. 그러니까.. 우앗." 이렇게 집이 넓은지 몰랐어! 라고말하려는 바크는 어느새 자 신의 목 아래에 와있는 레아드의 검에 할말을 잃었다. "레.. 레아드 진정. 진정해!" "시끄러워!! 너 길 못찾으면 오늘 나한테 죽을 각오하는게 좋을거야!" 바크가 자신에게 했던 그 욕들에대한 화풀이가 아니였다. 만일 파오니 형이시간을 끌어줄동안엘빈 누나를 못 찾는경우가 생긴다면.... 가장 먼저죽을건 바크가 아닌 바로 레아드 자신 이었다. 엘빈 누나는 자신때문에잡혀갔는데... 이번에 구하지 못하고 누나에게무슨일이 생긴다면, 레아드는 자기자신에게 가장 화를 낼거였다. "아아~ 알았어. 걱정마. 길 정도 잃은걸로 엘빈누나를 포기할순없으니까. 귀찮은 방법이긴 하지만... 쓰도록 하지." "무슨...?" 검을 거두면서 레아드가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런 레아 드를 보면서 바크는 미소를 지으고는 꺽어지는 길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몇몇의 사나이들과 하녀들을 가르켰다. 특별한 시합 이 있는 날이라 음식을 나르는 고용된 사람들이었다. "한명 잡아서 지하까지 안내하도록 하는거야." "길을 알까?" "모르면 기절시킨 후에 다른 녀석 잡아서 또물어보면되는거구." "호오. 사악한 놈." "시끄러." 티격태격하던 둘은 곧 합의를 봐서 지나가던 한 시녀를 잡아냈 다. "흠.. 그래서. 어머니가 돌아가신후로 알파가 아니 네 아버지가저렇게 돈에 미친 사나이로 변했다는 거야?" 여지건의 내용을 대충 요약해서 엘빈이 말하자 헤론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참으로.. 이 녀석은 예전과 변한게 하 나도 없었다. 한마디할때마다 꼬치꼬치 따지는통에해명을 하 는데 무려 반나절이 걸린거였다. "원래 아버지는.. 선량하다고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합법적으로상인을 하고 계셨어. 그 덕에 나는여러나라를 돌아다닐수 있었지.아버진 내가 자신의가게를 이어주길바랬고, 그래서내게많은 걸 알려주셨어. 한번은 아버지가 내게 신부름을 시켜 외국까지 나간적이 있었지. 그때 너와 파오니를 만난거고." "그래서.. 너도 내 복수를 도운거고. " "응..." 엘빈의 2번째 가족..그들은 엘빈을 가르쳤던스승의 가족들 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 스승을 노리던 자들은 스승님이 나이 가 들어 돌아가시자 그 복수로 가족들을 노렸고, 엘빈을 제외한 모든 가족들이 몰살을 당했다. 그때문에 엘빈은복수를 다짐하 고 이나라 저나라를떠돌아 다니다가결국 하와크의 살기좋은 로아성까지 흘러들어온것이고... 그곳에서 파오니와 바크. 그 리고 레아드를 만나면서 그 복수심도 어느정도 줄어있는 상태였 다. 하지만 결국 엘빈은 복수를 하러 떠났고 그 엘빈을 따라 파 오니도 같이 떠났다. 둘은외국에서 같은 고초를 다 겪다가 어 느날 하와크 사람이라는 한 소년을 만났다.그 녀석이 바로 눈 앞에 있는 헤론이었다. 헤론은 엘빈의 상황을 듣고는 자신도 그 복수란거에 도움을 주겠다고 말해 주었고, 셋은 그 나라에서 가 장 거대하다는 도둑집단 '길드'에 도전을 했다. 그리고 1년.... 결국 길드는 풍지박살이 났다. "그리고.. 넌 떠났지?" 길드를 박살내고기분좋게 하와크로 돌아오는중에. 어느날 갑 자기 헤론이 사라진 거였다. 지금에서야 알았지만, 그때 헤론의 어머니가 병환중이라 급히 돌아간 거였다. 하지만 헤론이달려 갔을때 어머니는 이미 세상을 뜨신 후였고, 헤론이 볼수 있었던 건 완전히 미쳐버린.. 아버지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아버진 한동안 제정신이 아니셨어. 그런아버질 놔두고 너희들에게 돌아갈순 없었지. 근데 우습게도 아버진 금방 제정신을 차렸지. 그게지금의 아버지야. 어머니가없는 공백을 돈으로 채우려 하는거지. 말리려 해봤지만 헛수고였어. 그렇다고 이런 아버질 놔두는건하늘에 계신어머니가슬퍼하실것 같았고.. 결국 아버지가 하므에 도박장을 차리는것도 말리지 못했다." "그리고..." "너희를 만난거야.이 하므에서... 내가 가장 보여주기 싫었던나의 모습을... 아버지의 명령으로어쩔수 없이 사람들에게서돈을 걷어가는모습을 말이다.하지만 어쨌든 기뻤어.너희들이 나와같은 하므에 있다는사실만으로도. 적이던 아니던상관 없이 정말로 기뻤다." 묵묵히 헤론의말을 듣고있던 엘빈은헤론의 말이 다 끝나자 약간 뽀루퉁한 얼굴로 헤론을 쳐다보았다. "너... 바보냐? 그런사정이있었다면, 우리에게말해줬으면될거아냐? 우리가 애야? 그런것도 못 이해하게." "그래서.. 지금 말하는 거잖아." "아. 그래요? 근데 이미 늦었잖아." "늦지 않았어. 난 오히려 이 날을 노렸거든." "무슨.. 소리야?" 헤론의 말에 엘빈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헤론은 답하지 않으면서 엘빈의 그런 표정을보며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2년 만.. 2년만에엘빈의 이런표정을 본것이었다. '돌아왔어..' 훈훈한 기운이 헤론의 가슴을 감쌌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4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64올린이:도룡뇽(안헌영)96/08/30 22:26읽음:164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64)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으음.. 여기서 꺽어지면.." 레아드는 아까 잡은 하녀로 부터 들은 지하감옥으로 가는 길의 마지막 복도를 걸으면서맞은편에 꺽어지는곳을 바라보았다. 그녀의말이 정확하다면 저 골목 다음엔 곧바로 지하 감옥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올것이다. "그 여자 괜찮겠지?" 앞서가는 레아드의뒤에서 바크가 턱을 쓰다듬으면서 물었다. 하녀를잡은건 바크 자신이었지만,그 하녀에게 자백(?)을 받 아낸건 레아드 였다. 그얼굴로는 불가능할것 같은 무시무시한 얼굴을 한채 검을들이대자 그 하녀는새파랗게 질려가지고는 아는거 모르는거 등등 몽땅 다 불었다. 보통땐 여자라면 근처도 못가는 레아드였지만, 상황이 그런지라 아주 담담하게 이야기를 다 들은후 여자의 입을 천으로 막고는 팔을 묶어 창고 비슷한곳 에 집어넣어 버렸고... "쓸떼 없는 소리 하지마." "아~ 알았어. 조용히 할게." 번뜩이는 눈으로레아드가 노려보자 바크는 한걸음 뒤로 물러 서면서 식은땀을흘렸다. 이 녀석 신경이곤두서가지고농담 도 안 통해... '아. 잠깐. 감옥이라면..?' 복도의 끝에서 막 꺽어지는 길로 들어가려는 레아드를 본 바크 는 황급히 손을뻗어 레아드를 끌어 당겼다.가벼운 레아드는 바크가 당기자 둥실 떠서는 끌려왔다. "으웁! 웁!!" 당연한 거지만 뭐라 바락 외치려는레아드의 입을 막아버리고 는 바크는 조심스럽게 꺽어지는 곳에서 고개를 내밀어 반대편을 보았다. 하녀의 말은 사실이었는지, 그곳엔 지하로 내려가는 계 단이 있었다. 그리고바크의 예감대로 그 계단 앞에는두명의 보초가 서 있었다. "음.." 어느새 바크의 밑에서 같이 고개를 내밀고 보초를 본 레아드는 가볍게 신음소릴내었다. 왜 바크가 자신을 끌어당겼는지 알거 같았다. 당연히 감옥이라면 문지기가있는법. 무턱대고 그대로 나갔다면 아마 지금쯤 녀석들과 싸우느라고 시끄러워 졌을거다. 시끄러워 졌다면 당연히 다른 녀석들까지 몰려왔을것이고. "어쩔거야?" 잠시동안 보초를 바라보던 레아드는 골목에서 약간 물러나고는 바크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글쎄. 저 녀석들이 소리치기 전에 단번에쓰러뜨려야 할텐데. 만일 한 놈이라도 큰 소리를 치면.." 순식간에몇십명이몰려오겠지. 그건 레아드도아는거였다. 건장한 사나이두명을 소리한번치기 전에 쓰러뜨린다.물론 검술로만이라면 어느정도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상대편은 싸우는게목적이 아닌침입자가있다는걸 알리기만하면 되 니... 역시 불리했다. '그걸 쓰면단숨에 한명 정도는 가능하겠지만... 역시두명은무리야.' 하와크식 검술을 잠깐 머리에 떠올렸던 바크는 도리질을 했다. 벤다면 두명다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아직까지 바크에게 사 람을 죽이거나 하는건 무리였다. 생각하는것자체도 어떻게 기 절시키나.. 였지 어떻게 해서재빠르게 죽이나.. 가 아니였다. "어쩌지..?"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갔다. - 제 7 시합! 기대하시던 니팜과 아오리로의 시합입니다!! - 멋들어지게 자신과 반대편에 서있는 자신과 같은 검사. 아오리 로라는사나이를 사회자가 소개하자 관람석에서는 떠들썩한 함 성이 터져나왔다. 파오니 10.아오리로 8이라고 적혀있는 거대 한 천이 경기장 한쪽에 붙여졌다. 즉 아오리로 보다는 파오니쪽 에 사람들이 돈을 많이 걸었다는 뜻이었다. "자로드를 상대하는건 봤다. 제법 멋있더군." "....." "하지만난 자로드와는 달라. 나와 상대할때도 검을 뽑지 않는다면 그건 실수한거다." "소원...이라면." 처음으로 상대에게대답을 한 파오니는 시합이 시작되기도 전 에 검을 뽑아들었다. 순간경기장의 모든 시선이파오니를 향 했다. 자로드와 싸울때도 검한번 뽑지 않은 니팜이 드디어 검을 뽑은것이다. 경기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 경기 시작합니다! - 분위기를재빠르게 알아챈사회자는 쓸떼없는 말은 생략하고 곧 바로 경기의 시작을 알렸다. "검을 미리 뽑은건 잘 선택한거다." "......" "흠. 말이 없는 친구군. 그럼..나부터 하지." 검이라보기보단 거의 도에 가까운 칼을꺼내든아오리로는 지그시 고개를 들어 파오니를 노려보았다. "핫!" 순간 아오리로의 몸이 사라지는듯 할정도의 빠르기로 파오니를 향해 달려갔다. 보통관중들에게야 자로드가 전 시합에서 보여 준 그 빠르기와 별 다를게 없이 보였지만, 파오니에겐 아오리로 의 스피드는 자로드의 거의 배로 보였다. 그만큼 아오리로는 빨 랐다. '제법..' 흐릿하지만, 아오리로가 검을 내찌르는게 보였다. "하지만 나에겐 안 통해!" 달려오며 검을 내 찌르는 아오리로를 향해 파오니가 검을 들어 내리쳤다. 보이지 않는다면 모르지만, 보인다면 상황이 달랐다. 빠르긴 하지만 어설픈 아오리로의 일격에 파오니는 강렬하게 마 주 쳤다.두개의 검이 허공에서 마주쳤고순간 아오리로의 몸 이 파오니의 곁을 재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 퍼펑! - "큭!!?" 순간 파오니의 몸이 폭음과 함께 한차례 강렬하게 밀려났다. "이.. 이건?" 폭음과 함께 강력한충격이 온몸을 흐르자 파오니는 떨어뜨릴 뻔한 검을 힘을 줘서 잡으면서 고개를내려 자신의몸을 보았 다. 어느새가슴부위에 검으로 길다랗게 그어진 자국이 생겨져 있었다. 물론 옷만 베인것이지만...파오니의 두 눈은 커져 있 었다. "인?" "호오~ 아는군?" 어느새 파오니에게서 멀찌감치 떨어진 아오리로가 히죽 웃으면 서 말했다.인... 하와크에서는 보기 힘든 검술로 바꿔 말하면 돌격베기. 한번의 공격과 그 공격의 끝에 찰라간에 다시한번 상 대방의 몸을 지나치면서 베어버리는 상대하기까다로운 방법이 었다. 인을 하려면 두가지조건이 필요했다. 먼저 방금 아오리 로가 보여준 그 빠름과실패하면 죽는다고 생각할만큼의돌격 성. 이 두가지가 반드시 필요한 검술이었다. '인을 쓰는 녀석을 만나다니. 운도 나쁘군.' 이런 상대를만나면 할수있는 선택은 두가지뿐.만일 상대와 의실력차에서 자신이압도적으로 우세하다면상대가 한번의 베기를마치고 돌격하면서 검을날릴때 그걸 막는것이다.하 지만 지금 파오니의 앞에 있는사나이는 파오니와의실력차가 그렇게까지나진 않았다.결국두번째 방법. 상대방이아예 돌격을 못하게 막는 방법을 해야하는데... 그럴려면 저 빠른 스 피드를 무슨방법을 써서던지 늦춰야만 했다. 하지만 아오리로도 당연히 그걸 알거였다.자신은 그의 발을 묶고 그는 걸리지 않 으려 하는 상황이 일어날건 뻔했다. 소모전이 되는것이다. "검을뽑아둔걸 감사하게생각해라. 내 말을듣지않았다면지금쯤 몇토막으로 잘려졌을테니." "잔소린 그만 두고 덤비는게 어때?" 잠시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파오니는결국 뛰어 다니면서 녀석의 뒤를?아봐야 어차피 앞으로남은 2경기에 쓸 체력을 낭비하는꼴밖엔 안된다는결론을 내렸다. 결국파오니가 내 린 최종결론은 자신의 방식대로 싸운다는 것이었다. "제법자신감이 넘치는 듯 한데 이번엔진짜로해주지. 받아봐라!" 마치아까는 봐주면서 했다는듯이 말하며 아오리로가 검을 들 어 올렸다. 그리고는 기합성과 함께 파오니를 향해 달려왔다. '빠르다!?' 아오리로의 말은 사실인듯 아까와는 비교도 못할정도로 빠르게 파오니에게 달려들었다. 이런 돌격이라면 자칫 잘못하면 두명다 죽을 위험도 있었다.하지만 아오리로는 속도를 줄일생각은 눈 꼽만치도 없는듯 더욱 속도를 올렸다. "인슈란!!" 한번의 어설프다 할정도의 형편없는 찌르기. 하지만 그걸 막는 순간 이어상상도 못할 정도로 빠른 돌격과 함께 검을 다시 한 번 날린다. 그것이 바로 인이었다. "핫!!!" 순간 파오니의손에서 빠르게 검이 튀어 나갔다. 파오니의 손 을 떠난 검은 단숨에아오리로의 검을 날려 버리려는듯 강하게 그를 향해 날라갔다. "이런게 통할것 같나!!" 날라오는 검을 가볍게 피한아오리로가 이어서 자신이 자랑하 는인... 즉 인슈란을 펼쳤다.녀석은 방금 검을 던져서 방어하 지 못한다. 아오리로는 자신이 가장 자신있는방법을 사용하기 로 하면서 파오니에게서10발자국 정도 떨어진 곳에서 몸을 한 번 빙글돌리면서 달려오던 힘과 회전력을 더해 순간적으로 폭 발적인 스피드로 앞으로 튕겨갔다.목표는 파오니의 목이었다. 백색의 검신이 단숨에 파오니의 목을 꿰뚫는듯 했다. - 창!! - "앗!?" 순간 날라가던 아오리로의 검이 파오니의 목 바로 앞에서 갑자 기 나타난 뭔가에 막혀그자리에 멈춰섰다. 돌진이 갑작스럽게 정지되자 아오리로는 오히려 놀라면서 자신의 검을 막은 그것을 보았다. 순간 아오리로가 놀라 외쳤다. "거.. 검!? 설마!!" 어느새 파오니는 아까던져버린 검을 쥐고 있던 것이었다. 크 게 뜬 눈으로 파오니의검을 쳐다보던 아오리로는 황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순간 아오리로의 얼굴이 비참하게 일그러 졌다. "검집..! 이럴수가.." 맨처음 파오니가던진건 바로 검이 아닌 검집 이었다. 하지만 그걸 눈치채지 못한 아오리로는당연히 그걸 검으로 보고는 단 순히 파오니가 이젠 검이 없을 거란 생각에 무턱대로 돌진을 해 버렸고 교묘하게 아오리로를 속인 파오니는 아오리로의 인의 돌 격을 막아낸 것이었다. "인을 펼치는 자는 한번 멈추면 끝이지. 가랏!" 자신이 절대적으로 자신 있어하던 인이 깨지자 당황해 하던 아 오리로를 향해파오니가 외치면서 단숨에검의 손잡이로 아오 리로의 머리를 내리쳤다. - 7시합! 니팜 승!! - 파오니의 일격에 아오리로는 대위로 쓰러졌고 사회자는 당당하 게 니팜. 즉파오니의 승리를 사방에 알렸다. 다시한번 경기장 은 파오니의 멋진실력에 끓어 올랐다. 하지만파오니는 그런 사람들처럼 기뻐할수 없었다. '인을 쓰는 녀석까지 있다니. 도대체 무슨놈의 시합이길래..' 원래인이란것은전쟁에서 적과 함께 죽자는식의 검술. 그걸 약간 더개량해일대일의 싸움에서쓸수있게만든것이었다. 그렇다 해도본질은 변하지 않은완벽한 살인술이었다.이런 인을아무렇지도 않게쓰는 녀석들이 나온 경기...파오니도 가볍게 생각할수만은 없었다. '앞으로 2시합.. 귀찮은 녀석들일텐데..."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5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65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09/02 21:14읽음:161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65)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우.. 우앗. 잠깐.. 이봐!?" "응?" 엘빈이라는 특별 죄수가 있는지라 알파가 특별히 신경을 써서 보초로 세워 둔 두명의 사나이들은 갑작스럽게 자신들의 앞으로 떠밀리듯 나타난 인물을 보고는 이미 뽑아 둔 검을 들어올리면 서 그 인물을 쳐다보았다. 돌로된 바닥까지 치렁치렁한 빨간 머 리를 흘려 내리고 있는 소녀.. 가 아닌 소년. 레아드였다. "아...! 이런." 갑작스럽게 '작전이다.' 라며 말하는 바크에게 검을 빼앗기고 묶고 있던 머리를 풀린 채 두명의 보초들 앞으로 떠밀린 레아드 는 가늘게 떨리는 두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보초들을 마주 보 았다. "넌 뭐냐?" 그렇게 까진 큰 소리는 아닌 적당한 목소리로 키고 약간 큰 보 초가 레아드를 보면서 물어 왔다. 검도 없는데다가 얼떨떨한 레 아드의 표정에 일단 적은 아니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아.. 저..저는 레아드라고 하는데.." "왜 여기 있는 거지?" "그게.." 으으 젠장. 바크 자식 박살 내버리겠어. 이런 생각을 하면서 레아드는 우물쭈물 그렸다. 옆쪽에서 아직도 몸을 숨기고 있는 바크는 검을 뽑아든채 뭔가를 노리고 있었다. 그런 바크의 모습 에 레아드는 더욱더 열만 뻗쳤다. 도대체 작전이라니 뭘 하란 거야? "그게.. 그러니까.." "??" 대답을 못하는 레아드를 보면서 의아한 표정을 지은 키가큰 보 초는 옆에 있는 사나이를 보면서 뭔가를 속삭이더니 검을 들고 는 천천히 레아드 쪽으로 다가왔다. 보통 때라면 웃으면서 둘다 레아드쪽으로 다가왔겠지만, 오늘은 특별 경기에 특별 죄수까지 있는 특별한 날. 알파마저도 단단히 주의를 주었기 때문에 둘은 신중했다. '으아.. 이제 어쩌란 거야.'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사나이를 보면서 레아드는 식은땀을 흘리 며침을 삼켰다. 아직도 바크는 아까 그 자세로 뭔가를 노리고 있었다. 기어이 사나이가 레아드의 바로 앞까지 왔다. 만일 몇 발자국만 더 앞으로 간다면 바크가 보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 였 다. "그러니까... 다음은 뭐지? 어떻게 여기 온 거냐?" 레아드의 바로 앞까지 온 사나이는 우물쭈물 거리는 레아드에 게 검을 겨누면서 물었다. 만일 약간이라도 이상한 기미가 보이 면 당장이라도 검으로 내려칠 기색이었다. ' 간다. ' 하얀 백색의 검을 보면서 찔끔하던 레아드의 귀에 바크의 목소 리가 작게나마 들려 왔다. '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저 녀석? 보초는 바로 앞에 있다고. 나오면 걸리는 거야!?' 하지만 바크는 레아드의 마음은 전혀 모르는지 뒤쪽에서 서서 히 몸을 일으켰다. 그때 완전히 뒤쪽에 신경을 쓰던 레아드의 턱에 차디찬 검날이 다가왔다. 깜짝 놀란 레아드는 고개를 들어 앞을 보았다. "대답하지 않으면 혼이 날텐데. 어서 대답해." '으.. 이 자식이.' 뒤쪽에서 멋도 모르고 나오겠다는 바크에게 잔뜩 신경 쓰고 있 었는데 놀래키다니. 어느새 우물쭈물하던 레아드의 표정이 일 그러지고 있었다. "응? 뭐야 불만 있는 거냐?" 얼굴을 찡그리는 레아드를 보면서 보초가 잔뜩 거들먹거렸다. 이미 뒤쪽의 바크같은건 잊어버린 레아드는 앞에 서 있는 보초 를 그 붉은 색 눈동자로 노려보았다. 동시에 사나이의 몸이 움 찔거렸다. "뭐..뭐야! 죽고 싶은 거냐!?" 왠지 모를 위압감. 레아드의 붉은 눈동자에 사나이는 이유도 모르면서 주춤거렸다. 순간 레아드의 머리가 약간 휘날리면서 뭔가가 둘의 옆을 지나갔다. "응?" 사나이를 노려보던 레아드와 주춤거리던 사나이는 동시에 의문 성을 터뜨리면 그 뭔가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둘이 그곳엔 아 무것도 없었다. "으아.." 순간 뒤쪽에서 약간의 비명이 들려 오면서 콰당 쓰러지는 소리 가들렸다. 둘은 동시에 뒤쪽을 바라보았다. "바크!" 어느새 계단 앞의 보초를 검손잡이로 후려친 후 레아드와 남은 한명의 보초를 바라보는 바크가 그곳에 서 있었다. 쓰러진 자신 의 동료를 보던 사나이는 뒤로 빙글 돌아 바크를 노려보았다. 그의 손에는 침입자의 출연을 알리는 호각이 들려 있었다. "감히 이곳에 숨어 들어오다니. 간이 큰놈이군." "호오. 그래? 누구 간이 큰지 모르겠군." "흥. 큰소리 치지 마라." "무슨~ 어차피 그 호각은 불지도 못할텐데 큰소리 정도는 쳐도 되는 거 아냐?" "....뭐??" 의아해 하던 보초는 바크가 자신을 가지고 논다는 생각이 들었 던지 호각을 입으로 가져갔다. 순간 하나의 손이 불쑥 나타나더 니 보초의 손을 덥석 잡았다. "!?" "이봐요~ 아저씨. 잊은 게 있는 건 같은데." 어느새 레아드가 뒤쪽에서 앞으로 나서서 사나이의 손을 잡은 거였다. "나도 침입자라고!!!" 레아드가 바락 외치면서 보초의 배를 강타했다. 그리고는 욱하 면서 배를 움켜잡고는 뒤로 물러나는 보초의 얼굴을 그대로 팔 꿈치로 날려 버렸다. 사나이는 비명 한번 못 지르면서 반대편 벽에 몸을 부딪히고는 털썩 쓰러졌다. "와아~ 레아드. 멋있는데." 레아드의 2단 공격을 본 바크가 박수를 쳐주었다. "시끄러워. 앞으로는 작전이고 뭐고 하려면 먼저 말하고 해. 또 한번만 그렇게 밀었다 간 박살낼 거야!" "아.. 알았어." 바크가 말한 작전이란 건 간단했다. 보초 둘이 모여 있다면 처 리하기 어려워도 둘중 한 명이라도 떨어지면 소리치기 전에 쓰 러뜨리는게 가능했다. 그럴려면 뭔가 주의를 끄는 게 필요했는 데 바크는 그걸로 레아드를 사용한 것이었다. 생각대로 한 명이 레아드에게 다가왔고 그때를 이용해서 뒤쪽에 있는 보초를 쓰러 뜨린후, 나머지는 레아드가.. 이게 바크가 짧은 시간 동안 만들 어 낸 작전이란 거였다. "자. 그럼 들어가 볼까?" 쓰러진 보초들을 한쪽으로 옮겨 놓고는 바크가 지하로 내려가 는 계단을 보면서 가볍게 웃어 보였다. 그런 바크의 옆으로 두 손을 뒤로 넘겨 대충 머리를 묶은 레아드가 지나가면서 먼저 계 단에 발을 옮겼다. '엘빈 누나가 이곳에..' 어두컴컴한 계단 아래쪽을 보면서 잠시 레아드는 심호흡을 한 후에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간다." 강렬한 일격. 그리고 이어서 빠르게 치고 들어온 후에 어느새 그랬냐는듯이 훌쩍 상대방에게서 떨어지는 소년. "후우.. 제법인걸." 파오니는 저릿저릿한 팔을 주무르면서 자신을 보며 여유 만만 한 미소를 짓고 있는 소년을 쳐다보았다. 지금은 10번째 시합. 검사인 파오니와 무술가라 자신을 알린 노르와의 싸움이었다. 처음 상대인 자로드와 같은 주먹만으로 싸우는 자였지만, 실력 은 자로드 따위와는 차원이 다른 녀석이었다. 번번히 공격만 당 하다 반격을 하려면 일찌감치 대 반대편으로 도망가 버리니... "헤헤.. 이봐. 아무리 발버둥 쳐봐야 날 건드릴 순 없다구." 이제 겨우 20세 정도 먹었을까? 말투도 외모도 어려보이는 녀 석이었다. 하지만 실력만은 일류급. 파오니는 노르의 빈정거림 에 대답하지 않고는 검을 들어 올려 공격 자세를 취했다. "건드릴 수 없다니까 그러내. 그럼 뭐.. 이쪽에서 해주지. 자아 ~한번 더 간다." 목을 한번 돌려 가볍게 몸을 푼 노르는 다시 한번 주먹을 쥐어 보이더니 비명과도 같은 기합과 함께 파오니에게 달려왔다. "핫!" 재빠른 찌르기. 누가 봐도 깨끗하고 빠른 파오니의 찌르기였 다. 하지만 노르는 재빠르게 몸을 굴리면서 찌르기를 피하더니 놀라울 정도의 탄력성으로 튀어 오르면서 파오니의 가슴에 팔꿈 치로 한번치고는 이어서 파오니의 뒤쪽으로 돌아가더니 뛰어 오 르면서 무릎으로 파오니의 등을 쳐버렸다. "망할 자식!!" 순간 파오니가 등의 충격에도 무리하고 뒤로 팍 돌면서 그대로 검을 날렸다. 여지 건과는 다른 살기 등등한 검이었다. "헤~ 느리다니까." 하지만 어느새 노르는 파오니의 등을 찬 후에 그 반탄력으로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 "와아아!!" 거의 공격 한번 못한 채 일방적으로 맞고 있는 파오니를 보면 서 관중들이 함성을 질렀다. 모두들 이번엔 노르에게 건 모양이 었다. 그만큼 노르는 강했다. "이제 그만 해두는게 어때? 난 여지건 장난이었다고. 진짜로했으면 너따윈 이미 대위에 늘어졌을걸. 포기해포기~" 노르가 손을 저으면서 킥킥거렸다. 순간 파오니가 노르와 거리 차가 꽤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 걸음 크게 앞으로 내딧더니 그대 로 검을 내리 그었다. 바람이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킥킥 웃던 노르의 얼굴이 풍압에 밀려 일그러졌다. "해보시지. 이제부터 나도 진짜로 해주지." 검에 의해서 일어나는 풍압을 처음 경험해본듯 황당한 얼굴을 하고 있는 노르는 보면서 파오니가 검을 두손으로 꽉 쥐었다. 오랫동안 잠자고 있었던 노르에게 몇번 맞으면서 서서히 그 잠 에서 깨어난 것이었다. "와라. 꼬마 녀석."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53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66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09/04 00:56읽음:1583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66)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적당히 상대방을기절시키려 할 때 파오니와 사람을 죽이려는 마음을 먹었을 때의 파오니는 그 존재 자체가 다른 사람처럼 보 였다. "이 놈이.. 날 놀래켰어." 방금전 파오니가보여줬던 검의 풍압에약간 놀란 듯 노르도 여지건의 웃는얼굴을 지우면서 파오니를노려보았다. 한동안 파오니의 열세에 잔뜩 축제 분위기였던 경기장은 둘의 분위기가 싸늘 해지자 모두들입을 다물고 조용히경기대위를 바라보았 다. "죽여주맛!!" 잔뜩 화가난노르가 버럭 외치면서 그 날렵한 몸을 공중에 띄 우며 파오니의 얼굴을 향해 정면으로 발길질을 해댔다. "장난은 그만하는게 좋을거닷!" 순간 파오니가 자신의 얼굴을 차려는 노르의 발목을 덥석 잡더 니 그대로 땅으로내 팽개쳤다. 하지만노르는 재빠르게 몸을 틀면서 가볍게 땅에 착지했다. "흥. 멍청이. 이런걸 가지고..." 공중에서 몇 번 돌았기에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 올리며 노르가 빈정거리듯말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몸을 일으키면서 앞 을 본 노르는 말을 채 끝내지도 못한 채 비명을 내 질렀다. "장난은 집어치우라고 했을 텐데!!" 어느새 파오니가 바싹 다가와 일어서던 노르의 머리를 노려 정 확하게 검을 날린거였다. 아까 와는 차원이 다른 살기 등등한 검이었다. "큭!" 노르는 일어서던 몸을 그대로 다시 뒤로 날리며 간신히 파오니 의 검을 피해 냈다. 약간이라도 늦었다면 그대로 목젖이 잘릴뻔 할 정도로 간발의 차였다. 하지만 너무 급하게 피하느라 힘조절 을 못한 노르는 뒤로물러나다가 다리가 엉켜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꼬마 놈. 사람을 화나게 했으면 책임을 지는 법니다." 넘어진 노르를파오니가 그냥 둘 리가 없었다. 단숨에 노르에 게 다가온 파오니가 싸늘하게 한마디 내 뱉고는 검을 들어 올렸 다. "젠장! 작작해!!" 하지만 노르도 만만한상대는 아니였다. 잠시 동안 놀랄 만치 변한 파오니에게 당황해서약간 당했지만, 이제 그것도 끝. 지 금 부터는 내 몸에 손도 못 대게 하겠어! 그렇게 생각하면서 노 르는 손으로 땅을 치면서 그대로 다리를 내 뻗어 파오니의 턱을 노렸다. "흥." 하지만 파오니는가볍게 고개를뒤로 젖혀 노르의 발을 피해 내더니 물구나무를 서고 있는 듯한 폼을 하고 있던 노르의 아래 쪽 팔을 다리로 걷어찼다. 단번에 팔이 꺾이면서 노르는 힘없이 무너졌다. "크.. 이 자식." 꽤 심하게 넘어진 노르는 머리를 쥐어 싸며 파오니를 노려보았 다. 순간노르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렸다. 어느새 파오니는 당 장이라도 검을 내려칠 듯이 검을 위로 올리고 있는 것이었다. "으.. 으아악!?" 처음 보는 싸늘한파오니의 눈빛에노르는 피할 생각도 하지 못한채 그 자리에서팔을 올리면서 비명을 내 질렀다. 순간 파 오니의 검이 동요 없이 그대로 내리 그어졌다. 관람석 사방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 제 10시합. 니팜의 승리입니다! - 사회자가 경기의 끝을 알리자 파오니는담담하게 검을 거두면 서 경기장에서 내려왔다. "아..아.." 경기장 위에 홀로 남은노르는 완전히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멍하니 아까 파오니가 검을 들고 서 있던 자리를 바라보면서 무 언가 말을 하려 했지만,결국 아무말도 못했다. 파오니는 검을 내려 치지 않은 거였다. "성격도 많이 변했군." 경기장의 아래에서 아직도 그 자리에서 덜덜 떨고 있는 노르를 본 파오니가 픽 웃어 보였다. 예전 같았다면, 여유고 뭐고 시합 시작과동시에 그대로 검으로 잘라 버렸을 것을...하지만 지금 은 그러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마음이 약해졌을 탓. "아까운 녀석이니.. 뭐." 분명 노르는 강한 녀석이었다. 하지만 실전에서 그런 장난기는 치명적. 상대방이 바로 앞에 있는 대 욕을 할 시간이 어디 있는 가? 그런 점으로 따져 봐서 녀석은 실력만 있을 뿐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실전에 경험이거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검을 내 려 치기 전에 파오니가 멈춘 것도 이 때문이었다.새파랗게 젊 은 녀석 죽여서 뭘 하겠느냐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만 일 노르가 아닌 정말로 강적을 만난다면그때도 죽이지 않을거 란건 다짐하지 못했다. '그건 그렇고.. 바크하고 레아니는 어떻게 된 거지?' 마지막 시합을 앞에 두고 파오니는그때서야 바크와 레아니의 생각이 든 듯 출구 쪽을 바라보았다. '잘... 하고 있겠지?' "아.. 끝났나 보군." 위쪽에서 들려 오는 함성소리를 들으며 헤론이 픽 웃어 보였 다. 파오니가 치루었던 3번째 시합이 끝남과함께 터져나온 함 성들이었다. "쳇. 웃지 마. 아직 화가 풀린 건 아니란 말야." 빙그레 웃으며 말하는 헤론을 보면서 엘빈이 중얼거렸다. 그런 엘빈에게 헤론이 이어 웃어 보였다. "그럼 부인께선 제가 어떻게 해야지 화가 풀리실 지요?" "뭐.. 뭐얏!? 부인?" 헤론의 장난기 있는 말에 엘빈이 발끈하면서 외쳤다. "응? 아니란 말야? 에에~~ 파오니 녀석보기보다 박력이 없군. 그 동안 뭘한거야? 기회가 많았을 텐데." "너어.." 순간 엘빈이 싸늘한 눈빛으로 헤론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헤론 은 엘빈의 시선에도불구하고 전혀 위축되지않으면서 미소를 지었다. 헤론의 미소에 엘빈은 한숨을 쉬었다. "헤론, 장난은 그만해." "장난으로... 보이니?" "물론. 넌 언제나 그랬잖아. 항상." "하지만.. 엘빈. 이번엔 장난이 아냐." ".....뭐?" 부드럽게 미소를 짓는 헤론을 보면서 엘빈은 의아한 표정을 지 어보였다. 그런엘빈에게 헤론이 가까이 다가오더니 엘빈의 연 보라빛 머리를 가볍게 쥐어 보이며 말을 이었다. "엘빈.. 그렇다면 아직 나에게도 기회가 있는 거지?" "헤..헤론!?" 헤론의 말에깜짝 놀라며 눈을 크게 뜬 엘빈에게 헤론이 다시 한번 말했다. "지금 대답해 주지 않아도 괜찮아. 하지만 약속은 해줘. 언젠가때가되면 대답해 주기로." "으...응." 보통 때와는 판이하게 다른 헤론의 모습에 엘빈은 저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면서고개를 끄덕였다. 헤론의 입가에 미소가 가득 머금어졌다. "엘빈 누낫!!!" 순간감옥의 문이 거의 박살이나듯 벌컥 열리면서 그곳으로 붉은 머리를 휘날리는 레아드가 뛰어 들어왔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이미 검을 뽑아 든 바크도 따라 들어왔다. "어..어이. 레아.." 문을 열고들어온 레아드를 보면서엘빈이 반가운 얼굴을 했 다. 하지만 그것도 아주 잠시. 엘빈을 보고 그리고 엘빈의 바로 옆에 있는 헤론을 본 레아드는 단번에 헤론이 전에 엘빈 누나를 포위하고공격했던(하려고 했던) 패거리의 우두머리라는 걸 알 아채고는 기합성과 함께 몸을날려 단번에 헤론의 턱에 주먹을 날렸다. "우악!?" 갑작스럽게레아드가 덤벼들자 헤론은간신히 고개를 옆으로 젖혀레아드의 주먹을 피해 냈다. 하지만역시 엘빈의 수제자 답게 레아드는 주먹이 빗나가는 순간에 무릎으로 헤론의 가슴을 그대로 한방 먹이면서 몸통으로 헤론과 부딪혔다. "레아드!!" 둘이 동시에 나뒹굴어지고 그 뒤를 이어 바크와 엘빈이 동시에 한 이름을 외쳤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68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67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09/09 20:52읽음:155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67)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이런..." 레아드에게 배를얻어맞고는 그대로 레아드의머리에 얼굴을 들이받은 헤론은붉어진 코를 움켜잡으면서 균형을잃은 다리 에 힘을 주어 간신히넘어지는 건 면했다. 하지만 자신과 부딪 힌 소녀는 힘을 주체 못하고 그대로땅에 와장창 굴러떨어졌 다. 엄청 심하게 구르는 게 온전치는 못할 듯.. "레아드!!" 동시에 앉아 있던엘빈과 문 쪽에서 소녀를 따라온 소년이 동 시에 하나의 이름을 부르면서 소녀에게 달려가는 게간신히 눈 을뜬 헤론에게 보였다. 소녀의 이름은... 레아드? '레아드라고??' 잠시 멍해져서 소녀를바라보던 헤론의 의아한 얼굴을 해보였 다. 레아드라면.. 분명 엘빈이 매일 자랑하던 그 꼬마? '하지만 분명 사내애라고 했잖아?' 엘빈과 함께 여행을 하던 중 엘빈과 파오니에게서 귀가 따갑도 록 들은 레아드란아이의 이야기를 잠시 떠올린 헤론은 고개를 갸웃 거렸다.아무리 생각해 봐도 엘빈이설명해 준 레아드는 지금 눈앞에 쓰러져있는 이 소녀는 아니었다.하여간 지금의 상황을 볼 때 쓰러진붉은 머리와 소년은 엘빈이 아는사람인 듯 했다. "아. 헤론. 괜찮아?" 잠시 레아드란 소녀를 살펴보던엘빈은 곧 안심이 된 듯 한숨 을 내 쉬다가 이내 헤론도 그 소녀에 못지 않을 만큼 충격(?)을 받았다는 걸 알아채고는 그렇게 물어 왔다. 헤론은 아직도 아픈 코를 살짝 튕기면서 픽 웃어 보였다. "뭐.. 나쁜 짓 해서 벌을 받은 거라고 치면 돼. 근데.. 이 둘은뭐야?" 자신과 부딪히고는 땅에 쓰러져 있는 레아드와 그 옆에서 약간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는 바크를 가리키면서 헤론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헤론의 물음에 엘빈이 어깨를 으쓱 들어보였다. "글쎄. 나도 사정은모르겠는걸.하여간 이쪽은 바크. 그리고널 멋지게 한방 먹인 건.... 레아니야." "응? 아깐 레아드라며?" "에엑?" 헤론의 말에 바크가 반쯤 비명에가까운 의문 성을 터뜨렸다. 분명레아드가 갑자기 저 형 또래의 청년에게 달려들었다가 기 절해버려서얼떨결에 이름을 부르긴 했지만, 생각해 보니 자신 만이 아니라 엘빈 누나도 '레아드' 라고 부른 것이었다. 바크는 경직된 고개를 돌려 엘빈을 쳐다보았다. "아하.. 이런. 들켰네." 바크가의아한 눈으로 자신을쳐다보자 엘빈은 킥킥거리면서 잠시 동안 웃다가 이내 웃음을 그치고는 엄한 눈으로 바크를 노 려보았다. 찔끔한 바크. "너희들 날 속이려 했는데. 그렇게 쉽게 속아넘어갈 누님이라고생각한 거니?" "아니.. 그게... 근데 어떻게 알았어요?" 정말로궁금했다. 자신이 보기에 특별히레아드가 들킬 만한 행동을 한 것도 아니었는데.. 그 의문에 대한 엘빈의 대답은 충 격적인 거였다. "너희들 처음 집에 왔을 때 내가 레아드랑 잔거 기억해?" "아.. 물론 기억하죠." 그날 아침 배에 한방 맞은 게 얼마나 아팠는데 잊겠어요? 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면서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바크를 보 면서 엘빈은 다시 한번 쿡쿡 거리며 웃었다. "전날 밤에 옷을 벗겨 봤거든." "에.....예?" "생각해 봐. 넌 여자싫어하지? 그런데 그런 놈이 여자를 데리고 여행을 한다는 게 궁금했거든. 그래서 벗겨 봤더니... 예상대로 여자가 아니라 남자였다는 거야~" "무.. 무슨!? 재 남자야?" 옆에서 엘빈과 바크의 대화를 듣던 헤론이 믿기지 않는다는 눈 으로레아드를 바라보며 물었다.무..슨 그런 막말을? 어떻게 저런 얼굴에 남자가 될 수 있는 거지? "버.. 벗겼....다구요?" 엘빈의 말에 완전히 언 바크가 떠듬떠듬 말을 했다. "응. 근데 웃긴게 난 남자라는 걸 알고있는데일부러 여자처럼 보이려고노력을 했다는 거야. 거기다 이상하게도 처음 보는 날 굉장히피하려고 했거든. 그래서약간 생각을 해봤지. 결국 결론은레아드가 아닐까? 였어. 그래서 파오니하고 너가공원에 갔을 때 약간 시험을 해봤지." "무...슨 시험이요?" 묻는 바크를 보면서 엘빈이 자랑스럽게 말했다. "너어~ '랑슈'라고 알고있어?" "랑슈요? 그거 입 치료할 때 사용하는 마취약이잖아요." 황금색의액체를 생각해 낸 바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랑 슈. 치료하기 곤란한 부분중 하나인 입안을 치료할 때 사용하는 액체로서 약간 마시면 입안의 감각이 완전히 죽어서 2~3일 동안 은 돌을씹던 고기를 씹던아무 맛이 나지 않을 정도의 강력 마 취제. 하지만 다른 용도로는 술이나 음식에 한두 방울씩 넣어서 마시기도 했다. 그 이유는... "서.. 설마?" 거기까지 생각한바크가 그럴 리가.. 라는 듯한표정을 지어 보이며 엘빈을 쳐다보았다. 바크의 그런 얼굴을 본 엘빈은 가볍 게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바크는 알고 있구나. 랑슈는 그 지독하게 단 맛때문에 입안의 감각이 완전히 죽어 버리지. 하지만 어떤 괴물 중엔 랑슈를 마시고도 '달다' 라고 하는 녀석들도 있다구. 난 이 나이까지 많은 사람들을 만났었지만,랑슈를 한 컵이나 마시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단데요' 라고 하는 녀석은 단 한 놈밖에보질못했어. 누군진 너도 알지?" "레...아드.." 엘빈의 말에 바크는 한숨을 푹 쉬면서 고개를돌려 쓰러져 있 는레아드를 쳐다보았다.예전에 성안에서 어렵게랑슈를 구한 적이있었다.그때는 랑슈가 마취약인지도 모른 채 단지 시녀들 의 말대로 '굉장히 단것'이라고만 알고있어서 단 거를 좋아하는 엘빈누나와 레아드에게가져다 준 것이었다. 그리고그곳에서 그 황금빛 액체를 마신 셋중 둘은 몇일동안밥도 못 먹는 지경 까지가버렸다. 하지만유일하게 레아드만이 아무렇지도 않게 가져온 랑슈를 맛있게 다 마셔 버렸지만.... "그게 시험이지. 그럼 바크야. 이 녀석 레아드지?" 엎어져 있는레아드를 가리키며 엘빈이 물어 왔다. 엘빈의 질 문에 바크는 잠시 동안 머뭇거리다가 이내 숨겨 봐야 이득도 없 고 숨길 이유도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호오... 그런데 왜 이런 모습이 된 거지?" 쓰러진레아드를반쯤 일으킨 후 턱을 가볍게 잡아 이리저리 돌려본 엘빈이 신기한 듯 물었다. 역시나 레아드의 성격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답게레아드의 외모가 완전히 바껴버린걸 보 고도 그리 놀라지 않은 듯한 행동이었다. 바크는 엘빈의 질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않은 채 고개를 저었다. 모른다는 뜻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레아드가 저런모습이 된 이유는 자신도 모르니 까.. "아.. 두분. 이제 그만 나가 봐야 할 시간이야." 위쪽에서함성이 들려 오자 헤론은 둘의 대화를 끊었다. 20번 째 함성. 예정대로 라면 이제 21번째 시합. 즉 이번시합은 결 승전이었다. "참. 파오니는 어디 있는 거지?" 헤론의 말을 들은 엘빈은 주위를 한번 훑어보고는 파오니의 모 습이 보이지 않자 궁금한 듯이 물었다. 바크는 최대한 간략하고 빠르게 그 동안의 사정을 이야기 해주었다. "뭐..뭐야!!? 그 바보 경기에 나간 거였어??" 아직도요란스러운 위쪽을쳐다보면서 엘빈이 얼굴을 찡그렸 다. 그러면 그렇지. 어쩐지 너무 요란스럽다했더니 오늘이 바 로 그 특별 경기를 하는날이었었어. 알파의생각을 간단하게 꿰뚫어 본 엘빈은 얼굴을 찌푸렸다. 만일 지금 결승전에 파오니 가 나갔다면 아마 지금쯤 파오니의 인기는 절정일 것이다. 당연 히 사람들은 돈을 몽땅파오니에게 걸 것이고.. 그렇다면 파오 니가 이긴다면도박장은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 당연히 알파는 파오니가 지도록 뭔가를 꾸미겠지. "걱정마. 독을 먹이거나 암기를 날리진 않을 테니까." 옆에서 근심스런 표정을 짓는 엘빈을 본 헤론이 가볍게 어깨를 토닥거려 주면서 말해 주었다. 그리고는 약간 미간을 좁히며 말 을이었다. "아버진 그런비겁한 짓을 하지 않고도 파오니를 이길 만한 녀석을 데리고 있어. 아마 파오니가결승전에서 싸울 상대는 그놈 일거야." "그놈? 설마....?" "맞아. 널 잡아온 녀석.이름은 카이로지. 전직 포르 나이트인녀석이야." "포르 나이트라고!?" 엘빈과 바크가 동시에 외쳤다.바크가 외친 이유는 당연히 놀 람 이었지만,엘빈의 외침은 거의 경악에 가까웠다. 포르 나이 트... 외국까지 그 세력이 뻗쳐 있는 거대한 조직으로 개개인이 모두 일류급 검사 이상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들을 말하는 거 였다. 여행 도중 몇 번 포르 나이트들의실력을 본 엘빈이었기 에 포르 나이트의무서움을 잘 알고있었다. 자신과 파오니. 그 리고 헤론이 목숨을 걸고 쳐부신 조직과는 비교도 못할 거대 조 직들을 단 한 명의 포르 나이트가 쳐들어가 박살을 내놓은 이야 기들은 자주 들은 데다가 한번은 본적도 있었으니... 생전 처음 보는 엄청난 검술. 자신이 알고있는 검과는 차원의 다른 것이 었다. "파... 파오니는 알고있는거야? 자신이 포르 나이트랑 싸운다는걸?" 덜덜 떨리는 한쪽 팔을 쥐면서 가까스로 엘빈이 헤론에게 물었 다. 하지만 헤론은 조용히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그런. 바보야!! 어째서그런 괴물과 싸울지 알면서 파오니를 그대로 놔둔 거였어?!" "......" 엘빈의 외침에 헤론은 조용히있을 뿐이었다. 옆에서 그런 둘 을 지켜보는 바크는 가벼운 충격에 휩싸여 있었다. 자신이 알기 로 엘빈 누나와파오니형의 검술은 일류급.아니 그 이상이었 다. 하지만 포르 나이트에 비하면 별것 아니란 건가? 자신이 바 로 그 포르 나이트인데도... 여지건은 몰랐던 포르 나이트의 힘 에 놀란 바크였다. 엘빈 누나가 저렇게 놀랄 정도의... 힘. "어째서 말리지 않은 거야!!" 헤론을 향한 엘빈의 외침이 감옥 안에 쩌렁하게 퍼져 나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7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68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09/12 23:29읽음:155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68)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왜 알려주지 않았느냔 말이야!!" 너무나 화가 난 나머지 몸을부들부들 떨면서 버럭 외치는 엘 빈의 모습에 바크는 마른침을 삼켰다. 저렇게 까지 화가난 엘빈 누나의 모습은 처음 보는것이었다. 자신의반대편에 서 있는 사나이는 이렇게 까지화가나 외치는 누나의 질타를 묵묵히 듯 기만 했다. 둘의 말투로 보아 상당히 잘 아는 사이인 듯... "엘빈..." 잠시 동안 엘빈의외침을 듣던 헤론이나직이 한숨을 쉬면서 엘빈을 불렀다. "걱정마. 아무리 녀석이 포르 나이트라고는너가 알고 있는 그런 녀석과 같은 실력을가진 건 아냐. 약간 고전이야하겠지만, 파오니가 그렇게 쉽게 질리도 없고." "쉽게 질리가 없다고? 어찌됐든 결과는 진다는 소리 아냐?" "맞아." 명확하게 고개를 끄덕이는헤론의 모습에 엘빈과 바크의 얼굴 이 한순간 일그러졌다. 이... 이 녀석 도대체뭘 하자는 거야? 이 경기에서 진다는건 곧 죽음을 의미하는 것인데.파오니가 아무리 애를 써 봤지, 어차피 진다고? 그렇담 파오니는 어쩔 수 없이 죽는다는 소리 아닌가? "헤론.. 뭘 말하고 싶은 거지?" 이리저리 말을 돌리는 헤론에게 엘빈이 단호하게 물었다. 구차 한건 알고 싶지도 않았다. 어차피 지금은 경기를 중단시킬 수도 없고... 엘빈의물음에 헤론은 가볍게 숨을 들이마쉰후에 자신 이 생각해 오던 것. 즉'오늘을 기다렸다.' 라는말의 의미를 엘빈과 예정엔 없었던 바크에게 설명을 해주었다.헤론의 이야 기가 진행됨에 따라 엘빈의 얼굴은 놀람에서 경악. 그리고 이어 서보통의 얼굴로 돌아왔다. "그래서..." 말을 끝낸 헤론은 엘빈과 바크를 한번 돌아보고는 말을 이었다. "둘이 도와줬으면 하는 거야. 아까도 말했듯이 너와 파오니에게욕을 먹어 가면서 까지 오늘을 기다려 왔어. 둘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아버진 앞으로 계속 저러실 거야. 부탁해."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헤론을 보면서 엘빈은 잠시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후. 엘빈이 입을 열었다. "알았어. 도와줄 테니까 그만 고개 들어. 꼬마들이 있는데서 나이 꽤나 먹은 녀석이 그렇게고개 숙이고 있는 건 꼴볼견이라고." "엘빈.." 헤론은 고개를 들어그렇게 말해 주는 엘빈을 바라보았다. 어 느새 엘빈의 얼굴엔 화난 기색은 사라졌고 희미하긴 했지만, 미 소가 머금어져 있었다. "자. 그럼 가자구!" 옆에서 그런 둘을지켜보던 바크의 어깨를 한번 툭 친 엘빈이 가볍게 웃으며 외쳤다. - 결승전!! 결승전입니다!! - 대 위를 한바퀴돌면서 여지건과는 비교도못할 정도의 우렁 찬 목소리로 외친 사회자는말을 마치고는 대의 중앙으로 다가 가 다시 한번 팔을 위로 뻗쳤다. - 오늘의 결승전!제가 말하지 않아도 모두들 아실유명한 두 사나이의 대결입니다! 먼저 현 우승자인 카이로! - 동시에 엄청난 함성이 경기장을 떠나 갈듯이 흔들었다. 사회자 는 함성이 거의 끝날 때쯤 팔을 반대도 돌려 말을 이었다. - 그리고 결승전까지올라오면서까지 진짜 실력을 보여주지 않 은 니팜! 두 최강자의 대결입니다! - 어느새 파란 문과 붉은 문의 앞에 나타나 있던 두 사나이를 가 르키며사회자가 크게 외쳤다.그 외침과 함께 경기장은 다시 한번 엄청난 함성과 열기로 가득 찼다. 여지건이런 특별 경기 를 한건 몇번있었지만, 이번만큼이나관중들이 열광하는 건 처 음이었다. 알파의 예상대로 파오니의 등장으로 인해 결과를 전 혀 예측하지 못해서일까? "최강의 두 사나이라고? 흥. 웃기지 마라." 대 위로올라오면서사회자가 한 말을 들은 카이로는 냉소를 했다. 그런 카이로의 반대편에서 대를올라오는 파오니는 여지 건과 마찬가지로 침묵이었다. - 자아~~ 그럼!! - 두 사나이가 대 위로올라오자 사회자는 한두 걸음 뒤로 물러 서더니 한 손을 위로 번쩍 치켜들었다. 그리고는그대로 그 손 을 아래로 내리 그었다. - 결승전. 시작합니다!! - "와아아!!!" 끝없는 함성. 그리고파오니와 카이로는 서로를 마주본 채 아 무 말없이 검을 뽑아 들었다. 전 포르 나이트인 카이로 였지만, 파오니가 여지건 보여준 실력만 으도 충분히 자신에게 위협적이 란걸 느끼고 있기때문이었다. 파오니역시 카이로와 다를 바 없었다. 카이로가 레아니와 싸울 때 보여준 몸놀림과 중간 길이 의 검을 다루는 솜씨. 그 모두가 일류급이었다. "제법이군. 알파의 예상이 딱 들어맞았어." 파오니의 검과는 비교도못할 정도로 짧은 검을 한 손으로 쥔 카이로는 서서히 공격자세를 취하는 파오니를 보면서 히죽 웃 었다. 알파와 계약을 맺은지 2년. 이제 이번 계약을 마지막으로 자신은 알파로부터 여지 건의 수고 비로 엄청난 거액을 받을 것 이다. 생각만으로도 즐거운 카이로였다. "그럼.. 덤벼 보시지. 마지막이니 특별히 화려하게 치뤄주지." 카이로가 다시 한번 입가에 웃음기를띄우며 말했다. 순간 파 오니가 단발의 기합을 내지르며 검을 빠르게앞으로 내 찔렀 다. 둘의 거리는 꽤 멀었지만, 단번에 그 거리를 도약해서 검을 날린 파오니였다. "흐음." 보통 사람이라면 그 도약력과돌진에 놀라 제대로 검도 못 들 었겠지만 카이로는 여유롭게 콧소리를 내면서 검을 들어 파오니 의 검을 적당한 힘으로 눌러 방향을 다른 곳으로바꿔 버렸다. 바로 레아드에게 쓰던 방법이었다. "핫!!" 하지만레아드와는 실력과 경험에서그 차원이 다른 파오니. 자신의 검이 상대편의 검에 밀려 방향을 잃자 재빠르게 검을 거 두면서 아래서 위로 검을 쳐 올렸다. 카이로로서도 상상치 못한 일격. "이런.." 카이로는 바로 앞에서 파오니가 검을 거두면서 그대로 올려 긋 자 감히 검을 내 밀진 못하고몸을 옆으로 돌리면서 뒤로 슬쩍 물러났다. 하지만 카이로는파오니의 진짜 실력이 바로 연속기 란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 파오니는 자신의 검이 카이로의 어깨 를 아슬아슬하게 비껴 나가자 쳐 올리던 검의 방향을 급속히 바 꿔 물러난 카이로의 목을 노렸다. 파오니의 검이 허공에서 반원 을 그리고 그대로 카이로의 목을 향해 날라갔다. "하앗!" 하지만 카이로 역시 한때 포르 나이트 였던 사나이. 그리 만만 치는 않았다. 날라오는 파오니의 검을 자신의 검으로 막아낸 카 이로는 파오니가 재차 검을 돌리며 내 찌르자 재빠르게 몸을 숙 이면서 검을 피해 내고는 파오니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검이 짧 기에 가능한 기술. "크윽!" 파오니는 카이로가 자신의 찌르기를 가볍게 피하며 그 짧은 검 을 자신의 머리를 향해 휘두르자 황급히 고개를 뒤로 젖혀 카이 로의 검을 피해 내려 했다. - 팍!! - 하지만카이로의 검이 약간 더 빨랐던지검은 파오니의 목을 살짝 스치면서 지나갔고 동시에 파오니의 목주변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하아앗!!!" 순간 파오니가 검을 뒤로 젖히고는 엄청난 위력으로 자신의 바 로 앞에 있는 카이로를 향해 휘둘렀다. 치명상은 아니더라도 꽤 심한 상처를 입은 파오니가 전혀 개의치 않고 그대로 검을 내리 치는 바람에 카이로는 전혀대비를 못하다가 깜짝 놀라며 검을 들어 파오니의 검을 막아냈다. - 팡!! - 검과 검이 부딪히면서 요란한 쇠소리와 함께 카이로의 몸이 휘 청 거렸다. 무시무시한 힘. 만일카이로의 검이 2개의 검을 합 쳐놓은게 아니 였다면 단번에 검이 박살이 났을 만큼이나 강렬 한 일격이었다. "사라져!!" 순간 파오니가휘청거리는 카이로의 가슴을 그대로 몸을 한바 퀴 돌리면서 그 원심력을 합해 그대로 발을 들어내쳤다. 방금 전 검으로 보여준 일격과 비슷한 위력의 발차기. "컥!" 파오니의 일격에주춤거리던 카이로는 피할 새도 없이 그대로 파오니의 발길질을 맞았다. 거대한몸집의 자로드도 단번에 대 밖 까지 날려 버린 파오니의 차기였다. 당연히 자로드보다 가벼 운 카이로는 그대로 몸이 붕 뜨면서 대 밖 까지 밀려 나갔다. "제기랄!!" 대 밖으로 튕기는순간 카이로가 버럭 외치면서 검을 들어 그 대로 경기장 바닥에 내리 꽂았다. - 카카각! - 카이로가 내리친 검은 단번에 경기장 대를 뚫고는 안에 박혔고 그 덕에 카이로의 몸은 경기대의 끝부분에서 간신히 멈출수 있었다. '이런.. 망할..' 마음속으로 대의 끝부분에서 멈춘카이로에게 욕을 한 파오니 는 손을 들어목을 만져 보았다. 쓰라린통증과 함께 손 가득 피가 묻어 났다. 실수. 차라리 아까 발로차지 말고 검으로 내 려 칠 것을... 살인은 최대한하지 않겠다는 엘빈과의 약속 때 문에 상처를 입으면서 까지녀석을 장외로 날려 버리려 했지만 실패였다. "후우.. 제법인데. 너." 대에서 서서히 일어난카이로가 여지건 부리던 여유를 지우며 파오니를 노려보았다. 발로 찬 것은 그리 충격을못 준듯 말짱 한 모습이었다. 그에 반해파오니의 모습은 누가 봐도눈쌀을 찌푸릴 만한 거였다. 목에서 흘러내리는 피로 이미 윗옷은 붉게 변해 있었다. "이제부터 정말로 상대해 주지." 어느새 카이로의 양쪽 손에는 두 자루에 검이 들려 있었다. 여 지건 실력을감춰 왔던 파오니와 마찬가지로 카이로 역시 자신 의 실력을 쓰지않고 있었다. 하지만파오니의 일격으로 화가 머리끝까지난 카이로는 드디어 자신의 진짜 실력을발휘하기 로 마음먹은 거였다. '이런... 어쩌면 질지도 모르겠는걸..' 카이로의 양쪽 손에 들려 있는 검을 보면서 파오니는 식은땀을 흘렸다. 상당한출혈로 벌써부터 몸이 차가워 지는 게느껴졌 다. 이대로 라면머지 않아 몸도 굳어질 것이다.그렇게 되기 전에 카이로를 이겨야 하지만... 이미카이로는 여유를 지우고 는 자신의 실력을 최대한 발휘하기로 마음먹은 후. 점점 느려지 는 몸으로 아까보다강해진 카이로와 싸워야만 하는파오니였 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81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69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09/17 00:08읽음:152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69)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으음..." 뭔가 탁탁 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자신의 몸이 흔들리고 있다는 걸 느낀 레아드는 부시시 눈을 떳다. '윽..' 눈을 뜬 순간 머리가깨질듯이 아파왔다. 레아드는 얼른 다시 눈을 감고는 통증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면서 잠시동안 전의 일을 기억해 내려 애를 썼다. 간신히 감옥안에 들어가면서 엘빈 누나 옆에 있던 그 사나이에게 덤벼들어 서로부씌혔다는 것까지 기 억해낼수가 있었다. "어이. 깨어난거야?" 몸이 흔들리는게 멈추면서 어디선가 바크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레아드는 조금씩 눈을 떳다.이어서 다시 밀려오는통증.. 그 사나이의 가슴에 정면으로 머리를 부씌힌 탓이리라.. "으... 제기. 아파." 간신히 실눈을 뜬채 중얼거린 레아드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바 크의 웃음소릴 들을수 있었다. 갑자기 바크가 웃자 영문도 모른 채 발끈한 레아드가 눈을 크게 떳다.순간 짜릿한 통증이 머릴 관통하고 지나갔다. 하지만 레아드는 개의치 않고 눈을 뜬채 바 크를 쳐다보았다. "응....?" 그때서야 자신이 바크의 등에 엎혀 있다는걸 깨달은 레아드... 레아드는 잠시동안 화가 난것도 잊은채 자신을 업고있는 바크의 뒤를 쳐다보았다. 뭔가..기묘한 느낌이 뭉클뭉클생겨나는게 느 껴졌다. "몸은 괜찮은거야?" "으..응." 잠시 멈추었던 발을 다시 옮기면서 바크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물었다. 레아드는 바크의 물음에 정신을 차리고는 한번 고개 를 끄덕인후에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몸...? 지금 머리만 아픈데." "그래? 몸은 괜찮아? 내가 보기에 머리보다는 몸쪽에 상처가 많이 난것 처럼 보였는데." 레아드가헤론이라고 하는 엘빈 누나의 옛친구에게 들이 받고 는 그대로 감옥 바닥에내동댕이 쳐진걸 잠시동안 회상한 바크 는 몸은 괜찮다는 레아드의 말에 묘한 표정을지었다. 몸이 가 벼워 서일까? 그렇게 심하고 구르고도 괜찮다니. "그건 그렇고.. 엘빈 누나는 어딨어?" 바크의 등에 업힌채 주위를 둘러본 레아드가 물었다. 보통때라 면 벌써 내려달라고 했겠지만, 지금은 머리가 아파서 뛸수도 없 는 상태라 묵묵히 바크의 등에 업혀있는거였다. "아. 엘빈 누나 말이지? 그게 말이야.." 바크는 계속 뛰면서 감옥에서 엘빈 누나와 그 헤론이란 사람과 의 대화를 레아드에게 들려주었다. 특히 헤론이 엘빈 누나의 옛 친구였다는 부분에서 레아드는 얼굴을 붉혔다. 누굴 닮아서인지 몰라도 너무 성질이 급해서 앞뒤 안 가리고 달려 들어 부딪힌것 이... 엘빈 누나의 친구였다니.당치도 않은 짓을해버린거였 다. "그래서 지금 엘빈 누나는 파오니 형한테 갔어. 우린 그 헤론이란 사람이 말해준곳으로 가고 있는 중이고." "말해준곳?" "그래. 그 헤론이란 사람이말해준곳 말이야. 음.. 거의 다 온것 같은데..." 지하 감옥보다도 더 지하에 있는 그곳.헤론이 말해준건 다름 이 아닌 보통 사람은 눈치 챌수 없는 비밀문의뒷편에 있는 조 금한 방이었다. "자~ 여기다." 어둡고 음침한 복도를 한참동안 달리던 바크는 이 복도에 들어 와서 부터 정확히 19번째 횃불이 달려있는 벽을 보자 그렇게 말 하면서 서서히속도를 줄였다. 그리고 곧 둘은 19번째횃불이 달려있는 벽 앞에 도달했다. "여기...?" 일렁거리는횃불로 인해 음울하게 비추어지는 벽을 보면서 레 아드가 중얼거리듯 물었다.바크는 질문에 고개를끄덕이면서 레아드를 받치고 있던 손의 힘을 풀었다. 둘은 무언의 약속이라 도 한듯 레아드도 바크의 등에서 떨어져 나와 땅에 발을 디딪었 다. 그리고 둘은 한참동안 일렁이는 불로 인해 마치 흔들리는듯 한 벽면을 바라보았다. "여기에.. 횃불." 잠시동안 넋을 잃고 벽을 쳐다보던 바크는 이내 정신을 차리면 서 한발자국 앞으로 나가 19번째 횃불을 자세히 쳐다보았다. 그 리고는 잠시후. 바크가 횃불의 고정받이를 살짝 당겼다. - 스르릉.. - 바크가 차가운 금속으로된 고정받이를 당기자 잠시후 벽면이 약 간 움찔거리며 무언가 톱니바퀴가 차르륵 돌아가는 소리가 둘에 게 들려왔다. 바크와 레아드는 벽면에서 부터 한 발자국씩 뒤로 물러나 마른침을 삼키며 천천히 꿈틀거리는 벽을 보았다. "와~ 대단..한걸." 이런 장치는 처음보는 레아드가 감탄사를 터뜨리며 말했다. 바 크 역시 듣기만 하던 '비밀문' 이란걸 처음보는 지라레아드와 마찬가지로 입을 벌린채점점 안쪽으로 들어가는벽을 바라보 았다. - 쿵. - 곧 사람 하나가 겨우 들어갈만한 구멍이 생겨나며 그곳을 막고 있던 벽이 안쪽으로 우르르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둘은 잠시동안 할말을 잃고 벽의 중앙에 생긴 그 어두운 구멍을 쳐다 보았다. 벽의 안쪽은 완벽한 어둠..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아. 기다려." 멍청히 벽 밖에서 안쪽을 바라보던 바크가 곧 무언가가 생각이 난듯 옆 벽면 쪽으로 가더니 그쪽에 달려있던 횃불 두개를 떼어 내 그중 하나를 레아드에게 건네주었다. "자자. 들어가자구." 횃불 하나를 레아드에게 건네준바크가 먼저 앞장서 구멍속으 로 들어갔다. 남은 레아드는 잠시 그 어두운 구멍을 바라보다가 이내 마음을 굳게 먹고는 바크를 따라 발을 옮겼다. '후우... 제법인걸..' 이리저리 재빠르게 몸을 움직이는카이로의 몸 놀림을 보면서 파오니는 상황에 맞지 않게 카이로를 칭찬했다. 자신의 몸은 점 점 느려 지고 있었고, 시간만 끌면 자신이 이긴다는걸 알고있는 카이로는 일부러 자신의검을 슬쩍슬쩍피하면서 공격은 하지 않고 있는상황. 하지만 아직 정신은 멀쩡한 파오니였다. 어디 까지나 '아직'이지만.. 언제 정신마저 흐릿해 질지 모른다. "정통파이긴 하지만 네 검은느리다구. 그런걸 맞는 놈도 있을까? 형편없이 느린 녀석." 손에 들고있는 두개의 검을가볍게 흔들면서 카이로가 비꼬듯 이말했다. 하지만 파오니는 카이로의 말에 전혀흥분하지 않고 묵묵히 검을 들어 올렸다.보통때라면 흥분 했을거다.자신의 검이 느리다 뭐다 하는건 치욕이니. 하지만 지금은 흥분할 기력 도 아까운 상황. 그런거 할 체력(피)이있다면 검한번 더 휘두 르는게 훨씬 이득적이다. "그래그래. 여지건꽤 힘을 빼 놓았으니, 이제부터나도 공격을 해주지." 파오니의 기색이상당히 지쳐보이는 대다가 목에서 흐르는 피 도 이젠 거의 멈추자 그제서야 공격을시작하려는 카이로였다. 비겁하게 보이긴 했지만, 파오니의 연속 공격과 웬만한공격따 위는 몸으로 막으며(?) 반격하는 파오니의 공격방법에 당할뻔한 카이로 로서는 당연한행동이었다.무엇보다도 카이로의 성격 자체가 원래 그런 형이었다. 비겁한거 따위는 돈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런 생각으로 사는 카이로니 당연히 비겁함 따위 의 부끄러움같은건 느끼지 않았다. "자자! 이제부터 멋지게 죽여주마!" 꽤나 신난듯이 외치는 카이로를 향해 파오니는 조용히 검을 수 평으로 들어 언제라도 찌를수 있는 자세를 취했다. 순간 카이로 가 자신의 검을 한번 팽그르 돌리더니 빠른 속도로파오니에게 달려왔다. "후우..." 빠르게 달려오는카이로를 보며 파오니는 나직히 숨을 내쉬었 다. 그리고는 자신의 검을 천천히 들어올려 카이로가 검을 날 리는 순간 동시에 엄청난 위력으로 내리쳤다. "으아아아!!" 파오니의 포요와도 같은 외침. 그리고두개의 검이 동시에 공 중 에서 불꽃을 튀며 부씌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8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70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09/18 00:48읽음:155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70)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 카캉!! - 맹렬하게 돌진해오던 카이로의 검을 막아낸 파오니는 재빠르게 검을 아래로 내려 카이로의왼손에 들려있던 검을 또다시 막아 냈다. 하지만 그러는 순간에도 카이로의 오른쪽 손에 들려 있던 검은 반원을 그리며 파오니를 노리고 있었다. 검을 양손에 하나 씩 쥐고 싸우는 카이로는 파오니의연속 공격과비슷할정도로 정신없이 두개의 검을 번갈아 날렸다. "큭.." 그렇지 않아도 점점 몸이 느려지는 판에 카이로가 두개의 검을 번갈아 가면서 미친듯이 공격을 하자 파오니는이를 악 물면서 검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카이로의검을 막아냈다. 하지만 역시 몸이 안 따라 주는듯하나둘씩 파오니의 몸에상처가 나기 시 작했다. "하! 왜 그러시나? 한번 덤벼 보라고!" 두팔을 벌리고는 팽이처럼 회전을 하며 파오니의 목부터 발 끝 까지를 번갈아 노리는 카이로는 여유로운듯 말까지 하면서 파오 니를 비꼬았다. "크앗!" 순간 파오니가 자세를 낮추면서 카이로의검을 피해내고는 팽 이처럼 회전을 하던카이로의 발을 걷어찼다. 유일하게 카이로 가 방어할수 없는 곳이었다. "웃." 빠르게 회전을 하던 카이로는중심점에 해당하는 다리를 공격 당하자 한번 몸을휘청거리더니 넘어 지지 않으려고 땅을 차면 서 뒤로물러섰다. 하지만 여지건 방어만하던 파오니가 그걸 그냥 놔둘리가 없었다. "가랏!!" 뒤로 물러서는 카이로를 따라 크게 한발 디딛은 파오니는 검을 뒤쪽에서 앞으로 끌어당기면서 위로 치켜 들더니 단번에 카이 로를 두동강 내려는듯이 내리 쳤다. 무시무시한 위력이었다. 검 의 풍압에 카이로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 창!! - 강렬한 일격. 하지만 파오니의 검은거짓말 처럼 카이로의 머 리 바로 앞에서 멈추었다. "우습게 보지 마라. 애송이 녀석." 어느새 검을 십자로 교차 시켜 파오니의 검을 막아낸 카이로가 자신하던 검이 막혀버리자 놀라 당황해하는 파오니를 보며 얼 굴을 찡그렸다. 솔직히 말은 그렇게 했지만 깜짝 놀란 카이로였 다. 이젠 검 한번 휘두들 힘이 없을줄 알고 편히 공격하고 있었 는데 완전히 당할뻔 했다. '방심할수 없겠어.' 카이로는 발로 파오니의 배를 차서 파오니와의거리를 떨여뜨 리고는 이마에 맺힌땀을 손등으로 닦았다.자칫 잘못했으면, 그대로잘려버렸을 만큼이나 정확한 공격이었다.등이 서늘할 정도... 힘을 빼났으나 절대 방심할수 없겠다는 생각을 한 카이 로는 다시 검을 들어 파오니를 노렸다. '젠장.. 막아내다니.' 정말로 자신이 있었던 공격이었는데 카이로가 막아내자 파오니 는 상당히 당황해하고 있었다. 단순히 잡기술만이 아니였다. 검 을 놀리는 솜씨나 몸놀림. 절대 떠돌이 시정잡배의 검술이 아니 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파오니는 침을 삼키며 카이로를 노 려보았다. 어쩌면 자신보다 강할지도 모른다.. "애송이. 이번엔 정말로 죽여주마." 여유따윈 접어두고 파오니를 죽이기로 다짐한 카이로가 두개의 검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경기장은 파오니의 참혹한 모습과 둘 의 엄청난 실력으로 완전히 침묵이었다. "간닷!!" 카이로의 몸이 마치 하늘을 날듯엄청난 빠르기로 파오니에게 돌진해 갔다. "이.. 이건 뭐야?" 벽이허물어진 그 조금한 공간으로들어간 바크와레아드는 방안의 기묘한 모습에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둘이 들어온 방은 상당히 작은 방으로바크와 레아드 외에 만일어떤 사람 한명이 더 들어온다면 꽉차버릴 정도였다. 거기다 4면의 벽에는 줄이 하나씩 길게 나와 있었다. "이건 뭐야?" 벽에 붙어있는 줄중 하나를 집어든 레아드가 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나는 줄이었다. 줄을 한두번 뒤 집이 이리저리 살펴보던 레아드는 곧 줄의 냄새를 맡아보았다. "이건... 화약 냄새잖아? 혹시 이거 도화선 아냐?" "맞아. 도화선이야." 이리저리 방안을 살펴보던 바크는 레아드가 줄을든채 물어오자 고개를 끄덕였다. 헤론이 바크에게 말해준건 간단했다.지하의 비밀방으로 가서 그곳에 있는 4개의 줄.즉 4개의 도화선에 불 을 붙이라는 거였다. 그 도화선은각각 저택안에 헤론이 그 동 안 몰래 숨겨오던 4군데의 화약창고에 연결되어있어, 지하의 도 화선에 불을 붙이면 4군데의 화약창고가 동시에 터지게 되고 그 러면 당연히 저택에 불이 날건 뻔한것.그 이후의 일들은 대충 짐작이 가는 바크였다. 오늘은 특 이벤트로 부자들이 잔뜩 몰려 온 상태. 만일 저택에 큰 불이 나면 당장 도시의 경비대들이 몰 려 올것이고 부자들은단체로 잡힐것이다. 그렇게 되면 알파를 어느정도 감싸주던 성주도 이번엔 일이 너무 커지것이니 어쩔수 없이 알파를 벌할것이다. '하지만..' 하지만 이해 할수없는건헤론이라는 엘빈 누나의 친구가 바로 알파의아들이란 점이었다. 아무리 아버지가 싫다고 해도 그렇 지, 어떻게 집을 불태우고 아버지를 잡혀가게 할수가 있는거지? 엘빈과 바크. 그리고 헤론.. 이 셋의관계를 잘 모르는 바크는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다. "근데 이런데 왜 도화선이 있는거지?" 바크가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자 잠시동안말을 못하던 레아드 는 한참을 기다려도 바크가 정신을 안 차리자 바크의 어깨를 잡 아 한번 흔들고는 그렇게 물었다. "아.. 응. 그게 말야.. 화약 창고로 이어진 거야." "화약 창고? 이 도화선들이??" "으..응." "그럼 여기다 불을 붙임 저택이 전부 박살이 나겠네??" 놀라워 하며외치는 레아드를 보면서 바크는쓴 웃음을 지었 다. 하여간화려한거라면 사죽을 못쓰지. 폭죽 놀이한번에도 감동을 하는 녀석이니... "미안하지만 박살은 커녕 무너지지도 않을거다. 단지 불을 내려고 만든거야. 자자.넌 그쪽에 있는도화선에 불을 붙여. 난이쪽에 있는거 맡을테니까." "으응~ 맡겨줘." 자신있게 말하려 레아드는 자신이 들고있던 횃불로 단번에 3개 의 도화선에불을 붙였다. 그리고는자신 만만한 표정으로 뒤 쪽을돌아다 보았다. 순간 레아드의 얼굴이약간 일그러졌다. 뒤를 돌아다본 레아드의 눈에는 타들어가는2개의 도화선이 비 친것이었다. "바크. 이 방에 도화선이 몇개 있는거지?" "응?? 4개 잖아." "하지만 5개인걸." "무슨 소리야? 벽이 4면이니까 4개지...." 당연하다는듯이 말하는 바크였다. 하지만 곧 바크의 얼굴이 하 얗게 변해버렸다. "서... 설마!? 레아드 너 붉은색도화선에 불을 붙인건 아니겠지!!" 이 방에 있는 도화선의 갯수는 총 5개. 그중 헤론이 불을 붙이 라고 말해준 도화선은 모두 갈색 도화선으로 4면의 하나씩 붙어 있는것이었다. 마지막 남은 붉은 도화선은절대로 불을 붙이지 말라고 했는데... 하지만레아드의 대답은 바크의 기대를 처참 하게 부셔버리는 것이었다. "맞아. 붉은색에도 불을 붙였는데." "잡아!!" 순간 바크가 거의 벽속으로 들어가려는 붉은 도화선에 손을 뻗 쳐 잡으려 했다.하지만 아쉽게도 도화선을타고 가던 불꽃은 간발의 차로 바크의 손을 피해(?) 벽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 도화선이 타면서 나는 매케한 연기속에서바크는 멍하니 붉은 색 도화선을 타고 벽속으로 들어간불꽃을 바라보았다. 헤론이 절대로 불을 붙이지말라고 신신 당부를 했던 도화선. 미처 레 아드에게절대 불을 붙이지 말라고 말해주지 않은게 실수였다. "무슨 일이야? 저기엔 불 붙이면 안되는거였어?" 바크의 근심같은건전혀 모르는지 레아드가태연하게 물어왔 다. 순간 바크가 무시무시한 눈으로 고개를 돌려 레아드를 노려 보았다. 살기마져 느껴지는 바크의 눈에 찔끔한 레아드. "히아아... 이걸 어쩐다냐." 레아드에게 화를 낸다고 해서 도화선에 붙은 불이 꺼질리는 없 는 법. 바크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하니 내쉬었다. 그렇게 한 동안 땅만 바라보던 바크는 곧 벌떡 일어나고는분위기가 심상 치 않아 한쪽에 가만히 서 있던레아드의 손목을 잡고는 그 방 에서 나왔다. '이런. 그 붉은색도화선이 뭔지는 몰라도 그렇게위험한거라면 지하에 있다간 죽은 목숨이잖아.' 그렇게 생각한 바크는 최대한 빨리 지하에서 빠져 나가기로 마 음 먹고는 주절주절 투털거리는 레아드를 데리고 지상으로 올라 가는 계단쪽으로 달렸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8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71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09/20 00:38읽음:160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71)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뭐.. 뭐냐 넌!!" 굉장한 괴음과 함께 한명의보초가 뒤로 나 뒹구르자 그 뒤쪽 에 있던 나머지 보초들은 검을 뽑아들면서 막 문앞에 쓰러진 보 초를 타 넘고오는 여인을 노려보았다. "이거.. 참. 좀 지나가자는데 거 꽤나 방해하네." 연보라빛머리를 한번 쓰윽 쓸어 넘기는 그 여인은 바로 엘빈 이었다. 엘빈은 약간 볼을 부풀리면서 자신의 앞을 가로 막고있 는 4명의 보초들을 노려보았다. 지금엘빈이 있는 복도는 경기 장으로 가는 길의 하나였다. 하지만 바크, 레아드와는 다르게 전혀 조심성 따위는모르는 엘빈은 단번에보초에게 들켜버렸 고, 덕분에 여기 까지 오는길에 3명의 보초를 때려 눕혔다. "지나가게만 해주면 아무일 없을 거라니까 왜 그렇게 앞을 막는거야. 신경질 나게...." 짜증이 나는지 엘빈은 그 뒤의 말은 그냥 입속으로 중얼거리면 서 검을 뽑아 들었다. 어차피 저쪽에서 자기 말을 듣고 그냥 보 내 줄리는 없으니까. 엘빈은 검을 보초들에게 겨누면서'난 끝낼일이 있어서..' 라며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헤론을 마음속으로 욕했다. 명색이 알파의 아들이니,녀석이 있었더라면 이런귀찮은 싸움같은거 하지 않아도 될거 아닌가? "하아.. 그래. 지금 그런 생각 해봤자머리만 아프다구. 자자! 빨리 덤벼! " 4면에서 자신을 포위하고는 천천히 다가오는 보초들을 본 엘빈 이 그렇게 외쳤다. 원칙으로 하자면 포위당하기 전에 등을 벽 에 기대서 포위를 3쪽으로줄이는게 당연하지만,워낙 자신의 실력을 믿는 엘빈인지라 일부러 앞뒤옆을 포위하도록 그냥 놔둔 거였다.엘빈의 말이 끝남과동시에 뒤쪽에 있던 보초가 검을 날렸다. 하지만 그 힘이 약한것이 죽이려고 하기보다는 사로 잡 으려 하는듯 했다. 엘빈이 코웃음을 쳤다. "그런거 따위로 날 잡으려고? 집에 가서 낮잠이나 자시지!!" 가볍게 뒤쪽에서 날라오는 검을 피한 엘빈이 외치면서 뒤를 돌 아 보지도 않고 팔꿈치로 뒤쪽 보초의 면상을 찍어버렸다. 비명 과 함께 보초 한명이 그대로 땅에 나뒹굴렀다. "이래도 잡을려고 할거야? 이래도!?" "이.. 계집이.. 죽엿!!" 보초중 그래도 서열이높은듯한 중앙의 사나이가 분노한듯 이 를 갈면서 버럭 외쳤다. 동시에양옆에서 엘빈을노리고 있던 두명의 사나이가 동시에 검을 휘두르며다가왔다. 한명은 목을 노렸고 한명은 다리를 노리는 동시공격이었다.하지만 이번 역 시 엘빈은 놀라지않고 익숙하게 검을 내려아래쪽 검을 튕겨 내고는 동시에 몸을 숙여 위쪽의 검을 피해냈다. 그리고는 아래 로 내려져 있던 검을 반원을 그려 위로치켜 올리더니단번에 두 보초의 사이를 지나쳐 중앙의 사나이에게 달려들었다. "계집이라고!!? 죽고 싶어서 환장한 놈!!" 엘빈이 단번의 부하들의 공격을피한후 자신에게 달려오자 사 나이는 깜짝 놀라며 검을 들어 엘빈의 검을 막으려했다. 하지 만 부질없는 짓. 엘빈은 검으로 그의가슴을 찌르려 하는척 하 다가 검을 거두고는 주먹을 들어 달리던속도를 합해 사나이의 얼굴에 그대로날려버렸다. 퍽 하는 소리와함께 사나이는 비 명도 못지른채 기절하면서 뒤로 나 자빠졌다. "후.. 뭐야? 약하잖아." 그리 세게 친것도 아니였는데. 엘빈은기절해 버린사나이를 보면서 뒷머릴 긁적 거렸다.그리고는 슬쩍 고개를 뒤쪽으로 돌려 남은 두명의 보초를쳐다보았다. 엘빈이 자신들을 쳐다보 자 보초들은 움찔하면서 검을 들었다. "호~ 계속 하자는거야? 난 웬만하면 그냥 보내주고 싶은데." "??" 엘빈의 말에 두 보초는 의아한얼굴을 하면서 서로를 쳐다 보 았다. 곧 엘빈의 말이 살려 보내 주겠다는 뜻인걸 안 둘은 검을 황급히 거두고는 둘의 대장과나머지 동료를 그냥 놔두고는 급 히 어디론가로 도망가버렸다. 그런 녀석들을보면서 엘빈은 쓴 웃음을 지었다. "저 녀석들이 다른 녀석들을데려오면골치 아파질텐데. 괜히보내준걸까? 아아... 모르겠어. 하여간 온다면 전부 박살내 줄테다." 그렇게 생각한엘빈은 발을 옮겨 경기장으로 향했다.다행히 그 뒤로 경기장까지는 단 한병의 보초도 나타나지 않았다. "큭!!" 엄청난 속도로 돌진해 오는 카이로를 보면서 파오니는 이를 악 물었다. 카이로가 쓰는 그돌진은 바로 몇 경기 전에 아오리로 가 썼던 인. 즉인슈란이었다. 하지만하나의 검을 들고 하는 인슈란은 어떻하든 상대편의 돌진을 막아내기만 하면 그 뒤로는 반격할 기회가 생기지만 쌍검을 가진 카이로의인은 중간에 돌 진을 멈추게 한다고 해도 나머지 하나의 검이 있기 때문에 반격 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웠다.아니, 카이로를 멈추게하는 순간 나머지 하나의 검에 당할 위험마져도 있었다. "어디 막아봐라!!" 실력도 보통이 아닌데 인까지 쓰는 카이로의 외침을 들으며 파 오니는 조용히 검을들어 올려 달려오던 카이로를 노려보았다. 모습이야 여지건과 마찮가지로 무뚝뚝했지만, 지금 파오니의 머 리속은 완전 폭주상태였다.아오리로보다 실력이월등히 좋은 카이로의 인. 막는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피하는것도 불가능 했다. 저런 스피드로 돌진해 오는 카이로를 섣부르게 피하려 했 다가 그 순간 카이로가 따라 붙으면서 검을 날릴테니까. '결국 그 방법뿐이다.' 달려오는 카이로가 거의 근접했을때 결국해답을 찾은 파오니 는 두 손으로잡고 있던 검을 약간 아래로 내리더니 갑자기 기 합성을 내 지르면서 달려오던카이로를 향해 자신도 앞으로 달 리기 시작했다. "인이다!!" 몇몇 검술을 볼줄 아는 사람들이 관람석에서 외쳤다. 파오니가 지금 하려는건 바로 인이었다.막지도 못하고 피하지도 못한다 면 남은 방법은 돌진하는 것뿐. 빠르게 이걸 계산해낸 파오니는 그대로 인을 쓴것이었다. 하지만 정통파로서 '인'을 배워본적이 없는 파오니였기 때문에 아오리로나카이로의 인에비하면 그 수준은 월등하게 낮았다.그렇지만 돌진력은 몰라도 찌르기 하 나라면 카이로보다 파오니 쪽이 유리했다. 실력도 실력인데다가 검도 파오니쪽이 훨씬 기니까 말이다. "하!! 발악하시는군!! 어디 해봐라!!" 반대편에서 자신에게 달려오는 파오니를 보면서 카이로가 크게 외쳤다. 그리고는 오른손에들고있던 검을앞으로 내 찔렀다. 동시에 파오니도 짧게 기합을 터뜨리면서 카이로의 가슴을 향해 검을 밀어넣었다. 처음동작은 상대방을 현혹하고 두번째에 상 대편을 스쳐 지나가면서 찌르는게 인 이었지만, 파오니는처음 동작에서부터 자신의 힘을 모두 집어 넣은 일격이었다. 검과 검 이 부씌히고카이로의왼손에 들려 있던 검이 허공을 날랐다. - 파팍!! - 그리고 둘은 거의 부씌힐뻔 할 정도의 아슬아슬한 거리로 상대 방을 스치며 지나갔다. 인과 인의 격돌. 그 처음보는 광경에 관 람석의관중들은 손에 땀이 베인것도모른채 결과를 지켜보았 다. "망할.. 생각이 어떻게 박혀있는 놈이냐. 넌?" 파오니를 스쳐 지나간후 한참동안 그 자세로 가만히 있던 카이 로가 자세를 고치면서인상을 찌푸렸다. 어느새 카이로의 가슴 엔 길다란 상처가 있었다. 비록 심한 상처는 아니였지만 관람석 에까지 보일만한 상처였다. "제법이군.. 너." 처음으로 입을 연 파오니는 고개를 돌려 카이로를 쳐다보았다. 파오니는 카이로와는 다르게 가슴이 아닌 어깨에 길다란 붉은색 선이 그어져 있었다. '망할...' 어느새 여유로운표정을 짓는 파오니를 보면서 카이로는 얼굴 을 일그러 뜨렸다. 자신의 오른쪽검과 파오니의장검이 붙는 순간 카이로는 재빠르게 파오니의 장검을 피하면서 왼쪽 검으로 파오니의 심장쪽을 노렸다. 하지만 동시에 어느새 검을거둬들 인 파오니도 카이로의 가슴을 노리고 검을 날린거였다. 만일 그 때 카이로가 그대로파오니의 왼쪽 가슴을 찔렀다면파오니의 검 역시자신의 가슴을 뚫었을 것이다. 놀란 카이로는 급히 검 을 거두면서 옆으로 피했지만 너무근접해 있어서 파오니의 검 은 자신의 가슴에 약간 상처를 냈고 반대로 자신의 검은 파오니 의 어깨에 상처를 입인거였다. "애송이. 제법이라...? 그말은 내가 할 말이야." 하지만 카이로는 역시 카이로였다. 단번에 파오니의 여유를 비 웃으면서 쌍검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솔직히 카이로는 점점 파 오니가 두려워 지고 있었다.처음부터 자신이 우세하게 시작함 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목숨이 위험해진건 자신이 아닌 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파오니의 검은 이상하게도 점점 날카로 워 지고 있었다. 그러기에 단번에 끝장을 보려고 '인'을 쓴것이 었는데 결과는 오히려 죽이기는커녕 가슴에 상처만입은거였 다. "놈! 이젠 끝내주마." 상당히 오랫동안 쓰지않았던 검술을 쓰기로 마음먹은 카이로 는 입술을 가볍게 찌그리며 기묘한 미소를 지었다. 이미 녀석의 검술은 몇번이나 당할뻔 했기에 잘 파악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 에서 자신은 아직 쓰지 않은 검술이 있다. 이건 별것 아닌것 같 지만 사실 절대적으로 유리한 거였다. '기분 나쁜놈. 죽여주마.' 묵묵히 검을 들고있는 파오니를 보면서 카이로는차갑게 미소 를 지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9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72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09/23 20:11읽음:170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72)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하아앗!!" 카이로의외침과 함께그의 검이 허공에서 춤을 추었고 한번 한번 선이 그어질때마다 파오니의 옷이 잘라지고 피가 사방으 로 튀었다. "큭!!" 무시무시한찌르기. 카이로의 찌르기에 파오니는 그야말로 속 수무책이었다. 장검보다는 훨씬 짧은 중간길이의 검으로 미친듯 이 찔러대는 카이로는 그야말로싸움에 미친것 같았다. 찌르기 란 빠르고 정확하긴 하지만 실패하면 반대로 사용자가 당한다는 약점을 안고있다. 하지만 두개의 검으로 파오니를맹렬히 찌르 는 카이로는 마치그런 찌르기의 약점 같은건 모르는듯 엄청난 위력의 검을 앞으로 계속 날렸다. "피할수 있다면 피해봐라!!!" 이것이 바로 카이로가 숨겨두었던 비장의 기술이었다. 무슨 특 별한 기술이 아닌 단순한 찌르기.하지만 전력을 다해 내 찌르 는 2개의 검은 어떠한 기술보다도 상대하기 어려웠다. 인슈란이 나 페오같은 기술등은 한순간 적을 당황하게 하여 그 틈을 이용 해 공격하는 거지만 어디 까지나당황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흠 이있었다. 만일 상대가 그 기술에 익숙하다면 오히려 반격을 당 할 위험마져도 있다.하지만 지금 카이로가 쓰는 건 그런 종류 의 검술이 아닌 정통파에 가까웠다. 한마디로 실력위주의 검술. 이런건 익숙해지는 것이 까다로울 뿐 아니라 깨뜨리는것도 상당 히 어렵다. - 파팍!! - 단숨에 팔부터 다리까지 피범벅이 된 파오니는 크게 한 발자 국 뒤로 물러나면서 앞쪽으로 검을 휘둘렀다.잠시만이라도 지 겹게 따라다니며검으로 찔러대는 카이로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였다. 하지만 카이로는 파오니가휘두르는 검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검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면서 파오니를 계속 따라다 녔다. '이..이 자식이..' 숨이 턱에까지 찼지만, 숨한번 돌릴수 없을정도로 카이로는 지 독하게 파오니를 따라 다녔다. 하지만그러면서도 파오니는 점 점 카이로의 찌르기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상대방이짧은 검으 로 살짝살짝 찌르는데그걸 장검을 이리저리 돌리며막아대니 금방지치는게 당연했다. 파오니는 자신의 검을 약간 느슨하게 잡고는 몸 중앙에두어 날라오는 검들에게 슬며시 내미는 방어 법을 택했다. 카이로 역시 검에힘을 쥐고 날리는게아니였기 때문에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한 방어가 되었다. "흥~ 방어만 할셈이냐? "....." 파오니가 자신의찌르기게 익숙해지는걸 보자 카이로가눈을 가늘에 뜨고는 냉소를 했다. 그런 말에 파오니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카이로의 말이 맞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계속 방어만 하다가는 피를 많이 흘린자신이 먼저 지친다는건 당연 한 사실. 그렇지만 방어와 공격은 완전히 다르다.방어만을 한 다면 카이로의 찌르기도 그리 무섭지 않지만, 공격을 한다면 말 이 달라진다. 공격을 하면서 카이로의 저 찌르기를 막아낼수 있 을까? "애송이! 뭘 그리 생각하는거냐!!" 뭔가를 생각하던 파오니를 향해카이로가 외치면서아래에서 위로 두개의 검을 번갈아 가면서 찔러왔다. 파오니는 급히 검을 살짝 밑으로 뿌려 검을 막아내고는 그 뒤를 이어 계속해서 날라 오는 카이로의 검들을 막아냈다. '음...?' 계속 카이로의 검을익숙하게 받아내던파오니는 마지막으로 날라 오는 검을 슬쩍 고개를 젖혀 피하고는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카이로가 처음 검을 날릴때는피하느랴 꽤 고생했 지만, 지금은 너무나 피하기 쉬운것이었다. 익숙해 졌다고는 하 지만 이상할 정도로 쉽게 저 빠른 공격을 피했다. "죽어랏!!" 순간 잠시 검을 거두었던 카이로가 다시한번검을 날렸다. 파 오니는 여지건 까지와는 다르게 날라오는 카이로의 검을 자세하 게 살펴보았다. 처음엔 가볍게 다리쪽을3번 공격후 허리로 넘 어오면서 그대로 가슴. 그리고 오른 손으로 2번 치고... 마지막 으로는.. 순간 파오니의 눈이 빛났다. "머리!" 카이로가 마지막으로 검을 날리는순간 파오니가 그렇게 외치 면서 몸을 약간 낮춰 자신의 머리를 노리고 날라오는 검을 피해 냈다. "하앗!!" 일찌감치 카이로의 검을 피해낸 파오니가기합성을 날리며 오 랜만의 공격을시도했다. 붕 하는 공기를가르는 소리와 함께 파오니의 장검이 명쾌하게 카이로를 향해 선을 그었다. "이런....!!" 자신의 검을 갑자기 피하며달려드는 파오니의 일격에 카이로 는 깜짝 놀라며 뒤로 황급히 물러섰다. 다행히검은 급하게 움 직 이는 바람에 흩뜨러진 옷깃을 약간 베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상처를 입지 않았다 해도, 카이로의 얼굴은 밝지 못했다. "너무 빠르게 검을 휘두르다보니 일정한 패턴이필요하겠지? 순서를 정하지 않고 두개의 검을 휘두른다면 손이 엇갈려 버릴테니까." 어두운 표정의 카이로를 향해 파오니가 픽 미소를 지으며 말했 다. 파오니의 말대로였다. 너무나 빠르게 검을 휘두르는 카이로 였기때문에 일정한 규칙을 만들수 밖에 없었다. 만일 마음 내키 는대로 검을 휘두르다간 손이 어지러워져 오히려 자기검에 자 신이 다칠수도 있으니.... 파오니가 카이로의 검을 그렇게 쉽게 피한것은 그 패턴이 몸에 익숙해졌기때문이었다.생각으로는 미쳐 몰랐지만,몸은 자꾸 반복되는 공격을 기억하고는 그대로 반응한 격. "이.. 이 망할.." 자신이 가장 자신있었고,절대 실패하지 않은기술이 너무나 쉽게파오니에게 격파당해 버리자, 카이로는 들고있던 검을 강 하게 움켜쥐면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이 자식!! 죽여버리겠다---!!" 눈에 핏발이 선 카이로가 엄청난 외침과 함께 꽤 먼 거리를 단 번에 도약해서 파오니를 향해날라왔다. 그야말로 초인적인 도 약력. "와랏!!" 하지만 파오니는 별로 놀라지 않은듯 단번에자신에게 다가와 강렬한 일격을 날리는 카이로를 보면서 검을 들어 날렸다. 둘의 검이 허공에서 부씌혔다. - 카가각!! - 동시에 불꽃이 사방으로튀었다. 엄청난 일격.그리 길지도, 무겁지도 않은 카이로의 검이었지만, 그야말로 엄청난 위력이었 다. 검을 위로 들어 막았던 파오니는 어깨가 저릿저릿 거리는걸 느끼고는 급히 뒤로 빠지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카이로의 2타 가 다시한번 파오니의 검을 강타했다. "크윽...!" 한번 한번이엄청난 위력. 첫번째 검보다 그위력이 더 강한 2타를 막아낸 파오니는 팔의 힘이 쭉 빠지는걸 느끼고는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분노한 카이로가 그걸 그냥 놔둘리가 없 었다. "어딜 도망 가는 거냐!!" 파오니가 몸을 뒤로빼자 곧바로 따라 붙으면서 버럭 외친 카 이로는 검을 한쪽으로 깊숙히 빼더니 단숨에 반대편으로 빠르게 휘둘렀다.하지만 파오니는 그 검을 막지 않고재빠르게 몸을 비틀어 검을피하고는 다가오는 카이로를 향해 그대로 몸을 내 밀었다. - 펑!! - 몸과 몸의 부씌힘. 둘다비슷한 몸집이었으나, 검술만 필사적 으로 익힌 카이로와는 다르게 검술 못지않을정도로 몸도 단련 한 파오니 였으니 그 몸에서 뿜여져 나오는 힘은 대단한 것이었 다. 둘이 부씌히는 순간 카이로의 몸이 마치종이짝 처럼 뒤로 붕 뜨면서 날라가버렸다. 하지만 파오니의 힘이 많이 줄은 상태 라 아까처럼 장외까지 날아가진 않고 대의 끝부분쯤에서 떨어졌 다. "하아.. 하.. 젠장.. 괴물 같은 놈." 떨어지는 순간 마치 고양이처럼 허공에서 몸을비틀어 땅에 착지한 카이로를 보면서 파오니는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걸 느낄 수 있었다. 괴물..그 표현외에는 달리말할수 없는 녀석이었 다. "후우... 애송이. 꽤 날 즐겁게 해주는 구나.." 그렇게 까지 강렬한 공격을 정확히당했건만, 조금 지친 기색 밖에 안 보이는 카이로였다. 하지만 분명한건 카이로 역시 파오 니 만큼이나 지쳤다는 거였다.둘 모두평생에 한번 만날까한 강적을 만나가지고 있던 기술을 총 동원해 싸웠지만, 결국 결 론이 나질 않았다. '이제.. 남은건.' 카이로와 파오니. 둘 모두 꽤여행을 많이 다닌 고수들. 이런 상황에선 아무런 기술도 속임수도 통하지 않는다는걸 알고 있었 다. 남은것은 누가 더 오래 버틸수 있냐로 승부를 짓는.. 한 마 디로 말해 '난타전'뿐이었다. "후우.." 둘 모두 같은 생각을 떠 올렸는지 서로를 마주 보며 마지막으로 크게 숨을 들이켰다. "핫!!!" 시작한건 역시 카이로 였다. 동시에 파오니도 카이로와 비슷한 기합성을 지르면서 검을 뒤로 깊히 빼고는 잠시 눈을감았다가 카이로가 검을 날리는 순간 눈을 번쩍 뜨면서 앞으로 검을 날렸 다. 둘의 검이 허공에서얽매이는듯 불꽃을사방으로 튀겼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한번 검을 교환한 카이로와 파오 니는 곧바로 검을 거두면서 제2타... 3타를 계속해서 주고 받았 다. 한번 한번이 자신의 힘을 모두 쏟아 부은 일격들. "오오.." 그 엄청난 격돌. 이미 결투라불릴만한 경기를 보면서 관중들 은 감탄성을내 질렀다. 평소에 자신들이최강자 라고 부르던 자로드나 아오리로들과는 차원이 다른 승부를 보면서 모두들 입 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저 바보같은 녀석이.. 도대체 뭘 하고 있는거야?" 카이로와 파오니의 승부에 감탄한관중들과는 다르게 이 시합 의 주최자인 알파는 얼굴을 사정없이 일그러뜨리며 카이로를 향 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었다. 현제 카이로와 파오니에게 걸린 돈 은 2대 8. 파오니에게 압도적으로 돈이걸려있었다. 말이 2대8 이지 돈으로 따진다면금화 10만개가 넘는 돈들이었다. 그럴리 는 없겠지만만일에 카이로가 진다면, 알파는 관중들에게 금화 30만 개를 내줘야만 했다. 그러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자신이 여지건 만들어 놓았던 모든 부가 순식간에사라져 버리는 것이 었다. "망할.. 놈." 저런 애송이 정도가뿐하게 이길수 있다. 라고 말하며 경기장 으로 가던 카이로를 기억해 내며 알파는얼굴을 찡그렸다. 뭐? 가뿐하게 이긴다고? 그게 지금 목숨을 내 걸고 애들싸움처럼 미 친듯이 검을 주고 받는거야?알파는 핏발이 선 눈으로카이로 를 노려보았다. "캇!!" 엄청나게 빠른 검과느리지만 무시무시한 위력을 담고있는 검 의 대결. 그 대결도 이젠 막바지였다.처음엔 카이로의 쾌검이 파오니를압도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파오니가 점점 유리 해 지고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그건 더 확실해졌다. '끝이다.' 거의 공격만을 하며카이로를 밀어 붙이는 파오니의 머리속에 그런생각이 떠 올랐다. 아마 카이로 역시 그런생각을 했을 것 이다. 물론 그 뜻은 완전히 달랐지만... "하앗!!!" 이왕 우세권을 잡은 이상 끝을 보겠다는 마음을 먹은 파오니는 단번에 카이로를 대의 끝까지 밀어 붙였다. 그야말로 엄청난 검 술. 파오니에게검술에 카이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계 속해서 밀려났다. 하지만 그 눈만은아직까지 기회를 노리듯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렇지만파오니 역시 실전 경험이많은 노 장. 틈을 보이지 않고 카이로를 대의 끝까지 몰아냈다. "마지막이닷!! 가랏!!" 카이로를 단 한발자국만 뒤로물러서면 장외를 당할 지점까지 몰은 파오니가 검을 빠르게 들어 올리더니그렇게 외치면서 단 번에 검을 내리쳤다. - 챙!! - 순간 카이로가마지막 발악을 하듯이검을 십자로 들어 올려 파오니의 검을 막아냈다.하지만 그것도 잠시.파오니가 검에 힘을 주자 카이로가 점점 뒤로 떠 밀렸다.그리고 파오니의 기 합성과 함께카이로가 들고있던 검중 하나를 놓쳐버리며뒤로 털썩 주저 앉았다. "하아..!" 카이로가반격할수 없는 순간파오니가 검을 크게 들어 올렸 다. 동시에 경기장 전체가 떠나가도록 엄청난함성이 터져나왔 다. 파오니에게돈을 건 관중들의함성이었다. 파오니가 검을 내려치기만 하면 막대한 돈을 벌수 있다는 생각에그들은 미친 듯이 함성을 내 질렀다. 파오니는 잡고있던 검에힘을 주었다. 하지만 검을 막 내려치려는순간 파오니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 들렸다. "!?!?" 검을 들어 올리고마지막으로 카이로를 노려보던 파오니의 눈 에 카이로의 머리 옆으로 연보라빛의 머리를 가진 한 여인의 모 습이 언뜻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엘...빈?" 검을 들어 올린채로 멀리에 있는 그 여인의 이름을 부르며 파오 니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 왜 엘빈이 지금 여기에?? "으아아아!!!" 갑자기 나타난 엘빈때문에 파오니가 검을 내려치는걸 멈칫하자 그 순간을 마치 노리고 있었다는 듯 땅에주저앉았던 카이로가 발악을 하듯이 비명 비슷한 기합을 지르며 파오니에게 달려들었 다. "이런!!" 엘빈의 등장에 잊고있었던카이로가 달려들자파오니는 깜짝 놀라면서 몸을 뒤로 빼냈다. 하지만 둘의 거리가 너무 가까운데 다가 파오니가아무런 방비도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카이로 쪽이 뒤로 빠지는 파오니보다 한발 빨랐다. - 파악!! - 모두의 눈에 카이로의 날카로운검이 파오니의 오른쪽 어깨에 서 피를 내뿜으며반대편으로 뚫고 나오는게 똑똑하게 보였다. "파.. 파오니!!?" 막 경기장에 들어선 엘빈은 갑작스런 상황에 의아한 표정을 지 었다. 하지만 곧 모든상황을 파악한 엘빈은 하얗게 질린 얼굴 을 감추지 못하고 경기장쪽으로 달려갔다. "파오니------!?!!!" 엘빈의 절규가 경기장안을 울렸다. 하지만 그 절규도 곧이어 터져나오는 함성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0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73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0/02 00:03읽음:1654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73)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파.. 파오니.." 그 커다란 눈으로 천천히 무너져 가는 파오니를 보면서 엘빈은 자신의 내부에서 무언가가 파오니와 함께 무너져 내리는듯한 느 낌을 받았다. '어째서... 왜..?' 파오니의 어깨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를 보면서엘빈은 혼란스 러움을 느꼈다. 파오니나 카이로에 못지 않을 만큼 여행을 많이 했고 경험도 풍부한엘빈이었기에 경기장에 들어 오는 순간 단 번에 카이로와 파오니의 상황을알수있었다. 경기는 확실한 파 오니의승리. 하지만무슨 이유에서 인지파오니는 마지막에 내려치려던 검을잠시 멈췄었다. 당연히 그 순간 포르나이트 라는 녀석에게 당한 것이고... "후..! 꽤나 날 지치게 했어.. " 쓰러진 파오니와는 다르게 피가 잔뜩 묻은 검을 빼내며 일어선 카이로는 만족스런 표정을 지으면서 승자의미소를 띄웠다. 어 째서 파오니가 마지막에 주춤거린지는 모르겠지만, 승부에서 머 뭇거리는 것은 크나큰 실수. "이제 그만 죽어 주시지." 자신에게 환호를 하는 관중들의함성을 들으면서 카이로는 쓰 러진 파오니를 향해 서서히 검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는 마지막 으로 쓰러진 파오니의 얼굴을 한번바라보았다. 정말로 지독한 녀석... 평생 검을 들고살았지만 이렇게까지 상처를 입으면서 도 덤빈 녀석은 이 녀석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것도 끝이다!!!" 검을 번쩍 치켜든 카이로의눈에 살기가 돌았다. 그리고 들었 던 검을힘껏 내려치려는 순간.... 카이로의 눈앞에 무언가 하 얀색 의 빛이 번쩍였다. "응!?" 무심코 내려치던 검을 멈추고 앞을 내다본 카이로는 기겁을 하 면서 펄쩍 뒤로 물러났다. 동시에방금전 카이로가 있던 그 자 리를 백색의 검이 그어졌다. "뭐.. 뭐야!?" 하마터면 웬 검에 두동강이 날뻔한 카이로는 재빠르게 뒤로 물 러서면서 자신을 찌르려 했던 그 인물을 쳐다보았다. 그에 따라 놀란 표정을 하던 카이로는 놀란기색을 감추고는 가볍게 미소 를 띄웠다. 자신을 기습한것은 어제 자신이 직접 잡아온 '엘빈' 이란 여인이기때문이었다. 분명 여자치고는 괜찮은 실력을 가 지고 있지만... 자신에게 위협적일정도는 아니였다. "파오니..?" 검을 ??히 세워 경계의 태세를 갖춘채 엘빈은 자신의 발밑에 쓰러져 있는 파오니를 불러보았다.하지만 과다한 출혈로 이미 기절을 했는지파오니는 부름에 아무런움직임도 보이지 않았 다. "경기중에 끼어들다니. 베짱이 좋구나." 엘빈의 실력이 별것 아니라고 생각한카이로는 검으로 자신의 어깨를툭툭 치면서 걱정스런 얼굴을하고있는 엘빈을 비꼬았 다.위협적이었던파오니는 이미 기절을 했으니, 문제될게 없 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너어.." 파오니에게서아무런 대답도 오지 않자 분노한 엘빈이 조용히 고개를 들어 카이로를노려보았다. 그 무시무시한 눈빛에 카이 로는 움찔거리며 몸을 굳혔다. 하지만 곧 입가에 미소를 띄우면 서 검을 들어 올렸다. "하! 그렇게 노려보면 어쩔테냐? 전혀 겁나지 않는다구." 킥킥 웃어보이며 카이로가엘빈에게 말했다. 하지만 카이로는 완전히 모르고 있었다. 자신을 위기까지 몰고간파오니가 세상 에서 가장라이벌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바로 엘빈이란것 을.... "죽인다.." 한손으로 검을 움켜잡은 엘빈이 나직히 속삭였다. 순간 카이로 의 얼굴빛이대번에 변했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 엘빈에게서 무시무시한 살기가뿜어져 나왔기 때문이었 다. "뭐.. 뭐야? 덤빌 생각이냐!!" 깜짝 놀란 카이로가엘빈을 향해 그렇게외쳤지만, 목소리는 미미하게나마 떨리고 있었다. 실수..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방금 싸운 파오니 못지 않게 위험한 여자인것이었다.파오니를 상대 하느라고 이미 체력의 거의를 손실한 지금 저만한 실력의 소유자와 싸운다는것은... 자살행위였다. "와앗!?" 잠깐이나마 딴 생각을 하던 카이로가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 르면서 황급히 검을들어올렸다. 어느새 자신에게 귀신처럼 조 용히 다가온 엘빈이 검을 날리는게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 펑!! - 다가올땐 소리도 없이 조용히 다가왔건만 그 위력은 엄청난 것 이었다. 아무리 힘이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자가 휘두르는 검 이 이정도라니...? 카이로는 엘빈의 검을 막아낸후 팔이 저려오 는걸 느끼고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엘빈 의 소리없는 공격을 계속 되고 있었다. - 카카캉! - 베고 찌르고.. 위로 쳐 올린후 다리 옆으로찔러오는 엘빈의 검. 한번한번이 카이로의 검을 반대쪽으로 튕겨낼 만큼이나 위 력적이고 날카로운 일격들이었다. 거기다패턴이 전혀 없어서 카이로는 미친듯이뒤로 물러설수밖에 없었다. 이런 형식인듯 하면완전히 처음보는 검술을 휘두르고 겨우 검에 익숙해질듯 하면 또다른 검술을 펼쳐냈다. "어째서 엘빈이 이런곳에 있는거냐!!" 다 이겨놓은 시합에감옥에 갇혀있어야할 엘빈이 나타나 사태 를 완전히 뒤 바꿔놓자 분노한 알파가 주위에서있는 사나이들 을 향해 바락바락 욕을해댔다. 벌써 몇몇 사나이들이엘빈을 대위에서 끌어 내리려고 경기장근처로 다가 갔지만, 엘빈의 검이 너무나매서웠기에 끼어들수가 없어 주위를서성일 뿐이 었다. 그러는중에도 카이로는엘빈의 검에 계속해서밀리고 있었다. "이.. 망할!!" 여자 따위에게 검술로 밀리고 있다는데 자존심이 상한 카이로가 버럭 외치면서 힘껏 검을 날렸다.하지만 검은 엘빈의 몸 근처 도 가기전에 보이지 않는 막에 막힌듯 튕겨나 버렸다. 카이로는 모르고 있었지만, 엘빈은 장검만을 쓰고 있는것이아니라 단검 도 쓰고있는 중이었다. 오른손에들고있는 장검으로는 공격을. 그리고 왼쪽의 단검으로는 상대편의 검을 막거나 밀쳐내는데 썼 다. 전에 카이로와 싸울때 그렇게 맥없이 잡힌것도 이런 이유에 서였다. 그 당시 엘빈은 단검을가지고 있었는데, 엘빈에게 있 어서 단검은 방어용이었지, 결코 공격력을 가진게 아니였다. 카 이로와 같은 실력자와의싸움에서 단검만으로 싸웠으니, 제 실 력의 10분의1도 채 못쓰고 당한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장검과 단검을 고루 갖춘 상태. 거기다 파오니가 쓰러짐 에 따라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살심까지 깨어났다. 그야말로 엘 빈의 최고 실력이 카이로를 향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었다. "크아아아!!" 경기장의 구석까지 몰려 더 이상 물러설곳이 없는 카이로는 자 신을 향해 날라오는 엘빈의 검을 미친듯이 막아냈다. 꽤나 오랫 동안 엘빈의 검에 밀려온 덕에 어느정도 검에 익숙해 질수가 있 었다. 피하면 오히려몸이 흩뜨러져 막기가 힘들다. 그렇기 때 문에 손의 힘이 빠지더라도 막는편이 오히려 편했다. 하지만 그 방법도 잠시뿐.. "하앗!" 처음으로 엘빈이기합성을 내지름과동시에 카이로는 더이상 엘빈의 검을 막아낼수가 없었다. 여지건 방어로만 쓰던단검이 기합과 함께 장검과함께 공격을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강렬한 일격을가하는 장검과 위력이 약하긴 하지만 쉴세 없이 퍼붇는 단검. 두 검의 위력에 카이로는 발악을 하듯이 검을 휘둘렀다. "크으으.." 점차 몸에 상처가 생겨 나면서 카이로는 신음소릴 냈다. 단 한 발자국 만이라도 뒤로간다면 그 순간 경기장에서 떨어져 버릴 것이다. "마..망할.." 당장이라도 엘빈의 검에 밀려 경기장위에서 떨어질듯한 카이 로가 이를 악 물면서 그 와중에서 엘빈을 노려보았다. 도저히.. 도저히 있을수 없는일. 10년이 넘는 기간을 검과 함께 살아왔고 포르 나이트까지도 해본 자신이 여자에게 지다니!!! "크아악!!" 아주 잠시동안 목숨과 자존심의 사이에서 무얼 선택할까 생각한 카이로는 단번에 자존심을선택하면서 날라오는 단검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몸으로 받아냈다. 순간 엘빈의 단검이 카이로의 어 깨를 뚫고 안으로 깊숙히 박혔다. "죽...어랏!!!" 아주 잠시나마 단검을 멈추게하자 결코 뚫을수 없게 보이던 엘 빈의 검막에 커다란 구멍이 생겨났다. 순간 카이로는 어깨의 고 통도 잊고 그 구멍 사이로 자신의 검을 힘껏 들이 밀었다. 동시 에 엘빈 역시 카이로의 어깨를 꿰 뚫은 단검을 빼내면서 장검을 날렸다. "하아앗!!" 경기장 안에모여있던 모든 관중들은숨을 죽이며 둘의 검이 부씌히는걸보았다.카이로의 발악적인 외침.... 그리고 검과 검이 허공에서 부씌혔다. - 콰콰쾅!!! - 검과 검의 마찰음. 그것은황당하게도 폭발음이었다. 처음 관 중들은 그 폭발음에 의아한표정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또다시 폭발음이 일어나자관중들은 그때서야 경기와는 상관없이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걸 알수 있었다. 그리고 그 건 3번째 폭발음이 들리면서 경기장 한쪽에서불길이 치솟는것 을 보고 확신할수 있었다. "포.. 폭발이다!!!" 4번째 폭발음이 들리면서 경기장을 지탱하고 있던 땅이 갈라질 듯이 움직이자 모두들 비명을 내 질렀다. 일어설수도 없을 정도 의 강렬한 지진. 그건 경기장 위에 있던엘빈이나 카이로도 마 찮가지였다. 그리고 5번째폭발과 함께 경기장은 치솟는불길 과 진동으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해갔다. -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3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74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0/08 00:12읽음:163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74)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폭발... 인가?" 어려풋이 바닥이 진동하는걸 느낀 바크는 달리던 발을 멈추고는 급히 몸을 숙여 돌로 만들어진 바닥에 손을 대었다. 미미하게나 마 바닥이 떨리는게 손에 느껴졌다. "벌써 터진거야?" 뒤 따라오던레아드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그렇게 물어오자 바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바닥에서 손을 떼었다. "생각외로 금방 터졌는걸. 거기다 이렇게 바닥이 떨리는걸 보니까 위력도 굉장한것 같아." "그래?" "응. 괜히 폭약 근처에있다간 다칠정도라구.하여간 조심해. 괜히 아까같은일 하다가 다치지 말고." 레아드가 붉은도화선에 불을 붙인걸 말하는 바크였다. 바크의 말에 레아드는 뾰루퉁한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알았다구.하지만 그 일은 바크. 네 잘못이 더 크다고! 미리 불을 붙이지 말라고말해줬으면, 내가 불을 붙이지 않았을거 아냐." "하아.. 그래. 너 잘랐다." 한심하다는듯이 바크가 한숨을 쉬자 레아드의 이마에 길다란 핏 줄이 돋아났다. 뭐가 어째? 한숨을 쉬어야 할쪽은 바로 나라고! 뭐라 소리를 치려는 순간바크가 그야말로 순식간에 손을 뻗쳐 레아드의 입을 틀어 막았다. "왓.." 소리를 지르려고잔뜩 숨을 들이마셨던레아드는 갑자기 입이 막혀 버리자 모아놓았던 숨을 그냥 삼켜버렸다. '쉿. 조용히해. 누가 오잖아.' 황급히 레아드의 입을 막은바크는 조용히 레아드의 귀에 속삭 이듯 말해주고는몸을 끌어 당겨 그늘이 진 어두운벽에 몸을 기대었다. 횃불에서도 꽤 떨어져 있는 벽이라 그늘 밖에서는 둘 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는곳이었다. "뭐야! 이거 어디 터진거 아냐?" 바크와 레아드가 급히그늘로 들어가는 순간 옆으로꺽어지는 복도쪽에서우르르 사나이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마 그들도 저 택에서 일어난 폭발음을 들은모양이었다. 그들과 레아드와 바 크 사이에는아무런 벽도 장애물도 없었지만,그늘이 너무 어 두운데다가 모두들 폭발로 흥분한 상태인지 곧 그늘의 앞쪽으로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바크는 사나이들이반대편 복도로 사라 지는걸 조용히 지켜보다가 이내 그들의 모습이 사라지자 가볍게 안도의 숨을 내 쉬면서 레아드를 풀어주었다. "꽤.. 위험한걸. 마주쳤다간 큰일나겠어." "뭐가? 난 겁나지 않아. 만나면 박살을 내버리면 되잖아." "바보야. 저쪽은 수가 10명이 넘었다구." 자신감에넘치는 레아드에게 한마디 쏘아붙이고는 바크는 그늘 속에서 복도쪽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를동안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자 그때서야 바크는 그늘속에서 빠져나 왔다. 그리고는 고개를 뒤쪽으로 돌려 벽에 기댄채 앉아있는 레 아드를 손을 내밀었다. "자자~지친건 알겠지만 빨리일어나. 경기장은여기서 멀지않아." 앉아있던 레아드는바크에게 손을 내 밀었고 바크는 그런 레아 드를 가볍게 끌어 당겨 일으켜 세워주었다. "파오니! 괜찮아!?" 그야말로 아수라장. 천장에서부터 벽에 이르기까지 완전히 불 바다가 되버린경기장안은 지옥을 방불케했다.하지만 다행스 럽게도불길은 그 이동속도가 굉장히 느린탓에 관중들은불이 관중석쪽으로옮겨붙기 전에 모두들무사히 밖으로 피할수 있 었다. 하지만 경기장의 중앙. 대 위에있던 파오니와 엘빈. 그 리고 카이로는무사할리가 없었다. 폭발이 일어난천장쪽에서 상당량의 잔해가 대 위로 쏟아져 내렸기 때문에 대 위는 먼지와 연기에 가려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파오니!!" 갑작스런 폭발로 카이로와 검을 주고 받던중 뒤로튕겨나가 버 린 엘빈은 다행스럽게도 천장에서떨어지는 돌무더기들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돌을피했다고 안심할수 없었다. 돌의 크기 는 굉장히 커서 하나라도 제대로 맞는다면 즉사 할정도. 연기와 먼지에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기절한파오니의 위로 돌덩이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니엘빈은 입술이 바싹바싹 타들어 갈 지경이었다. 그리 넓은 대도 아니건만 엘빈은 파오니를 찾는 데 상당히 오랜시간이 걸렸다. 다행히 파오니가 쓰러져 있는 곳 은 대의 끝 부분인지라 무사했다. "바보같은헤론 자식. 뭐가 저택에 불만 지를 적은화약이야? 이대로라면 저택이 날라가 버리겠잖아." 검을 땅에 내려 놓고 쓰러진 파오니의 팔을 어깨에 매서 일어선 엘빈은 아까 헤론이감옥에서 한 이야기를 생각해 내고는 헤론 에게 마구 욕을 했다. 이미 경기장 안에는 파오니와 엘빈. 둘뿐 이었고 주위엔 단 한명의 사람도 남아있지 않았다. 자신과 싸우 던 카이로도 돌을 맞고 죽었는지아니면 다른 사람처럼 도망을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정말로 너같은 바보도 없을거야. 정말로.. 바보중의 바보!! 머저리라구!" 거의 파오니를 업다시피 하면서 파오니와 함께 경기장에서 벗어 나던 엘빈은 파오니의 어깨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보고는 파오니 에게 바락 외쳤다. 정신을 잃은파오니에게 그 소리가들릴리 없겠지만,그렇게 라도 하지 않는다면당장이라도 울어버릴것 같은 엘빈이었다. "장난이라도.. 이건 심하잖아.." 간신히 대 위에서 내려온 엘빈은 피가묻어있는 파오니의 얼굴 을 보면서 나직이 속삭였다. 멀리서 볼때는 몰랐지만, 가까이서 본 파오니의 모습은당장 죽어도 이상하지않을정도로 비참했 다. 단번에 파오니가 죽을수도 있다는걸 안 엘빈은 최대한 울음 을 참으려고 노력했다.1초라도 빨리 파오니를 이불길속에서 빼내야 했다. 만일 울기라도 해서 늦어버린다면파오니는 죽을 수도 있는게 아니라 정말로 죽을테니까... "걱정 말라구. 이 누님이 너 하나 밖으로가져가는건 쉬워. 무척쉬운 일이야.그러니까 그 동안 죽는다면.... 용서 못해. 알겠어? 죽지말란말이야!!" 엄청난 열기 속에서도점점 차가워지는파오니의 체온을 느낀 엘빈은 발을 더부지런히 옮기면서 외쳤다.하지만 엘빈은 알 고있었다. 지금 당장 혼자 달려가도불타는 저택에서 빠져나가 는건 힘들거라는걸... 정신을잃은 파오니를부축하면서 저택 을 무사히빠져나간다는건 절대로불가능한 일이었다. 어느새 엘빈의 빰으로 눈물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날.. 다시 혼자로 만들셈.. 이야? 날 행복하게해준다고 했잖아.. 잊었어? 결혼... 그래. 뭐든지 해줄테니까제발... 제발죽지마---!!" 엘빈의 절규... 하지만 불길은 그런엘빈의 마음같은건 아랑곳 없다는듯이더욱더 기세를 높여 단번에 엘빈이 향하고 있던 출 입구를 막아버렸다. "아아아..." 유일하게남아있던 출입구 마져불길에 휩쌓여 버리자 엘빈은 떨리는 눈으로 붉게 타오르는 불꽃을 바라보았다.그리다가 이 내 흐르는눈물을 팔로 닦아내고는부축하고 있던 파오니를 땅에 앉히고 조용히 파오니를 감싸 안았다. - 콰아아아!! - 마치 살아있는생명체와도 같이 일렁거리며 사방을 뒤 덮던 불 길은 끝내는 관중석까지 그 손을뻗쳤고 잠시후 엘빈과 파오니 가 있는 경기장 출입구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 점점 파오니와 자신에게 다가오는 불길을 보면서 엘빈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눈을 감아 버리자 엘빈에게 느껴지는것은 지금 자 신이 안고 있는 파오니의체온뿐이었다. 사방에서 불길이 거세 게 타오르는 소리가요란했지만, 엘빈에게는 단지 은은하게 들 려오는 환청 처럼 느껴지기만 했다. 그런 불길을 타고 어디선가 파오니의 목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자기 자신의 목소리도... - 오늘처럼기쁜날 너가 그런 죽을 상을 하고 있으니까 모두들 불편해 하잖아!! 계속 그런 얼굴하려만 당장 술집에서 나가 줘!! - - 나.. 날 그냥 놔둬.. 난 지금 화가 났단 말이야!! - - 하아.. 레아드. 너 그런 바보같은 망아지하고 어울리니? 세상 엔 배울게 많은남자들이 있긴 하지만 그런 멍청이에게 배울 게 뭐가 있다고 어울리는거야? 아무리 바크가 그 녀석 제자라 고는 하지만.. 하여간 앞으로 그 바보녀석하고는 말하지마. 알겠어?! - - 여자라면 좀얌전해 지는게 어때?? 그렇게난리를 쳐대니까 사람들이 마녀라고 부르잖아! - - 너.. 너가 무슨 상관이야!! - - 너하고 같이살고있는 레아드가 불쌍하다 불쌍해!! 레아드가 너같은 애를 보고자란다고 생각을 하니까 앞날이걱정된다 고!! - - 나.. 내일 이곳을 떠나.. - - 떠난다니? 무엇때문에...? - - 모두의... 복수. 아마 앞으로는 볼수 없을거야. 넌 속 시원하 겠지? - - 사랑해... - - 속 보이는 거짓말.. - - 결혼.. 해주겠어? - - 뭐.. 뭐야? 너 미쳤어? - - 아니. 아주 말짱해. 그리고 이번엔 정말로 진심이야. - - 그.. 그런... - - 아아~ 고민할 필요 없다니까. 너같은 불쌍한 여자. 내가 살려 준다고 마음 먹고 말하는거니까 마음 푹 놓고 고개끄덕이면 되는거야. 어때. 좋지? - - 머.. 멍청이얏!!! - 바보.. 만일 그때 그런바보같은 말만 하지 않았더라도 분명히 승락 했을텐데.. 지금 생각해 보니 파오니와의 만남은 고함에서 시작해서 고함으로 끝나는것 같았다.매일 애들처럼싸우기나 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내가 결혼해 달라고 말하고 싶은걸...' 점점 파오니의 체온이 낮아지자 그에 따라 더 파오니를 강하게 안는 엘빈... 불길은 이제 겨우 20M정도를 남겨두고 있었다. "바보같이.. 죽고 싶지 않은데.." 이대로 죽는다면 너무나 억울할것 같았다. 겨우.. 이제 겨우 파 오니에게 결혼 승락을 할만한 용기가생겼는데.. 가슴에서부터 뭔가 찡한 느낌이치밀어오르자 엘빈은 황급히 눈가에 맺힌 눈 물을 닦아내었다. 바보처럼 울다니.. 하지만 마음과는 다르게 눈물을 닦아 내려는 순간 결국 참고 참던 엘빈의 눈물샘이 터지 고 말았다. "...." 평소에눈물다위는질색하던 엘빈은자신에게도 이렇게 까지 많은 눈물이있다는데에 놀랐다. 끝도 없이계속흘러내리는 눈물.... 엘빈은 그런눈물을 그대로 놔둔채 조용히 눈을 감아 버렸다. - 화르르르.. - 불길은 빠르게.. 그리고 요란스럽게 엘빈과 파오니를 향해 가다 오고 있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4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75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0/08 00:13읽음:1633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75)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비키란 말야!!" 무시무시한 기세로 일렁이고 있는 불기둥의 앞에서 레아드는 자 신의 앞에두팔을 벌리고 서 있는 바크를노려보면서 외쳤다. 하지만 레아드의 그런 외침에도 바크는 전혀 동요없이 레아드를 막아섰다. "바보같은 소리 하지마!엘빈 누나나 파오니 형은 이미 밖으로빠져 나갔을거야! 지금 경기장 안은 완전 불바다란 말이야! 지금 저 불속으로 들어가겠다니.. 제정신이야!?" 불길로 막혀있는 출입구 쪽을 가르키면서 바크가 외치자 레아드 는 고개를 크게 흔들었다. "아냐!! 느낄수 있어.. 느낄수 있다고! 엘빈 누나는 저 안에 있단 말이야!" "그런말이 세상에 어디있어!!" 계속해서레아드가 우기자 바크로서는미칠 노릇이었다. 지금 당장저택에서 빠져나가는것도힘들텐데 이런곳에서 시간이나 끌고 있다니... 하지만레아드가 너무 완강히 반항을 하는지라 바크는이러지도저러지도 못했다.결국 바크는 완력을 써서 라도레아드를 밖으로데려가기로 마음먹었다.비상식적으로 가벼운 레아드니 업고 뛴다해도 별 무리는 없을테니까.... "핫!!" 하지만 그런 바크의생각도 옆쪽에서 들려온 기합성과 함께 여 지없이 무너져버렸다. 잠시 딴 생각을 하는 동안 레아드가 몸에 물도 안뿌리고 그대로 불길로 달려들어가 버린것이었다. "레아드...?" 근처에도 다가가지못할정도의 열기를 내뿜는 붉은 불길속으로 한순간레아드의 모습이 사라져버리자 바크는 너무나 황당한 나머지 머리속이 하얗게변해가는것 같았다.잠시동안 이성이 마비된채레아드가 사라진불길쪽을 바라보던 바크는 언뜻 정 신을 차리고는 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물.... 물이 있다면... 급히 주변에서 물을찾아보려는 바크였지만출입구에 무슨 어 항이 있을리도 없으니... 결국 바크는 물을 찾는건 포기했다. "이 바보자식.." 땅에 떨어져 있는 레아드의 붉은색 검을 집어든 바크는 잠시 심 호흡을 하고는 일렁이는 불기둥을쳐다보았다. 아무리 봐도 반 대편까지는 상당히 먼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저안으 로 들어가버린 레아드를 놔두고 그냥 갈수도 없는 노릇. "왜 그렇게 바보같은짓만 하는 거야!! 이 망할 녀석아!!" 불길을보면서 바크는 반대편에있을 레아드를향해 버럭 외 치고는 한걸을 뒤쪽으로물러선후 단번에 달려나가 불길속으로 몸을 날렸다.시뻘겋게 타오르는 불길속으로 바크의 모습이 순 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레아드...?' 가만히 눈을 감고최후를 기다리고 있던 엘빈은 언뜻 어디선가 레아드의 목소리가 들리는걸 느끼고는눈을 떳다. 하지만 금새 씁쓸만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저었다. 레아드가 미치지 않는한 불타는 저택안에 아직 남아 있을리가없을거란 생각이들어서 였다. - 콰르르르르 - 불길은 엘빈과 파오니에게 거의 접근을 한 상태였다. 크게 세걸 음만 간다면닿을만한 곳에 관중들중 누군가 떨어 뜨린것 같은 수건이 빠작빠작 타들어 가는것이 엘빈의 눈에 보였다. 이제 곧 우리도 저렇게 되겠지...? 엘빈의 더이상 아무것도 보기가 싫어 다시 눈을 감아버렸다. - 핫!! - 눈을 감았던 엘빈은 또 다시 들려온 소리에 눈을 뜨고는 출입구 쪽을 보았다. 누굴까..? 첫번째는 환청이라고 해도 두번이나 사 람의 목소리가 들려온만큼 분명히 저 반대편쪽에 누가 있는것 은 확실했다. 헤론..? 아니면 레아드와바크일까? 하지만 밖에 있는 사람이 누구던지 분명한것은 결코 파오니와 자기를 구하러 올수는 없다는 거였다. "하아앗!!" 하지만 그런 엘빈의추측은 난데없이들려온 날카로운 외침과 함께 깨어지고 말았다. "!?" 갑자기 들려온목소리에 약간 긴장한 엘빈은 의아한 얼굴로 출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순간 엘빈의 눈에 붉은 불길속에서 뭔가 가 움직이는게 보였다. 그리고 놀란 엘빈의 눈동자가 커지는 순 간.. 하나의 기합성이 불길을 갈랐다. "레아드!?" 친숙한 목소리에 엘빈은 급히 불길쪽을쳐다보았다. 순간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약간 휘어지는듯 하더니 그 속에서 뭔가가 허 공을 향해 튀어 나왔다. "레아드!!!" 엄청난 열기와 화염을 뚫고 나타난것은 타오르는 불길보다도 더 붉은 색의 머리를 휘날리는레아드였다. 허공에서 땅에 착지한 레아드의 몸으로 사르르 융단같은 머리카락들이 내리 앉았다. "누나!! 괜찮아요?" 땅에 착지하자 마자레아드는 손을 위로 뻗쳐 아직도 허공에서 방황하는 머리카락들을 잡아 한바퀴 돌려 모으고는 파오니를 안 고 있는 엘빈에게 다가가면서 물었다. 하지만엘빈은 레아드의 질문에 답하진않고 황당한 표정으로레아드를 바라볼 뿐이었 다. "어..떻게 여길..?"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었다. 레아드 가 와준것은정말로 고마운 일이지만, 어떻게저 불길을 뚫고 안으로들어온거지? 하지만 레아드의 질문은 더 비상식 적이었 다. "그냥 뛰어서 들어온건데요. 근데 파오니 형은 괜찮은 거예요?" 엘빈이 안고있는 파오니를 본 레아드는 파오니의 상태가 굉장히 나쁘다는걸 알아채고는 그렇게물었다. 질문에엘빈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으음... 그렇게 나빠요? 그나저나바크 녀석 뭐하는 거야? 내말이 틀리다고 우기더니만.. 계속 밖에서 기다릴 셈인가?" 허리를 펴 출입구 쪽을 본 레아드가 투덜거렸다. 순간 어디선가 비명에 가까운 외침이들려오더니 출입구쪽에서 바크가 거의 튕겨 나오듯이 튀어 나왔다. "바...크?" 너무나 황당한 상황에 엘빈은 얼이 나갈 지경이었다. 근처만 가 도 극심한 화상을 입을정도로 불길이 거센데.. 이 두 아이는 그 그런 불길을 지나서 온것이다. "우아. 이런 망할!!" 바크는불길에서벗어 나자마자 옷에 옮겨붙은 불들을 손으로 탁탁 쳐서 꺼뜨렸다. 하지만 이건 생각한것 보다는 훨씬 양호한 편이었다. 최악의 상황에는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니까... 바크는 몸에 옮겨 붙었던 불들을 다 꺼뜨리고는 고개를 들어 레 아드를 찾아보았다. "어라.. 엘빈 누나!?" 레아드를 발견하고... 그리고 그 옆에 파오니를 안고 있는 엘빈 을 발견한 바크는 얼떨떨한표정을 지었다. 정말로... 엘빈 누 나가 있다니?? 그럼 레아드가 말한 그 '느낌' 이란게 적중 했다 는 소린데... '설마...' 자신이 생각해도 무리한 추측이란걸 깨달은 바크는 피식 웃으면 서 고개를 저었다. 우연.. 그래. 우연이었을 것이다. "그나저나 파오니형은 어때요?" 바크의 질문에 레아드가 나서서 대답했다. "굉장히.. 안 좋아. 많이 다쳤거든." "그래...? 음..하여간 빨리 이곳을 빠져 나가자구. 형도 형이지만 이놈의 저택.. 언제 무너질지 모르니까." 바크의 말에 레아드는 동감한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채 몇초가 지나기도전에 레아드는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걸 깨 달았다. "어떻게.. 나간다는 거야?" 들어올때야 혼자뛰어 들어 왔으니 무사했지만, 나갈때는 전 혀 움직이지못하는 파오니를 데려 나가야 한다는 문제가 있는 데.. 바크와 레아드. 그리고 엘빈중에서파오니를 업고서 불길 을 뚫을만큼 힘이 좋은사람은 없었다. 그걸 꼬집어 말한 레아 드였다. "호오.. 레아드. 머리가 제법 돌아가는데. 하지만 여긴 밖이 아니라경기장 안이라구. 한마디로 말해서 빠져나갈 방법이있다는 말씀이지." "방법이 있어!?" 바크의말에 레아드와 엘빈이 동시에 외쳤다. 레아드는 그렇다 고 해도 엘빈까지흥분해 물어오자 바크는잠시 주춤거렸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경기장 안엔 언제라도 관중들이 갈증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서 물을 가득 가져다 놓으니까.. 그걸 터뜨리면 어느정도 불길이 잡힐거예요. 물론 아주 잠시동안이겠지만.." 듣는 사람이 레아드 뿐이었다면, 분명히 의기양양하고 자랑스럽 게 말할 바크였지만, 일단 엘빈 누나가듣고있으니, 적당히 존 댓말을 쓰면서 설명을 해주었다. 바크의 말에 엘빈의 의아한 얼 굴을 했다. "물.. 저장소를 말하는 거야? 하지만 그런건 보이지 않는데." "당연하죠. 이 저택은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곳이니 다른곳과는 좀 달라요. 관중석중간중간에 조금한 마개가 있는데 그걸열면 물이나오게 되어있죠. 구차하게 하인들을부르지 않고도 직접 자리에 앉아서 물을마실수 있는거죠. 그럴려면 두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하나는 물 저장소가 아주 가까히 있어야하고 또다른 하나는 그 물 저장소가 관중석보다 높은곳에 위치해야 해요.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는성질을 이용해서 만들어낸 방식이니까요. 요새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하는거죠." "그렇다는 말은..." "관중석보다 위쪽에 위치한 거대한 뭔가를 찾으면 된다는 거죠. 그게 바로 물을 저장하기 위해만들어낸 통일거예요. 아마... 도.." 거기까지 말한 바크는 뒷말을 잠깐 끌면서 고개를 들어 사방을 둘러보았다. 곧 바크의 시선이 한곳에 멈췄다. "저게 틀림없을거예요." 바크가 손을 들어 가르킨것은 관람석과 2층에 있는 특등석 사이 에 위치한 거대한 원형의 구조물이었다. 통의 겉 표면에는 많은 장식이 되어 있어서그냥 무심히 지나쳐보면 단순히 장식을 위 해서 만들었다고 착각할 만큼이나교묘히 만들어져 있었다. 엘 빈과 레아드는 바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귀족으로서 공부를 한 바크다웠다. "그럼. 누나와 레아드는 여기서 잠시 기다려 주세요. 제가 가서통을 터뜨릴게요." "나도 갈거야!" 바크가 말을 끝내자마자 레아드가 나서면서 외쳤다. "야.. 레아드. 넌 저 불이 보이지도 않냐? 곧 이곳까지 들이 닥칠텐데..만일 너하고 나. 둘다 통쪽으로 갔다가 엘빈 누나한테무슨일이 생기면 어쩔거야?" "그럼 너가 남으면 되잖아!" "달리긴 내가너보다 빠르다구. 거기다 넌 엘빈누나와 할 이야기도 많을거 아냐." "지금 상황에서 무슨 얘기를 한다는거야...? 괜히 이상한 말 하지마. 속지 않을테니까." 당당하게 말하는 레아드를 보면서 바크는 피식 웃었다. "호오.. 그래? 그럼 이건 어때?" 의미모를 미소를 지은 바크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레아드에게 다 가가더니레아드의 귓속에다 뭐라고 한마디를 했다. 순간 레아 드의 얼굴이 그야말로 순식간에 핏기가 가시면서 하얗게 변해버 렸다.말을 끝낸 바크는 뒤로 한발자국물러서더니 말을 이었 다. "자아~ 그럼 내가 가도 되는거지?" "....." "이런이런.넋이 나가셨구만. 하여간네 검좀 잠시만 빌릴게. 통을 깰때 필요하거든." 레아드의 붉은색 검이 보기보다 훨씬 단단하다는걸 잘 알고있는 바크는 이미무아의 지경에 빠진레아드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검은 허리춤에 차고는 레아드의 검을 들어 올렸다. "그럼... 엘빈 누나.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금방 다녀 올테니까.. 아. 그리고 레아드좀 잘 봐주시고요~" "으.. 응." 갑작스런 상황에 얼떨떨해하는 엘빈은 바크의 말에 고개를 끄덕 였다. 곧 바크는 펄쩍 뛰어 불길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레아드.. 괜찮은거야?" 바크가 사라진 후에도 멍하니 서 있는 레아드를 향해 엘빈이 조 심스럽게 물었다. 순간 레아드의어깨가 잔뜩 움츠려 지는것이 보였다. '아... 아하. 그렇군.' 자신의 물음에 겁을 먹은 레아드를 보면서..그리고 바크가 가기 전에 말한 '레아드를 잘 부탁해요.'란 말을 떠올린 엘빈은 대충 바크가 레아드의귀에다 속삭인 한마디를 추측할수가있었다. '그럼 잘해봐~ 레.아.니.양~' 바크가 레아드의 귀에다 속삭인건 바로 이 말이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4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76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0/10 21:19읽음:162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76)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활활 타오르는 불길 사이를 헤쳐 나가는 바크는 거의 제 정신이 아니였다. 숨쉬기도 곤란할정도로 매케한 연기는 시아를 가리고 옆쪽에서 일렁이는 불길은 그 엄청난 열량으로 바크를 고통스럽 게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크는 이상하리 만치 무리 없이 물 저장통쪽으로 다가갈수 있었다. '크으.. 지옥이 따로 없네.' 물 저장소의 앞. 경기장을 위에서 바라볼수 있는 위치에서 한번 경기장을 내려다본 바크는 지옥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이런 모습 일거라고생각했다. 그 정도로 경기장안은불길의 아우성이었 다. 좀 떨어진곳에 2번째 출입구가보였다. 보이진않지만 그 출입구 앞쪽엔 지금쯤 고생하고 있을 레아드와 엘빈 누나. 그리 고 파오니 형이 있을테지.. "후우.. 좋아. 시작하자." 한번 숨을들이마신 바크는 허리에 찬자신의 검을뽑아들어 단단하게 생긴 물 저장통쪽으로 다가갔다. 겉 보기엔 단지 둥그 렇게 생긴 벽처럼 보였으나, 분명 저 안엔 대량의 물이 들어 있 을거라고 확신한바크는 자신의 검을 뒤로 쭉 뻗었다. 한번 보 기에도 저장소의 벽은 단단해 보였다. 아마보통때라면 검으로 벽을 뚫는것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고열의 불 길이 벽을 뜨겁게 달군 상태. 제대로만 친다면 벽에구멍 한두 개 정도는 만들수 있을테고 그 후는저장소 안에 있는 물의 압 력으로 구멍이커지면서 나중엔 통 전체가 터지질것이다. 이게 바크가 정한 계획이었다. "핫!" 짧고 힘찬 기합성.그리고 동시에 바크의검이 정확히 일자를 그리면서 달구어진 벽을 단번에 그어 내렸다. - 카캉!! - 검과 벽의마찰로 순간 바크의 앞에 불꽃이 화려하게 사방으로 튀면서 수를 놓았다. "이런..." 하지만 일격이 끝나고 벽을 살펴본 바크는 얼굴을 찡그렸다. 힘 을 최대로 쓴 일격이었는데벽엔 약간 긁은정도의 충격밖에 못 주었기 때문이었다. '좀 오래 걸리겠는걸...' 벽이 생각보다 단단하자 바크는마음을 단단히 먹고는 검을 들 어 아까내리 친곳을 다시한번 그었다. 그리고 한번..한번. 벽 에 금이 갈때까지 계속해서 검을 내리쳤다. - 팡!! - 검을 10번인가 내리치는순간 결국엔 견디다 못한 바크의 검이 벽에부씌히는 순간 터지듯이 깨져나갔다. 검의 파편이 바크에 게도 약간 튀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약간 긁힌 상처만을 냈을 뿐 이었다. "하아...하.. 속았어.." 숨찬가슴을 진정 시키면서 바크는 부러진 검을 원망스럽게 쳐 다 보았다.최상급의 강철로 만들어낸 명검. 이라고 꽤나 비싸 게 산건데.. 그 명검의힘을 발휘해야하는 때에 이렇게 쉽게 부러지다니!! 바크는 자신에게 검을 판 그 망할상인을 나중에 만나면 단단히 혼을 내 주겠다고 마음 먹었다. 하지만 애초부터 바크의 생각이 잘못 되었는지도 몰랐다. 아무리 벽이약해지긴 했으나 돌로된벽이다. 검으로 어떻게 해보려는 생각은 무리였 을까? "쳇.. 이왕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지." 하지만 단념하지 않은 바크는자신의 검을 어디론가 던져 버리 고는 땅에 내려놓은 레아드의 검을 집어 들었다. "화낼지는 모르겠지만 넌 아무리 봐도 이상하게 생겼다. 레아드녀석 뭐하러 이런 검을 가져다니는 거지?" 자신의 키보다 큰 검의 날을보면서 바크는의아한 생각을 했 다. 이건 검이 아니라 창으로 써도 될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만큼이나 검은 길었다. 하지만 바크를 의아하게만든것은 검의 길이가 아닌 검의 손잡이 부분에 새겨져 있는 문장이었다. 바크 가 알기로 대륙 내에서검을 만들어 내는곳은 많지만, 이 정도 로 단단한 검을 만들수 있는곳은 2군데 정도 뿐이다. 하나는 하 와크에 있는 멘드래와 지금한창 군대를 모으고 있다는 모란의 조바즈로.멘드래의 문장은 검 두개가 한여성을 가운데 두고 엇갈려 있는 것이었고, 조바즈로의 문장은 커다란 방패에 검 하 나가 기대져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들고 있는 레아드의 검에 새겨져 있는 문장은멘드래나 조바즈로의문장과는 전혀 다른것이었다. 아니 두 문장뿐이아니라 바크가 알고있는 문장 중에 이런 문장은 없었다. 문자인지 그림인지.. 뭔지 모를 괴기 한것이 원을그리고 있었고 그 원의 안쪽에는전진상의 웬 여 인이 새져겨 있었다.문장이 너무 작은 탓인지 여인의얼굴은 정확히보이진 않았지만, 바크로서는 이 정도도 놀라운 것이었 다. 세상의 어떤 장인이 이렇게 세밀한 조각을 해 넣었을까? "좋아. 보통 검하고는 달라 보이니까 널 믿으마." 바크는 레아드의 검을 두 손으로 쥐고는 검을 휘두를수 있게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레아드는굉장히 가볍게 검을 휘두르는것 같던데 바크에겐 좀 무거운 감이 없지 않았다. "하아.. 핫!!" 크게 숨을들이 마신 바크는 검을 수평으로들어 올려 단숨에 기합성과 함께 검을휘둘렀다. 워낙 검이 긴 탓인지 공기의 저 항을 많이 받아검의 속도도 느렸다.레아드는 굉장히 빠르게 휘두르던데.. 바크는 검을 휘두르면서 실패라고 생각했다. - 퍽!! - 반쯤 포기한 바크의 손에 묵직한 감각이 전해져 온것은 바로 그 다음 순간이었다. 바크는서둘러 고개를 들어 검의 끄트머리를 바라보았? "!?" 놀랍게도검은 정확히 벽을 뚫고 그 안에깊숙히 박혀있었다. 자신의 검으로전력을 다해 휘둘렀는데 꿈쩍도않하던 녀석이 레아드의 검에 단방에 뚫렸다.이 황당한 사실에 바크는얼이 나갈지경이었다. 그 말이사실이라면 레아드의검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 파악!! - 바크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있을때 갑자기 검이 박히면서 생겨 난 벽의 금 사이로 얇게 물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우앗!! 잠깐! 잠깐만~!!" 그 물줄기에시선이 닿은 바크는 갑자기 정신을 차리면서 급히 벽에 박혀있는 검을 뽑아내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너무 깊숙히 껴버렸는지 검은 움직이지도 않았다. - 펑!! - 바크의 바로 옆쪽에 있던 벽이 갑자기 터지면서 그 사이로 엄청 난 물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그걸 시작으로 벽에 온통 금이 나기 시작했다. "이.. 이런!!" 검이 끼어 있는 곳에금이 가자 바크는 발악적으로 외쳤다. 순 간 통 전체에 나있던 금이 동시에 벌어지면서 엄청난 폭음과 함 께 안에 들어있던 물을 밖으로 토해냈다. - 쿠크크! - 바크가 걱정하던건통안에 있던 물에 휩쓸리는게아니라 통이 터지면서돌로된 벽의 조각이사방으로 튀는거였다. 원래라면 벽에 균열을 내자마자 밑으로 도망갔어야하는 것인데 워낙 황 당한 일을 보아서인지 그걸 그만 잊고 있었던 것이었다. "마.. 망할--!!!" - 쾅!!! - 바크의 외침.. 그리고 통이 터졌다. 통 안에있던 물의 압력으 로 통은 그야말로 폭약이터지듯이 엄청난 위력으로 사방의 모 든것들을날려버렸다. 관람석의 의자는물론이고 근처에 있던 벽들 마져 무너뜨릴 위력이었다. 당연히 폭발의중심. 통의 바 로 앞에 서 있던 바크가 무사할리가 없었다. - 팡팡팡!! - 하지만 예상 외로 바크는 폭발의 사이에서 무사할수 있었다. 바 크 본인은 폭발로 잠시 정신을 잃어서 몰랐지만, 폭발이 일어나 면서 바크에게로 튄 벽의 조각들은바크와 부씌히는 뭔가 투명 한 막에 의해서 튕겨 나가거나 폭죽 터지듯이 터져버렸다. - 쏴아아아.. - 높은 지대에서 터진 물은레아드와 엘빈이 있는 경기장의 아래 쪽으로 빠르게 쏟아져 내려갔다. 물론 그 사이에는 바크도 끼어 있었다. 한손에는 레아드의 검을 꽉 쥔채로...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63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77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0/16 00:48읽음:163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77)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아.. 저어. 엘빈 누나.." 쭈삣쭈삣 거리는 태도로 레아드는 슬며시 고개를 돌려 뒤쪽에서 파오니를 안은채 자신을바라보는 엘빈을 불렀다. 상황이 상황 이니 만큼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이제보니 엘빈 누나는 자 신이 레아드란걸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사실을 알고 있었던 엘 빈 누나 앞에서 여지건 여자 행새를 했다는게 생각이 나자 레아 드의 얼굴이 확확 달아 올랐다. "레아드. 이리 가까이 좀 와줄래?" "아.. 예. 예!" 엘빈의 말에 레아드는 황급히 대답을 하면서 엘빈의바로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런 레아드의 모습을 보면서 엘빈은 입가 에 부드러운 미소를 띄웠다. "레아드는 아직도 내가 무서운거야?" "아.. 아뇨.." "근데 팔에 소름은 왜 돋았어?" "아니... 이.. 이건 추워서.." "뭐..?" 엘빈의 의아한 표정에 레아드는 순간 자신이엄청난 실수를 저 질렀다는걸 깨달았다. 자신이 있는 곳은 불바다의 한가운데. 춥 다는 말이 나올수가 없는곳인것이다. 실수로 어쩔줄 몰라하는 레아드의 모습에 엘빈은 웃음이 터져 나오는걸간신히 참았다. 모습이야 이해할수 없을정도로 변했지만 행동은 9살때.. 그때와 변한게 하나도 없었다. 레아드의 행동에 엘빈은 요 몇년동안 근 심으로가득차 있던 가슴 한구석이따뜻해지는걸 느낄수 있었 다. 엘빈은 슬며시 손을 들어 레아드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 주었다. "누..누나.." 때릴줄알았던 엘빈이 의외로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어리둥절한 레아드.. 하지만 엘빈의 입장에서본다면 레아드를 때린다는것은 말도 안되는거였다. "놀랄필요 없어.... 오히려 난레아드에게 고맙다고인사라도하고 싶은 심정인걸." 가볍게 웃어보인 엘빈은 손을 약간 내려 레아드의 뺨을 어루 만 져 주었다. 엘빈의말은 진심이었다. 몇년전... 복수를 위해서 로아에서 떠났다고는 하지만,자신은 겨우 10살이 넘은 레아드 를 놔두고 떠나버린 것이었다. 그후부터 이번에 다시 만나기 전 까지 엘빈은언제나 어린 레아드를 버려두고왔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바크야 성주의아들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었 지만, 레아드는어렸을때 고아가 된 아이.. 자신이 떠난후에는 돌봐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그런 레아드가 지금 자신 의 앞에 아무탈없이 건강하게 성장한걸보자 엘빈은 정말로 감 사할 뿐이었다. "저어.. 죄송해요." 엘빈이가만히 자신의 볼을쓰다듬자 어느정도 긴장감이 풀린 레아드를 고개를 숙인채 입을 열었다. "뭐가?" "누나.. 속인거요." "속여? 뭘 말야?" 엘빈이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자 레아드는 얼굴을 붉힌채 고개 를 옆으로 돌리면서 입을 열었다. "여... 여자 행세 한거...요." 간신히 레아드가 입을 열어 말하자 엘빈은 그제야 알았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거말야?" "예.." "이런이런~ 그것때문에 여지건 그렇게 고민한거야? 그렇다면 미안해야할 사람은 레아드가 아니라 바로 나네." "예? 그게 무슨말이.." 엘빈의 말에 레아드가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엘빈에게 막 질 문을 하려는 순간 경기장 어디선가커다란 굉음이 울려퍼졌다. 그 바람에 레아드는 미쳐 끝말을 잇지 못하고 엘빈과 함께 소리 가 난쪽을 바라보았다. 엘빈이 가볍게 탄성을 질렀다. "바크!! 바크가 물 저장소를 터뜨렸나봐!" 엘빈의 놀람... 그리고 곧이어 엘빈의 말을증명이라도 하듯이 파오니와엘빈. 그리고 레아드를 감싸고 있던 불들이 삽시간에 꺼지더니 그 사이로 그리많은양은 아니지만물이흘러왔다. 레아드는 급히 앉아있던 엘빈과함께 파오니를 일으켜 세웠다. 곧 물이 셋의 밑을지나 출입구를 막고있던 불길쪽으로 서서히 다가갔다. "와아..!" 물의 양은 발목도 못 미칠만큼 적었으나, 불과는 상극되는게 바 로 물. 적더라도 물이출입구쪽을 메우자 곧 불길이 사그라 들 기 시작했다.하지만 완전히 꺼진건 아니고단지 약간 기세가 누그러 들었을 뿐.. 언제 다시 기승을 부릴지도 몰랐다. "엘빈누나! 빨리요!!" 불길이 걷히면서출입구의 반대편이 모습을 나타내자 레아드는 급히 엘빈과 함께 파오니를 부축해서 출입구 쪽으로 달렸다. 다 행스럽게도 셋이 출입구를 통과해 복도로 나올동안 물이 불길을 막아줘서 셋은 무사하게 나올수 있었다. "하아.. 간신히 빠져나왔어요." "그건 그렇고.. 이 저택. 오래 버티지 못하겠는걸." 일단 복도에나오자 지금 저택이어떤 상태인지 금방 알수 있 었다. 경기장안에선 불길에 휩쌓여서 몰랐지만,복도에 나와보 니 벽에 금이 가고 천장은 반쯤 내려 앉은것이 당장이라도 무너 질듯 했다. 엘빈의 말에 레아드는 주위를 한번돌아보았다. 엘 빈의 말대로 레아드의 눈에도 저택은 위태로워 보였다. "아... 저어 엘빈 누나. 파오니 형 데리고밖까지 나가실수 있겠어요?" "응. 여기라면 나 혼자서도 갈수 있어. 그런데 그건 왜?" "아니... 그게.. 바크녀석 아직나오지 않아서요. 금방 데리고올테니까 먼저 가세요. 저희도 곧 나갈게요." "그래? 응.. 그럼 우린 먼저 나가있을게. 빨리 나와야 해~ 알겠지? 그리고 조심하고." "물론이죠." 엘빈의 걱정스런말에 레아드는 활짝웃어보이며 고개를 끄덕 였다. 레아드의 말에 엘빈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그럼. 다녀올게요~" 엘빈을 뒤로 하고 레아드는 다시 불길이 일기 시작한 출입구 쪽 으로 달려가 단번에 불길을 넘어 그 반대편으로 사라져 갔다. "레아드.." 잠시동안 레아드가 사라진 출입구 쪽을 바라보던 엘빈은 나직히 레아드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언제나한없이 어린 아인줄 알았 는데.. 어느덧자신과 파오니가 도움을받을만큼 컷던 것이었 다. - 쿵.. - 한동안감회에 빠져 있던 엘빈은 어디선가들려오는 폭발음을 듣고는 깜작 놀라면서 감상에서 깨어나 파오니를 부축해서 복도 를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이.. 녀석 어딨는거야?" 출입구를 무사하게 통과한 레아드는 경기장 안을 한번 훑어보고 는 바크의 모습이보이지 않자 급히 사방을 뛰어다니기 시작했 다. 다행스럽게도 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있던 불길은 물로 인해 거의가꺼진 상태라 레아드가 경기장안을 살펴보는데 방해를 하진 않았다. '매일 걱정만 끼치고.. 바보같은 녀석.' 원형으로 된 경기장을한바퀴 돌고도 바크의 모습이 보이지 않 자, 레아드의 미간이 약간 좁혀졌다. 레아드는약간 마음이 급 해져서 다시한번 경기장안을 자세하게 살펴보았다. "저건!?" 경기장을 반바퀴 돌았을때 레아드의 눈에 낮이익은 물건이 하 나 보였다. 활활 타오는 불길의빛을 받아 반짝이는 하나의 긴 창같은붉은색 검. 바로 자신의 검이었다. 그말은 즉 자신에게 서 검을 빌려간 바크도 저 검 있는곳에 있을거란 말이 되고.... "하아.." 레아드는 바크를 찾았다는데 가벼운 안도감을 느끼면서 급히 발 을 옮겨 그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레아드가 검이 있는 곳에서 20발자국 정도 떨어진 곳까지 갔을때, 순간 천장의 한쪽에서 폭 발이 일어나면서 와르르 돌들이 바크의 위로 쏟아져 내렸다. 레 아드의 붉은 두 눈동자가 순식간에 두배정도로 커졌다. "바크!!!" 바크의 위로 사람보다 3배정도 큰 돌덩이가 떨어져 내리자 레아 드는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떨어지는 잔해물 사이로 뛰쳐 나갔 다. 바로 옆에서 바위라고 해도 좋을만한 커다란 돌들이 떨어져 박살이 났지만, 레아드는 전혀 동요없이 바크가있는쪽으로 달 렸갔다. "괜찮은거야!?" 잔해들이 떨어지는 바람에 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나서레아드는 한참동안 먼지속을 더듬에 바크를찾았다. 그렇게 한참을 손을 더듬어 가다가 결국 레아드의 손에 뭔가가 잡혔다. "바크!? 괜찮은 거지!?" 부지런히 손을 저어 주위의 먼지를 어느정도 가라앉힌 레아드는 자신이 잡은것이 바크의 팔이고 다행하게도 바크는 그 폭발중에 도 돌에 깔리지않았다는걸 알수 있었다. 레아드는급히 손을 내밀어 바크의 목을 만져보았다. 바크는잠을 자는것처럼 숨을 쉬고 있었다. "하우... 이 바보가 걱정 끼치고 있어." 폭발속에서도 바크가 무사하다는걸 안 레아드는 땅에 털썩 주저 앉고는 기절한 바크의 머리를 한번 툭 치면서 가볍게 안도의 한 숨을 쉬었다. 하지만 레아드가 만일 좀더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성격이었다면, 무너진 천장의 바로 밑에 있는 바크가 돌에 깔리 지 않았고 더우기 먼지하나 묻지 않았다는데 의심을 품어봤을것 이다. 하지만 지금 레아드는 바크가 돌에 깔리지 않은것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안도의 한숨과 미소를 지으면서...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6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78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0/16 23:39읽음:161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78)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 쿠르르르.. - 하므의 밤 거리가 한 눈에 들어오는 곳. 그곳에서 한 청년이 깊 이를 알수없는 그윽한 푸른색의 눈동자로 하므의 중앙에서 하늘 로 뻗어 올라가는 붉은색 불길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한 구름 에 달이 가려져 있어서인지 불길은묘할정도로 밝게 빛나고 있 었다. "멋지군.." 하늘의 수많은 별들에 대항하듯이 아래서부터 위로 치솟는 붉은 불길. 어찌보면 장엄한 모습이기까지 했다. 청년은 고고하게 타 오르는 불길에 넋이 나간듯한 모습이었다. "카웰님?" 청년이 서 있던 발코니의뒤쪽. 어두운 방안에서 약간 가는 목 소리가 들려왔다. 청년의 이름이 카웰인듯 청년은 그 소리에 스 르르 고개를 돌려 어두운 방쪽을 바라보았다.그리고는 입가에 가벼운 미소를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저길 봐라. 알파가 지난 3년동안 비굴하게 만들어낸 성이 결국엔 불에 타고 마는구나."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곧이어 들려온 질문. 상당히 애된 목소리였다. 소년인지 소녀인 지 변성기가 지나지않은듯한 그런 얇은목소리. 카웰은 다시 고개를 돌려 불길을 바라보았다. "글쎄.. 알파에겐 미안하지만, 더이상 그를 감싸줄순 없겠지. 그동안 나에게 가져다준금이 많긴 하지만, 이번 경우는 나로서도 좀 무리야." "그 말씀은..." "알아서 처리해라. 니즈." "예." 순간 달을 가리고 있던 구름이 바람에 밀려 서서히 달의 속박을 풀어주었다. 동시에발코니만을 비춰주던 달빛이 서서히 그 영 역을 넓혀 방안까지 밝게 비춰주었다. "그럼 뜻대로." 달빛이나오면서 길다란 금발을 하나로 땋아 뒤로 넘긴 카웰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커다란 방 중앙에 서있는 한 소년의 모 습도 나타났다. 연한 녹색의 머리를 단정하게 한쪽으로 땋아 내 린 니즈는 어둠속에서도 빛날 만큼이나 투명한 연두색의 눈동자 를 깜빡거리면서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그건 그렇고.. 알파 녀석. 무슨일로 자기 저택에 불을 지른 것이지? 뒤에 뭔가가 있나?" "포르 나이트가 어느정도 개입된것 같습니다만.. 정확하진 않습니다." "포르 나이트라.. 귀찮은 녀석들이." 니즈의 대답에 카웰은가볍게 미간을 찌푸렸다. 니즈는 카웰이 생각을 마칠때까지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가 이내 카웰의 모습이 보통때로 돌아오자 다시 입을 열었다. "그들 말고 또다른 재미있는 일이 있습니다." "재미있는 일?" "예. 니아 바크라고 기억하십니까?" "니아.. 바크?" 익숙한 이름.. 카웰은 잠시 고개를 들어 짙은 보라색 천에 박혀 있는 별들을 쳐다보다가이내 고개를 다시 돌려 니즈를 바라보 았다. "그거..로아 영주의 아들 아니던가? 그렇게 기억하고 있는데.." "예. 맞습니다. 론 아크 로아 백작의아들이죠. 올해로 18세입니다." "너와 동갑이구나. 그런데 그 녀석이 어쨌다는 거냐?" 카웰의 질문에 니즈는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지금 니아 바크는 이곳 하므에 있습니다." "뭐?" 니즈의말에 카웰은 잠시 의아한 표정을지었다. 니아 바크란 소년이 왜 이곳에 있을까? 라는 의문이 아닌니즈가 어째서 저 런 말을 하는지 의아해서 였었다. 하지만그런 그의 의문은 금 방 풀리고말았다. 몇일전 도착한편지가 기억에 떠 올라서였 다. "니아 바크.. 그래. 기억 나는군. 전에도착한 편지에 적혀 있는 이름이었어. 그 편지 내용이.." 카웰이 편지의 내용을 떠올릴려고 기억을 더듬자 니즈가 재빠르 게 편지의 내용을 말해주었다. "간단히 말해 니아 바크가 가출했으니 보는 즉시 잡아서 로아로데려와 달라는 편지였습니다. 아시겠지만 론 아크 로아 백작은영족 중에서도 최고의 위치에 있는 인물입니다." "그건 알고있어. 론 아크 로아라면왕족들도 꺼려하는 인물 아닌가. 그야말로 제 2인자지. 그래서... 넌 그 바크라는 녀석을잡아서 로아로 돌려보내자는 소릴 하고 있는거냐?" "론 아크 로아 백작이란 강력한 후원자를 얻을수 있을겁니다." "으음.." "계획에 절대적으로 도움을 줄수 있는 인물입니다." 잠시 뭔가를 생각하는 카웰에게 니즈가 '게획'이란 단어를 꺼내 들어 말했다. 그전가지만해도 여유롭던 카웰은 니즈의 입에서 그말이 나오자 약간 미간을 좁히면서 신음소릴 내었다. "그래서.. 지금 그 니아 바크는 어디있는거지?" "지금 한 포르 나이트와 같이 있습니다." "포르 나이트?" "예. 한달전에 니아 바크와 같이 하므에 나타났는데, 포르 나이트란 것 까지확인했습니다. 아직 정확한건 모릅니다만... 곧알아낼수 있을겁니다." "호오... 영족의 자식이 포르나이트와 어울린다.. 라. 재밌는일이로군. 하지만 우리쪽에서 보면 전혀좋은게 아니잖아. 포르 나이트라니.. 절대 상대하고 싶지 않은 놈들이다." 포르 나이트... 한 국가와도 전쟁을 일으킬수 있는 엄청난 힘을 가진 조직. 아직 힘이 약한 자신으로서는 상대하기 벅찬게 사실 이었다. "그러면.." "지금은 그냥 놔둬. 섣불리포르 나이트와 함께 있는걸 건드렸다가 무슨일이 터질지 모르니까. 일을 하더라도 좀더 알아본후행동해." "예." "아. 그리고 알파에 대한 일말인데. 지금 당장 방위군을 풀어녀석들을 모두다잡아들여라. 알파도 마찮가지고.. 너무 오랫동안 키워주다 보니 지금은 너무 커버렸어. 마침기회도 왔으니 이번에 확실히 잘라버려야 겠지." "예. 카웰 티하라트 성주님." 카웰의명령을 받은 니즈는 그렇게 말하면서 고개를 깊숙히 숙 였다. 카웰 티하라트.. 바로 이 청년이하와크 내에서 3번째로 큰 거대 도시 하므의 성주였다. "가거라." 카웰 티하라트가가볍게 손을 내저으자 곧 그의앞에 서 있던 니즈의 모습이 흐릿해지더니 이내 어둠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니 즈가 사라지자카웰은 조용히 고개를 돌려아까와 마찮가지로 고고하게 하늘로 뻗어올라가는 불길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미 그의 생각은 다른곳에 가 있었다. "니아... 바크라." 카웰은한손으로 매끄러운턱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 었다. "오랜만에 재밌는 일이 생기겠군.."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6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79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0/19 21:38읽음:1634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79)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점점 무너져 가는저택의 안. 천장은 무너져 내리고 바닥은 마 치 살아있는듯이 꿈틀거렸다. 벌려진벽의 틈새로는 지옥의 불 길인냥 화염이 쏟아져 나와 근처의 모든것을 단번에 태워버리기 도 했다. 이런 저택이 아직까지무너지지 않은 이유는 단 한가 지. 저택 전체가 돌로된 건축물이란것 때문이었다. "....." 화염이쏟아져 나오고 바닥이 출렁이듯이움직이는 저택의 복 도. 놀랍게도 복도 안에는 아직까지 밖으로 도망치지 않은 사람 이 있었다. 희끗희끗한 검은회색의 머리. 그리고 강렬한 검은 눈동자. 바로 저택의 주인이자 도박장의 운영자인 알파였다. 언 제나 그의옆에서 그를 호위하던사나이들도 도망쳤는지 그는 홀로 위태로워 보이는 복도위에 담담하게 서 있었다. "아버지.." 웬만한 사람이라면 보는순간 주눅이 들만큼 날카로운 알파의 눈 빛을 전혀 꺼리낌 없이 받으면서 알파의 반대편에 서 있는 사나 이는 알파의 아들.. 헤론이었다. 알파와 헤론. 이 두 부자는 언 제 저택이 무너질지모르는 상황인데도전혀 동요없이 묵묵히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옆에서 벽이 터지고 천장이 내리 앉았지만, 이 두 부자중 누구 하나도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네가 내 앞을 막았구나." 침묵을 먼저 깨고 입을 연건 알파였다. "제가 아니라도누군가 했을겁니다. 아버진 그 만큼 원망을 사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 이유로 네가 이 나를 배반한거냐. 헤론?" "배반이라고요? 배반을당한쪽은 바로 접니다! 어째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해서 이렇게 변하신 겁니까!?" "내게 힘이있었다면 샤는 죽지 않았을 거다! 내가힘만 있었다면!!!" 샤.. 알파의부인이자 헤론의 하나뿐인 어머니. 2년전 샤는 몸 이 몹시 허약해진 상태에서무리하게 배속의 아이를 낳으려 하 다 결국 아이와 함께 숨을거두었다. 그 당시 아버지의 실망한 모습은 헤론이 죽을때까지 잊지 못할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섬세 하면서도 강인하고.. 그리고 언제나 침착했던 알파는 죽은 샤의 앞에서.. 그리고 헤론의 앞에서 미쳐버리고 말았다. 그 만큼 아 버진 어머니를사랑하고 계셨는데... 그 사랑이 결국엔 나쁜쪽 으로 뻗어나가 버렸린거였다. "이미 늦었어요--! 지금에 와서 이런일을 해봤자 어머니가 기뻐하실거라고생각하시는건가요? 틀렸어요!! 절대로.. 절대로어머니가 기뻐하실리 없다구요!! 이런일 누구보다도 싫어 하시던 어머니란거.. 아버지가 더 잘 아시잖아요!!" "그런건 상관없어!" 알파의 외침에 헤론을 잠시 말을멈추었다. 무시무시한 눈으로 헤론을 노려보던 알파는 잠시 가볍게 한숨을 내 쉬었다. 그리고 는 약간은 부드러운 눈길로 입을 열었다. "그래.. 샤는 누구보다도 거짓말을 싫어했다. 무역업을 하던 난샤와.. 그리고 너에게 떳떳하기 위해서 나 나름대로 최대한 공정하게 사업을 했어.. 하지만. 그래서 내가 얻은게 뭐냐? 병든샤를 구할수 있다는 미초를 구하기위해서 난 그 잘난 귀족의성 앞에서 한달동안 구걸을했다. 미초를.. 미초만 준다면 그은혜는 죽을때까지 갚겠다고 하면서 까지 말이다. 하지만 녀석은 샤의 목숨보다는 그 잘난 나무뿌리하나를 자기 정원에 두는쪽을 선택했다.." "아버지.." "정직해서 내가 구한게 뭐냔 말이다!! 아무것도! 아무것도 구하지 못했어! 힘. 힘이 있었더라면 절대 샤는 죽지 않았을 거다. 그때 내게 힘만 있었더라면!!" 외침과 동시에 두 부자의 사이에 있던 벽이 갈라지면서 그 사이 로 엄청난 양의 화염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잠시후.. 화염이 사그라져 들어가면서 그 사이로나타난 헤론이 조용히 입을 열 었다. "힘을.. 원하신다고요? 어떤 힘을요? 얼마만큼의 힘을 원하시는거죠? 이나라의 귀족들을 모두 죽일만큼의힘이요? 좋아요. 저도 어머니의 일이라면 귀족들을 용서하지 못해요. 하지만 아버지가 귀족들과 동등한힘을 갖기 위해서 얼마만큼의 사람들을 희생시켜야하는 거죠? 결국.. 아버지가하는 일이라는게예전에 그 귀족이 하는 일과 다를바가 뭐가있는거죠? 복수를위해 서라고요? 복수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힘을 키우겠다.. 결국 이거 아닌가요? " "헤론..." 헤론의 조용하지만 분노가 담겨있는 말에 알파는 약간은 떨리는 목소리로 헤론을 불렀다. 하지만헤론은 묵묵히 다음말을 이어 갔다. "만일.. 그게사실이라면 전 더 이상아버질 용서할수가 없어요. 제가 본것은 어머니의 복수를 위해서가 아닌 단지 돈에 미친 아버지였으니까요. 이젠.. 더 이상 아버질 이대로 놔둘수가없어요. 하늘에 계신 어머니를 위해서라도요.. " "그래서... 날 죽이겠다는 거냐?" "원래대로라면.. 그럴생각이었지만, 결국 난 아버지와 어머니의 아들이었어요. 그럴수가 없더군요. 그래서다른 방법을 생각했죠. 아버지를 예전처럼 돌려놓을 방법..." 헤론의 말에 알파의 두 눈이 커졌다. 어느새헤론의 손에 날카 로운 단검 하나가 들려있었던 것이다. 놀란 알파가 급히 헤론에 게 다가가려는 순간헤론이 단검을 자신의 왼쪽 가슴에 올려놓 았다. 그리고는아주 담담하게알파를 바라보면서입을 열었 다. "제가.. 죽겠어요." ----------------------------------------------------------- "망할. 여긴 도대체 어디야?" 저택의 지하 1층. 알파와헤론 말고도 저택을 빠져나가지 못한 또다른 한 사람이 지금 한 복도에서 길을 잃고헤메고 있었다. 큰 키에 삐쩍마른 몸. 그리고 양 손에서 중간길이의 단검. 바로 결승전에서 파오니를 거의 죽음직전까지 몰고간 카이로였다. "망할.." 1년이란 시간동안 이 저택안에서 살았건만 지금자신이 어딨는 지조차 모르다니.. 한심한 노릇이었다. 하지만 폭약의 위력으로 저택이 반쯤 무너지는 바람에 있던 길이 막히고 옆 길과 이어지 면서 완전히 다른 모습이되어 버렸다. 카이로가 아닌 이 저택 을 만든설계자라 해도 지금 이저택안에선 길을 잃었을 것이 다. "응..?" 무작정 벽 옆에뚫려있는 반대편 복도로 발을 옮기던 카이로는 그 길의 끝에 불길의 장벽이있는걸 보고는 투덜거리면서 다시 발을 뒤로 돌렸다. 그 순간 카이로의 목덜미에소름이 쫙 돋아 났다. '뭐.. 뭐냐?' 복도의온도는 50도를넘은 숨도 쉬기 힘들정도의고열상태. 하지만 분명 카이로의목에는 한눈에 보일정도로소름이 돋아 있었다. 갑작스럽게 몸에 소름이돋자 정작 놀란건카이로 본 인이었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카이로는 다시한번 고개를 뒤 로 돌렸다. "!?" 뒤로고개를 돌린 카이로의 얼굴은 마치 죽음의 신이라도 본듯 이 흙빛으로변해 버렸다. 그도 그럴것이 방금전만해도 불길의 장벽으로 온통 화염이었던복도가 언제 그랬냐는듯이불이 다 꺼져있는것이었다. 방금전까지만해도 요란스럽게 타고 있던 복도가 순식간에 어둠과 침묵으로바껴버렸다는 황당한 상황에 카이로는 놀람보다는 공포심이 앞섰다. "누.. 누구냐!!" 공포로 인해예민해진 카이로는 아주 작게나마발자국 소리가 들리자 암흑으로 변한 복도쪽으로 크게 외쳤다. 하지만 복도 반 대편에선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다만 발자국 소리가 점 점 커지는것으로 상대편이가까히 다가온다는것만을 알수 있었 다. - 흥.. - 예민해질대로예민해진 카이로의 귀에 처음으로 상대편의 목소 리가들려왔다. 아니들렸다기 보다는 느껴졌다는말이 옳았 다. 환청일까? 카이로가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다시한번 말소리 가 들려왔다. - 내 말을 거역한 녀석.. - "누구╋!!" 이번엔확실했다. 들리진 않지만 상대편은 분명히 말하고 있고 자신에게 그 목소리가느껴졌다. 카이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 는 복도를 향해 이마에 핏대가 설만큼악을 쓰면서 외쳤다. 순 간 가벼운 냉소가 복도안에 울려퍼졌다. - 하찮은 녀석이 내 이름을묻는것이냐? 죽고싶어서 안달이 난 모양이로구나. - "뭐.. 뭐라고? 이 자식! 숨어있는 녀석이 무슨 잔말이 그렇게많은거냐!! 날 죽일테면 당장 모습을 들어내라!" 솔직히카이로는 상대가 모습을 보이지 않고 말하는 것을 보고 약간 겁을 먹은상태였다. 이쪽은 상대편을 전혀 못 보고 있지 만 녀석은 자신을 확실하게 보고 있을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녀 석이 단검이라도 날린다면자신은 반항한번 못하고 당할것이 뻔했다. 그걸 걱정한 카이로가 상대방이 모습을들어내도록 일 부러 화를 부추긴것이었다. - 편하게 죽긴 싫은 모양이구나. 좋아.. 어차피 죽을 녀석. 날 본다해도 상관은 없겠지. - 상대방의말이 끝나자 마자 곧 복도에서 몇번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곧이어 카이로는 상대방의 모습을 볼수가 있 었다. 너무 어두운 복도쪽이라정확하진 않지만 키는 자신보다 작았고 한 손에는날카로운 검을들고있었다. 그리고 그의 두 눈... 카이로는 상대방의 눈을 보는순간 뭔가에 얻어 맞은듯 놀 란 눈을 하고는 마른침을 삼켰다. - 호오. 제법이구나.내가 살기를 감추고 있는데 그걸 용케 느 낀모양이군. 좋아. 그 상으로 아까말은취소다. 고통없이 죽 여주마. - 이러나저러나 죽인다는 말뿐이었다. 하지만 카이로는 웬지 그 의 말이 사실처럼느껴졌다. 자신에겐 불행한 일이지만.. 카이 로가 떨리는 눈으로 그를 보면서 입을 열었다. "너... 당신은 도대체.. 누구..?" - 날.. 잊은거냐? - "서.. 설마!!?!" - 난 펠이다. - 간단한 두 마디. 하지만 그 두마디는 카이로가 상상하던 대답중 에서 최악의 말이었다. 전에 포르 나이트 였던 카이로였으니 포 르 나이트의 그막강한 힘을 잘 알고있었다. 그런 포르 나이트 와 유일하게 겨룰수 있다는 '펠'.. 지금 그것이 자신의 앞에 서 있는 것이었다. 카이로가 놀라 외쳤다. "왜.. 왜!? 난 당신이 원하는대로 그 아일 죽이지 않았어!!" 아까전 레아드를 죽일 기회가 있슴에도 카이로는 일부러 레아드 를 발로차버렸다. 그걸 말한 것이었지만 카이로에게 돌아온것 은 차가운 냉소뿐이었다. - 흥. 내가원한건 그게 아니라 너가레아드에게 지는 것이었 어. 근데 넌 내 뜻을 무시하고.. 감히 그 더러운 발로 레아드 를 차다니...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 - "그.. 그런 말이!!" - 죽어라. - "자.. 잠깐만!! 난 몰랐어! 당신이그걸 원했는지 몰랐어!! 정말로 몰랐다구!!" - 흥. - 바락 외치는 카이로에게 가벼운 냉소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순 간 카이로는 난생 처음 절대적인 공포를 느낄수 있었다. 꺼졌던 불길이 다시 살아나면서 펠의 앞으로 서서히 뭉쳐졌고, 그 불덩 어리의 크기가복도를 꽉 채울정도로 커졌을때... 카이로의 귀 에 펠의 마지막 목소리가 들려왔다. - 가거라. - "으아아아아악!!!" 인간의몸으로는 도저히 감당할수 없는 거대한 불덩어리. 카이 로는 본능적으로양손의 두 검을 들어 날라오는 불덩이를 갈랐 지만 불덩어리는 그의 발악같은건안중에도 없다는듯이 단번에 카이로는 집어 삼켜버리더니 그대로 카이로와 함께 반대편 복도 쪽으로 날라가 버렸다. 그리고 복도의 끝. 벽에부씌히는 순간 불덩어리는 무시무시한 열량을 사방으로 내 뿜으며 터져나갔다. 물론 그 폭발중에는 이미 사람의 모습이라고는 보기힘든 카이 로의 몸조가리들도 껴 있었다. - 흥. 하찮은 녀석이... - 불덩이의 폭발로 간신히 유지되던 저택이 결국에는 무너지기 시 작했다. 천장과 바닥이 동시에 무너지면서 벽이 터져나갔다. 그 런 가운데에서도 펠은 별로 놀라지 않은 얼굴로 묵묵히 손에 들 고있던 검을 허리에 찬 검집에 넣었다. - 이젠 레아드를 보러 가도 되겠지. 흐음.. 재미있는 밤이었어. 따라다닌 보람이 있군. - 카이로에겐 한없이 잔인하기만 하던 펠의 입가에 아주 잠깐동안 부드러운 미소가 맺혔다. 하지만 그 순간 최후의 벽이 무너지면 서 저택은 끝내 와르르 무너져 버렸고 펠의 미소를 무너지는 저 택에 가려져 버렸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98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80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0/26 23:38읽음:160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80)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도시 중앙. 비밀의 거대 도박장 화재. 다행이 사상자는 없으나, 걷잡을수 없을정도로 커진 불로 인해 피해액은 엄청날것으로 예 상. 도박장의 운영자는 화재의 혼란을 틈타 도주.... "으음.." 손에 들려있는한장의 종이를 유심히 들여다 보던 카웰은 나직 이 신음소릴 내었다. "알파는 도망갔단 말이지.. 일이 재미없게 돌아가는군." 한심하다는듯이 가볍게 한숨을 쉰 카웰은 손에 들고있던 종이를 가볍게 쥐어 구긴후아무렇게나 내 팽개쳤다. 그리고는 의자에 앉아 턱을 괘었다. '알파가 니즈에게서 도망갔다는 건가? 하지만 그 니즈가 실패할리는 없을테고.... 누군가가 알파의 도주를도와준건가? 혹시포르 나이트?' 생각이 거기까지 간 카웰은 고개를 저었다. '그럴리가 없지. 포르나이트가 뒤를봐준다면 약아빠진 알파녀석이 여지건 내게 돈을 갇다 바칠리가 없을테고... 그렇다면도대체 누가...? 설마 단순히 니즈가 실수한건 아닐까?' 차가운녹색 눈동자를 가진 소년을 머리에 떠올린 카웰은 금방 자신이 한 생각이얼마나 부질 없는건지 곧 깨달았다. 그가 절 대적으로 신임하는 니즈다. 서열상으로본다면분명 니즈보다 자신이 위지만, 그가신임하는건 오히려 니즈쪽이었다. 그에게 서 그 만큼의 신임을 얻어낼만큼 실력이 뛰어난니즈가 실수라 니..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다. "결국.. 때가 되면 알게 되겠지." 알파를도주하게 도와준 그들. 카웰은 미소를 지으면서 의자에 서 일어나기지개를 폈다. 어제밤도박장의 화재로 한숨도 못 잔것이었다. 한번 기지개를 편 카웰은 창가로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뒤의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의 생각도..." 난데없이일어난 화재는 동쪽 하늘이서서히 밝아지는 아침이 되서야 간신히 누그러졌다. 불이 꺼진후의 저택은그야말로 말 이 아니였다. 성과 같이 화려하던저택은 마치 나무로 진은 것 처럼 몇몇 뼈대만 남기고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하지만 사상자 는 놀랍게도 단 한명도 없었다. 저택이돌로만들어져 있다는것 도 이유중 하나였지만 더 큰 이유는 저택안에 숨겨져 있던 폭약 의 위치가 모두사람이 지나다니는 통로와는떨어져 있는곳에 있었다는 것이었다. "아.. 날이 밝았어." 두껍게 창문을덮고있던 커텐을 옆으로 친 레아드는 그 사이로 들어오는 눈부신 빛에 눈을 약간 찡그렸다. "벌써 아침이야..? 하아.. 피곤한걸." 떠오르는 태양을바라보던 레아드의 뒤쪽으로 바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레아드는 고개를 뒤로 돌려 바크를 쳐다보았다. "파오니 형은 괜찮아?" "으응.. 좀 위험하것 같았지만.. 일단 안심." "하아.. 다행이네." "그래." 바크의 미소 어린 대답에 레아드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어제 밤. 불타오르는 저택안에서 빠져나온 레아드와 바크. 그리고 엘 빈은 온몸이피투성이인 파오니를 데리고집으로 데려왔었다. 굳이 근처 병원으로 가지 않은 이유는 엘빈이 웬만한 병원 의사 들 보다 응급처리에훨씬 능숙하기 때문이었다. 집에 돌아오자 마자 엘빈은 파오니를 치료 했고 의학에 약간 지식이 있는 바크 는 옆에서그녀를 도왔다. 하지만 의학에대해 전혀 아는바가 없는 레아드는 어쩔수 없이 방밖에서 기다릴수 밖에 없었다. 그 렇게 뜬 눈으로밤을 지새우고.. 아침이 되서야 바크가 방에서 나온것이었다. 다행스럽게도 결과는 좋았다. "엘빈 누나는 지금 어때?" "야야~ 그거 말도 마라. 낮 뜨거워서 도망나왔으니까." "응??" "하여간 지금은 저 방엔 들어가지 않는게 좋을거야." "응?... 아~" 바크의말에 처음엔 의아한 표정을지은 레아드 였지만 곧 그 뜻을 알고는 가볍게 미소를지어보였다. 바크는 상당히 피곤한 듯이 손으로 뒷덜미를 가볍게 치면서 근처에 있던의자를 가져 다 앉았다. "그나저나 레아드. 엘빈 누나.. 어때?" "엘빈 누나? 엘빈 누나는 괜찮지 않아? 혹시 누나도 다친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여자스러워 졌다고 할까? 이젠 예전과는 많이 달라 보이잖아." "그래? 난.. 글쎄. 잘 모르겠는걸." "바보. 척 보면 모르냐?" "그.. 글쎄.." 바크에게 '바보' 란 단어를 듣고도 레아드가화를 내지 않은건 대화의 내용이 엘빈이기때문이었다. 레아드는 잠시 뒷머릴 긁 적이다가이내 뭔가가 생각난듯고개를 들어 바크를 쳐다보았 다. "그런데.. 엘빈 누나하고 파오니 형.. 결혼할까?" "뭐.. 뭐야?" 레아드의 갑작스런 질문에 바크는 잠시동안 황당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 일지도 모른다. 엘빈 누나가 어 제밤 보여준 행동이나파오니 형의 말... 하지만 웬지 저 둘이 결혼을 한다는건 상상이 안 가는 바크였다. 그런 바크를 아는지 모르는지 레아드는 말을 이어나갔다. "둘 잘 어울리는것 같아서 말야. 너 말을 들어보니까 엘빈 누나성격도 좋아진것 같고.. 물론 파오니 형도 예전보단 괜찮아 졌으니까." "그렇지만.. 결혼까지야.." 설마.. 하는 마음의 바크. 하지만 레아드는 한술 더 떳다. "만일 둘이 결혼해서 애가 태어나면.. 음. 나 하곤 무슨 관계인거지? 난 그 애 사부나 할까? 아니면.." "애.. 애라니!!" 레아드의 너무나황당한 말에 기가 찬듯이 묻는 바크에게 레아 드가 눈을 가늘게 뜨면서 아주 당연한듯이 대꾸했다. "왜? 결혼하면 당연히 애가 생기는거잖아." "그거야.. 그렇지만.. 으으..! 이 바보야! 말도 안되는 소리 할시간 있으면 우물에라도 가서 물이나 길러와!" 우물쭈물거리던 바크가 기어이는 화를 벌컥 내면서 소리쳤다. 확실히 물이 없어서 길러와야 하는것도 이유는 이유였지만 그냥 놔두면 어디까지 갈지 모르는 레아드의상상력이 더 큰 문제였 다. 이대로 놔둔다면 아직 태어나지도.. 아니태어날지 않날지 도 모르는아이의 아기의아기까지 상상할지도 모르는 일이었 다. "흥. 재미없게 굴기는.. 알았어! 물이나 떠오면 될거 아냐." 레아드는 바크의 반응에 김이 빠진듯 연신중얼중얼 뭐라 궁시 렁거리면서허리를 숙여 집 한쪽에 있는 물통을손에 들었다. 그리고 레아드가 다시허리를 피는 순간.. 레아드의 붉은 눈동 자가 흔들렸다. "누.. 누구?" 고개를 든 레아드의앞엔 어느새 짙은 갈색의 머리를 자유롭게 풀어놓은 한 청년이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있었다. 레아드와 바크. 둘다 아직 강하진 못하지만 그렇다고 약하지도 않은 중급 의 검사. 그런 둘이 전혀 눈치도 못챈 사이에 이 청년은 집안에 들어온 것이었다. 놀란 토끼마냥 움직일 생각도못했는지 레아 드는 단지 멍하니 그를 바라만 보았다. "당신은..헤론씨?" 그런레아드의 뒤쪽으로 어느새 다가온 바크가 청년을보더니 단번에 그를 기억해 내고는 그의 이름을 불렀다. "이.. 이 사람이 헤론이야?" 레아드는 고개를뒤로 돌려 바크를 쳐다보았다. 분명 레아드도 지하감옥에서 헤론을 본적이 있었다. 물론 그때는 앞뒤 안 가리 고 그대로 달려들어 부씌히는바람에 자세히는보지 못했었지 만... 그뒤에바크에게서 그 사람이 엘빈누나의 친구라는 소릴 듣고는 얼굴까지 붉힌 레아드였다. "엘빈 누나의 친구...?" 레아드는 다시 고개를 돌려 헤론을 바라보았다. 가볍게 벽에 등 을 지고있던헤론도 시선을 내려 자신을 올려다 보는 레아드를 바라보았다. 둘의 시선이 얽히는 순간 헤론의 입가에 가벼운 미 소가 맺혀졌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408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81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0/30 23:50읽음:1649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81)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음.. 너가 레아드지?" 지그시 레아드를내려다 보던 헤론은 언뜻 입가에 미소를 띄우 더니 한손을 들어 레아드의 턱을 살며시 잡고는이리저리 돌려 보았다. 누가 자기 몸만지는걸 싫어하는레아드 였지만 상대 가 엘빈누나의 친구인데다가 자신들이 느끼지도못한 사이에 집안에 들어온 실력있는 검사있듯해서 가만히 있었다. 레아드 의 얼굴을 이리 저리 돌려보던 헤론은 잠시후 심각한 표정을 짓 더니 입을 열었다. "아무리 봐도 엘빈이 말한 연갈색 머리에 귀여운 꼬마라고는 보이지 않는걸. 정말.. 레아드가 맞는거야?" 연갈색의 귀여운 꼬마. 즉 레아드가 모습이 변하기 전의 모습이 었다. 물론 귀엽다는건 순전히 엘빈의 생각이었지만.. "무.. 물론이죠." "하지만 엘빈이 말한 모습하고는 판이하게 다른걸. 머리는 염색했다고 쳐도..." 얼굴이 아닌데. 아무리어렸을때 귀여웠다고 해도 17세의 나이 가 되면 어느정도는 체격이 커지고 남자다워 지는것 아닌가? 하 지만 지금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이소년은... 남자라고 보기엔 좀 무리가있었다. 체격도체격이지만 저 얼굴에 허리 아래로 내려오는 탐스러운붉은 머리를 보고 누가 남자라고 생각 하겠 는가? "염색하지 않았어요." "뭐..?" "머리 염색한거 아니라구요." 레아드가 한쪽으로 삐져나온 머리채를 잡아 들면서 담담하게 말 했다. 레아드의 말에잠시 멍해져 있던 헤론은 이내 정신을 차 리고는 레아드에게 되 물었다. "머리 염색한게 아니라면 갈색 머리가 저절로 붉은색이 된거 란소리야?" "예~" 아주 자신있게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헤론은 더더욱 황당 한 얼굴을 하고는 잠시동안 뭔가를 생각하더니 다시한번 레아드 에게 뭔가를 물으려 했다. 순간 보다못한 바크가 재빨리 앞으 로 나서더니 한마디 했다. "저어. 레아드의부모님중 한분이 붉은머리셨거든요~ 그때문이예요." "응!?" 바크의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레아드가 고개를 돌려바크쪽을 바라보았다. 무슨말을!!! 아버지와 어머닌두분다 갈색 머리였 는데.. 레아드가 의아한 표정을짓자 바크는 헤론이 보이지 않 게 슬쩍 손을 들어 레아드의 등을 쿡 찔렀다. 조용히 하라는 뜻 이었다. '으음?' 그런쪽엔 반응이늦은 레아드 였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번엔 바 크의 뜻이 잘전달 되었는지 레아드는 입을 다물었다. 잠시 둘을 번갈아 보던 헤론이 바크에게 물었다. "그럼... 저 아이 부모중 한명이 붉은 머리라서... 지금 바뀌고있다는 소리야?" "예. 그런..셈이죠." 바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흑발의사나이와 금발의 여인 이 결혼을 해서 태어난 아이가 만일 흑발이라고 할때 그 아이가 성장 도중 희박한 확률이지만 금발로 변하는 경우가 있다. 그걸 말한 바크였다. "으음. 하지만.." 머리가 바뀌었다고 해도 이상한 부분이 몇군데 더 있는데... 헤 론이 막 바크에게 그 의아한 부분을 물으려 할때 거실에 붙어있 는 한쪽 방의 문이 열리면서 엘빈이 나왔다. "헤론!?" 나오자 마자 거실에 서있던 헤론을 발견한 엘빈이 외쳤다. "엘빈? 너.. 괜찮아?" 헤론도 엘빈이 보이자 미소를 지으며 엘빈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엘빈의 얼굴을 보고는 그 자리에 멈춰서고 말았다. 엘빈은 도대 체 얼마나 운건지 눈 주위가 온통 부어 있는데다가 잠도 못잤는 지 굉장히 피곤해 보였다. 헤론의 물음에 엘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간신히 미소를 지어보였다. "으응.. 난 괜찮지만, 파오니가 많이 다쳤어." "파오니가!? 얼마나??" "상당히.." 쓴웃음을 지어보이는 엘빈을 보며 헤론은 파오니가 당한 부상이 가볍지 않다는걸 알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파오니가 상대한 인 물은 바로 카이로 아닌가. 포르 나이트 였다는 녀석과 싸웠으니 무사할리가없는데... 아버지의 일로 너무 신경을 쓰는 바람에 그걸 잊고 있었던 헤론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 헤론의 질문에 엘빈은 고개를 약간 숙였다. "지금은 괜찮아. 깨어나는건 몇일 더 걸릴지 모르지만 말야." "파오니가 그 정도로 다치다니... 카이로 녀석도 상당했던 모양이구나. 뭐.. 이제 와서 그런 소리 해봤자 녀석이 다시 살아날리는 없지만..." 헤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엘빈이 고개를 들어 헤론을 쳐 다 보았다. "카이로가.. 죽었어?" "으.. 응. 그 녀석 저택안에서 도망치지 못했나봐. 아예 조각이나버렸는데 간신히 들고있던 검을 보고 카이로인줄 알아냈지." "역시 나쁜놈은 천벌을 받는걸까~" 한쪽의자에 앉아있던 바크가 턱을 괘면서 한숨을 쉬듯이 말했 다. 그러면서도 한 구석으론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자기 자신도 카이로와마찮가지인 포르 나이트 아닌가... 누워서 침 뱉는 격이지. 레아드도 바크와 마찮가지로그걸 느꼈는지 의미 모를 표정을 짓고 있었다. "참. 알.. 아니. 헤론 네 아버지는??" 원한이야많은 알파지만 가장 친하다고 할수 있는 헤론의 아버 지다. 엘빈은 이름을부르려다가 재빠르게아버지란 표현으로 바꿨다. 엘빈의 질문에 헤론은 피식 웃었다. "그렇게높여주지 않아도 돼. 뭐.. 아버지가 욕먹을 짓을 했으니까 욕먹어도 할말 없는거지. 아.. 그리고아버지 말인데 무사히 도망쳤어. " "그래..?" "응. 유감스럽게도 앞으로 도박장 같은걸 못하게 할 약속같은건하지 못했지만.. 이번일로 아버지도 뭔가 깨달은게 있겠지." 가볍게웃으면서 말하는 헤론은 잠시 불길에휩쌓였던 저택의 복도를 회상했다. 예상외로 불이 너무 빨리 번져버린 탓에 당장 이라도 무너질것처럼 보이던 그 복도에서 파오니는 아버지가 변 해버린후 처음으로 아들과 아버지로서 대화를 했다. 물론 그 대 가로 저택을 불태워 버려야 했었지만... 어쨌든 자신의 말은 아 버지에게 어느정도나마 통한것 같았다. "참. 헤론씨." 잠시동안 엘빈과 헤론의 대화를 듣고있던 레아드가 헤론을 불렀 다. 헤론은고개를 돌려 레아드를 잠시바라보다가 입을 열었 다. "씨가 아니라 형이라고 불러 형이라고. 씨라니.. 나만 아저씨가된것 같잖아." "아.. 예예.." "근데 무슨 할말이라도?" "그게.. 저어.." 레아드는 잠시 우물쭈물 머뭇거리다가 이내 지하에서 자신이 점 화한 붉은색 도화색에 대해서 말을 했다. 레아드의 말이 끝나기 가 무섭게 헤론이 고개를 돌리더니 바크를 쳐다보았다. "바크...라고 했지? 내가 너한테 그 도화선엔 불 붙이지 말라고당부를 한걸로 기억을 하고 있는데.. 내 기억이 틀린건 아니겠지?" "아.. 저어저어.." 갑작스런헤론의 말에 바크는 깜짝 놀라머뭇거리다가 갑자기 고개를 휙 돌려 레아드를 노려 보았다. 으으! 이 바보가.. 불은 자기가 붙여놨으면서 욕은 내가 먹다니!! 하지만 바크의 무시 무시한 눈빛에도 레아드는 전혀~ 겁먹지 않았다. "하긴.. 너무 불이 빨리 번졌더라니.. 그것 때문이었구나." 저택의 불이 자신이 생각했던것 이상으로 빨리 일어난데다가 화 력도 두배 이상이어서 이상하게 생각했던 헤론은 레아드의 말에 지금에서야 의문이 풀린듯이 고개를끄덕였다. 그런 헤론의 모 습에 레아드와 바크. 그리고 엘빈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 보았다. 헤론이 말했다. "그러니까 그 붉은 도화선은 아버지가 예비로 준비해둔기름저장소로 이어져 있는것이거든. 기름이란게 원래폭발력은 강하지 않지만 뭔가를 태우는건 화약이상이야. 그런 기름이 잔뜩들어있는 그 저장소로이어진 도화선에 불을 붙였으니.. 불이그렇게 빨리 번저버린 거지." "으음." 헤론의 설명에 바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잠시 조용히 있던 엘빈이 헤론을 보면서 나직이 물었다. "그나저나.. 헤론. 넌 이제 어쩔거야?" "글쎄.. 용병이라도 되볼까~" 헤론의 대답에 엘빈이 미간을 약간 좁혔다. "농담하지 말고." "농담이 아냐. 아버지에게받아둔 돈도상당량 있는데다가... 알잖아. 요새국경지대 시끄럽다는거. 곧 전쟁이터질거라는소리도 있으니까." "바보같은 소리 하지 마. 넌 사람 죽일줄도 모르잖아." "글쎄.." "정 갈곳이 없다면 우리와 함께 살면 되잖아. 파오니도 대 찬성일테고.. 원래 넌 나보다 파오니하고 사이가 좋으니까." "하.." 엘빈의 부탁어린말에 헤론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 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헤론은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방금 엘빈 이 말한것 처럼 둘과 같이 살 생각이었다. 하지만아까 바크와 레아드의 대화를 들으면서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멍청한지 알았 다. 엘빈과 파오니.. 이제 둘 사이에 자신같은게 끼어들을 자리 같은건 없었던 것이다. 헤론은 엘빈의말에 고개를 저을뿐이었 다. "헤론.." "미안. 하지만 나 나름대로 정리하고 싶은것도 있고.. 파오니와너. 둘에게 너무 큰 죄를 지었어." "헤.. 헤론! 그런거라면.." 그때 헤론이 엘빈의 말을 끊었다. "엘빈. 너가 날 용서해준다고 해도 아직은 내가 나 자신을 용서 할수가 없어. 아무리 아버지를 위해서였다지만.. 지금은 너희들과 떨어져서 좀 생각하고 싶어." "헤론.." 두손을 마주잡은채 애절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엘빈 의 시선을 헤론은 애써 외면한체 고개를 돌려 창문 사이로 보이 는 푸른 하늘을바라보았다. 그렇게 한참.. 숨막히는 침묵속에 서 바크와 레아드는침조차 삼킬수 없는 묘한기분을 느꼈다. 그때 헤론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하루가될지 몇일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파오니가 깨어난후떠날게. 파오니에게 말할것도 있고 하니까.." 분명 파오니에게 할말이 있긴 했지만, 진짜 이유는 엘빈 때문이 었다. 확실한건자신은 엘빈을 사랑하고 있고 이번에 떠난다면 이후로는 엘빈과 파오니를 다시는 보지 않을거란것이다. 때문에 헤론은 이 몇일을 이 집에 머물면서 엘빈과... 그리고 파오니에 대한 모든걸 정리할 생각이었다. "그럼.. 난 파오니 좀 볼게." 푸른 하늘에서시선을 거둔 헤론은 조용히 일어나 파오니가 있 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곧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엘빈.. 누나." 레아드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엘빈을 바라보았다. 엘빈은 보기에 도 애처러울정도로 하얗게 질려서 떨고있었다. 그렇게 까지 저 헤론이란 남자가 엘빈누나에게 중요한 사람일까? 레아드는 엘빈이 이렇게 까지 두려워 하는걸 본적이 없었다. '누나..' 이런상황에서는 아무런 도움도 못주는레아드는 단지 조용히 엘빈을 바라볼 뿐이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411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82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1/04 00:06읽음:163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82)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으음.." 한손에 나무로된원통을 들고있던 레아드는 약한 신음 소릴 내 면서 손에 들고있던 원통을 땅에 내려놓았다. 물을 길러와 달 라는 엘빈 누나의 부탁으로 우물가로 왔는데 오늘따라 사람들이 몰려 있는 것이었다. 어림잡아 20명 정도니까.. 꽤 오래 기다려 야 할듯 싶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로 3일짼가.' 아직 집엔 물이 충분히있고하니 급할게 없다고 생각한 레아드 는 원통을 그냥 놔둔채 근처에 있는 돌담쪽으로 다가가 그 위에 걸터 앉았다. '헤론..' 레아드는 지금 자신들과 같이 엘빈 누나의 집에서 함께 살고 있 는 연갈색의 눈동자를가진 청년을머리에 떠 올렸다. 파오니 형을 그 지경으로 만든 사람의 아들.. 솔직히 미워해야 할 상대 였지만, 이상하게도 3일동안 그와 함께 지내면서 레아드는 그를 단 한번도 미워할수가 없었다. '원망...한다고?' 레아드는고개를 흔들며 픽 웃었다. 엘빈누나가 저렇게 까지 의지하고 있는 사람을 미워하라고..? 어림없는 소리. 거기다 레 아드 자신도 헤론에게 웬지 모를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솔직히 레아드는 파오니 형 외에 저렇게 많은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처 음 보았다. 현재 하와크와 주변 국가의상황들이나, 잡다한 여 행에 필요한 지식등.. 헤론이 가진 지식은 방대한 것이었다. "안녕~~" 지나가던소녀들이 돌담위에 걸터 앉아 있던레아드에게 손을 흔들며 지나갔다. 레아드는우물가에서 몇번 본 그녀들에게 가 볍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곧이어 여자애들이 꺅꺅 거리며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흠.." 저희들끼리모여 잡담을 하는 그녀들에게서시선을 돌려 푸른 하늘을 올려다 본 레아드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헤론이 집 에 들어왔을땐 분명 파오니 형이 깨어날때까지 숨막히는 하루하 루가 될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의외로 헤론의 성격이 밝은 대다가 바크또한 평소때와는 다르게 헤론과 잘 어울리는 바람에 집안의 분위기는 생각보다는 어둡지 않았다. '고민하는건 엘빈 누나뿐이란 말이야.' 매일매일 헤론과 어울려서 놀고있는 바크를 떠올린 레아드는 미 간을 좁혔다. 바보녀석. 엘빈누나의 마음 같은건 하나도 모르 면서... '멍청이.' 파오니 형의 앞에 앉아서 하루 종일 뭔가를 생각하는 엘빈 누나 를 보고서도 어떻게 그런행동을 할수가 있는거지? 바크에게서 일종의 배신감까지도 느끼는 레아드였다. .............................. - 카카캉!! - 연달아 휘몰아 치는검의 폭풍! 두개의 검은 허공을 가르다 어 느순간 강렬하게 부씌히면서 날카로운 빛을 사방으로 뿌렸다. "핫!" 바크의 기합성. 동시에 바크의모습이 흐릿해지더니 순간 헤론 의 발밑에서 머리끝까지 검을 위로 쳐 올렸다. 하와크식 검술을 약간 변형한것으로 그 위력은강렬한것이었다. 하지만헤론은 가볍게몸을돌려 검을 피하고는 헛점이보이는 바크의 가슴을 어깨로 슬쩍 떠 밀었다. 잔뜩 힘을주고 검을 위로 쳐 올리던 바 크는 헤론이 가볍게 밀자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후우.. 이런." 넘어진 바크를 본 헤론은 이마에 맺힌 땀을 손으로 흠치고는 한 숨을 쉬었다. 3일전.. 3일전만 해도 바크는 자기 몸에 흠집하나 못냈었다. 그런데 지금은 몸에 상처를 내는걸 넘어서 자칫 잘못 하면 목숨까지 잃을 정도로 따라 붙은것이었다. "하아..하.." 땅에 넘어진 바크는 일어서기가 귀찮은지 잠시 심호흡을 하다가 검을 아무렇게나 옆에내팽겨치고는 뒤로 벌렁 드러누웠다. 헤 론이 놀란것 만큼이나 바크역시 놀라있었다. 처음엔헤론의 검 술 방식을전혀 몰라서 당했다고는하지만 3일이 지난 지금은 웬만큼 그의 검을 따라 잡을수가 있었다. 이런 상태에서 하와크 식 검술까지 썼는데... 그걸 피해 버린 것이었다. "기본기가 좋은걸. 알려만 주면 금방 배우는군." 헤론의 칭찬에바크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면서 하늘을 보며 대 꾸했다. "파오니 형이 가르쳐 주었으니까요." "그래.. 파오니가?" 바크의 말에 헤론을 고개를 끄덕였다. 파오니는 완전 정통파 검 술을 좋아하는 만큼기본기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런 파오니에게 검술을 배웠으니 기본기가 훌륭한것도 당연 하겠지. "흠. 그런데 미안한걸. 이젠 가르쳐 줄게 없어가지고." 검을검집에 넣고 근처 평평한 땅에주저 앉은 헤론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바크가 3일전자신에게로 와 검술을 가 르쳐 달라고말했을때 사실 헤론은 장난으로 대했었다. 하지만 헤론은 반나절도 못가서 자신이 착각을했다는걸 알수 있었다. 바크는 진심이었건 것이다. 원래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검술 같 은걸 알려주기 싫어하는 헤론이었으나, 엘빈이나 파오니에게 죄 책감도 있었던데다가 바크란 소년에게도 뭔가 끌리는 점이 있어 서 성심껏 자신의 검술을알려주었다. 그리고 3일째.. 원낙 바 탕이 잘되어있는 바크는 자신의 검술을 거의 배웠다. '아직은 기교뿐이지만.' 헤론의 검은 완벽한 실전주의 검술. 엘빈의 검술과 비슷한듯 보 이지만 엘빈이 일격필살이라면 헤론은 상대의 힘을 이용해서 역 습을 하는 방식이었다. 바크는 3일만에헤론의 주 특기인 상대 방의 힘을 이용하는 방법을 익혔지만, 그런류의 검술은배우는 것보다는 경험이 더 중요했다. 바크의 경운 방법은 배웠지만 아 직 사용하기엔경험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었다. 하지만 헤론이 자신하는 검술을 단 3일만에 배운것만해도대단한 소질이 있다 는걸 말해주고 있었다. "그나저나... 바크 너. 이러다가 그 아이와사이가 멀어지는거아냐? 하루종일 화가 잔뜩난것 같던데." "아이? 레아드를 말하는 거예요?" "응. 너와 내가 어울리는게 상당히 싫은 모양이던데." "아아. 그거라면 걱정마요." 바크는 손을 내 저으면서 피식 웃었다. "그 녀석성격이라면 세상에서 가장 잘 안다고자부한다구요. 나중에 가서 몇마디 해주면 풀릴텐데요." "그래?" "그래요." 고개를끄덕인 바크는 잠시하늘에 떠다니는 구름들을 보다가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헤론씬 이제 어쩔 생각이요?" "나? 음.. 말하지 않았던가? 떠난다고." "아뇨. 내가 묻는건 파오니 형이깨어날때까지 엘빈 누나와 어쩔거냐는걸 묻는거예요." "뭐..뭐?" "뒷정리 할게 있어가지고 남은거잖아요." "..." 당돌할정도로 담담하게 말하는 바크를 헤론은 황당한 눈으로 쳐 다보았다. 이.. 이녀석 꼬마 주제에 어른의 마음을 자기 손바닥 보듯이 훤히 읽잖아?? 놀란헤론이었지만 그 역시 원래는 파오 니 못지 않게 호탕한성격인 만큼 이내 놀란 기색을지우고는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글쎄... 내가 보기에 파오니가깨어나려면 아직 2~3일 정도는더 걸릴테고.. 그 동안 뭐 특별하게 할일은 없어. 지금은 처음말한데로 파오니가 깨어나면 엘빈을 부탁하고 떠날생각이야." "떠난다라..." 나직하게 떠난다란 단어를 입속으로 몇번 중얼거린 바크는 이내 피식 웃고는 가볍게기합성을 지르면서 벌떡 몸을 일으켜 앉았 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헤론을 바라보았다. "헤론씨. 우리 내기 하나 할까요?" "내..내기?" "예. 내기요." 바크의 갑작스런 말에 헤론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곧 바크가 뭔가를 생각하고 있다는걸 알아채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무슨 내기지?" "만일 헤론씨가 이긴다면 굉장한 비밀 하나를 알려드리죠." "비밀...? 그럼 너가 이긴다면?" "만일 제가 이긴다면 헤론씨는 엘빈누나와 최소한 3년동안 같이있어야 하죠." "무.. 무슨소리를!?" 헤론이 놀라 외쳤다. 하지만바크는 그런거 전혀 안들린다는듯 이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겁이 난다면 하지 않아도 좋아요. 하지만일단 하기로 마음을먹으면 나중에 가서 후회해도 늦죠. 어때요?" 마치 하지 말라는식의말이었다. 보통 이런식의 말투는 상대를 얕잡아 보아서 상대를 도발시키는 방법으로 쓰지만 헤론에게 그 런게 통할리 없었다. 헤론은 지그시 눈을 감고 뭔가를 생각하다 가 어느정도 시간이흐른후 천천히 눈을떴다. 그리고는 무슨 생각에선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내기를 하지." "좋아요. 역시 파오니형의 친구답군요." "아무렴 어때. 그나저나 내기란게 뭐지?" 이젠 어떻게 되던지상관 없다는투로 헤론이 바크에게 물었다. 바크는 묻는 헤론 만큼이나 자연스럽게 말했다. "뭐.. 간단한 내기예요." "무슨?" "앞으로 5일후에당신이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엘빈 누나의 집에 있을지 없을지를 내기하는거죠. 물론 있다면 제가 이기는거고 없다면 당신이 이기는거죠." "으음.. 그게 내기라면 내가 너무 유리한게 아닌가?" 잔뜩 기대하고있던 헤론은 내기란게 별거 아니자 좀 실망한듯 뒷머릴 긁적이면서 말했다. 헤론은 무슨일이 일어난다해도 엘빈 과 파오니에게서떠나 다시는 만나지 않을것을굳게 다짐하고 있었다. 헤론에게 저런내기라는건 솔직히 말도 안되는 것이었 다. 그런 헤론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바크는 입가에 가벼운 미소를 띄우고는 입을 열었다. "글쎄요. 내기란 끝을 보기 전엔아무도 승패를 모르는 거니까너무 확신하진 마세요. 그러다간 큰코 다치기 쉽상이니까."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41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83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1/10 22:44읽음:158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83)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하루가 지나고.. 그리고 또 하루가 지났다. 파오니가 정신을 잃 은지 5일째. 여전히깨어날 기미는 보이지 않은 가운데 집안의 분위기는 바크와 헤론이 있슴에도 불구하고 어두워지고 말았다. 엘빈은 그렇다 쳐도 레아드까지덩달아 말을 하지 않는 것이었 다. 레아드는 창문 앞에 의자를 가져다 앉고는 하루종일 하늘을 쳐다 본다던지, 아니면 엘빈의 옆에 가서 엘빈과 함께 파오니를 간호했다. 그러기를 2틀째.. "..!!" 헤론에게서 검술을 대충 배운바크는 그 후에 그에게서 갖가지 여행에 필요한 기술들을 배우고 있는중이었다. 이른 오후. 밧줄 묶는 법을 배우기 위해 2층에 있는 밧줄을 가지러 간 바크는 마 침 계단을 내려오던 레아드와 마주쳤다. "레아드." 바크는 레아드를 보는순간 그 자리에 멈춰서서 레아드를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목소리로 불러세웠다. 파오니 형을 간호하 는 엘빈 누나에게 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 서였다. 그런데 그 목 소리가 너무 작았는지, 아니면레아드가 일부러 못들은척 하는 건지 레아드는 묵묵히 바크의 곁을 지나쳤다. "레아드...!" 지나쳐 가는레아드를 향해 바크가확실히 들릴만한 목소리로 불렀다. 하지만 레아드는추호의 머뭇거림도 없이 그냥 계단을 내려갈 뿐이었다. '또야?" 가끔가다 터지는 레아드의 심통이 또다시 터진걸 단번에 알아챈 바크는 자신을 지나 계단을내려가는 레아드의 등을 보면서 가 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야. 레아드." 무시. "레아드!!" 이번역시 무시. 완전히 자신을 무시해버리는 레아드에게 바크 도 슬그머니 화가 치밀었다. "야!!" 계단을거의 내려가던 레아드를 향해 바크가 한번 외치고는 단 번에 계단을 뛰어 내려가 레아드의 팔목을 잡아 당겼다. 레아드 는 의외로 순순히 발걸음을 멈췄다. "너 왜 그러는거야?" "...." "뭐가 불만이야? 왜 그렇게 날 피하는거야!?" 잔뜩 화가 나서 호통치는 바크. 레아드는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바크의 말을 듣다가 고개를 들어 나직히 말했다. "피하지.. 않았어." "그럼 뭐야? 왜 부르는데 대답도 않하는 거야?" "나.. 단지." "단지 뭐?" "너.. 너와 말하기가 싫을뿐이야." "...." 뭐...? 레아드의 말에 바크는 믿을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잘 못들은걸까? 아니면... "나.. 나줘." 갑작스런 대답에 멍해져있던 바크에게서 레아드는 팔을 빼 내고 는 급히 계단을 뛰어내려 갔다. "기.. 기다려!!" 레아드가 달려가버리자 정신을 차린 바크가 손을 내밀며 외치 긴 했지만, 레아드는 방안으로 들어간 후였다. "...." 계단에 홀로남겨진 바크는잠시동안 그대로 가만히 레아드가 들어간 문을 바라보다가 이내 한숨을 쉬며 계단에 털썩 주저 앉 았다. "저.. 바보." 예나 지금이나 속이 좁은 레아드라고 생각했다. 헤론과 약간 어 울리는 것뿐인데... 저렇게 까지 화가 났을줄은 정말로 몰랐다. 하긴.. 엘빈 누나와 상관이 된 일이니민감하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막무가내로화를 내다니. 정말로 엘빈누나를 걱 정하지 않고 헤론과 어울린다면욕을 먹을만도 하겠지만, 바크 에게도 충분한 이유가 있기때문에 레아드의 행동에 약간은 불만 이었다. "뭐.. 형이 깨어나면 화도 풀리겠지." 그리고 한손으로 가볍게 턱을 괜바크는 한숨 비슷하게 뒷말을 이었다. "난 형을 믿으니까.." 바크에게서간신히 도망나온 레아드는 방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재빨리 문을 닫아버리고는 한숨을내쉬면서 문에 등을 기댔다. "하아.." 바보처럼.. 도대체 바크에게 무슨말을 한거지? 레아드는 정신없 이 혼란스러운 머리를 한손으로 꾹 누르면서 후회를 했다. 아무 리 화가 났더라도해서는 안되는 말이었는데.. 그만 바크의 얼 굴을 보고 화가 치밀어 버려서 자신도모르는 사이에 '너와 말 하기 싫어.'라고 해버린것이었다. "바보.. 바보처럼." 지금에 와서 후회를한다고 자신이바크에게 한 그 말이 취소 될리도 없지만, 레아드는 정말로 후회를 했다. "이봐.. 너 괜찮아?" 눈을감고는 길게 한숨을내쉬는 레아드에게 한가닥 목소리가 들려왔다. 레아드는얼떨결에눈을 뜨고는고개를 치켜 들었 다. 순간 레아드의 눈이 거의 두배로 커졌다. "...뭐야? 새삼스럽게 오늘 처음 만나는것도 아닌데 그 놀란 토끼 눈은?" "헤.. 헤론씨?" 식은땀을 흘리며레아드는 침대에 걸터앉은채 자신을 바라보는 헤론을 마주보았다. 이.. 이런. 방문중 아무대나 골라 들어왔는 데 하필이면 헤론의 방이라니... 레아드는정말 재수가 없는날 이라고 생각했다. "저.. 저 죄송해요. 나갈게요." 더듬거리는말로 간신히 말한 레아드는 급히 다시 문을 열려고 했다. 하지만 헤론의 다음말에레아드는 황급히 문의 손잡이를 놓을수밖에 없었다. "밖엔 아직 바크가 있지 않을까? 지금 나가면 다시 만날지도 모를텐데." 차라리 마음에 들지 않지만 헤론과 있으면 있었지, 바크를 다시 볼 용기가 레아드에겐 없었다. 레아드는손잡이를 놓은채 깊게 숨을 내쉬었다.그나저나 저 사람.. 어떻게 자신이 바크에게서 도망나온걸 알았을까? "놀랐어? 나이라는건 괜히 먹는게 아니라구. 그 정도는 네 얼굴을 보면 금방 알수있는걸." 읔.. 궁금해하는건 또 어떻게 알아가지고... 레아드는지금 자 신의 앞에 있는 헤론이 어쩌면바크만큼이나 위험(?)할지도 모 르는 인물이라는걸 느꼈다. "자자~ 거기 서 있으면내쪽에서 불편하니까.. 어때? 이쪽으로와서 앉는것이." "아.. 아뇨. 전.." "어차피 금방 나가진 못할테니까 걱정말고 와서 앉으래두." "...." 말로는 도저히이길수 없는 상대. 레아드는 헤론에게서 단번에 그것을 느꼈다. 어차피이길수 없다면, 괜한저항같은건 힘만 들뿐.. 레아드는 묵묵히 걸어가 헤론이 앉아있는 침대의 모서리 부분에 걸터 앉았다. 헤론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위치였다. '으음.. 내가 그렇게 까지 싫은걸까?' 모서리에 앉은채 고개를 돌려 창쪽을 바라보는 레아드의 모습에 헤론은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아무리 사람이 싫더라도 그런마음은 속으로만생각하고 겉으로는 아무런 내색 을 않하는게 거 의인데.. 이 아이는 '난 당신이세상에서 가장 싫어요.'라는듯한 모습을 아주 당당히 보여주는 것이었다. 세상 살이를 잘 모르는것일까? 아니면 순진한걸까... 헤론은 둘다 라 고 생각했다. "그래.. 레아드." 아무말 없이 창만을바라보는 레아드에게 헤론이 말을 걸었다. "엘빈이 파오니랑 결혼을 하면 너와 바크는 어쩔거니?" 질문의 주제는 엘빈. 요 몇일간 헤론은 레아드란 아이에 대해서 꽤 많은것을 알수 있었다. 성격이라던지.. 좋아하는 음식이라던 지... 물론 여성다운외모같이 궁금한 부분이 더 많긴 했지만, 바크가 알려주길완강히 거부하기 때문에 그 부분은 아는 바가 없었다. 하지만 그 외에 레아드에 대한건 거의다 아는 헤론. 레 아드가 이야기 하기 가장 좋아하는게 바로 엘빈에 대한것이라는 걸 알고 있는 헤론은 침묵하고있는레아드에게 말을 걸기 위해 서 일부러 그런 질문을 한것이었다. 과연 헤론의 생각이 맞았는 지 질문이끝나기도 전에 레아드가 고개를 돌렸 헤론을 바라보 았다. "그.. 글쎄요. 떠나야 하지 않을까요? 헤론씨는 어쩔건데요?" "나? 난.. 음. 둘을 축복해준후 여행이나 할 생각이야." "여행..이요?" "그래~ 다른나라에도 가보고.. 대륙을 돌아다니는거 말이야." "으음.." 레아드는헤론과 엘빈의 관계가묘하다는것은 알고 있었지만, 헤론이 엘빈을 사랑한다는건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헤론은 이 미 엘빈이 파오니와 맺어질거라고 생각을 하고있는건지 이런 이 야기를 하면서도 시종 담담한 표정뿐이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41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84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1/14 23:25읽음:159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84)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엘빈?" 헤론의 물음에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운이 나쁜건지 아니 면, 운명의 장난인지 헤론이 있는방으로 도망쳐들어온 레아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결국엔 헤론과 마주앉아 이 야기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예. 엘빈 누나 이야기요." 어차피이야기 하는거. 이왕이면쓸떼없는 잡담을 하는것보다 자신이 평소에 궁금하게 여겨오던 일들을 묻는게 좋다고 생각한 레아드는 헤론에게 이런질문을 한것이었다. 레아드의 질문에 헤 론은 잠시 턱을 만지작 거리면서 생각을 하다가 이내 입을 열었 다. "글쎄.. 말해줘도 상관은 없겠지만, 들어봤자 좋을건 없을텐데. 엘빈의 과거라면.. 그리 밝진 않거든." "...." "하지만 너도 무작정 어린애는 아닐테니까 알아두는게 좋을지도모르지. 뭐.. 알았어. 이야기해줄게.근데.. 어디서부터 말할까?" "처음.. 처음부터요." "흐음.." 약간 흥분한듯붉게 상기된 레아드의 얼굴을 보면서 헤론은 픽 웃었다. 그리고는 한박자 숨을 가다듬고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니까... 엘빈은 아주 어린 나이에 고아가 됐지. 엘빈이 말하기론 2살때라고 했어. 부모가 죽었는지, 아니면 엘빈을 버린건지는 엘빈 자신도 모르지만... 하여간 그 녀석은 태어나서부터 고아인 셈이었지. 하여간 길가에버려진 엘빈을 데려다 키운사람이 바로 '단 커 러드'였어. 이상한 이름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모란사람들의 이름이원래 그런식이야. 참. 넌러드를 모르겠구나. 하와크에선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모란내에선전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굉장한 기사였어. 그런대단한 사람이긴 하지만 늙은후엔조용히 도시 외곽에서 살았지. 하여간 엘빈은 그 러드의 집에서 자라났어. 엘빈의 말로는러드에겐 자신과 같이 러드가 데려다 키운 아이들이 상당히 많아서 대 가족이라고 했지. 한.. 10명이 넘는다고 했으니까." 모란.. 하와크 국의 북쪽에 위치한 국가로 작긴하지만 대국인 하와크를 위협할 정도로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나라. 엘빈 누나 가 그런 모란의 기사에게서 자랐다니.. 레아드는 엘빈이 말했던 사부라는 사람이 바로 그 러드라는사람일거라고 생각했다. 헤 론의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처음에 러드는엘빈의 성격이워낙 남자같은대다가 호승심이강해서 여자답게 키우려 했던 것 같았는데.. 결국 엘빈이 검술에 상당한 소질이 있다는걸 알고는검술을 알려준것 같아. 그럭저럭 엘빈은12살이 되었지. 아마... 그때였을거야. 러드가결국 평소에앓아오던 병으로 죽은것은.... 나이탓도 있긴 하지만 말야." "으음.." "러드에겐 큰 아들이 한명 있는데다가 모두들 웬만큼 커서 러드가 없어도 살아갈순 있었어. 그렇게 해서 몇일 지나고... 러드의 장례식을 하려고 모두부산하게 움직였지. 그날이었어. 엘빈이 장례식에 쓸 몇몇 장식품을 사려고 도시로 잠시 나갔었던것이... 평소에 러드에게 감정이 많았던 근처 도적들이 러드가죽자 그간 원한을 갚으려고 집으로 쳐들어간거야. 러드의 자식들이라곤 하지만 엘빈을 제외한 모두가러드에게 검술을 배우지 못해서.. 결국모두들 도적들에게 죽임을당했어. 그리고그날밤 엘빈이 돌아온거지." 헤론이 잠시 말을 끊을동안 레아드는 마른침을 삼켰다. 엘빈 누 나.. 누나에게 그런 과거가있었다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예전 에 누나가 술에 취해서 어렸을때부터 고아라고했던걸 듣긴 했 지만, 가족들이 모두 도적들에게 당했다니... "그때부터 시작이었어. 엘빈은복수를 다짐하고 좀더 강해지려고 여행을 떠났지. 대륙을 정처없이 떠돌아다닌거야. 그러다가 어느날하와크에 도착했고... 그리고로아라는곳에 갔어. 그후의 이야기는 너도알겠지? 엘빈은그곳에서 파오니와 너와 바크를 만난거야. 엘빈이 나중에 알면 화낼지 모르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엘빈은너희들과 살면서 복수를 하겠다는 마음이 거의없어졌었어. 누구라도 그렇게생각했을거야. 행복한 현재와 보이지 않는 어두운미래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하지만 결국 엘빈은복수를 하러 떠났지. 파오니와 함께말야. 둘은 하와크를 벗어나 모란에 도착했고... 마침 아버지의 사업상 모란에 가있었던나를 만났지. 귀족이긴 하지만 호탕한 파오니와 마음이 잘 맞아서 나도 결국에 엘빈의 복수를 도우기로했어. 근데.. 거기서 좀 문제가 생겼었어. 몇년전 엘빈의 가족을 해친 도적녀석들이 그 몇년간 세력확장을 해서 모란에서 가장 큰 도적단 '기르라'가되버린거야. 총 인원 2000명이 넘는엄청난 도적단이었지. 결국 우리셋은정면에서는 기르라와 싸운다는게 불가능할듯 해서.. 편법을 좀 썼어." "편..법?" 의아한 표정을 짓는 레아드에게 헤론은 팔짱을 끼면서 말해주었 다. "파오니는 '가토' 라는 새로운 도적집단을만들었고 난 모란의기사단인 '엘리도리크'의 기사가. 그리고 엘빈은 원수인 '기르라'의 일원이 된거야. 엘빈이기르라의 정보를. 난기사단의행동 시기를 파오니에게 알려주었지. 파오니는 그 정보를 가지고 자신이 만들어낸 가토를 순식간에 기르라와 맘멎는 거대 도적단으로 만들어 냈어. 반년만에 1700명의 부하를 가진 도적단의 총수가 된거지. 그 반년동안 안해본것 없었어. 밤거리를 가다가 등뒤에서 화살이 날라오거나... 독이든 술이나 빵을 먹은건 한두번이 아니고.. 하여간 가장 열심히 했던게 엘빈이었어. 그리고 딱 1년이 되었을때.... 우리셋은 그동안 만들어낸 가토로 기르라와 전쟁을 선포했지. 그리고.. 결국 기르라는 완전히박살이 나버린거야." "...." 셋이서1년만에 2000명의 도적단을 박살내버렸다... 그 방법이 어떻든 자신으로서는 상상도못할일인데... 이 셋은 그걸 해낸 것이었다. 레아드는 새삼 파오니와 엘빈... 그리고 헤론을 다시 보게 되었다. 잠시 그때를회상하듯 말을 멈춘 헤론은 이내 다 시 입을열었다. "엘빈의 복수를 한 우리는 파오니가 가장 신임하는 한 부하에게가토를 넘겨버리고하와크로 돌아왔지. 알지 모르겠지만 가토는 아직도 모란에서 쟁쟁한 도적단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고. 음.. 하여간 그렇게 모란에서 하와크로 돌아오는 길에 난 어머니가 위독 하다는소식을 듣고는 둘과헤어져서 급히 집으로돌아왔고.. 엘빈과파오니는 이곳 하므에 정착을한거야. 그뒤의 이야기는 너도 잘 알고있으니까 말하지 않아도 되겠지?" "예.." 레아드는고개를 끄덕이면서 내심 놀랐다. 자신이 알고 있었던 엘빈 누나에게 그런 과거가 있었다니...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언제나 쾌활한 엘빈 누나의얼굴과 누나의 불행한어린시절의 일들이 차례로 떠오르자 레아드는 씁쓸한미소를 지었다. 어떻 게 보면 누나는 자신보다 더 불행했을 지도 모른다... '엘빈.. 누나.' "......" 밝은 햇살이 투명한창을 통해 방 안을 가득 메우고 있는 따사 로운 오후. 집 한쪽에선 레아드와 바크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엘빈은 여전히 조용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있는 파오니 를 간호하고 있었다. "파오니.." 상처가 거의 아문파오니의 얼굴을바라보면서 엘빈은 조용히 파오니의 이름을 되새겨 보았다. '난.. 어떻게 하면 좋은거지...? 헤론이 떠나는건 싫어. 하지만파오니.. 넌..' 엘빈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너가 깨어있다면 내게 무슨말이라도 해줬을텐데.. 하지만 네가깨어나면헤론은 떠나야 겠지.. 지금내가 뭘 원하는지 조차모르겠어... 너가 깨어나는걸 원하는지... 아니면 헤론이 남길원하는건지..' 무거운 한숨.. 엘빈은 두팔사이에 머리를 묻었다. '모르겠어..' 계속....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423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85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1/18 00:09읽음:163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85)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천천히 하얗게 변해가는 하늘.. 아침을 알리는 성탑의 종소리.. 깨어나는 사람들... 헤론이 엘빈들과 같이 집에 머무른지 5일째 되는 날 아침. 드디어 파오니가 깨어났다. '....' 처음 눈을 뜬 파오니는한참동안 멍한 눈빛으로 천장을 바라만 보았다. 몇일동안의잠에서 깨어난 혼란감 때문이라... 엘빈과 바크. 그리고 레아드는 침대에 누워 아직 현실과 혼돈 사이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파오니를 숨죽이며 지켜 보았다. "에.." 한참동안의 침묵... 그 침묵은 파오니가 눈을 깜빡 거리며 입술 을 천천히 움직이면서 깨어졌다. 파오니가뭔가를 말하려 하자 레아드는 재빠르게파오니에게 다가가 5일동안 물을 먹지 못한 그에게 물이 가득 담긴 컵을 입술에 대 주었다. 바싹 마른 입술 에 물이 닿자 파오니는단숨에 컵을받아 들어 안에 들어있던 내용물을 단번에 마셔버렸다. "하아.." 물을 다 마시고 컵을 내려놓는파오니는 더 이상 멍한 눈이 아 닌 평소의 파오니다운 강렬한 눈을 하고 있었다. 정신이 들었는 지 파오니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엘빈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엘..빈." "으응!" "....괜찮아?" "... 뭐.. 뭐가?" 뭐가 괜찮은 건지... 왜 파오니가 그런 질문을 하는지는 모르지 만, 이상하게도 그 질문한번에 엘빈은 그동안걱정했던 많은 생각들이 와르르 무녀져사라지는걸 느꼈다. 파오니는 잠시 동 안 부드러운 눈길로 엘빈을 바라보다가 이내 시선을 바크에게로 옮겼다. "바크야.. 내가 몇일이나 이러고 있었지?" "오늘로 딱 5일째예요. "그래..?" "알죠? 형 죽을뻔했다는거." "그렇게 심했어..?" "산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많이 다쳤었다구요. 뭐.. 살았으니상관 없지만.. 다 이겨놓은 싸움을 망쳐버리다니. 무슨 생각을했길래 그런 실수를 한거예요?" 파오니와 카이로의 싸움. 보진 못했지만, 엘빈에게서 들어 어느 정도 아는 바크는 파오니가 마지막에 카이로를 내리칠수 있으면 서도 머뭇거리는바람에 당한걸 말하는 거였다. 바크의 질문에 파오니는 아무말없이 담담하게미소를 지었다. 그때 가만히 파 오니를 지켜보던 엘빈이 고개를 돌려 바크를 보면서 말했다. "바크... 미안한데 파오니하고 단 둘이서할말이 있거든. 좀.. 비켜줄래?" "아.. 예예. 야.. 나가자." 엘빈의 말에바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조용히 한쪽에 물러나 엘빈과 파오니를 즐거운듯이 바라보는 레아드의 팔을 잡아 당기 면서 방문을 열고 나갔다. 마지막에 뭐라 반항을 하려는 레아드 였지만, 바크가 확 잡아 당기는바람에 뭐라말한마디 못하고 방 밖으로 ?겨나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 엘빈은 조용히바크와 레아드가 나가기를기다리다가 둘이 다 방에서 나가자 고개를 돌려 파오니를바라보았다. 파오니는 이 미 엘빈이 뭔가 심각한이야기를 할걸 알기라도 했는듯이 약간 몸을 일으켜 침대위에 앉아 있었다. "그래 뭐야. 엘빈? 할말이라는게.." "그게.. 헤론때문이야." "...헤론? 헤론이 어때서?" "지금 집에 같이 있어." "뭐!? 정말이야?" 엘빈의 말에 파오니가 5일동안 정신을 잃을정도로 크게 다친 병 자답지 않게 큰소리로 물었다. 그런 파오니의 모습에 엘빈은 씁 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파오니가 입가에 가득 미 소를 지었다. "헤론 녀석. 그렇게 난리를 치더만.. 결국엔 돌아왔군. 뭐 당연한 일이겠지만. 안그래?" "...." 파오니가 어린애처럼 좋아하는모습에 엘빈은 하려던 이야기를 억지로 되 삼켰다. 말할수 없어.. "엘빈?" 뭔가 즐거운 생각이라도난듯이 픽 웃던 파오니는 엘빈의 표정 이 자신과는 완전히 다른, 침울한것을 보자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곧 의아한 표정에서 언제나 처럼 담담한 미소를 짓는 얼굴로 돌아갔다. 그리고는 약간 더 몸을 일으켜 앉으면서 엘빈에게 말했다. "그래.. 헤론이 떠나겠다고 말한거야?" "응..? "헤론이 혼자 여행이라도 떠난다고 말한거냐고?" "그.. 그걸 어떻게..?" 말을 하지도않았는데 마치 그간의 사정을 보기라도 했듯이 정 확히 말하는 파오니를 엘빈은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파오니 는 엘빈의 반응에 자신의 추측이 맞았다는걸확신 했는지 가볍 게 한숨을 토해냈다. "그래, 내가 정신을 잃은게 5일이라고...? 그간 엘빈 너도 무척고생했겠다." "으..응." 고개를 끄덕이는 엘빈을 보며 파오니가 어깨를 들썩거렸다. "이거이거. 헤론 녀석. 남의여자를 울리려고 하다니. 한번 단단히 혼을 내줘야 겠는걸." "....." 아마 보통때 이런 소리를지껄였다면 그 자리에서 즉각 엘빈의 주먹이 날라 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의 엘빈은파오니의 말에도 아무런 반응도 없이 묵묵히 고개를숙일뿐이었다. 침울 한 엘빈을웃게 만드려고 한 농담이엘빈을 더 침울하게 하자 파오니는 쓴웃음을 지으며 한번 크게 헛기침을 했다. "흠. 그래. 엘빈. 헤론 녀석 아직 떠나지않았지? 밖에 나가서헤론좀 불러다 주겠어? 그 녀석 혼자만. 단둘이서 얘기좀 하고싶거든." "...." 파오니의말에 엘빈은 애써 침착한 표정을 지르려했지만, 눈 은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헤론은 파오니를 만나고는 곧 떠날것 이다.. 그걸 너무나 잘 알고있는엘빈은 무슨 일을 저질러서라 도 둘을 못 만나게 만들고 싶었다. 너무나 어린애같은 생각이었 지만, 엘빈은 할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은게 솔직한 마음이 었다. 하지만 결국 엘빈은 파오니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 다. "참, 엘빈." 떨리는 마음으로의자에서 일어서 문을 막 열고 나가려던 엘빈 을 파오니가 불러 세웠다. "걱정마~ 잘 될테니까." 고개를 돌린 엘빈은한쪽눈을 살짝 감으며 미소를 짓는 파오니 를 볼수 있었다. 그런 파오니의 모습에 엘빈은 마지못해 억지로 미소를 지어보이려다 그게 뜻대로 안되는지 급히 한손으로 얼굴 을 가리며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엘빈..?" 열렸던 문의 폭이 다시 좁혀지다가 이내 떨어졌던 벽과 다시 붙 으면서 가벼운 마찰음을 내었다. 파오니는 문이 다시 닫히자 크 게 숨을 내쉬면서 한팔을 베개 삼아 침대에 드러누웠다. "이런.." 헤론의 이야기가 나오면서흔들렸던 엘빈의 눈동자.. 놓칠리가 없는 파오니였다. 잠시동안 뭔가를 곰곰히 생각하며천장을 올 려다보던 파오니는 약간은 혼란스런표정으로 눈을 감아버렸 다. 그리고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아직.. 끝난게 아냐. 헤론."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42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86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1/22 23:29읽음:165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86)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파오니는 어때?" 파오니의 방에서 레아드를억지로 끌고나온 바크에게 헤론이 다가와 물었다. 바크는 잡고있던레아드의 팔목을 풀어 주면서 고개를 돌려 헤론을 바라보았다. "정신도 멀쩡하고.... 아마 2~3일 정도면걸어다닐수 있을거예요." "그래..?" 바크의 대답에 헤론은 다행이라는듯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 덕였다. "그건 그렇고 오늘이 약속했던 5일째라는거 기억하죠?" 바크가확인이라도 하듯이 말했다. 전에 헤론과 검술을 베우다 가 한 내기... 그걸 말하는 바크였다. 헤론은 잠시 눈을 깜빡이 면서 바크를 보다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너.. 정말로 할생각이야?" "물론이죠~" 명쾌하게 바크가 고개를끄덕였다. 잠시 말없이 둘을 지켜보던 레아드는 당장이라도 바크에게뭘 말하는지 묻고 싶었지만, 그 럴만한 용기가 나질않아서 묵묵히 둘의 대화를지켜볼수밖에 없었다. "바크.. 어린애 같은짓 하지마. 너도 내 사정 잘 알고 있을테니까 뭐라고 더 이상 말하진 않겠다만.." "글쎄요~ 좀있다가도 그렇게 말할수 있는지 두고보죠." "너.." 막무가내로 말하는 바크에게 헤론이 뭐라 하려는 순간 파오니의 방문이 나무 특유의 가벼운 마찰음을 내면서 열렸다. 셋의 시선 이 동시에 문쪽으로 돌아갔다. "... 누나..?" 문쪽을 본 레아드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 걸음 앞으로 내딛 으며 엘빈을 불러보았다. 말없이 문에서 나와 천천히 문을 닫는 엘빈은 금새라도울음을 터뜨릴것 같이눈가에 눈물을 맺히고 있었다. "하아.." 방에서 나온 엘빈은 잠시 고개를 들어 눈을 감고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아마도 셋의 시선을 느끼고는 급히 눈물을 감추려고 한 행동이었겠지만, 오히려그런 엘빈의 행동에 레아드는 더욱 안 쓰러운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고개를 들고 뒤엉켜 복잡해진 마 음을 진정시킨 엘빈은 잠시후 약간은 차분해진 모습으로 셋에게 다가왔다. "헤론.. 파오니가 잠시 보자고.. 해. 너만." 얼굴은 어느정도안정을 찾았지만, 목소리는 아직 약간씩 떨리 고 있었다. 엘빈의 말에 헤론은 조용히고개를 끄덕였다. 괴로 운건 자신뿐인줄알았는데, 엘빈도 자신못지 않게 괴로워 했 다니.. 헤론은 그 자리에서 처량할 정도로어깨를 움츠리는 엘 빈을 안고싶은감정을 꾹 참으면서 그녀의 어깨를 한손으로 가 볍게 두드려 주었다. "엘빈. 걱정마. 다 잘될테니까." "....." 헤론의 말에 엘빈은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무엇을 걱정하지 말 라는 것인지... 헤론은 파오니를 만나는 즉시 떠날것이고, 다시 는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걸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엘빈은 헤 론의 말에도 미소를 지을수가 없었다. 헤론은 잠시동안 그런 엘 빈을바라보다가 나직이 한숨을내쉬고는 문을 열고 파오니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헤론...'----------------------------------------------------------- 잠시 침대에 누워몇가지 생각을 더듬던 파오니는 문이 열리면 서 헤론이 들어오자 의자에 앉으라고말한뒤에 가볍게 그 뒤의 말을 이었다. "꽤나.. 오랜만이구나. 이런 자리에서 만나는건." 엘빈의복수를 위해 같이 행동한후 그때처럼 살의 없이 한자리 에 앉은건 거의 3년만이었다. 헤론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엘빈이 앉았었던 의자를 끌어다 그위에 걸터 앉았다. "몸은 괜찮아?" "뭐.. 그럭저럭." "그럭저럭..이라." "응......" 그리고 침묵이 둘 사이에 놓여졌다. 3년.. 그 동안 오해로 떨어 져 있다가 만난 사이니 할말도많겠지만, 지금 둘은 엘빈의 일 로 다른 일같은건 꺼낼 기분이 아니였다. 한참동안 말없이 시간 이 지나자 파오니가 크게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파오니 답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너. 떠난다면서." 파오니의 말에 헤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생각이야." "그래..? 뭐 계획해둔거라도 있던거야?" 머뭇거림없이 묻는 파오니의 질문에 헤론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이내 말했다. "여행을... 할 생각이야." "여행이라.. 너 다운 생각이야. 근데 말이지." 거기까지 말한 파오니는 돌연 표정을 진지하게 바꿨다. "엘빈은 포기 한거지?" 마치 헤론이 엘빈을포기한게 너무나 다행스럽다는듯한 질문이 었다. 헤론은 얼굴을 약간 찡그렸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호오~ 그래? 너무나 고마워서 안아주고 싶을 정도인데?" "파오니. 너..!" "결국에 엘빈을곁에서 오랫동안 돌본 내가 이겼다고 생각하는거지?" 파오니의 빈정거림에 화를 내려고 했던 헤론은 파오니의 다음말 에 화를 죽이고는힘없이 고개를끄덕였다. 그 순간 파오니가 쿡 하고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중요한건 사귄기간이 아니라 그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는건가야! ... 라고 주점에서 소리친건 너인걸로 기억하는데. 그때의말은 한번 술김에 한거였나?" "난... 아니. 그래! 분명히 그때의 마음 아직도 바뀌진 않았어. 하지만 난 친구의여자를 가로챌 정도로 나쁜 녀석이 되긴 싫어." "전혀. 들리지 않는걸. 넌 처음부터 엘빈에게 호감을 가지고 우리에게 접근한거였잖아." 헤론은잠시 말을 멈추고 꼬치꼬치따지는 파오니를 바라보았 다. 그리고는 약간 짜증나는 표정으로 물었다. "무슨.. 짓이야? 파오니. 너도 내가 떠나는게 좋을텐데." 헤론의 말에 파오니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좋지 않아. 너가 이대로 떠나 버리면, 승부가 너무 뻔해져 버리거든." "승부..? 너 설마 그때.." "맞았어. 둘중에 누가 먼저 엘빈의 프로포즈를 받을지를 내기했었지. 진 사람은결혼식날 엘빈에게 꽃다발을 주고 두 사람의행복을 빌어준다는 규칙을 만들고 말이야. 술김에 한 내기라고는 하지만 이대로 네 녀석이 도망간다면 내기가 엉망이 되버리잖아." "너..." "넌 모르겠지만, 내 소박한꿈은 말이지. 결혼식장에서 엘빈과내가 같이 걸어 나오면서 밖에서 꽃을 들고서있을 네 녀석에게 한바탕 웃어주는 거다." "거창한.. 꿈이시군." "하지만.." 말을 잠시 멈춘 파오니는 약간 침울한 얼굴로 헤론을 올려다 보 았다. "네 녀석이이대로 떠나버리면 그 거창한 꿈이고뭐고 전부다부질없는게 되버려. 너도 엘빈의 성격은 잘 알잖아. 주변에 뭔가 일이 잘못되면 전부 자기 탓으로돌린다는거. 너가 떠난다면 아마 그 녀석 자기때문에 떠나는줄 알거야. 차라리 너와 엘빈이 결혼을 하는게 낮지 엘빈녀석 평생 저렇게 침울하게 사는건 원치 않아. 저런 엘빈이라면 너도 싫을텐데." "그거야.. 맞는 말이지만." "솔직히말하지. 너와 나. 둘중에 한명이 엘빈을 확실히 책임질수 있을때까지는 계속승부하기로. 그 뒤엔 여행을 떠나던뭘 하던 상관 없을테니까." "하.. 하지만 파오니 넌 이미 엘빈과 결혼 하기로.." "응? 무슨소리야?" 헤론의 말에 파오니가도리어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되 물 었다. "너.. 엘빈과 결혼할 사이였잖아." "무... 무슨 소리야? 결혼할 사이라니. 그 녀석 근처만 가도 차버리는데." "하지만 바크와 레아드의 말로는 결혼할 사이라고.." "뭐...야?" 헤론의 말에 파오니는 기가 막힌다는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너어.. 설마 애들 말을 믿어 버리고 떠난다고 한건.." "아.. 아냐!" "아니긴 뭐가 아냐!! 이 바보 멍청아!! 겨우 애들 말을 믿고 그동안 엘빈을 그렇게 달달 볶은거야!!" "아..아니 그게.." 파오니의 외침에 헤론은 말을 더듬으면서도 속으로는 뭔가 어두 운 동굴을 빠져나오는듯한느낌을 받고 있었다. 엘빈과 파오니 는 아직은 자신이 생각한 만큼 가까운 사이가 아닌것이었다. 아 직.. 가능성이 있다? "하.. 한심하게 되버렸군.." 멍청하게 파오니의말을 되 새겨보던 헤론은 나직이 쿡쿡 웃어 보이다가이내 고개를 젖히면서 방 밖에 있는엘빈들에게까지 들릴정도로 크게 웃었다. 파오니는조용히 헤론이 웃는걸 바라 보다가 헤론의 웃음소리가 작아지자 입을 열었다. "결정 한거지?" "그래. 너무 바보가 되는것 같긴 하지만." 헤론은나직이 미소를 띄우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헤론의 머리에 몇일전 자신과내기를 걸었던 파오니의 얼굴이 떠 올랐 다. 만일 자신이 지면 엘빈과 3년동안같이 있기로 했지.. 3년 이라면 아마 자신과 파오니와의 승부도 끝을 볼수 있는적절한 시간이었다.녀석은 이런일들을전부다 예상하고 그런 내기를 건걸까..? '뭐.. 이제와서 그런건 상관없지만.' "참. 그런데 말이야.." 말없이 헤론의얼굴을 바라보던 파오니는뭔가가 생각이 난듯 헤론에게 말을 걸었다. "궁금한게 있는데 말이야." "뭔...데?" "레아드 말야. 레아드. 아까 너가 레아드라고 했잖아. 레아드도내가 기절한 사이에 온거야?" "......"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429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87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1/26 07:53읽음:163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87)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3일이 지났다. 파오니와 단둘이서 무슨말을 한건지는 몰라도 헤 론은 떠나지 않겠다는걸로마음을 바꾸었고, 엘빈은 그런 헤론 의 말에 굉장히 기뻐했다. 바크도 여지건의 행동과는 다르게 엘 빈과 자주 말을했고,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파오니의 상처를 빠르게 아물어 갔다. 모든일이 잘 풀려나가고 있는것이었다. "하아...." 하지만 이곳. 집밖 우물터 벽돌위에 앉아있는레아드는 집안의 화기애애한분위기와는 다르게 침울한표정이었다. 그 얼굴에 걸맞게 한숨을 푹푹 쉬어대는 레아드. 파오니형은곧 일어날수 있을정도로 건강해졌고, 엘빈 누나의 얼굴엔 웃음이 돈다. 당연 히 같이 웃어야할 레아드였지만, 지금레아드는 그럴만한 상황 이 아니였다. '말.. 할수가 없잖아. 이건..' 우물에서 물을 길러가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보던 레아드는 몇일 전 바크와 계단에서 마주쳤을때의 일을 회상해 냈다. '너와 말하기 싫어.' 정말로 말도.... 아니 생각도 못할걸 바크에게말해버린것이었 다. 그런 못쓸말을 한 죄일까? 바크는자신을 보기만하면 무슨 못볼것을 본것처럼 고개를 휙휙 돌려버리니.... 그런 바크와 하 루종일 집안에 같이 있으니, 레아드의얼굴이 침울하게 변한것 도 당연한일이였다. 바크와 말을 않한게 벌써4일째? 바크와 싸울때에도 언제나 말은 했었다. 물론 그 대화가 친한 친구와의 말이 아닌 원수 지간의 대화이긴 했지만, 거의 하루에 한번꼴로 바크와는 마주쳐서 말다툼을 한거였다. 4일... 바크를 알고난후 이렇게 오래동안 말을 안해본적이 있던가? "한.심." 레아드는 무릎을 모아 그 사이에 얼굴을 파 묻어버렸다. 정말 로 남자답지 못하게 시리.. 바크에게 가서 먼저 말을 걸면 모두 끝날일을 4일이 지나도록 못하고 있는 자신이너무나 한심스럽 게 느껴졌는지 레아드는 얼굴을 붉혔다. 너무 간단한 일. 꼭 사 과하는게 아닌 무슨말이라도 바크에게 하면 금방 용서해 줄텐 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레아드는 그런 용기가 나질 않았다. "하아.." 무릎사이에 파 묻은 얼굴을 다시 든 레아드는 가볍게 한숨을 내 쉬었다. "....!?" 잠시동안 멍하니 우물가를 보던 레아드. 그런 레아드는 어느 순 간 담장위에 걸터앉은 자신을 아래에서 조용하게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것을깨달았다. 고개를 내린 레아드의 눈과 그의 눈이 마주쳤다. "아.." 레아드가 자신을 바라보자상대편은 약간 놀란듯 주춤거리다가 이내 한손으로 뒷머릴 긁적이며 입가에 미소를 지어보였다. "미안~ 위에서 걱정하는모습을 보고 왜 그런지 궁금해서 나도모르게 가까히 와버렸어." 그렇게 말한 그는 한손을 올려 담장을잡은후 가볍게 기합성을 내 지르며 단 한번에 담장위에 걸터앉았다. 상당히 가벼운 몸놀 림이었다. "이왕 이렇게 만난사인데, 인사라도 하자~" 뻔뻔스럽게말하는 녀석이었다. 레아드는약간 미간을 좁히며 상대편의 얼굴을 자세히 보았다. 연한 갈색머리에웬지 모르게 어울리는것 같은 푸른 눈동자. 키는 바크와 비슷하거나 약간 작 은정도. 평상복위에껴입은 약간은 때묻은여행복을 보아하니 필시 집에서가출해 나오거나 아니면 뭔간의 사정이 있어서 여 행을 하는듯 했다. 나이는 자신 또래?" "난 로느. 하지만보통 론이라고 부르지. 로느는 무슨 여자 이름 같거든. 넌?" 자신을 론이라 소개한 소년은 담장위에서 레아드에게 바싹 붙으 며 이름을 물어왔다. 레아드는 잠시동안 이름을 말해야하는가 마는가에서 약간 고민을 하다가 가르쳐 줘도상관 없다고 결론 을 내렸다. 이름따위야... 라고생각할수도 있겠지만, 현재 자 신은 비밀집단포르 나이트의 일원. 함부로 행동할수는 없는거 였다. "난.. 레아드." 간단하게자신을 소개한 레아드였다. 하지만 그에대한 론의 반 응은 대단한 것이었다. "레아드라고? 와아~! 잘 어울리는걸. 정말로잘 어울리는 이름이야~ 레아드.. 레아드라. 좋은 이름이야." "그..그래?" 론의 칭찬에레아드는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조금이긴하지만 미소를 지었다. 누구라도 이름이 좋다고 칭찬을받는다면 기쁜 건 당연한것이었다. 거기다 지금레아드는 몇일간 잔뜩 위축된 상태. 론의 칭찬에레아드는 단번에 론에대한 경계심을 풀어버 렸다. 아마 바크가 이런 레아드를 봤다면, 경솔하다거나 멍청이 라고따끔하게 쏘아 붙였겠지만, 중요한건 지금 레아드의 곁엔 바크가 없다는것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그렇게 침울한 얼굴을 하고 있는거지?" "아.. 그게." 레아드는자신이 하므에 와서 일어난 일들을 대충 요약하게 론 에게 말해주었다. 물론 포르 나이트 등의 중요부분은 말하지 않 고. 레아드의 이야기를 다 들은론은 무척 감탄스러운얼굴을 했다. "굉장한걸. 나도몇일전에 그 화재는 봤어. 도시동쪽 하늘이온통 붉게 물들을 정도로대단했었지. 근데 그걸 레아드가 한거야? 굉장해." 론의 진심어린탄성에 레아드는 물끄러미 론을 바라보았다. 보 통때라면 우쭐한 마음으로 웃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론과 마주 앉아 하하 거리며 웃을 기분이아니였다. 론은 자신의 칭 찬에도 레아드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잠시동안 묵묵히 우물 가를 바라보던 레아드를 보다가 이내 입가에장난기 짖은 미소 를 지으면서 한손으로 레아드의 등을 팡팡 쳤다. 난데없이 론이 등을 치자 깜짝놀란 레아드가커진 눈으로 론을 쳐다보았다. 론은 어느새 자리에서일어나 담장위에 아슬아슬하게 서있었 다. "자자~ 그렇게 침울하게 있지 말라구." "너.." "내가 어렸을때 누가 이런말을 해 준적이 있지. 뭔가 해답을 못찾을 정도로 어려운 고민거리가있다면, 일단 일을 저질러 버리라는거야. " "무.. 무슨 소리하는거야?" 레아드의의아스러운 질문에 론은 아무말없이 담장위에서 뛰어 내려 땅위에 가볍게 착지했다. 그리고는멋들어지게 뒤로 돌아 서면서 레아드를 한손으로 가르켰다. "결론은 하나. 일단 친구라는 사람에게 말을 걸라는 거야. 말을건후 일이 잘되면 좋은거고, 잘못되면헤어지면 끝이야. 간단하지? 그렇게 고민한 하다가는 평생 해답을 못 찾는다구." "....." 담장위에 앉은채 아래에서 자신을 올려다 보는 론의말에 레아 드는 뭔가 깨닷는게 있었다. 생각해 보면간단한 거였다. 말을 거는거다. 그리고 그 뒤엔바크가 알아서 하겠지. 한걸음 물러 나서 보면 너무 쉬운 답을 못보고 그렇게 고민하고 있었다니... 침울했던 레아드의 표정이 밝아지자 론은 미소 지어보였다. "답은 찾은것 같구나. 그럼 난 이만 가봐야 겠어~" "자.. 잠깐만." 론이떠나려하는 기색을 보이자레아드는 급히 담장에서 내려 왔다. 하지만 그 사이에 이미 론은 사라져 버린후였다. "사.. 사라졌어." 어느새 가버린걸까? 담장에서 내려오는데 걸린 시간이라고는 겨 우 몇초. 그 사이에 어디론가로가버린 거였다. 레아드는 주위 를 둘러 보았으나, 우물가에서 물을 긷는 몇몇 사람들을 빼고는 주위엔 아무도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은모두 집에 있을 점심 시간인것이다. "....아?"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던 레아드의 시선이 한순 간 한곳에멈춰지고 말았다. 레아드의커다란 두 눈이 멈춰진 곳에는 바크가 여유로운 걸음거리로 똑바르게 레아드를 향해 걸 어오고 있는 중이었다. '아.. 아직 준비도 안 했는데.' 뭘 말해야하는거지? 먼저 말할 각오(?)는했지만, 무슨 말을 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은거였다. 바크가다가옴에 따라 레아드 의 몸이굳어졌다. 그리고 결국 바크가레아드의 바로 앞까지 나가와 발을 멈추었다. "아.. 저.. 저." 레아드는말을 더듬거리며뭔가를 말하려 하면서 고개를 들러 바크를 바라보았다. 바크의 얼굴은 몇일 전부터찬바람이 쌩쌩 불 정도로차가웠다. 지금 역시마찮가지였다. 레아드는 한참 동안 말을 더듬거리면서 뭔가를 말하려다가 얼굴을 붉히면서 고 개를 푹 숙여버렸다. "미.. 미안해! 그때 그 말.. 정말로 진심이 아니였어! 미안!!" "...!!" 사과라고한거지면 그 소리가 지나치게 컷던지 주위에 있던 사 람들의 시선이 모두 레아드에게로향했다. 하지만 지금 레아드 에게 그런게느껴질리가 없었다. 레아드는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바크의 눈치를 살폈다. 아직 화가 안 풀릴건가? 바크는 여 전히 싸늘한 표정이었다. 레아드는 속으로굉장히 실망 하면서 자신의 잘못에대한 죄책감을 느꼈다. 그때, 바크의 입가에 싱 긋 미소가 떠 올랐다. "엘빈 누나가 점심 먹으로 오래." "아..?" "아침도 거의 먹지 않았잖아. 누나가 걱정하더라. 점심은 꼭먹으라구." 4일만... 4일만에 바크가 처음으로 말을 받아 준거였다. 레아드 는 잠시동안멍하니 바크를 쳐다보다가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으응!" 굉장히 기쁜지 얼굴에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 레아 드. 바크는 그런 레아드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먼저 사과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됐으니 뭐 다 잘된거지.'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43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88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2/01 20:33읽음:1633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88) == 제 2장 <왈가닥 라이벌.> == ----------------------------------------------------------- "저.. 아이?" 눈썹을상큼 치켜 올리며 한 청년이 불쾌하다는 음성으로 말했 다. 커다란 벽의 그림자로 인해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목소 리로 보아 대략 20~25세정도의 인물. 그의 말이 끝나자 그의 옆 에서 또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맞아. 운명의.. 아이랄까? 그런거지." 들려온 목소리는 전 목소리보다는약간 얇은 비슷한 또래 청년 의 음성이었다. "흥. 난 마음에 안들어." "그래? 난 괜찮은거같은데. 하기야. 우리가 마음에 들던 말던상관 없잖아. 그분은 이미 마음을 정한것 같으니까." "으음.." 그분이란말이 나오자 앞서 불만스럽던 청년이깊게 신음소릴 내었다. "이해할수 없어. 어째서..." "뭘 심각하게 이해하려는 거야? 어차피 괴짜로 유명한 아이리어집안이잖아. 이해할려고 노력하는 너가 바보같아질 뿐이라구." "하지만." "하지만 뭐?" 그에 청년이 미간을 좁히며 손을 뻗어 한곳을 가르켰다. "저 아인 남자라구.." "...." 지붕위. 기울어진 태양으로 생겨난 그림자속에서 청년이 가르킨 것은 한명의 소년과 여인. 그리고 두명의 사나이와 함께 시장으 로 향하고 있는 붉은색 머리의 한 소년이었다. ----------------------------------------------------------- 알파가운영하던 도박장은 불에타 사라졌으며, 헤론은엘빈의 곁에 남고 파오니의 상처는 다 나았다. 거기다레아드 역시 바 크와 화해를 해서 그동안어두웠던 집안의 분위기는 완전히 정 상으로돌아왔다. 그런 기념으로 모두들 파티를 하기로 하고는 시장으로 나온것이었다. 시간은화창한 오후를 지나 점점 해가 산을 넘어가는 저녁. 하늘이 점차 붉은색에서 짙은보라색으로 변해가는 동안에 엘빈은레아드와 바크. 헤론을 자신과 파오니 가 단골로 드나드는 음식점으로 안내했다. - 쇼단그리고 - 엘빈이안내한 곳은 멋들어진 이름이 새겨진간판을 달고있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적당한 크기의 음식점이었다. 하지만 말이 음식점이지 사실은 술을 중심으로 파는 불법업소였다. 엘빈들 이 음식점 안에 들어갔을땐 이미 안은 음식점이 아닌 완전한 주 점으로 변해 있었다. "와.. 와아." 태어나서처음으로 주점이란 곳에 들어온 레아드는 왁자지껄한 분위기에감탄성을 내 질렀다. 주점안에테이블은 모두합쳐 15개 정도. 거기엔 갖가지 사람들이 앉아 술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으면서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하고있었다. 이런 시끄러운 분위 기를 좋아하는 레아드는 사방을 둘러보았다. "어서오세요!" 일행이 쇼단그리고의 입구에서서성일때 15~6세 정도된 소녀가 테이블 사이를 빠져나와 쾌활한 목소리로 반겼다. "잘 있었어?" 엘빈이 마침 알고 있었던 소녀였는지가볍게 손을 들어 아는채 를 했다. "오랜만에오셨네요. 음... 전보다 사람이 많아진것 같은데요. 음식은 언제나 처럼가져 드릴까요?" "응. 디코디르 10병하고 음식 2인분. 그리고애들이 마실수 있는 음료수 2잔." "예예~ 그럼 이쪽으로." 주문을간단하게받아 적은 소녀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일행을 주점 구석에 있는 커다란테이블로 안내했다. 구석이라고는 하 지만 테이블 양쪽에 등이 달려있어서 어둡진 않았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곧 음식을 가져올게요." 6인용 테이블에 엘빈들을안내한 소녀는 가볍게 고개를 숙인후 테이블 저쪽으로 사라져 버렸다. "자자~ 앉자구." 파오니의 말에 모두들 자리에 앉았다. 레아드와 바크는 이런 곳 이 처음이라 상당히 서먹서먹한 얼굴을 하고는 마치 어린애처럼 주위를 돌아보았다. "참. 그러고 보니 레아드는 주점은 첨이지?" 가만히레아드와 바크의 행동을 보던엘빈이 자리를 레아드의 옆으로 옮기면서물었다. 레아드는 이리저리 고개를돌리다가 엘빈이 갑자기 자신의 옆으로 오자 깜짝 놀라면서 주춤거리다가 이내 고개를끄덕였다. 그때 파오니가의자에 몸을 깊숙히 파 묻으면서 말했다. "이봐~~ 레아드는건전하다구. 누구처럼어렸을때부터 주점에드나들지 않았어~ " "호~ 그 누구란게 혹시 너 아냐?" "너야 너!" "어머~ 그래?? 근데 내가 기억하기론 내가 널 처음 만난곳이 주점인걸로 알고있는걸~" 엘빈이 한손으로 입을 가리고는 호들갑스럽게 미소를 띄우며 말 했다. 파오니는 그런 엘빈의 말에 한방 맞은것처럼 잠시 할말을 잃고 있다가 이내 몸을 테이블쪽으로바싹 당기고는 입을 열었 다. "사실 지금 고백하지만, 난 그때 처음으로 주점에 간거라구. 실연의 슬픔을 술로 달래볼까 해서 말이야~ 하지만 넌 그때 이미주점에 다니고 있었잖아." "실연의 슬픔 좋아하내. 연상한테 차인게." "뭐.. 뭐야!" "왜? 내말 틀렸어?" 비꼬는듯이 팔짱을 끼면서 고개를 높이 치켜드는 엘빈의 모습에 한순간 파오니의 이마에 길다랗게 힘줄이 돋아났다. '뭐야.. 전혀 안 변한것 같아.' 같은 테이블에 앉으면 단 5분을 못 넘기고 시비가 붙는 건 몇년 이 지났는데도 전혀 안바꼈네.... 바크는 둘을 한심하다는 눈으 로 쳐다보다가 픽하니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돌려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레아드는 뭐가 좋은지한손으로 턱을 괸채 싱글벙 글 웃으면서악을 써가며 상대를 비꼬려고 노력하는 둘을 올려 다 보고 있었다. "저어.. 주문하신거 나왔는데요." 둘의 말싸움이 극에 달했을 즈음. 아까 일행을 안내했던 소녀가 아슬아슬하게 두손에 술병 12개와 컵3개. 그리고 뭔가 이상하게 생겨먹은 내용물이 들어있는 접시 두개를 들고왔다. "....." 소녀의 등장과 동시에 방금전 까지만 해도 주점을통째로 날려 버릴듯이 으르렁거리던 두 사람이 거짓말처럼 입을 다물었다. 소녀는웬지 어색한 분위기에 부랴부랴술병과 음식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급히 다른 테이블쪽으로 도망가듯이 가버렸다. "그렇다면..." 엘빈은자리에 앉아 소녀가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술병들을 보 면서 입을 열었다. "언제나 처럼 하는걸로 하자구. 누가 옳은지 틀린건지." "좋아! 누가 못할줄 알고?" "그래! 하자! 해!" 엘빈과 파오니는 이상하게 의기투합이 되면서 동시에 술병을 하 나씩 집었다. 언제나 처럼 하는거... 즉 술 내기인것이다. "이봐. 너희들 하려면 좀더 독한걸로 해야지. 디코디르 10병 가지고 내기가 되겠어?" 조용히 둘을 지켜보던헤론이 테이블에 팔을기대면서 물어왔 다. 헤론의 말에 엘빈과 파오니는 동시에 고개를 서로를 바라보 았다. 헤론이 이어 말다. "적어도 리디정도는 시켜야지 내기가 되잖아." "호오~ 맞는말이야. 디코가지곤 좀 부족한 면이 없지 않지. 이봐! 여기 럼스트라보 10병 추가야!" 엘빈이 한손을번쩍 들면서 아까 사라진 소녀쪽으로 크게 외쳤 다. 럼스트라보. 보통의술보단 비싸지만대신 엄청나게 독한 술이었다. 2가지나 3가지 이상의과일을 함께 발효시켜 만드는 달콤한 향의 독한 술. "그래~ 럼스트라보라면 부족함이 없지." 씨익 미소를 짓는 헤론. 엘빈이나 파오니만큼 주량이 세지 않은 헤론은 언제나 곁에서 둘이 술내기 하는걸 즐겼다. 내기라면 설 사 죽음이 온다해도 하고마는 엘빈. 그리고 상대가엘빈이라면 무슨 내기던지응하는 파오니. 둘의술내기는 언제나 무승부. 그리고 그 뒷처리는 항상 헤론의 몫이었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헤론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일어났다. "뭐.. 뭐야?" 픽픽웃던 헤론에게 난데없이 엘빈이 디코디르 한병을 불쑥 내 민것이었다. 헤론은 움찔거리면서 엘빈을 바라보았다. 엘빈이 당연하다는 투로 말했다. "오늘은 너도 마셔야 하잖아~" "자.. 잠깐. 모두 취한다면 누가 집에 데려다 줄건데?" "여기 이 두명." 그러면서 엘빈이한손을 들어 옆에 앉은 레아드의 머리를 쓰다 듬었다. 순간 헤론의 얼굴에 식은땀 한방울이 흘러내렸다. 생각 못했어... 오늘은 자기 말고도 뒷처리를 할 사람이 두명이나 더 있었던 것이다. "자.. 잠깐만. 나 술 못해.' 헤론이 급히 말하자 동시에 엘빈과 파오니의 고개가 헤론쪽으로 돌아갔다. 파오니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하? 디코디르정도 가지고는 내기가 안되지 않냐고 방금전에 말한게 누구였지?" "그.. 그거야.." "그런말을 했으니, 책임을 지라구!" "하지만.." "엘빈은 술 못마시는 남자는 싫어한다는거 알아?" "으..." 파오니의웃음섞인 말에 헤론은잠시 뭔가를 고민하다가 이내 결심을 한듯 엘빈이 건네준 술병을 들었다. "그래! 마신다! 마시면 되잖아!!" "와아~ 좋아! 오늘 한번 죽을정도로 마셔보자구." "건배!" 세개의 술병이 허공에서 맑은 소리를 내면서 부씌혔다. "으으음." 테이블의한쪽에서 셋이 어울려 앉아 술병을부씌히는 동안에 레아드는 뭔가 심각한 표정으로자신의 앞에 놓여진 접시를 내 려다 보고 있었다. '이건 뭐야?' 레아드를 심각하게 만든건 접시안에 내용물. 얼핏 보면 고기 같 으면서도 포크로눌러보면 말랑말랑 해 보이는게... 처음 보는 거였다. 레아드가 한참동안 음식을 앞에 두고도 먹지 않자 바크 는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음식 앞에 두고 뭐하는 거야? 너도 술 마시고 싶은거냐?" "아.. 아니. 그게 아니고. 이거 먹어도 되는건지.. 해서 말야." "야~? 당연히 먹어도 되지. 설마음식점인데 못 먹을거 내오겠어? 안심하고 먹으라구." "하지만..." "뭔데 그래?" 레아드의 행동이 너무 이상했던지, 바크는 자기 앞에 놓여진 접 시의 두껑을올려보았다. 순간 바크의 얼굴이 기묘하게 일그러 졌다. "여.. 역시 먹으면 안되는거?" 걱정스런 표정까지 짓는 레아드. 바크는 잠시동안 그 음식을 바 라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아냐." "그러면.." "간이야." "간?" "그래! 몸속에 있는 간." 바크가 자기 가슴을 가르키면 말했다. 순간 레아드의 얼굴이 새 파랗게 변했다. 바크와레아드의 앞에 놓여진 간 요리. 데모라 는 소 비슷한 짐승의 간을 끊는 물에 살짝데친 요리인데 바크 가 하필 자기 가슴을 가르키며 말하는 바람에 레아드는 그게 소 의 간이 아니라 사람의 간이라고 알아들은거였다. "건배----!!" 한쪽에선토를 할정도로 헛구역질을 하는 레아드. 그리고 자기 의 실수를 알고는 애써레아드에게 사람의 간이 아니라고 말하 는 바크. 와중에서도 엘빈과 파오니. 헤론은소녀가 새로 가져 온 럼스트라보를 허공으로 들어 올리며 외쳤다. "와아아~!" 즐거운 세사람이었다. 2장 '왈가닥 라이벌'(끝) -> 3장 '어둠' 기대해주세요~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44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89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2/07 01:53읽음:161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89) == 제 3장 <어둠> == ----------------------------------------------------------- '.....' 하늘엔따스로운 빛을 적당하게 뿌려주는 태양. 산들바람이 살 랑살랑 부는... 가만히 있어도 절로 기분이 좋아질것 같은 화창 한 날. 두마리의말이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어디론가로 급히 달려가고 있었다. '이게 뭐야....?' 완벽한 흑갈색의 건장한 말을 타고있는 붉은 머리의 소년. 레아 드는 화창한날씨와는 다르게 약간 뾰루퉁한 얼굴이었다. 그런 레아드를 앞서 말을 몰고 있는건 바크였다. '인사도 못하고 나와버렸어..' 제법 말을 몰수있게 된 레아드는 바크의 말과 적당한 간격을 두 어 따라가면서 몇일전 아침에 일어난 일을 회상했다. - 편지가 왔어. - 이른 새벽. 잠에서 깨어나 하품을 하던 레아드에게 바크가 다가 와 그렇게 말했다. - 편지? - - 응. 일어나 보니까 탁자위에 올려져 있던데? - 바크의 말인즉. 뭔가인기척을 느끼고 잠을 깨어보니 침대 옆. 꽃병을 두는탁자위에 푸른색의 편지 하나가올려져 있었다는 거였다. 보낸이의 이름은 없고 받는이의 이름이 '레아드'와 '바 크'로 되어있었다. - 포르 나이트일까? - - 글쎄. - - 빨리 뜯어봐~ - 레아드의제촉에 바크는 편지의 한 귀퉁이를 조금 뜯어낸후 그 사이를 중심으로 편지의 한 부분을 전부 잘라내었다.편지안에 서 나온것은 보통의편지지 한장이었다. 바크가레아드에게만 들릴정도의 목소리로 편지를 읽어보았다. - 친애하는레아드와 바크군. 요 몇일사이의 활약은 잘 들었습 니다. 음.. 이거 호란씨의 글인데. - - 역시 포르 나이트? 대단하네.. 집안까지 들어와서편지를 놔 두고 가다니... 계속 읽어봐. - - 하지만노는것은 그만하고 일을 해야할것 같군요. 몇일전 하 와크 남쪽지역에위치한 '로그'라는 마을에서 몇건의 살인사 건이 일어났습니다. 살인자에 대한건아무것도 모르는 상태. 모든건현지에 가서 알아봐야 할것입니다... 와. 호란씨. 아 무리 그렇다고해도 심한걸. 놀다니...? 우린 죽을뻔 했는데 말야. - - 그래.. 언제 떠나는 거래? - - 음.. 그러니까. - 질문에바크는 편지를 다시 들어 이곳저곳을 찾아보았다. 잠시 후. 편지에 반쯤가려진 바크의 얼굴에 약간의 경련이 일어났다. - 오.. 오늘이라는데. - - 무.. 무슨! - - 하와크력 833년. 다미르력 21년. 5월 22일... 오늘 이잖아. - - 하지만. - - 잠깐만. 여기 또 뭐라고 적혀있어. 음.. 추신. 가능하면 편지 를 받는 즉시 떠나기를 바랍니다. 두분은 정식으로 포르 나이 트의 일원이되었으니, 비밀을 지키기위해서라도 떠나는게 모두를 위해 좋을것입니다. 만에 하나 비밀이 알려지는경우 엔.... - - 경우엔...? - 바크가 마른침을 한번 삼키고는 말을 이었다. - 관련 인물은 모두 제거... 라는데. - - ....... - - 아. 그리고 밑에.. 추신2. 도시 북쪽에 위치한 공터에 여행에 필요한 모든것을 준비했습니다.. 이만. - 편지를 다 읽은바크가 조용히 편지를테이블 위에 내려 놓았 다. 둘은 한참동안 아무말도 하지 않고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다 가 거의 동시에 둘다 한숨을 푹 하니 내쉬었다. - 망할.. 어쩔수 없겠는걸. 엘빈누나는 그렇다고 해도 파오니형 이나 헤론씨는 우리가 이상하다는걸 금방 눈치챌거야. - - 그럼...? - - 뭐.. 호란씨의 말대로 당장 떠나야 겠지. 아직 모두들 자고있 을테니까 메모라도 남기고 떠나자. - - 으그.. - - 레아드. 나한테 그런 얼굴 해봤자 도리가없다구. 나라고 뭐 좋은건 아니니까. 하여간. 당장 옷 갈아 입어. 떠나는거 들키 면 곤란해지니까. - "....." 그리고 둘은 곧장 북쪽 공터로 가 여행물품을 잔뜩 쒀고 주인없 이 서성이는 두 마리의말을타고 곧바로 '로그' 로 향한것이었 다. "잠깐 여기서 쉬고 갈까?" 앞서가던 바크가약간 속도를 줄여 레아드의 곁으로 다가와 물 었다. 마침 시간은 점심때. 아침도 못 먹고 나와 배도 고픈참에 바크가 그렇게 물어오자 레아드는 머뭇거림없이고개를 끄덕였 다. 둘은 말을 몰아 근처 냇물이 흐르고 있는 언덕 근처에서 말 을 세웠다. "으읏~" 아침부터 지금까지. 거의 6시간 내내 말을 탄 덕분에 허리가 뻐 근해진 레아드가 말에서 내리자마자 허리를 두어번 돌리면서 기 지개를 폈다. "음. 호란씨 꽤나 꼼꼼한걸. 내일 저녁 정도까진 충분히 먹을수있을정도로 음식을 담아놨어." 바크가 말등에 걸려있는 배낭에서 뭔가 뒤적뒤적 거리더니 말린 고기와 빵. 그리고 병에 담겨진우유등을 꺼내면서 말했다. 포 도주도 있긴 했지만, 레아드가 술을 전혀 못했기 때문에 일부러 우유를 꺼낸거였다. "그나저나. 메모에는 뭐라고 쓴거야?" 레아드는 부드럽게 펼쳐진 풀위에 앉아바크가 건네준 빵을 한 입 베어물고는그렇게 물었다. 바크도 레아드의 반대편에 걸터 앉으면서 우유로 마른 목을 축였다. "여행을 떠납니다. 오래 걸릴지도 모르니 기다리진 마세요." "그것뿐?" "그외 쓸게 뭐가 있냐? 어차피 금방돌아가진 못할거 아냐. 아니 금방 돌아갈수 있다해도, 엘빈 누나에겐 못가." "무슨 뜻이야?" "우리가 왜 떠난거냐? 누나나 형들이 우리 정채를 눈치챌까봐잖아. 근데 다시 돌아가자구? 그러다가 파오니형이나 헤론형이 우리가 포르 나이트라는걸알아채면? 그랬다간 카이로같은놈들이 당장에 형들에게 덤벼들지도 모른다구. 관련 인물 모두제거라잖아." 바크의 말에 레아드가 가볍게 인상을 찌푸렸다. "마음에안들어. 정말로... 몇일정도 기간을 줬으면 어디가 덧나나? 우리 말고도다른 사람들이많을텐데 하필 왜 우리야? 거기다가 관련 인물 전부 제거라니? 그럼 우리도죽인다는 말이야?" 레아드의 투덜거림.. 바크는 픽 미소를 지으면서 손에 들고있던 빵을 종이위에올려놓고는 기지개를 펴듯이 몸을 뒤로 젖혀 땅 에 드러누웠다. 두둥실 흘러가는 하얀구름. 그리고 그 구름의 사이로보이는 새파란하늘. 풀내음.. 시원한 바람. 처음보는 풍경.. 바크는 조용히 눈을 감아 그 모든것을받아 들이는듯이 크게 공기를 들이 마셨다. "난 좋은걸." "뭐?" 의아해 하는 레아드. 바크는 눈을 떠 어디론가로 흘러가는 구름 을 보면서 말했다. "우리들의 꿈.. 기억해? 둘이서 세상을 여행한다는 거말야." "물론. 잊을리가 없잖아." 당연 하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는 레아드를 보면서 바크 는 미소를 지었다. "엘빈 누나와의만남도 좋았지만, 난 지금이 더 좋아. 내가 전혀 모르는 세상을 보고 모르는 사람들과 말하고 전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일들을 하는게 좋아. 아직은아침에 일어나 새로운풍경을 보는게 익숙하진 못하지만, 새벽의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내가 모르는 어디론가로매일 가고있다는걸 생각하면 견딜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뛰어." "바크.." "너와 함께야. 레아드. 엘빈누나는 잠시동안 잊어.그렇다고평생 못볼건 아니잖아. 좀 오래걸릴지모르지만, 우리가 정말로 강해졌을때 그 셋을 찾아가면 되는거야. 우린 이제 겨우 꿈을 시작한 거라구. 멈출순 없잖아?" 바크와의 만남.. 몇년간의 싸움... 화해. 그리고 약속했었던 둘 만의 꿈. 레아드는 잠시 말없이 바크를 쳐다보다가 이내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끄덕였다. 확실히.. 요사이 엘빈 누나와의 만 남으로 바크와의 약속을잊고있었던 것이다. 레아드가미소를 짓자 바크도 따라 웃어보였다. "좋아! 그럼 이만 떠나 볼까?" "벌써~?" "로그까지는 겨우 2틀 거리야. 뭐가 문제인지는모르지만 빨리가서 해치워 버리자." "응!" 바크의 말에 레아드가 밝게 웃으면서 외쳤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44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90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2/09 01:16읽음:159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90) == 제 3장 <어둠> == ----------------------------------------------------------- "어서오세요~~" 식당 입구로 몇몇사람들이 들어오자 열심히 음식을 나르던 소 녀가 중간정도의 목소리로 손님을 반겼다. "흠.." 이곳은 식당겸 여관. 1층은 식당. 그리고 2층은 침실으로 된 보 통의 여관이었다. 레아드와바크는 2인용 테이블에앉아 방금 들어온 사람들을 한번 힐끔 쳐다본후에 다시 고개를 원래대로 돌렸다. "내일이면 로그에 도착할거야." 하므와 로그의 중간지점에위치한 마을. 지금 레아드와 바크는 그 마을에 잠시 머문거였다. 음식과 음료수를 살 이유도 이유였 지만, 주된 이유는 정보수집이었다. 로그와 겨우 하루거리의 마 을. 살인사건에 대해 뭔가들을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 로 일부로 시끄러운 여관겸 식당에 머문거였다. "하아. 이제부터 다시 일이구나." 레아드가 한손으로 턱을 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뭐야뭐. 우린 이제 겨우 두번째라고." "하지만.. 저번 일은 정말로 힘들었다구. 죽을뻔 했잖아." "그거야.. 뭐~ 살았으니까 된거지." "그래 너무 좋겠다. 살아서..." "으음. 너." 레아드의 비꼼에 바크가 슬쩍 손을 들어 올렸다. 순간 레아드가 퍼득 놀라면서 재빨리 바크의 손이 닿지 않을 정도의 거리로 물 러났다. "또 때릴려고?" "호오~ 재법 빨라지셨어." "당연하지." 레아드가 자신만만하게고개를 끄덕였다. 순간 바크의 몸이 약 간 움직이는듯하더니 웃고있던 레아드가 갑자기낮은 비명을 지르면서 허리를 푹 숙였다. 바크가 발을 들어 레아드의 발등을 세게 눌러버렸던 것이다. "너.. 너." 고통스런표정으로 고개를 들은레아드에게 바크가 픽 미소를 지었다. "바보." "으그.." "자자~ 장난은 그만치고." "....." "뭔가 알아내야 하잖아. 얼굴 펴. 얼굴." 뻔뻔스럽게 말하는 바크. 레아드는 한동안바크를 매서운 눈길 로 노려보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화내봤자 나만 바보지. 그래.. 말해봐." "뭘?" 의아하다는듯이 되묻는 바크. 레아드는 미간을 약간 찌푸리다가 이번엔 바크가 장난친게 아니라는걸 알고는 다시 말했다. "알아낸다면서. 어떻게?" "아. 그거?" 레아드의 말에 바크가 알았다는듯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고개 를 돌려 주위를 한번둘러보았다. 곧 바크의시선이 한군데에 멈췄다. 바크의 시선을 따라간 레아드가본것은 상인인듯한 사 람들이 모여있는 테이블이었다. "저 사람들?" "맞아. 상인들 이라면 로그에들렸을지도 모르잖아. 들리지 않았더라도 정보망이 넓은 상인들이니까 뭔가 알고있을지도 모르지." "음.. 그럴지도." "좋아~ 그럼 결정이다." 바크가테이블을 가볍게 한번 치더니 자리에서일어나 천천히 그들에게로 다가갔다. "여기 디코디르 10병이요!" 상인 일행의 수는 5명. 바크는 그들이 있는 테이블 앞에 가더니 손을 들어 종업원에게 그렇게 외쳤다. 난데없이 웬 소년이 술을 시키자 앉아있던상인들이 일재히 고개를 돌려 바크를 쳐다 보 았다. 술을시킨 바크는 천연덕스럽게고개를 돌려 그들을 마주 보았다. "10병으로는 적나요?" 바크의 한마디. 의아한 표정을 짓던 상인들은 바크의 말에 뭔가 알았다는듯 미소를 지었다. "아니 10병이면 충분하네. 자~ 앉게나." 상인들의 우두머리뻘로 보이는 30대 후반 정도의 사나이가 남은 의자 하나를 바크에게 밀어주면서 말했다. 바크는 그 의자를 받 아 테이블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 용건이 뭔가?" 상인이나여행가들은 정보가풍부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식당이나 주점에서 지금과 같은 일을 자주 만났다. 그래서 금방 바크가 뭔가 묻기위해 자신들에게 접근했다는걸 안거였다. "뭘좀 묻고싶은게 있어서요." "그래.. 뭘 알고싶어서?" "간단한 거예요. 저와 제 일행이 지금 뭘좀 팔려고 로그로 가는데 좀 이상한 소문을 들어서요." "소문?" "예. 요새 로그에서이유없이 사람들이 죽는다는 소문이요. 그래서 지금 로그로 갈지 안갈지 결정을 못하고 있거든요. 뭐 좀아시는거 있습니까?" 평소에 레아드를 놀려먹는 말솜씨를 유감없이 발위해 로그에 대 한 정보를 상인들에게서 얻어내려는 바크였다. 하지만 상인들의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글쎄.." 상인들의 우두머리는잠시 턱을 쓰다듬다가 고개를돌려 자기 일행들을 쳐다보았다. 모두들 의아한 표정이었다. 그가 다시 고 개를 돌려 바크를 보더니 약간 이상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사실 우리들은 방금 로그에서 이곳에 도착한거네. 로그엔 10일이나 머물렀었지. 하지만 살인사건 같은게 있었다는건 듣지 못했는데.." "그럴리가..?" "아마헛소문을 들은거 같군. 로그엔 아무 문제도없다네. 뭘팔러 가는지는 모르지만, 안심하고 가게나. 참. 그리고 판다는거 말인데. 비싼거라면 로그 말고 좀더남쪽으로 가면 라이도라는 곳에 가서 팔게나. 그곳이좀더 값을 후하게쳐주거든. 그래. 달리 물어볼건 없나?" 술을 10병이나 받아놓고 아무것도 알려주지 못한게 약간 미안한 지 우두머리는 약간 이나마 도움을주려고 더 비싸게 팔수있는 방법을 말해주었다. 하지만 바크에겐 전혀 쓸모 없는 말이었다. "그..럼 살인 사건 말고는 다른거 듣지 못했나요? 뭐.. 좀 이상한거라면 모든지 다요." "으음. 미안하네. 아무것도.." "작은 마을인데 아무것도 못 들었나요?" ".....?" 바크가 한말에 우두머리를 갑자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자네.. 뭔가 잘못알고 있는거 아닌가?" "뭘 말입니까?" "정말로 모르는가보군. 로그는 인구가 7000명이 넘는 도시라네. 작은 마을이라니. 당치도 않지." "7...7000명이요?" 7000명.. 30만명이 넘은 인구를자랑하는 수도나 8만명이 사는 하므보다는 작지만 7000명이라면 절대 작은수가 아니였다. '마.. 말도 안돼. 아무 단서도 없이 7000명이 사는 도시에서 살인하는 녀석을 찾으라고?' 미쳤군. 바크는 호란이 제정신으로 자신들에게 이런일을 맡겼는 지 이해가 전혀 안됐다. "주문하신 디코디르 10병 가져왔어요~" 침을 삼키며 뭔가를 생각하던 참에 한 소녀가 쟁반에 10개의 술 병을 올려놓고 다가왔다. "아. 술값은 제가 내고 가겠습니다. 말씀해주신거 잘들었습니다. 그럼 이만." 바크는 서둘러 상인들의 테이블에서 일어나 자신을 기다리고 있 는 레아드가 있는 테이블로 걸어갔다. '돌았군. 완전 돌았어. 도대체가호란씨는 왜 이런일을 맡긴거야? 상인들이 모른다면 살인이 비밀스럽게 일어난다는거 아냐? 그걸 찾으라고? 7000명이나 사는 도시에서?' 한숨이 자연스럽게흘러나왔다. 로그까지는하루거리. 바크는 벌써부터 앞이 막막해지는걸 느꼈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468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91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2/13 23:10읽음:156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91) == 제 3장 <어둠> == ----------------------------------------------------------- 로그. 수도에서하와크 남쪽 지방으로 이어지는 대로에 위치한 이 도시는 많은 상인과 여행자들이 머물러가는곳이었다. 인구 는 대략 7000여명. "대.단.하.군." 그리 크진 않지만, 그 역활은단단히 하는 성문을 통과해서 도 시 안으로 들어온 바크가 처음 로그의 진모습을 보고 내뱉은 한 마디였다. "그래. 여기가 로그야?" 레아드가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거리면서 물었다. 레아드에게 느 껴진 로그의 첫 모습은 적당한 크기에적당하게 거리를 거닐고 있는 사람들. 한마디로 크지도 작지도 않은 한적한 도시였다. "아무런 도움도 없이 우리 둘이서 인구 7000명의 도시에서 비밀스럽게 일어나는 살인사건을해결한다? 이게 무슨 탐정놀이인줄아나?" 약간 짜증이 나는듯 바크가 인상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사실 짜 증이 나는것도 당연한 것이었다. 10흘이나 이 도시에 머물던 상 인들이 아무런 소식도 못들었다. 원해 상인이란사람들은 눈치 가 빠른법이다. 그말은 즉. 그들이 아무런 소식도 못 들었다면, 자신들이 돌아다닌다고 해봤자 알아낼수있는건 아무것도 없을 거라는 것이였다. "자자. 하여간 짐은 풀어놔야지. 탐정놀이는 그 후부터다." 바크가 한손으로 말등에매여져 있던 배낭을 들어 어깨에 들쳐 매면서 중얼거리듯 말했다. 바크와레아드가 한참후 도착한곳은 마을의 중심부쯤에 위치한 화려한 여관이었다. 어차피포르 나이트에서 나오는 돈이 쓰고 남아돌만큼 있으니, 아낄필요가 없다는 바크의말을 듣고 호와 여관에 짐을 푼것이었다. "흠. 마음에 드는군." 커다란 방. 방바닥엔 외국에서 들여온듯한 붉은 카펫이깔려져 있었고 방의 이곳저곳엔 고급품들이 널려있었다. 이정도의 호와 스러움은 로아나 하므에서도 찾기 힘들정도였다. 과연 숙박업이 주류를 이루는 로그답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하루 숙박 비는은화 80개. 보통 여관의숙박비가 많아야 은화 8~10인것 과 비교하면 보통 여관이 아니란건 금방 알수 있었다. "예~ 저희 '샹들리오'는 이 로그에서도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고있습니다. 모쪼록 편히 쉬십시요." "아. 예. 짐들어준건 고마웠어요~" 바크가 자신과레아드의 짐을 들어다 준 종업원에게 가볍게 웃 어보이며 은화몇개를 그에게 건네주었다. 종업원은 기분좋게 허 리를숙여 인사를 한후 방을 나갔다. "자아. 그럼 기지는 만들었고.. 이제부터는 정보수집인가?" 자신과레아드의 짐을 들어침대위에 던져놓은 바크가 의자에 걸터앉으면서 말했다. 생전 처음으로 이런호와로운 여관에 머 물어 잠시동안 넋이 나갔던 레아드는 바크의 말에 얼른정신을 차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으..응." "뭐야? 으...응 이라니. 확실히 말해 확실히." "아니.. 사실 이런데서 잠자는건 처음이라서 말이야." "뭐? 하지만 우리집에서잔적 있었잖아. 설마하니 우리집이 이런 후진 여관따위보다 못하다는 말은 아니겠지?" 하루 숙박비로 은화 80개의 화려한 여관. 이런곳을 나쁘다고 말 할수 있는건 바크여서야가능한 것이었다. 원래 영족이었던 바 크에게 이 정도 여관은 별다른 감동같은건 전혀 주지 못했다. "그런말은 아니고.... 은 80개라니. 내가 한달동안 살수 있을만한 돈이라구." "뭐가~ 어때서? 우리가 사라만다일하고 받은돈이 금화 60개잖아. 은화 80개따위는 애들 장난이야." 금화 1개는 은화 100개와 같다. 즉 바크가받았다는 금화 60개 는 은화로 따지자면, 6000개가 되는것이다. 바크의 말대로 은화 80개 정도는 우스운 금액이었다. "하지만." "아아~ 시끄러. 정보수집을위해서 이곳보다 좋은곳은 없다구. 거기다 하루이틀 이곳에 머물것도 아니잖아. 이왕오래머물거라면 좀 편하게 있자구." "으음.." 일리있는 바크의 말에 레아드는 고개를끄덕였다. 하지만 그렇 다고 해도 하루에 은화 80개를 주고 잔다는건 여전히 아까웠다. "자아~ 그럼 일단 옷좀 사러 나갈까? 급하게 오느라고 이 옷 하나뿐이야. " "나도." 레아드가자신의 옷을 만지막거리면서 따라말했다. 몇일동안 말을 타고 달려오는 통에 옷은 커녕 제대로 씻지도 못한 상태였 다. 레아드가 팔을 들어보이며 약간 인상을 찌푸리자 바크는 픽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럼~ 넌 목욕이나 하고 있어. 옷은 내가사올테니까. 욕실은저기야." "그래..도 돼?" "물론. 너 몸 치수정도는 외우고 있으니까 괜찮아." 변하기 전이지만.. 바크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옷을 훌훌 벗어 던져버리는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음... 키는 173~5cm정도 일까? 대충 레아드의 몸 치수를 정해놓은 바크는 레아드가 욕실 로 들어가자 자신도 적당한 은화를주머니에 넣고 여관을 나섰 다. '흠.. 오늘은 그냥 지내고 내일부터 시작해야겠군.' 일단 오늘은 옷이나 생활품등을 사는것으로 일정을 잡은 바크는 맨처음 잡화점을 찾았다. 여행가들을 위해 번창한 도시 답게 도 시 곳곳에 길을 나타내는 푯말이 세워져 있어 잡화점은 금방 찾 을수 있었다. '필요한것은 세면도구나 단검들정도..' 그리고 깨끗한수건 몇개. 아무리 고급여관이라고는 하지만, 여관들을 별로 신용하지 않는 바크라서 특별히 수건까지 산것이 었다. 몇몇 물품을 산 바크는 잡화점에서 나와 근처의 옷가계로 향했다. "그나저나 굉장히 조용한 도시네." 도시에 들어온지 몇시간째인데 여지건 만나본 사람은 10명을 채 넘지 않았다. 도시 규모에 비해 인구가 적은 탓일까? 분명 이만 한 크기의 도시라면 못해도 2만여명은 살수 있을정도였다. 하지 만 지금 로그의 인구는 겨우 7000명. '겨우 라고는 하지만 이 숫자만으로도 골치가아프단 말이야.' 바크는 약간 짜증스런 표정을 지어보였다. "너 거기서!!" 바크가 막 옷가게에 들어서려던 참. 뒤쪽에서 한가닥 외침이 들 려왔다. 바크는 이 조용한 도시에 갑작스런 외침이 들려오자 의 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뒤쪽을 쳐다보았다. "서란말야! 이 망할계집!" 앞서 달리는 한 소녀. 그리고그녀의 뒤쪽에서뭐라 외쳐대는 소년들. 뒤를돌아본 바크의 눈에 들어온풍경이었다. 바크가 보기에 소녀와 소년들의 거리는 상당히 가까웠다. 거기다 꽤 도 망을쳤던지 소녀는 힘이 빠져서 점점 둘의 사이가 가까워졌다. "서라고 했지!!" 결국 한 소년이 달리던 소녀의 팔목을 잡아 옆으로 확 내팽개치 면서 외쳤다. 소녀는달리다가 갑자기 옆으로 밀리자 안쓰러울 정도로 심하게 넘어졌다. '....뭐야.' 가만히 지켜보던 바크가 위험하리 만치 거칠은 소년들의 행동에 눈쌀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뒤 소년들이 보여준행동은 방금전 것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더러운.. 네가 도망치면 어디까지 갈수 있었을것 같아?" "쳇. 저주받은 거라구. 저주." 대충 보기에 소년들의숫자는 다섯. 그중 둘이 앞으로 나와 넘 어진 소녀를 발로 툭툭 차면서 증오스럽다는듯이 말을 했다. 소 녀는 넘어진 충격이 심했던지, 눈을 꾹 감고는숨을 격하고 쉬 고 있었다. "이젠 어쩌지?" "어쩌긴! 그동안 당한게 얼만데? 그냥 보낼수야 없지." "하지만 그건." "시끄러워! 이건 복수야!!" 약간붉으스름한 머리를 가진 소년이 동료들에게 바락 외쳤다. 소년의 동료들은 소년의 말에주춤거리더니 더 이상 아무런 말 도 하지 못하고 뒤로 물러섰다. "이 더러운 계집!!" 격해졌던 소년이갑자기 뒤로 돌더니 넘어져 있던 소녀의 배를 그대로 걷어차버렸다. 듣기에도 고통스러울 정도의 비명이 소녀 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하지만 소년은거기서 멈추지 않고 고 통으로 꿈틀거리는 소녀를 계속해서 발로 밟아댔다. "도망치면 못 잡을줄 알았어? 네가어디를 가던 우린 찾아낸다구! 이 망할것아!!" 한참동안 소녀의 몸을 차고 밟던 소년은 잠시후 허리를 숙여 소 녀의 머리칼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는자신의 허리춤에 손을 집어넣어 뭔가를 꺼냈다. "이건 복수야." 소년이 꺼내든건 단검이었다. 특별히 여행자들을 위해서 만드는 날카로운 단검. 조금하긴 해도 일단 검이 나오자 옆에서 지켜보 던 소년들의 얼굴에 창백한 빛이 돌았다. "마..마오. 그럴것까진.." "왜? 너도 해줄까?" 익숙한 손놀림으로 검을 돌리며 마오란 소년이검을 들어 자신 을 말리던소년에게 내밀어보였다. 그 소년은 재빨리 고개를 저으며 다른 아이들의 뒤쪽으로 물러났다. "겁장이 녀석이.." 마오는 잠시 자신의 동료들을 노려보다가 이내검을 제대로 쥐 더니 머리채만을 잡아 일으켜 세운 소녀의 얼굴로 가져갔다. 소 녀는 얻어맞은 충격으로 기절을 했는지, 검이눈앞까지 왔는데 도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때였다. "이거야... 노는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이건 너무 심하잖아. 웬만하면 그냥 지나치려고 했는데, 노는꼴이 너무 시원치 않군." 갑작스런목소리에 막 소녀의 얼굴에 검을 그으려던 마오가 손 을 멈췄다. 마오는 천천히 고개를 뒤로돌려 자신들의 일에 참 견을 한 멍청이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검을 가지고 놀고싶다면 내가 상대해주지." 자기 또래의 소년. 마오의눈에 한손엔 조금한 종이가방을. 그 리고 다른 한손엔 단검을 들고 여유롭게 미소를 짓고있는 한 소 년이 보였다. 마오의 입술이 일그러졌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47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92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2/15 23:39읽음:153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92) == 제 3장 <어둠> == ----------------------------------------------------------- "으아앗!!" 날카로운단검이 허공을 갈라 바크의 가슴을 노리며 들어왔다. 하지만 바크는 간단한 몸놀림으로 단검을 피해내면서 살기를 내 뿜으며 덤비는 소년의 목덜미를 잡아밀어버렸다. 소년의 몸은 달려들던 힘을 견디지 못해 나동그라지고 말았다. "레아드가 봤다면너희들 전부 박살이 났을지도 모르겠지만 다행스럽게도 발견한게 나야. 이쯤에서 그만둔다면 봐주지." 마오란 소년의 어설픈 검을 피하고 날려버린 바크는한번 숨을 들이마신후 나머지 소년들에게 약간겁을주면서 물러나가고 말 했다. 우두머리뻘인 마오가너무나 간단히 당하자 소년들은 이 미 전의를 잃었는지 바크의 말에 순응하는 태도였다. "이 자식!!" 순간 바크의 뒤쪽에서 나동그라졌던 마오가 갑자기 튀어 나오면 서 단검을 휘둘렀다. 날카로운 일격이었다. '진짜 할셈인가?' 재빠르게 허리를 숙여 마오의 단검을 피해낸 바크는눈쌀을 찌 푸렸다. 이 마오란 소년은 정말로찌를 기회만 오면 찌를수 있 는 그런 녀석인것이다. 바크는 마오의 검을 피한후 팔꿈치로 마 오의 턱을 강하게 한번 친후 넘어지는 그의 가슴을 다시한번 발 로 내리쳤다. 강력한2연타에 마오는 멀찌감치날라가 떨어졌 다. "좀 다쳤을테니까 데려가. 그리고다시한번 이런모습을 보인다면 그땐 봐주고 뭐고 없는줄 알라구! 알겠어!?" 바크의 호통에 소년들은 찔끔거리며 우르르 달려가 기절한 마오 를 들쳐메고 길가 저편으로 도망가 버렸다. '하여간 요새 애들은 이해할수가 없다니까.' 나이차가 나봤자 1살 정도겠지만, 바크는이해할수 없다는듯이 고개를 저었다. 확실히 저항할수도 없는 여자아이를 남자 5명이 애워싸고 구타하는건 아무리 봐도 이해가 안가는 일이었다. "아. 참." 발 아래 소녀가 꿈틀거리자 그때서야 소녀가 다쳤다는걸 깨달은 바크는 재빨리 허리를 숙여 쓰러져 있는 소녀를 살펴보았다. 아 까는 자세히 못봐서몰랐지만, 지금보니 소녀라고하기보다는 여자아이가 어울릴듯한 나이였다. 대충.. 12~3세정도. 다행이랄 까? 얼굴엔넘어질때 생긴 작은 상처뿐이고, 다른곳도약간의 멍만이 생겨있었다. '데려.. 가야겠지?' 자신들도 중요한 일이 있긴 하지만, 이대로 둔다면 웬지 찜찜할 것 같아 바크는 소녀를 데려가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결심을 한 바크는 즉시 아이를들어 등에 업었다. 일어서는도중에 바로 반대편에 위치한 옷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어쩔수 없지.. 옷은 내일 살수밖에.' 아쉽다는듯 보이지 않게 한숨을 쉰 바크. 하지만 이내몸을 돌 려 자신이 나왔던여관으로 향했다. 레아드와는 다르게 포기가 빠른 바크였다. "뭐.. 뭐야?" 바크가 자신이 묶는 방에 들어갔을때 레아드는 마침목욕을 다 하고 여관에서 제공하는 잠옷을 입고있는중이었다. 하지만 물 에 젖어 풀러진머리카락이 옷에 늘러 붙는 바람에 입고있다기 보다는 단지 걸치고 있을뿐이었다. "무슨 사고라도 친거야?" 레아드는바크가 업고온 노란색 머리카락의 여자아이를 보면서 그렇게 물었다. 레아드의 질문에 바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조심스럽게여자아이를 레아드의 침대에뉘웠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레아드를 보더니 한번에 잘라 말했다. "아니." "그럼 이 아인 뭐.. 어? 다쳤잖아!!" 침대에 누워있는 여자아이를 힐끔보던 레아드가 아이의 팔에 커 다랗게 생긴 피멍을보더니 놀라면서 아이에게 다가섰다. 가까 이 다가가 보니 단지 팔만이 아니라 온몸이 멍투성이였다. "방금 어떤 녀석들한테 얻어맞고 있던걸 데려온거야. 이유는 나도 몰라. 무슨 저주니 복수니 하던데 확실한건 나도 모르니 묻지마." "그렇다고 해도 아이를 이렇게.. 어떤 녀석들이." 레아드가 인상을 찡그리면서 주먹을 쥐어보였다. 굉장히 화가난 모양이었다. "그나저나 치료를 해야겠으니까 레아드. 잠시 비켜줄래?" "아. 으..응." 어느새 한손에 약상자를 든 바크는 레아드가비켜주자 그 자리 에 앉고는 약 상자를 열었다. 이것역시 호란씨가 넣어준 물품중 하나였다. 상자 안에는 마취제부터 해독제, 열병이걸렸을때의 치료제등 별별 약이 다 들어있었다. 바크는 그중에서 하나를 집 어 들더니 뚜껑을 열어 작은구슬만한 알약을 하나 꺼냈다. 알 약은 곧 반으로 잘려져 아이의 입속으로 들어갔다. "뭐야.. 그건?" "고통을 줄여주는거야." "마약?" "아니. 그냥 진통제야. 에.. 그 다음엔.. 이거다." 다시약상자 속을 뒤적뒤적 거리던 바크가 이어 아까것보다 두 배정도 커다란 병을 꺼냈다. 이번것은 알약이 든것이 아니라 무 슨 액체비슷한게 잔뜩 든것이었다. 바크는 잠시 그 병을 바라보 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는고개를 돌려 레아드 를 쳐다보았다. "너.. 계속 볼거야?" "뭐..? 응. 보면 안되는거야?" "아니.. 봐도 상관은 없겠지만.." "없겠지만.. 그리고 뭐?" 물는 레아드의 말에바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내 한숨과 섞 어 입을 열었다. "이건 발라주는 약이거든. 상처가 여러군데라서 옷을 벗겨야 된단 말이야." "버.. 벗긴다구..." "볼꺼야?" "볼리가 없잖아!!" "그럼 나가서 여종업원 아무나 잡아와." "뭐.. 뭐?" "설마하니 내가 하는걸 바라는거야?" "물론..아니지." "그럼 당장가서 종업원 한명 데려와. 여자로." "아.알았어." 바크의 말에레아드는 선뜻 고개를 끄덕이고는곧장 문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단 30초도 지나지 않아서 레아드가 20대 초반의 한 여종업원을 데리고들어왔다. 지나가던 사람을 끌고온 모양 이었다. "무.. 무슨일이시죠?" 난데없이 레아드가 끌어당겨 얼떨결에 방에 들어온 여인은 침대 위에 멍투성이인 여자아이가 누워있고 그 옆엔 한 소년이 서 있 는걸 보자 놀란 표정으로 물어왔다. 바크가 가볍게 헛기침을 한 뒤에 입을 열었다. "저어.. 일행중에 한명이 말에서 떨어져 다쳤어요. 그래서 약을발라줘야 하는데... 좀 문제가 생겼거든요. 무슨말인지 아시겠죠?" "예.." 바크의 말에 여인은 끌고온 이유가 별거아니라는걸 알고는 안 심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바크가 싱긋 미소를 지어보였다. "약은 저 선반위에 있어요.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예..예." "아. 그리고 한가지 더요. 내일 아침 한번 더 와주시겠어요? 약을 한번더 발라줘야 하거든요. 사례는 꼭 하겠습니다." "사례까진 필요없어요. 해야할 일인걸요. 그럼.." "저흰 잠시 나가죠." 눈치빠른 바크가 지켜보던 레아드의 팔을 잡고는 재빨리 문을열 고는 복도로 나갔다. 잠시 바크와 레아드가 나간 문을 바라보던 여인은 가볍게 한숨을 토해내고는 고개를 돌려 멍투성이인 여자 아이를 쳐다보았다. 순간 여인의 눈에 놀람의 빛이 생겨났다. '이 아인..' 아이의얼굴을 반쯤 가린 노란 머리카락을 치운 여인은 자신의 예측을 확신했다. '휘르?'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481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93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2/18 23:48읽음:154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93) == 제 3장 <어둠> == ----------------------------------------------------------- "......" 이른 아침. 멀리서 떠오르는 태양의 밝은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 는 아침 이슬. 그리고 그 이슬이 떨어지면서 창공으로 날아오르 는 새들. 아이는 무언가 따스로운 느낌에 천천히 잠에서 깨어났 다. "으음..." "!?" 처음 눈을뜬아이가 본것은 자신의 눈앞을 온통 가려버린 붉은 색 머리카락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보인것은 머리카락 사 이로 보이는 사람의얼굴. 아이는 잠시동안 넋을잃은체 붉은 머리의 소년. 레아드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음냐.." 레아드가 약간 몸을 뒤척거리면서 마침 아이의 허리를 감고있던 팔이 풀렸다. 그때서야 아이는 안심한듯 가볍게한숨을 내쉬면 서 조용히 침대에서 내려왔다. "....?" 침대에서 내려온 아이는자신이 입고있는게 잠옷이란걸 알고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곧 방 한쪽에서 자신의 옷을 발견 하고는 쪼르르 그리고 달려가 옷을갈아입었다. 그리고는 벗어 놓은 잠옷을 한쪽에 잘 개어놓고 다시 잠든 레아드의 앞으로 다 가갔다. "슈.." 레아드의 앞에서 한참동안 그를 지켜보던 아이는 이내 입속으로 뭐라 속삭이면서 그 조그만 손을 내밀어잠들어 있는 레아드의 이마에 살짝 올려놓았다. - 부웅.. - 순간 놀랍게도 레아드와 여자아이의 손 사이에서 푸른색의 빛이 서서히 생겨나더니 마치 연기처럼 위나 아래로 흘러내리기 시작 했다. 그걸 본 아이의 입가에 미소가 생겨났다. - 팟. - 아이가 손을 떼자 그 빛도 곧 사라졌다. 하지만아이의 미소는 더욱더 진해질뿐이었다. 아이는 뒷꿈치를 들면서 약간 허리를 숙여 잠들어 있는 레아드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마추었다. '으으음..' "아아앗!!?" 잠에서 깨어난 레아드가 가장 먼저 한 동작은 손으로 침대를 더 듬는것이었고, 아이가 사라졌다는걸 깨달은 후 두번째로 한것은 놀람의 외침이었다. "시끄러워. 잠자는 사람들 다 깨겠다." 어느새 일어난 바크가 점차 푸른색으로 물들어가는 하늘을 보면 서 레아드를 가볍게쏘아붙였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레아드 가 당황한 얼굴로 바크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하지만 애가?" "나도 알고 있어. 아까 일어나 보니까 없더라." "누가... 데려간걸까? 혹시 너가 말했던 그 애들이 데려간거 아냐?" 어설픈 레아드의 추측에 바크가 고개를 저었다. "그럴리가 없잖아. 걔들이 무슨 포르 나이트냐? 기척도 없이 방에 편지같은거 놔두고 갈수 있게. 잠옷도 잘개어놓고 사라진걸 보니까 스스로 나간거야." "상처는?" "약도 발라줬으니, 아마 거의 완치낮을거야." "하지만.. 그.." "이봐~ 레아드. 그 아인 스스로 나간거라구. 너나 내가?아낸게 아냐. 무슨 사정이 있어서 갔나보지. 거기다 지금 우리들은 그런거까지 신경쓸만한 시간이 없다구. 내 말.. 무슨뜻인지 잘 알지?" "으..응." 마지못해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역시 아이가 걱정스러운 표 정의 레아드였다. 바크는 가볍게 한숨을토해내고는 고개를 돌 려 푸른 하늘이 펼쳐진 창밖을 바라보았다. "시간이 갈수록사람들이 죽는다는건 저번일에서겪어봤잖아. 그 아이 걱정하는 시간에 사람들이 죽을수도 있어." "나도 안다구.." 일단 아이를 잠시잊기로 한 둘은 재빨리 옷을 챙겨 입고는 일 층으로내려왔다. 허기진 배라도 채우고 나가려는생각에서였 다. 그때 마침 1층에서 음식을 나르던 전날의 그 여종업원이 바 크와 레아드를 보더니 반가운 기색으로 둘에게 다가왔다. "밤새 편안하셨나요?" 자기보다 나이가 어리긴 하지만 바크와 레아드는 현재 여관내에 서 가장 비싼 방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그녀는 둘에게 존댓말을 했다. 고개를 돌린 바크가 그녀를 알아보고는 반갑게 인사했다. "어제는 정말로 고마웠어요. 곤란해 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살았습니다." "뭘요. 해야할 일이었는데요. 참. 휘르는 이제괜찮나요? 그렇지 않아도 지금 올라가려던 참이었는데요." "휘르.. 라면.. 아. 휘르요?" 처음 듣는 이름에 바크는 어리둥절 하다가 이내 어제 자신이 데 려온 그 여자아이의 이름이휘르라는걸 깨닷고는 급히 놀란 얼 굴을 지우면서 입을 열었다. "그게.. 사실. 오늘 아침 일어나 보니까 사라져 있었어요. 누가데려간건 아니고 스스로 나간것 같던데요." "그래요? 음..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원래 남의 도움은 받지 않고 사는 아이니.." "무슨.. 말씀이죠?" 여인의 말에 바크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녀는 그걸 모르느냐는듯한 시선으로 바크를 잠시 바라보더니 이내 살짝 미 소를 지으면서 말을 하려 했다. "티카! 거기서 뭐 하는거야? 아침식사 시간이라 바빠죽겠는데놀고있는거야? 어서 주문받으란 말야~!" "아. 알았어." 꾸역꾸역 몰려오는 손님들을 혼자서받아내던 다른 여종업원이 한계에 다달은듯 바크와 대화를 하던 여인에게 빽 하니 소릴 질 렀다. "죄송해요. 전 이만 가볼게요. 아. 그리고 두분 성함이?" "전 바크. 그리고 이쪽은 레아드요." "전 티카예요." 티카는 간단하게 이름을 말해주고는 급히 테이블에 앉아 음식을 시키는 사람들에게로 가버렸다. 레아드와 바크는 잠시동안 그런 티카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자자. 신경 끊어. 지금부터 굉장히 바쁠거야." "으음.." "뭐야? 아직도 그 애가 걱정되는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몸이 좀 안좋은거 같아서." "몸이? 왜? 어디 아픈거야?" 사라만다의 일을 처리하고 레아드가 몇일동안 죽지 않은게 이상 할정도로 크게 앓은 적이 있어서 자연 신경이 쓰이는 바크였다. 하지만다행스럽게도 바크의 물음에레아드는 고개를 저었다. "몸이 아픈건 아니고.. 그냥 두근두근 거리는데." "두근거려?" "표현이 틀린건가? 하여간 뭔가 굉장히 설레이는거.. 아니 이것도 아닌데." "한마디로 뭔가 일어날것 같은 느낌.. 같은거 말야?" "맞아." 바크의 말에레아드가 단번에 고개를끄덕였다. 두근두근이나 설레이는 말이나 그게 그거지만.. 바크는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 이자 싱겁다는듯 피식 웃었다. "뭐야 그게. 어린애냐?" "뭐.. 뭐야?" "아이는 걱정되지. 해야될 일은 많지. 그래서생기는 중압감때문이라구. 넘어가자. 넘어가." "그.. 그럴까?" "그렇다니까. 하여간 빨리 아침이나 먹고 나가보자구. 음... 오늘 아침은 뭘 시켜먹을까?" 바크가 가볍게 턱을 한쪽 팔에 올려놓으면서 메뉴판을 쳐다보았 다. 레아드가 약간 일어나 바크가 들고있던 메뉴를 같이 보더니 이내 메뉴판중 한곳을 가르키더니 말했다. "멜무른 파이 먹자." "너무 달잖아. 그거.." "달아? 달면 좋잖아." "너만 그런거지. 난 단건 질색이야." "하여간 난 멜무른 파이야." 단호하게 말하는레아드였다. 바크는 그런 레아드를 보더니 가 볍게 입가에 미소를 띄우면서 지나가던 종업원을 불렀다. "여기 멜무른 파이 하나. 그리고 간단한 셀러드 하나 줘요." 바크의 말에 레아드가 싱글벙글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단거 하면 사죽을 못쓴다니까..' 애 처럼 좋아하는 레아드를 보면서 바크는 웃을수 밖에 없었다. 물론 레아드가 절대 듣지 못하는 작은 소리로... '하여간 애라니까.'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48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94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2/20 23:35읽음:155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94) == 제 3장 <어둠> == ----------------------------------------------------------- "으그.. 이건 도대체가 말도 안돼." 바크와 헤어진지 벌써 3시간째. 여관을 나서면서 따로 정보수집 을 하기로 하고 헤어진게 3시간 전 인데 여지건 알아낸거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레아드는 슬슬금발의 호란에게 분노가 치밀 어 오르는게 느껴졌다. '살인이 일어나는건원하지 않지만, 이게 뭐야? 원래라면 살인이 일어난후일을 처리하는건데, 이건도대체가 살인이 일어나기도 전에 살인 할 사람을 찾으라는건가..?' 그렇다고는 하지만 편지엔 분명 현재형으로 쓰여져있었다. 그 말은 즉 살인이 이미 일어났다는 소린데.. 어째서 이 도시의 사 람들은 사람이 죽었는데도 아무것도 모르는 걸까? 벌써 주점 외 에 거의 모든 잡화점을 다 들린 레아드는 다리가 뻐근해짐을 느 끼고는 길 한편에 시민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돌의자에 털썩 주 저 앉았다. "하아.. 힘들어.." 바크는 뭔가알아냈을까? 그런 의문이 떠오르자 레아드는 고개 를 저어버렸다. 바크를 무시하는건 아니지만, 3시간내내 돌아 다녀도 정보 하나 못알아낸 자신이다. 바크도자신과 다르진 않을거라고 생각하는 레아드였다. "마음에 내키진않지만 이렇게 된 이상... 녀석이 먼저 움직일때까지 이쪽은 지켜 볼수밖에.." 레아드는 이어 다시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저기? 저기 앉아 있는 애?" "그래. 맞다니까. 못알아볼리가있겠어? 저렇게 확눈에 들어오는데." 한숨을 푹푹 쉬어대는 레아드가 눈치채지 못한 사이. 한 건물의 벽에 기대서서 몰래 레아드를 훔쳐보고 있는 두 소년이 있었다. "어제 마오형과 싸우던 녀석의 일행이야. 내가 아침에 여관에서같이 나오는걸 봤다니까." "정말? 그럼 빨리 마오형한테 가서 알리자." "아니.. 잠깐 기다려봐." "응?" "봐. 저거 별로 세보이지 안잖아. 무기도 없고.. 게다가 여자애잖아." "그래서?" "그래서는 무슨 그래서야?" "설마 우리끼리 하자는거야?" "못할것도 없지." "하지만 강할지도 모르잖아." 약간 겁을 먹은듯한소년의 말에 반대편 소년이 우습다는 투로 말했다. "보라구~! 강해보여? 이건 마오형한테 잘보일수 있는 기회야. 이런기회 많지 않다구. 간단한 일이야. 저 여자애를잡아서마오형한테 데려가면끝이야. 그 다음은 마오형이다 알아서할테니까. 우리 순위가 꽤 높아질수 있는 기회잖아!" 겁이 많은소년은 그의 말에 잠시동안 고민을 했다. 결국 한참 후에 소년이 택한것은마오의 신임이었다. 붉은 머리의 여자애 가 강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보다는 마오의 칭찬과 동료들의 부 러움 가득한 눈길의 유혹이 더 강한것이었다. 마침 그때 목표가 돌의자에서 다시 걷기 시작했다. 둘은 조심스럽게레아드를 뒤 ?았다. "약속 시간이 약간 남은것 같은데 한두군데 더 들려본후에 가야되겠네." 4시간후 여관에서 다시 만나자는 바크와의 약속을생각해낸 레 아드는 자신이 미처들리지 못한 가게가있난 두리번 거렸다. 하지만 이 근처는이미 다 돌아본 뒤 라서 들리지 않은곳이 없 었다. '아. 맞아. 골목 안쪽에도 가게들이 있겠지? 오히려 그 쪽이 정보를 알아내는데 더 쉽지 않을까?' 이곳저곳 둘러보다가 마침 도시의 뒤쪽으로 들어가는 골목을 발 견한 레아드는 그런생각을 하고는 급히 뒷 골목으로 향했다. 운 이 좋으면 약속시간 전에 좋은 정보 한두개 정도는 알아낼수 있 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서 였다. "그럼.. 한군데." 마차 하나가 겨우 지나갈수 있을 크기의골목안에 들어선 레아 드는 눈에 힘을 줘서 태양빛이 안들어 오는 골목 맞은편을 뚫어 져라 쳐다보았다. "찾았다." 곧 맞은편에 조금한 간판이 달린 문이 있는걸 발견한레아드가 미소를 지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그쪽으로 발을 옮겼다. 하지 만 그것도 잠시. 채다섯발자국도 걷기 전에 난데없이 옆 골목 에서튀어나온 두명의 소년들로 인해레아드는 걸음을 멈출수 밖에 없었다. "뭐.. 뭐야? 너희들은?" 레아드의 물음.. 하지만 대답은 말 대신 주먹으로 왔다. 빠르진 않지만 워낙 갑작스런 일이라 레아드는 채피하지도 못하고 소 년의 주먹에 정통으로 맞고는 나가 떨어져버렸다. "잡아!" 레아드가쓰러지짐과 동시에 주먹을 날린 소년이 다른 한 소년 에게 외쳤다. 그 소년은 약간주춤거리더니 이내 거의 몸을 날 리시다피 하면서 넘어진 레아드의 두 팔을 잡았다. '이런..' 두 팔을 잡힌레아드가 발악을 하듯이 몸을 움직여 봤지만, 역 부족이었다. 거기다 지금은 정보 수집이니뭐니 하는통에 검도 가지고 있지 않는 상태. '뭐야 이 녀석들?' 움직여 봤자지금의 몸으로는 상대편을 밀어내는게 불가능하다 는걸 깨달은 레아드는 몸에 힘을 빼고는 자신의 위에 올라타 팔 을 잡고있는 소년을 올려다 보았다. 자신보다는한두살 어려보 이는 소년은 뭔가 굉장히 불안한듯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잡고 있는 자신의 팔을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그 덕에 잡혀있는 레아드는 팔이 저릴 지경이었다. 레아드가의외로 금 방 저항을 포기하자소년은 다행이란듯속으로 가볍게 한숨을 내쉬 었다. 그리고는 고개를내려 레아드를 쳐다보았다.순간 소년을 올려다 보던 레아드와 소년의 시선이 마주쳤다. "아.." 놀라서 눈을 크게뜨고 자신을 노려보고 있을거라는 소년의 추측 과는 다르게 레아드는아주 담담한 표정으로 소년을 올려다 보 고 있었다. 소년은 의외에 상황에 약간당황한듯 했다. 레아드 가 입을 열었다. "도망치진 않을테니까 이거좀 놔줘." 가벼운 한마디. 이런 상황에선어울리지 않게 침착한 표정이었 다. "갑자기 나타나서 때린것만해도 화가 나. 계속한다면 나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을거야." 잡힌 상태에서 오히려 협박에 가까운 말을 하는 레아드였다. 이 런 레아드의말에 두 소년은 잠시 황당한표정을 짓어보였다. 뒤쪽에 있던 소년이 이내 싱겁다는듯이 피식 웃었다. "웃기는군. 남자친구를 믿고 그따위로 말하는거 같은데. 허튼소리 하지마. 그 녀석이 이 근처에 없다는거 알고있으니까." '아닌데..' "자아~ 이제부턴우리말을 잘듣는게좋을거야. 떠들면 어쩔수없이 그 예쁜 얼굴에 상처를 내야 하거든." '예쁜..?' "다치! 계집애니까 소리치지 못하게 입을 막아버려." '뭐..야?' 계집애란 소리에레아드의 눈빛이 싸늘해졌다. 결국에 이 둘은 바크는 남자라서 놔뒀고 자신은 여자라고 생각해서 덤빈거란 소 린가? "알았어." 뒤쪽 소년의 말에 다치란 소년이 레아드의 왼쪽팔목을 잡고있던 손을 빼내어레아드의 입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그게 실수였 다. 다치가 팔을 풀어주는 순간 레아드의 왼손이 가볍게 들어지 더니 단번에 다치의 턱을 올려치고는 움찔거리며 물러서는 그의 몸을 두다리로 밀어채 버린것이었다. "왁!" 단번에 밀려난다치의 몸이 땅에 두어번 데굴 구르면서 나가떨 어졌다. 갑자기 일어난 일에 지켜보던소년이 놀라면서 레아드 에게 덥쳤다. 하지만 그 순간 레아드가 빠른속도로 땅에서 일어 서더니 자신에게 달려오던 소년의 배에 정확히무릎을 찔러 넣 었다. 그리고는 충격으로 뒤로 물러서는 소년의 얼굴에 힘껏 주 먹을 내 찔렀다. 그리고는 뒤로넘어지는 소년의 가슴을 발 뒤 꿈치고 내리 찍어버렸다. 이 것은 바크가 예전에 알려준 호신술 중에서 가장 위력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소년에겐 다행스럽게도 레아드의 체중이 비상식적으로 가벼운 탓에그리 큰 충격은 주 지 못했다. 만일 바크가방금전 처럼 소년을 쳤다면 뼈가 몇개 는 부러져 나갔을 것이다. "우.. 웩!" 레아드의 몸이 가볍다고는 하지만 그 만큼 빠르기때문에 소년 의 가슴에전해진 충격은 적은게아니었다. 소년은 발에 차인 가슴을 부여잡고는 헛구역질을 해대었다. "계집...이라고?" 다치는 멀찌감치 나가 떨어져 비틀거리고있었고, 다른 소년은 땅에 헛구역질을 하며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런 두 소년 들을 바라보는 레아드는 황당하다는듯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계집이라니.. 나 참.'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48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95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2/24 21:21읽음:152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95) == 제 3장 <어둠> == ----------------------------------------------------------- "으.. 그 바보들. 더 패는건데." 붉게 물들어 부은볼을 쓰다듬으면서 레아드는 방금 풀어준 두 명의 소년을떠올렸다. 아까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맞은 곳이 부어 있었던것이다. "크으." 부어오른볼을 한번 꾹 눌러본 레아드는 눈물이 찔끔 나올정도 의 아픔이 느끼지자 이를 악물었다. '그 녀석. 꽤나 건방졌어.' 바크와의 약속장소인여관으로 걸어가던 레아드는 아까 자신의 얼굴을 몸을날려 친 소년의 얼굴을 떠올리고는 기분 나쁘다는듯 이 얼굴을 찡그렸다. 아까 소년들을 때려눕힌레아드는 갑자기 자신을 덥쳤던 소년의 멱살을잡고는 몇가지를 물으려 했었다. 자신을 덥친 이유. 너희들의 정채 등을. - 영문도 모른채 한방 맞아서 지금 기분이 무척 나쁘단 말이야. 괜히 말 돌리거나 하면 한방 더 쳐줄테다! - 자기딴에는 꽤나 위협적으로 말한건데자신을 돌아본 소년은 당차게도 눈을 감고는 입을 다물어버렸다. 사실 몸에 가지고 있 던 단검이라도 꺼내들고 위협을 했다고 금방 털어놓았을 테지만 , 아이들한테 그렇게 까지 하기는 웬지 꺼림직한 레아드는 마침 약속시간도 거의 다 되가서 그대로 두 소년을 풀어준 것이었다. "어이. 뭐 생각하길래 그렇게 어중어중 걷는거냐?"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걷던 레아드의 어깨를 누군가가 갑자기 잡아당기면서 그렇게 물어왔다. 갑자기 어깨가 잡히자 깜짝놀라 뒤를 돌아본 레아드는 뒤에 서 있는게바크란걸 알고는 가볍게 한숨을 토해내고는 방금전 난투로 헝클어진 붉은 머리카락을 한 손으로 쓸어넘겼다. "아무것도. 참. 그건 그렇고 넌 뭐 알아낸거 있어?" 레아드의 물음에 바크가 단번에 잘라말했다. "아니." "으그.." "아무래도 이번 일은 굉장히 어려울것 같다는 느낌이다." 바크의 한숨 섞인 말에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넘어가고.. 너 그 꼴이 뭐냐? 설마 정보 모은답시고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시비건거 아냐?" 바크가 한손을 들어 완전히헝클어진 레아드의 한쪽머리채를 잡아 당기며물었다. 레아드는 얼른 손을들어 헝클어진 머리를 다듬으면서 말했다. "이거. 오는길에 웬 꼬마들이 갑자기 덥쳐가지고.." "꼬마?" "응. 하지만 한대만맞았을 뿐이야. 그것도방심해서. 오해는하지 마. 내가 이겼으니까." 바크가 꼬마들에게 당했냐는그런 소릴 할까봐 레아드는미리 선수를 쳐서 말했다. 하지만 레아드의 말을 들은 바크의 표정은 그리 환하지 못했다. "꼬마.. 라면 한 14살 정도의 애들?" "응."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이자 바크가 깊게 신음을 했다. "역시.. 그 녀석들 같은걸." "그 녀석들?" 바크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은 레아드. 하지만 몇초도 안되서 레아드의 표정이 바뀌었다. "어제 그 여자애를 때렸다던 그 꼬마애들!?" "아아. 맞아. 그 녀석들 같아." "설마.." "꼬마들 치고는꽤나 끈질긴걸. 녀석들 아직도휘르를 우리가데리고 있는줄 아는건가?" 오늘 아침 갑자기 사라진노란색 머리의 여자아이를 떠올린 바 크는 곤란하다는듯 뒷머릴 긁적였다. "그럼 우리가 표적이겠네?" "원래라면 나 혼자겠지만, 너도 당한거 보면" "당하지 않았다니까!" 빽하고외치는 레아드의 고함에 바크는한손으로 손을 내저었 다. "알았어.알았으니까 사람 귀에 대고 소리좀 치지마.귀가 다멍멍해진단말이야. 하여간... 너 한테도 꼬마들이 간걸 보면여관에서 같이 있는걸 녀석들이 본것 같아." "으음." 바크가 한숨을 내쉬었다. "상당히 곤란해~ 일만으로도 힘든데꼬마들까지 난리니. 아니. 차라리 싸우는거라면 좋지. 이건 어떻게 해볼수도 없는 상황이잖아." 악동이긴하지만 이 도시의 아이들이다. 잡아서 무슨 짓이라도 하다간 도시 방위군에게 걸려감옥에 갇힐수도 있었다. 그렇다 고 길가던 사람을 습격하는 꼬마들을 그냥 놔둘수는없는 일이 었다. 잘못 하다간 일이고 뭐고 망치는 수가 생길테니까. "으. 귀찮아!! 귀찮은건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여관으로 돌아가자. 점심이라도 먹게. 나 배고프다구." 옆쪽에서뭔가 골똘히 생각하던 레아드가거칠게 땅을 차면서 말했다. 바크는 그런 레아드를 보면서 싱긋 미소를 지으며 고개 를 끄덕였다. 생각해 보니까 점심때가 지난후였다. "그럼. 가자구." "망할.." 이곳저곳 멍이든부분을 만져보던 소년은 길거리에 침을 탁 뱉 으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잡을수 있었는데.." 방금전에 자신과다치를 단번에 때려눕힌 그 건방진붉은머리 계집을 생각해낸 소년은 정말로 아까운듯한표정을 지어보이면 서 옆쪽에서힘없이 걷는 다치를 쳐다보았다. 확실히 상대편의 실력을 너무얕본것 같았다. 다치가 그때 제대로만잡고 있었 더라면 마오형한테 끌고 갈수 있었을 텐데. "이젠.. 어쩌지?" 앞서 걷던 다치가 힘없이 고개를 돌려 소년에게 물었다. "글쎄." "마오형한테 돌아갈까?" "바보같은 소리 하지 마!! 이대로 돌아가면혼나기만 할뿐이라구." "그럼 어쩔건데?" 되묻는 다치의 말에 소년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대로돌아가면 분명 마오에게 혼날게 뻔했다. 하지만그렇다고 그녀석들이 머 물고 있는 여관으로 쳐들어 갈수는 없는 일. "자.. 잠깐?" 고민고민 하던 소년이 갑자기제자리에 멈춰서더니앞으로 쭉 뻗어있는 골목을 바라보았다. "저건..?" 멀긴 하지만 확실히 골목 맞은편에 빠르게 뛰어가고 있는 한 아 이의 모습이 있었다. 소년과 다치의 눈이 커졌다. "저건 휘르!?" "휘르가 맞아! 어떻게..? 아니 그것보다 빨리 잡아!" 휘르가 재빨리 옆골목으로 뛰어 들어가는걸 본 둘은 있는힘껏 발을 놀려 휘르의 뒤를 ?아 뛰었다. 거리차가꽤 있었지만 휘 르가 워낙 느린데다가 둘이죽을힘을 다해 뛰는지라 거리는 금 방 좁혀졌다. 둘은휘르가 방금 뛰어갔던 골목안쪽으로 들어섰 다. "아?" 휘르를 뒤?아 골목안으로 뛰어든건 겨우 몇초. 하지만골목안 에 휘르의 모습은 없었다. 이 골목은 막다른 곳. 거기다 옆으로 이어지는 길도 없는곳이었다. 휘르와 같은아이가 옆의 벽을 타고도망친다는것은 상상도 못할일. 둘은 갑작스런 사태에 황 당한 표정을 지었다. "어디로 숨은거지?" 말은 했지만 이 골목은 한눈에 안이 다 들여다 보일정도로 작은 곳이었다. 거기다 마땅히숨을 장소도 없는곳. 소년은눈쌀을 약간 찌푸리면서 골목안을 다시한번 살펴 봤지만 휘르의 모습은 없었다. - 슈우.. - 이런 황당한 상황에 놀란나머지 둘은 골목안에 서서히 불어오 는 약간은 달콤한 향기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디 숨은거야!?"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49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96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2/25 22:40읽음:153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96) == 제 3장 <어둠> == ----------------------------------------------------------- 이른 아침. 어제 하루종일 도시를 헤메고 돌아다닌 덕분에 피로 로 거의 기절하듯이 잠들었던 레아드는 뭔가 굉장히 산만스럽다 는 느낌에 눈을 떳다. "바크..?" 잠에서 깨어나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바크는 없었다. '나갔나?' 그렇게 생각한 레아드는 침대에서 일어나 주섬주섬 방바닥에 떨 어져있는 자신의옷을 챙겨 입고는 서둘러아래층으로 내려갔 다. "어라?" 창문으로 보이는하늘을 보건데 이미 시간은 아침을 훨씬 지난 후. 보통때라면 아침식사 후로 한산할때이다. 하지만아래층에 내려가 레아드가 본것은 테이블마다 꽉차있는 사람들이었다. 잠 을 깰때 느낀 산만함은 이거였나? "어이. 기다렸잖아. 빨리 내려와." 한쪽 테이블에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던 바크가 계단 중간에 멈춰서있던 레아드를 불렀다. "무슨 일이야?" 바크가 있는 테이블로 다가온 레아드는 의자에 앉으면서 자신의 뒤쪽으로 펼쳐진 식당안을 가르키며 물었다. 막 입에 넣은 샐러 드를 오물거리던 바크는 그걸 삼킴후에 간단하게 한마디 했다. "살인." "뭐?" "살인말야." "누가 죽었는데?" "아직은 나도 몰라. 근데사람들 이야기로는살인자가 인간이아니라고 하던데." 바크의 말에 레아드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되물었다. "무슨 뜻이야?" "그러니까.. 그 시체들말야. 완전히 찢겨졌다나 뭐라나... 하여간 완전히 걸레가 낮나봐.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지." "녀석?" 불길한 표정으로 레아드가 다른사람에겐 들리지 않을 정도의 목 소리로 물었다. 바크가 선뜻 고개를 끄덕였다. "슬슬 움직인것 같아." "으음.." "자자. 넌 빨리 아침이나 먹어. 난 이만 가볼테니까." "자.. 잠깐. 같이 가." 바크가 테이블에서 일어서자 레아드도 바크를 따라 몸을 일으키 려 했다. 하지만 곧 이어 들려온 바크의 말에 레아드가멈칫했 다. "레아드. 넌 여기 남는게 좋을거 같은데." "어..째서?" "아니.. 그.. 너 아직 이잖아. 견딜수 있겠어?" 바크답지 않게 더듬거리는 말에 레아드는 잠시동안 말없이 바크 를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잠시후. 레아드가 가볍게 한숨을 토 해내면서 의자에 다시 앉았다. "미안." "미안이라니. 그럴것 까진 없어. 그럼 금방 다녀올테니까 좀 기다리고 있어. 참. 밖엔 절대나가지 말고. 그 꼬마들이 널 얕잡아 보고 너만 노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꼬마들 정도는 상관없어." "그래두." "아아~ 알았어. 알았으니까 다녀오기 해." "그럼." 레아드가 손을 휙휙저으면서 말하자 바크는 싱긋 미소를 지어 보이며 레아드의 어깨를 한번 가볍게 잡아보이고는 가벼운 몸놀 림으로 여관을 나섰다. 바크가 여관을 나갈때까지뒷모습을 바 라보던 레아드는 이내바크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자 테이블 위에 몸을 기대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예전과 그대로인가?' "시..심하다..." 오늘 아침 발견된시체를 보고 바크가 처음으로 내뱉은 말이었 다. 아침 여관에서 사람들이 말했던 '걸레'란 표현은 지금 바크 가 보고있는 이 시체들에게 썩 잘 어울리는 말이었다. 도대체가 형채도 알아볼수 없을만큼 찢어놓다니.. "어제 꿈자리가 사납더니 하루 웬종일 저런고기덩이나 지켜야되는건가? 망할. 운도 지지리 없지." 바크의 옆에서중창을 들고있던 병사 한명이 하품을 하면서 불 만을 털어놓았다. 복장이나 손에 들고있는중창으로 보아 도시 방위군이었다. 아마 도시의 주민들이 더이상 불안해하지 않토 록 아무도 시체를 보지 못하게 지키고 있는듯 했다. "언제 죽었는지..?" 바크가 시체를유심히 살펴보다 더이상 볼게없다는듯 고개를 돌려 병사에게 물어보았다. 병사는손에 들고있던 중창을 가볍 게 땅에 꽂아 넣고는 경직되있던 팔을 돌리며 바크의 물음에 답 해주었다. "아까 의사들이 와서 하는 소리들으니까, 어제저녁 아니면 오늘 새벽에죽었다고 하던걸. 그나저나 너도취미가 괴팍하구나. 이런 핏덩어리가 뭐가 좋다고 보는거냐?" "...." "뭐 말하기 싫으면 관두고. 나야 너한테 돈을받았으니 불만은없으니까. 보고 싶은 만큼 보라구." 바크가 손에 쥐어준 은화 5개를 짤랑 거리며병사는 꽂아 두었 던 창을뽑아들고는 다시보초를 서기 시작했다. 바크는 그런 병사를 한번 힐끔 보고는 다시 시체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어렸 을때 의학을 배워둔것이 약간은 도움이 된건지 그래도 그렇저렇 몇개는 알아낼수가 있었다. '사라만다 같은건 아닌데..' 몸에 난 상처들을 보던 바크가 인상을 찌푸렸다. 동물의 발톱이 나 이빨로 생겨났을법한 그런 상처는 없었다. 마치 예리한 칼에 베인것 같은 상처뿐. 이런 상처 몇개로 사람을 이렇게 만들었다 는게 신기할정도였다. '큰일인데. 녀석이 움직이면뭔가 알아낼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대로라면 사람들이 더 죽겠어.' 미간을 좁힌 바크는 잠시동안묵묵히 시체를 바라보았다. 그러 기를 한참. 어느순간 바크의 눈에 약간의 빛이 생겨났다. '이건..?' 뭔가 발견한 바크는 손을조심스럽게 뻗어 시체중 하나의 팔을 살짝들어보았다. 그리고는 팔과 땅 사이에 껴있는그 뭔가를 서서히 빼내었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후. 드디어그것을 다 빼 낸 바크의 입가에 야릇한 미소가 생겨났다. "그건.. 뭔가?" 뒤쪽에서 보초를 서던 병사가 바크의 이상한행동에 의아한 표 정으로 가까히 오더니 바크가 손에 들고있던 그 물건을 물었다. 바크는 입가에 짓던 미소를지우고는 고개를 돌려 병사를 쳐다 보고 짧막하게 말했다. "열쇠." "뭐..뭐?" 이해하지 못했다는듯 되묻는 병사를 무시하고 바크는 발견한 그 것을 한손으로 휙휙 감아 손에 쥐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제야 녀석의 꼬리를 잡았어.' 이 도시에 도착해서 그 동안 고생한걸 생각한 바크는 손에 쥐고 있는 그것을 더욱 꽉 쥐어보였다. '이걸로 이제 녀석도 끝이다.' 의아한 표정을 짓는 병사를 뒤로하고 걷는 바크가손에 쥐고있 는건, 피처럼 붉은.. 길이가 2m에 가까운 실. 아니 실처럼 보이 는 머리카락이었다. 바크가알고있는한 이렇게 붉고 긴 머리카 락을 가진건 세상에 단 한명. '레아드뿐이라구.'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501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97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2/28 09:30읽음:156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97) == 제 3장 <어둠> == ----------------------------------------------------------- '마오인지 뭔지.. 그 녀석 의외로 찾으려고 하니까 힘든데.' 레아드와 자신을 덮쳤던 아이들의 우두머리격인 마오의얼굴을 애써 기억해보려는 바크는 고개를갸웃거렸다. 이미 몇몇 가게 에 들어가 주인들을적당히 구슬리면서 마오에 대해 물으려 했 지만모두들 모른다고 할뿐이었다. 하지만 바크가 보기엔 모두 모르는게 아니라 알면서도 일부러 말하지 않는듯 했다. '빨리 그 녀석들 찾지 않으면 위험할텐데.' 아까 본 시체들을 떠올린 바크는 손에 쥐고있는 한가닥 붉은 머 리카락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어제 레아드는 웬 두명의 소 년에게 기습을 받는 바람에 그 둘과 한바탕 난전을 벌였다고 했 다. 꽉 묶어놓은 머리가 풀려버릴 정도로.. 그 정도의 난전이라 면 레아드의 머리카락 한 두개가 그 소년들에게달라 붙었을것 이고한바탕 얻어터진 후 도망친소년들이 가던길에 정체모를 괴물에게 당했다면.. "그랬다면.." 그 시체에 붙어있던 레아드의 머리카락도 설명이 되었다. 그 소 년들의 대장은 마오이니 마오를 만나보면 더 자세히 알수있겠다 는 생각에 바크는 곧바로마오를 찾은것이고... 하지만 아무리 돌아다녀봐도 마오나 그 패거리는 보이지 않았다. "이거.. 무슨 수를 써야 겠는데." 길 가운데 멈춰선 바크는 잠시 심호흡을 하더니 고개를 들어 푸 른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잠시후. 바크가 고개를 내렸을땐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맺혀져 있었다. '좋아. 그럼 그 방법으로..' "따분해.." 한손에 턱을 괸 레아드는 약간은 한산해진 식당안을 바라보면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점심시간도 지난 지금. 식당은 식당이기 보다는 차라리 찻집에 가까운 분위기 였다. 레아드는 자기 앞에 놓여있는 '코다'란 푸른색 차가 반쯤 담겨있는 잔을한번 손가 락으로 가볍게튕겨보았다. 푸른색 액체에 원이 가득 생겨나면 서 크진 않지만 청아한 소리가 들려왔다. "금방 온다고 하더니 도대체가 올 생각을 않한다니까." 아침에 나간바크가 아직도 돌아오지 않자 레아드는 약간 짜증 이 나는건지 애꿎은 찻잔을 계속해서 튕겼다. "저어.. 레아드군이죠?" 테이블에 반쯤 상체를 기댄채한숨을 쉬던 레아드에게 이 여관 의 종업원인 여인. 티카가 레아드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어 왔 다. "예?.. 아 예." 언뜻 고개를 들어 말을 건 사람을 쳐다본 레아드는 티카란걸 알 고는 얼른 테이블에 기댔던 자세를 고쳐잡았다. "무슨 일이시죠?" "아. 예. 그게.. 레아드군을 보고싶다는 사람이 찾아와서요. 여기로 데려오려고 했는데 본인이 싫다는군요." "누군..데요?" 이 도시에 온지 겨우 몇일. 바크 외에 친분이 있는사이라고는 지금 앞에 서 있는 이 티카란 여인뿐이다. 그 외에 이 도시안에 자신의 이름을 아는사람이 있던가? 어리둥절한 레아드의 질문 에 티카가 약간 머뭇거리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휘르요. 지금 여관 뒷문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휘르?" "예. 전에 구해준걸 사하러 왔대요." "구해준건 바크인데.." "그럼 돌려보낼까요?" 넌지시 묻는 티카에 말해 레아드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 "아. 아뇨. 만날게요. 안내해주세요." "....예. 따라오세요." 티카는 휘르에게 안내해 달라는 레아드를 약간 걱정스런 표정으 로보더니 곧 몸을 돌려 레아드를 주방을통해 이어진 여관의 뒷문으로 안내해주었다. "저기 있군요." 뒷문을 통해 나온 티카가 잠시 주위를 둘러 보더니 뒷문에서 약 간 떨어진 곳에서 뒷짐을 지고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노란 머리의 어린 여자애를 가르켰다. "감사해요. 그럼." 레아드는 티카에게 가볍게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발을 돌려 휘 르에게 다가갔다. 뒤에 남은 티카는 휘르에게 걸어가고 있는 레 아드에게 뭔지 모를 걱정스런 눈길을 주다가이내 뒷문을 통해 다시 여관으로 들어갔다.'귀엽네.' 자신이 다가온것도 모른채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휘르의 옆모 습을 본 레아드는 그렇게 생각했다. 몇일전에도 가까이서 볼 기 회가 있었지만, 그땐 온통 멍투성이라서아이의 얼굴을 제대로 볼수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 보니 상당히 귀여운 아이였다. "안녕~?" 한 1분 남짓. 휘르를 지켜보던 레아드는 휘르가 고개를 돌릴 생 각을 하지 않자, 가볍게 헛기침을 하면서 먼저 말을 걸었다. 휘 르는 레아드가 옆까지 온걸 전혀 모르고있었는지 갑자기 옆에 서 말소리가 들리자 깜짝 놀란듯 눈을 동그랗게뜨면서 한걸음 정도 뒤로 물러섰다. 그러다 말을건게자신이 찾고있던 레아드 란걸 알고는 안심한듯 미소를 지으며 아이답게 가벼운 발걸음으 로 레아드에게 다가왔다. "휘르지? 그땐 너가 잠자고 있어서 인사를 못했는데. 내 소개를할게. 난 레아드고.." "포르 나이트지?" 레아드의 말을 끊고 휘르가 물었다. "응. 아.. 아냐!!" 얼떨결에 대답을 해버린 레아드는 순간 자신의 잘못을 깨닷고는 황급히 외쳤다. 휘르의 입가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가 생겨났다. '이.. 이 아이 뭐야? 어떻게 안거지?' 포르 나이트의 정체가 발각 되었을때 받는 조치를생각해낸 레 아드는 마른침을 삼켰다. 관련 인물 모두 제거... 만일 이 일을 호란씨가 알게 된다면.. 그나저나 이 아이 어떻게 안거지? "다 들었는걸. 오빠가 잠꼬대 하는거." "뭐.. 뭐? 내가?" "응. 난 오빠 때문에 밤에 한숨도 못잤단 말이야." 지금도 졸렵다는듯이 휘르는 손으로 입을 가린채 하품을 하면서 레아드에게 말했다. '내.. 내가 잠꼬대로 포르 나이트란걸 말했다고..?' "얼마나 시끄러웠는데~ 그 옆 침대에서자는 오빠는 어떻게 견뎠는질 몰라." '내가..?' 레아드는 바로 앞에 있는 이 아이때문에미칠지경이었다. 어쩌 면 잠꼬대 한번 잘못한것 때문에 바크는 물론 이 아이까지도 죽 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완전히머리속이 백지화 되는것 같 았다. 머.. 멍청하게.. 잠꼬대라니. "걱정할 필요는 없는데~ 나 말 않할거야." "뭐? 정말?" "응." 야무지개고개를 끄덕이는 휘르를 본 레아드는상당히 감격한 표정을 지었다. 만일 레아드가 아닌다른 포르 나이트 였다면, 그 자리에서 당장에 아이를죽였겠지만, 레아드는 그런건 상상 도 못하고 있는 중이었다. "대신 부탁하나 들어줘야 돼." 애 처럼 좋아하던 레아드는갑작스런 휘르의 말에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무..슨?" "들어주면 말 않할게." "그럼.. 말해 봐~ 뭐든지 할게." 레아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휘르의 눈가에 다시한번 장난기 가득한 미소가 ?혔다. "뭐든지?" "응." "정말로 뭐든지 들어줄거야?" "그.. 그렇다니까." 다시한번 확인을 하는 휘르의 말에 레아드는 웬지모를 불안감을 느꼈다. 그때 휘르가 레아드에게가까이 다가오더니 선뜻 손을 내밀어 레아드의 손을 잡아 당겼다. "그럼~ 같이가." 잡은 손을 끌어당기며 휘르가 말했다. "어딜?" "집. 우리집말야." "집? 어째서..?" 레아드의 질문에 휘르가잠깐 멈춰서더니 휙 고개를 돌려 레아 드를 쳐다보았다. 뭔가 그득한 미소를 지으면서. "저녁식사. 오빠 초대하는거야."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50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98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2/29 00:14읽음:185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98) == 제 3장 <어둠> == ----------------------------------------------------------- "가장 쉬운건 뭐니뭐니해도 여행객이야." 도시의 50% 이상이 숙박업을 하는 로그에도 작지만 하루하루 시 장이 열린다. 아니. 숙박업을하기 때문에 시장은필수적이었 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수의 장사꾼들은 오늘도 만들어 온거나 아니면 직접 재배해 많은 물품, 채소류를각자의 앞에한가득 그득히담아서 지나가는많은 시민들과 여행객들에게 팔았다. 하지만 시장엔 물품을팔고사는 사람들 외의 사람들도모이는 법. "돈은 여행객들이 많이 가지고 있지." 바로 시장에 오가는 돈이나 값진 물품을 훔치는 소매치기들. 바 로 그들도 시장에서 빼놀수 없는일원들이었다. 로그의 시장을 주 무대로 하고 있는 소매치기들. 일명 '캐차'라는 이름을 가진 이 깡패집단의 일원 중 3명이 지금 시장에서 골목으로 들어가는 어두운 곳에 서서 지나가는 시민과 여행객들을 바라보며 뭔가를 쑥떡거리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옷을 보고 골라내는건 바보스러운 짓이야. 여행복을 입고 있는 녀석들은 보통 여행 경험이많던지 아니면 검사나 도적들이지. 잘못걸리면 끝이야. 그러니까 노릴려면 평상복을 입은 여행객을 노리는게 좋아." "구별하기가 힘들지 않아요?" "맞아." 고참 소년의 말을 듣던신참내기로 보이는 두명의 소년이 서로 맞장구를 쳐주며 말했다. 갈색 머리를 한번 긁적인 고참 소년이 자신에게 질문을던진 소년의 머리를가볍게 쥐어박더니 입을 열었다. "바보. 조용히 있으면 다 말해줄거란 말이야." "아..예." "그럼... 잘 보란말이야. 평상복을입은 사람들도 자세히 보면다른점이 있다구. 잘 살펴보면.." 뒷말을 끌면서 소년은 시장안 이곳저곳을 돌아보다가 이내 한곳 에서 사과를 사는 한 중년 부인을 가르켰다. "저기 봐. 저렇게 자연스럽게물건을 사는 사람은 이곳 사람이야." "앗. 저건 로나로 부인이잖아요." "......." "아. 죄송." "흠흠. 좋아. 뭐... 잘 들으라구. 저렇게 물건을 사는것도 익숙하고 가게들의 위치를 잘 아는 사람은 분명 이곳 사람이지. 그런 사람들은 노려봤자 별 득이 없어. 그러니까 노릴려면... 그래. 저런 사람을 노려야지." 그렇게 말하며 소년이가르킨곳은 시장의 한 중가운데 서서 신 기한 눈으로 이곳저곳을 돌아보고 있는 한 청년이었다. "저건 좀 구별해내기 쉽긴 하지만. 하여간 저런거야. 시장의 지리도 모르고 이곳의 물가도 몰라서물건을 살때도 오래걸리는사람들 말이야. 그런 사람들은 100% 여행객. 그것도 돈을 많이가지고 있다고 봐도 좋아." "와아. 그렇군요." "그렇다니까. 좋아. 이젠 알았을테니까가볍게 솜씨를보여주지. 따라와." 고참이 손짓을 하면서 아주 능숙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느릿하 면서도확실하게 그 청년에게가까이 다가갔다. 신참내기들도 가까이서 그걸 보기위해 골목에서 나가 시장으로 들어갔다. '흐음.. 보통 구별을 저렇게 한단 말이지?' 캐차의 셋이 골목에서 사라지자, 곧이어 한명의 소년이 그 자리 에 나타났다. 민감한소매치기들도 느끼지 못할 정도의 신중한 몸놀림.. '그럼... 난 돈 많은 여행객으로 보이겠군. 으음.. 여행복도 그러고 보면 오히려 보호구가 되는 셈인가?' 골목안에서슬쩍 고개를 내밀어 먼저 나간삼인조를 지켜보는 소년의 얼굴이반짝거리는 벽에 태양의 빛이 닿아 반사되는 후 광에 비추었다. 다른색은 티끝만큼도섞이지 않은 완벽한 검은 색의 머리와눈동자. 약간은 날카로운 눈매. 웬지 모를 귀족풍 의 도도한 분위기. 그리고 한손엔 나이에비해 길다란검. 바로 니아 바크였다. '나도 목표 확인. 이제부터 노려볼까?' 적당한 거리를 두고청년을 따라가고 있는 삼인조를 보는 바크 의 눈가에 날카로운 빛이 돌았다. 곧 바크의모습은 시장의 많 은 사람들 사이에 묻혀 사라졌다. "으헤헤헤다~! 간단하잖아!" 두둑해 보이는 주머니를 찰랑거리며 소년이 유쾌하게 웃어 재쳤 다. 그런 소년의 뒤로는 감탄의 눈길로 그를 바라보는 신참내기 둘이 있었다. 신의 경지. 아니 그 이상일지도.. 어쨌든 지금 둘 에겐 앞에 서있는 소년이 엄청나게 대단해보일뿐이었다. 뭔가 청년의 옆을 스쳐지나간다고생각했는데 어느새 지갑에다 따로 돈주머니까지 훔쳐 내다니. 감탄. 또 감탄뿐.. "이중 반은 대장한테 가져다주고 나머지 반은내가 가지는거다. 오늘은 특별히 너희 둘이 온 날이니 한턱내지." "와아~ 감사." "자자~ 가자구!" 훔쳐낸 주머니와지갑을 털어 나온건 은화 40개. 꽤 많은 돈이 었다. 아마지금쯤 그 바보 녀석 지갑과 돈 주머니가 없어진걸 알아채고는 징징 짜고있을테지? 생각만으로도즐거운 일이었 다. "즐거운거 같은데 끼어들어서 미안하지만," 따로 주머니에 은화 20개를집어넣고 나머지 20개를 가지고 주 점으로 향하려던 소년의 앞에 어느새 한 그림자가 생겨났다. "이쪽도 상당히 급해서 말이야. 물어볼게 있어." "뭐.. 뭐야 너!?" 평소 민감하다고 자신했던 자신이 전혀 느끼지도 못한사이에 웬 버러지 같은것이 앞에 나타나 말을 걸자, 소년은 당혹감과 함께 분노를 느꼈다. 하지만 상대편은 저무는해가 만들어낸 그림자 안에 있어서 보이지 않았다. "내 이름까지 말할 필요는 없다고생각해. 그냥 하나만 물어보면 너가 훔친 돈따위는 상관치 않고 사라져주지." "너 이자식.." 훔친걸 알고따라왔다니. 그렇다면 필시 좋은일을 물으려고 하 는건 아닐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소년은손을 품속으로 집어넣 단검을 꺼내 들었다. "싸울 생각은 없는데.." "시끄러워!" "뭐.. 그러시다면." "이 자식!!" 그림자에 가려 보이지 않는 상대편을 향해 한바탕 욕설을 퍼 부 으며 단검을 휘두르려 했던 소년은 순간 동작을 멈췄다. - 팍! - 소년이 움직임을 멈추는 순간. 하나의 은색빛이 붉은 노을에 반 사되면서 길고 긴 호선을 그리며 달려들건 소년의 왼쪽 귀를 살 짝 스쳤다. "!!" 은빛의 뭔가가 자신의 왼쪽귀에 약간의 상처를 내면서 사라진걸 느낀 소년은 흘러내리는 피도. 아픔도 잊은채 천천히 고개를 돌 려 뒤를 바라보았다. 그곳엔 왼쪽 귀를 스쳐지나간 조금한 단검 하나가 대롱대롱 꽃혀 있었다. "다시한번 말하지. 난 싸울생각은 전혀 없어." 얼이 나 소년과 뒤쪽 신참내기들. 그런 셋을 보면서 그림자안 에 서있던 소년.. 바크가 태양이 비추는곳으로 걸어나왔다. "너..는." 바크의 모습을 본 소년의눈동자가 커졌다. 아니. 정확히 말한 다면 바크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바크가 한쪽 손에 들고 있는 장 검을 봤기 때문이었다. 검사를 상대로 이길 생각을 포기한걸까? 소년은 쥐고있던 단검을 힘없이 땅에 떨어뜨리고는 바크를 쳐다 보며 말했다. "묻고 싶다는건?" 바크의 입가에 보이지 않을저도로 희미한 미소가 생겨났다. "마오. 마오가 있는 곳."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503번제 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99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2/29 13:14읽음:166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99) == 제 3장 <어둠> == ----------------------------------------------------------- - 캐차. - 로그에 존재하는 유일한 조직으로 그 구성원은 대부분이 소년들 로 이루어져있다. 하지만 그악명은 굉장해서로그의 그 어떤 시민들도 캐차와 관련되기를 꺼려했다. "캐차라.. 싱거운 이름인데." 구불구불 굽어진 골목을 익숙하게 돌아다니던 바크가 악명 높은 캐차를 상당히 우습게 보는듯이말했다. 그도 그럴것이 바크는 마오란 소년을 캐차의 중간장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놀랍게 도 마오라 바로 캐차의 장. 즉 보스였던 것이다. '이야기가 쉽게 풀릴지도 모르겠군.' 좀 유별란 만남이긴 했어도어쨋든 마오와는 인연이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바크는 아까 소매치기 일행이 알려줬던 약도 중 마지막 골목을 돌았다. "누구냐!!" 골목을 돌기가 무섭게 한가닥의 외침이 바크의 귀를 때렸다. 바 크는 목소리가 들려온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약도가 맞긴 맞나보군.' 고개를 돌린 바크의눈에 보이는건 골목의 한 귀퉁이를 차지한 집 한채와 그 앞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소년 두명이었다. "누구냐니까!!" 언뜻 보 바크에게장검이 있다는걸 안 소년들은 바싹 긴장하면 서 서로 허리에 차고있던단검을 빼들었다. 가끔캐차에 반발 세력들이 쳐들어 오는 일이 심심치않게 있어서 긴장할만도 했 다. "마오..를 만나오 싶어서 온건데." "대장? 대장은 무슨일로?" "먼저 마오.. 아니 대장을 좀 불러주겠어? 그 다음은 너희 대장이 알아서 해줄테니." "으음... 좋아. 틴. 너 빨리 가서 대장한테 알려. 난 여기서 이녀석 지키고 있을테니까." 지키다니... 바크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그러는 사이에 틴이란 소년은 재빨리 문을 열고 집안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나저나 로그의 골목은로아에 뒤지지 않는걸.조금한 도시치고는 미로같은 골목이야." 바크가 자신이 방금 지나왔던 골목들을 생각해내고는 한숨을 쉬 면서 말했다. 인구 7000명이 사는 도시 치고는 불필요 할정도로 넓은 도시의 크기때문에 사람이 사는 지역 외엔 모두가 일명 골 목으로 변해버린걸까? "아. 대장. 찾는 사람이 있어요." 바크가 이런저런 생각을 할때 집의 문이 활짝 열리면서 그 사이 로 보통 소년들 보다는약간 키가 작은 소년이 나타났다. 붉으 스름한 갈색 머리. 그리고 나이에 맞지 않는 날카로운 눈매. 캐 차의 으뜸인 마오였다. "저기요. 저 녀석." 딴생각을 하던 바크는 이 말에 언뜻 정신을차리고는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동시에 마오도 고개를 돌리다가 둘의 시선이 허 공에서 마주쳤다. "너.. 넌!?" "여어~ 오랜만." "야! 들어가서애들 다 불러와! 이 자식아주 박살을 내 놓을테다!" '몇대 맞은 원한이 대단한것 같은데...' 분노해서 외쳐대는 마오를 담담하게 지켜보던 바크는 한손에 들 고있던 장검을재빠르게 뽑았다. 비싼 돈 주고 산 값을 하는지 검은 멋진 소리와 함께 검집에서뽑혀져 나왔다. 마오와 두 부 하는 검집에서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백색의 검신이나타나자 잠시 말을 멈췄다. 바크가 입을 열었다. "자자. 난 싸울 생각 없어. 너 한테 몇가지 묻고 싶어서 찾아온것 뿐이야. 하지만 정 싸우고 싶다면 상대해주지. 하지만 알아두는게 좋을거다. 난 주먹질 보다는 검으로싸우는걸 훨씬 잘해. 서투른 단검가지고 덤비다간 전부 한군데씩 잘릴 각오를해야 될거야." 매서운 바크의 말에 마오가 약간 주춤거렸다. 하지만 이내 다시 분노한 얼굴로 돌아가더니 외쳤다. "네 녀석! 벌써 애들몇명을 죽여 놓고 그따위소릴 지껄이다니! 야! 뭐해! 빨리 가서 애들 데려 오라니까!" 마오의벼락같은 외침에 곁에 서있던 두 소년은 황급히 집안으 로 뛰어들어갔다. 그리고 채 1분도 지나지않아 집안에서 20명 가량의 소년들이 쏟아져 나왔다. "네 녀석 오늘 살아돌아갈 생각은버리는게 좋을거다. 네 녀석을 죽인후에 여관에 남아있는 망할 두 계집도 죽여주지." "두명..? 아. 레아드 말이군." 레아드 녀석이 들었다면 그 순간 달려나가 얼굴에 한방 꽂아 넣 었을 텐데... 바크는 속으로 웃으면서 겉으론태연한척 자신보 다 20배 가량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상대들을 쳐다보았다. "저 자식! 죽여버려!!" 조용한 골목안에마오의 성난 외침이 가득채워졌다. 그리고 동 시에 20여명이 질러대는 함성이 바크의 청각을 유린했다. "말이 안통하는 애들이네.." 자신에게 달려오는 20여명의소년들을 바라보던 바크는 왼손에 들고있던 검집을 땅에 내려놓고는 가볍게 몸을 구부렸다. '많은 상대를 상대할땐 기선을 잡는게 중요하지. 최대한 화려한기술로 앞서오는 녀석들을 잡아내면 그 뒤는 간단. 간단이야.' 요사이 헤론에게 배웠던 몇가지 기술중 하나. 바크는 검을 뒤로 향한채 몸을 구부리고는 달려오는 소년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다음순간. 바크의 힘찬 기합과 함께 몸이앞으로 튕겨져 나 갔다. 소년들의 정 중앙으로. "인!" 일명 인슈란. 돌격 베기. 목숨을 내 걸고 펼치는 강력한 필살기 와도 같은것. 하지만 바크가 인을 제대로배운것은 최근에 헤 론에게서였다. 실전에서 펼칠만큼 숙련되지 못한건 당연한 일이 었다. "하앗!" 제일 앞에서 달려오던 소년이 자신에게로 달려오는 바크를 보고 는 기합성과 함께 단검을 날렸다. - 팡! - 순간 강렬한 통증과 함께소년이 들고있던 단검이 허공을 갈랐 다. 그리고 그 순간 바크의 몸이 소년을 스쳐지나가면서 뒤따라 오던 소년들에게로 쏘아져 갔다. "와악!" 그리고 곧이어 들려오는 몇번의 파공성과 비명. 맨 앞의 소년과 그 뒤로 따라오던 4명의소년들은 모두 손목을움켜쥔채 땅에 무릎을 꿇었다. "계속.. 할거야?" 단숨에 5명의 소년을 제압한 바크가 자신의 앞에서 멈춰선 나머 지 소년들을 보면서 냉혹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방금 바크가 보 여준 것은 정확히 말하자면 인슈란이 아닌 단지 돌격이었다. 하 지만 처음 달려가는 그 자세나 속도는 진짜인에 비해 전혀 떨 어지지 않았다. 그런걸 알리가 없는 소년들은 단지 바크의 검술 에 놀라 전의를 잃고는 주춤거릴 뿐이었다. "마.. 망할 자식!" 마오도 바크의검술에 할말을 잃었는지넋을 놓고 지켜보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면서 바락 외쳤다. "자자. 이제 놀이는 끝났으니까 본론으로 들어가자구." 땅에 떨어져있던 검집을들어 검을 집어넣은 바크가 마오를 향 해 말했다. "닥쳐! 우리 캐차는 원수는 반드시 갚는다! 몇년이 걸린다 해도말이닷!" "원수.. 라면 그때 나한테 몇대 맞은거 말이냐?" "웃기는 소리 하는군! 내 애들이 5명이나 당했는데 무슨 헛수작이야!" "5명..?" 오늘 아침에 본 2명이 마오의 부하였다는건 알고있었지만... 그 외 3명이 더 있었단 말이지? "오해를 한모양인데. 나와 내 동료는 이 로그에온지 오늘로3일째야. 설마나와 내 동료가 3일동안 네 부하 5명을 죽였다고 생각하는건가?" "뭐..야? 헛소리 하지마!" "아아. 이러니까대화가 필요하다니까. 어때. 싸움은 그만하고둘의 오해를 풀어보는것이. 나도 나대로 너희들이 귀찮게 하는것때문에 신경질이 나니까." 바크의 말에 마오는 매서운눈길로 바크를 잠시 쳐다보더니 휙 고개를 돌려 집안으로 들어갔다. "들어와."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50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00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6/12/29 13:18읽음:174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00) == 제 3장 <어둠> == ----------------------------------------------------------- "와~ 멋진 집인데." 한쪽으론 남으로 향하는 대로가 보이고 반대쪽으론 로그시가 보 이는 곳에 자리잡고 있는아담한 집을 보면서 레아드가 감탄사 를 연발했다. "들어오라니까~" 집 밖에서 집을 구경하던 레아드에게 쪼르르 휘르가 달려오더니 팔목을 잡고는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집안 역시 밖에서 보 는것 처럼 아담하게 꾸며져 있었다. 한 식구가살기에 딱 좋은 크기. 손수 만든 테이블 보등. "오빤 여기 앉아 있어~ 내가 금방 우유 가져 올게." "으.. 응." 휘르가뒤뚱거리며 들고온의자에 앉은 레아드는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담한 집. 손수만든테이블 보. 깨끗한 바닥.. 하지만웬지 뭔가 부족한느낌이 들었다. 레아드는 그 부족한 뭔가가 뭔지 금방 알수 있었다. "부모님은 어디 계시니?" 우유와과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휘르에게 레아드가 물었 다. 이 집엔 한 식구가 살수있는 뭐든게 있지만 정작 중요한 부 모가 없는 것이었다. 레아드의 질문에 휘르가가볍게 웃으면서 도시쪽을 가르켰다. "일 나가셨어. 요새여행객이 많아서 바쁜때라밤이나 되야지돌아오시거든." "그래?" "응. 그래서 말인데.. 오빠." "응?" "엄마하고 아빠가 올때까지나하고 같이 있어 줄래? 요새 맨날밤이 되야지 돌아오셔서 혼자 있으면 무섭단 말야." 뭐야... 부탁이 겨우 그런거였어? 포르 나이트란걸 말하지 않는 걸 대가로 부탁한것 치고는 너무 간단한거라서 레아드는 속으 로 픽 웃었다. 레아드가 명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휘르 부모님이돌아오실때까지 같이 기다려 줄게. 됐지? 그대신 내가 포르 나이트란건 누구한테도 말하면 안돼?" 다시한번 확인을 하듯 물어보는 레아드의 말에 휘르가 기쁘다는 듯이 한손을 번쩍 들면서 대답했다. "응~!" "휘르?" "그래. 너희들이 데리고 있는 그 계집말이다!" 탁자에 앉아 애 답지 않게 디코를 한잔 마신 마오가 컵을 탕 하 고 테이블 위에 꽂아 넣으면서외쳤다. 그래.. 이 녀석들이 덤 비는건 모두 휘르 때문이었지. "하지만 휘르는 우리가데리고 있지 않아. 너희들 한테서 데리고 온 다음날 사라져 버렸거든." "뭐야!?" "근데 휘르가 어쨋다는 거지? 설마그런 여자 아이한테 원수를갚겠다는듯 뭐다는듯 하는건 아닐테고." "잘 아는군." "뭐?" 의아해 하는바크의 얼굴에 마오는 확신을 한듯이 자세를 고쳐 잡았다. "너.. 정말로 모르는것 같으니까 일단 믿으마. 말해주지. 그 망할 저주받은 계집에 대해서." 맨 처음엔 캐차는 휘르 따위는 거들떠보지도않았었다. 근데 캐차의 일원중 두명이 휘르에게눈독을 들인것이다. 정확히 말 한다면휘르가 아닌휘르의 부모가 휘르에게 남겨준 재산이었 다. 전혀 생활력이 없는 어린 여자 아이가누구의 도움도 없이 도시 외곽에집을 지어놓고 살아 가는것은 분명 부모가 물려준 재산이 많다는걸 의미한다고 그 일을마오에게 말한 두명은 마 오가 승락을 하자 그 날 당장 휘르의 집으로 쳐들어 갔다. 하지 만 다음날 마오가 볼수 있는건 부모가 남겨준 재산이 아니라 처 참하게 찢겨진 자신의 부하들이었다. 처음엔 바보같은 부하놈들 이 휘르의 집을 털어 오는 길에 다른 패거리의 녀석들과 싸움이 붙어 죽은거라고 생각을 했었지만, 그게 아니였다. 따로 휘르의 집으로 한명을 더 보냈다가 그 녀석 까지 다음날 핏덩이가 되서 발견되자 마오는 그때서야 다른 패거리의 짓이 아니란걸 깨달았 다. 그 뒤로 이런저런 수소문을 한 마오는 자신의 부하 셋이 모 두 휘르에게 죽임을 당한거라는 확신을 하고 그 뒤로 휘르를 뒤 ?은 것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휘르가 집 밖으로 나왔을때 사로 잡을수 있었는데 그때 마침 지나가던바크가 방해를 해버린 것 이고... "휘르의 짓이라...고?" 믿지못하겠다는듯 바크가 중얼거렸다. 그 어린애가? 잠옷을 잘 개어서 침대에올려놓고 사라진 그애가 무슨 수로 사람을 걸레처럼 찢어놓을수가 있다는거지? "믿지 못하는 모양이지?" "솔직히 말하자면... 맞아. 이해가 안되거든. 그렇게 작은 아이가 사람을 핏덩이로 만든다는게." "정확히 말하자면 휘르가 한게 아니라 휘르의 뭔가가 그랬겠지. 아까 말했겠지만, 난 휘르가 집안에 있을땐절대 건들이지 않았어. 그 집에 뭐가 있고 그뭔가가 내 애들을 죽였다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휘르가 집 밖으로 나왔을때 잡은거지. 너도 봤겠지만, 집 밖에서 그 계집은 아주평범했어. 네 녀석이 방해만 하지 않았더라면 내 애들 2명은 죽지 않아도 됐을거야." "넌 그 애를 죽였을테고..?" "그게 복수란 거다." 단호하게 말하는 마오였다. '하긴. 복수하지 않으면아래 애들이 이해를 못할테니까. 하여간 윗사람은 여러모고 고생이군.' 일단 마오의 처지를 이해한 바크였지만, 그래도 역시 어린 여자 아이를 죽인다 뭐다 하는건 용서할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런 이야기를 해봤자 일어날건 싸움뿐이라서일단 접어두기고 하고 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이야기는 잘 들었어. 하지만너도 알다시피 휘르는 우리가 데리고 있지 않으니까. 우리 한테 덤비는건 그만해." "애들한데 말해두지." "그럼 난 이만." 그렇게 말한 바크는 발을 옮겨 문쪽으로 향했다. "열어줘." 바크가 나가는걸 본 마오가 문을지키던 소년에게 가볍게 말했 다. 문이 열리고 바크는 그 문밖으로 사라져버렸다. "기분이 안 좋은데." 문밖으로 사라진 바크에게서시선을 돌린 마오는 잠시 턱을 괴 고 뭔가를 생각하더니 자신의 부하중에서도 특히 유능한 녀석을 불렀다. "다드. 저 녀석을 뒤?아. 만일 무슨 낌새를보이면 당장 와서알리고. 틴도 따라가." "예!" 두 소년이힘차게 대답을 하더니 서둘러 먼저나간 바크를 뒤 ?아갔다. 덜컹 거리다가 서서히 닫히는 문을 보던 마오는 약간 찌푸린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는 나머지 소년들을 돌아보았다. "기분이 안좋아. 모두 준비해둬. 아무래도 뭔가 일이 터질것 같으니까."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52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01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7/01/04 08:02읽음:161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01) == 제 3장 <어둠> == ----------------------------------------------------------- "예? 레아드가 휘르하고 같이 나갔다구요?" 여관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바크에게 다가와 레아드와 휘르가 같 이 나간걸 말해준 티카는 바크의 반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런. 이런 바보가.. 나가지 말라고 말했을 텐데. 하필이면 휘르라니.." 가뜩이나 방금 휘르에 대한 안 좋은 소릴 듣고와서 기분이 나쁜 상태였는데, 이 멍청이는 휘르와 같이 어디론가사라져 버렸다 니... 바크로선 기가 찰 노릇이었다. "그래서요.. 그래서 어디로 간거죠?" "그게, 아마 집으로 갔을 거예요." "집이요? 어디죠?" "도시 남쪽 성벽쪽이요. 푸른 지붕의.." 티카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바크는 곧장 몸을 돌려 여관 밖으로 뛰어 나갔다. 순간 티카가 재빨리 바크를 불러세웠다. "바크씨!" 여관문을 나서 길가로뛰어가던 바크가 선뜻 멈추더니고개를 돌려 티카를 쳐다보았다. "예?" "아니, 그게 저어... 웬만하면 가지마세요. 휘르는 아이니까,나쁜 뜻은 없을꺼예요." "...." 티카의 말에 바크는 자세를 다시 잡고는조용한 눈빛으로 티카 를 바라보았다. 티카가 손을 만지작 거리면서 말을 이었다. "부.. 분명히 휘르는 전에 도와준거에 대해 감사의 뜻으로" "티카씨." 우물우물거리는 티카의 말을 끓으면서 바크가 가볍게 손을 들 어 보였다. 그리고는 어쩔줄 몰라하는티카에게 한발자국 다가 서면서 물었다. "휘르가 나쁜 뜻이 없었다니.. 무슨 뜻이죠?" "아.. 아니." "만일 휘르가 나쁜 뜻을 품고 있다면 어떻게 된다는 건가요?" 뭐라 변명을 하려던 티카는 바크의 제 질문에 결국엔 고개를 떨 구었다. 바크가 약간은 조용한 목소리로 타이르듯이 물었다. "티카씨. 뭔가 아는게 있다면 말해주세요." "....." "그래야 저도 안심이" "1년 전이예요." 바크가 채 뒷말을 다 잇기 전에 티카가 입을 열었다. 바크는 하 려던 말을 멈추고는 티카를 바라보았다. "전 원래 휘르의 가정교사 였어요. 일주일에두번씩 휘르의 집에 가서 그 애를 가르쳤죠." "..." "휘르의 부모님들은 무척 특이하신 분들이셨죠. 그중 휘르의 어머님은 무척 특별하셨어요. 굉장히 아름다운 분이셨는데..뭐랄까. 마치 여신관 같은 분이셨죠." "여신관이요?" 바크의 물음에 티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분은 단지 아름다운것 만이 아닌.. 뭔가 특이한 능력을 가지고 계셨어요. 사람의 마음을읽는다던지, 멀리에 있는 물건들을 움직이는 힘 같은거죠." "그 힘이란게 어느정도?" "제가 보기엔.. 그렇게 대단한것은 아니였어요. 뭐.. 전설에 나오는 그런 대마법사들이 하는 거에비하면 말이죠. 제가 알기론 커다란꽃병 하나를 손을 대지 않고 움직이신게 최고 였다고 기억하고 있어요." '꽃병이라..' 그 정도 힘으로 사람을 걸레로 만드는건 무리겠지? 바크는 약간 헛기침 비슷한 신음을 하면서 티카의 말을 계속 들었다. "아. 그리고 하나 더요. 그 분은 그.. 물건 움직이는 힘을 쓰실때면 언제나 허공에 대고 뭐라 말씀을 하셨죠. 가끔 허공에 손을 뻗어 뭔가를 쓰담아 주기도 하셨고요." '말...?' 바크가 가벼운 신음소릴 내었다. "그런데 1년전.. 두 부모님이 돌아가신뒤에 휘르가 약간 이상해졌죠. 처음엔 부모가 죽은 충격으로 그런줄알았는데 그게 아니였어요." "휘르도 그 힘같은걸 쓰게 된거죠?" 바크가 중간에끼어들어 말했다. 티카는 그런 바크를 놀랍다는 눈으로 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두분이 돌아가신 뒤로 휘르도 그 전에 마님이 쓰던 그런 힘을 가지게 되었어요." "으음.." 허공에 하는 말.. 움직이는 힘.. 바크는 잠시 뭔가를 골똘히 생 각하더니 이내 뭔가생각이 난듯 번쩍 고개를 쳐 들었다. 바크 의 갑작스런 반응에 티카가 깜짝 놀란듯 한발자국 물러났다. 순 간 바크가 손을 내밀더니 티카의 손을 잡아보았다. "충고 고마워요!" "예? 아 저어.." 티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바크가 몸을 돌리더니단숨에 남쪽 으로 뛰어가 버렸다. 뒤에 남은 티카는 갑작스런 바크의 행동에 어리둥절 하다가 이내바크가 휘르의 집으로 간것을깨닷고는 걱정스런 한숨을 내쉬었다. "이야아~~! 대단해!" 저녁식사시간. 북쪽으로 로그시가 보이는 푸른 지붕의 아담한 집안에서 레아드의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짜잔~ 휘르의 마지막 작품." 진심어린 감탄을 하고있는 레아드에게 휘르가 무언가 한가득 담 겨있는 쟁반을 가져오더니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멜무른 파이!" 휘르와 레아드의 입에서 동시에 같은 이름이 터져 나왔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와아. 휘르 음식 솜씨가 대단한것 같아." 테이블 위에 있는 갖가지 음식들을보면서 레아드가 진정 감탄 을 하면서 말했다. "바크도 와 있었다면 좋았겠는데.." 시체를 본다고아침에 나갔던 바크를떠올린 레아드가 약간은 아쉽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이내 뽀루퉁한얼굴로 바 뀌었다. "뭐... 그 바보녀석. 날 기다리게 한 벌이라고 하지.아. 고마워." 휘르가자신의 쟁반에 멜무른 파이와 약간의고기를 올려놓자 레아드가 가볍게고개를 숙여보이며 미소를 지었다. 휘르는 자 신과 레아드의 쟁반에 음식을 다 올려 놓고는 얼른 의자에 올라 앉았다. "잘 먹겠습니다~" 레아드가 가볍게 합장을 하듯이 손을 모으고는 즐거운듯이 말했 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 레아드 앞에 펼쳐 있는음식들은 전부 다 레아드가 좋아하는것들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멜무른 파이 부터 욜(포도주)과 함께 요리한 오리 고기. 잘게 다진 쇠고기를 3가지 과일과 버무려 만들어낸 것. 꿀에 담가 놓았다가 꺼낸 밀 빵등.. 한마디로레아드가 좋아하는 달고 맛있는것들은 죄다 식탁 위에 있었다. 레아드가 즐거워 하는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맛있어~" 얼른 멜무른 파이 한조각과 오리 고기 한점을 뜯어 먹은 레아드 가 즐겁다는듯이 말했다. 정말로 음식이 맛있긴 맛있었다. 지금 레아드가 머물고 있는 여관에서도 멜무른 파이를 만들긴 했지만 휘르가 해준 것만큼 맛있진 못할정도였다. "......." 휘르는 자신이 만든 음식을 맛있게먹는 레아드를 부드러운 눈 길로 바라보았다. 어린애 답지 않은 그득한 뭔가를 담고있는 그 런 눈길로..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52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02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7/01/05 14:47읽음:160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02) == 제 3장 <어둠> == ----------------------------------------------------------- "근데... 오빠." 한가득담겨있던 멜무른 파이가 반정도 사라졌을 즈음. 휘르가 레아드를 불렀다. 레아드는 마침 우물거리던 파이를서둘러 넘 기고는 휘르를 보았다. "응?" "하나 물어도 돼요?" "물론이지~" 선뜻 레아드가고개를 끄덕이자, 휘르는 베시시 웃어 보이더니 앞에 놓인 우유를 한잔 마시고는 탁자 위에 소리나지 않게 내려 놓으면서 말했다. "그러니까.. 그 오빠요. 바..바." "바크?" "아. 예. 바크 오빠요. 그 오빠하고는 무슨 관계예요?" "......뭐?" 생각치도 못한 질문에 레아드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바크를 말 하기에 바크의 출신 이나 나이 정도를물을줄 알았는데 갑자기 어떤 관계라니.. "그.. 글쎄." 평소엔 전혀 생각도 안 해본던 문제라 레아드는 질문을 한 휘르 의 앞에서 한동안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다. 결국 한참만에 레아 드가 내린 결론은 이거였다. "같은 꿈을 가진 친구 사이.. 라고 하면 될까? 으음... 좀 그렇네. 하여간맞을거야. 바크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같은...꿈." 뭔가 의미가 있는듯한 단어를 휘르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아니아니~ 별로 대단한건 아니고. 단지 세상을여행하고 싶다는 거야." 약간 쑥스러운지 레아드가 얼굴을 붉히면서 웃어보였다. 하지만 맞은편에 앉아있는 휘르의 얼굴은 레아드와는 완전 반대로 싸늘 하기까지 했다. "바크 오빠와 헤어지고 레아드 오빠 혼자서 여행을 하면 안되는거야?" 휘르의 제질문에 레아드는 잠시동작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이 내 단호하게 말했다. "안돼." "어..어째서..? 같이 여행을 하면 귀찮고 또..." 뭐라 계속 말을하려던 휘르에게 레아드가 가볍게 손을 내밀어 멈추게 했다. 휘르가 입을 다물자 레아드는 들고있던 포크와 나 이프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는 고개를 돌려창문 밖으로 보이 는 로그시를 바라보았다. 그믐이라 달이 뜨지 않은 밤이었지만, 도시에서 나오는빛으로 그런대로 도시의 윤곽이 보였다. 잠시 도시를 바라보던 레아드는 가볍게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나와 바크가 휘르 만한 나이였을때.. 그때 한가지 약속을 했었어. 둘이서 이 작은 로아를 뛰쳐 나가 세상을 보자고.. 그리고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살수 있도록 힘을 키우자고. 어렸을 당시 세상물정 모르고 한 약속 이지만, 결국 나하고 바크는세상으로 나왔지." 거기까지 말한레아드는 약간 어색한듯 헛기침을한면서 말을 이었다. "둘중 한명이라도 없으면 약속이란게 헛것이되어 버리니까... 난 그 약속 깨고싶은 마음 없거든. 거기다 바크 하고 다니는건좀 피곤하긴 하지만, 애가남자 답지 않게 꼼꼼해가지고 편한점이 더 많다구." 이상하게 휘르가 바크에 대한 부분을 안좋게 생각하는것 같아서 레아드는 말 뒷부분을 바크에 대해 칭찬을 했다. 하지만 레아드 는 그 말 하나에휘르의 얼굴이 더 창백해진걸 모르고 있었다. "오빠." 고개를내리고 뭔가를 생각하던 휘르는이내를 레아드를 불렀 다. 레아드는 창밖으로 비치는로그시를 보다가 휘르의 부름에 고개를 돌려 휘르를 바라보았다. "졸립지 않아?" 뭐...? 휘르의 갑작스런 물음에 레아드는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 이며 무슨말인지 물으려 했다. 하지만 순간몸의 힘이 다 빠져 버리더니 시아가 검게 변해버렸다. 자신의 몸이 의자에 축 늘어 지는게 느껴지면서 레아드는 의식을 잃어갔다. - 오빠가 자초한 일.. 어쩔수 없어. - 귓가에 아련하게 들리는 휘르의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레아드는 완전히 정신을 잃었다. 달 조차 뜨지않은 칡흙같은 어두운 밤. 이미날이 저문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달이 뜨지 않았기때문에 정확히 몇시인지는 알수가 없었다. "......" 이런 어두운 밤. 길조차제대로 보이지 않는 밤에 바크는 묵묵 히 갈색 흙으로 만들어진 길을 걷고있었다. 멀리에 보이는 한점 빛을 방향삼아.. "....?" 멀리 보이는 빛이 점점 커질 무렵. 바크는드디어 자신이 찾고 있었던푸른색 지붕의 집을볼수 있었다. 자신이 여지건 보던 불빛은 그 집의 창문으로 새어나오는 빛이었다. 그리고 그 창문 옆으로는 한 아이가 서 있었다. 아이는 마치바크가 올걸 알고 라도 있었다는듯이 반듯한 자세로 멀리서 집으로 걸어오고 있는 바크를 바라보고 있었다. 바크는 아이의눈동자가 보일 정도까 지 왔을때 걸음을 멈추었다. 바크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내가 누군지 정도는 알고 있겠지?" 바크의 물음에어둠속에서도 빛을 뿜는 노란 눈동자를 지닌 아 이. 휘르가 담담하게 말했다. "니아 바크. 영족. 그리고 포르 나이트." "그럼 왜 왔는지도 알겠군." 조용하게 말하는바크의 질문에 휘르는 고개를 들어 바크를 바 라보았다. 순간 바크는 휘르의 눈동자가 빛을 뿜을 정도로 빛이 나는것을 느꼈다. 휘르의 입가에 가느다란 미소가 생겨났다. "날 죽이려고.. 그리고 오빠를 데려가려 온거야." 마음을 읽었나? 예전에 책에서 독심술에관한걸 읽었었는데 거 기엔 마음을 숨기는 법도 나와있었다. 아쉽게도 그 당시에 독심 술에 관심이 있었지, 반대로 마음을 숨기는것 따윈 흥미가 없어 서 보질 않았었는데... 바크는 그때 읽지않은걸 약간 후회 하 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널 죽일지 뭘 할지는 아직 몰라. 하지만레아드를 데려간다는건 맞다." 바크의 말에 휘르의 입가에 맺혀있던 미소가 지워졌다. "경고야! 지금 당장 이곳를떠난다면 살려주겠어! 하지만 이대로 남는다면.." "남는다면..?" 느긋하게 묻는 바크의 말에 휘르가 분노한듯이 버럭 외쳤다. "죽이겠다!!" 순간 바크의 귓가에 날카로운 바람 소리와 함께 뭔가 달콤한 향 기가 풍겨왔다. "큭." 자신의 앞에 서 있는 휘르. 그 조금한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 와 함께 거센 바람이 뿜어져 나오는걸 본 바크는 허리에 차고있 던 검을 빼내 휘르를 노려보면서 말했다. "미안하지만 이대로떠나진 못해! 난 그 바보 녀석과 약속한게있어서 말이야!" 몸이 뒤로 밀릴정도의강풍을 검으로 견뎌 내면서 바크가 외쳤 다. 동시에 휘르의 외침이 들려왔다. "약속! 약속이라구!? 뭐가약속이야!! 그 따위로 날 이대로 어둠속에 살라는 거야! 싫어! 그렇겐 못해!!" 휘르의 발악적인 외침과 동시에 바크에게 불어오던 강풍이 더욱 더 거세졌다. 나무라도뿌리채 뽑혀 나갈정도의엄청난 바람. 바크의 몸이 서서히 뒤로 밀려나가기 시작했다. - 난 더 이상 견딜수 없단 말야!! - 아이의 목소리라고는 상상도 못할정도의 큰 소리로 휘르가 외쳤 다. 동시에 바크의 몸은 여지건의 바람과는 상대도 안될 정도의 엄청난 강풍에 휩쓸려 나무잎마냥 뒤로 날라가 버렸다. 순간 바 크의 눈에 하늘을 보고 뭐라 외치는휘르의 모습이 한순간이나 마 보였다. '눈물?' 착각일까? 휘르의눈가에 한줄기 눈물이 흐르는것같은 느낌. 그 순간 바크의 몸이 바람에 밀려 거대한 나무와 충돌했다. - 펑! - 마치폭약이 터지는듯한 소리와 함께 바크는 종이조각 처럼 반 대쪽으로 튕겨나왔다. 보통사람이라면 뼈가 완전히 박살 날만 한 충격이었다. 바크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 죽진않았는지 땅에 떨어져서 꿈틀 거리는 바크에게 휘르가 천 천히 다가왔다. 아까처럼 분노해서 일그러진얼굴이 아닌 평상 시의 냉정한 모습이었다. "데려가." 휘르가가볍게 한마디를 내 뱉었다. 순간 진한향기가 사방을 가득 메우면서 바크의 몸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53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03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7/01/06 11:35읽음:168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03) == 제 3장 <어둠> == ----------------------------------------------------------- 한때는 많은 식량과 물품을 저장해 놓았던 지하창고. 하지만 지 금은 커다란 촛불 하나가 음울한빛을 뿌리는 눅눅하고 습기가 가득 찬.. 잠시라도 있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않는 곳이었다. - 타타탁.. - 촛불의질이 상당히 나쁜듯 타들어 가는 소리가 사방으로 요란 하게 울려퍼졌다. 지하창고의 구조는간단했다. 사각형의 방 중앙에는 이상한 문자들이 가득 새겨진 돌 침대가 하나 있었고, 그 옆쪽으로는 두 팔에 웬만한칼가지고는 흠집도 못낼 정도로 두꺼운 밧줄에묶여있는 바크가 몸을 늘어뜨린채정신을 잃고 있었다. "크으.." 촛불이 타는 소리에 바크는 언뜻 정신이 든듯이 눈을 서서히 떳 다. 순간 뼈가 부서지는듯한 짜릿한 고통이 두 팔에서 시작되더 니 이내 온 몸에서 난생 처음 경험하는 무시무시한 통증이 일어 났다. "크아!" 고통에 바크는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며몸을 움츠리려 했 지만, 두 팔이묶여있는 바람에 그 움직임은 오히려고통만을 늘게 할 뿐이었다. '제.. 제길. 뼈가 전부 박살이 난건가..' 고통으로정신을 차린 바크는 최대한 몸을 움직이지 않게 하면 서 상황을 정리해 보려고 애를 썼다. 결국 바크가 내린 최종 결 론은 휘르가 자신을 죽이지 않고 잡아서 여기다 묶어두었다. 란 것이었다. 그 이유가 뭐던간에... '그 꼬마.. 너무 얕잡아 봤어..' 단지 휘르의 겉 모습만을 보고 행동한 자신의 꼴이 이거라니... 바크는 내심 자신의 지금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그나저나.. 여긴 지하같은데.' 습기가 찬 방안을 눈동자를 굴려 둘러본 바크는 금방 이곳이 지 하인걸 알수있었다. 방 안에는 단 하나의 돌 침대를 제외하고 는 아무것도 없었다. 자연 바크의 시선이 돌 침대로 향했다. '저건...' 사람 둘이 동시에 누워도 공간이 남을 만큼 커다란 돌 침대. 그 주위로는 원 3개가 겹쳐 그려져 있었고 침대의이곳 저곳엔 갖 가지 도형과 문자가 새겨져있었다. 그걸 본 바크의 얼굴이 창 백해졌다. '제사용 침대?' 바크는 예전에 봤던 어떤 집단의 제사를 회상해 내었다. 가뭄이 들어 비를 내리게 해달라는 기우제였는데 분명 저런 돌 침대 위 에 한 처녀를 놓고 죽이는것이었다. 물론 그땐 정말로 죽이는 게 아니라 단지 연극 같은거였지만, 날카로운 칼로 여인의 가슴 을 갈라 심장을 꺼내는것은 연극일지라도 어린 바크에겐 충격이 었었다.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돌 침대는 그때 봤던 그 제사용 돌 침대와 같은 용도의 물건임은 틀림 없었다. - 끼이익. - 제사용 돌 침대를 노려보고 있던 바크의 귀에시끄러운 마찰음 이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 보지 않아도 누군가가 지하실의 문을 열었다는걸 알수있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결코 어른이 아 닌 걸음의 폭이 짧은 아이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바크는 당장이 라도 고개를 돌려 들어온 사람을 보고 싶었지만, 약간이라도 몸 을 움직이면 비명이터져나올게 뻔해서그러지도 못하고 있었 다. 순간 느릿하면서도 얇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깨어난거 아니까 일부러 기절한척 할 필요는 없어." 휘르의 목소리였다. "....." "아. 그래. 포포그에게몸을 묶으라고 했으니까, 지금은말도못하겠지. 포포그. 풀어줘." 휘르의말이 떨어지는 순간 바크는 자신의 몸안에서무언가가 새어나가는걸 느낄수있었다. 그리고동시에 온 몸의 뼈가 다 부서져서 생긴거라 믿었던 그 고통들도 순식간에사라졌다. 바 크는 재빨리 고개를 돌려 지하실의 입구를 보았다. 그곳엔 거만 한 눈으로 자신를 바라보는 휘르와 허공에둥둥 떠있는 레아드 가 있었다. 레아드는잠이든건지 기절한건지 평온한얼굴이었 다. "레아드를 어쩔셈이야!" 아까와는 다르게 입이 열리자 바크가 휘르에게 버럭 외쳤다. 휘 르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계단을 내려오면서 말했다. "레아드 오빠는 날 어둠에서 구해줄거야." "어둠?" 바크의 물음에 휘르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채묵묵히 계단 을 내려왔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마치 보이지 않는 거대한 무 언가가 들고 있는듯 허공에떠있는 레아드도 계단을 내려왔다. - 슈스. - 지하실에 내려온 휘르가 가볍게 허공에 대고 무어라 말했다. 순 간 레아드의 몸이 휘르의 뒤쪽에서나오더니 제사용 돌 침대위 에 반듯하게올려졌다. 그걸 본 바크가 밧줄이 묶여 있는 상태 에서 몸이 들썩거릴정도로 몸을 앞으로 내 밀며 바락 외쳤다. "이 망할! 레아드한테 무슨 짓을 할 생각이야!" 분노에 찬 바크의 외침에 휘르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당신같은게 내 고통을 알리가 없지." 그러면서제단으로 다가간 휘르는 그 위에누워있는 레아드의 붉은 머리채를 조심스럽게 쥐고는 거기에 입을 맞추었다. "하지만... 이 오빠는 알아." "....." "이제 오빠는 어둠에서 날 구해주고 나와 영원히 살게 될거야. 영원히 휘르와 함께.. 영원히.." 영원히란 단어가 마음에 들었는지 휘르는 몇번이고 되풀이 해서 말했다. 그런 휘르를 바라보던 바크가 깊숙히 한숨을 내쉬었다. 고통.. 이 아인 그것 때문에 레아드를 잡은건가? 분명 그랬다면 왜 이 아이가 이토록 레아드에게 집착을 하는지 설명이 되었다. 레아드도 휘르와 같은 처지였으니까.. 바크가 입을 열었다. "분명히 레아드는 너가말하는 그 고통을 알거다. 레아드도 너와같았으니까. 하지만 레아드를 데려간다고해서 네 고통이줄어들거 같아?" "......뭐?" 마치 보물인냥 조심스럽게 레아드의 볼을 쓰다듬던 휘르는 바크 의 말에 동작을 멈추고는 고개를 돌려 바크를 노려보았다. "무슨말이지? 그.." "레아드가 네 고통을 안다고해서 그 고통을 치유해 줄수 있냐고말했어. 너가아무리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고해도 레아드에대해선너보다 내가 아는게 많아. 레아드를데려간다면 분명레아드 녀석.. 널 불쌍하게여기겠지. 하지만 그것뿐이야. 레아드가 널 고통에서 구해줄거란 생각은 완전 틀린거라구." "왜! 어째서!?" 놀라 외치는 휘르의 모습에 바크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레아드를 그 고통에서 구해준건 나였으니까." 바크의 말에 휘르는 두눈을 부릅뜬채 바크를 노려보았다. "무슨 수로 레아드와 영원히 같이 있겠다는 건지는 몰라도.. 그래봤자 네 고통은 전혀 줄지 않아!" "거짓말!!" 바크의 말에휘르가 불같이 화를 내면서외쳤다. 순간 휘르의 몸에서 뭔지 모를검은색의 연기 같은것이 뿜어져 나오더니 순 식간에 바크에게로 덥쳐갔다. "안돼!!" 연기가 막 바크의몸을 휘 감으려는 순간 뒤쪽에있던 휘르가 외쳤다. 그러자 놀랍게도 그 말을연기가 알아들었는지 바크의 몸 바로 앞까지 다가온 연기는 서서히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검은연기 뒤편에 있는 휘르는 괴로운지 땀을 흘리면서 중얼거리 듯 말했다. "그.. 그 사람은 안돼. 죽이면.. 오빠가 날 싫어..할거야." "....." 땀을 비오듯이 흘리는 휘르를쳐다보던 바크는 시선을 옮겨 자 신의 한쪽 팔을 보았다. 아까 연기가 자신을 덥쳤을때 유일하게 연기가 닿은 부분.. 지금 그 부분은 마치 예리한 칼에 베인듯이 피가 흐르고 있었다. 만일 저 연기가 날 완전히 감쌌다면.. '완전 토막이 났겠군. 역시 그 아이들을 죽인건 휘르인가?' 검은 연기와무어라 대화를 하고있는 휘르를 보면서 바크는 어 떻게 해야할지 고민에 빠졌다. 계속『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55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04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7/01/12 12:49읽음:175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04) == 제 3장 <어둠> == ----------------------------------------------------------- - 슈스. 카바라!! - 허공에서 무럭무럭 생겨나는 그 검은 연기와 같은 것을 향해 휘 르가 뭐라 외쳤다. 잔뜩 긴장한채땀을 뻘뻘 흘리며 말하는 걸 로 봐서 그 검은것이 결코 좋은게 아니란건 금방 알수 있었다. '도대체 무슨일이야?' 자신의 앞에서 그 검은것과싸움아닌 싸움을 하는 휘르를 보면 서 바크는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 했다. 휘르가 저 검은 연기같은걸 굉장히 두려워 한다는 것. - 슈스. 더릅! 카바라!! - '어둠?' 더릅. 미도어로 어둠이란 단어였다. 예전에 미도어를 배워 뒀기 때문에 알아 들을수 있었다. 하지만 바크가 알아 들을수 있는건 어둠이란 단어 하나뿐이었다. 나머지휘르가 하는 말들은 미도 어가 아닌생판 모르는 언어였다. 그때 바크의머리에 휘르의 말이 떠올랐다. - 레아드 오빠는 날 어둠에서 구해줄거야. - 아까 휘르가 한말.. 그때 어둠이란 바로 저 연기를 말하는 거였 나? 분명 휘르는 두가지를 원했다. 어둠에서 벗어나는것과 레아 드와 같이 살고싶어하는 것. '레아드와 살고 싶어하는건알겠는데.. 어째서 저 연기에서 벗어 나려는 거지? 연기를 불러들인건 휘르잖아.' - 사라지란 말야!! -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바크의 귀에 방안을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휘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들린다란 표현을 약간 틀린것 이었다. 공명한다고 할까. 마치 귀를 통하지 않고 머리속에서부 터 말이 울려 퍼지는듯 한 느낌. 그런것이었다. '분명 사람을 죽인건 저 검은연기다. 문제는.. 휘르가 연기를조정하는 건가.. 인데.' 그렇다면 답은 간단했다. 당장이라도 휘르를죽인다면 끝인 것 이다. 바크가고민하는게 이거였다. 과연 휘르가 원해서 저 연 기를 이용해 아이들을 죽인건가? 자신이 원해서? 아니면.. '어둠에게 조정당하는건가?' 후자라면 휘르는 살인자가 아닌 단지피해자일 뿐이었다. 바크 가 아직머뭇거리는건 이 둘사이에서결정을 못하기 때문이었 다. 휘르가 살인자인지.. 아니면 단지 피해자인지. - 드롭!!사라져! 계약은 끝났어! 엄마는이제 없다구!! 없단 말이야!! - 휘르의 외침이 바크의 머리속에 울려 퍼졌다. 계약...? - 끝났어! 끝났다니까!! - 공중에서무럭무럭 커가는 검은 연기를 향해 휘르가 바락 외쳤 다. 하지만 그런 휘르의 외침에아랑곳 없이 연기는 점점더 커 갈뿐이었다. 눈물 맺힌 눈으로 그런 연기를 바라보던 휘르는 이 내 입술을 깨물면서 몸을 돌려 제사용 침대에누워있는 레아드 를 쳐다보았다. 어느새 휘르의 눈가엔 분노의 빛이 반짝이고 있 었다. "정 그렇다면 좋아.. 가지 않겠다면, 오빠가 널 없앨테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휘르는 품속에서조그만 단도를 꺼내 들었다. 바크와의 거리가 약간있는데다가 단도가 너무 작아서 잘 보이 진 않았지만, 단도를 꺼내는 순간 주위가 약간 밝아지는걸로 보 아 보통의 단도가 아니란걸 알수 있었다. 바크가 외쳤다. "그만둬! 레아드한테 무슨짓을 하려는 거야!" "...." "무슨짓을" - 포포그. - 휘르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간소리치던 바크의 몸에 회 색의 빛 같은것이 스며들었다. "크악!" 휘르의 한마디 말과 함께바크는 아까 느껴졌던, 그 고통이 다 시금 온몸으로 퍼지는걸 느꼈다. 지독하리만큼 엄청난 고통. 신 음 소리조차못낼정도의 고통이었다. 휘르는바크가 고통으로 조용해지자 무표정한 모습으로 다시금 고개를 돌려 레아드를 바 라보았다. 그리고는 표정만큼이나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절대.. 오빠에게 나쁜짓을하려는게 아냐. 아니, 오빠는 오히려 나에게 고마워 해야 해. 내가 영원히 살게 해주는 거니까." "뭐...뭐..?" 신음조차 못낼 그 고통에서 바크는 이를 악 물면서 간신히 입을 열었다. 휘르는 그런 바크를 놀랍다는눈으로 쳐다보다가 슬며 시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 "간단해. 난 오빠와 계약을 맺는거야. 그리고 오빠는 저 드롭을해치우는거지. 그 후에 오빠와 난 영원히 같이 사는거야." '계약?' "그래. 계약. 오빠를 내 수호 정령으로 만드는거지." 바크의 마음을 읽은 휘르가 대답했다. '정령...정령..' 휘르의 말을 되 씹던 바크의 눈이 순간 커졌다. '정령사!?' 왜 여태 그 생각을 못했던걸까. 자신의힘이 아닌 뭔가의 힘을 빌려 쓰면서 허공의누군가에게 언제나 뭐라고 말한 휘르의 어 머니와 휘르. 둘다 정령사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몸안에 들어와서 고통스럽게 하는 포포그라는 것이나 저 공중에서 부풀 고 있는 연기도 정령이란 소리고... 그렇다면여지건의 일들이 모두 설명이 되었다. 저 어둠이란 정령은 휘르의 어머니와 계약 을 했던지아니면 그녀의어머니나 할머니. 아니면 그 이상의 누군가가 계약을했던 존재. 그런데 그녀가죽은후 그 정령은 자연 휘르에게 계약을 옮긴것이었다. 하지만 그 정령을뭔가의 이유로 싫어한 휘르는계약을 취소하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가 않자 결국 레아드를 이용해서 정령을 해치우려 하는것이고.. 하 지만 이렇게 가정한다면 한가지 의문이 생겼다. '레아드에게 무슨 힘이 있다고...?' 당연한 의문이었다. 레아드에게 무슨힘을 기대하고 휘르는 저러 는 걸까? 원래 휘르가 가지고 있는 그 힘만해도 상당한 것인데. 만일 휘르의 기대가맞는거라면, 레아드에겐 휘르 이상의 힘이 있다는 걸까? 많은 의문이 떠올랐지만, 어느거하나 해답은 없 었다. - 슈스 어브라 아오그니 라브.. - 그런중에휘르의 입에서 빠르게 정령어가울려퍼졌다. 바크도 급해졌다. "그.. 그만둬!" 쩌릿쩌릿한고통을 참으면서 바크가 외쳤다. 하지만 휘르는 그 런 바크의 말은 들리지도 않는다는듯이손안에 든 단도를 위로 치켜 올리면서 계속해서 뭐라 중얼거렸다. '망할.. 이렇게 된이상 해볼수 밖에.' 정령어를외우고 있는 휘르를 앞에두고바크는 눈을 감아버렸 다. '뼈가 부러진게 아니라 정령에게 잡혀있는거라면... 풀수있어!' 예전에 사라만다에게 당했던 그 환각. 지금도 그때와 비슷한 사 황이었다. 하지만이번은 어느정도 환각에대해서 아는 상태. 바크는 눈을 감고는 정신을집중했다. 몸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따라가면서.. 그렇게 고통이 느껴지는 곳을 따라가던 바크는 눈 을 감은 상태에서 뭔가 자신의 앞에 빛을 내는 무언가가 있다는 걸 느낄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금방 바크의 앞에 나타났다. '이건...' 애벌레.. 바크가 자신의 내부에서찾아낸것은 조금한 애벌레였 다. 은빛으로 온몸을 감싼 손가락 한마디 크기의... '이것이 포포그? 아.. 시간이.' 바크는서둘러 정신을 모아 그 포포그라는 애벌레에 대해 생각 을 집중시켰다. 터뜨린다라는... 바크의 생각이 집중되자포포 그가 순간 꿈틀거렸다. - 사라Ф! - 그리고 이어바크의 외침. 순간 포포그의조그만 몸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이내 풍선 터지듯이 터져버렸다. 그리고동시 에 몸을 속박하던 고통도 사라졌다. 바크가 눈을 떳다. "포포그!?" 자신의 정령이 사라진걸눈치챈 휘르가 고개를 돌려 바크를 노 려보았다. 순간 둘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557번제목:(패러디) 내 이름은 요타 - X부 축제. # 1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7/01/12 19:20읽음:180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패러디 판. (1) 쓴이 : 라무네 ^^ ----------------------------------------------------------- - 축제. - 화창한 날씨. 나는 새들도 강렬한 태양에 즐거운 마음으로 기절 하면서 땅으로 떨어질 만큼 화창한 날씨. 대국이자 가장 경제력 이 뛰어난 국가. 하와크의 수도 '나수도'에선 웬지모르게 보통 때의 그 소란함을 잃고 조용했다. 외국에선 온 스파이와 반란을 꿈꾸는 영족. 오늘도 한탕을 부르짖으며 봉을 찾는 소매치기들 도 오늘따라 모두 조용했다. 아니. 한가닥의 커다란 목소리만 뺀다면 말이다. - 제 1회. '난 요타다' 축제. - 뻔뻔 스럽게도 이따위 간판을 내걸은곳은 거대한 홀이었다. 지 금 그 홀에는 수만의 사람들로 득실득실 거리고 있었다. 마치 한정된 공간에 인간을 이 정도로 집어 넣으면 이렇게 된다는걸 보여줄 정도로 득실거리는 숫자였다. - 자아아! 오늘부터 3일간 난 요타다 축제를 열겠습니다! - 마이크도 거대 스피커도 필요없는 정령어로 모두의 머리속으로 말을 보내는건 우리의 정령사. '휘르 아 데타 코 K. 루루'. 어 리다는게 문제지만 수많은 사람에게 한번에 말을 할수 있는 이 가 한명뿐이라 부득이 축제 위원회에서 휘르를 뽑은것이었다. 하지만 르는 위원회의 불안과는 다르게 그 어여쁜 얼굴과 명 량한 목소리로 사람들의 기력을 팍팍 빼놓고 있었다. (정령어는 말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의 힘도 빼놓는다.^^) 기절해 실려가는 사람들의 사이로 축제는 열렸다. 여긴 축제 위원회. 최고의 두뇌와 체력과 힘을 지닌 용자팀이 바로 위원회를 담당 하고 있었다. 어떤 일이 생겨도 책임질수 있는 그들이기에 작가 도 위원회를 맡겼으리라.. "으아아악!! 싫어! 나도 축제에 끼고 싶었단 말이닷!" 분노의 화신. 저돌적인 파워와 그 파워에 뒤지지 않는 성질머리 로 과거 2대 용자라 불린 '카웰 티 하라트'군은 유리창 밖으로 바글바글 거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분노의 끼를 뿌리고 있었다. 하지만 어쩌리. 그의 앞을 막고있는 유리창은 그 어떤 마법이나 검, 주먹, 천고의 지식도 깰수없는 뭐뭐표 방탄유리인것을. "아음. 사람이 많은걸. 이대로 가면 포화 상태가 될테니 나중에로무를 불러야 겠어." 1대 용자 엘더 모바스군의 말이었다. 만원경으로 주위를 둘러보 던 네즈 카즈라군은 엘더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로무? 그 괴물? 걘 왜?" 네즈의 말에 엘더가 고개를 돌리며 당연하다는 투로 중얼거렸 다. "사람들좀 먹어버리라구 하려고. 그 녀석이라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2~3만명은 먹을수 있을거야." "......." "아니. 로무가 그정도일리가 없잖아. 10만은 거뜬할껄." "너너.. 악마냐?" 네즈가 꿈틀거리는 미간을 주체 못하며 엘더를 노려봤다. "자자~ 위원회 여러분. 우리 화이팅을. ^^" 우리의 자랑스런 용자 엘더군의 말이었습니다. 여긴 축제가 열리고 있는 홀. 발 디딜 틈도 없는 홀안에는 그래 도 용하게 가게를 연 몇몇곳이 있었다. 그중에 가장 거대한 가 게로는 '명물. 포르 떡 방앗간.'이 있었다. 젊어서 포르 방앗간 을 만들어낸 폰 할아버지와 그의 기술을 이어받은 NO 1. 하슈바 츠 로야크군. 최고의 스피드로 만들어진 떡을 배달하는 호란군. 이 셋의 콤비 플레이가 포르 떡 방앗간을 대륙 최고의 방앗간으 로 만들게 했다고 의심치 않는다. 지금에 와서는 일국의 인구를 떡으로 먹여 살릴수 있다는 말까지 들을정도가 된 포르 떡 방앗 간. 그 방앗간이 이런 대 축제에 끼지 않을리가 없었다. "여기 무지개떡 30인분!" 늙은 몸 답지 않게 번개같은 솜씨로 주문을 받은 폰 할아버지가 주방을 향해서 외쳤다. 순간 주붕에서 몇번의 검광이 번쩍이더 니 공중으로 거대한 무지개떡 한덩어리가 주문을 한 테이블쪽으 로 날라갔다. 그리고 그 떡이 테이블에 떨어지기 직전. - 쏴아악! - 뭔가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떡에서 한줄기 빛이 뿜어지면서 떡 이 정확히 30등분으로 잘라지는게 아닌가? 진정 감탄스러운 로 야크군의 검술이었다. "호란! 이 망할자식은 어딜 싸돌아 다니는거야!" 바쁜 와중. 배달 주문이 쇄도하자 폰이 어디론가 나간 호란을 찾았다. 그순간 땀에 절어 질퍽질퍽한 몸을 끌고 호란이 나타 났다. "어디 갔었어!?" 폰의 외침. 순간 호란의 외침이 뒤를 이었다. "떡 400인분 배달하는게 무슨 옆집 다녀오는건줄 알아요!!" 순간 폰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폰 의 음성이 축제장을 갈랐다. "포르 방앗간에 불가능은 없다! 자! 너가 나간사이 예약된 떡700인분! 다녀와----!!!" 헤.. ^^ 이상 방앗간이었습니다. 여긴 축제장 한곳에 위치한 동물원. 동물원이라 하지만 동물은 한마리도 없고 있는거라곤 불타는 도마뱀. 빛을 뿜는 손톱만한 애벌레. 시커먼 연기. 물컹물컹한 정체불명의 생물. 공중을 날 라다니는 붉은 검. 그리고 마지막으로 노래하는 단검등이 우리 에 갇혀 있었다. 하지만 의외로 인기는 좋아서 동물원안엔 사람 들로 가득했다. "자자~ 구워먹을게 있으신분은 여기와서 구워드세요~~" 안내원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이때를 노리고 있던 사람들이 우르르 한 우리로 달려갔다. 그들의 손에는 식은 햄버거, 오징 어, 쥐포, 감자, 고구마, 멜무른 파이등이 들려있었다. 그들의 목표는 단지 하다. 활활 타오르는 사라만다. 그것이었다. - 케에엑!! - 사라만다의 비명이 하늘을 갈랐다. "자자~ 이곳은 새XXXX트 님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 원하시는분은 이 방에 들어가 주세요. 임신부와 노약자는 출입을 금합니다." 안내원의 말과 거의 동시에 자칭 새XXXX트들이 방안으로 몰려 들어갔다. 그리고 곧이어 수많은 비명소리가 방전 하늘을 갈 랐던 사라만다의 비명을 뒤덮었다. 잠깐. 올려다본 방의 제목은- 포포그의 고통스런 방. - 화면을 넘겨.... 간곳은- 절대 만지지 마시오. - 란 팻말이 붙은 곳이었다. 팻말의 앞엔 무럭무럭 꿈틀거리는 검 은색 연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으론 팻말의 경고를 어긴 수많은 이의 파편들이 널려있었다. 걸레가 된 팔, 발, 머리, 금 반지가 껴진 손가락..등. 그래도 인기가 많은 방이다. ^^ (줏을 게 많기 때문에. ) "자~ 여긴 신과 동화되고 싶은분이나 정령이 되고 싶어~ 라고평소 꿈꿔오던 분들이 소원을 이루실수 있는 곳입니다. 단지문제라면..." 안내원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 사람들이 우르르 방안으로 들어 갔다. 그리고 곧이어 뭔가 듣기 거북한 소리가 방안에서 울려퍼 졌다. 안내원이 멈췄던 마지막 말을 이어했다. "다시는 사람이 될수 없다는 겁니다." 방제. - 뭐든지 먹는 로무의 방.경고 # 함부로 들어오지 마시오. - 화면은 이동해서다음으로 간곳은 중앙에 하나의 단검이 놓여있고 그 주변으로 2M가 넘는 검이 날라다니고 있는 방이었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는 수많은 시체가 나 뒹굴고 있었다. 아. 마침 한사람이 들어왔 습니다. 자칭 노래하는 단검 '피르탄'의 매혹적인 음악에 그는 맛이간듯 멍한눈이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서 피르탄의 곁으로 다가옵니다. 그 주위를 돌고있는 성검 요루타가 그 사람을 잘라 버린건 물론 고의가 아니죠. ^^ 분명 팻말엔- 자신있는 사람만 음악을 들으시오. - 라고 써있으니까요. 이곳은 축제의 동물원. 들어가는 사람은 수많으나 아직까지 출 구로 나온 사람은 단 한명도 없는 동물원이었습니다. ^^축제의 한마당. 2명의 소년이 길을 걷고 있다. "으음. 휘르는 좋겠다. 사회자라니. 우린 그냥 액스트라로 대사도 조금인데. T_T" 이상 1부 사라만다에서 나온 라노군의 대사였습니다. "으음." 3부 어둠에서 나온 마오군의 대사였습니다. (마오 왈: 헉 --) - 자자~ 축제예요~ 놀자구요~ ^^ - 휘르의 정령어가 역시 사람 몇십명을 기절시키면서 축제장 안에 울려퍼졌다. 이상 액스트라 팀이었습니다. "감히 신에게 대들다닛!! --#" 세상 어느 축제던 일어나지 않을수가 없는게 바로 싸움. 지금 이 축제장의 한쪽에선 한명의 여인과 사나이과 악을 바락바락 쓰면서 싸우고 있었다. "신? 너가? 로무가 웃겠군." "뭐시라고오!!!" "몸도 없는 유령이 대낮에 돌아다니다니. 이 소설이 엉망이긴엉망이야." "그건 내가 신이기 때문에" "설정 탓이야." "죽을랫!" "죽일수만 있다면 죽여봐." "--#" "히스테리 노처녀유령이." "끼아아아아아악!!" 두사람이 싸우고 있는중 우리의 주인공. 요타양은 한쪽에 쭈그 려 앉아서 싸우고 있는 둘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 언제 나와... T_T" 오랜만의 나들이를 나온 레아드와 바크, 론, 엘빈, 파오니, 헤 론은 너무 많이 돌아다닌 탓인지 완전 녹초가 되어 있었다. 모 두 상의한 뒤에 축제장 한곳에 있는 휴계실로 간 일행은 각자 한자리씩 잡고 좋아하는 음식을 시켰다. "나. 나. 나요~ 난 멜무른 파이하고 엘시 쥬스~" "난 레아드하고 같은거~~ ^.^" "아앗. 감히 내 레아드를. 나도 같은거!" "엘빈. 너 단거 싫어 하잖아. --;.. 난 그냥 햄버거에 디코." "낮부터 술이냐? 난 소류트와 포도 쥬스." "으음...." "손님은요?" "바크~ 빨리 시켜!" "느림보!" "맞아." "냅둬. 잰 원래 느려." "^^;" -- 순간 모두를 한번 째려본 바크. ~.~ 왜? 해볼래? 모두의 얼굴. "난 시크 야 볶음 약간과 10년 넘은 백색 와인 한잔. 솔 골과약간의 시무. 로노 벌꿀로 만든 케토. 5가지 과일로 만든 코코모... 이정도만 줘요." "바.. 바보야!! 이런 휴계실에서 그런걸 만들리가 없잖아!" "맞어! 레아드 말이 다 맞어!" "으.. 론. 너... 하여간. 레아드 말이 옳긴 하다." "바보냐?" "^^;...친구가 아냐.." 순간 종업원 왈.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면 가져다 드리죠." *.*;헉.<--- 모두의 얼굴. -.-흥~ <--- 바크의 얼굴. 즐거운 날의 즐거운 팀이었습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58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05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7/01/20 23:27읽음:184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05) == 제 3장 <어둠> == ----------------------------------------------------------- "포포그!" 휘르의 짧막한비명이 사방을 갈랐다. 포포그.. 사람의 감각을 조정하는 능력을 가진 정령. 하지만, 휘르에게포포그는 그 이 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엄마가 유일하게 준 아이를...' 휘르에게포포그는 죽은 어머니의 유물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 런 소중한 포포그가 저런 하찮은 녀석 때문에 소멸하다니... 휘 르가 고개를 돌려 바크를 노려보았다. "너..너가..!" 아이라고는 상상치도 못할 정도로 매서운 휘르의 눈길에 바크는 자신도 모르게 식은땀이 흘렸다. "포포그를!!" 휘르의 노란 눈동자가 피로 물들듯이 순식간에 붉게 변했다. 동 시에 허공에서 떠돌던검은 연기가 천천히 아래로 내려 오면서 분노한 휘르의 몸을 감싸돌기시작했다. 어디선가 짙고 달콤한 향기가 생겨나면서 지하실을 가득 메웠다. 바크는 숨도 못쉴 정 도로 짙게 지하실을 메운 의문의 향기때문에 인상을 찌푸리면서 휘르를 노려보았다. 휘르의 입이 벌려졌다. - 슈스.. 카.. - 휘르는 검은 연기가 자신의 몸을 감싸자 갑자기 눈을 감고는 두 팔을 벌린체 조용히 몇몇 바크가 알아듣지못하는 정령어를 빠 르게 외워나갔다. 그럼과 동시에 휘르의 몸을 감싸 돌던 검은 연기들은 천천히 휘르의 몸에 스며들었다. "그만 둬!" 순간 바크의 외침이 휘르의 귀를 때렸다. 정령어를 외우던 휘르 는 바크의 갑작스런말에 눈을 떳다. 휘르가정령어를 멈추자 휘르의 몸으로 스며들던연기는 행동을 멈추고 다시 휘르의 몸 을 감싸 돌았다. 바크가 외쳤다. "그 연기를 싫어하면서 다시 계약을 맺으려는 거야!?" ".....뭐?" "어째서 녀석을 떨쳐버리지 못하냐고 말했어!" "어.. 없어지지 않으니까!" 바크의 말에 흥분을 했는지휘르가 정령어를 완전히 멈추고 바 크쪽으로 몸을 돌렸다. 바크도 맞받아 소리쳤다. "거짓말! 계약한 정령이 없어지지 않는다는건 말이 안돼!" "아냐!" 바크의 말에 휘르가 귀를 막으면서바락 소리를 쳤다. 그런 휘 르를 쳐다보던 바크의 눈매가 날카로워 졌다. 바크가 방금전 보 다는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해봐. 우는 시늉만하지 말고, 그 정령어로 저 연기에게 명령을 해. 당장 사라지라고.. 다신 나타나지말라고 정령어로 말해!" "나... 난." 혼란스러운듯 휘르는 바크와 허공에 떠있는 어둠이란 이름의 정 령을 번갈아 보았다. 그리고 휘르의 입이 천천히 열리면서 나지 막이 정령어가 흘러나왔다. 떨리는 목소리였다. - 슈..슈스. 드롭.. 마아 바스나 호..라 키아스.. (명하노니 어 둠. 나의 앞에서 영원히 사라질것을...) - 정령어를 외우던 휘르가 어느부분에서 멈칫하더니 그 이상 말을 못 이었다. 휘르의 얼굴에 당혹감이 짙게 베어났다. '역시.. 살인자는 휘르인가.' 더 이상 정령어를 외우지 못하는 휘르를보면서 바크는 여지건 고민했던 문제의해답을 찾았다. 결국 어둠이 휘르를 지배했던 것이 아니라, 휘르가 어둠을 이용해 사람들을 죽인것이었다. "아.. 아냐... 아냐!!" 순간 휘르가자신의 머리를 쥐어짜면서 뒤로 물러났다. 동시에 바크는 아차하는 마음과 함께 고개를 들어휘르를 쳐다 보았 다. 어느새 휘르가 자신의 마음을 읽은것이었다. 휘르의 외침 과 동시에 허공으로 흩어졌던, 어둠이 한순간에 휘르의 몸 주위 로 몰려들었다. "아냐..! 난.. 난 드롭이 시키는데로... 내가 아니야!" 휘르 본인도자신에 대해 납득을 못하는지 고개를 흔들면서 외 쳤다. 그러기를 한참... 어느 순간 휘르가 고개를들더니 한쪽 벽에 묶여져 있는 바크를 노려보았다. "너.. 너 때문이야.." "무.. 무슨..!" "다 너가 왔기 때문이야!!" 휘르의 외침. 순간 휘르의 몸 주위에서회전을 하던 검은 연기 의 일부분이 바크를 향해 마치 창 처럼 쭉 뻗어 나갔다. "왁!?" 날라오는 연기를 피해 바크가 최대한 몸을 옆으로 비틀었다. 묶 여 있기 때문에 거의 움직이진못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휘르가 마구잡이로정령을 보낸탓인지 연기는 바크의몸이 아닌 옆쪽 밧줄에 명중했다. - 파파팍! - 웬만한 검으로는 어림도 없을것 같던 그 굵은 밧줄이 검은 연기 가 닿자순식간에 부풀어오르더니 마치 실타래처럼 터져나갔 다. 굉장한 위력이었다. '좋아.' 우연인지, 아니면 생각 했던것인지 오른쪽 팔을 묶고 있던 밧줄 이 풀려지다 바크는재빠르게 허리춤에 꽂혀있는단검을 뽑아 왼팔을 묶고있던 밧줄을 내리쳤다. 단검은 무조건날카로운 것 으로 라는 파오니의평소 철칙을 따르던바크라서인지 밧줄은 날카로운 빛을 뿌리는 단검으로 두어번 내리치자 끊어 졌다. "사라Ф!!" 그 순간이었다. 밧줄을 푼 바크를 본 휘르가다시 한번 정령을 날린것과 지하실 윗쪽에 굳게닫혀있던 문이 벌컥 열리면서 검 붉은 눈을가진 소년 마오가 뛰어들어온것은... 문을 박차고 들어온 마오의 손이 빠르면서도 강하게 움직였다. - 콰콱! - 거의 동시. 휘르가앞으로 날린 정령의 일부가 방금 전 바크가 있던 자리에 떨어져 내리면서강렬한 빛과 함께 두꺼워 보이는 지하실의 벽을 반쯤 허물어뜨렸다. 무너진 벽을 본 바크는 자신 도 모르는 사이에 마른침을 삼켰다. 만일 저런걸 맞는다면 상상 하기도 힘든 꼴을 당할게 틀림없었다. 그러는 순간 고음의 비명 이 바크의 귀를 때렸다. "아악!!" 고개를 돌린 바크가 볼수 있었던건, 계단 위에서 헐떡거리는 숨 을 몰아쉬고있는 마오와... 그 마오가 노려보고 있는 휘르 였 다. 어느새 휘르의 어깨엔 작은 단검 하나가 꽂혀 있었다. 휘르 의 작은 어깨에선 어두운 지하실안에서도 똑똑히 보일만큼 붉 디 붉은 피가흘러나와 푸른색 옷을 온통 붉게물들이고 있었 다. 고개를 돌리던 바크와 마오의눈이 마주쳤다. 마오가 외쳤 다. "너희들이하는 말은 다 들었다... 저 계집아이가 내 아이들을죽였으니 복수를 하겠어!" 난생 처음 겪어보는고통으로 애처러울 정도로 몸을 떨며 움직 이지 못하는 휘르를 보며 마오가 품속에서다시한번 단검을 꺼 내 들었다. "그.. 그만 둬!" 그런 마오의 모습을 본 바크가 황급히 외쳤지만, 복수에 불타는 불타는 마오에게 그런게 들릴리가 없었다. 땅에 무릎을 꿇고 떠 는 휘르의 등을 향해 마오의 손에 들려있던 단검이 날카로운 빛 을 뿌리며 날라갔다. - 아아악! - 단검이 휘르의 등에 꽂혔다. 아니. 꽂히는것 처럼 보였다. "저.. 저건!?" 벽 한쪽에 몸을 기댄채 바크와 계단의위쪽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던 마오가 동시에 비명에 가까운 경악성을 터뜨렸다. 단검... 마오가 던진 단검이 휘르의 등에 닿기 직전. 단 몇 CM도 안되는 지점에서 멈춘것이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59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06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7/01/25 02:11읽음:1964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06) == 제 3장 <어둠> == ----------------------------------------------------------- - 아아아악!! - 휘르의 갸냘픈 비명이지하실을 갈랐다. 하지만 지금 지하실의 상황은 그리좋은게아니었다. 휘르의 주위를 돌고 있던 검은 연기. '드롭'이 갑자기 미친듯이 회전을 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어둠과 약간이라도닿는 날에는 온몸이 찢겨나갈건굳이 다시 생각하지 않더라도 아까 어둠에 스쳐생겨난 상처가 충분히 일 깨워주었다. - 팡! - 마오가 던진... 휘르의 바로 앞에서 멈춘 단검이 회전하는 검은 연기와 부씌히면서 산산 조각으로깨져 나갔다. 어둠은 순식간 에 그 회전 반경을 넓혀 나가 지하실의 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 안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건 휘르 한명 뿐이었다. '큭. 이렇게 가다간..' 지하실의 천장과 어둠이 마찰하면서 굉장한 파열음과 함께 모래 와 갈린 돌덩이들을 우수수 떨어뜨렸다. 바크는 한손을 들어 떨 어지는 흙에서 눈을 보호하면서어둠의 사이로약간씩 보이는 휘르를쳐다보았다. 휘르는 어깨에 맞은 검의 충격으로 기절을 했는지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휘르가 정령을 조종하는게 아니란 건가? 정령 혼자서 움직이는거라는... 설마. ' 순간 바크의 머리에 한가지 단어가 떠올랐다. "폭주!?" 당연한거였다. 주인을 잃은 개는사나운 들개가 되어 나중엔 그 주인까지도 해친다. 정령도 예외는 아니었다. 마침 제계약을 맺던 중 갑자기휘르가 쓰러지자 불려나온 어둠이 미쳐 날뛰는 것이었다. 간단히 말해서 폭주해버린것이다. "으아악!!" 어둠의 반경이 어느새 계단이 있는곳까지 미쳤다. 계단 위에 서 있던 마오는 계단을 떠 받치고있던 기둥이 어둠에 부서지면서 계단과 함께 밑으로 굴러 떨어져 버렸다. 반대편에서 어둠에 가 려 마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바크는 대충 마오가 당했다고 판 단을 하고는 서둘러 제단용 침대쪽으로 몸을 옮겼다. 돌침대 위 에는 아직 레아드가 있었다. "우앗!?" 어둠을 피해 조심스럽게 침대쪽으로 향하던 바크가 짧막한 외침 을 내 지르면서 급히 뒤로물러났다. 한순간 회전을 하던 어둠 속에서 한줄기가 뻗어 나와 바크의 앞을 가른 것이었다. 어둠이 닿은 부분은 마치 예리한 칼로 수십번을 내리 그은것 처럼 반듯 하게 잘려져 나갔다. 갑작스런 어둠의 행동에 잠시 멈췄던 바크 는 잠시뜸을 들인후 다시 레아드가누워있는 돌 침대로 향했 다. - 팍! - 하지만 채 두걸음도 걷기 전에다시한번 어둠속에서 한줄기 연 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바크의 앞을 막았다. 바크의 이마에 약간 이지만 땀이 흘러 내렸다. "폭주 한 상태에서도 레아드는 못주겠다는 심보냐.." 바크가 허리에차고있던 검을 뽑아들었다. 휘르는 정령을 다루 는 자신에게 바크 따위는 전혀 문제 될게 없다고 판단했는지 검 을 그대로 나둔 모양이었다. "그런거.. 질색이다!" 순간 바크가 몸을 약간 굽히더니 단숨에 앞으로 달려갔다. 동시 에 어둠 쪽에서도 한줄기 검은 빛이 바크를 향해 날라왔지만 바 크가 약간 더 빨랐다. 바크의바로 뒤쪽으로 폭발음과 함께 벽 이 터져나갔다. 바크와 레아드의거리는 겨우 5~6 걸음정도. 그 순간 어둠속에서 다시한번 빛이 쏘아져 나왔다. 이번에 한줄 기가 아닌 5 줄기 정도였다. "핫!" 직감으로자신에게 빛이 쏘여져 온다는걸 느낀 바크가 들고 있 던 검을 그대로 빛쪽으로 강하게 집어 던졌다. - 쾅! - 검과 빛의 충돌. 의외로바크의 검이 그 충격을 견뎌내면서 빛 줄기 들은 허공에서 터졌다. 동시에 바크의 검도 몇조각으로 갈 라지면서 터져버렸다. 그 폭발을 틈타 바크는단숨에 레아드에 게 다가가 레아드를 등에 업었다. 어차피 무게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애니 등에 업고 있는다 해서 별다른 무리는 없었다. - 그....만 - 바크가 레아드를 업고 어둠에게서 물러나는 순간 어디선가 한가 닥 음성이 들려왔다. 휘르의 목소리였다. - 그만 둬.. 오빠를 데려가지 마... - '폭주가 아니었던가..?' 휘르가 말을 한다는건 정신이 들었다는 소리고.. 그렇다면 어둠 이 폭주할 이유 같은건 없다. 그렇다면 방금전의 그 일들은? 바 크가 의아해 하는 동안 다시 휘르의 말이 들려왔다. - 오빠를 준다면 살려주겠어.. 그러니. - "그러니 뭐니 라고 해봤자, 레아드는못줘. 난 아직 무슨 일인지 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거든." - 말해도 넌 이해 못해. - "그래. 이해못해. 그래서? 이대로상황도 모른채 예. 알겠습니다. 라고 하면서 레아드를 두고 가라고? 그러지 못할거란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거라 생각하는데." 바크의 말에 휘르는 뭔가 생각을 하는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 다. 잠시후. 지하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어둠의 한부분이 갈라지면서 그 사이로 휘르의 모습이 나타났다. '상처가...' 휘르의 모습을 본 바크는 약간놀란듯이 눈을 크게 떳다. 아까 마오가 던진단검으로 관통되었던 어깨가어느새 아물어 있던 것이었다. 휘르는 그 붉은 눈으로 바크를 보더니 입을 열었다. "당신이 오빠의 중요한 사람이란건 알겠어. 그러니 나도 웬만해 서는 당신을 죽이고 싶지 않아." "...." "이해를 할지 못할진 모르겠지만.. 일단 이야기를 해주지. 사실나도 방금 알았으니까. 자세히 말하진 못할거야." 거기까지 말한 휘르는 가볍게 숨을 한번 들이 마시더니 말을 잇 기 시작했다. "우리 집안.. 아니. 이젠 종족이라 하는게 좋겠군. 우린'스페릴리드'라 불리는 종족으로 너도 알다시피 정령을 다루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1200년전 '엘디'가일어나기 전엔 우리 스페릴리드는 상당히많았다고 해. 물론 정령또한 셀수도 없이 많았다고 하지." "엘디..?" 처음 듣는 단어에 바크가 휘르에게 되물었다. "정령어다. '봉인'이란 뜻을 가진 단어중최상급이지. 바꿔 말하면 '세상을 잠궜다.'라는 말도 되지만.." "세상을...." "엘디의 후로 이 땅엔정령들의 수가 그 전의 1000분의 1도 채안 남았어. 물론 그 정령들의 보호 아래 살아가던 우리 스페릴리드 또한거의가 죽었지. 하지만 몇몇 살아남은 상위급 정령 의 아래에 살아남은 스페릴리드가 약간이지만 남아있었다." "너.. 말인가?" "정확히 말하자면 내 선조다. 정령과 우리 스페릴리드는 상당히미묘한 관계지. 정령들은 우리를 보호해 주고 우리 스페릴리드 는 정령들에게 양분을 준다. 간단히 말해서 공생 관계지." "자.. 잠깐. 양분이라니?" "간단히 말해서 먹이야. 정령들에겐 계급이란것이 있지. 인간들의 계급이란건 왕,귀족,평민 이란것이겠지만, 정령들에게 있어서 계급이란 전혀 다른 의미다. 예로 들자면 상위 정령은 인간의 혼. 그리고 하위 정령은 그 혼을받쳐주는 몸이라고 할까. 그런 관계지." "그것과 먹이가 무슨 상관이지?" "상관이 많아. 보통 하위정령들은 자신들이 속한... 그러니까불의 정령이라면 열이나 빛등을 양분삼아 살아가지. 하지만 상위 정령들은 그런것 만으로는 살지 못해. 따로특별한 양분이필요하지. 그것을 위해 존재하는게스페릴리드다. 스페릴리드에겐 신이 준 힘이 있어. 상위 정령들은 그걸 양분삼아 살아가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를 보호해 주는거지." "그런건가.." 대충 휘르의 말을 알아들은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아 직도 몇가지 의문점은 있었다. "그렇다면.. 아니. 묻겠어. 왜레아드에게 그렇게 집착을 하는거지? 좀 특이하긴하지만 너가 생각하는 만큼 대단한 녀석은절대 아닌데 말이다." "대단..하지 않다고?" 바크의 말을 들은 휘르의 입가에 장난기 그득한 미소가 맺혔다. "그 대답은 좀 있다 해주지. 먼저 내 이야기부터 한 뒤에." "...." "어디까지말했지? 아. 그렇지. 공생까지 말했군. 그럼 계속해서... 이 드롭에 대해 말해주지. 재미있게도 이 드롭은 어둠의정령들 가운데서도초상위 정령이야. 정확한 이름은 '가아 드라프.' 어둠의 정령중 우두머리라 할수있지. 이런 정령의 스페릴리드인 우리 집안또한 종족중 유난히 능력이 강했고. 그렇기때문에 엘디에서도 살아 남았겠지. 하지만 한가지 문제가 생겼어. 엘디의 후로 이 세상엔특별히 우리 스페릴리드를 위협할만한 존재들이모두 사라졌다는 거야. 즉, 몇천년을 내려오던정령과 스페릴리드의 관계에 틈이 생겼다는 거지. 아까도 말했듯이 우리 종족은 정령에게 양분을 주고보호를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종족의사람들은 거의가 40세를 넘기지 못해. 더구나 이 어둠이란 녀석은 그중에서도 특히 강력한 놈이라 양분을 많이 가져가지. 그래서 우리 집안사람은 거의가 20대에죽는다. 하지만 종족의생존을 위협할만한존재들이 없는 이세상에 와서도 계속 이 어둠에게 양분을 주면서 20년으로 생을마감한다는 것은 굉장히 아까운 일이지. 과거엔 강력한 정령의스페릴리드가되는것이 굉장한 명예였겠지만, 지금은세상이달라졌으니까 말이야." "...." "여기까지가 어머니의 기억이야." "뭐?" 휘르의 갑작스런 말에 바크가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난 방금전에 이 어둠속에서 과거 어머니.. 아니. 우리 집안 대대로 전해져오는 이야기를들었어. 만약 전대 스페릴리드가무슨 사고로 인해 후대 스페릴리드에게 종족에관한 이야기를못해준 경우를대비해서 정령속에 그이야기를 기억시켜놓은거지. 일정 나이가되거나 충격을 받으면 각성할수 있게 말이야. 상당히 잘 짜여진 시스템이야." '그런거였나?' 방금전 지하실의대부분을 박살낼만큼 요란했던 그 행동. 그것 이 전대의 지식을 받아들이는데 일어났던 일들? "아. 그래. 아까 물어본걸알려주지. 왜 레아드 오빠를 선택했는지 말이야." 거기까지 말한 휘르는 잠시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약간은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내 어머니... 전대스페릴리드였던 어머니를죽인건 바로 이어둠이었어." "뭐... 뭐!?" "내 부모를 죽인게 바로 이 가아 드라프였다고.." 그렇게말하면서 휘르는 한손을 뻗어 자신을 맴돌고 있는 어둠 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63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07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7/02/03 19:49읽음:255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07) == 제 3장 <어둠> == ----------------------------------------------------------- "무슨... 뜻이지?" 바크의 물음에 휘르가 재차 입을 열었다. "말 그대로다. 내 어머니를 죽인건 이 가아 드로프였어." 이제 겨우10살이 넘은 아이의 말이라곤 좀어색한 말투였다. 아마 어둠속에서 전대의 기억을 물려받을때, 정신연령또한 상당 히 오른듯 했다. 휘르가 말을 이었다. "삶을 살아가는데 20년이란 기간은 너무나 짧다. 특히 어머니가그랬어. 어머닌특별히 남과 다를바가 없는 사람이었지. 하지만 이 드로프 때문에 어쩔수 없이 20년이란시한부 생명을 가질수 밖에 없었다.어머니는 그 부분에 대해서 상당히 고민을하셨어. 하지만 자신은 이미 20세를넘은 몸. 거의 포기를 했을때 내가 태어났다. 어머닌우리 집안의 수호정령인어둠을없애려 하셨어. 나를 위해서.." 거기까지 말한 휘르는 잠시 말을 멈추고는 가볍게 숨을 들이 마 셨다. 그리고 잠시후. 다시 휘르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결과는비참했어. 어둠을 없애려고했던 어머니는 그역효과로 결국 돌아가셨고, 그때 어머니를 도와 어둠과 싸우셨던 아버지마져 정령의 폭주로 비참하게 죽임을 당하셨지." "...." "지금에서야안거지만, 아까 내가 정령에게 사라지라고 말하지못한건, 나 스스로가알고 있었던 거야. 드로프가내 어머닐죽였다는것을.. 그렇기 때문에 사라지라고 말하지 못한거지." "...." "내가 원한건 드로프가 사라지는게 아니라 그를 죽이는거니까." 휘르가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바크는 그런 그녀의 말 에서 조용하지만 강렬한 복수심을 느꼈다. 결국 이 아이가 바란 것은 복수였나? 자신의 부모를 죽인 칼을 부러뜨리고 싶은 그런 마음에.. "할만은 다 했어. 너가 이해하는지 못 하는지는알바가 아니겠지. 이제 레아드 오빠를 건네줘." 바크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생겨났다. "너가 한말. 거짓이라고는 생각치 않아. 이해도 다 했고. 네 사정도 충분히 공감이 간다." "그럼 레아드 오빠를" "하지만 그래도 레아드는 줄수 없어." 휘르의 말을 끊으면서 바크가 단호하게 말했다. 순간 휘르의 얼 굴이 굳어졌다. "그.. 그래. 내가 설명을 해준다고 너가 오빠를 건네줄거라고는생각하지 않았어. 단지 사정도 모른채 죽을 너를 위한 작은 배려였다." "..." 말을 마친 휘르가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그럼과동시에 주 변에서 산만하게 움직이던 어둠들이 모두 바크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걸 본 바크는 레아드를땅에 내려 놓고는 휘르를 쳐 다 보았다. 바크가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묻겠어." "뭐지?" "아이들을 죽인건 휘르.. 너냐?" 바크의 질문에 휘르는 잠시 머뭇 거리더니 이내 어린애 답지 않 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래! 저질 종족인 주제에 날 괴롭히는걸 용서할수가 없었거든! 죽어 마땅해!" 휘르의 말을 들은 바크가휘르의 붉은 눈동자를 쳐다보면서 조 용히.. 속삭이듯 말했다. "그럼.. 넌 죽어야겠군." '뭐?' 바크의 말에 휘르가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바크를 쳐다보았 다. 그 순간 휘르의 몸이 한번 움찔 거리더니 이내 가슴에서 핏 줄기가 솟구쳐 올라왔다. "이..이건..?" 원피스를 붉게 적시며 사방으로뿌려지는 자신의 피를 믿지 못 하겠다는 눈으로보던 휘르가 고개를 돌려 떨리는 눈동자로 뒤 를 바라 보았다. 뒤를 본 그녀의 눈동자가 놀람과분노로 커졌 다. "너..넌.." "...." 휘르의 뒤에 있는건 피투성이가 되있는마오였다. 바크와의 대 화에 집중하던 휘르는마오가 자신의 뒤까지다가오느걸 전혀 눈치채고있지 못한것이었다. 마오의 손에는 마지막 남은 단검 이 들려 있었다. 단검은 휘르의 등을 뚫고반대편 그녀의 가슴 쪽으로 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치명적인 상처였다. "어.. 어째서..?" 전혀 이해하지 못할 마오의 행동에 휘르가 물었다. 아무리 부하 몇명이죽었다고 하지만, 마오의행동은 그 이상인 것이었다. 마오가 휘르의 등을 뚫은 검을비틀면서 비정한 목소리로 말했 다. "동생들의 복수다." "뭐..뭐라고..?" "우린 이 도시의 버려진 아이들. 어려서부터 그 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고 우리들만의 힘으로 살아왔다. 그런 우리들에게 부하같은게 있을줄 알았나? 모두 가족이란 말이다!" 마오가 버럭소리치면서 검을 더 비틀었다. 뼈가칼등에 밀려 부러지는 소리가 바크에게까지 들려왔다. 하지만 정작칼에 맞 은 휘르는 고통스런 표정은 커녕 분노한 얼굴이었다. - 슈스! - 휘르가 짧게정령어를 외쳤다. 순간 한줄기검은 빛이 마오를 감싸더니 단번에몇미터 밖의벽까지 내 던져 버렸다. 커다란 소리와 함께 마오의 몸이 벽에 부씌히면서 굴러떨어져 내렸다. "하.. 하찮은것이 그따위 것으로 나를.." "크.. 그따위 거라고?" 웬만한 어른이라도 뼈가 으스러졌을 충격을 받은 마오는 의외로 단번에 일어나면서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아 내었다. "그러는 너 역시 그따위 것에 목숨을 걸지 않았나?" "닥쳐! 내 어머니와 더러운 개들을 비교하다니!" 휘르가분노해 외쳤다. 동시에 검은 빛줄기가 몇개 생겨나더니 마오의 몸을 후려쳤다. 마오는 커다란 망치에 맞은듯이단번에 땅에 쓰러졌다. 하지만 마오는금방 다시 일어났다. 보기엔 멀 쩡한듯 했지만, 온몸의 뼈가 박살이 났을만큼 마오의 몸은 지금 엉망진창이었다. 그건 휘르도 마찮가지였다. 어느정도의 상처는 정령의 도움을 빌려 치료할수 있지만, 워낙 상처가 깊어서 피조 차 멈추게 하지 못할정도였다. "더러운 놈들이라고... 그래. 네 말이 맞아. 우린 태어나면서부터 부모가 없는 더러운 놈들이었다. 하지만.." 어느새 마오의 손에 날카로운 검이 하나 들려있었다. 정확히 말 하자면 검이 아니라검날이었다. 아까 휘르의 어둠과 충돌하면 서 깨져나갔던 바크의 검날. 검날을 움켜쥔 마오의 손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런 고통에 아랑곳 없이 마오가 버럭 소리 를 지르면서 휘르에게 달려갔다. "우린 사람을 죽이진 않아! 더러운 개는 바로 너다!" "닥쳐!!" 순간휘르의 몸 주변에서 어둠의 빛이 마오에게쏘아져 갔다. 단번에 두꺼운 벽을 허물정도로 강력한 빛. 하지만 마오는 피하 지 않았다. "위험해!" 뒤쪽에서지켜보던 바크가 외쳤다. 순간 빛이마오의 몸을 꿰 뚫었다. 그리고 마오는 계속해서 휘르에게 달려갔다. 빛은 단지 마오의 몸을 뚫고 지나갔을뿐 터지진 않았다. 마오가 노린게 그 거였는지 마오의 입가에희미가 미소가 맺혀져 있었다. 마오의 몸을 뚫고 지나간 빛이 반대편 벽과 부씌히면서 터졌다. '같이 죽을 생각인가?' 벽이 폭발하면서 날리는 파편을 팔로 막아내면서 바크가 휘르를 덥치는 마오를 쳐다보았다. 분명마오나 휘르는 누가봐도 치료 되긴 그른 몸들이었다. 그렇다면.. '둘다 자폭할 셈!?' 순간 마오가 들고있던 검날을 휘두르면서 휘르를 덥쳤고 동시에 휘르의 입에서 한가닥 정령어가터져나왔다. 둘의 사이에서 무 시무시한 검은 빛의 오로라가 생겨나더니 순식간에 집안 전체를 감싸버렸다. 바크와 레아드도 검은 빛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레아드!!" 검은 빛의 안은 고통뿐이었다. 살이 타들어가는 고통.. 그런 빛 속에서바크는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하지만보이는것은 검은 빛뿐이었다. '제기 이대로.. 이렇게 아무것도 할수 없다니!' 고통이익숙해진건지 아니면 자신의 몸이 다 타버린건지이제 고통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 검은 빛 속에서 바크는 아무것 도할수없는 자신을저주했다. 레아드도 나와 같게 되었을까? 바크는고개를 돌려 레아드가 있던 자리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보이는건 역시 검은 빛 뿐. - 부웅.. - 그때였다. 바크가바라보고있던 자리에서 조그만... 아주 작은 하얀색 점 하나가 생겨난것은. '이건?' - 너무 무력해! 나의 힘같은거 녀석에게 통하지 않아! - 무슨.. 작은 하얀색 빛이 커지면서 그 안으로 한 소년의 모습이 보였다. 나이는 자기 또래 정도? 작은 구체 안으로 보이는 소년 은 웬지 모르게 어디선가 본듯한 얼굴이었다. 구체는 점점 커져 갔다. - 마왕이라고? 웃기지 마라. 녀석을 죽이기전의 난 단지 펠일 뿐이다. - 소년의모습이 없어지면서 한 청년이 나타났다. 얼핏 보기에도 강해보이는 그 청년은 한손에 검날이투명한 검을 가지고 있었 고 그의 몸 주위로 4개의 각기 다른색을 가진 검들이 허공에 떠 있었다. 그의 모습이 사라지면서 또다시 다른 음성이 들려왔다. - 신이라.. 녀석을 해치운다면 그가 바로 신이겠지. - 이번엔 한 여인의 모습이 나타났다. 뭔가엄숙하면서도 신비롭 고 요염한느낌의 그 여인은 한손에 작은 보석을. 그리고 다른 한손엔 하나의 원반을 들고 있었다. 여인이 원반을 허공으로 휘 두르자 주먹만하던 하얀빛이 순간 바크의 시아를 전부 가려버릴 정도로 커졌다. 그리고 그 사이로 그 셋의 모습이모두 나타났 다. 소년. 청년. 여인.. 그리고.. '저건!?' 하나의 검. 허공에뜬채 천천히 회전하고 있는..길이가 2m가 넘는 검. 분명 레아드의 검이었다. 단지 다르다면 검의 색이 붉 은게 아니랑 백색이라는것 뿐. 그외 모든것이 레아드의 검과 같 았다. 중앙의 소년이 허공에서 돌던 검을 잡았다. - 나 엘더. 하찮지만 내 이름에 걸고 약속한다. 이 싸움이 끝난 다면... 그리고그때도 내가 살아있고 너희들이 살아있다면. 나 스스로 목숨을 끊을것을. 약속한다. - 에.. 엘더라고? 바크가마른침을 삼켰다. 지금 자신이 보고 있 는 저 소년이 엘더 모바스? 초대 용자이자하와크를 건국한... 자신의 선조인 엘더라고? 바크가 황당한 상황에 놀라고 있는 순 간 빛이 갑자기 빠르게 커지더니 바크마져 빨아들였다. 이제 바 크에게 보이는 거라고는 하얀색의 빛뿐이었다. 휘르의 정령. 드 로프가 만들어낸 검은 빛은 어디에도 찾아볼수가 없었다. - 콰아아.. - 갑작스런 엄청난 폭음. 동시에 하얀색 빛이 점차 흐려지더니 그 사이로 뭔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 지아 느. 카! - 정령어? 순간 바크의 옆으로 한줄기 거대한 빛이 스쳐 지나가더 니 땅에 부씌히면서 엄청난 대 폭발을 일으키며 터졌다. 그리고 그 폭발의 사이로 한명의 청년이 검을들고 뛰어다니는것이 보였 다. 아까 본 그청년이었다. 그는 경이롭게도 5개의 검을 동시 에 사용하면서 땅과 하늘. 바다와 강을 향해 무시무시한 검기를 뿌려대었다. '이.. 이사람들. 이 세상과 싸우고 있는건가?' 그렇게밖에 볼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늘도. 땅도. 숲도... 모든 것이 하얗게 변해있었다. 바크는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모든것이 하얗게 변한 세상. 그런 세상의 한쪽에 유일하게 색채 가 남아있는 조그만 마을 하나가있었다. 분명 바크는 저 마을 알고 있었다. 주변의산이나 근처에 흐르는 강. 그리고 무엇보 다도 마을의뒤쪽으로 자리잡은거대한 산. 하와크의수도인 '커버르'였다. 하지만 지금 바크가 보고있는건하와크의 수도. 총 인구가몇십만인 그 거대 도시가아닌 단지 조그만 마을일 뿐이었다. 그 마을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신을 엘더라 말한 소년이 서 있었다. 한손에는 레아드의 검을 들고서.. -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다. 그 누구도 울어주진 않아. - 엘더가 손에 들고있던 검을 위로 치켜들었다. - 죽는건 나 하나뿐. - 그리고 검이 아래로 내리 그어졌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653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08올린이:피니시스(홍성호)97/02/05 19:16읽음:288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08) == 제 4장 <최악의 조건은?> == ----------------------------------------------------------- 하와크의 수도와남쪽 도시들을 잇는 대로의 한 가운데 위치한 무역도시 하므. 그 도시의 이름에 걸맞게 하므의 아침은 사람들 의 목소리로 시작이 된다. 도시의 1/3을 차지하는거대한 시장 에서 울리는 시끌시끌한 사람들의 소리는 하므의 어디에 있더라 도 아침이 왔다는걸 알릴만큼 컷다. "후아... 아침인가?" 태양이 떠오르는 시간. 한 여관의 2층 창문이 열리면서 그 사이 로 레아드가 얼굴을 내밀었다. "흐음~ 좋구나." 레아드는 먼저 신선한 공기를 듬뿍 들이마신다음 언제나 봐도 활기찬 하므의 길거리를 바라보았다. 아침 식사에 내 놓을 신선 한 야채나 과일을 사러시장에 가는 여인네들. 물건을 팔러 가 는 상인들 하며.. 길거리는 아침인데도 분주했다. "뭐야. 벌써 아침이야?" 그때 바로 옆의 창문이 열리면서 바크가 나타났다. 레아드가 손 을 펴 보이며 흔들었다. "안녕~" "아.. 그래." "뭐야. 아... 라니?" "아냐~ 아무것도." 바크가 아무렇게나손을 휘 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레아드는 한번 가볍게 기침을 한번 하고는 다시 길거리를 바라보았다. "오늘 호란씨에게 가기로 한 날이지?" "응.." "하여간 잘 된거야~ 일은 잘 처리 했고, 휘르도 건강히. 우리도다치진 않았으니까." "....." 바크는 말없이 고개를 돌려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글쎄.. 정말 그럴까?' 바크는 웃으며 길거리를 내려다보는 레아드를 보면서 4일전. 그 때 그 상황을 회상해 내었다. - 죽는건 나 하나뿐. - 엘더의 검이 하나의 선을 그으며 내리 그어졌다. 그리고 고요.. 멀리서 싸우고 있던 청년과 여인은 모두 손을 멈춘채 엘더 쪽을 바라보고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순간. 모든것이 사라졌다. 뭐 라 말해야 할까. 정말로 사라진건지 아니면 거기서 바크가 보고 있던 그 장면이 끊긴건지는 정확하지 않다. 하여간 바크 자신은 그 장면을 끝으로 정신을 잃었다. 한참후. 정신을 차린바크는 자신이 침대에 누워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 정신이 드세요? - 자신이 머물고 있던 여관의 여 종업원인 티카의 목소리. 바크는 티카를 통해서그간의 사정을 들을수있었다. 그날밤. 휘르의 집에서 갑작스런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타 올라왔고, 재빨리 도 시 방위군이 화재를 진압. 불탄 집의 지하실에서 자신과 레아드 그리고 마오를 꺼내왔다고 한다. 특별히보호자가 없길래 티카 자신이 보호를하기로 하고 집으로 데려온 것이고.. 바크가 휘 르에 대해 물었을때 티카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 휘르는 그곳에 없었어요.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 그리고다음 날. 바크는 온몸에 붕대를 칭칭 감은 마오를 찾아 갔다. 바크에게 다행스러운건지아니면 불행한건지는 모르겠지 만 마오는 그 상처에도 불구하고 살아있었다. - 복수는 했다. 심장을 찔렀고 감촉도 확실히 왔으니까. - 그리고 또 다른 말도 했다. - 살아 있어라. 몇일 전 치욕은 반드시 갚겠다. - 그날 저녁. 바크는 말 두필을 사서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는 레 아드를 한말에올려놓고는 그 동안 자신을 도와준 티카에게 작 별을 고했다. 그녀 몰래 그녀의침대위에 금화를 몇개 두고 왔 으니 감사의 뜻은 충분히 전한 셈이었다. 그리고 도시를 떠난지 2틀후. 레아드가 깨어났다. 바크는 사실에최대한 가깝게 레아 드에게 그 동안의 사정을 이야기 해주었다. 어둠과 휘르의 관계 는 빼 놓고. - 그래서 휘르는? - 묻는 레아드의 질문에 바크는 담담히 웃으며'정령을 잃고 보통아이가 된 휘르는 여관의 티카씨가 맡아 키우기로 했어.' 라고 말했다. 휘르가죽었는지 살았는지는 바크 본인도 정확히 는 모르지만, 아마죽었을 거라 본다. 휘르는인간과 다른 종 족. 그 목숨이 다 했을때 반드시 육체가 남아 있으리란 법은 없 으니까. 하지만 일단은 레아드에게 그럴싸하게 거짓말로 둘러대 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둘은 포르 나이트의호란. 그리고 엘 빈과 파오니. 헤론이 있는하므로 돌아왔다. 워낙 도착한 시간 이 늦은지라 일단 여관에서 하룻밤을 지낸뒤에 호란을 찾아가자 고 결정한것이고. 그리고 하루가 지나 아침이 된 지금. "그러고 보니 배가 고픈걸." 라고 말하는레아드를 보고있는 것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이번 에 바크가 겪은 일은 완전히 수수께끼 투성이었다. 일을 끝낸후 바크가 가장 한스럽게 생각한것은휘르에게서 '레아드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듣지 못한 점이었다. 그땐상황이 너무 급했던 지라, 차분히휘르가 그 이야기를 할 동안 기다릴 상황이 아니 였었다. 결국 휘르는 사라져버렸고, 이제 그 '힘'을 말해줄수 있는 이는아무도 없게 되 버린것이었다.그리고 그 의미모를 영상. 하얗게 변한 세상과 싸우던청년과 여인. 그리고엘더. 엘더에대한것도 의문점이 많았다. 정말로그가 엘더 모바스. 자신의 선조일까? 아니면 단지 동명이인? 그리고 그가 들고있던 레아드의 검은 또 무엇인지... 모든게 의문 투성이었다. "이봐아~~!" 순간 바크의 시아에레아드의 얼굴이 가득 들어왔다. 깜짝놀란 바크. "뭐.. 뭐야." "못들었어? 배가 고프다구." "아.. 알았어." 고개를 끄덕이는 바크는 보면서 레아드가 어깨를 들썩거리며 픽 하니 한숨을 내쉬었다. "뭐야~ 너 오늘 이상하잖아. 계속 멍하니 있고 말야. 설마." 순간 레아드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휘르와 싸울때 이 몸이 기절해 있었다고 얕보는것은?" "아니라니까!" 짜증이 날 정도로 귀찮게 묻는 레아드를 향해서 바크가 빽 소리 를 질렀다. 순간 레아드가손을 들더니 바크의 머리를 한방 쥐 어 박았다. 갑작스런 레아드의 한방에 벌컥 화가난 바크가 뭐라 외치려는 순간 레아드가 말했다. "좋아~ 그런 얼굴." "뭐..?" "그렇잖아~ 몇일 전부터 죽을 둥. 하는얼굴로 있으니까 말야. 내가 거북하다구. 뭔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나한테 말하지 못할거라면 내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해. 괜히 부담주지 말고." "아.. 알았어." "아앗! '알았어'라고 말하는건 뭔가 나한테 속이는게 있다는.." 그 순간 바크의 주먹이 허공을 갈랐다. ----------------------------------------------------------- "뭔가.. 내키진 않지만." 하므의 중앙로. 어느정도 돈이 있는 상급 부류들이 사는 저택들 이 줄지어 자리잡고 있는 곳. 그중 한 저택의 서재. "좋아. 일단을 허락하지." 포르 나이트 하와크 남쪽지부의 장이자 레아드와 바크의 상관인 호란은 손에 든 서류를 책상위에 던지고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청년을 바라보았다. 청년이 고개를 살짝호란에게 숙이며 감사 의 뜻을 밝혔다. 호란이 손을 내 저어보였다. "부자집 도련님의 여름 나들이라. 별난 취미군."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아아~ 나한테 그런말을 해봤자.. 뭐. 그 둘. 지금쯤 하므에 도착했을테지." "...." "그런데 그쪽은?" "미리.." "알겠어." 청년의 말에호란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동 시에 청년도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럼. 전 이만." "아. 잠깐만." 막 문으로 나가려던 청년을 호란이 불러 세웠다. 뒤를 돌아보는 청년에게 호란이 씨익 웃어보이며 한장의 종이를들어 보였다. 포르 나이트 가입 신청서였다. "자네. 강한것 같은데. 어떤가? 포르 나이트." 장난기 가득한미소를 띄우고 말하는 호란을 한번 쳐다본 청년 이 픽 웃으면서 말했다.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그리고 청년은 가볍게 고개를 내려보이고는 문밖으로 사라졌다. 청년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자호란은 들고있던 종이를 테이 블위에 올려놓고는 그 위에 몸을 기대었다. "재밌게 돌아가는군. 아이리어...라."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31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09올린이:도룡뇽(안헌영)97/11/21 13:49읽음:257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09) == 제 4장 <최악의 조건은?> == ----------------------------------------------------------- '나 호란씨한테 다녀 올테니까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여관을 나서며 바크가 레아드에게 남긴 말이었다. 거기다,'저번 처럼 쓸떼없이나돌아다녀서 사람 골치아프게 좀 하지말고. 알겠어?' 도 빼먹지 않았다. "쳇. 누굴 어린애로 알고 있나." 자신의 방에 돌아와서 침대에 걸터 앉은레아드는 바크의 과잉 보호(?)를 못 마땅하게 생각하면서 투덜거렸다. '그나저나, 누나한테 말도 안 하고 나온게 벌써 일주일..가까이됐나?' 지금 쯤 '찾기만 하면 가만 놔두질 않겠어!' 라며 죄도 없는 파 오니 형 한테 화를 팍팍 내고 있을 엘빈을떠올린 레아드는 쓴 웃음을 지었다. '그러고 보니 보고싶은데.'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나와버렸으니 지금 쯤 걱정하고 있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덜컥 누나 집에 가면 바크가 화 낼거고.' 바크가 화 내는거 뿐이라면 상관없을지도 모른다.눈치 빠른 파오니 형이 자신이 포르 나이트란걸 만일에 눈치라도 챈다면. '관련 인물 전부 제거.' 듣기에도 거북한 말을 떠올린 레아드는 얼굴을 찡그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역시 누나는 보고 싶단 말야." 엘빈을 떠올리던레아드는 아주 잠깐동안 고민을하다가 이내 밝은 얼굴을 해 보이면서 침대에서 가볍게 몸을 일으켰다. "들키지만 않고 몰래 숨어서 보는건 괜찮겠지?" 이미 바크가 해준 말 따위는 완전 잊어버린 레아드였다. "살아서 돌아 왔군요." 문을 열고 들어온 바크를 보면서호란이 반가운 기색으로 말했 다. 하지만 정작 바크 본인은 그리 반갑지가 못했다. '이 사람은 이게인사법인가. 살아서 돌아왔군요.. 라니. 죽길바랬다는 거야 뭐야.' "자자.뚱한 얼굴 하지 말고 앉아요. 그렇지않아도 기다리고있었는데." "예? 무슨 일이 있나요?" 호란이 내민 의자에앉으면서 바크가되 물었다. 호란은 책상 위에 몸을 기댄 후에 그 위에 올려져있는 서류중 하나를 집어서 바크에게 보여주었다. "일인가요?" "먼저 읽어 보세요." 서류를 받아든 바크는 의아한 얼굴로 한 번 호란을 쳐다 보았다 가 이내 시선을서류쪽으로 옮겼다. 그곳엔간단하게 몇 개의 인적 사항이 적혀 있었다. "론 아이리어. 나이 18세.. 아이리어라면 동쪽 지방의 가장큰세력가인 아이리어가?" "정확히 말하자면하와크 내에서 가장 많은재력을 갖춘 집안이죠." "그런데.. 이걸 어째서." "더 읽어 보세요." 호란의 재촉에 바크는더더욱 알수 없다는 표정으로 글을 읽어 내려 갔다. "기간. 1년 6개월. 이 기간동안엔 포르 나이트의 어떠한 명령이라도 따른다. 만일 임무 수행중 죽게된다 해도 그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사망을하더라도 계약금을 일체 돌려받지 못한다. 그리고... 에." 그렇게 글씨로 이루어진 길을 눈으로 따라가던 바크가 한순간 황당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계, 계약금. 금화로 10만개?" 영족으로 자란 바크라도 갑자기 천문학적인 액수가 나오자 잠시 머리가 굳어 지는걸 느꼈다. 10만개라니.. 그정도 금화라면, 원 한다면 나라 하나 만들거나 망하게 만드는건 간단한... 그 정도 로 엄청난 액수 아닌가? 이렇게 바크가 놀라있는 와중에 호란은 조그만 잔에 차를 따라 마시면서 바크의 말을 이어 받았다. "론 아이리어.이 하와크. 아니 이 대륙 내에서 첫째라도 해도누구하나부인 할수 없을 정도로막강한 재력을 가진 집안의후계자. 아니. 몇일전 그의 부친이 죽었으니 이젠 그 아이리어가의 주인이죠." "그런데. 그가 어쨌단거죠?"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왜 그런걸나한테 말해주는거냐? 라는게 바크의 의도였다. 호란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간단하게 손짓 한 번으로 한 나라의사람들을 굶겨죽일수도있는 인물이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이번에 포르 나이트가 되고싶다고 찾아왔습니다. 물론 대가로는 거기 적혀있는 금화 10만개를 가지고 말이죠." "무, 무슨 그런 바보같은 녀석이!" "뭐, 그렇게 따지자면니아 바크. 그 쪽도 만만치않은 몸 아닙니까?" "...." 호란의말에 바크는 그대로입을 다물어 버렸다. 그런 바크를 보면서 호란이 싱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물론완전히 포르 나이트가 된건 아닙니다. 거기 적혀 있는대로 기간은 1년 6개월이고. 뭐. 돈이넘쳐 흘러 머리속까지 금으로 차있다 해도이상할게 없는 삶을 살아온사람이니 그리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그런데.. 그 론 아이리어가포르 나이트가 된것과저와 무슨상관이죠?" "아. 그게.. 좀 문제가 심각하거든요." "문제라뇨?" 의아해 묻는 바크에게호란이 손가락 하나를 들어 바크를 가르 키며 말했다. "그가 당신들을 지목했어요." "지목이라니." "그러니까, 저 계약서에는 써있지 않지만, 저 계약이 이루어 질려면 먼저 당신들. 그러니까 니아 바크. 그리고 레아드와 함께포르 나이트를 해야겠다는 전제 조건이 있는거죠. 무슨 말인지알겠죠?" "......" "이해를 못하겠다면간단히 말해드리죠. 앞으로는 론 아이리어가 당신들과 함께 행동 하게 된겁니다." "그, 그런 억지가!" 바크가 외침에 호란이 픽 웃으면서 되 물었다. "금화 10만냥과 당신 둘이 1년 6개월간 부잣집 도련님을 돌봐주는 것. 어느쪽을 택할거라고 생각하는거죠? 이건 명령입니다." 호란의 단호한 말이었다. 계속.... ps:이미 읽어서 아시겠지만,연재 계속 합니다. (^^;)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31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10올린이:도룡뇽(안헌영)97/11/22 01:47읽음:231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10) == 제 4장 <최악의 조건은?> == ----------------------------------------------------------- "......."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된 걸까? "......." 그렇게 화가 난 걸까? "......." 레아드는 할말은 잃은채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커다란 건물을 바 라보았다. "누나.." 엘빈을 나지막히부르는 레아드의앞에는 자신이 일주일 전만 해도 머물던 그 누나의집이 서 있었다. 다만일주일 전과 달 라졌다면 보통 가정집에서 여관으로. 그리고 집주인이 엘빈에서 생전 처음 보는 웬 부부로 바뀌었다는것 뿐. - 혹시 이름이 레아드..라고 하지 않나요? - 라면서자신에게 말을걸어온 여관집 부인의 물음에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는 그전집주인. 즉 엘빈이 자신에게 맡 기고 간거라며 한개의 편지를 레아드에게주었다. 편지엔 이런 글들이 쓰여져 있었다. - 사랑하는레아드와 바크에게(가려먼 너만가지 레아드는 왜 데려가! 바보 천치 같은 놈!) 몇가지 말해두자면,첫째. 다음번에 만나면 혼날 각오 단단히 할것. 둘째. 우리들은북쪽으로 떠날 테니까 찾아오려면, 마음대로 해. 셋째. 바크가 있어서 상관 없겠지만, 그래도걱정이 되서 얼 마 안되지만, 너희들한테 돈을 남겼어. 은행에 가서 찾 아 쓰도록 해. 추신1. 바크야~! 레아드 놀리지 말고. 적당히 놀다가 집에 돌아 가도록 해. 아저씨가 걱정 하시더라. 파오니가.. - 추신2. 다음에 볼 때까지 건강해. 엘빈. 그리고 편지 봉투 안엔 '니' 가의 보증 수표가 몇장들어 있었 다. 금화로따진다면모두 20개 정도. 편지에적혀있는 얼마 안되는 적은양이 결코 아니였다.하지만 레아드는 외려 뚱한 표정이 되 가지고는 한숨을 푹하니 내쉬고만 있었다. "엘빈누나.. 그냥 북쪽이라고만 하면 찾아 갈수가 없잖아.." 엘빈의 덜렁거림이 한스러운 레아드였다. "두가지의 길이 있습니다." "......" "한가지는 명령을 들어 착한 포르 나이트가 되는것. 또 다른 길은 명령을 어겨서 나쁜 포르 나이트가 되는것. 물론 여기서 명령을 어긴 포르 나이트가어찌 되는건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있을테죠." 웃기지도 않는 호란의 협박에 바크는 잠시 분한 표정을 지어 보 이다가 마지못해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호란이 입가에 진한 미소를 지었다. "자. 그럼 새로운 동료를 맞이하러 가볼까요?" "어이~~" 힘없는 발걸음으로 여관으로 돌아가던 레아드의 뒤 쪽에서 언뜻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레아드는약간은 멍한 눈으로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순간 사방이 검게 변하면서 뭔가 자신의 몸에 들러 붙는게 느껴졌다. "뭐, 뭐야?" 놀라서 재빨리 자신에게 붙은(?)그걸 때어낸 레아드. 순간 하나 의 얼굴이 자신의 얼굴 바로 앞에 다가오는게 보였다. "야아. 오랜만이야. 레아드." "으응?" 그때서야상대방의 얼굴이눈에 자세히 들어왔다. 갈색머리에 검은 색에 가까운 약간은날카로운 푸른눈동자. 그리고 장난 기 가득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고 있는... "아앗. 넌." 몇일전우물가에서 만났던 그 가출소년? 순간 상대방이 레아드 를 덥석 끌어 안았다. "와아~ 기억해 주고 있었구나. 기뻐~" "자, 잠깐만." 너무 놀란 나머지레아드는 상대방을 힘껏 손으로밀어 낸 뒤 에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는 어느정도 진정이됐을때 고개를 들어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소년을 쳐다볼수 있었다. "안녕." 방금전의 그 과격한(?) 행동과는 다르게 이번에 소년은가볍게 손을 들어보였다. 하지만 레아드는마주보며 '너도 안녕?'이 라는 등의 인사를 할 기분이 아니였다. "에.. 그러니까. 너 이름이..?" "로느야. 하지만 론이라고 불러줘. 로느는 웬지 여자 이름 같아서 말이야." "아. 그래. 전에도 그런 말을 했었지. 그나저나 갑자기 무슨 일이야. 사람한테 이렇게 달려들다니." 레아드가 쏘듯이 말하자 론이 멋적게 웃어보였다. "그게 말야, 여길 지나가다가 우연히 레아드를 보게 됐거든. 근데말야, 레아드가 웬지 힘없이 축 쳐져서 걸어가지 뭐야. 그래서 힘좀 내라고." "겨, 겨우 그런거 때문에사람한테 그렇게과격하게 달려든거야!?" "뭐, 그런 셈이지. 어때? 이젠 좀 괜찮아?" 싱긋 웃으며묻는 론의 얼굴에레아드는 잠시 화를 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였다. 결국 레아드가 떠듬떠듬 입을 열었다. "어, 어쨌거나, 저번에해준 충고는고마웠어. 덕분에 바크와도 화해를 했으니까." "흠. 내가 해준 말이 도움이 된거야?" "으..응." "그래? 기쁜걸." 베시시 웃는론이었다. 잠시동안 레아드를 보면서 싱글싱글 웃 던 론은 뭔가 생각이 난듯 갑자기 레아드의 손을 잡았다. "참. 이럴게 아니지. 오랜만에만났는데, 이런 대로에 서서 이야기를 하다니. 내가 아는 좋은데가 있어. 거기 가자구." "자, 잠깐만. 난 동행이 기다리고 있었서." "그 바크란 사람말야?" 론의 질문에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걱정마. 참, 그리고 만나야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아, 아니. 난 말야." 지금 안 돌아가면 바크가 무척 화 낼거란 말야! 란 말을 하려는 레아드였지만, 론은막무가내로 팔을 잡아당기면서 레아드를 어디론가 끌고가 버렸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33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11올린이:도룡뇽(안헌영)97/11/24 21:12읽음:2244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11) == 제 4장 <최악의 조건은?> == ----------------------------------------------------------- "여기는.. 찻집?" 한 5분 남짓. 정신없이 론에게 끌려와 도착한 곳은 저번에 엘빈 과 한번 와본적이 있었던 찻집이었다. "어. 와본적이 있어?" "으응." "이런, 아깝네. 난또 처음 오는줄 알고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뭘.. 기대 한다는 거야?" 뚱한 얼굴로 묻는 레아드에게 론이 웃어보이며 손을 저었다. "아냐, 아무것도. 하여튼앉자구. 어이~마스터. 여기 꿀물차두잔." 찻집의 한쪽에서 무료하게 앉아있는 중년의 사나이에게 론이 주 문을 시켰다. 그리고는 돌아서서 레아드의 반대편에 앉았다. 그 런 론을 보면서 레아드는 잠시동안이지만 혼란에 쌓였다. '어째서.' 자신이 지금 여기서이러고 있어야 하는가? 더 자세히말하자 면, 이제겨우 두번. 그것도 스쳐 지나가듯이만났던 이 소년 과 이렇게 정답게(?) 마주앉아서 이런 잡담을 할정도로 이 사 람과 내가 친했던가? 웬지 모르게 혼란스러운 레아드였다. 그러 나 그런 혼란 속에서도 레아드가 자리에서일어나지 않는 이유 는 간단했다. 론이 워낙 친금감 있게 굴어서 였다. 이렇게 까지 자신을위해주는 상대에게 '난 이만.'하며 가버릴 단호함이 레 아드에겐 없었다. "그러고 보니 요 몇일간 보이지 않던데. 어디 다녀온거야?" "아, 그.. 남쪽 지방에 갔었어." "그래?" "참, 그러고보니 너야말로 어째서 여기건하므에 있는 거지? 여행을 하는것 같던데." 전에론을 봤을때 본 그의 옷 차림새는분명히 평범한 여행객 의 복장이었다. 그걸보고 레아드는 간단히 무슨 사정이 있어 집 을 나온 '가출소년'이라고 생각해 버린 거였고. "맞아. 요전까지쭉 여행을 하고 다녔었더랬어. 근데 몇일전에안 좋은 소식을 듣고 잠시 하므에 머물고 있는거야." "안 좋은 소식..이라니?" "몇일전 아버지가 죽었거든." "에..?" 론의 아버지가 죽었다..에 놀라기 보다는 오히려 아버지가 죽었 다란 말을 너무나 태연히 하는 론에게 놀라버린 레아드였다. 그 런 레아드의 표정에 론이 픽 웃었다. "뭐 별로 친하지도 않았고, 또 서로의 일엔 절대 참견하지 말자는 식으로 살아와서 슬프다.. 란 생각 같은건 들지 않아. 솔직히 말해서 마지막에 만난게 아마 1년도 훨씬 전일걸." "하,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어. 걱정해 주는거야?" "아니.. 걱정이라기 보다는." "흠. 기분 좋은걸. 걱정을 다해 주다니." 도리질을 하는 레아드완딴판으로 론은 그야말로 제 멋대로 생 각하고 제 멋대로 말했다. 그때 마스터라 불린 사나이가 둘에게 다가와익숙한 동작으로 두개의 찻잔을테이블 위에 올려놓았 다. "그건 그렇고." 마스터가 올려놓은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신 론이 반대로 레아 드에게 묻기 시작했다. "레아드는 여행을 다니고 있는것 같던데. 무슨 일이야?" "일.. 이라니?" "그러니까 뭘 하고 싶어서 돌아다니냐는 거지." "아, 그거." 레아드는 론의 질문에 잠시 뒷머릴 긁적였다. "에, 그러니까.. 그냥 단순한여행이야. 무슨 목적이니 하는건없고 말야." "...그래?" 잠시 뜸을들여 중얼거리듯 말하는 론을 보면서 레아드가 의아 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왜 그래?" "아니.난 말야. 무슨 거창한 이유로돌아다닐거라 생각을 했었거든." "거창한 이유라면.. 가령 어떤거?" "그러니까... 에. 뭐 전설의 보물을 찾는다 라거나 아니면 대륙을 한바퀴 돈다.. 라거나 그것도아니면 무슨 임무를 띄고 돌아다닌다는거나." "아...하하. 그런건 내가 할수 있는것들이 아니잖아." 식은땀을 뻘뻘 흘리면서레아드가 애써서 손을 저어 론의 말을 부정했다. 그러나 론의 입은 멈추지 않았다. "뭐, 이런것도 있겠네.돈을 받고 괴물을해치워 주거나 아니면 무슨 기밀 사항을 전해주거나 현상 수배범을 잡아주고.. 돈을 받고 암살도 하는." "저, 저기!" 만일 지금 누군가가 레아드의 옷을 들춰 본다면 아마 온몸에 소 름이 돋아난것을볼수 있었을것이다. 레아드의 외침에 론은 의 자 깊숙히 몸을 묻으면서 입가에 진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레아드가 절대 듣고 싶지 않았던 말을 하고야 말았다. "이런게 포르 나이트가 하는일 아니였어?" "자,잠깐만! 너 어떻게 그걸" 알고 있는냐? 란게레아드의 뒷 말이었지만, 중간에 론이 말을 끊어 버렸다. "그런데그런게 거창한이유가 되지 못한다니. 레아드의 여행에는 포르 나이트 보다도 더 특별한 이유가 있나봐?" "이봐~! 남의 말을 들으라구! 넌 또 어떻게 안거야?" 이번엔 론쪽이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또.. 라니. 그럼 전에도 누가 알았다는거야?" "말 돌리지 말라니까!!" 순간레아드가 몸을 반쯤앞으로 내밀면서 여지건과는 비교도 안되게 있는 힘껏 소리를 쳤다. 소리가 얼마나 컷으면 근처에서 차를 마시던 사람은 물론 가게 앞을 지나가던사람들까지 안을 쳐다볼 정도였다. "아. 이런.." 사람들의시선을 느낀 레아드는 숨이 차오르는 가슴을 진정 시 키면서 자리에다시 앉았다. 그리고는 눈을치켜 올리며 론을 노려보았다. "너. 도대체 누구야?" "아까 말하지 않았어? 론이라니까." "그, 그런거 말고." "나이 18세. 키는 180cm가 조금 넘는 핸섬한 소년이라고 할까?" "그런거 아니라니까!" "그럼, 어머니는 내가 태어났을때. 아버지는 몇일전 죽었고, 친척이나 가족은 단 한명도 없는 천애 고아이자 불행아인 수수께끼의 소년.. 이라고 하면 되는거야?" "이, 이봐아." 웬지 론의 페이스에말려든듯한 느낌을 받은 레아드는 만사 다 포기했다는듯이 턱을손등에 올려놓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 순 간 뒤쪽에서 누군가가 레아드의 머리에 손을 올려놓았다. "하와크 남동부근의땅중 70%. 하와크 전체 국토의 13%를 소유했고, 그세력은 왕족조차 무시 못할정도.대륙의 나라중 17개국과 무역을 하며 1년에 버는 액수는 천문학적. 가문 휘하의기사단을 조직했고, 사병의 숫자만오천에 가까운. 대륙 최대의 재력을 소유한 '아이리어'가의 주인이 불행아라니. 다른 사람이 그런 소릴 들었다면, 미쳤다고 했을거다." "바크!" 레아드가튀어 오르듯이자리에서 일어나 뒤쪽을 바라보았다. 생각대로 그곳엔 바크와 호란이 서 있었다. "이거야.. 수수께끼의 소년의정체가탄로난건가. 이 짓도 다해 먹었군." 론이 어깨를 한번 들어올리면서 픽 웃었다. 그리고는 시선을 옮 겨 수수께끼소년의 정체를 파해쳐 버린 장본인을 올려다 보았 다. "만나뵙게되서 영광입니다.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님. 이렇게 뵙고보니 왜 늙은이들이 그렇게 좋아했는지 알겠군요." "나 역시 영광이군. 이 나라의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아이리어가의 주인을 만나게 되다니." "론입니다." "니아 바크다." "......" 뭘 하는거야 이 두녀석들? 곤란한시점에서 바크가 등장하길래 안심한레아드는 둘의 대화가 이상한 쪽으로 흐르자 의아한 눈 으로 둘을번갈아 가면서 쳐다 보았다. 그때 호란이 나서서 레 아드의 궁금증을 풀어 주었다. "이미 만나서아는듯 하지만, 소개하죠. 이쪽은 레아드씨와 바크씨. 그리고 이쪽은 이번에 동료가 된 론씨입니다." "동료라면.. 나이트?" 주위의 사람이있는 이유로 앞의 '포르'는 뺀채로 말한 레아드 였다.(그러나 이미 론이 말해 버렸다는건 잊은 레아드.) 레아드 의 물음에 호란이고개를 끄덕였다. 그때서야 레아드는 어째 서 론이 자신이 포르 나이트였는걸알고 있었던건지 이해가 갔 다. "그런데 동료라니.. 누구의?" 중얼거리듯묻는 레아드를 본 호란이 싱긋 미소를 지으면서 손 가락으로 레아드를 가르켰다. 순간 레아드의놀람의 외침이 다 시한번 찻집과 그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린했다. "뭐, 뭐라고욧~!!" "못알아 들었다면 다시한번말씀드리죠. 이번부터 두분과 함께행동할 론씨입니다." 레아드의 반응을 즐기는듯이 호란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런 말이.." 황당한얼굴로 호란을 바라본 레아드가 나직히 중얼거렸다. 그 때 셋의 앞에서 가만히 지켜보던론이 자리에서 일어나 레아드 에게 말했다. "잠깐만. 레아드. 그렇게 까지 나와 다니는게 싫다면 나도 굳이데려가 달라고 부탁하진 않겠어." 약간은 기분이 상한듯 론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런 론의 반응 을 옆에서 지켜보던 바크는 레아드가 '그럼 그렇게 해.'라고 말 하면 좋겠다.. 라고 생각은 했지만, 레아드에게그런 단호함이 없는건 바크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역시나.. "아, 아니. 그런 의도로 말한건 아니였어." 라는 식으로 론을 타이르는(?) 레아드였다. 론이 활짝 웃으면서 물었다. "그럼 허락하는거야?" "뭐.. 나야 호란씨가 하라면해야하는 입장이니. 그건그렇고바크 너는?" 레아드가 고개를 돌려 물어보았다. 바크의 대답은 간단했다. "난 상관없어." 다시 고개를 돌린 레아드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럼 뭐 다 잘 됐네." "그럼, 오늘부터 잘 부탁해. 레아드." 론이 손을 내밀자 레아드가 황급히 그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나,나야말로.." 둘이악수 하는걸 본 호란은뭔가 어정쩡한 표정으로 서 있는 바크를 보고는 속으로 피식웃었다. 그리고는 품속에서 한개의 봉투를 꺼내 레아드에게 건네주었다. "나중에 읽어보세요." "뭐죠?" "당연한거 아닌가요? 일이예요." "하지만.." "하지만?" "아, 아뇨." 이제 일 처리 하고 돌아온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란 생 각이 들었지만, 레아드는 그걸 입밖에 내놓진 않았다. 말해봤자 호란이 들어줄리도 없을뿐더러, 포르 나이트의 일이란것이 시간 이 늦을수록 사람들이죽어가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원래 포르 나이트에 가졌던 '사람을 죽이는 더러운 해결사'란 선입견은 어 느새 사라진 레아드였다. "참. 바크." 봉투를 품속에 갈무리한 레아드가 뭔가 생각난듯이 바크를 쳐다 보았다. "아까 론이 하는 말을 들어봤는데." "봤는데. 뭐?" "바크. 너 말야. 할아버지들한테 인기가 있어?" "......" ".....?" "이...." 그 다음 순간. 레아드가 혹이 날 정도로 바크에게 한방 맞은것 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바보얏!!" 계속.... PS:3D가속기를 산후 게임에 살고죽고 하다보니연재속도도 늦어지네요. 반성반성..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333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12올린이:도룡뇽(안헌영)97/11/26 00:09읽음:226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12) == 제 4장 <최악의 조건은?> == ----------------------------------------------------------- "방 하나 더 주세요." 호란과 헤어진뒤 셋은 찻집을 나와, 평소에 머물던 여관으로 돌 아왔다. 때는 마침 점심. 바크는 카운터에서 론이 잘 방을 하나 더 추가 시켰고, 그 사이에레아드와 론은 식당에 자리를 잡았 다. "그러니까." 바크가 자리에 앉으면서 입을 열었다. "엘빈 누나가 이사를 가버렸단 거야?" "그렇다니까." 고개를 끄덕이면서 레아드는 엘빈이 남긴 편지를 바크에게 보여 주었다. 편지를 받아든 바크는아무말 없이 그걸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엘빈이 누구야?" 둘의대화가 멈춘 막간을 이용해서 론이 물었다. 론의물음에 레아드는 씨익 웃어보이며자랑스럽다는듯한표정을 지어보였 다. "우리 누나." "누나가 있었어?" "응." "흐음. 그래?" "나중에 소개해 줄게." "만날수만 있다면 말이지." 그때 마침편지를 다 읽은 바크가 그걸 접어 품속에넣으면서 말했다. 바크의 말에 레아드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뭐, 엘빈 누나 덜렁거리는거야 어제오늘 일이 아니니까." "그나저나북쪽이라면, 지금 전쟁분위기일텐데. 파오니 형은그걸 알면서도 엘빈누나를 거기로데려간건가? 하여간 무책임에다가 뒷일은 생각도 않한다니까." "맞아." "파오니라면.. '니'가의 니 파오니를 말하는 거야?" 둘의대화에 끼어든 론이 묻자 레아드가 놀랍다는듯이 론을 쳐 다보았다. "어. 론! 파오니 형을 알아?" "아니, 뭐. 만나본적은 없지만, 니가는 귀족들 중에서도 상당한영향력을 행새하는집안이니까. 그 집안의 후계자인 파오니란 사람이야 들어본적이 있지." "헤에. 파오니 형네 집안이 그렇게 유명해?" 레아드의 말에 바크가 당연하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니가라면대대로 훌륭한기사나 학자를 배출한 명문집안이라고. 파오니형의 동생들은 이미인정 받는 기사가 됐고. 뭐,그렇게 치차면여지건 기사도 학자도 못된건파오니 형 하나뿐이지. 소문에듣자하니 니가에선 파오니형을 제적 시킬거란 소문도 있던데. 그런거 신경쓸 파오니 형도 아니지만." "파오니 형도 고생이네." 레아드가 딴엔 파오니를 걱정한다는듯이 말을 했다. "참. 레아드. 호란씨가 준거 안 읽어봐?" "아. 맞다. 완전 잊고 있었어." 론의물음에 레아드가 손바닥을 치면서 품에서 하얀 봉투를 꺼 냈다. "이번엔 무슨 일이지?" 봉투의 한 부분을 찢자 그 안에선 종이한장이 나왔다. 레아드 가 둘에게만 들릴 정도의 소리로 그걸 읽기 시작했다. "다그버. 슈미 출현. 현재 사상자는 8명. 추신. 중급 일이니 주의를 요합니다." 종이의 크기에 비하면 너무나 짧은 글이었다. 바크가 한번 신음 소릴 내더니 팔짱을 끼었다. "다그버라면 하므에서 서쪽으로 3일정도 가면 나오는 마을아냐? 근데 슈미라니. 도대체 뭐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센거 아냐? 중급이라는데." 레아드가 바크의 말을 이어 말했다. 여지건 자신들이 해온건 모 두 하급. 두번 일을 했는데, 두번 다 죽을뻔 했다. 그런 자신들 에게 드디어 중급일이 맡겨진 것이다. 약간은 긴장이 된 둘이었 다. "슈미라면.." 바크와 레아드가고민을 하는동안 뭔가 생각을 하던 론이 입을 였었다. "제가 알기로는 지네인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지네..?" 론의 말에 바크가 모르겠다는투로 되 물었다. 그때 옆에 있던 레아드가 테이블을 손으로 탁 치면서 외쳤다. "그 지네말야!? 땅을 파서 가둔?" "아마 그럴걸." "둘다. 무슨 소릴 하는거야?" 알수 없다는 투로 바크가말하자 레아드가 그런 바크를 보면서 한심하단 표정을 지었다. "넌 옛날 이야기도 모르냐? 지네 이야기말야." "난 그런 서민적 이야긴 모르면서 살아왔어." "으이그.." "하여간, 말해봐." 바크의 재촉에 레아드가 어쩔수 없다는듯이 입을 열었다. 그 옛 날 이야기란 이랬다. 과거. 아니. 꽤오래전에 어떤 마을이있었는데, 그 마을에는 꽤 골치아픈 존재가 있었다. 그건바로 마을 외곽에 사는 괴짜 노파였다. 그녀는 이상하게도 사람보다는 곤충들을 좋아했는데, 그 중에서도 거미와지네를 가장 좋아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집안에는 거미와 지네들로 가득했다. 어느날, 마을의 호기심 많은 아이 한명이 장난 삼아 그 집에 몰 래 숨어 들어갔다가, 지네들이 득실거리는 독안에 빠져 반쯤 미 쳐버리게 된 일이 생겼다. 평소 노파를 안 좋게 보던 마을 사람 들은 그 아이의 일을 문제삼아노파에게 마을에서 나가 줄것을 요청했지만 노파는 거절했다. 화가 난 마을 사람들은 노파를 강 제로 마을에서 내몰아 버렸고그녀의 집을 불로 태워버렸다. 물론 그 안에 있던 수많은거미와 지네들이타 죽은것은 말할 나위도 없었다. 노파는 평소 자신이 사랑하던 곤충들을 태워 죽 인 마을 사람들에게 저주의 욕설을 퍼부었다. 그후 몇달 뒤. 마 을 근처의 숲속에서 잇달아 사람들이 살해당하는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노파의 짓이라고 생각하고 사냥꾼을 불러 노파를 찾아 잡아오라고 부탁을 했지만, 숲속에 들어간 사냥꾼 역시 죽은 시 체로 돌아왔다. 60을 넘긴 노파가 건장한사냥꾼을 죽인다는건 상식적으로 있을수 없는 일. 사람들은 겁에 질리기 시작했다. 그렇게몇일이 지나는동안, 숲속에서 거대한 지네를 봤다는 사 람들이 생겨나기시작했다. 머리부터 허리까지는 지네. 그리고 그 뒷 부분은 거미의 몸을 가진 흉칙하게 생긴 지네였다. 그 소 릴 들은 마을 사람들은노파의 저주가 마을에내렸다고, 생각 을 했다. 그리고는 하나,둘 마을에서 도망을 가기 시작했다. 한편,마을을 지키려 한 사람들은 돈을 모아 솜씨 좋다는 검사 를 구해 지네를 없애줄걸을부탁했지만, 번번히 지네에게 당했 다는 소식만을들을수 있었다.그러던중 한 사나이가 꾀를 내 었다. 마을엔 부모를 지네에게 읽고 자폐증에 빠진 한 소녀가 있었다. 그 사나이는소녀를 미끼로 지네를 땅에묻어버리자는 의견을 마을사람들에게말했고, 마을을지키려고 필사적이 된 사람들 은 그 사나이의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대규모 공사가 벌어졌다. 지네의크기는 2m. 그 지네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나올수 없을 정도의 깊은 구덩이를 판다음 그 구덩이 안에 소녀를 집어 넣었다. 그리고 그날 밤. 지네는구덩이 안으로 들어왔고, 사람들은 기 뻐했다. 하지만구덩이 안을 본 사람들은놀랄수밖에 없었다. 지네는놀랍게도 소녀를 죽이지 않고오히려 보호해 주는듯이 그녀를 감싸고 있었기때문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지네와 함 께 그 소녀까지도저주받은 아이라는이유로 그대로 생매장을 시켜버렸다. "대충 이런 이야기야." 한참동안이야기를 한 레아드는 목이 마른듯이 물을 한모금 마 셨다. "그래서?" 바크가 묻자 레아드가 반문했다. "그래서라니?" "그래서 어떻게 됐냐는 거야. 설마 거기서 끝나버리는 거야?" "응." "....뭐야 그거?" 바크가 약간인상을 찌푸렸다. 그때 옆에 있던 론이 입을 열었 다. "이 이야기는 꽤 유명해서 각 지방에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죠. 그렇기 때문에 지방마다 약간은 다른 내용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그 뒤 그 마을에 진짜 저주가 내려 집집마다 수많은 거미와 지네가 득실거리고원인모를 역병까지 돌아 결국 마을에남아 있던 사람들은 모두 다 죽었다는걸로 끝나죠." "어. 그렇게 끝나는 거야?" 론의 말에 레아드가 흥미롭다는 듯이 물었다. 론이 고개를 끄덕 거렸다. 그런 론에게 바크가 턱을 어루만지면서 물었다. "그러니까. 그 지네가 슈미라는 거지?" "정확히 그 지네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지방에선 지네를 슈미라고도 부르니까요. 슈미는 다른말로 해석하자면, '발'이란 뜻입니다." "지네의 발 말이군." "그런거죠." 론이웃으면서 말했다. 바크는 잠시 생각을하다가 돌연 론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아까부터말하려고 했던건데. 그 존대말 말야. 어떻게할수 없어?" "예? 뭐가요?" "그러니까. 난 이 일을시작하면서 영족이니 뭐니 하는건 일단재쳐 놓았어. 근데 같은 나이의 너가그렇게 존대말을 해대니뭔가, 찜찜하단 말야." "하지만 귀족인 제가 어떻게 영족이신 바크님에게." "비꼬는거야?" 바크의 물음에론이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가볍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내뱉듯이 말했다. "그럼 사양치 않고." 그리고는 손을 내밀었다. "앞으로 잘 부탁해." "나 역시."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34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13올린이:도룡뇽(안헌영)97/11/28 10:20읽음:2233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13) == 제 4장 <최악의 조건은?> == ----------------------------------------------------------- 다음 날. 셋은 다그버를 향해 떠났다. "와아. 그러고 보니 벌써, 한 여름이구나." 이젠 제법익숙해져 말 고삐를 잡지 않고도 말을 탈수 있게 된 레아드는하얀 구름이 떠 다니고있는 하늘을 보면서 한탄 아 닌 한탄을 했다. 지금 셋은하므를 떠나 다그버로 향하는 길목 에 서 있었다. 불행하게도다그버까지 가는 길에는 마을이라고 는 단 하나. 그것도 이틀은 가야 도착할수 있는 거리였다. 천상 오늘 하루는 야숙할 할수밖에 없는 셋이었다. "매년 이맘 쯤 되면 근처 강으로 놀러갔었는데." "아아. 유라미다강 말이지." 바크가알겠다는듯이 고개를끄덕였다. 그나저나 정말로 덥긴 엄청나게 더웠다. 대륙의남단에 위치한하와크. 그 하와크의 한여름은 어찌보면 꽤 살인적이었다. 앞서가는 레아드는 어찌된 건지 꽤 팔팔 했지만, 자신과 옆에서묵묵히 입을 다물고 있는 론은 완전 죽을 지경이었다. "저.. 저기. 레아드." 끝끝내 참지 못한듯 바크가 입을 열었다. "점심때가.. 다 됐는데 좀 쉬다 가자." "어? 벌써 점심때야?" "아, 아니. 점심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남았지만.." "그럼 그냥 가자구." "이 이봐!" "응?" 천진 난만(?)한 눈으로 뒤를 돌아보는 레아드였다. 순간 바크의 이마에 힘줄이 돋아났다. "넌 덥지도않냐! 나하고 론은 지금 니 머리를 보는것만으로도숨이 탁 막힐 지경이라구! 이 괴물앗!" ".....에. 바크. 지금 더워?" 외려 되묻는 레아드의 말에 바크는 그대로 입을 다물수 밖에 없 었다. 땅에서 올라오는 지열은 아지랭이가 보일정도고 허리에서 달랑거리는검은, 태양열에달아올라 살에 닿으면 화끈거리는 이 시점에서뭘 믿고 태연하게 '에. 지금 더워?'란 소릴할수 있는거지? 황당하다못해 기가 막힌 바크였다. 레아드는그런 바크를보다가 시선을 론에게옮겼다. 바크 정도는 아니지만, 론 역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레아드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면 서 말했다. "...쉬면 될거 아냐." 셋은 합의하에 근처에 자리하고 있는 시냇가에서 쉬기로 결정을 했다. 물이 있고무엇보다도 나무가있어 그늘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었다. "물고기. 물고기~" 저 혼자신난 레아드가 오늘 점심은 물고기 구이! 라면서 낚시 대를 만들고 있었고, 바크와론은 너 멋대로 하라는 식으로 그 늘에 완전 드러누워 있었다. "하아. 저 괴물.." 바크는 방금 시내물에서 떠온 물을 한모금 마신 뒤에 론에게 건 내 주면서 기가 막힌듯 태양 아래서 낚시대를 만들고 있는 레아 드를 쳐다 보았다. "왜. 보기 좋은데." 바크에게 받아든물통의 입구를 한번 닦아낸 후 물을 마시면서 론이미소를 지었다. 론의 말에 바크가가볍게 쓴웃음을 해보 이며 손을 저었다. "그거야처음 보는 사람들은 활발해서 좋다나 밝아서 좋다. 라고 착각을하겠지만, 같이다니다보면 그런 말 절대 못할걸. 저런 바보같은 체력에 따라다니려면 꽤나 힘들다구." "그래..?" 바크의 말에 론이 고개를 돌려 다 만든 낚시대를 가지고 시내로 달려가는 레아드의 뒷 모습을 쳐다 보았다. '하지만 난 좋은걸.' "참. 그러고보니. 너 말야. 검 사야지." "응?" "검 말야, 검. 다음 마을에 도착하면 일단 검부터 사자구." 바크가론을 가르키면서 말했다. 바크의 손가락을 따라 자신의 허리를 본 론은 잠시동안가만히 있다가 식은땀을 흘리면서 바 크를 쳐다 보았다. "저, 저기. 호란씨한테 아무것도 못 들었어?" "뭘 말이야?" "나.. 검 다룰줄 몰라." 순간, 저 멀리서물고기를 낚는다고 설치는 레아드에게까지 다 들릴정도로 큰 바크의 고함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무.슨.소.리.얏!! 검을 다룰줄 모른다닛!" "아하하.. 그렇게 과격한 반응은 없어도." "잔말 말고 설명이나 해!" "그, 그대로야. 검 다룰줄 몰라." "......." 동시에론은 주위의 공기가 꽤 싸늘해지는걸 느낄수 있었다. 잠시 고개를 숙이고 있던 바크가 몸을 떨면서 서서히 고개를 들 더니 론을 노려보았다. "그러니까, 검도다룰줄 모르면서포르 나이트에 가입을 했단말이지?" "아, 아니. 그렇게 극단적으로 생각을 하면." "맞아, 아냐!?" "...맞아." 더욱더 싸늘해지는 공기. 결국 바크가 한숨을 내쉬면서 짜증 난 얼굴로 중얼거렸다. "부자집 녀석을 1년 반개월동안 지켜달라고 했을때 알아 봤어야했는데. 망할.." "자, 잠깐만! 부자집 녀석이라니. 너무하잖아." "그럼.. 너. 일할때 도움을 줄수 있는게 뭐 하나 있는거냐?" "있어!" 바크의 싸늘한 물음에 론이 의외로 당당하게 대답을 했다. 바크 가 의아한얼굴을 지어보이며 '뭐가 있는데?'란 시선으로 론을 쳐다보았다. 순간 론이 겉옷의 한쪽을 들쳐보이며 외쳤다. "바로 이거!" "이건.." 놀랍게도 겉옷의 안쪽엔 수많은 약병들이 붙어 있었다. 그 크기 가 사람 새끼 손가락 한 마디보다도 작아서 그 수가 꽤 많았다. 이런걸 가지고 다니면서짤랑거리는 소리조차 안 들렸다니. 웬 지 의아해진 바크였다. "그, 근데. 뭐야 그게?" "보면 몰라? 시약병이지." "그러니까. 내말은 뭘 하는 약들이란 말야." "아. 그거? 간단해. 연금술에 쓰이는 약들이야." ".....연금술?" 연금술. 납을 금으로 만든답시고 별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 고 하는 웃기지도않는 학문. 여지건 성공했다는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바크의 표정을 읽은론이 고개를 가로 저으면서 설 명을 했다. "말이 연금술이지. 내가 하는 활동 분야는 꽤 넓어. 난 굳이 금속뿐만아니라 식물. 동물. 하다못해 인간까지도 다루지.이것들은그 연구를하다가 만들어낸 약들이야. 예를 들자면이건 식물을 거대화 시키는 약. 이건 좀비를만들어 내는 약. 이건 위험한건데. 이 약에 노출된건 뭐든지 썩게만들어 버리는 약 등등." "뭐, 뭐야. 그게.." 바크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론이 겉옷을 다시 내리면 서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니까간단히 말해서. 방해는되지 않을꺼야. 내 몸 하나는 내가 지킬수 있으니까너무 뭐라고 그러지마. 난 이래뵈도전국 연금술 대회에서 2위까지 해본 몸이라구." "...뭐야. 그건 또?" "말했잖아. 난 연금술사라구. 뭐, 부업이지만." "기가 막히는군! 뭐가 부족해서 또 연금술까지 해대는 거야? 너희집엔금이라면 넘처 흐르다 못해 그 위에서수영까지 할수있지 않아?" "뭐 좀 과장되긴 했지만, 틀린말은 아냐." "......" 바크의 황당한 표정을 뒤로 하고 론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쨌든그런 이유로. 너무 구박하지말아줘. 내 몫은 톡톡히해낼 테니까." 윙크를 해보이며 웃는 론이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34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14올린이:도룡뇽(안헌영)97/11/30 02:40읽음:219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14) == 제 5장 <결전! 지네편.> == ----------------------------------------------------------- 갑작스럽지만 4장. '최악의 조건은?'편이 끝나고 5장으로 넘어가게되었습니다. 미리 알려드리지 못한점 죄송합니다. 그럼 재미있게 봐주세요~~~(무리한 부탁이란건 알아요.^.^) ----------------------------------------------------------- 한 낮임에도불구하고 어두컴컴한 거실. 그곳엔 몇몇 사나이와 한 여인이 서로를 노려보면서 서 있었다. 사나이중 한명이 입을 열었다. "마을을 위해서라면 어쩔수 없는 일이다. 그만 포기해라." "뭘 포기하란 거죠! 절대 그럴순 없어요!" "그럼이대로 저 녀석에게마을 사람들이 당하는걸 계속 보겠다는 거냐!?"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사람을 미끼로 잡겠다는건 있을수 없는일이예요! 차라리 수도로 사람을 보내는게 좋지 않나요?" "이미 몇번이나보냈지만, 헛수고 였다는건 너도 잘 알지 않느냐? 이대로는 마을은 절망적이야!" 순간 여인이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치면서 외쳤다. "그래도 안돼는건 안돼요! 라이지를 그런 괴물에게 먹이로 주다니!! 내가있는 이상 누구든 라이지를 건들면 가만 놔두지 않겠어요!" 그리고는 그 기세만큼이나 거칠게 방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야르!!" 뒤에 남은 사나이가 여인의 이름을 불러보았지만, 이미 문을 나 간 여인은돌아오지 않았다. 사나이가 인상을 일그러뜨리며 탁 자를 내리쳤다. "저런 바보같은! 이대로라면 마을 사람들은 전부 죽는다고 설명을 했는데도!" 여인의 행동에 절로 욕지기가 튀어 나오는 사나이였다. "여기가.. 다그버?" 3일. 장장3일을 달려서도착한 마을 입구에서 레아드가 웬지 감개무량한듯마을의 이름을 다시한번읽어 보았다. 말이 3일 이지 정말로 레아드에겐 지옥같은 시간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정말로 자신이 살아서 다그버에 왔다는거 자체가 기적처럼 느껴 지는 레아드였다. '여행 첫날..' 론이 낚시를 도와준다고 물속에 무슨 약병을 던졌다. 순간 어디 서 나타났는지 모를 거대한 식인 물고기(땅위까지 올라오는.)들 이 떼거지로나왔고, 바크와 자신은그걸 뒤처리 하느라 거의 죽을 정도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그 물고기들이 제법 맛 있었다는거.." 둘째 날. 더위엔 약한바크가 땀을 뻘뻘 흘리자 론이 시원하게 해주겠다면 풀쪽으로 약병을던졌다. 그리고다음 순간. 어제 와 비슷한 패턴으로갑자기 풀속에서 키가 10m가 넘는 거대 괴 식물이 등장. 역시 뒤처리는 자신과 바크였다. "어제는..' 2틀동안 죽을 고생을 하고 간신히 도착한 마을. 거기서 짐을 풀 기도 전에 론과 한 깡패 무리가 시비가 붙었고, 론은여지없이 당당하게도 또다시 약병을던졌다. 그리고 잠시 후. 푸른 하늘 을 순식간에검게 만들어버린 수천(수만?)마리의 벌떼들. 셋은 채 여관에짐도 풀지 못하고마을에서도망쳐 나올수밖에 없 었다. "그리하여.." 레아드가 감동 받았다는듯이 중얼거렸다. "다그버에 도착했어." 바크도 레아드의 말에 꽤 동감이 가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옆에있던 론이 파하하 웃어보이며 뒷머릴 긁적였다. "난 사실약간의 폭발공기가 든 약병을 던지려고 했던건데, 그만 번호를 혼동해서 여왕벌의 액기스를모은 약병을 던져버린거야. 너무 그렇게 화내지 말라구." "......" "화 그만 풀라니까~" "뭐.. 어쨌든." 론의말에 레아드가 알겠다는듯고개를 끄덕이며 론의 옆으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론의 볼을 한손으로 꽉 잡아 당기면서 아주 위협적인 표정으로 말했다. "다시한번만 그 약병 던지면 사생결단이야. 알겠어!?" "으,응." 론이고개를 끄덕이자, 레아드는 그런론의 볼에서 손을 떼었 다. 그리고는 지금생각해봐도 치가 떨린다는듯이 부들부들 떨 면서 말했다. "난 설마 내 생애 중에 땅위로 걸어나와사람을 잡아 먹으려고하는 물고기따위를 만날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구!" "아아.." "거기다 사람을사탕처럼 녹여 먹으려고 하는 식물이라니.. 내가 뭘 잘못해서 나이트의 일도 아닌데 그런거하고 목숨을 걸고싸워야 하냔 말이야. 정말이지.." "아하하.." 레아드의 투정에 론이 식은땀을 흘리면서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그때 바크가 손을뻗어 3일째. 벌떼 이야기를 하려던 레아드의 등을 한번 가볍게 쳤다. "응? 왜 그래?" "손님이 왔어." 바크가 가볍게 손으로 마을 쪽을 가르키며 말했다. 동시에 레아 드와 론은 고개를 돌려 그쪽을 쳐다보았다. 바크의 말대로 그곳 엔 몇몇 마을 사람들이 모여 셋을 마주보고있었다. 바크가 앞 으로 나서면서 먼저 말을 걸었다. "저희는 여행가인데 이 부근을 지나다가 이 마을에 괴물이 나타났다는 말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촌장님을 뵐수 있을까요?" "당신들... 사냥꾼?" 바크의 말에 한 중년의 사나이가 넌지시 물어왔다. 바크가 고개 를 끄덕였다. 바크의 대답에 마을 사람들은 서로들에게 작은 소 리로 뭔가 이야기를 주고 받더니, 다시 일행쪽으로 고개를 돌렸 다. "이 마을엔 촌장이 없으니, 샴씨를 찾아가 보게나." "샴씨라면..?" "이 뒤편 광산의 주인이지. 이 마을이 이렇게 커질수 있게 해준사람이기도 하고. 샴씨 집은 이 길을 따라가다보면 나오네." "감사합니다." 바크가 가볍게 고개를 내려 감사의 표시를 한후 말의 머리를 돌 려 사나이가 말해준길쪽으로 내 달렸다. 론과 레아드 역시 바 크의 뒤를 따라 말을 달렸다. 셋이사라지자 마을 입구쪽에 모 여있던 사람들은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그냥 사냥꾼이었나.." "역시 샴씨 말대로 기사가 오는걸 바라는건 힘들것 같군." 다시한번 고개를 떨구며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쉰 마을 사람들 이었다. "이곳이 그 샴씨란 사람의 집인가?" 말을달린지 2분 남짓. 그리 크진 않지만, 이곳이 꽤 외지란걸 생각해 본다면 화려한 축에끼는 저택이 나타났다. 셋은 그 앞 에서 멈춘 뒤 말위에서 내려왔다. "그나저나, 이 마을.무척 조용하지 않아? 이렇게 사람이 없다니.." "모두 일하러 가서 그럴걸." 레아드의 물음에 론이 대답을 했다. 레아드가 의아한 표정을 지 으며 론을 쳐다 보았다. "일? 무슨 일?" "광부말야." "광부?" "아까 그 사람이말했잖아. 마을 뒤편에광산이 있다고. 아마이 마을은 광산 덕분에이나마 발전을 한것 같은데. 이 집 주인이 그 광산의 주인이고 말이지." 론의 말에 레아드가 감탄한듯이 입을 열었다. "와아. 론. 너 대단하다. 그런걸 어떻게 안거야?" "쉬워.약간의 예지력과하늘이 준 능력을 좀 쓰면 금방 알수있는거지." "헤에.." 정말로 놀라워 하는 레아드. 그런 레아드의 뒤편에 있던 바크가 한발자국 앞으로 나서며 레아드의 머리를 가볍게 쥐어 박았다. "그런건약간의 추리력만 있으면 어린애라도 알수있는 거라구. 하여간 잔말말고따라와. 샴씨인지 뭔지하는 사람을 만나야할거아냐." 그리고는 성큼성큼 집 쪽으로 발을 옮기는 바크였다. 뒤에 남은 론과 레아드. 레아드가론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작은소리로 속 삭였다. '저 녀석 웬지 화난거 같지 않아?' 레아드의물음에 론이 씩 웃으면서 레아드와마찮가지로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부러워서 저러는거야.' 순간먼저 앞서가던바크의 외침이 론과레아드를 그대로 강 타했다. "너희들~!! 잔말말고 따라 오랬잖앗!"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34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15올린이:도룡뇽(안헌영)97/11/30 18:19읽음:218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15) == 제 5장 <결전! 지네편.> == ----------------------------------------------------------- "그러니까." 저택의 안. 접대실에서 셋은 30대의한 사나이와 마주 앉아 있 었다. 사나이. 즉, 샴이 턱을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자네들은사냥꾼이고. 우리 마을에서 한건 해보겠다는 거지?" "그런 셈이죠." 바크가 웃으며 말했다. 샴이 그 말에 코웃음을 쳤다. "하지만, 우리마을에서 설치고 있는 저 괴물은 굉장히 강하다네. 이미 몇몇 사냥꾼들을 불러봤지만, 모두 당해버렸지." "수도에 알리지 않았나요?" 뒤에서있던 레아드가넌지시 묻자 샴이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알리긴 했지만.. 요사이 북쪽이 소란스러운 탓에 이런 외지 까지 기사를 보내줄 형편이 못된다고 하더군." "으음." "하여간, 마을 뒤편에 사는 괴물은 손도 못델 정도로 강해서 이대로 방치해 두고 있는걸세. 특별히건들지만, 않으면 사람을공격하는 일은 없으니 그리 상관은 없지만. 문제가 되는건" "광산이군요." 바크의 말에 샴이 신음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잘 아는군. 이 마을엔 광산이 두개있는데. 지금 그중 하나를저 망할 괴물 때문에 못쓰고 있어. 덕분에 마을의 돈벌이는 반으로 줄었고, 마을 사람들은 경제적이나 심리적이나 꽤 절망적인 상태지." "그럼." 바크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저희한테 맡기시죠. 저희는여지건 그런 괴물들과싸워본 경험이 많거든요. 실망시키진 않겠습니다." "보수는?" "2천 시르피." 1 시르피는 즉 은화 1개를 의미한다. 은화 100개가금화 1개와 같은니 2천 시르피는금화 20개에 해당하는거였다.샴이 잠시 고개를갸웃거리더니 이내웃으며 품속에서 작은 주머니를 꺼 냈다. "선불로 500시르피. 일 처리후 1000시르피를 더 주겠네." "좋습니다." 바크가 그 주머니를받아 품속에 넣고는자리에서 일어 섰다. 그리고는 샴에게 가볍게 고개를 내려보이고는 뒤에서 서있던 론 과 레아드와 함께 저택을 나왔다. "바크. 너 수완이 꽤 좋다. 장사꾼을 해도 될거같아." "뭐, 기본이지. 그나저나 이제부터 어쩔까?" 레아드의 감탄에 바크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면서 고개를 돌려 론에게 물었다. 론이 허리에 손을 끼면서 주위를 돌아보았다. "글쎄, 일단 머물 곳부터 정해야겠지. 그리고 저녁때 한번 마을뒤편에 가보는게 좋을것 같은데." "밤에? 위험하지 않아?" "나한테 발광탄이 있으니까 상관없어." 론이다시 한번 겉옷을 들쳐보이며 웃었다. 레아드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뭐, 그건 나중에 정하도록 하고. 일단 여관부터 잡자구." 바크의 말에 둘은 긍정의 뜻으로 고개를끄덕였다. 셋은 저택 앞에 묶어둔 말에 올라 타서는 여관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30분. 셋은 마을 입구에 와 있었다. "뭐, 뭐야 여기. 여관이 없잖아." 황당한 듯 레아드가 소리쳤다. 론과 바크는 사정을 알겠다는 듯 곤란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외지에다광산촌. 여관이 없어도 그리 문제될게없는 마을이니, 그나저나 그럼 우린 어디서 자야 하는거지?" "오늘도 밖에서 자는거야?" "그래야 될거 같다." "....또야?" 장장 4일 연속으로 땅바닥에서 자야한다니. 레아드가 땅을 차면 서 뭐라 투덜투덜거렸다. 그때무언가가 레아드의 뒤쪽에서 길 다란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응?" 깜짝 놀란 레아드가 황급히고개를 돌렸고, 그 바람에덩달아 바크와 론도 뒤쪽으로 몸을 돌렸다. "..애잖아?" 셋이 뒤를 돌아보았을 때, 그곳에 있는건 12~3살 정도 되보이는 여자아이였다. 아이는 찰랑거리며 흔들리는 레아드의 붉은 머리 에 감탄을 한듯 손을 뻗어 머리카락을 슥슥 만져보려 했다. "마을에 사는 아인가?" 바크의 물음에 론이 대답을 했다. "그런거 같은데. 그나저나 아무리 지네가 마을 안으로 들어오지않는다고 해도 애를 이렇게 돌아다니게 하다니. 무책임한 부모로군." "무책임해서 미안하다!" 론이 빈정거릴때 순간뒤쪽에서 한가닥 외침이 들려왔다. 놀란 셋은다시 고개를 뒤쪽으로 돌렸다. 그곳엔20살이 약간 넘은 듯한여인이 한명 서 있었다. 사나이가야르라고 불렀던 바로 그 여인이었다. "언니~~!" 그리고 그 순간 여자아이가앞으로 달려 나가더니 갑자기 나타 난 야르에게 안겼다. 야르는 자신에게 안긴여자아이를 떼어놓 더니 가볍게 호통을 쳤다. "라이지!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말했잖아. 마을 사람들이 널 잡아갈지 모른다고 말했는데도." "하지만집안에만 있으면 갑갑해. 그건그렇고 언니. 저 언니머리 좀 봐. 나도 저렇게 기르고 싶어~" "....어, 언니." 라이지의 말에 레아드가 충격을 먹은듯중얼거렸다. 옆에 있던 론은 그런 레아드를보면서 쿡쿡 웃었다. 야르가 고개를일행 쪽으로 돌렸다. "너희들 여행자니?" "비슷한 거예요." 레아드의 말에 야르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여행자니 알아서 잘 하겠다만, 좀 충고를 해주자면. 마을 뒤편쪽엔 가지 않는게 좋아." "지네때문에요?" "알고있어? 알고있다면 다행이고." "저희는 그 지네를 잡으러 온건데요." 레아드가자신들을 가르키며 말했다. 야르는 설마 하는 표정으 로 일행을 한번 훑어 보더니 피식 웃었다. "그만두는 게 좋을 거야. 실력 좋다던 사냥꾼들도 당했는데. 장난으로 이런 짓 하는 거라면 이번엔 잘못하는 거야." "이쪽은 목숨을걸고 이 짓을 하는거라서 장난이라고 생각하지않아요. 그나저나. 그 아이. 미끼로 쓸려고 하는건가요?" 바크가 라이지를 가르키며 묻자 야르가 놀란듯 라이지를 자신의 뒤편으로 끌어당기며 바크를 노려보았다. "너희들! 샴의 졸개냐!?" "샴이라면, 그 저택의 아저씨?" 레아드가 회상을 하듯이 말하자 야르가 버럭 외쳤다. "역시. 그 버러지 같은 자식! 사람까지고용을 해서라이지를데려가려 하다니! 해볼테면 해봐! 내가 그냥 놔두지 않겠어!" "...뭔가, 오해가 있는듯 싶은데." 론이 바크와 레아드를 보면서 어깨를 들썩 거렸다. 레아드가 바 크에게 물었다. "근데 무슨 소리야? 라이지가 미끼가 될거라니." "그거 있잖아. 지네를 유인하는." "무슨 헛소리야! 그건 옛날 이야기잖아!" 레아드가 말도 안된다는 듯 소리를 쳤다. 그런 레아드의 반응에 야르는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바크가 설명했다. "아까 샴이 말한거 못 들었어? 마을 사람들은 경제적, 심리적으로 막다른골목에 몰렸다고. 사람이란 그런 상황에서 옛날 이야기던 신화던 믿으려고 하니까." "그런데 라이지를 미끼로 쓰려고 한다는건 어떻게 안거지?" 바크의 설명을 들은 야르가 물었다. 바크가 간단하다는 듯 말했 다. "아까 말하지 않았습니까? 마을 사람들이 잡아가려 할지도 모르니 집안에 있으라고." "아, 그런 거였나. 내가 오해를 한거 같군. 하지만 역시 너희들샴에게 고용된 거지?" "그렇다고 할수 있죠." 바크가 고개를 끄덕이자, 야르가 알겠다는 듯 팔짱을 끼었다. "하여간 조심하라구. 지네는강하고. 샴은 꽤 야비한 녀석이니까." "충고 고마워요." 레아드가 미소를지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돌아 서려 하는데 그때 야르가 셋을 불러 세웠다. "저기 잠깐만.너희들 잠 잘곳은 있는거야?" "......" 핵심을 찔린(....) 셋은 잠시 몸을굳힌체로 야르를 쳐다 보았 다. 야르는 집 잃은 강아지 꼴을 하고있는 셋을 보면서 알만 하 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우리집으로 와. 집 옆에 오두막 하나가 비었으니 둘을 재워줄 공간이 될거야. 침대는 없지만." "둘? 우린 세명인데요." "그러니까. 너희둘은 오두막. 넌 라이지하고 같이 자고. 라이지가 무척 맘에 든것 같거든." 바크와 론을가르키며 오두막. 그리고 레아드에겐 집으로 들어 오는걸허락하는 야르였다. 즉, 레아드를여자로 착각한 야르 였던 것이다. 바크가 약간은 황당한 표정을 지어 보이다가 이내 야르가 착각했다는 걸 깨닷고는 레아드가 남자인걸알려주려고 입을 열었다. 순간 바크의 옆으로 슬쩍 다가온 레아드가 팔꿈치 로 바크의 배를강타했다. 욱 하는 비명과함께 쓰러진 바크. 의아해 하는 야르에게 레아드가 크게 웃어보이며 말했다. "아하하하. 재워주신다니, 정말로감사해요. 마을에 여관이 없어서 걱정을 했는데." "여긴 산촌이니까... 그럼. 따라와. 집으로 안내할게." 야르가라이지의 한손을 잡더니먼저 앞장을 섰다. 뒤에 남은 바크와 론. 레아드. 바크가레아드에게 맞은 배를 손으로 문지 르면서 일어섰다. "너어, 혼자서 치사하게." "너가 말했잖아. 사람이란막다른 골목에몰리면 무슨 짓이던다할 수 있다고. 난 침대에서 자고 싶다구." "그렇다고 자존심까지 파는거냐." "맘대로 말해~ 난 그래도 침대가 좋아." 웃으며 말하는 레아드를 보면서 바크가웬지 슬픈 표정을 지어 보이며 북쪽을 쳐다보았다. "미안해요. 엘빈누나. 내가 못난 탓에 레아드는 타락해 버렸어. 나중에 만나면 다 말해줄게요." "무, 무슨 말을 하는거얏!" "어. 들었어?" "다 들으라고 큰소리로 말했으면서!" "세상이란 이런거야. 친구를 버리고 혼자서 잘 살아 보겠다니. 하늘이 용서해도 이 니아 바크가 용서 못해." "크윽." 바크의 말에 할말을잃은 레아드가 입술을 깨물며 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때가만히 둘을 지켜보면서 키득키득 웃던 론이 어느정도 선에 이르자 둘의 말싸움을 멈추게 했다. "이봐 너희들. 야르씨가벌써 저만치 갔다구. 뒤 따라 가지 않으면 오두막은 커녕 오늘은 길바닥에서 자게 될거야." "그럴 순 없어!" 바크와 레아드가동시에 외쳤다. 그리고는 서둘러 야르를 쫓아 가기 시작했다. 점심때가 약간 지난 화창한 오후였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35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16올린이:crabber (곽경주)97/11/30 22:27읽음:2223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16) == 제 5장 <결전! 지네편.> == ----------------------------------------------------------- "짐 다 챙겼어?" 한손엔 작은 주머니를. 그리고 다른 한손엔 검을 들고있는 바크 가 론과 레아드에게 물었다. "응." "그럼 가자." 지금 이곳은 야르의 집. 레아드는 원래대로 집안에 짐을 풀었고 바크와 론은 집 옆에 위치한 오두막에서 머물게 되었다. 그리고 간단하게 점심을 먹은 후 몇시간 뒤. 셋은 애당초계획대로 숲 에 가기로 결정하고 지금 떠나려 하는 것이었다. "몸들 조심해. 그리고 지네 좀 꼭 잡아주고." 집을 떠날때 야르와라이지가 배웅을 해주었다. 특히 라이지는 정말로 레아드가 마음에 들었는지, 레아드가 떠난다고 울기까지 했다. "그나저나, 론. 넌 뭘 그렇게 많이 가져가는 거야?" "이거?' 론이 어깨에 맨 배낭을 한번 들어 보이며 말했다. "언제나가지고 다니는 약들은약효가 약해서 말이야. 여기에들은건 모두 초 강력 약들이야." "......." 론의 말에 바크와 레아드가 놀랍다는 눈으로 론을 쳐다 보았다. 그리고는 동시에 소리쳤다. "그거 쓰면 죽엇!" 하늘이 파란색에서 점점 붉은색으로 물들어 가는 시간. 셋은 마 을 뒤편. 그러니까 광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다다를수 있었다. 야르의 말로는 광산 근처만 가면 지네가 나타난다고 했으니, 조 심. 또 조심하면서 셋은 바싹 긴장을 했다. 어느새 바크와 레아 드는 검을 뽑아 손에 들고 있었다. "어, 광산이야." 론이 산 중턱에 시커멓게 입을 벌리고 있는 광산의 입구를 가르 켰다. 잠시 후. 셋은 광산의바로 앞까지 올수 있었다. 그러나 지네는 나타나지 않았다. 잠시 입구 앞에서 사방을 노려보던 바 크가 한참이 지나도 지네가 나타나지 않자 약간 맥이 빠진듯 검 을 검집에 넣었다. "나올생각이 없는거 같은데. 좀 기다리기로하고. 모두 이리와. 저녁이나 먹자구." 바크가 광산 입구 옆에 위치한 평평한 바위 위에 올라 앉으면서 론과레아드에게 손짓을 했다. 레아드가검을 바위 옆에 기대 놓으면서 물었다. "저녁?" 레아드의 물음에 바크가 아까부터 들고오던 주머니를 들어 보이 며 말했다. "사람이란 만약을대비해야 하는 법. 이럴줄 알고 저녁에 먹을걸 가져 왔으니까 느긋하게 기다리면 돼." "바크. 너 요새 마음에 든다." "감사의 인사라면 돌아가서 야르씨한테 해. 야르씨가 만들어 준거니까." "그래? 그럼 방금 전 발언은 취소." "....." "그건 그렇고 뭐가 들어 있어?" 론이 바위에 걸터 앉으면서 묻자, 바크도 그게 궁금한듯 서둘러 주머니를 열어 보았다. 안에는사과 파이 몇 조각과 과자 등이 들어 있었다. 한창 날뛸 세 소년에겐턱도 없이 부족한 양이었 지만 산길을 걸어 온 허기진 소년들에겐 그것도 무척 고마웠다. 레아드가 사과 파이 중 하나를 들어 덥석 물었다. "으음~~ 맛있어." 레아드가 행복한 듯이 손에 들려있는 파이를 먹기 시작했고, 나 머지 두명도 레아드를 따라 주머니 안에 든 음식들을 먹어 치우 기 시작했다. 그렇게 주머니 안에 들어있던 음식들이 바닥이 보 일 즘. 날은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야아. 애플 파이정말 맛있는데. 파오니 형이 해주는 파이 만큼이나 맛있어." 배가 부른지 레아드가 바위 위에 누우면서 말했다. 그도 그럴것 이 론과 바크가파이 하나 먹을때 레아드는 3개 씩 먹어치웠으 니. 배가 부른게 당연했다. "덕분에 난 파이를 겨루 2개밖에 먹지 못했다구." 바크가 투덜 거리면서 음식 찌꺼기를 치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바크. 넌 소식 주의자잖아. 난 이 정도는먹어야 양이찬다구." "그래. 넌 대식 주의자니까." "맞아, 난 대식 주의..." 웃으며바크에게 말을 하던 레아드가 순간 말을 멈추더니 고개 를 돌려 광산 옆으로 펼쳐진숲쪽을 쳐다 보았다. 레아드의 갑 작스런 행동에 바크와 론은 하던 일을 멈추고 레아드를 쳐다 보 았다. "무슨일이야?" 론의 물음에 레아드가 잠시 아무런 대답도 없이 숲을 바라 보다 가 이내 입을 열었다. "나타난것 같아." "지네?" "응." "하지만, 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걸." 론이 어두워진 숲 쪽을 눈에 힘을 주고보았으나, 역시 보이는 건 없었다. 그때뒤에서 음식을치우던 바크가 검을 뽑아들고 바위 에서 내려왔다. "레아드의 시력은 믿을만 해. 준비해." 레아드는 서둘러 바위 옆에 기대 놓았던 검을 들었고 론은 허둥 지둥 배낭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때, 레아드가 소리쳤다. "온다!!" 레아드의 외침이 끝남과 동시에 숲속으로 부터 한줄이 날카로운 포효가 들려오더니 나무 사이로 뭔가 커다란 것이 셋을 향해 빠 른 속도로 다가왔다. 바크가 앞으로 튀어 나가며 외쳤다. "론! 서둘러!" 그리고 다음 순간. 바크는어두운 가운데서도 확실하게 상대편 의 모습을 볼수가 있었다. 몸통의 굵기는 어른의 두배만하고 길 이는 무려 6~7M에 다다르는 그런 엄청나게 큰 지네였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레아드가 이야기 해주었던 그 거미지네와는 다 르게 자신의 앞에나타난 지네는 단순히 보통 지네였다는 점이 였다. 다만 크기가 보통 지네의 수천배에 이른다는게 달랐지만. "핫!" 바크는 날카로운이빨로 자신을 물려고 하는 지네의 공격을 몸 을 낮추면서 피해내고는 옆으로 비켜서면서 지네의 허리 부분을 검으로 강타했다. 그러나 예상대로지네의 껍질은 굉장히 두꺼 워서 검으로는 상처 하나 내지 못했다. "찾았어!" 그때,뒤쪽에서 론의 목소리가들려왔다. 지네의 공격을 피해 내면서 바크는론쪽으로 시선을 잠깐 옮겼다. 론의손엔 사람 주먹만한 약병이들려있었다. 론은 한번심호흡을 한 후에 그 약병을힘껏 하늘로 던졌다. 그리고 잠시 후. 지상 30M정도 위 에서 갑자기 빛이터지더니 순식간에 주위가 대낮처럼 밝아 졌 다. 빛 덕분에 바크는 지네의 진 모습을 확실히 볼수 있었다. "징그럽군." 지네의모습을 똑똑히 본 바크가 한마디로 요약해 간단 명료하 게 말했다. 바크의말대로 지네의 모습은 그리 보기 좋은게 아 니였다. 형태를 보면 분명 지네였지만,발은 그렇게 많지 않았 고, 등 껍질위에는 날카로운가시 같은게 튀어나와있엇다. 그리고 무엇 보다도사람 정도는간단히 찢어 죽일수 있는 거 대한 이빨이 보통 지네와는 다른 점이었다. 바크는 지네의 모습 을 보자마자 알았다는듯 레아드에게 외쳤다. "레아드! 얼굴을 노려! 거기가 약점이야!" 얼굴 이외의 부분은 온통 단단한 껍질로 덮혀 있어 공격을 해봤 자 무의미 했다. 바크의말을 금방 알아 들은 레아드는 바크와 함께 지네의 얼굴만을 노려 공격하기 시작했다. 지네는 꽤 강렬 한 저항을 했지만, 둘이치고 빠지는 식으로 번갈아 가며 공격 을 하자 점점 몰리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서도론은 여전히 배 낭 안을 뒤지며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 캬아아앙!! - 바크가내려치는 검을 팔로 막아낸 지네는 바크가 뒤로 빠지자 마자 곧 바로쳐들어 오는 레아드에게 결국엔 일격을 허락했고 덕분에 사람 몸 만한 얼굴에 길다란 상처가생겨났다. 그 고통 에 지네가 포효를 하면서몸을 흔들어 레아드와 바크를 자신의 근처에서 몰아냈다. 그리고는 파란색피가 줄줄 흐르는 얼굴을 들어레아드와 바크를 노려보았다. 레아드가 지네를 마주 노려 보면서 입을 열었다. "....저기. 말이지. 바크." "뭔가 불안한 생각이 안 드냐고 물으려고 하는거지?" "응, 맞아." "나도 그런 생각이 들던 참이야. 거기다," 바크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순간 지네가 다시한번 포효를 하 더니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다음 순간. 바크와 레아드의 입이 벌어졌다. - 파파팍! - 지네의 껍질이 곤두서면서 그곳에서 마치 고슴도치 처럼 수많은 가시가 자라나기시작했다. 그리고유일한 약점이었던 얼굴엔 어느새 두꺼운 껍질이 붙어있었다. "망할. 언제나 이렇다니까." 바크가투덜거리는 순간 지네가 그 몸집과는 어울리지 않게 공 중으로 붕 떴다.그리고는 1M에 가까운가시로 무장된 몸으로 바크와레아드를 그대로 깔아 뭉개려는듯 둘의 위로 곧장 떨어 져 내려왔다. 레아드와 바크가 비명을 질렀다. "이런 망할-!!"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35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17올린이:도룡뇽(안헌영)97/12/02 01:56읽음:226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17) == 제 5장 <결전! 지네편.> == ----------------------------------------------------------- - 콰쾅!! - 지네의 육중한 몸은 결국에 땅 위에 떨어졌고 동시에 엄청난 폭 발음과 함께 주변의 나무나 바위들이 산산조각. 터져 나갔다. "크으. 이런.." 무시무시한 폭발 사이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레아드가 온몸에 묻 은 흙을 털어 내면서 일어섰다. - 크으크으.. - 지네 역시 땅과의충돌로 꽤 충격을 받았는지, 땅에 드러 누워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레아드는그런 지네를 보면서 한숨을 내쉬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폭발의충격으로 론은 어디로 날 라가 버렸는지, 보이지도 않았고 약간 떨어진 곳에서 바크가 고 개를 흔들며 땅에서 일어서는게 보였다. - 캬악! - 그때였다. 몸을뒤집은채 꿈틀거리던 지네가갑자기 몸부림을 치면서 제대로 일어서려 했다. 지네 옆에 있던 레아드는 지네의 몸을 피해 황급히 바크쪽으로 달려갔다. "괜찮아?" "그럭저럭. 그건 그렇고 저 자식. 꽤 애먹이는데." "이젠 어딜 공격하지?" 레아드가 거의 정신을 차리고 몸을 제대로 세운 지네를 향해 검 을 겨누면서 물었다. 바크가 검을 들어 올리며 대답했다. "아무리 껍질이 두꺼워도 약점은존재하기 마련. 쥐 부터 드래곤까지 모두 가진 공통적인 약점." - 캬앙! - 그 순간 지네가 둘이 아직 살아 있는걸 보더니 괴성을 지르면서 맹렬한 속도로 돌진해오기 시작했다. 바크가 소리치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바로 눈!" 자신을노려보는 16개의 작은 눈동자를 마주노려보며 바크가 검을 있는 힘껏 앞으로 내 찔렀다. 인슈란의 인이었다. - 캬아아아악!! - 그야말로 눈 깜빡할 순간. 바크의 검은 지네의 눈중 5개의 눈을 터뜨리면서 지네의 얼굴 깊숙히 박혔고, 그 고통에 지네는 그대 로 펄쩍 공중으로 치 솟았다. 덕분에 검을 미처 뽑지 못한 바크 는 검을 놓쳐 버렸다. 공중으로솟아 오른 지네는 반대편 숲쪽 으로 떨어져버렸다. 레아드가 바크에게 달려왔다. "방금 쓴건 '인'이잖아! 언제 배운거야?!" "전에. 그건 그렇고 나 좀 일으켜 세워줘." 바크가 땅에 주저 앉은채로손을 내밀었다. 레아드가 싱겁다는 투로 손을 내밀다가 깜짝 놀라면서 외쳤다. "너 다쳤잖아!" "좀 찔렸어. 하여간 빨리 일으켜 줘. 지네가다시 덤벼 올거란말이야." "아, 알겠지만. 그런 다리로 어떻게 싸우려고.." 레아드가 서둘러바크를 부축해서 일으켜 세웠다. 그런 바크의 오른쪽 다리에선 피가 흐르고 있었다. 아마도 지네의 눈을 찌를 때 가시 중 하나에 베인듯 했다. 레아드의부축으로 일어선 레 아드가 숲 쪽을 보면서 말했다. "일단 오늘은 후퇴하는게 좋겠지?" "하지만, 론이 어디로 갔는지 안 보이는데." "뭐? 정말?" 바크가 뒤를 쳐다보았다. 레아드의말대로 론은 정말로 어디론 가 날라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바크가 이마에 손을 올리며 짜증 나는듯 중얼거렸다. "정말로, 일을 저지른다니까." "어쩔까?" "어쩌긴 뭘. 찾아서 같이 내려가야지." - 크아아앙!! - 그때 숲쪽에서 나무 한그루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쓰러졌고, 그 사이로 지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정말로 화가난듯한 괴성이 었다. "이런.." 바크가 곤란한 듯 인상을 찌푸렸다. "요란하게도 싸우는군." 산 아래. 그러니까광산 앞에 위치한마을. 그 마을에서 가장 큰 저택의 발코니에서광산쪽을 바라보는 샴이 중얼거렸다. 광 산 위엔 마치 태양이라도 되는 듯 한개의 밝은 빛덩어리가 떠있 어서 산은 물론 주변의 다른 산들까지 비춰주고 있었다. - 카아아아앙! - 어렴풋이 산쪽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샴이 피식 웃었다. "여지건 고용한 사냥꾼 중에선 가장 오래 버티는데." "샴님." 그때 샴의 뒤쪽으로 몇몇의 사나이들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샴 이 그대로 산을 보면서 물었다. "잡아왔나?" "예. 반항이 꽤 심했지만, 둘 다 잡아왔습니다." "좋아. 잘했어. 저 녀석들이 지네를 잡아준다면, 도시 유흥가에팔아 버리고 만일 실패하면 미끼로 사용하도록. 잘 감시해." "예." 샴이 고개를 끄덕이자, 사나이들은 조용히 방에서 물러났다. 샴 이 웃으며 다시 고개를 산쪽으로 돌렸다. "그럼. 분발하길" - 캬아앙!! - "와아아앗!!" 나무를 입으로송두리째 뽑아서 집어 던지는 지네의 엄청난 공 격에 레아드가 기가 막힌듯 소리를지르며 이리저리 도망을 다 녔다. 바크는지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계속해서 론을 찾아 다녔지만, 정말로 론 녀석. 어디로날라가 버렸는지 보이 지도 않았다. 설마 혼자서 마을로 도망친게 아닐까? "이건 반칙이야! 불공평하다구!" 멀찌감치떨어진 곳에서 나무나 커다란돌덩이를 뽑아 던지는 지네의 행동에레아드가 항의를 하듯이 소리를 쳤지만, 지네가 알아 들을리 없었다. 바크가 쓴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그럼 너도 지네가 되던지." "뭐얏!? 바크 너 나중에 두고 봐!" ".....귀도 밝아." 지네의 눈을피해서 론을 찾던 바크가 혀를 찼다. 이렇게 지네 에게 공격을 당하면서도 여유롭게농담을 할수 있는 이유는 자 신이 날린 일격으로 일단 지네가 겁을 집어 먹어서 직접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게 가장 큰 이유였고, 저런 지네가 던지는 나무나 돌맹이 쯤은 레아드가가볍게피해낼수 있다는게 두번째 이유 였다. 그러나 그것도 어느 정도지 이렇게 시간을 끌다가 레아드 가 실수라도 하게 된다면 일이 꽤 힘들게 된다. '그러니까 론. 잘못 되면 전부 네 녀석 탓이야.' "바크! 조심햇!" "으,응?" 레아드의 외침에 바크가 고개를 그 쪽으로 돌렸다. 순간 바크의 눈동자 가득히자신을 향해 날라오는 거대한 나무가 비춰졌다. 지네가 자신을 발견하고 나무를 던졌다는걸 깨달은 바크는 최대 한 재빠르게 몸을 아래로숙였고, 그런 바크의 바로 위로 거대 한 나무가 지나가더니 몇미터 뒤 쪽으로굉음을 내면서 떨어졌 다. 고개를 들었을땐 이미 레아드가 옆에 와 있었다. "괜찮아!?" "너가 보이는거 보니까 살아있긴 한거 같은데." "너어. 이런 상황에서도 농담이 나오냐. 난, 너 업고 뛸만한 힘이 없단 말야." "업힐 생각도 없어. 그나저나 저 녀석 또 나무를뽑는데. 이번엔 정말 큰거야." 바크의 말에 레아드가 뒤로 고개를 돌려 지네쪽을 보았다. 바크 의 말대로지네는 정말 미련할 정도로 커다란 나무에 매달려서 그걸 뽑아내려 힘을 쓰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점점 흔들리면 서 뽑혀 올라오는나무를 보고 있자면, 웃음도 나오지 않았다. 지네가 노리는건자신이 아닌 다리를다친 바크란걸 알고있는 레아드는 황급히 바크를 일으켜 세웠다. "빨리 광산쪽으로 가. 내가 어떻하든 유인할테니까." "자, 잠깐! 난 다리를 다쳐서 달리지 못한다구!" "알게 뭐야! 살고 싶으면 빨리 가란 말이야!" 둘이 옥신각신하는동안 이미 지네는 그 커다란 나무를 뽑아서 입에다 물고 있었다. 그걸 먼저 발견한건 바크였다. "느, 늦은거 같은데." "바보! 다 너 때문이야!" "지금 그런거 따질때야? 빨리 도망치라구!" "넌 어쩔건데!?" "난 상관말고 도망.....어?" 바크가 레아드를 밀치면서 말하다가 언뜻 시선을 지네쪽으로 돌 렸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지네 뒤편에 있는 숲이었다. "아앗!!?" 바크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린 레아드도 덩달아 소리를 쳤다. 바크와 레아드가동시에 자신의 뒤쪽을 보자 지네 역시 나무를 입에 문채로 고개를 뒤쪽으로 돌렸다. 그 순간 바크와 레아드가 동시에 외쳤다. "론!!"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36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18올린이:도룡뇽(안헌영)97/12/03 19:57읽음:221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18) == 제 5장 <결전! 지네편.> == ----------------------------------------------------------- "론!" 숲속에서 튀어나온건 바로론이었다. 론은 재빠르게 몸을 숙여 지네의 옆 쪽까지 뛰어가더니 품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 캬앙! - 뭔가 다급해진지네가 몸을 비틀면서 론을 공격하려고 했지만, 입에 워낙 커다란 나무를 물고있어서 공격이라고 해봤자 몸을 흔드는것정도였다. 나무를 던지면둘을 죽일수 있다. 그러나 지금 인간 한명이 자신의 바로 옆에 있다. 둘중 누구를 먼저 공 격을 해야할지 결정 짓지 못하는 지네였다. 그러는 와중에 론이 품속에서 하얀색 약병을 꺼냈다. "받아랏!" 론이 던진 약병은 곧장 지네의 얼굴로 날라갔고, 그대로 명중했 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크아아아아앙!! - 지네의얼굴에서 갑자기 하얀색 연기가 치솟으면서, 지네가 미 친듯이 비명을 내지르기시작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입에 물고 있던 나무를 떨어뜨리고는 땅에 얼굴을 쾅. 쳐박았다. "뭐, 뭐야.." 바크를부축한채 그런 지네를 본 레아드가 황당한 표정을 지었 다. 론이 무슨 짓을 했길래저렇게 고통스러워 하는거지? 그때 둘에게 론이 달려왔다. "둘다. 괜찮아?" "전혀 안 괜찮아! 그건 그렇고 넌 어딨다 온거야? 거기다 저 녀석은 왜 저러는거고?" "저기, 질문은 하나씩." "대답이나 해!" 레아드의 고함에 론이 알았다는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지네를 가 르키면서 말했다. "아까 너희들이 지네의 껍질 때문에 공격 못하는걸 보고나서 도와주려고 몰래 숨어서 지네의 뒤편으로 갔었어." "그 약병은?" 바크의 물음에 론이 씩 웃으며 대답했다. "강력 염산이야." "염산...이라면. 그 뭐든지 녹인다는 물?" "맞아. 다르다면 저건 보통 염산보다 수십배 위력이 강한거라는것. 사람 정도는 우습게 녹여버리지." - 캬아앙! - 론이 웃으며말하는 순간, 지네가갑자기 몸을 뒤집어 제대로 일어나더니 그야말로 눈깜짝할 사이에 셋의 시아에서 사라져 버 렸다. 론이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마, 말도 안돼." "저 녀석한테는 잘 안 통하나 보네.." "뭐, 상관없어. 일단 위험은 넘겼으니까. 마을로 돌아가자." 점점 꺼져가는 조명탄을 보면서 바크가 둘에게 말했다. "무, 무슨 일이..?" 셋이 산에서 내려와 마을에 도착한것은 한밤중이었다. 무엇보다 도 바크의다리에 난 상처 치료가급한 일행은 곧바로 야르의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집에 도착했을때.. "당한건가?" 집 안으로 들어간 셋이 볼수 있었던건, 처참하게 깨져있는 가구 와 테이블 등등과난투가 벌여진 흔적들이었다. 레아드가 부축 하고있던 바크를 론에게 넘겨준 후 집안을 뒤져 보았지만, 야르 나 라이지는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론의 도움으로 의자에 앉은 바크가 가볍게 숨을 토해내며 말했다. "레아드. 그렇게 놀라지 말고 일단은 앉아 있어. 야르씨나 라이지는 무사할거야. 아직은." "아직은 이라니?" 레아드가 바크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물었다. 대답은 론이 했다. "아마 야르하고 라이지는 그 샴이란 녀석이 잡아갔을거야. 처음야르씨를만났을때 야르씨가 우릴 보고 라이지를데려가려고샴이 보낸 사람들이라고 오해했었잖아. 그때말한 그 '보낸녀석'들이 우리가 없는 틈을 타서 데려갔나 보지." "어째서?" "미끼로 쓰기 위해서겠지. 다시 말해서 우린 이용당한거야." "...도대체 무슨 소리야?" 레아드가 전혀 모르겠다는 투로 말하자 론이 덧붙여 설명했다. "그러니까 샴의 생각이란게 이런거지. 지네가 나타나서 마을 사람들은굉장히 초초해있어. 그런 가운데수도로 기사를 요청했지만, 기사는 오지 않고 몇몇 사람들이 돈을 모아 사온 사냥꾼들 역시 지네에게 죽었지. 마을 사람들은 더 다급해지고, 그때를 놓치지 않고 샴이 마을 사람들한테 지네 이야기를 꺼낸거야. 그리고 그 지네이야기에서 나오는 미끼로 라이지를 선택한거고." "그럼 우리는 뭐야?" "지네에게 덤볐다가 져서 죽어가는 사냥꾼 역활이지. 아무리 사냥꾼을 사도 지네는 못 이긴다. 그러니 미끼를 쓰자. 즉, 마을사람들의 불안한 심리를 자극시키기 위한 역활." "자, 잠깐. 뭔가 어긋난것 같은데. 이기진 못했지만, 우린 거의지네를잡을뻔 했잖아. 만일 우리가지네를 이겼다면 어떻게되는거지?" 레아드의 물음에 술술 이야기를 하던 론이 입을 다물었다. 자신 도 모르겠다는 뜻을 담은 행동이었다. 둘의 시선이 자연 바크에 게로 갔다. 바크가 어쩔수 없다는듯이 고개를 흔들고는 입을 열 었다. "샴이 노리는건 뻔하잖아. 라이지야." "...무슨소리야?" 레아드와 론이 동시에 입을 맞춰 물었다. "우리가지네에게 죽던 아니면 지네를 이기던. 어떻게되던지샴은 라이지를없앨 생각이라구. 생각해봐. 이 마을에 사람이아무리 적다고 해도 라이지나이정도 되는 여자아이가 라이지한명뿐이겠어? 거기다 지네의 미끼로 쓰이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결국 샴이끈질기게 라이지를 미끼로쓰려고 하는건죽이기 위해서야." "뭐 때문에?" "그건 나도 알수 없지. 하여간 그간 라이지를 없애려고 하던 샴은 야르씨의 방해와 마을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그러지 못하다가 이번지네 사건이 터지자 그걸 이용해서라이지를 죽이려하는거야." "그러니까.." 바크의 말을 다 들은 론이 턱을 쓰다듬으며 반쯤 부서진 테이블 위에 몸을 기댔다. "샴은라이지가 죽기를 바래서 이런 일을 꾸몄다란 거군. 그리고 우린샴의 계획대로 지네를 죽이지 못했고. 당연 라이지는지네를 유인하는미끼 역활로 끝장.즐거운 샴 아저씨혼자랄랄랄~ 로 이번일은 끝. 이라는 건가." "뭐야, 그런 말도안되는 짓을 하려고 하다니! 당장 가서 야르씨와 라이지를 되 찾아 오겠어!" 레아드가버럭 화를 내면서 검을 한손에 쥐고는 당장이라도 샴 의 집으로쳐들어 갈듯이 씩씩 거렸다. 그런레아드를 바크가 말렸다. "그만둬. 론의 말대로 우린 지네 잡는걸 실패했다구. 샴은 라이지와 야르씨를 미끼로 쓰려 할테니까, 최소한 오늘은 안전해." "잠깐. 야르씨까지 미끼로 쓴다고?" "뻔하잖아. 라이지만 죽이고 야르씨를 풀어줄리가 있겠어? 귀찮은 혹도 같이 때어버리는 셈 치고 같이 미끼로 사용해 없애 버릴 생각이겠지." "망할.. 뭐 그딴 자식이 다 있어. 나중에 혼쭐을 내 주겠어!" 레아드가 주먹으로 벽을 쾅 치면서 외쳤다. "그 마음은알겠는데. 일단은 지네가우선이야. 샴 녀석은 그다음에 처리해도 늦지 않아." "무슨 수로?" "당연하잖아. 지네를 잡는 최고의 방법은 미끼를 쓰는거라고 옛날부터 전해오잖아. 그대로 하는거지." "무슨 헛 소리야! 이 바보가!!" 바크가자신에게 농담을 했다고 생각한 레아드가 화를 벌컥 내 면서 소리쳤다. 그런 레아드에게바크가 아주 친숙하게 미소를 머금으면서 말했다. "난 그냥 미끼라고만말했지 라이지나 야르씨라고 말한적은 없어." "그럼..?" "당연히미끼로 쓸 사람 역시 죽일순 없으니까지네를 유인한후 도망칠수있는 빠른 다리와 지네의 공격을 피할수 있는 몸놀림을 지닌 사람이어야겠지. 거기다무엇보다도 필수로 지네의 눈을 홀릴수 있는 예쁘장한 미모의 소유자야겠고." "그런 사람이 마을에 있어?" "물론." "어디에??" 묻는레아드를 보면서 바크가 씨익 웃었다. 옆에 있던 론도 뭔 가 눈치를 챘는지 입을가리고 웃고 있었다. 바크가 손을 들어 당연하게 레아드를 가르키면서 말했다. "뭘 묻는거야. 바로 너 잖아." 그리고잠시 후. 집안 가득히 레아드의 비명 소리가 메아리 쳐 졌다. "난 남자란 말이야~~~~앗!"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363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19올린이:도룡뇽(안헌영)97/12/05 18:44읽음:223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19) == 제 5장 <결전! 지네편.> == ----------------------------------------------------------- 착한일은 오랫동안. 나쁜일은 될수록 신속하게. 그 말대로 샴은 다음날 날이 밝자 마자 곧바로 마을 사람들을 마을 광장으로 모 이게 했다. 모두들 지네때문에 잠도 못 자는지 피곤한 얼굴이 었다. "......." 대 위에서아래를 내려보던 샴은 마을사람들이 거의 다 광장 안에 들어 왔다고 판단했는지 수근거리는 마을 사람들을 조용히 시킨후에 입을 열었다. "모두 다 알고 있겠지만, 지금 우리 마을은 굉장한 위기에 처해있다. 알다시피 우리 마을사람들의 유일한 돈벌이는 광산 하나뿐이다. 근데 그중 하나를 지네 때문에 못 쓰고 있어서 지금모두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거다. 그러나 아무리 우리가 이런 위기에 빠져 있다고 해도 나라에서 기사를 보내주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수백개의 금화를 요구하는 일류 사냥꾼들을 사오는건 어림도 없는 일. 결국 우리 마을의 위기를 해결할수 있는건 우리 마을 사람들 뿐인것이다!" 샴의 말에 마을 사람들이 서로들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그중 한 명이 나서서 물었다. "무슨 방법이 있는겁니까? 일류는 아니라도 솜씨 좋다는 사냥꾼들도 죽인 괴물인데." "물론 방법이야 있다." 대답을 한 샴은 잠시말을 멈추고 자신을쳐다보고 있는 마을 사람들을 한번 쭉 훑어 보더니 이어 다시 입을 열었다. "지네를 잡는 방법은 간단하다. 사람을 미끼로 쓰는것이다." "......사람을?" 마을 사 람들이 의아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그들역시 지네 이야기란 옛날 이야기 정도는 알고 있었고, 그 이야기에서 지네 를 잡으려고 살아있는 사람을구덩이에 넣어 미끼로 쓴거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이 샴에게 묻고 싶은건 이거였다. 그 미끼 로 사람을 쓸거란 말인가?만일 그렇다면 누구를? 샴이 대답했 다. "지네를 가장 확실하게 잡을수 있는 방법은 역시 사람을 미끼로쓰는 것이다.이 점에대해서 난 굉장히 고민을했다. 만일사람을 쓴다면 누굴 써야 하는가. 그 누가 지네에게 죽고 싶을까. 모두들 살고 싶은 마음이야 똑같지 않은가. 그래서 어쩔수없이 난 마을 사람들의이름을 쓴 종이를 상자에 넣고 뽑기로했다. 물론 내 이름 역시 들어가 있었다." "...그래서.." 뽑힌 사람은? 이미 마을 사람들의 뇌리에선 미끼로 사람을 쓰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잖냐? 라는 등의 생각은 잊혀져 있었다. 당 장이라도 그 경제적, 심리적 부담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뿐이 었다. 모두들 샴이다음에 할 말을 기다리면서 그의 입을 쳐다 보았다. 자신. 그리고 자신의 가족의이름이 나오지 않기를 간 절히 바라면서. 그런 모두의 바램은 이루어졌다. "내가 상자에서 꺼낸 종이에 적혀 있었던 이름은..." "....." "라이지... 라이지다." 순간, 마을 사람 모두의 얼굴에 한가닥 안도의 빛이 떠 올랐다. 라이지. 마을 외각에 누나와 단둘이사는 여자아이. 가족은 그 누가 한명뿐이고, 약간의 자폐증 증상이 보이는 아이. 어쩌면 이 마을을 위해희생할 가장 좋은 아이일런지도모른다. 이런 가운데 마을 사람들중 어느 누구 하나도"라이지는 아직 어린애가 아닌가! 어린애를 죽이려 하다니!" 라는 등의 소리를 하지 않았다. 이미 그들은 전설 속 지네 이야 기에서 나오는 마을 사람들과 닮아가고 있는지도 몰랐다. "야르와 라이지. 둘다 폐광속에 넣어두었습니다." 샴의 저택. 저번에야르와 라이지를 잡아온 그 사나이들 중 한 명이 샴에게 말했다. 샴이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들려있던 잔을 기울여 그 안에 들어있는 액체를 약간 입안으로 흘려보냈다. "폭약은?" "지금 설치중입니다." "좋아. 이로서 이 마을은 내 손에 들어오는군." 샴이 손을 한번 펴보인뒤 다시 꽉 쥐면서 웃었다. "그런데, 야르의 죽음은 뭐라고 하실겁니까?" "간단하지. 동생의 죽음에미쳐버려 강에 몸을 던진다. 뭐, 그정도면 되겠지. 나라에서 사람이 내려온다고 해도 기사조차 안보내준 녀석들이 뭐라 할순 없을테고." "녀석들은 어쩔까요?" "녀석들?" 사나이의 말에 샴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 "요번에 고용한 아이들 말입니다." "아, 그 녀석들 말인가? 글쎄. 돈 몇푼 쥐어주면 떠나겠지. 참,그건 그렇고 그 녀석들 지금 어디 있는거지? 아까 광장에도 안보이던것 같던데." "찾아보겠습니다." "그래. 만에 하나쓸때없는 짓을 하려고 한다면, 알아서처리하고." "예." 사나이가 깊숙히 고개를 숙였다. "제길.." 어두컴컴한 동굴속. 아니 누군가 인위적으로 만든듯 동굴안은 나무 기둥들이 서 있었다.그런 어두운 동굴 속에서 손과 발이 묶인채 차가운 동굴 바닥에 엎어져 있는 두명의 사람이 보였다. "라이지. 괜찮니?" 두 사람중 한명. 야르가애써 몸을 돌려 자신과는 약간 떨어진 곳에 누워있는 라이지를 향해 물었다. 라이지가고개를 끄덕였 다. "응. 나 괜찮아." "다행이다." 라이지의 대답에 야르가 약간 안심했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점점 어두워지는 동굴 밖의 풍경을 보면서 야르는 자신의몸이 점점 떨려온다는걸 느낄수 있었다. 어두워 지고. 밤이 온다면 지네가 나올것이다. 그렇게 되면... '난 상관없지만, 라이지까지 이렇게 만들어 버리다니. 돌아가신그분들께 면목이 없어.' 떨리는 몸을 애써멈추면서 야르는 고개를 돌려 라이지를 보았 다. 라이지는 뭔가 설레이는듯한 표정으로 밖을 쳐다 보고 있었 다. 뭘 보고 저러는거지? 궁금해진 야르가 물었다. "뭐가 보이니?" 라이지가 슬쩍 고개를 돌려 야르를 쳐다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무것도." "근데, 뭘 그렇게 밖을 보는거야." "기다리고 있는거야." "기다려? 뭐를?" 의아해 묻는 야르에게 라이지가 생긋 웃으면서 말했다. "레아드 언니를 기다리고 있는거야. 꼭 온다고 했잖아." 레아드 일행이 광산으로 가기 전. 라이지가 가지 말라고 울음을 터뜨릴 때, 레아드가라이지에게 해준 말이었다. 물론 그건 집 으로 돌아온다는 소리였지만, 나이가어린 라이지는 잘못 해석 한 듯했다. 그러나 야르는 그런 라이지에게 너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거야..라는 등의 말을 할순없었다. 라이지의 기대감을 무 참히 깰수없을뿐더러 자신 역시 빌고싶었다. 라이지의 말처럼 그 아이들이 와주기를. 그러나 잠시 후, 야르는자신의 실없는 생각에 피식 웃어버였다. 야르가 웃으면 라이지에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까 라이지는 레아드를 좋아하는구나. 여지건 나 말고 그렇게 말을 거는 사람이 없었는데." "응. 너무너무 좋아." 웃으면서 대답하는 라이지를 향해 야르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 다. "그래... 나도 좋아." 날은 저물어 밤으로 향하고 있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36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20올린이:도룡뇽(안헌영)97/12/07 23:28읽음:227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20) == 제 5장 <결전! 지네편.> == ----------------------------------------------------------- 해가 서산으로뉘엿뉘엿 넘어가고 있는 시간. 레아드와 바크는 자신들이 어제 지네와 싸운 광산근처에 있는 폐광쪽으로 부지 런히 발을 옮기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론 녀석. 정말로연금술사가 맞나봐. 상처가 그렇게 빨리 치료되는 약은 처음 봤다니까." 단 하루. 하루만에 가시에 찔린 바크의 다리를 완쾌시켜준 론의 그 푸른색 약에 진정 감탄을 하는 레아드였다. 바크가 싱겁다는 듯 말했다. "원래 그렇게심한 상처도 아니였어. 뭐, 그렇다고해도 약의효과가 좋은건 사실이었지만. 덕분에 너도 고생 덜하게 된거잖아. 원래대로라면 그 폐광속에 너 혼자 들어가는 거였는데, 내다리가 나은 덕분에 같이 들어가니까." "친구를 지네의 먹이로 주려고 한 녀석 따위. 같이 가줘도 전혀고맙지 않다구." 레아드가 흥. 콧소리를 내면서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렸다. 그런 레아드를 보면서 바크가 짓꿎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너, 사실은 여자 역활을 시켜서 화난거지?" 바크의 물음에 레아드가 황급히 고개를 바크쪽으로 돌리더니 버 럭 외쳤다. "아, 아냐!" "아하하. 알았어. 아픈데 건드리지 않을게." 바크가 크게 웃어보이며 날라오는 레아드의 주먹을 가볍게 옆으 로 밀쳐냈다. 그렇게 둘이 아웅다웅 하고 있는 사이, 둘의 앞으 로 폐광의 입구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바크가 웃음을 멈추었다. 레아드도 폐광을봤는지 약간은 긴장된 얼굴 이 되었다. 폐광 주변은오랫동안 그대로방치를 해두었던지, 잡초들이 무성했다. 둘은 근처 풀숲에 몸을 숨겼다. "보초는 내가 처리. 레아드, 넌 야르씨와라이지를 구출. 그리고 지네를 부른 후, 폐광 속으로 유인. 우리가 빠져 나오면 론이 폐광에 설치된 폭약을 터뜨려 지네를 묻어버린다. 뭐, 여지건 한 일들에 비하면 그리 어려운건 아냐." 바크가 만에 하나 작전을 잊어버렸을지도 모를 레아드를 위해서 다시 한번 어제 셋이서 머리를 짜고 만들어낸 작전을 되 풀이해 말해주었다. 레아드가고개를 끄덕였다. 바크가 풀 숲에몸을 가린채 폐광 앞에서 서성이는 보초를 노려보면서 중얼거렸다. "보초는.. 한명인가." "어쩔거야?" "어쩌긴. 머리를쳐서 기절시켜야 겠지. 여기서기다려. 금방처리할테니." 바크가 레아드에게말한 후에 조용히 몸을 움직여 보초 근처의 풀숲까지다가갔다. 다행스럽게도 초 저녁임에도불구하고 날 이 굉장히 어두워 보초는 바크가 다가오는걸알아채지 못한 모 양이었다. 손에 검 조차 들고있지 않은점을 봐서 마을 사람중 한명인듯 했다. 바크가떠나간 후, 레아드가 30을 세기전에 바 크가풀숲에서 슬쩍 나오더니 자신이 나타난걸꿈에도 모르는 듯 앞만 보고있던 보초의 등덜미를 가볍게 검으로 내리쳤다. 보 초는 가벼운 신음 소리를 내면서 앞으로 쓰러졌다. 레아드가 땅 에 내려놓은 검을 쥐면서 일어서려했다. "됐다.... 어?" 막 풀숲에서 나와 바크에게 다가가려는 순간, 자신이 있던 풀숲 을 제외면 모든방향에서 일제히 웬 사나이들이 튀어나오기 시 작했다. 깜짝놀란 레아드는 재빠르게 다시 풀숲 속으로 몸을 숨 기고 갑자기 나타난 사나이들을 쳐다 보았다. "금화 5개 정도의 일을했으면, 그만 마을을 떠날것이지. 괜한고생을 해서 죽음을 제촉하는군. 여기서 기다리길 잘했어." 나타난사나이들의 숫자는 11명. 잘 훈련이 되어있는듯 그들은 단숨에 바크를포위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 대장인듯한 사나이 가 앞으로 나서며 바크에게 말을 걸어왔다. 바크가 검집에서 검 을 뽑아들면서 그 사나이를 노려 보았다. "계약은 금화 15개였어. 아직 10개가 남았는데, 포기할수 없지. 거기다 어린 여자애를 지네에게 먹이로 주려고 하다니. 그런걸보고 그냥 넘어갈순 없으니까." "그래서. 방해할 셈이냐?" "방해라니. 어차피샴이 원하는건 지네를 없애주는거 아냐? 우리가 지네를없애줄테니, 너희들이물러서라고. 우린 양쪽다샴에게 고용된 처지가 아니냐." "....웃기는군." 바크의 말에 사나이가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는 오른쪽 팔을 들 더니 그곳에 그려져 있는 뱀의 문신을 바크에게 보여주었다. 뱀 이 자신의 꼬리를 물려는듯 몸을원형으로 구부리고 있는 문신 이었다. "내 이름은 시도 하리타. 돈 몇푼에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너희사냥꾼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몸이다. 말 조심해." "이제 보니까 용병이시군. 용병께서 어이하여 이런 외진 마을에다 오신거지? 요즘 용병들은 모란으로 다 넘어간줄 알았는데." "목숨을 걸고전쟁터에서 싸우는것보다 돈벌이가 되는게 많아. 예로 들어 이 마을을 샴이 차지한후 그중 10%의 몫을 내가 받아내듯이 말이야." '샴이 이 마을을 차지해?' 시도 하리타의 말에 바크가 언뜻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 면 라이지의죽음이 이 마을을 차지하는데 무슨 연관이 있다는 건가? 바크의 표정이 변한걸 보고 자신이 입을 잘못 놀렸다는걸 깨달은 시도가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들며 외쳤다. "에에잇! 말이 많았다! 이젠 죽엇!" 동시에바크를 애워싼 나머지 10명의 사나이들도 장검을손에 꼬나 쥐었다. 평소에바크가 만나던 그런삼류 불량배나 어린 깡패들이 아닌 진짜 용병들. 처음으로 만나는 강적이었다. 바크 가 뒤를 견제하면서 자신의 앞으로 달려오는 한 용병을 맞아 검 을 들어 올렸다. 그때였다. "10명이서 한꺼번에 공격하다니. 비겁하잖아!" 바크의뒤쪽에서 언뜻 날카로운 목소리가들리더니 한 용병의 어깨를받침대로 사용해 용병들이 만들어 놓은 포위망안으로 뛰어 들어오는 한 소년이 있었다. 레아드였다. "괜찮아?" 포위망 안 쪽으로 들어온 레아드가 바크의 등에 등을기대서면 서 물었다. 바크가 입을 열었다. "뭐하러 왔어. 이 틈에 야르씨와 라이지나 구할것이지." ".....뭐야?" "애써 기회를 만들어 주니까.. 하여간 쓸떼없는 짓을" "너, 너어. 사람이 걱정해 줘서 이렇게 위험을 무릅쓰고 도우러왔는데, 할수 있는 말이 겨우 쓸떼없는 짓을. 이야? 너무 하잖아." 11명의 용병들에게포위 당했슴에도 불구하고 레아드가 바크쪽 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말했다. 바크가작은 소리로 하하. 웃고 는 허리를 곧게 펴면서 검을 검집 안에 도로 집어 넣었다. "그럼, 기회를 한번 더 만들어 줄테니까. 이번엔 확실하게 야르씨와 라이지를 구해와." "뭐...뭐?" 의아해 묻는 레아드를 뒤로 하고 바크가 품속에서 작은 병을 꺼 냈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시도를 쳐다 보았다. "여지건 꽤 잘난듯이 말을 했다만, 이쪽은 샴이 우리 말고도 다른 녀석들을 고용한것도. 이 곳에서 매복 하고있을거란 것도예상하고있었다고. 그러니 너무 좋아하지마. 함정에빠진건우리가 아니라, 바로 너희들이니까." "뭐야!? 이 건방진!" 바크의 말에 시도가 분노하면서직접 검을 들고 바크에게 덤비 려고 했다. 하지만 바크가 약간 더 빨랐다. - 슈우웅.. - 바크의 손을 떠나 하늘 위로 치솟은 약병. 바크가시도를 향해 의미모를 미소를 지어보였다. - 쾅! - 그리고 곧 이어 약병이 무시무시한 빛을 내면서 터졌다. 용병들 과 마찮가지로 하늘에서 터지는 약병을 보던 레아드가 중얼거렸 다. "..저건.. 조명탄?" 바크가 던진건 바로조명탄이었다. 잠시동안 하늘에서 밝은 빛 을 내며 느릿한 속도로 땅으로 내려오는 조명탄을 보던 시도 및 그의 부하들이 고개를돌려 레아드와 바크를 노려보았다. 바크 가 말했다. "너희들은단지 우리가 지네에게 도망쳐 산을 내려 왔을거라고생각하겠지만, 말이야. 사실은 내가 지네의 눈을 몇개 찔렀어. 당연히 지네 입장에서 보자면 난 죽일놈이지." "......" "무슨 말인지 모르나 보군. 간단하게 말해주지. 지네는 지금 쯤눈을 못쓰게된분을 풀려고 인간을 찾아서 이 산을 이 잡듯이뒤지고 있을거야.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내가 조명탄을 던진거야. 그야말로 지네를 이곳으로 초청한 셈이지." 그리고는 바크가 검집에서 검을 뽑아들면서 가볍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렇게 말야." - 콰쾅! - - 카아아앙~!! - 그 순간. 용병들의 뒤쪽에 있던 나무 몇 그루가 박살이 나면서 그 사이로 조명탄을 보고 폐광으로 달려온 지네가 모습을 들어 냈다. 그 눈은 복수에 불타는 듯 녹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해 있 었다. "그럼. 살아 남기를." 바크의 진심어린 충고였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36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21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7/12/09 23:33읽음:285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21) == 제 5장 <결전! 지네편.> == ----------------------------------------------------------- - 크아아앙! - 갑작스런지네의 출현. 사람과는 수도 없이 싸워봤지만, 이런 괴물과는 처음 싸워보는 용병들은 자신들에게 덥쳐오는 지네를 보고 어찌할바를 몰랐다. 한 순간에용병 한명이 지네의 이빨 에 걸려 걸레가 되어 나가 떨어졌다. "레아드! 빨리 가!" 용병들이만들어 놓은 포위망은 단숨에무너지고 그런 사이로 바크가 레아드를 동굴쪽으로 밀쳤다. 레아드역시 기회를 노리 고 있었는지, 단숨에 동굴쪽으로 달려갔다. "당황하지 마라! 단순히 커다란 지네일 뿐이얏! 검으로 치면 이길수 있다!" 당황해서검도 휘두르지 못하는 자신의부하들에게 시도가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나 지네의 이빨에옆구리가 터져서 내장을 밖으로 쏟아낸 동료의 시체를 보자면, 검을 들 용기조차 않나는 용병들이었다. 경험과 실력으로보자면 바크를 훨씬능가하는 용병들이었지만,인간이 아닌 괴물과의 싸움에선 바크 한명 보 다도 못한 그들이었다. 이런 상황에선전쟁터에서 살아온 용병 들보다 바크 한명쪽이 오히려 유리한 셈이었다. 바크가 검을 들 어 시도에게 달려들었다. "그렇게 쉽다면 직접 나가서 싸워 보시지!" "이 자식이!" 바크가 달려들면서검을 휘두르자 시도가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들어 바크의 공격을 막아내었다. 둘은 재빠르게 검을 주고 받았 다. "으아아악!" 그 와중에 또 한명의 용병이 지네의 몸과 충돌하면서 수많은 상 처와 함께 나가떨어졌다. 즉사였다. 시도의 말과는 다르게 용 병들의 공격은 지네에겐 씨도 먹히지 않았다. 지네는 점점더 기 가 살아 몸부림을 치면서 용병들을 공격했고, 용병들은 아무 공 격도 먹히지 않는 지네에게 공포감만 더 느낄뿐이었다. "핫!" 그런 지네의 복수전 속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서로를 노려보면 서 검을 날리는 바크와 시도였다. "무슨 일이지?" 밖이 시끄러워지자야르가 묶여있는 상태로 몸을 돌려 동굴 밖 을 보았다. 무슨 말소리 같은게 들리는것 같았다. - 펑! - 그리고 잠시 후. 갑자기 동굴 밖이환해지면서, 동굴안으로 그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야르와 라이지는 이 갑작스런 상황에 놀 라서 서로의 몸에 기댄채 불안에 떨며 밖의 상황을 예측해 보려 고 노력했다. 그러나야르는 설마 저 불빛이레아드와 바크가 만들어낸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 - 크아아앙! - 이런저런 생각이 교차하던 중. 갑자기 밖에서 한가닥 포효가 들 리더니 요란한폭발음과 함께 사람들의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야르는 단번에 지네가 나타 났다는걸 알수 있었다. '이렇게 죽는건가...' 지네가 나타났다면, 곧 이 동굴안으로 들어오겠지. 생각이 여 기까지미치자 야르는 웬지 담담한 표정이되었다. 단지 나이 어린 라이지가이런일에 휘말린게 정말 안타까울 뿐이었다. 그 리고 잠시 후. 동굴 밖에서 뭔가소리가 나더니 한개의 그림자 가 동굴 안쪽에 비춰졌다. '지네?' 라고 생각한 야르는 그대로 눈을 꼭 감으면서 손을 쓸순 없지만 최대한 라이지를 보호하려는 듯 몸으로 라이지를 감쌌다. 그 순 간 라이지가 반가운 목소리로 외쳤다. "레아드 언니!!" "...레, 레아드?" 라이지의 외침에야르가 눈을 뜨더니 고개를 돌려 동굴 입구쪽 을 쳐다 보았다. 레아드는 어느새 자신의 앞에 서 있었다. 레아 드가 허리춤에서단검을 빼 들더니 야르의 몸을 묶고있는 밧줄 을 끊어주었다. "무사해서 다행이예요." "어, 어떻게 여길?" "사정은 나중에요. 일단 밖으로 빠져 나가야 해요. 지네가 금방여기로 들어 올테니까요." 레아드가 라이지의 밧줄을 끊더니 그대로 라이지를 들어서 등에 업었다. 그리고는야르에게 따라오라는 몸짓을 한뒤에 동굴 입 구쪽으로 달려갔다. - 크아앙! - 동굴을 빠져나온셋이 볼수 있는건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벌 써 반으로 줄어버린용병들은 지네와 싸우기보다는 도망치고 있었고 그런 와중에서도시도와 바크는 열심히 서로에게검을 날리고있었다. 레아드가 싸움터의 반대쪽으로 몸을 돌려 달려 갔다. "에헤헤." 반대편 숲쪽으로 달리고 있을때 레아드의 등에 업혀있던 라이지 가 팔에 힘을 줘서 레아드의 몸을 껴안았다. 레아드가 달리면서 고개를 슬쩍 뒤로 돌렸다. "라이지. 몸은 괜찮니?" "응! 언니가 구해줄거라고 믿고 있었어." 라이지의 말에 레아드가 쓴웃음을 지었다. "아하하.. 언니라니.. 라이지. 사실은 말이야." "응?" 라이지가 궁금한듯이 레아드의 등에서 몸을 앞으로 내밀어 레아 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라이지의 순진한얼굴을 본 레아드가 고개를 저었다. "...아, 아냐." 레아드는그대로 입을 다물고는 숲을 향해 달렸다. 곧 셋은 싸 움터에서 어느정도떨어진 숲에 도착할수 있었다. 레아드가 라 이지를 땅에 내려 놓으면서 말했다. "야르씨. 마을엔 샴의부하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광산쪽에 가있으세요. 지네를 잡은 뒤 저희가 그쪽으로 갈게요." "지네... 잡을 생각이야? 샴에게 이용 당한거잖아?" 야르의 말에 레아드가 다시 싸움터로 달려가면서 외쳤다. "샴이 없었더라도 지네는 잡을 생각이었어요! 그러니 걱정 마시고 광산에 가 있으세요!" 그리고 레아드의 모습은 둘의 시아에서 사라져버렸다. 야르가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라이지에게 물었다. "샴이 없었어도지네를 잡았을 거라니.. 그럼 사냥꾼이 아니었단 말이야?" 그러나 야르의 물음에 라이지는 무슨뜻인지 모르는듯 그냥 웃을 뿐이었다. 야르가 라이지의 손을 잡았다. "그래그래~ 상관없겠지. 하여간 광산에 가서 기다리고 있자. 건강한 애들이니 무사할거야." - 캬앙! - 5명 남은 용병 중 한명을 마치 뱀처럼 몸으로 휘어 감은 지네는 그 커다란 이빨로 고통과 공포에 몸부림 치는 용병의 머리를 쪼 듯이 물었다. 처참한 비명과 함께 용병의 머리에 구멍이 뚫리며 그 사이로 뇌수가 튀어나왔다. "으아악!!" 처참하게 죽어가는 동료들.그리고 이길 가망이 없다는 심리적 부담감이한도를 넘었는지 한 용병이 머리를 쥐어 짜면서 비명 을 질러댔다. 그리고는손에 들고있던 검을 내 팽겨 치면서 숲 쪽으로 달아났다. - 캬아! - 하지만, 그가 채 숲까지 도달하기도 전에 지네가 미끄러 지듯이 그에게 다가가더니이빨로 살짝 용병의 다리를 긁었다. 다리에 서 피가 터져 나오면서, 용병이 땅위로 쓰러졌다. "사, 살려줘!!" 그러나 지네에게 그런 말이 먹힐리가 없었다. 지네는 머리를 치 켜 올리더니 땅 위에서 허둥거리는 용병을 향해 그 커다란 이빨 을 그대로 내리 찍었다. 다시한번 처참한 비명소리가 사방을 갈 랐다. "도망쳐!!" 그러나그의 희생 덕분에 남은 4명의용병은 무사히 폐광에서 벗어 날수 있었다. 이제 폐광 앞에 남은건 시도와 바크뿐이었 다. 시도가 버럭 소리쳤다. "이 바보 자식들! 돌아와!!" - 캬아아! - 그러나그런 시도의대답에 응해준건 자신의 부하들이 아니라 이빨에서 피를 줄줄 흘리고 있는 지네였다. 지네가 빠른 속도로 시도와 바크쪽으로 돌격해 왔다. 시도의 인상에 일그러졌다. "...이런.."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37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22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7/12/11 21:04읽음:244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22) == 제 5장 <결전! 지네편.> == ----------------------------------------------------------- "바크 혼자인가?" 폐광에서그리 떨어지지 않은 풀숲. 그 안에서 론이 밖을 내다 보면서 중얼거렸다. 지금 풀숲 밖에선 바크와 웬 사나이가 지네 를 맞아 싸우고있었다. 그러면서도 둘이 가끔서로에게 검을 날리는것이. 같은 편은 아닌듯 했다. "자, 완성이다." 밖의싸움과는 상관없이 무언가를 만지작거리던 론이 이마에 흐르는 땀을 흠치며 뒤로 물러섰다. 론의 앞에는 폐광쪽으로 이 어지는 길다란 줄이 하나 있었고 그 줄들은 폐광의 옆쪽으로 설 치된 폭약으로 이어지고있었다. 샴의 부하들이 설치한 폭약들 이었다. "열심히 일들했는데 중간에서 가로채서 미안하구만." 그런 론의옆으로는 2명의 사나이가 죽은건지 기절한건지 누워 있었다. 사실 그들은 잠이든 것이었다. 그들의옆으로 '취급주 의! 강력 수면제.'라고 써있는 약병이 한개 뒹구르고 있었다. "이제, 남은건 지네를 저 안에다 쳐 넣고 이걸 터뜨리기만 하면되는건가." 혼자서 중얼거리던 론이 언뜻 고개를 들어 풀숲 밖을 쳐다 보았 다. 론의 입이 저도 모르게 약간 벌려졌다. "...레아드?" "하아앗!" 지네를 맞이해서싸우던 바크와 시도의 귓가에 언뜻 한가닥 외 침 소리가 들려오더니 자신들과 지네의사이에 한 소년이 끼어 들었다. 붉은색 머리가 휘날렸다. "레아드!" "아하. 기다렸지?" 바크가 반갑게 부르자 레아드가한손으로 브이 자를 그려 보이 며 웃었다. 그리고는 검을 들어 지네를 노려 보았다. "....." 바크와 레아드의 뒤쪽에 서있던 시도는 혼란스러운 마음에 얼굴 을 일그러 뜨렸다. 마음만먹는다면 당장이라도 자신의 앞에서 알량거리는 이 두소년을죽일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러지 못했다. 이 두명의 소년이 죽은후 표적을 자신으로 돌린 지네를 처리할방법이 없기 때문이었다. 수많은 싸움터를돌아다니며 싸우던 시도로서는이건 굉장한 수치였다. 거기다 자신이 아끼 는 부하들마저 오늘 지네에게 죽임을 당했다. 시도에게 있어 이 하루밤은 여지건 살아오면서 있었던 그 어떤 나쁜일보다도 더 큰 치욕을 주는날이었다. 레아드가 뒤 쪽에 있는 시도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듯이 외쳤다. "자~ 간닷!" 레아드의 외침에 바크가응답을 하듯이 검을 치켜 올리면서 지 네에게로 달려들었다. 동시에 그 옆에서레아드가 튀어 나오듯 이 달려 나오면서 힘껏 위로 뛰어 올랐다. "핫!" 레아드가가진 검의 길이는 무려 2m. 도약을한 다음에 그 긴 검을 휘두르자 검은단번에 지네의 머리까지 다다랐다. 레아드 가 노리는것은 눈이었다. 저번에 바크에게 눈을 몇개 잃은 지네 는 상대방이갑자기 자신의 눈을 노리고공격을 하자 방금 전 까지의 그 격렬한 공격을 멈추고재빠르게 머리를 낮추어 레아 드의 공격을 피해냈다. 그리고 공중에떠있는 레아드를 노리고 이빨을 드러내는 순간. 레아드의 뒤 쪽에서 따라오던 바크가 허 리를 낮춘 지네에게 달려들었다. 역시 노리는 곳은 눈이었다. - 캬앙! - 갑작스런 바크의공격에 지네가 서둘러 머리를 틀어 검을 피했 다. 그러나 바크의 공격이 워낙 시기적절해서완전히 피해내진 못했다. 검은 지네의 눈에서 약간 빗겨나가 지네의 얼굴을 내리 그었다. 지네가 고통에 찬 비명을 질렀다. "바크! 물러서!" 지네가바크의 일격에주춤하는 순간. 어느새 땅에 발이 닿은 레아드가 품속에 손을 넣더니 약병 하나를꺼냈다. 론이 준 두 개의 약병중 하나였다. 약병의 겉에는 푸슨색의 띠가 둘러져 있 었다. 레아드의외침에 바크가 재빨리 지네의 곁에서 떨어졌고 그 사이 레아드가힘껏 지네의 머리를 향해 그 약병을 집어 던 졌다. - 쾅! - 그리고 엄청난빛과 폭발음이 지네의 머리쪽에서 작렬했다. 너 무나 큰 충격에지네는 한번 크게 휘청거리더니, 그대로배를 보이면서 뒤로 넘어가 버렸다. 쿵. 하는 커다란 소리와 함께 지 네의 몸이 땅 위로 쓰러졌다. 그런 지네의 앞에서레아드가 다 시 한번 크게 브이 자를 그려보였다. "....." 이 놀라운광경을 지켜보던 시도는 다시한번 인상을 찌푸렸다. 자신들의 부하들이 흠집한번 내지 못한 괴물을 너무나 간단하게 쓰러뜨린 저 아이들은 도대체 뭔가? 시도가 들고있던 검을 거칠 게 땅에 내팽겨 쳤다. 그 소리에레아드와 바크의 시선이 시도 에게로 옮겨졌다. 시도가 둘을 보면서 크게 외쳤다. "좋아! 이번엔 너희들 덕분에 목숨을 구했으니, 내가 순순히 물러나겠다! 바라는대로 이 마을에 대한일도 모두 없던거로 하겠다. 그러나.. 기억해둬라! 다음에 나. 시도를 싸움터에서 만나는 일이 있다면.. 너희 둘! 확실하게 죽여주겠다!" 론은 본적이 없으므로 레아드와 바크. 둘만 지목한 시도는 그대 로 몸을 돌려 숲쪽으로 달려가 버렸다. 곧 그의 모습이 완전 숲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바크가 피식 웃었다. "웬지, 아저씨한테 원한을 산거 같은데." "인기가 좋아서 그런거야." "이봐이봐~ 둘이라면 너도 포함이라구... 참. 그나저나, 야르씨와 라이지는?" 바크의 물음에 레아드가 웃으며 말했다. "너가 말해준대로 광산쪽에서 기다려 달라고 말했어." "흠, 잘했어." 바크가 고개를끄덕였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돌려 땅 위에 쓰러져 있는 지네를 쳐다보았다. 언뜻, 지네의 몸이 꿈틀거리 는게 보였다. 레아드도 다시 검을 들어 지네를 향해 겨누었다. "그럼, 이제부터 대망의 2회전인가? 이번 회에 확실히 끝내버리자고!" "좋아!" - 크아아앙! - 둘의 대화가 오가는 순간, 지네가 갑자기 커다란 소리를 내면서 울부짖더니단번에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머리를 한번 휙휙 돌려보고는 바크와레아드가 아직 남아있는걸 보고 큰소리로 다시 한번 울부 짖었다. 레아드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머리 끝까지 화가 난것 같은데." "계획대로 잖아." "유인은 누가 해?" "뭘 물어. 당연히 너지." "......" "온다!" 바크의 외침과 동시에 지네가 그야말로 노도처럼 둘에게 덥쳐들 었다. 작렬탄에맞은후 껍질이 많이 타버렸는지 지네가 근처에 오자 고약한 냄새가 풍겼다. "그럼, 잘해봐!" 바크가 손으로 레아드의등을 한번 탁, 친후에 재빨리 뒤로 빠 졌다. 레아드는 그 자리에서 가만히 서 있다가, 지네가덥치는 순간 재빨리 몸을 옆으로빼냈다. 지네는 재빨리 몸을 틀어 피 하는 레아드를 쫓아갔다. "그럼, 수고." 지네에게 쫓기는 레아드에게 가볍게 손을 들어보인 바크가 서둘 러 폐광쪽으로 달려갔다. "어이! 바크!" 폐광에 거의 다다랐을때, 누군가 옆에서부르는 소리에 바크가 고개를 돌렸다. 풀숲 속에서 론이 고개만 내민채 웃고있는게 보 였다. 바크는 고개를 뒤로 돌려 레아드가 지네에게서 잘 도망다 니고 있는지 확인을 한 뒤에 론에게 달려갔다. "폭약은?" "염려마. 누르기만 하면 터져." "알았어. 하여간조심해서 눌러. 잘못하면 우리까지 바위에 깔려버리니까." "걱정 안해도 돼." "그래." 라면서 서둘러 폐광 쪽으로 달려가려는바크를 론이 다시 붙잡 았다. 바크가 약간은 짜증나는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 "또 무슨 일이야?" "아니, 이걸 가져가라고." 론이 또다시 약병 하나를 건네주었다. 겉에는 아무런 표시도 없 는 그냥 보통의 물병 같았다. 바크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론이 웃으면서 말했다. "기름이야. 레아드의 것과 같이 쓰면 효과 만점이지." "...고마워." 바크가기름병을 품속에 넣고는 론에게 가볍게고개를 끄덕인 다음 다시 폐광 쪽으로 달려가기시작했다. 곧 바크의 몸이 폐 광 안으로 사라졌다. '좋아. 이제 슬슬 끝내볼까?' 지네의 날카로운 일격을 가벼운 몸놀림으로 피해낸 레아드는 바 크가 폐광 안으로 들어가자자신도 몸을 폐광쪽으로 틀어 달리 기 시작했다. 지네가그런 레아드를 보더니맹렬히 뒤 쫓아왔 다. '좋아. 계속 따라오라구.' 달리면서 레아드는 품속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손에 차가운 약 병의 감촉이 느껴졌다. 론이 준 두개의 약병중 남은 하나였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378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23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7/12/14 22:45읽음:253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23) == 제 5장 <결전! 지네편.> == ----------------------------------------------------------- - 쾅~! - 지네의 맹렬한 공격을 피하면서 레아드는 폐광을 향하여 달려갔 다. 어느때는 지네가 앞서나가 폐광으로 가는 길을 가로 막았지 만, 레아드는 그럴 때마다 자신이 마치 폐광쪽으로 가지 않는다 는듯이 방향을 틀어 지네를 다른 방향으로 유인했다. 그런 행동 을 두어번 했을 무렵. 레아드는 거의 폐광에다다랐다. 바크는 폐광 깊숙한곳에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바크! 준비해!" 한번 크게 외쳐 바크에게 바깥 사정을 알려준 후 레아드는 자신 의 뒤쪽에서 이빨을 치켜 세우고 달려드는지네를 몸을 낮추어 급하게 피해내고는 서둘러 폐광 속으로들어가 버렸다. 뒤쪽에 서 분노한지네가 자신을 따라서 폐광으로들어오는걸 느낄수 있었다. 바크는 폐광 깊숙한곳에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이 폐광 은 길이곧게 되어 있어서 레아드는 헤메지않고 금방 바크가 있는곳에 다다를수 있었다. "수고했어." 바크가숨을 몰아쉬는 레아드의 팔을 잡아 부축해 주면서 말했 다. 잠시 바크의부축을 받으면서 숨을 고른 레아드는지네가 뒤쪽에서울부짖자 서둘러 품속에 손을 넣어서 약병을 꺼냈다. 론이 준 두개의약병. 하나는 작렬탄. 그리고 하나는 화염탄이 었다. 작렬탄은 아까 써버렸으니, 당연히 지금 손에들고 있는건 화염탄이었다. 약병 안으로붉으스름한 액채들이 출렁거리는게 보였다. - 크아앙! - 지네는 멀리 앞서있는레아드와 바크를 향해 미친듯이 몸을 흔 들며 돌진했다. 그러나 지네의몸이 너무 컷기에 속도는그리 빠르지 않았다. 지네가 근처에 오기까지 약간 시간이 생기자 레 아드가 이마에 흐르는 땀을 흠치며 뻐근해진 허리를 곧게 폈다. 그리고는 바크에게 웃으며 말했다. "론의 그 연금술도 꽤 쓸만 했지?" "글쎄.. 쓸만 한건가." "왜~? 이번일에 굉장히 도움이 됐잖아." 웃으며 말하는 레아드를 한번 쳐다본 바크. 바크는 잠시동안 그 런 레아드를 묵묵히 쳐다보다가고개를 지네쪽으로 돌렸다. 바 크의 그런 행동에 레아드가 의아해 했다. "왜 그래?" "아니, 좀 신기해서." "신기하다니?" 더욱 의아해 묻는 레아드에게 바크가 말했다. "너와 같이 다닌지 10년이 조금 넘었고, 너에 대해서는 누구 못지 않게 잘 안다고 생각해 왔거든." "그런데?" ".....그러니까, 난 너가여지건 '친구'를 사귀는걸 한번도 본적이 없단 소리야." "무슨 뜻이야?" 계속 레아드가 못 알아듣자 바크가 약간 소리을 높여 말했다. "간단히말해서 10년간 친구란걸 안 사귀던 너가 요 몇일 사이에 론을 너무 믿어 버리는게 이상하단 말이야." "...." 바크의 말에 레아드는 그때서야 이해가 간다는표정을 지었다. 사실 바크의 말 처럼 레아드는 요 근래 10여년간 친구라고는 단 지 바크 한명뿐이었다. 그외 잘 아는 사람이라고는 엘빈과 파오 니. 그리고포르 나이트의 총장인 폰. 생각해보니 10년간 사람 과 거의 사귀지 않았는데 론과는몇번 만난것으로 단번에 가까 워져 버린것이었다. 레아드는 잠시동안 곰곰히 뭔가를 생각하더 니 이내 해답을 찾았다는 듯이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론은 우리와 같이 일을 하는 동료야. 그러니까, 믿는거지." 간단간단하게 생각해 버리고 그렇게 확신하는 레아드였다. 바크 는 속으로 '정말 그럴까?'란 생각을 했지만말을 하진 않았다. 어느새 지네가근처까지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의문이 풀린 레 아드는 손에 들고있는약병을 한번 공중으로 살짝 던졌다가 받 으면서 지네를 노려보았다. "자, 그럼 마무리를 해야겠지?" - 크아아앙! - 지네는 바크와레아드가 눈에 보이자, 여지건의 속도와는 비교 도 안될 빠른속도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지네의몸과 폐광을 지탱하고 있는 나무들이충돌하면서 폐광을 흔들어 놓았다. 레 아드는 그런와중에서도 지네의 눈을 노려보았다. 이 화염탄 하나를 가지고 지네를 어쩌진 못한다. 하지만.. 눈 이라면? - 캬아아! - 일행과 20 발자국 정도의 거리가 남았을때 지네가 한번 크게 울 부 짖더니이빨을 치켜세우며 둘에게 달려들었다. 순간 레아드 가 약병을 들고있던 손을 뒤로 약간 물리더니 기합성과 함께 힘 껏 지네를 향해 던졌다. - 쾅! - 동시에 지네와 일행 사이에 무시무시한 화염의 폭풍이 일어나더 니 지네의머리를 단숨에 불꽃으로 감싸버렸다. 아무리 단단한 껍질을 가진 지네라고 하지만 눈만은 그렇지 못했다. 엄청난 열 기에 지네의 남은 눈알들이 폭죽 터지듯이 퍽퍽 터져나갔다. - 키아아악! - 지네는 그 고통에 몸을 멈추더니 요란스럽게 몸을 비틀었다. 하 지만 그것도 잠시. 지네의 몸을 멈추게 만들었던 고통보다 분노 와 복수심이 더 컷던지, 지네가 미친듯이 울부짖으며 바크와 레 아드에게달려들었다. 그러나 이미 16개의눈동자는 불꽃으로 모두 상해 버린 상태. 눈이 먼 지네는 단지 앞으로 돌진할 뿐이 었다. "우앗!" 지네가 돌진해오자 바크와 레아드는 서둘로 폐광 벽면에 붙어서 지네의 몸을 피했다. 아슬아슬하게 지네의 몸이 둘의 앞으로 스 쳐서 지나갔다. "가자!" 지네가 자신들을그냥 지나쳐 폐광 깊숙한 곳으로 가버리자 둘 은 서둘러 폐광에서 빠져나오려 했다. 하지만 어느새 지네는 폐 광 안쪽의 넓은 공간에서 몸을 돌려 다시 폐광 입구쪽으로 기어 나오고 있었다. 뒤에서지네가 다시 쫓아오자, 둘은다급해졌 다. 아까와는다르게 지네의 속도는 둘보다 빨랐다. 지네가 금 방 둘의 뒤까지 다가왔다. 바크가 뛰면서 외쳤다. "이렇게 가다간 지네가 다시 밖으로 나가버려! 레아드! 먼저 나가서 론한테 폭약을 터뜨리라고 해! 내가 막아볼테니까!" "너가? 무슨 수로?" "뭘로 하던 막을테니까, 넌 어서 나가!" 그렇게 외친 후 바크는달리는 속도를 줄여 그 자리에 멈춰 섰 다. 레아드가 뒤를 돌아 보았지만, 바크는 이미 지네를 향해 반 대쪽으로달려가고 있었다. 이대로 멈춰 자신도 바크를 도와주 러 갈까? 란 생각이 들었지만, 레아드는 고개를세차게 흔들고 는 폐광입구쪽으로 계속 발을 달렸다. 지네에게일격을 먹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폐광을 폭파 시키는 것 뿐이었다. 그 외 자신이 바크를 도와 지네와싸운다고 해도 별 도움이 안될것이 다. 아니, 오히려 좁은 폐광 안에서는방해만 될 뿐이었다. 레 아드가할수 있는 일이라고는 오직 하나. 폐광에서빨리 빠져 나가는 것이었다. "오는군." 폐광 속. 지네를 향해달려가던 바크의 눈에 지네의 모습이 나 타나기 시작했다. 지네의 머리를 태우던 불꽃은 이미 세력이 줄 어들어 거의 꺼지고 있었다. 지네는 눈이완전 멀었는지, 바크 가 바로 앞에 있는것도눈치채지 못한채 앞으로만 빠르게 기어 가고 있었다. 잠시동안 그런 지네를 보던 바크는 속으로 지네를 어떻게 멈출까 생각을 했지만 좋은 방법이 떠오르진 않았다. 그 때 지네가 바크의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좋아. 이렇게 된 이상.' 지네의속도가 워낙 빨라서 한번놓치면 뒤 따라 갈수가 없었 다. 바크는 생각은나중에 하기로 하고 지네가 자신의 옆을 지 나갈때 재빨리 지네의 몸 위로 뛰어 올랐다. 다행스럽게도 지네 의 몸을 감싸고 있던 가시들은 벽과의 마찰로 다 부러져 있어서 바크는 상처를 입지 않았다. "핫!" 지네의등에 올라탄 바크는 검을 들어 지네의 등 껍질을힘껏 찔렀다. 그러나 오히려 검이 튕겨 나와버렸다. 바크가 몇번이고 검을 내리쳐보았지만, 지네의 껍질은상처하나 나지 않았다. 껍질과 껍질 사이로도 검을 찔러 보았지만, 틈이 너무 촘촘해서 검의 끝부분만 약간 들어갈뿐이었다. 어느덧 희미하게 동굴입 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바크의 마음이 급해졌다. "...엇?" 아무런대책도 방법도 떠오르지 않는 가운데 바크가 언뜻 자신 의 가슴사이에서 묵직한 느낌이 받고는 손을 품속에넣었다. 그리고 손에 잡히는대로 그것을 꺼내보았다. "이건..?" 품속에서나온건 동굴에 들어오기 바로 전에 론이 준 약병이었 다. 분명 론이 기름이라고말하면서 주었는데.. 하지만 크기가 손가락 하나 만한것이 만약 보통기름이라면, 지네에게 타격은 커녕 느낌도 받지 않을것이다. 약병을 쳐다보던 바크는 이내 결 심을 한듯 그 약병을 오른손에 쥔채로 지네의 등에서 약간 구부 정하게일어섰다. 천장에 닿지 않기위해서였다. 그리고 잠시 후. 바크와 지네의 앞으로 폐광의 입구가다가왔다. 순간 바크 가 지네의 등 껍질을 밟으면서 앞으로 뛰어 나갔다. - 캬앙! - 그때서야자신의 등 위에 누군가가 타고 있다는걸 알아챈 지네 가 몸을 솟구쳐 '그것'을 폐광천장에 압사 시키려 했다. 그러 나 간발의 차로 바크가 지네의 머리를 밟고는앞으로 뛰어올랐 다. 빠른속도로 돌진하던 지네의 등 위에서 달리는속도까지 붙인 바크는 지네보다 훨씬 빠르게 앞으로 날라갔다. "하앗!" 허공에서 몸을 비튼 바크가 자신의 뒤로 돌진해 오는 지네의 머 리를 향해오른손에 쥐고 있던 약병을 힘껏 던졌다. 목표는 아 직도 지네의 턱부분에 꺼지지 않은 불꽃들. 약병이 지네를 향해 날라가고 바크의 몸은 공중에서 땅으로 떨어져 내려왔다. - 챙! - 그리고 바크의 몸이 땅에 닿는 순간 약병이 지네의 턱에 맞으면 서 가벼운 소리와 함께 깨졌다. 그리고 눈 깜빡할 사이. 바크는 세상이 붉게 변하는걸 느낄수 있었다. 무언가 엄청난 힘이 바크 의 몸을 뒤로 날렸다. - 쾅!! - 엄청난 폭발이폐광 안에서 일어났고, 그 폭발의 힘은 오직 하 나 뿐인 폐광 출구를 향해 뿜어져 나왔다. 밖에서 론과 함께 그 광경을 보던 레아드가 갑자기 소리쳤다. "바크!" 그 폭발의 사이로 바크의 몸도 껴 있었다. 바크의 몸은 마치 가 랑잎인 듯이 둥실 떠서 폐광 밖으로 튕겨져 나왔다. 그러나몸 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바크가 손으로 땅을 치더니 그 반동으로 땅에 가볍게착지했다. 그리고는 두번째 폭발의 여파가 다가오 기 전에 서둘로 몸을 옆으로 피해냈다. - 크아앙!! - 지네는 그 엄청난 폭발에도 죽지 않았는지 그 안에서 아직도 요 동을 치고 있었다. "그럼, 잘 자라구." 그런 지네의 울음소리를 듣던 론이 자신의 발 밑에 있는 붉은색 스위치에 발을 올려놓더니 단번에 눌러버렸다. - 쾅~~! - 론이 스위치를 누름과 동시에 지네의 울음소리를 가리는 엄청난 폭음이 아래 마을은 물론 다른 도시에 까지 들릴정도로 크게 울 려 퍼졌다. 그리고 곧 이어 산이 흔들리더니 폐광의 구석구석에 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 콰쾅!! - 그리고 폐광은 무너졌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37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24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7/12/19 13:56읽음:239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24) == 제 5장 <결전! 지네편.> == ----------------------------------------------------------- "꺄아~" 라이지의 비명에가까운 함성 소리와 함께 라이지의 몸이 공중 으로 붕 뜨더니 다시 땅으로떨어져 내려왔다. 하지만그녀의 몸이 채 땅 근처에가기도 전에 밑에 있던레아드가 라이지의 몸을 잡더니 한바퀴 돌렸다. 동굴 안에는 다시한번 라이지의 함 성소리가 울려퍼졌다. "잘.. 노는군." 론이중얼거렸다. 지금 세명의 소년과 한명의 여인. 그리고 한 명의 여자 아이는마을 뒤편 광산에 모여 있는 중이었다. 지네 를 죽이고 마을로 돌아갈까 생각을 했지만, 샴의 부하들이 지키 고있을거란 바크의 말에 일단 오늘은 광산 안에서자고 내일 아침에 내려가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라이지가 저렇게 좋아하는건 처음 봐." 모닥불을 가운데 놓고 앉아있던 야르가 허공에서 웃고있는 라이 지를 보면서 말했다. 반대편에 있는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건 야르와는 전혀 다른 뜻이었다. '레아드가 저렇게 웃는건.. 오랜만이네.' 요사이 같이다니면서 예전에 비해 확실히사이가 가까워지긴 했지만, 예전에... 레아드의 말을 쓰자면 '절교'하기 이전 보다 는 아직어색했다. 예전에 엘빈 누나와 같이 살때는 저렇게 웃 는 모습도 자주 보여 줬는데... 근래에 들어와서는 이번이 처음 이었다. 이런저런생각에 잠겨서 잠시동안레아드를 쳐다보던 바크가 언뜻 뭔가 생각이 났는지 고개를 돌려 야르를 쳐다 보았 다. "참, 야르씨. 하나 묻고 싶은게 있는데요." "응? 말해봐." "샴이 어째서 라이지를 죽이려 하는거죠?" 바크의 단도직입적질문에 야르는 잠시 할말을 잃고 바크를 쳐 다 보았다. 그러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글쎄... 사실 나도 최근에 와서 그 아저씨가라이지에게 나쁜뜻을 품었다는건 알았는데. 왜 그런건지는 모르겠어. 라이지가무슨 잘못을 한것도 아니고." "그 사람 정도 되는 재력가가 사람을 죽이려고 작정을 한거라면분명 큰 이유가 있을텐데.. 짐작 가는건 없나요?" "...." 바크의질문에 잠시 고민을 하던 야르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바크는 알겠다는듯신음소리를 한번 내더니 질문 방향 을 바꾸었다. "그럼 부모님에 대해 물어도 괜찮을까요?" "상관이야없지만, 난 부모님의 이름도 모르는걸. 라이지의 부모님들은 알려줄수" "자, 잠깐만요!" 야르의말을 황급하게 끊으며 바크가 야르를 놀란 눈으로 쳐다 보았다. 그러다가 고개를 돌려 라이지가레아드와 노는데 정신 이 팔린걸 보고는 작은 소리로 물었다. "그렇다면, 라이지는 야르씨의 친 동생이 아니란 소린가요?" 야르가 바크를 향해 미소를 지어보였다. "걱정해주는건 고마운데, 라이지도 마을사람들도 이 사실을모두 알고 있으니까 그렇게 감출필요 없어." "..그..래요?" "흠. 어쨌든 난 샴이 무슨 흉계를 꾸미는지 도저히모르겠으니너한테 내가 알고있는걸 다 말해줄게." 야르의 말에바크가 알겠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야르의 말 이 시작되었다. "내가 라이지를 만난건... 라이지가 2살 때였어. 산더자브 산맥의 아래 위치한 '슐어'란 마을에서 였지. 그 당시에 난 고아로이 마을 저 마을을떠돌아 다니고있었는데, 마침 그런 나를불쌍히 여기신 라이지의 부모님들이 날 양녀로 맞이해준 거야. 그래서 난 라이지의 언니 겸 유모가 되었지." "...."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자면, 라이지의 부모님들. 아니 내 부모이기도 한 그분들은 정말로 여행을 좋아했었어. 내가 듣기로는두분은 여행 도중 서로를만났고, 여행중에 결혼을 했으니까. 라이지를 낳고, 나를 양녀로 맞이하신 뒤에서 죽. 여행을 하셨지. 지금 생각해 봐도 참. 별난 분들이셨어." "...." "그렇게 1년간 여행을 하던 중 라이지가 홍역에 걸리는 일이 일어났어.그래서 한 마을에서 잠시쉬기로 했지. 한 일주일이지났을까? 라이지의홍역이 거의 나았을때 쯤. 그분들이 나에게 약도 하나를 주면서 거기에 있는 마을로가서 자신들을 기다리라고 말했어. 아버님이 말씀하시기론그곳이 자신의 고향이라더군. 그곳의촌장에게 가서 사정을설명하면 잘 보살펴줄거라고 하시면서.. 두분은 다시 어디론가 떠나버렸지." "..정말 별난 분들이군요." "맞아. 하지만, 그날 본 두분의 모습은 약간 이상했어. 뭔가 굉장히 서두르는기색이었거든. 어쨌든 난 약도를 따라 길을 떠났고, 그래서 도착한 곳이바로 이 마을이야. 하지만 도착 하자마자 문제가 생겨버렸지. 아버님이 말하신 그 '촌장'이 내가도착하기 몇일전에 돌연 죽어버린거야. 그래서 난 마을 사람들에게 아버님에 대한이야기를 했지만, 누구 하나 아는 사람이없더군. 사실 그럴만도 해. 어려서부터 그렇게여행을 다녔으니까.. 결국 난 이러지도 저러지도못한 가운데, 그분들이 준여행 경비로 집 한채를 마련하고 그곳에서 라이지를 데리고 살게되었지. 그분들이 돌아오기까지 말야." "하지만 그 부부는 돌아오지 않았군요." "응. 나중에여러곳에 수소문을 해봤지만, 행방을 알수가 없었어. 그 분들은워낙 여행을 많이 다녀서누가 자신을 찾을때어려움을 당할까봐 지나는 마을 마다 간단한 편지나 메모를 남겨두었는데, 라이지를치료했던 그 마을을끝으로 그 분들의표식은 끊어져 버렸지." 야르가 긴 한숨과 함께 잠시 말을 멈추었다. 바크는 야르가 해 준 말을 듣고는 머리속으로 그것들을 정리를 하다가 문득 다시 고개를 들어 야르에게 물었다. "그럼 샴을 처음 만난건 언제죠?" "샴? 음.. 그러고 보니 샴이 이 마을에 온 시기도 나와 비슷해. 아니, 나보다한달 쯤 늦게 들어왔지. 그는 이 마을에 오자마자 이 마을의 땅과 광산의소유권을 주장했어. 모두들 처음엔그의말을 믿지 않았어. 하지만, 그가 가져온토지 계약서를보고는 믿지않을수가 없었지. 국가에서 발행한계약서 였거든." "..." "그래서결국 이 마을의 모든 땅과 광산들은 하루 아침에 샴의것이 되 버렸어. 하지만샴이 그것들을 가지고 무슨 나쁜짓을한건 아냐. 오히려 광산에 대해 지식이 많은 사람들을 돈을 주고 데리고 와서는 광산을 더욱 크게 만들었지. 마을 사람 역시전과 다름없이광산일을 할수 있게 해주었고. 솔직히 이번 라이지 일만 아니라면 난 아직도 샴을 존경하고 있었을 거야." 그 말을 끝으로 야르는 입을 다물었다. 바크도 더 이상 질문 할 것이 없는지 가만히 고개를 숙였다. 뭔가.. 뭔가 샴이 꾸미는게 있기는 한데. 그게 뭔지 도대체 모르겠어.. 바크가 가볍게 한숨 을토해냈다. 그때 레아드를 지켜보던론이 슬쩍 고개를 돌려 그런 둘을쳐다보았다. 눈으로는 라이지와레아드를 보면서도 들을건 다 들은 모양이었다. 론이 야르에게 물었다. "야르씨. 이 마을의 이름이.. '다그버'죠?" "..응. 몇십년 전부터 그런 이름으로 불렸었지." "광산의 이름은 뭐죠? 다그버 광산?" "광산?... 아! 그러고 보니 다른 마을의 사람들은 우리 마을 광산을 보고 '지탄지아 광산'이라고 부르던데." "...역시. 그렇게 된거군.." 야르의답변에 론이 만족한듯 씩 웃으면서 고개를 다시 레아드 쪽으로 돌렸다. 그런 론의 반응에 바크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 서 론을 불렀다. "론. 뭔가 알고 있는거야?" "비~밀. 나중에 알려줄게." "..뭔가 알긴 안다는 소리군?" "맞아. 대충 상황 파악은 했어. 나머진내일 샴에게 가서 물어보면 되는거고." "어. 론이 뭔가 알아낸거야?" 바크와 론이말하는걸 들은 레아드가 둘의 옆으로 다가와 물었 다. 레아드의 등엔 라이지가 업혀있었다. 어느새 밤이 깊었는지 라이지의 눈은 거의 감겨 있었다. 야르가 레아드에게 웃으며 말 했다. "힘들 텐데. 이리 줘." "아뇨. 괜찮아요. 잠들때까지 제가 업고 있죠." "괜찮겠어?" "가벼운데요 뭘." 레아드가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야르도 마주 보며 미소를 지었 다. "라이지가 이렇게 좋아하다니. 나중에 커서 레아드의 신부가 되겠다고 집을 뛰쳐나가면 난 어쩌지?" "...아, 아셨어요?" 야르의 장난끼가득한 질문에 레아드가 언뜻 당황한 기색을 비 추었다. 야르가 웃으며 말했다. "설마, 내가 이 나이에 남자,여자 구분을 못할거 같아? 처음 볼때부터 알아 봤어." "하지만, 그때.." 바크와 론은 오두막. 그리고 자신은 여자로 생각하고 집에서 재 워준 이야기를 하려던 레아드였다. "라이지가 사람을 그렇게 따르는게 너무 신기해서 그런거야. 아마 라이지도 너가 남자라는건 알고 있을걸? 처음에 '언니'라고불러서 계속 그렇게 부르는 것 일테지만." "아..하하." 레아드가 약간은 어색한 표정으로 웃어보였다. 그렇다면 이번에 도 저번처럼 상대방이 남자인줄 다 알고 있는데 여자 행세를 한 꼴이 되버리는 건가. 일생일대의 치욕(?)을 한달에 두번이나 당 해버리다니.. 바크는 그런 레아드의 마음을 아는지 옆에서 큭큭 거리며 웃고 있었다. 레아드가헛기침을 하면서 재빨리 화재를 돌렸다. "참, 론. 뭔가 안다고 했지?" "....." "론?" "아, 응? 불렀어?" "뭐야~ '응? 불렀어?'라니. 무슨 생각하고 있는 거야?" 레아드가 뚱한표정을 지어보이며 묻자 론이 황급히 손과 고개 를 동시에 가로 저으며 말했다. "아, 아무것도 아냐. 그냥 좀 생각해 볼게 있어서 말이야." "샴에 관한거?" "그런 셈이지." "뭔가 알아 낸거야?" "으.. 응." "정말~?" "....." '알려줘 알려줘~'란 뜻을 가득 담은 레아드의 시선에 론이 잠깐 식은땀을흘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바크와야르도 자신들이 궁금해 하던걸 론이 안다고 하니 자연귀를 기울였다. 론이 가 볍게 숨을 들이 마쉬며 입을 열었다. "확실하진 않지만, 아마 그렇게 틀리진 않을거야. 그러니까 이번 일은 예전에 내가....."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383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25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7/12/23 01:13읽음:240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25) == 제 5장 <결전! 지네편.> == ----------------------------------------------------------- 어둡던 밤 하늘이 대낮처럼 밝아지는걸 시작으로 괴물의 울음소 리가 사방에 울려퍼졌고 그 뒤를 이어 폭발음. 그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후, 지진으로 착각을 할정도의 엄청난 폭발이 폐광 쪽에서 일어났다. 마을사람들은 마치 세상이 뒤집혀 버릴듯한 이 소동에 모두들 공포에 질려서 집 문을걸어 잠그고 각자의 신 들에게기도를 했다. 그렇게.. 요란하고 시끄럽던 밤은 지나가 아침이 밝았다. "악!" 가벼운비명소리와 함께 저택을 지키던 5명의 사나이중 한명이 단발마의 비명을 내 지르며 땅위로 쓰러졌다. 검 손잡이로 등을 얻어 맞은것이었다. 그를제외한 나머지 사나이들은 싸울 생각 이 없는지 동료한명이 쓰러지자 곧 바로 검을 땅에다 내려 놓 았다. "너희들.." 그들이 지키고 있던 샴은 사나이들이 단번에 상대방쪽으로 돌아 서버리자 인상을 구기며 자신의 앞으로 서있는 백여명의 마을사 람들을 쳐다보았다. 그들의 앞으로는 죽은줄만 알았던 야르와 라이지.그리고 몇일전 자신이 고용한소년들이 있었다. 소년 중 한명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레아드 였다. "당신이 고용한 용병들은 죽거나 도망쳤으니 쓸떼없이 저항말고순순히 무릎을 꿇으시지. 이미 당신의악행은 마을 사람 모두가 알고 있으니까." "...악행? 내가 무슨 일을 했다고?" "당신이 지네를 이용해 라이지와 야르씨를 죽이려고 했잖아요!" 레아드가손을 들어 샴을 가르키며 외쳤다. 샴이팔짱을 끼며 피식 웃었다. "그게 죄가 된다면 어째서 나한테만 이러는 거냐? 그건 마을 사람 모두의 결정이었다. 죄를 따진다면 이곳에 모여있는 모두가죄인이 되는거 아닌가?" "..에.. 그건..!" 확실히입놀림에서 샴과는 상대가 안되는 레아드였다. 샴의 반 론 한번에 레아드는 그대로 입을 다물고는 뚱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뒤에 있던 바크가 머뭇거리는 레아드의 앞으로 나섰다. "말은제대로 하셔야죠. 마을사람들은 '결정'을 한게 아니라당신의 말에 '굴복'을 한것 뿐입니다." "...뭐? 웃기는" 샴이코웃음을 치며 말을 하려는순간 바크가 재차 입을 열었 다. "거기다당신은 라이지뿐만 아니라 야르씨까지죽이려고 하지않았습니까?" "그, 그건." "그렇지 않습니까?" "틀려! 그건야르가 끝끝내 라이지를 놓아주지않았기 때문에어쩔수 없었다. 마을을 살리기 위해선 그 방법 뿐이었으니까!" 사실마을 사람들은 샴의 제의를 찬성했고 그들은 '굴복'이 아 닌, 스스로가라이지를 미끼로삼는걸 결정했다. 하지만 마을 사람 전체를 적으로돌릴 필요는 없다라고 생각한 바크가 모든 죄를 샴에게 뒤집어 씌운것이었다. 아무리자신들이 살기 위해 서라고는 하지만, 어리디어린 라이지를 지네의 미끼로 사용한 데 죄책감이있었던 마을 사람들은 바크가 자신들을 변호해 주 자 모두들 그의 말을 믿기로했다. 샴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 었지만, 그것보다는 야르에 대한 혐의를 푸는게우선이었기 때 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바크의 말을 인정했다. 바크가 쉬지 않 고 계속 샴을 몰아 부쳤다. "하지만 지네를 단지 유인 하는 거라면 사람이 아닌, 개나 다른가축들을이용했어도 충분했을 겁니다. 하지만 당신은 끝끝내사람을 쓰려 했죠." "그것은." "더 정확히 말하면 라이지를 말이지요. 즉, 당신은 무슨일이 있어도 라이지를 지네의 미끼로 사용해 죽이려 한겁니다!" "....그러니까. 내가 라이지를 죽이려 했단 말이냐?" 바크의말을 듣던 샴이 여지건의 격한 음성과는 다르게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리고는 바크의 대답도 듣지 않고 고개를 마 을 사람들 쪽으로 돌리며 외쳤다. "들었나! 내가 라이지를 죽이려고 했다고!? 이 마을에서 야르와라이지를 위해서 나보다 열심히 도와준 사람이 있었던가? 모두대답들 해봐!" 샴의 고함 소리에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고개를 돌려 그의 시선 을 피했다. 평소 마을에서 행하던 그의 권력이 어느정도인지 짐 작이 갈만했다. 바크는 그런 샴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이내 고개 를 돌려 론을 쳐다보았다. 론이 입가에 가벼운 미소를 띄우면서 품 속에 손을 넣어 한개의 흰색 봉투를 꺼냈다. 바크가 론이 준 봉투를한손에 들여 보이면서마을 사람들에게 고함을 지르던 샴을 향해 외쳤다. "당신이 라이지와 야르씨를 죽이려고 한 이유. 이거라면 설명이되겠죠!" 바크의 외침에 샴은 물론 모두의 시선이 바크가 들고 있는 봉투 로 쏠렸다. 샴의 표정이 기묘하게 변했다. "그.. 그건..?" "짐작은 가는 모양이죠?" "아, 아냐! 난 모른다!" "그래요? 그럼 직접 보시죠." 샴의 말에 바크가 봉투를 내밀었다. 샴은 바크가 준 봉투를 허 둥지둥열고는 그 안에서 종이 한장을꺼냈다. 부들부들 떠는 손을 애써 진정 시키면서종이에 써 있는 내용을 보던 샴이 언 뜻 의아한 표정을짓더니 놀란 토끼 눈으로바크를 쳐다 보았 다. "너, 너희들은..?" 놀라는 샴을 향해 바크가 담담하게 말했다. "예상대로저희는 아이리어가의 화계원들입니다. 그리고 한마디 더 하자면, 당신이 10년간맡아오신 이 땅과 광산의 소유권은 원래 주인에게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여기있는 라이지에게요." 순간 마을사람들이 저마다 외마디 소리를 내 지르면서 레아드 의 손을 잡고 서 있는 라이지를 쳐다 보았다. 그런 사람들 가운 데 서있던 론이 나서며 말했다. "당신은 10년간 불법으로 이 땅의 소유권을 차지했고, 라이지와야르씨를 죽이려했으니, 당연히 법의 처벌을 받을 것입니다. 10일 이내에수도에서 당신을 호송해갈 기사들이 내려 올겁니다." "......" "그러니 쓰잘떼 없는 생각은 안 하는것이 신상에 좋을 거요." 론의 말에 샴은 더 이상 말할 힘도 없는지 그대로 땅에 주저 앉 아 버렸다. 론이 그런 샴을 뒤로 하고 레아드에게 다가왔다. "자. 그럼 돌아가자구." 계속... PS:......죄송.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38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26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7/12/24 12:50읽음:2483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26) == 제 5장 <결전! 지네편.> == ----------------------------------------------------------- 지네는 죽고 샴의 죄가 모두 밝혀져 붙잡혔으며, 야르와 라이지 는 무사하다. 이걸로이번일은 일단 해결되었다.레아드와 바 크. 둘이 포르 나이트가 된 이래 이렇게일을 신속하고 완벽하 게 처리한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 일행은생각보다 일이 금방 끝이 났으니, 이 마을에서하루나 이틀정도 쉬고가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그날 밤. 야르 의 집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일행은 마을 사람들이 마련해 준 집 으로 갔다. 여자들만사는 집이란것도 이유였지만 집이 작다는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그러니까, 뭐가 불만이야?" 3개의 침대 중 하나에 앉아서 책을 읽던 바크가 고개를 들어 레 아드를 쳐다보았다. 레아드가 턱을 손에 기대면서 말했다. "상황을 설명해 달라는거야. 나만 억울하잖아." "뭐가?" "너가 샴을 잡은 일들 말야. 난 도대체 이해가 안된다구." "너도 론이 하는 이야기 들었잖아?" 바크의 말에 레아드가 뚱한 표정이 되었다. "그래~ 듣기야 들었지. '그렇게 된거야.','음~ 역시.','뭐 그런거지.','하지만.','글쎄. 그게 아닐까?','그렇다면?', '그렇게되는 거겠지.','그런거였군.'....란 대화들 말이야." "..하하.." 레아드의말에 바크가 약간 허탈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러고 보니 분명 론과의대화때 저런 소리를 하긴 했다. 아마 레아드 는 그런 대화(?)들을 이해하지 못한듯했다. 바크가 보던 책을 덮어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다. "이해를 못했으면 알아듣도록 설명해줄게." "당연하지. 그런 대화를 알아먹을 인간은 세상에 없다구." "야르씨는 잘만 알아듣던데.. 뭐,하여간 귀 열어놓고 잘 들으라구." 바크가 흠. 기침을 한번 하고는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먼저하나 묻자. 너 '아이리어'가는 알고 있겠지? 론의 집안 말이야." "당연하지." "그 집안의 회계관들은 알아?" "....아니." "그럼 거기서부터 말해야 겠군." 바크가 고개를 한번 끄덕이더니 이야기를 시작했다. "너도알다시피 아이리어가. 즉 론의 집안은 대대로 엄청난 부를 독점해 왔어. 이 대륙에 있는 거의 모든국가와 무역을 할정도지. 그런 아이리어가인만큼 땅도 많아. 저번에도 말했지만 아이리어가 소유의 땅이 이 하와크 전체의 땅중 13%에 육박할 정도니까. 타국의 땅까지 합하면 어느정도인지는 상상도 못하지." "헤에. 론이 그렇게 부자야?" "새삼스럽게 뭘 물어. 하여간그렇게 땅이 많은 덕분에 관리하기가 힘들게 된거야. 그래서 아이리어가에선특별히 '회계관' 이란 존재를 만들어 아이리어가소유의 토지를 관리하게 된거지." "흐음. 그런거구나... 그런데 그게 뭐 어쨌다는거야?" 레아드가고개를 한번 크게 끄덕이더니곧바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크에게 물었다. 바크가 가볍게 머리를 저으면서 계속 말 을 이었다. "그러니까, 결론부터말하자면 라이지의 부모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라이지의 '부친'이 바로 아이리어가의 회계원이었단 말이야." "뭐.. 뭐!?" "그 부부들의 이상한 방랑. 하지만 그들이 아이리어가의 회계원이었다면 말은 틀려지지. 그들의 그런 행동은 당연한거야." "그럼, 여행이란건?" "'관리'지. 즉, 그들이대륙을 돌아다닌건 여행을 다닌게 아니라 아이리어가 소유의 토지를 관리하려는 이유에서였어." "...대단하네." 레아드가감탄했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하와크 국토의 13% 를 차지했다고 했을땐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도대체 관리를 하 는것 만으로평생동안 대륙을 떠돌아 다녀야 한다면.. 땅이 얼 마나 넓은거야? "다음으로 넘어가서. 너도 들었겠지만, 그들 부부가 마지막으로들린마을에서의 일. 야르씨의 말로는 그 부부가 뭔지 모르게굉장히 허둥거리고 있었다고 했지." "알아. 나도 들었어." "흠. 그러니까 이번 일의 발단이 거기야." "...?" "나도론이 말해주는걸 들어서야 알았는데.. 말하자면이렇게된거야." 바크가 숨을 들이마시더니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금으로 부터 7년전. 아이리어가에서 '다그버'의 땅및 근처의모든 산과 광산을 사들였어. 그 계약을 맺으러 간 사람이 바로아이리어가의회계관이며 다그버에서 태어난 라이지의 아버지였지. 그는 계약을 성공적으로 끝냈고 서둘러서 계약서를 가지고 아이리어가의 본가로 향했어. 물론 옆에는 여행을 좋아하는부인과 태어난지 얼마 안되는 라이지가 있었지. 야르씨를 양녀로 맞이한 것도 이때야. 그렇게 본가로 돌아가는 중, 라이지가갑작스럽게 홍역에 걸린거야. 어쩔수 없이 부부는 근처 마을에서 라이지를치료 한거고.. 하지만 계약서를 본가에 가져가야하는게 급했던 부부는 어쩔수 없이야르씨에게 라이지를 맡기고 서둘러 본가로 향한거야." "아하. 그래서 그렇게 허둥거렸단 거구나?" 바크의 설명을 듣던 레아드가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 "맞아. 그런데 여기서 일이 뒤틀린거야." "응?" "야르씨에게 라이지를맡기고 본가로 향하던 그들 부부가 갑작그럽게 사고를 당해 죽은거지." "..으음." "그리고불행하게도 그들 부부의 사체를 발견한게 바로 샴이었던거야. 샴은 우연스럽게 그들부부의 사체에서 이 부근의 모든 땅을 소유한다는 계약서를 발견한거지." "그래서 곧바로 이 마을로 달려온거구나. 그 계약서를 가지고." "맞아. 그리고 그는 계약서를이용해서 이 마을과 주변의 산을소유하게 된거야. 근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거지." "라이지와 야르씨!" 바크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라이지와 야르씨가 샴의 눈에 띈 거지. 사실야르씨가아무말 않고 살았다면 샴은 라이지가 그들 부부의 딸이란걸 지금까지도 몰랐을거야. 하지만 야르씨가 마을 사람들에게 그 부부의 생김새와 이름을 묻는 덕분에 샴이 알아챈 거지." "그래서 죽이려고 한거고?" "지네를이용해서 죽이려 한거지. 샴은 불안했던 거야. 혹, 라이지나 야르씨에게 그들부부의 유언장 같은것이 있어서 사실이 밝혀질까봐. 하지만 여지건 마을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섣불리 그녀들을 건들지 못했다가, 이번지네 사건이 터지자 이걸 이용해 라이지와 야르씨를 한꺼번에 죽이려 한거지." "나쁜놈이네." "맞아." 바크가 이제 알았냐 라는 표정을 지으며 덮었던 책을 다시 펼쳐 보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레아드는 바크가 말해준 이야기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며 고개를 끄덕끄덕 거렸다. 그러던 중, 레 아드가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바크를 불렀다. "잠깐만. 그럼 그 봉투는 뭐야?" "....응?" "봉투말야. 너가 샴에게 줬던 봉투." "아~ 그거?" 샴의 저항을 단 한번에 포기 시켜버린 하얀 봉투를 묻는 레아드 였다. 바크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계약서였어." "계약서?" "응. 아이리어가가 이 땅의 소유주라는 계약서." "아~ 그래서 샴이 그렇게 쉽게 단념을 한거구나?" 레아드가이해가 간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바크는 그런 레 아드가 싱겁게느껴졌는지 피식 웃으며 다시 시선을책쪽으로 돌렸다. 그때 레아드가 다시 바크를 불렀다. "잠깐만~ 막히는 부분이 또 있는데." "...또 뭐야?" "계약서 말야. 계약서." "계약서가 뭘?" "그러니까, 내 말은 계약서가 갑자기 어디서 나왔냐는 거야. 설마 하루동안 아이리어가에 연락을 해서 계약서를 가져온거야?" "설마.. 그런일이 가능 할라구." "그럼 뭐야?" "....뻔하잖아." 바크가 손가락을 들어 레아드의 콧등을 가볍게 치면서 말했다. "그거 가짜라구." "...가짜?" "맞아. 그냥 날림으로 론과 내가 만들어 낸거야." "하, 하지만 샴이 그렇게 쉽게 속아 넘어갈리가.." "당연하지. 샴 정도 되는 녀석이 그렇게 쉽게넘어갈리가 없겠지. 하지만 아무리 녀석이 날고 기어도 설마 '로아'가와 '아이리어'가의 서명이 들어가있는 계약서를 의심할수 있겠어?" "가문의 인장을 찍었단 말이야!?" "아버지의 힘을 좀 빌린셈이지." 바크의 말에 레아드가 황당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확실히 이 하 와크 안에서 바크의 '로아'가를 무시할수 있는 인간은 없을것이 다. 거기다 '아이리어'가의인장까지 찍혔다면 말할필요조차 없는것이고.. 그런 황당한 표정의레아드를 뒤로 한채바크는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순간 레아드가다시 바크를 불 렀다. "그만햇!" 순간 바크가 책을 접어 레아드의 이마를 그대로 내리 쳤다. "...시끄럽군." 집안에서왁자지껄 바크와 레아드가 싸우는소리를 들은 론이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어떻습니까?" 그런 론의 앞으로는 한 사나이가 서 있었다. 온 몸을 검은색 계 통의 천으로 가린 그는 얼굴 마저도 천으로 감고 있었다. 단지, 천 사이로 보이는 날카로운 눈빛이 그의 나이가 그리 많지 않다 는걸 알수있게 해줄뿐이었다. 론이 시선을 집쪽에서 사나이에 게로 돌렸다. "솔직히 말해서, 재밌어. 태어나서 이렇게 웃은적은 첨이야." "그렇습니까." "응. 녀석들에게 준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라니까." "잘됐군요. 몸은 어떠신지?" "뭐, 아직은 괜찮아. 1년 남았나?" "1년 2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사나이의 말에 론이 흠. 턱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여간지금은 뛰어다녀도 괜찮을 정도야. 그러니까내 뒤를졸졸 따라다니는 짓은 그만 뒀으면 좋겠어. 너희 두 녀석!" 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풀숲 뒤에서 검은 그림자 두개가 튀 어 나오더니 사나이의 뒤쪽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 역시 몸 을 검은 천으로가리고 있었다. 단지 체격으로 보자면 론과 비 슷한 나이의소년이나 소녀인듯 했다. 론이 머리를쓸어 넘겼 다. "랑. 그리고 로인가?" "죄,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걸알고있다면 이제부터는 그만 따라다녀. 난 어린애가 아니라구. 기네아. 이 녀석들은 너가 붙인거냐?" 론이 처음부터 있었던 사나이에게 물었다. "아뇨. 멋대로 따라 나선걸로 알고있습니다." "간이 부었군." "처리할까요?" 순간둘의 몸이 흠칫 떨렸다. 론이 뒷머릴긁적이면서 고개를 저었다. "뭐, 감봉 정도면 괜찮겠지. 어쨌든 온 김에 이 둘도 데리고 가라구." "예." "됐어. 둘은 그만 가봐." 론이 손을 내 저었다. 사나이의뒤에서 숨을 죽이고 론의 처분 을 기다리던 랑과 로는 론의관대한(?) 처분에 안도의 숨을 내 쉬면서 깊게 고개를 숙인후에사라졌다. 기네아라 불린 사나이 가 약간은 웃음기 섞인 어투로 말했다. "기분이 좋으신 모양이군요." "흠. 들켰나?" 기네아의 말에 론이 콧등을 긁으며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당장이라도 저와 이야기를 끝내고 집안으로 들어가고 싶어하는표정인데요." "하하. 맞아. 처량하게 아저씨와 단 둘이 이야기 하는것보단 레아드와 이야기 하는게 훨씬 좋지." "그럼 전 이만 물러가도록 하죠." "아, 잠깐만." 가려는 기네아를론이 불러세웠다. 기네아가 고개를 돌려 론을 보았다. "너도 이미 들어서 알겠지만, '듀'가 죽은것 같다." "예. 말씀하시는거 저도 들었습니다." "뭐, 아버지의 부하였지만, 내가 어렸을때 나한테 잘해준 기억이 있군. 그래서 말인데." "그의 딸에게 계약서를 주라는 말씀이죠?" "맞아. 알아서 처리해줘." "예. 그럼.." 전의 둘과 마찮가지로 론에게 깊숙히 고개를 숙여보인 기네아는 곧 모습을 지웠다. 혼자 남은 론은 잠시 그 자리에서 고개를 들 어 맑게 개인 밤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집안에서 들려오 는 레아드의 비명 소리를 듣고는 고개를 집쪽으로 돌렸다. 어느 새 입가에 미소가 맺혀져 있었다. "나중일은 나중에 생각하지. 지금은 지금대로 즐거우니까." 론이 웃으면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5장. '결전! 지네편.' --> 6장. '만남.'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38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27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7/12/25 23:26읽음:250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27) == 제 6장 <만남.> == ----------------------------------------------------------- - 전설만으로 전해지던 황금의 보석. 커티움. 오는 15일에 아리 아도 룬즈가에서 경매. 예상가는 400만 시르피. - "400..만 시르피?" 경매 소식들을담고있는 잡지를 보던 레아드가 눈썹을 치켜 세 우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400만 시르피면 얼마나 되는 거야?" "금화로 4만개니까. 그 안에서 수영을 해도 될 정돌껄." "....어떤 바보 놈이 이런걸 사는거냐?" 기가 막힌듯 레아드는 손에 들고있던 잡지를 테이블 위로 내 던 져버렸다. 그걸 받아 든 바크가 잡지 안에그려져 있는 황금의 보석. '커티움'을 보면서 말했다. "글쎄. 하지만내부에서 황금색 빛을 발하는 보석은 그리 흔한게 아니니까."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부에서황금색 빛이 나오는게아니라주변의 공기를 흡수하면서 단지 발광하는것 뿐이야." 론이 바크의 말을 받아 내면서 말했다. 레아드와 바크의 시선이 론에게 돌아갔다. 론이 손으로 브이자를 그렸다. "이래뵈도진귀한 물건을 수집하는거라면 이 대륙내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몸이라구." "헤에. 대단해." "뭐, 어쨌든간에. 그 정도의물건이 나왔으니 수집가들의 눈이뒤집히는것도당연할거야. 성질이 급한 녀석들은 별별 수단을다 써서 미리 보석을 가로 채려고 하겠지." "그렇기 때문에 '룬즈'가에선보석을 지키려고 경비를 더욱 강화시킬테고." "아마 기사들까지 동원될거야." 바크가 턱을 쓰다듬으며 신음소리 비슷하게 중얼거렸다. "골치 아프군. 이런 일을 하게 될 줄이야." "글쎄 말야. 도둑질이라니. 그간좋아졌던 이미지가 완전 엉망이 되버렸다구. 나중에 폰 할아범을 만나면 단단히 따지겠어!" 레아드가탁자를 쾅. 치면서 외쳤다. 바크가이해 한다는듯이 고개를 끄덕끄덕 거렸다. "하여간 일을 맡게 되었으니 처리해야겠지. 론. 무슨 좋은 생각없어?" "글쎄. 일단 기사들이 경비를 서게 된다면, 숨어 들어가는건 불가능이라고 생각되는걸. 정면돌파는 더더욱 안될테고." "그럼.. 역시 그날인가?" "뭐, 그렇겠지." "흠. 그렇다면.." "그 수 밖에는.." "잠깐 너희 둘!" 순간 레아드가 바크와 론의 대화를 끊으면서 소리쳤다. "그런식으로말을 하면 내가 못 알아 듣잖아! 보통 사람들처럼이야기 하라구!" "보통 사람들처럼 대화 하라니?" "그래! 보통 사람들 처럼!" "가령 예를 들자면?" "그러니까... 론이 숨어 들어가는 거나 정면 돌파는 힘들어. 이렇게 말하면 바크 너는 '그럼 경매 날을노리는건가?'라는 식으로 말하는거고 그럼 론은 '그래. 경매날엔 그래도 경비가 평상시보다는 적을테니까 그날을 노리자.'등등. 이런식으로 말하라는 거야!" ".....잘 아네." 레아드의 분노의 외침에 바크와 론이 입을 모아 중얼거렸다. "어. 내 말이 맞은거야?" "다 이해했으면서 뭘 그렇게화낸거냐? 어쨌든 너 말대로야. 경매를 하는 날은 틈이 생길테니 그때를 노리자." 바크가 손에 들고있던 책을 테이블 위로 내 던졌다. "그럼. 모두들 이번엔 힘든 일이니까 잘 하자구." 7일 전. 다그버에서지네를 잡고 하루동안 충분히 휴식을 취한 일행은 마을 사람들에게 작별을고하고 하므로 다시 길을 떠났 다. 물론 약간의 문제(레아드를 따라가겠다는 라이지나 론의 약 병등등의.)들이 있었지만 셋은 무사히 하므로 돌아올수 있었다. 그러나.. - 지금 당장 '미하루'로 떠나세요. 이번 일에 대한건 거기에 자 세히 적혀있으니까. 무사히 돌아오기를. - 하므에도착한 일행을 처음 맞이해준건 호란의손에 들려있는 노란색 봉투였다. 쉬지도 못하고 셋은 곧장 하와크 북서쪽에 위 치한 '미하루'로 쫓겨온 것이었다. - 10흘 이내로 '커티움'을 가져오기 바랍니다. - 봉투안에들어있는 종이에 적혀있는건 이 한줄 뿐이었다. 말은 가져 오란거였지실은 어느 백작이 소유하고있는걸 훔쳐오란 말이었다. 당연히 레아드는분노해서 '절대 안햇!'이란 선언을 해버렸고... 바크와 론이 간신히달래고 달래서 지금의 상황에 오게 된 것이었다. - 전설만으로 전해지던 황금의 보석. 커티움. 오는 15일에 아리 아도 룬즈가에서 경매. 예상가는 400만 시르피. - 경매까지 3일이 남은 화창한 오후였다. 계속... ps:글이 짧으네요. 죄송. ^^ ps2:매리 크리스마스~~~『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39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28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7/12/29 22:04읽음:239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28) == 제 6장 <만남.> == ----------------------------------------------------------- "자, 이젠 어쩌지?" 길거리로 나선 셋은번화가에서 걸음을 멈추고 다음 행동을 뭐 로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일단 각자 돌아다니면서, 아무거나 알아보자구." 머리에모자를 쓴 바크가 말했다. 보석을 판답시고선전을 한 덕분에 지금 이 도시에는귀족이나 돈 많은 부자들이 우글우글 거렸다. 괜히 아는 사람이라도많나면 골치 아플거라는 생각하 에 한 행동이었다. 론이 웃으며 말했다. "난 경매장을 한번 둘러볼게." "그럼, 난 백작에 대해서 알아보면 되겠군. 레아드. 넌?" 론의 말을 듣고 바크가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레아드는 론과 바 크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이내 방긋 웃으며 말했다. "난 경매장." "좋아. 그럼 론과 같이 다녀와." 바크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론에게 말했다. "경매장 안을 잘 살펴보고 오고... 적당히놀라구. 돈 다 써버리지 말고." "아아. 맡겨둬." 론이 웃으며 답했다. 바크는 못 믿는듯한 표정으로 론과 레아드 를 한번씩보더니 이내 사람들의사이로 사라져 버렸다. 론이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레아드에게 말했다. "그럼. 가볼까?" 미하루. 수도에서10흘 남짓의 거리에위치한 이 도시는 대륙 전체에서 가장 발달된 경매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보통 경매라 고 하면 온갖 음모와살인이 뒤를 따르는 법이지만, 이 도시에 서 벌여지는 경매는 확실하게 안전을 보장 받을수 있었다. 이유 는 간단했다. 연간 매출액이 상상을초월하기 때문에 국가에서 도 이 도시를 상당히 우대해 주었고, 그 덕분에 이 도시에서 경 매를 하는사람들은 '기사'들의 보호를받을수 있기 때문이었 다. "흠. 어딜 들어가 볼까?" '경매'라고 써있는 건물들 앞에선 론이 턱을 쓰다듬으며 건물들 을 이리저리훑어 보았다. 같은 경매장이라고 해도 취급하는 물건들은 달르다. 어느 경매장에선 수십만의 물건들을 경매하는 가 하면 다른 경매장에선 수천의 물건을 경매하기도 했다. 론이 경매장들을 죽~ 돌아보다가이내 어느 한곳을 발견했는지 자신 의 뒤에서 난생 처음 와보는 경매장을 신기한눈으로 돌아보고 있는 레아드의 손을 잡고 그 집으로 향했다. "뭐.. 뭐 하는거야?" 론의 손에 이끌려 한 경매장 앞에 선 레아드가 잠시 주춤거리면 서 그 자리에멈춰섰다. 론이 선택한 경매장은 10개가 넘는 경 매장 중에서 가장 거대하고 화려하게 생긴건물이었다. 웅장한 건물에 기가 죽은 레아드를 보면서 론이 웃었다. "원하는거있으면 한두개 사줄게. 그 정도 돈은 있으니까. 자,들어가자구." "자, 잠깐만. 우린.." "괜찮아~ 들어 가자니까." 론이 막무가내로레아드를 끌고는 기어이 건물 문을 열고는 안 으로 들어갔다. "어서오십시요." 문이 열리자마자 그 안에서 한명의 여인이 둘을 맞이했다. 검은 머리의 이국여자였는데 좀 노출도가 높은옷을 입고 있었다. 레아드가 얼굴을붉히며 고개를 옆쪽으로 돌렸다. 여인은 그런 레아드를 보고는 쿡 웃으면서 론에게 물었다. "경매를 하실건가요?" "응. 오늘 나오는 물건은 괜찮은가?" "만족하실겁니다. 이쪽으로.." 여인은고개를 숙이며 둘을 건물 안으로 안내했다. 곧 둘의 앞 으로 조용하면서도 긴장감이돌고 있는 경매장이 나타났다. 론 과 레아드는 여인이 지정해준 자리에 앉았다. "..하아." 자리에 앉자마자레아드가 가볍게 숨을 토해냈다. 론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왜 그래?" "응? 아, 아니. 이런데는 처음 들어와 보는 거라서." "그래? 난 어릴때부터많이 다녀봤으니.. 뭐, 별로 대단한것도없어." "으,응." 이런대화를 하고 있는 사이 비어있던 자리들에 사람들이 채워 지더니 이내 경매장 안은사람들로 가득 찼다. 대략 5~60명 정 도 였는데, 거의가 귀족, 아니면 부자들이었다. - 팟. - 가벼운 소리와함께 앞에있던 대 위로 조명이 켜졌다. 언제 와 있었는지 대 위에는 한 사나이가 서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오늘도저희 '시하'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들은 언제나 최고의 물건만을 취급합니다. 오늘 역시 여러분들의 기대를 저버리지않으리라 확신합니다. 그럼 지금부터경매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사나이가 손을들어 올리자 대 옆에있던 문이 열리면서 두명의 여인이 뭔가를 들고 나왔다. 사나이가 그걸 가르키면서 말했다. "첫번째 경매품. 오추지방에서만 발견 된다는 '쿼르'. 5000시르피부터 시작합니다." 사나이의 말이 떨어지기가무섭게 몇몇 손이 올라가고대화가 오가더니 순식간에 퀴르란 것의 가격은 2만 시르피까지 뛰어 올 랐다. 레아드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론에게 물었다. "쿼르가 뭔데 저렇게 비싼거지?" "응? 쿼르말야? 꽤 유명한건데 못 들어봤어?" "응." "그래? 흠. 쿼르란 말이지.. 그러니까 간단히 말하자면 '자라는돌'이야." "자라는 돌?" "응. 그러니까저 쿼르란건 '수정'비슷한 건데밑부분을 땅에심어놓으면 마치 식물처럼 성장해. 애호가들 사이에선 무척 인기높은거야. 살까?" "아, 아니." 레아드가고개를 저었다. 그런 사이. 쿼르는 3만 5천 시르피로 한 부자의 손에 넘어갔다. "계속해서 다음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번에 여러분들께 보여드릴 이 물건은 특히 동물애호가 분들이 좋아하실 겁니다. 현재는 멸종했다고 알려진 고대의 생물. '라하 슐피'입니다!" 사나이의말과 함께 대 위로 한개의 철창이 올라왔다. 사람 한 명이 들어가면 꽉 차버릴것 같은 작은 철창이었는데, 그 안에는 레아드가 난생 처음보는 여우같은 동물이 갇혀있었다. - 캬앙! - 라하 슐피라 불린 그 동물은 어두운 곳에서 갑자기 밝은 곳으로 나오자 놀란듯이 이빨을 세우며 으르렁 거렸다. 몇몇 사람들 사 이에서 감탄음이 터져나왔다. "라하 슐피. 세개의 눈과 두개의 뿔을 가진 여우. 고대엔 꽤 많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거의 없지. 새끼일땐 붉은색이었다가 다크면 하얀색으로변해. 크기도 호랑이 만해지고." 론이 레아드를 위해서 미리 설명을 해 주었다.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철창안에갇혀서 날뛰는 여우를 쳐다보았다. 론이 덧 붙여 말했다. "보통 저런 동물은 날뛸수록 가격이 올라가." "...어째서?" "길들이는맛이 있거든. 뭐.. 나야 그런 쪽과는 거리가 멀어서잘 모르겠지만, 야수를 사서 자신에게 복종시키는걸 낙으로 삼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길들이다니? 복종?" 의아한 표정으로 묻는 레아드에게 론이 당연하다는듯이 말했다.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은 적당한 매와 적은 먹이로 야수를 길들이지. 개나 고양이와친해지는 것과는 달라. 어디까지나 '복종'시키는 거니까." "......." 론의말을 다 듣고난 레아드는 약간 미간을 좁혔다. 어느새 라 하의 가격은 4만 시르피를 넘고있었다.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레아드를 본 론이 웃으며 말했다. "사줄까? "...응? 아, 아냐. 됐어." "사줄께." "아니라니까." 극구 거부하는레아드에게 론이 진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여행때문이라면걱정하지 않아도 돼. 산 다음적당한 숲에서놔주면 되잖아." "......." "바크 때문에 그러는 거야?" "아니, 그런게 아냐." "그럼 어째서 그러는 거야?" 계속해서 물어오는론을 향해 레아드가 약간은 작은 소리로 말 했다. ".....싫어하니까." "응?" "동물들이 날 싫어해." "무슨 소리야?" 론의 계속되는 질문에 레아드가 고개를 숙여 숨을 크게 한번 들 이 들이키더니 론을 쳐다보았다. "그러니까, 무슨이유인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동물들이 날 싫어해. 그것도 굉장히.." "싫어..하다니?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망을 친다던지." "도망?" "응. 숲에서도웬만한 날짐승은 날 보면 피해. 보통 개나 고양이나 새들이나는 말할것도 없고.." "아. 그런거였구나? 난 또 뭐라고." "....난 심각하다구." 의외로론이 별거 아니란 반응을 보이자 레아드가 뚱한 표정으 로 론에게 말했다. 론이 웃으며 레아드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런 이유라면걱정마. 내가 장담하겠는데 저 라하 슐피는 절대 레아드를 싫어하지 않을거야." "무슨..?" "두고보면 알게 될거야. 하여간 일단 사놓고 보자." "6만 2천 시르피! 더 이상 없으십니까? 없으시다면." 그때 사나이가 나무로 된 망치를 두드리면서 라하 슐피를 한 부 자에게 팔려고 했다. 론이 손을 들어 올리며 모두에게 들릴만큼 큰 소리로 외쳤다. "10만!" "10.. 10만!?" 갑작스런외침에 모두들 깜짝 놀란 표정으로 론을 쳐다보았다. 그러나뭐니뭐니해도 가장 놀란건 론의 옆에 있던 레아드였다. 라하슐피를 사려던 부자는 분한 표정으로 론을 쳐다보더니 소 리쳤다. "..11만.. 아니! 12만!" "20만!"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무섭게 론이 가격을 갑자기 두배로 올려 버렸다. 사회자도. 사람들도. 그 부자도 놀란 표정으로 론을 쳐 다보았다. 잠시 시간이 지난 후. 사회자가정신을 차리고 말했 다. "20.. 20만. 더 이상 없습니까?" 있을리가 없었다. 곧 사회자는라하 슐피가 론에게 팔렸다는걸 모두에게 알렸다. 론이미소를 지으면서 레아드에게브이자를 그려 보았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398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29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1/01 23:06읽음:2374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29) == 제 6장 <만남.> == ----------------------------------------------------------- "흠. 그리 찔리는 구석 같은건 없군." 한손엔 종이, 그리고나머지 한 손에는 잘게 썰어진 빵을 들고 있던 바크가 빵을 베어 물면서 중얼거렸다. 지금 있는곳은 도시 번화가의 한 야외 식당이었다. "뒷 배경도 깨끗하고.. 성실하게 살아왔다는 건가? 하지마 그런거 치고는 가지고 있는 재산이 지나치게 많은것 같은데." 종이를 죽 훑어 보면서바크는 이리저리 상상의 퍼즐을 조합시 켜 보았다. 그러나 명확한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백작을조사한건 무의미한 일인지도모르겠는걸.. 호란이 뭘꾸미는지 좀 알아보려 했더니만..' 호란. 포르 나이트 4대 총장의한명이자 자신의 직속 상관. 호 리호리한 체형에 학자와도 같은 순진한 얼굴을 가진 사람이지만 속을 알수가 없었다. 이번엔 그 속을 좀 알아보려고 여러곳으로 수소문을 해보았지만.. 역시나. 호란이 뭘 생각하고 자신들에게 이런 일을 맡겼는지 이해가 안되었다. 바크는 한숨을 내쉬며 손 에 쥐고있던 종이를 구겨서 테이블밑의 휴지통에다 버려 버렸 다. "아하하~ 이러지 마~ 간지럽다구!" 잠시 자신의 무력함과포르 나이트에 대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바크의 귀에 낮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크는 저도 모르 게 고개를 소리가 나는 쪽으로 돌렸다. '레아드?' "어? 바크~" 눈이 좋은 레아드가 먼저 바크를 발견했는지 번화가 반대편에서 바크쪽을 향해 달려왔다. 그런 레아드를 향해 처음엔 가벼운 미 소를 짓던 바크는 레아드가점점 다가올수록 표정이 묘하게 변 해갔다. 레아드가 품안에 안고있는 그 무언가를발견했기 때문 이었다. 자신의 바로 앞까지 달려온 레아드를 향해 바크가 담담 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건 뭐야?" - 캉! - 바크의 물음에 대답은 레아드의 품안에 있는 '그것'이 했다. 레 아드가 웃으면서 '그것'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소개할게. '닝'이야." "......" 바크가 물으려 했던건 뿔 두개에 눈이 세개나 있는 괴물같은 여 우의 이름이 아니라 '어째서너가 지금 그런 여우 같은 괴물을 들고 있는거냐?'란것이었다. 그러나 레아드는 그런 바크의 질 문을 훌륭히 무시해버렸다. 바크가 다시 물었다. "그러니까. 그게 뭐냐구?" "...닝이라니까." "너... 말이야. 내가 말하는거 못 알아듣는거야? 아니면 그럴려고 노력하는거야?" 바크의 호된 질책에레아드는 잠시 고개를 숙이고 아무 소리도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바크의 꾸중이 끝나자 슬쩍 눈동자를 굴 려 바크를 슬그머니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저기 바크." "안돼!" 레아드가 할말을 예상 했는지 바크가 단번에 잘라 말했다. 레아 드가 반쯤 울상을 지었다. "내가 키울게! 내가 키울테니까.." "너 말야. 평소부터 생각없이 행동 한다는건 알았지만." "하지만.. 하지만 키우고 싶다고!" 레아드도 급했는지 있는 힘껏소리를 쳤다. 지나가던 행인들의 시선이 모두 레아드와바크쪽으로 집중되었다. 바크의미간이 좁아졌다. "...미안." 바크가 화가 났다는걸 깨달은 레아드가 아무말없이 고개를 숙여 버렸다. 바크는 잠시 그런레아드를 내려보다가신경질적으로 이마로 내려 온 머리를 쓸어 넘기며 시선을 다가오는 론에게 옮 겼다. 론이 웃으며 말했다. "웬만하면 데리고 다녀도 괜찮지 않아? 레아드도 이렇게 좋아하는데." "너..까지 이러기야?" 바크의 말에 론이 아무말없이 레아드의 옆으로 다가가더니 빙긋 미소를 지었다. "난 어디까지나 레아드편이니까." "좋아~ 대단해~ 둘이 잘..." 론 까지레아드 편을 들자 좀 화가 났는지 바크가 어깨를 으쓱 거리며 레아드와 론을 비꼬는 투로말을했다. 아니, 말을 하는 도중이었다. 갑자기 바크가 말을멈추고는 론의 뒤쪽을 노려보 았다. "미행..당했나?" "응?" 바크의 말에 론이 놀란 표정으로고개를 뒤로돌렸다. 어느새 론의 뒤에는 한 청년이 서 있었다. 갑작스런청년의 등장에 놀 란 론이 재빠르게품속으로 손을 넣었다. 그 순간 청년이 약간 몸을 움직이더니 순식간에 검을 뽑아 론의 목을 겨누었다. 그리 고는 갈색의 짧은 머리와 날카로운 갈색눈동자를 지닌 외모만 큼이나 무뚝뚝한 목소리로 말했다. "쓸떼없는 짓은 그만 둬. 싸우려고 온게 아니니까." 갑작스런 이 사태에 바크와레아드는 아무런 행동을취할수가 없었다. 갑자기 론이 상대방에게 잡혀 버린것도 이유였지만, 솔 직히 말해서청년의 검이 뽑혀지고론의 목 근처까지 오는 과 정이 둘에겐 뭔가 앞에서 번쩍거렸다는 걸로 보인것이 더 큰 이 유였다. 간단히 말해서 바크와 레아드는 청년의 검술에 싸울 의 지를 잃은 것이었다. 론이 품속에 넣었던 손을 꺼내, 싸울 의지 가 없다는 듯이 위로 들어올렸다. "아, 알았어. 그러니까 검은 치워주지 그래?" "......" 론을. 그리고 바크와 레아드를 한번 훑어본 청년은 셋이 자신과 싸울 의지가 없다는걸 다시확인한 후 검을 검집에도로 넣었 다. 처음 뽑혀졌을때와는 전혀 다르게 검은 천천히검집으로 들어갔다. "기사..인가? 기사가 우리들한테 무슨 볼일이 있는거지?" 청년을 유심히 살펴보던바크가 반쯤 들어올린 몸을 다시 의자 에 기대면서 물었다. 옆에있던 레아드가 놀라 외쳤다. "기사!? 저 사람이 기사야?" "내가 보기에는." "쳇. 이 도시의 기사는 함부로 사람에게 검을 겨누는거냐? 꽤나거칠은 녀석들이군." 론은 어쩌면 잘려졌을지도 모를 목을 만져보면서 얼굴을 찡그 렸다. 청년은 가만히 셋이 말하도록놔두다가 어느정도 조용해 지자 그때서야 입을 열었다. "놀라게 했다면 미안하군." "눈꼽만치도 미안한 생각이 없으면서, 그런말 할 필요는 없어. 그래. 무슨 볼일이지?" "....." 사람이 말을하는데 갑자기 끼어들어서 검을꺼내 휘두른다면 그 누구라도 기분이 나쁠것이다. 바크가 지금 그런 상황이었다. 아무리 상대가 기사라도지금 바크는 상대방에게존칭을 써줄 기분이 아니였다. 바크의 쌀쌀 맞은 태도에 청년은 아무런 말도 없이 품속에서한장의 종이를 꺼내 바크에게 건네주었다. 종이 를 건네받은 바크는 잠시 청년을 쳐다보다가이내 시선을 종이 쪽으로 옮겼다. "....보증 수표. 20만 시르피. 아이리어가의 보증 수표군. 근데이게 우리와 무슨 상관이라도?" 되묻는 바크를 향해청년이 눈으로 론과 레아드를 가르키며 말 했다. "그건 지금으로부터 몇십분전 저 두명이 경매장에서 쓴 보증 수표다." "...뭐?" 청년의 말에 바크는 잠시동안 그게 무슨 소린지 이해를 하지 못 한 듯 가만히 청년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이내 그게 무슨뜻인지 깨닷고는 고개를 돌려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 자면 레아드의 품안에 있는 그 여우였다. "..20..만.. 시르피 라고?" 너무 기가막힌지 바크는 더 이상 뭐라말을 해야할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런 바크를 향해 청년이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성인도 안된 소년이 20만 시르피란 거금을 사용한다는것 하나만으로도너희를 당장에 체포할수 있다. 그러나난 그런건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편이라서. 단지 뭘 좀 묻고싶을 뿐이야." "뭘 묻고 싶다는 거지?" "간단해." 바크의 손에들려있던 종이를 다시 받아든 청년이 종이를 한번 탁 쳤다. "너희와 아이리어가와의 관계." 갑자기 청년의 입에서 그런 소리가 튀어 나오자 셋은 서로를 쳐 다보면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일행의 표정을 살피던 청 년이 다시 말했다. "말하기 곤란한가? 그럼, 질문을 바꾸지. 너희는 아이리어가 사람에게 부탁을 받고 이곳에 온건가?" 청년의 질문에 바크는 잠시 아무런 말없이 고개를 돌려 론을 쳐 다보았다. 그리고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아이리어가의 사람과 좀 관계가 있지." "....그렇다면 아이리어가도 이번 경매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건가.." 중얼거림에 가까운 소리였지만, 셋에겐 다 들렸다. 청년이 잠시 곤란한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들어 셋에게 말했다. "뭐, 어쨌든. 이걸로 됐어. 더 이상 귀찮게 하진 않겠다." "이미 충분히 귀찮게 했어." 바크가무표정한 얼굴로 청년을 비꼬았다. 청년이 웃으며 대꾸 했다. "일단, 내 이름 정도는밝혀두지. '키슈 파얼'이다. 너희가 아이리어가의 부탁을 받고 왔다면 아마 나중에 다시 볼일이 생기겠지. 그럼." 그렇게 말한 키슈는 몸을 돌려 곧 일행의 시아에서 사라져 버렸 다. 론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이지? 우리집과 관계가 있다면..이라니." "뭔가 꿍꿍이가 있는것 같은데.." 호란이노린게 이걸까? 하지만 알수 없었다. 바크는 만사가 다 귀찮다는 투로 머릴 쓸 어 넘기고는 시선을레아드에게로 돌렸 다. "저, 저기." 바크의 시선을 느낀 레아드가 서둘러 두어발자국 뒤로 물러서면 서 바크의 사정거리(?) 밖으로 도망쳤다. 바크가 그런 레아드를 향해 무섭도록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20만?" "...." "레아드. 너 20만 시르피면 어느정도의 돈인지 알고 있는거야?" "아, 아니." "...." 솔직히 도리질 하는 레아드. 바크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뭐, 좋아. 어차피론이 사준거겠지? 평생 포르 나이트에서 일하면서 빚 진거 갚아. 키우던 말던 난 상관하지 않겠어." "......" 바크의 얼음처럼냉정한 말에 레아드는 웃을수도울수도 없는 얼굴이되버렸다. 키우라는 허락은 받았는데 20만 시르피를 론 에게 갚으라니.. 그때 옆에있던 론이 웃으며 말했다. "걱정마~ 갚으란소린 하지 않을테니까. 하여간 일단 여관으로돌아가자. 시선이 곱지 않잖아." "으응." 론의 말을듣고 고개를 끄덕 거리는 레아드. 그런 레아드를 보 면서 속으로 웃는 론이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40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30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1/04 00:26읽음:237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30) == 제 6장 <만남.> == ----------------------------------------------------------- "까하~ 간지럽다구~" 단 몇시간전만 해도 바크의 썰렁한 말에 고민고민하던 레아드였 지만, 여관에 돌아 오자마자 금방 웃는 얼굴이 되가지고는 '닝' 이라 이름 붙인 여우와 놀기시작했다. 옆에서 가만히 그런 레 아드를 쳐다보던 바크가 한심하다는 투로 물었다. "...그렇게 좋은거냐?" "당연하지~!" "어디가 그렇게 좋은건데?" 바크의 재 질문에 레아드는 고개를바크쪽으로 돌렸다. 그리고 는 활짝 웃었다. "전부 다!" "....." "왜에? 귀엽잖아. 작고 보숭보숭하고 따뜻하고.. 거기다." "아아~ 그래. 알았어." 바크가 한심하다는 듯이 손을 저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레아드가 약간 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흥! 그래.어려서부터 개나 고양이나말과 놀수 있었던 너는이해를 못하지. 품안에 안은 강아지가 도망치려고 발버둥 치는걸 겪어본 사람만이 날 이해해 줄거야." "...." 그러고 보니예전부터 분명 동물들이레아드를 싫어하긴 했었 다. 그렇다고 해도 그게 그렇게 분했나? 바크로서는처음 보는 레아드의 한 일면이었다. "와아. 밤이 되니까 꽤 추운걸." 그때, 방 문이 열리면서 론이 서둘러 안으로 들어왔다. "어, 빨리 왔네? 구한다는건 구했어?" "응. 그나저나 이젠 가을인가봐. 벌써 이렇게 선선해 지니.." 론이 어두워진 밖을 보면서 말했다. 바크가 고개를 끄덕이며 당 연하다는듯이 말했다. "여긴 대륙에서 북쪽에 위치한 곳이니까." "남쪽은 따뜻할까?" "더울걸?" "그런가.." 론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씨익 미소를 지었다. 바크가 의아한 표 정으로 론을 쳐다 보았지만, 굳이 이유는 묻지 않았다. "그나저나 내일이 경매인데 무슨 작전이라도 세운거야?" 닝을 침대에내려놓고 손으로 장난을 치던 레아드가 고개를 들 어 바크와 론에게 물었다. 론이 맞은편 침대에 몸을 기대면서 말했다. "작전이라.. 뭐 작전이라고할것 까지야 없지만. 일단 할 일은정해 놨어." "할일?" 반문하는 레아드에게 바크가 설명을 해 주었다.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서 우리 실력으로 기사들을 뚫고 보석을훔쳐 올수는 없잖아?" "비참하지만 그게 현실이지." "맞아. 그러니까 우리가 노리는건 경매 날. 그것도 보석을 경매장으로 가져갈때야. 그때 말고는 기회가 없지." "아~ 그런거군." 바크의 말에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이는레아드였다. 바크가 그런 레아드를 보더니 약간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 작전엔 치명적인 결점이 한가지 있어." "결..점?" "그건 나중에 말해줄게. 먼저 말하자면 이 작전은 3단계로 되어있어. 첫째, 보석을 훔친다. 둘째, 우리가 도망칠수 있게 저택전체에 연막을터뜨린다. 셋째, 보석이 있는곳까지 갈수 있는시간을 벌기 위해서 한명이 경매로 시간을 번다." "...그래서?" 되묻는 레아드에게 바크가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여기서 연막을 터뜨리는건 당연히 론이야. 그리고 경매를 하는건 어쩔수 없이 내가 해야 하고." "....그럼.." 레아드가 한 손으로 자신을 가르키며 바크와 론을 쳐다 보았다. 둘의 고개가끄덕여 지고 순간 레아드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외쳤다. "뭐야!! 내가 훔치는 역활이란 말이야?!" "어쩔수 없잖아. 너한테 경매를 시킬수도 없는 노릇이고." "치, 치사해." "그렇게 말해 봤자소용없어. 따지려면 이런 일을 시킨 호란한테 가서 따져." "......" 바크가 따끔하게 쏘아말하자, 레아드는 그대로 입을 다물고는 굉장히분한 표정으로 바크를쳐다 보았다. 하지만 말로 싸움 을 하면 언제나 지는건 자신이라걸 잘 알고있는레아드였기 때 문에 더 이상 뭐라 화를 내진 않았다. "참, 레아드. 잊고 있었는데 너 주려고 사왔어." 바크와레아드가 말을 멈추자 옆에 있던 론이 빙그레 웃으면서 레아드에게 한개의 봉지를내밀었다. 얼떨결에 그걸 받아든 레 아드. "나한테? 뭔데 그래?" "닝 말이야." "...닝이 왜?" 되묻는 레아드를 향해 론이 어색하게 웃었다. "저기 말이야. 레아드. 닝이아무리 저렇게 생겼다고는 하지만엄연히 동물이거든." "..그런데?" "그러니까. 닝도 뭘 먹어야 살지." "..앗!" 론의 말에 레아드가 화들짝 놀라면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아무것도 먹이지 않았어. 잠깐만 기다려. 내가 당장 가서 아무거나 사올테니까!" "자, 잠깐만!" 당장이라도 달려나갈것 같은 레아드의 팔을 간신히 붙잡은 론이 손에 들고있는 봉지를 레아드에게 보여주었다. "그러니까, 내가 먹이를 사왔으니 먹이라고.. 말하려고 했어." "어? 벌써 사온거야?" "방금 시장에 갔다 왔잖아. 그때 덤으로 사온거야. 그리고 이건레아드거." 닝의 먹이가 들었다는 봉지 말고 또다른 봉지를 꺼낸 론이 그걸 레아드에게넘겨 주었다. 봉지를 받아든 레아드가 의아한 표정 으로 론을 쳐다 보았다. "따뜻한데? 거기다.. 제법 무거워." "열어봐~" 뭔데그러는 거지? 자신을 보며 웃는 론을 보면서 레아드는 어 리둥절 했다. 하지만역시 가장 빨리 이 궁금증을 푸는 방법은 봉지를 열어 보는것이었다. 레아드는닝의 먹이가 든 봉지를 침대 위에 올려놓고 론이 준 봉지를 서둘러 풀어 보았다. "와, 와앗." 레아드가봉지를 다 풀고입구를 열어보자 그 안에서 하얀 김 과 함께 고소한 향기가 방안을 진동 시켰다. 레아드가안의 내 용물을 보지도 않은채 외쳤다. "멜무른 파이!?" "잘 아내?" "당연하지~ 제일 좋아하는건데." "그래? 배고플까봐 사온건데. 좋아하는 거라면 더 잘됐네." 론이 좋아하고 있는 레아드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참, 닝도 줘야지." 닝의 먹이는 살짝 데친 고기였다. 레아드가 봉지안에 있는 고기 몇점을 뜯어 닝에게 주자, 닝은 배가 고팠는지 허겁지겁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던 레아드가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보니 목이 마른데. 아래층에 내려가서 음료수 좀 가져올게. 론~~ 내거 건들지 마." "응.응." 레아드의장난스런 협박에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레아드도 그 런 론을 보고는웃으면서 문을 열고 밖으로나갔다. 복도에서 레아드의 발자국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이내 잠잠해 졌다. 아래 층으로 내려간 모양이었다. "레아드한테 꽤 열심이구나." 잠시창밖을 보고있던 바크가고개를 돌리지 않고 중얼거리듯 말했다. 론이 피식웃으며 침대에서 고기를 뜯어 먹고 있는 닝 을 안아올렸다. "전에도 말했잖아." 그리고는 고기 한점을 주어 닝에게 먹여주면서 뒷 말을 이었다. "난 레아드 편이라고." "......" 론의 말에바크는 고개를 돌려 론을 쳐다보았다. 론도 마침 바 크를 쳐다 보고 있어서 둘의 시선이 마주 쳤다. "......" "......" 그렇게 잠시 동안 둘은 아무말 없이 서로를 쳐다 보았다. 침묵. 그 가운데에서 방안의 분위기는 팽팽해 졌다. 그 팽팽한 분위기 가 깨진건 어느정도시간이 흘렀을때 복도를울리며 달려오는 한 소년 때문이었다. 문이 벌컥 열리며 레아드가 소리쳤다. "뭐야! 이 여관은 음료수도 없다는데!" "......"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41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31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1/06 00:21읽음:242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31) == 제 6장 <만남.> == ----------------------------------------------------------- - 전설만으로 전해지던 황금의 보석. 커티움. 오는 15일에 아리 아도 룬즈가에서 경매. 예상가는 400만 시르피. - 그리고 결전의 15일... "정리하자." 경매가열리는 밤 7시를 몇시간 앞둔 오후.찻집에 모인 셋은 원형으로 된 테이블에 둘러 앉아 있었다.바크가 먼저 입을 열 었다. "경매의시작은 5시부터야.2시간 동안 맛보기로 몇몇 물건을경매를 하고 커티움은 7시부터.그러니까 우린 6시 쯤에 들어가는거야." "흠.." - 냥.. - "그리고경매가 시작될때 론은 연막을.레아드는 보석이 있는방으로 가야해.내가 예상하는 경매 시간은 10분이야. 그러니까 그 안에 일을 다 처리해." - 냥.. - "론은경매 시작후 10분이 지나면 일이 어찌 되든지 무조건 연막을 터뜨려 줘. 그리고 레아드.10분이다. 10분안에 일을 처리 해야해." "알았어." - 냥~ - "그럼, 좋아.이제부터 일을 시작해 볼까...라고 하고 싶은데. 야. 레아드." 계획을 다 설명한 바크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레아드를 노려 보 았다. "그 딩인지 링인지 여관에다 놔두고 오란 소리 못들었냐?" "닝이야. 그리고 밥줄 사람도 없는데 놔두고 올수 없잖아." "....그래서.넌 그 '냥냥'거리는 여우를데리고 보석을 훔칠생각이야?" 바크가 닝을 가르키며 묻자 레아드가 아주 당연하다는듯이 가슴 을 피며 말했다. "물론 아니지." "그럼?" "이렇게 하는거야." 레아드가 웃으며 닝을 가볍게 들어 바크의 팔 뒤에다 올려 놓았 다. 떨어지지 않으려는듯 닝이 바크의 팔에 찰삭 달라 붙었다. "너가 데리고 있으면 되잖아. 어차피 할일도 없으면서." "얼씨구?" "뭐가 얼씨구야. 앉아서 '만~ 이만~ 삼만~'이나 외치면 되는 주제에." "나도 레아드 말엔 찬성이야." 옆에서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론이 몸을기울여 둘의 사이에 끼어들었다. 바크가 미간을 좁히며 론을 쳐다 보았다. "너도 내가 경매 역활을 한다는게 불만인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닝 말이야." "닝?" "생각해봐. 넌 사실 로아가의 후계자지. 하지만 그걸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너도 알리긴 싫을테고." 론의 두서없는 말에 바크가 고개를 끄덕이며 정리했다. "....그러니까. 너가 하고 싶은말이란게 400만 시르피나 하는보석을 사기엔 내가 너무 초라해 보인다?"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맞아." 바크가 고개를 끄덕끄덕였다. "흠. 그 말도 일리는 있군." "그렇지?" 바크가 자신의 팔에 필사적으로 매달려있는 닝의 목덜미를 잡아 얼굴 바로 앞까지 가져갔다. 닝이 세개의 눈동자를 굴리면서 바 크를 마주 보았다. "뭐.. 상관없겠지." 크면 호랑이만해진다는 닝이었지만 지금은 새끼 고양이보다도 작았다. 바크가 닝을 어깨에다 올려놓고는 둘을 쳐다 보았다. "좋아. 레아드 말대로 닝은 내가 봐주고 있을테니까. 너희들 일이나 확실히 해." "염려말라구." 레아드가벙긋 웃으며 대답했다. 론이 도와주기는 했지만 어쨌 거나 바크를 이겼다(?) 라는 사실에 작은 감동을 받은 모양이었 다.레아드의 속 마음을 다 안다는듯이 바크가쓴웃음을 지어 보이며 자리에서 일어나 레아드의 등을 약간 아프게 탁. 쳤다. "자. 그럼 가볼까?"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41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32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1/07 23:45읽음:232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32) == 제 6장 <만남.> == ----------------------------------------------------------- "무슨 축제장 같은걸." 거대한 홀에 들어선 레아드가 주위를 둘러보면서 즐거운 표정으 로 말했다. 홀 안엔이미 수많은 사람들로 꽉 차여 있었다. 모 두경매를 하기 위해 온 사람이라기 보다는구경을 하러 온듯 했다. 홀은 원형으로 자리가 천여개 정도 있었고 가운데는 대가 자리잡고 있었다. 이미 경매가 시작이 되었는지 대 위에는 몇가 지의 물건들이 올라와 있었다. 주변을 훑어보던 론이 빈 자리를 발견했고, 일행은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경매를 이런식으로 하다니. 정말 누구 말처럼 축제도 아니고.. 백작이란 작자가 미친건가?" 바크가시끌시끌한 경매석을 둘러 보면서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경매란 것은 대부분 고가품을 취급하는 것으로 지체 높 으신 분들이오는게 대부분 이었다. 그런 사람들중엔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는 법. 그래서 대부분의 경 매는아주 조용하고 은밀스럽게 이루어진다.아무리 선전까지 했다고는 하지만 이건 좀 도가 지나친거 아닌가..? "뭐, 어때. 이렇게 시끄러우면 일을 하기도 쉽잖아." 레아드가 웃으며 걱정 말라는듯 바크에게 말했다. "그야.. 그렇지만." 난 별로 내키지 않는걸.뭔가 찜찜한 바크였다. 아무리 그렇다 고 해도이렇게까지 요란스럽게 할 필요가 있을까?백작의 의 도. 그리고 호란의 꿍꿍이가 새삼 궁금해진 바크였다. "그건 그렇고 아는 얼굴들이 많군." 주위를둘러보던 론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론의 시선을 따라 맞춘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귀족은 깔렸고, 영족도 보이는군. 모두들 시간과 돈이 남아 도는 모양이겠지." "왜. 왕족도 보이는걸." 론이 씨익웃으며 말하자 바크가 그런 론을슬쩍 쳐다 보더니 고개를 레아드 쪽으로 돌렸다. 레아드는 이미 이 축제 분위기에 흠뻑 빠졌는지 즐거운 얼굴이었다. "참, 바크. 그거 가지고 왔어?" 장난끼 가득한 미소를 짓고 있던론이 문득 생각이 난 듯이 바 크에게 물었다. 바크가 손으로 자신의 품속을 툭 쳤다. "당연하지. 날 알아볼 사람이 꽤 있는데 이걸 놔두고 올수는 없잖아. 그나저나 너야말로 연막탄인지 그거 가지고 온거냐?" "물론이지." 론이 웃으면서 주머니에서 손을 넣어서 무언가를 꺼내 바크에게 보여주었다.론의 손에는 손가락 한마디 만한 약병 5개가 올려 져 있었다. "이거면 이 저택 전체를 연기로 채우는데 충분해." "....." 론의 말에 바크가 약간은미덥지 못한듯 론을 쳐다보았지만 아 무 말도 하지 않았다. 론이 가지고 있는 약은 그 크기로 위력을 짐작 할수 있는것들이아니란것을 저번 지네 사건때 충분히 실 감해서였다. 도대체가 손안에 들어올 만큼 작은 약병 하나가 동 굴 하나를 불바다로 만들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이렇게 일행 이 잡담을 하는 도중에 몇개의경매가 계속 진행되었고 시간은 흘러흘러 어느새 날은 어두워 졌다. "..아이리어라고?" 허리까지 내려오는 금발이 찰랑 거리면서 흔들렸다.그 가운데 로 청년의 수려한얼굴이 드러났다. 나이는 이제 겨우 20대 초 반. "예. 그쪽에서 이번 경매에 흥미를 가진 모양입니다." 그의앞으로는 녹색의 머리를 단정하게 빗어 넘긴.아직 어린 티를 벗지 못한 소년이 청년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청년 이 혀를 찼다. "하필이면 아이리어라니. 전에는 포르 나이트. 이번엔 아이리어가인가? 꽤나 골치 아프게 하는군." "카웰님. 어쩔까요?" 카웰.카웰 티 하라트.대륙의 북과 남을 잇는 대로에 위치한 하와크 3대 도시. '하므'의 영주. 전에 거대 도박장을 운영하던 알파의 뒤를 봐주던 사람이기도 했다. 소년의 물음에 카웰이 잠 시 생각을 하더니 나직이 물었다. "그 녀석들. 보석을 살 생각인가..?" "제가 보기에는 그런것 같습니다." 또 다시 혀를 차는 카웰. "그분에게 도움이될만한 녀석을 찾으려고 미끼로 지렁이를 던졌는데 이거야.. 고래가 잡힌 셈이군." "그렇다면." "고래가 배를 침몰시키기 전에 낚시줄을 끊어야 겠지." 카웰의 말에 소년이 머리를 깊숙히 숙였다. "니즈. 미안하지만 너가 수고를 해야겠다.그 보석이 아이리어가로 넘어가서는 안돼." "예." "너만 믿겠다." 니즈라 불린 소년이깊숙히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마치 연기와 같이 사라져 버렸다. 카웰이 인상을 찌푸렸다. "아이리어..라. 힘이 충분치 못한 지금 녀석들에게 꼬리를 보인다면 곤란해." "시간 됐다." 경매를 지켜보던 바크가 나직이 말했다.어느새 7시가 거의 다 된 것이었다. 레아드는 팔 위에 올려놓고 간지럽히던 닝을 바크 의 어깨위에 올려놓았다. "그럼 나 먼저 갈게. 10분뒤에 보자." "나도 이만. 레아드 같이가~" 론이 레아드를 따라 일어서고는 좁은 통로 쪽으로 사라졌다. 홀 로 남은 바크는 둘이 사라진문을 잠시 쳐다 보다가 이내 고개 를 돌려 어깨에 앉아있는 닝의 턱을 쓰다듬었다. "뭐, 잘들 하겠지." 약간 걱정되는 감도 없진 않았지만, 걱정을 해준다고 해도 레아 드나 론에게 도움이 될리도 없었고, 일단 자신에게도 할일이 있 다. 일단은 믿자. 그렇게 결정 내려버린 바크였다. "그럼, 나도 슬슬.." 바크가 품속에 손을 넣어 원형의 무언가를 꺼냈다. 하얀색의 종 이로 된 마스크였다. "시작해 볼까." 바크가 마스크를 씀과 동시에 대 위로 원형의 조명이 밝혀 지면 서 한 사나이가 그 위로 나타났다. 이 저택의 주인이자 이번 경 매의 주최자인 '아리아도 룬즈'백작이었다. -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지금 부터 황금의 보석. 커티움의...-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42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33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1/09 00:52읽음:2453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33) == 제 6장 <만남.> == ----------------------------------------------------------- - 그럼 난 여기 까지. 몸 조심해~ - 론이 갈림길에서 헤어지면서 한 말이었다. '너나 잘해~ 사고 내 지 말고!'라고 툭 쏘아 주었지만, 정말이지 론 녀석. 바크 만큼 이나 걱정도 많이 한단 말이야.검이나 다룰줄 알고 저러면 어 느정도 이해는 하겠지만... "뭐. 그래도 기분 나쁘진 않아." 친구란 건가. 바크가 저런 말을 했다면 당연하게 생각을 했겠지 만 론의 경우는 좀 달랐다. 뭐랄까.. 정말로친구가 됐다는 건 가. '그럼.. 바크는 뭐가 되는거지?' 친구란게 저런거라면, 바크는 아니였다. 좀 더 다른건데.. 뭐라 설명하면 좋은걸까.딱히 말로 꼬집어 말할수는 없지만 굉장히 친숙하다고 해야 하는건가.아니면 믿는다고 하는건가.아니, 이건 론도 마찮가지인데. "아~ 몰라몰라. 귀찮아." 복도를 걸던 레아드가 머리를 긁적이더니 머리속을 채우고 있는 생각들을 몽땅 날려버렸다. 그리고는 론이 준 지도를 꺼내 들고 는 자신이 서 있는 복도와 대조를 시켰다. '흠.. 내가 여기 쯤이군. 보석이 있는 방까지는 금방인데.' 보초가 없을 경우엔 말이야.론이 이 저택의 하녀 한명을 꼬셔 내 만든 이 지도에는 보초병의 위치까지 그려져 있었다. 그러나 보초들은 석상이 아니다. 지도만을 믿을수는 없었다. "자, 그럼 가볼까." "7분 남았군." 시계의 뚜겅을 닫아 품속에갈무리한 바크가 의자에 몸을 기대 었다. 바크의 걱정하는 마음을 읽었는지 닝이 나지막히 울었다. - 자~ 250만! 더 없으십니까? - "260!" 사회자의 말이 끝나기가무섭게 한 테이블에서 손이올라가며 보석의 가격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 솟았다.처음 시작한 가 격이 100만인걸 생각하면 그야말로 기가 찰 노릇이었다.3분만 보석의 가격이 2배 하고도 반이 약간 넘었다.예상 가격인 400 만 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채 2분도 안 걸릴듯 했다. '나머지 5분은 내가 채워야 하는건가...' 그러나 거기엔 약간 문제가 있었다. 경매란것은 혼자 하는게 아 니다.자신이 높은값을 불렀는데 아무도 따라와주지않는다면 경매는 그 시점에서 끝나버리는 것이다.그런것까지 고려를 해 야 하는 바크였다. '쳇. 레아드 녀석.. 뭐가 '일만~ 이만~' 이나 부르면 되는거야. 나중에 소원대로 이런거 한번 시켜주지.' 앉아서가장 편하게 노는 주제에.. 란 레아드의말에 약간~은 열을 받은 바크였다.바크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에 보 석의 가격은 어느새 300만을 넘어가고 있었다.이미 경쟁은 10 명 안팍으로 줄어들었다. 나머지는 하늘 높은줄 모르고 뛰는 보 석을 살 자신이 없는듯 어느새 관중으로 변해 있었다. '300만이라.. 금화로 3만개. 기가 차는군.론이 포르 나이트에18개월 있는걸로 계약한게 분명 1000만이었지?' 아이리어가에서 보자면 이런경매 따위는 눈에도 안 차는게 당 연했다.어려서부터 아이리어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이렇게까지 대단한 집안인지는 최근에 와서야 피부로 느낄수 있 었다. 그런 아이리어의 총수가 론이라니..참 세상은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다. "420!!" 어느새 가격이 예상가를 넘어서고 있었다.보석을 살려고 손을 드는 인간은어느새 3명으로 줄었다.모두들 바크가 알고있는 얼굴들이었다. 영족들... - 돈많고 시간이 남아도는 인간들. - 바로 그들인 것이었다. 시간은 5분을 넘어서고 있었다. '슬슬 시작해야 겠군.' 바크가 새삼 얼굴에 쓰고있는 마스크를 확인했다.자신이 저들 을 알고있는 만큼 저 사람들도 자신을 알아볼 확률이 높았다. - 450만! 450만! 더 없으십니까~? - 바크와는 먼 친척뻘되는 '호류 다 이므'란 할아버지가450만을 외친 후 더 이상 올라오는 손은 없었다.이므의 주름진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460." 조용한 경매장 안에 담담하면서도 차분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모두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다. "470!" 460만을 부른사람을 확인하기도 전에 또다시 어디선가 10만을 추가해서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이번엔 좀 큰 목소리라서 모두 그를한번에 알아볼수가 있었다.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사람이 유별나게도 마크스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이었다.이므 의얼굴이 약간은 처참하게일그러졌다. 그가 사용할수있는 440만을 10만이나 더 초과해서 보석을 살려고 했는데 어느새 보 석은 자신의 손을 영원히 떠나 버린것이었다. "480." 또다시 차분한 목소리가 10만을 더 추가했다. '...뭐야 저 녀석은?' 바크가 손만을까닥거리며 10만을 추가시키는 그 사람을쳐다 보았다. 놀랍게도 그는 자신보다도 1~2살 어려보이는 소년이 었 다. 아니. 소녀인가? 하여간 자신보다 어린건 확실한 녹색 머리 의 인간이었다. "490." 바크가 10만을 더 올렸다. 하지만 그 뒤를 이어 그(그녀?)가 손 을 가볍게 흔들어 보석의 가격을 500만으로 만들어 주었다. "오오~" 이런갑작스런 일에 사람들은 모두 놀란눈으로 바크를. 혹은 녹색 머리의 그를 쳐다보았다.그 사이에도 바크와그의 손이 번갈아 올라가며 순식간에 보석의 가격은 예상가의 두배가 약간 못되는 가격까지 올라갔다. 둘을 제외한 999명의 사람들은 모두 관중이 되어 둘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800!" 기어이보석은 예상가라는 말을 무색하게두배로 뛰어버렸다. 하지만 사실. 바크는 처음부터 살 생각이 없었고, 녹색의 머리, 니즈는 보석이 자신들의 것이니 가격을 얼마던지 올려도 상관이 없다란걸 모두가 알았다면 무한대로 치솟는 가격의 정체를 눈치 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999명중 그걸 아는 이는 한명도 없었다. '2분 남았는데...' 손을 한번 든 후에 품에서 시계를 꺼내본 바크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저 녹색머리의 여자인지 남자인지 모를 중성이 무슨 생 각으로 저렇게 높은가격을 부르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바크 에겐 다행스러운 일이었다.이대로라면 저 괴물이2분 동안은 자신을 착실히 따라와 줄것 같았다. "920만." 920만... 우리집 전재산을턴다면 혹 이 정도 돈이 나올까? 성 에다 가보까지 몽땅 팔아 버린다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론은 이 런 말도 안되는 돈을 그렇게아무렇지도 않게 뿌리는 건가. 어 쩌면 자신이 론보다 담이 작을지도모른다고 생각한 바크였다. 그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1000만." 여지건의패턴과는 다르게 갑자기 80만을 올려버린 녹색머리의 '괴물'이 갑자기 자리에서일어나더니 목소리 만큼이나 조용히 걸어서 바크의 옆 자리에 아무런 양해도 구하지 않고 앉아 버렸 다. 모두들 이 갑작스런 사태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남자로군..' 멀리서 봤을땐, 헷갈렸는데 괴물은 남자였었다. 바크가 손을 올 려 가격을 10만 더 추가시켰다. "과연. 아이리어가와 재력을 승부하는건 무의미한 짓이군요." "넌.." "니즈라고 불러주세요." 니즈가 슬쩍 미소를 지으며 또다시 10만을 올렸다. "1020만이라.. 살 돈은 있는건가?" "아뇨. 없습니다." "재미있는 말이군." 니즈의 대답에 바크가 피식 웃으며 말을 했다. 둘다 꽤 작은 소 리로 말을 하는것이라서 근처의 사람들은 둘이 이야기를 하는것 조차도 몰랐다. 바크가 손을 올렸다. "당신이야말로 보석을 살 돈이 있는 겁니까." "뒤를 봐주는 후원자가 든든하니까." "아이리어가라..는 겁니까.재미있군요. 로아가의 후계자가 아이리어의 종이라니." "...." 니즈의 말에 바크가 잠시 입을 다물었다.이 녹색 괴물은 자신 의 정체를 알고 있는 것이었다. "종이라니.. 심한걸. 친구라고 해주면 고맙겠어." "그런가요?" "그건 그렇고. 난 네 정체가 궁금한데." 손을 올려 10만을 또다시추가하는 니즈의 얼굴을 정면으로 보 면서 바크가 물었다.니즈의 입가에 미소가 생겨났다.그러나 바크의 눈에는 그게 미소로 보이지 않았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형식적이라고 할까. "죄송합니다만. 전 로아가의 후계자인데다가 아이리어의 후원을받고 거기다 포르 나이트와 동행을 하고있는 당신에게 죄를 짓고 정체를 밝힐 만큼 간이 크지 않아서요." "...재밌군." 포르 나이트의 일까지 아는건가.하지만 동행이라니.. 바크 본 인이 포르 나이트란건 모르는 모양이었다.그나마 다행이랄까? 싱긋 미소를 짓는 니즈를 보면서 바크가 냉소를 했다. "원하는게 뭐지?" "당신..이라면?" "......." "농담입니다." 약간이지만 굳어진 바크를 보면서니즈가 미소를 지었다. 그리 고는 본심을 털어 놓았다. "제가 모시는 분께서 저 보석이 남에게 넘어가는걸 원하지 않습니다. 당신에겐 미안 하지만 저 보석을 포기하셔야 겠습니다." "모시는 분이라. 궁금하군." "특별히 궁금해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원치 않더라도 곧 만나실수 있을테니까요." "그래?" "그럼. 보석은 포기 하시는 겁니까?" 니즈가얼굴의 미소를 지우면서 바크를 쳐다보았다. 바크는 그 런 니즈의 시선을애써 외면하면서 품속에 넣어둔 시계를 다시 꺼내 보았다.시간을 확인한 바크가싱긋 웃으며 고개를 돌려 니즈를 바라 보았다. "그래. 그럼 난 여기서 포기 하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의외로군요. 이렇게 쉽게 응해주시다니." "별로.." 바크가 이젠 보석이던니즈던 다 관심 밖이라는듯 어깨에 매달 려 있는 닝을 손으로 들어무릎위에 올려놓고는 가볍게 쓰다듬 었다.그런 바크의 행동을 보고 다른 사람들은 그가 경매를 포 기한걸로 생각했다. 물론 그건 틀린 생각이 아니였다. - 1040만! 더 없으십니까! - 절대로 있을리가 없었다.그렇게 해서 전설속으로 내려오는 황 금의 보석.커티움은 아직 어린티를 벗지 못한 녹색 머리의 소 년에게로 넘어갔다. 아니 그렇게 보였다. '....10분이다." 바크가 시계를 품속에 갈무리 하면서속으로 슬그머니미소를 지었다.그러나 그 미소를 알아챈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바로 옆에 있던 니즈까지도..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433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34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1/14 02:34읽음:241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34) == 제 6장 <만남.> == ----------------------------------------------------------- '...바보.' 레아드가 벽에 몸을 기대 앉으면서 속으로 바크의 얼굴을 떠 올 렸다. - 기사? 물론 없을거야.아무리 값비싼 물건을 경매 한다고 해 도 기사는 경매 전날까지만 봐주는게대부분이야. 아마 보통 경비원들이 지키고 있을걸? - 뭐, 뭐가 어째. 기사가 없다고? 시간만 넉넉하다면 당장에 왔던 길로 되돌아가 바크를 데리고 오고 싶은 레아드였다. '어쩌지..?' 쓸떼없는생각들을 머리에서 지운 레아드가소리가 나지 않게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레아드가 있는 곳은 전설의 보석이라 불 리우는커티움이 있는 방 근처였다.더 정확히 말하면 방으로 향하는 복도가 꺽여진 부분에 숨어 있었다. '..2명. 내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겠지.' 고개만 약간 내밀어커티움이 잠자고 있는 방문 쪽을 쳐다보았 다.그 문의 앞에는 헛점이라고는 눈을씻고 찾아도 찾을수가 없는 장신의 기사 두명이 눈을 부라리며 서 있었다.솔직히 전 의 레아드였다면,'어쩌면 이길수 있을지도 몰라.'라면서 덤볐 을지도 모르지만, 몇일전에 만난 청년 기사의 실력을 본 후로는 감히 '기사'에게 덤빌 생각을 못하게 되 버렸다. '올때는 쉬웠는데, 갈때는 어렵다는 말이 꼭 내 상황이군.' 바크가 들었다면 '바보! 틀렸잖아!'라고 핀잔을 주었겠지만, 다 행인지 불행인지 바크는 없었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어느새 예 정 시간을 3분 앞두고 있었다. 레아드의 심장 박동수가 점점 빨 라졌다. '...좋아.' 이대로 가다간 죽도 밥도 안되겠다란생각에 레아드가 검을 들 고 일어 섰다.3분 후. 자신의 손에 보석이들려있지 않다면, 이 작전은 실패로 끝나고 아마바크는 무시무시한 장난을 했다 는 죄목으로 감옥에 갇혀 버리겠지. 바크가 경매를 포기한 사실 을 모르는 레아드는 이러나 저러나 바크가감옥에 간다면 자신 도 도둑으로 붙잡혀 감옥에 가는게 속이 편할거라고 생각했다. '...흠.' 짧게나마 기사들과 싸울 대략의 줄거리를 세운 레아드가 가볍게 심호흡을 했다.어쩌면 기사들에게 보이자마자잡혀 버릴지도 모르지만, 일단 최대한 '발악'은 해볼 생각이었다. 숨을 고르던 레아드가 검을 한손으로 잡고는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그리고 는 짧은 기합성과 함께 복도옆에서 튀어나와 기사들의 앞으로 나섰다. - 쾅!! - 복도가 꺽어지는 부분에서 나와 고개를 돌려 기사들을 쳐다보는 짧은 순간.뭔가 굉장히 큰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지면서 레 아드의 옆으로 거대한 것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그것은 복도 의 벽과부딪히면서 다시 한번 굉음을 내며 땅에 떨어졌다. 고 개를 돌려 '그것'을 본 레아드의 눈이 커졌다. '..사람?' 기사였다. 거대한 몸집의 그가 어찌된건지 종이처럼 가볍게 20m 정도를 날라 레아드의 뒤편으로 나가 떨어진 것이었다. 물론 스 스로그렇게 한게 아니란것 쯤은 레아드도알수 있었다. 다시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린레아드가 또 다른 광경을 보고는 입을 자연스럽게 반쯤 열었다. "컥!" 방금 나가떨어진 기사와 비슷한 몸집의 사나이가 마치 풍선인냥 공중에 붕 뜨더니 '쾅' 소리를내면서 천장에 박히는 모습이었 다.얼마나 심하게 꽂혔는지 그 거대한 몸이 천장에 붙어서 잠 시동안 그대로 있었다. 시간이 흐르자 무게를 견디지 못한 천장 의 일부분과 함께 사나이가 땅에 떨어졌다. '뭐, 뭐가 어떻게 된거야.' 워낙 갑작스럽게일어난 일이기도 하지만,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상황에 레아드는 혼란스러워 했다. 기사. 그것도 두명이 몇초사이에 나가 떨어졌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근본적 인 물음이레아드의 머리에 떠 올랐다. 그리고 그 해답은 기사 들이 나가 떨어진시간보다 약간 짧은 시간이 흐르자 자연스럽 게 풀렸다. "..!" 가만히검을 들고 서있는 레아드의 앞으로. 20m정도 전방에 위 치한 열려진 문에서누군가 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누가 말 해주지 않아도 그가기사를 기절시키고 안으로들어가 보석을 가져 나온거란것을 알수 있었다. "론!!" 번쩍이는 돌 같은것을 손에 들고 있는그를 보자마자 레아드가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 레아드의 외침을 들은 그가 고개를 레 아드쪽으로 돌렸다.눈이 마주치자 레아드가 약간 뒷걸음을 쳤 다. 실수 했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로, 론이 아닌가.' 얼핏 보면 분명 론과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었지만, 확실히 말해 서 론이 아니였다. 론의 키가 180cm정도인데 반해 지금 앞에 서 있는 저 사람은거의 190이나 그 이상이 될 정도로 컸다. 거기 다 어른인 것이다. 론 보다 머리채도 더 길었고 입고 있는 옷도 다르다. 무엇보다도 황금의 보석.커티움에서 흘러나오는 광채 를 받아반짝거리는 눈동자가 론과는다르게 너무나 날카로웠 다. 보는 사람을 얼어붙게 만드는 눈빛이었다. "이런. 들켜버렸군." 황금빛을머금은 눈으로 레아드를 잠시쳐다보던 그가 약간은 자조적인 미소를 지어보였다. "보석을훔치러 온건가.이거 조금만 늦었더라면 허탕을 쳤겠는데." 의외로 붙임성 있는 목소리. 차가웠던 눈매가 약간은 누그러 지 는듯 했다. '그'가커티움을 품속에 넣고는 레아드에게 다가왔 다. "흠, 그나저나 귀여운 도둑이신데." "...." 초 긴장상태인 레아드에게그는 스스럼 없이 다가 오더니 레아 드의 바로 앞에서 멈춰 섰다. "혼자서 오다니. 실력이 괜찮은걸? 그래.. 이름이 뭐야?" "....." 이런때 이름을 묻다니.이상한 청년을 올려다 보면서 레아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고민했다. 이름을 말하자니 웬지 바보 같 아지는것 같고 안 말하자니, 자신을 쳐다보는 청년의 시선이 부 담 스러웠다. 결국 레아드가 떠듬떠듬 입을 열었다. "레.. 레아드라고 합니다." 일단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데다가 실력도 굉장해 보이 니 높힘말을 쓴 레아드였다. 청년이 턱을 쓰다듬었다. "레아드라. 얼굴 만큼이나 귀여운 이름이군. 근데... 여자 이름치고는 웬지 안 어울리지 않아?" "남자..인데요." "응?" "전 남자라구요." 상대방이 적의가 없다는걸 본능적으로 깨달아서 그런걸까? 의외 로 자신도 모르게 편히(?)말대답을 해버린 레아드. 청년은 레 아드의 말을듣고는 믿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시선을 위 아래로 이동시키더니 피식 웃었다. "뭐, 좋아. 상관 없겠지." '..상관 없어? 뭐가?' "어쨌든 만나서 즐거웠다. 그럼, 난 이만." 청년의 말 뜻을 이해하지 못한 레아드가 고민을 하고 있는데 청 년이 갑자기등을 돌리면서 손을 들어보였다. 그리고는 아무 런 거리낌도 없는듯이 그대로 복도저편으로 가버리려고 했다. 하지만 사나이는 한걸음도 채 못가서 멈출수 밖에 없었다. 급해 진 레아드가 그의 옷을 잡아 당긴 것이었다. "무슨...?"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는 청년에게 레아드가 얼굴을 붉히 면서 고개를 푹 숙였다. "저, 저기. 염치 없는 부탁이지만... 그 보석을 저한테 넘겨 주실수 있을까요.." "뭐?" 레아드의 말에 청년이 의외라는듯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넘기라니. 양보해 달라는 말인가?" "..예." 정말로 염치 없다란걸 알지만, 고개를 끄덕일수 밖에 없는 레아 드였다. 레아드의 부탁을 들은 청년이 허리에 손을 올리면서 깊 게 신음 소리를 냈다. "글쎄.. 나도 이걸 꽤 노려오던 참이라서.." "부탁드립니다.." "어쩌지? 내 애인에게 주기로 한거라서.. 미안하군." "...." 훔친걸 애인에게 줄 생각이냐!속으로 울분을 삼키며 레아드가 고개를 다시한번 숙였다. "부, 부탁드려요. 양보해 주신다면 이 은혜는 반드시.." "은혜를 갚겠다고? 호오. 무슨 수로?" 청년이 웃으며 묻자 레아드는 할말을 잃었다. 그의 말대로였다. 자신이 무슨 힘으로 은혜를 갚을수 있는건가. 솔직히 론의 힘을 빌린다면 은혜를 갚는것은 물론이고 저 보석을 돈으로 사는것도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걸 론에게 부탁 할 만큼 레아드는 요령이 좋지도, 염치가 없지도 않았다. 고민하는 레아드를 보던 청년이 잠시 턱을 쓰다듬더니 입을 열었다. "좋아. 너도 꽤 중요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까지 말 하는것 같은데. 양보 하도록 하지." "정말이요!?" "단. 조건이 있어." 좋아서 외치는 레아드에게 청년이 손가락을 들어보이며 말했다. 조건이 있으니 아직 좋아하지 말라는 얼굴이었다. "조건..이라면?" 까다롭긴. 속으로 청년의 흉을 보면서 레아드가 물었다. 청년이 입가에 진한 미소를 띠우면서 조건을 이야기 했다. "간단해. 내 애인이 되주면 되는거야." ".....예?" 웃으며 말하는 청년을 앞에두고 레아드가 이해하지 못한 얼굴로 청년을 올려다 보았다. 아니, 이해는 했다. 하지만 그건 단순히 말의 뜻이고청년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거였다. 황당해 하는 얼굴로자신을 쳐다보는 레아드에게청년이 웃으며 말을 이었 다. "어때? 괜찮은 조건이지?" "..괘, 괜찮다니.. 뭐가 말이죠?" "내 애인이 되 준다는거 말이야." "하지만.." "응?" "전 남자란 말이예요!!" 레아드가한발짝 뒤로 물러서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 경비병이 들었다면 놀란 얼굴로 달려올 큰 목소리였는데,이상하게 누구 도 오지 않았다.청년이 레아드가 뒤로 물러선 만큼 앞으로 나 섰다. "아까 말하지 않았어? 상관 없다고 했는데." "하, 하지만.." "보석을 원하지 않아?" "읏." 갑자기 보석을 이야기가나오자 레아드는그제서야 제 정신을 차릴수 있었다. 그렇다. 지금은 보석이 먼저다. 우선 순위를 정 한 레아드가 잠시동안이성을 내리 누르면서 힘들게 고개를 끄 덕였다. "조.. 좋아요." "좋아. 그럼 오늘부터 넌 내 애인이다." "....." 멋대로 정하지 말라구. 레아드가 얼굴을 약간 찡그리면서 손 바 닥을 펴 보였다. "그럼, 이제 보석을." "아아~ 걱정 말라구. 확실하게 줄테니까. 하지만 먼저~" 레아드의 제촉에 청년이 웃어보이며 한발자국 뒤로 물러나 넓은 시야로 레아드를훑어 보았다. 그리고는 턱을 쓰다듬으며 몇번 고개를 갸웃 거리더니 갑자기 손을 뻗어레아드의 가슴위에 올 려 놓았다. "무, 무슨?" 놀라서 묻는 레아드에게 청년이 심각한 얼굴로 대답했다. "흠.. 의외로 몸매가 빈약하구나." "..에?" "나이가 차면 커지겠지만.." "무슨..?" "뭐, 비상 수단이 없는 것도 아니고." "....." 그때서야 청년의 말뜻을이해한 레아드. 레아드의 이마에 길다 란 핏줄이 돋아나면서 여지건 참고 참았던 이성이 폭발했다. "이~~ 바보 자식앗!! 남자라구 말했잖앗!" 레아드의 주먹이 경쾌한 소리와 함께 청년의 턱을 부셔버릴듯이 날카롭게 날라갔다. 하지만 어느새 청년은 레아드에게서 몇걸음 이나 뒤로 물러선 상태였다.청년이 폭주해서 날뛰는 레아드에 게 미소를 던졌다. "자~ 그럼. 나중에 봅시다. 내 사랑~" 순간 레아드가 손에 들고있던검을 청년을 향해 내 던졌다. 그 러나 검도 주먹과 마찮가지로 허공을 칠 뿐이었다. 청년은 어느 새 경쾌한 몸놀림으로 창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내렸다. "망할 자식!!" 분해 죽겠다는듯이 레아드가 발을 구르면서 소리쳤다. "..아아앗!! 이런!" 엄청난 분노를 삭히던 레아드가 한순간 보석을 받지 못했다는걸 깨닫고는 놀라 외쳤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자신의 가슴 옷속 에 뭔가 묵직한것이 있는걸 느낀 레아드가서둘로 단추를 풀어 보았다. "......." 단추가 풀리고 그 사이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놀랍게도 옷속에 있는건 전설의 보석.황금의 보석. 등등의 이름으로 불리던 커 티움이었다.청년은 약속(?)을 지킨것이었다. 하지만 레아드는 전혀 기쁜 표정이 아니였다. '비.. 빌어먹을 자식.. 언제 옷속에..' 가슴을 만졌을 때인가? 뻔뻔한청년의 얼굴을 떠올린 레아드는 청년이 사라진 창문쪽을 노려보면서 주먹을 쥐어 보였다. "다음 번에 만나면..." 다짐. 또 다짐. "가만 두지 않을 거얏!" 계속... ps:효효..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44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35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1/17 13:22읽음:2504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35) == 제 6장 <만남.> == ----------------------------------------------------------- "침입자다---!" 쓰러져있는 경비병이발견되고 보석을 지키던 기사들이 쓰러진 사실이 알려지자 저택안은 순식간에아수라장이 되 버렸다. 거 기다 어느 사이엔가 주변이 뿌해지기 시작하더니 삽시간에 저택 안은 연기로 가득 찼다. 여인들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비켜랏!" 거기다 아무것도 안 보이는 와중에서 자신의 주인들을 지키려는 충실한기사들 덕분에 혼란은 극에 치달았다. 그들은 연기속에 서 누군가가 주인-영족이나 귀족등- 높으신 분들에게 해를 가할 까봐 검을 꺼내 휘두르는것 조차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혼란속 에서 3명의 소년이 저택 밖으로 나가는걸 눈치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음 날.전날의 대사건이 터졌슴에도 불구하고 아침은 조용했 다. 단지,어제 룬즈가에 도둑이들어왔다가 잡혔다는 사소한 사건이 일어난것 뿐. 그리고 보석에 대해서는- 커티움은 엄청난 경쟁끝에 영족으로 알려진 한 소년이 1000만 시르피로.... - 라고 알려졌다.그 말을 들은 바크는 어제 만난 '니즈'란 소년 을 머리속에 떠 올렸다. '보석이 도난당한걸은폐시키려는 건가. 아니면 애초부터 보석은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거였나?' 두가지 의문이생겼지만, 어느쪽인지는 그 소년의 주인만이 알 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것은, 그 소년의 주인은 그런 큰 사건을간단하게 처리할수 있는 능력을가진 인물이란 것이었 다. 거기다 그쪽은 자신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있다. 어느새.... 아니. 왜? '포르 나이트를 한것은 단순히 내 개인적인 이유에서였다. 아이리어가의 론과 내가 같이 다니는건 분명히 말해서 귀족들이 알면 놀라자빠질만큼 대사건이긴하지만... 그건 단지 우연일뿐이고..' 그렇다고 해도 어느새 뒤를밟힌건가. 상대방은 자신도. 론도. 그리고 레아드까지알고 있었다. 정체를 모를 실력자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 별로 기분 좋은 일은 아니였다. "벌써 일어난거야?" 이른 아침부터식당에 내려와 식사를 끝낸 바크에게 론이 다가 오면서 말을 건냈다. "나야. 별로 고생하지도 않았으니까. 일만~이만이나 불렀으니." "하하." "그건그렇고 레아드는?" 바크의 물음에 론이 위층을 가르키며 말했다. "아직도 자고 있던걸.어제 저녁때부터 기분이 나빴나봐. 밤새끙끙거리다 새벽에야 잠들었으니까.." "..그래?" 무슨일이지? 어제 보석을 위해서 한 청년의 '애인(?)'이 되어버 린 레아드의 속마음 같은건알리가 없는 바크가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그러다가 언뜻 뭔가 생각이난듯이 론을 올려다 보았 다. "참, 어제 너. 무슨 할 얘기가있다고 했었지? 밤이 늦어서 오늘 해준다고 했었는데.." "아, 그거? 지금은 좀 곤란하고.. 나중에 말해줄게." "무슨 일인데 그래?" "보석에 관한거야." 론의 말에 바크가이해가 간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려지기로 는 보석을 훔치려다 도둑이 잡혔다고 했지만, 사실 보석은 도둑 을 맞았다. 아마도 백작. 아니, 그 니즈란 소년의 주인은 이 일 이 공개적으로 알려지는걸 싫어한 모양이었다. 그렇다고해도 분 명 보석을 포기하진 않았을 것이다. 이런 장소에서 보석 이야기 를 하다간 어느새 검은 옷을 입은 녀석들이 나타나 갑자기 잡아 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럼 그건 넘어가기로 하고. 너 '니즈'란 녀석 알고있냐?" "니즈? 글쎄.. 여자야?" "아니. 남자고 나이는 15세 정도. 녹색 머리에.. 뭐 여자처럼도생겼더군. 알고있어?" "들어본적 없는데. 왜? 마음에 든거야?" "...." 장난스런 농담에 바크가 입을 다물고 론을 노려보았다. "아하. 농담농담." "모른다면.. 어쩔수 없겠지만. 일단 너도 알아둬야 할것 같아서말이야." "뭘 말이야?" 의외로 심각해진 바크에게의아함을 느낀 론이 넌지시 물었다. 바크가 가볍게 숨을 들이 마쉬고는 어제 만난 '니즈'의 일과 자 신의 생각등을 론에게 말해주었다. 바크의 말을 듣고난 론이 턱 을 쓰다듬으면서 깊게 신음소릴 냈다. "확실히 로아가의후계자와 아이리어가의 총수가 같이 다닌다. 라는것만으로도 나라가 발칵 뒤집힐일이기는 하지만. 뭔가뒤가 켕기는데." "레아드는 둘째 친다고 해도.. 넌 확실히 나 못지 않게 중요 인물이니까. 그냥 알아두라고 말해준거야." "나도 노린다는 건가? 가능한 이야기지만.." "어쨌든 앞으로는 행동을 조심.." "나 빼놓고 둘이서 뭐하는 거야?" 바크가론에게 주의를 주고있을 때. 레아드가 부시시한 모습으 로 둘의 앞에 나타났다.론의 말대로 밤을 설쳤는지 아직도 졸 린 모습이었다. 바크가 론에게 하던 말을멈추고는 레아드에게 웃으며 말했다. "잠도 못 잤다며? 더 잠자지 않고." "됐어. 벌써 잠 다 깼는걸." 레아드가 풀어진머리를 뒤로 넘겨 묶으면서바크를 쳐다보았 다. "그건 그렇고. 이제부터 어쩔꺼야? 하므로 돌아갈까?" "그래야 겠지. 여기에머물고 있는것도 안전하진 않으니까. 거기다..." 거기까지 말한 바크가 잠시 입을 다물었다.궁금해진 레아드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거기다? 뭐?" "아, 아냐. 백작이 우릴 찾을지도 모르니까 하루라도 빨리 떠나자고 말하려던거야." 니즈의 이야기를 해주려고 했지만,레아드가 그걸 알아봤자 좋 을게 없어서 그만둔 바크였다. 레아드의 성격상 누가 자신의 뒤 를 밟는다고 했는때 가만 있을 성격이 아니지.론이 깍지를 끼 면서 말했다. "그럼, 오늘 안에 하므로 떠나는거지? 준비는 내가 해둘게."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448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36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1/26 02:06읽음:241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36) == 제 6장 <만남.> == ----------------------------------------------------------- "..보석은?" 카웰 티 하라트. 하므의영주인 그가 약간은 침울한 눈으로 자 신의 뒤에 무릎을 꿇고있는 니즈에게 물었다. 니즈가 고개를 숙 이며 답했다. "아마도 그들에게 넘어간것 갔습니다." 칫. 카웰의 입에서 헛바람이 나왔다.그가 손에 들고있던 위스 키잔을 조용히 탁자위에 내려놓았다. "이미 이렇게 된 일.지금에와서 화를 내봤자 소용 없겠지. 보석이 아이리어가에 넘어간 이상 그쪽에서 우릴 의심할거다. 계획을 앞당겨야겠어." "그분이 좋아하지 않으실텐데요." "욕을 먹는건 감수해야겠지. 아이리어가는 그 만큼 위험한 존재니까." 카웰의 말에 니즈가 고개를 한번숙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카웰이 덧붙여 말했다. "그리고 이번일로 녀석들이우리의 존재를 알았을거다. 녀석들주위에 심어놓은 애들을 모두 철수시켜." "하지만.." "일이 이렇게 되버렸으니우리가 할수있는건 최대한 빨리 계획을 실행시키는 거다.우리 존재를 알았다고해도 녀석이행동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테니 그 안에 끝내야해." 녀석들. 바크와론을 말하던 카웰이 이번엔 단한명을 칭하는 단어. '녀석'을 꺼내 말했다. "이 나라. 그 다음이 전 대륙. 포르 나이트. 마지막이 아이리어다. 앞으로의 행동을 조심하도록." 카웰이 자신의. 아니, 그분의 포부를 니즈에게 말하면서 바크와 마찮가지로 거듭 주의를 요했다.처음엔 하와크. 그 다음엔 전 대륙에 있는 국가들.다음엔 포르 나이트. 그리고 마지막이 아 이리어가다.웬지 순서가 엇갈린듯 했지만 카웰과 니즈의 얼굴 은 진지하다 못해 엄숙했다. "그건 그렇고 지금 녀석들은?" "하므로 향하고 있습니다." 하므라.. 자신이 통치하고 있는 거대 도시. 카웰이 미간을 좁혔 다.하므에 포르 나이트의 지부가 있다는것은 예전부터 알고있 는 사실이었다.로아가의 후계자. 니아 바크가 하므에 처음 온 것은 몇달전.그뒤로 그는 번번히 다른 지방으로갔다가 몇일 후 다시 하므로 돌아왔다. 어째서일까? '설마...' 뭔가 아릿한 생각이 카웰의 머리를 스쳐 지나갔지만, 카웰은 픽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로아가의주인이 될 인간이 포르 나이트가 될 일도.될 수도없는일 아닌가.' 설마가 사람 잡는다를 충실히 행하고 있는 니아 바크는 그때 하 므에서 이틀 거리의 길목에 있었다. 그의 옆에는 레아드가 있었 고 약간 앞서서 론이 길을 가고 있었다. "야~~하~ 웬지 나긋나긋한 날씨인데." 레아드가 말 위에서 기지개를 펴고는 웃으며 말했다. 약간의 문 제가 있었긴 하지만, 이번일도 저번 지네 사건과 마찮가지로 대 성공이었다.그 빌어먹을 자식이 허튼 소리를 하긴 했지만, 그 런건 무시무시~ 그것만 빼면 기분이 아주 좋은 레아드였다. "그러고보니 론이 같이다닌 뒤로는 하는 일마다 운이 따라 주는것 같은데." "운만?" 레아드의 칭찬에 론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 몇일전 론이 레아드 를 위해 사주었던 닝은 론의 어깨 위에서 나른한 오후를 즐기며 자고 있었다.레아드가 약간 속도를 내서론의 옆으로 다가갔 다. "덧붙여서 너가 가지고 있는 '약'들이 도움이 되긴 하지." "운과 약뿐?" "인정받고 싶으면 검을 배우라구~!" 레아드가 론의 물음에 침을 쏘듯이 툭 말했다.론이 턱을 쓰다 듬으며 보일듯말듯 미소를 지었다. "최소한 자기 몸 정도는 지킬수 있게 하라구.바크가 그러는데넌 굉장히 높은 사람이라며." "흐음~ 바크가 그런말을 했단말야? 이거 영광인데~" 싱긋 미소를 지으며 뒤를 돌아 바크를 본 론이었다.바크가 뒷 머리를 긁적거렸다. "자신의 입장 정도는 생각하라는거야. 뭐..내가 이런말 할 입장은 아니지만." "그건 그렇고, 론. 뭔가 말해준다고 하지 않았어?" 아침에 식당에서바크와 론의 대화를 들은 모양인지, 레아드가 말을 꺼냈다. "아~ 그거? 별거 아니지만." "보석에 대한 거라며?" "그렇긴 하지만.." "무슨 말이 그래? 확실히 말하라구." 레아드가 볼을부풀리며 불만을 나타내자 론이하하 웃으면서 바크가 타고있는 말쪽으로 접근했다. "바크~ 보석 좀 잠시 빌려주겠어?" 론의 부탁에 바크는 스스럼 없이 품에서 보석을 꺼내 론에게 건 네주었다.역시 황금의 보석~ 이란 말이 나올정도로 보석은 대 낮임에도불구하고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론이 레아드에게 한쪽 눈을 살짝 감아 보였다. "자~ 기대하시라~" 그리고는 보석을 들고있던 손을 약간 치켜올리더니 바크와 레아 드가 말릴틈도 없이 보석을 땅으로 내 던졌다. - 쉭! - 론의 손을 떠난 보석은 빛의 궤도를 그리면서 땅으로 떨어져 내 렸다.그리고 동시에 가벼운 소리와 함께 그 화려했던 생을 마 감했다. 깨져 버린것이다. "......" 그로부터 몇초.셋은 아무말 없이 깨져버린 보석.. 아니, 이젠 보석이라 부를수도 없는 그것을 내려다 보았다. 그것은 차마 볼 수가 없을정도로 처참하게 깨어졌고,그 주위로 빛나는 액체들 이 흘러나오고 있었다.바크가 이마에 손을 대면서 허탈하다는 표정으로 실소했다. "하.. 가짜였어?" "가, 가짜!?" 바크의 말을 들은 레아드가 놀라면서 외쳤다. 론이 손가락을 들 어올리며 설명했다. "황금의 보석 커티움.누가 만들어낸건지,아니면 자연적으로생겨난건지는 밝혀지지않았지만 한가지 확실한것은. 그게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다는 거지." "그러니까 400만 시르피나 하는거겠지." "응.그렇게 고가품이니 만큼 모조품도존재하는게 당연한 사실." "모조품이라. 발광액을 넣은 유리 세공품이군." 바크의 말에 론이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맞았어~ 만들긴힘들지만 일류 세공사들에겐 그렇게 힘든것도아니야. 거기다 진품과 거의 흡사하지. 하지만 아깝게도 이 모조품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두개가 있어." "하나는 유리라서 쉽게 깨진다는것." "그리고 또 하나는 발광액의 수명이 짧다는것. 길면 한달. 짧으면 몇주일만에 발광액의 수명이 다해서 빛이 꺼저버리지." "흐음. 그런가?" 론의 설명에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렇고. 그렇게 말을 하는거 보니까 넌 처음부터 저게 모조품이란걸 알고 있었나 보지?" "흐음~ 들켰나." "예상은 하고 있었어." "뭐, 숨길 생각은 없었는데 말야." 론이볼을 긁적이면서 어색하게 웃어보였다.바크가 굳어가는 발광액 덩어리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나도 보석을 보는 눈이 좀 있다고 자부했는데.. 전혀 눈치채지못했었어. 넌 어떻게 알아낸거지?" "간단해. 보석을 보기 전부터 모조품인지 알고 있었거든." "설마.." "예상하시는대로." 론의 미소와 함께 바크가 엄청나게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였 다. 그리고는 론과는 다른 의미로 허탈하게 웃었다. "진품이 너희 집에 있는거야?" "더 정확히 말하자면 묘지야. 증조 할아버지께서 결혼 기념일날증조 할머니에게 선물을 해주셨거든. 지금은 할머니와 함께 땅속에서 잠을 자고 있지." 맙소사.. 바크가 지끈거리는 머리에 손을 올렸다. "그러니까..." 그때까지 옆에서 가만히 둘의 대화를 듣고있던 레아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거.. 가짜라는거야?" "뭐, 그렇게 되는거겠지." "......" ...가짜라는거야...? "...레아드?" 그러니까.. 가짜라구? "..너 얼굴이 이상해." 한마디로난 금화 한개 값도 안되는 저 가짜때문에그 고생과 치욕을 당해야 한거란 말이지? 저 가짜때문에? "레아.." "빌어먹을 자식--!" 의아해진 바크와론이 말을 걸려는 순간 레아드가 갑자기 화를 벌컥 내면서 소리쳤다.그리고는 둘이 말릴시간도 없이 먼저 말을 몰아 앞으로 내달려 버렸다. 그런 와중에서도 레아드의 입 에선 누군가를 저주하는 단어들이 계속 튀어 나오고 있었다. "..저 녀석 왜 저래?" 내달리는 레아드를 보면서 바크가 의아한 표정으로 론에게 물었 지만 론 역시 알리가 없었다.바크가 뒷머릴 긁적이며 픽 웃었 다. "하여간 변덕 심한건 알아줘야겠다니까." "그나저나 호란씨한텐 뭐라고 말하지?" 론의 물음에 바크가 어깨를 한번 으쓱 거렸다. "뭐, 사실대로 말할수밖에. 뭣하면모조품이라도 하나 사서 주면 되겠지." "글쎄..." "나머지는 하므에 도착해서 천천히 생각하자구. 레아드 녀석 벌써 보이지도 않아." 싱긋 미소를 지어보인 바크가 말 고삐를 가볍게 내리 치면서 앞 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계속.. 6장. 만남-->7장. 바다에서..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46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37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2/03 00:44읽음:2413 관련자료 없음----------------------------------------------------------------------------- "...휴가?" "응." "어째서?" "글쎄..." "흐음~ 그래서?" 늦 여름.유난히 더웠던 여름이 가는 시기지만남쪽은 아직도 무덥다. "바다에 가기로 했어."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37) == 제 7장 <바다에서..> == ----------------------------------------------------------- "바다라.." 바다란 단어에 웬지 묘한 느낌을 받은 레아드가 눈을 감아 보았 다. 대충 상상으로나마 바다의 이미지를떠올리려 한 행동이었 지만 결과는 꽝. "당연하지. 제대로 된 강도 보지못한 너가 바다를 상상한다는건바다를 모욕하는 거라구." "그러는 넌?" "물론 나도 본적은 없지. 잊었어?로아는 완전 내륙이라구. 거기다 난 로아 토박이구." "잘났어." 바크의 웃음기 어린 비꼼에 레아드가 테이블을발로 툭 차면서 불만을 표시했다. "그나저나 휴가라니.." "호란씨가 특별히 주는거래. 일도 잘 처리하고.. 무엇보다도 이번 보석일에서정보 수집이 부족해 우릴 애먹인 사과의뜻도있고하니." "그런데 왜 바다야?" "죽어도 바다에 가야되겠다는 녀석이 한명 있어서." 그러면서 바크가 레아드의 뒤 쪽을 가르켰다. 레아드가 슬쩍 뒤 를 돌아보자거기엔 양손으로 컵 3개를 들고있는 론이 서 있었 다. 론이 음료수가들은 컵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는 머리 를 쓸어 넘겼다. "죽어도 바다에 가고 싶어서 미안하군." "뭐, 나나 레아드나바다에 가본적이 없으니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지만.. 어쨌든 약속한건 지켜줘." "물론이야~" 바크와 론의 의미 모를 대화에 레아드가 반쯤 의아한 표정을 지 었다. "너희 둘. 나 모르는새에 또 무슨 작당을 한거냐?" "뭐~ 별거 아냐. 나와 론이 휴가 장소를 가지고 약간 의견 충돌이 있었거든. 난 온천. 론은 바다." "그래서?" "론이 야르츠비에 간다고 해서 특별히 내가 양보했지." "...야르츠비?" 야르츠비. 하와크 남단에 위치한 해변가의 이름. 적당한 파도와 뛰어난 주변 경치. 거기다아이리어가의 이름으로 지어진 레져 설비들을 갖춘 대륙 최고의 해수욕장. 그만큼 명성이 있는 곳이 라서 찾는 사람들도 대부분 부자. 아니면 귀족들이었다. 바크의 설명에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기대할테니까 잘 부탁해." "마음에 들테니까 걱정 말라구." "그리고 약속도." 바크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면서말하자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둘을 번갈아 본 레아드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무슨 약속..?' ------- -------- ------- ------- ------ ------ ----- ----- "흐응~ 이거 재미없게 되버렸는걸." 테이블 위에 올라 앉아서 노란색 봉투 속에 들어있던 편지를 읽 은 호란이 가볍게 탄식조로 투털거렸다.호란의 앞으로는 건장 한 체격의 사나이가 서 있었다. 아마도 포르 나이트의 한명인듯 하다. "폰께서 기분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충고인가?" "경고입니다." 폰. 포르 나이트의 창시자이자 현재 총장이기도한 노인. 평상 시엔 로아에서 작은 검 가게를 하고 있지만 그의 손짓 한번이면 국왕이 죽고 나라가 뒤 엎어진다. 호란이 손에 들고있던 편지를 가볍게 구기면서 테이블 아래에 있는 쓰레기통에 집어 넣었다. "경고는 받아들이지." "행동을 조심하는게 좋을겁니다. 폰이 그 아이를 당신에게 맡긴건 당신을 가장 신임하기 때문입니다." "그런가.." "그러니 폰을 실망시키지 마십시요." 호란이 자신의 말을 건성으로받아 넘기자 사나이는 약간 화가 난듯이 협박에 가까운 말을 꺼냈다. 하지만 거기에 대한 호란의 반응은 가벼운 웃음이었다. 사나이의 인상이 일그러졌다. "어쨌든 폰님의 말은 알아들었다.레아드를 더 몰아 붙이란 말이지? 이번에 돌아오면 상급의 일이라도 시켜주면 되겠군." "알아 들었다니 다행이군요." "그건 그렇고. 아까부터 마음에 안 들었는데 말이야." "...?" "넌 폰님을 그냥 '폰'이라고 부르는가 보지?" 호란의 갑작스런 반격에사나이가 잠시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 아마도 호란이 그런걸 꼬집어나올지는 몰랐던 모양이었다. 그 런 사나이를 바라보던 호란의 눈가에 미소기가 떠올랐다. "뭣~ 그렇게 긴장할 필요는 없어.네 행동이 좀 마음에 안들고폰님을 '폰'이라 부르는거 가지고 당당한 포르나이트의 일원을 죽일수야 없지 않은가." "다.. 당연하죠." 여지건 고자세였던 사나이가 식은땀을 흘리며 호란의 말에 고개 를 세차게 끄덕였다.늦은감이 있었지만 그는 지금에서야 깨달 은것이다.지금 자신의 앞에 서있는학자풍의 이 청년이 포르 나이트 4대 장중 한명이며 검술로만 따진다면 이 대륙내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인물이란것을. 호란이느릿한 동작으로 테이블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폰님이 부탁을 한거라면 사정이 다르지." "..예?" "넌 몸집에 비해 입이 지나치게 가볍군.폰님이 걱정을 하는것도 무리는 아닌것 같다." "무, 무슨 뜻으로.." "머리도둔한거냐? 레아드의 일은 너 같은게알아서는 안되는거다. 사정이 나빠서 알게 되었다면 입조심을 했어야 하거늘." "나, 난 아무말도.." "다음 세상에선 입 조심을 해라." "크아앗!!" 순간 사나이가 허리로 손을가져가더니 단숨에 검을 뽑아 호란 의 목을 노리며 검을 뿌렸다. 그 빠른 동작이나 힘은 기사 이상 의 것이었다. 역시 포르 나이트.. 란 말이 나올만한 일격이었지 만 상대는 그 포르 나이트의 장. "컥...!" 검이 호란의 목 근처에서 강렬한 반격을받고는 반대쪽으로 튕 겨져 나갔다.동시에 사나이가 허리를 깊숙히 숙이면서 폐에서 부터 올라온 신음을 토해냈다.그런 사나이의 등으로는 어느새 당했는지 얇고 기다란 검 한개가 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심장을 찔렸는지 사나이는 이렇다할 반항도 못해보고 죽어갔다. "흐음." 쓰러진사나이에게서 검을 뽑아낸 호란이길게 신음소릴 내었 다. "폰님도 급해진 모양이군.어린애들에게 중급도 모자라서 상급일을 시키려고 하다니.." 하,중,상,무. 무급 다음으로 높은 상급. 거의 최고의 실력을 가 진 포르 나이트들이 나서야 처리할수 있는 상급의 일을 벌써 레 아드에게 맡긴다는 것이었다. "어쨌든 상관없겠지만. 시엘~ 좀 들어와 보겠어?" 팔짱을 끼고 뭔가를 생각하던 호란이 고개를 돌려 문 밖으로 누 군가를 불렀다. 호란의부름이 끝나기가 무섭게 문이 열리면서 한 소녀가 안으로 들어왔다. 나이는 15세 정도. 나이에 비해 큰 키에 짧은 보라색 머리를 가졌고 눈빛이 강렬했다. 소녀는 방안 에 시체가 있는데도 전혀 놀라지않은듯 호란의 앞으로 다가왔 다. "부르셨나요?" "응. 너한테 맡기고 싶은 일이 생겼다." 그렇게 말한 호란이 한장의 종이를 시엘이란 소녀에게 넘겨주었 다. 종이를받아든 시엘이 나지막하게 그 위에써있는 몇자의 글을 읽어갔다. "아리아도 룬즈 백작.. 그외 간단한 가족 사항이군요." "들었나?" "예. 이번에 커티움을 경매한 사람이 아닙니까.모조품을 경매하려 했다죠." "맞아.겨우 백작 주제에 영족들에게 모조품을 팔아 먹으려 했지. 미치거나 간이 배 밖으로튀어나오지 않는한 할짓이 아닌데 말이야." "뒷 배경을 조사하라는 겁니까?" 시엘의 물음에 호란이 고개를 저었다. "배경이라면 이미 알고있다. 저기 보이는 성의 주인이지." 호란이 창문 밖으로 보이는 성을 가르켰다.시엘이 그 뜻을 금 방 알아 듣고는 뒷말을 이었다. "카웰 티 하라트군요. 하므의 귀공자." "만나본적이 있나?" "예. 아직 젊은 나이에 늙은티를 내던 사람이었습니다." "흐음~ 그래?" "하지만 영족에게 모조품을 팔아 먹을만한 인물은 아닙니다. 덧붙여 그런짓을 해서 이익을 볼만한 위치도 아니죠." "미끼인가." "모조품은 미끼. 다른 이유가 있을겁니다." 시엘의 시원시원한 말에 호란이 미소를 지었다. "좋아~ 그럼 할일은 두가지다. 먼저 아리아도 룬즈와 카웰의 관계를 알아내라. 두번째는 모조품에 관해서다." "예." 고개를 숙이는 시엘.그런 시엘에게 호란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맡길 일이 한가지 더 있는데 말이야." "....." "이번 일이 끝나거든 곧바로 아이들에게 가라." "..아이들이라면." "이유는 두가지다.첫번째는 레아드를 적당한 선에서 보호하는거. 두번째는 지금 같이 다니고 있는아이리어를 조사하는 것이다." "예, 예." 두번째 이유에선 약간이해를 못한 반응의 시엘이었지만, 일단 고개를 숙이며 대답을 했다. "좋아. 그럼 나가봐라." "예. 그럼 나중에.." 호란의 허락이 떨어지자 시엘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시체를 돌아 문 밖으로 나섰다.호란은 시엘의 발걸음이 들리지 않을때까지 잠시그 자리에서 가만히 있다가이내 아무 소리도 안 들리자 고개를 천장 쪽으로 올렸다. "람." - 예. - "저 녀석을감시해라. 너가 판단해서 위험하다싶으면 죽여도상관없다." - 예. - 호란의 말에 천장에 연속해서두번이나 응답이 들려왔다. 거기 까지말한 호란은 다시금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았다.목표는 보이지 않는 바다. "뭣.. 돌아오면 고생이니까.." 호란의 입가에 길게 미소가 생겨났다. "지금 충분히 즐겨두라고."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47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38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2/05 02:27읽음:2384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38) == 제 7장 <바다에서..> == ----------------------------------------------------------- 하므에서 남쪽으로 4일 정도를 가면 하와크 남부를 양단하는 거 대한 강이 나온다. 그 강을 건너 또 다시 5일 정도를 가면 슬슬 바닷내가 나기 시작. 그곳에서 동쪽으로 2틀정도를 가면 드디 어 목적지인 야르츠비가 나온다.하므에서 총 11일이나 걸리는 먼 거리였지만, 처음 바다를 본 레아드와 바크에겐 피곤조차 날 라간 모양이었다. "크고 파랗고 시원하고 짠내.." 언덕 위에서 처음 바다를 본 레아드가 한 말이었다. 덧붙여. "멋있군." 이 레아드의 최종 결론이었다.레아드와 마찮가지로태어나서 바다를 처음 본 바크도 바다의 장엄한 모습에 감탄을 한 모양이 었다. "책에서 별의별화려한 문구로 치장을 했었는데.. 확실히 한번보느니만 못하군." "자자~ 감탄은 나중에 하라구. 일단은 짐이라도 풀어놓자." 언덕 위에서 내려 갈줄을 모르는 둘을 억지로 끌어 내리면서 론 이 아래쪽을 가르켰다. 그곳엔 몇몇 커다란 건물들이 있었고 그 주위로 작은 나무집들이 수십채나 들어서 있었다. 그 사이 사이 로 개미만한 사람들이 돌아다니는게 보였다. "뭐, 뭐야. 여긴?" "뭐라니. 여관이잖아." 엉겹결에 뒷 걸음을 치는 레아드를 향해론이 뒤를 돌아보면서 지극히 정상적인 어투로 말했다. "...너, 너! 눈이 삐었냐! 이런 여관이 세상에 어딨어!?" "뭘 그래? 여관 같은데." 옆에있던 바크도 별로 놀란기색도 없이 외려 레아드가 이상 하다는듯이 말을 하면서 먼저 여관(?)안으로 들어갔다. 론이 그 래도 머뭇거리는 레아드에게 다가가더니 손을 잡고 안으로 끌어 당겼다. "레아드~ 빨리 짐이나 내려놓고 바다에 가자구." "..하, 하지만." 론에게 끌리면서레아드는 한번 고개를 들어 자칭 여관이란 이 름으로 세워져 있는 건물을 쳐다보았다.유리창의 갯수로 보아 건물의 층수는 무려 12층. 성보다도 더 커다란 여관이었다. '도, 도대체가 이 녀석 집안은 무슨 짓을 하는거야.' 뭐가 좋은지 여관 안으로 자신을 데리고 들어가는 론의 등을 보 면서 레아드는 새삼 스럽게 아이리어가의 힘과, 덧붙여 그 취향 에 치를 떨었다. "어서오세요. 예약은 하셨나요?" 여관 안에 들어서자마자 한 미모의 여인이 둘에게 다가왔다. 바 크는 론을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인지 그녀의 옆에 서 있었다. "여기." 그런 여인에게론은 아무런 말도 없이 품에서 황금색으로 빛나 는 카드 한장을 꺼내주었다.론이 준 카드를 받아든 여인은 잠 시동안 론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듯 카드와 론을번갈아 쳐다 보았다. 그러나 이내 그녀의 얼굴이 몇번의 변화를 빠르게 하더 니 금방 웃는 얼굴로 변했다. "자,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얼굴은웃고 있었지만 허둥되는 모습에 더듬거리는말로 보아 꽤 놀란 모양이었다. 앞서가는 여인을 보면서 레아드가 작은 소 리로 물었다. "뭐야? 뭘 보여줬는데 저러는거야?" "응? 아. 그거? 별거 아냐." "뭔데 그래?" 대답은 옆에서 들려왔다. "아이리어 리첸. 아이리어가 최고 고객들에게만 주는 회원 카드같은거야." 별거 아냐. 를 자세하게 설명한 바크였다. "덧붙여 우리 아버지도 한장 가지고 있지." "당연하잖아. 로아가는앞으로 최고의 고객이 될 집안인데. 지금만해도 엄청난 양의 화약을 사주고 있고." "헤에. 그거 그렇게 대단한거야?" "뭐~ 대단하다면 대단하다고 할수도 있지.가령 이런 아이리어가 소유의 여관에서 저 카드를 한번 꺼내면 왕 부럽지 않게 대우 받을수 있어. 물론 공짜로." "흐음." 바크의 계속되는 설명에 레아드가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그렇 군. 여긴 아이리어가의땅에다 아이리어가에서지은 건물이었 지. "참, 그런데 저런 카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거지? 많나?" "글쎄. 이 대륙 내에서 한 50명 정도 되려나. 일단 왕들에게 한장씩 돌렸고.. 그외 바크내 집 처럼 앞날창창한 집안에도 몇개 줬지." "모조품을 만들수도 있겠네?" "아~ 그건 무리야.우리 집안의 특별한 기술로 만든거거든. 모조품을 만드는건 무리지.지금 저 여자가 어디로 간것도 카드를 판별하기 위해서야. 진짠지 가짠지." "..진짜라면?" 궁금해서 묻는 레아드에게 론이 씨익 웃어보이며 뒤쪽을 손으로 가르켰다. "이런 반응이 나오지." 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조용하던 대기실의 문 몇개가 벌컥 열리더니 그 안에서 수십명의 종업원들이 쏟아져 나왔다. 맨 앞 엔고상하게 늙은 노인이 서 있었다.얼마나 서둘러서 왔는지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게 보였다. "어서오십시요.저희 야르츠비에 오신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계시고 있는동안 최대한의 정성으로 모시겠습니다.부디 즐겁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고맙군." "방은 어떻게 드릴까요?" 여관의 장인듯한노인의 물음에 론이 잠시 입을 다물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는 바크와 레아드를 한번씩 쳐다보고는 장난 기 가득한 얼굴로 손가락을 한개 들었다. "큰거. 한개로 줘." "예. 이리로.." 이런 거대한 여관에.그것도 꽤 나이가 들어 보이는 주인이 직 접 안내를 한다.과연 아이리어 리첸의 위력은 대단했다. 셋은 그의 안내를 받아 3층의 방 하나에 짐을 풀수가 있었다. 방안에 가장 처음으로 들어온 레아드가 투덜거리듯 말했다. "말이 방 한개지.. 안에 방이 6개나 되잖아." "그래도 연결 되어 있다는게 다르잖아. 쉽게 모일수도 있고." 그러면서 론이 방 안을 둘러보았다. 지금 자신들이 있는 커다란 원형의 공간이 침실 겸 거실. 그리고 따로 문이 다섯개가 더 있 었는데 욕실이나 식당이나 그런 것들이었다. 한쪽으로는 사람의 키를 넘는거대한 창문이 위치하고 있어서 밖의 풍경이 한눈에 다 보였다. 방을 한번 둘러본 바크가 중얼거렸다. "그런데로 괜찮네." "너희 집 보다는 딸리겠지. 어쨌든 짐은 나중에 풀기로 하고 일단 밖에 나가자." "바다에 가는거야?" "응~ 오늘은 피곤하니까 들어가기엔 좀 그렇고.. 일단은 바다를본다는데 의의를 두면 되겠지." "헤에.." "거기다 이곳엔 바다 말고도볼거리가 꽤 많다고. 축제 같은것도 있고." "어. 축제도 하는거야~!?" 축제 광인 레아드가 론의말에 눈을 크게 뜨면서 물었다. 론이 손가락으로 날자를 세어보면서 뭘 계산 하더니 이윽고 대답을했 다. "여름이 끝나갈 시기에한번 하는데. 아직 안 했을거야. 꽤 볼만하니까 기대해도 좋을걸." "흐음~ 많이 기대할게." 론의 말에 레아드가 장난스럽게 대꾸를 했다. 론이 가볍게 미소 를 지으면서 돌아섰다. "자~ 어쨌든. 나가자구."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47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39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2/08 23:11읽음:232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39) == 제 7장 <바다에서..> == ----------------------------------------------------------- "이제 곧 가을인데 사람이 꽤 많구나." 몇십채로 이루어진 상가에 돌아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서 레아드 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걸 들었는지 론이 웃으면서 답했다. "야르츠비는 진짜 여름때는 너무 더워서 나다니지도 못해. 그래서 지금쯤이 오기에 가장 알맞지. 내가 굳이 바다에 가자고 한것도 이런 이유야." "시기라면 온천도 지금이 알맞어." "무슨 소리야? 온천은 겨울에 가는 거라구." 바크의말에 론이 어림도 없다는듯이 반문을 했다.옆에 있던 레아드가 픽 웃으면서 한마디 했다. "확실히 뒷산에 있던 온천은 지금이 들어 가기에 적당했어." "뒷산? 온천?" 레아드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듯 론이 물었다. "아~ 미안. 나하고 바크하고 예전에가던 온천을 말한거야. 우리집 뒷산 계곡에 있는건데. 장소를 우리 둘 밖에 알지 못해서비밀 장소로 사용하던 온천이었어." "....그래?" "응. 근데 거기가 겨울엔 온도가 꽤 높아져서 들어가기가 좀 그렇거든. 그래서 여름에 들어 갔었는데.." "바보같이 뜨거운건 참지도 못한 너나 못들어 간거라구. 들어가서 몇초만 참으면 금방 익숙해 질것을 '뜨거워'라면서 뛰쳐 나간 주제에." 바크가팔짱을 끼면서 레아드를오랜만에 쏴주었다. 그렇다고 해도 얼굴은 꽤 즐거운 모양인듯이 웃고 있었다. 레아드가 바크 의 말에 언성을 높혔다."무슨! 늙은이처럼 '어~ 좋다!'하고 들어가는 너가 이상한 거라구! 그때 우리 나이가 몇살이었는데?" "그건 또 무슨 억지냐?내가 언제 '어~ 좋다.'라는소릴 한거야?" "했어! 했다구! 분명히 내가 들었는데!" "......" 이렇게 바크와 레아드가 유치한 대화를 하고 있는 동안 론은 그 옆에서 가만히 둘을 지켜보았다. "......" "야야. 그만 두자."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대화가 너무 유치했다는걸깨달았는지 바 크가 씩씩 거리며 덤빌려고 하는 레아드를 진정시켰다. "이러다 바다에도 못 가보고 날 져버리겠다. 바다 볼 생각이 없는건 아니겠지?" "당연히.. 보고 싶어." 공통된 주제로 레아드의 말을 끊은 바크가 레아드가 더 이상 말 을 하기전에 서둘러 바다 쪽으로 발을 옮기려 했다.그때 뒤에 서 있던 론이 결정적으로 방해를 하듯이 둘을 불러 세웠다. "이봐~ 너희 둘.설마 그 차림으로 바다에 나갈 생각인건 아니겠지?" "...응?" 론의 말에 바크와 레아드가 동시에 론을쳐다보면서 반문을 하 고는 다시금 동시에 고개를 서로에게 돌려 옷을 쳐다보았다. 질 좋기로 유명한 호시산 여행복.값이 꽤 나가긴 하지만질기고 감촉도 좋으며 가볍운 최고급 옷이었다. 결국 다시 말하자면 론 의 말 뜻을 이해하지 못한거였다.둘이서 다시 고개를 론 쪽으 로 옮기자 론이머리가 아프다는듯이 한손으로 머리를 쓸어 넘 기며 둘에게 말했다. "눈이 있으면 주위를 둘러보라구." 당연히 눈이 달려있는 둘은 론의 말대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론 이 덧붙여 말했다. "이 넓은 야르츠비에서지금 긴팔에 긴바지 입고있는건 우리들밖에 없을거라구. 바다보다는 옷집이 먼저야." 론의말대로 주위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사람들은모두가 반바 지에 아주 얇고 짧은 상의를 입고 있었다.몇몇 대담한 인간은 상의 조차도 입고있지 않았다. 바크와 레아드가 동시에 입을 열 었다. "품위가 없군." "창피해." "..이봐이봐~" 둘의 반응에 론이다시금 머리를 쓸어 넘기며 둘을 불렀다. 그 러나 곧 이어 나온 바크의 말에 말이 이어지진 않았다. "뭐, 그렇다고해도 일단은 바다에 왔으니 바다의 규칙을 따르는게 당연한 도리겠지." "뭐야. 그 바다의 규칙이란건?" "..그런거 있어." "......" 론의 충고가 없어도 죽이 잘 맞는 둘이었다.어쨌든 론의 충고 를 받아들여 셋은 옷집에 먼저 들려먼저 가지고 있던 옷을 맡 기고 새로운 옷을 몇벌 샀다.몇분 후. 옷을 갈아 입으라고 만 들어진 작은 방에서 레아드가 가장 먼저 나왔다. "...시원..한거라고 해야 하는건가." 반팔에반바지를 입은 레아드가 약간은 얼굴을 붉히며 거울 앞 에서 자신을 돌아 보았다. 솔직히 말해서 평상시엔 거울 같은거 보지 않으니까 느끼지 못하지만 가까다 거울 앞에 서면 묘한 느 낌을 받았다. 자신이 전혀 모르는 얼굴이 거울 반대편에 있어서 일까?누구처럼 매일 거울을 보고 사는것도아니니 이 얼굴에 익숙해지려면 아직 시간이 더 걸릴듯 했다. "흠~ 좀 정리를 해야 겠다." 옷을 갈아 입은 후 레아드의 옆을 지나치던 바크가 잠시 멈춰서 더니 레아드가 엉망으로 맨 붉은 머리채를 잡아서 풀었다. 평상 시엔 허리에 한번 둘러서 내리기 때문에 벨트 정도로 볼수 있겠 지만 이런 옷에서 그런걸 하면 도리어 이상해 질뿐이었다. "그래서 특별히 이 몸이 창안해낸 멋진 기술." 반쯤은 레아드에게 자랑을 하듯이 말하면서 바크가 핀과 몇가지 재료를 써서 레아드의 머리를 만지작 거렸다. 머리를 길게 펴서 반으로 접은 후 묶어 버리는거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리는 다리까지 내려왔다. 어쨌든 바크가 자랑한 만큼어색하게 보이 진 않았다. "흐음. 실력 좋은데." 역시옷을 갈아 입고 나오던론이 바크의 솜씨를 보고 박수를 두어번 치면서 칭찬을 했다. 바크가 레아드 특유의 브이자를 그 리며 레아드의 등을 한번 탁 치고는 일어섰다. "자. 그럼 준비도 다 한것 같으니까 이제 바다에 가자구." 그러면서먼저 앞서 나가는 바크였다.론이 문을 열고 나가는 바크를 가르키면서 말했다. "아까부터 저러는거 보니까 바다에 제일 가고 싶었던건 바크 저녀석 아냐?" "그러고 보니까 아까부터 꽤 허둥 되는것 같더니." "..어. 설마?" 레아드의 말에 웃던 론이 무언가 깨달은듯한 표정이 되었다. 그 러고보니 바크의 입장정도 되면 책을 꽤 많이 있었을거 아닌가. '뭐야. 그런거였나?' 추측이어느정도 선에 이르자 자연 론의입가에 웃음기가 번졌 다. 론의 표정이 수시로 변한걸 본 레아드가 의아한 얼굴을 론의 얼굴 앞으로 가져가면서 물었다. 바크였다면 질색을 하고 얼굴을 밀쳐냈겠지만 론은 그대로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무슨 말을 하는거야? 바크가 뭐 어쨌다고?" "응? 아, 아냐. 그냥 생각한거야." "..뭐야 뭐~ 사람 괜히 궁금하게 해놓고." 투정 부리듯 말하는 레아드였지만, 론은 웃은 이유를 말하지 않 았다. 곧 이어 밖에서 바크가 둘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고, 둘 은 서둘러 옷값을 치루고 밖으로 나갔다. - 쏴아. - 바람이 서서히 강해지는 오후였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47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40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2/10 01:03읽음:243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40) == 제 7장 <바다에서..> == ----------------------------------------------------------- - 쏴아.. - 신의 실수인지 아니면 그 누군가의 계획된 장난이었는지는 몰라 도 일단은 비가 왔다. 남부의 변덕스런 기상탓일런지도 모를 깜 짝 호우덕분에 해수욕장 일대는 한바탕 난리가 났다. 물론 셋의 바닷가 나들이가 취소 된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것이다. '일이 다 잘 풀릴때는 이렇게뒷통수를 치는 일이 가끔 벌어지는 법이야.' 란 말도안되는 말로 뚱해진레아드를 달래본 론이었다. 일단 깜짝 호우는 금방 지나갔고 다음날부터 셋은 본격적으로 호란이 준 '휴가'를 만끽할수 있었다.덧붙여 이야기 하자면 레아드는 그날 론이 혼자서 웃던 이유를 알수가 있었다.바로 천조각 몇 개로 몸을 싸고 돌아다니는 여인네들 때문이었다.한마디로 말 해서 바크는해변에 저런 여자들이 있다는걸 알고 있어서 저리 급하게 나가려 했다는 건가? 바크가 극구 부인을 해서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의심이 가는 레아드였다.그리고 바 다의 생활이 익숙해질만한 4일째의 저녁. "화아. 더운걸." 체온을 떨어 뜨리려는 생각에서 혀를 내밀어본 레아드. "저녁인데 꽤 찌는걸.." 그리고 그 옆에서 레아드와 자신을 동시에 부채질 하는 론이 바 다가 한눈에 들어오는찻집에 나란히 앉아서 확확 열기를 내뿜 고 있는 태양을 보고 있었다.시간이나 태양의 위치로 봐서 아 마 1시간 정도 뒤면 태양이 바다 속으로 들어갈듯 했다. "그렇게더우면 바다라도 한번 들어갔다오면 될걸 왜 그렇게앉아서 궁상들이냐?" 한손엔 책. 한손엔 찻잔을 들고 영족답게 품위있는 자세로 반대 편 의자에 앉아있던 바크가 둘에게 핀잔을 주었다. 레아드가 론 이 부쳐주는 부채쪽으로 더 가까이 가면서 불만을 터뜨렸다. "...웬지 분하네. 바다 가는걸 가장 반대했던건바크 너였는데어째서 너가 가장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거지?" "그거야 내가 더위를 안 타는 체질이니까." "대신 겨울엔 성안에서 나오지도 못 하지?" 레아드의 작은 반격에 바크가 픽 웃었다. "겨울은 아직~~도 멀었네. 레아드 군." "...." 쳇. 그때 실컷 놀려주지.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레아드는 바크와의 무의미한 말싸움을 그만두었다. "그건 그렇고 3일동안 내내 바다속에만 들어가 있었는데.. 슬슬다른일을 해보지 않을래?" 팔이 저린지 부채를 잠시 내려놓고 론이 둘에게 말했다. 바크와 레아드의 시선이 동시에 론에게로 건너갔다. "다른 일이라니? 가령 예를 들자면?" "저기 지나가는 여자애들을 불러서 같이 재밌게 논다던지." 그러면서 론이 자신들의 앞으로지나가는 3인조 여성들을 가르 켰다. 자신들보다는 1~2살 정도 더 먹은 여인네들이었는데 모두 다 자랑할만한 미모와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그녀들이 시아에 서 사라질때까지 잠시동안대화가 중단 되었다가 이내 다시 이 어졌다.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서 여자애들과 사귀자는 거야?" "사귄다는말은 좀 그렇고.. 적당히 몇일동안 논다.정도라고하면 알맞겠네." "글쎄다. 별로 관심이 없는데." "너 그러다 레아드한테 평생 애늙은이란 소리 듣는다구. 거기다솔직히 너나 내가 생긴게어디 빠지는것도 아니고. 여지건 여자들이 접근해 오지 않았던 이유는 레아드 덕분이라구." 그러면서 론이 레아드를 쳐다보았다.눈처럼 하얀 얇은 팔. 얇 은 다리. 어떤 미모의 여성도명암조차 못 내밀 얼굴에 땅까지 흘러 내려오는 비단같은 붉은 머리채. 여성용 수영복만 입지 않 았다 뿐이지 누가봐도 영락없는 미모의 18세 소녀였다. "..뭐야. 내가 뭐 어째?" 그렇지 않아도 그쪽에 약간 불만을가지고 있던 레아드가 론의 말에 성을 내었다. 론이 두손을 펴보이며 일단 레아드에게 진정 하라는 말을 했다. "레아드가 나쁘다는 소리는 아니라구. 단지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는것 뿐이지." "..그래서?" "간단해. 나비가 찾아오지 않을때는 이쪽에서 찾아 나서자는 말이지." "..흐음." "바크 넌 어때?" 레아드가 수긍하는 태도를보이자 론이 고개를돌려 바크에게 생각을 물었다.바크가 들고있던 책으로 시선을 옮기며 한손을 흔들어 보였다. "이쪽은 무리하게 땅에서뿌리를 뺄 생각이 없어. 거기다 사마귀가 사라져 준다면 자연 나비건 벌이건 찾아오겠지." "나, 날 사마귀라고 하는거야!?" "..금방 알아 듣네?" 순간 레아드가 론의 손을 잡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가자! 론!" "아.. 으 응." 그렇게 론을 끌고성큼성큼 몇걸음을 가던 레아드가 한순간 멈 춰 섰다. 그리고는 갑자기 뒤로 홱 돌아 바크는 물론 주위에 있 던 사람들이 다 들을 정도의 큰 소리로 외쳤다. "나비? 벌? 좋아하네! 우시나 만나라!" 그리고는 그대로론을 데리고 바람같이 사라진 레아드였다. 찻 집에 남겨진 바크가 책을 탁자에 내려놓고는머리를 쓸어 넘겼 다. 그리고는레아드가 가버린 방향을보면서 픽 미소를 지었 다. "저 녀석." 레아드가 말한 우시. 즉 우하샤시언. 그건 다시 말해 하와크 전 지역에 살고있는 꽃을 즐겨먹는 산돼지를 칭하는 말이었다. ----------------------------------------------------------- - 깜짝 만담~ - 출연 : 레아드바크론 "글쓴이의 요청에 따라 잠시동안 만담 시간을 가져 보기로 하겠습니다. 전 이 글을 읽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팀의 리더인니아 바크라고 합니다.덧붙여 말하자면 이 만담은 일본의 작가이신 '다나카 요시키'씨의 명작(?).'창룡전'에서 '류도'형제들의 만담과는 전혀 관계가 없음을 밝혀 드립니다." "..뭐야. 오히려 그러니까 더 의심이 가는걸." "하지만 글쓴이가 오해를 살지도 모르니까 밝혀두라고 했어." "잠깐만~ 그런건 뭐라하던 상관이 없는데.어째서 너가 우리들의 리더란 거지?" "당연하잖아. 어딜봐도 내가 리더지. 나이,키,신분,능력,숨겨진백 스토리 등등등. 어딜 봐도 내가 리더가 되는건 당연한 일이라구.그리고 레아드.넌 리더가 될 생각은 절대 하지 마라. 난 이렇게 젊은 나이에 죽고 싶은 생각같은건 없으니까." "뭐, 뭐얏!" "자~ 둘다 진정들 하고.참고로 전 위에서 잠깐 나왔었지만 다시 소개를 하자면 요사이 일행의 돈줄로통하고 있는 로느 아이리어입니다. 참고로.." "로느는 여자 이름 같으니까 론이라고 불러주세요~~ 맞지?" "...그. 그래." "요타를 2번 이상 읽으신분이나 인물의 이름 외우기를 광적으로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론의 정체를 알겠죠?" "글쓴이가 알기로는 론의 정체를 알고 있는 사람은 겨우 2명 뿐이라고 하더군. 모두 모르고 있는게 아닐까?" "그러고보니바크~ 너도 론의 풀 네임을 다들은적이 있잖아. 기억 못하는 분들을 탓할~ 너가 못 된다구." "하지만 그땐 불의 장벽에 갇혀서 죽냐 사냐의 기로에 있었는데누가 이름같은거 외우고 앉아 있냐?" "흠.그럼 여기서 잠시 퀴즈.론의 풀 네임은 '로느 아이리어(?)'입니다. 흥미가 있으신 분은 찾아보시면 재밌는 사실을 알수도있을 겁니다.^^ 덧붙여서 말하자면 이 위의 몇 대화를이해하지 못한분들은 찾아보세요~" "어어~ 이것들 봐~ 남의 백 스토리와반전의 기회를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알려주는 법이 어딨어?" "그렇게 뻔하디 뻔한 반전따위는 이미 낡은 수법이라구." "이번 만담의 목적중 하나가 이번 일이었어. 탓하려면 저기~ 바보같이 웃고있는 글쓴이에게 화를 내라구." "...흠. 정말로 바보같이 웃고 있는걸? 그러고보니 이번에 대학에 붙었다매?" "응. 이로서 요타도 하루에 한개. 를 지킬수 있으려나.." "생각해보니 참 웃기지도 않아.'오래아내'란 아이디는 요타를'올해안에' 끝내겠다는 생각으로 만든거라며? 참으로 가.당.치도 않은 짓을 하고 말이야." "지금 연재 속도로봐서는 '세기아내'란 아이디가 딱 어울릴것같지 않아?" "지금으로 봐서는 완전 네버 엔딩 스토리지." "그렇지 않아도 저번에 글쓴이가 '너가 쓰고있는건 소설이 아니라 일기야.'란 말에 감명(?)을받아서 스토리 전반을 제 조정을 했다고 하던데.몇몇 에피소드를 없애고 전개를 좀더 빠르게 하겠대." "그러고보니 여지건은 옴니버스식 한 회와 그 사이에 숨겨진 백스토리 약간을 보여주는 형식이었지.질릴때도 되었고.. 글쓴이도 요사이 이것 때문에 욕을 많이 먹고 있잖아." "자신은 '곧 1부 본 스토리로 갑니다!'라고 외치고 있지만.." "아아~ 대화가 너무 암울한 방향으로흘러가는군요. 약간의 방향을 바꿔서 밝은 얘기를 할까요?" "글쓴이로부터의 전언(?)입니다. 몇몇분에게서 팬레터를 받았다고 했는데 그중 한분이 '전 요타를 보기위해 나우 접속을 하면곧 바로 'GO FAN 13 1'을 쳐요.'란 말로 글쓴이의 얼굴을 붉게 만들고 가슴을 찢어지게 아프게 했다는 군요." "참고로 글쓴이가 접속시 하는 행동은 'GO SF'랍니다. 이제부터는 고치겠다고 하네요." "덧붙여 메일을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흠. 말이 길어졌네요. 이번 만담은 여기서 그만 할까요?" "덧붙여서 잠시선전을 하자면 이런 만담은 글이 너무 짧은 경우(그러니까 나우 페이지로 10페이지가 넘지 못할때.)에등장을 할수가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글을 못 쓰니까 비상수단으로 이런 만담으로 여백을 채우겠다는 심보죠?" "뭐, 어쨌든간에다음 만담에선 앞으로의 이야기와 '내 이름은요타'에서 최대의 불행 소녀. '요타'양에 대해서다뤄 보고자합니다." "그럼. 나중에 뵈요~" "모두들 바이~"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49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41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2/13 10:37읽음:268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41) == 제 7장 <바다에서..> == ----------------------------------------------------------- "빌어먹을. 바보. 멍청이." 바크와 헤어진 후로 레아드는 계속해서 입속으로 중얼중얼 바크 를 저주하고 또 저주했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계속해서 이렇 게 분해하고만 있으면 웬지 바크에게 지는것처럼 느껴진 레아드 는 못된 바크를 머리에서 훌훌 털어 버렸다.어느새 둘은 야르 츠비의 번화가로 와 있었다. 레아드가 자신이 끌고온 론에게 시 선을 돌리며 말했다. "여자를 꼬시던 뭘 꼬시던 어쨌든 오늘은 실컷 놀자. 그런 바보자식은 잊어버리고!" "나야 좋지만." "그럼 결정했어. 자! 가자구!" 한팔을 힘껏 위로 치켜들면서힘차게 앞으로 나아가는 레아드. 하지만 채 한발자국도 가기전에 론의 물음으로인해 굳어져 버 렸다. "여자라.. 어떤 여자를 원하는데?" "....응?" 레아드가 힘찬 기운대로 고개를 돌려 론을 쳐다보았다. 론이 다 시한번 자세하게 물었다. "그러니까. 레아드는 어떤 여성과 사귀고 싶냐는 거야. 예를 들자면 발랄한 여자애? 귀족스런 여자? 그것도 아니면 연상의 여인?" "....." 론의 물음에레아드는 잠시동안 할말을 잃고 그대로 론을 쳐다 보았다.그것도 그럴것이 바크에게서 놀림을 받아서 그 반동으 로 이렇게 힘차게 뛰쳐나오긴 했지만 솔직히 말해서 '여자를 사 귄다.'라니.. 여지건 생각하지도 못한일 아닌가? 태어나서 여자 란 존재와 사귀어 본적이라곤 없는 레아드에게 분명 그건 꽤 심 각한 질문이었다. "....." 론이 기다리고 있는걸 보고는 아무렇게라도 대답을 해야하는 자 신의 입장을 깨달은 레아드가 급히 생각을 해보았다. '역시여자라면 발랄한게 좋겠지. 거기다 적당한 키에 단발 머리에약간은 아양도 떨고.. 아니.이건 아니고, 좀 와일드한면이 있는게 좋지. 거기다 외모는 연보라빛에 날카로운 눈동자를 하고있고 거기다.. 어? 잠깐. 잠깐만!' 거기까지생각한 레아드의 얼굴이한순간 확~ 하고 달아 올랐 다. 순식간에홍당무를 무색하게 만들정도로붉어진 레아드의 얼굴을 보고 론이 의아해 했지만 이유를 알리는 없었다. 레아드 가 어색하게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서 헛기침을 했다. '이, 이건 완전 엘빈 누나잖아. 나.. 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 한달 정도 전. 북쪽으로 떠나버린 엘빈의 얼굴을 그리던 자신의 상상력을 탓하면서 레아드가 애써서 론에게 어색하게 웃어 보였 다. "여, 역시 여자애라면 좀 얌전한게 좋지 않겠어?" "흠~ 레아드는 조용한 여성을 좋아하는거야?" "...그, 그런것 같아." 자기 자신도 확신을 못하는 대답이었지만 론은 알겠다는듯 고개 를 크게 끄덕이며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자~ 그럼 기다려줘. 멋진 여성을 데려와 볼테니까." "....." "참. 이런데서 기다리고 있으면 여성에게 실례가 될지도 모르니까.. 음. 그래. 저기 저 찻집에서 기다려줘." "으, 응." 웬지 맥이 빠져버린 대답이었다.어쨌든 멋지게 손가락을 들어 서 자신감을내보인 론은 콧바람을 불면서 사람들의 사이로 사 라져갔다. "...망할. 나란 놈은 도대체가." 론이 사라지자 레아드는 한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감싸면서 무책 임한 상상력을 다시한번 탓했다.그것도 그럴것이 엘빈 누나라 면 말이 누나이지 솔직히 말해서 자신을 키워준.즉, 어머니나 다름없지 않은가. 이럴때 엘빈 누나의 얼굴을 떠올리다니. 자신 이 생각해도 끔찍해 지는 레아드였다. "어쨌든.. 론을 기다려야겠지." 원래대로라면여자를 사귀어 본적이 없는레아드는 론이 어떤 여성을꼬셔(?)올지 기대 반.두려움 반으로 기다리고 있어야 정상이겠지만방금전 그 상상으로 워낙자기 자신에게 실망을 해서 '이젠어떻게 되버려도 상관없어.' 식으로 생각을 해버렸 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뭐야. 론 녀석. 사람을 이렇게 기다리게 하다니." 식은 차를 뜨거운 차로 바꾸는 일을 3번 할 동안 론이 나타나지 않자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레아드가 턱을 괘면서 투덜거렸 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관으로 돌아가지 않은것은 바 크 녀석의 얼굴을 보기 싫다는게 첫번째 이유였고, 이대로 돌아 가 버렸다가 론이 나중에라도여자를 데리고 왔다가 낭패를 보 면 어쩌지.하는 걱정이 두번째 이유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 도 론이 좀 심하게 늦는건 사실이었다. '설마 이 녀석 꼬신다고하더니 아직까지 길거리에서 헤메는거아냐?' 사실론이 위치상 여자 몇명을 데려 온다는것은 너무나 간단한 일이었다. 그러나 론과 너무 가까운 나머지 론이 아이리어 가의 주인이란걸 잊고사는 레아드로선 론의 여자 꼬시는 실력을 의심 하지 않을수가 없었다.사실 요즘엔 바크가 로아가의 후계자란 것도 잊고사는 레아드였다. "흐음. 참으로 아름답군요." 레아드가슬슬 차로 배를 채울때 즈음.난데없이 뒤쪽에서 웬 소름돋는미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레아드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아, 실례가 되었다면 죄송합니다." 뒤를 돌아본레아드의 눈동자에 비친것은20대의 한 청년이었 다. 키는 바크보다 약간 큰 정도.금발에 '난 귀족이다.'란 분 위기를 물씬 풍기는 미청년이었다.청년이 가볍게 허리를 굽히 며 자신을 소개했다. "제 이름은'페르나데 인 하에'입니다.아름다운 당신의 성함을 들을수있는 영광을 저에게 주시겠습니까?" 성이 있으니 분명 귀족. 아니면 영족이었다. 얼떨떨해진 레아드 가 입을 열었다. "레, 레아드라고 하는데요." "아름다운 이름이시군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약간은 의아한 얼굴의 하에였다. 이름이 남 자다워서 일까.아니면 레아드를 귀족으로생각했다가 '성'을 말하지 않아서일까? 레아드는 모르고 있었지만이런 경우 귀족 의 여성이 자신의 성을 말하지 않는다는것은 '전 당신에게 별로 관심이없고 다음부터 만날 생각도 없네요.'란뜻을 담고있는 행동이었다. '흠. 상관없어. 이제부터 나의 매력으로...' 그러나하에는 레아드의 행동을 별로개의치 않는듯 웃음으로 이름 소개 시간을 넘겨버렸다. '뭐야. 이 인간은?' 이때까지도 상대의 의도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레아드가 궁금한 눈길로 하에의 얼굴을 쳐다보았다.사실 레아드는 포르 나이트 를 찾다가웬 인신매매단(?)에게 속아서 기생집에팔려간적도 있었고 여행 도중 자신을 여자도 착각한몇몇 인간들에게 낭패 를 본적도 꽤 많았다. 하지만 이렇게 대담하게 귀족으로부터 여 자로 착각을 받은적은 처음이라서 아직도 상황 파악을하지 못하 고 있는 것이었다. "여기 차프와 아이츠." 이런자리가 꽤나 익숙한듯 하에는 레아드가 '앗' 하는 사이에 어느새 자리에 앉아서 종업원에게 무언가를 시켰다.곧 종업원 이 쟁반에 한개의작은 잔과 커다란 컵 한개를 가져왔다. 한개 는 차프란 알콜이 약간 들은 음료수였고 또다른 한개는 요즘 아 이리어가에서 나온 신상품으로특히 여성들에게 인기 절정으로 팔리고있는.. 간단히 말해서 팥빙수였다. "이렇게 갑자기 찾아온걸 사과하는 뜻입니다." "고,고마워요." 그렇지 않아도차값이 슬슬 떨어지고 있던 참에 하에가 뭔지는 모르지만 부피가 큰걸 사주자 일단 감사의인사를 한 레아드였 다.그리고 한 숫갈 떠먹고는 더욱더 하에에게 감사의마음을 가진 레아드. '이거 꽤 맛있네.' 호시모산 음료수 정도는 아니지만 차갑고 아삭아삭한 빙수가 들 어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은 레아드가하에가 쳐다 보고 있다는 것도 잊고는 웃으면서 빙수를 먹기 시작했다. '...귀여운걸.' 빙수를'퍼'먹고 있는 레아드를 보면서하에가 은근히 미소를 지었다. '어떤 가문의 여성일까?수저를 잡는 법이나 태도를 봐서는 평민은 아닌데.' 이렇게엄청난 오해를 해버린 하에.하지만 그것이 꼭 하에의 잘못은 아니였다. 어렸을때부터 바크를 따라 바크의 집. 즉, 로 아의 성에서 저녁을얻어 먹은적이 많은 레아드는 자신도 모르 게 귀족(그것도 영족.)의 식사 습관을 자연스레 몸에 익혀 버린 것이었다.레아드가 단숨에 빙수의 반을 먹었을 즈음.하에가 본론으로 들어갔다. "실례란걸 알면서도 아까부터 지켜봤습니다.이 야르츠비엔 혼자 오신듯 한데 어떻습니까? 오늘 저녁. 저와 함께 하심이." "..예?" "실례의 뜻으로 저녁을 대접해드리고 싶습니다." 꼬시러 왔다가 오히려 꼬셔지게 생긴 레아드. 하지만 문제는 이 시점까지도 자신이 그걸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었다.단지 하에 가 친절에서 저러는것이려니 생각을 했지만 자신은 혼자 온것 이 아니고 곧 론도 돌아올것이니 일단은 거절을 했다. "전 같이 온 사람이 있어서요. 곧 돌아올텐데." "같이 온 사람이요?" "아, 예. 동료인데." "...동료요?" 동료란말에 그리 익숙치 못한 하에가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귀족 여성에게 동료라니? 무슨 뜻이지? "혹 실례가 되었다면 죄송합니다만. 애인인가요?" "애, 애인이라뇨! 무슨 당치도 않은 소릴! 그냥 친굽니다." 하에의은근슬쩍 물음에 레아드가 펄적 뛰면서강하게 반발을 했다. 하에가 미소를 지었다. "그럼,그 친구분도 같이 저녁 식사에 초대를 하죠.어떻습니까. 괜찮겠죠?" 으음. 괜찮으려나? 일단 나쁜 바크 자식은 혼자 냅둬도 저녁 같 은거 차려먹을테니 상관 없고, 론은.. 정말로 친구니까. 거기 다하에씨의 친절을 더 이상 뿌리치는것도사람이 할 짓이 아 냐. 이렇게 생각한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론이 오면 같이 식사를..." 하도록 하죠. 라고 말을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사방이 약간 어 두워지는걸 깨닫고는 말을 멈추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누군가가 자신에게 오는 빛쪽에 서 버려서 그 그림자가 자신을 감싸 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 빛이 오는 방향은 뒤쪽. "...누구..?" 론인가? 하는 생각으로 레아드가 뒤를 돌아보았다.아니, 돌아 보려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 뒤에있던누군가가 갑자기 팔을 뻗더니 레아드의 팔을 잡고는 가볍에 끌어당겨서 단번에 품속에 넣었다. '무, 무슨?' 워낙 찰나에.갑작스럽게 당한 일이라 레아드는 아무런 반항도 못하고 누군가의 품에 안겨버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 하늘 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질만한 말이 그 누군가의 입에서 울려 퍼 졌다. "이봐~ 너. 내 애인한테 무슨 수작을 부리는 거냐?"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50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42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2/18 00:03읽음:316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42) == 제 7장 <바다에서..> == ----------------------------------------------------------- "무,무슨!" 그 누군가에게 안긴 레아드가성을 내면서 상대방을 힘껏 밀쳐 내려 했다.아니 하려했지만, 그의 팔 힘이 생각보다 강한탓에 단지약간 밀기만 했을 뿐이었다.상대방의 얼굴은 역시 안보 였다. "당신은..?" 의자에서 일어선 하에가 당황한 시선으로 레아드와 누군가를 쳐 다보았다. 그의 입에서 이번에도 황당한 소리가 나왔다. "두번 말해야 알아듣는거냐? 애인이라구 했잖아." '..거, 거짓말!' 온몸에 소름이 돋는걸 느끼면서 레아드가 필사적으로 그의 몸에 서 벗어나려했다. '..정말인가?' 반대편에서 그런 레아드와 그를 본 하에가그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심각하게 생각했다. 얼핏 레아드의 얼굴을 보자면, 아 닌것 같기도 하지만 만일 정말이라면 이런 실례도 없을 것이다. 결국에 그 누군가의 말을 믿은하에가 레아드에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제가 실례를 범했군요. 그럼, 나중에 뵙기로 하죠." "아, 아니 잠깐.." "그럼." 귀족의 예로서 손등에 입을 맞추고 싶은 하에였지만,상대편이 워낙레아드를 품 깊숙히 안고 있어서그럴 상황도 아니였다. 레아드와 '그'를 번갈아 본 하에가 다시한번고개를 가볍게 숙 여 보이더니 그대로 몸을 돌려 사라져버렸다. "이, 이봐요! 이거 놔요!" 하에가사라질 즈음. 그의 팔 힘이 약간이나마풀리는걸 느낀 레아드가 힘껏 그를 밀어내었다. 이번엔 아까와 다르게 그가 순 순히 밀려나 주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한발 뒤로 물러선 누 군가는 레아드가 내밀고 있는 손을 잡고는 가볍게 끌어 당겼다. 이번엔 아까와는 다르게 친근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아.오랜만에 만나는건데 너무 차갑잖아.좀더 나긋나긋해지는게 어때?" "무슨 헛소리를 하는...어?" 상대방의 말에레아드가 이를 갈면서 그 뻔뻔스런 얼굴을 쳐다 보았다. 순간 레아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아아아~앗! 당신은...!" "흐음. 잊진 않은 모양이군. 영광영광." "이 자식!" 자신보다는 20cm정도 큰, 장신에 등까지 내려오는 진한 갈색 머 리채를 한가닥으로 땋은20대 초의 뻔뻔한 청년. 바로 몇 일전 룬즈 저택에서 만난 그 인간이었다. "이거이거." 가까운 거리에서 레아드가 갑자기 주먹을 날렸지만,그는 가볍 게 레아드의 주먹을 자신의 손으로 잡아냈다.그리고는 한손으 로 레아드의허리를 감싸서 가볍게 들어 올리더니방금전까지 하에가 앉아있던 자리에 앉혔다. "자자~오랜만에 만나는 참인데 이렇게 사이가나빠서야 되겠어? 아무리 그래도 우린 '연.인'인데." "..그, 그.." 청년의 말에 레아드가테이블이 우그러질 정도로 힘을 줘 잡으 면서 화를 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뭔가가 생각이 난듯이 팔에 힘을 빼더니 자리에 다시 앉았다. 그리고는 약간은 회심의 미소인듯한걸 지으면서 청년에게 당당하게 말했다. "그러고보니 전에 당신이 준 보석은 가짜였어요. 그러므로 당신과 내가 했던 그 말도 안돼는계약은 전부 파기. 없는거예요. 그러니까.. 지금부터 날 여자로 취급하면 혼날줄 알아요!" "여기 슈츠하고 간단한 저녁 식사 1인분." 열을 내서 말하는 순간 청년은 레아드의 말 같은건 무시한채 지 나가는 종업원을 잡고서는 주문을 시키고 있었다. 벌컥 화가 치 밀어 일어선 레아드.그런 레아드에게 주문을 다 시킨청년이 가볍게 한마디 했다. "그래서?" "...그래서라뇨?" "보석이 가짜라.. 예측했던 일이긴 했는데. 그게 어쨌다는 말인지 모르겠는걸." "모, 모르다뇨!그러니까 당신과 내가 했던 계약이란건 한마디로 말해서 이제부터는 없는걸로.." 레아드의 말을 거기까지 들은 청년이 훗. 웃으면서 몸을 의자에 깊숙히 기대었다.그리고는 어떻하든 '계약'을 깨려고 하는 레 아드에게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지금 레아드가 하고 있는 말은. 내가 준 보석이 모조품이니까 우리가 했던 계약은 무효다. 이런 말이야?" "물론이죠!" "흐음. 하지만 우리가 했던 계약은 보석이 '진품'이냐 '모조품' 이냐를 따진게 아닌걸.레아드는 그 모조품 보석을 원했고 난그 대가로 레아드를 애인으로 한거고." "억지예요!" "글쎄. 하지만 분명히 레아드는 '이게 만일 모조품일 경우엔 계약은 무효다.'란 말같은건 하지 않았으니까. 말이지." 하에가시키기만 하고 마시진 않았던 차를 한모금 들이킨 그가 싱긋 웃었다.그런 그의 앞에 앉아있는 레아드는 더 이상 할말 을 잃고는 억울하디 억울한 얼굴로 청년을 노려보고 있었다. 바 크. 아니, 론 정도만 있었어도 이런빌어먹을 자식을 쫓아낼수 있을텐데.하지만 바크가 와줄리는 없고. 론은 어떻게 된 일인 지 깜깜무소식이었다. 그야말로 고양이 앞의 쥐. 벼랑에 몰렸고 앞으로는 실력으로도.말로도 도저히 이길수 없는 상대.결국 레아드가 항복을 해버렸다. "조, 좋아요. 그럼 계약은 아직 유효한걸로...하죠." "흐음. 잘 부탁해." '으그..' 부글부글끓어 오르는 마음을 애써 달래면서레아드가 고개를 옆으로 돌려 청년의 시선을 피했다.그러다가 언듯다시 청년 을 쳐다보았다. "그러고보니.. 전에 말한 애인은 잘 있나요?" "...누구?" 레아드의말에 좋아하던 청년이 잠시웃고있는 입을 멈추고는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레아드가 다시한번 말했다. "당신이 보석을 주기로 했던 애인 말이예요." "아..아~ 그 애인 말이야?" '...그 애인이란건 저 애인이나 이 애인이나 요 애인도있다란소리냐..' 그러나역시 입 밖으로 말하진 않았다.청년이 웃으면서 말했 다. "그게 말이지.너한테 보석을 주고 나중에 녀석한테 비슷한 모조품을 사다줬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그만 들켜서.." "혼났군요?" "혼났다.보다는 녀석이 완전 삐져서.지금 곤란해 하고 있는중이지." 쌤통이다.이 싱글싱글 웃는 바보가 곤란해하고 있다는 말에 무조건 기분이 좋아진 레아드였다. "그래서 말이지. 이번에 녀석을 데리고 데이트라도 가볼 생각이야. 그럼 기분이 풀릴지도 모르고.." "헤에. 데이트라." "왜. 너도 같이 갈래?" "농담 하지 말아요!" 청년의 말에 레아드가 어림도 없다는 투로 말했다. 전이나 아까 와는 다르게이번엔 그의 말을 농으로 받아 넘긴 것이었다. 청 년이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좀 아쉬운걸. 널 소개 시켜 줄수도 있는데." "애인한테요?" "물론 애인한테지." "...나는요?" "너야 물론 내 애인이고." 뭔가 어긋난듯한... 청년의 말에 레아드가 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쪽 애인은당신이 다른 사람을 사귀어도 아무 말도 않해요? 가령.. 난 빼고. 다른 '여성'을 사귈때." "아마 상관없다고 할걸.하지만 난 일편단심 그 녀석만 좋아해서 말이야. 다른 사람을 좋아할 시간 같은건 없다구." 청년의 말에 레아드가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하~ 그럼 난 이만 가도 상관 없는 거군요?" "어째서?" "어째서라뇨? 그 애인분만 사랑한다며요." "그건 그거고.이건 이거야. 거기다 난 레아드. 너를 일편단심으로 좋아한다구." "...." 이 인간은 속에 마음이 몇십개라도 되는 건가. 도대체가 이해를 할수 없는 인간이었다.레아드가 다시 자리에앉아 턱을 괘고 투덜거리는 때. 청년이 시킨 차와 음식이 나왔다.레아드의 앞 으로는 푸짐하게 차려진 음식이 놓여졌다. "자~ 배고팠지? 사양하지 말고 많이 먹어." "..뭐, 사준다니 사양하진 않겠지만.." "그럼그럼. 많이 먹어야 빨리 크지. 여.러.모.로. 말이야." 순간 레아드가테이블을 쾅! 내리치면서 벌떡 일어났다.아마 손에 검만 들려있었더라면 당장에 이 니글니글한 인간을 내리쳤 을 거였겠지만. 현실의 레아드에겐 검은 커녕 막대기 하나 없었 다.일단 일어서긴 했지만 상대방을 공격할만한 무기도. 말 솜 씨도 없는 레아드로선 어쩔도리가 없었다.단지 죽일듯한 눈빛 으로 노려보는 수 밖에. "당, 당신말이야. 어째서 사람을 그렇게 놀리는.." "...응?" 다시 자리에 앉으면서 딴에는 진지하게 레아드가 청년에게 설득 을 시도하려고 했다. 하지만 청년은 들을 생각이 없는지 레아드 의 말이 중간도 채 가기 전에 약간 자리에서일어나 상채를 레 아드 쪽으로 내밀었다.설득조로 말하던 레아드는 갑작스런 청 년의 행동에 놀라서 의자째로 뒤로 물러났다. "무, 무슨 짓을 하려고.." "나 말야. 진지하게 할말이 있는데." "에..? 무슨?" "아무리 나를 미워한다고 해도.우린 명색이 연인인데 말이야. 맞지? 우리 연인." "..그, 그렇겠죠." "맞아~우린 연인이야. 그런데해도해도 너무 하잖아. '당신' 이라니.이건 '너'라고 부르는 것보다도 더 날 무시하는 말이잖아. 그렇게 생각안해?" "..전혀." 말만 연인이지 뭐 아는게 있어야지. 거기다 무엇보다도. "난 당신의 이름을 듣지 못했다구요." "...어?" "'어?'가 아니라.여지건 나타나서 날 여자 취급만 했지. 자기이름 같은거 신경이나 썼어요?" "아아. 그런거였나. 내가 이름을 깜빡 했나보군." 하기야. 처음 만난곳이 통성명 할만한 장소는 아니였지만. 청년 이 내밀었던 상채를 뒤로옮기고는 손가락 하나를 세우면서 말 했다. "펠." "..예?" "내 이름은 펠이야. 간단하지?" "...혹시. 평민?" "응. 그렇게 안 보여?" "전혀.." 하지만그러고보니 귀족이 보석을 훔칠 이유가 없겠지. 그렇다 고해도 평민치고는꽤나 귀족틱한 인간이었다.레아드가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펠의 입가에 장난스런 미소가 지어졌다. "자아~ 어쨌든 이젠 내 이름을 알았겠지? 그럼 한번 불러봐. 이렇게 말이야." "..에?" "펠씨이~~♥" 순간 레아드의주먹이 테이블 위를 가르면서 앞으로 뻗어 나갔 다. 하지만 이번역시 주먹은 펠의 손바닥을 뚫지 못하고 감싸져 버렸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513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43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2/20 13:13읽음:385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43) == 제 7장 <바다에서..> == ----------------------------------------------------------- "흐음~ 웬지 데이트같지 않아?" 꽤나 다정한 목소리로펠이 레아드의 어깨에 팔을 은근히 올려 놓으면서 말을 걸어왔다 . 레아드가 펠이 올려놓은 팔을 내리치 듯이 물리쳤다. "뭐예요~ 뭐! 보여주고싶은게 있다고해서 가주는것 뿐인데. 시비걸지 말라구요." 펠에게 퉁명스럽게 말한 레아드가 약간 걸음 속도를 더 내서 펠 의 앞으로 나섰다.옆으로 밤 거리를 나온 수많은 사람들이 스 쳐 지나갔다. '론은.. 알아서 잘 하겠지 뭐.' 어느새 자신의옆으로 따라온 펠이란 사람을 한번 힐끔 쳐다보 면서 레아드가 스스로를 안심시키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론이 그 찻집으로 올지도 모르는데 이 청년을 따라 와 버린것이 었다. - 멋있는걸 보여줄게. - 말은 간단했지만, 얼굴이 꽤나 진지해서 넘어가버렸다. 결국 그 래서 이렇게 그의 안내로 그 멋있는게 있다는 곳으로 가고 있는 중이고.. 터벅터벅 걷던 레아드가 한숨을 내 쉬었다. '난..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 이름밖에모르는 이 청년을 믿고 어디로 가고 있는걸까. 아니, 난 지금 이곳에서 뭘 하고 있는거지? 지금 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간단하게 대답을 하자면 고향을 떠나포르 나이트란 집 단에 들어가 몇몇 일들을 해결해 많지는 않지만, 사람들을 구해 주었다.호란이 정신이 없을 정도로 일을 많이 줘서 이런 생각 을 해본적은 없지만갑작스럽게 이런 시간을 가지게 되자 이런 저런생각이 레아드의 머리속을 꽉 채웠다. '......' 처음바크와 함께 고향을 떠나올 당시 난 무슨 생각을 한걸까. 이상하게도 생각이나질 않았다. 분명 기대감으로 꽉 차있어서 벅차오르는 감동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였는데.. '난 대륙에서 뭘 기대했었던 거지..?' 포르 나이트의 일을 하면서 나름대로의 성취감도. 옮은 일을 한 다는 확신도 있지만, 뭔가 다르다. 아니, 확실하게 말해서 이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난 이런걸 꿈꾸면서 집을 불태우고 세상 으로 나온걸까.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어느새 반으로 줄어들 어 주변은 한산해져 있었다. "어, 조심." 골똘히생각을 하면서 걷던 레아드가 반대편으로 가던 한 행인 과 정면으로 부힐번 한것을 펠이 막아주었다. 그러나 그것 조 차 깨닷지못한 레아드는 그대로 앞으로 발을 내딛었고 그대로 펠의 등에 얼굴을 부혔다.펠이 레아드와 부힐뻔한 행인에 게 가볍게 미안하다는 말을하고는 뒤를 돌아 의아한 표정으로 레아드를 보았다. "무슨. 걱정이라도 있는거야?" "예? 아, 아뇨." 펠의등에 부혀 붉어진 코를어루만지면서 레아드가 고개를 저었다. 펠이 약간 곤란하다는 얼굴로 뒷머리릴 긁적였다. "뭐, 걱정이 있다면 말해봐. 난 레아드보다는 인생 경험이 풍부하니까 말이야. 거기다 레아드의 얼굴에 우울한 표정은 정말로안 어울린다구." 가볍게레아드의 어깨에 한손을 올려 놓으며 펠이 미소를 지었 다.아까와는 다르게 펠의 손을뿌리치지 않은 레아드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제가 지금 뭘 하고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지금이라면 나와 함께 있는거 말이야?" "아뇨. 그게 아니라." 펠의물음에 레아드가 고개를 저으면서 자신이 아까 느꼈든 공 허함. 그리고 왜 여행을 하고있는지의 대한 근본적인 궁금증등. 그런 느낌을 펠에게 말해주었다. 레아드의 이야기를 다 들은 펠 이 한손으로레아드의 등을 가볍게 감싸면서다시 '그곳'으로 향해 걷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지금 무슨 일을 하고있는데 그 일이 처음 여행을 떠날때의 결심과 다르다는거지?" "아,아뇨. 다르진 않아요. 하지만.. 웬지." 거기까지말한 레아드가 더 이상의말을 하지 못했다. 자신이 생각해도 지금자기 자신이 무슨 소리를 하고있는지 모르고 있 는 이판에 남에게 그 생각을 말하려고하다니. 하지만 펠은 그 런 레아드의 생각을이해했는지 하늘에 떠 있는 보름달을 보면 서 중얼거리는 소리로 말했다. "여행을 떠날 당시의 느낌과 지금의 느낌이 같은지 아닌지를 모르겠다는 거구나." "..그런가요.." 자기자신조차 확신을 하진 못했지만,웬지 펠의 말이 맞는것 같았다.어느새 둘은 인적이없는 해변가에 다다르고 있었다.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벼랑위에서멈춰선 펠이 다시한번 고개를 올려 밤 하늘에 고고하게떠있는 보름달을 보고는 레아 드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럼 답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인생 경험이 풍~부한 내가약간의 조언을 해줄게." 보름달만이 뜬 어두운 밤 바다를 내려다보면서 펠이 레아드에게 말했다. "일단은 눈을감고." 펠이 손을 뻗어 레아드의 눈을 가볍게 내려줬다. 레아드 스스로 도 이상할 정도로 펠의 말을 저항하지 않고 들었다.펠의 말이 계속 되었다. "그리고 처음 여행을 할때를. 떠날때를 생긱해봐. 그 당시에 자신이 뭘 기대했는지는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돼. 단지, 그 당시의 자신을 생각해봐." 펠의말과 함께 레아드의 머리속으로 그 새벽의 아침이 떠올랐 다.바크와 함께 로아를 떠났던 그 날. 산에 올라가 난생 처음 대륙의 웅장하고장엄한 모습을 보게된 바로 그 날 . 로아에서 느꼈던따뜻한 가족. 쓰라린 아픔. 고독... 모든걸집과 함께 불태우고 대륙으로. 세상으로 나왔던 그 날. 그 안개가 낀 새벽 의 날. "자. 이게 내 대답이야." 눈을 감은 레아드의 손을 잡고는 펠이 벼랑의 바로 앞까지 다가 갔다. 시원한. 그러면서도 바닷내가 은은하게 풍기는 바람이 둘 의 몸을 감싸주었다. "눈을 떠봐." 펠의 말과 함께 마법처럼 레아드의 눈이 스르륵이 떠졌다. ".....!" 벼랑의 위.자신이 서 있는 땅조차도 안 보이는 그곳에서 보이 는 거라고는 원형의형태에서 서서히 사라져가는하늘의 하얀 여왕과 점점 어두워지는주변과 대조가 되듯이 점점 밝아져 오 는 바다였다. - 우우우.. - 눈의 착각일까? 달이 어둠의 장막으로 몸을 숨김과 동시에 검은 바다에서 한개. 두개의 불빛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 은 폭발적으로 증가에 순식간에 레아드의 시아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을 빛으로 감싸기 시작했다. 바다도. 하늘도.. 그리고 레아 드 자신도. "...괴. 굉장해.." 멋있다. 아니 아름다웠다. 사실 이 현상은 수년에 한번. 월식때 마다번식기를 가지는 '리바'란 작은생명체의 짝짓기였지만, 그런것과는 상관없이 레아드의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눈이 시리 도록 아름다웠다.두개의 리바가 허공에서 짝짓기를 하는듯 레 아드의 앞까지 다가왔다.레아드가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자 그 두개의 불빛은레아드가 내민 손 위에 앉아 수 년만에 가지는 이 소중한 시간을 서로와 함께 했다. "....!" 자신의손등에 앉은 불빛을 보고있는 사이. 어느새 수천. 수만 마리의 리바들이 레아드와 펠의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거대한 빛의 기둥 안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었다. 레아드의 손등에서 짝짓기를하던 두마리의 리바도 그 행렬에 참가를 하 기위해 다시 허공으로 몸을 띄웠다. "....아..하." 레아드가 한숨에 가까운 숨을 내쉬면서 리바들을 위해 내밀었던 손으로 흘러내린 붉은 머리카락들을 뒤로 쓸어넘겼다. 레아드의 어깨가 약간이지만 들썩거렸다. 레아드가 벼랑 아래로 떨어지지 않게 뒤에서 레아드를 거의 안듯이 잡아주고있던 펠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우는거야?" "누, 누가 운다고 그래요."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레아드가 성급히 손으로 얼굴을 문지 르는게 보였다. 둘은 잠시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리바들이 만들어 놓은 빛의 기둥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주변에 그런 기둥 들이 수십개나 생겨져 있었다. 레아드가 시선을 기둥에 둔채 입 을 열었다. "펠씨." "..응?" 레아드의 입가에 작게 미소가 지어졌다. "오늘 해준 대답. 나중에 갚죠." "답은 된건가?" "고마울 정도로 충분히요." 수년만의 가지는 리바들의 축제는 그림자에 가려진 달이 서서히 모습을 다시 드러내면서 그 끝을 보이기 시작했다. 리바들이 가 진 현란한 빛들이점점 옅어지면서 수많은리바들이 수년뒤를 기약하면서다시 바다속으로 들어갔다.잠시 후. 주변은 언제 그런 광경을 연출했냐는듯 조용해졌다. 레아드가 펠의 품안에서 나오더니 두어걸음 떨어진곳에서 고개를 펠쪽으로 돌렸다. "이 빚. 나중에 꼭 갚겠습니다." "흐음~ 난 지금도 상관없는걸." 펠이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했지만, 레아드는 가볍게 웃기 만 했다. 펠이 한손을 들어보였다. "빚은 어쨌든 오늘 즐거웠다.길은 저쪽 하나니까 조심해서 가라구." "예. 그럼 이만.." 레아드가가볍게 고개를 숙여보이며 뒤로 돌아서 발을 옮겼다. 하지만 레아드가 채 열발자국도가기전에 뒤에 있던 펠이 레아 드를 불러세웠다. 고개를 돌리는 레아드에게 펠이 큰 소리로 외 쳤다. "웃으라구! 웃는 모습이 훨씬 보기 좋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다음번에 만날때는 '달링~~?'이라고 부르는거 잊지마!" 손을흔들어 보이며 외치는 펠.레아드가 그런 펠의 말에 풋. 웃어보이면서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리고는 몸을 뒤로 돌려, 바크의 말을 빌리자면레아드 답게 힘차게거리쪽으로 달려갔 다. "....." 레아드가어두운 길 저쪽으로 사라지자 홀로남은 펠은 잠시 벼 랑 위에서 머뭇거리더니 이내 한숨과 함께 벼랑 위에 걸터 앉았 다.벼랑 아래서부터 올라오는 물기가득한 바람이 펠의 몸을 적셨다. "..망할.." 턱을 괘고 앉아있던 펠이 손을 들어 머리를 쓸어 넘기면서 동시 에 같이 몸을뒤로 넘겨 그대로 벼랑 위에 누워버렸다. 시아에 수많은 별이 가득 들어왔다.밤 하늘을 보면서 펠이 주먹을 쥐 어보였다. 그리고는 허탈하게 중얼거렸다. "이거 정말로.. 내가 반해 버렸잖아.." 은하수가 흐르고.6년만에 월식이 일어난 그런 밤.최소한 두 사람에겐 특별한 밤이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51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44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2/22 22:55읽음:363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44) == 제 7장 <바다에서..> == ----------------------------------------------------------- "이 빚은 언젠가 꼭 갚으라구." 레아드의 양볼을 잡고는 주욱~ 당긴 론이 아주 무시무시한 얼굴 을 하고는 말했다. 레아드가 볼을 잡힌채 고개를 끄덕였다. "으, 응. 미안해." "당연하지. 내가 겨우 멋진 여성 둘을 데리고 갔는데 그새 가버리다니. 덕분에 난 둘을 책임 지느라고 밤새도록 끌려다니면서사주고,마시고,춤췄단 말이야." "미, 미안." 론이 너무 늦게 온 탓도 있었지만, 역시 말도 하지 않고 가버린 건 잘못이었다. 론이 잡고있던 볼을 놔주고는 붉어진 볼을 가볍 게어루어줬다. 그리고는 뒤로 돌아 요 몇일사이가장 휴가를 멋지게 즐기고 있는 바크에게 쏘아 말했다. "어이. 그 시덥지도 않은 책은 그만보고 앞으로의 일을 말좀 하자구." "롤바를 시덥지도 않다고 말하는건 너뿐일거다." 유명한철학가의 이름을말하면서 바크가 책을 테이블에 내려 놓고는 최근에 구입한 안경을 벗었다. "그래. 앞으로의 일이라니?" "몰라서 물어? 여기 평생토록 눌러 살 생각은 아닐거 아냐." "뭐.. 아직까지 불편한 점은 없는데." "이봐~" "거기다 호란이 준 휴가는 이제 겨우 반이 지났다고. 어째서 그렇게 몸을 혹사 시키려고 하는거냐?" "...." 바크의말에 론이 입을 다물었다. 그 순간 붉어진 볼을 어루만 지던 레아드가가벼운 걸음으로바크의 옆으로 가더니 바크가 보던 '롤바의 인생 철학'이란 책을 집어들어그대로 바크의 뒷 통수를 내리 쳐버렸다. "무슨 짓이야!" 오랜만에한방 맞은 바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큰 소리 로 레아드에게 외쳤다.바크를 한방 먹인레아드는 대 철학가 이자 현자였던 롤바의 지식이 담긴 책을 다시 테이블 위에 올려 놓더니 한손을 들어 성을 내고 있는 바크의 이마를 튕기면서 말 했다. "무슨 소릴 하고 있는거야. 지금 우리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알고나 있는거야?" 레아드의 말에 바크가 당연하다는듯이 말했다. "포르 나이트지 뭐긴 뭐야." "틀렸어." 하지만바크의 말에 레아드가 고개를 가볍게 도리질 하더니 미 소를 지으면서 이번엔 바크의 코를 튕겼다. 그리고는 황당한 눈 으로 코를 잡고있는 바크에게 웃으며 말했다. "우린확실히 포르 나이트이긴 하지만. 다른 일을 하고있는 거라구. 포르 나이트는 그걸 위한 방법일 뿐이고." "그게 뭔데?" "뭐긴 뭐야. 뻔하잖아." 거기까지말한 레아드가 몸을 돌려 문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문을 열면서 고개를뒤쪽으로 돌렸다. 어느새 레아드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맺혀져 있었다. 레아드가 한손가락을 위로 치켜 들 면서 말을 마쳤다. "모험이야." 멀리동이 트면서 안개가 사라지던 그 새벽의 아침. 몸을 감싸 는 차가운 공기가느껴지지도 않을 정도로 흥분했던 그날의 아 침. 자신이 무슨생각을 하면서 대륙으로 나왔을까. 답은 간단했 다. '같이 세상에 나가보지 않을래? 나와 같이 세상을 돌아다니면서멋진 모험을 하는거야.' 덧붙여 곤경에 빠진 사람들을 위해서 열심히 검술을 배우자. 그 리고 세상에.대륙에 나가는거야! 지금은 다 커버린 바크가 귀 엽게 보이던 그 어린 시절.나무 위에서 바크가 자신에게 해준 이야기들.포르 나이트는 단지 거기에뜻이 맞아 하는것일뿐. 자신,그리고 바크가 원했던 모험의 전부가 아니였다. 답은 정 말로 간단했다. 레아드가 문 밖으로 사라지자 론이 고개를 돌려 바크를 쳐다보았다.바크는 처음엔 붉어진 코를 만지작 거리면 서 레아드가 나간 문쪽을 쳐다보다가이내 머리를 쓸어넘겼다. 바크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맺혀 있었다. "저 녀석.." 한방 먹었군.설마 그렇게 오래된 일을 기억하고 있었나.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어린 마음에 좀 부끄러운 소릴 했었는데... 하지만 확실히 레아드의 말이 맞았다. 자신은 포르 나이트가 아 니라 단지 모험. 여행중에 잠시 하는것 뿐이었다. 그 동안 잊고 있었던걸 저 녀석 입에서 들을 줄이야..3방이나 자신을 친 괘 씸한 레아드에게 화가 사라지는 바크였다. "....." 둘의 대화를옆에서 듣고있던 론은 바크의 얼굴에 미소가 번져 지는걸 보고는 아무말 없이 그대로 방을 나왔다. 솔직히 말해서 레아드와바크의 대화를 알아 들을수 없었다. 어느정도 복도를 걷던 론이 잠시 멈춰서더니그대로 옆으로 주먹을 날려 돌로된 벽에서 소리가 날 정도로 강하게 쳤다.벽은 그 강도를 말해주 듯 멀쩡했지만 론의주먹에서 붉은 액체가 약간씩 벽을타고 땅 으로 떨어져 내렸다. "...쳇."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521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45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2/25 01:19읽음:369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45) == 제 8장 < 음모. - 상편- > == ----------------------------------------------------------- 예정보다는 빠르지만셋은 하므로 되 돌아왔다. 하지만 그렇다 고 해도 휴가를 즐기지 못한건 아니였다. 오히려 시간이 적절하 게남았을때 야르츠비를떠난 덕분에 오는 길목길목. '관광명 소'란곳은 전부다 들렸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서후회없는 휴가였다. "피, 피곤해." 쉬기 위한 휴가였지만, 오히려 하므에 도착하고 나니 온몸이 나 른나른.그냥 침대에 누워서하루고 이틀이고 잠만 자고 싶은 기분이었다. 론이 목을 손등으로 토닥거리면서 하품을 했다. "어쨌거나 이 건조한 도시도 오랜만이네. 습기로 축축하던 공기보다야 괜찮지만.." 주변엔 숲 하나 없는 대 평야 위에 지어진 하므 답게 공기가 굉 장히건조했다. 덕분에 마른 땅 위로는 먼지와 흙이 잔뜩 있었 다. 셋중 유일하게컨디션 조절에 성공한 바크가 짐을 잔뜩 실 은 말을 천천히 이끌면서 말 위에 축 늘어진 둘을 핀잔 놓았다. "젊은놈들이 그게 뭐냐? 지금 바로 호란에게 찾아갈테니 정신좀 차리라구." "아아~ 시끄러시끄러워~ 난 잠을 자고 싶어." 두 귀를 막은 레아드가 고개를 흔들면서 말의 목 부분에 얼굴을 파 묻었다. 그리고 몇 차레 숨을 쉬는듯 하더니 곧이어 작게 코 고는 소리로 바뀌었다. 앞서 걷던 바크가 뒤를 돌아보더니 손을 이마에 올리면서 고개를 두어번 저었다. "못말리겠네. 론. 그 녀석 말에서 떨어지지 않게 붙잡고 있어." "레아드도 굉장하네. 여.러.모.로. 말이지." 말 고삐를옆으로 당겨 레아드가 타고 있는 말옆으로 다가간 론이슬쩍 말에서 말로 옮겨 탔다. 레아드의 뒤 편에서 레아드 의 양 팔 안으로 손을 넣어 말고삐를 잡은 론. "으..음." 불편한자세로 말에 기대 자고있던 레아드가 론이 뒤에서 받쳐 주자 론쪽으로 기대었다. 론이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보니 레아드도 꽤나 가늘구나." 그 말을 들은바크가 고개를 슬쩍 뒤로 돌리더니 론을 쳐다 보 았다. "레아드가 깨어있을땐 말하지 마. 그런 말 꽤나 싫어 하거든." "하지만 나한텐 제법 중요한 일이거든." 진지한 론의 말이었지만, 바크는 픽 하고 웃을 뿐이었다. "뭐,장난이던 진짜던 적당히 해둬.레아드 녀석 울리지 말고말이지. 사실 울리기도 힘들겠지만 말야." "뭐야. 너 하고는 상관 없는 일이잖아." "아냐. 상관있지. 레아드의 동료로서, 친구로서, 그리고 보호자대리인으로서 말이야." "보호자 대리인은 또 뭐냐?" 론의말에 바크는 대답을 하지 않고 가볍게콧소리를 낼 뿐이 었다. 잠시 머리속에보라색 머리의 난폭하고 커다란 여인내가 비춰졌다. 바크가 아무런 말도하지 않자 론은 그대로 입을 다 물고는말을 몰았다. 그러다가 언뜻 뭔가생각이 난듯이 앞서 걷는 바크에게 말했다. "...뭐?" 제대로 듣지 못한 바크가 고개를 다시금 뒤로 돌렸고 론이 다시 한번 정확한 발음으로 말했다. "레아드가 우는거 봤냐고. 물었어." "..흐음. 글쎄..다." "무슨 말이 그래?" "아니, 내가 알기로는 저 녀석 운적이 없어서 말이지." "그래?" "아~ 맞아 한번 있었어." 바크가턱을 쓰다듬다가 생각이 난듯이말하자, 론이 재차 언 제? 라고 물었다. 바크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잠깐 시선을 내 려 잠자고 있는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절교..했을때 였을거야." "...절교?" 처음 듣은 소리에 론이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바크가 귀찮 다는듯이 고개를 다시 앞으로 옮겼다. "뭐, 그런 때가 있었어." 레아드에게정말로 손을 올렸던 유일한 사건. 쓸때없는게 생각 나 버렸군. 기분이 찹찹해진 바크였다. 하지만 그 뒤에 있는 론 은 바크와는 정 반대로 꽤 기분 좋은 얼굴이었다. '여기에 관한 만큼은 1:0. 아직은 내 승리군.' 이렇듯전혀 반대된 생각을 하는사이 깨어있는 둘과 잠든 한명 은 호란이 살고있는포르 나이트 지부에 도착을 했다.정문을 들어온 바크가 뒤를 돌아보았다. "다 들어갈필요는 없으니까.저기~ 나무 그늘에라도 앉아 있어. 금방 나올테니까." "그래주면 고맙지." 말에서내린 론이 한손으로 레아드의 등을 받치더니 곧이어 가 볍게 레아드를 들어 올렸다. 거기까지 본 바크가 가볍게 한손을올려보이며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웃샤~" 사실 전혀 힘들지도 않으면서 레아드를 든 론이 발을 옮겨 근처 나무 그늘 밑으로 갔다.그리고는 레아드가 깨지 않게 슬쩍 레 아드를 내려놓았다.하지만 의도와는 다르게레아드는 그늘의 차가운 냉기를 느낀듯이 잠에서 깨어났다. "하암.. 뭐야." 그늘 안에서 밖으로 보는 풍경이 눈이 부신듯 눈을 뜨자마자 손 으로 앞을가린 레아드가 앉은 자세로 나무에 등을 기댔다. 곧 옆에 론이 있다는걸 알고는 론을 쳐다보았다. "나. 잠들었었어?" "...꽤나 무신경이네.한 10분정도 잤어. 피곤하면 좀 더 자도괜찮아." "아니, 이젠 좀 괜찮은것 같은데." 빛에 익숙해진듯 눈 앞을 가리던 손을 치운 레아드가 가볍게 하 품을 하면서 주변을 돌아보았다. 여긴.. "호란의 저택이야. 바크는 지금 안에 들어가 있고." "..그래." "뭐 좀 마실래?" 그늘에서일어선 론이 정원에 나있는 풀을 먹는 말에게로 가더 니 등에 실고있는 짐중에서 컵과 물통을 꺼냈다. 그리고는 컵에 물로 보이는 음료수를 따르면서 레아드에게 주었다. "고마워." 마침 갈증을 느꼈던 레아드가 단숨에 잔을 들이켰다. 시원한 느 낌이갈증을 풀어주면서 목에서 위로 넘어갔다. 정신이 확~ 맑 아지는게 느껴졌다. "마지막날 무리를 해선 그런지. 피곤하긴 피곤하다." 레아드가 내민 컵을 받아든 론이 자신도 한잔 따라 마시고는 그 늘 안에 앉았다. 레아드가 투덜거렸다. "지나던 마을에서 축제를 할지 내가 어떻게 알았어." "흐음. 탓하자는게 아냐. 뭐, 난 레아드가 잘 노는거 보니까 재밌던데." "나, 나 확실히 문제가 있긴 있어. 축제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린다니까." "뭘~ 즐기때 즐기는게 좋은 성격이야." 론이가볍게 레아드의 어깨를 토닥 거려주었다. 그리고 레아드 가 고개를돌려 론에게 '말은 고맙다.'라고 말을 하고난 직후. 저택안에 들어갔던 바크가나무로 된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 다. 레아드가 흙이 묻은 옷을 손으로 툭툭 털어내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이번 일은 뭐래?" 론도 역시 마찮가지로 땅에서 일어나면서 다가오는 바크를 쳐다 보았다. 바크가 품 속에서 한장의 봉투를 꺼내더니 그걸로 바로 앞에 서 있는 레아드의 이마를 툭 쳤다. "편지 배달." "헤에~ 간단한거네?" "뭐, 일 자체는 간단해." "좋아~ 그럼 지금 당장 출발하자구~" 한 손을피고는 그 손안으로 다른 주먹을 '탁' 소리가 날 정도 로 집어 넣은 레아드가힘차게 말했다. 순간 바크가 편지 봉투 를 세우더니 모서리로 레아드의 이마를내리쳤다. 아프진 않았 지만 아까보단 확실히 효과있는 공격이었다. 돌아보는 레아드를 향해 바크가 덧붙여 말했다. "사람 말은 끝까지 들으라구. 일 자체는 간단하지만." "...간단하지만?" "과정이 힘들어." "과정?" "해석하자면. 편지를 받을 사람이 먼곳에 있다. 란 소리군." 론의 해석에 바크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레아드가 되 물었 다. "멀다니? 어느정도로 먼 어디야?" 바크가 한숨과 함께 대답을 했다. "라하트." 순간 론이 움찔 거렸고 한박자 뒤에 레아드가 반응을 보였다. "라하트라닛~! 거긴 외국이잖아!!" "누가 아니래." 흥분해 외치는 레아드와는 다르게 바크가 차분한 목소리로 답했 다. 론이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대화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어쨌거나 이번 일은 꽤 길어지겠구나."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52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46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2/28 01:23읽음:359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46) == 제 8장 < 음모. - 상- > == ----------------------------------------------------------- "일도아.. 슐츠 일도아." 바크가말해준 이름을 다시 한번 되뇌이면서 론이 고개를 갸웃 거려보았다.지금 셋은 하므에서 간단하게 하룻밤을 쉬고는 바 로 라하트로 향하고 있는 중이었다. 다시 한번 고개를 갸웃거리 는 론에게 옆에서 말을 몰던 레아드가 다가왔다. "뭔데 그래?" "응? 아. 아니." 생각을 하던중에 레아드가 갑자기 물어오자론이 잠시 말을 더 듬더니 이내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말했다. "웬지 들어본 이름같아서 말이야." "일도아 말이야?" "응." "그래..?" 론의말에 레아드가 턱을 받히면서 머리에서 슐츠 일도아란 이 름을 검색해 보았으나 유감스럽게도 비슷한 이름 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 뒤에서 따라오던 바크가 옆으로 따라 나서면서 둘 을. 특히 론에게 따끔하게 말을 걸었다. "너희 둘 바보냐? 아무리 세상 돌아가는거하고 상관없이 산다고는 하지만 알건 알고 좀 살아라. 슐츠 일도아는 라하트의 재상이잖아." "..아아~ 생각났어." 그때서야슐츠 일도아란 이름이 누굴 뜻하는지 생각이 난 론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자기 집안의 고객이었던 것이었다. 거기까지 생각을 하던 론이 언뜻동작을 멈추더니 바크를 쳐다 보았다. "잠깐.. 슐츠 일도아라면." 설마.. 하는 생각에 물었는데 바크의 대답은 역시나였다. "이제 생각난거냐. 라하트의 백너구리말이야." "역시~ 그 인간이었구나." 라하트의 백너구리.40이 갖 넘은 나이로 왕의 장인이 된 그는 별의별 방법을 다 동원해 라이벌들을몽땅 제거하고 지금의 위 치.즉 대재상의 자리에 앉은, 그야말로 라하트의 왕이나 다름 없는 인간이었다. 그런 사람인만큼 능청스럽고 교묘해서 별명이 방금 말한 '백너구리'.그런 사정을 알리가 없는레아드가 둘 사이에 끼어들면서 해설을 요구했다. "흐음. 글쎄." "....?" "어디서부터 말을 해줄까?" 바크가 레아드의 부탁에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좋아. 일단은 라하트부터 시작하는게 좋겠지?" "어쨌든 좋으니까 말해." 무덤덤한 반응이었지만 역시 레아드답게 호기심 가득한 눈이 었 다. 바크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니까 하와크와모란에 대한 역사는 알고 있지? 엘더 모바스가 하와크를 건국했고 그의 둘째 아들이었던바이다 류도가하와크 북쪽에 모란을 건국했다는거." "그거야 옛날 이야기인걸." "뭐,하와크 사람이라면 다 알겠지.그리고 라하트는 말이지. 그 하와크와 모란에 살던 사람중 몇명이 나와서 만들어낸 나라야.사실 처음엔 나라랄것도 없는 작은 마을이었지만, '바후' 라고 불리우는 거인이 주변의 마을과 산적, 도적들을 통합하면서 본격적으로 '라하트'란 나라가 만들어 진거지." "바후..?" "응. 우리나라나 모란에서 '엘더'가 신과 같이 받들여지는 것처럼 라하트에선바후를 그렇게 대하지.어쨌거나, 라하트라는나라는 건국 초부터 하와크와 모란이란 거대 국가의 옆에 위치한 이유로 꽤나 고달픈 역사를 걸어왔어.하와크와 모란의 줄다리기에 이유도 없이 시달린거지.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지건 나라가 남아있는건 하와크도, 모란도 힘이 너무 비등해서야." "어느 한쪽이먼저 라하트를 치면 나머지 나라가 그 등을 치기때문이지." 론이 덧붙여 설명했다. 자연스럽게 대화가 론쪽으로 이어졌다. "하지만그것도 지나간 이야기고.사실 지금에 와서 군사력을논하자면 하와크, 모란,라하트는 40:35:25정도야. 라하트도 이젠 무시못할 군사 강대국이지." "하기야.. 타국에게 화약을 무한정팔아 넘기는 패거리가 있으니까." 바크가 팔짱을 끼면서 중얼거리듯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은 론의 귀에 아주 분명하게 들려왔다. 론이 표정을 바꾸면서 바크를 쳐 다보았다. "무슨 소리냐. 그건?" "사실을 말한거야 사실." "뭐가 사실이야. 원래 아이리어가는 하와크의 종이 아니였다구. 멋대로 그쪽에서귀족이란 이름을 주고 종으로 부려먹고 있는거지만. 우리가.. 아니, 내가 어디에 뭘 팔든 그건 내 자유고,또한 상인으로서 당연한 도리라구." "덕분에 죽는건 평민들이지.화약은 그렇게 돈을 주면 팔아 넘길만큼 가벼운 물건이 아니잖아." "그럼, 하와크에서 화약을 독점해서 다른 나라에게 멋대로 조공을 받치라고 요구.. 아니, 협박을 하는건 당연한거구?" 사실 론의 말이 틀린건 아니였다. 대륙에 있는 40여개의 국가중 반이 하와크의 동맹국이었고그중 반이 매년 하와크로조공을 보내오고 있었다.조공을 보내지 않는 나라는 하와크에서 제법 거리가 멀리 떨어져있는 나라들 뿐이었다. 라하트 역시 매년 하 와크와 모란으로 조공을 보내오고 있었다. 서로 한 마디도 지지 않고 으르렁 거리는 가운데, 가운데서 둘을 번갈아 보던 레아드 가 양팔을 치켜 들고는 동시에 둘의 머리를 내리 쳤다. "바보같은소리 그만하고 하던 이야기나 계속 해. 바보같이 별것도 아닌거 가지고 싸우냐?" '그건 협박이아니라 그들의 나라를 지켜준다는 계약에서 나온 엄연한 권리라구!'란 말을 목까지 내밀었던 바크는 레아드의 한 방과 더불어 질책에 말을 도로 넣었다. 사실 둘이 방금 한 이야 기는 둘의 신분으로 봐서 '별것도 아닌게.' 절대 아니였지만 일 단 레아드의 환기로 이 이야기는 여기서잠시 일단락 되었다. 흠. 헛기침을 한 론이 이야길 계속했다. "이 정도면 라하트란 나라에 대한건 대충 설명했고.최근의 상황을 말하자면 말이지." 지금의 라하트에서 2~3대 올라가 왕족의 이름과 한 일을 간단하 게 설명한 론이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이야기란게 즉. "..그래서 라하트의 14대 국왕으로 '데아'가 된거지. 데아는 사실 젊었을 당시엔 꽤 정력적인정치를 해서 국력을 강하게 만들었어.'바보'같은 말이긴 했었지만 바크가 말했던 화약건도이 데아란 사람 때문이지. 국력을. 특히 군사력에 치중을 했던데아는 화약을 잔뜩 샀었거든. 어쨌든 그렇게 순조롭게 나라를다스리던 중에 한 여인을 왕비로 맞이했지." 거기까지 말한 론이 한박자 쉬었다. 옆에서 바크가 노려보고 있 었지만 무시무시~ 그대로 이야기를 계속 진행했다. "여인.. 이름도 생각나진 않지만 하여간 별 볼일 없는 여자임에는 틀림없어.주목해야할 사람은 그 왕비가 아니라 그 왕비의아버지되는 사람이니까." "흐음." 론의 이야기에 레아드가 흥미 있다는듯이 가볍게 콧소리를 내었 다. 재밌는 이야길들을때면 나오는 레아드의 버릇같은 거였 다. "그 인간이 바로 우리가 편지를 전해줘야 할 사람, 슐츠 일도아야. 라하트의 명문 귀족에다가 왕의 장인. 간단히 예를 들자면슐츠 일도아는 '바크'네 집안과 비슷한 권력을 가지고 있지." "예를 잘 드는군." 칭찬인지 비꼼인지 바크가 쏘듯이 말했다. "하여간 이 일도아란 작자는 권력욕이대.단해서 왕의 장인 정도로는 만족을 못했어. 그래서 다음대 왕이 될 만한 인간은 모조히 제거를 해버렸지. 그게 설사 왕족이라고 해도 말이야. 별별 구실로 다 제거를 한 일도아에게남은 골치거리는 하나 뿐이지." "지금의 왕?" "맞아. 사위인 데아가 가장 문제지. 하지만 그곳도 올해로 끝이야. 올해 초에 왕비가 돌연 병에 걸려 사망했거든. 실력,시기,권력.그리고 왕위에 대한 욕망에 불타는일도아로선 마지막보류가 사라진 거지.거인 바후의 직계 후손이 왕노릇 하는것도 아마 한두달 정도뿐일거야.내 생각으론 지금 우리가 가져가는 편지도 거기에 관련된 거겠지." '아마도 말이야'라고 뒷말을 붙이면서 론이 바크를 쳐다보았다. 론의 시선을 느낀 바크는가볍게 헛기침을 하면서 고개를 슬쩍 돌려 먼 지평선을 바라보았다. "어쨌든간에." 레아드가 바크의 그런 행동에 보이지 않게 씨익 웃는 가운데 론 이 말을 끝맺었다. "생각처럼 쉽지 않을지도 몰라."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55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47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3/06 01:36읽음:363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47) == 제 8장 < 음모. - 상- > == ----------------------------------------------------------- "비, 비싸!" 레아드가 테이블을 쾅. 하고 내리치면서 외쳤다. 레아드의 투정 이 이어졌다. "도대체가 빵이 10 시르피나 하다니. 거기다 여관비는 또 왜 이렇게 비싼거야. 이건 사기야~ 너무한다구!" 이런 레아드의 투정은 국경을 바로 앞에 둔.하와크 최 동부에 위치한 '쇼루'란 마을에서간식거리로 빵을 살때부터 시작되었 다.그리고 그것이 여관을 들려 식당에 내려왔을때폭발한 것 이었다. 식당 테이블을 가운데 놓고 레아드의 맞은 편에 앉아있 던 바크가 턱을 괘면서 말했다. "하므야 수도보다도 남쪽에 위치한 도시니까 물가가 안정적이었지만여긴 라하트를 바로 옆에 두었고 거기다모란과도 멀지않은 곳이라구. 전쟁이 나면 몇일만에 불꽃이 튈테니까 민심도좋지 않고. 덕분에 물가도 엄청나게 오르지." "그렇다고해도 하므보다 5배나 비싸다구." 소릴 몇번 지르고 난 후, 바크의 설명까지 듣자 약간 화가 가신 레아드가 의자에 깊숙히 몸을 기대면서 팔짱을 꼈다. "전쟁이란게 원래 그런거야. 민심은 흉흉해지고 젊은 이들은 전쟁터로 끌려가지.물가는 오르고 남아있는 여성들과 아이들은살길이 막막. 전쟁이란건 평민들을 여러모로 고달프게 하는 거라니까." 3인분의 음식을 쟁반에 담아온 론이 뒤에서 레아드의 말을 받아 주었다. "흠~ 귀족들은 상관 없다는 말투네." 레아드가 론이 준 음식을 받아서 식탁 위에 올려놓고는 되 물었 다. 론이 자리에 앉으면서 픽 웃었다. "국경근처에 있는 귀족들이야 고생일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귀족들은 전쟁과는상관 없어.거기다 몇몇 귀족들은 기회다생각하고 물건들을 사재기 하지. 전쟁중에 물자가 모자르면 몇십배로 되 팔수가 있거든." "헤에. 잘 아는데?" "뭐, 상인으로서 당연한 지식이야." "하지만, 전쟁이라니.. 생각해본적도 없어." 그건 그래.바크와 론이 레아드의 진지한말에 고개를 끄덕였 다. 그도 그럴것이 이 대륙에서 전쟁이란게 없어진지가 벌써 몇 백년이 넘어서였다.전쟁이라.. 전설에서나 나옴직한 이야기가 아닌가. 사실 론이 말한 이야기도 전설에서 나오는 악덕 상인들 이 한 짓을 말한것뿐.전설이라 신빙성 있는 이야기는아니였 다. 이야기가 잠시 멈춘 사이,셋은 몇몇 재료가 빠져 맛 있지 못한 저녁 식사를 마쳤다.가장 먼저 수저를 놓은 바크가 식사 중인 둘에게 입을 열었다. "뭐, 전쟁에 관해서 정확히 말해 보자면 지금으로부터 한.. 200여년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갈거야. 역사에 적혀있는데로라면 대륙에서 일어난 '마지막'전쟁이었지. 라하트 동부에 있는 '댈르츠'평야에서 일어난 라하트와 보네람의 '댈르츠 전투'였어. 역사에는 보네람의 왕자가 라하트에 갔다가암살을 당해서 일어난 전쟁이라고 써 있지." "어느쪽이 이겼어?" 두번째로 식사를 마친 레아드가 물었다. "당연하게도 라하트야.하와크와 모란에 비하면약소국이지만사실 라하트의국력은 대륙에 있는 국가들로 치면 5위안에 들정도거든. 보네람은 그 전쟁에서 군사의 70% 정도를 잃었고 유일한 왕위후계자인 왕자까지 죽은바람에 뒷감당을 못하고 결국 멸망했지. 지금 보네람의 영토는 대부분이 라하트의 이름으로 되어있어." "..흐음. 전쟁이란게 꽤나 대단한 거구나." 바크의 말을 다 들은 레아드가 턱을 만지작 거리면서 진지한 얼 굴로 고개를 끄덕끄덕였다. 나라가 멸망을 할 정도라니... "그러고보니 모란에선 정말로 할 생각인 모양이야." 가장 늦게 저녁 식사를 끝낸 론이 수저를 내려 놓고는 중얼거리 듯 말했다. "하와크와라하트의 경고도 저렇게 무시하고 계속 용병을 모으다니. 아마 뒤로는 '화약'도 꽤 구해놨을걸." "글쎄.." 론의 추측에바크가 뒷머릴 긁적이면서 성의없게 대답을 했다. 300여년. 역사에 기록되기로는 하와크와 모란은 300여년동안 전 쟁을 하지 않고 서로를 견제하며 지내왔다. 어느쪽이 갑자기 세 력이 줄거나 늘지 않는한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거라고 생각해왔 었는데... '노왕 '테츠나 라프'..' 모란의 노왕. 그의 생애중 몇번이나 하와크와의 무력 충돌이 벌 어질뻔 했으나 그의 경륜과 재치있는 행동으로 다행스럽게도 그 위기를 모면해왔다. 그런 그가 무슨 생각으로 먼저 균형을 깨려 고 하는걸까. 바크가 알기로 모란의 노왕은 전쟁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평화주의자이며 백성을 보살필줄 아는 그가 전쟁을 일으키려 하다니.. 뭔가 꺼림직한 바크였다. "각오하는게 좋을거야." 다 먹은 쟁반들을 모아서 들은 론이 생각중인 바크를 보면서 말 했다. "이번엔 노왕의 재치도. 엘더의 가호도 없을테니까." 초대 국왕 엘더 모바스. 그리고 그의아들들이 만든 두개의 나 라, 하와크와 모란. 론이 목소리를 낮게 깔며 말을 끝냈다. "전쟁이 터질거야." 불길하다못해 지나가던 병사가 들었다면 '민심을 어지럽게 한 죄'로 당장에감옥에 갇힐만한 대화를 했던날은 가고 다음날 아침. 셋은 일어나자마자 짐을 챙겨서 여관을 나왔다. 마을에서 부터 국경까지의 거리는 한시간 남짓. 말을 타고 느릿하게 길을 따라가자 엉성하게 길을 막고 있는 몇개의 막사가 보였다. 셋이 가까이다가가자 막사 안에서 군복을 간편하게 차려입은 한 사 나이가 나왔다.그는 셋이 바로 앞까지 다가오기를 기다렸다가 입을 열었다. "여기서부터는 라하트요. 무슨일로 온겁니까?" "라하트로 가려 합니다." 가장앞에 있던 바크가 품속에서 통행증을꺼내서 사나이에게 넘겨 주었다. 사나이는 그걸 받아 눈으로 훑어보더니 이내 고개 를 끄덕이고는 바크에게 통행증을 돌려 주었다. "맞군요. 이리 지나가십시요." 사나이가 막사를 빙 돌아 가는 길로 셋을 안내했다. 1분 후. 셋 은 막사의 반대편에 와 있었다. "그럼." 자신의 임무를 수행한 사나이가가볍게 인사를 하고는 왔던길로 돌아갔다.잠시 셋은 사나이가 사라질때까지 기다렸다가 사나이 가 완전히 사라지자 안도의 한숨과 더불어 뭔지모를 기대감에 숨 을 크게 내쉬었다. "여기가 라하트..인가." 막사의반대편으로 펼쳐진초원을 보면서 바크가 중얼거렸다. 사실 이 초원의 풍경은 방금전 자신들이 떠나온마을에서도 볼 수 있었다.하지만 그곳은 어디까지나 하와크.레아드가 앞으 로 나서며 말했다. "라하트야." 그리고 이곳은 라하트였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57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48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3/17 02:13읽음:347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48) == 제 8장 < 음모. - 상- > == ----------------------------------------------------------- "라하트. 라하트라." 여지건 떠나본적이없었던 하와크를 떠나 타국. 라하트로 온지 어언 3일.일행은 지금 국경에서부터 수도로 이어지는 대로 위 에 있었다. "생각했던것 보다는 이국적인 느낌이 덜한걸." 국경을 건너고 처음 나온 마을에서구한 말을 몰면서 레아드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솔직히 국경을 넘어올땐 꽤 흥분을 한게 사 실이었지만 마을에 도착하고 보니 하와크의 그것과 다른것이 전 혀 없었다. 말도, 행동도, 복장까지 똑같았다. "뭐, 바로 옆나라에다가 라하트란 나라가 원래 하와크에서 시작되었기때문에 예상 못한건 아니였지만.그래도 좀 실망이긴해. 나도 약간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바크가 '약간'이라는 단어를 굳이 붙이면서 말을 했다. 그 말에 론이 웃으며 말했다. "사실어느 나라던 국경 근처는 다 비슷비슷해져.이대로 쭉~가서 수도에도착해보면 '라하트'란나라를 느낄수 있을테니그건 너무 걱정하지 말라구.말도, 행동도, 복장도 확실히 틀리니까 말이지." "그러고보니까 론은 라하트에 와 본적이 있지?" "응. 여행차 두세번에다 일로 몇번." "헤에. 부럽네." 레아드가 말 고삐를 익숙하고 놀려 론의 옆으로 다가갔다. "그래~ 어때?" "...응?" "라하트의 수도 말이야. 본적이 있을거 아냐." "아아. 수도 말이야?" 레아드의 물음에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잠시 뭐라 대 답을 해야할지 생각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 "글쎄. 레아드는 하와크의 수도를 본적이 없으니까.. 하므와 비교해서 말해주자면, 하므보다 2배정도 크고... 아주 깨끗해." "...깨끗?" "응. 하므가 건조한 지방에 있어서 흙먼지가 많은 탓도 있긴 하지만, 라하트의 수도는 정말로 잘 정돈이 되어있고 깨끗하지." "흐음. 상상이 잘 안되는걸." "애써 상상할 필요 없어. 내일 볼수 있으니까." 론이레아드의 등을 가볍게치면서 말했다. 그때 둘의 옆으로 바크가 다가오면서 레아드의 즐거운 상상을 깨버렸다. "말을끊는거 같아 미안하지만좀더 속력을 낼 필요가 있는거같은데." "응?" 바크의 갑작스런말에 레아드와 론이고개를 바크쪽으로 돌렸 다.하지만 곧 둘은 바크의 손을. 그리고 그 손이 가르키고 있 는 서쪽 하늘로 시선을 옮겼다. "...구름?" 어느새 일행의 뒤쪽. 그러니까 서쪽 하늘로 구름이 하늘을 온통 뒤 덮고 있었다. 그것도 보통의 하얀 구름이 아니라 당장이라도 한바탕퍼부을듯한 검은색의 먹 구름이었다. 서쪽 하늘을 보던 레아드가 고개를 바로위로 돌렸다.그곳은 아직 푸르디 푸른 하늘이 보이고 있었다. 서쪽 하늘을 덮고있는 구름은 빠른 속도 로 셋을 쫓았다. "소나기일듯 하지만,그래도 만일이란게 있으니까 비 피할곳을찾는게 좋겠어." "하지만 여긴 초원인데?" "아냐,여기서 좀만 앞으로 가면 숲이 나와. 거기서 비를 피하는게 어때?" 몇번이나라하트에 와봤다는 론의 말이니 생각이고 뭐고 할 필 요가 없었다. 누가 먼저랄것도없이 셋은 동시에 말 고삐를 힘 차게 쳐서 여지건의 속도보다 못해도 10배 정도로빠르게 말을 몰기 시작했다.그렇게 십여분. 초원의 높낮이로감춰진 숲이 일행의 앞으로 펼쳐질 즈음,태양을 집어 삼킨 먹 구름은 셋의 바로 위 까지 다가와 있었다. "동굴이다~!" 강해진 바람탓에 그 기나긴 머리칼을 휘날리던 레아드가 놀라운 시력을 발휘해서 어두운 숲속에서 동굴을 발견했다. 그 순간 마 치 미리 약속이라도 한듯이 하늘위에서 커다란 물 방울방울들이 땅으로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셋은 동굴안에 뭐가 사는지 확 인도 해보지않고 그대로 말을 몰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 뒤를 이어 셋의 뒤로 쏴아아~하는 소리와 함께 물의 장막이 생겨났 다. 엄청난 소나기였다. "후우." 말에서내린 레아드가 비에 젖어 얼굴과 옷에 들러붙은 머리카 락들을 쓸어 넘기면서한숨을 내 쉬었다.그야말로 아슬아슬. 조금만 늦었더라면 옷까지 몽땅 젖을뻔 했다. "이게바로 라하트의 자랑거리라 할수 없는 소나기야. 아주 잠깐동안 엄청나게 내리는 비인데초원 한가운데서 만나면 꼼짝없이 맞아야 하지." "하와크의 소나기와는 상대도 안되는군." 론의 말을들으면서 말에서 내린 바크가 이마 앞으로 흘러내린 머리를 쓸어넘기고는 동굴 밖을 내다 보았다. 동굴 밖으로는 단 10여미터 앞의 나무도 보이지않을 정도로 비가 내리고 있었 다. "이 정도 되면 하늘에 구멍이 뚫렸다는말이 실감이 나는군. 뭐,어쨌든간에 날씨가 이 모양이되버렸으니 오늘은 이 동굴에서머물다가 내일 떠나야 겠다." 고개를돌려 동굴 안을 본 바크가 말했다.다행스럽게도 셋이 얼떨결에 들어온동굴은 곰이나 다른 위험한 동물의 집이 아니 라 소나기를 피하는 사람들이 머물다 가는 동굴 같았다. 한쪽에 장작들이 모여있었고동굴 한 가운데엔 모닥불을 핀 흔적이 남 아 있었다. 레아드가 장작 몇개를 가져와 모닥불 자리에 올려놓 자 그 위로 론이 병 한개를 꺼내 약간의 화약을 떨어뜨렸다. 곧 세명의 사람과 세마리의 동물들의 한 가운데서 화악~ 하고 불길 이 생겨났다.일단 모닥불을 지펴놓자 야영준비가 시작되었다. 바크는 말들을 동굴 입구쪽에 묶어놓았고, 론은 꺼낸 야영 도구 들을 땅에 펼쳐 놓았다.침낭이나 저녁식사 준비거리들이 대부 분이었다.침낭을 접어 방석정도의 물건으로 만든 레아드가 그 위에 앉으면서 턱을 괘었다. "비가 그치는걸." 정확히 말해서 아까보다는 훨씬 덜 내린다가 맞았다. 동굴 밖의 상황은라하트의 소나기에서 하와크의 소나기 수준으로 떨어져 있었다.그렇다고해도 역시 비를 맞으며수도로 향한다라는건 무리가 있을 정도의 폭우였다. "비라.. 그러고 보니까 비를 본게 꽤 오래간만이구나.웬지 감상적이 되버리는걸." 여름내내 포르 나이트의 일로 온 나라를 돌아다녔는데, 그 더웠 던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이 시점에서 쏴아~ 하고 내리는 비 를 보자 마음이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시원하긴 하네." 동굴입구쪽에 말들을 묶어놓은 바크가쏟아지는 비를 보면서 머리를 쓸어 넘겼다. 동굴 밖의 차가운 공기가 안으로 들어오면 서머리를 휘날렸기 때문이었다.그렇다고해도 꽤 시원시원한 바람이었다. 셋은 잠시동안 아무런 말도 없이 동굴 밖으로 주륵 주륵 내리는 비를 바라보았다.감상적이 된건 레아드 한명만이 아니였었던 모양이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57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49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3/19 12:21읽음:344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49) == 제 8장 < 음모. - 상- > == ----------------------------------------------------------- 다음날 아침. 비로인해상쾌해진 공기를 즐기면서 셋은 동굴을 벗어나 다시 수도로 향하는 여행을 시작했다. 어제의 폭우로 초 원의 길엔몇몇 도랑과 강이 생겨났지만 다행스럽게도수도로 가는 길목과 겹치진 않았다. "요번에 하는 일 말인데. 끝내고 곧 바로 하므로 돌아가지 않을거라면 말야.. 라하트에서 좀 있다 갈수 없을까?" 즉, 일이 간단하니 라하트에서 놀다 가자는 레아드의 말이었다. 레아드의제의에 바크는 '글쎄..'정도의반응을 보였고, 론은 적극적으로 찬성을 했다.결국 호란이 화가나 암살단을 보내지 않을 정도의 시간 동안만 라하트에서 머물기로 결정이 났다. 그 리고 아무런 일도 없이 일행은 평화로운시간을 즐기며 하루를 건너 그 다음 날, 라하트란 나라의 수도이자 목적지인 거대도시 '할버즈'에 도착했다.거대한 성과,그 주변을 이루는 몇개의 도시들.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그리고 한 나라를 통치하는 국 왕이 사는 곳. "대단해.." 거대한 성문을 지나수도의 안으로 들어오자 수도 답게 셀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게 보였다. 성문 뒤로 위치한 광장 을 지나 성으로 향하는대로에 도착했을땐 이미 레아드의 입이 한웅큼이나 벌어져 있었다. "뭐, 뭐가 2배야? 4~5배는 더 크겠다." 전전날 론이하므와 빗대어 한말을 생각해 보면서 레아드가 말 도 안된다는듯이고개를 저었다. 자신이 살아온 로아.그리고 하므. 두개의 도시는 작지 않았다. 하지만 라하트의 수도, 할버 즈에 비하면 아무리 좋게 쳐준다고해도 초라할 뿐이었다. 그 만 큼 할버즈는 크고 화려했다. "그렇다고 해도 좀.. 지나친데." 할버즈는 초원위에 새워진 수도.하지만, 수도의 길은 전부 돌 로 닦여져 있었다.하와크의 수도 역시 마찮가지긴 하지만, 하 와크의 주변으로는 돌산이 많으니 꼭 그렇지만은않았다. 바크 가 미간을 좁히며 말하는걸 들은 론이 턱을 만지작 거리면서 가 볍게 콧소리를 내었다. "흐음~ 저번에 왔을때와는 꽤 달라진것 같은걸." "역시. 이것도 일도아때문인가?" 왕의 장인이자 이 나라의 실직적인 지배자. 그리고 예상이지만, 머지않아 이 나라의 진짜 지배자가 될 사람, 슐츠 일도아. 론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벌써 왕이 된 기분을 부리는걸까. 초원에서 이 정도의 돌을 모으는게 쉽지 않았을 텐데." "뭐던간에 우리들과는 상관 없겠지. 자~ 근처 여관에 짐이나 풀고 일을 빨리 끝내자." 바크의 말에 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그럴것이 예정에도 없 는소나기 덕분에 2틀이나 맨 땅에서 잠을자야했기 때문이었 다. 그리고 그런 일행이 대로에서 약간 벗어난곳에서 찾은 여관 이 바로 '오브'란 3층 짜리 여관이었다. "어서오십시요." 몇시간 후, 자신에게. 그리고 자신의 여관에게 닥칠위험을 전 혀 눈치채지 못한 여관의 주인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위험의 존 재들을 맞이했다. 물론 이때까지 이 위험의 존재들 역시 자신들 이 그런 일을 당할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어찌되었든 하와크 어의 사투리격되는 라하트어에 가장 능통한 론이 3층에 방 한개 와 잡다한것들을 주문했다. 잠시 둘 사이에서 몇몇 대화가 이루 어지더니 론이 선불로 은화 한웅큼을 주인에게 건네주었다. "3층 왼쪽복도에 있는 방입니다. 가장 넓고 깨끗한 방이니 마음에 드실겁니다." 은화뭉치를 품으로갈무리하면서 주인이 셋을 방으로 안내했 다. 방문을 열어주고 열쇠를 론에게 건네준주인이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레아드가등에 매고있던 짐을 땅에 내려놓고는그대 로 침대 위에 몸을 날렸다. "하아~ 얼마만의 침대야~" "야~ 옷도 더러운데 잠자려면 옷이나 갈아입고 자." 바크의 말에 레아드가 누운채로 고개만 들어서 바크를 올려다 보았다. "흐음. 하지만 곧 나갈 거잖아~ 졸려워도 참아야지." "나가다니? 어딜?" "...어디라니~? 너가 일을 빨리 끝내자고 했잖아. 곧장 슐츠 일도아의 저택으로 갈거 아니였어?" 그 말에 바크가 픽 웃으면서 손을뻗어 레아드의 머릴 눌러 침 대 속으로 파 묻었다. "괜한소리 하지말고 졸려우면 자. 어차피 지금 가봤자 일도아정도 되는 인간이 우릴만나주기나 하겠냐? 그리고 편지 하나주고 오면 되는건데 셋이 우루루 몰려갈 필요는 없다구." "..그런가?" "바크 말이 맞아~ 바크가편지를 전해주고 오는 동안 레아드는나랑 라하트 여행 계획이나 세워놓으면 되잖아." "헤에. 그거 좋은 생각이다." 레아드가 몸을 일으켜 론을 보면서 칭찬했다. 그런 가운데 바크 가 입을 열었다. "어쨌든 행동은 밤이나 되야지 할테니까 난 그동안 몸이나 씻고허기 좀 채워야겠다." "어, 밥먹을거야? 그럼 나도." "밥이야 마음대로 해. 하지만 욕실은 1인용이니 내가 먼저야." "흐음~" 망또 대신 입고다니던가운을 벗는 바크를 향해 레아드가 의미 심장한 시선을 보내면서 입을 열었다. "바크.. 너 혹시 창피한거야?" 순간, 바크가 들고있던가운을 레아드를 향해 집어던진건 말할 필요도 없을것이다. "바보녀석..."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58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50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3/23 01:18읽음:352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50) == 제 8장 < 음모. - 상- > == ----------------------------------------------------------- "어쨌거나,적당하게 만들라구. 괜시리 '라하트 전 지역 탐험,3개월 코스'같은거 만들면 찢어버릴거야." 나가는길에 뒤로 돌아 바크가 충고 반, 걱정 약간, 협박 약간을 가미해서 둘에게 말했다. 그러나 테이블 위에 라하트 전체 지도 를 펴놓고 쑤근덕 거리는 버릇없는 두 녀석은 바크의 말에 손을 휙휙 두어번 져으고는 다시금 지도 위에 줄을 죽죽 그어갔다. "...멋대로 하라지." 1년 코스같은건 만들지 않기를 바라면서 바크는 예정대로 밤 10 시경에 여관을 나섰다.목표는 일도아의 대 저택. 그의 저택에 숨어 들어가 그와 접촉,편지를 건네주고 나오면끝인것이다. 어떻게 보면 간단한 일이 아닐수도 있지만, 확실히 말해서 여지 건의 일들에 비하면 정말로 쉬운 편이었다. "그러고보니 최근에 와서는 정말로 놀고있네." 전번에 했던 가짜보석 사건도 그렇고 이번도 그렇고.중간에 낀 휴가도 그렇고.최근에 와서는 검 한번 제대로 휘둘러 본적 이 없었다. 뭐,나쁘다는건 아니지만 포르 나이트에가입하고 나서부터 줄곳 죽을둥 말둥몸을 혹사 시켜온거에 비하자면 너 무 쉬고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상관없겠지..' 앞으로는 '쉬고 싶어!'를 외치며 몸을 혹사할 날도 있을것이다. 이런때도 저런때도 있으니지금은 지금 나름대로 지내자. 간단 하게 마무리진 바크가 어두운 골목길들을 헤치며 앞으로 나아갔 다. 바크의 앞으로 펼쳐진 운명은 골목길에 깔린 어둠 만큼이나 어두웠지만, 발걸음은 가벼웠다. '..경비원이 둘에. 정원에 두어명 더 있겠지.정문으로 들어가는건 무리겠는걸.' 20여분 남짓. 골목길을 돌아온 바크는 지금 일도아 저택에 도착 해 있었다. 그러나 정문을 지키는 두명의 기사로 보이는 자들을 본 뒤로는 불리 행동을 못했다. '라하트의 기사단인 '모파단.'이라. 자기 저택 경호원으로 기사를 쓰고 있다니. 이미 왕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걸까.' 하와크의 초 엘리트 기사 집단. '엘리도리크'에 비하면 질이 훨 씬 떨어지지만,그래도 엄연한 기사단. 바크가 혼자 덤벼서 이 길수있는상대들이 아니였다.날카로운 눈빛을 사방에 뿌리는 그들의 눈길을 피하면서 바크는 조용히 저택의 뒤쪽으로 돌아갔 다. 그리고 잠시 후. 정원을 감시 하는 기사단과 개들을 피해서 바크는 저택안에 들어와 있었다.론에게서 얻은 냄새를 지우는 약이 효과를 발휘한 모양이었다. '정보 대로라면 일도아의 침실은 4층..' 저택 안에도 있을 기사들을 경계하면서 바크는 조심스럽게 계단 을 올라갔다.그러나 저택 안에는 기사단이 없는지 4층에 올라 올 동안 바크는 그 누구도 만나지 않았다.아마 일도아는 밖을 지키고 있는그들을 신임하여 따로 저택안에는보초를 세우지 않은듯 했다. 덕분에 4층, 일도아의 침실까지 무사히 온 바크. "거기 누구냐?" 바크가 일도아의 침실 문 앞에서 잠시 호흡을 고르고 있을때 방 안에서 중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말에 바크는 잠시 당황했 지만 곧 마음을가라 앉히고는 아무말 없이 문을 열고안으로 들어갔다. "......" 여느 귀족의 침실과 같은 구조의 방.조그만 호롱불 하나가 켜 진 가운데 침대에 앉아 책을한손에 든 50대 후반의사나이가 있었다. 앉아 있어 키는 모르겠지만 대충 몸을 보던데 장신이었 다.콧수염과 수염이 적당하게 자랐고 얼굴은 길죽한 편. 전체 적으로마른 인상을 주었지만 책에서 돌린 눈동자에서뿜어져 나오는 기세는 과연 한 나라를뺏을만한 자. 란 말이 나올정도 로 강렬했다. "누구냐?" 목소리는체격에 맞지 않게 꽤 중우한낮은 톤이었다. 그러나 바크는 이상하게 그의목소리가 그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바크가 가볍게 고개를 숙여보이며 자신을 소개했다. "전 포르 나이트로 재상께 편지를 전하러 왔습니다." "음. 포르 나이트인가. 그렇지않아도 답신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 잘 왔군. 줘 보게." 책을 침대 옆 작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일도아가 침대 위에서 내려왔다.바크는 그런 일도아에게 여지건 품속에 간직해 두었 던 편지를 꺼내 건내주었다. "어디.." 호롱불의불을 꺼내 몇개의 초에다 옮겨 놓은 일도아가 바크에 게서 받아든 편지를 느릿한 동작으로 열어보았다. 곧 이어 노란 색의 봉투에서 새하얀 한장의 종이가 꺼내졌다.일도아는 바크 가 바로 옆에 있는데도 신경을 안 쓰는지 바크가 들릴정도로 중 얼중얼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하지만 바크 자신이 편지의 내용 에 신경을 안 썼기 때문에 무슨 내용인지는 몰랐다. "흐음. 역시, 생각한대로군." 편지를 다 읽은듯일도아가 편지지를 아무렇게다다시 봉투에 집어넣고는 테이블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바크 를 쳐다보았다. "그래, 수고했네. 편지를 잘 받았다고 전해주게나." "예." "흐음.. 그건 그렇고. 자네 정말로 포르 나이트인가?" "....?" 갑작스런일도아의 질문에 바크가고개를 들어 일도아를 쳐다 보았다. 그러나 곧 일도아가 무슨 뜻을 품고 그런질문을 던진 게 아니란걸 깨닫고는 사실대로 말했다. "현재로서는 포르 나이트입니다. 수상하십니까?" 어찌보면 건방진 태도였지만 일도아는 그대로 쿡 미소를 지으면 서 고개를 저었다. "아닐세.여지건 편지니 뭐니 하는 일로 내 앞에몇명의 포르나이트가 섰었지만 그 중에고개를 들고 날 똑바로 보는 녀석은 자네가 처음이거든. 그래.. 현재 포르 나이트라면, 그 전이나 이후엔 뭔가?" "......." "내가 맞춰볼까? 자넨 아예 겁이란 감정이 없거나아니면 어느몰락한 왕국의 왕자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지금 지체 놓은 어느집안의 가출아겠지." "...." 잠깐이긴 하지만 바크의 몸이 움찔거렸다.동시에 일도아의 입 에서 호쾌한 웃음 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래그래~! 내가 맞춘 모양이군. 얼굴을 보아하니 놀란 모양이지? 아마도 2번째 아니면 3번째 중 하날거야.신기한가? 하지만 사실 아주 간단한 걸세." "...." 바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흥이 난듯 일도아는 혼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먼저 보자하면,자네의 그 옷.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그냥 평상복으로 볼지도 모르겠지만, 천에 대해 약간의 지식이있는 사람이 보면 슐아 지방에서 나오는 최고급 천으로 만들었다는걸알수있지.아무리 포르 나이트라도 이런 고가의 옷을입고 굳은 일을 한다는건 웬만한 액수로는 눈한번 깜짝하지 않을 삶을 살아 왔다는거지." '론 녀석이 사온 옷이 그렇게 고가였나..' 반은 맞았고 반은 틀린 추측이었다. "두번째로 자네의 손을 보면 돼. 고생을 않하고 살아온 손이지. 세번째로 내 앞에서 한 행동. 자랑이지만 난 이 나라의 재상이다. 내 앞에서 그리 태연하게 행동할수 있는인간이라면 겁대가리가 없거나아니면 평소에 나 정도 되는 사람과 같이 생활하고 또 그렇게 살도록 교육받은 사람정도다." "...." "이걸 조합해서 적당하게 예를 든거지. 어떤가? 내 추측이." 자랑스럽게 말한 일도아가다시한번 웃어보이고는 테이블 위에 있는 술 잔에 술을 채웠다. "난 사실 평민의 자식이었다네. 하지만 어렸을때부터 이런 관찰력으로 사람들의 과거와 마음을 꿰뚫어 본다 해서 높은 지위의사람들의 마음을 샀지.그리고 결국 이 자리에까지 오를수 있는거네. 자넨 내 별명이 뭔지 아나?" "백너구리라고 알고있습니다." "하하핫! 잘 알고있군!" 묻는이나대답하는이나 '겁대가리'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일도 아는 바크의 겁없는 행동이 꽤 마음에 든든 '그래그래.'를 연신 말하면서 술잔에 채운 술을 단숨에 비웠다.그리고는 창문쪽으 로 다가갔다. "그래... 난 백너구리. 슐츠 일도아다. 자네도 아는가? 내가 왕이 될거란 사실을?" "예. 들었습니다." "그런가. 그럼 하루빨리 그런 헛소문은 잊어버려." 알아듣지 못할 말을 하면서 일도아가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뭐가 왕이 될거란 말이냐.내가 미쳤다고 그런 따분하고 귀찮은 자리에 오를거라고생각하는건가. 그런건 바보같은녀석이나 하라고 해." "...라하트의 국왕을 싫어하시는 말투군요." "당연하지~! 내 귀여운딸을 뺏어간 놈이 뭐가 좋다고칭찬을해주겠냐.그런 멍청하고아둔한 녀석에게 눈이 홀려 애비를버리고 집을 나간 불효 막심한 녀석이라고.." "....." 소문과는 상당히 다른데. 왕이 될 목적으로 허수아비 왕을 자신 의 딸과 결혼시켜 왕위 찬탈을 노리는 극악 무도한 인물,슐츠 일도아. 하지만 사실은 전혀 아니였다.일도아는 잠시 창문 밖 의 풍경을 바라보다가 픽 웃었다. "세상 일이란게 그렇지.자신이 보고 듣는게 진실이라고생각할때가 있지. 하지만, 그렇게 살아서야... 뒤에서 진실을 숨기며 웃고있는 놈에게 얼마나 부끄러운 노릇인가." 거기까지 말한 일도아는 잠시 한박자 쉬더니 말을 마져했다. "멈출수 없는 수레바퀴.. 달려오는미친 소. 우는 아이들.. 그가운데 내가 할수 있는건 무언가.." "....?" 바크로서는 의미를 전혀 알수없는 말들이었다. 바크는 아무말없 이 일도아의 뒤편에서시선을 일도아와 맞추어 창문 밖으로 돌 렸다. "..!?" 순간 일도아의 어깨너머로 뭔가 반짝이는게 보였다. "조심.." 찰라의 순간. 번쩍하며 발하는 빛을 본 바크가 일도아의 어깨를 잡고 당겼다.하지만 그와 거의 동시에 창문을깨고 무언가가 한치의 오차도 없이일도아의 몸 깊숙한 곳까지 잔인하게 파고 들어갔다.그리고 그 뒤를 이어 몇개의 빛이 일도아의 몸을 계 속 강타했다. "재상!" 콰당탕.. 날라오는 빛을 맞은 일도아가그대로 뒤로 나가 떨어 졌고 바크는 그의 몸을 받아내었다. 하지만 이미 일도아의 몸은 빛에 의해처참하게 찢겨 있었다.순식간에 싸늘한 시채가 된 일도아의 시신을 들고있는 바크는 잠시동안 뭔지 모를 당혹감을 느꼈다.그리고 그 당혹감이 분노감으로바뀌는건 단 몇초 사 이. 하지만 그 사이에 또 다른 분노를 느낀 사람들이 있었다. "자객이다!!" 일도아가 빛에 맞은지 몇초사이.정문과 정원을 지키던 기사들 이 어느새 저택안으로 들어와 4층으로 뛰어올라오고 있었다. 그 들 역시 바크 못지않은 당혹감과 분노감을느낀듯 눈에 핏발이 서 있었다.계단으로 기사들이 올라오는 소리.자신의 품에서 싸늘이 식은 일도아. 아마 저들은 자신이 일도아를 죽였다고 생 각하고 있을것이다.바크는 숨 한번을 쉬고는 멍청해진 머리를 빠르게 돌렸다. '이대로 있다간기사들에게 변명도 못하고 죽을것이다. 하지만그렇다고 해도..' 일도아가 바로 자신의 앞에서 죽어갔는데 이런 꼴이라니.잠깐 이긴 하지만자신에게 호감을 가져주었고 자신 또한 마음 편하 게 대한 상대다.기사들의 발 소리가 거의 가까워졌을 무렵 바 크가 고개를 들었다. "죄송합니다. 복수는 반드시 해드리겠습니다." 일도아의 시신을 내려놓은 바크는 그대로 창문쪽으로 달려갔다. 언뜻 눈에 테이블위에 놓여있는 편지가 보였고, 바크는 그 편 지를 품속에 구겨 넣었다. 순간 닫아놓았던 문이 박살이 나면서 한명의 기사가 안으로 들어왔다.아마 그가 들어오자마자 바크 에게 덤벼 들었다면 검도 없는 바크로서는 꼼짝없이 당했을런지 모른다. 하지만 기사의 눈에 들어온건 바크가 아니라 온몸이 난 자 당한채 땅바닥에 누워있는 일도아였다. "재상...!" 기사는한 순간 멈춘채 시선을 일도아의 시신에서 떼지 못하가 방안에 자신 말고 다른살아있는 사람이 있다는걸 깨닫고는 그 곳으로고개를 돌렸다. 잠시동안 그 젊은 기사와바크의 눈이 마주쳤다. "으아아아~~!" 그리고 다음 순간. 검을 뽑아든 기사가 바크에게 그대로 달려들 면서 검을 휘둘렀다. 동시에 바크가 창문 모서리에 갈고리 하나 를 달고는 창문 밖으로 몸을 날렸다. - 쾅! - 바크의 몸이 4층 창문에서 튕겨져 나옴과동시에 바로 뒤를 이 어 벽을 가르며 기사의 검이 바크의 몸을 갈랐다.하지만 아주 약간의 차이로 검은 바크의 몸에서 비켜나갔다. "핫!" 일단 검의 위기에서벗어난 바크가 갈고리에 연결되 있는 얇은 밧줄을 풀면서 안전하면서도 재빠르게 땅위로 착지했다. "으아아아아~~!" 그때 4층의 창문에서 기사가 상채를 내밀면서바크에게 자신이 낼수있는 가장 커다란 소리로 외쳤다. 바크가 고개를 돌려 위를 올려보았을때 그는 몸을 창문 밖으로날려 아래로 내려오려 하 고 있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마침 올라온 다른 기사가 그의 어깨를잡아 끌어당겨서 그가 추락사하는 모습을 보지않아도 되었다. "놔~! 놓으란 말이닷!" 동료에게 붙잡혀 끌려가면서 그는 마지막까지 아래에 있는 바크 를 노려보았다. 잠시동안 그 자리에 서서 마주 기사를 바라보던 바크는 이내 고개를 돌려 어둠속으로 몸을 감췄다. 그런 바크의 뒤로 청년 기사의 욕설과 저주가 뒤 쫓고 있었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58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51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3/25 02:15읽음:340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51) == 제 8장 < 음모. - 상- > == ----------------------------------------------------------- "바크!" 숨을 몰아쉬며창백한 얼굴의 바크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레아 드와 론이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바크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바크는 둘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대로 앞으로 나아가 레 아드가 앉았던 의자에 힘없이 털썩 주저앉았다.레아드와 론은 일이 잘못 됐음을 직감적으로깨닷고는 말없이 조용히 숨을 몰 아쉬는바크를 바라보았다.그렇게 한참동안 정적이 흐른 후. 바크가 한숨을 내 뱉었다. "뭐가.. 잘못된거야?" 레아드가 녹초가 된 바크에게조심스럽게 사정을 물었다. 바크 는 잠시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다가 이내 고개를 들어 레아드 를 쳐다보았다. "미안하게 됐어. 라하트 여행은 다음으로 미뤄야 할것 같아." "...무, 무슨 말을 하는거야? 그런건 나중에라도 상관 없으니까무슨일인지 말해봐." 바크가 난데없이 사과를 하자 깜짝놀란 레아드가 고개를 흔들면 서 되 물었다. 바크는 또 다시 몇분간 침묵을 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아주 느릿하고.. 침통하게. "일도아가.. 죽었어." "..!" "너가 죽인거야?" 바크의 말에레아드가 놀란사이 뒤에 있던 론이 생각외로 냉정 하게 물었다. 순간,레아드가 벌컥 화를 내면서 론에게 소리쳤 다. "무슨 바보같은 소릴 하는거야! 바크가 사람을 죽일리 없다는거너도 알잖아!" "하지만, 상황이.." "시끄러워! 다시한번 그런 말 했다간 내가 가만 두지 않겠어!" "...." "됐어. 그만해둬. 내가 죽이지 않았으니까.." 씩씩 거리며 화를 내고 있는 레아드를진정시킨 바크는 힘없이 심호흡을 몇번 하다가 이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바크의 입으로 몇십분전의 일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분여의 거쳐 이야기가 끝났을때, 바크는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사실 내가 죽인건지도 몰라. 아니, 내가 죽인거야.." 자신이 편지를 가져가지 않았더라면. 일도아가 편지를 보기위해 방안의 불을 밝히지 않았더라면.그가 창문으로 다가가지 않았 더라면. 그는 죽지 않았을것이다.침통해하는 바크에게 레아드 가 다가갔다.그리고는 어깨를 잡고는 힘있는 어조로 확실하게 말했다. "틀려. 절대 너가 죽인게 아냐.그리고 너 때문에 죽은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그런 죄책감은 가지지 마." "...하아. 모르겠어." 머리를 쥐어 싸며 바크가 신음소리 비슷하게중얼거렸다. 언제 나 자신만만하며냉정했던 바크였는데. 이런 괴로운 모습의 바 크를 처음 보는 레아드로서는뭐라 위로해줄수 없어서가슴이 아플 뿐이었다. 그때 론이 입을 열었다. "죄책감이들면 마음대로 괴로워 해.그런다고 살아오는 것도아니겠지만." "..론!" 론의 비정하리만치 차가운 태도에 레아드가 정말로 화가 난듯이 소리쳤다. 하지만 론은 그런 레아드의 외침을깨끗이 무시하고 는 말을 계속했다. "하지만 잘 들어둬! 일도아는 나쁜 녀석이야. 그 녀석은 웃으면서 사람들을 죽이는 악마였어.녀석을 죽인건 너가 아니고 너때문에 죽은것도 아냐.단지 녀석에게 원한이있는 사람들이원한을 풀려고 죽인거야. 괜한 동정심은 집어치워!" "....." 예상외의 론의 질타에 바크, 레아드 둘다할말을 잃고 론을 쳐 다보았다. 론이 약간 화가 풀렸는지 누그러진 말투로 말을 이었 다. "바크, 너가 앞으로 설 자리가 어떤건지알고 있겠지? 사람 한두명 죽는거로 그렇게 냉정을 잃어버린다면 더 많은 사람이 죽는걸 보게될거야. 앞으로는 자신의 입장을 생각하고 행동해." "...." 론의 말에 바크는 잠시 생각에 빠져들었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 았다. 그런 바크에게 론이 다가가 등을 토닥거려 주었다. "어쨌든 지금은 푹 자도록 해. 내일 아침일찍 하와크로 되 돌아갈거니까." 바크는그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론의질타를 듣고는 어느정도 냉정을 되 찾은듯 했다. 그러나 아직도 안색은 창백했 고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런 바크를 레아드가 부축해 서 침실까지 인도했다. 그런 도중 론에게 고개를 돌린 레아드의 얼굴엔 불만의 빛이 가득했다.레아드가 바크를 부축해서 침실 로 들어가자 홀로 남은 론은 잠시동안 조용히 서 있다가 머리를 긁적이며 한숨을 내 쉬었다. '빌어먹을.. 점수 깍이면서까지 이런 짓까지 해야 하는건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무 하다니까.' 바크가 잠든걸 본 후 레아드가고개를 돌려 침실밖을 노려보 았다. 문이 닫혀서 론이 보이진 않았지만,레아드는 상관 없는 지 한참동안 문을 노려보다가 칫.소릴 내면서 고개를 돌렸다. 세상에누가 자기 품안에서 사람이 죽었는데 태연하게있을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바크가 장래에 로아시의 영주가 될 몸이라 고는 해도 이런때 냉정하라고 저렇게 소리치다니.너무해도 도 가 지나치지 않은건가.. 불만이 하늘을 찌르는 레아드였다. '근데...밖에서 잘 모양이지?' 방안의 침대는 3개. 한쪽엔 바크가 잠들었고, 다른 한개는 자신 의 것. 그리고 나머지 한개는 론의 것인데. 론이 들어오지 않는 걸 보면 아무래도 밖에서 잘 모양이다. 라하트는 어느새 가을이 라 밤이면 꽤 추운데. 약간은 불만이 풀어지는듯 했다. '....' 창문 밖으로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몇 분이. 몇 시간이 흘렀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깜빡 잠이든 레아드 는 뭔지 모를 소란함을 느끼고는 눈을 떳다. "어, 깼어?" 잠들기전만해도 어두웠던 방은 누가 초에 불을 붉혔는지 대낮 처럼 밝았다.그런 가운데 론이 침대 옆에서 자신을 내려다 보 고 있었다. 레아드가 졸린 기운을 몰아내며 침대에서 일어나 앉 았다. "무슨..." 질문을 끊고 들려온건 바크의 대답이었다. "기사단이야." "....?" 어느새 바크는 새옷을 입고는 말짱한 얼굴이 되어 있었다. 표정 도 언제나와 같았다. 레아드가 침대에서 내려오면서 되 물었다. "..기사단?" "천마디 말보다는 한번 보시라." 론이 웃으면서 창문을 가르켰고,레아드는 아무런 생각없이 닫 혀진 창문을 활짝 열고 밖을 내다 보았다.순간 레아드가 비명 에 비슷한탄성을 내 지르며 황급히 창문을 닫았다.레아드의 눈에 들어온건 여관 주위를 빽빽히 둘러싼엄청 많은수의 병사 들이었다. "뭐, 뭐야 저 인간들은?" "날 잡으러 온거야." "바크?" "아까 말했잖아. 일도아 살인범으로 몰렸다고." "여관 주인이 신고를 했나본데. 아까 바크가 여관으로 들어올때본 모양이야. 제법 똑똑한 인간이군. 장사 잘~ 하겠어." 칭찬인지 욕인지 모를 소릴 하면서론이 손에 들고있던것을 레 아드에게 건네주었다. 여행복이었다. "시간 있을때 갈아 입도록 해. 조금 있으면 한바탕 붙을것 같으니까." "...싸울 생각이야?" "그럼 당연하잖아. 이대로 붙잡히면 꼼짝없이 사형이라구. 거기다 바크의 신분으로 볼때 이건 전쟁까지 날수 있어." "...." 그러고보니 확실히 그랬다. 바크는 하와크에서도 몇 없는 영족 중에 한명.그런 인물이 일도아를 죽였다. 사실 죽이진 않았지 만 그런 오해를 사고있는 판인데. 만일 잡혔다간 정말로 전쟁이 터질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뭐, 어쨌든 저쪽에서 우릴 생포할 생각인 모양인데." "어떻게 싸울거야?" 론이 준 옷을 그 자리에서 재빠르게 갈아 입으면서 레아드가 물 었다. 론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씨익 웃으며 말했다. "글쎄. 저 밖에 있는 녀석들은 대부분이 졸개들이고 곧 진짜 기사단이 여관 안으로 들어오지 않을까? 어디까지나 생포를 생각하고 있으니까." "죽일거라면 그냥 여관을 불 태워 버리기만해도 될테니까." "흐음...그래서?" 론과 바크의 친절한 해설을 듣고 더 막막해진레아드가 둘에게 답을 구했다. 론이 진진한 얼굴로 대답했다. "우리 계획은 간단해 . 올라오는 기사단을 모두물리치고 밖에있는 포위망을 뚫고 탈출하는거야." "....너어." 이런 상황,이런 위기에서도어째 농담을 할수 있는 건가. 신 기하다고 밖에 할수 없는 레아드였다.그때, 바크가 론의 덧없 는 계획에 몇가지를 덧 붙였다. "론이 이 여관에 폭발성 화약을 설치했어. 2층과 3층에. 그러니까, 1층에 내려가서 그걸 폭파한 후, 혼란을 틈타서 저 포위망을 뚫는거야." "....." "솔직히 말하자면 미안할 정도로 형편없고 위험한 계획이야. 너희 둘에게 무척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이런 위험한 일에끼어들게 해버려서.." "....너." 그때까지바크의 말을 잠자코 듣던 레아드가한발자국 앞으로 나서면서 바크를 불렀다.바크가 레아드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순간 바크는 눈에서 별이 보일정도로 세게무언가로 머릴 퍼억 맞았다. 레아드가 주먹으로 내리친 거였다. 찢어지게 아픈 머릴 쥐어 쌓면서 바크가 버럭 외쳤다. "무, 무슨 짓이야! 남은 생각해줘서 이런 말을 하는건데!" "뭐~~~~가 생각해줘서 하는 말이란 거냐?그리고 뭐가 너희 둘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하는거야?미안한건 오히려 내쪽이라구. 괜히 너 혼자만 보내서 이런 꼴 당하게 해버렸으니까.그러니까... 다시 한번 미안하다 뭐 다란 소리 하면 정말로 눈물나게두들겨 팰거야!" "....으, 응." 정말로 한바탕 팰듯이 주먹을 쥐고 외치는레아드의 박력에 바 크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그 순간 레아드가 얼굴 가 득 미소를 지으면서 뒤로 돌았다. "뭐,좋아. 그럼 그 정도로 용서해주기로 하고. 어쨌든 빨리여기서 도망치자구." "..위험하다니까.." "위험하긴 뭐가 위험해. 올라오는 기사들을물리치고 포위망을뚫고 가는것 뿐이잖아. 론~ 할수있지?" 웬지 기분이 좋은듯 레아드가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론에게 소 리치듯 물었다. 그런 레아드의 얼굴에 론이 미소를 지으면서 입 고있는 쟈켓을 걷어 올려보았다. 그 안쪽에는 마치 나무의 열매 라도 되듯이 수많은 약병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었다. "맡겨만 주시라구."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59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52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3/27 13:11읽음:340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52) == 제 8장 < 음모. - 상- > == ----------------------------------------------------------- 얼마나 지났을까.창문으로는 달이 보이지 않아 지금이 몇시인 지 조차 모를 시간. 한밤중인지 아니면 새벽에 가까운 시간인지 알수없지만, 지금 라하트의 수도 할버즈엔 숨막힐듯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수도를 지키고 있는 병사들과 기사들이 조용히. 그리고 신속하게 어디론가로 이동하는게 밤잠을 깬 시민들의 눈 에보였기 때문이었다. 수도, 할버즈는 때아닌시간에 잠에서 깨어나고 있었다. "온다..!" 그리고 그 전운의 한 가운데. 오브란 이름을 가진 여관 3층에서 3명의소년들이 수백명의 병사와 수십명의 기사들을 상대로 지 금 무모한 싸움을 시작하려 했다. - 우오오! - 계단을 울리며 몇몇기사들이 2층을 올라 3층 계단에발을 내 딛었다. 3층 위로 이어지는 계단위에는 이미 바크와 레아드가 검을 뽑은채 기다리고 있었다. "핫!" 한명의기사가 둘을 보자 단번에 계단을 몇개나 뛰어 오르면서 둘에게 검을 날렸다. 하지만 둘은 그 검을 받지 않고 그대로 뒤 로 물러났다. 검으로 싸워서 이길 상대도 아니였지만, 무엇보다 도 검을 휘두르기엔장소가 너무 좁았기 때문이었다. 레아드와 바크가 뒤로 물러서자 그 순간 너댓명의 기사가단숨에 계단을 타고 위로 올라왔다. 하지만 그들의 돌격은 기회를 노리고 있던 바크의 손짓 한번에 처참하게 끝나고 말았다. - 쾅! - 계단 사이사이에 약간의 화약을 숨겨두었던 바크가 화염탄을 계 단 위로 던졌고 화염은 화약과더불어 계단과 기사들을 한꺼번 에 아래층으로 내동댕이 쳐버렸다.노여움의 외침과 비명이 터 져 나오면서 기사들의 1차 공격은 그렇게 끝이났다. "기사들이 아직 다 안들어 왔어. 시간을 더 끌어야 해!" 론이 창문으로 밖의 상황을 보면서 소리쳤다. 셋이 잠깐사이 만 든 계획은 이러했다. 만일 운이 좋아 밖으로 나간다해도 그곳에 기사들이 있다면 도망은 무리다. 그러니까 기사들을 여관 2층으 로 유인. 셋은 론이 화약으로 뚫어놓을 구멍을 통해 1층으로 빠 져나가고 그 순간 2층과3층을 폭파시켜버리자는 것이었다. 갑 옷을 입고있는기사들이니 그 정도의 폭발에 죽진 않을거란 전 제하에서 만든 계획이었지만, 역시 무모했다. "레아드, 준비해!" 어느새 사다리를 가져온 기사들이 2층에서 3층으로 사다리를 기 대었다. 둘이사다리를 밀려고 했지만 아래층에서 단검과 화살 을 쏘는통에 사다리 근처에도 갈수가 없었다. 그러는 도중 어느 새 한명의 기사가 3층으로 올라왔다. "도망갈곳은 없다! 얌전히 항복해!" 기사가 라하트어로 셋에게 크게 소리치면서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에대한 일행의 대답은 단호했다. "하앗!" 바크의몸이 흐릿해지더니 단숨에 기사의 옆에서 그의 몸을 갈 라나갔다. 하지만 기사는 익숙한동작으로 바크의 검을 막아냈 다. 순간,레아드가 2미터의 길다란 검을 벽에 닿지 않게 하면 서 아슬아슬한 각도로 기사의 갑옷을 내리쳤다.갑옷이 잘려나 가진 않았지만, 레아드의 힘에 기사는 중심을 잃고 비틀비틀 뒤 로 밀려났다.동시에 레아드와 바크가 재빠르게 기사에게서 떨 어졌다. "선물이다~ 잘 받으라구!" 레아드와 바크의 공격으로 비틀거리는 기사를 향해 론이 자그마 한 병 한개를 집어 던졌다.공기를 압축시켜 만든 액체가 담긴 병이었다.병은 기사의 갑옷에 부히면서 깨어졌고 순간 기사 의 갑옷이 박살이 나면서 펑 소리와 함께 뒤로 나가 떨어졌다. "크악!" 마침 뒤로 올라오던 기사가 날라오는그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같이 밑으로 나가 떨어지고 말았다.하지만 그 뒤를 이어 또다 른 기사가 사다리를 올라오고 있었다. '힘든데..' 차라리 넓은 평야 같은데서 싸우는게 편하겠다는 레아드의 생각 이었다.이렇게 좁은 장소에서 검을 휘두르자니 평소때보다 손 목에 무리가 많이 갔다.거기다 움직이기도 불편하고.하지만 그건 상대방도 마찮가지다. 정말로 평야같은데서 만나면 반항도 못하고 잡힐 상대한테 이 정도까지 버티고 있지 않은가. "...." 사다리를 다 올라와 3층 복도에 선 기사는함부로 둘에게 덤비 지 않았다.둘을 무서워했다 보다는 그 뒤쪽에 있는 론에게 더 신경을 쓰는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셋이 먼저 덤빌수도 없는 상 황. 잠시 후, 맞은편 복도엔 3명의 기사가 서 있었다. 같은 3대 3. 하지만 실력으로도 경험으로도 무장으로도 저쪽이 훨씬 위에 있다.그리고 기사가 두명 더 올라와 그 균형이 완전히 깨어졌 을때 기사들이 그 육중한 갑옷을 앞세우며 돌진해왔다. "어딜!" 기사 5명의 앞에서 의외로 침착한 표정의 바크가 기사들이 달려 오자 품속에 손을 넣으며 뒤로 펄쩍 물러났다. "으아앗!" 바크의 품속에서나온건 찰랑거리는 붉은 액체가 가득 담긴 병 이었다.그걸 본 한 기사가 무거운 갑옷을 입고 있슴에도 불구 하고 앞쪽으로 펄쩍 뛰어올랐다.동시에 바크가 나머지 기사들 의 발 밑쪽으로 화염탄을 던졌고, 복도 곳곳에 위치한 화약들이 연쇄폭발하면서 복도의 한 부분이 덜컹거리며아래층으로 그대 로 내려 앉았다.위에서 떨어지는 기사들과 아래서그걸 받는 기사들 사이에서 놀람의 외침이 터져나왔다. "..하앗!" 그러는 사이. 재빠른 판단으로 함몰을 피한 기사가 공중에서 그 대로 무방비의 바크에게 검을 날렸다.일이 이렇게 된 이상 생 포는 불가능하다고 본 모양이었다. 아니면 3명의 소년에게 기사 단이 농락당하는걸 참지 못한것이나.어쨌든 기사의 검은 그대 로 바크의 몸을 양단낼듯이 위에서 아래로 내리쳐졌다. "바크, 머리 숙여!!" 순간,레아드가 긴 검을 휘두르면서 소리쳤다.레아드의 말을 듣자마자 바크는 몸을 굽혔고 그 위로검을 내리치며 떨어지는 기사를 레아드가 검으로 강하게 베었다. - 텅! - 온힘을 다해 앞으로 몸을 내 던진 육중한 갑옷의 기사. 그 기사 의 몸이 둔틱한 소리와 함께 한 순간 공중에서정지했다. 그리 고 눈깜짝할 사이가 지난 후, 그의 몸이 다시 뒤로 밀리기 시작 했다. 그리고 레아드의 기합성과 함께 그는 바크에게 검을 휘둘 러보지도 못한채 함몰한 복도가만들어낸 구멍으로 다시 되 돌 아가 그대로 떨어져 내려갔다. "괜찮아?" 100kg이 넘을 기사를 검으로 멈추게 한 후, 공중에서 뒤로 돌려 보낸 레아드가 되려 바크에게 고개를 돌려서 물었다. 잠시 황당 한 눈으로 레아드를 쳐다보던 바크는 아래층에서 기사들이 외치 는 고함소리를 듣고는 정신을 차렸다. "..으, 응." 레아드가 처음 검을 휘둘렀을땐 기사의 허리가 잘려질거라고 생 각했다. 하지만 레아드가 친 곳은 갑옷중에서도 가장 단단한 가 슴이었다. 일부러 그런건가.. 아니면... "어쨌든 한숨 돌리게 됐다." 론이 팔짱을 끼면서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로서 기사들의 2차 공격은 끝난샘이고 재 정비해서 쳐 들어올때까진 약간의 시 간이 생긴 샘이었다. "..기사중 반 정도는 부상이야. 아직도 생포할 생각이라면 좋겠는데." 정신을 차린 바크가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말했다.만일 이대로 저들의 작전이 생포에서 사살로 바뀐다면 정말로 꼼짝없이 죽는 수밖엔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부상당한 기사들 이 실려나가고 새로운 기사들이 들어오는걸 봐서는 아직도 생포 를 할 생각인 모양이었다.사실 기사단 입장에서 보면당연한 것이었다. 부상을 당한 기사라고 해봤자대부분이 골절이나 뼈 가 부러진 정도였고 무엇보다도 사상자가 한명도 없었기 때문이 었다. "이젠 더 부실 계단도 복도도 없어. 이번에 끝장을 내야 해." 무너진계단과 반정도가 날라간 복도를 보면서레아드가 자기 자신에게 다짐을 하듯이 말했다. 그리고 그 말을 마치 기다렸다 는듯이 말이 끝남과 동시에 아래층에서 두개의 사다리가 3층 복 도로 걸쳐졌다. "준비하라구." 론이 5개 정도의 약병을 손에 쥐면서 중얼거렸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60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53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4/01 09:41읽음:343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53) == 제 8장 < 음모. - 상- > == ----------------------------------------------------------- "..온다." 바크의 나지막한 신호와 함께 부서진복도에 걸쳐져 있는 사다 리의 윗부분이 요란스럽게 흔들렸다. 그리고 잠시 후, 사다리를 통해 백색의 갑옷을 입은 기사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치욕스 런 2번의 실패를 씻기위한 3번째 시도. "우오오오!" 기합인지 도발인지모를 소리를 지르면서기사들이 셋을 향해 우르르 달려왔다. 어느정도의 희생은 감수하는 전술. 그런 그들 을 보면서 바크는 웬지 모르게 찹찹한 심정이 되었다. 자신때문 이든아니던 죽은 일도아가 이들에게 그 만큼 중요한 존재라는 게 이들의 위험한 돌진에서 느껴졌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그렇 다고 '예. 그러니 잡아가십쇼.'하고 잡혀줄만큼 자신이착하지 도, 그럴만한 신분도 아니란걸 알고있는 바크였다. "1분!" 뒤에있던 론이 큰 소리로 둘에게신호를 주면서 손에 들고있던 약병 몇개를 기사단과 자신의 발 밑으로 던졌다. 약병이 깨지면 서 하얀연기가 치솟더니 삽시간에 3층 복도는 연기로 가득찼다. "핫!" 갑자기 시아를 가리는 연기때문에 잠시 머뭇거리는 한 기사에게 바크가 재빠르게 달려가더니 그대로 그의 몸통을내리쳤다. 연 기 때문에 바크를 전혀 못본 기사는 그대로 바크의 검을 얻어맞 았고 휘청거리며 뒤로 넘어졌다. 연기에 헤메던 한 기사가 넘어 진 기사의 몸에 발이 걸린듯 콰당 넘어갔다. "상대는 어린애 셋뿐이다! 그대로 나가라!" 기사단의 대장이라도 되는듯한 사람까지 올라온 듯 뒤쪽에서 주 춤거리는 기사들을 독촉하는 외침이 들려왔다.그의 말에 기사 들은다시금 한발 한발 천천히 전진해오기 시작했다. 기사단과 일행의 거리는 겨우 10여 미터정도. 연기가 사라지기 전에 레아 드와 바크가 기사단에게 달려가 몇몇기사들을 찌르고 베어 넘 어뜨렸지만, 단지 넘어지기만 한 그들은 다시 일어섰다. '....이러면..' 기사단과의거리가 더 가까워 졌을때 바크는 잠시 뒤로 물러서 면서 검을 두손으로 잡았다. '레아드가 일도아가죽은게 내 탓이 아니라고 하지만.. 이렇게기사단을 불러온건 나다. 내가 부주의해서..' 내 잘못으로 저 둘이 다치는건 보고 싶지 않다.그렇기 때문에 하는거다. 검을 잡은 손에 힘을 넣으면서 바크는 연기로 가득찬 복도에서 유난히 튀어나온 기사 한명을 노려보았다. 죽인다.. "....." 레아드가 또 다른 한명의 기사와 검을 겨루다 뒤로 물러서는 순 간 바크가 기합성과 함께 재빠른 몸놀림으로 기사에게 달려들었 다.목표가 된 기사가 바크의 외침을 들었는지 검을 들고는 연 기를 가르며 자신에게 달려오는 바크를 쳐다보았다.그리고 아 주 찰나간, 둘의 검이 허공에서 부딪혔다. "웃." 의외로강한 바크의 일격에 기사가 검을 맞댄채 뒤로 한발자국 물러섰다.그 순간 바크가 한 손을 허리 뒤로 넘기더니 날카로 운 단검을 뽑았다.그리고는 상대방의 목을 향해옆으로 그었 다. 그때였다. "내려간다!" 뒤쪽에서 론의 외침과 함께한바탕 복도가 흔들렸다. 약병에서 나온 연기 말고 또다른, 매케한 검은 연기가 복도를 채웠다. 론 이 약간의 화약으로 뒤쪽 복도에 1층으로 이어지는 구멍을 낸것 이었다. "...으." 복도의 한차례 울림이 끝나고.바크의 앞에 서 있던 기사가 뒤 로 쿵. 소리를 내면서 넘어졌다. 하지만 둘의 사이에선 어떤 피 나 살점도 튀지 않았다. 바크의 검은 그의 투구 윗부분을약간 흠집을 냈을 뿐이었다. '.....' 복도가 흔들렸기 때문인가.아니면 자신이 머뭇거린것가. 기절 한 기사를 힐끔본 바크는 고개를 돌려 다른 기사와 다투고 있는 레아드의 팔을 잡고 뒤로 물러났다. 그곳엔 한명이 간신히 빠져 나갈수 있는 구멍을 앞에둔 론이 서 있었다. "연기덕분에 기사들이 다 올라왔어.하지만 1층에 몇명 남아있을지도 모르니까 조심해!" ".." 론의충고에 바크가 고개를끄덕이고는 그대로 몸을 구멍으로 던졌다.아주 잠깐동안 2층에 있는 수많은 기사들의 모습이 보 였다.그리고 바크의 몸은 2층을 지나 1층으로 떨어져 내렸다. 다행스럽게도 1층엔 아무도 없었다. "바크 비켜!" 바크가착지하기가 무섭게 그 위로 레아드가 뛰어 내리면서 소 리쳤다. 레아드 역시 2층의 수많은 기사들의 시선을 받으며 1층 으로 떨어졌다. "흠. 그럭저럭 괜찮은가보군." 레아드와바크가 1층으로 내려가고 홀로남은 론이 구멍으로 보 이는 1층으로 내려다보면서 중얼거렸다. "받아랏!" 순간,연기를 사방으로 휘날리면서 한명의 기사가 달려나와 론 에게 검을 날렸다.죽일 생각은 없는지 팔을 노린 공격이었다. 하지만 그런 기사의 날카로운 일격은론의 입가가 길게 늘어지 면서 끝나고 말았다.기사의 당혹스런 외침이 3층 복도에 울려 퍼졌다. "거, 검을!" 맨손으로 잡은것이다.그것도 날이 있는 부분을 부드러운 맨살 로 받아냈다.당혹스런 표정의 기사를 힐끔 본 론이비죽거렸 다. "레아드가 이 정도까지고생을 하는데 도대체 너희는 뭣들하는거냐? 얌전하게 죽어 뻗던지 아니면 꺼져!" 자신에게검을 날린 기사의 복부를 발로 힘껏 걷어차면서 론이 기사로서는알아 들을수 없는 말을 했다. 검을 놓친 기사는 몇 미터정도 뒤로 나가 떨어졌다. 덕분에복도를 가리던 연기들이 흩어지면서 론의 모습이 기사단에게 드러났다. "잡아랏~!" 기사가 날라간 과정은 보지못한채 론의 모습만을 본 기사들이 소리치면서 론에게 달려들었다. 그대로 달려들어 몸으로 밀치던 주먹으로내리치던해서 잡을 생각인 모양이었다.하지만 그런 바보같은 생각을하는 몇몇은 말 그대로 바보처럼 인생을 마감했 다. "..흥." 자신에게 달려드는 기사들을 보는 론의 표정이 잠깐동안 싸늘하 게 변했다.동시에 맨 앞에서 론에게 달려드는 기사 중 한명이 온몸에서피분수를 내뿜으며 앞으로 쓰러졌다. 놀란 기사가 그 자리에 멈춰서서 쓰러진 자신의 동료를 보았다.순간, 그의 목 이 허공으로 솟구쳤다. 목 없는 몸이 쿵 하며 땅에 쓰러지는 시 간동안 그와 같은 패턴으로5명의 기사들이 허무할정도로 순식 간에 피를 쏟으며 쓰러졌다. 모두들 즉사였다. "무, 물러서!" 악몽같은 상황에 앞줄에 있던 기사들이 뒤에서 밀려오는 기사들 을 몸으로 막으면서 소리쳤다.순간 한명의 기사가 또 다시 쓰 러졌다. "멍청하긴.. 레아드가 없을땐 덤비지 말라구." 피 한방울 묻지않은 검으로 어깨를 톡톡 치면서 론이 뒷걸음 치 는 기사단을 노려보았다.하지만 그 많은 사람중 누구 하나 론 을 향해검을 내밀지 않았다.아주 잠깐동안 수십명의 기사와 한명의 소년의 시선이 얽혔다. 그리고 그 이상한 정적과 공포는 소년이 검을 복도에 떨구고 구멍으로 몸을 날렸을때 끝이났다. "....." 국외는몰라도 라하트 내에선 최강이라 자부하던 '모파단.' 하 지만 모파단의 그 누구도소년의 검에 저항하지 못했다. 이 허 무하고 괴로운 사실에 모두들 말없이 소년이사라진 구멍을 쳐 다보았다. 그리고.. "폭약이다!" 그중 한명이구멍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곳에대량의 화약이 쌓여있는걸 보고 소리쳤다. 하지만 때는 너무 늦었고.. 몇몇 기 사가 몸을 뒤로 돌리는 순간 세상이 하얗게 변했다. - 콰쾅!! - 폭발이 일어났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601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54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4/03 11:40읽음:341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54) == 제 8장 < 음모. - 상- > == ----------------------------------------------------------- "...론은?" 땅에 착지하고한숨을 돌린 레아드가 고개를 돌려 바크를 쳐다 보면서 물었다. 바크가 고개를 흔들면서 윗층을 올려다 보았다. "이 녀석 뭐하는거야. 빨리 뛰어내리지 않고." "잡힌거 아냐?" "설마. 연기 때문에 론이 보이지도 않을텐데?" 바크가 아닐거라는 투로 말을 했다. 그때 위쪽에서 쿵. 하는 소 리가 들려왔다.바크와 레아드가 불안한 눈으로 구멍을 쳐다보 았다. 하지만 둘의 걱정은 기우인듯 잠시 후, 구멍에서 론이 가 벼운 몸놀림으로 빠져나왔다. 몸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터는 론에 게 바크가 다가갔다. "화약은?" "불을 붙였어. 곧 터질거야." "좋아.! 그럼 폭발과 동시에 밖으로 나가자!" 바크가 검을 들고는 기합을 넣듯이 힘차게 말했다. 레아드도 잠 시 내려놓았던 검을 들고는 숨을 몰아쉬는 론을 부축했다. 언뜻 레아드의 시선이 론의 손에서 멈췄다. "론. 손은 왜 그래?" "응?" "피가 흐르잖아." 의아해서 묻는 론의 반응에 레아드가 론의 왼손을 잡아 들었다. 론의 왼손 손바닥엔 실같이 얇고 일직선인 상처가 길게 나 있었 고 그 사이로 피가 흘러나왔다.론이 놀란 기색으로 황급히 손 을 뒤로 감추며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 그냥 내려올때 긁혔나봐." "하지만 그 상처." 뭐에베인거 아냐? 라고 물으려했지만, 그 순간 여관이 마치 지진에 강타 당한듯이 흔들리면서 윗층에서 맹렬한 불꽃과 빛이 번쩍였다. 앞에 서있던 바크가 소리쳤다. "자~ 간닷!!" 바크가 먼저 뛰어나가고 한박자 늦은 레아드와 론이 그 뒤를 이 어서 여관문을박차면서 수많은 병사들이 있는 밖으로 뛰쳐 나 갔다. 그런 가운데 론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벌써.. 이렇게 약해진건가.' 피가 흐르는 왼손을 한번 펴보이더니 다시금 주먹을 꽉 쥔 론이 었다. - 콰쾅! - 여관 2,3층에서 빛과 함께 커다란 폭발이 일어나면서 여관 천장 이 조각조각 사방으로 파편을 튀어내었다.거기다 불꽃까지 주 변지역으로 날라가 중갑옷을 입지 못한일반 병사들에겐 큰 위 협이 되었다.삽시간에 진형이 무너지면서 병사들은 불과 나무 조가리가 튀지 않는곳으로 대피하였다.그 맹렬한 폭발과 혼란 을 틈타 세명의 소년이 여관 밖으로 나왔지만 그걸 눈치챈 사람 은 없었다.있다 하더라도 그의 외침은 파편과 불꽃을 맞은 병 사들의 비명과 고통의외침으로 파묻혀버렸을 것이다.그러나 그 폭발이 영원히 계속되진 못했다. 한차례 폭발이 끝나고 공중 에 떠있던 조가리들이 모두 땅에 떨어졌을때진형의 한쪽이 움 푹 뒤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세명의 소년이 결국 발각되면서 병 사들이 그리 몰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쳇. 아깝군.' 연기를내는 약병을 손에 쥔 론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까 약 병을 너무 과하게 써버린 탓에 연기의 약병이 겨우 한개 남았기 때문이었다. 이런 개방된 장소에서 이런 넓은 인원을 연기에 가 두려면 최소한 5~6개는 있어야 할텐데. 일단 자신들의 발밑에다 약병을 깬 론이품속에서 작은 단검을 한개 꺼냈다.여차하면 몇명을 죽여서라도 최소한 레아드를 구해내려하는 론이었다. 론 에게 연기란 숨기위한게 아니라 행동을 감추기 위한 도구였다. '..여기까진가.' 달려드는 병사들을 보면서바크가 착찹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바크의 옆에서 날카로운 시선을 사방으로 뿌리던 레아드가 기합 성과 함께 검을 휘두르며 앞으로 내 달리기 시작했다. 론도, 바 크도 힘들겠다고 생각하고있었지만, 레아드는아닌 모양이었 다. 싸우는 레아드의 등을 보면서 바크가 이를 악물었다. '그래, 끝난게 아냐!' 아직은 잡히지 않았다.그리고 최소한 이 둘은. 레아드만은 탈 출 시켜야 하겠다고 생각하는 바크였다. 론의 말대로 자신이 잡 히면 전쟁이 일어날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해서 자신 정도 의 신분이면라하트로서도 그리 섣부르게건들순 없다란 소리 다. 론도 마찮가지로 아이리어가의 총수. 론을 죽인다는것은 라 하트의 숨통을 졸이는 일이니 라하트에서 그를 죽일일은 없을것 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분풀이식으로 사형을당할 확률이 높은 건 레아드뿐이었다. "핫!" 바크가 단단히 각오를 한듯 힘찬 기합을 지르며 검을 휘둘렀다. 피가 튀고 상대편이 팔을 부둥켜 안고 쓰러졌지만, 일말의 후회 나 동요도없이 바크는 다른 병사를베어갔다.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란 전제하에 싸우는것과 죽던말던 상관없이 싸우는것과는 같은 사람이라도 굉장한 실력 차이가 났다. "애쓰는군.." 레아드와 바크가 한쪽에서연기를 틈타 열심히 싸우고 있는 동 안 반대편에선 론이 다가오는 병사들을 베어가면서 여기서 어떻 게 빠져 나갈지 생각을 하고있었다. - 촤악! - 목을베인 한 병사가 헛바람 비슷한 소리를내면서 쓰러졌다. 일부러비명을 못 지르게 하려는 론이일부러 목을 벤 것이었 다. 사실 이렇게 수많은병사들에게 둘러쌓여 있으면서도 여지 건 잡히지않은것은 연기속에 들어 가기만하면이유도 모른채 어딘가잘려서 튕겨나오기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연기가 있을때 뿐. 연기가바람에 날려 사라진 후에는 결국 잡히고 말 것이다. 두명의 병사를 또 다시 벤 론이 혀를차면서 오른손에 들고있는 검을 쳐다보았다.검의 시작부터 손잡이까지. 그리고 검을 잡은 오른손까지 온통 피로 물들어 있었다. 레아드가 보면 싫어하겠군.. 아무렇게나 손에묻은 피를 옷에 닦아낸 론이 가 볍게 한숨을 토해내면서 검을 다시 쥐었다. '할까..' 하지만 그걸 보면 레아드가 분명 자신을 싫어하게 될것이다. 그 렇지만.. 지금은 살아남는게 중요하지 않은가. '한다..!' 결국 결심을 한 론이었다.결심과 동시에 검을 땅에 꽂은 론이 스르륵 눈을 감았다. 순간, 주위에서 허울거리던 연기들이 서서 히 론의 주위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론 주변의 공기들이 모이면서 덩달아 연기까지 모인것이었다. "...!" 한 순간, 갑자기 연기들이 풀어졌다. 그리고 그 사이로 론이 의 아한 표정으로 얼굴을 들어냈다. '...뭔가..' 연기들이 희미하게흩어지고 땅이 진동한다.주위의 공기들도 이상하게 조용하고.. 어디선가연속적으로 흔들리는 소리가 들 려왔다. 그리고 숨 한번을 들이마시는 순간. '온다!?' 비명이 터져나왔다. 연기에 가려 보이진 않지만 뒤쪽에 있던 병 사들이 내는 비명이었다.그와 함께 맹렬하게 땅이 진동하면서 주위를 감싸고 있던 연기들이 일재히위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한번에 시아가 밝아지면서 주위를 감싸고 있던 병사들의 얼굴이 보였다. 그리고 그 뒤쪽에서 일어나는 먼지도... "후우..무슨 소리야?" 검을 휘둘러 대다가 지친 레아드가 어깨로 이마에 맺힌 땀을 흠 쳐내면서 바크에게 물었다.바크도 뭔가 일이 이상하게 돌아간 다는것을느꼈는지 검을 멈추었다. 병사들 역시 마찮가지였다. 레아드가 고개를 돌려 뿌한 연기로 가려진 뒤쪽을 쳐다보았다. "..왓!~?" 아주 순식간. 레아드가 눈 한번 깜짝하는 사이에 연기가 갈라지 면서 그 사이로 수십마리의 말들이 둘을 향해서 달려들었다. 그 뒤쪽으로 충돌로 쓰러진 말과 사람들의 몸뚱아리가 널려있었다. 놀란레아드가 급히 피하려는 순간 한개의 손이 뻗어 나오더니 그대로 레아드를 낚어챘다. - 두두두두~~! - 수십마리의 말이 한꺼번에 달리면서 일으키는 먼지와 박력은 그 야말로 대단했다.말들의 진로를 가로막고 있는 병사들은 미친 듯이 뒤와 옆으로 몸을 피했다. 하지만 사방을 매우고있는 다른 병사들 때문에 피하지 못한 병사들이 더 많았다. 말들은 그들을 가차없이 발로 내리 밟았다. 비명이 터져나오고 혼란이 극에 달 하면서 병사들이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뭐, 뭐야." 병사들이 비켜주면서만들어준 길을 스쳐가면서 레아드가 놀란 토끼마냥 멍청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몸은 괜찮아?" 그때 바로 뒤에서 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레아드가 고개를 돌 려보니 자신을 안고 말을 몰고있는 론의 얼굴이 보였다. 다른쪽 으로 눈을 돌려보자이상한 흰천과 망또로 얼굴을 가린 사람이 바크를 한쪽 팔에 낀채 말을 몰고 있는게 보였다. "잡아랏---!" 뒤쪽에서 정신을 차린 병사들이 달려오면서 창을 던져댔지만 대 부분이 그냥 땅이나 주인없이 헤메는 말들에게 떨어져 내릴뿐이 었다. 세명의 소년과 정체모를 괴인은 말을 탄채 서서히 악몽같 던 여관에서 멀어져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60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55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4/06 03:07읽음:3423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55) == 제 8장 < 음모. - 상- > == ----------------------------------------------------------- "후우.. 힘들군." 이짓도 이젠 못 해먹겠어. 라고 중얼거리면서 얼굴을 가린 하얀 천을 풀어내는 사나이와 그를 지켜 보는 레아드, 바크와 론. 사 나이가 천을 다 풀때까지 기다려준 바크가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당신이 포르 나이트란 말이죠?" 마지막 천을 벋겨낸 사나이가 고개를돌려 바크를 쳐다보았다. 커다란 몸에 어울리는 박력있는 얼굴이었다.짧은 회색의 머리 에 네모꼴로 각이진 턱뼈. 사나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꽤나 의심쩍은것 같은데. 아까도 말했지만, 난 확실히 포르 나이트다. 그쪽 상사가 정보가 늦어 실수한 모양이야." "실수?" "그래. 슐츠 일도아는 이미 제거 대상이었다. 편지 같은거 전할필요가 없었는데." 자신을포르 나이트라 밝힌 사나이의 말을 끝나기가 무섭게 바 크가 의자에서벌떡 일어나 크게 떠진 눈으로 사나이를 노려보 았다. "그럼 일도아를 죽인게 포르 나이트.. 당신?" 손이 미미하게 떨려왔다.대답에 따라서 죽일듯한 바크의 얼굴 에 사나이가 웃고있던 표정을 지웠다. 그리고는 테이블 위로 올 려놓았던 손을 뒤집어 들면서 말했다. "아니, 난 아냐. 포르 나이트도 아니고. 솔직히 그런 의뢰가 들어오긴 했었다. 하지만 일국의 재상이나 되는 일도아를 처리하는데 내 마음대로 정할순 없어.그래서 급히 총장에게 사람을보냈지.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말이야. 그게 4일전이다." "..그렇다면." "아직 보낸 녀석이 돌아오지 않았고,그렇기 때문에 내가 일도아를 죽일이유같은건 없다란 소리다.아마 일도아를 죽인건그에게 원한을 가진 사람이나아니면 지방에서 기회를 노리는귀족들이겠지. 아니면 이 나라를 엎어 버리고 싶어하는 무리들이 그랬을지도 모르고." "....." "어제서야 일도아에게 접근하려는바보같은 녀석들이 라하트에왔다는 소식을 듣고 사방으로 찾아 다녔지만 결국엔 일을 터뜨리고 말았더군. 재수가 없다고 해도 좋고. 어쨌든 포위 당했다란 소릴 듣고는 늦은감이 있긴하지만 구하러 간거다.운이 좋은건지 다행히 살아있더군." 그 후에 정말로 '이것이 포르 나이트의 비밀 장소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으슥한 지하실로 셋을 안내한 사나이였던 것이 다. 바크는 잠시 주먹을 쥐고는 시선을 떨구어 테이블을 쳐다보 다가 이내 자리에 다시 앉았다.머리 끝까지 치 솟았던 뜨거운 피가 진정된 모양이었다. "어쨌든간에 이대로 라하트에 있는건 너무 위험해. 같은 나이트의 일원으로.그리고 내 안전을 위해서라도 너희들을 당장 하와크로 돌려 보내야겠다." "하지만 국경의 수비가 강화 되었을텐데." 론이 피에 절은 옷을 바꿔 입으면서 물었다. "그렇겠지.여기서 하와크로 당장 넘어가는건 불가능이라고 봐도 좋을거야. 하지만 모란이라면 다르겠지." "...모란?" "그래.현실적으로 라하트의 붕괴를 바라는건하와크다. 분명국경지대의 경비를강화한다고 해도 그건하와크로 넘어가는국경 뿐일거야.위쪽의 모란과 맞닿은 국경은 의외로 경비가 약할지도 모르지. "못 믿음직한 말이군." "세상은 내 뜻대로만은 안 움직이니까. 하지만 너희가 선택할수있는 길이라고는 이거뿐이다. 그러니 잔말 말고 이제부터 잠이나 자라. 내일 해가 뜨는대로 수도를 떠나서 곧장 국경으로 향할테니까." 사나이가 의자에서 일어나면서 경고에 가까운 어투로 말을 하고 는 밖으로 나갔다.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레아드가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던 팔 위로 얼굴을 파묻었다. "피곤해?" 전에 입고있던 옷을 라하트의 평민복이라 생각되는 옷으로 바꿔 입은론이 피 묻은 옷을 방 한구석으로 내 던지고는레아드의 곁으로 가서 물었다. 레아드가 빼꼼이 얼굴만 든채 말했다. "아니, 그냥 정신이 없어서." "하기야. 정신없는 하루였어." 몇십분전의 일을 생각하면서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레아드가 뚱한 얼굴로 그런 론을 쳐다보았다. "...지금은 새벽이라구. 아직 하루가 시작되지도 않았어." "아, 그렇군. 그럼 잘래?" "그러는게 좋겠어. 바크, 너가 제일 피곤할텐데. 안 잘거야?" 레아드가 바크에게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아니, 난 좀 생각할게 있어서. 침대도 하난데. 너희들 먼저 잠자." "...하지만." "불 끈다." 레아드가걱정스런 표정으로뭔가를 말하려고 했지만, 바크는 아무말도듣기 싫은지 3개의 불이 붙어있는 기름등에서2개를 꺼버렸다.어두워진 방은 단 한개의등불에 의해서 흔들렸다. 레아드는 아무말없이그런 바크를 지켜보고있다가 이내 몸을 돌려 침대에 누웠다. 침대가 흔들리면서옆으로 론이 눕는것이 느껴졌다. "잘자." 둘을 향해바크가 나직하게 말했다. 그리고 가벼운 바람소리와 함께 방안은 완전한 어둠속으로 묻혀갔다. - 재상 슐츠 일도아 암살! - 날이 밝음과동시에 이 엄청난 사실은 수도에서부터 나라 전체 로 퍼져나갔다. 처음엔 소문과 같이 퍼져나간 그 사실은 하루가 지나기전에 파도가 되고 회오리가 되어 수도로 돌아왔다. - 남 휘거의 '하그 온 자데'. 사병을 이끌고 수도로 진격! - - 서 라데의 '소후 아델츠 남작'. 신성 어스아 제국의 후계자임 을 발표하면서 라하트에 선전 포고. 현재 수도로 진격중. - - 북 도아루의 '아에 나다츠'. 국경 수비대를 이끌고 수도로 진 격. - 라하트의동,서,남,북을 지키는 가장 거대한 권력 중 3개의 집 안이 동시에 병사를 일으켜 수도로 향했다. 라데의 아델츠를 뺀 두명의 남작은 '왕의 보호를 위하여.'란 명분상이었지만 누가보 더라도 그들의 생각은 뻔했다. 그나마 동의'수아 로 데'가 일 어나지 않은것은 국경 너머로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는 하와크가 있기 때문이었다. - 반란! - 누구의 입에서 처음 나온 말인지는 모르지만 이 말은 오후가 되 기전에 수도에서 입에 달지 않는사람이 없을정도로 퍼져나갔다. 라하트는 예로부터 하와크와 모란이란 초 강대국의 옆에 위치한 약소국. 그렇기에 그들은 모든국사력을 국경지대에 배치했다. 그런데 지금 그중 반이 넘는수가수도로 진격을 하고있지 않은 가.수도를 지키는 병사들이라고 해봤자 그들의 1/10도 안되는 수였다. 거기다 수도만의 강점인 기사단 '모파단'이 무슨일인지 대부분 중상을 입은 상태. 수도는 순식간에 걷잡을수 없는 혼란 상태가 되었다. "안녕..인가." 그리고그런 혼란속에서 3명의 소년과 1명의사나이가 수도를 빠져 나오는것은 그렇게 어려운일이 아니였다. 그들의 목적지 는 라하트의 북쪽. 하와크와 더불어 대륙 최강이라는 이름을 가 지고있는 '모란'이라는 소박한 이름의 나라였다. 8장 음모 (상) ---> (하)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611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56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4/07 22:04읽음:341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56) == 제 8장 < 음모. - 하 - > == ----------------------------------------------------------- 멸망이라 이름 지어진 낭떠러지를 향해 미친듯이 돌진해가는 라 하트를 뒤로하고 일행은수도를 떠나 모란으로향하는 대로에 서 있었다. "라하트는 이걸로 끝인가." 론이 느릿느릿 말을 몰면서 하품에 섞어 말을 했다.이렇게 한 도 끝도 없이 넓고넓은 초원위의 길을 말을 탄채 거닐고 있다보 면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마음도 몸도 느긋해져버리는 것이다. '라하트가 망하면 손해가 심하겠지.' 과연, 아이리어가의 총수답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론이 옆을 돌 아보았다.바로 옆으로는 레아드가 있었고 약간 뒤로바크가. 그리고 셋으로부터약간 떨어진 앞쪽에 사나이가 탄 말이 보였 다. '그러고보니 저 녀석은 아직 이름도 밝히지 않았군.' 구해줘서 고맙다고 할 필요는 없지만, 확실히 녀석 덕분에 레아 드나 바크에게 못난 꼴 보이지 않은것만 해도 다행.그거 하나 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고마워할수 있었다.그렇다고해도 이름 조차 밝히지 않는 녀석을 신용할순 없는것이다. "흐음.. 정말로 큰일이 벌어져버렸구나.." 론이 이것저것 생각을 하고있을때, 레아드가고개를 들어 파랗 고 투명한 하늘을 쳐다보면서 한탄조로 말을 했다. "뭐가?" "뭐가.. 라니. 라하트말이야." 아, 그것 때문인가. 론이 고개를 저었다. "확실히 우리가생각지도 못하게 라하트의정치쪽에 정면으로휘말리긴 했지만 말했다시피 불가항력. 원해서 한게 아니잖아. 그렇게 레아드가 자책할 필요는 없어." 론의말에 레아드는 잠시 그대로 하늘을 보면서 생각을 하더니 이내 시선을 땅으로 떨구었다. "사람들.. 많이 다치겠지?" "..레아드 때문에 그런게 아니야." "하지만 이대로 놔두면 많은 사람이 다칠거라는거 알면서도.." "...." "이대로 도망치는게 너무 안타까워. 억울..하다니까." 한숨과 함께 레아드가 주먹을 쥐었다.자신의 무력함을 느꼈다 고 할까.마을 하나가 위험에 빠진것을 구해준적은 있다. 그때 는 정말로, 보람 있었다고 할까. 기뻣다고 할까. 기분이 좋았었 는데 지금의 이 상황은 정말로 어디에 손 한번 델수도없지 않 은가. 이대로 놔두면 사태가 걷잡을수 없이유혈사태로 번져나 갈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국경을넘을 걱정이나 하고 있는 것이 라니. '한심해.' 바크도론도 아닌 자신을 책망하면서 레아드가 풀 없이 고개를 숙였다. 그런 레아드의 모습에 론이 뒷 머릴 긁적이면서 시선을 돌려 바크를 쳐다보았다. 바크 역시 방금전 레아드의 말에 뭔가 느낀듯 론이 시선을 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뭔 가를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론이 속으로 커다랗게 한숨을 내 쉬었다. '이거야.. 전부다 풀이 죽어서는. 아직 애들이라니까..' 사람 한두명 죽은거 가지고 뭘 저렇게 까지.. "....!" 거기까지생각하던 론이 잠시 생각을 멈추고는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사람 한두명 죽은거 가지고..' 정말로한두명 죽은거로는 저렇게 풀이죽어서는 안되는건가? 자책감을 느끼지 말아야 하는걸까.보통의 사람이라면 누가 자 신의 앞에서 죽는걸 보는것 만으로도 평생 마음속에 담고 산다. 그것은쓰디쓴 추억이던지 아니면 매일 밤 꿈속에서나타나는 악몽등으로 평생동안 잊혀지지 않는것이다.그게 정상. 보통의 사람이다. 하지만 나는.. '..확실히 내가 남들과 다르다는건 알아.' 평범한사람과는 다른 삶을 살아 왔다.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같은 나이의 이 둘과 자신의생각이 이렇게까지 다를수가 있는 걸까. - 컥.. - 전날 밤. 자신이 베었던 한 기사의 얼굴이 떠올랐다. 고통과 분 노로일그러졌던 그의 모습. 그의 가슴을베었을때 난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가.밖에 나와 병사들을 도륙냈을때 내 머리속 에 떠오른것은 무엇인가. 여지건 난 사람들을 죽이면서 무얼 생 각했던걸까.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후, 해답 을 얻었을때 론은 자신도 모르게 손을 부르르 떨었다. "....크.." 레아드와바크에게 들리지 않을정도의 작은 신음소리가 론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아무 생각도 없었다.처녀를 베고 어린 아 이를 죽이고 목을 자르고.. 하지만 아무런 생각도 없었다. 그런 일을 한다는데에 대한 죄책감도, 공포감도. 쾌락조차도 없었다. 그것이 더욱 론을 전율게 했다. 자신에게 살인이란 테이블 위에 있는컵을 들어올리는 것 만큼이나 간단하고무의미한 일인것 이다.그것이 너무나 당연했고 당연시했기 때문에 여지건 느끼 지 못한걸까?자신이 보통 사람과는. 아니, 레아드와는 너무나 다른 행동을 하고 있었다는것을. - 큭큭큭.. 당연해. 네 몸속에 흐르는 피는 인간 몇명을 벤다고 해서 뜨거워지지 않아. 네 몸속엔 그의 피가 흐르고 있으니까 말이지. 맞아. 넌 인간 따위를 죽여서는 만족하지 못해! - 집을 나오기 전에 자신에게 경고를 했던 노파의 말이 떠올랐다. 순간,론이 이를 갈면서 말고삐를 쥐고있던 손에 힘을 주었다. '틀려! 난 만족을 하려고 사람을 죽이는게 아냐..!' 론이 자신도모르게 도리질을 쳤다. 하지만 귓속으로는 노파의 기분나쁜 목소리가 끝없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 넌 사람 따위를 죽여서는 만족하지 못해!.. - 아냐.. 틀려. 난 만족같은걸 위해서 사람을 죽여본적은 없어. 난.. 나는.. '...아니야..'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61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57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4/11 02:00읽음:344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57) == 제 8장 < 음모. - 하 - > == ----------------------------------------------------------- 라하트의 수도를 떠난지 이틀. 모란의 국경까지 딱 반정도의 거 리였다.어느새 주변의 풍경도 꽤 달라져 있었다. 끝도없이 펼 쳐져있던 초원이 끝나고드문드문 숲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북 쪽 지대라 그런지 날씨도 제법 서늘해졌다. "그럼, 오늘은 여기서 쉬도록 하지." 사나이가말에서 내리며 뒤로 따라오는 일행에게말해주었다. 레아드가 따라서 말에서 내리며 투덜거렸다. "아무리 도망이라지만, 이렇게 맨날 땅에서만 자야하는 거라니. 아침에 일어나면 허리가 다 아프다니까.." 하지만그렇다고해서 마을에 가서 잠을 잘 수는 없는 노릇이었 다.저번처럼 자다가 일어나보니 완전 포위된거 같은건 절대로 사양이니까.론이 레아드의 악의없는 투정에 픽 웃으면서 대답 했다. "모란까지도 이제 겨우 2틀 남았어. 빠르면 모레 저녁때쯤엔 국경을 건널수 있을거야. 잘하면 모레엔 침대에서 잘수 있을거란소리." "흐음~~ 빨리 도착했으면 좋겠어." 레아드가 가볍게 기지개를 피더니 말등에 걸려있는 물통을 들었 다. "난 물이나 떠올게. 오면서 보니까 근처에 시냇가가 있더라." "아, 나도 같이" "무슨 소리야? 론은 장작을 주워와야 할거아냐." 뒤에서 아영준비를 하는 사나이를 힐끔 보면서 레아드가 론에게 면박을 주듯이 말했다.그것도 그럴것이 저렇게 고민하는 바크 에게일을 시킬수는 없지 않은가.레아드의 뜻을 알아챈 론이 뒷 머릴 한번 긁적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난 장작을 줏어올게." 어쩔수없다는 투로 론이 레아드와는 정 반대의 숲쪽으로 몸을 돌렸다. 뒤로 레아드가 물통을 들고 뛰어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쳇, 바크 녀석. 언제까지 저렇게 처져 있을거야.' 그렇지 않아도 레아드 말대로 매일매일 야영을 하는데 이래서야 레아드와같이 있을 시간도 별로 없지 않은가. 괜히 죄도 없는 바크에게 투덜거리면서 론은장작용 나무떼기들을 찾으러 숲의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러고보니 내 사람 보는 눈도 떨어진건가." 바크가 저런 일로 이렇게까지 고민하고 풀이 죽을지는 몰랐었는 데. 뭐니뭐니해도 로아가의 후계자 아닌가. 앞으로 사람 한두명 죽는건 우습게 봐야할 위치까지 오를 녀석이.. "..알게 뭐야." 론이 고개를 저으면서 중얼거렸다. 솔직히 말해서 바크 따위 어 떻게 되던지 상관없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론은 땅위에 떨 어진 나무 조가리들을 줏었다.한 10여분 그런 장작을 줏던 론 이 한순간 허리를 피면서 멈췄다. '..무슨소리?' 어디선가 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처음에 그 소리는 멀리서 들려 와 집중하지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았지만 시간이 지나 면서 점점 커지더니 이윽고 왁자지껄한 소리로 변했다. "...?" 알아듣기 힘든 사나이들의 목소리. 그중에 높은 톤의 여성의 음 성도 섞여 있었다. 그들은 론에게서 약간 떨어진곳에서 길을 멈 췄다. 론과는 가운데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 있어서 서로 보이 지 않았다. "사, 살려줘요!" 처음으로알아들을수 있는 분명한 발음의 소리가 들려왔다. 간 간이 섞여서 들리던 여성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다음 순간 날카 로운 비명소리가 한번 들리더니 더 이상 그녀의목소리는 들리 지 않았다. 누군가가 그녀를 친 모양이었다. "빌어먹을, 닥쳐. 그렇게 떠들면 죽여버릴테다!" 사투리 억양이 강하게 묻어나오는 라하트어를형편없이 구사하 는 사나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뒤를 이어 여인의 흐느낌과 몇몇 대화가 간혈적으로 나왔다. "쳇. 뭐야, 갑자기 수도로 진격이라니. 그녀석 미친거 아냐?" "글쎄말야.군대같은걸 끌고 수도로 가다니. 이건 반란이잖아. 잘못하면 전부 사형이라구." 둘의 대화에 론은 그제서야 이들이 누군지 알았다. - 북 도아루의 '아에 나다츠', 국경 수비대를 이끌고 수도로 진 격. - 바로나다츠가 급히 끌어모은 국경 수비대와 근처 도시의 방위 군들인 것이다. 이들은 아마도 앞날을 걱정해 탈영을 한 모양이 었다. '그렇다고해도 군대를 이끌고 이 거리까지 2틀만에 오다니.' 일도아가 죽은지 겨우 2틀 남짓.그런데 벌써 이런곳에 탈영병 이얼씬 거린다는것은 나다츠가 얼마나 무리를하면서 수도로 진격을 하는지 알수 있게 해주었다. '그렇다고 해도 지나치게 빠른데..' 론이 몇몇 나무장작을 더 주우면서 생각했다.그때 찢어지는듯 한 여인의 비명소리가 숲을 갈랐다. 론이 인상을 찌푸렸다. "다, 닥치라고 했잖아!!" 그 뒤를 이어 사나이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아마 도 그녀의 외침을 듣고 근처에 있는 군대가 올것을 두려워 하는 듯 했다. 하지만 그들에게 나타난것은 군대보다 질이 훨씬 나쁜 것이었다. "..조용조용 끝냈으면 그냥 놔두려고 했는데." 수풀을가르며 론이 느릿한걸음걸이로 나무 반대편에 모습을 들어냈다. 나무를돌아나오자 론의 눈에 처참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한 여인이 나체의 몸으로 우락부락하게생긴 사나이의 밑에 깔려있었고 다른 두 녀석은 그 옆에서 차례를기다리는듯 옆에 앉아 있었다.론의 출현에 앉아있던 두 탈영병이화들짝 놀라 일어섰다. 하지만 곧 나타난것이 군대의 병사가 아니라 양 팔에나무장작을 들고있는 소년이란것을 알고는 안심한 표정이 되었다.론이 들고있던 나무 장작들을 한쪽 땅위에 내려놓고는 고개를 돌려 셋을 쳐다보았다. "아무래도 이대로 떠들면 레아드가 달려올것 같아서.. 말이지." 교육상 안 좋은걸 보여주기 싫거든. 이라는 어찌보면우스꽝스 러운 말을 붙이면서 론이자신에게 검을 겨누는 녀석에게 다가 갔다. "미, 미친 소리!!" 처음에 안심했던 탈영병은 론의 태연자약한 모습에 겁을 먹었는 지 자신을 부추키려는듯 소리를 지르며 론에게 검을 날렸다. 하 지만 그의 검이 론의 근처도 오기전에 론이 움직였다. "...!?" 자신의 얼굴을 소년의 손이 덮는다고 느끼는 순간, 그는 자신이 공중에 떠있는것을 볼수 있었다.아주 잠깐동안 허공에서 소년 에게 얼굴이 잡힌채 허공에 떠 있었고 잠시 후, 소년이 손에 힘 을 주어자신을 밑으로 내리 찍었다. 그리고뒷통수에 뭔가가 들어오는것을 느끼고 앞이 검게 변하는걸 느꼈다.그리고 끝이 었다. "꺄아아아악--!" 욕을당하던 여인이 아까보다 훨씬 큰 목소리로 비명을 질러댔 다.그도 그럴것이 그녀의 하얀 몸위로사나이의 머리 조각이 날라왔기 때문이었다.마치 감자처럼 쪼개진 머리의 파편을 본 여인은 그대로 기절을 해버렸다. "..뭐, 뭐야!?" 남겨진 두 사나이가 론의 출현 때보다 더 놀란 표정으로 뒷걸음 을 쳤다. 그런 그들의 앞으로는 완전히 터져버린 탈영병의 얼굴 을 쥐고있는 론이 서 있었다. 론이 손에 힘을 주자 반쪽짜리 머 리통이 수박 깨지듯이 펑 터졌다. 뇌수와 피와 살점이 사방으로 튀어나갔다. "....흠." 인간으로선상상키 어려운 광경을 만들어낸 장본인은 관객들이 공포로 기절 직전까지 간것을모르는듯 손에 묻은 피와 살점들 을 툭툭 털어내면서 중얼거렸다. "..역시 이 정도로는 아무것도 못 느끼는건가." 사람의 머리를 맨손으로 깨버렸다.하지만 론에게 느껴지는 거 라고는오렌지를 맨손으로 쥐는거 정도의 느낌 뿐이었다. 단지 깨지면서 나오는것이차가운 즙이 아니라 뜨겁고 붉디 붉은 피 란것이 다를뿐. "히..히이익!!" 상황판단이 그제서야 된듯 벌거숭이의 사나이와 그의 동료가 비 명을 지르면서 달아났다. 하지만 그들은 뒤로 돌자마자 그 자리 에 굳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이거이거. 굉장한 솜씨를 숨기고 있었군." 검을 어깨에 올려놓은.자칭 포르 나이트라 불리우는 사나이가 느긋한얼굴로 탈영병들의 정면에서 걸어오고 있었다.아마도 아까 여인의 비명소리를듣고 달려온듯 했다. 그를 본 론의 얼 굴이 약간 일그러졌다. "흠. 어쨌거나 이것들부터 처리를 하고." 자신의 앞에 서있는 두 탈영병을 보면서 사나이가 검을 뽑았다. "추하군." 벌거숭이의 사나이를 보면서 그가 중얼거렸다.그리고 그 다음 순간,그는 일말의 머뭇거림도 없이 둘을베어버렸다. 몽통을 그대로 잘라버릴 강렬한 일격이었다.텅텅 소리를 내며 잘려진 몸뚱아리들이 땅에 떨어졌다. "쳇. 옷에 묻었군.." 사나이가 허리 부분에 튄 피를 보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다 가 이내 자신의 앞에 론이 있다는걸 상기했는지고개를 들어서 론을 쳐다보았다. 어느새 입가에 미소가 띄여져 있었다. "그래. 너희들 실력으로 그 집에서그렇게 오랫동안 버틴게 이상하다 싶었는데. 과연 숨은 실력자가 있었단 말이지." "....." "내가 안 도와줘도 빠져 나올수 있었을텐데.내가 괜한 참견을했었나 보군." 검을 검집에 넣으면서 사나이가여지건 굳게 다물고 있던 입을 재잘거리며 열었다. 아마도 론의 실력을 보고는 마음에 들은 모 양이었다. 그때 가만히 사나이를 쳐다보던 론이 거의 들리지 않 을 정도의 소리로 중얼거렸다. "기네아." "...응?" 론의말을 사나이도 들었는지 의아한 얼굴로 론을 쳐다보았다. 그때론의 뒤쪽에서 한개의 검은 그림자가생겨나더니 스르륵 론의곁으로 다가왔다.사나이의 두 눈이 커진 사이 기네아가 론의 옆으로 오더니 한쪽 무릎을 땅에 대고 고개를 숙였다. "부르셨습니까." 검은 천으로 온몸을, 얼굴 부분까지 싸맨 기이한 분위기의 기네 아가 고개를 숙이며 말하자 론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 고는 자신의 앞에 있는 사나이에게서 시선을 거두었다. "저 녀석이 방해가 된다." "..뭐뭐?" 기네아의출현과 론의 갑작스런 말에 사나이가 놀라서 외쳤다. 론이그런 사나이를 향해 싸늘한 목소리로간단하고 단호하게 말했다. "죽여." "예" 그리고 마치 그 말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듯이 대답하는 기네아 였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618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58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4/13 12:57읽음:337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58) == 제 8장 < 음모. - 하 - > == ----------------------------------------------------------- "큭..!" 갑작스런 등장과 함께 검을 들고 달려드는기네아의 일격에 사 나이가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섰다.재빠르게 검을 뽑아 기네아 의 단검을 막긴 했지만,어느새 왼팔에 길다란상처가 나면서 그 사이로 피가 솟구쳤다. 사나이가 인상을 찡그리면서 론을 노 려 보았다. "무슨 짓이냐. 장난이라면 도가 지나쳐." 기네아를견재하면서 말하는 사나이에게 힐끔시선을 준 론이 짜증나는 어투로 입을 열었다. "보지 말아야할걸 봤으면 죽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기껏해서 저세놈을 죽일 마음을 가졌는데 네 녀석이 끼어들어서 내 수고가물거품이 되 버렸다구." "..그 두 아이에게실력을 숨기는 건가. 좋아, 그렇다면 난 아무말 하지 않고 이대로 떠나겠다. 그러면 너도.." 기네아의실력에 놀랐는지 사나이가 협상을 요구했다.하지만 론의 반응은 냉랭했다. "틀렸어. 난 후환 같은거 남기는데 취미가 없거든. 거기다." 론이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뒷 말을 이었다. "네 녀석이 저 둘을 죽일때의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단 말이다." "뭐?" 사나이가 의아한 얼굴을 짓는 순간 론이 기네아에게 외쳤다. "뭐하는거냐! 저깟 녀석 하나 죽이는데 날 이렇게 기다리게 만들 셈이냐!" "...." 론의 질책에 기네아가아무런 말도 없이 다시한번 단검을 들고 스르륵 사나이에게 미끄러지듯이 달려들었다. 빌어먹을! 사나이 가 속으로 욕지거리를 뱉어내면서 달려드는 기네아에게 검을 날 렸다. 단검 보다는 길이에서 유리한 장검의 특성을 살린 공격이 었지만, 실력 차가 워낙 나는건지 기네아는 그 장검을 여유롭게 피해내고는 사나이를 스쳐지나가면서사나이의 목을 베었다. 파앗! 하는소리와 함께 사나이가 피가 뿜어져 나오는 목을 부 퉁켜 잡고는 뒤로 넘어갔다. "..죄송합니다. 본가에 가 있는 사이 그런일이일어날지, 예상못했습니다." 피를흘리는 사나이의 시체를 한번 살펴본 후,죽음을 확인한 기네아가 론의 앞으로 와 무릎을 꿇으며 사죄를했다. 그런 기네 아에게 론이 투덜거렸다. "내 걱정이 되서 뒤를밟는거라면 제대로 해. 도대체 수도에서의 일은 뭐였냐. 내가 저런 쓰레기한테 도움을 받아야 했을 정도로 바쁜일이라도 있었던 거냐?" 론이화를 내고 있는건 지금 방금 기네아가 사나이를 해치우는 데 걸린 시간이 늦은게 아니라 몇일전수도의 여관에서 벌여진 싸움을 말하는 것이었다. "면목 없습니다." 아무런 변명도 없이기네아는 다시한번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론이 가볍게 손을 내 저었다. "...다른 녀석도 아닌 너니까 이 정도에서관두겠다. 늦었으니난 이만 돌아가겠어. 시체는 너가 처리해." "저 여자는 어쩔까요?" 기네아가 기절한 여인을 가르키며 물었다. "알아서 처리해." "예." 기네아가 가볍게 대답을 했다. 아무런 대꾸도 없는 기네아의 행 동에 론이 만족한듯 고개를 끄덕이면서 몸을 뒤로 돌렸다. 그러 다가 언뜻 잠시 고개를 돌려 여인을 쳐다보더니 미간을 좁혔다. "...아냐, 좀 수고스럽겠지만, 근처 마을에놔두고 와라. 아무것도 모르는데 굳이 죽일 필요는 없겠지." "..예, 예" 약간은 의외인듯 기네아가 론을 쳐다보았다.론이 볼을 긁적이 면서 자신을 보는 기네아에게 말했다. "그리고 한가지 부탁하자면, 앞으로 내 옆에서떨어지지 마라. 앞으로 너를 찾을 일이 많아질테니까. 알아서 행동해." "..무슨 일이신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기네아가처음으로 론에게 질문을 했다. 그도 그럴것이 방금 전에 론이 자신에게 '부탁하자면.'이 라는 말을 사용했기 때문이었다.과거부터 자신이 모셔온 론의 모습을 상상해 보자면 지금 이런 상황은 설사꿈에서라도 상상 키 어려운 장면이었다. 설마.. 몸에 무슨일이 있으신건가? 검 은 천속에서 가려진 기네아의 얼굴에 걱정의 빛이 떠 오르자 론 이 고개를저으면서 아주 약간이지만 곤란해 하는 표정을 지었 다. "뭐, 그렇게 심각한 일은 아냐. 몸에도 아무런 이상 없고. 단지앞으로 죽이지 않고는처리 못할 녀석이 생기면 내 대신 너가처리해 달라는 거 뿐이야." "그거 뿐이시라면 아무런 문제도 아니지만, 무슨 이유로.." 아아. 론이 뒷머릴 긁적이면서 땅에놓아두었던 장작들을 들어 크게 팔짱을 낀 사이에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고개만 돌여서 기 네아에게 말했다. "난 앞으로 사람을 죽이지 않을거다. 이유는 없어. 다른 녀석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그대로 전해줘. 그리고 만일 내 이런 결심이 레아드때문이라고 오해하고 섣부르게바보짓하는 녀석이있으면 다시는 내 앞에 나올수 없을거라고 말해." "....하지만," "시끄럽다! 쓸떼없는 말은 하지말고나머지 녀석들에게 그렇게전하기나 해!" 론이 눈을 치켜 뜨면서 소리치자기네아가 이마를 땅에 닿도록 숙였다.잠시 후, 기네아가 고개를 들었을때 이미 론은 장작을 들고 사라진 후였다. 땅에서 일어난 기네아가 론이 사라진 숲속 저편을 바라보면서 한숨과 함께 알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사람을 죽이지 않으시겠다니.. 도대체." 그것이 저 사람의 입에서 나올수 있는 말이란 말인가. 몇달. 아 니, 몇주 전만해도 상상할수 없었던 이 사태에 기네아는 할말을 잃어버렸다. 잠시 후, 기네아가 고개를 저으면서 한숨을 내쉬었 다. "..변하셨군. 그 아이와 같이 다니신뒤로 너무 변해버렸어." 그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그에게, 그리고 우리들에게 득이 될 지아니면 해가 될지는 신만이 알고 있을것이다.고개를 돌린 기네아는 땅에 널브러져 있는여인을 어깨에 들쳐 메고는 나머 지 시체들 위로 하얀 가루를 뿌렸다.곧 시체들의 살과 옷들이 녹아들더니 순식간에 검은 흙으로 변해버렸다.그리고 잠시 시 간이 흐르자 검었던 색 마저 사라져 방금전까지 그 자리에 시체 가 있었다는걸 확인시켜줄 아무것도남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새 기네아와 여인의 모습도 사라져 있었다. "흐음, 이걸로 된거야." 기네아가시체를 처리 하고 있을 무렵장작을 품에 안고 숲을 빠져 나오면서 론이 가볍게 콧노래를 흥얼거렸다.자신이 생각 해봐도 정말로 탁월한 선택이었다.앞으로는 사람을 죽이지 않 는다.설사 그로인해 꽤 고달픈 일에 휘말리게 된다 해도 절대 로 사람을 죽이지 않을것이다. '확실히 말해서 지금도, 앞으로도 난 사람을 죽인다는거에 대해서 아무것도 느낄수 없을거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무차별로 생각없이 검을 휘두르다간..' 어느날 레아드의 앞에서 깨닷지도 못하는 사이에 그런짓을 할지 도 모른다. 레아드가 보고 있는 앞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평소와 같이 아이의 목을 비틀수도.심장을 뽑아낼지 모른다.그렇게 되면 끝이다. 레아드는 날 경멸하게 되겠지. 기네아에게 말한것 과는 다르게 론의 결심은 레아드 때문이었다. 물론 기네아와 그 의 이야기를 전해 들을 다른 녀석들이 그걸 눈치 채지 못할리가 없겠지만.머리속으로 기네아의 말을 전해 듣고 길길이 날뛰는 몇몇 녀석들이 그려졌다. '뭐, 그 정도 엄포를 놓았으니 섣부르게 행동하진 않겠지.' 약간은 불안한 마음을남긴채 론은 이 문제를 그렇게 결정지어 버렸다. 몇분 후, 몇개의 나무 사이로 모닥불의 빛이 보였다. "늦었어~!" 론이 두개의 나무사이로 몸을 들어내자 레아드가 벌떡 일어나 더니 손으로 론을 가르키며 소리쳤다. 론이 장작을 모닥불 옆에 내려 놓으면서 하하. 어색하게 웃었다. "봐줘~나무들이 다 젖어서 장작으로 쓸만한걸찾는데 시간이좀 거렸어." "나무들이 젖어? 이 근처에 있는건 괜찮던데?" "..아, 난 숲 깊숙히 들어갔었거든." "그래?" 레아드가그래도 약간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레아드 의얼굴을 본 론이 속으로 웃고는 주위를 둘러 보면서 뭘 찾는 시늉을 했다. "그러고보니.. 그 녀석은 어디갔어?" "응?" "그 녀석 말야. 그 포르 나이트." "어, 론하고 같이 간게 아니였어?" "아니, 난 계속 혼자였는데." 영문을 모르겠다는 투의 론이었다. 흐음.. 그래? 레아드가 고개 를 두어번 끄덕이더니 탁탁 타오르는 모닥불 옆에 가 앉았다. "..뭐, 돌아오겠지." "맞아. 포르 나이트잖아. 레아드 말대로 별일 없이 금방 돌아오겠지. 그나저나 오늘 저녁은 뭐야?" "저녁? 그걸 나한테 물으면 어떻해." "..레아드 서, 설마." 하는눈으로 론이 레아드를 쳐다보았다.레아드가 당연하다는 투로 또박또박 말했다. "난 저런 이상하게 생긴 죽 같은건 어떻게 요리하는건지 모른단말이야. 론이 늦게와서 여지건 아무것도 못 먹은거라구." 책임져~ 라고 말하는 레아드.레아드가 말한 이상하게 생긴 죽 이라는것은 꽤 고급의 음식으로 간단하게 말하자면 치즈 같은것 인데 평상시엔 굳은걸 가지고 다니다가식사때 가볍게 불로 구 워 녹여 먹는 것이었다.영양가도 높고 맛도 좋은 음식이긴 하 지만그런걸 처음 보는 레아드로서는 어떻게 해 먹어야 하는지 모르는게 당연했다. 레아드의 말에 론이이마에 손을 올리면서 그럴줄 알았다는듯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해도 지금까지 기다린거야? 그냥 아무거나 먹지 그랬어." "...별로 배도 안 고팠으니까. 너도 그 사람도 안 와서." "흐음~ 기다려준거야?" "시, 시끄러워. 배 고프니까 빨랑 만들기나 해." 앞뒤 말이 안 맞는걸.론이 미소를 지으면서 '이상하게 생겨먹 은 죽'을 꺼내려고 말 쪽으로 걸어갔다. '그렇다고 해도.. 바크 녀석. 아무거나 먹을것이지.. 풀이 죽었다고 레아드까지 굶기는건가.' 말에서 '쇼오'란 이름이 붙은 노란색 덩어리를 꺼내면서 불만인 표정으로 바크를 힐끔 쳐다본 론이었다.하지만 바크의 얼굴을 보는 순간 론의 얼굴에서 불만의 빛이 싹 사라졌다. '..이. 녀석..' 레아드에겐 보이지 않는 위치에 앉아있는 바크의 얼굴엔 어느새 생기 가득한 미소가 띄어져 있었다.아까 보던 풀이 죽은 바크 의 모습이 아니였다. '설마.. 눈치챘나?' 레아드에게서툰 거짓말로 의심을 풀어 놓기는했지만 바크는 레아드 처럼 그렇게 간단하게 속을 만큼 단순하지 않았다. 만일 정말로 바크가 자신의 정체에 대해 눈치를 챘다면.. 그렇다면. '..죽여야 하는건가.' 아주 짧은 순간 론의 가슴이 두근 거렸다. 그런 론의 속 마음을 아는건지 아니면 모르는건지 바크가 머리를 쓸어 넘기며 참으로 오랫만에 입을 열었다. "나도 부탁해." "...으, 응?" 얼떨결에 대답한 론. 바크가 피식 웃으며 자신의 배를 만졌다. "사실 배가 무척 고프거든. 맛있는거 만들어 달라구." "......" 론의 혼란스런 마음과는 상관 없는 바크의 밝은 미소였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61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59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4/15 16:13읽음:342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59) == 제 8장 < 음모. - 하 - > == ----------------------------------------------------------- 어쩐일인지 풀이 죽은채 고개를 숙이고만 있던 바크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동시에하루밤이 지나도록 포르나이트의 사나이가 돌아오지 않았지만 그를 걱정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바크 와 론이 '이 정도까지 데려다 주었으니 안심하고돌아간거야.' 라고 유일하게 그를 걱정하던 레아드에게 말을 해주었기 때문이 었다. 결국 일행은 사나이를 기다리지 않은채 떠나기로 했다. "그래.." 정오가 되기전의 숲. 사나이 덕분에 출발이 늦어진 셋은 서둘러 짐을 챙겼다. 그러던 중 바크가 레아드에게 물통에 물을 담아오 라는 일을 시켜서 잠시동안 바크와 론만이 남게 되었다. 바크가 말등 위에 짐을 올려 놓으면서 입을 열었다. "예상하고 있겠지만, 네 생각대로 난 너를 의심하고 있어." "...." 바크의 나지막한 말에 론이 손을 멈추고는가만히 바크를 쳐다 보았다. 그런 시선을 등으로 받으면서 바크가 말을 이었다. "어제 저녁. 레아드가 지금 처럼 물을 뜨러 갔을때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려왔지. 그 녀석이 그 쪽으로 달려갔고. 잠시 후, 너만 혼자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로 돌아왔다. 바보가 아니라면 그 사나이가 죽었다는것 쯤은 쉽게 추측할수 있어.거기에약간의 상상력을 덧 붙인다면 이런것도 생각해볼 수 있지." "......" "지금우리와 같이 다니고 있는 로느 아이리어란녀석은 사실엄청난 실력을 숨기고 있다. 그 실력이란건라하트의 포르 나이트를 관리하고 있는 지부장을 옷에 피한방울 묻이지 않고 죽일 정도지." 사실과는 약간 어긋한 추측이었지만, 거의 정확하다고해도 좋 을 만큼 날카로운 바크의 생각이었다. "만일 그 론이 그 정도의실력을 감추고 있었던 거라면.. 요즘들어 우리가 맡은 일들이 너무 쉽게 풀린것도 이해가돼. 뭐,한가지 더 추가시키자면" 말 등에 짐을 다 올려놓은바크가 고개를 뒤로 돌려 자신의 뒤 에 서 있는 론을 쳐다보았다.하지만 그곳에 론은없었다. 한 순간 중력을 무시할 정도의힘이 바크의 멱살을 잡고는 나무쪽 으로 내팽겨쳤다.쾅, 소리를 내면서 나무와 충돌한 바크가 신 음 소리를 내며 일어섰다. 순간론이 다시 한번 바크의 멱살을 잡더니 나무쪽으로 밀어 붙였다.콰직! 하는 소리와 함께 어느 새머리 바로 옆으로 한개의 검이 나무에 깊숙히박혀있었다. 검의 끝에는 손이. 그리고 그 손이이어진 곳에서 무표정의 론 이 바크를 노려보고 있었다. 멱살을 잡힌 바크의 몸은 어린아이 처럼 땅에서 한뼘정도 떠 있었다. 무표정한 론이 얼굴 만큼이나 생기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죽고 싶다는 거냐." "...글쎄." 론의 본 모습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바크의 얼굴은평상시와 다 를게 없었다. 론이 멱살을 쥐고있던 손에 힘을 더 넣었다. 바크 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아프냐? 고통스러워? 웃기지마-! 목을 졸리는 정도로우는 얼굴을 하는 녀석이 지금 내 앞에서 건방을 떠는거냐!" 론이 바크를 앞으로 끌어 당겼다가 다시 한번 육중한 나무에 내 쳤다. 바크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때? 이러니죽음이란게 느껴지나? 네 말대로 난 너나 그 버러지 같은 녀석은 개미 새끼 밟아죽이는거 보다 쉽게 죽일수있어. 이렇게!" 악에 찬 외침과 함께 론이 나무 깊숙히 박혀있던 검을 뽑아내어 바크의 얼굴을 향해 찔러 넣었다.순간, 바크가 재빨리 고개를 틀었고 검은 바크의 귀를 아슬아슬하게스치며 다시 나무 속으 로 빨려 들어갔다. 자신을 무시무시한 눈으로 노려보는 론을 향 해 바크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리고. 레아드에겐 나도 급한일로 돌아갔다고 말할셈인가." "...!" "아니면. 나를 죽인후 그 녀석도 죽일" "그만!" 론이바크의 말을 더 이상 듣기싫은지 윽박을 지르며 바크를 나무 반대편으로 던져 버렸다. 그리고는 손으로 귀를 틀어 막았 다. "빌어먹을.. 아냐.. 틀려!! 나.. 난 레아드를 죽일 마음 같은건없단 말이닷!!" 론이 나무에 그대로 머리를 들이받으며 비명을 지르듯 소리쳤 다. 하지만 방금 전에도 바크를 죽일뻔 했다. 만일 바크가 피하 지 않았더라면 아마 자신은 바크를 죽이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 만 그것보다도 론을 더욱 괴롭게 하는것은자신의 가슴을 죄어 오는 두근거림이었다. 어제도 그랬고 지금도 그랬다. 바크를 벤 다고 생각했고 지금죽이려 했을때 느껴졌던 말로 설명할수 없 는 묘한 느낌.그것의 정체를 알았을때 론은 자신에게 말도 못 할 혐오감을 느꼈다.그리고 바크가 레아드에 대해서 말했을때 론은 절망할수 밖에 없었다.레아드를 죽인다.. 죽인다.단지 말로만 들었을 뿐인데 머리부터 발 끝까지 온몸이 짜릿한쾌감 에 전율 하는게 느껴졌다."아냐.. 아냐. 아냐! 아니야! 아니란 말이다!!" 론이 절규했다. 자신의 생각과는 정 반대로 움직이는몸. 그리 고 보통의 인간으로는 만족을 모른다는 노파의 말. 도대체 자신 이란 괴물은 무엇인가.자신에게 저주스런 피를 준아버지를. 그리고 그 위를 위를.피의 시작이 된 '그'를 저주하면서 론은 절규했다. "...." 론에 의해 내동댕이 쳐졌던 바크는 어느새 일어나 땅에 주저 앉 은채 그런 론을 가만히 쳐다보았다.잠시 후, 론은 더이상의 변명도 저주도 지금 자신에게 도움이 안된다는걸 느꼈지는 나무 에 등을 기댄체 털썩 주저 앉았다.공허한 론의 시선이 바크에 게 닿았다. 론이 허탈하게 웃었다. "봤냐.. 난 이런 괴물이다. 아니.. 나에겐 괴물이란이름도 과분하지. 봤으니 알겠지? 난 너와.. 그리고 레아드를 죽일거다. 오늘이아니라면 언젠가 너희를 죽이러 갈거다.피가 끓는걸못 참고 미쳐서 너희를 죽이겠지." 거기까지 말한 론이 한손으로 눈을 가리며 큭큭.. 웃었다. 눈을 가린 손 사이로 투명한 액체가 흘러나왔다. "빌어먹을.. 행복해 질수 있을걸 찾았다고 생각했다. 날 구해줄수 있는 녀석을 찾았다고 생각했어.. 더러운몸이지만 앞으로사람도 안 죽이기로 했지.하지만 아냐! 뭐가 변했지? 변한건하나도 없어! 난 여전히 더럽고 내 머리속은피로 꽉 차있어! 그리고.. 그리고 이젠 너희 둘까지죽이려잖아! 도대체! 도대체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거야! 왜 이런거야.. 왜.. 왜!" 공중으로 번쩍 들었던 손을 부들부들 떨던 론이 천천히 그 주먹 을 힘없이 내렸다. 끝이다. 모든게 끝이 나 버렸다.하지만 마 지막으로 할 일이 남아 있었다. 론이 침묵을 나지막하고 부드러 운 목소리로끝냈다.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바크를 마주보면서 론이 말했다. "솔직히.. 넌 마음에 안 들었지만.. 그 동안 재밌었고.정말로감동했다. 한 순간이긴 했지만.. 내가 사람이란걸 느낄수 있게해줘서. 레아드는... 너라면 잘 해주겠지.레아드가 돌아오면미안하다고 전해줘." 담담하게 거기까지 말한 론이 나무에 몸을 기댄채 일어섰다. 그 리고는 손을뻗어 나무에 박혀있는 검을 뽑아내어 아무런 망설 임도 없이 자신의 목을 그었다.자신이 살아 있는한 언젠가 저 둘을 죽일것이다. 죽이기 싫다면 자신이 죽으면 되는것이다. 검 날이 목에 닿으면서 론은 눈을 감았다. - 팡! - 목에서 고통이 느껴지리라 생각하는 순간, 눈 앞에서 불꽃이 튀 면서 검을 잡고있던손에 강렬한 충격이 전해져 왔다.동시에 손에 쥐고있던 검이 어디론가로 튕겨나갔다. 놀란 론이 눈을 뜨 자 어느새 다가온 바크가 그대로 론의얼굴을 주먹으로 후려쳤 다.나가 떨어진 론에게 걸어온 바크가 두 손으로 론의 멱살을 잡고는 소리쳤다. "정말로, 처음 만났을 때하고 변한게 하나도 없구나! 건방진 태도에 지 멋대로고 재수 없는 것까지 하나도 안 변했어!" "..너," 바크가 다시한번 론의 얼굴을 후려쳤다. "닥쳐! 사람 말하는데 끊지 마!" "....." "알아 듣겠냐? 너란 놈,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재수 없고, 건방지고, 뭐든지 다 아는척에 실력이나 숨기고 지멋대로인 변태 호모 자식이" "야. 말이라고" 순간 바크가 다시 주먹을 치켜 들었다.론이 벌렸던 입을 재빨 리 다물었다. "처음부터 너한테 기대한건 아무것도 없었어. 아무것도! 그러니까 처음 처럼 뒤에서 우리들 뒤 치닥거리나했으면 좋을거 아냐! 하지만 이미 앞으로 나왔으니그렇게 지 멋대로 행동하는건 내가 용서 못해!레아드를 죽여? 그 변태 기질 좀 더 들어났다고 지 목을 자르려고 했던 주제를 누굴 죽여?" "....." 이번엔 론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는데 바크가 손을 들더니 론 의 얼굴을 내리쳤다.론이 눈을 감았지만, 정작 주먹이 내리친 것은 땅이었다. 눈을 뜨는 론에게 바크가 비정하리 만치 잔인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레아드를죽이기 싫어서 죽는다고?미안하지만 늦었어. 그럴작정이었다면 진작에 죽었어야지. 네 목없는 시체를 보고 레아드가 어쩔꺼 같냐? 박수치고좋아할거 같아? 울거 같냐? 틀렸어! 그대로 따라 죽을거다!" "...!?" 바크의 말에 론이 눈을 크게 뜨면서 바크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바크는 더 이상의 자세한말은 하지 않고는 대신 론의 몸을 누 르고있던 손을 떼내었다.그리고는 론을 내려다 보면서 말했 다. "다시 말하자면 좀 더 똑바로 행동하라는 거다. 네 녀석이 무슨변태끼가 있던 무슨 생각을 하던 난 상관안해. 하지만, 레아드가 저 만큼 널 믿으니 그 만큼의성의는 보이란 말이다. 무책임하게 죽어버리면 끝인줄 아냐? 펠이라면 펠 답게 행동해!" "...너.." 알고 있었나? 론의 표정에 바크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사실 여지건 잊고 있었는데 어제서야 생각이 났다.네 녀석의풀 네임 말이지. 확실히 들어본 이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때그 녀석인줄은 꿈에도 몰랐어. 그 빌어먹을 자식." 활활 타오르는 사라만다의 최후의 불길. 그 불길의반대편에서 자신을농락하면서 유유히 사라져 버렸던 그 소년.그때 그가 말해주었던 이름이 어제서야 생각이 났던 것이다.그리고 동시 에 론의 행동과 여지건 궁금하게 생각해 왔던 점들이 맞물려 돌 아가면서 뒤에서 자신들을 도와주던 인물과 론의 비밀스런 행동 이 전부다 풀렸다. "로느 아이리어.. 펠. 여지건 뒤에서 연극 지휘하는걸 느긋하게즐겼는지는 몰라도 이젠 아니야! 여긴 무대고 넌 배우다. 중도포기란건 인정 안해!" "....." "그리고, 그러니까." 아무말도 못하는 론에게 바크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하라구." 바크가땅에 반쯤 누워있는 론에게 팔을 내밀었다.론은 잠시 동안 바크의 얼굴과 바크가내민 손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이내 손을뻗어 바크의 손을 잡았다. 바크가 가벼운 기합성과함께 론을 끌어당겼다. 일어선 론이 고개를 들어 바크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볼을 긁적이면서 입을 열었다. "..뭐.. 호모니 변태니 뭐니.. 하는건 마음에 안 들었지만 일단은 미안하고.. 고마..ㅂ" "느, 늦었어~~ 미안!" 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수풀을 가르며레아드가 뛰어나왔다. 론의 사과와 감사를받을 절호의 기회를 놓쳐버린 바크가 혀를 가볍게 차면서레아드를 쳐다보았다. 레아드는 뭐가 그리 힘이 든지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하아..하~~아. 미, 미안. 오는 길을 잊어버려서전혀 다른 방향으로 돌아와 버렸어. 그래서.." 거기까지 말한 레아드가 숨이 어느정도 가라앉은듯 고개를 들어 둘을 쳐다보았다. 순간, 레아드의 표정이 굳었다. "..너희 둘 싸웠냐?" "응?" 대뜸 그렇게 묻는 레아드의 말에 바크와 론이 동시에 반문을 했 다. 그리고는 서로를 쳐다보았다. 레아드가 휘파람을 불면서 웃 었다. "헤에. 론이 바크한테 원한이 많았었나보네. 하기야. 나쁜 놈이지. 암암~" 레아드가 그렇게 오해를 할 만도 했었다.론에 의해 이리 저리 굴러다닌 덕분에 옷이 걸레가 되었고 팔과 귀에서 약간이지만 피도 흐르고 있었다. 그에 반해 론은 등에 흙이 조금 묻은걸 제 외하고는 멀쩡했다.바크가 자신과 론의 옷을 비교하더니 잠시 턱을쓰다듬다가 레아드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뭐라속삭였다. 순간 레아드가 고개를 번쩍 들며 론에게 소리쳤다. "론~! 너 정말이야!?" "에? 뭐, 뭐가?" 마, 말해버린건가? 론이 놀란 가운데 레아드가 뒷 말을 이었다. "바크가 너 징징 울었다는데!?" "무, 무슨.." 론이 황당하다는 눈으로 레아드를 쳐다보았다.그리고 그 시선 이 바크쪽으로 옮겨 갔을때,론의 얼굴이 굳어졌다. 론이 본 바크는어느새 레아드 뒤쪽에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밑으로 내린 손으로는 브이자까지 그리고 있었다.하지만 그런 바크를 보면서 론은 화를 낼수도 없었다.화를 내면 바크의 말을 그대 로 시인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었다. 부들 부들 바크를 노려보는 론이었다. '이.. 이런..!' 악마 같은 놈!!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63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60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4/24 14:26읽음:3304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60) == 제 8장 < 음모. - 하 - > == ----------------------------------------------------------- 모란. 용자 엘더 모바스의 둘째 아들 '바이다 모바스'가 건국한 또 하 나의 제국. 전 대륙에서 가장 거대한양대 세력중 하나로 대륙 동쪽부터 서쪽 끝까지 이어지는 '뷰아'. 어머니란 이름의강을 통해 수십개의 국가를 통솔하는 초 거대 제국이었다. 그리고 지 금 이런 모란의 황제는 '테츠라 라프.' 70세의 노왕이었다. "...그런데 말이야." 론의 설명을 들은 레아드가 두어번 고개를 갸웃뚱. 하더니 손가 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양대 세력이라고 하는데. 그건 하와크와 모란을 말하는거지?" "응. 초대 국왕인 엘더의 두 아들이 만들어낸 나라들이지." "...하지만 하와크는 한 나라고 모란은 수십개의 나라로 이루어진거 아냐? 제국이라면." 론이 레아드가 궁금해 하는걸 알아 챘는지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니까. 하와크는 한 나라고 모란은 수십개의 나라로 이루어진 제국인데 왜 같은 양대 세력이냐. 이거지? 그냥보기엔 모란쪽이 훨씬 강해 보이는데 말이야." "맞아." 확실히 하와크는 단 하나의 국가로서 주변국가에게 약간의 조공 을 받을뿐 특별한외교 관계를 지니고 있진 않았다. 하지만 형 제국이자 하와크 최대의 적국인모란은 왕성한 외교 활동과 전 쟁을 통해 대륙의 있는 수십개의 국가 중 반 이상을 제국휘하 에 묶어 두었다.얼핏 보기에 두 나라의 전력차는 3배가넘었 다. 모란의 압승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와크가 모란을 위협하고 대륙 최강국이라 불리우는데엔 이유가 있었다. "첫째." 론이 왼 손바닥을 펴고는 한 손가락을 굽히면서 말했다. "하와크는 현재 대륙중에서화약을 만들수 있는 유일한 나라이기 때문이야." 화약.쓰기에 따라서 전쟁의 양상을얼마든지 뒤 엎을수 있는 엄청난 무기. 고대의 마법과도 비견되는 것으로 그 위력은 상상 을 초월했다. "뭐, 모란도 화약 제조술을 배워서 만들고 있다고 하니까. 아마몇십년 후면 화약은 보편화 될거야.그러니까 이 강점은 몇년후엔 없어지겠지. 그리고 둘째." 손가락 하나가 더 접혔다. "군사력이야." 응? 레아드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3배가 넘지 않았어? 란 레 아드의 표정에론이 웃으면서 설명을 계속했다. "하와크와모란의 군사력차는 대충 잡아보자면..한 1:4정도 될거야. 하와크가 1. 모란이 4지. 하지만 그건 모란 휘하에 있는나라들군사까지 합쳐서 4야. 그 나라들 중엔 모란에서멀리떨어져 있는 나라도 있고 같은 제국 휘하면서도 적대적인 국가들도 있지. 그런 국가들을 빼고빼고 하면 결국엔 하와크 1. 모란 1.5야. 이 정도의 차이라면승패는 전쟁에서 나겠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론이 두개까지 접었던 손을 내렸다. "정치적인문제가 있어. 이건 좀 까다로운 문제인데.현재 이대륙은 두개의 세력으로 나뉘어져 있어.하와크와모란이지. 근데 그 중에만일 한개의 나라가 다른 나라에게정복당해서흡수 당했다고 했을때. 그 후의 일을 다른 약소국들이 걱정 하지 않겠냐는 거야." "아. 그러니까 만일 모란이 하와크를 이기면 그 다음엔 전 대륙을 향해 전쟁을 벌인다는 거지?" "응.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다른 나라들은 지금의상황을 오래동안 지키려 하는거야. 아마 전쟁이 일어났을때 모란에게 힘을빌려줄 나라는 몇 안될걸." "하지만 그러다가 반대로 하와크가 모란을 이겨버리면?" "그렇게 될 정도로 모란이 몰리면 그땐 힘을 빌려주겠지." 흐음~ 그렇게 되는거군. 레아드가 턱을 만지작 거리면서 속으로 감탄을 했다. "정치란게 꽤 복잡한 거구나. 그런거까지 생각해야하니." 레아드의 말에 론이 웃었다. "응. 정치란게 원래 그런거야.웃으면서 친구를 배신해야 할때도 있고울면서 원수를 살려줘야 할때가 있지.뭐, 레아드가신경을 쓸 정도로 그렇게 재미난건 아냐." "하지만 세상 돌아가는거 정도는 알아두는게 좋아." 그때 뒤에서 바크가 웃샤. 하는 소리와함께 바위를 가볍게 뛰 어 넘어왔다. 앉아있던 레아드가 일어섰다. "어때?" "그 사람이 말 한대로야. 국경을 지키는 수비대가 다 밑으로 내려가 버렸나봐. 거기다 그.. 북쪽의 뭔가 하는 귀족이 몽땅 끌고 수도로 가버렸으니." "그럼..." "오늘 밤에 건너가자." 바크가바위와 나무들로가려진 원형의 공터에 털썩 앉으면서 말했다. 지금일행은 모란와 라하트의 선을긋는 국경 지대에 도착해 있었다. "그럼, 일단 지금은 자고. 좀 있다 출발 하자구." 국경이라고 말은 하지만간단히 흰 선을 그어 놓고 여긴 모란. 여긴 라하트 하는 식이 아니였다. 국경의 한쪽엔 라하트의 병사 들이. 그리고 반대편엔 모란의 병사들이.그 양쪽의 거리만 해 도 몇km가 넘었다. 하루 밤 안에 그 사이를 통과해 모란으로 들 어가야 하는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자두어야 했다. "그럼, 난 먼저 잘게." 몇일에 걸쳐 말을 타고온게 힘들었는지 레아드가 가볍게 하품을 하고는땅에 누웠다.꽤 피곤했는지 레아드의 숨 소리가 금방 깊어졌다. "..나한테 할 말이 있는거 같은데." 레아드가 잠이 들기를 기다린 론이 바크에게 말했다. 바크가 말 없이 일어서더니 손으로 바위쪽을 두어번 가르켰다. 레아드에게 말소리가 안 들리는 곳으로 가자는 신호였다. 둘은 바위를 건너 모닥불이 안 보이는곳까지 갔다. 멀리 모란의 대지가보이는 곳에서 바크가 걸음을 멈췄다. "응. 좀 상담을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말이지." "상담?" 천하의 바크가? 론의표정을 보고 바크가 뭘 생각하는지알거 같다는듯 픽 웃고는 품 속에서뭔가를 꺼내 론에게내밀었다. 누런색의 편지 봉투였다.론은 아무말없이 그걸 받아서 편지를 꺼내 보았다. 둘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흘러 지나갔다. "..이건.." 그리고 잠시 후.론이 믿을수 없다는표정으로 편지에서 눈을 떼 바크를 쳐다보았다.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우리가 슐츠 일도아에게 전달 하려 했던 편지야. 이번 난리의 발단이지." "..그럴리가! 뭔가 착각한거 아냐?" "글쎄." 바크의 의미없는 말에 론이 소리쳤다. "글쎄가 아니잖아! 지금 전쟁을 일으키려고 하는게 모란이 아니라 하와크라니?" 그러면서 론이 편지를 다시 보았다. 그곳엔 간단하게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 모란은 예정대로 용병을 구했다. 이제 남은건 나와 그대의 약 속뿐. 일이 성사되어 내가 모란을 손에 넣으면 그대의 나라는 영원한 번영과 안전을 약속 받을 것이다. - 그 뿐이었다.하지만 단지 그 뿐인 내용이 갖는 의미는 엄청난 것이었다. 즉, 라하트는 처음에 모란의 편을 가장하다가 나중에 하와크를 도와 모란의 뒤를 치라는 것. 그 말의 뜻을 좀더 깊이 해석하면현재 전쟁의 원인으로 생각되는 모란의 용병모집은 사실 하와크의 이런 행동을 경계해서 한다는 것. 즉, 전쟁을 일 으키려는것이 모란이 아니라 하와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하와크의 그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할리가 있어?" 그리고이런 내용의 편지를 비밀리에 써서 일도아에게보낼수 있는사람은 단 한명뿐이었다. '그대의 나라는영원한 번영과 안전을약속 받을 것이다.' 이런 소릴 할수있는게 한 나라의 왕 외에 누가 있단 말인가. 론이 이렇게까지믿지 못하는게 바 로 그 점이었다. "'포그 르 나치' 그 얌전하고 전쟁같은거와는 완전히 동 떨어진 사람이이런짓을 할리가 있겠어?그런건 너가 더 잘 알거아냐." 론의 말에 바크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사실 이 몇일간줄곧 생각해 온게 그 점이야. 그 분이 정말로슐츠 일도아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을까. 일단, 내가 추측 하기로는 절대 아니야. 너 말대로 그 분은 전쟁을 싫어하니까. 단,내가 알기로는 말이야.." "그렇다면 지금은.." 바크가 고개를 저었다. "확실하지 않아. 사실을 확인하는건 돌아가서 폐하를 뵙는게 가장 빠른 방법이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돌아갈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대로 모란을 경유해 가다간 늦어서 전쟁이터져버릴수도 있으니까." "맞는 말이야." 팔짱을 낀채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히 진퇴양난의 상황이 었다.하필 이런 사실을 알게된것이 하와크와는 수십일 거리인 모란의 국경이라니. "어쨌든 이렇게 되면 약간의 수고는 각오하고 모란을 곧장 통과해서 하와크로 가야겠구나. 그렇다고 해도 10흘 남짓인데.. 할수 있을까." 10흘. 국가의 일을 다루는데 관해선너무나 짧은 시간. 하지만 전쟁이란것은 한번 선포가 되면쏟아버린 물과 같이 되 돌릴수 없는것이었다.지금 바크와 론이 걱정하는건 대규모 전투 같은 것 보다는 전쟁선포였다. "그래서 말인데." 고개들을 숙인채 생각을 하던 둘 중 바크가 생각이 났다는 듯이 고개를 들면서 론을 쳐다보았다.론이 자신을 쳐다보자 바크가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나.. 모란의 왕을 만나볼 생각이야."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668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61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4/28 16:06읽음:330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61) == 제 8장 < 음모. - 하 - > == ----------------------------------------------------------- "그래서.. 모란의 그... " "테츠나 라프 1세." "그래. 그 왕을 만나 보겠다는거야?" 방금 잠에서 깨어난 레아드가 부시시한 모습으로 바크에게 물어 보았다. 짐을 챙기며 바크가 대답했다. "응, 그럴 생각이야. 아무것도 하지 않기에는 우리가 아는게 너무 중요한 것 들이니까." "흐음.. 왕을 만난다고.. 만나 주기나 할까." "그거야" "쌍수들고 환영하지 않을까? 하와크의 니아 바크가 찾아 왔다고말하면 말이야." 한쪽 나무에 등을 기댄채 팔짱을 낀 론이 둘의 대화에 끼어들면 서 말했다. 레아드가 '무슨 뜻이야?'라고 물으면서 론을 쳐다보 았다. 바크가 론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론은 그 런 바크의 시선은 일체 무시하고 말을 계속 이었다.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 나라의 왕을 만나자고가자니. 계속 말하는 거지만 자기 입장 정도는 생각을 하고 말을 하라는 거야. 가서 뭘 할수 있지? 왕을 만나기도 전에 잡혀서 감옥에 갈 거라구." "...무슨 소리야?" 레아드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둘을 번갈아 쳐다 보았다. 바크 는 단지 '모란의 왕을 만날거야.' 라고만 말 했을 뿐 자세한 사 정 같은건 이야기 하지 않은 것이었다.론이 바크를 탓하는 투 로 레아드에게 사정 설명을 했다. "흐음.. 결국 그 편지를보고 모란의 왕을 만나 오해가 있었다고 말을 하려는 거구나." 론의 설명을 들은 레아드가 팔짱을 끼고 고개를두어번 끄덕끄 덕였다. 그리고는 심각한 얼굴로 바크에게 가서 바크의 등을 한 번 탁~ 하고 쳤다. 레아드의 얼굴에 빙그레 미소가 띄어졌다. "잘 생각했어. 그.. 테프.. 하는 왕을 만나." "테츠나 라프 1세.." "아~ 그러니까 그 왕." "자, 잠깐. 레아드 내 말을 이해 못한거야?" 레아드의행동에 론이 나무에서 등을 떼고 둘에게다가오면서 물었다. 레아드가 그런 론에게 고개를 돌리면서 웃어보였다. "괜찮아. 괜찮아. 이 녀석 가끔 바보같은 짓도 하긴 하지만, 무모하진 않으니까. 생각이 있어서 그럴거야." "그렇다고 해도 제 정신" "그리고." 레아드가중간에 말을 꺼내 론의 말을 끊었다.그리고는 뒤로 돌아 바크를 쳐다 보면서 말했다. "이 녀석 뚱한 모습도 이젠 보기 싫으니까." "...."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레아드를 향해 바크는 아무 말 없이 마 주 쳐다볼 뿐이었다. 레아드가 크게웃으며 바크의 등을 탁탁~ 쳤다. "좋아~ 그럼 당장 출발하자. 이 국경만 건너면 수도까진 금방이라구~" "..일도아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한 가닥의 불 빛이 생겨 났 다. 그리고 그 사이로 얇고 가느다란 사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 다.그것은 여성의, 남성의 목소리라고 구분짓기에는 너무나 특이했다. "분부 하신대로 처리했습니다." 빛의 앞에 선 사나이. 180cm가 넘는 장신에 날카롭고도 속을 알 수가없는 푸른 눈을 가진 하므의 영주.카웰 티 하라트였다. 젊은 나이에 영주가 되고 귀족 중에선 최고라 할 정도의 실력을 발휘하는 패기 넘치는 사나이였지만, 지금 이 상황의 카웰은 어 딘지 모르게 위축 되는 분위기였다. 카웰의 눈빛이 가늘게 떨렸 다. 빛이 말했다. "그래. 니즈가 알아서 잘 처리했나 보군." "예.. 예, 니즈를 보내 주신건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니즈. 14세도 채 안된 앳된 모습의 공허하고연하다 못해 투명 한 녹색의 눈을 가진 소년. 지금 자신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 그 분이 보내준 심복. 하지만 카웰은 니즈가 한편으로는 자신을 감 시한다는 것 역시 알고 있었다.배신 같은걸 하려고 하면 니즈 는 단칼에 자신을 베어버릴 것이다. 그런 아이였다. "후웃. 걱정 할 필요는 없다. 내 오른팔이라 할수 있는 너를 그렇게 간단하게 잘라버릴 생각은 없으니까." 읽혔다.. 카웰이 마른 침을 목으로 넘기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 이 카웰. 죽을때까지 충성하겠습니다." 훗. 빛이일렁거렸다. 그가 웃은 것이다. 카웰은 온 몸에 소름 이 돋는걸 느낄수 있었다. 그를 만나 올때마다 느끼는 이 공포. 그 느낌은 흡사 신이나 악마와 같은 존재를 앞에두고 서 있을때 느끼는 그 것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걸로.. 이 대륙의 시작이 된 두 나라가 충돌하겠지.변수가될수 있었던 라하트는 일도아의죽음으로 내란이 일어나 움직이지 못할테고." "....." 빛이 다시 한번 일렁거렸다. "군대는?" "국경 근처에 집결해 있습니다. 사소한 충돌로도 전쟁으로 번질만큼 양쪽 다 긴장하고 있습니다." "괜찮군. 계획은?" "7일 뒤, 양 부대가 만나게 해 두었습니다." "7일.." 그는 7이란 단어를 의미있게 생각하는듯, 잠시동안 아무런 말도 없이 일렁거렸다. 그리고 잠시 후, 빛이 서서히 약해져 갔다. "좋아. 모든건 너에게 맡겨두마. 날 실망 시키지 마라." "예. 맡겨 주십시요." "그래." 마치 어린아이를 다루는듯한 어투로 그가 웃으면서 말하고는 이 윽고 빛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카웰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한숨 이 흘러 나왔다. "..7일 뒤 인가.." 혼을 팔고 그와 계약을해버린 그 날로부터 지금까지. 이제 겨 우 7일이 남은건가. 한쪽 무릎을 땅에 대고 있던 카웰이 천천히 일어섰다.그의 눈은 어느새 패기있고 차가운 평상시의 눈으로 돌아와 있었다.빛이 있었던 자리를 보면서 카웰이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난.. 할 만큼 했다." 카웰은 눈을 감았다.검게 변한 시선 저편으로 금발의 어린 소 녀가 보였다. 그리고 그 뒤로 검은 색의 눈동자를가진 아이가 나타났다. 동시에머리속으로 떠올린 것들이 산산히 부서졌다. 마치나중에 나타난 아이가상상의 판을 우그러 버리듯이. 그 판에 그려져 있던 소녀 마져도 일그러지면서 깨어졌다. 스르륵, 눈을 뜬 카웰이 뒷 말을 이었다. "이젠.. 당신이 기적을 보여줄 차례야."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67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62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5/01 13:18읽음:324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62) == 제 8장 < 음모. - 하 - > == ----------------------------------------------------------- 산과 숲의 나라 하와크. 초원의 나라 라하트. 그리고 두 나라의 위쪽에 위치한 모란은 물의 나라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런 만큼 모란엔 수십개의 강이 흐르고 있다.그리고 그 강들이 모 두 이어져 대륙의 중심을 가르는 '뷰아'는 그 끝에서 끝으로 가 는데 걸리는 시간만 1년이 넘을 정도의 거대한 강이었다. 그 뷰 아가 미치는 곳이 전부 제국 '모란'의 영토였다. "...심각한데." 그리고 처참하다.국경을 넘어 수도로 향하는 길목길목에서 일 행들이 볼수 있는건 극도의 불안 속에서 떠는 모란주민들이었 다. 그들 중 대부분은 국경을 떠나 북쪽으로 올라갔고,몇몇은 대담하게도 그 혼란을 타서 약탈을 시작했다.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남은 주민들이었다. 전쟁은 일어나지도 않았지만, 이미 국 경 지대는 전쟁으로 초토화가 되버린 분위기였다. "하와크도 이럴까." 사람이한명도 남지 않은 마을을지나오면서 레아드가 음울한 표정을 지었다. "글쎄. 하와크는 모란처럼 거대하지 않으니까 이 정도는 아닐거야. 하와크의 국왕은 국민을 위한.." 거기까지말한 바크가 갑자기 말을 멈추더니 이내 입을 다물어 버렸다. 그 국민을 위하는 하와크의국왕이 바로 이 전쟁을 일 으키려는 장본인이 아닌가.확실한건 아무도 모르지만, 일도아 가 받은 편지와 지금 까지의 상황을 정리해 보자면 아무래도 그 쪽이 의심 가는건 어쩔수 없었다. 레아드가 남쪽의 국경을 쳐다 보면서 탄식했다. "왜 그래?" 론이 물었다. "아, 아니. 좀 걱정되는게 있어서 말이야." "걱정?" 이번엔 바크가 말을 받았다. 바크가 픽 웃었다. "설마 엘빈 누나를 걱정하고 있는건." 바크의말에 레아드가 슬쩍 고개를 돌려 바크를쳐다 보았다. 레아드의 눈동자가 미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마, 맞냐?" "하지만 걱정 되는걸.누나가 준 편지에 어디라고 써있진 않았지만 확실히 북쪽이라고 했으니까. 국경 근처일수도 있고.." 이런~ 이마에 손을 얹으면서 바크가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레아 드를 향해 크게 소리쳤다. "바보야~ 그 둘.. 아니 셋이 니가 걱정 안 한다고 어떻게 될 사람들로 보이냐? 거기걱정할 시간 있으면 차라리 우리 일이나걱정 하라구." "...하지만." "뭐가 하지만이야. 언제부터 너가 걱정하는 입장이된거냐. 누나가 들었으면 가소롭다고 웃었을거다. 거기다 실력이나 경험,뭘로 봐도 그 쪽이 우리보다 위 라구. 론이 평소 처럼 행동을 할 때는 말이지.바크의 힐책에 레아드 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걱정이 되 는건 어쩔수 없는 거라구. "어이, 너희 둘." 그때 둘의 가운데서 이야기를 잠자코 듣던 론이 앞으로 나섰다. 론이 바크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쿡 찔렀다. "수고스럽겠지만 사정 설명 정도는 이야기 해주고 말을 하면 좀좋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야." 한번 더 쿡 찔렀다. "미안하게도 나 같이 중간에 끼어든 사람은 도저히 무슨 말들을하는건지 알수가 없거든." "지금 하는 얘기는 간단히 몇 분동안 해줄수 있는게" 쿡. "그러면 말이야. 우리 셋이서 함께 말할 수 있는 이야기 거리를만들라구. 뒤 쪽에서 혼자서 듣기만 하면 괴로우니까." "아.. 저기." 괴로운론에게 괴롭힘 당하고 있는 바크를 안스럽게 보던 레아 드가 론의 등을 톡톡 치면서 불렀다. 론이 뒤를 돌아보았다. 레 아드가 합장을 하듯이 양손을 모으면서 말했다. "미, 미안. 내 걱정만 하는 바람에 론이 모르는 말만 해버렸어. 앞으론 주의할게." 정말로미안한듯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하는 레아드였다.론이 시선은레아드를 향한채 바크를 쿡~ 쩔렀다. 그리고는 뒷 머릴 긁적이면서 크게 웃었다. "뭐~~얼. 괜찮아~나쁜 녀석은 바크고 다 이 녀석 잘못이잖아. 레아드가 사과 해야할 이유같은건 털~끝 만큼도 없으니까 안심해. 모두 다 이.녀.석 잘못이니까." 론이 바크를 보지도 않은채 또 한번 손가락을 내 찔렀다.하지 만 바크도 화가 날때까지 난듯 론의 팔목을 콱~ 붙잡았다. 론이 고개를 돌렸다. 바크가 진지하다 못해 무서운 얼굴로 론에게 말 했다. "..어,째. '어이 너희 둘.' 이라면서 나만 찌르는거냐?" "응?" 바크의말을 들은 론이 잠시 바크를 쳐다보다가 슬쩍 레아드에 게 시선을 옮겨 보았다.레아드가 론의 시선에 움찔했다. 그리 고 황급히 손으로 가슴을 가리며 발로 말 옆구리를 차서 옆으로 물러섰다.론이 그런 레아드를 향해 싱긋웃어 보이고는 다시 바크에게고개를 돌렸다.론이 아주~ 당연하다는 얼굴로 말했 다. "넌 레아드가 아니니까." 그 뒤로 2틀 동안 일행은 계속해서 제국 모란의 수도로 향했다. 국경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모란은 레아드에게 제국이란 이 미지를 짙게 보여주었다.수많은 사람들, 광활한 대지. 그리고 강.. "머, 멋지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나룻터에 선 레아드가 연신감탄을 했 다. 레아드의 앞으로는 끝이 안 보이는 거대한 물의 일렁거림이 있었다.어머니란 이름으로 대륙을 반으로 가르는 대륙 최고의 강. '뷰아'였다. 뷰아의 장엄함은 바다 못지 않은것이었다. "레아드," 뒤쪽에서 부름이 들려왔다. 바크였다. "배를 구했어. 어서 가자." "론은?" "말을 처분하고 먹을거를 사러 갔으니까 금방 오겠지. 자." 바크가 나룻터 위에 있는 레아드에게손을 내밀었다. 레아드는 바크가 내민 손을 잡아 가볍게 나룻터에서 뛰어내렸다. 그때 뒤 쪽에서 부앙~ 하는 웅장한 음이 들려왔다. 둘이 그 쪽으로 고개 를 돌렸다.그곳엔 보통 배보다 5배 정도가 클듯한거대한 배 한척이 강 위에 떠 있었다. 레아드가 부러운 눈으로 그 배를 보 자, 바크가 가볍게 혀를 차면서 말했다. "저런건 나중에 타게 해줄게.지금은 급하니까 어쩔수 없다구. 저런걸 타고 뷰아를 건너려면 2틀이 넘게 걸릴테니까." "..누가 뭐래." 레아드도 그 점을충분히 아는지 더 이상 미련의눈길을 주지 않고 바크에게 튕기듯 말했다.바크가 웃으면서 레아드의 머리 를 쓰다듬었다. "론이 기다리겠다. 가자." 바크의말에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이고 앞서 나갔다.곧 둘은 배 중에선 가장 빠르다고 할수 있는 쾌속정 '후암'이묶여있는 곳에 다다를수 있었다. 배 위엔 론이 서 있었다. "뭐 했어?" 론이 바크와레아드가 안전하게 배 위로 내려올수 있게 도와주 면서 물었다. 레아드가 간단하게 대답했다. "구경~" "뭘?" "배 말야. 배.굉장히 큰 배들이 많더라구. 특히 한 배는 엄청나게 크던데." "아, 테드룬을 본거구나." "테드룬?" 그 배 이름이테드룬? 궁금해 하는 레아드와흥미있어 보이는 얼굴의 바크에게 론이 설명했다. "테드룬은 그 배 이름이 아니라 그 배의 명칭이야. 모란에 약.. 20대 정도가 있지.대부분이 상선이지만 그중 2대는 여객선이야. 웬만한 갑부가 아니면 탈수도 없을 정도로 대단한 호화 여객선이지. 그래서 대부분 왕족들이 타고다녀. 모란은 하와크와는 다르게 왕족이 많으니까." "헤에.. 그렇군." "타고싶어?" 은근슬쩍 론이 물었다. 레아드가 하하. 웃으면서 대답했다. "안 타고 싶다고 하면 거짓말일거야." 뒷 머릴 긁적이며 웃어보이는 레아드였다.론이 그런 레아드를 조용히 지켜보다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그럼, 줄까?" "...으,응?" "저 테드룬말이야. 레아드한테 줄까?" "뭐, 뭐엇?" 레아드가 벌떡 일어나면서 소리쳤다. 론이 웃으면서 말했다. "타고 싶다며. 한,두대 줄 생각이 있는데." "설마.. 너, 너 설마?" 레아드가 한 손가락으로 론을 가르키며믿지 못 하겠다는 투로 중얼거렸다. 론이 앉아있던 등을 피면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멀 리 보이는 거대 여객선, 테드룬을 눈짓으로 가르키며 말했다. "그 설마가 맞아. 현재 모란에 있는 테드룬은 전부 다 아이리어가 소유야.다시말하면 다 내거지. 말했었잖아. 대부분이 '상선'이라고." "..하하.." 레아드의입이 경미하게 떨렸다.뒤에 있던 바크가 턱을 손에 올린채로 말했다. "과연, 아이리어가의 재력은 모란에까지 뻗친건가. 대단해." 그 말에 론이 바크를 쳐다보면서 코웃음을 쳤다. "무슨 소리. 원래 아이리어가가 주 상대로 생각하는건 하와크보다 모란이라고.모란쪽이 땅도 크고 사람도 많은데다가무엇보다도 수로가 발달 되어 있어서 무역하기가 좋거든. 하와크에화약을 팔아 나오는 돈보다 모란에 식량 나르는 일쪽이 몇배의이득이야." "흐음, 그래?" 처음 알았다는듯 바크가 중얼거렸다. 론이 휙 고개를 돌려 레아 드의 손을 잡고는 물었다. "어때? 생각 없어?" "아, 아니. 나.." 완전 대 혼란상태인 레아드가 뒷 말을 잊지 못했다. 작은 배 한 척을 그냥 준다고 한다면 고맙다고 받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저런 건 그냥 준다고 해도 받을수 있는것도 아니고,거기다 지금 론 이 장난으로 이러는건지 진심으로 이러는건지 조차도 잘 파악을 못했기 때문이었다. "저, 저기 고맙지만 성의만 받아둘게." 레아드가 떠듬떠듬 말을 했다.그 말에 론이 약간 미간을 찡그 렸고 옆에있던 바크가 큭큭 웃음을 터뜨렸다. 왜 그래? 라고 묻 는 레아드를 향해 바크가 웃으며 대답했다. "저 큰 배라고 해도 론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보잘것 없는 건데말이야.그걸 성의만 받겠다는건 다시 말해서 아무것도 안 받겠다는 말이잖아. 안 그래?" "아.. 미, 미안. 그럼 마음만 받을게." 레아드가 급히 말을 고치면서 론에게 사과를 했다. 론이 가볍게 한숨을 토해내고는 옆에서 웃는 바크의 뒷 통수를 내리쳤다. 바 크의 웃음소리가 멈췄다. 론이 한발 레아드에게 다가 서더니 다 시 한번 레아드의 두 손을 잡고는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 마음이라도 받아 준다면 줄테니까." "응." "앞으로 소중히 다뤄줘." "..으, 응." 론의진심어린 말에 질린 레아드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순간 옆에서 '파하핫.'이라는괴소와 함께 바크가 자신의 배를 잡고는 밑창을 굴러다녔다. 론의 이마에 작고 뚜렷한 핏줄이 돋 아났다. "와하하핫." "....." "크큭큭!" "...야." "푸하하... 응?" 다음 순간, 론이 발을 뻗어 바크의 배를 콱 밟아 버렸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68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63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5/03 17:00읽음:323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63) == 제 8장 < 음모. - 하 - > == ----------------------------------------------------------- "...멋.. 지다." 대륙을서에서 동으로 가르며 도도하게흐르는 뷰아의 물결을 가르며 건너는 배 위에서레아드가 감탄사를 연발했다. 처음엔 옆으로 지나가는 수많은 배들에 놀랐고 두번째론 가도가도 끝이 없는 뷰아의 크기에 놀랐으며 마지막으로는 강의 맞은편에 도달 하면서 점차 시아에들어오기 시작한 모란의 수도 '류스린-바' 의 위용에 놀라고 말았다. 강 북쪽의 나룻터는 보이지도 않았지 만 나룻터 뒤로있는 성곽과 그 사이로 보이는 거대한 성이 수 도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 짐작케 했다. "전 대륙의 중심,뷰아를 끼고 모든 나라와 상업을 하며, 뷰아가 닿는 곳은 전부 통일시켜 버린 모란.. 의 왕이 사는 류스린-바. 역시, 들은것 이상이군.예상을 간단히 깨버리는 데. 이정도면 우리나라 수도보다 배 이상 크겠어." 바크가 마른 침을 삼키면서 말했다. 배가 나룻터로 가까이 가면 갈수록 성곽은 몇 배로 그 크기를 더 해갔다.끝도없이 늘어나 는 성곽은일행의 배가 나룻터에 도달해서야 그 왕성한 성장을 멈췄다. 끝과 끝이 안 보일 정도로 커져버린 후 였지만. 레아드 가 가장 먼저 수도에 발을 내 딛으면서 감탄사를 내 질렀다. "와아. 멋진데. 크다 커~" "감탄은 나중에 하고, 이거부터 묶어." 배 안에 있던 바크가 밧줄 하나를레아드에게 던져 주었다. 그 걸 받아든 레아드가 튀어나 온 나무 기둥에 밧줄을 묶으면서 말 했다. "라하트를 여행하지 못하게 되버려서 실망 했었는데 말이야. 지금 보니까 그게 다 모란을 여행하라는 뜻이었나봐. 그렇지?" 레아드가 웃으면서 바크에게 물었다. 순간, 웃는 레아드의 얼굴 이 커다란 가방에 의해서 가려졌다. 가방에 한방 맞은 레아드가 뒤로주춤주춤 물러났다.가방을 팍 치운 레아드가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린채 소리쳤다. "뭐, 뭐야 뭐! 기껏 생각해서말한건데 갑자기 가방을 집어 던지다니!" "기껏 생각해서 말한건데.미안하지만, 할일이 바쁘다구. 우리들은 말이야." "쳇, 누가 지금 놀자고 했나? 다 일이 끝난 다음.." 레아드가 고개를 휙 돌리면서 바크에게 빈정거렸다. 그때, 웃으 면서 배에서 땅으로 올라온 론이 한 손으로 가볍게 레아드가 들 고있던 가방을 들어주었다. 그리고는 가방에서 레아드의 가슴으 로 옮겨 묻은 흙들을 툭툭 털어 주었다. 론이 가방을 들고 있던 손을 어깨 뒤로 넘기면서 말했다. "그래~ 그럼, 내가 책임질게~" "..에?" 무슨 말인지모르겠다는 레아드를 향해 론이 한 손가락을 까닥 까닥 거리며 설명했다. "여행말야. 라하트에서 내가 책임지기로 했는데아쉽게도 깨져버렸잖아." "아아~ 그거?" 확실히 라하트에 갔을때 대 초원에 반해서 포르 나이트 부 장인 호란이 화가나서암살단을 보내지 않을 정도의기한만 놀기로 했었는데.갑작스런 일도아의 죽음으로 계획이 왕창 다 깨져버 린 것이었다. 레아드가 론의 등을 탁탁 치면서 싱긋 웃었다. "좋아~ 그럼 이번 일 끝나고 노는건 론한테 다~ 맡길테니까. 재미 없으면 알아서 해~" "맡겨만 둬." 론이 가슴을 펴면서 자신 만만하게 말했다. "...참 내."위에서 잘 놀고 있는 둘을 올려다보던 바크가 잠시 한숨을 토해 내고는 나머지 짐들을 어깨에 메었다.배를 타는 것도, 여행을 하는 것도. 노는 것도 좋지만,일단은 일이 먼저니까. 만약 모 란의 왕을설득하지 못한다면 -그럴 확률이 높지만-, 대륙에서 가장 크고 강대한 제국과 모든 나라의 시초가 된 나라가 전쟁을 일으킬 것이고 그 파동은아마도 전 대륙을 강타할 것이다. 두 나라 만에서 끝나는 그런 간단한 차원의 문제가 아니였다. '하필이면 이런 일에 휘말리게 되버리다니..' 이런 생각도 몇번 해봤지만,그렇다고 무책임하게 있을수는 없 는 노릇이었다. 일도아에게 편지를 전한것도자신이고 지금 그 편지의 내용을 아는것도 자신이며,거기다 신분상 전쟁이 터지 는걸 그냥 보고 있을수만은 없었다. 바크는 자신의 어깨에 올려 진 또 다른 짐의 무게가무겁다는걸 느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제발 이 두녀석이 정신 좀 차렸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망할..' 놈의 론이야대륙이 어찌되던 상관이없다는 투고, 또 확실히 그러니까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어째 레아드까지 론의 영향을 받 고 만사 태평형으로 변한것 같았다. 원래 성격이 그러긴 했지만 좀 위기감이란걸 가져 줬으면 좋겠는데.이런저런 생각을 하면 서 바크가 배 안에 있던 짐을 땅 위로 다 올려놓았다. 마지막으 로 올라온바크가 몸에 묻은 흙을 툭툭 털어내고는 짐 중 몇개 를 들었다. "좋아~ 그럼 왕궁으로 가자." "에엣!? 이런 차림으로?" 레아드가 놀라 외치자바크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레아드를 쳐 다보았다. "그럼 광대 옷이라도 입고 가자는거야?" "..아, 아니. 하지만 옷도 여행으로 더러워졌고.. 손엔 짐도 들고 있는걸." "일초가 아까운 상황이니 상관없어. 우린 무슨 외교관이 아니잖아." "하지만, 이런 꼴로 간다고 쳤을때.. 만나주기나 할까?" 론이 팔짱을 끼면서 의미심장하게 중얼거렸다. 바크가 코웃음을 치고는나머지 짐들을 레아드와 론에게짊어주었다. 그리고는 론에게 말했다. "괜찮아. 들어갈땐 너 이름 말하고 들어갈 거니까." "...뭐?" "아이리어가의 장이 와서 모란의 왕을 만나고 싶다고 말하면 웬만해서는 만나주지 않을까?" "자, 잠깐. 그럴거면 너희 집안을" 거기까지 말한 론은 장난기 짙은 미소를 띄우고 있는 바크를 볼 수 있었다. 론이 입을 다물었다. "무슨 소리야.여긴 엄연히 모란인데. 내가 '로아'가 사람이라고 말하면 당장에 잡혀갈 거라고 말한건 너 아냐? 그와는 달리'아이리어'가는다국적으로 노니까 그 쪽에서도 섣 부르게 행동 하진 못하겠지." "....." 한방 먹은 론이 인상을 험상궂게 찡그리며 바크를 쳐다 보았다. 하지만 바크는 찔러오는론의 시선을 무시한채 짐을 들고 한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레아드가 서둘러 바크의 뒤를 따르려다가 가만 있는 론을 보고는 다가왔다. "왜 그래?' "응? 아, 아냐." "흐음~ 바크가 론네 집안 이름 사용해서 그런거야?" "아니. 이름 정도야.. 얼마든지 사용해도 상관없지만." 거기까지말한 론이 가볍게 고개를 저으고는 서 있는 레아드의 등을 가볍게 밀었다. "아냐, 바크 먼저 갔는데. 어서 따라가야지." "아, 그래." 멀찌감치 앞서가는 바크를 향해 레아드가 달리는 속도에 가까운 빠른 걸음 걸이로 쫓아갔다. 뒤에 남은 론이 뒷머릴 긁적이면서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농담이 아냐. 정말로 곤란하다고.." 론이 고개를 들어 성곽과 도시 뒤로 보이는 거대한 성을 바라보 았다. 한숨이 터져 나왔다. "녀석들..한테 뭐라 말하지?"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68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64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5/06 13:09읽음:323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64) == 제 8장 < 음모. - 하 - > == ----------------------------------------------------------- 끝에서 끝이 안 보일 정도로 거대한 성곽. 그리고 그 성곽의 주 변으로는 웬만한 대도시 보다도 거대한 번화가가 자리잡고 있었 다. 그런 성곽의 안으로는 하얗고 거대한 건물들이 자리잡고 있 었고, 그 중심에 하늘을 찌를듯이도도하게 세워진 성이 그 위 용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서 있었다. 이 모든것들을 모아 사람들 은 대 제국 모란의 수도. '류스린-바'라고 부른다. 레아드 일행 이 도착한 남쪽 나룻터는 번화가 중 상업을 전문으로 하는 지역 과 연결이 되어 있었다.아마도 강이 가깝기 때문에 상업 지구 가 그쪽에 들어선 듯 하다. 수만명의 각종 상인들이 득실거리는 그 곳에서레아드가 혀를 내밀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흠쳤다. "뭐, 뭐야. 웬 놈의 사람이 이리 많아?" 하므의 시장을 능가하는인간의 바다 안에서 레아드가 지친 듯 한숨을 내쉬었다. 론이 허리를 굽히고 숨을몰아쉬는 레아드의 앞에 서서 웃었다. "굉장하지? 전 대륙의 식량,물자,무기들 중 60%가 바로 이 곳에서 사고 팔려나가." "헤에~ 대단하네." 허리를 피면서 레아드가 주변을둘러보았다. 수많은사람들이 자신들의 일로 바쁘게 돌아 다니는게 보였다. 이 사람들 전부가 대륙을 돌아다니며 무역을 하는건가.스케일이 다른 모란의 박 력에 레아드는 다시 한번 감탄을 했다.그러면서 또 다른 한편 으로는 궁금하기도 했다. 이 정도로 거대하고 아름다우며, 좋은 얼굴의 사람들이 사는나라가 뭐가 부족해서 다른 나라를 침략 하는 걸까. 궁금해 보이는 얼굴로 자신을 처다보는 론에게 레아 드가 손가락 하나를 세우며 물어보았다. 론이 잠시 생각을 해보 더니 이내 대답했다. "글쎄, 둘째라서 그런거 아닐까?" "..둘째?" 무슨 소리야? 엉뚱한 대답에 레아드가 되 묻자, 론이 웃으며 설 명해 주었다. "알다시피 이 모란은하와크의 초대 국왕이었던 엘더 모바스의둘째 아들이 만든 나라야.다시 말해서 하와크의 아래뻘 되는나라지." "흐음. 그건 나도 알아. 전설이잖아?" "전설.. 까진 안되고 역사라고 하자.어쨌든 처음에 모란은 하와크의 아래 나라였어.하와크쪽에선 그걸 당연히 여겼고. 사실도 그래. 모란의 언어도, 신앙도, 풍습도. 거의 모두가 하와크랑 동일하거든. 여기서 좀 문제가 있는게. 엘더가 만든 최초의 나라는 모란이 아니란 점이지." "...당연한거잖아." 레아드가 당연하다는 말투로 말했다. "그래, 당연해.하지만 모란쪽에서 보자면 거기에 문제가 있어. 모란의 사람들이 믿는 전설을예로 들어보자면. 신앙, 전설.. 모두가 하와크를 찬양하고 있다는 점이야.하와크에서 만들어진 것들이니 당연한 거지만 모란의 사람들은 거기에 대한.. 뭐랄까. 열등감을가지고 있다고 하면 될까.아무리 같은 말을쓰고같은 전설을 듣고자라나도 모란은 하와크가 아니니까. 정통성을 못 가진다는 뜻이지." "아, 그래서 모란은 그 열등감에서벗어나기 위해 이런 제국을만들어 냈다. 그 말이지?" "맞아. 솔직히 이 정도의 제국을 어떤 잘난 인간 한명이 만들기는 벅차지. 모란 국민 대다수가 원하니까 가능한 거였어. 그리고 그걸 이용해서 제국을 완성시켜 놓은게 바로 현 국왕 '테츠나 라프 1세'. 다르게 말하면 모란의 노왕." "..완성시켜?" "응. 사실 이 모란은 50년전만해도 지금의 1/3도 안되는 크기였어. 하지만 노왕이 이 50여년간 모란을 이 정도로 만들어 놓은거야.솔직히 지금에 와서는 대륙 최강,최대,최고라고 할수있지. 둘째가 형보다 더 키가 커버렸다고 해야하나." 론의독특한 묘사에 레아드가 픽 웃었다.론이 표정을 바꾸어 이번엔 진지한 어투로 말했다. "그래서 말인데. 내가 보기에 이번 전쟁은 화가 난 형이 동생을한방 치는걸로 볼 수 있어." "흐음. 나라도 그러겠다. 동생이 나보다 키가 커 버리면 때려주고 싶을거야." 레아드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 단지 그 마음씨 좋은 형을 화나게 한게 동생이 아니란 점이약간 문제긴 하지만..' 누군지 몰라도 목적이 뭘까.아이리어가의 정보망을 피해서 이 정도 규모의 일을 벌인다는건 기적이 아니라면,상대가 엄청난 거물일때 뿐이다.그것도 거물 나름이긴 하지만.론이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옆에 있던레아드가 들고 있던 짐을 땅에 내려 놓으면서 투덜거렸다. "그나저나 바크녀석. 늦는걸." "돈 바꾸러 간거지?" "응, 라하트의 지폐는 이쪽에서 받아주질 않으니까." "..길 잃은거 아닐까?" "에.." "여긴 길이 복잡하니까." 주변을 돌아다니는 수 많은 사람들을 돌아보면서 론이 중얼거렸 다. 레아드가 설마.. 라고 말하면서 론과 같이 주변을 둘러보았 다.복잡한 거리. 북적북적거리는 수많은 인간들. 약간은 표정 이 어두워졌다. "그럴..지도 모르겠네." "그럼내가 찾는쪽이 빠르겠다.바크 녀석 기다리다가 전쟁이먼저 터질수도 있겠어." "아, 그럼 나도.." "아냐. 이렇게 사람들이북적거리는데레아드까지 잊어버리면그땐 정말로 큰일이니까. 음. 이쪽으로 곧장 가면 분수대가 나오거든. 거기서 기다려줘." 수도에 몇번 와 봤다는 론이 광장쪽을 가르키며 길을말해주었 다.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론이 들고있던 짐을 자신의 어 깨에 메었다. "그럼,난 분수대에서 기다릴테니까 바크녀석찾으면 데려와. 못 만나면 한시간 후에 그냥 분수대로 오고." "맡겨둬." 론이 가볍게 윙크를 해 보이면서 인파들 사이로 스며들었다. "..못 말려." 론의 장난기 가득한행동에 레아드가 피식 웃고는 두개의 짐을 양 어깨에 짊어들고 광장쪽으로 천천히 발을 옮겼다. 광장은 상 업지구와 꽤 가까운거리에 있어서 5분도 채 안되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 파아앗~ - 푸른 하늘을 향해 치솟던물줄기의 파편들이 바람을 타고 땅으 로 떨어져 내려왔다. 그 중 몇개의 방울들이 허공에서 너울거리 다가 타오르는듯한 붉은 대지에 내려 앉았다.레아드가 축축해 진 머릴 쓸어 넘기며 분수대 근처에있는 의자에 앉았다. 짐이 꽤 무거웠던지 어깨가 뻐근했다. "와아아~" 분수대 근처에서 몇몇 아이들이 휘날리는 물 방울들을 피하면서 놀고 있는게 보였다.레아드는 양손으로 턱을 괘고조용히 그 아이들의 모습을 쳐다보았다. 3명의 아이들이었는데 그 중 하나 는 여자애였다.그 아이들이 노는걸 보던 레아드가 한 순간 픽 웃었다.자신이 알고있던 누구의 모습이아이들에게서 비춰진 것이다. 그리고 그게 누군지 깨달았을때 레아드는허리를 펴고 의자에 몸을 기대면서 광장 전체를 둘러보았다. "..그렇구나. 여긴 엘빈 누나의 고향이지." 그리고누나가 살던 곳이다.모란의 노 기사의 손에서 자라나 후에 가족들의 복수를 위해 다시 찾아온 나라. - 나중에 한번 모란에 데려다 줄게. 살아가면서 한번쯤 꼭 가봐 야 할 나라니까. 어떤곳이냐고? 음.. 무지무지하게 큰 나라라 고 하면 이해되니? ..바크? 바보야~ 바크는 영족이잖아. 거기 다 그 녀석은 파오니 같은녀석하고 같이 다녀서 벌써 애 늙 은이 다 됐다구. 응? 뭐.. 그래도 데려가고 싶으면.. 너 맘대 로 해. - 어느새 입가에 미소가 생겨있었다.누나의 말대로 확실히 모란 은 무지무지하게 컸고 꼭 봐야할 나라였다.단지, 누나가 데려 온게 아니라 이런식으로 와 버렸지만. 나중에 한번쯤 누나와 같 이 와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너." 턱을 괘고 앉아 싱글싱글웃고있는 레아드의 앞에 한 순간, 어 둠의 장벽이 생겨났다.깜짝놀란 레아드가 위를 올려다보자 무 서운얼굴을 하고있는 바크가 자신을 내려다보고있는게 눈에 들어왔다. "아.. 왔어?" 순간 볼이 죽~ 늘어났다. "뭐가 '아.. 왔어?'야~ 뭐가?너 찾는데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기나 해? "에. 나르 차자?" 볼이 잡힌채 이상한 발음으로 레아드가 반문했다.순간 다른쪽 볼도 죽~ 늘어났다. "내가 대로에서 기다리라고 말했었잖아. 너 한테." "아.. 마자.. 그래써." 화, 확실히 바크가 그런말을 했었다. 잠깐 론이 없는새에 그 말 을 하고돈을 바꾸러 간것이었다. 그걸 깜빡 잊고 그 자리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었으니.. "론은?" ....엣. "론 어디갔어? 론." "..너, 너 차즈러.." "...." 후~ 레아드의불쌍한 표정에 바크가 한숨을 내쉬면서 레아드의 붉어진 볼을 놔주었다.레아드가 얼얼해진 볼을어루만지면서 실망한 바크를 위로했다. "거, 걱정마. 내가 이럴때를 대비해서 론 한테 너 못 찾으면 이리 오라고 했거든. 곧 올거야." "언제 오는데?" "...곧." 바크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러니까. 언.제." "..한.. 50분... 뒤에." 발끈~ 비명과 함께 레아드의 두 볼이 다시 쭉~ 늘어났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688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65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5/07 07:26읽음:323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65) == 제 8장 < 음모. - 하 - > == ----------------------------------------------------------- 론이올 50여분 동안 레아드는정말로 참고참고 또 참고 계속 참으면서 바크의 빈정거림을 들어야 했다.더구나 자신이 잘못 한게 맞으므로 뭐라 변명 할 수도 없었다. 그 설움이 꽤 심했던 지 론이 오자마자 론을 끌어안아 버려서 얼굴을 붉게 만들어 버 렸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모인 일행은 근처까지 온 왕궁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러고보니 궁금한게 있는데." 시아 한 가득 왕궁이 보일 정도까지왔을때 화가 거의 풀린 레 아드가 론을 보고 물었다. "제국.. 이잖아. 모란은. 근데 어째서 '왕'이야?" 제법 날카로운... 질문에 론이 고개를 들어 바크를 쳐다보았다. 바크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너가 말해주라는 뜻이었다. 론이 손 가락을 세워보이며 말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황제'야.하와크를 제외한 모든 나라가 황제란 칭호를 인정해주지. 황제란게 즉, 왕 중의 왕이란 뜻이잖아.지금의 모란은 확실히 그런 칭호에 걸 맞지만,유일하게그걸 인정하지 않은게 하와크야.원래 이럴땐 두 나라가 대판싸워서우열을 가려야 겠지만 두 나라 사이가 워낙미묘해서말이지.바보같이 착한 형과 건방떠는 동생이라고 할까? 모란이 황제란 칭호를 쓰고 하와크는 그냥 너 알아서 해라. 라는식으로 대하니까." "...그래서.. 뭐야." 너무 장황하게 설명을 했는지 레아드가 재차 물었다. "그러니까.다들 황제라고 부르지만, 하와크 사람들은 그냥 왕이라고 부른다는 거 뿐이야. 그러니까.. 황제라고 할수도 있고아닐수도 있단 소리." "흥, 웃기는 소리." 론이 명료.. 하지만 애매하게 설명을 끝 마쳤을때 갑자기 뒤 쪽 에서 빈정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셋이 동시에 고개를 뒤로 돌 렸다. 거기엔 40대 중반 정도의 헐렁헐렁한 옷을 입고있는 반백 의 사나이가 서 있었다. 레아드가 조심스레 물었다. "뭐가.. 웃기다는 거죠?" "전부." "..뭐가요?" 레아드가 다시 물었다. 순간, 사나이가 매서운 눈길로 레아드를 째려보았다. "요즘 젊은것들은 세상 돌아가는거 따위는 하나도모른다니까. 자기 나라가 얼마나 자랑스러운지같은건 생각도 안 하지. 뭐가 착한형에 건방떠는 동생이냐.멍청하게 우리들은 최초의나라에 살고있다니 뭐니 하면서 자만하고 놀고있는 나라 따위. 우리신성 제국 모란의 지배하에 들어오는게 너무나도 당연한이치.그리고 또 한가지 말하자면, 황제란 칭호는 하와크에서도 쓰여진다." 사나이가 자랑스럽게 가슴을 펴면서 당당하게 말했다. 그래? 셋 이 서로들의 얼굴을 한번씩 쳐다보더니 동시에 말했다. "안 쓰는데요." "하아~ 이거 참." 어쩔수 없군.그가 한 손으로 이마를 짚고 한숨을 내쉬면서 고 개를 저었다. 하여간 요즘 애들은...그가 다시한번 가슴을 펴 고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확실하게 말했다. "써." 너무나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그의 모습에 오히려 어리둥절 모를듯한 느낌이 되 버린 레아드였다.레아드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기. 실례가 될지도 모르겠는데요." "응?" "안.. 쓰는걸요." "아아~ 이것 참. 못 알아듣는군. 내가 하와크에 한 두번 다녀온줄 알아?내가 만난 사람은 다 황제를 황제라고 불렀다고. 내가 누구라고그런 서투른 거짓말에 속을거 같아. 너희들 같이소문에만민감한 애들이나 그런 바보같은 말을 믿지.너희들하와크에 가 본적이나 있는거냐?" ..그렇군. 시작부터 잘못 안 것은 사나이쪽이었다. 레아드가 방 금전 사내가 했던 포즈를 따라하면서 말했다. "..저, 저기." "또 뭐냐?" "..우리가 그 하와크 사람이거든요." 레아드의 말이 끝나고셋은 조심스럽게 그 사나이를바라보았 다. 사나이는 금방 레아드의 말 뜻을 이해했는지 잠깐사이 얼굴 빛이 흙빛으로 변했다가 다시 원상태로 돌아왔다. 그가 험험 헛 기침을 하면서 고개를 돌렸다. "뭐, 너희가 잘 몰라서 그런거겠지. 그런걸로 어린애 처럼 따지지 마라. 자~ 갈 길들 가~" 그렇게 말하고그는 몸을 돌려 자신의 길을 가기 시작했다. 하 지만 채 1분도 안되서 바로 뒤로 바보같고,짜증나는, 요즘 젊 은것들이 따라오는걸 볼수 있었다. 그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 아보았다. "더 할말 있는거냐?" "..아뇨." "근데 뭐야?" "아무것도 아닌데요." "그럼 왜 따라와!?" "..안 따라가는 건데요." 레아드의 짜증나는 대답에 사나이가 현기증이 나는듯이 잠깐 비 틀거렸다. 그 옆에서 둘의 대화를 듣고있는 바크와 론은 웃는걸 참느라고죽을 지경이었다.사나이가 화가 난듯 홱 몸을 돌려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하지만 역시나 바보같고 짜증나 고 특히나 빨간 머리의 멍청이같은 녀석이 있는셋은 계속해서 따라오고 있었다.하지만 참았다. 그렇게 넷은 아무런 말도 하 지 않고 계속 걸었다.그리고 그 걸음이 멈춘것은 왕궁의 앞에 와서였다. "도대체 어디까지 따라올 생각이냐!더 이상 화나게 하면 전부다 감옥에 쳐 넣을테다!" "여기.." 왕궁 앞에 멈춰선사나이와 성을 번갈아 보던 레아드가 손가락 을 들어 사나이를 가르켰다. "사세요?" 순간,사나이가 다시한번 휘청거렸고 참다참다 못 참은 바크와 론은 그대로 뒤집어져 버렸다. 화가 머리 끝까지 오른 사나이가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레아드를 노려보았다. "너, 너 바보아냐! 성에 사는 바보가 어딨어!" "..없나요?" 크아악!사나이가 갑자기 괴성을 지르더니 몸을 팍~ 뒤로 돌렸 다. 그리고는 그야말로 바람과도 같이 왕궁 안으로 사라져 버렸 다. 그의 과격한 반응에 황당해져 버린 레아드. "히.. 힉. 최..최고. 멋져 레아드." 너무 웃은탓에 눈물까지 찔끔찔끔 흘리며 론이 레아드한테 매달 렸다. 바크도 론과 비슷한 지경이었다. 발끈한 레아드가 주먹을 둘어 둘의 머리를 한방씩 쥐어 박았다. "뭐야~ 뭐~ 난 기껏해서 말을 하는데 저 사람은 화를 내고 너희는 바보처럼 웃기만 하고! 왜 화를 내는건지 알면 너희가 대신말을 했어야 할거 아냐." "하,. 하지만.. 재밌어서." 아직도 숨이 차는지 론이 떠듬떠듬 말을 이었다.그 벌로 론은 한방 더 맞았다. "하여간, 오늘은 왜 이래?내 딴에는 성에 들어가니까 높은 사람인줄 알고 말을 했는데 괜히 화만 내고." "뭐라고 했는데?" "성에 사냐고 물었잖아." "..성에 사는건 황제 아냐?" 바크의 말에 레아드가 고개를 들어 바크를 쳐다보았다. "..황제만 살아?" "아니, 그런건 아니지만..대신이나 신하들은 따로 성 밖에 저택을 지어 사는게 대부분이니까." "아, 밖에 사는거야?" "응." 레아드가 손바닥을 아래다 펴고 그 안으로 주먹을 세워서 탁 넣 었다. "그걸 몰랐군. 근데.. 론은 알고 있었어?" "..아. 응. 아, 아니~ 몰랐어~!" 순간, 레아드가 다시한번 둘의 머리를 번갈아가면서 퍽~ 쳤다. "알고들 있었으면 대신 사과라도 했어야 할거 아냐." 둘을 연속해서 때린 레아드가 고개를 돌려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높은 성을 바라보았다. '만나면.. 사과해야겠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691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66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5/08 22:38읽음:324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66) == 제 8장 < 음모. - 하 - > == ----------------------------------------------------------- "아이리어가의 장이 신성 제국 모란의 황제폐하를알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론이 확실한 태도로 다시한번 말했다.의자에 앉아있는 여성은 잠시 묘한 표정으로 론과 그 뒤의 둘을 쳐다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알겠습니다. 하지만, 현재 황제께선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명을 내리셨습니다. 대신 재상께서 그 자리를 맡고 계십니다." "그럼, 그 재상이라도 뵐 수 있게 해 주시겠습니까?" "예. '패'를 보여 주여주세요." "..패?" "예." "아.. 그거." 생각이 난듯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갑자기 얼굴 표정이 팍. 어두워졌다. "..집에 있는데." 순간 뒤에 있던 바크와 레아드. 그리고 여인의 얼굴까지 어두워 졌다. 론이 뒷머릴 긁적이며 하하. 웃고는 품속에 손을 넣어 뭔 가를 꺼냈다. "재상에게 이걸 전해 주세요." "이건.." "전해주면 알겁니다." "아, 예." 그걸 받아든 여인이 책상 위에 있는 종을 가볍게 두번 쳤다. 그 러자 뒤쪽 문이 열리면서 그녀 또래의 다른 여인이 모습을 드러 냈다. 그녀가 새롭게 나타난 여인에게 그것을 전해 주면서 귓속 말로 뭐라 중얼거렸다. "그럼, 잠시 기다리세요." 여인이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문 안으로들어갔다. 잠시, 시간 이 생기자 레아드가 론에게 고개를 돌려 물었다. "패가 뭐야?" 레아드의 질문에 바크와 여인이동시에 론을 쳐다보았다. 여인 은 꽤 론을 못 믿음직한눈길로 보고있었다.아마도 소년에다 여행복 차림의 일행이 '아이리어'라는 굵직한 가문의 이름을 대 고 황제를 만나겠다고 말한게 꽤 의심스러웠던 모양이다.론이 웃으며 대답했다. "간단히 말해서 황제가 주는 가문의 상징이야.조그만 원 판위에 황제의 친필로 되어있는 글이 써있는거야.다시 말해서 내가 아이리어가 사람이라는걸 증명하기도 하는거지." "..아이리어는 하와크의 가문아냐?" "음. 맞아. 하지만 워낙 밖으로 나가다보니 모란에서도 패를 주더라고. 받은지 한.. 100년 넘었을걸.' "헤에. 그럼 그 패도 꽤 녹슬었겠네." "글쎄.. 있다면 그렇겠지." "뭐?" 레아드. 바크. 그리고 여인까지동시에 입을 열면서 론을 쳐다 보았다. 론이 부끄럽게 볼을 긁적이며 웃었다. "잊어버렸거든. 내가..." "에.. 에엣." 너무나 황당한 나머지 식은땀을 흘리면서 론을 쳐다보는 셋. 그 때 뒤쪽 문이 열리면서 여인이 다시 나왔다. "재상께서 세분을 모시라고 명 하셨습니다. 이리로." "좋아, 가자~" 론이 웃으면서 얼어버린 둘의 등을 쳐주었다.완전히 얼어버린 여인을뒤로 하고 셋은 문 뒤의 그녀를 쫓아 문 안으로 들어갔 다. "와, 와아. 대단." 레아드가 자연스레입을 벌리면서 감탄사를 내었다. 셋은 그제 서야 신성 제국. 모란의 왕이 사는 성의 진면목을 본 것이었다. 대리석으로 닦여져 있는바닥과 보기에도현기증이 날 정도로 높은 천장.그것은 화려하기 보다는 엄숙하다는 표현이 어울렸 다. 여인은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오는복도를 지나 커다란 문 앞에 가서야 걸음을 멈췄다. 어른 보다 큰 문을 가볍게 연 그녀 가 고개를 숙였다. "여기서 기다려 주십시요." "...." 셋이 방 안으로 들어가자 그녀는 말 없이 문을 닫았다. 문을 닫 자 물 흐르는 소리가 사라졌다.완벽한 방음 시설의 문인 모양 이다. "흐음, 아무도 없네." 레아드가 가볍게 기지개를 켜면서 방의중앙으로 걸어갔다. 화 사한 햇살이 방안 가득 들어오는게, 꽤 기분 좋은 방이었다. "접대실 치고는 독특하군." 바크가 중얼거리면서 방 중앙에 있는 의자에 가서 앉았다. 대부 분왕궁의 접대실 하면 커텐으로 완전히 가려져서비밀스럽고 짜증나는 이야기가 오가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모란이 특별한 건지 아니면 자신이 잘못 알고 있었던건지 모를 바크였다. 레아 드가 창을 열고 밖을 내다보면서 말했다. "참, 궁금한게 있는데." "응?" 론이 말을 받았다. "여긴 모란의 왕이 사는 성이잖아." "그렇지." "근데, 지나치게 경비가 허술한거 아냐? 오면서 보초고 뭐고 한명도 못 봤거든. 거기다 성에 들어올때 누구 하나 말리지도 않았고." "그건 나도 동감이야." 바크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확실히 성 치고는 지나치게. 아니, 아예 경비라는게 없었다. "자신감이라고 하기엔 무모해.아무리 대단한 모란이라도 경비도 없는 성에서 왕을 암살하는건 쉬우니까." "음.맞아. 거기다 적도 많은모란이니 암살을 노리는 사람도꽤 있지. 물론, 여지건 그런 일도 많이 일어났고." "뭔가 있다는 소리?" "응." 론이 웃으면서 설명했다. "사실 너희들이 오면서 본것은 성이 아냐. 그냥 성의 입구일 뿐이지. 이 방도 정확히 구분하자면 성 밖이고." "그럼.." "진짜 성은 좀더 안 쪽에 있다란 소리.그리고 그 안쪽엔 하와크의 기사단인 '엘리도리크'에버금가는'카아'가 있어. 즉,성의 경비를 서는건 바로 모란의 기사들이란 말이지." "..몇명인데?" "200명." 론이 손가락 두개를 들어보이며 말했다.그제서야 바크도 레아 드도 이해가 가는듯이 고개를 끄덕일수 있었다.하와크의 기사 단인 '엘리도리크.'. 초 엘리트들을 고르고 골라서 만들어낸 대 륙 최강의 집단으로 그 인원수는 단 '30'여명 뿐이다.굳이 비 교를 하자면 포르 나이트가 있겠지만같은 수로 쳤을땐 엘리도 리크가 한 수 위라는 평을 받고 있다.그 엘리도리크의 명성에 버금가는 모란의 기사단.카아의 본체가 성 안에 있다면, 다시 말해 이 성은 세상, 그 어느곳 보다도 안전하다고 할수 있는 것 이다. "과연, 역시 황제 답다. 고 해야하나. 대단해." "그렇지." "근데 아까 여자한테 준건 뭐야?" 레아드가 열려진 창 턱에 걸터 앉으면서 물었다. "아, 그거? 왜 전에 바닷가에 갔을때 보여준거 있잖아. '아이리어 리첸'이라고." "그 황금빛 카드?" "응. 모란의 재상한테도 그 카드가 있으니까, 아마 보면 알아볼거야." "흐음." 창턱에 앉은채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닫혀있던 문이 크기에 어울리지 않게조용히 열리면서 그 사이로 한 사나이가 당당한 걸음으로 걸어들어왔다. "오랫만에 중요한 분이 오셨다는데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오. 내가 모란의 재상.." 거기까지 말하던 그가 갑자기 할 말을 잃고는 멍하니 방안의 풍 경을 바라보았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발을 흔들흔들 거리며 창 턱에 앉아있는 레아드를 쳐다본 것이 맞았다. 레아드가 황급 히 창 턱에서 내려왔다. "아, 아까.. 그 아저씨..?" 확실히 지금 들어온 사람은방금전 성 밖에서 만난 그 열혈 아 저씨가 분명했다. 근데.. 금방 뭐라고 말 한거지? 재상? "죄송합니다. 재상이신지 모르고. 아까 동료의 실수를 사과드립니다." 론이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레아드 대신 사과를 했다. 물론, 레 아드가 할 수도 있는 것이었지만,'아, 아까 미안했어요.'식으 로 말 할수도 있기에 대신 먼저 정중하게사과를 한 것이었다. 그는 잠시 셋을 둘러보면서상황을 정리하는듯 하더니 이내 론 을 가르키며 말했다. "자네인가? 아이리어의 장이." "예." "2달 전 소식은 들었네. 아직 발표하지 않았더군." "준비 중입니다. 곧 공식적으로 알릴 생각입니다." 아이리어의 전 총장. 즉, 론의 아버지가 2달 전에 세상을 떠난 것을 말하는 두 사람이었다.장례식을 준비하는데 2달이 넘게 걸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소리지만,론이 공식적인 발표를 뒤로 미루는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였다. 갑자기 총장이 죽었다 는걸 세상에 알리면아이리어가의 신용이 크게 떨어질수가 있 기 때문이었다. "앉게." 재상이 자리에 앉으면서 론에게 자리를 권했다.신분을 밝히지 않은 레아드와 바크는 론의 뒤에 섰다. 그때서야 레아드는 재상 이라 불리우는 사나이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가 있었다. 커다란 키에 벌어진 어깨.커다란 몸집을 천과 같은 헐렁한 푸른 옷으 로 가리고 있었다. 얼굴 역시 시원시원하게 생겨서 사나이가 얼 마나 호탕한지 알 수가 있었다. "그래..." 재상이천천히 몸을 뒤로 젖혀 의자에 앉으면서입을 열었다. 화를 확확 내던 아까의 그 와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용건을 말 해 보게." 양 가락지를가볍게 끼고 묻는 그에게선 일국의 재상다운 풍모 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라하트의 재상, 슐츠 일도아와 비교해서 전혀 부족함이 없군. 바크가 속으로 생각하는 가운데 론이 품속 에서 노란색 봉투를 꺼내 재상에게 내 밀면서 입을 열었다. "비공식 적이라도 좋습니다.반드시 황제께 말씀드릴게 있습니다. 알현을 허락해주십시요."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69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67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5/10 22:48읽음:316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67) == 제 8장 < 음모. - 하 - > == ----------------------------------------------------------- "....." 론이 건네준 봉투를 열어 그 안의내용문을 손에 든 재상은 잠 시동안 아무런 말도 없이 그 편지안의 글을뚫어지게 바라보았 다. 한참 후. 그가 편지를 탁상 위에 올려놓으며 론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걸 어디서 구했는지는 모르겠지만,자네가 왜 찾아왔는지는알것 같군." "그럼 황제를" "그건 안되네." 그가 딱 잘라말했다. 어째서..? 레아드가 말하려는걸 바크가 손 으로 제지 시켰다. "자네들의 심정은 이해가 가네. 알고있던 사실과는 다르게 전쟁을 일으키려는게 자신들의 나라니까. 전쟁을 막아보고 싶겠지. 사실 황제께서도 전쟁을 바라진 않아. 하지만, 이미 전쟁을 멈추기엔 너무 늦어버렸어. 지금에 와서 황제를 만나 뭐라 말 할셈인가." "용병들을.. 아니, 군대 모집을 중지해 달라고 전해드리고 싶은겁니다." 재상이 미간을 좁혔다. "지금상황에서 군대를 축소시키란 말인지.이 편지가 조작된것이니,하와크를 믿고 모집을 중지하라... 하지만 이 모란의운명을 맡기기엔 아이리어가는 너무 작지 않은가." 보증을 서기엔 너로선 턱 없이 부족하다는 말이었다. 맞는 말이 었다. 론이 가만히 재상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바크를 쳐다 보았다. 바크가 잠시 시간을 두고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끄덕이 고 앞으로 나섰다. "그렇다면. 제가 보증을 하겠습니다. 절대, 하와크가 모란을 침공하지 않을것을." "자네는..?"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 인사드립니다." 바크가 가볍게 고개를 내리며 재상에게 이름을 밝혔다. "로아스.. 설마 '로아'?" 재상이 바크의이름을 되뇌어 보이다가 한 가지 가문의 이름을 꺼내보았다. 바크가 재상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재상이 턱 을 쓰다듬으며 기가 차다는듯이 픽. 웃었다. "이거야.. 할 말이 없군.내일일지 모레일지 전쟁이터질지도모를 지금, 로아가의 사람이 이곳에 있다니. 제정신인가? 아니면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건가." "못 믿으시겠습니까?" "아니, 그대의 부친은 뵌 일이 있네. 확실히 닮았군." "그렇다면, 제가 황제께 알현을 청해도 거절하시겠습니까." "글쎄, 그건 내가 답할 일이 아니겠지. 따라오게." 재상이자리에서 일어나 여유로운 얼굴로 바크를 지목했다. 바 크혼자만 오라는 뜻이었다.바크가 잠깐 고개를 돌려 론에게 눈길을 주었다. 만일 일이 뒤틀릴 경우 레아드를 데리고 도망치 라는 의미의 눈짓이었다. 그리고는 곧장 재상을 따라 문을 나섰 다. 남겨진 레아드가 가볍게 한숨을 토해내며 의자에 앉았다. "잘.. 될까?" "바크잖아. 잘 하겠지." 론이 웃으며 대답했다. "근데.. 저번부터 좀 궁금했는데." 론의 말에 약간 마음이 놓인 레아드가 재차 입을 열었다. "로아.. 가가 그렇게 대단한 집안이야?" "...응?" "예전엔 로아에서만 살아서 로아가가 대단한 집안이라고 생각은했었지만.이렇게 돌아다니다 보니까 말야. 내가 보기엔 차라리 론네 집안 쪽이 더 큰것 같은걸." "레, 레아드. 너.." 론이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설마.. 로아가를 모른단 말야?" "로아가야 알지." "아, 아니. 내 말뜻은. 진짜 로아가가 뭘 말하는지 모르냐는 말이거든. 정말.. 몰라?" "몰라." 설마, 아니겠지.대답을 기다리고 있던론은 레아드가 너무나 당연히 대답을 해 버리자,차라리 기가 막힌듯 할 말을 잃어버 렸다. 레아드가 팔짱을 끼면서 론을 쳐다보았다. "뭐야.또 둘 사이에서 뭔가 있었던 거야? 나만 모르는거 보니까 말야." "..바크가. 말 해준 적 없어?" "그러니까. 뭘. 말야?" 레아드의반응에 론이 잠시 말을 멈추고는 레아드를바라보았 다. 그렇군.. 일부러 그런건가. 알리기 싫다. 이거지? "갑자기 뭐야. 말 안해?" "아니.. 이건 내가 대답 할 성질의 것이 아닌것 같아서. 말야." "..에?" 론이 확실하게 말했다. "이건, 내가 말 할게 아니라고 생각해. 정 알고 싶다면 바크 본인한테 묻는게 좋겠어." "바크는 지금 황제 만나러 갔잖아." "..그, 그러니까. 돌아오면 물어보라고." 론이 레아드의 양어깨를 잡고 가볍게 한숨을 내 쉬듯이 말했다. 뭔.. 소리 하는거야? 레아드가 바로 앞에있는 론의 얼굴을 보면 서 알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일단은 바크의 일 이 급했으므로. 넘어가기로 했다. "우습군." 곧장 뻗은 복도를 걸으면서 재상이 나직하게 냉소했다.뒤에서 따라가던 바크는 아무말도 없이 재상의 등을 쳐다보았다. "아직세상을 사는 경험이 없다고 생각해야 하는건가.아니면 어디 믿는게 있어서 이러는건가. 자신의 입장 정도는 생각하고이런 행동을 하는건지 의심스럽군." 재상의 말에 바크가 픽 미소를 지었다.자신의 입장 정도는 생 각을 하고 행동해라. 평소 론이 하던 말이었다.설마, 타국의, 아니 적국의 재상에게 그런 말을 들을줄은 몰랐던 것이었다. 재 상이 말을 이었다. "지금 자네를 잡아 하와크와 협상을 하게된다면 그 뒤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아는가?" "제 아버님께서 절 포기하시던지, 아니면 하와크의 보유 화약중반이 사라지겠지요.그리 되면 전쟁의 승패가 어찌 될진 어린애도 알 터." "허어. 그걸 알면서도 직접 온건가." 기가 차다는 재상의 말이었다.바크가 묵묵히 걸으면서 대답했 다. "..그렇기 때문에 온겁니다. 지금의 제 신분. 제 입장이라면 황제 폐하와 동등한 입장에서 말 할수가 있기 때문에." "...." 그런가. 재상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둘의 앞으로 거대하진 않지만 정교한 무늬로 이루어진 문이 나타났다. 재상이 문 앞에 멈춰서서 바크에게 시선을 돌렸다. "황제께선 사정을 알고 계시니 특별히 설명할 필요는 없네." "..." "그리고 알아두게. 어떤 이유에서든 전쟁이 터진다면.. 자네들. 곱게 고국으로 돌아가긴 힘들 것이란걸." 여지건과는 다르게 중압감이 느껴지는 말이었다. 물론, 바크 자 신도 그건 충분히 알고있었다.그러나.. 레아드 만큼이나 자신 도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막고 싶었다.최소한, 레아드에게 더 이상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긴 싫으니까.. "들어가게." 재상이 천천히 손을 뻗어 방 문을 열었다.동시에 문 안쪽에서 복도의 공기와는 다른 부드럽고 따듯한 공기가흘러나왔다. 바 크는 마치 무언가에 취한듯이 열려진 문 안으로 들어갔다. 뒤로 재상이 문을 닫는 소리가 들려왔다. "...." 그리 크지 않은 방. 단아하고 깨끗한 가구들로 이루어진.. 결코 화려하다고 할 수 없는 방이었다. 방안의 공기는 밖에서 느낀것 처럼 따듯했다.방 안쪽엔 난초가 놓여져 있었고. 그 반대편엔 커다란 침대가 놓여져 있었다.그리고.. 그 위에 그가 누워 있 었다. 신성 제국, 모란의 황제이며 대륙 최강의 권력가. 동시에 자신과는 같은 피가 흐르고 있는. 노왕. "이리.. 가까이 오라." 가려진 커튼 사이로 작지만.. 결코 약하지 않은, 중우한 목소리 가 흘러나왔다. 바크는 그의 말대로 침대 앞 까지 다가갔다. "..그대는.." 바크가 무릎을 꿇으며 대답했다.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로아.. 아크의 아들인가." "예." 아크. 론 아크 로아. 바크의 아버지인 로아 영주의 이름이었다. 마치 어린애의 이름을 부르는듯한 투였지만, 바크는 기분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그 말을 끝으로 잠시동안 대화가끊어졌다. 아마 그 역시 재상처럼 '로아'가의 사람이, 지금 모란의 황제가 살고있는 황성에 들어 왔다는게 궁금한 모양이었다.황제가 침 묵을 깼고 말했다. "이 만남은.. 공식적인건가." "아닙니다. 재상께서 비공식으로 뵙게 해주신 겁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군. 몸이 낡아서 일어나기가 힘들거든." 후후.웃음소리가 들려오더니 갑자기 둘의 사이를 가리고 있던 커튼이 치워졌다. 깜짝 놀란 바크가 벌떡 일어서면서 뒤로 물러 섰다. 동시에 바크의 눈과 그의 눈이 마주쳤다. 그가 가볍게 미 간을 찌푸렸다. "무례하구나. 황제를 내려다보다니." "아.. 죄, 죄송합니다." 바크가 황급히 무릎을 꿇으면서 고개를 숙였다.그럼에도 불구 하고 바크의 시선이 황제보다 위였다. 그걸 눈치챈 바크는 더욱 고개를 숙였다. 위쪽에서 황제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낮출 필요는 없다. 고개를 들라." "예..," 바크가천천히 고개를 들었다.그와 함께 서서히 그의 얼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미남이라고 할수는 없지만, 재상 못지 않은 호탕함이얼굴 이곳저곳에 새겨져있는 사람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바크의 얼굴이 약간이지만 붉어졌다. 묘한 느낌이었다. "곱상하게 생겼구나." "가, 감사합니다." 황제의장난스런 말에 바크가고개를 다시 숙이며대답했다. 뭐, 랄까. 일국의 왕.아니, 한 제국의 황제라기보다는 마치 평범한 할아버지와 같은 느낌이었다.옥좌가 아닌 이런 침대에 누워있기 때문인 이유도 있겠지만, 확실히 친숙한 느낌이다. 같 은 엘더의 후손. 어느 정도는 같은 피가 흐르기 때문일까. "그래.. 이런 시기에 위험을 무릎쓰고 날 찾아왔다면,그 만큼중요한 이유가 있어서겠지." 황제가잠시 말을 멈추다가 갑자기 본론으로들어가듯이 입을 열었다.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무슨 일인지. 들어 보도록 할까.." 노왕이 몸에 힘을 주어 반쯤 앉은 상태로 바크를 바라보면서 말 했다. 70이 넘은 사람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하얗고 맑 은 눈이었다.그의 눈을 잠시동안 마주보던 바크가 천천히. 입 을 열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703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68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5/11 23:52읽음:318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68) == 제 8장 < 음모. - 하 - > == ----------------------------------------------------------- "군대를.. 축소하라." 테츠나 라프 1세. 모란의 황제가 천천히 눈을 떳다. "무리한 요구로군.그대의 목숨이, 모란의 수십만 국민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무겁다고 생각하는가." 재상이 론에게 한 말과 다를게 없었다.그러나.. 그런 말로 포 기를 해 버린다면 전쟁이다.바크가 주먹을 쥐고, 진지한 모습 으로 황제에게 말했다. "제 생명 따위, 단 한명의 사람과도 바꿀수 없을 정도로 가볍습니다. 그 만큼 모란의.. 아니 모두의 생명이 중요합니다. 그런모두가 누군가의 장난으로 죽어간다는건 피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말씀드리는 겁니다." "장난이라.." "확신하진 못하지만, 아마도 저희 하와크의 국왕께선 전쟁이 어째서 일어나는지 조차도 모르고 계실겁니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란이 용병을 모으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날것이라고.. 이대로 악역을 하실 참입니까." "그것도 좋은일 아닌가." "..!" 갑작스런 황제의 말에 바크가 입을 다물었다. 황제가 잠시 눈을 감았다가 이내 뜨면서 바크에게 말했다. "누군가가 옆에서 쓸떼없는 일을 벌인다는건예전부터 알고 있었다.그러나.. 모란이 이대로 하와크를 통합해 버리고 전 대륙을 통치한다면.그것도 그런대로 좋은일 아닌가. 하나의 나라가 되면 앞으로 전쟁같은건 일어나지 않겠지." "하지만 전쟁이 일어난다면 수많은 사람이 죽을겁니다!" "대륙을 통합하는데 약간의 희생 정도야얼마든지 감수할수 있다. 원래 전쟁이란건 죽고 죽이는 쓸떼없는 낭비니까." 황제가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트, 틀린건가. 황재 본 인이 전쟁을 원하고 있다면애초에 자신의 뜻 같은건 헛수고일 뿐이었다.바크가 고개를 숙인채 땅바닥을 뚫어지게노려보았 다.아냐.. 틀리다. 처음 본 황제의 모습과 지금 그가 하는 말 에는 뭔가 어긋남이 있다. 바크가 고개를 들어 '무례하게도' 황 제를 쳐다보았다. "..너무.. 늦었습니다." "..무슨" "어째서입니까. 폐하가 하와크를 멸망시키려 하셨다면 오래전에그렇게 하셨을 겁니다.하지만 그러지 않으셨습니다.전쟁을바라지 않으셨기 때문 아닙니까? 그런데 왜... 지금에 와서 전쟁을 일으키시려는 겁니까!" 황제의 말을 끊으면서 까지 바크가 격하게 소리쳤다. 황제는 아 무런 말도 없이 그런 바크를 씁쓸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는 시선을 거두어 천장을 바라보면서 나직히 말했다. "나를.. 보라." 그가 허공으로 손을 들어보였다.마치 나무의 가지처럼 가느다 랗고 갈라진 손이었다. "마치.. 나무 껍대기 같군.하지만 오래전엔 그대와 같이 혈기에 넘치던 날 지탱해 주었지." 그 시절을 회상하듯 황제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내가 그대 만한 나이였을때 무엇을 했는지 아는가?" "...." 바크가 고개를 저었다. 당연하다는 듯이 황제가 다시 입을 열었 다. "난 하와크에 있었다." "...?" "놀란 눈이군. 하긴.. 이 사실을 알고 있는이도 이젠 거의 늙어죽어서 별로 없지." 거기까지 말한 황제가 다시금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리고는 느 릿하게 떠오르는 과거를 말하기 시작했다. "나에겐 형제가 많았다.모두 나보다 머리가 좋은 분들이었지. 덕분에 난 어린 나이에 왕위를 포기할수 있었다.그리고 여행을 떠났지. 마치, 지금의 그대들 처럼." "...." 바크로선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그런 도중 우여곡절 끝에 하와크로 들어가게 되었다. 과연, 나의 선조가 만들고 그들의 후손이 사는 나라 답더군. 난 하와크에 반했다. 만일, 내가 왕이 될 수 있다면 하와크와 같은 나라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지. 그리고 난 3년간 하와크에서 살게되었다. 참으로.. 애꿎은 운명의 장난이었어. 왕위를 포기하고하와크의 사는 3년 동안 모란에선 왕위 싸움이 일어났고, 결국모든 형제가 죽고 둘째 형님이 왕위를 차지하게 되었지.그러나 평소에 몸이 약하던 그분마저 1년을 못 넘기고 떠나셨다." 황제가 가볍게 숨을 토해내었다.죽은 형제들을 생각했기 때문 에 그런건지 말하는게 힘들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바크는 쓸쓸한 표정을 짓는 황제의 얼굴에서 눈을 뗄수가 없었다. "형님의 병환 소식을 듣고 곧장 모란으로돌아왔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우습게도 마지막 왕위 후계자였던 내가 모란의 왕이 되버렸지. 형님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나였지만. 내 스스로가 만족 할 만큼 난 열심히 모란을 번성시켰다.동경하고.. 그리고내가 살았던 하와크와동등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 방법이 틀렸지만, 결국 난 이렇게 거대한 제국을 만들어냈어." 황제가 감고있던 눈을 떳다.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바크 를 마주 보았다. "결론부터 말 하자면, 짐은 곧 죽는다." "...!" "그 때문에.. 그렇게 때문에 내가 죽기전에 하와크를 모란의 통치하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 어째서입니까..!" 이해하지 못할 얼굴로 바크가 물었다. "그대의 말대로 내가 만들어낸 '모란'이란 제국은 강대하다. 내가 동경하던 하와크를 누를 정도로 강대하지.하지만 그건 내가 있을때의 모란이다. 내가 죽고나면 아마 대다수의 국가들이제국 휘하에서 벗어나려 하겠지." "그.. 말은." "그대가 생각하기에.. 그들의 의도가 무엇인것 같나." 난데없는 황제의 물음이었지만, 바크는 여지건 생각해오던 바를 정확히 말했다. "대륙의.. 혼란입니다." 라하트에선 재상이 죽어 일대 혼란이 일어나는 중. 그리고 그런 사이 모란과 하와크가 전쟁을 일으킨다면,나머지 작은 국가들 은 그 여파에 비명을 지를 것이다. 결국 전 대륙이 혼란의 도가 니에 빠져 버리겠지.. 바크의 말에 황제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여기서 전쟁을 하지 않는다 해도 짐은 곧 죽는다. 길어야1년 정도겠지.그는 그 시간을 기다린 후에 다시 일을 꾸미면되는것이다. 내 아들 중에 누가 왕위를 이을지는 모르지만, 그아이도전쟁을 하지 않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아니, 그때는정말로 하와크가 모란을 칠 지도 모르지." "하,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황제의 말 뜻을 이해한 바크가 안타까운듯 뒷 말을 흐렸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해야하는 것이다. 내가 죽은 후의 모란은 약해질 것이다.그때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의 최종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대륙은 백성들의 피로 젖어버릴 만큼 처참하게 변해 버리겠지. 하지만.. 지금의 나라면.지금의 모란이라면 그 정도까지 안 가더라도 하나로 통합할수 있다.." "...." 황제의본심을 들은 바크는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결 국 황제도자신과 마찮가지로 생각하고 있었다.단지, 방법이 다를 뿐이었다.거기다.. 황제가 생각하는 쪽이 더 현실적이고 정확했다. '트, 틀려! 뭐가 현실적인거냐! 그렇다고 해도 전쟁이 일어나는건 똑같지 않은가..' 바크가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하지만.. 분명 다른 수가 있을겁니다..전쟁을 일으키지 않아도 될 다른.." 바크의 말은 거기서 끝이 났다. 황제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까.. 그대가 말했지. 너무 늦어버렸다고. 그 말대로다. 이미이 전쟁을 멈추기엔 너무 늦어버렸어. 설사 나라고 해도 이 전쟁을 멈출순 없다.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바로앞에 폭포가 있는걸 알면서도 배를몰고가야 하는 때가 많아. 하지만.. 그걸 돌이킬순 없는것이다." "....." "그만.. 물러가라." 너무나 많은것을 이야기 한 듯,황제가 가쁘게 숨을 몰아 쉬면 서 말했다.동시에 방 문이 열리면서 하얀 갑옷과 망토로 몸을 가린 사나이가 나타났다.바크는 잠시동안 눈을 감고 누워있는 황제를 바라보다가 이내 입술을 깨물면서 예를 치르고는 밖으로 나왔다. "...." 전쟁은 일어나는건가.허탈한 마음에 바크는 기사의 안내를 따 라 조용히 복도를 걸었다. 복도 저편으로 수명의 기사들이 자신 을 기다리고 있는게 보였다.그들의 중앙으로는 모란의 재상이 서 있었다. "예를 다해 대우하겠네. 야속하게 생각치 말도록." 곧 전쟁이 터질 모란에서 보자면아무래도 바크는 놓칠수 없는 귀중한 인질이었다. 잠시 주위를 둘러본 바크가 다시 시선을 재 상쪽으로 옮겼다.더 정확히 말하자면 재상의 뒤 편이었다. 바 크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레아드는..?" "걱정마. 밖에 있으니까." 순간 재상의 바로 뒤 편에서 음성이 들려왔다.재상은 물론 기 사들까지 깜짝 놀라면서 자신들의 뒤를 돌아보았다.어느새 그 곳엔 한 소년이 허리에 손을 올린채 서 있었다. 론이 픽,웃었 다. "황제를 설득하는건 역시 무리였나 보네." "응.." "그럼, 이젠 끝난거야?" 마치다른 세상 이야기를 하는듯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론이 물 었다. 바크가 무표정한 얼굴로 론을 쳐다보았다. 끝인가.. 이대 로 물러서는건가..전쟁이 터지는걸 이대로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아니." 론의 입가에 미소가 생겨났다. "레아드가 기다리겠다. 가자." "그래." 바크가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와 동시에 한명의 기사가 인 간의 속도라고는 보기 힘들 만큼재빠르게 검을 뽑으면서 론에 게 휘둘렀다. - '엘리도리크'의 명성을 넘보는 모란의 기사단. '카아.' - 퍽. 그 대단한 카아의일원이 가벼운 타격음과 함께 마치 어린 애 처럼 반대편 벽으로 나가 떨어졌다.갑옷을 입고 있어서 죽 진 않았다. 하지만 단 한방에 기사가 기절을 해 버렸으니 그 위 력은 상상이 안 될 정도였다.물론, 론의 입장에서 보면 '힘을 약하게 줘서 살짝살짝' 수준이지만 말이다. "..5일." 바크가 놀란 재상 일행에게 말했다. "5일 후, 다시 오겠습니다. 전쟁이 일어난다면 황제의 말씀대로전쟁을 빨리 끝내는 편이 차라리 출혈을 덜 일으키는 방법이니까.. 그러니." 바크가 품 속에서 하얀색의조그만 약병을 꺼내 땅에 떨어뜨렸 다.순간, 론과. 기사와. 바크의 사이에서 자욱한 연기가 퍼져 나왔다. "그 동안은 시간을 주시기 바랍니다." "잡아랏!" 앞을 가리는 연기 속에서 재상이 소리쳤다. 하지만 어느새 론도 바크도그들의 주위에서 보이지 않았다. 복도 저편에서 창문이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70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69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5/13 20:56읽음:332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69) == 제 8장 < 음모. - 하 - > == ----------------------------------------------------------- "흐~~~음." 구름 한 점 떠있지 않은 하늘을 보며 레아드가 가볍게 기지개를 폈다. 그리고는 빙글 뒤로 돌아 자신의 뒤로 걸어오는 바크에게 물었다. "그럼, 결국 설득하는건 실패란 소리네." "그야.. 황제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실패라기 보다는 의견이 맞지 않았다고 해야겠지." 용병을 모집하고 군대를 강화해 하와크를 단기간내에 통합해 버 린다.전쟁이 일어난다는 것만 제외하면 확실히 효율적이고 정 확한 방법이었다.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미심쩍은 부분이 있 었다. "그나저나, 이젠 어쩌지?" 머리 뒤로 팔을 넘긴레아드가 힐끔 둘을 보면서 물었다. 론이 턱에 손을 올리면서 성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아직까지 기사들이 쫓아오지 않는걸로 봐서, 재상이 시간을 주기로 한것 같아. 아니면, 황제가 나서서 뭐라 말을 했던지. 최소 5일간은 안전할것 같으니까 일단 여관에라도 들어가서 쉬기로 하자." "좋아." 론의 말에 둘다 찬성을 했다.일행은 곧 근처에서 여관 하나를 찾아 그곳에 짐을 풀기로 했다. 황성과 지나치게 가까운 곳이라 는 레아드의 지적이 있었지만, 차라리 그 쪽이 편하다는 바크의 설명으로여관이 결정되었다.어차피 쫓지는 않더라도 감시는 할 것이니 이렇게 황성에서 가까운곳에 여관을 잡아'도망치지 않을테니 안심해라.'라는 걸 보여줄수 있기 때문이란 이유였다. 여관 앞에 다다랐을때, 론이 잠시 뒤를 힐끔 보더니 픽 웃었다. "저기, 둘은 먼저 올라가." "응? 왜 그래?" "모두들 몇 일간 돌아 다니느라고 옷이 더럽잖아. 옷이나 좀 사올테니까. 그리고 필요한 몇몇 도구하고." "먹을것도~" 레아드가 기쁘게 앞으로 나서면서 말했다.바크가 앞으로 튀어 나온 레아드의 머리를 한방 쥐어 박았다. "저녁 먹어야 하잖아."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야. 론~ 알았지?" "그래, 알았어." "좋아. 믿겠어."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이고는먼저 여관 안으로 들어갔다. 바크 가 나직하게 말했다. "기사라도 따라온거야?" "아니, 좀 만나볼 녀석들이 있어서." "흠.. 그래. 알았어. 곧 저녁이니 그 전엔 들어와라." 바크의 말에 론이 '별 걱정 다 한다.'라며 웃고는 뒤로 돌아 총 총 걸음으로 시장쪽을 향해 걸어갔다. 황성 앞 광장에서 시장까 지는 꽤 거리가 있어서 그 중간중간에 볼거리가 많았다. '내일은 레아드를 데리고 나와 구경시켜 줘야겠다.' 이런저런 상상과 망상을 하며 걷던 론이 언뜻 걸음을 멈추었다. 어느새 자신의 앞으로 두 청년이 서 있었다. 론이 양 손을 뻗어 둘의 어깨를 탁탁. 쳤다. "너희 둘, 오랜만이다. 기네아가 이리 보냈었나 보지?" "아,.. 예!" 둘다 론의 말에 놀랐는지 잠시 머뭇거리다대답을 했다. 랑,로 예전에 론의 뒤를 몰래 따라다니다가 들켜 기네아에게 끌려갔던 둘이었다. 그 후에 기네아가 모란에서 일을 하도록 시켰던 모양 이다. 론이 둘의 사이를 지나쳐 가면서 말했다. "따라와. 시장가서 뭐 좀 살게 있으니까." "....?" "뭐 해? 안 따라올거야?" 론이 그렇게 말 하고 걷기 시작하자둘도 황급히 뒤로 돌아 론 의 뒤를 따라갔다. 앞서 걸으면서 론이 말했다. "너희 둘도 고생이겠다. 이런 시기에 일이라니. 힘들지 않냐?" "아, 아뇨. 저희는 단지 회계역이기 때문에." "그래? 그럼, 내가 시켰던 일은 누가 하고 있는거야?" "..기네아님이요." 둘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론이 미간을 좁히며 고개를 끄덕 였다. "기네아도 고생이구나. 너희 둘을 데리고 다니니.." "죄송합니다.." "고개 숙일 필욘 없어. 어차피 다 녀석이 자청한거니." "...." "그나저나, 말 나온김에 듣도록 하지. 뭐 좀 알아냈어?" "아, 예." 회색의 단발머리.로가 품 속에서조그만 종이를 꺼내 론에게 내밀었다. 론이 그걸 받아 든 사이 옆에 있던 '랑'이 설명을 덧 붙여 말했다. "재상을 조사해본 결과, 의심스러운 부분은 없었습니다. 황제에대한 충성심도 남 달랐으며, 따로 접촉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왕자들은?" "모두 7명인데, 황태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주변은 모두 깨끗합니다." "흐음." 종이를 둘둘 말아 턱에 댄 론이 깊게 신음소릴 냈다. "귀족들도 조사해 볼까요?" "아냐, 귀족이 이만한 일을 벌이기엔 무리가 있어. 그렇다고 몇명이 모여서 작당을 했다면 이미 눈에 보였을테고." "그럼, 역시 하와크..일까요." 랑이 조심스레 묻자,론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고개 를 끄덕였다. "모란이 아니라면.. 하와크겠지. 지금 하와크엔 누가 가 있지?" "번님과 쇼님 입니다." "할망구는 뭐래?" "곧 큰 일이 터질거란 말씀 뿐 입니다." "별 소리 다하네. 그런거 가지고 점쟁이 노릇 하려면 때려 치라고 해. 그런건 어린애라도 알겠다." "그, 그리고 론님.. 요즘 몸이 약해지셨을 거라고 옆에서 잘 돌봐 드리라고.." 딱. 랑이 이마를 두 손으로 가린채 뒤로 물러섰다. 론이 미간을 찡그리며 눈을 가늘게 떳다. "기네아가 그런말을 해도시원치 않을 판에 너희가 말하냐? 됐어. 나머진 하와크의 두 녀석한테 맡기도록 해. 아, 잠시만." 어느새 시장 입구에 다다른 론이 둘을 세워놓고 근처 옷 가게로 들어갔다. 5분 정도 남짓 후. 론이 옷이 든 가방 3개를 들고 가 게에서 나왔다. "자, 이거 들어." "예.. 예?" "잔말 말고 들어. 아직도 살게 많단 말야." 가방을던지듯 랑과 로에게 건네 준 론이 다시총총 걸음으로 시장 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수많은 사람들의 사이를 재빨 리 헤치고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사는 론을 뒤 따르는 랑과 로는 의아해 죽을 지경이었다. "저, 저거 론님이 맞는..거야?" 랑이경악한듯 얼굴을 굳히며 중얼거렸다.전에 기네아에게서 론이 앞으로 사람을죽이지 않을것 같으니 옆에서 잘 지켜보라 는 말을 듣긴 했지만.. 설마사람이 이렇게 달라져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 웃는건 둘째치고, 쇼핑을 하는 '펠'이라니. 선 배들이 알게되면 아마 우리들을 죽이려고 할거다.. 식은땀을 흘 리는 랑과 로였다. 어느새 주변은 수도의 유명한 먹거리 골목으 로 변해 있었다. "흐음. 이것도 사가야겠다." 론이 튀김집 앞에서 멈춰섰다. 랑과 로의 얼굴이 경악하다 못해 하얗게 질렸다. "로, 론님! 저희가 살테니 제발 그만 두세요!" 주변의 시선이 쏠리는 것도 의식하지 못한채 랑과 로가 두 팔을 벌리고 론의 앞을 막아섰다.확실히 청년 둘이 튀김집앞에서 이런 추태를 부리는건 보기 좋은게 아니였다. 론이 이마에 손을 올리고 한숨을 내 쉬었다. "너희.. 둘. 뭐냐, 짐 들고있기 싫으면 가도 상관없어." "그, 그런 의미가 아니라.." "그런 의미가 아니라면. 뭐냐? 내가 튀김을 사는게 그렇게 아니꼬운거냐." "아뇨.." 론이 허리에 손을 올려놓았다. "그냥 입 다물고 잠자코 따라올래.. 아니면 지금 당장 황성으로돌아가서 회계일이나 볼래?" 론이 둘을 '가볍게' 쏘아 보면서 물었다.곧 두 청년이 무거운 한숨을 내쉬면서 앞에서 물러났다. '좋아.' 론이 흐뭇한 미소를 짓고는 둘의 사이를 지나 튀김집 안으로 들어갔다. "....." 죽을 상을 한 랑과 로가 밖에서하염없이 이 저주내릴상황을 한탄하고 있는동안 론은 이것저것 먹거리를 사더니 한참 후에야 가게에서 걸어나왔다.론이 그걸 로에게 건네주고는 씨익 웃었 다. "좋아, 그럼 대충.. 살건 다 산것 같으니 돌아가자." "예..예.." 살 의욕을포기한 둘이 론의 말에 대꾸도 없이 고개를끄덕였 다.론의 흥얼거림을 앞세우고 셋은 아무런 말도 없이 성 쪽으 로 발을 옮겼다.잠시 후, 셋의 앞으로 일행들이머물기로 한 여관이 나타났다. 론이 랑과 로에게 들게 한 짐을 양손 가득 받 아 들고는 웃으면서 말했다. "뭐, 오늘은 고생 좀 하내. 이건 저번에 멋대로 따라다녔던 벌이라고 생각해." "아, 예." "아, 참. 그리고 말야. 현재 모란에서 일하고 있는 애들이 몇명인지 알아?" "예? 아.. 한, 20명 정도입니다." "그래? 그럼 너희 둘은 성으로 돌아가지 말고, 다른 녀석들한테알리도록 해." "..뭘 말이죠?" 조심스럽게 묻는 로를 향해 론이 픽 웃으면서 대답했다. "살고 싶으면 전부 다 모란을 떠나라고. 말해." "..예?" "말 그대로야.너희도 그 말만 전하고 돌아가. 집으로 가던 아니면 하와크던 어디론지 피해 있으라고." "그, 그런.." "그럼, 나중에 보자구." 론이 가볍게 윙크를 해 보이고는짐을 가슴에 한 가득 든 채로 여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마.. 말도 안돼." 남겨진 랑과 로.설명도 듣지 못한채 선배뻘 되는사람들에게 가서 '당장 어디론지 떠나라.'란 말을 전해야 하는 자신들의 입 장을 저주하고 또 저주했으나, 그렇다고 론을 탓할순 없는 노릇 이었다.결국 둘이 할수 있는거라곤 힘없이고개를 떨구는 것 뿐이었다. "....." 가을 저녁의 싸늘한 바람이 둘에게 불어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72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70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5/18 23:52읽음:333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70) == 제 8장 < 음모. - 하 - > == ----------------------------------------------------------- 바닷게의연한 살을 가볍게 끓는 물에 데친 후 계란을 한겹 입 힌다.그 다음 각종 양념으로 치장을 시키고 끓는 기름에 튀긴 후 마지막으로 그 위에 달콤한 마르샤베를 뿌리면 달고, 고소하 며, 매운맛과 게맛살 특유의감칠맛까지 느낄수있는 수도의 명 물. 특별 요리가 완성. "음.. 그러니까." 레아드가 '디팡'이라 이름지어진 튀김 조각을 손가락 끝으로 살 짝 집어서 한 조각 웅큼 베어 물었다. 론이 말을 이었다. "다시, 말해서. 넌 황제가 그들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거야?" "응, 맞아." 그들. 즉, 이번 대륙의 사태를 일으키는 장본인들을 말 하는 것 이었다. 론이 뒤로 부하를 시켜서 알아보려 했지만 아직까지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정도로 비밀스럽고 강대한 조직.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론이 눈썹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면 말이 되질 않아.만일 정체를 안다고 한다면. 이렇게 전쟁이고 뭐고 할 필요가 없잖아. 처음부터 기사단을 보내서 전부 잡던지 죽이던지 하면 끝날 일을. 이렇게 상황이 커질때까지 놔둔건..." 설마.. 론이 고개를 올려 바크의 눈을 쳐다보았다. "겁..내고 있다?" "확실해." 팔짱을 끼고 벽에 몸을 기댄 바크가 황제와의 만남을 통해 추측 한 바를 둘에게 설명했다. "이런생각을 하게 된건 두가지 이유에서야.첫번째는 황제의태도야. 자신이 지금 처리하지 못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있어. 바꿔 말하자면, 그는 지금의 황제가 누구이던 일을 벌여서성공시킬 수 있는 인물이란거야.황제 자신도 그걸 알기 때문에 이렇게까지무리하게 전쟁을 일으켜 하와크를 통합 시키려는 거고. 두번째론 황제의 말이야. 정체 모를 녀석들을 부르는데 너무나 정확한 '그'란 명칭을 썼거든.즉, 남자이고, 한명을 지칭하는 말인만큼, 그 녀석들의 장을 알고있단소리겠지. 이걸가지고 더 생각을 해보자면,결국. 황제는 그가 꾸미는일을 알고 있슴에도 불구하고 그를 직접 건드릴수가 없어서 아예, 하와크를 통합시켜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으려 한다는것을추측할 수 있어." "..대륙의 혼란 말이지."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론이 의자에 앉은채 허리를 약간 굽히 면서 중얼거렸다. "혼란은 단지 과정일테고. 그 목적이 궁금한데. 설마 세계 정복같은 엄한 짓을 하려는건 아니겠지." "모르는 일이지. 지금의 우리와는 다르게 즐거운 마음으로 세계정복의 그 날을 생각하고 있을지도." "튀김을 먹으면서 말이지?" 풋. 론의 말에 레아드가 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웃었다.바크도 픽 웃으면서 벽에서 떨어져 나왔다. "뭐,이런저런 생각을 한다고 해도 확증이 없으니.. 오늘은 이쯤 해 두자." 바크의 말에 둘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날 아침. 일행은 아침을 먹자마자 수도를 한 바퀴 둘러 보 기로 했다. 론의 망상이 어쩌고를 떠나서 명목상으로는 수도 정 찰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미행이 들러붙거나 하진 않아서 느긋하 게 수도 이곳저곳을 돌 수가 있었다. "어제도 봤었지만.. 역시 수도는 크구나. 대단해." 마치 구경을 나온듯 한 레아드의 말이었지만누구도 뭐라 하진 않았다.사실이거니와 셋 다 소풍나온 기분이었기 때문이었다. 구름들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한 가을의 정오. 일행은 어제 론 이 레아드에게 보여 주겠다고 벼르던 시장의 입구에 다다랐다. "..시장..이야?" '시장'이란 단어에 대해 새롭게 정의를 해야 할 듯한 풍경을 앞 에 두고 레아드가 중얼거렸다. 자신이 보아온 로아와 하므의 시 장.두 도시의 시장은 결코 작은게 아니였지만. 이곳의 시장에 비하자면 명암도 내밀지 못 할 정도였다. 총 9개의 대소 지구로 이루어진 수도의 시장은 그야말로 거대했다. "채소,고기,생선등 먹을거부터 검,창,대포..화약까지. 대륙에서취급하는 물품은 모두 다 팔아." "헤에.. 대단하네." 레아드가 입을 반쯤 벌리고 감탄을 했다.곧 일행은 입구를 지 나 시장의 중심부로 들어갔다.어제 상업지구의 그 혼란스러움 의 반복을 각오 했었지만 의외로 안은 한산했다. 론이 드문드문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빈정거렸다. "목숨이 더 중요한 법이니까.이런 혼란한 시기에 수도까지 내려와서 뭘 사가려는 사람이 없는건 당연하겠지. 뭐,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행동이지만 말야." "..모르다니? 전쟁 때문에 피해있는거 아냐?" "전쟁 때문에 피해있는건 맞는 말이지만.사실 피할 필요가 없다라는 소리야. 전쟁이 터지더라도 수도가 위험에 처하진 않을테니까." "..무슨 소리야?" 전쟁이 터지면 어느쪽이던 위험해지는거 아냐. 묻는 레아드에게 옆에서 걷던 바크가 설명했다. "만일 지금이 평소의 모란이라면북쪽으로 피하는건 분명 현명한 일이야." "평소의 모란..이라니. 용병 모으는 걸 말 하는거야?" "맞아." "하지만 용병을 모은다고 해도.. 뭐가 달라져?" 용병들의 실력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전쟁의 승패를 가름짓 진 못한다. 수가 적을뿐더러 조직적이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바 크가 고개를 저었다. "달라.말은 용병을 모집하는 거지만 사실 모란이 모으고 있는건 군대거든." "..군대..라니..?" "론에게 들었으니 알겠지만, 모란이 전쟁을 일으켰을때 선뜻 도와주려고 군대를 보내주는 나라는 별로 없을거야. 많아 봤자.. 근처의 4~5나라 정도겠지.그 정도라면 하와크의군사력으로도 꽤 오랫동안 버텨낼수 있어." "..그럼 문제 될게 없잖아." 전혀 없어. 또 다른 설명을 기대하면서 레아드가 되 물었다. 바 크가 손가락 하나를 치켜 세웠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면 다르지. 지금모란이 모으는게 용병이 아니라. '군대'라면., 다시 말해서 '다른 나라의 군대'를사오는거라면 말이야." "아..아! 그러니까 그, 안 도와주는 나라들의 군대를 돈을 주고불러온다는 뜻이지?" 선뜻(..) 알아들은 레아드를 보면서 바크가 미소를 지었다. "맞아. 그러면 4~5 나라가 아닌 십수개의 군대를 지닐수가 있게되는거지." "그렇다면 당연히.." 하와크가 지겠네. 레아드가 침을 삼켰다. "다시말해서 모란이 신경 써야하는건 얼마나 빨리 정복 할 수있냐란거지 정복 당하느냐가 아냐. 만일 하와크가 모란의 공세를 막아 낸다고 해도,그 정도 되면 하와크 역시 초토화가 되버려서 모란을 공격할 여력 같은건 있지도 않을테니까." "확실히 그렇겠다. 이건 1:1이 아니라 수십대 일이잖아. 비겁한데다가 보기에도 흉해." "그 만큼 하와크가 강하다는 뜻이기도 해." 론이 웃으면서 말했다. 틀려!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덩치 큰 나 라가 작은 하와크를 돌려서 치는건 비겁하다구!레아드가 론의 말에 토를 달려할때 뒤쪽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도. 도둑이야앗!!"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73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71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5/21 23:15읽음:3284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71) == 제 8장 < 음모. - 하 - > == ----------------------------------------------------------- "도둑이얏!"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레아드가 그 방향으로 튀어 나갔다. 그 뒤를 이어 바크가, 마지막으로 '..뭐야?'라며 중얼거린 론이 따 라 나섰다. "거기서!!" 레아드와 마찮가지로 정의감에 불타 앞으로 나선 사람들의 모습 이 보였다.그리고 그 앞으로 헐렁헐렁한 옷을 입고그야말로 바람같이 뛰고 있는 소매치기의 등이 약간이나마 시야에 들어왔 다. "바, 바보같다. 이거.." 멀리앞으로 달려가는 레아드를 보면서바크가 인상을 찡그렸 다. 그도 그럴것이 맨 앞의 소매치기부터 자신들까지 마치 이어 달리기를 하듯이 일렬로 서서 달려가고 있는 꼬락서니가 우스웠 기 때문이었다.줄 달리기. 시장의 사람들은 이 경우를 이렇게 불렀다. 한개의 긴 줄을 잡고 같이 달리는모양같아 붙은 이름 이었다. 바보같은 줄 달리기의 행렬이 시장을 옆으로 벗어날 즈 음, 줄 달리기에 참가한 대부분의 불타는 정의감들은 체력을 이 겨내지 못하고 떨어져 나갔다.어느새 주변의 풍경은 전형적인 뒷골목으로 변해 있었다. "헷. 간단하군." 입가를 가리고있던 천을 내린 소매치기가 씨익 웃었다. 한건 했 군. 하루를 멀다하고 뛰는 물가 때문에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는 요즘만큼 돈 벌기 쉬운 때도 없었다. 어리숙한 사람의 지갑속에 도 평소엔 만져보기도 힘들 만한 액수의 돈 들이 들어 있는것이 다.물론 물가를 생각해서구한 돈의 대부분은 그날 바로바로 쓴다. "그럼. 오늘은 이쯤하고 가서 놀아볼.." 지갑을 한번 공중으로 던졌다가 탁~ 치듯이 낚어챈 그가 웃으면 서 골목의 뒤를 돌았다. 순간 시아가 붉은거로 가려졌다. 우앗! 황급히 허리를 뒤로 꺽으면서 물러나는 순간, 골목을 돌아 튀어 나온 그것이 모습을 드러냈다. "후.. 후아. 찾았다.." 헉헉.. 숨을 몰아쉬면서 레아드가 고개만 삐끗 들어 소매치기의 얼굴을 쳐다보았다.놀란 소매치기가 재빠르게 상황 판단을 하 고는 뒤로 물러났다.하지만 금방 얼굴이 어두워졌다.막다른 길이었던 것이다. 다른 동료(..)를 피해 지갑의 돈을 확인해 보 려고 한적한 곳으로 왔다는게 화를 자초한 꼴이었다. 그가 얼굴 을 일그러 뜨렸다.레아드는 한두번 크게 숨을 쉰 후에 가슴을 펴고 소매치기를 노려보았다. "자, 순순히 포기하시지." "..크.." "막다른 길이라구. 쓸떼없는 짓은.." 설교조로 말하던 레아드가 입을 다물었다. 어느새 그의 손에 칼 이 들려 있었던 것이다. 악질 인데. 소매치기의 경우 뛰다가 잡 히면 그만. 반항을 안 하면 죄가 훨씬 가벼워 지는데... 칼까지 들다니.레아드가 가볍게 양 손을 풀고는 상대를쳐다보았다. 소매치기에 잡히려니까 칼까지 뽑는 녀석의 행동이 괘씸하긴 했 지만 그렇다고 칼을 들고 있는 상대한테 함부로 달려들 수는 없 는 노릇이었다.칼을 꺼낸게 효과가 있었는지 레아드가 섣부르 게 다가오지 못하자 그가 조금씩 자리를 옮겼다. 골목 반대쪽으 로 달아날 생각인듯 했다.그의 행동에 레아드가 뒤로 탁탁 물 러서면서 그의 앞길을 막아 섰다.소매치기가 인상을 콱. 일그 러뜨리면서 들고 있던 칼을 어설프게 앞으로 내밀었다. "제길..! 까불지맛!!" "그래. 까불지마. 다친다구." 순간,소매치기의 뒤쪽에서 비아냥 거리는 목소리와 함께 그의 목 앞으로 한개의 단검이 삐져 나왔다.그가 놀라서 굳은 사이 옆에서론이 튀어 나오면서 소매치기가 들고있던지갑과 칼을 빼냈다. 레아드가 반가운 기색으로 소매치기의 뒤에서 단검으로 목을 겨누고 있는 이의 이름을 불렀다. "바크!" 바크가 단검을 든채로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바보. 길도 모르면서쫓아가서 뭘 어쩌려고 한 거야? 이 녀석이 눈치를 채고 아지트로 도망 쳤으면 위험했을거 아냐." "아.. 그렇군. 위험했다. 미안." "...정말 미안한거냐?" "당연하지." 레아드가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말했다.론이 빼앗은 칼을 구석 진 곳에 던져 버리고는 둘에게 다가왔다. "아무도 안 다쳤고 지갑도 찾았으니 됐지 뭘~ 아까 거기로 돌아가자. 물어보면 누가 소매치기 당했는지 알 수 있을거야." "이 녀석은?" "가면서 수비대가 보이면 넘겨." "까, 까불지마!" 론의 말이 끝나기가무섭게 바크에게 잡혀있던 그가 언성을 높 히면서 소리쳤다. 셋의 시선이 그에게로 집중됐다. "너희들.. 내가 누군지는 아는거냐!" "소매치기. 바보냐~?" 그대로튀어나온 론의 대답에 그가 할 말을 잃고 잠시 론을 쳐 다보더니 이를 박박 갈면서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난 가토다! 날 이대로 넘기면너희는 가토의 적이 된다구! 이래도 날 잡아갈테냐!" "..가토?" 바크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물었다. 론이 픽 웃으면서 말했 다. "몇년전에 등장한 신흥 도적단이야.그 전에 있던 집단들을 모두 박살, 또는 통합시켜서 지금은 굉장히 커졌지. 하지만 요즘엔 합법적인 일들을 하는걸로 아는데." "그래?" "여튼, 소매치기 주제에 이렇게 허세를 부리는거 보니까 가토의일원이란게 거짓말 같진 않다.뭐.. 일원이라고 해도 최 하단의 말단의 이름뿐인 일원이겠지만." 으드득. 그가 핏발이 선 눈으로 론을 노려보았다. "수비대한테 넘겨버리면 나중에 귀찮은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는걸. 근처 패거리를 끌고 오던가.. 해서 말이야." "그럼.." "묻어버릴까?" "묻어?" 재미있는표현이네. 레아드가 론의 말에 웃었다.다른 녀석이 말하면 농담이지만 저 녀석이 말하면 그건 진담이라구.속으로 그리 생각을 하면서 바크가 단검을 거두었다. "바크..?" 레아드가 놀라서 보는 사이소매치기가 바람보다도 더빠르게 앞으로 튀어나가 버렸다. 바크가 멀리 사라지는 그의 등을 보면 서 말했다. "원한이 있는것도 아니고,사람이 다친것도 아닌걸. 수고를 하면서까지 다른 나라의 치안유지를 도와줄 필요는 없겠지." "맞는 말이야.저런 녀석들은 굉장히 속이 작아서가두기라도하면 떼로 몰려와 아우성친다고." "그럼, 빨리 돌아가서 지갑이나 돌려주자. 슬슬 점심때인걸." "아, 그래. 내가 시장에 맛 좋은곳 알아. 그리 가자." 론이 웃으면서말했다. 셋은 일단 시장으로 돌아가기로 정하고 그쪽으로 발을 옮겼다. 가던 중뭔가를 곰곰히 생각해 보던 레 아드가 바크를 불렀다. "근데 말야. 바크." "응?" "너 아까 그 사람이 말한.. '가토'란거 말야. 정말 몰라?" "처음 들어 봤는데. 왜?" "아니, 난 어디선가 들어본것 같아서..말야." "론이 유명한 도적단이라고 하지 않았어? 떠도는 말을 들은거겠지." "..그런가." 레아드가 팔짱을 낀채 고개를 갸웃거렸다.확실히 어디선가 들 은 적이 있는데.. '가토..가토. 도적집단.. 몇년전이라..' 머리에 떠오르는 단어 몇가지를 조합해서 뭔가를 생각해보려 한 레아드였다. 하지만 무엇하나 정확히 생각나는게 없었다. "..어이. 론." 계속해서 앞장 서 가는 론을 따라가던 바크가 잠시 발걸음을 멈 추고 론을 불러세웠다. 론이 움찔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어째서 아직도 골목을 벗어나지 못하는거야?" ".아, 아니. 길은 확실히 외웠다고 자부하는데 말야.." "벌써 10분이 넘었어. 그 자부심에 의심이 간단말야.' "..길.. 잊어 버린건가." 휘이잉. 바람이 불어왔다.좁디좁은 골목안에서 바크가 주변을 돌아보았다. 길을 물어볼 사람은 커녕 개나 고양이 조차도 보이 지 않는 전형적인 뒷골목 세계. 이런 곳에서 길을 잊어버렸단.. 말이지? "아.. 아! 생각났다!" 순간, 바크와 론이 깜짝 놀랄 정도로 레아드가 소리치면서 박수 를 한번 짝~ 쳤다.둘이 놀란 눈으로 뒤에 있는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레아드가 자랑스럽게 브이자를 그려보이며 바크에게 말 했다. "파오니 형이야. 파오니 형~" "에.. 뭐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가토말야 가토!""가토가.. 뭐 어쨌다고?" 그때, 뒤쪽에서 끼어드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셋이 뒤로 돌아보 자 거기엔 십수명의 소년,청년,사나이들이 서 있었다.다시 뒤 를 돌아보자 거기에도 비슷한 무리들이 있었다.레아드가 의아 한 표정을 지었다. "..어라?"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75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72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5/28 13:23읽음:330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72) == 제 8장 < 음모. - 하 - > == ----------------------------------------------------------- "에..." 대략 30여명. 손에는 몽둥이와 칼. 장검을 든 녀석까지 있었다. 힐끔힐끔 그들의 얼굴을 돌아 본 레아드가 뒷머릴 긁적거리면서 론을 쳐다보았다. "내가 말.. 실수 한 거야?" "아냐." 바크가 턱으로 앞쪽 무리를 가르키면서 허리춤에서 단검을 꺼내 들었다. 바크가 가르킨 쪽으로 고개를 돌린 레아드의 눈에 낮익 은 이의 얼굴이 보였다. 방금 전에 만난 소매치기였다. 론이 감 탄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빠른걸. 겨우 십분이 흘렀는데 이 인원을 모은 건가." "..겨우. 냐?" 바크가 책망하는 투로 론에게 말했다.그 10분 동안 길을 잃고 헤매지만 않았어도 이런 귀찮은 일 같은건 없었을 텐데,란 뜻이 었다.론이 불을 한번 긁적이고는 품속에서 손을 집어 넣었다. 바크가 소매치기에게 시선을 돌려 쏘아보았다. "좋아. 각오들하고 찾아온 것 같으니 우리도 성의를 다 해서 상대해 주지. 그쪽이 수가 많으니까 안심하고 덤벼. 단..!" 바크가 의미심장한 말을 하면서 론에게 눈짓을 했다. 론이 품안 에서 뭔가를꺼내더니 그것을 단숨에 옆쪽의 벽으로 내던졌다. 화아악! 순간 앞쪽을 막고있던 수십 명의 무리들이 단발마의 비 명을 내지를 정도의 화염이 벽에서 일어나더니 순식간에 사라졌 다. 바크가 뒷말을 이었다. "이런거 몇 개 맞을 각오는 해 줘야겠어." "..." 순간이긴 하지만 엄청난 화력을 가진약병의 위력에 모두들 얼 이 빠진 모습이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물러서거나 하진 않았다.바크가 미간을 좁혔다.지갑이나 자신들이 가진 돈 때문인가. 아니면, 조직원이 당한 분풀이냐. 어느 쪽이던 목 숨을 걸만한 가치는 없었다. 그런데 당혹스럽게도 지금 앞에 있 는 녀석들은 그럴 생각인 모양이었다. 론이 바크에게 가까이 다 가오면서 조용히 말했다. "어쩔 생각이야. 싸운다면 상관없겠지만.." 난 실력을 못 낸다고. 뒤에서 긴장한 채 서 있는 레아드를 가르 키면서 론이 나직하게 속삭였다. 바크가 한 손을 가볍게 허리에 걸치고는 상대 쪽을 쳐다보았다. "글쎄.. 저 쪽도 싸울 생각은 없나본데." 화염의충격에서 벗어난 상대방들의 얼굴을 본 바크가 말했다. 확실히모두들 무기를 들고 있지만 싸우거나 할 얼굴들이 아니 었다. 단지.. "포위 할 생각인가?" "그런거 같은데." 론의말에 바크가 동의를 표했다.다시 말하자면 이들이 지금 자신들을 이렇게 감싸고 있는건 아까 소매치기의 일과는 상관이 없다고 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저 녀석이 저기 껴있다는건.." "가토겠지." 자신을 '가토'란 조직의 일원이라 밝힌 소매치기를 보면서 바크 가 나직이 말했다.수도 최대의 도적단. 그런 가토가 자신들에 게무슨 볼일이 있는 거지? 바크가 들고있던단검을 허리춤에 다시 넣으면서 팔짱을 꼈다. '기다려 볼 수밖에..' 이대로수십 명의 무기든 자들을 상대하기보다는 그 쪽이 편하 다는 판단이었다. 뚫을 수 없는게 아니긴 하지만 상대편도 뭔가 를 기다리는 눈치였다. 어쩌면 말로 해결 할 수 있는 것을 일부 러 싸울 필요는 없는 것이다. 물론.. 말로 해결이 될 수 있다면 말이지만.론이 흠, 가볍게 한숨을 내 쉬고는 레아드에게 다가 갔다. "참, 레아드. 아까 말하려고 한게 뭐야?" "..응?" 레아드가 론을 쳐다보면서 물었다. "아까 뭔가 말하려고 했잖아. '가토'가 뭐..라고." "아.. 아~! 맞아. 그거 말하려고 했어." 레아드가 고개를 바크 쪽으로 돌렸다. "바크~ 너 정말 기억 못 하는 거야? 가토말야." "..가토가 뭘? 아까부터 모를 소리만 하는데.." "파오니 형 말이야. 파오니 형. 이래도 모르겠어?" "..모르겠어." 무슨 소릴 하고 싶은 거야? 바크가 팔짱을 낀 채 레아드에게 말 했다.레아드가 알아듣지 못하는 바크에게 약간 짜증이 났는지 인상을 찌푸렸다. "정말로. 잊어 버린 거야, 아니면 처음부터 아예 몰랐던 거야?" "너가 무슨 소리 하는 건지 모르겠다니까." "으익." 바보가~분명히 말해 줬는데도.. 레아드가 주변의 사람들이 다 들을 정도로 크게 흠~ 헛기침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아니, 열 려고 했다. "여긴가?" 그때, 앞쪽의 포위망이 갈라지면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 사이 로 모습을 나타냈다. 말을 하려던 레아드에게 바크가 손을 내밀 어 제지시키고는 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 녀석들이야?" 맨 앞으로 걸어 나온 청년이 일행을 가르키면서뒤쪽의 패거리 들에게 물었다. 그 중 한 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예~ 분명히 맞아요." "좋아, 빛이 보이는군." 붉은기가 감도는 짧게 깍은 머리에 손을 올리면서 그가 웃었다. 키는 180이 약간 넘는 정도, 언뜻 보기에 수십명의 도적들을 다 루는 그런 사람으로 보이진 않았다.그가 허리에 한 손을 올리 면서 일행 쪽을 바라보았다. "이거, 미안. 갑자기 이렇게 둘러싸서 놀랐겠지." "불쾌했다고 하지." 바크가 빈정거렸다. 하지만 그는 웃음기를 잃지 않고 계속 말했 다. "아아~ 불쾌했다면 사과하지. 하지만 우리 쪽도 급한 이유가 있어서 말이야. 급하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거기 너." 그가 손을 뻗어 론을 가르켰다. 바크와 레아드의 시선이 동시에 론에게로 돌아갔다. "번거롭겠지만 잠시 우리와 함께 가줘야겠다." "확실히 번거로운 말이군. 거절하겠어." 론이 대뜸 그렇게 말을 해버리고는 품속에서 몇 개의 약병을 꺼 냈다. 주변의 패거리들이 움찔하면서 뒤로 물러났다. 그가 어깨 를 으쓱거리며 한 걸음 일행 쪽으로 다가왔다. "말을 못 알아듣는군. 난 지금 권유하는게 아니야. 그런 시시한염산병 가지고 도망치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게 좋아." "글쎄, 네 부하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은데?" 론의말에 청년이 자신의 뒤로 서 있는 부하들을돌아보았다. 모두들 겁에 질린 모습들이었다.그가 짧은 머리카락을 쓸어넘 기면서 픽 웃었다. "이런 이런. 이 녀석들을 말 한 건가? 가토를 우습게 보지 말아줬으면 고맙겠군.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주지." 청년이가볍게 손을 들어 보였다. 순간 주변의 골목 위로 몇십 개의 얼굴들이 나타났다.모두들 손에 활을 들고 있었다. 론이 인상을 찡그렸다. "조용히 말만 듣는다면 누구도 다치지 않을 거다." "...." "대답은?" "...." 론이고개를 돌려 바크에게 눈짓을 했다.너가 대답을 하라는 뜻이었다.바크와 론, 론과 레아드의 기묘한 관계에서 일단 리 더의 자리를 잡고있는건 바크였기 때문이다.론의 입장에서 보 자면 싸운다해도 상관은 없었으나,남겨지는 바크와레아드를 생각하는 일종의 배려였다. 론의 뜻을 알아챈 바크가 한숨을 픽 내쉬고는 앞으로 나섰다. "왜.. 데려가려는 건지 알려줄 수 있겠나? 대답은 그 뒤에 하도록 하지." "이유라.. 간단해. 성의 지도를 얻기 위해서다." "..성? 황성을 말하는 건가?" "맞아. 황성의 지도다." 청년의 말에 바크가 묘한 얼굴을 했다.황성의 지도라니. 이런 시기에 이런 집단이 황성의 지도를 요구한다는게 어떤걸 의미하 는지 바크로선 모를 일이었다. 거기다가..갑자기 황성의 지도 라니.그런 거 아는 사람 없는데.바크의 말에 청년이 팔짱을 끼고는 손가락으로 론을 가르켰다. "그쪽 사람이 성의 인물과 접촉하는걸 봤어.분명.. 성의 회계를 하는 녀석들이었는데.녀석들이라면 성의 내부구조 정도는잘 알겠지." "..론?" 바크가 론에게 시선을 돌렸다. 론이 손을 들어올리며 가볍게 고 개를 끄덕였다. "미안, 부하들..이었는데 미행 당하는지 몰랐어." 부하.. 전날 시장을 가면서 따라온 랑과 로를 말하는 것이었다. 자신은 제외하더라도 그 둘까지 미행을 눈치채지 못했다니.. 보 통 녀석들이 아니군.속으로 그리 생각을 하면서 론이 입을 열 었다. "확실히.. 황성의 지도같은거 구해줄 수는 있다만. 그걸 가지고어쩔 생각이지?정직하게 대답하리라 생각하진 않지만,황제암살 같은 엄한 이유라면 거절하겠어." 청년이 피식,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런 늙은이 따윈 관심 없다.안심해. 우리가 원하는 건 우리들의 보스뿐이니까." "..가토의 장?" 바크의 물음에 청년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정이 있어서 문제가 생겼거든. 뭐, 이 이상 너희들에게 설명해 줄 필요는 없겠지. 다시 묻겠다. 대답은?" "...." 바크와 론이 서로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바크가 입을 열었다. "미안하군. 거절.." "주겠어!" "에엣!?" 다음에이어질 싸움을 대비하면서거절을 뜻하던 바크와 론이 뒤쪽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깜짝 놀라면서 그 쪽을 쳐다보았다. 레아드였다. "서, 설마 레아드. 저 말을 믿는 거야?" "틀려, 저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가 문제가 아냐." "..뭐?" "그래도 모르겠어?" 떨떠름한 표정이 된 바크에게 레아드가 앙칼진 목소리로 소리쳤 다. "가토는 파오니 형이 만든 거라고!"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76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73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6/02 16:07읽음:322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73) == 제 8장 < 음모. - 하 - > == ----------------------------------------------------------- 총 인원 2300명. 겉으로는 수도의 물자를 나르는 운송업을 하고 있으며 모란 전체에 지부를 두고 있는 대 도적단.그것이 가토 의 실체였다. "..그래서." 레아드가 뒷말을 이었다. "파오니 형이 이 가토란 조직을 만들었고 헤론 형이 카아에. 엘빈 누나가 가르아에 들어간 거야.헤론 형이 기사단의 움직임을 알려 주었고 가르아의 약점은 엘빈 누나가.그걸 이용해서파오니 형은 단기간에 이 가토를 키운 거지." "..다시 말해서.. 결국 파오니 형이 가토의 초대 장이란 소리?" "응." "엘빈 누나의 개인적인 원한으로 말이지?" "그래." 바크의 물음에 레아드가 약간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사실은 그 개인적인 원한이 '가족의 복수'였지만, 바크와 론 외에 다른 사람들이 있는 앞에서 그런 이야길 하는 건 엘빈 누나를 욕되게 하는 짓이라 생각해서 적당히 꾸며댄 것이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니까. 형과 누나는.." 사실을듣지 못한 바크 역시 약간의 오해가 있었는지,팔짱을 끼고 황당스런 파오니 와 엘빈을 탓했다. 개인적인 원한을 풀려 고수도에서 천대가 넘는 도적단을 만들어 전쟁을 벌인 건가.. 역시 모를 사람들이야. "..뭐, 좋아. 이야긴 잘 들었다." 나무의자에 앉아 레아드의 이야기를 잠자코 듣던 청년이 의자 를 아슬아슬하게 뒤로 넘기면서 입을 열었다. "난 최근에 가토에 들어왔기 때문에그런 사정은 잘 모르는 바이지만. 부하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 맞는 것 같군." "..에? 당신이 가토의 장. 아닌가요?" 레아드가 놀란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분명 헤론 형의 말 대로라면.. 파오니 형은 가토 중에 가장 신임했던 사람에게 자리를 주고 나왔다고 했는데. 파오니 형. 몰라요?" "몰라. 거기다 가토의 초대 장은 그런 이름도 아니였어." 그가의심스런 눈길로 레아드를 쳐다보았다.그때, 옆에 있던 바크가 턱을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 "그 장의 이름.. 니팜이 아니었나?" "확실하군. 그 이야기 믿어줄만 하겠어." 그가 씨익.미소를 지으면서 의자에서 일어났다. 론이 힐끔 바 크를 돌아보면서 나직이 물었다. "니팜?" "니 파오니. 합쳐서 니팜. 파오니 형이 자주 쓰는 가명이야." 니 가문.하와크 최대의 기사 가문으로서 파오니를 제외한 4형 제 중 3명이 엘리도리크인 명문가였다.그런 니 가문인 파오니 이니 가명을 쓰는 건 당연한 일. 청년이 일행에게 다가왔다. "소개가 늦었군. 난 크루다. 임시로 가토의 장을 맡고있지." "임시?" "그래. 너가 말한 그 신임 받는 2대 총장은.. 문제가 있어서 말이야. 때문에 너희를 부른 거고." 문제? 듣기에 따라선 조직내 문제처럼 들리는 말이었다. 바크가 묻자 그가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사실. 총장. 그러니까 지금의 총장이 몇 일전 기사 녀석들에게당했거든. 잡혀갔어." "...." "그리고 다음 날, 그쪽에서 통보해 오기를 한두 달만 잠자코 있으면 총장을 그냥 풀어주겠다는거야.단, 문제를 일으키면 총장을 죽인다고 협박을 하면서 말이지." "아.. 그렇군. 곧 전쟁이 일어날 테니까." "맞아. 여러모로 생각해본 결과 나도 그런 답이 나왔지." ..무슨 말이야? 레아드가 궁금한 표정으로 묻자 옆에 있던 론이 대답해 주었다.모란은 현재 하와크와 전쟁을 벌이기 직전. 이 런 상황에서 조직원이 수천명이나 되는 가토가 문제라도 벌이면 자칫 위험한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마음 같아선 먼저 가토를 쓸어 버린 후,전쟁을 벌이고 싶은 게 모란 측의 생각이겠지만 전쟁이 언제 터질지 모를 긴박한 상황. 그래서 생각 한 것이 총 장을잡은 것이었다. 살려둔것도 그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만일 죽이기라도 해서 가토가 '복수'란 명목으로 날뛰면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골치 아플 테니까. 크루가 턱을 괘면서 웃었다. "덕분에 나같이 충성심 많은 부하는 고민을 하게 된 거지. 만일다른 녀석이었다면'좋다~ 기회다~'하고 일부러난리를 쳐서기사들의 손으로 총장을 죽였을 거야." "어차피.전쟁이 끝난 후에 돌려보낼 생각은 없을 텐데. 만일,돌려 보낸다고 해도 그 직후에 가토를 박살 내 버리겠지." 전쟁이끝난 후에 가토를살려둘 필요 따위는 전혀 없는 것이 다. 크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때문에 너희를 잡아온 거다. 총장을 구하기 위해서말이지." "총장은?" "성이다.일반 감옥에 갇혔다면 이미 빼왔겠지만, 재수 없게도녀석들이 성으로 데려가 버렸어. 알다시피 모란의 황성이란 게기사 녀석들의 본거지라서 함부로 들어갈 수 있는 곳도 아니라서 말이지." "해서.. 지도를 원한다?" "그래." 바크가 론을 쳐다보았다. 어쩔까. 레아드의 말 대로라면 도와줘 야 할 의무까지는 아니더라도레아드 때문에 도와주긴 해야 할 듯 한데. 론이 고개를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늦..었어." "뭐?" "너희가 봤다는 그 둘. 외에 다른 녀석들까지 이미 모란을 떠났을 거야." "어.. 어째서?" 론이 볼을 긁적였다. "위험할거라고 생각해서. 전부 본가로 돌아가라고 시켰거든. 아마 지금쯤이면 다들 짐 싸들고 본가로 가는 중일걸." "그, 그럼. 지도를 구할 방법은 없는 거야?" 없어.론이 고개를 저었다. 기네아라도 있었으면 어떻게 해 볼 수 있을 텐데.기네아 역시 일 처리로 잠시 떠난 상태. 비밀스 런 황성의 지도 같은걸 구하는 건 힘들었다.크루가 이마에 손 을 올리면서 고개를 뒤로 젖혔다. "이런.. 처음부터인가." 조용히 서 있던 레아드가 바크와 론을 돌아보았다. "무슨.. 좋은 방법 없는 거야?" "..글쎄. 지금으로서는.." "론은?" "나 역시.. 미안." 이럴 줄 알았으면 그 둘만 돌아가게 하는 건데.솔직히 황성에 들어가서누구 한명 구해 오는 건 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저렇 게 열성적인 레아드가 빠질리 없었다.결국 힘든 일이었다. 레 아드가 깊게 신음 소릴 내었다.크루가 가볍게 혀를 차면서 말 했다. "..뭐, 어쩔 수 없군. 너희들은 그만 돌아가는 게 좋겠어." "하.. 하지만." 앞으로 나서는 레아드를 바크가 잡았다. "저 사람 말이 맞아. 최소한 전쟁이 끝날 때까지 총장은 안전할거라고.그 안에 지도를 구하면 돼.지금으로선 아무 방법이없잖아." "하지만, 파오니 형이 아끼던 사람 이랬잖아. 구해 주고 싶어." "......" 고개를 숙이고 말하는 레아드. 론의 얼굴에 잠시 당혹감이 스쳐 지나갔다. 한참동안 일행과 크루. 그리고 그의 부하들의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그 긴 침묵을 누른 것은 론이었다. 론이 약간은 굳어진 얼굴로 레아드에게 말했다. "..방법이 있어." "정말이야!?" 레아드와 크루가 동시에 외치자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실력.. 좋은 녀석을 알고 있어. 녀석..이라면 총장이란 사람을구할 수 있을 거야." "누군데?" 레아드의 물음에 론이 식은땀을 흘리며 대답했다. "..내 친척."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77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74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6/06 04:21읽음:327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74) == 제 8장 < 음모. - 하 - > == ----------------------------------------------------------- 역사는 밤에 만들어진다.누가 만들어 냈는지모를 이 진리를 따라서 일행이란 이름 하에 모인 4명의 남자들은 황성으로 향했 다. 가토 내에 실력 좋은 녀석들이 많긴 했지만, 론이 '쓸때 없 이 많이 데려갈 필요는 없고 거기다,자신이 데려올 녀석은 실 력이 기사 이상이니 걱정 할 필요 없다'고 극구 만류를 해서 결 국 레아드, 바크, 론. 그리고 가토의 임시 총장인 크루. 이렇게 4명만이 황성에 침입 하기로 결정 난 것이다.임시이긴 하지만 총장정도가 나설 필요는 없다고 바크가 말했지만,크루 역시 막무가내로 자신이 가야 한다며 따라 나섰다. '..우습군..' 어둠에 감싸여 낮보다 더 거대하게 느껴지는황성을 보면서 바 크가 혀를 찼다.바로 어제 저기서 도망 쳐 나왔는데, 다음 날 스스로 걸어서 들어가다니. 세상 일 참, 모를 거란 생각이 들었 다. "흐음, 그래서.." 레아드가 뒤로 팔을 넘기고는 입을 열었다. "그, 사촌이란 사람은 미리 가 있기로 한 거야?" "..응." "어디서?" "성 앞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그 사촌.. 강해?" 대뜸 물어보는 레아드의 말에 론이 그, 글쎄.. 라고 얼버무리고 는 고개를 앞쪽으로 돌렸다. 뒤에서 따라오던 크루가 팔짱을 끼 면서 고개를 저었다. "이런, 난 그 쪽만 믿고 따라온 거라고. 어디까지나 아이리어가의 사람이란 말을 믿고 말야. '글쎄'라니. 그런 어정쩡한 말로는 한참 부족해." 울컥. 옆에 레아드만 없고, 손에 검만.. 아니 맨손이라도 좋다. 레아드만없었더라면 당장에 쳐 죽일 만큼 속이 부글부글 끓는 것을 애써 참으면서 론이 헛기침을 했다. "시, 실력은 괜찮은 편이니.. 안심해도 좋아요." 입을 손으로 약간 가리고, 고개는 반쯤 숙인 상태. 공손하게 존 대말로 지껄이는 자신의 모습을부하들이 봤으면 어땠을까. 기 네아가 없는게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론은 왠지 허탈감 을 느꼈다. 레아드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물었다. "아이리어가 사람이라면. 론의 부하야?" "응? 아.. 아니. 친척이라니까." "하지만.. 이런 때에 친척이라니. 이상한걸." ...날카로운데..(?). 론이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보, 보면 알 거야. 나하고 꽤.. 닮았거든. 가까운 친척이야." "그래?" 우연치고는 신기하네.평소와는 다르게 날카로움을 번뜩(..)이 면서 레아드가 중얼거렸다. "잡담은 그만 접어둬. 거의 다 왔어." 황성의 거대한 모습이 한 눈에 안 들어올 정도의 거리에서 바크 가 둘에게 조용히 말했다. 황성에서 꽤 근접한 거리. 여전히 황 성의 경비는 허술했다. 지독하리 만큼 철저한 자존심이었다. 하 지만 황성의 경비가 허술하면허술할 수록 밤의 침입자들은 경 계하기 마련이었다. 보기에도 허술한 경비지만, 지금까지 그 누 구도황제 암살이나 황궁의 보물을 훔쳐가는 일을 해내지 못 했다는게 두명을 제외한 일행의 마음을 짓눌렀다. "자, 이쪽이야." 론이 앞장서서 황성의 옆쪽으로 발을 옮기기 시작했다.아무리 허술하고 빈틈 많은 경비지만, 그냥 무시하고 지나칠 수는 없는 노릇이기때문이다.론이 노린 것은 황성의 옆과 앞을 감싸고 있는 정원이었다.마치, 숲과도 같은 거대한 정원은 경비병 한 명 없이 방치되어 있었다.정원과 맞닿은 곳의 벽을 타고 올라 가 곧장 그 안으로 들어가 버리면일단 성의 둘레를 지키는 경 비대와는 아무런 마찰도 없이 성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란것이 론의 생각이었다. 확실히 론의 생각은 맞아 떨어졌다. "자, 그럼 나부터." 벽 뒤로 갈고리가달린 밧줄을 넘긴 크루가 가벼운 몸놀림으로 벽을 타고 올라갔다. 곧 그의 모습이 벽 저편으로 사라졌다. 그 뒤를 이어 바크가, 그리고 레아드가 올라갔다. "..론." 벽 위에 앉은 채로 아래로 내려가려던레아드가 반대편 벽에서 우물쭈물하는 론을 나직이 불렀다. 론이 위를 쳐다보았다. "뭐 해? 빨리 올라와." "...아.. 그게." "..론?" "아, 저기.레아드. 아무래도 그.. 친척하고 길이 엇갈린 모양이야." "에? 그럼 어떡해?" 벽에 매달린 자세로 레아드가 론과 마찬가지로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바크와 크루가 의아한 얼굴로 벽 위의 레아드를 올려다 보았다. "그래서 말인데. 내가 가서 데려와야겠어.. 길은 이미 바크한테말 해 줬으니 바크가 알아서 데려다 줄 거야." "론은?" "난 그 녀석과 같이 따라갈게." "으음.." 레아드가 미간을 좁히며 나직이 목 울리는 소릴 냈다.괜히 론 혼자 가다가 경비대나 기사들을 만나면 어쩌지? 하는 등의 걱정 이었다.바크가 들었다면 '웬 쓸때없는 걱정?'이라면서 핀잔을 줬겠지만 론의 입장에선 기분 좋은 일이었다. 론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럼, 금방 가서 데리고 올게. 그러니, 너무 성급하게 가지 말아줘. 바크한테 그렇게 말해주고." "..응. 알았어. 론도 조심." 레아드가그렇게 말을 하고는벽에 걸려있던 갈고리를 떼어서 밧줄을 론에게 던져주었다. 그대로 밧줄이 걸려있으면 경비대에 게 걸릴 위험이있는데다가 론과 '친척'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 이었다. 론이 달려가는걸 본 레아드가가벼운 몸놀림으로 벽에 서 떨어져 땅에 내려왔다. "무슨 일이야? 론은?" "친척 데려온다고 갔어. 우리보고 먼저 가라고 하는걸." "그래? 좋아. 그럼 가자." 론의 의도를 금방 알아챈 바크가 앞장을 섰다. 물론, 그것은 어 디까지나 '부하 한명 데려오는거.' 정도의 예측이긴 했지만. 한 명이 빠진 일행의 앞으로 깨끗하게 정리된 정원이 펼쳐졌다. 크 기로보자면 마치 숲과도 같을 정도였지만, 길 위로 나뭇잎 하 나 안 보일 정도로 완벽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친절하게 길 잃은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안내판을 보면서 정원을빠져나온 일행은 곧장 성으로 향했다. 약간의 토론을 해서 침입하기로 결 정한 곳은 주방이었다. 주방이란 곳의 특성상 음식의 재료를 나 르기 위한 문이 필요한데 일행이 노린 게 바로 그곳이었다. "간다." 황성이만들어준 거대한 그림자에 몸을 숨긴 채 일행은 조심스 레 주방의 뒷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황성답게 깨끗한 주방 이었다. "후.. 사람은 없는데." 차가운 밤 공기에 있다가따뜻한 황성 안으로 들어온 레아드가 차가워진팔을 문지르면서 주변을 돌아보았다.바크가 주위를 돌아다니면서 창에 달려있는 가리개를 모두 내렸다. 곧, 바크를 중심으로 주위가 환하게 밝혀졌다.바크의 손에 초 한 개가 들 려 있었다. "자.. 그럼." 초를 주방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후,바크가 품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올려놓았다.레아드가 목을 내밀면서 손가락으로 그 걸 가리켰다. "그건 뭐야?" "지도. 론이 만든 거야." "..길 모른다고 하지 않았어?" "정확히는 몰라.이건 론이 황성에 몇 번 왔을 때를 토대로 생각 나는 대로 그린 거야.아쉽게도 론이 감옥은 가본 적이 없어서 지도에 없으니까.. 우린 이 지도에 나오지 않은곳을 가면되는 거야. 단.. 아쉽게도." "..?" "기사들이 있는 곳도 지도에 없어." "..." 바크의 말에 레아드와 크루. 둘다 입을 다물었다. 둘 모두 그게 어떤 뜻인지 눈치챈 모양이었다.감옥을 찾으려면 지도에 그려 지지 않은 길로만 다녀야 하는데.그 중엔 기사들이 있는 곳도 있을 것이다. 300여명이 넘는 기사들이 사방에 퍼져 있을 텐데. 그 중에서 감옥을 무사히찾는다란 것은 꽤 확률이 낮은 질 나 쁜 도박이었다. 바크가 종이를 접어 품에 넣고 후. 초를 껐다. "어쨌든, 찾아보기로 하자." "그럼, 어디부터?" 어둠 속에서 크루가 물었다. "글쎄.. 감옥의 특성상 지하부터 가기로 하는 게 좋겠어." "그렇겠군." 간단한 토의가 끝나고 셋은약간의 역할 분담을 하고는 주방의 문을 열었다. 물론, 밖으로 나가는 문이 아니라 성 내부로 이어 지는 문이었다. 크루가 나가고, 다음으로 바크가 나왔다. "레아드. 뭐 해?" 암흑의 주방속에서 레아드가 뜸을 들이자 바크가 조용히 레아 드를 불렀다, 으응~ 갈게.레아드가 금방 대답을 하고는 곧 주 방에서 나왔다. "자.. 가자."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78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75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6/10 12:00읽음:324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75) == 제 8장 < 음모. - 하 - > == ----------------------------------------------------------- 제국의 자존심. 그리고 힘의 상징인 황성은 위에서 내려다 보면 원형의 형태를 하고 있다.먼저 가장 외각의 성벽.그리고 그 안에 황성이 있고 황의 안으로 또 하나의 성이 있다. 그것이 바 로 신성제국. 모란의 황제가 살고있는 진짜 황성이었다. 그것은 3개의 원들이 겹쳐진 모양이었다. "후우.. 뭐야." 3개의 원 중에서 가운데의 원.전에 론의 말을빌리자면 가짜 황성에서 바크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숨을 내 쉬었다. 레아드도 약간 질린 표정으로 바크의 뒤에 멈춰 섰다. "..지도가 틀린거 아냐?" "아냐. 지도는 꽤 정확해." "하지만.." 계단이 없잖아. 레아드가 벽에 등을 기대면서 말했다. 레아드의 말대로 계단이 없었다. 아래로 내려가던지 위로 올라가던지. 어 쨌든간에 계단이 있어야 뭘 할거 아닌가. 아무도 없은 복도에서 레아드가 후. 한숨을 내 쉬었다. 크루가 나직이 입을 열었다. "성이 지나치게 넓어. 이 정도로 넓은진 미처 몰랐군." 가토가 제국 최대의 도적단이긴 했지만, 황제를 적으로 만들 만 큼 간이 크진 않았다.그렇기 때문에 특별히 황궁을 신경 쓰지 않았었는데.. 이럴줄 알았으면지도 하나 정도는 구해 놓을걸. 크루의 탄식에 바크가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경계를 한다고 해도 성안의 구조가 알려지는건 어쩔 수없는 일. 그걸 알면서도 이렇게 경비를 허술하게 하는것은. 뭔가 믿는게 있어서겠지. 예를 들어.." "계단을 한개만 만들어 놓았다는것?" "근처에 기사단까지 있다면 더 확실하지." 크루가 나직이 신음소릴 흘렸다.아마도 황제의 목숨을 노리는 수 많은 이들이 지금 자신들이 있는 곳 까지 왔을 것이다. 하지 만 모두들 그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돌아가거나 기사단에게 들켜 죽임을 당했겠지. "....?" 바크와 크루. 둘이 고민을 할때,레아드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어두운 복도 저 편을 쳐다보았다. "...누가. 온다?" "에?"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한 바크와 크루가 레아드의 말에 같이 고개 를 돌려 복도를 바라보았다.그러나 둘에게 보이는것은 어두 운 복도 뿐이었다. 바크가 미간을 좁히며 크루의 옷을 잡아당겼 다. '이리로..' 남다른 레아드의 청각과 시각을 믿는지라 재빨리 복도가 꺽어지 는 곳까지 달려가서 몸을 숨긴 바크. 약간이 시간이 흐른 후 레 아드 외 두명에게도 발자국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크루가 놀 란 눈으로 삐죽 고개만 내밀어 복도를 쳐다보는레아드를 올려 다 보았다. 바크가 레아드의 귀에대고 속삭였다. '보여?' '아직.. 2명인데.' '기사?' '한명은 망또를 했어.' '다른 한명은?' 레아드가 목을 약간 내밀고 눈에 힘을 주었다.그리고는 약간 입가를 늘리며 말했다. '치마.. 입었는데?' 치마? 아리송한 얼굴로 바크가 다시 물었다. '그리고?' 레아드가 내밀었던 고개를 쏙. 집어 넣었다. '이 쪽으로 오고있어.' 확실히 발자국 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 그에따라 셋의 심장 소리도 비례해서 커지기 시작했다.레아드가 제대로보았다면 저들 중 최소 한명은 기사다. 들키기라도 하는 날에는 수십명의 기사들을 상대로 싸워야 할 위기인 것이었다. 바크가 허리에 차 고있던 검집을 잡았다.그러나 검을 빼진 않았다. 상대가 기사 라면 이 정도 거리에서 검이 검집을 나올때 들리는 마찰음을 들 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30m. 25m, 20m. 15m.. 점점 커져가는 자신의 심장소리가 다가오는 그들에게 들리지 않을까?하는 생 각이 들 정도로 긴장이 극까지 치솟았을때.그들이 멈춰섰다. 거리는 겨우 10m 남짓.숨도 제대로 못 쉴 정도로 가까운 거리 다. "여기라면 괜찮겠어." 나이는 추측할 수 없지만 상당히 젊은 듯한 남자의 목소리가 먼 저 들려왔다. 그 뒤를 이어 또 다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바쁘실텐데.. 이런곳에 오셔도 괜찮나요?" 앳된 소녀의 목소리.. "뭐, 들켰을땐 좀 혼나면 되겠지.그나저나 만나고 싶었어. 떠나기 전에 이렇게 얼굴을 봐서 안심이야." "..내일..이죠?" "응. 하지만 걱정마.반드시 돌아올 테니까. 전쟁 따위로 죽을만큼 난 약하지 않아." 긴장 할 대로 긴장해서 식은땀을 흘리던 일행은 어느새 숨을 죽 이고 갑작스럽게 마주친 이 연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하와크잖아요. 모두들 저주가 내릴거라고 말 하고 있어요. 저도.. 겁이나고." "엘더.. 말인가. 분명 우리는우리의 신을 우리 스스로가 져버리는 짓을 하는 걸지도 몰라. 솔직히.." 옷이 사락. 마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남자 쪽에서 여자를 안 은 모양이었다. "나도 겁이나.모두들 이 전쟁이 왜 필요한지 모르고 있어. 황제께선 침묵하시고 우린 국경으로 내일 떠나..이 전쟁의 끝. 뭐가 기다리고 있을지. 나도 두려워." "스이드..님." "미안해. 이런 약한 말을 해서.." "아니요. 잘 해내실 거라고 믿어요. 분명.." "에리안..." 침묵이 잦아들었다. 뭔지 모를 이유로 살짝 고개를 내민 레아드 의 얼굴이 붉어졌다. '결국 기사들도 떠나는군..' 기사가 국경으로 간다.전쟁이 터진다는걸 암시하는 말이었다. 내일 떠난다면 3일 정도면 국경에 도착할 테고. 그 뒤는 말하지 않아도 뻔한 상황이 펼쳐질게 분명했다. 원치않은 사소한 충돌. 그리고 전쟁.. 바크가 고개를 집어넣을지 모르는 레아드의 목덜 미를 잡아 당겼다. "...응?" 레아드의 얼굴이 꺽여진 복도 속으로 들어감과 동시에 에리안이 란 여시녀를 안고있던 기사가 고개를 들었다.그리고는 주변을 돌아보았다. "왜 그러세요?" "아니, 아무것도.." 그러면서 그가 주위를 한번 더 둘러보았다. 10m 가량 떨어진 벽 뒤에 숨어있는 셋은 그야말로 긴장할 대로긴장해서 자신의 입 을 틀어막고 기사의 행동을 주시했다. "...저기. 이건.." "에리안도 맡았어?" "하지만 주방은 여기서 멀리 떨어진 곳인데요. 이런곳에 왜.." "무슨 냄새지?" 그가 코를 킁킁 거렸다. "고소..한데." "누가 야식이라도 가져간게 아닐까요?" "아냐. 이 시간에 이곳을 지나갈 사람은 없어." 스이드란 이름의 기사가 에리안을 뒤 쪽으로 물러서게 한 후 몇 발자국 일행쪽으로 걸어왔다. 그리고는 다시한번 킁킁 거리더니 검에 손을 올려놓았다. "..이쪽이군."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80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76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6/16 21:14읽음:346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76) == 제 8장 < 음모. - 하 - > == ----------------------------------------------------------- '망할..!' 5m. 4m. 숨 소리가 들릴 정도의 거리까지 기사가 다가왔을때 바 크가 검을 뽑을 자세를 취했다. 뒤에 있던 크루 역시 손에 두개 의 단검을 들고 있었다.상대는 검을 들고 있는 기사.그것도 경계를 잔뜩 한 상태다. 일이 힘들어질것 같다고 느껴지는 바크 였다. 2m.. 기사의 그림자가 꺽여진 복도로 나타났다.검을 휘 두르면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검 손잡이를 잡고있는손에 힘이 들어갔다. "스.. 스이드!" "에리안?" 날카로운 여인의 외침과동시에 다가오던 그림자가 멈췄다. 그 리고 거의 동시에 기사의그림자에 또 하나의 그림자가 겹쳐지 면서 둔틱한 타격음이 복도 사이로 울려퍼졌다. "크.. 큭." 챙. 아마도 기사의 것이라 생각되는 검이 일행의 앞으로 떨어졌 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하얀 망또를 하고있는 20대 초반의 청 년이 털썩. 그 옆으로 쓰러졌다.바크와 레아드는 물론 크루까 지도 갑작스런 사태에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바크가 검을 뽑아 들었다. "꽤 애먹이게 하는군." 기사를 날려버린 그림자의 주인공이 탁탁.손을 털더니 천천히 앞으로 나왔다. 꺽여진 복도 사이로 그림자의 얼굴.몸 그리고 다리가 드러나더니 이윽고 진짜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설마 여기까지 왔으리라곤 생각 못 했어." 장신의 키. 백색과 회색의 적절한 배합으로 이루어진 옷을 입고 있는 그가 손에 끼고 있던 장갑을 벗으면서 일행의 앞에 모습을 들어냈다. 바크와 크루의 입이 벌어졌다. "너.. 너." 진한 갈색 머리. 그리고 날카로운 빛을 뿌리는 푸른 눈동자. 등 뒤로 내려오는 땋은 머리와 10cm 정도 큰 키를 제외한다면 론과 전혀 다를바 없는 청년.놀라서 말도 못하는 바크와 크루의 옆 에 서 있던 레아드가 갑자기 얼굴에 환한 빛을 띄우더니 앞으로 달려나갔다. "펠 형!" '에.. 에엣!?' 벙찐 얼굴의 바크를 뒤로 하고 레아드가 청년의 앞에 가서 멈췄 섰다. 청년이 싱긋 웃으며 레아드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았다. "야아. 오랜만이네. 거의 한달 만이지?" "그렇긴 한데요.." 레아드가 반가운 기색의 얼굴로 볼을 긁적이면서 청년. 펠을 올 려다 보았다. "형.. 또 애인 줄 보석이라도 훔치러 온 거예요?" "응? 아냐. 부탁 받고 온 건데. 설마, 여기서 레아드를 만날 줄은 몰랐는걸. 우연치고 묘하군." "..부탁이라면..?" "아아. 친척 꼬마의 부탁이야. 로느..라고." "에엣..! 그럼 형이 론의 친척?" 놀라는 레아드. '.....' 그리고 바크였다. "놀랍군. 정말 놀랐어.닮았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 똑같이생겼다니. 쌍둥이라고 해도 믿겠어." 말 그대로 놀란 크루가 크게 떠진 눈으로 펠을 보면서 흥미롭다 는 투로 입을 열었다. "이.. 사람들. 괜찮은거죠?" 레아드가 복도 한쪽에 누워있는 시녀와 기사를 가르키면서 펠에 게 물었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뭐, 여자는 기절 시켰을 뿐이고 기사 쪽은 한 방 친거 뿐이야. 그 정도로 죽진 않으니까 걱정마." "다행이네요." 레아드가 안심한듯 기사와 시녀 쪽에서 시선을 돌렸다.그리고 는 펠을 쳐다보다가 이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론은 어딨죠?" "응?" "론이요. 형 부르거 갔잖아요. 못 봤어요?" "..못 만났는데. 길이 엇 갈린건가." "에.. 그럼 어쩌지? 기다려야 하나." 레아드가 팔짱을 끼고 벽에 기댄채 서 있는 바크에게 대답을 기 대하는 투로 물었다. 바크가 벽에서 떨어지면서 둘 쪽으로 다가 왔다. "기다리지 않아도 될 거야.어린애도 아니니 알아서 자기 몸은자기가 지키겠지." "..그래도." "아아~ 괜찮다니까.그것보다 너. 그거나 빨리 처리해. 냄새가진동을 한다." "으..응?" "뭐가 '으..응.'이야. 그 옷 속에 있는거 말야." "드.. 들켰냐." "바보냐? 그거 때문에 들킬뻔 했잖아. 버리던 먹던 빨랑 해." "아.. 알았다구." 레아드가 붉어진 얼굴로 퉁명스럽게 대답을 하고는 식당에서 갈 무리 해온 파이 조각을 꺼냈다.아까 기사와 시녀가 맡았던 고 소한 냄새의 정체가 바로 이것이었다. 옆에 있던 펠이 픽. 웃더 니 파이를 오물오물 씹는 레아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나저나, 이쯤에서 자기 소개 정도는 해 주는게 좋지 않겠나? 아는건 아이리어가의 사람이라는 거 뿐이라서 말이야." 크루가 분위기 좋은 둘에게 다가오면서 물었다. 펠이 약간 눈썹 을 내리 깔면서 크루를 쳐다보았다. "펠이다. 미안하지만 아이리어완 상관 없어." "응? 하지만.. " 친척이 아닌가? 거기다 그 얼굴에 아니라고 할 수도 없을 텐데. "윗대의 누군가가 실수를 했나 보지.그건 그렇고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 덕분에 이쪽은 할 일도 놓아두고 왔거든." "할 일요?" 남은 파이를 다 처리한 레아드가 힐끔 펠을 올려다 보면서 물었 다. 펠이 슬쩍 고개를 숙여 레아드의 귀속에다 뭐라 속삭였다. "아아~ 그래요?" "응. 그래서 좀 바빴거든." "기분 좋겠네요." "그렇지 뭐." 방금전 크루를 대할때의 쌀쌀맞은 태도와는 정 반대로 나긋나긋 한 어투로 웃어보이는 펠이었다. 옆에서 가만히 둘을 지켜 보는 바크는 단지 침묵 할 뿐이었다. "어쨌든 본론으로 들어가서. 아는지 모르겠지만, 원래 황성에는감옥이란게 있을 필요가 없어.수도 외곽에 슈탸유 감옥이 있으니까 황성에 따로 감옥 같은걸 만들 필요가 없는거지.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성엔 분명히 감옥이 존재해.수는 많지 않아. 10개나 될까." "그래, 정치범을 가두는 곳이군?" "왕실의 역사란건 더러우기 마련이니까. 일반 감옥에 가두지 못할 녀석도 많은거야. 어쨌든, 지금 너희들이 구하려고 하는 총장도 그 감옥안에 있어. 물론 감옥으로 들어가는 계단은 단 한개. 기사단의 중앙에 있어." ".. 결국.. 구하는건 힘들다란 말인가요?" 레아드가 어두운 얼굴로 물었다. 펠이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아니. 힘들긴 하겠지만 불가능하진 않아. 거기다.." 펠이 옷 속으로 손을 넣어 무언가를 꺼냈다. "이거라면 그렇게 어렵지도 않거든." 펠이 손을 펴보았다. 거기엔 하얀색의 작은 구슬 한개가 올려져 있었다. "..?"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84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77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7/01 00:03읽음:330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77) == 제 8장 < 음모. - 하 - > == ----------------------------------------------------------- 탁탁 소리를 내면서타오르는 횃불이 암울하게 벽을 비추는 지 하의 복도.횃불이 타들어가는 소리 외에는 아무런 소리도, 아 무런 기척도 들리거나 느껴지지 않는, 고요가 지배 하는 지하의 복도. 언제 시작했는지. 그리고 언제 끝이 날지 모를 고요는 세 상이 끝 난다 해도 변하지 않을 듯 했다. - ..툭. - 그런 고요의 복도. 뭔가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일렁이는 횃불이 바람의 저항을 받고 일그러졌다. 그와 함께 벽을 비추는 그림자 들이 사방으로 흔들리고 뒤틀려서 어지럽게 변해갔다. - 슈우우. - 그 뒤를이어 뭔가 타들어 가는 소리가 들려오더니횃불의 위 쪽으로 돌 가루들이 떨어졌다.그리고 잠시 후. 대리석으로 된 천장에물이 고이기 시작했다.물들은 점점 많이 생겨났고 그 중 한 방울이 횃불을 지나쳐 땅으로 떨어져 내려왔다. 탕. 땅에 떨어진 물 방울은 고요를깨면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사방으로 튀었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돌에 잊을수 없는 상처를 주면서 연 기가 되었다.그 뒤로 수십개의 물 방울들이 땅에 떨어져 내려 왔다. 매케한 연기들이 생겨나긴 했지만 모두 횃불에 빨려 들어 가 금방 사라졌기 때문에 누구도 눈치 채지 못했다. - 투둑.. 투두둑. - 고요한 지하에서 일어난 괴기한 일. 그것이 절정을 이룬것은 하 얗게 변한 물들이 천장에서 물 흐르듯이 떨어지다가결국에 천 장을 무너뜨렸을 때였다.두께가 사람 팔 보다도 더 두꺼운 대 리석이 부글부글 끓으면서 그대로 땅에 떨어졌다.보통 사람이 라면 귀를 막고 몸을 돌리고싶은 충동을 느낄 만큼 거대한 대 리석 덩어리가 땅 위로 떨어진 것이었다. 하지만 적막에 가까운 고요를 단숨에 깰듯 한 대리석 덩어리는땅에 떨어지면서 전혀 다른 형태로 바뀌어 고요를 지켰다. 물이 되 버린 것이었다. "...후." 매케한 연기를 팔을 저어 치운뒤 커다란 천장의구멍에서 머리 한개가 불쑥 튀어나왔다. 머리는 잠시 사방을 둘러봐 아무도 없 다는걸 확인한 후에 다시 구멍 속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구멍 에서 밧줄 하나가 내려 오더니 그걸 타고 몇명의 침입자들이 흘 러 들어왔다.가토의 총장을 구한다는 명목하에 모인 일행들이 었다. "조심해. 아직 산성이니까 잘못하면 녹을지도 몰라." 가장 먼저 내려온 펠이다음으로 내려오는 레아드를 받아 부글 부글 끓고있는 물이 없는 곳에 내려주면서 위에다 말했다. 나머 지 두명도 곧 내려왔다. "지독하군.이렇게 지독한 염산액은 처음 봤어. 대리석을 통째로 녹이다니." 크루가 조심스럽게 산성액을 피해 벽 위에 걸려있는횃불을 들 면서 말했다. "그냥 취미야.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듯한 펠의 말이었지만 천장에 뚫린 구멍을 보 자면 아무래도 그렇게 생각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겨우 손 가락 한 마디 만한 구슬 하나가대리석을 아예 물로 만들어 버 렸으니. 크루가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였다. 레아드가 흥미있 는 얼굴로 천장을 보다가 펠에게 고개를 돌렸다. "형도 약 같은거 모으는게 취미야?" "..응?" "그거 있잖아.식인 물고기 만드는거 같은 약 말야. 론은 그런거 꽤 많이 가지고 다니거든." "아.. 그. 그래?" 펠이 헛기침을 하면서 슬쩍 고개를 돌렸다.옆에 서 있는 바크 에겐약간 붉어진 펠의 얼굴이 그대로 보였다.그러나 바크는 그냥 그대로 무덤덤한 표정이었다. "어쨌든 지하까진 무사히 들어왔군.자, 여기부터 이젠 어디로가야 하는 거지?" "아, 그래. 이쪽이야." 마침 들려온 크루의 말에 펠이 다급하게 고개를 그 쪽으로 돌리 면서 복도의 한쪽을 가르켰다.대화가 끊어진 레아드가 의아한 얼굴을 하다가 어깨를 한번 으쓱하더니먼저 앞서가는 펠의 뒤 를 따라 갔다. "여기엔 기사단이 없는건가?" 거침없이복도를 걷는 펠의 행동에 뒤 따라오던 크루가 물었 다. 펠이 그대로 걸으면서 대답했다. "있을 필요가 없지. 들어 오기도 힘들지만 마찮가지로 나가기도힘드니까.들어오던 나가던 기사단의 중앙을 통과해야 한다는건 달라지지 않아.운이 좋게 감옥 문을 연다고 해도 빠져 나오려면 계단을 지나야 하니까 말야." "그런가.." 과연. 제국의 자존심이란 건가. 이해가 되는 크루였다. 그때 옆 에서 걷던 레아드가 크루에게 다가왔다. "참. 크루씨, 묻고 싶은게 있는데." "응? 말해봐." 크루의 선선한 태도에 레아드가 웃어 보이며 입을 열었다. "가토의 총장은 어떤 사람이죠?" "총장? 그건 왜..?" "크루씨가 굉장히 존경하고 있는것 같아서요." 순간 크루의 얼굴이 붉어졌다. 크루가 아까의 펠과 같이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리며 헛기침을 했다. "왜.. 왜 그런 생각을?" "그렇잖아요.어제 크루씨가 말 하기를 자신이 조금만성격이좋지 않았다면 이 기회를 타서 두목을 됐을 거라고요.역시.. 존경하고 있지 않다면 그렇게 하기는 힘들테죠." "...어, 억측이야." "그런가요?" 크루가 헛기침을 한번 더 한 뒤에 진지한 얼굴로 레아드에게 말 했다. "잘 들어. 우리 두목은 존경할 만한 인물이 아냐. 성격은 불 같고 변덕은 마치 고양이 같지. 성질도 더러워서 마음에만 안 들면 걷어차기 일쑤인 대다가 술 버릇은 엄청 고약해.그야말로존경할 부분은 하나도 없는 그런 인간이라구." "...." "누구 같네." 할 말을 잃고 가만히 있는 레아드의 옆을 지나가던 바크가 한마 디 툭 던졌다. 순간 레아드가 바크의 뒷덜미를 덥썩 잡았다. "누.. 누구 같다고?" "너도 잘 아는 사람." "트, 틀려! 엘빈 누나는 그렇지 않아!" "엘빈 누나 말하는 거라는건 아는구나." "읏.." 말 문이 막힌 레아드가 분한 표정으로 바크를노려보다가 이를 갈면서 고개를 휙 돌렸다.만일 다른 녀석이 저런 소릴 했다면 그대로 주먹을 날렸을 테지만유독 바크에게만은 그럴 수가 없 었다.그도 그럴것이 바크는 엘빈 누나의 그런 면을 보면서 커 왔기 때문이었다.분명 누나에게 그런 면도 있긴 하지만 더 좋 은 면도 많은데.. 알아 주지 못하는 바크에게 화가 나긴 하지만 진심이 아니란걸 아니까 그냥 화만 내고 넘어가는 레아드였다. "잠시." 앞서 걷던 펠이 뒤로 팔을 뻗어 조용하라는신호를 했다. 그리 고는 굽어져 돌아가는복도로 반쯤 고개를 내밀어 살펴 보더니 안심한듯 앞으로 나섰다. "자, 여기야." 아무런 경비도 기사도 없는 칙칙한 대리석 복도의 한쪽. 커다랗 고 검은 문 앞에 선 펠이 문을 탁 치면서 말했다.크루가 황급 히 문 앞으로 가더니 문을 탕탕 두드렸다. 하지만 안 쪽에선 아 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정말 여기 있는거야?" "있을거야. 자 물러서." 펠의 말에 모두들 뒤로 물러났다. 또 염산인가? 펠이 품 속으로 손을 넣을거라 생각했지만, 그런 모두의 예상을 깨고 펠이 꺼낸 건 작은 단검이었다. "어, 어이. 이건 철 문이라구." "보기나 해." 크루의 말에 펠이 냉담하게답하면서 단검을 세워 그대로 문에 찔러 넣었다.푹, 마치 푸딩에 손가락을 찔러넣은듯 단검은 아 주 간단히 철 문을 뚫었다. 바크를 제외한 둘의 입이 벌어졌다. 곧 철문 가운데로 커다란 구멍이 생겨났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85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78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7/06 21:39읽음:319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78) == 제 8장 < 음모. - 하 - > == ----------------------------------------------------------- 한 나라의 왕족들에겐 국민들에게 알리지 못 할. 알려서는 안될 일들이 적잖케 일어난다.대부분이 무분별한 생활 때문에 빚어 진 일들로 감옥에 가두기도. 죽이기도 힘든 자식이 태어난다 던 지가 그 예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아무도 출입 할 수 없는 곳. 다시 말하자면 황성의 깊숙한 지하에 감옥이란 이름의 방을 만들어 자신의 실수들을평생토록 그 안에서 살게 하는 것이었 다. "두목!" 감옥이라보기엔 약간 문제가 있을 정도의 화려한 방.구멍이 뚫린 문의 사이로 제국 도적단. 가토의 임시 총장직을 맡고있는 크루가 화기애애한 얼굴로 들어왔다. 하지만 채 몇발도 걷기 전 에 둔틱한 타격음과 함께 크루의 몸이 나머지 셋의 시아에서 사 라졌다. 놀란 레아드가 크루의 이름을 부르면서 서둘러 구멍 속 으로 들어갔다. "...응?" 갑작스럽게일어난 사태에 놀라 구멍 안으로 들어간 셋.그런 일행의 앞으로는 기묘한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펠 못지 않은 장신의 키와 몸을 가지고 있는 크루가 자신의 어깨에도 오지 않 을 만큼 작은 사람 앞에서 배를움켜잡고 부들부들 떨고있는 것이었다. 얼굴은 크루의 몸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저 사람이.. 두목?" "그런가. 크루가 한 방 맞았나 본데." "..응?" 레아드와펠이 말을 주고 받고 있는걸 들었는지크루 앞에 서 있던 의문의 두목이 힐끔 고개를 옮겨 크루의 허리와 팔 사이의 공간으로 일행을 쳐다보았다. 레아드와 그의 눈이 마주쳤다. 순 간, 레아드의 눈이 두배가량 커졌다. "엘빈 누나!?" "뭐, 뭐!?" 옆에 있던 바크도 덩달아 깜짝 놀라 소리쳤다. "무슨 소리야! 여기서 난데없이 엘빈 누나라니?" "하지만. 분명히 누나가.." 레아드가 크루 쪽을 가르키면서 입을 열다가그대로 다물었다. 어느새 크루는 사라지고 그 자리엔 총장이 서 있었다.170cm가 조금 안되는 적당한 키에 얇은 몸. 바크보다는 하얀 흑발의, 날 카로운 눈을 가진... "여.. 여자?" 뒤에 있던 펠이 약간 의외라는듯 중얼거렸다.제국 도적단. 가 토라고 하면대륙에서 가장 거대하고 가장 강력한도적단으로 꼽힌다.그 도적단의 총장이 여자였단 말야? 놀라는 일행들 이 었다. "흠, 그리운 이름을 듣는군. 분명.. 너가." 듣기 좋은 목소리.한방에 장신의 크루를 저리 만든 가토의 두 목 치고는 가는 목소리였다. "레아드가 합니다..만." "아, 맞아. 레아드였어. 듣긴 많이 들었지만 역시, 입이 닳도록자랑 할 만 한걸. 생각보다 훨씬 귀여워." "...예?" "아, 미안. 소개를 안 했군. 난 틸이야. 아는지 모르겠지만, 파오니님을 대신해서 가토를 맡고있지. 알고있어?" "예. 가토의 일이라면 들었어요." "알고 있다면 말 하기가 편하겠네. 어쨌든 만나서 반가워. 파오니님의 동생을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웬지 운명 같아서 좋은걸. 자, 자세한 이야기는 돌아가서 하도록 하고 일단 나가도록할까? 나가는 길은 있겠지?" "저.. 크루씨는?" 한방 맞은 충격으로아직도 땅에 주저 앉은채 일어설줄 모르는 크루를 가르키면서 레아드가 조심스레 물었다.틸이 손을 저으 며 웃었다. "괜찮아~ 이런 바보는 금방 따라온다고. 거기다 뭣하면 나 대신놔두고 가도 괜찮아.어차피 '내가 아니면 누가 구해?'라면서잘난채 팍팍~ 떨고 있었을 테니까." "그.. 그런. 두목.." "시끄러워. 누가 이렇게 늦게 구하러 오래? 이대로 남고 싶으면그대로 앉아 있어!" "아, 아뇨아뇨! 이젠 괜찮아요!" 몸집에 걸맞지 않게 크루가 호들갑을 떨면서 벌떨 일어섰다. 마 치 엄마가 아이를 다루는듯한틸과 크루의 행동에 나머지 셋은 실소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장 뒤에 있던 펠이 피식 웃으면 서 모두에게 말했다. "자, 늦었어. 이만 나가자.." ------------------------------------------------- 다음날,기사들이 떠나버린 한산한 수도의 아침은 지극히 조용 하게 시작되었다. "하암.." 이른 아침부터 일어난 레아드가 입을 가리며하품을 하고는 수 도의 전경이 보이는 창문을 열었다. 시원한 공기가 얼굴에 닿자 정신이 맑아졌다. "으.. 으음. 아침이야?" 다른 침대에서 자고 있던 론이 소란스런새들의 지저귐과 사람 들의 소리에 잠이 깼는지 길게 기지개를 펴면서 몸을 일으켜 침 대에 걸터 앉았다. 그런 론에게 레아드가 핀잔을 주었다. "뭐야~ 성엔 들어가지고 않았으면서 늦잠이라니." "봐주라구. 어제 사람 찾느라고 성 주위를 몇바퀴나 돌았어." "뭐, 탓할 생각은 없지만 말야. 그나저나 놀랐어." 레아드가 웃으면서 맞은편 침대에 앉았다. "펠 형이 론의 친척이라니. 닮았다고 생각은 했지만 말야. 정말로 놀랐다니까. 잘 아는 사이야?" "아니, 집안의 수치거리.. 정도야. 뭐, 잘 아는 사이도 아니고. 자세한건 나도 잘 몰라." "흐음. 그래..? 어디 있는지 알면 좋겠는데." "..응?" 반쯤 잠에 취한 론의 눈이 갑자기 확 뜨여졌다. "무슨 말이야? 어, 어디 있는지 알면... 좋겠다는 말이?" "말 그대로야. 성 밖에서 갑자기 사라져 버렸으니까.고맙다는인사도 못했고.부탁할 것도 몇가지 있어서.. 했는데. 모른다니 어쩔수 없네." "자, 잠깐만. 부탁이라니? 뭔데?" "어딨는지 아는거야?" "아..니." "흐음~ 그럼 안되겠네." 레아드가 뒷 머릴 다듬으면서 아쉽다는 표정으로 침대에서 일어 났다. 론의 표정이 묘해졌다. '부탁이라니. 뭘 말하는거지..?' 궁금했지만, 레아드는 '그 사람'에게만 말 해줄 기세라서 더 이 상 물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그때 방문이열리면서 양손에 한 가득 음식을 들고있는 바크가 들어왔다. "둘다 늦잠이야." "피곤 했으니까~ 그거 이리줘." 레아드가 바크에게 다가가서 접시 하나를 들어주려 했지만 바크 가 레아드의 손을 피했다. "이건 됐고. 넌 내려가서 음료나 좀 가져와.손이 모자라서 이거만 가져왔거든." "알았어. 대신, 나 올때까지 먼저 먹지마." "별말 다 한다." 바크의 핀잔에 레아드가 웃으면서 방 문 밖으로 나갔다. 레아드 가 나간걸 확인한 바크가 두 손에 들고있던 쟁반을 거칠게 테이 블에 내려 놓더니 고개를 돌려 론을 쳐다보았다.뭔가 아주 메 서운 눈길로. "뭐. 뭐. 내가 뭘?" 지레 겁먹은 론이 먼저 말을 꺼냈지만,선수를 치기엔 역부족. 바크가 턱을 괘면서 론을 쏘아보았다. "어느쪽이야?" "으응?" "둘 중의 어느쪽이 진짜야? 어제? 오늘? 아니면 어느쪽도 아닌건가?" "...." 그건가. 예상은 했지만,과연 날카롭군.. 이라고 말 하고 싶었 지만 그럴상황이 아닌걸 충분히 아는 론이었다.지금에 와서 바크에게 특별히 감출 만한 일은 없다. 특별히 믿는것도 아니지 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확실하게 약해져가는 몸을 보고 있자면 언제까지 이렇게 숨기고 지낼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예전 이었 다면무리를 해서라도 지금처럼 뒤에서 도와줄 수 있지만 지금 은 다르다. 무리를 한다고 해도 힘들기 때문이었다.그리고 그 것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심해질 거였다. '하지만..' 그렇다고해도 역시 숨겨야 하는건 숨겨야 한다.세상엔 알아서 안 좋은것이 많고 진실보단 거짓이 먼저야 할 때가 많은것이다. 속으로 그런 생각을 굳힌 론이 헛기침을하면서 바크를 쳐다보 았다. "무슨 소리야.내가 어제 그 사람이란 거야?같은 이름이라고그렇게 결론지어 버렸다면 억측아냐? 알겠지만 녀석은 내 친척이라고. 이름 하나 정도 같을 수도 있는거잖아. 아무리 대단한나라고 해도 하지 못 하는 일들이 있다고." 허둥지둥 이런저런이야기를 같다 붙이는 론의이야기를 들은 바크가 고개를 끄덕끄덕이더니 간단하게 요약했다. "그러니까. 그냥 모른채 해달라는 말이지?" "...그래." 자존심 다 구겨가면서 론이 그냥 고개를 숙였다. "뭐, 어느쪽이라고 해도 그리 상관은 없지만.. 이제부턴 적당히해. 속였다는걸 들키면 레아드 녀석. '절교'해 버릴걸." "그.. 그래?" "그래. 일단, 경험자로서의 충고야. 그리고 앞으로는." 바크가 손을 뻗어 침대 옆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론의 신발을 집 어 들었다. "'변신'할땐 신발도 갈아 신어." "...그거냐?" 론의 물음에 바크가 웃었다. "아무리 나라고 해도 갑자기 커져버린 녀석을 보고 너라고 생각하진 못했거든.신발을 보기 전에는. 어쨌든, 앞으론 조심해. 레아드 녀석 이런거에 둔하긴 하지만, 때때로 날카롭게 물을때도 있다고.." "바, 바보!" 그 순간. 벌컥,문이 열리면서 갑자기 레아드가 안으로 들어왔 다. 그리고는 자신을 쳐다보는 둘을 향해 방금전 바크가 해보인 것 만큼이나 매서운 눈길을 하면서 소리쳤다. "음료 따위 파는데 없단 말야! 어디에 있단거야?!" 화가나서 소리치는 레아드를 벙찐 표정으로 바라본 바크가 슬쩍 고개를 돌려 론에게 말을 마무리 지었다. "한달에. 한번 정도." - 음료 무료. 1층에서 가져가세요. -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88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79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7/13 14:37읽음:312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79) == 제 8장 < 음모. - 하 - > == ----------------------------------------------------------- "잘 잤니?" 아침 겸 점심을 먹은 후, 아래층으로 내려오는 레아드외 두명을 향해 틸이 반가운 기색으로 인사를 했다. 레아드도 환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예, 덕분에요." "흐음~ 어른스러운 말도 할 줄 아네.그나저나 미안한걸. 생명의 은인들을 이런 여관에서 자게 하다니.내 집은 좀 더 좋은데 말야.. 그 기사들이 문제라서." 내 집. 즉 아지트를 말 하는 틸이었다. 기사들이 아지트의 위치 를 알고있는 통에 성에서빠져나온 일행이 갈 수 있는 곳은 이 런 허름한 여관들 뿐이었다. 레아드가 주변을 돌아 보면서 물었 다. "이 여관은 괜찮은건가요?" "아~괜찮아. 괜찮아.여긴 임시 본부하고 할 만한 곳이거든. 종업원 부터 출입하는 사람들까지.모두 가토 녀석들이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자, 모두 그렇게 서 있지들 말고편하게 앉아." 틸이 손을 내밀어 의자를 가르키면서 앉기를 권했다. 셋이 자리 에 앉자 뒤쪽 문에서 한 소녀가 나와 모두의앞에 찻잔을 하나 씩 내려 놓았다. 방안이 순식간에 차 향내로 가득찼다. "자,뭐 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차를 한 모금 마신 틸이 잠시 녹색의차를 들여다 보다가 이내 레아드를 향해 물었다. "그래, 알려주겠어? 그 분들의 일을." "그 분..들요? 누나를 말하는 건가요?" "응.나에게 이런 자리를 줘버리고 떠난 뒤로소식을 듣지 못했거든." 엘빈의 복수를 위해 타국의 땅에서 도적단을 만든 파오니. 그런 파오니는 엘빈의 복수를이룬 후에 일말의 미련도 없이 자신이 만들고1년이란 단기간 내에 대륙 최고의도적단이 된 가토를 떠나 버렸다.헤론의 말 대로라면 가장 믿을 수 있는 인물에게 자리를 넘겨 줬다고 하는데.. '믿을 수 있는 인물? 단지 엘빈 누나랑 닮았기 때문이 아니고?' 라고 생각 할 수밖에 없는 바크였다.그런 바크의 마음 같은건 알리가 없는 레아드는머나먼 타국에서 엘빈과 파오니를 잘 알 고 있는 사람을 만났다는 것으로 기분이 좋은지부드러운 표정 이 되어서가지곤 하므에서의 일을 틸에게 말해 주었다.헤론과 의 충돌. 하므에서의 삶. 도박장 이야기. 틸은 레아드의 이야기 를 들으면서 때때로 슬픈 표정도. 분한 표정도 지어 보였다. 그 러나 이야기가 끝났을때 틸의 얼굴은 밝았다. 틸이 한숨을 가볍 게 쉬면서 고개를 들었다. "그래, 결국은 떠났구나." "예, 그 뒤로는 저도 만나지 못했어요." "어쩔수 없지. 원래 그런 분들이니까." 틸이 고개를 끄덕였다. "참, 이제부턴 어쩔거니? 하와크로 돌아갈거야?" "..." "응?" 별로대단한 질문도 아닌데 갑자기조용해지는 셋의 분위기에 틸이 의아한 얼굴을 했다. 바크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몇일정도 더 머무를 생각입니다." "흐음~ 그렇다면 난 좋지만.요즘 전쟁이다 뭐다 해서 수도 분위기가 좋지 않거든. 가능하다면 빨리 돌아가는게 좋겠다고 생각해. 하와크라고 해도 그리 다를건 없겠지만..말야." 틸의걱정스런 말에 바크가 고개를 끄덕이고는상체를 앞으로 내밀어 탁자에 기대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서 말인데요. 틸씨께 부탁을 좀 하고 싶습니다." "응? 뭐든지 말해봐." 가능하다면이 아니라 불가능 하더라도 들어주고 싶은 틸의 마음 이 엿보이는 말이었다. 하지만 바크의 소원은 간단했다. "집 한채를 구해 주실수 있을까요?3명이 살만하다면 작더라도상관 없습니다." "..집?" 약간은 의외의 부탁이라 틸이 바크를 쳐다보았다. "집이라니. 구해주는건 간단하지만.. 어째서. 라고 물어도 괜찮을까?" 바크가 고개를 저었다. "별로 대단한 이유는 아닙니다." "흐음~ 그래?어쨌든 3명이 살만한 집을 찾아 달라는건 거기서살겠다는 말이라고 해석해도 되겠지?알았어. 지금 당장 마련해 줄게." "감사합니다." 바크가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서 감사의 뜻을 보였다. 그런 바크 의 옆에 있는 레아드는 궁금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집이라니? 갑자기 웬 집?" 틸이아래층으로 내려간 후 짐을 챙기자는바크에게 레아드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바크가 옷가지와 물품을 대충대 충 가방 속에 넣으면서 말했다. "위험해서야." 더욱 알 수 없다는 표정이 된 레아드. "위험이라니? 여긴 임시 본부라고 틸씨가 말했잖아." "그래. 그렇기 때문에 나가자는거야." "..무슨 소리야?" 이해하지못한 레아드의 재질문에 침대에 앉아있던론이 바크 대신 대답해 주었다. "레아드, 바크는 틸씨를 생각해서 나가자는 거야.아무리 여기가 임시 본부고 가토의 일원들만이출입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기사들은 이곳을 충분히 찾아낼수 있거든.이미 알고 있다란 말이 정확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면 더더욱 이곳에 있어야지! 틸씨를 지켜야 할거 아냐." "아니, 틀려." 짐을 챙기던 바크가 손을 멈추고 단호하게 말했다. "지금 기사들은 국경으로 향했어. 수도에 남아있는 기사들은 극소수이고. 아마 황제는. 아니, 재상은 남아있는 기사들을 가지고 그런 모험을 하면서까지 틸씨를 잡으려 하진 않을거야.." "그럼 좋은거잖아." "레아드, 바크는 지금 틸씨를 걱정해서 그런거야." 옆에 있던 론이 바크를 도와 나섰다. "에?" "생각해봐. 틸씨는 이제 안전해. 하지만 바크가 여기 있으면 재상이 바크를 노리고 쳐들어 올 수도 있단말야.다시 말하자면바크는 그걸 염려해서 여기서 나가려 하는거야.틸시가 그 싸움에 휘말려서 다칠까봐. 말이지. 현재로선 틸씨보다 바크쪽이중요하니까. 모란에선.." "아." 레아드가 그제서야 이해를 했는지 알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 덕 였다. 짐 챙기는걸 끝낸 바크가 손을 탁탁 턴 다음 자리에서 일어섰다. "자, 가자."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89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80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7/16 20:58읽음:316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80) == 제 8장 < 음모. - 하 - > == ----------------------------------------------------------- 수도의 동쪽. 수천채의 집이 이어져 있는 주택가의 외곽에 위치 한 2층집에 일행이 도착한것은 방금 전이었다. "좋은걸." 2층이라고는 하지만 무척 아담해서 3명이 살기엔 부족함이 없는 크기였다. 1층은 거실과 주방.그리고 2층에 큰방 한개와 작은 방 한개.깨끗하게 정돈된 집 안을 한바퀴 둘러본 바크가 만족 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걸. 틸씨에게 감사해야 겠군." 생활 용품 역시 대부분 마련되어 있었다. 주방 기구부터 테이블 이라던지 침대, 의자등.. 생활에 필요한건 거의 다 준비되어 있 었다.엘빈을 닮긴 했지만 확실히 여자답군.. 이라고 생각하는 바크였다. "뭐, 특별히 더 필요할건 없는 모양이네.그럼 둘은 집에 남아서 가져온 짐 좀 풀어줘. 난 저녁 거리나 사올테니까. 뭐 먹고싶은거 있으면 말해." "음.. 난 야채볶음." "나도 그거.. 라고 하고 싶은데. 재료가 까다롭지 않아?" "아.. 그런가?" 론의 말에 레아드가 생각을 해보더니 이내 주문을 바꾸려 했다. 그때, 바크가 고개를 가로 저으면서 픽 웃었다. "아냐, 됐어. 어차피 몇일 살테니까 야채 정도는 있는게 좋을거같다. 이왕 사는김에 같이 사지." "그럼, 잘 부탁해~" 레아드가 웃으면서 밖으로 나가는 바크를 환송했다.바크가 시 장으로 간 후 남은 둘은 바크의 말대로 짐을풀어서 집안 이곳 저곳에 장식을 했다. 대부분이 론의 것들로 이런저런 색깔의 약 병들이 이런땐 의외로 멋진 장식물이 되었다. 의자를 옮기고 테 이블을 옮기고, 30분 정도 몸을 움직여 집 안을 정리하고보니 그제서야 가정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모습이 되었다. "이거." "아, 고마워." 론이 넘겨주는 물 수건을 받아 땀을 흠친 레아드가 휴.한숨을 내쉬면서 의자에 털썩 앉았다.론이 그 옆으로 테이블 위에 몸 을 걸치면서 웃어 보였다. "기분이 좋아 보이네." "으응? 아.. 응. 집이란거.." "...." "오랜만이거든." 흐음~ 론이 흥미있는 얼굴로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여행이 좋아서 하고 있지만,역시 집이란건 있는게 좋은거 같아. 뭐랄까.. 마음이 편해진다고 해야하나." "로아에 있지 않아? 레아드의 집." "..아니." 약간은 어두워진 얼굴로 레아드가 쓴웃음을 지었다. "태워버렸어. 두번이나.. 내가." "어째서?" "글쎄, 마음의 각오.. 인가. 돌아갈 곳이 없어지면 좀더 편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였는데.. 아니였나봐." "...." 론은 아무런 대꾸도 없이 지그시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젖은 수 건을 만지작 거리던 레아드가 이내 픽 웃으면서수건을 론에게 건네주었다. "아~ 내가 무슨 소릴 하는거지. 미안, 재미 없는 말을 해버린거같아." "응. 맞아." "에에~ 그래도 그건 너무하다." 레아드가 웃으면서 론에게 핀잔을 주었다.생각하기 싫은 기억 이 날뻔 했는데 론이 그냥 넘어가 준것이었다. 레아드가 기지개 를 펴면서 의자에서 일어났다. "3일 남았지? 바크가 약속한 기한이." "그렇긴 하지만.. 여지건 기사가 쳐들어 오지 않은걸 봐서 황제가 뭐라 말을 해 놓은것 같은데?아니라면 그 멍청이재상이여지건 바크를 그냥 놔둘리가 없겠지. 추측이지만 그냥 이대로수도를 떠나도 상관 없을거야." "..그러면 전쟁이잖아?" 론이 어깨를 한번 으쓱였다. "지금도 마찮가지잖아. 레아드, 바크를 너무 믿는거 아냐? 개국이래 최대 전쟁이 될 텐데.. 그걸 바크 혼자서 막으라니." "혼자서 막으라고 한적 없어!" "그게 그거" "틀려!" 론의 말을 중간에 끊어 버리면서 레아드가 집 밖의 사람들이 돌 아 볼 정도의 큰 소리로 말했다. "그냥 놔두면 전쟁이 일어나고 그 전쟁으로 죽어갈 사람이 적지않다는걸 뻔히 알고 있으면서 가만히 있는건 틀려! 비겁해! 좋지 않다구. 불가능 할지도 모르지만... 전쟁을 막아 보도록 노력 하는것과 아무것도 하지 않는건 다르잖아.." 말 뒷부분에가선 목소리가 작아진 레아드가분한듯이 주먹을 쥐었다. "그렇지만 이럴때 정말로 아무 도움도 못 주는게.. 분하고.. 화나서.. 나 자신 한테 정말로 실망을 해버려.." "아, 저, 저기." 머쓱해진 론이 뒷머릴 긁적였다. "미안, 이럴려고 그렇게 말한게 아니였는데.. 말이 심했던거 같아. 미안해." "아냐, 됐어. 괜히 화내서 미안해.." "저기, 레아드." "나.. 물 떠올게." 약간 붉어진 얼굴을 감춘채 레아드가 문 옆에 있는 물통을 들고 문 밖으로 나갔다. 레아드를 향해 뻗었던 론의 손이 내려갔다. "괜한 소릴 해 버린거 같군.." 말은 태연하게 한 론이었지만, 레아드가 문을 나갈때 얼굴이 생 각 나자 미간이 좁혀졌다. '..골치 아프군.' 잠시 테이블에 앉아 생각을 하던 론이 고개를 창문 쪽으로 돌렸 다. 어느새 창문이 열려 있었다. "기네아냐? 들어와." 론의 말에 창문 쪽에서 검은 그림자가생겨나더니 어느새 인간 의 형상을 갖추었다. 론의 또다른 그림자. 기네아였다. "다쳤나?" 기네아의 몸을 본 론이 중얼거렸다.온몸을 검은 천으로 감싼 기네아의 몸이 보일리 없지만, 론의 추측은 정확했다. "몇번 충돌 했습니다." "살았다니. 다행이군.. 그래, 맡겼던 일은?" 냉정한 론의 반응이었지만, 기네아는 기네아대로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는듯 대꾸했다. "총장의 곁에 그림자들이 있어서 정확하진 않습니다만. 포르 나이트 역시 이번 일과는 무관한듯 합니다." "..그런가." 이번 전쟁 사태의 원흉을 알아보려는 론의 명령에 따라 포르 나 이트를 조사한 기네아였던 것이다.론이 턱을 쓰다듬으면서 고 개를 끄덕였다. "그 상처는 그림자들과의.. 것인가?" "그랬다면 지금 이렇게 보고를 드릴수도 없었겠죠.새삼스럽지만 제발 포르 나이트에겐 시비를 걸지 말아 주십시요." "뭐, 괜찮아. 현재로선 녀석들과 싸우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거든. 거기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녀석들.. 레아드를 애지중지 하고 있으니까. 나로선 고마울 따름이지." "그렇습니까." "그나저나, 좀 곤란한게 있는데.. 말야." "예?" 론이 뒷머릴 만지작 거리면서 물었다. "지금, 내 재산이 얼마.. 정도지? 본가에 있는건 빼고." "재산.. 말입니까." "그래, 얼마 정도지?" "정확한 값은 구하기 힘들고..대충 5조 시르피 정도 되는걸로알고 있습니다." "5조라.. 생각보다 적군." "...예?" 5조 시르피. 금화 5백억개 라는 천문학적이다 못해 경이적인 금 액을 가지고 생각보다 적다고 말하는론의 시큰둥한 반응에 기 가 막히는 기네아였다.하지만 다음에 나온 론의 말은 더 충격 적이었다. "뭐, 그래도 할 수 없겠지. 평소에 워낙 놀았으니.. 하여튼간에그거 이틀 안에 팔아 버릴수 있겠어?" "..예..예?" "반값이라도 상관없어. 최대한 빨리 해서.. 모레까지 준비해 두도록." "며, 명령이시라면 따르겠지만.. 이유를 물어도 되겠습니까?" 워낙 황당한 주문에 기네아가 처음으로 말을 더듬으면서 론에게 물었다. 론이 머리를 쓸어 넘기면서 대답했다. "나.. 황제가 되겠어."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928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81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7/23 00:52읽음:306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81) == 제 8장 < 음모. - 하 - > == ----------------------------------------------------------- 물통을 가지고나갔던 레아드는 나가기 전보다 훨씬 밝아진 얼 굴로 돌아왔다.스스로도 아무 죄도 없는 론을 괴롭힌 꼴이 되 었다는걸느꼈는지 약간은 미안한 표정이었지만,바크가 돌아 올 즘엔 평상시의 모습이 되었다. "에, 볶음 재료하고 고기 몇조각. 술도 조금 있고, 얼음하고 잠옷. 그리고 몇가지 먹거리. 마지막으로 놀이개." "놀이개?" "응, 카드야." 어쩐지 레아드와 비슷한 얼굴이 된 바크가 잔뜩 들고 온 짐에서 이것저것 하나씩 꺼내면서 설명을 해 주었다. "어쨌든 저녁 시간이 거의 다 됐으니까, 저녁부터 차리자. 먼저술은 얼음물에 담가 놓고. 론은 야채 좀 다듬어. 난 고기를 요리 할테니까." "..난?" 역활 분담에서 밀려난 레아드가 자신을 손가락을 가르키면서 물 었다. 바크가 찌릿한 눈으로 레아드를 노려보았다. "하고 싶은게 뭔데?" "에..." "먹는거?" "..알았어. 앉아 있으면 될거 아냐." 뚱해진 레아드가 흥. 고개를 돌리면서 의자를 반대로 돌려 등받 이에 턱을 기대 앉았다. 바크와 론, 둘다 영족과 귀족이란 지위 에 맞지 않게 익숙한 솜씨로 고기와 야채를 다져갔다. 레아드의 앞으로 있는 테이블 위에 시간이 지날수록한가지 한가지 음식 들이 올려지기 시작했다. 구수한 향내가 거실을 가득 메웠다. "웬지.. 한가하네." 고기 한점을 집어 우물우물 씹으면서레아드가 중얼거렸다. 순 간 등에서 짝~ 소리가 났다. "손으로 집어 먹지마." "...." 야채 요릴 테이블 위에 내려 놓고 다시 주방으로 사라지는 바크 의 등을 매서운 눈으로 노려보는 레아드였다. 어쨌든 금방 저녁 식탁이 차려졌다. 한끼 식사라고 보기엔 푸짐한 양과 종류의 음 식들이 테이블 위를 가득 메웠다. 메인으로 여러가지 야채와 고 기를 넣어 볶은 야채 볶음과 론이 솜씨를 내서 만든 고기 스프. 그리고 여러가지 야채 절임과 고기 등등. "그러고보니 이렇게 직접 만든걸 셋이서 먹는건 처음이네." 붉은 포도주를 자신과 론의 잔에 채운 바크가 레아드의 말에 픽 웃으면서 대꾸했다. "여지건 정신없이 돌아 다녔으니까. 자, 레아드. 넌 이거." 포도주를 내려 놓은 바크가 따로 사온 음료를 레아드의 잔에 채 워 주었다. 호시모 지방의 음료였다. "흐음~ 레아드는 술 못 마시는거야?" "아아~ 말도 마. 한모금만 마셔도 그대로 픽 쓰러진다니까." "웃지마! 그게 뭐가 나빠!?" "나쁘진 않아. 단지.. 옛날 생각이 나버려서." 바크의 말에 순간 레아드가 움찔거렸다.론이 흥미있는 얼굴로 바크를 쳐다 보았다. "옛 생각?" "아아~ 6년 전이던가?엘빈 누나가 마시려고 집에 놔뒀던 술을레아드가음료수인줄 알고 숲에가서 마셨다가 행방불명 된 적이 있었거든. 덕분에 도시 사람들이 한밤 중에 온 숲을 헤메고다닌적이 있었지." "그래서? 찾았어?" "아니, 나중에 집에 와보니까 거기서 자고 있었어. 엘빈 누나는울고 화내고.. 여튼 그날 레아드 죽도록 맞았었어." "쓰.. 쓰린 얘긴 그만 하라구." 레아드가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면서 말했다. "뭐, 그 뒤로 누나는 술을 거의 먹지 않게 됐으니까. 차라리 잘된 일이었지." "칫." "자자, 음식 식겠어. 먹자구." 레아드의 반응을 완전 무시한 바크가 웃으면서 태연하게 식사를 권했다.화가 난 레아드는 그야말로 불성실하게 고기를 뜯어서 우적우적 씹어 먹었다. 3명이 먹기엔 불가능 할 정도의 많은 양 이었지만 1시간 가량 이것저것 대화를 하고 식사를 끝낼 즈음엔 거의 남은게 없었다. 모두 레아드의 수훈이었다. "아~ 오랜만의 포만감. 잘 먹었어." 마지막 야채 한 접시를 비운 레아드가합장을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순간 누군가가 레아드의 뒷덜미를 잡았다. "자~ 아까부터 뭔가를 하고 싶어하는 너의 의견을 존중해서. 이걸 너한테 넘겨 줄게." 바크가 식사 후 남은 빈접시를 한 가득 레아드의품에 넘겨 주 면서 말했다. 레아드가 분한 표정을 지었지만 바크의 다음 말에 군말 없이 주방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얻어 먹은자의 최후는 주방 뿐이라고." '쳇. 뭐가 '얻어~~~~ 뿐이야.' 처음 부터 이렇게 부려 먹으려고아무것도 시키지 않은게 분명해.' 이런저런 추측,억측을 하면서도 깨끗하게 식기를 닦는 레아드 였다.그 일이 끝난 후에 2층에 올라가 보니 론과 바크가 침실 에서 뭔가를 이야기 하고 있는게 보였다. "흐음~ 나한테 그런 일을 시켜놓고 둘이서 놀고 있었다니. 너무하잖아." "아, 레아드. 왔어? 자, 너도 껴." "..응?" "자, 이거." 레아드가 다가오자 론이 한웅큼의 금화를 건네주면서 옆의 의자 를 레아드에게 내밀었다. 론과 바크의 사이에 위치한 테이블 위 에는 어지럽게 배열된 카드와 금화들이 쌓여 있었다.레아드가 의자에 앉으면서 물었다. "뭐야, 이건?" "카드. 블랙잭이니까 할 줄 알지?" "아, 21에 맞추는거? 알아." "돈 거는건 이렇게." 바크의 설명을 듣고 잠시 옆에서 론과 바크가 하는걸 지켜본 레 아드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게임에 참가했다.카드를 돌리는 론 의 실력인지,아니면 운이 좋은건지 레아드에겐 계속해서 좋은 패가 나왔지만, '나 지금 21.'이란게그대로 얼굴에 드러나 단 한판도 제대로 이기지 못했다. 그에 반해 론과 바크는 착실하게 해 나가서 점점 둘의 금화는 늘어가기만 했다. 줄어가는건 레아 드의 금화 뿐. "너.. 정말 못 한다." 거의 남지 않은 레아드의 금화를 보면서 바크가 한탄을 했다. "시, 시끄러워. 이런거 잘 해서 좋은거 없잖아." "하지만, 난 잃는것 보다는 따는게 좋아." "..." 칫. 치사하게.. 라고 생각을 했지만, 말 해봤자 곧바로 반격(?) 을 당할거 같아서 그냥 입을 다물었다.어쨌든 레아드는 그 뒤 로 계속 돈을 잃었고,옆에 있는 론은 계속해서 레아드에게 금 화를 빌려주었다. 막판에 가서 레아드가 잃은 총액수는 금화 70 개. 7천 시르피에 해당하는 돈이었다. "금화는 90개 정도인데 레아드 혼자서 70개를 잃다니. 불가사의한 일이야." "으읏." 어깨를 으쓱하면서 비꼬는 바크를 분한 눈으로 쳐다보던 레아드 가 벌떡 일어서더니그대로 옆에 있는 침대에 드러누워 이불을 뒤집어 썼다. "몰라! 그렇게 잘 하면 둘이서 해! 난 잘거니까!" 가려진 이불 속에서 씩~씩~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론이 진한 미소를 지으면서 웃었다.그 뒤로 두어판 카드가 돌아갈 즈음. 이불 속에선 씩씩거리는 소리도 작아져서가볍게 코를 고는 소 리만이 들려왔다. 론이 카드를 내려 놓고는 말없이 손짓으로 문 밖을 가르켰다. "아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하늘을 가린 구름 사이사이로나타나는 별들을 보면서 론이 기 지개를 폈다.뒤 따라나온 바크가 불어오는 바람에 앞 머릴 쓸 어 넘기면서 론을 쫓아 집 근처의 공터로 향했다. "그래." 회색빛달만이 비추는 땅의 중앙에 선 론이 빙글 몸을돌리며 바크를 쳐다 보았다.구름에 가려진 달의 희미한 빛이 론의 눈 을 타고 빛났다. "이제 약속의 시간. 이틀 남은건가." "....." 아무런대꾸도 하지 않는 바크였다.론이 픽 웃더니 날카롭게 소리쳤다. "알량한 자존심인가!응? 전쟁보다는 네 자존심이 먼저란 말이지? 그거 마음에 드는구나! 하!!" "....." "빌어먹을!" 쾅! 소리와 함께 근처에 있는 나무가 흔들렸다. 조용히 론의 욕 설을 듣기만 하던 바크가 고개를 들더니 나직이 말했다. "부탁.. 한다." "...." "..제길.. 웃기는군." 갑작스레 바크도 욕지기를 하면서 인상을 찡그렸다.론이 바크 를 쳐다 보았지만 바크는 그런 론의 시선을 외면한채 공터 저쪽 을 보면서 허탈한듯 힘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뭐가.. 부탁이냐.너가 어떻게 될지.. 뻔히 알면서도. 레아드때문에 거절하지 못한다는거 알면서도 말 하라는건가.. 구역질이 난다. 이렇게 한심한 나 자신한테 구역질이 나!!" 자기 자신한테 정말로 화가 난듯 바크가 주먹을 쥐면서 몸을 떨 었다. '..오해였나.' 바크의 모습에 잠시 머뭇거린 론이 뒷머릴 긁적이고는 주머니로 손을 집어넣어 반짝이는 뭔가를 꺼냈다. 금화였다. "이쪽도, 저쪽도 고르기 힘들다는 건가.어때? 나와 내기를 하나 하는 것은." "...?" 스륵,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는 바크에게 론이 손에 들고있 는 금화를 세워서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확률은 1/2. 너가 이기면 네 소원을 하나 들어주지.물론, 내가 이기면 그 반대다. 넌 어느쪽을 고를거지?" "..뒷면." "그럼, 난 앞면이다. 자.. 한다." 론이 손가락 위에 동전을 올려 놓더니 기다림도 없이 그대로 손 가락을 튕겼다.금화가 달빛을 받아 반짝이면서 급격이 회전하 며 공중으로 치솟았다가 천천히 속도가 줄더니다시 땅으로 떨 어지기 시작했다.바크와 론의 시선이 동시에 금화에 일치하는 순간 금화는 론의 손 안으로 사라졌다. "먼저, 확실히 말해 두지." 금화를 손 안에 넣은채 론이 진지한 얼굴로 바크에게 말했다. "너가 내게 바랄수 있는것과. 내가 너에게 바랄 수 있는건 확실히 달라. 내가 이길 경우엔.. 이런 내기 했다는걸 후회하게 될거다." "....." 바크는 아까와 마찮가지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론이 가벼 운 심호흡을 하고는 천천히 주먹을 폈다. 바크에겐 보이지 않았 지만 론의 손 위로 반짝이는 금화가 나타났다.손바닥 위에 올 려져 있는 금화를 잠시 쳐다 본 론이 칫. 입술을 길게 늘이면서 바크를 쳐다 보았다. "뒷면이다. 너가 이겼어." "..그런.." "소원을 말해. 단, 미안할거 없어. 죽으라면 죽고, 달라면 달라는대로 주지. 뭐든지 원하는대로 말해라." "....." 론의호언장담이 있었지만,바크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론이 허리에 한 손을 걸치고 뭐라하려는 순간 바크가깊숙히 고개를 숙였다. "정말로.. 미안하다." "..됐어. 그런건 그만두고" "이 빚은 꼭 갚겠어. 무슨..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만 하라니까. 말하기나 해!" "....." 바크가 고개를 들었다. 달빛 때문인가.. 얼굴이 붉게 변해 있었 다. 바크가 고개를 숙여 땅을 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레아드를.." "..." "레아드가 우는 모습.. 보고 싶지 않아." "..!" 론이놀란 눈으로 고개를 돌려 바크를쳐다 보았다. 그러다가 이내 픽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솔직하지 못한 놈.." "..."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구름 사이에 숨겨진 달이 살짝 고 개만 내민듯 그 모습이 보였다. 쳇, 론이 뒷머릴 긁적이면서 몸 을 돌렸다. "..그런건.. 말 하지 않아도.." 바람이 불어왔다. 바크와 론의 사이. 둘과 레아드의 사이. 잠든 수도의 사이로.. 바람이 불어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94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82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7/25 02:36읽음:3014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182) == 제 8장 < 음모. - 하 - > == ----------------------------------------------------------- 이른 아침. 간간이 전해오는 국경 지대의 전투로 수도의 분위기 는 사뭇 달라져 있는 가운데, 하루의 일이 시작 되었다. 레아드 와 바크. 론. 셋 역시 분위기의 영향을 받았는지일행 답지 않 게 벌써 깨어나 있었다. "저기, 레아드." "응?" "그거.. 장난감 아니라구." - 구구.. - 한마리의 비둘기를 가지고 노는 레아드에게 론이 작게나마 충고 를 했지만 들을리 없는 레아드였다. 비둘기의 다리엔 작은 통이 달려 있었다. "그래. 소감은?" 옆에 앉아 있는 바크가 싱글싱글 웃으면서 론에게 물었다. 론이 그런 바크를 보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너.. 어제하고 태도가 너무 다른거 아냐?" "아, 응. 빚은 갚겠다고 했으니까." "...7조야. 7조. 7조 시르피라고. 니네 집 팔아도 1조도 나오지않는다는거 알아?" "뭐, 꼭 돈으로 갚는다곤 하지 않았어." "헤에. 그럼 몸으로 갚는거야?" 비둘기를 손에 올려 놓으면서 레아드가 '악의'없이 한마디 던졌 다. 비둘기만 보던 레아드가 잠시 낌새가 이상해서 고개를 들어 보다가 헛바람을 삼켰다. "뭐, 뭐야. 그런 무서운 눈은.." "너.. 무슨 말인지 알고나 하는거냐?" "그..럼. 평생 따라 다니면서 종 노릇 하면..되는거 아냐?" "그래! 맞다!" 퍽~ 소리와 함께 바크가 소리쳤다.놀란 비둘기가 퍼드득 뛰어 올라 론의 어깨에 가 앉았다. "맞다면서 치긴 왜 쳐." 레아드가 아픈 머리를 누르면서 퉁명스럽게 불만을 토해 냈지만 바크가 손을 또 들자 입을 다물었다. 그런 둘을 보면서 싱긋 웃 은 론이 어깨에 앉은 비둘기를 집어 들었다. "뭐, 소감이라면.. 좀 씁쓸하다.. 정도겠지. 아무렇지도 않다고하면 그건 거짓말이고." "으음, 빚이 그렇게 많은거야?" "...7조라니까. 금화 7백억개...라고 말해도. 나도 그렇게 많은금화는 본 적이 없어서 상상이 안 가지만.." "그래, 그럼 나도 도울게. 빚 갚는거." "그거야... 그래~ 레아드도 몸으로 갚을 생각은 없어?" 순간, 바크의 몸이 움찔 거렸다. 레아드는 눈치 못 챘는지 손가 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면서 웃었다. "나라도 괜찮다면. 빚 갚는거 도와줄게." "응, 충분해." 이해가 여러가지로 되는 말을 하면서 론이 손에 들고 있던 비둘 기를 한번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입으로 뭐라 중얼 거리면서 맑 게 개인 하늘로 날려 보냈다.일행 주위를 한바퀴 돌은 비둘기 는 곧 하늘 저편으로 사라졌다.잠시 침묵이 흐르고 론이 기지 개를 길게 펴면서 뒤로 돌아섰다. "아아~ 끝이군." "흐음~ 론." 레아드가뒷짐을 지고 슬며시 다가오더니 론의 등을 탁~ 쳤다. 그리고는 웃으면서 론을 올려다 보았다. "힘내~" "....." "응?" 포옥. 론이 눈앞에 있는 레아드를살짝 안더니 슬픈 표정을 지 었다. "집에 돌아가면 부하 녀석들이 잡아 먹으려고 눈을 뒤집고 덤벼들거야." "아하하." "위로해줘~" 표정과는 다르게 우스운 소릴 하는 론의 말에 레아드가 웃었다. 뒤에 있던 바크가 픽 웃더니 론의 뒷덜미를 잡고 당겼다. "뭐야? 기분 좋은데." "위로해 달라며. 자, 내가 위로해 줄게." "....." 바크의 이상한 호의에레아드와 론이 눈을 가늘게 뜨고 바크를 노려보았다. 바크가 으이그. 쓴웃음을 지으면서 둘을 한방씩 치 더니 시내를 가리켰다. "내가 한턱 낸다는 소리다." "아침?" 바크가 손을 저었다. "아냐. 술집에 가자는거야." "에엣!? 아직 대낮인데?" "그럼 밤 될때까지 마시는거지. 안 갈거야?" "아, 아니. 갈거야." 먼저 앞서가는 바크의 뒤를 쫓아 론과 레아드가서둘러 따라갔 다. 아직은 채색되지 않은 하얀 하늘.시원한 바람이 상쾌하게 불어오는 이른 아침의 일이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941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83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7/25 02:54읽음:305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83) == 제 8장 < 음모. - 하 - > == ----------------------------------------------------------- 뷰아. 대륙을 서에서 동으로 횡단하는 거대한 강으로서 수많은 국가들 을연결해 주는 이 어머니란 이름의 강은수백년 동안 수없이 많은 물건,사람,식품등을 운송하는 유일한 수단이었다.그리고 그 운송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것이 200여년 동안 철통같은 신 용으로 모든 국가의 신임을 받고있는 아이리어가. 수백척의 배와 수천채의 창고로 대륙 전체를 연결해주는 아이리 어의 재력은 제국 모란이라고 해도 섣불리 간섭할 수가 없는 것 이었다.대륙으로 뻗어나가는 물품 중 반 이상이 아이리어가의 창고에 들어갔다 나온거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사실이었다. 그 것이 바로 아이리어. 론의 힘이었다. - 쾅! - 이른 아침부터 연이어 닫히는 거대한 문들. 강의 근처에 자리잡 은 수많은 창고들은 무슨 일인지 여느때와는 다르게 그 문을 열 생각은 하지 않고 안에서 꼭꼭 잠가버렸다.그리고 한시간 뒤. 뷰아에 떠 있는 배 중 80% 정도를 차지하는아이리어가 소유의 배들이 돛을 내렸다.보는 사람도. 명령을 받은 사람들도 무슨 일인지 모를 의아한 사태.그러나 그 사태로 인해 일어나는 상 황은 예상보다 빨랐다. 가장 먼저 일이 터진것은 시장이었다. "생선은 아직인가요?" "예, 오늘은 늦는군요." 다른때완 다르게 물건이도착을 하지 않아 몇몇 상인들이 곤란 함을 겪는 정도의 작은 일은 오후가 될 즘에는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야채는? 고기는?" 음식의신선함을 강조하는 가게들이 가장 먼저일의 심각함을 깨달았다.200여년 동안 단 한번 어긋나지 않은 시스템에 균열 이 생긴걸 절실하게 느낀것은 하루가 지난 다음날 이었다. 당연 히 있어야 할 식품도, 채소도 가게엔 없었다. 무슨 일인가 놀란 사람들이 관청으로 문의를 했지만, 그 쪽 역시 마찮가지로 아무 런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식료품과 더불어 필 수품까지 모자르는 상황에 이르자 대륙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 다.주위가 육지뿐인 나라에서 생선을 먹는게 당연하고,대륙 반대편의 음식,음료,술,물품을돈만내면 살수 있는걸 당연하게 만들어 줬던 아이리어가 어느날 갑자기 증발 한 것이었다. 아차 하는 생각에 몇몇 나라에서는 서둘러 손을 써 보았지만 헛수고. 거의모든 물품을 강을 통한 교역에만 의존하던나라들로서는 상황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현재까지 피해는 2조 시르피로 예상됩니다만. 앞으로 더 늘어날 겁니다." 하와크를 제외한 대륙의모든 나라를 아래에 둔 신성 제국. 모 란은 이 사태에가장 큰 책임을 지게되는 만큼 가장 빠르게 상 황 극복에 힘을 써 보았지만,가지고 있는 물품으로는어림도 없는 일이었다.제국의 권력을 한 손에 쥐고 있는 모란의 재상 이 얼굴을 심하게 찌푸렸다. "보유하고 있는 돈은 얼마지?" "대략.. 6조 입니다." "얼마나 버틸수 있겠나?" "하루만에 손해가 2조이고 시간이 갈수록 가속화가 된다고 치면... 기껏해야 오늘 하루 뿐입니다." "그럴수가.." 기가 찬 재상이 마른 침을 삼키면서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고 개를 저었다. 속았다.. 속았다라고 밖에 할 수 없었다. 200년.. 무려 200년 동안이나 시간을 들인 속임수. 그 200년이란 시간에 길들여진 나라들로서는 도저히 막을수 없는 사태였다. 하와크와 모란을 제외한 타 국가들은 모두 소국가로대부분 국가라고 하 기엔 무리가 있을 정도로 작았다. 그렇기 때문에 교역을 해야만 했고, 그 중간에 아이리어가 선 것이었다. 어떤 나라는 식량을. 어떤 나라는 옷을. 서로 필요한 것을 교환한다. 전쟁이 난다 해 도 이 완벽한 시스템은 절대 깨어지지 않았었다.또한 절대 깨 져서도 안될 것이었다.옷감을 만들던 나라로서는 자신들의 힘 만으로는 국민들을 먹여 살릴수 없기 때문이었다.그리고 그것 은 수백만의 사람이 사는 모란 역시 마찮가지였다. "보낸 군대는? 어떻게 된거야?" 수천, 수만톤의 물품이 저장되어 있는 아이리어가 소유의 창고. 그 안에는 수십만명을 먹일 수 있는 식료품이가득 있었다. 그 렇기때문에 사태가 일어난 후 재상이 가장 먼저내린 명령이 '식료품 탈환'이었다.하얀색의 복장을 한 부하가 침울한 표정 으로 대답했다. "현재.. 아이리어가 사설 부대와 전투 중. 이라고 합니다." "도.. 돌았군. 사설 부대?" "몇몇 창고는 빼앗았지만, 오늘 안에는 탈환이 힘들거라는 답신이 왔습니다." 재상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사설 부대라니.. 국가의 군대를 막아낼 정도의 사설 부대를 키워왔단 말인가?도대체 원하는게 뭔가.황제라도 될 생각이란 말인가? 흐르는 땀을 거칠게 흠친 재상이 물었다. "...그.. 6조를 다 쓰게되면 그 후는 뭐지?" 눈이 아픈듯 콧등을 손가락으로 누르면서 묻는 재상에게 돌아온 것은 절망이었다. "군대가 없는 지금은.. 자칫하면 쿠테타입니다." "..찾아." "예?" 고풍스런 테이블이 쾅 소리와 함께 넘어갔다.얼굴이 울그락불 그락 변한 재상이 부하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소리쳤다. "당장 녀석을 찾아! 수도 안에 있을거 아냐! 녀석을 데려와!" "..누구를.." "누구긴 누구야! 그 아이리어 녀석 말이다!" "예.. 예!" 재상의 박력에 질린 부하가서둘러 고개를 숙이고는 재빨리 문 밖으로 나갔다.그래도 성이 안 풀린 재상이 화를 내면서 넘어 진 테이블을 몇번 걷어찼다. "망할! 이런때에..!" 20만의 군대와 15개 국가에서 사들인 10만의 용병. 거기에 들어 가는 엄청난 돈과 인력.하지만 그걸 감당해야 할 국민들은 혼 란에 빠져있고 국고에 남은 돈은 달랑 4조 뿐.그리고 그것 마 저 오늘안에 다 사라지고 만다.거대 제국 모란이 잔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비둘기 한 마리가 일으킨 바람은 아이리어라 는 태풍으로 변해 전 대륙을 송두리채 뒤 흔들 었다. "....." 아무런 성과도 없는 밤이 흐른 뒤. 전 대륙을 공포로 몰고 갔던 모란의 30만 대군은 조용히 국경에서 철수 했다. 이젠 침대에서 일어날 기력도 남지 않은 황제가 내린 결정이었다. 대륙 역사상 가장 치열하리라 생각되었던 모란과 하와크의 전쟁은 이렇게 단 3일만에 흐지부지가 되었다. 가을의 바람은 계속 불어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98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84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7/31 02:38읽음:311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84) == 제 8장 < 음모. - 하 - > == ----------------------------------------------------------- 대륙 전체를 팽팽하게 긴장시켰던 하와크와 모란의 거센 기운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삼일이 지났다. 단, 하루만에기사들이 들이 닥칠거란 예상을 한 일행이었지만, 이틀이 지나 삼일이 되 어 가는데도 기사들은커녕 근위병조차 오지 않았다. "역시, 그냥 떠났다고 해도 상관없었을까." "황제의 입김인가. 재상이 꽤나 열 받았겠군." 분해하는 재상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마 재상은 황제의 말만 없 었더라면 남은 기사를 총 동원 해서라도 자신을. 아니, 론을 잡 아죽이려 했을 것이다. "아아,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 나 배고프다고." 레아드가 테이블 위에 엎드리면서 한탄을 했다.론이 멋적은듯 웃어 보이면서 레아드에게 사과를 했다. "미안. 식량 사는걸 깜빡 잊어버려서.." "그렇다고 해도 너무하다. 이 정도로 살게 없다니." "미안." 합장을 하면서 론이 고개를 숙였다.레아드의 말 대로였다. 지 금 모란 외 주변의국가들은 식량은 물론 거의모든 물자들이 동이 난 상황으로 돈이 있어도물건을 사지 못하는 정도에까지 이르고 있었다. 거기다 이 참에 '떼돈'을 벌어보려고 그나마 들 어오는 물자를 대량으로 사가는 악덕 업주까지가세를 해서 론 의 악명을 한층 더 높여주었다. "부하들이 잘 처리했다면.. 아마 오늘 저녁 즘에는 수도에도 물건들이 들어 올 거야." "5일이었지?" "응. 오늘이 딱 5일째야. 창고는 문을 열었고 배들도 슬슬 움직일 때지. 더 이상 끌면 굶어 죽는 사람도 나올 테니까. 그리고이젠 돈도 없어." "으음, 론이 그렇게 말하니 왠지 처량하게 들리네." "그런가.." "그나저나, 이젠 어떻게 되는 거야?" 배도 움직이고 창고도 열렸지만, 그것들을 관리하는 아이리어가 가 수조 시르피의 빚더미에 올라앉게 된 것이었다. 즉 부도. 패 가한 것이다. 론이 턱을 괸 채 한숨을 쉬면서 설명했다. "아마.. 팔려나가지 않을까.운송이니 보관이니... 여지건 전부우리 집에서 해 왔었으니까. 판다고 내 놨으니 귀족이나 상인들이 전부 사 갔을 거야. 이제부턴 여러 조직이 생겨서 지들 나름대로 해 먹겠지. 모란 역시 그 방법을 택할 테고 말야." "아이리어는?" "망한 거지 뭐." 너무나도 간단한 론의 말에 레아드는도리어 입을 다물고 말았 다. 레아드가 조심스레 물었다. "슬픈..거 아냐?" "슬퍼? 아니. 별로.." "하지만." 뭔가를말하려는 레아드였지만, 마땅히 떠오르는 말이 없었다. 론이 힐끔 레아드를 보고는 다가가서 어깨를 잡았다. "레아드.이건 내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 한 거니까 레아드가특별히 죄책감을 가지거나 하지 않아도 괜찮아. 만일 그런거라면 오히려 내가 힘들어." "으..응." 그런 건가.. 레아드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피식 웃은 론 이 머릴 긁적이면서 뒤로 물러섰다. "뭐, 그렇다고 해도.. 내가 만든 것도 아니고. 200년 전부터 내려오던 아이리어니까.내가 장이라고는 하지만 일은 부하들이모두 해 주었고..형제도 친척도 부모도 없는 이 마당에 특별한 미련은 없어." "7조의 빚은?" 의자에 앉아서 가만히 듣기만 하던 바크가 툭 말했다.그 말에 얼어붙은 레아드와 론이 못 마땅한 눈으로 바크를 쳐다보았다. "한창.. 잘 나가고 있는데 찬물을 뿌리는 건 무슨 심보냐?" "심보.. 라기 보다는. 현실을 직시하자는 거지. 7조라면.. 최소한 2~3만 명의 상인들이 피해를 보았겠고 그 중에 반만 암살자를 고용해 보낸다고 해도 만 명이 넘겠지. 그 중에 1/10정도는아마 포르 나이트에 의뢰를 할 테고..말야." "론도 포르 나이트잖아!" "응. 1년하고 6달 동안이지. 벌써 3달 지났으니.." "내 생명은 1년이 좀 남았다는 건가. 허무한 인생이었군." "로, 론..." 레아드가 걱정스런 눈으로 론을 바라보았다. 그걸 본 론과 바크 가 동시에 풋. 웃더니 손을 저었다. "바보. 정말 믿는 거야?" "..에?" "생각해봐. 레아드. 처음부터 이 정도의 빚이 생길 줄 알았는데미리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지 않았겠어?" "..무슨.." "아버지야." 론이 손가락을 들어 보이면서 간단하게 말했다.그럼에도 불구 하고 이해하지 못한 레아드는 눈을 크게 뜨고 론을 쳐다보았다. "전에 말 했었잖아. 아버지가 요전에 죽었다고. 근데, 아이리어의 신용이 떨어질까 봐 여지건 그걸 숨겨 왔었거든." "그..래서?" "뭐 죽은 아버지한텐 미안하지만, 이럴 때 아들을 위해 좋은 일한번 할 기회를 주는 거야.'전쟁을 틈타 쿠테타를 일으킨 아이리어가의 총수. 일이 틀어지자 가족들과 동반 자살.' 사실은맨날 술만 마시고 여자를 밝히다 그 바람에 간 거지만.. 이 정도면 부끄러운 건 아니니까. 본인도 기뻐하겠지." 아.. 그래. 전혀 정리가 안된 상태에서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이 고는 애써 이해했다는 표정을 지어 주었다. 바크가 그런 레아드 의 뒷머릴 툭 쳤다. "깊게 생각하지마.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겨. 알겠어?" "...." 전혀 이해하지 못한 레아드에게 바크가 이마를 만지작 거리면서 생각을 하더니 갑자기 윽박질렀다. "불행하지 않은 사람을 불행하다고 보는 것만큼 모욕적인 건 없어! 알겠어?" "으..응." "크게 말해!" "응!" 박력에질린 레아드가 얼떨결에바크만큼이나 큰 소리로 대답 을 했다.옆에 있던 론이 웃는 눈으로 바크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바크는.. 엄마 같구나." 팍! 하얀 수건이 론의 얼굴을 뒤덮었다. 론의 추측대로 저녁이 될 즈음.남쪽의 강 위로 4~50여대의 배 들이 잇달아 나타났다. 모두 생필품들을 가득 실은 배들로 역사 상 '아이리어'란 이름으로 짐을 나른 마지막 배들이었다.배들 이 싣고있는 짐들은 모두 아이리어가의 것들로 어째서 쿠테타를 일으킨 아이리어가 마지막에 이런 행동을 했는지는 끝까지 밝혀 지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쿠테타를 일으킨 아이리어가 가 사라진 것이었고동시에 여지건 막혔던 운송로가뚫린다는 점이었다.이 소식이 전해지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던 물가 는 어느새 멈추었고, 미리 생필품을 잔뜩 사두었던 사람들도 앞 을 다투어 물건들을 풀어놓아 '진짜' 쿠테타가 일어날지도 몰랐 던 수도의 긴장된 분위기는 차츰 가라앉았다. "야아. 그래도 아직은 비싸." 배를 통해 들어 온 물자들은 그 즉시 시장의 상인들에게 팔렸고 곧바로 수도의 사람들에게 팔려 나갔다. 그 와중에 평소의 값보 다 2~3배 비싸게 파는 상인들도 있었지만, 시장에 워낙 많은 사 람들이 몰려들어 그 마저도 모자랐다.방금 들어 온 채소와 과 일. 술을 사온 론이 투덜거리면서 테이블 위에다사온 것 들을 쏟아 놓았다. "그래도 다행이네. 먹을게 들어와서." 데굴데굴 굴러 온 과일 하나를 잡아 베어 물은 레아드가 웃으면 서 대답했다.다른 한 손으로 과실주가 잔뜩 들은 병을 집으려 고 했지만, 손이 닿기 전에 누군가가 먼저 채갔다. "먹을 줄도 모르면서 먹으려고 하지마." 바크였다. 레아드가 힘 없이 털썩 테이블 위에 상체를 눕이면서 팔을 곧게 폈다. "어느새 하므에 들어온지도 10일이 넘었구나." "아, 그러고보니 원래 우리가 할 일은 편지 한장 전하는 거였었지? 이거.. 심하네.그 정도 일 때문에 국경을 두번이나 지나왔다니. 하므에 라하트에 모란. 왠지 일이 엄청나게 커진거 같다는 느낌은 나 뿐인가." 편지 전달에서 대륙 평화야? 누가 시킨거야?론이 이상하게 분 노를 하면서 그 누군가에게 화를 냈다. '라하트라..' 론이 쏟아 놓은 먹거리를 집어 정리하면서바크는 몇십일 전에 만난 또다른 재상을 떠 올렸다.슐츠 일도아. 라하트의 실권을 쥔 최고 권력자.. 그러나 진상은 평범한 장인이었다. 그리고 죽 었다. 라하트는 쿠테타로 인해 전란에 휘말렸고, 자신들은 그런 라하트를 그대로 둔채 도망쳐 나왔다. 일도아가 바로 앞에서 당 하는걸 막지 못했고 둘을 위험에 처하게 했고,라하트를 내 버 린채 도망쳤다.생각하면 자기 자신에게 화가나고 분노가 치밀 었지만,잊을 생각은 없다. 거기서 도망칠 생각도 없다.이런 무력함을 맛보는건 한번이면 충분하다.아직은 정체도, 목적도 모르는 그림자 녀석이지만 반드시 잡아서 죄값을 치루게 만들겠 다고 다짐을 하는 바크였다. - 탕. -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때.갑자기 문이 한번 덜컹 거리면서 누 군가가 문 밖에 왔다는 것을 알렸다.가토의 사람인가? 레아드 가 일어나서 가벼운 기분으로 나무문을 열었다.순간, 시아 가 득 하얀색이 들어왔다.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위를 보자 얼굴 이 보였다. "기.. 기사?" 흰색의 망또. 허리에 길게 나온 검. 그리고 눈에 보일듯이 무럭 무럭 뿜어나오는 투기.결코 작지 않은 나무문 보다도 큰 기사 는 잠시 문 밖에서 레아드를보더니 잠자코 뒤로 물러섰다. 그 리고 그의 옆으로 대조적으로 작아 보이는 기사 한명이 나와 문 안으로 들어섰다. 이미 론과 바크는 검을 빼들고 있었다. "....." 회색의 머릴 가진 청년 기사는 잠시 레아드와 바크.론을 훑어 보더니갑자기 고개를 숙였다.그리고는 완벽한 '하와크'어로 말했다. "니아 바크경. 황제께서 그대를 찾으십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298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85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8/02 23:46읽음:313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85) == 제 8장 < 음모. - 하 - > == ----------------------------------------------------------- 전에 온 2번과는 다르게 성 안은 분주한 모습이었다. 전쟁이 끝 나서 일까. 아니면, 성안을 맴도는 불길한 느낌 때문인가. 화창 한 가을의 오후였지만, 성안에선 어두움을 느꼈다. "두분은 여기서 기다려 주시길." 안내를 하던 기사가 허리를 굽히면서론과 레아드의 앞을 막아 섰다.바크는 잠시 둘을 쳐다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안심하 고 기사의 말을 따르란 뜻이었다.그리고는 기사를 따라복도 저 편으로 사라졌다.기사와 바크가 보이지 않을 때 즈음 되서 시녀 한명이 둘에게 다가왔다. "절 따라오세요." 시녀의 말에 론이 알았다는듯 레아드에게 손짓을 하면서 시녀의 뒤를 따랐다.잠시동안 둘을 앞서 걷던 시녀는 근처에 있는 방 문 앞에서 멈춰섰다. 그녀가 열어준 문으로 들어선 론이 방안을 훑어보다가 그대로 멈춰섰다. "오랜만이군." "왓." 뒤따라 들어오던 레아드가 탄성을 지르다가 서둘러 손으로 입을 막았다.커다란 창으로 방 안을 눈부시게 밝혀주는태양의 빛 아래둘을 맞이한 것은 신성 제국.모란의 실력자인 재상이었 다. "앉게." 몇일간의 고생 때문일까.얼굴이 꽤 초췌해져 있었다. 괜찮아. 레아드에게귀속말로 작게 말한 론이 무표정한얼굴로 재상이 가리키는 의자에 앉았다. 레아드는 감히 앉을 생각은 하지 못하 고 론의 뒤에 섰다. 재상이 의자 깊숙이 몸을 묻으면서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놀랐네.아직까지 수도에 남아 있었다니. 배짱이 큰건지 아니면 세상 무서운걸모르는 바보들인지 모르겠더군." "....." 재상이 한 손으로 턱을 괴더니 보통 사람이라면 마주 보는게 불 가능 할 정도의 매서운 눈으로 론을 노려보았다. "지금이 평상시이고 아무일도 없었다면. 아마 지금처럼 내가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는 자네들을 보고 있을 일은 없었겠지." 황제의 입김이군. 론이 속으로 피식 웃으면서 처음으로 입을 열 었다. "화풀이로 부르신 거라고 생각치 않습니다..만." "...그렇군." 태연한 론의 행동에 재상이 이를 갈고는 잠시 이마에 손을 얹어 화를 삭였다. 한참 후. 화가 어느 정도 풀렸는지 재상이 평상시 의 얼굴로 론에게 말했다. "단도 직입적으로 말 하겠네. 이미 사라진 자네의 가문. 그리고무책임한 자네의 행동으로 제국이 혼란에 빠진 건 숨길수 없는사실. 원래대로라면 절대 용서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황제께선너그러운마음으로 자네를 용서 하셨네.그 마음에 보답할지하지 않을지는 자네의 행동에 달렸겠지." "노하우군요." 재상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일로 자네가 모란에 진 빚은 3조 시르피. 그리고 다른 여러 나라까지 합하면 5조. 없는거로 해 주겠네." "괜찮은 제안이군요." 아이리어가 잡아놓은 물자가 움직이고 시장이 돌아 간다고는 하 지만 역시 줏대로 자리 잡고 있었던 아이리어가 없는 한 제대로 돌아갈리가 없었다. 어느 지역에서 어느 물품이 어느 정도 만들 어 내는지.그리고 어느 지방에서 어느 물품을 어느 정도 소비 하는지. 200여년간 그 모든걸 통제하고 관리하던 아이리어가 없 으니 모란이 힘들어 하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재상이 원 하는것이 바로 아이리어가가 여지건 관리하던 수많은 나라.지 역들에 대한 자료.장부였던 것이다. 가격은 5조 시르피. 사상 그 유례가 없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좋지 않다. 재상의 말에 론 은 잠시동안 눈을 감고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았다.역시 좋지 않다란 결론이 나왔다. '뭐해? 론. 굉장히 좋은거 아냐?' 론의 침묵에 애가 탄 레아드가 허리를 숙여 론에게 귓속말로 재 촉을 했다.론이 고개를 돌리자 바로 앞에 레아드의 얼굴이 보 였다. 애가 타서 미간을 찡그리고 있는 레아드를 본 론이 풋 손 으로 입을 가린채 웃었다.사실, 듣기에 따라선 론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해석 할 수 있으나, 생각을 해보면 이 조건은 전혀 유 리 한 것이 아니였다. 재상이 5조를 없애주나 마나 론에겐 그걸 갚을 능력도. 생각도 없었고, 또한 재상이 5조를 없애 준다라고 는 하지만 피해를 본 상인들이 원한을 품는건 변하지 않기 때문 이다. 결국 장부를 넘긴다고 해도 암살자는 올 것이고 위험한건 마찮가지란 소리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상 쪽으로 고개를 돌 린 론은 쾌히 조건을 받아 들였다. "좋습니다.200년의 노하우 전부와 관리를 도울 녀석들도 같이드리죠." "쉽게 알아줘서 고맙군. 황제께서 기뻐하실 걸세." 자리에서 일어난 론이 가볍게 고개를 숙이면서 말을 이었다. "저도 그러길 바랄 뿐입니다." "...." 아무 말 없이 기사가 고개를 숙이며 옆으로 물러났다.뒤 따라 오던 바크는 기사 보다 약간 앞 쪽에서 멈춰섰다.바크가 기사 쪽으로시선을 줘 봤지만,기사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 다. 뜻을 이해한 바크가 숨을 고른 후.닫혀진 문에 손을 올려 놓았다.그리고 힘을 주자 거대한 문은 거짓말 처럼 스르륵 뒤 로 밀려났다. "...." 방 안의 훈훈한 공기가 흘러나왔다. 몸을 따듯하게 만들어 주는 공기를 폐 안에 가득 담은 바크는 몇 초간 그 자리에 서 있다가 눈을 뜨면서 자신있게 방 안으로 들어갔다.뒤 쪽으로 문이 닫 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 방은 의외로 작았다.고가품이긴 하지만 아담한 크기의 물건들 이 방을 꾸미고 있어서인지 친근감이 들었다. 방의 중앙에는 천 으로 가려진 침대가 놓여 있었다.바크는 조용히 그 앞으로 다 가가서 한쪽 무릎을 땅에 대고 고개를 숙였다. "왔는가." "예." 황제의 부름에 바크가 고개를 좀 더 숙이며 대답을 했다.그리 고 잠시동안 침묵이 흘렀다. 바크의 귀로 황제의 거친 숨소리가 20회 정도 들렸을때 황제가 다시 입을 열었다. "만족..했느냐?" 뭘 말하는건가. 무엇을 만족 했냐고 묻는건가. 바크로서는 황제 의 뜻을 알리가 없었다. 그러나 바크는 황제가 무엇을 만족했냐 고 묻던간에. 그 뜻이 무엇이던간에 상관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할 만큼 했고 모란으로선 최악일지 몰라도 결과가 나왔다. 그것 은 '만족'할만 한 것이었다. 자신으로선 최선을 다 한 결과였으 니까.. 황제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과연,짐은 기대를 했었는지도 모르겠구나. 그대가 이 전쟁을막을수 있는지 말이다." 하마터면 나라가 붕괴될 정도의 위험에 처했었는데도 이 황제에 겐 단순한 볼 거리로 밖에 보이지 않았었나.배짱의 차이를 느 끼면서 바크가 씁쓸함에 자조적인 웃음을 띄우는데 천 저쪽에서 처음으로 나지막하지만 따스로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니아.. 바크여." "..예." "고맙다." "..!" 갑작스런 말에무엄하게도 바크가 고개를 들어 천을정면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황제 역시 그런건 별로 신경쓰지 않은듯 뒷 말을 이었다. "짐으로선 인생의 한번. 후회 할 만한 선택이었는데. 잘 막아주었다." "...." "비록 그림자를 처리하진 못했지만, 짐은 안심 할 수 있을듯 하다." "폐하..!" 유언을 듣고 있다란 느낌이 들자 바크가안타까운 목소리로 황 제를 불렀다.그러나 황제는 그런 바크의 말을 넘긴채 계속 말 을 이었다. "아마도 그대와 짐이 만나는것은 이것이 마지막일테지.인생의마지막에서.. 즐거운 만남이었다." "저.. 저 역시.." "그런가.. 좋군." "폐하.." "그만 물러가라. 짐은.. 잠이 오는구나." "...." "..가거라." 조용히 흘러나오는 그 말을 끝으로 천 뒤 쪽에서 더이상 아무런 말도 들려오지 않았다.바크는 잠시동안 떨리는 눈으로 보이진 않지만 마치 보이는듯 황제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깊숙이 숙였다. 80년의 세월.전 대륙을 호령하면서 역사상 가장 거대 한 제국을 만들어낸 최초의 황제. 그리고 마지막 황제의 모습을 하나 빠짐없이 기억에 담으면서 바크는 땅에이마가 닿을 정도 로 고개를 숙였다. '..안녕히..'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01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86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8/07 03:26읽음:309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86) == 제 8장 < 음모. -하.- > == ----------------------------------------------------------- "실패..인가." "..면목 없습니다." "....." 고개를 숙인 카웰의 앞으로 일렁이는 빛 역시 할 말을 잃었는지 입을 다물었다.모란과 하와크의 전쟁. 그리고 라하트의 내전. 시간이 흐르면서 모란의 강대한 군사력에 하와크가 밀리지만 라 하트를 손에 넣은 반란군은 모란의 손에서벗어나기 위해 하와 크를 도운다. 그리고 전쟁은 밑도 끝도 없는 소모전으로 치닫게 되고.. '완벽'이라고 생각했던 일이었는데. 어디서부터 일이 틀 어지게 된건가. "..죽여라." 한참을 생각하던 빛이 단 한마디를 꺼냈다. 깜짝놀란 카웰이 고 개를 들었다. "하지만, 이미 전쟁은 끝이" "죽여라." "...예." 주인의 뜻이 확고하다는걸 안 카웰은 두말 없이 고개를 숙였다. 빛이 잠시 몇몇가지색으로 바뀌다가 스르륵 사라져 가기 시작 했다. 점차 옅어지는 빛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카웰. 망설이지 마라. 생각하지 마라. 나를 따르라. 너의 소원은 나를 통해 이루어 질거다." "....." 잠시 기다리자 작게 빛나던 빛이 툭 소릴 내면서 꺼다.고개 를 숙인채, 한참을 그렇게 서 있던 카웰이 숨을 내 쉬면서 고개 를 들어 빛이 있던 자리를 보았다. "당신의 뜻대로.. 되기를."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다. 좋지 않은 소식은 황제의 죽음. 즉, 모란의 황제.테츠나 라프 1세의 서거이다.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대에서 대륙을 안정시키려고 무리하게 추진했던 일이 수포로 돌아가자 그 직후기력이 급속히 떨어져, 결국 83세라는 나이로 세상을 떠난 것이었다. 일행이 수도를 떠난뒤 3일 후의 일이었다.그리고 좋은 소식이란 내전으로 왕가가망하리라 생각되었던 라하트가 내전을 진압한 일이었다. 너구리의 '허수아비.'로불리우던 라하트의 국왕이었지만,그런것은헛소문이라는 것을 보여주듯이 수도 주변의 군대를 모집해 단숨에 반란군을 쓸어버렸다.이로서 근 몇달동안 대륙을 긴장시켰던 모든 일들은 일단락 되었다.평화가 찾아온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평화가 팽팽하게 당겨긴 끈이 잠시동안 만들어낸 고요라는걸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팽팽해진 끈은 언젠간 끊어질 것이었고 좋든싫든 그 역활을 맡게 된것은 일행이었다. 조용하게 파멸로 흘러가던 수레바퀴는일행이란 돌맹이와 부H히면서 맹렬하게 돌기 시작했다. 목적지가 어디인지도 모른채.. 계속.. 8장 음모. --> 9장 결말.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023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87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8/08 21:22읽음:311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87) == 제 9장 < 결말. > == ----------------------------------------------------------- "아, 어서오세요." 가느다란 선으로 누가 정하진 않았지만,풍부하고 깊은 지식으 로 장래가 촉망받는 젊은 학자란 바로 이런 사람이다.란 얼굴 을 하고있는 호란이 싱글싱글 웃으면서 방금 전, 자신의 방으로 들어 온 사나이를 맞이했다. "오신다는 소식을 방금 들었습니다." "오랜만이군." "예, 1년이 넘게 뵙지 못했으니까요. 자, 앉으세요." 레아드 일행에게 보여주는 얼굴과는 딴판으로, 유들유들한 태도 의 호란이 사나이에게 의자를 청하고는자신은 테이블 위에 있 는 잔에 차를 따랐다. 덜그락 거리는 소리에잠이 깨었는지 테 이블 위 쪽에서귀를 종긋 세우며 한 마리의 작은 여우가 일어 섰다. 여우는 놀랍게도 눈이 세개에 뿔까지 달려 있었다. "그건?" "아, 이거요?레아드군이 잠시 맡아달라고 해서 키우고 있는겁니다. 꽤 똑똑해서 키우는 보람이 있지요." "슐피로군. 성체가 될 때까지 키운다면 보답을 하는 전설이 있는 여우지." "그런가요? 그렇다면 저도 열심히 키워야겠군요." "...." 장난기있는 얼굴로 호란이 웃으면서 사나이에게 차가 반쯤 들 은 잔을 넘겨 주었다.그러나 사나이는 호란이건네주는 잔을 받아,마시지 않고 그냥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는 호란을 바라 보았다. 호란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군요.이건 아는 사람에게 맡겨두는 쪽이 좋겠습니다. 마침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 한명을 아는데.. 다행이네요." "...." "지금.. 부터입니까? 제가 처음인가요?" "일단은. 겁이 나나?" "솔직히 말하자면, 후회가 되는군요. 좀 더 검을 다뤄서 실력을다질걸 그랬습니다. 괜히 '장'같은걸 맡아서 이렇게 되는군요. 현역이었다면 이렇게 떨고있진 않았을 겁니다." 정말로 떨리고 있는 손을 다른 손으로 잡아 진정 시키면서 호란 이 어색에게 미소를 지었다. "장소는 어디죠? 이곳은..시끄러운데. 근처에 좀더 조용한 곳이 있습니다. 그러니" "여기다." 사나이가 딱 잘라 말했다. 호란이 어깨를 늘어뜨리며 고개를 숙 였다. "..그렇군요." "아쉬워 마라. 그 동안 나를 대신해 여러 더러운 일을 해 준것.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그렇습니까.. 저도 기쁘군요. 당신에게 도움이 되었다니." "곧 나머지 녀석들도 만날 수 있을거다." "...." "누구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라도?" 사나이의마지막 베려에 호란이 잠시 숨을 가다듬고는고개를 돌려 창 밖을 보았다. 건물들 사이로 맑게 개인 하늘이 빛났다. "가을..이군요. 내일도 화창한 날이 될거 같습니다." "이상해!" 얼굴만 밖에 내 놓은채 온천에 몸을 담근 레아드가 크게 소리쳤 다.그러나 아쉽게도 주변엔 일행 말고 다른 사람이 없어서 레 아드가 얼굴을 붉힐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뭐가?" '애늙은이'란 별명에 걸맞게 느긋한 표정으로 뜨거운 온천을 즐 기는 바크가 레아드에게 되물었다.레아드가 바크 근처로 오면 서 한 손가락을 세우고는어울리지 않게 논리있는 표정으로 말 했다. "그렇지 않아? 예전엔 정말로 하루도 쉬지 못하게 들들 볶던 호란씨인데 말야. 갑자기 휴가라니.. 겨우 한달전에도 휴가가 있었잖아." "글쎄다. 그거야 호란씨 마음이겠지만.. 혹시 마지막 유희가 아닐까?" "..에?" "그러니까 인생의 끝이니 마지막으로 잘 놀란 뜻일지도." 별로 설득력도 없고논리적이지 못한 말에 레아드가 의아한 표 정을 지었다. 그때 어디선가 나타난 론이 웃으면서 둘의 대화에 끼어 들었다. "그러니까,바크의 말을 해석하자면 말야. 우리가 여기서 실컷논 다음에다시 하므로 돌아갈때, 어디선가 나타난 악당 포르나이트 일당이 우리 앞을 막아선다는 거야.물론 목표는 수많은 상인들의 사랑을받고있는 로느 아이리어와 그 졸개들이라는 거고." "아하." 손바닥을 펴고 그 위로 세운 주먹을 넣으면서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순간 앞에 있던 바크가 딱. 레아드의 이마를 튕겼다. "밥퉁아. 이해하지마. 뭐가 '아하'냐? 단지,지들도 못 하던걸론이 집안을 날리면서 전쟁을 막아줬으니 미안해서 일을 못 시키는거 아냐." "아, 그런건가." 이마를 비비면서 레아드가 고개를 돌려 론을 쳐다 보았다. "그나저나 갑자기 한달씩이나 휴가라니. 뭘 하지?" "글쎄. 온천에서 한달을 쉬기엔 무리일테고.." "수도에 갈까?" 고민고민 생각을 하는 둘에게 넌지시 바크가 말을 건냈다. 레아 드가 짝~ 손바닥을 마주 치면서 바크를 가리켰다. "좋은 생각이네! 그러고보니 난 하와크의 수도를 본적이 없어." "좋아~ 그럼 결정이다. 수도도 그리 멀지 않으니까, 3일 뒤에수도로 가자." 론이 이야기의 마무리를 지으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현재 일 행이 머물고 있는 온천은 하므와 수도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어 떤 산의 중턱으로, 온천을 중앙에 두고 몇십채의 집이 자리잡은 곳이었다.대부분이 온천을 가진 여관들로 그 중에서가장 큰 여관에 짐을 푼 일행들이었다. 물론 이번 휴가의 주동자가 온천 광인 니아 바크군임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잘 먹었습니다." 근처 강에서 잡은 신선한생선 구이를 배부르게 먹은 레아드가 상을 나르러 온 주인에게 웃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주인이 상을 내간 후.3인분의 저녁 식사를 혼자 먹어치워 넘치는 포만감으 로 길게 마루에 누운 레아드가 힐끔 창 밖을 보았다. '뭣들 하는거야. 저녁도 먹지 않고 나가더니..' 온천에서 나온 직후, 일이 있다면서 사라진 바크와 론을 탓하면 서 투덜거리는 레아드였지만, 그 둘의 저녁까지 먹어 치웠기 때 문에 뒷날이 두려워 지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배는 고팠 고 기다리기엔 잘 익혀진 고기들이 너무나 탐스러웠기 때문에.. '그래! 오지 않은 둘의 잘못이 큰거야.' 라고 애써 자신을 정당화 시키는 레아드였다. 그러나 꽤 시간이 흘러도 바크와 론이 돌아오지 않자 슬슬 걱정이 된 레아드는 결 국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서 신경질 적으로 외출복을 들었다. 이런 산간 마을에 일이 있어봤자, 얼마나 큰 일이 생기겠냐만은 ...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역시 걱정이 되는것은 걱정이 되는 것 이었다. 어둑어둑 검게 변하는 하늘 보면서 서둘러 방문을 나서 는데 등쪽에서 갑자기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 손님." "예!?" 2층의 방에서 나오다가 설마 누군가가부를줄은 예측하지 못했 던지 깜짝 놀란 레아드가 뒤를 돌아보면서 상대방을 확인 했다. 여관에서 일을 하는 여종업원이었다.레아드가 너무 깜짝 놀란 탓인지 그 쪽도 미안해하는 표정이어서 레아드가 흠. 기침을 하 고는 평상시의 얼굴로 무슨일이냐고 물었다. "저.. 저기. 바크씨의 손님이 오셨는데요." "바크요? 지금 없어서 찾으러 가는 길인데.. 제가 대신 만나 볼게요. 안내해 주세요." 여기에 자신들이 온 걸 아는이가 없을텐데.. 누굴까? 하는 마음 으로 여급을 따라 계단을 내려가던 레아드가 잠시 멈칫했다. '혹시.. 포르 나이트?' 평상시라면상대가 포르 나이트라도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검을 방에 놔두고 온 것이 후회가 되는 레아 드였다. '하지만.. 포르 나이트라면론을 불러야 하는거 아닌가? 아냐. 설마 바크를 인질로 삼고 론을 잡는다던지 하는걸 노리는게 아닐까?' 라는 얼토당토 말도 안되는 억측을 하면서, 속안의 불안을 무한 대로 부풀려 가던 레아드가 결국 여급의 안내로 바크를 찾아 온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방 문 앞에 섰다.여급이 노크를 하려는 걸 어색한 몸 동작으로 막아낸레아드가 고개를 숙이면서 가벼 운거짓말이 섞인 사정 설명을 해서여급을 먼저 돌려보냈다. 만일 정말로 포르 나이트라면 괜히 따라온그녀까지 일에 휘말 릴 수가 있는 법이니까.잠시 문 앞에 서서 눈을 감고가볍게 숨을 고른 레아드가 이내 눈을 번쩍 뜨고는 문의 손잡이를 잡았 다. 아니, 잡으려고 했었는데 간발의 차이로 문이 안 쪽으로 열 리는 바람에 레아드의 손은 그냥 허공을 치고 말았다. 얼래? 하 는 마음에 고개를 들어 문을 연 사람을 보는 순간, 레아드가 여 관이 날라갈듯한 비명을 지르면서 후다닥 뒤로 물러섰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03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88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8/10 22:15읽음:302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88) == 제 9장 < 결말. > == ----------------------------------------------------------- "과연, 별로군." 실같이 가느다란 단검으로 바크의 검을 가볍게 막아낸 론이 팅~ 바크의 검을 밀치면서 뒤로 밀려나는 바크의 다리를 걸었다. 쿵 , 소리와 함께 바크가 뒤로 넘어졌다. "하..아." 땀에 범벅이 된 바크가 힘겹게 검에 몸을 지탱해 일어서면서 론 을 노려보았다. 론이 어깨를 늘어 뜨리면서 숨을 몰아쉬는 바크 에게 말했다. "뭐, 너가 원해서 상대를 해주긴 하는거지만.. 이쯤에서 끝내는게 어때. 원한다면 너하고 실력이 비슷한 녀석을 소개 시켜 줄게. 그쪽이 실력 향상에도 더 도움이 될거야." "하..하아. 나하고.. 실력이 비슷하면.. 약한거 아냐." 론이 볼을 긁적였다. "뭐, 그런가?""그럼.. 너 쪽이 좋아!" "미안, 그 마음 받아주지 못 하겠네." 달려드는 바크의 검을 피한 론이 슬쩍 뒤로 돌아가 바크의 등을 밀어냈다. 역시 쾅~ 바크가 앞으로 나자빠졌다. 그런 바크를 향 해 론이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충고 하나. 아무렇게나 검을 들지마. 갑옷을 입은 상대라면 몰라도 인간의 피부란건 슬쩍 베기만 해도 베어지니까. 치명타를입힐수 있는 힘만으로 휘두르면 되는거야." "사람..같은거 벨 생각 없어." "흐음~ 그래?" 아니꼬운 표정이 된 론이 발을 들어 바크의 배를 걷어 찼다. "큭!" "상대가 죽이려고 덤빌때도 그런 소릴 할 거냐? 그리고" 덧붙여 뭐라 말을 하려고 하다가 론이 쓱, 뒤로 물러섰다. 방금 전 론이 있던 자리로 은색의 선이 그어졌다. 론이 허리에 두 손 을 걸치면서 가볍게 웃었다. "좋은 학생이군." "이쪽은.. 맞으면서 배운적 없어!" 그런건 자랑이 아니지.덤벼드는 바크에게 론이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다음 순간 번쩍 빛이 지나가더니 바크의 몸이 둥실 떠 서 허공을 날다가 땅에 곤두박질 쳤다.다행스럽게도 떨어지기 직전에 간신히 몸을 틀어서 머리부터 떨어지진 않았다. 론의 손 가락이 다시 한번 올라갔다. "충고 그 두번째~자신의 색을 확실히 해라.. 라는거다. 넌 정식으로 기사한테 배웠다고 하면서 뭐냐. 그 어설프게 달려드는꼬락서니는?검이란게 달리면서 쓰는거라고 배운거냐? 레아드에게 배운거 같은데..너하고 레아드는 질적으로 틀려.괜히어설프게 따라하지 말고 배운대로 싸워." "누가.. 질적으로 틀리다는 거냐!" 론의 말 때문인지, 아니면 제대로 덤비지도 못하고 족족 날라가 버리는 지금의 현실 때문인지 바크가 튕기듯일어나 론에게 덤 벼 들었다. 검을 있는대로 올려 치켰고, 발은 달리고 있었다. '못 말리겠군.' 자신의 실력을 잘 알고 있기에 전혀 거리낌 없이 급소를 노리고 날라드는 바크의 검을 가볍게 막은 론이 손을 들어 바크의 가슴 을 처내려 했다. 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바크가 돌진을 멈추더니 그 자리에서 빙글 뒤로 돌면서 검을 회수했다. 그리고는 여지건 과는 다르게 가벼운 몸 동작으로 검을 날렸다.론이 익숙하게 검을 막아냈지만 순간,검은 애초부터 거길 노린게 아니었다는 듯이 튕기면서 론의 목을 쳤다.하지만 이번 역시 론의 단검을 통과하지 못했다. "핫!" 검이 단검에게 막히는 순간,바크가 손에 들고 있던 검을 그대 로 놔 버리면서 론의 근처에 있던 주먹을 휘날렸다.붕, 하는 소리와함께 바크의 눈에 날라가 떨어지는 론의 모습이 그려졌 다. - 펑~! - 하지만 정작 그려진 것은 커다란 타격음과 함께 가슴을 맞고 나 가 떨어지는 자신의 모습이었다.검을 스스로 버리고까지 덤볐 는데 통하지 않았다.이젠 일어설 힘도 남아있지 않은 바크가 땅에 대자로 드러 눕고는 차오르는 숨을 거칠게 내뱉었다. "크하.. 하아.. 하..하아." "뭐.." 땅에 떨어진 바크의 검을 줏어 허리에 찬 론이 누워있는 바크에 게 다가갔다. "그럭저럭 합격점은 줄 수 있겠군. 잘했어." "하아..하.. 그러냐. 하아.. 합격점이 몇점인데?" "20점." "....." "그렇다고는 하지만 역시, 웃기는군.검을 버릴 생각을 하다니말야." "후우.. 그거.. 레아드가 잘 써먹는 거다." "아, 그렇다면 100점을 주도록 하지. 수석 졸업을 축하한다." "....." 아까와는 다르게 장난기 넘치는 표정으로농담을 한 론이 손을 내밀었다.바크가 그 손을 잡자 론이 힘껏 끌어 당겼고 덕분에 바크는 힘들이지 않고 일어 설 수 있었다.그렇지만 역시 옷은 온통 흙과 땀으로 엉망이었다. "이거야,, 그대로 돌아가면 나만 혼나겠다." "어쩔수 없는거지. 근처 온천에 가서 씻고 들어가야겠어." "아, 그러고보니 근처에 온천 하나 있더라. 거기가면 될거야." "여관이지? 미안한데 돈은 너가 내라." "...돈?" "응. 가지고 나온 돈이 없거든." 바크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론을 쳐다 보았다. 그러다가 이내 미 간을 좁히면서 설마 하는 마음으로 론에게 물었다. "너.. 혹시.." "...미안." "...." "나도 없어." "...." 이렇게 해서 몇일전만 해도 '황금을 지배하는 자.'라던가 '암흑 가의 패왕.'이라고 불리우던아이리어가의 장과 하와크의 영족 으로서 그 신분이어마어마하다 할 수 있는 니아 바크는 돈도 없이 여관 담을 타 넘는 일을 계획 했다. 역사에 남을 일이었지 만 아마도 본인들이 원치 않기 때문에 실릴리는 없을것이다. "바. 바.. 바! 바크!" 근처 여관에서 몰래 몸을 씻은 후,옷도 한벌 슬쩍 해 온 바크 와 그 죄를 묵인해준 동일범 론이 원래 잡았던여관에 돌아 왔 을때 둘을 맞이 한것은 정신없이 말을 더듬는 레아드였다. 아마 도 화를 내겠지.란 예상을 깨고 레아드의 이상한 행동에 바크가 뭐라 물으려 했지만, 레아드의 뒤로 나타난 건장한 중년의 사나 이를 보고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레아드가 자신의 뒤로 사나이 가 나타났다는 것도 모른채 소리쳤다. "영주님이 오셨어!" "고맙네." 주인이날라다 준 차를 받아 든 '영주님'이 잔을 자신의 앞에 내려 놓고는 길게 숨을 쉬었다. 지금으로 부터 5달 전. 편지 한 통 남기지 않고 무작정 가출을 한 아들과 기사까지 동원을 시켜 5달만에 아들을찾아낸 아버지와의 만남은 얼떨결에 옆에 있게 된 레아드와 론을 바싹 긴장시키기에 충분함이 남아 넘쳤다. 멀 찌감치 방의 구석에서 무릎을 꿇고 바크와 영주님. 정확히 말하 자면 이 지방이 아닌 '로아'의 영주.가명이긴 하지만 론과 이 름이 똑같은 론 아크 로아 백작을 번갈아보는 레아드의 머리 속으로는 별별 이상한 상상이 다 떠오르고 있었다. 이대로 바크 는 가출했다가 잡힌 아이처럼 다시 집으로 끌려가는 걸까? 그렇 다면 여행은 끝?아니, 그 전에 바크가 가출을 한 이유는 자신 에게 있으니까.. 설마.. 설마. 사형? "자네들에게도 할 말이 있으니 이리 오게." 론이 특별히주인에게 부탁해서 끓인 고급 홍차를 한모금 마신 로아 백작이 구석에 앉아있는 둘을 불렀다. 깜짝 놀란 레아드가 황급히 론을 보았다. 론이 아무말 없이 앞으로 나서는걸 보고는 어색한 몸 동작으로 레아드도 간신히 백작의 근처로 다가갔다. "그래, 자네가 아이리어군인가?" 레아드의 옆에 앉은 론에게 넌지시 백작이 물었다. 론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예. 제가 로느 아이리어입니다." "모란의 왕에게 자네의 말을 들었네.폐하께 말씀을 드려 자네에게 피해가 없도록 하겠네.아울러 가문 역시 무사할테니 이점은 염려말게나." "감사합니다." 애초에 빚이나 가문같은건 별로 신경도 안 쓰던 론이었지만, 부 하들이 이번 일로 피해를 당하는게 아무래도 마음에 걸렸다. 때 문에 이런 보상은 감사히 받는 론이었다. "그리고 레아니양. 멍청한 자식 놈이지만 여지건 잘 보살펴줘서고마움을 갚을 길이 없네." "아.. 아뇨." 완전히 홍당무가 되어버린 레아드가 고개를 푹 숙이면서 대답을 했다. 근처에 있던 바크가 슬쩍 고개를 들어 레아드를 보았다가 이내 다시 숙였다. "후에 이 보답은 반드시 하도록 하겠네." "아.. 아니요. 그러실 필요는.." "사양하지 말게. 그리고..잠시 아들 녀석과 할 이야기가 있는데. 잠시 자리를 내줄수 있겠나?" "예. 저희는 나가 있겠습니다." 머뭇거리며 대답을 못하는 레아니양을 대신해 론이 말을 하고는 레아드와 함께 문 밖으로 나갔다.문이 닫히고 방 안에는 갑자 기 침묵이 흘렀다.백작은 아무런 말도 없이 잔에 남겨진 홍차 를 마저 비우고는 잔을 내려 놓았다. "그래.." "...." "5달 만이구나." "예." 무릎을 꿇은채 바크가 대답을 했다. 백작이 그런 아들을 지그시 보더니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떠냐. 가출한 소감은." "좋습니다." 후룩. 차를 마시고 침묵이 흘렀다. "돌아올 생각이 없다는 말이렸다?" "예." "만일,내가 강제로 데려간다면? 짐작하고 있겠지만 난 3명의기사를 데리고 왔다." 백작.아버지의 말에 바크가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보았다. 2층 이기 때문에아래쪽이 보이진 않았지만 예상 할 수 있었다. 근 처에서 백작을 보호하는 기사. 엘리도리크를.. 대륙 최강, 같은 수의전투력으로 보자면 역사상 감히 비교할 집단이 없을 정도 로 강력한 30인. 천재 중의 천재들이 상상 못 할 수준의 훈련과 실전을 겪어도 되기 힘들다는 엘리도리크.그래서 하와크의 기 사는 귀족들 보다도 그 서열이 높았다.이들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국왕 뿐이며,그 명령권을 국왕에게서 받을 수 있는건 영족뿐이었다. "어쩔거냐?" 백작의 추궁에 바크는 입을 다물고는자신의 아버지를 바라 보 았다.잠시 후, 아들이 아니라면 용서 할 수 없는 무례한 태도 로 바크가 픽 웃고는 대답했다. "도망 치겠습니다." "기사 3명에게서?" "도망 치는건 익숙하거든요." 특히 기사들에게서는 말이죠. 백작의 눈쌀이 약간 찌푸려 졌다. 그러나 입은 웃고 있었다. "좋다, 질문을 바꾸지. 언제 돌아올 생각이냐?" "마음이 내킬때 돌아가겠습니다." "언제 만족을 할 거냐?" "이상한 질문이네요." 백작이 흠칫 하더니 고개를 젓고는 험. 기침을 했다. "바꿔 말하지. 어디까지 갈 생각인거냐?" "역시, 이상한 질문이네요. 하지만 대답은 하겠습니다." 바크가빙긋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방 안에 있는 자신의 검을 들었다.그리고는 다른 한 손으로 짐을 들고는 고개를 빙 글 돌렸다. "끝까지 갈 겁니다." 쾅! 마루 위에 올려져 있던 잔이 덜컹 흔들렸다. "고얀.! 어머니는 어쩔 생각인거냐.너 때문에 매일 밥도 제대로 못 먹는다는건 알고 있겠지?아내를 위해서라도 네 녀석을데려가야 겠다." "그럼, 아버지가 전해 주세요." "뭐야?" 바크가 힐끔 창 밖을 보다가다시 백작을 보면서 뒷 말을 이었 다. "전 역시 로아가의 사람이라고요.밖에서 지내는 쪽이 훨씬 좋다고요. 아버지 처럼요." "고약한 놈!애미가 걱정으로 앓아 누웠는데 뚫린 입이라고 잘도 지껄이는구나!내 오늘 너를 잡아 네 애미 앞으로 끌고 가고 말겠다!" "말하지 않았나요? 전 도망 칠 생각입니다." "감히 한낱 용병 따위가 기사들의손에서 벗어날 수 있을거 같으냐!" "그건 해봐야 알죠.그럼, 아버지. 어머니를 부탁드립니다. 전꽤 재밌게 살고 있으니 염려 하지않으셔도 된다고 전해 주세요. 도리에 어긋난 짓 역시 하지 않으니 아버지도 걱정하실 필요는 없구요." "어처구니 없는 소리만 늘어 놓는구나! 내, 검을 잡아본지는 오래 되었으나 너 하나를 잡지 못할거 같으냐!" 차랑~! 검이 뽑혀졌다. 그러나 바크는 전혀 방어 자세도 취하지 않은채 몸을 돌려 창문을 벌컥 열었다.놀라 외치는 백작에게 바크가 힐끔 고개를 돌리더니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이게 포르 나이트의 길 입니다." "여, 여긴 2층!" 그러나 더 이상 들을 말이 없다는듯 바크는 그대로 휘릭,몸을 창 밖으로 던졌다. 깜짝놀란 백작이 아들을 자살로 몰은 자신을 저주하면서후다닥 창 문 쪽으로 뛰어가서 아래를 내려다 보았 다. 순간, 백작의 얼굴이 뭐 씹은 얼굴로 변했다. "그럼, 어머니께 안부 전해주세요~!" "영주님~ 안녕히계세요~" "폐하께 감사하다고 전해주십쇼~" 3마리의말과 그 위에 타고있는 2명의 소년과 1명의 소녀를 방 자한 소년이 손을 흔들면서 백작에게 안녕을 고하고 있었다. 울 그락 불그락 변한 백작이 고함을 질렀다. "당장 잡아라아앗!!"" 순간, 어디선가 나타난 3명의 기사가 인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 는 속도로 일행에게 육박해 왔다.동시에 론의 고함 소리가 밤 하늘을 갈랐다. "눈 감고, 귀 막고, 숨 쉬지맛!" 그 뒤를 이어연쇄적으로 펑펑 터지는 소리가들리고는 3명의 소년을 중심으로 주위는 순식간에 자욱한 연기속으로 휘말렸다. 그리고,잠시 후. 2층에서 사태를 바라보던백작이 창 틀에서 손을 떼어 이마에 올려 놓고는 눈물을 찔끔찔끔 내면서 숨이 막 히도록 웃어 재꼈다.창 밖으로는 멀리 사라지는 3마리의 말과 2명의 소년과,아직은 백작에게 소녀로 기억이 되는 소년 한명 이 도망을 치고 있었다.그리고 여관의 바로 아래로는 1백명의 기사 중에서 한명이 나올까 말까하는 최강의 기사단. 기사 중의 기사. 엘리도리크 전원이 대자로 뻗어 있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03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89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8/11 13:33읽음:312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89) == 제 9장 < 결말. > == ----------------------------------------------------------- "하여간 아버지도 못 말리는 구석이 있단 말야." 더이상의 추적은 없을거라 판단한 일행은 근처 야산에서 하루를 쉬고 다음 날,애초의 계획대로 수도로 발길을 옮겼다. 하므에 서 북쪽으로 3~4일을 달리면 나오는 수도였지만,지금 이곳은 하므보다 하루 정도 북쪽에 위치했으니까 빨리 간다면 이틀 뒤, 오전 중에 수도에 도착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하지만 그 렇게급할게 없으므로 일행은 잡담도 하면서 쉬엄쉬엄 말을 몰 았다. "그나저나 영주님,오랜만에 뵈었는데 건강하신거 같아서 기분이 좋다." 웃으면서 레아드가 말했다.고아였던 레아드가 이 만큼 삐뚤어 지지 않고 클 수 있을 정도로 로아는 훌륭하고 아름다운 도시였 다.그리고 로아를 그 정도로 만들어 놓은것이 바로 바크의 아 버지. 론 아크 로아였다.원래는 '로아'대신 다른 이름이 있었 지만 워낙 로아를 좋아해서 이름을바꾸었다는 소문까지 있었 다. 그래서인지 고아였던 레아드로서는 영주에게 감사하는 마음 이 유별났다. "아, 그러고보니 레아니" "우아앗!" 하마터면낙마를 할뻔한 레아드가 간신히 말 안장에 다리를 걸 쳐 다시 안장에 올라 섰다. 울그락, 붉어진 얼굴로 레아드가 바 크를 쏘아보았다. "웃지마!영주님이 내 얼굴을 아시니까 그렇게 말 한 거라구! 바, 바보! 웃지말라니까!" 푸하핫! 킥킥 거리며 정신없이 웃는 바크를 향해 레아드가 진심 어린 눈으로 검을 뽑아드려는 참에 바크가 겨우 웃음을 진정 시 켰다.그리고는 배를 잡고 고개만 올려 레아드를 보면서 물었 다. "푸후.. 하... 레아니.. 풋.. 아, 아냐. 에.. 그럼, 어째서 레아니야?" "..에?" 검을 들어 당장이라도내려 칠듯한 레아드가 바크의 말에 잠시 검을 내려 놓았다. 바크가 웃는 눈으로 다시 물었다. "레아드란거만 말하지 않으면 됐잖아. 일부러 여자일척 할 필요는 없지 않았어?" "풋." 옆에 있던 론이 고개를 돌려 점잖케 킥킥거렸다. 레아드의 얼굴 은 바크의 지적에 순식간에 달아오르더니 그대로 확확 타버릴듯 붉어졌다. 화..확실히 여자일 필요는 없잖아... "음. 좋은 현상이야." 팔짱을 낀채 론이 뜻모를 말을 중얼거렸지만,레아드의 귀에는 들리지도 않았다.간혈적으로 들리는 바크의 웃음소리와 함께 해는 천천히 일행의 위로 솟아 올랐다.가을의 들판으로 부는 바람이 나무와 일행을 시원하게 흘려주었지만, 아쉽게도 레아드 의 근처로는 강력한 난류가 흐르고있어서 레아드는 더더욱 타 오를 뿐이었다. "마을이 많네?" 하루동안 2개의 마을을 지나쳐 3번째 마을에도착한 일행은 서 쪽의 산으로 늬엿늬엿 넘어가는 해를 보면서 이 마을에 짐을 풀 기로 했다. 역시 수도 근처라 마을이라고는 해도 꽤 세련되어서 밤이 되자 가로등이 켜졌다. "과연, 전쟁 준비로 몽땅 사갔던 기름을 이제야 다시 푸는거군. 내 덕이야." "하기야.이번일로 가장 이득을 본 나라는 하와크니까. 모아둔기름을 싸게 파는 정도의 아량을 보이는거겠지." "어째서? 피해가 없어?" 묻는 레아드에게 바크가 말해 주었다. "당연하잖아. 하와크로 들어오는 물자는 모두 육로라고. 아이리어가 막은건 강과 바다뿐이야. 물론, 하와크가 전혀 피해를 입지 않은건 아니지만 모란에 비하면새발의 피도 아니겠지. 아마도 30년 정도는하와크가 모란보다 우위를 차지 할 수 있을거다. 이번 일로 모란의 식민지가 많이 줄었으니까. 더구나 황제의 서거까지 겹쳐서 재상은 머리가 터질 지경이겠지." 모란과 하와크의 비교로 핏대를 세우면서 난리를 치고,나라를 위해서는 비정해지고황제의 말은 튀김 구이를 든 어머니 앞의 아이처럼 듣는 사람.레아드가 기분좋게 웃으면서 근처에 있는 여관으로 눈을 돌렸다. "이어지는 고리..라. 괜찮네." "주점아냐?" "겸 여관이야. 들어가자." 각자 한마디씩 하면서 마무리를 한 바크가 앞장을 서서 여관 문 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밖에서는 몰랐는데 안으로 들어와보 니 1층 주점엔 사람이 가득 차 있었다. 차림새를 보아하니 대부 분 여행자였다.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전쟁의 위험도 없어졌으니 다시 북쪽으로 돌아가려는 거겠지." 때아닌 호황에 주점 주인은 입이찢어져라 좋아하며 음식과 술 을 나르고 있었다. 새로 들어온 손님을 챙겨줄 여유같은건 보이 지 않았으므로 일행은 사람들 사이를 지나 테이블로 갔다. 가장 익숙한 바크가 나섰다. 덩치 좋은 아주머니가 바크를 올려다 보 았다. "무슨 일이죠?" "방을 하나 구하는데, 세명 잘 수 있는 방 있어요?" "4인용 방이라면 하나 남았는데요. 나머지는 다 찼어요." "그럼, 그 방으로 주고..저녁을 먹으려는데 테이블이 다 찼군요." "잠시만요. 금방 비워드리죠." 시끌시끌한 주점의 분위기에 휩쓸린 레아드가 저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웃는사이 덩치큰 여인은 술에 취해 곤드레만드레 엎어져 자고 있는..손님의 탈을 뒤집어쓴 취객들을 들어다 밖에다 내 려 놓았다.말이 내려 놓았다지 욱,컥. 하는 비명 소리가 들리 는 것으로 봐서 던지는 쪽이 더 정확했다. 금방 자리 한개가 생 겼다. "고맙..군요." 약간은 황당해진 바크가 고개를 숙여 고마움을 표하고는 가벼운 저녁 식사거리를 시켰다. 물가가 싸진 탓인지 가격도 내려서 부 담없이 시킬 수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레아드가 기뻐한 것은 재 료가 부족해서 반만 만들다 나오는 음식이 없다는 것이었다. 진 심으로 론에게 감사하면서 저녁 식사를 마친 레아드가 기지개를 길게 펴면서 밖으로 나왔다.왁자지껄한 주점에서 나오자 갑자 기 귀가 멍멍해졌다.바크와 론은 디저트 겸 뒷풀이로 술을 시 켜서 레아드 혼자 나온 것이었다.잠시 기지개와 더불어 몸을 푼 레아드가 마을 산책을 결정한 것은 달이 구름에서 나왔을 때 였다. "후우. 그런거 뭐하러 먹는지 모르겠다." 전에 한전바크에게 끌려가서 술을 먹어본적이 있는 레아드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맛도 없고 쓰기만 하고.. 단지 차갑 기만 한게 뭐가 좋다고.. '하지만 위스키는 맛있었지.' 한잔마시고 그 뒤가 생각 나지 않는다는게 문제긴 하지만. 이 런저런 생각을 하면서어느새 레아드는 마을 뒤편의 공터에 다 다르고 있었다. 그리 크지 않은 마을이라서 한바퀴를 도는데 걸 리는 시간은 겨우 1~20십분 정도였다. "캭." 공터 근처에 있는 허름한 집 한채를 지나쳐 걷던 레아드가 갑자 기 들려온 이상한 소리에 발걸음을 멈췄다.소리가 난 쪽을 보 니 정확히 '허름한 집'이 보였다. "키엑.. 캭캭." 두번째 들려온 소리에 레아드의 미간이 좁혀졌다.우울하게도 많이 들어본 소리였다. 품속에 갈무리 해온 단검을 꺼내 들고는 조심스럽게 허름한 집. 다시 말해 창고로 다가가는 레아드의 심 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무서워서가 아니다. 두려워서가 아니다. 걱정이 되기 때문이었다. '빌어먹을.. 제발 아니기를..' 어렸을때 한번 경험한 적이 있다.이런 집 근처에서 비슷한 소 릴 듣고 가본적이.. 그때 레아드와바크가 볼 수 있었던 것은 흘러내리는 피.. '제발..' 찢겨진 목. 너덜거리는 팔. 사라진 다리.. 뒤집어진 눈동자.. '제발..!' 그리고 시뻘건 입.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사람을 덮친 이리가 사리가 걸려서 뭔가를 뱉어 내려고 할때 내는 소리.. "케엑." 아니길 빌면서 레아드는 벽에서등을 떼어 앞쪽으로 걸어 나갔 다. "빌어먹을.." 이리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주위로 흘러내리는 피가 보 였다. 레아드의 눈이 커졌다. 사람이 있어야 할 자리에 사람 대 신 오리 한 마리가 있었던 것이었다.배가 고파서 근처 사육장 에서 오리 한마리를 훔쳐온 건가?사람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듯 레아드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이리가 고개를 돌렸다. "..이런." 이리의 입은 붉지 않았다. 즉, 먹지 않았다..란 소리였다. 이리 의 입 대신 붉어진 것은 눈이었다.레아드와 똑같은 색의 눈동 자로 레아드를 노려보던 이리가 몸을 돌렸다. 탁 풀린 눈동자에 살기가 돌기 시작했다. "크릉.." 망할..앞쪽의 이리를 경계하면서 뒤를 보니 어느새 나타난 두마 리의 이리가 보였다.둘다 눈이 붉었다. 단검으로는 확실히 힘 겨운 상대.더구나 붉은 눈이라니.. 미쳤다는 뜻 아닌가. 예전 의 기억이 떠 오르면서 레아드가 인상을 찌푸렸다. 기분이 나빠 지는거 같았다. 예전에 물렸던 목덜미가 뻐근했다. "쳇. 너희들 뿐이냐. 간단하군." 이리란 동물은 분위기 파악에 능하다.겁을 먹게 되면 오히려 녀석들에게 더 날뛸 기회를 주기 때문에억지로라도 잔인한 미 소를 지으면서 단검을 드는 레아드였다. 한 놈이 레아드를 경계 하면서 옆에 섰다.숲에서 이리들과 쉴새 없이 다투어 봤던 레 아드는 그 뜻을 금방 눈치 챘다. 앞쪽에 있는 한 녀석이 덤벼든 다.검을 휘두르는 순간 뒤 쪽에 있는 녀석이 목을 물고 옆에 있는 녀석은 팔이나 다리를 물어 자신을 넘어뜨린다. 그리고 맛 있게 냠냠. "누가 공짜로 먹혀줄거 같아?" 느릿한 걸음거리로정면에 있는 녀석이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시에 뒤 쪽에 있는 이리가 보이지 않는 사각으로 들어 가 버렸다. 하지만,레아드는 뒤에 있는 이리는 신경쓰지 않은 채 앞쪽만을 노려보았다.이리란건 동시에 움직인다. 그러니까 앞에 있는 녀석을 보면 뒤에 있는 녀석도 보는 셈이다.움직이 는건 함께! "크아앙!" "하아앗!" 앞쪽에 있는 이리가 펄쩍 뛰어 레아드에게 덥쳤다. 순간 레아드 가 뒤로 펄쩍 뛰어 오르면서몸을 비틀거 그대로 단검을 내리 찍었다.파칵! 뭔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뒤쪽에서 달려들던 이 리가 털썩 땅에 떨어졌다. 정수리에 단검이 깊숙히 박혀 들어가 있었다. "크앙!" 생각치 못한 반격에한마리가 죽자 나머지는 약간 당황한듯 하 다가 동시에 덤벼 들었다.하지만 그 중 한마리는 레아드가 던 진 단검을 눈에 맞고 쓰러졌다.그리고 나머지 한 마리는 그대 로 레아드에게 뛰어 올라 레아드를 덥쳤다. "크앗!" 이리의 몸통 공격에 뒷걸음치던 레아드가 그대로 뒤로 넘어갔 고 그 위로 이리가 올라탔다.흐늘거리는 어두운 밤 하늘 사이 에서 번뜩이는 이빨이 목을 물려고 벌어지는게 보였다.땅과의 충돌로 멍해졌던레아드가 정신을 퍼득 차리면서 손을 뻗어 이 리의 입을 콱 잡았다. "빌어먹을.. 침 흘리지마!" 얼굴 위로 떨어지는 찐득찐득한 침에 레아드가 비명을 지르듯이 소리치면서 발을 오무려 이리의 배를 겨냥하더니 단숨에 뻥! 차 버렸다. 단발마의 비명과 함께 이리의 몸이 뒤로 나가 떨어지는 게 보였다. 휘날리는 침이 밤 하늘을 수놓았다. "망할.." 옷 소매로 쓱쓱 얼굴을닦아낸 레아드가 서둘러 꿈틀거리고 있 는 이리의 눈에서 단검을 뽑아냈다. 멀찌감치 나가 떨어진 이리 는 내장이 터졌는지 낑낑 거리면서 움직이지는 못했다. "쳇.. 자식들. 상대를 보고 덤벼야지.." 이래뵈도 고향에서 이리 사냥꾼으로 알려진 나라구!피가 묻은 검을 쓱쓱 닦아낸 레아드가 고개를 돌렸다.순간, 레아드의 얼 굴에서 핏기가 급속히 사라지더니 순식간에 하얗게 질리고 말았 다. "아..그러니까.." - 크르르릉~ - "이건.. 그러니까..에. 그래! 정당 방위야! 정당 방위!" 어느새 나타난건지 레아드의 앞쪽으로는 얼핏 보기만 해도 백여 마리가 넘을듯한이리들이 모여서 레아드를 쏘아 보고 있었다. 전부 피같이 붉은 눈이었다. 한발 한발 조심스레 뒤로 물러서던 레아드였지만,이리들이 크게 울부짓자 그대로 몸을 뒤로 돌려 전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정당 방위였다니까! 알아 듣기나 하는거야!!" - 크아아아!! - 백여마리의 이리가 동시에 날뛰기시작하더니 그대로 레아드의 뒤를 쫓아서 내달리기 시작했다. 레아드는 설득과 욕을 반씩 섞 어 이리들에게 소리 치면서 그야말로 바람같이 달려갔다.하지 만 아무리 레아드가 빨리달린다고 해도 이리와 레아드의 거리 차는 순식간에 좁혀졌다. "정당 방위으앗!" 숨이 턱까지 찬 레아드가 소리를 치다가 미처 보지 못한 돌뿌리 에 걸려서 우당탕 땅에 굴렀다.그 뒤를 이어 이리들이 레아드 에게 달려들었다. - 우오오오오~~ - 충격으로 정신을 못 차리는 레아드에게 수십개의 이빨이 날라드 려는 순간,숲속 저 편에서 고음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입 을 벌린채 레아드를 순식간에 해체해 버릴듯한 이리들이 갑자기 들려온 그 울음소리에 발을 멈추고는 귀를 종긋 세워 숲쪽을 바 라보기 사작했다. 다시 한번 울음소리가 울려퍼졌다. - 오오오오~~ - 마치 쓸떼없는건 놔두고 철수하란 명령인듯 이리들은 쓰러져 있 는 레아드를 보고 입맛을 다시면서고개를 돌려 숲쪽으로 뛰어 갔다. - 우오오오오!! - 기절한 레아드만이 있는 공터로 싸늘한 울음소리가 울려퍼졌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04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90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8/12 20:18읽음:3104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90) == 제 9장 < 결말. > == ----------------------------------------------------------- - 짝! - 레아드의 고개가 돌아갔다.붉어진 뺨을 만지면서 자신을 바라 보는 레아드에게 바크가 정말로 화가 난듯이 윽박질렀다. "바보자식! 죽고 싶어서 환장한거냐! 그렇게 죽고 싶으면 말해! 내가 죽여줄테니까!" "하, 하지만!" "뭐가 대단하다고 혼자서 나선거야! 뭐가! 죽을뻔 했잖아! 어째서 먼저 말하지 않은거지? 왜!!" "나..난!" "한번도 모자라서 두번씩이나 죽는거 나한테 보여주고 싶은거야뭐야! 정말로 죽어서 내 속 뒤집어 놔야 속이 풀리겠냐? 엉!?" "...." 생각지도 못한 바크의 엄청난 말에 욕을 먹는 레아드는 물론 뒤 에 있는 론.그외 여관 사람들 모두 침 조차 삼키지 못하고 뒤 로 물러났다. "빌어먹을!" 쾅! 더이상 있다가는 머리가 돌아버릴거 같았는지바크가 벽을 후려 치고는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렸다. "아.. 바크.. 바크." 벽이 울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 어깨를 움츠렸던레아드가 바크 가 밖으로 나가는걸 보고는 서둘러 따라 나서려 했다.하지만 그런 레아드의 앞을 론이 막아섰다. 레아드가 론을 올려다 보자 론이 고개를 저었다. "그냥 놔둬." "..하지만.." "그게 좋아. 혼자 있게 둬." "....." 론의 말에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개를 숙였다. "피곤하지. 일단, 2층에 가 있어. 바크는 내가 말해볼게." "..응." "잠이라도 자. 피곤한거 같아." 론이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레아드도 그런 론을 보면서 웃어보 이려 했지만 입 주위가 약간 떨리기만 했을 뿐이었다.붉어진 얼굴을 숙인채 레아드는 힘없는 발걸음으로 위층으로 올라갔다. 잠시동안 아무런 말도 없이 레아드가올라가는걸 본 론이 레아 드가 방에 들어갔다는걸 확인 한 후에 고개를 돌려 여관에 모여 있는 마을 사람들을 쳐다 보았다. "촌장이 누구죠?" "나일세." 적당히 나이를 먹은 사나이가 앞으로 나왔다. 론이 간단하게 말 했다. "빠르면 오늘 밤. 늦으면 내일 이리떼가 마을을 공격할 겁니다. 이 근처에 산이 많던데. 이리가 몇마리 정도있죠?" "그.. 글쎄. 못해도.. 100마리는.." "그렇다면 오늘 밤 안으로 오겠군요. 도움을 요청하긴 늦었으니마을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무기라도 주세요. 여자와 아이. 노인들은 창고같이 안전한 곳에 대피시켜 놓고요." "정말인가? 정말 오늘 이리떼가 오는건가?" "오지 않으면 좋겠죠.하지만 언젠가 이리떼가 마을을 치는건사실입니다. 그게 오늘일 확률이 높다는게 문제지만. 여튼간에난 말해줄거 다 말했으니 나머지는 알아서 하세요." 뛰어나가는 론에게 촌장이 소리쳤다. "자네들은!! 자네들은 모험가 아닌가? 설마 마을을 이대로 보고있을 생각은 아니겠지?" 걱정도 팔자군. 론이 검을 든채 밖으로 나가면서 말했다. "우린 이리를 조종하는 우두머리를 잡겠습니다.나머진 여러분의 몫이겠죠." "바크." 검을 든채 밖으로 나온 론은 여관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나무 아래에 앉아 있는 바크를 볼 수 있었다.다가온 론에게 바크가 고개를 들며 물었다. "..레아드는?" "자라고 했어." "그래.. 고마워." "뭘." 론도 나무에 등을 기대 앉았다. 여관에서 사람들이 뛰어나와 마 을 사람들을 모으러 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빌어먹을.." 바크가 갑자기 나무에 뒷머리를 쿵.소리나게 부딪히면서 나직 하게 자신을 책망했다.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화가 단단히 난거 같던데." "나한테 화가 났어.근데 그걸 모르고 레아드한테 욕을 해버리다니.." 요란한 마을 사람들의 고함 소리 속에 둘은 침묵했다. "그러고보니.. 아까 무슨 말이야? 한번 죽었다는게." "..응?" "아까 레아드한테 말했었잖아.한번 죽고 또 죽을 생각이냐고. 분명 그렇게 들었는데." "그거.." 바크가 무릎을 모아 그 위에 팔을 올려놓고는 몇달 전.그러니 까 레아드가 저런 모습으로 변하기 전의이야기를 론에게 간단 하게 이야기 해 주었다.잠시동안 바크의 이야기를 들은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화낼만도 하네. 나라도 그런 경험이 있다면 화를 냈을거야." "아까 레아드가 그 이리 이야기를 하는걸 들었을때..그 일이떠올라서.. 망할!" 바크는 화를 내고 있었지만 고개를돌린채 마을 사람들을 바라 보는 론의 얼굴은 뭔가를 생각하고 있는 표정이었다. '그게 그렇게 된 거로군.. 과연.' 론이 웃으면서 땅에서 일어섰다.그리고는 팔을 내밀어 바크를 일으켜 세우고는 바크의 어깨를 탁 잡았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넌 예전에 레아드를 구해주지 못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구해주지 못해서 화가 난거아냐.그렇다면내가 3번째 기회를 주겠어. 이번엔 구해줘라." "뭐?" 어깨를 놓은 론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는 숲쪽으로 발을 옮겼다. "따라와.우린 이리를 조종하는 우두머리를 잡을거니까. 내 예상이긴 하지만 이 녀석이 너가 말한, 그 이리를 조종하는 녀석일 확률이 높아. 그렇다면 1차 2차 실패를 단번에 역전 시킬수있는 좋은 기회란 소리지." 그렇게 말한 론이 휙 덤불 속으로 사라졌고 바크도 금새 정신을 차려 검을 챙기고 론을 따라 덤불 속으로 들어갔다. 건성이긴 하지만 론이 충고가 도움이 되었던지 촌장을 중심으로 마을은 30여분만에 정리가 되었다. 여자와 아이, 노인들은 마을 에서 가장 크고 단단한 창고에 모두 들어갔고,안과 밖에서 문 을 걸어버려 밖에서 창고를 지키는 사나이들이모두 이리에게 당해도 이리는 창고 안으로 들어 올 수가 없게 되었다.싸울수 있는 청년과사나이들은 모두 무기점에서 지급된 무기를 들고 삼삼오오 짝을 맞추어 마을 광장에 모였다.다행스럽게도 몇일 전 들어온 기름으로 가로등이켜있어서 특별히 횃불을 가지고 다닐 필요는 없었다.날짐승을 상대할때 횃불이란건 상당한 도 움이 되는 무기지만, 상대가 미쳤을 경우엔 도움이 전혀 안된다 는 론의 충고로 횃불을 들지 않은 것이었다. "자! 거기에 구덩이를 파고. 자자! 시간이 없어!" 숲쪽에서 마을로 들어오는 길이 하나인지라 함정을 만들면 좋지 않겠느냐. 란 마을 청년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서 곧장 구덩이가 파졌다.구덩이 안에는 날카로운 쇠붙이들을 놓아두고 근처의 가로등을 꺼버려서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함정이 거의 만들어 져 갈 즈음 몇몇 청각이 좋은 이들이고개를 돌려 숲쪽을 쳐다 보았다. - 우우우우.. - 희미하지만 확실한 울음소리.서로를 쳐다본 마을 사람들이 서 둘러 가로등을 끄고는 광장쪽으로 달려가면서 소리쳤다. "온다! 이리떼야! 이리가 온다!!" 광장에서 모여있던 사람들은함정을 만들러간 사람들이 소리치 며 뛰어오자 바싹 긴장을 했다. 벌써 근처까지 왔는지 어디선가 이리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함정에 빠진 것이었다. "자, 여기!" 함정을 파고 온 사람들에게 무기를지급해주고 마을 사람들은 애가타는 심정으로 뚫어지게 길목을 노려보았다. 가로등이 꺼진 길목은 어둠에 휩싸여 있었다. 간간히 들리는 비명소리를 빼고 는 정말로 이리떼가 온건지 의심이 갈 정도로 길목은 조용했다. "왔다!!" 발소리는 없지만 광장쪽에서길목으로 가는 빛이 이리의 눈에 반사가 되어 사람들에게 보인 것이었다. 수십, 수백개의 씨뻘건 눈이 위아래로 흔들리면서 다가오는게 보였다. "근처다.. 근처야! 불을 붙여!" 뒤쪽에 있는 촌장의 외침과 동시에광장 양쪽에서 횃불을 들고 있던 사나이 두명이 횃불을 땅에다 던졌다.동시에 화르륵! 땅 에서 거대한 불길이 치솟더니 단숨에 광장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화염의 벽을 만들었다. 기름을 부어서 만들어낸 함정이었다. 보 통의 이리라면 이 엄청난 불꽃에 놀라서 도망을 쳤겠지만, 미친 이리들은 '미친놈 눈에 뵈는게 없다.'란말을 몸으로 보여주듯 그대로 달려들었다. 가장 처음 광장에 들어온 녀석은 완전히 불 덩이가 되어서 몇발자국 걷다가 제풀에 그냥 쓰러졌다. 그 뒤를 이어 몇마리의 이리들이그대로 화염의 벽을 통과하고는 불에 타 죽었다. 광장엔 털이 타고 살이 익는 고약한 냄새가 가득 찼 다.하지만 그걸 보고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 다. 불꽃의 벽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사그러드는게 눈으로 도 보였기 때문이었다. "온다!" 가볍게 털만 탄 이리가 처음으로 사람에게 덤벼들었다. 가장 정 면에 있는 청년을노리고 덤벼들었는데 채 근처도 가기전에 옆 쪽에서 날라온 창에 허리가 뚫렸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리는 허 리가 뚫린채 몸부림을 치면서 청년에게 달려들었다. "으아악!" 깜짝 놀란 청년이 검을 놔버린채 두 팔을 교차 시키면서 얼굴을 가렸다.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옆쪽에서 날라온 두개의 검과 창 이 이리를 잘라버려서 청년은이리의 피를 뒤집어 쓰는 정도로 살수가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모두 조심해라! 들어온다!" 거의 남지않은 불길의 위를 타 넘고 수십마리의이리들이 광장 으로 물밀듯이 뛰어 들어왔다.10여개의 가로등으로 대낮같이 밝은 광장은 순식간에 피가 튀고 살이 찢겨지는지옥의 아수라 장으로 변했다. 비명소리가 밤 하늘을 갈랐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053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91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8/13 23:02읽음:367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91) == 제 9장 < 결말. > == ----------------------------------------------------------- "벌써 시작했나." 고함소리, 비명소리. 붉게 타오르는 마을을 보면서 론이 의미없 이 중얼거렸다.어느새 둘은 산 중턱에 이르고 있었다. 간간이 들려오는 비명소리가 신경을 긁었지만, 지금 돌아가서 사람들을 도와주느니차라리 '우두머리'를 잡는 쪽이 더 피해를 줄이는 것이라 바크는 묵묵히 론의 뒤를 따르기만 했다. 산의 중턱에서 정산으로이어지는 길목에 커다란 공터가 있는걸 본 론이 걸음 을 멈췄다. "여기가 좋겠군. 난 여기서 기다리겠어." "그래." "도와주는 일은 없을거다. 알아서 해." "말하지 않아도 알아." "그래, 레아드 속 뒤집어 놓는일은 없도록 해라." 론이 근처 나무에 등을 기대면서 앉았다. 고개를 끄덕인 바크는 검을 미리 검집에서 뽑은 후에 검집을 땅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는 고개를 들어 공터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잠시 후, 바크의 앞으로 꽤 커다란 공터가 나타났다. 바크는 아무런 거리낌도 없 이 공터 위를 걸어 가운데에 섰다. '....' 바람이 불어왔다. 뒤쪽에서 들려오는 고함소리를 제한다면 공터 는 조용했다.사락사락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렸 다. 검을 든채 서 있은지 3분 정도가 지났을까.앞쪽의 나무가 흔들렸다. 바크가 고개를 들어 나무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눈에 들어오는건 아무것도 없었다.바람인가? 긴장했던 마음을 푸는 순간 바크가 헛바람을 삼키면서 몸을 그대로 옆으로 날렸다. - 쾅! - 번쩍거리는 빛과 동시에 방금 전까지 바크가 서 있던 자리에 벼 락이 떨어지면서 커다란 폭발음이 일어났다. 땅에 손을 치고 빙 글 돌아 일어서는 바크의 눈이 커졌다. "..." - 크르르. 이거 행운이군. 크크. - 커다란 나무의 뒤편에서 어슬렁거리며 나타나는 하얀 이리의 모 습에 바크가 잔뜩 경계를 하면서 검을 들었다. 놀랍게도 이리의 몸 길이는 3m가 넘었고 그 입에선 인간의 말이 흘러나왔다.이 리가 목을 휙휙 휘저으더니 바크를 보면서 웃었다. - 이렇게 손수 나와주시다니. 괜한 고생을 했군. - "..뭐?" - 마을을 치면 나올줄 알았더니 직접 날 노린건가? 얼빠졌군. - 이리의 냉소에 할 말을 잃은 바크가뿌드득 이를 갈더니 검을 내밀면서 소리쳤다. "묻겠다! 너가 로아의 화약고를 터뜨릴려고 한 녀석이냐!" - 그렇다! - 파직! 이리의 이마 부근에서 강력한 빛이 생기더니 한가닥의 벼 락이 뻗어나와 바크를 강타했다.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바크가 옆으로 피해서 벼락은 땅을 치고 그대로 뒤에 있던 나무에 명중 했다. 쾅!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나무의속이 터지면서 나무가 거칠게 넘어졌다. 넘어진 나무에서 불이 치솟았다. 붉은 화염의 빛을 받으면서 바크가 매서운 눈으로 이리를 노려보았다. "너였군." - 크르르릉! 불만이냐! - 거의 완벽한 하와크어로 소리치면서이리가 펄쩍 뛰어 올랐다. 엄청난 도약력으로 거의 4~5m를 뛰어 오른 이리가 그 힘으로 공 중에서 그대로 바크를 내리 찍었다.커다란 통나무라도 한방에 두조각을 낼만큼 강력한 일격이었지만 바크는 그것을 가볍게 흘 려버리고는이리가 땅에 착지하는 순간 콧등을 노려 검을 휘둘 렀다. 하지만 이리의 앞발이 바크의 검을 막았다.바크가 경계 를 하면서 뒤로 뛰어 거리를 벌려 놓았다. 바크의 검을 막은 앞 발을 내려 놓으면서 이리가 웃었다. -호오, 부자집 도령치고는 제법이구나. - "날 아는 말투로군." - 죽일 상대에 대해 알아두는건 기본이지. - 바크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자객이냐?" - 그렇게도 말하지. - 바크가 코웃음을 쳤다. "웃기는군. 보수는 토끼 10마리냐?" - 재미있는 소릴 하는군. 금화 1천개다! - 크르릉! 고함을 지르면서이리가 바크에게 달려들었다. 순간, 바크가 품속에 손을 집어넣더니단숨에 이리를 향해 손을 휘둘 렀다. 뛰어오던 이리의 몸이 휘청, 흔들리더니 쾅! 몸을 뒤틀면 서 땅에 곤두박질 쳤다. 쓰러진 이리의 정수리에 단검이 박혀있 는게 보였다.어떤 동물이던 머리에 뇌가 있다면 즉사 할 만큼 의 치명타였다.그러나 이리는 세상일엔 예외란게 있다는걸 보 여주듯 몸을 꿈틀거리면서 일어났다. - 크크크.. - 흔들흔들 머리를 젓는 이리에게바크가 검을 내리고는 인상을 펴면서 나직이 중얼거렸다. "역시.." - 크크.. 뭐가 역시일까. - 피가 줄줄 흘러내리는 이마에서 단검을 손톱으로 뽑아낸 이리가 씨익 웃으면서 바크를 노려보았다.바크가 싱겁게 웃더니 검을 겨누면서 소리쳤다. "인간이 되다 말은 잡종녀석!" - 호오. 날카롭군. - "애초부터 날 죽이려고 한거냐?" - 너 외에 그 마을에서 금화 천개를목에 걸고 있는 녀석이 있 을거 같으냐? - "과연, 처음부터 나를 노린거였나. 듣고보니 더 화가 나는데.." 처음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레아드가 죽을뻔 한 이유가 전부다 내 탓이란 말이지? 그런데도 아무 잘못도 없는 레아드에 게 화를 내고 손까지 올렸다. 가슴 속에서부터 대책없이 부글부 글 화가 끓어올랐다. "..라서 다행이군.." - 뭐? - "오늘이 보름달이라 다행이라고 그랬다.네 녀석이 인간이었으면 목을 자르는게 꺼림직했을테니까." - 크.. 크하하하하! 정신이 나갔구나! - "그러냐?" 정신없이 웃어 재끼던 이리가 바로 앞에서바크의 싸늘한 목소 리가 들려오자 화들짝 놀라면서 뒤로 펄쩍 뛰었다.파칵! 허공 에 한가닥 선이 생기면서 이리의 콧등이 잘려나갔다. - 크아아악! - "느리군." - 빌어먹을 자식! - 분노한 이리가 머리 앞에다 벼락을 모았다. 순간 바크가 품속에 서 단검을 꺼내더니 이리에게 틈도 주지 않고 단숨에 단검을 빛 의 중심으로 던졌다. 채 모이지도 않은 벼락에 단검이 닿으면서 이리를 휩쌓으며 폭발했다.거대한 폭발이 이리를 휘돌아 감싸 버렸다. - 크.. 크아악! 크아아앗!! - 인간이던 뭐던간에 바싹 타서 죽었어야 할 폭발임에도 불구하고 보름달의 저주.'인간이 되다 만 잡종'은 죽지도 않은채 그 폭 발에서 뛰쳐 나왔다. 뼈가 드러날 정도로 온몸이 찢겨져 있는데 도 입에서는 쉴새없이 비명이 흘러나왔고 몸은 움직였다. - 크아아아! - "아직도 웃기냐?" - 크아! 크! 죽어랏! - "그건 내가 할 말이야!" 벼락의 폭발로 너덜너덜해진 손톱을 세우면서 이리가 바크를 후 려쳤다.그러나 이리의 일격은 간단하게 막혔다. 검도 아닌 팔 꿈치로 이리의 앞발을 막아낸바크가 재빠르게 검을 왼손으로 옮겨 쥐고는 있는 힘껏 이리의 목에 쑤셔 넣었다. "으아아앗!!" - 케에에! - 이리의 목에 검을 넣은채 바크가 온몸으로이리를 밀치면서 앞 으로 달려갔고 뒷발로 주춤주춤 선 이리는 목이 뚫린채 뒤로 밀 려났다. 구멍이 난 이리의 목에서 휘파람 소리가 흘러나왔다. "으아아아!" 콰직! 바크의 검이 나무에 박히면서 돌진은 멈췄다. 경련적으로 흔들리던 이리의 앞발이 바크의 어깨를 잡았다. 피가 역류해 핏 발이 선 이리의 눈이 바크를 노려보았다.바크 역시 그에 못지 않은 눈으로 이리의 눈을 노려보았다. - 크..아아.. 너.. 너! - "감사하마! 이렇게 내 앞에 나온걸!" - 너어!! - 이리의 두 앞발이 바크의 양 어깨를 잡았다. 파지직! 둘의 사이 에서 파란 빛이 모여들기 시작했다.자폭? 양손으로 검의 손잡 이를 잡은 바크가 고함을 지르면서검을 비클어 옆으로 밀어넣 었다. "그만 죽어엇!!" - 크아악! - 파악! 피분수가 솟구치면서 이리의목이 허공으로 튕겨나갔다. 빙글빙글 돌던 목은 자신이만들어 놓은 번개와 부딪히면서 허 공에서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그리고는 다신 내려오지 않았 다. "여어." 풀 한개를 입에 물고 흥얼거리던 론이 바크가지나가는걸 보고 는 뒤에서 불렀다.바크가 뒤를 쳐다보았다. 피투성이가 된 바 크의 모습에 론이 입을 길게 늘이며 웃었다. "후련한 얼굴인데?" "뭐, 그럭저럭. 도와줘서 고맙다." "앉아있는걸 고맙다고 한다면 미안해 지는걸. 그나저나 다 처리했으니 돌아가면 레아드한테 사과해.레아드를 치다니. 너가아니였으면 목을 잘라버렸을거다." "아아. 말하지 않아도 할거야." "뭐, 하겠지. 그나저나 여자는 괜찮았냐? 꽤 미인이었지?" 탁탁 흙이 묻은 옷을 털면서일어난 론이 장난기 있는 얼굴로 물었다. 바크가 손을 내 저으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불에 타버려서 얼굴이고 뭐고 보지도 못했다. 거기다.. 에?" "응?" 뭐라 말을 하려던 바크가 손가락으로 론을 가리키면서 물었다. "너.. 방금 여자라고 그랬냐?" "아, 그래. 여자라고 했어. 요 몇일동안 우리 뒤를 따라오던 여자 한명이 있어서. 만월인 오늘 덤비길래 분명 그 녀석인줄 알았는데. 아냐?" "내가 본 녀석은 남자야." 목이 잘리고 박살이 난 이리의 몸은검은 연기를 내 뿜으며 바 크의 앞에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아무리 목이 없다라고 는 하지만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은 확실히 갔다.론이 턱을 쓰다듬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 남자라니. 내가 착각을 한건가." "별로 상관은 없겠지." "그런가? 뭐.. 상관 없겠지. 내려가자." 고개를 끄덕이며 론이 앞장을 섰다. 그 순간, 둘의 얼굴로 파란 색의 빛이 그어졌다. 멀리 하늘에서 한가닥의 벼락이 마을을 강 타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불기둥이 치솟았다. "바크.." 론이 이름을 부르는 순간.바크는 이미 앞으로 튀어 나간 후였 다. "아.. 이런. 빌어먹을." 론이 뒷머릴 긁적이더니욕을 한번 하고는 먼저 뛰어간 바크를 뒤 따라 전력으로 달렸다.하늘에서 또 다시 벼락이 쳐서 마을 을 강타햇다. '두마리였나.. 멋지게 속았군. 당했어!' 멀리서 폭발음과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08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92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8/21 16:15읽음:3193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92) == 제 9장 < 결말. > == ----------------------------------------------------------- 몽롱하다. 마치 물 속에서 밖의 풍경을보는듯이 세상이 흔들 렸다. 흔들거리는 불꽃. 빨간 구슬들이 반짝거리고 여러가지 소 리들이 들려왔다. 요란한 소리들. 그러나 시끄럽진 않다. 저 멀 리서 메아리 치는 듯, 귀가 간지러웠다. "망할! 이러다 다 날라가겠어!" 어.. 바크? "레아드? 레아드! 야!" "아, 응!" "정신 놓지마!" 바크의 고함에 물벼락을 맞은 것 처럼 정신이 확 깨었다. 흔들 거리던 세상이자리를 잡아가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주변은 온통 불바다. 그리고 등을 기댄 바크와 자신의 주위로는 붉어진 눈으로 으르렁거리는 수십 마리의 이리들이 있었다.어디선가 본적이 있는 풍경.. "이러다 다 죽겠어." 바크가 힐끔 옆을 보면서 화를 냈다. 검은색의 선을 따라 불꽃 하나가 지하로 향하는게 보였다. 분명히.. 저건. "화약고?" 로아다! 기억이 났다. 이건 분명 그날 밤. 보름달이 하늘 높이 뜬 성주님의 생신 축제일. 갑자기 터진 폭죽으로 바크와 자신은 화약고로 향했었다. 그러나 거기서 만난 것은 수십 마리의 미친 이리들.. "크아앙!" 한 마리의 이리가 펄쩍, 공중으로 뛰면서 덤볐다. 자연스레 몸 이 뒤틀리면서 검이 이리를 잘라 버렸다. 피가 튀었지만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몇 마리의 이리들이 덤볐지만 서로의 등을 지켜주면서 바크와 자신은 익숙하게 이리들을 베었다. 닿아있는 등으로 바크의 거친 숨소리가 전해져왔다.불꽃은 어느새 화약 의 길을 따라 지하 화약고 근처까지 갔다.바크가 등에서 떨어 지면서 소리쳤다. "이대로는 안돼. 레아드, 너가 가. 가서 불을 꺼." 응? 아냐.. 틀려, 바크는 영족이니까 바크가 가야하는거 아냐? 분명히 그때는.. "알았지? 오른쪽이야. 그쪽이 비어있으니 내가 신호하면 가는거야. 알겠지? 아냐. 너가 가. 내가 이런 이리 따위에게 질거 같아? 염려 말고 불이나 끄라구." 하지만.. "자.." 잠깐만.. 바크! "가! 레아드!!" 바크의 몸이 둥실 떠서 단번에 이리들을 베어버렸다.이리와 바크의 모습이 점점 멀어졌다. 어느새 자신은 이리들을 피해 불 꽃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바크의 모습이 이리들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불안한 마음이 가슴 속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몇십 미 터도 안되는 거리에 있던 불꽃은 마치 도망을 가듯이 거리를 좁 혀주지 않았다. 이것도저것도! 화가 났다. 눈물이 날거 같았다. 시간이 얼마나 흐른걸까. 다리가 아프다,숨이 가빠왔다. 불꽃 은 흐릿한 점으로 보였다. "그만..그만해!!" 화약의 길을 따라가는 불꽃은야속하리만치 활활 타오르며 레 아드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지하화약고로 들어가 버렸다. 실패.. 끝인가? 곧이어 일어날 폭발에 레아드는 눈을 질끈 감았 다. 이렇게.. 끝이다. "....." 시간이 흐른거 같았는데 소리가 없다.사방은 조용했다. 폭발 은 커녕 뒤에서 들려오던 이리들의 울음소리도 없었다. 눈을 살 짝 떠보니 평상시 화약고의 모습이 보였다.터지지 않았다? 불 꽃은 화약고 안으로 들어갔지만 터지지 않았다. 터지지 않았어! "바크! 봐! 화약고는 괜찮..." 덜컥. 뭔가가 산산히 흩어진다.. "..바크?" 숨이 찼다. 가슴이 아파왔다.이리들은 사라지고 바크의 모습 만이 어둠 속에서 보였다. 땅을 적시는 붉은 피. 그리고 쓰러진 채 움직이지 않는 모습. 모든게 조용해졌다.그래.. 이건 꿈이 다. 꿈이야. 여행을 떠나기 전, 로아에서의 일.불을 끄러간건 바크였고 난 저 속에 남았다.쓰러진건 나, 바라보는건 바크. 죽은건 나. 바크는 이 자리에 있었다. 바크도 이걸 본 걸까? 이 곳에서 저런 모습의 나를 본 걸까? 무슨 생각을 했을까? 바크가 흘린 피가 발 밑으로 흘러왔다. 그 위로 한방울. 두방울.. 물이 떨어졌다. 눈물? 정신이 없다. 혼란스럽다. 세상이 다시 흐려졌 다.떨어지는 하얀 물방울에 파문이 일어나면서 땅은 수면으로 변했다.하얀 수면 위로 붉은 피가 흐려지고 바크의 몸이 수면 속으로 사라져갔다.점차 흐릿해지면서 바크는 수면 아래로 아 래로. 영원히 가라앉았다. 다시는 보지 못할 곳으로. 영원히 수 면 아래로.. 영원히.. "그만둬." 어두운 밤 하늘 사이로 레아드의 목소리가 조용하게 울려 퍼졌 다.광장에 모여있던 이리들의 붉은 눈동자에 레아드의 모습이 한 가득 들어왔다. 번개를 맞고 타오르는 집과 으르렁거리는 이 리들의 울음 소리가 한순간 멈췄다.그 사이로 검을 든 레아드 가 조용히 걸어 왔다. - 뭐냐. - 이리들의 중앙에서 몸을 길게 펴고 느긋한 얼굴로 살육을 지켜 보던 하얀 이리가 갑작스런 레아드의등장에 고개를 들면서 물 었다. 레아드의 얼굴을 확인한 이리가 피식 고개를 저었다. - 너로군. 얼굴이 반반하길래 살려줬었는데.아직도 이 마을에 남아 있었나? 바보로군. 아쉽지만 목격자는 다 죽이는게 우리 의 도리라서 말야. 정말로 아쉽지만.. - 주변의 이리들을 쓸어 본 흰이리가 나직이 말했다. - 죽어야겠어. - "크르르릉.." 흰이리의 명령을 기다렸다는 듯, 주변의 이리들이 이빨을 드러 내며 레아드에게 다가왔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이리들을 바라보 던 레아드가 다시 한번 말했다. "그만둬." - 미안하군. 그러지 못 하겠다면? - 레아드가 검을 들었다. "죽게 될거야." - 하! 웃기는군! 혼자서? 어떻게 말이지? - "...." 대답은 검이었다. 단숨에 하얀 이리의 앞까지 달려간 레아드가 검을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크게 휘둘렀다.붕~ 소리와 함께 이 리의 잔상이 잘라졌다. 뒤에 있던 나무가 스르륵 기울더니 이내 큰 소리를 내면서 쓰러졌다.침묵 속에 레아드가 고개를 돌려 검을 피한 이리를 쳐다 보았다. 이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 너어.. - 어깨에 흐르는 피를 보면서 이리가 으르렁거렸다. 간발의 차로 피하긴 했지만 약간 잘린 모양이었다.으르렁거리던 이리가 앞 발을 땅에 올려 놓더니 몸을 앞쪽으로 수그렸다. 그리고는 눈을 위로 치켜뜨고 레아드를 올려보았다. 주변의 공기가 진동하는게 피부로 느껴졌다.그 진동이 최고점이 되었다고 생각 되었을때 이리의 입이 벌어졌다. - 죽어!! - 쾅! 순간, 주위가새하얗게 변하면서 하늘로부터 한가닥의 벼 락이 레아드의 머리 위로 정확히 떨어졌다.그 거대한 섬광에 레아드의 모습이 희미하게 변해갔다. - 쾅! - 폭음.. 그리고 사라졌다. 땅을 그을리고 나무를 불태우던 벼락 은 레아드의 검을 맞고는 허무하게 허공에서 흩어졌다. 검을 올 려 벼락을 후려친 레아드가 검을 앞쪽으로내밀면서 이리를 노 려 보았다. 이리의 미간이 실룩실룩 꿈틀거렸다. - 너.. 너 어떻게?..!! - 갑작스런 상황에 놀라 중얼거리던 이리의얼굴에 경악의 표정 이 떠올랐다. 희미하게 사라지던 벼락의 빛들이 점차 다시 살아 나더니 앞으로내밀어진 붉은 검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피와 같이 붉은색의 검날은 벼락을 머금고는 푸른 빛을 뿜어 내 었다. 레아드가 이리를 노려보면서 소리쳤다. "짐승! 즐기려고 사람을 죽이다니.." 이를 꽉. 물은 레아드가 앞으로 달려가면서 검을 번쩍 치켜 들 었다. "용서못해!!" - 마.. 막아! - "크아앙!" "하아앗!!" 절규와 울음과 외침이 엇갈리면서하얀 이리의 앞을 가로막는 이리들의 앞으로 레아드가 땅에 검을 꽂아 넣었다.두 손으로 검의 손잡이를 붙잡은 레아드가마을이 울릴 정도의 큰 소리로 소리쳤다. "가랏!!" - 콰직. - 콰쾅! 땅이 갈라지면서 검에서부터 벼락과 불꽃과 바람이 치솟 았다. 벼락에 맞고 불꽃에 타는 이리들은 단숨에 뼈가 갈라지고 녹아버려 바람과 함께 하늘 위로 치솟았다. 그리고는 사라졌다. "그렇다면 저희가 내일.." "이거 뭐라 감사의 말을 해야할지." "아뇨. 괜찮습니다." 촌장이 내미는 자그마한성의의 주머니를 바크가 손을 내밀어 촌장에게 돌려주었다. "이런건 마을 재건에 쓰도록 하세요.다행히 사망자는 별로 없지만 부상자의 치료만으로도 한동안 힘들 것 같군요." "정말.. 고맙네." 진심으로 말하는 촌장에게어색하게 웃어보인 바크는 고개를 가볍게 숙여보인 후에 촌장의 집에서 나왔다. 자신 때문에 일어 난 일인 만큼 바크로서는 저런 촌장의태도가 확실히 거북스러 웠다. 촌장의 집을 나오자 곧 바로 폐허가 되다시피한마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달이 지는 깊은 밤이었지만 마을은 대낮같이 환했다.불타는 집의 진화는 론의 도움으로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잡아라!!" 아직도 마을 안을 배회하고있는 이리가 있는지몇몇 사나이들 이 검을 가지고 그들을 마을 밖으로 쫓아내거나죽이는 모습이 보였다.대장 겪인 흰이리의 죽음으로 나머지 이리들은 정신을 차렸고 대부분은 산으로 도망갔다.론과 바크가 산에서 내려왔 을 때엔 모든게 끝나버린 뒤였다. "촌장이 뭐래?" 론이 다가오면서 물었다. 한숨과 함께 대답이 흘러나왔다. "고맙다고.. 수도에 가서 이 일을 말해준다고 했어.어차피 수도에 가기로 했으니까." "고맙다라. .씁쓸하군." "...." 바크와 비슷한 기분을 느꼈는지 론이 투덜거렸다. "뒷처리 해줘서 고맙다. 마을 사람들도 고마워하고 있어." "별거 아냐." 손을 저으면서 론이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란듯 말했다. 바크가 그런 론을 보다가 주변으로 시선을 옮기면서 물었다. "레아드는?" "저기 나무에.. 아, 만날 생각이야?" "내가 잘못 했으니까." "하지만.." 너 맞을지도 몰라.론이 만류 비슷하게 말했지만 바크는 피식 웃기만 하고는 론을 뒤로하고 레아드에게 걸어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12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93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8/28 23:42읽음:314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93) == 제 9장 < 결말. > == ----------------------------------------------------------- 하루밤의 악몽을 만들어낸 밤의 거울이 저물어 가는 시간.나 무에 등을 기댄채 밤 하늘을 올려다 보던 레아드가 고개를 옆으 로 돌렸다. "레아드." 눈이 마주친 바크가 손을 들어보이며 레아드의 이름을 불러 보았다. 레아드는 어색한 얼굴을 하고 있는 바크를 잠시 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다시 밤 하늘을 보았다. "아, 저." 생각보다 심한건가.레아드를 향해 손을 내밀던 바크는 이내 손을 거두었다. 그리고는 조용히 입을 다물고 레아드의 옆에 앉 았다. 힐끔 눈길을 돌려 레아드를 보니 레아드는 담담한 얼굴로 밤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화를 내는 것도. 투정을 부리는 것도 아니었다. 뜻을 알 수 없는 그 표정에 왠지 아릿함을 느끼 고는 할말을잃은 바크는 다시 시선을 앞으로 향했다. 새벽의 찬 공기가 둘에게 스며들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정 신이 들어보니 어느새 레아드와 같이 밤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 었다.무릎을 모으고 등을 나무에 댄체 하늘을 보던 레아드가 그 표정 만큼이나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기분이었어?" "응?" 되묻는 바크에게 레아드가 고개를 돌렸다.둘의 눈이 바로 앞 에서 마주쳤다.놀랍도록 투명한 눈동자. 마치 붉은 구슬과 같 은 레아드의 눈동자에 바크가 흠칫 놀라면서 뒤로 물러났다. 모 은 무릎에팔을 두르고 그 위에 턱을 괸 레아드가 나지막히 말 했다. "내가 죽었을 때.. 무슨 기분이었어?" "레아드.." "말해줘." 진지한 목소리였다. 잠시동안 아무 말도 없이 레아드를 바라보 던 바크가 툭, 머리를 나무에 기대면서 입을 열었다. "별로, 아무런 느낌도 없었어." 그 때가 생각이 난다는지 바크가 픽 웃으며 말을 이었다. "엉망이었지. 넌 피투성이로 쓰러져 있는데 이리들 때문에 다가가지도 못했고.. 정신 없이 이리들을 베긴 했지만 결국에 나도쓰러졌어." "...." "하지만, 어찌된건지 깨어나보니 살아 있더군. 넌 내 옆에 누워있었고 말이야.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한편으로는 미안하다고 생각했어." "..어째서?" "나 때문이니까. 내가 그런 날, 널 도시로 나오게 했었잖아. 그리고 널 화약고로 데려갔었지. 결국 따지고 보면 오늘 일도 내잘못이야. 내가 이리 오지만 않았어도.. 아니, 애초부터 날 노렸던 거" "..엉터리." "응?" "엉터리야!" 레아드가 벌떡 일어나서 바크를 향해 소리쳤다. 바크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레아드를 올려다 보았다. 붉은 눈동자 만큼이나 붉 어진 레아드가 소리쳤다. "어째서, 어째서 그게 네 잘못이야?그 날은 축제일이었어. 너가 부르지 않았어도 갔을테고, 너를 따라 화약고에 간 일은 순전히 내가 선택해서였어. 오늘 일도 마찮가지잖아!" "그래, 맞아." 윽박지르는레아드에게 바크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 고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그렇게 밖에 생각 할 수 없었어. 생각하긴 싫지만 너가 죽었어. 내 앞에서. 내 선택으로.. 근데 그게 너가 잘못 한거라고?그래서 남은 난, 널 원망해야 하는거야? 널 증오해야하는 거야? 너가 잘못해서 죽었으니 널 미워해야 하는거야!?" "아, 아냐! 그런게 아냐!" 눈을 질끈 감고 세차게 고개를 흔들면서 레아드가 소리질렀다. 그런 레아드에게 뭔가를 꾹 참는듯한 바크의 음성이 들려왔다. "그렇게 하진 않아. 원망하고 잊을거라면. 가슴 속에 묻어버린채 잊을거라면.. 차라리 내 실수로 널 죽인 날 원망하고 평생토록 기억하겠어. 그게.." 침울해진 바크의 목소리에 레아드가 눈을 뜨고 바크를 보았다. 둘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바크가 나직하게 입을 열어 뒷 말을 이었다. "살아남은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니까." "...." 풀썩. 레아드가 천천히 땅에 주저 앉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떨 구었다.천천히 어깨가 흔들렸다. 떨리는 어깨 사이로 작게 흐 느끼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조용히,레아드에게 다가간 바크가 레아드를 안았다.작게 흐느끼던 레아드의 입에서 신음 소리가 흘러나오더니 이내 울음 소리로 변해갔다.바크는 조용히 그런 레아드를 안은채 눈을 감았다. "미안.." 몇 시간 후, 날이 밝아오자일행은 마을을 뒤로 하고 수도로 발을 옮겼다.애초에 수도에 일이 있었고, 이번 마을의 참상을 수도에 알려야 했기 때문이었다.마을의 뒷처리로 정신이 없는 촌장과 마을 사람들로는 바크의 이런 제안이너무나 고마울 뿐 이었다. "레아드는?" 앞서가는 레아드의 뒤에서 의아한 얼굴을 한 론이 조그만 목소 리로 바크에게 물었다. 마을을 떠나 지금까지 줄곳 저렇게 멀찌 감치 앞서가는 레아드의 행동 때문이었다.바크가 픽 웃으면서 대답했다. "괜찮아 조금 부끄러워서 저런 거겠지." 움찔,귀가 좋아서인지 바크의 말에 앞서가던 레아드의 몸이 잠시 경직 되었다.론과 바크가 레아드에게 들리지 않게 입을 가리며 웃었다. "흠흠, 뭐 그건 그렇고 이번 일은 어떻게 생각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렸는지 레아드가 뒤를 쳐다보자, 론이 급 하게 헛기침을 하면서 어제의 이야기를 꺼냈다.뒤를 돌아보던 레아드가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되었다. 바크가 턱을 만지작 거 리면서 나름대로 생각한 바를 말했다. "정확하진 않아.너도 알다시피 내가 죽어서 이득을 볼 사람은상당히 많거든. 하지만 직접적으로이익을 볼 사람은 그리 많지 않지." "반란이란 소리야?" "설마, 아닐거야. 난 좀 다르게 생각해. 그 반쪽 이리가 말하기를 내 목에 금화 천개가 걸려 있다고 했어.솔직히 말해서 화가 날 정도로 작은 돈이지." "다시 말해서 널 죽이려는 '누군가'는너에게 그 정도 가치 밖에 두지 않았다란 소리군." "그런거지." "확실히, 반란이라면 금화 십만개라도 모자를 판이야." 론의 말에 어깨를 한번 으쓱하며웃어보인 바크가 뒷 말을 이 었다. "정확한건 나도 몰라. 그래서 수도에 도착하면 호란에게 연략을해 볼 생각이야. 이번 일의 배후를 알아 달라고 말이지." "포르 나이트인가." "가장 확실한 녀석들이잖아."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암살'이란 것으로 먹고 사는 포르 나 이트이니 만큼 그 정보력은 엄청난 것이었다. 그 정보를 얻어서 파는거 역시 포르 나이트의 돈 벌이중 하나였다. "그리고 이건 만에하나 이야기인데" 잠시 웃어보인 바크가 다시 진지한 얼굴로 돌아갔다. "이번 일, '그' 녀석이 낀건지도 모르겠어." 바크의 말에 론도 표정을 지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이야." "그렇지?지금으로서 가장 생각하기 쉬운건 '복수'야. 그쪽은우릴 통째로 갈아 마셔도 시원치 않을 입장이니까." "미움 받았군. 하여튼 그 그림자 녀석. 슬슬 그 깜한 얼굴을 보일 때도 되었는데 말이야.황제의 말대로 나중을 생각하고 지금은 잠자코 있을 생각인가." 아냐, 바크가 고개를 저었다. "내 추측이지만, 이번 전쟁이나 내전도 좀 서두른 감이 있었어. 무엇보다도 내전의 경우, 반란을 일으킨 네명의 귀족들이 다들제각각 날뛰었지. 덕분에 그렇게 박살이 났지만. 하지만, 만일시간을 넉넉히잡고 녀석이 네명 모두에게 손을 뻗어 일을 꾸몄다면 내전이 그렇게 쉽게 끝나진 않았을거야. 생각이 부족했던지,아니면 손을 뻗을 여유가 없었던지 둘 중 하나겠지. 난후자쪽으로 생각이 들어." "결국 서두르는 무슨 이유가 있다란 소리군. 그런데..바크.이쯤에서 이 이야긴 그만 하는게 좋을거 같다." "응? 왜?" 의아한 얼굴로 묻는 바크에게 턱으로 앞을 가리키면서 론이 말 했다. "레아드가 무서운 눈으로 쳐다 보고있어."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13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94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9/02 13:07읽음:300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94) == 제 9장 < 결말. > == ----------------------------------------------------------- 세상에 괴물 하나가 있었다.괴물은 무엇이든 먹어 치우는 수 많은 입과 그 끝없는 식욕으로 세상을 먹어 치웠다.그걸 불쌍 히 여긴 '신'은 한명의 인간을 땅에 내려 보냈다.인간과 괴물 은 오랫동안 싸웠다. 괴물은 강하고 거대하고 난폭했다. 그러나 결국에 인간의 손에 괴물은 쓰러졌다.쓰러진 괴물의 심장에서 괴물이 여지건 먹어치운 모든 것들이 다시 밖으로 나왔다. 하늘 , 땅, 바다.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명의 여성이 나왔다. 인간은 괴물의심장을 찌른 곳에서 그녀와 인연을 맺었고, 그 자리에 하나의 나라를 세웠다.그의 이름은 엘더 모바스. 그리고 만들 어진 나라는 '하와크'였다. "대, 대단해." 창세 신화에 나오는 최초의 인간이 탄생한 곳. 인간 문명의 시 발점. 그리고 이 곳에서 괴물을 쓰러뜨린 엘더가 하와크를 건국 하고 세운 수도. '넬신'의 경이로운 모습에레아드는 할 말을 잃고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가을 하늘 구름 사이사이로 은은하게 내려오는 빛을 한껏 받아 그 자태를 뽐내는 넬신의 모 습은 그 어떠한 도시들 보다도 빛이 났다.모란의 수도가 장엄 했다면 넬신은 엄숙했다. "신전이란 느낌을 주기 위해 대부분의 건물이 흰색이야. 태양이강하게 내리 쬐는 날에는 그 흰색 건물들이 빛을 반사해서, 멀리서 도시를 보는 사람들은 마치 넬신이 허공에 떠 있는 것 처럼 보게 되지." "흐음~" 레아드는 아쉬운듯 햇살을 가리는 구름을 쳐다 보았다. 그러나 구름 사이로 뚜렷하게 보이는 햇살이도시를 비춰주는 모습 역 시 또 다른 장관이었다. 마치, 신의 손이 어루 만지는 모습이랄 까? "자, 가자." 뒤에 있던 바크가 말을 앞으로 몰면서 둘의 등을 가볍게 쳤다. 레아드와 론이 고개를 끄덕이곤 바크의 뒤를 따라 수도, 넬신으 로 말을 몰았다. "신분증?" "그렇습니다. 신분증이 없으면 수도의 출입을 금하라는 명이 내려 졌습니다. 죄송하지만, 신분증이 없으시다면" 고향으로 가서 신분증을 만들어 오시죠.난데없이 한방 얻어 맞은 것 처럼 바크와 론은 입을 벌렸다. 바크보다 론이 먼저 앞 서 경비병에게 따졌다. "이봐요. 넬신은 성전으로 오는 사람은 설사 적국의 사람이라도맞이하는게 당연하잖아요." "자세한 이유는 저희도 모릅니다. 하지만 신분증이 없다면 절대수도 안으로 들어 갈 수 없습니다." "...." 경비병의 단호한 태도에 론이 입을 다물었다. 그때, 뒤에 있던 바크가 론과 레아드의 팔을 잡아 경비병에게서 멀찌감치 떨어진 곳으로 데려갔다. 론이 허리에 손을 올리면서 머리를 쓸어 넘겼 다. "어쩌지? 신분증 같은건 있지도 안잖아. 거기다 저 태도라면 세명 다 신분증을 조사 할 거 같은데." "수상해." "그래, 수상..에? 뭐가?" "신분증은 문제가 아니잖아.문제는 왜 신분증을 조사 하냐는거야." 론이 턱을 쓰다듬더니 금방 답을 말했다.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서지." "그래. 즉,신분이 확인되지 않는 수상한 놈들은 수도에 들어갈 수 없다란 소리지. 다시 말해서," "수상한 놈들이 이미 수도에 들어 갔거나, 들어 가려 한다는 말이지?"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넬신은 성전이야. 인간이 탄생한 곳으로 인간이라면 그 누구라도 올 수 있는 자격이 있지.하와크의 국왕들은 모두 그 점을잘 알고 있었고 그렇게 실천했어. 그건 1000년 동안 이어진 전통이자 하와크의 자존심이야. 하지만 그런 넬신이 전통과 자존심, 그리고 성전으로서의 이미지를 버린적이 두번있어." "두번?" 생전 처음 듣는 말에 레아드가 바크를 보며 물었다. "한번은 폭군,'지언 하와 루 넬'이 통치를 할 때야. 지독히도폭군이었던 사람이었지만,그 만큼 지독히 겁장이였지. 항상누군가가 자신을 노린다는 생각에 수도의 경계를단단히 했었지. 타국의 사람은 넬신의 출입을 금할 정도였어. 결국엔 아들의 검에 맞아 죽었지만.." "그 다음은?" 당연하게도 레아드가 물었다. 바크와 론이 서로를 마주 보더니 어두운 얼굴을 했다. "다음은? 뭔데?" 다시 묻는 레아드에게 론이 고개를 들더니 말했다. "왕이 암살 당했을 때야." "...에?" "'실드 라이우 덴츠 딘.' 암살을 당했어.두달 동안 넬신은 모든 여행자와 상인의 출입을 금했었지." "그러면 국왕이" "자, 잠깐! 너무 앞서 나갔어!" 레아드의 입이 떨어지기 전에 바크가 손을 앞으로 내밀면서 이 야기를 중단 시켰다.그리고는 병사를 한번 힐끔 보더니 말했 다. "왕이 암살을 당한다는건 장난이 아니야. 정말이라면 이미 수도는 물론 근처 도시까지 발칵 뒤집혔어야 해. 하지만 저 경비원은 물론 지나가는 사람들도 그런 소린 하지 안잖아." "숨기는게 아냐?" "아냐, 다른것도 아닌 왕이 암살을 당했다면,그건 숨길 수가없어. 왕궁에서 일하는 시녀든 병사든 분위기를 눈치챘을 테니까.그리고 무엇보다도 숨기는 거라면 이렇게 문을 닫는 일을하지 말았어야지. 넬신의 문이 닫힌게 두번 뿐이고 그 두번 중한번이 암살에 의해서란 건 왠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니까말이야." "...." 미안하게도 왠만한 사람에 들어가지 못한레아드가 어색한 표 정을 지으며 바크를 쳐다 보았다. 그런 레아드의 시선을 눈치챈 바크가 너 말하는거 아냐.라고 핀잔을 주고는 론을 쳐다 보았 다. "어쨌든,수도 안으로 들어 가고 봐야겠지? 무슨 좋은 방법 없어?" "글쎄다. 가장 확실한건 신분을 밝히는게 아닐까." "확실히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바크가 경비병을 보면서 말했다. "신분을 증명할 증표는 있냐. 없다면 씨도 안 먹힐거 같은데." "난 없는데. 넌?" 황송하게도 황제가 준 증표를 '잊어버린'론이 머리를 긁적이면 서 대답했다. 바크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천상 밤에 숨어 들어갈 수밖에 없겠군." "뭐야, 너도 없는거야?" "자립하는데 그런걸 왜 가지고 나오냐." "그건.. 그렇게 되는건가." "어쩔 수 없군.근처 마을에서 밤까지 기다린 후에 들어가기로하자." 앞 머릴 쓸어 넘기면서 바크가 결론을 지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15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95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9/08 04:44읽음:310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95) == 제 9장 < 결말. > == ----------------------------------------------------------- "자, 간다." 론이 갈고리가 달린 밧줄을 휙휙돌리면서 저 하늘 위로 보이 는 성벽을 향해 말했다.마치 하늘과 닿을 듯이 이어진 거대한 성벽이었다. 붕붕~ 서서히 회전을 더해가면서 원형을 그리는 밧 줄은 어느새 잔상이 보일 정도로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론의 짧은 기합성과 함께 갈고리는 하늘을 향해 뻗 어 올라갔다.잠시 후, 잘칵 하는 소리가 들렸고 밧줄은 더 이 상 움직이지 않았다. "잘 걸렸어?" "그런대로." 밧줄을 힘껏 당겨본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근처의병사들은 아까 뿌려 놓은 수면제로 다 잠들었을 거야. 그러니 내가 먼저 올라갈게." "에? 하지만." "그래." 바크가 선선히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깨어있는 병사가 있으면 어떻게 할건데? 레아드가 물으려 했지만 바크는 그냥 론을 보내 주기로 결정 했다. 다시 한번 론의 짧은 기합성과 함께 론의 몸 이 성벽에 매달렸다. 그리고 빠르고 확실하게 성벽을 발로 밟으 며 올라갔다. 아래서 그런 론을 올려다 보는 레아드가 감탄성을 내질렀다. "와아. 생각보다 잘 타는걸." "취미래." "취미?" 별게 다 취미다. 레아드의 실소에 바크가 어깨를 한번 으쓱 하 고는 성벽에 등을 기댔다.옆으로 잠에 취해 쓰러진 병사가 누 워 있었지만 상관 없는 모습이었다. 레아드가 다시 성벽을 보았 을 땐 론의 모습은 이미 점으로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곧 성벽 안쪽으로 사라졌다. "들어갔어." "신호가 오면 우리도 올라가자." 고개를 수직으로 올리며 바크가 뒤로 넘어가지 않게 성벽에 손 을 얹었다.애초 계획은 이랬다. 아무리 강력한 수면제라고 해 도 이렇게 개방된 지역의 사람들을 전부 잠들게 할 순 없다. 그 래서 먼저 주변을 도는 병사들을 잠들게 한 후, 성벽 위의 병사 들을 소리 없이 쓰러뜨릴 수 있는 론이 올라간다. 위의 일을 다 처리 하면 그때 바크와 레아드도 올라가는 것이다. "..늦는데." 그런데 꽤 시간이 흐를 동안 기다려도론의 얼굴은 성벽 밖으 로 내밀어 지지 않았다.설마 성벽 위에 병사들이 눈치를 챈건 가? 잠시 불길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바크는 절래절래 고개 를 저었다.그랬다면 이미 싸우는 소리가 들렸어야 했고, 병사 몇명에게 당할 론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수직으로 꺽은 고개 가 뻐근한지 레아드가 고개를 숙이고는 휙휙 저었다. 우드득 뼈 부H히는 소리가 들려왔다.그리고는 약간 불안해진 얼굴로 바 크에게 물었다. "론 말야. 설마.. 잡힌거 아닐까?" "글쎄." 레아드가 곱게 눈썹을 치켜 올렸다. "글쎄라니. 뭐야, 그 무책임한 말은? 론을 먼저 보낸건 바크 너였잖아." "기다려봐. 아직 잡혔는지 아닌지도 모르잖아." 바크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레아드는 더욱 심하게 미 간을 좁히고는 바크를 노려보다가 이내 칫. 혀를 차면서 밧줄을 잡았다. 바크가 고개를 돌려 레아드를 보았다. "뭐 하는거야?" "보고도 몰라? 올라 갈 거야." "...." 정말로 밧줄을타고 올라가는 레아드에게 바크가 한숨을 내쉬 었다. 못말리겠군. 바크가 팔을 뻗어 올라가는 레아드의 발목을 잡았다.발목을 잡힌 레아드가 아래를 내려다 보면서 듣기에도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놔." "야, 레아드.론이 걱정되서 올라가는건 좋은데 말이야, 네 말대로 정말 론이 잡혔다면 가서 뭘 하겠다는 거야? 구하긴 커녕올라가자마자 너도 잡힐거 아냐.오히려 너가 론을 위하는 거라면 여기서 기다리는 쪽이 더 옳은거 아냐?" "...." "거기다, 론 부터 보낸건 믿는게 있어서라는 생각은 안들어?" 레아드의 표정이 아주 약간 밝아졌다. "믿는게 있어?" "글쎄. 아, 아냐. 그래. 있어있어. 그러니까 빨리 내려와." 싸늘해지다 못해 얼음짱 같이 차갑게변하는 레아드의 얼굴에 바크가 기겁을 하면서 레아드의 발목을 잡아 당겼다.더 이상 고집을 부려 봤자 필요가 없겠다고느낀 레아드도 선선히 다시 땅으로 내려왔다. 둘은 다시금 론을 기다렸다.그러나 여전히 론은 깜깜 무소식이었다.레아드가 한숨을 내쉬면서 쭈그려 앉 고는 한 손으로 턱을 괴었다. "뭐 하는거지. 성문이라도 열 생각인가.." "말같지 않은 소리." 읏,바크의 냉소에 레아드가 고개를 들어 바크를 올려다 보았 다. 꽤 매서운 눈이었지만, 바크는 무심한 얼굴로 성벽 위를 바 라볼 뿐이었다. 쳇, 망할. 고개를 저으면서 레아드는 시선을 땅 으로 옮겼다. 순간, 바크와 레아드가 동시에 성벽에서 떨어지면 서 검을 잡았다. 레아드와 바크의 입이 약간씩 벌어졌다. "저..저?" - 쿠구구.. - 쓰러진 병사들의옆으로 절대 열리지 않을 듯 생각한 철문이 서서히 움직이면서 열리고 있었다.말이 씨가 된다? 어릴적에 들은 속담을 떠올리면서레아드는 열리는 철문을 바라보았다. 곧 철문은 사람 한두명이 오갈 수 있을 정도로 열렸고 그제서야 움직임을 멈췄다. 눈이 좋은 레아드가 철문 안쪽을 보았지만 안 은 완벽한 어둠.혹은 굉장히 넓은 공터인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레아드가 작게 입을 모아 이름을 불렀다. "론?" "....." "거기 론이야?" "....." 인기척은 느껴지지만 대답은 없다.레아드가 어깨를 으쓱하며 바크를 쳐다 보았다. "바크?" 딱딱해진 바크의 얼굴에 놀란 레아드가이번엔 바크의 이름을 불러 보았다.바크는 잠시 그대로 서 있다가 입술을 길게 늘어 뜨렸다. "..이었나." "응?" "아냐, 들어가자." "하지만, 론은?" "뭘 물어? 안에 들어갔으니 안에 있겠지." 당연하다는 듯이 말한 바크가 앞장 서서 조금 열려진 성문 안 으로 들어갔다. 의아한 바크의 행동에 어리둥절한 레아드도 곧 바크를 따라서 안으로 들어갔다. - 쿠구구.. 쾅! - 레아드가 성문 안으로들어가고 몇 발자국을 걷는 순간, 갑자 기 성문이커다란 소리를 내며 열릴때와는 비교도 안되는 속도 로 닫혔다.놀란 레아드가 고개를 뒤로 돌리는 순간, 앞쪽에서 눈을 아프게 하는 수십개의 횃불이 켜졌다. 다시 앞쪽으로 시선 을 옮긴레아드의 눈에 자신들에게 활을 겨누고 있는 수십명의 병사와 그에 비례하는 검을 든 병사.그리고 그들의 중앙으로 한 기사의 모습이 보였다. 레아드가 앞으로 나서면서 소리쳤다. "론!" "기다려." 놀란 레아드의 앞으로바크가 팔을 펼치면서 달려가는 레아드 를 막아섰다. 그리고는 조용히. 그리고 위협적으로 기사를 노려 보았다.기사는 싱겁다는 눈으로 바크의 시선을 받으면서 손에 들고 있던 것을 툭 땅에 던졌다. "....." 기사의 손에 버려진 그것은아무런 저항도 없이 땅에 널브러 졌다. 10여 분 전에 일행에게 자신만만한 얼굴로 성벽을 올라갔 고 레아드는 모르지만 기사 몇명 쯤은 간단하게 날려버릴 수 있 는 실력의 소유자. 론은 그렇게 땅에 늘어져 있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15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96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9/08 04:45읽음:281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성검 전설> (196) == 제 9장 < 결말. > == ----------------------------------------------------------- "론, 괜찮아? 론!" 기절을 한건지 죽은건지 쓰러진채 미동도 하지 않는 론에게 레 아드가 핏발이 서도록 소리를 쳤다.어떻하든 몸이라도 뒤척인 다면 안심을 할 수가 있겠지만, 론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숨조 차 쉬고 있는건지 알 수가 없어서레아드는 속이 탈대로 탔다. 바크가 없었다면 기사나 병사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론에게 달 려 갈 태세였다. "시끄럽군. 기절을 한거니 그 시끄러운 입 좀 다물어." 정면에 서 있는 기사가 쓰러진론의 몸을 툭 차면서 말했다. 론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안도의 한숨. 레아드가 바 크의 어깨를 잡으면서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기사를 노려보 던 바크가 입을 열었다. "당신.. 어디선가 본 얼굴이군." "그런가? 나도 너희들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드는군. 아마도 룬즈가의 경매장이었지?" "과연. 그때 그 귀찮은 녀석인가." "아아앗!? 그 사람? 당신 기사였어?" 생각이 난 듯 레아드가손가락으로 그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몇달 전.룬즈가의 보석을 훔치는 일을 하는 도중 길거리에서 갑자기 검을 뽑아 들고 '너희 아이리어와 무슨 관계지?'라는 둥 의 물음을 던지던 사람.근데 그가 여기서 기사의 복장을 하고 저렇게 서 있다니.. 잠시 설명하자면, 다른 도시에서 기사 노릇 을 하는 것과 수도에의 기사란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하와크에 기사란 이름을 쓸 수 있는건 단 30여명,그 외엔 전부 기사 후 보란 이름으로 불리운다.하지만 이름이 별로인데다 후보란 말 의 어감이 좋지 않기 때문에왠만해선 전부 기사라고 불러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건 다른 지방의 도시에서나 였지, 수도에서 기사라 칭하고 행동을 한다는 것은.그가 '진짜' 기사일 때에 한해서였다. 즉,"엘리도리크?" 떨리는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키던 레아드가 물었다.엘리도리 크. 대륙 최고의 기사 집단.같은 수로는 포르 나이트 조차 상 대가 되지 못한다는 최강의 기사들이었다. 그 수는 단 30명. 검 술과 학문에서 최고의 최고들만이 될 수 있는 가장 명예로운 자 리였다. 바크가 한손을 허리에 걸치면서 기사를 노려보았다. "이름이.. 키슈. 맞나?" "키슈 파얼이다." "파얼가의 사람인가. 오랜만에 가문이 체면 좀 차렸겠군." 꿈틀. 멀리서 봐도 키슈의 얼굴이 일그러지는걸 알 수 있었다. 어, 어이. 바크. 괜히 신경 건들지 마. 작게 속삭이는 레아드였 지만 바크는 그런 레아드의 바램을 완전 무차별하게 묵살했다. "80년 만인가?'니'가에 가려서 빛을 못 보더니 이제서야 기사한명이 나왔군.죽기 전까지 충분히 자랑을 하는게 좋을거다. 아마도 다음 기사가 나오는건 200년 후나 될테지." "이, 이 자식!" 신기하게도 키슈는 핏대를 세우며 바크를 죽일듯이 노려보았다 . 그도 그럴 것이 방금 전 바크의 말은 '파얼'가인 키슈로선 가 장 가슴 아픈 말이기 때문이었다. 원래 하와크에서 가장 유명한 기사 가문을 꼽으라면 첫번째로 파오니가 태어난 니 가. 그리고 지아 가와 파얼 가가 있는데 이상하게도 80년 전부터 파얼 가에 선 단 한명의 기사도 나오지 못한 것이었다. 그와는 반대로 '니 '가는 한 세대에 5~6명씩의 기사를 배출했다. 지아 가도 세대에 2~3명의 기사를 배출했고, 무엇보다도 현재 기사단의 장이 지아 가의 인물이었으므로 파얼은 비교가 될 수도 없었다. "....." 뿌드득. 이를 갈면서 바크를 노려보던 키슈가 어느 순간 꽉 쥐 었던 주먹에서 힘을 빼고는 다시 담담한 얼굴로 돌아갔다. 그리 고는 주변의 병사들에게 손을 들더니 바크를 가리켰다.키슈의 입에 득의의 미소가 떠올랐다. "그 빌어먹을 주둥아리. 고문을 받을때도 똑같이 재잘거리나 두고 보겠다." "미안하지만, 이쪽은 고문 같은거 받을 생각 없어." ...뭐? "뭐.. 뭐?" "잡힐 생각 따윈 없다고 말했다." 뭘 믿는건지 끝도 밑도 없는 바크의잘난 행동에 키슈는 물론 이고 주위의 병사.레아드까지도 할 말을 잃어버렸다. 상대는 검을 든 병사가 30명.활을 겨눈 병사가 30명. 그리고 기사 한 명인데 우리는 단 2명.뭘 믿고 그러는 거야? 눈빛으로 애절하 게 바크를 바라보는 레아드였다.키슈가 한동안 멍청한 얼굴로 바크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이마에 손을 얹더니 실소를 했다. "하. 돌았군. 돌았어. 주절주절 잘도 떠드는구나. 그럼 어디 그실력을 보여봐라. 두명이서 뭘 어떻게 하는지 즐기며 봐주지." "흥." 이번엔 바크가 냉소했다. "그 정도 머리 밖에 없으니 80년간 그 지경인 모양이겠지. 다시한번 말하겠지만 고문을 받을 생각도,순순히 잡힐 생각도 없다. 그리고 틀린 말을 정정해 주자면." 옆에 있는 레아드만 보일 정도로 희미하게 바크가 미소를 띠었 다. 그리고 말했다. "우린 둘이 아니라 셋이야." "..뭐?" 키슈가 얼떨떨한 눈으로 바크를 쳐다 보았다. 그리고 레아드에 게 시선이 옮겨지더니 '저게 둘.'이라는표정으로 다시 시선을 세번째가 될 수 있었던 '기절한 론'에게 옮겼다.순간, 키슈의 손이 검집에 닿았다. 하지만 론이 좀 더 빨랐다. 기절한채 절대 깨어나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론의 몸이 튕겨지듯 뛰어 오르면서 기사인 키슈에게 달려들었다.동시에 주변의 병사들이 론을 겨 누었지만 터진 론의 고함소리에 모두들 움찔했다. "움직이지 마!" 반쯤 뽑혀진 키슈의 검. 그리고 키슈의 얼굴 바로 앞으로 뻗은 론의 손. 그리고 그 손에 들려있는 약병. 그 안으로는 찰랑거리 는 약간의 액체가 보였다. 론이 얼굴을 찡그리며 키슈에게 엄숙 하고 위협적으로 경고했다. "젠장. 더럽게 아프군.너, 움직이지 않는게 좋을거다. 한방울이라도 튀면 죽을 때까지 날 원망하면서 살아야 할테니까 말이야. 여자들에게 잘 보이고 싶다면 내 말 듣는게 좋을거야." "무, 무슨" "염산이다. 그것도 초강력. 사람의 가죽 따위는 닿는 순간 녹여버리지. 한방울이면 얼굴 반 정도는 태울수 있어. 뜨겁다고 문지르면 더 효과 만점이지. 시험해 볼 생각 있으면 검을 뽑아도좋아." 물론 그럴 생각은 전혀 없을 키슈였다.주변의 병사들도 갑작 스런 사태에 어쩔줄을 모른채 상황을 지켜 보기만 할 뿐이었다. 레아드가 반가운 얼굴로 론에게 다가갔다. "괜찮아?" "응. 뒷통수가 좀 아프긴 하지만 괜찮아. 그리고 고마워." "에? 뭘?" 손은 앞으로 뻗고 고개는 뒤로 돌린채 론이 웃으면서 말했다. "레아드가 불러줘서 깨어났거든~" "아.. 아, 응." "간지러운 소리 그만 해." 레아드의 뒤에서 다가온 바크가 론의 이마를 콩. 쳤다. "그나저나 어떻게 된거야? 그렇게 축 늘어지다니?" "아, 방금 전 말이야?실수였어. 잠깐 한 눈을 팔다가 그만 뒷통수를 맞고 기절을 해 버렸었거든." "칠칠치 못하게시리." "할 말 없군." 론이 장난스럽게 입을 다물었다. 레아드가 긴장된 얼굴로 약병 안의 염산을 바라보는 키슈와 병사들을 쳐다 보면서 말했다. "그나저나 이 사람들은 어쩌지?성 안에 들어가긴 해야 할텐데말이야." "전부 묻어버릴까?" 과감한 론의 발상에 키슈는 물론이고 병사들 까지 얼굴이 일그 러졌다. 바크가 그런 그들의 얼굴을 보면서 피식 웃었다. "그거 좋은 생각이긴 한데.60명을 묻으려면 아침까지 땅을 파도 모자를거야." "그럼 간단하군." 론이 한 손은 뻗은 채로다른 한 손을 품속에 넣어 푸른 가루 가 담긴 자루를 꺼냈다. "재워버리자." "아, 그거 좋은 생각이다. 어때?" "뭐. 상관 없겠지. 성에 들어갈 시간만 벌 수 있다면 무슨 수를쓰던 상관없어." "그럼, 결정. 레아드, 바크. 둘다 잠시" "바크라고!!" 론이 자루를 풀면서 말을 하는데갑자기 앞에 있던 키슈가 버 럭 소리를 질렀다.하마터면 깜짝 놀란 론이 키슈의 얼굴애 염 산액을 튈뻔 했지만 키슈는 그런건 상관도 없다는 듯 바크를 커 다랗게 변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바크..라니. 니아 바크를 말하는 거냐?" "뭐, 그런 이름이지." 알아본 건가.바크가 볼을 긁적였다. 일이 편하게 되겠군. 바 크는 물론 론도풀어진 얼굴로 염산액을 키슈의 얼굴에서 치웠 다. 그러나 키슈의 행동은 둘의 생각을 완전 엎은 것이었다. "니아 바크.." 엄숙하다 못해 딱딱한 얼굴로 바크의 이름을 부른 키슈가 반쯤 나오다만 검을 뽑아 들고는 바크와 론. 그리고 레아드를 한꺼번 에 몰아 노려보면서 소리쳤다. "살인 및 방화. 그리고 지엄하진 국왕 폐하의 암살 기도의 죄! 하늘을 가릴 만큼의 죄를 지었으면서 다시 수도로 돌아오다니그 빌어먹을 목과 주둥아리! 오늘은 받아내겠다!" "뭐. 뭐라고!?" 론과 바크가 동시에 소리쳤다.억울하다! 라기 보다는 어이가 없어서 한 소리였다. 하지만 그런 둘의 말은 그 뒤를 이어 울려 펴진 키슈의 고함 소리에 묻혔다. "사정 볼 필요 없다! 죽여라!!"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16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97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9/09 15:56읽음:314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197) == 제 9장 < 결말. > == --------------------------------------------------------------------- "무슨.." 탕~! 날아오는 화살을 검으로 튕겨낸 바크가 크게 소리쳤다. "짓이냐! 그만둬!" "닥쳐!!" 이유를 알 수 없는 무시무시한 살기에 바크는 입을 다물었다. 살인, 방화 . 그리고 암살 기도? 성공하진 않았단 소리겠군..이지만 그런거 보다 일 행에겐 60명의 병사와 분노한 기사를 무사히 지나가야 한다는 중대한 과제 가 먼저였다. 스윽. 검을 들어 올린 키슈가 바크를 가리키며 외쳤다. "두가지 선택을 하게 해 주겠다! 내 검에 맞아 죽겠는냐, 아니면 목이 잘리겠느냐!?" "....." "잘 들었다." "어, 어이!" "핫!" 닫혀진 성벽을 뒤로 한 채.60명의 병사들이 포위를 한 채, 키슈가 바크 에게 돌진했다. 억울하게도 검에 맞아 죽게 생긴 바크는 서둘러 뒤로 물러 났고 그 사이로 론이 염산병을 던졌다. 병이 깨지면서 유독한 연기가 땅에 서 부터 솟아 올라왔다. 덕분에 기사의 돌격은 잠시 멈춰졌다.론이 벌어 준 약간의 시간으로 몸을 추스린 바크가 키슈를 노려보았다. "후회 할 짓 그만두고 물러나!" "웃기는 소리!" 연기가 하늘로 사라지자 다시 한번 키슈가 검을 들면서 달려들 자세를 취 했다. 바크가 키슈를 노려 본 채로 한 손을 론에게 뻗었다. "화염탄!" "쏴라!" 바크의 말을 들은 키슈가재빨리 손을 뒤로 뻗어 화살을 겨누고 있던 병 사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간발의 차로 론에게 약병을 건네 받은 바 크의 행동이 빨랐다. 키슈와 일행의 사이로 거대한 불기둥이 치솟았다. 그 사이로 몇몇 화살이 뚫고 들어오긴 했지만 대부분이 불기둥 덕분에 빗나가 고 말았다. 뒤는 성벽, 앞은 불의 장벽. 약간의 시간을 벌게 된 일행은 그 시간을 헛되이 보낼 생각이 없었다. 곧 바로 긴급 회의가 열렸다. "암살 기도?" "당했군." 그것도 아주 멋지게 당했어.이를 갈면서 바크가 주먹을 쥐었다. 자신의 가출... 아니, 자립 소동은 아마도 지금 쯤 왠만한 정보 통이 있는 인간들 은 다 알게 되었을 거다. 그 중에 어떤 빌어먹을 녀석이 그 점을 이용해서 수도의 기사들을 엿을 먹여 놓은 모양이다.덕분에 무슨 이유인지도 몰랐 던 일행으로서는 그야말로 마른 하늘에 벼락 맞은 꼴이 되버렸고.. 의아한 얼굴을 해보이는 레아드에게 바크가 어깨를 잡고 말했다. "설명 할 시간이 없으니 간단하게 할게. 성으로 들어가야 해!" "당연한 소릴." 당했다.란 의미를 정확히는 몰라도 대충 이해를 한 레아드가 고개를 끄 덕였다. 점점 사그라드는 불길을 보면서 바크가 론에게 물었다. "론, 성벽을 부술, 뭐 좋은거 있어?" "있긴 하지만. 너무 가까워. 이 거리에서 성벽을 날리면 우리까지 같이 날라갈거야. 위험해." "그럼, 다른 수가 없겠군. 일단, 뭔가 요란한건 다 꺼내서 써 봐." "무슨?" "설마 이 수도에 나 하나 알아볼 사람이 없겠냐?" "아아~ 그렇군. 좋아! 화려하게 놀아주지!" 탁! 손바닥에 주먹을 소리나게 넣은 론이 자신있게 소리치면서 헐렁한 가 운을 벗었다. 그 안으로 가죽 조끼가 나왔는데 그걸 들춰내자 경이로울 정 도로 수많은 약병들이 나타났다.재빨리 푸른색과 붉은색의 띠가 달린 약 병들을 골라 빼낸 론이 그 중 반을 레아드와 바크에게 주면서 소리쳤다. "맞으면 위험하니까 사람에겐 던지지 마! 자아~~" "조준!!" 반대편으로일행이 보일 정도로 불길이 낮아지자 키슈가 검을 앞으로 내 밀면서 외쳤다.하지만 커다란 바람이 불어 불길이 한쪽으로 쏠려 덕분에 일행의 모습을 본 키슈는 얼굴을 굳히면서 검을 내렸다. "쏴!..아, 아니! 엎드려!!" "던져!" 동시에 양쪽에서 고함이 터져나왔다.다행스럽게도 이번엔 키슈 쪽의 행 동이 좀 더 빨랐다. 바짝 엎드린 키슈의 머리 위로 한개의 약병이 핑그르 르 회전을 하면서 병사들 뒤의 공터로 떨어졌다. 챙강~ 화악! - 번쩍-! - 눈을 멀게 만드는 엄청난 섬광이 터졌다.아주 잠깐 동안이지만 어둠에 가려 보이지 않는성까지 환하게 보일 정도의 엄청나게 강렬한 빛이었다. 그게 끝이나고 그 뒤를 이어 터진건 화염탄과는 다른 폭탄이었다.조용하 고 그래서 신성한 밤을 끝장내는 거대한 폭음이 사방을 갈랐다. 그리고 뒤 를 이어 하늘에 7개의 태양이 갑작스레 생겨났다.수도 전체가 대낮같이 환해졌다.론이 자랑하는 초특급 조명탄이었다. 수도의 서쪽 성문은 순식 간에 전쟁터 처럼 변했다. 폭발, 폭음, 폭염. 하늘을 가르는 빛. 수십개의 폭죽을 동시에 터뜨린다 해도 이 이상의 장관을 보기 어렵다고 생각 할 만 큼 엄청난 광경이었다. 그리고 그 광경은 무려 수 분동안 지속 되었다. "자, 마지막이다~" 손에 들고 있던 섬광탄을하늘로 던진 론이 두 손을 탁탁 털었다. 바로 위에서 천둥이 치듯 하늘이 하얗게 변했다가순식간에 다시 어두워졌다. 그리고 그걸 마지막으로 번쩍이고, 터지고, 타오르던 일은 끝이났다. "....?" 양팔로 머리를 감싼채 땅에 납짝 엎드렸던 키슈 외,병사들이 사방이 잠 잠해지자 한명한명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 았다.마치 한 차례 전쟁이 서쪽 성문만을 강타하고 지나가기라도 했듯이 서쪽 성문 주변은 엉망이었다.움푹 안으로 들어간 땅. 아직도 타오르는 화염. 하늘을 가리는 검은 연기.오직 키유와 병사들이 있던 자리만이 깨 끗했다. 기사이긴 하지만 젊고, 전쟁에 참가해보지 않았던 탓에 키슈도 얼 이 빠진 얼굴이었다. 지금 도망을 친다면 해볼만 했지만 일행은 그냥 그대 로 병사들이 일어나길 기다려 주었다.애초에 도망을 칠 생각이었다면 병 사들 머리 위로 화염탄 하나 던졌으면 간단했을 거다. 하지만 그랬다면 정 말로'살인, 방화, 국왕 암살 기도'를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에 일행은 도 망치지 않기로 암암리에 결정을 했다. 바크가 검을 들면서 말했다. "끝이군. 이제 바라는건." 론이 말을 가로챘다. "너가 유명하길 바라는거 뿐이지. 그 얼굴, 많이 팔렸기를 바란다." "글쎄다. 수도에 마지막으로 와본지가 5년 전이던가? 넌 어때?" "공식적으론 12년 만." "비공식으론?" "작년." "꽤나 돌아다녔군." 일이니까. 대답을 하면서 론이 피식 웃었다. 어느새 주춤하는 자세로 다 들 일어나 있었다. 론의 시선을 따라 키슈를 본 바크가 턱을 만지작 거리 면서 물었다. "계속 해 볼 생각인가? 우린 그쪽 목숨을 꽤나 생각해 주고 있는데 말야. 은혜 정도는 잊지 말아 줬으면 좋겠어." 원한..? 이 얼마나 깊었는지, 아까부터 키슈의 신경을 긁다못해 파헤치던 바크는 그 태도 그대로 또 말을 꺼냈다.경미하게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 던 키슈가 그 말에 고개를 치켜 들더니 바크를 노려보았다. "..죄인 주제에.. 더러운 입을 놀리지 마라." "흐음~ 그럼 그 죄인이 네 얼굴에염산을 뿌리고 화염탄을 던지고 도망을치는게 얼마나 쉬운 일이란 것도 알겠군." "...바라는게 뭐냐?" 약간은 이해를 했는지 검을 들면서 키슈가 물었다. 다행히 멍청하진 않군 . 바크가 말했다. "오해를 풀고, 날 알아볼 사람을 데려오는 것." "너가 누군데?" "스스로 말하지 않았나? 니아 바크다." "큭. 이 자식!" 검을 들어 당장이라도 바크를 내려칠 기세로 키슈가 인상을 찡그렸다. 어 라? 뭔가 반응이 이상한데? 옆에서 보고 있던 레아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 옆을 돌아 바크와 론을 보니 둘도 역시 의아한 표정이었다. 그때 멀리서 고함 소리와 말발굽 소리가 들려 와 키슈와 바크의 대화는 잠시 동안 끊어 졌다.서쪽 성문으로 이어지는 길목에서 수십 필의 말들이 달려오는게 보 였다. 곧 그들은 일행과 키슈의 앞에 도착했다.가까이 오자 그들의 모습 이 정확히 보였다. 다섯 명의 기사를 선두로 거의 100여 명의 병사들이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가장 선두에 선 붉은 갑옷의 기사를 본 바크가 얼굴 을 환하게 피면서 소리쳤다. "류크!" 가장 거대한 말에 가장 거대한 몸을 싣고 일행근처로 오던 붉은 갑옷의 기사는 갑자기 호명이 되자 고개를아래로 내려 바크를 쳐다보았다. 커다 랗고 각이진 사나이의 얼굴에 약간 의아한 빛이 떠오르더니 곧이어 놀라움 의 빛으로 변했다. "바크님?" 몸집에 어울리지 않게 작은 소리로 그가 확인하듯 물었다. 바크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검을 검집에 넣고 그에게 다가갔다. 운이 좋았군. 처음 달려온 사람이 바크를 알고 있었다니. 뒤 쪽에 있던 론과 레아드는 가슴을 쓸어내 렸다. 하지만 그 뒤를 이어 터진 상황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 퍽! - 아주 짧은 순간. 바크가 류크라 불려진 기사에게 다가가는 순간, 옆에 있 던 기사가 갑자기 달려 들어 검의 손잡이로 바크의 목덜미를 내려 친 것이 었다. 그리고 동시에 수명의 병사가 달려 들어 이미 기절해 쓰러진 바크의 몸에 올라 타 밧줄을 가지고 순식간에 몇겹으로 몸을 묶어 버렸다.뒤에 있던 론과 레아드가 놀라 달려드려는 순간, 붉은 갑옷의 기사가 둘의 앞을 막았다.무시무시한 살기와 위압감. 이것은.. 이게 엘리도리크? 타오르는 불길을 등진 사나이의 몸은 마치 거대한절벽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주 었다. 겨,격이 틀려. 사나이의 살기에 짓눌린 레아드가 저도 모르게 뒷 걸 음을 쳤다. 몸이 떨렸다. 이건.. 그래, 한번 느껴본 적이 있는 느낌. 포르 나이트 최고의 실력자라고 말하던하슈바츠 로야크의 앞에서 한번 느껴본 그 느낌이었다. 뒷 걸음 치는 레아드의 앞으로 론이 묵묵히 나섰다.보기 만 해도 치가 떨릴 정도로 매서운 사나이의 눈을 정면으로 보면서 론은 그 자리에 멈춰섰다.자신의 살기를 간단히 물리치고 마주보는 론의 겁 없는 행동에 류크가 의아한 듯 입을 열었다. "당신은?" "론이다. 아이리어의 사람이지." "로느 아이리어 님이십니까?" "아는군." "바크님과는 무슨 관계신지?" "인질이였다. 더러운 녀석이지." 거짓말. 아이라도 속지 않을 말이었지만, 류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까. 성으로 모시겠습니다. 절 따라오시죠." 가볍게 고개를 숙여보인 류크가 몸을 돌렸다.그제서야 엄청난 압박에서 풀려난 레아드가 기절을 하듯이 털썩, 땅에 주저 앉아버렸다. 론이 넘어진 레아드를 부축해서 일으켜 세웠다. 론의 어깨에 몸을 기댄 레아드는 헉.헉 . 숨을 몰아 쉬고는 간신히 고개를 들어 멀리, 앞으로 밧줄에 포박되어 끌 려가는 바크를 보았다. "하아.. 후.. 그래서.. 바크는?" 론이 고개를 저었다. "일이 이상해. 뭔가 대단한 함정에 빠진거 같은데 뭔지 모르겠군. 일단 이대로 따라가 보자." "으.. 응."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론의몸에 기대 앞장을 서서 가는 기사들의 뒤를 따랐다. 계속.. ps:70칸은 어렵군요.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17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98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9/16 03:37읽음:290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198) == 제 9장 < 결말. > == --------------------------------------------------------------------- 서쪽 성문에서 부터 왕궁까지의 길은 쭉 뻗은 대로였다. 마차 5~6대가 동 시에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폭 “?곧은 대로의 끝에는 수도의 절정. 전 설에서나 들어봄직한 거대한 탑이 서 있었다. 도도하게 홀로 밤 하늘을 흐 르는 달의 앞을 막아 선 탑은 그 위용과자태를 뽐내 듯 달과 별의 빛을 받아 눈을 간지럽히며 한껏 반짝였다.전설, 혹은 이야기에서나 들어 볼 과거, 마법 시대의 유물이었다. 밤 하늘을 반으로 가르는 거대한 탑. 그것 은 마치 하늘의 신을 향해 땅의 인간들이 처 올린 검과도 같았다. "태어났기 때문에 죽어야 한다.간단하지만, 가장 완벽하고 깨어질 수 없는 진리에 인간은 절망하고.영생을 위한 끝 없는 절망은 마침내 인간이신을 범하는 지경까지 끌고갔다. 창조주의 머리를 들고 죄를 지은 아이처럼 어쩔 줄 몰라하는 인간만이 남겨진 세상. 인간이 인간을 만들고, 인간이 신을 창조하는 어른 없는 아이들만의 세상.그 오만은 하늘을 가르며그 죄는 땅을 덮는다.인간, 그 수없이 거대한 죄악을 가슴에 품고 영원토록 잠들라." 기사와 병사들의 행렬의 중앙 부분에서 일단은 '호위'를받으며 말을 몰 던 론이 나지막하게 입을 열고는 책에서 나올직한 말을 꺼냈다. 주위로 일 행을 감시하며 걷던 몇몇 병사들이 의아한 얼굴로 론을 쳐다 보았다. 론이 손가락 하나를 치켜 세우며 웃었다. "예전 세상에 살던 사람이 쓴 책에 나온 구절이야. 꽤나 그 세상이 마음에안 들었던지 대부분이 이런 내용이지." "....." 그러나 풀죽은 모습의 레아드에겐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말을 좀 시켜 볼까.해서 꺼낸 이야기였는데. 아무래도 효과가 없는 모양이었다. 혀를 찬 론은 뒷머릴 한번 긁적이고는 앞을 보았다.바크에겐 미안한 말이었지 만, 가끔 이럴때면 뭔지 모를. 아니,확실하게 쓰린 느낌이 들었다. 씁쓸 하다고 할까. 론은 다시 고개를 돌려 레아드를 보았다. 어두운 얼굴. 힘이 없고,그리고 쓸쓸해 보인다. 그 쓸쓸함은 론에겐 다른 감정으로 전해져 왔다. 질투일까? 분명 다른 느낌이라고 생각 할 순 없었다. 자신이 사라져 도 레아드는 저런 얼굴을 할까? 분명히 레아드는 자신을 친구로 생각하고, 그리고 착하니까.. 착하니까 슬퍼하고 괴로워 할테지. 하지만... '..그 뿐이다.' 더 이상의 의미도, 가치도 없는 그 뿐이었다.하늘에 뜬 달이 탑에 가려 서 일까? 약간은 어두워진 주변을 느끼면서 일행은 신을 죽인 인간이 만들 어 낸 죄악의 나락. 왕궁으로 발을 내 디뎠다. "걱정돼?" 이리저리. 정신없이 방안을 서성거리는 레아드를 향해, 의자에 편한 자세 로 앉은 론이 턱을 괴면서 물었다. 방의 이쪽에서 저쪽으로 왔다갔다 하던 레아드가 멈칫, 발을 멈추더니 고개를 돌려 론을 쳐다 보았다. "말이라고 해? 당연하잖아." 확실하고, 그리고 냉정하게 쏘아 붙인 레아드는 다시금 방안을 걷기 시작 했다. '당연한건가.' 턱을 괸채 한숨을 가볍게 토한 론이 허리를 펴면서 방문 쪽을 보았다. 문 은 굳게 닫혀 있었다. 아마 그 밖으로는 병사 몇명 아니, 기사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말은 '편히 쉬세요.'였지만,분명한 감금 행위였다. 한 번, 두번,자신의 앞으로 스쳐 지나가는 레아드를 세면서 론은 눈을 감고 몇십 분 전의 일들을 머리 속으로 떠올리기 시작했다. 뭔가 어긋난 기분이 었다. - 말하지 않았나? 니아 바크다. - - 큭, 이 자식! - 가장 놀란 점은 역시 풋내기 기사 키슈의 행동이었다.아마도 바크와 자 신은 기사들이 '가짜 바크'란 인물에게 속아서 저렇게 화를 내는거라고 착 각을 했었나 보다.즉, 기사들이 바크의 행세를 하는 가짜를 잡으려고 그 렇게 공격적인 행동을 했었고, 이 쪽이 가짜가 아닌 '진짜 바크'라는 것을 알게 해 주면 모든게 끝이 날거라고 생각을 했던 것이었다.하지만 그 생 각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진짜 바크를 알아보는 사람이 왔음에도 불 구하고 바크는 당연하게도 죄인으로 잡혀간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기사 들이 눈에 불을 켜고 찾던 것은 가짜가 아닌 진짜였다... '란 소린가. 확실히 생각이 짧았군.' 키슈의 행동에서 눈치를 챘어야 했던 것을,설마 이 정도로 치밀하고 대 단한 함정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설마... 왕궁의 모두가 가짜에게 속아서 왕에게 접근하도록 놔둔 거였나. 정말 그렇다면 그건 더 심각해.' 사십. 레아드가 지나가는 소리에 하나를 더 추가하면서 론은 생각을 다시 정리했다.바크, 니아 바크.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 3개도 아니고, 무려 4개의 단어로 이루어진 이름을 가진 바크였다.레아드는 어려서부터 치고 박고 하는 사이여서 깨닷지 못하는 듯 하지만,4개의 단어로 이름을 가진 바크의 신분은 그야말로 엄청난 것이었다. 모란의 황제조차도 바크에 게 성의를 보일 정도였으니 그 지위의 높음은 더 말할 필요가 없었다.그 정도로 높은. 그리고 앞으로 더 높아지게 될 바크이니 주변의 귀족이나 영 족들이 그냥 놔둘리가 없다. 1년에 한번이라도 더 바크를 만나려고 안달을 하는게 바로 그들이었다.사실, 바크의 얼굴이 많이 알려졌기를 원한다던 론이었지만 그 부분에 관해선 걱정을 하지 않고 있었다. 걱정을 하지 않아 도 될 만큼 바크의 얼굴을 아는 사람은 많았기 때문이었다.근데 문제는 여기서 생겨났다.바크를 아는 사람이 그렇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왕궁의 그 누구하나 가짜를 '가짜'로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이다.변장은 변장 할 상대를 사람들이 잘 모를때나 하는 법이다. 양들의 무리에 이리가 양의 탈 을 쓰고 들어간다고 양들이 그걸 양으로 착각하지않는 것과 같은 것이었 다.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녀석은 성공했다.아니, 결과적으론 암살 미수였으니 실패를 한거였지만,론이 걱정하는건 바로 그 점이었다. 왕이 죽는건 그거 나름대로 문제지만, 만일에... 만일에 녀석이 노린게 원래 이 런거 였다면?참으로 황당 할 정도로 완벽한 암살 계획이라고 할 수 있었 다. 노린건 국왕이 아닌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하와크에서 가장 거 대한 권력을 쥘 소년. '쳇! 아냐. 멍청한 생각이다.' 갑자기 론이 고개를 저었다. '죽일거면 그냥 죽이면 되는거다. 이렇게 구차하게 연극을 하면서 까지 죽일 필요는 없어.' 여행을 하는 18살 짜리 소년 한 명을 죽이는건 정말로 간단하다.국왕의 암살 기도 정도의 위험한 일을 꾸미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 우연일까? 며칠 전 일어난 이리떼 사건. 바크의 목숨을 노린 녀석들의 짓 이었다. 뭔가 실타래가 풀리다 얽혔다는 생각이 들었다.어디서부터 연결 이 되었는데 그게 어디까지인지,그리고 어떻게 연결이 된 건지알 수가 없었다. - 똑. - 팔십? 레아드가 론의 앞을 지나다가갑작스레 들려 온 노크 소리에 발걸 음을 멈췄다.레아드가 문을 가렸기 때문에 론도 자리에서 일어나 레아드 의 옆에 섰다.둘이 나란히 선채 문을 바라보자 문이 열리면서 한명의 청 년이 안으로 들어왔다. 20대 초? 젊고 그리고 조용해 보이는청년은 고개 를 숙인채 방안에 들어오더니 조용히 문을 닫았다. 그리고 고개를 들었다. "간만이군." "키슈!?" 숙였던 고개를 들자 거기엔 어느새 젊고얌전한 청년은 어디론가 가버리 고 패기있고 건방진 눈빛의 키슈가 서 있었다. 론이 손을 허리에 걸치면서 비웃 듯이 말했다. "아까 당한 화풀이라도 하려고 온건가. 주소를 잘못 찾았군. 바크는 이 밑감옥에 있어. 그리고" "..론." 론의 말에 레아드가 흘겨보면서 론을 가볍게 질책하 듯 불렀다. 론이 험, 헛기침을 하고는 다시 말했다. "어쨌든 난" "어쨌든이 아냐." ..... "...." "사과해. 둘 다." 레아드가 조용하지만 분명히 화가 난 얼굴로 팔짱을 끼고 론에게 말했다. 사, 사과를 하라니?바크가 잡혀간건 저 녀석 때문이라고? 머뭇거리던 론 이 막 이 말을 하려던 참에 키슈가 먼저 입을 열었다. "사과하마. 모두들 폐하의 일로 제정신이 아니여서 본의 아니게 너희를 괴롭히게 되었다. 자칫 잘못했으면, 사상자가 생겼겠지만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으니 사과해 주기 바란다." 아까와는 완전 딴판으로 진정한기사의 모습을 보여주며 론에게 할 말을 없게 만든 키슈가 고개를 숙여 보였다. 이번엔 론 차례였다.끝까지 사과 같은거 하고 싶지 않은 론이었지만,끝끝내 레아드의 시선을 이겨내지 못 하고 결국 입을 열게 되었다. "미안하군. 듣기 괴로웠다면 사과하지." - 탁. - 듣기에도 성의 없는 말에 뒤에 있던 레아드가 론의 등을 가볍게 쳤다. 정 말이지 예전 같았으면 이건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다. 아이리어가의 장이.. 아니 '펠!'이 기사 따위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하다니. 부하들이 봤다 면 아마도 전부 혀를 빼물고 '아아~ 주인을 섬기지 못한 죄 큽니다!' 라며 자살이라도 했을 것이다.인상을 찡그리는 론이었지만, 레아드는 그 정도 에서 만족을 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키슈를 보면서 물었다. "무슨 일이시죠? 바크에 관한 일인가요?" "비슷해." 키슈가 가볍게 대답을 하고는 뒤로 손을 뻗어 문을 열었다.그리고는 둘 에게 손으로 밖을 가리키며,"따라와라." 말했다. "폐하께서 너희 둘을 부르신다." 계속.. ps:70칸은 대단해~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17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199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09/16 03:38읽음:316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199) == 제 9장 < 결말. > == --------------------------------------------------------------------- 마치 하늘에 뜬 구름같이 땅의 움직임과는전혀 다르게 움직이는 천장을 올려다 보면서 레아드는 입을 벌렸다. 도대체... 얼마나 높은거야? 모란의 은 거대하고 하와크는 장엄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 취소를 해야 할 지 경이었다. 도대체 인간이 만들었다고 생각 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왕궁 의 압도적인 거대함에 레아드는 더 이상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중심부로군. 탑이 근처인가 보지?" 주변을 돌아보며 론이 말했다.앞서 가던 키슈가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말했다. "마치 예전에 와 본 말투로군." "이봐~ 무시하지 말라구. 분명히 말해서 몇번 온적 있었으니까." "아, 그렇군. 넌 분명 그 아이리어 가의 사람이랬지." 꿈틀. 론의 이마에서 소리가 날 정도로 힘줄이 불끈 솟아났다. '그' 아이 리어 가라니? 바꿔 해석하자면 모란이 전쟁을 하려는 틈을 타서 내전을 일 으키려다 쫄딱 망해버린 그 멍청하고 바보같은 집안? 이라는 거냐? 레아드 가 뭐라 하던 절대 저 녀석과는 가까이 할 수 없다는 걸 느끼면서 당장 베 어버릴까? 란 충동에 휩쌓이는 론이었다. 억지로 화를 진정시킨 론이 팔짱 을 끼면서 냉소에 가깝게 말했다. "체엣~ 그럼 주제를 알고 존댓말을 하라고.기사 주제에 바락바락 반말을해대다니. 건방지다." 그러나. "난 죄인에게 존댓말을 할 정도로 관대하지 않아." 한 마디도 지지 않는 키슈였다. 뒤에서 따라오던 레아드의 키득거리는 소 릴 듣고 론이 벌컥 소리쳤다. "바, 바보같은! 아직도 그런 멍청한 생각을 하는거냐!" "아, 그랬지. 너희는 인질이랬지. 미안하군. 원한다면 앞으로 존댓말을 써주겠다.불쌍하게도 악독한 동료에게 잡혔던 '그' 아이리어 가의 주인이니까 말이야." 푸, 푸하~! 뒤 따라 오던 레아드가 입을 가리다가결국에 웃음보를 터뜨 리고 말았다. 어느새 손이 검의 손잡이까지 갔던 론은 검이 압수 당했다는 걸 깨닷고는 무시무시한 눈으로 키슈를 노려보다가 홱, 고개를 돌렸다. 레 아드가 킥킥 웃다가 나오던 눈물을 흠치면서 키슈에게 물었다. "아~ 하아. 정말 론은.. 아, 그나저나 키슈씨. 바크는 무사한가요?" "니아 바크 말인가?" "예, 그 니아 바크요." "일단은 무사하다. 앞으로도 무사 하려는지는 너희 몫이겠지." "예?" 난데없는 말에 레아드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눈치가 느리군? 키슈가 그런 레아드에게 설명을 해 주었다. "말하자면 확인을 하는 것이다. 너희도 너희 나름대로 사정이 있는듯 하니그걸 들어주겠다는 거지. 만일 그게 거짓이라는게 들통나면 너희 셋다 목숨을 보전하긴 힘들거다." "흐음~ 마치 처음부터 거짓말일 거라고 생각을 하는거 같네요?" 레아드가 팔을 뒤로 넘겨 깍지를 끼고는고개를 올려 키슈에게 물었다. 언뜻 키슈의 입가에 미소가 생겨나는 듯 했다. "아니." "예?" "아니라고 했다. 난... 그래, 어쩌면 너희들이 말이 사실이라고 믿는지도몰라." "어째서요?" 묻는 레아드에게 어쩌면 있었을지도모를 미소를 지은 키슈가 담담한 얼 굴로 말했다. "암살자는 눈치가 빠르거든." "...." "...." "...엣." 약간의 시간이 흘러서야 그 뜻을 이해한레아드가 얼굴을 붉히면서 키슈 를 쳐다 보았으나 키슈는 이미 저 앞을 걷는 중이었다.우읏. 얼굴도 안 바꾸고 저렇게 사람을 놀리다니.의외로 강적이라고 생각하면서 레아드는 론과 함께 키슈의 뒤를 따랐다. 곧 셋은 거대한 문의 앞에 당도했다. 몇명 의 기사인지 근위병인지 헷갈리는 복장의 사나이들의 옆을 통과해서 문 앞 에 선 론과 레아드에게 키슈가 말했다. "들어 가라. 폐하께서 너희 둘만을 부르셨다." "아, 예. 그럼 나중에." 레아드가 고개를 숙여보이며 열려진 문 안으로 들어갔다.레아드의 뒤를 따라 문 안으로 들어가던 론이 잠시 그 자리에 멈추더니 키슈를 노려 보았 다. "다음에 이 문을 나올 땐 그 머리 바싹 숙여라. 알겠냐?" "내 손에 잘릴 그 목이나 조심하시지." 한마디도 안 지는키슈에게 론이 마지막으로 매서운 눈길을 주더니 안으 로 들어가 버렸다.둘이 들어가자 문은 누가 닫지도 않았는데 그 거대한 몸을 가볍게 움직여 스르륵, 쾅. 소리를 내며 키슈의 앞에서 닫혔다. 키슈 는 잠시 보이지 않는 문 저쪽을 바라 보다가 이내 몸을 돌렸다. - 부우우우 - "뭐, 뭐야 이게?" 구궁.기묘한 소릴 내며 앞을 지나가는 빛의 원반을 보면서 레아드가 움 찔, 뒤로 물러났다.그 뒤에서 물러나는 레아드를 받아 어깨 너머로 원반 을 본 론이 말했다. "탑이야." "응?" "탑 안이라고. 밖에서 봤잖아." "그.. 커다란 탑 말이야?" "응. 넬신말야." 넬신? 그건 수도의 이름이잖아.반문을 하는 레아드에게 론이 국왕을 기 다리게 하는 중죄를 지으면서 설명을 해 주었다. "사실 사람들이 이 수도를 보면서 넬신이라고 하는것도 틀린건 아냐. 정확히 말하자면 이 도시도 넬신인건 틀림 없으니까. 하지만 좀 더 정확히 하자면 원래 넬신은 이 탑의 이름이야. 과거 엘더 모바스가 이 곳에서 하와크를 건국할 때 그걸 축복하러 온 여 마법사가 만들어준탑이란 소리가있지. 마땅한 궁전이 없었던 엘더는 이 탑을 궁으로 삼았나봐. 결국 천년동안 이리 저리 증축이되면서 이렇게 커진거지만... 원래대로라면 진짜수도의 진짜 왕궁은 바로 이 탑이지." "아아~ 그래? 근데.. 저건?" 다시 한번 앞을 지나가는 원반을 보면서 레아드가 물었다. "글쎄, 아마도 타는게 아닐까? 뭐니뭐니 해도 이 탑은 아직까지 마력이 존재하는 공간이니까 말야. 그렇다고는 해도 천년간 마력을 잃지 않는 탑이라니, 그 마법사의 실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는 상상을 하지 않아도 알거같아." "흐음.. 그렇다면 말야. 저거.. 혹시?" "응. 타야 해." "...." 레아드가 가리키는 원반을 본 론이 선뜻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원반은 둘의 앞을 지나서 위로 올라갔다. 레아드의 고개가 원반을 따라 같이 올라 가다가 거의 수직으로 섰을 때 원반이 멈췄다. 원반이 점으로 보일 정도로 까마득한 곳이었다. 하얗게 질려버린 레아드가 주춤거리자 론이 입을 가리 고 피식 웃더니 다음 원반이 올 때 레아드가 말을 할 시간을 주지 않고 갑 자기 레아드를 안고 원반 위로 휙~ 뛰어 올랐다. 눈깜짝할 새에 원반 위에 올라 탄 레아드의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갑자기 팔을 사정없이 저어댔다. "우,우아아아! 내려줘! 내려줘-!" "와아앗! 레아드가 가만히 있어! 자, 잠깐! 레아드! 그러다 떨어우앗!레아드 밀지마아!!" 장난을 친 대가를 론은 무려 1분여 동안 레아드에게 생명의 위협을 당했 다. 그렇게 간신히 구차한 목숨을 유지하며 위에 도착하고 나서 둘은 완전 기진맥진, 대리석으로 된 바닥에 대자로 뻗어버렸다. 간신히 숨을 돌린 론 이 몸을 일으키자 정면으로 눈물을펑펑 흘리고 있는 레아드가 자신을 쳐 다 보고 있는게 보였다.움찔거리며 놀란 론에게 레아드는 자기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도 알지 못하는 듯 눈물을 닦지도 않고 소리쳤다. "바, 바보! 너무 하잖아! 정말 놀았어. 정말 놀랐다구!" "아.. 저기." "정말로 놀랐단 말이야!!" "미안." 커다란 레아드의 고함 소리에 론이 입을 다물고 고개를 납작 숙이면서 진 심으로 사과를 했다. 변명을 해봤자 그야말로 변명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 을 안 론은 그렇게 고개를 숙였다.잠시 후 레아드가 아까보다는 진정된 목소리로 말했다. "됐어. 일어나." "으응." 레아드의 허락이 떨어지자 론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었다.눈물을 흘렸다 는걸 눈치 챘는지, 어느새 눈물을 닦은 레아드가 얼굴을 붉힌채 고개를 돌 리고 서 있었다. 일어선 론이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미안, 아니, 정말 미안해. 장난이었는데 화나게 한거 같아." "됐어." "아, 저기 레아드." "아니, 정말 됐어. 어차피 올라와야 했던건데 이렇게라도 금방 올라왔으니다행이지." "...미안." 끝끝내 사과 밖에 하지 못하는 론이었다.그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 "떨어져도 죽지 않는 곳인데 뭘 그렇게 난리를 치는거냐? 너 레아드. 내가그 고소공포증 고치라고 했지? 다음에도 그러면 절벽에서 줄에 매달고 하루종일 떨어 뜨리겠어." "바크!" 레아드와 론이 어색한 얼굴에서 동시에 고개를 돌리며 소리가 들려 온 쪽 을 보았다.생각한 대로 거기엔 바크가 벽에 한쪽 어깨를 기대고 비스듬 한 자세로 서 있었다.반가운 기색으로 달려 온 레아드의 이마에 알밤을 한방먹인 바크가 웃으면서 뒤쪽에 있는 론에게 말했다. "늦었어." "아~ 미안,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그나저나 왕궁의 감옥은 이렇게 호화로운 곳이였어?" 론이 촛불도, 기름등도 아닌 불빛으로밝혀지는 거대한 탑의 내부를 둘러 보면서 물었다. 바크가 피식 웃더니 몸을 뒤로 돌리며 탑의 안쪽으로 둘을 안내했다. "따라와. 폐하가 기다리신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20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00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10/06 23:15읽음:302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00) == 제 9장 < 결말. > == --------------------------------------------------------------------- 팔을 곧게 뒤로 넘겨 깍지를 낀 레아드가조심스레 앞서 가는 바크의 등 을 쳐다 보았다. 밤이 깊은 시간이었지만 마법인지, 아니면 어딘가에 숨겨 져 있을지도 모르는 기름등의 빛인지. 탑의 내부는 밝았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기사들이 우릴 공격한 이유는 가짜. 아니, 진짜로 착각한 가짜가 암살을 기도했다가 실패했는데,그때의 상처로 폐하가정신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기사들이 '멋'대로 니아 바크. 그래, 너를 국왕의 암살 기도범으로 지명했고,거기에 우리가 휘말렸는데 다행히도 마침 폐하가 깨어나서 너의 무죄가 증명됐다..냐?" "뭐, 거의 다 맞았어." 앞서 걷던 바크가 고개를 반쯤돌려 약간 뒤에서 걷던 론에게 칭찬 비스 므리하게 해 주었다.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인 반동 으로 뒤로 팔을 넘겨 천장을 보며 한숨을 푹~ 하니 내 쉬었다. "뭐야~ 결국 헛고생 했다란 소리잖아." "그런 셈이지. 그냥 처음부터 신분을 밝혔어도 괜찮았을 거야." "쳇, 허무하게시리, 그렇게 간단하게 말하지 마." "하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고 끝이 났으니 괜찮은거잖아." "덕분에 난 수억 시르피 상당의 약병들을 다 써버렸다고." "수 조에 억을 몇게 올린다고 달라지겠냐." 풋. 옆에서 걷던 레아드가 입을 가리면서 웃었다.바크도 빙그레 웃었고 화가 난 듯 울그락불그락 얼굴을 붉힌 론만이 팔짱을 낀채 고개를 돌려 버 렸다. "근데, 바크. 페하는 어떤 분이야?" 론을 다독거려주던 레아드가 언뜻 바크에게 물었다.레아드의 물음에 론 도 흥미가 생겼는지 바크를 쳐다보았다. "뭐야, 론. 넌 폐하를 뵌 적이 있지 않아?" "아버지의 일로 몇번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귀찮아서 그만 뒀었어." "건방진 가문이로군." "그러니까 망했잖아. 넘어가." 론이 다시 한번 팔짱을 끼면서 왠지 당당한 투로 말했다.하하.. 식은땀 을 흘리며 웃어보인 레아드가 바크에게 어서 말해줘. 라는 투로 재촉을 했 다. 바크는 잠시 눈을 감고 이리저리생각을 굴리는 듯 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특별히 뭐라 할 말은 없어. 만나보면 알수 있을테니까. 야~야~ 그런 표정은 누구한테 배운거냐? 얼굴 펴. 얼굴. 에.. 뭐.." 눈을 가늘게 뜨고 뭔가 엄청나게 마땅치 않은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론 과 레아드에게 바크가 마지 못해 한마디 더 했다. "뭔가 대답을 원한다면 이거야. 재밌는 분이랄까. 상당히 특이해." "재밌어?" "응. 나름대로." "하지만.. 왕이시잖아?" "왕이 뭐?" "왕이시잖아, 그래도 괜찮아?" "..." 뭔가 핀트가 어긋난레아드의 발언에 바크가 머리가 아프다는 듯 이마를 주물렀다. 그리고는 움찔움찔거리는 이마를 진정시키며 조심스럽게 레아드 에게 물었다. "그..럼. 왕이 어때야 하는건데?" "그야 당연히, 엄숙하고, 크고, 강하고, 많이 알고." "유식?" "아, 그래. 론 고마워. 유식하고. 에.. 그리고. 아, 맞아! 멋진 수염." 딱! 손을 번쩍 치켜 들며 말하는레아드에게 순간 바크가 심판의 알밤을 먹였다. 이마를 손으로 가린 레아드가 뒤로 물러나며 소리쳤다. "뭐, 뭐야! 물어봐서 대답했는데 왜 때려?" "정말 몰라서 그렇게 말하는거라면 한방 더 칠거야!" "....." 발끈 덤비려는듯 주먹을 쥐는 레아드에게 바크가 손을 들어보이며 소리쳤 다. 덕분에 기가 죽어버린 레아드는 슬그머니 론의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역시 뭔가 억울한 듯,론의 어깨 너머로 고개를 빼끔 내밀고는 바크를 향 해 혀를 낼름 내밀었다. "왕이 왕 처럼 생겨야지 그럼 어떻게 생긴단 말야? 바보, 멍청이. 깡패!" "너, 너어!" "내 말 중에 틀린거 없잖아!" "바보! 그런게.. 아." 주먹을 쥐고 소리치던 바크가갑자기 입을 다물고는 황급히 고개를 숙이 며 무릎을 꿇었다. 바크의 갑작스런 행동에 의아한 얼굴이 된 레아드가 무 슨 일인지 물으려 하는데 앞에 있던 론이 몸을 돌리면서 허리를 굽히는 바 람에 타이밍을 놓쳤다. "에.. 무슨." 바크와 론이 자신에게 허리를 굽힐 이유는 없고.. 슬그머니 고개를 뒤 쪽 으로 돌리는 레아드의 시선이 움찔,잠시 중간에서 멈추더니 위로 올라갔 다. "그것이 나의 백성이 바라는 왕의 이상적인 모습인가?훌륭한 조언, 참고하도록 하지." "에.. 아." 엄숙하고, 크고, 강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멋지고 길다란 하얀 수염. "하지만 아직은 미숙한 몸. 노력하겠네." 위의 몇가지 조건에 전혀 맞지 않는 청년이 손 위에 펼치고 있던 책을 탁 , 접으면서 밑으로 쳐진 안경을 치켜 세웠다.처진 눈매에 네모난 안경과 안경 줄. 팔짱을 끼듯이 한쪽 팔로 다른 팔을 받친그가 웃으면서 완전히 얼어버린 레아드에게 말했다. "소개하지. 난 나치라고 하네. 자네는?" "저..저기." 레아드가 황급히 고개를 돌려 엎드려 있는 바크를 쳐다 보았다.이럴 땐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거지?안절부절 도움을 구하려는 레아드였지만 바크 는 매정하게도 그냥 그렇게 엎드려 있을 뿐이었다.그러나 아무리 기다려 도 바크는 고개를 들어주지 않았다. 앞에서 기다림이 지루한 듯 헛기침 소 리가 들려오자 붉어진 얼굴이 된 레아드가 고개를 숙이며 소리쳤다. "레.. 레아드라고 합니다!" 탑을 울리는 쩌렁쩌렁한 목소리. 뒤 쪽에서 론과 바크의 웃음소리가 환청 과도 같이 들리는 가운데 울상이 된 레아드가숨을 가쁘게 쉬면서 고개는 숙인채 눈만 슬쩍 올려 지엄하신 그의 얼굴을 훔쳐 보았다. "흠흠~ 건강한 목소리군." 픽, 웃는 얼굴을 애써 감추며 그가 헛기침을한번 하더니 레아드에게 다 시 말했다. "그럼, 레아드..군? 묻겠네." "....." 안절부절.쿵쾅거리는 가슴에 손을 얹은채 레아드는 하필 자신이 이런거 에 걸리게 되었다는 바보같은 운명과 더 바보,깡패같은 바크를 저주하면 서 지엄하신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가 물었다. "배 고픈가?" "...에?" 아, 실수. 에.. 근데 뭐라고 하셨죠? 뭔가 믿지 못할 것을 들었다는 표정 으로 레아드가 무례하게도 그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하지만 그는 그런건 상관도 없다는 듯 미소를 지으면서 친절하게도 다시 말 해 주었다. "배가 고프냐고 물었네. 시간도 이렇게 늦었으니 고플만도 한데. 어떤가?" "아, 저기.. 저, 저는.." 배가 고프냐니.. 당연히 고파요! 가 레아드의 진심이었지만, 그렇다고 왕 을 앞에 두고 '저 배고픈데요.'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아까보다 훨씬 더 울상이 된 레아드가 바크를 쳐다 보았다.그러나 역시 바크는 엎 드린 채 묵묵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언뜻 저걸 뒤집으면 사악하게 웃고있 는 바크의얼굴이 보일 거 같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그때 상상과는 다른 바크의 얼굴이 들어졌다.언제나 처럼. 항상 이럴때면 멋있게 한 마 디 하는 바크가 고개를 들었다. 아아~ 다행. 안도의 한숨을 쉬는 레아드였 다. 그러나 정작 멋진 바크의 입에서 나온 말이란건 엉뚱하다 못해 듣고있 는 레아드의 소름을 돋게 만드는 것이었다. "폐하, 실례를 각오 하면서 아룁니다. 그 녀석은 하루 종일, 24시간, 시도때도 없이 항상 배가 고픈 녀석이니 굳이 물어 보실 필요가 없습니다.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 그런가? 마침 잘됐군. 혼자 먹는건 질색이거든. 식당은 한 층 아래니같이 가지." 웃는 바람에 반쯤 내려가 콧 등에 걸린 안경을다시 치켜 올리면서 그가 레아드의 곁을 지나갔다.얼떨떨해진 레아드가 저 아래로 내려가는 '지엄 하신 그'의 등을 보는 동안 일어선 바크와론이 무릎을 탁탁 털고는 그를 따라 계단을 내려갔다. 론이 작은 소리로 바크에게 말했다. "과연, 그런 사이였군. 소문은 사실이었나?" "뭐, 알았다면 할 말은 없어." "흐음~ 부러워. 부러워." 팔짱을 끼고 얼굴만 바크를 향해내민 론이 비꼬는 투로 웃으며 말했다. 바크가그런 론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눌러 되돌리면서 론을 흘겨 보았다. "정말 부럽냐?" "설마, 농담이야." 뒤를 돌아 멍해진 레아드에게 따라오라는 손짓을 한 바크가 다시 앞을 보 면서 나직이 입을 열었다. "아버지가 한 일이야. 하지만 나라도 그렇게 했을거다. 후회는 없어." 진지한 얼굴로 말하는 바크의 모습에 론도 미소를 지웠다. "그러다 죽는다." "그럴 사람으로 보여?" 멀찌감치 앞서 가는 그를 보면서 바크가 물었다.론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왕이란 감투를 뭘로 보는거야? 핏줄 몇개는 간단하게 울리는게 바로 저거다. 사람 변하는건 쉬운 일이지." "나도 알아." 침중한 얼굴이 된 바크가 고개를 숙였다. 그러다가 희미하게 미소를 짓더 니 론을 쳐다 보았다. "만일에, 그런 때가 오게 되면.. 도와주겠어?" "뭐?" "도와주겠어?" 묻는 바크의 눈을정면으로 마주 본 론이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러다가 씨익, 웃더니 손으로 뒤를 가리켰다. "그런건 나한테 묻지 말고 레아드한테 물어봐." "레아드야 당연히 도와... 아, 그렇군." "알았으면 묻지마." 무뚝뚝하게 한마디 던진 론이 걸음을 멈추더니 몸을 빙글 돌려 뒤따라 오 는 레아드에게로 가버렸다. 뭔가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는지 뚱~ 해진 레아 드를 달래주는 론의 모습을 보면서 바크가 고개를 흔들었다.그리고는 다 시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평생 부려먹히지.'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23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01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10/12 22:12읽음:2934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01) == 제 9장 < 결말. > == --------------------------------------------------------------------- "여기 어딘가에.. 아, 여기 있군." 음식들이 담겨져 있는 통들을 이것저것 열어보던 나치. 더 정확히 말하자 면 '포그 르 나치 하이와크'. 현 하와크의 국왕이자, 전 대륙에 널리 퍼져 있는, 단 하나뿐인 종교. '릴암'의 교황이기도 한 그는, 열린 통에서 양념 으로 볶은 빵을 조금 뜯어먹고는 만족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아직 맛은 괜찮군. 자, 여기." 뒤에서 기다리고 있는레아드에게 몇 개의 빵을 집어 넘겨 준 나치는 다 음 통들을 열어보기 시작했다.어쩌면 죽을 때까지 다시는 못 볼 진기한 광경을 앞에 둔 레아드는 멍청한 얼굴로 음식을고르고 있는 나치의 등을 쳐다 보았다. "저.. 시녀나 시종은 없나요? 아, 아니. 없습니까?" 존댓말에 익숙하지 못한 탓인지 시종 말실수. 허둥대며 말을 바꾸는 레아 드에게 나치가 등을 보인 채로 웃으면서 말했다. "익숙치 않는 거에 수고하는군. 편한 데로 말하게. 듣는다고 화를 내는 사람도 없으니까 말이야." "그럼.. 언제나 이러세..요?" "밤참 말인가? 아니, 저 밑에선 먹지도 못하게 하지.몸에 나쁘다고 하던가? 음, 이것도 괜찮군." 종이에 싼 튀김을 레아드에게 넘겨준 나치가 다음통으로 이동하면서 계 속해서 말했다. "평소엔시녀니 시종이니 잠도 안자고 돌아다니기 때문에 주방까지 몰래가는 건 무리야.그렇다고 배가 고프다고 하는 건 보기에도 좋지 않고. 덕분에 가끔 여기에 들어와서는 내 마음대로 하고 지내지. 대신들이 들으면 화를 내겠지만,휴가를 나온 기분이랄까. 어허, 이렇게 되면 날 죽이려던 녀석에게 도리어 고마워해야겠군. 실소를 하는 건지,아니면 정말로 좋아하고 있는 건지 웃으면서 나머지 음식들을 덜어낸 나치가 뒤로 돌아섰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가세." "아, 예." 가슴 한 움큼,별별 먹거리가 잔뜩 쌓여있는 쟁반을 든 레아드가 나치의 뒤를 따랐다. 식당은 주방에서 한층 아래에 위치하고 있었으므로 레아드는 조심조심 계단을 내려갔다.잠시 후, 식당에 도착했을 때 무슨 말들을 하 고 있는 건지 수군거리는 바크와 론을 볼 수 있었다. 둘은 식당 안으로 들 어 온 나치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였고 나치는 손을 들어 관두라는 투의 말 을 하고는 레아드가 들고 있던 쟁반을 받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자," 테이블에 가운데에 앉은나치가 테이블 위로 양손을 올려 깍지를 끼면서 미소를 지었다. "할 이야기가 많겠지. 밤은 아직 깊고 배를 채울 음식도 있으니 천천히 하도록 하세. 모두 앉게." 달이 기우는 시간.거대한 수도가 침묵에 휩싸인 정적의 꿈을 꾸고 있을 때, 하늘을 가르는 첨탑의 안에서는 유리로 된 접시와 날카로운 포크와 칼 이 부딪혀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그래, 역시 그게 가장 궁금했던 모양이지." 고기 한 점을 씹어 목으로 넘긴 나치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는 포크 와 나이프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는 팔짱을 낀 채천장을 올려다보았다. 론과 바크.그리고 레아드도 나치와 마찬가지로 먹는 것을 멈춘 채 그런 나치를 바라보았다. 잠시 후, 나치의 입이 무겁게 열어졌다. "일주일.전 인가. 바크, 너가 날 찾아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전에 너의가출 소식을 들었던 터라 아무 의심도 없이 널 맞이했지. 물론, 정식적인절차대로 만난 거다. 웬만한 정보통이 있는 녀석들이라면 네 가출 소동을알고 있을 거란 생각에 말이지. 하지만 류크가 앞장을 서서 널 반기는 통에 아무도 그게 가짜란 생각을 하지 못했어." "류크가.. 말입니까." 침중한 목소리로 바크가 되물었다. "그리 탓할 필요는 없다.류크 본인이 그때의 잘못을 탓하면서 스스로 기사 단장에서 물러나려 했으니까. 지금은 임시직이지. 어쨌든, 난 너를 성으로 맞이했고, 그날 밤에 죽임을 당할 뻔했지. 다행히 약간의 독에 중독된 정도로 끝이 났지만. 자네들에겐 미안했네. 이 탑 안에 있다보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진 전혀 모르게 되버리거든.설마 바크 네가 범인으로 지명되었는지는 전혀 몰랐어." 왕이라기 보다는 형이 동생에게 하는 말 같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레아 드는 바크를 돌아보았다. 바크는 잠시 뭔가를 생각하는 듯 하더니 작게 신 음소릴 흘렸다. "그땐 나도 깜빡 속았었는데,지금 보니 확실히 다르구나. 녀석은 좀 더차가운 인상이었지. 얼굴은.. 비슷했던 것 같군." "만나보셨습니까?" "그래. 지나가는 차에 잠시 들렸다고 하더구나.솔직히 말해서 3년 만에만난 너였는데 네 성격을 볼 때 그쪽이 익숙했어. 지금은 많이 좋아진 것같구나. 친구들 때문인가?" "...." 나치의 물음에 바크는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슬쩍 숙여 보였다. 곤란한 질문인가?아무런 대답도 못하는 바크의 얼굴을 옆에서 보면서 레 아드는 국왕이 말하는 '3년 전'을 회상해 보았다. 분명 3년 전이라면 바크 와 절교를 하고 한창 으르렁거리던 때였는데. 그때 바크의 성격이라.. - 바보 녀석하고 놀아줄 시간 없어.그래? 그거 참 너 다운 생각이다. 어 딜 가던지 네 마음대로 해. 더 이상 귀찮게 하지 말고! - 읏.. 안 좋은 기억이 되살아났다. 레아드가 이마를 잠시 어루만지며 바크 에게 눈을 흘겼다.차가운 인상이라고요? 설마, 차갑다 못해 얼굴에 못을 대고 망치로 내리쳐도 못이 부러질 만큼 딱딱하고 치사한 녀석이었다구요. "친구들이라.. 아, 그렇지. 잊고 있었군." 흐뭇한 얼굴로 말하던 나치가 이번엔 론을 보며 말했다. "로느 아이리어 군." "예. 말씀 하십시오." 론이 자연스럽게 대답을 하자, 바크와.그 바크를 노려보던 레아드의 시 선이 나치와 론에게로 쏠렸다.나치가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던 손을 거두 고 허리를 펴면서 레아드가 보기엔 '처음으로'왕다운 모습으로 엄숙하게 말을 했다. "이번 하와크와 모란의 가치 없는 싸움을 그 빛나는 재치와 끝없는 애국으로 막아준 것. 감동했네." "별 일 아니었습니다." 수백 척의 화물선과 전 대륙에 퍼져있는 수십 채의 일류 호텔. 전 대륙의 몇 %를 차지하고 있는 땅을 빼앗기고, 가문은 망했으며, 그것도 모자라 수 조 시르피란 초국가 단위의 빚을 지게 된 론은 나치의 말에 웃으면서 마치 '어린애 싸움 말리는 게 뭐 힘들겠습니까.' 라는 둥의 얼굴을 하고 대답을 했다. "겸손하군.모란의 왕이 자네에게 모든 빚을 없애준 이야기를 들었네. 나역시 그렇게 할 생각이네.그리고 그대가 원한다면 더 높은 작위를 주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하지만, 빚을 없애 주신 것만으로도 크나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필요 없다란 건가. 하긴, 지금도 충분히 불만을 사고 있을 터인데 지위까지 오르면귀족은 물론 영족들까지도 투덜거리겠지. 더구나 그걸 본보기로 너도나도 지위를 올리려고 집안 돈을 거덜내면 그것도 큰 문제로군." 20대 후반의 왕은 팔짱을 끼고 알만하다는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하느랴 내려놓았던 칼과 나이프를 들었다. "급한 이야기는 이 정도로 끝인가. 나머진 먹으면서 하도록 하지." 나치의 말에 세명,특히 기뻐하는 레아드가 벙긋~ 한가득 웃음꽃을 피우 며 포크를 들어 앞에 놓여있는 이름 모를 음식을 꾹.찍어서 단번에 입으 로 가져갔다. '으음~~ 맛있어.' 그렇게. 밤은 깊어 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27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02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10/24 01:18읽음:279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02) == 제 9장 < 결말. > == --------------------------------------------------------------------- "후아~~암." 늘어지도록길게 기지개를 켜며 하품을 한 레아드가 아직 잠이 덜 깬 눈 을 깜빡이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아주 낮선 풍경. 커다란 침대 위에서 다시한번 눈을 깜빡거리고 손으로 비빈 후에야 자신의 키보다 3배 정도 클 것 같은 커튼과 그 밖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제서야 레아드는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 깨달았다.대륙의 중심인 하와크. 하와크에서도 가장 중심인 넬신. 그 넬신의 중심인 왕성에서 하룻밤을 잔 것이었다. "....." 자신이 어디에 있고 날이 밝았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레아드는 그 냥 멍하니 침대에 앉아서 주위를 둘러보기만 했다.일어나긴 했는데 뭘 해 야 하는 건지 도통 생각이 나질 않았다.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갈까? 가장 그 럴싸한 일이었지만부스스한 얼굴에 침대에 늘어붙어 엉망이 된 머리 꼴을 보니 그대로 나가는 거야말로 예의가 아닌 듯 했다.그렇다고 세수를 하려 고 하니 방안에는 물이 없었다.잠시 고민에 빠졌는데 방문에서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론이었다. "레아드. 깼어?" "응. 들어와." 찰칵,문이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열리는 문 사이로 찰랑거리는 물이 가 득 들은 물통을 든 론이 들어왔다.론은 물통을 꽃병이 놓여있는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는 창쪽으로 걸어가 커튼을 확~ 젖혔다.한 순간, 레아드가 눈을 감아버릴 만큼 거대한 빛줄기가 방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정오가 다 됐어. 아침은 놓쳤으니 점심이라도 먹어야지." "론은?" "나도 방금 일어났어.바크하고 폐하는 벌써 일어나서 나갔고 말야. 지금탑 안엔 레아드랑 나 뿐이야. 자, 세수해." "응, 고마워." 론이 물통에 담겨있는 물을 은으로 된 듯한 대야에 부어주었다. 침대에서 일어선 레아드는 물이 담겨있는 대야로 가서 손을모아 그 안에 물을 한 가득 담더니 단번에 얼굴로 당겼다. 찰랑~ 수많은 은방울들이 레아드의 얼 굴과 맞닿으면서 사방으로 날아갔다. "우와~ 차갑네. 정신이 확 드는 거 같아." 말 그대로 잠이 깨는 듯 레아드가 다시 한번 얼굴에물을 뿌리면서 웃었 다.옆에서 가만히 레아드를 지켜보던 론이 레아드의 귀 옆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들을 모아서 등뒤로 올려주고는 침대에 가 앉았다.잠시 후, 물 통에 담겨있던 물을 거의 다 써버린 레아드가 물에 젖은 머리를 뒤로 단번 에 넘기면서 세수를 끝냈다.툭툭, 물이 떨어져서 어깨를 움츠린 채 뒤를 돌아보는 레아드의 머리 위로 하얀 수건 하나가 내려앉았다. 뒤적뒤적, 수 건으로 대충 머리와 얼굴의 물기를 닦아낸 레아드가 '푸하~'숨을 내쉬면 서 수건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근데 말야, 폐하도 나가신 거야?" "없던걸? 나갔을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그 암살자는 아직 잡히지 않았잖아.그런데 탑에서 나가셔도 괜찮은건가.." 고개를 갸우뚱하는 레아드에게 론이 턱을 괴면서 대답해 주었다. "탑에 있었던 건 독의 치료가 주목적이었을 거야. 이래봬도 마법의 기운이남아있는 탑이라서 여기에 있으면 밖에 있을 때보다 회복이 빠르거든. 그리고 엘리도리크가 지키는 성인데 설마 다시 오려는 바보 같은 자객이 있을리가 없지.전에는 바크라고 속여서 성공을 했던 거였지만, 이젠 속을리가 없으니까 말야. 안전해." 흐음~ 그런가? 수긍이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던 레아드가 어제 밤에 벗 어 놓은 옷 쪽으로 다가갔다. "참, 바크는?" 사락, 레아드가 아무렇지도 않게 옷을 벗어버리자 론이 황급히 고개를 다 른쪽으로 돌리고는 헛기침을 했다. "으~흠! 그, 그러니까.. 만나러 간 거 아닐까?" "만나다니? 누굴?" "류크 말야.어제 밤에도 류크 이야기를 할 때 바크 표정이 별로 안 좋았었잖아. 아마 그 녀석 잠도 안 자고 새벽부터 나가 버렸을걸?" "...왜?" 밤이 가도록 폐하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하늘이 점차 밝아져 올 때 서야 침대에 누워 잠을 잘 수 있었고, 그 때문에 자신과 론은 이렇게 정오 가 될 때까지잠을 잔 것이었는데. 그 류크란 사람이 잠도 안 자고 만날 정도로 중요한건가? 레아드의 질문에 의아한 얼굴이 된 론이 되물었다. "레아드, 몰랐어?" "뭘 말야?" "류크 말야." "류크가 뭐?" "...." 정말 몰랐던 건가? 황당하다는 듯 론은 혀를 찼다. 바크 자식.. 뭐야. 별 별걸 다 숨기다니. 라고 쳐도 모르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닌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하고있는 레아드에게 론이 간단하게 대답했다. "류크는.. 바크의 스승이야." "....." "...." "스승이라니?" 잠시 헷갈린 레아드가 되묻자 론이 다시 한번 정확하게 '스승'의 뜻을 알 려주었다. "바크는 어렸을 적에 기사에게 정식으로 검술을 배웠는데. 그때 바크를 가르쳤던 사람이.. 바로, 류크라는 거지.붉은 갑옷의 기사라고 하면 유명한데 말야. 몰랐어?" "붉은 기사라면, 아, 알아! 예전에 로아의 성에 온적이 있었어. 나도 멀리서 봤었는걸." 론의 설명에 레아드가손가락 하나를 위로 치켜올리고는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잠시 시간이 지난 뒤에 표정이 변하더니 치켜들 었던 손가락을 구부리고는 뒤를 돌아보면서 소리쳤다. "거, 거짓말이지? 스승이라니.. 어제 바크를 내려친 게 그 사람이었잖아!" "아냐. 그 옆에 있던 기사" "그게 그거잖아! 세상에 제자도 못 알아보는 스승이 다 있어!?" "그러니까 바크가 꼭두새벽부터 류크를 찾아간 거겠지." "...." 얼굴을 오만상으로 찌푸리는레아드의 모습에 론이 픽 웃고는 자신의 앞 을 손으로 탁 쳤다. "뭐, 바크가 알아서 하겠지.자, 밥 먹으려면 그 머리부터 어떻게 해야겠다. 여기 앉아, 내가 다듬어 줄게." "..." 론의 말에레아드는 잠자코 론의 앞에 놓여있는 의자에 가 털썩 앉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눈부신 창 밖을 쳐다보면서 중얼거렸다. "별일이네.. 정말."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의 정오. 땅으로 되돌아갈 그날을 위해 굳어 가는 몸에 아름다운 색을 입히는 나뭇잎들이바람에 흔들려 듣기 좋은 소 리를 내며 마음껏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왕궁의 정원. "오랜만에 뵙습니다." 거인. 2m가 훨씬 넘는 거대한 몸이지만결코 둔해 보이지 않는 사나이가 상상하지 못할 만큼이나 가볍고 유연하게 허리를 숙였다.그 앞으로는 사 나이의 가슴에나 겨우 미치는 바크가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에게 인사를 하 는 사나이에게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사나이가 고개를 들자 바크가 그에 게 가볍게 목례를 했다. 그리고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레아드를 살기만으 로 누른 류크였지만,바크를 바라보는 류크의 눈은 정적의 호수 밑바닥. 그것을 연상시킬 정도로 깊고 조용했다. "이 정원에는 오랜만에 와 보는군요. 잠시, 걸을까요?" 주변을 한차례 둘러본 바크가조용히 몸을 돌려 천천히 걷기 시작했고, 바크보다 훨씬 천천히 류크가 바크를 뒤따랐다.정원이라고는 하지만, 작 은 '숲'에 가까울 정도로거대하고 울창한 나무들의 사이를 지나 둘은 성 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곳까지 걸어갔다. 새소리가 들리는 정원의 깊은 곳 에서 침묵이 깨진 것은 바크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였다. 바크는 조용히 뒤 를 돌아 류크를 바라보았고,그 표정만큼이나 조용하고,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엘리도리크의 장이 되셨다는 기쁜 소식을 오래 전에 접했는데, 지금에 와서야 축하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말은 분명 축하의 말이었지만, 바크의 눈은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그 눈 은 류크를 탓하고 있는 듯 매섭게 류크를 쏘아보았다. 며칠전에 그 '장'에 서 물러나 임시직이 된 류크가 바크의눈길을 피하듯이 고개를 깊숙히 숙 였다. "죄송합니다.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 깊게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 류크를 보면서 바크는 미간을 찡그렸다. 류크 지아. 하와크의 3대. 아니, 이젠 2대 기사 집안이라 할 수 있는 '지아'가 의 장남으로 태어나 30년에가까운 생을 왕실을 위해서 바 친 하와크. 아니,대륙 최고의 기사라 불릴 자격이 있는 사나이. 반년 동 안 그에게서 검술과 기사의 도리를배운 바크는 자신의 앞에서 고개를 숙 이고 있는 사나이가 허튼 수작이나 부리는 그런 이가 아니란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동시에 그가 '가짜' 따위에게 속을 만큼 어리석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거기엔 모순이 있었고, 그것을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미안해하면서도말하지 못하는 덩치 큰 기사를 말없 이 쳐다 본 바크는 가볍게 숨을 토해내었다.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더 이상 그것에 관해선 탓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한 가지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 묻겠습니다." "제가 답해드릴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중하고, 절대 바크에게 낮춤 없는 태도로 류크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 다. "먼저, 고개를 드시겠습니까? 눈을 보고 싶군요." "...." 바크의 요구에 류크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다시 본 류크의 눈은 아까 와 마찬가지로 그윽한 호수와 같이 깊었다. 그러나 호수에 부는 잔 바람이 일어낸 파문과도 같은 떨림을 놓치지 않은 바크였다.류크의 눈동자를 보 면서 바크가 입을 열었다. "류크 지아. 아니, 류크.난 그대가 그날 밤에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들을기억하고 있소.하와크의 전설과 역사. 수많은 영웅들의 영웅담. 그리고그대가 얼마나 하와크를 사랑하고 있는지를.그대는 말했지. 폐하로부터검을 하사 받을 때의 그 감동을.그 벅차 오르는 사명감을. 그리고 그날밤. 그대는 나에게 처음으로 기사의 도리를 가르쳐 주었다. 묻겠다." 숨을 들이쉰 바크가 일말의 지체도 없이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말들을 토 해냈다. "지금 그대의 마음은. 그대가 가진 기사의 도리는 그날 밤과 같은가? 자랑스러운 하와크의 역사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가?검을 받은 그날의 감동을 기억하는가? 말하라. 그대의 마음은 그대의 검과 같이 곧은가?!" 바크의 입에서 한자 한자. 질문이 나올 때마다 류크의 눈은 커져갔다. 호 수는 태풍을 만난 듯 출렁거렸다. 질문을 끝내고 부릅떠진 류크의 눈을 노 려 보면서 바크는 입을 다물고 대답을 기다렸다.쾅, 류크가 무릎을 꿇더 니 자신의 검을 뽑아 바크와 자신의 사이에 단번에 내리 꽂았다. "왕을 섬기는 기사의 검이 가는 길이 곧.제가 가는 길! 저의 주인은 단한 분. 하와크의 왕이십니다!" 숲이 울릴 정도로 커다랗게 외친 류크가 검에서 손을 떼어 땅에 엎드렸다 . 믿지 못하겠다면 땅에 꽂혀있는 검으로 목을 치라는 뜻이었다. 엎드려있 는 류크와 검을 번갈아 본 바크가 검의 손잡이를 잡아 단번에 검을 뽑아내 었다. "기사가 검을 버리고 목을 내놓을 곳은 내 앞이 아니라 폐하의 앞이어야겠죠." 그리고는 엎드려있는 류크를 일으켜 세워 그에게 검을건네주었다. 아까 와는 달리 바크의 눈은 상당히 부드럽게 변해 있었다. "의심이 많아 귀찮게 해드렸습니다.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아닙니다. 저야말로.." 바크에게 건네 받은 검을 검집에 넣던 류크가 바크의 말을 듣고는 황급히 고개를 숙여 보였다. 미소를 지은 바크가 성 쪽을 보면서 말했다. "점심때로군요. 자, 돌아가죠."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271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03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10/24 01:22읽음:284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03) == 제 9장 < 결말. > == --------------------------------------------------------------------- 글쓴이 왈 : 정말로~~ 죄송하기 짝이 없습니다. ~_~; 잠을 못 자고 거기다 술에 취해 쓴 202회. 나중에 보고 기겁을 하고 머리를 짜내면 서 어떻하든 이야기를 연결시키려 해 보았지만, 역부족이네요. 고로 202회의 뒷부분을 수정했습니다. 우웅.. --; 술은...;--------------------------------------------------------------------- "야아~ 역시 밖의 공기가 좋군." 양팔을 한껏 치켜들었던 바크가 길게 기지개를 펴더니 숨을 내쉬면서 뒤에 서 따라오고 있는 둘에게 말했다. 레아드가 허리에 한 손을 걸치더니 바크 에게 따졌다. "공기가 뭐가 좋다는 거야? 점심도 먹지 못하고 끌려나온 사람의 심정도 생각해 달라고. 아, 그러고 보니 나 아침도 못 먹었었어." "원래 늦잠을 잔 녀석은 아침을 굶어도 할 말이 없는 거다." "그렇다고 점심까지 먹지 말라는 법은 없잖아?" "하긴, 나도 슬슬 배가 고프군. 어쨌든 폐하가 무사하시다는 것도 확인했고 성의 문도 열렸으니 다 잘된 일이야. 이제부터 원래의 목적으로 돌아가볼까." "목적?" 우리들 목적이 있었어? 레아드가 의아한 얼굴로 묻자 바크가 멈칫, 동작을 멈추더니 뒤로 돌아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싸늘한 빛을 띠고있는 바크의 표정에 레아드가 깜짝 놀라고는 허둥지둥 뒤로 물러났지만 바크는 단번에 손을 뻗어 레아드의 볼을 덥석~ 잡아 당겼다. "너 말야~" "머..머" 잡고 있는 볼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주욱~ 당긴 바크가 레아드의 얼굴을 당겨 자신의 눈 바로 앞까지 오게 하고는 말했다. "네 머리는 도대체 용량이 얼마나 되는 거야? 왜 수도에 왔는지 벌써 잊어버렸냐? 좀 생각을 해주면서 살아준다면 고맙겠는데 말야." "새가으하며사느거. 그데모저이머야." "관광이었잖아 이 바보!" 볼이 잡힌 채 이상한 발음으로 묻는 레아드의 말을 용케 알아들은 바크가 으아! 소리를 지르며 레아드의 볼을 더 세게 쥐면서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 었다. 화를 벌컥 내며 레아드를 괴롭히고 있는 바크의 뒤에서 론이 아하하 힘이 드는 듯한 웃음을 짓더니 바크의 등을 툭툭 쳤다. 레아드의 볼을 잡은 채 바크가 고개를 돌렸다. "그쯤 해두고. 폐하한테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놔왔는데, 괜찮아?" "말을 하다니?" "간다는 말도 없이 나왔잖아. 지금쯤 폐하가 널 찾고있을지도 모르지 않겠어?" "아아~ 그거라면 괜찮아. 폐하께는 미리 떠나겠다는 말을 해뒀으니까." 잡고있는 레아드의 볼을 놔주고는 바크가 론 쪽으로 몸을 돌렸다. 간신히 되찾은 붉게 달아오른 볼을 만지작거리면서 레아드는 바크의 등을 매서운 눈길로 쏘아보았다. 시선을 느낀 바크가 힐끔 뒤를 보았다. "아, 그렇지. 관광이 목적이었으니 일단 그 첫 번째로 라비앙에 갈까?" "라비앙?" 생소한 단어가 나오자 레아드가 잔뜩 힘을 줘서 끼었던 팔짱을 풀면서 물 었다. 론이 웃으면서 뒤쪽을 가리켰다. "저거." "응?" 레아드가 론의 손을 따라 론의 뒤쪽을 보았다.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 커다란 도로의 양쪽으로 줄줄이 들어선 상점들. 멀리 보이는 광장. 그리고 그 너머로 보이는 궁전... "에?" 궁전? 레아드가 고개를 돌려 뒤쪽을 보았다. 하늘을 찌르는 거대한 탑. 그 리고 그에 걸맞는 거대한 왕궁. 그리고 다시 앞을 보자 뒤쪽보다는 못하지 만 왕궁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거대한 건물이 보였다. "저거.. 라..라." 바크가 대신 뒷말을 해 주었다. "비앙." "그래, 라비앙. 근데 저거 궁전이야?" "그렇다고 볼 수 있지." 바크의 말에 레아드가 굉장히 못마땅한 얼굴을 했다. "뭐야 그게? 궁전이면 궁전이지, 그럴 수도 있지~ 라니. 놀리는 거야?" "비슷해." "...." 또 당했어! 울그락불그락 화를 내려는 레아드의 얼굴에 론이 얼른 앞으로 나서서 바크의 엉터리 설명을 풀이해 주었다. "라비앙. 국가 규모의 행사를 치룰 때 사용하는 궁전이야. 타국가의 국왕이방문한다던지 굉장히 중요한 제사를 치룬다던지 할 때 사용하지. 화려하기로 따진다면 대륙 최고야. 하지만 사용을 할 때가 드물어서 평소엔 평민들에게도 개방을 해주고 있어. 평소엔 다른 용도로 사용되지." "다른 용도?" "음식점이야." 바크가 간단히 한 마디 했다. 레아드가 빙글 고개를 돌려 바크를 쳐다 봤 다가 다시 론을 보고는 이어서 라비앙이란 이름의 궁전을 보았다. 그리고 고개는 라비앙으로 향한 채 물었다. "음식점?" "대륙 최고의 요리사가 수십 명. 대륙의 모든 음식을 먹어볼 수 있는데, 그음식들을 모두 먹어보는데만 몇 달이 걸리지. 안에는 손님을 위한 침실까지 준비되어 있어. 원한다면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저기에 살면서 원하는때,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지. 그 맛 또한 한번 먹은 사람은 절대 잊을수 없다고 해서 대륙의 끝에서 오는 사람도 적지 않아. 하와크의 10대 명물 중에 한 곳이야." 바크의 장황한 설명에 레아드가 넋이 나간 듯 멍하니 거대한 건축물을 바라 보았다. 설명을 끝낸 바크가 마지막으로 레아드에게 물었다. "갈까?" "응!"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28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04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10/28 15:56읽음:3003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04) == 제 9장 < 결말. > == --------------------------------------------------------------------- 화려함으로 치장된 하얀 대리석이 정오의 눈부신 햇살에 반짝거려 환하게 빛났다. 사람 키의 3배 정도 되는 수십 개의 기둥이 떠받들고 있는 가지각 색의 조각들. 양쪽으로 나란히 정렬된 기둥들의 사이를 지나 길고 긴 대리 석의 길의 끝에는 거대하면서도 정교한 무늬가 그려져 있는 문이 보였다. 평소엔 식당이라고 해도 원래는 왕궁.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은 채 성문안 으로 들어가는 레아드는 기분이 묘한 듯 주변을 돌아보았다. 안쪽에서 몇몇 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가벼운 농담조의 이야기를 하면서 나오는게 보였 다. 그들을 지나쳐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사람들의 수도 점점 늘어났 다. "헤..에. 정말 식당이야?" 길다란 복도에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를 하는 귀족과 상인들을 보면서 레 아드가 감탄을 했다. 복도의 끝에는 홀이 있었는데 그곳에 도착해서야 바 크와 론은 발걸음을 멈췄다. 잠시 서 있자 식당의 여 종업원. 이라고 보기 보단 왕궁의 시녀로 보이는 여인이 다가오더니 물었다. "라비앙에 잘 오셨습니다. 라비앙에 처음이십니까?" 여인의 물음에 바크가 뒤에 있는 레아드에게 말했다. "어쩔까? 여관에 갈래. 아니면 여기서 머물까? 짐도 없으니까 마음대로 정해도 괜찮아. 넌 여기가 좋겠지?" "..그렇긴 한데. 비싸지 않아?" "뭐, 조금. 하루에 금화 한 개로 알고 있는데. 맞죠?"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 금화 한 개라. 레아드가 잠시 턱을 만지작 거리면서 재빠르게 계산을 해 보았다. '보통 여관이 하루에 3시르피 정도니까. 세명이면 9시르피. 여기는 하루에 금화 한 개니까 100시르피..에.. 11배 정도인가? 엑. 비싸잖아.' 레아드가 끙끙거리며 계산을 하자 바크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다가가 서 레아드의 이마를 손가락을 쿡~ 찔렀다. "바보~ 돈걱정 할 정도로 우리 가난하지 않아. 돈걱정을 하는 거 보니까여관보다는 여기가 좋다는 거지? 좋아. 그럼 숙소는 여기로 하겠어." "자. 잠깐. 하지만" "일주일 정도 머물거니 방을 준비해줘요." 결정이 나자 옆에 있던 론이 레아드의 말을 깨끗하게 무시하고 여인에게 방의 준비를 시켰다. 그리고는 레아드의 팔에 팔짱을 끼며 한 손을 들어 외쳤다. "자~ 레아드! 한을 풀러가자~!" "에..에? 무슨 한?" 론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야 당연히 아침을 못 먹은 한이지. 가자가자~!" 그렇게 말한 론이 서둘러 레아드를 끌고 홀의 안쪽으로 이어진 문으로 들 어가 버렸다. 뒤에 남겨진 여인이 쿡. 입을 가리며 웃고는 바크에게 고개 를 숙여 보였다. 자신들의 방을 준비하러 가는 여인의 등을 보면서 바크는 뒷머릴 긁적였다. 홀의 안쪽은 레아드가 태어나서 처음 보는 구조로 상당히 기묘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거대한 4각형의 5층 짜리 건축물이었는데 가운데 부분이 뚫려 져 있어 반대편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보일 정도였다. 위의 천장은 유 리인지 아니면 뭔가 특수한 광석인지 하늘에 뜬 태양의 빛을 따스하게 전 해주고 있었다. 중앙엔 분수가 있어서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3층 의 자리에 앉아 아래의 분수에서 들리는 물소리와 은은하게 울리는 천장의 빛. 그리고 그 가운데로 작게 들리는 사람들의 말소리와 웃음소리는 한껏 음식을 먹어 배가 부른 레아드를 더욱 즐겁게 해 주었다. "와아. 잘 먹었어." 가볍게 합장을 하고 식사를 끝낸 레아드가 정말로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벙긋 웃었다. 붉은 색의 술이 담겨진 유리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신 바크가 눈을 아래로 돌려, 아침을 못 먹은 레아드에게 한풀이를 당한 음식들의 처 절한 모습을 보았다. 바크의 눈을 따라서 자신의 앞으로 수북히 쌓여있는 쟁반과 주변의 떨어진 음식 찌꺼기를 본 레아드가 화악~ 얼굴을 붉혔다. "뭐, 뭘 봐?" "부끄러워 하는 거 보니까 아직 머리는 괜찮은가 보구나? 아까 먹는 거 볼땐 어디 아픈 줄 알았거든." 바크의 신날 한 말에 레아드가 얼굴을 붉힐 때까지 붉히다가 흠흠. 헛기침을 하고는 억지로 표정을 바꾸며 팔짱을 꼈다. "흥~! 먹는 거 가지고 뭐라고 그러는건 저.질. 이야." "풋." 레아드의 의외의 한방에 바크는 멍한 얼굴을 했고, 론은 킥킥 웃었다. 잠 시 뒤, 한 명이 들기엔 무리가 있는 쟁반을 아슬아슬한 묘기를 보이며 종 업원이 가져가고 셋은 미뤄두었던 이야기를 시작했다. 바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일단, 너희가 가장 궁금해하는 걸 말할게. 아마 류크의 일이겠지?"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생각해둔게 있는 것 같은데.. 몇 개 집어서 묻자면 이거야. 어째서류크가 암살자를 너로 착각했는가. 아마도 착각한 게 아니라 눈감아 준거겠지. 그리고 두 번째. 기사들이 어째서 '진짜' 니아 바크인 널 암살자로몰아세웠나. 가짜를 눈감아 준 것도 모자라서 진짜인 널 제거하려는 수작일까? 세 번째. 암살자는 누구인가? 그리고 그 뒤에서 웃는 놈은?" "..으음." 바크가 팔짱을 끼고는 깊게 신음소릴 내었다. 론 역시 생각해 둔 것이 있는 지 바크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 말했다. "만일, 정말로 류크가 암살자를 너로 착각한 거라면 이번 일은 단지 가벼운 사건일 뿐이야. 암살자가 누군지 알 필요도 없지. 하지만 류크가 암살자의 일을 눈감아 준 것이라면.. 꽤 복잡해 져. 기사들이 널 잡으려 한것은 류크의 짓이라고 봐도 좋겠지. 암살자와도 상관이 있을 테고. 내가보기엔 그냥 가볍게 지나칠 일이 아닌 거 같다." "..이번 일은." 바크가 테이블 위에 두 손을 올려놓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 역시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어. 그래서 따로 폐하께 몇 가지 궁금한점을 물어보기도 했고. 그리고 류크와도 이야기를 해 봤지. 나도 론. 너와 비슷한 생각을 했었어. 하지만 지금으로선 다 추측일 뿐이야. 이건 이렇다 라고 결론짓기엔 애매한 부분이 있어. 하지만 이건 확실히 말할 수있어." 거기서 말을 멈춘 바크는 론과 레아드를 한번씩 쳐다보았다. 숨을 가볍게 들이 쉰 바크가 뒷말을 이어했다. "류크는 날 속이지 않아. 오늘 아침 그를 본 이유는 그걸 알고 싶었기 때문이었어. 오늘 만난 류크는 예전의 그와 마찬가지로 하와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어. 만일, 류크가 뭔가 일을 꾸미는 거라면 그건 분명히하와크에 득이 되지 해가 되진 않을 거라 생각해. 지금으로선 이렇게 말을할 수밖에 없다. 미안." 바크가 둘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을 끝냈다. 론이 자신의 볼을 톡톡 치더니 레아드를 보았다. "레아드. 바크가 참견하지 말라는데?" "응. 알았어." "...." "아, 저기.." "풋." 벙찐 얼굴이 되버린 론을 보면서 바크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론 이 뭔가 말을 하려다 그만두고는 머릴 긁적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뭐, 레아드도 그렇게 말한다면 나도 별 말은 없어. 알아서 해." "고마워. 자, 이젠 따분한 이야긴 그만두고 앞으로의 일을 말하자. 아직늦은 시간은 아니니까 지금부터 어딜 가 볼까?" "추천해봐~ 내가 고를게." 레아드가 의자를 당겨 앉으면서 흥미 있는 눈으로 바크에게 말했다. 추천 이라. 바크가 손가락을 펴면서 넬신의 명물이라고 할 수 있는 몇몇 것들 을 이야기했다. "먼저, 왕궁이 있고 여기 라비앙이 있는데 둘 다 가봤으니까 넘어가고,다음으로 갈만한 곳이.. 신전하고, 대광장. 그리고.. 아, 야시장이 있군. 그 외에도 많아." "야시장?" "해석하면 밤에 열리는 시장이야. 축제랑 비슷해." "정말!? 축제라면 거기에 가자." "밤에 열리는 시장이라니까. 밤에. 아직 날이 지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까 그전에.. 그래, 광장이나 가볼까?" 레아드가 눈을 반쯤 감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광장에 뭐 볼게 있다고." "눈 뒤집어 질 정도로 놀랄걸. 그 건방진 눈 충분히 놀라게 해 줄 테니까나가자. 광장에서 날이 저물 때까지 있다가 야시장에 가면 오늘 하루는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거야." 후식으로 나온 과일 하나를 손에 들어 빙글 위로 던진 바크가 과일이 떨어 지기도 전에 낚아채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자, 가자."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30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05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11/04 14:19읽음:320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05) == 제 9장 < 결말. > == --------------------------------------------------------------------- '광장. 마을의 중앙이나 입구에서 마을 안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위치한 공 간으로 분수나 동상이 있고 주위에 의자들이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쉬거 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소.연인들의 약속 장소로도 자주 쓰인다..' 라는 '광장'이란 단어의 뜻을 완전히 바꿔야 할지도 모를 위기에 처한 레아 드는 그 '건방진'눈을 연신 깜빡이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대륙의 동에서 서를 통과하는 대로에 위치한 하므의 광장 역시 작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 름하여 '대광장.'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 아무 것도 아니었다. 도대체가 이 세상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던가? 란 생각이 들 정도로 광장에는 많은 이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일행은 한번 광장의 전체 적인 모습을 둘러보고는 곧이어 그 속으로 묻어졌다. 인간의 파도 속에서 사람들에 밀리고 끌려 우연하게 도착한 곳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한 명의 흰 망토를 두른 이가 가운데 서 있고 그 주위를 사람들이 둘러쌓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레아드가 궁금한 표정을 지을 때 론이 웃으며 말했다. "수사다." 레아드가 론을 돌아보며 되물었다. "수사?" "응. 동물을 다루는 자야. 재밌으니까 좀 더 가까이 가자." 바크는 그렇게 무리해서 볼 생각은 없는지 뒤에 남았고, 론과 레아드는 힘 겹게 사람들의 틈을 파고들어서 앞으로 나왔다.둘이 앞에 자리를 잡았을 때 마침 한가지 묘기가 끝나서 사람들은 박수를 치고 있었다. 30대 초반으 로 보이는 수사는 두 번째 묘기를 준비하면서 잠깐 눈을 돌려 관중들을 둘 러보았다. 마침 눈에 띄는 이가 보였는지 그가 미소를 지었다. "이번엔 한 분의 도움이 필요한데 누구 도와주실 분 없습니까? 아. 거기. 아름다운 아가씨. 어떠신 지요?" "....?" "자자, 어서." 앞의 수사가 재촉을 하고 주변의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 낌에 레아드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옆에 있던 론이 쿡.웃더니 레아드의 귀에다 입을 대고 속삭였다. "레아드, 나가봐~" "에..에? 나 말야?" 그제야 수사가 부른 게 자신이었다는 걸 깨달은 레아드가 짐짓 놀란 표정 을 하면서 되물었다. 하지만 레아드는 론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무대에서 내려온 수사의 손에 잡혀 무대로 끌려나갔다. 어정쩡한 모습으로 무대 위 에 서 있는 레아드를 옆에 두고 수사가 두 팔을 크게 펼쳐서관중들에게 소리쳤다. "자아~! 지금부터 보여드릴 마술은 아마 여러분들 중 아무도 본적이 없는것일 겁니다. 이 마술은 제가 수년의 노력 끝에 만들어낸 것으로 지금 이마술은 보신 분은 평생에 걸쳐 두고두고 자랑하시기 바랍니다. 대륙 최고의 대수사! '콜팜'의 최고의 마술!" 한껏 위엄 있는 목소리로 관중들의 기대감을 최고로 올려놓은 그가 망토를 멋들어지게 한번 펄럭이고는정말로 고대에 존재했었던 대마법사와 같은 모습으로 레아드에게 다가갔다. 움찔, 해서 물러서는 레아드에게 그가 품 에서 한 개의 작은 상자를 꺼내 건네주었다. "자, 아무런 장치도 없는 나무 상자입니다. 살펴보시죠." "아, 예." 이런 자리는 처음인지라 레아드가 얼떨결에 대답을 해버리자, 몇몇 사람들 은 레아드의 순진한 모습을 보고는 웃음을 터뜨렸다.웃음소리에 얼굴이 붉어진 레아드는 서둘러 나무상자를 열어 안을 살펴보고는 아무 것도 없다 는걸 확인했다. 레아드에게서 상자를 받아 이번엔 관중들에게 상자에 아무 런 장치도 없다는 걸 확인 시켜준 수사가 다시 레아드에게 상자를 건네주었 다. "자, 이건 들어주시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마술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필요한 건." 거기까지 말한 수사가 잠시 입을 다물고 두 손을 모아 잡았다. 그리고 다 시 손을 펼치자 오른손엔 작은 다람쥐. 왼손엔 흰색의 비둘기가 앉아 있었 다. 관중들의 몇몇은 이미 본 마법이라며 냉소를 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 은 감탄사를 내질렀다. "소개하죠. 이쪽의 다람쥐는 '델'. 그리고 이쪽의 비둘기는 '밀'입니다. 자, 아가씨는 이름이 뭐죠?" "저, 저요? 레아드라고 하는데요." "레아드양이로군요. 씩씩한 이름입니다. 델과 밀이 인사를 하고 싶다는 군요." 그의 말이 끝나자 비둘기는 날아서. 다람쥐는 수사의 어깨를 타고 뛰어서 단번에 레아드의 어깨에 올라갔다. 왼쪽 어깨엔 다람쥐. 오른쪽엔 비둘기 가 앉아서 볼을 비벼대자 간지러운 듯 레아드가 어깨를 움츠리며 와아~ 웃 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마법을 시작하죠. 자, 들고있는 상자 있죠? 거기에 델과밀을 넣어주세요." "예예." 이젠 조금 익숙해진 듯 레아드가 선뜻 대답을 하고는 상자를 열었다. 그리 고 어깨에 올라탄 다람쥐, 델을 조심스럽게 손에 올려 상자에 내려놓았다. 갑자기 퍼드득 소리가 들리더니 어느새 밀이 상자 안으로 들어갔다. "자. 이젠 닫아주세요." 수사의 말대로 레아드는 비둘기의 머리를 조심하면서 열려진 상자를 닫았 다. "상자 속에 있는 델과 밀의 소리가 들리죠? 자, 상자는 거기 테이블 위에두시고 저기 가 서주세요." 수사가 가리키는 곳에는 땅에 하얀 원이 그려져 있었다. 레아드가 그걸 가 리키자 수사가 고개를 끄덕였다.테이블 위에 상자를 올려놓고 레아드는 천천히 걸어 원 안에 들어갔다. 레아드가 서 있는 곳에서 테이블까지는 꽤 거리가 있어서 사람들은 수사가 어떤 조작을 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다. 수사는 레아드가 자리를 잡자 싱긋 웃으며 자신도 상자에서 두걸음 떨어지 고는 레아드에게 말했다. "자, 이미 몇몇 분은 궁금한 얼굴이군요. 먼저 확인을 하도록 하죠. 레아드양? 델과 밀을 불러주시겠습니까?" "아, 예." 선뜻 알았다고는 말했지만, 레아드는 입을 열기를 망설였다. 그래도 그렇 지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동물에게 말을 하라니..창피하다구. 이런저 런 생각이 머리 속에 떠올랐지만 마술을 구경하러 온 많은 사람들의 시선에 밀려 결국에는 입을 열고 말았다. 레아드가 떠듬떠음 이름을 불렀다. "데..델. 밀?" - 구구. 찍! - 작게 불렀는데 상자 안에서 금방 대답이 들려왔다. 수사가 웃으면서 관중 들에게 말했다. "보시다시피 델과 밀은 상자 안에 있습니다. 아직 까진 말이죠." 가볍게 윙크를 해 보인 그가 위엄 넘치는 모습으로 망토를 한번 크게 펄럭 이고는 그와는 대조적으로 가볍게 품에서 한 개의 얇은 봉을 꺼냈다. "번거롭지만 레아드양. 다시 한번 델과 밀을 불러주시겠습니까?" "예." 이 일이 별로 부끄럽지 않다는 걸 알게된 레아드는 금방 고개를 끄덕이고 는 다시 한번 델과 밀의 이름을 불렀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상자 안에선 둘 의 대답이 들려왔다. "자, 이번엔." 만족한 듯 수사가 웃으면서 꺼냈던 봉을 두 손가락을 살짝 들어 상자의 위 를 가볍게 톡톡 쳐주었다. 그리고 봉의 끝을 살살 돌려 상자에 몇 번 원을 그리더니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상자를 톡. 치고는 봉을 거두었다. 그리고 레아드에게 말했다. "둘을 불러보세요." 아까와는 뭔가 다르다는 걸 안 레아드가 심호흡을 하고 입을 열었다. "델, 밀." - ..... - "델~ 밀~" - ..... - 두 번이나 불러보았지만 대답이 없자 레아드가 의아한 얼굴로 수사를 쳐 다보았다. 수사도 궁금한 얼굴로 레아드를 보더니 어깨를 으쓱거렸다. "무슨 일이죠?" "..저. 대답이 없는데요." 레아드가 짐짓 심각한 얼굴을 하자 수사도 같이 심각한 얼굴을 하면서 팔 짱을 꼈다. "그렇군요. 혹시 낮잠을 자는 게 아닐까요?" "아,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마술이란 걸 난생 처음 보는 레아드가 수사의 말에 정말로 '그럴지도 모르 겠다'란 얼굴을 하면서 말하자 주변의 있던 사람들이 푸하하~ 웃음을 터뜨 렸다.수사 역시 그런 대답은 의외였다는 듯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고는 테이블 위에 있는 상자를 들어 레아드에게 가져다주었다. "자, 그럼 레아드 양이 둘을 깨워주시겠습니까?" "예." 레아드가 수사에게서 상자를 받아들어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었다. 그 만큼 이나 조용하게 사람들은 다음에 이어질 상황을 즐겁게 기다렸다. 과연, 레 아드는 그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훌륭하게 당황스런 표정을 지어 보이며 수 사를 올려다보았다. 너무 당황한 나머지 레아드가 말을 더듬었다. "아, 저. 저기." "예? 무슨 일이죠?" "데, 델.. 밀.." "뭐라고요? 델과 밀이 없어졌다고요?" 허둥지둥 고개를 커다랗게 끄덕이는 레아드를 보고 몇몇 사나이들이 뒤집 어지도록 웃었고 모여있던 여성들도 찔끔 나오는 눈물을 참으면서 입을 가 리고 웃었다. 멀리서 바크가 '난 저런 애 모름'이란 표정을 지으며 딴청을 피울 때 레아드는 너무나 당황한 나머지 어쩔 줄을 모르고 수사를 안타까운 눈으로 올라다보았다. 휙휙~ 관중들의 휘파람 소리와 와아~ 하는 함성에 저도 모르게 흥이 난 수사가 탄식을 했다. "아아~ 델과 밀은 이 콜팜의 소꿉 친구로 같이 다닌 지 20년이 넘었건만 갑자기 땅으로 꺼졌나, 아니면 하늘로 솟았나. 아아~ 사랑스런 나의 벗들이여. 지금 어디에 있는가~" 평소에 레아드였다면 아무리 상대가 저런 연기를 한다고 해도 다람쥐와 비 둘기가 20년을 못 산다는 걸 알아챘겠지만, 불행. 혹은 누구에게 다행스럽 게도지금 레아드는 워낙 당황해서 수사의 말이 제대로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어느새 주위의 사람들이 아까보다 열배 정도로 늘어났다. 광장의 한 귀퉁이라서 개방된 공간인데다 워낙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크니 지나가 던 사람들이 전부다 몰려온 것이었다. 한참동안 탄식을 해서 레아드를 충 분히 달아오르게 만든 수사가 마지막으로 탄식을 하며 레아드에게 들으라 는 식으로 크게 혼잣말을 했다. "아~ 나의 실수로 벗들을 저 세상으로 보냈으니 어쩌나. 다시 그들을 만나려면 내가 죽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건가. 다행히 과거 스승께서 이런위기에 사용하라고 금단의 주문을 알려주셨지만 너무나 위험하니.. 잘못하면 목숨을 잃는데 그 누가 나를 도와주겠는가." "저요!!" 수사가 말하기론 분명히 목숨을 잃을지도 모를 위험한 일이라고 했는데 레 아드는 마치 죽었다가 살아날 길을 찾은사람처럼 크게 소리치면서 손을 번쩍 들었다. 뻔할 정도로 순진한 레아드의 행동에 주변의 사람들이 와하 하 웃었다. 수사가 레아드의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면서 품안에 손을 넣어 뭔가를 꺼냈다. 레아드가 보니 한 주먹은 될 듯한 커다란 수정이었다. 그 가 그 수정을 레아드에게 건네주었다. "이 수정은 과거 제 스승께서 수많은 제자들 중 특별히 저에게만 주신 아주아주 귀한 것으로 죽은 자들의 세상과 이 세상을 연결 해주는 물건 입니다. 하지만 사용할 때 누군가가 수정을 들고있어야 하는데 잘못하면 수정의 힘에 빨려들어 저 세상으로 날라가버릴지도 모릅니다. 정말로 위험한일이니 잘 생각하세요." "그러니까 들고만 있으면 되는 거죠? 할게요. 할 테니까 빨리요!" 델과 밀을 살릴..? 방법이 있다는 걸 알게된 레아드는 수사가 장황하게 이 런저런 잡담을 하자 화를 내면서 수사를 재촉했다. 수사가 '흠흠' 헛기침 을 하더니 웃고있는 관중들을 보면서 말했다. "자아~ 여지껀 충분히 즐거워 하셨으니 잠시 조용히 하시기 바랍니다. 지금부터 저와 레아드양은 아주 위험한 금단의 주문을 행할 테니 혹, 몸이안 좋은 분이나 노약자는 앞에 나오셔서 구경하시기 바랍니다, 앞에 계신분들은 앉아주셔서 뒤의 분들이 잘 볼 수 있도록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 그러면 조용히. 조용히." 관중의 수가 천대를 넘어서자 수사도 약간 긴장을 했는지 다시 한번 흠흠 헛기침을 하고는 목을 죄이는 넥타이를 약간 느슨하게 했다. 별 이상한 말 을 하느라고 천금같은 시간을 낭비한 레아드가 정말로 화가 난 듯 수사를 쳐다보았다. 레아드의 따가운 눈초리에 하하. 어색하게 웃어 보인 수사가 품속에서 뭔가 몇 가지 물건들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자, 그럼 레아드양. 지금부터 저 세상과의 문을 열 테니 부디 조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만일 성공적으로 세상의 문이 열리면 델과 밀이 돌아올 수있도록 마음속으로 강하게 둘의 이름을 불러주세요. 그럼," 그가 한 손을 쥐었다가 활짝 펴니 '차착~'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색의 카 드가 그의 손가락 사이에서 나왔다. 수사가 그 검은 카드를 하늘을 향해 던지니 놀랍게도 네개의 카드는 하늘을 날아 레아드의 동서남북. 네 자리 에 정확하게 놓였다. 몇몇 사람들이 와아~ 하고 감탄사를 지르다 주변 사 람들의 눈초리를 받고는 서둘러 입을 다물었다. 다음으로 테이블 위에 올 려진 작은 병을 든 수사가 병의 뚜껑을 열어 레아드의 주변에다 병에 담겨 진 물을 뿌렸다. "이 네개의 카드와 이 기름은 악마를 쫓는 역할을 하는 겁니다. 이제부터본격적으로 세상의 문을 열 테니 준비해 주세요." 준비라니. 뭘 어떻게? 레아드가 이렇게 속으로 생각을 하는데 수사가 자신 의 망토를 접어 몸을 가렸다. 그리고는 입으로 뭐라고 중얼중얼 말하고는 갑자기 '핫!' 소리를 지르면서 망토를 크게 펼쳤다. 순간, 레아드를 중심 으로 사방에서 치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가 자욱하게 뿜어져 나 왔다. 그리고 동시에 레아드가 들고 있던 수정에서 녹색의 빛이 뿜어지기 시작했다. "오오!" 입을 열면 눈초리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꽤 많은 사람들이 저도 모 르게 감탄사를 내 질렀다. 세상의 문. 그것은 사방을 자욱하게 가린 흰 연 기에 레아드가 들고 있는 수정에서 뿜어져 나온 빛이 반사되면서 생긴 환 영과도 같은 것이었다. 허공에 생긴 거대한 녹색의 원을 보니 '과연 저게 저 세상으로 가는 입구란 말이군.'라고 생각해 봄직도 했다. 눈이 좋은 사 람은 자욱한 연기의 사이에서 레아드가 눈을 꼭 감고 뭔가를 열심히 빌고 있는 모습을 보았을지도 모른다. 세상의 문은 잠시동안 허공에 떠 있다가 수정의 빛이 약해지면서 차츰 연해지다가 바람에 연기가 쓸려가자 보이지 않게 되었다. 수정에서 나오던 빛도 사라졌다. 잠시 무대와 관중들의 사이 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가장 먼저 입을 연 사람은 레아드였다. "델과 밀은.. 돌아왔나요?" "......" "설마.." 수사의 굳어진 얼굴과 침묵에 레아드의 핏기가 싹 가셨다. 그때 수사가 레아드를 돌아보더니 어깨를 으쓱거렸다. "글쎄요. 어떻게 된 걸까요. 델과 밀이 보이지 않는군요." "그렇다는 건.." 수사가 손가락 한 개를 들어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 "저런. 속단은 금물. 델과 밀이 사라질 때 레아드양은 뭘 하셨죠?" "그야.. 둘을 불렀는데. 아," 뭔가를 깨달은 레아드에게 수사가 찡긋~ 윙크를 하며 말했다. "아셨으면 하셔야죠." "예!" 예감이 좋은 것 같아서일까. 레아드가 자신 있게 대답을 하고는 심호흡을 한번 크게 하고는 델과 밀을 불렀다. "델.. 밀." - ..... - 침묵. 관중들까지 긴장해서 숨을 죽이고 있는 탓일까. 누군가의 침 넘어가 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레아드가 아까보다 조금 크게 불렀다. "델~ 밀~" - ..... - "델! 밀! - - ...... - 숨을 멈추고 귀를 기울여 봤지만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둘은 돌아오지 못 한 걸까? 그렇다면 난.. 나는. 급해진 레아드가 이번엔 관중들의 시선 따위 는 완전히 무시하고 대광장에 걷는 모든 이들이 들을 정도로 정말 커다랗 게 소리쳤다. "데에엘~!! 미일!! 대답해~! 있으면 제발 대답해 줘~! 델~! 미이일!!" - 찍! - 한순간에 침묵. 소리치던 레아드가 순식간에 입을 다물었다. 뭔가.. 뭔가 소리가 들렸던 것 같은데? 레아드가 이번엔 작게 불렀다. "델?" - 찍. - "밀?" - 구~ 구~ - "델! 밀!" - 구구~ 찌익~ - 대답소리가 들려오자 레아드가 보기에도 흥겨울 정도로 입을 벙긋 웃으면 서 한숨을 쓸어 내쉬었다. 그러다가 표정이 굳었다. - 찌지찌직~ 찌익~ 찍찍~ - - 구구~ 꾸~ 구구구구~ - "에?" 처음엔 한번만 들리던 델과 밀의 대답이 점차 많아지더니 이내 수십 개의 소리로 갈라졌다. 거기다 더 문제는 그 소리가 아주 가까운데서 들린다는 것이었다. 레아드가 주위를 돌아보았지만 다람쥐나 비둘기의 모습은 보이 지 않았다. 의아한 얼굴을 하는데 갑자기 가슴 부위에서 간지러운 느낌이 들었다. 고개를 내려 가슴을 보니 뭔가 볼록한 게 튀어나와 있었다. 뭔지? 레아드가 손을 들어 그걸 집어보려다 우뚝. 동작을 멈췄다. 소매 속에도 뭔가 불록한게 튀어나와 있었다. 의아한 얼굴을 하는 레아드의 옆으로 수 사가 다가오더니 관중과 레아드에게 멋들어진 모습으로 인사를 하고는 크 게 소리쳤다. "자아~ 대공개! 저 세상에 갔다가 돌아온 델과 밀. 그리고 그의 친구들 입니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수사가 들고있던 봉으로 레아드의 머리를 톡~ 쳤다. 순간 레아드의 옷이 파다다닥~ 부풀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터질 듯이 불어 났다. "우아아~" 깜짝 놀란 레아드가 소리를 치는데 앞가슴의 단추 하나가 터지면서 퍼드득! 하얀 것이 눈앞을 지나갔다. 고개를 들어 위를 보니 파란 하늘로 한 마리의 비둘기가 날고 있었다.순간 퍼드드드득! 요란한 소리가 들리더니 가슴, 소매. 등등~ 옷의 이곳 저곳에서 수십 마리의 비둘기가 튀어나와 하늘로 날 아 올랐다. 양팔을 벌린 레아드의 몸에서 날아오르는 흰 비둘기들은 레아드 의 붉은 머리를 휘날려 장관을 이루었다. 그리고 그 밑으로는 어느새 레아 드의 몸 위에서 뛰어내린 다람쥐들이 무대 위를 뛰어 다니고 있었다. 비둘 기와 다람쥐는 못해도 100여 마리는 되 보여서 그걸 다 모으면 레아드보다 2배 정도는 클 것 같았다. 도대체 저렇게 많은 비둘기와 다람쥐가 언제 어 디에 숨어 있다가 갑자기 나오는 걸까? 생각지도 못한 광경에 관중들이 모 두 일어나 박수를 치면서 휘파람을 불었다,"에..에?" 온몸이 간지럽고 비둘기가 요란하게 머리 위를 날아다녀 정신이 하나도 없 던 레아드는 비둘기들이 모두 날아가자 비틀비틀 뒷걸음을 치다 털썩. 무 대 위에 주저앉았다. 사람들이 그런 레아드를 보며 다같이 웃었다. 수사 가 즐거운 모습으로 레아드에게 다가오더니 미소를 지었다. "자아~ 정말로 마지막입니다. 한번만 더 불러보시겠습니까?" "아아.. 그러죠. 데엘~ 미일~" - 구~ 찍~ - 부름에 곧장 대답이 들려왔다. 그 소리는 방금전 수십 마리의 다람쥐나 비 둘기가 몸에서 했던 대답보다도 더 가까운 곳에서 난 소리였다. 마치 귓속 에 대고 말을 하는 것처럼.. 응? "아얏~" 갑자기 레아드가 어깨를 움츠리며 고개를 약간 숙여 보였다. 그러자 놀랍 게도 풍성한 레아드의 붉은 머리의 한 부분이 볼록~ 튀어나오더니 그 사이 로 작은 두개의 머리가 나타났다. 한 개는 다람쥐.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비둘기의 머리로 둘은 몸은 붉은 머리채에 파묻고 머리만 내민 채로 사방을 둘러보다가 몸을 흔들어 붉은 강에서 빠져 나왔다. 비둘기는 하늘을 날아 몇 바퀴 허공을 맴돌았고 다람쥐는 쉴새없이 레아드의 몸을 빙글빙글 돌다 가 마지막에는 레아드의 왼쪽 어깨에 앉았다. 레아드는 멍한 눈으로 자신의 왼쪽 어깨에 앉아 애교를 떠는 비둘기와 다람쥐를 보고는 한숨을 내쉬면서 둘을 들어 볼에다 대고 쓰다듬었다. 순간 그야말로 우뢰와 같은 박수와 함 성. 휘파람 소리가 광장을 가득 메웠다. "자아~ 더욱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수사가 두 팔을 크게 펼쳐서 레아드를 칭찬하는 가운데 레아드는 자신의 손과 볼 사이에서 장난질을 치는 다람쥐와 비둘기를 보고는 진지한 어투로 입을 열었다. "너희들!" 그리고 말했다. "제발 다음에 태어나면 친구는 다람쥐나 비둘기로 해줘. 응? 알았지?" 진지한 표정에 부탁이긴 했지만 다람쥐나 비둘기가 알아들을 턱이 없었다. 계속 애교를 부리는 델과 밀의 행동에 레아드가 둘을 자신의 머리 위에 올 려 놓고는 한숨을 쉬었다. "뭐.. 알아들었겠지. 그렇지?" - 구구~ 찍~ - "응. 그럼 됐어." 빙그레 웃는 레아드였다. 계속.. ps:다람쥐가.. '찍' 하고 울던가. --? 설마 '나 때릴거야~?' 라며 우는건;;;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63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06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12/18 20:35읽음:286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06) == 제 9장 < 결말. > == --------------------------------------------------------------------- "엄마~ 봐~ 봐~ 아까 그 누나야!" 지나가는 길에 한 남자애가 자신의 엄마인 듯한 여인의 치마를 잡고 멈추 게 하면서 소리쳤다. 그 소리에 우뚝. 멈춘 레아드가 아하하하.. 식은땀을 흘리며 아이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단번에 뒤로 돌아 바 크의 멱살을 잡았다. "제발 어디든지 다른 데로 가자니까~!" 바크가 픽~ 냉소했다. "뭘, 어디를 가자는 거야? 아직 광장의 반도 못 구경한 데다가 좀 있으면 날이 저물거니 야시장에 가야하잖아. 라비앙에 간다고 해도 아직 저녁을 먹을 때까지는 시간이 꽤 남아서 할 일도 없고 말야." 론도 바크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맞아. 그리고 레아드. 생전 처음 마술을 본 사람들이 실수를 하는 건 수도에선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 그렇게 대단한 구경거리는 아니까 그렇게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아." 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지나가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휙휙~ 아가씨~ 멋졌어~ 등의 말을 지껄였다. 무섭게 굳어 가는 레아드의 얼굴을 보고 론이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확실히 자신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수사란 사람 들은 대부분이 떠돌이라서 웬만한 도시 사람들은 마술이 그렇게 신기하기 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수사들도 돈이 되지 않는 일은 잘 안 하므로 시골이나 외딴 도시의 사람들 중에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이 세상에 마 술이란 게 있었는지도 모른 채 사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우연하 게 마술을 접했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가끔 일어나는데 특히 수도에선 심 심치 않을 정도로 자주 일어났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오늘 소동은 별로 대단한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보이는 사람마다 레아드에게 아는 척을 하 니 그렇지 않아도 바크에게 사정 설명을 들어 화끈화끈 달아오르는 레아드 로서는 정말로 죽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운 것이었다. 볼맨 소리로 바크에 게 뭐라 투정을 부리는 레아드를 보면서 론이 속으로 생각했다. '확실히.. 눈에 띄긴 하지.' 아무리 시골 촌뜨기의 순박한 말들이 도시 사람들에게 재밌게 들린다고 해 도 별로 대단할 것도 없는 마술을 보려고 수천 명이나 모이지는 않을 것이 다. 그것도 시간과 장소를 정한 게 아니라 길거리에 한 곳에서 갑자기 열린 마술이기 때문에 모인다는 건 더욱 힘든 일이었다. "자자~ 구경할게 아직도 많다구. 어서 가기나 해." 거의 레아드의 등을 떠밀다시피 하면서 바크가 멈춰 섰던 레아드를 걷게 했 다. 바크의 말에 마지못해 다시 광장을 구경하기 시작한 레아드는 처음엔 뽀루퉁. 찌푸린 얼굴이었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밝아지기 시작했다. 이국에서 들어왔다는 기묘한 동물. 입에서 불을 내뿜은 사나이, 철로 된 봉을 단번에 손으로 절단 내는 묘기등. 레아드로서는 난생처음 보는 신기한 것들이었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환한 얼굴이 된 것이었다. 한참 을 그렇게 광장을 돌다보니 어느새 하늘은 붉게 물들었고 지나가는 사람들 도 아까보다는 꽤 줄어있었다. 사람의 말을 할 줄 아는 새의 질문을 받은 레아드가 머뭇머뭇 거리는 사이, 바크는 뒤를 슬쩍 돌아보더니 미간을 좁 혔다. 그리고 다시 레아드를 봤다가 이번엔 론에게 고개를 돌렸다. "론, 한가지 물어볼게 있는데." "응? 말해봐." 시선은 레아드에게 둔 채로 론이 대답했다. 바크가 물었다. "광장이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큰공간에서 어떤 녀석들이 내 눈에 5번이나 눈에 띄였다는게 우연일까?" "흐음~ 5번이라. 굉장한 우연인데? 그러고 보니 나도 똑같이 생긴 녀석들을몇 번인가 본 것 같군." 바크가 쓴웃음을 지었다. "미행인가?" "뭐, 살기는 없었고.. 기사 녀석들이 아닐까?" "기사들이?" 론이 시선을 바크에게 돌리며 말했다. "널 걱정한 폐하가 기사를 보낸 건지도 모르잖아." 론의 말에 바크가 황당한 얼굴을 하더니 론을 쳐다보았다. 바크를 마주 본 채 씨익 웃은 론이 두 손을 깍지껴 뒤로 넘기면서 말했다. "기사던 뭐던간에 아직은 움직일 생각이 없는 거 같으니까 그냥 두자고. 천천히 야시장을 돌다보면 지들이 알아서 움직이겠지." "흐음." 살짝 눈길을 돌려 인파 속에서 자신들을 보고있을 그들을 한번 쳐다 본 바 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뭐, 다른 방법도 없겠군." 론이 웃으며 말했다. "그나저나 꽤 어두워졌으니 그만 가볼까? 광장에선 더 이상 구경할 것도 없는거 같은데 말야."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바크는 앵무새에게 이름을 질문 받아 대답을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을 하고 있는 레아드를 끌고 야시장으로 향했다. 광장에서 30여분을 걸어 도착한 곳은 시장 근처의 커다란 공터였다. 대광장 보다는 작겠지만 공터엔 한창 열이 오른 시장을 넘어서는 열기가 있었다. 나무 판자로 만든 작은 집들이 연이어 줄을 서 있고 그 사이로 그야말로 인 간의 파도라고 해도 좋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에 레아드가 '혹시 오늘 축제 아냐?'라고 말한 것은 분명 착각은 아니였다. 어쨌든 일행 은 밤이 늦었으므로 일단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다. 다행스럽게도 사방엔 대 륙 각지의 음식. 특히 군것질 거리라고 할 수 있는 시장 음식들이 넘처 흐 를 정도로 쌓여있었다. 처음으로 보는 음식들을 잔뜩 먹고 마지막으로 한 조각 단위로 파는 멜무른 파이를 입에 문 레아드가 행복한 듯 뭐라 정확한 발음이 아닌 소리로 흥얼거리면서 가게에서 나왔다. "이에부더느 머하거야?" "음식 물고 말하지마!" 파이를 문 채로 뒤로 돌아 묻는 레아드에게 바크가 가볍게 알밤을 먹이면서 소리쳤다. 론이 웃으며 말했다. "기본적으로 구경하는 건 광장하고 비슷해. 해볼만한 재미있는 것들도 많으니까 일단은 안쪽으로 들어가자." 론의 말대로 야시장엔 구경거리가 많았다. 단지 광장과 다른 점은 광장에선 단지 마술이나 가지가지 묘기를 단지 구경만 할뿐이었지만, 야시장에선 직 접 자신이 한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단검을 던져 테이블 위에 올려져있 는 사과를 몇 개 맞추면 무슨무슨 상품을 준다. 라는 식이었다. 이런 종류의 놀이는 상당히 많아서 한번씩 해보는데에 걸리는 시간이 만만치 않았다. "역시 야시장 하면 이거지~" 야시장의 길고 긴 거리의 중반정도 왔을까. 론이 갑자기 멈춰 서더니 사람들 이 잔뜩 몰려있는 곳으로 일행을 끌고 갔다. 론에게 끌려 도착한 곳엔 상당 히 기묘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다른 나무 집보다 세배정도 클 듯한 커 다란 대 위에 사람이 두명 정도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큰 투명한 유리구가 있었고, 그 안에는 숫자가 써있는 하얀 공 수십 개가 정신없이 날아다녔다. "도박?" "놀이라고 불러. 놀이." 바크의 말에 론이 토를 달고는 간단하게 설명을 했다. "저 유리 속에서 바람을 넣어서 종이 구슬을 날리는 거야. 종이 구슬에는1부터 4까지의 숫자가 써있지. 돌다보면 종이 구슬이 하나씩 구멍을 통해빠져나와. 나오는 순서대로 4자리의 수가 만들어지는데 그걸 맞추는 거야. 원래 1부터 9까지 3자리의 수로 하는 도박인데 이건 놀이용으로 맞출 확률을 약간 높힌거지." 론의 설명이 끝나기가 무섭게 한차례 함성이 지나갔다. 누군가 정확하게 수를 맞춘 모양이었다. 잠시 상품을 전해주는 시간이 흐른 후 다음 차례를 준비하는 듯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레아드가 보니 사람들 사이에 둥근 원형의 통을 든 사람이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그가 가까이만 오면 사 람들이 왁자지껄 그에게 소리를 질러댔다. 뭐지?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그가 가까이 오자 자연스레 의문이 풀렸다. 론이 바크와 레아드에게 말했 다. "원하는 수를 말해. 1부터 4까지고 순서는 마음대로야." "음, 난 4224." 바크가 잠깐 생각하더니 아무 숫자나 불렀다. "난 2244. 레아드는?" "에.. 2341." "겹치는 수는 없군요. 자, 여기." 통을 든 사내가 세개의 종이에 셋이 부른 수를 써주더니 건네주었다. 레아 드가 종이의 뒤를 보니 거기엔 기묘하게 생긴 도장이 찍혀있었다. "속임수를 방지하기 위한 거야." 사내에게 몇 시르피를 주면서 론이 말했다. "만일 종이를 구분하지 못하면 수가 발표된 뒤에 종이에 직접 수를 적어서맞았다고 하는 녀석들이 생겨나거든. 그래서 할 때마다 다른 도장을 찍은종이를 사용하지." 시작한다. 바크의 말에 론과 레아드는 고개를 돌려 커다란 유리 구를 보았 다. 맨 아래서 굴러다니던 종이 구슬들이 천천히 미동을 하더니 갑자기 들 썩였다. 그러다 천천히 벽을 타고 오르다가 갑자기 펑! 소리가 나면서 사 방으로 튕겨다니기 시작했다. "2~!" 가장 처음 나온 종이 구슬을 들은 여인이 모두에게 보여주면서 커다란 소 리로 외쳤다. 주변에서 실망의 소리가 터져나왔다. "흠, 틀렸군." 바크가 손에 들고있던 종이를 구기면서 론을 보았다. "이게 바로 경륜이란거지~" 론이 손가락 두개를 들어 V자를 만들면서 웃었다. 순간"3~!" 이란 여인의 말이 울려 퍼졌고 론의 미소가 굳으면서 들어졌던 손가락이 원 위치로 돌아왔다. 바크가 픽 웃었다. 론이 거칠게 종이를 구겨 땅에다 버 리고는 팔짱을 꼈다. "애송이 경륜이네." "쳇. 비꼬지 말라고." 바크의 장난스런 말에 론이 흥~ 냉소를 하며 대답했다. 그 사이에 여인이 다시 하나의 숫자를 외쳤지만 정신이 팔려 둘은 듣지 못했다. 사람들의 실 망과 기대의 함성 속에서 론이 중얼거렸다. "다음엔 1133이다." "흐음. 번갈아 가며 두자리네." "이쪽이 확률이 놓거든. 경험상말이지." 웃으며 말하는 론이었다. 그때 여인의 마지막 외침이 들려왔다. "4~!" "끝났군." "23..뭐 4였지? 세번째 수가 뭐였지?" "4였어." 론의 물음에 레아드가 대답을 해 주었다. 론이 아깝다는 표정으로 혀를 찼 다. "2344였나. 크~ 하나 차이였잖아." "호오. 쓸만한 경륜이었네." "이래봬도 한때는 여기서 살면서 이거만 했던 시절이 있었거든. 참, 레아드. 넌?" "나? 으음~ 나도 하나 차이로 못 맞췄어." "처음에 그 정도면 소질 있네. 레아드 너 수가.. 2314. 였나?" "아냐. 2341이었어." "헤에. 정말 하나 차이... 가 아니잖아!" 턱을 쓰다듬으며 칭찬을 하던 론이 갑자기 말을 팍! 끊어 버리고 레아드의 양쪽 어깨를 잡았다. "그거 2등이야 2등! 앞쪽부터 3자리가 맞으면 그것도 상품을 주는 거라고! 보자.. 2등이.. 에." "...에?." 론이 분주하게 상품을 찾아보는 가운데 레아드가 한 방울 식은땀을 흘리며 하하. 웃었다. 그런 레아드를 보던 바크가 잠시 뒷머릴 긁적이고는 레아드 에게 말했다. "버렸지?" "뭐?" 2등! 요리용품! 상품을 찾은 론이 난데없는 바크의 말에 행동을 멈췄다. 바 크가 다시 레아드에게 물었다. "종이. 버렸지?" "미.. 미안." 레아드가 고개를 푹 숙이며 둘에게 사죄를 했다. 론이 멍한 얼굴을 하다가 갑자기 땅을 보았다. "그래도 이 근처니까 찾아보면.." "여기서?" 바크가 발을 들어 앞을 툭 차면서 되묻자 론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바크의 발에 채여 날아간 종이만 수개. 땅 위엔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 로 많은 종이들이 버려져있어서 그 중에서 원하는 수가 써있는 종이를 찾 는 것은 그야말로 불가능. 바늘 찾기였다. "뭐.. 뭐.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 거지. 신경 쓰지마." "너 얼굴 굳었다." "시, 시끄러!" 론의 주먹을 재빨리 피하면서 바크가 웃었다. 그 후로 경륜의 론이 계속 해서 이것저것 수를 맞추어 뽑았지만 번번히 실패. 의외로 레아드가 연 속으로 비슷한 수를 뽑아 일행을 긴장시켰지만 아쉽게도 1등이나 2등엔 걸리지 않았다. 바크는 아무런 말도 없이 계속해서 종이를 구겨 던질 뿐 이었다. 그렇게 6번, 7번. 그리고 8번째의 추첨. "4~!" "으아아." 첫 번째 수가 불러지기가 무섭게 론이 허탈의 웃음인지 울음인지를 터뜨리 며 고개를 푹 숙였다. "1~!" 몇몇 사람들이 혀를 차며 종이를 버렸다. 같이 종이를 버린 론이 슬쩍 고 개를 들어보니 바크와 레아드는 둘 다 맞았는지 아직도 종이를 든 채 유리고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뭐라고 썼지? 은근슬쩍 다가가 레아드가 들고있는 종이를 쳐다보려는 순간 다음 수가 불려졌다. "2~!" "아.. 틀렸네." 론이 보기 바로 직전에 레아드가 딱~ 손가락 두개를 퉁기며 아쉽다는 투로 혀를 찼다. 론이 물었다. "수가 몇이었는데?" "나? 4114였는데.. 으음. 비슷하게 나갔는데.." "4~!" "아." 레아드의 말 도중에 울려 퍼진 다음 자리의 수에 레아드와 론이 동시에 입을 벌리면서 유리구 쪽을 보았다. 레아드가 양손으로 머리를 쥐어짜며 허무한 표정으로 웃었다. "우웅.. 또 하나차이였네." "정말 아까운데. 오늘은 운이 따라주지 않는 날인가보다. 나도 그렇고 레아드 너도." "그런가? 으음. 바크 넌 어때?" 레아드의 물음에 론도 같이 바크를 쳐다보았다. 가만히 손에 들고있던 종이 를 보고있던 바크가 언뜻 고개를 들어 둘을 보더니 갑자기 씨익 웃었다. "운이란 건 말이지." 그렇게 입을 연 바크가 들고있던 종이를 탁~ 뒤집으면서 뒷말을 했다. "직접 만드는 거라고." "412...4 와아앗! 1등이잖아!" "간단하지." "어, 어떻게?" 황당한 듯 묻는 론의 말에 바크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돈을 거는 도박엔 반드시 지켜야 하는 철칙이 있는데 말이지. 그걸 이용한거야." "철칙..이라면?" "운이 나쁜 사람이 건 자리엔 돈을 걸지 않는다. 그리고 운이 좋은 녀석이돈을 건 자리엔 같이 돈을 거는 거지. 다시 말하자면," 흠. 헛기침을 한번 한 바크가 옆에 있는 레아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뒷말 을 이었다. "이 녀석이 계속 하나 차이로 틀려서 난 레아드의 수에서 하나만 바꿔서 계속 써낸 거야. 그게 지금 와서 맞은 거지." "사.. 사기." 론과 레아드의 말에 바크가 쯧쯧. 손가락 하나를 들어 좌우로 흔들며 빙그레 웃었다. "어이. 희박한 확률 맞추기 보단 이 쪽이 훨씬 편하다고. 어디 1등 상품이.. 헤에. 은으로 만든" "이거 사기잖아!!" 웃으며 '고급 야외 조리요구.'를 말하려고 했던 바크가 갑자기 뒤에서 들려 온 고함소리와 동시에 갑자기 앞으로 두어 발자국 튀어나갔다. 뒤쪽에서 누 군가가 거칠게 사람들을 미는 바람에 바크까지 밀린 것이었다. 론과 레아드 는 갑자기 앞으로 밀려나가 얼떨떨한 표정을 짓고있는 바크를 쳐다보다가 이내 같이 고개를 뒤로 돌렸다. "이거 사기야 사기! 다 뒤집어 엎어버리겠어!" 계속.. ps: 흐음. 늦었네요. *_*『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65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07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12/23 00:24읽음:264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07) == 제 9장 < 결말. > == --------------------------------------------------------------------- "때려쳐! 당장 그만두지 않으면 전부 날려버리겠어!" "얼씨구." 뒤쪽에서 뭐라 왁왁! 소리를 지르며 항의를 하는 사람을 보며 주변의 사람 들이 픽픽 웃기 시작했다. 도박판에서 특히 운이 따르지 않아 화가 치밀어 판을 뒤집는 사람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법. 별거 아니군.. 하며 잠깐동안 의 해프닝으로 일어난 웅성거림은 천천히 수그러들었다. 일행도 뒤쪽 일에서 신경을 끄고 1등 상품에 당첨되었다는 걸 사회자에게 알리기 위해 앞으로 나가려했다. 하지만 "우아아악~!" 하며 갑자기 터져나온 비명소리에 깜짝 놀라 다시 뒤를 보게되었다. 소리가 들려오는 쪽에선 사람들이 놀란 얼굴로 후다닥 물러서고 있었고, 그들의 머 리 위로는 한 개의 검이 치켜 들려서 흔들흔들 움직이며 언제 어디로 자신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듯 위협을 하고 있었다. 그 검을 본 근처의 사람들이 깜짝 놀라 창백한 얼굴로 사방으로 피하고, 그리고 그 사람들에 놀란 다른 사람들 역시 뛰는 바람에 순식간에 사방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저 검은.." 달려 오고가는 사람들을 슬쩍슬쩍 피하면서 론이 눈에 힘을 주어 하늘을 향해 치켜 들린 검을 보았다. 론의 말을 들은 바크도 검 쪽을 보았다. 둘은 서로를 쳐다보더니 실소를 했다. "비켜엇!" 소란의 장본인이 커다랗고, 약간은 이상한 발음으로 크게 소리를 지르며 검 을 하늘을 향해 휘휘~ 저어댔다. 하지만 그의 말과는 다르게 이미 사람들은 그에게서 적어도 십여미터 정도 도망을 쳐서 그의 앞을 막고있는 이는 아무 도 없었다. 사람들의 어깨너머로 뭐라 중얼거리며 대쪽으로 가고있는 장본인 을 본 바크가 혀를 차며 눈살을 찌푸렸다. 론이 냉소했다. "요즘 것들은 미행 하나 제대로 못하나..? 꼴사납군." "취한 거 같은데." "같은데 가 아니라 취했어." 팔짱을 끼며 인상을 찌푸리는 론의 옆으로 고개를 슬쩍 내민 레아드는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뭐라 자세히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웅얼웅얼 외치는 사나 이를 볼 수 있었다. 분명 레아드도 아는 얼굴이었다. "기사잖아? 성문에서 만났던 그 사람." "티브 파얼 경이 보면 입에 거품 물겠군. 몇십 년만에 나온 집안의 자랑거리가 저런 꼴이라니." "티브 파얼?" "저 녀석 아버지." 휘청거리며 거의 대에 다가간 티브 파얼 경의 아들. 키슈 파얼을 가리키며 바크가 말했다. 론이 잠시 키슈를 쳐다보다가 바크에게 물었다. "저 상황이면 곧 누구든 달려올텐데. 그냥 놔둘 거야?" "흐음~ 글쎄다." 바크가 턱을 쓰다듬으며 잠시 뜸을 들이더니 손에 들고있던 1등 당첨 표를 구겨버렸다. "엘리도리크의 명성이 술주정꾼 하나에 흔들리진 않겠지만, 그래도 거리의술 안주거리로 만들기엔 좀 불쌍하군. 거기다 나도 사과할게 있으니까." "근데 그 표는?" "이거? 장난으로 한 건데 상품을 꼭 받아야 할 필요는 없잖아. 더구나 '야외조리기구'라니. 우린 그런 거 가지고 다닐 만큼 한가하지 못해." "쳇, 도박의 묘미를 모르는구먼." 론의 빈정거림에 바크가 픽 웃고는 론을 끌고 대 쪽으로 다가갔다. 대에선 사회자로 보이는 중년의 남자와 키슈가 뭐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 저, 원래 이건 1부터 9까지 더 낮은 확률을 손님들을 위해" "시끄러워어! 닥쳐!" "예예.." 그래도 기사다. 라는 건지 박력 있는 외침에 사회자가 잔뜩 겁을 먹고는 입 을 다물었다. 키슈는 잠시동안 씩씩~ 거리며 숨을 몰아쉬더니 고개를 돌려 대 위에 설치된 커다란 유리구 쪽을 보았다. 순간 사회자의 얼굴이 새파랗 게 질렸다. "자, 잠깐만요! 이건 저희 가게의 목숨" "비키란 말이닷!" 달려들어 자신을 말리는 사회자를 콱 밀어버린 키슈는 땅바닥에 넘어진 채 부들부들 떠는 사회자를 한번 쳐다보더니 인상을 콱. 찌푸렸다. 그리고는 다시 유리구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확~실~히~" 유리구와 키슈와의 거리가 채 다섯 걸음이 남지 않았을 때, 뒤쪽에서 마치 '뒤를 돌아 나를 보시지.'라는 듯한 어투로 느릿하게 말이 들려왔다. 키슈 가 뒤로 채 돌기 전에 뒷말이 이어졌다. "도박이 인생을 망치는 지름길이긴 하지만 말야. 적당한 선에서 하면 생활의 활력소가 되며 더구나 집중력이 늘고 잘만하면 돈도 벌 수 있지. 다시말하자면" "어떤 자식이야!" "취해서 도박을 하지 말란 소리다!" 반대편으로 휙 돌며 손에 들린 검을 뒤로 뿌리는 키슈에게 론이 큰 소리로 외치며 허리를 바싹 숙였다. 파칵! 공기가 갈린다라기 보다는 터진다라고 표현하는 게 좋을 만큼 섬뜩한 소리가 울려 퍼지며 검이 간발의 차로 론의 머 리 위를 지나쳤다. 순간 론의 뒤에서 바크가 슬쩍 걸어오더니 무리한 자세 로 검을 날리는 바람에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는 키슈에게 모두의 바램을 담은 일격을 날렸다. - 퍽! - 바크의 강렬한 팔꿈치 일격이 키슈의 배에 꽂혔고 키슈는 헛바람을 삼키는 소리를 내다가 풀썩 바크에게로 쓰러졌다. 론과 함께 키슈를 일으킨 바크 가 하마터면 졸지에 길바닥에 나앉을뻔 한 사회자와 그의 동료들에게 안심 하라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죄송, 동료가 취해서 추태를 부렸군요.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으니 사죄는 이 정도로 해두죠." 1등 당첨. 이 예약된 표를 사회자 앞에다 놔둔 후 바크와 론은 키슈를 업고 는 대 아래로 내려갔다. 둘이 어디론 가로 걸어가자 레아드는 잠시 주변의 분위기를 보다가 둘을 뒤따라갔다. 잠시 후, 적당히만 하면 삶의 활력소가 되며 집중력을 기를 수 있는 도박판은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 시 시작되었다. 흰색의 커다란 만월이 잔잔하게 흔들리며 하늘의 자신에게 추파를 보내는 어두운 골목의 한편. 살랑거리는 바람에 달의 표면이 일그러지고 퍼지며 수천, 수만의 모습으로 변해 밤하늘에 홀로 도도하게 떠 있는 변하지 않 는 여왕을 동경하는 작은 달의 잠깐동안의 시간. "여기 분수가 있는데." 어디선가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달의 위로 한 개의 얼굴이 불쑥 내밀어졌다. "그럼.. 빨리 비켜봐. 더럽게 무겁다고." "아, 응." 얼굴이 사라지고 잠시동안의 침묵. 그리고 잠시 달의 표면이 다시 바람에 흔들리는 것 같더니 한 순간 달과 하늘이 터지면서 비명과 함께 사방으로 튀어나갔다. 밤하늘을 담아보려던 작은 분수의 꿈은 그렇게 끝장이 났다. "푸하아앗!" 분수의 꿈을 산산조각 낸 장신의 사나이는 신기할 정도로 오랫동안 분수 속에서 공기 방울들을 내보내다가 레아드가 '혹시 잘못 된거 아냐?'라는 생 각이 들 무렵에야 거의 발작적으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숨 넘어가는 소리를 내며 물을 뱉어내고 동시에 공기를 마시며, 한편으로는 주변의 상황 을 살폈다. 그의 손이 허리춤에 가 있는 것까지 봤다면 아마도 레아드는 '저게 진짜 기사지. 그럼. 그럼.'이라며 혼자 감탄을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쉽게도 그의 팔은 분수 속에 가려져 있었고 그의 검은 론이 들고 있었다. "하아..하아.." 검이 없다는 걸 본인도 알았는지 키슈는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거칠게 손으로 닦아내고는 고개를 돌려 가장 가까이 있는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움찔 한 레아드가 뒤로 물러서자 론이 대신 앞으로 나섰다. "흐음~ 술은 깬 모양이지? 자, 네 생명이다." 비꼬는 투로 입을 연 론이 들고있던 검을 키슈에게 던져 주었다. 가볍게 검을 받아낸 키슈가 어질어질한 머리를 툭툭 치고는 분수에서 일어나 땅 으로 걸어나왔다. 키슈의 눈이 바크 쪽으로 향했다. "넌.." "알아본다면 술은 어느 정도 깬 모양이군. 자, 그럼 사정을 들어보도록 할까? 이쪽은 너 덕분에 1등 상품인 '고급 야외 조리기구' 탈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려서 기분이 꽤 나쁘단 말야." "에, 거짓말.." 뒤에 있는 론과 레아드가 동시에 키슈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중 얼 거렸다. 둘을 잠깐 째려본 바크가 다시 키슈에게 눈을 돌렸다. 키슈는 잠시 머리를 흔들더니 다시 자신을 쳐다보는 바크를 마주보았다. "무슨.. 짓을 한 거냐.." "뭐?" "너흰 누구지?" "...에?" 난데없이 튀어나온 키슈의 충격적인 물음에 바크는 물론이고 론과 레아드 는 동시에 어이없다는 얼굴을 했다. 하지만 되묻는 키슈의 얼굴은 장난이 아니였다. "누군데 감히 기사를 분수에 집어 던진 거냐고 묻는 거다. 거기다 지끈거리는 이 아픔은.. 약을 사용한거냐? 기사를 농락한 죄는 무겁다. 똑바로대답하지 않는다면 살아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게 좋을 것이다!" "....."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67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08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12/26 00:24읽음:2623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08) == 제 9장 < 결말. > == --------------------------------------------------------------------- "방금 말야." 론이 머릴 긁적이며 말했다. "우리들 뭔가 꽤나 어긋난 이야기를 한거 같지 않아?" 바로 어제 만났고, 거기다 그냥 스쳐 지나친 게 아니라 대판 싸우기까지 했던 상대가 다음날 만났을 때 '너흰 누구지?'라는 물음을 진지한 얼굴로 말한다면 분명 거기엔 입장상 말못할 사정이 있으리라. 라고 짐작해 본 론 이었지만 정말로 자신들을 바라보는 키슈의 얼굴은 마치 태어나서 처음 보 는 무례한 녀석들. 을 보는 듯한 표정이었다. 기사 주제에 연기에 저렇게 재주가 있는 거라면, 하와크 기사단에게 참으로 복스런 일일지 모르겠으나, 어제 만났던 키슈는 분명 바크의 가벼운 농담에 죽을 듯이 화를 벌컥 냈던 아주 활화산 같은 단순한 녀석이었다. 다시 말해서, "무슨 헛소리야?" 라며 검을 들어 셋을 겨누는 키슈는 절대 연기를 하고 있다던 지, 혹은 술에 취해서 저러는게 아니였다. 잠시동안의 침묵이 지나간 후, 바크가 뭔 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나섰다. "그러니까.. 정말로 우릴 모르겠다. 이건가?" "아까 말하지 않았나." "흐음. 그렇다면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이름이 키슈 파얼이 아닌 건.. 혹시 아닌지?" 바크의 두 번째 물음은 '무슨 헛소리야!'라는 듯이 굳어 가는 사나이의 얼 굴이 키슈가 확실하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바크가 잠시 입을 다물고 이리저 리 뭔가를 생각해보더니 갑자기 한숨을 파아~ 하며 내쉬었다. "정말이지. 어느 쪽이 이상해진 거야.." 상식적으론 이해할 수 없는 사태에 바크도 두 손 다 들었는지 혀를 찼다. 누군가 지금 상황을 설명해주길 바랬던 키슈는 상대편이 이상한 것만 묻는 게 화가 났는지 바크의 한숨이 끝나자 검을 들며 말했다. "질문은 끝난 건가?" "뭐, 묻고 싶어도 할게 없군." "그런가. 그렇다면 이쪽에서 묻지." "우리가 누구냐고?" 바크가 픽 웃으면서 먼저 말하자 키슈가 인상을 찡그리면서 고개를 끄덕였 다. 흐음~ 앞머리를 한번 쓸어 넘긴 바크가 뒤에 있는 론과 레아드를 돌아 보고는 말했다. "이쪽은 요즘 귀족들 사이에서 나라를 구한 영웅으로 대접받는 아이리어가의 장인 로느 아이리어. 그리고 이쪽은 포르 나이트인 레아드. 그리고 그쪽에서 꽤나 건방진 녀석이라고 생각했을 나는.." 자신의 이름을 말하기 전에 바크가 한번 키슈를 쳐다보았다. 키슈는 난데 없이 자신을 분수로 집어던진 세명의 소년 중 둘의 신분이 예상을 초월했 는지 어이없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적어도 어제처럼 죽일 듯이 덤비진 않 을 얼굴이군. 키슈의 표정에 안심을 한 바크가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난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 정말 기사라면 내가 누군지 정도는 알고있겠지. 이상이 우리 셋의 이름과 신분이다. 의심스러우면 성으로 가서확인을 해봐도 좋아." - 탕! - 바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갑자기 키슈가 털썩 땅에 무릎을 꿇더니 바 크에게 허리를 숙였다. "이.. 이런 무례를." "...." 풋. 진심이 넘쳐서 보기만 해도 숙연해질 키슈의 모습에 론이 갑자기 입을 막고 웃었다. 그 소리에 키슈는 고개를 슬쩍 들었고, 그런 그의 눈에 들어 온 것은 얼떨떨한 표정의 레아드. 웃고있는 로느. 그리고 약간은 화가 난 듯 한 바크의 얼굴이었다. 론이 깍지낀 손을 머리 뒤로 넘기고는 하늘을 보 며 말했다. "바보 됐군." 론의 말에 바크가 눈살을 찌푸렸다. "시끄러워." "응? 아~ 이런.. 우리들이 바보라는 게 아니라, 저 녀석 말야." "...뭐?" 론의 말이 단순히 비꼬는 거라고 생각을 했던 바크는 론이 뭔가 알고 있는 듯이 말을 하자 론을 쳐다보았다. 론이 볼을 한번 긁적이고는 땅에 무릎 을 꿇고있는 키슈에게 말했다. "일단은.. 일어서지 그래. 공식적인 자리도 아니고, 거기다 저 녀석은 이런거 좋아하는 녀석도 아니니까." 론의 말에 키슈가 고개를 들어 바크를 보았다. 바크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 이자 키슈는 다소 안심을 한 듯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뭔가 아는 거야?" 바크가 뒤에서 묻자 론이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잠깐만. 대충 상황은 알겠으니까." 그렇게 말한 론이 키슈를 보며 물었다. "그쪽도 지금 꽤나 혼란스럽겠지. 그렇다고는 해도 운이 꽤나 좋은 녀석이군. 술을 먹다니.. 운이 좋았어." "...?" "궁금한가? 그렇다면 말해보시지. 어제 뭘 했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론의 질문에 키슈가 다소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론도 좀 의외였는지 눈 을 크게 치켜 떴다. "아까부터 줄곧 생각을 해봤는데 며칠동안의 기억이 없었습니다." "아아.. 그런 거였나. 너무 당연하게 말해서 좀 놀랐어. 하여간 좀 더 확실하게 해두지. 며칠 전이 아니라 몇 주 전으로 올라가서 아무 날이나 떠올려봐. 뭔가 중요한 일을 했던 날이라면 더 좋고." 론의 말대로 키슈는 잠시 입을 다물고 회상에 들어갔다. 잠시 후, 그의 얼 굴에 약간의 식은땀이 생겨났다. 론이 말했다. "이거겠지? 그날 뭔가를 했다. 그건 분명히 알고있겠지만, 그 일을 하는그 시간의 기억은 없겠지. 가령 누군가에게 뭔가를 전해줬다. 라는 일을했다면 그 일은 분명 기억하지만, 전해줄때 무슨 대화를 했는지. 그 장소의 모습같은건 기억에 없을 거야." "말씀대로.." 키슈가 침중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놀란 얼굴의 바크가 론에게 물었 다. "이건..?" 론이 뒤로 돌아 바크와 레아드를 보며 말했다. "별로 흔한 일은 아냐. 인형술사..라고 해서 보통 사람은 들어보기가 힘든일이지. 간단히 설명하자면 최면 같은걸 걸어서 새나 동물을 자기 마음대로 조종하는 거야. 실력이 좋은 녀석은 사람도 조종하거나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힘이 들어서 자칫 잘못하면 정신이 나가버려. 내 부하 중에도 술사가 한명 있긴 한데. 이 쪽에게 최면을 건 술사와는 비교도 못하겠군." "실력이 어느 정도인데?" "말했잖아.사람을 조종하는 건 상당히 어렵다고. 예를 들어서 사람에게 최면을 걸고 '그 자리에 가만히 있어라.'라고 명령을 하면 아무런 문제도없어. 하지만 만일에 '평소처럼 행동해라.'라는걸 명령했다고 쳐봐. 생활이 아주 단순한 동물 같은 경우엔 명령 그대로 평소처럼 행동을 하거나 아니면 그냥 가만히 있을 거야. 하지만 인간의 경우엔 동물처럼 간단하지 않아. 사람은 하루에만 적어도 몇 사람의 다른 사람을 만나지. 그러면 대화라는걸 하게 되는데 이게 가장 커다란 문제야. 상대편이 가볍게 인사를했다면 최면에 걸린 인간은 여지건의 기억을 토대로 그 사람에게 적절한인사를 하겠지. 하지만 '인간의 이성은 결국 동물적인 본능에 지배당할수 밖에 없는걸까. 자네는 어떻게 생각해?'라는 등의 질문을 받는다면? 대답을 하지 못하겠지. 그렇다면 이건 문제야. 평소처럼 행동을 하라고했으니 뭔가 생각을 해서 대답을 하던지, 아니면 웃으면서 '내가 알게 뭐야.'라는 등으로 말을 돌려야 하겠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지 못해. 결국최면에 걸린 인간은 '평소처럼 행동해라.'라는 절대 법칙을 지키지 못하게 되고 그의 머리는 거기에 대한 죄책감과 혼란 등으로 터질 듯이 복잡해지지. 다행스럽게도 재빨리 최면을 풀어주면 반병신 정도로 끝나겠지만,그 상태가 하루정도만 가면 그 뒤로는 아예 생각을 못하게 되버려. 결국죽은 거나 마찬가지지. 보통 실력 좋은 최면술사라고 해도 악의가 있는 게아니라면 저런 명령은 내리지 않아. 거의 실패할게 뻔하거든. 하지만 이키슈 파얼에게 최면을 건 녀석은 정말로 황당하게도 거의 몇 주간 최면을걸어놨어.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가 몇 주전에 커티움을 훔치러 아리아도룬즈의 저택에 갔을 때부터 말야. 그 이전에 걸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우리가 키슈를 처음 본게 거기였으니까.. 어쨌든 이건 인형술사의 세계에서보자면 거의 천지개벽이라고 해도 좋을만한 사건이야. 하루에만 수십 명의사람을 만나는 기사에게 최면을 걸었다니. 거기다 감이 좋은 다른 기사들이 눈치를 못 챘다면 정말로 그의 최면은 신기에 가깝다고 해도 좋을만한실력이야." 론의 말이 끝날 즈음 바크와 레아드는 조심스레 키슈의 눈치를 살피고 있 었다. 론이야 자신의 장황한 설명에 푹 빠져서 잊고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키슈는 최면에 걸렸다고 해도 기사! 그 기사의 앞에서 '전에 우리가 커티움 을 훔치러 아리아도 룬즈...'같은 소릴 하다니.. 식은땀을 흘리며 키슈의 옆에 놓인 검을 보는 둘이었지만, 키슈는 키슈 나름대로 론의 말에 놀랐는 지 그런 소리는 귀담아 듣지도 않은 모양이었다. 말을 끝낸 론이 픽 웃으면 서 키슈에게 말했다. "꽤나 놀란 모양인데 그나마 아직도 살아있다는걸 위안으로 삼으라고. 네게 최면을 건 녀석의 실력을 보니 아마도 마지막엔 자연스럽게 너 스스로널 죽이게 하려고 했을 거다. 근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술을 먹는 바람에 최면이 풀린 거야. 술이란 건 정신을 멋대로 돌아가게 만들어서의외로 최면이라는 강력한 속박에서 벗어나게 해주거든. 거기다 한가지 더위안으로 삼아도 좋은 건 우릴 만났다는 거지." "...예?" 놀란 얼굴로 가만히 론의 말을 듣고있던 키슈가 론의 마지막 말 부분에 의 아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론은 더 이상 키슈에게 말을 하지 않고 뒤로 슬쩍 몸을 돌렸다. "바크 너도 지금쯤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겠지?" "아아.. 그렇게 된 거군." 바크가 론의 이해 못할 말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검을 스르릉. 뽑았다. "광장에서부터 계속 보이던 녀석들.. 기사가 아니라 뒷처리를 하려고 했던거였군." "뒷처리?" 바크가 검을 뽑는걸 보고 같이 검을 든 레아드가 물었다. 론이 힐끔 키슈 를 보며 말했다. "술을 먹는 바람에 최면에서 깨어난 불량품. 아, 그 쪽에게 악의가 있는건 아니니까 귀담아 듣지마. 여튼, 키슈의 입을 막으려는 거지. 키슈가 술에서 깨어나 정신이 들고 나중에 조금 생각해보면 여지건 자신이 제정신이아니 였다는걸 알게 될 테니까 말야. 아까도 말했듯이 키슈는 운이 좋게도우릴 만나서 녀석들에게 들키기 전에 술이 깬 거야." "그러면" "이젠 들켰다는 거지." 론이 슬쩍 시선을 어두운 골목 쪽으로 옮겼다. 그곳엔 어느새 검은색의 망 토를 걸친 여섯명 가량의 수상한 인물들이 서 있었다. 눈과 귀가 보통 사람 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레아드가 눈치를 채지 못했다는 것은 그 의미가 상당한 것이었다. 바크가 검집을 땅에 내려놓고 검을 두손으로 잡았다. '강적이다..' 탁. 뒤쪽에서 검이 하나 나오더니 어느새 키슈가 셋의 옆에 섰다. 앞의 육 인에게 시선을 둔 채 키슈가 속삭이듯 작은 소리로 말했다. "제가 막을 테니 바크 님은 어서 성으로." "하아. 그 마음은 고마운데 너무 늦은 거 같군." 키슈의 말에 바크가 쓴웃음을 지으며 뒤쪽을 보았다. 어느새 그 쪽에서 앞 쪽과 같은 수의 검은 망토를 뒤집어 쓴 녀석들이 서 있었다. "포위.. 당했나." "이게 절대위기라는 거지." 론이 뭐가 재밌은지 입가에 한가득 웃음기를 담고 말했다. 바크도 긴장했 던 속을 풀고 슬쩍 레아드를 보았다. '뭐.. 여차하면 몰래 한방 쳐서 기절시키면 되겠지.' 그런 못된 생각을 하는 사이. 커다란 인간의 원이 만들어지고 넷은 그 안 에서 서로의 등을 마주 대고 서 있었다. 그리고.. "쳐라~!" 12개의 검이 하늘로 들리더니 일행을 향해 강렬하게 날아왔다. 계속.. ps : 메리 크리스마스.. 하루 지났네요. *_*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67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09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8/12/27 03:49읽음:278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09) == 제 9장 < 결말. > == --------------------------------------------------------------------- "핫~!" 커다란 기합성과 함께 키슈의 몸이 앞으로 튕겨져 나가더니 앞에서 달려오 고 있는 몇 명의 흑의인에게 그 강렬한 검을 날렸다. 상대 쪽도 검 실력이 상당한 듯 했지만, 그들이 이번에 맞이하는 건 술에 취해 흔들거리는 검이 아닌 대륙 최강 기사단. 엘리도리크 키슈 파얼의 검이었다. 덕분에 앞쪽 의 포위망은 거기서 멈춰버렸고 일행은 뒤에서 달려드는 적을 마음놓고 맞이할 수 있었다. "레아드는 론을 지켜!" 바크가 옆으로 뛰어가면서 외치자 두 명의 흑의인이 바크를 쫓아 방향을 틀었다. 거짓말도 잘해. 뛰어가는 바크의 등을 보며 속으로 빙그레 웃은 론은 레아드의 등에 기대면서 검을 뽑아 들었다. 상대는 네 명. 론을 보호 하면서 상대할 수 있을까? 라는 등의 가당치도 않은 생각을 하며 레아드는 손에 들고 있던 검을 좀 더 느슨하게 쥐었다. 그런 레아드의 생각을 눈치 채기라고 한 듯 론이 툭. 머리를 뒤로 들어 레아드의 머리를 건드리면서 말했다. "전에 쓰고 남은 약이 몇 개 있거든. 그러니까 난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될 거야. 내 몸 정도는 지킬 수 있으니까 말야." "정말.. 괜찮겠어?" "그럭저럭." 자신과 레아드를 네 방향으로 둘러싼 흑의인 중 세명을 보면서 론이 고개 를 끄덕였다. "탓!" 파캉! 하얗게 타오르는 불꽃이 튀면서 바크의 검이 비명을 내질렀다. 하지 만 그 참담한 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불꽃은 다시 튀었다. 검을 막은 바 크가 다음 공격이 들어오기 전에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 '큭! 제법 세잖아.' 연거푸 들어오는 강렬한 일격에 정신없이 막기만 한 바크는 한숨 돌릴 시 간이 생기자 숨을 조절하면서 상대편을 노려보았다. 두 명의 흑의인은 수 가 많다는 장점을 그야말로 유감없이 써먹고 있었다. 거기다 실력도 절대 낮다고 할 수 없는 수준. '절대 위기라는 거지.' 피식 웃던 론의 말이 귓가에 떠오른 바크는 괜히 론에게서 멀어졌나. 약 간의 후회를 하며 한편으로는 반격의 실마리를 찾으려 했다. 그야말로 틈 이 없는 연속적인 공격. 그것은 바크의 검 실력이 결코 자신들보다 낮은 게 아니란걸 알고는 바크가 지치기를 기다리는 가장 확실하고 안전하며 효 과 만점인 방법이었다. 그대로 끌려 다니면 당하는 건 시간 문제였다. '어쨌든 빈틈을 만들어야 하는데..' 라고 생각을 해보지만 사실상 저렇게 무리 없이 검을 교차하며 공격을 하 는데 빈틈이 생길 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모험을 해서 한 명을 공격하자니 다른쪽이 그걸 그냥 놔둘 리가 없고.. 이건 그야말로 '파오니 형을 상대하는 기분이라니까. 정말로 이럴 때 파오니 형.. 에?" 천천히 자신의 앞과 뒤를 포위하려고 움직이는 흑의 인들에게 신경을 쓰 면서 바크는 방금 떠올린 생각을 계속했다. '그러고 보니 연속적인 공격이라면 파오니 형이 일품이잖아.' 일명 '무한 연속 치기'. 파오니가 장난스레 지은 이름이지만,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도 못할 만큼 빠르고 강한 공격이 그야말로 숨 쉴 틈도 없이. 팔의 근육이 경련을 일으켜 검을 잡지도 못할 정도가 되도록 계속해 서 들어오는 연속 공격. 그에 비해 지금 앞에서 검을 휘두르고 있는 이 둘 은 둘만 아니라면 파오니의 발끝에도 못 미치는 것들이었다. 그리고 바크 는 그런 파오니에게 어렸을 때부터 수련을 핑계삼아 대련이란 이름 하에 반 구타를 당해왔으니, 지금까지 저 쉴새없이 연속 공격을 막은 것은 어떻 게 보면 반 정도는 파오니의 덕분이었다. 그렇게 따지면 해답은 의외로 간 단한 것이었다. 파오니의 그 '무한 연속..'을 깰 수만 있다면 이 둘의 조 잡한 검 따위야 가볍게 날려버릴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의외로 간단한 해답임에도 불구하고 바크의 얼굴은 잔뜩 찡그려졌다. '빌어먹을.. 그런 거 배운 적도 없다고.' 엘빈은 레아드를. 파오니는 바크에게 검을 가르쳤는데 그 이유는 아주 순 수하게도 서로의 검이 더 잘났고 그걸 증명하기 위해서 아무런 죄도 없는 둘에게 자신의 검술을 가르친 것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바크는 엘빈의 검 술을 깨는 법만 배웠고. 반대로 파오니의 검을 깨는 방법은 레아드가 배운 것이었다. 그렇게 따지면 복잡했던 상황은 다시 쉬워졌다. 레아드의 검이 바로 이 상황을 해결해줄 열쇠인 것이었다. 하지만 그걸 알았다고 해도 그 렇게 쉽게 바크는 웃을 수 없었다. 자신이 배운 검은 정통 기사식 검에 그 런대로 여행을 많이 다닌 파오니가 경험을 넣은 것을 섞어 만든 것이었다. 그에 반해 엘빈의 검은 그야말로 경험 100%의 '엘빈식 무차별' 검이었고, 당연히 레아드는 '레아드식 무차별'검인 것이었다. '정말로 도움이 안 되는군.' 다시 덤벼오는 흑의 인들의 공격을 받아넘기면서 바크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도와주지 않아도 될거 같은데?' 애초의 예상과는 딴판으로 흑의인 한 명과 장난스럽게 검을 주고받으며 신 경은 레아드 쪽에 쏟고있는 론이 감탄의 눈을 했다. 예상대로라면 자신이 세명에게 둘러싸여 있어야 하고 레아드는 한 명과 싸우고 있어야 하는데 레 아드로서는 그게 말도 안 되는 소리였나 보다. 상대방이 덤비는 순간 세명 에게 검을 날려 자신에게 붙게 만든 것이었다. 처음엔 그런 레아드의 갑작 스런 행동에 깜짝 놀란 론이었지만, 잠깐 시간이 흐르자 의외로 세명을 상 대로 잘 싸우고 있는 레아드의 모습에 이것도 괜찮겠군. 이라는 생각을 하 게 되었다. "타~~핫!" 길게 소리를 끌더니 단숨에 내뱉으면서 레아드가 2m에 가까운 자신의 검 을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들풀같이 가볍게. 그러면서 엄청난 무게 감이 엿 보이는 속도로 휘둘렀다. 불행하게도 보기에도 박력과 날카로움이 서려있 는 레아드의 검과 검을 부딪힌 상대방은 텅! 소리와 함께 거의 넘어질 듯 이 몸을 휘청거리면서 뒤로 물러났다. 사실 레아드가 그 빈틈을 노려 긴 검을 그냥 슬쩍 상대방의 가슴팍에 밀어 넣기만 했어도 싸움은 아까 끝났 어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레아드는 상대방의 검을 되치기만 할 뿐 특별 히 상대방의 빈틈을 노려 공격하거나 하진 않았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었다. 보통의 검보다 훨씬 긴 검과 압도적인 힘 과 체력을 가진 레아드에겐 오히려 세명의 흑의 인들이 상대가 되지 못하 고 있었다. 이게 바로 바크가 따라 하지 못하는 '레아드식 무차별 검술'이 었다. 검과 체력은 둘째 치더라도 상대방의 검을 멀리 튕겨버리는 레아드 의 그 무식한 힘만은 바크도 어떻게 흉내내볼 길이 없었던 것이었다. "슬슬 질리는군." 기합과 기합으로 지치지도 않고 계속해서 검을 날리는 흑의인에게 눈길한 번 주지 않았던 론이 슬쩍 그를 쳐다보았다. 그 다음 순간, 땅과 하늘이 거꾸로 도는 느낌이 들면서 흑의인은 커다란 충격과 함께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덤벼드는 흑의인의 검을 피한 후, 론이 그의 다리를 걸면서 동시 에 그를 걷어 찬 것이었다. "..론?" 한참을 상대방의 검만 튕기던 레아드가 그들의 뒤로 슬쩍 다가오는 론을 보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다가 론이 한 손에 약병을 들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입을 막는걸 보고는 에엣? 놀라는 얼굴을 하며 서둘러 뒤로 물러 나며 두 손으로 입을 막았다. 순간, 펑~! 소리와 함께 레아드와 세 명의 흑 의인들 사이에서 하얀 연기가 치솟았다. 수면향? 치고는 상당히 많은 양의 연기여서 '이건 연막으로써도 괜찮겠는걸..'라는 생각을 하며 레아드는 연기를 피해 뒤로 물러났다. 잠시 후, 론이 손을 탁탁 털며 연기 속에서 걸어나왔다. "에.. 론 괜찮아?" "응? 뭐가?" 의아한 듯 되묻는 론에게 레아드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연기를 가리키며 다시 물었다. "그 연기 마셨잖아. 그거 잠들게 하는 연기 아니었어?" 레아드의 시선을 따라 자신의 뒤를 돌아본 론이 잠시 연기를 쳐다보더니 으음. 턱을 쓰다듬다가 다시 레아드를 보며 말했다. "아.. 응. 잠들게 하는 연기 맞아. 난 오래 전부터 이런 거 만지면서 살아서인지 면역이 되버려서 이 정도 연기로는 잠들지 않거든." "아아. 그랬던 거야? 그건 그렇고 다른 사람들은?" "저기. 모두 잠들었어." 론이 뒤를 돌아보자 바람에 쓸려간 연기 밑으로 땅에 뒹구는 흑의인들의 모습이 보였다. 레아드가 잠시 셋을 쳐다보더니 흠. 중얼거렸다. "잠자는 게 힘드나보네. 수면향이란게 마시면 괴로운 거였나..?" 으으.. 신음소릴 내면서 잔뜩 면상을 찌푸린 사내들의 모습에 론이 하하. 뒷머릴 긁적였다. 아무래도 그냥 놔두면 들킬 것 같다 싶었는지 론이 주변 을 둘러보면서 화재를 돌렸다. "그, 그러고 보니 바크와 키슈는?" "응? 아까 흩어진 뒤로는 나도 못 봤는데.. 에, 설마 잘못된 거 아냐?" "설마. 키슈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키슈는? 그럼 바크는?" "글쎄.." 실력으로 보자면 질리가 없다. 라고 생각해서 아까 그냥 가도록 둔 거였는 데, 아직까지 오지 않는걸 보면 분명 무슨 일이 났던지 아니면 아직까지도 싸우고 있다는 건데.. "가보자." 론의 어정쩡한 대답에 레아드가 서둘러 검을 챙기고는 바크가 간 쪽으로 달려갔다. 잠시 그 자리에 멈춰선 론은 달려가는 레아드를 보면서 인상을 찡그렸다. "바크 자식.. 아직도 검을 그 따위로 놀리고 있는 건가?" 그렇게 말한 론 역시 곧 레아드를 따라 어두운 골목 안으로 달려가기 시작 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75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10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1/10 02:12읽음:264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10) == 제 9장 < 결말. > == --------------------------------------------------------------------- "후우." 싸움이 시작되고 4번째 숨을 돌리는 바크는 검을 든 채 상대편을 노려 보 았다. 두 명의 흑의인은 아까와 마찬가지로 바크와의 벌어진 거리를 조심스 레 좁히면서 앞과 뒤를 포위하려 하고 있었다. 이번이 벌써 4번째. 바크의 머리 속에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것은 이때였다. '왠지.. 단조롭군.' 실력으로 보자면 저 둘은 바크와 비교를 했을 때 절대 뒤떨어지는 실력이 아니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크가 둘을 상대로 이렇게 까지 버티는 이 유는 간단했다. 상대방의 공격 방법이 단순하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날카롭 다고 생각했던 일격 일격들이 한번, 두 번.. 계속해서 반복이 되다보니 검 이 눈에 익어버린 바크로서는 공격을 여유롭게 막아낼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설마 이 녀석들..' 5번째로 공격이 들어오는 순간. 계속 방어만 하던 바크가 상대방의 공격 을 가볍게 피하며, 품안에 있던 단검을 꺼내 왼손에 쥐었다. 공격이 들어 오는 순서와 노리는 방향은 아까와 똑같았다. 한쪽이 다리를 노리면 다른 쪽은 몸을 노리고, 왼팔을 공격할 땐 다른 한쪽은 오른팔을 노렸다. 상당히 막기 힘든 공격들이었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어디로 공격이 올지 미리 알 수 있으니 오히려 막기도 수월했다. 두세 번 상대방의 공격을 막으며 확신을 얻은 바크가 검을 앞으로 뿌리며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 "자, 슬슬 끝나는 분위기군." 장검과 단검을 바꿔진 바크가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더니 아무 말도 없이 달려드는 흑의인에게 들고있던 단검을 재빠르게 던졌다. 단검을 막기엔 상 당히 가까운 거리였으나, 흑의인은 마치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몸을 비틀며 단검을 가볍게 피해냈다. 순간, 처음으로 검진에서 벗어난 나머지 한 명의 흑의인에게 바크가 기합 성을 지르며 장검을 두손으로 쥐어 날렸다. - 카캉! - 새하얀 불꽃이 튀며 바크의 강렬한 일격을 받아낸 흑의인이 달려오던 기세 를 멈추며 주춤거렸다. 그 기세를 몰아 바크는 다시 한번 흑의인에게 검을 날리려 검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단검을 막아냈던 흑의인이 그걸 그냥 보 고만 있을 리가 없었다. '걸렸군.' 뒤에서 날아오는 검을 본 바크는 의외로 당황하지 않은 채 미리 알고 있었 다는 듯 검이 그대로 날아오게 두었다. 검이 노리는 곳은 바크의 머리. 그 걸 본 앞쪽의 흑의인이 무리한 동작임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몸을 비틀더니 느닷없이 바크의 다리를 향해 검을 날렸다. 뒤쪽과 앞쪽에서 동시에 들어 오는 검에 바크의 몸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조각이 날 듯한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그 위기란 것은 바크의 '얏.'하는 가벼운 기합성과 함께 무참하게 깨어지고 말았다. 바크가 허리를 앞쪽으로 숙이며 슬쩍 몸을 옆으로 치운 것이었다. - 퍽! - 사람의 몸에 검이라고 하는 이물질이 날카롭게 뚫고 들어가는 둔틱한 음이 퍼졌다. 문제는 무리한 자세로 검을 날렸던 앞쪽의 흑의인이었다. 바크의 혼신의 힘을 담은 일격을 막는 바람에 검을 놓칠 정도로 몸이 휘청거렸는 데 그 상황에서 검을 날렸으니 그 결과가 좋을 리가 없었던 것이었다. 원래 라면 바크의 다리를 잘라야 했던 검은 바크가 피하는 바람에 엉뚱하게도 상대편 흑의인의 허벅지를 뚫었고 그 바람에 다리가 풀린 반대편 흑의인은 앞쪽 흑의인의 어깨를 내려친 것이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좋지 않은 자 세로 내려쳤기 때문에 어깨는 잘려나가지 않았다. "...." 움찔거리며 서로의 몸에 검을 박은 채 땅에 쓰러진 두 명의 흑의인을 보면 서 바크가 입을 다물었다. 상당히 심한 상처였는데도, 흑의인들은 신음소 리 하나 흘리지 않았다. 골목 안에 기묘한 침묵이 흘렀다. "여어. 살아있었네." 잠시동안의 침묵이 깨진 것은 어두운 골목에서 론의 음성이 들렸을 때였다 . 바크가 돌아보니 어느새 골목의 입구엔 레아드와 론이 서 있었다. 바크는 쓰러진 흑의인들을 한번보고는 일어날 기미가 없다는걸 확인한 후에 둘에 게 다가갔다. 론이 바크의 어깨 너머로 쓰러져있는 흑의인들을 보고는 혀 를 쯧쯧. 찼다. "하여간, 누가 영족 아니랄까봐 고집은 더럽게 세다니까. 충고한 보람이없잖아. 보람이." 론의 말에 바크가 뒤를 한번 돌아보더니 어깨를 으쓱였다. 확실히 바크의 검은 최근에 와서 예전보다 오히려 약해진 면이 있었다. 론이라는 절대 히 든 카드가 생긴 게 이유라고 할 수도 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여러 종류의 검을 배웠다는 것이었다. 여행 초기에 바크의 검은 전형적인 기사의 검이 었지만, 여행을 하면서 배운 여러 가지 검술들 때문에 검술이 복잡해져 버 렸다. 더구나 인간의 검이 통하지 않는 괴물들과 싸우는 것도 거기에 한몫 을 했다. 검술 자체가 인간보다는 괴물들과 싸우기 좋게 변해버린 것이었 다. 그에 반해 검을 배울 때부터 지금까지 오직 한가지. '공격할 땐 공격 하고 방어할 땐 방어한다.'라는 철칙 하나로 검을 배워온 레아드의 검은 오히려 나날이 강해지고 있었다. 바크 본인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 는지 론에게 상담 비슷한 식으로 물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해준 론의 충 고는 간단한 것이었다. - 기사의 검조차 제대로 배우지 못한 주제에 무슨 다른 검을 배우겠다고 설치는 거야. 세상에 이름이 알려진 유명한 검사나 기사의 대부분은 단 하나. 자기가 자신 있는 거로 이름을 날린 거라고. 예로 들어 대륙 최대 의 악몽. 미친 이리가 10명의 엘리도리크와 8명의 포르 나이트의 머리를 날려버리는 동안 쓴 기술은 단 한가지. 찌르기였어. 괜히 여러 가지 검 을 알아봤자 좋을 거 하나도 없다는 소리다. 검이란 건 애들 앞에서 춤이 나 추라고 휘두르는 게 아냐. 상대편을 죽이기 위해서. 반대로 말하자면, 죽지 않기 위해서 휘두르는 거야. - 결론지어 말하자면, 익숙하며 자신 있는 단 하나의 검을 선택해서 어떤 상 황. 어떤 적을 만나도 단번에벨 수 있을 정도로 갈고 닦으라는 것이었다. 론의 핀잔에 바크는 '아직 익숙하지 않을 뿐이야.'라며 이야기의 방향을 돌렸다. 바크가 아직까지도 서로의 몸에 검을 박은 채 땅에 누워있는 흑의 인들을 보며 말했다. "뭐, 저런 꼴이니 더 이상 할 말도 없겠지."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인형들이군." 바크가 인상을 찡그렸다. "정말이지 키슈부터 지금까지. 뭔가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말야. 정말 마음에 안 드는군." "확실히.. 이 정도로 사람을 열받게 만드는 녀석이 흔한 건 아니겠지. 더구나 이 정도 규모로 일을 벌인다는 건.." 서로 뭔가 마음에 안드는듯 궁시렁 거리던 바크와 론이 언뜻 말을 멈추더 니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동시에 골목 안에서 가장 어두운 곳. 벽쪽 을 보면서 인상을 찡그리는 건지 아니면 미소를 진하게 짓는 건지 모를 표 정으로 말했다. "슬슬, 그 쪽도 화가 날거라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건가." "그림자씨?" 론의 말에 바크가 뒷말을 이으며 품속에서 작은 단검을 하나 꺼내 벽쪽으 로 던졌다. 뭔가 특별한 목표를 정해 던진 건 아니였는듯 단검은 벽면 어디 엔가에 부딪혔다. 순간, 레아드의 입에서 '아!'하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검이 벽면과 부딪히며 아주 잠깐동안 만들어낸 불꽃이 벽면을 밝히는 순간, 일행의 눈에 어린아이의 모습이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몰랐는데 일 단 벽의 그림자 속에 사람이 있다는걸 알게되자 레아드의 눈에 아이의 모습 이 자세하게 비춰졌다. 나이는 13~14세정도. 별로 크지 않은 키에 단정한 모습의 아이가 가만히 서서 자신 쪽을 마주보고 있었다. 레아드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아이는 의아한 눈으로 레아드의 붉은 눈동자 를 쳐다보더니 갑자기 스슥. 사라졌다. 깜짝 놀란 레아드가 주변을 돌아보 다가 론의 고개가 위로 들려있는걸 보고 따라 고개를 들어 위를 보니 어느 새 아이는 벽의 위. 네모난 집의 지붕에 서 있었다. 달의 빛을 받아 아이 의 모습이 론과 바크에게도 자세하게 보였다. 바크가 신음소릴 흘렸다. "오랜만에 뵙는군요. 바크 님."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변성기 전의 목소리. "넌.." "니즈라고 불러주세요." 아이는 붙임성 있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니즈. 예전에 바크와 경매장에서 살 돈도 없으면서 황금의 보석. 커티움의 가격을 원가 의 2배가 넘는 1000만 시르피까지 올린 장본인이었다. 동시에 포르 나이트 로서 비밀에 쌓인 자신들의 신분을 알고 있었던 의심스러운 녀석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지금 이 상황에 저런 아이가 나타나다니. 바크로서도 뭔 가 혼란스러운 모양인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니즈가 고개를 들어 멀리 뭔가를 보더니 일행에게 말했다. "곧 기사들이 오겠군요. 위험한 건 질색이니 용건만 간단히 말씀드리죠." 니즈가 한번 일행을 보더니 말했다.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 그리고 로느 아이리어. 우연인지 아니면 신의 장난인지는 몰라도 두 분은 제 주인의 인내심을 한계까지 내밀었습니다. 특히 로느 님의 전쟁을 막으려는 필사의 방법은 역사에 남을만한 일이었습니다.만 아쉽게도 단순히 실패한 쿠데타로 적히겠지요. 거기다 로아 가문의 부자는 알게 모르게 저희 계획의 상당수를 물거품으로 만들었지요. 솔직히 말하자면, 감탄할 지경입니다. 몇 년을 준비한 완벽하리라 생각했던 일들이 당신들로 인해 전부 허사가 되버렸으니 말입니다." "무슨 말을 하고싶은거야?" 바크가 지붕 위의 니즈에게 헛소리 집어치우라는 듯이 소리쳤다. 바크의 말에 입을 다문 니즈는 잠시 바크를 노려보더니 화를 억누르는 듯한 투로 말했다. "앞으로의 일들은 모두 당신들의 책임이란 소립니다." "..뭐?" 일행이 동시에 되물었다. 하지만 니즈는 대답할 생각이 없는지 계속해서 자신의 말을 했다. "주인님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하셨어. 난 다른 방법이 있을 거라고말씀드렸지만 주인님은 화가 나셨어. 이건 너희들.. 너희들 때문이야!" 어린아이다운 말투였다. 투정을 부리는 듯한 니즈의 말에 바크가 앞으로 나서며 소리쳤다. "헛소리 집어쳐! 그렇다면 전쟁이라도 나서 네 주인이 기뻐해야 속이 풀리겠다는 말이냐!" "...." 잠시 흔들리던 니즈의 눈이 바크의 호통소리에 멈춰졌다. 잠깐이지만 어린 아이다운 모습을 보였던 니즈는 다시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얼굴로 바크를 내려다보더니 나직이 속삭였다.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 왕조차 두려움에 떨게 할 신분. 재력. 그리고 나라를 뒤 엎을만한 권력. 아이리어와 포르 나이트까지 수족같이 부리시니 그야말로 축복 받은 인생입니다. 분명 당신의 삶엔 그늘이란 건 어울리지 않았겠죠. 뻔뻔스럽게도!!" 강렬하게 말을 끝낸 니즈가 저주스럽단 표정으로 바크를 노려보았다. 니즈 의 입가에 잔인한 미소가 맺혔다. "당신이란 인간은 자신이 얼마나 많은 피 위에 서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파멸시켰는지 모르겠지. 그래.. 모르겠지! 어쩌면 당신은당신의 죄를 전혀 모를지도 몰라. 그대의 아버지란 인간이 얼마나 무서운지 조차 모르겠지.. 그래서.. 그래서 더 가증스러워! 네 아버지보다 바로너가! 자신이 서있는 곳이 정원인지 시체더미의 위인지도 모르고 있는 너가 말이다! 니아 바크!" 니즈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한 손으로 바크를 가리켰다. 마.. 말도 안돼. 영주 님은 정말로 착하신 분이라고! 레아드가 니즈의 말에 반발심을 느끼며 고개를 돌려 바크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바크는 레아드와는 다르게 뭔가 얼이 빠진 듯한 얼굴로 니즈를 쳐다보고 있었다. 니즈는 그런 바크의 얼굴 이 더없이 마음에 들었는지 더욱 언성을 높여 소리쳤다. "네 죄는 크다! 하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널 죽여봤자 오히려 넌 행복 할수도 있겠지. 피의 바다에서 네 애비란 이름으로 널 지켜주던 배가 가라앉아야 넌 그 바다의 깊음과 넓음을 깨닫게 될거다. 그런 의미에서 네게 좋은소식과 나쁜 소식을 알려주지." 니즈가 주먹 쥔 손을 들더니 자신의 얼굴 앞에서 탁. 튕기듯이 펼쳤다. 순 간, 하얀 가루가 니즈의 몸을 감싸면서 그의 몸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반 대편 건물의 모습을 담은 니즈가 숨을 들이마시더니 단번에 소리쳤다. "축하해주지 니아 바크! 넌 살아남았다. 그리고 나쁜 소식은. 너 혼자 살 아 남았다는 거다!" 바크. 론. 그리고 레아드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니즈를 쳐다보았다. 하 지만 어느새 니즈의 모습은 지붕 위에서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밤바람이 길 게 불면서 니즈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길게 울려 퍼졌다. - 넌 이제 혼자다!! - 날카로운 바람소리는 니즈의 웃음소리인 마냥 거칠게 어두운 골목에 휘몰아쳤 다. 레아드에게. 론에게. 그리고 바크에게로..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78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11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1/13 01:57읽음:273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11) == 제 9장 < 결말. > == --------------------------------------------------------------------- 그건, 조용하면서도 우울한. 그리고 한편으로는 거친 여행이었다. 쉬지 않는 질주에 지친 말을 몇 번이나 갈아타면서도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선두에서 말을 몰고있는 바크와 그 뒤를 따르는 론과 레아드. 수도에서 바크와레아드의 고향인 로아까지의 머나먼 길은 레아드에겐 절대 체험하고 싶지않은 괴로운 시간이었다. 며칠째 쉬지도 않고 말을 갈아타는 강행군의 괴로움 같은 건 앞에서 입을 다문 채 말을 몰고있는 바크의 등을 보는 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간혹 말을 바꾸려 마을에 도착할 때면 그 우울함은더욱 짙어졌다. 로아로 새를 날리면 로아에 도착하기 전에 연락을 받을 수있겠지만 바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리고 레아드와 론도 그걸 강요하지않았다. 모두 두려웠던 거였다. 니즈의 말을 듣고 수도에서 떠나 로아로 향하는 지금까지. 마음속으로 설마.. 설마 라는 말을 수없이 하며 자신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불안했다. 만일에.. 만일에 로아에 도착하기도 전에 비보를 듣게 된다면.. 그 뒤의 일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머리 속이 텅빈듯한느낌. 초초,불안. 그리고 허무. 그것이 두려워 로아로 새를 날리지 못했다. 그렇게 일행은. 바크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며 일말의 기대를 걸어 로아로 향하는 것이었다. "......" 타탁.. 붉은 화염에 휩싸인 나무조각이 탁. 갈라지면서 타오르는 모닥불을 한순간 흔들었다. 론은 중간 길이의 막대기로 모닥불을 한번 뒤집고는 막대 기를 땅에 내려놓았다. 둘의 사이엔 다시 침묵이 감돌았다. "....." 작은 숲 속의 공터. 멀리 로아시의 불빛이 하늘의 구름에 반사될 정도로 로 아에서 가까운 산의 숲이었다. 레아드는 무릎을 모아 팔로 두르고는 그 위 에 턱을 올린 채 조용히 타오르는 모닥불을 바라보았다. 단지 모닥불의 빛을 반사하는 죽어버린 멍한 눈동자. 아무런 생각도 하기 싫었다. 아니, 할 수 없었다. 뭔가 생각을 하려고 하면 불길한 느낌에 몸서리가 쳐졌다. 싫은 느 낌.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 생각나면서, 눈에 눈물이 고였다. 말을 하고 싶었다. 하지 않으면 고였던 눈물이 왈칵 나올 거 같았다. 말을 하고 싶었다. 말을. "여.. 여기." 레아드가 고개를 위로 들어 눈물을 애써 감추면서 입을 열었다. 론이 자신 을 쳐다보자 레아드는 잠시 입을 꾸욱. 다물고는 복잡한 기분이 가라앉기 를 기다렸다. 그리고 기분이 가라앉을 즈음. 고개를 숲의 반대편으로 돌렸 다. 앞쪽엔 나무. 그리고 레아드가 바라보는 뒤쪽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대륙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예전에.. 와본적이 있었던 곳이야. 로아를 떠나 처음으로 대륙에 나갈 때왔었어." 바크가 데리고 왔었는데.. 중얼거리며 말을 한 레아드는 잠시동안 대륙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여행이란 거대한 운명 앞에 처음으로 본 대륙의 장엄 한 모습. 태양의 빛에 서서히 걷히는 안개 속으로 천천히 드러나는 대륙의 웅장함과 신비로움은 그때의 레아드에겐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었 다. 바크는 어째서 로아를 바로 앞에 두고 멈췄을까. 그리고 왜 하필 야영 을 하기로 정한 곳이 이곳일까.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감히 바크에게 물 을수가 없었다. 레아드는 잠시 더 대륙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말했다. "그땐 그렇게 아름답게 보였는데..." "지금은?" 같이 대륙을 바라보면서 론이 물었다. 레아드가 땅의 한기에 작게 몸서리 를 치면서 말했다. "차갑고.. 어두워. 마치 돌 같아." 과연, 레아드의 말대로 희미한 달빛을 받은 대륙의 모습은 하나의 거대한 바위로 보이기도 했다. 숲과 평야. 산의 풍부한 색채는 달빛에 가려 차갑 게 빛나 어찌 보면 을씬스럽기까지 했다. - 타탁. - 다타버린 모닥불을 뒤섞고 그 안에 새로운 나무조각을 몇 개 더 넣은 론은 천천히 일어서 근처에서 풀을 뜯고있는 말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안장 옆의 묶어둔 짐에서 자신과 레아드의 침낭을 꺼내고는 다시 모닥불로 돌아 왔다. 모닥불에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에 침낭을 깐 론이 레아드에 게 말했다. "그만 자는 게 좋겠어. 상당히 힘든 여행이었으니까 몸도, 마음도 지쳤을거야." "잠.. 올 거 같지 않아." 풀이 죽은 레아드의 대답에 론이 가볍게 한숨을 내 쉬었다. "저기. 레아드. 사람은 말야. 잠을 자지 않으면 쓸데없는 생각만 하게 되고 더 심해지면, 말도 안 되는 생각을 그럴싸하다고 착각까지 하게되버려. 어쩌면 나중에 '그때 내가 바보같이 왜 그랬을까?'라며 웃어넘길 일 일지도 모르지 않아? 그러니까 일단은 자둬. 내일은 무슨 일이 있던 힘들날이 될 거 같으니까 말야. 자, 어서." "...응." 론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는지 레아드는 천천히 자리에 누웠다. 론은 레아 드의 침낭을 잘 정리해준 후 모닥불에 나무조각을 몇 개 더 넣고는 자리에 서 일어섰다. 저녁 이후로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바크를 데려와 강제로라도 재워야겠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론..?" "으, 응?" "미안.." 불러 세운 레아드의 말에 론이 잠시 행동을 멈추고는 침낭 속으로 얼굴을 묻은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왠지, 침낭에 가려진 레아드의 얼굴이 보이는 듯 했다. 론은 한숨을 가볍게 내 쉬고는 천천히 바크가 사라진 숲 속으로 발을 옮겼다. "....." 일행이 자리를 잡은 빈터에서 숲을 가로질러 론이 도착한 곳은 자신들이 자리잡은 빈터와 비슷한 곳이었다. 단지, 다르다면 산이 위에서 앞으로 펼 쳐진 것이 대륙이 아닌 작은 산맥과 몇몇 불빛. 그리고 멀리 보이는 바다 라는 점이었다. 빈터의 중앙으로 걸어간 론의 눈에 한쪽 나무에 기대앉아 멍하니 풍경을 바라보는 바크의 모습이 보였다. 론이 다가가자 바크는 고 개를 돌리지 않은 채 물었다. "레아드는?" "자고있어. 울면서.." "..그래." 론의 말에 바크는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리 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여기까지 오면서.. 꽤 많은 생각을 해봤어. 니즈의 말에 대해서. 우리들의 여행에 관해서. 그리고 아버지에 대해서.." "...." "론.. 넌 알고 있었지?" 바크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론을 쳐다보았다. 론 역시 그런 바크를 보고 있었기 때문에 잠시동안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잠시 후, 론이 깊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부모란 건.. 자식을 위해서 한없이 악해질 수 있는 거야." "결국.. 내 탓이란 건가." 바크의 자조적인 말에 론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피식 웃은 바크 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면서 나무에 기댄 채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한 손으로 거칠게 머리를 누르며 얼굴을 찡그렸다. "확실히 니즈의 말은 사실..이었군.. 나란 놈은.. 결국.. 그 정도.. 결국아무 것도.. 아무 것도.." "..바크?" 바크의 숨소리가 거칠어지는 게 이상했는지 론이 조심스레 바크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하지만, 바크는 그런 론의 부름을 못 들었는지 비틀거리며 머 리를 누르던 손에 더 힘을 주었다. "누가.. 누가 그런 왕위 같은걸.. 원한적도 없는데.. 왜.. 왜.." "...." "왜! 어째서!! 그런 거 바란 적도 없는데!!" - 으아아! - 쾅!.. 조용한 숲의 잠을 송두리째 날리는 바크의 고함 소리와 함께 한 그루 의 나무가 커다란 소리를 내며 천천히 흔들렸다. 그리고 잠시 후. 숲은 아 까와 마찬가지로. 언제나 그랬듯이 다시 암울한 침묵 속으로 빠져들었다. "하아.. 하..아.. 하.." 살이 찢겨나가 피가 흐르는 주먹을 힘없이 풀어버린 바크는 거칠게 숨을 몰 아쉬다가 털썩.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론은 아무런 말도 없이 그런 바크 를 조용히 바라보기만 했다. 잠시동안 분을 삭힌 바크가 온 몸을 나무에 기 댄 채 힘없이 론을 올려다보았다. "별로.. 좋지 않아. 더 이상.. 이제 내가 어떻게 되버릴지 나 자신도 모르겠어. 이젠..." "...." 숨을 몰아쉬던 바크는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부탁..할게 있어. 들어줘.."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85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12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1/26 09:01읽음:240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12) == 제 9장 < 결말. > == --------------------------------------------------------------------- 그 날의 아침은 아마도 살아있는 동안. 평생을 두고 잊혀지지 않을 만큼 절박하고. 그리고 조용한 시간이었다. 안개가 채 피기도 전에 잠에서 깨 어난. 아니, 밤을 새우다 일어난 바크는 조용히 짐을 정리했다. 론 역시 잠을 자지 않은 듯 천천히 일어나 바크를 도왔다. 모두들 밤새 잠을 자지 않은 모양이었지만, 피곤한 기색은 없었다. - 푸드득. - 짐을 챙기는 소리에 잠을 깼는지 한 마리 새가 요란한 소리로 날개를 저 으며 다른 쪽 숲으로 날아가는 게 보였다. 레아드는 잠시 멍하니 앉아 그 새를 올려다보다가 언뜻 고개를 돌려 바크를 쳐다보았다. 움직임이 없 는.. 그러면서도 어두운 눈동자. 우울한 빚은 그 안의 격렬한 뭔가를 갈 무리한 채 조용히. 아주 조심스레 참고있는듯 했다. 론과 바크가 대부분의 짐을 정리하자 더 이상 앉아 있을 수 없게된 레아드는 천천히 일어나 자 신의 짐을 정리했다. 지금의 분위기는 팽팽하게 당겨진 활과 같았지만, 레아드는 오히려 지금 이 상황을 더 오래 끌고 싶었다. 로아에 가기 싫었 다. 살이 에일듯한 불안감. 지금까지 바크의 침묵으로 느끼지 못했던 불안 감이 로아를 앞에 두자 둑이 터지듯 온몸을 타고 흘렀다. 이런 불안감을 느낀다는거 자체가 바크에 대한 배신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레아드가 느끼는 불안이라는 것은 단순히 막연한 느낌이 아니었다. 등으로 식은땀이 흐르는 느낌이 드는 순간 누군가 어깨를 잡았다. 론이었다. "가자. 레아드." "으..응." 어느새 주변에 묶어둔 말을 데려 온 론이 고삐를 레아드에게 건네주었다. 바크는 이미 말에 올라 탄 상태였고, 레아드에게 고삐를 건네준 론은 바크 를 이어 말에 올라탔다. 마지막으로 천천히 레아드가 말에 올라타자 선두 에 선 바크가 말없이 고삐를 당겨 로아 쪽으로 방향을 잡더니 단번에 말을 차서 앞으로 달려나갔다. 오랜만에 보는 로아는 왠지 전보다 커 보였다. 기분 탓일까? 성문을 향해 이어져 있는 성벽은 이상할 정도로 차갑게 보였다. 희끗희끗 성벽의 그림 자 사이로 뭔가 움직이는 게 보였지만, 레아드에게 신경이 쓰이는 것은 성 벽을 따라 저편으로 보이는 성문이었다. 멀리 성벽의 위에서 '바크님..' 뭐라 하는 경비병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들 중 누군가가 바크를 알아 본 걸까? 천천히 말을 몰고있는 바크를 힐끔 보았지만 바크는 아무런 내색 도 않은채 점점 다가오고 있는 성문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굳은 얼굴. 이 상할 정도로 소름 돋는 냉기가 바크의 주위에서 맴도는 게 보였다. 그런 시간시간마다. 성문은 가까워져 결국엔 경비병들의 얼굴이 보일 정도가 되었다. "바크 도련님--!!" 한 순간 성문을 지키던 경비병들이 옆으로 물러나면서 그 사이로 한 명의 사나이가 거의 넘어질 듯한 자세로 뛰어 나왔다. 그러던 그는 성문에서 얼 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멈춰선 자신들을 보고는 눈을 크게 뜨더니 갑자기 땅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이하코...씨." 바크의 아버지인 로아 백작의 회계원이자 로아 가문의 지기 역할을 해왔던 그는 한참을 멍하니 바크를 바라보더니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리고는 쾅! 소리가 나도록 크게 땅에 머리를 박더니 으아아~! 소릴 지르며 부르짖었다. "결국은.." 자신도 잘 알고있는 아이하코의 돌발적인 행동에 할 말을 잃은 레아드는 옆에서 나직하게 중얼거리는 바크의 말에 번뜩 정신을 차리고는 바크를 보 았다. 바크는 담담한 표정으로 천천히 말에서 내리더니 이마에게 피가 나 도록 머리를 이마에 부딪히는 아이하코에게 다가갔다. 바크가 다가가자 아 이하코는 피와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들었다. "어머니는?" "절.. 절 죽여주십시요. 제 불찰로.. 절 죽여주십시요!!" "누님도.." "저를.. 절.. 크흐으윽..!" "그런가." 끝내 머리를 땅에 박은 채 오열을 하는 아이하코를 본 바크는 천천히 고개 를 들었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 눈을 감은 채 잠시동안 그렇게 서 있던 바크는 천천히 고개를 내리더니 땅에 엎드린 아이하코의 어깨를 한번 다독거려 주고는 성문으로 걸어갔다. "바크님.. 바크..니임.. 크으으윽..." 오열하는 아이하코. 말없는 바크의 뒷모습. 길게 드리워진 성벽의 그림자. 아까와 같은 불안감이 엄습하면서 식은땀이 흐른다고 느껴지는 순간. 레아 드는 검은 그림자. 아니, 뭔가 알 수 없는 검은 아귀의 입과 같은 성문의 안으로 들어가는 바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지럽다.. 머리가 깨질듯 이 아파 왔다. 아까 그림자 속에서 보였던 뭔가 이상한 게 사방에서 튀어 다니며 이상한 소릴 질러대더니 갑자기 사방이 어두워졌다. "레아... 정신 차려!.. 레.... 정..신.." 멀리서 론의 목소리가 들리는 거 같더니 곧 이어 귀까지 멍해졌다. 그리고 온 몸의 감각이 사라지고 정신을 잃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851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13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1/26 09:02읽음:256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13) == 제 9장 < 결말. > == --------------------------------------------------------------------- "....." 몽롱한 상태에서 정신이 들었다. 아니,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데 단지 이 게 꿈이란 걸 자각한 건지도 모르고. 어느 쪽이던 상관없다. 몸은 가위라도 눌린 듯 힘이 하나도 없고, 정신 역시 아무 것도 생각하기 싫을 정도로 지 쳐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난 걸까? 수천 수만. 셀 수도 없는 기억. 꿈. 악몽의 사이를 돌며 소리치고 울었던 거 같다. 춥고 어두운.. 끝이 없을 거 같은 길고 긴 터널의 끝에서 새벽의 이슬비를 보고 차가운 벽에 기대앉아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 담담한. 아니, 거의 아무런 느낌도 없는 무표정으 로 추위에 작은 몸을 떨며 눈을 감는 아이의 모습에 왠지 가슴이 아파 왔다. 한줄기 한기에 하늘을 올려다보니 부슬부슬 내리는 이슬비. 그건 아이의 눈 물이었다. 그걸 깨닫는 순간 아파오던 가슴이 숨이 막힐 정도로 콱. 막혔다. 그리고 그 동시에, 어두운 새벽의 밤하늘 가운데 반짝이는 빛이 생겨나더니 순식간에 엄청나게 커지면서 그 장대한 빛으로 눈물을. 아이를. 그리고 세상 을 덮어버렸다. "아, 미안." 정오의 햇빛에 레아드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반대 방향으로 돌리자, 론이 걷었던 커튼을 황급하게 다시 내렸다. "정신이 들어?" 조심스레 다가와 묻는 론의 목소리. 눈을 떠보니 흐릿하게 론의 잔상이 잡 혔다. 그리고 그 잔상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뚜렷해지더니 곧 하나로 합쳐 졌다. "...론.." "아, 말하지 마. 잠깐만.." 론이 그렇게 말하고는 허둥지둥 어디론가 가버리는걸 보고는 레아드는 간신 히 떳던 눈을 다시 감았다. 물에 젖은 솜 같은 기분. 그냥 이대로 어디론가 깊숙이 가라앉아 다시는 떠오르지 못할 거 같은 기분이었다. 그런 절망적인 느낌에 울적했던 기분이 더욱 나빠지려는데 나갔던 론이 다시 방안으로 들 어왔다. 눈을 떠보니 어느새 다가온 론이 배게 와 머리 사이로 손을 넣어 자신을 일으키고 있었다. "꽤 오랫동안 잠들어 있었어. 자, 이거." 말라버린 입술에 차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기분 좋은 감촉에 입을 벌리니 그 안으로 차갑고. 그리고 온몸의 갈증과 이 울적한 마음을 재워줄것 같은 생명수와도 같은 물이 흘러 들어왔다. 한 모금. 그리고 다시 한 모금을 마 시는 동안 몸 안으로 들어간 물이 몸 속의 곳곳으로 퍼지는 게 마치 보이는 듯이 느껴졌다. 손에 힘이 들어가자 레아드는 론으로부터 물통을 건네 받 고는 남은 물을 단번에 마셨다. "물통은 이리 주고.." 레아드의 손에서 물통을 빼내 옆의 테이블 위에 올려둔 론이 앉아있는 레 아드의 몸을 부축해 다시 침대에 눕혀주었다. "피곤하다면 좀 더 누워있는게 좋겠어. 사실, 힘들 거야. 그럴 땐 자는게최고라고 할멈이 그랬으니 아무생각 하지 말고 자도록 해." '...할멈..?' 누굴 말하는 걸까. 궁금하다라기 보다는 생소한 단어에 대한 의문이었다. 점점 흐릿해지는 정신이 꿈의 나락으로 빠져드려는 순간, 레아드는 주먹을 꽉. 쥐면서 간신히 잠이 드는걸 막았다. 침대 앞에서 자신을 내려다보는 론을 보며 입을 열었지만, 말을 하는 건 너무나 힘들고 피곤했다. 잠시 숨 을 들이 쉰 레아드는 간신히 입을 열어 말을 할 수 있었다. "..나.. 얼마나.." 정신을 잃었던 거지? 라는 질문이었지만 뒷말은 입이 열리지가 않아 할 수 가 없었다. 하지만 론은 알아 들은 듯 잠시 머뭇거리더니 결국에 나직이 말 을 해 주었다. "한달..이야." 한 달이라면.. 긴 시간인데. 라는게 레아드가 론의 대답을 듣고 할 수 있는 유일한 생각이었다. 헉헉거리며 숨을 쉰 레아드는 마지막 힘을 짜내 겨우 입을 열어 가장 중요한 것을 물었다. "바크..는.." 어째서 보이지 않는 거지? 바크는 어떻게 된 거야? 라는 함축적인 물음이었 고 역시 론은 알아들은 모양이었지만, 레아드는 론의 대답을 들을 수 없었 다. 그 말을 끝으로 그대로 기절에 가까운 잠이 들어버린 것이었다. "바크는" 이라며 곤혹스러워 하는 론의 표정을 마지막으로.. 잠이 든 레아드가 다시 잠에서 깨어난 것은 3일 후였다. 전보다는 훨씬 생 기가 도는 얼굴로 잠에서 깨어난 레아드가 본 것은 잠들기 전과 마찬가지로 침대 앞에서 자신을 내려다 보고있는 론의 얼굴이었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말똥말똥 뜬눈으로 론을 바라보는 레아드. 둘은 한 10여초 정도 가만히 서 로를 쳐다만 보았다. 그러다가 언뜻 생각이 났는지 주위를 돌아보는 레아드 의 모습에 론이 레아드와 함께 방을 돌아 보며 말해주었다. "바크는 없어." "나갔어?" "아니." "그러면..." "떠났어. 일주일 전에." 그 말에 레아드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론은 레아드가 '어디로 떠났어?'라 는 식으로 물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레아드는 풀이 죽은 아이 마냥 고개를 숙이는 것이었다. 뭔가 예상을 하고 있었나? 레아드의 모습에 그리 생각을 한 론은 의자에서 일어나 창 쪽으로 걸어가더니 단번에 커튼을 쳐내었다. 환한 빛이 방안 한 가득 들어올 줄 알았으나 오히려 창 밖은 방안보다도 더 어두웠다. 한참동안 방안 둘 사이에 고요가 내려앉았다. 잠시 후. 고개를 든 레아드의 눈에 밤하늘에 떠있는 이름 모를 별을 보고있는 론의 모습이 보였다. "바크는.. 간 거야?" 론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레아드를 보았다. "응." "혼자..말이지.." "응." "어째서?" 레아드의 물음에 론은 가볍게 한숨을 토해냈다. 레아드가 정신을 잃었던 한달. 너무나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너무나 많은 아픈 기억들이 드러났 다. 깊숙하고 음밀한 땅 속. 어두운 저편에서 아무도 모르게 스러지고 묻 혀서 사라져야 할 일들. 바크조차도 정신이 돌아 버릴 일들을 레아드에 게 말을 하자니 론으로서는 이 만한 고역도 없었다. 한참을 자신을 바라 보는 레아드의 시선을 외면하던 론이 거칠게 머릴 긁적이더니 입을 열었 다. "난 모르겠어. 이건 들어서 좋을 것도 없고 아마도 나쁜 일만 생길 이야기야. 미리 말하자면 모르는 게 좋아. 바크가 그냥 혼자서 떠난 이유도 이일들을 너한테 숨기기 위해서고.. 레아드에겐 절대로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까지 했어. 내 생각에도 이 이야기는 듣지 않는 게 레아드 너에게도. 바크에게도 좋을 거야. 하지만.." "하지만..?" 바크가 그렇게 말했고 론이 그런 식으로 생각을 한다면 듣지 않겠어. 라고 말을 하려던 레아드는 론의 마지막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론이 한 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나로선.. 바크를 막을 방법을 모르겠어.." "바크를 막지 못하면..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건데..?" 론의 말에서 불안함을 느낀 레아드는 조심스럽게 론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리고 불안한 레아드의 느낌은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죽게될거야." "..!" 바크 혼자서는 그림자를 당해내지 못한다. 아마도.. 아니, 반드시 녀석들 에게 죽임을 당할 것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만일 자신이 도운 다면? 복수 를 한다고 해도 그건 바크의 힘이 아닌 펠의. 자신의 힘으로 한 것이고 아 마도 바크는 처절한 무력감과 자기혐오에 미쳐버릴게 틀림없었다. 그건 죽는것 보다도 못한 일이었다. 어느 쪽이 되든 바크는 죽게된다. 그렇다면 나머지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듣겠어." 레아드를 끌어들이는 일. 레아드의 성격으로 볼 때 이런 반응은 너무나 당 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바크는 절대 레아드에게 그 일들을 말하지 말라고 부탁했다. 그것을 레아드가 감당하기 힘들다는 판단 하에서였다. 알면 절대 로 안 되는 일. 그리고 바크의 죽음. 어느 쪽이 레아드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까. 그 동안의 여행. 레아드의 성격. 그리고 자신의 미래. 누구도 감당하지 못할 도박에서 론은 끝끝내 결론을 내렸다. "괴로울 거야. 레아드나. 바크나.." "..." "아마도 이 이야길 들으면 레아드.. 넌 바크를 싫어하게 될지도 몰라. 아니, 바크 자신이 스스로 감당하지 못하겠지. 다시는 바크와 예전처럼 지낼 수 없을 거야. 그래도.. 좋아?" "...난.." 론의 입에서 나온 말들의 엄청난 무게에 눌려버린 레아드는 잠시동안 눈을 꾹 감고 뭔가를 중얼거리더니 갑자기 눈을 떠서 론을 똑바로 쳐다보며 소 리쳤다. "듣겠어.. 난 듣겠어! 설사 바크가 날 싫어하게 되도 좋아.. 하지만 바크가 죽는 건 싫어. 평생동안 바크한테 미움 받는다고 해도 바크가 죽는 것보다는 그게 좋아!!" "...." 아마도 론은 레아드가 이런 말을 하게 될지 예상하고 있었을 지도 몰랐다. 오랫동안. 정말로 오랫동안 기다리고 기다려서 만난 단 하나의 희망. 그 희망의 빛을 스스로 밟아 꺼버릴지도 모를 선택을 하면서 론은 속으로 기 도했다. 하늘의 신인지 아니면 자신에게 저주스러운 피의 속박을 건 머나 먼 어떤 빌어먹을 자식에게 인지 모르겠지만, 론은 간절히 기도했다. "알았어. 말해줄게." 몇 년 후. 어느 작은 술집. 아니면 화려한 발코니. 저녁 노을이 지는 모습 을 보며 가볍게 농담조로 '예전에 그런 일이 있었지.'라며 레아드와 바크. 둘과 함께 웃을 수 있기를. 론은 기도했다. "아주 오래 전 이야기야. 우리들이 태어나기도 전의 일.." 계속.. ps:co-lan이 미쳐서 글을 써놓고도 못 올렸네요.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89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14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2/04 23:19읽음:240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14) == 제 9장 < 결말. > == --------------------------------------------------------------------- 한 명의 사나이가 있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서 잊혀진 그는 아주 길고긴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그를 '왕'이라는 간단한호칭으로 부르는걸 좋아했다. 그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마음씨 좋은가게 주인의 얼굴을 가졌으며, 누구도 따르지 못 할 만큼 교만한 마음을지니고 있었다. 동시에 그에겐 격렬한 왕위 다툼에서 형제들을 제칠 좋은머리와 훌륭한 부하들이 있었다. 건방진 타국에겐 가차없는 응징을. 왕위를 노리는 불손한 신하에겐 더할 나위 없이 잔인한 벌을 내렸다. 오랜 세월끝에 왕위 다툼이라는 끔찍한 내란을 끝낸 모란과 겨우 소국에서 벗어나고있는 라하트는 감히 떠오르는 태양과도 같은 그에게 대항할 힘이 없었다. 그는 패왕이었다. 동시에 그는 성군이었다. 백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는 그의 앞에 걸림돌이란 있을 수 없었다. 천년 왕국이란 말이 무색해질정도로 빛나는 번영과 문화를 누리는 세월들이 강물과도 같이 흐르고 흘러,왕은 어느새 사나이가 아닌 몸이 되어있었다. 그는 이제 노왕이 되어 있었다. 노왕에겐 한가지 커다란 걱정거리가 있었다. 그건 과거의 왕들이 그래왔듯이 자신의 뒤를 이을 적당한 아들이 없다는 것이었다. 아니, 하늘이그의 찬란했던 인생을 시샘을 했던 것일까? 그에겐 아들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만일에 이대로 자신이 죽는다면 하와크는 자신의 훌륭한 부하들에 의해갈기갈기 찢겨질 것이고 더 이상 하와크의 아들이라고 부를 수도 없이 커져버린 모란에게 흡수를 당할 건 너무나 뻔한 일이었다. 모든 인간의 성지로서이어져온 천년 하와크가 자신의 대에게 멸망을 하게 된다는 사실이 그에겐너무나 커다란 충격이었을까? 그는 노망이라도 난 듯 미친 듯이 여자를 안기시작했다. 그러기를 몇 년, 그에게 좋은 소식과 그 좋은 소식보다 좀 더 나쁜소식이 전해졌다. 좋은 소식이란 드디어 그에게 아들이 생겨난 것이었다. 그리고 나쁜 소식이란 그 아들이란 것이 얼굴도. 이름도 생각이 나지 않는.. 단순한 재미와 약간의 술기운으로 안아버린 어느 길거리의 창녀가 낳은 아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고민에 빠졌다. 자신의 나이는 이미 적지 않았다. 앞으로 다시 아들을 볼 수 있을지는 자기 자신도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며칠이지나갔다. 단 며칠사이 전보다 훨씬 늙어 보이는 왕은 자신의 측근을 불러들여조용히 그에게 뭔가를 지시했다. 그리고 다음 날. 창녀는 어느 다리의 밑에서목이 부러져 발견이 되었고 그녀의 아이는 사라졌다. 노왕은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모든 인간의 고향이자 성지이며,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하와크가 창녀의 아들에게 더럽혀진다는 것은 그에겐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다시 세월은 지나갔다. 몇 년이 흘렀을까. 길고 긴 세월. 그 끝에 노왕은드디어 자신의 왕위를 이어받을 완벽한 아들을 가지게 되었다. 그는 너무나기쁜 나머지 그 날을 축제일로 정했고 그 날로부터 열흘 동안 하와크는 떠들썩한 축제에 들어갔다. 그리고 축제가 절정을 이룬 열흘째 날. 왕은 자신이신임하는 모든 신하들을 성으로 불렀다. 하와크의 전통적인 행사로 왕자에게이름을 지어주는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 자리엔 왕이 가장 신임해서 과거창녀의 일을 맡겼던 신하의 아들이 와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1년 전 갑작스런 병으로 세상을 떠나 그가 가문을 이어받게 된 것이었다. 그의 이름은 '론 드빌' 영족 조차 감히 대할 수 없는 드빌가의 장인 그는 왕의 품안에서 잠을 자고 있는 왕태자와 왕을 아무 말 없이 노려보았다. 몇몇 좋은 이름이 나오고 왕은 기뻐했다. 화기애애한 자리였다. "포그 르 나치 하이와크 3세. 너무나 어울리는 이름이 아닌가?" 여태 입을 다물고 있던 드빌이 나직하게 이름 하나를 추천했다. 동시에그전까지 화기애애하던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 냥 확 꺼져버렸고, 왕과 그의신하들은 이해 할 수 없다는 눈으로 드빌을 쳐다보았다. 포그 르 나치. 그건 하와크 왕가의 역사를 좀 아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흥미를 가졌을 정도로기묘한 이름이었다. 포그 르 나치 하이와크 1세. 그는 사냥에 나갔다가 그의 형이 쏜 화살에 맞아 죽었다. 그것이 우연이었는지 음모였는지는 확실히밝혀지지 않았다. 포그 르 나치 하이와크 2세. 그는 쿠데타를 일으킨 형의칼을 맞아 죽었다. 둘 모두 같은 이름으로 형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기묘한연관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 후로부터 왕가의 그 누구도 그 이름을 자신의자식에게 지어주지 않았다. 단순한 우연이겠지만, 형이 동생을 죽이는 이름같은걸 지어주고 싶은 부모는 없는 게 당연했다. 그 뒤의 일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장내에 찬물을 끼얹었던 드빌은 자신을 과거에 버려졌던 '왕의 자식'이라고 그 자리에서 당당하게 선포했고왕은 그 충격으로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참석했던 대부분의 신하들은 엄청나게 겁을 먹은 채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대부분의 부와 권력을 '론 하이와크'란 이름으로 바꾼 청년에게 바쳤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떠도는 소문. 진실은 죽음과 침묵이란 어둠 속으로영원히 가라앉아 버렸다. "그게.. 로아 영주님?" 레아드의 물음에 론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불안하게 일렁거리는 촛불 은 벽에 비춰진 둘의 그림자를 천천히 흔들며 숨이 막힐 듯한 방안의 공기 를 더욱 무겁게 했다. 론은 잠시 레아드가 생각할 시간을 주고는 이내 끝내 지 못한 이야기를 마저 하기 시작했다. "드빌은 왕의 명령을 어기고 아이를 살려줬던 거야. 자신의 야망 때문인지,아니면 단순한 동정심이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말야. 어쨌건 로아 영주의 어렸을 당시 삶이란 건 상당히 암울했던 모양이야. 아니, 암울하다라는 정도로는 표현이 안되겠지. 그는 자신을.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를죽이려고 했던 정체불명의 아버지를 증오했어. 하지만 드빌은 그가 왕의자식이란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로아 영주의 증오심은 더욱 커져가기만 했지. 그러다가 늙은 드빌은 병에 걸리게 돼. 여기서비극이 일어나게 된 거야. 드빌이 그냥 그대로 비밀을 간직한 채 죽었다면,아무런 일도 없었겠지만 죄책감인지 아니면 노망이 든 건지 그는 죽기 전에로아 영주에게 결국 비밀을 털어놓았지. 너와 네 어머니를 죽이라고 나에게 명령을 내린 자가 바로 네 아버지이며 그가 바로 국왕이라고 말야." "...." 론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처음 보는 날, 로아 영주는 자신과는 다르게 축복속에서 태어난 동생을 보게 된 거야. 어릴 적 부터 그때까지 키워온 아버지에 대한 증오심과 자신이 있을 자리에 대신 있는 동생에 대한 분노. 그게폭발하는 순간 어이없게도 왕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버리고 로아 영주의 증오와 분노는 태어난 지 며칠 밖에 되지 않은 자신의 동생에게로 향하게 되버린거지. 그는 그 자리에서 아이의 이름을 '포그 르 나치 하와크' 로 짓고 아이가 열 살이 될 때까지 모든 국정을 자신이 보좌한다고 선포했지. 동시에 왕의 추태에 관여된 사람들을 모조로 잡아 처형시켰어. 상당한수의 귀족과 영족이 죽었고, 거기에 겁을 집어먹은 몇몇 귀족들이 반란을일으켜 봤지만, 단 며칠만에 잡혀서 목이 잘렸지. 그는 왕이었고, 동시에귀족 연합의 장인 드빌가의 주인이었어. 하와크의 모든 권력이 그의 손에들어갔고 그는 그 권력으로 자신에게 대항하는 모든 자들을 처형했지. 그가 권력을 잡은 1년 동안 수많은 귀족들이 목숨을 잃었어. 하와크는 그의손아귀에 들어간 거지. 그 누구도 그가 왕이 되리란 걸 의심하지 않았어. 그에겐 왕의 피가 흐르고 있었고 그의 손엔 권력이 있었으며, 그의 어린동생의 목을 비트는 건 한끼 식사를 하는 것보다 쉬웠으니까." "하지만 영주님은.." 레아드의 말에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로아는 왕이 되지 않았어. 놀랍게도 그는 나치가 열 살이 되는 해에자신이 약속한대로 그에게 왕위를 주고는 자신은 영족으로서 수도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이 로아로 내려오게 되지. 가지고 있던 권력은 그대로 말야. 솔직히 여기까지는 바크와는 상관이 없는 부분이야. 모든 일은 로아가 한일이었고, 그 당시에 바크는 태어나지도 않았으니까. 하지만 몇 년이 흐르고바크가 태어났을 때.. 로아는 충격적인. 아니, 어쩌면 당연한 지도 모를 일을하지. 바크의 이름을 4단어로 진 거야. 하와크에서 4단어의 이름을 가질 수있는 자는 오직 한 명. 국왕뿐이지. 다시 말해 바크는 로아가 자신의 아버지와동생에게 한 복수와도 같은 거였어. 권력도 없는 허수아비 왕으로 자신과 같은 4단어의 이름을 가진 바크를 보면서 나치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마도그건 오래 전 로아가 자신의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느꼈던 감정과 비슷했을 거야. 언젠가는 커서 자신을 죽이고 자신의 자리를 빼앗을 바크는 정작 자신은그 사실을 모른 채 나치를 마치 친형처럼 따랐지. 나치는 열 살까지는 자신을죽도록 싫어하는 형을 무서워했고 커서는 바크를 보며 암담함을 느꼈을 거야." "하지만.. 하지만 바크를 정말로 모르고 있었잖아." 론의 입에서 나온.. 자신으로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서운 이야기에 레아드 는 마른침을 삼키며 바크를 변호했다. 하지만 론은 그런 레아드의 말에 무겁 게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모르지 않았어. 단지 모르고 싶어했을 뿐이었지. 하지만, 바크는 끝까지 아버지를 믿었어. 그의 복수가 적당한 선에서 끝나고 자신은 평생을 영족으로. 나치와는 지금과 같이 형과 동생처럼 지내기를 말이야. 바크로서는 인정하기싫었겠지. 자신의 아버지가 그런 일을 했다는 것이. 그리고 자신의 존재가 나치를 괴롭힌다는게.." 언뜻 바크에게 힘없는 웃음을 지어 보이던 나치의 얼굴이 떠올랐다. 레아드는 뭔가 가슴속에서 울컥 치밀어 오르는게 느껴졌다. "바크는.. 아냐! 바크는 왕이 될 생각 같은 건 없었어! 지금이라도 폐하께말씀을 드리면" "...늦었어." 레아드의 말을 끊은 론이 눈을 감으며 깊게 한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었다. 그리고 눈을 떠서 의아한 표정을 짓고있는 레아드에게 나직이 말했다. "늦었어. 나치.. 전 국왕은. 정말로 암살을 당해서.." "...." "죽었으니까.." 잔뜩 화가 난 채 열을 내던 레아드는 론의 말에 잠시 눈을 크게 뜨고는 뭔가 말을 하려고 했지만, 이내 어깨를 늘어뜨리고는 고개를 숙여버렸다. 한 나라 의 왕이면서 밤에 손수 야식을 준비하며 정말로 소탈하게 웃고, 친절했던.. 론의 말대로 정말로 형과 같았던 사람. 평생을 괴로움 속에 살았을 거라는 론 의 말과 힘없이 웃던 그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꾹 감은 눈에서 물기가 스며 나오는게 느껴졌다. 누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아무도 잘못한 사람은 없는데 어째서 그렇게 서로를 괴롭히는 걸까. 가족을 잃고.. 그리고 마지막 사과할 기회마저 잃어버린 바크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어떤.. 바크는.. 눈물을 애써 참으며 고개를 숙이고 있던 레아드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론을 보았다. 붉게 달아오른 레아드의 눈은 안타까움과 동시에 의혹의 빛을 담고 있었다. "그러면 바크는.. 설마.."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923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15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2/09 14:32읽음:248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15) == 제 9장 < 결말. > == --------------------------------------------------------------------- "복수 할 생각이라면 그만둬." 커다란 창문의 밖으로 사락거리는 나뭇잎 새로 스며든 빛이 붉은 색 양탄자 에 반사돼 은은하게 방안을 밝히는 정오의 한때. "...." 론의 말에 책상 위에 걸터앉은 채 검을 닦던 바크는 시선을 들어 론을 올 려다 보았다. 잠시 둘의 시선이 얽혔다고 생각되었을 때. 바크가 시선을 검 으로 돌렸다. "레아드는?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건가." "....." 론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바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삼일째군. 배가 고프니 깨어날 때도 됐을 거야." 피식 웃은 바크가 들고 있던 검을 아무렇게나 책상 위에 던져 놓고는 훌쩍 책상에서 내려왔다. 그리고는 론의 뒤로 돌아가더니 테이블 위에 올려진 술잔을 들며 웃었다. "마시겠어?" "..." "별로 사양할 만큼 독한 것도 아닌데. 뭐, 싫다면 관둬." 그러면서 술잔에 한가득 담겨있는 액체를 단숨에 마셔버린 바크였다. 무표 정한 얼굴로 바크를 쳐다본 론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만둬. 레아드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잖아." "...." 이번엔 바크 쪽이 입을 다물었다. 그러다가 이내 픽 웃고는 고개를 설레설 레 흔들었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지만, 이젠 그럴 필요도 없어졌어." "..뭐?" "연락이 왔거든." "...." 바크의 말에 멍한 표정이 되어버린 론을 보며 바크가 킥킥 웃었다. "역시.. 라는 얼굴이군. 그래, 너나 나나 예상하고 있던 일이었지. 맞아. 모두 죽었어. 나치고 영족들이고.. 다 죽었지. 뭐, 그렇다고 별로 죄책감같은걸 가질 필요는 없어. '나'로서는 막는 게 불가능했었고 그런 일엔관심도 없었으니까. 우린 공범자지." "헛소리." "그럴까? 그럼 말해봐. 넌 왜 여기에 있는 거지?? 그리고 난?" "..." 아무런 말도 못하는 론에게 바크가 매서운 눈으로 노려보면서 말했다. "그래. 우리는 기다리고 있는 거야. 왕과 왕족. 그리고 영족이 모조리 죽고 이제 살아남은 건 단 한명.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 처음부터 이렇게 될 빌어먹을 운명을 타고난 바로 이 내가 아버지와 나치를 죽이고 왕이 되는걸 말이야!!" 탕! 바크의 손에 들려있던 유리잔이 터지듯이 손안에서 산산조각이 나버 렸다. 날카롭게 빛나는 유리 조각들이 순식간에 바크의 손을 피로 물들이고 붉은 색 양탄자를 더욱 붉게 만들었지만 , 바크는 아픔조차도 느끼지 못하는 듯 부릅뜬 눈으로 론을 노려볼 뿐이었다. 론이 천천히. 그리고 나직하게 말 했다. "왕이 된다면 말리지 않겠어. 네 운명이란 게 원래 그렇기도 했으니까, 왕이 되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은 생각이야.. 하지만."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뜬 론의 눈은 바크의 눈만큼이나 매섭게 빛났다. "네가 복수를 위해 왕이 되는 거라면 난 절대로 말리겠어." "황송하군. 날 걱정하는 건가? 아니면 레아드 때문에? 레아드라면 그만 두는게 좋을 거야. 지금이라면 죽고 싶을 만큼 괴롭힐 테니까. 레아드가 우는 꼴보고 싶지 않다면 날 그냥 놔둬." "죽겠다는 말이냐?" "복수를 하는 거다. 죽는다는 게 아냐." "웃기는군." "뭐.." 쾅! 뒤를 돌아보는 바크는 순간, 돌로 된 바닥이 터지면서 동시에 뒤로 퉁 겨 나갔다. 한쪽 벽이 우르르 무너지면서 자욱한 흙먼지가 피어올랐고, 한 순간 그 먼지를 뚫고 바크의 몸이 다시 한번 퉁겨져 나왔다. "뭐가.. 죽는다는 게 아니란 말이야." 뚜벅뚜벅 걸어와 충격으로 땅에 널브러진 채 정신을 못 차리는 바크의 멱살 을 잡아 일으킨 론이 바크를 쾅! 소리가 나도록 강하게 벽으로 밀어 붙였다. "크윽!" "죽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녀석이 복수는 뭣하러 하겠다는 거냐. 앙!" 우직. 멱살을 잡았던 손에 힘이 들어가면서 바크의 목이 론의 손에 잡혔다. 고통으로 신음소리 조차 못내는 바크에게 론이 얼굴을 바싹 들이대며 작게. 그리고 엄청난 살기가 느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부모가 죽어 꽤 슬프겠지. 나치에게도 미안하냐? 다 아는 사실을 여지껀 모른 채 하며 살아온 자신이 꽤나 위선자처럼 느껴지는 건 아냐? 복수라고? 정말로 하고는 싶은 거냐? 그걸 핑계로 죽고 싶은 건 아냐?" "트..틀려. 난" "시끄러워! 내말 가로막지 마!' 손안에 쥐고있던 바크를 땅으로 내던져 버린 론이 크게 소리치며 바크를 노 려 보았다. "네가 정말로 복수를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죽고 싶은 건지는 모르겠다만,머리 속에 똑똑히 박아둬라. 복수란 건 네 생각처럼 아무 때나 마음 내키는데로 할 수 있는 게 아냐! 그나마 다 잃고 남은 마지막 한가지. 그 나머지하나 까지 모두 버리면서 해야 하는 거란 말이다!" 론의 고함소리가 방안에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자욱히 피어났던 먼지 가 천천히 땅으로 가라앉는 시간. 바크가 천천히 몸을 끌어 벽에 기대앉았 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화가 잔뜩 나있는 론의 얼굴을 본 바크가 힘없이 피식 웃었다. "그래.. 네 말대로 난 위선자야. 자포자기한 심정이야.. 죽고싶은 생각이드는 것도.. 사실이지. 하지만.. 뭐가 남았지? 말해봐.. 복수를 위해선 모든걸 버려야 한다고? 그렇다면 나에겐 뭐가 남은 거지? 이 지긋지긋한 목숨말고 내게 뭔가 남아있다는 소리야!? 대답해봐!" 핏발이 선 눈으로 발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는 바크를 보면서 론은 꾹. 쥐 었던 주먹을 풀었다. 그리고는 한숨을 내쉬며 아까의 충격으로 열려진 문을 향해 몸을 돌렸다. "대답해! 대답하란 말이야!!" 복도 저편으로 사라져가는 론의 등으로 공허한 바크의 외침이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으나 그 외침은 천천히 정적 속으로 묻혀졌다. "...하.." 잠시 눈을 감고 있던 바크는 누군가의 부름에 천천히 눈을 떴다. 눈에 무리 를 주지 않을 정도의 어두운 조명의 아래로 누군가가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은 채 조아리고 있는 게 보였다. 꿈..이었나. "폐하."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바크는 고개를 내려 자신을 향해 두 손으로 뭔가를 내밀고 있는 사나이를 쳐다보았다. 겔힌 비어프. 현재 엘리도리크의 장을 맡고 있는 사나이였다. 원래는 '임시'로 전 장이었던 류크가 암살범을 잡지 못한 벌을 받고 있는 동안만 장을 맡을 참이었는데 그 류크가 국왕을 암살 하고 사라지는 바람에 그대로 엘리도리크의 장이 되어 버린 사나이였다. 비 어프의 손에서 서신을 받은 바크가 그걸 풀어보면서 물었다. "뭐지?" "귀족 연합의 요구이옵니다." "귀찮은 녀석들..." 서신을 그냥 땅에 떨궈버린 바크가 냉소를 했다. 하와크를 그나마 좋게 보던 모란의 황제는 죽었다. 그의 아들이 아버지처럼 하와크를 성지로 생각을 할 리가 없으니 언제 모란의 대군이 쳐들어올지 모를 이 난리에 약간의 권리라 도 얻어보겠다고 모여서 '협박'을 하고 있으니.. 바크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 었다. 요구 내용은 안 봐도 뻔한 것이었다. 대부분 자잘한 것이고 그들이 입 을 모아 요구하는 것은 단 한가지. 자신들의 영토에 대한 국왕의 간섭 거부 였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영토 안에서 왕 노릇을 하겠다는 소리였다. 국왕의 권력을 보호하고 행사하는 영족들이 모두 죽어 혼란해진 이 때에 바크로서는 그들의 협박을 무시할 힘도. 그리고 마음도 없었다. 괜히 요구를 들어 주지 않아서 각자 조금 조금씩 모아 끌고 온 군대가 수도를 포위하고 왕위에서 물 러나니 뭐니 하는 건 자신도. 그리고 자신의 원수도 바라는 게 아닐 것이다.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놔둬. 몇 년이 될지 모르겠지만 왕이 되고 싶다면 그것도 좋겠지." "그러하시면.." "요구를 모두 허락한다고 전해." "예." 바크의 말에 천천히 등을 보이지 않은 채 물러나는 비어프를 보면서 바크는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잘하면 자신의 대에서 천년 하와크가 끝날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크는 창 쪽으로 다가가 활짝 창문을 열었다. - 솨아아. - 차가운 밤 공기가 한 가득 방안으로 들어오면서 바크의 머리를 휘날렸다. 창턱에 걸터앉아 화려한 수도의 야경을 보던 바크는 고개를 들어 지평선 저편을 보았다. 보이진 않지만, 저 멀리 로아가 있을 지점을 보며 바크는 뭔지 모를 아릿함을 느꼈다. 말을 타고 쉬지 않고 달려도 며칠이 걸릴 만 큼 먼 로아에서 레아드와 론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이젠 그 먼 거리만 큼이나 둘과 자신의 거리가 멀어진 거 같다는 느낌을 받은 바크였다. 건너서는 안될 강을 건넌 대가는 분노도, 절망도 아닌 작은 서글픔이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983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16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2/24 00:01읽음:228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16) == 제 9장 < 결말. > == --------------------------------------------------------------------- "왕...이라니." 의자에 앉은 채 어깨를 늘어뜨린 레아드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자신이 정신 을 잃은 사이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는 건 알겠는데, 이건 좀 심했다. 분명 바크는 영족이었고 그 지위도 아주 높은 것이긴 했지만.. 그래도 왕이라니. 바크와 자신의 사이에 까마득한 거리감이 느껴지는 레아드였다. "수도의 늙은이들이 지방 귀족들의 반란이 겁나서 급히 바크를 왕으로 추대한 거였어. 바크도 물론.. 거절할 이유는 없었고." "하지만 이런 때에? 녀석들이 눈에 불을 켜고 덤빌텐데." "그게 바크가 원하는 거니까." 론의 말에 레아드는 입을 다물었다. 바크는 자신을 미끼로 녀석들을 끌어 내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론의 말대로 자살 행위였다. 레아드는 크 게 심호흡을 하고는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보았다. 어느새 깊은 밤은 지나 가고 먼 산의 뒤로 흰색의 하늘이 드러나고 있었다. 왕이 되어버리고, 그 거리감 만큼이나 떨어져있는 바크. 언제나 잡힐 듯이 느껴졌던 바크의 생각 이나 마음이 이젠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한가지는 확실했다. 단순히 예감 이었지만, 레아드는 알 수 있었다. 복수가 성공을 하던. 하지 못하던. 어느 쪽이라도 다시는 예전의 바크를 볼 수 없을 거라는 것을.. "그게 싫으니까.." "응?" 나직이 중얼거리는 레아드의 말에 론이 궁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런 론에게 레아드가 고개를 돌리더니 말했다. "가겠어." "결정.. 한 거야?" 조심스레 묻는 론의 물음에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바크를 도와줄 거야." "도와주다니.. 말릴 생각이 아니야?" "난 바크를 말릴 자신도 없는데다가 그럴 생각도 없는걸.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바크도 분명히 그걸 원하지는 않을 거야. 그렇다고 가만히 지켜만보고 있다가는 론의 말대로 녀석들에게 바크가 당할지도 모르니까.. 역시도와주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 "그런.." 당황해하는 론의 말에 레아드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론도.. 도와줄 거지?" "아, 으.. 으응." 론의 대답? 을 들은 레아드가 쾅! 하고 탁자를 한번치고는 하얗게 빛나는 하늘을 보며 "좋아! 그럼 지금 당장 출발이다!" 라고 외쳤다. 그런 레아드를 보며 론은 왠지 모를 흐뭇함을 느끼고 있었다. 분명히 말해서 자신은 이 일을 어떻게 처리 할 수가 없었다. 바크를 도울 수 도. 그리고 말릴 수도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레아드에게 부탁을 했던 것인데.. 어쩌면 자신은 믿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분명히 레아드라면 이렇게 지금처럼 상황을 간단하게 만들고, 그리고 바크를 도울 명분을 만들어 줄 것 이란 것을. '그게 매력이지.' 약간 이른 감이 없지 않았지만, 론과 레아드는 결정이 난 직후 성의 사람들에 게 알리지도 않은 채 로아를 떠났다. 이런 때에 떠나니 뭐니 해서 만나면 괜 히 양쪽 다 서먹서먹해질 거 같아서였다. 돈은 론이 어느 정도 가지고 있어 서 자잘한 것들은 다음 마을에서 사기로 하고 말만을 가지고 나와서 둘은 빠른 속도로 로아를 벗어나 수도로 향하는 대로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끝없이 펼 쳐진 황색의 길에서 둘은 달리는 말의 속도를 줄여 지친 말을 쉬게 하고는 앞으로의 일을 상의했다. "바크와 만나지 말라고?" 둘이 말을 주고니 받거니 하고 나서 몇 분 후. 레아드가 의아한 얼굴로 론을 보며 물었다. "응, 지금 바크와 만나봤자 좋을 게 없으니까." "어째서?" "생각해봐. 바크가 이렇게 우릴 로아에 놔두고 혼자서 수도에 가 왕이 되버린 건 무슨 독한 마음을 먹었기 때문일 거야. 그렇지? 이런 때에 만일 레아드와 내가 덜컥 바크의 앞에 나타나기라도 하면 오히려 복수에 방해만 될게 틀림없어." "그도.. 그렇겠네." 거리를 둔다는 말은 다가오지 말라는 말이나 마찬가지니까. 바크는 그런 마 음에 가버린건가? 왠지 분한 마음이 든 레아드였다. "근데..말이야. 도와주려면 먼저 만나야하는거 아냐?" "아, 그거 말인데. 이렇게 하는 거 어때?" "어떻게?" "우리끼리 이번 일을 조사하는 거야." ..에? 무슨 소리야? 라는 레아드의 표정을 읽었는지 론이 손가락 하나를 펴 보이며 설명했다. "다시 말해서 바크에겐 말하지 않고 우리끼리 바크의 원수를 잡자는 거지. 어느 정도 녀석들의 꼬리를 잡다보면 분명 녀석들도 우리가 거슬려서 행동을 취하게 될 거야. 그럼 바크는 어느 정도 안전하게 될 수도 있고. 어느모로 보나 분명 바크에게 도움이 될 거야." 그런가? 그러고 보니 론의 말도 맞는 거 같긴 했다. 우리들이 녀석들을 위협 을 하면 할수록 녀석들의 신경이 우리 쪽으로 몰릴 테고 그 덕에 바크는 안 전해진다는 말이지? 음. 좋은 생각이야. 라며 레아드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 끄덕였다. 하지만 몇 초도 지나지 않아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론에게 물었다. "우리끼리.. 무슨 수로?" 조사를 하자는 거지? 라는 말이었다. 여지껀 론과 바크가 나름대로 조사를 해봤지만 아직도 '그림자' 녀석의 정체는 오리무중. 그런 녀석들이기에 바 크는 위험한지 알면서도 왕이 된 것이었다. 녀석들의 표적이 됨과 동시에 녀석들의 정체도 알 수 있는 자리니까. 바크가 그 정도의 각오로 몸을 내 던져야 가끔 모습을 보이는 녀석들인데 단 둘이서 녀석들의 정체를 밝히자 니.. 레아드가 생각하기에도 어림없는 소리였다. "으음.." 레아드의 물음에 론이 가볍게 신음소릴 내고는 가만히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잠시 머릴 긁적이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이거야.. 난처하네." "난처..하다니?" "그게 말이야. 사실.. 레아드의 말대로 조사라는게 막막해. 아는게 아무 것도 없으니까. 기껏해야 녀석들 중의 한 명이 '인형술사'라는 것 밖에는 모르니까." "그런데.. 조사를 어떻게 해?" "아~ 그건 염려마. 지금은 아무 것도 모르지만 곧 알 수 있을 테니." "곧이 라면.. 언제?" "글쎄." 잠시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을 해본 론이 이어 말했다. "마을에 도착해서 여관에 방을 잡고 저녁을 시켰을 때.. 쯤?" "...." 레아드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그게 뭐야?'라는 표정을 지으며 론을 쳐다 보았다. 론이 하하 웃고는 레아드의 등을 탁탁 치며 말했다. "걱정 마~ 분명 좋은 소식이 올 거야." 그리고는 적당히 쉰 말의 배를 약하게 차서 속력을 내 앞으로 나섰다. 앞으 로 나서는 론의 뒤에서 레아드는 론이 앞서가는 바람에 하지 못했던 질문을 그냥 마음속으로 담아놓고는 급히 론을 따라 말을 몰기 시작했다. 그러면 서도 머리 속에서는 의아한 생각이 그치지 않았다. '소식이 오다니? 어디서. 뭐가?' 계속.. ps:ot..재밌군요.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99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17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2/27 23:10읽음:215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17) == 제 9장 < 결말. > == --------------------------------------------------------------------- 그 시간은 정확히 '마을에 도착해 여관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은 후, 후식으로 차가운 음료를 마실 때' 였다. 론의 예상과 거의 맞아떨어진 시간에 레아 드와 론이 앉아있던 테이블로 다가온 '소식'은 다름 아닌 한 명의 청년이었 다. 식당의 문을 열고 들어온 청년은 처음에는 론을 모르는 모습이었지만, 론이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하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왔다. 레아드는 청년이 론을 몰라서 저런 표정을 짓는 줄 알았으나, 사실 그가 그런 표정을 지은 것은 레아드 때문이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한 것은 청년이었다. 큰 키에 약간은 호리호 리한 몸. 왠지 하므에서 책을 읽으며 사람을 놀리는 취미를 가지고 있는 '호란'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고 생각됐다. 인사를 받은 론은 손을 들어 그 만 하라는 신호를 주고는 옆의 자리를 권했다. "응, 기다리고 있었어. 저녁은 먹었나?" "예? 아, 저.." "모습을 보아하니 안 먹은 거 같은데.. 뭐, 내 앞이라서 거북스러우면 나중에 먹도록 해." "아, 예. 감사합니다." 저녁을 먹지 않았으면 먹어야 할거 아닌가? 근데 또 감사하다니.. 왠지 레 아드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대화들이었다. 청년이 자리에 앉자 론은 레아드 를 보며 소개했다. "이쪽은 레아드. 소문으로 익히 들었지? 레아드, 이쪽은 번이야." "안녕하세요." 론의 소개에 레아드가 슬쩍 고개를 내려보이며 인사를 했다. 번이란 이름 의 청년도 레아드와 마찬가지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번입니다. 만나뵙게되어 영광입니다." "아... 예." 생각지도 못했던 대답이었던지 레아드는 약간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번의 인사를 받았다. 론은 가볍게 한번 미소를 짓고는 탁자 위에 두 팔을 올려 마주 잡고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래~ 뭔가 알아냈다는 연락을 기네아에게 받았는데." "예, 말씀하신 걸 조사해본 결과 몇 가지 수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그렇게 말한 번은 품안에서 한 장의 종이를 꺼내 론에게 건네주었다. 번의 손에서 종이를 받아 펼친 론은 천천히 종이에 새겨진 글자들을 보기 시작했 고 잠시 후, 가벼운 신음소리와 함께 종이를 옆에 있는 레아드에게 건네주 었다. 레아드가 종이를 받아 보니 거기엔 간단하게 한 명의 인적사항이 적혀 있었다. '루인... 리즈람드 넬?' 론이 턱을 괴고는 중얼거렸다. "한 명이란 말이지. 이거야.. 너무 노골적이잖아." "특별히 수상한 점은 없었습니다." "살아있다는거 자체가 수상하단 말이야.. 그래, 지금은 어디에 있지?" "수도 근교에 작은 저택에서 살고 있습니다." "작은 저택?" 론이 이상하다는 듯 되묻자 번은 고개를 끄덕였다. 레아드는 다시 종이를 펼쳐 이름 밑에 '영족'이란 두 글자를 확인해 보았다. 확실히.. 영족이란 지위에 '작은 저택'이란 건 어울리지 않는다. "얼마나 작다는 거야?" 번의 '작다'란 기준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론이 묻자, 번은 잠시 눈을 가늘 게 뜨며 기억을 되짚어 보다가 이내 대답했다. "시골 귀족의 저택 정도로, 분명 영족이 살만한 저택은 아니었습니다." "이름만 긴 녀석인가?" 성이 없는 평민. 성과 이름이 있는 귀족. 그리고 거기에 자신의 지위를 들 어내고자 한 개의 단어를 더 넣은 영족. 일반적으로 영족의 지위는 귀족의 그것과는 비교가 될 수가 없는 것이지만, 사실 영족보다 뛰어난 재력을 가 진 귀족들은 많았다. 그 정도의 차이가 극에 다다른 영족들이 가끔 생겨나 는데 무능한 아들이 아버지가 이루어 놓은 많은 명예와 재산을 물 쓰듯이 써 버리고는 아무 것도 남지 않은 자랑스러운 가문의 '작위'를 죽으면서 아들에 게 물려주는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였다. 그런 가문의 경우 심하면 몇 대를 귀족들의 눈총과 비웃음을 당하며 살아야 하기 때문에 그들의 설움이란 것 은 다른 이들은 절대로 이해를 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다른 인간과는 핏줄 부터가 다르다는 절대적인 자신감이 뿌리부터 자리잡은 그들에게 비웃음이 나 모멸에 찬 눈빛은 절대 자신이 받는 게 아니라 주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바크 말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영족이 가난뱅이에다 열 살이 조금 넘은 어린 아이라. 이거야 뭔가.." 어긋났단 말이야.. 자신의 볼을 톡톡 치면서 잠시 뭔가를 생각하던 론은 결 국엔 알 수 없다는 얼굴을 하고는 한숨을 내쉬며 몸을 뒤로 젖혀 굳었던 허 리를 폈다. "뭐 다른 소식은 없어?" "예? 아, 있습니다." "뭔데? 말해봐." "하므의 카웰 말입니다만.." "카웰이라면.." 기억을 더듬어가다가 하므의 도박장 사건까지 올라간 론이 카웰이란 이름 을 기억해내고는 말했다. "하므의 영주잖아. 그가 왜?" "요 몇 달 동안 루인의 저택에 수 차례 들렸다고 저택의 하인이 말을 하더군요." "들렸다니.. 정확히 몇 번이야?" "세 달 동안 십여회 정도입니다." 흐음~ 론이 흥미롭다는 투로 신음소릴 내더니 말했다. "하므에서 수도까지.. 별로 먼 거리는 아니지만, 그렇게 자주 오고 갈 만큼가까운 거리도 아니지. 이건 분명히 이상..." 거기까지 말하던 론이 갑자기 눈을 찌푸리더니 레아드가 들고있는 종이를 쳐다보았다. 거기엔 '생모 살아있음'이란 글이 적혀 있었다. "이건.." 론이 뭘 생각하는지 금방 눈치 챈 번이 황급히 허리를 세우며 말했다. "아, 아뇨. 카웰은 그런 목적으로 간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택의 하인이말하기로는 그는 루인의 후견인으로 올 때마다 많은 돈을 주고 간다고했습니다." "후견인..이라고?" 언제였더라.. 예전에 어디선가 열렸던 파티에서 만났던 그의 얼굴을 떠올 리며 론은 미간을 좁혔다. 후견인이라.. 그런걸 할만큼 인상이 착해보이 진 않았는데.. "뭐, 만나보면 알겠지. 다른 소식은 없어?" "죄송합니다. 이 정도입니다." "아아~ 괜찮아. 더 부려먹을 일이 있으니까 미안해 할 필요는 없거든." "말씀만 하십시오." 번의 믿음직스런 대답에 론은 싱긋 미소를 짓고는 레아드를 한번보고는 말했다. "쇼는 지금 수도에 있지?" "예." "넌 지금 당장 수도로 가서 쇼와 함께 어떤 녀석을 지켜줘야겠다." "누구.. 말씀입니까?" "니아 바크란 녀석이야." "국왕 말입니까?"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레아드는 이런 번의 반응에 왠지 그제서야 바크가 왕이 되었다는 실감을 할 수가 있었다. 그래.. 국왕이란 말이지? 론이 고 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그 국왕이다." "명하신다면 하겠습니다만.." "왕궁엔 엘리도리크가 있으니 너희들이 무슨 도움이 되겠냐는 말이겠지?" "예." 레아드가 듣기에도 자존심이 상할 듯한 물음이었지만, 번은 아무렇지도 않 은듯 대답했다. "사실은.. 맞아. 별 도움은 안 되겠지. 검술이던 뭐던 엘리도리크 녀석들쪽이 너희보다 뛰어난 건 나도 잘 아는 바이니까. 하지만, 그것도 사람을상대 할 때나 통하는 이야기지." "그 말씀은.." "대륙 최강이니 뭐니 하는 것도 사람을 상대할 때나 통한다는 거야. 그 외의것들과 싸울 때는 그런 녀석들. 너희와 비교할 것도 안되지. 다시 말하자면,인형술사를 상대하기엔 녀석들보다는 너희가 믿음직스럽단 소리야." "인형술사..가 있습니까?" "정체를 아는 건 그 녀석 하나고.. 그 외에 더 있겠지. 어쨌든 기네아도 곧그리 보내줄테니 너희가 알아서 지켜줬으면 해." "예." "좋아. 가봐." 론이 미소를 지으며 번에게 말하자, 번은 조용히 뒤로 물러나 고개를 숙여 론과 레아드에게 인사를 하고는 천천히 문 밖으로 사라졌다. 론은 말을 많 이 해서 목이 마른지 앞에 놓여진 음료를 한 모금 마셨다. 론이 잔을 내려 놓자, 그때를 기다렸는지 레아드가 종이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는 물었다. "방금 번씨..란 분도 회계원이야?" "응? 뭐, 비슷한 거야. 내 아버지 때부터 우리 집안에서 일하던 녀석들이지." "그 사람. 강한 거지?" "인형술사 정도는 가뿐히 막을 실력은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으..응." "자, 그럼 오늘은 이만하고 잘래?" 테이블을 탁 치고는 일어선 론이 말하자 레아드가 벌써? 라는 표정으로 론 을 쳐다보았다. 론이 웃으며 레아드의 팔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 "내일부터 조금 바빠질 테니까. 수도에 가야하거든." "수도? 수도 어디?" "당연하잖아." 그렇게 말한 론이 가볍게 웃으며 뒷말을 이었다. "가봐야하지 않겠어? 그 루인의 저택이란 곳에."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399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18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2/27 23:10읽음:253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18) == 제 9장 < 결말. > == --------------------------------------------------------------------- 론과 레아드가 잠시 머무른 마을에서부터 수도에 이르는 길목에는 하므가 위치하고 있었다. 하므의 카웰. 거리 상으로 보자면 카웰에게 먼저 가보는 게 빨랐지만, 루인이란 아이를 만나기 전에는 카웰에게 아무런 혐의를 두지 못하므로 둘은 일단 수도 근교의 작은 저택에서 살고 있다는 루인에게 가 기로 한 것이었다. 둘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말을 달려 며칠이 지난 정오에 '그곳'에 도착했다. "왠지 썰렁한데." 수도에서 가깝다고는 하지만 대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가 산을 타고 와 야하기 때문에 '그곳'은 생각 외로 초라한 마을이었다. 산을 내려오면서 보 이는 작은 마을엔 유독 커다란 한 채의 저택이 눈에 들어 올 뿐이었다. 둘은 천천히 말을 몰아 마을의 입구에 들어섰다. 맨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깨끗 하게 닦여져 반짝이는 표지판이었다. - 넬 - 과연 몰락해도 영족은 영족. 이 마을이란 것은 '넬'가를 중심으로 하인이나 기타 등등의 인물들이 모여져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렇기에 마을 이름 역시 가문의 이름을 따서 '넬'이었다. 타박타박, 천천히 말을 몰아 마을의 중심 가로 향하는 둘은 잠시 후, 서로를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조용한데." "조용한데.. 정도가 아니라 아무도 없는 거 아냐? 아까부터 아무런 소리도들리지 않았어." 레아드의 말에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레아드가 귀를 기울여서 들리지 않았 다면 분명 집안에도 사람들이 없다란 소리. 그렇다면... "저기.." 뭔가 생각에 빠져드려는 론의 팔을 잡으면서 레아드가 한쪽을 가리켰다. 퍼 득 현실의 세계로 돌아온 론은 레아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엔 한 명의 소녀가 돌 위에 앉은 채 몇 개의 작은 조약돌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둘은 동시에 말에서 내려 말은 그대로 놔둔 채 천천히 아이 쪽으로 다가갔다. "안녕~" 레아드가 허리를 굽혀 아이와 눈 높이를 맞추고는 가볍게 손을 흔들며 인사 를 했다. 아이는 잠시 고개를 들어 레아드를 쳐다보더니 갑자기 환한 미소 를 지으면서 조약돌을 주머니에 넣고는 두 팔을 레아드를 향해 뻗었다. 아 이의 그런 행동에 레아드가 싱긋 웃고는 아이의 손을 잡아 단번에 번쩍 들 어 품에 안았다. "꼬마 아가씨. 이름이?" "티리." "티리라~ 예쁜 이름이네." "응. 우리 아빠도 그랬어. 티리가 제일 예쁘다고~" "응, 나도 티리가 제일 예뻐." "정말?" "당연하지~" 와아~ 티리가 어린아이다운 환한 웃음을 지으며 레아드의 얼굴을 꼬옥 안 았다. 레아드도 아이의 감촉이 좋은지 잠시 아이를 앉고 있다가 잠시 후, 티리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 "근데 티리야. 아빠는 어디 계시니?" "우리 아빠? 아치네 아빠하고 같이 나갔어." "아치?" "응. 우리 집 옆에 사는 앤데 나보다 작은 게 만날 까불어." "다른 아저씨들도 어디 갔니?" "응. 아저씨들도 아줌마들도 다 갔어." "어디로?" 레아드의 물음에 티리는 잠시 '그곳'의 지명을 생각하려고 하다가 끝끝내 모르겠던지 한숨을 쉬고는 팔을 뻗어 그곳을 가리켰다. "과연." 다른 영족들의 저택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작지만 이런 작은 마을에선 마치 고고한 성과 같이 우뚝 선 저택. 티리가 가리키는 루인의 저택을 보 면서 론이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이래야 재밌지.' 둘은 티리의 길 안내에 따라 마을을 가로질러 저택에 다다랐다. 멀리에서 볼 때는 단순한 저택인줄 알았는데 점점 가까이 다가가면서 둘은 뭔가 다 르다는걸 알 수 있었다. 뭐라 확실히 꼬집어 말 할 수 없는 기묘한 느낌. 그런 느낌이 잡힐 듯이 저택에 접근했을 때 저택 앞에 잔뜩 모여있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티리!" 한 여인이 일행을 보자마자 달려오더니 레아드의 품안에서 기분 좋게 레아 드와 수다를 떨고있던 티리를 낚어채갔다. 레아드는 갑자기 당한 일에 약 간 당황하긴 했지만, 곧 그녀가 티리의 어머니라는 걸 알고는 그녀에게 뭐 라 말을 하려했다. 하지만 채 레아드가 입을 열기도 전에 그녀는 후다닥 티 리를 안고 사람들의 사이로 도망을 가버렸다. "...얼래." 여인의 갑작스런 행동에 오히려 머쓱해진 레아드가 얼굴을 붉히고는 흠흠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슬쩍 론에게로 돌렸다. 하지만 론의 얼굴이 왠지 굳 은채 마을 사람들을 향하고 있다는 걸 안 레아드는 다시 고개를 마을 사람 들에게로 돌렸다. 그제서야 레아드는 어째서 론이 그런 얼굴을 하고 있는 지 알 수 있었다. 마을 사람들의 얼굴이 하나 같이 모두 공포에 질린 채 자 신들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가.. 잘못된 거야?" "글쎄." 레아드의 조심스런 물음에 론이 어깨를 으쓱하며 성의 없는 대답을 했다. 상 황을 알 수가 없는 둘로서는 잠시 마을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그 자리에 서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안돼.. 안돼!! 그 애는.. 티리는 안돼!!" 갑자기 사람들이 우루루 비켜서더니 아까 티리를 안고 도망가버렸던 티리의 모친이 한 남자의 등을 붙잡고 당기면서 미친 듯이 외치는 게 보였다. 사나이 의 품에는 자신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단지 엄마가 우니까 따라 울고 있는 티리의 모습이 보였다. 주변에 있던 다른 남자들이 억지로 티리의 모 친을 잡아 사나이에게서 떼어냈다. "미안.. 그렇지만 이럴 수 밖에 없다 는걸 당신도 알잖아." 사나이는 남자들의 손에 잡혀 단지 발악적으로 울부짖는 여인에게 고개를 숙이며 뭐라 말하고는 시선을 론과 레아드에게 돌렸다. 영문도 알 수 없 는 상황에 갑자기 휘말리게 된 둘로서는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단지, 그 대로 지켜만 볼 뿐. "우아아앙!! 엄마아!!" 남자의 품안에서 마구 몸을 비틀며 우는 티리는 보기에도 안쓰러웠다. 사 나이는 그런 티리를 잠시 내려다보고는 한숨을 쉬며 천천히 사람들의 사이 를 지나 둘에게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양손으로 티리를 내밀며 고개를 숙 였다. "아내가 못난 꼴을 보여드려 죄송합니다. 이 아이가 마지막이니 부디 자비를.." "...." 단지.. 이대로 지켜볼.. 뿐? "잠깐만요!!" 보다 못한 레아드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사나이의 손에 들려있던 티리를 빼 앗 듯이 안아 들었다. 그리고는 사나이와 티리의 모친을 붙잡고 있는 나머지 사람들에게 원망의 빛을 가득 담은 눈을 하고는 외쳤다. "어른들이 도대체 무슨 짓들입니까! 아이를 그렇게 난폭하게 대하다니! 그리고 거기 아저씨들! 당장 그 손놓지 못해요!" 레아드의 호된 고함소리에 깜짝 놀란 사나이들이 붙잡고 있던 여인을 놔주 었고, 몸이 자유로워진 그녀는 정신없이 레아드에게 달려오더니 레아드가 건네주는 티리를 받아들고는 목을 놓아 울음을 터뜨렸다. 잠시 마을 사람들 과 그 모습을 지켜보던 론이 슬쩍 고개를 돌려 사나이에게 말했다. "이 마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고 싶군요."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45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19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4/25 21:25읽음:2073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19) == 제 9장 < 결말. > == --------------------------------------------------------------------- "어두운걸.."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할 정도로 어두운 저택의 안으로 들어선 레아드는 기분이 나쁘다는 듯 얼굴을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저택이 어두운 이유는 간 단 했다. 저택의 크기에 비해 창문이 지나치게 작은데다가 그나마 몇 개 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잠시 저택의 1층 홀에서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길 기다리며 둘은 사방을 둘러보았다. "역시, 아무도 없는 건가." 인기척은 전혀 없었다. 기분 나쁜 고요함. 그러고 보니 벽이 두꺼워서인지 밖에 모여있는 마을 사람들의 웅성거림도 문이 닫힌 뒤로는 들리지 않고 있 었다. 저택을 지은 건축가나, 혹은 그에게 설계도면을 건네준 그 누군가의 성격을 의심해 보며 둘은 천천히 발을 내딛어 1층에 있는 몇 개의 방을 둘 러 보았다. 별로 화려하지 않은. 아니, 영족이란 지위를 감안한다면, 검소 해도 정도가 지나치다랄 정도로 소박한 방안의 풍경에 론은 잠시 신음소리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아마도 접대실로 생각되는 방안에 먼저 들어간 레 아드가 안을 대충 훑어보고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별로 의심될 만한 건 없는걸." 응.. 잠시 뭔가를 생각하던 론은 레아드의 말에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고는 다시 생각에 잠기는 듯 했다. '데려간 아이들.. 그리고.' 모든 일의 시발점인 한밤의 비명소리. 론은 저택 안으로 들어오기 전에 티리 의 부모에게 들은 이야기를 생각해 보았다. 이곳, 넬의 마을은 론의 추측 대 로 영족인 '넬'가가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이 곳에서 살게 되면서 그 주변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 마을이었다. 처음엔 넬 가의 사람들과 하인들만이 살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 나중엔 작은 마을 정도의 규모로 성장한 것이었다. 사나이의 말을 빌리자면, 그 시절은 정말 로 행복했다고 한다. 넬 가의 주인은 검소하고 소박했으며, 영족이라는 위치 로 보자면 믿기 어려울 만큼 평민들과 잘 어울렸다고 했다. 그런 살기 좋고 행복한 마을의 모습은 대략 이 마을이 생겨난 후, 20여년 정도 유지가 되었 다. 하지만 넬 가의 새로운 주인. 마을의 아름다운 처녀와 넬 가의 주인 사이 에서 한 아이가 태어난 뒤로는 모든게 바뀌어 버렸다. 물론, 그것은 축복된 탄생이었다. 일찍 아내를 잃은 사나이와 그를 사랑하는 평판 좋은 처녀와의 결혼은 마을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 난 뒤로는 뭔가가 변해 버렸다. 저택 안에서는 매일 말다툼하는 소리가 들 려왔고, 그런 다음 날엔 어김없이 파죽이 되어서는 술에 취해 정신이나가 있는 사나이를 볼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저택의 벽은 두꺼워졌고 창 들은 벽돌로 메꾸어 졌다. 그리고 이젠 아무리 저택 안에서 소리를 질러도 밖으로 아무런 소리도 안 들릴 만큼 저택의 벽이 두꺼워 졌을 때. 넬 가의 주 인은 피곤한 얼굴로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그 뒤로 저택은 마치 호수 속에 던진 돌이 가라앉듯 무거운 침묵을 지키며 다시는 어떤 소리도 내지 않게 되었다. "흐음. 정말로 다들 어디로 간 거지? 이렇게 저택을 비우다니 말야." 1층을 대충 다 돌아 본 레아드가 허리에 손을 걸치며 계단으로 연결된 2층 복도를 올려다보았다. 그때까지 아무런 말도 없이 레아드의 뒤만 따라 방 을 둘러보았던 론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글쎄.. 아마도 돌아오지 않을 생각이었던 모양이지. 수십 명의 아이들을데리고 떠났으니 그 만한 이유도 있을 테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야." "흐음~~ 맞아. 아이들은 도대체 왜 데리고 간 거지?" 턱을 쓰다듬으며 레아드가 론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다시 발을 옮겨 2층으 로 올라가면서 론은 짐짓 쓴웃음을 지었다. 세상에 아이들을 수십 명씩 데려 가 좋지 않은 방법으로 사용하는 건 딱 두 가지뿐이었다. 하나는 노예로 팔 아 버리는 것. 하지만 하와크에는 노예제도가 없었고, 더구나 하와크의 아 이들을 위험을 각오하고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에 판다고 이익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그렇게 할 이유도 없을 테고.. 그렇다면 녀석. 혹은 녀석들 의 목적은 나머지 하나. '그게 더 말이 안 되는 소리지만..' 고대로부터 가장 확실하고 가장 위력 있는 방법으로 알려져 ,자신의 한계에 부딪힌 마도사들이 악마라 불리우는 것 조차 상관치 않을 정도로 매력 넘치 는 방법. 바로 아이들을 매개체로 능력을 증폭시켜 원하는 주술을 가능케 하는 것. 즉, 제물로 사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주술을 행하는 시대는 1000년 전으로 끝이 났다. 하와크의 초대 국왕 엘더 모바스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신적 힘을 '악'이라 보고 모조리 없애 버린 것이었다. 그 뒤로 인간은 그 어떠한 주술이나 마법도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신과 악마. 정령 등 모든 정신체와의 교감도 끊어져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주술의 증폭을 위한 제물이란건 정말로 무의미한 것이었다. 제물이 란 신이나 악마. 혹은 그들 보다 상위나 하위의 어떤 존재에게 인간을 가장 고통스럽고 잔인하게 죽여 오히려 깨끗하게 된 영혼을 바쳐 그에 상응하는 힘 을 얻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그들과의 교감. 즉, 그들과 연결된 고리가 없는 지금은 수천, 수만의 제물을 바친다고 해봤자 헛수고였다. 아무도 없는 길거 리에 돈을 뿌려봤자 무의미할 뿐인 것이다. "기분이.. 묘한걸." 2층 계단을 올라 복도에 선 레아드가 주변을 돌아보며 중얼거렸다. "묘하다니? 어떤?" "글쎄. 뭐랄까.. 공기가 축축해서 끈적거리는 느낌." "난 모르겠는걸.." 그 정도로 '그 날'이 가까워졌다란 걸까. 아니면 레아드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란 건가. 전자라면 할 말이 없지만, 만일 후자라면 이 저택. 뭔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론이었다. "이쪽이야." 2층엔 문이 두개 뿐이었다. 왼쪽과 오른쪽에 하나씩. 아마도 안쪽으로 꺽여 져 'ㄷ'자 모양으로 연결된 듯 했다. 레아드가 먼저 열어본 것은 왼쪽 문이 었다. - 끼이익..! - 여지건 열어온 문들과는 다르게 왼쪽 문은 이상하리 만치 뻑뻑하게 열리면서 나무가 휘어지며 비명을 질러대는 소리를 냈다. 그리고 완전히 문이 열리는 순간 둘은 깜짝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 우우웅.. - 열려진 문에서 밖으로 세어 나온 한기가 둘의 사이를 지나 천천히 계단의 아 래쪽으로 흘러내려 갔다. 뿌연 흰색의 한기가 흘러나오는 문의 안쪽. 그것 은 절대의 정적과 암흑. 기묘함이었다. 마치 당장이라도 무너질 듯이 뒤틀린 복도. 그 사이로, 튀어나온 뼈 마냥 물기에 썩어 검게 변한 나무 기둥들이 벽을 뚫고 이곳 저곳에 그 무거운 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이.. 이건." 너무나 놀란 나머지 할 말을 잃은 레아드가 뭔가 말을 하려다 그냥 입을 다 물었다. 레아드로서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도저히 상상 할 수도 없는 모습 이었다. 옆에 선 론은 어느새 검을 뽑아 들고 있었다. '저주..로군. 더구나 이 문도 보통 문은 아니고.' 같은 공간 안에 이런 괴기한 광경을 연출 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가지. 저 주 뿐이었다. 그리고 이 정도의 한기를 별로 두껍지도 않은 나무 문 하나가 막아내고 있었다면.. 이 문의 역할은 문 안쪽의 영역에 대한 봉인. 양쪽 다 마력에 의한 것이었다. 하지만.. '마력 따윈 전혀 느끼지도 못했는데.' 날이 가까워졌다고 감각까지 무뎌진 건 아닐 터. 더구나 그것이 살기도 아닌 마력이라면 느끼지 못할 이유 같은 건 절대 없었다. 살기란 느끼는 것 만으 로도 그가 상당한 실력자라는걸 말하지만, 마력이란 '마력'이란 존재 만으 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을 만큼이나 사람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주는 것이 다. 느끼고 싶지 않아도 느껴지는게 바로 마력이었다. 거기다 그것이 저주 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을 터. "무슨.. 소리 들리는데?" 잠시 괴기한 광경에 놀라 주춤거리던 레아드가 귀를 기울이면서 말했다. 이번에도 역시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한 론이 물었다. "무슨 소린데?" "음.. 아주 멀리서 들리는거 같은데. 울음소리 같기도 하고 싸우는 소리같기도 하고.." "안쪽에서 들리는거 맞지?" "응." "좋아. 들어가자." 자신에게는 들리지 않지만, 밖의 마을 사람들에 의한 소리일지도 모르니 일단은 확인을 해둔 론이었다. 기분 나쁘게 몸을 휘감아 오는 냉기를 검 으로 휘휘 쳐서 물리친 후 론과 레아드는 천천히 비틀려진 복도로 향해 발을 내 딛었다. "...." ------------------------------------------------------------------- ps:슬럼프는 아니고. 뭐 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달을 놀았네요. 음.. 그간 왜 안 쓰냐고 협박과 격려 보내주신 분들. 정말로 할 말이 없습니다. 음.. 할 말이 없으니 글로 하기로 하죠. 음.. 과연, 세상은 내가 없어도 돌고 있군요.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46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20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4/25 21:26읽음:187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20) == 제 9장 < 결말. > == --------------------------------------------------------------------- "놀라겠군." 기울어진 복도와 그 원래의 모습에서 완전히 벗어난 문틀에 더 이상 껴있 지 못하고 구부러지고 부러져서 밖으로 튀어나온 문안의 풍경에 론이 할 말이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마력의 사용도 없이 이런 게 가능하단 말인가?' 이해 할 수 없는 괴현상. 입을 약간 벌린 채 놀란 표정으로 방안으로 들어 서는 레아드의 등을 보면서 론은 이 저택의 알 수 없는 의문을 가졌다. 얼 핏 보기에 이 저택의 주인이었다는 사나이의 서재로 추측되는 방. 깨끗하게 정돈되어 한쪽 벽에 가지런히 꽂혀있는 수백 권의 책들과 커다란 창 앞으로 방금 전까지 누군가가 책을 읽고 있었는지 한 권의 책이 펼쳐져 있는 커다란 책상. 그리고 그 옆에 놓인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는 찻잔. 어디 한군 데 복도와 같이 비틀리고 어두운 구석은 찾아볼래야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같은 공간에 이렇게 반대되는 현상을 유지하려면 마력을 사용하는 방법 밖에 없지만, 지금 이 세상에 이 정도의 마력을 지닌 녀석은 할멈 뿐이야. 하지만, 할멈이 이랬을 리는 없고 더구나 마력의 흔적도 전혀 없다. 그렇다고 애초부터 인위적으로 만들었을 리도 없을 테고..' "하와크 역사의 허와 실. 857년 작. 다트 크람 백작.." 방안을 한바퀴 둘러본 레아드는 어느새 창 앞에 놓여진 커다란 책상에 가 볍게 걸터앉고는 펼쳐진 책을 흥미 있는 눈으로 보고 있었다. 물론 레아드 가 책의 내용을 아는 건 아니지만, 언뜻 보자면 햇살을 받으며 한 손은 책상 에. 그리고 한 손으로 책을 펴고 유유자적, 차를 마시는 모습은 상당히 어 울렸다. '이 저택에서 사람이 떠난 지 일주일이 다 되었고 저 찻잔의 김이 아직도올라오는 데다 아무도 치운 적 없는 방안에 먼지 하나 끼지 않았다는 점만빼면 말이지..' 그러나 레아드는 아무래도 론이 생각한 것 까지는 생각하지 못한 듯 했다. 깜빡 잊은 건지, 아니면 따사로운 햇살에 긴장감이 없어진 건지 자신도 모르 는 사이에 눈은 책의 내용을 보면서 찻잔을 들어 마시려고 한 것이었다. "레아드! 잠깐..!" 깜짝 놀란 론이 서둘러 손을 뻗쳐 레아드의 입안으로 들어가는 찻잔을 멈 추려는 순간 그보다 약간 앞서 레아드가 찻잔을 멈추었다. "에?" 일단 레아드가 독약인지 아니면 썩은 물인지도 모를 그걸 먹는걸 멈춰서 안 심한 론은 레아드가 책에서 눈을 돌려 들고있는 찻잔을 보고있자 자신도 시선을 옮겨 찻잔을 보았다. "이거.." - 틱..티틱. - "으왓." 깜짝 놀란 레아드가 황급히 찻잔을 책상에 내려놓고는 풀쩍 뛰어 론의 옆 으로 다가왔다. 그러자 방금 전까지 레아드의 손안에서 투명하고 약간은 불그스름한 빛을 내던 찻잔의 물이 검게 변하면서 점차 밑으로 스며들어갔 다. 동시에 하얗게 빛나던 찻잔은 때가 묻듯 검게 변해갔고 레아드가 앉았 던 곳을 시작으로 깨끗하게 정돈되고 치워졌던 방안은 삽시간에 '투둑' 기 묘한 소리를 내며 검게 변해갔다. 잠시 후, 방의 모습은 밖의 복도와 크게 다르지 않게 되었다. 어느새 그 커다란 창문은 대부분 벽돌로 메꾸어져 있 었고 그나마 밖과 연결된 작은 창엔 두껍고 지저분한 커튼이 가려져 있어 서 방 안은 다시 어두워졌다. "폐가.. 같아." "이게 원래의 모습이야. 몇 년 동안 가만히 방치된 거 같긴 하지만.. 어쨌든이걸로 보통의 저택이 아니란 건 알게된거 같지?" "유령의 짓이야?" "뭐, 비슷해. 정확히 말하자면 잔류사념이지." 그렇게 생각하면 마력이 느껴지지 않는 이 기묘한 공간의 해석도 가능했다. 자신들이 지금까지 보아온 현상들. 비틀려진 복도. 찢겨진 문. 차가운 한기. 그리고 밝은 서재. 이것들 모두는 과거 누군가가 이곳에 한 망상이나 꿈. 기억들인 것이다. 그것이 단지 사람의 '생각'이라는 수준을 넘어 같은 공간 에 들어선 다른 사람에게도 그때 당시의 '그'가 보고 생각하던 것을 똑같이 느끼게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것들 모두는" 레아드에게 잔류사념에 대해 설명을 약간 해주며 복도로 나온 론이 뽑아든 검을 길게 들더니 단번에 벽을 내리쳤다. "다 환상이라는 거지!" - 파칵!! - 파란 불꽃이 튀었다. 그리고 동시에 론의 주위로 몰려들던 한기가 마치 무 언가에 쫓기는 듯이 주위로 물러나더니 금방 복도의 벽이 밝아졌다. 레아 드가 의아한 표정으로 문 밖으로 나와보니 어느새 비틀려진 복도는 언제 그 랬냐는 듯 약간은 지저분하지만 어느 저택의 복도 마냥 똑바르고 밝아져 있었 다. "한결 보기 좋군." 탁탁, 손을 털고 검을 검집에 넣은 론이 피식 웃었다. "환상이라니.. 묘하네. 처음 봤어." "뭐, 별거 아냐. 계속 환상인걸 모른 채 있으면 나중엔 정신이 조금 나가버릴 수도 있지만, 정신만 제대로 차리고 있으면 상관없거든. 그럼 다음 방으로 가볼까." 론의 말대로 한결 분위기가 좋아진 복도를 지나 둘은 반대편에 남겨진 나 머지 하나의 방 문 앞에 섰다. 흰색의 문은 아무도 돌보지 않은 지난날들 을 보여주듯 회색의 먼지가 쌓여있었지만, 언뜻 보기에 상당히 값진 나무 로 만들어진 문으로 보였다. 일단 문에 드러난 무늬만 해도 여타 다른 문 들과 비교가 안되게 화려했으니까. "뭔가 있겠군." 의미심장한 말을 하면서 문의 손잡이를 돌린 건 론이었다. 과연 문은 여지 건 둘이 보아온 건 전부 환상이었다는 듯, 너무나 자연스럽게 철컥. 소리를 내면서 스르륵 열렸다. "...!" 바람에 흔들려 사락거리는 투명한 커튼과 부드러운 향기. 흰색에 가까운 분홍빛의 벽면과 창문으로 한껏 들어오는 햇살. "...." 그리고 목이 잘린 여인의 몸뚱아리. "읍.." 론 조차 너무나 갑작스런 광경에 놀라 할 말을 잃은 사이 레아드가 입을 막고는 복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소리에 정신이 든 론은 잠시 헛구 역질을 하는 레아드를 보다가 손잡이를 다시 당겨 열려진 문을 닫았다. "괜찮아?" "..잠깐..잠깐만." 론의 걱정스런 물음에 레아드는 잠시 허리를 숙이고 차가운 벽에 이마를 댄 채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숨이 어느 정도 고르게 되었을 때 한번 크게 숨을 들이쉬더니 벽에서 물러났다. "아.. 미안. 좀 놀랐어." "여기 있어. 내가 보고 올게." "아, 아냐. 괜찮으니까." "...." "정말이야." 걱정 반. 의심 반의 론의 눈길에 레아드가 자신 있다는 투로 말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론은 잠시 머뭇거리며 레아드를 지켜보다가 결국엔 한 숨을 쉬면서 다시 손잡이를 돌리고 말았다. - 사라락.. - 바람에 휘날리며 서로의 몸에 닿아 기분 좋은 소릴 내는 커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방 한쪽에 먼지가 쌓이긴 했지만, 크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침대가. 마지막으로는 방 중앙에 위치한 흔들의자가 보였다. "저택의 여주인이군." 흔들의자에 앉아 무언가를 안고 있는 듯한 자세를 취한 채 머리가 날아가버 린 시체를 보고 론이 내린 결론이었다. 일단은 여자인데다가 가장 화려한 방에 화려한 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앞의 말과는 다르게 바싹 얼어 버린 레아드는 문 앞에 선 채 방안으로 들어올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먼저 방안으로 들어온 론이 가장 눈에 띄는 시체 쪽으로 걸어가더니 아무렇 지도 않게 목이 없는 시체에 얼굴을 들이대며 살펴보기 시작했다. "여주인이 확실한 거 같은데. 옷은 상당히 고급이야. 원래는 이 마을 처녀랬으니, 대단한 호강이었겠군. 사인은 말하나 마나고.. 음.." "...!" 손을 들어 원래 목이 붙어 있어야할 곳을 뒤적거리는 론의 행태에 레아드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 "신기한데. 출혈이 거의 없어. 그러고 보니 벽에도 피가 튄 흔적은 없고.. 목이 잘릴만한 상처였다면 이 방 전체가 피로 도배가 되도 모자랄텐데." 더구나 반항을 한 흔적도 없으며 여인의 몸은 죽기 바로 직전의 행동에서 그대로 멈춰져 있다. 다시 말해서 느끼기도 전에 아주 깨끗하게 일격으로 목을 날려버린 것이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출혈이 없다는 점을 이해할 수 는 없지만.. "그.. 그런데 말이야." 손에 달라붙은 피딱지를 털어 내고 있는 론을 보면서 레아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 그거. 안보여?" "응?" "그거 말야.. 그거." 레아드가 차마 말로는 못하고 손가락질을 하며 시체를 가리켰다. 잠시 레 아드의 손길을 따라 시체를 바라보던 론이 금방 깨닫고는 말했다. "아, 목말이군." "그래. 그거... 거기 없어?" 그러고 보니 목이 잘린 시체가 있으면 거기에 나온 목도 있어야 정상일터. 일단 주위를 둘러보고 목이 없자 론은 방의 구석구석을 뒤지고는 마지막 으로 침대의 아래쪽을 뒤져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없는데." 레아드의 이마에 식은땀 하나가 맺혔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461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21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4/25 21:27읽음:186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21) == 제 9장 < 결말. > == --------------------------------------------------------------------- 결국에 바크를 제외한 마지막 영족. '루인'은 찾아내지 못했지만, 성과 아 닌 성과를 얻은 둘은 그쯤에서 저택에서 나왔다. 론이 들쳐 메고 나온 목 없는 주인마님의 모습에 밖에서 둘을 기다리던 마을 사람 중 몇 명이 기겁 을 하며 기절해버리는 작은 소동이 있었지만, 일단 둘은 마을 사람들을 진 정 시킨 후 저택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이야기를 들은 몇몇 사람들은 '영주 님의 저주다.' 나 '못된 계집. 잘 죽었다.'등으로 대개 비슷한말을 했다. 그러나 역시 영주의 아내인지라 함부로는 못하고 약식으로 그 자리 에서 장례를 치른 후, 영주의 묘와는 정 떨어진 곳에다 매장시켜버린 마을 사람들이었다. "일단, 사람은 보내세요. 저희도 될 수 있으면 도와드리겠습니다." "도와주시겠다니.. 너무나 감사해서.." "저희도 이 일에 관계가 있으니 너무 감사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아무튼아이들이 무사했으면 하는군요." 일단은 아이들의 유괴 소식을 나라에 알리라고 충고를 한 론은 적당히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용의가 있다 는걸 비추고는 레아드와 함께 마을에서 물러 나왔다. 마을에서 제법 거리가 생겼을 때 론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결국 루인은 찾지 못했군." "죽은 걸까?" "글쎄. 찾은 거라고는 환상의 저택과 목이 잘린 시체. 그리고 사라진 아이들이지. 영족이라고는 하지만 아무런 경비도 없는 저택에 살고 있는 어린애 하나 죽이는 덴 한 명의 암살자면 돼. 환상을 보여주는 저택도. 목이 사라진 시체도. 사라진 수십 명의 아이도 필요 없지." "살아있다는 말이지?" "죽었다고 단정하긴 이르다는 소리야. 어쨌든 단서라고는 마지막 '영족' 꼬마뿐이니까. 이 정도에서 물러날 수는 없지." 어느새 산 비탈길을 내려온 론이 말머리를 돌려 서쪽으로 향했다. "과연 목이 없는 미모의 여주인과 밀회를 즐기려는 거였는지, 아니면 영족꼬마가 목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론이 몸을 앞으로 숙이면서 발로 말의 배를 강하게 차자 말이 크게 울부 짖으며 앞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만나보면 알게 되겠지!" "누굴 말하는 건데?" 급하게 말머리를 돌려 론을 뒤쫓으며 묻는 레아드에게 앞서 달리는 론이 큰 소리로 외쳤다. "누구긴 누구야. 하므의 영주, 카웰 티하라트지!" "방금 깨달았는데." - 시장 쪽이다! 시장! 놓치지 마라!! - 우루루 달려가는 병사들을 보면서 레아드가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한참 후,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은 즈음. 다시 입을 열었다. "요즘 우리가 가는 곳마다 이상한 일이 터지는 거 같지 않아?" "하므의 영주가 야반도주를 한게 우리 잘못은 아니잖아. 어쨌든 운이 나빴어. 차라리 여길 먼저 와보는 거였는데." 누군가가 팔기 위해 골목에 잔뜩 쌓아 놓은 풀 집 위에 드러누운 론이 크게 기지개를 피며 불평을 했다. 아직도 시장 저편에선 자신들을 잡으려는 병 사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지만, 이 쪽은 이래봬도 하므에서 좀 살 아본 경험이 있는 몸. 병사들보다는 지리에서 유리했기 때문에 여유롭게 도망쳐서 지금 이 곳에 몸을 숨기고 있는 것이었다. "정말로, 왜 도망친 거지?" 레아드가 못 마땅하다는 투로 중얼거렸다. "어쩔 수 없잖아. 카웰이 반역을 일으켰는지도 모르고 경비병한테 '카웰의절친한 친구인데. 좀 만나 볼 수 있겠소?'라고 말해버렸으니. 그게 경비병이 아니라 반란을 진압하러 온 병사였다는 게 문제지." "아니, 내 말은 왜 도망 치냐는 거야. 사정 설명을 하면." "하면 풀려날 수도 있겠지. 한.. 1년 정도 뒤에." 레아드의 말을 가로챈 론이 더 이상 레아드가 불평을 못 하도록 쐐기를 박 아버렸다. 과연 레아드는 더는 뭐라 말을 못하고는 볼을 부풀리며 입을 다 물고 말았다. 그런 레아드를 본 론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화 내지 마. 좋은 거 구경시켜주려고 도망친 거니까." "...좋은 거?" "응. 하지만 지금은 비밀이야." "뭐야 그게." 다시 투정을 부려보려는 레아드 였지만 '아직 찾지 못했나!!'라는 고함 소 리가 근처에서 들려오자 후다닥 풀 집 속으로 숨느라고 뭐라 더 이상 말을 하진 못했다. 론은 풀로 몸을 가린 채 느긋하게 턱을 팔게 괴고 말했다. "그나저나, 카웰은 만나보지 못했지만 약간의 성과는 있었어." "성과라니. 카웰을 보지도 못했는데?" "레아드도 들었잖아. 반역을 했다고." "그거야.. 들었지만, 무슨 상관이지?" "상관이 있지. 만일..." 잠시 레아드에게 적당한 설명을 생각하느라고 말을 멈춘 론이 이내 입을 열 었다. "만일에 레아드가 높은 지위에 있고 반역을 일으켰다면 그 목적은 뭐겠어?" "아마.. 왕위겠지." "맞아. 모두 왕위를 노리고 반역을 일으키는 거야. 그럼, 하나 더 물을게. 왕을 물리치고 자신이 왕이 되려면 뭐가 필요할까?" "군대..아냐?" "맞아. 정확해." "...." 뭔가 놀림을 받았다는 느낌에 레아드가 인상을 찡그리자 론이 황급히 말을 이었다. "강력한 군대. 그 군대를 유지시킬 식량과 자금. 그리고 뒤를 봐줄 유능하고 믿을 수 있는 부하. 이 3가지가 있으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반역은 성공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대부분은 앞의 두 가지를 이루기가 힘들어. 왕보다많은 군대를 가지는 건 불가능하고, 더구나 그 군대를 지탱하는 자금은 군대를 모으는 것보다도 더 힘들지. 그렇다고 다른 귀족들의 힘을 빌리자니자신이 하는 일이 '반역'인지라 뒤가 구리지. 그래서 세상의 모든 반역이란 것들은 공통된 걸 가지게 되지." "..공통된.. 거라면." "대의명분. 왕을 칠 이유를 만드는 거야. 그렇게 되면 왕 몰래 조금씩 군사를 모을 필요도. 다른 귀족의 힘을 빌리는 것도 눈치 볼 거 없어 마음껏할 수 있는 거지. 그 대의명분이 얼마나 잘 먹히냐에 따라서 단번에 나라를 뒤집어 버릴 수도 있어. 물론 생각대로 잘 안 되는 날엔 가문이 멸망이지만." "그 말은.. 카웰이 바크를 칠 이유를 만든다는 소리야?" "만들 필요도 없지. 이미 바크를 왕좌에서 끌어내릴 이유 같은 거 얼마든지있으니까." "이유라니.. 바크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당황해서 묻는 레아드에게 론이 픽 웃으면서 대답해 주었다. "어느 부잣집에 아버지가 한 명. 아들이 세 명. 어느 날 아버지와 두 명의 아들이 죽고 막내가 재산을 이어 받았어. 누가 범인이지?" "...!" "막내가 범인이란 증거는 없어. 하지만 모두들 그럴 거라는 심증은 있지. 만일 내게 욕심이 있다면 난 빈민가에서 2살 정도 먹은 애를 하나 구해서 '이아이는 돌아가신 주인님과 내 누나의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 도련님-사생아란 소리야.-이시다! 살인자인 너 따위가 감히 어디서 가문의 주인 노릇을하느냐!' 라고 말하고는 녀석을 내 쫓던 어떻게 처리를 하던 해서 2살 짜리애를 그 녀석 대신 가문의 주인으로 만들 거야. 모두들 '세상은 공정해. 악한 짓을 하면 벌을 받는 법이지. 고얀 놈. 지 아비와 형제들을 죽여 재산을가로채려 하다니.' 등등의 말을 할 테고 재산은 고스란히 내 것이 되는 거지. 아마 몇몇 사람들은 '평소 막내 도련님은 착하고 얌전해서 절대 그런 짓을할 사람이 아닌데.'라며 의아한 생각을 가지겠지만, 돈을 약간 쥐어주고 시간이 흐르면 다들 잊을 테고." 마지막까지 미소를 지으며 말을 끝낸 론의 얼굴을 보면서 레아드는 당황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3명의 아들 중 2명이 죽은 게 아니라 왕과 수십 명의 영족들이 모조리 죽었어. 우연이라고 할 수가 없지. 그리고 왕위에 오른 건 수십 년 전 대륙을 피바다로 만들었던 공포의 사나이. 로아 백작의 아들이지. 물론 바크 역시피해자이긴 하지만 다른 녀석들의 눈엔 다르게 보일 거야. 솔직히 말하자면 바크는 왕이 되지 말았어야해. 녀석들이 바크를 노리고 있다는 것과는상관없이 말이야. 지금 바크가 왕이 된 건 그 모든 걸 인정한다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그런.." "아마도 곧. 누군가 이렇게 외치겠지. '저 악마의 탈을 쓴 가짜 왕을 죽여라! 우리들의 진짜 왕은 바로 여기 계시다!!'라고 말야. 그러면서 슬쩍나타나는 건 아마도 카웰 티하라트. 그리고 그 녀석의 팔에 안겨있는건 이제 세상에 단 한 명뿐인 영족. 루인이겠고. 바크는 3번째 아들보다도 많은사람을 죽였다고 의심 받고있고 바크를 내 쫓으려고 데려온 것은 빈민가의 가짜 사생아가 아닌 진짜 베기 순수 '영족'이야. 왕이 되는데 이거보다좋은 구실은 없겠지?" 모든 영족은 죽었지만, 그들의 부하들은 살아있다. 녀석들은 카웰의 작은 충동질만으로도 아마 벌떼같이 일어서겠지. 생각보다 돌아가는 상황이 급 하군. 잠시 레아드가 머리를 정리하도록 놔둔 론은 앞으로 할 일을 생각 하다가 문득 고개를 골목 밖으로 돌렸다. "아, 그래. 레아드. 좋은 거 보여준다고 말했지?" "응? 아, 응." "따라와. 보여줄 테니까." 선뜻 풀 집을 헤치고 일어선 론이 휙 아래로 뛰어내리더니 위로 손을 뻗어 레아드를 아래로 내려주었다. 아까로부터 상당히 시간이 지나서인지 둘을 쫓던 병사들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골목에서 나와 카웰의 성으로 이어 지는 대로까지 걸어온 론은 한쪽 집의 귀퉁이에 레아드와 자신의 몸을 숨 겼다. 그리고는 길게 목만 빼고 대로를 보면서 말했다. "저기 있군. 멍청한데다가 목숨까지 달랑달랑한 녀석." 레아드의 눈이 커졌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46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22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4/25 21:32읽음:186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22) == 제 9장 < 결말. > == --------------------------------------------------------------------- 영주의 반역으로 계엄이 선포되어 지나가는 사람 하나 없는 하므의 한적한 도로. 그 위로 하와크의 정식 기사. 엘리도리크임을 알리는 흰색의 거대한 망토로 온 몸을 감싼 채 보통 사람은 감히 마주 볼 수도 없을 정도의 살기 를 내뿜으며 주위를 경계하는 십수명의 인간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중 심엔 수수한 차림으로 검 하나를 허리에 찬 채 자신의 발로 직접 걷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데다가 목숨이 달랑달랑한 왕이 있었다. '바크..?' 무시무시한 기사들의 살기에 감히 목소리를 내진 못하고 론이 들릴 정도로 만 의문사를 터뜨린 레아드가 눈을 크게 떴다. 정말로 바크였다. 론은 로아 에서 바크가 왕이 되러 떠나기 전까지 바크를 봤었지만, 레아드는 로아로 돌아오던 그날의 아침. 불안했던 바크의 얼굴을 끝으로 볼 수가 없었다. 천 천히 기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카웰의 성 쪽으로 걸어가는 바크를 눈 한번 깜 빡이지 않으며 지켜보던 레아드는 더 이상 바크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자 천천히 몸을 숨겼던 벽에서 물러났다. 한 숨이 절로 나왔다. "예상대로 정말 하므에 왔군. 사정이야 어쨌든 이런 시기에 귀족 하나가 반란을 일으켰다고 왕이 수도를 비우고 여기까지 내려오다니.. 저 자식 나라를 말아먹으려고 작정을 했구먼." "무슨 말이야?" 레아드의 물음에 론이 벽에서 떨어져 대로로 걸어나오며 대답했다. "말했잖아. 바크 녀석 그렇지 않아도 목숨이 달랑달랑 하다고. 언제 어디서원한을 품은 녀석이 덮칠지도 모르고. 아니면 수도에서 반란이 일어날 수도 있겠지. 슬슬 영족들이 죽어서 비인 자리가 삐걱거릴 시기야. 더구나영족들이 죽어버려 생긴 광대한 주인 없는 토지에 구미가 당기는 귀족 녀석들도 한 두 놈이 아닐 테고. 타이르고 협박하고 여차하면 자객이라도 보내죽여버려 귀족 녀석들을 잠재우지 않으면 이 나라. 완전히 뒤집혀 버릴 텐데..이런 상황에 저렇게 태연히 하므에 오다니." "으음.." "결국에 왕이 될 생각 같은 건 조금도 없었던 거라구. 저 자식!" 이상하게 흥분해서 소리친 론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크가 사라진 도로의 저쪽을 노려보았다. 잠시 말없이 카웰의 성을 바라본 레아드가 팔짱을 끼 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가? 난 좀 다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르다니?" 의아한 얼굴로 묻는 론에게 레아드가 어깨를 한번 으쓱거리며 말해주었다. "론의 말 대로라면 바크녀석 정말로 멍청하게시리 그 카웰이란 녀석의 함정에 스스로 빠져들어 목을 내밀고 있다라는 거잖아." "거의 그 정도지." "정말 그럴까?" 다시 한번 카웰의 성을 보면서 레아드가 말했다. "난 상상이 안 되는데. 그렇게 자포자기한 바크의 모습 같은 거. 더구나 바크가 아무 생각도 없이 왕이 된 건 아니라고 생각해." "뭔가 믿고 있는게 있을 거란 소리야?" "모르겠어. 하지만 적어도 방금 본 바크가 그렇게 자포자기한 얼굴은 아니었다는건 알아." 다시 말해 스스로 뭔가 생각이 있어 카웰 녀석. 혹은 그 이상의 녀석이나 녀석들의 바램대로 왕이 된소리란 말이지? 레아드의 자신의 찬 말에 론은 입을 다물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바크가 바보처럼 아무 생각도 없이 녀석들이 만들어 준 죽음으로 가는 다리 위로 올라가진 않았을 거 같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론이 바크를 '죽을게 뻔한 짓을 하는 바보'로 말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잠자리가 무슨 생각을 품고있던 일단 거미줄에 걸렸을 땐 그 생명은 끝이 난 거다. 거미줄에 걸린 잠자리는 결국 거미에게 먹혀 죽고 만다. 간단하면서도 깰 수 없는 법칙이란 것이다. 그것을 알면 서도 기어이 스스로 거미줄에 걸려버린 잠자리를 뭐라 말할 수 있겠는가? 운이 좋게 그림자 녀석들에게 암살을 당하지 않더라도 바크가 죽을 경우 는 수없이 많다. 겹겹이 둘러싼 죽음이란 거미줄의 한 가운데 걸려 '그림 자'와 '귀족'. '모란'과 '의혹'. '증오'등의 거미들이 한꺼번에 달려드는 상황에서 살아날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인가? 그럴 생각으로 녀석들이 바 라는 대로 왕이 된 것인가? 론으로서는 이해 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그렇게 걱정하지 마." 심각한 표정의 론을 본 레아드가 싱긋 웃으면서 론의 어깨를 탁탁 쳤다. "바크가 확실히 위기이긴 하지만 잘 하면 살수도 있잖아. 더구나 바크 녀석. 운이 좋으니까. 거미줄에 걸린 모기도 가끔 지나가는 무당벌레 덕분에 살아나듯이 말야." "...." 길개 기지개를 피고는 허리에 손을 올리며 말하는 레아드에게 론은 잠시 의 미 없는 시선을 던지다가 이내 눈을 감으며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앞으로 나서면서 레아드의 등을 한번 탁 쳤다. "좋아, 그럼 우리도 가볼까? 운이야 바크 소관이지만, 우리가 잘 하면 그운이란 것도 조금쯤은 더 좋아지겠지." 빙글 돌아 카웰의 성의 반대편으로 걸어가는 론의 모습에 레아드가 한번 웃 고는 슬쩍 고개를 돌려 카웰의 성을. 거기에 있을 바크의 모습을 한번보고 는 서둘러 론의 뒤를 쫓아 달려가기 시작했다. "큭..!" 본래는 하므의 영주. 카웰이 비밀스러운 자신의 업무를 하고 있어야 할 성 의 서재. 질이 좋은 나무로 만들어진 커다란 책상 위에 편안한 자세로 걸터 앉은 바크는 방금 끌려와 무릎이 깨질듯이 거칠게 땅에 무릎을 꿇은 사나이 를 천천히 훑어보았다. 체포 당시의 가벼운 구타와 며칠 사이의 감옥살이 로 초췌해 보이는 50대 가량의 초로의 사나이는 느긋한 바크의 시선을 받자 울컥 고개를 쳐들더니 손이 풀려있고 몸이 구속되어 있지 않다면 당장 이라 도 달려들어 목을 졸라 죽여버리겠다는 듯 살기를 풀풀 뿌리는 눈으로 바크 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그의 바램은 헛된 꿈. 그의 몸은 며칠 동안의 고생 으로 힘이 없었고 더구나 그의 양쪽에서 어깨를 잡고 누르고 있는 것은 자 신 같은 이가 열 명이라도 이길 수 없는 하와크의 기사. 엘리도리크 였다. 한참 동안을 말없이 사나이를 바라보던 바크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카웰과 함께 도망가지 않은걸 보니 넌 별로 아는 것도 없는데다가 카웰의계획엔 필요도 없었던 모양이군." "개소리 하지...!" 사나이의 입에서 쇳소리와 비슷한 저주의 음성이 터져 나오려는 찰라 그가 몸을 비틀며 고개를 숙였다. 침묵의 방안에 뿌드득.. 어깨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천천히 들려왔다. 맨 정신에 뼈가 으스러지는 엄청난 고통을 맛보는 사나이는 비명은커녕 소리조차 못 내고 입을 벌린 채 부들부들 떨기만 했다. 그의 그런 고통은 바크가 가볍게 손을 젓는 것으로 끝이 났다. 그제서야 사 나이의 입에서 고통에 찬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런 그에게 바크가 말했 다. "아마도 믿지 못하겠지만, 난 사실 하므를 아주 좋아해. 먼지가 많아 더럽긴 하지만 시끌시끌한 시장과 마음 씀씀이 좋은 사람들. 지금은 불에 타버렸지만 도박장에도 가본 적이 있고. 하여간 나에겐 여러모로 즐거운 추억이있는 곳이지." "그..그게.. 어쨌단 거냐." 뚜둑. 뼈가 완전히 분질러지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순간 바크가 손을 다시 들어 기사의 행동을 멈췄다. "넌 이 하므의 자금을 관리하는 직책을 맡고 있었지? 상인들이 이 정도로활발하게 오갈 수 있는 도시는 대륙에도 그리 흔하지 않아. 네 고생은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지." "...그..래서?" "내겐 이대로 계속 계엄을 해놓은채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카웰의 잔당을 잡는데 들일 시간 같은 게 없단 소리다. 더구나 이런 훌륭한 도시를 상인들이 오지 않는 조용한 시골로 만들 생각도 없고." "...." 사나이가 입을 다물자 바크는 상체를 약간 앞으로 당기며 말했다. "내 말뜻은 이해 했을 거다. 내가 좀 전에 말했지만, 넌 카웰에게 이용만당한 바보 같은 녀석이다. 카웰이 버리고 간 녀석에게 특별히 원한 같은 거없고 더구나 너 보다도 쓸모 없는 졸개들을 잡는다고 내게 뭔가 도움이 될리 없다는 것도 알아. 그러니까, 타협을 하자." "클.. 타협이라고? 웃기지 말아!" "불만인가? 그리 나쁜 조건은 아닌데. 네가 대답을 하던 못하던 목숨은 살려주겠다. 대답을 하지 않는다면 감옥에 가뒀다가 카웰을 잡으면 풀어주지. 대답을 한다면 아무 일도 없는 걸로 하고 일단 널 하므의 영주로 만들어 주겠다. 어때? 이만하면 상당히 괜찮은 조건이지?" 싱긋 웃으며 말하는 바크의 얼굴을 보던 사나이가 갑자기 얼굴을 일그러뜨 리더니 소리쳤다. "영주라고!? 미친 소리 작작해라! 네 녀석의 손에 영주가 되어 나중에 치욕을 당하며 죽느니 지금 당장 죽겠다! 카웰 님이 날 이용하셨는지는 몰라도 네게 이용당하진 않겠다! 이 천하의 더러운 놈!" 중간에 바크가 기사에게 손짓을 하지 않았다면 목이 잘릴만한 과격한 말들 을 내뱉은 사나이는 몸에 힘을 준 바람에 어깨뼈가 흔들렸는지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바크를 노려보았다. 바크가 잠시 천장을 보더니 다시 사나이에 게 말했다. "모르겠군. 카웰에게 이용되는 건 잘한 짓이란 건가? 더구나 난 내가 천하의더러운 놈이란 소릴 들을만한 짓은 아직 까진 안 했다고 생각하는데." "왕을 죽이고 같은 일족을 죽이는 것도 모자라 부모와 형제까지 죽이는 용서 받지 못할 짓을 저지르고도 잘못이 없다 하는게 인간이란 말이냐!! 카웰 님이 아니라 그 누구라도 네 죄를 용서 할 리가 없다!!" 레아드가 들었다면 얼굴을 붉히면서 화를 냈을 만한 사나이의 외침에 바크 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몸을 뒤로 젖혀 두 팔로 몸을 지탱하며 피식 웃었다. "과연, 예상은 했지만 이런 거였군." 돌연 자조적인 웃음을 짓던 바크가 언뜻 고개를 들더니 사나이의 어깨를 잡고있는 두 명의 기사를 포함한 방안의 모든 기사들을 보며 물었다. "너희들도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 거냐? 내가. 이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가 왕이 되기 위해서 너희들의 왕을 죽였다고 생각하는 거냐?" "...." "그런가?" 차가운 바크의 시선 속에서 아무도 대답을 하지 못한 채 서로의 눈치만을 보고 있을 때 그들 중 하나가 앞으로 나섰다. 기사단장 비어프였다. "폐하를 로아에서 수도로 모신 것은 저희입니다. 그 수 일의 시간. 당신이보여준 그 슬픈 눈은 거짓이 아닐 터. 저희는 당신을 믿고 있습니다." 비어프의 말에 바크는 실소를 했다. "너희들의 왕을 죽인 전 기사단장. 류크의 눈에 맺힌 살기조차 읽지 못한그 썩어빠질 눈깔로 날 읽어보겠다는 거냐? 웃기는 녀석이군." 큭. 뒤쪽에서 분노에 찬 음성이 잠시 들려왔지만, 앞에 있는 기사들이 그 의 행동을 막아섰다. 정작 바크에게서 욕을 먹은 비어프 본인은 조용히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잠시의 침묵이 흐른 뒤 그 몸을 가리고 있는 망토 가 너무나 커 보이는 작은 몸집의 기사가 앞으로 나섰다. 놀랍게도 망토 속에서 나온 음성은 여성의 것이었다. "분명 당신은 수많은 오해와 편견. 그리고 저주를 받으며 저희의 주인이되신 분. 설사 그것이 진실이라 하더라도 당신은 왕이십니다. 작은 것에현혹되어 왕의 길에서 벗어나지 마십시오." "다시 말해서 이런 놀이는 그만두고 귀족들 일이나 처리하라는 건가?" 차갑게 굳어진 얼굴로 묻는 바크의 음성에 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 았다. 책상에서 내려와 천천히 그녀에게로 걸어간 바크는 그녀의 앞에 멈 춰 섰다. 그리고는 손을 들어 후드와 같이 그녀의 얼굴을 가리고 있는 망 토를 천천히 들어냈다. 흰색의 망토에 가려져 있던 그녀는 바크로서도 보 기 힘들 정도의 미모를 지니고 있었다. "예쁘게 생겼구나. 이름은?" "렐 딜트라 하옵니다." "렐이라.." 망토를 완전히 뒤로 젖기면서 드러난 그녀의 풍성한 갈색 머리채를 슬며 시 잡은 바크는 그녀의 머리채와 함께 잡은 머리를 앞으로 당겨 자신의 얼굴에 거의 닿을 정도로 가까이 한 다음 말했다. "그럼 렐이여. 묻겠다. 내가 네 왕을 죽이고 내 부모를 죽이고 일족을죽였다해도 넌 날 믿겠는가? 날 따르겠는가?" "저희들은" 콱. 바크가 렐의 머리채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너희들이 아니라 너에게 물었다. 어떠냐. 넌 내가 인간으로선 하지 못할죄를 저질렀다 해도 날 따르겠나?" "당신은.. 저의 주인. 그대가 명한다면 언제라도." 바크의 입가에 이상하리 만치 진한 미소가 생겨났다. 바크는 천천히 고개 를 내려 렐의 하얀 목을 입술로 더듬어 올라가더니 그녀의 귓속에 속삭이 듯 말했다. "그것은. 내가 왕이고 네가 기사이기 때문이겠지?" "전.. 왕을 섬기는 기사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창세왕 엘더 님의 마지막후손. 저의 주인은 당신뿐입니다." 렐의 입에서 엘더의 이름이 튀어나오자 바크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이 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렇군.. 나야말로 엘더의 피를 이어받은 마지막 왕이란 말이지?" 크큭.. 바크가 비웃음에 가까운 미소를 짓더니 양팔을 렐의 등 뒤로 돌렸 다. 방안의 모든 이가 바크가 렐을 안는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렇다면." 촤악! 렐의 몸을 감싸고 있던 망토가 크게 펄럭이는 듯 하더니 렐의 몸에서 떠나 하늘로 떠올라 그대로 천천히 땅에 가라앉았다. 그리고 가라앉은 망 토의 사이로 어느새 뒤로 물러선 바크가 검을 뽑아들더니 단숨에 렐을 내리 쳤다. - 챙! - 뒤에 있던 기사들 모두가 깜짝 놀란 사이 바크의 검은 렐의 목 부분을 스치 고 지나갔고, 그녀는 물론 그녀의 집안과 그녀의 고향의 자랑인 기사의 증 표는 바크의 검에 맞아 흉하게 잘려 땅을 굴러다니고 있었다. 놀란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렐에게 바크가 말했다. "그대는 이제 날 믿을 필요가 없겠지. 기사의 몸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마음으로 날 저주해라." "폐하!!" 주변의 기사들이 놀라 외치자 바크가 손을 번쩍 들어 그들을 조용히 시킨 뒤 가증스럽다는 얼굴로 렐에게 말했다. "넌 이제 내 종이 아니고 난 네 주인이 아니다. 자, 말해봐라. 아직도 날믿는가?" "당신은.. 저의 영원한 주인입니다." "그 머린 속까지 썩었나 보구나." 경멸에 가까운 눈으로 렐을 노려보던 바크는 이내 시선을 비어프에게 돌 렸다. "들었겠지. 오늘 부로 이 녀석은 기사단에게 제명시킨다." "하지만.. 폐하. 렐은 어릴 적부터 하와크 왕가를 지켜온" "그대는 날 믿는다고 하지 않았나?" "하지만.." "날 믿는다면 날 실망시키지 마라." 비어프가 다른 소리를 하지 못하게 쐐기를 박아버린 바크는 잠시 만족스러 운 미소를 짓더니 다시 시선을 옮겨 비어프와 렐의 뒤로 모여있는 기사들 을 쳐다보았다. 모두들 렐과 마찬가지로 얼굴들이 망토로 가려져 정확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보지 않아도 그들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져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모두들 꽤나 불만이겠지. 어디서 굴러먹던게 왕이 되더니 나라는 개판으로만들고 신용 있는 단장은 무시하며 생사를 같이하던 동료. 음, 홍일점이니좀 더 의미가 있으려나. 여튼 동료는 이유도 없이 내쫓았으니까. 그러니까불만인 거냐?" 거의 들리지 않지만, 분노에 찬 탄성 소리. 분노가 끓다 못해 살기까지 느 껴질 정도였다. 잠시 그들의 반응을 즐거운 표정으로 지켜보던 바크가 말 을 이었다. "모두들 궁금하겠지. 자신들이 뭘 잘못했다고 이렇게 냉대를 받는 건지 말야. 이유를 말해줄까? 아주 간단해. 난 너희들이 정말 싫어. 용서받지 못할 짓을 하는 왕조차 '왕과 기사'라는 허울좋은 이유로 믿고 따른다고 말하는 너희가. 너희들의 왕을 못 지켜 일어난 귀찮은 일들을 나만 살아남았다는 이유로 나에게 떠넘기는 너희가! 한낱 검을 써서 사람이나 죽이는기사 주제에 고귀한 피를 지닌 귀족보다도 자신들이 높다고 거들먹 거리는 너희가!! 그 가식과 썩어빠질 머리, 동태 눈깔보다도 못한 그걸로 날보고있는 너희들! 전쟁조차 일어나지 않는 나라에서 대륙 최강이라는 이름을 붙여놓고 백성들을 등쳐먹는 너희들 모두가-!!" - 쾅! - 책상 옆에 놓여있던 의자가 바크의 주먹에 커다란 소리를 내며 우당탕 요 란스럽게 날아갔다. 그리고 그 소란스러움이 끝났을 때, 바크가 한층 차분 한 목소리로 마지막 말을 끝냈다. "전부 싫단 말이다." 성질 급한 몇몇 젊은 기사들은 너무나 흥분한 나머지 바크의 말이 끝날 즈음엔 옆에 있는 노련한 기사들에게 손이 잡혀 있었다. 말을 끝낸 바크 가 고개를 돌리다가 아직까지 땅에 무릎을 꿇고 있던 사나이와 눈이 마주 쳤다. 사나이는 이 놀랄만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겠는지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바크가 픽 웃으며 말했다. "네가 한 말. 변명할게 몇 개 있긴 하지만 뭐, 그런 대로 맞은 거 같군. 확실히 난 천하의 더러운 녀석 같아. 비어프." "예." "이 녀석 어깨 치료한 뒤에 하므의 영주로 임명해라." "예?" 비어프와 사나이가 동시에 지른 의문 성이었다. "내가 왕을 죽였네 뭐네 하는 말을 지껄이는 거 보면 카웰에게 이용당하지도 못한 녀석이야. 타협이고 뭐고, 아는 게 없다면 알아낼 것도 없겠지. 지금 당장 계엄을 풀고 성문은 열어줘라." "예. 폐하." 비어프가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물러난 사이, 당황한 얼굴을 하고 있는 사나이에게 다가간 바크가 그의 어깨를 가볍게 잡으며 말했다. "하므의 영주가 되느니 죽겠다고 했었나? 그렇다면 죽음보다 더 큰 벌을주도록 하지. 하므의 영주가 되거라. 그리고 열심히 기도를 하도록 해. 그대로 치욕스럽게 죽지 않도록, 내가 나쁜 왕이 되지 않기를 말이야." 사나이가 뭐라 말을 하려고 했지만, 바크가 마지막에 어깨를 한번 툭 치 는 바람에 그는 아픔을 참느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천천히 허리를 편 바크가 마지막으로 본 이는 기사의 신분에서 박탈된 렐이었다. 천천 히 렐에게 다가간 바크가 그녀의 턱을 가볍게 들면서 말했다. "정말로, 그대는 기사 따위를 하기엔 과분한 얼굴을 가지고 있군." "...." "그래. 아직까지 날 주인이라 생각한다면 오늘 밤 내 침실로 오는 게 좋겠군. 그대의 썩어빠질 머리와 쓸모 없는 검술보다는 그대의 몸이 나에게 더도움이 될 거 같은데." "폐하!!" 뒤쪽에서 몇몇 기사들이 소리쳤다. 그 소리의 크기와 강도는 폐하'보다는 '닥쳐라!'쪽이 어울릴 만큼 강렬한 것이었다. 그들의 반응에 실실 미소를 보낸 바크가 계속 말했다. "물론 날 주인으로 생각치 않는다면 오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대는 물론그대와 가까운 이들에게 어떠한 불이익도 주지 않아. 그대가 오고 싶다면 오고, 싫다면 오지 않으면 되는 거다." 거기까지 말한 바크가 고개를 약간 숙여 그녀의 귀에 입을 맞추고는 속삭 였다. '하지만 짐은 기다리도록 하지.' 기사에서 박탈되고 바크의 검이 자신의 목 바로 위를 스치고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얼음짝 같이 냉정하던 렐의 눈동자가 잠깐이지만 흔들렸다. 그 사이 바크는 하하하! 큰 소리로 웃으면서 기사들의 사이를 지나 서재의 문 밖으로 사라져 버렸다. 문 밖으로 들려오는 바크의 웃음소리가 작아지고 수그러들어 어느새 방안엔 당혹 감과 분노. 그리고 너무나 분한 나머지 작 게 흐느끼는 소리로 가득 찼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463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23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4/25 21:33읽음:197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23) == 제 9장 < 결말. > == --------------------------------------------------------------------- 계엄이 풀리긴 했지만, 아직도 뒤숭숭한 분위기로 하므의 길거리는 저녁이 되어도 사람이 거의 나다니질 않았다. 그런 조용한 분위기는 저녁을 지나 밤까지 이어져서 성 위에서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는 바크는 조용한 밤 거리에서 무료함을 느끼고 있었다. 며칠 전이었다면 시끌벅적 까지는 아니더 라도 꽤 많은 젊은 남녀들이 하늘에 뜬 저 보름달을 보러 나왔을 테지만, 계 엄이 있었고 아직도 밤거리에 삼삼오오로 짝을 지어 돌아다니는 병사들이 있어서 감히 밤거리를 즐기러 나올 만한 분위기가 아니었다. 아마도 카웰 이 썼을 커다랗고 호화스런 침실의 한쪽 벽에 기댄 채 무료함을 달래려 창 밖을 보던 바크는 아무런 효과가 없자 가볍게 기지개를 켜며 침대에 걸터 앉았다. 어느 나라에서 가져왔는지도 모를 만큼 바크로서도 처음 보는 최고 급 침대는 마치 물이라도 찼는지 균형 감각이 비명을 지를 만큼이나 푹신해 서 나른한 몸을 기분 좋게 만들어 주었다. 붉은 색에 가까운 주황색 계통의 색으로 맞추어진 방은 누가 만들었는지, 상당히 아늑하고 편안한 기분을 느 끼게 해 주었다. 카웰이 만들었다면 아마도 그는 호화스러운 것을 즐기며 꽤 나 센스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바크는 몸을 뒤집어 침대 옆에 있는 테이 블로 손을 뻗었다. 테이블 위엔 방과 어울리는 '샤스테르'란 상당히 진귀한 술이 준비되어 있었다. 꽤나 독한 술로 기억되었지만, 바크는 그 술을 커다 란 잔에 하나 가득 따랐다. 최근 들어 술을 마시는 횟수나 양이 꽤 늘었다 고 스스로 생각하면서 마시려는 순간, 문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 려왔다. "들어와." 들었던 술잔을 다시 테이블에 올려놓고 누웠던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을 때 바크는 방 문 앞으로 가벼운 남성복 차림의 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잠시 침대에 앉은 채 가만히 문 앞에 서 있는 렐을 바라보던 바크가 눈을 감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리와 앉지 그래." 자신이 앉고 있는 침대 옆을 손으로 한번 툭 치고는 일어선 바크는 테이블 로 다가가 남겨진 잔 하나에 샤스테르를 약간 따랐다. 뒤를 돌아보자 렐은 바크가 가리킨 자리 앞에 서 있었다. "한잔 마실 텐가? 꽤 고급술인데." "사양하겠습니다." "그래?" 흥미 없다는 투로 대답한 바크가 손에 들고있던 잔을 들더니 단번에 안에 있는 내용물을 마셨다. 향기로운 액체가 입안에 고이는 듯 하더니 그 액은 단숨에 화기로 변한 듯 화끈거렸다. 그런 향기와 화기를 숨을 멈춘 채 단숨 에 삼켜버린 바크는 잠시 눈을 감고 있다가 이내 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 놓 았다. "독하긴 하지만 좋군." 보진 않았지만, 렐의 눈살이 찌푸려지는걸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생각해도 좀 건방져 보이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앉아. 난 누가 내려다 보는 건 싫어하니까." 침대에 반쯤 드러누운 바크가 반듯한 자세로 서 있는 렐에게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렐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바크와는 제법 거리가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바크는 잠시 드러누운 채 목을 뒤로 꺽어 자신과는 중 력이 반대로 미치는 듯 거꾸로 앉아있는 렐을 바라보았다. 보통의 여성 보다 는 제법 큰 키에 허리까지 내려오는 갈색의 단정한 생 머리. 갈색 눈동자를 지닌 그녀는 바크가 보아온 여성 중 가장 아름답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 을 정도였다. "과연, 예쁘구나. 예뻐. 낮에 그렇게 겁을 줬는데도 그대를 기사직에서 박탈시키지 말라고 항의하는 녀석들이 있는 게 당연하려나?" 술김에 중얼거리듯이 나온 바크의 말에 렐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물었다. "..예?" "저녁에 몇몇 녀석들이 찾아오더니 부탁인지 협박인지를 하더군. 내 나이정도 되는 녀석과 그보다 조금 더 나이 든 녀석들이었는데." "리프!" "이름이 리프인가? 어쨌든 꽤나 건방진 녀석들이었어. 그대를 복직시키지않으면 자신들 전원 다 기사를 그만둔다고 하더군. 어때? 감동했나?" "......" 입을 다문 렐을 보며 바크가 피식 웃었다. "아무래도 난 왕으로서 상당히 밑보였던 모양이야. 기사에게 그런 식으로협박을 당한 건 하와크 역사상 내가 처음일걸?" "원하셨던 일이 아니었습니까?" 바크는 보지도 않은 채 렐이 말했다. 잠시 볼을 긁적거린 바크가 킥. 웃더 니 완전히 침대에 드러누워 천장을 보며 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당연하지 않습니까. 전 당신이 무척 사려 깊고 백성들과 가까이 지내왔다고 들었습니다. 즉, 자신의 신분에 구애를 받지 않는 분이라고 생각해왔었죠. 하지만.." "하지만 지금의 난 그렇지 않다. 이거군." "적어도 제가 들은 당신은 이렇게 권력으로 여자를 안으려는 분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깍!" 렐이 말하는 도중 갑자기 바크가 손을 뻗더니 렐의 머리채를 움켜잡아 확 당겼다. 렐은 그대로 바크의 옆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아픈 머리의 고통에 렐이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뜨자 바로 앞으로 바크의 얼굴이 와 있었다. "꽤 귀여운 소릴 지르는군." "부, 분명 당신은 제 주인" 렐이 뭐라 말을 하려는데 바크가 갑자가 손을 들어 렐의 입을 막아버렸다. 그리고는 조용히 렐의 귓가에 속삭였다. "말해줄까? 난 지금 꽤나 화가 나 있어. 그대가 이 방에 들어온 뒤로 정말로 화가 난 거야. 더구나 꽤 독한 술을 마셔서 좀 취한 것도 같고.. 알겠나? 알겠어? 이 이상 그 건방진 입을 놀리면 너무 화가 나서 취기로 그댈 어떻게 할 지도 몰라. 내 말.. 알아듣겠어?" 손을 통해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는게 느껴졌다. 바크는 천천히 그녀 의 입을 막고있는 손을 떼어낸 뒤에 잠시 렐의 숨소리를 듣고는 만족한 듯 뒤로 물러섰다. "좋아. 밤은 길고 그대는 갈 곳이 없으니 천천히 하자고. 그래야 그 멍청한녀석들이 내일쯤 피가 거꾸로 솟아 내게 검을 들고 달려오지." 바크의 중얼거림에 렐은 이해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감히 입을 열 어 묻지는 못했다. 어느새 일어나 아까 마셨던 독한 술을 다시 잔에 따르고 있는 바크를 보면서 렐은 공포에 가까운 전율을 느꼈다. 렐의 눈이 겁에 질 려 있는걸 힐끔 본 바크가 픽 웃었다. "아아~ 걱정마. 걱정마. 술엔 꽤 자신이 있으니까. 더구나 그댄 전직 기사였잖아? 내가 덮친다면 잽싸게 날려버리고 도망가라고. 아침에 일어났는데눈에 멍이 들어있다고 그대의 목에 현상금을 거는 일 같은 거 하지 않을 테니까." 라고 말하는 바크였지만, 벌써 취기가 도는 목소리여서 전혀 안심이 안 되 는 렐이었다. 아까보다 훨씬 많은 양을 단숨에 마신 바크는 '후~~'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침대에 드러누웠다. 잠시 침묵. 바크가 멍하니 천장을 바라 보다가 언뜻 입을 열었다. "아.. 그래. 이야기를 해야지." 불안.. 그것은 렐의 가슴을 온통 뒤덮는 단어였다. "자, 이야기 해봐." "...." "그대 말야. 그대. 말하라니까." "예? 무슨 이야기를.." "아무거나 좋으니까 말해봐. 고향 이야기도 좋고." 반쯤 감긴 바크의 눈을 보고 렐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는걸 알 수 있었다. 취한 사람은 취했기 때문에 무슨 짓을 할지 알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렐은 바크가 무서운 것이었다. "저, 전 하와크 북단에 위치한 '하실'이란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산맥에위치한 고산지대였기 때문에 별로 크지 않은 작은 마을이었지요. 마을 뒤로는 '하쿠인'이라는 거대한 산이 있었는데 마을 사람들은 그 산을 신성스럽다고 해서 매년 제사를 올렸죠." "산..양의 고기를.. 바치는 거... 말..이군." 듣긴 다 듣는지 바크가 웅얼거림에 가까운 소리로 말했다. 렐은 잠시 놀란 표정으로 눈을 감고있는 바크를 쳐다보다가 바크가 몸을 뒤척이자 급히 말 을 잇기 시작했다. "아, 예. 매년 산양의 고기를 바쳤지요. 모란으로 건너가는 가장 빠른 길이바로 산을 넘어가는 거였고, 그 길목에 위치한 저희 마을은 길을 지나는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숙박업을 했으니까요. 여행객들이 무사히 산을 지나게 해달라는 제사였습니다." "그건.. 됐고. 그대 이야기를 해봐." "전.. 10살까지 마을에 살다가 11살이 되는 해에 부모님이 산사태로 돌아가셔서 남쪽에 사시는 이모 님께 맡겨졌었습니다. 이모 님은.. 별로 좋지 못한일을 하셨던 분이었는데.. 절 잘 돌봐주셨죠." "별로 좋지 않은 일을 하는데 그댈 잘 돌봐줬다면 그대가 예쁘게 생겨서였겠군. 분명 술집이나 그거 비슷한 일이었겠지?" "포주.. 이셨어요." "험난한 인생이로군." 흥미가 있는지 천천히 눈을 뜬 바크는 팔베개를 하고는 침대에 앉아있는 렐 을 올려다보았다. 렐이 계속 이야기했다. "그 당시엔 어려서 사정은 몰랐고.. 어쨌든 이모 님은 절 잘 돌봐주셨죠. 14살이 될 적 까진 행복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계속 해." 다음 상황은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짐작이 되는 부분이었지만, 바크는 짖 궂게도 렐에게 재촉을 했다. 렐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야기를 계속 했다. "15살이 되는 해에.. 이모 님께서 제게 너도 나이가 찼으니 얹혀 사는 건 그만해야하지 않겠냐고 말씀하시면서.. 손님을 받으라고 하셨죠. 그리고 평소에절 눈여겨봤다는 한 상인이 한달 동안 절 샀다고 그날 밤 절 그에게 보냈습니다." "...." "그 상인은 키가 무척 크고 살이 검은 사람이었는데 절 어떤 방에 가두고는나중에 오겠다고 하고는 사라졌었죠. 전 겁이 나서 침대에서 계속 울고 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밖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조용해졌죠. 한참 뒤에 누군가가 온 몸에 피칠을 하고 들어왔는데 처음 보는사람이었습니다. 그 분은 한참동안 절 쳐다보시더니 원한다면 스스로 일어설 기회를 주겠다고 하셨어요. 싫다면 집으로 돌려보내 주시겠다고 하시면서." "류크로군." 바크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류크가 예전에 '귀여운 아이를 데려왔습니다. 나중에 소개시켜 드리죠.' 라는 말을 했는데 그게 그대를 말하는 거였군. 과연 귀엽긴 귀여운 아이야. 나보다 나이가 많다는 게 흠이긴 하지만." 바크의 말에 렐이 살풋 미소를 지었다. "계속해봐." "예. 류크 님은 그날로 절 그분 집으로 데리고 가셨고, 다음날 절 하와크최고의 명문. 기사 학교에 입학시켜주셨죠. 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생각할 만큼 노력을 했고 결국 이렇게.. 당신이 박탈하긴 했지만, 하와크건국이래 2번째 여기사가 되었죠." "첫 번째는.. 그렇군. 사라만다에게 먹혔지." "예?" "아냐." 고개를 저은 바크가 몸을 뒤틀며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나에 대한 이야기는 류크에게서 들은 건가?" "예. 류크 님은 평소부터 바크 님을.. 아, 죄송합니다. 폐하를 정말로 좋게말씀하셨어요. 사려가 깊고 지혜로우며 백성들의 곁에서 살아와 그들의생활을 잘 알고 있으니 왕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분이라고 하셨죠." "그래.. 넌 그런 류크가 왕을 죽일지 알고 있었나?" "예? 아.. 아뇨. 그건.." "그렇다면 넌 결국 류크에게 속아온 거다. 녀석이 한 내 이야기 따위 전부 거짓이야. 난 사려가 깊지도 않고 지혜롭지도 않아. 더구나 천민들의삶 따위는 관심도 없지. 이렇게 술에 곤드레만드레 취한 채 여자가 그리워아무 죄도 없는 네 녀석을 기사에서 쫓아낸 거다. 왕이 기사를 안았다면그건 좀 체면이 깍일테니까." 잠깐이지만 부드러워졌던 렐의 눈길이 다시 날카로워졌다. 그 끝에 맺힌 게 분노라는 걸 읽은 바크가 진득한 미소를 지으며 몸을 당겨 렐에게 다가갔다. "그렇게 노려보면 어쩔 텐가. 안길지 말지 고민하는 거냐? 그렇다면 그런 쓰잘데기 없는 고민은 내가 날려주지. 왕의 명령이다." 덥썩 렐을 안은 바크가 힘으로 그녀를 눌러 침대에 뉘였다. 검술이라면 바 크가 감히 덤벼 볼 수도 없겠지만, 손목을 잡아 누르는 힘에선 바크가 남 자라는 이유만으로 좀 더 강했다. 바크의 밑에 깔린 채 움직이지 못하게 된 렐이 가만히 바크를 노려보더니 말했다. "분명.. 취해서 절 덮치신다면 날려버려도 된다고 말씀하셨죠?" "글쎄. 취했을 때 한 이야기라 생각도 안 나는걸." 씨익 웃으며 말하는 바크였다. 순간 렐의 입가에 비슷한 미소가 생겨났다. "죄송하군요. 취한 왕보다는 덜 취한 왕의 명령이 좀 더 우위에 있어서요." "이봐. 어명이라고." "그렇습니다. 어명이니까요!" 퍼억!! 발을 모아 바크의 배 위에 올려놓은 렐이 냅다 바크를 차버렸다. 동 시에 바크의 몸이 붕~ 공중에 뜨더니 콰당! 침대 아래로 나가떨어지고 말았 다. 엄청난 충격에 정신을 못 차리는 바크에게 렐이 다가오더니 말했다. "확실히 말씀드리죠. 전 당신의 종입니다. 당신이 정말 원하신다면 몸을 드리던 목숨을 드리던 뭐든 당신이 원하시는 데로 할겁니다. 하지만, 이런 건아닙니다! 그리고 이럴 때도 아니고요." 바닥에 엉망으로 누운 채 바크는 눈을 떴다. 바로 위로 렐의 얼굴이 보였다. "절 다시 기사로 복직시켜 주십시오. 이 말을 하기 위해 오늘 당신에게 온겁니다. 절 얼마나 신용하실 지는 모르겠지만, 전 당신이 기사도를 배웠던류크 님에게 당신과 같은 것을 배워왔습니다. 그분이 무슨 짓을 했는지는저도 잘 알고있지만, 그분의 행동이 어떤 것이던 간에 그에게 배운 것이 틀린거라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요즘, 저와 같은 당신의 종 중엔 뭔가 이상한 행동을 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분명 당신께 좋지 않은 것이겠죠. 그나마 제 정신으로 당신을 보호하려는사람들을 적으로 만들지 마세요. 부탁입니다." 무릎을 꿇은 채 누워있는 자신에게 호소하는 렐을 보며 바크는 잠시 눈을 깜빡였다. 그러다가 천천히 손을 들어 자신을 보고 있는 렐의 볼을 쓰다듬 었다. "어째 처음 볼 때부터 괴롭히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이상했는데. 지금 보니이유를 알겠군. 너 레아드를 닮았어." "예?" 난데없는 바크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짓는 렐이었다. 순간 바크가 발을 한 번 위로 모으더니 단숨에 내리면서 그 탄성으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뒤 로 힐끔 고개를 돌려 렐에게 말했다. "여자의 직감이란 건 과연 놀랍군. 난 이렇게 고생해도 모를걸 단지 느낌만으로도 아는 건가?" "무슨.. 말씀인지." "차차 설명해주지. 어쨌든 복직은 안돼." "폐하!" "아아~ 소리치지마. 난 단지 복직은 안 된다고 말했을 뿐이야. 그대의 주인을 도와주는데 꼭 기사일 필요는 없지 않아? 꼭 기사이길 원한다면 일이끝난 뒤 기사단장이던 뭐던 시켜주겠어." '일'이란 바크의 말에 렐은 잠시 바크를 바라보았다. 바크가 머리가 울리는 듯 머리를 툭툭 치면서 말했다. "정말로 부하 하나 만드는 거 힘들어서 못 해먹겠군." "부하..라뇨?" "어. 아직 눈치 못 챈 건가? 오늘 아침부터 지금까지, 널 시험해 본 거야. 론이라도 있었으면 쉽게 구별할 수도 있었을 지는 모르겠지만, 난 구별 방법을모르니까 일단 무작정 시험 해 볼 수밖에." "무슨 말씀인지..." "그대.. 음. 별로 마음에도 없는 말을 쓰다보니 입에 베어버렸군. 렐이 말했잖아. 기사 중에 행동이 이상한 녀석들이 있다고 말야. 그런 녀석들을가려내기 위한 시험이었어." "그, 그럼.." 당황해하는 렐에게 바크가 씨익 웃어 보이며 말했다. "오늘 하루동안 그대를 가장 수치스럽게 했고, 겁나게 했으며, 분노하게 했고, 감상에 빠지게 했고, 당황하게 만들었지. 아무리 완벽한 인형이라도이 정도 함정에 빠지면 어딘가 삐꺽거릴 테니까 말야. 렐은 완벽하게 통과했어." "인형이라면.. 설마 인형술사!?" "호오. 아는군." "설마, 행동이 이상한 녀석들 모두가 인형이란 말씀입니까?" "뭐, 전부는 아니겠지만 대부분 그럴 거야." "그럴 수가.." 바크의 대답에 렐은 식은땀을 흘렸다. 오늘 당했던 모든 일들이 시험이었 다는데 화가 나야 정상이었지만 그것이 인형을 구별하기 위했다는 바크의 말에 화조차 낼 수가 없는 렐이었다. 과거 인형술사가 만들어낸 인형을 한번 본적이 있긴 하지만, 저렇게 완벽한 인형을 만들어 낼 수가 있는 건 가? 의아하다 못해 바크의 말이 정말인지 의심이 갔다. "오늘 하루동안 심하게 대한 것은 사과하지. 그렇지 않으면 녀석들을 속일수가 없으니까 이런 거야." 바크가 미치지 않은 거라면 이건 소름이 끼치는 일이었다. 인형들과 행동 을 하면서 눈치를 못 채고 있었다니. 당황해하는 렐에게 바크가 천천히 말 을 했다. "어쨌든 렐이 말했듯이 난 렐을 믿겠어. 보다시피 난 온통 인형들의 사이에끼어 어떻게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이야. 그래서 말인데. 렐이 내 연락책이 되어줬으면 해." "연락 책이라면?" "밖에 믿을 만한 녀석이 있어. 렐도 아는 녀석일거야."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는 바크의 모습에 렐은 더 이상 바 크를 의심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렐이 힘있게 고개를 끄덕이자 바크가 미소 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 자세한 건 지금부터 말해주지. 사실 난...."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471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24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4/27 07:02읽음:196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24) == 제 9장 < 결말. > == --------------------------------------------------------------------- "미안." 가볍게 고개를 숙여 보이며 힘없는 모습으로 뒤돌아서는 여성. 사실 그 여 성은 어제까지만 해도 엘리도리크 유일의 여기사로 그 이름엔 최고의 명성 이. 그녀의 검엔 최고의 영광이 담겨져 있었으나 지금 모두에게 할 말없이 사과를 하며 떠나가는 그녀의 초라한 모습에선 과거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버려진 것이었다. 저 거지같은 왕의 하 룻밤 노리개로 쓰인 뒤에 버려진 것이었다. "렐 님.. 렐 님..! 으아아아아!!" 리프란 이름을 가진 바크 또래의 최연소 소년 기사는 더 이상 참지 못하겠 는지 고함을 지르며 그 분함을 참지 못하고 성의 벽을 맨 주먹으로 후려치 기 시작했다. 곧 그의 주먹은 처참하게 찢어져서 사방으로 피가 튀었지만, 그는 조금도 멈출 기색이 없었다. 간신히 주변의 동료들이 달려들어 그를 잡아서야 출혈은 멈췄다. '리프. 미안..' 멀리서 들리는 리프의 고함소리를 들으며 여인은 속으로 정말로 소년에게 사과를 했다. 사실 리프에게 만이라도 사정을 설명하고 싶었지만, 정말로 누가 인형이고 누가 아닌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서 할 수가 없었다. 만 일에 리프가 인형이 아니라고 해도 사실을 알게되면 오히려 위험에 빠지 게 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결국. 그녀는 리프의 절규를 들으며 성을 나 올수 밖에 없었다. 다섯 영광의 엘리도리크. 렐 딜트. 그녀는 그날 아침 기사 자격을 박탈당해 성에서 추방당하고 말았다. "어이고~ 놀란 얼굴 하지 마쇼. 정말 놀란 건 바로 접니다. 바크가 누군가를 보낼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나온 게 누님이라니. 정말 그 녀석 사람 뒷통수 치는데는 뭐가 있단 말야. 그나저나 누님은 무슨 이유로 쫓겨 나온 겁니까?" "키슈!?" "그럼 누구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어쨌든 오랜만에 보니 반갑네요." 씨익 웃으면서 자리에 앉은 키슈가 맞은편에 앉아있던 렐을 보면서 가볍게 인사를 했다. 과거 엘빈이 레아드를 데리고 왔었던 하므의 '찻집'. 바크가 말했던 외부의 아군을 만나러 접선 장소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렐은 갑 자기 나타난게 같은 엘리도리크라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부, 분명 폐하께서 나도 아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너 일 줄은 몰랐구나." "흐음. 나로는 부족하다는 말로 들리는데요?" "그런 뜻은 아냐. 근데.. 너 원래 성격이 이랬었니?" "성격이요? 전엔 어땠는데요?" "글쎄. 좀 더 차갑고 이지적인 성격 아니었어?" 렐의 말에 키슈가 클클거리며 웃었다. "글쎄올시다. 한 반년 정도 정신이 나가서 내가 원래 무슨 성격인지도 까먹었거든요. 제 정신이 든 이후 말투가 이런 거 보니 원래 이런 성격이 아니었을까요?" "제 정신이 들다니. 설마 너." 렐의 물음에 키슈가 고개를 끄덕였다. 렐이 힘이 빠졌다는 듯 의자에 깊게 몸을 파묻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인형.. 이었다니. 난 전혀 몰랐었어." "다른 녀석들도 눈치 못 챘으니까, 누님이 자책할 필요는 없어요." "정신은 어떻게 차린 거야? 아니, 누가 너 한테 술수를 건 거니?" "글쎄~ 그게 나도 생각이 안 난단 말입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반년 전에있었던 일들은 생각이 나는데 그 뒤는 전혀 기억이 없어서. 반년 전부터인형이 되었다는 것도 추측이에요. 정신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시장에서 술을 먹고 분수에 빠지면서 차렸어요." "그럼 그 동안은 뭘 한 거야? 대관식 전에 사라지더니 그 이후로 보이지 않았는데." 렐의 물음에 키슈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아마도~ 누님과 비슷할 걸요. 녀석들의 눈을 속이기 위해 저도 기사직에서 박탈되었는데요. 이 사실은 비어프만 알고 있죠. 지금은 기사단장이라죠?" "응." "과연, 녀석들의 손이 왕실 깊숙이 뻗었군요. 그 녀석 지금 인형이에요." "...뭐?" 믿어지지 않는다라기 보다는 너무나 생각지도 못한 말에 렐이 잠시 입을 다 문채 눈을 굴리다가 물었다. "그 녀석 말고도 많아요. 엘리도리크 뿐만이 아니라 왕실에서 일하는 녀석들 중 상당수가 인형이죠. 심한 경우엔 일하는 시녀들 중에도 인형이 있더군요." "너.. 지금 말하는 거 확실한 거야?" "일단은, 대충 맞아요. 누님 같은 경우엔 지난 시간 동안 그들과 같이 행동을 해서 약간씩 변하는걸 눈치 못 챘을 겁니다. 제 경우만 해도 아까 말한것 처럼 '냉정하고 이지적인 성격'으로 변하는게 너무 자연스러워서 지금만난 제가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졌었잖아요. 그런 거와 비슷해요. 전 반년전의 기억만 있고 그 동안의 기억이 없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그 변화의차이를 확 느낄 수 있는 거죠. 예로 들자면 정신을 차리고 나서 만난 겔츠녀석은 조용한게 마치 계집애 같았죠. 하지만 제 기억 속의 겔츠는 지금의모습은 상상도 못 할 정도로 열혈 꼬마 였었거든요. 이런 경우는 인형이라고 확신하는 겁니다." "...겔츠도 인형이야?" "겔츠 뿐만 아니라 기사는 대부분이 인형이에요." "소름 끼치는 소리구나." 차가워진 팔을 손으로 잡은 렐이 한숨을 내 쉬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자 신을 둘러싸고 배웅을 했었던 동료들이 대부분 정신이 나가버린 인형이라니. 이해하기 이전에 겁이 났다. 지나가는 소녀에게 시원한 쥬스를 시킨 키슈가 테이블 위로 올려놓은 두 팔을 마주 잡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일단, 아군은 누님과 저. 그리고 바크. 세 명 뿐입니다." "잠깐 기다려. 너 아까부터 폐하의 이름을 막 부르던데, 왜 그런 거야?" "아~ 그거요? 별거 아니에요. 원래 그렇게 불렀었고, 더구나 왕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전 그전에 내 쫓겨져서 '폐하'라고 부를 기회도 없었거든요. 입에 안 맞아서 그래요." "용납 못해." 단호하게 말하는 렐의 모습에 키슈가 잠시 보더니 피식 웃었다. "과연, 누님은 전하고 변한게 전혀 없네요. 바크... 님이라고 해두죠. 바크님에게 일단 동료로 만들만한 인물로 누님을 뽑은 건 저예요." "어째서?" "그나마 제 기억 속에 있는 모습과 가장 일치하는게 누님이었으니까요. 참,그런데 대답 안 했죠? 누님은 무슨 일로 쫓겨난 겁니까?" "모, 몰라도 돼." "호오~ 얼굴 붉히는 거 보니 무슨 일이었는지 알만 하네요." "시끄러워! 그런 거 신경쓸 시간 있으면 사정 설명이나 해." "바크 님한테 듣지 못한 겁니까?" "대충으로 밖에. 자세한 건 듣지 못했어." "그렇군요." 고개를 끄덕인 키슈가 한번 헛기침을 하고는 천천히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 했다. 그 역시 대부분 바크에게서 들은 이야기로 라하트와 모란의 이야기. 전쟁의 뒷면에 숨겨졌던 비밀스러운 거래와 일명 '그림자'라는 녀석들에 관한 이야기가 대부분 이었다. 이야기를 꼼꼼히 자세하게 들은 렐은 키슈 가 이야기를 끝 마질 즘엔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하는 듯 했다. 렐이 천천 히 눈을 뜨며 입을 열었다. "그림자라. 하마터면 전쟁이 터질뻔 했는데 아무 것도 모른 채 인형이나 될상황에 있었다니. 엘리도리크라는 사실이 부끄러울 정도야." "누님은 그나마 인형은 되지 않았으니 다행이겠죠. 이 쪽은 한 동안 자기혐오로 죽을까 생각까지 했었다고요. 어쨌든, 이 정도가 바크 님에게 들은 이야기고 지금부터 하는 건 그걸 기반으로 제가 찾은 사실들을 통해전반적인 상황을 추측 한 겁니다." 라며 말을 하는 키슈였다. 그 추측이란 것은 론이 한 예상과 그리 다를게 없는 것이었다. "살아남은 영족이 있다란 소리군?" "분명히 있을 겁니다. 아마 사생아나 그쯤 되겠죠. 여차하면 가짜도 상관 없고요." "카웰이 주모자란 소린가." "그렇다고 할 수는 있지만, 바크 님은 좀 더 다르게 보더군요. 원한다면 라하트의 재상도 간단하게 암살하며, 전쟁조차 쉽게 일으키는 능력을 가진녀석이 겨우 도시 하나의 영주라는데엔 어폐가 있다란 거죠. 가까이 지내는 사람조차 눈치 채지 못할 정도의 인형을 수십 명씩 조종 할 수 있는능력자를 부리고 거의 동시에 하와크에 있는 모든 왕족과 영족을 실 수없이 죽일 수 있는 자. 단순하진 않죠? 제가 좀 이상하게 생각하는 대목이 이겁니다. 왕족과 영족이라면 많지는 않지만 적어도 40여명 정도는될 겁니다. 비밀스레 태어난 사생아들까지 합친다면 그 두 배는 되겠죠. 그 가족까지 합치면 숫자는 몇 배로 늘어납니다. 한~ 200명 정도라고 치죠. 이들 모두에게 자객을 보냈다고 했을 때, 자객들이 모두다 암살에 성공할수가 있을까요? 그것도 자기 몸을 보호하는데 충실한 영족들을 말입니다. 아무리 실력 좋은 자객들이라도 실수가 있을 테고, 생각지도 못한 일로 목표를 놓칠 수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녀석들은 그걸 해냈습니다. 단 한 명. 아니, 바크 님을 제외한 모든 왕족과 영족을 동시에 한 치의 실수도 없이 모조리 죽인 겁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이해 할 수가 없는 불가능한 일이죠." "확실히 맞는 말이야. 영족들 주위엔 실력 좋은 자들이 언제나 경비를 서는 데다가 자주 돌아다니기 때문에 동시에 모두 죽인다는 건 불가능하지." 팔짱을 낀 채 렐이 고개를 끄덕였다. 키슈가 그런 렐에게 상체를 들이 밀 며 속삭이듯 말했다.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이겁니다." 손가락 하나를 핀 키슈가 말했다. "인간 이상의 힘. 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런 힘이 이번 사건을 뒤덮고 있는게 아닐까요?"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49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25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4/28 22:53읽음:1923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25) == 제 9장 < 결말. > == --------------------------------------------------------------------- "인간.. 이상의 힘?" 키슈가 고개를 끄덕였다. "신의 힘이던 악마의 힘이던. 혹은 천년 전에 사라졌다는 마법이던 간에 뭔가 특별난 것이 끼어들었다고 밖에 생각 할 수가 없어요. 인간의 힘으로는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해냈다면 그건 분명 인간 이상의. 혹은 인간 외의힘을 사용했다고 볼 수 밖에 없죠." 단언하는 키슈의 모습에 렐은 입을 다물고 속으로 생각을 굴려보았다. 과연 정말로 존재하는 걸까? 인간 이상의 힘이란 것이. 자신은 철저한 현실주의 자다. 아마도 키슈가 자신을 폐하에게 추천했던 이유도 그런 자신의 모습이 전혀 변하지 않아서였겠지. 그런 만큼 렐은 그런 힘이 존재한다는 데에 의문 을 던질 수 밖에 없었다. "음~ 시원하군." 소녀가 가져온 쥬스를 그대로 받아들어 단번에 마셔버린 키슈는 그 잔을 도 로 소녀에게 건네주고는 말했다. "자, 시간도 됐고 하니 갑시다." "가다니?" "그럼 다시 그 인형들이 득실거리는 궁으로 돌아가겠다는 겁니까? 바크 님이신용을 받는다면 일을 해야 할거 아닙니까." "생각 해 둔 거라도 있는 거야?" "아직은. 대신 그 폐하라는 분이 알려준게 하나 있어요. 일단, 거기부터 시작해 보죠."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벌떡 일어선 키슈는 소녀에게 작은 동전 하나를 건네 주고는 앞장서서 가게문을 나서기 시작했다. 뒤에 남겨진 렐은 저게 정말 키슈가 맞는 건가? 오히려 어이가 없어 잠시 당황하다가 이내 키슈를 따라 가게문을 나섰다. - 전설만으로 전해지던 황금의 보석. 커티움. 오는 15일에 아리아도 룬즈가 에서 경매. 예상 가는 400만 시르피. - 대륙에서 경매로 가장 잘 알려진 도시. 미하루에 도착한 키슈와 렐은 대륙 역사상 가장 비싸게 팔렸다는 보석에 관한 잡지를 한 손에 든 채 도시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보석 하나에 천 만 시르피라. 금화 10만개를 앞에 쌓아둔걸 보면 경기 일으키겠다." 키슈가 혀를 차며 잡지를 아무렇게나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과거 이 도시 에서 벌어졌던 정체 불명의 두 소년이 벌인 초고가 경매는 이미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었다. 렐이 팔짱을 끼며 말했다. "그 경매는 기억하고 있어. 두 명의 영족이 계속해서 가격을 올려 결국 천만이 넘는 가격으로 보석이 팔렸었지?" "뭐, 세상엔 그렇게 전해졌다고 하더군요." 뭔가 미덥지 않은 키슈의 대답에 렐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그 말은 진실은 따로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구나?" "사실~~" 키슈가 길게 말을 끌더니 슬쩍 고개를 돌려 렐을 보며 씨익 웃었다. "보석은 도난 당했죠." "뭐? 설마? 천만 시르피가 넘는 초고가 보석을 도난 당했는데 룬즈 가에선신고조차 하지 않았다는 거야?" "아마도. 하지 못한 거겠죠. 보석은 진짜가 아니었으니까요. 그럴 경우 오히려 신고를 했다가 보석을 찾기라도 하면 그게 더 문제 아닙니까." "그거야.. 그렇겠지만, 그런 이야긴 또 어디서 들은 거야?" "보석을 훔친 본인." 손가락을 하나 흔들어 보이며 유쾌하게 말하는 키슈를 보며 렐은 잠시 미간 을 좁혔다. 그러다 이내 자신이 생각해낸 결론에 스스로 놀라보며 외쳤다. "폐하!?" "딩동. 정확히 맞쳤수다." 마, 말도 안돼. "덧붙여 말하자면, 그 경매에서 보석의 값을 천만으로 껑충 올린 사람 중 한명이 바로 바크 님이죠." "뭐 때문에 그런 일을 하신 거래?" "글쎄요. 거기 까진 말을 안 해 주던데요." 어리기는 하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과거 까지 그런 거냐? 도대체 영족인데다 로아 가의 장남. 거기다 '하이와크' 라 는 성을 가진 분이 뭘 하며 살아 온 건지 잠시 진지하게 고민을 할 수밖에 없게된 렐이었다. 키슈가 웃으며 말했다. "일단, 첫 번째 목표는 저걸로 하죠." 키슈가 보고 있는 쪽을 향해 렐이 고개를 돌렸다. 렐의 눈에 비친 것은 커 다란 저택의 모습. 아마도 그 문패에 '아리아도 룬즈'라 써 있을 건물이었 다. "시행은 오늘 밤." 키슈의 음성이 뒤에서 들려왔다. "이거야, 너무 쉽잖아." 벽을 넘어 저택의 내부로 숨어들기까지. 도둑으로선 가장 힘들다고 할 수 있는 과정을 간단하게 해치운 키슈가 조심스레 문을 닫으며 마치 횡재를 했 다는 듯 콧노래를 불렀다. 렐이 주위를 민감하게 둘러보며 말했다. "이상 할 정도로 조용하군. 하인들은 잔다고 쳐도 집을 지키는 녀석들은 어찌 된 거지?" "술이라도 마시러 간게 아닐까요?" "...." 굳이 농담이라도 변명은 않는 키슈였다. 이래봬도 경매로 유명한 도시. 거기 다 자신들이 발을 들여놓은 이 저택은 그 경매로 역사상 가장 짭짤한 이익을 본 주인이 살고 있는 곳이다. 사실 그 경매가 거짓이라고 해도 보통 사람은 모르는 거고, 그 소문을 듣고 찾아온 도둑들 역시 그건 다를 바가 없었다. 더구나 이 저택엔 경매로 번 돈 말고도 다음 경매를 위해 몸을 닦으며 자 신의 아름다움을 한껏 빛내고 있을 보물들도 있을 터. 웬만큼 이름 날린다는 도둑이라면 목숨 한번 걸어보고 와볼 가치가 있을 테니.. 그런 저택에 순찰을 도는 용병이라던지 사병들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일단, 올라가 봅시다." 계단을 발견한 키슈가 조용히 주변을 살피며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저택 은 삼층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일층은 하인들의 방. 이층은 커다란 홀로 경 매를 위해 개조되어 있고 문제의 삼층은 그 이층을 크게 돌아야 올라 갈 수 있도록 계단이 뒤쪽에 달랑 하나 밖에 없었다. 렐과 키슈가 '뭔가 일이 좀 이상하게 돌아간다?'라는 걸 본격적으로 눈치 챈 것은 분명히 그 계단을 지 켜야할 일단의 사병들이 보이지 않았을 때였다. 계단을 타고 올라갔을 때, 둘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런, 선수를 뺏겼군." "자객이다. 서둘러." 구석에 쳐 박혀 죽은 건지 기절을 한 건지 뻗어있는 여섯 명 가량의 사병들을 보며 렐이 말했다. 키슈가 가져온 정보에 의하면 룬즈는 죽어 줘야만 하는 이유가 꽤 있는 인간이었다. 그의 목을 노린 자객 보다 한발 늦은 둘은 경 계를 잔뜩 하면서 룬즈의 침실이라 생각되는 방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옮겼 다. 아무리 대륙 최강! 최고! 라는 미사여구가 붙어있는 엘리도리크 라고는 하지만, 사람을 죽일 때 필요한 건 날카로운 칼질 한번이면 족하다. 어두운 복도와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를 자객이란 존재는 둘의 경계심을 한껏 부풀 릴만큼 부풀렸다. 복도 저편에 불빛이 스며 나오고 있는 방 문 하나가 둘 의 눈에 들어왔다. '천천히.' 손을 들어 다가가는 속도를 줄인 렐이 조심스레 문 쪽으로 다가갔다. 다행 스럽게도 저택의 복도는 돌로 지어진 것이었고, 덕분에 둘은 살기를 완벽 하게 갈무리 한 채 무사히 문 앞에 도달 할 수 있었다. 서로의 눈빛으로 '절대 침묵.'을 약속한 렐과 키슈가 조심스레 문 쪽으로 귀를 기울였다. 순간 들려온 비명 소리가 둘을 깜짝 놀라 문에서 잠깐이지만 떨어지게 만 들었다. "히이이익!! 살려줘!!" 비명소리에 키슈가 문을 박차고 안으로 들어가려는 찰라, 렐이 그런 키슈 의 행동을 막았다. 문 안쪽에서 룬즈의 목소리 외에 전혀 다른 음성이 들 려 오고 있었다. "살고 싶으면, 행동을 하란 말야." "하, 하지만" "말해도 죽고 안 말해도 죽을 거면 나라도 안 말하고 죽겠다만, 살려 주겠다니까?" 렐과 키슈가 서로를 쳐다보았다. 생각보다 나이 어린 목소리. 그때 겁에 질린 룬즈가 말했다. "너희들은.. 몰라. 몰라서 그래. 그 사람에게선 도망 칠 수가 없다고!" "아아~ 정말 사람 말 못 알아먹는 인간이네. 저쪽에선 당신을 죽이려고 하지? 이쪽에선 살려주겠다잖아. 그럼 그게 진짜던 거짓말이던 일단은 이쪽한테 붙으라고. 죽기 싫다며?" 억지다. 밖에서 듣고있던 렐과 키슈는 방안으로 쳐들어가는걸 잠시 미룬 채 안에서 들려오는 대화를 좀 더 듣기로 했다. "정말.. 정말로 날 지켜주긴 하는 건가? 응?" "노력이야 하겠지만, 당신이 죽냐 안 죽냐는 녀석들 소관이겠지. 어쨌든당장 살고 싶으면 말하도록 해. 어느새 말야, 당신을 죽일 자객들이 저문 밖에 와 있다고." "히이익!" 룬즈의 놀란 외침과 동시에 렐과 키슈는 소름에 가까운 전율이 등을 타고 온 몸으로 퍼지는걸 느낄 수 있었다. 나무도 아닌 돌로 된 복도를 무음으로 걸 어오며 인기척을 완벽하게 갈무리 하는 건 엘리도리크인 자신들에겐 일도 아 니었다. 그런 상황에서 눈치를 챘다? 렐과 키슈는 서로를 쳐다보았다. 이 대로 방안으로 들어가느냐 마느냐. 룬즈의 고함소리가 방안에서 울려 퍼졌 다. "거, 거짓말 하지마!" "얼래. 눈치 챘냐?" 장난기 섞인 목소리. 그때서야 렐과 키슈는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릴 수 있었 다. 룬즈를 속일 요량으로 말 한 모양이었다. "어쨌든, 아는 대로 털어 봐. 얼마나 쓸모 있는 정보인지에 따라 당신의 목이그 몸뚱아리에 얼마나 오래 붙어있는지 알려주겠다. 정말 쓸만한 정보다면손자 안을 때까지 붙어있도록 힘써주지." "쓰.. 쓸모 없다면?" "그런 건 우리가 가고 난 뒤에 올 자객들과 상의해야겠지." 밖에서 들어도 룬즈가 얼마나 당황해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한숨소리. 고 민. 갈등.. 한참이 지난 뒤에 룬즈가 결정을 내렸는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좋아.. 말하겠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52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26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5/01 14:08읽음:191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26) == 제 9장 < 결말. > == --------------------------------------------------------------------- 룬즈의 이야기가 시작 됐다. 밖에서 듣는 렐과 키슈는 물론 안에 있는 그 들 역시 귀를 기울이는지 방안과 밖은 룬즈의 떨리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너희들의 말대로.. 보석 커티움의 경매를 내게 부탁한 건 카웰 티하라트였다. 그때는 그게 가짜인지 몰라서 난 흔쾌히 그의 부탁을 들어 줬지. 그는 급히 살 땅이 있다며, 돈이 필요하니 보석을 처분해 달라고 말했어. 동시에 자신이 커티움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 별로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거라면서 '니즈'라고 하는 어린 시동을 내게 보내왔지." "인형술사 녀석이군." "그게 인형.. 뭔가? 어울리는 표현이군. 어쨌든 그 아이가 온 뒤로 뭔가변해버렸어. 내 아내. 내 아이들. 비서.. 모두가 이상해 졌어. 날 무시하더군. 처음엔 몰랐는데 시간이 가면서 확실해 졌어. 그들 모두가 날 무시했어. 마치 나란 존재는 존재하지도 않는 듯 취급하더군. 한번은 지나가는 여급에게 '오늘이 며칠이지?'라고 물었었는데 그녀는 날 한번 보더니그냥 지나쳐 가버렸지. 그때 부터였어. 내가 방에 틀어 박힌 채 밖으로 나오지 않은 것은. 겁이 났지. 근데 그게 더 끔찍한 일이더군. 주인인 내가없는데도 어느새 일은 진행이 되었는지, 어느 날 일어나 보니 커티움의 경매를 하는 거였어. 집안에 사람들이 득실거리고 기사들까지 와 있더군. 엘리도리크였어. 진짜 기사들! 그들을 봤을 때 난 나란 존재가 무시된 채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는 이 지옥 같은 곳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지." 룬즈의 말이 거기서 잠시 멈췄다. 방안에서 뭐라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 리는 동안 렐은 씁쓸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에 이렇게나 크고 많음 일들이 일어나고 다시 묻혀지고 있었던가? 엘리도 리크. 자신은 엘리도리크다. 인간이 탄생하고 나라가 처음 생겨난 하와크 의 성지를 지키는 영광의 기사단. - 그 가식과 썩어빠질 머리, 동태 눈깔보다도 못한 그걸로 날 보고있는 너 희들! 전쟁조차 일어나지 않는 나라에서 대륙 최강이라는 이름을 붙여놓 고 백성들을 등쳐먹는 너희들 모두가!! - 전부 싫단 말이다.. 바크가 질렀던 분노의 외침이 머리 속에서 맴돌았다. 단지 인형을 가려내기 위한 시험이라고 치기에 그 외침은 너무나 감정적이었다. 본심. 그것은 폐 하의 본심이었다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단 한마디의 반박도 할 수 없는 렐이었다. 엘리도리크. 기사.. 영광. 명예. 다른 말이지만, 다르지 않았다. 자신은 엘리도리크. 기사다. 영광과 명예와 그걸 지탱하는 자부심 으로서. - 그것이 기사인가? - 그래서. 그것이 기사인가? 그것으로 기사인가? 그걸로 난 기사가 되는 것인 가? 영광과 명예. 그걸 지탱한다는 자부심이 뿌리부터 흔들리는 듯한 느낌 이 들었다. "난 기회를 틈타 기사들에게 다가갔네." 어느새 룬즈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기사들은 열 명 가량 왔더군. 어쩌다 한 명 보기도 힘든 기사를 한 번에열 명씩이나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 살았다. 그런 생각이 들었지. 카웰에 대해 털어놓고 이상해진 집안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면 어떻게든일이 해결될 거라고 생각한 거야.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얼마나 멍청한짓이었던지..." "아무리 경매라고는 하지만 엘리도리크가 열 명씩이나 올 일이 있나? 기사열 명이면 국가 차원의 행사에나 동원 될 수라고. 뻔하군." 인형. 처음부터 지금까지 온통 사건을 뒤덮고 있는 단어. "녀석들 역시.. 날 무시했네. 내가 뭐라고 떠들든 아예 듣지도 않더군. 처음 부터 나란 존재가 거기에 없었다는 듯이 말야. 다시 겁이 난 나는 내방으로 도망쳐 왔네. 거기서 결국 만나고 말았지. 내 삶을 엉망으로 만든그 녀석.. 그 아이. 니즈를." - 가셨던 일이 잘 안되었나 보죠? - - 너, 넌 누구냐! - -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전 카웰 님의 사소한 작은 종입니다. - - 사람들이 왜 저런 거지? 모두 미친 건가? 도대체 왜 저런 거야!? - - 아아~ 진정하시죠. 모두들 곧 제 정신을 차릴 겁니다. 오늘 경매가 무사 히 끝난다면 말이죠. 곧 경매가 시작될 겁니다. 주인 되시는 분이 자리 에 없다면 말이 안 되겠죠? 당신의 사람스러운 아내와 자식들. 그 동안 모아온 부. 그리고 그대의 목숨이 소중하다면 부디 이번 경매가 무사히 끝나도록 노력하십시오. - - ..... - - 그럼, 후일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 "그 말을 끝으로 니즈는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네. 난 니즈의 말대로 옷을 입고 평소와 같이 손님들을 맞이했지. 경매가 무사히 끝난다면,이 지옥 같은 일들이 끝날 거라고 믿은 채. 하지만.. 하지만 그 작은 내 소망 마저 철저하게 짓밟더군." 도난 당한 보석. 렐의 머리 속에 바크의 얼굴이 떠올랐다. 안에서 아까와 같이 혼잣말인 듯 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다시 의문의 음성이 들려 왔다. "그 뒤로 니즈를 본 적이 없다고 했는데, 뭔가 다른 말은 들은게 없나? 계획이나.. 앞으로 할 일들이나. 등등." "그런 말은.. 들은 적 없어." "흐음~ 이용만 당한 거구만. 뭐, 좋아. 그런 대로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는정보였어. 보답으로 오늘 죽을 목숨은 살려주지." 살기? "피해!" 순간, 렐이 소리치면서 급하게 몸을 옆으로 날렸다. 키슈가 반대쪽으로 몸 을 날리는 순간 문틈으로 빛이 새어나오는 듯 하더니 쾅!! 소리와 함께 문 이 밖으로 터져나갔다. 만일 피하지 않았더라면 둘 다 그 파편에 맞아 목숨 까지도 위험했을 일이었다. 폭발로 일어난 자욱한 먼지가 채 퍼지기도 전에 몸을 가다듬은 렐과 키슈는 문짝이 없는 문을 가운데 둔 채 양 옆에서 검을 뽑아들었다. "피한 건가. 귀찮게 됐네." 피어오르는 먼지의 사이로 한개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어두운 복도를 밝히 는 작은 등불 몇 개로는 먼지 사이로 나타난 '그'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경계를 늦추지 않은 채 먼지가 가라앉기를 기다리면서 렐은 잠시 상황을 돌 이켜 보았다. 문을 어떻게 터뜨렸는지는 모르지만, 분명히 자신들을 노리 고 한 짓이었다. 그렇다면 눈치를 채고 있었다는 것인가? '불가능해..' 설사 상대가 누구라 해도 기사가 숨기는 살기를 느낄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상황은 그게 가능하다라는 걸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어쩌면 태어나서 검을 잡은 이후, 가장 무서운 적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렐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런 사이 어느새 먼지는 천천히 가라앉고 있었다. "...!?" 먼지 사이로 나타난 것은 소년이었다. 16,7세 정도. 옅은 갈색 머리에 알 수 없는 눈동자로 문 앞에 선 소년은 잠시 허리에 손을 올린 여유로운 자 세로 주변을 돌아보았다. 저 소년인가? 숨겨진 기사의 살기를 느낀 이가? 허리춤에 검이 꽂혀 있으니 일단 검을 다루는 자라는 건 알겠지만, 그렇다 고 해도 여전히 이해를 못 하는 렐이었다. 엘리도리크 중 가장 나이가 어 린 리프. 17세란 어린 나이로 기사가 된 리프는 역대 기사 중에서 가장 탁 월한 재능을 가진 아이로서 간단히 말하자면, 천재였다. 그런 리프조차 나이가 어린 탓에 아직은 살기나 인기척에 대한 감지가 부족한데, 저 소년 은 그게 가능하다는 소린가? "....!" 많은 생각을 하며 검을 겨누던 렐이 한 순간 흠칫 했다. 어느새 눈이 마주 쳤던 소년이 자신을 보더니 갑자기 빙그레 미소를 지은 것이었다. 그러더니 렐이 무슨 생각을 하기도 전에 다시 고개를 키슈 쪽으로 돌렸다. 소년의 등 저 편으로 보이는 키슈의 얼굴이 잠시 굳어지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변하는 게 보였다. 순간, 생각지도 못한 밝은 톤의 목소리가 소년에게서 터져 나왔 다. "어라, 이건 80년만에 가문을 빛낸 키슈가 아닌가?" "론!?" "'님'자는 어따 빼 먹었냐?" 장난스럽게 대꾸하는 소년이었다. 잔뜩 긴장 됐던 주변의 공기가 단숨에 가벼워졌다. 검을 검집에 넣은 키슈가 말했다. "자객들에게 선수를 뺏겼다고 생각하고 부랴부랴 달려왔는데, 다행이군. 그나저나, 놀랐어.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너도 바크 님에게 연락을 받고 온 건가?" "그 말은 너희는 바크에게 연락을 받고 왔다는 걸로 들리는군?" "그런 셈이지. 현재 바크 님의 부하라고는 나와 누님. 둘 뿐이야." 키슈의 말에 론이 잠시 생각을 하더니 피식 웃었다. "과연, 그럴싸한 이유로 기사직에서 쫓겨난 거군. 녀석들의 시야 밖으로나가는데는 제일 괜찮은 방법이야. 바크도 꽤 열심이네." 간단하게 알아챘다? 뒤에서 론이라 불리는 소년과 키슈의 대화를 들으면 서 렐은 약간의 당혹 감을 느끼고 있었다. 키슈에게서 들은 폐하의 이야기 와 방금 전에 들은 소년과 룬즈의 대화. 이런걸 종합해 보면 저 소년은 아마도 폐하와 같이 여행을 했다는 소년 중 한 명. '로느 아이리어.'임에 틀림없었다. 대륙 최고의 부와 상권을 지배했던 또 다른 절대자. "그나저나 바크는 요즘 어떻게 사냐?" 마치, 며칠 못 본 친구의 안부를 묻는 말투였다. 그러나 그게 이상하게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 렐이었다. 키슈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론의 뒤편으로 아직도 검을 뽑아든채 서 있는 렐을 쳐다보았다. "나야 쫓겨난지 오래 되버려서.. 누님이 더 잘 알고 있을걸." "누님?" "아, 소개할게요. 누님, 이 쪽은 바크 님과 같이 여행을 다녔던 '로느 아이리어' 그리고 저 쪽은 렐 딜트. 다섯 번째 엘리도리크로 우리들 사이에선일명 '누님'이지." "렐 딜트라 합니다." 자신의 소개에 렐이 검을 거두고는 론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다시 한번 렐의 얼굴을 본 론은 잠시 볼을 긁적이더니 픽 웃었다. "그래, 바크는 요즘 어떻게 지내?" "술이 좀 과하시지만.. 그 점을 제외하면 건강하십니다." "아직은 괜찮다란 소리군." 고개를 끄덕거린 론이 이번에는 키슈에게 말했다. "바크에게 경매 말고 다른 말은 들은 거 없어? " "이 이상은.." "그런가? 뭐, 그렇다면 룬즈에게 들은 이야기 정도로 위안을 삼아야 겠군. 그럼 모두들. 나중에 보자고." 론이 약간은 실망했다는 얼굴로 방안으로 다시 들어가려 했다. 순간, 키슈 가 깜짝 놀라 외쳤다. "자, 잠깐!" "응?" "그냥.. 그냥 가는 거야?" "더 말할 정보도 없다며?" 론의 말에 키슈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 "정보가 문제가 아니잖아. 간신히 같은 목적을 가진 '동지'를 만난 건데쓸만한 정보가 없으니 그냥 가버리겠다니. 그게 뭐야?" "아아~ 그런 소리였군." 머리를 긁적이며 웃은 론이 잠시 뭐라 중얼거리고는 허리에 손을 올린 채 약간은 삐딱한 자세로 키슈에게 말했다. "미안하게도 난 인형들과 잡담할 시간 같은 건 없어."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52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27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5/01 14:10읽음:1784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27) == 제 9장 < 결말. > == --------------------------------------------------------------------- "우리가 인형이라고?" 키슈의 눈꼬리가 치켜 올라간다. "무슨 헛소리야!? 내가 분명 인형이 된 적은 있었지만, 속박에서 풀려난걸너도 봤잖아?" "물론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믿을 수는 없는 노릇 아냐? 더구나한번 암시에 걸렸던 녀석은 아주 간단히 다시 인형으로 만들 수 있다고." "그렇지만" "그만, 키슈. 그만둬." 잠자코 상황을 지켜보기만 하던 렐이 열이 난 채 소리를 치는 키슈를 말렸 다. 키슈는 뭔가 아주 못마땅한 얼굴로 뒤로 물러났다. 렐이 말했다. "인형이라 의심하신다면, 아니라고 증명할 길이 없으니 론 님의 입장. 충분히 이해하겠습니다. 저희는 이만 물러가도록 하죠." "이해 해준다니 고맙군. 렐이라고 했나?" "예." "바크 녀석. 그대를 옆에 두기가 힘들었나 보군. 일찌감치 쫓아낸 걸 보니말야. 뭐, 좋아. 좋은 구경 시켜줬으니 나도 모른 채 할 수는 없겠군. 그대들이 인형. 혹은 인형이 아닐 경우의 충고를 다 해주도록 하지. 일단은인형이 아닐 경우." 론이 손가락 하나를 위로 치켜들었다. "지금 그대들과 우리. 그리고 저 쪽의 그림자 녀석들이 하는 건 간단히 말하자면 일종의 '게임'이다. 목적은 바크의 목숨이겠지. 바크가 죽으면게임은 끝. 살아난다면 좋겠지만, 살아날 방법 같은 건 현재로선 없다고봐도 좋아. 규칙을 설명하지. 이 게임엔 시간 제한이란게 있어. 반란이 일어나면 바크는 죽는다. 바크가 허튼 짓을 해도 죽는다. 그림자 녀석들이궁지에 몰려도 바크는 죽는다. 그리고." 들었던 손가락을 휙. 내리면서 론이 말했다. "녀석들이 이 게임에 지겨워져도 바크는 역시 죽는다. 살아날 가망 따위는안 보이지? 그게 너희들의 왕이란 녀석이다. 너희 둘을 밖으로 내보내는잔재주를 피웠다고는 하지만, 아직 녀석이 인형들이 득실거리는 성안에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어. 다행히 녀석들이 지금 바라는 건 바크의 목보다는 괴로워하며 파멸하는 모습이라서 조금은 안심해도 될지 모르지만,그것도 지겨워지면 끝이란 소리다." "폐하를 구할 방법은 없단 말입니까?" 렐의 물음이었다. "지금처럼 해서는 구하기 힘들겠지. 방금 말했듯이 녀석들을 궁지에 몰아넣어도 바크는 죽어. 즉, 천천히 목을 죄며 녀석들을 찾아가는 건 바크 녀석의 목을 죄는 짓이란 소리다. 너희들의 왕을 구하고 싶다면 조용히. 그리고 단번에 녀석들의 목을 잡아 찢는 수밖엔 없어." "하지만 녀석들의 정체조차 모르는데.." "아이들을 찾아봐." "예?" "녀석들이 뭐에 쓸진 모르겠지만, 아이들을 데려갔으니까. 한, 30명 정도? 전국적으로 보자면 더 많겠지. 애들은 산길 같은 험한 곳으로는 데리고 다니기 힘드니 분명 마을을 지나쳐 갔을 거 아냐. 조사해봐." "아, 예!" 렐이 힘차게 대답했다. 말을 해주는 론의 태도는 꽤나 건방진 것이었으나, 룬즈에게서 앞으로의 계획을 짤만한 정보를 얻지 못한 렐에게는 정보란 더 할 나위 없이 고마운 것이었다. 론이 싱긋 웃었다. "그대는 웃는 쪽이 훨씬 어울리는군." "예? 아, 저.." 렐의 얼굴이 약간이지만 붉어졌다. 그 모습은 또 그 모습 나름대로 론을 즐겁게 해 주었다. 그 모습에 키득거리며 웃은 론이 아직도 불만족스러 운 얼굴을 하고있는 키슈에게 시선을 옮겼다. "어쨌든 잘 하라고. 아이들이 끌려간 최종 목적지는 우리가 찾는 녀석들의본거지일 확률이 높으니까." 그렇게 말한 론은 빙글 뒤로 돌아 손을 흔들며 문 안 쪽으로 들어가려 했 다. "아, 저.." "응?" 렐의 부름에 론이 잠시 멈춰 섰다. 렐은 그런 론을 보며 잠깐 머뭇거리더니 물었다. "저희가 인형일 땐 어떻게 하실 겁니까?" 어째서 이런 질문을 한 걸까? 렐 자신도 이유는 알 수가 없었다. 자신들은 인형이 아니다. 론에게 확인시킬 방법은 없지만, 인형이 아닌 것은 확실 했다. 따라서 저런 질문을 할 이유 같은 것은 전혀 없었지만.. 렐은 궁금했 다. 과연 론이 무슨 말을 할지. 그게 궁금했다. "흐음~ 그러고 보니 그걸 말 안 했군." 론이 자기 머리를 툭툭 치며 실수한 것에 대해 스스로 웃었다. 그리고는 슬 쩍 고개를 돌려 렐을 보며. "그대가 인형이라면 그대를 부리는 주인에게 전해 줘."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로느 아이리어의 하나밖에 없는 친구를 건드렸으니, 죽음 보다 큰 대가를받을 거라고. 말야. 그렇게 전해." 렐의 입가에 미소가 생겨났다. 다시 고개를 문 쪽으로 돌린 론은 서슴치 않 고 문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잠시 후, 렐과 키슈가 문안으로 들어갔을 땐, 방안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단지 창 문 밖으로 길게 찢어진 커 튼이 달랑 매달려 있을 뿐.. "이건, 당신 집에서 가져 온 보석으로 바꾼 돈. 그리고 이건 우리 집 전용카드야. 이거 두개면 본명을 밝히지 않고도 한두달 여행 정도는 할 수 있겠지." 두둑한 돈 자루와 한 장의 카드를 룬즈에게 내밀며 론이 씨익 웃었다. 과연 태어나서 여지껀 돈과 보석과 진귀한 물건을 모으는 데만 평생을 바친 이 사람이 여행 같은걸 할 수가 있을까? 옆에서 보는 레아드는 턱을 괸 채 한 숨을 내 쉬었다. "가능하면 안전한 곳에 숨겨주고 싶지만, 그게 더 위험할거 같으니까. 당신 마음껏 이리저리 도망 다녀 보라고. 어이, 그렇게 울상 짓지마. 죽으라는 소리 아냐. 당신이 입 조심만 한다면 꽤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을거라고. 한~ 두 달 정도 세상 구경 좀 하다보면 이번 일도 끝나겠지." "하, 하지만" "아아~ 시끄러~! 이 근처엔 당신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니까 빨랑 멀리 떠나기나 해~! 당장!" - 짜악~! - "히이이이잉!!" "우아아아아!!" 론이 단번에 손을 번쩍 들더니 말의 엉덩이를 후려쳤다. 깜짝 놀란 말은 등에서 비명을 지르는 룬즈를 태운 채 앞으로 튕겨 나갔고 그대로 그렇게 멀리 사라져 버렸다. 손을 이마에 댄 채 멀리 사라지는 말을 보며 레아드가 혀를 찼다. "괜찮을까?" "그럴 거야. 녀석들도 시간 쪼개서 저 인간 잡을 만큼 한가하진 않겠지." 론이 훌쩍 뛰어 말에 올라타고는 말머리를 돌려 레아드 옆에 섰다. 레아 드가 천천히 말을 앞으로 몰며 물었다. "이제부터는 뭘 하지?" "루인의 저택도. 카웰도, 룬즈도 결정적인 정보는 주지 못했어. 이 쪽은공격을 할만큼 했으니 이젠 저 쪽의 차례겠지. 이번엔 우리가 방어를해야 하는 차례야." "...에?" 너무 빙빙 돌렸나? 론이 간단하게 말했다. "반란이 일어났어." "에엣!? 벌써?" "아직은 소규모. 저~ 남쪽 끄트머리에 달려있는 '고알'이란 지방 영주가일으켰다는군. 카웰의 짓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가만히 놔두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질 테니까 일찌감치 눌러줘야지." "우리 둘이서?" "응. 뭣하면 그 영주란 작자를 납치해버리면 돼." "그, 그런가?" 론이 너무 쉽게 말해버려서 차마 '어떻게 납치해?'라는건 묻지 못한 레아 드였다. 론이 가볍게 말허리를 차며 말을 앞으로 달렸다. "레아드, 서두르자. 고울은 꽤 먼 곳이니까."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52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28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5/01 14:12읽음:181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28) == 제 9장 < 결말. > == --------------------------------------------------------------------- 고울. 남쪽의 항구 도시로 특별한 설명이 필요할 정도로 사람들에게 잘 알 려진 도시는 아니다. 적당한 크기. 적당한 수의 사람들. 적당한 활발함으로 대충 그 근처를 지나간다면 들려볼 만한 도시 정도. 수도에서 고울까진 아 무리 말을 빨리 몰아도 열흘은 걸릴 만큼 먼 거리다. "아아~ 젠장. 한 방 먹은 기분이군." 여관이 아닌 술집! 화가 난 론이 잔뜩 찌푸린 얼굴로 앞에 놓인 술을 단숨 에 들이 켰다. 바크나 론이나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술에는 꽤 편력이 있는지 상당히 독한 술을 마시고도 말짱해 보였다. 이곳은 수도에서부터 남쪽으로 향하는 대로에 위치한. 수도에서 하루정도 걸리는 작은 마을이었다. 지금쯤 말을 정신없이 다그치며 고울로 향하고 있어야 할 론과 레아드가 느닷없이 마을에 멈춰 서서 그것도 모자라 술집에 들어와 술을 퍼 마시고 있는데는 분명 이유가 있었다. "젠장.. 젠장. 빌어먹을..!" 평소라면 절대로 상상도 못할 거친 태도로 테이블을 한번 내려친 론이 자 신에게 돌아오는 사람들의 시선을 완전히 무시한 채 다시 한번 술을 들이켰 다. 그런 론의 앞으로 잠자코 입을 다문 채 조용히 음료수를 홀짝거리던 레 아드는 힐끔 시선을 테이블 위로 던졌다. 거기엔 제법 많은 수의 종이 조 가리들이 뒹굴고 있었다. - 루완드의 코슈다 그람. 반란.... - - 지드의 바르 지드 반란.. - - 할시룬의 ..... 반란.. - 어디의 누구 반란. 어디의 누구 반란. 대충 그런게 적혀있는 종이들이었 다. 오늘 아침 '지금쯤 연락이 올텐데.'라며 하늘을 향해 소리가 들리지 않는 피리를 분 론에게 한꺼번에 달려든 수십 마리의 새들이 전해준 비보였 다. 일일이 새들의 다리에서 종이를 풀어 보던 론의 얼굴은 지금도 생생히 머리 속에 그려진다. 분노, 당황. 그리고 허탈함. 동시에 열 곳이 넘는 영지 에서 반란이 터진 것이었다. 론도 이런 건 상상도 못했는지 처음엔 자기 자 신에게 화를 마구 내다가 갑자기 그 근처에 있던 마을 술집으로 레아드를 데려와 버렸다. 그리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저렇게 술을 퍼 마시는 것 이었다. 처음엔 론의 신경질에 덩달아 신경질이 나버린 술집의 사나이들이 론에게 뭐라 말을 하려 했지만, 론의 입 속으로 들어가는 무시무시한 양의 술에 할 말을 잃었는지 잠자코 지켜보기만 했다. "빌어먹을 바크 자식!! 그러기에.. 왕 같은 거 되지 말라고 했더니.. 꼴 좋게 됐구나! 만족했냐!! 엉? 만족 했냐고!" 의아한 시선들. 왕이 어쩌고 저째? 그러나 감히 불 같이 화를 내고 있는 론에게 말을 거는 사람은 없었다. 첫째로 론의 허리춤에 있는 검이 그 이 유였고 결정적인 건 레아드가 옆에 세워둔 창인지 검인지 모를 길다란 무 기 때문이었다. 레아드는 론이 뭐라 외치던 신경을 끈 건지 음료가 담겨 진 유리잔을 만지작거리기만 했다. 처음에 뭐라 달래주려고 해봤지만, 론이 워낙 막무가내로 자기 자신에게 화를 내는 바람에 '술'이 론을 달래 주기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론의 주량이란 건 레아드가 상상도 못 할만큼 센 것이었고, 지금처럼 나간다면 이 술집에 저장된 술을 모조리 다 마셔버릴 것 같은 태세였다. "아, 저 손님?" 보다 못한 술집 주인이 조심스레 테이블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순간, 들 려진 론의 번뜩거리는 눈. 노골적으로 살기를 풀풀 날리는 그 눈빛에 술집 주인이 헉! 소리를 내며 뒤로 물러났다. 술집의 다른 이들은 순간 론이 검 을 뽑아들어 주인을 베어버리는게 아닌가? 할 정도로 론의 눈가에 맺힌 살 기는 엄청난 것이었다. 하지만 일어선건 론이 아니라 레아드였다. "무슨 일이시죠?" 뒷걸음치던 주인에게 다가간 레아드가 물었다. 주인은 잠시 레아드의 등 뒤로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한 론을 훔쳐보고는 레아드에게 더듬거리며 말하기 시작했다. "아, 저, 죄송합니다. 창고의 술이 다 떨어져서.." 아무리 론이 퍼 마신다고 술집의 술을 사람 혼자서 다 마실 리가 있나? 적 당한 이유로 문제가 될지도 모를 론을 일찌감치 가게에서 내 보내기 위한 주인의 말에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만 일어나야겠네요. 얼마죠?" "30시르핍니다.." "여기요." 몇 개의 은화를 주인에게 넘겨준 레아드는 천천히 몸을 돌려 론에게로 다가 갔다. 그런 레아드에게 가게 주인을 포함한 사람들의 시선이 몽땅 쏠리는 것은 당연할 터. "론." 론에게 다가간 레아드가 론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론을 불렀다. 순간, 아 까와 같이 론의 고개가 들려지며 그 무시무시한 살기가 터져 나왔다. 하지 만 레아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채 말했다. "술이 떨어졌데. 그만 나가자. 술 많이 마셨잖아." 무시무시한 살기와 론의 날카로운 눈. 무슨 일이 터질까? 검을 뽑을까? 저 붉은 머리의 소녀를 칠까? 등등의 몇 가지 일들이 사람들의 머리 속에 떠올 랐지만 결과는 엉뚱했다. "...응." 천천히 고개를 내린 론이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흔들림 없는 자세로 가게 문을 나선 것이었다. 그 뒤를 따라 가게 주인에게 꾸벅 인사를 한 붉은 머리 소녀가 소년을 따라나갔다. 잠시의 정적. "허.." 주인이 혀를 차며 한 나절 동안 애를 태운 애물단지가 있었던 테이블을 쳐다보았다. 모두의 머리에 사나운 야수를 가벼운 손짓으로 잠재우는 미 녀의 모습이 떠오른 건 우연은 아닐 것이다. "와아~ 멋진 밤이네." 겨울이 다가오는걸 느낄 수 있는 차가운 바람. 하지만 상쾌하다. 차갑게 말라비틀어진 땅은 물기를 실은 바람에 촉촉이 젖어가고 구름 한 점 뜨지 않은 저 하늘 위로 떠 오른 보름달은 그 메마름을 가려준다. 레아드의 말 대로 멋진 밤이었다. "벌레들 울음소리만 있다면 정말 좋겠어." 겨울을 나기 위해 다음 인생을 준비하며 사라진 아쉬운 대가. 정처 없이 어 디론가로 터벅터벅 걷고 있는 론의 뒤를 따르며 레아드는 혼자서 중얼중얼 잘도 말을 했다. 둘은 그렇게 마을을 가로질러 갔고 어느새 마을 끝 부분 에 위치한 공터에 도착했다. 몇 그루의 사과나무들을 제외하면 아무 것도 없 는 공터. 거기서 론의 방황은 끝이 났다. - 쿵. - 거칠게 나무에 등을 기댄 론이 주르륵 미끄러지면서 땅에 주저앉았다. 멍 이 들지 않았을까? 레아드가 싱긋 웃으며 다가가더니 취기가 올라오는지 씩씩 숨을 몰아쉬는 론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화 풀렸어?" 론이 고개를 들어 레아드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침묵. 정적. 시원 한 바람 소리. "안아도 돼?" "응?" "안고싶어. 그래도 돼?" "응." 망설임 없는 대답. 레아드가 론의 앞에 가볍게 무릎을 꿇었다. 은근히 돌 고있는 미소. 하얀 얼굴로 비춰지는 달빛과 신비롭게 타오르는 붉은 눈동 자. 단순히 아름답다고 하기엔 너무나 신비로운 모습. 론이 천천히 눈을 감더니 레아드의 목을 끌어안았다. 아기와 같이 뜨거운 체온. 가볍게 들려오는 심장의 고동소리. 숨결.. 레아드를 안고있던 팔에 힘이 들어갔 다. "....미안." 더 이상 할 말이 있을까? "미안.." 단지 그 말 뿐. "바크.. 죽게 될지도 몰라." 눈물이 나올 것만 같은 아릿함. 세상에 할 수 없는 건 존재하지 않았다. 원하는 건 뭐든지 이뤄진다. 불가능이란 없다. 그렇게. 그렇게 생각해 왔다. 그렇게 살아왔다. 그것이 바로 로느 아이리어.. 펠. 바로 나. "...미안해." 사람 하나 구해내지 못하는 나란 존재다. "..지켜주지 못해서.." 바람이 멈췄다. 론은 천천히 눈을 떴다. 난생 처음 느껴본 나약한 자기 자 신에 대한 분노도. 허탈함도. 절망도..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안고있 는 레아드의 조용한 숨소리를 들으며 론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홀 로 하늘에 걸려있는 둥근 달. 왠지 애처로워 보인다. 다시 고개를 내리는 론의 시선이 덜컥. 멈췄다. 어느새 레아드가 빤히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풀려버린듯한 멍한 표정.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힘들어." "아.. 미, 미안." 화들짝 놀란 론이 황급히 레아드를 안고 있던 팔을 풀어주었다. 하지만 레 아드는 뒤로 물러서지 않은 채, 론의 바로 눈앞에서 론을 바라보았다. 한 순간. 레아드가 두 팔을 들더니 단번에 론을 꽈악~ 안았다. 그리고는 눈을 동그랗게 뜬 론에게서 물러났다. 레아드의 입술이 약간 길어진다. 미소? "론 정말 열심히 했어. 그러니까 그렇게자책하지마. 음.. 바크 왕 노릇하는 거 좀 보고 싶긴 했는데.. 구해줄 수 없으면 어쩔 수 없지." 레아드? "으음~ 궁중 요리라는거 한번 먹어봤으면 했는데.. 전에 폐하가 준 야식은맛있긴 했어도 역시 정식으로 궁중 요리라는 건 더 맛있겠지? 정말 아쉬운데 말야.. 그래도" 중얼중얼 헛소리를 하고 있는 레아드를 보면서 론이 과격하게 인상을 찡 그렸다. 무슨 소리야? 도대체? 음식이 어쩌고저쩌고..? 충격이 커서 머 리에 이상이 온 거 아냐? 이런 생각들이 빠르게 론의 머리 속을 스치고 지 나갔다. 그 와중에도 정신나간 레아드의 헛소리는 계속 되었다. "영주 님의 복수는 잠시 미뤄야 하는게 문제이긴 하지만.. 엘빈 누나만 해도 몇 년을 기다리면서 복수를 했으니까, 바크도" "레아드!" 참지 못한 론이 소리를 질러 레아드의 말을 가로막았다. 턱을 쓰다듬으며 혼자 중얼중얼 말하던 레아드가 얼핏 론을 쳐다보았다. "응?" "도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무슨 소리냐니?" "지금 하는 말 말야. 바크녀석 죽을지도 모르는데 무슨 음식이 어쩌고 저쩌니." "...그러니까 하는 말 아냐?" 오히려 론이 이상하다는 말투에 론이 버럭 외쳤다. "도대체 뭐가!?" "바크 데리러 가는 거." "...." "...." 침묵? 론의 얼굴이 기묘하게 변한다. "뭐.. 뭐?" "바크 말야. 바크." "데리러 가다니?" "으음. 론.. 어디 아파?" 오히려 레아드가 론의 정신을 걱정한다. 그러게 술 좀 적당히 마시지. 혀 가 잠시 꼬부라진 건지 아니면 정말로 어디가 아픈 건지 론이 잠시 웅얼웅얼 할 말을 못하고 있다가 갑자기 쾅! 나무를 후려치고는 헉헉거리며 입을 열었다. "어.. 어디로 데려가?" 궁성에서 바크를 빼내 온다는 말인가? 하지만 이 나라 어느 천지에 바크 가 갈 곳이 있는가? 인간의 탈을 쓴 악마! 라는 소리에 등을 돌리고 도망 친 왕이 갈 곳은 어딘가? 론의 단도직입적인 물음에 레아드가 잔뜩 미간 을 좁힌 채 팔짱을 꼈다. "으음. 나도 그게 줄 곳 고민이었어. 정말로.." 으으음~ 고민 중. 이란 표정을 얼굴에 붙인 레아드가 잠시 끄응 거리 더니 이내 심각한 표정으로 손가락 하나를 펴냈다. "역시 아무리 생각해 봐도 라하트보다는 모란의 음식이 맛있었던거 같아." "....." "론은 어떻게 생각해?" "....." 다시 침묵. "풋.." "...." "아..하... 하하. 파하하하하!!" 듣기에도 기분 좋은 커다란 웃음소리가 공터를 채우고 밖으로 퍼져나갔다. 배를 잡고 웃던 론은 엄청나게 오랫동안 킥킥 거렸고, 레아드는 '정말 어 디 아픈거 아냐?'라는 표정으로 론을 걱정스럽게 쳐다보았다. 그렇게 한 참을 웃던 론이 이젠 좀 지쳤다는 듯 손을 이마에 얹은 채 길게 숨을 내쉬 었다. 론이 진한 미소를 지으며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레아드. 한번 더 안아도 돼?" "힘든데.. 나중에 하면 안될까?" "절대 안돼." 벌떡 일어선 론이 달려들다시피 하면서 레아드를 덥썩 안았다. 그리고는 레아드를 번쩍 들고 빙글빙글 돌았다. 밤하늘이 즐겁게 돌아간다. 하늘 에 뜬 달도 이젠 수십 개로 늘어나 즐거운 비명을 질러 댔다. 그래, 오늘 은 레아드의 말대로그야말로 멋진 밤. "로, 론.. 괜찮아?" "그.. 그런 거 같아.. 우웨웩!" 계속.. --------------------------------------------------------------------- 즐거운 밤입니다. 동생은 시험 공부로 학원을. 어머니는 동창회를. 아버지는 밤낚시를 가셨군요. 아무도 없는 집에서 숙취로 아픈 머리를 쥐어짜며 글을 쓰는 건 또 다른 재미네요.(참고로 전 절대 아저씨가 아닙니다~! .... 아, 그렇군. 아저씨는 이런 글 안 쓰지? --;) 바보처럼 굳어져가는 문체에 짜증을 내던 요즘. 강렬하리 만큼 신선한충격으로, 써놨던 글 2편을 지우고 다시 쓰게 만들어주신 까망케익님의'빨간마법사'에 감사를. ^^크레이. 너무 멋~~찌네요.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528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29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5/01 14:13읽음:179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29) == 제 9장 < 결말. > == --------------------------------------------------------------------- 인형으로 가득찬 궁성에 몰래 들어가 왕을 납치해 온다! 음.. 왠지 역사에 남을 만한 나쁜 짓 같아. 하와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 아닐까? "그거? 아니. 우리가 네 번째일걸?" "에엑?" "다섯 번짼가? 어쨌든 전에도 몇 번 있었던 일이야." 와.. 왕이란 거 그렇게 납치하기 쉬운 사람이었나? 론의 간단한 설명에 레 아드가 머릴 긁적였다. 수도에 있을 수십. 아니면 수백 개일지도 모를 여관 중 하나에 머물기로 한 둘은 지금 간단한 점심 식사를 끝내고 후식을 먹고 있는 중이었다. 둘이 머물고 있는 여관에서부터 중심에 있는 왕궁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위치였 다. 일명 '정신나간 국왕 녀석 데려오기.'를 하기엔 안성맞춤인 셈. 이대로 놔두면 지방에서부터 불같이 세력을 확장하며 수도로 진격한 반란 군한테 100% 죽을 바크 녀석을 궁성에서 납치. 그대로 모란으로 튀어버리는 간단한 작전이었다. 현재 모란의 황제는 젊음과 패기가 넘치는 젊은이! 하 와크의 귀족들이 뭉쳐서 '도망친 바크 녀석을 잡아 우리 쪽에 넘겨라!'라는 개가 짖는 소리만큼도 못한 압력 따위 신경도 안 쓸게 뻔하다. 자객을 보 내 온다면 그건 그거 나름대로 즐거운 일. 자객을 잡아 어떤 자식이 보냈는 지 실토를 하게 해놓고 포르 나이트에 의뢰를 하던 부하를 시키던 해서 녀 석의 목을 따버리는걸 두세 번 하면 아무도 자객을 보내지 않을 것이다. 조 금 문제가 되는 건 바크 녀석의 자존심이나 복수에 대한 맹세. 뭐, 그런게 조금 걸리기는 했지만 목숨에 비한다면 대수인가? 반항하면 한방 쳐서 기절 시킨 뒤에 데려오면 그만이다. 더구나 바크가 왕이 된 건 그야말로 원수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 약간 정신이 이상해서 였으니까. 정신 나간 놈의 사정 따위 무시하는게 당연하다. 더구나 복수의 경우도 시간 제약만 없다면 '그림자' 녀석의 정체를 밝히는 거 따위 일도 아니니.. 일단 바크만 살아있다면 나중에라도 얼마든지 복수 할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훗훗. 여지건 쌓인 스트레스를 바크 녀석을 한방 쳐서 날려버린 다음, 거기다 '천하의 바보 멍청이 녀석을 데려간다. 다음에 돌아올 땐 좀 더 똑똑하게 만들어서 와주지. 그 동안 목이나 씻고 기다리라고.'라고 써놓고 가는거야." 음.. 론. 그 동안 바크한테 쌓인게 많았구나. 론의 색다른 일면을 본 레아드 가 실없이 웃었다. "뭐, 뭐야!?" 순간 들려온 고함소리. 자연스럽게 주점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뒤나 옆으 로 돌아간다. 시선이 고정된 곳엔 두 명의 사나이가 뭐라 떠들고 있었다. "군사 훈련 아냐? 3000명이나 동원했으면." "반란군은 4만이라구! 3000명으로 뭘 해먹겠다는 거야? 아니라니까." "그럼 미친 거잖아!" "내 말이 바로 그거야!" ...직감. 바크 얘기다. 사나이들은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들에게 쏠리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는지 계 속 떠들어댔다. "어쩌자고 그런 거래? 전엔 다섯 영광의 렐을 안고는 내 쫓더니만. 세상에왕이 자기 기사를 품다니. 반란이 일어난게 당연해." "거봐. 미친 거라니까. 그러고도 저런 짓을 하는 거 봐. 완전 돌았어." 바크가 렐을 쫓아낸 그럴싸한 이유란 건 저거였나? 힐끔 돌아 본 레아드의 얼굴이 붉게 변해있었다. 음.. 순진한 건지 귀여운 건지. 둘 다겠지? "세상은 미처 돌아가는데 이럴 때 기사를 품고는 쫓아내더니.. 이번엔 군사를 동원해서 하는게 겨우 저런 짓이야?" "하와크는 망했어!" 감히 저런 소릴 내 뱉다니. 정말로 바크가 기사를 품기 위해 기사직을 박탈 하는 녀석이었다면 반란도 못 일어나게 공포 정치를 했을 테니 그런 소릴 했 다간 아마 목이 잘려 나갔을 거다. 사나이들에게 실소를 하며 가볍게 음료 를 마시려는 론이었지만, 다음에 터진 사나이의 외침에 푸헉! 음료를 쏟아 버렸다. "이런 시기에 사냥이라니!! 정말 미친 짓이잖아!!" "그래에! 내 말이 바로 그거라니까!" 레아드와 론. 그리고 주점의 다른 사람들은 서로의 짝을 찾아 마주 보며 황 당하다는 얼굴을 지어버렸다. 수도 근처에 있는 커다란 호수를 배경으로 펼쳐진 광대한 숲. 역대 하와크 의 왕들이 심심하면 사냥을 즐겼던 곳으로 꽤나 위험한 야수부터 토끼에 이 르는 많은 동물들이 살고있는 훌륭한 사냥터였다. 활을 쏘는데 자신이 있다 면 군사들이 몰아 온 멧돼지나 곰들을 말을 타고 따라가며 사냥을 하고 매 를 다루는걸 즐긴다면 매를 이용해서 작은 몸집의 동물을 잡는 사냥을 하는 등. 가지각색의 사냥 법으로 역대의 왕들은 이 사냥터를 애용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 누구도 4만의 반란군이 점차 세력을 불려오며 수도로 진격하는 와중에 사냥을 하는 미친 짓거리는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미친 짓거리에 대한 불만은 동물들을 몰아내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 병사 한 명 한 명의 얼굴에 역력히 쓰여져 있었다. 왕의 군사니 반란군과 싸 워야 하는 입장인데, 왕이란 작자는 기껏 군사를 모으더니 한다는게 사냥 이다. 더구나 왕이 못난 바람에 더욱 믿음직스럽게 보이는 기사들까지 모조 리 사냥에 데리고 오다니.. 사실 지금쯤 각각 하와크 이곳 저곳으로 가서 반란군 쪽에 붙으려 마음먹은 귀족들의 마음을 바꿔야 할 기사들이 이곳 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병사들로서는 기가 차다 못해 허탈해 해야 할 정도 였다.몇 번의 몰이로 곰과 몇 마리의 멧돼지를 잡은 왕의 모습이 저 멀리 능선에 나타났다. "날씨가 좋군. 사냥하기엔 그만이야." 터벅터벅 말을 천천히 끌며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내무 대신, 외무 대신, 무슨 대신, 중요 고관들. 그리고 기사들에게 느긋하게 말을 건넨 바크였 다. 엄청나게 구겨진 얼굴의 내무 대신. '구왈 암즈'가 바크를 씹어 먹지 못한 게 평생의 한이라는 눈빛으로 바크를 보며 말했다. "폐.. 폐하. 소식은 들으셨습니까?" "그대의 조카딸이 결혼한다는 소식 말인가? 들었네. 축하하네." "반... 란 말입니다." 한 평생 동안 쓸 인내심을 지금 몽땅 써버리는 얼굴이다. 바크가 의아한 얼굴로 구왈을 돌아보았다. "뭐야. 자네 그런 거에 신경을 쓰고 있는 건가?" 그럼 신경 쓰지 않는단 소리냐? 아니면.. "대안이 있으시단 말씀입니까?" "대안이야 있거나 말거나. 무슨 상관인가? 왕의 명령으로 귀족들에게 저괘씸한 반란군을 제압하라고 하면 그만 아닌가." 내무 외무 등등. 모두의 얼굴이 참혹하게 구겨진다. 암묵적으로 언젠가 왕 이 될 운명의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는 이렇게 까지 멍청한 지진아 였던 것인가? 평소에 들려오던 그에 대한 '현명하고 똑바르며 기사도를 아 는 이 시대 최고의 젊은이'라는 칭찬들은 모두 아부였던 모양이다. 보다 못한 외무 대신 '켈프힌 아함트'가 나섰다. 왕의 잘못엔 하나의 망설임 없 이 고함을 지르며 죄를 탓하는 매서운 눈매의 노인이었다. "폐하. 정신이 있는 겁니까?" "....뭐?" 바크의 눈꼬리가 치켜 올라간다. 하지만 켈프힌 아함트. 강철의 대신이란 별명이 괜히 있는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듯 노인은 전혀 굴하지 않고 소리 쳤다. "반란군은 지금 제르잔까지 올라와 있단 말입니다! 며칠 뒤면 하므까지올라오고 열흘 뒤엔 이 수도 앞에서 녀석들이 밥을 해먹을 꼴을 볼 수있을 겁니다!" "허어. 그 정도였어? 생각보다 상황이 급하네?" "폐하!!!" 부르르 떨리는 노인의 얼굴. 음, 잘못하면 그대로 거품을 물로 골로 가시 겠는데? 피식 웃던 바크가 갑자기 얼굴을 굳혔다. "거 이상하군. 난 딴 짓 안 하고 맨 날 왕좌에 앉아 있었는데 말야. 왜 아무도 나한테 반란군이 제르잔까지 왔으니 군사를 모으던 도망을 가던어떻게 좀 하라고 말도 안 해주는 거지?" "그럴 리가 있습니까!" "그럴 리가 있으니까 말하는 거 아냐." 바크가 장난스럽게 대꾸한다. 하지만 왕들을 옆에서 40년 동안 모신 노련 한 대신 켈프힌은 그게 단순히 장난으로 말하는게 아니란 걸 금방 눈치 챘 다. 그의 눈이 의심의 빛을 띄운 채 기사들을 향했다. 하와크의 군사를 총 지위하는건 왕. 그리고 그 바로 밑에 있는 것은 기사들이었다. 즉, 기사 들이 장군이란 소리다. 반란이 일어나고 군사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면 기사 들이 왕과 상의를 해서 처리를 해야 하는게 당연한 일. "비어프?" 현재 기사 단장. 다시 말해 총 사령관에 해당하는 지위에 있는 비어프를 향해 켈프힌이 의문을 담은 시선과 함께 그의 이름을 불렀다. 눈에 띄게 비어프의 얼굴이 굳어지는게 보였다. "저, 저는.. 그것이.." "자네 미친 건가!? 반란군이 목전에 와 있는데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게야!" 비어프의 얼굴이 씨벌겋게 변한다. 음, 인형의 변화를 예측해 보는 건 생각 보다 재미가 있는걸? 바크가 머리 위로 손을 올린다. 묵직한 것이 손에 잡 혔다. "게, 겔힌 비어프. 무능력하여 큰 죄를 지었습니다! 목숨으로 용서를!" 검이 뽑히고 그대로 가슴에 박힌다. 하지만 비어프의 뜻은 이루어지지 않 았다. 뭔가 반짝이는게 날아가더니 가슴을 찌르려는 비어프의 얼굴에 그대 로 직격한 것이었다. 상당한 충격이었는지 피가 튀면서 비어프가 검을 놓 친채 뒤로 벌렁 나가 떨어졌다. 그대로 기절한 모양이었다. "이.. 이건." 잠깐 동안 일어난 놀랄만한 상황에 모두들 어안이 벙벙한지 입을 벌렸다. 그러다가 날아온게 뭔지 본 그들의 눈이 바크에게로 돌아갔다. 꽤나 무거 운 데다가 너무 반짝여서 저 멀리서 왕을 암살하려는 자객들의 목표로 상 당히 쓸모 있는 그것이 어느새 바크의 머리 위에서 사라져 있었다. 바크가 목을 휙휙 움직여 보더니 히죽 웃었다. "음, 좀 편하군." "폐하!" "소리 치지 마. 짐의 바다 같이 넓은 도량으로 멍청하기 그지없는 부하자식의 죄를 용서해준거다. 고마워하라고. 그대의 조카 딸 신랑이 아니던가?" 내무대신을 보며 바크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울그락 불그락 화가 머리끝까지 났어! 라는 얼굴을 과감히 하고 있는 기사들을 보며 여유롭 게 말했다. "호오~ 표정 연기하고는. 정말 화가 난 것처럼 보이는군." "도대체.."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소년이 앞으로 나섰다. 낯익은 얼굴. 전에 렐을 기 사에서 쫓아낸다고 했을 때 와서 건방지게도 '협박'을 했던 녀석이다. 아 마 이름이... 리프 였던가? 녀석이 한발, 두발 앞으로 나서더니 소리 쳤 다. "뭐가 불만인 겁니까! 뭐가 불만이라서 이러는 겁니까!" 역대의 어느 왕이라도 기사한테 이런 소릴 들었다면 그 건방진 녀석을 감 옥에 가두던지 그대로 목을 잘라 버렸을 것이다. 바크 역시 거기에서 예외 가 될 생각은 없었다. "건방지군! 이름을 말해라!" "리프 질렌! 질렌가의 장남!" "비리비리한 집안에서 잘도 기사를 배출했군. 그댄 열흘 동안 독방에서머리 좀 식히는게 좋겠어." "열흘이고 한 달이고 평생이고 상관없습니다! 어째서 우리에게 이러는 겁니까!" "이유는 전에 말하지 않았나?" 바크가 말머리에 팔꿈치를 올려 턱을 괴더니 말했다. "난 너희가 정말 싫다고 했는데." "어째서입니까!?" "이유도 전에 설명 한 걸로 기억하는데. 그대는 머리가 나쁜가 보군? 그만그 입 닥치는게 좋을 거야. 난 머리 나쁜 녀석들은 특히 싫어 하니까." "이 빌어...!!!!" 젊음의 치기로 인생 말아먹을 단어가 입에서 튀어나오는 순간, 뒤에 있던 한 기사가 리프의 입을 막아버렸다. 바크가 싱긋. 웃었다. "조용하니 한결 좋군." 리프를 막아선 기사의 눈에 노기가 서린다. 뒤쪽에 있는 기사들도 마찬 가지였다. 옆에 있는 대신들과 각종 고관들은 하와크가 생긴 이래 이렇게 사이가 좋지 않은 왕과 기사들을 보면서 당황해 하는 중이었다. 잠시 푸 른 하늘을 올려다보던 바크가 난데없이 얼굴을 찡그렸다. "흐음~ 기분 좋게 사냥이나 해서 무거운 마음을 달래 보려고 했더니 영안 도와주는군. 기분 잡쳤어. 이봐~! 모두 이리 집합시켜!" 바크의 명령은 곧 삼천 명의 병사들에게 전해졌고 잠깐의 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훌륭한 왕의 몰이꾼들은 전원 바크 앞에 집합했다. 바크가 말을 몰아 땅에 쌓여진 짐승들을 보더니 혀를 찼다. "곰 한 마리에 멧돼지 두 마리. 여우 한 마리랑 토끼 다섯 마린가. 기껏병사들을 모았는데 수확이 너무 적군. 안 그런가. 켈프힌?" "그렇군요. 하지만." 뭐라 입을 여는 켈프힌을 향해 바크가 손을 들어 멈추게 했다. 그리고는 가벼운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기껏 병사들을 모았는데, 이렇게 재미없게 돌아가면 손해보는거 같아 찝찝하지. 어때? 나랑 내기 하나 할 텐가?" "...무슨 내기 말입니까?" 손가락 하나가 하늘을 찌른다. "대륙 최강~! 최고~! 무적~! 음.. 더 있나? 여튼 기사 28명과 여기 모인3000명의 병사들. 싸우면 누가이길까?" "..예?" "엘리도리크는 일당 천~! 한 명이 천명을 이긴다. 라는 말도 있지 않아? 지금 확인해 보자 이거야. 뭐, 기사들도 불만은 없지? 일당 천도 아닌일당백이니까." "무, 무슨 말씀을 하는 겁니까?" 강철의 대신도 이번 거엔 꽤나 놀랐나 보다. 식은땀을 흘리며 자신을 쳐다 보는 켈프힌을 향해 바크가 느긋하게 말했다. "싸움을 붙이자는 소리네. 난 내 병사들한테 걸도록 하지. 자네는 기사들에게 걸게나. 음.. 뭘 걸까? 아, 그렇지. 저기 굴러다니는 왕관 어때? 집안의 가보로 삼아도 좋고 팔아먹어도 좋아. 심심하면 집안에서 써보게나. 왕이 된 기분도 좋을 거야." 엄청난 당혹 감이 일행을 휘감았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52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30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5/01 14:14읽음:179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30) == 제 9장 < 결말. > == --------------------------------------------------------------------- 시원한 바람이 숲의 향기를 품고 흐른다. 하늘은 늦가을의 공허함을 담고 한없이 푸르고 높아서 잠시 쳐다보고 있노라면 여기가 땅인지 저기가 하 늘 인지 착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특별히 그런 착각을 느껴볼 필요는 없 다. 고개를 돌려 호수를 보면 어느새 땅이 하늘로 변한 장관을 볼 수가 있 으니까. 이런 멋진 풍경을 배경 삼아 우글우글 몰려있는 한 무리의 인간들이 지금 한사람을 제외하고는 전원 식은땀을 흘리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진심.. 이십니까?" 당연히 농담이지. 그런 반응이라도 기대한 건가? 켈프힌의 바보 같은 질문 에 바크가 눈살을 찌푸렸다. "난 머리 나쁜 녀석은 싫어한다고 분명히 말했네. 괜히 좋아 질려는 기분도로 망치지 말고 어서 시작하도록 하지. 자자~ 시작해 봐." 바크가 말을 몰아 병사들의 사이를 뚫고 나갔다. 대신들과 고관들이 그 뒤 를 따라 나가자 단번에 병사들이 기사들을 포위한 상황이 펼쳐졌다. 안에 서 리프라 예상되는 목소리가 고함을 질러댔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도대체 이게 뭐야아!!" "살아 남는다면 열흘 동안 독방에 가두는 건 취소해 주마! 잘 살아나 봐!" "닥쳐어!!" 건방지다 못해 죽여달라는 반응이었지만, 바크는 싱글싱글 웃기만 할뿐이 었다. 백 배가 조금 넘는 수의 차이. 싸운다면 기사는 전원 다 몰살이었다. 말은 일당 천이지만 정말로 천명을 혼자 이기는 인간 따위는 존재하는 않 는 법. 싸울 땐 열 명도 이기기 힘든게 인간이란 거다. 하물며 백 명은 말 할 나위도 없었다. "폐.. 폐하! 저들이 무슨 죄가 있단 말입니까! 용서를!!" "용서 해 줄게 있어야 용서를 해 줄 거 아닌가? 저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그러는 건가?" 바크의 말에 모두의 인상이 다시 구겨졌다. 그렇다면 왜 저렇게 사지에 몰 아 넣는 거란 말인가? "죄.. 죄가 없다면 어째서 이런 일을 벌이시는 겁니까!" "재미야. 재미. 어차피 기사란 왕을 즐겁게 해주는 광대 같은 거 아니었나?" "아닙니다!" "어라? 내가 잘못 알고 있었나? 난 그런 줄 알았는데." 마.. 말이 안 통한다. 켈프힌과 다른 신하들이 참담한 절망과 함께 내린 결론이었다. 힐끔 다시 기사 쪽으로 시선을 옮긴 바크가 인상을 찡그렸다. "뭐야, 왜 아직도 안 싸우는 거냐? 기사 한 명 당 금화 천 개를 주겠다! 두명 정도 잡으면 평생 놀고 먹는다구~!" 안에 있는 기사와 그들을 포위한 병사. 그리고 그 밖의 사람들. 모두의 얼 굴에 흙빛이 돌았다. 금화 천 개. 목숨 걸어 볼 만한 엄청난 액수의 상금 이었다. 하지만 삼천 명의 병사들 중 움직이는 건 단 한 명도 없었다. 상 대는 그 이름도 높은 엘리도리크. 바크가 말한 대로 대륙 최강! 최고! 무 적! 등등의 영광스런 단어는 모조리 앞에 붙여둔 집단이다. 목숨을 걸고 덤벼서 얻는게 상금이라면 좋겠지만, 분리된 자신의 몸을 보는 거라면 누구 라도 사절할 것이다. 한참을 기다려도 싸움은 벌여지지 않았다. "음. 상금을 금화 만 개로 올려볼까?" "폐, 폐하!" 내무대신의 비명소리였다. 만일 정말로 병사들이 덤벼 기사들이 죽는 최 악의 사태가 벌어져 상금을 줘야 한다면 금화 28만개! 적지 않은 돈이었 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내무대신의 걱정은 단지 걱정으로 끝이 났다. 병사들 모두 금화 만 개보다는 자기 목숨이 귀한지 알고 있었는지 모두 제자리에서 포위만 할뿐이었다. 바크가 불만족스런 얼굴을 하더니 투덜 거렸다. "배부르니 돈 귀한 줄 모르는군! 세금이라도 왕창 올려야겠어." "....." 폐하! 소리가 터질 만 했지만 아무도 입을 안 벌렸다. 이대로 잠자코 있으 면 병사들은 그냥 포위만 할 테고 흥이 깨진 왕은 그냥 성으로 돌아갈 테니 일부러 나서서 조용한 연못에 바위를 던질 바보 같은 일은 아무도 하지 않 았다. 그네들을 돌아본 바크가 피식 웃고는 신하들의 작디작은 바램을 완 전히 파탄 내버렸다. "병사들이 싫다면 기사들이 싸워야지 뭐. 야!! 리프!! 싸우지 않으면 전원다 한달 동안 독방에 쳐 넣을 거라고 전해라!" "야이 빌어먹을...!!" 누군가 입을 막은 모양이었다. 씨익 웃은 바크는 이번엔 싸움을 구경 할 수 있을 거라며 신하들에게 '어느 쪽에 걸 텐가?'등의 질문을 해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양쪽 진형에선 기침 소리 하나 들려오지 않았다. 바 크가 이번엔 정말로 흥이 깨졌다는 표정 지어 보였다. "젠장. 정말 이놈이고 저놈이고 왕이 하는 소릴 저렇게 우습게 씹어버리다니. 너무 건방지잖아. 몽땅 무장 해제 시키고 밧줄로 묶어버려!" 이번엔 병사들이 서로 앞 다투며 달려나갔다. 싸우는게 아니니 기사나 병 사나 왕의 명령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곧 28명의 기사들이 밧줄에 꽁꽁 묶인 채로 바크 앞에 끌려왔다. 바크가 그들을 말 위에서 차갑게 내려다 보 면서 말했다. "배짱 좋구나. 짐의 말이 그렇게 우습게 들리는 건가? 그렇다면 아니라는걸 확인시켜 줘야 겠지. 모두 아까 말한 대로 한 달간 독방에서 반성 하도록!" "천하의 어떤 왕이 기사한테 재미로 죽으라고 한단 말이야!!" 한번 터져버린 둑은 멈추지 않는 법. 아예 반말로 나온 리프가 밧줄에 묶 인 채 외쳤다. 바크가 천천히 말을 몰아 리프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럼 천하의 어떤 기사 녀석들이 반란이 터졌는데 왕한테 한번 와보지도 않는 거냐?" "그.. 그럴 리가 없어! 헛소리!" "헛소린지 아닌지는 네 동료들한테 물어보려무나." "크으윽." 검이 있다면 덤벼 볼만한 눈빛이다. 바크가 천천히 말머리를 돌렸다. 그 때 리프가 바크의 등을 향해 소리쳤다. "어째서!!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 거지!! 반란이 일어났잖아! 나라도 엉망인데 왜 이런 멍청한 짓을 하는 거냐!! 기사를 가두고 혼자 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응! 뭘!!" 리프의 혼신을 다한 고함소리. 슬슬 말을 몰고가던 바크가 잠깐 말을 멈췄 다. 숲의 향내를 담은 바람이 잠시 불어온다. 침묵.. "...흐으음..." 바크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천천히 고개를 뒤로 돌렸다. 여기건 처럼 비웃는 듯한 미소가 아닌. 진지한 모습. 바크 가 포박된 채 자신을 바라보는 기사들을 돌아보았다. "너희들 모두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럽겠지. 그냥 얌전히 독방에서 한달 정도 지내라. 이유는 알 필요도 없고 설명해도 못 알아들을 테니 말 하지 않겠다. 아마도 없겠지만. 렐과 같이 예외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한 마디 해두지. 탈옥 할 생각은 하지 마라. 이 정도 선에서 끝낸걸 감사하게생각하고 풀려나길 기다려. 그렇게 얌전히 기다리고 있으면.. 좋은 날이올 거다. 언젠간 그렇게 되겠지." 바크가 다시 말 머리를 돌렸다. 등 뒤로 나지막하게 바크의 음성이 들려 왔다. "아니면.. 모두 죽던가." - 엘리도리크. 전원 감옥에 갇히다! - 미쳐버린 왕! 하와크가 망한다! 등의 옵션을 달고 이 소식은 단숨에 수도 전체로 퍼져 나갔다. 론과 레아드가 이 소식을 들은 건 저녁이 가까워지는 시간에 광장에서 였다. 론이 그야말로 황당하다는 얼굴을 하더니 실소했다. "우와~! 제법인데. 생각지도 못한 방법이야. 바크 녀석, 슬슬 시작하려나보군." "뭘 말야?" "게임의 엔딩을 위한 전력질주. 반칙이긴 하지만." 히죽 웃으며 론이 대답했다. "바크 주위의 기사들이 대부분 인형이라 꼼짝달싹 못하고 있었잖아. 그래서렐과 키슈를 몰래 뒤로 빼내는 잔재주를 피우긴 했지만 반란이 터져 버렸으니 급하게 된 거야. 그래서 주변의 벽이라고 할 수 있는 기사들을 모조리감옥에 가둬버린 거지. 인형들이 더 있긴 하겠지만, 기사들만큼 바크의행동을 제약하진 못하니까." "본격적으로 움직인다고 봐야 하나?" "응. 이렇게 되면 작전을 좀 더 미뤄야 겠네. 반란군이 수도 앞까지 올라올 동안 시간이 생겼어." 흐음~ 레아드가 팔짱을 낀 채 벽에 몸을 기대섰다. 기사들이 전원 감옥에 갇혔다는 소식은 생각 외로 많은 뜻을 포함했나 보다. 사뒀던 주식을 팔러 가는 사람. 난데없이 전쟁이 터지니 피난을 가겠다는 사람. 비상 식량을 사러 가는 사람. 쓰잘떼기 없이 그냥 돌아다니는 인간들. 등등으로 광장은 마치 축제를 방불케 하는 소란스러움으로 가득 찼다. 광장 끄트머리의 벽 에 기대 선 채 그 소란을 잠자코 지켜보던 레아드가 언뜻 시선을 성 쪽으로 돌렸다. "그나저나 그럼 바크는 괜찮은 건가? 기사들을 모조리 치워버렸다면, 저 쪽에서 바크를 죽이려고 드는 거 아냐?" "그럴 확률도 있지. 시녀가 밥에 약간의 독약을 탄다던지, 잠자고 있는 바크의 목을 따버리던지 등등으로." "그럼 큰일이잖아!" "큰일이긴 하지만. 뭐, 괜찮을 거야. 번과 쇼를 보냈었잖아. 거기다 기네아도 보냈으니 안전할걸? 기사가 대놓고 '죽여버리겠다!'라는게 가장 큰 문제이긴 했지만, 다 감옥에 갇혔으니 그런 걱정도 할 필요 없으니까." "...기네아?" 처음 듣는 이름인가? 레아드의 물음에 론이 웃으며 말했다. "내 경호원 같은 녀석이야. 실력은 확실! 절대 걱정할 필요 없어. 바크옆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지켜줄 테니까." "으음~ 그 사람 남자지?" "남자인데다 아저씨지." "헤에~ 그럼 바크가 괴롭겠네. 아저씨가 하루 종일 붙어 있다니." "그거야 눈치 챈다면 말이지." 혀를 내밀며 불쌍하다는 듯이 말하는 레아드에게 론이 글쎄.. 라는 반응을 보였다. 레아드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맨 날 붙어 있는 다며? 근데 눈치 못 채?" "아마... 그럴걸?" "어떻게 알아?" 묻는 레아드에게 론이 씨이익~ 웃으며 대답했다. "여지건 맨 날 우리 옆에 있었는데도 눈치 못 챘으니까." "헤에엑~!?" 동료 중에 본적도 없는 아저씨를 끼워야 하는 건가? 극에 다다른 소란스러움. 달려가는 아저씨와 아줌마들. 미쳐버린 왕과 수 도를 향해 진격해 오는 반란군. 적당히 미쳐 돌아가는 세상은 인간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광란의 도가니로 변해간다. 길고 길었던 게임이 후반부 에 접어든다는 즐거운 예감~엔딩은 멀지 않았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53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31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5/01 14:15읽음:179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31) == 제 9장 < 결말. > == --------------------------------------------------------------------- "기사들을 가두다니. 정신 나간 건가?" 언제나 처럼 화려한 방. 하므의 성에선 도망쳐 나왔으니 어딘가에 있는 누 군가의 성으로 추측되는 곳. "아니면 자포자긴가." 이번 일의 주모자~! 로 일단 론에게 지목된 카웰이 의자에 앉아 두 손을 마주 잡은 채 왜 그런 거지? 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의 앞에는 언제나 처 럼 론에게서 '인형 술의 세계에 천지개벽을 일으킬만한 실력'을 인정받은 아이. 니즈가 서 있었다. 니즈가 무표정한 얼굴에 딱 어울리는 감정이 없 는 목소리로 말했다. "처치.. 할까요?" "흐음. 글쎄, 그 정도로 그 분의 화가 가라앉을 만큼 바크가 괴로워 한건가?" "......"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좀 더 괴롭혀야 겠지." "무슨.. 생각이 있으십니까?" 상체를 앞으로 당긴 카웰이 길게 미소를 지었다. "이 쯤에서 폭군에게 시달린 백성들의 울부짖음이 터져야 하지 않겠나?" "시위 말씀이군요." "부탁하지." "예." 사나이가 자신의 가슴에도 오지 않을 만큼 작은아이와 하는 말이라고는 생각 할 수가 없는 둘의 대화였다. 역시 언제 나처럼 몸이 투명해 지면서 사라진 니즈를 보내고 난 카웰이 가볍게 한 숨을 내 쉬었다. "슬슬.. 끝이군." 카웰과 니즈의 비밀스런 장소에서 나눈 위험한 대화의 효력은 단 2시간만 에 터져버렸다. 아침해가 뜨면서 한 명이 모이고 두 명이 모이고. 세명이 모이고.. 사람들이 모인다. 불만족스러운 얼굴. 앞날을 모르는 자들의 두 려움은 간단하게, 보이는 것을 때려부수는 파괴적인 본능으로 바뀌는 법. 어느 사이 광장은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누군가가 외쳤다. "폭군은 물러가라!!" "우린 반란군한테 당할 이유가 없어!" "부모를 죽이고 왕이 된 자는 악마다!" "악마를 죽여라!" "왕을 죽여라!!" 말은 과격해 지고 흥분은 넘쳐서 터져 나간다. 심리학을 공부하는 학생이 라면 한번쯤보고 싶을 광경이 펼쳐졌다. 사실 바크가 수도의 백성들에게 이런 소리를 들을 정도의 잘못을 한 적은 없다. 세금을 올린다고 말은 했 지만 세금은 여전히 낮고, 처형은 단 한 건도 없었으며, 자신의 목숨을 지 키기 위해 밤마다 성문을 닫는 일도 한 적이 없다. 화려한 파티를 열어 국고를 탕진하지도 않았으며, 대관식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만일 반란 군이 수도로 진격해 온다고 해도 죽는 건 바크 하나. 일반 시민이 당할 이 유는 말 그대로 없는 것. 다시 말해 백성들이 피해를 볼 건 티끌만큼도 없다란 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광장을 메우고 악악~! 소리를 지르는 건 백성들이다. 왜 일까? "인간이란 분위기에 휩쓸리는걸 좋아하기 때문이지." 광장의 한편에서 느긋하게 이 광경을 지켜보던 론이 피식 웃었다. "이젠 노골적으로 나오는군. 아직 죽이기엔 바크를 덜 괴롭혔다는 건가?" 카웰과 니즈의 대화를 듣기라도 했다는 듯이 론이 정확히 답을 꼬집어 냈 다. 하지만 박수를 쳐주며 상을 주는 사람은 없다. 돌아오는 건 시끄러운 함성 뿐. 레아드가 귀를 막은 채 말했다. "저.. ...야?" "뭐?" "저거...냐고?" "뭐라고?" "저거 괜찮은 거냐고!!" 귀를 기울이는 론에게 레아드가 목청껏 소릴 질렀다. 론은 귀를 너무 기 울였고 레아드는 목소리가 너무 큰 탓일까? 잠시 론이 머리를 감싼 채 괴 로워 했다. "괘, 괜찮아?" "아, 응. 좀 띵하네." "미안." "아하하. 괜찮아. 근데 뭐라고 물었지?" "저거 괜찮은거냐고. 위험해 보이는데." 저거. 다시 말하자면 우글우글 거리며 성 쪽을 향해 있는 힘껏 소리를 질 러대는 인간들을 말하는 것이었다. 론이 잠시 군중들을 쳐다보더니 레아 드에게 말했다. "괜찮을 거야. 저 인간들도 목숨 귀한 줄은 알겠지. 반란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신경 곤두선 병사들 건드려서 뭐 좋은 일이 있겠어?" "으음~ 그런가?" "그럴 거야. 걱정마." 라며 레아드를 안심시키는 론이었다. 하지만 흥분한 인간이란 그렇게 상 식대로 움직이진 않는 모양이다. 시간이 좀 흐르다 보니 군중들이 점차 이 동하기 시작했다. 방향은 왕궁! 그대로 놔두면 시위로 인해 출동한 병사들 과 그대로 마딱드리게 되는 게 뻔히 보였다. "음. 훌륭해." "에?" "단지 몇 명의 인형으로 저렇게 많은 사람들을 선동하는 건가? 말빨 엄청좋은 애들만 인형으로 만들었나 보네." "하.. 하하. 말려야 되는 거 아냐?" "그래야겠지. 레아드, 귀 막고 있어." 벌떡 일어선 론이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느긋한 태도로 골목 쪽으로 들어 갔다. 잠시 뒤. 론은 병사들과 군중의 사이에 있던 골목에서 튀어나왔다."너.. 너무 심하잖아." 론의 상식을 뛰어넘는 엄청난 행동력에 레아드가 식은땀을 흘리며 재빨리 달려가 군중들 틈으로 들어갔다. "왕을 처형해라!" "왕을 처형해라!" "왕을 처형..." 일단 모두들 의견일치를 보았는지 쓸데없이 '세금을 낮춰라!' '내 아들을 돌려줘!'등의 쓰잘떼기 없는 말들은 나오지 않았다. 수천 명의 병사들이 뒤 에 포진해 있고 앞으로는 수만 명의 군중들이 몰려온다. 보통 사람이라면 기 겁을 할 정도로 공기가 팽팽하게 당겨지고 살기가 넘쳐 흘렀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긴장감. 론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생겨났다. "저거 누구야?" "글쎄." "왕의 병사인가!?" "평복인데?" "도대체 누구야!?" 단 한 명이라도 이런 상황에 앞에 서 있다면 무시하지 못하는 법이다. 단 한 명을 앞에 두고 수만 명이 발을 멈추는 장관이 벌어졌다. 하지만 덕분에 '왕을 처형하라!'라는 일사불란한 외침은 다시 왁자지껄한 소란으로 변했다. "음, 오늘 아침에 구한 건데 벌써 써야 하나? 아깝네." 주머니에 넣었던 손을 꺼낸 론이 손안에 쥐여진 약병을 아깝게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그 아쉬운 표정이 무색하게시리 휙 벽을 위로 집어 던졌다. 병은 수만의 시선을 그 작은 한 몸으로 받아내며 빙글빙글 하늘에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다 다시 땅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순간 두 명의 소년이 귀를 틀어 막았다. - 챙. - - 키아아아아아악!! - 차마 말로 형용 할 수도 없을 만큼 자지러질 듯한 무시무시한 괴성이 병이 땅에 떨어져 깨짐과 동시에 터져나왔다. 그 괴성은 수도는 물론 저 멀리 하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헉!'소리를 낼만큼이나 커다랗고 꿈에서도 잊지 못할 만큼 악몽처럼 무시무시했다. 여자의 비명소리? 쇠가 쇠에 긁히는 소리? 뭐라 정확히 꼬집어 말 할 수는 없지만, 인간의 귀가 괴롭게 들린다 고 할 수 있는 소리는 몽땅 다 터져 나왔다. 론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귀 를 막은 채 으아아아! 소리를 지르며 뒤로 도망쳤다. 물론 뒤쪽에 있던 병사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소리는 어디서 나오는지 몰라도 한 동안 그렇게 사람들을 괴롭혔고, 한참 뒤에 점차 작아지더니 이내 사라지고 말았다. 론 이 귀에서 손을 떼고는 머리를 툭툭 쳤다. "으와. 앞으로는 가능하면 활 같은 거로 쏴서 멀리서 터뜨려야 겠네. 정말시끄럽잖아." 싱글싱글 웃던 론이 힐끔 고개를 군중들에게 돌렸다. 흥분은 깨끗이 날아 가고 남은 건 당황스러움. 공포가 분노를 일으켰다면 또 다른 미지의 공포 로 그 분노를 밟아 버리면 되는 것이다. 사람이란 정말로 분위기에 쉽게 휩쓸린다니까~"과연, 어느 녀석인지. 슬슬 나올 때가 되었는데." 자신을 겁먹은 표정으로 바라보는 수만의 사람들을 마주보며 론이 혼자 중얼거렸다. 가라앉은 흥분을 다시 일으키려면 공포를 넘어 우리의 뜻을 이루자는 선동이 필요한 법. 그 총대를 잡은 건 100% 인형이겠지? "넌 도대체 누구냐! 악마의 부하냐!?" 그 친구라는게 정답이겠지. 딩동. 바로 너로군. 말빨 좋은 인형씨. 론이 눈을 가늘게 뜨며 홀로 앞에 나선 그 녀석을 쳐다보았다. 평범하게 생겼고 평범하게 살아 온 듯한 젊은 검은머리의 청년. 몸이 호리호리한거 보니 몸 쓰는 일은 하지 않을 테고, 옷은 평복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꽤 고 급이다. 귀족 가의 장남 정도로 추측됨. 자신의 밑에서 살아가는 불쌍하디 불쌍한 백성들을 위해 친히 앞으로 나서 사람들을 선동한 열혈 청년이다. 하지만 사실 그 정체는 꼬마 인형술사에게 놀아나는 불쌍한 정신나간 녀석 일 뿐.. "이름을 말해라!!" 론이 히죽 웃었다. "이름을 물은 땐 그 쪽 이름부터 말하는게 예의라는 거다. 집에서 그런 것도못 배운 거냐?" 청년의 얼굴에 분노가 서린다. 과연, 엄청난 인형술. 저런 표정까지도 지 을 수 있는 건가? 감탄하다 못해 존경스러울 지경이네. "하.. 하진 로우다! 자, 그대의 이름을 말해라!" "론이다." 자기 소개를 한 론이 은근한 미소를 지었다. "통성명을 했으니 이젠 즐거운 대화를 시작 해 볼까?"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531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32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5/01 14:16읽음:1813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32) == 제 9장 < 결말. > == --------------------------------------------------------------------- "악마의 사악한 술수를 쓰는 녀석과 할 대화는 없다!" 단박에 튀어나온 귀족 가의 장남으로 추측. 하진의 외침이었다. 론이 슬슬 머리를 긁적이더니 말했다. "너 바보냐?" "뭐, 뭐야!?" "야스멜 열매에서 채취한 액기스와 용암에서 나오는 가스를 고밀 도로 압축해서 섞어 놓으면 그게 공기와 만날 때 확산하며 여자 비명 비슷한 소릴 내는 건 연금술에 약간의 지식이 있는 녀석들이라면 어떤 녀석을 붙잡고 물어봐도 다 아는 사실이란 말이다." 물론 1000년전 이야기지. 야스멜 열매에서 나오는 즙의 액기스를 뽑아내 는건 힘들긴 하지만 가능하다. 하지만 용암에서 나오는 가스를 고밀 도로 압축하는 방법 따위. 대륙 어디를 가도 찾을 수 없다고 장담 할 수 있는 론이었다. 하지만 일단 '악마의 사악한 술수'는 무슨 열매의 액과 가스를 섞으면 만들 수 있는 것. 이라고 사람들은 이해했으니 무슨 상관이랴? 다 행스럽게도 이 수만 명 중에는 연금술사는 없는 모양이었다. 있더라도 다 른 녀석들은 다 아는 방법을 저 혼자 몰랐다는 데에 대한 스스로의 자기 혐오 등에 갈등하느라고 나서는 녀석은 없는 듯 했다. "그.. 그렇다면 묻겠다. 론이여! 어째서 저 악마와 같은 야망으로 왕위를차지하고 나라를 망치려는 자를 변호하려는 건가!" 음. 확실히 귀족이군. 론이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말했다. "저 왕이 어떤 왕이라서 악마와 같은 야망으로 왕위를 차지한다고 말 하는 건가?" "그대의 귀를 뚫려 있음에도 듣지 못하는가!" 빠직. 말..돌리는데 소질이 있는걸?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는 다른 영족들을 죽이고 그의 부모와 친형제까지도 죽인 악마다!" 어이. 바크에겐 형이나 남동생은 없다고. 알려면 제대로 알 것이지.. 론 이 실망에 가까운 실소를 하며 반격! 했다. "그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가 자신의 일족을 죽이고 부모와 형제...까지도 죽였다고 했는데. 그거 증거는 있는 거야?" "물론이다! 지금 이 상황이 그 증거가 아니고 무엇인가!" "수만의 인간들을 모아놓고 뭔가 일치 단결시켜 놓으면 그게 곧 진실이란헛소리를 하는 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소설책 좀 읽어보라고 권하겠다. 비극이란 사소한 착각해서부터 시작하는 법이야." "헛소리! 그렇다면 그대는 저 사악한 악마가 일족과 부모와 형제를 죽이지않았다고 확신 할 수 있는가! 증거가 있는가!" "물론이지." 론이 씨익 웃는다. "지금 이 상황이 그 증거가 아니고 무엇인가?" 복수~! 크하하. 하진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진다. "말장난을 늘일 생각이라면 사라져라!" "말장난이라고 생각된다면 그댄 그대가 생각하는 것보다 멍청하군. 역사책 좀 보라고 권하겠어. 과거를 알면 현재를 읽고 미래를 점치는 법이거든." "무어라!" "이봐~ 생각을 해보는게 어때? 만일에 내가 내 일족을 죽이고 부모를 죽이고 형제를 죽여서 왕위에 올랐다면, 아마도 이런 생각을 할거야. 누군가가 그걸 트집으로 날 왕위에서 몰아 내지 않을까? 그건 안돼! 어떻게 올라온 왕위인데! 그럴 순 없지~~ 라며 반항하는 놈은 처형! 말 안 듣는 놈도처형! 괘씸하게 사람들 모아서 시위하는 녀석들도 몽땅 처형!" 손을 번쩍 들어 하진을 가리키며 론이 싸늘하게 웃었다. "시키겠지. 하지만 보라구. 그대 주위에 억울하게 처형된 친구가 있는가? 누군가 비밀스레 왕성으로 끌려가 죽었다는 소문이라도 들은 적은 있어? 지금만 봐도 그래. 이렇게 수만의 사람들이 모여 '왕을 죽여라!'라는 등의 시위를 할 동안 병사들이 달려들어 그대들을 발로 차고 검으로 베서시위를 방해했나? 아니잖아. 내가 보기엔 참 멍청하게시리 착한 왕으로보이는걸?" 사람들의 표정이 확 변한다. 음, 말빨로 날 이길 자는 바크 녀석 하나 정 돈가? 그것도 레아드를 인질로 잡았을 때나 그렇지. 그 외엔 몽땅 내 승리 라고. "그.. 그 왕이 나라를 망치는 건 어떻게 설명할 테냐!" 어느새 바크의 직위는 악마에서 왕으로 상승되었다. 훗훗. 나한테 감사 하는게 좋을 거다. 바크. 론이 손가락을 흔들며 말했다. "나라를 망친다는데, 어떻게 망친다는 건지 도통 모르겠군. 설명을 해 주시겠나? 하진 나리?" "으극. 첫째! 반란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이대로 놔두면 저 반란군이 수도로 쳐들어 와 엉망이 될 건 뻔할 뻔 자! 둘째! 왕이 기사를 안았다는 이참담한 사실을 해명할 수 있는가! 성지로 불리우는 하와크에서 그런 일을왕이 했다는 건 대륙의 웃음거리다! 셋째! 기사들을 가둔 건 무슨 생각이냐! 반란군과 싸울 생각이 없다란 말인가!" 음.. 머리 속으로 정리한게 입으로 한마디 더듬거림도 없이 잘도 나오는 녀 석일세.. 감탄. 잠자코 하진의 외침을 들은 론이 다시 한번 머릴 긁적이더 니 말했다. "세 번째 충고. 멍청하면 약이 없는 법. 앞으로 3년간 집안에 틀어박혀 공부 좀 해라. 그제와 어제 배운 지식은 오늘과 내일 반드시 도움이 되는법. 헛소리를 계속 듣자니 짜증이 밀려오는군." "뭐, 뭐야!" 무시. 무시. 론이 손가락 하나를 들었다. "첫 번째 질문의 답. 반란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답을 말해주지. 나도 몰라. 왕이 어떻게 하겠지. 내가 알게 뭐냐?" "그런걸 답이라고 하는 건가!" "그대의 무식을 충고하는 거다. 반란군이 쳐들어오면 어쩌냐고 물었나? 답을 원한다면 말해주지. 꽃바구니를 들고 뿌려라! 환호하고 오랜 여행에 지친 병사들에게 물이라도 한잔 주는 거다! 무슨 바보 같은 생각을하고 있는 거냐? 오는 건 모란이나 라하트의 군대가 아닌 바로 그대들의아들과 남편들이다! 남자들의 목을 베고 여자들을 강간하고 집에 불이라도 지를 줄 아는 거냐?" 물론 그 군대를 지위하는게 인형들이니까 그럴 가능성은 충분! 하지만 굳이 그거까지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 나중에 불에 타서 재가되던 말던 지금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 우선 이니까. 론의 펼쳐진 손가락이 하나 더 늘었났다. "두 번째. 다섯 영광의 렐 딜트를 왕이 하룻밤 품고 버린 이 치욕스런 작태를 어떻게 해명 할 것인가!" 으음. 멀리 보이는 레아드의 얼굴이 새빨갛게 변한다.. 설마 뒤쳐졌다 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조금..으음...으으음. 쓸데없는 생각을 하던 론이 사람들의 의아한 시선을 눈치 채고는 흠. 기침 을 하며 다시 말했다. "흐흠. 답을 말해주지. 사실 해명할 필요조차 없는 거 아닌가. 역대 기사중에 여자가 드물긴 했지만, 아주 없지는 않았다. 그들 중 왕비가 된 기사도 상당 수 있는데 왜 그것이 치욕스런 작태로 불려야 하는 거지? 버려졌다고 하는데 단지 기사직에서 물러난 건지도 모르지 않은가? 지금쯤본가로 돌아가서 결혼식 준비로 콧노래를 부르고 있을지도 모르지." 단숨에 바크와 렐의 축복스런 결혼 장면이 사람들의 머리 속에 연출 되었 다. 읔.. 조금 미안하군. 렐한테 말이야. 마지막 손가락이 올라갔다. "세 번째. 기사들이 모조리 감옥에 갇힌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왕은 반란군과 싸울 생각이 아예 없는 거냐!" 음. 나도 궁금하군. 올라오는 반란군은 도대체 어떻게 막아야 하는 거지? 역시 바크 녀석을 챙겨 들고 모란으로 튀는 수밖에 없는 건가. 만일 그럴 경우 여기 모여있는 사람들의 표정이 어떻게 될지 꽤나 기대가 되는 론이 었다. 일단.. 대답은 해야겠지. "답은 간단해. 기사들은 벌을 받는게 당연하니까 감옥에 갇힌 거다." "무슨 헛소리냐! 엘리도리크는 하와크의 명예! 잘못이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오~ 오랜만에 한마디 하시는구만. 하진 군. 하지만 역시 쓰잘떼기 없는 소리임엔 다르지 않아. 론이 허리에 손을 걸치고 삐딱하게 서고는 말했 다. "하와크의 명예라고 했는가?" "그렇다!" "어느 점에서 명예라는 거지?" "그대의 귀는" "아아~! 내 귀는 잘 뚫려 있으니까 대답이나 해!" 레아드의 고함과 시약의 비명소리에 좀 멍하긴 하지만 말야. "흠흠.. 엘리도리크는 과거 창세왕 엘더 모바스 때부터 존재해 온 하와크의 수호 기사들! 엄청난 수련과 고된 시험을 통과한 단 30여명의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영광의 자리다! 나라를 수호하고 백성을 평안하게 하게 해서 대륙 최고의 기사단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그들에게 무슨 죄가 있는거란 말이냐!" "거 참. 기사가 나라를 수호하고 백성을 평안하게 한다는 헛소린 또 처음듣는군." "뭣이!?" 화를 내는.. 듯한 연기를 멋지게 하는 인형군. 에게 론이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그대의 무식을 다시 한번 꼬집게 되는군. 설명하지. 일단 엘리도리크는 엘더 모바스 때부터 있던게 아니다. 뭐, 요즘엔 엘더를 창세왕이란 이름까지붙여서 마치 '신'같이 쓴 책들이 엘더를 조금이라도 더 멋지게 표현하기위해 옆에 있지도 않은 엘리도리크를 껴 넣은 건데 말이야. 나 같이 과거를탐구하는 사람들에겐 참으로 슬픈 현실이야. 엘리도리크가 생긴 건 지금으로 부터 700년 전. 폭군 '지라즈엘 리즘 룬다 하와크'가 자신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뽑은 30명의 실력 좋은 용병들한테 그럴싸하게 '기사'란 이름을 준거란 말이다. 다시 말하자면 전혀 신성하지 않고 영광스럽지 않아!" 상식이란 교묘하게 대중을 속이는 것.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었을걸? 모 두의 얼굴에 놀람과 하나의 지식을 배운 것에 대한 즐거운 당황스러움이 떠 오르는군. 론이 다시 말했다. "뭐, 발단은 그렇게 출발한 엘리도리크지만 몇 대가 흐르면서 그 본질은 확실히 기사화 되었지. 자아~ 하진 나리. 기사가 나라를 수호한다고 말씀 하셨나?" "그.. 그렇다!" "흐음~ 여기서 다시 간단한 상식 문제를 내야겠군. 묻겠어. 도대체 천년의길고 긴 역사 동안 하와크는 몇 번의 전쟁을 치렀지?" "그.. 그건." 한번도 없었어! 인간아! 이건 애들도 아는 상식이라고. 어느 밥통 같은 나 라가 성지에 군대를 몰고 오겠냐? 그랬다간 그 나라 백성들이 스스로 자신 들의 죄를 깨닫고 성으로 몰려가 왕을 반죽음으로 패버릴 거라고. 뭐, 모 란의 황제는 제외지만. "다시 묻겠어. 이건 상식 응용 문제야. 자, 전쟁이 단 한번도 없었던 나라에서 기사는 무엇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걸까요? 힌트. 전설의 마왕? 잔혹한 마녀? 불을 뿜는 드래곤?" 마왕과 마녀와 드래곤이라. 시간을 거슬러 천년 전으로 가봐야 볼 수 있는 녀석들이지. 참고로 포르 나이트에 의뢰를 하면 드래곤의 이빨까지도 가 져 온다는 말을 믿고 있는 순진한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건 그야말로 상업 적 구어! 즉, 선전용 말이라구. 쓸데없는데 괜히 돈 낭비를 하다가 열받은 포르 나이트들이 그대의 집으로 찾아오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기를 빌겠어. 하진의 얼굴이 극도로 흔들린다. "그.. 그건.. 그건.." 관중의 얼굴도 흔들린다. 자, 상식과 개념을 뒤엎어 박살을 내고 섞어 버린 뒤에 터뜨리는 시간입니다. "다시 말하지. 기사가 정말로 나라를 수호하는 존재인가? 전쟁이 없는 이나라에 뭐 지킬게 있다고 수호를 한 단 말인가? 가끔 겁을 상실하고 왕에게 검을 빼들고 달려드는 망해버린 귀족 가의 아들놈의 목이나 베는 일이전부인 녀석들이 뭘 수호하는 건지 정말 궁금하군. 그대들의 삶을 평안하게한다고 말했지? 그건 정말 그런 건가?" 정말 그런 건가? 군중들과 병사들의 얼굴에 론의 질문이 그대로 드러났다. 상 식을 뒤집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지. 하지만 일단 기울어 진 건 반드시 무 너지게 되있는게 세상의 법칙. "아는 사람들은 쉬쉬하는 소린데 그대들의 무식이 불쌍해서 말해주지. 기사들의 한달 수입이 얼만지 아는가?" "...." 침묵. 당연히 모르겠지. "법으로 규정된 액수는 정확히 금화 두 개. 그대들이 볼 때는 꽤 많은 액수지? 하지만 사실 기사가 한달 동안 버는 건 거기에 백 배를 넘는다고." 헉 소리가 터져 나온다. 금화 이 백 개! 장난이 아니지. 상업으로 재미를 짭 짤하게 보는 귀족들도 한 달에 그 정도 돈을 벌려면 눈에 핏발이 서도록 열심 히 일해야 한다고. 참고로 우리 집안의 한달 소득은 거기에 '0'이 세개 더 붙는다. 음.. 망해버린게 다행일지도 몰라. 그대로 뒀으면 세상의 금화란 금 화는 몽땅 내 금고에 들어갔을 테니까. "어떻게 버는지 알려줄까? 아마도 소문이란 걸로 들었겠지만, 세상은 그렇게깨끗한게 아냐. 근처 영지의 예쁘장한 처녀를 납치해서 강간하려다가 들키는 멍청한 귀족 가의 아들은 한 두 명이 아닌데 왜 벌을 받는 녀석은 단 한명도 없을까?" 모두 쉬쉬하지만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단지 추측. 이라고 생각해 왔을 뿐. 그것이 확신이 된다면 믿음은 깨어지고 상식은 뒤집어 진다. 더불어 흥분은 가라앉고 참담한 허무함만이 가득 차겠지. "억울하게 땅을 뺏겨서 나라에 고발을 했는데도 억울하게 쫓겨나는 사람들은 왜 있는 걸까? 별로 거리감이 있는 소리가 아니지? 사랑스러운 딸을 괴물같이 생겨먹은 귀족이나 영족의 자랑스런 후예들에게 돈으로 뺏기고 우는 부모들의 이야기는 소설책에서만 나오는게 아냐." 사방은 정적에 빠진다. 이쯤에서 끝내는게 좋겠군. 론이 잠시 사람들이 생 각할 시간을 주고는 말했다. "그대들의 왕은 착해 빠지긴 했어도 영악하진 않아. 어차피 반란군이 오면모두 끝날 일이다. 쓸데없이 나서서 그대들의 아들이나 마찬가지인 병사들과 죽기로 싸울 필요는 없지 않은가." 별로 크지 않은 목소리였지만 수만의 사람들은 모두 들을 수 있었다. 완벽 한 정적의 시간. 론이 그 끝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만 집으로 돌아가시오." 공허한 도시. 공허한 눈동자들. 작게 메아리치는 론의 음성이 흥분했던 수 도를 천천히 진정시키고 잠에 빠져들게 한다. 계속... --------------------------------------------------------------------- 쓰면서 놀라고 있습니다. --;이건 요타인가 드래곤 라자인가! 음.. 론이 후치가 되어버린 이 기분. 저렇게 실실거리는 애가 아니었는데. (음. 요타랑 DR을 동급으로 취급하다니! 주제를 모르는구나! 라는둥의 헛소린 무시하겠습니다~) 과연 1인칭 소설의 매력은 장난스런 대화군요. 쓰면서 '재밌어!' 를 연발하게 만들어 주네요. 과연 글이란건 '재밌게'쓰는게 최곱니다. 이 기분에 글을 쓰는거겠지요. 음.. 밤이 깊었습니다. 오늘 하루 동안 무려 6편을써버렸네요. 들으면 놀라 심장의 발작을 걱정해야 할 사람들이있을 정도로 저도 놀랐습니다. ^^좋은 밤 되시길. PS:멀리서 태양이 떠오르는군요.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53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33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5/01 14:17읽음:197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33) == 제 9장 < 결말. > == --------------------------------------------------------------------- - 시위에 관한 보고서. - 간단하게 정리된 글을 길다란 테이블 위에 내려놓은 바크는 시선을 먹음직 스러운 아침 식사로 옮겼다. 잘 구워진 감자와 약간의 오리 고기. 김이 모 락모락 올라오는 스프는 아침 식사로 절대 부족함이 없었다. 단지, 먹다가 피를 토하며 죽을지도 모른다는 약간의 거부감이 있긴 했지만 그 또한 '믿 는'구석이 있을 바크리라. "폐하." 이른 아침부터 자신을 찾아와 부르는 건 외무 대신 켈프힌이었다. 과거 군사 를 직접 다뤄봤던 그는 기사가 모조리 감옥에 갇혀버린 이 비상 사태에 오 랜만에 장군의 피가 끓었는지 초롱초롱한 눈으로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찾 아와 왕의 단란한 아침 식사를 방해하는 것이었다. 바크는 잠자코 스프를 한입 떠서 먹었다. 맛은 아무 이상 없고... 잠시의 기다림. "살았군." "예?" "아냐. 말하시오." "아, 예." 강철의 대신! 이란 엄청난 별명을 지닌 이 노인도 며칠 사이 바크가 보여준 별별 기괴한 짓거리에 그 간이 콩알만하게 변했는지 어쩐지 나긋나긋해진 모 습이었다. "반란군이 나루에를 점령했다는 소식입니다." "나루에?" "수도에서 8일 거리에 있는 도십니다." "흐음~ 꽤나 바쁜가 보구만." 여전히 여유 만만. 저 여유 뒤에 있는게 뭐길래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것인가? 심히 궁금해하는 켈프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거에 신경 쓸 떼가 아니다. "폐하." "할 말 있으면 하세요." 감자를 먹어볼까? 죽음에 이르는 불안이 온 몸을 휘감는다. 젠장.. 속으로 욕이 터져 나왔다. 기사 녀석들을 감옥에 쳐 넣은 대가가 이런 거였다니. 상상도 못했어. 이러다가 스트레스성 위염으로 반란군이 도착하기도 전에 위에 구멍이 나서 죽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잠시 바크의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군대를 소집하십시오." 과연, 이른 아침부터 부랴부랴 달려오더니 그 이유란게 그거였나? 바크는 잠시 감자를 손에 들고 머뭇거리다 내려놓았다. "이 근처에 있는 병사를 모두 모으면 대략 2만. 반란군은 현재 7만. 세배가 넘는 병사 수의 차이를 극복하고 날 왕의 자리에서 안전하게 지켜줄만한 영광에 넘치는 장군이 하와크에 있던가?" 아마 다른 나라였다면 즉시 머리에 떠오를 역전의 장군이 있었을지도 모 르겠지만, 여기는 하와크라구. 전쟁 한번 안 터지는 성지. "3배가 넘는 차이라도 성이라는 이점을 살리면 막아낼 수 있을 겁니다." "공성을 하란 소리군." "그렇습니다. 곧 겨울이 다가오니 한두 달만 견딘다면 충분히 막아내실 수있을 겁니다. 봄이 오기 전에 군대를 늘인다면 내년엔 그 버릇없는 반란군 우두머리의 목을 제가 직접 가져다 드리지요." 충분히 가능성 있는 소리다. 수도엔 방대한 창고가 식량으로 가득 차 있 고 우물은 수십 개나 된다. 성벽은 튼튼하고 성문은 엄청나게 두껍지. 막아낼 생각만 한다면 7만이 아니라 20만 까지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일단의 위기를 막아내기만 한다면 내년엔 적어도 2~30만의 군대를 키울 수 있을 터. 반란군 따위 우습게 작살내버릴 수 있다. 상당히 구미가 당 기는 제안을 가져와 버렸군. 할아범. 그렇지만,"거절하겠어." "뭐...뭐라.. 말씀하시는 겁니까?" 당연하게도 승락하리라 생각한 모양이다. 만일 내가 바크가 아니고 올라 오고 있는 반란군의 총수가 인형이 아니라면 당연히 승낙을 했겠지..만. 난 바크고 올라오는 반란군의 총수는 인형인걸. 뒤에서 음흉하게시리 웃 고있는 본체를 박살내지 않는다면 무의미한 짓이다. 인형 따위.. 수천개 나 만들어져 있을 텐데 그런거 일일이 상대하다간 이쪽이 먼저 당해버리 겠지. "저.. 저는 폐하를 위한 마음으로 목숨을 걸고 충언하는 겁니다." 목숨을 거실 정도로 전 악독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설명을 못 하겠으니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로 끝낸 바크였다. "소신은 여지건 세분의 왕을 모셨습니다. 근데.. 당신은 유별나게 특별하시군요." 세분이라. 할아버지와 나치 형. 그리고 나겠지? 아버지는 쏙 빼버리는군. 가볍게 지어진 바크의 미소 속에 감춰진게 무엇인지 모르는 켈프힌은 계 속 말했다. "당신은.. 당신은 뭐가 그렇게 불만이신지 모르겠습니다. 왕 노릇 하는게그렇게 힘들다면 노십시오. 나라는 저희들이 책임지겠습니다." 엄청나게 불경스럽고 더구나 탐욕스런 대사.. 였지만 노인은 정말로 목숨 을 걸고 하는 충언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으음.. 빌어먹을 아침. 스프를 다 먹었지만 배는 고픈데 감자와 오리 고기에 감히 손을 델 수는 없다. 처음에 감자를 집을걸 그랬나? 결국에 아침 식사는 이 정도 선에서 끝내기로 한 바크가 팔짱을 낀 채 느 긋하게 의자에 깊게 앉았다. "하나 질문하죠." "예." "제 선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죠?" 단번에 다물어지는 입과 찌푸려지는 눈가. 으음. 대답은 들을 필요도 없 을거 같군. 하지만 켈프힌은 대답했다. "잔인하신 분이었습니다. 더 이상의 공포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 할 만큼잔인하고 철저한 정치를 하셨죠. 사소한 일로 사람의 목이 날아가고 가문이 멸망당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죠? 그런 공포의 시대를 왜 백성들은 모를까요?" 피의 시대라고 부른다. 하지만 우습지. 백성들이 전혀 모르는 사이 십 년 이란 짧지 않은 시간이 그렇게나 공포스러웠다는 거다. 그런 시대가 있었 는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모조리 죽었다라기 보다는 원래 수가 적은 거였다. "전 바보가 아닙니다. 아버진 썩은 채 조금씩 문드러지고 흔들리는 하와크라는 나무에 칼질을 하신 겁니다. 아마 저라도 그 상황에선 그렇게 했을거라고 생각되는군요." 천 년이란 긴 세월동안 이어진 왕가와 귀족들. 그 폐단이란 건 상상을 초월 할만큼이나 깊었다. 바크의 선친. 로아의 삶이란게 폐단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었다. 어려서 방황하고 젊어서 고뇌한다. 그리고 진실을 알았을 때의 충격은.. 바크로선 짐작도 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내려진 결단이 무엇인지 충분히 짐작이 갔다. 정화! 더러운 건 모조리 태워 버리고 찢어서 박살내 버린다. 자신과 같은 인생이 다시는 태어나지 않도록! "그 대가는 피에 찌든 손이었겠죠. 그런 손으로 왕이 될 생각은 못하셨는지나치형에게 왕위를 물려준 아버님은 십 년에 이르는 피의 삶을 정리하시고 로아로 내려오셨습니다." 켈프힌은 묵묵히 입을 다문 체로 바크를 바라보기만 하고 있었다. 바크가 피 식 웃으며 말했다. "여기서 이야기가 끝났다면 더할 나위 없는 해피 엔딩. 전 이런 불만투성이바보 왕이 될 필요도 없고 당신도 멍청한 왕을 모시는 바람에 목숨을 건충언을 할 필요도 없었겠죠. 하지만.. 아버진 왕이란 거에 욕심이 있으셨습니다. 제게 이런 이름을 주신 거죠. 어렸을 때 참 많이 고민했습니다. 나치 형을 만날 땐 정말로 힘들었죠. 그래도 참고 견뎠습니다. 아버지의 잘못된 판단이 거기서 끝나고 전 죽을 때까지 영족으로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왔거든요." 바크의 입가에 허탈한 미소가 생겨났다. "아들이 아버지를 감히 판단하는 건 잘못이었을까요? 아버지는 절 왕으로 만들겠다는 욕심을 버리기는 커녕 점점 더 불려나갔던 겁니다. 그 와중에 휩쓸려 무고하게 죽은 사람도 적지 않죠." "그래서. 그 죄의 대가를 받겠다는 말입니까?" 역시 노인은 괜히 노인이 아니군. 바크가 싱긋 웃었다. "글쎄요. 일종의 시험이겠죠. 지금 절 죽이겠다고 올라오는 저 사람들은 사실 아버지에게 무고하게 희생당한 사람들입니다. 힘으로 막을 생각은 없습니다. 일부러 군사를 일으켜 싸울 필요도 없겠지요. 제가 잘못된 거라면죽는 건 저 하나면 족하니까요." 바크의 가벼운 미소가 아침 햇살에 빛났다. 멍청하고 바보 같은 왕의 정체는 이 것이었나? 아직 인생을 덜 살았다는 무지막지한 생각을 품는 켈프힌이었 다. "실패.. 했습니다." 장소가 바뀌어 화려한 성의 서재. 니즈가 카웰을 향해 간단한 어조로 시위 사건의 발단과 결말을 설명했다. "흐음~ 그거 참.. 시덥지 않게 끝났군." "어쩔까요?" "인형들이 수도에 도착하는 건 아직 8일 뒤지? 그렇다면 그 동안 온 힘을 다해 괴롭혀서 절망을 느끼게 해 줘야겠지." "무슨 수로?" "역사책을 보도록 할까?" 카웰이 싱긋 웃으며 들고있던 책을 들어 보였다. 니즈의 무표정한 얼굴에 처음으로 무슨 말이죠? 란 의문이 떠올랐다. 카웰이 웃으며 말한다. "왕을 괴롭히는 수많은 방법. 역사란 건 인간에게 항상 올바른 지식을 전해주는 법이지. 자, 이걸로 할까?" 책의 한켠에 그려진 그림을 니즈에게 보여주는 카웰. 니즈는 고개를 잠시 내려 그림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행하죠." "서둘러. 시간은 빛처럼 빠른 법. 왕의 목숨을 받으러 가는 건 금방이야." "예." 언제나 처럼 똑같은 톤의 목소리와 똑같은 행동. 반복되는 일상. 니즈의 모습이 사라지자 카웰은 느긋하게 눈을 감았다. 악몽과도 같은 끔직한 과거가 새록새록 눈앞에 그려진다. 하지만 느껴지는 건 쾌락에 가까운 전율. 끔찍하고 후회스러우며 한없이 보기 싫은 과거를 스스로 밟아 부셔버릴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자는 그리 많지 않다. 거기 에 선택된 자신의 행운에 감사하는 카웰이었다. 계속.. ps:8연참? --; 나도 못 믿겠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56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34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5/03 03:32읽음:205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34) == 제 9장 < 결말. > == --------------------------------------------------------------------- 카웰의 '괴롭히기 대작전'의 1장은 이쪽의 방어로 스코어는 1:0. 하지만 그 걸로 기뻐하지 않는 론이었고 실망하지 않는 카웰이었다. 여전히 주도권은 카웰의 손에 있었고, 그리고 카웰은 그것은 주저하지 않고 사용했다. 비극은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 입을 다문 채 론은 손안에 잡혀 목을 이리저리 돌리고있는 새를 쳐다 보았 다. 딱히 볼게 없다라기 보다는 생각을 하기 위해서였다. 방안엔 레아드도 같이 있었지만, 레아드 역시 조용히 생각을 하는 중이었다. "예상했던 일이었어. 바크 녀석도 알고 있었을 테고." 푸드득.. 그 작고 날카로운 발에 자그마한 종이를 달고 날아왔던 새를 다 시 창문 밖으로 날려보낸 론이 가볍게 한 숨을 내쉬었다. - 반란군 길테아를 공격. - 여지건 평화적으로 잠자코 수도로 진격을 하던 녀석들이 갑자기 태도를 돌리더니 단숨에 근처 도시를 공격한 것이었다. 말 그대로 사나이들과 청년을 죽이고 여성들을 범하고 닥치는 대로 약탈을 하며. 마지막으로 도 시를 깨끗하게 불태워 버렸다.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머리 속에 자연스레 장면이 그려졌다. 지옥의 한 부분을 그대로 지상 위에 펼쳐 보인 듯한 풍 경이 펼쳐진 가운데 사람들이 뛰어 다닌다. 온 몸을 땀으로 적시는 활활 타오르는 불길은 사람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들려오는 비명소리를 양념 삼아 인간은 그 탈을 벗어버린다. 붉게 타오르는 불꽃과 열을 잠시나마 식혀주는 적색의 피로 도시는 붉게 물들고. 사그라든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행동 할 줄은 몰랐네. 어제 시위는 그냥 놔둘걸 그랬나?" 괜히 신경을 건드렸으니 그 벌이다! 라는 듯한 녀석들의 비웃음이 들리 는 듯 했다. 론이 인상을 찡그리더니 성 쪽을 쳐다보았다. "이렇게 되면 바크도 군사를 움직일 수밖에 없겠군." "전면전이구나." "그렇게 되겠지." 아니, 그렇게 되면 좋겠지. 고개를 끄덕이면서 론은 속으로 실소했다. 과연 바크가 군사를 움직일까? 그럴 생각이 있었다면 진작에 했을 텐 데 말이다. 군사를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면 군사를 움 직여야 한다. 그게 그나마 최악의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벗어 날 수 있는 방법이니까. "레아드. 나가자." "응? 어딜?" "번과 쇼한테 근처 여관에 머물라고 말해놨어. 부탁한 물건이 있거든." "시약?" "응." 레아드의 얼굴에 놀람의 빛이 나타난다. "오늘 할 생각이야?" 론이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대로 움직이는 녀석이었다면 여지건 날 이렇게 힘들게 하지도 않았을 거다. 그것이 바로 니아 바크. "군대는 움직이지 않을 거야. 그러니 일찌감치 바크 녀석 챙기고 떠나자." 그게 바크란 녀석이지. 시위가 무위로 끝난 채 시무룩한 허탈감으로 수도는 며칠째 왠지 맥이 빠져 버린 기분이었다. 이런 때를 노려 가벼운 마음으로 노점상을 털어 보려는 도둑들이 기승을 부릴 듯 했지만, 수도의 치안은 의외로 철저해서 다행스 럽게도 그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정말 조용하네." 길게 뻗은 대로를 거닐며 레아드가 간단하게 수도에 대한 평을 내렸다. 일 을 할 필요도, 이유도 찾지 못한 사람들은 멍하니 집안에 틀어 박히던지 일찌감치 술집으로 향했고, 덕분에 길거리엔 사람의 모습을 찾기가 힘이 들 정도였다. 가끔 술에 취한 채 길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궁상들의 모습이 드문드문 보이기도 했다. "여기야." 론이 '루완드의 만남'이란 이름의 여관 앞에서 발을 멈췄다. 삼층으로 이 루어진 호텔에 가까운 커다란 여관. 한번 목을 꺾어 여관을 둘러본 레아드 는 론이 여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서둘러 따라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훌륭해! 라고 말해줄까? 이런 무기력한 맥빠지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예쁘 장하게 생긴 여 종업원이 문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다가오더니 상냥한 미소 를 가득 담은 얼굴로 인사를 했다. 집안에 무슨 사정이 있던지, 아니면 이 여관집 딸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 론 님." 수도 여관의 1층은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로 무조건 홀이다. 가벼운 술과 음식을 팔며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들이 오가는 곳. 일찌감치 와서 자리 를 잡고있었는지 오랜만에 보는 번 씨가 론에게 고개를 숙여 보이며 자 리에서 일어났다. 그 옆으로는 레아드는 처음 보는 한 여성이 서 있었다. 화려한 금발의 옆집 누나와 같은 느낌이 드는 여성. 아마도.. '쇼'씨겠 지? "난 구운 빵과 맥주. 레아드 넌? 고기 파이? 응. 알았어. 그리고 고기파이 하나요." 새가 전해 온 이야기가 마음을 심란하게 만드는 바람에 아침을 거른 론 은 여 종업원에게 식사를 시키고는 번과 쇼가 있는 자리에 가 앉았다. 금발의 여성. 쇼가 일어나며 론을 맞이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몸은 괜찮으신 지요?" "인사는 됐고, 소개할게. 레아드. 이 쪽은 스얀이야. 짧게 쇼라고 부르기도 하지. 레아드에 대한 소개는 따로 필요 없지?"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쇼가 웃으며 레아드에게 인사를 건넸다. 으으음.. 어째서 번이던 쇼던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하는 거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레아드는 쇼에게 마주 인사했다. 론이 싱긋 웃더니 쇼와 번을 돌아 보 았다. "그래, 성안은 요즘 어때?" "반란군에 대한 이야기로 소란스럽습니다. 그 외엔 아무 일도 없고요." 번의 대답이었다. "바크는?" "조용하시던 데요. 뭔가를 기다리시는거 같기도 하고.." 렐과 키슈의 소식을 기다리는 걸까? 아이들의 행적을 발견하는 건 쉽지 않 을 테니 적어도 소식이 오는 건 며칠 뒤나 될 텐데. 그것도 운이 좋을 경우 다. 아이들이 행적이 모란이나 라하트까지 뻗어있다면, 한달 정도는 넉넉 히 걸릴 거다. 턱을 쓰다듬으며 흐음~ 잠시 생각을 하던 론이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뭐, 생각하는게 있겠지." 론이 피식 웃고는 잠시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번과 쇼를 번갈 아 보았다. 둘의 얼굴에 약간의 홍조가 피어오르는 거 처럼 보이는 건 레아 드의 착각일까? 론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지금쯤 단란한 신혼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어야 하는데 망쳐서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푸웁! 레아드가 갑자기 기침을 쿨럭쿨럭 하더니 번과 쇼를 번갈아 보았 다. 겨, 결혼.. 한 건가? 부부? 번의 얼굴이 약간 붉어지는데 쇼가 화사 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별 말씀을요. 오히려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이 끝나면 원할 때까지 쉬도록 해 줄게. 집도 근사한거 하나 차려주고 말야. 아이 이름도 지어줄까?" 으으으음~ 번 씨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진다. 이런 상황에선 남자가 오히려 부끄러워 하는 건가? 쇼. 스얀이 밝게 웃으며 말하는 론을 보고 는 그윽한 미소를 지었다. 어린 소녀들은 도저히 따라 할 수가 없는. 뭔 가 빨려들 것만 같은 성인 여성들의 깊이 있는 미소. "건강하신 모습을 뵈었으니 이 이상 바랄게 없는 걸요." 론이 씨익 웃었다. "약삭빠르긴. 하나도 안 변했구나. 이러니 순진해 빠진 번 녀석이 네 손바닥에서 놀아나다가 잡혀버리지." "로, 론 님. 먼저 청혼을 한 건 접니다.." "그러니 순진해 빠졌다는 거다~ 녀석아." 나이가 거꾸로 뒤바뀐 듯한 장면. 적어도 6~7년 정도는 차이가 나는 론과 번은 입장이 반대인 듯 오히려 번이 론에게 쩔쩔 매고 있었다. 음~ 보기 좋 다고 느껴지는 건 왜 일까? 론이 밝은 얼굴로 하하. 웃고는 말했다. "위험한 일은 시키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기네아도 근처에 있으니까 내가 없을 땐 녀석의 지시를 따르면 되고." "아, 예.." "그나저나. 그거 가져왔지?" 시약 이야기다. 번이 고개를 끄덕였다. "본가에서 나올 때 가져온게 몇 개 남아 있긴 합니다." "좋아." 잘 됐군. 이라며 고개를 끄덕끄덕 이는 론에게 번이 조심스레 물었다. "저어, 그런데.. 론 님. 전 세트로 전부 가지고 나오시지 않으셨던가요?" "아아~ 그거? 가지고 나오긴 했는데." 론이 조끼처럼 생긴 옷을 들쳐 보였다. 예전 같았으면 주렁주렁 달려 있었 을 시약 병은 단 한 개도 없었다. 론이 픽 웃었다. "다 써버렸거든." 번과 스얀의 얼굴이 헬쓱하게 변한다는 것도 착각일까? 사실,지금은 만들지도 못 하는게 바로 시약이다. 섬광 탄이니 화염 탄이니. 론을 만난 뒤로 워낙 자주 보게 된 거라 레아드는 깨닫지 못했지만, 대륙 어디 를 가도 손톱 만한 약병을 던져 집 한 채를 단번에 박살내는 엄청난 무기는 구할 수도. 구경 할 수도 없다. 다시 설명하자면, 그 시약이란 것 들은 몇 몇 조잡한 것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 천년 전의 유물이란 말이다. 가격을 매겨보라면 도대체 머리 속으로 상상도 못 할 정도의 숫자들이 나열 될 것이다. 더구나 론이 본가를 나오며 가지고 나온 것들 중엔 마력을 담은 것들까지 있었다. 그 값어치란 성 한 두개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닐 진데... ..다 써버렸거든...이란 말을 잘도 하는 론인 것이다. 계속... --------------------------------------------------------------------- 정말로~~ 오랜만에 비라는걸 듬뿍 맞아봤습니다. 기분이 좋군요. *_*우산이 있을 때도 가끔 일부러 비를 맞기는 하지만'저거 미친 xx아냐?' 라는 시선이 따가워 오래 하지못하는 저에게 기회가 왔습니다. 차비도 없고! 우산도 없고! 차도 끊긴!! 최고의 찬스. 비는 주럭주럭 오고... 집 까지 홀딱~ 맞으며 와버렸군요. 음... 좋은 꿈들 꾸세요~『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66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35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5/08 14:36읽음:2294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35) == 제 9장 < 결말. > == --------------------------------------------------------------------- 술이라고는 가벼운 도수의 맥주 정도 밖에 없는 터라, 여관 1층의 홀은 술 을 찾아 수도를 배회하는 인간들의 관심 밖인 모양이었다. 드문드문 맥주 를 시켜놓고 밝은 조명 아래서 이야기를 하는 두세 무리의 사람들을 제외 하 고는 홀은 한적한 분위기였다. "작렬탄 두 개. 섬광탄 하나에 가오룬? 이런 것도 가지고 나온 거야?" "시타 님이 주신 겁니다. 요긴하게 쓰일 거라 말씀하시면서.." "할망구. 치사하게 내가 달라고 할 때는 안 주더니.." 은은하게 빛이 나는 작은 시약 병을 주머니에 갈무리하면서 론이 투덜거렸 다. 옆에서 방금 나온 고기파이 한 조각을 덥석 입에 물고 오물오물 먹던 레아드가 궁금하단 표정을 지었다. "할머니? 론, 할머니가 계셨어?" "아냐, 우리 집안 인간들은 너무 잘 놀고 잘먹는 탓에 일찍 죽는다고. 할망구가 될 때 까진 못 살아." "헤?" "시타라고 아이리어 가에 붙어사는 귀신 할망구야. 나중에 소개시켜 줄게. 여튼, 쓸만한 건 몇 개 안되네." "죄송합니다." 번이 고개를 숙여 보였다. 론이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휘휘 젓더니 말했다. "잘못한게 없으면 사과하지마. 가오룬이 있으니 조잡한거 몇 개보다는 훨좋군. 이거 혹시 결혼 선물 아니었어?" "그.. 그럴리가요. 그렇게 귀한걸.." 허둥지둥 대답하는 번을 보며 론이 씨이익~ 웃었다. "나한테는 그렇게 귀한걸 뺏어갔으니 더 좋은걸 내놓으라는 소리로 들리는구만?" "저, 절대! 아닙니다...!" 옆에 있던 스얀이 쿡쿡 웃었다. 레아드도 슬쩍 미소를 지었다. 으음~ 이 사람 론의 말대로 아마 평생동안 스얀의 손아귀에 잡힌 채 즐거운 비명을 지르면서 살 거 같다. 잠시동안의 즐거운 대화를 끝낸 론이 반쯤 마시다 만 맥주를 단번에 들 이키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 밤 궁에서 만나지. 기네아에겐 미리 연락해 줘." "예." "그럼. 즐거운 시간 보내라고." 마지막까지 번을 놀리는 론이었다. 허리를 90도 정도로 꺾던 번의 몸이 그대로 경직 되 버렸다. "아무쪼록 살펴 가시길. 레아드 님도 몸조심하세요." "예~ 나중에 뵈요." 스얀의 인사에 레아드가 웃으며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서둘러 먼저 문을 나선 론을 따라 나갔다. 어느새 론은 저 만치 앞서 가고 있었다. 탁.탁. 탁. 가볍게 뛰어 론을 따라간 레아드가 미소를 지으며 론의 옆에 섰다. 론이 레아드를 돌아보며 웃었다. "잘 어울리는 녀석들이지?" "응. 행복했으면 좋겠어. 꼭 그렇게 되겠지만." 저 둘을 보고 있노라니 머리 속에 북쪽으로 떠난 엘빈과 파오니가 떠 오른 다. 아마도 둘이 결혼하면 저런 멋진 한 쌍이 되겠지? 백색의 아름다운 드 레스를 입고 그 아리따운 자태로 식장에 들어서는 누나. 그리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양복을 입고 따라 들어오는.... '...헉.' 흐뭇하게 그 광경을 상상하던 레아드가 한 순간 자신이 그런 엄청난 망상 . 아니, 망상이란 단어론 모자라다. 공포스럽기까지 한 광경을 떠올린다 는 사실에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으으으~! 니 파오니!!!! ..형.. 감히 우리 예쁜 엘빈 누나가 자는 사이 - 사실 나 때문이었지만..- 그.. 그.. 그거.. 하여간!! 일을 저지르고도 결혼을 하겠답시고 누나를 끈질기 게 따라다니다니. 눈에 뭐가 씌여 혹해버린 누나가 허락을 한다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진다고 해도 내가 절대로 용서 못해!! - 시스터 콤플렉스 자식. - 바크가 있었다면 이런 따끔한 말을 들었을 생각을 머리 속으로 하면서 레 아드는 파오니가 마치 앞에라도 있는 듯 눈을 부랴부랴 치켜 떴다. 영문을 모르는 론은 잠시 의아한 얼굴로 그런 레아드를 바라보았다. "참, 아까 물어보려고 했는데." 론이 빤히 자신을 쳐다보는걸 깨달은 레아드가 점잖게 헛기침을 한번하고 는 론에게 말했다. "가오룬이라는게 뭐야? 작렬탄과 성광탄은 아는 건데 그건 처음 들어 봤어. 들어보니까 굉장히 귀한 거라고 말하던 거 같던데." "아~ 그거? 음, 뭐랄까. 귀하긴 하지. 이걸 포함해서 이젠 세 개 밖에 남지 않은 거니까." "그렇게 귀한 거야?" "응. 죽은 사람도 살리는 거니까." 에엑!? 레아드의 입에서 놀람을 넘어선 충격에 비명에 가까운 탄성이 튀어 나와버렸다. 론이 하하~ 웃고는 설명했다. "말이 그렇다는 거야. 말이. 정말로 죽은 사람을 살리는 효과는 없어. 가끔살려주기도 하긴 하지만." 도대체 맞다는 거야 아니란 거야? 론이 약병을 옷 주머니에서 꺼내들더니 한 손으로 그걸 가리키며 말했다. "이건 말야, 공격용은 아니고 방어용도 아니고 회복용도 아니지만. 가끔그거 셋을 다 이루게 해 줄 때도 있어. 땅을 가르고 바다를 뒤집기도 하는가 하면, 돌맹이 하나가 튀어 나올 때도 있고. 집채만한 돌덩이를 막아주는가 하면 날아오는 나무 쪼가리도 못 막지. 가끔 죽기 직전의 사람도살려주지만, 어느 땐 가시에 찔린 상처도 안 고쳐 줘." ...그러니까 그게 도대체 뭐냐구? 장황하지만 무슨 말인지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는 론의 설명에 레아드가 슬슬 화가 난 얼굴을 하기 시작했다. 론이 씨익 웃더니 여지건의 설명을 간단하게 압축해서 설명... "비켜!!" 하려고 했으나, 순간 어떤 사나이가 론의 어깨를 퍽! 치고 가는 바람에 론 이 들고 있던 약병이 론의 손에서 벗어나 하늘로 치 솟았다. "우아아앗!!" "와아아앗!!" 비슷한 비명이 터지면서 레아드와 론이 팽그르르~ 돌며 저 쪽 땅으로 떨어 지는 약병을 향해 전력을 다해 뛰어 들었다. - 퍽! - 둘이 부딪히며 와당탕 땅에 한바탕 굴렀다. 동시에 둘의 사이로 죽은 사람 도 살릴지도 모른다는.. 이상하지만 대륙에 이젠 세 개 밖에 남지 않았다는 엄청나게 귀할 거 같은 시약 병이 뚝 떨어졌다. 그리고.. 그 결과는? "...." 론이 넘어진 아픔도 참으며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천천히 폈다. 없다.. 있지 않다.. 아이리어의 장이 몸을 날리며 땅에 곤두박질 칠 정도로 귀한 시약 병은 론 의 손에 잡히지 않았던 것이었다. 론의 시선이 같이 슬라이딩을 한 탓에 옆에 누워있는 레아드에게 향했다. 론의 손에 아무 것도 없는걸 확인한 레 아드는 론과 함께 자신의 손을 보았다. 펴지는 손.. "미.. 미안." 역시 아무 것도 없었다. 잠시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레아드의 손을 지켜보 던 론이 부들부들 떨더니 벌떡 일어섰다. "어떤 자식이야아! 당장 나오지 못해!!" 아무도 없는 정적의 거리에서 론이 바락바락 소리를 쳐보았지만, 들려오 는 거라고는 공허하게 메아리치는 자신의 목소리 뿐. 그 자리에 누운 채 잠 시 동안 허전한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보던 레아드가 푹~ 한숨을 내 쉬었다. 한참을 우어어어! 괴성과 욕을 해대던 론이 씩씩거리며 숨을 몰아쉬더니 레아드에게 다가왔다. "으~ 망할. 재수가 없으려니 세상에 이런 일도 일어나네. 레아드, 일어나. 옷 더러워졌겠다." "미..안." "뭐, 나도 못 잡았는걸. 나한테 미안해 할 필요 없지. 정 미안하면 나랑같이 아까 그 자식욕이나 하자." "....응." 론의 부축을 받으며 레아드는 땅에서 일어섰다. 가을이라 땅이 건조해서 먼지나 흙이 옷에 잔뜩 묻어있었다. 슥슥 얼굴과 팔에 묻은 흙을 털어 낸 후, 레아드는 론의 도움으로 옷과 머리에 묻은 나머지 먼지를 털어 냈다.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땅을 바라보던 론이 한숨을 내 쉬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번 녀석을 오늘 만나는게 아니었는데. 운이 안 좋았다니. 아이러니하군." "미.. 미안." "거 참. 레아드가 사과할 필요 없다니까. 괜찮아. 하..하하. 괜찮으니까.... 괜찮지..." 하나도 안 괜찮아 보여. 시무룩해지는 론의 얼굴에 덩달아 시무룩해지는 레아드였다. 그러고 보니.. "돌멩이 하나 튀고 끝났나 보네." "....응?" 엉뚱한 레아드의 말에 론이 풀이 죽은 모습으로 되물었다. 레아드가 땅을 가리키며 말했다. "돌멩이 하나 튀고 끝났다고. 아까 말했잖아. 그 시약은 땅과 바다를 가를때도 있지만 돌멩이 하나 튀고 끝날 때도 있다고. 이렇게 조용한거 보니" "레아드!!" "에?" "가위~바위!" 보! 순간 튀어나온 론의 말에 엉겁결에 레아드가 보자기를 펴냈다. 론이 낸 것은 주먹. 음.. 나의 승리. 가 아니잖아! "무, 무슨 짓이야?" "한번 더 할까? 가위~바위" 보! 또 다시 엉겁결에 손을 내밀고 자신의 멍청함에 눈물을 흘리는 레아드 였다. 이번에도 내 승리.. "도대체.." "자, 이거 볼래?" 론이 땅에 떨어진 작은 돌멩이 하나를 들더니 씨익 웃었다. 그리고는 공중 으로 살짝 집어던졌다. 자신의 머리 위로! 아이리어의 장이 맛이 갔어! 아니.. 아냐. 그게 아니면.. 설마? 공중에 뜬 돌이 허공에서 멈추더니 박살이 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은 레아드였지만, 돌멩이는 반대로 레아드의 기대를 박살내며 퉁. 웃고있는 론의 머리에 맞더니 톡.. 땅으로 떨어졌다. 세상에 사는 모든 상인들이여! 오늘을 기념일로 정하고 한~~ 삼 일정도 평소에 번 돈을 마음껏 뿌려 즐거워해도 좋을 거야. 그대들의 감당할 수 없는 적. 아이리어의 장이 저렇게 돌을 자기 머리위로 던지고. 그 돌에 맞으며 웃는 천치가 되어버렸으니-! 론의 어깨를 치고 간 사나이에게 평 생을 두고 감사하라고.. "도.대.체." 레아드가 눈을 흘기며 론을 노려보았다. "왜 그런 거야! 머리가 이상해 진 거야!?" "아냐. 내 머린 정상이야." "그럼 왜 그래!" "음~~ 그건 말야." 툭툭 자신의 머리와 몸을 만지작거리던 론이 시선을 레아드에게 옮기더니 다가왔다. 움찔. 뒤로 물러서는 레아드의 팔을 덥석 잡은 론이 얼굴을 레아드에게 바싹 들 이 밀더니 갑자기 싱긋 웃었다. 론의 손이 레아드의 얼굴로 다가간다. "뭐.. 뭐" "쉿. 가만히." 론이 나직이 말하더니 레아드의 귓가 부분에 손을 데었다. 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레아드가 불안에 눈을 꾹. 감았다. 순간, 론이 머리에서 손 을 떼더니 뒤로 물러났다. "자, 됐어. 눈 떠봐." "으.. 응?" 움찔거리며 레아드가 천천히 눈을 떳다. 뭔가 흐릿하다. 손? 빛이 나는걸. 반지..는 아니고. "아앗!" 눈을 크게 뜬 레아드가 바로 자신의 눈앞으로 와 있는 론의 손을 덥석 붙 잡았다. 그 손에는 깨져서 사라져버렸다고 생각한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 도로 귀할 거 같은' 시약. 가오룬이 들려 있었다. 론이 웃으며 말했다. "레아드 머리 위로 떨어졌다가 그 속으로 들어갔었나 봐." "아, 그래서 그런 거였구나. 후아. 다행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정말이지, 난 론이 맛이 간 줄 알고 얼마나 놀랬는데." 푸하. 레아드의 말에 론이 킬킬거리며 웃었다. 레아드가 눈을 흘겼다. "뭐가 우스워? 난 정말 놀랬단 말야." "아, 미안. 나도 경황이 없어서 그랬어." "뭐, 찾았으니 다행이지만.. 근데, 왜 그런 거야?" 레아드의 물음에 론이 약병을 들어 보였다. " '그대의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날을 선사하리라.' " "....?" 의아해지는 레아드에게 론이 말했다. "인간에겐 누구나 각자 주어진 '운'이라는게 있어. 정확히 오늘 네 운은어느 정도다. 라는 걸 말로 표현 할 수는 없지만, 그 운이라는건 하루하루조금씩 틀려지지. 운이 좋은 날은 뭘 해도 결과가 좋게 풀리지. 레아드도그런 적이 있을 거야. 그렇지?" "응." "만일에 그 '운'이라는 걸 잠시동안 절대적으로 좋게 만들 수 있으면 어떨까?" "...설마.." 레아드가 론의 손에서 빛나는 약병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설마가 맞아. 절대 행운! 인간이 가진 '운'이란 요소를 잠시 동안 무한대로 좋게 만드는 전설의 비약. 그게 바로 가오룬이지." "그럼 아까 가위바위보를 하거나 돌을 던진 건..?" "그거? 간단해. 만일 병이 깨졌다면 레아드와 난 가오룬 덕분에 잠시동안운이 엄청나게 좋아졌을 거야. 그런 상황에서 내기를 한다면 누가이길까?" "음.. 글쎄." "둘이 똑같이 운이 좋아졌으니 아무도 이기지 못해. 지지도 못하지. 다시말해 계속해서 비겨야 하는 거야." "그렇다면 돌을 던진 건.. 맞지 않아야 한다는 뜻?" "응. 돌이 내 머리에 떨어지기 전에 무슨 일. 음.. 하늘을 날던 매가 갑자기 땅으로 내려와 돌을 낚아 채던지 하는 거 말야. 어쨌든 어떤 일이던일어나서 돌이 내 머리에 맞지 않았어야 했던 건데." "돌은 론의 머리 위로 떨어진 거구나. 알겠어~! 와~ 생각해보면 굉장한 약이구나~" 죽을지도 모를 정도의 상처도 치료한다는 뜻을 알겠는지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약 자체는 치료 효과가 없다. 그러나 중상을 입고 있는 사람에 게 이 약을 뿌린다면 갑자기! 어디선가! 난데없이! 지나가던 의사의 눈에 발견되어 살게 될지도 모른다는 소리다. 생각하기에 따라서 정말 무시무시 한 효과를 지닌 비약이었다. 론이 훗훗~ 웃으며 손가락 하나를 들었다. "이 약 하나로 팔자 바꾼 인간들 이야기는 한두 개가 아니지." "오호. 알만해." "그 중에는 왕이 된" "비켜어!" 자랑스럽게 말을 하던 론과 그걸 듣던 레아드는 난데없이 들려오는 고함 소리에 파랗게 질리면서 후다닥 옆으로 피했다. 순간 바로 옆으로 아까 와 비슷한 패턴으로 어떤 사나이가 후다닥 달려가는게 보였다. 단지, 다 르다면 아까는 한 명이었고 이번엔 수십 명이란 점. 우르르 달려가는 사람들을 보며 론과 레아드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대 낮에. 어른들이. 술도 안 취한 얼굴로 저렇게 달린다는 건 체면을 뛰어 넘 는 어떤 일이 있기 전엔 힘든 것이다. 그것도 달리는게 한 명이 아니라 수 십 명이라면 그 일의 무게가 달라지는 건 당연한 법. 둘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고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뒤를 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방향은 광장. 달려가는 가운데 골목이나 집안에서 사람들이 튀어나오는 게 보였다. 광장에 다가갈 수록 그 수는 많아졌고, 웅성거림은 커졌다. 어느새 멀리 광장이 보였다. "무슨 일이지?" 뛰면서 레아드가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듯 자문했다. 멀리 보이는 광장의 위로 한 가닥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게 보였다. 그리 고 그 앞으로 웅성거림이 극에 다다른채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도. 그들은 무언가에 막힌 듯 광장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하고 그 밖에서 소란스 럽게 떠들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간 레아드와 론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 다. 상당수의 병사들이 광장 안으로 들어가는 길목을 막아선 채 사람들을 밀어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과 병사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진다. "돌아가시오!" "비켜! 내 아들이 저기 있단 말이다!" "돌아가라고 말하지 않습니까!" "파드! 파드!!" "우리 남편이.. 남편이!!" 절규. 비명소리가 울려 퍼진다.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병사들을 밀치려 했 지만, 병사들 역시 필사적으로 그들을 막아섰다. 멀리 피어오르는 검은 색 연기. 불안한 느낌이 가슴을 스치고 지나간다. "으아아아악!" "저,, 저기!" "꺄아아악!!" 갑자기 앞쪽에 있던 여자들이 비명을 지르고 남자들이 경악하기 시작했다. 뒤쪽에서 사람들을 밀치고 앞쪽으로 다가간 레아드와 론은 곧 그들이 경악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의 비명 소리에 뒤를 돌아 '그것'을 본 병사들의 얼굴 역시 경악이란 빛이 떠올랐다. - 콰륵.. 화악! - 타오르는 불길. 하늘로 치솟은 연기. 메케하고 고약한 냄새가 사방을 찌른 다. - 콰르륵! - 그것이 움직일 때마다 듣기에도 징그러운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 믿기지 않는 광경. 엄청난 화염 속에서 터벅. 터벅. 사람들을 향해 걸어 오는 그것. "마.. 말도 안돼." 레아드의 입이 자연스레 벌어졌다. 인간. 아니, 인간의 탈을 뒤집어 쓴 그것은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마치 피크닉 이라도 즐기는 듯 천천히 사람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옷은 엄청난 화염에 녹아 살에 달라붙어 부글부글 끓었고 입술은 몽땅 타버려 안으로 징그러운 뼈가 드러났지만, 그는 무심한 얼굴로 걷기만 할뿐이었다. "....!" 정적.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정적. 모두의 눈이 그것에게로 향했다. 그의 걸음이 멈춰졌다. 그의 고개가 천천히 들어진다. 그는 자신을 바라 보는 모두를 돌아보았다. 그의 뼈 밖에 남지 않은 입이 천천히 벌어지기 시작했다. 덜컥거리며 언제라도 땅으로 툭. 떨어질 것 처럼 보이는 그의 턱은 잠시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흔들리다가 곧 한 자리에서 멈췄다. 그의 타오르 는 목에서 쇳소리에 가까운 가래 끓는 소리가 들려온다. 징그럽다. 과거 로부터 불에 스스로 몸을 던져 죽는 자들에겐 찬사를 하기도 하지만, 저 건 어떻게 봐도 징그러웠다. 모두의 시선이 벌어지는 그의 입으로 향했다. 그리고. 결국에 터져나왔다. - 왕을 죽여라!! - 그의 입에서 피와 함께 불길이 터져 나온다. - 악마를 처형하라!! - 그의 눈이 터지며 그 안에서 불꽃이 치 솟는다. - 우리는 죄가 없다아아아--!! - 그의 몸이 바스라진다. 타오르는 불길. 타오르는 인간. 타오르는 눈길들. 레아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간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66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36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5/08 14:37읽음:213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36) == 제 9장 < 결말. > == --------------------------------------------------------------------- - 왕을 죽여라! - - 악마를 처형하라! - - 우리는 죄가 없다! - 이 말이 그토록 하고 싶었을까? 대륙이 생겨나고 인간이란 존재가 태어난 이래 사상 최악의 일이 하와크의 수고에서 벌어졌다. 사상자 이백여 명. 모두가 스스로의 몸에 기름을 붓고 스스로의 의지로 그 몸에 불을 붙였다. 타오르는 입에선 왕을 죽이란 마지막 단발 마의 비명이 터져 나온다. 세상에 이것 보다 강렬한 의지가 있는가? 수도는 순식간에 패닉 상태에 빠져들었다. 고귀한 영혼의 학자가 타락하는 세상을 경고하며 스스로의 몸에 불을 지른게 아니다. 죽은 건 자신의 아들. 그리고 남편. 아버지였다. 남겨진 자들의 눈엔 허탈함과 슬픔. 그리고 그것들을 모두 태워버리는 분 노가 담겨진다. 그들은 모인다. 분노를 담고. 그들은 말한다. 분노의 이유 를. 그들은 외친다. - 악마를 죽여라!! - 그렇게.. 광란은 시작되었다. "카웰 자식. 죽여버리겠어." 론의 입에서 상상도 못할 이야기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거기에 반론을 달 생각은 추호도 없는 레아드였다. 아침엔 반란군이 아무 이유도 없이 사람 들을 학살하더니 점심엔 사람들이 이유도 없이 몸에 불을 지르며 죽어간다. 이유는 간단하다. 바크를 괴롭히기 위하여. 그 이유 하나만으로 사람들이 죽는다. 그리고 그 죽음의 대가로 바크는 충 분히 괴로움을 당하겠지. - 우와아아! 왕을 죽이자! - 창 문 밖으로 광장으로 달려가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였다. 창에 기댄 채 팔짱을 끼고 그네들을 바라보는 레아드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겁이 나. 무슨 일이 더 일어날까.." 레아드의 불안한 음성에 론이 하! 크게 웃더니 말했다. "뻔해!! 곧 저 머저리 궁상들과 병사들이 대규모로 충돌하겠지. 수백 명이다치고 죽을 거야. 그 다음엔 도시 이곳 저곳에서 미친 짓들이 벌어지는 거야. 사람들이 사람을 치고, 죽이고." 병사가 아이를 때려죽이고 여인을 겁탈한다. 사람들은 분노해서 그 병사를 죽이고 병사들은 사람들을 죽이겠지. 너무나 뻔한 이야기. 너무나 뻔한 결 말. "하아.." 레아드가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밖에서 들려오는 고함들이 비수가 되 어 바크의 가슴을 도려낸다. 무섭다. 미쳐버린 세상이란 이런 걸까? 귀를 틀어막고 싶지만 간신히 참는 레아드였다. "저 녀석들 중 몇 놈이 인형인지 궁금하군." 어느새 일어나 창으로 다가간 론이 길거리를 뛰어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실 소 했다. 도대체 그 꼬마 자식, 능력이 어디까지인가? 기사 중 대부분을 인형으로 만들더니 이번엔 한꺼번에 이백 명이나 되는 인간들을 조종해 태 워 죽여버렸다. 올라오는 반란군 중에도 인형이 있을 테니 다 합친다면 그 수만 해도 족히 오백은 넘어갈 것이다. '말이 안돼.' 이해가 안 되는 수다. 인간은 단 한 명을 조종하는 것도 힘든 것이 바로 인형술이다. 그런데 단 한 명의 꼬마가 수백 명을 한번에 조종한다. 그것도 얼핏 봐서는 구분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그 능력의 끝이 궁금해지는 론이었다. "..아이들은 무사할까." 방바닥에 주저 앉은 채 무릎을 모아 안고있던 레아드가 중얼거렸다. 그러 고 보니 며칠째 카웰과의 신경전을 벌이느라 잊고있었다. 사라진 수십명. 혹은 수백 명이 될지도 모를 아이들. 도대체 무엇을 위해 데려간 걸까? 단 지 돈이 부족해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돈이야 상인 몇 명을 인형으로 만들면 충분하지 않겠는가. 돈과는 상관없다. 그렇다면 나머지 이유는 단 한 가지. - 제물. - 아이들을 죽여 힘을 얻기 위해서. 라는 이유가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상 따지고 보면 이것도 영, 아닌 소리 다. 아이 수천 명을 죽여봤자 힘을 주는 존재가 없는데 죽여서 뭘 하겠는 가? 쓸데없는 소리. "그러고 보니 키슈와 렐에게 준 정보도 틀린 거로군." "..뭐?" 풀이 죽은 얼굴로 땅 바닥을 바라보던 레아드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론에 게 물었다. 론이 픽 웃으며 말했다. "아이들은 산이나 숲 같은 험한 곳을 지나가지 못하니 마을 쪽을 돌며 녀석들의 뒤를 쫓으라고 했었잖아." "응. 그런데?" "인형으로 만들어 버리면 간단하잖아. 귀찮게 마을 같은데 들리지 않고도애들을 모두 인형으로 만들면 징징거리지도 않을 테고. 숲이던 산이던 갈수 있는 거지. 키슈하고 렐 녀석. 지금쯤 헛고생하고 있겠어." "......" 어차피 틀려먹은 일. 오늘 밤 바크를 설득하든 납치하든 해서 모란으로 튀 어버릴 론은 자포자기라도 한 듯이 실소했다. 잠시 레아드와 론은 입을 다 문채 창 문 밖으로 들려오는 소리들에 귀를 기울였다. 침묵.. 정적. 고요 함. 그리고 그것들을 동반한 허무함. "....에." 잠시 멍청한 얼굴로 밖을 내다보던 론이 인상을 찌푸렸다. "잠깐...설마." "론?" 의아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는 레아드에게 론이 손을 들어 멈추라는 신 호를 보냈다. 론의 얼굴에 당혹스런 빛이 떠오른다. "그거..!!" 당혹스러움은 이내 경악으로 변했다. 론이 잠시 크게 떠진 눈으로 멍청히 레아드를 쳐다보다가 갑자기. "머저리 녀석!!" 이란 소릴 지르더니 문을 박차고 밖으로 뛰어 나가 버렸다. 깜짝 놀란 레 아드가 후다닥 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보니 론이 여관 문 밖으로 나서는 게 보였다. "론! 어디 가는 거야!!" "잠깐 기다려! 곧 올 테니까!" 고개를 돌려 이층의 레아드에게 소리친 론이 후다닥 어디론 가로 뛰어가 버 렸다. 황당하기까지 한 론의 행동에 잠시 멍청한 얼굴을 한 레아드가 머릴 긁적이더니 투덜거렸다. "누가 머저리라는 거야..?" "큰일이네요. 그런 일까지 벌어진 건가요?" 방금 번이 전해온 소식에 스얀이 인상을 곱게 찡그리며 말했다. 밖의 소란 스러움은 그것 때문이었나? "론 님도 재미없으시게 됐어. 이렇게 되면 바크란 소년 지키기가 힘들어지지." 번이 침대에 걸터앉으면서 말했다. 그런 번에게 스얀이 눈을 흘겼다. "방금 재미라고 말했어요?" "응. 왜 그래?" "별거 아니긴 하지만. 론 님 앞에선 입 조심하는게 좋을 거예요. 그런 말을함부로 했다간 호되게 혼나실 걸요?" "..어째서?" 으음~ 무식하긴! 스얀이 팔짱을 끼고 말했다. "론 님 얼굴을 뵙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예요?" "론 님 얼굴이 어때서?" 내 남편의 단점 하나 발견. "으으음! 그렇게 밝아지신 모습을 보고도 아무 것도 느껴지는게 없단 소리예요?" "아, 있지. 있어. 워낙 변하셔서 처음 봤을 땐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난감하기 짝이 없더라고." "느꼈다니 다행이네요. 더불어 재미만 가지고 사람이 그렇게 변할 수는없다는 것도 같이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어요." 차갑기 그지없는 스얀의 반응에 번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삐진 건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흥~ 흥~'거리며 뭐라 투덜거리는 아내를 위해 번이 뭐라 입을 열려고 했다. 그 순간 아래층에서 뭔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 왔다. - 어서 오세.. 깍! - - 이, 이봐! 자네 뭐.. 컥! - - 뭐야 이 자식.. 크학! - 우당탕! 요란하게 접시가 깨지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거칠게 계단을 밟는 소리가 그 뒤를 따른다. 그렇게 소란의 근원지는 엄청난 소음을 일으키며 결국 여관 삼층까지 올라오고 말았다. 번과 스얀이 불안한 눈과 귀로 밖 의 동정을 살피며 자신들의 방문에 시선을 맞추는 순간,- 쾅! - 하는 소리와 함께 결국 방문이 너덜너덜 반쯤 부서지며 열렸다. "하아.. 하아.. 하아...!" 문 앞에 선 채 핏발이 선 눈으로 문 안쪽의 둘을 바라보는 소란의 근원 지이자 조용하던 여관을 한 순간에 폭풍으로 휩쓴 자. "로.. 론 님?" 론이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66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37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5/08 14:39읽음:218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37) == 제 9장 < 결말. > == --------------------------------------------------------------------- "...분명 인형술이란 일종의 최면. 즉, 상대방에게 하나의 법칙을 부여함으로서 시술자가 원하는 데로 조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법칙이 많으면 많아질 수록 인형은 더욱 다루기가 힘들어지죠. 동물에게 인형술을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나 인간에게 걸 때 힘든게 바로 이 점입니다. 인간을 인형으로 삼으려면 적어도 수십 개의 법칙을 부여해야 하고 자연스럽게 행동하게 하려면 그 두 배. 아니 몇 배에 해당하는 법칙을만들어 줘야 하니까요. 그 중 하나의 법칙이라도 인형이 처한 상황과 어긋나 버리면 미치게 되버립니다." "설명 장황하게 늘여놓지 말고 간단하게 대답해. 아이들은 인형으로 만들수 있는 거냐, 없는 거냐?" "만들 수 없습니다." "좋아." 론의 입가에 처음으로 길게 미소가 맺혔다. 지금으로부터 수 분 전. 여관 문을 부시다시피 하며 안으로 들어온 론의 일단의 행패에 주인이 따지러 삼층으로 올라왔고, 론은 그에게 거의 윽박 지르다 시피 하면서 금화 몇 개를 던져주고는 주인을 아래층으로 쫓아 내 었다. 그리고 론은 무.. 무슨 일이시죠? 라며 묻는 번을 제쳐 두고는 스얀 에게 다가가 대뜸- 아이들을 인형으로 만들 수 있는 거냐? - 라고 물은 것이었다. 스얀 역시 번 만큼이나 놀란 것은 마찬가지 였지만, 놀랍도록 침착하게 론 의 질문에 대답을 해 주었다. "아이들에겐 모든 것이 일종의 유희. 삶 자체가 그걸로 표현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절대적인 법칙을 부여하는 것은 힘들죠. '절대적'이란 개념이 아예 통하지 않으니까요. 단지, '잠들어라.' 정도라면 가능하긴 합니다만.." "입 다물고 산을 넘고 숲을 지나가라. 라는 건?" "힘이 들면 중간에서 암시가 풀려 버릴 겁니다. 아마 울겠죠." 스얀의 장난스런 대답에 론이 다시 한번 씨익 웃었다. 정말 마음에 드는 녀 석이란 말이야. 론이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더니 말했다. "좋아. 키슈와 렐의 고생도 그냥 고생으로 끝나진 않겠군." 론이 시선을 다시 스얀에게 고정 시킨 채 물었다. "하나 더 묻자. 사실, 애들을 인형으로 만들 수 있는 건지 물으러 온 건 단순히 확인을 하려고 했던 거야. 이게 본 목적이지. 실망시키지 않으리라고생각한다."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좋아. 묻겠어. 적어도 백여 명의 아이들이 사라졌다. 납치를 한 녀석들은'그림자' 놈들. 목적이 뭘까?" 스얀이 잠시 생각을 하더니 대답했다. "노예로 팔리는 없으니 다른 목적일겁니다. 아마도.." "아마도?" "마력의 증폭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리라 짐작됩니다." 론의 입이 길게 늘어진다. "제물 말인가?" 스얀이 고개를 저었다. "제물도 그 경우에 해답합니다만, 사실 제물이란 이 시대에 와서는 전혀사용할 가치가 없는 것."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뭐에 사용할까.. 고민을 했는데 말야." "해답을 얻으셨나요?" "아니, 그래서 네 의견을 들으러 온 거다." 스얀이 가볍게 웃더니 말했다. "마력을 증폭시키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자신 보다 강력한 마력을 지닌 자에게 힘을 빌리는 방법. 이 때 제물 등이 사용되죠. 그리고 나머지 한 개의 방법은." 론의 눈이 빛난다. 옆에서 듣던 번도 어느새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스얀 이 천천히 입을 열더니 말했다. "인간의 감정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공포인가?" "아마도 그럴 겁니다. 인간의 감정이란 정신적 힘. 한 명 한 명의 힘은 보잘 것 없지만 대량의 인간이 모이면 그 힘은 거대해 집니다. 예로 들어서지금 저 밖에서 고함을 지르며 달려 다니는 군중들의 경우. 전혀 사정을모르는 사람이 그들 근처를 지날 때 뭔가 '자극적이고 난폭하며 가슴이 진동'되는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강력한 감정의 파동의 영향을 받은 것이죠. 아이들의 경우는 어른들 보다 훨씬 강력한 감정을 지니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두운 밤이란 존재에 느끼는 공포는 어른이 느끼는 그것과는비교도 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아이들 수백 명을 모아놓고 공포를 느끼게 한다면 그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정신적 에너지는 엄청날 겁니다." "그걸 가지고 수백의 인형들을 한꺼번에 움직인다면. 가능한 소린가?" "가능할 겁니다." 마력이란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윤활유 같은 것. 상황에 따른 법칙의 절 대적 힘을 어느 정도 조절하면서 인형을 조정케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인간처럼 행동하는 인형을 만들 수 있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겠지. 론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번을 쳐다보았다. "미안하군." "예? 무.. 무슨 말씀이신지." "네 아내에게 몹쓸 짓을 하게 될 거 같다." 론이 당황해 하는 번에게서 시선을 다시 스얀에게로 옮겼다. 스얀도 갑작 스런 론의 말에 의아한 얼굴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론이 천천히 스얀에 게 얼굴을 들이밀더니 나직이 말했다. "미안하다. 힘들지만 해주길 바래." "로.. 론 님?" "미안." 촤아악! 론이 갑자기 품속에서 단검을 뽑아 들더니 그것을 힘껏 내 찔 렀다. 붉은 색의 피가 솟구치더니 단번에 스얀의 얼굴에 튀었다. 스얀과 번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론 님!" 깊게 박힌 단검의 사이로 대량의 피가 흐른다. 론은 천천히 자신의 팔에 박혀있는 단검을 뽑아내었다. 다시 한번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스얀. 네 말대로 녀석들이 아이들을 데려 간 이유는 마력의 증폭을 위해서 일거다. 방법이 어떻든 그 사실은 변함없어." 팔에서 흐르는 피와 고통은 마치 다른 이의 것이라는 듯, 론은 무표정한 얼굴로 하얗게 질린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스얀에게 계속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찾을 수 있지 않은가. 전 대륙에 마력이 흐르는 곳은 본가 하나뿐이다. 거길 제외한 다른 곳에 마력이 흐른다면 그곳이 바로 녀석들의본거지." "하.. 하지만.." "스얀. 분명히 탐색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 론의 말에 스얀이 덜덜 떨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했다. "본가를 제외한 전 대륙을 탐색해라." "못 합니다! 절대.. 절대 못 합니다!" 하얗다 못해 파랗게 질린 스얀이 고개를 크게 저으며 외쳤다. "명령이다. 날 화나게 하지 마라." "화.. 화 내셔도 하지 못하는 건 못하는 겁니다! 빨리.. 빨리 상처를 치료하셔야" 스얀이 힘이 빠진 모습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순간, 론이 다치지 않은 반대편 손으로 스얀의 팔목을 잡더니 끌어 당겼다. 그리고는 나직이 속삭이듯 말했다. "난, 장난으로 이러는게 아냐. 착각하지 마라. 놀이가 아니다. 지금 난 정말로 화가 나 있고, 날 이렇게 화나게 하는 녀석의 머리를 박살내지 않고는 절대 본가로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다. 스얀, 넌 이해 할거라고 생각한다. 아니냐?" 스얀이 덜덜 떨리는 입을 감싸며 고개를 저었다. 론이 비릿한 피 향내가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평생을 두고 이런 모습의 날 보는 건 지금 뿐일지도 모른다. 보기 좋다고생각한다면 날 도와줘. 난 지금 내 모습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어." "하지만.. 하지만.." "펠의 피는 마력, 그 자체. 특히 내 피는 다른 인간들과는 담고있는 마력의 격이 틀리다. 운이 좋다면 금방 찾아 낼 수 있어." 운이 나쁘다면 며칠이 걸려도 찾을 수 없겠지만. 그러나 미소를 지을 수 있는 론이었다. 떨리는 눈으로 론의 모습을 바라보 는 스얀은 잠시 고개를 돌려 번을 보았다. 번이 거칠게 고개를 저었다. 스얀이 다시 시선을 론에게로 옮겼다. "마..만일. 일이 잘못되어.. 론 님이 다치시기라도 하시면.." "글쎄. 지금 이 모습으로 죽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잖아? 하지만, 죽을 생각은 없으니까 걱정 마. 아직 레아드한테 고백도 못 했는걸." "...." 스얀의 떨림이 잦아진다. 스얀은 천천히 가슴에 손을 가져가더니 크게 한 번 숨을 들이쉬었다가 다시 밖으로 내쉬었다. 옆에 있던 번이 그런 스얀 의 모습에 깜짝 놀라 앞으로 나오려다 론의 제지에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스얀이 눈이 감아진다. 그녀의 손이 붉은 색의 피가 흐르는 론의 팔에 닿 았다. "고귀한 그대의 피. 그것은 힘." - 화아악! - 순간, 땅에 떨어지던 피 들이 갑자기 소리를 내며 타듯히 연기로 바뀌었 다. 동시에 방안으로 무시무시한 마력의 힘이 흐르기 시작했다. 스얀이 감았던 눈을 천천히 떴다. 여유로운 표정의 론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스얀이 떨림이 멈추지 않은 입술로 어렵게 미소를 만들어 냈다. "그 고백. 꼭 이루게 해드리겠습니다." 론이 싱긋 웃는다. 스얀은 다시 눈을 감고 천천히 고대로부터 내려오던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 다. 타오르는 피의 혈 향이 방안에 퍼져 나간다. 계속.. ----------------------------------------------------------------------- 음... 갑자기 할머니 댁에 가게 되었습니다. --; 논 일하러 가는거죠.;;;;;'가기 싫어어!' 뭐.. 버팅겨보고도 싶지만, 할어버지,할머니 뵌 적이 꽤 오래되어서 그럴 수가 없게 되버렸네요.;일단, 써 놓은 부분만 올리겠습니다. 덧붙여... --; 이번 주 안에 못 끝내겠네요.; 죄송합니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66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38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5/08 14:42읽음:172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38) == 제 9장 < 결말. > == --------------------------------------------------------------------- "....." 언제 잠이 들어버린 걸까? 자기도 모르는 사이 침대에 기댄 채 잠을 자던 레아드는 침대가 흔들리자 잠에서 깨어나고는 길게 하품을 했다. 으으음.. 벌써 아침인가. 창 밖으로 환한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으음~" 일어나서 늘어지게 기지개를 한번 한 레아드가 천천히 방 한쪽에 위치한 테이블로 다가갔다. 거기엔 적당한 크기의 대야가 있었고 옆엔 물이 가득 담긴 물통이 놓여져 있었다. 물을 대야에 따르고 간단하게 세수를 마친 레 아드는 테이블 옆에 있던 의자를 가지고 침대 쪽으로 다가왔다. "아직도..인가." 깨어나지 않는 자를 보며 레아드는 의자를 침대 옆에 놔두고는 거기에 앉 았다. 잠시 무료한 시간들이 지나간다. "얼굴빛은 괜찮은데.." 처음 봤을 때 시체 마냥 하얗게 변한 채 경련을 일으키던 모습에 비하면 지 금은 그나마 인간다운 얼굴이다. 그 당시의 일을 떠올리자면 지금도 아득 한 절벽 밑으로 떨어지는 참담한 심정을 맛볼 정도였다. 끔찍. 그 단어 말 고 더 이상 그때의 상황을 정확히 표현하는건 없었다. 평온한 얼굴. 이대로 영원히 깨어나지 않을 것만 같다. "...." 다시 시간들이 지나간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나도 이렇게 며칠 동안 정신을 잃은 적이 있었다. 그땐 바크가 간호를 해 주었는데.. 어쩐 일인지 깨어나 보니 모습이 완전히 변해 있었지. "후우.." 그때부터구나. 우리들의 여행이란 것은. 길게 한숨을 내쉰 레아드는 잠시 시선을 옮겨 화창한 햇살이 가득 들어오고 있는 창 쪽을 쳐다보았다. 그 동안 겪었던 일들이 떠오르면서 뭐라고 해야 할까. 조금 감개무량한 느낌 이다. 피식 웃은 레아드가 다시 시선을 침대 쪽으로 옮겼다. 순간, 둘의 눈이 마주쳤다. "무슨 생각했어?" 녀석이 웃는다. 으음~ 환자만 아니라면 그냥 주먹이 나갔을 것을... 참고 참은 레아드가 대신 조용히 녀석을 안았다. 녀석이 어엇. 얼떨결에 레아드 에게 안기더니 어색하게 웃었다. "기분은 좋은데.. 뭔가 찝찝하네. 이거 상이야 벌이야?" "시끄러워." 레아드가 툭. 하니 녀석에게서 떨어졌다. 론이 싱긋 웃는다. 레아드가 그런 론을 노려보더니 말했다. "환자만 아니라면 밖으로 끌고가서 한바탕 패버렸을 거야." "환자인걸 감사하라는 소리지?" "바보 같은 짓 하지 말라는 소리야!" 웃으며 말하는 론에게 레아드가 버럭 윽박질렀다. 그리고는 씩,씩, 숨을 몰아쉬며 외쳤다. "도대체.. 도대체 사람을 얼마나 더 놀라게 하면 만족할거야? 얼마나 더비참하게 만들면 만족할거냐고? 그렇게.. 그렇게 아무 말도 없이 죽어버릴것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면 난 어쩌라고!" "....." 론은 입을 다문 채 천천히 침대에 몸을 일으켜 앉았다.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레아드의 붉은 눈동자엔 어느새 침대 위로 떨어질듯이 한가득 눈 물이 고여있었다. "미.. 미안.." 진심으로. 론이 레아드에게 사과했다. 잠시 론을 노려보던 레아드가 침대 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빙글 뒤로 돌아 방을 서성거렸다. 눈물 감추는걸 보 이기가 싫은 모양이었다. "론 님! 깨어나셨..." 벌컥 문이 열리면서 번이 뛰어 들어왔다. 순간, 그의 동작이 거기서 멈춰 버렸다. 딱딱하게 굳어진 론의 얼굴. 눈물을 가득 담아 글썽거리는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레아드. 돌이 되어 가는 번의 얼굴에 식은땀이 흐른다. "어머, 깨어나셨네요." 뒤 따라 들어오던 스얀이 굳은 채 그 자리에 서버린 번의 옆을 지나쳐 방 안으로 들어왔다. 슥슥, 레아드가 눈물을 옷으로 닦아냈다. 그 모습을 힐 끔 옆 눈으로 보며 론에게 다가온 스얀이 히죽 웃었다. "울리셨네요." "시, 시끄러." 히죽히죽 웃으며 말하는 스얀을 곱지 않는 눈으로 노려본 론이었다. 론이 레아드는 듣지 못할 정도의 작은 소리로 물었다. '레아드가 뭘 봤길래 저렇게 화 내는 거야?' '시체로 변해 가는 론 님의 모습이었죠. 탐색을 끝내는 순간, 레아드 님이저희 여관으로 오신 거예요. 방안을 온통 뒤덮은 피. 엄청난 출혈로 쇼크 증세를 일으키는 론 님. 하얗게 질려있는 저와 번.' '.....' 론이 입을 다물고 말았다. 자.. 장난이 아닌데? 레아드가 저렇게 길길이 날뛰며 화를 내는게 당연하다고 할까. 하아아. 한숨을 내쉰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결과는? 찾은 거야?" 레아드가 멀리서 기를 기울인다. 스얀이 진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예, 찾았습니다." 론이 씨익 웃었다. "역시, 믿을 만 하다니까." 이불을 단번에 걷어버린 론이 죽기 직전의 인간이었다고는 상상도 못할 만큼 가벼운 몸놀림으로 침대에서 내려오더니 레아드에게 말했다. "좋아, 레아드. 당장 바크녀석 데리고 출발하자. 이번에야말로 이 쪽에서 녀석들을 치는 거야~!" "바크 님을 찾겠다면 성에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 한껏 힘을 주며 외치는 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누군가가 론의 말을 뒤집어 버렸다. 론을 포함한 모두의 얼굴이 목소리가 들려온 문 쪽으로 향했다. 그곳엔 간단한 여행복 차림의 한 사나이가 서 있었다. 짙은 회 색 머리에 같은 색의 눈동자. 나이는 20대 중반이나 후반. 차가운 눈빛 이 빛나는.. "기네아?" 론의 심복이자 바크의 곁에서 바크를 지키는 임무를 맡고 성에 있어야할 기네아였다. 기네아가 방안으로 들어오면서 다시 한번 말했다. "성으로는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 한번 일을 맡기면 그 일을 완수하던지 아니면 자신이 죽던지, 완벽한 일처 리로 론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있는 기네아였다. 그런 기네아가 자신의 임무를 저버리고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믿지 못할 일이었다. "무슨 뜻이지?" 론의 질문에 기네아가 천천히 모두를 둘러보더니, 마지막으로 론을 보며 대답했다. "녀석들이 바크 님을 데려갔으니까요." ..... 침묵. 모두의 얼굴에 의아함이 떠오른다. 론이 자신의 피를 사용해 스얀에게 대륙을 탐색하도록 한 일이 끝난 것은 하룻밤이 꼬박 지난 후였다. 당연히 론은 엄청난 출혈로 그대로 기절을 해 버렸고 그 뒤로 꼬박 삼일 동안 정신을 잃었다. 만일 번이나 스얀이 이 사 실을 기네아에게 알렸다면, 기네아는 당장에 바크를 보호하는 임무를 때려 치고 여관으로 달려와 번과 스얀을 도륙했을지도 몰랐지만, 둘은 현명하게 도 기네아에겐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당연히 사실을 모르는 기네아는 론 이 사경을 헤메는 동안 바크의 옆에서 그를 지키고 있었다. "....." 론이 정신을 잃은 지 이틀이 지나는 날. 삼일 전 부터 시작된 반란군의 살육과 그날 오후에 일어난 수백 명의 집단 자살 소동. 그리고 그 뒤로 론의 예측대로 일어난 갖가지 사건으로 젊은 왕은 헬쓱해진 모습이었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몰려드는 대신들을 처리 하느라고 완전히 진이 빠진 채 의자에 늘어진 바크의 모습은 애처롭기 까 지 했다. "...." 잠이 든 걸까? 바크는 조용히 눈을 감은 채, 의자에서 고르게 숨을 내쉬었 다. 최근에 와서는 술을 마시지도, 그렇다고 침대에서 편안히 잠을 자지도 않는다. 저렇게 의자에 앉은 채 하루 종일 생각을 하거나 선잠을 자는 것 이었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걸까. 방 한편에서 조용히 바크를 바라보던 기네아는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고개 를 방 문 쪽으로 돌렸다. 누군가 온다. - 똑똑. - 가벼운 노크 소리. 눈을 감고있던 바크가 스르르 눈을 뜨더니 천천히 몸을 세워 의자에 반듯이 앉았다. "..들어와." 바크의 허락이 떨어지자, 문이 천천히 열렸다. 안으로 들어온 자는 바크나 기네아의 예상을 뒤엎은 한 어린 소녀였다. 시녀? "알현을 청하옵니다." 소녀가 문 앞에 선 채로 말했다. 음.. 이 상황을 뭐라 설명하면 좋을까나. 바크가 잠시 소녀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오지 그래. 밤 공기는 차가우니 문은 닫고." "예." 시녀로 추측되는 소녀는 가볍게 문을 닫고는 방 중앙으로 걸어왔다. 그리 고 바크 앞에 섰다. 바크는 앉아 있고 그녀는 서 있으니 자연스레 그녀가 바크를 내려다보게 되었다. 바크가 힘없이 픽 웃었다. "한 밤중에 미모의 아가씨가 혼자 찾아 올 정도로 급한 일이라도 터진 건가? 앉아요. 앉아." "사양하겠습니다. 용건만 말하고 급히 가야하니까요." 지금 바크의 지위가 왕이란 점을 감안해 본다면 당장에 목을 날려버려도 할말이 없을 정도로 당돌한 소녀였다. 그러나 바크는 화를 내기는커녕 갑자기 피곤했던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바크가 싱긋 웃더니 소 녀에게 물었다. "그대의 이름은?" "시아라고 합니다." "시아.. 예쁜 이름이군. 좋아, 용건을 들어보기로 하지." 바크가 편안한 자세로 팔짱을 낀 채 시아를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바크의 허락이 떨어지자 잠시 눈을 깜빡이더니 갑자기 숨을 들이쉬며 눈을 감아 버렸다. 천천히 그녀의 입이 벌어졌다. - 오랜만이군요. - 난데없이 그녀의 입에서 소년의 음성이 터져 나왔다. 바크도 좀 놀랐는지 눈을 반쯤 크게 떴다가 이내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 인형술사 꼬마로군." - 니즈라고 합니다. - "몸을 빌려 말을 하고 있는 건가?" - 그렇습니다. 현명하시군요. - 바크의 눈은 한없이 가늘어지고 날카로워지는데 입엔 진득한 미소가 가득 하다. 시아란 소녀의 몸을 빌려 말을 하고있는 니즈가 그런 바크의 모습을 보며 싱긋 웃었다. - 베어도 상관은 없지만, 전 통증하나 느끼지 못할 겁니다. - "호오, 생각도 읽는 건가?" - 설마요. 잡아먹지 못해 한이란 얼굴이라 그렇게 생각한 겁니다. - "똑똑하군." - 별말씀을. - 가볍게 미소를 지은 니즈가 잠시 입을 다물고는 바크를 물끄러미 쳐다 보 았다. 그러다가 슬쩍 시선을 창 밖으로 돌렸다. 멀리서 사람들의 고함소리 가 들려온다. - 좀 더 시간이 있었더라면, 불도 질러 봤을 텐데. 아쉽네요. - "애들은 불장난을 좋아하지. 흥, 말하는걸 보니 시간이 다 되었다고 하는거 같은데." - 그렇습니다. 내일 오후면 수도는 포위 될 겁니다. - "그래서. 지금 죽이려는 건가?" - 설마요, 이런 소녀의 몸으로는 무리죠. 더구나, 당신의 목을 자르는건 제가 아닙니다. - "카웰을 말하는 건가?" 대답은 하지 않은 채 니즈가 슬며시 웃었다. - 어떻습니까, 카웰 님과 제가 만든 쇼는.. 충분히 즐기셨는지요. - "역사에 남을 폭군이 된 건 별로 좋은 기분은 아니더군." - 만족하셨다니 기쁘군요. - 바크의 눈매가 차가워진다. "말장난은 그만 하도록 하지. 용건이나 말해." - 당신을 데려가려고 합니다. - 바크의 눈이 반짝인다. - 거절은 하지 않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복수를 할 수있는 절호의 기회 아닙니까. - "분명 그렇군. 언제 떠날까?" - 지금 당장. - 바크가 잠시 멈칫거렸다. 니즈가 기분 나쁜 미소를 짓는다. - 당신의 동료들에게 도움을 청할 생각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이리어 는 망했어도 여전히 골치 덩어리라서요. 더구나 포르 나이트와는 가능한 관계를 가지고 싶지 않다는 것이 저희들의 심정입니다. - "밤중의 여행은 질색인데." 니즈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 어쩔 수 없지요. 거기다 내일은 떠나고 싶어도 못 떠납니다. 수도를 포위 해버린 반란군들에게서 당신을 빼내는 건 아무리 저라도 힘들거든요. - "그렇겠군." 바크는 잠시 두 손을 마주잡고 뭔가를 생각하더니 방안을 천천히 돌아 보 았다. 제발, 이 방안에 있기를... 그런 바크의 모습에 소녀가 빙그레 미소 를 지었다. - 저 분을 찾는 건가요? - 소녀, 니즈가 슬쩍 고개를 돌려 초가 만들어낸 그림자를 쳐다본다. 바크의 시선이 소녀를 따라 그림자 쪽으로 향했다. 보통의 아무 것도 없는 그림자다. 그림자라고는 해도 명암이 약해서 반대편의 벽이 그대로 보였다. 바크의 얼 굴에 의아함이 떠오르는데 그림자 쪽에서 난데없이 말소리가 튀어나왔다. "눈치 채고 있었나?" - 눈치 챌 필요도 없습니다. 이미 이 소녀는 제 암시에 걸린 상태. 또 다른 암시엔 걸리지 않죠. 그대로 보이고 있었으니 눈치 챈다는 말은 틀린겁니 다. - "참고하지." 천천히 그림자가 일그러지더니 거기서 한 명의 사나이가 방안으로 들어섰다. 훤칠한 키에 간편한 검은색의 옷을 입고있는 희색 머리의 사나이. 방 중앙 으로 걸어 온 사나이는 바크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기네아라고 합니다." "..론의..?" "예." "놀랍군.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언제부터 저기에 있었던 거지? 바크의 의문은 기네아 대신 소녀가 풀어 주 었다. - 간단한 암시입니다. 아마도 바크 님은 이 방에서 몇 번이고, 기네아씨? 그 렇게 불러도 되겠지요? 기네아 씨와 눈이 마주쳤을 겁니다. 하지만 저것은 단순히 그림자다.. 라는 암시에 빠져 보임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다고 착각을 한 거죠. 인간이란 정말 속이기 쉬운 존재 아닙니까? - "설명 고맙군." 차갑게 대꾸한 바크가 고개를 들어 기네아를 올려다보았다. "론에게서 무슨 말을 듣고 온 겁니까?" "당신을 지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원하신다면 이 아이를 처리해 드리죠. 제가 감당 할 수 없는 상대가 오기 전 까진 목숨을 다해 당신을 지켜드리겠습니다." "내가 소녀 하나 이기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불만스런 바크의 물음에 옆에 있던 니즈가 피식 웃었다. 기네아는 처음부터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백미터를 7초에 달리고 도약력은 5미터. 주먹은 바위도 부수고 그 손아귀에 잡히는 건 인간의 머리통이라도 가볍게 으깨버립니다. 인간의 잠재능력이란 그 정도죠." 얇은 팔과 가냘픈 몸. 소녀를 한번 쳐다 본 바크가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다시 생각해 봐야겠군요." 인형이란 조종당하는 존재. 즉, 조종하는 인간이 원한다면 그 숨겨진 능력 까지도 꺼내 쓸 수 있는 것이다. 뼈가 견디지 못해 부서지고 근육이 끊어진 다 한들 무슨 대순가? 자신의 몸도 아닌데.. 니즈가 싱긋 웃으며 바크에게 물었다. - 어쩌실 겁니까. 저를 따라 가시겠습니까, 아니면 내일 오후 성벽에 매달 리시겠습니까. - "목적지는.. 말해주지 않겠지?" - 물론이죠. 덧붙여 기네아씨. 경고합니다. 뒤를 밟는 멍청한 짓거리는 절 대 하지 마시길. 그 누구라도 저희 뒤를 따라 온다면 아까 말하신 대로 바크 님의 머리를 박살내 버릴 겁니다. - 기네아가 바크를 묵묵히 쳐다보았다. 이 소녀를 처리할까요? 라는 의미 를 듬뿍 담은 시선으로.. 바크가 고개를 젓더니 말했다. "그만 둡시다. 이건 제가 기다려 오기도 한 일입니다." "가시면 죽을 겁니다." 바크가 은근한 미소를 지었다. "아마도 그렇게 되겠죠." 마치 성자라도 된 냥, 죽음으로 간다는데 전혀 겁을 내는 얼굴이 아니었다. 기네아가 처음으로 바크에게 보여준 표정은 불만을 토로하는 찡그림이었다. "전 론 님만을 모십니다. 그 분이 당신을 지키라고 말씀하셨으니, 당신의뜻이 어떠하든 지킬 겁니다. 가령 이 소녀를 잘라버린 후, 죽는게 두렵지않다는듯 입을 놀리는 건방진 자식을 몇 대 쳐서 기절시키던지 해서 말이죠." "하하!" 바크가 유쾌하게 웃더니 기네아의 눈을 쳐다보았다. 가벼운 웃음.. "론에게 말 좀 전해주시죠." "무슨..?" 바크가 미소를 지었다. "점수 딸 기회는 흔치 않은 법. 믿겠다.. 이거면 됩니다." 기네아의 얼굴이 왕창 구겨진다. 무슨 뜻인지 다 알아들은 것이었다. 바크 가 빙글 돌더니 니즈에게 말했다. "좋아, 떠나기로 할까? 백성을 내버려두고 도망친 왕의 말로가 뭔지 직접 보도록 하지." - 현명하신 선택입니다. - 니즈가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게 둘은 론의 심복. 기네아를 방안에 놔둔 채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말 았다,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67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39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5/08 14:42읽음:174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39) == 제 9장 < 결말. > == --------------------------------------------------------------------- "과연~~ 며칠간 기다린게 그거로군." 기네아의 이야기를 다 들은 론이 손을 튕기며 말했다. "망할 자식. 처음부터 이걸 기다린 거였어. 괴롭히니 어쩌니 해도 마지막에 죽일 땐 녀석들이 직접 자신 앞에 나타날 거라고 생각했던 거야." 침대에 앉은 채 번과 스얀. 레아드와 기네아에게 간단한 설명을 하는 론이 었다. 숨겨진 4번째 일행? 이라고 해야하나... 레아드를 고민스럽게 하는 기네아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무모합니다. 성공할 확률은 전혀 없습니다." "당연하지. 녀석들의 본거지로 잡혀 들어가서 오히려 녀석들을 죽이겠다는멍청한 생각은 애들도 안 한다고. 아마, 날 믿고 한 짓이겠지. 여우같이영악한 녀석이잖아." 론이 장난기 짙은 미소를 지었다. "엄청난 우연이지만, 바크 녀석의 생각이 들어맞았군. 바크는 녀석들에게잡혀서 끌려갔고 우린 녀석들의 본거지를 알아냈어. 어째 모두들 바크가짜놓은 계획 위에서 놀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분하긴 하지만 말야. 조금은 희망이라는게 보이는거 같지?" 론이 레아드를 보며 말했다. 레아드는 방금 전 론에게 화를 잔뜩 내며 소릴 질러버렸고, 더구나 처음 보는 기네아의 앞이라서 뻣뻣한 자세로 론의 시선 을 흘려 버릴 뿐이었다. 론이 웃었다. "레아드." "으.. 응?" "길었지? 한 달이 넘게 지났는데.." 언뜻, 레아드가 고개를 들어 론을 보았다. 레아드의 붉은 눈을 바라보면서 론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정말 고생했어." "아, 아니. 나보다는 론이.." 허둥지둥 말하는 레아드에게 론이 말했다. "바크... 만나러 가자." 레아드의 얼굴이 환하게 변해간다. 론의 얼굴에도. 스얀의 얼굴에도 미소가 퍼져나갔다. "응!" 레아드의 힘찬 대답~반란군을 피해 수도를 버리고 혼자 도망을 가버린 왕. 끝끝내 오명을 남기며 바크는 수도를 떠났다. 수도의 길거리에서 누군가가 바크를 알아보고,- 왕이다! - 라는 소릴 한번만 질렀다면, 니즈가 있건 없건 그대로 맞아 죽었겠지만, 다행스럽게도 대관식은 약식으로 치뤘고 백성들의 눈앞에 나선 적이 한번 도 없던 터라 아무도 알아보는 이가 없었다. 위험천만한 여행은 그나마 안 전하게 시작되었다. "재미없군. 애들은 잠이 많긴 하지만, 심심한 왕을 위해 재롱이라도 피워보는게 어때?" 니즈의 정신은 떠나갔는지, 단순한 인형이 되어버린 전직 왕궁 시녀. '시 아'에게 바크가 투덜거렸다. 며칠이 걸리는 여행을 말도 하지 않는 인형과 다니니 입이 다 근질근질했다. 더구나 마을은 꼭 필요한게 있기 전엔 들리 지도 않아서 바크는 더 미칠 지경이었다. 한달 남짓한 시간동안 왕 노릇을 하느라 무게 잡는데 익숙해졌었지만, 일단 여행 복을 입고 밖으로 나오자 상당히 쾌활해진 바크였다. - 죄송합니다만, 요즘 저도 당신을 위해 일을 하는지라 피곤합니다. 너무 보채지 마시길. - 간간이 시아의 몸 속에 들어오던 니즈가 어느새 와 있던지 오랜만에 대꾸를 했다. 어두운 숲 속. 모닥불을 피워놓고 반쯤 누워있던 바크가 천천히 모포 위에 앉았다. 바크의 얼굴에 의아함이 떠올랐다. "날 위해 일을 하다니. 무슨 뜻이지?" 탁탁.. 타오르는 모닥불에 나무 조각을 집어넣은 니즈가 무심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 수도가 반란군들에게 포위되었다는 사실은 아십니까? - "알고 있지. 내가 떠나 온 다음 날 포위되었다고 말해준건 너 였잖아." - 그렇다면 수도가 앞으로 당할 일도 아시겠군요. - 바크의 표정이 험악해진다. "이봐, 수도는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을 한 것도 너 아니었나?" 바크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니즈와 한 약속이었다. 물론, 니즈는 앞으로 왕이 되실 자신의 주인을 위해서라도 수도는 건드릴 필요가 없다면서 바크 의 제안을 가볍게 받아 들였다. 니즈가 피곤한 얼굴로 대답했다. - 그렇기 때문에 제가 힘들다고 하는 겁니다. 현재 수도를 포위하고 있는 반란군의 수는 약 10만. 반란군의 총수 '아켈 드롸후'와 부관들. 그 외 귀족들 다수를 인형으로 만들어서 여지 건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만.. - "아~ 알겠어. 며칠 동안 피 맛을 본 병사들이 수도를 앞에 두고 발광을 하는거로군?" - 그렇습니다. - "자업자득이다. 꼴 좋군." 바크를 괴롭히기 위해 수도로 올라오는 길에 위치한 몇몇 도시를 박살 내 버린 반란군이었다. 그 와중에 약탈과 방화. 살인에 맛을 들인 병사들은 반란의 최대 이벤트~! 수도 함락을 꿈에서도 볼 정도로 기대를 했을 텐데, 난데없이 수도 앞에 진을 치고 앉더니 며칠간 움직이질 않는 것이었다. 하 루 이틀이면 참겠지만 그게 한없이 길어지자 슬슬 화가 나기 시작한 것이 다. 수도를 지키는 병사는 고작 해야 6천. 마음만 먹는다면 단숨에 함락 시 킬 수 있다. 젊음의 패기를 발산하지 못해 미치는 병사들을 다독거리는 인 형들. 웃기는 장면이겠군. - 그나저나 좀 이상하군요. - "응? 뭐가?" 피식 웃던 바크가 니즈를 쳐다보았다. - 당신 말입니다. 성에서 나오기 전보다 오히려 밝아진 모습이군요. 설마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 "살 수 없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 우습군요. 설마, 적의 본거지에 일부러 잡혀 들어간 후. 적의 방심을 틈 타 탈출. 불을 지르고 혼란을 이용해 복수를 한다.. 라는 당황스런 생각 을 하시는 건 아니겠지요? - 바크의 얼굴이 굳어진다. "으음, 거기까지 눈치 챈 건가.." - ..... - "아하하~ 농담농담." 딱딱하게 굳어진채 살기를 더해 가는 니즈의 모습에 바크가 손을 저으며 웃 어버렸다. 니즈가 이마에 손을 얹은 채 중얼거렸다. - 피.. 피곤하군요. 그만 가봐야겠습니다. - "어이, 그러면 심심하잖아." 니즈가 바크를 노려보았다. - 제가 언제부터 당신의 보모가 되었지요? - "어, 아니었나?" - .... - 요 며칠간 대신들의 심장 크기를 자유자재로 늘였다 줄였다 하는 기괴망칙 한 능력을 보였던 바크다. 애 하나 놀리는건 간단하지.. 라고 생각했다면 착각. 니즈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 그렇게 심심하다면 이 소녀를 안도록 하시죠. 인형이라고 생각도 못 할 정도로 만족시켜 드리겠습니다. - 식은땀... 바크가 입을 다물어 버렸다. - 몸매도 이 정도면 괜찮고 좀 어리긴 하지만 미인이죠. 어떻습니까? - "사.. 사양하지. 미안했어. 화 풀라고." - 왜 그러시죠? 아~ 그렇군요. 좀 기준에서 떨어지나 보군요. 분명, 당신 이 하룻밤 품고 버린 다섯 영광. '렐 딜트'에 비하면 조금 떨어지는 얼 굴이긴 합니다만. 이쪽은 이쪽 나름대로 장점이 있습니다. 처녀를 안아 보신 적은 있나요? - 그게 애가 할 소리냐! 바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간다. "미, 미안하다니까.." - 어떤 취향이시죠? 까탈스럽게 반항할까요? 나긋나긋하게? 아니면.. - "그만해!!" 화르륵!! 불길이 한번 거칠게 둘의 사이에서 치 솟았다. 니즈가 싱긋 웃는다. - 이 아이가 탐나신다면 언제라도 말씀하세요. 기다리겠습니다. - "닥치고 꺼지기나 해. 애들이 잘 시간은 훨씬 지났다고." 어느새 말이 바뀌어 버린 바크였다. 니즈가 고개를 끄덕였다. - 그렇군요. 그만 자야겠습니다. 폐하도 좋은 꿈꾸십시오. - "제발 가라. 가!" 징그러운 미소를 짓고있는 니즈에게 소리친 바크는 깔고 있던 모포를 뒤집 어 쓰고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곧 니즈는 사라졌는지 잠시 후, 침묵이 둘 사이에 찾아들었다. 어쨌든, 그 뒤로 녀석들의 본거지에 도착할 며칠의 나날들 동안 바크는 감 히 니즈에게 장난을 걸 생각을 추호도 하지 않았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671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40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5/08 14:43읽음:173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40) == 제 9장 < 결말. > == --------------------------------------------------------------------- 대륙을 서에서 동으로 양단 하는 거대한 강에서 시작해 남쪽 대륙으로 뻗어 나간 장대한 리슈르타 산맥의 끝자락. 그곳엔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난 작은 마을 하나가 세워져 있었다. - 셀르타. - 지나가는 여행객도 드물고 상인들이 들르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마을만의 특산물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한마디로 물 좋고 산이 좋고 인심이 좋아서 몇몇 가구가 모여 만들어진 마을이었다. 이런 평범한 마을에도 단 한가지. 자랑거리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산맥 의 끝자락. 그것도 정말 끝에 위치한 거대한 성이었다. 마을에서 걸어서 십여분 정도를 가면 도착 할 수 있는 이 거대한 성은 언제 만들어 졌는지 도 모르고,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르지만, 그 거대한 크기는 도시에서 왔다 는 여행자들도 보고 놀랄 정도였다. - 사실은 오래 전, 아이리어 가에서 산맥이 완만해지는 이 곳에 도로를 만들 어 라하트와 연결되는 최단거리의 대로를 만들려고 했었습니다. 그 정보 를 재빨리 얻은 한 영족이 이 근처의 땅을 모조리 사고는 거기다 자신의 재산을 몽땅 털어 성을 지어버렸죠. 아이리어 가에게 몇 배로 비싸게 팔려 고 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우습게도 아이리어에선 이곳에서 좀 더 남 쪽. 그러니까 현재 대로가 놓여있는 평원 쪽에 도로를 만드는게 더 효율 적이라고 생각했던지 여길 놔둔 채 그 쪽 땅을 사버렸습니다. 당연히 헛 일을 해버린 영족은 홧병으로 세상을 떠나버렸죠. 그 뒤로 저 성은 저렇 게 방치되어 있는 겁니다. - 땅 한번 잘못사면 자손 대대로 고생한다.. 라는 진리를 몸소 가르쳐 주는 이야기로군. 멀리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는 성을 보면서 바크가 비웃었 다. - 곧 도착할 겁니다. - 피투성이의 니즈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미모의 소녀가 딱딱하게 굳은 피딱지를 얼굴에 붙인 채 웃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는게 아니다. 바크는 냉담하게 시선을 돌려버렸다. 전 날. 그러니까 산맥에 도착하기 하루 전. 자신이 왕이 된 후, 세상이 이렇게나 혼란스러워졌다.. 라는 걸 온 몸으로 말해주듯이 바크와 니즈 앞으로 몇 명의 산적들이 나타났다. "검이 없는데.." 8명 가량의 산적들을 보며 바크가 난처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검이 있어 도 이기기 힘든 숫자다. 그런데 검이 없다. 말하나 마나 절망적인 상황이 란 소리다. 바크는 바보 같은 표정으로 니즈를 돌아보았다. 순간 정말 바 보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크아아악!" 눈에 보이지도 않을 빠르기로 달려나간 니즈가 주먹을 내 뻗었다. 퍼억? 인간의 살과 뼈라는게 저렇게 물렁한 거였나? 니즈의 주먹이 산적 중 한 명의 가슴을 그대로 뚫어 버렸다. 바크를 포함한 모두의 얼굴에 극도의 당황스러움이 떠오른다. - 퍽! - "그아아아아!!" "아악!" "케엑!" 그 일격을 시작으로 가냘픈 몸매에 얇디얇은 팔을 가진 소녀는 나머지 산 적들을 으깨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삶은 감자를 주먹으로 으깨듯이 인간 의 머리통이 터진다. 손목으로 치는데 목이 날아가고 주먹에 맞으면 구멍이 생긴다. 발에 걷어차이면 등뼈가 살을 찢고 튀어나오며 내장이 터져 나왔 다. 채, 1분도 되기 전에 산적들은 그 생을 간단하게 마감해 버렸다. - 음. 뼈가 부러졌군요. 주먹도 깨졌습니다. - 니즈가 조그만 주먹을 들어 보이며 웃었다. 하지만, 바크는 같이 웃어주지 못했다. 어린 소녀가 마치 돌덩이에 깔린 듯 기괴하게 뒤틀리고 살을 찢고 뼈가 튀어나온 주먹을 들어 보이며 베시시 웃는 장면에 누가 같이 웃고 싶 어 하겠는가. - 흐음~ 이거 영광인데요? - "입 다물기 싫으면 니 몸으로 돌아가. 시끄럽게 굴지 말고." 괜찮다는 니즈를 억지로 앉혀놓고 손을 치료해주는 바크였다. 니즈야 당연 히 상관이 없겠지만, 이 상처.. 이대로 놔두면 손을 잘라버려야 할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니즈는 통증을 느끼지 못했고, 소녀 는 인형인지라 치료는 무사히 끝났다. 그런 황당한 전 날을 보내고 다음 날. 둘은 결국 그림자들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리슈르타 산맥의 끝. 셀르타에 도착하고야 말았다. 총 육일이 걸린 여행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좋은 하룹니다." 영지에 들어서서 처음 만난 한 농부가 모자를 벗어 보이며 둘에게 인사를 했다. 바크는 얼떨결에 마주 인사를 했고, 니즈는 화려한 미소를 지으며 정중하게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언덕 좌우로 논과 들이 펼쳐져 있고, 드문드문 사과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의 풍경. 짹짹거리는 새들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지나 가다 마주치는 사람들은 정겹게 웃으며 인사한다. 마을로 향하는 논길을 걸으며 바크가 중얼거렸다. "네 주인이란 인간은 조화로움이란 걸 모르는가 보군." 니즈가 웃었다. - 세상을 뒤집어 놓은 저희들의 본거지가 너무 평화로워서 놀라셨나요? - "뭐, 병사들이 눈에 핏대가 선 채 뛰어다니는 살벌한 광경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대충. 네 말이 맞아." - 그런걸 기대하셨다면 안심하세요. - 니즈가 의아한 표정을 짓는 바크에게 말했다. - 제대로 찾아 오셨습니다. 지옥에 말이죠. -기묘한 미소를 짓는 니즈였다. 그 뒤로 둘은 말없이 발을 옮겼고, 곧 마을 안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마을에 접근했다. 마을 입구에 몇몇 사람들이 나 와 있는게 보였다. "환영 식이라도 할 생각이냐?" - 글쎄요. 저도 연락은 못 받았는데.. 아, 카웰 님이군요. - 카웰.. 그 이름에 바크가 입을 다물고는 마을 입구 쪽을 노려보았다. 조금 더 걸어가니 과연 중앙에 유난히 고급스런 옷을 입고있는 한 청년의 모습 이 보였다. 잠시 후, 바크는 그의 앞에 도착 할 수 있었다. 20대 후반. 의외로 젊어 보인다. 화사한 금발 머리를 뒤로 땋아 넘긴 모습 은 힘을 느끼게 해 주었다. 강렬한 푸른 눈동자. "뵙게되어 영광입니다. 카웰 티하라트라 합니다." 카웰이 커다랗게 허리를 숙여 보이며 말한다. "바크..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다." 카웰이 숙였던 허리를 폈다. 어느새 그의 눈엔 무시무시한 살기가 담겨 있 었다. 순간, 같이 나왔던 병사들이 바크의 양쪽 어깨를 잡았다. "무슨.." 퍼억! 카웰이 다가오더니 단번에 바크의 복부를 주먹으로 내 찔렀다. 바크가 숨 소리도 내지 못한 채 허리를 굽혔고 순간 카웰은 바크의 머리를 휘어잡더니 팔꿈치로 내리 찍었다. 콰당.. 바크의 몸이 땅에 널브러진다. 그 위로 카웰이 경멸의 시선을 뿌렸다. "지옥에 온걸 환영한다. 폐하." 상투적인 악당의 대사..군. 기절할 정도로 정신이 없는 바크가 속으로 중 얼거렸다. 카웰이 망토를 펄럭이며 뒤돌아 섰다. "가둬라." 카웰의 발자국 소리가 멀어져 간다. 그리고 바크의 정신도 아득히 멀어져 갔다. "...윽." 머리가 울리는 고통에 언뜻 바크가 벌떡 일어나다 머리를 감싸 안았다. 찌 이잉~ 머리가 울린다. "젠장, 심보 고약하긴.." 아픈 머릴 주무르면서 바크는 돌로 된 침대에 앉았다. 사방을 한번 둘러보 고 이곳이 감옥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것도 지하에. 돌로 되어 있는.. "도망은 어림도 없단 소리군." 창문은 없고, 문은 강철에다 두께가 주먹만했다. 도대체 뭘 가두려고 이런 감옥을 만든 거야? 축축하게 젖은 벽을 돌 침대에 깔려있던 모포로 닦아낸 바크는 거기에 기 대 앉았다. 완벽한 정적. 숨소리 밖에 들리지 않는다. 문 저편으로 약간의 빛이라도 안 들어온다면 미치기 딱 좋은 상황이다. "흐으음.." 고개를 들어 천장이 있을 자리를 본다. 어둡기 때문에 보이진 않지만, 아 마도 저기에 천장이 있을 거다. 그렇게 생각하며 바크는 천장을 보았다. 운이 좋았는지, 아니면 운이 나빴는지, 상황은 머리 속에 그려둔 이야기대 로 펼쳐지고 있다. 이제부터가 문제다. 자칫 잘못하단 간단하게 목이 잘 려 죽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여지건의 노력은 말짱 꽝. 론의 말대로 자살하고 싶어 발광하는 바보 녀석 밖에 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던 죽지 말아야 한다. 그게 최우선 과제였다. "무슨 생각을 하시는 거죠?" 언뜻 들려온 목소리에 바크가 고개를 문 밖으로 돌렸다. 조그만 창 살 밖 으로 한 개의 얼굴이 보였다. 찰칵. 경쾌하게 문의 자물쇠가 풀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 쇠문이 천천히 열렸다. 눈부신 빛이 감옥 안으로 가득 들어왔 다. "벌써 해가 저물었네요. 카웰 님이 저녁식사에 초대하셨습니다." "니즈?" 일어나 문 가까이 다가간 바크는 초록색 머리에 아이를 보며 물었다. 분명 낯익은 얼굴.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세 번째죠? 처음엔 룬즈의 경매장. 두 번째는 수도..!" 퍼억! 순간, 바크가 주먹을 쥐더니 그대로 니즈의 턱을 날려버렸다. 아이 는 바크의 혼신의 힘을 다한 일격에 둥실 뜨더니 뒤로 나가 떨어졌다. 옆 에 있던 병사들이 깜짝 놀라며 우루루 달려들어 바크를 넘어뜨렸다. "크으.. 아.. 아프군요." 입술이 이빨에 눌려 터졌는지 피가 줄줄 흐르는 니즈가 간신히 일어나며 스윽, 피를 닦아냈다. 병사들에게 잡혀있던 바크가 니즈를 올려다보며 싱긋. 웃었다. "미안, 꼭 해보고 싶었거든." "그런가요? 한번으로 만족하십쇼. 놔드려." 모두 인형들인지 니즈의 말에 아무런 토도 달지 않고 바크의 몸에서 비켜 섰다. 툭툭 흙을 털고 일어선 바크가 니즈의 앞에 섰다. "저녁식사라고 그랬나? 잘 됐군. 그렇지 않아도 배가 고팠는데 말야." "잘 됐군요. 그러시길 고대했습니다." 다시 한번 입술에서 흐르는 피를 닦아낸 니즈가 미소를 지었다. "자, 절 따라 오시죠."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67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41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5/08 14:44읽음:178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41) == 제 9장 < 결말. > == --------------------------------------------------------------------- "좋을 때 왔군. 곧 요리사가 음식을 가지고 나올 거다. 거기 앉지 그래." 하얀색의 천으로 덮여진 길다란 테이블의 저 편에서 카웰이 바크에게 자리 를 권했다. 바크는 자리에 앉으며 슬쩍 옆의 벽을 쳐다보았다. 거대한 커 튼으로 벽은 완전히 가려져 있었는데 뭔가 의심쩍었다. 카웰이 와인으로 목을 축이다가 언뜻 웃었다. "허어. 니즈, 얼굴이 왜 그런 거냐?" "별거.. 아닙니다." 무표정한 니즈의 대답이었다. 바크는 문득 니즈를 돌아보았다. 이 아이.. 이렇게 차가운 아이였던가? 표정이란 아예 없는.. 마치, 인형과도 같은 니 즈의 모습에 바크는 의아함을 느꼈다. 하지만, 카웰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 각하는 듯 유쾌하게 웃었다. "저런저런, 아이를 저렇게 만들어 놓다니. 무식하기 짝이 없군. 니즈, 가서치료를 하거라." "...예." 나직하고 무성의한 대답. 돌아나가는 니즈를 지켜보던 바크는 역시 모르겠 다는 표정을 지었다. 말을 할 땐 제법 농담도 하고 자주 웃던 녀석이었는데. 한방 맞은 충격이 그렇게 컷던걸까? 와인을 다 마신 카웰이 병을 기울여 다시 와인 잔을 채웠다. "아이리어산. 988년도. 아이리알드. 황제도 마시기 힘든 거지. 한잔 들겠나?" "사양하지 않겠어." 아이리어 가의 주인들만을 위한 와인. 400여년 전 부터 일년에 단 세 병씩만 만들어져 아이리어 본가 지하 창고에 저장되는 술이었다. 그 값어치란 말로 형용할 수도 없는 것. 어쩌다 아이리어 가의 주인이 한 병씩 절친한 친구나 손님에게 주기도 하는데 한 명에게 단 한번. 한 병만을 준다. 황제라도 예 외는 아니다. 카웰이 옆에 놓여진 다른 잔에 와인을 채우더니 근처에 서 있던 시종에게 내 밀었다. 시종은 조심스럽게 그걸 받아 들고는 바크에게 다가와서 건네 주었다. 바크가 잔을 받아 들자, 카웰이 길게 잔을 들어 보이며 외쳤다. "저주스러운 하와크를 위하여!" 나라의 이름이 아니라 바크의 가문을 말하는 모양이었다. 바크가 쓴웃음 을 지으며 와인을 마셨다. 와인이라고는 생각도 못할 정도의 진한 향기와 짜릿함. 몸 속으로 스며드는 지독하게 깊은 향... "좋군." 카웰이 미소를 지으며 와인 잔을 내려놓았다. "우연히 인형으로 만든 귀족이 집안의 가보로 가지고 있더군. 행운이다싶어 가져왔지. 근데.. 벌써 바닥이 다 보이는걸. 아쉬워." 카웰이 들고있던 와인 병을 입으로 가져가더니 나머지를 단번에 마셔버렸 다. 취한 건가? 그의 눈이 약간이지만 풀린다. 카웰이 흐릿한 눈으로 바크 를 쳐다보다가 픽 웃었다. "뭔가 궁금하다는 얼굴인데.. 물어보고 싶은게 있으면 물어봐. 어차피 죽을 목숨. 아는 건 다 말해주지." 알고 싶은게 많은 바크였으니 거절할 필요가 없었다. "먼저, 당신의 일부터 듣고싶군." "나? 무슨 일을 말이지?" "어째서 반역을 일으켰는지, 노리는게 뭔지, 왜 그러는건지. 등등." "흐음~ 설명하려면 오늘의 기쁨이 줄어드는데. 내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하지. 다른 거부터 물어." 얼렁뚱땅 넘어가는 건가? 바크가 잠시 카웰을 쳐다보다가 말을 돌렸다. "당신의 위로, 당신을 조종하는 누군가가 있겠지?" "흐음~ 곤란한 거만 묻는걸." 카웰이 턱을 괴더니 픽 웃었다. "그 대답 역시 나중의 즐거움을 위해 미뤄두지. 하나 말 해줄수 있는 건 분명 내 위로 높은 분이 있긴 하다. 자, 다음 질문은?" 바크가 주저 없이 물었다. "전 왕. 나치를 암살하고 사라진 전 기사단장이자 내 스승. 류크는 인형이었나? 그리고 지금 어디에 있는 건지?" "놀랍군. 박수라도 쳐줘야 하는 거 아닌가? 대답하기 힘든 세 가지 일을 모두말해버렸어." 비웃는 건지, 아니면 정말로 바크가 대견해서 웃는 건지 킥킥거리며 웃던 카웰이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였다. "미안, 역시 그것도 나중의 즐거움을 위해 미루자고. 자, 슬슬 음식이 나오는데. 어린 사슴의 가슴살로 만든 요리라네. 입에 맞았으면 좋겠군. 그리고 작은 내 부탁 하나를 들어줬으면 해." 몇 명의 요리사들이 쟁반에 한 가득, 요리를 담아오더니 카웰과 바크의 앞 에 내려놓기 시작했다. 단번에 향기로운 향이 방안을 가득 채웠다. 잠시 음식을 내려다보던 바크가 고개를 들어 카웰에게 물었다. "부탁.. 이라니?" "아아~ 별거 아냐. 즐거운 저녁 식사를 위해 내가 작은 볼거리를 준비했거든. 그걸 위한 준비를 좀 도와 달라는 거지. 이봐." 짝짝. 카웰이 가볍게 손뼉을 두 번 쳤다. 그러자 바크의 뒤쪽으로 위치한 문이 열리면서 두 명의 사나이가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그들의 뒤로는 얼 핏 보기에도 어려보이는 열 명의 아이들이 보였다. 사나이들의 안내를 받아 방안으로 들어온 아이들은 테이블 옆에 나란히 줄을 맞춰 섰다. 카웰이 그들을 둘러보더니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모두들 예쁜 옷을 입었구나. 자, 한 명 택해." "...뭐?" 카웰이 다시 한번 말했다. "한 명 선택하라고. 기준은 어떤 거든 괜찮아. 예쁘장한 아이도 좋고. 밉게생긴 아이도 좋아. 여자 애던 남자 애던 상관없으니 한 명 골라." "뭘.. 하려고 하는 거냐?" "저녁 식사를 위한 가벼운 볼거리라니까. 별거 아냐." 카웰이 진득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바크는 그런 말에 '아 그러냐? 그 럼 이 애가 좋겠어.'라는 식으로 말해주지 않았다. 카웰이 말하는 가벼운 볼거리가 뭔지 정확히 모르고 방안에 들어온 아이들의 얼굴에 '공포'라 는 빛이 돌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바크가 선택을 하지 않자 카웰이 입술을 늘어뜨리더니 들 고 있던 와인 병으로 갑자기 테이블을 내리쳤다. - 타앙! - 와인 병은 경쾌한 소릴 내며 깨졌고 그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어 나갔다. 특 히 아이리어 가의 문장은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유난히 큰 소릴 내며 굴러가다가 한 남자아이의 발 앞에 멈춰 섰다. 카웰이 빙그레 웃었다. "좋아, 그 아이로 하지." "싫어어!!" 카웰의 지목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이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더니 갑자 기 뒤로 도망가려 했다. 하지만 어느새 다가온 사나이는 아이를 단번에 들 쳐 메더니 그대로 방밖으로 나가버렸다. "자자, 나머지 아이들은 거기에 데려다 놓도록. 여기 있으면 시끄러울테니까." 나머지 한 명이 카웰의 말에 고개를 숙여 보이더니 아이들을 데리고 반대편 문으로 사라졌다. 잠깐의 침묵. 바크가 미간을 찡그리며 카웰을 노려 보았 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려는 거야?" "세 번이나 말하게 하는군.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볼거리니 눈 크게 뜨고 보느게 좋을 거야. 아, 그렇지. 이젠 보고 싶어도 못 보겠군. 실례했어." 카웰이 비웃으며 앞에 놓여진 사슴 고기를 조금씩 잘라먹기 시작했다. 잠 시 후, 멀리서 종소리가 들려왔다. 카웰이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놓았다. "준비가 된 모양이군. 흠, 고기를 안 먹는거 보니 쇼를 보면서 먹을 생각인가? 과연~ 영족들은 즐기는 자세부터가 뭔가 다르군." 싱글싱글 웃으며 말을 하는 카웰이었다. 바크가 뭐라 대꾸를 하려다가 입 을 다물었다. 촤르르륵.. 가벼운 소리가 들려오면서 옆벽을 가리고 있던 커튼이 한쪽으로 치워진 것이었다. 바크의 눈이 가늘어졌다. 어둠. 암흑. 공허. 뭐라 표현을 해야 할까. 벽은 아니다. 완전 칠 흙색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그것. 커튼이 치워진 그 자리엔 이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거대한 통로인 듯 거대한 어둠이 자리하고 있었다. - 탁. - 카웰이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어둠이 밝아지면서 빛이 생겨난 다. 그제서야 바크는 그것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유리의 벽이었다. 반대편이 깊게 뚫려 있어서 검게 보일 뿐 유리였던 것이다. "마술.. 거울이라고 하나? 단순한 거울이라네. 반대편은 동굴을 깎아 만든 거지. 저쪽에선 이쪽이 안 보이지만 이 쪽에선 마음껏 감상 할 수가있지. 자," - 타악~ - 다시 한번 손가락이 튕겨진다. 그러자 거울 뒤편의 공간에 한 개의 불빛이 더 들어왔다. 불빛 아래로 수십 명의 아이들이 애처롭게 앉아있는게 눈에 들어왔다. 아이들은 두꺼운 쇠창살 안에 갇혀 있었다. 바크가 카웰을 노려 보자 카웰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오해하지마. 저건 아이들을 보호해 주려는 내 작은 성의야. 자, 그럼 본격적인 쇼를 감상해 볼까?" - 탁. - 손가락이 튕겨지자 동굴 한쪽에서 한 명의 아이가 나타났다. 방금 전 카웰 에게 선택된 남자 아이였다. 아이는 불안한 듯 연신 주위를 둘러보다가 쇠 창살에 갇혀있는 아이들을 발견하고는 그곳으로 달려갔다. 아이가 울면서 쇠창살에 매달렸고 안에 갇혀있는 아이들도 눈물을 흘리면서 밖의 아이에 게 매달린다. "애처롭군. 어때? 이번엔 자네가 신호를 보내는 것이?" 바크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잠시 테이블 위로 손을 올려 나이프를 쥘 뿐이었다. 무슨 일이 터진다면 거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가 아이를 구 해 올 작정이었다. 카웰이 나이프를 만지작거리는 바크를 보면서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짓더니 마지막으로 손을 들었다. - 따악. - 신호가 떨어졌다. 동시에 아이들의 행동이 마치 시간이 멈추기라도 했는 듯 뚝. 멈춰버렸다. 바크는 의아한 얼굴로 동굴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순간,- 크아아아아아아아-!!! - 엄청난 괴성이 동굴은 물론 동굴과 연결된 방안을 울려 놓았다. 그리고 잠시 후, 거대한 들개 세 마리가 동굴 안에 나타났다. 아이들의 얼굴에. 바크의 얼굴에. 들개들의 얼굴에. 카웰의 얼굴에. 각기 다른 색의 표정들이 생겨났다. 공포, 경악, 흥분, 기대.. - 크아아아아아!! - "까아아악!!" 엄청난 울음소리에 창살 속의 한 여자아이가 비명을 질렀다. 동시에 들개 들의 시선이 창살 쪽으로 향한다. 창살 밖에 있던 아이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해가는게 보였다. 아이와 들개의 눈이 마주쳤다. 계속.. W『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673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42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5/08 14:45읽음:209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42) == 제 9장 < 결말. > == --------------------------------------------------------------------- - 크르르르.. - 몸집은 거대한 야수만 하다. 이빨은 성인 남성의 손가락보다도 컸다. 날카 로운 발톱은 어린 아이 정도는 가볍게 조각 낼 듯이 움찔거렸다. 세 마리가 아이들 쪽으로 포위망을 펼치며 다가오기 시작했다. "아.. 아..." 아직은 창살 밖의 아이에겐 특별히 관심이 없는지 들개들은 창살을 노려 보았다. - 크앙! - 갑자기 한 마리가 공중으로 펄쩍 뛰더니 단번에 창살을 내리 찍었다. "아아악!" 깜짝 놀란 아이가 뒤로 물러섰다. 순간, 들개의 거대한 몸이 창살과 정면 으로 충돌했다. - 콰아앙! - 무시무시한 충돌음. 하지만, 창살이 워낙 두꺼워서 들개의 공격은 허사로 돌아가 버렸다. 다른 두 마리도 뛰어 들면서 창살을 때려 보았지만, 사람 팔뚝보다도 굵은 창살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세 마리 다 슬슬 화가 나는 눈치다. 그러다 결국 일이 터졌다. "우아아!" 창살 밖의 아이가 갑자기 거울 쪽으로 내 달린 것이었다. 순간, 들개들의 시선이 아이에게로 쏠렸다. 한 마리가 펄쩍 뛰어 아이를 뒤쫓는다. 젠장! 바크가 나이프를 손에 쥔 채로 벌떡 일어나더니 외쳤다. "엎드려!!" 아이는 어디선가 들리는 목소리에 깜짝 놀란 듯 했지만, 현명하게도 몸을 납작 엎드렸다. 동시에 방금 전 까지 아이의 머리가 있었던 자리로 들개 의 이빨이 스쳐 지나갔다. 바크가 나이프 쥔 손을 뒤로 돌리더니 온 힘 을 다해 거울을 향해 던졌다. 목표는 들개의 눈! 쐐애액! 바람을 가르며 날아간 나이프가 정확히 들개의 눈에 명중했다! - 타앙! - 순간, 나이프가 거친 쇠 소리를 내며 튕겨나왔다. 황당한 상황에 바크는 잠시 이해가 되지 않는 듯 멍청히 거울 쪽을 쳐다보았다. 거울이 깨지지 않은 것이다! "쓸데없는 짓을." 카웰이 비웃었다. 바크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자신이 앉고 있던 의자 를 한 손으로 잡더니 앞으로 내 달리며서 거울을 향해 그것을 힘껏 던졌다. "으아아아!" - 쾅! - 의자가 엄청난 소릴 내면서 박살이 난다. "....!" 그러나 거울은 흠집 하나 생기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거울 안 에 있던 들개들이 난데없이 들려오는 파열음에 깜짝 놀란 듯 잠시 주위를 경계하느라 아이를 가만히 놔뒀다는 것이었다. 바크의 다음 행동은 신속했 다. 바크가 단번에 카웰에게 달려가더니 그의 멱살을 잡았다. "그만둬! 그만 두게 하란 말이다!!" "식사 중엔 뛰어다니지 말아야 한다는 예의범절도 모르는 거냐?" "헛소리 그만두고 들개를 치우라" 퍽! 카웰의 멱살을 잡고 있던 바크의 몸이 갑자기 공중에 뜨더니 뒤로 나 가 떨어졌다. 카웰이 흐트러진 옷을 바로 잡고는 옆에 있던 사나이에게 말 했다. "고맙네. 럴크." "별 말씀을." 옆에 있던 시종이 바크를 날려버린 것이었다. "크.. 크으." 럴크란 사나이는 인형이었는지, 엄청난 충격에 바크는 정신을 잃을 정도였 다. 그러나 용케도 끝까지 정신을 물고 늘어지는 바크였다. 바크가 부들부 들 떨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 그만둬." "너야말로 그만 해둬라. 좋은 구경거리를 놓칠뻔 했잖아." 바크가 고개를 거울 쪽으로 돌렸다. 바크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 크르르릉! - "아아악!" 어느새 세 마리의 들개들에게 포위 당한 아이가 비명을 지르며 무작정 한 쪽 으로 도망을 가려다가 기다리고 있던 들개 한 마리에게 결국에 다리를 물려 버렸다. 시뻘건 피가 사방으로 튄다. - 크아아! - 나머지 두 마리도 놓칠 새라 아이에게 달려들었다. 바둥거리는 아이의 팔과 몸통을 문 들개들이 미친 듯이 머리를 흔들어댔다. 아이의 입에서 고통을 넘 어선 공포에 비명소리가 나오지도 못했다. "....." 우직.. 우직.. 뼈가 이빨에 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악!" 한 순간, 커다란 피 분수가 뿜어져 나왔다. 아이의 팔 하나를 뜯어낸 들개 가 그걸 땅에 내려놓더니 씹어대기 시작한다. 다리가 뜯겨져 나가고 배가 찢긴다. 아이의 눈에서 생명의 빛이 스그러 들었다. "....." 바크의 눈은 이 상황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 떨리고 있었다. 팔을 다 뜯어먹은 들개가 고개를 돌리더니 갑자기 아이의 머리를 물었다. 순간 바크의 정신이 퍼득 돌아왔다. "그만둬어!!" 다리를 뜯던 들개가 언뜻 고개를 들더니 거울 쪽을 노려본다. 피가 흐르는 입은 마치 웃고 있는 듯 했다. 순간 평생을 두고 잊지 못할 악몽 같은 소리가 동굴과 방안으로 울려 퍼졌다. - 콰직! - 바크는 눈을 감아버렸다. "즐거웠겠지? 그러리라 생각하고 있네." "....." "너무 즐거워서 말을 못하는가 보구만. 그 기분 이해하지." 싱글싱글 웃으며 카웰이 말했다. 어느새 커튼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와 있었고 방안은 침묵이 잦아 들었 다. 바크는 가만히 선 채로 멍하니 커튼을 바라보았다. "우욱!" 갑자기 바크가 입을 막다가 그대로 바닥에 토악질을 했다. 카웰이 혀를 차 더니 고개를 저었다. "저런, 비위가 저렇게 약해서야 어디에 써먹나." "하아.. 하아.. 닥쳐. 개자식.. 죽여버리겠어." 카웰이 허리를 굽힌 채 자신을 노려보는 바크에게 비웃음을 보냈다. "입이 거칠군. 하지만, 그렇게 약한 모습으로 욕을 해봐야 불쌍해 보이기만하지." "...닥치지 않으면... 욱!" "이런이런, 못 봐주겠네." 다시 토악질을 해대는 바크를 보며 카웰이 쯧쯔. 혀를 찼다. "과연, 온실에서 자란 화초 마냥 비실비실거리는군. 아버지 만한 아들 없다더니 그 말이 딱 맞아." "하아..하아.." "흥, 대꾸할 힘도 없는 게냐? 네 아비였다면 지금쯤 실실 웃으면서 '한 명으로 재미를 볼 수가 있나? 한~ 열 명 정도 풀어놓고 누가 살아 남는지내기를 해봅세.'라고 말했을걸?" "..개소리.." "글쎄. 그렇게 생각하나?" 카웰이 피식 웃더니 갑자기 상의 단추를 풀어 헤쳤다. 그리고는 어깨를 가 리고 있던 옷을 치웠다. "...!?" 언뜻 고개를 들어 카웰을 보던 바크의 눈이 커졌다. 카웰의 건장한 어깨. 그 한 부분은 멀리서 봐도 확연히 드러날 정도로 움푹 안으로 파여 있었다. 마치... 무언가에 뜯긴 것처럼. 바크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거.. 거짓말." 카웰이 피식 웃었다. "난 이 놀이를 보고 있으면 언제나 추억에 빠지곤 하지. 사방에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 달려드는 이리 떼들. 피 냄새. 튀는 살점. 뼈들.. 그리고네 아비의 악마 같은 웃음소리가 말야." "헛소리.. 누가 믿을 거 같냐!" "흥, 마음대로 하라고. 마음대로." 바크가 이미 흔들리고 있다는 걸 눈치챈 카웰은 여유 만만한 표정이었다. 옷을 다시 입은 카웰이 더러워진 바닥을 보면서 한숨을 내 쉬었다. "즐거운 저녁 식사는 네 약한 비위 때문에 날아가 버렸군. 오늘은 이쯤에서끝내도록 하지. 데려가라." 카웰이 먼저 방에서 나가버렸다. 그 뒤로 바크는 럴크라 불리우는 시종에 게 잡힌 채 감옥으로 다시 끌려갔다. "..괜찮으세요?" 달이 기우는 늦은 밤.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바크는 물끄러미 문에 조그맣게 위치한 창살을 쳐다보았다. 찢어진 입술이 부어 올랐는지 천을 붙인 아이 의 얼굴이 보였다. 니즈였다. "입술은 괜찮냐?" "예. 하루나 이틀 정도 뒤면 붓기가 빠질 겁니다." "다행이구나. 미안했다. 아이를 때리는게 아니었는데.." "앞으로는 때리기 전에 생각해주세요." 바크가 피식 웃었다. "걱정하지마. 아마, 죽을 때까지 절대 아이들을 건드리지 못할거다."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눈은 암울하다 못해 눈물이라도 흘릴 것 처럼 보였 다. 니즈가 잠시 그런 바크를 보다가 창살에서 물러났다. 돌아가는 건가? - 찰칵. - 난데없이 문이 열리더니 그 사이로 니즈의 얼굴이 불쑥 튀어나왔다. 바크 가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뭐, 뭐 하는거냐?" "잠깐 들어가도 될까요?" "......" "들어가겠습니다~" 고개를 꾸벅 숙여 보인 니즈가 조심스레 방안으로 들어왔다. 다시 문이 쿵 소릴 내며 닫혔다. 저 거대한걸 어떻게 열고 들어온 걸까? "인형 몇 명을 데려 왔습니다. 인질로 잡아도 소용 없을 거예요." "그랬군." 인질로 잡으라고 해도 잡기 싫었다. 바크에게 지금 아이의 목에 칼을 들이 밀고 '물러서!'라는 등의 행동은 고문보다도 더 가혹한 것이었다. 니즈가 조심스레 바크의 옆으로 다가오더니 돌 침대에 앉았다. "괜찮으세요? 얼굴 색이 나쁘시네요." 바크가 후후.. 힘없이 웃었다. "뭘 걱정하는 거냐. 어차피 죽을 몸인데." "방심을 틈타 탈출. 복수를 하실 생각 아니었나요?" 바크가 물끄러미. 니즈를 바라보았다. "애가 그런 말을 하니까 비꼬는 거라는 생각이 안 드네." "비꼬는거 아닙니다." 니즈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바크가 머릴 긁적이더니 물었다. "뭐가 불만인지 모르겠구나. 전에 놀린 거.. 아직도 화 난 거냐?" "아뇨. 화나지도 않았는걸요." 긁적긁적.. 바크가 한숨을 내쉬었다. "뭔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군. 하여간, 넌 무슨 이유냐?" "예?" "나하고.. 아니. 내 아버지한테 무슨 짓을 당해서 이런 복수전에 끼어든거냐고." 이번엔 니즈가 바크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러다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 다. "별거.. 없는데요." "..에?"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원한도 없고.. 로아는 만난 적도 없는 걸요." 자, 잠깐. 전쟁을 일으킬뻔 했고, 반란군으로 도시 몇 개를 불태웠으며 수 백명의 인간을 스스로 불질러 죽여버린 인형술사가 사실 아무런 원한이 없 다고? 바크가 니즈를 노려보았다. "지금 그 말. 농담이야?" "아뇨." 콱! 바크가 니즈의 목을 잡았다. 그러다가 퍼득 놀라더니 금방 손을 떼었 다. "미. 미안." "아뇨. 괜찮습니다." 바크가 주먹으로 돌 벽을 쾅! 쳤다. "젠장! 머리 속이 뒤죽박죽이야. 넌 원한도 없는데 사람을 그렇게나 많이죽인 거냐?" "제가 죽인게 아닙니다. 전 인형으로 만들기만 했는걸요. 명령을 내리는 건카웰 님이죠." "..그런가?" 그렇다면 말이 되긴 하는데.. 잠시 투덜거린 바크가 한숨을 내 쉬었다. 등을 벽에 기대니 차가운 한기가 몸을 감쌌다. 청량한 기분.. 조금이지만, 복잡해진 머리가 식어 가는 느낌이다. 힐끔 옆에 앉은 니즈를 쳐다 본 바크가 픽 웃었다. 니즈는 돌 침대에 앉은 채 땅에 닿지 않는 다리를 흔들거리며 뭔가 노래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동굴의 한기가 몸에 닿은 듯 부르르 떨었다. "춥니?" "예? 아뇨. 괜찮습니다." "말투가 완전 애늙은이군. 딱 내 어릴 적 모습이다." 바크가 웃으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레아드한테 애늙은이란 소리 듣기도 엄 청 들었지. 추억에 빠지려던 참에 니즈를 보니 니즈는 반짝반짝 거리는 눈으 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저어.." "왜?" 니즈가 물었다. "정말 제가 바크 님.. 어릴 적 모습이랑 닮았나요?" "글쎄, 난 너 처럼 예쁘장하게 생기지 않았었는데. 내 친구가 나보고 애늙은이란 소린 자주 했었어." "친구요?" "왜, 너도 알고 있잖아. 포르 나이트 녀석." 붉은 머리의 소녀가 머리에 떠오른다. "애인이요?" 컥! 바크가 켁켁 거리며 막힌 숨을 간신히 뱉어냈다. "바, 바보! 그 녀석 남자야!" "그, 그래요? 전 완전히 여자라고 생각했었는데." "처녀 어쩌고 하던 녀석이 그런 것도 못 알아보냐? 참, 도대체 그런 거 누구한테 들은 거야? 어떤 빌어먹을 자식이 애한테 그런걸 말해줬어?" "경험이죠." 푹.. 바크가 고개를 꺾으며 니즈를 힘들게 올려다보았다. "하..하하. 오늘 이야기한걸 다행이라고 생각해. 어제였으면 엎어놓고 엉덩이라고 쳤을 거야." 니즈가 볼을 붉히며 베시시 웃었다. 음.. 처음 보는 표정이다. 아이답군. "사실 책에서 봤습니다.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해서 여러 가질 읽었죠." "헤에. 나랑 정말 똑같은데?" 반짝반짝.. 니즈의 눈이 다시 빛난다. 두 손은 마주 잡은 채로.. "정말요?" "으.. 으응. 나도 책은 무척 좋아했거든. 지금도 좋아하지만.." 나랑 닮았다는게 이렇게 좋아할 일인가? 도대체 이해를 할 수가 없는 애로 구만.. 부르르르르~니즈가 다시 한번 몸을 떨었다. 으음.. 머릴 한번 긁적인 바크가 물었다. "춥긴 추운가보구나. 하긴.. 애들한텐 좀 춥기도 하겠지." "예? 아, 아닙..우아!" 애늙은이. 니즈를 번쩍 들은 바크가 자신의 무릎에 앉히더니 한 팔로 니즈 를 안고 다른 팔로 모포를 뒤집어썼다. 이번엔 바크가 부르르 떨었다. "우으~ 살이 온통 얼었구나? 이렇게 추웠으니 말을 하던지 나가던지 했어야할거 아냐." "....." "니즈?" "....." "니즈-?" "예? 아, 마.. 말씀하세요." 붉으스름해진 볼. 아이이긴 하지만 왠지 힐끔힐끔 초록색 머릿결 사이로 자신을 쳐다보는게 요염해 보이기까지 한다. 잠시 바크의 뇌리에 불안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설마.. 아니겠지만. 너.. 설마.." "남잡니다! 남자예요!" "다행이군." 바크가 안심했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설마, 이런 나이에 변태로 몰리 고 싶은 생각은 죽어도 없다고.. 슥슥 얼어서 파랗게 질려있는 니즈의 팔을 손으로 녹인 바크가 잠시 니즈 의 작은 머리 위에 턱을 기대면서 한 숨을 들이켰다. 으음.. 아이들 향기 는 누구라도 같은가 보다. 분유.. 냄새 같은 향. "바.. 바크.. 님?" 새빨갛게 익어버린 니즈가 더듬거리며 바크를 불렀다. 바크가 언뜻 시선 을 니즈에게 돌렸다. "음, 이젠 좀 따뜻해졌구나. 내려줄까?" "예? 아.. 저..저.." 니즈의 얼굴에 여과 없이 실망감이 드러났다. 모포와 함께 니즈를 내려 놓 으려던 바크가 잠시 니즈의 얼굴을 쳐다보더니 다시 안았다. "뭐, 좀 더 이렇게 있어도 괜찮겠지." 바크에게 안 보일 거라고 생각을 했는지 니즈가 환하게 웃는다. 으음.. 역 시 애는 애군.. 아무리 무서운 인형술사라도 나이는 속이지 못하는 건가 보다. 뻗뻗하게 굳어있던 니즈의 몸이 시간이 감에 따라 점차 풀려졌다. 살짝 바 크에게 기댄 니즈의 몸이 점점 느슨해진다. 잠시 후, 조용한 동굴 속에 작 은 숨소리가 들려왔다. "아이가 깨어있기엔 좀 늦은 시간이었지?" 대답은 없었다. 바크는 편안한 자세로 동굴 벽에 기댄 채 품에 안고있는 니 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쌔액..쌔액.. 잠이 든 니즈의 숨소리를 음악 삼 아 바크는 보이지 않는 먼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품안에 안고있는 이런 작은아이가 죽어 가는데. 바로 앞에서 죽어 가는데 아무런 일도 하지 못했다. 예전이었다면 그 무력함에 스스로 자포자기되어 아무 일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스스로 자기 혐오에 빠져 모든 걸 내 팽개칠 정도로 바크는 어 리숙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일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카웰의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용서하지 않겠어.' 다짐하는 바크였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80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43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5/16 02:13읽음:181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43) == 제 9장 < 결말. > == --------------------------------------------------------------------- "으음.." 어느새 잠이 든 건가. 바크는 부스스한 몸을 움직이며 잠에서 깨어났다. 차가운 돌 침대에서 잠을 자니 온 몸이 뻐근하다. "흐음~" 눈을 뜨고 잠시 정신이 맑아지길 기다린 바크는 길게 기지개를 펴고는 한 숨을 한번 내 쉬었다. 모포가 그 빈약한 몸으로 돌의 한기를 막아주는건 바크 한 명 뿐이었다. 어느새 가버린 걸까? - 찰칵. - 그런 생각을 하는데 불쑥 문이 열리더니 한 명의 사나이가 쟁반 하나를 들 고 안으로 들어왔다. "아침 식사입니다." 불쑥, 사나이의 뒤에서 니즈가 나타났다. 바크는 사나이를 쳐다보다가 그 가 인형임을 깨닫고는 니즈에게 시선을 옮겼다. "잠이 적구나?" "예, 어릴 적부터 그런 소리 자주 들었습니다. 배고프시죠?" 사나이에게서 쟁반을 받아 든 니즈가 조심조심 그걸 돌 침대 위에 올려 놓 았다. 향긋한 냄새가 진동한다. "어제 식사를 못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많이 가져왔으니 드세요." 바크가 힐끔 놓여져 있는 음식을 보더니 웃었다. "혼자 먹기엔 양이 꽤 많구나. 같이 먹을래?" 니즈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피식 웃은 바크는 니즈와 인형이 보는 앞에 서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끝냈다. 반이 넘게 남은 음식이 담겨있는 쟁반을 인형에게 건네준 니즈가 선 채로 바크에게 말했다. "곧 카웰 님을 뵈어야 합니다." 바크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또 그 미친 짓거리를 할 생각인 건가.. "..그런가." "아프다고 전해드릴까요?" 언뜻 바크가 물끄러미 니즈를 쳐다보았다. 니즈가 어깨를 으쓱 인다. "카웰 님도 아픈 사람 괴롭히는 덴 취미가 없을 겁니다." "하하.." 힘없는 가벼운 미소. 바크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니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그 옆을 지나쳤다. "모두 내가 원한 일이다. 안내 해." "얼굴빛이 좋군. 생각보다 신경이 굵은 모양이야." 니즈에게 안내를 받아 들어선 성의 내부. 1층의 거대한 홀과 복도를 지나 거대한 문의 뒤편으로 위치한 방에 들어선 바크에게 카웰이 건넨 말이었다. 바크는 그런 카웰의 말은 무시한 채 방을 한바퀴 둘러보았다. 바크의 얼굴에 비웃음이 떠오른다. "왕이라도 됐다고 생각하는 거냐?" 화려하기로 따진다면 진짜 왕성보다도 화려한 방. 거대한 창으로 한껏 빛 이 들어오는 방안의 앞쪽엔 화려하게 빛나는 옥좌가 놓여져 있었다. 옥 좌 옆에 서 있던 카웰이 피식 웃었다. "착각하지 마라. 이 자리에 앉으실 분은 내가 아냐." "이런 시골 마을에서 인형들 몇 명 데려다 놓고 왕 노릇이라니. 너나 네 주인이란 놈이나 상당히 속이 좁은 녀석들이구나." "...." 화를 내는 건가? 카웰의 얼굴이 잠시 차갑게 굳어졌다. 그러나 곧 카웰은 얼굴을 풀고는 미소를 지었다. "어제 놀이로 화가 나긴 꽤 났나보군. 자자, 오늘은 이런 쓸데없는 말을하려고 부른게 아냐. 더 이상 날 화나게 만들지 마라." 물론 바크로서 더 이상 카웰을 화나게 해서 좋을게 없었다. 단지, 어제 일 이 머리 속에 떠오를 때마다 머리 속으로 좋을게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카웰 에게 비죽거리게 되는 것이었다. 바크는 입을 다물었고 카웰은 미소를 지었다. "좋아, 입을 다문 감사의 뜻으로 좋은 소식을 알려주지." "소식?" "좋은 소식과, 그 보다 더 좋은 소식이 있다. 어느 쪽부터 들을 텐가?" 카웰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떠오른다. 어제 보여줬던 그 미소.. "좋지 않은 소식과 그 보다 더 최악의 소식이란 소리군. 덜한 거부터 듣기로하지." 카웰이 고개를 끄덕이며 왕좌의 손 받침대에 몸을 기댔다. "앞으로 삼일 후. 반란군은 수도를 공격. 싸그리 불태워 버릴 거다." 니즈가 있었다면 니즈의 얼굴이라도 한번 쳐다봤겠지만, 아쉽게도 니즈는 방 밖에 남아있었다. "수도는 공격하지 않기로 했던 거 아니었나?" "그랬었나?" 카웰의 시큰둥한 반응에 바크가 눈살을 찌푸렸다. "네 주인은 왕이 될 생각 아니었나? 그런데 수도를 불태우려 하다니.." "수도라는 것은 또 만들면 되는 거다. 새로운 왕은 새로운 역사 위에서야하는 법." "헛소리! 수십만을 죽여놓고 왕이 뒤는 자를 누가 따른다는 거냐!" 버럭 소리치는 바크를 보며 카웰이 비웃음을 지었다. "그 말 그대로다. 썩어빠질 너희 가문을 더 이상 따르는 자는 필요 없지. 네 이름과 함께 수도는 불타오를 테고 영원히 저주스러운 이름으로 남을것이다." 으득, 바크가 이를 갈면서 소리쳤다. "죽이는 건 나 하나면 족하잖아! 멍청한 소리하지마! 수도가 그런 꼴이되버리면 모란의 황제가 하와크를 그냥 놔둘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강대한 모란이 하와크를 침공해오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성지라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성지가 불타버린다면 모란으로서는 '성지를 보호' 한다는 등의 이유를 얼마든지 만들어서 침공. 하와크를 속국 내지 아예 모 란의 영토로 만들어 버릴지도.. 아니, 틀림없었다. 카웰이 바크의 말에 싱긋 웃었다. "역시, 똑똑하군. 정확히 맞췄어. 모란의 황제는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훌륭하게 하와크를 침공. 몇 주만에 하와크를 정복할거다. 그리고 그 길로단번에 라하트도 정복하겠지." "설마..!" "새로운 왕에게 하와크는 너무 작지 않은가?" "무슨 바보 같은! 대륙을 노리는 거라니..!" "원래의 주인에게 돌아가는 거다. 잊었나본데, 모란이던 라하트던. 그 외의소국들 모두, 사실은 이 하와크에서 생겨난 거지. 아니, 하와크라고 하면착각할지 모르니 정확히 해두지. 모두 엘더 모바스의 손에서 생겨난 거다. 창세왕 엘더의 진정한 후예가 대륙을 원한다면 그걸 이뤄야 하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바크가 입을 다물자 카웰이 유쾌하게 웃었다. "그 분께서 모든 것을 이루셨음과 동시에 하와크는 역사 속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되겠지. 네 이름을 마지막 폭군으로 기록하면서 말이다." 카웰이 바크를 노려보았다. "이것이 내가 네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다." "과연.. 별로 좋은 소식은 아니군." 카웰을 마주 노려보며 바크가 비죽거렸다. "이보다 너 나쁜 소식이 있다고 했던가?" "아아~ 상당히 좋지 못한 소식이지. 네 처형 날짜가 정해졌다." 바크의 얼굴이 굳어졌다. "..언제냐? 내일?" "미안하군. 하루를 기다릴 시간이 없어서 말야. 처형은 오늘 저녁. 해가지는 시간이다." "정말 최악이군." 오늘 저녁이면.. 이제 6시간 정도 남은 건가? 생각도 못할 정도로 빠른 전 개인걸.. 예상보다 훨씬 빠른데다 선택의 여지도 없다. 그야말로 최악. 바크가 미간을 찡그리며 카웰을 올려다보았다. "돌아가겠어." "..뭐?" "감옥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이다." 못 알아 듣는 건가? 바크가 인상을 잔뜩 찌푸리자, 카웰이 눈을 몇 번 깜빡 이더니 갑자기 실소를 했다. "허어, 죽을 생각을 하니 앞이 캄캄해지기라도 한 거냐? 난데없이 감옥이라니. 지금부터 널 위한 가벼운 만찬을 할 생각인데?" "곧 죽을 목숨. 여지건 지은 죄에 대해 죄책감이라도 느껴보려고 하는 거니닥치고 인형들이나 치워라." 이젠 죽을 목숨이니 더 이상 카웰의 신경을 긁고 안 긁고는 상관이 없다란 생각인지, 바크는 목 내놓은 사람 마냥 카웰에게 말했다. 카웰이 잠시 바크 를 쳐다보다가 이내 피식 웃어버렸다. "뭐, 그것도 좋겠군. 지은 죄가 워낙 크니 생각을 할 시간도 필요하겠지. 비록 몇 시간도 안되지만 말야. 좋아, 즐거움은 뒤로 미룰수록 커지는 법. 나중에 보도록 하지." 카웰이 손짓을 하자 바크의 옆에 서 있던 인형들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바크는 잠시 고개를 들어 카웰을 죽일 듯한 눈으로 노려보다가 미련 없이 뒤 로 돌아 방밖으로 나가버렸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480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44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5/16 02:16읽음:197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44) == 제 9장 < 결말. > == --------------------------------------------------------------------- "저어.. 죄송합니다." 거친 태도로 감옥으로 돌아 온 바크에게 말없이 뒤따라온 니즈가 조심스 레 다가오며 말을 걸었다. "뭐가 말이지?" 바크가 눈을 치켜 뜨며 물었다. 니즈도 죄송하다는 말을 하기는 했는데 바 크의 질문에 딱히 뭐라 할 말은 없는지 입을 다물고 말았다. 잠시 니즈를 노려보던 바크가 시선을 돌리며 한숨을 내 쉬었다. "네가 잘못한 거 없으니까 됐어." 수도에 대한 배신감. 죽게 된다는 불안함. 그것들이 신경을 극도로 날카롭 게 만들었고, 앞에 보이는 아이에게 괜히 화를 내 버린 것이었다. 약간의 자조스런 웃음을 지으며 바크가 다시 한번 한 숨을 내 쉬었다. "오늘.. 저녁이라. 뭘 생각해야 할지 미리 정해둬야겠군." 보이지는 않지만, 태양은 머리 위에 떠 있을 것이다. 그것이 산으로 넘어가 기 까지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테고.. 그 동안이 바크에게 주어진 나머지 시간이었다. "어쩌실 생각이시죠?" 침대에 앉은 채 차가운 돌 벽에 기대고 있던 바크가 문득 니즈에게 눈을 돌 렸다. "무슨 말이지?" "앞으로 어떻게 하실 건지 묻는 겁니다." 니즈의 물음에 바크는 잠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니즈를 마주 바라 보았다. "...글쎄." 튀어나온 바크의 답변은 간단했다. 니즈가 그 작은 얼굴에 약간의 화가 났 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죽을 작정입니까?" "재밌는 질문이구나. 죽일 작정이 아니었나?" "그건 제 사정입니다." 바크가 픽. 웃었다. "난 도통, 너란 애를 이해 못하겠구나. 수도에선가? 그땐 그렇게 날 죽이지 못해서 안달이난 얼굴을 하더니.. 지금은 왜 그런 얼굴을 하는 거지?" 바크의 말에 니즈가 적게나마 얼굴을 붉혔다. 이 아이.. 역시 이상해. "니즈. 내게 무슨 원한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날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없다면 부탁 하나 하자." "..설득하시려는 겁니까?" "날 도와 달려면 도와줄거니?" "...." 잠시 생각을 하던 니즈가 고개를 저었다. 바크는 미리 예상 했다는 듯 미소 를 지으며 말했다. "그건 됐어. 도와달라는 말은 하지 않을 테니까, 염려마." "그럼.. 무슨 부탁을?" 니즈의 물음에 바크는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지그시 니즈의 눈을 바라보 다가 니즈의 손을 잡아 자신의 앞으로 데려오더니 그 작은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는 밖엔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가능하다면.. 그럴 수 있다면 여길 떠나라." "...예?" 이해하지 못한 니즈에게 바크가 다시 한번 말했다. "어디든 좋아.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란 소리다." "...." 니즈가 물끄러미 바크를 올려다보더니 갑자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살아날 생각이군요?" "글쎄, 죽을 생각이 없다는게 정확하겠지. 그렇게 해줄 수 있겠니?" 니즈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제가 여길 떠난다고 인형들이 최면에서 풀려나진 않습니다." "인형들 때문이 아냐. 너 때문이다." "예? 저요?" "쓸데없는 일에 휘말려서 다치지 말라는 말이야." 입을 다문 니즈가 천천히 바크를 보더니 갑자기 뒤로 물러섰다. 그 얼굴은 방금 전과는 비교될 정도로 굳어져 있었다. "아이리어를 기다리는 겁니까?" "친구라고 해두지." 니즈의 입가에 비웃음이라 이름 지어진 미소가 생겨났다. "이 곳엔 인형만 수백입니다. 용병들도 상당 수 있지요. 그 '친구'란 것을염두하고 이 곳에 스스로 들어왔다면, 너무 안일한 생각이었군요. 수백의인형들에게서 당신을 구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아니라고 한다면 이곳에 올 필요도 없지 않겠어?" "여길 찾아 올 수나 있을지 걱정해야 할겁니다." 니즈의 비아냥에 바크는 피식 웃을 뿐이었다. 비웃음은 아니었다. 허탈한 웃음도 아닌.. 보통 미소. 그 미소가 니즈의 속을 더 긁었는지 니즈가 험 악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런 말을 하는 거 보면, 제가 카웰 님에게 말하는게 두렵지 않다는 걸로보이는군요. 절 너무 믿으시는 거 아닙니까? 분명히 말해두지만, 전 카웰님의 심복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거 치고는. 넌 카웰을 굉장히 싫어하는 거 같던데." "..!" 바크의 말에 니즈가 눈을 치켜 뜨면서 단번에 입을 다물어 버렸다. 어린애 들의 표정은 마음에 따라 그 구분이 뚜렷하게 된다. 예를 들면.. 속마음을 들킨 아이의 표정은 무척 알기 쉽지. 바크가 머릴 쓸어 넘기더니 말했다. "어쨌건, 보긴 정확히 봤다. 나한테 무슨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검을잘 다룬다고 해도 저런 인형들을 상대할 수는 없겠지. 처음부터 이럴 생각으로 널 따라온 거야. 비웃어도 할 말은 없어. 내겐 선택의 여지라는게없었으니까. 하지만, 적어도 네겐 선택을 할 수 있게 하고 싶구나. 여길떠나주렴." "..그.. 정도로 믿고 있는 겁니까?" "그래." "제가 카웰 님에게 말을 한다고 해도요?" 바크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애초에 여길 찾지 못했다면, 난 죽게되겠지만.. 녀석들이 여기에 왔다면무슨 상황에서라도 구해 내겠지. 그리고 분명.. 여기로 찾아 왔을 거라고생각해." "..그렇군요." 그 작은 어깨를 늘어뜨린 니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바크의 짙은 검은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전 떠나지 않겠습니다." "니즈..!" "선택이라면 결정은 제가 하는 거겠죠. 떠나지 않겠습니다." "니즈, 넌 몰라. 아이리어는" "전, 보고 싶습니다." 뭐라 말을 하려던 바크가 일순간 말을 멈췄다. 니즈가 다시 한번 천천히 말했다. "당신이 목숨을 걸고 이 지옥에 온 이유. 그 믿음이 이루어지는지.. 전그것을 확인하고 싶은 겁니다." 바크는 입을 다물었고, 니즈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니즈가 몸을 돌려 감옥 문 앞에 섰다. "말씀대로 전 카웰 님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카웰 님에겐 말하지 않도록하지요. 그럼, 나중에 뵙겠습니다." 거대한 감옥 문이 천천히 열리고, 그 문으로 바크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넨 니즈가 사라졌다. 곧 이어 문은 다시 닫혔고 감옥 안은 완벽한 정적으로 휩싸이게 되었다. "하아.." 커다란 한숨소리가 감옥 안을 울렸다. 벌렁 돌 침대에 드러누운 바크는 어 두운 천장을 바라보다, 팔로 눈을 가려버렸다. '믿고 있으니까..' 계속... --------------------------------------------------------------------- 우흣흣~~모니터 삽니다~ ^^에.. 저한테 모니터 팔라는 소리가 아니고. -- 제가 드디어 모니터를 사게 된다란 소립니다. ^^지금 사용하시는.. 윈도우에선 맨날 '알 수 없는 모니터' 라며 어디껀지도 모를.. 시력 1.0을 마이너스로 떨어뜨린이 앙마같은 7년 된 모니터를. 드디어 바꾸게 되었습니다. 음.. 기쁘군요~^^『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071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45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6/02 00:25읽음:1763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45) == 제 9장 < 결말. > == --------------------------------------------------------------------- 시간은 예외없이 잔혹하게 흘러갔고, 어느새 태양은 산을 향해 뉘엿뉘엿 기울어가기 시작했다. 보이진 않지만 아마도 밖은 천천히 드리워지는 노 을과 길어지는 그림자로 '저녁'이란 시간을 연출하고 있겠지. "...." 조용히 돌침대에 누운채로 천장을 바라보던 바크는 잠시 흐뜨러진 머리를 쓸어넘겼다. 철 문 처편으로 간간이 들리는 소리는 자신의 사형을 위해서 만들어지는 무대가 거의 완성되었다는걸 알려주고 있었다. "...." 차가운 돌 침대의 냉기는 머리를 식혀주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하는 칠 흙같은 어둠은 싫은 기억을 떠올린다. 로아에 도착 했던 그 날의 아침. 이미 땅에 묻혀버려 볼 수도 없었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누나의 묘를 앞에두고 섰을 때.. 론의 말대로 아무런 생각도 없었다. 슬픔? 분노? 그런 게 느껴지기 이전에 당황스러웠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처음이었다. 하 물며 그게 가족.. 전부라니. 그 어떤 격한 감정이 끓어오르기도 전에 의문 이 떠 올랐다. 정말로 죽은게 맞는건가? 정말로 다시는 볼 수 없는건가? 가만히 기다리고 있다보면 근처 호수의 별장에서 내 걱정으로 요양을 하고 계셨다던 어머니가 돌아오진 않을까? 모두가 죽었다는 현실을 알면서도 인정 할 수가 없었다. 어머니와 누나를 마지막으로 본게 언제 인지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여행을 떠나기 마지막 날. 그들과 무슨 대화를 했었는지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모두가 죽었다? 다시는 볼 수 없다라는 건가? 막연한 기대.. 아니, 미련 속에서 지나가는 며칠의 시간. 수도에서 국왕.. 나치 형이 암살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그 와중에. 바크의 얼굴은 점점 더 굳어졌다. 속으로는 무언가 방금이라도 터져버릴 듯이 꽉 막히고 부글 부글 끓고 있었지만. 인사하고 지나가는 하인들의 눈에서 측흔하다는 빛이 보일때마다. 바크의 얼굴은 점점 더 차가워지고 굳어졌다. 론은 정신을 잃은 레아드의 옆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고, 바크는 그런 둘에게 찾아가지 않았다. 기다림..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고. 누구도 말을 건네지 않는 조용한 시간들 사이 에서 바크는 기다렸다. 자기 스스로도 무엇을 기다리는지 모를 시간들. 하 지만 바크는 기다렸다. 무언가 일어나지 않으면 영원토록 이 조용하고 숨 막히는 시간 속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며칠 뒤에 수도에서 몇명의 기사들이 로아로 찾 아 왔다. 그리고 그 즈음. 론이 찾아왔다. 절망. 무엇을 해야할지.. 무엇을 해야하는건지도 모를만큼의 절망으로 흐 르지 않는 샘 속으로 가라앉은 돌 마냥 무겁고, 허무한 눈으로 자신을 바 라보는 바크에게 론은 정확히 무얼 해야하는지 말해주었다. - 복수 할 생각이라면 그만둬. - 복수를 한다고 죽은 사람들이 돌아오진 않는다. 하지만 그거라도 하지 않는 다면 진절머리나는 이 지옥같은 정적 속에서 영원히 갇혀버릴거 같았다. 그 래서 바크는 론의 말류에도 불구하고 왕이 되었다. 사실, 처음엔 론의 말대로 죽고 싶다는 마음이 없진 않았다. 레아드를 볼 면목도 없고 다시 만난다고 예전처럼 지낼 수 있을거란 생각도 들지 않았 다. 수천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아버지의 아들이고, 또 그 살인을 암묵적으 로 알면서도 모른채한 위선자. 이런 상황에서 살아봐야 뭣 하겠냐는 생각이었다. 한때는 이 저주스런 피 의 고리를 내 대에서 끊어버릴까.. 하는 생각까지도 했었고. 혼란스런 머 리에선 별별 괴상한 생각들이 들끓었다. 하지만, 역시 시간은 모든 상처를 아물게 하는 법. 시간이 흐르면서 굳어 진 머리가 풀리고 현실을 직시하게 되면서 이대로 죽게되면 모습도 보이지 않은채 뒤에서 히죽거리며 웃는 녀석들의 꼭두각시가 되는게 너무 억울하 게 생각되었다. 론의 충고를 무시한채 죽음이란 결말이 뻔히 보이는 왕의 자리에 올라왔지만, 살겠다는 생각이 들자 오히려 갈 길은 확실하게 정해 졌다. 왕이 되었으니 살 방법은 오직 하나. 자신을 죽이려는 녀석들을 이 쪽에서 먼저 치는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고 정작 행동 을 하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론이 자신의 목을 쥐어짜면서 까지 말린건 어쩌면 당연한 거였다. 주변은 온통 인형들. 왕인 탓에 개인 행동 은 못하며, 부하들은 못 믿는다. 더구나 그 와중에 자기 목숨까지 챙겨야 하니 그야말로 죽을 노릇이었다. 자신이 생각해봐도 여기서 살아서 나갈 방법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자신을 쉽게 죽이지 않을듯이 괴롭히기만 하는 녀석들의 행동으로 미루어 봐서 분명 죽일땐 그 모습을 드러낼 거라는건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하 지만 혼자서 그 판을 뒤집는건 어려운 일. 결국 바크가 믿을 수 밖에 없는건 역시 론이었다. 그래서 별별 해괴한 짓을 해가며 녀석들의 주의를 끌었고, 론에게 조금이 나마 도움이 될 일들을 벌였다. "....." 생각해 보면 꽤 오랜 시간. 짧다면 짧다고 할 수도 있지만, 바크 로서는 오래되었다고 느껴졌다.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슬픔, 분노, 절망.. 그것들로 가득찬 시간들. 그리고 이제 그 모든 감정들이 휘말리고 뒤틀려서 모여져 있는 이곳에서 끝이 나는 것이다. "시간.. 되었습니다." 철문이 열리며 밖으로 니즈의 모습이 나타났다. 바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피의 복수. 아니면, 허무한 결말. 어느쪽인지는 몰라도 시작된 것이다. 계속... --------------------------------------------------------------------- 흘.--; 늦었습니다. 이유는 요 밑에 썼지만 모르시는 분들을 위하여 다시 한번. .... 하드 정리 하다가 요타 관련 자료 및 설정 및... 써 놓은몇편을 날려버렸습니다. --;del키를 누르고 엔터를 쳐버린 새끼 손가락 잘라버릴까.. 별별 해괴망칙한 생각까지 해버렸습니다..;쓴 글을 다시 쓴다라는건... 해보지 않은 분은 모를겁니다. 무쟝 씁쓸한 기분이 듭니다. --;요타 쓰면서 벌써 4번째 겪는 느낌이군요.;흘.. 그럼, 계속 올리겠습니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098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46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6/03 02:16읽음:1794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46) == 제 9장 < 결말. > == --------------------------------------------------------------------- 커다란 대 위에 세워진 나무 두개를 교차로 묶어 만들어낸 십자가 모양의 틀. 그 주변으로 커다란 횃불 몇 개가 타오르며 주위를 밝혔다. 조금 떨어 진 곳엔 융단이 깔려있고, 그 위에 고급스런 의자가 놓여있으며 그 위로 는 카웰이 앉아 있었다. 옆에는 언제 나와 마찬가지로 왠지 정신이 나간 애 마냥 평소와는 다른 모습의 니즈가 보였다. "썰렁하군." 주의를 한바퀴 둘러본 바크가 간단하게 평했다. 나무로 엉성하게 만들어낸 사형장과 검이나 창을 들고 서 있는 몇 명의 용병들. 그리고 카웰과 니즈. 이 정도가 하와크의 마지막 국왕이 될지도 모를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 의 사형 식에 준비된 모든 것들이었다. 수만 명의 군중들의 사이에서 돌팔매 질을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이건 너무한걸. "미안하군. 뭣하면 인형들이라도 불러줄까?" 대 위로 끌려가는 바크를 향해 카웰이 빈정거렸다. 카웰의 말을 들어보니 그 말도 일리가 있었다. 인형들을 잔뜩 불러다 놓고 세워둬봤자 카웰로서 도 별로 흥이 나진 않을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해보면 지금 이곳에 모인 용병들은 인형이 아니란 소리다. 이미 산 아래로 사라진 태양이 붉게 달궈놓은 하늘은 점점 회색으로. 그리 고 곧 검게 변해갔다. 겨울이 가까워진 탓에 해가 떨어지자 주변의 온도는 급격하게 떨어져서 꽤 추워졌다. "준비하지." 카웰의 말이 떨어지자 양쪽에 서 있던 인형으로 생각되는 두 사나이가 바 크의 팔을 잡고는 형틀에 묶어버렸다. 힘 조절을 할 줄 모르는지 살까지 파고드는 밧줄에 묶인 바크는 신음소릴 흘리면서 아래쪽의 카웰을 내려다 보았다. "꽤 오랜 시간이었어. 그만 슬슬 끝내도록 하지. 마지막으로 할 말이라도있나? 나라도 상관없다면 들어주겠네." 왠지 며칠 전 카웰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바크와는 아무런 원한도 없는 사람인 냥 하품이라도 할 듯한 분위기의 카웰이었다. 그리고 그 점이 궁금 해진 바크였다. "뭔가 일이라도 있는 건가? 왠지 서두르고 있다는 기분인데?" "생각 같아선 하루에 조금씩 괴롭히고 괴롭혀서 몸도 마음도 인간이라고스스로 생각하지 못하도록 만들어놓고 싶었는데.. 주인께서 그만 됐으니 죽이라고 하시더군. 덕분에 나도 흥이 깨져버렸고 말야." 바크가 주위를 한바퀴 둘러보았다. "주인은..?" "네 녀석이 알 필요는 없어. 자, 할 말은 그거로 끝인가? 날씨도 제법추워지는데 슬슬 끝내도 될까?" "대답이 필요한 거 같지는 않은데." 카웰의 입가가 비죽 늘어졌다. 그는 잠시 목 언저리를 손으로 툭툭 치고는 다음엔 바크의 기대를 박살내 버렸다. "아이리어를 기다리는 모양이데.. 말야." 바크의 시선이 자연스레 니즈에게 돌아갔지만, 니즈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 지 않았다. "아쉽게도 아이리어는 오지 않을 거다." "자신하는군?" "그래." 고개를 끄덕이며 카웰이 턱으로 인형들을 가리켰다. "그 동안 감옥에만 있어서 눈치를 못 챘을지도 모를 테니 말해주지. 이 마을엔 500여명 정도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예상하겠지만 모두 인형이고 말이야. 하지만 이 마을에 오고 나서 네가 본 인형들의 수는.. 고작해야 몇십 명정도겠지. 궁금하지 않나? 나머지 인형들이 어디에 있는지." "덫..?" "뭐, 대충 정답이군. 인형들의 힘에 대해선 잘 알고 있겠지? 기사라고 해도그 주먹에 가볍게 스치기만 하면 끝장이 나지." 카웰이 주변의 산들을 가리키며 잔인스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저 산중엔 그런 인형들이 수백이나 숨어서 네 녀석을 구하러 올불쌍한 녀석들을 기다리고 있지. 하지만, 아쉽게도 여지건 아무도 오지않은 모양이야. 그리고 지금부터 산을 넘어 온다고 해도 네 녀석이 죽은 후겠지." "....." 처음으로 바크가 입을 다물어버렸다. 카웰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니 쓸데없는 기대로 날 화나게 하지 마라." "..." "이제 끝내지." 카웰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나 바크는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저 멀리 어둠 속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산등성이를 바라볼 뿐이었다. 카웰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곱게 죽일 생각은 없었지만, 마지막은 나름대로 멋지게 죽길 바랬는데. 아무래도 안될 것 같군." 카웰의 눈짓에 바크를 끌고 왔던 두 명의 인형들은 대에서 내려와 카웰의 옆에 섰다. 그리고 동시에 보통 사람으로 보이는 용병이 대신 대 위로 올라갔다. 한 개의 검을 손에 든 채로.. "단번에 끌 내라." 용병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크의 앞에서 검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그와 함께 산을 바라보던 바크의 고개를 천천히 제 자리로 돌아왔다. 서서히 떠오르는 달의 빛을 받아 백색으로 반짝이는 검날은 소름이 끼치도록 차 가워보인다. 바크의 시선을 정면으로 받은 용병은 잠시 그 자리에서 행동 을 멈췄고, 그 사이에 바크는 시선을 카웰에게로 돌렸다. 기분 나쁘게 조용 한 두개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혔다. "죽기 전에.." 바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소원하나 들어줬으면 고맙겠군." "..소원?" 대답대신 바크는 고개를 끄덕였고, 카웰은 재밌다는 듯 흐음~ 턱을 쓰다듬 었다. 소원..이라? "어떤 소원이지? 날 즐겁게 만들어 주려고 굳이 살려달라고 애원할 필요는없는데." 장난하지 마.. 라는 듯한 바크의 시선에 카웰이 손을 내 저었다. "좋아, 들어 줄 수 있는 거라면 들어주지. 별로 들어 줄 수 있는게 많지는않지만. 말해봐." 의자에 깊숙이 앉은 카웰은 은근히 바크가 무슨 헛소리를 할지 내심 기대 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엎드려라." ....뭐? "엎드려." 마치 카웰의 속을 읽었다는 듯이 바크가 다시 한번 말해주었다. 동시에 주 변의 공기가 알듯 모를 듯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카웰도, 니즈도, 용병들 도 바크의 갑작스런 소원에 할 말을 잃어버렸다. - 쾅!!! - 순간, 엄청난 폭음이 일어나며 사형장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집 한 채가 불꽃을 뿜으며 공중으로 치솟았다. 모두의 눈이 멀리 있는 산의 나무까지 비출 정도로 활활 타오르며 날고있는 집으로 향했다. 십여미터 정 도로 치솟았던 집은 허공에서 2차 폭발을 일으키며 사방으로 엄청난 불길과 파편들을 쏟아내며 터졌다. "우아아앗!" 하늘에서 떨어지는 화염과 날카롭고 더구나 활활 타오르는 파편들에 용병들 이 기겁을 하며 바크의 소원을 충실하게 들어주었다. 허공에서부터 마을 전체로 퍼져나간 불꽃이 3차 폭발을 일으킨 것은 그 뒤로 몇 초 뒤였다. - 콰콰콰쾅!! - 사방에서 들려오는 폭발음. 그리고 화염과 메케한 연기. 하늘을 날아다니는 집들? 그야말로 순식간에 지옥을 방불케하는 광경이 연출되자 아연한 얼굴 되버린 카웰은 하늘을 뒤덮다시피 한 불길을 보면서 식은땀을 흘렸다. 그러 다 그의 눈길이 거칠게 바크에게로 향했다. "녀석을 죽여!" 의자에서 벌떡 일어서며 카웰이 바크의 앞에서 검을 든 채로 얼어버린 용병 사나이에게 고함 질렀다. 고용주의 고함에 퍼득 정신이 든 용병은 잠시 바 크를 쳐다보았고, 아무런 미련도 없이 그대로 검을 내리 쳤다. 목표는 목! 검은 날카로웠고, 그의 힘은 바위라도 박살 낼 듯이 강렬했다. "헛!?" 검이 목을 내려쳤고 바크의 목이 몸에서 떠나 허공으로 치 솟았다.. 라고 믿지 않을 사람은 주변에 없었다. 그러나 바크는 모두의 기대를 완전히 무 시한채 손을 속박하고 있던 밧줄을 가볍게 풀어버리며 몸을 재빨리 숙였고 덕분에 용병의 검은 퍽! 소리와 함께 형틀에 깊숙이 박혀버렸다. "왕에게 검을 겨눈 죄는 크다!" 퍼억! 바크의 일격에 용병이 배를 움켜잡으며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다가 대 위에서 굴러 떨어져 버렸다. 파칵.. 형틀에서 검을 뽑아낸 바크가 검을 들어 카웰을 가리켰다. 카웰의 눈가에 노기와 함께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하늘을 뒤덮는 불꽃. 치솟는 화염. 치켜진 검. 그리고 회심의 미소. "죽여라앗!!" 카웰의 노성에 주변에 있던 용병들은 별로 그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는지 떨어지는 화염 속에서 최선을 다해 몸을 지키려 했다. 덕분에 바크에게 달 려 든건 두 명의 인형들이었다. "피하는게 좋을 텐데." 달려드는 인형에게 중얼거린 바크가 훌쩍 뒤로 뛰어서 대에서 내려왔다. 순간, 하늘에서 거대한 빛의 기둥이 엄청난 속도로 떨어져 내려와 대와 충 돌 했다. - 콰앙! - 고막을 유린하는 엄청난 폭음과 주변의 땅을 파헤치는 폭발. 팔로 눈을 가 렸던 카웰이 간신히 눈을 떳을 때 그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절로 흘러나왔다. 대는 하늘에서 떨어진 커다란 집의 지붕과 충돌하면서 산산조각. 박살이 나버렸고 달려들던 인형들은 그 와중에 깔려 죽었는지, 아니면 어디로 튕겨 져 버렸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니아 바크. 그의 모습은 활활 타오르는 화염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피.. 피하셔야 합니다!" 주변의 용병들이 간신히 몸을 추스르며 카웰에게 소리쳤다. 카웰을 구하다 라기 보다는 고용주보다 먼저 피할 수가 없으니 그에게 말한 것이었다. "이 망할 것들이!!" 주변에 말이 안 통하는 인형들만이 있는게 싫어서 그나마 인간으로 남겨 두 었던 쓸모 없는 것들을 노려보던 카웰이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화염 저 편 을 살기어린 눈으로 쳐다보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바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백작 님! 곧 여기까지 불길이 번질 겁니다! 어서!" "크으으으!!" 거친 신음소릴 내뱉은 카웰이 결국엔 몸을 돌리고 말았다. 하늘을 뒤덮었던 화염은 거의 사라졌지만, 대신 나머지 집들에 불길이 번지면서 성으로 가는 길목을 막아설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후." 대를 중심으로 집의 지붕으로 보이는 거대한 목재가 떨어지면서 카웰과 바 크의 사이엔 화염의 벽이 들어섰다. 달려오던 인형들은 밖으로 튕겨나가며 정신을 잃었는지 모두 잠잠했다. 그리고 저렇게 불길이 높은데 보통 인간 이 그 벽을 넘어 올리는 없으므로 바크는 잠시 검을 거둔 채 정신을 가다듬 을 수 있었다. '비슷하군.' 알파의 도박장을 박살 낼 때를 회상하며 바크가 피식 웃었다. 폭음과 얼굴 을 달아오르게 하는 화염. 그 속에서 왠지 모르게 평안한 마음으로 바크는 주변을 돌아보았다. 화염 저편에 있던 카웰은 말을 타고 성으로 가버렸는 지 잠잠했고, 주변엔 불이다! 뭐라 떠들며 달려 다니는 사람 하나 없으므로 기묘한 침묵은 꽤 오랫동안 계속 되었다. 하늘을 가렸던 불꽃과 집들은 어느새 다 땅으로 떨어져서 이제 하늘은 검 게 그을린 연기로 가득 차게 보일 뿐이었다. 앞에 있던 화염의 벽도 어느 새 가라앉아서 몸을 물로 적셨다면 반대편으로 달려 볼 만할 정도로 작아 져 있었다. "..!" 언뜻 화염의 벽. 저편을 바라보던 바크의 눈에 뭔가가 비춰졌다. 그게 뭔지 눈에 힘을 줘서 보던 바크의 입이 갑자기 벌어졌다. 그리고 그 입에서 그것 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니즈!?"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17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47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6/07 02:28읽음:168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47) == 제 9장 < 결말. > == --------------------------------------------------------------------- 타오르는 불길. 하늘을 가리는 검은 연기. 대기를 진동시키는 열기. "멋진 쇼였습니다." 그리고 화염의 벽 저편으로 보이는 니즈의 작은 눈동자. 몸을 돌려 니즈를 정면으로 한 바크가 말한다. "카웰과 함께 가지 않은 거냐?" "예. 카웰 님은 먼저 성으로 가셨습니다." "어디 다치진 않았지?" 불길 저편인데도 니즈의 얼굴에 미소가 맺히는게 보였다. "걱정하실 정도는 아닙니다. 멀쩡해요. 바크 괜찮으신 가요?" "나?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나자빠지면 체면이 안 서지." "그렇군요." 고개를 끄덕인 니즈가 주변을 돌아보더니 한숨을 내 쉬었다. "난폭한 친구 분들이네요. 마을 전체가 불바답니다." "나도 이 정도로 날려버릴 줄은 몰랐어. 산등성이에서 불빛이 반짝이기에뭘 쏜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말야." "산등성이요? 그렇다면.. 밧줄은 어떻게?" 용병이 내리치는 검을 놀랍게도 밧줄의 속박에서 재빨리 벗어나며 피했던 바크였다. 근처에 아이리어가 없었다면 절대 풀어질리 없을 밧줄을 그렇 다면 바크는 어떻게 풀었다는 건가? 바크가 픽 웃으며 말했다. "별거 아냐. 밧줄에 묶일 때 팔에 힘을 주고 이 세우고 있으면, 그 만큼 공간이 비게 되거든. 나중에 힘을 풀고 슥, 빼면 돼. 마침, 인형이내 팔을 묶어서 눈치도 못 챘고." "만일 그 때 용병이 당신을 묶었더라면 꼼짝없이 죽었겠군요." "이런걸 행운이라고 부르는 거지. 자, 니즈. 내기에선 내가 이긴거 같지?" "그렇군요. 당신의 친구들은 확실히 이곳에 왔고, 당신은 아직 살아있으니까요." "선택하기가 좀 더 편해진 거지. 널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내 쪽으로 와라." 차츰 줄어드는 불꽃 저편의 니즈에게 바크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니즈 의 얼굴에 잠시 머뭇거리는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곧 아이는 평 상시와 마찬가지로 약간 미소를 짓는 얼굴로 돌아갔다. "쓰러진 건 인형 둘과 몇몇 쓸모 없는 용병들입니다. 성까지 가는 길에는수백의 인형들이 기다리고 있겠죠. 그리고 카웰 님의 히든카드도 준비되어 있고요. 아직 이겼다고 생각하기엔 난관이 많습니다." "그래서.. 오지 않겠단 말이냐?" 니즈가 고개를 끄덕였다. 바크의 입가에 길게 미소가 생겨났다. "뭐, 별로 상관은 없겠지. 좀 있다가 다시 한번 말하겠다. 그땐 좀 더 생각을 해 본 뒤에 대답해 줘." "성까지 오신다면 고려해보죠." "말하지 않아도 갈 생각이다." 니즈의 입가에 바크와 비슷한 미소가 생겨난다. 소년과 아이는 그렇게 잠 시동안 서로를 쳐다보았다. 쾅.. 어디선가 폭음이 들려오는 가운데, 니즈가 바크에게 가볍게 허리를 굽혔다. "부디 원하는걸 얻으시길. 성에서 기다리겠습니다." "그래, 몸조심해라." "그럼, 이만." 어울리지 않아.. 작은 몸집의 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단어들을 들으면서 바크가 생각했다. 니즈는 그 말을 끝으로 빙글 몸을 돌려 불꽃 저편으로 사라져버렸다. - 파앙~! - 날카롭게 공기를 가르며 날아가는 은색 구체를 보며 레아드는 마른침을 삼켰다. 잠시의 침묵. - 콰아앙! - 그리고 대 폭발. 은색의 구체가 떨어진 지점에서 갑자기 맹렬하게 화염이 일어나더니 단번에 근처에 있던 집을 덮쳤다. 그리고 그 뒤에 더 놀라운 일이 생겨났다. 갑자기 집 전체에서 폭발이 일어나더니 집이 둥실~ 공중 으로 치솟은 것이었다. "집안에서 폭발이 일어나서 그래. 땅과 연결된 부분은 박살이 나고 지붕과 연결된 부분은 폭발을 타고 공중으로 떠오르지." 론의 설명이 있었지만, 레아드는 든채 만채 그 놀라운 광경을 바라 볼 뿐 이었다. 그 순간, 주변 산들의 나무 한 그루까지 볼 수 있을 정도의 빛을 발하며 집이 허공에서 대 폭발을 일으켰다. 어... 엄청나. "바.. 바크 위험하지 않아?" "글쎄. 가능한 광장으로는 피해가 가지 않게 폭약을 설치하라고 말해 놨는데. 아, 시작이다." 론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레아드의 시야를 하얗게 만들 정도의 엄청난 폭 발이 연쇄적으로 마을 전체에서 일어났다. 땅이 진동하고 주변의 산 짐승 들이 난데없는 폭음에 미쳐 날뛰기 시작한다. 하늘을 날고 있는 집들을 멍청한 표정으로 입을 벌린 채 바라보는 레아드는 문득 론을 쳐다보았다. 론이 손으로 마을 쪽을 가리키며 말한다. "쇼 타임이야. 내려가자." 근처 산들은 물론, 마을로 이어지는 산길에서 몸을 숨긴 채 누군가가 나타 나기를 기다리던 인형들은 정작 론과 레아드가 뻔히 몸을 드러낸 채 달려 가는데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서지 않았다. 그들은 주인에게서 내려온 명을 자신의 강렬한 의지에 덧붙여 그 강대한 힘으로 적을 죽여야 한다는 듯 눈 을 부릅뜬 채 자신의 앞을 달려가는 론과 레아드를 노려보았지만, 몸을 움 직이진 못했다. "...." 산길을 달려 내려가며 레아드가 힐끔 나무 위를 올려다보았다. 무섭게 자 신을 내려다보는 한 명의 사나이가 보였다. 그 뿐만이 아니다. 달려가면서 계속 이곳 저곳에서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모두들 특이하게도 목 부분에 길고 가는 침을 박은 채였다. "번의 침술은 믿을 만 해. 절대 못 움직이니까 걱정마." 론의 말에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인 채 마을로 달려가는 일에만 전력을 다 했 다. 멀리 마을의 입구가 보인다. 화아아악.. 귓가를 스치는 바람소리. 탁탁탁.. 땅을 박차는 발소리. 두근.. 두근.. 들려오는 심장의 고동소리. 숨이 벅차 오지만 이상하게 정신은 맑아진다. 점점 가까워지는 마을의 입 구가 마치 정지한 것처럼 멀게 느껴졌다. 바크를 마지막으로 봤던 그 날의 아침. 숨막히도록 긴장된 바크를 보면서 레아드는 아무런 말도 해줄 수 없었다. 그리고 가족들의 비참한 일을 들었 을 때도 레아드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정신을 잃은 것이다. 그리고 눈을 떳을 때 바크는 없었다. 두려움.. 그때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느껴졌다. 자신조차 무엇인지 알지 못했던 것이니 눈치가 빠른 론조차 눈치를 채지 못했다.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두려움.. 그 막연한 것은 이유를 알 수 없게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처음엔 단지, 바크에 대한 걱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바크를 만나러 가는... 지금. 그 두려움이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두려움.. 그것은 바크가 변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바크를 바로 앞에 둬서야 레아드는 그 동안 자신의 마음을 내리 눌렀던 그 두려움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잘난 척 하기 좋아하고, 그 만큼 똑똑하고. 언제나 조금 앞에 서서 자신만 만한 얼굴로 세상을 똑바로 바라보던 녀석. 그것이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 내 친구 바크다. 하지만..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바크는 난생처음 보여주는 슬픈 얼굴로 레아드의 앞 에서 떠나갔다. 그리고 더 많은 슬픈 일들이 일어났다. 바크는 그대로일까? 아직도.. 그 모습. 그대로일까? 시야를 스치는 풍경들이 느려지면서 마을의 입구가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레아드와 론은 숨을 돌리면서 달리던 속도를 줄였고 곧 둘은 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엔 둘 보다 조금 먼저 도착한 다섯 명의 남녀들이 서 있었 다. 모두 익숙한 얼굴들.. "모두들 몸은 괜찮아?" 쏟아지는 폭염 속에서 용케 재하나 묻히지 않은 검은 옷의 사나이가 앞으 로 나섰다. 기네아였다. "마을 안에는 인형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도 성으로 이어지는 길목에서 진을 치고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아쉽네. 좀 더 인형의 수를 줄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나저나바크는?" 물어볼 필요도 없었을까? 힐끔 고개를 돌려 레아드를 쳐다 본 론은 자연 스레 레아드의 시선을 따라 입구에서부터 멀리 떨어진 광장 쪽을 쳐다 보 았다. 멀리 화염의 벽을 등진 사람의 실루엣이 보였다. 레아드의 얼굴이 하얗게 변한다. 기뻐하는 걸까? 아니면, 긴장한 걸까. 론은 레아드의 어깨를 잡았다. 흠 칫 놀란 레아드가 론을 쳐다보자, 론이 고개를 끄덕이며 광장 쪽을 가리 켰다. "가자." 레아드가 힘들게 고개를 끄덕였다. 둘이 먼저 발을 옮기고 뒤에서 다섯이 따라왔다. 점점 가까워지는 광장. 불길의 열기로 흔들리는 사람의 모습. 굳이 확인하려고 하지 않아도 그게 바크라는 걸 알 수 있는 레아드였다. 멀리서 바크가 언뜻 고개를 돌리다 이쪽을 쳐다본다. 눈이 마주쳤다? 거리 상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믿을 수 없게도 바크가 자신을 쳐다보는걸 알 수 있었다. 두근.. 주위에서 타오르는 불길보다.. 수명의 발자국 소리보다도 몸 안에서 울려 퍼지는 심장의 고동소리가 더 크게 들려온다. 두근.. 두근.. 숨이 가빠지 면서 시야가 하얗게 변해갔다. 오직 바크의 모습만이 보인다. "...." 바크의 얼굴이 보일 만큼이나 가까워 졌을 때 론이 발걸음을 천천히 늦춰 레아드의 옆에서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레아드는 눈치를 채지 못했는지 그대로 바크를 향해 걸어갔다. 하얗게 바래버린 세상에 오직 바크와 나만이 서 있다.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다.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흥분? 공포? 기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감정으로 가슴이 터질 정도로 아파 왔다. 바크는 변한 걸까? 이젠 모든게 전과 달라진 걸까? 우리들의 여행은 끝이 난 건가? 정신을 잃을 정도의 수많은 생각을 가슴에 품은 채. 다른 이들의 가지각색의 시선을 받으며. 무표정한 얼굴의 바크를 보며. 레아드는 바크와 마주섰다. 계속.. --------------------------------------------------------------------- 요즘 다른 글쓰고 있답니다. ^^어디에다 올리는지, 무슨 글을 쓰고 있는지는 절대 비밀! 인터넷 어딘가에 올라가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세요~냐하. ^^요즘 것 때문에 좀 바빴어요. 글 계속 올라갑니다~『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27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48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6/11 23:12읽음:157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48) == 제 9장 < 결말. > == --------------------------------------------------------------------- 어디선가 뜨거운 열기를 가득 품은 바람이 불어온다. 불꽃이 요동치고, 먼지가 휘날리고, 레아드의 붉은 머리카락들이 흔들린다. 무표정한 바크. 말이 없는 레아드. 둘은 서로를 바라보았고,그리고침묵이 내려앉았다. '난...' 말해주고 싶어. 전해주고 싶어. 그날의 아침. 말없이 슬픈 얼굴로 로아를 바라보던 바크에게.. 하지 못했던,전해주지 못했던 말들을.. '난..' 알고 싶지 않았지만,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난.. 수만의 생명을 대가로 태어난 자. 알면서도 모른 채 했고,숨기려 했다. 위선자.. 무슨 말을 해야할까. 무슨 얼굴을 해야할까. 머리 속으로 수십 번도 넘게 상상을 해 왔던 이 순간. 가슴 가득 할 말들을 준비해온 이 자리.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로 가까운 지금. 둘은 말이 없고, 정적은 영원으로 스며든다. 무한으로 퍼져나가는 침묵. 누구도 말하지 않고, 누구도 기다리지 않는 시간. 정적.. 그것은. "정~말~로~!!" 언제나 예외에서 깨져버린다. "이 멍청이들!! 할 말이 없는 건 아닐 거 아냐!? 야! 바크! 하나도 안 미안한데 말야, 레아드한테 네 이야기는 몽땅~ 다 해줬다고! 그 동안 생각할시간은 충분했을 텐데! 그리고 레아드!! 올 때부터 뭔가 할 말이 있던 거 같은데 하라고! 둘 다 고민은 할만큼 했잖아! 그렇게 죽을 정도로 고민하고 나 힘들게 했으면 이젠 적당히 끝내란 말이다!!" 론의 고함소리가 밤하늘에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진다. 뒤쪽에서 갑작스레 들려온 론의 고함소리에 레아드가 깜짝 놀라며 뒤를 돌 아 보았다. 울컥! 화가 잔뜩 났는지, 고함을 한번 거창하게 질렀던 론은 둘 이 자신을 쳐다보자 휙~ 고개를 옆으로 돌려버렸다. 잠시 침묵.. "저.." 뒤쪽에서 바크의 음성이 들려오자 론을 보고 있던 레아드는 정말로 놀란 표정이 되면서 뻗뻗이 굳은 동작으로 뒤로 돌아 바크를 쳐다보았다. 바크 는 약간 불그스름하게 된 얼굴을 그대로 드러낸 채 자신을 돌아보는 레아드 에게 말했다. "미안.." "....." "..이런 말.. 지금 와서 해봤자, 화난 거 풀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나 정말로 죽으려고 생각했었고, 운이 좋아서 지금 이렇게 여기 있긴 하지만.. 사실 죽었을지도 몰라. 만일.. 내가 지금 레아드 입장이라면 죽도록 패버렸을지도 모르지.." 농담으로 하는 소리 같았지만, 말하고 있는 바크나 듣고있는 레아드 모두 진지하기 그지없는 얼굴이었다. 바크는 잠시 뒷머릴 만지작거리다가 한숨을 내 쉬었다. "나에 대한 이야기.. 들었지?" "..응." "난 원래 그런 녀석이었어. 속여서 미안해." 바크의 말에 주변에 있던 몇몇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하지만, 바크의 말은 멈추지 않고 계속 되었다. "사실.. 오래 전부터야. 아버지가 날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헤쳐 왔는지. 그리고 헤치고 있는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 "..." "어렸었지. 아니, 어렸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감히 아버지에게 그만 두라는말.. 하지 못했어. 내 말 같은 건 간단하게 무시 하실 거라고 생각했지." "...." "정말 그랬을까?" 레아드에게 묻는 건지, 아니면 자기 자신에게 묻는 건지 모를 만큼이나 바크 의 얼굴은 어두웠다. 한숨.. 길게 한숨을 내 쉰 바크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내가 만일 그 때 아버지와 말을 했더라면.. 그만두시라고 말을 했다면.. 그래도 지금과 같았을까? 만일 그때 내가 말을 했다면 지금 보다는 더나은 모습이 될 수도 있었을 거야." "...." "결국.."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바크가 단호하게 말했다. "모두 내 탓이었어." 빠득.. 옆에서 지켜만 보던 론이 바크의 말에 이를 갈면서 주먹을 쥐었다. 옆에 있던 한 여성이 급히 론의 팔을 붙잡지 않았다면 당장에 달려나가 시건방 진 바크의 턱을 박살을 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누나.. 나치 형. 모두가 죽은 건 나 때문이야. 결국.. 나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어." 힘없이 어깨를 늘어뜨리는 바크는 땅을 바라보았다. '하..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생각해낸게 고작 그거냔 말이냐아!' 라는 고함을 요즘 들어 부쩍 늘은 인내심으로 간신히 참아낸 론은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의 기계적인 동작으로 레아드를 돌아보았다. 파랗게 질려버 린 얼굴.. 순간, 여지건 참고 참았던 인내심의 팽팽한 줄이 파악~! 끊어져버렸다. "이 빌어먹" "푸념은 여기까지." 론의 고함이 밤하늘을 가르기 직전. 힘없이 고개를 숙인 채 땅을 바라보던 바크가 문득,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 로 밝은 얼굴이 되더니 고개를 쳐들었다. 소리를 치려던 론. 질려버린 레아드. 그리고 모두는 얼굴에 황당. 이라는 표정을 집어 넣은 채 히죽히죽 웃고있는 바크를 쳐다보았다. 지르려다 만 외침을 삼키고 있는 론을 힐끔 돌아본 바크가 피식 웃는다. "믿었으면 끝까지 믿으라고. 레아드를 앞장 세운 건 레아드가 무슨 말을 해줄 거라고 생각해서 아니었어? 그러면 끝가지 조용해야지. 안 그래?" "너.. 너.." "미안하네. 생각대로 안되게 만들어서. 죽을상이라도 하고 있을 줄 알았냐?" "무.. 무슨 헛소리야!" 간신히 입을 연 론이 바크에게 윽박질렀다. 바크가 뒷머릴 긁적이며 싱긋 웃었다. "한달.. 확실히 긴 시간이었어. 네 말대로 죽을 정도로 고민했고, 고심했지. 처음엔 과정이나 결론이 간단한 거 같았는데, 생각이 길어지니까 뭔지꽤나 복잡하게 얽히더군. 나중엔 고민하기도 귀찮을 정도로 얽혀버려서머리 속이 하얗게 되버렸어. 그 정도가 되니까 왠지.. 다시 간단해 지더군. 아버지의 죄값은 내가 치를 거야. 그리고 카웰과 녀석을 조종하는 뒷 그림자는 복수나, 아니면 대륙의 평화.. 정도의 그럴싸한 이유로 박살내야 하고. 그 다음 일은 그때 가서 생각하기로 했지." "죄값..이라면? 죽을 거냐?" 바크가 고개를 저었다. "처음엔 죽는게 가장 그럴듯하다고 생각했는데. 좀 더 두고보니 아니더군. 나 죽으면 좋아할 녀석은 카웰 정도인데.. 그 녀석을 위해 죽어서야.. 정말 나 때문에 죽은.. 그런 사람들에게 모욕이잖아." 바크의 말에 론의 입가에 희미하게 미소가 생겨났다. "자기 변명의 극치." "맘대로 생각해. 이젠 죽으라고 해도 어떻게든 살아 남을 거니까." 흥, 시큰둥한 표정으로 론이 콧소릴 내었다. "바보 녀석이 이제야 정신 차렸네." 론이 짓궂은 미소를 지었고, 바크가 싱긋 웃는다. 둘은 잠시 서로를 쳐다 보며 말없이 웃을 뿐이었다. 문득, 바크가 시선을 자신의 앞에 있던 레아드에게로 돌렸다. "아, 그리고 레아드." 고개를 잔뜩 숙인 채 말없이 자신의 발을 내려다보는 레아드에게 바크가 말을 걸면서 손을 뻗어 레아드의 어깨를 잡았다. 순간, 레아드가 고개를 들었고.. 동시에 바크의 얼굴이 굳어졌다. "아.. 저.. 저기." 눈물이 잔뜩 고인 눈. 하지만, 그 표정은 슬픔..이라든지 분노를 담고 있 는게 아니었다. 순식간에 얼굴이 붉어진 바크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주춤 거리는데 레아드가 바크를 올려다보았다. 바크로서도 처음 보는 레아드 의 얼굴. 레아드가 울먹이는 소리로 물었다. "..이제.. 괜찮아?" "으.. 응." "..괜찮은..거지..?" 꾸욱.. 주먹을 쥔 채로 눈을 감는 레아드의 볼 위로 한 가닥 눈물이 흘러간 다. 난생 처음 보는 레아드의 모습. 거기에 담겨진 의미는.. 걱정. 그리고안심. 바크가 말없이 울고있는 레아드를 천천히 안았다. "응."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부터 따스한 기운이 몸을 감싸 오른다. 아주 먼길을 떠나.. 원래의 그 자리로 돌아온 기분. 기분 좋게 들려오는 레아드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바크는 싱긋 웃었다. "이젠 괜찮아."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30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49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6/14 01:56읽음:167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49) == 제 9장 < 결말. > == --------------------------------------------------------------------- "힘드시겠네요. 애인 챙기랴, 연적 챙기랴." 스얀이 실실 웃으며 뚱한 표정의 론에게 말을 걸었다. 옆에서 그 소릴 들 은 번은 너무나 당황한 나머지 자신의 아내를 뚫어버리기라도 할 듯한 무 서운 눈으로 쳐다보았지만, 스얀이나 론이나 번을 신경 쓰지 않는 건 마찬 가지였다. 론이 허리에 손을 걸치면서 가볍게 한숨을 내 쉬었다. "내가 생각해봐도 그게 문제란 말이야. 그나저나, 기네아는 어딨는거야? 좀 전까지 있었잖아?" "한바퀴 둘러보고 온다고 하시던데요." "쳇, 하여간 곤란한 건 잘 빠져나가는 녀석이야." 론이 투덜거리면서 레아드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레아드는 속이 풀릴 만큼 울었는지, 바크가 뭐라 작게 말하는 소릴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뒤로 물 러나고 있었다. 죽을상을 하고 있던 아까 와는 다르게 무척 밝은 색이었다. 론이 속으로 작게 투덜거리고는 바크에게 다가갔다. "오랜만이네. 폐하." 풋. 스얀이 뒤에서 입을 가린 채 킥킥거렸다. 론은 스얀에게 나중에 보자~ 라는 의미가 듬뿍 담긴 시선을 쏘아주고는 다시 바크를 돌아보았다. 바크 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웃었다. "왠지 미움 받은 거 같은데?" "당연하지! 너 때문에 얼마나 고생한 줄이나 아는 거냐! 이 머저리!" "응. 정말 고마웠어." ...헤? 순간, 레아드와 론의 얼굴에 의아함을 넘어선 경악스런 표정이 떠올랐다. 나.. 난생 처음이야. 저.. 잘난 맛에 사는 녀석이 저렇게 순순하게 고맙다 라는 말을 해버리다니.. "뭐.. 뭐야. 그렇게 나와버리면.." 이쪽에서 할 말이 없잖아. 갑자기 머슥해져버린 론은 잔뜩 나 있던 화가 스르륵 제풀에 풀려버리는걸 느끼면서 허탈해져 버렸다. 옆에 있던 레아드가 쿡쿡 웃으면서 다가오더니 바크 옆에 섰다. 눈이 좀 빨갛게 달아오른걸 빼면 평상시의 모습이었다. 레아드는 바크를 올려다보며 왠지 감동한 듯한 표정이 되었다. "어쩐지 실감이 안 가. 왕이라니." 레아드의 말에 바크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더니 레아드의 이마를 손가락 으로 툭, 튕겼다. "내가 영족인건 언제 실감이 갔었냐? 왕이나, 영족이나 평민에게 까마득하게 높은 건 마찬가지라고." "으음~ 그러고 보니 그것도 그러네?" 새삼 놀랍다는 듯한 레아드의 반응이었다. 론이 머릴 긁적이더니 둘에게 다 가왔다. "자자, 멍청한 왕 녀석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 바크, 절을해도 모자랄 녀석들을 소개해 줄 테니 감사해하라고." 론이 자신의 뒤쪽으로 서 있는 두쌍의 남녀를 가리키며 바크에게 말했다. 둘은 알고 둘은 모르는 얼굴들이었다. 낮이 익은 둘은 바크와 시선이 마주 치자 황급히 땅에 한쪽 무릎을 꿇으며 허리를 굽혔다. 론이 그 둘을 포함한 은인들을 소개했다. "이쪽은 내 부하인 번과 스얀이야. 부부니까 스얀에게 눈길 주지 말도록. 그리고 이 쪽은.. 굳이 소개할 필요는 없겠지? 지금 하와크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이니까." 왕의 하룻밤 노리개로 쓰였다가, 기사직에서 쫓겨난 엘리도리크의 다섯 영 광이자 유일한 여성. 렐 딜트. 그리고 그 옆에 있는 건 건방지다는 이유로 기사직에서 박탈된 키슈 파얼이 었다. "스얀의 마력 탐색으로 이 근처에 녀석들의 본거지가 있다 는걸 알아 낼 수는 있었는데.. 정확한 위치를 몰라서 꽤나 곤란했었거든. 그 때 마침 나타난게 렐과 키슈였어. 둘이 여기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어서 간발의차로 널 구하게 된 거지. 고마워하라고." 론의 말에 바크는 네 명의 남녀들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스얀은 화려한 미소를 지으며. 번은 머쓱하게 같이 고개를 숙이며. 키슈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바크의 인사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바크가 시선을 준 사람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는 렐이었다. 바크가 다가서자 렐의 옆에 있던 키슈는 가볍게 몸을 일으키며 옆으로 물 러났다. 눈치 빠르긴.. 물러서는 키슈에게 시선을 한번 줬던 바크는 천천 히 무릎을 굽히며 렐의 시선과 자신의 시선을 맞추었다. 힐끔, 고개를 들 던 렐이 바크와 정면으로 시선이 마주치자 황급히 고개를 다시 내려버렸 다. 옆에서 보기에도 렐의 얼굴이 유난히 붉어진다. "렐." 바크의 부름에 렐이 떠듬떠듬.. 입을 열었다. "저.. 전하의 평안하신 용안을 뵙게 되어" "고마웠어." "...!" 렐의 얼굴이 빨갛게 익어간다. 으음, 바크가 평생을 두고 사용할 '고마워.' 란 말이 오늘 다 나오는게 아닐까? 라는 등의 생각을 하며 레아드는 렐과 바크를 번갈아 보았다. 예전 같았으면 그.. 부끄러운 생각에 얼굴이 붉어 졌을 레아드였겠지만, 요 며칠사이 렐과 함께 다니면서 사정 이야기를 들 어 더 이상 얼굴을 붉히거나 하지는 않을 수 있었다. "그리고.. 미안. 내 사정만 생각해서 좋지 못한 소문이 난거.." "다.. 당치 않습니다." 바크의 말에 렐이 고개를 저었다. 싱긋 웃은 바크는 렐의 어깨를 한번 잡 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모두를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 "모두들 정말 고마웠어." "흥, 고맙다면 말로만 하지 말고 감사의 뭔가를 내 놓으라고." 론의 빈정거림에 바크가 픽, 웃었다. 그리고 손가락 하나를 슬쩍 들어 올 리며 말했다. "하와크의 무역 관련 부분을 감시하고 관리하는 권한." "...." 론의 눈이 갑자기 커진다. 바크야 간단하게 말한 거지만, 저 권한이란 것 은 자칫 잘못하면 하와크의 경제기반을 송두리째 날려버릴 만큼이나 대단 한 것이었다. 생활 필수품이자, 절대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소금의 경우, 국경에서 받는 세금만 해도 그 액수는 천문학적이다. 그걸 감시하고 , 더구나 관리하라는 말은 알아서 해먹으란 소리. 그러나.. 상인의 피가 흐른다고 자부하는 론. 바크의 파격적인 제안에 눈썹하나 깜 빡이지 않고.. "그리고 토지 및 세금조사를 위한 회사. 아이리어의 설립을 위한 국가적규모의 지원." "조.. 좋아!" 머리 속에서 주사 판을 튕기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론이 외쳤다. 하와크의 운명이 론의 손아귀로 들어가는 역사에 남을만한 계약이었지만, 옆에 있는 레아드는 별로 감흥이 없는지 주위를 둘러보았다. 언뜻 활활 타오르는 불길 사이로 검은 그림자가 비춰진다. "기네아 씨네." 얼굴을 보진 않았지만, 확신하는 레아드였다. 저 사람.. 이상 할 정도로 존재 감이 없이 돌아다닌다. 덕분에 가끔 바로 옆에 서 있어도 눈치를 못채 버려서 곤란한 경우가 생길 정도였다. 이렇게 투덜거리는 레아드였지만, 일행 중에서 인기척을 지우며 다가오는 기네아를 발견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각과 감이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는 덕분에 조금은 우쭐해 질 수 있었다. 바크의 뭔가 덫이 있을 거 같은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던 론은 레아드의 말에 고개를 돌려 바로 앞까지 다가온 기네아를 돌아보았다. "인형들은?" 다가오는 기네아에게 론이 물었다. "예상대로 성으로 가는 길목에 모여 있습니다. 성으로 가는 길에 한 무리씩배치되어 있는걸 보아, 이쪽의 힘을 빼려는 수작 같습니다만." "귀찮은 짓을 잘도 하네." "그리고, 몇몇이 이쪽으로 향하고 있는걸 확인했습니다." "기다리기 지쳤단 건가? 뭐, 좋아." 론이 슬쩍 발을 옮겨 일행들에게서 두어 발자국 정도 떨어졌다. 그리고는 품속에 손을 넣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한 개의 시약 병을 꺼내 들었다. 희 미하게 빛을 내는 약병의 모습에 바크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바크의 물음에 론이 씨익 웃더니 약병의 뚜껑을 열었다. 빛나는 연기가 느 릿하게 열려진 입구를 타고 론의 손위로 퍼져 나간다. 멀리 광장 저 편으로 십수명의 인형들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속 시간은 한 시간 정도. 거의 절대적인 위력이긴 하지만, 너무 믿다가는 낭패보는 수가 있으니까 주의하도록." "그게 뭔데?" 바크의 제 질문에 론이 가볍게 윙크를 하더니 병을 자신과 일행들의 머리 위로 던졌다. 놀랍게도 병은 공중에서 약에 있던 액체에 녹아버렸는지 물 처럼 묽어졌다가 내용물과 함께 일행들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려왔다. 론 이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웃는다. "일명, 당신에게 생애 최고의 날을 선사합니다." "뭐.. 뭐?" "번역. 성으로의 초대권." "이봐~" "직역. 운이 좋아지는 약이야. 값어치를 물어본다면, 이제 세상에 두 병 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해주겠어. 위력을 묻는다면 지금부터 한 시간 동안무슨 수를 써도 죽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할거라고 대답해 주겠어. 또 다른질문은?" 재빠르게 이해를 한 바크는 고개를 저었고, 론은 검 집에서 멋들어진 동작으 로 검을 뽑아들며 소리쳤다. "좋아! 목표는 녀석들의 성!" 론의 외침을 들은 인형들이 우오오!! 마치 대답이라도 하는 듯한 고함을 지 르며 달려온다. 그들을 향해 론이 크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단숨에 내뱉으 며 소리쳤다. "간다앗~~~!!"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381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50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6/19 18:24읽음:1744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50) == 제 9장 < 결말. > == --------------------------------------------------------------------- "하아아앗!!" 콰앙!! 거의 폭음에 가까운 커다란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레아드의 앞길을 막고 있던 일단의 무리들의 주위로 튕겨 나가버렸다. 재빨리 검을 거둔 레아드 는 곧바로 몸을 뒤틀면서 다시 한번 크게 검을 휘둘렀다. 검이 궤적을 그 리는 반경 안에 있던 모든 인간들이 검을 막으려다가 그 힘에 눌려서 옆쪽 으로 날아가 버린다. '..괴,괴물.' 그 광경에 뒤쪽에서 레아드를 따라오던 바크는 식은땀을 흘리고 말았다. 주먹으로 인간의 몸통을 마치 종이 한 장 찢듯 뚫어버리는 인형들을 한 명도 아니고 몇 명씩이나 한번에 상대하면서도 우직하게 힘으로 밀어붙이는 레 아드는 그 엄청난 괴력을 마음껏 과시했다. 처음엔 레아드의 그런 행동에 말리려고 하던 바크였지만, 지금에 와서는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달려드는 인형들을 마땅히 처리할 인간이 레 아드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앗!" 검을 놓쳐버린 인형이 내찌르는 주먹을 간단하게 팔로 막아낸 레아드가 기 합성을 지르며 인형의 배를 걷어찬다. 인형은 뒤로 날아가다 몇몇의 무리 들과 충돌하며 요란스럽게 넘어졌다. 성으로 가는 숲 속의 오르막 길. 클라이 막스라는걸 과시하듯 달려드는 인형들의 수는 장난이 아니었다. 앞 길을 온통 가려버리는 인형들. 기네아, 번, 스얀.. 그리고 렐과 키슈. 모두 차례차례 인형들의 추적을 막느 라고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이제 남은 것이라고는 레아드와 론. 그리고 바 크. 셋뿐이었다. 커다랗게 부풀은 달이 바로 앞까지 다가온 성의 위에 걸려있다. 달려드는 인형들. 달려가는 레아드. 기합 성이 하늘을 가르고, 검과 검이 부딪히며 뿌려지는 불꽃은 찰나의 생 을 불태우며 산산이 흩어진다. 상쾌하게 불어오는 늦가을의 바람. 그리고 그 바람을 가르는 검들. 요란하게 울려 퍼지는 고함소리는 숲을 가득 채웠지만, 그 누구하나 성으 로 향하는 길을 막지는 못한다. "성이다." 달려가던 론이 나직이 중얼거렸다. 숲의 길을 나와 들판에 들어서자, 성의 모습이 확실하게 보였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 거대한 성의 아래로 닫혀있는 성문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앞으 로 모여있는 상당수의 무리들. "통과하려면 레아드 혼자서는 무리겠군." 정확하진 않지만, 거의 백에 가까운 수. 여지건 대충 쓰러뜨리고 지나치면 됐던 인형들과는 다르게 성문 앞에 있는 인형들은 그럴 수가 없었다. 성문이 닫혀 있으니 어떻게 해야 하는데 그럴 려면 먼저 인형들을 잠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앞쪽에서 달려가고 있던 레아드도 성문 앞의 인형들을 봤는지 달려가는 속 도를 줄였다. "뒤 부탁해." "뭐.. 뭐?" 달려가던 론이 갑자기 바크에게 한마디 말하고는 달리던 속도를 거의 배로 늘리면서 단번에 레아드의 옆까지 달려나갔다. "론?" 난데없이 옆에서 튀어나온 론의 모습에 레아드가 힐끔 쳐다보면서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론이 싱긋 웃는다. "오랜만이네. 인사할까?" "...농담이지?" "응. 그리고 이건 진담. 신호하면 인형들은 무시하고 곧장 성문 안으로들어가." "성문? 닫혀있잖아?" "그러니까 말했잖아. 신. 호. 하. 면. 이라고." "하지만.. 론? 야! 론!" 뭐라 말을 하려던 레아드는 갑자기 론이 앞으로 달려나가자 론의 등을 보 며 소리쳤다. 달리기엔 꽤 자신이 있는 레아드였지만, 전력으로 달린다고 해도 론을 따라 잡을 수가 없었다. 어느새 론의 모습이 저만치 앞으로 멀 어져갔다. "빠.. 빠르잖아." 시간을 재본다면 100m를 거의 9~10초 대로 달려가는 론의 모습에 레아드가 기가 막힌다는 얼굴을 해 보였다. 어느덧 론은 몇몇 인형들의 앞까지 도달 해 있었다. 인형들 중 몇몇이 앞서 달려나와 론에게 검을 날렸다. "론! 조심..." 들릴 리 없겠지만, 레아드는 소리를 쳤고. 그리고 중간에 멈춰버렸다. 촤악! 여지건 장식용이라고 생각해왔고, 그렇게 쓰여왔던 론의 검이 날카롭게 뽑 힌다. 그리고 단번에 달려오던 인형들의 다리를 날려버렸다. 시약 가오룬의 절대 운이 발하는 효력일까? 레아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검이 한번한번 허공을 벨 때마다 피어오르는 검광은 제법 검을 다루어온 레 아드가 보기엔 검을 배우지도 않은 사람이 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인형이 검을 막아내면 마치 론의 검은 살아 있는 듯이 궤적을 바꾸며 옆으로 돌아가 인형의 다리를 뚫어 버린다. 먼저 검을 날림에도 불구하고 검과 함께 손목이 잘려나가는건 론이 아닌 인 형들. 전력 질주의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으면서 단번에 인형들의 무리 앞까지 육 박한 론은 마지막으로 인형의 두 다리를 잘라버리면서 검을 검집에 도로 넣 었다. 한 손, 혹은 양손에 검이나 창 등을 쥐고 있던 인형들이 우르르 론에 게 달려들었다. "간다앗!!" 달려드는 인형들. 그리고 그 뒤로 위치한 거대한 성문. 론이 달려드는 인형들을 향해 길게 소리쳤다. "우오오오!!" 그에 대답을 하듯이 괴성을 지르며 달려드는 인형과 그보다 조금 앞서 론 의 목을 노리는 창날. - 파앗! - 허공에 일직선의 날카로운 선을 그엇던 창은 론의 목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동시에 처음에 창을 날렸던 인형의 뒤쪽에서 몇 개의 창날이 다 시 론을 향해 날아왔다. 하지만, 론은 그것들 마저 아슬아슬하게 피할 생 각은 없었다. 론이 자세를 낮추면서 처음에 창을 날렸던 인형에게 달려갔 다. "크아아!" 창을 회수할 시간이 없는 인형은 창을 놔버리고는 론을 향해 그 무지막지 한 주먹을 크게 휘둘렀다. 순간, 론이 거의 슬라이딩을 하듯이 주먹의 아 래로 파고들었다. "어깨 좀 빌리마." 자신을 내려다보는 인형을 보며 씨익 웃은 론이 벌떡 일어서며 인형의 배 를 배를 무릎으로 쳐버렸다. 인형은 그 충격에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순간, 론이 벌어진 그 거리를 전력으로 달려가더니 인형을 날라서 차버리 듯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하앗!" 배를 움켜잡느라 약간 허리를 굽히고 있던 인형의 어깨에 론의 발이 올라 갔다. 동시에 론은 그 어깨를 발판 삼아 인형의 뒤로 크게 뛰어 올랐다. 뒤에서 바라보던 레아드와 바크에게는 론이 백여명의 인형들의 위를 날아 가는 듯이 보였다. "선물이다~! 모두 엎드려!!" 들을리 없겠지만, 경고한 론이 재빨리 품속에 손을 넣더니 허공에서 바로 앞으로 보이는 성문을 향해 품에서 꺼낸 시약 병을 하나 던졌다. 성을 향해 길게 궤적을 그리며 날아간 시약 병은 론이 인형들의 무리 중앙으로 떨어 질 즈음 성벽과 충돌했다. - 화아악! - 거대한 불기둥이 성의 문과 벽을 타고 치솟았다. 무시무시한 열기에 문 근 처에 있던 인형들이 괴성을 지르며 머리를 땅에 쳐 박았다. - 콰앙! - 곧이어 성문과 그 옆쪽의 벽들을 연쇄적으로 폭발을 하면서 거대한 연기의 구름이 단번에 인형들과 론을 덮쳤다. 성의 벽이 무너지면서 떨어지는 돌 무더기에 인형들의 대형이 우르르 흩어져버렸다. 그리고 그 와중에 레아드 와 바크가 그 중앙으로 달려 들어왔다. "우.. 우와. 심하네." 얼굴을 화끈거리게 하는 열기. 앞을 가리는 먼지. 비명소리들. 아비규환이 란 말이 정말 어울리는 상황에서 레아드는 먼지를 해치며 성의 문 쪽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으로 달려나갔다. 간간이 앞쪽으로 인형들이 길을 막아섰지 만 레아드의 일격에 나가 떨어졌다. 실재로는 몇 초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 먼지 속에서 레아드와 바크는 초조 하게 느껴질 만큼이나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 - 파핫. -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먼지의 한쪽이 터지듯이 무너지면서 두 명의 소년이 그 속에서 튀어 나왔다. 운이 좋았는지 방향이 성문에서 그리 벗어나지 않 은 덕분에 성문 안에 있는 론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어서!!" 무너진 성문 안쪽에서 론이 둘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어느새 뒤쪽의 먼지 속에서 정신을 차린 인형들이 둘을 쫓아 나오고 있었다. 둘은 전력으로 성 문을 향해 달려갔고, 인형들은 둘을 쫓았다. 간발의 차이. 둘이 무너진 성문의 잔해 물을 밟으며 성문의 안쪽으로 들어 오자, 론이 손안에 들고있던 마지막 시약 병을 팽그르르 돌리면서 단번에 성문의 위쪽 벽을 향해 던졌다. - 쿠왕! - 폭음과 함께 아까 반쯤 무너졌던 벽이 이번 충격으로 우르르 밑으로 무너 져 내려왔다. 무시무시한 먼지의 폭풍이 사방으로 피어오르며 괴음이 울려 퍼졌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54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51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6/27 21:46읽음:164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51) == 제 9장 < 결말. > == --------------------------------------------------------------------- "후우, 완전 먼지투성이네." 론이 하얗게 색이 바랜 머리를 툭툭 쳐서 먼지를 털어 내고는 피식 웃었다. 자욱하게 피어오른 먼지. 그 아래로는 바위와 작은 돌들로 완전히 막혀버 린 성의 입구가 보였다. 반대편으로 작게 쿵..쿵.. 소리가 들리는 거로 보 아 인형들이 입구를 뚫으려고 하는 거 같았지만, 성문을 막아선 집채만한 바위로 볼 때.. 넉넉잡아 100년은 걸릴 듯 싶었다. "안 쪽은 조용하군." 성의 안으로 길게 뻗은 복도를 바라보며 바크가 말했다. 복도를 제외한 다 른 길들은 모두 초가 꺼져있어 어두웠고, 유일하게 초가 켜있는 건 앞으로 뻗어있는 복도뿐이었다. "올 테면 와보라는 건가. 꽤나 건방지군." 론의 말에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주위를 마지막으로 한번 둘러본 바 크가 안쪽을 가리켰다. "좋아, 가자." 길게 뻗은 복도의 끝에는 한 개의 계단이 덩그라니 위치해 있었다. 전에도 이 성에 와본 적이 있는 바크였지만, 그 당시엔 옆문을 통해 들어왔었고. 더구나 복잡한 길을 돌았기 때문에 길을 기억 할 수도 없었다. 자신들이 걷고있는 길을 제외하고는 완전히 암흑으로 둘러싸인 주변의 모 습은 왠지 가슴속에 있는 긴장감을 부풀렸다. 언제, 어디서 뭔가가 튀어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셋은 바싹 경계를 한 채 복도를 걸어갔다. 하지만 셋이 2층의 복도를 통과해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도착하기까지 셋을 막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문..이다." 3층 계단을 올라서자마자 셋의 앞에 촛불의 음울한 빛으로 빛나는 커다란 문이 나타났다. 머나먼 옛날. 한 영족이 사용했던, 가문의 문장이 그려져 있는 붉은 색의 문은 그 엄청난 크기로 셋을 압도했다. 론이 눈살을 찌푸 렸다. "고상한 취미는 아니군." "100년도 더 전에 지어진 성이니까." "아니, 안에 있는 녀석들 말야." 바크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잠시 후. 레아드와 바크. 그리고 론은 한쪽 문에 손을 올려놓았고, 짧은 기합성과 함께 그 문을 뒤로 밀었다. - 쿠우웅.. - 거대한 문은 의외로 쉽게 뒤로 밀려났고, 마찰력이 거의 없는지 셋이 손을 뗀 후에도 계속 뒤로 밀려나 반대편 벽에 커다란 소리를 내며 부딪혔다. "정말 악취미네." "동감." "나도야." 이번엔 바크와 레아드 모두 론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거대한.. 그야말로 거대한 공간. 성의 3층을 모조리 밀어버렸는지 문 안쪽 의 공간은 엄청나게 넓었다. 꽤 많은 수의 횃불이 벽에 꽂혀 있었지만, 그 정도로는 방의 반대편 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방의 크기는 컸다. 더구나 천장은 까마득하게 높은데다 유리로 만들어져 있어서 은은하게 흔 들리는 달빛을 여과 없이 방안으로 흩뿌렸다. 마치, 거대한 신전 안에 들어 온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그 달빛을 온 몸으로 받으며 서 있는 몇몇의 인간들. "환영합니다. 여러분." 가장 앞에 서 있던 니즈가 정중한 태도로 문 안쪽으로 들어선 셋에게 인사 를 건넸다. 그 뒤로는 카웰 티하라트가 비웃음이라 해석 가능한 미소를 지 은채 셋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옆으로는 거대한 대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그 위로는 화려하게 치장 된 옥좌가 놓여졌고, 거기엔 니즈 또래의 한 소년이 앉아 있었다. 론이 눈 을 가늘게 뜨며 미소를 지었다. "루인 이로군." "루인?" "널 제외한 살아남은 마지막 영족." "과연, 내가 죽으면 왕이 될 녀석이군." 예측을 했던 일이라 금방 알아들은 바크였다. 루인 리즈람드. 몰락한 영족 의 아이. 왕위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오히려 이용할 가치가 높은 것이다. 바크가 죽어 엘더의 피가 끊겼다고 모두가 당황할 때. 너무나 왕위와 거리 가 멀어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던 정통 영족의 계승자가 나타난다. 너무 뻔한 이야기군. 속으로 피식 웃으며 바크가 앞으로 나섰다. "놀랍군. 그 많은 인형들을 뚫고 여기까지 왔단 말인가." 카웰은 자뭇, 놀랍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마을에서 바크의 목을 바로 앞 에 두고 성으로 도망쳐 올 때와는 다르게 꽤 침착한 모습이었다. "이 정도로 정말 놀랐다면, 네 목숨도 여기까지란 거겠지." "클, 신랄하군." "그 뒤에 있는게 너희들의 주인이란 거냐?" 잠이 들었는지, 옥좌의 위에서 반듯한 자세로 눈을 감고있는 아이를 보며 바크가 물었다. 카웰은 바크의 시선을 따라 루인을 잠시 느긋하게 쳐다보 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우리들의 빛. 그리고 희망이란 분이지." "열 살이 조금 넘은 아이가 말이냐? 분명 뒤에서 조종하기는 편하겠지만,그 만큼 보기에도 좋지 않다는 걸 모르나?" 바크의 빈정거림에 카웰이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평범한 인간이 할 수 있는 생각이란 건 겨우 거기까진가 보군." 바크가 인상을 찡그리며 입을 다물었다. "분명.."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론이 팔짱을 풀고는 앞으로 나섰다. "바크가 평범하다는 건 인정하겠다만, 네 녀석이 특별하다고는 생각 못 하겠군. 그런데 뭐냐, 그 비릿한 여유는? 설마, 수도를 인질로 삼을 생각이라도 품고 그렇게 자신만만한 거라면, 지금 당장 생각 바꾸는게 좋을 거다." "오호, 로느 아이리언가? 내가 여러모로 고생해서 만들어낸 계획들을 모조리 망쳐놓은 장본인.. 반갑군." 카웰이 팔짱을 끼며 느긋하게 말했다. "그래, 수도의 녀석들을 인질로 잡을 수도 있겠지. 만일 그렇게 하겠다면어쩔 테냐?" "대륙 역사상 최악의 사건이 터지겠지. 성지 피로 물들다." "..방관하겠다는 건가? 아니면, 상관없다는 건가?" 론의 대답이 의외였는지, 카웰이 눈을 몇 번 깜빡이더니 물었다. 론이 고개 를 저었다. "미안하지만, 둘 다 아니군." "그렇다면..?" 론이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재난 뒤에는 언제나 민심이 모이는 법이지." "이용해 먹겠다는 생각이군?" 굳이 대답은 하지 않는 론이었다. 카웰은 작게 큭큭.. 웃더니 일행들을 한 차례 둘러보았다. "국왕폐하. 그리고 아이리어. 포르 나이트..인가. 아이러니하군. 같잖은운명이라 해야 되는 건가? 가장 조심스럽게 다뤄야할 녀석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내 앞에 모여있으니 말이야." "초청장을 던진 건 그 쪽 아니었나?" "그렇군." 론의 빈정거림에 카웰이 선선히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말장난은 이만 끝내지. 이 성의 주인으로서 너희들에게 베풀 화려한 환영식을 준비했거든. 사실, 너희가 여기까지 오기를 가장 바랬던 건 나였을지도 모르지. 니즈." 카웰의 부름에 니즈가 고개를 숙여 보이더니 그 작은 몸을 대 위에 실었다. 순간, 대가 천천히 요동을 치더니 마치, 바퀴가 달린 듯 천천히 뒤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니즈와 루인을 태운 대는 점차 일행에게서 멀어졌고, 잠시 후엔 방 저편.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대가 멀어진걸 확인한 카웰이 짜악! 방안 전체에 울려 퍼질 만큼이나 크게 손을 세게 마주 잡더니 길다란 미소를 지 었다. "좋아, 슬슬 시작해 볼까." 메아리치는 박수 소리를 들으며 론은 카웰을 쳐다보았다. "뭔가, 대단한거 같긴 한데. 보이는 건 왠지 너 하나군. 혼자서 우리 셋을상대할 생각은 아닐텐데?" "미안하군. 그럴 생각이야." 여전히 여유 만만한 카웰이었다. 론이 가볍게 한 숨을 내 쉬었다. "뭐, 그러시다면." "걱정마라. 죽는 건 내가 아니라..너희들!!" - 퍼억! - 순간, 비릿한 미소를 짓고 있던 카웰의 얼굴에 경악스런 표정이 스쳐 지나 갔다.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며 날아간 단검이 단번에 카웰의 어깨를 꿰뚫은 것이 었다. 그 반동으로 카웰은 휘청거리며 땅에 쓰러졌다. "로.. 론?" 한 말, 상의도 없이 벌어진 일에 레아드가 놀란 얼굴로 론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론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들을 무시한 채 땅에 쓰러져있는 카웰에 게 말했다. "난 말이지. 세상에 너무 잘나게 태어나서, 여지건 살아오면서 내 앞에서건방 떠는 녀석을 본 적이 없거든. 그래서 주제를 모르고 입을 나불거리는녀석을 보면 왠지 참지를 못해. 미리 말해줬어야 하는 건데 미안하군." 얼마나 세게 단검을 던졌는지, 어깨뼈를 박살내고 그 뒤로 뚫고 나간 단검 을 보며 레아드는 마른침을 삼켰다. 엄청난 충격에 카웰은 땅에 쓰러진 채 간헐적으로 꿈틀꿈틀 거릴 뿐, 정신을 잃은 듯 했다. "미안. 화가 나서 나도 모르게.." 론이 머쓱한지 뒷머릴 긁적거리며 바크에게 말했다. 바크는 쓰러진 카웰을 보며 한숨을 내 쉬었다. "뭐.. 카웰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은 없지만.." "에? 무슨 소리야?" "... 그게 말이지. 사실" 거기까지 말하던 둘이 갑자기 입을 다문 채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갑자기 레아드가 길게 신음소릴 냈기 때문이었다. "...!" 뭐에 놀랐는지 하얗게 질려 가는 레아드를 보던 론이 깜짝 놀라면서 고개를 뒤쪽으로 돌렸다. 카웰은 아직도 정신을 잃은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뭐.. 뭐지?" 바크도 뭔가를 느꼈는지 긴장을 한 채 물었다. 론이 검을 뽑으면서 나직이 말했다. "마력이다." "마력?" "방안으로 마력이 모이고 있어. 젠장, 양이 장난이 아닌데?" "무슨 소리야? 마력이라니?" "아이들!!" 갑자기 들려온 외침에 바크와 론이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레아드는 여전 히 질린 얼굴로 방의 허공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 론이 뭔가를 깨달은 듯 외쳤다. "아이들! 그래! 맞아, 아이들이야!" "아이들..이라면, 카웰에게 잡혀온 아이들?" "그래! 그 아이들에게서 마력을 뽑아낸 거였어!" "하지만, 어떻게.. 무슨?" "레아드한테 보인단 말야!" 론이 소리쳤다. 그 말 대로였다. 둘에겐 막연히 이상한 기분으로만 느껴지는 마력이 레아드 에겐 실체화되어 보이고 있었다. 붉게 타오르는 횃불로 일렁이는 3층의 바닥. 거기서 기묘한 울음소리를 내 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스믈스믈 솟아나더니 방 안 이곳저곳을 날아 다니 기 시작했다. 허옇게 뒤집어진 눈으로 눈물을 흘리며 모습을 드러낸 수백 명의 아이들. 그건 소름이 돋을 만큼이나 공포스러운 장면이었다. - 오오오오~ - 레아드는 귀를 막고 싶다는 충동을 간신히 막았다. 아이들의 모습을 하고 있는 그것들은 잠시 동안 허공에서 빙글빙글 돌더니 잠시 후, 모두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한 점을 향해서. "마력이.. 모이고 있어." 론도 그걸 느꼈는지 중얼거리듯 말했다. 방안을 가득 채우는 마력들은 점차 속도를 내며 회전을 하더니 하나하나 땅에 쓰러져 있는 카웰의 몸 속으로 스며들었다. 천장에 있는 거대한 창을 제외하고는 창 하나 없는 방임에도 불구하고 바 크의 앞머리가 바람에 휘날렸다. 휘날리는 머리카락. 고막을 유린하는 귀곡성. 레아드의 붉은 눈동자가 믿을 수 없게 커졌다. 바크는 신음을 흘렸고, 론 은 인상을 찡그렸다. 카웰 티하라트. 그의 몸이 서서히 공중으로 떠올랐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61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52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7/01 03:50읽음:1599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52) == 제 9장 < 결말. > == --------------------------------------------------------------------- - 크.. 크크. - 허공에 몸을 실은 카웰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 별로 좋은 꼴을 보여주지 못했군. - 카웰의 눈이 뜨여졌다. 어느새 그의 눈은 붉게 변해 있었다. 그냥 핏대가 선게 아니라 완전히 붉은 색으로 빛나는 눈이었다. - 과분한 조언을 들었으니, 이 쪽도 보답을 해야겠지? - "별로.. 받고 싶지 않은데. 사과하면 안될까." - 사양하지. - 론의 말에 카웰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순간, 그의 어깨에서 흐르던 피의 색이 점차 검게 변하더니 이내 초록색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동시에 카웰 의 몸으로 갈무리되었던 마력들이 다시 밖으로 솟아났다. - 눈 크게 뜨고 잘 보아라. 천년간 잠들었던 봉인이 풀리는 이 거룩한 시 간을 말이다. 지옥에 가서 충분한 자랑거리가 될 테니까! - 카웰의 허리가 격하게 꺾였다. 우득.. 뼈가 뒤틀리는 기분 나쁜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뭐.. 뭐야!?" 점차 부풀어오르는 카웰의 등에 레아드가 놀라 외쳤다. 자신의 양팔을 부여잡고 부들부들 떠는 카웰의 등은 점점 커져나갔다. 그리고 순간,- 크아아아~~! - 카웰의 외침과 함께 그의 상의가 사방으로 찢겨져 나갔다. 바크와 레아드 의 눈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커졌다. "날개?" 카웰의 몸보다 적어도 다섯 배 정도나 커다란 검고 기다란 날개가 카웰의 등에서부터 뻗어 나온 것이었다. 기분 나쁠 정도로 빛나는 날개였다. - 우오오오오!! - 셋이 날개에 정신이 팔린 사이, 어느새 카웰의 몸은 붉은 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그의 눈만큼이나 붉게 변한 살들은 마치 바위만큼이나 단 단해 보였다. 그런 와중에도 카웰의 몸 속에서 뼈가 뒤틀리는 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왔다. 마치, 무언가 엄청나게 거대한 것이 비좁은 카웰의 몸에서 자라나고 있는 듯 했다. 카웰의 어깨가.. 허리가 부풀어 가며 그의 얼굴은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졌다. "뭔진 몰라도.. 기분 나쁜데." 론이 중얼거렸다. 카웰의 상체보다도 커진 어깨와 다리. 뼈들이 와드득.. 박살이 나는 소리가 방 안 가득 퍼져 나갔다. 기묘하게 뒤틀린 어깨. 터질 듯이 부푼 몸. 살을 찢고 튀어나올 듯이 움직이 는 뼈들. 일그러진 카웰의 얼굴. 그것들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카웰의 몸이 터져나갔다. "...에.."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나? 멍청하게 앞을 바라보던 레아드는 침을 삼키 면서 입을 열려고 했다. 하지만, 그 기회는 아쉽게도 바크에게 돌아갔다. "몇 번째였지?" "뭐가?" 론이 되 물었다. "급수 말야." "글쎄.. 우리가 처음일걸?" "그런가? 적어도.. 1급은 넘겠군." "살아 남는다면 1급 위에 급수를 하나 더 만들어 달라고 해야겠네." "살아 남는다면.. 말이지?" 불길한 말을 되뇌이면서 바크는 정면을 바라보았다. 시선을 온통 가려버 리는 붉은 색들. 그리고 고막을 괴롭히는 커다란 숨소리. 메케한 유황냄새. 도대체.. 드래곤과 싸우는 건 난이도 몇 짜리의 일이지? - 크르르릉. - 단지.. 숨을 마시는 소리에 불과하지만,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로 그 소리 에 담겨진 박력은 엄청났다. 그리고 그 소리를 내는 장본인의 거대한 덩치 는 소리보다 수천 배나 더 엄청난 것이었다. 머리부터 꼬리까지 적어도 20m 정도. 머리는 고개를 수직으로 들어야 보일 정도였다. 전설대로 검으로는 도대체 흠집이나 낼 수 있을지 의문이 가는 단단한 비 늘과 숨결에 붙어 흘러나오는 불길. 방안에 휘몰아치는 마력의 광란적인 비행. 그리고 그 바람을 타고 흔들리는 검은 날개. 천년만에 땅 위로 돌아온 드래곤. 전설이 전하는 바는 거짓 하나 없는 진실이었다. "덜하면 덜했지, 못하진 않겠네." 아직 정신이 덜 들었는지 눈을 감고 있는 드래곤을 올려다보면서 바크가 투덜거렸다. 지금이 바로 공격할 찬스다? 웃기는 소리였다. 검으로 찌를 곳도 마땅치 않았다. 가장 만만한게 눈이었는데 아쉽게도 방패보다도 더 두꺼울 것 같은 눈꺼풀로 닫혀 있었다. 그렇다고 저게 치워진다면 더 좋은 상황이 되는 건 절대 아니었다. "마력석을 찾아야 해." 갑자기 론이 말했다. 레아드가 론을 돌아보며 물었다. "마력석이라니?" "마력을 담은 돌 말야. 인간이 저 정도의 마력을 가지고 있을 수는 없어. 고대의 마도사들은 가능했을지 몰라도 적어도 카웰은 안돼. 자신의 용량을 넘는 마력은 몸을 붕괴시키거든. 분명, 어딘가에 마력을 저장해둔 마력석을 가지고 있을 거야." "어딘 가라니? 어디에 말야?" "글쎄, 아마 몸 어딘가에 있겠지." 마치 자신의 일이 아닌냥 론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 훌륭하군. 과연, 아이리어다워. - 마법의 시행 후 찾아오는 잠시 동안의 혼란 속에서 벗어난 카웰.. 드래곤 이 눈을 뜨며 말했다. 그가 말을 할 때마다 그의 입에서 거대한 불길이 밖 으로 흘러나와 셋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론이 허리에 손을 올리면서 카웰을 올려다보았다. "아무래도, 내가 너희들을.. 아니, 너희 주인을 과소평가 했었던거 같군. 마력이야 아이들에게서 뽑아냈다고 치고.. 도대체 마법을 어떻게 시전했는지 궁금한데." 드래곤이 웃었다.. - 엘더를 말하는 거군? 분명, 엘더는 천년 전에 모든 마법을 세상에서 봉인 해 버렸었지. 하지만. 단 한명 만은 그 봉인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 론과 바크가 동시에 말했다. "엘더. 본인이군." - 그리고 그의 후손들이겠지. - 론이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그렇다면 하와크의 왕족은 누구나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단 소린가?" - 엘더의 피가 흐른다면 누구나. - "그래서, 영족들을 모두 죽인 거였나? 장래에 나타날지도 모를 골칫거리를없애기 위해서?" - 그렇다고 할 수 있지. - "말도 안돼! 영족이 아니라도 엘더의 피를 이어 받은건 수천 명이나 될 텐데!" 천년간 영족과 왕족이 만들어낸 사생아들을 이야기하는 론이었다. 카웰이 하품.. 비슷한 울음소리를 내더니 대답했다. - 분명, 엘더의 피를 이어 받은 녀석들은, 지금 와서 다 찾아 죽일 수도 없 을 정도로 많겠지. 하지만 엘더는 마법만이 아니라 마력도 봉인 시켰다는 걸 잊지 마라. 신들과의 연결점까지 끊긴 지금. 마력을 얻는 방법은 단 하나 뿐이지. - "과연.. 그래서 영족들만 없애면 된다는 거로군." 마력을 얻는 단 하나뿐인 방법. 즉, 수백의 아이들을 가둬놓고 공포를 느끼 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걸 가능하게 할 권력을 지닌 건 왕족이나 영족 들 뿐. 설마, 방법을 알았다고 해도 실행 할 수 있는 자는 극히 드문 것이 다. - 슬슬, 몸에 힘이 들어오는군. - 사람 몸보다 커다랄 것 같은 주먹을 한 두번 쥐었다 펴본 카웰이 불길을 담은 미소를 지으며 셋을 돌아보았다. - 그만 끝낼까? - 바크와 레아드의 얼굴이 핼쓱해졌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629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53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7/02 02:16읽음:159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53) == 제 9장 < 결말. > == --------------------------------------------------------------------- - 과르르륵!! - 가래가 들끓는 듯한 소리가 맹렬하게 울려 퍼지면서, 일행은 하얗게 질린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수십 배나 길고 커진 카웰의 목이 마치, 도마뱀의 그것처럼 부풀어오르기 시작한 것이었다. 적어도 론이나 바크와는 다르게 전설이나 신화. 모험담만큼은 질릴 정도 로 듣고, 책으로 읽은 레아드였다. 그게 뭔지 굳이 기억 속에서 찾아보지 않아도 끔찍하리만큼 해답은 금방 떠올랐다. 그리고 그건 더 끔찍했다. "브.. 브레스닷!!" "말 할 시간 있으면 흩어져!" 론과 바크가 드래곤의 양옆으로 뛰어가며 소리쳤다. 아래서부터 목. 그리 고 입으로 점차 올라오는 불꽃은 어느새 카웰의 이빨 사이로 넘쳐흐르고 있었다. 그건, 단순히 불꽃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실체 감이 넘쳤다. "으와앗!" 드래곤의 입이 쩌억.. 벌려지면서 그 안에서 무시무시한 양의 불꽃이 레아 드를 향해 쏟아져 나왔다. 깜짝 놀란 레아드는 황급히 옆으로 몸을 굴려 그 것을 피해냈다. "...아." 간신히 불길을 피해 땅에 뒹구른 레아드가 위를 올려다보다가 절망적인 신음소릴 냈다. 자신이 피한.. 브레스라고 생각했던 건, 드래곤이 입을 벌 리면서 살짝 흐른 작은 조각이었던 것이었다. 자신의 머리 위로 어마어마 한 불꽃을 입안 가득 품고 있는 드래곤이 입을 쩌억. 벌리고 내려다보는 광경은 오히려 꿈이 아닌가? 랄 정도로 아득하게 느껴졌다. 순간, 불꽃이 입 속에서 터져 나갔다. "멍청아! 이쪽이다!" 콰드득!! 론의 검이 드래곤의 허벅지를 길게 긁으면서 날이 다 부러지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효과가 있었는지 레아드를 향해 떨어지던 화염은 카 웰이 급하게 고개를 돌리느라 대부분이 일행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벽이나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순식간에 주변이 화염으로 휩싸이면서 방안이 환해졌다. "뭐 하는 거야! 일어서!" 카웰이 시선을 론에게 돌린 사이, 재빨리 뛰어온 바크가 한 손으로 레아드 를 낚아채며 카웰의 등 뒤 쪽으로 달려갔다. 바크에게 들려 온 레아드는 잠시 멍하니 땅에 주저 앉은 채 드래곤의 등을 바라보았다. 론을 한번 살펴 본 바크는 잠시 맡겨둬 되겠다고 판단했는지, 레아드 쪽으로 시선을 돌렸 다. "괜찮아?" "아.. 응. 좀.." "정말 괜찮은 거야?" "응. 괜찮아." 다그치는 바크에게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바크의 어깨를 잡고는 자 리에서 일어섰다. - 쿠화확!! - 순간, 엄청난 불길이 일어나면서 카웰의 앞쪽 지면이 온통 불길에 휩싸였 다. 그리고 그 사이로 재빠르게 뛰어 다니며, 브레스를 피해내는 론의 모 습이 보였다. "엄청나군. 근처에 가기도 힘들 정도로 대단한 열긴데." 바크가 손으로 열기를 막으면서 인상을 찡그렸다. 잠시, 타오르는 화염을 맨 얼굴로 바라보던 레아드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뜨거워?" "브레스가 그럼 차갑겠냐?" "그런 건 아니지만.." "아직도 정신이 안든 거면 여기 남아있어." "아, 아냐. 같이가." 바크가 달려나가자, 레아드도 입을 다물고는 뒤를 따랐다. 곧, 둘은 양 옆 으로 드래곤을 포위했다. - 크크. 제법이군. 인간 주제에 내 브레스를 피해내다니. - 카웰의 말에 론이 코웃음쳤다. "벌써 인간 정도는 하찮게 보는 거냐? 허세가 꽤 심하시군. 움직이지 못해서 브레스 밖에 못 쓴다는 거 다 알고있다고." -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 카웰이 격하게 숨을 들이쉬더니 단숨에 론을 향해 뱉어냈다. 브레스엔 비 할게 아니지만, 맞는다면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만한 작은 불길이 빠르게 론을 덮쳤다. "핫!" 퍼엉! 불길이 론을 휘감았다고 보이는 순간. 론의 기합성과 함께 불길이 위에서부터 아래로 반으로 잘려서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 사이로 나타난 론이 검을 여유롭게 흔들며 미소를 지었다. "미안하군." - 큭! - 드래곤의 이를 가는 소리란 그거 하나로도 공격이 될 만큼이나 소름이 돋 을 정도였다. 거대한 드래곤이 자기 몸의 백 분의 일도 채 안 되는 론의 앞 에서 이를 간다는게 뭔가, 어긋난 상황 같았지만. 론의 말대로 카웰은 지 금 움직일 수가 없었다. 갑자기 인간을 지네로 만들어 놓고 '78번째 발을 들어봐.'라고 시킨다면, 그걸 해낼 수 있는 인간이란 평소부터 지네가 되기를 꿈꿔오던 인간 정도 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드래곤도 별로 다를 바가 없었다. 팔 두개에 다리 두개. 꼬리를 제외하고는 인간과 그리 다를게 없었지만, 문제 는 크기였다. 갑자기 수십 배로 길어진 팔과 다리. 걷고 싶어도 거리감이 정확치 않아서 걸을 수가 없는 것이다. - 좋아하지 마라! - 카웰이 소리치면서 손톱이 길게 뻗어 나온 손을 들어 론을 후려쳤다. 론은 그 공격을 가볍게 피해냈지만, 드래곤은 그 뒤를 이어 단숨에 숨을 들이키 더니 바크에게 브레스를 토해냈다. "크읏!" 재빨리 옆으로 몸을 던져 브레스를 피해낸 바크는 한바퀴 땅을 구른 후에 벌떡 일어섰다. 등으로 식은땀이 주륵.. 흐르는게 느껴졌다. 볼 때도 물론 경악스러울 정도로 엄청난 불길이었지만, 당해보니 그 정도가 훨씬 심했다. 불길엔 스치지도 않았지만, 온 몸이 데인 듯이 화끈거렸다. "핫!" - 크아앙! - 바크를 보는 사이, 뒤쪽에 있던 론이 드래곤의 등뒤로 달려들더니 단번 에 검을 비늘에 꽂아 넣었다. 바위같이 단단한 비늘과 부딪힌 검날은 부 러질 듯이 휘청 거렸지만, 타격은 확실하게 주었다. 바늘에 찔린 듯한 아 픔에 드래곤이 비명을 지르며 다시 시선을 론에게로 돌렸다. "레아드! 지금!" "으아아앗!" 론의 부름에 레아드가 검을 뒤로 돌리더니 풀 스윙으로 드래곤의 다리를 후 려쳤다. 인간으로 치면 봉숭아 뼈가 있는 부분. 바위라도 단번에 박살 낼 만큼이나 위력적인 레아드의 일격에 드래곤의 몸이 한 순간, 휘청거렸다. - 크아아악! 이것들이!! - 카웰이 불길을 뿜어내고, 동시에 팔을 휘둘러서, 귀찮게 덤비는 레아드와 론을 물러서게 만들었다. 둘의 공격은 치명적이진 못했지만, 카웰의 절대적인 자만심을 꺾는데는 단 단히 한 몫을 했다. 하지만, 치명적이지 못하다는 것은 그 이상으로 커다 란 문제를 낳고 말았다. 자만심과 함께 자존심까지 건드린 것이었다. - 죽여주마! - 카웰이 자세를 낮추더니 앞 손을 땅에 대었다. 흡사 네발 동물과 같은 자 세를 취한 카웰은 일행을 돌아보며 무시무시한 얼굴을 더욱 무섭게 일그러 뜨렸다. 자세가 낮아지고, 네발로 땅을 디딘 덕분에 드래곤은 자신이 만들 어낸 속박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 로느 아이리어!! 죽어라!! - 엄청난 열량의 불길이 론과 그 주위를 단번에 휩쓸었다. 재빠르게 뒤로 피 한 후에 옆으로 몸을 날리던 론의 앞에 어느새 거대한 드래곤 가로막고 있 었다. 방금 걸음마를 배운 거라고 생각하기엔 무식하게 빠른 속도였다. 드 래곤의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 앞에 론이 무방비로 착지했다. "이 쪽이다!" 론의 위험에 바크가 서둘러 드래곤의 꼬리를 검으로 내리 쳤다. 하지만, 드래곤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거기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론을 단번에 손 으로 터뜨려 죽일 듯이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 크악!? - 손을 내리려는 찰나. 드래곤이 헛 바람을 삼키면서, 인상을 잔뜩 찡그린 채 뒤를 돌아보았다. 아까 자신의 발목을 후려쳤던 포르 나이트의 소년이 자 신의 꼬리를 검으로 내리 치는게 보였다. 그때마다 꼬리가 잘려나갈 듯한 아픔이 느껴졌다. - 건방진! - 어느새 론이 앞에서 사라진걸 확인한 카웰이 들었던 손으로 레아드를 후려 쳤다. 정신없이 꼬리를 내리치던 레아드는 하늘에서부터 날아오는 손에 깜짝 놀라 검을 들어 막아보려는 무모한 행동을 했지만, 검과 함께 수 미터 정도 공중에 떠올랐다가, 그보다 두배 정도 더 멀리 뒤로 나가떨어지고 말 았다. "레아드~~!" 깜짝 놀란 바크가 레아드를 크게 불렀다. 순간, 땅에 쓰러졌던 레아드가 벌떡 일어섰다. "으하.. 죽을 뻔했어." "...괴물이냐." "둘 다 뭐하는거야!" 론의 고함에 레아드와 바크가 뒤로 재빨리 물러났다. 걷고, 뛰고. 그리고 꼬리까지 사용하기 시작한 카웰은 그야말로 정신이 없 을 정도로 일행들을 몰아 붙이기 시작했다. 거기에 비해 일행들의 공격이 라는건 무모할 정도로 하찮은 것들뿐이었다. 평소엔 강철 문이라도 뚫을 론의 찌르기는 겨우 따끔할 정도의 아픔 밖에 주지 못했고, 그나마 카웰이 슬슬 피하는 레아드의 경우도 상처는 입히지 못했다. 바크의 경우는 말 할 필요도 없을 정도. - 크아! 크아! 크아아! - 불길을 피하고 나면 꼬리가 날아온다. 둘 중 뭐라도 스치기만 하면 죽는 다는 건 마찬가지. 슬슬 공격보다 피하는데 전력을 다하는 일행들이었다. 론이라고 특별한 수가 없어서 가능하면 카웰의 시선을 자신에게 잡아두는 정도의 일밖에는 하지 못했다. "로오오오온~!" 자신의 등뒤로 뻗어나가며 장대하게 불타오르는 화염을 론의 이름을 비명 대신 지르며 피해낸 레아드가 가까스로 론의 곁으로 오더니 숨을 몰아 쉬 었다. "무.. 무슨 방법 없어?" "믿는게 있긴 있는데.. 사용할 시간이 없어." "그럼 시약은!?" "아까 다 써버렸어." 최악.. 멀리서 바크를 가지고 놀던 카웰이 힐끔 이쪽을 본다. "레아드." 카웰의 목이 부풀어오른다. 브레스를 쏠 작정인가? "응?" 론의 부름에 레아드가 시선을 카웰에게 두며 대답했다. 그때, 론이 손을 뻗어 레아드의 머리를 잡더니 자신을 보게 했다. "나 믿어?" "에?" 콰르르륵!! 듣기에도 공포스러운 가래가 끓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레 아드는 필사적으로 카웰을 보려고 했지만, 론이 손을 놓지 않아서 그럴 수 가 없었다. "로.. 론! 뭐 하는 거야! 피해!!" "나 믿어?" "지금 무슨 소리야!!" "나 믿냔 말이야!" 레아드가 울상을 지었다. "그래, 믿어! 믿는다구!" "응. 고마워." .... 뭔가 속았다는 느낌에 레아드는 저 쪽에서 카웰이 입을 쩌억. 벌리고 브레 스를 뿜어내는 와중에 론을 멍청히 올려다보고 말았다. 순간, 엄청난 바람 이 론과 자신의 사이에 들어오더니 갑자기 세상이 붉게 변해버렸다. "....." 멀리서 레아드가 불길에 휩싸이는 광경을 멍청하게 바라본 바크는 입을 벌 린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간 자신을 짜증나게 만들었던 꼬마의 최 후에 카웰은 기분 좋게 목 울음소리를 내며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레아드!" 갑자기 옆에 있던 바크가 소리쳤다. 반응이 늦군? 카웰은 피식 웃으며 옆 에 있는 바크를 내려다보았다. 그러다 바크의 얼굴을 보고는 의아한 생각 에 시선을 따라 방금 전에 브레스를 맞아 재도 안 남았을 꼬마 쪽을 쳐다 보았다. 순간, 카웰의 얼굴에 바크와는 정반대의 표정이 떠올랐다. - 이.. 이럴 수가! - 거의 1m 정도의 높이로 활활 타오르는 화염의 중앙. 브레스를 직격으로 맞 았던 레아드가 그 곳에 멀쩡히 서 있었다. 자기도 이 상황이 이해가 안간 다는 듯한 멍청한 표정을 지은 채로.. "괜찮아?" 론이 불길 밖에서 마치 이 상황을 당연히 예측했다는 얼굴로 레아드에게 물었다. 레아드가 멍청히 발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불길을 손으로 만지작 거리다가 론을 쳐다보았다. "....이건?" 론이 별걸 다 묻는다는 투로 대답했다. "불이잖아." "..안 뜨거운데?" 론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세상에 있는 불들이 다 뜨거우면 무슨 재미로 살겠어?" "하지만" "레아드." "응?" "그럼, 뒤 좀 부탁해." "뭐가.. 우왓!?" 순간, 다시 한번 세상에 붉게 변했다. 론은 아까와 마찬가지로 브레스를 아슬아슬하게 피해내고는 뒤로 빠져나갔다. - 이럴 수가! 이럴 리가 없어!! - 아까보다 적어도 두 배는 커다란 화염 속에서 여전히 살아남은 레아드의 모 습에 카웰이 분노한 듯 소리쳤다. 그리고는 바크를 놔두고는 레아드를 향해 뛰어갔다. 쿵! 쿵! 엄청난 질량의 드래곤이 달리자 성 전체가 무너질 듯이 흔들렸다. "론! 로온~!! 나보고 어쩌라구!" 달려오는 드래곤을 보고는 질겁한 레아드가 슬쩍 옆으로 빠져나가는 론에 게 소리쳤다. 론이 힐끔 뒤를 돌아보더니 외쳤다. "브레스 따위 없는 드래곤 별거 아니잖아! 때려 죽여!" "헤엑?" - 콰화화확!! - 그 순간, 레아드의 바로 앞까지 달려온 드래곤이 폐 속에 모아두었던 숨결 을 레아드에게 뿜어내었다. 그 압도적인 크기와 박력에 얼어버린 레아드 는 용암처럼 쏟아져 내리는 불길을 그대로 받아버리고 말았다. 레아드의 작은 몸이 불길 속에 완전히 묻혔다. "....아."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불길 속에서 뭔가를 깨달았다는 듯한 감탄 성이 울 려퍼지는건 꽤나 상상하기 힘든 장면이었다. 화염처럼 타오르는 숨결을 다 뿜어낸 드래곤 앞에 두 손으로 검을 쥔 레아드가 씨익 미소를 지으며 붉 게 타오르는 눈을 가진 동지를 올려다보았다. "그렇군. 브레스 따위 없는 드래곤이라." - 이.. 이 놈이!! - 레아드의 눈이 희번뜩거렸다. "때려 죽여주마!!" - 크아아앗!! -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63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54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7/02 02:17읽음:168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54) == 제 9장 < 결말. > == --------------------------------------------------------------------- "동화책에 넣으면 애들이 딱. 좋아할 만한 장면이군." 자신을 향해 달려온 론을 향해 바크가 중얼거렸다. 멀리서는 전설에나 등 장할 법한 무시무시한 격전이 방안을 진동시키며 벌어지고 있었다. "으랴앗!" 레아드의 검이 바닥을 부수며 아래서부터 위로 뻗어 올라가, 단번에 드래 곤의 무릎을 쳤다. 콰득. 뼈가 부러지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지며 드래곤이 미친 듯이 울부짖고는 손 을 들어 레아드를 후려친다. 그걸 피하며 다시 드래곤을 향해 돌격하는 레 아드. 그리고 그 위로 쏟아지는 화염... "잘 싸우네." 그 모습을 보던 론이 휘파람을 불며 웃었다. 힐끔 론을 노려보던 바크가 매서운 눈을 풀고는 팔짱을 꼈다. "궁금한게 있는데. 대답해 줘야겠어." "내가 대답해야 하는 거라면." "확실히 들을 권리가 있는 거야." 바크의 단호한 말에 론이 어깨를 으쓱였다. "레아드의 정체가 궁금하단 말이지? 하지만, 그런 건 나보다 너가 더 잘 알고 있지 않아?" "내가 알고 있는 레아드는 드래곤의 브레스에 맞아도 멀쩡하고 성벽도 종이짝처럼 찢어버릴 녀석의 주먹에 맞고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엄청난 녀석은 아니었어." "더구나 깃털보다 가볍고 시력과 청각. 후각도 인간 이상으로 좋지." "이유가 뭐지?" 론이 팔짱을 끼더니 깊게 한숨을 내 쉬었다. 그러고는 콧잔등을 한번 긁적 이더니 멀리서 싸우고 있는 레아드를 바라보았다. 잠시.. 입을 다물고 있 던 론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별로.. 말하고 싶지 않은데." "어째서?" "알아서 좋을게 있고 나쁠게 있는 법이야. 레아드에 관한 건.. 알아서 나쁜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은 건 더더욱 아냐. 특히.. 너라면." "정체를 알고나면 내 행동이 바뀐다는 거야?" "그래." 론의 말에 바크가 잠시 표정을 굳혔다. 그러다가 론을 보며 말했다. "너, 레아드한테 내 얘기를 할 때는 뭐라고 말했었냐?" "으음.. 그게.. 들을지 안 들을지는 레아드가 선택하라고." 바크가 피식. 웃었다. "두 말할 필요는 없겠지." "..그렇군." 론이 한숨을 푹.. 내 쉬었다. 그리고는 멀리서 싸우고 있는 레아드를 힐끔 쳐다보더니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사실.. 레아드는.." 거기서 잠시 입을 다문 론은 바크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마지막으로 확신 을 받아내려는 듯 론은 한참동안 바크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정령이야." "...뭐?" "정령이라고." "자.. 잠깐만. 잠깐." 난데없이 튀어나온 말에 바크가 잠시 머리를 쥐어 싸며 방금 전 론이 한 말 을 해석하려고 노력해보았다. 하지만, 결과는 꽝 이었다. "말도 안돼. 정령이라면.. 불이나 물.. 뭐, 그런 거에 붙어산다는 것들 아냐?" "만들어 낸다는게 정확하겠지." 바크는 머리가 지끈거려오는걸 느꼈다. 레아드가 뭔가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고.. 그리고 뭔가 다르다는 건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이건 도가 지나치잖아! "도대체.. 너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이해하리라 생각하지도 않았어." 론이 한숨을 내 쉬었다. "설명할 테니 잘 들어. 뭐.. 듣는다고 인정 할 수도 없을 테지만." 바크가 입을 다물자, 론이 천천히 사정을 이야기했다. "대부분이 내 추측이지만, 아마 정확할거야. 레아드는 정령이야. 이건 의심할 데 하나 없는 사실이지. 일단, 정령에 대해 설명할게. 정령이란 세상을 유지하는 하나의 주춧돌 같은 거야. 즉, 생명력. 다시 말하자면 마력이지. 고대엔 정령들이 하늘을 가득 채우고 남을 정도로 충만했었어. 고대의 마도사들이 그렇게나 자유롭게 마법을 구사 할 수 있었던 이유가 거기에 있지. 하지만, 네 조상. 엘더가 모든 마력.. 즉, 정령을 없애버린 뒤로는 세상을 유지할 정도의 정령들을 제외하고는 전부 사라지고 말았지." "....." "뭐, 그 이야긴 이 정도로 끝내고. 정령이란 건 꽤 복잡해. 최하위의 정령부터 그 정령들을 다스리는 상위의 정령들이 존재하지. 산불을 본적이 있는지 모르겠군. 그걸 보고 있자면, 단순히 불이 아니라 뭔가 살아있는 생명체 같이 보이지. 틀린 느낌이 아냐. 상위 정령이 그 불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드는 거니까." "그게 레아드하고 무슨 상관인데!" "말했잖아. 정령은 단순한 마력이라고. 실체를 가지지 못해. 아주 고위의정령들은 자기 스스로의 의지를 가지고 이 세상에 실체화 할 때가 있긴 하지만 제약이 엄청나지. 인간이 물 속에서 살 수 없듯이 정령들 역시 실체화를 하고 이 세상에서 살수는 없어." "..레아드는?" 론이 미소를 지었다. "정령이지." "무슨 헛소리야! 방금 정령은 실체화를 못 한다고" "못한다고 하진 않았어. 제약이 심하다고 했을 뿐." "그럼.. 뭐야? 레아드가 고위 정령이라는 거야?" "아니."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는 론의 말에 바크가 인상을 잔뜩 찡그렸다. 그리고 뭔가 한마디 소리치려고 할 때.. 론이 말했다. "정령의 신." "...신?"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정령이면서 그걸 깨닫지도 못할 정도로엄청난 마력의 집합체. 실체화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지는 제약을 느끼지 못하는.. 그런 정령은 존재하지 않아. 있다면.. 신 정도?" "..신..이라고?" 믿을 수 없다는 투로 바크가 중얼거렸다. 론이 피식 웃었다. "그래. 신. 아이리어나 하와크의 국왕보다는 좋은 명함이지." 론이 길게 미소를 짓는다. 계속... ----------------------------------------------------------------------- 파하핫~! 드뎌 레아드의 정체가 나왔습니다. *_*글고 변태 글이란 오명도 벗게 되었습니다~레아드는 정령이니까. 상대가 남자던 여자던상관없겠죠. ^^즐거운 밤 되세요~『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678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55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7/05 12:41읽음:1645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55) == 제 9장 < 결말. > == --------------------------------------------------------------------- "일단~" 벙찐 얼굴을 하고 있는 바크를 쳐다본 론이 말했다. "우리도 슬슬 준비하자구. 레아드가 잘 싸우긴 하지만, 오래 버티진 못 할거야." "...신..이라며?" 레아드를 보며 말하는 바크에게 론이 픽 웃으며 말했다. "가끔 기억 상실증에 걸린 기사가 3류 도적에게 죽는 경우도 있지." "...그런가?" 전혀 설득력 없는 론의 말이었지만, 바크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 "그런데.. 뭘 어쩌자고? 내 실력으로는 드래곤의 비늘에 상처 하나 내는것도 어려워. 그리고 너도 그리 다른 처지는 아닌 거 같은데." "검이 좀 좋은 거라면 죽이지 못할 것도 아니지만.. 지금 내 검으로는 확실히 무리야. 그렇다고 여기 앉아 있을 수는 없잖아." "하지만.. 무슨 수가 있는 거야?" "응." 론이 고개를 선뜻 끄덕거렸다. 그리고 품속에서 단검 하나를 꺼내더니 가 차 없이 자신의 팔뚝을 그었다. 새빨간 피가 순식간에 론의 팔목을 적시고 바닥을 붉게 물들였다. 깜짝 놀란 바크가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며 외쳤다. "무.. 무슨 짓이야?" "이런 짓." 론이 입 속으로 뭐라 중얼거렸다. 그러자 론의 팔에서 흐르던 피가 갑자기 빛을 내더니 붉은 연기가 되어 바크와 론의 사이에 떠올랐다. 엄청난 마력이 둘 사이에서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이~~핫!" 공기가 폭발하듯이 터져 나가면서 레아드의 2미터가 넘는 거대한 검이 허 공에 길다란 호선을 그었다. 그리고 그 호선의 끝에 이르른 검은 폭음을 내면서 드래곤의 허리를 움푹 짓눌렀다. - 크아아!! - 그 묵직한 고통에 드래곤이 미친 듯이 울부짖으며 주먹을 쥐어 레아드를 단번에 내리 찍었지만, 레아드는 얄밉다고 생각 될 정도로 재빨리 드래곤 의 배 아래로 뛰어 들어가 주먹을 피해냈다. 콰앙! 거대한 주먹이 땅에 떨어지면서, 바닥이 원형으로 움푹 함몰됐다. 순간, 배 아래서 레아드가 튀어나오면서 그대로 드래곤의 팔목을 후려쳤다. 다시 한번 드래곤의 비명이 방안에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 크아아아아!! 이 건방진 것!! - 뒤로 물러선 카웰은 있는 대로 목청을 높여 소리를 쳤지만, 함부로 주먹을 내밀거나 하진 못했다. 브레스가 통하지 않는 상대라니.. 고대에 존재했던 수많은 드래곤들을 불러와 이런 꼬마는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물어보고 싶을 만큼 카웰의 심정은 궁지에 몰렸다. '후아.. 힘드네.' 하지만 궁지에 몰린 건 카웰만이 아니었다. 때리고 찌른다고 해봤자, 드래 곤의 신체에는 상처는커녕 흠집하나 나지 않았다. 때릴 때마다 고함을 질 러주어서 타격을 받긴 받는구나.. 생각은 들지만, 아무리 때리고 찔러도 쓰러지긴 커녕 점점 더 내미는 주먹의 속도가 빨라지는 드래곤이었다. 결 국 둘에겐 서로를 완전히 땅에 눕힐만한 결정타가 없었다. - 쿠화아!! - 그때, 카웰이 입을 벌리며 거대한 브레스를 레아드를 향해 뿜어내었다. "헤에.. 통하지도 않는 거 써 봤자..." 레아드가 픽 웃으며 검을 들고 브레스를 맨 몸으로 받아 내었다. 물론, 여 지건과 마찬가지고 브레스는 레아드의 몸은 고사하고 옷에 그을림 하나 주 지 못했다. 하지만, 미소를 짓던 레아드는 끝까지 미소를 짓지 못했다. 브 레스가 전보다 조금 빨리 끝났다.. 싶은 순간, 바로 눈앞에 자신의 키 보 다 커다란 드래곤의 입이 쩌억! 벌려진 채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우.. 우아앗!?" 그대로 있다란 드래곤의 한끼 밥으로 전락할 위기. 레아드가 필생의 힘을 다해서 몸을 옆으로 날렸다. 타악!! 순간, 방금 전까지 자신이 있던 공간 이 드래곤의 날카로운 이빨이 다물어지는 소리와 함께 그 안으로 빨려들 어가는게 보였다. - 크크크.. 이 빌어먹을 꼬마 놈. - 드래곤의 먹이 신세를 피하긴 했지만, 그 뒤에 이어진 상황이란 그에 비해 나쁘면 더 나빴지, 좋은 건 아니었다. 레아드가 피할걸 예상했는지, 드래 곤은 재빨리 손을 뻗어 레아드가 일어나기 전에 레아드를 움켜잡아 버렸다. "이. 이런." 옴짝달싹. 드래곤의 손아귀에 잡힌 레아드가 몸을 비틀어보았지만, 그야말 로 어른 손에 잡힌 개미새끼 보다도 무력해 보일 뿐이었다. 천천히 손에 쥔 레아드를 들어 얼굴 앞까지 가져간 카웰이 씨익. 웃었다. - 드디어 잡았다. 파리 같은 놈. - "아..하하. 안녕하세요." - 어떻게 죽여줄까? 이대로 쥐어 터뜨려줄까. 아니면 목만 떼어줄까. 그것 도 싫다면 이대로 뜯어먹어 주지. - ".저.. 그냥 내려주심 안될까요." 필생의 유머실력을 발휘해보는 레아드였지만, 역시 안 통하기는 마찬가지 였다. 카웰은 자신이 생각한 그럴싸한 세 가지 방법 중 뭘로 레아드를 떡으 로 만들지 생각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런 카웰을 바로 앞에서 바라보는 레 아드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이것들이 나 죽게 생겼는데 뭐 하는 거야.' 드래곤의 손아귀에 잡힌 채 처참하게 죽을 위기에 처한 자신을 두고 어디로 도망갔는지 나타나지도 않는 바크와 론을 속으로 욕하면서 레아드가 주위 를 둘러보았다. 그러다 레아드의 시선이 한 곳에 멈췄다. 멀리서 론이 손 짓으로 뭐라 자신에게 말하고 있는게 보였다. '시간 끌어~!'라는 의미가 담긴 말 같았다. 덜덜 떨리는 몸을 간신히 추스르며 레아드는 크게 숨을 들이 마셨다. 그리고 드래곤을 쳐다보았다. 순간, 레아드의 눈동자가 덜 컥. 흔들렸다. 드래곤이 어느새 자신들 빤히.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 다. - 흐음. 그러고 보니 어떻게 브레스를 맞고도 살아난 거지? 버틴 거라고 쳐도 옷은 타버렸을텐데? - "아.. 저기. 드래곤..님?" - 뭐냐? - "현기증이 일어서 그러는데... 조금 아래로 내려주시면 안될까요?" - 그래? - 요청은 반대가 되어 돌아왔다. 스윽.. 레아드를 자신의 코앞까지 올려 놓 은 카웰이 눈을 가늘게 떠서 레아드의 얼굴에 초점을 맞추고는 콧김을 내 뿜었다. 뜨거운 바람에 레아드의 머리카락이 온통 휘날렸다. - 겁이 없는 거냐? 아니면 뭐라도 믿는게 있는 거냐? - 자신의 머리 만한 눈동자가 바로 앞에서 노려보는 건 레아드로서는 죽기보다 더 한 고통이었다. 이가 부딪히며 딱딱 소리가 났다. 결국 겁이 없다는 건 아니었다. 참지 못한 레아드가 눈을 꾸욱. 감으며 위를 보고 소리쳤다. "이~~! 바보 천치들!! 뭘 하는지 모르지만 빨랑 해!! 빨리!" "바.. 바보 자식!" 바크가 레아드의 외침을 듣고는 간신히 집중한 정신을 약간 흘리면서 한 마디 했다. 뭐가 신이란 거야. 저 바보가? "집중해!" 론의 말에 바크는 다시 눈을 감고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눈을 감 고 있어서 멀리 드래곤이 자신들을 발견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한게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일 것이다. '망할.. 시간이 맞으려나?' 론이 인상을 찡그렸다. - 호오. 깜찍한 짓을 하고 있군. - 론과 바크의 주위에 마력이 돌고 있는걸 발견한 카웰이 짓궂은 미소를 짓 더니 들고 있던 레아드를 노려보았다. - 저 녀석들을 기다리고 있던 거였군. - "으..으으." - 넌 마지막으로 남겨두지. 그 몸. 조사를 좀 해봐야겠으니까. - 레아드를 한 손에 쥔 채 카웰이 몸을 돌려 론과 바크를 정면으로 쳐다 보 았다. 엄청난 양의 마력이 카웰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브.. 브레스. 그것도 초대형! "둘 다.. 피해!" - 소용없어. 이 쪽을 제외한 이 방 전체를 날려버릴 테니까. - "마..망할 놈! 이거 놔!! 놔!" 마력에 민감한 레아드로서는 그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가 있었다. 소리 를 치며 카웰의 손아귀에서 발버둥을 치는 레아드였지만, 도저히 빠져 나 올 수가 없었다. "피해! 어디로든 피하라구!!" 레아드의 고함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울 정도로 크게 울려 퍼졌다. 하지만, 론과 바크는 레아드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서 가만히 이 쪽을 바라 보기만 하고 있었다. 어떻게 생긴 건지.. 왜 만들어진 건지 모르겠지만, 분명 론과 바크 쪽에서 마력이 생겨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양이란 건 드래곤이 이번에 방출하려고 모으는 마력에 비하면 너무나 미비한 정도였다. - 그아아아~ - 드래곤의 배에서 만들어진 마력의 결정체가 식도를 타고 위로 올라오면서 드래곤의 몸이 천천히 빛나기 시작했다. 단순한 브레스가 아닌, 마력까지 합친 엄청난 것이었다. 소리를 지르다 목이 쉬어버린 레아드는 헉헉. 거리 면서 멀리 서 있는 둘을 쳐다보았다. 둘은 도망칠 생각도. 그렇다고 무슨 대항할 방법도 없이 그냥 서 있을 뿐이었다. '뭐.. 하는 거야..' "엄청나군." 붉은 빛을 내 뿜으면서 점차 입이 벌어지는 드래곤의 압도적인 위용에 바 크가 중얼거렸다. "걱정마. 처음이긴 하지만, 잘 할 테니까." "별로 안 믿음직스럽지만.. 믿어줄게." 바크의 말에 론이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지금 론의 손에는 희미하게 빛을 내는 세 개의 빛의 구체가 들려 있었다. 바크의 손에도 한 개의 구체가 쥐어 져 있었다. 론의 피에서 생겨난 마력으로 만들어낸 것들이었다. "온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둘이 동시에 말했다. - 카르르르륵! - 목에서 입으로 마력이 넘어오면서 가래가 들끓는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 졌다. 이번엔 특대형이니 만큼 그 소리가 다른 때보다 훨씬 컷다. 드래곤 의 입이 찢어질 듯이 커다랗게 벌려졌고, 그 안으로 궁극적인 파멸의 힘을 담고있는 힘이 당장이라도 터져 나올 듯이 넘실거렸다. 그리고 그걸 주저하지 않는 카웰이었다. - 쿠와아아~!! - 카웰의 입에서 무시무시한 불길이 한차례 휘몰아치고. 다음 순간, 눈이 타버릴 정도로 앞이 하얗게 변하며, 이루 형용할 수 없는 엄청난 폭음이 고막을 유린했다. 하지만, 레아드는 이런 상황에서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브레스의 폭염 속으로 둘이 사그라드는 모습을 확실하게 지켜보았다. 브 레스는 만들어낸 시간만큼이나 오랫동안 지속되었고, 그 덕에 브레스와 충돌한 방의 입구는 순식간에 녹아버려 그 주위는 마치 화산의 용암대지 처럼 변해 버렸다. 그리고 그 벽 너머로 펼쳐진 거대한 산맥은 브레스와 닿는 순간 온통 불길로 휩싸였다. - 쿠르르륵... - 천천히 브레스의 화력이 작아지면서 드래곤의 목에서 숨이 넘어가는 소리 가 들려왔다. - 크.. 크크. - 브레스가 완전히 멈춘 후. 카웰의 입에서 실같이 가는 웃음소리가 흘러나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웃음은 곧 이어 폭발적으로 증가에 방 안 가득 울려 퍼졌다. - 크아~하하핫! 결국 버러지 같은 놈들의 최후는 이런 것이다! 크하하! - "...." 풀이 죽었는지 입을 다문 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레아드를 향해 카웰이 말 했다. - 크크. 어떠냐. 꼬마. 이것이 나의.. 아니, 내 주인님의 힘이란 것이다. 나라 한 두개 정도 멸망시키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지. 이제부터 시작이 다. 이제부터 이 세상. 모든 것은 그분의 것이야! - 격앙된 기분을 감추지 못한 채 카웰이 소리쳤다. 레아드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지만, 카웰은 기분 좋게 목을 울리며 웃었다. "음~ 이번엔 입 다물고 조용히 했어." - 뭐? - 난데없이 튀어나온 말에 카웰이 잘못 들었나 싶어 손에 쥐고 있는 레아드 를 쳐다보았다. 그때, 레아드가 숙였던 고개를 위로 들었다. 그 사이로 드러난 레아드의 얼굴은 슬픔이나 분노로 일그러진 얼굴이라고 보기엔 너 무나 가벼운 면이 있었다. 레아드는 카웰의 머리 위. 더 위쪽을 올려다보 며 말하고 있었다. 카웰의 얼굴이 구겨지면서 레아드의 시선을 따라 방의 천장 쪽을 쳐다보았다. 카웰의 얼굴이 더욱 구겨졌다. - 이... 이럴 수가. 어떻게..? - "자신이 말하고도 잊었냐? 엘더의 피가 흐른다면 누구나 마법을 사용 할수 있다고 말한 건 너였잖아. 피로 따지자면 바크 쪽이 네 주인보다 훨씬진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냐?" 천장 쪽에서 론의 비웃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둘은 떠 있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바닥이라도 밟고 있는 듯이 론과 바크 는 멀쩡히 거기에 떠 있었다. 카웰이 더듬더듬.. 믿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말했다. - 그럴 리가.. 마력은 어디서..? 아니.. 마력이 있다고 해도 마법을 시전하 려면 마법의 주문을 알아야... - 론이 그 말에 싱긋 웃었다. "우리 집에는 꽤 오래된 할멈이 한 명 살거든. 나이가 대략.. 천살이 조금 넘었지." 론의 말에 카웰의 얼굴이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 마도사! - "가끔 그렇게도 부르지. 자, 이제 그만 죽으라고." - 헛소리~! 겨우 브레스 한번 피했다고 날 이겼다고 생각하는 거냐! - 죽으라는 소리에 제정신이 든 카웰이 벌컥 소리쳤다. 그때, 론이 픽. 미소 를 짓더니 양손에 하나씩 들고있던 빛의 구체를 카웰에게 보여 주었다. "우리가 어떻게 브레스를 피했는지 궁금하지 않아?" 궁금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잠시 카웰의 행동이 멈췄다. "내가 만든 주문은 네 개. 세 개는 근거리 이동 주문. 그 중에 두 개는 브레스를 피하느라 써버렸지. 그리고 나머지 한 개는, 가벼운 폭발 주문. 내손에 들려있는 건 남은 이동 주문과 그 폭발 주문이지. 자, 여기서 문제하나. 이제부터 이 두개를 어떻게 사용할까요?" - 카르르륵! - 대답은 가래가 끓는 듯한 소리로 대신했다. 카웰이 격하게 숨을 들이쉬더니 그야말로 모든 힘을 다 해서 단숨에 거대한 브레스를 몸 안에서 만들어 냈 다. 하지만, 론이 조금 더 빨랐다. "답은 이거다!" 론이 손안에 들고있던 두개의 구체를 터뜨리듯이 강하게 부딪혔다. 순간, 론의 손위에 있던 두개의 구체는 밝은 빛을 내면서 사라졌다. - ...! - 카웰의 격한 몸 동작이 거짓말 같이 멈춰졌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73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56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7/08 00:05읽음:164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56) == 제 9장 < 결말. > == --------------------------------------------------------------------- - 쿠웅... - 어디선가 둔틱한 폭음이 들려왔다. 놀람.. 경악.. 그리고 분노에서 고통에 찬 표정으로 변하는 카웰의 얼굴. - 크아아아악! - 천년만에 이 땅위에 나타난 드래곤은.. 콰앙! .. 그렇게 끝이 났다. - 크아아아아아~~! - 밝은 빛과 함께 안쪽에서부터 터져나온 폭발에 카웰의 옆구리가 마치 종이 짝 처럼 찢기면서 안에 있던 내장들이 밖으로 흘러 나왔다. 동시에 론과 바크에게 뿜어내려고 모아 두었던 브레스가 몸 안에서 터지면서 단단하기 이를대 없는 드래곤의 비늘이 거울에 금이 가듯이 수천갈래로 찢어졌다. "레아드~!" 재빨리 땅에 내려온 론과 바크가 카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공중으로 높이 치솟았다가 떨어지는 레아드를 간신히 받아내었다. 그대로 떨어졌다면 역 사상 처음으로 추락사한 신이 될 지도 모를 위기였다. 하지만 살았다고 좋 아할 만큼 편한 상황이 아니었다. - 크아아앙! - "피해!" 난동을 부리며 이리저리 몸을 뒤트는 카웰을 보며 셋은 후다닥 달려서 카 웰에게서 되도록 멀리 떨어졌다. 괜히 근처에 있다가 꼬리에 스치기만 해 도 죽을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질기긴 엄청 질기네. 몸 안에서 폭발이 두번이나 일어났는데도 안 죽다니. 과연 인간이 만들어낸 최강의 생명체로군." 거의 방의 끝부분 까지 도망을 온 셋 중에서 론이 땀을 흠치며 말했다. 고대 마도사들이 마법으로 싸움을 할 때는 반드시 자신의 몸에 절대적인 마력의 방패를 만들어 놓는다. 그렇지 않으면 엄청난 고위의 마도사라도 초보 마도사의 가벼운 수면 마법에 걸려들어 죽을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고대에 산적도. 고대의 마도사들이 어떻게 싸웠는지도 모르는 카웰 은 당연히 거기까진 생각이 닿지 못했고. 단순히 드래곤의 막강한 육체만 을 믿고 있었다. 때문에 론은 근거리 이동 주문으로 폭발 주문을 압축해 놓은 구슬을 드래곤의 폐 속으로 이동 시켜버린 것이었다. 잔뜩 마력이 모 인 폐 속에서 구슬은 여지없이 터져버렸고, 덕분에 마력까지 폭발해 버려 고대 마도사들이 만들어낸 최강의 전투 병기. 드래곤의 육체는 그야말로 걸레같이 망가져 버렸다. 하지만, 역시 드래곤은 드래곤이었다. - 크아아아!! - 펄럭! 여지건 움직인적이 없던 드래곤의 거대한 날게가 활짝 펼쳐지더니 카웰의 거대한 몸이 공중에 띄어졌다. "도.. 도망치려는거야? 설마! 저 상태로 날 수가 있어?" 셋의 경악스런 얼굴을 무시 하듯이 카웰은 날개를 퍼덕여 방의 저 편으로 사라졌다. 입구의 반대 편에는 산과 연결되는 거대한 통로가 있었는데 드 래곤이라도 날아서 지나갈 정도로 큰 통로였다. 아마도 카웰이 드래곤으로 변했을 경우 밖으로 나가기 위해 출구로 만들어 놓은 모양이었다. "따라가자." 바크의 말에 둘은 고개를 끄덕였고, 서둘러 카웰이 사라진 거대한 통로로 달려갔다. "기.. 길잖아." 통로에 들어선지 몇 분. 끝이 보이지 않는 통로의 길이에 레아드가 혀를 내둘었다. 어느새 달리던 속도는 거의 걷는 정도로 변해 있었다. 어디가 끝인지도 모를 만큼이나 길고 긴 거리를 뛰어가다가 지쳐버리면 안되기 때 문이었다. 대충 방향을 보고 계산을 한 론이 말했다. "여긴 성 뒤에 있던 산 안쪽인거 같은데. 산의 중앙을 파고 만든거 같아." "그럼.. 여기가 동굴이란 말이야?" "그런 셈이지." "말도 안돼~" 도대체 이 정도로 길고 거대한 통로를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 나 많은 시간을 들여야 가능한건지... 도대체 상상도 안될 정도였다. 바크 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인형들을 사용한 모양이군. 그들이라면 이 정도의 통로를 파는데 그렇게오래 걸리지도 않겠지." "아, 그래. 인형들이 있었지." 확실히 인형들의 그 무지막지한 힘이라면 이런 괴물같이 긴 통로도 만들어 낼 수도 있을거 같았다. 셋은 무리하지 않는 정도의 속도로 부지런히 통로의 안 쪽으로 걸었다. 거 의 십여분 정도를 걸었을까. 멀리 앞 쪽으로 빛이 보였다. "홀이야. 굉장히 큰데." 론과 바크에겐 단순히 빛 정도로 보이는 거리에서 그 안쪽이 보이는지 레 아드가 둘에게 설명해 주었다. 론이 물었다. "카웰은?" "음... 없는거 같아. 소리도 안 들리고." 바크가 턱을 쓰다듬더니 말했다. "밖으로 빠져나간 걸까?" "그 상처로? 농담이겠지. 분명 주인이란 녀석에게 돌아간게 분명해." 곧 일행은 기다란 통로를 지나 홀의 입구에 도착했다. 론의 말대로 통로는 산을 깍아 만든거였는지, 홀의 내벽은 투박한 바위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밝은걸." 홀에 들어서면서 바크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벽에 꽂혀있는 횃불의 수는 아까 지나온 방보다도 적었지만, 오히려 홀 쪽이 더 밝았다. 론이 흥미롭 다는 투로 벽을 한번 만져보고는 말했다. "벽에서 빛이 나오는거야. 마법을 걸었던지. 아니면 야광석이겠지." "카웰아냐?" "뭐?" 바크와 론이 동시에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그리고 둘은 고개를 돌려 레아 드가 멀뚱히 바라보고 있는 곳을 보았다. 그곳엔 실같이 가는.. 붉은 냇가 가 흐르고 있었고, 그 냇가를 만들고 있는 장본인이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몸이 약간씩 들썩이는거로 봐서 앞으로 기어가고 있는 모양이었다. "카웰이다." "마법이 풀린 모양이군." 셋은 발걸음을 빨리 해서, 홀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바닥에서도 빛이 흘러 나오는지 벽과 꽤 거리가 생겼는데도 여전히 홀은 밝았다. 홀의 중앙에는 방에서 뒤로 피해 사라졌었던 대가 놓여져 있었다. 그 위의 옥좌엔 루인이 여전히 무심한 얼굴로 앉아 있었고, 그 옆으로는 니즈가 무 표정한 얼굴로 땅에 널브러진채 기어오는 카웰을 내려다 보았다. 일행은 대 근처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카웰과의 거리는 불과 몇발자 국 정도..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그 등에 검을 꽂을 수 있었지만, 바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신 말 없이 상황을 지켜보았다. "커.. 커억.." 울컥.. 카웰의 입에서 피가 쏟아져 나오면서 내장이 섞인 핏물이 질퍽하게 사방으로 튀었다. 한차례 피를 토한 카웰은 찢어진 옆구리에서 흘러나오는 내장들을 한손으로 움켜 잡은채 촛점흐린 눈으로 왕좌 위에 앉아있는 루인 을 올려다 보았다. 남겨진 한손이 아무것도 없는 허공으로 힘없이 치켜 들 어졌다. "주...인이시여.." 쇠가 갈리는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카웰이 입을 열었다. "당신의... 당신의 미천한 종이.. 일을 그르치고 말았습니다.." 힘겹게 말을 끝낸 카웰이 루인을 바라 보았다. 입은 상처나, 흘린 피의 양 으로 볼때 카웰은 살아있는게 그야말로 기적이랄 정도였다. 카웰의 부름에 루인은 눈동자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니즈가 물끄러미 카웰을 쳐다 보았다. "부디.. 이 미천한 종에게... 저에게 다시 한번의 기회를...허.. 허억."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격한 기침이 카웰의 온 몸을 부시듯이 터져 나왔다. 기침을 한 후, 한참동안 격하게 숨을 몰아쉬던 카웰의 눈에서 점차 생기 가 사라져 갔다. 바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레아드는 그런 바크를 뒤에서 잠 자코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다. 카웰 본인도 자신의 생명이 꺼져간다는걸 느꼈는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 았다. 단지, 점점 어두워지는 눈을 간신히 뜬채 루인을 바라보았다. 순간. 루인과 카웰의 사이에서 거대한 불꽃이 일어났다. 그리고 싸늘하게 변해가 는 카웰의 눈동자에 푸른 불꽃으로 몸을 휘감은 한 존재가 비춰졌다. 꺼져 가던 카웰의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 "주인이시여!"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76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57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7/09 21:48읽음:151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57) == 제 9장 < 결말. > == --------------------------------------------------------------------- 기묘한 정적이 방안에 내려앉고 있었다. 갑작스레 등장한 정체불명의 존재에 대해서 일행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은 채 입을 다물었다. 론이 카웰과 니즈를 번갈아 보고는 슬쩍 바크를 쳐 다 보았다. 그때, 카웰의 처절한 외침이 다시 한번 터져 나왔다. "주인이시여!!" 입에선 주체를 못할 만큼의 피가 울컥울컥 쏟아졌지만, 카웰은 아무런 고 통도 느끼지 못하는 듯, 자신 앞에 내려선 푸른 불꽃에게 가까스로 손을 뻗으면서 말했다. "미.. 미천한 종이.. 제가.. 당신이 주신 은혜에 보답하지 못했나이다. 부디.. 부디 이 미천한 것에게 다시 한번의 기회를... 주인이시여!" - ..... - 하지만, 그의 주인은 카웰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평상시라면 주었 을 엄청난 능력과 언제나 그에게 가지는 절대적인 믿음. 하지만, 불꽃은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 레아드는 이 상황을 난감한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카웰은 미친 걸까? 누군 가 이유를 말해줬으면 했지만, 론과 바크가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말도 하 지 않기 때문에 레아드는 단지, 옆에서 카웰을 지켜보기만 했다. 아무 것도 없는 허공을 향해 말을 하고 있는 카웰을.. "주인이시여.. 절 버리시는 겁니까.. 부디.. 힘을... 제게 힘을." 불꽃에게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카웰이 불꽃을 향해 뻗었던 손으로 주인 의 몸을 잡았다. 하지만, 카웰의 손은 아무 것도 잡지 못한 채 땅으로 떨어 지고 말았다. 카웰이 절망감에 휩싸이는 순간, 그런 카웰의 등뒤로 론이 차갑게 한마디 내 뱉었다. "인형이었군." 론의 옆에 있던 레아드가 깜짝 놀라서 한 발자국 옆으로 물러나며 론을 올 려다 보았다. 론이 바크를 힐끔 보면서 말했다. "아까 카웰은 어떻게 되든 상관이 없다란 말은.. 이걸 말한 거였었군. 알고있었던 거지?" "대충." 바크는 한 숨을 내 쉬었다. 그때, 일행을 향해 카웰의 고함소리가 터져 나 왔다. "무슨 소리냐! 내가.. 내가 인형이라니!" 거의 죽어가던 그는 론의 충격적인 말에 다시금 꺼져가던 생명의 불꽃을 불태웠다. 물끄러미 카웰을 내려다보던 론이 턱으로 니즈를 가리켰다. "그건 꼬마에게 묻는게 빠를 것 같군." "니즈으~!!" 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카웰이 몸을 일으키며 니즈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은 격심한 의문에 휩싸여 있었다. 니즈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말씀하십시오." "저.. 저 말이 사실이냐! 설마, 내가 인형이라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한치의 기다림도 없이 니즈가 말했다. 카웰은 얼떨떨한 얼굴로 니즈를 쳐 다 보았다. 니즈의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당신의 분노는 이용하기 쉬운 것이었으나. 그 분노로 일을 그르칠 위험이많았기 때문에 주인께서 명하신 겁니다. 당신의 복수를 향한 정열에 가벼운 족쇄를 단 것 뿐입니다." "이 불꽃은 뭐야! 이게 내 주인이 아니었단 거냐!" 바로 옆에서 타오르고 있는 불꽃을 손으로 후려치며 카웰이 소리쳤다. 니 즈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단순한 환상. 당신에게만 보이는 거죠." 카웰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 절망이라기 보다는 절대적으로 믿 었던 주인의 배신. 자신이 하찮은 부품이었다는 걸 깨달은 것이었다. 멍한 눈으로 '그럴 리가 없어... 그럴 리가..'라며 중얼거리던 카웰이 순간 니즈 를 쳐다보았다. 그의 눈에 살기와 함께 엄청난 분노의 기색이 드러났다. 뒤에선 카웰의 등 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바크는 그런 카웰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다. "이 빌어먹을 꼬마 놈!" 몸 속이 거의 박살이 나고, 내장과 함께 뼈가 밖으로 튀어 나왔음에도 불 구하고. 카웰의 몸이 위로 펄쩍 솟구쳤다. 바크가 깜짝 놀라 검을 뽑는 순간, 어느새 카웰의 몸은 대 위까지 도달해 있었다. 자신의 주인이 내려 주었다고 생각했던 힘. 인형의 힘이었다. "죽어라앗!" 바위도 부술 만한 힘을 가진 카웰의 두 손이 단번에 니즈의 작고 얇은 목 을 움켜쥐었다. "니즈!" 뒤에서 보던 바크가 니즈의 이름을 부르며 검을 들더니 대 위로 뛰어갔다. 방심하고 있었다는 자신의 대한 책망을 속으로 넘기면서 바크가 이를 악물 었다. 그때, 둔틱하고 듣기에도 소름이 끼칠만한 소리가 홀 안에 울려퍼졌 다. - 퍽.. - 달려가던 바크는 천천히 걸음을 멈추더니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두 눈은 믿 을수 없다는 당혹 감으로 가득 찼다. 바크는 멍하니 카웰의 등을 쳐다 보았 다. 어느새 그의 등에는 한 개의 하얀 팔이 등을 뚫은 채 피를 머금고 흐느 적거리며 흔들리고 있었다. "...허..허억.." 숨이 빠져나가면서 카웰의 몸은 급격하게 밑으로 쏠렸다. 쿠당.. 카웰이 니즈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기울어지는 몸을 안간힘으로 버티다가 카웰 은 니즈의 어깨를 잡았다. "너.. 넌...." 니즈의 어깨를 부수듯이 움켜 잡은 채 부들부들 떨면서 니즈를 노려보던 카 웰은 잠시 후. 천천히 니즈에게 안기듯이 쓰러졌다. 그의 동공은 믿을 수 없다는 의문을 담은 채 멈춰졌다. 그렇게.. 영원히. "......" 갑작스레 일어난 이 상황에 대해 일행 중 그 누구도 섣부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 열 살이 조금 넘은 아이가 자신에게 달려드는 성인 남성. 그것도 인형의 등을 단번에 주먹으로 꼬챙이를 꿰듯이 뚫어 버렸다. 그런게 가능하다는 말은 오직 한가지 결론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거 기서 나오는 여러 가지 가능성들은 론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카웰이 인형이라는 시점에서, 론은 니즈가 이 모든 상황을 만들어낸 장본 인. 즉, 그림자라고 생각했다. 만일 그렇다면 어째서 니즈가 바크에게 원 한을 가졌는지의 문제를 제외하고는 그 외의 모든게 다 맞아 떨어졌다. 하 지만 카웰의 죽음과 함께 그 예측도 깨어지고 말았다. 니즈 역시 인형이었 던 것이다. "니즈.." 바크가 대 위에 있는 니즈를 올려다보았다. 카웰의 시체를 옆으로 치운 니즈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바크를 마주 보았다. "죄송합니다. 못난 꼴을 보여드렸네요." "설명.. 해 줬으면 하는데." "그보다 전 카웰이 인형이었다는 걸 알고 계셨다는게 더 궁금하군요. 어떻게 아신 거죠?" 바크는 묵묵히 쓰러진 채 차가운 눈빛을 뿌리고 있는 카웰을 바라보았다. "네 행동." 니즈가 반문했다. "제 행동이요?" "겉으로 보기엔 카웰을 윗사람 대하듯이 했지만, 살펴보면. 넌 거의 카웰을 무시했었지. 카웰의 앞에선 아예 입도 열지 않았고. 난 네가 카웰을경멸한다고 생각했어." "정확히 보셨군요." 니즈가 싱긋 웃었다. 그리고 그 뒤의 이야기는 자신이 직접 했다. "카웰을 만난 건 2년 전이었습니다. 그는 바크 님의 부친. 즉, 로아에게 맹렬한 원한을 품고 있었죠. 제 주인은 그의 그런 열정을 높이 사서 그에게힘과 지위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역시 개는 개. 하는 짓은 정말로 더러웠죠. 더구나 자신의 복수와 제 주인의 목적을 혼동하기까지 하더군요. 그래서 생각을 약간 바꿔준겁니다." 바크가 길게 한 숨을 내 쉬었다. "그렇다면 카웰이 말했던.. 대륙을 지배한다는 소리는 헛소리였겠군." "그렇습니다." "그럼 네 주인이란 녀석의 목적은 도대체 뭐지?" 그 대답은 엉뚱한 곳에서 들려왔다. "이 세계를 가두고 있는 봉인의 해제." 일행의 시선이 대 쪽으로 돌아갔다. 레아드는 루인을 쳐다보았지만, 루인 이라고 생각하기엔 들려온 목소리는 너무나 굵은 것이었다. 대의 뒤쪽에서 하얀색의 거대한 물체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걸 위한 세계의 붕괴." 2미터가 넘는 거대한 몸을 흰색의 망토로 가린 사나이. 바크가 속에서부터 끓어 나오는 신음을 내 뱉으며 사나이의 이름을 불렀다. "류크..!" 하와크의 신성 기사단, 엘리도리크의 기사단장. 그리고 바크의 스승인 류크였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773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58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7/10 16:38읽음:154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58) == 제 9장 < 결말. > == --------------------------------------------------------------------- 하와크의 전 기사 단장. 톨드바 하넨의 여섯 제자 중에서 유일하게 18세의 나이로 스승의 검을 꺾어 버린 자. 그는 하와크에는 더 이상 적수가 없다 는 말을 남기고 대륙으로 떠났다. 그리고 몇 년 후. 그는 대륙의 실력 있는 검사들의 사이에서 엄청난 검술과 절대 상대방을 해치지 않는 예의로 '적 기사'란 이름을 부여받았다. 그리고 또다시 몇 년 후. 대륙에서도 적수를 찾지 못한 그는 다시 하와크로 돌아왔다. 이듬해 그는 하와크의 신성 기사 단, 엘리도리크의 일원이 되었으며, 같은 해. 기사단장이 되었다. 검을 다루는 자에게 있어서 가히 전설이라 할만큼이나 대단한 무용담으로 일생을 만들어온 사나이. 레아드가 어려서부터 들어온 검사들의 싸움 이야 기 중 대다수는 바로 그가 만들어낸 이야기들이었다. 류크 지아. 그는 대륙을 통틀어 세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불패의 기사였다. "다시 뵙게되는군요. 바크 님. 아니, 전하." 니즈의 옆에 선 류크가 가볍게 바크에게 목례를 하였다. 그는 땅에 서 있 었고 니즈는 대 위에 있었으나 둘의 눈 높이는 비슷했다. 류크를 바라보는 바크의 표정은 시시각각 변해갔다. 분노. 그리고 의문, 서글픔. 알 수 없는 얼굴로 류크를 바라보던 바크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제자가 스승께 인사 올립니다." 바크가 목례를 했다. 류크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아직도 절 스승이라 생각하시는 겁니까. 전 당신의 형을 죽인 사람입니다. 그리고 로아 님의 죽음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바크는 질끈.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입에서 나오는 말은 찹찹하게 가라 앉은 목소리였다. "그렇다고 해도 스승은 스승입니다." 류크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자신이 가르친 것을 제자가 똑바르게 실천하고 있는걸 보는 건 스승으로서는 최고의 행복일 것이다. 비록, 그 스스로가 자 신의 말을 지키지 못했다 하더라도. "세계의 봉인..." 론이 앞으로 나오면서 운을 띠었다. "이라는 것은. 엘더의 봉인을 말하는 건가?" 니즈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이 세상을 봉인하고 있는 엘더의 힘이죠." "대륙 자체를 마력으로 삼아 봉인과 충돌시킬 셈이냐?" 니즈와 류크가 잠시 놀란 눈으로 론을 쳐다보았다. 론이 어깨를 한번 으 쓱 거렸다. "나도 한번쯤 생각해봤던 일이야." "과연, 아이리어라고 해야 하나요. 대단하시군요." "겁이 많아서 실행하지는 못했으니 칭찬은 그쯤 해두지." 장난스레 말하던 론이 갑자기 눈을 부릅뜨면서 니즈와 류크를 노려 보았 다. "그런 짓을 하면 대륙이 통째로 날아간다는 건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있는 것 같으니 그만두지. 하지만, 왜지? 그냥 너희들끼리 모여 봉인을풀었으면 될 것을. 뭐하러 하와크 일족을 그렇게 죽인 거냐?" "설마, 몰라서 묻는 건 아니실 테죠?" "마력 때문이냐?" "그렇습니다." 니즈가 한 손을 앞으로 뻗었다. 아이의 손위로 작은 마력의 덩어리가 생 겨났다. "이 정도의 마력을 모으려면 한 명의 목숨이 필요합니다. 봉인을 해제할정도의 양으로는 너무나 턱없이 모자라죠. 아이들을 잡아서 마력을 뽑아낸다면 이것보다는 훨씬 많은 양이 모이겠지만. 국가란게 엄연히 존재하는데 아이들을 그렇게 무차별로 납치 할 수도 없는 일이죠." "...그래서.." "그렇기 때문에 카웰 같은 더러운 개를 사용하게 된 겁니다. 제 주인은 아이들의 마력을 원했고, 카웰은 하와크의 멸망을 원했죠. 그래서 카웰에게힘을 준 것입니다." 니즈가 갑자기 양팔을 벌렸다. 그러자 손에 들려있던 마력이 터지듯이 사 방으로 흩어지면서 니즈의 몸 주위를 환하게 밝혀주었다. "하지만." 니즈가 묘한 미소를 지었다.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론이 눈을 가늘게 떴다. 바크도 눈치를 챘는지 검을 뽑아 들었다. 그 사이 에 낀 레아드만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눈으로 둘을 번갈아 보았다. 그러다 고개를 돌리던 레아드는 니즈와 눈이 마주쳤다. 니즈는 정면으로 레아드만 을 바라보고 있었다. 레아드가 움찔거리는데 니즈가 작게 속삭이듯 말했 다. "순수한 마력의 결정체." 에? 레아드가 니즈의 입에서 나온 말이 뭔지 해석을 하기도 전에 니즈는 다시 한번 말했다. "봉인을 해제 시킬만한 정령신 급의 마력을 지닌 존재. 참으로 저희는 운이좋은 것 같습니다. 이런 선물을 가져오시다니." "헛소리!" 론이 소리쳤다. 하지만, 니즈는 론의 목소리 따위는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이 짙은 미소를 지었다. "오늘로서 나의 꿈은 이루어 지는 겁니다. 당신들을 죽이고, 그리고 저 분의 마력으로 이곳에서. 엘더의 봉인을 깨버릴겁니다. 그 여파로 대륙은흔적도 남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니즈가 웃었다. 그리고 그 앞으로 대륙을 통틀어 세 손가락에 들어가는 불 패의 기사가 일행을 향해 검을 뽑아 들었다.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상황이 급격하게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레 아드였다. "어째 서지." 자신의 스승이 자신을 향해 검을 뽑아드는걸 보면서 바크가 담담하게 물었 다. 대륙에 사는 인간의 수는 못해도 수천만. 그 많은 인간들을 모조리 죽 일 일에 당당하게 앞장을 서고 있는 스승의 모습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 다. 저런 얼굴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 만이 지을 수 있는 표정이었다. 다가오던 류크가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다. "어째서냐고 물으셨습니까." 바크가 외쳤다. "그래! 어째서? 왜 당신이 여기서 이런 짓을 벌이는 겁니까!" "이 세계는 멈춰버렸기 때문입니다." 단번에 돌아온 류크의 대답에 바크는 할 말을 잃고 멍청히 류크를 쳐다 보 았다. 그 말을 알아 들은 건 론 뿐인 듯했다. 류크가 설명했다. "엘더는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마물. '로무'와의 싸움에서 그것을 봉인 시켰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세상에 존재하는모든 마법과 마력을 없애고, 신과의 교류를 끊어버렸습니다. 하늘을 지배하고 땅을 만들어내던 인간은 하찮게 변해버렸죠. 하지만, 그것이 엘더가 바라는 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엘더의 전설이 전하는 이야기에 자신의 생각을 약간 첨부시켜 말하던 류크 는 잠시 말을 멈추고 바크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이 세상은 어쩌면 그 당시보다 평화스러울지 모릅니다. 아니, 평화스러울겁니다. 당신의 조상이 선택한 일은 옳았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엘더 본인도 예상을 못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가 마력을 봉인시켰던 천년 전. 그리고 그 후로 천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이 세상엔 변화란 것이 없었습니다." "..변화라니? 인간을 발전해왔어!" "그리고 또다시 퇴보했죠. 무한히 이어지는 원을 돌고 돕니다. 천년이란시간은 적지 않습니다. 그 시간 동안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럴 리가 없어!" 바크가 윽박 질렀다. 잠자코 바크의 반응을 바라보던 류크는 한 숨을 내 쉬며 고개를 저었다. "아마도 당신이 지금 보다 좀 더 컸더라면 느끼셨을 겁니다. 이 세상은 무언가 강력한 속박에 붙들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속박은 아마도 엘더의봉인이겠죠. 안락한 휴식은 힘든 나날이 있어야 빛을 냅니다. 지금의 인간은 엘더가 만들어낸 정원 속에서 어떠한 위험도, 압박도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이 대륙에 인간을 위협하는 마물이 존재합니까. 아니면, 수만 명씩 한번에 몰살시키는 돌림병이 있습니까. 모두 전설 속에서나 나오는 이야기들이지요." "맞는 소리야." 뒤에서 잠자코 듣고있던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바크는 질끈 눈을 감았다. 어떻게 보면 류크의 말은 너무나도 옮았다. 하지만... "그.. 그래서 인간을 위험으로 내 몰자는 건가? 평화스럽다면 이대로 두면좋잖아!" "어울리지 않는 말을 하시는군요." 바크가 이를 악물었다. 자신이 생각해봐도 설득력 없는 소리였다. "지금으로부터 천년 후. 그리고 만년 후. 인류는 멸망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변화하지도 않을 테죠. 그것이 엘더가 바라는 것이었다면, 전 그 바램을 끊을 생각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생물도 진화하고 발전 해야 합니다. 그것이 없다면 생명이라 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천만이나 되는 인간들을 죽이겠단 소리야!" "그 뒤로 태어날 수십 억. 수천 억의 아이들을 위해서입니다." 바크의 굳게 다물어진 입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계속... 필독~!! 요타를 봐주시는 분이시라면 꼭 이것도 봐주시기 바랍니다. *_* 지금 전 두 가지 문제로 갈등하고 있습니다. 1. 전 군대를 갑니다.(내년 5월 정도.) 2. 전 책을 내고 싶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1. 요타 1부 끝내고 동결시킨 뒤에 책을 낼 다른 글을 쓴다. 2. 기약 할 수는 없지만 요타를 끝낸다. 에... 그래서 묻고 싶습니다. *_*; 요타를 끝내는게 좋을지, 아니면 다른 글을 써야할지 말이죠. 부디 멜 보내주세요. T_T 무네였어요~『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786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59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7/11 03:45읽음:162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59) == 제 9장 < 결말. > == --------------------------------------------------------------------- 류크의 말을 다 듣고 난 바크는 잠시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류크를 바라보았다. "어째서.." 류크는 무심한. 그러나 차갑지 않은 눈빛으로 바크를 마주 보았다. 바크가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왜.. 하필 당신이 여기서 그런 말을 하는 거지..?" "그건 제가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바크가 악에 바친 얼굴로 고개를 들어 류크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류크 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전 18세에 제 사부의 검을 꺾었습니다. 사부는 저에게 하와크에서는 더이상 배울 것이 없다 말씀하시며 절 대륙으로 내 보내셨죠. 전 그곳에서무수히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깨달았죠. 이세상이 멈춰있다는 것을. 그것은 누군가 알려준 것도. 무수히 많은 고민으로 이루어진게 아닙니다. 어느 날 갑자기 그렇게 느낀 겁니다. 그리고 그건단순한 의문에서 점점 확신으로 바뀌어졌죠. 그리고 결국 알아냈습니다. 이 세계는 한없이 돌고 도는 쳇바퀴 안에 갇혀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류크는 잠깐 말을 멈추더니 일행을 한번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말했다. "저는 인간입니다. 인간은 변화를 두려워하지만, 언제나 변화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자유를 원합니다. 인간은 단순하죠. 벽이 없고, 창살이없는 거대한 감옥 안에서 살고 있으면서 그 감옥 안에 있는 작은 감옥에갇히지 않음으로 자신이 자유롭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모두 감옥 안인 건마찬가지인데 말입니다. 전 그 어떤 속박도 없는 자유를 원합니다."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해서란 소리군." "그렇습니다. 저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류크의 순순한 태도에 바크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왠지 맥이 빠지는 기분 이었다. 류크의 말을 시종 들으면서 솔직히 바크 자신도 뭔가 깨닫는게 있 었다. 확실히 이 세상은 무언가에 의해 보호를 받고 있었다. 과거, 책에 나오는 고대엔 이 세상에 수많은 마물들이 인간들을 위협했으며, 류크의 말대로 한번 일어나면 수만. 심하면 인류의 반을 전멸시키는 극심한 전염 병들이 존재했다. 고대사를 다룬 책만 봐도 세상엔 어느 날 이유도 없이 땅 이 갈라지는 '지진'이란 것이라던지 바다가 땅을 덮치는 '해일'. 그리고 단숨에 한 개의 나라를 멸망시키는 '화산'들이 존재했다. 하지만, 지금은 단지 이야기로만 들을 뿐 정말로 그런게 인간을 덮치거나 하진 않았다. 천 년 전에는 존재했던 무수한 위험들이 지금은 모두 사라졌다. 그렇다면 추 측할 수 있는 것은 중간에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그런 것들을 막아 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역사나, 전설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그런 일을 할 수 있던 자는 자신의 머나먼 조상. 마물, 로무를 쓰러뜨린 용자이자, 하와크의 초 대 국왕인 엘더 모바스뿐이었다. 만일, 류크의 말대로 이 세상이 정말로 속박에 갇힌 채로 이렇게 영원히 변 하지 않고 지속된다면? 그건 지겹도록 끔찍한 일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 변화를 위해서 수천만의 인간을 대륙과 함께 침몰시키는게 옮은 일 일 까? 바크가 자기 스스로에게 당황해하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다. 옳지 않 다. 틀린 생각이다. 그렇게 스스로 되뇌어 보지만, 머리 속에선 어쩐지 류 크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류크의 말대로 인간은 단순하다. 자신이 자유 스럽다고 생각 했을 땐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도 어느 날 자신이 갇혀있다는 걸 알았을 땐 인간은 당황해한다. 자신을 가두고 있는 그곳이 그 어떤 낙원 이라도 인간은 갇혀서는 살 수 없다. 그게 바로 인간이란 존재.. "하지만." 언뜻 옆에서 무척 가벼운 톤의 음성이 들려왔다. "전 이 세상이 좋은 걸요." 바크가 고개를 돌렸다. 돌리지 않아도 말의 주인이 누군지는 알고 있었으 나 바크는 고개를 돌렸다. 바크의 눈동자에 밝고. 가벼운 미소를 짓고있는 레아드의 얼굴이 비춰졌다. 류크는 마치 기사가 레이디를 향해 말을 하듯 한 태도로 정중하게 레아드에 게 말했다. "세계를 변화시킬 힘을 가진 아름다운 정령이여." 깜짝 놀란 레아드가 눈을 껌뻑껌뻑거리자 옆에 있던 론이 입을 손으로 가 리며 킥. 웃었다. "아마도 그대는 나와 비교도 할 수 없는 기나긴 시간의 강을 타고 흘렀을테죠. 하지만, 감히 말하겠습니다. 인간은 정령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정도로 단순하고, 탐욕스럽습니다. 당신에게 천년 정도의 시간이란 화살이 날아 과녁에 맞을 짧은 시간으로 느껴질 테지만, 우리 인간에겐 감히상상할 수도 없는 긴 시간입니다. 인간을 이해하려 하지 마시오." 류크의 말이 끝났다. 레아드는 한참 동안이나 멍하니 류크를 쳐다보다가 류크의 말이 어느새 끝났다는 걸 깨닫고는 허둥거리다 겨우 입을 열었다. "에... 그러니까.. 상관하지 말란 말씀이었죠?" "그렇소." "하지만, 어째서죠? 세상은 이렇게나 즐거운데요." 레아드는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더니 양팔을 벌렸다. 그리고 마치 자신이 아주 높고 커다란 산 위에서 광활하게 펼쳐진 대륙을 내려다보듯이 말했 다. "대륙은 넓고, 사람들은 살죠. 모두 행복하게요. 모두 다는 아니지만은 내가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정말 행복하게 살아요." "자신을 가두는 속박의 존재를 몰라서 그런 것이오. 그대는 속박의 고통을아시오?" "예, 어렸을 적에 엘빈 누나한테 자주 혼났는데. 그때마다 누나가 창고에가뒀었거든요. 정말 갑갑하고 재미없죠." 알 수 없는 말에 류크가 잠시 미간을 좁혔다. 단지, 그 말을 이해한 바크 만이 희미하게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레아드가 계속 말했다. "대륙은 정말 넓어요. 아마, 평생을 여행해도 다 못 가볼 정도일 거예요. 갇혀있는 기분 때문에 갑갑하시다면 여행을 하시면 풀릴걸요." "내 말을 이해 못 하는군." 류크가 실망감으로 중얼거렸다. 그때, 옆에서 듣고 있던 론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냐. 이해했어. 레아드의 말이 맞아." 류크가 론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당신은 내 생각을 이해하리라 생각했는데." "물론. 네 말은 심금을 울릴 정도로 이해돼. 사실 어쩌면 당신들은 이 짓거리 할 필요가 없었을지도 몰라. 내가 어렸을 적에 세상 사는게 너~~~무!재미가 없어서 이 빌어먹을 세상 전부 박살내 버릴까. 라고 생각했었거든. 그때 할멈이 말리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이렇게 이 자리에 모여 있는 것도불가능했을 거야. 다 물 속에서 수영이나 하고 있었을 테니까." "그런데 어째서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거냐." "글쎄." 론이 한번 앞머릴 쓸어 넘기더니 웃으며 말했다. "난 미쳐버릴 정도의 정적 속에서 빠져 나왔고. 넌 아직도 거기에 있다는게 다른 점이겠지. 레아드의 말대로 나 역시 이 세상이 좋아." "속박에 묶여있는게 말이냐?" "묶여있지 않아요!" 갑자기 레아드가 소리쳤다. "세상에 벽도, 창살도 없는 감옥이란 건 없어요! 어째서 전염병에 걸리지않고 살아갈 수 있는걸 축복이라 하지 않고 저주라고 하는 거죠? 설사 그게정말 속박이라고 해도 사람이 느끼지 못하면 상관없잖아요. 제 예를 들어 볼까요? 전 17년간 로아에서 살다가 최근에 여행을 위해 세상으로 나왔어요. 당신들이 만들어낸 슬픈 일들을 제외한다면 정말로 즐거운 여행이었죠. 그리고 이 여행이 끝날 즘엔 아마도 착한 여자 애를 만나 결혼을하겠죠. 예쁜 애들을 낳고.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가족들과 함께 다시 한번 여행을 떠날 거예요. 대륙엔 들어본 적도 없는 많은 나라들이 있죠. 여행을 한다면 재밌는 곳을 골라가야 할 정도예요. 그런 여행을 두어 번 하고. 열심히 검을 수련해 내 이름이 세상에 조금 알려질 정도가 되면. 전할아버지가 되어 있겠죠. 그땐 아마도 제 애들이 낳은 손자, 손녀들과 함께 크고 아늑한 오두막집에서 살 거예요. 거기서 제가 겪은 많은 이야기들을 아이들에게 해줄 겁니다. 그리고.. 언젠가 죽겠죠. 세상에 나를 속박하는 아주 거대하고. 그래서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만큼에 커다란 감옥이있다는 것도 모른 채로." 레아드의 길고 긴 자기 인생 계획도가 끝이 났다. 초반부엔 미소를 짓고 듣던 론의 얼굴이 중반부에서부터 미묘하게 변하더니 후반부쯤 되니까 참담해진걸 제외하고는 다른 이들은 묵묵하게 레아드의 말을 들었다. 류크 가 잠시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 사람에겐 관계가 없다란 말을 하고 싶은 건가." "인간은 다 보통 사람이죠." 류크가 잠시 입을 다물더니 물끄러미 레아드를 바라보았다. "한가지 묻겠다. 정령이여." "칭호가 이상하긴 하지만.. 물어보세요." "그대는 17년간 살아온 로아에서 떠났다고 했지?" "예." "어째 서지?" 레아드가 망설임 없이 답했다.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느끼고. 그리고 검을 더 배우려고요." "만일에. 그 세상의 모든 것을 보고. 모든 것을 느끼고. 더 이상 배울만한검이 없다면 어쩔 텐가." "좀 더 커다란 세상으로 나가야겠죠." "그 세상으로 가는 길이 바위로 막혀 있다면?" 론이 말리려 했지만, 레아드의 대답이 빨랐다. "바위를 부셔야죠." "정확히 맞췄다." 류크가 진한 미소를 지었다. 론은 가볍게 자신의 이마를 두드렸다. 그때, 바크가 앞으로 나서며 레아드에게 말했다. "레아드, 만일 그 바위 옆에 바위에서만 살 수 있고 바위가 없으면 죽어버리는 토끼가 살고 있다면 어쩔 거야?" "글쎄.. 바크라면 어쩔 건데?" "방법은 많아. 토끼를 다른 바위로 옮기던지,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바위에 구멍을 파서 통과하는 방법도 있지." "만일 주변에 바위가 없고, 바위는 너무나 두껍도 단단해서 당신의 일생동안 뚫어도 다 못할 정도라면 어쩌실 겁니까." 류크의 물음에 바크가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뻔하잖아. 그냥 검을 버리고 집으로 돌아가겠어." "토끼 한 마리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겁니까?" "하지만, 먼 훗날에. 나처럼 세상을 지겹도록 여행해서 그 바위를 통과하기로 마음먹은 녀석이 토끼를 안 죽이고. 거길 통과할 방법을 알아낼지도모르잖아?" 류크가 미간을 좁혔다. 그리고 바크는 활짝 웃었다. "먼 훗날. 우리들의 아이들 중에 지금의 당신처럼 세상에 진절머리를 내는녀석들이 분명 나타나겠지. 하지만 그 애들은 분명 토끼를 죽이지 않고 바위를 통과할 방법을 알아낼 거라고 믿어." 류크가 코웃음쳤다. "막연한 미래에 기대를 거신 단 말입니까. 이렇게나 확실한 길이 보이고 있는 데도 말입니다." "내게 보이는 길이란 수천만의 비명소리들 뿐이야." "당신의 후예는 다른 길을 선택하리라 확신합니까?" 바크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미래는 가능성. 그리고 인간은 미래를 꿈꾸는 존재지." 바크가 검을 들어 류크를 가리켰다. "난 나의 미래를 믿겠어." 계속.. --------------------------------------------------------------------- 허.... 많이(아주 많이!) 감동했습니다.;접속을 해보니 멜이 산더미 처럼 와 있더군요.;;;(처음 이었슴. T_T 이렇게 멜 많이 받아 본 적. 앞으로 멜 좀 자주 보내주세요오~ 단, 요타 언제나오냐는 질문은 그만 주세요. T_T) 흠흠. 어쨌건. 대부분의 분들이 요타 끝까지 연재해 달라고 하시더군요. 사실 출판 제의는 벌써 받은게 몇개나 됩니다. *_*;그제 받은거까지 합쳐서 4번 정도 되려나..;근데 문제는 저 자신이 요타를 '책'으로 낼만한 글이절대 아니라고 생각(확신!)하는 겁니다. 비록 많다고는 못해도 책은 꽤 읽어와서 책으로 낼글과 내지 말아야 할 글을 구분할 정도는 됩니다. 요타는 불행스럽게도 후자쪽이죠.(일본 환타지 소설처럼 작은 포켓북에 담아주신다는 출판사가 계시다면 제가 먼저 찾아가겠습니다만. 만화(!!!!)로 그려주신다는 만화가가 계시다면 제가 달려가서 한달동안먹여 살려드리겠습니다. ^^) 하지만 요즘 요타 1부를 끝낼 즘이 되자 생각의 변화가 일었습니다. 2부와 3부를 아주(!) 잘 쓰고. 1부를대폭 수정. 완전히 무차별 개조를 해버려서 그런대로책으로 낼만한 글을 만들어 볼까... 하고요. 그래서그 전부터 생각해오던 '다른 글'에 대해서 고민하게되었죠. 그래서 제 판단은 뒤로 미루고 여러분들에게 묻게된겁니다. 결과는 예상대로(행복하게도. *_*) 요타를계속 쓰기로 했습니다. 멜 주셨던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격려 해주신분들도 감사하고 걱정해 주신 분들껜 황송하네요. 좋은 밤 되시길 바랍니다. 무네였어요~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81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60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7/12 21:05읽음:151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60) == 제 9장 < 결말. > == --------------------------------------------------------------------- "그렇습니까?" 바크의 말을 잠자코 들은 류크는 천천히 손을 허리에 차고 있던 검 집으로 가지고 갔다. 그리고 가벼운 동작으로 검을 뽑아 내었다. 레아드의 검과 비교해서 전혀 뒤질게 없을 만큼이나 길다랗고 무거워보이는 검이 검 집에 서 스르릉. 뽑혔다. 검을 위로 들어 날카롭게 빛나는 검 날을 한차례 바라본 류크는 고개를 돌 려 바크를 보며 말했다. "그렇다면 전 당신과 싸워야 하겠군요." "바라는 바다." 류크가 검을 위로 치켜들더니 단번에 아래로 내리 그었다. 공기가 찢겨 지다 못해 터지 듯한 파열음이 단번에 홀 안으로 퍼져 나갔다. 레아드가 전 력을 다해 검을 휘두른다고 해도 저런 소리는 나지 못했다. 차갑게 굳어가 는 일행의 얼굴을 보며 류크는 입가에서 미소를 지웠다. "검을 뽑은 이상, 인정을 바라지는 마십시오." 검을 두 손을 잡은 바크는 크게 숨을 들이쉬더니 깊게 내뱉으면서 류크를 노려보았다. 굳이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리지 않아도 류크가 가진 힘이 얼 마나 대단한지는 지금 느껴지는 살기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가 있었다. "그럼." 류크는 검을 들어 기사로서의 예를 취했고, 바크도 그에 맞아 검을 들었 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류크의 거대한 몸이 기합성과 함께 일행을 향 해 돌격해 왔다. 첫 번째 일격. 거대한 바위라도 단번에 박살을 내버릴 듯한 류크의 검을 막 아낸 것은 론이었다. 재빠르게 뛰어 들더니 두 발을 땅에 굳게 디딘 채 검 을 들어 내리 찍히는 류크의 검을 막은 것이었다. 다른 이가 보기엔 론의 행동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무모했다. 론보다 적어도 머리 두개 정도 는 더 큰 류크가 하늘을 향해 치켜들었다가 단번에 내리 찍는 검의 위력이 란건 검을 부수던지, 막아낸 이가 그대로 튕겨 나갈 정도로 강렬한 것이었 다. 하지만, 론은 막아냈다. "핫!" 론이 검을 막아냄과 동시에 론의 뒤에 있던 바크와 레아드가 론의 등뒤에 서 교차하듯이 튀어나오더니 각각 류크의 목과 가슴을 베었다. 하지만, 류크는 무리 없는 동작으로 뒤로 슬쩍 피했다. - 퍽! - 바크와 레아드가 자신들의 검을 류크가 피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뒤로 내 딛었던 발이 땅에 닫은 류크는 단번에 앞으로 뛰어서 레아드와 바크의 사 이로 검을 거두고 있는 론에게 검을 내 찔렀다. 깜짝 놀란 론이 검을 들었 지만 늦은 감이 있었다. "큭!" 날카로운 신음과 함께 론의 몸이 뒤로 나가 떨어졌다. 그걸 본 바크와 레 아드는 당장이라도 론에게 가보려 했지만, 바로 앞에 서 있는 류크의 존재 가 둘을 그렇게 하도록 놔두지 않았다. 등을 보였다간 그대로 끝장인 것이 다. 하지만, 정작 류크 본인은 둘을 공격할 생각이 없는지 천천히 검을 거두고 는 땅에 널브러져 있는 론을 쳐다보았다. 그 눈에는 약간의 놀란 기색이 비춰지고 있었다. "막은 겁니까. 그 거리에서?" 바크와 레아드가 시선을 돌려 론을 보았다. 어느새 론은 땅에서 일어나 있 었다. 론이 목을 한 바퀴 돌리고는 허리를 굽혀 보았다. "제길. 역시 소문이 헛것은 아니었군. 장난이 아닌데? 검이 안 보였어." 그 안 보일 정도로 빠른 검을 그런 찰나의 순간 동안 막은 론도 대단하긴 마찬가지였다. 론이 땅에 떨어진 검을 집어들더니 레아드의 옆으로 걸어 왔다. "자아, 다시 해보자고. 조금 전엔 약간 방심하고 있었으니까, 이번엔 호락호락하지 않을 거야." 겨우 십대의 소년이 그 이름만으로도 이름 높은 검사들의 고개를 젓게 만 드는 적기사. 류크에게 하는 말이라고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다. 하지만, 류크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갑니다." "아니, 이번엔 이쪽이 먼저다!" 셋이 거의 동시에 세 방향으로 뛰어가더니 몸을 틀어 다시 한 점으로 모였 다. 그 점의 중앙에 위치한 건 당연히 류크. 바크의 날카롭고 정확한 검. 파괴력만으로는 류크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는 레아드의 검. 그리고 말 그 대로 보이지도 않을 만큼이나 빠른 론의 검. 세 개의 검이 류크의 몸을 단 번에 압박해 갔다. "후웃!" 단번에 몸이 잘릴 위기에 처한 순간, 류크가 한 행동은 상식과는 영 거리 가 있었다. 갑자기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어깨와 연결되어 있는 망토를 집 은 것이었다. 그때, 론이 크게 외쳤다. "피햇!" 류크가 빨랐다. 망토를 잡아뜯듯이 어깨에서 집어 든 류크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두 개의 검을 향해 단번에 망토를 휘 둘렀다. 놀랍게도 망토는 마치 철로 만들어져 있는 듯, 보기에도 엄청난 무게 감을 실은 채 단번에 류 크의 앞에 하얀 막을 형성했다. 그 막과 충돌한 바크와 레아드는 자신들의 검을 쥔 채 뒤로 크게 물러났다. 론의 외침이 없었다면 둘 다 손목이 부러 질 뻔한 위기였다. 한번 크게 망토를 휘둘렀던 류크는 망토가 제 구실을 다 하자 아무런 미련 없이 망토를 다른 쪽으로 멀리 던져 버렸다. 유일하게 류크의 행동을 눈치챘던 론이 미간을 사정없이 찡그렸다. "기공까지 배운 거냐. 더구나 그 정도라면 기단의 80 먹은 할아범들도 하기힘든 수준이잖아." "그들도 그렇게 말하더군요." "너... 인간이냐?" 론, 자신은 특수한 여건 속에 있기 때문에 그 정도의 힘을 가질 수 있다고 쳐도. 보통, 평범한 인간이 저런 나이로 저런 실력을 가질 수는 없는 법이 었다. 백 배 양보해서 저 나이에 대륙 최고의 검 실력을 가진다고 치자. 그 럴려면 그 나이 때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죽을 정도의 고된 훈련과 실전을 거쳐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도대체 어떻게 기공을 배운 거란 말이냐. 그것도 아무렇게나 하는 수준이 아니라 순식간에 망토에 기를 가 득 채워서 검을 튕겨버리는 정도라니.. 왠지 앞에 서 있는 사나이는 드래곤보다도 힘든 상대 같았다. 류크는 뒤로 물러났던 바크와 레아드가 조심스레 다가와 론의 옆에 선 것 을 보더니 검을 다시 들어 올렸다. 망토가 있을 때는 육중한 위압감을 주었 지만, 망토가 벗겨져 드러난 그의 몸에서 느껴지는 건 거대한 절벽을 앞에 둔 인간이 느끼는 그런 감정이었다. "바크." 검을 류크에게 겨눈 채로 론이 바크를 불렀다. "응?" "미안하게도 나 혼자서는 못 이길 거 같다." "...그런가." 여지건 론이 보여준 힘과 능력은 인간의 능력을 가뿐히 초월한 것들이었지 만 류크 역시 그런 론과 많이 다르진 않았다. 바크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 였다. 류크는 둘의 대화를 끊을 생각이 없는지 잠시 검을 거두었다. 그런 류크를 보면서 바크가 나직이 말했다. "그러면 이젠 어쩌지?" "나 좀 도와줘야겠어." "어떻게?" "전에 내가 한 말 생각나? 검에 대한 이야기." "그래, 생각나." 최근에 와서 레아드와 비교할 때 자신의 검이 나날이 뒤떨어진다고 생각한 바크는 론에게 그 이유를 물었었다. 론의 대답은 간단했다. 레아드는 자신 의 검. 다시 말해 무차별 레아드식 검술. 하나만을 계속해서 추구하는 반 면, 바크는 너무 많은 검술을 배워버린게 이유였다. 그래서 론이 바크에게 해결 방법으로 알려준 것은 가장 처음에 배운 기사의 검. 그것 하나를 제 외하고는 나머지 검들을 다 버리라는 것이었다. "그 말 취소할게." "뭐?" "알고 있는 검술만으로는 네가 나보다 많을지도 몰라. 아는 건 모조리 써봐." "그래서?" "틈을 만들어 줘." 바크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론의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올 정도로 류크 는 강했다. 둘의 대화가 끝나자, 류크가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세 번째 충돌이 일어났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82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61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7/13 04:13읽음:1588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61) == 제 9장 < 결말. > == --------------------------------------------------------------------- "으아아앗!" 나 지금부터 공격 할 테니까 알아서 피해요! 라는 듯한 레아드의 기합 성이 울려 퍼지면서 허공에 반경 2미터가 넘는 거대한 반원이 잠깐 동안 그려졌 다. 슬쩍 피한 후, 검을 내 찌르면 간단하게 레아드의 몸에 구멍 하나를 새겨 넣을 수도 있었지만, 류크는 당연히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렇다 고 막아버리자니 그 뒷감당이 힘들 것 같았다. 결국 류크는 뒤로 펄쩍 뛰어 서 레아드의 일격을 거기서 끝나게 만들었다. "핫!" 기합을 지르는 타이밍이나 검을 휘두르는 속도에서 감히 레아드는 비교도 하지 못할 정도로 완숙의 경지에 이르른 론이 기합성과 함께 검을 밑에서 부터 위로 올려쳤다. 땅에 착지하기가 무섭게 론의 매서운 공격이 들어오 자 류크는 검을 한바퀴 팽그르. 돌리더니 재빨리 아래로 내려쳤다. 올라오 던 론의 검과 류크의 검이 중간에서 커다란 소리를 내며 충돌했다. "큭!" 결과는 압도적인 힘을 가진 류크의 판정승이었다. 론이 저린 손목을 부여 잡고는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류크는 거기서 마음을 풀지 않았다. 일행 은 세 명. 그리고 자신이 받아낸 공격은 두 번. "하앗!" 어느새 류크의 뒤로 돌아간 바크가 류크의 등을 향해 달려들었다. 검을 최 대한 품안으로. 그리고 나머지 한 손은 류크를 향해 뻗어져 있었다. 그 자 세를 본 류크가 인상을 찡그렸다. "인? 그런 조잡한 기술을." "가랏!" 바크가 검을 쥐고 있던 팔을 최대한 앞으로 뻗으면서 소리쳤다. 바크가 펼 친 인. 즉, 돌격 베기는 거의 완벽에 가깝게 류크의 앞에서 펼쳐졌다. 인 을 가장 많이 쓰는 국경의 용병들이 본다면 찬사를 보낼 만 한 실력이었다. 하지만, 바크의 상대는 국경의 용병 정도가 아니었다. "뭘 배운 겁니까!" 바크의 검이 바로 지척까지 다가 왔는데도 입을 열어 크게 소리친 류크는 단번에 검을 들어 바크의 검을 가볍게 쳐냈다. 방향이 틀어진 바크는 이미 이런 건 당연히 예상을 했다는 듯이 생각 외로 재빨리 몸을 추스르더니 류 크에게 다시 한번 검을 날렸다. 자신의 몸은 전혀 돌보지 않고 상대방과 함께 자멸하겠다는 용병 식의 검이었다. 그리고 그런 검은 류크의 얼굴을 무척 일그러뜨리게 만들었다. "여행을 하면서 겨우 그런 것들 밖에 배우지 못한 겁니까." 바크의 검을 가볍게 피해내면서 류크가 말했다. 언제나 정통을 추구하는 류크의 눈에는 삼류나 쓸법한 검들을 사용하는 바크의 모습이 꽤나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검을 휘두른 후에 바크는 재빨리 류크의 곁에서 빠 져나왔다. "야아, 힘든데." 론이 바크의 옆으로 다가오면서 중얼거렸다. 한 달. 그 정도의 시간 전만 하더라도 이렇게 밀리지는 않을텐데. 론은 입술을 가볍게 깨물었다. 요즘 들어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부쩍 늘었다. 그런 와중에 마법을 만 들어내느라 피까지 쏟았으니.. 힘이 부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저 아저씨 정말 쎄네." 옆으로 다가온 레아드가 바크의 등을 툭 치면서 말했다. "저런 아저씨한테 배웠다는 넌 왜 그리 약한 거냐?" 바크가 번뜩이는 눈으로 레아드를 노려봤다. "이런 상황에 시비 거는 거냐?" "아아~ 그만들 해." 이런 상황에 잘도 농담이 나오네. 속으로 생각을 하면서 론이 둘을 말렸다. "어쨌거나 문제는 틈인데. 저 인간.. 아니 괴물 자식. 어떻게 수련을 한건지 동작에 무리가 전혀 없어. 그러니 어떤 상황에도 대처를 할 수가 있는거지. 어떻하든 무리를 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말야." "그건 내게 맡겨." 론과 레아드가 바크를 쳐다보았다. "무슨 수가 있는 거야?" "무슨 수를 만들라고 시킨 건 너잖아. 어떡하든 틈은 만들어 줄 테니까.." "아아~ 뒷일은 맡겨둬." "좋아, 이번이 마지막이다." 바크가 크게 심호흡을 했다. 셋의 대화를 본의 아니게 엿들은 류크는 무 심한 얼굴로 말했다. "그런 조잡한 검으로 제게 틈을 만드시려는 생각입니까." "당신의 검으로 당신을 이길 수는 없을 테니까." "...그렇겠군요. 하지만, 차라리 그 쪽이 더 확률이 있을텐데요." "그거야 해봐야 아는 거지. 자,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것도 막아내면 날 죽이던 구워먹던 마음대로 하라구." "고통 없이 보내드리죠." 류크가 검을 들었다. 순간, 엉뚱하게도 바크는 뒤로 물러섰고 바크의 옆에 서 있던 론과 레아드가 동시에 류크에게 뛰어들더니 날카롭게 검을 앞으로 내 찔렀다. 엄청난 힘에다 속도. 더구나 검까지 긴 덕분에 레아드는 초일 류 용병들의 인과 동등할 정도의 찌르기를 구사 할 수 있었다. 론이야 말 할 것도 없이 완벽한 인을 펼쳐냈다. 한군데 흠도 찾아보기 힘든 멋진 찌 르기였다. 류크는 뒤로 피하기도, 옆으로 피하기도 힘든 상황에 빠졌다. "그런 검으로는 날 어쩌지 못한다고 말 했을 텐데!" 류크는 검을 뒤로 치켜들더니 단번에 돌로 된 바닥을 후려쳤다. 순간, 검과 충돌한 홀의 바닥이 날카로운 파편으로 변해 론과 레아드를 덮쳤다. "우왓!" 레아드는 재빨리 몸을 옆으로 틀어 파편을 피해냈다. 하지만, 론은 몇 개의 파편들을 그대로 몸으로 받아내고는 그대로 류크의 몸을 향해 검을 빠르게 찔러냈다. "어림없다!" 어느새 바닥에 박혀있던 검이 위로 들려져서 론의 검을 쳐냈다. 찌르기의 최대 약점은 찌르기가 실패한 직후 무방비의 상태가 된다는 점. 론의 상체 가 그대로 류크의 검 앞에 노출되었다. 하지만, 류크는 거기에 신경 쓸 수 가 없었다. - 터엉! - 류크가 검의 손잡이 부분으로 자신을 노리고 날아온 단검을 튕겨 내었다. 그 사이에 론은 재빠르게 류크에게서 멀어졌다. 핑그르르 튕겨나온 단검 은 허공에 궤적을 그리며 다시 주인의 손으로 돌아왔다. "자아~" 한 손엔 장검. 그리고 나머지 한 손엔 단검. 어렸을 적에 간간이 레아드의 어깨 너머로 배운 엘빈식 검술. 그것이.. "간닷!" 지금 바크의 손에서 펼쳐졌다. - 카카캉! - 단검과 장검을 십자로 교차시키면서 바크가 먼저 공격을 시도했다. 두개 의 검이 날카롭게 마찰되면서 차갑게 달아오른 푸른 불꽃을 사방으로 퉁 겼다. 양손에 검을 하나씩 쥐는 이도류는 이미 오래 전에 대륙에서 그 존 재를 감추었다. 언뜻 보기엔 쓸모가 있어 보이지만, 의외로 틈이 많았고, 더구나 검을 휘두르는 속도가 느려진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기 때문이었 다. 그래서 사라졌었던 이도류는 어느 기사의 양딸이었던 엘빈의 손에서 다시 깨어날 때까지 오랫동안 잠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엘빈은 모란의 기사였 던 양아버지에게서 배운 정통 기사식 검술과 자신이 몇 년간 터득한 실전식 검을 합쳐서 결국 빠르기 위주의 이도류를 탄생 시켰다. 비록 오른 손으로 들고 있는 장검은 두 손으로 들고 있을 때보다 힘이나 속도에서 늦긴 하지 만 왼손에 들고있는 단검이 그 점을 보충해 주었다. 더구나 검의 길이나 극명하게 차이가 나므로 상대방에게 거리감의 혼란을 주는데도 그만이었 다. 물론, 류크에게 그런 잔재주가 통하리라고는 기대도 못했지만.. "어리석은 짓을." 엘빈이 수년간을 고생해서 만들어낸 이도류도 류크의 눈에는 '어리석은 짓' 이라는 걸로 간단하게 결론지어졌다. 하지만, 바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 은채 류크에게 검을 휘 둘렀다. 장검과 단검이 단번에 교차로 찌르고 베면 서 상대방을 압박하는 공격이었다. 하지만, 역시 류크에게는 어리석은 짓 이상의 의미를 주지 못했다. "할 수 있는게 겨우 그런 거라면 추하니 그만 두십쇼!" 류크가 검을 휘두르며 소리쳤다. 만약 류크가 휘두른 검과 부딪힌다면 바 크가 한 손으로 쥐고있는 장검 따위는 아무런 힘도 없이 튕겨나갈게 뻔했다. 그리고 그런 사실은 바크도 모르는 바가 아니었다. 바크는 재빨리 장검을 뒤로 빼내면서 그 뒤로 이어지는 류크의 일격을 단검으로 막아내었다. 아 니, 막아내는 척을 하면서 그냥 단검을 놔버렸다. 당연히 단검을 튕겨낼줄 알았던 류크는 단검이 아무런 저항도 없이 바크의 손아귀에서 떨어지자 자 신이 뿜어낸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몸을 뒤틀었다. 아주 잠깐 동안 틈이 생기긴 했지만, 론이나 레아드가 섣부르게 덤벼들 정도로 류크는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크읏. 제법." 이군요. 라고 말을 하려는 류크였지만,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단검을 놓 고 장검을 두 손으로 잡은 바크가 검을 크게 휘두른 것이었다. 류크는 서 둘러 바크의 검을 막았다. 순간, 바크의 검이 마치 고무로 된 구슬이 땅에 떨어졌다가 튕기듯이 류크의 검과 부딪히고는 밖으로 튕기면서 완만한 반 원을 그리며 류크의 목을 노렸다. 파오니가 특기인 연속기였다. 하지만, 류크가 다른 사람처럼 그런 연속기 를 마음 편히 펼치게 놔두지는 않았다. 류크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건 처 음 해냈던 일격 뿐. 그 뒤로 날아오는 바크의 검을 모조리 튕겨낸 류크는 서서히. 그리고 확실하게 우세한 입장을 차지했다. 바크의 몸이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바크!" 뒤에서 보고 있던 레아드가 당장이라도 바크를 구하려 달려나가려 했다. 그때 레아드의 앞을 론이 가로막았다. 레아드는 론을 제치고 바크에게 가 야 하는 건지 아니면, 바크를 끝까지 믿고 류크에게 틈이 생기는걸 기다려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그 순간, 류크의 기합 성이 레아드의 고민을 말끔하게 날려버렸다. "흐아앗!" 그야말로 광풍. 머리가 휘날릴 정도로 엄청난 바람과 함께 류크의 대검이 공간을 찢을 듯한 기세로 바크에게로 날아갔다. 바크에게 달려간다고 해도 이미 늦었다. 류크의 검이 단번에 바크의 몸통을 두 쪽으로 갈라버린다고 생각하는 순간. 바크의 모습이 류크의 앞에서 사라졌다. 동시에 류크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엘디크러스!?" 하와크식 검술. 다시 말해서 왕가에 전해오는 검이었다. 실전에서도 제 법 유용한 검술로 좌, 우로 엄청난 빠르기로 이동. 그 동작에서 뿜어지는 힘으로 상대방의 좌측과 우측을 정신없이 난타하는 기술이었다. 하지만 필수적으로 엄청난 체력을 소모하는데다가 중간에 체력이 소모되어 동작이 느려지면 오히려 치명적이어서 바크가 펼치기엔 무리가 있는 기술이었다. 그 점을 오래 전부터 고심해 온 바크는 이 검술을 상대방의 좌측과 우측을 난타하는 대신에 단 한방으로 상대를 쓰러뜨리는 일격 필살의 검으로 바꾸 려는 생각을 품었다. 그래서 만들어진게 바로 이것이었다. 소모하는 체력 이나 근육의 무리를 더해서라도 속도를 높여서 상대방의 시아에서 일탈. 생각치 못한 방향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확실하게 류크에게 통했다. '왼쪽? 오른쪽?' 바크가 사라진 직후, 단번에 사태를 눈치 챈 류크는 검을 거두면서 정신을 집중했다. 하지만, 생각 외로 바크의 몸 동작은 빨랐다. 죽음의 위협을 느 낀 류크가 갑자기 여지건 없던 살기를 폭주시키면서 검을 뒤로 재끼더니 단번에 뒤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검을 쓸어 넘겼다. 콰콰콱!! 무시무시한 검풍과 함께 류크의 검이 반경 2미터를 휩쓸었고, 불행하게도 바크는 거기 서 벗어나지 못했다. "커억!" 거기에 휩쓸린 바크는 간신히 자신의 검을 들어 류크의 검을 막아내긴 했 지만 엄청난 충격을 받으며 뒤로 나가떨어지는 것을 면하지 못했다. 하지 만 그런 와중에서도 목숨을 걸고 만들어낸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 다. "레아드으~!!" 쾅! 땅과 충돌하면서 바크가 비명 대신 레아드의 이름을 불렀다. 순간, 거 대한 붉은 바람이 허공으로 치솟았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 훌쩍, 허공에 몸을 띄운 레아드는 검을 두 손으로 잡고는 등뒤로 최대한 넘겼다. 그리고 미처 검을 챙기지 못한 류크를 향해 낙하하는 속도를 더 하며 자신의 필생의 힘을 담은 검을 내리 찍었다. "크허억!" - 콰앙! - 검과 검이 부딪히는데 폭음이 일어났다. 간신히 검을 들어 막은 류크는 얼 굴을 무시무시하게 일그러뜨렸다. 류크의 두 발이 디디고 있는 바닥이 움 푹 꺼지면서 류크의 온 몸에서 뼈가 우두둑. 부러지는 듯한 소리를 냈다. 이빨이 깨질 정도로 이를 악물고 버틴 덕분에 류크는 간신히 레아드의 일 격을 막아냈다. "크아악!" 온 몸을 관통하는 고통에 류크가 괴성을 지르면서 아래로 떨어져 내리는 레아드의 아랫배를 주먹으로 날렸다. 퍼억! 레아드의 눈빛이 흐릿해지면 서 레아드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허공을 날아 바닥에 떨어졌다. "핫!" 기합성은 짧았다. 그리고 그 과정은 기합성 만큼이나 단조로웠다. 재빠르 게 다가온 론이 온몸의 힘을 검에 담고는 류크의 심장을 향해 내 찌른 것 이었다. 뒤로 피할 수도, 옆으로 몸을 날릴 수도. 검을 들어 튕겨 낼 수도 없을 정도로 가까운 위치에서 펼친 완벽한 일격이었다. 날카로운 파공음과 함께 류크의 몸이 크게 굽혀졌다. 계속... --------------------------------------------------------------------- 검을 들고 싸우는 건 언제나 일격에 끝나야 한다는게 제 신조입니다. *_*검도를 배워본적이 있어서 감히(!) 말해보는 건데, 둘이서 아무런 보호장비 없이 죽도를 들고 상대방을 향해 전력을 다해 휘두른다고 생각해보세요. 스치기만 해도 싸움은 거기서 끝입니다. 진검이라면 더 말 할 필요도 없겠지요. 사실, 검들고 싸우는데 지겹게챙챙챙~ 거리는걸(하지만 멋있죠. 특히 스타워즈 *_*)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역시 검으로 싸울 땐, 일격으로. *_* PS:오카리나로 카드 켑터 체리(사쿠라가 아닙니다. *_*)를 연습 중입니다. 왠지 울 나라 노래가 더 좋네요. 오카리나로 불기에도 편하고요. 오카리나 사려고 알바 생각 중입니당.;;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84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62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7/14 03:23읽음:168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62) == 제 9장 < 결말. > == --------------------------------------------------------------------- "하..하.. 이런." 일행과 만난 이례 아마도 처음 있을 일이었다. 론이 절망적인 얼굴을 하며 마른침을 넘겼다. "막았나..." 론의 손에서 뻗어 나온 날카로운 검. 그것은 정확히 일자로 뻗어 류크의 심 장을 꿰뚫었다. 아니, 거의 뚫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찰나의 순간, 류크는 검을 들었다. 론의 검을 튕겨 낼 시간도, 힘도 부족한 상황에서 류 크는 검을 위로 치켜올리더니 검 등으로 론의 검을 막은 것이었다. 거의 행 운에 가까운 일이었지만, 일행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불행이었다. 론의 찌 르기를 등으로 받아낸 류크의 검은 부러질 듯이 휘어졌지만, 아쉽게도 부러 지진 않았다. - 퍼억! - "커억!" 류크가 기다란 다리를 들더니 단번에 론의 배를 걷어찼다. 론 역시 레아 드와 마찬가지로 의식을 끈을 놓치며 저 멀리, 나가 떨어졌다. "후우.." 류크는 길게 한 숨을 내 쉬었다. 조금만 잘못 했어도 죽을 뻔한 위기를 몇 초 사이로 세 번이나 거친 것이었다. 이런 싸움은 몇 년 만에 처음이었다. 제 아무리 불패의 기사라 해도 식은땀이 흐를 정도였다. 뛰는 가슴을 진정 시킨 류크는 사방을 둘러보았다. 멀리 정령이 기절을 한 건지 움직이지 않았고, 방금 걷어찬 아이리어는 간헐적으로 몸을 꿈틀 거리긴 했지만, 역시 정신을 잃은 모양이었다. "크으.." 류크가 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바크가 비틀거리며 간신히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하지만, 다리가 풀렸는지 일어서다 그대로 다시 넘 어지고 말았다. 검은 류크와의 충돌 때 놓쳐버렸는지 근처에 없었다. 류크는 천천히 바크 쪽으로 다가갔다. 자신에게 걸어오는 류크를 바라 본 바크는 일어날 생각을 버렸는지 땅에 주저앉고는 류크를 올려다보았다. 류크가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당신의 미래보다는 제 욕심이 강했나 봅니다." "..그렇군." 쓰러져 있는 레아드와 론을 바라보던 바크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시 선은 그냥 그대로 둔 채 바크가 입을 열었다. "하나.. 궁금한게 있는데." "말씀하십시오." "어째서 날 제자로 삼은 거지?" 류크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말했다. "당신의 부친이신 로아 님 때문이었습니다. "아버지?" "그렇습니다." 거기서 다시 한번 입을 다물었던 류크는 과거를 회상하듯이 잠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 대륙의 봉인을 풀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 전이 아닙니다. 그 전부터 봉인이 걸려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보통 평범한 인간인저로서는 그것을 풀 방법이 없었죠. 많은 서적을 뒤져보았지만, 그 어떤책에서도 그런 방법은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무기력하게 지내는나날이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당신의 아버지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당시 그 분은 왕을 대신해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죠. 귀족이나 영족들에겐 차마 입에 꺼내기도 싫을 정도로 공포스러운 시대였습니다. 천 년간이어져온 폐단을 송두리째 뿌리 뽑는다. 그것은 그 당시 저에겐 멈춰버린세계를 인간의 힘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전 그분을 직접 찾아가 뵈었습니다." 류크의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죠. 그 분은 제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많은 것을 공감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말씀 하셨죠. 봉인이란 언젠가 풀어지기 마련. 하지만 아직 우리들은 그 방법을 모른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봉인이 풀어지기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는 법. 우리들의 힘으로 세상을 깨워보자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당신을 소개 시켜 주셨죠. 나의 의지를. 속박에서 자유롭고자 하는 의지를 당신을 통해 이어가라는 말씀과 함께." 류크는 바크를 바라보았다. 그건 무척 따스로운 눈빛이었다. "당신은 훌륭한 제자였고, 믿음직한 동지 였습니다. 만약, 제가 봉인의 존재 같은걸 몰랐더라면 당신과 같이 훌륭한 왕을 모시는 것을 평생의 행복으로 느꼈을 테죠. 난 당신에게 안락한 생활에 만족하지 않는 도전 정신을. 속박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자유를 가르쳤습니다. 당신은 그것들을 훌륭하게 배우셨고 그리고, 엉뚱한 방향으로 쏟으셨지요." 바크가 집에서 가출한 이야기를 꼬집은 거였다. "하지만, 그 시간은 제겐 나름대로 가치가 있는 몇 년 이었습니다." 류크가 눈을 감고는 깊게 숨을 들이 마셨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뜨면서 한 숨을 내 쉬었다. "사소한 일이었습니다. 영족의 살인 사건을 조사하라는 일이었지요. 특별히 할 일이 없던 저로서는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 일을 맡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제 인생을 바꿀만한 선택이었습니다. 산골 깊숙한 곳에 위치한 작은 마을. 전, 그곳에서 그 분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 마음을 읽은그 분은 절 보더니 대뜸 말씀하시더군요. '세상 밖으로 나가보고 싶지 않느냐고.' 전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계약은 간단했습니다. 그 분은 저에게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열어주기로 하셨고, 전 그것을 도우기로 했습니다. 아무런. 아무런 미련도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이 나라도. 당신의 아버지. 그리고 당신조차 말입니다." "..이젠.. 어쩔 거지?" "제 마음은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사람은, 한번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라면 차라리 죽을지언정 그 길을 걷는 것을 멈추지 말라고 말입니다. 당신을 죽이고. 봉인을 풀 겁니다." 바크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레아드와 절교를 한 뒤에 들은 말이었지. 그 말을 듣고 레아드에게 사과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었어.. 실행 한 건 아주 나중의 일이지만.." "...고통은 없을 겁니다." 바크는 이미 삶을 포기한 모양인지 허무한 미소를 지었다. 류크는 오른 손 에 들고있던 검을 두 손으로 잡더니 바닥에 앉아 있는 바크를 향해 크게 치켜들었다. 바크가 무심한 눈으로 그런 류크를 올려다보았다. 투지를 잃 은 흐릿한 눈빛. "바아크~!" 순간, 무색으로 채색된 듯한 바크의 눈동자에 빛이 생겨났다. 바크가 고개 를 돌리자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나 있는 론이 보였다. 류크의 검을 막기엔 턱없이 먼 거리. 론이 갑자기 몸을 뒤로 비틀더니 손에 들고있던 검을 류 크를 향해 던졌다. 류크는 그 검을 잠깐 보더니 그대로 무시를 해버렸다. 검을 치켜 든 류크 가 크게 숨을 들이 마셨다. 그 순간, 날아오던 검이 중간에서 호선을 그리 더니 바크를 향해 낙하했다. 론의 외침이 홀 안을 가득 채웠다. "쳐어!" 핑그르르 돌던 검이 바크의 손아귀에 정확히 떨어졌다. 동시에 위에서 류 크의 검이 바크를 향해 떨어져 내려왔다. "소용없습니다!!" "하아앗!" 앉아 있는 상태에서, 턱없이 힘이 모자란 자세로 바크가 검을 위로 베었 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 퍼억! - 바크의 검이 자신보다 두 배나 두꺼운 류크의 검을 단번에 부수고 더더욱 위로 치솟아 류크의 심장을 베고, 어깨를 자르면서 하늘로 날아갔다. 분수 같은 피가 퍼지면서 바크의 얼굴을 붉게 적셨다. 그러나 바크는 눈조차 깜빡이지 않고 자신을 내려다보는 류크를 정면으로 쳐다보았다. 류크는 무심한 얼굴로 손을 들어 부서진 자신의 검을 바라보았다. "..금이.. 가 있었던가.." 류크의 거대한 몸이 뒤로 기울더니 쿠웅! 먼지를 일으키며 땅과 충돌했다. 동시에 바크도 반쯤 일으켰던 몸을 뒤로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가오룬의 절대 운이 지속되는 시간은 오래 전에 끝이 났다. 그렇다면 단순 한 행운일까? 레아드의 엄청난 힘을 담은 일격과 론의 찌르기. 그것이 이루어낸 기적이 라는게 그나마 바크가 이해할 수 있는 생각이었다. 류크가 그 두 번의 공 격을 같은 부위로 막아낸 탓에 검에 무리가 갔던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죽음의 바로 직전까지 갔었던 바크는 살았다는 기쁨을 느 낄 여력이 없었다. 완전히 정신이 나간 사람 마냥 멍하니 쓰러진 류크를 쳐다보았다. 그런 바크가 정신을 차린 것은 멀리서 레아드를 부르는 소리 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고개를 돌린 바크의 눈에 레아드를 깨우고 있는 론의 모습이 들어왔다. 바크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그 쪽으로 다가갔다. "레아드? 정신 차려봐. 레아드." 론은 레아드의 볼을 툭툭 치면서 레아드를 깨웠다. 곧, 레아드는 정신을 차렸다. "으.. 으음." 론의 도움으로 몸을 일으킨 레아드가 길게 신음소릴 내 뱉었다. 그러다가 퍼득, 정신이 들었는지 주위를 둘러보았다. 바로 옆에 바크와 론이 있고, 멀리 류크가 쓰러져 있는걸 확인한 레아드는 안도의 한 숨을 내 쉬었다. "아아.. 이긴 거야?" "그럭저럭. 일어설 수 있겠어?" "응." 보통 사람이라면 류크의 전력을 다한 주먹에 내장이 터져버렸겠지만, 역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듯 레아드는 가벼운 동작으로 몸을 일으켰다. "근데.. 누가 쓰러뜨린 거야? 론?" "아냐, 바크야." "헤에.. 대단하네. 바...크?" 거기까지 말하던 레아드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바크의 얼굴이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로 하얗게 질려 있기 때문이었다. "바크? 괜찮아?" "...." 바크가 물끄러미 레아드와 론을 보더니 고개를 떨구었다. "...아직 살아있어." "뭐?" "류크.. 아직 살아있어. 뭐..라고 해야하는 거지. 무서운 건가.. 그래. 무서워.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 죽지 않으려고.. 운이 좋아서그랬지만, 내가 죽인 거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말이 바크의 입에서 나왔다. 론은 묵묵히 바크를 쳐다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순간, 옆에서 레아드가 소리쳤다. "이~~ 멍청한 자식아!" 엄청난 크기의 외침에 옆에서 듣던 론이 잠시 멍멍한 귀를 달래느라 머리 를 툭툭 쳐야 할 정도였다. 그러는 와중에도 레아드의 고함소린 계속 되었 다. "너 바보냐! 길 가던 노인을 등친 거도 아니고, 우리보다 몇 배나 쎈 인간이 너 죽이겠다고 달려들어서 간신히 이겼더니. 무슨~~ 헛소리야!" "...내.. 내 스승이었다고! 큰형이나 마찬가지인 사람이란 말이다!" "이! 밥통 같은 녀석!! 순간, 레아드가 주먹을 들더니 냅다 바크의 배를 후려쳤다. 레아드 본인 은 깨닫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지금 레아드의 힘이란 건 류크조차 버거워 할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다. 내장이 끊어지는 고통에 바크가 컥! 비명을 토하며 자리에 엎드렸다. 하지만, 한번 과격해진 레아드는 금방 멈추지 않 았다. 엎드린 바크의 멱살을 쥐더니 단번에 일으켰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더더욱 정신 차리란 말이다! 큰 형 처럼 생각하던 사람이 죽어가잖아! 후회를 남기기 싫다면 너가 직접 마무리 해!" "전적으로 동감이야." 론이 픽 웃으며 말했다. "아직도 모르겠다면 나도 한방 쳐주지." "사.. 사양하겠어." 레아드의 한 방이 엄청나긴 엄청났는지 배를 감싼 바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고통이 심하긴 했지만, 덕분에 공포로 굳어진 머리가 돌아갔다. 크게 숨을 들이쉰 바크가 눈을 치켜들어서 레아드를 한번 쳐다보았다. 그 리고는 몸을 돌려 땅에 쓰러져 있는 류크에게 걸어갔다. "..하아...하아..." 류크의 근처에 가기도 전에 거친 숨소리가 바크의 귀에 들려왔다. 잠시 그 자리에 멈춰선 바크는 주먹을 꾸욱. 쥐고는 류크의 옆으로 다가갔다. 점점 빛을 잃어 가는 류크의 눈동자가 바크의 모습을 담았다. 피가 흘러나오는 류크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생겨났다. "화..활기찬 아이군요... 하아... 허억...!" "말씀 많이 드렸죠. 저 녀석이 레아드예요." "...좋은.. 아이로군요. 좋은 친구들을.. 허.. 허억... 두.. 두셨습니다." 바크가 자신의 소매를 찢더니 몸을 숙여 류크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닦아주었다. 류크가 물끄러미 자신의 얼굴을 닦아주는 바크를 쳐다 보았 다. "..원망..하지 않는 겁니까.." "누굴요?" "가족들의...원수." 바크는 고개를 저었다. "원망하지 않아요. 그럴 상대가 없으니까. 아버지는 나를 위해서 많은 죄를 지으셨습니다. 원래는 그 죄를 제가 받아야 겠지만, 대신 아버지가 받고 마셨죠. 글쎄요.. 어머니와 누나. 그리고 아무런 죄도 없는 조카들이죽은 건 너무나 화가 나고.. 슬픈 일이었지만, 카웰은 죽었으니 이젠 덮어두기로 하죠. 녀석도 저 만큼이나 제 아버지에게 고통을 당했었으니까요." "..하아.. 하아.. 앞으론... 어쩌실.. 겁니까." "나를 위해 죽어간.. 그들이 이런 말을 들으면 아마 무척 화를 내겠지만요. 나 때문에 죽은 그들을 위해서라도 좋은 왕이 될 겁니다. 그리고 당신이저에게 가르친 생각들을 실천하며 살아갈 겁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해볼 생각입니다. 모두 함께 살아서 저 밖의 세상으로 나가는 방법을 찾을 겁니다." "..기대.. 되는군요.." 류크의 눈동자가 급속히 생의 빛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바크는 길게 한 숨 을 쉬면서 그런 류크를 묵묵히 내려다보았다. 잠시 후, 레아드와 론이 천 천히 바크에게 다가왔다. 바크가 벌떡 일어나더니 갑자기 레아드를 향해 몸을 돌렸다. 하.. 한방 치려고? 레아드가 깜짝 놀라 눈을 감으며 두 손을 들어 얼굴을 막았다. 그때 누군가가 자신의 등을 부드럽게 두어 번 툭툭 쳐 주었다. "일단은.. 고마웠다." 레아드가 눈을 떠서 바크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어느새 바크는 레아드를 지나쳐 등만을 보여줄 뿐이었다. 그때, 옆에 있던 론이 바크를 불렀다. "바크~?" "응?" 바크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시야 가득 흰색의 무언가가 바크의 얼굴을 덮 쳤다. 바크가 얼굴을 감싼 그것을 쥐어서 얼굴에서 떼 내었다. 흰색의 손 수건이었다. 론이 자신의 얼굴을 가리키며 웃었다. "방금 사람이라도 하나 잡아먹고 온 얼굴로 징그럽게 웃지 말라고. 얼굴이나 닦아." 레아드가 밝은 미소를 지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88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63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7/16 23:47읽음:157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63) == 제 9장 < 결말. > == --------------------------------------------------------------------- - 짝짝짝. - 거대한 홀 안으로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일행은 고개를 돌려 대 위에서 박수를 치고 있는 니즈를 쳐다보았다. 니즈가 손을 멈추더니 빙그레 미소 를 지었다. "훌륭합니다. 여러분." "..니즈." 바크는 나직이 니즈의 이름을 불러 보았다. 레아드는 잠시 고개를 내려 쓰 러져 있는 류크를 보다가 문득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카웰도, 류크도 하 나 같이 '주인'이란 녀석을 입에 담았다. 하지만, 둘이 죽은 지금. 일행의 앞에 남은 건 니즈란 인형 술사와 정신이 나간 루인. 둘 뿐이었다. 분명, 인형 술사의 능력이란 건 엄청난 것이었지만, 저런 아이가 드래곤으로 변신 한 카웰과 저렇게나 엄청난 실력의 기사를 다루는 주인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었다. 바크는 가만히 니즈를 바라보았다. 니즈도 바크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바크가 미소를 지었다. "또 만났구나." "그렇네요." 니즈가 웃었다. 옆에서 그 둘의 만남을 지켜보던 레아드와 론은 둘의 기 묘한 분위기에 놀라버렸지만, 바크가 니즈를. 그리고 니즈가 바크를 바라 보는 눈이 너무나 그윽한 빛을 가지고 있어서 입을 열어 둘만의 대화를 끊 을 생각을 하지는 못했다. "넌 무슨 이유지?" 바크의 음성은 담담했고, 그리고 부드러웠다. "무슨 말이시죠?" "카웰은 복수를 위해서. 류크는 자신의 자유를 위해서. 그렇다면 너는 무엇을 위해서 여기에 나를 부른 거지?" "어째서 그런 질문을 하시는 거죠?" "넌 카웰의 종이 아니었고, 그렇다고 류크의 종도 아니었으니까." "그래서요?" "넌 애초부터 그들의 일 같은 건 신경도 쓰지 않았어. 카웰의 옆에 있을 땐그의 말을 들어주었고, 류크의 옆에 있을 땐 그의 말을 들어주었지. 마치 소원을 들어주는 마법의 피리처럼." 론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왕좌 위에 넋이 나간 모습으로 앉아 있는 루인 을 쳐다보았다. 오랫동안 한 조각이 들어가지 않아, 맞춰지지 않던 퍼즐 이 조금씩 풀어지는 기분이었다. 니즈는 여전히 미소를 지었다. "마법의 피리라.. 제가 그런 존재인가요?" "넌 원한다면 카웰을 도와 복수를 이룰 수도. 아니면, 류크를 도와 세상을부수고 봉인을 풀 힘도 가지고 있어. 수천 명의 인간을 인형으로 만들고엘더가 봉인시킨 세상에서 드래곤을 불러올 정도지. 하지만, 넌 끝끝내움직이지 않았다. 왜지?" "당신을 죽이는게 싫어서." 바크는 입을 다물었다. 밝게 웃던 니즈의 얼굴은 어느새 시무룩하게 가라 앉았다. 바크는 한참 동안을 묵묵히 니즈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물었다. "네 목적은 뭐지?" 니즈는 대답했다. "당신을 죽이는 것." 레아드는 입을 따악. 벌렸다. 그러다가 퍼득, 정신을 차렸다. 지금 바크와 니즈가 하는 대화는 레아드가 이해 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난 이야기들이 었다. 다만, 그 대화에서 알아들을 수 있었던 건 니즈란 아이는 엄청난 능 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저 아이가 카웰과 류크를 뒤에서 도왔다는 말이었다. 즉, 니즈가 그림자의 실체란 소리였다. 결론에 도달하자 레아드는 다시 한번 놀라고 말았다. 레아드는 대 위에 서 있는 니즈를 올려다보았다. 저 꼬마가? "니즈는 인형이야. 레아드." 그야말로, 레아드의 생각을 읽은 듯한 론의 말이었다. 사실, 레아드의 시 시각각으로 변하는 표정은 약간 눈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레아드가 뭘 생 각하고 있는지 금방 눈치 챌 수 있을만한 것이었다. 잠시 결론 내는 것을 뒤로 미룬 레아드는 론을 쳐다보다가 다시 니즈를 올려다보았다. 그러고 보니 니즈가 카웰을 처리 할 때 보여준 힘은 보통 아이의 힘으로는 어림도 없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니즈는 인형인가? 그러 면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도대체 니즈가 인형이라면, 주인이란 녀석은 누구야? 이런 레아드의 의문을 씻겨준 것은 놀랍게도 니즈, 본인이 었다. "그렇습니다." 바크는 니즈를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니즈는 바크의 시선을 외면했다. "전 인형입니다." "그 몸은 인형이겠지." 니즈는 론을 보며 웃었다. "그래요. 이 몸은 인형입니다." "너가 루인인가?" 이번엔 레아드가 론을 쳐다보았다. 그 눈은 마치 론을 으적으적 씹어 먹 을 듯한 의문에 휩싸여 있었다. 니즈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론과 레아드를. 그리고 바크를 바라보았다. 마 지막으로 니즈가 본 것은 왕좌 위에 앉아 있는. 잠든 루인의 모습이었다. "그렇습니다." 니즈가 나지막하게 입을 열어 말했다. "내가. 루인입니다."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 들어맞았다. 론은 길게 한 숨을 내 쉬며 바크를 돌아보았다. 바크는 무척 놀란 표정이 었다. 하지만, 론이 한 행동과 니즈의 말들을 금방 이해했는지, 다시 담 담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니즈는 루인이다. 즉, 루인의 정신이 지금 니즈의 몸을 조종하고 있는 것 이었다. 론이 니즈에게 그 몸이 인형이라고 한 이유는 이 때문이었다. 니 즈의 몸체는 조종을 당하고 있는 것이었으나, 그 몸을 조종하는 정신은 루 인. 즉, 인형 술사 본인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모든 일을 뒤에서 꾸민 것은 루인이란 소리였다. 그렇게 생각 하면 모든 것이 맞아 떨어졌다. 루인은 엘더의 피를 담은 자. 이미 바크의 몸으로 증명을 했듯이, 엘더의 아이들은 봉인과는 무관하게 마법을 행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카웰을 드래곤으로 변하게 한 마법의 정체는 해결이 되 었다. 루인이 직접 카웰에게 그 마법을 건 것이다. "니즈." 갑자기 바크는 손을 니즈에게 뻗었다. "나와 함께 가자." 니즈는 조용히 자신을 향해 뻗은 바크의 손을 보았다. 니즈는 갑자기 몸을 대 밖으로 향했다. 하지만, 니즈의 몸은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마치, 니즈와 바크의 사이에 허공의 길이 있는 듯, 니즈는 느릿한 동작으로 하늘 을 걸어 바크의 앞에 내려섰다. "니즈." 바크는 니즈의 작은 어깨에 두 손을 올리더니 무릎을 굽혀 니즈와 눈 높이 를 맞추었다. 옆에 선 론과 레아드는 잔뜩 긴장했다. 니즈가 슬쩍 손을 들 어 바크를 내려치기라도 한다면 바크는 꼼짝없이 죽은목숨이었다. 하지 만, 바크는 둘의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태연한 모습이었다. "나와 함께 가자. 니즈." "아직도 그런 바보 같은 소리를 하는 겁니까. 화가 나려고 하네요." 바크는 빙그레 웃었다. "난 가지고 싶은 건 무슨 일이 있어도 손에 넣어 왔거든." "필요한 건 인형 술사겠죠." "아니, 내가 원하는 건 동생이야." 니즈의 귓볼이 붉게 물들었다. 표정은 변하지 않았지만, 옆에서 니즈의 그 런 변화를 보는 레아드는 니즈가 무척 기뻐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분명 둘의 관계는 레아드가 생각한 것 이상의 독특한 무언가가 있었다. 바크는 니즈의 연녹색 머리카락을 쓸어 올려주고는 머리를 쓰다듬었다. "꼬마 주제에 늙은 티를 내고, 밖에서 노는 것보다 책을 좋아하는. 이젠세상에 남은 나의 마지막 어린 동생아." 니즈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던 바크의 손이 니즈의 등뒤로 돌아갔다. 바 크는 천천히 니즈를 안았다. "나와 가자. 나와 함께 가자. 이젠 질렸어. 복수도.. 이런 무의미한 일들도. 넌 내가 지켜줄게. 나와 같이 가자. 니즈.." 바크의 품안에서 니즈가 작게 한 숨을 내 쉬었다. 니즈는 손을 들어 바크 의 어깨를 잡더니 천천히 밀어내었다. 바크는 니즈를 바라보았다. "당신은... 마지막까지 잔인하시네요." 니즈는 고개를 떨구었다. 그리고 천천히 옆으로 쓰러졌다. 바크는 깜짝 놀 라 니즈의 몸을 잡았다. 하지만, 이미 실이 끊어진 냥 니즈의 몸은 힘없이 바크의 손에 축 늘어졌다. 그때, 론의 고함소리가 바크의 귀를 때렸다. "바크! 피해!!" 동시에 거대한 빛이 세상을 덮어버렸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589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64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7/17 22:39읽음:186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64) == 제 9장 < 결말. > == --------------------------------------------------------------------- 반사적으로 바크는 품안에 안고 있던 니즈를 감싸면서 고개를 돌렸다. 거 대한 빛이 홀 안을 가득 채우더니 곧 이어 산이 울릴 정도의 폭음이 울려 퍼졌다. 바크는 온몸을 사정없이 난자하는 그 엄청난 파동에 니즈의 몸을 터뜨릴 듯이 꽈악, 안았다. 곧, 폭음은 서서히 가라앉았다. "....?" 진동이 가라앉을 동안,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숙였던 바크는 한참이 지나도 아무런 일이 없자,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루인이 앉아 있는 왕좌에서부터 뿜어져 나왔던 빛은 바닥을 태우면서 바크 의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그리고 바크의 앞에서 정확히 두 갈래로 찢어지 면서 허공에 반원을 그리고 뒤쪽 벽에 충돌한 것이었다. 먼지가 뭉개뭉개 피어오르는 벽이 커다란 소리를 내며 우루루.. 무너졌다. 바크는 믿을 수 없는 눈으로 자신의 앞을 쳐다보았다. 루인이 서 있었다. 대의 위. 왕좌에서 일어선 루인은 느릿한 동작으로 치 켜 들었던 손을 다시 내렸다. 바크는 시선을 약간 아래로 내렸다. 거기엔 론이 서 있었다. "론..?" 론은 한 갈래로 날아오던 빛이 두 갈래로 찢어졌던 그 지점에 서 있었다. 론의 주위에서 땅이 타는 메케한 연기가 피어올랐다. 론의 오른손에 힘없 이 잡혀 있는 검은 거의 반쯤 녹아버린채 검으로서의 기능을 모조리 상실 한 듯 보였다. 론의 몸이 천천히 기울더니 그대로 땅과 충돌했다. "론!" 레아드와 바크는 동시에 소리쳤다. 하지만, 바크는 니즈를 안고 있어서 달 리지 못했고, 그래서 론에게 먼저 달려간 건 레아드였다. "론! 론!" 한눈에 보기에도 괜찮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레아드는 정신없이 달려가 론을 부축했다. 론의 몸은 마치 불길 속을 뛰어 나온 것처럼 검게 그을려 있었다. 몸이 불덩이 같이 뜨거웠다. "정신 차려봐! 론!" "으.. 으으.." 레아드의 외침에 론은 길게 신음 소릴 냈다. 살아 있어! 레아드는 간신히 안도의 숨을 내 쉬었다. 그때, 다시 한번 대 위쪽에서 다량의 빛이 모이기 시작했다. 레아드는 놀란 표정으로 대 쪽을 보았다. 어느새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은 루인은 그 손에서 엄청난 양의 마력을 뭉쳐냈다. 루인은 천천 히 손을 레아드와 론에게로 내밀었다. "그만둬! 니즈!" 손을 내밀던 루인은 어느새 레아드와 론의 앞을 가로막은 바크의 외침에 내밀던 손을 멈췄다. 빛이 사그라들었다. 뿜어내는 강렬한 힘과는 다르게 차갑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루인의 입에서 나왔다. "니즈는 당신이 안고 있는 그 아이의 이름이죠. 전 루인입니다." "어쨌거나, 그만둬!" "죄송하지만," 뒤에서 비명소리가 들리자, 바크는 황급히 고개를 뒤로 돌렸다. 그리고 입 을 벌렸다. 레아드의 몸이 뭔가에 잡힌 듯이 허공에 매달려 있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니즈는 손가락을 튕겼다. 동시에 허공에 떠 있던 레아드의 몸이 뒤로 이동 하더니 점점 속도를 더했다. 결국, 레아드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동굴의 내 벽과 충돌하면서 땅에 떨어졌다. 인간이라면 그대로 터져 버렸을만한 엄청 난 충돌이었다. 자욱하게 피어오른 돌가루가 레아드의 몸 위로 내려 앉았 다. 바크는 루인을 쳐다보았다. 바크의 본심이던, 아니던, 바크의 눈동자엔 공포라는 이름의 빛이 자리 잡고 있었다. 카웰은 강했다. 류크 역시 드래 곤 못지 않게 강했다. 그러나 루인은 그 둘과는 힘이란 개념을 다루는 단 위가 아예 달랐다. 거의 눈 깜짝할 사이, 론과 레아드가 쓰러지자 바크는 떨리는 눈으로 루인을 올려다보았다. "이래서 싫었던 겁니다." 바크의 눈동자를 바라보는 루인은 뒷짐을 서더니 천천히 대 위에서 내려 왔다. "가능하면 고통 없이. 그리고 아무런 미련 없이 죽여 드리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카웰을 도운 거고. 그래서 류크를 도왔던 거죠." "..처음부터 네가 나섰다면 금방끝났을 텐데. 왜 그랬던 거지?" "당신의 그런 눈을 보기가 싫어서." 바크는 거칠게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이 얼굴에 드 러난 모양이었다. 다시 고개를 든 바크의 눈동자에서 공포는 사라졌다. 루 인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요, 당신에게는 그런 눈이 어울리죠." 루인이 한 손을 치켜들었다. "하지만." 하늘을 향해 치켜 졌던 루인의 손이 바크를 가리켰다. 바크는 무시무시한 압력을 느꼈다. 주변의 공기가 갑자기 무섭게 무거워졌다. 몸을 움직일 수 도 없을 정도였다. "크악!" 땅이 움푹 꺼지면서 바크는 그대로 땅에 주저앉았다. 그 상황에서 바크가 간신히 해낸 것이라고는 안고 있던 니즈를 공간 밖으로 던진 것뿐이었다. 덕분에 바크는 루인이 만들어낸 공간에 완벽하게 갇혔다. 온 몸의 내장이 뒤틀리고 뼈가 바스러지는 기분에 바크는 차라리 정신을 잃어버렸으면, 하 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바크는 정신을 잃지 못했고, 루인은 점점 더 바크 를 압박했다. 한참 후에 루인이 공간을 거두을 즘엔, 바크의 몸은 완전히 걸레 마냥 늘어졌다. 루인은 천천히 걸어서 바크의 앞으로 다가왔다. "절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 붙인 당신을 원망하세요." "..크..으윽.." 루인은 거의 정신을 잃어 가는 바크를 무심히 내려다보았다. 자신이 하는 말을 바크가 듣고는 있는 건지 아닌지 조차 몰랐지만, 루인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요. 당신을 죽이기 전에 옛날 이야기 하나 해 드리죠." 말을 꺼내면서 루인은 손을 내밀어 바크의 얼굴을 다듬었다.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어떤 작은 마을에서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한 쌍의 남녀가 결혼식을 치렀습니다. 남자는 몰락한 영족. 그리고 여인은 그 시골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가씨였죠. 몰락했다고는 하지만,영족. 성대한 결혼식이 열렸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들을 축복했죠." 레아드나 론이 들었다면, 둘은 그 이야기가 자신들이 들린 루인의 마을의 이야기라는 걸 눈치 챌 수 있었을 것이다. 루인의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영족인 사나이는 무척 친절하고, 따듯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에게서 신뢰를 받는 사람이었죠. 여인은 약간 교만한 마음을 가졌지만, 역시 마음 착한 아가씨였습니다. 그 둘의 결혼 생활은 행복. 그자체였죠." 루인의 얼굴이 조금 어두워졌다. "하지만, 그런 생활은 그들의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나면서 뭔가 뒤틀리고말았습니다. 시골 아가씨였던 여인은 세상에서 영족이라고 하면 뭐든지이룰 수 있는 특권층이라는 것 밖에 모르는 여자였죠. 물론, 사실이기도하지만, 당시 하와크는 당신의 아버지. 로아 백작의 손안에 있었습니다. 귀족은 물론, 영족들도 잘못하면 목이 달아나는 시대였죠. 하지만, 그런건 알리 없는 여인은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영족이고. 그리고 우리의 아이 역시 영족인데, 평생 이런 시골 마을에서 살 거냐고.." 루인이 피식 웃었다. "영족인 사나이는 웃었습니다. 철모르는 아내의 생각이라고 생각했겠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가 커가면서 여인의 집념은 점점 더 깊어지고, 사나이를 힘들게 했습니다. 집안에선 언제나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죠. 사나이는 차라리 집 밖에서 생활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이 길면길어질 때마다 싸움은 격렬해 졌죠. 점점 집안의 창들이 벽으로 메꿔지고, 하인들이 하나 둘, 사라져서 집안에 냉기가 돌 무렵. 사나이는 피곤에 지친 얼굴로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영원히 깨어나지 않았죠." "..그건.. 네 이야기인가..?" 루인은 빙그레 웃으면서 바크의 이마를 가리고 있는 검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주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뭔가 광기에 휩싸였습니다. 미쳤다고 해야 할까요. 어린 저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낮부터 밤이지나 다시 다음 날 밤이 올 때까지. 어머니의 울음소리와 웃음소리는계속해서 들려왔죠. 전 그게 너무나 무서워서 하루 종일 방에 틀여 박혀절대 밖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며칠이나 지났을까요. 어느 날정신을 차려보니 어머니는 보이지 않더군요. 집안을 돌아다니다 어머니를 찾은 곳은... 제가 어릴 적. 아기 였을때 지내던 방이었습니다. 거기서 어머니는 하얀 인형을 안고.. 어릴 적 저에게 해 주셨던 것처럼, 흔들의자에 앉은 채 자장가를 부르고 있으셨죠. 전 방 문을 닫았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열지 않았습니다." 바크는 묵묵히 루인을 올려다보았다. 루인은 바크를 보더니 짙은 미소를 지었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방에서 나오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전 점점 심심해 졌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서재에 들어가서 이것저것책들을 읽기 시작했죠. 아버지는 많은 책들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그래서전 한동안 책과 함께 살아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의 글을 읽었습니다." '멸망으로 치닫는 길' 간단하게 책의 제목을 말한 루인은 바크를 보았다. "아마도 그 당시.. 아니, 지금 역시 금서인 책으로, 최근에 하와크에서일어난 무수히 많은 재앙들이 쓰여진 글이었죠. 그 책에서는 하와크에 멸망을 가져다주는 존재의 으뜸으로 당신의 부친. 즉, 로아 백작을 뽑고 있었습니다. 책에는 그가 저지른 수많은 악행이 쓰여져 있었습니다. 그리고,그 책에는 당신의 이야기가 써 있었습니다. 전 로아의 악행이나 하와크의멸망 같은 것보다는 당신의 이야기가 궁금해 졌습니다. 나와 같은 영족.. 동시에 처음부터 많은 것을 가지고.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모든 것을소유할 당신이란 사람을 말입니다." 갑자기 루인은 한 손을 앞으로 내 밀었다. 루인의 손에서 밝게 빛나는 원 형의 구가 생성되었다. "그나마 저에겐 어릴 적부터 조잡하긴 하지만, 힘이란 것이 있었죠. 당시저에게 가장 즐거움을 줬던 건 인형을 만드는 힘이었습니다. 전 잠시 제몸을 떠나, 멀고 먼 로아로 날아갔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당신을 보았죠. 너무나 짙은 어둠... 절망.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미래. 그것들이 제 손에 있는 전부였습니다. 그에 비해 당신은 빛의 중앙에 서 있었죠. 너무나빛나고, 너무나 당당했습니다." 손에 들고 있던 빛의 구를 꺼버린 루인은 자조 섞인 웃음을 지었다. "질투.. 그런 감정은 애초에 있지도 않았습니다. 전, 당신의 모습에 한눈에 반해 버렸죠. 나 같은 건 그런 빛에 들어간다면 조금도 지체하지 못한채 사그라들 것 같았습니다. 오직, 당신만이. 세상에서 오직, 당신만이그 곳에 서 있어야 했습니다." 루인의 얼굴이 점점 흥분으로 붉어졌다. "전 기뻤습니다. 나의 모든 행복을. 나의 모든 미래를 혼자서 앗아간 사람이 바로 저 사람이구나. 바로 저 사람을 위해서 나란 것이 태어난 것이구나. 태어났기 때문에 아버지가 죽고, 어머니가 미쳐버린 저에게 당신은나의 존재가 왜 있어야 하는지 알려주었습니다." "틀려! 넌 널 위해서 태어난 거야! 널 위해서 살고, 널 위해서 행복하기위해 태어난 거다! 넌...!" 바크는 좀 더 말을 하고 싶었지만, 루인이 손을 들자, 숨이 막혀서 더 이 상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루인은 바크를 그윽한 눈동자로 바라보았다. 루 인은 작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천천히 눈을 감았다. 루인의 작은 얼굴이 바크의 눈동자를 가득 채웠다. 바크의 눈동자가 잠깐동안 커졌다. "당신을... 좋아해요." 훔치듯이 바크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던 루인은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너무나 좋아해요." 루인은 자신의 양팔로 자신의 몸을 감싸 안았다. 너무나도 안타까운 표정 으로 루인을 바크를 바라보았다. "처음엔 막연한 동경..이었어요.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당신과 같이 있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았어요.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아파서. 그래서.." 루인이 고개를 떨구었다. 반짝이는 결정체가 루인의 무릎에 한 방울.. 두 방 울 떨어져내렸다. 바크는 갑자기 숨이 막혀옴을 느꼈다. 루인의 마력과는 상관이 없는 느낌이었다. 손을 들어 루인이 눈물을 닦아주고.. 그리고 안 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온통 마음을 휘저었다. "하지만.. 당신은 당신으로 존재함으로 그렇게 빛 날수가 있는 거죠. 존재그 자체로 만으로 모든 사람을 불행하게 하는 저 같은 건 당신의 곁으로 갈수가 없습니다" "..틀..려." 마력의 속박 속에서도 바크는 온몸의 힘을 쥐어짜서 간신히 자신의 입을 열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 필생의 노력을 루인은 가볍게 고개를 가로 저 음으로 무시했다. "전 당신과 같은 사람을 담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당신의 안으로 가기에전 너무나 사악하죠. 힘.. 필요 이상의 힘이란 언제나 불행을 부르죠. 우습죠? 수십 년을 자신의 힘을 위해 쓴 인간이 할 수 있는 건 겨우 작은 돌을 부수는 정도의 세상입니다. 근데 전 손가락 하나로 세상을 부술 수가있는 힘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마음만으로도 사람의 생각을 읽고.. 그리고 조종하게 되죠. 어머니가 왜 미친지 아십니까? 제가 미워해서 였어요. 인형처럼 조종하려고 했던게 아니었습니다. 단지.. 그냥 미웠어요. 근데, 그런 생각을 가지기만 해도 어머니는 미쳐버리더군요. 제 주변의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되 버렸습니다." 루인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닦아 내었다. 그리고는 바크의 이마를 쓰다 듬었다. 루인의 손에서 축축한 눈물이 느껴졌다. "될수록.. 당신과 만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직접적으로 당신에게 감정을 보이려고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당신은 저에게 너무나 잘 해주셨지요. 그리고.. 전 그럴수록 바보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어쩌면 당신의 곁에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지요." 갑자기 루인은 벌떡 일어섰다. 동시에 바크는 자신을 속박하는 힘이 사라 진걸 느꼈다. "참으로 바보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바보 같은 생각이 아냐!" 바크는 소리쳤다. 틀려! 틀리다! 루인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자신의 안에 자리를 만들 수 있었다. 안타까움, 슬픔. 여러 가지 감정이 한꺼번에 폭발 하듯이 정신없이 마음을 온통 휘저어댔다. 바크는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했다. "그래요." 루인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작은 방울. 방울들이 무리 지어 루인의 감겨진 눈에서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루인은 천천히 눈을 떴다. 자조 섞인 미소 가 루인의 입가에 생겨났다. "정말 바보 같은 생각이었죠." "아냐!" "아직도 모르겠나요?"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바크를 향해 루인은 슬픈 눈을 했다. "당신은 인형이에요." "...뭐?"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치켜 뜬 바크는 루인을 바라보았다. 루인은 천 천히 계속 말을 이었다. "어머니와 마찬가지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제가 미워해서 미쳐버렸죠. 미움과.. 동경. 아니, 사랑이라고 해두죠. 미움과 사랑의 절박함은 어떤 것이 먼저고 나중일까요? 어머니는 제가 미워해서 미쳐버렸습니다. 그리고당신은..." "내가 미쳤다는 건가?" 니즈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절 사랑하게 된 거죠." 망치로 머리를 한방 맞은 사람처럼 바크는 멍청하게 루인을 올려다 보았 다.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모든 감정들은..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그건제거예요. 당신은 마치 거울이 된 것처럼 제 감정을 느끼고. 그리고 제가 당신을 사모하는 것처럼 거울에 비춰진 저를 사랑하는 거라고 착각하는 겁니다." "...인형.. 이라고?" "그래요.. 당신은 저의 인형입니다.. 곧, 모든 감정을 잃고, 모든 기억을잃고.. 당신이 당신으로 있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잊고.. 저 만을 사랑하는 인형이 될 겁니다.." 바크는 갑자기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슬픔을 느꼈다. 루인은 두 손을 들더 니 자신의 얼굴을 감싸며 오열했다. "어째서.. 어째서. 신은 저에게 이런 힘을 준거죠. 태양은 그림자를 사랑할 수 없어요. 물은 불을 사랑 할 수 없어요. 왜.. 존재하는 것만으로도상대방을 없애고, 파멸시키는데 사랑하게 만든 거죠? 사랑해서.. 그래서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 사람으로 남을 수 없게 되버리게 만드는 힘을.. 도대체.. 왜? 왜!" 울고 있는 루인을 향해 바크는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입을 열었다 가는 루인과 같이 자신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 가슴이 너무나 아팠다. 갑자기 루인의 울음이 잦아졌다. 동시에 바크의 가슴을 죄어오는 아픔도 천천히 가라앉았다. 대신 바크는 자신의 마음 속, 한편에서 무섭게 피어 오르는 광기를 느꼈다. "함께.. 가요." 광기는 루인의 눈에서도 보였다. "이 세상에 당신과 제가 같이 있을 수는 없어요. 하지만..." 죽음은 함께 할 수 있죠. 루인의 생각이 그대로 바크에게 전해졌다. 바크 는 하마터면 아무런 생각 없이 '그래' 라고 말 할 뻔했다. 그리고 그런 자 신에게 놀라고 말았다. 뭔가 머리 속으로 생각을 해야 하는데 아무런 생각 이 떠오르지 않았다. 단지, 보이는 건 루인의 얼굴. 루인의 눈물. 루인의 아픔을 자신이 끝내줘야 겠다는 마음 뿐. 머리 속 한편에서 비상을 알리는 종이 미친 듯이 울려 퍼졌지만, 그게 왜 그렇게 울려대는지 알 수가 없었다. 결국, 바크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루인은 바크를 향해 손을 내 밀었다. 바크는 웃으면서 그 손을 마주 잡았 다. 루인도 살짝 미소를 지었다. 바크는 마음이 푸근해지는걸 느꼈다."같이 가자." 둘이 마주 잡은 손에서부터 희미한 빛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둘 을 중심으로 빛들이 생성되었다. 빛들은 마치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듯이 예측할 수 없는 궤적을 그리며 정신없이 사방을 날아 다녔다. 바닥에서 흐 르는 빛이 더더욱 강해져서 루인과 바크의 모습을 축복하듯이 밝혀 주었다. 주변을 나는 빛은 점점 더 많아져서 이제 둘은 그 빛 속으로 완전히 감싸졌 다. 바크는 루인을. 루인은 바크를 바라보았다. 둘의 입가에 짙은 미소가 생 겨났다. 그때였다. 둘을 감싸는 빛의 한 귀퉁이가 커다랗게 무너졌다. "바크!!" 무너진 빛의 벽, 저편에서 홀 안을 가득 채우고도 모자를 만큼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바크의 이름을 불렀다. 바크는 무심한 눈으로 고개를 돌려 그곳을 보았다. "바크!" 희미해질 대로 희미해진 바크의 눈동자가 움찔거렸다. 니즈가 만들어낸 빛 과 바람에 휘날리며 반짝이는 붉은 머리카락들이 온통 하늘로 치 솟는 가 운데. 레아드가 서 있었다. "바크으~!!" 레아드는 있는 힘을 다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바크의 눈동자가 흠칫 떨렸다. 루인은 불안한 눈으로 그런 바크를 올려다보았다. 그 순간, 귀가 멍멍해질 정도의 무식한 고함이 바크의 귀를 강타했다. "니아~~ 바크!! 이 밥통 같은 자식앗!!! 정신 차려!" "레...아드?" 바크의 눈동자에 갑자기 짙은 검은색으로 변했다. 그리고 동시에 주변에서 황홀하게 둘을 감싸던 빛이 순식간에 사그라들었 다. 어둠이 잦아들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6150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65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7/29 16:25읽음:1402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65) == 제 9장 < 결말. > == --------------------------------------------------------------------- 워낙 거대하고 장대한 빛의 공연이었기 때문에, 그것이 순식간에 사라지자 느껴지는 어둠의 깊이는 무척이나 깊은 것이었다. 레아드는 쥐고있는 손이 하얗게 될 정도로 자신의 검을 꽈악. 잡았다. 어둠 속, 저 편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루인이 뿜어내는 살기는 그야말로 숨을 멈추게 만들 정도였다. "그렇군요." 루인은 마주 잡고 있던 바크의 손을 놓았다. "아직, 당신이 남아 있었죠." "아니, 나도 있어." 레아드가 고개를 격하게 옆으로 돌렸다. 그곳엔 벽에 팔을 기대며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있는 론의 모습이 보였다. 특별히 치명적인 상처는 없었지 만 전체적으로 무척 힘든 모습이었다. "..바크." 론은 루인의 옆에 서 있는 바크를 쳐다보았다. 아까 보다는 훨씬 덜 하지 만 여전히 루인의 속박 속에 갇혔는지, 바크의 눈동자는 풀려 있었다. "당신도 보통 사람은 아니군요." 자신의 일격을 막아냈던 론이 멀쩡하게 살아 있는 모습에 루인이 나직하게 말했다. 론은 힘없이 루인을 돌아보며 웃었다. "그래, 보통 사람은 아니지. 태어나기도 전에 지어진 운명. 선택받은 삶. 노력 하나 없이 이루어지는 소원들. 대가 없는 바램." 론의 얼굴에 자조 섞인 미소가 떠올랐다. "인간이 인간처럼 생각되지 않을 만큼, 정신없이 굳어 가는 머리. 모든 것을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아무 것도 못하는 삶. 목적이란게 없기 때문에나란 존재의 의미가 없어서 혼란스럽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방황하게되버리지. 그게 바로 내 운명 이였고, 그리고 지금 네가 겪는 운명이라는거다." 갑자기 론은 눈을 치켜 떠서 루인을 노력 보았다. "하지만, 난 그런 내 운명을 내가 받아 들였다. 너 처럼 남에게 떠 넘기고 그 녀석 탓이라는 듯이 같이 죽을 생각 같은 건 하지 않았어." 루인이 론을 마주 노려보며 소리쳤다. "내 힘을 보고도 그런 소린가? 이런 개 같은 운명을 지고 태어나서 그대로 살란 소리야! 차라리 죽겠어!" "최소한!" 론은 루인의 고함을 잠재울 만큼이나 커다란 소리로 소리쳤다. "네 앞엔 그런 운명에 맞서며 살아가는 사람이 두 명이나 있잖냐." 루인은 론을 바라보다가, 이내 자신의 옆에 있는 바크를 올려다보았다. 그러다 루인이 고개를 격하게 론에게 돌리면서 소리쳤다. "시끄러워! 겨우 돈이나 가지고 태어난 네가 뭘 알아!" 루인의 앞에서 순식간에 빛이 모여들더니 단번에 론을 후려쳤다. "론!" 레아드의 외침을 배경으로 빛이 론을 강타하면서 자욱한 먼지와 불꽃이 사 방으로 튕겼다. 레아드는 깜짝 놀라 론에게 달려가려다가 그대로 자리에 멈 쳐섰다. 화염과 먼지가 자욱한 폐허의 중앙. 빛에 그대로 직격 당한 론은 그 자리에서 한치도 움직이지 않은 채 빛이 날아오기 전과 마찬가지로 루인 을 노려보고 있었다. 론이 커튼을 치우듯이 팔을 아무렇게나 공중으로 휘 두르자 자욱하게 피어오르던 먼지가 순식간에 땅 아래로 가라앉았다. "아쉽게도 우리 집안은 하와크 왕가와는 사이가 나빠서 내 몸엔 엘더의 피가 흐르지 않지. 덕분에 마법을 사용하진 못하지만." 론이 아까 스스로 칼로 찔렀던 팔을 앞으로 내 밀었다. 간신히 피가 멈춰 서 아물어 가던 상처가 갑자기 터지면서 그 안에서 새빨간 피가 흘러 나왔 다. 놀랍게도 피는 론의 팔을 흘러 땅으로 떨어진게 아니라, 그대로 위로 솟구쳤다. 갑자기 피가 '파아악!' 타듯이 증기로 변하면서 론의 주위로 무 시무시한 마력이 피어올랐다. "몸 안의 마력으로 따지자면 나도 너 못지 않아." "헛소리!" 루인의 앞으로 다시 한번 빛이 생겨났다. 크기로 따지자면 방금 전 것과는 비교도 할 수가 없을 만큼이나 거대한 것이었다. 어느 정도 크기가 붙은 빛 이 단번에 론을 향해 덮쳐 들어갔다. "그리고.." 론이 빛을 향해 손을 내밀자, 론의 주위로 붉은 빛을 내며 돌고 있던 마력 들이 채찍과 같이 여러 갈래로 뻗어나가 원형의 빛을 감쌌다. 순간, 주먹 으로 달걀을 쥐어짜듯이 론의 마력이 루인의 빛을 단번에 으깨버렸다. 빛 은 폭발조차 일으키지 못하고 스그러 들었다. "마력의 운용 쪽으로 보자면, 내가 너보다는 몇 수 위지." "크으으!" 분해하는 루인을 향해 론은 말했다. "꼬마, 세상엔 여러 가지 운명을 타고 난 인간들이 있다. 대개가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고 자신을 증오하지. 그리고 그 대부분은 너와 같이 극단적인길로 빠져든다. 하지만, 자기가 원하지도 않는데 앞길을 막아버린 운명을 개척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야. 비록, 그게 헛수고로 끝난다고 해도 모든걸 남의 탓으로 돌리고 자포자기하는 녀석보다는 훨씬 가치 있고, 의미있는 삶을 사는 거다." "시끄러워! 그래봤자, 내 손짓 한번이면 인형이고 껍데기 밖에 남지 않아!" "운명에 밟힌 녀석이 운명을 들어낸 녀석보다 강할 수는 없는 법이야." "뭐?" "니아 바크!" 루인은 바크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바크는 원하지 않는 자신의 속박 속에 갇혀 있는 상태였다. 그때, 론의 말이 홀 안을 쩌렁쩌렁하게 울 려 퍼졌다. "너가 선택해라! 원한다면 그렇게 꼬마와 함께 죽어도 할 말은 없지만, 만일 이대로 죽기 보다 꼬마에게 뭔가 말해주고 싶다면. 살고 싶다면, 그렇다면 기회는 내가 주겠어!" "무슨 소리야! 바크 님은 지금" "너가 선택해!" 갑자기 론의 주위를 감싸던 마력이 화살같이 루인을 향해 쏘아져 갔다. 루 인이 깜짝 놀라 손을 들어 마력을 막으려 했지만, 론의 마력은 루인의 앞 까지 가더니 느슨하게 풀리면서 루인과 바크의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다. 자신의 마력으로 론의 마력을 막으려 했던 루인은 마력들이 충돌하지 않자 의아한 눈으로 론을 쳐다보았다. 그러다 퍼득 정신을 차리면서 바크를 돌 아 보았다. 루인의 눈에 뭐라 입 속으로 중얼거리는 바크의 모습이 들어왔 다. 갑자기 주변에서 맴돌던 론의 마력이 바크의 몸을 빠르게 감쌌다. "안돼!!" 루인이 손을 뻗어 바크를 잡았다. 하지만, 루인의 손안으로 잡힌 것이라고 는 붉게 물들어 가는 론의 마력뿐이었다. 갑자기 바크의 몸이 빛을 내 뿜더 니 루인의 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루인은 잠시 동안 멍하니 아무 것도 잡히지 않은 자신의 손바닥을 들여다 보 았다. 왠지 그 모습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을 놓쳐버린 슬픔으로 가득 차 있 는 것 같았다. 루인은 말없이 아무 것도 잡히지 않은 손바닥을 오므렸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일행을 돌아보았다. 맨 처음으로 론의 옆에 힘 겹게 서 있는 바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주문을 잊어 버렸으면 어쩔 뻔 했어..?" 헉헉, 숨을 몰아쉬며 힘겨운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바크를 향해 론이 피식, 미소를 지으며 웃었다. "신뢰라고 해두지." "바크~! 론~! 괜찮아?" 바크와 론이 동시에 고개를 돌리며 손가락을 하나씩 들어 보였다. 그 모습 에 어이없어 하는 레아드는 달려오는 속도를 줄였다. "어떻게 된 거야?" "뭐가?" "지금 방금 말야. 갑자기 바크가 사라졌었잖아." "아아~ 그거? 별거 아냐. 이동 주문이었어." "아까 드래곤의 몸 속으로 주문 이동 시킨 거?" "응." 금방 알아들은 레아드가 기특한지 론이 씨익 웃었다. 마력은 바크의 주위 에 있었으니 문제는 바크가 주문을 외우냐, 안 외우냐 뿐이었다. 그리고 바크는 스스로의 의지로 주문을 외웠다. 즉, 스스로의 의지로 인형의 속박 에서 벗어난 것이다. "..루인." 바크는 자신을 바라보는 루인을 마주 보았다. 왠지 서글픈 미소가 바크의 입가에 생겨났다. 바크는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이런 고통, 이런 슬픔. 잠깐이지만 너와 함께 죽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든건 꼭 인형이 되었기 때문만은 아닌 거 같다. 이런.. 가슴이 아픈 슬픔. 나때문에 그런 거라고 해도.. 도저히 상상 할 수도 없구나. 너가 그 동안 얼마나 고통스러워 했는지. 얼마나 아파했는지.. 이해한다고 하면 그건 오히려 위선이고 거짓이겠지. 하지만.." 루인은 자신을 향해 손을 뻗는 바크의 모습에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그 런 루인의 귓가로 바크의 잔잔한 음성이 들려왔다. "같이 가자. 나와 함께 돌아가자. 비록, 그게 조금 힘이 들지도 모르지만,많은 아픔이 뒤따를지도 모르지만. 손을 내게 준다면, 난 어디까지라도함께 가 줄게. 내가 가져갔다는 너의 행복. 같이 찾아 나가자. 내가 가져갔다는 너의 미래. 나와 함께 만들어가자. 루인!" 루인은 눈을 떳다. 루인의 볼을 따라 흐르는 눈물은 땅을 적시고, 마음을 적시고, 그리고 바크의 미소를 적셨다. 그것은 슬픔에. 아픔으로 마음을 애타게 만드는 눈물이 아니었다. 환하게 웃으며 바크는 외쳤다. "나와 함께 가자!" 루인은 조용히 흐느꼈다. 그 흐느낌은 슬퍼 보인 다기 보다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가벼워지는 느낌을 주었다. 언뜻, 레아드는 주위를 돌아보았다. 주변의 공기가, 무게가, 존재가 루인에게로 스며든다는 느낌에 레아드는 눈을 깜빡거렸다. 그리고 다시 한번 보았다. 확실히 무언가가 루인에게로 몰려들고 있었다. 그때, 옆에 있던 론이 말했다. "마력이 모인다." 바크는 론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려 루인을 보았다. 론이 인상을 찡그리 며 소리쳤다. "마력을 모으고 있어! 다 죽일 생각인가?" "루인!!" "당신은..." 바크의 외침과 거의 동시에 루인이 입을 열었다. 울음을 그친 루인의 얼굴 은 생각 외로 가벼웠다. 자신의 목소리에 루인의 음성이 가려 들리지 않게 되자, 바크는 얼른 입을 다물었다. 루인이 다시 한번 천천히 말했다. "바보 같아요.. 너무나 바보 같지만, 그게 당신답네요." "루인, 멈춰!" 루인은 웃었다. "역시 인형이었던 때보다는 지금 당신의 모습이 멋져요. 그 동안 잘해주셨던거 감사했습니다. 꿈이었지만, 너무 기뻤어요." "루인!!" 바크는 악을 쓰며 소리쳤다. 혼자 죽을 생각이다. 저 녀석 혼자 죽을 생각 이야! 루인의 몸을 주위로 모여들던 마력들이 서서히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 주 위로 맹렬한 마력의 흐름이 만들어져 일행들은 루인에게 다가가기는커녕 뒤로 물러서야 할 지경이었다. 어떡하든 흐름 속으로 들어가려고 해보던 바크는 일이 안되자 론을 쳐다보았다. 론은 고개를 저었다. "틀렸어, 꼬마가 마력에 주문을 담고 있어. 마력 그 자체는 기름과 같은거야. 주문은 거기에 불을 붙이는 불꽃이고. 내 마력으로는 꼬마의 주문이 더 강해질 뿐이야." "다른 수는? 방법이 없단 거야!?" "그래." 바크는 이를 악물며 마력의 흐름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루인을 노려 보았 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어! "바크."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바크는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순간, 거의 반사적으 로 손을 내 뻗어 자신에게 다가오는 물건을 잡았다. 레아드의 검이었다. "레아드?" "구하고 싶지?" "..뭐?" "그렇다면 가. 루인에게 가서 틀리다고 말해 줘." 바크와 론은 당황한 눈으로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레아드는 자신감에 찬 미소로 둘을 마주 보았다. 갑자기 바크가 뭔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 였다. 론이 당황해서 소리쳤다. "무슨 소리야! 레아드, 제 정신이야? 지금 저 안으로 들어가면 온 몸이 찢어져 버린다구!" "론. 니즈 좀 부탁한다." "야! 너 미쳤어? 그만.. 야!!" 순간, 바크는 자신의 검을 땅에 내려놓더니 단번에 앞으로 달려 나갔다. 론이 비명에 가까운 탄성을 지르며 바크를 말리려고 했지만, 이미 바크의 몸은 빛의 폭풍 바로 앞까지 다가간 상태였다. "간다앗!" 바크가 묵직한 레아드의 검을 옆으로 세우더니 달리면서 단번에 폭풍의 한 단면을 옆으로 날려버렸다. 순간, 빛이 쩌억. 갈라지면서 안으로의 통로가 만들어졌다. 론의 입도 마찬가지로 쩌억. 벌려진 가운데 바크는 이 놀랄만 한 상황에 대한 고찰을 뒤로 미룬 채 아무런 거리낌없이 빛의 안으로 몸을 날렸다. "마..마.. 말도 안돼." 론은 도저히 이 상황이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을 하다가 문득, 고개를 레 아드에게 돌렸다. 론의 시선을 눈치챈 레아드는 흠. 헛기침을 하더니 빙그 레 론에게 미소를 지어주었다. 도저히 뭐라 물을 분위기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레아드의 웃음에 론은 잠시 입을 우물우물.. 거리다가 한숨을 내쉬고 는 피식 웃어버렸다. 그리고, 둘은 시선을 빛의 폭풍 안으로 옮겼다. 루인은 눈을 떳다. 잠시 정신이 흐뜨러지자 주위를 감싸던 마력이 크게 일 렁였지만, 곧 마력들은 제 자리를 찾아갔다. '잘못 들었나?' 문득, 마력이 만드는 소리 외의 소리를 들은 것 같았던 루인은 잠시 생각 을 하다가 웃어버렸다. 그럴 리가 없지.. 설사 드래곤이라도 지금 자신이 만들어내는 영역 안으로 들어온다면 뼈 하나 남지 않고 으스러져 버릴텐 데.. 루인은 힘없이 미소를 지으며 내밀고 있던 두 손에 정신을 집중했다. 루 인의 앞에는 거대한 빛의 구가 만들어져 있었다. 그것은 루인의 몸 안에 있는 마력들이 폭발을 할 때 그 폭발을 막기 위해서 루인이 모아 놓은 마 력들이었다. 아무런 방비도 없이 터져 버린다면 이 지역은 물론, 대륙의 지 도를 상당 부분 지우고 다시 그려야 할만큼이나 루인의 몸 속을 흐르는 마력의 양은 거대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폭발을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준비해야 하는 주문 또한 만만치 않은 마력을 요구했다. "...?" 갑자기 루인은 다시 한번 고개를 들었다. 어떤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그 게 얼마나 황당하고 현실성 없는 생각인지 알지만, 루인은 무슨 소리가 들 린 것 같았다. 그리고 더욱 현실성 없는 상상을 머리 속으로 그려내었다. 갑자기 가슴 한편이 쓰리게 아파 왔다. 그래서 루인은 다시 눈을 감았다. 가장 행복했던 곳. 가장 행복했던 시간. 바크와 함께 감옥에서 말을 하던 때를 머리 속으로 떠올리며.. 루인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 순간, 루인은 눈을 떳다. 잘못 듣지 않았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 이다. 그리고 그것은 루인이 분명 아는 목소리였다. 그럴 리가 없다. 그럴 리가 없어. 속으로 수천, 수만 번을 되뇌이면서 루인은 빛이 만들어내는 벽 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루인은 환상을 보았다. "으아아!!" 드래곤의 모든 마력을 담은 브레스라 할 지라도 폭풍 앞에 휘날리는 촛불 과 같이 꺼버릴 듯한 빛의 장벽. 그 한편이 갑자기 무너져 내리면서 그 사 이로 바크의 모습이 나타났다. 루인은 자신이 환상을 보고 있는 거라고 생 각했다. "루인!" 거대한 빛의 중앙에 떠 있는 루인의 모습에 바크는 소리쳤다. 그 외침에 깜짝 놀란 루인은 정신을 차렸다. 정말 바크였다. 침입자를 용서하지 않겠 다는 의지로 마력은 정신없이 바크를 몰아 쳤지만, 바크는 폭풍 속의 가랑 잎과 같이 흔들리면서도 확실하게 한 발,한 발 루인에게 다가갔다. "바크...님?" "말했지.." "..어.. 어떻게?" 온 몸을 압박하는 마력을 견뎌내면서 바크는 소리쳤다. "손을 내밀어 준다면 어디까지라도 같이 가주겠다고!" "미쳤어요!? 이 곳은 곧 소멸한다고요!" "내 말 잊은 거라면 사람 우습게 본 거야!" 바크가 검을 치켜들었다. 동시에 주변에서 바크를 몰아치던 마력들이 순 식간에 검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크는 루인에게 달려나갔 다. 무수하게 많은 마력이 바크의 앞을 막았지만 모두 다 붉은 빛을 내 뿜 는 레아드의 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돌아가요!!" 루인은 소리쳤다. 하지만 루인의 눈동자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바크의 모습이 한 장면, 한 장면씩 담아졌다. 바크는 크게 검을 옆으로 세웠다. 동시에 루인의 앞에 모여있던 마력이 루인의 몸 안으로 스며들면서 수십, 수백 배로 팽창하기 시작했다. 루인의 정신이 흐트러져 역류를 시작한 것 이었다. 루인조차 돌이킬 수 없는 막대한 양의 마력이 사방으로 미친 듯이 날뛰었다. "아악!" 루인의 힘을 담고 수없이 거대해진 마력은 천천히 루인의 몸에서 위로 솟 구쳤다. 거기에 모든 힘을 빼앗긴 루인은 작게 비명을 지르며 정신을 잃었 다. 바크는 마력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마력은 마치 의지를 가지고 있는 듯이 바크를 마주 노려보았다. "흐리야압~!" 손목에 차고 있는 강철로 만들어진 소형 방패가 으그러드는 느낌 속에서 번은 주먹을 날려 자신을 공격하던 인형의 배를 후려쳤다. 인형의 몸이 실이 끊기 듯이 휘청거리더니 땅에 대자로 드러누웠다. "얼래?" 그 모습에 외려 깜짝 놀란 번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직도 십수명이나 남아있는 인형들이 갑자기 하나 둘씩 땅으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번은 시 선을 옮겨 자신의 아내 쪽을 보았다. 그 쪽의 상황도 여기와 별반 다를 건 없었다. 인형들이 제어를 잃고 쓰러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괜찮아?" 스얀에게 달려간 번은 남편으로의 의무라기 보다는 오랜 동료로서의 버릇 과도 같이 스얀의 상태를 물었다. 하지만, 스얀은 아무런 대답도 없이 물 끄러미 멀리 보이는 성 쪽을 쳐다 볼 뿐이었다. "가요." "에?" "성으로. 빨리!" 말을 한 스얀이나,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들은 번이나 이미 달리고 있었다. 스얀은 고개를 들어 멀리 달 아래로 보이는 성을 보았다. 가슴을 불안하게 만드는 정체가 너무나도 확실하게 눈에 보였다. 번은 마력을 다루지 않아 서 모르지만 스얀은 너무나도 절실하게 느꼈다. 스얀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와크.. 아니, 전 대륙에 퍼져있는 모든 마력이란 마력들이 온통 스얀의 시야를 뒤덮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빠른 속도로 성을 향해 흘러갔다. 인형들이 쓰러지고, 이 대륙을 통째로 날려 버릴 만한 마력들이 성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6151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66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7/29 16:25읽음:1317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66) == 제 9장 < 결말. > == --------------------------------------------------------------------- "크아아아아아!!" 론이 몸을 최대한 웅크리며 주먹을 품안으로 갈무리를 하더니 엄청난 고 함과 함께 앞으로 내 밀었다. 순간, 론의 팔에서부터 뻗어나간 붉은 기류 는 천장에서 떨어져 내려오던. 그야말로 집채만한 바위를 무지막지한 폭음 을 터뜨리며 산산이 부셔버렸다. 이미 레아드에게 볼거, 못 볼거 다 보여 줬다는 심보인 듯, 그야말로 숨김없는 론의 힘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거 위험한데. 동굴이.. 아니, 이 산 전체가 무너질기세야." 땅에 쓰러져 있는 니즈를 등에 업은 론은 천천히 일어서며 주위를 둘러 보 았다. 산의 한쪽은 아래로 꺼지고, 그리고 다른 한쪽은 솟구치면서 완전히 반으로 쪼개지려고 마음먹은 듯 산은 아무런 미련도 없이 미친 듯이 요동 쳤다. 벽이 갈라지고, 심하면 천장이 그대로 주저앉기도 하는데, 그 와중 에 레아드는 용케도 넘어지지 않고 그 자리에 선 채로 빛의 장벽을 바라보 았다. "레아드!" 등에 니즈를 업고 급하게 달려간 론이 레아드의 팔을 낚아채면서 뒤로 당 겼다. 순간, 거대한 바위가 방금 전까지 레아드가 있었던 자리에 충돌하면 서 자욱한 먼지를 피어 올렸다. 조금만 늦었어도... 식은땀을 흠치며 숨을 몰아쉰 론은 힐끔 고개를 들어 레아드를 보았다. 레아드는 방금 전에 자신 의 곁을 스쳐간 죽음의 위기 같은 건 느끼지도 못했는지 여전히 빛의 장벽. 그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다시 한번 천장이 흔들리면서 거대한 바위가 일행에게로 떨어졌다. "꼭 이럴 땐 소외감 느끼게 한단 말야." 론은 업고 있던 니즈를 땅에 내려놓더니 부르르 주먹을 떨었다. "젠장! 이대로 질 거 같냐!" 론의 주먹이 하늘을 갈랐다. 고요, 적막이 흐르는 가운데 바크는 조용히 검을 치켜들었다. 마력 밖의 세상은 온통 흔들리고 무너지고 있었지만, 마력의 안 쪽은 바크의 숨소리 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을 만큼이나 고요했다. - 크르르르릉.. - 바크는 마력의 덩어리를 노려보았다. 허공에 떠 있는 루인의 몸을 기반으 로 루인보다 약간 더 위에 떠 있는 그것은 주변의 마력을 흡수해 가는 바 크의 검을 불길하다고 느꼈는지 바크를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바크는 눈을 돌려 자신이 들고 있는 검을 보았다. 레아드의 붉은 색을 띠 는 검은 그야말로 밝게 빛이 나면서 주변의 마력들을 빨아 들였다. 굳이 오래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과거, 정령을 다루는 일족. 스페릴리드인 휘르와의 싸움에서 집이 무너지 는 순간, 바크는 보았다. 천년 전. 세상을 향해 엘더가 지금 자신이 들고 있는 검을 들고 싸우는 것을. 그가 가진 검은 하얗게 빛나는 것이었지만, 분명 생김새는 레아드의 검과 같았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이 검이 이렇게 위력을 발휘하는 것인지도 설명이 가 능했다. 엘더가 쓰던 검이라면. 이게 바로 하와크의 성검으로 불리우는 바 로 그것이라면. 당연히 레아드의 손에서는 위력을 보이지 않는다. 그 검은 오직 엘더와. 그리고 그의 피를 이어 받은 자의 손에서만 성검으로서의 위 력을 보이는 것이었다. '레아드 녀석.. 엄청난걸 줏었군..' 바크는 검으로 마력을 겨누었다. 갑자기 검의 빛이 더욱 거세지면서 바크 는 자신이 폭풍의 중앙에 서 있다는 기분을 느꼈다. 소용돌이가 치면서 마 력들이 바크를. 성검을 향해 휘몰아쳤다. 무시무시한 압력 속에서 바크는 자신이 들고 있는 성검의 힘을 절감했다. 성검을 잡은 손으로 느껴지는 힘 이란 것은. 만약 세계를 한 순간에 소멸시킬 힘이 있다면.. 바로 그 것이 었다. - 캬르르륵! - 세상에 존재하는 그 무엇이라도 종이 짝 처럼 찢어버릴 마력의 압력은 바 크의 앞에선 겨우 옷을 휘날리는 바람에 불과했다. 마력은 신경질을 내듯이 소리 치면서 손이라고 생각되는 기다란 촉수를 앞 으로 내 밀었다. 그의 앞에 거대한 힘이 모이기 시작했다. 바크는 조용히 마력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검으로 베어 버릴 수가 있었지만, 바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만약, 이 검을 휘 두르다 제어를 잃어버리게 된다면, 그 뒤의 벌어질 상황이란 건 도대체 바 크의 이해 범위를 뛰어 넘는 것이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밖으로 튀어 나오 려고 아우성 치는 힘들의 전율적인 율동이 검을 잡은 손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져 왔다. 바크는 정신을 집중해서 마력을. 그리고 그 바로 아래서 마 력의 힘의 원천인 루인을 쳐다보았다. 루인의 몸을 감싸던 빛은 점점 약 해져가고 있었다. - 크아아앙!! - 마력의 손앞으로 거대한 존재 감을 가지는. 마치 검과 같이 생긴 마력이 형성되었다. 단순히 마력만으로는 안되겠다는 걸 깨달았는지 강력한 물리 력을 가진 것이었다. 모든 힘이 모이자 마력은 바크를 노려보았다. 바크는 검은 한 손으로 쥐고는 검을 뒤로 당겼다. 둘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히는 순간. - 크아아악!! - 고막을 때리는 고함소리와 함께 마력이 만들어낸 거대한 검이 바크를 향해 날아 왔다. 그리고 바크는 몸을 뒤로 길게 빼더니 자신에게 날아오는. 막는다고 해도 이 성을. 이 근방을 모조리 소멸 시켜버릴 만큼이나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 는 검을 향해 뒤로 치켜든 성검을. "하아아앗!!" 던졌다. - 콰앙! - 거대한 폭음이 일어나며 성검은 마력이 만들어낸 검을 뚫었다. 순간, 거대 한 검은 산산이 깨어졌다가 다시 한자리로 모여들더니 성검의 안으로 그대 로 흡수되었다. 성검은 계속 날아서 루인의 위로 모여든 마력을 노렸다. - 키아아악!! - 마력은 자신의 모든 힘을 모조리 모아서 날아오는 성검을 향해 내 뿜었다. 새하얀 번개가 미친 듯이 사방을 가르면서 엄청난 바람과 폭음이 바크의 몸 을 휘둘렀다. 세계가 갑자기 하얗게 변했다. 그리고 바크는 보았다. 하얗게 변해 가는 세 계에서 한 개의 붉은 검이 세계의 중심을 꿰뚫은 것을. 세계가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세상은 마치 거울이 깨지듯이 사방으로 금 이 가기 시작했다. 갑자기 지축을 흔드는 엄청난 진동이 일어나며 지반이 밑으로 무너졌다. 바크는 그 엄청난 광란의 도가니 속에서 몸을 앞으로 달렸다. 멀리 허공에 서 빛을 잃고 밑으로 떨어져 내리는 루인의 작은 몸이 보였다. 루인의 밑은 끝을 알 수 없는 어둠이 펼쳐져 있었다. 루인의 몸은 그 암흑 속으로 떨어져 갔다. 루인의 몸이 어둠 속으로 묻히는 간발의 순간. 바크는 앞으로 몸을 날렸다. 그리고.. 손을 뻗었다. "...멈췄다." 론은 자신의 주위로 펼쳐진 수천, 수만 개의 바위와 전엔 바위였던 돌들의 중앙에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갑자기. 거짓말 같이 산을 흔들던 진동이 멈췄다. 론은 서둘러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레아드는 보기에도 즐거운 미 소를 짓고 있었다. 론은 레아드의 시선을 따라 빛의 장벽을. 아니, 그 장 벽이 있었던 곳을 보았다. 어느새 빛의 장벽은 모두 사라지고 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던 마력들도 느껴지지 않았다. "성공...한 건가?" 론은 땅에 눕혔던 니즈를 다시 업어 들면서 홀의 저쪽을 쳐다보았다. 그 러다 고개를 슬쩍 옆으로 돌렸다. 어느새 다가온 레아드가 어깨를 잡은 것 이었다. "가자." 레아드는 웃었다. 론은 갑자기 찾아온 이 고요함과 이해 할 수 없는 상황 에서 레아드가 웃자 어색하게 같이 웃어버리고 말았다. 론은 레아드의 어 께 너머를 보았다. 그곳엔 바크가 있었다. 바크는 땅에 앉은 채 조용히 숨을 들이 마셨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품 안 에서 부터 자신과는 다른 숨소리를. 맥박을. 체온을 느끼면서 바크는 조용 히 미소를 지었다. 품안에서 움직임이 느껴지자, 바크는 조용히 두 손으로 그의 어깨를 잡고 는 뒤로 약간 물러났다. 커다란 눈망울이 바크를 올려다보았다. 바크는 가느다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녕." "...바보.." 바크는 킥, 웃었다. 루인은 짐짓 화가 난 얼굴로 바크를 올려다보았다. "어째서 온 거죠? 하마터면 당신도 죽을 뻔했잖아요." "그런 표정으로 오지 마라고 하면 바보가 아닌 이상 와달라는 소리로 들린다고. 그리고 너 말야." 바크가 손을 들더니 루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언제까지 당신이라고 부를 거냐?" "..예? 예!?" 루인의 얼굴이 화악. 달아올랐다. 바크는 미소를 지었다. "앞으로는 형이라고 불러. 전부터 동생이라고 생각해 왔으니까." "하.. 하지만." "싫으냐?" "아, 아뇨!" 루인이 고개를 도리질했다. 그 모습에 바크는 고개를 돌리고 킥킥. 웃었 다. 갑자기 루인을 잡고 있는 바크의 손에 약간 힘이 들어갔다. 얼굴을 붉 히고 부끄러워하던 루인은 정색을 하고는 물끄러미 고개를 돌린 바크를 바라보았다. 어느새 웃고 있던 바크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저.. 괜찮아요." 바크의 몸이 잠시 흔들렸다. "..알고.. 있었나.." "예.." 루인은 힘겹게 자신의 손을 들어 보였다. 놀랍게도 루인의 손은 하얀빛을 내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씩.. 하얀빛의 입자로 변해갔다. 먼지로 변해 바람에 쓸려 가는 듯한 자신의 손을 보며 루인은 웃었다. "마력이 사라지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네요." 눈을 돌리다 루인의 손을 본 바크는 다시 격하게 고개를 돌렸다. 꽈악, 다 물어진 이빨 사이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바크의 손이 자신의 팔과 어깨를 아프도록 세게 잡았지만, 루인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뻗어 바크의 뺨을 감쌌다. 바크는 손을 들어 루인의 손을 잡았다. "음.. 부탁이 있어요." 루인의 손에서부터 시작된 소멸의 변화는 순식간에 온 몸으로 퍼져 나갔 다. 루인의 몸 전체가 빛이 나면서 빛의 입자가 바크의 시야를 어지럽게 만들었다. 바크는 울컥, 치밀어 오는 격한 감정을 꾸욱..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희미해져 가는 루인은 환하게 웃었다. "나중에, 만일 아이를 가지신다면.. 그 아이의 이름을 루인이라고 해 주실수 있나요?" 바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루인은 활짝 웃었다. 그러다 짐짓, 심각 한 얼굴을 해 보였다. "음.. 여자애 이름으로는 어울리지 않겠네요." 루인의 몸은 이제 거의 알아 볼 수도 없을 만큼이나 희미해져 있었다. 수 많은 빛의 입자들이 바크를 감싸며 사방으로 휘날렸다. 바크는 아무런 말 도 없이 묵묵히 루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루인은 조용히 바크를 바 라보았다. 비상하는 빛들은 바크를 가볍게 안듯이 감싼 후에 위로 솟구쳤다. 바크는 루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루인은 바크를 바라보았다. 고요와 적막이 영원으로 향하는 가운데,장대한 빛의 향연이 둘을 감싸는 가운데.. 언제까지나. 그렇게...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6152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67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7/29 16:26읽음:145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67) == 제 9장 < 결말. > == --------------------------------------------------------------------- "바크." 론은 깜짝 놀라서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그렇지 않아도 바크에게 거슬리 지 않으려고 발소리를 최대한 없애던 론은 왠지 그런 자신의 노력을 단번 에 날려버린 레아드가 조금 원망스럽기도 했다. 이젠 주인이 없는, 루인의 옷을 가만히 내려다보던 바크는 레아드의 부름 에 고개를 돌렸다. "괜찮아?" "아.. 응. 그래." 바크는 바지에 묻은 흙은 툭툭 털어 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다가 문 득 고개를 들어 론을 쳐다보았다. 정확히는 론이 업고 있는 니즈를 본 것 이었다. "니즈는 괜찮아?" "물론이지! 털끝하나 다치지 않았으니까 걱정마!" 뭔가 분했는지 론은 소리쳤다. 옆에 있던 레아드가 킥. 입을 가리고 웃는 바람에 론의 얼굴이 뾰루퉁해졌다. 바크는 그런 론의 반응에 실없이 웃었 다. 그때, 한차례 진동이 일행을 흔들었다. 바크가 조금씩 떨려오는 땅을 보더니 말했다. "기어이 무너지려나 본데?" "멈췄다고는 해도 아까 뒤틀렸던 부분이 워낙 크니까. 견디지 못하는 거야. 곧 무너질 거야." "좋아, 그럼 슬슬 나가자." 바크는 들고 있던 루인의 옷을 땅에 내려놓았다. 론과 레아드는 그런 바 크의 행동에 뭐라 입을 열진 않았다. 바크는 잠시 루인의 옷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일어섰다. "자, 가자." "아차차~ 내 검." 바크의 뒤를 따라 달려가려던 레아드가 방향을 옆으로 틀더니 홀 저편에 떨어진 검을 주워 왔다. 어쩐지 아까부터 잡고있던 레아드의 기묘한 분위 기가 이 행동으로 단번에 깨져버린 느낌이었다. 론은 피식 웃으면서 바크 를 따라 동굴의 입구로 달려갔다. 뒤에서부터 들려오는 굉음을 배경 삼아 일행은 앞으로 뻗어있는 통로를 달렸다. 멀리 성과 이어지는 입구가 빛을 내며 일행의 앞으로 다가왔다. 바크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루인은 이미 그런 어두침침한 동굴엔 없다 란걸 알고 있었다. 바크는 앞으로 달렸다. 빛이 일행에게 다가왔다. "폐하!!" "론 니임~!" 서로의 주군을 확인한 또 다른 일행들은 성의 출구로 론과 바크가 뛰어 나 오자 환호성을 지르며 둘에게 달려들었다. 어느새 달은 성 탑을 넘어 그 뒤 로 넘어가고 있었다.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거의 바크를 안아버릴 듯한 기세로 달려온 렐은 바크의 앞에서 멋지게 무 릎을 꿇으며 안도의 한 숨을 내 쉬었다. 거기에 비하자면 그야말로 건방지 기 짝이 없는 모습으로 바크의 앞에 온 키슈도 고개를 숙였다. "몸 괜찮으세요? 어디 다치신 곳은? 꺄악! 이 상처는 뭐예요? 설마 또 마력을 사용하신 거예요?" 론에게 가장 먼저 달려온 스얀이 론의 몸 이곳 저곳을 살펴보며 그야말로 정신없이 말을 해댔다. 피곤한 얼굴로 스얀을 쳐다보던 론은 그 뒤에서 천천히 다가오는 기네아의 모습을 발견했다. "인형들은?" "중간에 다 쓰러졌습니다. 인형 술사의 몸에 무슨 일이 생겼었나 보죠?" "응. 대충 다 마무리 됐다." 론의 말에 모두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모두는 바크의 얼굴을 보았다. 그러다 모두의 얼굴에 의문의 빛이 떠올랐다. "바크? 무슨 문제라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바크의 모습에 론이 물었다. 바크는 잠시 론을 물끄러미 보더니 말했다. "인형들이 쓰러졌다는 건.. 다시 말해서 제 정신을 차렸다는 뜻이지?" "그렇지." "그럼, 수도를 포위한 귀족 놈들도 제 정신을 차렸겠군." "..으헥!?" 레아드와 바크를 제외한 모두가 기겁을 하며 탄성을 내 질렀다. 바크의 말 대로 였다. 루인의 마력이 사라지는 그 시점에서 인형들은 모두 제 정신을 차렸을 것이다. 그렇다면 수도를 포위하고 있는 귀족들도 정신을 차렸을게 당연한 것이었다.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 보니 바로 앞에 무시무시하게 빛을 내 뿜은 보석이 하나 떨어져 있다. 그리고 그걸 줏는데 방해를 할 사람은 주변에 단 한명 도 없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왜 저런 보석이 자다가 일어난 내 앞에 떨어 져 있는지에 대한 심각한 고찰을 할까. 아니면 당장 일어나 보석을 품 안 으로 갈무리할까. 사람에 따라 전자를 선택할 사람도 있겠지만, 아마 대 부분의 인간은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그리고 그 보석이 단지 그냥 보석이 아니라 하와크의 왕위라는 엄청난 매력을 담은 것이라면 더 이상 말할 필 요도 없을 것이다. "음, 여기서 수도까지는 적어도 4일. 도착했을 땐, 이미 하와크 왕가는끝장이 났겠네." 모두가 불만스런 얼굴로 키슈를 노려보았다. 특히 매섭게 빛나는 렐의 시 선에 키슈는 뒷머릴 긁적이며 어색하게 웃어야 했다. 키슈를 힐끔 쳐다보 던 론이 시선을 기네아에게 돌렸다. "기네아." "예." "장거리 이동 주문을 담은 시약... 있어?" 기네아가 눈살을 찌푸렸다. "없습니다. 그리고 절대 안됩니다!" "아아~ 어쩔 수 없네. 또 피를 뽑아야 하나." "절대 안 된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어이, 어쩔 수 없잖냐." 기네아에게 피식 웃으며 론이 말했다. "주문은 알고 있지? 부탁해." 론이 품안에서 단검을 꺼내더니 싱긋 웃었다. 그때, 옆으로 다가온 바크 가 론의 단검을 빼앗았다. 모두가 의아한 얼굴로 바크를 쳐다보았다. "그만 둬. 그렇지 않아도 아까부터 엄청나게 써댔잖아. 너, 피가 모자라서얼굴이 하얗게 질렸어." "걱정이라면 고맙겠지만, 늦으면 너희 가문은 끝장이라고. 더구나, 그렇게되면 내게 줄 상권도 하늘로 날아가잖냐." "필요한 건 마력이지?" "뭐?" "레아드, 검 좀 빌려줘." 바크는 레아드에게 손을 뻗었다. 레아드는 의아한 얼굴로 바크를 보다가 들고 있던 검을 바크에게 건네주었다. 바크가 가볍게 레아드의 검을 받아 들었다. "후아악!?" 그 순간 여러 가지 소리가 들려왔다. 스얀이 뒤로 물러서다가 뒤로 엉덩방 아를 찧는 소리. 기네아의 격한 신음소리. 론의 경악성, 스얀을 부축하려 는 번의 발자국 소리. 그리고 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의 경쾌한 바람 소리~"뭐, 뭐, 뭐, 뭐야! 그거!" 론이 바크에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소리 쳤다. 론으로서도 살다 살다 처음 보는 무시무시한 마력이 바크가 들고 있는 검에서부터 뿜어져 나오고 있 었다. 이거에 비하면 루인이나 론 자신이 사용하던 마력이란 건 그야말로 브 레스 앞에 촛불놀이 만도 못한 것이었다. 바크가 슬쩍, 한쪽 눈을 감아 보이며 웃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이 대륙을 통째로 옮길 수도 있겠다. 이 괴물아!" "옮기는 건 우리들이면 충분해. 자." 바크는 검을 앞으로 내 밀었다. 기네아는 마른침을 삼키고는 두 손을 검 을 향해 들었다. 기네아의 입에서 귀로는 이해 할 수 없는 기묘한 언어가 흘러나왔다. 동시에 검에서 뿜어지던 마력의 일부가 기네아의 몸을 감쌌다. 갑자기 기네아가 손을 하늘로 향해 치켜들었다. "우와!" 레아드는 탄성을 질렀다. 갑자기 사방이 환하게 변하면서 하늘로부터 자 신들을 향해 거대한 빛이 쏟아져 내려왔다. 거기서 기네아는 주문을 멈추 고는 론을 바라보았다. 론이 씨익 웃으면서 기네아 대신 손을 위로 치켜 들었다. 그리고 외쳤다. "수도로!" 계속.. ps:한번에 올림 넘 많아서 일단 이것만 올립니다 *_*; ps2:변명.. 아니예요~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6213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68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7/31 18:07읽음:1383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68) == 제 9장 < 결말. > == --------------------------------------------------------------------- 켈프힌 아함트. 강철의 대신이란 별호를 가진 그는 눈을 치켜 뜨고는 멀리 붉게 타오르는 전방을 바라보았다. 수도의 바로 앞에 진을 치고는 당장이 라도 수도를 불살라 버릴 듯한 기세를 보여주는 반란군의 모습이 수십 년을 나라를 위해 살아 온 노대신의 눈가에 비춰졌다. 시야의 끝에서 끝까지 온통 붉게 물들인 반란군의 수는 대략 십만. 그리고 수도를 지키는 병사의 수는 겨우 몇천. 반란군이 들이닥치는 순간, 하와 크의 천년 역사는 막을 내리는 것이었다. 노대신은 적막이 감도는 성 안 복도를 거닐면서 혀를 찼다. 그나마 살겠다 는 생각이 있는 사람들은 이미 수도를 탈출한 상태였다. 더구나 그 사람 중 에 국왕이 끼어 있다는데 켈프힌은 쓰린 속을 가다듬을 수가 없었다. 이미 국왕이 어디론가 몸을 감췄다는 사실은 수도의 백성들은 물론, 반란군들도 모두 알게 되었다. 국왕이라도 남아 있었더라면, 백성들의 도움을 받을 수라도 있었겠지만.. 이미 백성들이 앞장서서 반란군에게 성문을 열어주려는 판에 그런 일은 꿈 에서도 생각 할 수가 없게 되 버렸다. 국왕이 부재중으로 부득이하게 궁을 지키게 된 외무대신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남아있는 병사들을 움직여서라도 반란군과 싸 우고 싶었지만, 그럴 경우 수도는 잿더미가 되고 역사상 유래가 없는 대 살육이 성지에서 일어날 것이었다. 때문에 켈프힌이 선택 할 수 있는 길이 란 것은 단 한가지뿐이었다. "..허무하군." 하와크에서 태어나서, 하와크를 위해 수십 년간 바쳐온 삶의 시간과 그 시 간을 태워버릴 만큼이나 넘쳤던 열정이 싸늘하게 식어버리는 기분이었다. 하와크의 마지막을 자신의 손으로 끝내야 하다니. 참 얄팍한 운명이라고 생각되었다. 켈프힌은 성 앞에 모여있는 병사들을 시켜 반란군에게 수도의 문을 열어 주라는 명령을 내리려고 하는 참이었다. 성밖으로 통하는 문 앞엔 켈프힌의 명을 기다리는 수천 명의 병사들이 모 여 있었다. 모두들 마지막으로 나라를 위해 싸워보겠다는 듯이 비장한 얼 굴들이었다. 켈프힌은 차라리 지금 자신이 외무대신이 아니라, 저 들과 같 은 병사였다면, 하는 생각을 했다. 만약 그럴 수 있다면 얼마든지 마음 편 하게 반란군을 향해 검을 뽑을 텐데.. "후우.." 노대신은 길게 숨을 들이마시며 문 밖으로 나왔다. 수천 명이 그 두 배에 달하는 눈으로 노대신을 바라보았다. 죽음을 각오한 눈들이었다. 노대신은 차라리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 이들은 젊다. 이들을 굳이 죽음으로 데려갈 필요는 없는 것이다. "모두들 잘 들어라." 켈프힌은 소리쳤다. "반란군 십만은 이미 수도를 완전 포위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수도를 지킬 병력은 지금 이 곳에 모인 그대들이 전부다. 솔직히 말해서하루도 버티지 못할 만큼이나 절망적인 상황이다." 몇몇 혈기가 끓는 청년들이 아니라고 소리쳤지만, 노대신은 그 세월의 무 게 만큼이나 거대한 존재 감으로 청년들의 입을 다물게 만들고는 고개를 저 었다. "천년. 초대 국왕이신 엘더 모바스께서 하와크를 세운 것은 천년 전의 일이었다. 너무나 길고 긴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기나긴 시간 동안 하와크의 속은 썩을 대로 썩은게 사실이다. 새로운 나라가 생기고, 새로운 가치관으로 살아가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이번엔 아까의 수십 배나 되는 병사들이 아우성을 쳤다. 순간, 노대신의 입 에서 엄청난 고함소리가 터져나왔다. "하지만!!" 노대신은 번뜩거리는 눈으로 병사들 한 명. 한 명을 돌아보며 말했다. "감히 난 말한다. 아직, 폐하가 살아 계신다. 하와크의. 엘더 모바스의 피는 완전히 끊기지 않았다! 그래서 그대들은 살아 주었으면 한다. 살아서언젠가 다시 폐하가 나라를 되 찾으려 하실 때, 그 때를 위해서 살아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크윽! 가슴속에 끓어오르는 분을 참지 못한 청년들이 눈물을 터뜨렸다. 노대신은 감동스런 눈길로 그들을 돌아보았다. 그때, 당황스럽게도 어디 선가 박수소리가 반복적으로 사방에 울려 퍼졌다. 노대신은 고개를 돌려 그 곳을 보았다. "...아." 박수를 치던, 붉은 색 머리의 소녀..라고 착각 할 가능성이 다분한 소년은 노대신을 시작으로 수천의 시선이 자신을 돌아보자 움찔. 동작을 멈추며 뒤로 물러났다. 그때 소년의 뒤에서 검은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손을 들어 소년의 머리를 툭. 쳤다. "바보, 니가 감동해서 뭘, 어쩌자는 거야?" 그림자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그가 밝은 불빛에 몸을 내 놓자 노대신. 켈프 힌 아함트의 얼굴이 과격하게 일그러졌다. 그는 잠시 숨을 내쉬지 못하는 듯이 헉헉.. 거리다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폐, 폐...하?" "여어. 할아범. 감동적인 연설이었어." "폐하!?" "어디로 도망 안 갈테니까 그렇게 무서운 얼굴로 부르지 말아요." "정말 폐하십니까!?" 왕의 부탁을 그대로 묵살하고 노대신이 소리쳤다. 병사들도 사냥 때 바크 의 얼굴을 익히 봤던 터라 바크를 보고는 다들 경악을 하는 얼굴들이었다. 바크는 자신을 잡아먹을 듯이 쳐다보는 모두를 보면서 머리를 한번 긁적 거렸다. 그리고는 뒤를 돌아보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어둠 속에서 낭낭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니가 얼마나 왕 노릇 괴팍하게 하는지 저 얼굴들이 너무 잘 말해주잖냐." "어이, 그게 왜 내 죄냐?" 바크가 투정을 부리듯 말했다. 그때, 바크의 뒤쪽에서 여러 명의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중에 몇은 병사들이 익히 알고있는 얼굴이었다. "렐 님이시다!" "키슈 대장!!" 일반 병사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던 렐과, 일반 병사들 사이에서 일명 대 장으로 통하는 키슈의 모습에 병사들이 소리쳤다. 그 외에 노대신은 대륙 의 뒷 경재를 손아귀에 쥐고 주무르는 아이리어의 장을 알아 볼 수 있었 다. 떨떠름한 얼굴로 일행을 돌아본 대신이 바크에게 물었다. "이.. 이게 무슨 일입니까?" "무슨 일이라뇨. 성으로 돌아왔지 않습니까. 왕이 자기 성으로 돌아왔는데무슨 잘못이라도 있습니까?" "폐하아!!" 잘못하면 심장 발작으로 쓰러지겠네.. 하얗게 질려 가는 노대신의 얼굴을 보면서 바크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했다. 즉, 설명했다. "반란을 해결하려고 돌아 왔습니다." 갑자기 노대신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설마.. 영족들의 지원을?" 주인을 잃고 방황하는 영족들의 세력을 말하는 대신이었다. 방황한다고는 하지만, 영족들의 힘을 모은다면 그것은 귀족들의 세력을 누를 만큼이나 거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바크는 쌀쌀할 정도로 냉정하게 고개를 저었다. "누가 이런 상황에서 힘을 빌려주겠습니까? 더구나 영족들의 세력을 하나로 모으려면 한 두 달은 족히 걸릴텐데요." "그렇다면.. 도대체" 거기서 노대신의 말은 끊겼다. 갑자기 멀리서 달려온 병사 하나가 노대신 의 앞에 무릎을 꿇으며 외쳤다. "알려드립니다! 현재 시민들이 북쪽 성문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바크는 고개를 돌렸다. 어느새 론도 바크에게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바크 는 피식 웃으며 어깨를 한번 으쓱거렸다. "일단, 시민들부터 진정을 시켜야겠군." "폐하! 이게 도대체" 거기서 노대신의 말은 다시 한번 끊겨 버렸다. 이번엔 바크가 손을 들어 그의 말을 멈추게 만든 것이었다. 바크가 싸늘하게 노대신을 노려보며 물 었다. "내가 바보요?" "예?" "내가 바보냐고 물었소." "그거야 폐하, 당신이 증명해야 할거 아닙니까!" 뒤에 서 있던 론과 레아드는 다른 사람들에게 다 들릴 만큼이나 커다란 소 리로 웃어버렸다. 바크는 얼굴을 돌려 그 둘을 못마땅한 눈으로 보다가 헛 기침을 하며 말했다. "난 바보가 아니니까, 일단은 그냥 입 다물고 지켜보란 말입니다." "무슨 수가 있다란 말씀입니까?" "수가 없다면 미쳤다고 돌아왔겠소!?" 으음.. 이 노인은 왠지 상대하기가 피곤하다.. 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바 크는 격하게 몸을 돌렸다. 그 뒤를 키슈와 렐. 그리고 나머지 일행들이 따 랐다. - 우와아아!! - 수천, 수만이 입을 모아 외치는 고함이란 건 그 존재만으로도 무언가 이루 어 버릴 만큼이나 너무나 선명하게 사람의 가슴을 뒤집어 놓는다. 분위기 는 하늘을 찌를 듯이 팽팽하게 당겨지고, 그 사이로 철이라도 녹여 버릴 듯 한 열기는 사람들의 사고를 마비시켜 버린다. 그 마비된 정신에 누군지 모 를 못된 녀석이 슬쩍 다가와서 '파괴.'라는 단어를 적어 놓으면 아주 멋지 게 '폭동'이란 장면이 연출이 되는 것이다. "더 이상 다가오면 공격하겠다!!" 제법 다부지게 생긴 사나이가 검을 뽑아 들며 다가오는 시민들을 향해 소 리쳤다. 하지만, 대가는 날아오는 야유였다. 수백의 병사들이 시민들을 막 아보려고 해봤지만, 오히려 계속 밀리고 밀려서 결국 시민들은 반란군이 바로 앞에 진을 치고 있는 북문까지 오고 말았다. 병사들은 더 이상 물러 설 곳이 없었고, 시민들은 더 이상 밀고 갈 곳이 없었다. 만일 더 이상 시 민들이 앞으로 다가 온다면 병사들은 어쩔 수 없이 검을 뽑아야 할 상황이 었다. 팽팽하게 당겨진 상황은 마치 가느다란 실이 언제라도 끊어질지 모를 만큼 의 위태로운 긴장감으로 병사들의 가슴을 두드렸다. 병사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만약, 시민들이 흥분해서 앞으로 달려든다면 꼼짝없이 죽는 건 자신들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의 마음을 아 는지 모르는지 시민들은 점점 앞으로 다가왔다. 앞 열에 선 사람들은 설사 그럴 마음이 없는지 몰라도 뒷 열의 시민들이 무작정 앞으로 밀어대니 전 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두 무리의 거리가 급속히 좁혀졌다. 그와 함 께 긴장감은 무한대로 커져갔다. "물러서라!! 물러서!!" 병사들이 필사적으로 악을 써대며 시민들에게 외쳤다. 그들은 어쩔 수 없 이 검을 뽑아 들었다. 두 무리의 앞 열은 서로의 얼굴에 흐르는 땀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두 무리는 서로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이 젠 끊어질 때만 기다릴 듯이 긴장감은 한없이 높아져만 갔다. "...?" 갑자기 변화가 생겨났다. 북 문의 외곽 쪽을 지키던 병사들의 사이에서 움 성거림이 일었다. 그 변화는 느릿한 속도로 북 문 쪽으로 다가왔다. 시민 들도 그 변화를 느꼈는지, 다가오던 발걸음을 멈췄다. 변화가 북 문 근처 로 다가오자 시민들의 사이에도 웅성거림이 일어났다. "왕이다~!" 어디선가 울려 퍼진 그 소리를 기점으로 웅성거림이 폭발적으로 커졌다. 외 침은 사실이었다. 병사와 시민들의 사이를 가르면서 안으로 들어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시민과 병사들의 눈에 들어왔다. 그 무리의 맨 앞에는 온 통 먼지를 뒤집어 쓴 소년이 서 있었다. 시민들은 갑작스런 소년의 등장에 입을 다물고 의아한 표정을 떠 올렸다. "이곳은 위험하옵나이다. 폐하!" 북 문을 책임지고 있는 듯한 사나이가 소년의 앞으로 달려가더니 무릎을 꿇 었다. 동시에 주변에 서 있던 병사들이 우루루, 사나이에게 뒤질세라 무릎 을 꿇었다. 그때서야 시민들은 돌아가는 상황을 이해 할 수 있었다. 지금 방금 어디선가 패싸움이라도 했는지, 온통 흙먼지 투성이에 피로 옷이 더 러워진 소년. 그가 바로 그들의 국왕이었던 것이었다. 즉위식조차 간략으 로 넘기고 백성들의 앞에 단 한번도 나선 적이 없었던 터라 시민들은 그제 서야 자신들의 국왕을 처음 볼 수 있었다. "지금 수도에서 위험하지 않은 곳이 어디 있나. 일어서게." 소년은 친히 손을 뻗어 사나이를 일으켜 세워 주었다. 그리고 소년은 고개 를 돌려 병사들을. 그리고 시민들을 천천히 돌아보았다. 특히, 소년은 시 민들 한 명, 한 명의 눈을 자세하게 들여다보았다. "불만을 말해봐라." 난데없이 바크가 말했다. 시민들이나 병사들이나 맨 처음엔 당황한 눈으로 바크를 바라보기만 할뿐이었다. 바크가 다시금 수만의 인파에게 들릴만큼 커다란 목소리로 소리쳤다. "불만을 말해라! 불만이 있으니까 이렇게 모여서 폭동을 일으키려는 거지않는가!!" 갑자기 시민들의 웅성거림이 커졌다. 난데없이 불만을 말하라니 뭘 말해야 할지 떠오르지가 않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왜 여기에 모 였는지 떠올릴 만큼의 정신은 남아 있었다. "문을 열어라!!" "우리는 수도가 불타는걸 원하지 않는다!!" "성문을 열어라!!" "우와아아아!!" 시민들이 아우성을 치기 시작했다. 바크는 물끄러미 그런 시민들을 바라 보다가 손을 슬쩍 치켜올리더니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 콰드득!! - 그러자 여지건 부동의 자세로 그 임무를 흔들림 없이 해내던. 그 무엇으로 도 흠집 하나 내지 못할 만큼이나 거대하고 단단하게 보이는 북 문이 거짓 말 같이 반으로 갈라졌다. 곧 시민들은 성문 밖으로 광활하게 펼쳐진 평야 와 그 평야에서 당장이라도 수도로 진격 할 것 같은 반란군의 모습을 자신 들의 눈으로 직접 확인 할 수가 있었다. 갑자기 주위가 조용해 졌다. "불만을 말하라." 바크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워낙 주위가 조용했기 때문에 모두들 바크의 말을 들을 수가 있었다. 론이 들리지 않게 입을 가리며 큭큭. 웃었다. 그 와는 반대로 시민들은 엄청난 당혹 감을 느꼈다. 갑자기 열기가 식어버리면서 늦가을의 싸늘한 바람이 그 자리를 대신 채웠 다. "다섯 영광.. 엘리도리크 렐 님이 기사직에서 박탈 당한 것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해명하라!!" 한 사나이가 앞으로 나서며 소리쳤다. 그 주위에서 맞다! 해명하라! 하는 말들이 터져 나왔다. 바크는 팔짱을 끼고 그들을 무심히 보다가 슬쩍 고 개를 옆으로 돌렸다. "렐." "예, 폐하." 어느새 흰색의 망토를 두르고 기사의 복장을 한 렐이 바크의 앞으로다가 와 무릎을 꿇었다. 시민들의 다물어지는 입을 보면서 바크는 자신의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는 그것을 거꾸로 들더니 렐에게 내밀었다. "엘리도리크의 부단장으로 임명한다. 나라와 백성의 안정을 위해 노력 하도록 하라." "영원한 충성을." 렐이 두 손으로 바크의 검을 조심스럽게 받아 들었다. 바크는 다시금 시선 을 시민들에게 돌렸다. "또 다른 불만은?" "기.. 기사를 안은 것은 뭐라고 말할 거냐!!" 이번엔 바크의 질문을 예상하고 있었던지 곧바로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하 지만 그것은 나온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꺼져버렸다. - 차컁! - 갑자기 렐이 바크에게서 방금 받은 검을 들더니 매서운 눈으로 겁 없이 헛 소리를 한 사나이를 노려보았다. 사나이는 렐의 시선에 흠칫 놀라더니 뒤 로 물러섰다. 렐이 차갑게 내뱉었다. "나라에 해를 끼치는 질 나쁜 소문을 퍼뜨리는 것은 법을 거스르는 일이다. 하지만, 그 전에 기사로서 그런 헛소리를 하는 녀석은 명예를 두고 결투를 신청하겠다! 죽고 싶은 녀석이 있다면 다시 한번 헛소리를 지껄여 보아라!" 어느새 사나이의 모습은 시민들의 사이로 사라져 있었다. 렐은 무섭게 빛 나는 눈으로 시민들을 돌아보았다. 아무도 더 이상 기사를 안은 파렴치한 왕이니 어쩌니 하는 소리를 하지는 못했다. 바크는 가볍게 한 숨을 내쉬고 는 시민들에게 말했다. "분명, 난 그대들이 생각하기에 좋지 못한 왕일 것이다. 내가 생각을 해봐도 좋은 일 보다는 그렇지 못한 일들을 더 많이 한 것 같아. 하지만, 감히 그대들에게 말하겠는데. 조금만 더 날 지켜 봐줬으면 한다. 아직 난 그대들을. 이 하와크의 백성들을 위해 아무런 일도 한 적이 없거든. 만일그 일들도 그대들에게 불만 투성이라면 그 땐 그대들의 바램대로 아무런미련 없이 이 자리에서 물러나 주겠어." 바크는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시민들을 돌아보았다. "어차피 우린 한 집에 살고 있는 식구들이 아닌가. 지금 내가 조금 못나보여도 그대들의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기 바래." "도대체가.. 그런 말이 무슨 필요가 있단 말입니까! 저 밖엔 저렇게나 많은 반란군들이 모여 있는데 무슨 놈의 아량이고 무슨 놈의 한 집 식구란말입니까!" 한 청년이 앞으로 나서며 소리쳤다. 바크는 그 청년을 바라보았다. 언뜻 바크가 미소를 지었다. "그건 불만인가?" "..뭐라고요?" "그대가 지금 한 말. 그건 불만인가?" 청년은 국왕이 장난을 치는 거라고 생각을 했는지 왕창, 인상을 구겼다. "그렇소!! 불만이오!!" "알았네." 시민들은 설마.. 하는 마음으로 자신들의 국왕을 쳐다보았다. 순간 국왕 은 몸을 뒤로 돌리더니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북 문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 했다. "폐하!! 무슨.. 이게 도대체 무슨 짓입니까!!" 오히려 소년 보다 훨씬 위엄 있고 왕처럼 보이는 외무대신, 켈프힌이 바크 의 앞으로 달려오더니 그의 앞을 막아섰다. 바크는 물끄러미, 하얗게 질린 얼굴로 자신을 막아서는 외무대신을 올려다보았다. "내가 바보라고 생각됩니까?"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켈프힌이 소리쳤다. "넌 바보야!! 지금 방금 깨달았다! 이 머저리 자식아!!" 시민들은 물론, 병사들. 렐과 키슈. 론의 수하들의 얼굴에 엄청난 당혹감 과 함께 경악이 흘러 넘쳤다. 다만 그 사이로 론과 레아드만이 웃으면서 배를 잡고 뒹굴러야 하는지, 아니면 눈물을 터뜨려야 하는지 고민에 빠진 모습이었다. 바크는 잠시 뒷머릴 긁적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신선한 충고. 고마웠습니다." "또 무슨 헛소리냐! 시민들의 마음을 잡았으면, 도움을 청해야 할거 아니냔 말이닷!! 혼자서 십만의 반란군을 때려잡을 미쳐먹을 생각이라도 품고 있는 거냐!" "예.. .라고 말하면 분명 또 화내시겠죠." 아마도 뒷말이 없었더라면 켈프힌은 그 늙은 몸을 날려서 바크의 멱살을 틀어잡았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바크가 갑자기 정색을 하더니 말했다. "간단히 계산을 해보죠. 십만의 군대를 막으려면 적어도 이삼만의 병사가필요합니다. 성이란 이점을 충분히 살린다고 해도 그 정도의 수가 필요하죠. 더구나, 그게 훈련도 받지 않은 일반 시민들이라면 더더욱 많은 수가 필요합니다. 대략 사만 정도면 되겠군요. 늦가을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눈이 오려면 한달 정도의 시간이 남았습니다. 한 달간 훈련도 받지 않은 시민들로... 물론, 그들이 전적으로 저를 도와준다면 말입니다만. 그시민들로 십만의 병사를 막아낸다면, 적어도 반 이상은 죽겠죠. 이 쪽이나저 쪽이나 말입니다. 더구나 저 녀석들은 보급선도 별로 탐탁지 않으니시간이 길어지면 근처 도시들을 차례로 습격할 겁니다. 만약 눈이 내릴겨울까지 녀석들의 공격을 막아낸다고 쳐도.. 대략 십만에서 그 두 배 정도의 사상자가 생길 겁니다. 그 후유증으로 발생하는 사상자는 그 몇 배를넘겠죠." "그래서 혼자 나가서 어쩌겠다는 거야!" "수십.. 심하면 백만에 가까운 사상자를 만드느니 차라리 하와크가 망하고새로운 나라가 들어서는게 더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모두는 켈프힌의 눈에서 불꽃이 튕길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노대신은 바 크의 말에 멀뚱히 눈을 껌뻑이더니 입술을 깨물었다. "그럴.. 생각...입니까?" 갑자기 노인의 모습이 수년이나 더 늙어 보였다. 바크는 그런 노대신에게 무정할 정도로 쉽게 고개를 끄덕였다. "천년이면 충분히 길었습니다. 그만 새 나라를 만드는 것도 괜찮은 일이겠죠. 하와크의 썩은 뿌리는 이젠 도저히 손을 델 수 없을 만큼이나 썩어버렸으니까요. 새로운 가치관, 새로운 힘으로 나라를 만들어봅시다." "예? 만들어..봅시다라구요?" 대신이 멀뚱멀뚱 바크를 쳐다보았다. 바크가 픽 웃었다. "설마, 저런 썩어빠질 귀족 녀석들에게 나라를 넘겨줄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시겠죠? 어느 쪽이 하와크의 썩은 뿌리라고 생각하고 있는 겁니까?" "당연히.. 저 버르장머리없는 녀석들이지요! 하지만, 어떻게?" 결국 모든 물음은 원점으로 돌아온다. 저 반란군을 도대체 어떻게 처리할 것이란 말인가. 그 질문에 바크는 가볍게 손가락 하나를 치켜들면서 웃었 다. "새로운 나라를 위한 작은 전설 하나 정도 만드는 것도 괜찮은 일이겠죠?" "예?" 바크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켈프힌의 옆을 당당하게 지나서 북 문을 향 해 걷기 시작했다. 누구도 바크의 앞을 가로막지 않았다. 대신, 가벼운 발걸음으로 바크의 뒤를 따르는 두 명의 소년이 있을 뿐이었다. 일행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북 문을 나왔다. 그들의 뒤로 수만의 시선 이 그들을 바라보았고, 앞으로는 십만의 인간이 그들을 기다렸다. 일행은 광활하게 펼쳐진 대지에 발을 내 딛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6214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69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7/31 18:08읽음:1331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69) == 제 9장 < 결말. > == --------------------------------------------------------------------- "꽤 멀리 왔어." 레아드는 뒤를 돌아보며 중얼거렸다. 어느새 북 문이 작은 노리개로 보일 만큼이나 일행은 수도에서 멀어져 있었다. 수도의 시민들은 당황스럽게도 자신들의 불만을 해소시켜 주기 위해서 정말 북 문으로 나가버린 국왕의 일이 궁금한지 모두들 북 문 밖으로 나와 있었다. "이제 눈치챈 모양인데." 앞장서서 가던 바크가 발걸음을 멈췄다. 전방으로 보이는. 그야말로 끝 없는 횃불의 바다가 천천히 일렁이기 시작했다. 아마도 성문이 열린 것 을 보고는 이 쪽이 항복을 한 것이라고 생각 한 모양이었다. 어차피 기다 려도 녀석들이 올 것이기 때문에 일행은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우와..." 레아드는 그 좋은 눈을 더욱 가늘게 뜨면서 일렁이는 횃불의 장대한 연출 을 보았다. 시야를 가득 메운 수천, 수만의 횃불들이 점차 움직이기 시작 하면서 빛의 바다를 만드는 건 레아드로서는 평생에 한 번이나 볼까한 장면 이었다. "론." "알았어." 론이 품안에 손을 넣더니 시약 병 하나를 꺼냈다. 공격용이 아니기 때문 에 쓰지 않고 남겨두었던 것이었다. 론은 바람이 부는 반대 방향으로 시약 병을 던졌다. 유리가 깨어지는 소리와 함께 자욱한 연기가 하늘을 향해 피 어 올랐다. 연막탄이었다. 어두컴컴한 밤중에 평야에서 하늘을 향해 치솟는 하얀 연기는 너무나도 눈에 띄었다. 잠시, 일렁이던 횃불들이 멈췄다. 모두들 연기를 발견한 모 양이었다. 레아드는 한 손을 이마에 올리고는 상체를 약간 앞으로 내밀어 시력을 돋구었다. "아, 출발했다." "몇 명이야?" "다섯.. 아니, 여섯." "음~ 쓸모 없는 싸움을 하게 될 지도 모르겠군." 어울리지도 않게 론이 중얼거렸다. 연기가 왜 생겨나는지 정찰을 하러 오 는 병사들을 레아드가 그 유래 없이 좋은 시력으로 발견하고는 둘에게 전해 준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바크가 원하는 일이기도 했다. 잠시 기다리자 둘에게도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는 병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곧, 그것은 압 도적인 크기로 변해갔다. "무슨 일이냐!!" 그들도 일행을 발견했는지 말을 몰아 일행의 앞까지 다가오면서 소리쳤다. 병사들은 천천히 일행의 뒤로 돌아가더니 원형의 포위망을 만들었다. 론이 싸늘한 눈빛으로 병사들을 노려보았다. "기본도 안 되먹은 것들이군. 사람에게 말을 하려면 먼저 말에서 내려라." "이 연기는 너희가 만들어낸 건가?" 병사들 중 계급이 가장 높다고 생각되는 사나이가 론에게 물었다. 론은 쌀 쌀한 태도로 사나이에게 대꾸를 하려고 했다. 그때, 바크가 론의 말을 가 로챘다. "너희들의 주인을 만나보기 위해서 잠시 잠을 깨웠다." "무슨 용건인가?" 이번엔 바크가 쌀쌀 맞은 시선으로 병사를 노려보았다. "그런 것까지 너에게 말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어차피 수도로 진격할참이 아니던가. 지나는 길에 잠시 만나보자고 전해라." 병사는 잔뜩 눈살을 찌푸렸다. 수도로 진격해서 새 나라를 건설하는 이 중 대한 때에 이 버르장머리없는 소년은 마치 '집에 돌아오는 길에 좀 볼 일 이 있으니 만나보자.'라는 식으로 말을 하는 것이었다. 더구나 바크의 형 편 없는 옷차림은 병사의 편견을 더더욱 부채질했다. 하지만, 건장한 병 사 여섯이 말을 타고 포위한 상황에서 저렇게나 담담하게 용건을 말을 할 정도라면 분명 뭔가 있긴 있는 것이었다. 병사는 불만족스러운 얼굴로 바 크에게 말했다. "당신의 이름은?" "니아 바크." 병사는 그 이름을 잠시 곰씹어 보았다.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는 느낌에 그는 두어 번 그 이름을 머리 속에서 굴려보았다. 순간, 그 이름이 그의 기 억 한편을 차지하는 이름과 찰칵. 맞아떨어지면서 병사의 얼굴이 경악에 휩싸였다. "서, 설마.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 "폐하라던가 이 머저리 자식! 으로도 불리기도 하지. 어쨌든, 바쁘지 않다면 네 주인에게 내가 좀 보자고 전해." "그..그..그.." 사나이는 잠시 혼란에 빠져 든 듯, 바크를 향해 뭐라 말을 하려고 했다. 정 말로 이 소년이 그 니아 바크. 국왕이라면 자신은 천운을 손에 얹은 것이 나 마찬가지였다. 사나이의 입은 멍청할 정도로 느렸지만, 그의 머리는 입 보다는 좀 더 상황 파악에 능했다. "너.. 너희들은 여기서 지키고 있어라. 난 폐하를 모셔오마." "예?" "닥치고 도망 못 가게 지키란 말이다!" "아, 옛!" 부하들의 전혀 믿음직스럽지 못한 대답을 들으며 그는 서둘러 말을 몰아 본 진으로 돌아갔다. 론이 그의 등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피식 웃었다. "벌써 폐하인가. 어느새 이 나라에 왕이 두 명이나 생겼군." "두 명? 하나가 모자른데?" 바크의 되물음에 론이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이내 손 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나 말하는 거야?" "하와크 천년 폐단의 가장 큰 공로자잖아. 너희 가문." "아.. 악랄하네." "하지만, 사실이잖냐." 바크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다섯의 중무장을 한 병사들이 말을 타고 노 려보는 상황에서 나오는 대화라고는 믿지 못할 만큼이나 둘의 대화는 가벼 운 면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일행을 탓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방금 전에 드래곤을 잡고, 대륙 최강의 사나이와 싸워 이기고 살아 돌아온. 전 력으로 따지자면 같은 숫자로는 대륙 최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 이었다. 레아드도 병사들의 살기 따위엔 관심이 없는지 뒷짐을 진 채로 여유롭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멀리 보이는 본 진에서 갑자기 변화가 일었다. 본 진의 한 귀퉁이가 급속하게 움직임을 보인 것이었다. 곧 그 움직임은 진 전체로 퍼져 나갔다. 십만의 군대가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 었다. 그리고 목표는 바로 일행들이었다. 십만의 군대가 자신을 향해 달려 온다. 그것은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졸아 버릴 만큼이나 엄청난 박력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다섯 병사들은 그런 박력에 놀라서 하얗게 질린 일행들의 얼굴을 볼 수는 없었다. 바크가 길게 기지개를 켜면서 중얼 거렸다. "몇 명만 데리고 오면 될 것을. 꽤나 거창하게 노시네." "폐하라잖냐. 폼 좀 잡아야 체면이 살지." "그런가?" "너도 저런 건 좀 배워둬." "참고하지." 실없는 농담이 주고가는 사이, 십만의 군대는 어느새 일행의 바로 앞까지 다가오고 있었다. 지축을 뒤흔드는 말발굽 소리가 온통 고막을 흔들어 댔 다. 그리고 그 엄청난 소음이 멈췄을 때. 일행의 앞으로 한 무리의 사람들 이 모습을 드러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도대체 얼마나 할지 상상 도 못할 만큼의 값비싼 보석들로 치장을 한 백마와. 그 위에 올라타고 있 는 중년의 사나이였다. 바크가 길게 미소를 지었다. "실칸 드랄즈. 귀족 연합의 부장인 그대가 반란군의 총수인가?"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 정말 그대였군." 사나이는 여유 있다 미소를 지으며 바크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옆에는 피 부가 조금도 보이지 않을 만큼이나 완벽하게 몸을 가리고 있는 갑옷으로 중무장을 하고 있는 거인들이 수십 명이나 그를 에워싸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뒤로는 십만이라는. 레아드로서는 난생 처음 보는 수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자신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실칸 드랄즈, 바크의 부친. 로아를 대신해서 귀족 연합을 이끌어가던 사나이를 보면서 바크는 신랄한 미소를 지었다. "2시간이라.. 제법 상황 판단에 능하군." "뭐?" "2시간 전에 깨어나 보니 왕위라는 잘 차려진 밥상이 앞에 놓여있고, 십만의 대군이 네 명령 하나를 기다리고 있었겠지. 왜 그런지는 모를 테지만말이다." 바크의 빈정거림은 확실한 효과를 발휘했다. 실칸은 바크의 말에 확실하게 동요를 해 주었다. "그, 그건.. 크윽! 닥쳐랏!" "더구나, 네가 수도로 진격해 오면서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는 도시를 여섯개나 불태웠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겠지." 실칸의 얼굴이 망치에 한 방 맞은 듯하게 변했다. 그러나 그는 그 와중에 도 바크에게 '그게 사실인가?'라는 말을 꺼내지 않을 정도의 머리는 있었 다. 대신 실칸은 자신의 수하들이 바크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것으로 바크의 말이 사실이란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바크는 나지막하게 실칸의 이름을 불렀다. "실칸 드랄즈. 지금, 이대로 네 영지로 돌아가라. 본보기를 위해서 네 영지의 대부분을 몰수하긴 하겠지만, 목숨은 살려주마. 따지고 보면 너 역시 피해자라고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지 않겠다면?" 바크는 싸늘하게 실칸을 노려보았다. "너를 시작으로 이 나라의 모든 귀족들을 없애버릴 것이다." 실칸은 마른침을 목으로 넘겼다. 십만의 군대라는 강대한 힘을 손아귀에 쥐고 있었지만, 오히려 단 두 명의 시동을 데리고 온 바크에게 압도당하는 기분이었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일들을 바크가 알고 있다 는 것이 실칸의 마음을 가장 심란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이 모든 상황이 함정이 아닐까.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때, 실칸의 옆에 서 있는 부관이 소리쳤다. "헛소리하지 마라! 어디서 감히 그 간사한 혀를 놀리는 거냐! 네 얄팍한목숨을 부지하고 싶다면, 당장 실칸 님께 무릎을 꿇어라!" 부관의 호통 소리에 실칸은 정신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그렇다. 지금 이 상황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은 바로 자신이었다. 자신이 들은 바로는 지금 수도를 지키는 병사의 수는 고작해야 3~4천여명. 그리고 자신을 따르 는 병사의 수는 무려 십만. 몇 달간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 는다 고는 해도 결코 이 상황이 바뀌지는 않는다. 실칸은 고개를 들어 바크를 쳐다보았다. 당당한 눈빛을 담고 있는 실칸의 시선에 바크는 살짝 미간을 좁혔다.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군." "난. 왕이 될 것이다." 바크는 가볍게 한 숨을 내 쉬었다. "쓸데없는 살육은 원하지 않아. 부디 돌아가라." "그건, 왕으로서의 명이냐?" "아니, 엘더의 마지막 전인으로서의 부탁이다." 갑자기 실칸이 웃음을 터뜨렸다. "크하! 엘더의 마지막 전인이라고? 사창가를 뒤져도 엘더의 피를 이은 아이들이 얼마든지 나올텐데?" "하지만, 성검의 주인은 단 한 명뿐이지." 실칸의 눈매가 과격하게 일그러졌다. "성..검의 주인이라고? 누가? 설마 널 말하는 거냐?" "정확히 말하자면 대리인이겠지." 실칸을 포함한 근처의 모든 병사들이 바크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아쉽게 도 바크의 몸에는 검 같은 게 없어서 그들은 성검이란 것을 볼 수가 없었 다. 그때, 갑자기 옆에 있던 론이 손가락을 튕기면서 탄성을 내 질렀다. "그렇군! 성검이었어! 그렇다면 그 무식한 마력도 설명이 되는군." "에?" "레아드~ 네 검 말야! 그거!" 의아한 얼굴을 하는 레아드에게 론이 갑자기 손을 들더니 레아드가 품 안 에 안고 있는 검을 가리켰다. 동시에 근처의 수 천, 수만의 눈길이 레아 드에게 향했다. 레아드는 그런 수많은 시선에 완전히 익어버릴 정도로 얼 굴을 붉히다가 자신이 들고 있는 검을 쳐다보았다. "이..이게?" "하와크의 성검. 엘더가 마물을 잠재울 때 사용했던 검. 요루타잖아!" "흐엑?" 깜짝 놀란 레아드가 검을 두 손으로 잡더니 앞으로 주욱 내밀어 자신과 최 대한 멀리 떨어뜨리게 했다. 만일, 모두가 쳐다보고 있지만 않았더라면 놀 라서 어디론가 던져버릴 지도 몰랐다. 실칸은 바크의 시동들이 하는 어처 구니 없는 짓거리를 보다가 눈살을 찌푸렸다. "저게 하와크의 잊혀진 성검. 요루타라는 것인가?" "그래." "요루타라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믿는게 좋아. 불신의 대가는 십만의 목숨이니까." "크하! 돌았군!" 실칸이 광소를 터뜨리더니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아 들었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나 보구나. 그렇게까지 구차하게 살고 싶단 말이지?" "믿는게 좋다고 말했을 텐데." "헛소리는 그만 집어 쳐라! 지금 당장 네 놈을 짓밟고 수도로 가서 왕이될 것이다!" 실칸이 뽑아든 검을 위로 치켜세우더니 자신의 병사들을 향하여 외쳤다. "오래 기다리었다! 나의 용맹스러운 병사들이여! 지금부터 우린 수도를함락시킬 것이다!" 우와아아!! 실칸의 외침은 수만 배의 환호성으로 돌아왔다. 실칸이 위로 치 켜든 검을 호선을 그리며 내리더니 수도를. 그리고 그 앞을 가로막고 있 는 일행을 가리켰다. "먼저, 저 건방진 꼬마 녀석의 목을 치는 것으로 이 영광스런 성전을 개시할 것이다! 전 국왕, 니아 바크의 목을 가져오는 자에게 무수한 영광을내리노라!!" 그야말로 땅이 울리고 하늘이 떠나갈 듯한 환호성이 일행의 귀를 아프게 만들었다. 실칸은 양손을 벌리더니 크게 숨을 들이 마셨다. 그리고 그의 폐가 더 이상의 공기를 받아들이지 못할 만큼이나 팽창한 순간. 앞을 향 하여 소리쳤다. "가라아앗!!" 인간의 폭풍이 터지듯이 일행을 향해 밀려왔다. "후아아. 엄청나군." 하늘을 가리는 자욱한 먼지를 일으키며 자신들에게 달려오는 인마들을 보 면서 론은 혀를 내 둘었다. 녀석들은 이대로 자신들을 말로 밟아 버리면서 수도로 진격을 할 모양이었다. "흐음, 결국은 이렇게 되버리는구만." 바크는 가볍게 한 숨을 토해내고는 픽 웃었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돌려 레아드를 보았다. 레아드는 바크를 쳐다보다가 바크와 시선이 마주치자 의아한 얼굴을 해 보였다. "저기 말야. 저.." "응?" "이거. 정말.. 그거야?" "성검이냐고? 응. 성검이야." 아니라는 대답을 원했었는지 레아드는 약간 울상을 했다. 왜 내 검이 갑자 기 성검이 되 버린 거지? 어쩐지 막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무 언가 기억 속에서 떠오르는게 있는지 검 날을 만지며 말했다. "하지만, 성검은 분명 흰색이야. 책에 그렇게 써 있었다구." 지축을 뒤흔드는 말발굽 소리와 병사들의 고함 소리가 바로 앞까지 다가왔 음에도 불구하고 일행 중에서 거기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룻밤 사이 워낙 무지막지한 일들을 다 당해보니 이젠 놀랄만한 신경도 없는 모양이었다. "음. 분명 전설대로라면 성검은 흰색이지." "그렇지?" "하지만, 말야. 성검이 붉은 색이라면 거기에 맞는 전설도 존재해." "무슨...소리야?" "성검의 봉인." 옆에 있던 론이 끼여들며 말했다. "워낙 위력이 강하기에 성검을 봉인시킨 거야. 천년 전. 마력이 흘러 넘치던 시대에 워낙 위력이 강하다..랄 정도의 말을 듣는 성검이었으니 도대체 얼마나 커다란 힘을 가졌었는지는 엘더 본인 밖에 모를 정도겠지. 그런게 멀쩡히 세상에 나돌아다니면 세상의 모든 마력과 마법을 봉인시킨의미가 없지 않겠어? 당연히 검도 봉인을 시킨 거야." "자신의 피로 말이지." 이번엔 바크가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끼어 들었다. 레아드는 멀뚱히 바크를 쳐다보다가 굳어진 얼굴로 시선을 내려 자신이 들고 있던 검을 쳐 다 보았다. 마치, 지금 당장 사람 한 명을 쳐 죽인 것처럼 새빨갛게 빛나는 검.. 레아드의 얼굴이 갑자기 새하얗게 변했다. "와아악!" 레아드는 기겁을 하며 검을 위로 아무렇게나 던져 버렸다. 그리고는 그 반 동으로 땅에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그런 레아드와 일행을 향해 바로 앞까지 당도한 기마병들이 고함을 지르며 검을 뽑아 들었다. "죽어라아앗!!" 가장 앞 열에 위치한 병사가 검을 위로 치켜들면서 소리쳤다. 그 순간, 레아드가 위로 던져서 팽그르르. 회전을 하던 검은 점차 하향곡선을 그리 더니 올라갈 때보다 배는 빠른 속도로 바크를 향해 떨어졌다. 바크는 자신 을 향해 달려오는 기마병들을 보더니 위에서 떨어지는 레아드의 검. 성검 을 낚아챘다. - 히이이잉!! - "우아아악!" 여러 가지 소리가 들리고, 여러 가지 상황이 발생했다. 가장 앞 열에서 달려 오던 말이 갑자기 기겁을 하더니 펄쩍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그러더니 그 대로 땅으로 곤두박질을 쳐버린 것이었다. 그 위에 타고 있던 기수의 몸은 허공을 날아 머나먼 곳으로 날아가 버렸다. 그리고 그 뒤로 달려오던 말들 역시 필사적으로 바크에게서 멀어지려는 무모한 행동을 벌였다. 옆으로 달 려가는 말이 뒤에서 달려오는 말과 충돌하면서 쓰러지고, 거기에 걸려 넘 어지는 말들. 그걸 뛰어 넘으려다가 앞에 있던 말과 충돌하고.. 사태는 그 야말로 아비규환. 지옥을 방불케하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가장 먼저 수도 로 진격을 했어야 할 기마병은 바크의 손에 성검이 들어오면서 끝장이 나 버렸다. 대부분의 말들이 날뛰고 부딪히는 바람에 말 위에 있던 기마들은 거의가 낙마를 했다. 그리고 그들의 위로 사정없는 말들의 발이 날아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6215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70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7/31 18:09읽음:1710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70) == 제 9장 < 결말. > == --------------------------------------------------------------------- 말들이 우루루 옆이나 뒤로 도망을 가버린 후, 일행의 앞으로는 참으로 참 혹한 광경이 펼쳐졌다. 낙마를 한데다가 말들에게 채여서 뼈가 부러지고 내장이 터져버린 수천 명의 병사들이 비명과 신음소리를 지르며 아우성을 치는 광경은 일생을 사는 동안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만큼이나 처절한 것 이었다. "크으윽!!" 놀라운 기마술로 간신히 낙마를 면했던 실칸은 아직도 흥분해서 날뛰는 말 을 간신히 진정시키면서 바크를 노려보았다. 바크는 그런 실칸을 보면서 차갑게 웃었다. "성검이라니까." "닥쳐엇! 궁병 앞으로!!" 병사들의 뒤쪽에서 레아드의 키만한 활을 든 수천의 궁병들이 우루루 쏟아 져 나왔다. 그들은 보병들의 앞에 나란히 서더니 활에 화살을 매기고는 일 행에게 겨누었다. 실칸이 검을 치켜들더니 아래로 내리그었다. "쏴랏!!" 수천 개의 파공성이 날카롭게 대지를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밤하늘엔 달 빛을 받아 차갑게 빛나는 수천 개의 화살이 언뜻 비춰졌다. 그리고 그것들 은 정확히 일행을 향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죽음의 빛을 담고 떨어져왔 다. 론은 궁병들이 화살을 쏘는 모습들을 보다가 뭔가 불안한지 바크를 돌 아 보았다. "그 검에 화살을 막는 기능...도 있냐?" "마력은 막던데?" "화살은?" "...글쎄." - 퍽! - 순간, 주저 앉아있던 레아드의 다리 사이에 한 개의 화살이 땅 깊숙이 꽃혔 다. 레아드는 처음엔 무슨 일인지 몰랐는지 멀뚱히 화살을 바라보다가 이 내 깨달았다. "히아악!?" "이런." 레아드가 기겁을 하며 뒤로 물러서는 순간. 론은 품안에서 단검을 꺼내더 니 가볍게 손가락에 살짝 상처를 내었다. 그리고는 허공에 커다란 원을 그 렸다. 일행의 앞으로 거대한 붉은 원이 생겨났다. - 타타타타탕! - 거의 동시에 일행을 향해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화살들이 론이 그은 원에 막히면서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며 사방으로 튕겨나갔다. 하마터면 고슴도 치가 될 뻔한 론은 못마땅한 얼굴로 바크를 쳐다보았다. 바크는 그 시선을 받아서 들고 있는 검에게 건네주었다. "성검 주제에 기능이 별로네." "어련하시겠냐." 흠. 바크는 헛기침을 하고는 성검을 치켜들었다. "어쨌거나, 슬슬 시작할 테니까 보조해 줘." "빨리 하기나 해." 론은 레아드에게 다가가서 손을 뻗으며 바크에게 대꾸했다. 레아드는 론의 손을 잡고는 가벼운 동작으로 일어섰다. 여전히 화살은 여러 각도에서 일 행을 향해 날아왔지만, 론이 만들어낸 원이 워낙 커서 단 한 개도 원을 통 과하고 일행에게 날아오진 못했다. 바크는 천천히 원 앞으로 다가섰다. "실칸 드랄즈!!" 그리고 소리쳤다. "그리고 그를 따르는 무지한 녀석들~!! 마지막으로 경고하겠다!" 날아오던 화살들이 점차 그치더니 이내, 하늘을 가르는 소리는 더 이상 들 려오지 않았다. 마지막 화살이 바로 앞에서 원에 맞고 튕겨나가는걸 기다 리던 바크는 다시 소리쳤다. "성검의 힘은 똑똑히 보았을 것이다! 지금부터 성검을 사용하겠다! 살고싶은 녀석들은 지금 당장 검을 버리고 뒤로 돌아 고향으로 돌아가라!! 이것이 내 마지막 경고다!" "헛소리 마랏!! 보병!! 앞으로 돌.." 실칸의 외침은 거기서 멈췄다. 아니, 묻혔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주 변에 있던 병사들의 입에서 터져나오는 감탄과 비명에 실칸의 뒷말들은 들리지 않았다. "비..빛이다." "성검이다!!" "오오! 엘더시여!!" 가지각색의 말들이 터져 나왔다. 붉은 색을 가진 빛은 조용히 하늘로 뻗어 올라갔다. 검에서부터 나온 그 빛은 바크를 감싸며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하늘로 뻗어갔다. 바크는 그 빛만큼이나 느릿한 시선으로 병사들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마지막, 경고다." 레아드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바크의 몸에서부터 하 늘로 치솟는 빛은 이젠, 구름이 있는 곳까지 다다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것은 거기서부터 천천히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하늘이 점차 붉은 색으로 물 들었다. 새벽을 넘어 아침으로 이르는 시간이었지만, 오히려 세상은 짙은 노을로 물들은 듯이 붉게 변했다. 잠시 후,빛은 시선이 닿는 모든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하늘은, 세상은 바크의 몸 동작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일렁였다. 대열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어디서부터 시작됐을지 모를 그 작은 변화는 곧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대열 전체로 퍼져 나갔다. 한 명이. 두 명이. 열 명이.. 백 명으로 증가하면서 대열의 뒷부분에 있던 병사들은 바크의 경고대로 검을 내 버린 채 비명을 지르며 뒤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인간은 하늘을 마주보며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하늘에게 버림을 받는다는 것 은 그들에게 말 할 수 없는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다. 바크가 보여준 성검의 힘은 모두에게 공포로 다가왔다. 그 공포는 이성을 마비시키는 흥분으로 변해갔고, 흥분은 곧 행동으로 돌아왔다. "멈춰랏!! 무슨 바보 같은 짓이냐! 멈춰!!" 이삼 만의 병사가 검을 내버린 채 도망을 쳤을 때 즈음, 정신을 차린 실칸이 검을 들며 소리쳤다. "수도가 바로 앞이다!! 문이 열려있는 것이 안 보인단 말이냐!! 내게 맡긴너희들의 미래가 바로 저 앞에 있단 말이다! 손만 뻗으며 닿을 수 있는게보이지 않는가!" 그 말은 상당한 설득력을 담고 병사들에게 울려 퍼졌다. 뒤로 도망을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잠시 방황을 하던 병사들에겐 특히나 더더욱 매력적으 로 들려왔다. 그들은 시선을 돌려 수도를 보았다. 그곳엔 열려있는 문과, 그들을 기다리고 있기라도 한 듯이 성 문 앞에 나와있는 수만의 시민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들은 시선을 아래로 돌렸다. 그곳엔 세 명의 소년이 서 있었다. "적은 겨우 세 명이다!! 설사, 저것이 성검이라 할 지라도 우리의 미래를막아 설 수는 없다! 진정한 왕은 나다! 엘더의 시대는 오래 전에 끝이 났단 말이다!!" 아직도 반란군의 수는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들은 주위를 돌아보았다. 공 포에서 변한 흥분은 엄청난 열기로 변하면서 병사들을 휘 감았다. 그것은 하늘을 가득 채우는 붉은 빛 조차 무색하리 만큼이나 강렬하게 병사들을 전율 시켰다. 갑자기, 그들은 하늘을 가리는 빛이 별게 아니라는 생각을 품었다. 지금, 그들은 설사 죽음이란 창이 자신들의 가슴을 꿰뚫는다고 해 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흥분 상태였다. 그것이 절정으로 치닫는 순간,실칸은 말고삐를 당겨 말의 앞다리를 들어올리더니 검을 위로 치켜들며 소리쳤다. "나의 병사들아! 우리들의 미래는 바로 앞에 있다!" 일행의 앞으로 무시무시한 인간의 해일이 생겨나며 일행을 향해 맹렬하게 돌진해 왔다. "가라앗!!" 조금 줄어들었다고 해도, 십만이란 수가 뿜어내는 박력이란 것은 말로는 도저히 설명 할 수 없을 만큼이나 전율스러운 것이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흥분의 열기를 느끼면서 레아드는 마른침을 넘겼다. 그리고 바크를 쳐다보았다. "결국, 마지막까지 가게 만드는군." "인간의 욕심이란 한도 끝도 없는 거니까. 자, 준비 됐어." 론은 바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런 론을 보며 바크는 마지막 으로 확인차 물었다. "괜찮은 거지?" "물론이지, 나만 믿어." "믿기는 하겠다만.. 잘못되면 이 지역 전체가 날아가버리는거 아냐?" "아마 하와크가 날아가 버릴걸?" 멀뚱히 둘을 쳐다보던 레아드는 둘의 대화에 당황하며 둘의 사이로 끼어 들어갔다. "뭐, 뭘 할 생각이야! 너희 둘!" 바크와 론이 동시에 손가락 하나씩을 들어 보이며 레아드에게 씨익. 웃어 보였다. 이젠 어이조차 없는 레아드는 둘에게 뭐라 더 말을 하려고 했지만, 바크가 손을 들어 레아드의 입을 막아버렸다. "집중해야 하니까 잠시 비켜 줘." "하지만!" 입을 열었지만, 레아드는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언뜻 눈에 들어온 반란군들이 어느새 바로 앞까지 육박해 왔기 때문이었다. 바크와 론이 뭘 꾸미고 있던지 이제 조금이라도 늦는다면 그걸 하기도 전에 반란군들에게 휩쓸려 버릴 정도였다. 바크는 시선을 정면으로 두고 반란군의 맨 앞에 선 실칸을 노려보았다. 론은 바크를 보았고, 바크는 시선을 그대로 둔 채 고개를 끄덕였다. 론의 입에서 생소한 언어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딱히 언어라고 하기 엔 뭔가 느낌이 달랐다. 확연하게 이해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흥얼거림 에 가까운 느낌. 레아드는 그게 마력을 마법으로 변환시키는 주문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갑자기 변화가 일었다. 여지건 단순히 구름 마냥 하늘을 채우던 빛들이 론 의 한 마디. 한 마디 입에서 흘러나오는 주문에 따라 점차 움직이기 시작 했다. 마치, 여름철 장마 때 낮게 흐르는 먹구름이 확연하게 보일 정도로 빠르게 흐르는 것과 같이 빛은 흘렀다. 보통 사람에겐 보이지 않는 마력의 흐름이 레아드에겐 너무나 확실하게 보였다. 흐름의 중심은 바크와 론. 그리고 그 방향은 달려오는 반란군을 향했다. "실칸 드랄즈!!" 갑자기 바크는 소리쳤다. "불신의 대가는 십만의 목숨이라 말했었다!" "그 건방진 입! 지금 다물게 만들어주마~!!" 실칸이 한층 말의 속도를 높였다. 둘의 거리는 서로의 눈을 확인 할 수 있 을 정도로 급속히 가까워졌다. 하지만, 바크는 개의치 않고 계속 소리쳤다. "나라에 반역하고, 죄 없는 백성들을 죽인 죄! 설사, 그것이 네 의지가 아니었다 해도 지금 네가 하는 행동은 그것들을 인정하는 것이다!" "크아아아!!" 실칸이 검을 치켜들었다. 실칸의 눈동자에 바크의 목이 비춰졌다. 그 순 간 바크는 검을 앞으로 내 밀었다. 바크는 외쳤다. "고로, 죄를 묻는다!" 어느 것이 먼저고, 어느 것이 나중인지 모를 만큼이나 빠르게 흘러가는 찰 나의 순간. 성검에서 갑자기 막대한 양의 마력이 터지듯이 흘러나왔다. 동 시에 론은 실칸을 포함한 그 뒤의 병사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실칸은 바크를 향해 치켜 든 검을 내리쳤다. 끝없이 펼쳐진 광대한 밤하늘. 그리고 그것을 가득 채우고 있던 마력들은 마치, 스스로 의지를 가진 듯이 엄청난 속도로 땅을 향해 화살과도 같이 쏘아졌다. 자신들을 막는 세 명의 소년들을. 수도를. 미래를 향해 달리고 있던 병사들 은 달리던 발걸음을 멈추고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들의 시야를 가득 채우는 하늘은 수천, 수만, 수억으로 갈라지며 그들을 향해 내리 꽂히고 있었다. 가지각색으로 채색된 그들의 눈동자는 하나 같이 붉게 물들어 갔 다. 그들이 자신들의 선택이 잘못 된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한 병사의 손에 들려있던 검이 땅으로 떨어졌다. 죽음을 이겨낸 흥분이 싸 악 가라 앉으면서 그 자리에 그 어떤 색으로도 물들지 않은. 죄를 지은 인 간이 신의 앞에 섰을 때 느끼는 순수한 공포가 자리 잡았다. - 콰아아아! - 거대한 밤하늘에서 부터 셀 수도 없을 정도의 많은 붉은 빛 줄기가 폭우 가 쏟아지듯이 괘선을 그리고 병사들에게 쏟아졌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하늘을 가득 채우던 붉은 빛. 그 자체가 폭풍이 되어 병사들을 휩쓸었다. 무시무시한 빛이 난무하면서 병사들의 나약하리 만큼 가냘픈 몸들은 빛의 줄기와 폭풍에 휩쓸렸다. 광대하게 펼쳐진 평야는 병사들이 지르는 비명과 그들을 내리 누르는 빛의 소용돌이로 가득 찼다. "으아아아아아!!" 실칸은 자신이 가진 필생의 힘을 모조리 팔에 담은 채 단번에 바크의 목을 잘라버릴 듯한 기세로 검을 앞으로 밀어냈다. 하지만, 그의 검은 바크와, 그의 주위를 감싸는 빛에 막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검에서부터 뿜어지는 막대한 양의 마력은 론을 통해 의지를 품고 하늘로 치솟아 하늘을 가리는 거대한 마력들에게 의지를 부여했다. 그것들은 론의 의지대로 강렬한 빛의 폭풍이 되어 달려오는 병사들을 향해 한 점 머뭇거림 도 없이 가차없는 공세를 퍼부었다. 뒤에서부터 들려오는 부하들의 비명 소리를 들으며 실칸은 노여움을 감추 지 않았다. 바크는 조용히 자신의 목에 검을 들이대고는.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그 검을 좀 더 앞으로 내 뻗고 싶어하는 실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직이 말했다. "앞으로. 다시는 이 땅을 밟지 마라. 돌아온다면 용서치 않을 것이다." 바크는 손에 쥐고 있던 검을 놓았다. 성검은 마치, 바크가 아닌 누군가가 쥐고 있는 듯이 바크의 손을 떠났어도 그 자리에 뜬 채로 천천히 회전을 했 다. 바크는 눈을 감으며 한 손을 들더니 주먹을 쥐었다. 그리고 조용히 입 속으로 론에게 배운 주문을 외웠다. 다시 바크가 눈을 떴을 땐, 바크의 주 먹에서는 빛이 희미하게 새어나오고 있었다. 바크는 실칸을 노려보며 손을 앞으로 뻗었다. "이것이 내 마지막 경고다." 바크는 쥐고 있던 주먹을 폈다. 그 순간, 시야를 가득 채우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게 할만큼이나 밝고, 거대한 빛이 바크의 앞에서 터졌다. 론과 레아드는 팔로 눈을 가렸다. 수도의 성문에서 전설이라 할만큼이나 엄청 난 광경을 바라보던 시민들도 눈부신 빛에 눈을 감았다. 오직, 그 사이에서 바크만이 조용히 눈을 뜨고 있을 뿐이었다. 바크는 실 칸을 보았다. 실칸은 바크에게 뭐라 소리쳤다. 하지만, 그 소리는 지금 이 장소가 아닌 다른 곳으로 울려 퍼질 뿐이었다. 실칸의 몸이 빛의 입자가 되어 점점 희미해졌다. 실칸은 바크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바크는 실칸 을 보지 않았다. 바크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바크와, 성검의 사이 에서 뿜어지는 거대한 빛은 붉게 물들었던 하늘을 어느새 하얗게 채색하고 있었다. 빛은 일행을 안고, 광활하게 펼쳐진 평야를 품고, 세상으로 뻗어 나갔다. 세상은 단지, 빛으로 가득 찰 뿐이었다.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마력으로 달아오른 푸근한 바람이 바크의 머리를 휘날리며 하늘로 치솟았다. "....으..음?" 길게 늘어진 소매로 빛에서부터 눈을 가리던 외무대신 켈프힌은 주위에서 들려오는 감탄성에 천천히 정신을 차리며 소매를 치웠다. 그리고 천천히 감았던 눈을 떴다. "오오...!" 그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눈 으로 자신의 앞으로 끝없이 펼쳐진 대지를 바라보았다. 그곳엔 아무 것도 없었다. 수도를 암울하게 비추던 수천 개의 횃불도. 그 빛을 받아 날카롭게 빛나는 검과 창들도. 수천 마리의 말들도. 그것들을 존재하게 만든 십만의 반란군들도.. 그 모든 것이 사라지고. 마치, 처음부터 그런 것은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듯 이 평야는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정적을 드리운 채 조용한 밤의 이슬은 품고 있었다. 켈프힌은 눈을 부릅뜬 채 평야를 노려보았다. 잠시 후, 그는 평 야가 고이 품속에 숨겨둔. 그가 찾고자 하는 것을 발견 할 수 있었다. 달 빛을 받아 검이 내뿜는 희미한 빛이 그의 눈을 인도했다. 켈프힌은 벅차오 르는 감정에 굳어버린 머리 속에서 간신히, 수십 분 전, 그가 말한 말을 기 억해 낼 수 있었다. - 새로운 나라를 위한 작은 전설 하나, 만드는 것도 괜찮은 일이겠죠? - 켈프힌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자신을 당황케 하는 감정에 어 이 없어 하고는. 결국 울면서 웃어버리고 말았다. 레아드는 멍청한 표정으로 주위를 돌아보았다. 방금 전까지 귀를 울리던 엄청난 고함 소리와, 그 보다 조금 더 귀를 아프게 했던 비명 소리들이 거 짓말 같이 사라지고, 그 거짓말 보다 훨씬 더 고단수로 레아드에게 사기를 치는 것 같이, 병사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레아드는 처음엔 떨떠름한 얼굴을 했다. 그러다 사태를 간신히 이해했는지, 고개를 재빨리 바크에게 로 돌렸다. "야! 니아 바크!!" "응?" 레아드의 이런 행동을 예측이라도 했다는 듯이 바크는 기다렸다는 듯이 대 답했다. 옆에 있던 론은 속으로 은근히 미소를 지으며 둘에게 다가왔다. 레아드는 그런 둘을 번갈아 쳐다보더니 소리쳤다. "뭐, 뭐.. 뭐야 이건!! 뭘 어떻게 한 거야! 너희들!!" 레아드의 외침에 론과 바크는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동시에 레아 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왠지 둘의 얼굴이 숙연했다. 바크가 먼 하늘을 보며 말했다.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 론이 팔짱을 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왕이란 건 어쩔 수 없이 잔인한 결정을 내려야 할 줄도 알아야 하는 거야. 레아드가 이해를 해주기 바래." "...에?" 레아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런 레아드에게 바크가 그야말로 결정적 인 쐐기를 박아버렸다. "분명.. 모두 하늘로 갔을 거야." "서.. 설마!!" "잠시나마 행복하겠지." "그.. 그럴 리가 없어!!" "그리고 고생 좀 할걸." "아니얏!!" 레아드가 귀를 틀어막으며 빼액! 소리쳤다. 만일, 론이 아닌 제 삼자가 이 대화를 들었다면, 뭔가 핀트가 어긋나도 한참 어긋났다는 것을 눈치 챘 겠지만, 아쉽게도 레아드는 충격이 너무 컸던지 바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도 못한 모양이었다. 결국, 참지 못한 론이 배를 움켜잡으며 웃음을 터뜨려 버렸다.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담은 레아드는 갑자기 들려오는 웃 음소리에 멀뚱히 론을 쳐다보았다. 그때 옆에 있던 바크까지 고개를 돌리 며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뭔가.. 속았다? 언제 나와 마찬가지로 뭔가 상 황이 잘못 돌아간다는 것을 깨달은 레아드가 벌떡 일어서더니 바크에게 달 려가 멱살을 잡았다. "뭐가 어떻게 된거야아!!" 레아드의 외침이 쩌렁쩌렁하게 밤하늘을 갈랐지만, 그 외침은 유쾌하게 울려 퍼지는 웃음소리에 가려지고 말았다. 쉬드. 70에 가까운 나이인 이 노인은 하와크의 최남단 항구도시에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고생해서 이루어 놓은 자신의 삶을, 밤낚시라는 좋은 취 미로 돌아보는. 꽤 괜찮은 방법으로 여생을 만끽하고 있었다.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는 시기이긴 하지만, 대륙의 최남단인 탓에 아직은 밤낚시를 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보름달이 찬란하게 뜬 오늘도 노인은 간 단한 낚시 도구를 작은 배에 실은 채 느긋한 마음으로 바다를 향해 나아갔 다. 끝없이, 지평선이 보이는 바다의 위에는 덩그라니 보름달만이 노인을 반겨 주었다. 끝없이 넓고, 한없이 조용한 바다에 단 혼자 앉아 세상을 마 주하고 있자면, 인간은 무시무시한 고독감을 느낀다. 하지만, 생을 마감할 준비를 하는 이 노인에게는 그 고독감이란 정말로 즐거운 벗이었다. 노인은 작게 고향의 처녀들이 불렀던 이름 모를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낚시 도구를 꺼내 들고는 미끼를 묶어 바다로 던져 넣었다. 그리고는 가지고 온 두툼한 솜이불을 바닥에 깔고는 그 위에 느긋하게 누웠다. 사실, 물고기 가 잡히든 말든 별로 그에겐 상관이 없었다. 노인은 눈을 돌려 옅게 보랏빛이 도는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의 눈 앞으로 아련하게 그가 만들고, 이뤄온 생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참으로 그가 살아온 과거란 것은 힘들고.. "응?" 이제부터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참에, 노인은 언뜻 주위를 둘러 보았다. 잘못 들었나? 이제 슬슬 갈 때가 되가는 구만. 속으로 이런 생각 들은 품으면서 노인은 다시금 상상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아니, 하려 고 했다. "뭐.. 뭐냐?" 노인은 하마터면 배에서 떨어질 만큼이나 깜짝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잠 시 노인은 숨도 쉬지 않고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그의 귀에 들려오는 것 이라고는 배에 와 부딪히며 깨지는 파도 소리뿐이었다. "잘못 들은 모양이군.." 한참을 기다려도 아무런 소리가 안 들리자 노인은 놀란 가슴을 쓸어 넘기 며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순간, 노인은 그대로 심장이 멎어 버릴 뻔 했 다. "으아아아악!!" 절대 노인의 입에서 터져나온 비명이 아닌, 노인보다는 훨씬 젊을 거라고 생각되는 남성의 비명소리가 갑자기 들려오더니, 그 뒤에 검은 들판이라 고 생각되는 바다의 표면이 터지듯이 위로 치솟았다. 무언가 바다 속에서 올라온 것이었다. 아니면, 바다로 떨어진 것이던가.. 노인은 새파랗게 질 린 얼굴로 바다 속을 보았다. 하지만 그곳엔 아무 것도 없었다. 그래서 노 인은 하늘을 보았다. 그리고 그는 원하지 않았지만, 찾는 것을 찾을 수 있 었다. "으아아아아악!!" 노인의 입에서. 그리고 누군가의 입에서. 또 다른 누군가의 입에서 여러가 지 비명들이 터져 나왔다. 노인은 너무나 놀란 나머지 눈을 뒤집으며 그대 로 쓰러지고 말았다. 하늘에서부터 무언가가 비명을 지르더니 엄청난 속도 로 바다로 돌진. 바다의 표면을 박살을 내며 하얀 포말을 뿌리고는 그 안 으로 빠져 들어갔다. 그리고 그 뒤로 수십 차례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 아 마 노인이 기절을 하지 않았더라면, 죽은 후에 만날 그의 아내나, 친구들 에게 엄청난 자랑거리를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를 것이다. 밤하늘의 보름달을 벗삼아 하늘에 수 백, 수 천명의 사람들이 갑자기 나 타났다. 그리고는 단 한 명도 예외 없이 바다를 향해 맹렬히 돌격했다. 그 수는 줄어들기는 커녕 점점 더 많아져서 잠시 후에는 인간의 폭우라고 해 도 될 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하늘로부터 바다를 향해 떨어져 내려왔다. 그 수는 수만을 헤아렸다. 하늘로부터 펄럭이는 깃발 하나라 천천히 떨어져 내려왔다. 실칸 가문의 문장이 그려져 있는 그것은 바다에 떨어져 잠시동안 바다 위를 떠돌다가 떨어지는 병사에 깔리며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레아드가 물었다. "그러면.. 실칸은?" 바크는 픽 웃으며 대답했다. "모란의 북쪽, 끄트머리로 보내버렸어. 돌아오려면 족히 몇 달은 걸릴걸."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6577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71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8/14 22:07읽음:1436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71) == 제 9장 < 결말. > == --------------------------------------------------------------------- 웅성거림이 멎었다. 성문 앞. 광장에 모인 십수만의 사람들은 모두 숨을 죽인 채 시선을 성의 발코니에 두었다. 하와크의 독특한 현악기에서 나오는 웅장한 음색이 성에서 울려 퍼지는 가운데 그들은 눈에 힘을 주어 발코니 를 바라보았다. 발코니 뒤쪽의 공간을 가리던 고풍스러운 커튼이 흔들 리더 니 곧 두갈래로 갈라지며 옆으로 밀려났다. 그리고 그 사이로 그들이 기다 리던 이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 와아아아~!! - 단지 함성이라고 치기엔 너무나 거대한 음이 광장을 거쳐 수도를 진동시켰 다. 발코니 아래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자신의 백성을 내려다보던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 신성 하와크의 새로운 국왕은 천천히 한 손을 들어 그들 에게 답례를 했다. 다시 한번, 수도를 울리는 거대한 함성이 울려 퍼졌다. 하와크력 1045년. 이젠 겨울이라고 표현해야 할 시기. 새로운 국왕이 탄생했다. 반란 진압, 한달 후. 누가 보아도 만백성의 축복 속에서 바크는 국왕의 자리에 올랐다. 처음엔 바크에 대해 꽤나 말도 많았고, 불만도 많았지만, 이렇게 환대를 받은 이 유는 간단했다. 반란군에게 직접적으로 공격을 당한 도시들을 직접 찾아가 전력으로 도시의 재건을 돕겠다는 약속과 함께, 피해자들에게 말도 안될 정도의 막대한 보상금을 내린 것이었다. 덕분에 국고의 상당량이 비게 되 었지만, 무언가 따로 생각이 있는지 바크는 그야말로 물 쓰듯이 국고의 돈 을 백성들에게 뿌려대었다. 그렇다고 해도, 결국 바크가 이렇게 사랑을 받으며 국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성검 덕분이었다. 하와크.. 아니, 전 대륙 모든 인간의 유일 한 왕이자, 구원자로서 신에 가까운 존재로 추앙되는 엘더 모바스. 그가 사용했던 성검이 천년이란 시간을 뛰어넘어 자신들의 국왕의 손에서 빛을 뿜었다. 그것은 하와크. 특히 성지인 수도의 시민들에게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게 할 만한 일이었다. 입에서 입으로. 소문에서 소문으로 바크가 만들 어낸 작은 전설은 순식간에 하와크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소문이란 시간 이 지나면 지날수록,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커지는 법. 나중엔 엘더가 환생 을 하였다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였다. 물론, 그것은 바크의 귀에까지 들어 갔지만, 바크는 일부러 나서서 그런 소문들을 망치지 않았다. 즉위식이 끝난 직후. 수도는 물론, 하와크 전체가 축제에 돌입했다. 전례 에 따르는 일로서 즉위식으로부터 삼일간, 모든 사람은 새로운 왕의 등극 을 축하하는 것이었다. 가지각색의 음들이 수도를 채워나갔다. 작은 주점에서 들려오는 취한 사내 들의 거친 노래에서부터 길가에 앉아 엘더의 영웅담을 꺼내놓는 시인들. 거대한 저택에서 은은하게 들려오는 장중한 음악과 그 앞을 지나는 광대들 의 요란한 북 소리. 그 모두가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만들었다. 거리 곳곳을 장식한 화려한 꽃과 치장들. 하늘을 붉게, 푸르게 물들이며 아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화려하다 못해 위태롭게 느껴질 만큼이나 과격한 불꽃놀이. 세상에 태어나서 오늘만을 기다렸다! 라는 듯이 그 넘치 는 기량을 한없이 불태우는 거리의 놀이꾼들은 사람들의 시선을 마법이라도 부리는 양 빼앗았다. 수많은 눈요기와 먹거리. 놀거리들이 거리 전체에 널려있고, 그 사이로 발 디딜 틈도 없을 만큼이나 무식하게 많은 사람들이 우글우글 거리는 수도는 시간이 지날 수록 점차 그 열기를 더해갔다. "에... 음. 아.. 저기.. 흠.." 바크는 물끄러미 레아드를 보았다. 허둥대며 말을 잇지 못하던 레아드는 결국 마음을 정했는지 바크를 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좋아." 바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싱겁게 웃었다. "뭘, 그런 거 가지고 고민을 하고 그러냐?" "하지만.. 까마득하잖아." 바크가 잠시 이마를 주무르더니 레아드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튕겼다. "너. 아무리 말해도 이해 못하는 거 같은데, 난 원래부터 영족이었던 데다가 왕위 계승자였단 말이다. 그게 지금 와서 국" "아아앗!! 말하지마!" 레아드가 황급히 바크의 입을 막아버리며 소리쳤다. 바크는 뚱한 얼굴로 자신의 입을 막은 레아드의 손을 잡아 치우더니 레아드를 째려보았다. "너.. 정말." "하.. 하지만." "어이, 왜 레아드는 괴롭히고 앉았냐? 폐하씨."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나타난 론이 바크를 핀잔주었다. 바크가 손을 뻗어 레아드의 귀를 잡아 당겼다. "이 녀석, 웃기잖아. 오늘 하루 종일 도망을 다니 길래, 지금 잡아다가 말을 걸어보니까 갑자기 나보고 '바크 님'이라고 부르더라고." "헤?" "그래서 이유를 물었더니. 뭐? 국왕이신대 어떻게 이름을 막 부르냐고?" 론이 킥. 웃더니 레아드를 보았다. "저 말, 정말이야?" "으..응. 그렇지만 정말로 국.왕.이시잖아." 론이 팔짱을 끼더니 깊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다시 말해서, 국왕이란 자는 되게 높고, 엄청 잘나고, 만백성의아버지인데, 바보 같고, 멍청한 바크가 저 자리에 앉아버렸으니. 아니꼬워도 그렇게 불러줘야겠다는 말이지?" "에? 아.. 아냐!" "아아~ 시꺼!!" 바크가 레아드의 귓볼을 놓더니 양손을 들어 레아드의 양 볼을 콰악! 잡 았다. "너! 지금 당장 제대로 내 이름 부를래? 아니면, 내일 발코니에 나랑 같이나갈래?" "저.. 절대 싫어~!" 시선 공포증은 아니더라도, 평범하게 살아온 레아드에게 수십만의 시민들 이 환호성을 지르며 보내오는 시선이란 것은 차라리 고문이나 마찬가지였다 바크가 두어 번 레아드의 머리를 흔들더니 볼을 놔주고는 론에게 시선을 돌 렸다. "그나저나, 무슨 일이야?" "아, 그게. 아래에 손님이 찾아왔어." "손님? 귀족 녀석들이라면 사양하겠는데." "어차피 치고 박고 할 상대인데 뭘 벌써부터 냉대냐? 어쨌든 귀족은 아냐. 신분이 굉장히 특이하던데?" "누군데 그래?" 론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자칭 레아드의 누나.." 어느새 레아드가 문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런 레아드의 등을 보면서 론이 마저 못한 말을 이었다. "와 그녀의 보호자라던가.." "레~아~드~읏!" 허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기다란 머리채가 요란스레 휘날렸다. 얼핏 처녀로 보기엔 좀 성숙한 면이 있는 여인이 그야말로 말괄량이 여자애 마 냥 달려가더니 계단에서 내려오던 레아드를 와락. 끌어안아 버렸다. 근처 에 있던 여러 귀족 님들과 높으신 분들은 눈살을 곱게 찌푸렸지만, 둘 다 빼 어난 미모를 자랑하고 있었기에, 더 이상의 불만을 표시하진 않았다. "누.. 누나. 숨.. 숨막혀요." "아, 미안." 엘빈이 황급히 안았던 레아드를 놔주더니 어색하게 웃어버렸다. 레아드는 잠시 숨을 고르게 내쉬고는 웃으면서 엘빈을 올려다보았다. 엘빈은 부드 러운 눈길로 레아드를 바라보다가 레아드의 붉은 머릴 쓰다듬었다. "잘 지냈니? 수도에서 좋지 못한 일이 많이 일어났었다고 하던데." "전 괜찮아요. 누나는요?" "나야 물론 건강하지." "그 녀석 몸에 무슨 일이 생기려면 전쟁 정도는 터져야 한다고." "파오니형!" 뒤쪽에서 들려 온 목소리에 레아드가 몸을 뒤로 돌리며 소리쳤다. 여전히 덩치 좋은 파오니와 거대 도박장을 운영하던 알파의 아들. 헤론이 엘빈과 레아드에게 다가왔다. 엘빈은 파오니에게 눈을 흘겼다. 레아드의 앞까지 다가 온 파오니는 잠시 물끄러미 레아드를 이리저리 훑어보더니 허리에 양손을 올리며 한 숨을 내 쉬었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네. 아무리 봐도 납득 못하겠어. 그 꼬맹이라 저리변했다니." 엘빈이 레아드의 등뒤에서 레아드의 목에 팔을 두르면서 파오니에게 말했다. "우리 레아드가 어때서?" "우리 레아드가 어때서? 라고? 이젠 수영 가르친답시고 옷 벗기고 호수로던지지도 못하겠다." 레아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잠시 고달픈 과거의 쓰린 기억이 떠 올랐 던 것이었다. 엘빈이 킥킥. 웃더니. 레아드의 볼은 쿡. 찌르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나보다 더 예쁜 거 같네." "어이. 비교할걸 해라. 비교할걸. 넌 거울도 안 보고 사냐?" 엘빈은 파오니의 말을 싸악. 씹고는 말했다. "음~ 레아드. 누나가 시집 보내줄까?" "누, 누나아!" 레아드가 울상을 지으며 소리쳤다. 그때, 위에서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려 왔다. 일순간, 사방이 쥐죽은듯 조용해졌다. "바...웁~!" 반가운 기색으로 엘빈이 소리치려는 순간, 그야말로 빛과 같이 빠르게 파 오니가 손을 뻗어 간신히 엘빈의 입을 막아낼 수 있었다. 주변에 있던 높 으신 분들이 모두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숙였다. "폐하를 뵈옵니다." "아아, 됐어요. 그런 건 좀 있다 연회장에 가서 하기로 하죠. 편하게 하세요. 편하게." 바크의 말에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여전히 시선은 바크에게 향해있었다. 바크는 그런 시선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내면서 계단을 내려 왔다. "오래간만이네요. 누나, 형들." 그나마 일행 중에 유일한 귀족인 파오니가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에.. 폐하를 뵙게되어 무한한 영광으로.." "파오니형. 그 거짓말, 믿으라고 말하는 거예요?" 옆에 있던 모두가 입을 가리며 웃었다. 파오니는 잠시 바크를 못마땅한 눈 으로 쳐다보다가 한숨을 내 쉬었다. "네 성격이 그렇게 되버린게 나 때문이라는 비극적 사실이 정말이라는데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후회막심이야." "하하." "어쨌거나, 건강한 거 같으니 안심이다." "누나랑 형들 도요. 그나저나, 어디에 있었기에 지금에서야 온 겁니까? 편지엔 분명 북쪽으로 간다고 했는데." "아, 기단에 잠시 다녀왔었어." 레아드와 바크가 동시에 놀란 얼굴을 했다. 레아드는 기단이란게 다른 나 라란 것만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누나가 딴 나라에 있었구나.. 란 정도였 지만, 바크는 정확히 기단의 위치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놀라버렸 다. "기단이라면, 모란의 북쪽에 위치한 나라잖아요. 하와크에서 보자면, 대륙의 완전 반대편인데." "뭐, 오는 데만 한 달이 넘긴 하더군. 하와크의 소식을 듣고 곧장 달려오긴한건데.. 네 말대로 좀 늦은 감이 있었지." 파오니는 팔짱을 끼며 가볍게 숨을 내 쉬었다. 옆에서 레아드의 목에 팔을 두른채 레아드의 어깨 너머로 바크를 쳐다보던 엘빈이 문득 시선을 바크의 뒤로 넘겼다. "그나저나, 그 뒤에서 네 소개를 애타게 기다리는 소년은?" "예?" "너 뒤에 있는 사람 말야." 바크가 고개를 뒤로 돌리자, 어느새 그 곳엔 론이 서 있었다. 바크는 고개 를 다시 엘빈 쪽으로 돌리고는 웃으며 말했다. "아, 소개할게요. 론이에요." "론?" "아이리어..라고 아시죠? 그 가문의 주인이에요." 파오니, 헤론. 그리고 잠시 늦게 엘빈의 순서대로 얼굴에 놀란 기색이 스 쳐 지나갔다. 론은 셋이 놀랄 만큼 놀랄 때까지 기다린 다음 가볍게 미소를 띄웠다. "반갑습니다. 로느 아이리어라고 합니다. 론이라고 불러주세요." "아.. 예. 전 엘빈이라고 합니다.." 누가 그 동생에 그 누나 아니랄까봐, 국왕에게 서슴치 않고 반말에다 '너' 라는 말까지 하던 엘빈은 론이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슬쩍 고개를 숙이며 레아드의 목에 둘렀던 팔을 풀었다. 그리고는 슬쩍, 레아드의 귓가에 속삭 였다. "어렸을 땐, 바크 더니 이번엔 아이리어 가의 주인이니? 누나 놀라기 전에 또다른 사람 있으면 미리미리 말해줘봐. 라하트의 재상? 모란의 황제?" "음. 라하트의 재상은 못 만나봤고.. 모란의 재상이라면 본 적 있어요. 바크는 그 두분 다 직접 만나봤지만요." 엘빈이 장난스레 열었던 입을 다물었다. 여기가 수도의 성이 아니였다면, 최소한 옆에 아이리어의 주인이라는 소년만 없었더라면, 엘빈은 레아드의 어깨를 잡아 흔들면서 '아니, 얘가 도대체 뭘 하면서 쏘다녔던 거야?'라고 물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슬슬 날이 저무네요. 연회를 시작할 시간입니다. 그리 이동하죠." 고운 노을 빛으로 물든 창을 보며 바크가 말했다. 꽤 크게 말하는 것이 주 변에 모인 귀족들도 들으라는 모양이었다. 곧 손님을 접대하는 제 일궁 에서 왕실의 내부로 연결되는 통로의 문이 열렸다. 거대한 문 뒤로 화려하 게 치장된 기다란 복도가 펼쳐졌다. 접대실에 모였던 귀족들과 잡다한 높은 분들은 자신들의 국왕이 체면치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재빨리 읽었는지, 모두들 담소를 즐기며 먼저 복도를 통해 궁의 내부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바크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 먼저들 들어가세요." "응? 넌 어쩌고?" 엘빈의 물음에 뒤에 있던 파오니가 엘빈의 뒷머릴 가볍게 툭. 치면서 말했 다. "바보, 국왕이 연회 시작부터 나와 죽치고 있으면 어떡해? 왕성의 연회라는건 꽤 절차가 복잡하단 말야." "흥, 내가 우리 집서 파티를 열 때는 맨 첨부터 나와서 마지막까지 남아 준다고." "너.. 너희 집이랑 여기가 똑같냐?" "에? 내 집이 너희 집이었어?" 엘빈의 놀란 얼굴에 파오니가 혈압이 오른다는 듯이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커다란 손으로 쥐어 싸며 끙.. 소릴 냈다. 옆에 있던 헤론이 싱긋 웃더니 엘빈에게 말했다. "엘빈. 이게 연회라고는 하지만, 오늘은 새로운 국왕과 귀족들이 처음 만나는 자리 같은 거야. 그러니 어느 정도 나중에 나와줄 필요가 있는 거지." "흐음.. 무슨 말인지 알았어." 엘빈의 선선한 태도에 파오니가 성을 냈다. "야, 잠깐. 내 말이나 헤론 말이나 틀린게 없는데 왜 내 말은 죽어도 이해를 못하고 헤론 말엔 그렇게 금방 이해를 하는 거냐?"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거야." "너.. 너!" "왜! 덤빌래?" "하하, 그만하세요. 금방 들어갈게요." 둘이 으르렁거리는걸 말리면서 바크는 론에게 슬쩍 눈짓을 주었다. 그렇지 않아도 새로운 국왕에게 잘 보이려고 모여든 귀족들이 득실거리는 왕성에 서 국왕을 독차지하고 말을 하는 일행을 보았으니, 그들이 연회실에서 일 행을 가만 놔둘 리가 없었다. 어떡하든 연줄을 만들려는 치열한 싸움(?)이 일어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그 일을 부탁한다는 의미를 담은 눈짓이었 다. 론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문 쪽으로 일행을 안내했다. "자, 제가 안내해드리죠. 따라오세요." 아이리어라는 이름에 실린 무게로 단번에 엘빈과 파오니의 끓어 넘치는 열 기를 내리 눌러 꺼버린 론은 일행의 앞에 앞장서서 왕성의 내부로 그들을 안내해 들어갔다. 잠시, 접대실 안에 몇몇 시종들과 남은 바크는 조용해진 주변을 돌아보며 피식 웃었다. 하여간, 태풍 같은 사이는 여전하다니까. 오 랜만에 만났는데 전혀 변하지 않는 둘을 보면서 바크는 미소를 지었다. "폐하." 그때, 줄곧 바크를 지켜보던 시종장이 바크에게 다가왔다. 바크는 문득 정 신을 차리며 그에게 손을 들어 보였다. "아, 그래. 슬슬 가봐야지." "이쪽입니다." 시종장이 왕성의 내부로 통하는 또 다른 문으로 바크를 안내했다. "응? 아, 괜찮아. 귀족들 접대로 바쁠 텐데 그 쪽 일이나 신경 써요. 길은아니까 혼자 가도록 하지." "그러하오 시면." 시종장은 천천히 뒤로 물러섰다. 바크는 그를 지나 왕궁의 내부로 통하는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섰다. 연회장으로 통하는 화려한 길과는 다르게 단조롭지만, 절도 있는 조각과 거대한 대리석들로 만들어진 복도를 걸으면 서 바크는 문득 고개를 돌렸다. 거대한 창 밖으로 무수하게 많은 별들과 수도의 불빛으로 온통 붉게 물든 구름이 아련하게 하늘을 흘러가는 것이 보였다. 바크는 끝없이 이어진 듯한 복도를 창 밖을 보며 거닐다가 문득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재주가 좋으시네요." 바크는 시선을 앞으로 돌리며 입을 열어 말했다. 곧, 복도 저편으로 어두 운 그림자 사이에서 한 명의 사람이 나타났다. "어렸을 적에 아버지를 따라 성에 몇 번 와본적이 있었거든. 성의 내부라면제법 눈에 익었지." "그렇겠네요. 형네 가문은 기사를 몇 명이나 배출한 이름 높은 가문이니까." 바크의 말에 파오니는 말없이 바크에게 다가왔다. 바크가 웃으며 물었다. "지금쯤 연회장에 있으셔야 할텐데요. 무슨 일이시죠?" "아저씨..일." 파오니의 입에서 나온 몇 단어에 바크는 얼굴에서 미소를 지웠다. 파오니 는 한숨에 가까운 투로 말했다. "부모님들의 일. 오면서 들었다. 뭐라, 할 말이 없구나. 힘들었을 텐데 옆에 있어주지도 못했으니.." "...아뇨." 바크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이런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더구나, 형이 있었어도 막아내진 못했을 거예요. 탓하실 필요 없어요." "하지만..." 바크는 가볍게 숨을 내 쉬고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파오니가 무슨 말 을 할지 아는 듯, 그 질문에 대답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부모님과 누나. 그리고 나치형의 복수를 했다고생각해요. 어쩌면, 지금 보다 나은 현실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 당시는 정말로 최악이었고, 그 상황에서 최선이라고 생각하면서 행동한 결과가 지금이니.. 후회는 없습니다." 파오니는 입을 굳게 다문 체 바크를 보았다. 어느새 훌쩍 커버린 바크는 믿 을 수 없을 정도로 담담하게 웃으며 파오니의 곁을 지나쳐 갔다. "늦겠네요. 서둘러 가죠." 가벼운 발걸음. 그늘이란 없는 얼굴. 파오니는 자신을 지나 쳐가는 바크의 등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그리고 가늘게 중얼거렸다. "그래.. 언제나 넌 그렇게 가슴속에다 묻어버리곤 했지.."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6583번제목:내 이름은 요타 - 1부 성검전설. #272 *1부 끝*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99/08/15 02:19읽음:1903 관련자료 없음----------------------------------------------------------------------------- -- 내 이름은 요타. -- 제 1 부 <성검 전설> (272) == 제 9장 < 결말. > == --------------------------------------------------------------------- 그야말로 화려의 극치를 달리는 거대한 홀. 어디선가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음악소리와 수천 개의 촛불로 대낮같이 환한 연회장은 고급스럽다 못해 사 치스러울 정도로 값비싼 음식들은 한켠에 둔 채, 많은 이들이 삼삼오오 모 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래서요, 그때 론이 시약 병을 지네에게.."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특별나게 눈에 띄는 붉은 머리 소년이 두 팔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자신이 본 지네의 엄청난 크기를. 그리고 그 무시무시 한 사악함을 엘빈에게 열변하고 있었다. 엘빈은 레아드와 바크. 그리고 론 이 지네를 잡은 이야기를 레아드에게 들으면서 '우와, 그랬어? 정말? 우와 ~~'라는 등의 탄성을 연발했다. 이야기에서 포르 나이트에 관련된 부분은 레아드가 싸악 빼버리긴 했지만, 나머지 부분으로도 충분히 엘빈을 놀라게 만드는 데엔 전혀 지장이 없었다. 마치, 옆 마을에 놀러갔다가 돌아온 애가 엄마한테 오늘 무슨 일을 했는지 별별 과장된 모습을 섞어가며 말하는 것 같은 레아드의 모습에 론은 속으 로 미소를 지었다. 이야기를 다 들은 엘빈은 대견하다는 듯이 레아드의 머릴 쓱쓱 만져주고는 눈길을 론에게로 돌렸다. "이야~ 너 되게 쎄구나?" "..하..하하." 믿을 수 없는 붙임성으로 이미 론과 친해진 엘빈은 하와크와 대륙의 뒷 경 재를 손에 쥐고 흔드는(흔들었던) 아이리어의 장을 단순히 '레아드의 동네 친구'정도 수준으로 내려 버린 모양이었다. 하지만, 론도 엘빈의 그런 행 동이 별로 싫진 않은 듯 레아드의 이야기를 도우면서 가지가지 이야기를 엘 빈에게 해주었다. 그때, 들려오던 음악이 약간 커지면서 전혀 색다르게 변 했다. 갑자기 주변이 웅성거려지자, 레아드가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아름다운 아가씨, 저에게 당신과 춤을 출 영광을 주시겠습니까?" 난데없이 들려온 소리에 레아드의 눈이 기겁하리 만큼 커졌다. 하지만, 그 말은 레아드에게 들려온게 아니었다. 레아드가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말짱 하게 정복으로 갈아입은 헤론이 손을 엘빈에게 내밀고 있었다. 엘빈이 싱 긋 눈웃음을 쳤다. 그리고는 헤론이 내민 손에 가볍게 자신의 손을 얹었다. "역시 멋장이네." "별말씀을." "근데, 파오니는?" "걱정마. 파오니랑도 출 거니까." 헤론의 말에 엘빈이 킥킥거리며 웃었다. 옆에서 둘을 바라보던 레아드는 헤론이 원래 저런 성격이었나? 의심이 갈 정도였다. 둘은 곧, 몇몇 젊은 커플들이 춤을 추고있는 중앙으로 나아갔다. "흐음, 잘 어울리는데?" 뒤에서 그런 둘을 보던 론이 팔짱을 끼며 말했다. 레아드는 입으로 으응.. 이라며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좀 복잡한 기분이었다. 절대! 마음에 티끌만 큼도 들진 않지만, 역시 엘빈 누나 옆엔 파오니형이 서 있는게 어울린다는 생각이었다. "고귀하신 레이디. 저에게 당신과 함께 춘 춤을 영원토록 가슴에 품을 소중한 시간을 내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레아드는 멀뚱멀뚱 눈을 똑바로 뜨고는 갑자기 자신에게 말을 걸어온 금발 머리의 말짱하게 생긴 청년을 쳐다보았다. 그 열렬하고 노골적인 시선에 외려 청년이 얼굴을 붉힐 정도였다. 아주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결국 청 년이 한 말의 뜻을 파악한 레아드는 문득 고개를 뒤로 돌렸다. 또 다른 누 가 자신의 뒤에 서 있기라도 한 모양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뒤 엔 아무도 없었고, 있는 거라고는 옆에 선 론뿐이었다. 레아드는 주위를 돌아보다가 결국 아무도 없다는 걸 깨닫고는 청년을 다시 쳐다보았다. 그 리고 손가락을 하나 들어 자신의 얼굴을 가리켰다. "지금, 저 한테 하신 말씀이세요?" 아마도 이 청년은 마음이 넓고 인내심이 많은 듯 레아드의 황당한 행동에 단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레아드는 얼굴에 '당황'이란 표 정을 그려 놓은 다음 온몸으로 당황스러워 했다. 가끔 지나가던 주점에서 이상하게 생겨먹은 아저씨들이 '아가씨~ 이리 와서 술 좀' 어쩌고 할 땐 하 늘에 대고 한 점 머뭇거림도 없이 검이나 주먹. 발을 날려버렸지만, 이 청 년은 절대 그런 아저씨들처럼 장난을 치는 것도 아니었다. 당황에서 어쩔 줄을 몰라하던 레아드는 언뜻 청년의 뒤쪽을 보았다. 어느새, 이 청년 또 래의 다른 이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레아드의 얼굴이 사색이 되 었다. "흐음, 이거 미안해서 어쩌나." 그때, 갑자기 누군가가 자신의 어깨에 팔을 올리면서 말했다. 레아드가 너 무나도 잘 알고 있는 목소리였다. 레아드가 작게 소리쳤다. '로온~!' '쉿. 잠깐만. 가만히 있어봐.' 에? 레아드는 의아한 얼굴로 론을 쳐다보았다. 론은 그런 레아드에게 한 쪽 눈을 찡긋, 감아 보이더니 앞에 선 청년에게 시선을 돌렸다. "미안하게도 이 아가씨는 선약이 있어서 말이지." "그대는 누구이기에 그런 버르장머리없는 행동을 하는 건가? 당장 그 손을 치우지 않겠다면 호된 맛을 보게 될 걸세." 거 말 되게 어렵게 하는 형이네. 레아드는 속으로 그리 생각을 하면서, 옆 에 선 론을 빤히 쳐다보았다. 론이 무슨 생각에 이런 일을 벌이는 건지.. 하는 마음에서 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청년에겐 더욱 열 뻗치게 보였던 모양이었다. "나, 실버 데글란. 경고하겠다. 당장 그 손을 치우지 않겠다면, 결투를 신청하겠어!" 그 말에 론이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아마 청년으로서는 난생 처음 보는 반 응이었을 것이다. "미안하지만, 나 로느 아이리어. 아무나하고 결투를 하진 않는다네. 정 싸우고 싶다면 먼저 집에 가서 그대의 아버지에게 허락이나 맞고 오시지." "뭐, 뭐라고!" 데글란이라면 이번에 반란을 일으킨 실칸의 뒤를 잇는 귀족 가의 명문이었 다. 아마도, 청년은 이런 대접을 받는게 태어나서 처음인 듯 얼굴을 붉히며 론을 노려보았다. 그런 와중에 론의 이름을 정확히 알아들은 뒤쪽의 청년 들이 사색이 되었다. "로.. 로느 아이리어라고? 이번에 아이리어 가의 주인이 된 사람?" "설마! 그런 사람이 왜 이런데에 와 있겠어?" "하지만.. 국왕폐하와 아이리어 가의 후계자가 같이 다닌다는 소문을 들은적이 있긴 한데.." "그럼 저 소년이 정말.. 그!?" 별별 소리가 다 나오면서 청년들이 술렁였다. 실버 데글란은 뒤쪽에서 들 려오는 말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 듣고 말았다. 그제야 그는 자신에 게 이름을 밝힌 소년의 정체를 정확하게 이해 할 수 있었다. 활활 타오르 던 정의의 불꽃이 거대한 빙산에 직격을 당한 듯이 꺼지다 못해 얼어버렸다. 집에 가서 아버지에게 허락을 맞으란 소리는 단순히 농담이 아니었던 것이 다. "서.. 선약이 있다니.. 아..아쉽군요. 고귀한 레이디여. 당신을 사모하는전 다음을 기약하겠습니다." 역시 귀족은 귀족이라는 듯이, 그 와중에도 체면을 지키며 실버 데글란은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는 쏜살같이 어디론 가로 사라지고 말았다. 어느새 모여있던 청년들도 뿔뿔이 흩어져 다음 타켓을 찾아 떠났다. "휴우.." 그들이 사라지자 레아드는 죽었다 살았다는 듯이 한 숨을 내쉬었다. 론이 웃으며 말했다. "레아드~ 인기 좋은데? 사모한다고 할 정도라니 말야." "바.. 바보 같은 소리! 세상에 여자로 착각을 하는 것도 열받는데 저런 소리까지 내뱉다니.. 소름 끼친다구." "흐음, 그래? 그나저나 큰일이네." 론이 문득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응? 왜 그런데?" "응. 그게 말이지. 난 춤 추는 거 되게 좋아하거든." "정말? 나도 춤이라면 좋아해." "우와. 그럼 다행이네. 같이 가서 춤추자." "엑?" 차마 형용할 수 없이 레아드의 얼굴이 묘하게 변했다. "자, 잠깐만. 춤이란 건 여자랑 남자가 추는 거라고." "평상시엔 그렇지. 하지만, 지금 난 여자랑 춤을 출 상황이 아니잖아." "어째서? 인기 없어?" 론이 벌컥 소리쳤다. "무슨 소리! 이 얼굴과 넘치는 매력. 그리고 것보다 조금 더 넘치는 돈으로 여자라면 얼마든지 유혹할 수 있다고." "근데 왜?" "그거야, 레아드 때문이지." 나? 레아드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물었다. "응." "내가 뭘? 왜 나 때문에 춤을 못 추는데?" 론이 가볍게 한 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생각해봐. 내가 다른 여자를 구해서 춤을 춘다고. 그럼, 내가 말했던 아가씨와의 선약이란 건 거짓말이었다는게 되버리잖아?" "그.. 그런가?" "응. 그렇게 되면 아까 까지 몰려왔던 녀석들이 다시 우루루 몰려오겠지. 난 저기서 춤을 추고 있을 테고, 그리고 레아드는 혼자서 녀석들을 처리해야 될 거야." "그..그건 싫은데." "그렇지? 그럼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어. 첫 번째. 내가 말 한데로 귀족자제 분들을 뒤처리한다. 아마 고생이 심할 거야. 때리면 큰일나거든. 두 번째. 나랑 편하게 춤이나 춘다." "에.. 그냥 여기서 론이랑 있으면 안돼?" 론이 딱 잘라.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안돼." "하.. 하지만, 남자끼리 어떻게 춤을 춰?" "아~ 그거? 괜찮아괜찮아. 지금 나오는 건 여자 남자 구분 없이 추는 곡이니까." "으으음..." 레아드는 심각한 고민을 하듯이 팔짱을 낀 채 미간을 잔뜩 좁혔다. 론의 말 을 믿기는 하지만, 그대로 들어주기엔 여지건 당해 온 기억들이 입을 모아 '또 당하면 바보.'라며 합창을 해대기 때문이었다. 론은 레아드가 결정을 못 내리고 갈팡질팡하자 결정을 내리는데 약간 도움을 주었다. 레아드에게 한 손을 내밀며 론은 말했다. "내 가장 소중한 벗이자, 내 삶의 빛. 영원을 함께 하고픈 이여." "헤?" 레아드가 놀라는 가운데 론이 한쪽 눈을 찡긋. 감았다. "즐겁게 춤이나 출까요?" 황당한 눈으로 론을 바라보던 레아드는 잠시 후, 다 포기했다는 듯, 선선 히 웃으면서 론이 내민 손을 잡았다. "응." 많은 귀족들이 자신의 자식들을 어떡하든 국왕의 눈에 한번이라도 더 비추 려고 갈고 닦아서 데려나온. 번쩍번쩍 빛나는 청년과 레이디들의 아름다운 춤이 시작되었다. 레아드와 론이 춤에 끼여든 것은 두 번째. '와레츠의 꿈'이란 곡이 나올 때 로 론의 말대로 이 곡은 특별히 여성과 남성의 차이가 없는 춤이었다. 물 론, 그 뒤에 나올 곡들도 그렇다는 건 절대 아니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싸악 빼먹고 레아드에게 말해주지 않은 론이었다. 론은 간편한 정장이었고, 레아드는 드레스 같은게 아닌, 얼핏 착각하면 소 녀들의 옷으로 볼만한 특이한 외국의 정통 복장(절대적으로 론의 부탁으로 입은 옷이었다. 바지를 입고 있긴 하지만, 그 위로 치렁치렁하게 내려온 천 이 마치 치마와 같이 보이게 하는 옷.)을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할 정도로 눈에 띄었다. 마치, 군대인냥 한 동작 흩트림도 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다른 커플들과는 다르게 레아드의 못난 춤 솜씨로 가끔 실수를 하 는 덕에 눈에 띄기도 했지만, 역시 다른 이들과는 다른 묘한 매력을 풍기 는 론과 레아드였다. 처음엔 경쾌하게 시작한 음악들도 시간이 가면서 점차 느려지고, 작아지기 시작했다. 음악들도 여성과 남성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곡들로 바뀌긴 했지만, 레아드 스스로 창피했는지, 말없이 자신이 여성 쪽 춤을 춰주었 다. 아무리 그래도 론이 하는 것보다는 자기가 하는게 그나마 낫다는 생 각에서였을 것이다. 한 손은 마주 잡고, 한 손은 론의 어깨에 올린 채 론 을 따라 움직이던 레아드가 작게 말했다. "너무해. 속이다니. 남자들만 추는 곡이랬잖아." 론이 싱긋 웃으며 대꾸했다. "근데, 잘 추네. 이건 귀족들이나 배우는 춤인데." "말 돌리지 마." "아냐, 정말 잘 춰서 그래." 레아드는 잠시 눈을 아래로 내렸다. 왼쪽, 오른쪽, 옆으로 두 번. 다시 앞 으로. 한바퀴 돌고.. 익숙하진 않지만, 기억에 남는 춤. "사실, 이 춤 배웠었어." "어, 정말?" "응. 바크가 가르쳐줬었거든." 론이 눈을 곱게 찡그렸다. "설마? 여자 쪽 춤을?" "나 어렸을 적에 바크네 성에서 무도회가 열렸었거든. 내가 꼭 거기 가고싶다고 바크한테 졸랐었는데. 그러다가 지나가던 파오니형이 그 말을 들어버렸거든." "그래서?" ".....들어.. 갔어." "뭐?" 레아드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파오니형이 나 여장 시켜서 무도회장에 끌고가버렸어." "하...하하.." 레아드는 볼멘소리로 투덜거렸다. "너무했다니까. 정말. 리본 단 하얀 드레스를 입히더니 내 옷은 어디론가숨겨버려서.. 누나한테 창피해서 집에 돌아가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성안을 헤매다가 바크 녀석한테 들켰는데... 글쎄, 그 망할 자식. 날 보고는 웃더니 이왕 왔으니 춤이나 추자고 날 무도회장에 데려갔었어. 그러더니 나한테 이런 망할 놈의 춤을 추게 했다니까." 레아드는 정말 분한 듯이 투덜투덜 뭐라 중얼거렸다. 가볍게 미소를 지은 채 레아드의 말을 듣던 론이 갑자기 레아드의 어깨에 이마를 데면서 눈을 감 았다. 레아드가 놀라서 론을 불렀다. "론?" 론은 조용히. 그리고 나직하게 한 숨을 내 쉬었다. 대답은 하지 않았다. 레아드는 옆으로 보이는 론의 모습을 보다가 자신도 나직이 한 숨을 내 쉬 었다. 레아드는 론의 어깨에 올려져 있던 손을 등뒤로 돌려서 론의 등을 가볍게 다듬어 주었다. "괜찮아?" 론이 고개를 저었다. "..억울해.." 론은 레아드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으며 중얼거렸다. 옆에서 보자면, 상당 히 보기 좋은.. 혹은 꽤나 아니꼬운 모습으로 보일 정도로 둘은 서로를 감 싸 안고 서 있었다. 론은 계속 말했다. "나 어릴 적 기억이라고는 남에게 할 이야기 하나 없는데.. 가끔, 레아드가어릴 적 이야기를 그렇게 웃는 얼굴로 말하는걸 보고 있으면.. 부러워. 아니, 억울해. 왜 그때 만나지 못한 걸까. 왜 지금에서야 만난 걸까.. 하고 말야. 만약 어릴 적에 만났더라면, 난 이렇게.. 되진 않았을지도 모를텐데 말야." 끝말에서 한 단어를 입 속으로 삼키며 끝끝내 론은 밖으로 말하진 않았다. 사실, 루인의 마음을 세상에서 가장 잘 이해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분명 론일 것이다. 장님들의 세상에 눈이란 것을 가지고 태어났다면 그것은 엄청난 능력을 가짐과 동시에 엄청난 죄악이다. 고통이고, 그리고 슬픔일 것이다. 론 자신은 다행스럽게도 주변에 자신의 힘을 조절 해 줄 수 있는 존재가 있었기 때문에 루인과 같이 미쳐버리지는 않았지만, 그렇 다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는 못했다. 론에게 어릴 적 시절이란 것은 차마, 떠올리기도 싫은 악몽이었다. 그 당시 기억은 끝도 없이 펼쳐진 암흑과 그 것을 채색하는 피빛. 그 뿐이었다. "..론." 레아드가 론을 작게 부르더니 론의 어깨를 잡아 천천히 뒤로 밀었다. 론은 지극히 감상적인 눈으로 레아드를 바라보았다. 레아드는 그윽하게 빛나는 눈으로 론을 마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나온 말은 지금 펼쳐진 분 위기와는 영 딴판인 소리였다. "절교야." ".....뭐?" "우리 절교라고." 갑자기 레아드가 얼굴빛을 싹 바꾸더니. 아플 정도로 세게 론의 어깨를 탁! 쳤다. 감상의 하늘에서 현실의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진 론은 너무나 놀란 나머지 눈을 깜빡일 뿐 뭐라 대꾸도 하지 못했다. 그런 론을 놔둔 채 레아드는 자신의 허리를 잡고 있던 론의 손을 매정하게 치우더니 뒤로 물 러섰다. 그때서야 론은 제 정신이 들었다. 론이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외쳤다. "자, 잠깐! 절교라니. 난데없이 무슨 소리야?" "흥, 자기가 지은 죄도 모르고 묻다니. 최악이야." "춤 때문이야? 그거라면 미안했어." 론의 말에 레아드가 눈썹을 치켜 뜨며 외쳤다. "바보! 춤 추는 건 즐거웠단 말야!" "그, 그럼 어째서?" 론은 레아드가 왜 이러는지 감히 짐작도 못 했다. 머리 속으로 레아드가 이럴 만한 일 들을 하나 둘씩 생각 해 보았지만, 워낙 많았기에 뭐 때문에 레아드가 이러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레아드는 팔짱을 끼더니 불멘 소리로 말했다. "그 동안 쭈욱. 나랑 바크를 속여 왔었잖아." "뭐, 뭐가?" "검술말야. 검술." 레아드가 손가락을 치켜들며 말했다. 론은 하마터면 '아하, 그거였구나?' 라고 말 할 뻔했다. 이번 일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레아드의 앞에서 힘을 보여준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여지건 조용하다가 지금에 와서 이러는건 또 왜지? 더구나, 이왕 말을 할거면 검술보다는 마력 쪽을 트집 잡아야 정석이 아닌가? 그 쪽이 훨씬 눈에 띄었으니. 하지만 레아드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지, 얼굴을 붉히더니 한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레아드의 얼굴이 완전 익은 홍당무 마냥 붉게 물들 었다. "으, 정말 창피해서 말도 안 나와. 나보다 훨씬 검을 잘 쓰면서 여지건 내뒤에서 도망 다닌 것도, 그걸 보고 나 잘난 듯이 이리 피해, 저리 피해, 소리 질렀던 나도.. 정말 기막혀서 말도 안 나온다고." "....." 론의 두 가지 의문 중에 하나는 풀렸다. 레아드에게 있어 눈에 띄는 건 아무 래도 마력보다는 검술인 모양이었다. 검에 자부심을 가지고 그렇게 자신 을 보호해줬다고 생각을 해 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야말로 번데기 앞 에서 주름 잡기 보다 못한 짓을 해 왔던 것이었다. 레아드가 창피해 하는 것도 약간은 이해가 가는 론이었다. "아, 저기." "열흘!" 레아드는 론이 다가오자, 론의 앞으로 양 손가락을 활짝 펼쳐 보이며 막아 섰다. 그리고 펼쳐진 손가락 수를 딱 잘라 말했다. "열흘 동안 접근 금지. 말하는 것도 금지. 먹을 거로 유혹하면 날자를 더늘일거야." "그..그런." 론이 당황하는 사이, 레아드는 빙글 몸을 뒤로 돌렸다. 그리고 사람들 사 이를 빠져나가려다가 잠시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레아드는 잠시 고개를 들 어 허공을 올려다보다가 가볍게 신음 소릴 냈다. 흠... "저.. 저기. 레아" 뒤 따라 오던 론은 갑자기 레아드가 몸을 다시 빙글 돌려 자신 쪽으로 다 가오자 입을 다물었다. 레아드는 론의 바로 앞까지 걸어오더니 멈춰 섰다. 그리고 똑바르게 론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난 잘할 테니까, 론도 잘 해." "응? 뭐.. 뭐?" "난 론이 어릴 땐 만나보지도 못했고, 어떻게 살았었는지 보지도 못해서론이 그렇게 억울하게 생각해도 아무 도움도 못 주겠어. 하지만, 앞으로먼 훗날에. 어른이 되서 론이 지금을 기억할 때 '아~ 그때는 그래도 어릴적보다는 괜찮았어.'라고 회상하게 할만큼. 난 잘할 테니까, 론도 그만 큼 잘 해달라는 소리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 "으.. 으응." "좋아. 그럼, 열흘 후에 봐~" 아주 깨끗하게 잘라 말한 레아드는 다시 몸을 돌렸다. 론은 황당하다는 얼 굴로 그런 레아드의 뒷모습을 보다가 뒷머릴 긁적이더니 피식. 미소를 지 었다. 그리고는 사람들 틈으로 빠져나가려는 레아드에게 외쳤다. "끝난 뒤에 검 가르쳐 줄게~!" 움찔... 멀어져 가던 레아드의 몸이 멈췄다. 레아드는 보기에도 당황스런 모습으로 고개를 돌려 론을 보았다. 얼굴에도 당황이라는 표정이 역력하게 써져 있었다. 레아드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론을 보더니 당황스레 말했다. "바.. 바크 일도 있으니까. 저기.. 저.. 오일로 하자. 오일." 젊은이들의 화려한 춤을 끝으로 궁중 무도회가 끝났다. 들끓었던 회장의 분위기는 춤이 끝난 뒤에도 이어져서 모두들 약간은 흥분한 얼굴들이었다. 그때, 어디선가 웅장한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회장을 채우 고 있던 이들이 좌우로 갈라지면서, 옆으로 물러섰다. 딴데 신경을 쓰고 있다가 하마터면 혼자 가운데 남을 뻔했던 레아드는 좌 우를 둘러보다가 놀라고는 후다닥 옆으로 물러섰다. 곧 웅장했던 궁중 음 악은 천천히 스그러 들었다. 그리고 잠시 후에 왕좌의 뒤에서 몇몇 사람들 이 나타났다. 그 중 한 명은 레아드가 너무나 잘 아는 사람이었다. 위엄, 엄숙, 고고함. 이런 단어로 중무장을 한 듯이 차려입은 바크는 천천 히 걸어와 왕좌의 앞에 섰다. 그리고는 회장을 한번 둘러보았다. 잠깐, 바크와 눈이 마주쳤지만, 레아드는 웃지 못했고, 바크 역시 웃어주진 않았 다. 으음.. 약간 복잡한 기분이네.. 레아드는 속으로 이리 중얼거렸다. 저 런 얼굴의 바크라면 레아드가 아는 한 분명 기분이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한번 회장을 둘러 본 바크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레아드나 론. 엘빈 일 행이 보기엔 상당히 가식적인 미소였지만, 귀족들은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 지 모두들 무표정한 왕이 미소를 짓자 안도하는 얼굴들이었다. 그 뒤로 바크는 귀족들을 향해 말을 하기 시작했다. 레아드가 듣기에 대부 분의 내용은 이 나라의 장래에 귀족이 어찌 행동해야 미래가 있는지.. 뭐 이런 것들이었다. 바크는 귀족들이 기뻐할 몇 가지 약속을 해주고, 그들의 최대 관심사인 자 신들의 영토에 관한 국왕의 간섭불가. 즉, 영주권을 인정해 주기로 공석에 서 확인시켜 주었다. 마지막으로 바크가 말했다. "즐거운 날입니다. 모두들 마음껏 즐겨주시길." 다시 웅장한 궁중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엔 어디까지 나 연회용이라 귀를 즐겁게 해주는 정도의 선에서 더 이상 커지진 않았다. 연회장의 크기는 어떻게 인간이 이런 건물을 만들 수가 있는 거지? 라고 묻 고 싶을 정도로 커서 그 많은 귀족들이 사방으로 퍼지자 오히려 한산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후우.." 레아드는 한 숨을 내 쉬었다. 도대체 누나는 어딨는 거야? 회장이 너무 큰 데다가 사람이 이렇게나 많으니 그 와중에 사람 하나 찾기란 정말로 너무 힘든 일이었다. 론은 보이긴 했지만, 아까 이름을 밝힌 덕분에 정체가 밝 혀져서 이미 귀족들에게 둘러싸인 후였다. 뭐.. 아니라고 해도 절교 중이 니까 같이 다니진 않겠지만.. 레아드는 언뜻 고개를 돌려 왕좌 쪽을 보았다. 어느새 바크는 아래 회장으 로 내려왔는지 거기엔 없었다. 아마도 론과 마찬가지인 신세일 테니 찾아봐 도 소용 없을 테지.. 군중 속의 고독. 뭐, 이런걸 왕창 느끼면서 레아드는 연회장 가에 놓여져 있는 테이블 쪽으로 걸었다. 할 일이 없으니 차려진 음식이나 먹자는 생각에서였다. "어머, 혼자 뭐하세요?" 갑작스레 들려온 소리에 레아드가 고개를 뒤로 돌렸다. 거기엔 두 명의 남 녀가 서 있었다. "앗, 스얀씨? 번씨도?" "스얀이라고 부르세요. 근데 뭐 하시는 거예요?" 스얀이 웃으며 되물었다. 레아드가 뒷머릴 긁적이더니 심드렁하게 대답했 다. "고독을 씹고 있는 중이죠 뭐. 근데 여긴 어떻게 오신 거예요?" "론 님이 수고했다고 초대해주셨거든요." "그럼, 기네아 씨도?" 스얀이 손을 저으면서 아하. 웃었다. "설마요. 시끄러운 건 질색하시는데. 이번 일 보고하시러 본가에 돌아가셨어요." "..본가?" "어머, 론 님께 못 들으셨나요?"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이자, 스얀은 잠시 음.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 "제가 대답하긴 좀 그러네요. 나중에 론 님께 물어보세요. 그나저나, 고독을 씹고 계시다니.. 론 님은 어디 가셨나요?" 레아드는 말없이 론이 있는 쪽을 가리켰다. 레아드의 손을 따라 몰려있는 귀족들을 본 스얀이 하하... 웃었다. "론 님도 고생이시네.. 그럼 폐하는요?" "론과 비슷한 처지일거라고 생각되는데요." "저런저런, 두 분다 너무들 하시네." 허리에 한 손을 얹은 스얀은 가볍게 한 숨을 내쉬었다. "그럼, 저희랑 가시죠?" "예? 아, 저.. 저기." "네?" "저,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신경써주세요. 란 얼굴이신데요?" "에.. 예?" 놀란 얼굴로 레아드가 스얀을 올려다보았다. 스얀은 그윽한 미소를 지으며 레아드를 뒤로 돌리더니 레아드의 등을 탁. 밀었다. "자자~ 어차피 테이블 쪽으로 가시던 길이셨죠? 저도 한바탕 춤을 추니까목이 마르네요. 자, 가요." 무시할 수 없는 스얀의 압력에 레아드는 아, 예..예. 라며 말하고는 스얀 에게 떠밀리다시피 해서 테이블 쪽으로 갔다. 레아드와 론. 바크가 무슨 상황에 있던지, 시간은 흐르고 흘러서 축제의 밤은 깊어갔다. 연회도 시작 된지 꽤 시간이 지나, 이젠 그 분위기가 무척 차분해져 있었다. 흐르는 음악도 잔잔하고 회장을 밝히는 조명도 꽤 어두 워져서 간간이 터지는 폭죽의 빛이 회장 안까지 흘러 들어왔다.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들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연회장 안을 부드럽 게 흘렀다. "..후우." 도대체 몇 명을 상대했는지 모를 만큼이나 많은 이들의 인사를 받아낸 바크 는 지쳤다는 듯이 한 숨을 내 쉬었다. 주변으로 아직도 말을 걸고 싶어하 는 이들이 득실 거렸지만, 바크 쪽에서 말을 걸지 않는 한, 먼저 말을 걸 수는 없는 법이라 근질근질 거리는 입을 다물고 있을 수밖에 없는 모양들 이었다. 하지만, 바크는 더 이상 인사를 받아낼 체력도, 인내도 바닥이 났 는지 주위에 금제를 쳐버렸다. "폐하, 피곤하신 모양입니다?" "퀭한 눈으로 그런 소리 해봤자, 웃기지도 않는다네." 말을 걸어오는 론에게 바크가 투덜거리듯 말했다. 주변의 눈들이 있어서 그럭저럭 맞춰 말을 하긴 했지만, 나오는 대화들이라고는 유치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었다. "몇 명이나 받았나?" "대충.. 여기 모인 인원의 반 정도가 아닐런지." "...나 보다 많잖아?" "국왕과 아이리어 중에서 어느 쪽에게 띄어야 집안의 이익인지를 아는 분들이 적지 않다란 소리죠. 더구나 국왕은 수도에 찾아오면 언제든지 만날수 있지만, 아이리어의 장을 한번 만난다는 건 하늘의 별따기. 더구나 이런 공석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란 평생에 한번 정도랄까..요." "의외로 인내심이 깊었군." "사실, 몇 명은 검으로 베어버리고 싶은 생각을 품게도 만들었지만.. 어쨌든, 힘든 고비는 넘겼어.. 네요." 그쯤에서 농담은 그만두고 둘은 고개를 돌려 주변을 돌아보았다. 찾는 걸 먼저 발견한 건 론 쪽이었다. "헤에. 어느새 대 군단이 되버렸는걸." 론이 회장에 한쪽 켠에 놓여진 테이블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느새 그 곳엔 레아드를 시작해서 엘빈 일행. 스얀과 번. 그리고 렐과 키슈를 비롯한 몇 명의 기사들이 모여 있었다. 그 쪽에서도 여길 발견했는지, 모두들 둘을 쳐다보고 있었다. 론과 바크는 말없이 서로를 한번 쳐다보고는 그쪽을 향 해 걸어갔다. "폐하를 뵈옵니다." 모여 있던 기사들이 먼저 바크를 향해 인사를 올렸다. 바크를 손을 가볍게 들어 인사를 받아주었다. 렐과 키슈. 그리고 몇 명을 제외하고 전원 인형이었던 기사들은 처음엔 바 크가 자신이 왕이라고 밝혔을 때 바크를 죽일 듯한 얼굴로 노려볼 정도였다. 모두들 바크에게 놀림을 당한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렐이 사정을 설명하고 키슈의 차가운 몇 마디에 모두들 자신들이 몇 달간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는 것을 깨닫고 말았다. 바크는 그런 기사 전원에게 서 기사직을 박탈해 버렸다. - 나라가 이리 어지러웠던 것은 너희 탓은 아니겠지만, 각자 생각을 할 시 간들이 필요하겠지. 일단 몇 주간 시간을 주겠다. 다시 기사로 복직하고 싶다면 렐에게 말해라. 그리고 하나 경고하겠다. 앞으로 하와크의 기사 란 존재를 여지건과 같다고 생각하지 마라. 전혀 영광스럽지도, 밝은 길 을 걷지도 못할 것이다. 엘리도리크. 그 이름을 듣는 자들에게 피의 검 을 떠오르게 만들어 줄 것이다. 잘들 생각하고 결정해라. - 혼란스러워 하는 기사들에게 바크가 차갑게 내뱉은 말들이었다. 그리고 일 주일 후. 모두 약간의 시간차는 있었지만, 전원이 다시 기사로 복직했다. "흐음, 렐. 그 옷 잘 어울린다." 엘리도리크의 홍일점. 렐에게 바크가 웃으며 말했다. 렐은 약간의 홍조를 띄우며 바크에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그때, 렐의 뒤쪽에 있던 레아드가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 "인사들은 다 받은 거야?" "뭐, 대충 그럭저럭." "화아. 인사 한번 받는데 되게 오래 걸리는구나." "그러게 말이다." 바크가 중얼거리며 대답했다. 만약, 여기서 바크의 지위가 국왕이란 더 이상 비교 할 바가 없는 것이고 레아드는 성도 없는 평민이라는걸 아는 사람이 있다면, 이보다 더 한 불 경은 없다 말할 것이지만, 옆에 있는 모두는 그런 건 신경도 안 쓰는 눈 치였다. 처음에 기사들 중에 몇 명은 놀란 얼굴로 둘의 대화를 듣기도 했 지만, 지난 한 달간 꽤 익숙해진 모양이었다. "참, 론 님. 부탁하신거 가져왔어요." 론이 다가오자 스얀이 눈웃음을 치면서 론에게 다가갔다. 그 손에는 종이 로 포장된 무언가가 들려 있었다. "아, 맞아, 깜빡했었네. 고마워." 스얀에게서 물건을 받아든 론은 잠시 그것을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만족스 럽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바크에게 내밀었다. "자, 국왕이 되신 선물이다." "선물?" "대대로 아이리어에서 새로운 국왕들에게 주던 거야." "설마..?" "그 설마가 맞을 거다." 바크는 말없이 론에게서 그것을 받고는 조심스럽게 물건을 감싼 종이를 찢어냈다. 안에서 검게 빛나는 것이 나왔다. 레아드가 그것을 재빨리 훔쳐 보고는 간단하게 평했다. "엣. 술병이네?" "바보. 술이야. 흐음, 아이리알드.." "130년 된 거다. 남아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오래된 거야. 가격으로 따지자면금화 몇천 개는 우습지." 아이리어의 주인이 절친한 친구나 국왕들에게 평생에 단 한번 준다는 전설 속의 와인. 아이리알드였다. 값어치는 환산할 수도 없는 것이지만, 사실 이 와인을 받은 사람들은 죽는 한이 있더라도 팔거나 하는 미친 짓은 하지 않았다. 아이리어 장과의 '연'이란 것은 와인의 값어치와는 비교도 할 수 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크는 와인 병을 위로 들어 그 안의 액체를 확 인하고는 싱긋 웃었다. "고맙군." "사실 내가 눈독들인지 몇 년이나 된 거라고. 그러니 평생을 두고 아끼고아껴서 마시.. 엣?" 론이 휘둥그런 눈으로 바크를 쳐다보았다. 그 사이 바크는 병의 입구를 막고 있는 코르크 마개를 아무렇지도 않게 따버렸다. 퐁. 가벼운 소리와 함께 130년 전의 향이 자욱하게 주위로 흘러나왔다. 론이 차마 형용 할 수 도 없는 무시무시한 눈으로 바크를 노려보았다. "너..너." "즐거운 날이잖아? 마침, 모두 모였으니 마셔보자고." "그.. 그래도 그렇지." "너도 줄 테니까 화내지마." 싱글싱글 웃으며 바크는 근처의 시녀를 시켜 유리잔을 가져오게 했다. 곧 근처에 있는 모두에게 하나씩 유리잔이 돌아갔다. "자, 잠깐. 난 왜?" 레아드가 자신이 받아든 유리잔을 들어 보이며 퉁명스레 물었다. 레아드의 잔에는 어느새 흰색을 띈 과일즙이 가득 차 있었다. 바크가 론의 잔에 와 인을 따르며 말했다. "너, 죽고싶냐? 이렇게 독한걸 마셔서 뭘 어쩌려고?" "하지만.." "그리 술을 마시고 싶으면 좀 큰 다음 마시라고. 술이나 좀 세진 후에. 아이리알드는 론네 집에 찾아가면 론이 마시고 싶은 만큼 줄 테니까." "어이어이.." 론이 뚱한 표정으로 바크를 쳐다보았다. 그런 사이 모두에게 와인이 돌아 갔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잔을 채운 바크는 병을 들어 보였다. 바닥에 몇 방울 밖에 남지 않은걸 확인한 바크는 병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는 붉으 스름한 빛을 띄는 유리잔을 들었다. 그리고는 모두를 한번 돌아보았다. "자, 뭐라고 할까? 하와크를 위하여는 좀 고전 같은데." 바크의 말에 론이 픽. 웃더니 말했다. "뭘 그런걸 가지고 고민 하냐? 이거로 하자고." 론이 들고 있던 유리잔을 위로 치켜들며 외쳤다. "새로운 나라를 위하여!" 그리고 한쪽 눈을 찡긋. 감아 보이며 좀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귀족들을 위하여." "나중게 마음에 드는군." 바크가 잔을 위로 치켜들자, 모두들 들고 있던 잔을 들었다. 술이 아닌 과일즙으로 거기에 참가하기는 좀 머쓱했는지 레아드는 머뭇거리며 잔을 들어올렸다. "새나라의 귀족들을 위하여." 바크의 말에 모두들 웃으며 그 말을 한번 외쳤다. 그리고는 들고 있던 와 인 잔을 과감히 입으로 가져가더니 단숨에 들이 마셨다. "...." 두 손으로 유리잔을 마주 잡은 채 속으로 궁시렁거리며 과일즙을 마신 레아 드는 푸하. 숨을 내쉬며 유리잔을 내려놓았다. 그러다가 이상한 기분에 주변을 돌아보았다. "으음.. 흠... 크흠." 각자 기묘한 포즈에 기묘한 얼굴들. 공통점이라면 모두들 가슴을 쥐어짜며 점점 얼굴을 붉힌다는 것이었다. 완전히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엘빈이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하.. 한잔에 취해버린거 같아. 파오니?" "말시키지마... 잘못하면 가버리겠다." "흐에.. 속이 탄다 타. 참, 헤론?... 은 벌서 가셨구만.." 테이블에 엎어진 채 잠이든 건지 기절을 한 건지 숨을 몰아쉬는 헤론을 보며 엘빈이 쓴웃음을 지었다. 단 한잔. 그것으로 모여있던 이들 중에 반정도 가 완전히 취해버린 모양이었다. 주량이 꽤 세다고 생각해왔던 바크나 론 도 엘빈이 저 지경이니 두 말 할 필요가 없었다. 실이 끊어진 인형 마냥 툭 쓰러지는 렐을 키슈가 간신히 받아냈다. "우웅.. 폐하.." "으이그. 잘났수다." 꽤 많은 시녀와 시종들이 들어와 술에 곤드레만드레 취한 이들을 실어간 것은 잠시 후였다. 엘빈과 파오니는 역시 그 무식한 주량을 자랑하듯이 한잔에 취할 수는 없어! 라고 외치고는 술을 가져와 퍼마시기 시작했다. 질줄 아냐! 라며 덩달아 스얀과 번. 그리고 키슈도 합세했고, 마지막엔 론까지 거기에 끼여들었다. 단숨에 술판이 벌어지고 말았다. "아앙~ 누나. 나도 좀 줘요." 술에 취한 그 와중에도 레아드가 술 한 방울 건드리지 못하게 하는 엘빈의 행동에 레아드는 엘빈에게 매달리다시피 하면서 빌었다. 하지만, 엘빈에게 아직 레아드는 한없이 어린애인지 '어딜 어린것이!'라며 혼을 내고 말았 다. 론도 나랑 같은 나이라구요! 라는 레아드의 변명 같은 건 취한 엘빈의 귀에 들리지도 않는 모양이었다. 왁자지껄, 소란함이 연회장의 여러 곳에 서 들려왔다. 연회도 이제 막바지로 돌입하는지, 이야기를 즐기던 사람들 은 술을 마시거나, 쉬러 가는 두 파로 갈렸다. 거대한 연회장은 그윽한 술 의 향으로 눅눅하게 변해갔다. "후우.." 연회장과 연결된 발코니로 나온 바크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밤의 차 가운 공기를 폐에 한가득 품어보자 몽롱하던 정신이 확, 깨었다. 가지가지 꽃과 관엽수로 치장된 발코니를 거닐다 바크는 난간에 몸을 기댔다. 유리 와 나무로 만들어진 문안으로 연회장의 시끌벅적한 모습이 보였지만, 방 음이 꽤 잘되어서 소리는 거의 들려오지 않았다. 휘이잉.. 2층이라 그런지 시원한 바람이 거침없이 불어왔다. 휘날리는 머 리를 한번 쓸어 넘긴 바크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정적. 셀 수도 없이 많 은 별들이 하늘을 수놓았고, 그리고 땅을 밝혀주는 가운데, 바크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리알드. 독하긴 독한 모양이었다. 차분하게 가라앉았던 마음이 기름에 불꽃이 튀어 터지듯이 들끓어 올랐다. 왠지 가슴이 아파 왔다. 술기운 때문 이 아니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온통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이렇게 취할 줄은 몰랐군...' 아슬아슬하게 터질 듯이 격해진 감정을 추스르며 바크는 눈을 감았다. 조금 씩. 조금씩 흥분된 가슴이 진정되는 기분이었다. "후아.. 아.. 바꾸야. 여깄었구나? 차잤자나." 갑작스레 들려온 소리에 바크는 놀라서 뒤를 돌아보았다. 어느새 레아드가 그곳에 서 있었다. 인기척도 느끼지 못했는데? 바크는 레아드의 어깨 너머 를 보았다. 문은 닫혀있었다. 그런데... 바꾸? "아..음. 어기서 모하는거아?" 레아드가 느릿한 걸음으로 걸어오며 물었다. 바크는 작게 눈살을 찌푸렸다. "너 설마 술마신거냐?" "어...응. 어떤 아저시가 졋어." 아저시? 아저씨? 무슨 아저씨? 이런 생각을 하던 바크는 깜짝 놀라 손을 앞으로 뻗었다. 걸어오던 레아드가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그대로 앞으로 고 꾸라져버린 것이었다. 간신히 레아드가 땅에 얼굴을 들이박기 전에 레아드 를 잡아낸 바크는 등으로 흐르는 식은땀을 느끼며 가볍게 레아드를 일으켜 세웠다. "야, 너 취했잖아." "에.. 응. 나 취했써? 췠어?" "...관두자." 레아드를 난간에 앉히고는 바크는 이마를 끄응. 눌렀다. 어떤 자식이 술을 준거야? "음...으음.." 난간에 걸터 앉은 채 레아드가 뭐라 중얼거렸다. 하지만, 정확히 뭐라고 하 기엔 너무나 레아드 마음대로 여서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바크는 레아드의 옆에 앉은채 레아드의 중얼거림(흥얼거림?)을 들으며 언뜻 픽 웃었다. 창 안으로 흘러나오는 불빛. 하늘을 수놓는 수많은 별들. 레아드의 흥얼거림 과 약간의 과일 향. 시원한 바람과 어디선가 들려오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그리 나쁘지 않은 분위기였다. 언뜻 바크는 고개를 돌려 레아드를 보았다. 약간 풀린 눈. 불그스름하게 달아오른 얼굴. 전형적인 '술에 취한' 모습. 바크는 이번엔 고개를 위로 올렸다. 무수하게 많은 별들... "저, 레아드?" "....응?" 레아드는 용케 한번에 바크의 말을 알아듣고는 바크를 쳐다보았다. 바크 는 잠시 자신을 바라보는 레아드를 마주 보다가 말했다. "소원 하나 말해봐." "...머어?" 바크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소원 하나 말해보라고. 나 왕이잖아. 네 소원 하나 정도는 들어줄 능력있어. 말해봐." "어..으음.. 소원..?" "그래." 레아드는 멍한 눈으로 바크를 쳐다보았다. 소원을 생각하고 있는 건지, 아 니면 소원을 말하라는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바크로서는 알 도리가 없었다. 한참을 지나도 레아드가 아무런 말이 없자, 바크가 흠.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소원 없어? 뭐, 많은 돈을 가지고 싶다거나, 예쁜 여자 애라도 사귀고 싶다면 소개시켜 줄게. 아니면 기사들한테 검이라도 배워볼래? 음... 너 한테 어울리는 소원이라는건 이런 거 밖에 없는 거 같다.. 아니면.." 난간을 잡고 있던 바크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이름 말고.. 성을 가져볼 생각은..?" "..서엉?" "그래." 레아드는 바크를 보다가 눈을 두어 번 깜빡이더니 바크가 놀랄 정도로 정확 하게 말했다. "나... 귀족이 되라고..?" "..응." 레아드는 킥. 하고 웃었다. "그러엄.. 바크랑 앉아서.. 올해 세금이 얼마네.. 머 이런거 해야겠네?" "바보. 누가 너한테 그런거 시켜줄거 같아." 바크의 말에 레아드가 킥킥 웃어버렸다. 거의 겨울이 가까운 시기. 시원하다기 보다는 몸을 추스르게 만드는 차가 운 바람이 둘의 사이를 지나 하늘 높이 치솟았다. 들려오던 레아드의 웃음소리가 잦아졌다. 바크는 슬쩍 시선을 난간 밖으로 던졌다. 괜한 말을 한 건가.. 하는 약간의 후회스런 생각이 마음속에서 생 겨났다. 잠시의 침묵. 술기운에 거칠게 올라오는 레아드의 한숨 소리. 바 람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 ..퍼엉.. - 하늘 저편으로 커다란 폭죽이 터지며 밤하늘을 밝게 비추었다. 자연스레 바크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반짝이며 수천, 수만으로 갈라져 밑으로 쏟 아지는 수많은 빛의 파편들. "..나.." 언뜻 들려온 레아드의 음성에 바크는 뒤를 보았다. 폭죽의 빛으로 하얗게 물들어 가는 레아드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크 는 자신이 폭죽을 보는 사이 레아드가 한 말을 듣지 못했다고 생각하고는 입을 열었다. "아.. 미안. 듣지 못했어. 다시." "떠나지 않을 거야." 말을 하던 바크는 레아드의 두 마디 말에 돌이라도 된 듯이 굳어버렸다. 머 리 속이 하얗게 변해버리는 기분. 아무런 생각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레아드가 하는 말의 뜻은 너무나도 잘 이해 할 수가 있었다. 레아 드는 술에 취했다라고는 상상도 못할 만큼이나 환한 미소를 지었다. "나 떠나지 않을게. 그러니 괜한 마음고생은" "바.. 바보 같은 소리!" 돌연 바크가 소리 치며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렸다. 마음 속, 깊은 곳에 숨 겨둔 본심이 들켰다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주체하지 못할 만큼이나 붉게 달 아 올랐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바크가 소리를 지를 만큼이나 화가 난 것은 자신의 어처구니없는 생각 때문이었다. 기쁘다. 기뻤다. 말 할 수 없을 만큼이나.. 화를 내는 지금도 마음 한편은 훈훈하게 달아오를 만큼이나 레아드의 배려 가. 생각이 고마웠다. 하지만.. 하지만, 레아드는 모른다. 궁의 생활이란 것이 얼마나 갑갑하고, 사람의 마음을 내리 누르는지. 그걸 위해 교육받아온 자신조차도 진절머리가 나 는 이런 생활. 그것을 뻔히 알면서 레아드에게 그러자 고는.. 그렇게는 할 수 없었다. 생각이 거기에까지 가자, 들끓었던 마음이 순식간에 차분하게 가라 앉았 다. 바크는 하늘을 보며 한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초여름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약 반년이 조금 못되는 시간. 그리 길진 않았지만,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로아에서 일어난 미친 늑대들로부터 포르 나이트. 사라만다.. 엘빈 누나와 파오니형의 일 들. 그리고 론. 지금 생각해보면 반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가늠도 못할 만큼이나 수많은 일들로 가득 차 있었다. 기쁨과 슬픔, 분노, 절망. 그리 고 희망. 가지각색의 기억들로 채색된 그 시간. 시간들. 언젠가 이런 때가 오리란 것을 알고 있었기에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레아드를 보며 생각한다. 후회는 없었다고. 바크는 가볍게, 한편으로는 조금 씁쓸하게 미소를 지었다. 조금만 더.. 아 주 잠시만 더 여행을 할 수 있었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곧 머리를 쓸어 넘기며 그런 생각들을 털어 내버렸다. 평생을 같이 할만한 친구를 구했고. 그리고 쌀쌀하던 레아드가 진심으로 같이 있어주겠다는 말을 해 주었다. 여행의 끝. 그 마직막으로서 더 이상 바랄게 없지 않는가. 냉기를 품고 불어오는 바람을 받아내며 바크는 가볍게 숨을 내 쉬었다. 그 리고 몸을 천천히 레아드 쪽으로 돌렸다. "레아드. 그만 들어가자. 날씨가 제법 쌀쌀..." 옮겨지던 바크의 눈동자가 어느 한 순간. 덜컥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바크 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레아드를 바라보았다. 뭐라 형용할 수 없이 투명한 구슬들이 레아드의 볼을 따라 흐르다가 턱에 와 고이더니 한순간 아래로 떨어져 내려갔다. 바크는 순간, 손을 뻗어 그 것을 잡아내고픈 생각에 사로 잡혔다. 하지만, 바크가 손을 뻗은 곳은 레아 드의 왼쪽 눈가였다. 당황스러운 눈으로 레아드를 바라보던 바크가 말했다. "뭐, 뭐야. 우는 거야?" 손을 적시는게 뭔지 아는 상황에서 하는 질문이라고는 좀 늦은 감이 있었지 만 그걸 가지고 바크를 뭐라 탓할 수는 없었다. 바크 역시 바크 나름대로 굉장히 당황하고 있었다. 레아드는 어렸을 적부터 운 적이 거의 없었다. 성 격이 여린 듯 하지만, 울 정도로 마음이 진동된 상황에선 울기보다는 행동 으로 그 울 것 같은 마음을 풀어버렸기 때문이었다. 바크조차도 레아드가 이렇게까지 마음놓고 울어버리는건 본 적이 없었다. 레아드는 격렬하게.. 혹은 조용히 흐느끼거나 하진 않았다. 단지, 눈을 뜬 채로 바크를 똑바로 바라보며, 놀랍도록 많은 양의 눈물을 그대로 흘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레아드의 모습은 바크에게도 너무나 생소한 것이었 다. 바크는 론이 말한.. 레아드가 정령이라는 말을 지금에서야 절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별빛을 받은 레아드의 몸은 은색의 희미한 빛을 내 뿜 었다. 하얗게 빛나는 레아드의 얼굴과. 그리고 세상의 그 어떤 보석과도 비교도 못할 만큼이나 붉게 빛나는 레아드의 눈동자. 그리고 거기서 흐르 는 은빛의 방울들. 여지건 레아드의 모습이 예쁘다고 생각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절실하 게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 것은 처음이었다. 아니, 레아드의 모습은 아름다 움을 넘어서 무언가 신성하다는 느낌이었다. "..싫어." 고개를 들어 바크를 바라보던 레아드가 언뜻, 고개를 내리더니 작게 소리 쳤다. 바크는 조용히 레아드의 어깨를 잡았다. 그 순간, 레아드가 고개를 들더니 소리쳤다. "이젠 싫어. 왜, 어째서 언제나 모든 걸 그렇게 마음 속 깊이 묻어버리는거지? 나 정말 떠나버려도 좋은 거야? 어째서 그렇게 매일 내 생각만 해주는거야! 그럼 내가 기뻐해? 그러면 우리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거야? 너 날도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도대체 내가 너한테 뭐야! 너가 불행해지는걸 알면서도 나보고 행복 하라고 하면 내가 기뻐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너 내가 보이기는 하는 거니? 내가 옆에 있는걸 알긴 아는 거야?" "바보 같은 소리하지마! 격렬하게 들려오는 레아드의 숨소리. 바크는 요동치는 심장이 아파 옴을 느 끼면서 소리쳤다. "그러면 내가 너한테 궁에 있어달라고 하란 말이야? 그거야말로 말도 안되는 억지잖아!" "그래, 억지라도 부려보란 말이야! 있어달라고 해! 설사 그게 불행해 지는길이라도 네가 원한다면 해줄 테니까! 어째서.. 어째서 넌 그렇게 당연하다는 얼굴을 하는 거야. 그렇게 슬픈 눈으로.. 난 네 마음 하나 풀어주지못하니? 나한테 억지 한번 부려보지 못하는 거야? 아니.. 하늘을 향해 말한번 못하는 거야?.. 넌... 넌.." 거기까지 말하던 레아드가 두 손으로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손 사이로 윽윽.. 하는 흐느낌이 흘러나왔다. "..부모님이 돌아 가셨잖아." 순간, 바크의 얼굴이 굳어졌다. 몸 속 어디선가 쿵.쿵. 심장이 뛰는 소리 가 들려오는것 같았다. 레아드는 조용히 두 눈을 감았다. 소리 없는 눈물이 감겨진 눈가에서 하염없이 흘러나왔다. 바크는 말없이 손을 들어 레아드를 안았다. 레아드는 아무런 저항 없이 바 크의 가슴에 얼굴을 묻더니 기어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바크는 조용히 레아드의 붉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울음소리는 작아지긴 커 녕 더욱 커져버렸지만, 바크는 신경 쓰지 않았다. 왠지 코끝이 찡해지는 기 분. 바크는 고개를 들었다. 왠지.. 별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 대신 선명하 게 떠오른 것은 밤하늘 사이의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누님의 얼굴. 바크는 말없이 레아드를 강하게 안았다. 볼을 따라 무언가 흘러내렸지만, 바크는 신경 쓰지 않았다. 눈을 감아버렸으니까.. "론 님?" 언뜻 론은 고개를 돌렸다. 엘빈을 부축한 스얀이 의아한 얼굴로 자신을 바 라보고 있는게 보였다. "피곤하신거 같아요. 방으로 가실래요?" "남자 놈이 질질 짜는 건 질색이야." "...예?" 의아한 얼굴을 하는 스얀에게 론은 시선을 거두고는 가보라는 듯이 손짓을 했다. 스얀은 잠시 론의 말을 이해해보려는 모습이었지만, 곧 부질없다는 생각에서였는지 엘빈을 부축하고는 연회장 밖으로 나갔다. 론은 잔 가득 독한 와인을 담고는 힐끔 시선을 발코니 밖으로 던졌다. 그 리고는 불만족스런 얼굴로 투덜거렸다. "정말이지 남자 놈이 우는 건 최악이라니까." 투덜거리며 와인을 마시던 론이 언뜻,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반쯤 남은 와인 을 노려보았다. 이럴 때 마시는 술을 가리켜 쓰디쓴 맛이라고 하는거 아닌가? 하지만, 술은 세상에 둘도 없다는 듯이 달콤하기 그지없었다. 음, 아무래도 쓴맛을 보 기는 힘들 것 같은데. 중얼거린 론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픽. 웃고는 시선 을 다시 발코니 쪽으로 옮겼다. 이번엔 하늘이었다. 수많은 별들이. 그리고 고고한 보름달이 하늘 가운데 걸려있다. 밤의 냉기를 품은 찬바람이 어디선가 불어와 어디론 가로 가는 시간. 술은 달콤한 향을 풍기고, 세상은 술에 취해 흔들거린다. 한 해를 정리하고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1부 끝. 번호 : 20888게시자 : 임형순 (PEANUT42) 등록일 : 1999-08-31 13:10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1--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 ) == 제 1장 1막 < 봄. 새로운 시작의 계절. > ==--------------------------------------------------------------------- 끝없이 펼쳐진 한없이 거대한 푸르름. 손을 뻗으면 닿을 것만 같은 하얀 구름이 흐르는 가운데 분홍빛 꽃잎을 품은 향긋한 바람이 불어온다. 바람의축복 속에 꽃잎들은 춤을 추고, 초록의 빛을 어디론가 펼쳐진 세상으로 새겨나가는 풀잎들은 가볍게 몸을 일으킨다. 완연한 봄. 하늘을 향해 펼친 손가락 사이로 봄의 향내를 가득 품은 바람이 지나가고,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아 옷은 펄럭인다. 따스롭게 내리쬐는 태양의 아래, 드넓게 펼쳐진 산맥과, 초원. 그리고 몇개의 작은 마을들. 굴곡이 심한 산맥은 그 굴곡만큼이나 변덕이 심해 산 위에 평야가 펼쳐져있고, 그 가운데 가끔 초원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 초원의 끄트머리에앉아보면 마치 저 위의 구름 위에서 아래의 땅을 내려다보는 기분이 든다. 거리낌없이 펼쳐진 광대한 산맥과, 그 산맥을 지나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 그리고 인간은 도저히 만들어 낼 수 없을 것 같은 완벽한 푸르름으로 어디에 시선을 둬야 할지 모를 만큼이나 거대하고, 그리고 손을 뻗으면 닿을것만 같은 하늘. 같은 대륙. 같은 풍경이지만, 왠지 이국적인 느낌. 항상 보지만, 언제나익숙해지지 않는 느낌이다. "으으음~" 하늘을 가리는 손을 조심스레 내려놓은 레아드는 길게 기지개를 폈다. 초원에 드러누워 따사로운 태양을 즐기며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다 보면하루가 눈 깜짝할 사이에 가버리곤 한다. 최근 레아드에게 생긴 작은 취미거리 하나였다. "레아드님?" 흘러가는 구름이 마치.. 라고 생각하던 중에 갑자기 세상이 어두워지면서불쑥 시선 위로 누군가 얼굴을 내밀었다. 레아드는 익숙하게 그 얼굴을 피해 몸을 일으켜 앉고는 고개를 뒤로 돌렸다. 뒷짐을 진 자세로 빙그레 웃는 한 소녀가 그곳에 서 있었다. "무슨 일이야? 파유." 파유라 불러진 소녀는 레아드의 물음에 빙긋 웃었다. 하얀 얼굴에 흘러내리는 탐스러운 금발과 밝은 연녹색 눈동자. 간편한 차림에 시원하게 뻗은하얀 다리와 팔이 상큼한 느낌을 준다. "제가 여기 올 이유가 뭐 딴게 있나요?" "론이 찾는대?" "예. 오늘 할머님을 뵙는다고 하시던 데요." 레아드가 질색이란 얼굴을 하고는 한 숨을 내 쉬었다. "으휴. 할멈 만나는 건 질색이야." "그래서 오늘 아침 일찍부터 여기로 도망 나오신 거예요?" "흥, 도망 나오긴 누가 도망 나왔다는 거야." 자리에서 일어선 레아드는 흙이 묻은 옷을 툭툭 털어 내고는 파유의 옆에섰다. "자, 가자고." "예예~ 제 손을 잡으세요." 레아드의 얇은 속 정도는 다 안다는 듯이 파유는 싱글싱글 웃으며 레아드에게 손을 내밀었다. 분한 느낌에 레아드는 파유는손을 덥석 잡고는 고개를 돌렸다. 킥, 속으로 웃으며 파유는 나머지 한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파유의 입 속으로 작게 이해 할 수 없는 언어가 흘러나왔다. - 부우웅. - 동시에 근처 풀잎들 사이에서 기묘한 소리가 들려오더니 작은 빛의 입자들이 사방에서 생겨나기 시작했다. 곧 그것들은 파유의 몸을 따라 올라오더니파유의 손으로 모였다. 주문을 다 외운 파유는 천천히 눈을 감고는 자신이원하는 '그 곳'의 전경을 머리 속에 그려 넣었다. 그리고 마지막 시동어를외치며 쥐었던 손을 펴내었다. - 파아앗! - 파유의 손에서 빛이 뿜어지고, 잠시 후. 둘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붓에 의해 지워지듯이 그 장소에서 사라졌다. "파유, 늦었잖아!" "이동 주문도 하지 못하는 주제에 사람 고생시켜놓고는 한다는 소리가 겨 우 그거야?" 밝은 빛을 내며 저택 정원의 중앙. 원형의 재단 위에 내려선 파유가 자신을 향해 다가온 한 소년에게 투덜거렸다. 소년은 뭐라 파유에게 한마디 더하려다가 그 뒤를 이어 나타난 레아드를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레아드는소년의 말을 다 들었는지, 머쓱하게 웃었다. "시랑,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건데 파유한테만 그러면 내가 안쓰럽잖아." "하지만 파유가 늦장을 부려서 늦은 건 사실이라구요. 어쨌든, 너무 늦으 셨어요." "론은?" "먼저 가셨어요." 그렇게 말한 시랑은 이번엔 파유를 보며 말했다. "파유. 수고스럽겠지만, 주문 한번만 더 부탁해." "흥, 말하지 않아도 그럴 거라고." 파유가 칫. 속으로 투덜거리며 두 손을 모았다. 그때, 갑자기 레아드가 단위에서 훌쩍. 아래로 뛰어 내려왔다. 깜짝 놀란 시랑과 파유가 놀라 뭐라말하기도 전에 레아드는 뒤를 보더니 싱긋 웃으며 말했다. "번거롭잖아. 할머니 네로 가면 되는 거지? 거리도 가까우니까 걸어서 갈게." "늦으셨다니 까요!" "그럼 뛰어갈게. 자, 그럼 나중에 봐~" 자기가 한 말 그대로 레아드는 몸을 돌리더니 가벼운 발걸음으로 뛰어가버렸다. 당황스레 뒤에 남겨진 시랑과 파유. 둘은 잠시동안 레아드가 정원을통해 저택 밖으로 나가는 것들 바라보다가 어느 사이. 서로를 쳐다보았다. 시랑이 한숨을 푹~ 하니 내쉬고는 머릴 긁적였다. "정말, 어느 쪽이 번거로운 건지.." 언덕에 자리잡은 저택의 커다란 문을 나서자 곧이어 아래로 내리 뻗는 기다란 길과 초원. 그리고 그 위로 펼쳐진 푸른 하늘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곧게 뻗은 내리막길. 귓가를 스쳐 지나가는 바람.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흥얼거림. 기분 좋게 내리쬐는 햇살은 끝없이 펼쳐진대지에 수만 가지의 색을 입혀준다. 바람을 타고 흐르는 하얀 구름. 저 멀리 보이는 숲의 우거짐. 변덕스런 계곡이 만들어낸 절경은 여러모로 레아드의 기분을 좋게 해 주었다. "아, 스얀씨~" 언뜻 내린 시선에 저 멀리서 올라오고 있는 스얀이 보이자, 레아드는 내려가던 속도를 과격하게 올렸다. 단숨에 스얀과의 거리가 좁혀지고, 곧 레아드는 스얀의 앞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멈춰 서서 레아드가 오기를 기다리던스얀은 레아드가 숨을 몰아쉬며 자신의 앞에 당도하자 싱긋 미소를 지으며말했다. "그러다 넘어지면 크게 다치시겠네요. 어딜 그렇게 급히 가세요?" "론이 찾는다고 해서요." "아~ 오늘이 그 날?"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스얀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아직 소녀 티가 물씬 풍기는 말괄량이 파유와는 다르게 스얀은 레아드가 아는 그 어떤 여성보다도 여성다웠다. 엘빈 누나는... 비교하는게 좀 죄짓는 기분일 정도. 어쨌든, 이런 스얀이 그 말괄량이 파유의 누나라니.. 생긴 건확실히 비슷하지만, 역시 어울리진 않는다. 자매의 성격은 정 반대로 되는 걸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레아드의 눈에 스얀이 들고있는 짐바구니가 들어왔다. 스얀은 레아드가 자신이 들고있는 바구니를 쳐다보자 그걸 들어보며미소를 지었다. "오늘 저녁 식사 재료예요. 괜찮으시면, 론님과 함께 오세요. 맛있는 해물 요리거든요." "정말요? 음.. 그럼, 오늘 일이 저녁 전에 끝나면 갈게요." 레아드도 웃으며 대답했다. 스얀의 요리 솜씨는 아주 좋아서 그 맛이 궁중의 어떤 요리사 못지 않았다. 더구나 스얀이 이렇게 말을 하는걸 봐서는아마도 오늘 저녁에 초대를 할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싱글싱글 웃으며 그뒤로 몇 마리 말을 건네 받고 레아드는 스얀과 헤어졌다. "좀 늦은 감이.." 태양의 위치를 봐서는 좀 늦은게 아니라 완전히 늦었다는 걸 알 수 있지만,레아드는 그렇다고 특별히 발걸음을 빠르게 하거나 하진 않았다. 더구나레아드가 시랑에게 말했듯이 저택에서 할멈의 집까지는 그리 멀지도 않았더. 어느새 내리막길이 끝나고 드문드문 나무가 심어진 평야가 펼쳐졌다. 레아드는 익숙한 길을 따라 걸었고, 주변에 심어진 나무의 수는 레아드의걸음이 길어질수록 점점 더 많아졌다. 곧, 더 이상 평야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나무의 수가 많아질 즈음. 레아드는 걷는 속도를 천천히 줄였다. 어디까지 뻗은 건지 알 수도 없을 만큼이나 거대하고, 사람이 대여섯은팔을 펼쳐야 간신히 감쌀 수 있을 것 만큼이나 두꺼운 거목들이 한 두개도아니고, 모여서 숲을 만들 정도로 울창한 숲. 다른 곳에선 볼 수도 없는희귀한 동물과 식물들이 숲 전체를 꾸며놓은 가운데 숲의 어디선가 은은하게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레아드는 저 위의 나뭇가지 위에서 자신을내려다보는. 눈이 여섯 개 정도 되보이는 다람쥐... 비슷한 것을 마주 보며 빛을 따라갔다. 보통 사람이라면 외려 공포를 느낄 만큼이나 고요한 숲. 하지만, 어려서부터 숲에서 살다시피 한 레아드는 그 고요 속에서도 용케 동물들의 움직이는소리와 어디선가 흐르는 물소리.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소리를 들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역시 사람 만한 토끼같은건 무섭다구." 쿵! 지반을 뒤흔들며 자신의 앞을 지나 어디론 가로 뛰어가는.. 거대한 흰토끼를 보면서 레아드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론이 말하기를 사람에겐 피해는 전혀 주지않으며, 주로 나무를 먹고산다는... 이름도 기억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저 녀석은 가끔 할멈의 집으로 갈 때 레아드의 앞으로 튀어나와 깜짝깜짝 놀래키곤 했다. 그 외에도 이 숲엔 다른 곳에서 찾을래야찾을 수도. 보통 사람은 들어보지도 못한 기괴한 동물이나 식물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 레아드를 가장 경악케 한 것은 예전에 한번 봤었던.. 땅위를 걸어다니는 물고기였다. 론이 시약으로 만들어낸 그 괴수들과는 다르게사람에게 해를 주진 않지만, 역시 공포스럽긴 마찬가지. 대체로 평범한.. 지금에 와서는 뭐가 평범하고 뭐가 특별난지 모르겠지만,어쨌든 다른 지역의 평범한 동물이나 식물들이 대부분 거대화 된 숲이었다. 숲 자체도 거대하긴 마찬가지였지만.. 레아드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숲 한가운데를 가로 지르는 길을 따라 걸었다. 그리고 곧 레아드의 앞으로 조그만 오두막집 하나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계속. --------------------------------------------------------------------- 조심스럽게 2부 시작해 봅니다. 음. *_*;; 1부 끝나고 곧장 시작하려 했는데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서거의 일주일을 끌었네요.(이주일이라고요? --;;) 흠흠. 여튼, 넘어가서~2부는 레아드와 론이 주역입니다. 아마도 1부와 비슷한 옴니버스.. 식의이야기가 될 듯 싶지만, 한 부를 끝내는 경계는 좀 애매할 거 같네요. 그리고.. 내 이름은 요타 최고의 불행녀. 요타양은... --;;; 언제 나올지저도 장담 못하겠습니다.;(고로 '요타 언제 나와요?'란 질문은 사절.;;) 일단, 이렇게 해서 2부. 시작합니다. ^^ 하루 한편에 목숨을 걸며!;;; 번호 : 21039게시자 : 임형순 (PEANUT42) 등록일 : 1999-09-03 01:00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2--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 ) == 제 1장 1막 < 봄. 새로운 시작의 계절. > ==--------------------------------------------------------------------- 빛이 흐르는 계곡 물. 놀랍게도 물 자체에서 빛이 흐르며 주변을 밝혀주는가운데 그 빛을 받아 은은한 색을 띄운 오두막집의 앞에는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론이 기다리고 있었다. 론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는게 보였다. 레아드는 일부러 늦어서 미안하다는 기색 없이 당당하게 론의 앞으로 걸어갔다. 이건 싫다는 데도 억지로 매주 할멈에게 자신을 데려가는 론에 대한 약간의반항...심 비슷한 감정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좀 유치한느낌. "많이 기다렸어?" "한, 두어 시간 정도?" "으..음. 미안." "괜찮아." 론이 피식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네 달 사이. 론의 모습은 많이 변했다. 딱히모습이라 하기보다는 그 몸에서 풍기는 느낌이라고 할까? 특히 이곳. 저주의 땅 '미도'에 돌아온 이후로 론의 모습이나 행동엔 꽤나 큰 변화가 있었다.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역시 그간 보여줬었던 가식적인 모습. 뭔가 숨기고 있는 듯한 느낌. 항상 반 발자국 정도 떨어져서 바크와 자신을 대하던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서로들 모른 채 가운데 쌓여있던 얇은벽이 허물어진 느낌이랄까. 요즘 들어 론이 보여주는 모습은 레아드는 물론론을 그간 모셔오던 펠리어즈들마져 당황스러워 할 정도였다. 두어 시간이라.. 레아드는 조심스레 턱을 쓰다듬다가 불안한 눈길로 오두막집을 쳐다보았다. 오기를 부리며 늦게 왔는데.. 막상 할멈을 만나려니 겁부터 나버린 것이다. "겁나는 거야?" "무.. 무슨!" 한치의 오차도 없이 본심을 꿰뚫어버리는 론의 발언에 레아드가 화악. 얼굴을 붉히며 소리치더니 흠! 헛기침을 한번하고는 론의 앞으로 앞장섰다. 이곳 태생들의 특징인가?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의 마음을 읽어버린다.. 자신의 행동 패턴이 몇 개 안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레아드는 조심스럽게 오두막 안으로 연결되는 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그리고 가볍게 밀어냈다. 나무로 만들어진 문은 가벼운 마찰음을 내며 천천히 뒤로 밀려났다. "....." 레아드는 곱게 눈가를 찡그렸다. 열려진 문안으로 보이는 것은 암흑. 그리고 그 안에서 풍겨지는 허무적인 느낌. 론은 그걸 '마력'이라고 말했지만 어쨌든 간에 레아드에겐 별로 좋은 기분이 아니었다. 할멈도 할멈이지만,레아드가 정말 싫어하는 건 집안에서 풍기는 이 느낌이었다. 수천 년간 닫혀 있었던 방의 문을 열었을 때 만일 사람이 뭔가를 느낀다면 그게 바로 지금 이런 느낌일 것이다. 숨을 턱턱 막히게 하는 묵직하고 썩은 향내. 그리고 문 저편으로 펼쳐진 암흑.. "하아암~" 레아드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신선한 숲의 공기를 한껏 들이마셨다. 그 모습에 옆에 있던 론은 킥. 입을 가리며 웃었다. 역시나 레아드는 론의 장난스런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폐에 숨을 가득 실은 레아드가 두 손을 입으로 모으더니 그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할머니! 저 왔어요!" 답답하고 짜증스러울 땐 한숨을 크게 들이쉬고 소리 한번 치면은 기분이 상당히 좋아진다. 숲의 이곳 저곳으로 메아리치며 사라지는 자신의 목소리를들으며, 후아~ 숨을 다시 한번 크게 몰아 쉰 레아드는 조금 전보다는 어둡지 않은 오두막집의 안을 보면서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들어갈게요." 문 밖에서 볼 때와는 다르게 오두막집의 안은 상당히 깔끔했다. 잘 정돈된물건들. 먼지 하나 묻지 않은 탁자. 마음을 깨끗하게 해주는 고급스런 향내. 단지 원체 어두운 숲 속 안에 지어진 오두막이라 낮임에도 불구하고 방한켠엔 초가 눈물을 흘리며 그 생을 타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어둡긴 마찬가지였다. 두 명 정도가 생활하기에 딱 좋은 오두막은 총 세 개의 방으로 이루어졌다. 일단 문을 열고 들어오면 곧바로 접하는 접대실. 그리고 침실과 무슨 용도로 쓰여지는지 모를 방 한 칸. 접대실을 한바퀴 둘러본 레아드는 할멈이 보이지 않자 고개를 돌려 뒤따라들어 온 론을 보았다. 론은 방안을 한번 훑어보고는 다음엔 아무 말 없이침실로 이어지는 방문을 열었다. 안을 확인한 론이 의아하다는 얼굴로 남겨진 방문을 쳐다보았다. 여지건 이런 적은 없었는데... 뒤에 서 있던레아드가 불안한 마음으로 론에게 물었다. "저기.. 할머니 화나신 거 아냐?" "응? 어째서?" "나 너무 늦었잖아." "아아~ 그거? 괜찮아. 시간 좀 늦는다고 화낼 정도로 속 좁지 않아. 더구나 시간이라면 썩을 만큼 넘쳐나는 사람이니까." "그..그래?" "응. 그러니까 걱정마." 론의 말에 레아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사이 론은 레아드가 단한번도 안을 본적이 없는 '용도 모를 방'의 앞으로 다가갔다. 론이 가볍게문에 노크를 하고는 안쪽에다 말했다. "비하랄트. 거기 있어요?" 론과 레아드는 잠시 숨을 죽이고 방 문 저편에서 대답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론이 뒤돌아 레아드에게 어쩐 일이지? 라는 식으로 어깨를 한번 으쓱거렸다. 그 순간 방 문저편에서 귀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들어와." 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찌 보면 여인의 목소리이고 어찌 보면 노인들의 쇳소리 같기도 한 기묘한 목소리. 론은 레아드에게 작은 소리로 '별일이네.' 라고 말하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방문을 열었다. "우와.." 열어진 방 문 사이로 안을 들여다본 레아드가 작게 탄성을 내질렀다. 어렷을 적에 읽었던 신화 이야기.. 같은 데서나 나올 듯 싶은 광경이 지금 레아드의 앞에서 펼쳐졌다. 울긋불긋. 혹은 파란색으로 혹은 노란색으로. 가지각색으로 변하면서 허공을 날아다니는 빛의 덩어리들. 마치 수천 마리의 나비를 방안에 풀어놓은 것과 같이 방안은 빛의 구로 가득 차 있었다. 아니,방은 방이라고 표현하기엔 너무나 컸다. 무한대로 넓은 암흑의 공간. 그리고 그 안을 배회하는 수천, 수만, 수억의 빛들. 끝없이 펼쳐진 어둠을 보고 있노라면 현기증마저 일어날 지경이었다. 언뜻 레아드는 저 어둠 반대편에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누군가를 발견했다. 자세히 보니 론이었다. 그리고 그 뒤로 어리둥절하고 있는 자신의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제야 레아드는 이 방의 벽들이 거울로 만들어진걸 알 수 있었다. 그리 크지 않은 방. 그 가운데 한 명의 노인이 커다란 의자에 앉아 있었다. 작달만한 키에 거의하얗게 바래버린 회색 머리. 그리고 그와는 대조적으로 한치의 흐림도 없이 완벽하게 검은 눈동자. 전체적으로 왜소한 몸집이었지만, 감히 쉽게 대할 수 없는 묘한 위압감이 느껴졌다. 이 미도에서 펠리어즈는 물론 아이리어가의 장마져 쉽게 대할 수 없는 존재라니. 그 정도의 위압감은 당연한걸까? 레아드가 쓸데없는 생각을 마무리 짓는 동안, 그녀는 잠에서 깨어나듯이 천천히 눈을 떴다. 동시에 방안을 가득 채우고 있던 어둠과 빛의 구들이 한꺼번에 사라져 버렸다. 단숨에 방안은 나무로 만들어진 벽 밖에 보이지 않게되었다. 어라? 거울들은? 레아드가 이런 의문을 가지려는 참에 그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늦었구나." "아.. 예.예.. 죄송해요.." "이리 와보거라." 레아드는 불안한 눈으로 론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론은 레아드의 그런 마음을 일부러 모르는 척 하는 건지 웃으면서 턱으로 가보라는 시늉을 했다. 마지못해 레아드는 조심스럽게 비하랄트. 할멈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녀가의자에 앉아 있으므로 레아드는 어쩔 수 없이 그녀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는 그녀와 눈 높이를 맞추었다. 비하랄트. 수백 년을 대륙의 뒷면에서 군림해오던 아이리어 가의 수호자. 봉인의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그 몸엔 한없이 강대한 마력을 품고 있다. 저주의 땅 미도. 제국 모란조차 건드리지 못한 유일한 땅. 그 절대적인 경계를만들어 낸 것도 그녀였다. 잠시동안 말없이 레아드를 바라보던 비하랄트가 언뜻 그 작은 손을 들어보였다. 레아드는 움찔, 잠시 몸을 뒤척였지만, 간신히 뒤로 물러서거나 하는 무례한 일은 하지 않았다. 평소 비하랄트의 태도는 레아드에게만 아니라 론을 포함한 누구에게라도한랭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그게 특별히 그 사람을 미워해서가 아니라원래 성격인지라 이 곳 사람들이면 누구나 그런 그녀의 행동에 익숙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레아드는 비하랄트에게 익숙해질 수가 없었다. 그녀가자신을 어떻게 대하던 그건 상관이 없었다. 마치 거대한 야수의 앞에 서있는 기분. 몸 속에서 위험의 적신호가 미친 듯이 울려대니 그녀의 앞에선언제나 바짝 얼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론이나 스얀이나, 모두들 그녀가나쁘지 않다고 말하지만, 레아드로서는 도리가 없었다. 자신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앞에 서면 언제나 이렇게 불안해진다. "손." 레아드는 가볍게 숨을 들이키고는 그녀에게 오른 손을 내밀었다. 비하랄트가 내민 손에 가볍게 자신의 손을 얹은 레아드는 불안스런 눈으로 비하랄트를 바라보았다. 일주일에 한 번. 그녀는 꼭 레아드를 불러서는 이렇게손을 한번씩 본다. 왜 그런지도 모르고 그렇게 해서 뭘 알 수 있는지도 모르지만, 그녀는 이렇게 잠깐동안 레아드의 손을 보려고 레아드를 불러들이는 것이었다. 레아드로서는 진절머리나게 싫은 일이었지만, 이 미도에서감히 그녀에게 거역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관계로 어쩔 수 없이 매주 이렇게 끌려와버린다. 그녀가 손을 보는 방법은 간단했다. 자신의 손에 레아드의 손을 얹어놓고는 짧으면 수십 초. 길면 일 분 정도를 가만히 바라보기만 한다. 그리고는돌려보내는 것이었다. 다른 때보다는 조금 긴 시간이 흐르도록 레아드는 비하랄트의 울퉁불퉁하고주름진 손에 자신의 손을 올려놓고는 빨리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그녀가 레아드의 손을 놓았다. 레아드는 서둘러 뒤로 물러서려고몸을 일으켰지만, 그 순간 비하랄트가 레아드의 어깨를 잡았다. 흠칫.. 자신도 모르게 몸서리를 치는 바람에 레아드는 놀란 눈으로 비하랄트를 쳐다보았다. 눈치.. 챘을까? "아.. 저어.." "내가 무서운 게냐?" 한치의 돌림도 없는 직설적인 물음. 레아드는 조심스레 비하랄트의 얼굴을살펴보았다. 자신과는 살아온 세월의 단위가 다른. 그 안에 무엇을 담았는지 알 수도 없을 만큼이나 끝없이 어둡고 깊은 눈동자. 레아드는 조그맣게고개를 끄덕였다. 화.. 내실까? "그렇겠지.." 놀랍게도 그녀는 가벼운 한 숨을 내쉴 뿐이었다. 레아드로서는 처음 보는모습이었다. 언제나 할 말만을 하고, 그 외의 불필요한 말. 혹은 행동이란전혀 없던 그녀가 처음으로 레아드에게 한 숨을 쉬는 행동을 보인 것이었다. 레아드가 의아한 얼굴을 하는데 그녀가 조금 더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레아드의 어깨를 잡고있던 손이 조금 올라가더니 레아드의 머리 위에 가 얹어졌다. "그래, 요즘은 뭘 하며 지내고 있는 거냐." "예? 아.. 저.. 별로.. 하는 건 없는데요." "저런, 이 근처엔 좋은 구경거리가 많은데. 론이 데려가 주지 않던?" "론은.. 요즘 무척 바빠요." "아이리어의 장이? 전쟁이라도 터진 모양이구나." 비하랄트가 슬쩍 시선을 론에게로 옮기며 물었다. 론은 문가에기대선 채그녀와 레아드를 바라보고 있다가 비하랄트가 자신에게 시선을 보내오자웃으며 말했다. "이런 케케묵은 집에서 나오질 않으니 대륙 돌아가는 꼴을 모르는 거지. 그 만 저택으로 돌아오는게 어때요? 요즘 저택에 남아도는 방도 많은데." "이런 작은 섬의 인간사에 내가 참견하는게 더 우스운 꼴이잖느냐. 그나저 나 무슨 일이 있긴 있는 모양이구나." "뭐, 별건 아니고. 그냥 쓸데없이 비대해진 집안 정리 좀 하고 있는 중이 예요." 그 별거 아닌 일로 지금 하와크가 발칵 뒤집혀진걸 레아드는 알고 있었지만 론이 저리 쉽게 말을 해버리니 정말로 별게 아닌 일 같이 생각되기도했다. 비하랄트는 론의 말을 듣고는 가만히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이고는 레아드의 머리 위에 얹었던 손을 거두었다. "그래도 네가 이 곳에 초대한 손님 아니더냐. 좀 더 정중히 모셔야지." "그건 레아드 꿈에서나 나타나 경기 일으키게 하는 할멈에게 들을 말이 아닌데? 언제부터 레아드한테 그렇게 잘해줬다고 그런 말을 하는 겁니 까? 그러지 않아도 노력하고 있다고요." "노력하고 있다면 이 할미가 좀 도와주마. 며칠 후에 서쪽 계곡을 열어줄 테니 그곳에 한번 다녀오거라." "서쪽 계곡이라면.... 설마. 그 동굴?" 비하랄트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론이 의외라는 듯 말했다. "보여주는거 싫어하지 않았어요?" "좋은 눈요기가 될 테지. 어쨌든 열어둘 테니 둘이서 다녀오거나." "뭐.. 나야 좋지만." "그럼 됐다. 오늘은 이쯤 하도록 하지." 평소보다 말이 많았던 탓인지, 약간은 피곤한 듯한 기색으로 말하는 비하랄트였다. 레아드는 천천히 일어서서 론의 옆에 섰다. 그리고는 빙글 뒤로돌아 처음과 마찬가지로 의자에 앉은 채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비하랄트에게 작게 고개를숙여 보였다. "저.. 가볼게요. 안녕히 계세요." "그래. 다음엔 늦지 말아라." "예." "문에 대고 소리치지도 말고. 늙은이가 놀란단다." "아.. 예. 죄송해요." 레아드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둘은 비하랄트가 머물고 있는 오두막집 밖으로 나왔다. 향내로가득했던 집에서 밖으로 나오자 신선한 숲의 공기가 둘을 맞이했다. 깊고길게 숨을 들이켰던 레아드는 단번에 그 숨을 내뱉으면서 이른바 한 숨이라 이름 붙여진 행동을 커다랗게 했다. 그걸 두어 번 한 뒤에 레아드가 슬쩍 고개를 오두막집으로 돌렸다. "으음.. 좀 의외네." "뭐가?" "할머니 말야. 말을 한번 하시니까 무척 재밌는 분이셔서." "말했었잖아. 나쁘지 않은 성격이라고. 뭐, 그렇다고 좋은 성격이란 건 절 대 아니지만." 가만히 턱을 쓰다듬으며 잠시 전의 대화를 떠올리던 레아드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어버렸다. "역시, 그래도 무섭긴 마찬가지야." "글쎄. 난 무섭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괴팍한 노인네 정도잖아." "그러게 말야. 나도 내가 왜 이렇게 할머니를 무서워하는 진 모르겠어." 레아드가 팔짱을 낀 채 중얼거리며 말했다. 그러기를 잠시, 역시나 결론은생각해봐도 모르겠다.. 로 끝나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그런 암울한 생각을 머리 속에서 날려버린 레아드가 론에게 물었다. "참, 그제고 어제고 바빠서 만나지 못했었잖아. 요즘 일이 정말 바쁜가 보네?" "조금.. 처리할게 많아져서." "귀족들 뒤처리?" "그것도 그거고. 사실 이젠 귀족들이라고 해봐야 이빨 빠진 녀석들뿐이니 까 별로 걱정 할건 없어. 문제는 그 귀족들이 먹여 살리던.. 그 셀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지. 난데없이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고 거리로 내 몰 렸으니 불만도 엄청나. 하루라도 빨리 처리 못하면 아무리 성검의 주인이 니 어쩌니 해도 그 녀석 왕 자리에서 쫓겨날걸." 쫓겨나도 싸긴 하지만. 그 빌어먹을 자식..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론은 요즘들어 생전 처음 겪는 위통에 미간을 좁혔다. 사람이 뭔가에 이렇게 신경을 쓰면 몸이 안 좋아지는 모양이다. 바크 녀석을 죽이자고 펄펄 뛰고, 난리를 치는 부하 녀석들을 붙잡고 진정시키는 일부터 시작해서,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온 귀족 녀석들 뒤처리. 거기다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몰린 수만 명의 집과 직업을 만들어주는 일까지. 태어나서 이렇게 골치 아프고 신경 쓰이는 일은 난생 처음이었다. 더구나 불만을 털어놓을 곳까지 없으니 더욱 미칠 노릇이었다. "삼 개월이라.." 갑자기 레아드가 하와크 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론도 레아드의 시선을따라 머나먼 하와크를 바라보았다. "벌써 그렇게 지났군." "응." 삼 개월. 레아드가 저리 추억 어린 얼굴로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지난 삼개월은 레아드, 바크. 그리고 론에게 잊을 수 없는 시간들이었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삼 개월." 처음 이 단어를 꺼낸 건 바크였다. 궁의 깊숙하고 으슥한 방.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는 방안에서 난데없이 저 말을 꺼낸 바크는 자신을 쳐다보는 론과 레아드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삼 개월 안에 이 나라의 모든 귀족들을 사라질 거다." 계속.. --------------------------------------------------------------------- 난데없이 헬스클럽 삼 개월(--;;;)치를 끈었습니다.(끊었습니다?) 피곤해 죽겠네요..;;.... 마앙할.. --; 전 작심삼일이 아니라 작심하룬가 봅니다.;;하루 한편이 하루만에 깨졌네요.;;;스버얼~~!!.... ... Zzz...... 앗. 잠시 졸았네요. *_*;; 좋은 밤 되시길.;; 번호 : 21188게시자 : 임형순 (PEANUT42) 등록일 : 1999-09-05 23:09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3--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3 ) == 제 1장 1막 < 봄. 새로운 시작의 계절. > ==--------------------------------------------------------------------- 즉위식 이후 한 달. 그 간의 기간동안 바크는 자신의 주변 정리를 확실히해두었다. 반란을 막는데 공을 세운 자들에게 상을 내리는 식으로 해서파격적인 인사 이동이 이뤄졌다. 덕분에 나라를 움직이는 권력의 핵심엔대부분 바크의 손이 닿는 자들이 앉게 되었고, 그 간 그 자리를 지키고있던 자들은 수도를 버리고 떠난 죄를 물어 잠시동안 자택에서 근신을 하라는 벌을 받게 되었다. 수도에서 국왕을 견제하는 그들을 일단 묶어둔 바크는 그 사이에 재빨리일들을 벌이기 시작했다. 역대 국왕들은 감히 건드리지도 못할 정도로 그 힘이 막강했던 가문들이니뒤를 캐보면 나오는 죄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어느 날, 어디선가부터 수도에 좋지 않은 소문들이 돌기 시작했다. 어느가문의 몇 번째 적자가 무슨 짓을 저질렀네. 누가 어디 좋은 땅을 사기 위해 그 땅의 주인에게 무슨 짓을 했네.. 등. 사실에 근거를 둔 이런 소문이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소문이란 것이 귀족들의 귀에도 들어갈 즈음. 바크가 나섰다. 바크는 짐짓 귀족들을 위하는 척 하며 '소문을 잠재울 간단한 해명.' 정도를 귀족들에게 요구했다. 워낙 빠르게. 그리고 요란하게 퍼지는 소문을 감당하지 못하던 귀족들에게 바크의 이런 제안은 두 손들고 환영할 만한 것이었다. 그들은 곧바로 '그런 일은 절대 없었다.'라고 선언했다. 마치, 누군가 미리 짜둔 일인냥.. 갑자기사방에서 증인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문의 이름 하나로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어느 집안의 누구에게 억울하게 딸을 빼앗기고, 결국 그 치욕스런 삶에 참지 못하고 자살을해버린 딸의 아버지란 사람이 나타났다. 땅을 요구하는 귀족에게 거절을 했다가 집도, 땅도, 가족까지 잃어버린 한노인이 나타났다. 그 외에도 수십 명의 억울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나타났다. 수도의 귀족가는 발칵 뒤집혀졌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그들의 사연을 모조리들어버린 수도의 시민들은 더욱 뒤집혀져버렸다. 사실인지 거짓인지를 떠나 귀족이란 것들은 인간 말종이다! 라는 분위기가 수도를 뒤덮기 시작했고, 귀족들은 감히 함부로 밖으로 나다니지도 못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 증인들은 엘리도리크의 보호 아래 궁전에 안전하게 모셔졌다. 바크는 '상황이 이러하니 어쩔 수 없군.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억울하게 오명을 뒤집어쓴 그대들을 위해서라도 정식 재판을 열어야겠네.' 라고 수도의 모두에게 알렸다. 하와크의 천년 역사 중에 처음 있는 일에 수도는 물론 하와크 전체의 이목이 모여졌다. 그리고 처음부터 결과가 뻔한 재판이 열렸다. 귀족들이 발악을 하면서 없애려했던 증거들이 어디선가 쏟아져 나왔고, 소문은 모조리 사실로 밝혀졌다. 그 어마어마한 권한과 권력으로 수백 년간무수히 많은 부정을 저질렀던 수도의 귀족들은 이렇게 허무할 정도로 쉽게무너져내렸다. 수십 번을 처형해도 모자를 만큼이나 커다란 죄를 지은 그들이었지만, '수백 년간 하와크를 위해 일해 온 그대들의 선조를 봐서' 라는이유로 바크는 그들을 처형하지는 않았다. 대신 그들이 그 동안 모아온 엄청난 양의 재물과 땅을 모조리 회수했다. 그 양이란 것은 바크가 반란으로피해를입었던 난민들에게 베풀었던 재물을 채우고도 남을 정도로 엄청나게 많았다. 한 달이 조금 못되는 시간. 역대 어느 왕도 해내지 못했던 일을 바크는 그짧은 기간동안 해내고 만 것이었다. 하와크의 사는 모든 귀족들은 마른하늘의 벼락같은 이번 일에 너도나도놀라서 당황을 뿐이었다. 그 중에 좀 머리가 빨리 도는 귀족들은 재빨리사람을 풀어 그 간 자신이 벌인 일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일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만들어 줄 즈음. 바크는 전혀 엉뚱한 곳에서 귀족들의 뒤를 쳤다. 누구라도 인정하듯이 하와크의어둠. 뒷면을 지배하는 아이리어 가의 장인로느 아이리어가 느닷없이 하와크의 재무 대신이 된 것이었다. 국왕을 해도 모자란 판에 재무 대신이라니. 귀족들은 얼이 빠져버렸다. 좋은 일은 길게. 악한 일은 최대한 재빨리. 언제나 처럼 바크는 최대한 신속하게 귀족들의 뒤를 후려쳤다. 하와크는 모란과 라하트. 양대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다. 전쟁이 없는데다 과거엔 '한 나라'였던 탓에 언어의 장벽도 없고, 더구나 나라간의우월감이나 열등감 역시 없다. 다시 말해 국경이란 것은 허울 좋은 말로서각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별로 힘들이지 않고도 국경을 마음대로 넘을 수있었다. 이 점이 특히 강조되는 곳은 무역이었다. 병사들이 지켜주는 대로를 통해서 별 저항 없이 마음껏 물건을 사다 파는 것이 가능했다. 여기서발생하는 이익은 엄청난 것이었고, 거기에 붙는 세금 역시 상상을 초월할정도였다. 특히 소금과 화약에서 얻어지는 세금은 천문학적이었다. 국경 지대를 관리해 오던 귀족들 사이에선 이 세금을 적당히 높여서 원래받아야 할 세금보다 조금 더 받아 그 나머지를 남겨 먹는 것이 일종의 관례처럼 되어 있었다. 조금이라고는 하지만, 대로를 통해 들어오거나 나가는물건들이 워낙 많았기에 그 양은 대단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어느 날 갑자기 아이리어 가의 직원이라 불리우는 사람들이 귀족 가에 한 명씩 찾아왔다. 그리고는 대뜸 관세에 대해 참견을 하려 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귀족들은 길길이 날뛰었다. 반란 진압 전. 귀족들은 압력을 넣어 국왕에게서 자신들의 영토에 대한 국왕의 간섭 거부라는 영주권을 따내었다. 세금을 받아 수도로 보내는데 네가 뭔 참견이냐! 라는 것이 당연하게도 그들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론은어디서개가 짖냐? 라는 태도였다. 나라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세금이니 당연히 나라에서 관리하는게 당연하지 않느냐. 라는 것이 아이리어가 측의입장이었다. 당연히 귀족들은 한걸음에 바크에게 달려와 호소했다. 하지만 바크가 그들에게 보여주는 태도란 것은 귀족들의 울화통을 터뜨릴 만한 것이었다. 바크는"세금과 영토에 관한 부분은 재무 대신에게 모두 위임해 두었네. 짐은 요 즘 그런 거에 신경 쓸 시간이 없거든. 론 경과 상의해보게." 라는 말을 할뿐이었다. 다시 말해 너희들끼리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이었다. 론은 처절할 정도로 참혹하게 귀족 가를 뒤집어 버렸다. 수백 년간 이어지는부패, 부정의 길을 항상 앞장 서 달려온 것은 다름 아닌 아이리어 가였다. 그리고 그 아이리어가 만들어주는 그늘 아래서 독버섯과 같이 자라난 것이지금의 귀족들이었다. 그런 아이리어가 어느 날 난데없이 그들에게 아낌없이 주었던 그늘을 거두고는 날카로운 태양으로 그들을 내던져버렸으니, 남아나는 귀족이 없는게 당연한 것이었다. 세금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그것은 곧바로 자세한 조사로 이어졌다. 당연하게도 수십 가지의 죄목들이 들어났다. 순식간에 수십 명의 귀족들이 작위를 박탈당하는 꼴을 당하게 되었다. 몇몇분수를 모르는 귀족은 아이리어의 감사가 들이닥치기 전에 사병을 끌어모으는 대담한 짓거리를 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또 한번 하와크의 귀족들을 놀라게 만든 것이 그 간 국왕의 그늘 아래서 조용히 잠자던 엘리도리크. 하와크의 기사단이었다. 사병을 끌어 모은 귀족 가는 '반란 도모'라는 엄청난 죄를 부여받고는 들이닥친 엘리도리크의 날카로운 검에 갈기갈기 찢겨나갔다. 여기서 엘리도리크가 보여준 잔혹함이란 것은 여지건 그들이 지켜오던 신성 기사단이란이름에 피를 쏟아 부을 정도였다. 반란을 일으킨 귀족 가의 사람은 물론이고 그 가문을 지키려고 무슨 일이건벌인 사람들은 모조리 피의 검을 맞게 되었다. 그런 일이 두어 번 있고, 소문이 퍼지고 퍼지자, 그 누구도 감히 아이리어의 손길에 저항하지는 않게되었다. 하지만, 아이리어가 받은 타격 역시 귀족들에 뒤지지 않았다. 그 동안 귀족들을 보호해주는 대신 귀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 왔는데 그것이 원한으로 바뀌었으니 괜찮을 리가 없었다. 아이리어 가가 벌이는 모든 일들에귀족들이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제약을 걸고 넘어졌다. 귀족들의 앞에서 부패, 부정을 만들어 오던 아이리어였으니 괜찮을 리가없었다. 부정으로 벌어들인 그 엄청난 양의 재물과, 영토. 그리고 노력들이 귀족들의 요구로 고스란히 국왕의 손에 떨어지고 말았다. 결국 싸움은 아이리어와 귀족들이 서로의 몸을 망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가운데서 이득을 본 것은 당연히 바크 하나 뿐이었다. 최소 백년은 무리하게 나라를 이끌어가도 괜찮을 만큼이나 막대한 양의 재물과 영토가 손에 들어왔고, 나라의 걸림돌이었던 귀족 가와 아이리어 가는자멸했다. 결국 바크의 앞을 막을 건 아무 것도 남지 않은 것이었다. 단 두달. 단지 두 달만에 바크가 이뤄놓은 것은 엄청났다. 그 여파로 나라에 불만을 품게된 백성들도 상당 수 있었지만, 그런 것은 일년도 채 가기전에 풀릴 테니 문제가 되지 못했다. 역대 국왕 중 누구도 하지 못했던 것을 바크가 이처럼 쉽게 할 수 있었던것은 국왕과 귀족이란 공식에 완전한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크에겐성검과 아이리어. 그리고 백성들의 절대적인 지지가 있었다. 십만의 반란군을 단 혼자서 날려버린 전설의 성검. 그것은 귀족들이 감히반란을 일으키지 못하게 하는 족쇄였다. 그리고 귀족들을 보호해주던 아이리어가가 앞장서 귀족들을 처단하기 시작하고, 그 뒤를 백성들이 밀어준다. 귀족들은 단 한마디 불평, 불만도 하지 못한 구도 아래서 사라져갔다. 이것은 너무나도 노골적인 바크의 귀족 죽이기였다. 이제 남은 것이라고는 의외로 청결하게 살아 온 몇몇 힘없는 귀족들뿐이었다. 언제 날을 잡아 귀족이란 신분을 없애버리기만 하면 이로서 하와크의 천년을 썩여가던 귀족이란 것들은 사라질 것이었다. "그리고 그 뒤를 상인들이 채워 먹겠지." 나른한 오후. 찬바람이 들어오지 못하게 굳게 닫혀진 창문 밖으로 회색하늘이 보였다. 붉은 카페트가 깔려진 바닥은 왠지 훈훈한 느낌을 주고,그리고 탁탁, 소리를 내며 타오르는 모닥불은 그 느낌을 실체화 시켜준다. 화려하지만 정갈한 분위기의 방. 커다란 책상엔 하얀 김을 피어 올리는 차가 놓여져 있었다. "뭐, 백년 뒤의 일은 관심 없어." 푹신한 의자에 몸을 기댄 채 바크가 가볍게 하품을 했다. 그런 미덥지 못한국왕을 책상에 앉아 내려다보면서 론이 투덜거렸다. "너 같은걸 위해 우리 집안이 망해줘야하다니. 부하들에게 미안해 죽을 지경이라고." "투자라고 생각해. 투자." "돌아오는게 있긴 하는 거냐?" "글쎄. 뭐 바라는 거라도 있어?" "됐네. 더 이상 건들지나 마." 더 이상 뭘 바랬다가는 가문의 간판을 내려야 할거야. 론이 속으로 투덜거렸다. 바크가 전에 자신에게 약속했던 두 가지 권한. 하와크의 세금과영토를 관리하게 해준다고 했던 그 말 때문에 이렇게 집안이 뒤집어 졌는데 또 뭘 더 했다가는 그야말로 큰일일 것이다. "그나저나 레아드는?" 워낙 바쁜 터라 왕궁에 와본 것도 꽤 오랜만인 론이 물었다. 차를 한잔 가볍게 마신 바크는 턱으로 밖을 가리키며 짧게 답했다. "근무 중." "근무?" 황당한 얼굴로 묻는 론에게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엘리도리크가 궁전을 지키는걸 돕고 있어. 뭐, 좋게 말하면 그런 거고 나 쁘게 말하면 잡일 거들고 있는 거지." "뭣 때문에?" "요즘 내 인기가 하늘을 내려다 볼 정도라서. 하루가 멀다하고 자객 녀석 들이 방문해 주시거든. 궁전의 경비병들도, 엘리도리크도 지금 제정신이 아냐. 어제만 해도 멀건 대낮에 내 집무실 바로 앞까지 자객이 왔었어. 오는 도중 여섯 명이나 죽였더군." "대.. 대단한데." "포르 나이트니까." "..과연." 바크가 가볍게 한 숨을 내 쉬었다. "사실, 내가 나이트였을 때는 몰랐는데, 목표가 되니 보통 골치 아픈게 아 냐. 녀석들 때문에 밖으로 나가는 건 꿈도 못 꾸겠어." "그렇다고 무작정 죽여달라고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지?" "그래." 론이 가벼운 몸놀림으로 책상에서 내려서더니 빙글 몸을 뒤로 돌리며 짝. 두 손을 마주 잡았다. "좋아, 이런 와중에 날 불렀다면 뭔가 시킬 일이 있어 서겠군. 뭐든지 말해 봐. 내 부하 녀석들을 시켜서 포르 나이트 사냥이라도 해볼까?" "너가 처리할건 따로 있어." "뭔데? 포르 나이트에 의뢰를 한 녀석들을 찾아 처리해줄까?" "아냐. 처리할건 레아드야." "좋아. 레아드를 처리..에?" 말하다 말고 론이 눈을 크게 뜨면서 바크를 쳐다보았다. 바크는 그런 론에게 다시 한번 강조하듯이 말해주었다. "레아드 녀석 좀 처리해줘야겠어." 계속.. 번호 : 21383게시자 : 임형순 (PEANUT42) 등록일 : 1999-09-09 00:35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4--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4 ) == 제 1장 1막 < 봄. 새로운 시작의 계절. > ==--------------------------------------------------------------------- "으음.." 론은 잠시 뭔가를 고민하는 듯이 미간을 좁히고는 길게 신음소릴 냈다. 그러다가 결론을 내었는지 손가락 하나를 꼽으며 말했다. "난 그러니까 그간 궁전에 있지 않았잖아? 그 동안 너랑 레아드 사이에서 무슨 섭섭한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 그래도 레아드를 처리하라니, 그거 너무하지 않을까?" "바보.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거야?" "처리해 달라며?" 바크는 할 말 없다는 듯이 물끄러미 론을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한 숨을한번 푹~ 하니 쉬고는 귀찮다는 듯 머릴 긁적였다. "두 말하지 않을게. 너 요즘 피곤하지? 휴가 줄 테니까 레아드 녀석 데리고 몇 달 정도 떠나주면 고맙겠어. 가능하면 하와크 밖으로." "하와크 밖이라고?" "그래. 그것도 하와크의 소문이 전해지지도 않을 만큼 먼 곳이면 더더욱 좋겠지." 이번엔 론이 바크를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너 무슨 짓을 꾸미는 거냐? 레아드가 소문도 들으면 안 될 정도라니. 분명 좋은 일은 아닐텐데." "결과적으로는 좋은 일이야." "과정이 좋지 못하단 소리군?" "어이, 함부로 속단하는 건 금물이지." 론의 입을 막은 바크가 픽, 웃더니 손가락 세 개를 치켜세웠다. 그리고는그 중의 하나를 꼽으며 말했다. "질문 좀 하자. 하와크란 나라에 가장 해가 되는게 세 가지 있다면, 넌 그 첫 번째에 뭘 넣고 싶냐?" 론은 잠시의 생각도 없이 대답했다. "당연히 우리 집이겠지." "귀족가도 포함해서. 뭐, 이젠 두 쪽 다 망했으니 이건 넘어가고, 그렇다면 두 번째는?" "글쎄, 제국 모란 정도?"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새로운 황제는 패기가 넘치는 사나이. 더구나, 이젠 아이리어 가가 뒤에서 발목을 붙잡을 일도 없지. 너가 모란에 입힌 상처는 꽤 깊지만, 제국이 워낙 큰데다 황제 역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니, 적어도 이삼년 안 이면 예전의 상태를 회복할거야. 하지만, 그 기간이라면 나도 기반을 잡 을 시간으로는 충분하지. 뭐, 여차하면 레아드한테 성검이라도 빌리면 되 는거니까. 자, 세 번째는?" "흐음~ 모란의뒤를 이어 하와크의 독이 되는 거라.." 론은 잠시 팔짱을 끼고는 생각을 하더니 대답했다. "영족과 귀족들의 몰락으로 급부상 하는 상인들이 있긴 하지만, 아직 나라 에 해가 되기보다는 득이 되니까 제외하고. 도망친 귀족들이 있긴 하지만, 힘도 없으니.. 이것도 제외. 라하트는 언제나 중립이니 역시 제외. 남은 건 포르 나이트 정도인가?" "정답. 정확해." 론이 살풋 눈살을 찌푸렸다. "포르 나이트를 잡을 생각이냐? 아까 내가 말했었잖아. 내 부하라도 시켜 잡아줄까라고." "뭐, 그렇게 해준다면 고맙겠지만, 사실 이건 녀석들이 내 목숨을 노리는 것과는 상관없어. 복수가 아니라고." "그러면?" "포르 나이트의 싹을 도려낼 참이야." "농담하냐?" "호란이 죽었어." 의외의 대답에 론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셋이 포르 나이트였을 당시,언제나 셋에게 일을 주던 포르 나이트 동쪽 지구 부장. 호란.. 론은 떨떠름한 얼굴로 되물었다. "죽었나..?" "나도 소식을 들은 건 겨우 며칠 전이야. 그 외에도 몇 명 더 죽었지. 말해 줘야 이름은 모를 테니 지위만 말해줄게. 하와크 북 지구 부총장, 하와크 동 지구 부총장. 이건 호란이지. 그리고 서 지구 부총장. 남쪽은 잘 모르 겠지만 아마 당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하고있어. 그 외에도 포르 나이트 에서 제법 높은 지위에 있는 녀석들이 전부 당했어." "당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이렇게 한꺼번에 죽었다면 그렇게 생각하는게 당연하잖아." 바크가 별스런 소리 다 한다라는 반응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론은 별로납득하지 못한다는 얼굴이었다. 펠리어즈 중에서도 그 실력이 특출난 기네아 조차도 쩔쩔 매던게 바로 포르 나이트다. 모르는 녀석들은 실력으로 보자면 하와크의 기사단. 엘리도리크 쪽이 위라고 말들하지만, 전혀 말도안되는 소리였다. 분명, 엘리도리크의 전 기사단장이었던 류크는 론조차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강했지만, 그 외의 녀석들은 포르 나이트와 비교하는게 미안할 정도로 실력이 형편없었다. 분명 기사단원들의 실력은 일류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지만, 같은 일류라도 숨겨진 실력에선 차이가 상당했다. 그런.. 포르 나이트의 부장들이 전멸? "포르 나이트가 세상에 몸을 드러내고. 이런 일은 처음이야." 문득, 론의 상념을 깨고 바크가 말을 했다. "철저한 보안 유지. 나이트끼리도 서로가 누군지 모를 정도로 완벽하던 관리 체계가 무너졌어. 아직, 드러날 정도로 일이 커지진 않았지만, 각 지역의 포르 나이트들이 정체가 탄로 나서 죽임을 당하고 있을 정도야." "가능하겠군." "지금이라면 가능해." 잘라도 잘라도 자라나는 잡초를 없애는 방법은 그 뿌리째로 뽑아버리는 것이다. 여지건 드러나지 않던 포르 나이트가 혼란으로 그 모습을 드러 내었다. 시간이 지나버리면 분명 녀석들은 또 다른 방법으로 어둠 속으로 몸을감출 것이다. 잡을 시기는 지금 뿐인 것이다. "그런 이유로 해서. 레아드 녀석 좀 부탁해." 바크의 부탁에 론이 고개를 한번 갸웃거렸다. "나야 좋긴 하지만, 그런 이유라면 굳이 레아드를 나라 밖까지 내보낼 필 요가 있는 건가?" "너에겐 말한 적이 없었는데. 사실 포르 나이트의 총장인 폰 노친네는 레 아드한테 할아버지 같은 존재야." "....총.. 장이라고?" 론이 떨떠름한 얼굴로 바크를 쳐다보았다. 지금.. 총장이라고 말한 거야? "응. 지금 로아에서 조그만 검 수리소를 운영하고 있지. 나이는 정확히 모 르겠지만, 노인이라고 부를 정도야. 난 몇 번 만난 적이 없었지만, 레아드 는 자주 만나던 모양이야. 어렸을 적부터 레아드를 보살펴주던게 그 노인 네였거든. 나한테 그 노인이 포르 나이트의 총장이라고 말해준 것도 사실 레아드고." 바크의 천연덕스러운 대답에 론은 잠시 할 말을 잃었는지 입을 따악 벌리고 바크를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올라가는 혈압에 뒷목을 주무르며 바크에게 말했다. "너.. 너 말이지. 도대체 포르 나이트의 총장이라는게 뭘 의미하는지 알기 나 하는 거냐?" "글쎄, 역시 암살단의 총장 정도나 되니.. 꽤 원한 산게 많겠지?" 론이 책상을 쾅~! 내려치면서 소리쳤다. "헛소리! 내 부하 녀석들이 몇 년이나 쫓고도 그 그림자 한번 보지 못한게 바로 그 인간이라구! 겨우 몇 년의 기간으로 대륙의 뒷면을 장악하고 대륙 내에서 가장 완벽한 살인 집단을 만들어냈지. 더구나, 가장 치가 떨리는건 그런 엄청난 일을 해냈으면서 그 동안 자신의 얼굴 한번 보이지 않았다는 거다. 그런 인간이라구. 포르 나이트의 총장은." "흐음..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그렇게 들어보니 왠지 그 노친네가 더 대단 하다는 생각이 드는걸." "왠지가 아니라 원래 굉장한 녀석이야. 이 내가 세상에서 인정하는 몇 안 되는 인간 중 하나라구. 그 녀석은." 론의 말이 길어지자, 바크는 다 알겠다는 듯이 손을 내 저으며 말했다. "뭐, 어쨌든 간에. 그 폰 노인이 총장이란 건 사실이야. 사실 따로 총장이 존재하고, 폰을 인형으로 앞에 세워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리 상관은 없 지. 뭐라고 해도 레아드에게 그 노인은 꽤 소중한거 같으니까." "..그렇군." 이해했다는 듯이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바크는 이젠 식어버린 차를 목이마른 듯이 단번에 마셔버리고는 빈 찻잔을 내려놓았다. 유리와 유리가 부딪히며 맑은 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졌다. "그래서, 갈 곳은 있어?" "흐음~ 글쎄. 하와크 밖에다가 하와크의 소문이 전해지지 않을 만큼이나 먼 곳이라.." "없다면, 내가 갈만한 곳을 알아 봐줄게." 바크의 제의에 론이 고개를 저었다. "아냐, 됐어. 네 요구에 정확히 들어맞는 곳이 있긴 있어." "있긴 있는...데?" "데려가도 좋을지 모르겠다는 거지." "어딘데?" 바크의 물음에 론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대신, 고개를 돌려 회색하늘 아래로 펼쳐진 거대한 도시를 바라보았다. 그 저편으로 펼쳐진 대지. 그리고 보이진 않지만, 그 밖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대륙. 그 저편.. 론은 다시 바크에게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는 짧게 대답했다. "우리 집." 계속.. 번호 : 21384게시자 : 임형순 (PEANUT42) 등록일 : 1999-09-09 00:36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5--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5 ) == 제 1장 1막 < 봄. 새로운 시작의 계절. > ==--------------------------------------------------------------------- "스얀이?" "응. 오늘 맛있는 거 해준다고 오랬어." "참내, 그 녀석. 번이나 잘 챙겨줄 것이지." 쓸데없는 짓을... 론은 혀를 차면서 고개를 저었다. 볼일이 끝나고, 레아드와 론은 다시 저택으로 가는 오르막길을 걷고 있었다. 푸른 하늘은 아까보다는 조금 붉은 기를 품고 있었지만, 여전히 맑고한없이 투명했다. 그리고 그 아래로 커다란 언덕 위에 한 채의 거대한 저택이 그림 같이 서 있는게 보였다. 다른 건물이 주변에 하나도 없어 저택의 크기가 더욱 돋보이는 거라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원래 저택이 크기도 무척 컸다. 웬만한 성과는 비교도못할만한 크기의 저택은 차갑고 단단한 돌과 부드러운 질감의 나무가 절묘하게 이어지고 연결돼서 만들어져 있었다. 보기에도 감탄이 나올 만큼이나잘 지어진 저택이었다. 물론, 이 저택의 주인이 아이리어 가의 장이라는 것을 감안하자면, 외려 너무 작거나 초라하다는 말이 나올 지경이었지만, 레아드는 이 저택이 아주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저택으로 올라가고 있던 레아드가 문득 고개를 뒤로 돌려 뒤 따라오던 론에게 말했다. "참, 론. 너 내일도 바쁘니?" "내일? 별로.. 할 일은 없을 거 같은데. 왜?" "음.. 아냐." 레아드가 황급히 고개를 다시 앞으로 돌렸다. 그리고 잠시 동안 둘은 말없이 저택으로 향하는 길을 걸었다. 훈훈한 바람이 불어오고.. 앞서가는레아드를 가만히 쳐다보던 론이 넌지시 입을 열었다. "레아드. 요즘 심심해?" "아... 아니라니까. 별 소리를." 레아드는 극구 부인하는 투였지만, 론은 마치 알 거 다 알았다는 듯이 콧소리까지 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바크는 없고, 난 요즘 바빠서 못 놀아주니까.. 심심했었구나." "무.. 무슨 소리. 아냐." 레아드가 뒤도 안 돌아보고 소리쳤다. 하지만, 보이는 목덜미가 붉게 달아오른 것만으로도 론의 심증을 확신으로 바꾸는데는 충분했다. 론이 킥. 웃었다. 레아드가 우뚝. 그 자리에 멈춰 서더니 음산한 목소리로 물었다. "뭐...가 우스워?" "흐흠. 흠. 아. 별거 아냐. 그냥 옛날 생각이 나서." "....." 뭔가 분한 마음에 레아드는 잠시 론을 노려보았지만, 자기도 뭐가 분한지정확히 알 수가 없어서 뭐라 말을 하지는 못했다. 대신, 티가 날 정도로격하게 몸을 뒤로 돌리더니 저택으로 성큼성큼 걷기 시작했다. 론은 그 뒤에서 레아드가 본다면 화가 날 정도로 여유롭게 걸으며 레아드를 따라왔다. 시원한 바람이 한차례 불어가고. 아까보다 저택의 크기가 한층 커져 있을무렵. 론은 불어오는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 넘기고는 레아드에게 들으라는 듯이 커다랗게 말했다. "날씨도 화창하고, 바람도 잘 부는군. 겨울도 다 간 모양이야?" 침묵... 하지만, 론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이 미소를 한번 지어 보이고는 계속 말을 이었다. "새로운 한 해가 성큼 다가왔으니, 이제 슬슬 작년 한 해 동안 가져왔던 미 련과 불안. 후회를 가벼운 마음으로 날려보내고 새로운 마음으로 올해를 만들어가자.. 라는게 분명 목적이었는데." 론의 이상야릇한 말에 레아드는 자기 딴엔 들키지 않게 귀를 기울였다. 론은 보기에도 몸이 약간 뒤로 기운 레아드의 모습에 속으로 웃으면서 뒷말을이었다. "그게.. 분명 지금쯤일텐데.. 축제.. 말이지." 레아드의 몸이 눈에 띄게 움찔 거렸다. 속으로 무슨 갈등을 하는지 뻔히 보였다. 론은 그런 레아드에게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 결정타를 날렸다. "아, 그래. 생각해보니까 내일 저 아래 마을에서 한다고 누가 그러던데.." "....." 문득, 앞만 보고 가던 레아드가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론도 레아드에게서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걸음을 멈췄다. 분명 그 마음속은 지금 자존심과축제 사이에서 갈등으로 끓어 넘치고 있겠지. "아.. 저.. 저기." 자존심보다는 축제에 대한 갈망 쪽이 더 강했나보다. 레아드가 자기 발을내려다보면서 떠듬떠듬 입을 열었다. 그런 레아드를 지켜보던 론의 입가에기다란 미소가 생겨났다. 최근 들어 어쩐지 바크가 레아드를 괴롭혔던 이유를 알거 같다는 론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레아드." 론이 일부러 크게 레아드의 이름을 불러서 레아드의 말을 가로막았다. 그리고는 싱긋 웃으며 발을 옮겨 레아드의 앞으로 나섰다. "같이 갈래?" "...." 맨 처음엔 놀란 눈. 그리고 점점 가늘어지던 눈은 급기야 흘겨보기까지 한다. 하지만, 역시 마지막엔 미소로 끝. "좋아." 계속.. ps:부제 바뀝니다. *_*;; 별로 내용과 상관없으니 신경 쓰진 마세요오~...;; 번호 : 21606게시자 : 임형순 (PEANUT42) 등록일 : 1999-09-12 23:43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6--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6 ) == 제 1장 2막 < 로느 아이리어 펠 > ==--------------------------------------------------------------------- 밤하늘의 별이 흐르듯이 바람을 타고 흐르는 시간. 끊임없이 변해 가는 나날들 속에서 찾아지는 즐거움. 밝게 빛나는 색으로 채색된 하루는 정신이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지나간다. 가볍고 따스로운 공기가 언제나 주변을 감싸고,때론 차분하게. 때론 주체하지 못할 만큼이나 흥분되는 마음으로 시작되는 나날. 하루하루가 즐겁다. 조용하게 흘러가는 시간은 소리 없이 행복을 만들어가고,들뜬 마음은 창공을 향해 치솟는 풍선 마냥 한없이 어디론가 날아간다. 변화는 즐거움. 그리고 나의 세상은 변해가고 있다. 하얗게. 점점 하얗게. 새하얀 빛으로.. "......" 어디선가 들려오는 웃음소리에 론은 천천히 잠에서 깨어났다. 처음 눈에들어온 것은 눈을 아프게 할 정도로 환한 빛의 장막. 잠에서 방금 깨어난나 환한 빛을 견딜 만큼 눈이 빛에 익숙하지 못한 탓에 론은 다시 눈을 감아버렸다. 누군가 커튼을 친 건가? 아니면 어제 밤에 저렇게 해두고 잠을자버린건가. 열려진 창문 사이로 커튼을 밀어내고 들어오는 바람은 잔잔한 봄의 향내를 품고 있었다. 나른한 기분. 좀 더 잘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 론이었지만, 어디선가 다시 한번 들려오는 웃음소리에 그런 생각을 잠시 뒤로미룰 수밖에 없었다. 이른 아침부터 누가 저렇게 웃어대는 거야?... 라고속으로 투덜거렸지만, 잠시 후에 눈을 떠서 열려진 창 문 밖을 보고는 그이유를 알 수가 있었다. 이른 아침이 아니라 파랗게 물든 하늘이 보이는정오였던 것이다. 창을 통해 여과 없이 방안으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은 잠에 취한 나른한몸에 활력을 불어 넣어준다. 잠시 침대에 누운 채 눈이 밝음에 익숙해지기를 기다리던 론은 곧 가볍게 하품을 하며 몸을 일으켰다. 최근 들어 무겁기만 하던 몸이 이상하게 가볍다. 오랜만에 몸 안에서 힘이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왠지 모르게 좋은 일이 일어날것 같은 기분이 든다. 론은 나머지 잠을 몰아내기 위해서 길게 팔을 뻗으며 기지개를 폈다. 단번에 머리 속에 남아있던 나른한 기분이 어디론 가로 날아가는 느낌. 상쾌한아침 공기를 듬뿍 들이마시며 론은 위로 뻗었던 팔을 크게 옆으로 돌렸다. - 부욱. - 익숙하지 못한 천이 찢어지는 소리와 감촉. "...부욱?" 난데없이 일어난 일에 론은 잠시동안 의아한 눈으로 찢어져 나풀거리고 있는 잠옷 상의를 쳐다보았다. 상의의 팔 부분이 완전히 찢겨져 너덜거리고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찢어진 건 거기만이 아니었다. 단추도 몇 갠가 어디론가 떨어지고 없었다.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속으로 어제 무슨 일을 했었고, 잠이 들기까지의 과정을 되돌아본 론이었지만, 그 중에서 특별히 잠옷이 이렇게 걸래 짝이 될 만한 이유는 찾아내지 못했다. 잠이 든 후에 일이 있었던 건가? 그런 마음으로 방안을 한바퀴 둘러보던론의 눈이 어느 한 곳에서 덜컥. 멈췄다. 방 한편에 걸려진 커다란 거울. 그 거울엔 지금 침대에 앉은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론, 자신의 모습이 그대로 비춰지고 있었다. 론은 처음엔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거울 속의 자신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사태를 깨달은 론이 당황해서 침대에서 뛰듯이 내려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침대가 다른 때와는 다르게 무척 낮았다. 덕분에 론은 발이 바닥에닿기도 전에 발에 힘을 주었고 그 결과 발이 겹질려지는 일이 벌어졌다. "우아앗!" 조용하던 저택에 한 가닥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아아~ 정말. 다들 하와크 일로 정신없이 바쁜 이 마당에 난 저택이나 지 키고 있다니." 팔을 목뒤로 넘겨 잡은 채 저택 복도를 거닐던 파유는 가볍게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들어주는 이는 없지만, 파유의 신세 타령은 계속 되었다. "정말이지, 열 일곱이면 충분히 펠리어즈의 일원 아냐. 나 같은 인재를 썩혀 둔다라는게 정말 얼마나 큰 낭비야. 낭비." 중얼중얼 자신을 이런 저택에 놔두고 간 누구를 탓하는 파유였다. 확실히이런 파유의 투덜거림은 어느 정도 정당성이 있긴 했다. 파유는 근래에 보기드물 정도로 마력을 다루는데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원래 스얀이나파유의 집안 사람들이 그 쪽으로 재능이 있었지만, 파유의 경우는 대단히특수한 것이었다. 마력을 다루는 재능이나, 주문을 행하는 실력. 어느 쪽이던 천년전 대륙을 살아가던 마도사들과 비교해서 전혀 뒤떨어짐이 없다. 라고 비하랄트가 극찬을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스얀과는 정반대로 워낙 덜렁대는 성격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파유에겐 주문의 전수 과정이 말도 안되게 엄격했다. 어느 적정량의 마력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한두 지역 정도는 가볍게 날려버릴 수 있는 마법을 행할수 있는게 파유였다. 더구나 저주의 땅. '미도'에서는 마력의 고갈이란 있을 수 없는 일. 때문에 파유에게 전수된 주문이란 겨우 회복 주문 몇 개와이동 주문 정도였다. 공격 주문의 경우는 한 개를 배울 시에 스스로 그걸발전 시켜서 고위 주문으로 만들어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에 파유에겐 단한 개의 공격 주문도 알려주지 않았다. 이런 파유였지만, 펠리어즈의 모두가 파유에게 거는 기대 역시 상당했기때문에 오히려 파유의 덜렁대는 성격은 나쁜 쪽으로 뻗어 나갔다. "..어라?" 복도를 걸어가던 파유는 잠시 그 자리에 발걸음을 멈췄다. 복도 한편으로위치한 문에서 누군가가 나온 것이었다. 분명 저 방은... "기네아님?" 자신을 이런 저택에 갇어 둔 장본인. 하지만, 그걸 가지고 기네아에게 가서뭐라 따질 만큼 파유의 간이 크진 못했다. 허락도 없이 론을 따라다니다가들켜서 하마터면 죽을 뻔 한 것을 그나마 근신 정도로 끝내 준 것이 기네아였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지금 하와크에서 분주하게 뛰어다니고 있을 기네아가 갑자기 방에서 나온 것이 의아한 파유였다. 하지만 기네아라고 하면, 펠리어즈에선 공포의 대상. 장난은커녕 앞에 서면 말 한마디하기도 겁나는 존재다. 궁금증과 공포. "저기~ 기네아님?" 역시나 궁금증 쪽이 우세한 파유였다. 파유는 자신에게 등을 보인 채로 그자리에 멈춰선 기네아에게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가갔다. "어쩐 일로 돌아 꺄.." 미처 비명도 나오지 못한 속도. 등을 보이고 있던 그가 난데없이 뒤로 돌더니 단번에 파유의 입을 막아버렸다. 놀란 파유는 기겁을 해서 비명을 지르려고 했지만, 허사였다. 손이 워낙 빨랐고, 더구나 정확히 입을 막아버려서 숨조차 쉬기도 힘들 정도였다. 너무나 놀란 나머지 평소에 혹독하게배워온 검술이니 호신술이니 하는 것도 모두 생각나지 않았다. 최소한 품에 숨겨둔 단검이라도 생각났다면 다행이었겠지만, 지금 파유는 정신을 잃지 않는 것만으로도 최대한 노력 한 것이라 할 수 있었다. '..마력?' 숨이 막혀옴과 함께 파유는 자신의 주변을 감싸는 마력을 느꼈다. 너무나익숙한 패턴. 이동 마법이었다. 마력의 움직임으로 봐서는 아주 근거리. 곧, 짧은 현기증과 함께 주변의 풍경이 변했다. "..미치겠군." 어디선가 들어본 음성. 그리고 어디선가 본 듯한 풍경. 그때, 입을 막고있던 손이 천천히 치워졌다. 파유는 여지건 막혀왔던 숨을 크게 내 쉬고는자신을 납치해온 그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어느새 그는 뒤로 돌아 등 밖에 보이지 않았다. 대신 파유가 볼 수 있었던건 커다란 책상이었다. 자신의 방과 똑같은 재질의 벽. 그리고 예전에 한번 본 적이 있는 방안의 정경. 파유는 이번엔 등만을 보이고 있는 그를 쳐다보았다. 설마...? "로.. 론님?" "뭐가... 응?" 뭐라 중얼거리던 그가 부름에 대답을 하더니 천천히 몸을 돌아 섰다. 계속. --------------------------------------------------------------------- ps:짧게 쓰면서 여러개를 쓸까. 길게 쓰면서 한 편을 쓸까. *_* 문제로다~~누군가:(퍽!) 짧게 한편 쓰는 주제에!!! 번호 : 21607게시자 : 임형순 (PEANUT42) 등록일 : 1999-09-12 23:43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7--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7 ) == 제 1장 2막 < 로느 아이리어 펠 > ==--------------------------------------------------------------------- "파유. 여지건 찾았잖아." 론의 집무실에서 나오자마자 달려오더니 말을 건 것은 시랑 녀석이었다. 파유는 난데없이 시랑이 나타나자 조심스레 방 문 저편을 살피다가 방 안에 사람 기척이 없자, 안심하고 시랑을 맞이했다. "무슨 일이야?" "너야말로 무슨 일이야? 갑자기 론님 집무실에서 나오다니." "벼.. 별일 아냐. 네 일이나 말하라구." "아냐, 됐어. 너가 여기서 나왔다는 건 론님. 안에 계시단 거지? 론님에게 전해드릴 일이니까." 그렇게 말한 시랑은 파유의 곁을 지나서 문 앞에 가 섰다. "론님, 시랑입니다. 마을에서 소식이 와서 전해드립니다." 잠시 침묵. 시랑은 옆에서 보고 있는 파유가 짜증이 날 정도로 오랫동안그렇게 대답을 기다렸다. 거의 일분 정도가 지났을 때, 결국 참지 못한 파유가 대신 말했다. "미안한데, 론님 지금 안 계셔." "어디 가셨어?" "으음.. 비밀." "장난 칠 때 아냐." 으으음~ 이 녀석은 왠지 말이 잘 안 통해. 속으로 투덜거리면서 파유는 자신보다 한 살 어린 시랑을 쳐다보았다. 대륙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푸른 머리에 파란 하늘을 연상시키는 푸른색 눈동자. 나이도 어리지만, 생긴 건 더어려보이는 이 건방진 녀석은 의외로 착실한 성격과 깔끔한 일 처리 능력을가지고 있어서 론은 물론 기네아조차도 안심하고 일을 맡길 정도였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파유의 꼬임에 넘어가 허락도 없이 론을 뒤 따라 다니다가 이렇게 파유와 함께 저택에서 근신하라는 벌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시랑은 그 일로 파유에게 뭐라 말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실망한 자신을 다독거려줄 정도였다. 마법은 커녕 마력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주문엔 쟁병인 시랑이었지만,파유는 이런 시랑에게 늘 열등감을 느꼈다. "혹시, 론님 마을에 가신거 아냐?" 난데없이 시랑이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던졌다. 파유는 휘둥그레진 얼굴로시랑의 질문이 여지없이 정답이란 걸 보여주었다. "어.. 어떻게 알았어?" "정말 마을에 가셨어? 그렇군. 누가 벌써 전해드린 모양이구나. 다행이네." 시랑의 말에 파유는 처음엔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하다가 시랑이 방금 전에방문에 대고 말하던 '마을에서 온 소식'을 떠올릴 수 있었다. "마을에 무슨 일이 있는 거야?" "응. 남쪽에 시겐이란 마을에서 연락이 왔어. 아무래도 변종이 생긴 거 같 다고 말야." "정말? 어떤 건데?" "아직 뭔지는 정확히 몰라. 하여간 다행이네. 론님이 직접 가셨으면 간단 히 해결되겠지." "으.. 응. 그렇겠다." 론이 마을로 내려간건 사실이지만, 그게 정확히 어딘지는 파유 자신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지. "참, 시랑. 아침부터 레아드님이 안 보이시던데. 어디 계시니?" "그거 때문에 이렇게 달려온 거라고." "..왜?" 시랑이 가볍게 한 숨을 내 쉬었다. "아까 마을에서 소식이 전해질 때 레아드님이 옆에 계셨거든. 마을에서 소 식을 전해 온 사람이 워낙 다급하게 말하기도 했고, 사람이 다쳤다는 말 까지 있어서 말야." "그래서? 설마.." "그 길로 그 마을로 달려가 버리셨어." "역시나." 파유와 시랑은 동시에 골치가 아프다는 얼굴을 해 보였다. 그나마 시랑은다행이란 표정으로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정말 다행이야. 론님이 가셨으니까. 그렇지 파유?" "그.. 그래. 으응. 물론이지.. 하.. 하하." "맞아." 그리고 환하게 웃어 보이는 시랑이었다. 사정없이 내리 꽂히는 죄책감과 혼자 변종을 잡으러 간 레아드의 걱정. 더구나 레아드가 잘못되면 나중에 올엄청난 벌.. 등이 겁이 안 날수가 없는 파유였지만. "헤헷." 싱글싱글 웃어 보이는 이 간악한 작은 녀석.. 에게 도저히 사실을 밝힐 수가 없는 파유였던 것이다. - 허락 없이 미도에 발을 들인 자는 그 목을 잃고 영원히 저주의 땅에서 방황하리라. - 언제, 어디서부터인가 전해져온 저주. 그리고 그 저주는 너무나도 오랫동안 너무나도 완벽하게 지켜졌다. 아직도 대륙엔 인간이 발을 딛지 않은 곳이 존재했고, 그런 곳이 많음에도불구하고 들어가면 죽게되는 땅에 일부러 찾아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오래 전 모란의 한 왕이 군대를 이끌고 미도로 들어갔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는 전설이래(전설이라고는 하지만, 너무나 상세하게 기록이남아있어 전설이라고 말하기도 뭣한..) 괜히 국력을 낭비하며 별로 크지도않은 척박한 땅을 정복할 생각을 품는 왕은 없었다. 더구나 지리상 대륙의 등뼈 최북단에 위치한 미도는 당연하게도 너무나 험한 지형으로 되어있어 사서 고생을 하며 목숨 거는 인간이 아닌 한 미도로들어가진 않았다. 험한 지형과 철저한 전통을 고수하는 저주. 이 두 가지는수백 년간 너무도 잘 맞물려서 그 누구도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아이리어가의 본가를 숨겨주었다. 그런 미도에도 사람은 살고 있었다. 대략 수십 개의 작은 마을과 도시라고하기엔 작지만 꽤 커다란 마을 여섯 개로서, 예상외로 그 수는 수만을 헤아릴 정도였다. 그 중 대부분이 아이리어 가의 사람으로서 사실상 미도는 아이리어의 작은 왕국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었다. "여긴 처음 와보는 곳인거 같은데." 같은데가 아니라 처음 와보는 마을이었다. 론은 마을 입구에서 '시겐'이란마을 이름을 쳐다보고는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마을 안으로 들어왔다. 미도 안의 마을이라면 어느 곳이던 마찬가지겠지만, 굉장히 자유스러운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물론, 귀로 들려오는 이 요란벅적한 소리도 그 분위기에 한몫 톡톡히 하는 것도 사실이었다. 많아봤자, 수백 명이 사는 마을이 활기차 봤자. 라고 생각하겠지만, 미도의마을엔 다른 지역엔 없는게있었다. 광장 중앙에 위치한 커다란 원형 재단. 다른 마을이라면 분수나 조각상이 있어야 할 그곳에 엉뚱하게 자리잡고 있는 그 재단은 가끔 낮에도 확연하게 보일 정도로 환한 빛을 내뿜어댔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재단의 근처에서 난데없이 사람들이 빛과 함께 나타났다. 고대 마도사들이 만들어낸 근거리 이동용 문. 그것을 편리하게 만들어낸 것이 바로 이 재단이었다. 걸어서라면 며칠이걸릴 만큼이나 험한 산들을 넘어 저 편에 위치한 다른 마을을 단 수초만에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것이었다. 누구라도 제약은 없었다. 가고 싶은 곳을 그리며 재단에서 간단한 주문을 외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하루만 해도 마을을 오가는 사람들의 수는 엄청나게 많았고,마을 안이 이리 떠들 법석한 것이었다. 하지만, 론이 도착한 시겐이란 마을은 의외로 다른 마을과는 다르게 조금 침울한 분위기였다. "뭐, 조용하면 더 좋지. 이게 며칠이나 갈지도 모르니.." 중얼거리며 마을 광장에서 안 쪽을 대략 훑어 본 론은 그 며칠간 머무를여관을 찾아냈다. 사실, 타지역 사람들이 전혀 찾아오지 않는 미도에 여관을 차려봐야 장사가 될 리 없었지만, 미도 사람들에게도 여관이란 필요한 것이었다. 하지만 여관업으로만은 먹고살기가 힘들기 때문에 특별히여관을 따로 차리거나 하진 못했고, 대부분이 주점을 하면서 여관업을 부가적으로 하는 경우였다. 론이 머무르기로 정한 여관 역시 아래 두 층은 주점. 그리고 삼 층이 여관으로 이루어진 곳이었다. "어서 오세요~"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밝은 톤으로 한 소녀가 달려나왔다. 미도의 특징이랄까. 태어날 때부터 마력을 접하고 살기 때문에 그 외모가 타지역과는좀 다르다. 스얀이나 파유. 그 둘이 그렇듯이 미도의 여성들은 대부분이훤칠한 키에 시원스레 뻗은 팔과 다리를 가지고 있다. 론은 소녀의 어깨 너머로 보이는 여관의 정경을 한번 훑어보고는 대강 마음에 들자, 소녀에게 간단하게 주문을 했다. "방 하나. 언제까지 머무를지는 모르니까 매일 아침 갱신하도록 하지. 그 리고 아침을 못 먹어서 그런데.." "예~ 오늘 특식으로 신선한 새우 요리가 있거든요. 그걸로 드릴까요?" "새우라. 좋아. 그거로 하지. 그리고 시원한 맥주랑 과일 안주도 부탁해. 이건 나가서 먹을 테니 싸줬으면 고맙겠어." "예~ 새우 요리랑 맥주. 그리고 과일안주요. 금방 만들어 드릴 테니 방에 짐 풀고 내려오세요. 방은 마음에 드는거 쓰시면 됩니다. 숙박료는 하루 십 시르피예요. 자, 열쇠요." 언제나 가지고 다니는지 소녀가 주머니에서 작은 열쇠 하나를 꺼내 주었다. 아마 이 집에 있는 방이란 방은 모두 이 열쇠로 열리겠지. 그 정도로 미도사람들의 위기 의식이란건 이렇게나 낮았다. 거꾸로 말하자면 치안 상태가너무 좋다고 말 할 수가 있고, 특별히 도둑질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먹고 살수가 있다는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이었다. 기네아의 방에서 가지고 온 몇 가지 옷과 짐을 삼층의 방에 풀고 내려온 론은 테이블 한편에 차려진 음식상을 볼 수가 있었다. 특별히 물어보지 않아도 그게 자신의 것이란 것은 너무나 잘 알 수가 있었다. 지금 이 집에 손님이라고는 론, 혼자 뿐이기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저녁이나 되야 사람들이오는 모양이었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새우 스프와 커다란 새우가 하얀 살을 드러냈고 있는 새우 요리 등. 작은 마을 주점의 요리라고 생각하기엔 더없이 맛있는 요리들이었다. 간단하게 아침 겸 점심을 끝낸 론은 기분 좋은 포만감에 의자에 몸을 깊게 기대었다. 그때, 아까 그 소녀가 꽤 커다란 바구니를 들고 론에게 다가왔다. "여기, 맥주와 과일 안주 나왔습니다. 과일 외에도 몇 가지 더 넣었는데 입 에 맞으시면 좋겠네요." "응. 고마워." 소녀에게서 바구니를 받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론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문득 다시 한번 주점 안을 돌아보았다. "근데 말이지. 지금 여기 너 혼자니?" "예?" "이상하게 조용해서 말이야. 아까부터 보이는 것도 너 혼자고." "아, 예. 지금은 저 혼자예요. 아빠는 지금 호륜에 가셨거든요." 호륜..이라면. 분명 미도에서 몇 번째로 큰 마을의 이름이다. 론은 거기쯤에서 질문을 멈췄지만, 소녀는 좀 더 말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요 앞집 아저씨가 어제 숲에서 다치셔서 함께 의사 선생님께 가셨어요. 덕분에 오늘 매상은 완전 꽝이네요. 소문이 벌써 퍼졌더라구요." "소문.. 이라니?" 론의 물음에 소녀는 약간 당황한 눈으로 론을 쳐다보았다. "저.. 모르셨나요?" "모르다니? 뭘?" "저기, 저택에서 오신 분 아니셨어요?" 미도 사람들이 말하는 저택이란 곳이 단 하나임을 잘 알고 있는 론은 이여자애가 어떻게 그걸 알았는지 의아했다. 하지만, 그런 의문은 잠시도 가지 못했다. 소녀가 질문에 이어 답까지 모두 말을 해준 것이었다. "보통 그런 차림으로 여관에 묵으시는 분들은 대부분이 저택에서 나오신 분들이었거든요. 전 이번이 세 번째라 거의 확신하고 있었는데.. 저기, 정 말 저택에서 오신거 아닌가요?" "아.. 응. 맞아. 저택에서 온 거. 근데, 마을에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니?" "예. 이 근처 숲에서 변종이 나타났어요." "변종? 어떤거?" 물어놓고 론은 잠시도 지나지 않아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펠리어즈도아니고, 이런 주점의 소녀가 변종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겠는가. 역시나소녀는 고개를 저었다. "전 그냥 변종이 나왔다는 것만 들어서요. 어떤 건지는 모르겠네요." "그렇겠구나. 미안, 어려운걸 물어봤네."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론은 창 밖으로 보이는 마을의 전경을 쳐다 보았다. 변종이라... '심심하진 않겠군.' 계속.. --------------------------------------------------------------------- 요타 인터넷에 올리시는 분들~주소 좀 알려주세요오~ ^^;; 번호 : 21848게시자 : 임형순 (PEANUT42) 등록일 : 1999-09-18 11:19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8--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8 ) == 제 1장 2막 < 로느 아이리어 펠 > ==--------------------------------------------------------------------- "조심하세요~!" 주점 소녀의 배웅을 받으며 론은 한 손엔 검. 한 손엔 바구니를 든 어정쩡한모습으로 주점을 나섰다. 마을과 근처 숲을 산책 겸 시간 때우기로 한바퀴돌아보고 오겠다라는 말이 아무래도 소녀에겐 변종을 잡으러간다는 말로들렸나보다. '뭐, 나타나주기만 한다면 잡는 건 별 문제가 아니지만.' 어떤 변종인지도 모를걸 찾아 숲 속을 헤메는건 절대 사절인 론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마을에 묵을 며칠간 이렇게 매일 산책을 하다보면 그 중에 하루 정도는 걸리겠지. 하는게 론의 심정이었다. 미도에 있는 마을 중에서도 상당히 작은 편에 속하는 덕에 이 시겐이란 마을은 미도의 마을들이 풍기는 특유의 시끌벅적함.. 이란 것이 없었다. 오랫만에 조용한 저택에서 나왔으니, 커다란 마을의 요란함을 즐겨보는 것도좋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아쉽게도 발이 닿는 데로 걷다가 처음 나온 마을이이 시겐이란 마을이었다. 평소 이동 주문으로만 다니다보니 직접 걸어서는미도의 어디에 무슨 마을이 있는지 전혀 모르는 론인 것이다. "꽤 묵직한데. 도대체 몇 인분을 넣은 거야?" 왼손에 들린 바구니에서 느껴지는 묵직함은 언뜻 계산해봐도 도저히 혼자서 먹을만한 양이 아니었다. 저녁까지 밖에서 해결하고 오란 소린가? 아니면 변종을 잡기 전엔 돌아오지 말라는 뜻인가.. 후자 쪽에 거의 확신을 하면서 론은 여유 있다 걸음걸이로 느릿하게 마을을가로질러갔다. 워낙 작은 마을이라 서인지, 아니면 변종의 탓인지 지나가는사람들의 수는 상당히 적었다. 그나마 미도에선 '문' 덕분에 처음 보는 사람이 마을을 거닐고 있다고 해서 특별히 시선을 받거나 하진 않았다. 만약이 정도로 작은 타 지역의 마을이었다면, 지나가던 사람들은 뒤를 돌아서라도 여행자의 모습을 확인해 봤을 것이다. "..어.. 같은....라구!" 처음 마을에 들어온 입구에서 정 반대편. 론이 그 곳에 도착할 즈음. 어디선가 여러 사람의 웅성거림 비슷한 소리가 들려왔다. 론은 주변을 돌아보다가 그 소리가 일직선으로 뻗은 마을 도로의 한 귀퉁이에서 들려오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 급할 것도 없고, 할 일도 없으며, 시간은 남아도는데다가 심심하기 그지없는 론. 당연히 걷던 방향을 그 쪽으로 틀었다. 언뜻 들려오는 소리들로 보건대 대략 십수명이 모여서 무슨 말들을 하는 모양이었다. '그나저나 이거 언제까지 이럴 작정이지. 조절을 못 하니 하루가 될지 한 달이 될지 알 수가 없잖아. 망할..' 며칠만에 해결이 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만약 '그 날'까지 이런 꼴이라면 그야말로 큰일이다. 나중에 레아드에게 뭐라 해명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중간에 사실을 밝힐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이런 이유도 이유지만, 역시 론을 짜증나게 하는 건 이런 기간 동안 레아드를 만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느긋한 마음으로 최대한 여유롭게 지내려고이런 마을로 내려온 것이지만, 벌써부터 마음 깊숙한 곳에선 짜증스런 마음이 밀려오고 있었다. 더구나 이런 시간이 언제까지일지 정확히 론 자신도 알 수가 없어서 그런 조급한 마음은 더더욱 진정이 되지 않았다. 끝을알 수 없는 암흑은 사실은 얕아도 이상할 정도로 깊게 느껴지는 법인 것이다. "설마, 무슨 일이라도 터진 거 아냐?" "불길한 소리 집어치우게. 저택에 간 사람이 무슨 일을 당했다는 겐가?" "하지만 아침에 떠난 사람이 아직까지 안 오지 않잖습니까." 문득 골목을 돌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나가려던 론은 발걸음을 그자리에서 멈춰 섰다. '뭐야. 벌써 저택에 사람을 보낸 건가?' 재미없게 되는군. 혀를 차면서 론은 저택에서 누가 올지 한번 짐작을 해보았다. 바크의 망할 짓거리로 펠리어즈 대부분이 하와크에서 중노동을 하고 있는 지금. 저택을 지키는 인원은 상당히 적었다. 신혼인 주제에 저택에 남은 스얀과 번. 시랑과 파유. 몇몇 집안 일을 해주는 하인들을 빼놓으면 남은 건 레아드 정도인가. 그 와중에서 변종을 처리 할 만한 실력을 가진 건 스얀과 번. 시랑 녀석은안심하고 일을 맡길만한 성격이지만, 싸움과는 영 거리가 멀다. 파유는 시랑과는 완전 반대로 싸움엔 상당한 소질이 있지만, 그 성격 때문에 그 녀석 하나에게 일을 맡기기엔 불안함 감이 있었다. '어쨌거나 내가 나설 필요는 없을 거 같군.' 변종의 정체가 뭔지에 대한 약간의 의문을 남겨둔채 론은 그쯤에서 발길을 돌렸다. 누가 오던지 알아서 잘 처리하겠지. "하아아음~ 좋은 날씨~" 파랗게 빛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론을 길게 기지개를 폈다. 마을에서 어느 다른 마을로 이어지는 길목. 누가 자기꺼 아니랄까봐 미도의 지형은 비하랄트. 그녀만큼이나 변덕스럽고 괴팍하게 생겨먹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륙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만큼이나 많은 절경을 가졌다는 것이다. 수많은 계곡과 절벽. 그 사이로 펼쳐진 초록의 초원들. 빛나는 푸른 하늘.. 팔을 뻗으면 닿을 것만 같이 낮게 흐르는 하얀 구름. 그사이로 흘러내리는 장대한 빛의 장막.. "파멸의 아름다움..이란 건가." 중얼거리면서 론은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길을 따라 동산을 올라온지 한참. 뒤를 돌아 아래를 내려다보니 마을의 전경을 포함해서 이 근처 지형이한 눈에 들어왔다. 마을을 빠져 나오면서 생각을 한 것이지만, 이렇게 보자니 정말 작은 마을이었다. 겨우 수십여 채의 집으로 이루어진 마을의 삼면은 온통 숲으로 둘러 쌓여있고, 오직 외부로 가는 이 길만이 초원으로 이어져 있었다. 숲에선 변종이 나돌아다니고 마을은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마을 사람들이저리 난리를 치는 것도 무리는 아니군.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면서 론은 근처 나무 그늘 밑에 가서 털썩, 주저 앉았다. 점심을 방금 먹었으니, 저녁 까진 시간이 많이 남았다. 특별히 할일도 없으니 여기서 낮잠이나 자면서 시간이나 보내려는게 오늘 론이 세운하루 일과였다. 맥주와 과일, 그 외에 몇 가지 과자 등이 든 바구니를 옆에 내려놓은 론은길게 팔을 뻗고는 풀이 자라난 땅 위에 드러누웠다. 어디선가 차가운 물기를 머금은 바람이 불어왔다. 햇빛을 가린 나뭇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요란스레 빛을 흩뿌린다. 그늘가운데 비춰지는 약한 빛들과 시원한 바람. 그리고 귀를 간지럽히는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들은 봄의 나른한 오후라는 막강한 특권을 발휘해서 론의 수면 욕을 사정없이 부추겼다. 론은 무의미한 반항으로 몸을 한번 뒤척이면서 정신을 지배하는 잠기운에 대항해 보았지만, 곧 끝없이 달콤한 꿈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하.. 하아." 거칠게 한 숨을 내쉰 레아드는 앞을 가리는 수풀을 헤치며 앞으로 나아갔다. 저택을 나온지 어언 세시간. 언제나 가져다니는 지도를 보며 시겐이라는. 저택에서 두 시간 조금 더 걸리는 거리에 있는 마을로 향하는 중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세시간이 지나는 지금에 와서도 마을은커녕 사람 하나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아까 지름길이라고 들어간 샛길이 문제였나..? "큰일이네. 이 근처 마을이라고는 그 시겐이라는 마을 하나 뿐인데. 길이 라도 잃어버리면 정말 난리잖아." 이미 길은 잃어버렸지만, 말이라도 일단 그렇게 해보는 레아드였다. 시랑이 마을로 통하는 문을 열어줬을 때 고집 부리지 말고 들어가는 건데.. 괜한 고집을 부리다가 망한 꼴이었다. '하지만.. 마력이란거. 이상할 정도로 기분 나쁘단 말야.'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주문 시에 몸을 감싸는 마력은 정말로 소름이 돋을정도였다. 싸늘한 냉기가 목덜미에 닿을 때 느껴지는 끔찍한 기분이랄까. 예전에 론이나 바크가 마력을 사용할 때는 이렇지 않았었다. 그때 느껴지던 느낌이란 건 오히려 상쾌할 정도로 시원한 기분이었다. 역시, 문제는이 곳. 미도라는 지역 때문인가.. "그나저나, 정말 난리네. 이동 주문 같은 건 모르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가르쳐 줬지만 배우지 못한 거였다. 몸에 흐르는 마력은신에 가까울 정도라는 레아드였지만, 사용을 할 줄 모르니 돼지 목에 진주꼴이었다. "응?" 키보다도 더 큰 수풀 사이에서 정신없이 방향 감각을 상실한 채 앞이라고생각되는 곳으로 걸어가던 레아드는 문득 그 자리에서 걸음을 멈췄다. 작게나마 사람의 목소리 같은걸 들은 느낌이었다. 잠시 숨을 죽이고 귀를 귀울여보았지만, 아쉽게도 그 뒤로는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이 쪽.. 인가." 소리가 들려왔다고 생각되는 쪽을 본 레아드는 천천히 수풀을 헤치며 제발아무거나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발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레아드의 바램은 허사로 끝나지 않았다. 수풀의 수가 적어지면서 한결 걷기편한 길이 앞으로 펼쳐졌다. 그 길을 따라 나오자 곧 레아드는 지옥같던 수풀 지역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 "하.. 하아. 다행이네." 수풀 지역에서 나오자마자 눈에 보이는 건 누가 봐도 사람이 만들어 놓은'길'이란 것이었다. 풀 한 포기 자라나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게 정돈된 길은 세시간 동안 숲에서 헤매던 레아드에겐 그야말로 구세주 같이 보일 지경이었다. 이 길을 따라가면 시겐이던 뭐던 마을이 나오겠지. "어디. 여기가~ 이쯤인가?" 길을 잃었다고 판단되는 순간 가방 속에 구겨 넣었던 지도를 다시 꺼내 들고는 레아드는 근처 지형을 살펴보았다. 근처에 커다란 동산이 있고, 길은그 동산을 가로질러 이어지고 있었다. 지도를 살펴보던 레아드는 곧 동산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시겐의 바로 앞에 그려진 동산이었다. 아마 저 동산너머로 시겐이 있는 모양이다. "어쨌거나 정말 다행이야." 마을 사람들을 구하러 왔다가 오히려 구조 당하는 창피한 일을 모면한 것에 진정으로 가슴을 쓸어 넘기며 안도하는 레아드였다. 레아드는 다시 지도를 가방 속으로 집어넣고는 길을 따라 동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완만한 경사로 이어진 길의 끝엔 커다란 나무 몇 그루가 자라나 있었다. 아마도 풀만이 자라나 있는 동산이 보기 흉했는지 누군가 심은 모양이었다. 길을 따라 동산을 오르던 레아드는 곧 하늘을 가릴 정도로 거대한 나무 근처를 지날 수 있었다. "...에?" 처음엔 아무런 생각 없이 나무를 지나쳐 갔다가, 뭔가 이상한 것을 봤다는 느낌에 레아드는 문득 걸음을 멈춰 섰다. 그리고는 슬쩍 고개를 뒤로돌려보았다. 분명 그곳에 있었다. "바구니?" 몇년전에 심어진 건지 짐작도 못할 만큼이나 커다란 나무. 그 거대한 나무기둥의 옆으로 왠 바구니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윗 부분이 체크무늬의 천으로 가려져 있었지만, 분명 저 크기의. 그리고 저 무늬로 가려져 있는 바구니가 의미하는게 뭔지 잘 알고있는 레아드는 의아한 생각에몸을 돌렸다. 누가 이 근처로 소풍이라도 나온 걸까? 하지만, 그렇다고 생각하기엔 여긴 마을과 너무 가까웠다. 더구나 지금은 변종까지 나오지 않은가. '설마.. 변종에게 당한 건가?'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레아드는 황급하게 흰 천으로 묶여진 검을 재빨리풀어 들고는 나무쪽으로 달려갔다. 피 같이(사실 피지만.)붉게 빛나는 기다란 장검. 하와크의 성검인 동시에 레아드의 검이기도 한 '요루타'가 벗겨진 천 사이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나무와 거리가 좁혀지자, 그제서야 나무 기둥 뒤로 사람의 모습이 보이기시작했다. 쓰러진 건지 길게 뻗은 다리만이 보였다. 레아드는 더욱 다급해지는 마음을 간신히 가라앉히면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를 변종을 경계하며 나무 기둥의 뒤로 돌아갔다. 다행스럽게도 변종은 나타나지 않았다. 주변을 돌아보며 한번 확인을 한 레아드는 아무 것도 없다는 걸 다시 한번확인하고는 그제서야 시선을 아래로 돌려 쓰러져있는 사람을보았다. "....." 살풋. 바람이 불어오고. "...론?" 레아드는 검을 거두었다. 다시 한번 물기를 머금은 시원한 바람이 둘 사이를 지나며 몇몇 나뭇잎을 품에 안은 채 하늘로 치솟았다. 계속.. 번호 : 22047게시자 : 임형순 (PEANUT42) 등록일 : 1999-09-22 22:16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9--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9 ) == 제 1장 2막 < 로느 아이리어 펠 > ==--------------------------------------------------------------------- 저녁 해가 굴곡 진 계곡 사이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시간. 붉게 물들어 가는하늘과 그 보다 조금 더 붉어진 구름들은 조용히 다음날을 기약하며 그들만의 하루를 마무리 짓는다. 저녁이라 이름 붙여진 시간. 모두들 하루의 일과를마치고 자신들만의 단란한 가정으로 돌아가는 이 시간은 무척 독특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지붕에서 모락모락 올라오는 연기와풍겨오는 음식들의 향기. 무언가 가득 차 있는 듯 하면서도 허전한 느낌.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한아이를 마지막으로 주변을 돌아보면 아무도 없다. 들려오는 웃음소리. 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모두들 하나씩 가지고 있는 행복. 돌아갈 곳이 있는 자의 발걸음. 무엇이기쁠까. 무엇이 좋은가. 모두들 그 작은 가슴 한가득 품고있는 행복으로각자의 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남은 것은 빈 거리. 빈자리. 돌아갈 곳없는 자들의 슬픔뿐. 론은 그래서 이 시간이 싫었다. "으.. 으음." 불어오는 바람에 부르르 몸을 떨었던 론은 잠시 뒤, 천천히 잠에서 깨어났다. 봄이라고는 하지만, 날이 저물면 날씨가 제법 쌀쌀해진다. 더구나오늘은 그 정도가 심한 모양이었다. 언뜻 자신이 내쉬고 있는 숨이 하얗게 변해 가는걸 본 론은 다시 한번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저녁..인가." 이미 해는 계곡 너머로 넘어갔고, 점차 검게 가라앉는 하늘만이 보일 뿐이었다. 잠을 너무 많이 잔 건지정신이 없던 론은 잠시 눈을 감고는 길게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셨다. 그제야 몽롱한 정신이 좀 깨는 거 같았다. 잠시 멍하게 누워있던 론이 갑자기 몸을 반쯤 일으켰다. "이런. 서둘지 않으면 저녁 식사에 늦겠어." 스얀이 항상 일곱 시 무렵에 식사를 준비한다 는걸 생각해낸 것이었다. 하지만 몸을 일으키던 론은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일으키던 몸을 멈추고는 잠시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고는 다시 잔디에 털썩, 주저앉았다. "..젠장." 그제야 생각이 났다. 지금은 저택에 못 돌아간다는 것을.. 론은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그 자리에 벌렁 드러누웠다. 파랗게, 혹은 붉게 물든 구름들이 회색과 붉은 색으로 온통 뒤범벅이 된 하늘 위를 유유히 흘러가고 있었다. 보건대 저녁 시간이 조금 지났을 듯한 시간. 론은 짜증스런 얼굴로다시 몸을 일으켰다. "돌아가야겠군." 점점 싸늘해지는 밤 공기도 참기 힘든데다가 배도 고프고. 무엇보다도 괜히 그 주점의 소녀가 나갔던 사람이 안 돌아온다고 떠들고 다니기라도 하면 괜히 골치만 아파지기 때문이었다. 론은 옆에 놔뒀던 검을 잡고는 그걸 지팡이 삼아 뻐근한 몸을 일으켰다. "..응?" 일어서던 론이 왼쪽 팔이 뭔가에 걸린 느낌에 의아한 얼굴로 옆을 쳐다 보았다. 나뭇가지에 걸리기라도 한 건가? 고개를 옆으로 돌리던 론은 잠시 아무런 생각 없이 자신의 왼쪽 팔을 붙잡고 있는 왠 손 하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 손의 주인을 확인하는 순간, 론의 얼굴에 경악이란 이런 것이다. 라는 표정이 떠올랐다. 거대한 변종 드래곤을 앞에 뒀을 때도 흐르지 않았던식은땀이 한순간에 등을 적셨다. "레.. 레아" 말하던 론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자신의 입을 막았다. 언제나 가지고 다니는 가방을 베개로. 그리고 추운지 한 손은 몸을 감싸고,마지막 한 손으로 자신의 왼쪽 팔을 붙잡고 있는 것은. 두 번 보지 않아도분명 레아드였다. 론은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미쳐 돌아가는 머리를 간신히진정 시키고는 잠을 자는 건지 작게 숨을 내쉬고 있는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레아드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머리를 온통 뒤집어 놓는 의문이었다. 설마, 파유가 레아드에게 사실을 말한 걸까?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엔 파유는 보기보다 입이 무거운 아이였고, 더구나 자신의 부탁이라면 설사 기네아가 협박을 할지라도 절대 물러서지 않는 성격이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왜? "으음." 옆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는지 레아드가 신음소릴 내면서 작게 몸을 뒤척였다. 덕분에 론은 야생동물도 느끼지 못할 만큼이나 바싹 졸며 숨을 죽였다. 잠시 시간이 지나고, 다행스럽게도 레아드는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론은숨을 죽이며 작게 한숨을 내 쉬었다. 어쨌든 이 일단의 사태로 론의 머리가차가워졌다. 론은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커다란 문제를 생각해보았다. 어쨌든 가장 시급한 건 레아드가 어떻게 여기에 있는지가 아니라, 레아드가 이미 여기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은 너무나도간단하고 확실하며 당연한 것이었다. '도망치자.' 문제의 답이 떠오르자 론은 평소의 행동대로 머뭇거리지 않았다. 최대한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키는 론. 하지만, 세상일은 그렇게 마음 먹은 대로 안 된다고 했던가? 난데없이 론도 놀랄 만큼이나 차갑고, 거센 강풍이 불어왔다. 아무래도 주변의 바람을 막아줄게 없는 동산이다 보니 밤바람이 그대로 직격한 모양이었다. - 촤라라락! - 강풍에 나뭇잎들이 사정없이 흔들리고 덕분에 주변은 엄청난 소음으로 가득찼다. "으으음." 거센 강풍에 레아드가 잠에서 깨어나는지 몸을 뒤척이며 길게 신음소릴 내었다. 그 바람에 놀란 론은 마저 처리하지 못한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서둘러 뒤로 몸을 내뺐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레아드는 평소 검사는 잠을잘 때도 검을 놓으면 안 된다. 라는 신념 하에 론의 옷을 꼭 붙잡고 있었고,덕분에 일어서며 뒤로 물러서려던 론은 뒤로 벌렁 넘어지고 말았다. "이.. 이런." 넘어지는 순간과 거의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선 론은 다시 뒤로 몸을 빼내려고 했다. 하지만 경악스럽게 질질 끌려오면서도 레아드는 론의 옷을 잡고있었다. 결국 도망을 가려면 레아드의 손부터 처리를 해야하는 일에 직면한론은 서둘러 레아드의 손을 풀어내려 했다. 하지만, 이미 늦은 감이 있었다. 불어오는 강풍에, 론이 넘어지며 지른 아차 하는 소리. 더구나 론의 이런 행동으로 레아드 역시 몸이 이리저리 흔들렸으니, 잠이 들면 업어가도 모른다는 레아드라도 잠에서 깨어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형 뭐해?" 필사적으로 레아드의 손을 풀어내려던 론의 몸이 한 순간 그 자세로 멈췄다. 론은 보기에도 뻣뻣한 동작으로 고개를 내렸다. 어둠 속에서도 확연하게 보이는 한 쌍의붉은 눈동자가 자신을 의아하다는 뜻을 가득 품은 채 올려다보고 있었다. 론은 천천히 잡고 있던 레아드의 손을 놓았다. - 타탁. - 붉은 불똥이 튕기며 활활 타오르던 장작이 요란스레 불길을 내질렀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현기증이 일어날 만큼이나 셀 수도 없이 많은 별들이 거대한 검은 바다를 수놓고 있었다. 그리고 땅 위엔 한 개의 모닥불 만이 그 수많은 별들에 대항이라도 하듯이 몸을 불태우고 있었다. "자, 뜨거우니까 조심해." "응. 고마워요." 레아드는 론이 건네주는 잔을 받아 옆에 내려놓았다. 론은 뜨거우니 조심하라는 자신의 말을 번복이라도 하는 듯이 끓고 있는 주전자에서 방금 잔으로 따른 차를 아무렇지도 않게 마셔버렸다. 화끈한 느낌과 함께 몸을 감싸던 추위가 단번에 물러가는 기분이었다. "후~" 레아드도 조심스레 후후~ 불며 뜨거운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잠시, 둘 사이에 수많은 별들의 시선만이 내려앉았다. 한참을 숨을 불며 차를 마시는레아드를 조용히 쳐다보던 론은 레아드가 결국 차를 다 마시자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변종을 잡으러 여기에 왔다는 거지?" "응. 근데 지름길로 온다는게 길을 잘못 들어서 굉장히 헤맸었어. 그래도 운이 좋았던거 같아. 이렇게 마을도 찾고, 형도 만났으니까요." 레아드가 헤헤. 웃었다. 론은 말없이 비어있는 레아드의 잔에 차를 한 잔더 따라주고는 가볍게 속으로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그 사이 레아드의말은 계속 되었다. "처음에 누가 나무 옆에 쓰러져 있기에 변종한테 당한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놀라 달려와 보니까 형이 누워 있었던 거예요." "깨우지 그랬어." "처음엔 그럴려고 했는데, 보니까 형이 굉장히 기분 좋게 자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깨어날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버렸어." 거기까지 말한 레아드는 다시 후후~ 숨을 불며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론은 조용히 나뭇가지를 들어 모닥불을 뒤집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 레아드는 자신에 대해 모르는 모양이었다. 론은천천히 몸을 뒤로 넘겨 두 팔로 땅을 집고는 비스듬한 자세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하늘을 가르는 수천, 수만의 별들. 광대하게 펼쳐진 이 대륙의어느 한 동산. 그 끝을 모를 하늘 아래 모닥불 하나를 펴놓고 하늘을 올려다 보는 지금. 앞에 레아드가 있는 것 만으로도 론은 오늘 하루 동안 마음끝에서 올라오던 정체 모를 불안과 짜증이 어디론가 사라지는걸 느낄 수 있었다. 따지고 보면 굉장히 위험한 순간이지만. 어쩐지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는론이었다. 계속.. 번호 : 22218게시자 : 임형순 (PEANUT42) 등록일 : 1999-09-26 18:46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10--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0 ) == 제 1장 2막 < 로느 아이리어 펠 > ==--------------------------------------------------------------------- "마침 다행이네. 혼자 먹기엔 꽤 많은 양이었는데." 론은 가지고 왔던 바구니에서 위의 천을 꺼내 땅에 깔고는 그 위로 바구니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먹거리를 내려놓았다. 과일부터 과자, 튀김에 이르기 까지 '이걸 정말 혼자먹으라고 싸준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먹거리가 바구니 안에서 나왔다. "잘 먹겠습니다~" 배가 고팠던지, 튀김 하나를 덥썩 잡은 레아드는 단번에 천 위에 올려진 음식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론도 옆에서 한 두개씩 줏어 먹었고, 곧 그 많던 음식들은 레아드의 무차별적인 공격 앞에 모습을 감추었다. 레아드에겐따끈하게 데워진 차를. 그리고 자신은 밤 기운에 제법 차가워진 맥주를 후식으로 하면서 둘은 늦은 저녁 식사를 끝냈다. "근데, 형." "응?" 남은 음식들을 천에 싸서 바구니에 집어넣던 론은 레아드의 부름에 고개를돌렸다. 타탁.. 작게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모닥불 앞에서 두 발을 모으고 무릎을 감싸 안은 레아드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동안 잘 지냈어요?" "나? 물론이지. 근데, 그건 왜?" "전에 갑자기 사라졌었잖아요. 그 뒤로 나타나지도 않았고." 니 파오니가 만들어낸 조직. 가토의 장을 구하러 황궁에 들어갔을 때를 떠올렸던 론은 피식 웃으며 레아드에게 말했다. "그거 내가 없어서 쓸쓸했었단 소리지?" "아.. 아니에요!" "응. 이해해. 그래도 우린 염연히 연인인데 말야. 내가 너무 쌀쌀했던거 같 아." "바보." 투덜거리며 레아드는 고개를 돌렸다. 뭐, 자신이 걱정을 한다고 해서 어디다칠 만큼이나 실력이 없는 사람도 아니었고, 더구나 론의 친척. 즉, 아이리어 가의 사람이니 어디 가서 꿀리지도 않을 텐데. 괜한 걱정을 했다가놀림만 당했다는 생각에 어딘가 분한 느낌이 든 레아드였다. 잠시 밤하늘아래로 모닥불이 불타 오르는 소리만이 바람 소리처럼 아늑하게 들려왔다. 가만히 타오르는 불꽃을 쳐다보던 레아드가 문득 론에게 고개를 돌렸다. "참, 형 애인은 어때요? 잘 있어요?" "물론, 잘 있지. 방금 저녁 식사도 했겠다. 그 동안 외로웠다고 투정도 부 려주던데?" "어휴. 말을 못해." "하하. 농담, 그 녀석도 잘 있어." 웃어 보이며 말하는 론을 보며 레아드는 한 숨을 내 쉬었다. 정말이지 내가아는 형들은 왜 이렇게들 장난끼가 넘치는 걸까.. 투덜거리며 레아드는 불꽃 너머로 앉아 있는 펠을 바라보았다. 론과 같은 얼굴에 같은 눈동자. 친척치고는 너무 닮았다. 차라리 형제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론이 크면 이렇게 되겠지? 으음.. 솔직히 말해서 멋있다. "...어때?" "..에?" 너무 딴 생각에 열중하다가 론의 말을 듣지 못한 레아드가 의아한 얼굴을해 보였다. 론이 다시 한번 느릿하게 물었다. "론은 요즘 어때?" 으음.. 자기 자신이 자신의 안부를 묻는 다는 것도 꽤나 하지 못할 일이군. 속으로 그리 생각을 하면서 론은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이번엔 분명히 론의 말을 들은 레아드는 잠깐 뭔가를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잘 지내긴 하는데... 바빠요." "바빠?" 물론, 죽을 정도로 바쁘지. "예. 바크..라고. 아시죠? 그때 궁에서 저랑 있던 녀석. 그 녀석이 뭔가 론한테 일을 준거 같은데 그거 때문에 요즘 정신 없나봐요." "정신없다니? 그렇게 바쁜 거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문을 통해 어디론가 가고는 저녁 늦게나 들어오고. 저택에 있을 땐 하루 종일 종이들이랑 씨름하고. 요즘은 얼굴 보기도 힘 드네요." 그.. 그 정도였나? 그러고 보니 마지막으로 레아드의 얼굴을 봤던게... 에. 삼일 전이었나? 식은땀을 닦아내며 론은 어색하게나마 미소를 지었다. "부, 분명 론도 바빠서 그랬을 거야." "알아요." "그.. 그래?" 우읏. 레아드가 저렇게 수긍을 해버릴 정도라니.. 론은 다시 한번 흘러 내리는 식은땀을 닦아냈다. 괜한 질문을 해버린 걸까? 어색해진 분위기 속에서 레아드는 가만히 무릎 위에 턱을 괸 채로 타오르는 모닥불을 바라 볼 뿐이었다. 에구, 분위기를 바꿔볼 필요가 있겠군. 장난스레 론이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입을 열었다. "아, 맞아. 레아..." 그때였다. 순간, 거의 동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이나 똑같이 론과 레아드가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단지 차이라면 어느새 론은 옆에 내려놓았던 검을쥐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품속에서 단검을 꺼내 든 레아드가 수풀 쪽을노려보며 작게 속삭였다. "들었어요?" "응. 꽤 많군." "변종?" "그런 거 같아." 둘이 노려보고 있는 수풀은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듯이 움직이지도 않고 있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무슨 소리가 들렸나? 하며 둘을 번갈아 쳐다봤을테지만, 둘에겐 분명히 들려오고 있었다. 수풀 속에서 무엇인가 복잡하게움직이는 소리를.. 론이 몸을 일으키며 검을 뽑았다. "온다!" - 파앗! - 론의 외침과 함께 수풀의 한쪽이 터지듯이 갈라지면서 그 안에서 뭔가가쏜살같이 레아드에게 날아왔다. 레아드는 이미 기다렸다는 듯이 단검을 들어 단박에 날아오는 그것을 아래서 위로 베어 올렸다. 파칵! 껍질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레아드에게 날아오던 그것이 두개로 쪼개지며 레아드의 몸을 가운데로 옆으로 스쳐 지나갔다. "거미?" 반으로 잘려져 땅에 떨어진 그것을 본 레아드가 황당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크기는 대략 주먹만한 거미였다. 온 몸이 흑빛을 띄고 있는 거미는 레아드가 아는 어떤 거미와도 다르게 생겨있었다. 마치 갑옷을 두른 듯이 단단해 보이는 껍질. 날카로운 발과 거의 사람의 손가락 만한 이빨. 도대체이게 뭐야? 라는 레아드의 의문에 론이 답해주는 듯이 중얼거렸다. "스키토라군." 스키.. 뭐요? 레아드가 론을 돌아보았다. 그 순간, 론은 검을 들더니 단번에 활활 타오르고 있던 모닥불을 후려쳤다. 수많은 불꽃과 타오르는 장작들이 하나의 붉은 장막이 되어 수풀을 덮쳤다. - 키아악! - 레아드로서는 난생 처음 들어보는 끔찍한 비명소리가 수풀 속에서 터져 나왔다. 불은 순식간에 수풀로 옮겨 붙었고 수풀 안에서 수십 마리의 스키토라들이 불을 끄려고 몸부림을 치는 것이 보였다. 그 끔찍한 모습에 레아드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을 쳤다. 그때, 론이 검을 들여 앞으로 걸어갔다. "형, 뭘 하려고..?" 론은 대답 대신 검을 들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마력들이 순식간에 론의검으로 모여들더니 검이 희미하게 빛을 내 뿜기 시작했다. 그 부근의 마력을 거의 흡수하자 론은 짧게 주문을 외우며 검을 스키토라들에게 내리 쳤다. - 콰아앙! - 엄청난 화염이 론의 검에서 일어났고, 그 화염은 단번에 스키토라들에게 옮겨 붙었다. 수풀을 태우는 불꽃 속에서도 죽지 않았던 스키토라들은 론이만들어낸 화염에 닿자 폭죽이라도 된 듯이 펑펑! 산산조각 터져 나갔다. 잠시 후, 주변은 메케하고 냄새 고약한 연기로 가득 찼다. "크으~ 지독하군." 피어오르는 연기를 팔로 걷어내면서 살아남은 거미들이 없는지 확인 한 론은 뒤로 물러섰다. 수풀을 태우는 불길은 조금 더 커져서 이젠 그 옆의 나무로 옮겨가고 있었다. 주변을 돌아보던 론이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런, 마력이 모이려면 시간 좀 걸리겠는걸." 마력이 모일 시간이면 이미 불이 볼장 다 보고 산 하나 정도 태운 뒤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론은 뒤쪽의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론이 레아드에게 손을 내밀었다. "레아드, 잠깐 나 좀 도와줄래?" "예? 뭘..요?" "별거 아냐." 론이 내밀었던 손을 한번 흔들어 보았다. 레아드는 뭘 도와 달라는 거지? 라는 의문을 가득 담은 눈으로 조심스레 손을 내밀었다. "고마워." 론이 웃으며 레아드의 손을 잡았다. 순간, 레아드에게서 엄청난 양의 마력이 론에게로 전해졌다. 물론, 레아드는 무슨 일이 있는지 전혀 눈치를 채지못한 얼굴이었다. 순식간에 자신의 허용량을 뛰어 넘어 주변으로 흘러 넘치는 마력들을 바라보며 론은 감탄을 해버리고 말았다. '할멈하고 비교해도 지지 않을거 같은데.' 일단, 마력이 생기자 론은 눈을 감으며 짧게 속으로 주문을 외웠다. 그런론의 앞으로 파란 장막이 생겨났다. 레아드가 놀란 눈으로 그걸 보는 가운데 론이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좋아, 이 정도면 되겠지." 론이 손을 한번 흔들자 파란 장막에서 갑자기 쿠르릉! 하는 소리와 함께엄청난 양의 물이 쏟아져 나왔다. 물은 단번에 불을 꺼버리고 연기까지 날려버리면서 산비탈 저쪽으로 흘러 내려갔다. 몇몇 작은 나무들이 물에 휩쓸려서 쓸려 내려가는 소리가 들려올 즈음. 불은 완전히 꺼졌다. 계속.. 번호 : 22351게시자 : 임형순 (PEANUT42) 등록일 : 1999-09-29 12:51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11--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1) == 제 1장 2막 < 로느 아이리어 펠 > ==--------------------------------------------------------------------- "이건... 뭐죠?" 반으로 쪼개진 채 끈적거리는 노란색 피를 흘리는 거미의 다리를 잡아 조심스럽게 들어올린 레아드가 물었다. 아까는 다급한 와중에 스치면서 잠깐본 거였지만, 자세히 봐도 역시나 끔찍한 몰골이었다. 투박하게 생긴 껍질의 이곳 저곳으로 날카로운 털이 나 있었다. 론은 주변의 수풀들을 한번씩돌아보며 살아 남은 거미가 없는지 확인을 하고는 마지막으로 레아드에게고개를 돌렸다. "스키토라. 보시다시피 거미의 일종이야." "변종이죠?" "응. 상당히 위험한 놈들이지. 심할 때는 드래곤이라고 해도 피할 정도야." "우와. 그렇게 세요?" 거미의 나머지 반쪽을 검으로 찔러 들어 보인 론이 웃으며 대답했다. "아냐. 아까 봤겠지만, 기껏 한다는 건 독도 없는 이빨로 문다거나 아니면 날카로운 발톱으로 상처를 입히는거 정도야. 다른 변종들에 비하면 터무 니 없이 약하지." "약하다뇨? 분명 방금 전에 드래곤도 피한다고 했잖아요." "응. 그렇게 말했지. 한~~" 들고 있던 거미를 휙, 수풀 저편으로 던져버리며 론이 손가락 하나를 들어보였다. "1억 마리 정도 모인다면." "...예?" "브레스를 쏘고, 또 쏴도 계속해서 덤비지. 더구나 드래곤이 하늘로 피해 서 날아 올라가도 지들이 자기들 몸을 타고 올라오며 따라와. 도약력도 장난이 아니어서 무슨 화살이라도 된 것처럼 날아다니거든. 무엇보다도 그 별것 아닌 이빨이 엄청나게 단단해서 드래곤의 비늘도 뚫어버리니까. 걸리면 드래곤이라고 해도 순식간에 뼈만 남아 버릴 정도야." "그.. 그런." 도저히 상상이 안 가는 장면을 애써 머리로 떠올리려고 해봤던 레아드였지만, 론의 말이 쉽게 이해되지가 않았다. 저런 거미가 드래곤을 죽일 정도라는 것도 못 믿을 말이었지만, 거미가 어떻게 1억 마리씩이나 모일 수가있단 말인가. 굳이 의문을 속에 담아 두는 성격이 아닌 레아드가 금방 물었다. "거미가 어떻게 1억 마리씩이나 모일 수가 있죠? 거미는 분명... 한 마리 씩 따로 살잖아요." "그러니까 변종이지. 스키토라는 고대의 마도사들이 마음에 안 드는 다른 마도사의 땅을 황폐화 시켜 버리려고 만들어낸 거야. 쉽게 말해서 거미와 개미의 합성체지. 개미에게 여왕개미가 있는 건 알고 있지?" "예. 알아요. 알 낳는 큰 개미 말이죠?" "응. 보통 그 여왕개미 하나가 낳는 알은 엄청나게 많아. 그 수많은 개미 들이 사실은 그 여왕개미 하나가 낳은 녀석들이니까. 스키토라도 마찬가 지야." "다시 말해서... 여왕 거미가 있다란 거죠?" 론이 웃으며 레아드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었다. "맞아." "그 한 마리가 1억 마리나 새끼를 낳는 거예요?" "그냥 놔두면 그렇게 되겠지. 물론, 그렇게 되기도 전에 먹이가 다 떨어진 녀석들이 미쳐 날뛰어서 이 대륙 전체가 녀석들로 우글거릴 테지만." 론이 가볍게 한 숨을 내쉬었다. "그나마 일찍 발견이 되서 다행이야. 새끼들의 크기로 볼 때, 여왕도 아직 다 자라지 않은거 같으니까." "다.. 자라면 어떻게 되는데요?" 별로 묻고 싶지 않은 질문이긴 하지만, 레아드가 불안한 마음에 론에게 물었다. "다 자라면, 일단 새끼들의 크기가 바위 만해져. 그리고 여왕도 본격적으로 왕궁을 만들기 시작하지. 하루에 적어도 천 개 이상의 알을 낳을걸." "그.. 그래요?" "응. 그리고 왕궁이 좀 커지면, 본격적인 정복을 위해서 여왕이 또 다른 여 왕을 만들어내지. 그쯤 되면 하루에 수만 마리씩 태어나." 할멈이 준 '변종 도감'에서 최악의 변종 다섯 중에 당당히 2위를 차지하고있는 만큼, 스키토라의 사악함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일단 번식을본격적으로 시작하면 그곳에 살고있는 모든 생물은 모조리 스키토라의 먹이가 되버리고 만다. 그 대단한 드래곤들이라 할지라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그 지역, 심하면 그 대륙 전체를 송두리째 날려버려야 없앨수 있다고 전해질 정도로 스키토라의 악명은 높았다. '뭐, 번식하게 놔둬도 할멈이 그냥 놔둘 리가 없긴 하지만..' 거미 따위에게 주려고 지켜온 땅이 아냐! 라며 온통 불바다가 되어 버리는미도의 전경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으음, 차라리 내가 나서는게 피해가적겠군. 그리 생각을 하면서 고개를 돌리던 론의 시선이 서둘러 짐을 챙기고 있는 레아드에게 가 멈췄다. "...레아드. 뭐 하는 거야?" "잡아야 하잖아요." "...설마?" 나쁜 예상은 왜 항상 적중할까? "스키토라요. 그렇게 위험한걸 놔두는게 말이 되요? 당연히 잡아야지." 정말 당연하다는 듯이 레아드가 말했다. 그러고 보니 스키토라의 여왕을 죽이는게 얼마나 황당하고 말도 안 되는 짓인지 레아드에게 설명을 안 했다는걸 깨달은 론이 서둘러 레아드에게 말했다. "자, 잠깐만. 레아드, 뭔가 착각하고 있는데." "형은 안 가실 거예요?" 검을 어깨에 걸치고, 가방을 반대편 어깨에 들쳐 맨 레아드가 론에게 물어왔다. 무슨 말을 해서 결심을 돌리고자시고 할 수준이 아니란 걸 깨달은 론이 가볍게 한 숨을 내쉬었다. "같이 가줄게.." 레아드가 싱긋 웃었다. "하지만 조건이 있어." 조건요? 물어오는 레아드에게 론이 단호하게 말했다. "첫째, 절대로 내 뒤에 있어 줘. 둘째, 절대로 내 허락 없이 나서지마. 셋째, 제발 여왕 근처에 가지 말아 줘. 넷째, 부디~ 부디, 제발 부탁인데 다치지 마라." "...그러죠.." 그럼 도대체 난 뭘 하는 거지? 어쨌거나 승낙을 하지 않으면 형이 자신과 함께 가지 않을 모양이어서 일단 고개를 끄덕이는 레아드였다. 물론, 레아드가 전혀 납득을 안 했다 는걸 너무나 잘 알고있는 론은 속으로 깊게 한숨을내쉬었다. '스키토라라..' 론도 사실 스키토라를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었다. 단지, 도감에서 너무나도 강조를 하고, 거듭하며 스키토라를 경고하고 있었기에 잘 기억하고 있는 것이었다. 특히 도감에서 절대로 하지 말아야하고, 절대로 생각도 하지말라는 것이 바로 스키토라의 여왕을 잡는 것이었다. 여왕을 잡기까지의과정과 거기에 벌어지는 그 무시무시한 일들을 한가지씩 떠올리면서 론은벌써부터 피곤함을 느꼈다. "좋아, 출발하자." 짐이라고는 검 밖에 없는 론은 어울리지 않게 바구니까지 같이 챙기고는어두운 수풀 속을 보면서 말했다. 옆에 선 레아드가 무척이나 가벼운 발걸음에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따라 왔다. 어쩐지, 너무나 밝은 표정이 밤산책이라도 가는 거 같았다.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고 싶은 론이었지만, 그럴 수 없는 자신의 사정에 한탄을 하고 말았다. 레아드가 문득 하늘을 보며 웃었다. "달이 떠서 다행이네요. 오늘 달빛이 밝아요." 타원형으로 기운 달이 나무 사이로 둘에게 빛을 뿌려주고 있었다. 횃불을가져오지 않았는데 다행이군. 론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지나가다가 적당한나무 가지 하나를 잘나내었다. 레아드가 의아한 얼굴로 론을 돌아보았다. 론은 방금 잘라낸 가지를 들어 보였다. "횃불로 써야지. 곧 어두워질 거야." 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둘의 머리 위로 뻗은 나뭇잎들이 달을 가렸다. 곧 둘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숲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계속.. PS:상대편 마도사... 아크메이지..냐. --;; 번호 : 22569게시자 : 임형순 (PEANUT42) 등록일 : 1999-10-03 21:57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12--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2 ) == 제 1장 2막 < 로느 아이리어 펠 > ==--------------------------------------------------------------------- - 파아앗! - 론의 주문이 끝남과 함께 나무 가지에서 타오르는 불길이 치솟았다. 마력으로 만들어낸 불이라서 그런가? 보통 횃불과는 비교도 못 할 정도로 밝고연기도 안 나며, 무엇보다도 나무가 타지 않았다. 어두운 숲 가운데서 밝은 빛이 생겨나자, 거대한 동굴과 같은 숲의 모습이한 눈에 들어왔다. 미도 전체를 감싸는 마력 때문인지 마치 수백 년이라도살아 온 듯한 거대한 나무들로 이루어진 숲 안은 그야 말로 딴 세계였다. "사냥을 시작했군." 완전히 박살이 나서 뒹구르는 하얀 뼈를 보며 론이 중얼거렸다. 론의 말에레아드는 조용히 귀를 기울여 보았다. 밤은 동물들의 시간이다. 조용히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여보면 숲에 사는 수많은 동물들의 가지각색의 소리들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숲에서 들려오는 것이라고는 간간이 불어오는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잎사귀들의 사각거리는 소리뿐이었다. "생각보다 깊으네요." 웬만한 나무보다도 더 굵은 뿌리들로 이루어진 길을 걸으면서 레아드가 말했다. 숲은 어디까지 뻗은 건지 모를 정도로 깊었다. 더구나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숲도 울창해져서 이젠 흙으로 된 땅은 보이지도 않을 지경이었다. 빽빽하게 들어찬 거대한 뿌리 사이를 뛰어 건너던 론이 가볍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마력이란 바램을 이루어주거든. 보통 나무들의 소원은 '자라고 싶어, 커지 고 싶어.'뭐, 이런 것들이잖아. 그래서 마력의 도움으로 이렇게들 커진거 지. 미도의 숲들이 깊고 큰건 그런 이유 때문이야." 물론, 숲 자체도 천년이 넘은게 사실이었다. 할멈의 기분을 거슬리게 하는변종이 날뛰거나, 아니면 엄청난 재해가 일어나기 전에는 상할 일이 없는 미도의 숲이었기에 이렇게들 오랫동안 아무런 탈없이 자라난 것들이었다. 하지만, 이런 나무들은 스키토라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좋은 먹이 감이었다. 아직은 숲에 사는 동물들로 만족을 할만큼 수가 적지만, 더 이상 그것만으로먹이 충당이 되지 않을 땐 나무, 풀, 심지어는 땅까지도 파 먹어버릴 녀석들이었다. "정말로 숲이 험한걸." 한참을 걷던 론이 땀을 흠치며 숨을 내쉬었다. 땅은 없고, 울퉁불퉁한 뿌리들 위를 걷자니 금방 다리에 무리가 온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숲이 얼마나큰지도 모르고, 스키토라가 이 숲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이상, 체력 낭비를 하면서까지 돌아다닐 필요는 없다고 판단. 론은 근처 지형이 잘 보이고쉬기도 편한 평평한 뿌리를 찾아서 거기로 레아드를 데려갔다. "후우, 좀 쉬었다 가자." 나무 기둥에 몸을 기댄 채 털썩 주저앉으며 론이 길게 숨을 내쉬었다. 하늘이라고는 손바닥만큼도 보이지 않을 만큼이나 울창하게 자라난 나무들의 사이. 흡사 거대한 동굴 안이라도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낮이라면그나마 나았겠지만, 밤인 지금 횃불이 밝혀주는 부분은 극히 일부분. 어둠저편은 그야말로 뭐가 있는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었다. 들고 있던 횃불을나무 구멍 속에 끼워 넣고는 론은 뒤따라 뿌리 위로 올라온 레아드를 돌아보았다. "괜찮아?" "예? 뭐가요?" "몸 말야." 몸이요? 갑자기 이해하지 못할 질문을 해오는 론을 보며 레아드가 영문을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음, 괜찮은 모양이군. 도대체 몸이 뭐 어쨌는데요? 라는 얼굴을 하고 있는 레아드에게 론이 설명을 해주었다. "미도 전체에 마력이 흐르는 건 알고 있지?" "예. 론한테 들었어요. 이유도 물어봤었는데 그건 나중에 알려주겠다고 하기만 했구요." 아, 그렇지. 동굴에 데려가기로 했었는데.. 그 뒤로 정신없이 바빠져서할멈의 허락이 떨어진 것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몸이 정상으로돌아가면 당장에 동굴로 데려가야지. 라는 생각을 품으며 론이 말을 이었다. "론이 말해주기로 했다면, 론에게 듣는게 좋겠지. 어쨌든, 미도엔 어느 곳 이던 마력이 흐르고 있어. 그 양의 많고 적음이 차이가 나긴 하는데, 특히 마력이 많은 곳이 이렇게 울창한 숲들이야. 대부분 변종들도 이런 숲속에 서 생겨나지. 몸에 대해서 물은건 이거 때문이야. 마력에 민감한 사람이 가끔 이런 숲에 혼자 들어왔다가 신경이 이상해질 때가 있거든." "그래요?" "아주 가끔. 그런 일이 일어나긴 해. 뭐, 그 정도로 마력에 가까운 애들은 일찌감치 펠리어즈에 가입을 시켜버리니까 별 문제는 안되지만." "흐음, 그렇군요. 전 괜찮아요. 아무렇지도 않은데요?" "그러면 다행이고." 그렇게 말하는 론이 오히려 몸이 안 좋을 정도였다. 스키토라 정도의 변종을 만들어낼 마력의 흐름이 있는 곳이라니. 젠장, 어째서 이런 위험한 곳이 여지건 발견이 안된 건지... 직접 말해주면 될 것을 언제나 '너희가 처리해라'라는 할멈의 심보에 갑자기 불끈, 화가 치미는 론이었다. 그렇게따지자면 애초에 변종을 만들어내는 것도 할멈 아닌가? 여기가 할멈의 어디쯤인지는 모르겠지만, 마력에서 느껴지는 독기가 살을따갑게 할 정도인걸 보아 중앙에 가까운 부근인 것 같았다. 레아드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을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래 머물어 좋을 건 하나도 없었다. 대충 십여분을 쉬고 체력을 회복한 론은 서둘러 다시 길을 재촉했다. "길은 알고 가는 거죠?" 끝없이 펼쳐진 암흑을 걸어가던 레아드가 불안한 마음에 조심스레 물었다. 길이라.. "글쎄, 대충 방향 정도는 맞을 거라고 생각하고 싶어." "...맞다는 거예요?" "바램이지." 장난스레 말하는 론이었지만, 녀석들이 어디에 있을지는 대충 짐작은 갔다. 변종이라고는 해도 스키토라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진게 아니다. 인위적으로마력을 가공해서 만든 생명체. 그렇다면 녀석들은 아무래도 마력이 모이는곳에 있다고보는게 좋겠지. 대충 마력의 농도가 짙어지는 쪽으로 가다보면 만나지 않을까. 하는게 론의 생각이었다. "근데.. 저기, 형." 한참을 걷는 동안 침묵을 지켜오던 레아드가 작게 론을 불렀다. 점점 울창해지는 숲으로 들어가는 동안 처음의 가벼웠던 마음이 조금은 어두워졌는지 말을 하는 표정이나 목소리나 별로 밝지 못했다. 론은 경계를 늦추지않으며 대답했다. "응? 왜 그래?" "아, 저기.. 이런거 물어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해봐. 가능한 거라면 뭐든지 말해줄테니." 론이 쾌히 허락했지만, 어째 레아드는 그대로 내키지 않는지 우물우물 말을하지 못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레아드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형.. 고향이 여긴가요?" 우뚝,앞서가던 론이 갑자기 발을 멈추더니 고개를 뒤로 돌려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무슨 뜻으로 묻는 거지? 설마, 정체를 눈치 챈건..? "아, 아뇨. 됐어요. 죄송해요." 레아드가 황급히 손을 내 저었다. 그제야 론은 자신이 무섭게 굳은 얼굴을하고 있다는걸 깨닫고는 고개를 앞으로 돌리며 헛기침을 두어 번 했다. 론이다시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미도. 맞아. 여기서 태어났지. 근데, 왜?" 레아드가 눈치 챌리가 없지. 그리 생각을 하면서 론은 대답을 해주었다. 하지만, 레아드는 론이 생각도 못한 방향에서 론을 또다시 놀라게 만들었다. "아무도.. 말을 안 하길래요.." "뭐?" "저택에서 형에 대해 아무도 말을 안해요. 스얀씨도, 시랑도, 파유도. 론 조차도 형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아요." 론은 잠깐 발걸음을 멈췄다. 생각 같아서는 고개를 돌려 레아드를 보고 싶었지만, 꾹 참고는 다시 앞으로 걷기 시작했다. 마음속으로 뭐라 말 할수없는 묘한 기분이 치솟았다. 스얀이, 시랑이, 파유가. 펠리어즈 누구라도지금 자신의 모습에 대해 말을 하고 싶은 녀석은 없는게 당연했다. 본인 조차도 몸서리치게 싫어서 이렇게 돌발적으로 변하기 전까지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을.. 레아드는 기억을 해주었다는 건가? 그것뿐만 아니라 걱정까지해주었다니.. "벼.. 별로, 말하지 않아도 괜찮잖아." 얼굴을 돌리지 않아 다행이다. 붉어지는 얼굴을 감춘 채 론이 더듬거리며 말했다. 하지만, 레아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계속.. 번호 : 22744게시자 : 임형순 (PEANUT42) 등록일 : 1999-10-07 23:58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13--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3 ) == 제 1장 2막 < 로느 아이리어 펠 > ==--------------------------------------------------------------------- "괜찮지 않아요. 다들 너무 한다구요. 형이 집안에 에... 그거 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같은 집안 식구를 그렇게 하는게 아녜요." '에... 그거' 란게 무슨 뜻일까? 잠시 생각해보던 론은 예전에 자신을 두고 레아드에게 '집안의문제아'라고 했던걸 깨달았다. 아마도 레아드는 저택에서 펠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게 그런 이유에서라고 단정해버린모양이었다. "형, 저랑 함께 저택에 가요." 레아드의 걱정에 기분이 좋아졌던 론이 움찔, 멈췄다. "아, 아니. 그럴 필요까지는.." "아뇨. 이번에 확실히 하자구요. 론한테 가서 따져야겠어요." 이거 감동을 해야할지, 아니면 당황을 해야할지 모를 판이었다. 론은 뒷머리를 긁적이더니 하늘을 보고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레아드는 자신에게. 그러니까 원래 론에게 할 말이 정말 많은 건지 뭐라 주먹을 쥐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레아드." "예?" "내가 설명을 안한게 있는데 말야. 저택의 사람들이 날 무시하는게 아냐. 내가 저택을 싫어하는 거지." 레아드는 멀뚱멀뚱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더니, 곧 당연하다는 듯이 물었다. "어째서요?" "나에게 있어 저택이란 그리 좋은 추억거리가 아니니까." 레아드는 다시 한번 고민하더니 물었다. "누가 괴롭혔나요?" "글쎄.. 저택에서 날 괴롭힐만한 녀석은 없었던 걸로 기억해. 외려 내가 모두를 괴롭혔었지." "그럼, 따돌림을 당했군요?" 으음, 레아드. 너한테 나쁜 추억이란 그런 거냐.. "내가 누구한테 따돌림이나 받고 살거 같아?" "아뇨." "그러면서 왜 물어?" 레아드는 팔짱을 끼고는 아주 깊숙이 고개를 묻으며 길게 신음소릴 냈다. 아무래도 그 외의 나쁜 추억이란게 뭘까. 그런 생각이라도 하는 모양이다. 론은 점점 짙어지는 마력의 길을 따라 걸었다. 한참 후에 더 이상 생각해볼게 없던지 레아드가 길게 숨을 내쉬며 고개를 들었다. "우와, 모르겠어요." "그렇게 고민할 필요까지는 없는데." "그래도요, 형. 저택에 같이 가요. 예?" 레아드가 론의 곁으로 다가오면서 말했다. 평소와는 딴판으로 나긋나긋한데다가 애교까지 부리는 레아드의 행동에 론은 미칠 노릇이었다. 이런 모습에 사정만 아니었다면 당장이라도 두 손잡고 '응, 가줄게~'라고 했겠지만, 아쉽게도 론은 지금 그럴만한 사정이 되지 못했다. '그나저나, 레아드가 원래 이런 성격이었나?'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바크에게도 평소에 이런 모습은 하지 않았던 레아드였다. 하지만, 이런 모습을 본 적은 한번 있었다. 전에 수도에서 바크의대관식을 하는 날. 엘빈이란 여성의 앞에서 레아드의 모습이 꼭 지금과 같았다. 말을 들어보니 엘빈은 레아드에게 있어서 어머니와 같은 존재였는데,그렇다면.. 도대체 지금 레아드의 행동은 자신을 뭐로 보고 이러는 거지? "혀엉, 가요. 예?" 혀.. 혈압 오른다. 감히 레아드의 얼굴은 볼 생각도 못한 론은 사정없이불어지는 얼굴을 헛기침을 하느랴 올린 손으로 가렸다. 도..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그게.. 말이야. 지금 난 조금 곤란한 사정이 있어서.." "무슨 사정요?" 으으으음~ 상대방이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 분위기, 행동까지 하는데도 레아드는 별로 상관이 없는 모양이다. 이거 잘못하다가는 꼼짝없이 레아드한테 저택으로 끌려가는거 아냐? 끔찍한 생각에 론은 앞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낌새에 하마터면 환호성을 지를뻔 했다. 스키토라였다. "다행이군." "예예?" 검술 실력에 비해서 감각만큼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민감한 레아드 역시스키토라의 낌새를 눈치채고 있었다. 레아드는 론의 이해 못할 말에 론을한번 쳐다봤지만, 론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문득, 론이 고개를슬쩍 돌리더니 레아드의 귀에 속삭였다. "둥지의 입구야. 이 근처부터는 절대 내 옆에서 떨어지지마." "입구요? 그런거 보이" 주변을 돌아보면 레아드가 말을 하는데 갑자기 론이 그런 레아드의 입을손으로 막아버렸다. 그리고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입에 대었다. "그리고 지금부터 주문을 걸 테니 절대 아무런 말도 하지 마. 말을 하게되 면 주문이 깨져버릴지도 모르니까." 무슨 주문인데요? 라는 말이 입 속에서 맴돌았지만, 레아드는 론이 워낙진지한 모습이라서 감히 물을 수가 없었다. 레아드의 입에서 손을 뗀 론은한 손을 들어 작게 주문을 외웠다. 곧, 론의 손 사이로 푸르고 작은 빛 하나가 생겨났다. 론은 빛이 머물고 있는 손으로 레아드와 자신을 한번씩 문질렀다. 둘의 몸에서 얇은 푸른 막이 생겨났다. "인기척을 지우는 주문이야. 일부러 들키려고 하지 않는 한은 웬만해서는 우릴 알아보지 못할 거야." 론이 건 주문의 위력을 레아드는 금방 확인 할 수 있었다. 마력의 흐름이론의 주문으로 뒤틀렸던지 스키토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었다. 맨 땅이라고 생각했던 땅이 갈라지면서 그 사이로 몇 마리인지도 모를 만큼이나득실거리는 거미들이 기어 나오자 레아드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거미들은 자신들을 향해 똑바로 오고 있었다. 깜작 놀란 레아드가 반사적으로 검을 드는 순간, 론이 레아드의 행동을 막았다. 그리고는 다시 한번 입에 손가락 하나를 대 보이고는 가만히 있으라는 신호를 보냈다. - 카드득. - 껍질이 뒤틀리는 듣기 싫은 소리들이 온통 사방을 채우고 있는 상황에서레아드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스키토라를 보고, 그리고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라는 론을 보고는 울상을 지었다. 순식간에 둘은 스키토라로 이루어진 강의 한복판에 서 있는 꼴이 되었다. 발 옆으로 지나가는 수백 마리의 거미들을 보며 레아드는 당장이라도 검으로 그것들을 쳐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시간이흐르면서 레아드는 머리 끝가지 오른 공포심을 내리 누를 수 있었다. 스키토라들은 자신들을 보고 달려온게 아니라 그냥 자신들을 지나쳐 가는 것이었다. 어디로 가는 건지 숲 저편으로 길게 이어진 스키토라의 행렬을 돌아보며 레아드는 한숨을 내쉬었다. 다리에 들러붙은 스키토라 한 마리를 떼어내 멀리 던져버린 론이 손으로 방금 스키토라들이 나왔던 곳을 가리켰다. '안 쪽으로.' 잔뜩 긴장한 레아드가 검을 치켜세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론은 그런 레아드를 보고는 가볍게 한숨 섞인 미소를 짓더니 레아드가 들고 있던검을 내리게 했다. '몰래 숨어 들어가는 건데 검을 가지고 뭘 하게?' 작게 속삭이는 말에 레아드가 슬쩍, 얼굴을 붉히며 검을 내렸다. 곧, 둘은스키토라들이 쏟아져 나왔던 그곳. 갈라진 땅 속으로 들어갔다. 빛이라고는 전혀 없는 완벽한 어둠이 둘의 앞으로 펼쳐졌다. 하지만, 곧 론이 마력으로 만들어낸 불이 밝혀지면서 내부의 모습이 드러났다. 레아드는 스키토라들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불을 불러낸 론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곧 그 이유를 알았다. 스키토라들에겐 눈이란게 없었던 것이다. 둥지는 마치 누군가 깍아 놓은 듯한 거대한 동굴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문득, 레아드는 자신이 엄청나게 커다란 개미집에 들어온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레아드의 앞으로 펼쳐진 동굴은 개미집과같이 복잡하진 않았다. 미적 감각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이 투박하게 생긴동굴 안은 대략 몇 개의 방과 그걸 연결하는 통로가 전부였다. 우글우글 보기에도 소름이 돋을 정도의 많은 수의 스키토라들이 론이 불러낸 불빛에의해 음울하게 비춰지고 있었다. 론은 주변을 두어 번 살펴보더니 딴 곳을보고있던 레아드의 팔을 잡고 한쪽으로 끌었다. 계속.. 번호 : 22891게시자 : 임형순 (PEANUT42) 등록일 : 1999-10-11 04:21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14--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4 ) == 제 1장 2막 < 로느 아이리어 펠 > ==--------------------------------------------------------------------- 론이 레아드를 데리고 들어간 곳은 하나의 또 다른 거대한 방이었다. 벽이나 천장, 바닥에 이르기까지 득실거리는 스키토라들을 조심스럽게 피하며방의 안으로 들어간 론은 손을 들어 레아드에게 멈추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자신은 허리춤에 찬 단검을 뽑아 들었다. 론이 무슨 주문을 외운 건지 검집에서 뽑아진 단검의 날카로운 검신은 처음부터 하얀빛을 뿌리고있었다. 레아드가 경이로움과 의아함이 뒤섞인 눈으로 바라보는 가운데,론은 스키토라들로 가득 차서 도저히 그 너머가 보이지 않는 벽으로 다가갔다. - 콰아앗! - 벽 앞에 선 론이 단검을 드는 순간, 레아드가 놀라며 뒤로 물러설 만큼이나 강렬한 바람이 단검에서 뿜어져 나왔다. 레아드의 머리카락들이 사정없이 방안에 휘날렸다. 론이 단검을 위에서 아래로 주욱. 내리 그었다. - 퍼엉! - 잠깐의 폭발음과 함께 벽을 덮고 있던 스키토라들은 단검이 일으키는 바람에 사방으로 날아가 버렸다. 단검은 단지 주문의 매개체였던지, 단검에 맞아 죽은 스키토라들은 없었다. 덕분에 스키토라들은 이해할 수 없는 갑작스런 상황에 놀라기는 했지만, 그 맹렬한 이빨을 치켜세우진 않았다. 그와중에 레아드는 론이 만들어 놓은 놀라운 상황을 크게 뜨여진 눈으로 보고 있었다. 벽에서 스키토라들이 날아가 버리자 그 안으로 뻥 뚫린 입구가나타난 것이었다. 아니, 애초에 벽이란 것이 스키토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사방으로 날아간 스키토라들은 상황에 대한 이해보다는 뚫려진 벽의 복구가 급하다고 생각했던지 급하게 다시 벽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론이 단검을 재빨리 검집에 넣고는 가만히 서있는 레아드의 팔을 잡고 뚫려진 벽안으로 이끌었다. 간발의 차이로 둘은 스키토라의 벽안으로 들어 올 수 있었다. "생각보다 쉽게 들어왔군." 동굴 안으로 들어와서 처음으로 론이 입을 열었다. 레아드는 그런 론을 보고, 그리고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는 주문의 효력을 확인하고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말하지 말라며? "아, 이젠 괜찮아. 녀석들은 벽 안쪽까지는 경계하지 않으니까." "그래요?" 조심스레 말을 하면서 레아드는 스키토라의 벽으로 이루어진 방안을 둘러보았다. 론의 말대로 입을 열어도 스키토라들이 반응을 보이거나 하진 않았다. 레아드는 여지건 참았던 숨을 길게 내쉬었다. 방안을 한번 둘러보던 론은 방 중앙에 제단처럼 쌓여있는 둥근 조각상을 보더니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여왕이군. 제대로 찾았어." 레아드는 조각상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촉수 같은 것이 몇 개 뻗어 나온받침대를 밑에 두고 그 위로 흰색의 거대한 원형 조각상이 놓여져있었다. 살펴보던 레아드는 원형 조각상이 모두 작은 구슬로 이루어졌다는걸 알게되었다. 작은 구슬들이 모여 거대한 구슬을 만들어낸 것이다. 감탄할 만큼이나 잘 만들어진 조각상이었다. 근데.. "이게 여왕?" 레아드가 커다란 구슬을 가리키며 물었다. 론이 손을 저었다. "아냐, 그건 알이야." "알이요? 이게 전부 알?" 도대체 몇 개인지 감히 짐작도 못할 만큼이나 수많은 작은 구슬들을 가리키며 레아드가 혀를 내둘렀다. 눈을 크게 뜨고 자세히 보니 작은 구슬들 하나하나 마다 무언가 작은 것이 들어있었다. 그 중 하나가 꿈틀거리는걸 본 레아드는 깜짝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우, 움직이잖아요?" "당연하지. 곧 태어날 녀석들이니까." 론은 장검을 꺼내 들더니 레아드에게 조금 뒤로 물러서라는 신호를 했다. 그리고는 작게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이곳은 마력로의 바로 위인지 넘쳐흐를 만큼이나 마력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리 어렵지 않게 마력에 주문을 새겨 넣은 론이 검을 한 손으로 쥐더니 수많은 알을 지고 있는 밑의 받침대를 겨누었다. "스키토라는 여왕의 통제력에서 벗어나면 그 즉시 행동을 멈추지. 여왕만 죽이면나머지는 자연스럽게 없어질 거야." 주문이 발동되면서 론이 들고있는 검에서 빛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론이할멈에게 배운 주문들은 대부분 검에다 주문을 걸어 위력을 증폭시키는 것들이었다. 이번에 론이 검에다 건 주문은 극독의 주문이었다. 생명체는 물론이고 땅, 물. 심지어 철이나 다이아몬드 같은 보석들까지도 녹여버리는무시무시한 독이 검에서 한없이 뿜어져 나오는 것이다. 론은 검을 높게 치켜들더니 알과 함께 밑의 받침대로 위장하고 있는 여왕 스키토라를 한꺼번에 내리 찔렀다. 지독한 연기가 뿜어 나오며 검에 찔린 알들이 독에 중독되어 퍽! 퍽! 소리를 내며 터져나갔고, 가장 밑에 있던 여왕은 검의 위력에순식간에 녹아 내렸다. 잠깐의 시간동안 여왕과 그 수많은 알들은 독에 녹아 형체도 알아 볼 수 없게 되었다. "끝났군." 검에 걸린 주문을 해제시키고, 다시 한번 정화 주문을 걸어 독을 정화시킨 론이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간단하게 일이 마무리되어 다행이었다. "우..음." 하지만, 레아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자신은 한 것도 없는데 론이 알아서 알거 모를거 다 처리를 해버리니 얼이 빠진 모습이었다. 그런 레아드의 모습에 론이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레아드의 머리를 한번쓰다듬었다. "아무도 안 다치고 끝났으니 좋은 거잖아." "그렇긴..하지만요." 그래도 조금은 아쉬운 얼굴. 론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으면서 검을 들어벽을 이루고 있는 스키토라를 밀어냈다. 여왕이 죽었으니 이미 녀석들은죽은 거나 마찬가지. 쉬엄쉬엄 나가려고 검을 들어 스키토라를 치우려는 론이었다. - 캬악! - "왓!?" 검이 한 스키토라의 몸에 닿는 순간이었다. 거미가 무시무시한 비명을 지르며 론에게 튀어나왔고, 론은 간발의 차이로 거미의 날카로운 이빨을 피했다. 허공을 날아 반대편 벽까지 날아간 거미가 벽과 충돌하면서 스키토라로 이루어진 벽이 우루루 무너졌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거, 거짓말." 무너진 스키토라들이 맹렬하게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새 다른 벽의 거미들도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다. 여왕이 죽었는데? 이런 투정을 부릴상황이 아니었다. 놀란 론이 레아드를 거의 안듯이 들더니 달려드는 거미들을 피해서 방밖으로 튀어 나갔다. 방밖의 상황도 안과 그리 다르진 않았다. 동굴의 밖으로 나가는 입구까지는 겨우 십여 미터. 그리고 그 앞을가로막는 스키토라의 숫자는 그 수백배. 론이 한 손엔 레아드. 그리고 나머지 한 손엔 단검을 쥐면서 재빠르게 주문을 영창 했다. 주위를 흐르는 마력에 레아드의 마력까지. 꽤 상급 주문이었지만, 전혀 부담 없이 론은 주문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주문의 이름은 생명! "커라!" 외치며 론은 들고 있던 단검을 스키토라와 자신의 중앙 부근에다 던졌다. 날카롭게 날아간 단검은 여지없이 땅에 깊숙이 박혔다. 순간, 밝은 빛이 단검에서 뿜어져 나오며 단검을 중심으로 옆의 땅들이 급격히 흔들렸다. - 캬아악! - 갑작스런 상황에 입구를 막고 있던 스키토라들이 론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와 함께 흔들리던 땅이 터지며 그 안에서 무언가 거대한 것이 튀어나오더니 달려드는 스키토라들을 쳐내었다. 론의 목에 매달려서 그의 정체를확인한 레아드가 황당한 얼굴을 했다. "나무?" 급속하게 자라난 나무 덕분에 달려드는 스키토라들이 주춤거렸고, 그 사이에도 나무는 단숨에 자라나 동굴의 천장까지 치 솟았다. 하지만 나무의 끝없는 욕망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나무가 천장을 뚫으려 하자 동굴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스키토라들은 이 갑작스런 위험에 당황해서 그 자리에 못이 박힌 듯이 멈춰 섰다. 그리고 그 사이를 이용해 론은 나무로 달려가더니 방금 자라난 가지 하나를 잡았다. 맨 처음엔 부러질 듯이 론의 무게에 휘어졌던 가지는 순식간에 자라나 론의 팔보다도 두꺼워 졌다. 그 순간,커다란 폭음과 함께 결국 나무가 천장을 뚫어버리고 말았다. 동굴과 지상의 사이를 막고 있는 천장의 두께가 그리 두껍지 않았기 때문에 나무는 단숨에 천장을 뚫고 한없이 자유로운 창공을 향해 커갔다. 그리고 그 덕분에가지를 잡고 있던 론은 자연스럽게 나무와 함께 천장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후우, 망할.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가지에 걸터앉으며 론이 한숨을 흘렸다. 이런 사이에도 나무는 급격한 속도로 자라나서 어느새 론과 레아드는 땅 아래가 보이지도 않을 만큼이나위로 올라와 있었다. 처음엔 론의 무게조차 견디지 못하던 나무 가지는이미 다른 나무의 기둥만큼이나 두꺼웠다. "형, 저기.." 문득 레아드가 론의 소매를 잡으며 말을 걸었다. 레아드를 쳐다보던 론은레아드가 땅 아래를 보고 있다는걸 알고는 같이 아래를 쳐다보았다.그제서야 론은 왜 스키토라들이 여왕이 죽었는데도 움직이는지 알 수 있었다. - 캬아아아! - 땅 아래를 가득 매운 스키토라의 검은 강. 문제는 그게 바로 두개 였다는것이다. 미처 론이 보지도 못한 또 다른 구멍에서 수없이 많은 스키토라들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론은 여왕이 한 마리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바로 실수였다. 처음부터 여왕은 두 마리였던 것이다. "심각해지는군.." 나무를 타고 올라오는 스키토라들을 보며 론이 중얼거렸다. 계속.. --------------------------------------------------------------------- 에.. 안녕하세요~ 요타 공집니다. (^^;) 이번에 자모에서 책이 나오게 되었는데요. 조금 문제가 있네요. 그 문제란것이 뭐냐면.. 바로 제목입니다. 지금 '내 이름은 요타'인데.. 일단 '내 이름은 뭐뭐'시리즈가 많다는게첫번째 문제(이건 저만의 문제..입니다만. ^^;)이고 두번째로는 동화책같은 느낌이 든다는겁니다. 세번째로는 제목과 내용의 연계가.. 그리좋지 않죠.(요타 분명히 나옵니다...;;) 이런 이유로 해서 책에서는 제목을 바꿔야 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요타'라고 하는 방법도 있지만..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는건 저만의 생각은 아니겠지요? ^^;;;때문에 제목 공모를 합니다~ *_*요타에 어울리는 제목을 보내주세요~뽑히신 분들 세분에겐 요타 전권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대략 13권정도될거 같네요. ^^) 글고 요타 제목으로 사용되는 이름 보내주신 분(1등?)에겐 소정의 상품도 드릴게요오~ t_t꼭 보내주세요~ 무네였슴다~ps:좋은 밤 되세요~ 번호 : 23099게시자 : 임형순 (PEANUT42) 등록일 : 1999-10-15 18:36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15--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5 ) == 제 1장 2막 < 로느 아이리어 펠 > ==--------------------------------------------------------------------- 거대한 굉음과 지축을 뒤흔드는 지진에 놀란 수천 마리의 새들이 밤하늘을향해 비상한다. 숲은 흔들리고 나무는 쓰러졌다. 놀란 동물들의 비명소리,그리고 그 사이를 뚫고 하늘로 치솟는 하나의 거대한 나무. 주위의 나무들을 쓰러뜨리며 숲 한가운데로 솟아난 나무는 아직도 만족하지 못했는지 그끝없는 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핫!" 레아드의 힘찬 기합 소리와 함께 검에 잘린 거대한 가지가 아래를 향해 맹렬한 속도로 떨어졌다. 그리고 그 가지에 맞은 수천 마리의 거미들이 비명을 지르며 나무에서 허공으로 날아가 아래로 추락했다. "이거 끝이 없잖아. 도대체 몇 마리나 되는 거야?" 나무의 아래 부분은 위로 올라오는 스키토라들로 발디딜 공간조차 없을정도였다. 처음엔 나무의 아랫부분을 갉아먹어 나무를 쓰러뜨리려고 했던스키토라들이었지만, 갉아먹는 속도보다 자라나는 속도가 빠른 탓에 이젠아무 생각 없이 둘에게 돌진해 오고 있었다. 그런 거미들을 마땅히 공격할방법이 없는 론과 레아드는 애꿎은 나무의 가지들을 잘라 아래로 떨어뜨렸지만, 둘이 생각해봐도 터무니없는 방법이었다. 론은 아래를 보며 한 손을 어지럽게 움직였다. 보다 고위의 주문을 외우는 방법이었다. 이보다 더고위의 마법은 아예 머리 속에서 주문을 만들어 버린다. 입이나 몸으로 주문을 만드는 것과는 비교도 안되게 주문의 영창 시간이 빠르지만, 대신 마력의 소비량이 더 컸다. 거기까지는 배우지 못한 론이었다. "바람!" 론의 외침과 함께 론의 앞에서 거대한 빛의 구가 생기더니 그곳에서 엄청난 세기의 바람이 휘몰아쳤다. 웬만한 나무 정도는 뿌리째로 날려버릴 만큼이나 거센 바람에 나무 가지들이 미친 듯이 흔들렸다. 하지만, 론은 금방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주문을 멈췄다. 가지가 워낙 많아서 바람의 위력이 거미들에게 제대로 가지 않은 것이었다. 어차피 원소 계열을 이용하는마법이니 다른 것으로 바꾸기는 쉬웠다. 이번에 론이 선택한 것은 물이었다. - 콰아아아! - 폭포수와 같이 엄청난 양의 물이 론의 앞에서 터져나와 아래로 떨어졌다. 저항하는 나무 가지를 부러뜨리고 맹렬한 속도로 아래로 떨어지는 물기둥은 레아드의 입을 벌려 놓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마법이 끝났을 때 론의입에서 나온 것은 욕지기였다. "젠장.." 거미 놈들. 그 날카롭고 긴 이빨을 나무 깊숙이 꽂아 넣어서 버텨내 버린것이다. 화가 잔뜩 난 론은 이번엔 불로 전부 태워버릴까.. 생각을 했지만 곧 어림도 없다는 결론을 내고 말았다. 애초에 보통 불로는 타격도 받지 않는 녀석들이었고, 괜한 짓을 해서 이 지역을 모조리 태워 버릴 수는없기 때문이었다. 거미들이 바로 밑까지 오자 론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가지들을 밟고 지나가 레아드에게 다가갔다. "레아드. 더 올라가야겠어." "예? 내려가지 않고요?" "땅에선 이길 방법이 없잖아. 더구나 녀석이 도망갈 수도 있고." 지금 도망 다니고 있는 건 우리 아닌가..? 레아드가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짧게 주문을 외운 론은 레아드의 팔을 잡았다. 론이 레아드에게 말했다. "그리고 처리해야 할 것도 하나 있다구." 순간, 둘의 모습이 하얗게 빛나며 사라졌고, 곧 둘은 나무의 정상에서 나타났다. 스키토라들은 이제 나무의 중간 정도를 오르고 있었다. 녀석들이자신이 있는 곳까지 올라오려면 꽤 시간이 걸릴 거라 생각한 론은 주변을돌아보았다. 곧 론은 자신이 찾던걸 찾을 수 있었다. 어두운 밤에 혼자빛을 내고 있는 단검. 론이 아까 동굴에서 던졌던 녀석이다. "이대로 놔두면 하와크까지 뿌리를 뻗어버릴거야. 이 녀석." 론이 다가가 단검을 뽑아내자 맹렬한 속도로 커가던 나무가 흠칫, 요동을한번 치더니 자라는 속도가 천천히 줄었다. 곧, 나무는 성장을 멈췄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이 나무. 이미 클대로 커가지고레아드의 눈에는 미도는 물론 미도 저편의 도시에서 흘러나오는 빛까지도 보일 지경이었다. 아마 내일 저 도시의 사람들이 일어나서 이 나무를 보면 기겁을 하겠지? "빨리도 올라오는군." 나무의 절반 정도는 스키토라들로 가려져서 검게 보였다. 론은 미간을 좁히고는 재빨리 주위를 둘러보았다. 나무의 꼭대기라서 그런지 가지가 무척많아서 그냥 땅이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였다. 대충 공터 하나 만한 크기의공간. '바크 녀석이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괘씸하긴 하지만, 그 녀석만큼이나 속 편하게 일을 맡길 수 있는 녀석도없었다. 론은 속으로 투덜거리며 두 손을 어지럽게 휘저었다. 동시에 입에선 주문이 흘러나왔다. 론이 배운 주문 중에 가장 강력한 것 중 하나였다. "으으음." 레아드는 무서운 기세로 올라오고 있는 거미들을 보면서 손톱을 깨물었다. 잘라버릴 가지라도 있었다면 좋겠는데, 여긴 자를 만한 것이 없어서 그냥두 눈 멀쩡히 뜨고 녀석들이 올라오는 꼴을 그냥 보기만 해야 했다. 거미들의 맨 앞렬은 어느새 바로 밑까지 와 있었다. 이제 겨우 몇십 초 후면 위로 올라올 기세. 안절부절 못하던 레아드는 론에게 고개를 돌렸다. 순간,레아드의 붉은 눈동자가 하얗게 물들었다. - 파아앙! - 수천, 수만의 빛줄기가 론의 두 손에서 하늘로 뻗어 나갔다. 하늘을 가득메운 빛줄기. 그들의 아름다운 비상에 레아드는 물론, 스키토라들조차도움직임을 멈췄다. 하늘로 향해 치솟던 빛줄기들이 궤적을 틀더니 비스듬히반원을 그리며 다시 나무쪽을 향해 내리 떨어지기 시작했다. 도대체 몇 개나 될지 알 수도 없을 정도의 수많은 빛줄기가 무서운 기세로 레아드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 쾅! - 콰콰쾅! 그 뒤를 잇는 연발의 폭발. 나무에 들러붙어 있던 스키토라들을향해 가차없이 내리 꽂힌 빛줄기가 폭발하면서 레아드는 하마터면 가지에서 떨어질뻔 했다. 빛에 맞은 거미들은 형체도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박살이 나면서 파편을 사방으로 흩뿌렸고, 그 폭발에 휘말린 다른 거미들은나무 밑으로 떨어졌다. 나무의 가지들이 터지고, 부러지며 단발 마의 비명을 질러댔다. 빛의 향연은 그 뒤로도 한참이나 계속 되었다. "우.. 우와아.." 자욱하게 올라오는 연기들을 손을 저어 치우면서 레아드는 감탄 성을 내질렀다. 연기에 가려 잘 보이진 않지만, 레아드의 눈에 최소한 거미 모양을하고 있는 건 단 하나도 없었다. 다 처리 된 건가? "형, 대단해요!" 주문을 뒷마무리를 짓는 론에게 다가간 레아드가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론은 그런 레아드를 보더니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마음 같아선 같이 웃어주고 싶었지만, 상황은 그리 밝지 못했다. 론의 묘한 미소에 레아드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래요? 다 처리한거 아녜요?""다 처리하다니. 이제 시작인걸." "예?" 대답은 괴성으로 돌아왔다. 갑작스런 괴성에 깜짝 놀란 레아드는 불안한얼굴로 괴성이 들려온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론이 투덜거렸다. "여왕이 맞기를 바랬는데. 허탕이었나? 괜히 성질만 건드린 꼴이군." 녀석이 연기 사이로 나타났다. 거대한 수십 개의 다리. 그리고 그 다리들을잇는 몸통. 몇 개의 머리. 그 엄청난 크기에 레아드는 놀랐고, 그리고 그몸이 이루는 것에 다시 한번 놀라고 말았다. 거미들이었다. "스.. 스키토라?" "전투 형태야. 저 정도면 드래곤도 함부로 못 덤비지." 언뜻 보기에 수백만 마리로 이루어진 녀석은 예상과는 다르게 가벼운 몸놀림으로 둘에게 다가왔다. 그 모습에 레아드는 또 한번 놀라고 말았다. 녀석이 한 걸음 앞으로나서려 하면 앞에서 다리 하나가 생겨나고, 뒤에 있던다리 하나가 몸 안으로 들어왔다. 그 어지럽고 복잡하며 보기에도 혐오스러운 모습에 레아드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어.. 어떡해요?" "글쎄, 어쩐다." "혀어엉~" "아아. 알았어. 사실, 이렇게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구." 저렇게 모여주지 않으면 이쪽에서도 처리하기가 힘드니까 말이지. 론은 재빨리 주문을 외웠다. 론이 모은 마력에 새겨지는 주문의 이름은 극독. 그것도 초특별판! "단번에 녹여 드리지!" 론은 자신의 앞으로 모인 검은색 빛을 녀석에게 조준하고는 단번에 쏘았다. 빛은 중간에서 검은 연기를 내면서 끈적한 액체로 변했고, 그 상태로 넓게퍼지며 스키토라를 덮쳤다. 효과는 절대적. 녀석이라도 저걸 맞는다면 단몇 초도 견디지 못하고 녹아버릴 것이다. - 크에엑! - 날아오는 극독의 액체를 보던 스키토라가 비명과 비슷한 소리를 질러댔다. 순간, 레아드와 론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푸르스름한 막이 스키토라의앞에 생겨나더니 거기에 닿은 극독이 다시 되 튕겨져 둘에게 돌아온 것이었다. "결!" - 콰아아악! - 론이 재빨리 레아드를 끌어당기며 위로 손을 뻗어 소리쳤다. 그러자 론의앞으로 붉은 색 막이 생겨났고, 그 위를 덮친 극독은 단숨에 무시무시한 양의 검은 연기를 쏟아내며 막 위에서 지글지글 타올랐다. 극독에 맞은 나무의 표면이 순식간에 썩어 들어가며 주변의 나뭇잎들이 검게 변하기 시작했다. 계속.. ps:제목 공모 계속 됩니다. *_* 19일까지 무한정 멜 받아요오~ps2:늦어서 죄송함다. ^^; 시험기간이라서리..;;ps3:죄송해요. t_t 사실은 댜블로 배넷때문이었어요.;;; 번호 : 23216게시자 : 임형순 (PEANUT42) 등록일 : 1999-10-17 19:39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16--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6 ) == 제 1장 2막 < 로느 아이리어 펠 > ==--------------------------------------------------------------------- 다가오는 스키토라를 보며 론이 말했다. "레아드." "예?" "도망가자." "예..예?" 깜짝 놀란 레아드가 론에게 고개를 돌리는 사이, 어느새 론은 레아드의 허리를 잡아들더니 그대로 뒤로 내달렸다. 레아드의 두 눈이 왕방울 만하게커졌다. 땅까지 적어도 수백여 미터는 될 듯한 절벽이 앞에 펼쳐진다. 아찔한 현기증에 레아드는 그만 두라고 비명을 내질렀지만, 아쉽게도 그 말은입에서 나오는 중간에 그야말로 진짜 비명으로 변하고 말았다. "간다앗!" 땅과 충돌한다면 가루조차 남지 않을 만큼이나 높은 나무 정상에서 조금의머뭇거림도 없이 뛰어내리며 론이 소리쳤다. 아찔한 현기증, 그 뒤를 잇는무시무시한 바람 소리. 그리고 뒤에서 이어지는 거대 거미의 괴성. "따라오는군." "..?" 론의 목을 휘어 잡은 채 눈을 꾹~ 감고 있던 레아드는 작게 들려오는 론의말에 살짝 눈을 떴다. 검게 펼쳐진 밤하늘. 그 사이로 둘과 마찬가지로허공으로 뛰어내린 스키토라가 엄청난 기세로 나뭇가지들을 박살내며 둘에게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론은 그런 스키토라를 보며 속으로 작게 욕지기를 내뱉었다. 검도, 마법도 안 통한다. 도대체 공격할 방법이란게 없었다. 책에서 그렇게나 붉은 줄을 그어놓고, 가로를 쳐놓고 거기다 마법까지 걸어 그 페이지에서 빛이 나게 만들 정도로 스키토라를 경고했던게괜한 짓이 아니었다. 고대의 대마도사들 조차도 처리가 곤란해서 녀석들이 사는 땅의 존재 자체를 소멸시켜버릴 정도인데, 론이 지금 하는 짓은그것 보다 훨씬 더 어려운 것이었다. 미도를 날려버린다는건 애초에 말도안되는 짓. 결국 론이 할 수 있는 방법이란 건 여왕을 잡는거 뿐이었다. 도망이라는 안전한고 편한 방법도 있지만, 할멈이 이 일에 개입을 할 정도로 일이 커졌다면 이미 미도의 반 이상이 녀석들에게 먹힌 후가 분명할 테니 도망도 좋은 방법이 아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펠리어즈들을 불러와서격퇴하는 거지만, 그것도 상대가 상대 나름이지. 지금 이 상황에서 도움이될 만한 녀석은 기네아를 비롯한 겨우 두세 명 정도. 그나마 그 녀석들도전부 하와크에 가 있다. '최악이다.' 상황이 너무 나쁘다보니 오히려 기분이 가벼워질 지경이다. 그나저나 태어나서 이렇게나 '최악'이란 기분을 느껴보는 것도 모두 근래에 들어와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이것 보다 훨씬 더 처절한 상황에서조차 그리 심각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 크에에엑!! - "시끄러운 녀석이네." 론이 검을 들더니 단번에 옆으로 내 찔렀다. 카가각! 검이 나무 기둥을 긁으며 맹렬한 마찰이 일어났고, 무서운 기세로 떨어지던 둘의 속도가 천천히 줄었다. 조절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속도가 줄자 론은 검을 거두고는 굵은 나무 가지 하나가 옆을 스쳐 지나갈 때 손으로 잡았다. 처음엔 살짝 잡기만하고 놓아서 속도만 줄였고, 그런 일을 두어 번 더 하고 나서 가지를붙잡았다. 나무의 절반 정도에서 멈춘 셈이었다. - 크아아! - 론이 중간에서 멈추자 스키토라도 론의 행동을 따라 하는 듯이 다리를 뻗어나무 기둥을 잡았다. "바보 자식. 니 놈이 나랑 똑같냐?" 론의 빈정거림에 맞게 스키토라는 자신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그대로계속 낙하했다. 몇몇 굵은 가지들이 스키토라의 몸을 막아 줬지만, 잠시도버티지 못하고 박살이 나버렸다. 비명과도 같은 괴성을 내지르며 스키토라는 그대로 땅을 향해 떨어졌다. 스키토라의 몸이 숲의 나무들 사이를 뚫고사라지자 레아드가 물었다. "죽은 거예요?" "아니. 저 정도로 죽진 않아." "으으음~ 이젠 어쩌죠?" "글쎄, 저렇게까지 방법이 없는 녀석인지는 몰랐거든. 고민중이야." "할머니한테 부탁하는건 어때요?" 론이 손을 저었다. "절대 불가. 그 노망탱이, 등이 뻐근할 정도가 되야 나설걸." 노망탱이? 등이 뻐근? 레아드가 눈을동그랗게 뜨고 론을 쳐다보았다. 그때 둘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어느새 나무 꼭대기의 독이 아래까지 뻗어왔는지 나뭇잎들이 검게 변하며 물기를 잃고 스그러들었다. 론이 투덜거렸다. "효과 만점이었는데. 스키토라가 마법도 사용한다는 말은 책 어디에도 없 었다구." "아~ 맞아요." "뭐?" 론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레아드를 쳐다보았고, 레아드는 손가락 하나를 치켜 들더니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론이요. 론한테 가서 도움을 청해요." "....." "분명 저 거미를 죽일 방법을 알 거예요. 론은 그런거 잘 알거든요." "글쎄.." 아마 그 론이란 녀석도 별 방법 없을 거야 레아드. 론은 뒷머릴 긁적였다. 밑에서 스키토라의 분노의 괴성이 들려오자 다급해진 레아드가 말했다. "지금, 이런저런 사정 따질 때가 아니잖아요. 저 녀석 그대로 놔두면 미도 전체로 뻗어나갈거라구요. 론이라면 분명 방법을 알 테니 저택으로 가요. 예? 형!" 레아드의 간절한 부탁에 론은 한숨을 내쉬었다. 과연, 그 대단하다는 론이란 녀석은 지금 이 상황에서 무슨 방법을 생각해 낼까? 론은 나무 밑에서광란의 몸짓으로 다시 나무를 기어오르는 스키토라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그러기를 한참. 레아드가 결국 못 참고 다시 한마디하려는 순간, 론이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레아드. 나 좀 도와줘야겠어." "예? 론한테는요?" 론이 싱긋 미소를 짓더니 한쪽 눈을 찡긋. 감아 보였다. "론이라도 이렇게 했을 거야. 자, 시간 없어." 스키토라가 올라오는 속도와 남은 거리를 재고 시간을 계산한 론은 재빨리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레아드는 그 주문이 무슨 주문인지 알 도리가 없어서 론의 부탁대로 주위를 뛰어다니며 론이 말하는 부근에다 검으로 표식을 그려 넣었다. 스키토라가 올라오기까지 그렇게 정신없이 레아드는 나무에다 상처를 내었다. "진이 조금 부실하긴 하지만, 마력으로 때우면 되겠지." 스키토라가 거의 밑까지 다가 왔을 때, 진이 완성되자 론은 두 손을 모아 주문을 마무리 지었다. 커다란 나무 가지 위에 허공으로 얇은 은색의 둥그런원이 생겨나자 론이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형.. 이건?" 레아드가 론에게 다가와 묻자, 론은 손가락 하나를 치켜세우더니 미소를지었다. "행동을 제한하는 주문. 위력이 절대적이긴 하지만, 저 원 안에 집어 넣야 한다는게 약점이야. 뻔히 보이는데 들어가는 녀석은 없으니까.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스키토라는 눈이 없지." 마력을 느끼긴 하지만, 레아드가 있으니 바다 위에서 물 한 동이 찾기나 다름없다. 론이 큰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박수를 한번치고는 말했다. "어떡하든 녀석을 원 안으로 넣는다. 알겠어, 레아드?" "그러면 되요?" "그러면 돼." 론이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말했다. 순간, 커다란 괴성과 함께 스키토라가둘이 서 있는 가지의 끝 부분에 발을 걸치면서 올라왔다. 레아드는 검을 두손으로 꽉, 쥐었고. 론은 눈을 가늘게 뜨며 녀석을 노려보았다. 계속.. PS:우웅..;; 길어지네.; 번호 : 23393게시자 : 임형순 (PEANUT42) 등록일 : 1999-10-20 11:48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17--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7 ) == 제 1장 2막 < 로느 아이리어 펠 > ==--------------------------------------------------------------------- 스키토라와 빛의 원까지의 거리는 대략 삼십여 미터. 하지만 가지 저편에있어서 스키토라가 이상한 마음을 먹기 전에는 그쪽으로 갈 일이 없었다. "오지 않는다면 가게 만들어야지." 론이 검을 쥐고는 원을 뛰어넘어 스키토라에게 달려들었다. 검에는 이미주문을 걸어놨는지, 푸르스름한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레아드도 론의뒤를 따라 스키토라를 향해 달려갔다. - 카아아! - 자신을 제외하고 단 하나뿐인 여왕이 죽어버려 종족 전체의 발전에 막대한피해를 입은 스키토라는 무척이나 분노한 괴성을 지르며 자신에게 달려오는 둘에게 그 거대한 입을 벌렸다. 론이 재빨리 공중으로 뛰어 오르며 검을 거꾸로 쥐었다. 인간의 도약력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위로 뛰어오르는 론에게 거미의 시선이 가 있는 동안, 밑에서 레아드가 단번에 스키토라를 향해 뛰어 들었다. "하이앗!" 날카로운 기합성과 그 기합에 지지 않을 정도로 날카로운 검이 빛을 뿌리며 날아가더니 레아드의 몸보다 훨씬 두꺼운 스키토라의 한쪽 다리를 단번에 잘라 버렸다. 검으로 잘려진 부분에 있던 스키토라들이 혐오감 이는 체액을 뿌리며 잘려졌고, 아랫부분은 갑작스럽게 여왕의 제어력에서 벗어나며 우루루 무너졌다. 덕분에 스키토라의 몸이 한순간 기우뚱거리며 균형감각을 잃었고, 그 사이를 놓치지 않고 론이 하강하며 검으로 거미의 등을내 찔렀다. "바람!" 론의 외침과 함께 펑! 하는 폭음이 퍼져 오르며 스키토라의 등을 구성하는수많은 거미들이 바람에 날려 사방으로 떨어져갔다. 론도 자신이 일으킨바람에 몸을 실어 훌쩍 뒤로 날아왔다. 스키토라는 여지건 없던 충격에 놀란듯 몸을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사방으로 흩어졌던 작은 거미들이몸체로 돌아가면서 녀석은 다시금 날카로운 이빨을 들어냈다. "씨도 안 먹히는군. 역시 그 방법밖에 없겠어." 론은 레아드에게 살짝 눈짓을 했다. 원래 계획대로 하자는 뜻이었다. - 캬아악! - 이번 공격으로 충분히 화가 났는지 스키토라가 비명에 가까운 괴성을 지르며 맹목적으로 둘에게 돌진해 왔다. 처음 둘의 공격은 이걸 위한 것이었다. 눈이 없는 스키토라였기 때문에, 둘은 다른 가지로 피해 다니며 조금씩, 조금씩 스키토라를 원쪽으로 유인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너무 도망만 다닌다면 녀석이 눈치를 채고 도망을 가버릴 수가 있어서 론과 레아드는 그 와중에도 녀석에게 달려들어 다리를 베고, 몸통을 베었다. 그렇게 한참을 해서야 녀석이 진이 있는 가지로 옮겨오도록 할 수 있었다. 이제 녀석과 진의거리는 기껏해야 몇 발자국. 둘은 바싹 긴장했다. "자아, 오라구. 이리와!" 원의 반대편에서 론이 스키토라에게 검을 겨눈 채 외쳤다. 생쥐처럼 자신의공격을 피해 이리저리 잘도 도망 다니는 둘에게 엄청난 분노를 느끼고 있던스키토라는 경솔하게도 아무런 생각 없이 론에게 달려들었다. 스키토라의한쪽 다리가 원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론이 재빨리 두 손으로 복잡한 모양을 만들어내더니 진의 발동어를 외쳤다. 갑자기 백색으로 빛나던 진이 붉게변하면서 무시무시한 흡입력으로 스키토라의 몸을 끌어당겼다. - 키에에엑! - 깜짝 놀란 거미가 재빨리 다리를 몸통에서 떼어냈지만 이미 스키토라는 진의 영향력 안에 있었다. 주변의 공기가 무서운 기세로 빨려 들어가면서 나무가지와 잎들이 폭풍을 만난 듯이 어지럽게 흔들렸다. 스키토라는 몸을 바싹 웅크리며 손톱을 세워 굵은 나무 기둥을 붙잡았지만, 나무의 껍질이 벗겨지면서 점점 원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스키토라의 몸이 반 이상 원 안으로 들어가자 뒤에서 보고 있던 레아드가 환한 기색을 하며 소리쳤다. "형, 조금만 더요! 조금만 더!" "제, 젠장!" 갑자기 론이 상소리를 하며 소리쳤다. 어느새 붉게 빛나던 진의 한쪽이 검게 변해져 있었다. 스키토라가 나무에 매달리면서 생겨난 상처 중 하나가진을 구성하는 문자를 지워버린 것이다. 끌어당기는 힘이 약해지자 스키토라는 때를 놓치지 않고 벌떡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다리에 힘을 주고 원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느리지만 한발, 한발 원에서 벗어났다. 거미가 진의영향력 밖으로 나오기까지는 이제 겨우 몇 발자국 정도. 론이 필사적으로 진을 유지하는 사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레아드가 검을 들더니 갑자기 거미에게로 달려들었다. "레아드! 무슨 짓이야! 그만둬!" "하아앗!" - 키에엑! - 세 가지 외침이 교차했다. 론이 소리치는 사이, 스키토라의 등에서 거미들로이루어진 한 가닥 채찍이 솟아나더니 단번에 레아드를 후려쳤다. 그 엄청난기세에 레아드는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그대로 채찍에 맞아 나뭇가지 저편으로 떨어졌다. 론이 놀라 비명을 내질렀다. "핫!" 순간, 채찍에 맞아 떨어졌다고 생각한 레아드가 채찍을 매달려서 다시 솟아오르는 채찍에 몸을 맡긴 채 위로 솟구쳤다. 거미의 등에서 세 가닥의 채찍이더 생겨나며 허공에서 아래로 맹렬한 속도로 내려오는 레아드를 향해 날아갔지만, 레아드는 검으로 채찍들을 쳐냈다. 결국레아드는 스키토라의 바로앞에 내려섰다. 콰아아아! 스키토라는 견뎌내고 있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흡입력에 레아드의 옷과 머리카락이 사정없이 휘날렸다. 레아드는 가지에 내려서자마자 자신을 빨아 당기는 흡입력에 앞으로 달리는 힘을 합해서 무시무시한 기세로 앞으로 튕겨나갔다. 그리고는 검을 일직선으로 앞으로 세우더니 그 기세를 더해 단번에 스키토라의 몸통을 내 찔렀다. - 캬악! - 2미터에 가까운 레아드의 검이 스키토라의 몸에 손잡이 부분까지 들어갔고,그 무서운 기세에 스키토라의 몸이 잠시 주춤거렸다. 동시에 레아드는 검을있는 힘껏 위로 치켜들었다. 몸을 관통한 검이 수많은 거미들을 베며 스키토라의 등을 찢고 뒤로 솟구쳤다. 단숨에 몸이 반으로 갈라진 스키토라는비명을 내지르며 어떡하든 견뎌보려 했지만, 두 개로 나뉘어진 다리로는 무리였다. 다리를 구성하고 있는 거미들이 흡입력을 견디지 못해 몸이 끊어졌고 녀석의 거대한 두 조각 몸은 그대로 진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핫!" 앞에서 그나마 흡입력을 막아주던 스키토라가 빨려 들어가자 이번엔 레아드차례였다. 레아드는 재빨리 뒤로 달려가더니 몸을 날려 검을 가지에 힘껏내 찔렀다. 레아드의 검은 성검이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단번에 나무 가지에 그 검신을 반이나 쑤셔 넣었다. 레아드는 두 손으로 검의 손잡이를 잡았고, 덕분에 레아드는 검에 매달려서 진 안으로 빨려 들어가진 않았다. 스키토라가 진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레아드가 무사히 피한걸 확인한 론이 재빨리 손의 모양을 바꿨다. "형! 빨리요!" "알았어. 맡겨만 두라고!" 론의 손 모양이 복잡하게 계속 바뀌었다. 빨아들이는 힘을 단번에 반대로바꾸려는 것이었다. 레아드가 진의 주위에 만들어 놨던 문자들에서 빛이세어나오기 시작했다. 준비가 끝나자 론은 진 안에서 하나로 합쳐지고 있는 스키토라를 향해 손을 뻗었다. "터져라!" 붉게 빛나던 진이 갑자기 푸르게 변하더니 그렇게나 세게 당기던 힘이 거짓말같이 사라졌다. 스키토라가 의아하다는 듯이 고개를 쳐드는 순간, 진에서 엄청난 폭음이 터져나오면서 그 위에 서 있던 스키토라의 몸이 수천,수만 조각으로 터지면서 위로 솟구쳤다. 밤하늘을 수많은 스키토라들이가득 채우는 가운데, 론이 외쳤다. "레아드!!" 진에서 나오는 푸른 빛 덕분에 스키토라들의 몸이 하나하나 확실하게 구분되었다. 레아드는 재빨리 하늘에서 춤을 추듯이 돌고 있는 스키토라들을하나씩 보았다. 그 중에서 유난히 커다란 녀석이 레아드의 눈에 들어왔다. 다른 거미들보다 세배는 큰 녀석은 다리는 짧고, 이빨이 없었다. 낮이었다면 론도 확실하게 볼 수 있을 만큼이나 녀석은 눈에 띄였다. 레아드가 녀석을 가리켰다. "저기요!" "좋았어." 레아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론은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몸을 날렸다. 곧론의 눈에도 유난히 모습이 다른 녀석 하나가 보였다. 두말 안해도 확실했다. 여왕이다. 론은 품속에서 단검을 꺼내다 말고 자신의 장검을 들었다. "지겨운 녀석. 확실하게 보내주지." 허공에서 땅으로 추락하고 있는 여왕을 향해 론이 검을 치켜들었다. 검에는 극독의 주문과 화염의 주문. 그리고 폭발의 주문이 들어 있었다. 론은떨어지고 있는 녀석을 조준하고는 단번에 검을 날렸다. 검은 허공을 뚫고맹렬히 날아가더니 정확히 녀석의 등을 꿰뚫었다. - 켁! -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도 않을 정도의 작은 비명소리와 함께 녀석의몸에서 푸른 불길이 일어나더니 곧이어 산산이 폭발하며 흩어졌다. 계속.. 번호 : 23662게시자 : 임형순 (PEANUT42) 등록일 : 1999-10-26 00:51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18--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8 ) == 제 1장 2막 < 로느 아이리어 펠 > ==--------------------------------------------------------------------- - 케륵. - 론은 들고있던 거미가 작게 꿈틀거리자 기분이 나쁜 듯 돌처럼 딱딱하게 굳은 녀석을 멀찌감치 던져 버렸다. 대단한 우연으로 녀석은 날아가다가 위에서 떨어지던 종족과 충돌하며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깨져버렸다. 진이터진 위력이 어찌나 쎘던지 정통으로 폭발에 휘말렸던 녀석들은 수천 미터나 위로 솟구쳤다가 론과 레아드가 나무에서 내려와 땅에 발을 디딜 쯤에떨어지고 있었다. 간간이 나무 가지들을 부러뜨리며 맹렬한 속도로 떨어져땅과 충돌한 스키토라들이 폭탄이 터지듯이 사방으로 체액을 튀기며 박살나는 건 그리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었다. "다 죽은 거죠?" 슬쩍슬쩍 떨어지는 스키토라들을 피하며 론에게 다가온 레아드가 물었다. "응. 여왕이 죽었으니까. 아직 살아있긴 하지만, 죽은 거나 마찬가지야. 녀 석들은 독도 없으니까 다른 동물들의 좋은 식사거리가 되겠지. 좀 더럽긴 하겠지만 한두 달 지나면 녀석들의 흔적을 찾기도 힘들어질걸." "다른 여왕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그렇긴 하지.. 확실히 알 형태로 살아남은 여왕이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런 거까지 찾는 건 불가능하잖아. 남은 녀석들은 깨어날 때까지는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어." "흐음~ 정말 처치 곤란이네요." "별로 그런 건 아냐. 지금처럼 아예 스키토라가 생겨났다는 걸 모르고 있었 다는게 문제였지. 일주일 간격으로 이 근방을 돌아봐서 녀석들이 있는지 만 확인하면 돼. 만약 새로운 여왕이 왕국을 만들고 있다면 그때 나서서 처리해도 되고 말야. 발견이 빨랐으니까 거미들의 수도 적고, 몸도 작을 테니 그리 힘들지 않게 처리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말하며 론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머리를 잘라버린 개구리가 그 몸의 마지막 힘이 다할 때까지 발광을 하는 것처럼 스키토라들은 몸을 바싹움츠린 채로 기묘한 비명을 지르며 부르르 떨고 있었다. 누구라도 오래있고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거라고 론은 확신했다. 그래서 론은 더 질문할게없나 하고 생각하고 있는 레아드의 팔을 붙잡고는 서둘러 그곳을 빠져 나왔다. - 파아앗. - 원래 오던 길이 어느 쪽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숲을 나가는 길이라고 생각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론은 주위로 마법의 불을 몇 개 만들어 냈다. 녀석들은 기특하게도 론의 주위를 맴돌며 주변을 환하게 밝혀 주었다. "밤도 무척 깊었네. 아니, 이젠 날이 곧 밝을 거라는 말이 어울리려나?" "그러고 보니 피곤하네요." 레아드가 입을 막고는 가볍게 하품을 했다. 론은 그런 레아드를 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그만 저택으로 돌아가야지. 문 열어줄까?" 부드러운 어조로 말하는 론에게 레아드가 의아한 얼굴을 했다. "형은 안가요?" "갈 필요가 없어졌잖아. 스키토라를 처리했으니까." "하지만.." 우물우물 말을 잇지 못하는 레아드에게 론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 "레아드, 세상엔 만나지 않는 쪽이 행복한 경우도 있는 거야. 내 경우가 그 런거지. 무슨 말인지 이해해줄거지?" 이해해줄거지 라는 말은 이해해달라는 말보다 훨씬 설득력 있게 레아드에게 들려왔다. 레아드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론이 빙그레 웃으며한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주문으로 저택까지의 문을 열려는 행동이었다. 그걸 본 레아드가 황급히 론의 손을 잡았다. "어, 왜 그래?" "같이 갈래요." "뭐.. 뭐?" "숲 밖까지 같이 간다구요. 형이 저택에 가지 않는다고 해서 제가 형 만나 지 말라는 법은 없잖아요. 형이 머무는 마을까지 같이 갈게요. 형 어느 여관에 있는지 알고 갈 거예요. 나중에 그리 가도 괜찮죠?" 도,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레아드의 저돌적인 대쉬에 론은 전율에 가까운당혹감을 느꼈다. "와.. 와서 뭐하게?" 물어보면서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확실하게 오지 말라고 쐐기를박았어야 했는데.. 이렇게 말을 했으니 일단은 오라는 허락의 말이 되버렸잖은가. 레아드가 빙그레 웃더니 말했다. "놀게요. 요즘 시간 많거든요. 형 미도 지리 잘 알죠? 저 안 가본데 많아요. 구경시켜줘요." "지리..라니. 나도 잘 모르는데." 포기하라는 말이었지만 외려 레아드는 더 좋아한다. "그럼 더 잘됐네요. 제가 스얀씨한테 미도에서 구경할만한 곳 알아볼게요. 저랑 같이 구경하러가요." "그.. 그래." 결국 론이 패배를 시인하고 말았다. 이렇게나 막무가내로 나오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냥 얌전히 끌려가야지. 그나저나 론으로서는 오늘 하루동안 신기한 체험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평소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바크에게도 이런 행동은 절대 하지 않던 레아드였는데 오늘은 도대체 무슨 생각에서인지 하루종일 저렇게나 안아주고 싶은 얼굴로 웃어댄다. 아예 이 모습으로 몇 주 정도 있으면 좋겠네.. 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까지품게 되는 론이었다. 문득 론은 앞서 걸어가는 레아드의 등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나는 행복한가? 환하게 웃으며 자신의 주위를 날아다니는 마법의 불과 장난을 치는 소년을보며 론은 그게 궁금해졌다. 어째서 이 소년과 있으면이렇게도 행복해지는걸까? 몸 속에 무한의 마력을 담고 있는 정령이라서? 물론, 처음 레아드에게 호감을 가진 이유가 그것과 상관없다고는 하지 못한다. 비하랄트를제외하고 태어나서 처음 만난, 자신과 동등한 위치의 힘을 가진 존재. 단지 그것만으로도 론에게 의미하는 것은 컸다. 하지만 그것이 이유는 아니었다. 만약 레아드가 평범한. 아주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그래도 이렇게행복할 수 있을까? 론은 자신했다. 그렇다. 지금과 같던지, 아니면 다른의미로든지 행복 할 수 있을 것이다. 론은 레아드와 같은 사람을 태어나서처음 보았다. 아니, 앞으로도 레아드 외엔 볼 수 없을 거라 확신했다. 한없이 순수했고, 끝없이 맑았다. 레아드는 한 점의 사리사욕도 없이 자신과의만남을 중요시해주었다. 론은 지금까지 살아오는 시간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봐왔다. 아이리어라는 자신의 위치를 이용하려는 사람. 그 이름에 붙어살아가려는 사람. 자신을 신처럼 받드는 사람들. 자신을 겁내는 사람들. 여러 사람들을.. 그들의 목적이 악하던지, 선하던지. 론에게는 그건 중요한게 아니었다. 그중에서 자신에게 정말로 다가서려고 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없었다. 그건비하랄트 던지 펠리어즈들이던지 모두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은 아이리어를바란다. 그리고 비하랄트와 펠리어즈들은 펠을 바란다. 아이리어를 바라면 아이리어가. 펠을 바라면 펠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나란 존재는 무엇인가? 그렇게나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나' 중에서 진짜 나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진짜 나라는 존재가있기는 한 것인가? 오랜 시간동안 론은 기다려왔다.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진짜 자신을 찾아줄 사람을. 아이리어나 펠이 아닌, 만들어진 자신이아닌, 진짜. 진실된 로느 아이리어 펠을 보아 줄 사람을. 그리고 만났다. 아이리어도, 펠도 아닌.. 로느 아이리어 펠이라는 이름을 아무런 목적도두지 않고 자신을 불러주는 소년을. 레아드는 그 수많은 가식과 의미들사이에서 론 자신도 모르는 '로느 아이리어 펠'이라는 존재를 알아주었고,그리고 조금씩. 아주 천천히 일깨워주었다. 론 자신에게도 매일매일 달라지는 자신과, 그리고 그 변화와 함께 변해 가는 세상은 너무나 새로워보였다. 그것은 행복이었다. 그것이 행복이었다. 론은 난생 처음으로 그 누구에게 간절히 빌었다.이 길의 끝을 보고 싶다. 그곳에 있을 변한 자신의 모습을. 하루하루, 정신없이빠르게 지나가는 짧은 하루들이. 레아드와 함께 하는 그 짧은 나날들이 이루어낸 기적을 보고 싶었다. 론은 빌었다. 부디 이 시간들이 오래 되기를. 너무나 오랜 시간동안 방황하며 찾아낸 한줄기 빛을 잃어버리지 않기를. "와아, 제대로 찾아온거 같아요." 멀리 보이는 숲의 출구를 보며 레아드가 환하게 웃었다. 론은 그런 레아드를 보며 같이 웃어주었다. 어느새 동이 터 오는지 출구 쪽에서는 환한 빛이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아침의 쌀쌀한공기가 폐를 가득 채우자, 숲 속의 짙은 마력으로 혼탁해졌던 머리가 말끔해지는 기분이었다. 론은 자신의앞에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출구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레아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확신했다. 잃어버릴리 없다. 절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레아드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론은 확신했고, 그리고 다짐했다. "아침이네요. 밤을 훌쩍 세워버렸어요." "졸립지 않아?" "졸립기도 하지만, 배가 더 고픈걸요." "그래? 그럼, 내가 머무는 여관에서 뭐 좀 먹고 갈래? 그 집 음식 맛이 꽤 좋은데 말야." 레아드가 기다렸다는 듯이 고개를 얼른 끄덕였다. "갈게요. 정말 가도 되는 거죠?" "물론이야." 론은 미소를 지었다. 평소라면 하나 정도나 제대로 사용하지도 않았을 상급 주문들을 무리하면서 까지 마구 펼쳤던 데다가, 몸도 혹사시키고, 짙은 농도의 마력이 흐르는장소에서 오래 있었던 탓일까. 레아드의 말대로 하룻밤을 지세운 론은 감상적으로 흐르는 마음을 정리하지 못한 상태였고, 그래서 그 뒤로 수 없이고개를 도리질하며 그때를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레아드라면 얼마든지 환영이야." 세상일이란.. "우린 연인이잖아. 잠도 자고 갈래?" 그렇게 마음대로 안 되는 법이라고 했던가. 레아드는 론의 농담에 못 말린다는 듯이 얇은 미소를 지으며 출구를 나섰다. 거대한 빛줄기 속으로 레아드가 먼저 사라지고, 론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레아드의 뒤를 따라 밖으로 나섰다. 마침 계곡 사이로 떠오르고 있던 태양의 빛이 따스롭게 론에게 와 닿았다. 론은 눈이 부신지 손을 올려빛을 가렸다. 언뜻, 헐렁거리는 소매가 이마에 닿는 것을 보고 이상하다는생각을 했다. "잠은 저택에 가서 잘게요. 대신, 내일 아침 일찍 다시 올..." 레아드가 환하게 빛나는 태양을 등지며 론을 돌아보았다. 순간, 레아드가말하던 입을 다물어 버렸다. 레아드가 태양을 등졌기 때문에 레아드의 표정을 확인하지 못한 론은 의아하다는 생각을 하며 물었다. "왜 그래? 무슨 일.." 론도 말을 하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 방금 전까지 자신의 입에서 나오던목소리보다 훨씬 가벼운 톤의 음성. 론은 황급히 손을 들어보았다. 역시나 작아져 있었다. 헐렁거리는 소매가 론의 다급한 움직임에 흔들렸다. 론은 당황한 얼굴로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레.. 레아드. 이건.. 이건.." 무슨 말이라도 해야겠는데, 무슨 말을 해야할지 떠오르지가 않는다. 론은허둥지둥 말을 하려고 했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런 론을바라보던 레아드의 눈에 언뜻 노기가 서렸다. 아마도 지금 이 설명하지 못할 상황이 무슨 일인지 이해를 한 모양이다. 레아드의 손이 격하게 위로들렸다. - 짝! - 밤새 들려오던 괴성으로 잠을 설쳤던 새들이 날카로운 소리에 놀라 하얀하늘을 향해 퍼드득, 날아올랐다. 계속.. --------------------------------------------------------------------- 애도를... 이제 2막 끝나고 3막임다. ^^ 무네. *_*번호 : 23683게시자 : 임형순 (PEANUT42) 등록일 : 1999-10-26 13:57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19--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9 ) == 제 1장 3막 < 비가 그친 후. > ==--------------------------------------------------------------------- 완벽이라고 밖에 표현 할 수 없는 어둠. 그것은 자연적으로는 도저히 만들어 낼 수 없으리 만큼이나 완벽한 어둠이었다. 빛이 내려앉는다면 스그러드는 것이 어둠의 당연한 도리이자, 영원에서 빛과 맹약한 그들의 권리. 하지만 구슬을 감싸고 있는 어둠은 빛이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영역에서 비켜 서지 않았다. 오히려 빛마저도 그 끝없는 암흑 속으로 흡수하는 듯 했다. "나야." 론은 묵묵한 얼굴로 어둠으로 감싸인 구슬에게 말했다. 론의 말이 끝나자,구슬의 안쪽. 그 끝을 알 수 없는 암흑의 저편에서 하나의 빛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구슬의 전역으로 확대되었다. 순식간에 방안은 구슬이 내뿜는빛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 빛이 점차 수그러질 즈음. 구슬의 저편으로한 얼굴이 떠올랐다. 미도에서부터 빨라도 한 달은 걸릴 만큼이나 먼 거리에 있는 인물이었다. "회의는 내일 아니었나? 갑자기 무슨 일이야?" 구슬 저편에 떠 오른 인물. 바크가 턱을 괴며 물었다. 아마도 그 쪽의 구슬은 책상 위에 놓여져 있는 모양이었다. 바크의 뒤로 보이는 배경은 론도 익숙하게 봐온 국왕의 집무실이었다. 바크는 방금 전까지 무슨 일이라도 처리를 하고 있었는지 구슬 아래쪽으로 어지럽게 놓여진 서류 더미가 보였다. 바크는 론이 한참을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자, 먼저 말했다. "저기, 조금 뒤에 다시 연락하면 안될까? 지금 라하트 쪽에서 사신이 와있 어서 말이야." "나도 급한 일이야." "알아. 이렇게 연락한거 보면 말야. 그래도 지금은" 말을 하다가 바크는 그대로 입을 다물어 버리고 말았다. 갑자기 론이 주먹을 쥐더니 구슬을 받쳐 놓고있던 테이블을 그대로 내리 쳐버린 것이었다. 테이블의 한쪽이 박살이 나며 터져 나오는 파열음이 생생하게 구슬을 통해바크에게 전해 졌다. 론은 싸늘하게 식은 분위기를 완전히 죽여버릴 만큼이나 더욱 싸늘한 눈으로 바크를 노려보며 말했다. "아이리어의 모든 돈. 내 부하들. 그리고 내 시간까지. 난 그 동안 네가 원하는건 뭐든지. 뭐든지 해줬어. 뭐가 그렇게 바쁜지는 모르겠다만, 넌 내게 단 오 분의 시간도 못 주겠다는 거냐." 살기라고 표현을 해도 좋을 만큼이나 싸늘한 눈빛을 마주하던 바크는 들고있던 펜을 내려놓고는 커다란 의자에 길게 몸을 파묻었다. 그리고는 한숨을 내쉬며 머릴 한번 긁적이더니 말했다. "알았어. 들어줄게. 사신이야 나중에 만나도 되니까." "잘 생각했어. 안 들어줬다면 당장에 날아가서 그 사신인지 뭔지를 죽여버 렸을거다." "농담은 그 쯤 해둬. 그나저나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렇게 저기압이냐?" 론은 며칠 전에 갑작스럽게 펠로 변했던 일과, 그 뒤의 이야기를 간략하게바크에게 말을 해주었다. 요약하자면, 펠이 바로 자신이란 것을 들켰다는것이었다. 바크는 턱을 괸 채로 론의 말을 다 듣고는 론과 함께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들켰다는 거군. 뭐, 여지건 숨겨온게 더 이상하다고 해야하는건가." "들킨 건 어쩔 수 없는 내 탓이었으니까. 문제는 그게 아냐." "그럼?" "레아드가 이상할 정도로 화가 났어." "당연하겠지. 형이었잖아." "뭐?" 너무나도 간단하게 바크가 결론을 내버리자, 론은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알아듣지 못하는 론에게 바크가 자세하게 말을 해주었다. "난 너가 짐작하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모르고 있었나 보구나." "뭐가 말야?" "레아드는 말이지. 고아라구." "그건 나도 알아." 아주 어렸을 적에 부모를 도적 단에게 잃었다는건 이미 레아드에게 들은이야이였다. 그런걸 이야기 해준다는게 이미 믿을 만큼 믿는다는 소리라고바크가 말해줬을 때 꽤나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부모를 잃은지 십년도 더 지났지. 아마도 부모에 대한 기억이라고는 거의 남아있지도 않을 거야. 워낙 어렸을 때니까. 그런 레아드를 키워줬던게 내 가 말한 포르 나이트의 총장. 폰 영감이지. 뭐, 키웠다고는 하지만, 도대 체 그 영감이 레아드를 어떻게 다뤘는지는 레아드 본인도 거의 기억을 못 하니까 넘어가고. 레아드가 정말로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 뒤에 나타나. 너도 알겠지만 그게 바로 엘빈 누님이야." "그건 알겠는데. 그게 뭐 어쨌다는 거야?" "들어봐. 레아드는 어머니란 존재를 엘빈 누나에게서 찾았다는 말이야. 그 리고 아버지란 존재는 아마도 그 당시 누나랑 매일 싸우면서도 옆에 붙어 있었던 파오니 형에게서 찾았겠지. 그 둘이 정말로 레아드의 부모 역할을 했는지는 그 본인들에게 물어봐도 명확한 대답은 얻을 수 없을 테니까 넘 어 가고, 어쨌든 간에 레아드가 난생 처음 가족이라고 생각한게 누나랑 형이란 말이지. 그래서야." "그래서..라니?" 계속해서 물어보는 론에게 바크가 한숨 섞인 말을 했다. "왜 못 알아 듣는 거냐? 다시 말해서 레아드는 어른 티를 내는 형이나 누나 들에게 엄청 약하다구. 안 봐도 뻔하지만 그 녀석 스얀이 하는 말은 무조 건 좋아서 듣지? 그런걸 말하는 거야. 너가 레아드한테 얼마나 잘 해줬는지 는 굳이 안 말해도 되겠지. 아마도 레아드 녀석, 너도다 펠을 더 좋아하고 있었을걸. 펠만큼이나 레아드의 인생에 확실하게 획을 그은 인간은 엘빈 누나를 제외하고는 없을 테니까. 친구와 가족은 가지는 무게가 틀리다구." "그.. 그런." 바크의 말에 론은 당황한 얼굴을 했다. 전혀 모르고 있었다. 레아드에게 있어서 펠이란 존재가 그렇게나 중요했다는 건가? 그러고 보니 레아드가 이상하리 만치 친근하게 다가왔던 것도 그렇게 따지고 보면 이해가 됐다. "하지만.. 하지만 펠은 바로 나잖아? 레아드에게 잘 설명하면" "너.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고 있잖아." "뭐?" 바크가 팔짱을 끼고는 무척이나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말하기로는 레아드에게 펠의 비중이 그렇게나 크다고 했지만, 사실 너도 레아드가 가족으로 생각하는건 마찬가지잖아. 레아드에겐 그 둘 다 소중 하단 말이다. 하나 묻자, 넌 론이냐? 아니면 펠이냐?" "뭘 묻는 거야. 그 둘다 나야." "그럼 어째서 여지건 레아드를 속여온거냐? 대답이 틀렸어. 넌 론이야. 그 리고 펠은 사라져버렸지." "무슨 소리야! 그게 아니라..." 말을 하다가 론은 입을 다물었다. 그렇다. 자신은 여지건 레아드를 속여오고 있었다. 나에게 론과 펠이 같은 존재라고 할지라도 레아드에게 그 둘은 엄연히 다른 존재였던 것이다. 그리고 결국, 레아드에게 들켜버리고 말았다. 애초에 속이지를 말던지, 아니면 끝가지 숨겼어야 했다. 레아드가안 이상 이젠 지금 이 모습도. 그리고 펠의 모습도 레아드에겐 어디까지나'론'으로 보일 테지. 레아드가 그렇게나 좋아했던 펠은 바크의 말대로 사라져버렸다. "레아드에겐 지금 너가 정말로 가증스러워 보이겠지. 음, 더 심한 표현은 없으려나? 자신을 그렇게나 속이고, 우롱하고, 그리고 좋아하던 사람까지 빼앗아버렸잖아." "..재밌다는 말투구나?" 살기어린 론의 말이었지만, 바크는 웃으며 넘겼다. "상황이 이렇게나 나쁘다는걸 말해주는거야. 만사 귀찮다면 레아드 녀석 나 한테 보내줘. 한~ 두 달 정도 정신이 빠져버릴 만큼 일을 시키면 녀석 도 속이 풀리겠지." "사양하겠어. 그리고 포르 나이트 건은 아직 안 끝났잖아." "그렇긴 하지. 아, 포르 나이트 하니 생각났는데, 요즘 펠리어즈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냐?" "왜?" "그 녀석들 요즘 말도 안 하고 사라진다구. 뭐, 며칠 뒤에 돌아오니까 문 제는 없지만, 단체로 그러니 뭔가 이상하잖아. 너가 따로 무슨 일이라도 시킨거냐?" 론은 잠시 생각을 하고는 고개를 저었다. "별일 아냐.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일이 있긴 있는 거구나? 어쨌든, 너가 그렇게 말하면 그렇게 알아두지."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충고. 고마웠다. 별로 나아진건 없지만." "아마 더 나빠질걸. 레아드 녀석 한번 토라지면 지독하니까." "그 쯤 해둬. 지금만으로도 머리가 터져 죽을 지경이니까. 그럼, 이만." 론은 손을 들어 구슬을 한번 쓰다듬었다. 그러자 구슬에서 나오던 빛이 사라지면서 구슬은 처음과 마찬가지로 검게 변해버렸다. 론은 의자에 앉은채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사방이 검은 천으로 둘러싸인 방안으로 숨이 막힐듯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론은 구슬의 차가운 표면을 쓰다듬다가 문득 구슬에 비쳐진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로느 아이리어 펠이 그곳에서 자신과똑같은 모습, 똑같은 생각을 품은 채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구슬속의그를 노려보던 론은 손을 들어 구슬을 가려버렸다. 계속. 번호 : 23906게시자 : 임형순 (PEANUT42) 등록일 : 1999-10-31 20:46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20--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0 ) == 제 1장 3막 < 비가 그친 후. > ==--------------------------------------------------------------------- 회색의 먹구름 사이로 촉촉한 느낌을 가득 품고 있는 봄비가 미도의 계곡을 찾아왔다. 파릇파릇하게 자라났던 초록의 풀들은 새로운 생명의 때가왔음을 본능적으로 깨닫고는 그 몸을 한껏 봄비에 맡겼다. 한없이 푸근하고 가벼운 느낌의 봄비는 그렇게 해서 대륙의 지붕인 미도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번 봄비는 심해질지도 모르겠네요." 봄이라고는 하지만,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기온이 뚝 떨어져서 제법 날씨가 쌀쌀했다. 스얀은 커다란 창을 때리며 산산이 흩어지는 빗방울들을 보면서 하얀 김이 올라오고 있는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심해지나요? 구름도 별로 없고.. 금방 그칠 것 같은 걸요?" 오후에 스얀과 함께 하는 짧은 시간의 티 타임. 레아드는 찻잔을 테이블위에 내려놓으면서 창 밖을 보았다. 봄비라는 이름에 걸맞게 비는 언제라도 그칠지 모를 만큼이나 적게 내리고 있었다. 스얀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미도의 봄비는 특별나거든요. 분명히 이번 봄비는 요란할거예요." "그걸 어떻게 알아요?" "느낌이죠." 스얀이 한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웃었다. 레아드는 찻잔을 조심스레 두 손으로 쥐고는 홀짝이며 차를 마셨다. 그러면서 눈은 창을 보았다. 멀리 창밖으로 보이는 먹구름이 천천히 저택 쪽으로 다가오는게 보인다. "으엑. 기네아님?" 파유는 난데없이 기네아를 만났다는데 기겁을 했고, 그리고 자신의 입에서튀어나온 말에 더더욱 기겁을 하고 말았다. 기네아는 복도가 꺾어지는 곳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무례하게 입을 놀리는 소녀를 힐끔 내려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파유냐. 론님은 지금 어디 계시지?" "지, 집무실에 계시지 않으신 가요?" "안 계시다. 서재에도 없으시더군." 파유는 난감함을 느꼈다. 도대체 왜 기네아가 지금 여기에 있는 거지? 뭐라말 할 수 없는 심정으로 기네아를 조심스레 올려다보던 파유는 갑자기 기네아가 자신을 노려보자 깜짝 놀랐다. "기네아님? 언제 오셨어요?" 뒤에서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파유는 또 한번 놀라고 말았다. 으극. 오늘은 놀랄 일 뿐이군. 뒤를 돌아보니 그곳엔 시랑이 서류라고 생각되는 종이를 들고 서 있었다. 기네아는 자신이 아니라 시랑을 쳐다본 모양이다. "방금 전에 도착했다. 시랑, 론님이 어디 계시는지 알고 있나?" "저도 지금 론님을 찾고 있는 중인걸요. 근데, 소식도 없이 오시다니, 무 슨 급한 일이라도 있으신 가요?" "그래. 론님이 변하셨다는 말을 들었다. 사실이냐? 몸은 괜찮으신 거냐?" 아하, 그래서 이렇게 달려오신 거군. 어쩐지 평소보다 말이 많았다고 했어. 파유는 그제서야 기네아가 갑자기 나타난 이유를 알고는 얼굴을 폈다. "예, 변하신건 사실이고, 그 다음날 다시 원래대로 돌아 오셨어요. 몸도 물론 괜찮으시고요." "다른 의미로는 힘들지만요." 파유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둘의 대화에 끼어 들었다. 하지만, 파유는 단 일초도 지나기 전에 자신의 경솔함에 후회를 했다. 도대체 살기라는단어 외에는 해명할 길이 없는 날카로운 기운을 잔뜩 뿜어대면서 기네아가자신을 노려보았기 때문이었다. "그건 무슨 말이지?" "예? 아, 저.. 그게.." "들키셨어요." "뭐?" "변하시는걸 들키셨어요. 레아드님께." 곤란해하는 파유를 대신해 시랑이 얼른 대답을 해주었다. 기네아는 잠시시랑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그런가.." "그래서 요즘 고민이 많으신가 봐요." "몸이 괜찮으시다면 됐다." 어느새 기네아에게서 뿜어져 나오던 기운이 거짓말 같이 사라졌다. 파유는노골적으로 죽을뻔 하다 살아났네~ 라는 표정을 지었고, 시랑도 나직하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들을 해칠게 아니란걸 뻔히 알면서도 기네아에게서 나오는 섬뜩한 기운은 둘을 이렇게나 긴장시키게 만드는데 충분한것이었다. 기네아가 몸을 돌리자 시랑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오랜만에 오셨는데 벌써 가시게요?" "허락도 없이 온 거다. 론님께는 내가 왔었다는거 알리지 마라." "예." 몸을 돌려 나가려던 기네아는 문득 그 자리에 서더니 시랑을 보았다. "그리고 요 며칠 사이에 저택에 와서 노닥거리는 녀석들이 생길텐데, 당장 돌아가지 않는다면 내가 목을 뽑아 버리겠다고 전해줘라." "그, 그러죠." 시랑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대답을 했다. 그러자 기네아는 마치 그림자 속에 녹아들 듯이 둘의 앞에서 사라졌다. 파유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아아~ 심장 떨려서 죽을뻔 했네." "파유, 기네아님이 아직 근처에 계실지도 몰라." 시랑의 말에 파유는 화들짝 놀라며 주위를 돌아보았다. 정말로 기네아가있더라도 기네아를 찾아 낼 수는 없겠지만, 파유는 자세하게 주위를 돌아보았다. "없잖아?" "난 있다고는 말 안했어. 계실지도 모른다고 했지." "으익. 너 날 놀린 거야?" 파유가 주먹을 휘두르자 시랑은 여유롭게 그 주먹을 피해내고는 다시 한번주먹을 날리려는 파유의 얼굴 앞으로 검은 글자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하얀종이를 들이밀었다. 갑자기 시야가 막혀버린 파유는 그 자리에 멈춰서고말았다. 종이 너머로 시랑의 가벼운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왜 그래?" "걱정이라서 말이다." "뭐가?" 파유의 물음에 시랑은 종이를 둘둘 말더니 파유의 머리를 한번 툭. 치고는대답했다. "선배들 전부 몰려올텐데, 저런 말을 전해야 하다니. 나 괴롭힘 당하다 죽 을지도 몰라." "아하, 그것 때문이야? 그거라면 걱정마." "왜? 파유가 날 감싸주기라도 할거야?" "당연하지. 내 사랑스런 시랑을 감히 건드리려는 못된 선배 작자들은 이 퍄유 누님이 아주 끝장을 내버려 줄 테니까!" 파유가 주먹을 쥐어 보이며 단호하게 외쳤다. 시랑은 그런파유는 아주 노골적인 표정을 보더니 물었다. "일하는게 정말 싫긴 싫은가 보구나?" "아, 하하. 눈치 챘어?" 파유가 뒷머릴 긁적이며 웃었다. 둘에게 기네아가 내린 근신이란 벌에는단지 저택에서 나가지 말라는 것 말고도 매일매일 저택으로 오는 서류와정보를 모아서 처리를 해야 하는 일도 끼어 있었다. 하지만, 파유는 매일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며 그 모든 일을 시랑에게 밀어 넣기만 했고,자신은 근신임에도 불구하고 어디론 가로 놀러 다녔던 것이다. "우에엥. 시랑, 난 너가 없음 죽을지도 몰라." "어련하시겠어." "그러니까 걱정마! 내가 꼭 지켜줄게!" 파유가 불끈, 주먹을 쥐며 소리쳤다. 시랑은 무심한 눈으로 그런 파유를보다가 한숨과 함께 고개를 저었다. "너무 믿음직스러워서 눈물이 다 난다.." 계속.. ps1:3권 분량 까지 편집 끝냈네요...;; 글 늦었슴다. *_*;;...ddr. 어렵군요. --;ps2:해왕기 재밌슴다.(만화책) ps3:죽어가고 있슴다... ps4:무네였어요~ 번호 : 23937게시자 : 임형순 (PEANUT42) 등록일 : 1999-11-01 00:51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21--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1 ) == 제 1장 3막 < 비가 그친 후. > ==--------------------------------------------------------------------- 론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하얗게 색이 바랜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하나가 무저항의 론의 얼굴을 향해 빠른 속도로 떨어져 내렸다. 그는자신의 생의 출발점을 론이란 소년의 얼굴로 정한 듯이 궤적을 그리며 맹렬하게 론을 향해 몸을 던졌다. 탕! 하지만 빗방울은 론과 자신의 사이에 쳐진 커다란 무색의 막과 충돌하면서자신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생의 출발을 시작을 하고 말았다. 누가 그랬던가. 인생이란 알 수가 없는 것이기에 소중한 것이라고. "...." 커다란 원형의 방. 벽이 전부 유리로 되어 있는 이 방 안에는 수많은 종류의 꽃과 화초들이 하루 종일 뿌려지는 햇빛의 축복을 받으며 커갔지만, 론의 아버지 대에 모두 버려져서 지금은 아무 것도 없는 쓸쓸한 방이 되어 버렸다. 론은 위쪽의 유리를 때리는 빗물이 벽을 타고 눈물과도 같이 흘러내리는 것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고조인지 증조인지 모를 선조가 만들었다는이 방은 비가 올 때면 론이 심심치 않게 찾는 곳이었다. - 이젠 싫어! - 레아드가 지른 비명과도 같은 외침이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귓가를 맴돌았다. 론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 도대체 뭐야? 그렇게까지 날 속이는게 재밌어? 내가 론, 너한테는 겨우그런 노리개 밖에 안 되는 거야!? 넌 여지건 날 그렇게 생각해 온 거니? 그런 거야!? - "아냐!" 아무도 없는 화원 안으로 론의 발악적인 외침이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하지만 외침은 두터운 유리벽을 넘지 못하고 다시 론에게로 돌아왔다. - 난.. 난 이젠 론, 너를 제법 이해한다고 생각했어. 너를 알게 되었다고생각했어.. 하지만 아냐! 내가 아는게 도대체 뭐지? 내가 너에 대해 이해하는게 도대체 뭐야? 더 속일게 있니? 아직도 남은게 있어? 내가 아는론은 도대체 누구야! 넌 누구냐고! - 그래.. 난 누구지? 론은 털썩 땅에 주저앉았다. 습해진 공기 때문인지 땅은 축축했다. 론은잡히는 대로 흙을 쥐어들고는 그것을 앞으로 뿌렸다. 황갈색의 뿌연 막이론의 앞으로 생겨났다. - 이젠.. 이제는 더 이상 싫어. 바크도.. 너도! 모른 척 하고 있었지만, 너희들 도대체 무슨 짓들을 하고 있는 거야! 언제나.. 언제나 그러잖아! 나한테는 아무런 말도, 이유도 없이 언제나! 언제나 날 속이고!! 내가 그렇게 너희들에게 하찮은 존재야? 난 그렇게까지 너희들에게 아무 것도아닌 거야? 너희들은 그런 눈으로 날 보아온거니!? - "나는.. 난.." - 다가오지마! 말하지마! 이젠 싫어! 더 이상 속는 것도, 그런 취급 받는 것도 싫어! 나한테 다가오지 말란 말이야!! - 론은 머리를 쓸어 넘기면서 그대로 뒤로 몸을 뉘였다. 축축한 땅의 느낌이얇은 옷을 통해 그대로 전해졌다. 유리벽을 때리는 빗소리가 아련하게 들리는 가운데, 론은 손을 들어 왼쪽 뺨을 만져 보았다. 처음으로 레아드에게 맞았고, 그리고 처음으로 레아드의 눈물을 앞에서 보았다. '바크도.. 너도..' 알고 있었나? 레아드는 알고 있던 모양이었다. 어째서 바크가 자신을 이런외지로 보냈는지, 그리고 그 사이에 무슨 짓을 벌일지를.. 레아드의 말이맞았다. 자신은 분명 레아드를 얕보고 있었다. 속이고 있었다. 감싸고 있었다.. 론은 현기증과 같은 아련함을 느끼며 눈을감아버렸다. 멀리서 천둥이 치는 소리가 소곤거리는 것처럼 작게 들려왔다. "아랫 마을요?" "예. 앞으로 비가 더 거세질 텐데 그러면 가져오기가 힘들거든요." "가져오다니, 뭘요?" "식료품요." 저택에서 일하는 하인들을 불러서 미리 아랫 마을에 가라고 일러둔 스얀이레아드를 돌아보며 말했다. 레아드는 창고에 쌓여있는 산더미 같은 음식들을 기억해내며 물었다. "식료품이라면 아직 충분하지 않나요? 저번에 시랑이 창고를 보여줬는데 그땐 거의 가득 차 있었거든요." "먹을건 충분해요. 이번에 사오는건 그 외의것들이죠." "그 외?" "아, 술은 거기 없어요. 알덴에 있으니까 문을 통해서 가주세요. 예. 여섯 명이면 될 거예요." 스얀이 바빠지자 레아드는 입을 다물고는 스얀에게 시간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오늘 안에는 시간이 날거 같지가 않았다. 집안의 일을 처리하는 사나이들에게 둘러 쌓여 장부를 뒤적거리던 스얀은문득 심심하다는 얼굴로 의자에 앉아있는 레아드를 보더니 장부를 사내들에게 건네주고는 다가왔다. "아무래도 바빠질 것 같거든요. 어떠세요? 레아드님도 함께 가실래요?" 레아드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뇨, 괜찮아요. 가면 방해만 될거 같은 걸요." "에.. 그럼 파유를 불러 드릴까요?" 방금 전보다 조금 더 확실하게 고개를 저은 레아드가 가벼운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비 오는거 좋아하니까 그거나 보고 있을래요." 스얀은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 생각을 해보았지만 뒤에서 사내들이 장부를 보고서도 뭐가 뭔지 몰라하자 한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남자들이란제대로 일도 못한다니까. "그, 그러시겠어요? 그러면 제가 최대한 일 빨리 끝내고 돌아올게요." "예." 레아드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하지만 스얀은 그런 레아드의 미소에서평소의 밝은 기색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그것은 처연하다는 느낌이 드는미소였다. 스얀은 나직이 한숨을 내쉬면서 사내들에게 돌아갔고, 레아드는자리에서 일어나 좀 더 조용한 곳을 찾아 문 밖으로 나갔다. 찰칵. 문을 닫자 요란했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레아드는뒤를 돌아보았다. 하나하나가 레아드보다 훨씬 커다란 창문으로 회색의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창을 때리는 빗방울의 소리가 들려왔다. 풀잎을날리는 바람의 소리가 들려왔다. 레아드는 차분해진 마음으로 길게 뻗은복도를 걷기 시작했다. 딱히 갈 곳도 없어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문득 레아드는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창문을 쳐다 보았다. 다른 창문들과 똑같은 풍경을 보여주는 창을 잠시 바라보던 레아드는 몸을 돌려 창문으로 다가갔다. 타탁! 두개의 창이 맞물리는 곳에 낀 풀잎이 요란한 바람에 휘날리며 창틀을 쳐댔다. 레아드는 창 안쪽으로 들어온 풀잎의 반을 잡고는 조심스레 창을 열었다.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창이 열리면서 봄비를 가득 담은 차가운 바람이 레아드를 덮쳤다. 레아드의 붉은 머리가 뒤로 휘날렸다가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레아드는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손가락 사이엔 푸른색의 풀잎이 끼어 있었다. "....." 레아드는 손가락 사이에 풀잎을 껴 놓은 채로 창턱에 팔을 기대었다. 거세지고 있는 봄비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봄비라는 이름에 걸맞게 내리는 양이 많지 않아서 창을 열어 놓아도 생각보다 비에 맞지는 않았다. 저택의 위치가 워낙 고지대여서 1층인데도 불구하고 근처 지역이 훤하게보였다. 근처 마을로 내려가는 길에 사내들이 비옷을 입고 뛰어가고 있는게 보였다. 이번에 식료품을 옮기려고 특별히 고용한 사람들이었다. 매년이 맘쯤에 고용을 한다고 하는데 스얀에게서 그 이유는 듣지 못했다. 그리고 사실 별 관심도 가지 않았다. 레아드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손을 들면 잡힐 것만 같은 회색의 구름이 낮게 흐르고 있었다. 레아드는 한 손을 창턱에 올리고는 그 위에 턱을 괴었다. 그리고 나머지한 손을 창 밖으로 길게 뻗었다. 레아드의 하얀 손위로 봄비라 이름 붙여진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졌다. 그 차갑고 새로운 느낌에 레아드는 손 모양을 여러 가지로 바꿔보았다. 하얗게 빛나는 손을 바라보던 레아드는 슬쩍눈길을 아래로 돌렸다. 레아드의 손에 잡혀있던 풀잎이 자신의 신세만큼이나 애처롭게 떨고 있었다. 바람이 불어오자 레아드는 휘날리는 머리를 비에 젖은 손으로 쓸어 넘기고는 풀잎을 두 손 사이에 넣어 창 밖으로 내밀었다. 바람이 불어오자 풀잎은 레아드의 손 사이에서 어지럽게 휘날렸지만 손에 가려 밖으로 나가진 못했다. 가만히 풀잎을 내려다보던 레아드는 거친바람이 불어올 때 밖을 향해 두 손을 펼쳤다. 자유를 되찾은 풀잎은 갑자기만난 거센 바람이 휩쓸려 벽에 부딪쳤지만, 순식간에 바람을 타고 벽을 올라가 저택 위로 치솟았다. 레아드는 풀잎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쳐다보고 있다가 풀잎이 저택의벽을 넘어 어디론 가로 사라지자 손을 뻗어 창문을 닫았다. 찰칵.. 고리가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저택의 복도는 다시금 정적 속으로 빠져들었다. 계속.. PS:글 마지막에 맨날 '늦었습니다. 죄송함다.'라고 쓰는걸 부끄러워하지 않고, 죄스러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거겠죠? 번호 : 25119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02 00:37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22--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2 ) == 제 1장 3막 < 비가 그친 후. > ==--------------------------------------------------------------------- 하루가 지나가 봄비는 스얀의 예상대로 배가 넘도록 거칠어져 있었다. 미도의 봄비는 거의 일주일을 내린다고 하니 이대로 간다면 홍수도 생각해볼문제였다. 스얀은 아무래도 일이 바쁜지 하루가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이 저택에 와서 깨달은 거지만, 레아드는 예전에 바크가 자신에게 해줬던 말처럼정말로 상대방에게 완전히 마음을 여는 경우가 없었다. 저택의 누구든 레아드에게 잘해주었기에 레아드도 그들을 편하게 대해줬지만, 이렇게 스얀이 없자 금방 티가 났다. 스얀이 부탁을 잔뜩 하고 갔는지 시간마다 사람들이 와서 레아드에게 불편한게 없냐고 물어왔지만, 평소에는 그렇게나 편하게 대해왔던 그들의 물음에 금방 당황해하며 없다고 대답하는 자신을 볼수 있었다. "후우.." 침대에 길게 드러누운 채 배게를 감싸 안고 있던 레아드는 한숨을 내쉬며부시시한 머리를 다듬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창 밖으로 들려오는요란한 빗소리와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햇빛하나 보내오지 않는 회색 하늘은 몸을 축 늘어지게 만들었다. 레아드는 배게를 끌어 안은 채 멍하니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가끔 시야를 멀게 만드는 번개와 천둥이 쳤지만, 레아드에겐 딴 세상에서 들려오는 아련한 종소리 같았다. "웃차." 아무래도 이렇게 가만히 있다가는 하루 종일 침대에서 어물쩡 거릴거 같기에 레아드는 가벼운 기합성을 지르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스얀은 돌아오지않았지만, 계속해서 짐은 저택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거라도 나르는걸도와줘야지. 일이라도 하면 짙은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해진 정신이 깨어나리라 생각한 레아드는 얼른 옷을 챙겨 입고는 문 밖으로 나섰다. "으아, 이번엔 장난 아니네? 매년 이러긴 했지만, 올해는 정말 심한걸. 정 말 홍수라도 나는거 아냐?" "설마하니 일주일을 넘기겠어? 알아서 그치겠지." 마치, 고대의 마도사 마냥 커다란 회색의 로브를 입고있는 여인이 몸매가그대로 드러나는 검은 색의 가죽옷을 입고 있는 여인에게 대꾸했다. 역시나 미도 출신답게 키는 레아드보다도 클 정도이고 옷 밖으로 드러난 팔과 다리는 대륙의 여인네들이 분노에 가까운 부러움을 보내올 정도로 얇고길었다. 야생의 들고양이와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검은 옷의 여인은 흑발의짧은 머리를 쓸어 넘기면서 우산 밖으로 보이는 하늘을 보았다. 그런 그녀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린 두 번째 여인의 얼굴이 문득 옷 사이로 나타났다. 놀랍게도 그녀의 얼굴은 검은 옷의 여인과 똑같았다. 쌍둥이인 것이다. "그렇게 쉽게 그칠 거 같지가 않은데?" "우리들도 없는데 무슨 일이라도 터지지 않으면 좋겠다." "할머님이 계시는데 무슨 걱정이야? 그나저나 물건은 확실한 거지? 사야?" 로브의 여인, 사야가 싱긋 웃으며 로브 사이에서 무언가 작은 주머니를 꺼내 보였다. "물론이지. 이거 구하는데 정말 고생했다고. 돈도 엄청나게 나갔고. 부담 은 반반이란거 알지?" "웬 걱정? 전혀 문제없다니까." "하여간 대답은 잘 해요." "히힛." 어느새 둘의 앞으로 언덕 위에 세워진 거대한 저택이 그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었다. 둘은 거세지는 비바람과 맞추어 발걸음을 재촉했다. "어이쿠, 아가씨. 그건 무겁다고." 저택과 연결된 커다란 짐 창고에서 짐을 나르던 십여명의 건장한 사나이들은 갑작스레 창고 안에 나타난 붉은 머리의 소녀가 물건이 잔뜩 들어 있는상자를 드는걸 보고는 잠시 일을 멈추고 그녀를 보았다. 사내들 중에 우두머리라 보이는 이가 레아드에게 다가오더니 말리려고 손을 뻗었다. 하지만그가 채 손을 뻗기 전에 레아드는 가뿐하게 상자를 들더니 한쪽 어깨에 들쳐메었다. 사내가 놀랍다는 투로 말했다. "허, 나도 들기 힘든 것을 아가씨가 들다니. 놀라운걸?" "저 남자예요. 도와 드릴게요. 이거 저기다 놓으면 되죠?" "응? 그.. 그래." 얼떨결에 대답을 하는 사내의 앞으로 레아드는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상자가 모여 있는 곳에 상자를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말없이 다시 돌아와 상자 하나를 더 들었다. 근처의 사내들은 레아드가 세 번째 상자를 내려놓고다시 올 때 쯤에야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이 되었는지 서둘러 레아드를 따라 상자를 옮기기 시작했다. 사나이들조차도 혼자서 들기가 버거운 무거운 짐을 혼자서 옮기면서 잠시도 쉬지 않는 레아드 덕분에 저녁쯤에야 끌날 거라고 생각했던 짐 정리는두 시간이나 단축이 되었다.빨리 끝났다고 좋아 할 만도 한 것이었지만,짐을 옮기던 사내들은 오히려 죽을상이었다. 저렇게나 몸이 얇은 아이가쉬지도 않고 짐을 옮기는 통에 사내들도 쉬지도 못하고 계속해서 짐을 옮긴 것이었다. 모두들 땅에 널브러져서 고통의 신음소릴 내뱉는 가운데, 우두머리 격인 사내가 땀에 흠뻑 젖어서 상자에 걸터앉아 숨을 몰아쉬고 있는 레아드에게 다가왔다. "후우, 아가씨..가 아니라, 네 덕분에 일이 빨리 끝났구나. 고맙다." "레아드예요." "발마라다." "그럼, 발마라씨. 짐은 더 없나요?" 레아드는 자신이 반 이상 옮겨 놓은, 산처럼 수북히 쌓여있는 짐을 보면서 물었다. 발마라는 옷이 땀에 젖어, 늘어붙을 정도로 짐을 열심히 옮기고서도 또 옮길 일이 없냐고 물어오는 이 별난 소년을 보며 혀를 찼다. "아쉽지만, 오늘은 이게 다다. 짐을 옮기는데 남다른 취미가 있는 거라면 내일 다시 와보거라. 모레까지 계속 짐이 도착할 테니까." 레아드는 소매를 들어 얼굴에 흐르는 땀을 흠치고는 수북하게 쌓여있는 짐들을 올려다보았다. 이렇게나 많이 왔는데, 내일 모레까지 짐이 더 온다고? 올해 동안 쓸 식료품을 지금 다 사기라도 하는 모양인가. 숨이 어느정도 정상으로 돌아왔는지 레아드는 가볍게 상자에서 내려왔다. "그러면 내일 다시 올게요. 나중에 뵈요." "아, 참. 레아드." 창고의 입구로 걸어가던 레아드는 뒤에서 발마라가 부르자 고개를 돌렸다. 반짝이는 무언가가 허공을 날아 자신에게 적당한 괘선을 그리며 날아오는게 보였다. 레아드는 손을 뻗어 그것을 잡았다. 익숙한 감촉. 손바닥을 펴보니 작은 금화 하나가 들려 있었다. 50 시르피 짜리 금화였다. 이걸 왜? 의아한 얼굴로 자신을 보는 레아드에게 발마라가 씨익, 웃어 보이더니 말해주었다. "오늘 하루 일당이다. 열심히 했다. 내일 보자꾸나." 레아드는 발마라를 보고, 그리고 자신의 손바닥에서 반짝이는 금화를 보았다. 레아드가 보일락 말락하게 미소를 짓더니 금화를 품속에 집어넣었다. "예, 내일 뵈요." 계속.. 번호 : 25197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03 23:11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23--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3 ) == 제 1장 3막 < 비가 그친 후. > ==--------------------------------------------------------------------- 몸이 늘어질 정도로 일을 한 덕분에 레아드는 아침부터 몽롱했던 정신이어느 정도 맑아진걸 느낄 수 있었다. 다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려고 길게펼쳐진 복도를 거닐던 레아드는 문득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복도 저편에서자신과 마찬가지로 걸음을 멈춘 사람이 보였다. 파유였다. 파유는 레아드를 보더니 거의 뛰어오다시피 하면서 레아드의 앞으로 왔다. "안녕하셨어요?" "어, 응. 오랜만이네. 파유." 같은 지붕 아래서 만난 사람들 끼리 하는 인사라고는 조금 어색하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실 파유와 레아드가 이렇게 만나 이야기를 하는 것도 거의 일주일 만이었다. 워낙 저택이 큰데다가 레아드가 자신의방에서 웬만하면 나오지 않았다는게 이유라면 이유였다. "어디가세요?" "방이지 뭐." "점심은 드셨나요?" 이미 주방에서 일을 하는 아주머니들에게 레아드가 점심을 걸렀다는 걸 들은 파유였기에 갑자기 이렇게 물어온 것이었다. 생각대로 레아드는 고개를저었고, 파유는 밝게 웃으며 레아드의 손을 잡아 당겼다. "그럼, 저랑 같이 점심 겸 저녁 먹으러 가요. 저도 점심 굶었거든요." "난 별로 배 안고픈데.." "전 무지 고픈 걸요~ 네? 가요~ 레아드님. 시랑이 오늘 무척 맛있는 케잌이 나온다고 했단 말이예요." 파유가 팔을 당기며 말을 하자, 레아드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허락을 하고말았다. 저택의 1층엔 커다란 식당이 있다. 한번에 백여명이 동시에 식사를 할 수있을 정도로 커다란 식당 안에는 언제나 가지각색의 음식들이 따듯하게 데워져서 누군가 자신을 담아가기를 기다렸다. 펠리어즈들이 하와크 국왕의요청으로 모두 나가 있어서 요즘 식당은 썰렁하기 그지없지만, 예전 같았으면 점심이나 저녁 시간에 사람들도 득실거리는 식당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레아드와 파유가 식당에 도착 했을 땐, 식당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마법으로 만들어낸 불인지 아니면 냄새가 나지 않는 아주 고급 기름인지 모를 불이 음식을 담고 있는 접시 하나하나의 밑에서 식지않게 데워 주고있는게 보였다. 레아드는 테이블 중에 하나를 잡아 앉았고, 파유는 정말 배가고팠는지 콧노래까지 부르며 쟁반을 들어 음식들 사이를 돌아다녔다. 곧,파유가 음식들이 푸짐하게 담겨있는 쟁반을 두개 들고 왔다. "자자, 드세요. 이거 무척 맛있어요." 쟁반 하나는 자신의 앞에, 나머지 하나는 레아드의 앞에 둔 파유는 두 팔의 소매를 걷고는 나이프와 포크를 들어 음식들을 먹기 시작했다. 처음엔식욕이 없다던 레아드도 파유가 맛있게 음식을 먹는걸 보자 슬슬 배가 고팠던지 포크를 들어 쟁반에 담겨있던 작은 튀김 요리 하나를 쿡. 찔렀다. 튀김을 입에 넣어 오물오물 씹던 레아드는 그걸 목안으로 삼키고는 파유에게 물었다. "요즘 시랑은 뭐해?" "시랑요? 그 녀석 요즘 정신없어요. 너무 바빠서 저도 못 만날 지경인걸 요. 일 처리하랴, 선배를 뒤치닥거리 하랴." "...선배들?" "예. 이 맘쯤 되면 선배들이 몰려오거든요." 거기까지 말한 파유는 어느새 접시 위에 있던 음식들을 다 처리했는지,접시를 들고 일어났다. 음식들이 놓여져 있는 테이블을 한바퀴 돌고 돌아온 파유의 접시 위에 하얀 색과 검은 색이 적절하게 섞인 케잌이 놓여져있었다. 파유는 포크로 케잌의 귀퉁이를 잘라 한입에 덥석 넣더니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암~ 정말 맛있네요. 드셔보실래요?" "아냐. 난 배부른걸." 레아드는 음식이 반정도 남은 자신의 접시를 가리키며 말했다. 바크가 옆에 있었더라면 레아드의 이마에 손을 얹어놓고 어디 아프냐고 물었을 정도로 레아드가 먹은 양은 적었다. 파유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둘러 케잌을먹어치웠다. 가져온 케잌의 양이 후식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적었기에접시 위의 케잌은 금방 동이 났다. "그런데 말이죠." 접시를 한 곳에 모아둔 파유가 물었다. "저, 론님하고는 아직도 안 풀리신 건가요?" 보기에도 티가 날 정도로 레아드의 눈이 치켜 졌다가 원래 대로 돌아갔다. "론이 뭐라고 했어?" "예? 아, 아뇨. 저도 론님 뵌지 무척 오래 되었어요. 요즘은 통 안보이시 거든요. 전 레아드님이 괜찮아 보이시기에 두 분이 화해 하신 줄 알고..." "론과 화해하지 않으면 웃지도 말아야 한다는 거야?" 파유가 놀란 눈으로 레아드를 보았다. 레아드는 홧김에 생각도 없이 던진말에 파유가 저런 얼굴을 하자 덩달아 자신도 놀라고 말았다. "...미안. 나도 모르게 그만.." "아, 아뇨. 제가 실수를 했는걸요." 어색하게나마 파유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뒤로 가라앉은 분위기는계속 이어졌다. 레아드는 접시를 모아 가져가는 파유의 등을 보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파유에겐 화를 낼 이유도.. 그럴 생각도 없었는데.. 레아드는 주먹을 쥐며 눈을 감았다. 이건 뭔가 아니었다. "레아드님?" 먹다 남은 음식을 통에 버리고 접시와 식기를 옆에 있는 테이블에 올려 놓은 파유가 문이 닫히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어느새 레아드의 모습은식당 안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닫혀진 문 저편으로 레아드라고 생각되는발소리가 들려왔으나 파유는 문을 열 수가 없었다. 대신 파유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비겁해. "나쁜 자식!" 레아드는 분통을 터뜨리며 쥐고 있던 주먹에 더욱 힘을 넣었다. 비겁한 자식! 레아드는 화가 난 만큼 성큼성큼 힘을 주어 걸어갔다. 용서 할 마음은 손톱만큼도 없다. 만나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지금이라도 그 빌어먹을 얼굴을 보면 주먹을 날릴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건 아니었다. 론은 어쨌든 간에, 자신 때문에 저택의 사람들이 전부 침울해지는건레아드로서 절대 바라는게 아니었다. "나쁜 자식!" 레아드는 다시 한번 더 분통을 터뜨렸다. 사람들은 론이 없기 때문에 자신에게 신경을 곤두세우고, 좋은 기분이 될 수 없는 레아드로서는 그런 사람들의 관심이 너무나도 불편했다. 그게 싫다면 용서해달라는 건가? 론의 생각은 알 길이 없는 레아드는 극단적으로 그렇게 생각을 해버렸다. 그리고자신이 내린 결론에 또 다시 분통을 터뜨렸다. "돌아가겠어!" 성큼성큼 복도를 걷던 레아드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비가 쏟아지는 창밖을 보면서 난데없이 내뱉은 말이었다. 그런식으로 나온다면 마음대로하라지. 그렇다면, 난 하와크로 돌아가겠어. 오해, 편견, 그리고 성급한 추론이었지만, 레아드는 한번 마음을 정하면바크조차도 말리지 못하는 저돌적인 면이 너무나 강했다. 하와크로 돌아가기로 마음을 정한 레아드는 당장에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몇 가지 짐을챙기고 당장에 저택을 나가버리자고 생각을 굳혀버린 모양이었다. 미도에서 하와크까지는 국경을 세 개나 넘어야 하는, 한 달이 넘는 엄청나게 먼길이고, 지금 자신에게 있는 거라고는 오십 시르피 짜리 금화 한 개라는걸알면서도 레아드는 막무가내였다. "앗, 발견이야." 계단을 두개씩 올라가던 레아드는 문득 위에서 들려 온 생소한 목소리에 그자리에서 멈춰서고 말았다. 누구? "것 봐. 내가 1층엔 사람이 있을 거라고 말했지?" "여긴 1층이라고 볼 수가 없어. 더구나 저 사람을 올라오는 길이었잖아." "어쨌든 간에 사람을 찾았잖아. 1층이니 2층이니 무슨 상관이야?" 핀잔을 주며 모습을 나타낸 건 하얀 로브를 입고 있는 여인이었다. 그 여인의 뒤로 레아드의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야스러운 옷을 입고있는 여인이투덜거리면서 계단을 내려왔다. 로브의 여인, 사야가 레아드에게 다가오더니 친근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처음 보는 애네. 펠리어즈니? 아니면, 마을 손님?" "예? 아, 저.." 누구지? 레아드야말로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다. 둘은 레아드가 당황하며대답을 못하자 성큼 레아드에게 다가왔다. 사야가 먼저 자신을 소개했다. "난 사야라고 해. 이 애는 마야고. 갑작스럽지만, 질문 좀 할게. 시랑이라 고 요만한 꼬마애 어디 있는지 아니? 론님을 뵈려고 하는데 도통 어디 계 시는지 찾을 수가 없어서 말야." 론의 이름이 나오자 레아드의 당황스럽던 마음이 순식간에착, 가라 앉아버렸다. 레아드는 그제서야 이 두 여인이 펠리어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파유가 말한 소위 '선배'들인 것이다. 레아드는 고개를 저었다. 사야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모른다고? 에휴, 그거 큰일이네. 도대체가 저택에서 론님이 어디 계시는 지 알고 있는 사람 하나 찾는게 이렇게나 힘드나?" "론은 지금 여기 없어요." "뭐?" "론은 여기 없어요." 아마도 말이다. 자신은 물론 파유도 론을 며칠씩이나 못 봤으니 저택엔 없다고 보는게 정확할 것이다. 레아드는 그런 뜻으로 말한 거였는데, 왠지 사야와 마야의 시선이 거북스러울 정도로 '경악'의 빛을 담고 있는게 보였다. 론이 저택에 없다란게 이 둘에겐 이렇게나 놀라운 사실이었나? "너... 너." 입을 열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사야는 그게 안된 모양이다. 대신 마야가 물었다. "론...님을 그냥 부르니? 너?" "론을 론이라고 하는게 이상하나요?" 외려 이상하다는 투로 레아드가 물었다. 둘은 이젠 경악 수준을 넘어서 경외의 눈길로 레아드를 바라보았다. 문득 사야가 아차 하는 생각으로 물었다. "서, 설마. 비하랄트님?" "비하랄트? 제가 그렇게 늙어 보여요?" 어딜 봐서 내가 할머니하고 착각을 할만큼이나 비슷하게 생겼다는 거야? 레아드는 슬슬 이 이상한 쌍둥이 자매와 헤어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니라고? 그럼 도대체 너 누구니?" "너라고 하지 마요. 전 레아드란 이름이 있다구요." 레아드가 팔짱을 끼면서 쏘듯이 말했다. 어서 짐 챙겨서 저택을 나가야 할텐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창 밖을 보았다. 비는 여전히 세게 내리고 있었다. 저거 맞으며 가려면 꽤나 고생해야겠군. 이런 생각을 하면 고개를 다시 자매에게 돌린 레아드는 잠시 당혹스런 표정을 지어야 했다. "레..아드..라고?" "바, 바보! 님자 붙여. 마야!" "아, 그렇지. 너가 레아드님이라고?" "존댓말!" 레아드가 앞에 없었더라면 아마도 사야는 마야에게 달려들어 목을 졸라 버렸을지도 모를 것이다. 자매는 그렇게 레아드를 노려보듯이 바라보았고,레아드는 그 시선에 움찔해서 뒤로 물러섰다. 그 순간 둘이 한 걸음씩 앞으로 다가왔다. "뭐, 뭘 하려고..!" 레아드가 반사적으로 두 손을 들어 앞을 막으려는데 사야와 마야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둘이 손을 뻗더니 단숨에 레아드의 두 손을 하나씩 쥐었다. 그리고는 흔들었다. 계속.. 번호 : 25198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03 23:12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24--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4 ) == 제 1장 3막 < 비가 그친 후. > ==--------------------------------------------------------------------- '도대체 이 사람들 뭐야?' 레아드는 당황스런 얼굴로 자신의 두 손을 하나씩 덥썩 쥐고는 위아래로흔드는 두 여인을 쳐다보았다. 둘은 한참을 그렇게 흔들고 나서야 직성이풀렸는지 레아드를 놔주었다. 사야가 한 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멋들어진자세로 무릎을 꿇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펠리어즈, 사야입니다. 얀이라고 불러주세요." "소개라면 방금 하지 않았나요?" "실로 무례했던 점. 진심으로 용서를 바랍니다. 벌을 내리신다면 기쁜 마 음으로 벌을 받겠습니다." 무례? 용서? 기쁜 마음으로 벌을 받겠다고? 도대체 뭘!? 레아드는 사야의이해 할 수 없는 행동과 말에 이젠 아예 해석하는걸 포기했는지 사야가 떠들고 싶은 대로 떠들게 그냥 놔둬버렸다. 사야는 마음껏 그렇게 했다. "하지만, 가능하시다면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 주십시오. 너무나 귀한 분을 뵈어서 기쁜 나머지 우둔한 행동을 해버렸거든요." "도. 대. 체. 누가 그렇게 귀한 분인데요?" "당연히 레아드님이죠." 슬슬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레아드는 도대체 사야는 말이 안 통한다고 생각을 했는지 이번엔 고개를 돌려 마야를 보았다. 레아드와 눈이 마주치자 마야가 황급히 무릎을 꿇었다. 얼씨구? "저, 저는 펠리어즈 마야입니다. 미라고 불러.." "예예~ 미씨라구요? 무례한 행동을 하셨으니 용서해 달라고요? 예, 용서해 드릴테니 그만 좀 일어나요! 도대체 무슨 말들을 하고 있는 겁니까!?" 레아드의 과격한 반응에 사야와 마야는 서로를 한번씩 쳐다보았다. 사야가 살짝 고개를 들더니 물었다. "레아드님.. 아니신가요?" "이 저택에 저 말고 그런 이름 가진 사람 본적 없으니 맞을 거예요." 레아드의 대답에 사야는 아주 만족한 얼굴을 했다. 그리고 안심했다는 듯이 고개를 다시 내렸다. "우둔한 제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겠사오니" "으아악! 당장 일어나요!" "예?" 사야가 모르겠다는 얼굴을 했지만, 레아드는 이번엔 말로 하지 않았다. 성큼 사야에게 다가가더니 사야의 어깨를 잡아 단번에 들었다. 근육질의 사내들조차도 혼자 못 드는 짐 상자를 가뿐하게 나르는 레아드였으니 가벼운사야의 몸 하나쯤 아주 간단하게 들어 올렸다. 레아드는 사야를 일으켜 세우더니 이번엔 옆에 있는 마야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둘에게 엄중하게경고했다. "다시는 내 앞에서 앉지 말아요. 그리고 그 알아먹을 수도 없는 말 쓰지 마요. 알겠어요?" "모르겠는데요?" "나야말로 모르겠다구요! 도대체 누구시기에 갑자기 나타나서 내가 무슨 귀족인냥 이러는 겁니까! 난 레아드라고요! 론도, 펠도 아니란 말입니다!" 발을 구르면서 한바탕 소리를 지른레아드는 숨을 몰아쉬며 둘을 노려 보았다. 사야는 대충 레아드의 말을 정리해서 간략하게 요약했는지 그 뜻을레아드에게 되물어 보았다. "다시 말해서, 저희들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모르시겠다고요?" "맞아요!" "레아드님이잖아요." "예?" "레아드님이잖아요. 저흰 펠리어즈 구요. 기사가 왕에게 충성을 맹세하는게 당연하죠? 그거랑 똑같아요." "전 왕이 아니라고요.." 왕 하나가 친구로 있긴 하지만.. 이젠 지쳤다는 투로 레아드가 말했다. 사야가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레아드의 말에 찬성을 했다. "맞아요. 왕이 아니시죠. 레아드님이시잖요." "제가 레아드란게 그렇게나 대단한 겁니까? 펠리어즈들께 이런 대접을 받 을 정도로요?" "당연하죠. 지나가는 펠리어즈를 아무나 잡고 물어보세요. 누구라도 레아 드님께 목숨을 바칠 생각일걸요? 물론 저와 마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야가 방긋 웃으며 말했다. 레아드는 잠시 입을 다물고는 곰곰이 생각을했다. 그리고 물었다. "론의 친구라서?" 다분히 의도적인 질문이었다. 레아드는 사야를 노려보았고, 전후 사정을모르는 사야는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투로 고개를 끄덕였다. "예. 론님의 친구 분이라 서요." 쥐어진 레아드의 주먹이 하얗게 변했다. "돌아가라." 파란 막 위로 흘러내리는 빗방울들이 애처로운 눈물처럼 보였다. 그 눈물의 사이에 비를 그대로 맞고 서 있던 론이 문득 고개를 돌렸다. 천년을 넘게 미도를 지켜온 노인이 보였다. "돌아가라." 비하랄트는 방금 전에 했던 말과 똑같은 억양으로 다시 한번 말했다. 론은그런 그녀를 한번 쳐다보았다가 다시 고개를 하늘로 돌렸다. 구멍이라도뚫린 듯이 퍼 붇는 비가 세차게 론의 몸을 휩쓸고 지나갔다. "네가 찾은 빛이고, 네가 선택한 길이다. 내가 그렇게나 말렸지만, 말을 듣지 않은 너가 아니냐. 꼴사나운 짓 하지 말고 그만 돌아가." 론은 양팔을 벌렸다. 비가 자신의 몸을 때리는게 생생하게 느껴졌다. 노골적으로 자신의 말을 듣지 않겠다는 론의 행동에 비하랄트는 미간을 좁히며인상을 찡그렸다. "지금 네 꼴은 투정하는 아이다. 저택으로 돌아가기가 싫다면 아예 미도를 떠나버려. 이도 저도 아닌 중간에서 서성이고 있는 건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 다." "...뭐지." 세찬 빗소리에 론의 말을 듣지 못한 비하랄트가 되물었다. "뭐?" "말해봐. 난 뭐지?" 처음으로 론이 입을 열었다. 비에 흠뻑 젖은 얼굴로 비하랄트를 노려보는론의 눈은 약에 취한 듯이 풀려 있었다. 비하랄트의 눈가에 노기가 서렸다. 론이 다시 물었다. "넌 알 거 아냐." "잊을만 하니 또 시작이냐.." "대답해. 도대체 나란 건 뭐지?" "로느 아이리어 펠. 그게 네 이름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냐." 킬킬..! 비하랄트의 대답에 론이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웃었다. 그리고는살기가 도는 눈으로 비하랄트를 보았다. "언제나 그 대답이지.. 뭔가 다른 답은 없는 거냐?" "몇 번 물어도 마찬가지다. 넌 로느 아이리어" "거짓말하지마-!!" 갑자기 론이 손을 번쩍 치켜들더니 단번에 앞으로 내리 쳤다. 내리던 비가 론의 손짓에 단번에 중력의 영향에서 벗어나며 거꾸로 위로 치솟았고,그 사이로 보이지 않는 바람의 칼날이 조그만 비하랄트의 몸을 내리 쳤다. 타앙! 공허한 메아리. 론이 온 몸의 힘을 모아 내리친 일격은 너무나도 쉽게 비하랄트의 몸을 감싸고 있는 막에 튕겨 나갔다. 론의 입에서 실같이 가느다란 핏줄기가 흘러나왔다. 비하랄트의 입가에 차가운 냉소가 감돌았다. "생명까지 깎아먹으며 쓴 일격이 겨우 이거냐? 이젠 마력도 조절을 못하는 가 보군. 곧 마력조차 느끼지 못하게 될 거다." "닥쳐-!!" "그리고 평범한 인간이 되버리는거지." "젠장! 닥치라는 말 듣지" 펑! 악을 쓰며 소리치던 론의 몸이 비하랄트의 손짓 한번에 격하게 꺾였다. 커다란 폭음은 빗소리에 잠겨 수그러들었다. "크으윽..!" 내장이 뒤집어지는 격렬한 통증에 론이 길게 신음소릴 내었다. 론이 간신히 팔에 힘을 주어 몸을 일으켜 세웠다. 비하랄트의 모습이 바로 앞에 있었다. "저택으로 돌아갈 배짱도, 미도를 떠날 능력도 없다면 여기서 실컷 고뇌하 고 괴로워해라." "이.. 개.. 개자식..!" "단, 내 집엔 오지 마라. 그 볼썽사나운 꼴도 이젠 지겹다." 론은 눈에 핏대가 설 정도로 힘을 모아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비하랄트는그런 론을 올려다보다니 차가운 냉소와 함께 몸을 돌렸다. 론의 앞에서 그녀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 론은 고개를 들었다. 회색의 하늘이 온통 시야를 가리는 순간, 론은 다리가 풀려서 털썩, 땅에 쓰러졌다. 흙탕물 속에 그대로 드러누우면서 론은두 손을 들어 얼굴을 감싸버렸다. "제길.." 머리 속이 어지러웠다. 눈을 떠도, 감아도..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그 모습에 론은 아픈 가슴을 쥐면서 격한 신음소릴 내었다. "제길..!" 레아드의 우는 모습이 계속해서 머리 속을 맴돌았다. 평생을 두고 잊혀지지 않을 것처럼.. 계속.. 번호 : 25269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05 03:38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25--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5 ) == 제 1장 3막 < 비가 그친 후. > ==--------------------------------------------------------------------- "론이 그러라고 시켰나요?" "...예?" "론이 그렇게 하라고 시켰냐고요!" 레아드의 윽박지름에 사야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레아드는 굉장히 화가 난 얼굴로 자신들을 쳐다 보았다.뭔가 말을 잘못 한 건가? "날 이렇게 귀하게 대해주라고 론이 시켰어요?" 레아드의 몸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자신들이 모르는 무슨 사정이 있다고느낀 사야는 잠시 마야를 한번 쳐다보고는 대답했다. 이럴 때 괜히 론님을감싸 돌려고 거짓말을 하는 건 좋지 않겠지. "아뇨." "아니라고요?" "예, 저희 둘을 포함한 펠리어즈 전원은 레아드님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버릴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사야는 미소를 지었다. "그건 론님의 명령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니에요." 마야가 얼른 고개를 끄덕여서 사야의 말에 긍정의 뜻을 보여주었다. 레아드는 사야의 말에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러면..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 절 잘 대해주는..거죠? 왜요?" "레아드님이 시잖아요." 세 번째 듣는 말이지만, 전에 들었던 말과는 너무나 어감이 틀렸다. 사야가그리고 덧붙였다. "론님의 친구 분이시죠." 이해 할 수가 없다는 레아드의 얼굴을 보며 사야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랍니다." 더더욱 알 수가 없어졌다. 다음 날, 스얀이 저택에 돌아왔다. 이젠 봄비라고 부를 수도 없는 폭우가저택의 벽을 휘몰아치는 가운데, 저택에 돌아온 스얀은 정신이 없는지돌아오자 마자 그간 시랑에게 맡겨 두었던 일들은 확인을 했다. 레아드가 그렇게나 바쁜 스얀을 만난 건 어제와 마찬가지로 창고에서 짐을나르는걸 도와주고 반쪽 짜리 금화를 하나 받아들고 나오면서였다. 짐이제대로 도착을 했는지 확인차 왔다가 레아드가 창고에서 나오는걸 본 스얀이 깜짝 놀라서 레아드에게 다가와 물었다. "레아드님? 어째서 그런데서 나오시는거죠?" "어, 스얀씨. 언제 오셨어요?" "방금 전에요. 근데.. 어째서?" "아, 창고요? 짐 나르는거 도와주고 오는 길이에요. 할 일도없었는데 기 분 전환도 되고, 돈도 벌었거든요." 레아드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스얀은 레아드의 웃는 얼굴에 입을 다물고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자신이 저택을 떠난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레아드의 얼굴이 한층 밝아졌던 것이다. 스얀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레아드님. 어떠세요? 오랜만에 저랑 차 마시는 거요. 마침, 소개 드리고 싶은 분들이 도착했거든요." "사람들요?" "모두들 레아드님 뵙고 싶다고 아우성이에요. 같이 가요." 스얀이 레아드의 손을 잡고는 웃으며 말했다. 레아드는 어리둥절한 얼굴로그렇게 스얀을 따라갔다. 스얀은 저택의 긴 복도를 지나, 2층으로 통하는계단을 올라서 레아드가 접대실이라고 알고 있는 커다란 방안으로 레아드를 안내했다. 접대실? 차를 마신다고 하지 않았나요? 레아드가 물었지만,스얀은 아무 말 없이 웃으면서 접대실의 문을 활짝 열었다. ".....에?" 열려진 문 사이로 번뜩이는 많은 눈들을 확인한 레아드가 한순간 주춤거렸다. 대충 세봐도 열 명이 조금 넘는 남녀의 모습. 그들 모두는 각자 제각각으로 나이도 틀리고, 옷도 무척이나 개성이 넘쳤다. 그 중에서 레아드 또래의 크림색 머리를 가진 소녀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가오더니 넌지시 물었다. "저... 혹시, 레아드님?" "예? 아, 예. 그런데요..." 우물쭈물 한 대답에 돌아온 반응은 깜짝 놀랄 만큼이나 과격했다. 갑자기소녀가 레아드의 두 손을 덥썩! 잡더니 난폭하게 위아래로 흔들어댔다. "바, 반갑습니다! 펠리어즈 117기 나예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정말. 정말! 뵙고 싶었어요!" 페.. 펠리어즈들은 언제나 인사를 이렇게 하는 건가? 나예라고 자신의 이름을 밝힌 소녀는 감동이라도 한 얼굴로 레아드를 바라보고 있다가, 뒤에서누군가가 흠흠. 헛기침을 하는 소리를 듣더니 화들짝 놀라면서 얼른 뒤로물러났다. 그러자 모여있던 사람들의 중앙에 서 있던 한 여인이 레아드에게 다가왔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펠리어즈 114기. 기렌입니다." 고대의 마도사들이 입었음직한 검은색의 옷을 입은 여인이 고혹스런 미소를 지으며 살짝 고개를 숙여 보였다. 커다란 여섯 개의 고리가 팔에 차여져있었는데 이상하게도 고리의 원이 팔목보다 컸는데도 불구하고 고리는 마치 자석처럼 여인의 팔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의 가벼운 몸짓에고리들이 부딪치면서 맑은 쇳소리를 냈다. 레아드가 얼른 고개를 숙이자, 뒤에 있던 스얀이 작게 귀뜸을 해주었다. "기렌님은 기네아님의 누님 되세요." "...예.. 옛!?" 그.. 기네아한테 누나가 있었던 말이야? 상상이 가질 않지만, 어째 앞에서 있는 여인을 보니까 그럴 수도 있을 거 같았다. 훤칠한 키에 허리까지내려오는 검은 머리채. 기네아와 붙여 놓아도 전혀 질 거 같지가 않은 차가운 검은 눈동자. 기렌이 말했다. "못난 동생이 실례가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아, 아뇨!" 레아드가 황급히 고개를 도리질했다. 세상에, 그 기네아 씨에게 못난 동생이라고 말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기렌의 소개가 끝나자 그 뒤로 다른 펠리어즈들의 소개가 이어졌다. 모두들 정도는달랐지만, 레아드에게 굉장히 호감들을 가진 모습들이었다. 잠깐의 소개가 끝나자 스얀이 모두에게 차를 대접했다. 기렌이 그 간의 일을 보고 해야 한다며 비하랄트에게 가버린걸 제외하고는 모두들 스얀의 티타임에 참석을 했다. 레아드는 아는 사람이 스얀 밖에 없어서 입을 다물고는 조용히 있었는데, 모두들 그런 레아드에게 한마디라도 말을 시켜보고 싶은 얼굴들이었다. 특히 나예가 심했다. "..그래서요~! 전 완전히 레아드님의 팬이 되버렸거든요~ 전해 들은 이야기 로는 무척 멋진 분이라고 들었는데, 오늘 이렇게 뵈니 너무 좋은거 있죠. 저 정말로 감동해버렸어요~" 두서가 없는 말이었지만, 사야가 했던 말이 거짓말이 아닌 건 알 수가 있었다. 펠리어즈들이 어째서 이렇게나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거지? 레아드는이해 할 수가 없었다. 만난 적도 없고, 그렇다고 자신이 그들에게 무슨 도움을 준 적도 없다. 도움은커녕 덕분에 아이리어 가가 거의 망해버리지 않았던가. 미움을 받아도 모자란 판에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알 수가 없는 레아드였다. 나예와 이름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한 청년 덕분에 정신없는 티타임을보낸 레아드는 거칠게 쏟아지는 비를 맞아 흔들리는 창문을 보며 복도를거닐었다. 이런 와중에도 짐은 계속해서 저택으로 도착했고, 시랑에겐 너무도 끔찍하게도 펠리어즈들이 속속들이 문을 통해서 저택에 나타났다. 도대체 무슨 일들이지? 의아해하며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던 레아드는 문득고개를 들어 앞을 보았다. 자신의 방문 앞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가까이다가가자 레아드는 그게 기렌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오랜.. 만이네요." "...예?" 레아드를 보지는 않았지만, 분명 레아드에게 말을 한 것이었다. 레아드가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자 기렌은 싱긋 웃더니 고개를레아드에게 돌렸다. "여기. 전에 제 방이었어요." "..정말요?" "예. 제가 시랑이나 파유처럼 견습생이었을 때였죠. 이 옆방이 기네아의 방이었고요." 지금은 아무도 머물지 않는 방을 보면서 그녀가 말했다. 추억에 잠긴 기렌의 모습을 보며 레아드는 섣부르게나마 상상력을 동원해 보았다. 기네아씨의 견습 시절이라..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도 안 간다. 문득, 기렌이 고개를 한번 젓더니 레아드에게 물었다. "요즘 무척 억울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왜 그런지 아세요?" "왜.. 그런데요?" "저렇게 웃을 수 있는 나예나 시랑. 파유. 스얀.. 이런 아이들을 보고 있 자면 제 그 시절이 너무 억울하거든요." "견습 시절이요?" "예." "어땠는데요?" 레아드의 질문에 기렌은 한참동안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물어 보지말아야 할 질문이었나? 레아드가 당황해서 사과를 하려고 하는데 기렌이천천히 입을 열었다. 엉뚱한 말을 하면서. "론님 자주 웃으시나요?" "론요? 아..그게.. 예. 잘 웃던데요." 요즘은 안보여서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레아드가 아는 한 론은 언제나 웃는얼굴이었다. 기렌이 왠지 처량한 미소를 지었다. "전, 지난 16년간 론님을 모셔왔죠. 론님이 아주 어렸을 적부터요. 론님이 이렇게나 자그만 하실 때부터 말이에요." 지금도 그때가 생생하다는 듯이 기렌은 두 팔을 작은 아이 하나가 들어갈정도로 벌리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레아드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몇 주 전에 론님이 난생 처음 제 앞에서 웃어주셨답니다." "...예?" 방금 전에 분명 16년간... "16년만에 처음 본 론님의 미소였죠." 레아드는 굳어진 얼굴로 기렌을 바라보았다. 기렌은 너무나도 부드러운미소를 짓고 있었다. "정말 아름다웠답니다." 더 이상의 아름다움은 있을 수 없을 거 같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는 말했다. "감사해요. 정말로." 계속.. 번호 : 25270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05 03:39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26--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6 ) == 제 1장 3막 < 비가 그친 후. > ==--------------------------------------------------------------------- "후아~.." "일 한번 시원스럽게 하는구만. 자," "아, 고마워요." 레아드는 발마라가 건네준 물통을 받아들여 한 모금 마시고는 물통을 다시발마라에게 건네주었다. 짐이 도착하는 것도 오늘로 끝이라서 그런지 하루종일 저택으로 짐들이 도착했다. 옮기고, 옮기고, 계속 옮겨도 다시 와보면 더 쌓여있는 짐들 덕분에 레아드를 포함한 저택에 고용된 사나이들은기가 질려버릴 지경이었다. 어쨌거나 저녁 전에 일을 끝낼 수 있었다. 절대적으로 레아드의 도움이 컷다는건 창고 이곳 저곳에 늘어져 있는 사나이들 중에 누구 하나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근데, 정말 많이도 가져 왔네요. 이거 다 언제 처리해요?" 창고 안을 가득 들어찬 짐들을 보며 발마라가 대답했다. "일주일이나 가려나? 아마 일주일 뒤에 저택에서 한번 더 짐을 나르려고 부를걸?" "예? 이 많은걸 일주일만에 다 사용한다구요?" "날이 날이니 만큼 말이야. 더구나 이번엔 특별하니까 다른 때보다 훨씬 더 거창하게 치룰 모양이던데." "...도대체 뭘 하는데요?" 그러고 보니 아무에게도 도대체 이 많은 짐들을 왜 저택에다 쌓아두는건지묻지 않았었다. 발마라가 미심쩍은 눈으로 쳐다보더니 물었다. "설마 해서 묻는 건데 말이다.. 혹시 너. 미도 밖에서 온 거냐?" "예." 너무나 당연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레아드에게 발마다가 크게 뜨여진 눈을해보였다. 그러더니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허어, 이런이런. 귀한 손님이 도대체 짐 창고에서 뭘 한 거냐? 윗사람들이 알면 난 모가지라구." "귀한 손님 아니니까 걱정 마요. 근데, 도대체 뭘 한다는 거예요?" "허, 그게 말이지.." 미도의 남성은 19세가 되면 자신이 할 일을 정하게 된다. 즉, 직업을 가질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건 그가 더 이상 부모의 보호를 받는 아이가 아니라, 하나의 성인이 된다는 걸 말한다. 그래서 미도에선 자식이 19세가 되면마을 사람들을 모두 불러서 성대한 축하 파티를 열어주는게 당연한 일 처럼 되어 있다. 하물며 그게 미도를 지배하고 있는 17대 펠. 로느 아이리어의 성인 식이라면더 말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성대한 축제가 저택에서 준비되었고, 마을에서 고용된 수십 명의 사나이들과 여인들이 그걸 도왔다. 그런 와중에도 기네아의 엄중한 경고를 어기고펠리어즈들이 속속들이 저택으로 도착했다. 축제의 분위기는 시간이 갈수록무르익었고, 사람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피었다. 1년간 공백으로 남겨졌던 펠의 자리가 다시 채워지는 것이다. 미도에서 펠이란 왕이나 황제와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 신. 미도의 사람들에게 펠이란살아있는 신이었다. 그리고, 론이 그 자리에 오르는 날의 아침이 밝아왔다. 저택에선 마무리 작업으로 발 디딜 틈도 없을 만큼이나 사람들이 가득 들어 찼다. 아직도 봄비라는 이름 하에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축제가 시작되면 마법으로 벽을 만들어 만명 정도가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로 했기 때문에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이른 아침부터저택으로 찾아와 성인 식을 위한 준비가 마무리되는걸 지켜보았다. "....." 레아드는 저택의 삼층, 발코니에 등을 기대고서는 끝없이 펼쳐진 미도의전경을 바라보았다. 발코니는 론의 집무실과 연결이 되어 있지만, 지금은론이 없기 때문에 레아드가 잠시 들어온 것이었다. 사실, 지금 이 저택 안에서 조용하게 있을 장소라고는 이곳 하나 뿐이기도 했다. 레아드는 부슬부슬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묵묵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아직도회색의 구름이 하늘을 가린 채 그 속에 감춰둔 푸름을 보여주지 않았다. '16년만에...' 론을 바로 옆에서 봐오던 기렌은 16년이란 긴 시간동안 단 한번도 론의 밝은 얼굴을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레아드는 그 반대였다. 론은 자신의 앞에서 슬픈 얼굴을 해 보인 적이 없었다. 론은 언제나 웃고 있었다. 웃지 않는모습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론은 그렇게 당연한 듯이 웃었다. 왜... 였을까. 대륙에서 가장 거대한 두 나라의 전쟁을 홀로 막아낸 아이리어 가의 장. 그리고 미도에서는 신이라고 추앙 받는 펠. 그 어느 쪽이던 이루 말 할 수도없을 만큼이나 높은 지위이고, 그 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어느쪽이던 로아의 고아에게 이렇게까지 잘 대해줄 이유같은건 없다. 단지 장난이었나? 펠이 론인걸 알았을 때는 분명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래서 론을 용서해 줄생각같은건 조금도 없었다.하지만 사야와 마야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기렌의 쓴웃음이 담긴 아름다운 미소를 보면서. 의문이 생겼다. 왜... 왜 론은 그렇게 긴 시간동안 단 한번도 웃지 않을 정도로 슬픈 생을 살아온 걸까. 그리고. 어째서 지금은 웃는 거지? 해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날은 점점 저물어서 어느새 사방은 어둑어둑 해졌다. 그 가운데 저택에서 나오는 빛이 유난히 반짝거려서 저 멀리, 산맥아래서도 볼 수가 있을 정도였다. 수백 개의 마법으로 만들어낸 횃불이 하늘을 맴돌았고, 그 위를 마력으로 만들어진 투명한 벽이 덮어서비를 막아주었다. 그리고 그 아래로 빽빽하게 들어 찬 것은 펠을 믿고, 이 땅에서천년을 살아온 미도의 주민들이었다. "후우, 다들 익숙해져서 그런지 불안해하지도 않네." 밝은 얼굴로 웃고 있는 주민들을 창문 사이로 바라보던 시랑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론은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때문에주인공도 없이 성인 식을 해야 하게 생긴 시랑이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랄수 있는 건 론이 매번 행사에 불참을 했었기 때문에 주민들은 별로 상관을하지 않는 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펠리어즈의 대선배들은 별로 그렇지가못한 모양들이다. 시랑을 볼 때마다 론님을 찾으니 시랑으로서는 쓰리기시작한 위를 부여잡고 '꼭 오실 거예요.'라는 뻔한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어, 시랑. 슬슬 시작할건데 나오지 않을 거야?" 방 앞을 지나가던 파유가 안에서 한숨에 묻혀 죽어가던 시랑을 발견하고는다가오더니 물었다. 시랑은 슬쩍 파유를 보더니 한숨과 함께 고개를 푹. 꺽었다. "오늘처럼 레아드님이 원망스럽기도 첨이야. 흐윽, 나 어쩌지? 이대로 론 님이 나타나지 않으시면 분명 나 죽게 될거야." "으음, 그럴지도 모르겠다. 정말.. 이번엔 까마득한 선배님들도 오신다던 데. 언니 말이 103기 분들도 몇 분 참석을 하셨대." 펠리어즈는 3년에 한번씩 단원을 뽑는다. 시랑과 파유가 현재 펠리어즈 118기(보류 중..). 103기라면 무려 15기 이전. 즉, 45년 전에 펠리어즈로 활동을 했다는 노인네들인 것이다. 시랑은 하얗게 변해 가는 머리 속을 애써 살인적인 현실에 붙잡고는 간신히 파유에게 물었다. "그.. 근데.. 레아드님은? 보이지 않으시던데." 레아드님이라도 소개시켜 드리면 화가 좀 풀리시겠지들.. 이라고 생각한시랑이었지만, 파유는 너무나도 간단하게 시랑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어머, 그러고 보니 레아드님도 아까부터 안 보이시던데. 어딜 가신거지?" "...." 계속.. ps:자, 당신을 소개해 보시오. ....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거죠? --;;;; 난 나야? (퍼버벅....) 번호 : 25271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05 03:40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27--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7 ) == 제 1장 3막 < 비가 그친 후. > ==--------------------------------------------------------------------- 레아드는 저택에서 아래로 향하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보슬보슬 비가내렸지만, 레아드는 그냥 그렇게 비를 맞아가며 내리막길을 터벅터벅 걸어갔다. 쿠르르릉.. 계곡을 감싸고 흐르는 검은 구름들 사이에서 번쩍이는 빛과 함께 야수가낮게 지르는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빛은 순식간에 구름의 전체로 뻗어 나가더니 한순간 시야를 하얗게 채색하면서 거대한 울음소리와 함께 땅 위로 작렬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다시 찾아온 정적. 고요.. 레아드는 조용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저택에서 뿜어지는 빛에 의해 흘러가는 구름과, 추적추적 흐르는 빗방울들이 보였다. - 난 로느. 하지만 론이라고 불러 줘. 로느는 무슨 여자 이름 같거든. - 론은 그렇게 다가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분히 계산적이고 계획적으로 마음을 먹고 일을 벌인거 같았다. 하지만, 론의 마음이. 생각이 어쨌던 간에레아드는 바크가 지적을 할만큼이나 빠르게 론과 친해졌다. 바크는 자신을 보고 '너라는 녀석은 금방 친해지기는 하지만, 마음을 놓지는 않아.' 라고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만큼이나 론에게는 금방 마음을 놓았다. 정말로 믿었고, 그런 만큼이나 좋아했다. 펠형.. 아니, 펠도 마찬가지였다. 론만큼이나.. 그 이상으로 아무런 대가도 없이 자신에게 잘해주었다. 단지, 재미를 위해서.. 라고 해버리기엔레아드 자신이 펠과 있었을 때가 너무 즐거웠었다. 론은 자신을 속였다. 기만을 했다고 쳐도 좋을 만큼이나 완벽하게 속였다. 하지만.. 론이던 펠이던 그 어느 쪽이던 간에 사실인건 자신을 소중히 대해줬었고, 그런 시간들을 한낮 거짓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엔 레아드에게 그 시간들이 너무나 소중했었다는 것이다. 레아드는 걸었다. 정확히 어디로 향할지도 모르면서 막연하게 발을 옮겼다. 머리 속으로 하나의 생각만이 떠올랐다. 론을 만나자. 만나고 싶어. 그리고 확인하고 싶었다. "누굴 찾는 거니?" 저택의 아래로 펼쳐진 숲의 입구에서 레아드는 발을 멈췄다. 옆으로 고개를돌려보니 거대한 바위 위로 한 여인이 앉아 있는게 보였다. 화사한 푸른 머리를 치렁치렁하게 늘여 뜨린 여인은 흑진주와 같은 눈동자로 레아드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미도 출신의 여인들은 대부분 미인이었지만, 이렇게나 아름다운 여인은 처음 보는 레아드였다. 미도에서 이런 신비로운 만남은 대부분상대방의 정체를 알아내기가 쉽다. "펠리어즈?" "한때는 그랬지. 이리 올라오렴." 그녀가 손가락을 튕기자 레아드의 몸이 스르륵, 떠오르더니 단숨에 그녀의옆까지 올라갔다. 레아드는 조심스럽게 바위 위에 발을 딛고는 그녀의 옆에앉았다. 향수인지 뭔지 모를 향긋한 향기가 풍겨왔다. "누굴 찾고 있었니? 자꾸 주위를 돌아보던데." 이런 숲에, 그것도 비가 오고 있는 중에 홀로 앉아있는 여인이 의심스럽기짝이 없었지만, 레아드는 그녀가 론이 있는 곳을 알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는 대답했다. "론...이라고. 펠리어즈라면 아시죠?" "론? 아, 로느 말이구나. 그 아이라면 잘 알지. 어렸을 적에 내가 키웠었 거든." "..키워..요?" "난 그 애의 유모였단다. 오래 전부터 그 애를 키웠었지." 그러고 보니 펠리어즈치고는 론을 말하는 태도가 너무나 불손했다. 유모.. 라고? "근데, 로느는 왜 찾는 거니? 저택에 가면 볼 수 있을 텐데." "저택..에는 없어요. 나가버렸거든요." "그래서 찾고 있는 거니?" "예." "또 우울증이 도졌나보구나." 여인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우울증이라고요?" "일주일에 한번은 꼭 그런 단다. 잔뜩 화가 나가지고 행패도 부리고 자해도 하고.. 그러다가 화가 풀리면" "자, 잠깐만요! 자해라고요?" 놀라서 묻는 레아드에게 여인이 외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몰라서 묻는 거니? 론은 어릴 적부터 수십 번도 넘게 자기 몸에 칼질을 했었 단다. 원래는다른 사람들에게 화풀이를 했지만, 그러다가 기네아.. 라고 그 애가 크게 다친 적이 있었거든. 그 뒤로는 우울하면 저택을 나가 서 한 동안 돌아오지 않았어. 돌아와서 보면 온몸이 피멍에다.. 말도 아니 었지. 무슨 일을 하고 왔는지 상상도 안 갈 정도였으니까." "....." 레아드는 기가 막혀서 말도 안 나올 지경이었다. "자살을 하려고 한 적도 있었단다. 침대에서 손목을 끊어 버린 적이 있었어. 온통 피로 물든 방안에서 펠리어즈 아이들이 사색이 되서는 로느의 팔을 치료했는데.. 로느는 그 와중에서도 아프지도 않은지 실실 웃고 있었지." "왜... 어째서 그런거였죠?" 여인의 이야기에 하얗게 질려버린 레아드가 가늘게 떨면서 물었다. 추위때문이 아니었다. 여인은 한번 레아드를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 "네 이름이 레아드지? 펠리어즈 아이들에게 네 소문은 많이 들었다. 로느 가 요즘은 많이 변했다고 하더구나." "예?" 질문의 대답이 아니라 엉뚱한 말을 하는 여인에게 레아드가 당황해서 되물었다. 하지만 여인은 레아드의 질문엔 대답할 생각이 없는지 전혀 다른 말들을 했다. "로느는.. 아니, 론은 불행한 삶을 살아왔단다. 론이 원해서가 아닌, 타인 이 정해준 삶이었지. 그 아이는 많이 고뇌했고, 절망했었지. 살아야 하는 가. 어째서 자신이 살아야 하는가.. 하고 말이야. 태어날 때부터 가지게 된 막강한 힘. 권력, 수많은 재화. 그리고 이미 정해져버린 자신의 운명. 애초에 그 아이에겐 선택할 수 있는 미래라는건 존재하지도 않았지. 괴로 워하던 론은 저택을 나가버렸다. 난 그 아이가 다시는 저택으로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단다. 그런데 그런 론. 그 아이가 얼마 전에 내게 오더 니 말을 하더구나. 웃지는 않았지만, 무척이나 환한 얼굴로." 레아드는 가빠오는 숨을 참아내며 고개를 숙였다. "이젠 살아갈 이유를 찾았다고." 얼굴이 붉어지고 피가 거꾸로 솟는 듯이 온몸이 화끈거렸다. 아무런 생각도할 수가 없었다. 론의 얼굴이 미친 듯이 떠올랐다. "친구들이 생겼다고 말이다." 가슴이 아려왔다. 이건.. 너무 억울해. 난 전혀 몰랐어.. 아무 것도..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았었잖아.. "평생을 살얼음을 걸어오던 그 아이가 혹, 실수를 했다면 용서해주렴. 그 아이는 서툴단다. 사는 것도. 사람을 사귀는 것도. 소중한걸 지키는 방법 도.." 레아드는 벌어지는 입을 악물면서 꽈악 다물었다. 조금이라도 틈이 벌어지면 몸 깊은 곳에서부터 치밀어 오르는 뭉클한 무언가가 다 터져버릴거 같았다. "친구잖니.. 용서.. 해주렴." 레아드는 대답하지 않았다. 두 무릎 사이로 얼굴을 파묻은 채 아무런 말도하지 않았다. 울음을 참으려고 했지만, 어느새 눈에선 뭔가 흐르고 있었고 입에서 알 수 없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레.. 레아드?" 숲에서 걸어나오던 론은 갑자기 앞에 레아드가 나타나자 깜짝 놀라서 그자리에 멈춰서버렸다. 레아드는 론을 한번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물었다. "돌아가는 거니. 저택에?" "으응.." "나도 데려가 줘. 길을 잃었거든." 쌀쌀한 레아드의 말에 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도대체 레아드가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지? 아니, 그것보다 지금 이렇게 레아드와 자신이 함께 길을걷고 있다는게 더 이해가 가지 않는 론이었다. 둘은 말없이 비를 막아주는 수많은 나뭇가지의 아래에서 조그맣게 나있는 길을 걸었다. 론은 조심스레 레아드를 훔쳐보았다. 등을 꼿꼿하게 세우고 길을 걷는 레아드는 보기에도 쌀쌀함이 넘쳐흐를지경이었다. 화가 풀릴 리가 없지... 론 스스로도 자기가 지은 죄가너무크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갑자기 론이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열흘이라는긴 시간을 그렇게나 후회하고, 후회해서 내린 결정이다. 갑자기 레아드가 앞에 나타나서 당황을 하긴 했지만, 생각해보면 오히려 좋은 기회 아닌가. 론이 갑자기 멈춘걸 모르고 걷던 레아드는 몇 발자국 뒤에서야 걸음을 멈 췄다. 레아드가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무슨 일이야?" "할 말이 있어. 들어줬으면 해." 레아드는 잠시 론을 쳐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론은 길게 숨을 들이 마시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먼저 사과할게. 레아드의 말대로 여지건 많은걸 속여왔어. 속이지 말아야 할 것까지 말야. 지금 와서 사실을 말해봐야 내가 레아드를 실망시킨거 돌 이킬 수 없다고 생각해. 사과 받아주지 않아도 괜찮아. 그 만큼이나 잘못 한거 사실이니까." "...." "하지만...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제대로 알아줬으면 해. 절대로.. 난, 절 대로 레아드에게 장난으로 이런게 아니었어. 레아드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줄곧 진심이었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야. 단 한번도 널 기만하거나 악한 마음을 품고 대한 적은 없었어. 단 한번도." 론이 다소 풀이 죽은 얼굴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분명 속인건 사실이지." 레아드는 묵묵히 론의 말을 끝까지 들었다. 잠시동안의 침묵이 둘 사이에내려앉았다. 가만히 자신의 발을 내려다보던 레아드가 고개를 들더니 물었다. "하나.. 궁금한게 있어." "뭐, 뭐든지 물어봐. 다 대답해줄게." 더 이상 레아드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 론이 고개까지 끄덕이는정성을 보여주었다. 레아드는 물끄러미 론을 바라보다가 작게 입을 벌렸다. "너.. 나 좋아하니?" 론은 한참을 어리둥절한 얼굴로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그러다가 레아드의말뜻이 머리까지 전달이 되자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무, 물론이야! 우린 친구잖아. 그러니까 바크도 그 만큼" 식은땀까지 흘려가며 당황해서 두 팔을 휘저어대는 론에게 레아드가 조용하지만, 론의 허둥거림을 압도하는 시선으로 다시 물었다. "나 좋아해?" "...그게.." "좋아해?" "..으..응." 얼굴이 붉어진 채로 론이 결국엔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그리고 고개는 숙인채로 눈만 올려 레아드의 얼굴을 훔쳐보았다. 레아드는 여전히 냉담한표정이었다. "내가 정령이라서?" 론의 표정이 갑자기 굳었다. "아.. 알았었어?" "바크가 말해줬었어. 대답해. 내가 정령이라서 그렇게 날 잘 대해줬던 거 였어?" "..그, 그런게.." "그래서야?" 론이 거칠게 고개를 도리질했다. "아, 아냐!" "그러면 왜 날 그렇게 잘 대해줬었어? 그렇게 상처까지 입으면서.." "좋아하니까!" 론의 고함에 레아드가 입을 다물었다. 그런 사이 론이 핏대가 서도록 크게소리쳤다. "좋아하니까! 좋으니까 그런 거잖아!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지만, 널 보고 있으면 그냥 좋아! 누굴 좋아하는게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거야? 그러 니까 그냥.. 젠장!" 론이 갑자기 욕지기를 내뱉으며 땅을 찼다. 말을 하다보니 얼떨결에 고백을 하고 있는 자신을 깨달았는지 얼굴은 붉다 못해 벌겋게 달아올랐다. 론은 자신이 말해 놓고도 정리가 안되는지 안절부절못하며 땅과 레아드를번갈아 보았다. 젠장..! 젠장! 이게 아닌데..! "미안하게도.." 레아드가 천천히 입을 열었고, 론은 절망스런 마음에 고개를 떨구었다. "난 남자 취향이 아닌걸." 욱.. 그, 그런건 말해주지 않아도.. "하지만 론은 좋아해." "..에?" 갑작스런 말에 론이 고개를 들어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어느새 레아드의입가엔 미소가 생겨나 있었다. 얼떨떨한 눈으로 레아드를 바라보던 론이조심스럽게 물었다. "용서.. 해주는 거야?" "괘씸하긴 하지만, 일단은." "저, 정말!?" "열흘동안 마음 고생 시켰으니까. 사과 받아주겠어." 론의 얼굴이 대번에 환해졌다. 론이 레아드에게 다가서려는데 갑자기 레아드가 품속에서 단검을 꺼내더니 단숨에 뽑아 들었다. 움찔한 론이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레..아드?" "아, 잠깐만. 거기 있어봐." 레아드는 그런 론을 한번 보더니 싱긋 웃었다. 그리고는 한 손을 뒤로 넘겨묵직한 자신의 붉은 머리채를 잡더니 단검으로 그어 버렸다. 서컥! 하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남, 여성을 불문하고 보기만 하면 감탄 성을 내질렀던레아드의 삼단 같은 붉은 머리채가 레아드의 목 뒷부분부터 모조리 잘려 나갔다. "으, 으아아앗!" 깜짝 놀란 론이 비명을 지르는 사이, 레아드는 허리에 달려있는 핀을 뽑아냈다. 그러자 허리에 돌려져 있던 머리채가 풀리면서 2미터에 가까운 붉은실들이 땅으로 쏟아져 내렸다. 레아드는 그 중 수십 가닥을 골라잡더니 돌돌 꽈서 말았다. 그리고 언제 준비를 했는지 구멍이 뚫린 반쪽 짜리 금화를꺼내서 구멍 안으로 머리카락들을 집어넣어 양쪽 끝을 묶었다. 순식간에작은 팔찌 하나가 만들어졌다. 레아드는 만족스런 눈으로 그걸 보더니 하얗게 질려있는 론에게 내밀었다. "자, 생일 선물. 준비할 시간이 없어서 올해는 이걸로 만족해 줘. 내년에 더 멋진걸 선물할게. 론, 19살 생일 축하해~" 레아드가 밝게 웃으며 말을 했지만, 론의 시선은 레아드의 발 옆으로 우수수 떨어져 있는 머리채에서 떨어질 줄을 몰라했다. 레아드가 킥, 웃더니 론에게 다가와 물었다. "선물로 줄까?" "그.. 그거 만들 거면 조금만 잘랐어도.." 레아드가 흥, 하는 콧바람을 내더니 싸늘한 어투로 말했다. "이런 머리 때문에 내가 여자로 보여서 날 좋아하는 거라면 다시 생각해보 라는 뜻이야. 그리고 날 울린 벌이기도 하고." "...욱.." 볼을 부풀리면서 론이 뭐라 입 속으로 투덜거렸다. 그때 커다란 소리와 함께 한 개의 불꽃이 하늘을 가르며 날아가는게 나뭇잎 사이로 보였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밤하늘에서 커다란 폭죽이 터졌다. 둘은 잠시 할말을잃고 색색으로 변하는 수만 개의 불꽃을 바라보았다. 문득 정신이 든 레아드가 외쳤다. "아, 참! 론 너 오늘 성인식 축제잖아! 저택에 빨리 가봐야지." "나 없이도 잘들 할텐데. 뭐.." 론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러면서 물끄러미 땅에 흘려있는 붉은머리채를 내려다보는 론을 레아드는 어쩔 수 없다는 눈으로 쳐다보더니론의 팔을 잡아 당겼다. "주인공이 빠진 축제가 세상에 어딨어? 빨랑 와!" "자, 잠깐. 저거 가지고.." "그건 가져다 뭐에 쓰게?" "내 방 벽에 걸 거야!" "지, 징그럽잖아! 빨리 와! 당장!" 레아드는 반항하는 론을 질질 끌면서 숲을 나섰다. 어느새 숲 밖의 하늘은비가 그쳐서 구름 사이로 짙은 푸른색의 밤하늘이 슬그머니 그 얼굴을 드러내고 있었다. "자, 잠깐만! 아깝잖아! 아깝다구! 할멈한테 부탁하면 다시 원래대로" - 콰앙!! - "잠깐마아아아안~!" - 퍼엉! - 절규를 묻어버리는 수십 개의 폭죽이 동시에 터지면서 어두운 밤하늘을 수천수만의 불빛으로 물들여갔다. 봄비를 담은 구름은 미도에서의 첫 여정의 아쉬움을 뒤로하고는 앞으로 펼쳐진 대륙을 향한 장대한 모험을 이제 시작했다. 계속. --------------------------------------------------------------------- 3막 끝났네요. 아마 4막이 1장의 끝이 될겁니다. 더불어 미도에서의 일도마무리 되겠죠.. 에.. 레아드군의 머리를 잘랐습니다. 애초에 자를 생각이었지만, 자르고나니 시원섭섭(?)하군요. 3막 쓰는 중간에 론 좀 그만 괴롭히라는 몇몇 분들이 계셨습니다. ^^;잘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하고 싶네요. 가능하면 이번 막에서 펠리어즈에 대해 여러모로 자세한 사정을 써보고싶었는데(가령 펠리어즈를 뽑는 대회(시험?)라던지..) 아쉽게도 쓰지못했네요. 다음 기회를 노립시다.(--?) 4막 부터는 조금 정신없이 나갈 생각입니다. 3막까지 느긋하게 나가다보니 어느새 27회나 되버렸네요. --;수백회에 걸쳐 장대한(?) 활약(?)을 펼쳐준(?) 레아드군의 붉은 머리채군(?)께 심심한 조의를 표하며, 이만 끝내겠습니다. ???군: 키아악! 이 xxxxx놈! 레아드 머리 다시 정상으로 만들지 않으면 xxxx해버리겠어! 이 xxxx자식앗! ....히죽 :) 무네였어요~ ^^ 번호 : 25315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05 23:10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28--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 8 ) == 제 1장 4막 < 폭주. > ==--------------------------------------------------------------------- - 머리, 시원해보인다. - "정말? 고마워." 레아드는 수정구 저편의 친구를 보며 밝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바크는 턱을 괸채로 바보처럼 웃고있는 레아드를 보며 투덜거렸다. - 엘빈 누나가 꽤나 마음에 들어하던데.. 무슨 생각으로 자른거냐? - "별일 아냐. 그냥.. 좀 귀찮아서." - 론이랑 무슨 일 있었어? - 핵심을 찌르는 바크의 말에 레아드는 잠시 으으음~ 신음소릴 흘렸다. 미도출신도 아닌게 사람 속을 뻔히 들여다 보고 있어.. "론하고는 화해 했다구." - 허, 용케 사과 해줬네? 이번 만큼은 절교니 뭐니 할거라고 예상 했는데. 말이야. - 욱~ 하는 마음에 레아드가 바크를 쏘아 보았다. "그렇게 따지면 너도 론이랑 공범이잖아! 너도 론이 펠 형인거 처음부터 알고 있었으면서 왜 나한테는 말 안해준거야?" - 안해주는 대가로 아이리어를 이렇게나 써먹고 있잖냐." "너.. 너희들 그런 관계였어?" - 응. - 자신 만만하게 대답하는 바크였다. 레아드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내리 누르면서 말을 이었다. "어, 어쨌든 간에.. 너 나중에 만나면 혼날줄 알아." - 하나도 겁 않난다구. 근데, 그 머리.. 스얀이 해준거냐? - "엉?" - 너가 한건 아닌거 같은데. - 레아드는 손을 뻗어 자신의 머릴 한번 만져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머리를 자르고 저택으로 돌아왔을때 만나보는 사람마다 반응이 참 가지각색이었다. 특히 스얀의 반응은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였는데, 경악을 하고있는 펠리어즈들 사이에서 레아드를 보더니 방긋 웃으며 다가와서는 날카로운 단검으로 아무렇게나 잘린 레아드의 머리를 재빨리 다듬어 버렸다. 그리고는 한발 뒤로 물러나 한다는 소리가'잘 어울리시네요. 활기차 보이세요.' 라는 것이었다. 축제가 끝난 뒤로 스얀이 다시 한번 머리를 다듬어 주었는데 레아드는 머리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라서 그녀가 해주는데로그냥 놔둬버렸다. '으음, 복잡하네.' 머리가 길었을 때는 거의 모르고 있었는데, 이렇게 머리를 짧게 자르니 예전 레아드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스얀 녀석, 무슨 취향인지 엘빈 누나랑똑같은 머리 스타일로 레아드의 머리를 만진 것이었다. - 계집애 같아. - "읏, 시비거는거냐?" - 뭐, 어쨌든간에... 그런데 론이 안 보이는데? - "아, 맞아. 론이 이거 너한테 주랬어." 레아드가 딴에는 웃는다고 웃으면서 종이를 펴더니 수정구 앞으로 가져다대었다. 아마도 읽으라고 그렇게 한 행동이었겠지만, 수정구란건 '구'라는말이 붙었으니 당연하게도 둥글다. 글씨가 왕창 휘어서 나오는데다가 마력이 일정치 않아서 영상이 물이 흐르는 것 처럼 흔들리니 글자를 읽을 수있을리가없었다. 바크의 이마에 오랫만에 핏대가 섰다. - 어이이.. 그러면 읽을 수가 없잖냐. - "어, 그래? 아, 알았어. 잠깐만." 레아드가 허둥지둥 종이를 자기 쪽으로 폈다. 바크는 속으로, 그리고 겉으로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어째, 저 덜렁거리는 성격은 몇달만에 한번 보는데도 이렇게나 화가 나는거지? "에, 음. 읽을게?" - 빨리 읽기나 해! - "흠, 몸이 좋지 않은 바람에 회의는 나가지 못하게 되었다. 사과할 마음은 티끌만큼도 없으니까 허튼 생각은 하지도 마. 펠리어즈는 가능하면 빠른 시일내로 보내줄테니까 그 쪽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거다. 대로는 아무래도 티번시와 겐저시가 공동으로 만들어 가는게 훗날을 위해 서도 좋을거 같아. 수로도 마찬가지고. 가능하면 일거리를 많이 만드는게 중요한 점이야. 계 산을 해보니 적어도 이년간 삼십만명 정도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떠돌거 같은데 적어도 일자리는 그 수의 반은 되야 할거다. 난 할만큼 했고, 이제 남은건 네가 이년간 불만에 폭발 직전인 실업자들을 달랠수 있냐는 거겠지. 그 건에 관해서는 난 이쯤에서 손을 떼련다. 아이리어가 더 이상 나서는것 도 보기 안좋고, 너도 이쯤에서 좋은일 하나 정도는 해야 체면이 살테니까. 나머지 일들은 급할게 없으니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지." 바크가 만족스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일 하나는 확실하게 하는구나. 역시 론이야. - "그렇지?" 싱글싱글 웃으면서 말을 하는 레아드를 보며 바크는 뭔가 못마땅한 얼굴을해보였다. 그러다 물었다. - 근데... 아프다고? - 편지를 다시 품 속으로 갈무리 하고는, 레아드가 히죽 웃었다. "응. 론은 지금 감기야." 수정구의 빛이 차츰 줄어들더니 오랫만에 봤던 친구의 얼굴이 어둠 저편으로 사라졌다. "으이그.." 바크는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바크의 모습에 뒤쪼에서 살벌한분위기에 잔뜩 위축되어 있던 많은 대신들은 꽤나 놀라워하는 눈치들이었다. 애초에 명군이라 던지 성군으로 나가는걸 포기한 바크는 귀족들은 물론이거니와 백성들도 치를 떨 정도로 철저한 정치를 폈다. 수백년간 적당히.. 적당히.. 라는 부패한 생활에 뼈속까지 물들어 있던 귀족들과 하와크의 백성들은 나른한 오후 한 때에 난데없이 날벼락을 맞아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바크는 백성들이 미처 따라오지도 못할 만큼이나 강행군을 했다. 처음엔뭐가 뭔지도 모른채 불만을 터뜨리던 하와크의 백성들이었지만, 차츰차츰생각 있는 자들은 스스로 일어나 바크를 뒤따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중에 가장 앞서 있는 자들이 지금 대신이란 이름으로 나라를 운영하는 이들이었다. 그들에게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란 무엇보다도 두려운 존재였으며, 동시에 경외심을 가지게 하는 존재였다. 그런 그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그러더니 고개를 돌려 방안에 가득 들어찬 대신들을 보며 말했다. "다들 들었겠지만, 대로와 수로 건은 재무 대신의 의견을 따르도록하겠소. 티푸얀 경. 실업자의 수가 17만이라고 했던가요. 차이가 많이 나는군요. 아이리어라는 가문 하나에게 하와크 전체의 일을 맡길 수는 없는 일 아니 겠습니까. 하루라도 빨리 기반을 다져주시기들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 생길 실업자들에 관해서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회의는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 무엇보다도 회의를이끌어가는 재무 대신이 결석을 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대신들을 물러가게 만들고 바크는 잠시 쉴 시간이 생겼는지 커다란 의자에 몸을 깊숙히묻었다. "여전히 활기차군요. 저 아이." 익숙한 음성에 바크는 슬쩍 눈을 떠보았다. 하와크 권력의 정점이라는 재상의 자리에 앉아있는 노인. 켈프힌 아함트였다. 바크는 커다란 흑진주를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바보는 지치지도 않는 법이죠." 켈프힌이 미소를 지었다. 하와크의 국왕과 재상이 바보라고 공인을 해버린 소년, 레아드는 부지런히복도를 지나 계단을 올라가서 이 저택의 주인이 머무는 방문 앞에 섰다. 그리고 길게 숨을 들이 마시고는 문의 손잡이를 잡아 돌렸다. 찰칵, 고리가 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소리도 없이 스르륵 열렸다. "안녕~ 좋은아침." 문 안으로 들어서며 레아드가 환하게 웃었다. 문 반대쪽 벽의 반 이상을차지하는 거대한 창 사이로 빛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기둥이 비스듬히 방안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고, 그 빛으로 방 안은 눈이 부실 만큼이나하얗게 빛이 났다. 레아드는 창문 밖으로 보이는 파란 하늘을 보며 봄도다 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어느새 초여름의 문턱에 다다르고 있었다. "...레아드?" 한켠에 놓여진 침대에서 론이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레아드는 손에 들고 있는 쟁반을 조심스럽게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는 론이 일어나 앉는걸 도와주었다. 그리고 자신은 침대 모서리에 걸터 앉았다. "몸은 어때?" "괜찮아. 뭐.. 오늘 하루 푹 쉬면 나아지겠지." "전에 그렇게 비를 맞아서 그런거라구."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따지는 레아드를 보며 론은 슬그머니 미소를 지었다. 한참을 뭐라뭐라 떠들던 레아드는 론이 기침을 하자 입을 다물었다. "크흠.. 아, 미안. 계속해." "거, 참. 마법이란거 생각보다 만능이 아니구나. 감기 정도는 가볍게 고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고대에는 있었던거 같아. 감기에 걸려 죽었다는 마도사 이야긴 들어본적 없으니까." "감기에 걸려 죽는다는거 자체가 웃기는 일이라구! 감기 따위 기합으로 날 려버려!" "아.. 하하."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외치는 레아드의 모습에 론이 어색하게 웃었다. 그러다 시선을 레아드가 가져온 쟁반에 가져갔다. 론과 같이 쟁반을 쳐다본 레아드가 침대에서 일어서더니 쟁반 쪽으로 다갔다. "참, 점심 식사야. 식당 아줌마가 감기에 좋은 음식만 해줬대." "...불안한걸?" "불안하긴. 모두 맛있는 거라구. 푹 삶은 고기 스프에 후추를 듬뿍 친거랑 무슨.. 탕이라고 하던데. 그거랑 마늘을 넣고 만든..." 모두가 엄청나게 뜨겁던지, 아니면 엄청나게 매운것들 뿐이었다. 먹구 흠뻑 땀이나 흘리라는 소린가? 레아드가 침대 옆에 쟁반을 내려 놓더니 담겨진 그릇 중에 하나를 론에게 건네주었다. 아마도 할멈이 준 이상망칙한 약재를 끓여서 만든 탕인듯 했다. 둥둥 떠다니는 검은색 기름들을 보고 마른침을 한번 삼킨 론은 옆에서 기대기대~ 라는 눈으로 자신을 쳐다 보고 있는레아드의 시선에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버릴 수도 없고.... 후룩.. 눈을 질끈 감고 탕을 한모금 마셨다. 입 안에서 뜨거웠던 탕은 식도를 타고가면서끈적끈적한 좋지 못한 느낌을 남기더니 몸 속안에서 마치 수백년간묵혀뒀던 술 처럼 화악 달아올랐다. 그 뿐이라면 좋을텐데 맛은 또 왜 이런건가? 술주정뱅이들이나 사먹을 싸구려 술보다도 더 저급한 맛이 혀를 거의마비시킬 지경이었다. 몸 안에서 미친듯이 거부를 하는 탓에 론은 하마터면위 안에 있는 것들과 함께 탕을 그대로 뱉어낼뻔 했다. 간신히 입을 막아참아내는데 옆에 있는 레아드가 두 손에 턱을 괴더니 론의 머리를 하얗게만들 정도로 환하게 웃으며 물어왔다. "맛있어?" 뭘 묻는거야? 당연히... "마, 맛있어." 맛있나 보다.. 계속.. ps:음하하. 300회 끊었습니다. ^^ 번호 : 25316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05 23:10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29--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 9 ) == 제 1장 4막 < 폭주. > ==--------------------------------------------------------------------- 푹 쉬고 하루면 나을 거라고 생각했던 론의 감기는 삼일이 지나고서도 나아지지 않았다. 이번 감기는 제법 독하네.. 라며 웃는 론이었지만, 시간이흐를수록 저택의 사람들은 점점 굳어 가는 얼굴을 숨기지 못했다. 론이 침대에 누운지 열흘째 되는 날. 론은 결국에 기네아를 비롯한 저택에 남아있는 펠리어즈들을 불렀다. "돌아가라고 한지가 언젠데 아직까지 이렇게 많이들 남아 있는 거야. 쳇, 전부다 감봉 감이야." 열명 남짓한 펠리어즈들을 돌아본 론이 희미하게 웃으며 투덜거렸다. 그런론의 말에 모두들 기분 좋게 미소를 지었다. 그 중에서 홀로 인상이 굳어있는 기네아가 한발 앞으로 나오더니 말했다. "검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올랐나?" "예. 피에서 나온 마력의 농도가 비상식적으로 높게 나왔습니다." "뭐, 예측하고 있었긴 하지만.. 확실해지니그거 나름대로 문제군." 론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더 말씀드릴게 있습니다." "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야?" "예, 마력의 농도 말입니다만.. 지나치게 높아 졌습니다." "시기가 시기니까. 이번엔 좀 특별한 거겠지. 그렇게 신경 안 써도 될 거야. 네, 다섯배 정도 오른 건 감안해야지." "사백배.. 올랐습니다." 론이 뜨악스런 표정으로 기네아를 쳐다보았고, 방에 모여 있던 펠리어즈전원이 경악에 물들었다. 론은 잠시동안 기네아를 믿지 못하겠다는 투로노려보다가 자신의 앞에 있는게 그 누가 아닌 기네아란 걸 깨닫고는 간신히 입을 열었다. "화.. 확실한 거야? 그거 정확해?" "여섯 번의 확인 결과.. 사실입니다." "..기절할 노릇이네. 내 피 한 방울이면 이 저택을 모조리 날려버릴 수 있 다는거 아냐." 기네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론은 잠시 멍청한 얼굴로 자신의 손을 쳐다 보았다. 그러다 물었다. "할멈은 뭐래?" "평상시처럼 대처하시랍니다." "그녀가 그렇게 말했다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겠지." 론은 허리를 펴고 고개를 들어 나머지 펠리어즈들에게 말했다. "좋아, 모두들 이번 일이 끝날 때까지 미도에 머무르는걸 허락하겠다. 기 네아를 따라서 일이 커지지 않도록 잘 행동해주길 바래. 만일의 사태를 위해서 할멈을 저택으로 불러들여라. 그리고 이 중 반은 서둘러 마을로 내려가서 상황을 설명하고 모두 대피시켜." "예!" 펠리어즈들이 무릎을 꿇으며 론의 명에 크게 대답을 하더니 재빠르게 각자의 일을 찾아 방밖으로 사라졌다. 론은 잠시 푹신한 침대에 몸을 파묻고는고개를 돌려 창 밖의 평화로운 풍경을 바라보았다. "스얀, 거기 있지?" "예." "레아드 좀 불러주겠어?" "직접... 말씀하시게요?" "응. 속인다고 속일수도 없는데다가 이젠 그렇게 하지 않기로 약속했으니 까. 부탁해." 스얀은 한동안 대답하지 않고 론을 바라만 보았다. 그러다 천천히 고개를끄덕였다. "예." "다들 무슨 일 있는 거야? 모두들 허둥대면서 문으로 가던데?" 허둥대며 달려가는 펠리어즈들을 복도에서 마주쳤는지 레아드가 방안으로들어오면서 물었다. "별 일 아냐. 뭐 좀 시킨게 있어서. 자, 이리와 앉아." 권해준 의자에 앉으면서 레아드가 물었다. "몸은 괜찮아?" "응, 많이 좋아졌어." "그런 거 같다. 얼굴도 많이 좋아졌는걸. 내일 정도면 걸을 수도 있겠어."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 론이 싱글싱글 웃으면서 대답했다. 레아드는 론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론이 이런 식으로 말을 꺼내는 건 분명 말하기 곤란한 일들을 꺼내 놓을 때하는 행동이다. "론, 나한테 할 말 있어?" "어? 아, 응. 좀 문제가 있어서.." "말해봐. 들어줄게." 고개를 끄덕이고 론이 말했다. "나 며칠 동안 저택을 나가 있어야겠어." "나가다니? 이렇게 아픈데?" "감기는 예전에 나았어. 지금 이렇게 누워있는건 다른 이유 때문이지." "무슨 이유?" "며칠간 제정신이 아니게 되거든." 당연히 이해하지 못한 레아드에게, 레아드가 이해할거라고 생각도 안 한론이 설명해 주었다. "내 몸 속에 마력이 흐르는 건 레아드도 알고 있지?" "응, 몇 번 보여줬잖아." "그게 문제가 된 거야. 일년에 한번 정도로 그 마력의 농도가 지나치게 짙 어질 때가 있는데 올해는 아마도 지금이 그 때인 거 같아." "제정신이 아니게 된다는 건 무슨 소리야?" "마력이 너무 강해져서 정신이 잠시 동안 나가버리게 되버리거든. 그러지 않으면 미쳐버리게 될 테니까." "그러니까.. 며칠간 정신을 잃는다는 말이지?" 론이 고개를 저었다. "정신을 잃는다는 건 맞는 말이지만, 몸은 마력 때문에 계속 움직여." "움직이다니.. 어떻게?" 론이 피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파괴.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박살내고, 불태우고, 소멸시키게 돼. 나 자신은 그 동안 정신을 잃어서 아무 것도 기억을 못하지만 말야." 왠지 자조적인 미소다. "그래서 저택에서 며칠간 나가 있으려고 해. 여기서 이틀 정도 떨어진 곳에 아주 깊은 계곡 하나가 있거든. 거기라면 미쳐 날뛰어도 아무도 다치지 않 을테니까." "...그래 온거야?" "응?" "19년 동안 계속 그래왔던거야?" 레아드의 눈빛이 심상치가 않다. "아, 그.. 별거 아냐. 난 기억도 안 나고.. 아프거나 한 것도 아니니까." "....." 레아드는 왠지 정감어린 눈으로 론을 바라보았고, 덕분에 론은 허둥거리면서 사정없이 뒷머릴 긁적였다. 그러고보니 예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던거같은데.. 언제였지? 생각을 하려는데 문득 향긋한 향과 함께 레아드의 얼굴이 바로 앞이었다. 깜짝 놀란사이 어느새 레아드가 론을 한번 안아주었고, 론이 붉어진 얼굴로 뭐라 말을 하려는데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 "이건 힘내라는 선물." "어.. 으.. 으응. 고마워.." "언제 계곡으로 가는 거야?" "그, 그게.. 빠르면 좋거든. 오후 중에 떠날 거야." "배웅해도 괜찮지?" "물론이야." 레아드를 부른 이유가 상황을 설명하고 저택에 남아 있어달라는 부탁을 위한 것이었지만, 론의 머리 속에는 지금 그런 생각이 떠오를 만한 공간이조금도 남아있지 못한 모양이다. 계속. 번호 : 25317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05 23:11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30--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3 0 ) == 제 1장 4막 < 폭주. > ==--------------------------------------------------------------------- "우와, 엄청 험하네. 자연적으로 이런 계곡이 만들어 질 수 있는 건가?" 땅 끝, 지옥까지 뚫어진거 같은 끝이 없는 절벽을 내려다보면서 레아드는아찔한 현기증을 느꼈다. 돌을 하나 들어 절벽 아래로 던져 보았으나 레아드의 초인적인 청각에도 불구하고 밑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미도에서 가장 깊은 계곡이야. 몸을 던진다고 해도 맨 끝까지 떨어지는데 노래 한 곡은 부를 수 있을 정도걸." "정말?"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레아드는 다시 한번 절벽을 내려다보았다. 끝없이아래로 펼쳐진 절벽을 타고 올라온 바람이 소름 끼치는 피리 소리를 내면서 론과 레아드의 몸을 훑고 위로 치솟았다. 슬쩍 고개를 돌려 뒤에 서 있는 펠리어즈들을 본 론이 싱긋, 웃었다. "그럼, 내려가 볼까?" 론의 말대로 예전에도 이곳에 몇 번 와본 적이 있었는지이미 만들어진 문을 통해 일행은 인간의 접근을 거부하는 절벽을 단 수십여초 만에 맨 아래까지 내려 올 수 있었다. 파아앗! 횃불에 불을 붙이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던 절벽 아래의 공간이 그 모습을 들어냈다. 언뜻 보기에도 엄청나게 넓은 공터와 절벽을 따라 끝없이 이어진 길들이 보였다. 고개를 위로 돌리니 도대체 얼마나 먼지도 모를 만큼이나 아득하게 위로, 실같이 가느다란 하늘이 보였다. "열흘치 식량과 물, 그리고 생활에 필요한 몇몇 물건들입니다." 커다란 짐을 내려놓은 기네아의 말에 론이 손을 저으며 웃었다. "열흘이나 이런 썰렁한 곳에서 있으라고? 차라리 악담을 해라. 악담을." "괜찮으시겠습니까?" "그건 내가 물어보고 싶은 말이야. 내 소관이 아니잖냐. 어떻게든 되겠지. 모두들 수고 했어. 그리고 나 없는 며칠간 좀 더 수고 해주고." "그럼, 저희는 이만." "뒷일, 잘 부탁한다." "예." 기네아와 남은 펠리어즈들은 싱긋 웃는 론에게 깊게 허리를 숙여 보이더니곧 문을 열고 절벽의 위로 사라졌다. 절벽 저편에서 차갑고 날카로운 바람이 불어오더니 론의 머리를 휘날리면서 어디론가 이어진 절벽의 길을 따라사라졌다. "여기서 열흘이나 있어야 되는 거야? 심심하겠다." 주위를 한번 돌아본 레아드의 말에 론이 미소를 지었다. 절벽의 아래엔 둘외에는 풀 한 포기 존재하지 않았다. "일주일 정도는 있어야 할거야. 그 이상이 안되길 빌어야지." "그럼 말야. 나 놀러올까?" "절대 사양이야. 별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아닐 테니까." "괜찮아. 그래도 론은 론이잖아." "그게.. 그렇게 되는 건가?" "그러니까 나" 론이 슬쩍 레아드의 입을 막았다. "그래도 안돼." 입을 막은 론의 손을 떼어낸 레아드가 팔짱을 끼며 투덜거렸다. "열흘이나 기다렸는데 또 열흘을 기다리라구? 정말 너무 하네. 요즘 할거 없어서 심심해 미칠 지경이라구." "기네아한테 검이라도 배워보는건 어때? 그 녀석 쌀쌀하긴 해도 한번 가르 쳐주면 확실한데." "나 죽는거 보고 싶은거지?" "설마, 그럴 리가.. 레아드한테 검을 가르쳐 줄 만한 실력을 가진게 기네 아 정도 밖에 없으니까 하는 소리야." 레아드가 흥~ 콧바람을 내었다. "아첨이라면 간지럽고, 농담 삼아 하는 말이라면 웃기지도 않아." 글쎄. 론이 어깨를 으쓱였다. 검술 만이라면 레아드를 웃돌 실력을 가진자는 이 미도에깔리고 깔렸다. 대륙의 사람들과는 다르게 언제 변종이 나타날지 모르는 미도이기에 펠리어즈 외에도 남자들은 틈틈이 자신을 수련하는게 미도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싸워서레아드를 이길 수 있는 자는 미도에서도 손을 꼽을 정도다. 일단, 마법이통하지 않으니 검으로만 싸워야 하는데, 레아드가 휘두르는 2m란 엄청난길이의 성검, 요루타를 막아낼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바위도 부수는 검을도대체 무슨 수로 막는단 말인가? "그럼 스얀한테 요리라도 배워보던지." "아, 그건 좋은 생각이야." 활짝 웃으며 론의 말에 맞장구를 쳤던 레아드는 잠시 론을 미심쩍은 눈으로 쳐다 보았다. "그거.. 무슨 생각으로 말 한 거야?" 론이 슬쩍 웃었다. "이른바. 신부수업이란 거겠지." "이 바보가!" 레아드가 크게 주먹을 휘둘렀지만, 론은 여유롭게 레아드의 주먹을 피하면서 쾌활하게 웃었다. 그러기를 두어 차례, 레아드는 하마터면 장난으로 날린 주먹이 그대로 론의 가슴을 때릴 뻔 하자 황급히 몸을 틀어 간신히 론을 피해냈다. 론은 숨을 몰아쉬면서 가빠오는 가슴을 누르고 있었다. "론, 괜찮아?" 걱정스런 얼굴로 레아드가 론의 옆으로 가 물었다. 론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레아드의 어깨에 얼굴을 묻더니 가쁜 숨을 정리했다. "한심하지..?" "한심하게 생각해 줘야 하는 거야?" "그러면 콱 덮쳐버릴거야." "안 한심해." 레아드는 빙그레 웃으며 자신의 어깨에 기대고 있는 론의 금갈색 머리를쓰다듬어 주었다. 론은 두 팔을 벌리더니 레아드를 안아버리려는 자세를취하다가 문득 멈칫.. 하더니 레아드의 두 어깨를 잡고 슬며시 뒤로 물러섰다. 아무래도.. 이대로 있다간 하루 종일 잡아 놓겠어. "늦었어. 위에서 다들 기다릴 거야." "으음, 식당 아줌마들이 맛난거 싸줬다고 하던데.. 저녁 먹고 가면 안돼?" "절대 안돼." "칫. 알았어." 론의 단호한 거절에 레아드는 투덜거리며 문 쪽으로 다가갔다. 문 앞에 선레아드가 뒤를 돌아 보았고 론은 미소를 지었다. "금방 괜찮아질 거야. 걱정 말고 저택에서 기다려. 다 끝나면 모란에라도 놀 러가자." "정말? 그래도 돼?" "바크가 뭐라고 하면 파업이라도 하지 뭐." 레아드가 킥 웃더니 말했다. "좋아, 약속이야. 일 끝나면 모란에 놀러 가는 거야?" "응." "기대할게." 레아드가 활짝 웃으며 문 안으로 들어갔다. 푸른색의 희미한 빛의 무리가레아드의 몸을 감싸며 밝게 빛났다. 시간의 틈에서 벗어난 마력은 순식간에 절벽 위의 공간과 문을 연결 시켰고, 레아드의 몸은 공간에 녹아들며론의 앞에서 서서히 사라져갔다. 그리고 곧 이어, 푸른색의 문이 깨지듯이사라지면서 정적과도 같은 어둠이 절벽 아래로 내려앉았다. 계속. 번호 : 25377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07 01:08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31--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3 1 ) == 제 1장 4막 < 폭주. > ==--------------------------------------------------------------------- "몸은 그래서 괜찮은게냐?" "예, 조금도 다치지 않았어요. 그렇게 해서 그 거미들의 여왕을 잡게 되었 거든요. 이 정도... 만한게 굉장히 흉칙하게 생겼는데 그 여왕이 죽으니까 놀랍게도 다른 거미들이 모두 돌 처럼 굳어버리더라구요." "스키토라의 뇌는 전부 여왕이 관리를 하니까 그런거다. 어쨌든, 저 나무는 변종이 아니란 소리구나." 아이리어의 뒤에서 미도를 지배하는 괴노파. 비하랄트는 창문으로 보이는,하늘을 향해 끝없이 치솟은 거대한 나무를 보며 말했다. 레아드가 어색하게 웃었다. "죄송해요. 저런걸 함부로 만들어내는게 아닌데.." "네가 하지도 않은 일에 사과를 하는건 예의가 아니다. 그리고 사과를 할 필요도 없고 말이다. 저 나무가 근처의 마력을 모두 흡수하니까 오히려 잘된 셈이지. 앞으로 저곳에선 변종이 생겨나지 않을테니까." "그렇게 되나요?" "변종이란건 마력이 한곳에 너무 많이 모여있으면 생겨나는 괴물 같은 것 이거든. 자연적으로 흐르는 마력에선 생겨나지 않지." 그러면서 그녀는 앞에 놓여져 있는 녹색의 차를 가볍게 들이켰다. 론의 집무실의 벽은 반 이상이 유리창으로 되어있어 낮이면 눈부실 정도의 밝은햇살이 방안을 가득 채운다. 찻잔을 내려 놓은 비하랄트는 눈길을 돌렸다. 몇년을 살아온건지 짐작도 못할 만큼이나 끝없는 지혜를 담고 있는 그녀의눈동자에 레아드의 모습이 비춰졌다. "머리를 잘랐구나. 잘 어울리긴 하는데.. 왜 자른게냐." 레아드는 손을 들어 자신의 머릴 한번 쓰다듬어 보고는 싱긋 웃었다. "론이 제가 여자 처럼 보인데요." 레아드의 말에 비하랄트가 코웃음을 쳤다. "그래서 자른게냐. 허튼짓을 했구나. 정령이란건 성별이란게 없지만, 굳이 구별을 하자면 여성 쪽에 가깝지. 여자 맞다." "전 남자라구요." "겨우 십수년의 기억으로 말이냐. 본질은 변하지 않는 법이야." 이해 할 수 없는 할멈의 말에 레아드는 뾰루퉁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론이 절벽 안으로 들어간지 어느덧 삼일이 지났다. 펠리어즈들은 기네아의명령 아래 철저하게 계곡 주위를 차단했고, 그 주위를 할멈의 강력한 마력의 벽이 감쌌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모자라는지 기네아는 근처 영지의주민들을 모조리 외곽 쪽으로 피신 시켰다. 설사 생각지도 못한 일이 터진다고 해도 그에 대한 만반의 준비는 확실했다. "아직은 마력의 흐름이 정상이야. 발작은 모레나 되야 시작하겠지." "평소보다 많이 늦는군요." "그 만큼 모아둔게 터지는거니까 각별히 신경을 쓰는게 좋을게다." "예." 비하랄트의 충고에 기네아는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집무실 문 밖으로 나갔다. 의자에 앉아 있던 레아드와 찻잔을 쟁반 위로 옮기던 스얀은 기네아가나가자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기네아씨는 왠지 무서워요." "사실은 착한 분이세요." 스얀이 웃으며 가지고 온 케익을 레아드의 앞에다 놓았다. 비하랄트는 스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저 아이 만큼이나 론을 위하는 녀석도 없지. 진정한 펠리어즈라고 할 수 있는 녀석이야." "하지만, 기네아씨 말고도 다들 론을 위해주잖아요." "흥, 기렌과 기네아. 그리고 여기 있는 스얀 정도를 빼면 나머지 녀석들은 전부 펠리어즈의 자격도 없는 것들이야. 원래 펠을 수호하는 펠리어즈는 단 세명이었다. 그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뜻이 희미해진거지." "고대의 이야기군요." "고대요?" 오래된 전설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레아드가 눈을 반짝이며 비하랄트와 스얀을 쳐다 보았다. 그 반짝반짝이는 눈에 스얀이 쓴웃음을 지으며 이야기를 해주었다. "사실, 펠이란 존재는 고대 이전에서부터 나타나게 되죠. 초대 펠이 누구 인지는 저도 모르지만, 대략 육천년 전부터 존재했다는 문서들이 있어요. 다들 이름이나 한 일들이 틀리게 적혀 있어서 가닥을 잡기가 힘들지만 시 기는 그 정도라고 생각되네요. 문서에 보면 펠이 거느린 세명의 펠리어즈 에 관한 이야기들이 적혀 있는데 고대 이전이라서인지 지금 저희들이 보 면 얼굴이 붉어질 정도예요." "왜요?" "그들의 능력은 지금 저희들 처럼 많은 수로 론님을 보좌하는 것이 아니었 거든요. 단 한명의 펠리어즈가 펠을 위해서 수십개의 국가를 멸망시켰다 는 기록이 있을 정도예요. 고대, 그것도 인간이 마력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다는 그 때에 홀로 그 정도의 일을 해낼수 있다니.. 세명도 많은 거죠." 우와아.. 레아드의 입이 자연스레 벌어지더니 닫힐 줄을 몰라했다. 하늘을가르고 땅을 뒤집는 마도사들이 판을 치는 그 때에 혼자서 수십개의 국가를 멸망시킬 힘이라니.. 도대체 상상이 가질 않았다. 비하랄트가 나직하게말했다. "전설은 시간이 흐르면 과장되고 왜곡되는 법이지만, 펠리어즈에 대한 설 명은 오히려 전설이 부족한 면이 있구나. 그녀의 압도적인 힘. 공포와 절 망, 허무와 혼돈을 수천년이 지난 지금 이해시키는건 불가능한 일이지." 그녀? 비하랄트의 입에서 나온 그녀라는 말에 레아드는 궁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녀라니? 알고 있다는 말인가. 궁금해진 레아드는 스얀이 아무런 질문도 하지 말라는 손짓을 함에도 불구하고 그걸 모른채 입을 열었다. "저, 할머니. 그녀라는게 누구.." 말을 하던 레아드는 깜짝 놀라서 입을 다물고 말았다. 갑자기 등에 소름이돋으면서 털이 쭈뼛쭈뼛 서는 느낌이 들었다. 스얀도 그걸 느꼈는지 다급하게 비하랄트의 안색을 살폈다. 하지만 의외로 비하랄트의 얼굴은 평온하기 그지 없었다. 그녀의 입가가 슬그머니 치켜져 올라갔다. "슬슬 발작을 하는가 보군." "방금 그게 론 때문이예요!?" "그 녀석이 아니라면 또 누가 있겠냐." 미친듯이 요동을 치는 주변의 마력에 레아드는 마른 침을 삼켰다. 론은 저택에서 이틀 거리라는 먼 곳에 있는데 그곳에서 일어난 마력의 파장이 저택까지 이렇게나 생생하게 전달 된 것이었다. 스얀이 다급한 마음에 자리에서 일어서자 비하랄트는 그런 그녀의 행동을 제지했다. "아직은 괜찮다. 이성이 남아 있는지 결계는 건드리지 않고 있으니까. 하 지만, 모레 까지는 버티지 못할거 같구나. 오늘 하루는 모두에게 푹 쉬라 고 전해두거라. 내일 부터는 지옥같은 밤샘일을 해야 할 테니까." "아... 예." "그리고 기렌을 불러두는게 좋겠구나." "기렌 님을요?" 무엄하게도 비하랄트의 말에 토를 단 스얀은 금방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는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죄, 죄송합니다." "됐으니까 기렌이나 부르거라. 이번엔 아무래도 기네아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들거 같구나." "예." 고개를 숙이면서 스얀은 식은땀을 흘렸다. 기렌이라니... 도대체 일이 얼마나 커지기에? 계속. --------------------------------------------------------------------- 요타 책으로 나왔습니다.(결국에...--;;) 음.. 저도 아직 구하진 못했네요. 거듭 부탁드리고 싶은 점은. 제발 한권만 사주세요... 라는게 아니고! ^^;;;;책방이던 친구에게 빌리던 해서 읽어주십사.. 하는 겁니다. 정말 많이 바뀌었거든요. 나쁜의미로서가 아니라 좋은 의미로서입니다. ^^간결해 졌다고 할까.. 진행을 스피디 하게 했고, 불필요한 부분은 자르고 넣고 해서 꽤많이 바뀌었습니다. 요타 재밌게 읽어 주셨다면 책으로도 함 읽어주세요. ^^제목은... 성검전설 - 내 이름은 요타 - 입니다. *_* 번호 : 25378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07 01:09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32--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3 2 ) == 제 1장 4막 < 폭주. > ==--------------------------------------------------------------------- "계곡의 결계를 강화시킨다! 마력 확보하고, 계곡 주위에 남은 사람들이 없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 하루가 지나고, 저택 안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는 소란함으로 가득 차버렸다. 기네아의 불벼락 같은 호령에 펠리어즈들은 번개처럼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일들을 처리했고, 시시각각 올라오는 수많은 정보를 담은 종이들은 발에 채일 정도였다. "제 1 결계 발동되었습니다!" 비명과 같은 시랑의 외침에 저택 홀에 모여있던 모두의 얼굴에 긴장감이돌았다. 미친 듯이 요동을 쳐대는 마력들, 살이 따가울 만큼이나 날카롭게변한 대기 중의 마력은 론이 발하는 거대한 힘과 결계와의 충돌이 얼마나엄청난지 알려주고 있었다. 기네아를 비롯한 모두는 신경을 바싹 곤두세운채 홀의 중앙에 떠있는 거대한 거울을 노려보았다. "슬슬 보이겠군." 비하랄트가 만들어 놓은 거대한 마력의 거울 안에는 레아드가 며칠 전에봤던, 계곡의 풍경이 담겨져 있었다. 절벽 위로 푸른색의 막이 덮어져 있었고, 그 아래로는 끝이 없는 어둠이 깔려 있었다. 한순간, 어둠 속에서빛이 번쩍였다. "....!" 강렬한 빛의 줄기가 절벽 위를 덮고 있는 벽과 충돌을 하면서 거울 안으로눈부신 빛이 뿌려졌다. 절벽을 구성하고 있는 거대한 벽이 빛과 결계와의충돌로 생겨난 막대한 에너지에 크림이 녹아 버리듯이 녹으며 붉게 변하더니 화염과 함께 절벽 아래로 쏟아져 내렸다. 눈부신 빛의 줄기는 곧 끝이났고, 활활타오르며 녹아 내리는 절벽과 그 위를 아슬아슬하게 덮고 있는결계가 다시 거울 안으로 나타났다. 결계를 확인한 시랑이 알려왔다. "7% 손상입니다만, 곧 복구 될 겁니다." 기네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비하랄트에게 말했다. "저 정도라면 열 다섯 개의 결계가 부서지기 전에 제정신으로 돌아오실 수 있겠군요." "글쎄." "제 2타! 옵니다!" 다시 한번 어둠 속에서 빛이 번쩍이더니, 사정없이 벽을 강타했다. 그 광경만으로도 충분히 놀랄만한 것이었지만, 빛은 방금 전 보다 특별히 위력이 강해졌다거나 한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모두의 얼굴에 안도의 기색이내려 앉는 순간, 비하랄트의 입가가 슬쩍 치켜져 올라갔다. "똑똑하군." "...이런!" 빛이 갑자기 궤도를 바꾸더니 절벽을 강타했다. 도저히 형용할 길이 없는무시무시한 굉음이 울려 퍼지면서 막대한 빛의 일격을 그대로 받은 절벽의벽은 순식간에 하얗게 백열화 하더니 붉게 변하면서 용암이 되어 터져나갔다. 빛의 줄기는 그걸로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궤도를 바꾸며 절벽을 강타 해댔다. 기네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결계의 기반 자체를 무너뜨리는 건가.." "1 결계는 포기해야 겠군." 비하랄트의 말과 함께 기반을 잃은 푸른색의 막이 갑자기 흐릿해지더니 그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다들 할 말을 잃었는지, 당황해하는 표정들이 역력 했다. 그런 가운데 레아드는 거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론..!" 거대한 절벽의 한편으로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작은 점 하나가 움직이고있었다. 비하랄트가 손을 젓자 거울의 빛이 흐릿해지더니 레아드가 바라보고 있던 지점이 확대가 되어 나타났다. 경악 성이 가미된 감탄성이 터져나왔다. "론님!!" "저, 저럴 수가!"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물체라도 태워버리고, 거부하는 자는 녹여 버리는용암이 강처럼 흐르는 가운데, 론이 그 위를 걸어 나오고 있었다. 론의 발이 용암을 차고 위로 오르는 순간, 불길이 터져 나오면서 론의 몸을 감쌌다가 다시 사그라들었다. 그렇게 절벽을 걸어 나오던 론이 문득,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러더니 갑자기 고개를 치켜세웠다. 거울을 보고 있던 모두의 시선과 론의 시선이 거울을 가운데 두고 마주쳤다. "누.. 눈치챈 건가? 말도 안 되는 짓을.." 기네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론의 손이 들리더니 거울을 향했다. 론의 입이 벌어지고 기합성과 같은 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거울의 표면이 검게 변해가더니 산산조각으로 깨어져버렸다. "제법이군. 미친 주제에 마력을 다루는건 일류 마도사 못지 안잖아. 1 결 계는 십분을 좀 버텼나? 나머지 열 네개는 좀 더 튼튼하니 이틀 정도는 버티겠군." 찬물을 끼얹은 듯한 홀안으로 비하랄트의 음성이 울려 퍼졌다. 그녀는 난생처음 보는 거대한 힘들의 충돌로 넋이 나가버린 펠리어즈들을 돌아보더니쓴웃음을 지었다. "저게 진짜 힘이라고 생각들 하는 거라면 크게 착각하고 있는 게다. 녀석의 힘은 지금 방금 보여준 거 정도가 아냐." "하지만.. 여태까지와 너무나 다르지 않습니까?" 기네아의 물음에 비하랄트는 대답은 잠시 뒤로 미루고, 펠리어즈들을 한번돌아보았다. "그래, 지금까지 너희들에게 보여줬던 그런 애들 장난 같은 힘과는 차원이 다른 힘이지." 그녀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는 진정한 펠이니까." - 크아아아아아아! 번쩍! 거대한 빛의 줄기가 사정없이 푸른 막을 후려치면서 태양이 지상으로 내려오기라도 한 듯이 엄청난 양의 빛을 뿌렸다. 굳이 거울을 보지 않아도, 창밖으로 저 멀리서 빛들의 요란한 광란이 벌어지는게 보였다. 레아드는 아무도 없는 어두컴컴한 홀 안에서 조용히 거울을 바라보았다. 거울 저편으로 지성을 지닌 인간이라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는 야수가 울부짖으며 자신을 구속하는 벽을 부수고 있는게 보였다. 제 4 결계.. 이미 론은3개의 결계를 부순 후였다. "....." 펠리어즈들은 지금 이 상황에서 무력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모두 저택 밖으로 나가버렸다. 결계를 더욱 강화시킨다던지, 지형을 험하게만들어 론의 발을 단 일초라도 더 묶어 두려는 생각들인 모양이었다. 레아드는 홀의 바닥에 앉아 무릎을 모아 안고는, 그 위에 턱을 괴고 조용히 거울을 노려보았다. 론의 얼굴을 하고, 론의 옷을 입고, 론의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는... "....." 콰쾅! 주먹과 벽이 충돌하면서 놀랍게도 푸른색 막의 표면에 수천 개의 금이 생겨났다. - 으아아아! 벽이 주위의 마력을 흡수하며 재빨리 원 모습대로 돌아가려 하자, 녀석은재빨리 벽에 손을 얹더니 커다란 외침과 함께 있는 힘껏 벽을 밀어 내었다. 한번 생겨난 금은 그 막대한 힘을 막아내지 못하고 점차 사이가 벌어졌고, 기어이 산산조각, 깨어져 버렸다. - 크크크.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깨어진 벽을 걸어나오는 녀석. 레아드는 그런그를 아무 말 없이 쳐다보았다. 문득, 녀석이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돌렸다. 예외 없이 녀석과 레아드의 눈이 마주쳤다. 녀석의 입가가 일그러졌다. 누군가가 계속해서 자신을 훔쳐 보는게 마음에 안든 모양이다. - 캭! 손이 뻗어왔고, 거울의 표면이 촤착! 갈라졌다. 그 사이로 수백, 수천명의론의 모습이 크게, 작게 비춰졌다. 그리고, 거울은 벽과 같이 산산 조각으로 깨어지며 그 파편들을 홀 안으로 뿌려대었다. 원래 마력으로 만들어졌기에 깨어진 거울의 파편들은 곧 백색의 입자로 돌아가더니 대기 중으로흩어져 버렸다. "....." 거울이 깨어지고, 완벽한 어둠에 휩쌓인 홀의 바닥에서.. 레아드는 무릎사이에 얼굴을 파묻었다. 하루 종일 보아온 론의 얼굴이 머리 속에서 맴돌았다. 파괴.. 오직 파괴만을 낙으로 삼는듯한 그 잔인한 얼굴... '그게 론이라고?' 계속.. ps: 자자~ 계속 갑시다. :) 번호 : 25506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09 01:01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33--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3 3 ) == 제 1장 4막 < 폭주. > ==--------------------------------------------------------------------- 밤 사이 열한개의 결계가 론에 의해서 깨어졌다. 이젠 론이 내뿜는 마력이단순히 느낌으로만 전해오는게 아니라 땅을 흔들고 바람을 일으킬 정도였다. 요동을 치는 테이블 위의 꽃병이 요란스레 울리자 레아드는 얼른 꽃병을 들어서 땅에 내려 놓았다. 꽃병에 모였던 시선들이 다시 비하랄트에게로돌아갔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모두들 눈치를 챘겠지만, 론 녀석. 시간이 갈 수 록 점점더 강해지고 있다. 나머지 네개의 결계는 비록 내가 만든거라고는 하지만 오늘 저녁을 넘기기 힘들게다. 아니, 그 전에 깨어질지도 모르지." 모두의 얼굴에 참담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기네아가 한발 앞으로 나오더니 말했다. "모두들 열심히 했다. 비록 론님을 막아내진 못했지만, 더 이상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결계는 포기한다." 레아드는 아연한 눈으로 기네아를 쳐다 보았다. 결계를 포기 한다고? 그러면... "로.. 론이 밖으로 나오면 어쩌게요!?" 저런 엄청난 힘이 결계를 벗어나 무방비의 미도로 나온다면..? 레아드의 다급한 물음에 기네아는 고개를 저었다. 그 뜻이 뭘 의미하는지깨달은 레아드가 놀라서 소리쳤다. "말도 안돼! 그냥 놔두겠다는 말이예요!?" "그 수밖에는 없잖습니까." "만약에 론이.. 론이 마을을 덮친다면..?" "주민들은 미도 외곽 지역으로 대피시켰습니다. 거리가 꽤 있으니 론님이 그곳까지 갈 일은 없겠죠." "만약에.. 만약에요!" "미도 사상 최악의 살육이 일어나겠지." 비하랄트가 차가운 냉소와 함께 말했다. 레아드는 그런 비하랄트를 노려보았다가 뭔가 생각이 났는지 그녀에게 말했다. "할머니는 고대의 마도사셨잖아요..? 분명 론을 막을 방법을 알고 계시죠? 그렇죠!?" "죽여서라면 가능하겠지." 레아드의 얼굴이 돌 처럼 굳는 가운데, 비하랄트가 말했다. "레아드야. 얘야, 지금 론은 터지기 직전의 둑과 같단다. 저항하는 힘이 세면 셀수록 론은 점점 더 강해질게다. 이대로 놔두면 미도의 일부분을 태우는 정도로 끝나겠지만, 더 이상 강해지면 대륙까지 그 불길이 뻗어 나가게 될거야. 론을 죽이는건 가능하지만, 잡아두는건 불가능 하단다." "....." 침울해진 얼굴로 레아드는 고개를 숙였다. 잠시, 입을 다물고 있던 기네아가 모두들 돌아보며 말했다. "모두들 지금 당장 이 일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와라. 원하는 자는 미도를 떠나는 것도 허락한다." "예!" "휴우.." 맥이 빠진 시랑은 책상에 길게 엎드리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평소에 무적이라고 생각해 왔던 선배들 조차도 아연해지며 할 말을 잃을정도로 론은 대책 없이 강했다. 저게... 진짜 로느 아이리어 펠의 모습. 자신들의 주인의 진정한 모습인 것이다. 거의 삼일 동안 잠 한숨 못잔 시랑은 피곤에 지친 몸을 책상에 기대면서창 밖을 바라 보았다. 어느덧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과 그 하늘에 빨갛게물든 구름들이 보였다. 저녁.. "....?" 문득 시랑은 시선을 돌렸다. 무슨 소리가 들려온거 같은데.. 착각인가? 귀를 기울여 보았지만, 소리는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대신에 계단을뛰어 내려오는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시랑이 갑자기 킥, 웃었다. 저렇게 요란한 발소리를 내면서 달려다니는건 시랑이 아는 사람 중에단 한명 뿐이었다. "시이라아아앙!" 그 한명이 문을 벌컥 열더니 쌔액쌔액, 숨 소리가 들려올 만치 격렬하게숨을 몰아쉬면서 열려진 문 앞으로 나타났다. 당연하게도 모습을 드러낸건파유였다. 파유는 얼마나 열심히 달려왔는지 땀을 흘리고 있을 정도였다. 론님이 드디어 결계를 모두 뚫으신건가.. 파유가 가지고 왔을 그 놀랄만한 일을 미리 짐작해보면서 시랑은 자리에서일어섰다. "무슨 일인데 그렇게 시퍼런 얼굴로 달려온거야? 에구, 땀까지 흘리네? 자 이걸로 닦" "하아.. 하악.. 따라왓!" 손수건을 건네주려고 시랑이 내민 손을 덥썩 잡더니 파유가 그야말로 바람과 같이 밖으로 튀어 나갔다. 시랑은 하마터면 그대로 땅에 구를 뻔 했지만, 예전에도 이런 일이 몇번이나 있었는지 간신히 균형을 잡고는 파유를뒤따라 갈 수 있었다. 달리면서 시랑이 소리쳤다. "무슨 일인데 그래!?" "..레.. 레아드님이..!" 너무나 숨이 찬지 파유는 말을 잇지 못했다. 대신 어느새 다다른 저택의중앙 현관을 나서자 앞으로 펼쳐진 모습들이 파유가 이렇게나 당황하며 달려온 이유를 말해주고 있었다. "레아드님!?" 놀라서 외치는 시랑을 한번 힐끔 쳐다 보았던 레아드는 미도에 와서 거의꺼내질 않았던 자신의 붉은 성검을 치켜 세우며 자신의 앞으로 길을 막고있는 사나이를 노려 보았다. "당장 문에서 비켜요!" "그럴수 없다고 이미 말씀드렸을텐데요." 기네아가 차갑게 대꾸했다. 레아드는 이를 갈면서 외쳤다. "어째서 가지 못하게 하는거죠? 난 펠리어즈도 아니고 미도의 사람도 아니 란 말입니다! 기네아씨의 말을 들을 이유는 없어요!" "가셔서 뭘 어쩌겠다는 겁니까? 펠리어즈 전원이 덤벼도 상대도 안 될텐데, 저 하나 이기지 못하는 당신이 뭘 할수 있다고 가겠다는거죠?" "그러면 이대로 론이 수천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죽이게 놔두란 말이예요!?" "수만이던 수십만이던 전 대륙의 인간이 모조리 죽는다 해도 당신을 보내드 리진 못하겠습니다. 론님에게 당신은 소중한 존재니까요." 크윽! 레아드가 매서운 눈으로 기네아를 노려 보았다. 하지만, 기네아는그런 레아드의 눈을 가볍게 흘려버릴 뿐이었다. 문득 시선을 돌리던 레아드의 눈에옆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시랑과 파유의 모습이 들어왔다. 레아드가 기네아에게 소리쳤다. "마지막 경고예요! 지금 당장 문에서 비켜나지 않는다면 힘을 써서라도 지 나갈 겁니다!" "절 이길 수 있다면 잠자코 보내드리죠." "하앗!" 레아드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검을 들더니 기네아에게 뿌렸다. 일말의망설임도 없는 그 일격에 기네아는 가볍게 몸을 뒤로 뛰어서 피해냈다. 기네아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단검을 뽑아들었다. 순간, 레아드가 갑자기 몸을 틀더니 옆으로 달려갔다. "이런..!" 당했다!기네아가 놀란 사이, 기네아보다 몇배나 놀라고 있는 시랑과 파유는 자신들에게 달려오는 레아드의 모습에 기겁을 하고 말았다. 검을 들고달려오는 레아드의 모습이 꽤나 흉흉했는지 시랑은 급히 옆에 있는 파유를옆으로 밀어냈다. 그 순간, 레아드가 시랑을 덮쳤다. "시랑-!" 땅에 쓰러졌던 파유가 급히 고개를 돌렸다가 하얗게 질려버렸다. 어느새레아드가 시랑의 뒤에서 시랑의 목에 검을 들이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파유가 놀라서 일어서자 레아드가 파유에게 외쳤다. "파유, 너 론이 있는 곳까지 문 열수 있지?" "그.. 그런.." 파유는 고개를 돌려 기네아를 보았다. 사나운 표정의 기네아가 고개를 저었다. 절대 문을 만들지 말라는 무언의 신호에 파유는 가늘게 떨리는 입으로간신히 말했다. "저.. 저는 못해요." "거짓말!" "정말이예요, 제발 믿어..아악! 시랑!" 갑자기 덥썩, 시랑의 목을 잡은 레아드가 검을 바싹 시랑의 목에 가까이가져갔다. 얇게 베인 시랑의 목에서 피가 흘러 나오자 파유는 말을 하다가비명을 지르면서 자신의 입을 틀어 막았다. "거짓말 하지마! 할 수 있잖아!" "하.. 할게요! 할테니까 제발 시랑을" "그만둬!!" 엉겹결에 손을 뻗어 문을 열려고 하던 파유는 기네아의 불벼락 같은 호통에 깜짝 놀라며 손을 멈췄다. 파유가 주문을 그만두자 기네아는 고개를 돌려 레아드를 노려 보았다. 평소라면 살기와 냉기가 도는 그 눈길에 레아드는 저도 모르게 눈길을 피했겠지만, 레아드의 붉은 눈동자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기네아의 검은 눈동자를 마주 보았다. 계속.. ps:늦었네요. --; 글 끝나고 하는 잡담 중의 반이 이 말 아닐까요. '늦었네요. 죄송함다..' ^^;번호 : 25507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09 01:01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34--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3 4 ) == 제 1장 4막 < 폭주. > ==--------------------------------------------------------------------- "그 검 당장 거두십쇼. 아이에게 무슨 짓입니까?" 살기가 먹히지 않자, 기네아가 이번엔 조심스레 말을 걸어왔다. 하지만 레아드는 막무가내였다. "론이 이대로 수만 명이나 죽이는 살인귀가 되도록 놔둘 참이에요? 아무도 막지 않는다면 저 혼자서라도 막겠어요!" "말을 못 알아듣는 겁니까? 수가 있었다면 벌써 저희가 했을거 아닙니까." "그렇다고 그냥 놔둘 수는 없어요! 파유, 당장 문 열어!" 레아드의 고함에 깜짝 놀란 파유는 어쩔 줄 몰라하며 시선을 레아드와 기네아에게 번갈아 보냈다. 기네아는 절대 불가라는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 "장난은 거기까지 하시죠. 설마, 시랑을 베기라도 할 참입니까?" 지지않고 레아드가 싸늘한 살기를 뿜어대며 소리쳤다. "론의 손에 죽을 수만 명과 시랑 하나. 내가 뭘 선택할거라고 생각하는 거 죠!? 당장 열지 않으면 베어버리겠어! 파유!! 문 열어!!" "저.. 전.." 기네아와 레아드와 시랑의 시선을 받으며, 파유는 파랗게 질린 채로 부들부들 떨었다. 그러다 결국 파유가 손을 들었다. "죄송해요!" 파유의 손에서 푸른빛이 뿜어져 나왔고, 순식간에 파유의 앞으로 사람 하나가 지나갈 푸른색 문이 생겨났다. 레아드는 기네아를 견제하면서 파유의옆으로 다가갔고, 파유의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는 시랑과 파유와 함께 문안으로 몸을 날렸다. 마력에 녹아든 셋이 하늘로 솟아올라 계곡 저편으로사라져 가는걸 바라보며 기네아는 가볍게 한숨을 토해냈다.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군..." 슈아앙.. 숲의 한편에서 커다란 푸른색의 문이 열리더니 레아드와 파유, 시랑의 모습이 그 안에서 나타났다. 레아드는 가볍게 땅에 착지하면서 주위를 살폈고, 파유는 상의가 온통 피에 젖은 시랑의 모습에 기겁을 해서 시랑에게달려갔다. "시, 시랑! 괜찮아?" "어.. 응. 조금 베인 거 뿐이야." "정말.. 정말 괜찮은 거지?" "괜찮다니까." 다친 건 자신이고, 걱정을 받아야 하는 것도 자신인데도시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주변이 안전하다는걸 확인한 레아드가 둘에게 다가왔다. "아... 저.." 조심스레 말을 꺼내려는데 파유가 두 팔을 벌리더니 시랑의 앞을 막아섰다. 매서운 눈길, 용서 할 수 없다는 파유의 얼굴에 레아드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미안. 상황이 급해서 그랬어." "상황이 급하면 사람을 죽이나요? 상황이 급하면 그래도 되는 거예요!? 정 말로 시랑을 죽이려고 했잖아요!" "아, 아냐. 그럴 마음으로 말을 한게 아니었어." "거짓말!" 어느새 파유의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하기야 레아드가 내뿜던 살기나 그때 말을 한 것들이 너무나 실감이 나서 파유가 이렇게 생각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뒤에서 파유를 올려다보던 시랑이 넌지시 말을 했다. "저기, 파유? 나 상처 안 치료해 줄 거야?" 이대로 놔두면 파유가 속이 풀릴 때까지 레아드를 욕할 거 같은 마음에 시랑이 적당한 선에서 중재를 서 주었다. 파유는 시랑의 말에 눈물을 닦다가깜짝 놀라 뒤로 돌더니 시랑에게 치료 마법을 걸어주기 시작했다. 주문에열중하기 위해서 파유가 눈을 감자 시랑이 그 틈을 타서 레아드에게 싱긋미소를 지어 주었다. "목.. 괜찮아?" "조금 아프긴 하네요." "미안.." "아, 괜찮아요. 연기인지 알고 있었거든요. 기네아님도 알고 계셨을 테고. 바보처럼 파유만 속은 거죠. 그렇다고는 해도 아까는 정말 섬뜩했어요." 시랑의 말에 레아드는 얼굴을 붉히며 볼을 긁적였다. 그러다 주위를 돌아보더니 서둘러 말했다. "사과는 나중에 할게. 그보다 빨리 저택으로 돌아가 줘." 긴장된 레아드의 얼굴에 시랑도 눈을 가늘게 뜨며 주위를 돌아보았다. 파유가 틀리지 않고 제대로 왔다면 이곳은 열 다섯 번째 결계의 바로 밖. 결계 하나를 경계로 저 편에 론이 있는 그런 곳인 것이다. 팽팽하게 당겨진 마력이 살을 아릴 정도였지만, 유난히 마력 쪽에는 재능이 없는 시랑은 레아드가 이렇게나 긴장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목의상처를 대충 치료한 파유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론 님이.. 바로 근처에 계셔. 시랑, 우린 빨리 돌아가자. 응?" "바보 같은 소리. 레아드님을 두고 우리만 간다는게 말이 돼?" "아냐, 그렇게 해." 둘에게 다가온 레아드가 파유를 바라보았다. 파유는 조금 겁먹은 표정으로레아드의 시선을 피했다. 조금 전에는 너무나 화가 나고 무서웠던 나머지그렇게 폭언을 퍼부었지만, 시랑의 상처를 치료하면서 화가 가라앉자, 자신이 한 일들이 얼마나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것인가를 깨달은 거였다. 뭐라 한마디 들을 각오를 단단히 하며 파유가 마음을 진정시키는데 레아드가 다가오더니 갑자기 손을 뻗었다. "읏." 움찔거리며 뒤로 물러서던 파유는 어느새 자신의 손이 레아드의 손에 잡혔다는걸 깨닫고는 슬쩍 눈을 떠보았다. 레아드가 미안하다는 얼굴로 자신을바라보고 있었다. "시랑을 괴롭혀서 정말 미안해. 앞으로는 그런 일 없을 테니까 이번 한번만 용서해 줘." "아.. 저기.." "용서해 줄 거지? 응?" "아..예." "고마워. 역시 파유야." 레아드가 보기에도 미안할 정도의 밝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놔주었다. 그리고는 둘에게서 몇 발자국 떨어진 곳까지 물러났다. "자, 그럼 둘은 지금 당장 저택으로 돌아가." 놀라며 파유가 외쳤다. "레, 레아드님은요?" "론을 만나러 왔잖아. 만나봐야지." "무슨 수라도 생각하고 계신 거예요?" "아니. 일단은 그냥 부딪칠 생각이야." 무책임, 무대포, 무계획. 레아드의 장점이라고 볼 수 없는 성격이 여실히드러나는 상황이었다. 파유와 시랑은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레아드를 쳐다보더니 외쳤다. "론님의 힘을 보셨잖아요! 잘못하면 죽게 된다구요!" "걱정마. 이래봬도 난 정령이라고. 그것도 거의 신 급의." 문제라면 조금도 힘을 못 사용한다는 거지만... 전혀 믿음직한 말이 못되었는지 파유와 시랑은 떫은 표정이 되었다. 레아드는 둘의 그런 표정에 으악 소리를 질렀다. "하여간 돌아가라구! 정령이니까 그렇게 쉽게 죽진 않는단 말야!" 그건 사실이었다. 정령은 의지로 이루어진 존재. 의지를 가지지 못한 일반타격으로는 조금의 상처도 입지 않는다.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파유는레아드의 말을 이해했는지 시랑의 소매를 잡아 당겼다. "레아드님의 말이 맞아. 일단 우린 피하자." "뭐? 하지만.." "이대로 있으면 우린 론님한테 100% 죽게 된단 말야!" 파유와 레아드를 번갈아 보던 시랑은 곧 고개를 끄덕였다. 시랑이 말했다. "그.. 그럼 저흰 돌아가 보겠습니다." "응. 목은 미안했어." "그보다 제발 조심해주세요. 만약에 레아드님 몸에 무슨 일이라도 나면 정 말 론님은.." "아아~ 괜찮다니까 그러네. 빨랑 가기나 하라구." 시랑이 낯간지러운 말을 꺼내려 하자 레아드가 황급히 손을 저으며 말했다. 파유가 억지로 시랑을 끌고 가자 레아드는 둘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였다. 곧 둘의 모습은 숲 속 저편으로 사라졌다. "좋아, 그럼." 빙글, 뒤로 돌아 결계를 노려보며 레아드가 여지건 몸에 쌓아뒀던 살기를마음껏 분출시켰다. 마력이 흐르는 땅, 미도에 와서 그런가? 최근엔 살기나 마력 등을 어느 정도 조절하는게 가능해졌다. - 크아아아아아~!! 레아드의 살기에 대한 반응은 금새 돌아왔다. 멀리서 론의 울부짖음이라고생각되는 거대한 울음소리가 들려오더니 곧이어 레아드의 주위로 엄청난양의 마력들이 바람처럼 휘날려 왔다. 몸이 찌릿찌릿 할 정도로 암울하고음침한 마력들이었다. "....어라?" 기분을 나쁘게 하는 마력의 사이에서 문득 레아드가 고개를 들어보았다. 머리 위로 저 멀리 반원을 그리는 청색의 결계가 보였다. 기분 탓인가? 왠지 반원이 안으로 굽혀져 보인다. 그러고 보니 결계 안에 있을 론의 마력이 이렇게나 직접적으로 느껴지는것도 또 이상한 일이었다.. "......." 마른침을 삼키며 레아드는 머리에 떠오르는 당혹스런 의문을 아무도 듣는이가 없는데 소리치고 말았다. "여기.. 혹시 결계 안!?" 계속.. ps: 음훼훼. 4권 끝냈습니다. 거의 절반(은 조금 심하고 35% 정도..) 다시 썼습니다. --;완전히 다른 글이 되어가고 있군요..;5권은 50%. 6권은 70% 정도인가... 날 죽여라앗~! 번호 : 25550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10 01:42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35--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3 5 ) == 제 1장 4막 < 폭주. > ==--------------------------------------------------------------------- 레아드는 재빨리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가장 먼저 떠오른 의문점은 이거였다. '여기는 결계 안인가?' 답은 맞다. 그러면 두 번째 질문이 떠오른다. '결계 안으로 어떻게 이동해 온 거지?' 이유는 모르지만 어쨌든 여긴 결계 안이니까 그런 거 몰라도 지금 상황이랑 전혀 상관 없음! 세 번째 질문! "여기서 어떻게 나가란 말이야아!" 콰아앙! 엄청난 빛의 소용돌이가 하늘로 뻗어 올라가더니 하늘을 가로막고 있는결계와 충돌을 하면서 요란스레 터졌다. 목을 완전히 꺾어서 그걸 바라보던 레아드는 잠시 멈칫거리더니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며칠만에 만난 인사치고는 정말 요란하네." 결계를 맞고 되튕겨지며 날아오는 무시무시한 불꽃의 아우성을 바라보며레아드는 건성으로 두 팔을 뻗어 몸을 가렸다. 순간, 불꽃이 레아드와 그근처 지역을 덮었다. 콰아아앙! 나무를 순식간에 재로 만들고, 바위를 녹이고, 땅을 불태우는 무시무시한열량이 터져 나오면서 주위는 새하얗게 백열되었다. 폭우가 쏟아질 때 산을타고 흐르는 흙탕물 마냥 하얗게, 붉게 변한 바위와 흙들이 원래는 자신들이 물이었다는 걸 주장이라도 하는 것처럼 레아드의 주위를 흘렀다. 레아드는 흐르는 용암을 피하고는 주위를 돌아보았다. 지옥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면 더 이상 바랄게 없는 풍경. 너무나 극심한 온도에 버티지 못한 나무가 폭탄이라도 되는 냥 산산 조각으로 터져 나가고, 하늘은 온통 검은 연기로 뒤덮여 버린다. 이런 와중에 야수의 비명소리까지 들려오면 참으로 어울릴텐데. - 크아아아아!! 분위기 하나는 확실하게 잡아주는 녀석이란 말이야. 레아드는 타오르는 붉은 용암만큼이나 붉은 자신의 검을 두 손으로 잡으면서 앞을 노려보았다. 마력을 느낄 수 있다는 건 이럴 때 여러모로 편리하다. 상대가 어느 방향에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지 정확히 알 수가 있거든. "와랏!" 도저히 인간이 존재 할 수 없을 거 같은 용암과 화염 속에서 붉은 그림자가튀어나오자 레아드는 사정 볼 거 없이 검을 앞으로 날렸다. 녀석을 감싸고있던 불길이 사그라 들면서 녀석의 눈이 찰나의 순간, 레아드와 마주쳤다. 레아드는 검을 날렸고, 녀석은 팔로 검을 후려쳤다. 쾅! 뭘로 만들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날카로운 날이 서 있는 검과 인간의 뼈와 살로 이루어진 팔이 부딪쳤건만 터져 나오는 건 폭발음이고 나가 떨어지는 건 레아드다. "쳇!" 허공에서 들고양이처럼 유연하게 몸을 비틀어 땅에 착지한 레아드가 찢어질거 같은 손아귀의 고통에 신음 대신 혀를 차 보였다. - ..... 자신의 일격을 막아낸 레아드가 놀라웠는지 녀석은 조심스런 몸놀림으로그 자리에 멈춰 섰다. 레아드는 저린 손목을 주무르면서 녀석을 쳐다 보았다. "건강해 보이네." 거의 일주일만에 만난 론의 모습에 레아드가 내린 간략한 결론이었다. 수십개의 산과 계곡을 무너뜨리고, 불로 태우고, 녹여버린 녀석이니 건강하지 않을 리가 없지. 레아드는 녀석이 덤벼오지 않자, 찬찬히 론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이런 지옥 같은 주변 모습만 아니라면 평상시와 다를 바가 없는 모습. 특별히 미쳤다거나 정신이 나간 걸로 보이진 않는다. 단지, 자신을 바라보는론의 두 눈이 인간의 것이라고 생각하기엔 너무나 살기 등등하다는거 정도? 그러고 보니 이런 용암과 불길 속에서 옷이 안탄 것도 이상하다. "....너.." 검을 들고 바싹 긴장했던 레아드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지금... 지금혹시. "인간이 아니구나?" 설마한게 그대로였다. 말을 한다? 분명히 론의 목소리였다. 레아드는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어 가지고는 론을살펴보았다. 미친게... 아니었어? "...론?" "론? 그게 내 이름인가?" 기억은 없는 건가? 레아드는 일단 상대가 말이 통하자 검을 느슨하게 잡았다. 예정에 없는 일이긴 했지만, 말을 하다니. 이성이 있다란 소리잖아. 레아드는 슬쩍 고개를 끄덕였고, 녀석은 자신의 이름을 알았다는 사소한만족을 했는지 피식 웃었다. "론이라.. 계집애 같은 이름이군." 론이란 이름 어디가 어때서 계집애 같은 이름이 되는지는 잘 모르지만, 레아드는 일단 안심했다. 웃는다. 녀석이 웃었다. 세상에 웃을 수 있는 존재가 위험한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물론, 속마음을 감추고 미소를 지으며 등뒤엔 칼을 품는 녀석도 있긴 하지만, 지금 론이 짓고 있는게 무슨 의미로 지어지는 미소인지 모를 정도로 레아드는 둔하지 않았다. "저..." "뭐냐?" 넌지시 레아드가 입을 열자 날카롭게 녀석이 되물었다. 최대한 상대방의성격을 긁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레아드가 극저자세로 물었다. "괜찮..으세요?" "뭐가 말이냐." "팔이요. 아까 제 검에 베였잖아요." 녀석이 오른 팔을 들어 보였다. 놀랍게도 검과 부딪쳤는데도 불구하고 녀석의 팔에는 상처는커녕 옷에 흠집조차 나있지 않았다. 자신의 팔을 레아드에게 확인시켜주고는 녀석이 싱겁다는 투로 말했다. "그 실력으로 내 몸에 상처를 내려 하다니, 그건 굉장히 무리한 꿈인걸." 내.. 내 실력 안되는건 나도 안다구. 괜히 길게 늘여서 말하지 말란 말이다! 어쩐지 예전의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녀석이었다. 레아드는 울그락붉으락 해져서 녀석을 쳐다보다가 녀석이 흥미롭다는 투로자신을 바라보자 얼른 안색을 고쳤다. 녀석은 레아드에서 시선을 위로 옮겼다. "그나저나, 저 놈의 결계 도대체 누가 만든 거지? 아무리 쳐대도 흠집하나 생기지 않는군. 이 세계에 날 가둘 수 있는 결계를 만들어낼 정도의 굉장 한 녀석이 있는 건가? 조금 열받지만, 나름대로 즐겁겠어." 녀석이 손을 들어 올렸다. 주위의 마력들이 급속하게 옆으로 물러나면서녀석의 몸에서 무럭무럭 짙은 농도의 마력들이 피어올랐다. 그 엄청난 양의 마력에 레아드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핫!" 공간이 비틀어지고, 찢어지면서 근처의 용암들이 압력에 바다가 갈라지는것처럼 양쪽으로 퍼져 나간다. 그리고 그 사이로 녀석이 방출한 거대한힘의 빛줄기가 뻗어나가더니 몇 km나 멀리 떨어져 있는 저편의 결계와 충돌하고는 무시무시한 빛과 함께 터졌다. "쳇, 역시 안되네. 직접 가서 때려 부수는게 빠르겠다."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화염과 먼지와 연기 속에서 매끈하게 반짝이며 빛을발하는 결계가 모습을 드러내자 녀석이 혀를 찼다. 녀석이 성큼 앞으로 걸어가자 깜짝 놀란 레아드가 그 앞을 막아섰다. "자, 잠깐만요." "뭐냐, 더 할말이 있는 거냐?" "부탁이에요, 제발 결계를 그냥 나둬요." "무리한 부탁이군." 녀석은 레아드의 옆을 지나쳐 지나가려 했고, 이번엔 레아드가 검을 치켜세우며 다시 앞을 막아섰다. 녀석의 눈가에 싸늘한 살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비키지 않는다면 나와 싸울 생각이라고 판단하겠다." "결계. 그냥. 놔둬요." 레아드도 지지 않고 검을 치켜세웠다. 살기 어린 눈동자라면 기네아가 더심하면 심했지 못하진 않는다. 기네아의 그 살기 등등한 눈도 참아낸 나라구. 살기로 주눅 들게 만들 거라면 한참 착각한 거야! "...." 녀석은 자신의 살기에 레아드가 물러설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뜻대로 되지 않자 그 자리에 멈춰 서고는 허리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조금은 부드러워진 눈으로 레아드를 바라보았다. "잠에서 깨어났는데 누군가가 밧줄로 널 침대에 묶어놨다. 어쩔 테냐?" "물론.. 밧줄을 풀겠죠. 좋아요, 결계는 넘어가죠. 결계를 나가면 뭘 할 생각이죠?" "저 빌어먹을 결계로 날 가둔 놈의 심장을 구경해야겠지." "......" 안 된다고 말을 하려다가 레아드는 잠시 생각을 해 보았다. 비하랄트는이런 론조차도 죽일 능력을 가진 고대의 마도사다. 그런 그녀니까 론을피해서 도망치는건 식은죽 먹기일 거야. 회심의 생각을 하면서 레아드는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좋아요, 당신을 가둔 사람을 죽이는 거 까지도 괜찮아요. 그리고요?" "이 세계를 멸망시킨다." 미친 녀석 맞는가 보다. 계속.. ps:편집을 하도 해서 그런가요. 한편 쓰는데 금방 쓰네요.;; 40분? --; 이 속도면 하루에 6연참도 가능하겠네. (물론.. 가능하다와 실행하다는 상당한 거리차가 있지만요.;) 번호 : 25551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10 01:43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36--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3 6 ) == 제 1장 4막 < 폭주. > ==--------------------------------------------------------------------- 용납을 하고 말고를 떠나서 너무 당황스런 말을 내뱉은 녀석은 멍청하게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레아드의 옆을 휙하니 지나쳐 갔다. "잠깐.. 잠깐만요!" 다시금 앞을 가로 막는 레아드였고, 이번엔 그도 예상을 했는지 팔짱을 끼는 여유로운 태도로 먼저 말을 했다. "세계를 멸망 시킨 뒤엔 뭘 할거냐고?" "예, 맞아요. 아니! 아냐!" "아니란거야 맞다는거야?" "도대체 왜 갑자기 세계를 멸망시킨다는 소리가 나오는거예요!? 자다가 깨 봤는데 침대에 묶여 있는게 열받아서 세계를 멸망시키겠다는 거예요?" "세상에 그런 바보 같은 이유로 세계를 멸망시키겠다는 녀석이 어딨냐?" 말도 안되다는 녀석의 말이었고, 레아드는 왕창 표정을 구겼다. 딴 녀석이이런 말을 했다면 '농담이었군요?'라는 등의 생각을 할 법도 했지만, 녀석의 힘이나 행동을 보자면 그게 그냥 농담으로는 생각되지가 않는다. "그럼.. 도대체 왜 세계를 멸망시키겠다는 거죠? 농담.. 아니죠?" "내가 할 일이니까." "...예?" 레아드는 이해하지 못했고, 그래서 녀석이 다시 말했다. "그게 내 일이라고." "....뭐요?" "그게. 바로. 내가. 할. 일. 이라구." 말을 끝내놓고 녀석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레아드의 얼굴에 쓴웃음을짓더니 주위를 돌아보았다. 뭔가 알기 쉬운 예를 들어 보이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주변은 이미 자신의 힘으로 초토화가 되어 있어서 딱히 예로 들어보일게 없었다. 그러다 마침내 그의 눈에 딱 좋은 본보기가 들어왔다. "불은 왜 태어나지?" "...네?" "불은 무엇 때문에 태어나냐고?" "그..글쎄요." "불은 모든걸 태우기 위해서 태어나지. 물은 왜 태어나지?" 물은.. 에... "바다로의 영원한 회귀를 위해서 태어나지. 바람은?" "바람은.... 날기 위해서?" "맞았어." 녀석이 웃었고, 레아드는 잠시 깜짝 퀴즈를 맞췄다는 사소한 기쁨을 맞보았다. 그러다 한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고는 녀석에게 물었다. "그러니까... 당신은... 당신이 태어난 이유가?" "세계를 멸망시키기 위해서." "...그거라고요?" "응." 두번 생각해봐도 미친 녀석 맞는 모양이었다. 레아드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문질렀다. 아무래도 이 미친 녀석은 자신이세상을 멸망시키기 위해서 이 세상에 태어났다고 믿는 모양이다. "그러면.. 왜 나는 그냥 놔두는거죠?" "넌 정령이잖아." "정령..맞는데, 그게 뭐 어쨌는데요?" "너 정말 아는게 없구나?" 자기 이름도 모르던 녀석한테 그런 말 듣고 싶지 않다구. "생각해봐, 저기 타오르고 있는 불을 꺼버리면 내가 불을 파괴시킨건가? 물을 증발시키면 물을 파괴한거야? 흙을 가열해서 녹여버린 후에, 냉각 해서 얼리고 박살을 내서 바람에 흩날리면 난 흙을 파괴한건가?" "...정령도.." "마찬가지야." 그런가? 갑자기 자신의 몸에 대해 의문점이 생겼다. 정령이란건 그냥 동화책에서 몇번 읽어서 알고 있는 내용과는 다른 점이 꽤 있는 모양이다. ".....이군." 딴 생각을 하고 있어서 잠시 녀석의 말을 듣지 못했다. 대신, 레아드는 고개를 돌려 녀석을 보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살기등등한 눈을 제외하고는평상시의 론 처럼 온화한 얼굴을 하고 있던 녀석의 얼굴 전체로 살기가 넘쳐 흘렀기 때문이었다. 녀석이 나직하게 내뱉은 말에 레아드는 등을 싸늘하게 하는 소름을 느꼈다. "근처에 인간이 있었나." 시랑, 파유! 그러고보니 둘도 결계 안에 있는건 마찬가지가 아닌가. 녀석은 고개를 돌렸다. 레아드도 분명하게 그 쪽에서 뿜어져 나오는 작은 마력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파유였다. 녀석의 입가에 잔혹한 미소가 생겨난다. "인간은 죽인다." "머, 멈춰요!" "저리 비켜!" 앞을 가로 막는 레아드를 향해 녀석이 거칠게 손을 내리쳤고, 난폭한 폭발에 휩쓸리며 레아드의 가벼운 몸은 수미터를 날아가 떨어졌다. 나무와 충돌하면서 앞으로 튕겨나온 레아드는 극심한 통증에 격한 기침을 하고는 간신히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녀석의 모습이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젠장, 이 빌어먹을 미친 자식!" 벌떡 일어나며 레아드는 땅에 떨어진 자신의 검을 낚어 채고는 파유와 시랑이 있는 방향을 향해 전력으로 뛰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파유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거대하고, 끝없이 펼쳐진, 강대한 마력의 벽 앞에서 신경질 적으로 고함을 질렀다. 도대체 왜, 어째서 자신들이 결계 안으로 이동이 된 거지? 있을 수 없는일이다. 만약에 자신이 거리를 잘못 계산해서 결계 안쪽에 문을 열었다면당연히 결계와 충돌하면서 튕겨 나왔어야 한다. 그렇게 됐다면 레아드를 제외한 자신과 시랑의 몸은 산산 조각이 되서 결계의 벽에 처절하도록 멋드러지고 감각적인 한폭의 초상화가 되어버렸겠지만, 그런건 일단 제쳐 놓은 파유였다. "이 결계.. 혹시 공간을 비틀어 만든거 아닐까?" "공간을 비틀어?" 시랑이 내놓은 생각에 파유는 말도 안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불가능해. 절대 불가능해. 공간을 비틀다니, 세계를 구성하는 법칙에 완 전히 어긋나는 일이라구. 약간의 공간을 비틀다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공 간 전체가 어긋나서 뒤집혀 버리는데.. 그러면 이 세상은 끝장이란 말야. 공간을 비튼다는게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고, 그 정도의 능력을 가진이가 겨우 결계 하나를 만드는데 그 능력을 사용한다구?" "비하랄트님이잖아." 너무나 간단 명료한 대답이었다. 파유는 잘근 입술을 깨물었다. 그래, 비하랄트님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말대로 만약에 그녀가정말로 그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론님을 며칠동안 가두는거 정도는정말 쉬운일 아닌가? 아니면.. 그 정도의 능력으로도 가두지 못할 만큼이나 자신들의 주인이 가진 힘이 엄청나거나.. 어쨌거나,"이 결계가 공간을 뒤틀어 만든거고 밖에서 안으로의 출입은 가능하다고 해도 문제는 조금도 해결되지 않잖아. 우린 이제 밖으로 나갈 수 없고, 이 안에는 론님이 계시단 말야!" "그걸.." 팔짱을 끼고는 시랑이 주위를 돌아 보았다. "나 한테 말한다고 무슨 해결책이 생기는건 아니잖아. 그만 진정해. 아직 론님에게 들키지 않았으니까 어디 조용한데 숨어있자. 반지름이 대략 2km 짜리의 거대한 결계니까 운이 좋으면 들키지 않을 수도 있을거야." "들키면...?" "레아드님한테 인질로 잡혔던 날 원망해. 됐지? 자, 아무대라도 가서.." 미소를 지으며 말을 하던 시랑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파유의 얼굴을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못말린다는 투로 미소를 지을거라고 생각했던 그녀의얼굴에 공포의 빛이 드리워졌다. 시랑은 그녀의 시선이 자신을 보고 있지 않다는걸 깨달았다. 시랑은 고개를 뒤로 돌렸다. "나 한테 들키면 널 원망하면 되는거냐? 그러면 지금 원망해둬라. 앞으로 는 그럴 시간이 없을테니까." "...론님!?" "그게 내 이름이 맞긴 맞는 모양이군." 펑! 나무 사이에서 나타난 녀석이 손을 치켜 세웠다. 단박에 시랑의 몸이 종이짝 처럼 나가 떨어진다. 녀석은 하얗게 질려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는 파유를 힐끔 보더니 앞으로걸어 나왔다. "인간을 죽이는건 꽤 오랫만인데." "시, 시랑을..." "아직 죽이진 않았다. 오랫만에 저지르는 살인인데, 조금 즐기고 싶어서 말이지. 더구나 요 며칠동안 결계에 갇혀 있느라고 꽤 화도 나고.. 분풀 이로 날 좀 상대해 줘야겠어." 도저히 인간의 것이라고는 상상키 어려운 차가운 눈을 번뜩이며 녀석이 한발 앞으로 나섰다. 파유는 세발자국 뒤로 물러나다가 땅에 널브러진 시랑이 가늘게 기침을 하자 놀라서 그 쪽을 보았다. "지금 치료를 하면 살릴 수는 있을거다. 하지만, 난 기다리는건 딱 질색이 니까 그러면 죽일테다. 만약에 도망간다면 이 녀석을 천천히 해체하는 동 안은 살려주지. 한.. 오분 정도." 자신이 생각해봐도 너무 관대한 제의였는지 녀석은 자해로운듯한 미소 까지 지어보였다. 시랑은 너무 기가 막히고 당황을 해서 눈물이 다 나올 지경이었다. 펠리어즈는 별별 위태로운 일들을 하루가 멀다하고 겪는 직업이긴 하지만,이렇게 죽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세상에 많고 많은 사람중에 하필 론이라니... "......" 가늘게 떨려오는 숨을 가다듬고, 주체 없이 흐르는 눈물을 거칠게 닦아내면서, 파유는 녀석을 노려 보았다. 녀석이 기분 좋게 웃는다. "결정했냐?" 파유는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를 간신히 움직여 시랑에게 다가갔다. 털썩,시랑의 옆에 주저 앉은 그녀는 나직하게 주문을 외웠다. 그녀의 손에서 밝은 빛이 흘러나오자, 녀석은 실망스런 눈을 하고는 손을 들어 올렸다. 계속.. 번호 : 25616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11 18:40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37--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3 7 ) == 제 1장 4막 < 폭주. > ==--------------------------------------------------------------------- "....쳇." 들어 올린 손으로 파유와 시랑을 내리 치려던 녀석이 문득 혀를 차면서 뒤를 돌아 보았다. "방해하면 이번엔 가만두지 않겠다." "그 아이들 손톱이라도 건들면 나야말로 네 녀석 머리를 날려버리겠어." 싸늘한 시선이 얽매였다. 레아드는 최대한 그의 시선을 끌면서 녀석의 뒤에 있는 파유와 시랑을 살펴 보았다. 둘다 겉모습은 멀쩡해 보였지만, 시랑이 정신을 잃고 있는거나, 파유의 질린 얼굴을 봤을 때 녀석이 무슨 짓을 하긴 했나 보다. 녀석이 웃었다. "내 머리를 날린다고? 대담한 발상이긴 한데.. 네 실력 가지고 가능할까?" 레아드는 대답 대신 검을 치켜 들었다. 강렬한 살기.. 녀석의 눈이 약간치켜졌다. 흥미롭다는 눈으로 녀석은 레아드를 바라보더니 붉은 기류로 감싸인 팔을 들어 올렸다. "해보겠다면..." 팔이 아래로 급격하게 떨어지고, 팔을 감싸던 기류가 날카로운 기운을 뿌리며 레아드를 덮쳤다. "마음껏 상대해주마!" 넓게 퍼진 기류는 단숨에 레아드를 포함한 근처 지역을 모조리 뒤엎었고,나무와 바위, 땅을 불태우면서 순식간에 사방을 지옥의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버렸다. 화염에 터져 나가는 나무와 불 앞의 치즈 마냥 물처럼 녹아버리는 바위들. 인간이라면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녹아버렸을 초고열의 지옥과도 같은 불길 속에서 레아드가 검을 든채로 멀쩡하게 뛰쳐 나오자 녀석이한쪽 판을 길게 늘어 뜨렸다. "하앗!" 검을 옆으로 세우고 달려오던 힘을 더해 레아드가 단숨에 검을 휘둘렀다. 제대로 맞는다면 바위 조차 가볍게 두 조각으로 쪼개 놓을 레아드의 강렬한 일격이었지만, 예상대로 녀석은 왼팔 하나로 검을 막아냈다. 녀석이 미소를 지었다. "그 실력으로 날 건드리는건 대단히 무리한 행동이라고 분명히 말을 해줬 을 텐데?" "검술로는 말이지?" ....뭐? 설마 레아드가 대꾸를 하리라고는 생각치 못한 녀석은 어리둥절한 눈으로레아드를 보았다. 그 순간, 레아드가 쥐고 있던 검을 놔버리더니 재빨리손을 뻗어 녀석의 멱살을 잡았다. 깜짝 놀란 녀석이 손을 들어 레아드의손을 뿌리치려고 했지만, 그거야 말로 자신의 말 처럼 대단히 무리한 행동이었다. "크.. 크읏!? 네 놈?" "이것도 막아 보시지!" 한 손으로는 녀석의 멱살을 틀어쥐고, 다른 한손을 뒤로 힘껏 재낀 레아드가 무시무시한 기세로 녀석의 턱을 올려 쳤다. 턱이 바스라지는 괴팍한 타격음이 퍼지면서 녀석의 몸이 수미터나 뒤로 나가 떨어졌다. 레아드는 재빨리 땅에 떨어진 자신의 검을 들고는 파유에게 달려갔다. "파유! 괜찮아?" "전 괜찮지만....시랑이.." "치료 주문은?" "일단은 걸었어요.." "그럼, 일단 여길 벗어나자. 이동 주문 가능하지?" "예." 파유가 손을 들어 올리며 나직하게 주문을 외웠다. 레아드는 뒤로 돌아 잔뜩 경계를 하면서 땅에 널브러져 있는 녀석을 확인했다. 신음소릴 내면서천천히 정신을 차리고 있긴 하지만, 시간 상으로 볼 때 파유의 이동 주문이 먼저였다. 주문을 완성한 파유가 쥐었던 주먹을 펴자 그녀의 손에서 하얀 빛줄기가솟아나더니 일행을 감쌌다. 마력에 몸이 녹아드는 익숙한 느낌이 들자, 레아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순간, 강렬한 마력이 끼어 들면서 파유의 얇은 마력의 장을 모조리 흔들어 놓았다. "우앗!?" 마력에 녹아들었던 몸이 현실의 세계로 튕겨져 나오는 바람에 레아드는 하마터면 거꾸로 땅에 떨어질뻔 했다. 간신히 몸을 빙글 돌려 땅에 착지한레아드의 앞으로 녀석이 땅에 주저 앉은채 손을 들어 올리고 있는게 보였다. 시랑과 함께 땅에 나뒹구른 파유가 질린 얼굴로 소리쳤다. "주... 주문 봉쇄?" "틀려, 이 근처 마력들을 모조리 묶어버린거다." 친절하게도 설명을 해주는 녀석의 말에 파유가 더욱 기가 찼는지 놀라버렸다. "마력을 묶다니..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릴!? 불가능해!" "이런 초보적인 기술이 그렇게나 놀랄 일이냐?" 싱긋 웃더니 녀석이 이번엔 어느새 검을 든채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레아드에게 시선을 옮겼다. "그나저나, 태어나서 처음이다. 이럴게 어이없이 맞아보기는 말이야. 하마터면 네 말대로 머리가 날아갈뻔 했어. 보통 인간이었다면 아마 그렇게 됐을걸. 정령이라니.. 믿기지가 않는데?" "...어쩔 작정이야?" 녀석이 흙이 묻은 옷을 툭툭 털면서 일어나더니 손가락 하나를 치켜 세웠다. 가슴을 진탕시키는 마력이 주위를 맴돌더니 레아드와 녀석의 사이에있던 땅이 갈라지면서 뒤틀렸다. 레아드가 황급히 뒤로 물러나자 녀석이 싱긋 웃는다. "이럴 작정이다." 콰과과과.. 땅이 송두리째 뜯어지면서 위로 솟구친다. 하늘에서 상상키도어려울 만큼이나 거대한 손이 땅을 잡아 뜯는 것처럼 땅이 그대로 위로 솟아 올랐다. 대략 저택 하나만한 흙과 바위와 돌로 이루어진 그것이 땅과 분리가 되어공중에 떠오르자 녀석은 손가락을 한번 튕겼다. 주위의 마력들이 모여들면서 가장 먼저 흙속에 묻혀있던 나무 뿌리들이 타올랐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매케한 연기가 생겨나더니 어느 순간, 갑자기 맹렬하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레아드의 머리 위쪽으로 대량의용암들이 생겨났다. "그 속에 가둘거다. 거기서 한... 백년 정도 잠이나 자라구." "그.. 그만둬!" 자신이 갇히는건 둘째로 치고, 저게 그대로 땅으로 떨어진다면 시랑과 파유는 그 자리에서 녹아버릴 것이다. 그렇다고 피하자니 녀석이 그냥 놔둘리가 없고, 더구나 시랑을 들고 뛴다고 저 용암의 영역에서 벗어날 수도없었다. 레아드가 다급히 소리치자 녀석이 대단히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치켜 들었던 손가락을 내렸다. "백년 뒤에 보자구." 콰아아아악!! 용암을 허공에 떠 있게 하는 마력들이 풀어지자 용암들은 갑자기 마주친공기를 빨아 들이면서 엄청난 화염을 내 질렀다. 그리고 그대로 레아드와시랑, 그리고 파유의 머리 위로 쏟아져 내렸다. "결!" 순간, 어디선가 들려온 날카로운 외침. 세상을 뒤덮고 있던 붉은 화염의 사이로 언뜩 푸른색의 기운이 생겨나더니단숨에 화염을 뒤덮었다. 얼음이었다. 불타오르는 화염을 품은 용암이 거대한 얼음의 벽에 갇히면서 무시무시한소리를 질러대는건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타오르는 용암. 싸늘하게 식는얼음. 극과 극의 성질을 가지는 두 존재는 자신들의 엄청난 힘을 서로에게쏟아내었고, 곧 천천히 사그라 들었다. 얼음의 벽 안으로 용암이 내뿜는 붉은 빛이 어둡게 사그라들었다. "....어떤.." 허공에 멈춰진 거대한 얼음 덩어리를 보던 녀석의 입가에 만족스럽지 못한일그러짐이 그려졌다. "자식이야?!" 콰쾅!! 얼음이 산산 조각으로 깨어지면 가루가 되어, 요란스레 사방으로 휘날렸다. 계속.. ps:흐허허헉.. 번호 : 25742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13 22:11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38--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3 8 ) == 제 1장 4막 < 폭주. > ==--------------------------------------------------------------------- 녀석은 살기로 번뜩이는 눈동자를 돌렸다. 갑작스런 상황에 얼이 빠져서 땅에 주저 앉아 있던 파유가 재빨리 고개를뒤로 돌렸다. 그녀의 얼굴에 죽었다 살아났다는 듯한 환한 미소가 지어졌다. "기렌님~!" "기, 기렌씨?" 나무 사이로 앞으로 뻗었던 손을 거두는 여인. 분명 기렌이었다. 그녀의팔에 걸려진 커다란 둥근 팔찌가 요란스레 흔들리며 회전하는걸 확인한녀석의 입가가 일그러졌다. "마도사냐?" "견습입니다." 예전에 한번 본적이 있는 마도사의 복장을 한채로 걸어온 기렌은 땅에 주저 앉은채 자신을 올려다 보고 있는 파유와 레아드에게 싱긋 미소를 지어주었다. 레아드가 후들거리는 다리에 힘을 주어 간신히 일어났다. 레아드가 일어서게 도와주고는 기렌이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좀 늦었네요." "괘, 괜찮아요." "자, 일어나세요." 기렌의 손을 잡으며 레아드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 다리를 억지로 세우며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매서운 눈으로 녀석을 노려 보았다. "너, 이 자식! 하마터면 시랑하고 파유가 죽을뻔 했잖아!" "무슨 바보 같은 소릴 하고있는 거냐? 원래 죽이려고 했던거잖아. 그나저나, 야. 너 까만머리." "기렌이라 합니다." "네 녀석, 방금 전에 잘도 내 즐거움을 방해했겠다?" 녀석이 손을 들어 올렸고, 그 손 위에서 하얀색의 구체가 생겨났다. 얼핏보기엔 마력에 폭발의 주문을 넣은거 같았다. 레아드가 잔뜩 긴장하며 검을 치켜 세우자 기렌이 레아드와 파유. 그리고 시랑의 앞으로 나섰다. 녀석의 입가에 언뜻 미소가 지어진다. "해보자는거냐? 좋아, 마도사와의 싸움이라면 두손 들고 환영이지. 자, 막 아 볼수 있으면 막아봐라!" "싫습니다." 막 하얀색의 구를 던지려고 하던 녀석이 갑작스레 터져나온 기렌의 말에잠시 자세가 흐뜨러져 버렸다. 녀석이 의아한 얼굴로 쳐다보자 기렌이 말했다. "대신, 타협을 하도록 하죠." "타협...이라고?" "예. 저희를 이대로 그냥 보내주십시오." "대가는?" "이 결계를 치워드리겠습니다." "기렌씨!" 레아드가 깜짝 놀라 외치는걸 기렌이 팔을 들어 제지했다. 녀석이 잠시 턱을 만지작거리며 생각을 해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쳇, 머리 굴리지마라. 어차피 너희가 살려면 여길 나가야 하는데 그럴려 면 먼저 이 결계를 없애야 하잖아? 더구나 내가 이런 즐거움을 순순히 놓 칠거 같냐?" "저희를 죽인다면 이 결계를 벗어나지 못할텐데요." "이깐 결계, 힘으로 부수면 그만이야!" "적어도 반나절은 걸리겠죠. 아무리 빨라도 다섯 시간 이내엔 부수지 못할 겁니다." 녀석이 입을 다물었다. 아무래도 기렌의 말이 정확했나보다. 기렌이 재빨리 뒷말을 이었다. "이대로 저희를 보내 주십시오. 밖엔 저희 말고도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더구나 저보다 강한 마도사들도 있습니다. 굳이 저희를 죽여서 다섯시간 을 무료하게 보내고 싶진 않으실텐데요." "으으음.." 고민하는 눈치다. 레아드는 시선을 돌려 기렌을 쳐다 보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들을 하는거지? 녀석을 풀어주자니.. 저런 녀석을 결계도 없는 대지 위로놔줘버리면 무슨 엄청난 재앙이 내릴지 몰라서 저러는건 분명 아닐텐데..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으며 미소를 짓고는 있지만, 내심 긴장을 하는 기렌과 그녀와는 너무나 대비되게도 초긴장상태인 파유와 레아드는 녀석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한참을 끙끙거리며 생각을 하던 녀석이 갑자기 거칠게 앞머리를 쓸어 넘겼다. "젠장, 좋아! 지금은 일단 놔주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우아하게 허리를 숙여보이며 감사를 표하는 기렌에게 녀석이 불만스런 표정을 짓더니 짖궂게 웃었다. "좋아하지마. 결계를 나가면 모조리 태워버릴테니까." "그럼, 결계를 열겠습니다." 기렌이 한 손을 번쩍, 위로 치켜 들었다. 그녀의 팔에 채워진 세개의 고리가 각기 다른방향으로 회전을 시작하더니 천천히 하얀색의 빛을 내기 시작했다. 녀석이 흥미롭다는 눈으로 기렌의 팔찌들을 훑어 보았다. "과거, 현재, 미래? 너 시간을 다루는 마도사로군?" 그녀는 대답 대신 주문의 발동어를 외쳤다. 기렌의 앞으로 하얀색의 작고 네모난 빛의 상자가 나타났다. 그녀는 그 상자에 손을 올려 놓았다. 그러자 여지건 어긋났던 차원의 틈에 알맞는 조각이 채워지면서 다른 차원들까지 모조리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하늘을 가리고 있던 결계가 천천히 사그라들었다. 결계가 사라지는걸 확인한 기렌이 이번엔 이동의 문을 만드는 주문을 외웠다. 금방 저택까지 이어지는 문이 앞에 생겨났다. "결계를 해제시켰습니다. 약속은 지켜주시리라 믿습니다." "지금은 털끝하나 건드리지 않을테니 걱정마라." 녀석이 휙하니 뒤로 돌더니 근처에 있던 바위에 가 걸터 앉았다. 공격하지않겠다는 녀석의 성의에 기렌이 싱긋 미소를 지어 보이더니 파유의 품에안겨있는 시랑에게 다가갔다. "많이 다쳤니?" 파유가 고개를 저었다. "어딜 어떻게 다쳤는지 저도 모르겠어요." "어디 보자. 음... 외상은 없고. 가벼운 뇌진탕이구나. 걱정마라. 저택에 도착하면 금방 치료해줄게." 가벼운 뇌진탕이라는 말에 파유가 가슴을 쓸어 넘겼다. 기렌의 도움으로시랑을 부축하고 문까지 다가간 파유는 얼른 문 안으로 몸을 날렸다. "레아드님?" 기렌의 부름에 레아드는 녀석을 노려보고 있다가 고개를 돌리더니 문으로향해 걸어갔다. 문 안으로 들어서려는데 문득 뒤에서 녀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야. 빨강머리 꼬마." 아무리 좋게 봐줘도 성질 돋구는 말이었다. 울컥해서 레아드가 노려보자녀석이 생글 웃으며 레아드를 가리켰다. "그러고보니 아직 네 이름도 듣지 못했어. 너 이름이 뭐냐?" 보통 사람이라면 감히 마주 보지도 못할 만큼이나 매서우리만치 날카로운레아드의 붉은 눈동자였지만, 녀석은 마치 봄에 불어오는 선선하고 온화로운 바람이라도 넘기는듯이 가볍게 레아드의 살기를 받아주었다. 결국, 눈으로는 도저히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닌 모양이다. "...레아드..다." "레아드라. 계집애 같은 이름인걸?" "이.. 이. 빌어먹을 자식..!" 역시나 장난스럽게 대꾸하는 녀석에게 레아드가 붉어진 얼굴로 욕지기를내뱉었으나 녀석은 그런 레아드의 반응에 즐겁다는 듯이 낄낄거리며 웃고말았다. 울컥, 화가 치민 레아드는 녀석의 웃음소리를 뒤로 하고 몸을 문안으로 날렸다. 마력에 몸이 실리고, 녹더니 시간을 초월해서, 공간을 앞지르며 레아드의몸은 대기 속으로 사라졌다. 계속.. 번호 : 25818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15 02:42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39--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3 9 ) == 제 1장 4막 < 폭주. > ==--------------------------------------------------------------------- 문을 통해 저택으로 돌아온 후에 레아드가 발을 쿵쾅거리며 달려나간건 두말 할 필요도 없이 비하랄트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할머니~!" "나 귀 안먹었다. 소리치지 마라." 홀에 들어서자마자 냅다 소리를 친 레아드는 너무나도 냉정하게 돌아온 비하랄트의 말에 다시한번 소리를 지르려고 했지만, 그녀 외의 사람들이 자신을 망연한 눈으로 쳐다 보고 있다는걸 깨닫고는 잠자코 입을 다물었다. 아무래도 무슨 회의 중이었던지, 레아드가 입을 다물자 비하랄트는 다시고개를 돌려 모두를 돌아 보았다. "결계가 풀어진 지금, 녀석은 미도 전체에 자신의 마력을 흘려 놓았고, 그 사이로 몸을 숨겼다. 아마도 방해받고 싶지 않은 모양이겠지." "찾을 방법은 없습니까?" 기네아의 물음에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없다. 생각보다 똑똑한 녀석이야. 자신을 결계 안에 그 정도로 가둘수 있 는 마도사가 있다는걸 알고는 힘이 약한 지금은 싸우려 들지 않다니. 차 라리 힘은 더 강하지만, 완전히 정신이 나간 쪽이 상대하기 편하겠어." 무럭무럭 치밀어 올라오는 수만가지 의문들을 간신히 억누르면서 레아드는비하랄트와 기네아가 건네받는 말들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했다. "이제부터는 뭘 할 생각일까요?" "지금은 어느 정도 자제하고 있겠지만, 곧 본능에 충실해지겠지. 미도에 남은 녀석들은 몇명이나 되지?" "거의... 다 입니다." "미리 떠나라고 했건만.. 다 죽게 생겼군." 마른침을 넘기며레아드는 비하랄트를 쳐다 보았다. 그녀는 지금 미도에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다 죽게 된다고...? "하, 할머니!" 다급해진 레아드가 소리치자, 비하랄트는 손을 들어 그런 레아드를 제지시켰다. 그리고 기네아를 포함한 모두에게 말했다. "이렇게 된 이상 녀석을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게 되버렸다. 결정권은 우 리가 아닌 녀석이 가지고 있으니, 이후의 일들은 녀석이 어떻게 행동하냐 에 따라서 결정하도록 하자. 아직 가족이 미도에 남아 있다면 가족들에게 돌아가는건 허락하겠다." 그녀의 마지막 말에 모두들 얼굴들이 핼쓱해졌다. 가족들과 함께 죽을 생각이 있다면 그렇게 하라는 소리인 것이다. "이만 끝내자." 몇몇 얼굴빛이 어두워진 사람들이 비틀거리며 중앙 홀에서 빠져 나갔다. 대부분의 펠리어즈들은 자신들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떻게 해 볼수 없는 이상황에 넋이 나갔는지 다들 얼이 빠진 얼굴들이었다. 그들의 생소한 모습에 잠시 할말을 잃었던 레아드는 퍼득, 정신을 차리고는 난폭한 걸음으로 비하랄트와 기네아에게 다가갔다. "할머니!" "아직 귀 안먹었다고 했다. 그래, 론을 만났다고?"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의자에 몸을 깊숙히 묻었다. "그럼 묻고 싶은게 많겠구나. 물어봐라." "도대체 저 자식 뭐 하는 녀석이죠?!" 이번 모든 사태에 관한 수많은 의문들을 모조리 함축한 레아드의 물음에비하랄트는 별거 없다는 투로 말했다. "론이잖느냐." "그건 나도 알아요. 하지만, 론은 지금 정신이 나간 상태랬잖아요! 제가 묻고 싶은건 지금 론의 얼굴을 하고 날뛰는 저 미친 자식이라구요!!" "그게 론이다." "예? 그게 무슨.." "그 모습이 진짜 론 님이란 겁니다." 갑자기 옆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레아드는 먼저 그 말을 해석을 해 보았고, 그리고 그 뒤에 고개를 돌렸다. 레아드의 눈에 어느새 수만가지 의문이그려져 있었다. 표정 하나 바꾸지 않는 기네아에게 레아드가 눈을 치켜 세우며 나직히 물었다. "그거... 무슨 뜻이죠?" "말 그대로입니다." "그러니까 저런 미친 녀석이.. 진짜 론...이라고요?" "예." 기네아의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 방 안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랄 만큼이나 커다란 폭음이 터졌다. 레아드가 두 손으로 테이블을 내리친 것이었다. 미도의 장인이 만들었을 고급스런 테이블이 산산 조각이 나며 무너지는걸본 기네아가 작게 미간을 좁혔다. 그의 눈가가 싸늘해지자, 레아드도 지지 않고 그를 마주 노려 보았다. "둘 다 그쯤 해둬라." 보다못한 비하랄트가 중재에 나섰다. 기네아는 그녀의 말 한마디에 얌전히뒤로 물러났다. 못마땅해 하는 얼굴의 레아드에게 비하랄트가 넌지시 말을 걸었다. "레아드야. 론과 만나봤다고 했지?" "...예." "론과 얘기도 해봤느냐?" "조금..요." "그 아이가 뭘 하겠다던?" 레아드는 망설이다가 나직하게 대답했다. "세계를 멸망... 시킨다고. 모두 파괴한다고 했어요." "그 말이 단순히 장난이 아니란건 그 아이를 만나봤으니 너도 잘 알겠지." 손톱 만큼도 장난으로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하지만, 세상에 뭐 그딴 녀석이 있을 수가 있어요? 세계를 멸망시키는게 자기 할 일이라니.. 그런게.. 그런건 말도 안되잖아요!" "그래서 일이 이렇게 복잡해지는 거란다. 얘야." 그녀게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너도 알 자격은 충분하겠지. 론 녀석이 왜 그렇게 비밀이 많은 녀석인지 말이다. 모든건 그 녀석의 몸에 흐르는 피 때문이란다." "피..?" "살육과 파괴. 멸망.. 존재의 부정을 원하는 그런 피 말이다." 레아드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고, 그녀는 자신의 난잡한 말을 간단하게해석해 주었다. "론의 몸에 흐르는 피는 간절하게 파멸을 원한다라는 말이다. 인간의 이성 따위는 존재 할 수도 없을 만큼 그 아이가 가지는 파괴의 본능은 너무나 강하지. 생각해봐라, 저 정도의 힘을 가지고. 머리 속으로 생각하는건 오 직 파괴, 파멸, 멸망. 이런거 뿐이라면.. 레아드, 너라면 어떻게 하겠느 냐. 그런 존재를." "...그..그런.." 비하랄트의 입에서 나온 충격적인 말에 너무나 놀란 나머지 레아드는 마지막에 그녀가 한 물음을 대답할 정신이 아니었다. 그래서 비하랄트는 스스로 자신의 물음에 답했다. "죽일 수 밖에 없는거다. 그런 존재를 세상에 그대로 놔둘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난 그 아이를 죽일 수는 없었다. 론은 펠의 유일한 자식이이니까 . 그래서 난 한가지 저주를 그 아이에게 걸었다." "저주..요?" "그래, 그 아이의 힘을 대부분 봉인을 시켰지. 그리고 남겨진 작은 힘들 마저도 시간이 흐를 수록 점점 사라지게 만든거다. 론은 그래서 자신이 원래 가지고 있던 강대한 힘의 만분의 일도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지. 대 신 그 아이는 스스로를 생각 할 수 있는 이성을 가지게 되었다." 그녀의 말에 레아드는 어째서 론이 자신들과 처음 만났을 때와 지금 론이실력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 알게 되었다. 비하랄트의 말이 계속 되었다. "하지만, 내 저주도 완벽하지 않았다. 아니, 저주는 완벽했지만, 론의 힘 이 너무나도 강했다고 해야겠지. 속박을 당하고 있는 피가 저주의 힘을 내리 누르고 이성을 잃게 했다. 미도의 작은 마을에서의 일이었지.." 그녀는 굳이 그 뒤의 이야기를 말하지 않았고, 레아드는 그녀가 말을 하지않았지만, 그 후 어떻게 되었을지 알게 되었다. "그 일이 있은 직후, 론은 미쳐 버렸다. 그래, 미쳤다고 표현하는게 가장 적절하겠지. 인간이라면 그 누구라도 견디지 못할 그런 충격을 그 어린 나이에 받아 들여야 했으니.." 번호 : 25970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19 03:19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40--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4 0 ) == 제 1장 4막 < 폭주. > ==--------------------------------------------------------------------- 레아드는 입을 다물었다. 론이 자신에게 그토록 감추고 싶었던게... 이런.. 거였어? "...읏." 론의 웃는 얼굴이 떠오르자, 레아드는 입을 막았다. 어떻게.. 어떻게 웃을수 있는거지? 그런 일을 겪었으면서.. 믿을 수 없어.. 비하랄트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그 뒤로 론은 일년에 몇차례고 이성을 잃어갔다. 힘은 내 저주에 의해서 나날이 약해졌지만, 그 반동으로 인해 이성을 잃었을 때 사용하는 힘은 점점 강해져만 갔지. 그리고.. 결국에 그 날이 온거다." "그.. 날이요?" "저주가 완성되는 날 말이다." 레아드가 이해하리라 생각지 않은 비하랄트는 연이어 설명했다. "모든 문제는 론이 가진 '피'에 있다고 말했지? 론의 피가 가진 파멸의 열 망은 인간의 이성 따위가 어떻게 조절해 볼 수 있는게 아니다. 그래서 난 그 아이의 피에 저주를 걸었지. 속박을 시켰다고 하는게 정확할거다. 하 지만 론의 몸에 흐르는 피의 힘은 너무나 강력해서 내 힘으로도 서서히 그 힘을 약화시키는 정도 뿐이었다. 그렇게 론의 힘은 서서히 약해져갔 지." 그녀는 고개를 들어 창 밖으로 보이는 먼 산을 바라 보았다. "그렇게 17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이제 론의 몸 속에 남겨진 힘은 극소량. 그리고 그것 마저도 곧 사라지겠지. 바꿔 말하자면 이번에 저주의 속박에 서 벗어난 녀석이 사용하는 힘은 그야말로... 론이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순수한 힘 이란 소리다. 마지막이니 만큼, 그 강도는 상상을 초월하겠지. 내가 최우선으로 봉인시켰던 본능마저 깨어났으니까." "본능이요? 하지만... 말을 하잖아요?" "본능대로 움직인다는게 단지 미쳐 날뛴다는 소리는 아니다. 더구나, 론 정도 되는 녀석이면 태어날 때부터 이미 생존에 필요한 지식들은 지니고 있었으니까.. 말을 하는게 그렇게 놀라운건 아니지." "태어날 때부터 라고요? 도대체 론이 뭔데요?" "나도 모른다. 그걸 아는 사람은 단 한명뿐이지." "....?" 비하랄트가 고개를 돌려 홀 한쪽에 걸려있는 거대한 초상화를 보았다. 거기엔 한 중년의 사나이가 그려져 있었다. 레아드는 단 한번도 본적이 없는사람이었지만, 누군지 만큼은 잘 알고 있었다. "론의... 아버지?" "이미 죽었지. 어쨌거나, 쓸떼없는 이야기는 이쯤에서 그만 두도록 하자. 이런 이야기가 길어진다고 론이 제정신으로 돌아오는건 아니니까." "막을 방법은.. 정말 없나요?" "없다." 단호한 그녀의 말에 레아드는 풀이 죽은 얼굴이 되었다. 그녀는 지그시 레아드를 쳐다 보다가 한가지 덧붙여 말했다. "하지만 견제 정도라면 가능하겠지." 레아드가 동그랗게 변한 눈으로 묻는다. "견제요?" "론이 지금 몸을 숨기고 있다는건 너도 잘 알고 있겠지. 몸을 숨긴다는건 이쪽에 녀석과 필적할만한 마도사가 있다란걸 알기 때문이다. 그래봐야 녀석의 일격을 한번이나마 막을만한 아이는 기렌 뿐이지만. 어쨌거나, 녀 석이 나타나면 어떤 방식이던지 녀석을 위협을 해볼 생각이다. 녀석이 승 부욕에 몸이 달아오르면 녀석의 시선을 내쪽으로 옮겨 시간을 끌수 있을 테고, 녀석이 도망을 친다면 그건 그거 나름대로 시간을 벌 수 있겠지." "그러면..!" 밝아지는 레아드였지만, 노인은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몇천명 정도 죽을건 변하지 않는다. 몇만이냐, 몇천이냐의 차이 뿐이야." "..그런.." 레아드의 얼굴이 금방 다시 시무룩해졌다. 레아드와 비하랄트의 대화를 근처에서 귀기울여 듣던 펠리어즈들이 고개를 꺾으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 녀석은 가만히 자리에 섰다. "뭔가..." 이상하다. 녀석은 턱을 쓰다듬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확실히.. 뭔가 이상하긴 하다. 근데, 뭐가 이상한거지? "..젠장." 뒷머릴 긁적이고는 이번엔 하늘을 본다. 마력을 퍼뜨려 자신의 위치를 숨긴건 성공했다. 그 증거로 틈만나면 어느새 나타나서 자신을 훔쳐보던 눈들이 사라졌지 않은가. 며칠간 굶은 배도 용암을 피하느랴 화염으로 뛰어든 괜찮은 멧돼지 녀석덕분에 꽉 채웠다. 몸 안엔 힘이 넘치고, 정신은 더할나위 없이 맑다. 더구나 자신은 확실하게 인간이 수만이나 모여 있는 곳을 바로 앞에 두고있다. 그런데... 뭔가 뒤가 캥긴다. "젠장.젠장.젠장!" 투덜거려보기도 하고, 땅을 발로 차보기도 해보지만, 여전히 그.. 뭔가풀리지 않는 찝찝함은 여전했다. 녀석은 거칠게 발을 옮겼다. 산 중턱을 넘어서니 그 뒤로 펼쳐진 넓은 지역이 한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중간에 하늘로 피어오르는실줄기 같은 하얀 연기도 보인다. 녀석의 입가에 살기를 듬뿍 머금은 미소가 새겨진다. "야. 꼬마." 시나린. 이미 열살이 된 어엿한 숙녀로서 장래엔 저택에서 펠리어즈님들을옆에서 돕는 회계관이 되는게 꿈인 금발 머리의 아이는 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무례하게도 숙녀를 꼬마라고 부른 불량배를 쏘아주려고 한껏 매섭게 눈썹을 치켜올린 그녀였지만, 아쉽게도 그 몹쓸 불량배는 그곳에 없었다. 대신 바로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꼬마, 너 이 근처에 사냐?" "으아앗~!" 갑자기 등 뒤에서 들려온 소리에 놀라버린 아이가 몸을 뒤로 돌리며 동시에 뒷걸음을 치려는 고난도의 몸동작을 펼쳐 보이려다가 그만 발이 엇갈리면서 뒤로 쿵, 넘어졌다. "아야야야.." 땅이 엉덩이를 때리는 익숙한 아픔에 넘어지기도 전에 잔뜩 인상을 찡그리며 미리 비명을 질러댔건만, 어쩐일인지 한참이 지나도 엉덩이 쪽에선 영감이 오질 않는다. 슬쩍 눈을 떠보니 커다란 손이 자신의 어깨를 잡고 있는게 보였다. "난 아직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 혼자서 괜히 당한척 하지 말아." "에?" 그녀는 고개를 들어 보았다. 눈이 마주쳤고, 아이의 얼굴이 발그랗게 물든다. "다... 당신.." "응?" "너무 멋져요." "..뭐, 뭐?" 아이가 자세를 바로 하더니 갑자기 옷과 머리를 손보았다. 그리고 활짝 웃으며 두 팔을 들어올렸다. 안아달라는 표현인가? 뒷머릴 긁적이면서 슬쩍 들어서 안아주자 아이가 목에 손을 두르면서 달라붙었다. "무례하긴 하지만, 멋있으니까 봐드리죠." "뭐가 무례하고 뭐가 멋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야, 꼬마." "시나린이예요." "이름 같은건 어쨌거나, 너 이 근처에 사냐?" "아뇨. 여긴 나무랑 바위밖에 없는 곳이라구요. 이런 곳에선 아무도살지 못해요." "그럼 도대체 넌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거야?" 아이가 들고 있던 작은 바구니를 들어 올리며 웃었다. "열매를 줍고 있었죠. 이 골짜기를 따라 내려가면 사람들 많이 모여 있었 요." "아, 이 골짜기 밑인가? 진작 그렇게 말할 것이지." "거기 갈거라면 마침 잘됐네요. 저도 같이 가요." "마음대로 해." 그러면서 아이를 땅에다 내려주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그쪽은 내려올 마음이 털끝만치도 없는 모양이었다.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아이를 잠시 쳐다보다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대로 해라. 마음대로.." "신사시네요. 그럼, 사양하지 않겠어요." 빙글빙글 웃는 아이였다. 계속.. 번호 : 26163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23 03:02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41--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4 1 ) == 제 1장 4막 < 폭주. > ==--------------------------------------------------------------------- 마을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얼핏 보기에 수만은 족히넘어 보이는 사람들이 급조를 한 마을 답게 마을은 거대하면서도 엉상하기짝이 없었다. 언덕 너머로 마을의 전경이 천천히 드러나자 목에 매달려서 미소를 짓고있던 아이가 손을 들어 마을을 가리켰다. "저기예요. 우리 마을." "이런 곳에 숨어있으면 못 찾을거라고 생각한건가." "예?" "아냐. 내려가자." 아이를 안은채로 길게 뻗어있는 내리막길을 느긋한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정말로 숨을 생각이 있긴 있는건가? 숲 사이로 숨겨져 있다고는 하지만, 대략적으로 보자면 평야 위에 덩그라니 놓여져 있는 형상이다. 동굴에라도 숨어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군. 싱그러운 바람을 맞아가며 걸어온지 어언 오분 남짓. 엉성한 마을의 엉성 하지 않을리가 없는 입구에 도착을 하자 한 여인의 고음의 외침이 맞이해 주었다. "시린, 너 또 숲에 갔었구나!" "으엑. 엄마?" 굉장히 참신한 반응을 보여주며 품에 안겨있던 아이가 바둥거렸다. 으음,귀찮은데 혹까지 생기는건가. 바둥거리는 아이를 덥썩 잡아서 쿵쾅거리며 달려온 몸집 좋은 여인네에게건네주었다. "너, 숲에 가지 말라고 몇번이나 말했어? 또 갈거야? 또!" 한손으로 아이를 받아든 여인이 보기에도 안쓰럽게 아이의 엉덩이를 냅다후려 쳤다. 경쾌한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그 뒤를 이어 아이의 울음소리가마을 입구를 진동 시켰다. 지나가던 사람들의시선이 모여들자, 여인은재빨리 그 시선을 감지해 내고는 아이의 엉덩이를 주무르면서 울음을 억지로 그치게 했다. 그리고는 이쪽을 바라본다. 이제야 발견을 한건가? "얘가 또 실없는 짓을 해버렸네요. 숲에서 여기까지 안고 오신건가요? 이 그, 이것아. 엄마가 그러지 말라고 몇번이나 말했어? 응? 혹시 저택에서 오신 분인가요?" ...매우. 복잡하게 말을 돌리는 여인이다. 무슨 말인지 모르므로 그냥 적당히 고개를 끄덕여주니 여인의 표정이 삽시간의 밝아졌다. "그러지 않아도 다들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말 잘 됐네요. 요즘 일이 어떻 게 돌아가는지 무척 궁금했거든요. 집에는 언제쯤 돌아갈 수 있을까요?" 이럴땐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 그냥 귀찮고 대답하기 곤란하니 고개만 끄덕여주자. 여인은 그 간단한 동작에 참으로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한 모양이다. 몇번 고개를 끄덕이더니스스로 납득해버린다. "아, 그렇군요. 마을의 높은 분들께 전할 말이 있으셔서 오신 거군요. 자, 이리 오세요. 촌장 분들은 저 안쪽에 계신답니다." 그리고는 아이를 덥썩, 들어서 허리에 끼고는 성큼 앞으로 나섰다. 따라오라는 뜻이지? 그렇지 않아도 슬슬 이해도 못할 대화가 길어지는거 같아서 짜증이 밀려오는 차에 잘되었다 싶어서 여인의 뒤를 놓칠세라 재빨리따라 나섰다. 평범한 마을... 평범한 마을이 어떻게 생겨먹은지는 한번도 본적이 없지만,만약 그런게 있다면 이 마을이 바로 평범한 마을이라고 생각하게 될 정도로적당하게 소란하고, 적당하게 한적한 마을. 몇몇 무리지어 몰려다니는 아이들의 함성과 멀리서 들려오는 아낙네들의요란한 웃음소리. 나무와 풀들로 엉성하게 만들어진 집 앞에서 의자에 앉아 담배 한모금 깊게 빨아들이는 노인네. 한 노인네와 눈이 마주쳤더니 그 노인네의 얼굴이 삽시간에 시퍼렇게 질려버리는게 언뜻 보였다. 하지만 앞서가는 여인은 저택에서 온 사람을 한시라도 빨리 촌장들에게 데려가야 한다는 사명감에 빠져서 눈치를 못챈 모양이다. 노인네가 헛바람을 삼키며 의자째 뒤로 넘어가고 근처에 있던 몇몇사람들이 놀라서 그에게 달려간다. 작은 소동은 금방 뒤로 흘러갔다. "여깁니다. 안에 일곱 마을의 촌장 분들이 모두 모여 계세요." 여인이 멈춘 곳은 그런대로 잘 짜맞춰진 통나무 집이었다. 집 앞에서 경비를 서고 있는건지 의자에 앉아서 조각칼로 나무를 깍던 한 청년이 힐끔 고개를 든다. "무슨 일입니까?" 조각칼과 나무를 옆에다 내려놓고 청년이 다가왔다. 여인은 작게 귓속말로그에게 자신이 안내해온 사람이 저택에서 온 사람이란걸 알렸다. 아마도그가 가져왔을 엄청나게 중요한 소식에 대해서 조금 언질을 한건지 청년은여인의 말을 들으면서 동시에 시선을 이쪽으로 사정없이 날려댔다. 이야기를 다 들은 청년이 고개를 크게 한번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안에 들어가서 여러 촌장님들께... 아, 아뇨. 같이 들어가시 죠." 청년의 말이 길어지가 짜증나는 마음에 살풋 찡그린 인상이 아무래도 만족스런 결과를 가져 온 모양이다. 청년이 허둥지둥 안쪽의 허락도 구하지 않고 문을 벌컥 열었다. 문 안의 어둠속에서 작은 소란이 일어난다. "저, 저택에서 오셨답니다!" 청년도 자신이 저지른 무례를 금방 깨달았는지 조금이라도 죄를 깍아 보려고 안쪽에다 외쳤다. 어둠 속에서 원형의 커다란 탁자를 가운데 두고 앉아있던 일곱명의 노인네들이 빛 사이로 보인다. "누.. 누구신지?" 문에서 가까운 곳에 있던 노인이 눈부신 빛을 손으로 가리며 물어왔다. 아무래도 이쪽은 뒤에서 비춰지는 후광 때문에 얼굴이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이러면 보이려나? 탕. 손을 뻗어 열려진 문을 단번에 닫아 버렸다. 이제 확실하게 보인다. 갑작스런 상황에 놀란 얼굴들을 하고 있는 입곱개의 얼굴들. 나이 탓인지 그들은 문을 닫아줬음에도 불구하고 한참동안 어이가 없다는표정들이었다. 그러다 그 중 한명의 얼굴에 경악이라는 이름의 빛이 서린다. "서... 설마!" "론 님?!" "뭐, 뭐라고!" "그럴리가!" 여러가지 당황스런 외침이 터져 나온다. 그러는 사이,녀석의 입가에 진득한 살기를 듬뿍 담은 미소가 그려졌다. "내가 제대로찾아온 모양이군." 숨이 막힐듯한 짙은 살기. 옆에서 영문도 모르고 서 있던 청년이 헉!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나고,노인들도 그와 비슷한 경악성을 터뜨리며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며 뒤로 물러섰다. 일곱 촌장 중에서 우두머리로 보이는 가장 늙어보이고 가장 흰수염이 긴노인이 떨리는 몸을 추스리면서 간신히 입을 열어 묻는다. "지... 진정 론 님이십니까?" "보는 사람마다 다 그렇게 부르는거 보니까 그 이름이 맞긴 한가봐. 그래, 내가 론이다." "몸은 괜찮으십니까? 많이.. 편찬으시다고 들었습니다." "아아, 문제 없어. 아주 건강하다고." 녀석이 싱긋 웃었다. 살기가 베어나오지만 않는다면 마주한 사람도 같이웃게 만들 그런 미소다. "...그렇습니까. 다행입니다." 노인이 식은땀을 흘리면서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날 길이가 백여미터에 이르는 뱀이 갑자기 마을을 덥치고, 귀를 찢는굉음에 하늘을 올려다 보면 뼈만 앙상한 드래곤이 날아다니는 미도에서 평생을 살아온 그다. 젊었을 당시 검술은 대륙에서 내노라 하는 일류 검사들 못지 않았고, 비록몸은 늙어서 무뎌졌으나 감각만은 지금도 그때와 마찬가지다. 그런 노인에게 지금 녀석이 내뿜는 살기는 그대로 심장이 멈추게 만들어 버릴 정도로강렬한 것이었다. "그.. 그런데, 이곳은 어쩐.." 갑작스레 녀석이 팔을 들어 올리며 노인의 말을 끊었다. 그를 포함한 일곱명의 촌장과 재수가 없어서 이 자리에 함께하게된 청년은 의아한 얼굴로녀석을 쳐다 보았다. 녀석이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 "슬슬. 시작해야겠어." "예? 뭘 말입니까?" 녀석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 한손을 번쩍 위로 치켜 들었다. "핫!" 쥐어졌던 주먹이 펴지면서 대량의.. 만약 주문을 담는다면 그 근방을 단숨에 재로 만들어 버릴 만큼 엄청난 양의 마력이 녀석의 몸에서 한도 끝도없이 터져 나왔다. 평범한 사람이란 이유로 마력의 감지엔 거의 능력이 없는 노인들과 청년이었지만 자신들의 몸을 감싸는 이유 모를 끈끈하고 소름끼치는 느낌에 그들은 몸서리를 쳤다. 그런 그들에게로 녀석의 싸늘한 시선이 내리 꽂혔다. "자, 시작해볼까?" 계속.. 번호 : 26164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23 03:02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42--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4 2 ) == 제 1장 4막 < 폭주. > ==--------------------------------------------------------------------- "차, 찾았습니다!" 홀 안으로 비명에 가까운 시랑의 외침이 울려 퍼진건 점심이 약간 지난 시간이었다. 우선권이 녀석에게 있는 관계로 녀석이 움직인 뒤에야 행동이가능한 펠리어즈들이었기에 모두들 몸은 쉬고 있었지만, 정신들은 바싹 긴장을 한 상태였다. 그리고 그들의 그런 모습은 시랑의 외침이 터지고 채 일분도 되지 않아서홀을 채우는 모습에서 충분히 엿볼수가 있었다. "어디냐?!" 레아드와 함께 홀에 들어서자마자 비하랄트가 시랑에게 외쳤다. 시랑은 자신이 발견한 위치와 지도를 번갈아서 확인해보더니 암담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남서쪽... 산맥 아래입니다." "산맥 아래 어디?" "서랸의 숲 건너편.. 세번째 대피소입니다." 시랑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몇몇 펠리어즈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다. 가족들이 아직 미도에 남은 자들이었다. 비하랄트는 그들을 한번씩 바라보고는 침중한 목소리로 물었다. "주민의 수는?" "대략 4만 3천명입니다. 일곱 마을의 주민 전원이.." "피해 상황은?" "그 지역에서 대량의 마력이 나타났습니다. 분명... 론 님의.. 것입니다." 시랑이 간신히 말을 끊지 않고 끝마쳤다. 비하랄트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고, 그녀의 뒤에서 시랑과 그녀의 대화를 들은 레아드는 헬쓱한 얼굴이되어는 옆에 있는 테이블에 손을 얹었다. 다리에 힘이 빠졌는지 비틀거렸지만, 간신히 넘어지진 않았다. 긴 침묵이 홀 안으로 잦아든다. 사람들의 얼굴엔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어지고, 모두의 마음 속에는 무력함과 절망만이 가득 들어찼다. "확인...해보자." 비하랄트가 손을 들어 작게 주문을 외웠다. 이미 수십번도 넘게 들은 익숙 한 단어와 리듬. 먼 곳의 사물을 볼 수 있게하는 마법의 눈을 만들어 내는주문이었다. 곧, 비하랄트의 앞으로 거대한 하나의 원이 생겨났다. 원이 완성되자 원의중심부로부터 수면의 파동과 같은 흐름이 생겨나더니 공간이 일그러지고흐려져갔다. 원래 그곳에 있어야할 모습이 사라지고, 대신 수십km나 떨어진 곳의 풍경이 원 안으로 천천히 자리를 잡는다. 시간이 흘러서 물의 파동이 잦아지고 수면이 깨끗해지면서 원 안의 풍경이자세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음?" 자신이 만든것이니 만큼 다른 사람들보다 원 안의 모습을 먼저 확인한 비하랄트가 의아함에 가득한 의문성을 내었다. 레아드는 테이블에 거의 몸을기댄 상태로 원 안을 바라보았다. 문득, 레아드도 비하랄트가 내었던 의문성과 비슷한 소릴 내었다. "저건...뭐죠?" 온통 흰색. 약간의 흐림도 없이 완벽한 흰색으로 가득찬 원의 모습에 모두들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주문의 실패? 턱도 없는 소리다.비하랄트가 누군가. 고대로부터 살아온 진짜 마도사가아닌가. 이런 초보적인 주문에 그녀가 실패를 할리가 없다. 그렇다면.. "이상하군." 비하랄트가 손을 내젓자 원의 수면이 작게 흔들리고, 곧이어 다시 정상으로돌아왔다. 하지만, 역시 흰색 뿐이다. 그녀가 다시 한번 손을 내젓자 원의수면이 이번엔 크게 흔들렸다. "..오오!?" 수면의 떨림이 멈추고 풍경이 나타나자 이번엔 놀람의 감탄성이 뒤를 잇는다. 레아드는 믿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원 안을 뚫어지게 쳐다 보았다. 비하랄트가 한 손짓의 의미는 마법의 눈이 보여주는 시야를 좀더 높게 잡는 것이었다. 매 정도나 오를 수 있는 창공에서 마법의 눈이 아래를 향해잡은 시선은 그야말로 믿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원의 외곽으로 펼쳐진 녹색의 숲. 아마도 시랑이 말한 서랸의 숲일 것이다. 그리고 그 안쪽으로 펼쳐진 백색의 공간. 마치, 서투른 화가가 겉부분만 그리다가 만 풍경화 처럼 놀랍게도 풍경의중심 부분이 하얗게 가려져 있었다. 이건 마치.... "결계로군." "결계요?" "마력으로 자신의 영역을 가리는거다. 다른 마도사가 자신을 훔쳐보는게 마음에 들지 않는 녀석들이 가끔씩 쓰던 방법이지. 마력으로 자신의 영역 을 덮어버리는거다." "그럼... 마을은요?" "이 상태로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구나. 하지만.. 당했다고 봐야겠지." 레아드는 고개를 숙이면서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녀석은 분명 모든걸 파괴시킨다고 말했고... 그리고 충분히 그렇게 할 녀석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도대체 결계는 왜 만든거지? "제가 가볼게요." 몸 하나 지탱하지 못할 만큼 빠졌던 힘이 어느새 돌아왔는지 레아드가 테이블에서 떨어지면서 단호하게 말했다. 비하랄트가 고개를 저었다. "쓸떼 없는 짓이다. 아니, 괜히좋지 않은 모습만 보게 될지도 몰라. 론이 수만이나 되는 인간을 학살하는 장면을 보게 되면 어쩔거냐." "마을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잖아요." "이성을 잃은 론이 저 안에 들어갔다.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할 수가 있는 게냐?" "그래도.. 그런건 직접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거예요!" "맞는 말씀입니다." 갑작스레 들려온 목소리에 모두의 시선이 홀의 입구쪽으로 돌려졌다. 반갑지 못한 불청객을 확인한 비하랄트의 미간이 작게 좁혀졌다. "기렌, 무슨 말을 하려는게냐?" "죄송합니다. 하지만, 마을이 어떻게 되었는지 아무도 모르는건 사실이잖 습니까. 확인을 위해서라도 누군가 가보기는 해야할거 같습니다." 비하랄트는 가늘게 뜬 눈으로 기렌을 바라 보았다. 하지만, 기렌은 미도에서 가장 절대적인 힘을 가진 비하랄트의 시선을 여유롭게 받아내면서 마주미소까지 지어 보이는 대담함을 보여 주었다. 결국 비하랄트 쪽에서 먼저 손을 들었다. "무슨 생각이 있는게로구나. 네가 하는 일이니까 딱히 토를 달진 않겠다." "감사합니다. 스승님." "제자 하나를 잘못 둬서 평생을 고생한 사람의 이야기는 많이 보아왔다만, 내가 그 꼴이 날줄은 몰랐구나. 하고 싶은데로 하거라." 말을 마친 비하랄트는 몸을 돌려 홀 안에서 빠져 나갔다. 모두의 시선을한 몸에 받으며 레아드는 자신에게 미소를 짓고 있는 기렌에게 물었다. "스승...님이요?" "예. 스승님의 처음이자 마지막 제자지요. 제가 너무 속을 많이 썩힌 덕분 에 아마 다시는 제자를 두지 않으실겁니다. 자, 그럼 가실까요?" 계속.. 번호 : 26247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24 22:23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43--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4 3 ) == 제 1장 4막 < 폭주. > ==--------------------------------------------------------------------- 빛의 문 안쪽에서 서서히 몸을 드러낸 레아드는 살짝 문 안에서 빠져 나왔다. 미도의 외곽이라서 그런지 평범한 나무들로 이루어진 숲이 앞으로 보였다. "여긴가요?" "예. 이곳이 서랸의 숲입니다. 미도와 모란의 국경 역활을 하는 숲이지요. 저주가 걸려 있어서 미도의 사람이 아닌자가 들어오면 미로의 역활을 하 는 곳이랍니다." 친절하게 돌아온 대답에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주위를 돌아보니 과연비하랄트의 마력이 느껴졌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보니 멀리 하늘을 가리는백색의 마력이 보인다. 녀석이 만들었다는 결계였다. "자, 가시죠." 기렌이 앞장을 섰다. 레아드는 그녀의 뒤를 쫒으며 멀리 앞쪽을 눈에 힘을주어 보았다. 미리 확인을 해볼 참이었지만, 아쉽게도 앞쪽은 작은 길 하나를 둔 천연의 숲이라서 그 너머는 보이지 않았다. 기렌의 뒤를 따르면서 레아드가 물었다. "근데, 기렌씨. 결계 안인데 이렇게 마음대로 들어 올 수가 있는 건가요? 파유가 그러는데 문을 통해서 들어올때 결계와 충돌하면 튕겨져 나온다고 하던데요." "그런 결계도 있긴 하지만, 이 결계는 단지 안쪽의 상황을 숨기기 위해서 만들어진 겁니다. 출입은 자유로운거죠." "출입이 자유롭다니.. 그런건 결계가 아니잖아요." "글쎄요, 그건 만든 사람의 마음대로니까요." 어째서 이런걸 만들어 낸거지? 의아해 하는 레아드를 보며 기렌이 밋밋하게 미소를 지었다. 곧, 둘은 서랸의 숲을 지나서 그 반대편으로 펼쳐진 평야에 도착했다. 꺄아~하나씩 나뭇가지를 들고는 무리지어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등에 장작을 지고 지나가던 사나이가 이쪽을 보더니 반갑게 인사를해주고, 그 뒤를 이어 마차 한대가 지나간다. "이, 이건...?" 마을의 입구에서 레아드는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어가지고는 기렌을 쳐다보았다. 완전히 폐허가 된 마을을 배경으로 피범벅이 된 론의 모습을 기대한건 절대 아니었지만, 이건 확실히 예상 외의 상황이었다. "글쎄요. 저도 어떻게 된건지는.." 기렌이 자뭇 어리둥절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갸웃 거렸다. 하지만 그 얼굴에 그려진 사악한 미소는 전후 사정을 모조리 알고 있는 자만이그려 낼 수 있는 그런 것이었다. 거기까지는 보지 못한 레아드는 주위를돌아보다가 한 여인네를 발견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쪽에서 먼저 이쪽을 보고는 다가오고 있는 중이었다. 덩치 좋은 여인이 바로 앞까지 다가오더니 물었다. "혹시, 저택에서 오신 분들입니까?" "예? 아, 예. 그렇습니다만.." 펠리어즈는 아니지만, 저택에서 온건 사실이니까. 일단은 고개를 끄덕이자그녀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론 님 때문에 오신 분들이군요? 자, 자, 절 따라오세요. 제가 론 님께 안내해드리죠." "론...이라고요?" "예. 론 님이 아까 찾아오셨었거든요. 지금은 촌장님들과 함께 계시죠. 거 기까지 안내한 것도 저랍니다. 자, 따라오세요." 성큼 앞서가는 여인의 모습에 레아드와 기렌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서로를 쳐다 보았다. 어쨌거나, 사정이 어쨌든간에 녀석을 만나지 않으면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가없으므로 둘은 여인의 뒤를 따랐다. 셋은 곧 커다란 오두막집 앞에 도착했다. "여기 계시답니다." 여인이 활짝 웃으며 집 안을 가리켰다. 레아드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지만, 굳이 그녀의 설명이 아니라도 녀석이 저 집안에 있다는건오두막집 전체에서 흘러나오는 대량의 마력만 봐도 알 수가 있었다. 살기가 진득하게 묻어 나오는 마력의 느낌에 몸서리를 치면서 레아드는 기렌을 쳐다 보았다. "어쩌죠?"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이동 주문하고 폭발 주문 몇개는 미리 준비했으 니 여차하면 도망은 칠 수 있을겁니다." "도망...치면 안되는거잖아요." 마을이 이렇게 무사한건 정말 다행이지만, 안타깝게도 녀석이 마을 한복판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으니... 이 마을, 언제라도 잿더미가 될지 모른다. 레아드의 말에 기렌이 싱긋 웃으며 문 안쪽을 가리켰다. "어쨌든, 들어가보죠." 기렌과 레아드가 다가가자 바싹 얼어붙은 자세로 문 앞을 지키고 있던 청년이 둘의 앞을 가로 막았다. 기렌이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 "저택에서 왔습니다. 론 님이 안에 계시다고 들었습니다...만." "아, 저택에서 오셨습니까? 예. 지금 안에 계십니다. 들어가시죠." 그가 옆으로 물러나며 문을 열어 주었다. 안쪽으로 어둡고 침침한 집 안의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저택에서 오셨답니다!" 숨을 고르던 레아드는 옆의 청년이 문 안쪽에다 크게 외치자 그를 한번 돌아보고는 곧, 문 안쪽으로 발을 내딛었다. 바로 뒤로 기렌이 따라 들어온걸 확인한 레아드는 크게 뛰고 있는 심장을간신히 진정 시켰다. 어둠과 먼지. 새로 만들어진 오두막인듯 코를 찌르는 나무의 향내와 그 사이에 섞인 향기로운 차의 향. 여러 사람이 살게 만들어졌는지 오두막 안은굉장히 컸다. 여러개의 물품들과 침대 몇개. 가장 눈에 띄이는건 방의 중앙에 놓여진 커다란 원형의 테이블이었다. 그리고... "여어. 드디어 오셨군." 그 테이블의 앞으로 푹신한 쇼파에 몸을 깊숙히 묻고있는 녀석. 녀석이 싱긋 미소를 짓더니 손에 들고있던 찻잔을 테이블 위로 내려 놓았다. 숨막히는 살기와 마력의 사이에서 레아드는 간신히 마른침을 삼키며녀석을 노려보았다. "여기... 있던 사람들은?" "왜? 내가 죽였을까봐?" "사람들 어딨어?" 나직하지만, 강렬한 레아드의 음성에 녀석이 입술을 질근, 일그러뜨렸다. 그러다가 피식, 미소를 지었다. "걱정마라. 죽이지 않았으니까. 잠시 집 좀 빌려다라고 말하니까 다들 나 가 주더군. 모두 밖에 있다. 의심 난다면 불러줄까?" 레아드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도 바싹 녀석에 대한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녀석이 몸을 당겨 의자에 곧게 앉고는 손으로나머지 의자들을 가리켰다. "앉아. 고개를 들고 있자니 목이 뻣뻣해 지거든." "사양..하겠어." "거절하지. 두번 말하지 않겠다. 앉아." 이번엔 어디를 보나 완벽한 명령조였다. 레아드는 가만히 녀석을 노려 보다가 옆에 있던 기렌이 슬쩍 옷을 당기는걸 느끼고는 고개를 돌렸다. 기렌이 눈짓으로 앉자는 말을 전해오자 레아드는 마지못해 의자를 하나 가져다앉았다. 녀석과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의 자리였다. 녀석이 입술을 잘근 씹더니 조금은 화가 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 금새다시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뭐, 좋아. 어쨌거나 초대한건 나니까. 네가 올지 안올지는 나도 장담은 못했는데.. 이렇게 와주니 다행이군." "다행이라니?" "슬슬 인내심도 한계에 치닫고 있었거든. 나타난게 너가 아니라면 지금쯤 이 마을 재도 남지 않았을거다." 결코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 녀석의 말이었다. 레아드는 식은땀을 흘리면서조심스레 녀석을 살펴 보았다. 말과는 다르게 그리 화난 표정은 아니다. 녀석이 슬쩍 고개를 돌리다 레아드와 눈이 마주치자 싱긋 웃었다. "걱정하는건가? 걱정마라. 아직 사람 하나 건드리지 않았으니까. 네가 와 줬으니 의문이 풀릴때 까지는 아무도 건드리지 않을 생각이야." "의문?" "그래. 궁금한게 있다. 그것도 미치도록 말이야." 녀석이 몸을 바싹당기고는 두 팔을 마주 잡았다. 그리고 레아드에게 진지하기 그지 없는 얼굴로 물었다. "너.. 나한테 무슨 짓을 한거냐?" "...뭐?" "설마 내게 저주라도 건거냐? 아니면 무슨 주문이라던지.. 그것도 아니면" "무, 무슨 소리야?" 갑작스런 녀석의 물음에 레아드가 외려 당황해서 물었다. 그런 레아드를바라보던 녀석의 얼굴이 문득 일그러졌다. 녀석이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빙글 몸을 돌리고는 가만히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레아드와 기렌은 갑작스런 녀석의 행동에 눈을 동그랗게 뜬채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러다 녀석이 고개를 돌렸다. "역시.. 이상해." "그러니까 도대체, 뭐가?" 거의 반사적으로 되묻던 레아드는 짐짓 속으로 놀라고 말았다. 어느새 잔뜩 긴장했던게 모래성 무너지듯이 풀려버린 것이었다. 론의 얼굴을 하고, 론의 목소리로, 론의 말투로 말을 하는 녀석이다. 소름끼치도록 미친게 사실이지만, 이렇게 대화가 길어지고 말을 하게 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긴장이 풀려버리게 된다. 레아드가 풀어진 긴장감을애써 다시 팽팽하게 세우는데 녀석이 두 팔을 벌리며 말했다. "너 나한테 저주라도 건거냐? 사실대로 말해봐. 정말 저주를 걸었다고 해 도 용서해줄테니까. 이대로라면 정말로 미쳐버리겠다고. 너.. 정말로 나 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 "도..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알아들을 수도 없는 소리가 길어지자 레아드가 언성을 높여서 외쳤다. 녀석은 잠시 얼굴을 일그러뜨리다가 고개를 돌려서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녀석의 얼굴이 붉게 보이는건 촛불 탓이겠지? 녀석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너가.. 보여." ....뭐? 지금.. 뭐라고. "너가 보인다고. 낮에도, 밤에도 계속해서 네 모습이 머리 속에서 맴돈단 말이다. 분명 난 어제 널 처음 봤어. 근데.. 왜지? 왜 네 생각이 머리속 에서 떠나질 않는거지? 이 가슴의 고통은... 도대체 뭐야? 난 널 어제 처 음 봤을 뿐인데 어째서 머리 속에선 계속해서 널 찾는거냐? 도대체, 왜? 어째서?" 레아드의 얼굴이 급격하게 붉어졌다. 계속... 번호 : 26248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24 22:23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44--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4 4 ) == 제 1장 4막 < 폭주. > ==--------------------------------------------------------------------- 한번 말둑이 터지자 녀석이 그야말로 쉬지 않고 계속 말했다. "이 가슴 속의 고통은 도대체 뭐지? 네 생각만 하면 가슴이 아파. 머리는 하얗게 변하고, 내 의지 조차 사라져버린다. 너가 떠난 뒤로 지금까지 줄 곳 네 생각만 해왔어. 네 얼굴이 생각나면 이유도 없이 기쁘고.. 그리고.. 뭐라고 표현해야 하는거지? 이런 감정.." "바..바.바바바바보! 그딴거 나한테 묻지 마!" 사과 마냥 얼굴은 물론이고 목덜이까지 벌겋게 익어버린 레아드가 녀석을향해 빽, 소리쳤다. 녀석이 레아드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어느새 살기는사라지고 당황스런 감정만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그런걸 사랑이라고 하는거지요." 갑작스레 옆에서 기렌의 나지막한 음성이 끼어 들었다. 녀석이 기렌을 보더니 물었다. "사랑?" "예." "사랑이라고? 내가 이 녀석을 사랑한다는거냐?" "기렌씨!" 너무나 놀라서 입이 쩌억, 벌려진 레아드가 정신을 차리고 소리를 쳐보았지만, 이미 때는 늦은 뒤였다. 기렌이 싱긋. 사악하리 만치 진한 미소를지었다. "그렇습니다. 그게 사랑이라는 애틋한 감정이지요." "하지만... 이 녀석은 정령이잖은가?" "사랑 앞에선 그 무엇도 하찮은 법이죠." "으아아앗~! 기렌씨!" 더 이상 말이 진행이 못 되도록 레아드가 비명을 지르며 기렌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그러다 문득 끈적끈적한 시선을 느끼고는 덜컥, 행동을 멈추고말았다.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 녀석이 뭐라 표현 할 수 없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꿀꺽.... 당황스럽게도 녀석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군. 이 감정.. 사랑이라는건가." "나.. 납득 하지마!" "아아, 그 말투. 참으로 정겹군. 그래, 처음 만났을 때도 이랬어. 너와 이 야기를 하고 있으면 굉장히 기분이 좋아지게 돼. 그때는 미처 깨닫지 못 했지만 지금은 너무나 절실하군." 얼굴 붉어질 이야기를 혀에 침도 안 바르고 마구 쏟아내는 녀석이었다. 사랑의 언변에 그대로 직격을 당해서 얼어 붙은 레아드를 뒤로 하고 녀석이시선을 기렌 쪽으로 옮겼다. "너가 이 마을 책임자냐?" "책임자는 아니지만, 명하실게 있으면 뭐라도 말씀하십시오." "좋아. 신방을 차려라." "....예?" 예상과는 너무 동떨어진 부탁이었는지 기렌이 고개를 들어 되물었다. "신방을 차리란 말이다." ".. 무슨 말씀이온지." "신방을 만들라는게 무슨 뜻인지 정말로 모르는건 아닐텐데? 오늘 밤 이 녀석을 안을테니 준비를 해두란 말이다." 기렌의 얼굴이 굳어가고, 레아드의 얼굴은 하얗다 못해 투명해진다. 그러다 레아드가 주먹을 쥐더니 벌컥 소리쳤다. "바, 바보 같은 소리 작작해! 누구 마음대로 신방을 차려!?" "뭐야. 싫은거냐?" "당연한 소릴!" "그건 이 마을이 어떻게 되도 좋다는 뜻이군?" 녀석의 말에 레아드의 입이 그대로 다물어졌다. "비.. 비겁해.." "아냐. 이건 정당한 요구다. 너가 아니었다면 어차피 이 마을은 내 손에 파괴되었을터. 너가 있기 때문에 이 마을도 살아 남은거다. 네가 싫다면 이 마을도 존재할 이유가 없어지겠지."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는 레아드를 보며 녀석이 싱긋 웃는다. 그리고는슬쩍 레아드에게 다가가더니 손을 뻗어 레아드의 붉은 머리카락들을 휘저었다. 녀석이 레아드의 하얀 목덜미에 살짝 입을 맞추더니 귀에 속삭였다. "생각대로라면 지금 당장 안고 싶지만, 밤이 될때까지 기다려주지. 예쁘게 차려 입고 와라." 레아드의 볼을 한번 쓰다듬은 녀석이 미소를 지으며 문 밖으로 나갔다. 사과를 넘어서 붉은 물감으로 덧칠을 한것 처럼 붉게 물들어버린 레아드가울상을 짓고 기렌을 쳐다 보았다. "기.. 기렌씨이~!" "죄..송해요. 이렇게 될줄은..." "..나 어떻해요? 이대로라면.." 저 녀석에게 안기게 된다고요. 차마 그 말을 꺼내지 못하는 레아드였다. 길게 한숨을 내쉰 기렌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며칠만 버티면 론님으로 돌아오실거라고 생각해서 한 일인데... 정말 죄 송해요." "죄송하고 말고,... 무슨 대책 없어요?" 기렌이 고개를 저었다. 울상이 되어가지고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거같은 레아드의 모습에 기렌이 조금이나마 위로를 해주려 말을 꺼내 보았다. "그래도.. 론 님 책임감은 강하신 분이니까.. 일이 벌어져도 분명 뒷책임 을 지실...거예요." 전혀. 조금도 위로가 안되는 말이었다. 시간은 무정하게도 하염없이 화살 처럼 흘러서 어느새 저녁.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마을에 미도의 지배자인 론이 찾아왔다는게 대단한 영광이었는지, 자신들이 가져온 비상 식량들을 모조리 꺼내 놓아 성대한 파티를 열어 주었다. 평야의 위로 수백개의 작은 모닥불이 생겨나고 그 주위를 사람들이 둘러앉는다. 각자의 잔에 조금씩 술이 담겨지고 앞으로 푸짐한 먹거리가 놓여지면 사람들은 론이 제정신으로 돌아왔고, 자신들이 살아남았다는데의 감사의 뜻으로 미도를 찬양하는 노래를 부른다. 요란스레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생각 같아서는 당장에라도 저기 아무데나 가 앉아서 같이 놀고 싶은 레아드 였지만, 지금 자신의 처지는 저들과 함께 놀고 있을 그런게 아니었다. 저들이 저렇게 성대한 파티를 열어준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레아드. 자신 때문이었다. 미도엔 수많은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는데, 그런 위험에서 부터 미도의 주민들을 지키는게 펠이 가진 의무 중에 하나다. 때문에 펠은 어려서부터 수많은 죽음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이런 위험을 무사히 통과하지 못해서죽거나 다치는 사람이 많은데 그걸 위해서 펠은 언제나 많은 자식들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미도에서 오직 펠에게만 허락된 권리. 바로 다섯 명의 부인을 가질 수가 있다란 거다. 전 대륙을 이잡듯이 뒤져도 오직 미도에서. 오직 펠만이 가질 수 있는 이해괴 망칙한 권리를 처음 들었을때 레아드는 건성으로 론을 놀려 본 적이있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이 그 다섯 부인 중에 하나로 들어가게 되 버린 것이다. 이 마을 사람들이 이토록 요란하게 파티를 여는게 바로 이런 이유에서 였다. 론의 첫 결혼식이 자신들의 마을에서 열린다. 이보다 영광스런 일이 어디에 있는가? "으하아하아아.."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며 레아드는 자신의 두 팔을 들어 보았다. 치렁치렁하게 달려있는 여러가지 천들이 따라 올라오며 그렇지 않아도 화려한옷을 더욱 화려하게 보이게 한다. 미도의 여인들이 결혼을 할 때 입는 전통 의상이었다. 레아드의 옆에서 부지런히 옷과 머리를 다듬어 주던 여인들이 자신들이 만들어낸 걸작을 보더니 스스로 감탄성을 내 질렀다. "너무 아름다우세요!" "남자 분이라니. 믿기지가 않네요." 그녀들의말에 자연스레 고개가 푹하니 꺽인다. 이 사람들 모두 자신이 남자라는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반응이라니. 미도에서 펠이란 위치는 참으로 괴팍하기 짝이없다. 왕조차 쉽게 얻을 수없을 목숨을 바치는 충성스러운 부하들을 수십명이나 거느리고 다스리는백성들은 조금의 불만도 없이 그 이름을 찬양한다. 그들은 펠이 자신들을다스리기만 해준다면 그가 무슨 짓을 저지르던 용서해준다. 아니, 어떻하든 좋게 해석을 한다고 할까. 가령... 남자를 안는 그런 말도 안되는 짓일지라도.. "흐아아.." 한숨을 쉬고 혼란한 머리를 식히려고 노력을 해보는 사이, 시간은 잘도 뻔뻔스럽게 흘러서 어느새 옷과 머리의 치장이 끝났다. 거울을 보니 참 자신이 봐도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애가 서 있었다. 도톰한 하얀 얼굴에 색을 칠한듯한 붉은 눈동자. 순백색의 하얀 천으로 가려진 얼굴 사이로 드문드문 드러나는 붉은 빛들은 매혹적이다. 으윽.. 젠장이야. "자, 가시죠. 신방이 차려졌답니다." 여인이 밝게 웃으며 문을 열었다. 밖으로 무수히도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계속.. 번호 : 26249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24 22:23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45--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4 5 ) == 제 1장 4막 < 폭주. > ==--------------------------------------------------------------------- 사람들의 환호성. 레아드가 세명의 여인들의 도움을 받아 문 밖으로 나오자 그야말로 천지를울리는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얼핏 앞렬만 봐도 수천, 아니, 수만은 족히 되보이는 사람들이 잔뜩 모여가지고는 자신을 쳐다 보고 있다. 미도에 와서 두번인가 결혼식을 본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자신이 저 위치에서 '행복하세요~'등의 소릴 질러댔었던게 기억이 난다. 근데... 지금은 완전 반대다. 그것도 신랑이 아니라 신부...라니. 바크 녀석이 알면 무슨 얼굴을 할까. "행복하세요~~" "축하드립니다!" 여러가지 진심을 담은 말들이 들려온다. 그들에게 있어서 지금 자신은 그들의 하나뿐인 펠의 소중한 애인.. 기뻐하지 않을 이유가 없겠지. 그건 이해가 간다. 하지만, 같이 기뻐할 만큼 이쪽의 사정이 좋은건 절대아니라구. 누구 때문에 이런 말도 안되는 짓에 휘말린건데... "와아아아~!" 기뻐하는 사람들을 보자니 흐으윽..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예...예쁘시네요." 아마도 신방이라는 미심쩍은 의심이 가는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렌이한마디 내뱉은 말이다. 레아드는 측은한 표정으로 기렌을 올려다 보았다. "..책임져요. 책임." "죄송해요." 어울리지 않게 기렌이 두 손을 합장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문득, 이 사람이렇게 될 줄 알고 날 끌고온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괜히 기네아씨의 누나는 아닐거 아냐. 아아~ 수만명의 목숨을 위해 팔려나가는 이 신세라니. 책에서 읽었더라면그 순고한 용기와 단호한 결정에 감탄을 하고 갈채를 보냈을지도 모르지만.. 막상 당하는 입장이다보니 미치도록 환장할 노릇이었다. "론은요?" "안에.. 계세요. 아까부터 기다리시는게 안절부절 못하시던데요." "으휴." 주변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흥미 진지한 눈으로 쳐다보는 가운데 레아드는치렁치렁한 옷을 들어 올리면서 문 앞에 가 섰다. 옆에 서 있던 여인들이재빨리 문을 열어주었다. 문 안쪽으로 촛불의 흐릿한 빛 사이로 녀석이 보인다. "저... 잘 하세요." 뒤에서 기렌의 응원아닌 응원이 들려오고... 레아드는 발을 앞으로 내딛었다. 탕. 뒷 문이 닫히면서 요란하던 사람들의 말소리가 거짓말 처럼 그쳤다. 문에무슨 주문이 걸려서가 아니다. 미도의 사람들... 정말 웃기지도 않는다니까. 수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기침 소리도 들려오지 않을 만큼이나 일치단결이 저리 쉽게 되버리다니.... "흐음.." 레아드는 신방이라는 이름을 걸고 차려진 집 안을 한번 둘러 보았다. 급조를 한 탓에 어쩔수 없이 엉성한 집이었지만, 세련된 붉은 천들이 방 안의분위기를 아늑하게 만들어주고, 흐릿한 빛의 촛불이 차분한 느낌을 준다. 방 안으로 커다란... 정말 커다란 침대 하나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걸터 앉아 있는건... 녀석이다. "....." 녀석이 놀랐다는 눈으로 이쪽을 쳐다 보았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다가왔다. "노... 놀랐어. 너 이렇게 아름다웠었어?" 녀석이 조심스레 손을 뻗어서 얼굴을 가리는 얇은 천을 치웠다. 그 안으로성큼 치켜진 레아드의 붉은 눈동자가 자신을 빤히 쳐다본다. 화가난 얼굴이었지만 나름대로 굉장히 매혹 적인 모습에 녀석이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예쁘네. 이러니 내가 반했었겠지." 웃기네. 반한건 론....이라고.. "....." 그러고보니 조금 감동을 해도 괜찮으려나. 론 녀석. 정말로 날 좋아하긴좋아했나보다. 기억을 잃고, 이성을 잃은 뒤에도 이러는거 보면.. 으음. 기특하니까 칭찬을 해줄까. "자, 이리와." 우앗. 녀석이 갑자기 손을 덥썩 잡더니 침대로 끌고간다. 자, 잠깐만! 이건 너무 성급하잖아! 뭐라 말을 하려는데 녀석이 털썩, 침대에 앉히더니 재빨리 테이블로 가서뭔가를 뒤적거렸다. 그리고는 다시 침대 쪽으로 되돌아왔다. "기렌이 그러는데 이런 날에는 뭔가 주는거라고 하더군. 가진게 있었으면 좋겠는데, 아무것도 없어서 말이야. 뭔지는 모르겠지만 예쁘니까 일단 이 걸 줄게. 옷 속에 있던거야." 그러면서 녀석이 손을 내민다. 반짝반짝 빛나는 붉은 실들로 얷여진 작은 팔찌다.. 레아드는 입을 다물고는 녀석을 쳐다 보았다. 눈이 마주치자 녀석이 뭐라말하기도 힘든 밝은 미소를 짓는다. 레아드는 그게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준거였으니까. 론 녀석...몸에 품고 다녔던건가.. "받아. 어서."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자, 녀석이 손을 잡더니 그 안에 팔찌를 내려 놓았다. 녀석이 싱글싱글 웃는다. "껴봐." 침대 옆에 무릎을 꿇고 앉은채 녀석이 반짝이는 눈으로 쳐다본다. 레아드는 그런 녀석을 쳐다보다가 문득 기묘한 기분이 들었다. 난폭하고 사나우며 무시무시하게 괴팍한 야수 한마리를 길들여서 옆에 둔기분이랄까... 그렇게 나쁜 기분은 아니다. 원래 론을 위해서 만든 팔찌니 만큼 얇은 레아드의 손목 안으로 쉽게 들어갔다. 녀석이 보기 쉽도록 팔을 들어주자 녀석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생겨났다. "어울린다. 정말이야. 아주 예뻐." "...고마워." 선물이 사실 내가 준것이라지만, 저렇게 진심으로 선물을 주고 기뻐해버리면 화날 마음도 어쩐히 안 생겨버리는군... 레아드가 작게 한숨을 내쉬려는데 녀석이 벌떡 일어나더니 바싹 침대 옆에 앉았다. 불안한 마음데 레아드가 녀석에게서 좀 떨어지려는데 녀석이 손을 뻗더니덥썩, 두 손을 마주 잡아 버렸다. "자, 시작할까?" '으에엣!' 잠시 좋아졌던 기분이 모조리 박살이 나버렸다. 후다닥 뒤로 도망을 치려고 했지만, 녀석이 가볍게 끌어 당기자 단번에 딸려와 버렸다. 레아드의힘은 왠만한 장정들 못지 않지만, 녀석에겐 가랑잎 하나 따오는 것 보다쉬운 일이었나보다. 녀석에게 허리가 잡히고, 강제로 침대에 떠밀리자 깜쪽 놀란 레아드가 녀석의 얼굴을 두 손으로 밀어 내면서 소리쳤다. "자, 잠깐! 기다려봐!" "싫어. 여지건 참았는데 더 참으라고?" "기다리라니까! 그.. 그래. 선물 줄게. 선물!" 멈칫. 녀석의 난폭한 행동이 그대로 멈춰졌다. 그 사이 레아드는 후다닥녀석에게서 도망쳐 나왔다. 어느새 옷이 엉망이 되어 있어서 상의나 하의나 완전히 너덜너덜해졌다. 흘러내리는 옷을 추스리는데 녀석이 반가운기색으로 물었다. "선물이... 있어?" 물론이지. 풍성한 옷 속에 숨겨온 그것을 레아드가 재빨리 빼내자 녀석이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걸 확인해 본다. 두번 확인할 필요는 없겠지. 촛불의 빛을 반사하며 그것이 반짝였다. "...단검?" 그것도 론이 선물한 최고급의 단검이다. 날카롭게 서린 검날을 보고 녀석이 의아해서 물었다. "그게 선물이야? 선물치고는 좀 살벌한데?" "대신 몸을 지키는데는 최고지. 다가오지마!" 단검을 앞으로 내밀면서 소리를 쳐보지만, 전혀 통할 상대는 아니다. 녀석이 잠시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이쪽을 쳐다 보았다. 그러다 갑자기 녀석의 얼굴이 사납게 변한다. "이 마을이 어떻게 되도 좋다는거냐?" 레아드는 이를 악물었다. 여기서 밀리면... 평생동안 얼굴도 못 들고 다니게 되버린다. 레아드가 버럭 소리쳤다. "바보 같은 소리 그만 둬! 마을 사람 한명이라도 건드리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거야!" "그러니까 그 대가로 대신 네가 안기기로 한거잖아. 갑자기 왠 변덕이야?" 확실히... 논리 정연한 말이지만, 그렇다고 예. 그러네요.. 라고 할 수는없잖아. 도박이다.. "...좋아." 들고 있던 단검을 테이블 위에 천천히 내려 놓았다. 녀석이 싱글 웃는다. 하지만 그 웃음이 길게 이어지진 못했다. 레아드가 이번엔 손에 차고 있던팔찌 마저도 빼더니 테이블 위로 내려 놓은 것이었다. 녀석의 얼굴이 아까와는 비교도 안되게 험악해졌다. 하지만 레아드도 거기에 지지 않았다. "..안을테면 네 마음대로 해. 대신 저건 받지 않겠어." "어..어이. 잠깐. 너.." "어디까지나 너가 날 안는거야. 반항하진 않겠어. 난 널 이길 힘도, 막을 능력도 없으니까. 네 마음대로 해." 그리고는 냉큼 눈을 감아 버렸다. 그야말로 너 마음대로 하라는 허락이었다. 하지만 녀석이 좋아라 달려들진 않았다. 대신 끙끙거리며 고민에 빠져버린다. 이게 아닌데... 하는거다. 주민들은 어디까지나 허울 좋은 명분이었다. 근데, 갑자기 레아드 쪽에서내가 이러는건 주민들 때문이라고 못을 박아 버렸다. 그리고 한다는 말이이건 어디까지나 너가 덮치는 거란다. 이 상황에서 안아버리면 그걸 시인하는게 되버리잖은가. 끙끙거리던 녀석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비.. 비겁해. 사기야." 비겁한건 알아. 하지만 조금도 미안하진 않은걸. 레아드가 실눈을 뜨고 녀석을 훔쳐 보았다. 침대에 길게 앉은 녀석은 얼굴에 '굉장히 고민중'이란표정을 그리고 있었다. 도박...성공 한건가. "...좋아. 오늘은 그냥 넘어가겠어." 녀석이 고개를 들더니 결국엔 항복을 시인했다. 레아드는 속으로 씨익. 웃었다. 론 녀석, 나중에 정신 들면 칭찬이라도 해줘야지. 기특한걸. "그 대신. 키스 한번은 해야겠어." "...뭐, 뭐?" "이번에도 말 장난으로 빠져나갈 생각 하지마. 키스 정도니까 강제로 하라 면 못할 것도 없지." 녀석이 침대에서 벌떡 일어선다. 그리고는 아주 오만한 눈으로 이쪽을 내려다 보았다. "자, 어쩔테냐?" 기특...하고뭐고 전부 최소해야겠다. 아무래도 착각을 한 모양이다. 사납고 난폭한 야수를 쉽게 길들일 수가 없는...건가보다. 레아드가 주춤, 뒤로 물러났고. 녀석이 한발 다가온다. 계속.. PS:메리 크리스마스..요. ^^ 번호 : 26286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25 20:40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46--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4 6 ) == 제 1장 4막 < 폭주. > ==--------------------------------------------------------------------- 태양이 떠 오르면서 평야에 내려 앉았던 안개가 서서히 걷혀간다. 드넓게펼쳐진 평야를 가리던 운무가 사라지면서 그 사이로 드문드문 나무 몇개와천으로 만들어진 집들이 나타났다. 아침 일찍부터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어제축제 뒤처리를 하기 위해서였다. 수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놀고 마셨으니 거기서 나온 쓰레기나 기타 각종 오물이 좀 많겠는가. 지끈거리는 머리를 쥐어 짜면서도 사람들이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마을을 청소하는건 전적으로 마을 중심부에 차려진 붉은색 천으로 가려진집 안의 인물들 때문이었다. 몇몇 여인네들이 옹기종이 모여서는 청소를 하는 척 하면서 집 쪽을 쳐다본다. 그리고는 마치 십대 소녀들 마냥 꺅꺅 거리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지나가던 나이 지긋한 노인이 흠, 헛기침을 하면서 그녀들에게 넌지기 경고를 했건만, 여인들은 장소만 옮겨서 다시 웃음꽃을 피웠다. 노인은 그런여인들에게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저으며 몸을 돌렸다. 그렇다고해도 그가 특별히 기분이 나빠진 것은 아니었다. 노인의 입가에도 잔잔하게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 조용하고. 그러면서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이른 아침의 대청소는그렇게 시작 되었다. "하아아암.." 레아드가 잠에서 깨어난건 이른 아침이 훨씬 지나서 거의 정오가 가까워오는 시간이었다. 문을 열자마자 환한 빛이 쏟아져 들어와서 레아드는 잠시 치렁치렁한 팔 소매로 눈을 가렸다. 그리고 눈이 빛에 익숙할 즈음,소매를 내려보니 집 앞을 지나가던, 혹은 거기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모조리 자신을 쳐다 보고 있는게 보였다. 긁적.. 잘 알고 있는 얼굴도 보인다. "좋은 하루입니다. 늦잠 자셨네요." 기렌이 다가오더니 넌지시 말을 건냈다. 레아드는 흘러내리는 옷을 추스리면서 기렌에게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흐으음, 기렌이 앞에 서더니 시선을 내려 레아드의 몸을 한번 훑어 보았다. 상의의 앞부분이 완전히 걸레가 되어서 어깨가 다 드러나 보이고 하의도별로 사정은 다르지 않는다.레아드가 손으로 잡고 있지 않는다면 그대로흘러내려가 버릴 정도였다. 레아드의 손목에 차여 있는 붉은색 팔찌를 확인한 기렌이 싱긋 웃으며 물었다. "좋은 밤 되셨나요? 아, 이런 질문 필요 없을거 같네요. 옷이 엉망이신걸 요." "그거 농담이라면 끔찍하고, 진담이라면 더 끔찍하네요. 그보다 뭐, 입을 옷 없나요? 이거 찢어지기 직전이예요." "옷이라면 어제 입고 오신거 가져 왔어요." 기렌이 손에 들고 있던 보자기를 건네 주었다. 펼쳐 보니 확실히 자신의옷이 들어 있었다. 보자기를 받아든 레아드가 얼른 집 안으로다시 들어갔다. 잠시 후, 옷과 머리를 말끔하게 정리한 레아드가 집 안에서 밖으로 나왔다. "후아, 이제 좀 살거 같네." "배 고프시죠? 마을 사람들이 점심 준비를 해뒀습니다." "그보다.. 론은 어딨죠? 일어나보니까 보이지 않던데요." 기렌이 싱긋 웃으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레아드가 기렌의 시선을 쫒아고개를 돌려보자 멀리 떨어진 곳에 론이 보였다. 노인 한명이 의자에 앉아 있고, 그 반대편에 의자를 반대로 세워서 앉은론은 노인이 입에 물고 있는 담배를 유심하게 쳐다 보고 있었다. 노인이 한번 길게 담배를 빨더니 후우, 연기를 내 뿜는다. 그 모습을 세심하게 살펴보던 론은 노인이 내민 담배를 받더니 노인과 비슷한 자세로 담배를 길게 빨아들였다. 거기까지는 누가 봐도 멋있는데... 론의 눈이 갑자기 커진다. 그리고는 캘룩캘룩 거리면서 의자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방방 뛰어 다녔다... "저.. 바보.. 지금 뭐하는거예요?" "담배 피우는게 멋있어 보인다고 배우신다던데요?" "....." 어쩐지 어제 목숨 걸고 실랑이 벌인게 한심해지는 순간이다. "아, 참. 레아드님. 저 몇시간 정도 자리를 비워야 하겠는데 괜찮으시겠어 요?" "예? 어딜 가시게요?" "저택이요. 이 안에서는 어떻게 지금 상황을 밖으로 전할 수가 없더군요. 더구나 론 님의 마력 때문에 문도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고요. 결계 밖까 지 걸어간 다음에야 문을 만들수 있겠어요." "저도 같이가면..... 안되겠죠." 말해놓고 보니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기렌이 싱긋 웃었다. "걱정마세요. 금방 돌아올게요. 그 동안만 론 님을 책임져 주세요." 고개를 끄덕이고는 론 쪽을 보았다. 녀석이 이번엔 기침을 하면서도 나름대로 멋지게 연기를 내뿜어 본다. 하... 한심해. 그러다가 문득 녀석이 이쪽을쳐다본다. 움찔.. 꽤 먼거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녀석의 얼굴이 환해지는게 다 보였다. 들고 있던 담배를 아무렇게나 위로 던져버리고 녀석이 이쪽으로 달려온다.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점심은 어제 보셨던 촌장들 집에 차려졌으니 가 서 드세요." "자, 잠깐만요. 기렌씨!" 다급한 마음에 불러보았지만, 기렌은 매정하게도 미소를 흘리면서 슬쩍 옆으로 빠져 주었다. 그 순간 다다다다.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단숨에몸이 공중으로 치 솟았다. 녀석이 달려오면서 덥치듯이 안더니 들어올린거였다. "이제 일어난거야?잠꾸러기네. 꽤나 기다렸단 말야." "바, 바바보! 내려줘!" "싫은데?" 녀석이 빙글빙글 돈다. 녀석과 함께 세상이 돌아가는 가운데 레아드는 완전히 붉은 사과마냥 얼굴이 익어서는 녀석에게 내려달라고 소리를 쳤지만,녀석은 일부러 못 들은채 했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마을 사람들의 입가에 대단히 만족스러운 미소가 생겨난다. 흡사, 소중이 키워온 자식을 결혼이란 이름으로 떠나보낼때 짓는 그런 흡족한 미소였다. 기렌이 정오의 작은 소동 중에 몸을 감추는 가운데, 레아드의 요란스런 비명 소리가 마을 안을 흔들어 놓았다. "내려줘어~!" 달그락. 달그락. 접시에 포크와 나이프가 닿으면서 생기는, 언제 들어도기분 좋은 소리가 울려 퍼진다. 기렌이 미리 말해뒀던 촌장들의 집. 커다란 원형의 테이블 위로는 진수성찬이라는 말로 표현하기 딱 좋을 만큼의 푸짐한 요리들이 잔뜩 올려져 있다. 두명이서 먹기에는 너무나 무리한 양이었지만, 거기에 도전을 해볼 요량인지 레아드는 정신없이 음식들을 먹어 치웠다. 말하기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며칠간 눈 앞에서 자신을 놀란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녀석 덕분에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했단 말야. 잠이야 어제부터 오늘 오후까지 푹 잤다고 치더라도... 정말 며칠간 꼴딱 굶고 있었다. "어.. 어이. 너 그렇게 먹어도 괜찮아?" "우리... 먹..으라고... 차려준...건데... 먹어..야지." "..천천히.. 드십시오. 음식은 아직도 많습니다." 론과 함께 레아드의 무지막지한 식욕에 혀를 내두르는 촌장이 넌지시 말을했다. 일곱명의 촌장 중에서 임시로 론을 대접하기 위해 뽑힌 사람인 모양이었다. 촌장이 이번엔 녀석을 보며 말했다. "마을 주민들이 론 님을 위해서 성대한 축제를 열기로 했습니다. 아무쪼록 참석하여 주십시오." 평소 론이 그런 자리엔 절대로 나타나지 않는다는걸 잘 알고 있는 촌장이기에 별로 기대는 하지 않고 말을 해본 것이었지만, 포크로 음식 하나를찍어서 입에 넣은 론은 선뜻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축제라고? 재밌겠네. 알았어 나가주지. 레아드 너도 참석 할거지?" "축제..... 라면 좋아하니까." 녀석이 보기 좋은 미소를 지어준다. 론이 이성을 잃은지 벌써 수일이 흘렀다. 비하랄트의 예상대로라면 아마도사오일 정도 뒤면 정신을 차릴 것이다. 사오일이라... 최소한 녀석과 한침대를 네번은 써야 한다는 소리. 험난한 시간들겠군... 턱을 괸채 자신을 보며 미소를 던지는 녀석을 보며 그런 생각을하는 레아드였다. 계속.. ps:어떻게 됐냐고요?.. 글쎄요. 둘만 알겠죠. *_*.. 히주욱.. :) 번호 : 26431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27 21:29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47--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4 7 ) == 제 1장 4막 < 폭주. > ==--------------------------------------------------------------------- 축제라고는 해도 어제 열렸던 파티와는 기본적으로 그렇게 다른 차이 점은없었다. 유난히 다르다면 론과 레아드가 참석을 했다란 걸까. 노을이 지고, 하늘이 주황색에서 점차 검은색으로 물들어 간다. 드문드문별들이 나타나고, 그 사이로 찬란하게 빛나며.. 음흉하게 웃는 초승달이나타나자 사람들은 미리 준비해뒀던 장작 더미에 기름을 뿌리고는 그 위로작은 불꽃을 던졌다. 불꽃은 기름에 닿으면서 순식간에 수천배로 몸을 부풀리고, 그리고 자신들의 먹이로 던져진 나무 장작들을 사정없이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밝은 빛과 뜨거운 열량을 한없이 뿜어대면서. "와아아아~!" 수십개의 모닥불의 중앙에 위치한 가장 거대한 장작 더미에 불이 붙으면서불꽃이 밤 하늘로 치솟는다. 사람들의 환호성이 그 뒤를 따랐다. 흥겨운 노래 소리가 울려퍼지고, 미도의 전통 악기들이 즐거운 음을 연주하는 가운데, 사람들은 한명씩. 한명씩 일어나더니 타오르는 불꽃을 배경으로 서로의 손을 마주잡고 춤을 추었다. 촌장의 배려로 그리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앉게 된 레아드는 흥겨운 가락에몸을 맡기고 춤을 추는 사람들을 향해 밝은 미소를 던지며 박수를 쳐 주었다. 노래 소리, 음악 소리. 타오르는 불꽃과 움음 소리. 흥겹다. "....." 녀석은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레아드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타오르는 붉은불꽃에 물들어가는 얼굴. 아름답다라고 해야 하나. 녀석은 피식 웃었다. 정겹다. 그래, 정겨웠다. 이 아이를 보고 있자면, 자신의 피가 갈구하는 파괴의 의지. 파멸의 욕망따위는 어디론가로 사라져 버리고 푸근한 마음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그냥 이렇게 영원토록 녀석의 얼굴을 바라보며 있고 싶을 정도로.. 그 느낌은 기분이 좋았다. 따스롭고.. 아늑했다. "뭘 보는거야?" 이쪽의 시선을 눈치 챘는지 힐끔, 눈을 흘기면서 레아드가 퉁명스레 묻는다. 너무나 자연스레 대꾸할 말이 생각났다. "너가 오늘 밤엔 무슨 핑계를 댈까... 생각 중이야." 얼굴이 붉어지겠지. 그래.. 저렇게. "바... 바보 같은 소리." 축제를 즐기느라 한창 좋아진 기분이 왕창 깨진 얼굴이다. 키득거리면서녀석이 웃었다. 사람들의 웃음 소리와 이야기로 시작되고 춤이 이어지면서 열기를 띠게 된축제는 곧이어 술판이 벌어지면서 끈적한 분위기로 변한간다. 모닥불에 둘러 앉아 한잔씩 돌아가는 술잔. 웃음 소리.. 평소 론의 행태를 잘 알고 있는 촌장은 특별히 펠이 이 마을에 왔네 어쨌네 하는 장황한 말 같은건 하지 않았다. 마을 주민들 역시 그런 촌장의 사정을 이해 하는건지 일부러 론과 레아드 쪽으로 시선을 던지는 일은 되도록 자세를 하는 모양이었다. "아아, 평화롭군." 광활하게 펼쳐진 평야의 위로 타오르는 수백개의 모닥불. 그리고 그 사이를 돌아다니며 웃고 있는 사람들. 녀석이 두 팔로 뒤로 넘겨 땅에 기대고는 몸을 길게 폈다. 홀짝.. 약간의 알콜이 섞인 과일주를 마시던 레아드가녀석에게 힐끔, 쳐다 보았다. 사람들을 바라보는 녀석의 입가에 미소가 드리워진다. 결코.. 야수가 먹이를 볼때 짓는 그런 미소가 아니었다. 녀석이 보지 못하게 컵으로 입을 가리면서 싱긋 웃었다. 조금.. 뿌듯하다고 해야 하는건가. "저 가운데다 불덩이라도 하나 던져 놓으면 참 멋질텐데.." 푸헉. 레아드가 마시던 과일주가 푸웁 뿜어져 버렸다. 레아드는 뜨악스런표정으로 녀석을 노려 보았고, 녀석이 싱글 미소를 지으며 레아드를 돌아보았다. "농담이야. 농담." "자.. 장난이라도 그런 소리 하지마. 너가 말하면 농담으로 안 들린단 말 이야." "걱정 접어 두라고. 너가 옆에 있는 동안은 아무도 안 건드릴테니까. 손톱 하나 안 건드릴테니 안심해."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면서 레아드가 투덜거렸다. "너라는 녀석 이해를 못하겠어. 사람 하고 이야기도 할 수 있고.. 웃을 줄 도 알고.. 이런 축제를 보면서 평화스럽다고 말도 할 수 있으면서 어째서 항상 다 망쳐 놓고 싶어하는거지? 인간이 그렇게 싫어?" "인간이 특별히 싫은건 아냐. 단지, 지금 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게 인간 이라서 뿐이지. 만약에... 무슨 다른게 인간 대신 세계를 다스리고 있었 다면 그 녀석들을 족쳤을걸." "인간이 싫은게 아냐?" "내가 하는 일은 인간이 좋고 싫은게 문제가 아냐. 굳이 따지라면.. 싫지 는 않아." 더 이해를 못할 녀석이었다. 레아드는 알아 들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녀석은 이런 대화를 하는게 별로 내키지 않는지 고개를 저으며크게 기지개를 켰다. "으하암~ 그러고보니 왠지 피곤한데. 그만 잘래?" 말 돌리는데 꽤 소질이 있는 모양이다. 레아드는 '너가 하는 일이 뭔데?' 라는 물음을 던지려다가 녀석의 말을 듣고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버.. 벌써? 해가 저문지 겨우 두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어." "졸리면 자는거지 해가 저문게 무슨 상관이야." "하지만... 그, 그래. 이거 마셔볼래? 이거 무척 맛있어." 레아드가 황급히 손을 뻗어서 잡히는데로 녀석에게 내밀었다. 녀석은 그걸확인해 보고는 의아한 얼굴로 되물었다. "이거.. 마시라고?" 으극, 왜 하필 잡힌게 소스란 말이냐. 재빨리 그걸 내려 놓고 녀석에게 줄만한 무언가를 찾던 레아드의 눈에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던 그것이 눈에띄었다. 레아드의 눈이 반짝 빛났다. "이건 어때?" 놀랍게도 들린건 아이리알드. 일곱명의 촌장 중에 한명이 론의 아버지나,혹은 할아버지에게 받은 모양이다. 분명히... 술병의 적혀 있는데로라면만들어진지 무려 80년이나 된 와인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런걸 꺼내서 주다니. 촌장들 정말로 자기들 마을에서론이 머문다는게 이렇게나 기쁜가보다. "그거? 줘 봐. 어디..." 레아드의 손에서 술병을 받은 녀석은 술병의 입구를 막고 있는 코르크 마개를 빼더니 확인도 안 해보고 단숨에 한모금 들이켰다. 레아드는 속으로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엘빈 누나도 한잔에 얼굴이 붉어졌던 무시무시한술이다. 아무리 론이라고 해도... "우와, 화끈한데?" 단숨에 술병의 반을 비워낸 녀석이 숨을 몰아쉬면서 놀랍다는 얼굴로 술병을 쳐다 보았다. 취..한건가? 레아드가 조심스레 물었다. "괘... 괜찮아?" "응? 물론이지. 그것보다 이거 꽤 맛있어. 너도 마실래?" 고개를 저으면서 레아드는 속으로 눈물을 뿌렸다. 도대체... 이 녀석 통하는게 뭐야. 독버석을 채로 갈아서 생으로 먹여도 배탈도 안 날거 같다. "크으." 다시 한번 술병을 입으로 가져간 녀석이 이번엔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단숨에 내용물을 입 안으로 흘러 넣었다. 누구건지는 몰라도 펠이 자신의 선물을 이렇게 화끈하게 받아들이는걸 보았다면 꽤나 기분 좋겠군.. 레아드는 무릎을 모아 팔로 안으면서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술로 취하게 하려는 잔꾀를 부려 보았지만, 씨도 안 먹혔다. 이럴 줄 알았으면 기렌씨한테 수면제라도 좀 달라고 하는건데.. 후회를 해보지만, 기렌은 여기서 며칠이나 걸릴 저택에 있으니 눈물을 뿌려 봤자, 헛수고였다. 계속... 번호 : 26501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29 02:28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48--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4 8 ) == 제 1장 4막 < 폭주. > ==--------------------------------------------------------------------- "춤추자." 녀석이 대뜸 꺼낸 말이다. 레아드는 당연스럽게도 고개를 저었고, 녀석에게 한마디 하려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애초에 레아드의 의견 따위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는지, 녀석은 말을 끝내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손을 뻗어 레아드의 가는몸을 잡아 일으켰다. "무, 무슨 짓이야!" "춤추자고. 다들 하고 있잖아." "하지만.." 이번 역시 대답은 기대도 안 한 모양이다. 거의 납치하다 시피 레아드를번쩍 안아 모닥불 앞으로 걸어간 녀석은 거기서 레아드를 놔 주었다. 왠만해서는 론과 레아드 쪽으로 시선을 보내지 않으려던 마을 주민들이었지만,춤을 춘다면 이야기는 다르지 않는가. 모두의 시선이 쏠리다 못해 들이 부어졌다. 레아드가 얼굴을 붉히며 머뭇거리자 녀석이 레아드의 한손을 잡고, 다른 한손으로는 허리를 안더니 고개를 뒤로 돌려 악단에게 주문했다. "끈적끈적한거로 하나 부탁하지." "절대 안돼!" 깜짝 놀란 레아드가 미처 춤을 안추겠다라는 소리를 접어둔채 그렇게 소리를 치고 말았다. 레아드의 말에 녀석이 싱긋 웃었다. 그제서야 레아드는녀석의 사악한 생각을 깨달을 수 있었다. 끈적끈적(?)한 춤은 안 한다는말은 다시 말해서 그렇지 않은건 추겠다란 말로 들리지 않는가. 녀석이 사악한 미소를 짓더니 당혹스러워 하는 악단에게 재차 주문했다. "그럼 아무거나 해줘. 아니, 조금 신나는게 좋겠군." 악단의 리더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긴장감 어린 얼굴로 자신의 동료들을 한번 돌아 보았다. 자신의 생에 펠의 앞에서 연주를 하게되다니, 이런 영광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얼굴이다. 쥐죽은듯한 침묵 속에서 작은 피리의 소리가 울려 퍼진다. 녀석의 주문이무색하게시리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도 않을 정도의 작은 음색이었다. 피리의 얇고 가는 음이 실개천 같이 흐르는 가운데, 옆에서 또다른 음색이 끼어든다. 작은 열매를 통에 넣어 흔들면 차르륵.. 소리가 나는 메덴이라는 악기의 음이었다. 두개의 어울리지 않을것 같은 악기는 의외로 멋드러진 음색을구가하며 잠시 동안 요란스런 축제의 분위기를 차분하게가라 앉혔다.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고, 양보하고, 마주하며 두개의 음은 점점 그 음을높혀갔다. 그리고 한 순간, 메덴을 다루던 악사가 사람들이 깜짝 놀랄 만큼 요란스럽게 메덴을 흔들었고, 그를 따라서 피리의 음도 평야에 높게 울려퍼진다. 동시에 장중하면서도 경쾌한 악기들이 두개의 음을 따라서 울려 퍼졌다. 사람들의 환호성이 울려퍼지고, 타오르던 모닥불의 불길이 화려하게 비상한다. "...이 음악.." 전에 들은적이 있다. 결혼식 이후 축하 파티에서 요란스레 악단이 연주했던 바로 그 곡이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음악을 연주하는거야? 레아드가 악단 쪽을 흘겨 보는 순간, 갑자기 녀석이 뒤로 휙하니 물러섰다. 춤의 시작 동작이다. 레아드는 곤란한 얼굴로 마을 사람들을 돌아 보았다. 모두 기대에 부푼 얼굴들이다. 속으로 긴 한숨과 한탄을 섞어 보내며 레아드는 녀석과 잡고 있던 손을 치켜 들었다. 응해준다는 답변이었다. "와아아~" 화려하면서 경쾌한 음악 소리만이 들려오는 가운데 마른침을 삼키며 레아드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레아드가 춤을 추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요란스레환호성을 질렀다. 수십명의 커플들이 모닥불 앞으로 재빨리 나섰다. 곧, 레아드와 녀석이 하고 있는 자세와 똑같은 자세를 취하는 커플들이 모닥불 사이사이로 자리를잡았다. 그리고 춤이 시작된다. 결혼을 한 축복스런 부부를 위해서 그들의 친구들이 보내는 축하의 춤. 그것이 지금 악단이 연주하는 곡이 가지는 의미다. 그런 만큼 곡은 경쾌하고즐거우며 한없이 밝았다. 타오르는 불길을 배경으로 화려하게 비상하는 처녀들의 치맛자락. 감탄성이 나올 정도로 빠르게 회전하며 연인을 따르는 청년들. 밤 하늘 아래로 수십개의 원이 그려지며 곁에서 춤을 바라보는 사람들은환호성을 지른다. 보기만 해도 절로 미소가 생기고 감탄성이 나오리 만큼 멋드러진 커플들이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유난히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건 당연하게도 녀석과레아드였다. 그쪽 길로 나서도 될 만큼이나 아슬아슬한 춤을 추고 있는 몇몇 커플들 보다는 춤 실력에서 떨어지지만, 그래도 꽤 익숙한 것이 보기엔좋았다. 레아드가 그 삼단 같았던 붉은 머리채만 자르지 않았었도 사람들에게 경악에 가까운 표정을 이끌어 낼 수 있었겠지만, 지금 둘을 바라보는 사람들의입가에 그려지는 흐뭇한 미소는 둘의 춤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걸 말해주었다. 물론, 그 미소의 대부분은 춤과는 전혀 관계도 없이 그려지는거지만.. 미도의 사람들이 대륙과는 전혀 다르게 발전시켜온 독특한 템포를 따라 춤은 격렬해지고, 과감해진다. 대륙의 사람들이 본다면 '멋지다'와 '천하다' 라는 극히 상반되는 결론을 낼 만큼이나 미도의 춤과 음악은 파격적이다. 처음엔 부끄러워서 머뭇거리던 레아드는 어느새 강렬해지는 음과 주변에서들려온 환호성, 박수 소리에 심취해버린건지 같이 춤을 추는 녀석이 놀랄만큼이나 과감하게 몸을 음에 맡겼다. 매번 축제가 끝나면 한탄스런 얼굴로 '성격에 문제가 있는거 같아...'라고 되뇌일 만큼이나 축제광인 레아드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와아아!" 환호성. 환호성.. 타오르는 붉은 불길과 밤 하늘. 박수 소리, 밤바람에 휘날리는 붉은 머리카락. 그리고 그 사이로 드러나는 붉은 눈동자. 어느새 평생의 실력을 모두 펼쳐냈던 악단의 음악이 천천히 끝나갔다. 아직, 곡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레아드는 천천히 춤을 멈췄다. 평야를 진동시키는 엄청난 환호성 소리. 음악이 들려오지 않을 지경이다. "하아.. 하..아. 하아.." 얼마나 춤에 정신을 팔렸는지 온 몸이 땀투성이었다. 레아드가 후우, 이마에 달라 붙은 앞머릴 불어서 뒤로 넘겼다. 놀랍게도 땀 한방울 흘리지 않은 녀석이 슬쩍 다가오더니 옆에 붙는다. "놀랐는걸. 대충 출거라고 생갔했는데, 그렇게나.... 몸을... 열심히 해주 다니. 놀라버렸어." 몸을.. 뭐? 무슨 생각에선지 녀석이 중간에 말을 바꿔서 레아드는 지친 얼굴 사이로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대충 넘어갈 요령인지 녀석이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 하나를 치켜 세웠다. "그런 의미로 한곡 더 출까?" "뭐? 싫어. 절대 싫다구. 지쳤단 말야." "지쳤다니.. 무슨 농담 같지도 않은 소리야? 정령이 지친다는 말은 난생 처음 들어본다. 그러고보니 땀도 흘리고... 너야 말로 이상한거 아냐?" "....." ....그러고 보니 맞는 소리긴 하다.. 정령이 땀을 흘린다는게 좀 우습기도하겠지. 하지만, 태어난지 겨우 며칠밖에 안된 녀석에게 '난생 처음....' 이라는 소리는 듣기 싫다구. 레아드가 손을 내 저었다. "어쨌든, 지쳤어. 당장 쓰러지고 싶을 정도로 지쳤다고.""정말?" "그렇다니까. 그러니까 이만..." 쉴래... 라고 하려다가 레아드는 거기서 입을 다물었다. 힐끔 고개를 돌려보니 녀석이 기대기대.. 라는 반짝이는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게 보였다. 이... 이 악마 같은 자식. 노린게 이거야? "쉬고 춤.. 출까?" 부들부들 떨리는 입이 일그러지면서 미소... 비스므리한걸 만들어 내었다. 녀석이 아쉽다는 투로 손가락을 튕겨 보이더니 다른 의미로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움찔, 뭔가 불길한 생각이.. "아직 팔팔하다는 거지? 뭐, 어쩔 수 없네. 어이, 거기 꼬마." 40이 넘어 보이는 악단 리더인 반백발의 사나이는 주변을 돌아보다가 론이자신을 가리켰다는 눈치 채고는 론에게 고개를 숙였다. 론이 한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키면서 찡끗~ 윙크를 해보였다. "이번엔 정말 끈적한거로 부탁하지." 불길한 생각 적중.. 레아드가 경악하며 외쳤다. "자.. 잠깐! 말도 안돼! 싫어!" "뭐야, 벌써 피곤한거야?" "그건..! 아니지만.." "그럼 됐네." 레아드가 뭐라 소리를 치려 했지만, 어느새 음악이 시작되버렸다. 녀석이정말 사악하면서 음흉한 미소를 짓더니 손을 앞으로 뻗었다. "자, 시작할까요?" 계속.. 번호 : 26590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1999-12-30 18:29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49--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4 9 ) == 제 1장 4막 < 폭주. > ==--------------------------------------------------------------------- 쉬지도 않고 네번의 춤을 끝내서야 레아드는 간신히 한숨을 돌릴 시간을가질 수 있었다. 세번 다 꽤나 격렬한 춤들이어서, 춤이 끝날 즘엔 완전히 녹초가 되어버렸다. "흐아아.. 주.. 죽을거 같아." "이제야 지친거야?" "...저리가. 덥단 말야." 다가와서 붙는 녀석을 옆으로 밀치며 레아드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정말 정령이 맞긴 맞는가 보다. 쉬지도 않고 춤을 네곡이나 출 정도라니. 보통 사람이면 두곡 정도에서 뻗어버릴 만큼이나 격렬한 것들이었는데.. 별것도 아닌 것에서 새삼 감탄을 해버렸다. "이제 슬슬 끝나가는군." 시간은 자기 편이라는거라는지 녀석이 옆으로 물러나면서 주위를 한번 돌아 보았다. 녀석의 말대로 사람들도 슬슬 물러나는 기색이다. 어느새 주변은 한산해진 분위기였다. 술판으로 치닫고 있으니 그럴만도 하지만, 사람의 수도 꽤 적어져 있었다. 멀찌감치에서 이쪽을 힐끔힐끔 살피던 촌장이 다가왔다. "축제는 즐거우셨습니까." "응. 재밌었다." "감사합니다. 마을 사람들도 기뻐할 것입니다. 그리고, 신방이 준비가 되 었습니다만..." 녀석이 이쪽을 쳐다 본다. 레아드는 휙하니 고개를 돌려서 당황한 얼굴을숨겼다. 달은 어느새 머리 위로 떠 있다. 잠잘 시간이 지나도 한참이 지난시간이었다. 더구나 피곤하고.. 이젠, 더 이상 우길 꺼리도 없다. 끙끙거리는데 녀석이 슬쩍 다가오더니 어깨에 턱을 기대면서 귀에 속삭였다. "이 이상 할거 없으면 그만 자자구. 밤도 꽤 깊었잖아." "기다려봐. 좀 더 생각해볼거야." "그렇게 나한테 안기는게 싫은거냐?" 레아드가 눈을 흘기며 외쳤다. "당연하지! 난 남자라고!" "정령 아냐?" "그..그래도 남자야!" "그래? 하지만, 정령은 성이 없잖아. 굳이 따지라면 창생의 의지로 만들어 졌으니 여성쪽에 가까운거 아닌가?" 비하랄트가 했던 말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녀석의 말에 레아드는 머뭇거렸다. 녀석까지 이런 말을 하는거 보면 할머니가 허튼 말을 한건 아닌가보다. 하지만... "난 남자야!" 남자로 살아온 17년의 생을지금 와서 '아, 그래. 나 여자였구나.'라면서뒤바꿀 수는 없단 말이다. 예쁜 아가씨한테 청혼해서 도란도란 애낳고 손자 볼 때까지 사는게 꿈이었는데.. 훌쩍. 녀석이 뒷머릴 긁적이더니 손을 뻗어 허리를 두른다. "뭐, 굳이 남자라고 주장 하고 싶으면 말리진 않을게. 어쨌든, 오늘은 그 만 자자구." "기, 기다리라니까." 레아드가 황급히 몸을 피해보았지만, 녀석의 팔에 잡히고 말았다. 왠만한장정 네다섯 배의 힘을 가진 레아드가 발악을 해본다고 해보지만 녀석의힘 앞에서는 어른 앞의 애기 보다도 무력할 뿐이었다. 반항하는 레아드를잡아다 일으킨 녀석이 싱긋 웃는다. "이젠 제법 앙칼지기도 한걸. 갈수록 예뻐보이네." "시끄러!" 건성으로 날아드는 레아드의 주먹을 녀석이 탁, 자신의 손으로 쥐었다. 씩씩거리는 레아드를 보며 녀석이 징그럽게 웃었다. 그런 녀석의 얼굴을 노려보던 레아드가 문득 시선을 자신이 내민 주먹 쪽으로 돌렸다. "응?" 녀석도 뭔가 낌새가 이상한지 레아드의 주먹을 감싼 자신의 손을 보았다. 마력... 그것도 끈적끈적한 살기를 품은 마력이 녀석의 손에서 뿜어져 나온다. 멍청하게 그걸 바라만 보던 레아드는 순식간에 마력 속으로 주문의기운이 들어가자 놀라 외쳤다. "무, 무슨 짓이야!" "잠깐.. 난 아무것도 하지 않.." "으아앗!" 주문이 완성되는 순간, 레아드가 황급히 녀석의 손을 잡아다 위로 치켜 들었다. 마력에 녹아든 주문의 의지는 폭발. 퍼엉! 순간, 둘 사이에서 거대한 빛의 고리가 생겨나더니 그 안에서 엄청난 양의열량을 뿜으며 한줄기 빛이 하늘을 향해 뻗어 올라갔다. 만약 레아드가 녀석의 손을 위로 향하지 않았더라면 이 근처 지역이 날아가 버릴 정도로 엄청난 힘이었다. 빛은 녀석이 만들었던 결계를 뚫고, 구름을 증발시키며 한도 끝도 없이 어두운 밤하늘을 향해 치솟았다. 빛이 하늘의 별처럼 반짝이며 사라지자 레아드가 버럭, 녀석을 향해 외쳤다. "무슨 짓을 하는거야! 하마터면 전부 다 죽을 뻔 했잖아!" "기.. 기다려봐. 난 정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자기도 놀랐는지 녀석이 레아드의 손을 놔주면서 뒤로 물러났다. 그 순간,근처의 술병이며 음식, 모닥불들이 서서히 땅에서 떠오르기 시작했다. 녀석에게서 뿜어지는 마력 때문이었다. "이게 무슨...!"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는걸 알아챈 마을 주민들이 하던 일을 그만두고 시선을 이쪽으로 보내왔다. 옆에 있던 촌장이 놀라서 주위를 돌아보는 가운데 가장 놀라고 있는 녀석이 다급히 말했다. "힘이... 멋대로 흘러가고 있어! 뭐야.. 도대체 이건?" "괘, 괜찮아?" 녀석이 고개를 들어 레아드를 보았다. 레아드의 몸이 우뚝, 그 자리에 멈춰졌다. 붉은색 눈동자! 녀석의 눈동자가 완전히 피에 물든듯 붉어져 있었다. 일순, 녀석의 눈동자에 살기가 돌았다. 콰앙! 그리고 터져 오르는 마력의 폭풍! 엄청난 기세로 뻗어나가는 마력의 기운에 레아드가 재빨리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마력의 폭풍에 휘말린 촌장과 마을 사람들,그리고 축제를 위해 내놓아졌던 수많은 음식들과 술병들이 녀석의 주위로부터 와르르, 멀리 나가 떨어졌다. "크.. 크윽." 간신히 폭풍에 휘말리지 않은 레아드가 신음소릴 내면서 녀석을 노려 보았다. 자신과의 약속을 깨버리고 마을 사람들을 다치게 한 녀석에게 처음 레아드가 보낸건 분노의 시선이었지만, 곧 의아함으로 바뀌고 말았다. 격렬한 마력의 바람 사이로 보이는건 살기 등등한 녀석의 얼굴이 아니었다. 자신의 마력으로 날아가 떨어진 사람들을 보며 당황해하는 녀석의 모습에 레아드는 잔뜩 치켜 올렸던 긴장감을 늦추었다. "크학!" 갑자기 녀석이 허리를 격하게 꺾더니 앞으로 쓰러졌다. 입에서 걸죽한 피가 쏟아졌다. 놀란 레아드가 달려가려고 하는데 녀석이 갑자기 손을 뻗더니 앞을 막았다. "오지마!" 녀석이 외쳤다. "오래... 오래 못 버틴다. 잘... 해봐야.. 겨우 몇분... 크윽!" 가슴에서부터 올라오는 고통을 쥐어 짜면서 간신히 녀석이 말을 이었다. "모두.. 모두 대피시켜..." "하, 하지만.." "당장해!" 피를 토하는 녀석의 외침에 레아드는 뒤로 물러섰다. 그러다 황급히 주변을 돌아보았다. 레아드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졌다. 마을 사람들에게 피하라고 말을 하려 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의 녀석이 만들어낸 마력의 폭풍에 휩쓸려서 정신을 잃은 상태였고, 겨우 정신을 차린 사람들도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는 상태였다. 그 사이에서 촌장을 찾던 레아드는 문득 들려온 녀석의 음성에 고개를 돌렸다. "레.. 레아드." 땅에 무릎을 꿇고 있던 녀석이 간신히 고개를 든다. 놀랍게도 붉었던 눈중에 한쪽이 원래의 색으로 돌아와 있었다. 녀석이 힘들게 미소를지었다. 재빨리 그에게 달려간 레아드가 녀석을 부축했다. "괜찮아?" "괜찮을리가 없잖아.. 죽을 지경이다." 난감한 표정을 짓는 레아드에게 녀석이 투덜거렸다. "젠장, 그러기에 어제 나한테 안겼으면 좀 좋아... 제길. 그때 그냥 안아 버리는 건데.." 쿨럭.. 녀석이 다시 한번 피를 토했다. 앞에서 부축을 하고 있는 레아드의옷이 붉게 물들었다. 녀석이 힘겹게 고개를 들더니 손을 뻗었다. 따듯한.. 아니, 뜨거운 녀석의 손이 레아드의 볼을 쓰다듬었다. 레아드는 손을 들어녀석의 손을 마주 잡았다. "..시간이 더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이런 것도 해보고 저런 것도 해보고 싶었어.." "말장난 하는거 보니까 괜찮아 보이네. 도대체 무슨 일이야?" "시간이 없다라는거야." "뭐?" "레아드.." 녀석이 눈을 감으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다시 눈이 뜨여졌을땐 녀석의두눈이 모두 붉어져 있었다. 녀석이 레아드의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 나직하게.. 그러면서도 확실하게말했다. "날... 죽여." 계속.. 번호 : 26683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01 05:19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50--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5 0 ) == 제 1장 4막 < 폭주. > ==--------------------------------------------------------------------- "뭐, 뭐야!?" 레아드가 엉겁결에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어깨를 잡고 있는 녀석의 손이놔주질 않았다. "늦기전에... 시간이 없어. 빨리..!" "하지만... 말도 안돼!" "여기 있는 사람... 전부를 죽일 참이야!" 콰아앙! 녀석의 고함과 함께 다시 한번 마력의 폭풍이 사방으로 휘몰아 쳤다. 녀석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터져 나온 힘이었다. 간신히 정신을 차렸던 사람들이 다시 한번 휘몰아치는 폭풍에 휘말려 나가 떨어지는걸 본 레아드가 다급하게 녀석에게 시선을 돌렸다. "어서해.." 붉게 물든 눈동자. 핏줄이 살을 뚫고 터져 나올듯이 팽창하는 가운데 녀석은 간신히 입을 열어 말했다. 레아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로 울상을 지었다. 이대로 놔두면... "..레아드.." 레아드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자, 녀석이 힘겹게 말을 걸어왔다. "4만이야... 이 마을에 사는 인간이 4만이나 된단 말이다. 허튼 소리가.. 아냐. 자칫하면 모두 다 죽게 돼. 내 이성이 남아 있을때.. 지금 밖에 기 회가 없어." "싫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레아드의 고함성이 터져 나왔다. "싫어.. 그렇게 할 수는 없어..!" "뭘... 뭘 머뭇거리는거야. 넌 마을 사람들을 지키려고 온 거잖아.. 지금 이 아니면 늦어. 내 손에 수만이나 되는 사람들이 죽게 되는걸 보고 싶은 거야? 아니, 이번엔 이 마을 사람들 만으로 끝나지 않을거다.. 정말로 이 세계 전부를 파괴시킬지도 몰라... 제발.. 레아드!" 레아드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채 눈을 꾸욱, 감았다. 눈물이 스며 나오는거 같았지만, 너무나 다급하고 숨이 막혀서 그런데 쓸 신경도 없었다. 이대로 놔두면 녀석은 분명 자신의 말대로 이 마을.. 그리고 이 세계를 파괴시키려 할 것이다. 하지만.. 하지만... "할...수 없어." 터져 나오는 울음을 간신히 참으면서 레아드는 눈을 떴다. "할수..없어. 어떻게.. 어떻게 널 죽이라는거야.. 난 못해.. 못한단 말 야!!" 참고 있던 울음이 결국에 터져 나왔다. 자신의 팔을 붙잡고 울음을 터뜨린 레아드를 바라보며, 녀석은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온 몸이, 정신이 터져 나갈 정도로 몸 속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마력의 힘이 너무나 강렬했지만, 그런 고통 따위.. 느껴지지도 않았다. 녀석은 한 손을 뻗어 레아드의 눈가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 주었다. 정령도 눈물을 흘리는건가.. 처음 보는 모습이었지만, 그건 너무나도 아름다웠고, 그리고 이상하게도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런..건가.' 울고 있는 레아드를 품에 안아주면서 녀석은 깨달았다. 이 아이를 알고 있었다. 오래 전부터.. 며칠 전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어째서 말을 하면 즐거운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아니, 같은 공간에서같이 존재 한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지를.. 어째서 모르고 있었을까. 어째서 기억하지 못했을까. 그토록 어두운 암흑 속에서 평생을 두고, 천년이라는 시간을 찾아서 간신히 만났는데.. 고독과 정적. 영원을 이어질 어둠 속에서 간신히 찾아낸 한줄기 빛. 그것이.. "레아드.." 머리 속에서 빛이 터졌다. 파란 불꽃이 튀면서 눈 앞이 하얗게 변하고 그사이로 무수히 많은 영상이 겹쳐진다.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가 나타나고이어지고 사라진다. 그리고 시작된다. 녀석은 고개를 들었다. "레아드." 품 안에서 울고 있는 레아드가 얼굴을 들었다. 주제를 못할 정도로 쏟아지는 눈물 사이로 흐려져 있는 레아드의 붉은 눈동자가 보였다. 녀석은 손을들어 레아드의 눈가를 흐르는 눈물을 소매로 닦아 주더니 레아드의 두 어깨를 잡아 천천히 뒤로 밀어냈다. 녀석이 웃었다. 고통스런 모습이었지만, 너무나 밝은 미소였다. "겨우 며칠간의 만남이었지만.. 너무 짧은 시간이었지만, 널 만난게 너무 나 다행이라고 생각해. 널 보고 있으면.. 너와 함께 있으면, 언제나 타오 르던 내 의지 조차도 어느새 사라졌어. 그래서 가능하면 너와 함께 있고 싶었고, 널 괴롭히게 됐었지. 솔직히 겁났다. 난 너가 날 싫어할 거라고 생각했어..." "아...아냐. 난.." "됐어. 너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이미 알았으니까. 정말 기뻤다. 기렌 이 이런 감정을 사랑이라고 했던가. 그래, 정말 그런거 같아. 본능에.. 피에 각인된 파멸의 의지가 이런식으로 사그라들지는 정말 몰랐어." 레아드는 뭐라고 말을 하려 했다. 하지만, 녀석이 뒤로 물러나더니 일어서는 바람에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너가 날 싫어하지 않는다는걸 알았어. 진작에 알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서 다행이야. 그리고... 그 감정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아." 녀석의 손에서 뭔가 반짝이는걸 본 레아드가 안색을 바꾸며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녀석의 행동이 빨랐다. 어느새 그것을 자신의 목에가져간 녀석이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고기를 써는 나이프였다. "사람들을 죽이면 분명 날 싫어하게 되겠지. 그렇게 되면 참지 못할거 같 아. 참 우스운 일이지? 수천개의 마법을 부리며 수천억 엘의 마력을 다루 는 마도사 조차 무섭지 않은 내가 겁을 먹은게 마법하나 부리지 못하는 정령이라니.." "....." 하얗게 질려가는 레아드의 얼굴을 보며 녀석이 고개를 저었다. "그런 얼굴 하지마. 세상을 파멸시킬 잔혹한 살인귀 하나가 죽을 뿐이니 까." "..해.." "응?" "..좋아한다고 말했어." 녀석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어느새 눈물을 그치고 진지한 얼굴이 된 레아드는 등을 꽂꽂히 세우며 녀석에게 말했다. "싫어하지 않는게 아냐. 좋아해. 좋아한단 말이야.. 론, 넌 세상에 둘 밖 에 없는 친구야. 내가 널 싫어할리가 없잖아." "레아드.." "그러니까, 제발... 제발 죽겠다는 소린 하지마. 전에 너가 네 입으로 말 했었잖아.. 미안하다고.. 죽지 않겠다고! 그런데 다시 내 앞에서 죽을 참 이야? 그렇게 놔둘거 같아? 절대 싫어.. 만일 그랬다간 나도 같이 죽어 버릴거야!" 휘둥그래졌던 녀석의 눈은 한참이나 레아드의 말에 제자리로 돌아올 줄을몰라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녀석은 놀랐던 표정을 지우고는 미소를 지을수 있었다. "이거.. 기뻐해도 되려나. 정말로 널 만난게 다행이야. 마지막까지 감동을 하게 되버리는걸.." "론!" "나 같은 녀석이 하나 더 있다고 했지? 다행이네. 나랑 같다면 분명 널 소 중히 대해주겠지. 안심했어." 할 말 다했는지 녀석이 나이프를 쥐고 있는 손에 힘을 주었다. 자신의 필사적인 협박 조차 안 통하자 레아드가 놀라서 손을 뻗으며 앞으로 달려나갔지만, 자신과 녀석과의 거리보다 나이프와 목과의 거리가 너무나 가까웠다. 모든것을 녹여 버리는 용암 속에서도 그을림 하나 없던 녀석이었지만, 나이프는 너무나 간단하게 살을 찢고 그 안으로 파고 들어갔다. 몸 안의 마력이 뿜는 고통이 너무나 강해서일까.. 나이프가 목을 찢는데도녀석의 표정엔 고통이란 조금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타앙! 목에서 피가 터져 나오는 순간, 빛이 번쩍이더니 레아드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날카로운 쇳소리가 울려퍼졌다. 계속.. PS:새해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번호 : 26779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03 01:38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51--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5 1 ) == 제 1장 4막 < 폭주. > ==--------------------------------------------------------------------- "크윽..!" 처음으로 녀석의 입에서 고통의 신음소리가 흘러 나왔다. 몸 안에 흐르는마력 때문에 지른 소리가 아니었다. 어느새 날아온 빛의 줄기가 팔을 휘감더니 무시무시한 기세로 팔을 후려 친 것이었다. 그 바람에 손에서 벗어난 나이프가 차가운 쇳소릴 내면서 땅에 떨어졌다. "....!" 갑작스럽게 일어난 사태에 놀라버린 레아드가 재빨리 녀석의 목을 확인해보았다.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그렇게 심한 상처는 아니었다. 레아드는 다시 고개를 뒤로 돌렸다. 빛이 날아온 곳을 본 레아드가 반가운 기색으로 외쳤다. "기렌씨! 할머니!" "아슬아슬 했습니다. 다행히 시간에 맞췄네요." 앞장서서 다가온 기렌이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뒤로 무표정한 눈으로 레아드와 녀석을 바라보던 비하랄트가 천천히 다가왔다. 레아드가 반갑고 고마운 마음에 그녀에게 다가갔지만, 비하랄트는 묵묵히 레아드를 지나쳐서 녀석의 앞에 섰다. 빛의 줄기에 스치면서 화상을 입었는지 붉게 달아오른 팔을 내려다 보던녀석이 살기가 넘치는 눈으로 비하랄트를 노려 보았다. 보통 사람이라면그 시선 만으로도 숨이 멎어 버릴 만큼이나 매서운 것이었지만, 녀석이 지금 노려보고 있는건 천년이란 시간을 넘게 살아온 고대의 진짜 마도사였다. 비하랄트가 차가운 냉소를 던지며 물었다. "죽을 생각인거냐?" "..뭐?" "겨우 인간 몇명과 네 목숨을 바꿀 생각인거냐?"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이 마을 사람 모두, 네게 죽는다고 해도 불만 하나 터뜨리지 않을거라는 소리다. 너가 한낮 인간 따위를 위해서 자살을 하겠다는거냐? 네 몸속에 흐르는 피가 웃을 일이야." "헛소리!!" 콰앙! 엄청난 마력의 파도가 녀석의 주위에서 생겨나더니 단숨에 비하랄트를 덥쳤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도 없이 힘이 넘치는 만큼, 스스로 의도해서 쓴 힘이기에 그 파괴력은 엄청났다. 바람이 수천 수만 조각으로 갈라지며 비하랄트의 왜소한 몸이 한순간 수천개의 칼날 사이로 파묻혔다. 하지만, 기렌도 레아드도 얼굴 색을 바꾸며비명을 지르지는 않았다. 둘의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비하랄트의 몸이 칼날의 바람 사이로 나타난건 잠시후의 일이었다. 옷깃 하나 잘리지 않은 비하랄트를 보며 녀석이 처음으로얼굴을 일그러 뜨렸다. 그녀가 손을 들어 올리자 주변을 울리는 마력의 움직임이 한순간에 사그라들었다. 그녀가 이어서 말했다. "아니, 이 마을 사람만이 아니다. 이 세계에 사는 인간 전체를 합한다고 해도 너와 비교가 될거 같으냐? 네 몸에 흐르는 피가 그렇게 가벼운 거라 고 생각하느냐? 그렇다면... 알게 해주지." 들어 올렸던 손에서 한줄기 빛이 생겨났다. 동시에 주변을 돌던 마력들. 언제나 미도의 땅 위를 채우던 마력들이 순식간에 그녀의 몸으로 모여들기시작했다. 처음엔 작은 힘이었지만, 시간이 흐르자 그 힘은 녀석의 마력조차 누를 정도로 커져갔다. 마도사란 이름이 헛것이 아니란걸 보여주듯, 주문 조차 없이 그녀의 마력이 파괴의 의지를 그리며 그녀의 손에서 나타났다. 둥글게 만들어진 여섯개의 빛의 고리. 그것이 가지는 위력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였다. 싸늘한 눈으로 녀석을 노려본 비하랄트가 손을 앞으로 뻗었다. "네가 가진 피의 의지를. 그 의미를 스스로 깨달아라!" "너 따위가 감히!" 녀석도 재빨리 힘을 끌어 올리더니 단숨에 가슴 앞으로 거대한 마력의 구를 만들어 냈다. 순간, 둘의 사이로 붉은 바람이 들이 닥쳤다. "안돼!" 녀석의 앞을 가로 막으며 레아드가 외쳤다. 단숨에 마력을 방출해 괘씸한노파를 녹여 버리려던 녀석이 갑작스레 앞을 막은 레아드를 보더니 머뭇거렸다. "......" 밝고 투명한 붉은 눈동자와 마주친 녀석은 천천히 손을 거두었다. 흐르던마력은 의지를 잃고 다시 공기 중으로 흩어졌다. "그만두지. 내가 한 약속을 깰 생각은 없으니까." "약속?" "아아.. 이 녀석 앞에서는 단 한명도 다치게 하지 않겠다고 했거든." 녀석의 말이 상당히 예외였는지 잔뜩 마력을 모았던 비하랄트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설마. 그 동안 사람들을 그냥 놔뒀다는거냐? 바로 앞에 두고?" 그녀가 주변을 쓸어 보았다. 무시무시한 폭풍이 휩쓸고간 폐허만이 그녀에게 보였다. 녀석이 쓴 웃음을 지었다. "내가 하긴 했지만... 이건 내 의지와는 상관 없는거였다." "그러면, 그 전에는 아무도 안 건드렸단 말이냐?" "..아마도." "아마도?" "정말이예요! 아무도 다치지 않았어요!" 재빨리 레아드가 끼어들며 소리쳤다. 비하랄트는 녀석을 두둔하고 있는 레아드와 녀석을 번갈아 보더니 갑자기 손을 거두었다. 여섯개의 빛의 고리는 그대로 남아 있었지만, 어쩐지 잔뜩 끓어 올랐던 긴장감은 사라진 기분이었다. "..그런가.. 그럴 수가 있단 말이지.."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방금 전보다는 무척 부드러워진 눈길이었다. "론, 네가 처음 저 아이를 데리고 왔을때는 믿지 않았었다. 분명, 운명이 라고 밖에 할 수 없는 만남이긴 했지만.. 네가 네 몸속에 흐르는 피를 이 겨낼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치 않았었지. 하지만," 그녀의 입가에 푸근한 미소가 생겨났다. "지금 그 모습은 피의 속박을 스스로 이겼냈다는걸 보여주는 거겠지." "무슨... 소리야?" "기회를 주겠다." "뭐?" "넌 네 말이 옳다는걸 보여줬고, 내 생각은 틀렸으니.. 네게 기회를 주겠 다." 그녀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 어리둥절 하고 있는 녀석에게 그녀가 갑자기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녀의 머리 위에서 밝게 빛나며 여러가지 모양을 만들어내던 여섯개이 고리가 갑자기 맹렬하게 회전을 하면서 녀석을 덥쳤다. 깜짝 놀란 레아드가 그 앞을 가로 막았지만, 놀랍게도 빛의 고리는그대로 레아드의 몸을 공기처럼 뚫고 지나갔다. "너, 이 자식!" 갑작스런 기습에 놀란 녀석이 힘을 끓어 올리며 자신에게로 날아오는 마력의 고리를 후려쳤다. 하지만, 고리는 레아드 때와 마찬가지로 녀석의 마력을 그대로 통과하고는 녀석을 덥치고 말았다. 파아아아앗!! "로온!!" 강렬한 섬광이 터지면서 그 사이로 레아드가 외쳤으나, 대답은 돌아오지않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빛이 사그라 들었다. 매케한 연기가 피어오르는자리를 확인한 레아드가 하얗게 질리며 고개를 비하랄트에게 돌렸다. 녀석의 모습이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단지 검게 그을린 자리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무.. 무슨 짓을.." 망연한 눈으로 비하랄트를 바라보는 레아드의 눈에 한차례 살기가 돋아난다. "무슨 짓을 한 거야!" 콰앙! 마력이 터져 오르며 레아드의 주위에 있던 흙이나 돌들이 사방으로튀어 나갔다. 난생 처음으로 마력을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인 순간이었지만, 레아드는 전혀 깨닫지 못한 모양이었다. 대신 레아드는 노한 눈으로비하랄트를 노려 보았다. 레아드를 보며 비하랄트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만 둬라." "용서 못해... 용서 못해!!" "기회를 준다고 하지 않았더냐." 버럭 외치는 레아드에게 비하랄트가 담담한 기색으로 말했다. 그녀의 그런모습에 레아드는 잠시 그 자리에 멈춰섰다. 아무래도 비하랄트는 더 길게변명을 하지 않을 생각인지 그쯤에서 입을 다물었다. 스승의 고집을 잘 알고 있는 기렌이 재빨리 앞으로 나서며 사정을 설명했다. "론 님은 괜찮으세요." "...예?" "아까 그건 공격 주문이 아니었습니다." "공격 주문이... 아니었다고요?" "송환 주문이었어요." 레아드는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고,기렌이 친절하게 뒤에 설명을 덧붙여주었다. "상대방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를 원하는 곳으로 보내는 주문입니다. 보 통 송환 주문이라면 론 님께 통하지 않았겠지만, 스승님의 주문은 특별하 니까요." "보내다니... 어디로요!" 대답은 옆에서 들려왔다. "미도의 끝자락. 카네즈 산맥의 끝이다." 계속... 번호 : 26857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04 00:07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52--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5 2 ) == 제 1장 4막 < 폭주. > ==--------------------------------------------------------------------- 비하랄트가 마을 위를 덮고 있는 결계를 해체하자 기렌은 재빨리 저택에서펠리어즈들을 불러왔다. 난데없이 폭풍에 휩쓸려 폐허가 된 마을의 뒷처리를 그들에게 맡기고 일단, 레아드와 기렌. 비하랄트는 저택으로 다시 돌아왔다. "발견은 했습니다. 하지만, 곧 의식을 잃으실거 같습니다.." 홀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시랑이 다가오더니 보고한 내용이었다. 비하랄트는 손을 들어 허공에 마력의 눈을 만들어 냈다. 수일을 걸어야 도달 할 수있는 공간이 이어지면서 미도의 끝자락. 카네즈 산맥의 전경이 나타났다. "....론!" 산맥의 한 자락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이 산맥 전체를 흔드는 가운데, 그사이로 녀석의 모습이 보였다. 흘러나오는 마력이 너무나 강대해서 눈은더 이상 접근하지 못했지만, 레아드는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괴로워 하고 있어..." "저주 때문이다." 어느새 옆으로 다가온 비하랄트가 말했다. 마을에서 함부로 그녀에게 소리친 것 때문에 레아드는 조심스레 그녀를 살펴 보았으나, 그런건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는지 비하랄트는 연이어 말했다. "녀석이 가진 피가 잠시동안 내 저주를 뒤엎었다고는 하지만, 내가 천년이 란 시간동안 준비해온 저주다. 그렇게 쉽게 이겨낼 수는 없겠지. 슬슬 힘 이 떨어지니까 저주가 결국 녀석의 몸을 침범한거야." 천년...이라고? 아연해진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레아드에게 비하랄트가무감정하게 말했다. "저주가 그려지기 시작했으니 그나마 남아있던 이성이나 본능도 사라질거 다. 남은건 녀석의 피에 각인된 파멸의 의지뿐. 이번에야 말로 정말로.. 완벽하게 미쳐버린거다." 순수하게 파멸만을 부르짖으며 눈 앞에 보이는 모든것을 파괴시키는 존재. 레아드는 마른침을 삼키며 시선을 눈 쪽으로 돌렸다. 그때, 눈 안의 풍경이 갑자기 하얗게 채색되더니 마력의 눈이 산산 조각이 나며 깨어졌다. "시작됐군." "무.. 무슨 수가 없나요!?" 며칠 동안 수도 없이 그녀에게 물은 질문이었다. 그리고 돌아온 대답은 언제나 참담한 것 뿐이었다. "있다." 거의 기대로 않했는데, 그녀가 선뜻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주변에 있던모두 놀란 표정으로 시선을 이쪽으로 보내왔다. "있어요!?" "그래. 한가지 있긴 하지. 녀석을 잠재울 방법이." 더욱 확신을 주는 대답에 레아드는 환한 기색으로 비하랄트를 바라 보았다. 하지만, 비하랄트의 얼굴은 그렇게 밝지 못했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레아드를 살펴 보더니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생각도 하지 않았던 방법이다. 절대 해서는 안되는거지. 하지만.. 론. 그 아이는 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해냈지.." "..어떤.. 방법인데요?" "론이 어떻게 되냐를 떠나서.. 이 방법을 사용하면 무서운 일이 뒤따를 거 다. 특히, 레아드. 네게 말이다. 론 역시 괴롭기는 하겠지만, 직접적으로 피해를 당하는건 너가 될거다." "....." 갑작스레 나온 비하랄트의 말에 레아드는 입을 다물었다. "거듭 말하자면, 가능하면 론이 이대로 하고 싶은대로 하게 놔두라고 하고 싶구나. 이제 겨우 며칠 밖에 남지 않았다. 많아야 십만 이상은 죽이지 못할 터.. 이 방법을 사용해서 뒤따르는 일에 비하면.. 차라리 그 쪽이 훨씬 나은 거다." "선택은 제가 하는거죠?" "그건 정말로 상상도 못할 만큼..... 뭐?" 의아한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비하랄트에게 레아드가 선뜻, 말했다. "그거 선택은 제가 하는거죠? 하면 괴로워지겠지만, 안 할수는 없는거잖 아요. 그걸 말씀하시는죠? 할게요. 하겠어요. 론을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 있다면 뭐라도 할게요." "후회하게 될거다." "이번에 론이 마을로 들어가면 더욱 후회하게 될거예요." 비하랄트는 묵묵히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조용히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조금도 망설임 없이 확고한 의지로 '뭐든지 할게요!'라고 외치는 듯한 레아드의 얼굴을 보며..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나중에 원망할 상대를 찾고 싶다면.. 날 원망하거라." 그녀가 손을 천천히 치켜 들었다. 그러자 레아드가 까맣게 잊고 있었던 자신의 검. 하와크의 성검인 요루타가 그녀의 손 앞에서 나타났다. 어, 어디서 나타난거지? 검사인 주제에 검을 내팽개 쳐 놓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레아드가 얼굴을 붉히는 사이, 검은 그 존재를 이 공간으로 옮겨왔다. 천천히 자신에게 다가오는 검을 잡은 레아드가 이번엔 비하랄트에게 시선을 옮겼다. "이건.. 제 검인데요?" "가지고 있거라. 필요할 때가 있을거다." 방금 전에 자신을 타이르던 분위기는 어느새 싸악 사라지고, 평상시 쌀쌀하기 그지 없는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레아드는 머뭇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비하랄트가 시랑에게 물었다. "론은?" "지금 남서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정확히 마을 쪽입니다." "한시간도 채 안 걸리겠군. 마을 주민의 수는?" "십이만입니다." "...많군." 그녀가 홀 안의 펠리어즈 모두를 돌아보더니 말했다. "지금부터 모두 마을로 이동한다. 한시간 안에 마을 주민을 모두 대피시켜 라." "어디로.. 말입니까?" 기렌의 물음에 그녀가 소매를 펄럭이며 손을 치켜 들었다. "어느 곳이던지, 최대한 멀리 보내버려! 당장 가라!" "예!" 기렌을 선두로 홀 안의 펠리어즈들은 다급히 몸을 움직였다. 순식간에 바닷물이 빠져 나간듯이 홀 안은 레아드와 비하랄트. 그리고 시랑과 파유만이 남았다. "레아드, 넌 날 따라오거라. 그리고 너희 둘은 이곳에 남아 소식이 전해오 기를 기다려라." "예!" 시랑과 파유를 뒤로 두고 비하랄트는 몸을 뒤로 돌리더니 단숨에 문 밖으로 나갔다. 레아드는 재빨리 그녀를 쫒아 홀을 나섰다. 저택의 복도를 따라 걷던 그녀가 발을 멈춘 곳은 저택 앞의 정원에서 였다. 앞으로 놓여진 재단을 보며 레아드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그녀가 손을앞으로 내밀었다. 곧, 그녀의 손 위에서 둥그런 빛의 구체가 생겨났다. 주먹만한 크기였는데, 뿜어져 나오는 마력이 심상치 않은 것이었다. "이건...?" "폭발 주문이다." "폭발 주문요? 그건 왜요?" "녀석에게 던지거라." "던지라뇨!? 론을 구하는거 아니였어요?" 아무말 하지 않고 비하랄트는 들고 있던 빛의 구를 레아드에게 휙하니 던져 주었다. 마력으로 만들어진 주제에 녀석은 마치 진짜 공인 마냥 포물선을 그리며 레아드에게 떨어졌고, 그게 폭발 주문이란걸 잘 알고 있는 레아드는 기겁을 하면서 공을 받아 들었다. "위력이 꽤 강하긴 하지만, 그 정도로는 녀석의 털끝 하나 다치게 하지 못 해." "그러면... 이건 왜 만든건데요?" "녀석에게 타격은 입히지 못하지만, 성질을 긁을 수는 있겠지." 아마도 비하랄트가 하고 싶은 말이란건 이 공을 가지고 가서 녀석에게 던진 후에 녀석의 성질을 긁으라는 말 같았다.. 가만히 생각을 정리해본 레아드가 놀라서 외쳤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시는 거예요! 그렇지 않아도 날뛰고 있는데 거기다 성질까지 긁으면 어쩌자고요!" "녀석이 다른 일 다 접어두고 덤벼들겠지." "그게... 생각해두신 방법이세요?" "그래." 계속... 번호 : 26929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05 11:34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53--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5 3 ) == 제 1장 4막 < 폭주. > ==--------------------------------------------------------------------- 너무나 당연스럽게 나온 대답에 레아드는 뜨악스런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비하랄트는 세상에 그 방법 외에는 더 좋은게 없다고 생각하는지 진지한어투로 말을 이었다. "녀석의 시선을 끌면 일차로 성공이다. 그 뒤는 네가 하기에 달렸어." "제가 하기에요?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바크라면 '춤이라도 춰 보일까요?'.. 정도의 말로 황당한 주문을 하고 있는 비하랄트에게 한방 냉소를 퍼부었겠지만, 레아드는 그러지 못했다. 비하랄트가 나직하게 방법을 말해주었다. "싸우거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비하랄트를 쳐다본 레아드가 소리쳤다. "말도 안돼요! 저런 녀석하고 싸우라고요?" "이기고 지는건 네가 신경쓸 바가 아냐." "질게 뻔한데 싸우라는거에요!?" "지던 이기던, 싸우는 이유를 네가 알 필요는 없다. 단지, 진지하게 싸우 기만 하면 된다. 어차피 네가 막지 못하면 마을 주민.. 아니, 미도의 살 고 있는 모든 생명체는 모조리 재가 되버릴거다. 그게 싫다면 열심히 싸 워보려무나." 무척 믿음직스럽게 말을 하던 아까와는 다르게 알려주는 방법이란건 터무니 없이 허황됐다. 레아드는 비하랄트에게 뭐라 말을 하려고 했으나, 곧입을 다물고 말았다. 비하랄트가 누구인가... 라는데에 생각이 미친 것이었다. "싸우면 되는건가요? 그냥 싸우기만 하면?" "싸우면 된다." "알겠어요." 레아드가 검을 한 손으로 들며 재단 위로 올라섰다. 나머지 한 손엔 비하랄트가 건네준 빛의구가 밝게 빛을 뿌렸다. 레아드가 재단에 올라가자 비하랄트는 망설임 없이 손을 앞으로 뻗었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는 목표를 향해서 레아드를 이동시키는 복잡한 주문이었지만, 그녀는 간략한 주문 조차 외우지 않았다. 레아드의 발 아래서부터 밝은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삽시간에 레아드의 온 몸을 휘감았다. 빛이 사라지면서 레아드의 몸도 빛과 함께 공간으로 스며 들었다. 레아드가 사라진 정원에는 비하랄트 혼자만이 남아서 레아드를 이동시킨 재단을물끄러미 바라 볼 뿐이었다. - 콰아아앙! 비하랄트가 열어준 문에서 나온 레아드를 반겨준건 지진이라도 난 듯이 흔들리는 땅과 멀리 숲을 불태우고 있는 맹렬한 화염이었다. 하늘은 검은 연기로 가득차 있었고, 사방을 가득 채우고 있는 마력은 미쳐 버리기라도 한듯이 사방으로 날뛰었다. 그야말로 아수라장.. "론은...?" 주위를 둘러 보던 레아드의 시선이 한곳에 멈춰졌다. 멀리 보이는 산의 정상. 용암이 흘러 내려오면서 산의 모든 것을 태우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거 때문에 레아드가 그곳에 시선을 고정시킨건 아니었다. 산의 주위를 맴돌고 있는 마력의 움직임이 이상하리만치분주했다. 레아드는 눈에 힘을 주어 시력을 돋구었고, 거기서 찾는걸 찾을 수 있었다. "론!!" 산비탈을 타고 맹렬한 기세로 흐르는 용암 위로 녀석의 모습이 확실히 보였다. 녀석이 발을 내딛으면 불길이 치솟고, 녀석을 중심으로 주위가 모조리 재가 되고, 녹아 내린다. 그야말로 걸어다니는 재앙이었다. 녀석은 아직 아무런 힘도 쓰지 않았지만, 녀석이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그 근방의 숲과 산은 모조리 폐허가 되어가고 있었다. "노, 놓치겠어." 녀석의 방향은 남서쪽. 레아드와 정면이 아니었다. 뛰다 못해 날아간다는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녀석을 향해 레아드는 재빨리달려갔다. 만일 놓치기라도 하면 저 속도로 달리는 녀석을 뒤쫓는다는건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 콰콰콰쾅!! 녀석이 다가오기도 전에 숲의 나무들이 고열을 못견뎌 폭죽 터지듯 터져오른다. 수천년을 자라온 거목들이 불꽃을 뿜으며 파편이 되어 사라지고,그 불길을 맞은 땅의 이끼들이 단숨에 불을 옮기면서 숲은 순식간에 화염속으로 물들어 갔다. 그야말로 수초만의 일이었다. "하앗~!" 앞을 가리는 거대한 불길을 펄쩍 뛰어서 그대로 통과하며 레아드는 앞을살폈다. 멀리 녀석이 앞을 가로질러 달려가는게 보였다. 이대로 뛰어간다면 아무래도 시간에 맞추는건 힘들듯 보였다. 근처 지형을 살피는 레아드의 눈에 마침 적당한 곳이 눈에 들어왔다. 작은언덕이었는데, 아래쪽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그런 지형이었다. 재빨리 언덕 위로 올라선 레아드는 오른손에 들고 있던 성검을 이름이 무안할 정도로 쉽게 땅에 내팽개 치고는 빛의 구를 오른손에 쥐었다. 언덕 저편으로녀석이 지나가고 있는게 보였다. "던지랬지?" 일부러 녀석이 달려가는 앞쪽을 향해 조준을 하고는 레아드가 짧은 기합성과 함께 들고 있던 빛의 구를 힘껏 앞으로 던졌다. 목표는 녀석에게서 20m정도 앞. 그러나, 주문을 완성한 사람이 비하랄트라는걸 증명해 보이기라도 하는지잘 날아가던 빛의 구가 중간에 가더니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 "엣?" 방향은 정확히 녀석을 향해서였고, 날아가던 속도도 수배나 빨라졌다. 깜짝 놀란 레아드가 눈을 휘둥그렇게 뜨는 순간, 빛의 구가 사정없이 녀석을직격했다. - 쿠앙! 터져 오르는 섬광과 지축을 뒤흔드는 폭발.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불어오는강풍은 레아드의 가벼운 몸 쯤은 가볍게 뒤로 날려버릴 정도였다. 타오르던 불길들과, 불길을 옮겨주던 거목들이 바람에 뿌리채 뽑혀 날아가 버렸고, 순식간에 주위를 가득 채웠던 화염들이 사그라 들었다. "아읏.." 땅에 세번이나 구르면서 나가 떨어진 레아드가 아픈 허리를 쥐어 싸면서눈물을 흠치며 일어섰다. 다행히 검은 바로 옆에 떨어져 있었다. 검을 들고 일어선 레아드는 망연한 눈으로 자신의 앞으로 펼쳐진 폐허를 바라 보았다. 폭발이 일어났던 자리는 움푹 파여져 있었고, 그곳을 중심으로 반경 수백미터가 완전히 초토화가 되어 있었다. 타오르던 거목들은 산산히 부서져서재가 된건지 보이지도 않았고, 바위들도 마찬가지였다. 언덕이 바람을 막아 주지 않았더라면 바람에 날려 수키로나 날아가버릴지도 몰랐던 자신의처리를 깨달은 레아드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러던 레아드의 시선이그대로 얼어 붙어버렸다. "......" 할멈의 말은 적중했다. 녀석은 털끝 하나 다치지 않은 멀쩡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무척이나 화가 난 모습으로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붉게 물든 눈동자... 동공과 흰자위가 구분이 안갈 정도여서 녀석의 시선을 받는 것만으로도 레아드는 마른침을 삼키며 뒤로 물러나야 했다. 저벅. 저벅.. 녀석이 방향을 바꾸더니 이쪽으로 몸을 틀었다. 새카맣게 타버린 땅이 녀석의 발자국 소리를 이상하리 만치 크게 전해왔다. 레아드는 검을 들어 올리고는 다가오는 녀석을 노려 보았다. 이성이라고는손톱 만큼도 남아있지 않은 모습. 살기가 뿜어지고, 그 살기에 민감하게반응한 마력들이 미쳐 날뛴다. "후우.." 주변의 마력이 급속도로 녀석의 몸 주위로 빨려 들어간다. 레아드는 길게숨을 들이 마시면서 힘을 주어 검을 꽉, 쥐었다. 적이라고 인식을 한걸까? 녀석의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그 입이 벌어졌다. "크아아아아!!" 인간이 낼 수 있는 음역을 벗어난 고음의 고함이 터져 나오고, 동시에 녀석이 밟고 있던 땅이 터졌다. 그 사이로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려오는 녀석을 확인한 레아드가 급하게 검을 뒤로 꺾더니 앞으로 휘둘렀다. 광풍이 휘몰아치며 레아드의 앞, 반경 2m가 모조리 붉은 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런..!" 검을 휘두른 레아드가 아차하는 마음에 짧게 비명을 질렀다. 어느새 녀석이 몸을 바싹 아래로 숙이더니 검을 피해버린 것이다. 그대로 달려든 녀석은 레아드가 미처 피하기도 전에 손을 뻗더니 그대로 레아드의 목을 낚아챘다. "큭!!" 목이 부러질듯한 고통에 레아드가 신음을 흘리면서 검을 거두었다. 보통 인간이었다면, 목이 부러져도 수십번은 부러졌어야 할 상황이었지만, 멀쩡하게 검을 거두는 레아드의 모습에 녀석이 의외라는 얼굴을 해보였다. 그러더니 다른 한손을 들어 레아드의 얼굴을 감쌌다. "무.. 무슨!?" 녀석의 마력이 손에 모이는걸 느낀 레아드가 다급하게 외쳤다. 순간, 눈앞에서 빛이 생겨났다. - 화악!! 거대한 빛 줄기가 아무런 방비도 못한 레아드의 몸 앞에서 그대로 터져 나갔다. 계속... 번호 : 26980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06 16:06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54--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5 4 ) == 제 1장 4막 < 폭주. > ==--------------------------------------------------------------------- - 콰앙! 레아드의 얇은 몸을 그대로 뚫고 지나간 빛의 줄기는 언덕 저편의 산에 떨어졌고, 단숨에 산의 반 정도를 날려버리며 폭발을 일으켰다. 빛이 뻗어나가면서 땅을 녹이며 뱉어낸 연기가 주변을 자욱하게 채웠다. 자신의 앞길을 막아선 저지자를 가볍게 처리한 녀석은 만족스런 미소를 짓고는 몸을 돌렸다. "켁..켁. 젠장..!" 몸을 돌리던 녀석이 그 자리에 멈춰섰다. 그리고는 의심스럽다는 얼굴로자욱하게 피어오르는 연기를 노려 보았다. 연기를 잔뜩 마셨는지 연신 기침을 하면서 레아드가 연기 사이로 나타났다. "켁... 으.. 정말, 너 이자식." 매케한 연기를 해치면서 나타난 레아드의 몸엔 상처 하나 없었다. 붉어진눈을 가늘게 뜨며 자신을 노려보는 녀석을 마주 노려본 레아드가 검을 앞으로 치켜 올리더니소리쳤다.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봐주지 않겠어!" 그럴 실력도 아니라는건 알지만, 방금 전 일격은 론이 맞을까봐 일부러 손에 힘을 덜주기는 했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멋지게 당해버린 것이다. 검을 두손으로 쥐어 짜면서 레아드가 녀석을 노려 보았다. "크아..!" 레아드가 뿜는 살기를 읽었는지 녀석이 몸을 숙이며 견제의 태세를 보였다. 실력이나 힘으로는 자신이 훨등히 뛰어나지만, 방금 전 일격에 죽지않은게 이상하다고 생각을 한 모양이다. 그 틈을 노려 레아드가 앞으로달렸다. "핫!"한치의 머뭇거림도 없는 완벽한 찌르기. 저택에 머무는 동안 놀기만 한건아니라는건지 군더더기 없는 매끄러운 동작이 매서울 정도로 빠르게 이어졌다. 대륙의 왠만한 검사라면 그 빠르기에 감탄을 하고, 그 뒤를 이어지는 레아드의 무지막지한 힘에 경악을 할테지만, 녀석에겐 무료할 정도로느리게 보였고, 옷 하나 베이지 못할 정도로 약하게 느껴졌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는 듯 녀석이 날아오는 검을 손등으로 후려 쳐버렸다. 갑작스레 검이 꺾이자 뒤뚱거리는 레아드에게 녀석이 재빨리 다가오더니손을 곧게 펴서 단검 처럼 세우고는 레아드의 가슴팍에 그대로 밀어 넣었다. 퍼억! 결코 듣기 좋지 못한 소리가 울려퍼졌고, 레아드가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는 잠시 뒤뚱거리더니 이내 검을 바로 세우며 녀석을 노려 보았다. ".....?" 녀석이 일자로 세운 자신의 손을 쳐다 보더니 이윽고 레아드에게 시선을돌렸다. 분명... 찔렀었는데.. 하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상대방은 멀쩡하게 검을 치켜 올리고 있었고, 자신의 손엔 피 한방울 묻지 않았다. 멀뚱멀뚱 자신을 쳐다 보고 있는 녀석을 마주 노려보면서 레아드가 미간을 좁혔다. 마음 같아서는 '뭘 봐?'라고 쏘아주고 싶었지만, 그런다고 화를 낼만큼 사람의 말을 알아 먹는 녀석도 아니었고, 무엇보다도 가슴이 뚫리는기분이 더러웠기 때문이었다. 분명 녀석의 손은 가차없이 자신의 가슴을 뚫고, 거기다 등까지 뚫어 버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레아드가 멀쩡하게 살아서 검을 들고 있는건 전적으로 레아드가 정령이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이건 최근에와서 비하랄트에게 들어서 알게 된 사실이었다. - 정령이란 의지체. 즉, 생명체가 아니다. - 죽었다란 말인가요? - 애초부터 생명이란게 없다란 말이다. 때문에 바꿔 말하자면 죽지 않는다고도 할 수 있지. 음식을 먹지 않아도, 물을 마시지 않아도. 숨을 쉬지않아도 넌 죽지 않아. 물론 칼에 맞거나 독을 먹어도 마찬가지. - 하지만.. 먹지 않으면 배고프고 다치면 아픈걸요? - 그렇게 느끼는거다. 다른 사람들이 그렇다고 하니까 너도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했을테고, 네 생각에 맞춰서 몸이 그렇게 반응을 한게야. - 그러면.. 피는 왜 나는데요? - 사람이 다치면 피가 난다고 생각을 하고 있으니 몸이 그런 수고를 할수밖에. - 다시 말해서... 칼에 찔려도 '난 괜찮아.'라고 생각하면.. 죽지 않는다는 거예요? - 어차피 죽지는 않지만, 아픔은 없겠지. 시험해 보겠느냐? - 아, 아뇨! 시험이고 뭐고, 전에 경험을 해본적이 있었다. 생각해보니 카웰이 드래곤으로 변했을때 수차례나 그대로 얻어맞았던 브레스가 비하랄트가 말하는바로 그것이었다. 태어나서 한번도 타죽은 사람을 본적이 없었고, 더욱이브레스에 맞아 죽은 사람은 단 한명도 본 적이 없으니...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의문은 있었다. - 그때, 그 브레스는 하나도 뜨겁지 않았는데요? - 브레스란 드래곤이 마력을 가지고 만들어내는 주문의 한가지다. 수천,수만도나 되는 불길을 몸속에 두고 살아가는 생명체가 있을성 싶으냐? - 그래..서요? - 주문이란 마력으로 만들어지는 것. 마력이란 의지. 곧, 정령과 같은 엘의 일종이다. 마력으로 만들어진 주문으로 정령을 공격한다? 물에 물을쏟아 부어서 무슨 효과를 보겠다는게냐. 참으로 말 한번 신랄하게 하는 노파였다. 어쨌든, 레아드는 자신의 몸에대해서 감탄을 했다. 그리고 그 뒤로 틈틈히 칼에 찔려도 '난 괜찮아.' 연습을 해두었는데, 덕분에 미리 준비를 하고 있으면 칼에 찔려도 피 한방울나지 않게 하는 방법 정도는 터득 할 수 있었다. 대신, 감촉은 그대로라서자주 할만한건 아니었다. "...제길." 더구나 가슴을 생으로 뚫리는 기분이라니. 오죽 더럽겠는가. 그리고 워낙갑자기 당한거라 아프지 않아.. 랄 생각도 못하고 그대로 맞아 버렸다. 훌쩍, 눈물을 흠치며 레아드가 난폭하게 검을 치켜 들었다. "뭐가 내 사랑.. 어쩌고야! 이 난봉꾼 같은 자식!" "???"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는 녀석의 가증스런 표현에 레아드가 기합성을 내지르며 검을 앞으로 휘둘렀다. "하아앗!!" "주민들은?" "약 반 정도 이동시켰습니다. 모두 다 대피시키는데 이십여분 정도 더 걸 릴거 같습니다." "서둘러라." "옛!" 기렌에게 고개를 숙여보인 펠리어즈가 다급히 동료들에게 달려갔다. 기렌은 고개를 돌려 마을 출입구 너머로 펼쳐진 산등성이를 보았다. 요란스런폭발과 거기서 파생된 검은 연기가 산등성이 너머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만약 녀석이 저기에 있다고 가정한다면 마을 까지는 채 이분도 안될 가까운 거리였다. 마을 사람들은 두려움에 물든은 눈으로 산등성이를 쳐다 보았다. 거기서들려오는 폭음에 떨고 있는 모양이었지만, 기렌에게는 저 폭음과 타오르는화염이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해주는 것들이었다. 만약, 저 폭음들이 멈추는 날에는.... "걱정하는 겁니까?" 어느새 다가온 사나이, 기네아였다. 그러고보니 저택에 온지도 꽤 되었는데 동생과는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기렌이 시선은 산등성이에 둔채로 입을 열었다. "론 님이 많이 변하셨더구나. 네 덕이 크다." "제가 아니라, 전부그 아이 덕분이겠죠." "그런 말도 하는거니? 너도 많이 변했구나." "그렇습니까?" 무감정한 얼굴로 기네아는 기렌의 옆에 섰다. 쌀쌀하기로 친다면 비하랄트도 한수 접어줄 정도로 무뚝뚝한 동생에게 미소를 보내며 기렌은 산등성이너머를 바라보았다. "그래, 많이 변했어. 너나.. 론 님이나." 계속.. 번호 : 27071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07 21:13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55--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5 5 ) == 제 1장 4막 < 폭주. > ==--------------------------------------------------------------------- "크아아아아!!" 돌진하더니 그대로 손을 뻗어 위에서 아래로 내려친다. 레아드는 그걸 막을 생각이 없는건지 그대로 달려들어 녀석의 몸을 향해 검을 뻗었다. 파앗! 둘이 스쳐 지나갔고, 레아드의 어깨가 한순간 연기처럼 나풀거리더니 순식간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제길.." 어깨가 떨어져 나가는 듯한 아픔에 인상을 찡그리면서 레아드는 시선을 녀석의 옆구리 부분에 뒀다. 조금이지만, 옷자락이 잘려나가 있었다. 그나마 건드릴 수는 있다라는건가.. 약간이나마 위로가 되긴 하지만,"크크크." 한발 한발 잔혹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녀석을 보자면 좋아할 마음도안 생긴다. 더구나, 옷 같은거.. 아무리 베어봤자 소용도 없지 않은가. '이대로는 수가 없겠어..' 저쪽의 공격이 안통하는거 까지는 좋지만, 이쪽도 공격할 마땅한 방법이없다. 흔히 검사들이 하는 말로 '살을 주고 뼈를 친다.'라는, 목숨 버리고검을 날리는 필살의 수까지 써 보았지만, 허사로 끝나고 말았다. 레아드는 녀석을 견제하면서 한편으로 주위를 살펴 보았다. 아까 자신이던지 빛의 구로 사방이 온통 잿더미라서 특별히 눈에 들어오는건 없었다. '저건..' 언뜻 폐허 속에서 뭔가 눈에 들어오는게 있자, 레아드는 재빨리 대략적인작전을 짜 보았다. 녀석의 힘을 생각해 볼 때, 대단히 무리한 작전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달리 할 것도 없으니 레아드는생각이 끝나자 마자 곧바로몸을 돌렸다. 의아한 얼굴을 하던 녀석은 레아드가 뒤로 향해서 전력질주를 시작하자 얼굴을 구기더니 단숨에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좋아.' 녀석이 따라오는걸 확인한 레아드가 검을 한손으로 쥐더니 옆으로 곧게 폈다. 인간의 다리라고는 상상도 못할 정도의 빠른 속도로 레아드의 뒤를 쫓는 녀석은 순식간에 거리를 좁혔다. 그러나, 레아드가 원하는 장소 역시바로 앞이었다. "카앗!" 녀석의 바로 뒤까지 따라 온 순간,"핫!" 레아드가 달리던 몸을 격하게 뒤로 꺾었다. 허리가 뒤틀리는 엄청난 고통이 뒤 따랐지만, 그래봤자 부러질리 없다란걸 알고있는 레아드는 끝끝내전력으로 달리던 중에 몸을 반대로 돌리는 불가능한 동작을 해냈다. "크아앗!!" 허리에서 올라오는 짜릿한 고통과 바로 앞까지 육박한 녀석의 얼굴을 보면서 레아드가 녀석과 비슷할 정도의 고음의 기합성을 질렀다. 그리고는 오른손에 쥔 검을 단숨에 앞으로 휘둘렀다. 부웅! 몸을 돌린 회전력에 레아드가 얹은 필사의 힘까지 더해져서 검은 그야말로바람을 가르며 레아드의 앞을 베었다. 무시무시한 검풍이 일어나며 레아드의 머리카락이 휘날렸고, 그 사이로 녀석이 그대로 달려 들었다. "캇!" 바위라도 단숨에 부셔버릴 만큼이나 강렬한 레아드의 일격이었지만, 녀석은 가소롭다는 얼굴로 손을 들어 올리더니 풀스윙으로 날아가는 레아드의검을 가볍게 중간에서 막아냈다. 녀석이 살기가 듬뿍 담긴 미소를 지었다. "걸렸어." 그리고, 레아드도 미소를 지었다. 그것도 회심의 미소를. 녀석이 그런 레아드의 얼굴을 보고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 순간, 난데없이 아래서부터 위로 바람이 불어왔다. "!!" 불에 타서 재가 된 나무의 바로 옆이었다. 재를 듬뿍 담은 바람이 그대로녀석의 얼굴을 강타했고, 너무나 갑작스러운 상황에 녀석은 아무런 대비도없이 재를 맞고 말았다. "크아아아아앗!!" 재가 눈에 잔뜩 들어갔는지, 녀석이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며 두 손으로얼굴을 감쌌다. 레아드는 다시 한번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검을 지켜 올렸다. 작전이 그런대로 들어 맞은 모양이다. 녀석은 확실히 자신을 얕보고 있었고, 그 덕분에 빈틈이 많았다. 그걸 노리고 레아드는 재가 잔뜩 쌓여있는 위치에서 녀석에게 검을 날렸다. 검은막아도 그 뒤를 이어 검풍을 타고 올라오는 재까지는 막아내지 못할거라는생각에서 한 일이었는데... 생각보다 잘 먹혀 들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레아드는 치켜 올린 검으로 녀석을 노렸다. 목표는.... 가슴? "....자.. 잠깐..!" 무방비 상태로 자신의 앞에서 괴로워 하는 녀석에게 검을 날리려다가 그대로 멈춘 레아드가 당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이.. 이건.. 예정에도 없는 일이었잖아! 할머니는 분명 싸우기만 한면 된다고 했었다. 당연히 레아드는자신이 질거라고 생각하고 아무 생각 없이 응했던 것이고.... 아마 비하랄트 본인도 레아드가 이길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게 분명했다. 그러면... 뭐냐 이 상황은? "크으윽..!" 재가 얼마나 많이 들어간건지 눈을 전혀 못 뜨는 녀석이 길게 신음소릴 내었다. 슬쩍 검만 들이 밀면 그대로 쓰러지겠지... '그럴 수 없는게 당연하잖아!!' 애초에 론을 죽이려고 온거면 뭐 하러 그 고생을 한거냔 말이얏! 도대체비하랄트는 무슨 생각으로 날 여기에 보낸거야! 괴로워 하고 있는 녀석의 앞에서 레아드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끙끙거리다가 레아드가'기절시키자.'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친건 한참이지나서였다. 검을 거꾸로 쥐로 검 손잡이로 녀석의 머리를 내려치려고 녀석에게 다가간 레아드는 조심스럽게 검을 들어 올렸다. 자신의 힘이 센건 익히 알고있는 사실이었다. 만약에 제대로 조절도 하지 않고 내려친다면 인간의 머리 정도는.... '으음, 약하게, 약하게.' 검을 쥐고 있는 손을 조금 헐겁게 잡고는 비틀거리는 녀석의 뒤통수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재빨리 아래로 내리 찍었다. 퍼억! 예상보다 꽤 커다란 소리가 울려퍼져서 레아드는 화들짝 놀라면서 앞으로고꾸라지는 녀석의 몸을 붙잡아 주었다. 순간, 녀석이 레아드를 밀치더니뒤로 휘청거렸다. 그리고는 선 자세에서 땅으로 쓰러.... 지지 않았다! "크....크아.." '너, 너무 약했나?' 고통에 찬 신음을 흘리면서 녀석이 비틀거리며 천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레아드가 다급히 검을 쥐더니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눈을뜨기 전에 녀석을 기절시키자는 생각에서였다. 푸확! 달려가던 레아드의 몸이 녀석과 겹쳐지면서 그대로 멈춰졌다. 눈이 거의보이지 않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녀석은 자신의 위험을 직감했는지 달려오던 레아드에게 손을 뻗어서 짧게 마력을 터뜨렸다. 가슴을 진동시키는 강렬한 충격에 레아드는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뻔 했지만, 꾸욱 속으로 내리 누르면서 검을 들어 올렸다. 아파 하는건 녀석을기절시킨 뒤라도 늦지 않아! "....!!" 검을 들어 올리려던 레아드의 움직임이 멈춰졌다. 레아드는 의아한 얼굴로들려져서 당장이라도 녀석의 머리를 내려 치려는 손을 올려다 보았다.. 몸이... 몸이 안 움직여? 거기다 몸 안에서 터질듯이 뒤틀리는 이 고통은.. 쾅!! 녀석은 천천히 레아드의 가슴에 손을 올려 놓았고, 그리고 짧게 마력을 터뜨렸다. 레아드의 입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터지면서 그대로 뒤로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크..크악..!" 땅에 널브러진 레아드가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격렬한 고통에 격하게 기침을 했다. 흐릿한 시야 사이로 입에서 뱉어진 피가 보였다. 뭐, 뭐지? 어째서 이렇게 고통스러운거야? "크으으.." 바로 앞으로 녀석의 발이 보였다. 그러나 고개를 들 힘이 없어서 레아드는녀석이 무슨 얼굴을 하고 있는지 보지 못했다. 대신, 녀석은 행동으로 말해 주었다. 콰콰쾅!! 강렬한 마력이 수십개나 날아와 레아드의 몸을 강타했다. 마력 하나하나가몸에 닿을 때마다 레아드의 입에서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아아악!!" 계속.... 번호 : 27129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08 20:59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56--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5 6 ) == 제 1장 4막 < 폭주. > ==--------------------------------------------------------------------- 폭발에 휘말린 레아드의 몸이 실이 끊어진 인형 처럼 허공을 날더니 언덕저편에 떨어졌다. '히.. 힘이..' 땅과 충돌하는 격렬한 고통에 아득히 멀어지던 정신이 현실의 바닥으로 내팽개쳐졌다. 레아드는 천천히 손가락을 움직여 보려고 했지만, 무리였다. 온 몸이.. 내 몸이 내 것이 아닌 것 처럼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몸 안이엉망이 된 기분... 녀석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니 다시 한번 온 몸이 난자당하는 고통이 엄습했다. "아악!" 힘은 없는데도 고통에 찬 비명은 여지 없이 터져 나온다. 정신이 없었다. 고통도 고통이었지만, 몸 안에서 미쳐 날뛰는 마력들이 몸이며 정신이며전부 어지럽게 만들었다. 다시 한번 터지는 폭발 속에서 레아드는 자신의 손에 아직도 검이 들려있는걸 깨닫고는 어이가 없었다. 그동안 검사의 도를 지키며 살아온게 여기서 빛을 발하는구나.. 라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이 드는 순간, 거대한 마력에 휩쓸리면서 레아드의 몸이 허공으로 튕겨 올라갔다. "크크크... 크하하핫!" 확실하게, 그리고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자신의 공격이 마음에 들었는지녀석이 미친듯이 하늘을 보며 웃었다. 마치, 하늘에 떠오른듯이 십여미터나 공중으로 치솟았던 레아드의 몸이 사정없이 땅에 떨어졌다. 털썩, 재가 나풀거리며 레아드의 몸 주위로 솟아 올랐다가 천천히 레아드의 몸을 감싸듯이 내려 앉았다. 그리고 그 위로 녀석의 마력이 떨어졌다. 콰콰쾅!! "크하하하하!!" 나가 떨어지는 레아드의 모습에 녀석이 다시 한번 광소를 터뜨렸다. 이젠완전히 정신을 잃었는지 비명도 지르지 않는게 녀석의 마음을 더욱 흡족하게 해주었다. 슬슬 끝낼 생각인지 녀석은 천천히 땅에 널브러진 레아드에게 다가갔다. 고통 끝에 정말로 정신을 잃었는지 레아드는 처절한 모습으로 땅에 업드린채 손끝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레아드의 앞까지 다가온 녀석이 손을 뻗더니 레아드의 멱살을 잡아 일으켰다. "크크." 왼손으로 레아드를 들어 올리고, 오른손에는 잔뜩 마력을 집중 시켰다. 마력에 주문을 각인해 공격을 하는건 통하지 않지만, 마력. 그 자체로 공격을 하면 어쩐 일인지 너무나 잘 먹혀 들어간다. 아무리 정령이라고 해도 그 존재 자체를 다른 마력으로 흔들어 놓고, 섞어버리면 결국에 소멸되고 마는 것이다. 물에 물감을 푸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녀석의 손에 들려 천천히 흔들리는 레아드에게 녀석이 서서히 손을 들어올렸다. 이제 이 손을 내찌르기만 하면 거의 한시간 가까이 자신을 귀찮게만들었던 녀석은 사라질 것이다. "......" 손을 뻗으려다가 문득, 녀석은 시선을 느끼고는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레아드가 깨어났는지 물끄러미 자신을 쳐다 보고 있었다. 녀석은 본능적으로 존재가 멸할때 마지막으로 내지르는 비명의.. 그 달콤함을 알고 있었다. 더욱 기쁜 마음에 녀석이 손에 힘을 더욱 집어 넣었다. 순간, 무언가 검은게 앞을 가렸다. 움직일리 없는 레아드가 천천히 손을 들더니 녀석의 얼굴을 잡은 것이었다. 그리고 열릴리 없는 레아드의 입이 열렸고 그 뒤를 이어 나직한 음성이 들려왔다. "몸이... 엉망이군." "...!!" "이몸을 이꼴로 만든게 너냐?" "크아아!!" 알아들을 수도 없는 말을 하는 레아드에게 녀석이 고함을 지르며 한껏 힘을 모아뒀던 오른손을 앞으로 내 찔렀다. 손은 여지 없이 자신이 들고 있던 소년의 배를 관통했다. "크하하핫!!" 정령의 몸 안으로 자신의 마력을 원없이 흘려 보내면서 녀석이 미친듯이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 웃음은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허억!!?" 레아드에게 잡혀있는 관자놀이에서 무시무시한 고통이 느껴졌다. 머리가깨어질 정도의 엄청난 힘이었다. "끄으윽...!" 그 엄청난 힘에 녀석이 격한 신음을 흘리면서 레아드의 멱살을 놓고는 두손으로 레아드의 가느다란 팔을 잡았다. 어떻하든 그 팔을 치우려고 한 행동이었지만, 무슨 일인지 팔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레아드의 나직한 음성이 다시 한번 들려왔다. "언젠가는.." 갑자기 깨질듯이 아프던 고통이 사라졌다. 대신 녀석은 자신의 몸이 떠오르는걸 느꼈다. 레아드가 왼손 하나로 녀석을 들어 올린거였다. 말은 계속이어졌다. "만날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격한 흔들림. 레아드가.. 아니, 레아드의 모습을 한 다른 존재가 녀석을그대로 뒤로 집어 던졌다. 녀석의 몸은 수십 미터나 날아가다가 불에 다타서 반쯤 쓰러진 거목과 충돌하면서 땅에 나뒹굴렀다. 콰쾅!! "크아아아아!!" 쓰러진 거목의 사이에서 녀석이 벌떡 일어서더니 고함을 내질렀고, 그 몸에서 터져 나오는 마력에 주변의 땅이 마구 요동을 쳤다. 하지만, 녀석의그런 분노의 표현은 채 일초도 이어지지 못했다. 멀리 레아드가 자신에게손을 앞으로 내밀고 있는게 보였기 때문이다. 번쩍! 레아드의 앞으로 작은 빛의 고리가 생겨나더니 거기서 한줄기 빛이 터져나왔다. 깜짝 놀란 녀석이 재빨리 손을 뻗어 자신의 마력을 한껏 담은 파멸의 빛을 앞으로 뿌렸다. 녀석은 자신의 힘을 믿었고, 뒤에 이어질 결과를 예상했다. 그러나 그의생각은 레아드가 만들어낸 한줄기 빛에 의해 산산히 박살나고 말았다. 녀석이 만들어낸 파멸의 빛이 레아드의 빛줄기에 닿는 순간 그자리에서 그대로 폭발을 해버린 것이다. 너무나 갑작스런 상황에 녀석은 피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자신에게 날아오는 빛줄기를 바라 보았다. 화악!! 빛이 폭발했다. 밤 하늘을 가득 채운구름이 터져 오르는 빛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고, 폭발이 일으킨 엄청난 열과 바람에 순식간에 밀려나고 증발되었다. 하늘로 뻗어 올라가는 거대한 빛의 기둥은 미도의 어느 지역에 있던 그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을 만큼이나 거대했다. 폭발은 한참이나 이어졌다가 서서히 사그라 들었다. "....." 레아드는... 그는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하늘을 가득 채웠던 구름들이 모두 사라지고 대신 수천, 수만개의 별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레아드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녀석이 보였다. "크으.. 크으.." 한눈에 보기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은 모습이었다. 레아드가 그에게 다가가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우리 사이니 평범한 만남일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상당히 예외구나. 아니, 이런게 우리 사이에 어울리는건지도 모르겠군." "크아앗!!" 녀석의 앞에서 강력한 빛의 파장이 앞으로 뻗어나갔다. 땅을 가르고 바람을 가르면서 날아간 빛의 파장은 단숨에 레아드의 몸을 녹여버릴 듯 보였지만, 레아드의 가벼운 눈짓 한번에 산산히 소멸하고 말았다. 온 힘을 다해서 날렸던 일격이 너무나 허무하게 끝나자 녀석은 주춤거렸다. 레아드가 다가가고, 녀석은 물러선다. 레아드가 그 모습을 보더니 피식, 웃었다. "겁을 먹은건가? 4700년전 내 앞에서 소리를 치던 그 모습은 어디로 간 거 냐? 그 몸에 흐르는 피로서 내 앞에 서기를 주장했던 너가 아닌가. 겨우 제 마력에 져서 이성을 잃은거냐? 그깟 정신력으로 네 말을 지킬 수가 있 겠느냐?" 미소가 지워지고, 그 자리를 분노가 이어졌다. "하찮다! 넌 겨우 그 정도 밖에는 되지 못하는건가!" 콰아아앙!! 레아드의 몸 주위로 강렬한 마력의 장이 생겨났다. 녀석도 이를 악물면서 자신의 앞으로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아마도 이번 공격에서끝을 보자는 생각인지 있는 힘을 모조리 쏟아 부었다. 그대로 터진다면 미도는 물론이고 모란의 절반 정도가 날아가 버릴 정도의 강력한 힘의 결정체가 녀석의 앞으로 나타났다. 녀석은 온 힘을 다해 만들어낸 빛의 구체를 보면서 힘들게 미소를 지었다. 이건 막을 수 없다. 설사 막는다고 해도 폭발에 휘말려서 죽게 될 것이다! 자신의 안전 따위는 이미 분노에 묻혀 잊혀져 있었다. "그게... 네 대답이냐?" 싸늘한 레아드의 시선 속에 녀석은 묵묵히 자신의 힘을 조절하며 구체를생성시켰다. 레아드가 고개를 숙이더니 다시 천천히 들었다. 어느새 레아드의 입가에 얇은 미소가 생겨져 있었다. 거기엔 녀석도 기가죽을 만큼이나 엄청난 살기가 담겨져 있었다. "그렇다면.. 상대해주지." 레아드의 주위를 돌던 마력의 장이 순식간에 레아드의 몸으로 갈무리 되었다. 그리고 레아드는 주먹만한 마력의 구를 만들어 냈다. "보여주도록 하마. 네가 그토록 원하던 힘. 이 세계를 수없이 파괴하고 멸 망시켰던 바로 그 힘. 보여 주마." "크아아아아아아!!!" 녀석이 팔을 앞으로 뻗었고, 동시에 녀석의 앞에서 돌던 빛이 터지면서 앞으로 뻗어 나갔다. 세상이 하얗게 물들고, 검게 물들고, 타오른다. 하늘을가리는 빛의 장대한 오로라를 보며 레아드는 가볍게 손을 앞으로 흔들었다. "네 몸속에 흐르는 피로서 확인하라." 계속.. 번호 : 27180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09 18:25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57--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5 7 ) == 제 1장 4막 < 폭주. > ==--------------------------------------------------------------------- 파아앗! 레아드가 만들어 냈던, 작은 빛의 구가 사라졌다. 동시에 세상을 온통 가려 버린 빛의 파도가 거짓말 처럼 그 자리에 멈춰졌다. 하얗게 물든 파멸의 빛이 제자리에 멈춰선채 소용돌이 쳤고, 그 사이로 레아드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분노에 찬 녀석의 얼굴이 보인다. 녀석은 자신의 힘이 가로 막혔다는걸 깨달았고, 그리고 격노했다. 이제 남은건 오로지 육체의 힘 밖에 없다는걸알고 있는건지 녀석이 달려온다. 아니, 날아온다. 공간을 가르는 듯한 녀석의 주먹을 뻗어왔다. 타악. 녀석의 주먹이 빨려들 듯이 레아드의 손 안에 감싸졌다. 반사적으로 손을빼내려고 했지만, 어른에게 잡힌 아이 마냥 옴짝할 수도 없었다. 자신의앞에서 발버둥 치는 녀석을 보며. 문득, 레아드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 스윽,레아드의 왼손이 움직이자, 녀석이 깜짝 놀라며 움찔거렸지만, 손이 잡혀있어서 뒤로 물러나진 못했다. 그 사이 손을 든 레아드는 녀석의.. 론의얼굴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로느를 많이 닮았구나." 감정이 뜸뿍 담긴 눈으로 따스롭게 자신을 쓰다듬는 레아드를 보며 녀석은처음으로 살기를 풀었다. 녀석이 어리둥절한 눈으로 레아드를 바라보았다. 미소를 지우며 레아드가 이어 말했다. "그만, 돌아가거라. 네 말대로라면 네 행복은 이 세상에 있을 터. 나와 만 날 시간은 아직 이르다." 레아드가 잡고 있던 녀석의 주먹을 놔주었다. 레아드의 정감어린 행동에녀석은 몸이 자유로워 졌는데도 불구하고 잠시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고머뭇거렸다. 그러다 녀석이 문득 주변을 돌아 보았다. 콰콰콰콰!! 자신이 만들었고, 레아드가 멈춰 놓았던 마력이 어느새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 무시무시한 힘의 중앙에 자신이 들어와 있다는걸 깨달은녀석은 난폭한 눈으로 레아드를 노려 보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녀석은 레아드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자신이 만든 마력이 터지면서 순식간에 세상이 하얗게 물든 것이다. 온 몸이 난자당하는 엄청난 고통과, 세상이 파괴되는 무시무시한 굉음. 지축이 뒤집혀 버리는 듯한 진동이 사방을 강타했고, 세상으로 퍼져 나갔다. 녀석이 만든 마력이 터지면서 생겨난 파괴의 빛이, 닿는 모든 것을 소멸시키면서 사방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그 힘은 미도는 물론이고, 모란 까지도 대부분 화염 속으로 사그라들게 할 만큼이나 강렬했다. 레아드는 그 빛의 중앙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녀석의 몸을 잡고는 품안에 안았다. 그리고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쿠우웅..! 어느새 하늘 높히 빛의 기둥이 십여개나 생겨서 근처 지역을 원형으로 감싸고 있었다. 순식간에 만들어진 빛의 반구는 뻗어나가는 마력을 막아 섰다. 반구와 마력이 충돌 하면서 다시 한번 세상이 뒤집혀지는 진동과 빛이 현란하게 시야를 흔들어 놓았다. 그리고 그 뒤로 레아드는 볼 수 있었다. 반구와 충돌하면서 그 반동으로 다시금 자신에게로 되돌아오는 마력의 모습을... "비하랄트인가. 녀석, 애쓰는군."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파멸의 빛은 아랑곳 없이 레아드는 고개를 숙여 론을 바라 보았다. 마력에 휩쓸리면서 정신을잃은 론은 아무런 저항도 없이레아드의 품에 안겼다. 레아드가 손을 내리더니 론의 이마 위로 흘러내린머리카락들을 위로 쓸어 넘겨 주었다. 레아드의 입가에 얇은 미소가 생겨났다. 순간, 마력이 둘을 덥쳤고, 세상이 하얗게 변하더니 다시 어두워졌다. "...끝났군." 열두개의 빛의 기둥이 만들어낸 반구 안에서 터져 나오는 끔찍한 빛의 광란을 바라보던 비하랄트는 가벼이 손을 내저어 마력의 눈을 치웠다. 론이만들어낸 힘은 미도를 모두 날려버릴 만큼이나 위력적이었지만, 비하랄트가 만들어낸 반구를 깨뜨리지는 못했다. "천년...만인가. 여전하시군." 마력이 눈이 보여준 레아드의 모습을 상기하면서 비하랄트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레아드와 론. 그리고 펠리어즈들에겐 결코 보이지 않는 그런밝은 미소였다. 론의 집무실. 허락이 없이는 들어 올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조용한 곳을찾던 비하랄트에겐 더없이 만족스런 장소였다. 멀리 창 밖으로 자신이 만들어낸 반구가 희미하게 보였고, 그 안에서 터져 나오는 빛의 무리들이보였다. "......" 비하랄트는 이번엔 고개를 내려 창 턱을 노려 보았다.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녀는 느꼈다. 아무것도 없는 창 턱을 향해 그녀가 난데없이 입을 열었다. "오랫만이군요. 생각보다는 빠르신걸요. 천년 만인가요. 아, 그렇군요. 그 때가 있었죠. 제가 잊고 있었습니다." 창 턱의 사이에서 희미하게 마력의 기운이 보였다. 누군가가 마력으로 눈을 만들어낸 것이다. 비하랄트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예. 굳이 물어보지 않으셔도 잘 아실텐데요. 깨어나셨습니다. 그래요.. 제가 데리고 있었죠." 그녀의 입에 냉소가 맺혔다. "그 아이를 원한다면 빼앗아 보시죠. 훗, 그럴까요? 절 이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까? 천년 전과는 사정이 다를텐데요? 흥, 하찮군요." 파직. 콰앙! 순간, 비하랄트의 앞. 창 턱에서 갑자기 사나운 폭발이 일어나며서 한줄기화염이 그녀의 몸을 덥쳤다. 하지만, 불길은 비하랄트의 몸 근처에도 오기전에 어떤 힘에 가로 막히면서 사그라 들었다. 꺼져가는 불길 사이로 비하랄트가 미소를 지었다. "그럼, 기다리겠습니다." 밤이 지나가고, 아침이 찾아온다. 푸른 색의 풀과 나무들이 없는 잿더미와폐허 뿐이었지만, 아침의 여명 속에 비춰진 그것들은 어쩐지 상큼한 느낌을 전해주었다. 폭발을 중심으로 반경 수키로가 날아간 엄청난 폭발이었지만, 기렌의 재빠른 행동과 비하랄트가 만들어낸 반구 덕분으로 사상자는 단 한명도 생기지않았다. 짹짹. 푸르른 하늘로 새끼에게 줄 먹이를 찾으러 가는 어미새 두마리가 현란한 비행을 하며 날아가는게 보였다. 론은 고개를 꺾어 정겹게 날아가는 두마리의 새를 보다가 그네들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고개를 내렸다. 잿더니 중에서 그나마 깨끗한 자리. 쓰러져서 불에 타다가 남겨진 고목 위에 앉은론은 자신의 무릎 위에 머리를 얹고 누워있는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아침이네." 레아드가 말했고,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레아드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도 몸에 힘이 안들어와." "미, 미안." 레아드가 이꼴이 된게 자신 때문이란걸 잘 알고 있는 론은 쓴웃음을 지으며 사과를 했다. 레아드가 눈을 올리더니 론을 올려다 보았다. "이제 몸은 괜찮아?" "어? 으응. 괜찮아. 어쩐일인지 날뛰던 마력들도 다 가라 앉았고.. 정상이 야." "다행이네." "응." 아침의 찬기운을 담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둘은 잠시동안 서로를 바라보다가 시선을 옮겨 하얀 색에서 푸른 색으로 물들어가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정신을 먼저 차린건 론이었다. 초토화가 된 폐허 속에서 자기가 왜 이런곳에 누워있는지 영문을 모르던 론은 곧 상황을 파악하게 되었고, 서둘러서잿더미에 묻힌 레아드를 끄집어 내었다. 정신이 든 레아드에게 사정 설명을 듣기는 했지만, 레아드 역시 마지막에어떻게 론이 정신을 차리게 되었고, 또, 어째서 이 부근이 이렇게 까지 잿더미 수준의 폐허가 되버린건지는 설명을 하지 못했다.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한참을 끙끙거리며 몇가지 가정을 만들어 보았지만, 결국 둘은 언제나와마찬가지로 결론이 좋으면 다 좋다 라는거로 상황을 일단락 짓고 말았다. 한참동안 하늘을 올려다보던 레아드가 문득 론의 시선을 느끼고는 눈을돌렸다. 론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론이 가볍게 한탄을 했다. "아아, 지금 보니 아깝긴하다." "뭐가?" "아까워. 아까워." "그러니까 뭐가 말야?" "한번 정도는 할 수 있었는데." .....! 후다닥! 힘이 없다란 말과는 다르게 론의 무릎에 누워있던 레아드가 황급히 몸을 일으키더니 뒤로 물러서려다가 고목에서 땅으로 고꾸라 졌다. 에구, 론이 못봐주겠다는 듯 손을 뻗어 일으켜 주려 했지만, 레아드는 어느새 엉금엉금 몸을 일으켜서 몇발자국이나 뒤로 물러선 상태였다. 손가락을 들어 론을 삿대질 하며 레아드가 마구 더듬거렸다. "너.. 너너너너넌!!" "후후후후. 날 벌써 잊은건 아니겠지?" "으아아아~~" 주위를 둘러 보다가 검이 론의 옆에 있는걸 본 레아드가 당황해서 뒷걸음을 쳤다. 그러다 문득 론이 배를 잡으로 웃는걸 본 레아드는 그 자리에 멈춰서고 말았다. 엥? 뭐가... 어떻게 된거야? "풋, 푸하하하하!" "..어, 어이." "킥킥킥.. 크핫핫!" 고목에 엎드려서 킥킥거리는 론을 바라보던 레아드의 눈이 갑자기 싸늘해졌다. 속았다라는걸 알아챈 것이다. 저벅저벅, 론에게 다가간 레아드가 부드러운 어조로 론을 불렀다. "론?" "크크큭.. 흐으.. 으응? 왜 불... 으악!" 어느새 론의 옆에 놔두었던 검을 든 레아드가 무시무시한 눈으로 자신을쏘아보고 있었고, 그 위로는 치켜들어진 검이 아침의 햇살을 받아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깜짝 놀라서 앞으로 손을 내미는 론의 볼과 귀 사이로무언가 날카롭고 붉은게 스쳐 지나갔다. 파칵!! "......" 검이었다. 볼을 스치고 지나간 검을 힐끔.. 눈으로 보면서 론이 마른침을 넘겼다. "미, 미안. 장난이었어.. 장난." 스윽.. 검이 다시 들려진다. "장난이었다니까. 추호도 딴 생각은 없었어! 정말이야!" 점점 싸늘해지는 레아드의 눈을 보며 론이 결국에 비명을 내지르고 말았다. 두팔로 앞을 가리면서 눈을 감고 소리쳤던 론은 한참이 지나도 앞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조심스레 눈을 떠 보았다. 앞엔 아무도 없었다. 옆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자 론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어느새 레아드는검을 품안에 안은채로 고목 위에 앉아 있었다. 휴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론에게 레아드가 물었다. "근데, 어떻게 안거야?" "뭘?" "그....거." 차마 '안는다'라는 표현은 쓰지 못하고 얼굴을 붉히며 레아드가 조심스레물었다. 론은 씨익 웃으며 '그게 뭔데?'라는 등의 장난을 한번 더 걸어보려 했지만, 어쩐지 레아드의 품에 있는 검이 싸늘하게 빛나는거 같아서나중으로 미루기로 했다. "그게.. 말이지. 사실 조금은 생각이 나." 레아드가 놀라서 물었다. "정신이 나갔었잖아?" "응. 다른 때는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이번엔 이상하게도 정 신이 깨어 있더라고. 꿈 같이 몽롱한 상태여서 아무 것도 할 수는 없었 지만." "그럼, 론이 어떻게 정신을 차렸는지도 기억 하겠네?" "아냐, 거기까지는 기억나지 않아.. 비하랄트와 만나는 시점에서 정신을 완전히 잃었으니까." "그런가.." 론이 히죽, 웃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정말 진기한 구경 많이 했어. 레아드가 신부 복장 한 것도 봤고.. 더구나..." 무슨 엄청난 말이 튀어나오기 전에 황급히 레아드가 앞을 막았다. "자, 잠깐만! 너.. 그거 다 기억해?" 가슴을 펴며 론이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다른건 재쳐놓고라도 이런걸 잊어버리면 말이 안되잖아? 참나, 그 밥통같은 자식. 레아드가 허락 한다는데도 겁을 먹어서는... 으이그. 그런 바보같은 녀석이 나라니.. 한심해서 말도 안나온다. 으으으~ 정말 너무 아까워서 눈물이 다 나올 정도.." 어쩐지 뒷목이 따가운데. 론이 슬쩍 고개를 옆으로 돌려보니 레아드의 다리가 보였다. 고개를 위로들어보니 싸늘한 빛을 뿌리는 레아드의 얼굴이 보였고, 그 위로 또 다시빛을 뿌리고 있는 검이 보였다. "저... 장난...이었거든...요?" "이..이...색한!!" "미, 미안! 장난이었" "죽엇!!" "우아악!!" 날아오는 검을 피하느랴 몸을 옆으로 날린 론이 고목에서 우당탕, 밑으로굴러 떨어졌다. 그 뒤를 이은 레아드의 일격이 고목을 박살내었고, 덕분에론의 몸은 가벼운 새라도 된 듯이 하늘 위로 날아 올랐다. 론의 비명소리가 맑은 하늘 아래에서 상쾌하게 울려 퍼진다. "우아아앗!!" "죽어어엇!!" 계속.. --------------------------------------------------------------------- 드디어 1장 쫑입니다. 1장 만으로 책 한권 분량이 넘어버렸네요. 아아~ 대단해..--; 이런식이면여섯권 간단하겠어... T_T.. 요즘들어 론 괴롭히기가 극에 달했는지 '그만 괴롭혀 짜샤!'와'더~ 더~ 더~!!'.... 라는 엽기적인 멜들이 오갔습니다.(후자 쪽은 안심들 하시길. 시작도 안했습니다.(씨이익.)) 미도에서 아이리어가의 이야기는 1장을 끝으로 이만 접겠습니다. 생각해 온거에 비하면 정말... 정말로!! 반도 못 보여드렸는데..--; 지면관계상(만화냐. --;) 넘어가도록 하죠. 1장에선 복선을 잔뜩 깔았습니다. 레아드의 정체는?(정령.) 론의 정체는?(펠. ^^;;;;) 등... 앞으로 풀어야할 복선이 대략 열가지나 되네요. 왠지 요타 감상문을 볼때마다 '복선이 많다...'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되는데... 복선이라고 해봤자 '요타는 누구냐?' , '초반에 나온 마왕은? 마녀는?' 정도...인데. 과연 많은건가요. 아마도 '요타'라는 제목 때문에 이렇게 되어버리는거 같습니다. 이러다 정말로 요타 나와버림... 으으음...(뒷감당이..) 참, 중대 발표... 비스므리한거 하나. 요타는 2부로 끝입니다. 3부까지 나가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2부나3부나 그렇게 큰 차이가 없더군요. (원래는 2부 끝에 요타 등장시키려고했으나...흐윽, 전 200회에서 2부가 끝날거라는 순진한 생각을 했거든요. 근데 400회가 지나도 안 끝날거 같습니다.--;) 그래서 2부, 3부 합쳐서 모두 2부로 하기로 했습니다. 그럼, 모두 즐거운 하루 되세요. ^^ 번호 : 27244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10 18:37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58--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5 8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론이 제정신으로 돌아오고, 그 간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사상자가 몇몇 부상자를 제외하고는 단 한명도 없었기에 저택은 오랫만에 더없이 밝은 분위기였다. 비하랄트는 론이 저택으로 돌아오기도 전에 '이젠 더 일어날 일도 없겠지.' 라며 자신의 오두막으로 돌아갔고, 덕분에 론과 레아드는 자신들의 몸에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낼 수가 없었다. 저택에 돌아온 론을 맞이한건 죽었다가 살아난 듯한 표정의 펠리어즈들이었고, 그 뒤를 이은건 그간의 사태로 산더미 처럼 쌓여있는 뒷치닥거리 일들이었다. 그 중에서 무엇보다도 론을 애먹게 한건 먼지가 수북하게 쌓여있는 커다란 구슬 하나였다. "호오, 그런 일이?" 구슬 저편에서 검은 머리의 소년이 팔짱을 끼고는 무척이나 안타깝다는 시선을 보내왔다. 론이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그.. 그렇다니까." "그래서 펠리어즈들이 모조리 무단으로 자리를 비운거란 말이지?" "그건... 녀석들이 마음대로.." "그래서 덕분에 다 잡은 포르 나이트 녀석들 중, 반이 포위망에서 과감히 탈출을 시도했고 말이지." "그랬...냐?"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부분 잡기는 했지만, 이쪽의 피해도 막심해. 기사 중에 열넷이 중상, 두명은 치명상. 그리고 몇몇이 죽어나가기도 했지." "....." 레아드가 스얀과 아랫 마을에 내려간게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크의 서늘한 시선을 느끼며 론이 당황해서 말했다. "다, 당장 보내줄게. 모두 다," "어? 그래도 되겠어? 들어보니까 그쪽 상황도 꽤 고달픈거 같던데." "물론이지! 오늘 안으로 모조리 다 돌려보낼게!" 어째 이 녀석은 말과 눈이 저렇게 다를 수가 있는거지? 가늘어지다 못해서매서운 살기까지 느껴지는 듯한 바크를 보면서 론은 처음으로 바크가 국왕이란 자리에 정말 잘 어울리는 녀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수만가지 문제가 남기는 했지만, 상황은 일단락 되었다. 바크에게 꽤나 고달프게 부림을 당했는지 펠리어즈들은 며칠 저택에서 느긋하게쉴 생각이었나보다. 론이 서둘러 돌아가라는 말을 할 때 그네들의 얼굴에비춰진 실망감이라는 것은 론에게 씁쓸한 미소를 짓게 할 정도였으니까.. 펠리어즈들을 돌려 보내고, 거기다 바크에게 사과의 뜻으로 저택에 남아야할 스얀과 번까지 껴서 보낸 론은 그제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많을 때는 백여명에 가까운 사람들로 득실거리는 저택이지만, 펠리어즈들이 떠나고 남은 사람은 겨우 시랑과 파유. 자신과 레아드. 그리고 저택의관리를 위한 몇몇 여급들 정도였다. "썰렁하네." 론의 집무실. 바크에게 배운건지, 테이블 위에 앉아서 모래 시계를 만지작거리던 레아드가 문득 중얼거렸다. 산더미 처럼 쌓여있는 서류들을 뒤적거리던 론이 서류더미 사이에서 고개를 내밀어 레아드에게 말했다. "어쩔 수 없잖아. 펠리어즈들은 전부 하와크로 보냈으니.. 그나마 그 정도 로 바크 녀석이 입 다물어주니 다행이야." "어째, 바크가 무섭다란 말 같네?" "그 녀석은 악마야. 악마." 그 이상, 그 이하도 필요 없다는 듯, 확고한 론의 결론이었다. 쓴웃음이지으며 하하... 웃은 레아드가 테이블에서 휙하니 내려오더니 론의 책상에가 걸터 앉았다. "이것들은 다 뭐야?" 론의 책상을 온통 가려버린 종이들 중에 한장을 꺼내들은 레아드가 물어보았다. 글이 써 있으니 가능하면 읽고 싶었지만, 미도의 글은 하와크와는아예 달라서 겨우 숫자나 읽는게 가능한 레아드였다. 론이 한숨 섞인 말을했다. "요구들." "요구?" "응. 이런 문제가 터졌네요. 해결해주세요. 아, 그것도 문제네요. 그것도 요. 저런, 생각해보니 이런것도 있었네요. 이것도요... 등등." "...뭐야, 그게?" "마을 사람들이 보내온거야." 간략하게 접어서 설명해주는 론의 말에 레아드가 되물었다. "무슨 일들인데?" "이번에 내가 저지른 죄의.. 댓가 정도랄까. 숲이 불타고 산...몇개가 사 라졌잖아. 그 숲과 산에 의지해서 살아가던 사람들의 불만들이지. 더구나 숲을 타고 번지던 불이 마을 네개를 삼켰거든. 뭐, 사람들이야 미리 대피 를 했었으니 사상자는 없지만, 마을이 홀라당 타버렸어. 하루 아침에 집 잃고, 직장 잃고, 길거리로 내몰리게 되었으니.. 이런게 오는 것도 당연 하지." "마을 네개면... 사람들이 몇명이나 되는데?" "글쎄. 마을 하나당 이천씩 잡으면 팔천 정도 되려나?" "팔천명이나? 그 사람들 이젠 어째?" "각 마을마다 촌장들이 있고, 촌장들 끼리 잘 알아서 해왔으니, 앞으로도 잘 알아서 하겠지." 론의 별로 믿음직스럽지 못한 말에 레아드가 물끄러미 아래 쌓여진 서류더미들을 내려 보았다. 그러면 이건 도대체 뭐냐? 라는 의미가 듬뿍 담겨진 레아드의 시선에 론이 어깨를 으쓱였다. "뭐, 그렇다고는 해도 팔천이나 되는 사람들이 다른 마을에 가서 껴 산다 는게 그리 말 처럼 간단한 일은 아니잖아. 더구나 사람 사는 일들인데, 문제가 없다면 그게 더 말이 안되지. 촌장들도 머리 쥐어짜면서 해결 못 하는 일들만 저택으로 보내온거야. 이쪽에서 해결해 달라는거지." 평소라면 스얀이라건지, 시랑에게 모두 맡겼겠지만, 아쉽게도 스얀은 하와크 어딘가로 가버렸고, 시랑은 이번 사태로 빚어진 피해액 산출과, 그 보상 방법을 만드느랴 자신보다 더 바쁜 몸이었다. 끙끙거리며 간신히 해결한 여섯장의 서류를 보고, 옆에 쌓여진 수백장의서류를 번갈아 본 론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거 언제 다 처리해..? "촌장들이 해결 못하는 문제라니.. 어떤게 있는데? 이건 뭐라고 써 있는 거야?" 자신이 들고 있던 종이를 건네주며 레아드가 물었다. 론은 레아드에게 받은 종이를 들더니 무성의하게 읽어 내려갔다. "체오엔에서 온거네. 근처 마을에서 사백명의 주민을 임시로 받아들였다는 데, 그 중에 두 집안끼리의 싸움 때문에 쓴거래." "싸움?" "응. 그러니까... 임시로 지은 오두막이 앞에 심어진 나무 때문에 빛이 안 들어와서 하루 종일 밤 처럼 어둡습니다. 그래서 나무를 베려고 하는데 나무의 주인이 극구 사절을 하는 바람에 싸움이 났습니다...해결책을..." 레아드가 황당하다는 얼굴로 론을 쳐다 보았고, 론은 그 시선을 그대로 서류에게 건네주었다. 갑자기 론이 들고 있던 종이를 구기더니 다시 펴고는촥촥, 찢어버렸다. "으아아앗~! 이게 뭐야, 이 밥통 같은 자식! 체오엔의 촌장이라고? 그렇지 않아도 심란해서 죽겠는데 이딴 것도 제가 못 처리해서 나한테 보내?" 쿠오오오오!! 불타오르는 론을 앞에 두고 레아드가 하아,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근복적인 해결책은 없는거야?" "근복적인 해결책? 그야 간단하지. 마을을 새로 만들면 되는거야."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는 론의 대답이었지만, 레아드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왜 안만들어?" "안 만드는게 아니라, 못 만드는거야. 팔천명이 살 마을을 지으려면 제법 규모가 커야 할 텐데. 지금 다른 마을 사람들은 자기 앞가림 하기도 힘 든 때거든. 이런때 남 도와줄 여력은 없잖아. 한.. 몇달 정도 지나고 슬 슬 여유가 생기면 그때 도와주겠지." "몇달씩이나?" "사람이란게 그렇잖아. 자기 힘들때 남 도와줄 여유가 어딨어?" 끄응, 맞는 말이긴 하지만... 잠시 수를 내보던레아드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론이 말한다면?" "내가?" "응. 론이 마을 만드는걸 도와주라고 말하는거야. 아니, 명령한다고 해야 하는건가?" 계속.. 번호 : 27340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11 21:02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59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5 9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정말로 괜찮은 생각이라고 생각했는지 두 주먹까지 불끈 쥐면서 말을 하는레아드를 보며 론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저기... 레아드?" "응?" "다시 생각.. 해 볼래?" "뭘 말야?" "방금 말한거 말야." "이게 뭐? 아주 좋은 생각이잖아? 안 그래?" 후유.. 론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순진하거다.. 그래. 순진한거야. "레아드, 생각해 봐. 분명 내가 가서 마을 세우는걸 도와주라고 말을 하면 그때는 내 앞이니 당연히 한다고 말을 할거야. 하지만, 중간에 가서 힘들 어지면 분명 뒤로 빠지겠지. 그렇게 되면 괜히 마을 주민들 사이만 나빠 져서 나중에 정말 도움이 필요 할 때도 도와주지 않을지도 몰라." 레아드는 가만히 론을 쳐다 보았다. 론이 한 말은 분명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보통사람들의 이야기. 대륙 사람들의 사정이다. 레아드가 봐온 미도의 사람들은 론이 죽으라고 하면 죽는 시늉까지 낼 정도로 론에게 끔찍한 충성을 보이는 사람들뿐이었다. 마을 짓는걸 도와주라는 가벼운 부탁 쯤이야 '내가 한다!'라며앞다투어 나설걸.. 레아드가 넌지시 물었다. "저기.. 론, 너 미도의 사람들하고 얘기 해본적 몇번이나 있어?" "사람들하고? 많지. 수도 없이 많겠지. 나 미도에서 태어난거 몰라?"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눈꼽만치도 깨닫지 못한 말투였다. 레아드가 팔짱을끼더니 심도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 이것이 바로 세간에서 말을 하는 왕과 국민들 사이에 절대 이어질수 없는 거리라는 것일까. 바크는 애초에 자신과 같은 평민들 사이에 뒹굴면서 커왔으니 그 '거리'라는게 거의 없었지만, 론은 아무래도 그게 아니었나 보다. 대륙에서는 아이리어가의 장남으로. 미도에선 펠이라는 이유로 보통 사람과는 확연하게 다른 삶을 살아온 까닭일까.. "뭐, 상관 없겠지."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론내린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아무런말도 없이 집무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레아드?" 무슨 일이지? 레아드를 따라 나서려던 론은 레아드가 거기서 기다리라는손짓을 하는 바람에 그 자리에 멈춰섰다. 레아드의 가벼운 발소리가 복도저편으로 사라졌다. 한참을 기다렸지만, 레아드가 나타나지 않자 론은 무료한 마음에 숫자를세보았다. 그러다 숫자가 오십이 넘자 그것도 그만 두고는 서류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때서야 레아드가 문을 열고 나타났다. "아, 미안. 좀 늦었네. 기다렸어?" "기다린건... 아니지만?" 문 앞에서 실실 미소를 짓고 있는 레아드의 얼굴서부터 발 끝까지 훑어 본론이 '도대체 무슨 뜻이야?'라는 얼굴을 해 보였다. 예전에 자신이 사준걸로 기억되는 여행복. 그리고 바크가 '여행자 필수품중 당연 으뜸.'이라고강조하는 망토를 두른 레아드가 한 손에 가방까지 챙겨들고 서 있었던 것이다. "레아드. 이게 도대체.." "받아." 날아오는 옷더미에 론이 황급히 손을 뻗어 그것을 받았다. 보니 자신의 여행복이었다. 당황해서 론이 레아드에게 고개를 돌리다 더욱 당황해 버렸다. 성큼 책상으로 다가간 레아드가 가지고 온 가방을 열더니 책상위의 서류를한웅큼씩 집어서 가방에서 쑤셔 넣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러다 이쪽을 보더니 외려 의아하다는 표정이다. "옷 안 입어? 아, 부끄러운거구나? 안볼테니까 빨리 입어." 그리고는 친절하게도 고개를 저쪽으로 돌려준다. 론은 아주 황당하다는 얼굴로 레아드에게 뭐라 말을 하려다 그만 두었다. 아마도 레아드는 방금 전에 자신이 말한 어리숙한.... 생각을 실천할 모양이다. '이렇게 책상에 앉아서 짜증나는 서류나 처리하는 것 보다는 그 편이 좋을 지도 모르겠군.' 그러고보니 레아드와 어딜 같이 돌아다닌지도 꽤나 오래 되었다. 스키토라를 잡으려고밤 중에 숲을 뒤진적은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때는 생각하기도 싫을 정도니까.. "뭐, 어떻게든 되겠지." "응?" 레아드가 되물었지만, 론은 대답하지 않았다. 오랫만에 데이트..라는 걸까. 가지가지 나쁜 생각들로 머리 속이 가득 차는 론이었다. "으으으읏~" 거의 며칠만에 저택 밖으로 나온 레아드가 푸르른 하늘을 보더니 길게 기지개를 폈다. 고산지대라서 그런지 미도의 봄은 짧지만, 대륙에서는 보지 못할 가지각색의 진기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가령 평야를 걷고 있는데 바로위로 지나가는구름...이라던지. 봄도 그 끝에 다다랐는지, 나무와 꽃들의 색채는 현란할 정도였다. "이 근처지? 체오엔." 론이 근처를 둘러 보았지만, 먼저 나무 사이로 희미하게 보이는 마을을 발견한건 레아드였다. 문제의 서류에 대한 앙갚음을 하려는 셈인지 론과 레아드가 만장일치로 가장 먼저 갈 마을로 선택한건 두말 할 것도 없이 체오엔이었다. 나무 한그루에 펠의 신경을 거슬리게 한게 그 죄란 것이었다. "우와, 크네?" "저런건 난잡하다고 하는거야." 레아드의 서투른 표현을 고쳐주며 론은 언덕 아래로 펼쳐진마을의 전경을그렇게 평했다. 보통의 마을에 여러가지 모양의 엉성한 오두막들이 들어서서 마을은 그야말로 난잡하기 짝이 없었다. 더구나 원래 이천명 정도가 사는 마을에 주민수가 갑자기 늘어서 마을 안을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상당히많았다. 곧, 둘은 언덕을 가로 질러서 마을 안으로 들어 올 수 있었다. 평소 마을사람들이라면 특이하게 눈에 띄는 둘에게 시선을 보내지 않을 수가 없었겠지만, 지금 이 마을엔 생판 모르는 인간이 사백명이나 우글 거리는 바람에둘에게 특별히 신경을 쓰는 사람은 없는 듯 했다. "촌장에게 가자. 괜히 사람들 고생시키긴 싫으니까 잠시 내 이름 부르지 않는게 좋겠어." "응." 레아드가 이상할 정도로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어쩐지 이상한 느낌이... 론이 미심쩍은 눈으로 레아드를 쳐다 보았지만, 레아드가 '안가니?'라고되묻는 바람에 그 불안한 느낌의 정체를 확인 할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말았다. "어쩐 일이십니까?" 마을 입구에 앉아서 한가하게 담배를 입에 물고 있던 한 청년이 둘을 보더니 물었다. 아마도 요즘 마을을 찾아 오는 이방인이 많아서 사람들을 가려내기 위해서 촌장이 취한 행동의 결실인가 보다. 청년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론이 그에게 작게 말하려고 앞으로 나섰다. "론이예요." "...예?" 청년이 론을 보다가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물론,앞서 나온 이름은 절대 론이 말을 한게 아니었다. 론이 놀라서 레아드를쳐다보았고, 레아드는 아차하는 마음에 말을 고쳤다. "아, 이게 아니지." 하늘에 뜬 정오의 햇살에 반짝반짝이는 미소를 지으며 레아드가 두 손으로론을 가리켰다. 그리고는 평소보다 한옥타브 높은 소리로 지나가는 사람들다 들으라는 듯이 크게 말했다. "펠 님이십니다. 어서 이 마을의 촌장을 데려오세요!" "페.. 페.. 펠 님!!?" 후다닥 일어서던 청년이 그만 발이 엉켜서 뒤로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하지만, 청년은 불굴의 투지로 엉금엉금 기면서 몸을 뒤집어 일어서더니다시 한번 론을 쳐다 보았고, 친절하게 외쳐주었다. "펠님이시라고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 자리에 얼어 붙었고, 그 사이에 청년은 아주 무례하게도 '으아아아아아~!'라는 등의 비명을 지르며 뒤로 달려가 버렸다. 사람들의 뜨악스런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론이 손을 뻗더니 레아드의 귀를 살짝 잡아 당겼다. 그리고는 작게 속삭였다. "무슨 뜻이야. 이건?" "훗훗. 기대하시라." 레아드가 대답 대신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내온다. 론은 한숨을 내쉬며 될대로 되라는듯 어깨를 들썩였다. 계속.. 번호 : 27386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12 19:30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60--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6 0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페, 펠 님이십니까!!" 결코 젊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촌장으로 예상되는 노인이 허겁지겁 땀까지 흘리며 달려왔다. 이미 하던 일 모두 멈추고 마을 입구 쪽에 모여선수백 명, 혹은 수천 명의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론은 하얗게 질려서 자신의 앞에 멈춰선 촌장을 물끄러미 쳐다 보았다. 그러다가 시선을 돌려 옆의 레아드에게 말했다. "자, 말해." "엥?" "레아드가 불렀잖아. 할 말 있는거 아니었어?" 이그, 레아드가 못말리겠다는 듯 눈을 흘겼다. "정말, 장난 치기야?" 둘의 장난스런 대화에 주변에 있던 주민들이 어리둥절한 얼굴이 되어서는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도대체 누구길래 펠과 저런 대화를 할 수 있느냐라는게 그 시선들이 담은 의문의 대부분이었다. 론이 그 시선들을 싸그리 무시하면서 레아드가 들고 있는 가방을 열어 그안에서 서류더미를 꺼냈다. 그리고는 그걸 앞에 선 촌장에게 건네주었다. 얼떨결에 서류를 받은 촌장이 론을 쳐다 보았다. "이건.. 무슨.." "그쪽이 써서 보내온거네. 직접 처리를 하려고 온거니 잠시 시간을 내주겠 나? 대답은 들을 필요도 없었다. 즉석에서 론을 위한 집무실이 생겨났고, 마을사람들은 펠을 볼 수 있다란 기대에 부풀어서는 임시 집무실로 사용되는촌장의 집 앞에 우글우글 몰려 들었다. "일단, 시작은 이걸로 하지." 하면서 꺼내든건 당연하게도 문제의 '나무' 사건이다. 촌장은 스스로의죄를 잘 알고 있는건지 무척이나 당황하고 죄스러운 표정이었지만, 론은그에게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단번에 미도의 최고 권력자이자, 절대자이고 그들의 신이나 마찬가지인 펠의 앞으로 불려온 두 집안의 가장들은 론이 미처 말을 꺼내기도 전에"나무 당장 자르겠습니다!!" "무슨 말을! 전 원래 어두운게 좋습니다! 나무를 자르다뇨! 전 지금이 좋 습니다!" 라면서 흐믓하게도 서로를 위해 열성을 다하며 외쳐댔다. 론은 그네들을물끄러미 쳐다 보다가 시선을 돌려 옆에 서 있는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레아드가 승리의 브이자를 그려보이며 씨익 웃는다. "뭐, 사정이 그렇다면 알아서들 상의해서 하는게 좋겠지." 촌장이 골머리를 썩다가 결국 론에게 보낸 이 골치아픈 사건은 단 일분만에 해결이 되고 말았다. 이천 사백명 정도가 머무르는 마을에서 론에게보내진 문제의 서류는 대략 사십여장. 원래라면 하루 종일 머리 쥐어싸고고생을 해야 처리가 될 양이지만, 놀랍게도 사람들은 론의 앞에만 오면"아니! 겨우 그런 일로 펠 님께 수고를 끼칠 수가 있겠습니까!" 라면서 순식간에 문제거리를 저희들끼리 해결해 버렸다. 덕분에 하루를 꼬박 고생해야 할 문제들은 겨우 한시간 남짓 지났을 무렵다 처리되었다. 한시간 동안 수십명의 사람들에게 수십번의 사과를 들은 론은 서류를 탁탁정리해서 촌장에게 건네주고는 가볍게 기지개를 켰다. "더 없나? 있다면 지금 다 하도록하지." "아, 아닙니다. 다른 문제는 없습니다." "그래? 그러면 좀 수고스럽겠지만, 마을 사람들을 모아주겠나? 할 말이 있 는데." 말은 그렇게 했지만, 굳이 촌장이 사람들을 불러 모을 필요는 없었다. 론과 레아드가 문 밖을 나서자 어느새 우글우글 마을 주민들이 전부 모여있었다. 아이들이 난생 처음 보는 자신들의 지배자의 모습은 감탄성을 내 질렀고,그애들의 반응에 깜짝 놀란 부모들이 황급히 아이의 입을 틀어 막았다. 잠시의 소동이 가라앉고 수천명이 자리한 공터엔 침하나 삼키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의 정적이 내려 앉았다. 사람들을 한번 주욱, 훑어 본 론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먼저, 나로 인해 집을 잃은 많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하는 바이 다. 가능하면 펠리어즈들에게 마을의 재건을 도우라고 하고 싶지만, 그들 역시 이번 상황으로 대부분 시간이 남지 않기 때문에 그럴 수 없는 입장 이다. 이것 역시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론은 잠시 입을 다물고 사람들을 한번 둘러 보았다. 모두들 침묵 속에서진지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천명이 사는 마을이면 그리 큰 마을이 아닌데도, 이렇게 많은 문제들이 생겨나는건 마을의 크기에 비해 사람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지금 생 겨난 문제들은 처리를 했다고 해도 곧, 그와 비슷한. 아니면 더 심각한 문제들이 생겨나겠지. 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은 마을을 잃은 사람들이 다 시 마을을 만드는것 뿐이다. 그래서 그대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소용 없는 짓이야.. 속으로 그리 생각하면서 론은 결국 입을 열었고, 그리고 말했다. "가능하다면 지금 집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서 한달 정도 마을의 재건에 힘 을 써줬으면 한다. 물론, 이 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마을에도 내가 직접 가서 부탁을 할 생각이다. 팔천명이 살 마을이니 짧으면 한달.. 더 길어 질 수도 있다." 괜한 달콤한 말로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는 론이었다. 론이 나지막하게 말을 마쳤다. "명령은 아니다. 그대들도 생계를 위해 자신의 일을 할 권리가 있으니까." 옆에 서 있는 레아드는 조금 곤란한 표정으로 론을 바라 보았다. 론이 '우린 해낼 수 있다!!'라는 등으로 사람들을 환호하게 만들거라고는 생각치않았지만, 이렇게 암울하게 말을 끝낼 줄은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론의 마음은 이미 론의 이야기를 통해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뭐라 말은하지 않았다. 휭하니 바람이 불어오고 침묵이 길어진다. 아마도 머리 속에선 다들 계산중이겠지. 한달의 시간을 남을 위해서 써라는게 얼마나 당치도 않은 부탁인지 론은 잘 알고... ...짝. 응? ...짝..짝. 짝짝짝짝.. 어디선가 박수소리 들려오자 론이 의아한 얼굴로 사람들을 바라 보았다. 사람들의 틈에서 몇몇 이가 박수를 치는게 보였지만, 누가 박수를 치는지는 확인을 할 수가 없었다. 보려는 순간, 박수가 수천명의 사이로 번져나갔기 때문이었다. "우와아아아아!!" 갑자기 뒷쪽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펠 님 만세!!" "만세!!" "축복을!!" 함성은 사람들의 사이로 번져 나갔고, 사람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마을이 불에 탔던 사람들이 지르는 환호성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들을 위해서 한달이란 시간을 헛되이 써야 하는 사람들까지 박수를 치고, 환호를하는 이유는 뭘까? "와아아아!!" 함성은 점점 더 커져만 갔고, 론은 그 사이에서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사람들을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론의 의문은 아랑곳 하지않고 사람들은 점점 더 열광했다. 계속.. 번호 : 27517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14 22:38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61--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6 1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론과 레아드는 그 뒤로 기적과 같은 행진을 계속해서 세개의 마을을 연속으로 주파했다. 도착하는 곳마다 모든 문제거리가 순식간에 해결이 되버렸고, 론의 말이 끝나면 환호성으로 마을이 축제 분위기로 돌변했다. 론은 세번이나 연속해서 이어지는 사람들의 이해 못할 반응에 하루 종일 심란한 표정이었지만, 즐거워하는 레아드의 모습게 결국 같이 웃고 떠들고말았다. 그렇게 세개의 마을을 돌고 저녁이 지나 밤이 가까워 올 즈음, 네번째 마을에 도착 한 론이 재빨리 레아드의 입을 막아버렸다. 하루 종일 기분이좋은건지 마을 입구에 도착을 하자마자"펠 님이 오셨어요!" 라고 외치려는 레아드를 발견하고는 다급히 한 행동이었다. 입이 막히자레아드가 의아한 눈으로 론을 올려다 보았다. "왜 그래? 일 안 할거야?" "일도 일 나름이지. 점심 굶고 저녁까지 굶을 생각이야? 벌써 저녁 시간도 지났다고." "앗. 그러고보니 우리 점심도 안 먹었네?" "지금이라도 알아주니 고맙네. 난 배고프고 힘들어서 죽을 지경이야. 제발 이 마을은 내일 처리하자고." "뭐, 그럼 그렇게 하지." 대단한 선심이라도 쓰는 듯한 레아드였다. 둘은 곧장 마을을 가로 질러서 한눈에도 여관이라는걸 알 수 있는 집으로들어갔다. "어서옵쇼." 바 저편에서 잔을 닦고 있던 건장한 체력의 멋진 콧수염을 가진 사나이가한밤중에 들어오는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홀에 들어서자마자 의자에 털썩 앉은 론이 지쳤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레아드가 사내에게 말했다. "저녁이 좀 늦었는데.. 괜찮을까요?" "물론입니다. 뭘 드시겠습니까?" "추천해주세요." 붙임성 있는 미소를 짓는 레아드에게 사나이가 빙그레 웃더니 말해주었다. "맵고 짠것을 즐기신다면 저희 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는 '카울 스튜'를 추 천해 드리죠. 반대로 연하고 고소한 맛을 즐기신다면 닭고기와 그 고기를 우려서 만들어낸 '닭도리'를 드셔보십쇼. 그외에도 꿀을 섞어서..." 여기 여관 맞아요? 라는 등의 질문이 자연스레 나올 정도로 사내의 입에서좔좔좔 끝도 없이 음식들의 이름과 만드는 방법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가운데 반 정도를 주문해서 사내를 놀래킨 레아드가 이번엔 테이블에 엎드려서 시체 놀이를 하고 있는 론을 쿡, 찔렀다. "자는거야?" "그럴려고 노력하는 중이야." 끄응, 론이 힘겹게 일어서더니 손으로 턱을 받혔다. "이렇게 두말 없이 완벽하게 지친 것도 정말 오랫만이네." "전에도 이런적 있었어?" "응." "언제?" "바크한테 괴롭힘 당할 때." 론의 심드렁한 대답에 레아드가 하하...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다 턱을 괴더니 론을 바라 보았다. "그러고보니 조금 샘나기도 한걸." "샘나다니?" "바크랑 론 말야. 너희 둘 정말 친하잖아." 그건... 내가 할 말 아닌가? 론이 되물었다. "그건 내가 할 말 아냐?" 의자에 앉아 발을 흔들면서 레아드가 휙휙 고개를 저었다. "아냐. 바크 녀석, 맨날 날 무슨 애물단지 취급만 하는걸. 친구란건 그런 게 아니라구. 론하고 바크를 보고 있으면 정말 친구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둘 모두 정말 멋있는데.." "그런..가?" 레아드가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단 거야? 자뭇 심각한 레아드와는 다르게론은 즐거운 마음이었다. 심란하고, 즐거운 마음들을 뒤로 하고, 주방에서 부터 나오는 향긋한 향기가 홀을 가득 채웠다. 유쾌한 사내의 음성이 그 뒤를 이었다. "식사 나왔습니다~" "흐아암." 굉장히 무리한 양이었지만, 어떻게 하다보니 전부 먹어치우게 되었다. 식사를 끝내고 그 자리에서 곧바로 방을 잡은 둘은 여관 2층에 올라와 짐이랄 것도 없는 가방을 한 구석에 내려 놓고는 침대 위에 몸을 던졌다. 배게를 끌어 안고 침대에 묻힌 론을 보며 레아드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의자를 하나 가져다 창 앞에 두고는 앉아, 창 턱에 팔을 기대고 창밖으로 보이는 마을의 전경을 내려다 보았다. "여관에서 자는것도 참 오랫만이네. 여행하는 기분이 드는걸?" "이런 여행 몇번만 하면 피곤해서 쓰러질거야." 레아드가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좋잖아. 우리만 즐기는게 아니라 좋은 일 하고 있는거니까." "그런가?" 흐음, 배게에 얼굴을 묻으면서 론이 길게 신음소릴 내보았다. 솔직히 말해서 상당한 쇼크였다. 미도의 주민들이 자신을 신 처럼 우상시하고 있는건 어릴 적 부터 알고 있었지만, 자신이 하던 짓거리들이란게 워낙 괴팍했던지라 사람들의 그런 모습은 다거짓된 거라고 생각해 왔었다. 자신의 앞에서만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오늘 마주한 사람들이 보여준건 그런 기만된 모습이 아니었다. 그들은 자신의 말에 진심으로 기뻐해 줬었다. 그들에게 성숙한 자신들의 왕을 보게 된 기쁨이란건 한달이란 긴 시간을허비해야 할 힘든 노동이랄지도 기꺼이 받아 들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 마을 주민들의 생각을 알게 된 론은 난생 처음으로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들이 바라는 만큼 자신은 성숙되지도, 훌륭한 지배자도 아니다. 오늘도 그냥 레아드에게 끌려 왔을 뿐인데... 어쩐지 최근 들어 생전 느껴보지도 못한 별별 감정들을 수시로 만나고 당황스러워 하는거 같다. "론, 지금 몇시 정도 됐지?" 그런 여러가지 감정들의 원인이 창 밖을 보면서 물어왔다. 론이 대충 시간을 맞춰보더니 대답했다. "대략 열시 정도 됐을걸." "열시라... 애들이 나다니기엔 확실히 늦은 시간이네." "애들?" 침대에서 일어선 론이 레아드가 앉아 있는 창 쪽으로 다가갔다. 창 밖을보니 과연 어두운 마을 사이로 작은 그림자 두개가 보였다. 대략 열살이조금 넘어 보이는 체구. 둘은 마을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여관 바로 아래까지 오더니 입을 열었다. 바로 위가 레아드와 론이 고개를 내민 창문이어서 둘의 속삭임이 확실하게들려왔다. "준비해왔어?" "너 정말 보긴 본거야?" "봤다니까. 정말이야. 날 못믿는거야?"라면서 자신의 가슴을 쳐보이는 아이는 어엿한 남자 아이다. 저 나이라면누구나 가지고 있을 불타는 호승심으로 반짝이는 아이의 눈을 마주보며 무척이나 못믿어하는 아이는 반대로 여자애였다. 그 애는 이런 식으로 남자아이에게 끌려다니다 고생을 꽤 했는지 조심스런 태도였다. "하지만, 유린. 그 숲에는 계곡 같은건 없잖아. 아무도 본 적이 없는 계곡 을 너만 봤다는거야?" "봤다니까! 너 정말 이럴래? 안갈거야?" "하지만.." "안갈거면 넌 가서 잠이나 자. 나 혼자 갈테니." 헤에, 협박에 제법 조예가 깊은 꼬마다. 저러면 상대방이 안 갈수가 없지. 레아드의 예상대로 여자 아이는 끙끙거리며 고민을 하다가 결국에 고개를끄덕이고 말았다. 에구, 저러면 맨날 끌려다닐텐데. "가.. 갈게. 가면 되잖아. 괜히 화는 왜 내?" "넌 어차피 갈거면서 맨날 그래." 그 반대시겠지. 계속.. 번호 : 27565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15 21:28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62--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6 2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남자 아이가 말했다. "그럼 가자. 잘 따라와. 횃불은 마을 밖에가서 켤테니까 괜히 넘어지지 말 고. 또 저번처럼 길 잃어버리면 그냥 놔두고 갈거야." "누, 누가 길 잃어버렸다고 하는거야? 그때는 너가 날 놔두고 혼자 가버렸 었잖아!" "페이! 쉿, 쉿!" 얼떨결에 소리를 질러버린 여자아이. 페이가 유린의 말에 황급히 자신의입을 막았다. 둘은 조심스레 주위를 둘러보았고,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는걸 확인한 뒤에야 간신히 숨을 내쉬었다. 유린이 작게 속삭였다. "말하는건 마을 나가서 하자. 자, 따라와." 제법 이런 경험이 많은건지 남자 애가 앞장을 서서 마을 귀퉁이가로 발을옮겼다. 곧 둘의 모습이 레아드와 론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흐음, 밤의 숲이라. 위험하지 않을까?" 레아드가 넌지시 말을 꺼내보았고, 론이 그런 레아드의 머리를 거칠게 뒤섞었다. "말이 틀렸잖아. 위험하면 애초에 보내질 말았어야지." 헤헷. 레아드가 장난기 섞인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신비의 계곡이라니. 궁금하잖아." "애들 말을 믿는거야?" "거짓말 같지는 않던걸." 하긴, 어린애들이 이런 밤 중에 숲에 들어가는건 왠만한 담력과 결단력이없다면 어림도 없는 일이지. 친구를 한번 놀리려고 하는 짓 치고는 굉장히스케일이 크다란 소리다. 확률은 반반... "뭐, 그렇다고는 해도 밤의 숲이 위험한건 사실이니까.." 론이 뒷말을 흐리며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레아드가 악동과 같은 얼굴을해보이며 웃었다. 그 미소가 론의 입가에도 번진건 두말 할 필요도 없는일. "우와, 제법 깊은걸." 마침 하늘엔 구름 한점 끼지 않아서 달의 빛 만으로도 사물이 구별될 정도로 주위는 밝았다. 레아드와 론은 어린애들이 다니기엔 무리가 있을 법한숲을 가로 질러갔다. 멀리 앞으로 횃불 하나가 위태롭게 흔들리는게 보였다. "아무래도 저 유린이란 녀석. 밤 중에 숲 돌아다니는게 취미인가보다. 걷 는 속도가 왠만한 어른 못지 않은데." 론의 말에 레아드는 그 옆에 있을 페이란 아이에게 애도를 표했다. 쯧쯔,어쩌다 저런 녀석한테 걸려가지고 고생을 바가지로 하는거냐. "그러고보니.. 바크랑 나도 어렸을 적에 이런 적이 있었어." "밤에 숲에 들어가는거?" "응. 엘빈 누나가 밤엔 숲의 주인이 돌아다니니 절대로 숲에는 들어가지 말라고 말한 적이 있거든. 그래서 바크랑 그 녀석 구경하려고 갔었지." "누가 데려간건데?" 그런 동화 같은 일을 하기엔 바크는 너무 현실적인 녀석이다. 론의 예상대로 레아드가 자신을 가리켰다. 하지만, 나온 말은 좀 예외다. "당연히 내가 데려갔지. 바크 녀석 무섭다고 질질 짜는걸 억지로 달래고 달래서 가는데 얼마나 고생했다고." "질질..짜?" "펑펑 울었다고 해야 하나. 하여간 그 녀석 어렸을 적엔 울보에 겁장이였 어. 그래서 맨날 내가 괴롭혔지." "......" 그 반동으로 지금의 바크가 저런 냉혈한이 된거구나. 론은 바크가 레아드의 성격을 많이 바꿨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니 정 반대였다. 으음,조금 복잡한 기분. "엇, 횃불이.." 멀리 앞에 보이는 횃불이 갑자기 희미해지더니 사라져 버렸다. 놀란 레아드가 앞으로 달려나갔고, 그 뒤를 따라 론이 달렸다. 금새 둘은 방금 전아이들이 있었던 자리에 도착 할 수가 있었다. "우와. 이게 뭐야?" 레아드가 감탄성을 내질렀다. 숲을 걷고 있다가 난데없이 계곡이 나타난 것이다. 그것도 끝도 보이지 않을 만큼이나 깊은 계곡이었다. 아래쪽에서 불어온 흉흉한 바람이 레아드의앞머리를 휘날렸다.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게 아니라 계곡 밑으로 내려갔다는걸 안 레아드는 그제서야 마음을 놓고는 주위를 돌아 보았다. 어딜 봐도 갑작스레 계곡이 튀어나올만한 지형은 아니었다. 숲 한가운데에 펼쳐진 계곡이라니... "아아. 그렇게 된건가." "론?" 옆에 있던 론이 넌지시 입을 열자 레아드가 론을 돌아 보았다. 론이 뒷머릴 긁적이더니 설명해 주었다. "레아드, 기억나? 전에 비하랄트가 나보고 레아드한테 구경시켜주라고 서 쪽 계곡에 가보라고 한거." "그런...적이 있었지." 잊어버렸던 모양이다. 론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여기가 비하랄트가 말한 서쪽 계곡이야. 평소엔 결계로 아무도 못오게 하 는데 우리보고 구경하라고 전에 결계를 열어줬거든.근데, 그 뒤로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아가지고 오지 못했지. 비하랄트도 결계를 열어 놓고는 잊 어버린 모양이야." "아, 그래서 여지건 아무도 발견을 못한거구나?" "이런 산중까지 올 녀석은 없었을테니까. 호기심 많은 저 꼬마 정도를 제 외하면.." 계곡 아래에서 페이의 감탄성이 들려왔다. 론이 미소를 짓더니 아래를 가리켰다. "이왕 온 김에 우리도 구경이나 하고 가자." "뭐가 있는데?" "볼만한거." 론이 가볍게 계곡 아래로 몸을 날렸다. 달빛 만으로는 위태로운 동작이었지만, 론이나 레아드나전혀 개의치 않고 빠른 속도로 계곡을 타고 내려갔다. 아이들이라도 시간을 들여서 내려간다면 결코 위험하지 않을 정도의완만한 경사라서 금새 둘은 계곡의 맨 아래 바닥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우와.." 아마도 아까 페이가 내질렀던 감탄성과 그 이유가 똑같을 레아드의 감탄성이 터져 나왔다. 계곡의 한 단면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동굴이 바로 그이유의 정체였다. 크기는... 거의 성 하나 만하다. 더구나 끝없이 안으로펼쳐진 공간이라니... 설사 드래곤이라 할지라도 썰렁함을 느낄 정도로 거대한 동굴. 론이 앞장을 섰다. "어떻게 만들어진거지?" 동굴 안으로 들어서면서 레아드가 의아해서 물었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기엔 너무나 크다. 그렇다고 인위적으로 누군가 만들었다고 생각하기에도 너무나 크다. 누가 이런걸 수고스럽게 만든단 말야? 그야말로신의 장난이라고 밖에 설명 할 수 없었다. 밖에서 볼 땐 거대한 동굴이었지만, 안에서 보니 거대한이라는 단어 가지고는 모자른 감이 있었다. 동굴 왼쪽 벽에서 오른쪽 벽까지의 거리가 백여미터를 넘어가는 마당이니 동굴의 끝이 어디인지는 감히 상상도 할 수가없었다. 아이들은 이미 한참 앞을 가고 있는건지 횃불은 보이지도 않았다. "어두운걸." "아, 그래. 잠시만." 론이 손을 펴자 그 사이로 작은 여섯개의 빛의 구가 생겨나서 주위를 밝혀주었다. "......!!" 빛이 생겨나면서 동굴 외곽 벽의 모습이 드러났다. 레아드는 그걸 보았고,그리고 너무나 놀란 나머지 입을 벌린채로 말도 하지 못했다. '저 기분 잘 알지...' 론이 레아드의 놀람과 경악을 즐거운 마음으로 관람을 하는 가운데, 입을다물지 못한채 놀랄 만큼 놀랐는지 레아드가 손으로 벽을 가리켰다. 그리고는 더듬더듬 간신히 입을 열고 말았다. 레아드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이, 이빨이다앗!!?" 켁.. 계속... 번호 : 27616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16 20:41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63--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6 3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이, 이빨? 론이 뜨악스런 표정으로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하지만, 레아드는 론의 시선 따위 느낄 겨를이 없는지 한참 동안 벽을 바라만 보았다. 그러다 '이빨'이 있으면 다른 것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레아드가 갑자기 몸을 뒤로 돌려서 벽 반대쪽으로 맹렬하게 달려갔다. "에구.." 그렇게 된거군. 벽이 너무 가까워서 벽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던것이다. 그나마 이빨은 그 윤곽이 뚜렸하니까.... 론이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거의 직각으로 꺾으니 하얗고, 날카롭게 빛나는 거대한 기둥이 보인다. 위쪽은 두껍고 아래로 내려올 수록 얇아지더니 기어이 끝은 창과 같이 날카롭다. 누가봐도 어엿한 이빨이다. 론은 다시 고개를 돌려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벽 저편까지 달려간 레아드는 이쪽을 쳐다 보았고, 경악에 휩쌓여버렸다. 결국 벽의 정체를 깨달은모양이다. 론이 휘적휘적 걸어서 레아드에게로 다가갔다. 레아드가 벽을 가리키더니 마구 더듬거렸다. "이..이..이..." "이거?" "드..드..." "드래곤?" 레아드가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말을 할 정신은 아닌 모양이다. 론은 고개를 돌려 벽을 돌아 보았다. 거대한 이빨들이 맞물려 있고, 그 위로는 끝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한없이 이어진 거대한 얼굴의 윤곽이 보였다. 동굴 천장 쯤에 간신히 보이는눈꺼풀. 물론 얼굴 전체가 아니라 한쪽 단면이 보일 뿐이다. 도대체 그 끝이 어디인지 모를 거대한 드래곤의 입체적인 벽화에 레아드는입을 다물지 못했다. 누가... 도대체 어떤 인간이 이런걸 만든거야? "으아아아앗!!" 벽을 쳐다보던 레아드가 황급히 뒤로 물러서다가 론에게 매달렸다. 그리고는 덜덜 떨리는 손을 앞으로 내밀고는 드래곤의 눈부위를 가리키면서 도저히 납득 할 수 없다는 듯이 외쳤다. "우, 움직였어!!" "당연하지. 살아있는거니까." 태연하게 대꾸라는 론에게 레아드가 놀란 시선을 보냈다. "사.. 살았어?" "응." 론이 싱긋 웃으며 자신의 팔에 매달린 레아드에게 안심하라는 말을 덧붙여주었다. 시야를 가득 채우는 드래곤의 모습에 기가 질린 레아드는 시선을일부러 론쪽으로 돌리며 간신히 떨려오는 마음을 추스렸다. "저거 뭐야..? 저거?" 론이 뒷머릴 긁적이더니 난해한 대답을 해주었다. "글쎄, 드래곤이라고 하면 본인이 되게 화를 내니까 드래곤은 아니고.. 그 렇다고 어떤 종이라고 하기엔 숫자가 이거 하나니까 뭐라 부를만한 이름 은 없는데.." "마.. 말도 해?" 레아드가 질린다는 얼굴을 했다. 얼굴만 보고 판단을 하자면, 이빨의 크키가 거의 수십여미터다. 길쭉한건 땅 아래 부분까지 이어져 있어서 얼마나긴지 가늠 할 수도 없었다. 얼핏 보기엔 드래곤과 비슷하게 생겼으니까 얼굴은 좀 길쭉할테고.... 레아드가 시력을 돋구어서 동굴 안쪽을 살펴 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눈을 가늘게 뜨고 안쪽을 보아도 얼굴 끝이 보이지가 않았다. 이런게... 말을 한다고? 하품이라도 하면 이 위쪽의 숲이 뒤집어지는거 아닐까? "도대체.. 얼마나 큰거야?" 또. 또 눈썹이 움직였다. 만약에 저 눈꺼풀이 치워진다면? 직경 수십여 미터의 눈동자가 안에서 나타날 거라는데 레아드는 질겁을 해버렸다. 론이 잠시 머리 속으로 계산을 해보더니 낼름 대답했다. "본적은 없어서 자세하게는 모르겠지만, 듣기로는 머리부터 꼬리 끝까지가 70KM라고 하던걸." "70...키로..미터라고?" 칠백미터라고 해도 기가 찰 노릇인데 거기에 0이 두개나 더 붙는거야? 레아드가 애초에 드래곤이란걸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면 '우와, 옛날 얘기에 나오는 것보다 훨씬 크네?'라는 등의 소릴 해볼 수 도 있겠지만, 아쉽게도 레아드는 드래곤을 본 적이 있었다. 길이 삼사십 미터의 레드 드래곤. 그것이 보여준 그 무지막지한 힘과, 그 압도함은 레아드가 보아온 그 어떠한 존재보다도 강렬한 것이었다. 근데... 70KM...라고? "자, 잠깐만! 정말 그렇게 크다는거야? 미도에서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 "무슨 소리야. 매일 봐왔으면서." "한번도! 본 적! 없어!" "있다니까." 론이 싱긋 웃더니 손가락 하나를 들어 땅을 가리켰다. "여기 있잖아." "...안.. 보이는데.." "본다고 생각하지마. 밟고 있는거 전부가 몸이니까." 레아드가 잠시 입을 열었다가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이젠 기가 막혀서 말도 안 나왔다. 70KM..시라고요. 밟히는게 다 몸이라는소리지? 론이 친절하게 설명까지 덧붙여 주었다. "녀석이 길게 몸을 꽈서 드러눕고, 거기에 천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먼지가 쌓이고 거기에 흙이 덮여서 만들어진게.. 미도야. 물론, 마법도 좀 사용하긴 했겠지." "그러면.. 미도에 계곡이 이렇게 많은 이유가.." "몸을 굴곡 때문이지." 아하... 울고 싶어지는 레아드였다. 다시 말해서 몇달간 엄청나게 커다란 드래곤의 몸 위에서 살고 있었다란말인가? 어쩐지 옛날에 들었던 고래라는 녀석이 생각이 났다. 엄청나게 커다란 물고기라서 그 위에 사람들이 집을 짓고 산다고 하던데... 하지만, 이건 도가 지나쳐도 넘어서다 못해서 어딘가로 날아가 버릴 정도잖아. "대륙 전체를 뒤져봐도 마력이 흐르는 땅은 미도 뿐이지. 그 이유가 이 녀 석 때문이야. 몸을 덮는 마력이 지층..이라고 하긴 좀 그렇고, 몸 위에 쌓여있는 흙들을 통과해서 위로 세어나가니까." "근데 이거 안 움직여?" "움직이지 않는게 좋을걸. 일어나서 몇몇 기지개라도 켜주면 미도는 먼지 하나 안 남을테니까. 심심하다고 몇바퀴 데굴데굴 굴러다니면 대륙이 바 다 속으로 가라 앉겠지." "잠.. 자는거지?" 기지개라는 말에 레아드가 되물었다. "응. 깨어 있으면 안되는 녀석이니까." 어쩐지 론은 이 70KM나 되는 몸집을 가지고 있는 녀석과 잘 알고 있는 말투였다. 레아드가 그 점을 물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사방이 어두워졌다. 주변을 돌던 빛의 구가 사라진 것이다. 무슨 일이지? 레아드가 론에게 물으려고 하는데 어느새 다가온 론이 레아드의 팔을 잡더니 동굴 한편으로 데려갔다. "아이들이 나오는 모양이야." "어쩌지?" "글쎄, 여긴 숨을 곳이 없긴하지만.. 특별히 숨어야 할 필요도 없지." 레아드가 잠시 생각해보더니 얼른 말했다. "나가자." 그렇다고는 해도 평생을 남을 하룻밤 추억거리에 방해가 되고 싶진 않은모양인지 레아드는 머리 속으로 수없이 떠오르는 수만가지 질문들을 내리누르면서 론을 끌고 동굴을 나왔다. 힐끔 돌린 동굴 저편으로 거대한 드래곤의 얼굴이 어둠 속으로 묻혀갔다. 레아드는 나중에 다시 론에게 자세히 물어볼 거라고 다짐을 해 두었지만,이런 레아드의 의도는 이상한 방향으로 풀어지게 된다. 계속.. --------------------------------------------------------------------- 70KM짜리 드래곤..(이리 부르면 본인이 화냅니다.) 이라니.. ~.~애초 설정보다 몇배 작아졌네요.^^;;;어쩐지 검만 휘두르던 예전에 비해서 스케일이 수억배로 뛰는느낌입니다... ...--; 스케일 크면 재미도 좋아져야 겠지만... 그건 아니죠.T_T어쨌든, 잘 써야겠네요. 깜짝 퀴즈. 70KM짜리 드래곤(퍼억!)의 손톱 크기는? ^^; 번호 : 27728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17 22:52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64--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6 4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바보, 울지 말라니까." "하지만, 하지만," "뭐가 무섭다는거야? 난 하나도 안 무서워!" "유, 유린! 소리치지마. 깨어날지도 모르잖아.." 유린의 어깨 뒤에 바싹 붙어서 나온 페이가 잔뜩 겁에 질려서 유린을 말렸다. 동굴의 어디까지 갔는지는 몰라도 페이는 드래곤의 모습에 무척 놀란모양이었다. 근처 나무 뒤에서 아이들이 나오기를 기다리던 레아드는 유린과 페이의 모습에 싱긋 미소를 지었다. "애들이 나왔어." "두시간이나 지났어. 끝까지 가려고 했던 모양이지? 저 꼬마 녀석." "두시간? 그럼 동굴 끝까지 가는데 한시간이나 걸린다는거야?" "무슨 소리. 가다가 중도에 포기하고 온거야. 내가 전에 끝까지 가본다고 설쳤다가 조난 당했었다구. 이틀이면 다녀 올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들 어갔는데 아무리 가도 끝은 안 나오고 점점 땅 아래 쪽으로 내려가더라. 결국 사일이 지나고 먹을거, 마실거 떨어져서 굶어 죽을뻔 했었지. 기렌 이 안 와줬으면 분명 저기서 죽었을거야." "......" 동굴의 무지막지한 깊이가 놀랍기는 하지만, 사일동안 동굴 속을 헤멜 수있는 론은 더 놀라운 녀석이었다. "하여간 너 후엔한테 말하지 마. 만약에 그 녀석한테 말하면 다시는 너랑 안 만날거야." "안 말한다니까." "그렇게 말하고 맨날 그 녀석한테 말해주잖아." "하지만.. 후엔도 같이 오면 좋잖아." "그딴녀석 질색이야!" "후엔은 좋은 애란말이야." "너 정말!!" 여기를 비밀 기지로 정했는지 유린이 페이에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으름장을 놓았다. 어쨌든, 둘은 밤이 늦은걸 알고는 서둘로 계곡을 오르기 시작했다. 레아드와 론은 둘이 계곡을 다올라가자 그제서야 계곡을 따라 올라갔다. 계곡 위로 올라오자 멀리 횃불이 보였다. 레아드가 팔을 뒷머리로 넘기면서 기지개를 켰다. "하아~ 결국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네." "좋은거 구경했잖아." "깜짝 놀라긴 했지.." 그러면서 레아드는 땅을 툭 차보았다. 흔들리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해본 동작이었지만, 땅은 굳건하기 그지 없었다. 검을 푹 찔러보면 끝에피가 묻어 나오지 않을까? '아서라. 그러다 괜히 놀라서 바둥거리기라도 하면....' 미도 멸망... 크기가 크기니 섯부르게 장난도 못 걸 상대다. "근데 말야. 아까 그 드래곤은" "아, 참 레아드." 뭐라 말을 하려는데 론이 황급히 말을 중도에서 끊었다. 그리고는 진지한얼굴로 이쪽을 쳐다 보았다. "그 드래곤... 말인데. 봤다는거 절대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아줄래?" 레아드가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는 투로 대답했다. "당연하지. 누가 믿겠어? 당신이 지금 서 있는곳은 드래곤의 발바닥이에 요... 라니... 지나가는 개도 안 웃겠다." "그게... 아니긴 하지만, 어쨌거나 얘기하지 마." "응." 어느새 넷은 숲의 외곽에 도착하고 있었다. 레아드는 그 전에 뭔가 물어볼게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생각이 나질 않아서 그냥 그만 두었다. "하암.. 그러고보니 밤도 꽤 늦었네. 저 녀석들 내일 아침에 늦잠 잔다고 엉덩이에 불 좀 나겠는걸." "들키지 않는다면 말이지." "응?" "저길 봐." 론이 멀리 하늘을 가리켰다. 레아드는 밤하늘 사이로 드문드문 떠 있는 구름들을 보다가 론이 하는 말의 뜻을 알 수가 있었다. 구름들이 붉은 색을띄고 있었던 것이다. "마을의 화로들이 켜진거야. 아이들이 사라진걸 부모들이 알아챘나본데?" "우와, 쟤들 이젠 죽었다." "우리도 별로 다르진 않지." "우리? 우리가 왜?" "애들 둘이 밤 사이에 사라졌는데, 마침 그날 밤에 어떤 정체 불명의 여행 자 둘이 마을에 찾아왔어. 근데, 찾아보니 그 여행자들도 없지 뭐야. 자, 누가 유괴범일까요?" "......" "아아, 오늘 밤은 편히 자고 싶었는데.." 피곤해피곤해란 노래를 부르는 론이 한탄을 했다. 멀리 앞장서서 가고 있는 페이와 유린은 자신들에게 닥친 어둠의 그림자를 전혀 의식하지 못했는지 잘도 마을 쪽을 향해 걷고 있었다. 차라리 유괴를 당했다가 빠져 나온거라면 혼나진 않겠지... 잘 살아 남기를. 애들은 맞으면서 큰다란 말을 진리로 알고 있고, 또 그렇게 커온 레아드였기에 매정하게도 아이들에게 귀띔을 해주거나 하는 일은하질 않았다. "..응?" 앞에 가던 횃불이 갑자기 격하게 흔들렸다. 돌뿌리에라도 걸린걸까? 느긋하게 생각을 하던 레아드는 갑자기 안색을 고쳤다. 횃불이 위아래로 사정없이 흔들리는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어딜봐도 위협을 하는 자세다. "레아드!" 론도 그걸 봤는지 재빨리 앞으로 달려나갔고, 거기에 뒤지지 않는 속도로레아드가 뛰었다. 숲이라고는 해도 이미 길이 나있는 곳이어서 둘은 맹렬하게 앞으로 달려갔다. 그때 둘의 급한 마음에 기름을 붇는 비명이 숲을가로지르며 퍼져 나갔다. "꺄아아아악!!" 페이의 비명소리다. 론은 품 속에서 단검을 꺼냈고, 검사는 한시라도 검을 놓는게 아니라는 검사 신봉자인 레아드는 당연히 자신의 검을 쥐었다. 순식간에 아이들과의거리차가 좁혀졌다. 멀리 유린이 페이를 뒤로 감싸고 횃불을 앞으로 흔드는게 보였다. "엎드렷!!" 론이 미리 둘에게 소리를 질렀다. 깜짝 놀란 유린은 황급히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소리를 지른게 사람이란걸 보았는지 재빨리 페이를 데리고 뒤로물러섰다. 그런 둘의 앞으로 무언가 커다란게 달려드는 순간, 론이 들고있던 단검을 앞으로 뿌렸다. - 쿠악! 바람을 가르며 날아간 단검이 정확히 녀석의 몸에꽂혔다. 날카로운 비명이 터져 나오면서 녀석이 풀쩍 뒤로 뛰어서 아이들에게서 물러섰다. 그 사이 둘은 아이들의 앞까지 도착 할 수가 있었다. "괜찮니!?" 레아드가 달려오자마자 아이들을 확인했다. 다행히도 둘 모두 다친 곳은없었다. 파란 머리의 남자애에게 레아드가 말했다. "둘 모두 마을로.. 아니, 그 쪽은 위험할지도 모르니까 저기 뒤에 숨어있 어. 너가 유린이지? 남자니까 너가 페이를 지켜줘. 알겠지?" 갑자기 나타난 붉은 머리의 형인지 누나인지 모를 사람이 자신의 이름에다페이까지 알고 있어서 유린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지만, 얼른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리에 힘이 빠져서 일어서지 못하는 페이를 데리고 뒤로 물러섰다. 아이들의 안전을 확인한 레아드는 검을 들고는 론의 옆에 섰다. 론은 품 속에 넣어둔 또 다른 단검을 꺼내서 녀석을 견제하는 중이었다. 론의 옆에 선 레아드가 으르렁 거리는 녀석을 보며 물었다. "저게... 뭐야? 변종?" "글쎄. 처음 보는데. 도감엔 나오지 않은 녀석이야." "그런 것도 나올 수 있어?" "미도에선 뭐가 나와도 안 놀라워." 흐음, 설득력 있는 론의 말에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70KM짜리 드래곤위에 세워진 곳이니 뭐가 나오던 조금도 안 놀라는 그 마음. 충분히 이해가갔다. 계속.. 번호 : 27793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18 22:07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65--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6 5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레아드는 고개를 들어 녀석을 노려 보았다. 크기는 거의 2M. 아니, 3M에가깝다. 온 몸이 근육질에 사람과 같은 두 팔에 두 다리. 대신 팔이 기형적으로 길고 두꺼웠다. 으음... 근육질의 아저씨들을 좋아하긴 하지만, 저건 좀 심하네... 레아드가 가장 눈여겨 본 것은 얼굴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녀석의 눈이었다. 외눈이었는데 눈동자가 거의 주먹만하다. "징그럽네." "이쪽을 경계하는거 같은데? 참, 레아드. 저 녀석 조심해. 상처가 순식간 에 아물었어." 녀석의 가슴 한복판에 박혀있는 단검을 가리키며 론이 미리 경고를 해 주었다. 과연, 론의 말대로 단검이 박히긴 했지만, 찢겨진 살은 그대로 붙은모양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몸에 박혀진 단검을 뽑지도 않다니... 아프지도 않은가? "크르르.." 론과 레아드를 오랫동안 견제를 하던 녀석이 나직하게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레아드가 론에게서 옆으로 떨어지면서 검을 치켜 들었다. 자신의검이 더 위력적이니 공격을 한다면 분명 자신에게 올 것이다. "크아악!!" 레아드의 예상대로 녀석이 갑자기 괴성을 지르면서 레아드에게 육박해 왔 다. 꽤나 빠른 속도였지만, 요즘들어 괴물 같은 녀석들하고만 싸워온 레아드였기에 조금도 놀라지 않고 녀석을 막아섰다. 녀석이 주먹을 날렸고, 레아드는 그 주먹을 검으로 막아냈다. 검의 날을들어서 녀석을 위협해 볼 생각이었는데, 녀석은 당황스럽게도 그대로 주먹을 뻗었다. 촤촥!! 성검이 그 이름값을 하는지 단번에 녀서의 주먹을 반으로 잘라버렸다. 하지만, 녀석은 그대로 주먹을 계속 뻗었고, 덕분에 섬검은 녀석의 어깨까지 반으로 잘라버렸다. 하지만, 그 대가로 레아드는 두개로 잘려서 피가 줄줄 흐르는 주먹을 얻어 맞고 말았다. "쳇!" 주먹에 맞아 뒤로 나가 떨어진 레아드가 몸을 일으키면서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 내었다. 으윽, 최악이야. 아픈것도 아픈거지만, 그보다 기분이 더러웠다. 힐끔 시선을 돌려 론을 보니, 론이 어깨를 으쓱여 주었다. 아마도녀석이 자신에게 덤벼올 때 그 뒤를 노려서 단검을 휘둘렀는데 녀석이 아는척도 하지 않은 모양이다. 슈우욱.. 연기가 흐르면서 잘려진 팔이 순식간에 도로 붙었다. 녀석의 등에 생겨난커다란 상처도 금새 아물었다. 론이 재빨리 다가오더니 말했다. "이런 공격 가지고는 어림도 없을거 같은데?" "목을 자를까?" "...내 검으로는 무리야." "내가 할게." "괜찮겠어?" "애들을 공격하려던 저런 괴물 따위, 없어지는게 좋아." 레아드가 살벌한 얼굴로 검을 들어 올렸다. 녀석이 레아드의 살기를 눈치챘는지 날카롭게 입을 벌리며 번뜩이는 이를 드러냈다. "핫!" 녀석의 눈을 돌리려 론이 먼저 달려들더니 검을 날렸다. "쿠왁!!" 녀석이 단번이 주먹을 쥐더니 론에게 휘둘렀다. 론은 재빨리 몸을 숙이면서 녀석의 주먹을 피해서 품 안으로 파고 들었다. 그리고는 단검의 이점을살려서 녀석의 겨드랑이에 검을 박더니 옆으로 빠지면서 그대로 검을 내리그엇다. 촤악!! 겨드랑이부터 배에 이르기까지 살이 잘라지면서 그 안쪽이그대로 들어났다. 왠만한 녀석이라면 내장이 흘러 나올 정도의 치명상이었지만, 근육이 얼마나 두꺼운지 베어진건 근육 뿐이었다. '아니면, 내장이란게 아예 없는건가?' 론이 그런 생각을 하며 빠진 사이, 비틀거리는 녀석에게 레아드가 달려들었다. 녀석이 엉거주춤한 상태로 주먹을 휘둘렀지만, 레아드가 그렇게 엉성하고 느린 공격을 맞을리가 없었다. "으랴아압!!" 콰악!! 2M짜리 거대한 검이 직선으로 날아들더니 단숨에 녀석의 목을 꿰뚫어 버렸다. 그 엄청난 돌진력에 목을 꿰뚫린 녀석이 헛바람을 삼키며 뒤로물러섰고, 레아드는 손을 타고 올라오는 좋지 못한 감촉을 무시하며 그대로 검을 옆으로 꺾었다. - 퍼엉!! 잔뜩 부풀어 오른 근육들이 끊어지면서 안쪽의 혈관이 터지고 그 사이로폭음에 가까운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리고 한개의 거대한 머리가 밤 하늘사이로 치솟아 올라갔다. - 파아아앗!! 레아드는 뿜어져 나오는 피분수를 피해서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 으윽, 자기가 한다고 말을 하긴 했지만, 별로 좋은 기분이 아니다. 괴물 처럼 생기긴 했지만, 어딜봐도 인간형인데... 목을 벤것도 아니고 잘라버렸으니.. 기분이 좋을리가 없었다. 녀석의 머리가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다가 나무가지에 걸려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몸은 그 자리에 선채로 부들부들 떨면서 몸 안에 남겨진 피를 아낌없이 위로 쏟아 부어댔다. ..왠만하면 넘어져라. 보기 끔찍하다구. 못봐주겠다는 듯 레아드가 손으로 얼굴을 가려버렸다. 순간, 다급한 론의고함이 귀청을 때렸다. "레아드!! 피해!!" "엥?" 퍼어억!! 고개를 돌리던 레아드의 몸이 훌쩍, 공중으로 치솟더니 수 미터나 위로 떠올랐다가 숲 저편으로 나가 떨어졌다. 괘.. 괜찮으려나? 론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레아드가 나가 떨어진 수풀쪽을 보았다. "켁.. 켁켁.. 크아.." 날아가 떨어지던 그 과격한 모습이나 론의 걱정을 단숨에 재우는듯 레아드가 수풀 사이에서 모습을 기침을 해대며 모습을 드러냈다. 론은 가볍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녀석을 노려 보았다. 정확히는 녀석의 가슴이었다. "크륵." 녀석이 웃는듯 입을 벌렸다. 놀랍게도 머리가 떨어져나간 직후에 가슴 위로 얼굴이 나타난 것이다. 방금 전의 얼굴과 마찬가지로 외눈박이였다. 레아드도 녀석을 본건지 입을 벌리고는 다물지 못했다. "설마..." 레아드가 차마 끔찍해서 못 보겠다는 얼굴로 힐끔 눈을 들어 아까 떨어져나갔던 머리쪽을 보았다. 나무가지에 걸려있는 얼굴을 본 레아드의 표정이하얗게 질려버렸다. 주먹만한 눈동자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최, 최악이야! "이 녀석 꽤 당황스럽게 만들어주는데? 머리가 잘리고도 안 죽다니." "몸통을 반으로 갈라버릴까?" 대담한 레아드의 작전이었지만, 론이 고개를 저었다. "그랬다가 둘로 늘어나면?" "으으음..." 둘은 머리를 싸매고 고심을 해댔다. 그런 둘의 고민거리를 풀어준건 나무뒤에서 머리만 내밀고 싸움을 구경하던 유린이란 아이였다. "불로 태워버려요!" "아, 그래. 그게 좋겠다." 레아드가 바로 찬성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곧바로 문제가 풀어진건 아니었다. 싸우는 도중에 어떻게 불을 만드는가? 그것도 3M짜리 근육질의 괴물을 태워버릴 정도의 커다란 불을? "론, 시약 있어?" "있을리가 없잖아." "마법은?" "이 모습으로는 큰 마법은 무리야." "뭐야. 보기보다 쓸모가 없잖아. 역시 펠 형이 최고야." "정말... 너무하네." 펠이란걸 속인게 아직도 내심 찔리는지 론이 투덜거렸다. 레아드가 그런론을 보더니 싱긋 미소를 짓고는 속삭였다. "론, 작은 마법이라도 괜찮으니까 폭발 계열로 하나만 만들어줘." "폭발? 태우려는거 아냐?" "태워서 재로 만들던, 터뜨려서 조각을 내던 마찬가지잖아." "하지만.. 저 녀석을 날려버릴 위력은 안될거야." "걱정말고 만들기나 해. 내가 신호하면 녀석한테 쏴." 그리 말을 하고는 레아드가 옆으로 달려가더니 검을 들어 올리며 녀석에게소리쳤다. 계속... PS:긴박한데서 끊는게 아닙니다. 200줄넘으면 끊는거예요오.. *_* 번호 : 27856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19 21:30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66--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6 6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야 괴물! 춤 잘 추냐?" 켁! 론이 뜨악스런 시선을 레아드에게 던진 사이, 레아드는 검을 아래로내리더니 땅을 긁으며 괴물에게 달려들었다. 정말로 춤을 잘 추는건지, 아니면 뇌라는게 없는건지, 팔이 두개로 조각이 나고, 머리가 하늘로 치솟았음에도 불구하고 녀석은 레아드의 도발에 너무나 간단하게 응해줬다. "우어어어!!" 파앗! 녀석의 주먹이 나르고, 레아드의 검이 녀석의 몸통을 관통한다. 초승달이점점 기울어가며 웃고있는 가운데, 레아드의 몸이 하늘로 떠 오르고, 검을잡아서 레아드를 집어 던진 녀석이 그 뒤를 이어 쿵쿵, 달려간다. "....." 정령이라는 점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것 까지는 좋은데, 옆에서 보고 있는사람은 좀 복잡한 기분인가 보다. 달 아래에서 자신의 말대로 그야말로 칼춤을 추는 레아드와 거기에 장단을 맞춰주는 어이없는 괴물을 보면서 론은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론이 작게 입속으로 주문을 외웠다. "하앗!" 파칵! 공기를 터뜨리면서 공간을 자르는 듯한 레아드의 일격이 사정없이괴물 녀석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하지만, 녀석은 반쯤 몸 속에 들어와 박힌 검을 보고는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을 했는지 손으로 검을 잡아버렸다. 부웅~! 날아오는 녀석의 주먹을 재빨리 고개를 숙여서 피한 레아드가 발을들어 올리더니 녀석의 배를 차면서 힘껏 검을 빼내었다. 촤촥!! 검이 빠지면서 녀석의 배에 잊을 수 없는 상처를 내 보았지만, 녀석은 신경도 쓰지않았고, 그리고 금방 아물어 버렸다. '이 녀석 바보 아냐?' 죽지 않는거 하나를 빼놓고는 어딜봐도 녀석의 절망적인 위기다. 하지만,이 당황스런 녀석은 그런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뒤로 몸을 돌려 도망을 친다라는 생존 본능도 없는 모양이었다. 레아드는 힐끔 론에게 시선을 주었고, 론의 앞에 모여진 작은 빛의 무리를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 슬슬 끝내자고." 검을 부웅, 휘둘러서 검에 묻은 피를 허공으로 뿌리며 레아드가 살기 등등한 시선을 녀석에게 보냈다. 뒤쪽에서 론이 이런 레아드의 신호를 잘도 알아채고는 함께 움직였다. "크르르륵." 왠만한 눈치가 있다면 이쪽이 뭔가 치명적인걸 내놓을 분위기라는걸 알아챌만도 하지만, 여전히 태평하게 으르렁거리기나 하는 녀석이었다. 그런녀석에게 먼저 달려든건 레아드였다. "핫!" 아래서부터 하늘 끝까지, 공간을 비스듬하게 자르고 올라가는 레아드의 검이 바람을 가르면서 날카롭게 빛을 뿌렸다. 녀석은 어차피 고통도 느끼지않고, 이런 레아드의 일격이 치명적이지도 않다란걸 아는건지 별 방어의동작을 취하지 않았다. 레아드에게 한방 맞고, 그 뒤에 빈틈을 노려 주먹을 날리겠다는 의도였다. 그리고, 그런 뻔한 수작을 모를리 없는 레아드였다. 퍼억! 살이 뭉개지며 검이 그 안으로 쏠려 들어갔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잘려졌던 살이 다시 붙으면서 검이 녀석의 살 사이에 그대로 묻혀버렸다. 녀석은 절호의 찬스라는건지 단번에 주먹을 들어 레아드의 배를 아래서부터 위로 올려 쳤다. 레아드의 가벼운 몸이 거대한 주먹에 맞아, 하늘로 실이 끊어진 인형 처럼치솟았다. 론과 유린이 놀라서 탄성을 지르려는데, 레아드가 비명 대신 론에게 소리쳤다. "론!! 지금이야!!" 어느새 재빨리 날아오는 녀석의 주먹을 자신의 손으로 막아냈던 레아드가허공에서 소리쳤다. 깜짝 놀라서 달려오던 론은 재빨리 손을 앞으로 뻗었다. 론의 손에서 머물던 빛의 무리는 론이 주문의 발동을 거는 순간, 순식간에 보라색으로 물들더니 쏜살같이 녀석에게 나아갔다. 콰앙! 허공에 떠 있던 레아드에게 다시 한번 주먹을 휘두르려뎐 녀석의 어깨에빛이 충돌하면서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터졌다. 폭발의 사이로 녀석의 팔이 떨어져 나가는게 보였지만, 동시에 다시 솟아나는 새살들도 보였다. '역시 이 정도로는..' 론이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레아드가 땅에 착지하면서 재빨리 녀석에게붙더니 손을 녀석에게 데었다. 그리고는 격한 기합을 내질렀다. "타앗!!" "!!!" 순간, 사그라들던 불길이 수배로 커지면서 단번에 괴물의 몸을 휩쌓았다. 마.. 마력을 부었다? 그렇게 밖에 해석을 할 수 없는 레아드의 행동이었다. "쿠아아악!!" "그만 죽어엇!!" 온 몸에 불이 붙어서도 날뛰는 녀석을 향해 레아드가 다시 한번 마력을 쏟아 내었고, 불은 녀석의 몸뿐만이 아니라, 옆에 있는 레아드까지도 삼켜버릴 정도로 거대해졌다. 아무리 강력한 재생의 힘이라도 도저히 감당 할 수없는 강렬한 화염 속에서 괴물이 단발마의 비명을 질렀다. "크아아아악!!" 레아드는 설마 조그만 살조각이라도 남아 있을까봐 최대한 마력을 부어서정성을 다해 녀석을 태워주었다. 거대했던 녀석의 몸이 재가 되어서 사라지자 그제서야 레아드는 자신이 만들어 놓았던 불길 속에서 몸을 빼냈다. "괜찮아?" 레아드가 한숨을 쉬더니 재가 묻은 옷을 털어 내었다. 불길 속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옷은 그을림하나 없었다. "헤구, 박살낸다고 했는데 주문에 마력을 넣을 타이밍을 놓쳐 버렸어. 뭐, 이쪽이 더 보기 좋으려나." "정말 마력을 넣은거야?" 설마 했는데, 레아드의 입에서 말이 나오자 론이 되물었다. "보고서도 몰라?" "하지만, 마력 다룰줄 몰랐잖아?" "그게 나도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며칠 전 부터 갑자기 되더라고." 정확히 말하자면, 론이 제정신을 차린 날부터였다. 론이 의아해서 더 물으려고 하는데 레아드가 먼저 말했다. "참, 론. 부탁이 있는데." "뭔데?" "저 녀석 좀 처리해 줘." 레아드가 나무 위에서 뒹굴뒹굴 눈동자를 굴리며 자신들을 쳐다 보고 있는당혹스런 머리통을 가리켰다. 재생을 하는거 같지는 않지만, 아직도 살아서 쳐다 보고 있으니 기분이 나쁘지 않을리가 없었다. 론이 뒷머릴 긁적이더니 짧게 주문을 외워서 나무를 향해 던졌다. 쾅! "정말 황당한 녀석이었어." 레아드가 갑작스레 나타나서 애들을 위협하다가, 결국엔 불살라진 괴물에대해 총평을 그렇게 내렸다. 론도 별로 의의는 없었다. 녀석은 론이 아는그 어떤변종과도 달랐다. 변종이란 고대의 마도사들이 공격, 혹은 방어를 위해서 만들어낸 수만가지복합 생명체다. 간혹, 자연 상태에서도 발생을 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이마도사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따지고 보면 드래곤도 변종이란 소리다. 고대엔 변종이란 말 말고 좀더 그럴싸한 말들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아쉽게도 론은 거기까지는 알지 못했다. 어쨌거나, 변종이란 만들어진 생명체들. 그래서 그들은 만들어진 이유에따라 몇가지 본능을 지니고 있다. 예로 들어 전에 만났던 최악의 변종인스키토라의 경우, 자신들의 번식을 위해서는 자신들의 주인 조차도 먹어버릴 만큼이나 번식욕이 넘치는 녀석들이다. 드래곤이나 그 외의 강력한 변종들의 경우는 인간 만큼이나 많은 본능과지혜를 가지고 있어서 그 행동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어쨌거나 주인이내린 명령을 듣는다. 그러면 이 녀석은? 녀석은 딱히 공격적인 성향도 강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무슨 생각이 있는거 같지도 않았다. 녀석의 행동은 재껴두고, 녀석의 몸을 보자면, 이동하기 편한 다리와 나무를 잘 탈것 같은 긴 팔. 그리고 뭐든지 잘 볼 것 같은거대한 눈. '도대체 뭐하러 만들어진 거야?' 만들어진 의미나, 녀석의 행동을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론이었다. "우와아!! 굉장해요!" 어느새 수풀 속에서 나온 유린이 감탄성을 내지르면서 다가왔다. 그 바람에 상념이 깨진 론은 슬쩍 시선을 그쪽으로 돌렸다. 아무래도 뛰어다니면서 검을 날려댄 레아드 쪽이 마음에 들었는지 아이는 레아드에게 감동의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으음, 미래의 레아드..인가. 계속... 번호 : 27912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20 20:49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67--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6 7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굉장해요! 정말 굉장해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거죠?" 검사 보다는 마도사 쪽이 취향인가? 꼬마가 가장 마음에 든 장면이 다름아닌 불속에서 녀석을 불태우던 레아드의 모습이었나 보다. 레아드가 자신의붉은 머리를 뒤적거리며 난감해하자 어느새 꾸물거리며 다가온 페이가 유린의 두팔을 잡아 당겼다. "뭐야, 페이!" "유, 유린. 이러지 마.." "무슨 소리야?" "이 분들 펠리어즈 님들이란 말야." 겨우 열살이 조금 넘어보이는데 무척이나 사려가 깊은 여자 아이다. 레아드는 태어나서 처음보는 분홍색 빛 머리의 여자 아이의 말에 그제서야 미도에서 이런 무식한 짓을 해낼 수 있는게 펠리어즈 뿐이란걸 상기했는지,유린이 당황해했다. 미도에서 펠리어즈라고 하면, 펠을 받드는 신성한 자들. 즉, 대륙의 최고위신관들과 마찬가지다. 그런 펠리어즈에게 함부로 말을 거는건 상당한 무례에 해당한다. "아.. 저기..저기.." "됐..." 당황해하는 아이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하려다 문득, 레아드는 입을다물었다. 이렇게 맨날 자신을 걱정해주는 여자애를 고생시키는 꼬마는 좀혼이 나야 해. 그럼. "흠흠." 말을 하다가 멈춘 레아드가 헛기침을 하더니 갑자기 살벌하게 눈꼬리를 치켜 세웠다. 누가 봐도 화가 난 얼굴이다. 페이의 얼굴이 핼쓱해지고, 론은 레아드의 장난을 눈치 챘는지 입을 가렸다. 으극, 웃지 말란 말야. "죄, 죄송합니다.. 제가 그만.." "흐으음~" 유린이 고개를 콱, 숙인다. "모두 제 잘못이예요! 제발.. 벌하시려거든 저만.. 페이는 제가 강제로 데 려왔으니까 벌을 내리실꺼면 저한테만 하세요!" 제법이네. 아이들의 뒤편에 서 있던 론이 입을 가리며 빙글 몸을 뒤로 돌렸다. 가늘게 어깨가 떨리는게 보인다. 웃지 말라니까.. 제법 강하게 나오는 유린의 말에 옆에 있던 페이가 놀라서 외쳤다. "아니에요! 사실.. 사실은 유린이 저 때문에 밤에 나온거에요! 후엔이 밤 에 숲에 다녀왔다는걸 제가 말해서.. 그래서 유린이.. 흑.." 난데없이 페이가 울음을 떠뜨렸다. 유린이 놀라서 페이를 보더니 시선을이쪽으로 던졌다. 거기엔 조금 불만스럽고, 도전적인 눈빛이 섞여 있었다. "페이는 잘못 없으니까 저만 벌하세요!" "유린!" "시끄러워! 뭐가 후엔 때문이야! 그 따위 녀석하고 비교하지 마!" "하지만.." "입 다물지 못해! 한번만 더 입 열면 다시는 나 볼 생각하지 마!" "유린.." "입 다물라니..." 퍼억!!! 소리를 지르던 유린을 향해 갑자기 레아드가 주먹을 쥐더니 냅다 후려쳐버렸다. 깜짝 놀란 페이가 작게 비명을 내지르는데, 그보다 더 큰 레아드의 호통이 유린의 뒷통수를 향해 내리 쳐졌다. "이 멍텅구리, 꼬마 자식!! 남이 걱정해주는데 말버릇이 그게 뭐야!" "푸하하하핫!!" 참고 있던 웃음이 레아드의 고함 소리에 더 이상 못 견디겠는지 뒤에 있던론이 결국엔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소리만 컸지 레아드의 주먹이 별로아프진 않았기에 유린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론과 레아드를 번갈아 보았다. 킥킥거리던 론이 레아드의 옆으로 다가오더니 어깨에 몸을 기댔다. 그리고는 다시 한번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한참을 웃던 론이 숨이 차는지 헐떡이면서 간신히 말했다. "레.. 레아드. 멋진걸. 그쪽에 소질있는데." "웃지마. 바보." "하지만 너무 웃겼단 말야." 론이 레아드의 어깨를 가볍게 쳐주고는 이번엔 갑작스런 상황을 마딱드려서 당황하고 있는 두 어린 아이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됐어. 펠리어즈가 무슨 괴물도 아니고, 말 한번 한거 가지고 벌을 내리진 않으니까 걱정하지 마. 레아드 한테 한방 맞은건 밤에 숲에 들어간 벌 정 도로 생각하고. 아프진 않았지?" "아,...예." "너 유린이라고 그랬지? 나중에 크면 저택으로 한번 와라. 그 성격, 마음 에 들었어." "예?" 난데 없이 저택이란 소리가 나오자 유린이 깜짝 놀라서 되물었다. 하지만,레아드의 말이 먼저였다. "뭐가 마음에 들어? 이런 시건방진 꼬마 녀석. 여자가 걱정해 주는데 그걸 모른척 하는 녀석은 최악이야." 엘빈 밑에서 자라난 레아드에게 '여자보다 강한 남자'란 용납이 안되었고,그걸 넘어서 '여자를 고생하게 만드는 놈'이란 도저히 용서 할 수 없는 것이었다. 론이 쓴웃음을 짓더니 페이에게 시선을 옮겼다. "자자,그만 울어. 마을 사람들에겐 내가 말을 해주마. 엉덩이 한두방 맞 는건 어쩔 수 없겠지만 말야." "예?" 유린의 되물음이었고, 레아드가 쌀쌀한 투로 대답을 했다. "마을 사람들이 다들 일어나서 너희들 찾고 있단 말이다. 저기 저 불빛들 이 안보이냐?" "예? 뭐가 보여요?" 레아드가 가리키는 방향을 본 유린이 레아드를 보더니 '정신이 이상한거아닌가요?'라는 등의 뜻을 담은 시선을 보내왔다. 론이나 레아드의 비정상적인 시력이 아니면 보일리가 없는 거리였던 것이다. 으극, 이 녀석 마음에 안들어. 꼭바크 놈을 보는거 같잖아. "어쨌거나!! 마을 사람들이 지금 너희를 찾고 있단 말야." "에에엣!" 우느랴고 듣지 못한건지 그제서야 페이가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는유린을 쳐다본다. 아마도 유린이 무슨 수를 내리라는 생각에서 한 행동인가 보다. 에구. 얘 아주 넘어갔구나. 넘어갔어.. "꺅." 갑자기 페이가 짧게 소리를 질렀다. 론이 다가오더니 덥썩, 아이를 안아들었다. 그리고는 그 바람에 매우, 건방지고 도전적인 시선을 자신에게 던져오는 유린에게 말했다. "숲의 길은 잘 알겠지? 네가 앞장서라." "페이..는요?" "밤의 숲은 여자 아이가 발목을 다친 상태로 걸을 만큼 호락호락하지 않 아." "발목을 다쳐요?" "모르고 있었냐?" 옆에 있던 레아드가 심드렁하게 쏘아 붙였다. 유린은 잠시 당황한 얼굴을하다가 고개를 홱, 돌리더니 론의 품에 안겨있는 페이를 쏘아 붙였다. 페이가 얼굴을 붉이면서 고개를 숙였다. "너어.." "미안. 걱정할거 같아서.." "바보냐!!" "미안해.." 참 별난 방법으로 애정 표현을 하는 꼬마들이었다. 레아드가 손을 들더니가볍게 유린의 머리를 내리 쳤다. "또, 또. 여자애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 걱정해주지는 못할 망정, 소리 를 치다니." "치잇!" 유린이 고개를 격하게 돌리더니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갔다. 아니, 뛰어갔다. 계속.. 번호 : 28052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22 21:59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68--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6 8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레아드가 힐끔 고개를 돌리더니 론의 품에 안겨있는 페이에게 말했다. "왠만하면 저 녀석 차버리고, 그 후엔이라는 애하고 놀아라. 내가 보기에 저 녀석은 사람 고생시킬 녀석이야." "유린은 좋은 애예요!" 여지껀과 비교하자면, 놀라울 만큼 커다란 페이의 외침이었다. 자신도 소리를 지르고 나서 너무 컸다는걸 깨달았는지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붉어지는 페이의 얼굴을 보다가 레아드가 시선을 조금 옆으로 옮겨서 론을 쳐다 보았다. 론이 씨익 웃는다. "좋을 때지?" "하나도 안 부러워." "레아드도 이 나이때는 바크 꽤나 괴롭혔다면서?" 레아드가 팔짱을 끼더니 흥, 냉소했다. "남자랑 여자는 틀리다고. 열살짜리 꼬마 놈은 인간이 아니라 동물 취급을 해야 되는 나이야. 말 안들으면 패고, 반항하면 밥 굶기고, 덤벼들면 힘 의 차이로 눌러서 굴복시키는 거야." "......" 어쩐지 그 엘빈이란 누나가 어떻게 레아드를 키워왔는지 한번 보고 싶다는생각이 드는 론이었다. 둘은 터벅터벅, 숲에 난 길을 따라 걸었다. 멀리 앞에서 흔들리는 수십개의 횃불이 보이자 론이 말했다. "마을 사람들이 결국 숲까지 찾아온 모양인데." "유린 녀석, 먼저 갔으니 지금쯤 실컷 얻어 맞고 있겠군." "저, 정말요?" 레아드가 페이에게 짖궂은 미소를 보냈다. "응. 흠씬 두들겨 맞고 있을거야." "그거.. 경험담이야?" 넌지시 물어오는 론의 물음에 레아드가 팔을 머리 뒤로 넘기더니 길게 기지개를 켰다. "경험..담 일까나." "어땠는데?" "아까 말했었잖아. 바크랑 숲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고. 난 걸리지 않았는 데 바크 녀석이 없어진게 알려져가지고는.... 온 도시가 우릴 찾으려고 한밤중에 난리가 났었다니까." "그래서?" "그래서는... 결국 나만 실컷 얻어 터졌지. 누가 바크를 때리겠냐? 나만 맞은게 너무 억울해서 며칠간 바크랑 얘기도 안했었어. 앗, 예상 적중이 야." 멀리 모여있는 사람들을 그 놀라운 시력을 재빨리 확인한 레아드가 이상하게 기뻐했다. 유린이 호된 꾸지람을 받고 있는걸 본 모양이다. 둘은 별로급할 것도 없다는 걸음걸이로 페이의 속을 새카맣게 애를 태우며 마을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이 분들이냐?" 대략 사오십명 정도 되는 마을 사람들 중에서 나이를 적당히 먹은 사나이가 유린에게 물었다. 아마도 유린의 아버지 되는 사람인 모양이다. 정말로호되게 맞았는지 흙투성이가 된 유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나이가 둘에게 다가오더니 고개를 숙였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못난 자식 놈을 구해주셨다니.. 뭐라 감사의 말을 해 야할지.." "됐어요. 유괴범 취급 안 당해서 다행이네요." 레아드의 대답에 마을 사람들이 곤란한 기색을 보였다. 아닌게 아니라 모두들 유린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을 한 모양이다. 론이 걸음을 멈추고는 페이를 내려주자 뒤에 서 있던 한 부인과 남편이 달려나와 페이를안았다. 부인이 호되게 페이를 나무랐다. "이그, 이 바보야! 어쩌자고 밤에 숲을 들어간거야? 큰일 당할뻔 했잖아! 몸은 괜찮아?" 머뭇거리는 페이를 대신해서 론이 대답을 해주었다. "발목을 조금 삐었습니다만, 심한진 않더군요. 하루나 이틀 정도면 붓기가 빠질겁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고개를 꾸벅꾸벅 숙이는 페이의 부모들에게 아무 것도 아니라는 말을 덧붙여 주면서 론이 힐끔 고개를 레아드에게로 돌렸다. 레아드가 영 이상한 곳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뭘 보냐고 물으려고 하는데 레아드가 먼저 말했다. "오늘은 밤 나들이 하는 애들이 많은가보네?" "응?" "저 쪽 하늘도 무척 밝아서 말이야." 레아드의 말에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보았지만, 레아드가 가리킨 것을 볼수 있는 사람은 론 뿐이었다. 멀리 지평선에 떠 있는 구름이 울긋불긋한게레아드의 말대로였다. 무슨 일이라도 터진건가? "....자. 잠깐." 그 쪽을 보던 론이 자뭇 심각하게 얼굴을 굳였다. 방향하고... 거리상으로보자면... 에엣! 론이 고개를 황급히 돌려 레아드를 쳐다 보았고, 레아드도 뭔가를깨달았는지 고개를 론 쪽으로 돌리고 있었다. 둘의 입에서 동시에 하나의이름이 튀어나왔다. "저택!!" "무슨 일이라도 난건가?" 론이 다급하게 주위 사람들을 돌아 보더니 그마나 믿음직스럽게 생긴 유린의 아버지에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지금 당장 마을로 돌아가서 무기라도 챙기고 있어주겠나? 근 처에 있던 변종은 처리 했지만, 또 다른 녀석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예? 아, 예." "그리고, 마을이 이쪽 맞지?" "예. 그리 쭉 가시면.." "레아드! 가자!" 미처 사나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론이 앞으로 달려나갔다. 이동 주문은사용 할 수 없기 때문에 마을 중앙의 재단을 사용할 생각인 것이다. 론이워낙 다급하게 행동해서 미처 따라가지 못한 레아드가 황급히 마을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는 재빨리 론을따라 뛰었다. "로온~! 기다려!!" 으허허헉! 론님이라고!? 뒤에서 들려오는 마을 사람들의 괴성은 가볍게 무시하면서 레아드는 전력으로 앞으로 달려나갔다. 귓가를 스쳐 지나가는 밤바람이 무척이나 싸늘하다. 레아드는 달리면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거리 상으로 보자면 거의 반나절. 아니, 그보다 더 오랫동안 걸어야 도착 할 수 있을 만큼이나 저택은멀리 떨어져 있는데 그곳의 붉빛이 여기까지 보일 정도라니... 도대체 무슨 일이지? 어느새 마을의 입구가 바로 앞이다. "유괴범이다!!" 전후 사정을 알리 없는 마을의 사람들이 마을 입구를 통해서 달려오는 둘을 보더니 그대로 외쳐버렸다. 발을 멈춰서 사정을 설명할 시간도, 그럴이유도 없는 론은 자신에게 달려드는 몇몇 사내들을 가볍게 날려버리고는앞을 가로막는 사람들에게 소리쳤다. "비켯!!" 살벌한 론의 고함 소리에 사람들의 행동이 잠시 동안 멈춰버렸고, 그 충분한 시간을 놓치지 않고 론과 레아드는 사람들의 틈을 지나서 마을 중앙에있는 재단에 다다를 수가 있었다. 자신들에게 뭐라 소리를 쳐대는 마을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않으며 론이 재단에 손을 데었다. "레아드?" "와, 왔어.. 흐악.. 하악.." "해도 돼?" "..응.." 정령임에도 불구하고 숨이 차서 가슴이 빠개지는듯한 고통으로 론에게 기대선 레아드가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론은 재빨리 자신이 원하는 곳을머리 속으로 그려 넣었다. 그리고 입으로 작게 주문을 외웠다. 파아앙! 달려드는 마을 사람들의 앞으로 밝은 빛이 터지면서 순식간에 둘의 몸이공간으로 녹아들면서 사라졌다. 계속.. 번호 : 28054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22 21:59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69--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6 9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무.. 무슨 일이야! 이게?" 저택의 정원에 있는 재단 위로 내려서자마자 레아드가 지른 고함소리였다. "어떻게 된거지?" 레아드의 뒤를 이어 재단 위로 나타난 론이 레아드 만큼은 아니지만, 무척놀란 얼굴로 주위를 돌아 보았다. 타오르는 정원, 타오르는 나무. 그리고 불타고 있는 저택의 모습. 무럭무럭 검은 연기를 토해내면서 타오르는건 분명히 몇달간 정이 들었던저택의 모습이었다. 이미 반이 타버렸고, 나머지 반이 화염의 날카로운 혀에 닿으면서 타고 있었다. 사방이 어쩐지 분주하다. 론은 가만히 그 자리에 서 있다가 뭐라고 마구소리를 지르며 달려다니는 여급 하나를 잡았다. "앗, 펠 님!" "도대체 무슨 일이지?" "그, 그게.. 갑자기 불이 나고.. 저도 뭐가 어찌 된 일인지." "시랑은?" "시랑 님은.. 아, 저기 계세요." 그녀가 가리킨 곳에는 이 곳으로 달려오고 있는 시랑이 보였다. 아마 시랑 도 론을 발견한 모양이었다. 시랑이 다급히 달려오더니 가쁜 숨을 몰아 쉬면서 말했다. "로, 론 님!"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저택이 불에 타다니?" "습격을.. 변종이 밤 사이 습격을 해왔습니다!" 론이 어리둥절해서 되물었다. "변종이? 하지만 저택엔 결계가 쳐져 있을텐데? 어떻게 불이 난 거야?" "저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녀석들이 저택으로 들이 닥칠때는 결계가 발동 을 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래서 속수무책으로.." "그래서 당했다는거야? 그러면 그 변종이라는건?" "저택을 한동안 뒤지더니 불을 지르고는 사라져버렸어요." "사라져?" 종잡을 수가 없는 녀석이네? 그런 생각을 하던 론이 문득 무언가 떠오르는게 있는지 시랑의 어깨를 잡으며 물었다. "설마, 그 변종이라는건 3m 정도의 인간형 외눈박이는 아니겠지?" "론 님도 보셨나요!?" 시랑이 놀랍다는 듯 외쳤다. 그 설마가 맞아 떨어진 모양이다. 론이 난감한 표정으로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불타는 저택을 보며 레아드가 말했다. "괴물은 둘째로 치고, 이 저택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거 아냐? 이대로 놔두 면 다 불에... 아니, 벌써 타고는 있지만." "됐어. 저택 정도야 다시 만들면 되니까. 시랑, 괜히 불 끄려고 나서지 말 라고 사람들한테 전해. 그리고 파유는 어딨어?" "불을 끌 사람들을 데리려 아랫 마을에 갔습니다." "그럼 그 사람들 올 때까지 넌 여기서 대기하고 있어라. 나하고 레아드는 할멈한테 다녀올게. 그녀라면 분명 무슨 일인지 알고 있을거야." 론이 재빨리 재단에서 내려오더니 레아드와 함께 저택 밖을 향해 달려나갔다. 저택 안에서는 볼 수 없었지만, 밖에 나와서 뒤를 돌아보니 불에 휩쌓인 저택의 전경을 똑똑히 볼 수가 있었다. 몇달간 정이 들었고, 더구나 무척 마음에 들었던 저택인데... 레아드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면서 론을 따라 저택에서부터 아래로 길게 뻗은 내리막 길을 전력으로 뛰어 내려갔다. 비하랄트가 머물고 있는 오두막은 그 길의 끝에 위치한 숲 안에 있다. 뛰어서라면 십분도 채 걸리지 않을 만큼 가까운 거리. 하지만, 론과 레아드가 발을 멈춘건 그녀의 집 앞에서 몇분 정도가 떨어진숲의 입구에서 였다. "어쩐지 나 모르는 사이에 무슨 일이 터져도 잔뜩 터진거 같은데." 론이 미간을 좁히며 단검을 치켜 들었다. 난감해하며 레아드가 물었다. "어쩌지?" "글쎄, 비하랄트가 싸움이 난걸 눈치 채주길 바랄 수 밖에." - 크르르륵.. 나무 위에 매달려 있던 한 녀석이 휙, 땅으로 내려 선다. 그 뒤를 이어 세마리의 괴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십 미터나 위로 뻗은 거목들 사이사이 에서 녀석들이 쏟아져 나왔다. 얼핏 봐도 거의 오륙십에 가까운 수. 모두 그 외눈박이 괴물들이었다. "난생 처음 보는 변종들이 한마리도 아니고, 수십마리씩 떼로 나타나버리 면... 누가 꾸몄다고 밖에 해석 할 수가 없잖아. 도대체 어떤 자식이야?" 론이 가늘게 눈꼬리를 세웠다. 보통 변종이라도 상대하기 힘든 판인데, 한마리 상대하기도 힘든 녀석이 떼로 몰려 나오다니. 그것도 펠리어즈라고는단 한명도 없는 이럴 때 말이다. 재수가 없어도 보통 없는게 아니었다. "레아드, 내가 녀석들을 끌어 볼 테니까 너가 비하랄트한테 가." 레아드에게 슬쩍 다가온 론이 말했다. 레아드는 그런 론을 가만히 쳐다 보더니 난데없이 손을 들어 론의 머리를 쥐어 박았다. 그리고는 아파하면서자신을 보는 론에게 투덜거렸다. "웃기는 소리 하지마. 다시는 그런 바보 같은 선택은 안 하기로 했다고. 가면 같이 가는거고, 아니면 여기서 끝장을 보는거야." 레아드가 검을 치켜 세우며 단호하고 외쳤다. 바크라면 흠흠, 헛기침을 하면서 붉어진 얼굴을 감출만한 이야기 였지만, 론은 영문을 모른채 레아드에게 한방 맞은 머릴 긁적일 수 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이 녀석들 뭐하는거지? "캬륵." 숫자는 이쪽의 스무배도 넘고, 가지고 있는 힘이나, 그 경악스러운 재생력으로 볼 때 녀석들이 달려들기만 하면 론이나 레아드는 꼼짝 없이 당할 판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녀석들은 둘을 포위만 한채로 움직일 생각을하지 않았다. 뭘 기다리고 있는건가? 론의 의문은 채 일분도 가지 않고 풀어졌다. 녀석들의 머리 위로 처음 보는 마력의 기운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마력은 순식간에 나타나더니 모여서 한가지 모습을 형성했다. 『이곳 인가?』나긋나긋 하면서 듣기 좋은 저음의 목소리. 놀랍게도 마력의 문에서 나타난건 한 소녀였다. 백색의 긴 나신을 얇고속이 비치는 천으로 간략하게 가린 그녀는 놀랍도록 하얗게 빛이 나고 있었다. 갑작스런 소녀의 등장에 레아드와 론은 입을 벌린채로 다물지를 못했다. 소녀의 등장이 놀랍기도 놀라운 거였지만, 인간이라고는 상상도 못할 만큼이나 빛나는 그녀의 존재감이 둘을 묶어버린 것이다. 짙은 보라빛과 은색이 절묘하게 뒤섞여서 허리까지 내려오는 풍성한 머리채. 그리고 그 사이로 빛나는 연녹색의 눈동자. "캬륵, 크롸롸롹!" 한 변종 녀석이 그녀를 향해 뭐라 떠들해 댔고, 그녀는 녀석의 말(?)을 잠시동안 조용히 듣더니 시선을 론에게로 돌렸다. 허공에 떠 있는 채로, 그것이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한 그녀의 행동은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네가 이곳을 다스리는 아이냐?』"그렇...습니다만." 소녀에게서 느껴지는 마력의 힘이 절대 비하랄트나 레아드의 아래가 아니라는걸 눈치 챈 론이 정중하게 대답을 했다. 어딜 보나 진짜 마도사였다. 그것도 비하랄트와 마찬가지로 고대의... 『아이 하나를 찾고 있다.』"시키실 것이 있으면 말씀하시죠. 뭐든 돕겠습니다." 신경 건드려서 좋을게 조금도 없다는건지 론이 고개를 숙여보였다. 론은잘 알고 있었다. 고대의 마도사들이 한번 화가 나서 펼친 마법의 위력을. 미도가 문제가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하나의 대륙이 그대로 바다 밑으로가라 앉을 수도 있었다. 론의 저자세가 마음에 들었는지 그녀가 얇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말을하려다가 얼핏 시선을 레아드에게 보냈다. 갑자기 그녀와 시선이 마주친 레아드가 뒤로 머뭇거리는데, 소녀의 얼굴이왈칵 구겨졌다. 『네..네가!?』"예..예?" 『살아있었나! 네 놈, 엘더!!』 계속.. 번호 : 28173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24 22:08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70--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7 0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노성을 터뜨린 그녀의 앞으로 맹렬한 마력의 구가 생성되더니 단숨에 파괴와 파멸의 의지가 각인이 된다. 주문은 커녕, 그녀의 분노와 거의 동시에마법이 완성이 된 것이다. 비하랄트와 비교를 해도 전혀 뒤떨어짐이 없는그런 엄청난 수준이었다. "뭐, 뭐라고요!?" 소녀의 분노한 얼굴과, 그걸 대변하듯 그녀의 앞으로 모여진 강렬한 마법을 보면서 레아드가 놀라 외쳤다. 에.. 엘더? 무슨 소리야!? 론이 황급히 두 팔을 벌리며 레아드의 앞을 막아섰다.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뭔가 오해가" 『비켯!!』콰쾅!! 주문도, 마력도 없었지만, 론의 몸이 무언가에 맞으면서 옆으로 나가 떨어졌다. 론에겐 물어볼게 남았는지 일부러 살려둔 것이었다. 하지만,그와는 반대로 그녀는 레아드까지 그렇게 해 줄 생각은 없었다. 『천년간 한시도 잊지 않았다! 엘더, 네 놈을 말이다!!』"자, 잠깐만요! 엘더..라뇨!? 전 레아드라구요!" 『들고 있는건 요루타가 아니더냐!』그녀의 외침에 레아드는 아연해지고 말았다. 화.. 확실히 이게 성검이고요루타이긴 하지만.... 『죽어랏!!』더 이상 변명도 필요 없다는건지 그녀가 단숨에 앞에 모여진 빛을 레아드에게 뿌렸다. 론이 만들어낸 주문과는 다르게, 설사 정령이랄지도 도저히감당 할 수 없는 그런 엄청난 위력의 주문이었다. "우아아아앗!!" 시야를 가득 채우는 검은색 빛을 보며 레아드가 두 팔로 앞을 가렸다. 콰콰쾅!! 순간, 땅이 뒤 흔들렸고, 레아드의 가벼운 몸이 그대로 하늘로 치솟았다. 빛은 터지지 않았지만, 땅의 진동이 워낙 심해서 레아드는 그대로 정신을잃을 지경이었다. 땅에 떨어지고 몇바퀴를 구르다 간신히 나무 뿌리를 잡은 레아드가 정신을 가다듬었다. 나... 나 살아있어? 간신히 몸을 추스렸지만, 아직도 사방에서.. 아니, 바로 아래의 땅이 뒤집어 지는 듯한 커다란 진동은 계속 되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왜 이렇게 어두운거지? 나무 뿌리를 부둥켜 안은채 진동이 가라 앉기를 기다리던 레아느는 한참이 지나고 땅의 흔들림이 잦아지자 그제서야 고개를 들수가 있었다. "....??"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건 절벽이었다. 레아드는 고개를 위로 꺾어 보았다. 도대체 위로 얼마나 뻗어 올라간건지 절벽의 끝이 보이지가 않았다. 절벽이 달빛을 가려서 이렇게 어두웠던거다. "....." 가만히 절벽을 바라보는 레아드의 얼굴에 조금씩 식은땀이 맺혔다. "히아악!!? 왠 절벽!?" 갑자기 세상을 두개로 나누는 듯한 거대한 절벽이 나타나 버린거다. 도저히 이 상황을 이해 할 수도, 납득 할 수도 없는 레아드로서는 당황해버린채로 멍청히 절벽을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수십마리의 변종과, 그 무서운 아줌마는 절벽 위에 있는건지, 아니면 절벽 저편에 있는건지 보이지 않았다. 레아드는 주위를 돌아 보다가 땅에 널브러져 있는 론을 발견하고는 그쪽으로 달려갔다. "론! 괜찮아?" "제, 제길. 도대체 뭐하는 녀석이야?" 쓰린 가슴을 잡으면서 론이 레아드의 부축으로 땅에서 일어섰다. "녀석은?" "몰라. 안 보이는데? 절벽 저편에 있는거 같아." "절벽?" "이거.." 레아드가 앞을 가리켰다. 그야말로 절벽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그 웅장한산맥의 모습에 론은 잠시 미간을 좁혔다. "팔목...인가." "팔목?" 론이 대답대신 주위를 향해 소리쳤다. "비하랄트!! 보고 있는거 아니까 당장 나와!!" "이미 왔으니 소리치지 마라." 론의 고함이 채 끝나기도 전에 뒤에서 음성이 들려왔다. 레아드가 깜짝 놀라서 고개를 뒤로 돌렸다. "할머.....니?" 화사하면서도 놀라울만치 뚜렷한 푸른색 머리와, 그윽한 빛을 담고 있는흙진주빛의 눈동자. 아까 그 여인과 비교를 해도 절대 뒤떨어지지 않을 만큼이나 강렬한 존재감을 지닌 여인이 바로 뒤에 서 있었다. 그대로 얼어버린 레아드를 재껴두고 론이 그녀에게 말했다. "도대체 뭐야?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거지? 네가 꾸민 일이야!?" "목숨을 살려줬는데, 고맙다고는 못할 망정 날 범인으로 모는게냐?" 생김새는 너무나 판이하게 다르고, 목소리도 완전히 다르지만, 말투를 보면 확실히 그녀였다. 그러고보니 이 여자... 전에 론과 대판 싸웠을 때,숲속에서 만났던 사람이다. 레아드가 조심스레... 물었다. "할머니... 맞아요? 비하랄트예요?" "눈치가 없구나." 맞다란 소리 같다. 레아드가 놀라서 외쳤다. "하지만... 어떻게!?" "마도사에게 세월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지." 고대의 일반 사람의 평균 수명이 2~300을 넘어 다녔으니, 마법을 다루는마도사들이야 그 수배에 이르는건 전혀 놀라운게 아니었다. 론이 다시 물었다. "녀석은?" "위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미리 말해뒀다." "도대체 무슨 사이야?" 비하랄트가 마법의 문을 만들어내고는 고개를 돌려 대답했다. "그녀는 내 선배다." "선배?" "그리고 기다리는걸 잘 못하는 사람이지." 론이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가, 문을 향해 걸어갔다. 론의 모습이 사라지자 비하랄트가 이번엔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검은?" "여기요." "꼭 가지고 있거라. 절대 몸에서 떼면 안된다." 왜요? 라고 묻기엔 비하랄트의 표정이 너무나 심각해서 레아드는 그냥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마법의 문 안으로 들어갔다. 매번 비하랄트의 마력을 느낄때면 겪는 소름 돋는 느낌에 몸서리를 치면서레아드는 단숨에 절벽의 위로 이동되었다. 절벽 위에는 어느새 론과 비하랄트가 서 있었다. 레아드를 본 반대편 소녀의 눈에 살기가 돋아났지만, 비하랄트가 그 앞을막아섰다. "괜한 화풀이 하지 마십시오. 이 아이는 엘더가 아닙니다. 엘더가 죽는걸 직접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네 년놈들은 내가 어떻게 믿어!』"스승님을 모독하시는 겁니까?" 화악!! 비하랄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세상이 하얗게 바랬다. 깜짝 놀란 레아드와 론이 팔로 앞을 막아섰고, 그와 동시에 엄청난 진동과 폭음과열이 밀려오더니 절벽의 반이 순식간에 증발이 되어 사라져 버렸다. 그녀가 살벌한 얼굴로 싸늘하게 말했다. 『한번만 더 내 앞에서 녀석의 이야기를 꺼내면 아무리 너라고 해도 죽여 버릴 테다.』 계속... 번호 : 28177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24 22:18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71--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7 1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레아드는 잔뜩 겁을 먹은 얼굴로 소녀를 쳐다 보았다. 그녀와 비하랄트의말을 들어보자면, 아마도 그녀와 비하랄트는 한 스승의 밑에서 같이 마법을 배운 모양이다. 스승이 특이한건가? 양쪽 다 성격이 괴팍하기 짝이 없다. "어쨌거나, 이 아이는 엘더가 아니니 그만두시죠." 『좋아, 여기에 온 목적은 그게 아니니까 일단 네 말대로 해주지. 아이를내놔라.』"아이라뇨?" 비하랄트가 태연하게 대꾸하자 소녀가 왈칵 소리 질렀다. 『모른척 하는거냐!! 녀석의 아이 말이다!』"죽지 않았습니까. 그것도 천년전에." 『헛소리! 태어난건 둘이었다. 엘더와 네가 천년간 잘도 날 속여왔지만,더 이상은 어림없어!』"설사 그렇다고 해도 지금에 와서 그분의 아이를 어쩔 생각입니까? 화풀이 로 죽이기라도할 생각입니까?" 『못할 거 없지.』"웃기는 소리 하지 마." 잘 나가던 비하랄트의 말이 갑자기 냉소를 담았다. "몸이 탐나서 그런게 아니더냐? 천년간 네 정신을 담을 몸이 태어나지 않 았다는걸 알고 있다. 결국 네 목적은 그게 아니냐?" 『그게 뭐 어쨌다는거야! 녀석이 뺏었으니, 녀석에게서 다시 찾아오는 거뿐이다! 어쩔거냐? 네가 날 막을 수 있기라도 한거냐?』"그러지 못할거라고 생각하는건가?" 『많이 건방져졌군. 하찮은 도마뱀 따위가!』"몸도 없는 귀신이 할 말이 아닐텐데?" 『뭐야!?』울컥, 발끈한 소녀가 단숨에 앞으로 빛의 화살을 만들어냈다. 그걸 본 비하랄트가 냉소를 지었다. "화가 나면 앞뒤 못가리는건 여전하구나. 이 대륙을 날려 버린 뒤에야 후 회하지 말고 그만 둬." 『크윽.. 네 놈!!』"천년간 모은 마력이라고 해봤자, 몸이 없으니 큰 주문 두세번이면 고갈이 되버릴터. 멀지 않아 그분과 만나게 될 텐데 그때는 뭘로 싸우려는 거지?" 상당한 설득력이 있는 말이었나 보다. 소녀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손을 거두었다. 그녀의 앞에서 맹렬하게 돌던 빛의 화살이 사라졌다. 『아이는 어디에 있는거지?』"기어이 저와 싸울 생각입니까?" 소녀가 살풋, 미간을 좁히더니 진지하게 말했다. 『이 대륙이 사라지고나면 난 마력을 보충할 곳이 사라지고, 바다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이 세계에서 영원히 떠돌아다니겠지. 하지만, 이대로 녀석을 마주치느니 그쪽을 택하겠다.』절대로 서투른 협박이 아니었다. 그녀의 얼굴은 정말로 그럴 작정이라는걸확고하게 나타내고 있었다. 이 여자, 스승에게 도대체 무슨 짓을 당한거지? 스승을 만나느니 차라리대륙을 통째로 날려버리겠다니... 『선택은 너가 해라. 아이는 어딨는거냐?』화가 나면 앞뒤 안가린다는 말을 들은 그녀였지만, 냉정할 때는 비하랄트조차도 함부로 못할 정도의 위엄이 넘쳐 흘렀다. 비하랄트는 잠시 무언가계산을 해보는 듯 아무런 말도 없이 그녀를 바라 보았다. "이 아이..입니다." 비하랄트가 손을 들더니 천천히, 론을 가리켰다. 레아드는 깜짝 놀라서 론을 쳐다 보았다. 하지만, 론 자신은 그리 놀라지 않은듯 담담하게 자신에게 돌아오는 시선들을 받아 내었다. 소녀가 나직하게 물었다. 『애기가 아니었나? 아무런 힘도 느껴지지 않는데.』"힘을 봉인시켜 두었었습니다." 『과연, 그래서 그 동안 못느꼈던 거로군. 그러고보니 로느를 많이 닮았구나. 아이야, 네 이름은?』"로느. 로느 아이리어." 소녀가 피식, 웃었다. 『재밌는 이름이구나. 네 장난인가?』비하랄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소녀는 미소를 지으며 론에게 다가오려 했다. 그때, 비하랄트가 다시 한번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소녀가 눈을 치켜 올리며 비하랄트를 노려 보았다. 『무슨 짓이지. 이건?』"아이가 누군지 알려준 것 뿐, 당신에게 넘긴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내 말이 그렇게 우습게 들린거냐?』비하랄트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대륙을 재로 만드시겠다고 하셨죠. 하지만, 이 아이를 앞에 두고도 그럴 수 있을까요? 하실 수 있다면 해보시죠." 비하랄트는 자신감에 넘치며 말했다. 막연하고 앞에 보이지 않는걸 포기하기는 쉽다. 하지만, 바로 앞에..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보물을 앞에두고 돌아설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비하랄트는 소녀가 그렇지 못한 사람이란걸 잘 알고 있었다. 비하랄트의예상대로 소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 장난질은 천년이 지났어도 조금도 안 변했구나.』"당신 덕분이죠. 그만 포기하시죠." 『그럴까?』소녀가 고개를 숙였다. 언뜻 그 사이로 보이는건.... 미소? "무슨 짓을!" 비하랄트가 재빨리 손을 들어 자신과 옆에 있는 레아드와 론의 주위로 강력한 마력의 결계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소녀에게서 뻗어나온 마력은 셋을 향한게 아니었다. 『너를 만나러 오는데 그냥 올 수가 있어야지. 준비해 온 작은 선물이니거절하지 말길 바래.』소녀의 몸에서 뿜어나온 마력은 하늘로 치솟아 오르더니, 단번에 여덟개로갈라지더니 미도의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는 마력 하나하나가 거대한 백색의 창으로 변했다. 여덟개의 창이 하늘에서부터 땅으로 맹렬히 떨어지더니 단숨에 수십여 미터를 뚫고 지면에 박혔다. 비하랄트의 인상이 일그러졌다. "이건...!?" 『폭발성 결계다. 네가 움직이면 터지게 되어있지. 위력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겠지? 참, 몸만이 아니라 마력도 움직이면 안된다. 괜한 짓 하지말로 몸으로 돌아가. 너라면 일주일이면 풀어낼 수 있을거다.』"기발한 생각을 하셨군요." 『전부 네게 배운것들이야.』"그렇습니까? 하지만, 좀 더 배우셔야겠군요. 아니면, 천년간 싸움 한번 하지 않아서 실전 감각이 둔해지셨던가요." 『뭐?』"자신이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정도는 알라는 소립니다." 아차! 소녀가 재빨리 이동을 하려 했지만, 비하랄트가 빨랐다. 갑자기 지면이 밝게 빛나더니 땅에서부터 수천, 수만개의 빛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이, 이런!!!』"갑자기 만든거라 당신의 결계 만큼은 위력적이지 못하지만, 며칠 정도는 충분히 가둘 수 있을겁니다." 『네 놈이!!』뻗어나온 빛줄기들이 커다랗게 반원을 그리더니 단숨에 소녀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 사이로 소녀가 뭐라고 소리를 쳐댔지만, 더 이상 그녀는이쪽의 사람이 아니었다. 빛의 줄기가 촘촘히 그녀의 몸을 가리더니 순식간에 거대한 하얀색 고치가 만들어 졌다. 완성된 고치는 투명해지더니 곧 사라졌다. 계속... 번호 : 28233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25 19:51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72--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7 2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후우... 여전히 애먹이는 사람이군." 쿵, 소녀가 사라진걸 확인한 비하랄트가 그 자리에서 비틀거리더니 땅 위로 쓰려졌다. 깜짝 놀란 레아드와 론이 달려와서 그녀를 부축했다. 론이 외쳤다. "비하랄트, 괜찮아?!" "몸이 직접 타격을 받은게 너무 오랫만이라서 그런지 꽤 아프군." "몸이? 방금 그 녀석이 그렇게 강한거야?" "제대로 싸운다면 나 같은건 몇초도 버티지 못할 상대다. 그나마 그녀에겐 약점이 있으니까 다행이었지." 론이 마른침을 삼켰다. 고대의 수만, 수억의 마도사들이 날뛰는 시절에도공포로서 그 이름을 휘날리던 비하랄트다. 그런 그녀가 감당하지 못할 상대라니... 론으로서는 믿을 수가 없었다. 옆에 있던 레아드는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은 비하랄트가 이렇게 힘들어하자 영문을 모르겠다는 투로 물었다. "할머.....니. 어디 다치셨어요?" 차마 성숙한 여인에게 할머니란 말을 사용하기가 어려웠는지 레아드가 간신히 말을 끝냈다. 비하랄트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꼬챙이 여덟개에 몸이 사정없이 꽂혔는데 다쳤냐는 말이 나오는게냐?" "꼬챙이요?" 레아드가 비하랄트의 몸을 살펴 보았다. "그 눈은 장식용이구나." 비하랄트의 비난에 레아드는 뒷머릴 긁적였다. 그러다 근처에 있는 거대한빛의 창을 보고는 그제서야 그게 꼬챙이란걸 알 수가 있었다. 하지만, 저건 땅에 꽂혔을 뿐인데. 아니, 땅이 아니라 그 아래에 있는 커다란 드래곤의 몸에... 레아드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서.. 설마? "할머니가 그 드래곤이예요!!?" "레, 레아드!" 론이 놀라서 외쳤지만, 이미 늦었다. 퍼억! 여덟개의 창에 찔리고서도 비하랄트가 몸을 일으키더니 냅다 레아드의 머리를 쥐어 박아버렸다. 아얏! 레아드가 아픈 머리를 쥐어 싸며 비하랄트를쳐다 보자 그녀가 소리쳤다. "누가 드래곤이냐! 날 그런 저급 파충류에 비교를 하다니!!" "드.. 드래곤 아니에요?" "이 놈이!!" 사정없이 내리 꽂히는 비하랄트의 주먹에 레아드가 황급히 뒤로 피했다. 읔, 비하랄트가 일어서려다 신음을 흘리며 다시 주저 앉았다. 머쓱해진레아드는 머뭇거리며 그녀의 옆에 다가와 앉았다. "하지만, 론이 동굴에서 보여준건.. 분명히 드래곤이었다구요." 비하랄트가 슬쩍 고개를 옮겨 론에게 물었다. "동굴에 간거냐?"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어요. 그나저나, 사정 설명 좀 해줘요. 상황이 어떻 게 돌아가고 있는거야?" 후우... 비하랄트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설명을 해주고는 싶지만, 그녀가 만든 결계가 발동을 할 시간이 거의 되 었다. 일단은 도망을 가거라. 그녀의 말대로 내가 이 결계를 벗어나려면 일주일 정도가 필요하지만, 그녀는 내 결계를 벗어나는데 며칠이면 충분 할거다. 늦으면 삼일, 빠르면 사일. 내가 없는 동안 절대 그녀에게 잡히 면 안된다." "당신도 못 이기는 상대에게 도망을 다니라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그런게 가능 할 리가 없잖아." "아까 내가 말한데로 그녀는 네 몸을 원하고 있어. 잡히면 죽게 된다. 아 니, 그냥 죽는거라면 좋겠지. 그녀가 품은 원한으로 보자면, 널 그렇게 쉽게 죽이지도 않을거야. 어떡하든 잡히지 마라." "무슨 수로!?" "없다면 죽어라. 살고 싶다면 도망쳐." 비하랄트의 몸이 급격하게 투명해졌다.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70km짜리의 몸으로... "이봐! 야!!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 무슨 수가 있을거 아냐! 야! 비하 랄트!!" 론이 놀라서 소리를 질러보았지만, 그녀는 그 뒤로 아무런 말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기네아." 힘이 빠진 얼굴로 론과 레아드가 저택으로 돌아오자 그들의 앞으로 나타난건 다름이 아니라 기네아였다. 아마 시랑이 부른 모양이다. 불에 다 타버린 저택은 앙상한 뼈대만 남긴채 하얀 연기를 검은 하늘로 뿜어대었다. 매케한 나무 타는 냄새가 난다. 론은 지친 얼굴로 주위를 둘러 보았다. "불은 다 잡은거야?" "예. 시랑이 재빨리 움직여준 덕분에 번지지 않았습니다." "잘했네..." 어쩐지 힘이 빠진 론의 음성이었다. 기네아가 조심스레 물어왔다.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겁니까?" "응? 아아.." 론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수천년을 넘게 살아온 비하랄트도 감히 덤벼볼생각을 못하는 마도사가 엄청난 원한을 품고 자신의 몸을 노린다... 라는걸설명 하자니 자신의 신세가 꽤 기구하게 생각이 되었다. 론이 한숨이 섞인 말을 꺼내 놓았다. 기네아는 론의 말을 잠자코 조용히 듣더니 의외로 금방 그녀의 정체를 알아냈다. "마녀군요?" "마녀? 아, 그래? 마녀? 악랄한걸 보니까 그렇게 부르고도 싶더군. 마녀라. 참 새삼스럽네." 겨우 한다는 대답이 그거야? 론의 비난에 기네아가 고개를 저었다. "고대의 마녀를 말하는 겁니다. 모르셨습니까?" "뭘?" "비하랄트 님께 듣지 못하신 모양이군요." 상황이 상황인지라 기네아가 그 자리에 선채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워낙옛날 이야기나 전설등에 관심이 많은 레아드라서 레아드는 론 만큼이나 지쳤음에도 불구하게 돌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저도 비하랄트 님께 들은겁니다." 기네아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고대엔 수많은 마도사들이 자신들의 마법 수련을 위해서 자신들의 영토에서 수만가지 주문들을 만들어 냈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 몇몇 마도사들이금기시 되어있는 인간을 매체로 한 주문들을 만들어 냈고, 그런 악한 마도사들은 마도사 연합에 의해서 처절한 응징을 받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한 여성 마도사가 마도사 연합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그녀는자신의 영토에 살고 있던 인간 뿐이 아니라 다른 영토의 인간들에게 까지자신의 주문을 시험을 해댔고, 그 결과 수십, 수백만의 인간들이 그녀의손에 죽어갔다. 그녀의 그런 악랄한 실험에 최고위 마도사들이 모여서 긴급 회의를 열었고만장일치로 소멸이라는 최고 형벌을 그녀에게 내렸다. 마도사 연합의 수천명의 마도사가 모여서 그녀의 영지를 공격했다. 하지만외려 그녀의 막강한 힘에 눌려서 대부분 죽고, 겨우 몇명만이 목숨을 부지하며 도망을 쳤다. 그녀는 그 뒤로 더욱 기세를 높혀서 대륙을 이동해가며수억의 인간들을 학살했다. 그녀 전에도 몇몇 악랄한 여성 마도사들이 마녀라는 좋지 못한 칭호를 얻어내긴 했지만, 그녀가 나타난 뒤로는 그 단어는 오직 그녀만을 위해서 사용이 되었다. 고대의 마녀. 고대라는 초문명 사회에서 조차 누구도 건드리지 못했던 절대적인 악. "그게 그녀입니다." "마녀...라고?" "예." "하아아..." 론이 다시 한번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듣고보니 더 절망적이었다. 레아드도 꽤 암담했는지 론을 안쓰럽게 보다가 기네아에게 물었다. "그.. 마녀가 론을 노리고 있는데.. 무슨 수가 없나요?" 물으나 마나한 질문이었지만, 예상 외로 기네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론도 의외였는지 기네아에게 시선을 돌렸다. "수가 있는거야?" "예. 사실, 이럴 때를 위해서 비하랄트 님이 미리 귀띔을 해주셨었습니다." 어쩐지 론의 설명을 듣는 기네아의 표정이 시종 담담했던게 그런 이유에서였나 보다. 계속... 번호 : 28430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27 19:59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73--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7 3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론이 투덜거렸다. "젠장, 망할놈의 할멈이라고. 방법이 있었다면 처음부터 있었다고 말해줬 으면 좀 좋아? 사람 애만 태우게 하다니. 누가 요괴 아니랄까봐.." "기네아씨, 방법이 뭐예요?" 론 보다더 다급했는지 레아드가 서둘러 물었다. 기네아가 시선을 론에게옮기며 무표정하게 말했다. "저주를 완성하는 겁니다." "저주...라니. 비하랄트가 나한테 건 저주?" "예." "설마, 봉인을 풀자는 소리는 아니겠지?" "맞습니다." 론이 외쳤다. "말도 안돼, 시간이 너무 이르잖아! 더구나 비하랄트가 없는데 누가 저주 를 완성해?" "이럴 때를 대비해서 이미 비하랄트 님이 누님께 주문을 모두 알려주셨습 니다." "망할 할망구가..!" 으득, 론이 이를 갈았다. 들어보니 그 빌어먹을 노친네는 이 상황을 모조리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레아드가 슬쩍 다가오더니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론, 론. 저주를 완성하다니.. 무슨 소리야?" "내 몸 속에 흐르는 피를 완전히 멈춰버리겠다라는 소리야." "그럼 죽잖아!" "아니, 그런 의미로 멈춘다는게 아니라, 내 피 속에 흐르는 마력을 일시적 으로 없애버린다는 소리야." "그리고?" "그리고 비하랄트가 걸어뒀던 내 의식의 봉인을 푸는거지." 레아드가 잠시 생각해보더니 다시 외쳤다. "그렇게 되면 이성을 잃게 되지않아?" "그거야 피에 마력이 흐를때지." "....무슨 소리야?" 한숨을 내쉬며 론이 설명했다. "레아드. 비하랄트가 왜 그렇게 시간을 들이며 내 몸에 저주를 걸었겠어?" "그거야.. 론이 미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지." "그것도 그거지만, 진짜 목적은 내가 이성을 가진채로 내 피에 흐르는 마 력을 자유롭게 다루게 하기 위해서야. 설명해줄게. 내가 미치는 이유는 내 정신이 피의 마력을 견디지 못해서야. 그래서 비하랄트는 피의 마력을 약화시키는 저주를 걸었지. 결국 저주에 의해서 마력이 점점 약해져갔어.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 거의 남아있질 않지. 만약에 마력이 모두 사라진 다면..." "봉인을 풀어도 미치지 않는다?" 감탄성을 터뜨리며 레아드가 외쳤다. 론이 흐뭇하게 웃으며 레아드를 칭찬했다. "보통 피가 되버렸으니까 이성을 잃을 이유가 없어지는거지." "그리고 나서는?" 흠흠, 론이 이어 말했다. "일단 봉인을 푼 뒤에 내 피와 접촉을 해야해. 좀 우습게 들리겠지만, 내 몸에 흐르는 피는 날 주인으로 인정하질 않거든. 그래서 그렇게 날뛰는거 고 말야. 인정을 받고 싶어도 봉인을 풀기만 하면 이성을 잃고는 미쳐 날 뛰니 그럴 수도 없었고... 하지만, 저주가 완성되고 내 몸속의 마력이 전 부 사라지면 그땐 제정신으로 도전 할 수가 있게돼. 녀석들이 날 주인으 로 받아 들이면 그때 저주를 푸는거지. 그러면." "마력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되는구나?" "응." 와아아~! 레아드가 두 주먹을 쥐면서 탄성을 내 질렀다. 하지만, 반대로론의 얼굴은 그렇게 밝지 못했다. 론이 슬쩍 고개를 기네아에게 돌렸다. "일이 잘 풀려서 내가 원래의 힘을 가지게 된다고 치자. 하지만.. 비하랄 트 조차 상대가 안되는 그런 마녀와 싸우는게 가능할까?" "당신의 몸에 흐르는 피를 믿으십시오. 비하랄트 님이. 미도의 주민들이. 저희들이 천년간 기다려온 당신이십니다." 기네아 치고는 무척이나 밝고 자신감이 넘치는 말이었다. 론은 머쓱한지피식, 미소를 지었다. "뭐, 다른 수가 없으니 해보지. 기렌은?" "이미 불렀습니다. 곧 도착하실 겁니다." "좋아, 되던 안되던 일단 해보도록 하지." 주먹을 쥐어보이며 론이 힘차게 외쳤다. 산 저편으로 저물고 있는 초승달을 배경으로 앙상하게 뼈만 남긴 저택이그런 론의 의지에 갈채를 보내듯이 무럭무럭 연기를 뿜어주었다. 론이 저택을 올려다보더니 볼을 슬슬 긁었다. "그 전에 잠잘 곳 부터 만들어야겠네.." 기네아의 연락을 받고 기렌이 저택에 도착한건 아침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하지만, 워낙 피곤한 하루를 보낸 론과 레아드였기에 둘이 기렌을 만난건 정오가 한참 지난 시간이었다. 근처 마을의 한 여관을 임시 저택으로 정하고 모여 앉은 론과 레아드. 기렌과 기네아. 시랑과 파유는 중앙에 위치한 원형의 테이블 위로 모락모락김을 뿌리는 스프를 잠시 쳐다보다가 시선을 론에게 옮겼다. 하루를 쫄딱 굶은 론이 회의겸 식사를 같이 하자는 데서 비롯된 상황이었다. 배는 고프지만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서 빵을 만지작 거리기만 하던 레아드는 기렌이 드디어 입을 열자 그녀를 쳐다 보았다. "스승님의 저주는 거의 완성이 되었습니다. 지금이라면 나머지 부분은 강 제로 묶어 둘 수 있을겁니다." "벌써 그 정도인가? 하지만, 그렇다면 왜 비하랄트는 저주를 그냥 놔둔거 지?" "스승님은 저주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게 좋다고 말씀 하셨었죠. 아마 그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란 소리야?" 기렌이 고개를 저었다. "그렇진 않을겁니다." "어쨌거나 된다니 다행이네. 언제 의식을 할 수 있는거지? 오늘 밤?" 론의 물음에 기렌이 잠시 생각을 더듬어 보더니 곧 대답했다. "의식의 준비를 위해서 하루, 그리고 의식에 하루. 이틀이 걸립니다." "이틀이나 걸려?" "스승님이 미리 만들어 놓으신 의식의 주문이 있었지만, 스승님이 갑자기 본체로 돌아가시는 바람에 같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늦 어지는 겁니다." 레아드는 재빨리 주변을 훑어 보았다. 기렌은 비하랄트가 사실 거대한 드래.....곤 이 아니라, 어쨌거나 커다란 드래곤 모양의 용이라는 걸 알고있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그 말에 아무런 동요도 보이지 않는 기네아도마찬가지였다. 단지 시랑과 파유는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는 얼굴들이어서 레아드는 조금 흡족해 할 수 있었다. 론이 팔짱을 끼더니 투덜거렸다. "이틀이라.. 빠듯하군. 언제쯤 시작 할 수 있지?" "내일 새벽이면 될겁니다."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지금 당장 시작해줘." "예." 론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시랑과 파유. 그리고 기네아는 서둘러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전부 미도 외 곽으로 피하라고 해. 피하지 않는 녀석은 내가 직접 찾아가서 패서라도 보낸다고 협박해." "옛!" "좋아, 고대의 마녀인지 뭔지 하는게 깨어나기 전에 일을 끝내도록 하자." 계속.. 번호 : 28431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27 20:00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74--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7 4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레아드. 나 좀 잠깐 봐." 기렌과 기네아, 시랑과 파유가 모두 각자의 임무를 찾아 임시 저택을 나가자 덩그라니 안에 남겨진 레아드에게 론이 넌지시 말을 꺼냈다. "응?" 배가 무척 고팠기에 버터를 바른 빵을 덥썩 베어 물고 씹던 레아드는 론의부름에 빵을 입에 문채로 론에게 고개를 돌렸다. 론이 쓴웃음을 짓더니 다먹으라는 손짓을 해보였다. 우물우물... 꿀꺽. "왜 그래?" "음. 그게... 레아드가 미도에 온지 얼마나 됐지?" 레아드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손을 들어 잠시 샘을 해보았다. "늦겨울에 왔으니까.. 세달, 아니 네달인가? 와, 생각해보니까 꽤 오래 됐 구나." "그렇게나 됐나?" "나도 놀라는 중이야." 론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생각해보면 꽤나 바빴어. 레아드랑은 별로 놀아주지도 못했고." "괜찮아괜찮아." 손을 내저으며 레아드가 웃어보였다. 론이 슬쩍 레아드의 얼굴을 훔쳐 보았다. 분위기는 괜찮고... 얼굴도 저 정도면.. "레아드?" "응, 뭐 하고 싶은말 있어?" "그게.. 별거 아닌데." "뭔데 그래?" 레아드가 턱을 괴면서 미소를 지었다. 좋아, 론이 테이블 밑으로 주먹을쥐면서 각오를 다시 한번 다졌다. "부탁이.. 있어!" "부탁?" "꼭 들어줬으면 해." "응. 미도를 떠나라는 것만 아니면 뭐라도 들어줄게." "하와크로 돌아.. 에?" 론이 휘둥그래진 눈으로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으읔, 눈치 채고 있었나? 이렇게 되면 정면 돌파다. "하와크로 돌아가줘." "론도 같이 가면." 론이 거칠게 고개를 저었다. "장난이 아냐. 그 마녀가 레아드를 별로 안 좋게 보고 있잖아. 정령이라는 거 정도는 그녀 앞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안된단 말야." "헤에? 누가 누굴 걱정하는거야? 마녀가 노리는건 론이잖아." "내 몸 정도는 내가 지킬 수 있어." "그건 여지껀 날 내 몸 하나도 못 지키는 바보천지로 생각해왔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돼?" "그.. 그런게" 콰앙!!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던 접시들이 요란스레 들썩였다. 깜짝 놀란 론은 갑자기 손을 들어 테이블을 내려 친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주먹이 하얗게될 정도로 꽈악 쥐어져 있는데 얼굴은 벙긋벙긋 웃고 있다. 어째 저런 얼굴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 싱글싱글 웃으며 레아드가 말했다. "론,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게 뭔지 알아?" "...속이는...거?" 찔리는게 많은지 론이 조심스레 대답했다. 레아드가 고개를 저었다. "짐 취급 당하는 거야." 레아드의 말에서 묻어나오는 냉기가 자뭇 살벌했다. "나 보기싫으면 가라고 해. 이번 일 끝나면 알아서 가줄테니까. 하지만, 이런식으로는 싫어." "레아드.." "뭐라고 말해도 절대 가지 않을거니까 입아프게 헛수고 하지 마." 레아드가 등을 꼿꼿히 세우며 흥, 고개를 돌렸다. 그런 레아드를 보며 론은 속으로 슬그머니 미소를 지었다. 어차피 레아드가 자신의 말을 듣고 쉽게 갈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이런 식으로말을 해줄줄은 몰랐던 것이다. 제법이네. 이런 말도 할줄 알고... "레아드." "흥, 절대 안간다니...에? 뭐, 뭐하는거야?" 자리에서 일어서서 레아드에게 다가가더니 덥썩 레아드의 목을 껴안은 론이 싱긋 웃더니 말했다. "추억 만들기." "에.. 엣!?" "레아드가 말했잖아. 미도에서 떠나라는거 빼고는 무슨 부탁이던 다 들어 주겠다고." "그..래서?" "그래서는 뭐가 그래서야. 좋은거 하자는거지." 론이 음흉한 미소를 길게 짓는다. 레아드가 부르르.. 주먹을 떨더니 그대로 위로 치켜 들었다. "이 색한!" 우당탕, 쾅! 쾅! 임시 저택의 앞을 지나가던 많은 마을 주민들이 저택을 의아한 눈으로 쳐다 보더니 서로들 어깨를 으쓱였다. 시간은 화살과도 같이 빠르게 흘러서 의식의 준비를 위한 하루가 흘렀다. 해가 산 뒤로 떨어지고, 그 뒤를 이어 나타난 달이 하늘 위를 조용히 흐르다 다시 산 뒤로 떨어지는 시각. 잠을 자다 깼을때 가장 곤란한 시간. 새벽. 다시 잠을 자려고 해도 잠이 안 오고, 그렇다고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리자니 너무나 지루한, 그런 정적의 시간. 하지만, 임시로 저택이 드러선 마을에 내려전 새벽은 자신의 힘을 드러낼수가 없었다. 모든게 잠들고, 모든게 어둠에 묻여야 할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마을엔 수십개의 화로가 타오르며 마을을 대낮같이 밝혀 놓았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로 몇몇 인간들이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피곤하지않은 눈으로 서 있었다. 모두 미리 잠들을 자둔 덕분인지 쌩쌩했다. "자, 그럼 시작하지." 도저히 말로는 형용 할 수 없는 복잡한 수천개의 기호로 만들어진 마법진의 위에서 론이 짜악, 손을 세게 마주 잡으려 입을 열었다. 기렌이 진의밖에서 설명했다. "원래라면 저주가 완성되는데 두달 정도가 더 필요하지만, 이 마법진의 안 에서는 하루면 저주가 완성이 됩니다. 진이 론 님의 몸속에 흐르는 피의 마력을 묶어두는 역활을 하죠." "의식의 방법은?" "론 님은 그냥 그 안에 계시면 됩니다. 하루면 피에 흐르는 모든 마력이 사라질 겁니다." 그리고 기렌이 주위를 보며 말했다. "그리고 여러 분들은 의식이 치뤄지는 동안 이곳의 경호를 부탁드립니다. 의식이 치뤄지는 동안엔 전 아무런 힘도 쓸 수가 없으며, 론 님도 진의 안에서 나올 수가 없으니까요." "맡겨주세요~!" 파유와 레아드가 동시에 쾌활하게 외쳤다. 기렌이 둘에게 미소로 답을 하더니 마법진의 앞에 섰다. 그녀가 손을 들더니 작게 주문을 읊기 시작했다. "의식을 시작합니다." 계속... 번호 : 28584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29 20:33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75--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7 5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땅 위로 펼쳐진 직경 20m의 마법진이 기렌의 손짓에 따라 붉은 빛을 뿜어내었다. "점점 하얀색으로 변해갈 겁니다. 완전히 하얗게 변하면 의식의 반이 끝나 게 됩니다. 피의 저주가 완성이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다음엔 론 님 께서 피와의 계약을 하시면 됩니다." 기렌의 설명에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주문은 계속 되었다. 작고, 가벼운 노래에 가까운 기렌의 주문은 듣기에 무척 편했다. 론이나시랑이 주문을 외울 때 거의 흥얼거림에 가까웠다면, 기렌의 주문은 그런둘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독특한 음율에 주문들이 하나씩 들어가며 의식이 시작된다. 부우우웅. 조금씩 흘러나오던 붉은 빛들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늘더니 한순간에 원을가득 채웠다. 밖에서 보면 론이 마법진 안에 갇힌 것 처럼 보일 정도였다. 론은 주위를 감싸는 붉은 빛이 신기했는지 연신 사방을 둘러 보았다. 무척 화려하고, 엄숙하게 시작된 의식이었지만, 삽십 여분간 잔뜩 긴장해서무슨 일이라도 터질까 주위를 경계하던 레아드는 나중엔 진이 빠졌는지 슬쩍 자리를 옮겨서 마을 사람들이 준비해주고 간 상자 위에 걸터 앉았다. 마을 사람들은 이미 떠나버려서 마을 안은 한산함을 넘어 조용하기 까지했다. 검을 상자 옆에 내려 놓고 레아드는 마법진 안쪽을 보았다. 론도 처음과는 달리 지루해졌는지 바닥에 앉아 있었다. 고생을 하는건 기렌씨뿐인가? 론이 이쪽을 쳐다보다가 눈이 마주치자 반갑다는 듯 손을 흔들었다. 장난 치기는.. "레아드 님." 파유가 다가오더니 말을 걸었다. "응, 왜 그래, 파유?" "저기요. 궁금한게 있어서요." "뭔데?" "아까 무슨 말씀이셨어요? 비하랄트 님이 본체로 돌아가셨다는게." 본체라는 단어가 신경이 쓰였나보다. 레아드는 파유를 슬쩍 보더니 씨익,웃었다. 어딜 봐도 장난기 그득한 미소.. 레아드가 한손가락을 휘릭, 들어보이더니 하늘을, 땅을 연신 번갈아 가리키면서 파유에게 자신이 본 비하랄트의 육중한.. 그 몸에 대해서 설명을해 주었다. 중간에 시랑이 오는 바람에 두번이나 똑같은 말을 설명해주게되었지만, 둘이 지어주는 당황스런 표정은 레아드의 마음을 무척이나 흡족하게 해주었다. 70km라는 말과 지금 자신들이 밟고 있는 곳이 비하랄트의 팔 윗부분 이라는 대목에서 핼쓱해진 파유가 당황스럽다는 얼굴로 물었다. "저.. 정말요?" "응. 정말이야."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지만, 그래도 시랑과 파유는 도저히 못믿겠다는 눈치였다. 당연하지. 본 사람도 믿지 못하는데 못 본 사람이 믿을 수가 있나. '그나저나... 그 마녀라는 여자.' 그런 비하랄트를 손짓 한번에 일주일이나 봉인 시켜 버리다니.. 비하랄트는 진짜로 싸운다면 자신은 그녀의 상대가 안된다고 말을 했다. 70km짜리용과 인간의 싸움이라... 보고 싶지는 않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도 절실하게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흠흠." 이쪽이 소란스러워지자 멀리 부동의 자세로 서 있던 기네아가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후다닥, 시랑과 파유가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기네아의 시선을 받은 레아드는 머슥한지 뒷머릴 긁적이고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새벽의 하늘은 무척이나 맑고 깨끗해서 밤 하늘 사이로 수많은 별들이 보였다. 기렌의 주문이 노래 처럼 울려퍼지는 가운데, 시간은 강을 만들고, 새벽은아침을 향해 시간이란 강을 거슬러 갔다. "하아암.." 기렌이 마법진을 만든지 여섯 시간이 지났다. 이미 주위는 환하게 밝아져서 아침의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푸르게 물들어가는 하늘과 그 하늘로비상하는 작은 새들. 충분히 잠은 자뒀다고는 해도 아침이 되니 어쩐지 몸이 느슨해지는 기분에 레아드가 하품을 하며 졸려워지는 정신을 추스렸다. 레아드는 고개를 마법진 쪽으로 돌렸다. 어느새 진을 감싸는 빛의 붉은색기운이 상당히 사라져 있었다. 이젠 거의 분홍색.. 아니, 흰색 물감에 붉은 물감 한방울을 섞은 정도의 엷은 빛만이 남아 있었다. 기렌이 말한 피의 계약을 할 시간이 거의 된 것이다. "레아드 님." 아침이라며 파유가 빵과 음료수를 건네주었다. 더불어 물수건도 가져다 주어서 레아드는 그 자리에서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았다. 새벽 동안 한껏 차가워졌던 물에 담근건지 얼굴이 시릴 정도로 물 수건은 차가웠다. 단숨에잠이 확 달아났다. "....." 론이 진 안쪽에서 여길 보더니 뭐라고 말을 해왔다. 진에 가려서 말이 들려 오진 않았지만, 뭐라고 하는지는 금방 알 수 있었다. 레아드가 투덜거렸다. "네 몸이나 걱정하라구. 누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거야, 지금?" 이쪽의 말은 확실히 전해지는지 론이 장난기 섞인 미소를 지어주었다. 갑작스레 튀어나올지도 모르는 변종을 걱정해서 기네아, 레아드, 시랑, 파유에 이르는 상당히 막강한 전력이 밤을 세워가며 진을 지켰건만 밤새도록나온거라고는 멀리 숲에서 울부짖는 이리들의 울음소리 뿐이었다. 더구나 날이 밝아서 주변이 환해지자 그나마 남아 있던 긴장감이라는 것도모두 풀려버렸다. 한마디로 맥이 빠져버렸다. "...." 등을 뻗뻗하게 편 상태로 앉아 있는 다른 사람들이 무안하게도 밤새도록단 일초도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은 기네아를 보며 레아드는 속으로 투덜거렸다. 다리 아프지도 않은가? 레아드는 파유가 가져온 빵을 덥썩 물어서 씹었다. 마을 사람들이 고르고골라서 뽑은 실력자가 떠나기 전에 만들어 놓은 음식인 만큼 하루가 지났다고 해서 그 맛이 떨어지거나 하진 않았다. 방금 갓 구어낸 것 처럼 고소하고 부드러운 빵의 촉감을 즐기며 레아드는 상자에 몸을 길게 드리 누웠다. 일어서보면 저기서 기네아가 싸늘한 시선을 보내 올거 같아서 레아드는 일부러 일어나지 않았다. 이젠 제법 하늘의 색이 푸르다. 시간상으로 보자면 오전 열시가 조금 안되는 시간. 다들 팔 걷어 붙이며 '오늘도 한번 해볼까!'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각자의 일에 열중할 시간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기 전에는 절대로 안 일어날거야. 라는 등의 생각을 하며하늘에 떠다니는 구름들을 감상하던 레아드는 그런 생각을 품은지 채 일분도 되지 않아서 벌떡 상자에서 튕겨져 나왔다. 파카카칵! 론의 주위를 감싸던 분홍 빛 색의 진이 완전히 하얗게 물들더니 굉장히 거친 굉음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땅이 미미하게 울리고 주위의 공기가 잔뜩팽창했다. 레아드는 상자에서 내려와 진의 근처로 다가갔다. 그때, 거의 일곱 시간만에 처음으로 기렌이 입을 열었다. "주문..완료입니다." 굉장히 지친 듯한 얼굴이지만, 그녀의 입가에 길게 미소가 맺혔다. 어느새굉음과 진동이 서서히 가라 앉았고, 마법진의 빛은 은은한은색을 띄고 있었다. 무슨 나쁜 일이 터진게 아니란걸 안 레아드와 주변 사람들은 안도의한숨을 내쉬었다. 마법진 안에서 론이 뭐라고 말을 하자, 기렌이 손을 위아래로 저었다. "들려? 아, 이제 되는군." "몸 괜찮아?" 레아드의 물음에 론이 픽 웃었다. "잠도 못자고 앉아 있기만 해서 몸이 다 뻐근해." "그 외는?" "별거 없어. 기렌. 이제부터는 뭘 해야하지?" 론이 기렌에게 시선을 옮기며 물었다. 기렌이 힘든 안색임에도 불구하고느긋하게 말을 했다. "피의 저주는 완전히 론 님의 몸 속에 각인이 되었습니다. 이제 계약을 하 시면 됩니다." "하는 방법은?" "평소대로 하세요." "평소? 아, 그렇군." 기렌이 피의 저주를 느슨하게 해서 잠시 펠로 변할 때를 말한다는걸 눈치챈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계속.. 번호 : 28585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29 20:33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76--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7 6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자, 그럼 시작하지." 레아드가 옆에서 응원 아닌 응원을 해주었다. "열심히 해. 피 따위한테 지면 안돼!" "말이라고... 좀 좋게해주면 어디 덧나나." "하지만, 여지껀 연전연패였잖아?" "읔. 아픈델 찌르네." 레아드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어쨌든.. 잘 해."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는거야. 당연하지." 건방지게도 론이 호언장담을 해 보이며 멋드러지게 자세를 잡고는 그 자리에 앉았다. 기렌도 이젠 자신의 역활이 다 끝났는지 마법진 밖에서 그런론의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젠, 그 누구의 도움도 없는. 그야말로 론의 순수한 의지 만의 문제였다. 론이 눈을 감자 주변을 흐르던 빛이 갑자기 회전을 하며 마법진을 맴돌기시작했다. 기렌이 설명해주었다. "몸의 변화에 진이 반응을 하는겁니다." "계약은 얼마동안 하는거죠?" "얼마나 걸릴지는 전적으로 론 님께 달렸습니다. 빠르다면 단 몇 분만에, 느리면 시간은 무한정 길어지겠죠. 하지만, 론 님이시라면 하루 정도면 해낼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기렌의 긍정적인 대답에 레아드는 미소를 지었다. 론의 의식이 자신의 몸안쪽과 접촉을 하는지 주위를 돌던 마력들이 심장의 고동과도 같은 반복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감탄을 넘어서 감동을 했다는 눈으로 그것들을 바라보던 레아드가 문득,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레아드 님?" 갑작스런 레아드의 행동에 기렌과 시랑이 의아한 얼굴로 레아드를 불러 보았지만, 레아드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채 가만히 땅을 바라만 보았다. 그러다 고개를 들더니 갸웃거렸다. "착각인가?" "예? 뭐가 말입니까?" 레아드가 땅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방금 전에 조금 흔들린거 같았거든요." "땅이요?" "예. 땅이... 아, 할머니가 움직인걸지도 모르겠네요. 벌써 봉인을 다 풀 어버린걸까." 기렌이 잠시 생각해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뇨. 스승님이 봉인을 푸는데 일주일이 걸리신다고 하셨다면, 최소 일주 일이라는 뜻입니다. 스승님께선 어떤 약속을 하실때 꼭 시일을 넉넉히 잡 으시거든요." "그럼 할머니는 아니겠네요.. 혹시... 아니, 제 착각이었나봐요." 중간에서 말을 재빨리 바꾸며 레아드가 멋적게 웃음을 터뜨렸다. 이런 때에 불길한 생각은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런 레아드의 수고에옆에 있던 파유가 멋지게 '헛'자를 붙여주었다. "혹시, 마녀가 깨어난게 아닐까요?" "......." 레아드와 기렌. 시랑이 모두 할말 없다라는 표정으로 파유를 쳐다 보았다. 시랑이 정말로 너한테는 졌다라는 투로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그보다 먼저 위쪽에서 말이 들려왔다. 『누구 보고 마녀라고 하는거야?』"마, 마녀다!!" 얼떨결에 고개를 위로 들었던 레아드가 삿대질까지 하며 크게 외쳤다. 공중에 뜬 채로 바람에 옷자락을 휘날리던 소녀가 레아드의 경악성에 미간을살짝 좁히더니 손가락을 튕겼다. 콰앙! 난데없이 주변의 집들이 터지면서 레아드의 경악성을 간단하게 비명으로바꿔주었다. 수십척의 집들이 일제히 터지면서 뿜어지는 화염이 하늘을 가리고 땅을 매꾸었다. 모두의 당황스런 표정을 보며 그녀가 말했다. 『한번만 더 그 소리를 하면 네 놈들이 서 있는 자리를 날려주지.』별로 화난 얼굴도, 살기를 내뿜는 무서운 얼굴도 아니었지만, 타오르는 화염과 불길을 배경으로 나직하게 말을 하는 그녀의 모습은 그야말로 마녀. 그것이었다. 수천 년도 전에 고대의 마도사들이 오직 저 소녀에게만 불러줬었던 최악의 칭호. 마녀는 힐끔 주변을 훑어 보더니 냉소를 했다. "날 가둔 사이 도망이라도 칠줄 알았는데, 모두 여기 모여있군. 무의미하 다라는걸 깨달은건가? 아니면... 호오, 그렇군." 그녀의 시선이 론이 앉아 있는 마법진으로 옮겨졌다. 기렌이 만들어내는데만 하루가 꼬박 걸릴 만큼이나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마법진이었지만, 그녀는 마법진을 보는 순간 그것을 해독해버렸다. 『가속의 주문이군. 시간? 숙성? 저 꼬마는 왜 진의 안에 있는거지? 시간이 부족해서 넣은 것일텐데. 무슨 시간이 부족해서.. 아, 그래. 각성을위해서군?』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지만, 잘도 혼자서 해석하고 결론을 지어버렸다. 하지만 아무도 그런 그녀에게 비웃음을 던질 수는 없었다. 모조리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소녀가 냉소를 짓더니, 깔깔 웃었다. 『설마 무슨 짓을 할까 했더니.. 겨우 이런 일을 벌이고 있던거냐? 차라리도망을 가는 쪽이 현명했겠구나. 저런 꼬마가 각성을 한다고 나와 싸울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니.』마음껏 조소를 보내온 마녀가 슬쩍 손을 치켜 올렸다. 『하는 짓이 아둔하기 짝이 없군.』그녀의 손에서 빛이 생겨났고, 그녀는 그것을 가볍게 론을 향해 내던졌다. 그녀의 손에 있을 때는 작은 구슬만하던 빛이 그녀의 손을 떠나는 순간,수백, 수천배로 거대해지더니 단숨에 론이 머물고 있는 마법진을 강타했다. 주변의 다른 이들은 감히 막아 볼 생각도 못하는 순간, 마법진이 무너지면서 폭발이 일어났다. "크학!" 진의 안에서 밖의 위태로운 상황을 전혀 모른채 계약에 집중하고 있던 론은 아무런 방비도 하지 못한 채로 폭발에 휩쓸렸다. 론의 몸이 폭발에 휘둘러지더니 밖으로 튕겨나왔고, 강력한 마력의 보호를 받던 마법진은 대량의 마력에 눌려서 단숨에 까맣게 타버렸다. 손짓 한두번으로 마을을 잿더미로 만들고, 마법진을 무너뜨린 소녀가 잔뜩겁을 먹은 일행을 향해 천천히 허공에서부터 밑으로 내려왔다. "론, 괜찮아!?" 땅에 널브러진 론에게 달려간 레아드가 다급히 외쳤다. 하지만, 론은 그폭발에서도 예상 외로 조금도 다치지 않은 모습이었다. 길게 신음성을 내던 론이 정신을 차리더니 레아드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섰다. 론을 보며 마녀가 미소를 지었다. 『내 몸이 되야할 텐데, 조금이라도 다치면 곤란하지.』"크윽.. 닥쳐! 그렇게... 될 바엔.. 죽는게 나아!" 『죽어도 상관은 없단다. 몸만 있으면 되니까.』론의 협박을 가볍게 내리 누르며 그녀가 한발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 그녀의 앞을 레아드가 가로 막았다. "그만둬요! 몸을 노리다니.. 그게 무슨 짓이에요! 당신도 몸은 있잖아요!" 『몸? 아아, 이런거 말인가?』레아드의 외침에 소녀는 자조섞인 웃음을 지어보더니 한 손을 들어 올렸다. 그녀의 행동에 레아드가 놀라서 검을 들어 올렸지만, 그녀는 손을 들어 올리기만 했을 뿐, 공격을 하거나 하진 않았다. 잔뜩 움츠렀던 레아드가 조심스레 그녀를 살펴보다가 입을 벌리며 탄성을내질렀다. "그.. 그런!?" 그녀가 피식, 미소를 지었다. 『이게 내 몸이라는거지.』 계속.. 번호 : 28698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31 18:26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77--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7 7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소녀의 얇은 몸에서 뻗어나온 길고 가느다란 팔의 끝이 마치 연기와 같이희미해졌다. 자세히 보면 소녀의 몸 반대편의 불타오르는 집이 비춰질 정도였다. 레아드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하는 사이, 소녀가 쓴웃음을 지었다. 『내 몸을 잃은지 천년. 마력을 저장도 못하는 이런 귀신같은 정신체로서살아온 나날들은 정말 괴로웠지. 하지만, 참았다. 내 몸을 대신할 적합한 인간이 태어나기를.』말을 하는 그녀의 얼굴이 무섭게 굳어졌다. 갑자기 그녀가 소리쳤다. 『하지만, 아무리.. 아무리 기다려도 태어나지 않았어! 녀석이 내게 저주를 건거다! 녀석이... 그 놈이 내게 저주를 걸었어!!』소녀가 무섭게 이글거리는 눈으로 론을 노려 보았다. 녀석이라고 해서 비하랄트를 떠올리던 레아드는 그녀의 무서운 눈빛에 그녀가 비하랄트가 아닌 둘의 스승을 말한다는걸 깨달았다. 소녀의 눈에 광기가 맺혀졌다. 『넌 내게 몸을 줄 이유가 충분해.』"내 몸은... 네게 적합다는거냐?" 론의 물음에 그녀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지금으로서는 적합하지 않지. 하지만, 네 몸은 네가 생각하는 것 보다쓸모가 많지. 여러가지 방법들을 써보면 그 중 한가지 정도는 통할거야. 정 쓸모가 없다하더라도 너를 죽이는 것 자체가 녀석에 대한 복수가 된다.』무슨 말을 해도 통하지 않을 듯한 소녀의 대답이었다. 레아드가 안절부절못해서 론과 소녀를 번갈아 보는데 뒤쪽에서 기렌이 조용히 다가왔다. '레아드 님.' '예? 아, 기렌씨.' '잠시 힘 좀 빌려주시겠어요?' '힘요? 뭘 어쩌게요?' '제게 그녀를 쫓아 보낼 방법이 있어요.' 정말요!? 하마터면 그대로 소리를 지를뻔 한 레아드는 황급히 자신의 입을막으며 조심스레 뒤로 물러났다. 둘이 무슨 일을 꾸민다는걸 재빨리 눈치챈 기네아가 슬쩍 앞으로 나오면서 소녀의 시야에서 둘을 가렸다. 론이 소녀에게 소리쳤다. "이러지도 저러지도못하니까 괜히 날 가지고 괴롭혀서 조금이나마 만족을 하자는거냐? 천년도 넘게 살아왔다는 마도사가 하는 생각은 동네 꼬마놈 들 보다도 못하군." 콰앙!! 론의 주위로 강렬한 마력의 폭풍이 채찍 처럼 내리쳐졌다. 단번에 론을 중앙으로 주위의 땅으로 깊게 패어졌다. 소녀가 앙칼지게 외쳤다. 『닥쳐! 네 놈이 알기나 하는거냐! 천년간 몸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그 고통을 조금이라도 알기나 해!』"몰라, 죽지도 않았는데 그런걸 어떻게 알아? 하지만, 그렇게 열받고 화가 나면 널 그렇게 만든 녀석한테 가서 따지란 말이다." 『네노옴!!!』마녀의 목적이 자신의 목숨이고 어차피 피하기는 힘든 상황. 론은 그야말로 마음껏 마녀를 조롱했다. 아마도 그녀가 수천년을 살아오는 동안 오늘처럼 폭언을 들은건 처음일 것이다. 마녀의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그녀의손에서 잔뜩 마력이 응축되었다. 하지만, 차마 그녀는 그것을 앞으로 날리지는 못했다. 론이 재빨리 소리쳤다. "누군지도 모르는 녀석의 행동을 가지고 이쪽이 피해를 봐야하니 나도 열 받기는 마찬가지란 말이야!" 『로느를 닮아서 잘 봐준다고 했더니, 분수도 모르고 기어오르는구나! 그옆에 있는 녀석들이 죽어나가도 그렇게 지껄일수 있는지 두고 보마!』소녀의 외침에 론이 황급히 안색을 바꾸었다. 자신에게 올 분노의 화살이다른 이에게 돌려질지는 차마 예상을 못하고 있던 것이었다. 소녀의 시선이 론의 주위를 한바퀴 돌더니 한곳에 멈춰섰다. 『너 부터 해주지. 그 얼굴 껍질을 하나씩 벗겨줄테니 마음껏 울어보려무나.』"꺄아악!!" "파유!!" 파유의 몸이 공중으로 떠 올랐다. 시랑이 달려가서 파유의 팔을 잡으려 했지만, 근처도 가기 전에 시랑은 뒤로 튕겨져 나갔다. 론이 고개를 소녀 쪽으로 돌리더니 소리쳤다. "그만 둬!! 아이에게 무슨 짓이야!" 『네 아비는 이보다 훨씬 심한일도 얼마던지 했었다. 날 이렇게 가르친 것도 그 놈이지.』파유의 몸이 땅에서 2m가량 위에서 멈춰졌다. 론은 파유를 안타까운 눈으로 올려다 보다가 시간을 끌려고 외쳤다. "무슨.. 소리야! 아버지는 술주정꾼이긴 했지만 사람을 죽이진 않았어!" 『...뭐?』소녀의 눈썹이 상큼, 위로 치켜졌다. 소녀는 잠시 의문에 찬 눈으로 론을바라보았다. 그러던 그녀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크크큿. 아하하하하핫! 그러냐? 크크.. 네 아비는 사람 하나 죽이지 못한 녀석이라고? 그렇다고? 그런거냐!!』콰앙! 소녀의 몸에서 뿜어진 강렬한 마력이 단숨에 주변의 타오르는 집들을 날려버렸다. 매케하게 허공으로 날아 오르는 재들의 사이로 소녀가 싸늘한 시선을 론에게 보냈다. 『제 아비가 누군지도 모르는게로군. 네 놈은.』"뭐, 뭐야?" 론이 놀라서 외쳤지만, 소녀는 턱을 쓰다듬으며 론의 물음과는 영 다른 대답을 했다. 『역시 이런 점에선 나보다 비하랄트 녀석이 뛰어나긴 해. 나로서는 천년이란 시간 동안 거짓말을 하기는 무리거든.』"무슨 소릴 하는거야!" 론의 고함 소리에 소녀가 담담하게 말했다. 『나 만큼이나 불쌍한 녀석이란 소리다. 이 시대에 어긋난 놈아. 천년간속아온 것도 모자라서 비하랄트 밑에서 이상한 녀석을 제 아버지라 믿고 살아왔다니.』론의 두 눈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부릅떠졌다. 소녀는 론의 그런 표정이더할나위 없이 마음에 드는지 덧붙여 말했다. 『아, 그것 말고도 더 있군. 네 모친의 이름은 알고나 있냐? 비하랄트가뭐라 그러던? 죽었다고 하더냐?』"어.. 어머니는.." 론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네가 태어날때 죽었다.' 그것이 아버지가해준 유일한 말이었고, 그는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론에게 말해주지 않았다. 몇번 론이 그녀에 대해 물어보긴 했지만 그때마다 그는 미친 듯이 화를 내며 론을 두들겨 팼었다. 비하랄트의 경우도 그리 다르진 않았다. 아버지와 똑같은 말을 해줄뿐, 그외의 다른 말은 조금도 해주지 않았었다. 그는 정말 내 아버지였는가? 어머니는 내가 태어날때 죽은게 맞는가? 한번 의문이 떠오르자 모든 것이 의심스러워졌다. 생각해보니 자신의 몸속에 흐르는 피도 이상했다. 역대 펠들이 조금씩 마력을 담은 피를 지니고있긴 했지만, 그 누구도 자신 만큼이나 엄청난 양의 마력을 가지진 못했었다. 어째서, 나만? 『아무래도 모르나 보구나. 이대로 죽으면 너무 불쌍하니 네 어머니의 이름 정도는 알려주마.』충격에 빠진 론이 황급히 고개를 들어 소녀를 쳐다 보았다. 그녀가 미소를지으며 한가지 이름을 론에게 말해주었다. 『로느. 로느다. 로느 아이리어.』"로느... 아이리어?" 론이 나직이 그녀의.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읊조렸다. 소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게 그녀의 이름이지.』 계속.. ps:드디어 본격적으로 내용 전개네요. ^^ 번호 : 28699게시자 : 홍성호 (오래아내) 등록일 : 2000-01-31 18:26제목 : 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78--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7 8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로느 아이리어.. 론은 다시 한번 그 이름을 되읽어 보았다. 자신에게 이름을 지어준건 아마도 아버지가 아닌 비하랄트일 것이다. 자신을 그렇게나 싫어했던 아버지가이름을 지어 줬을리는 없을 테니까. 그렇다면... 비하랄트는 이미 이런 사실들을 다 알고 있었다는 건가? 아니면 눈 앞의 소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한가지만.... 묻겠어." 거짓말이 아니다. 지금 그녀가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으며, 그녀의 말과지금 자신의 현재 상황이 너무나도 잘 맞아 떨어지고 있었다. 론의 말에소녀가 가볍게 승락을 해주었다. 『물어보렴. 뭐든지 대답해주지.』"어머...니는.." 평생 동안 꺼내보지도 않았던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론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소녀를 보며 물었다. "어머니는 어떻게 되셨지?" 『죽었다.』"..!!" 론의 얼굴이 급격하게 일그러졌지만, 소녀가 덧붙여 말을 해주었다. 『녀석은 멈춰두었던 자신의 시간을 풀었으니까. 시간의 강에 버려진 인간이 천년을 살 방법 같은건 없겠지.』"천년?" 『그래. 엘더가 세상을 이꼴로 만든지 천년 말이다.』그녀의 말대로라면 아마도 자신의 어머니란 사람은 나이가 들어서 세상을떠났다라는거 같았다. 하지만... 천년? 그렇다면 자신은? "하지만.." 소녀가 손을 들어 론의 말을 중도에서 끊었다. 『질문은 한가지였다. 꼬마야. 이젠 슬슬 내 일을 봐야겠구나.』그녀가손을 파유 쪽으로 뻗었다. 갑작스런 상황으로 잠시 긴장이 풀어졌던 론은 다급히 자신의 허리춤으로 손을 가져갔다. 하지만, 검은 없었다. 론이 놀라서 그녀에게 달려가려는데 갑자기 뒤에서 레아드의 고함 소리가울려 퍼졌다. "론, 엎드려!!" 들려온 목소리가 레아드의 것이고, 그 외침이 급하다라는걸 재빨리 알아챈론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자리에 엎드렸다. 그 순간, 론의 머리 위로한줄기 날카로운 빛의 칼날이 날아가더니 단숨에 마녀의 몸을 강타했다. 『장난도 여러가질 하는군.』강력한 마력의 칼날을 정통으로맞고도 그녀는 조금도 타격을 받은 모습이아니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그녀가 타격을 받으리라고 생각도 않은 레아드와 기렌이었다. "하아앗!!" 빛의 칼이 마녀의 몸과 충돌하면서 일으킨 먼지 사이로 레아드가 뛰어 나오더니 단숨에 그녀에게 검을 날렸다. 마법사는 근접 거리에서 싸움에 굉장한 약점을 드러낸다라는 소문이 있긴 했지만, 마녀는 그런 말은 그야말로 들어볼 가치도 없는 헛소문이라는 듯, 검사인 레아드 이상의 빠른 동작으로 검을 피하면서 손을 뻗어 레아드를 후려쳤다. 같은 정신체 계열이기때문에 그녀의 공격은 확실하게 레아드에게 타격을 주었다. 레아드의 몸이 한순간에 반으로 갈라지더니 단숨에 연기로 사라져버렸다. 소녀가 놀라 외쳤다. 『허상? 그럴리가!』마도사와의 싸움을 수천, 수만번이나 거듭해 온 그녀다. 허상 따위에 자신이 속았다는게 무척이나 큰 충격이었는지 그녀는 잠시 싸움은 뒤로 미룬채자신을 속인 허상의 존재에 대해 생각에 빠졌다. 어딜 보나 헛점 투성이고오만한 자세였지만, 그녀에게는 그런 자격이 충분했다. 파파파파팟!! 그 순간, 허상이 아닌, 진짜 레아드가 검을 앞으로 내민 자세로 자욱한 연기 사이로 나타났다. 그 뒤에는 기렌이 주문을 읊조리며 서 있었다. 그들에게 시선을 옮기며 마녀가 일그러진 미소를 지었다. 『제법이구나. 이런 시대에 날 속일 만큼의 실력을 가진 녀석이 있었다니. 천년 전이라면 대륙에서 그 이름을 휘날렸겠지.』손을 앞으로 내밀며 소녀가 외쳤다. 『하지만 그 정도 실력으로 날 상대하기엔 한참 멀었어!!』론이 아닌 자들에겐 조금의 아량도 없는지 그녀가 단숨에 파멸의 주문을만들어내더니 그대로 둘에게 날렸다. 뭔가를 준비하던 둘은 갑자기 날아오는 파멸의 빛에 놀란 얼굴들을 했다. 기렌이 만들던 주문을 포기 하고는 재빨리 이동의 주문으로 바꿨다. 콰콰쾅!! 빛은 대량의 불꽃을 만들어내면서 마을을 가로지르더니 건너편의 산을강타하고, 산을 꿰뚫으며 끝없이 뻗어나갔다. 주문도 없이 만들어낸 소녀의 마법에 경악스런 표정을 지을 법도 하지만, 일행들을 재빨리 주위를 둘러 보았다. 레아드와 기렌의 모습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런 일행들보다 기렌과레아드를 먼저 찾아낸건 소녀였다. 『잔재주를!』소녀가 재빨리 손을 휘둘렀다. 단숨에 지반이 무너지고 그 사이로 거대하고 날카로운 바위들이 샘솟듯이 하늘로 치솟았다. 그리고 그것들의 위쪽에서 기렌의 모습이 나타났다. 기렌은 황급히 아래서부터 찔러오는 바위의창을 피해냈다. 하지만 소녀는 기렌을 보지 않았다. 『꼬마 놈. 집요하구나!』소녀가 재빨리 몸을 뒤로 돌렸다. 어느새 소녀의 뒤쪽으로 이동된 레아드가 검을 휘두르며 그녀에게 육박해 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레아드의 몸이 그녀에게 다가가기도 전에 무언가 강력한 막에 가로 막혔다. 레아드가검으로 전력을 다해 휘둘러 보았지만, 앞을 막아선 막은 흠집 조차 나지않았다. 『신 조차 두려워했던 나다. 감히 너 따위가 어쩌려는게냐.』그때였다. "이건 어떻습니까?" 난데없이 바로 옆에서 기렌의 차가운 음성이 들려왔다. 소녀가 마음껏 레아드를 조롱하는 사이 다가온 것이었다. 물론, 소녀가 기렌이 다가오는걸눈치채지 못한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기렌이 만들어 내는 그 어떠한 주문도 자신에게 통하지 않는다는걸 확신했기 때문에 기렌에게 이런 빈틈을 보여주었던 것이었다. 『뭐가 말이지?』소녀가 넌지시 고개를 돌려서 자신에게 손을 뻗은 기렌에게 물었다. 기렌의 손 앞에는 흰색의 작은 구가 만들어져 있었다. 보지 않아도 그게 조잡한 폭발 주문이라는걸 알고 있는 소녀는 냉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가 길게 지속되지는 못했다. 갑자기 흰색의 구가 사라지더니 그 대신 검은색의 날카로운 단검 같은것이 기렌의 앞으로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소녀가경악하며 외쳤다. 『라텐챤의 창!? 네가 그걸 어떻게!!』팟! 기렌은 대답을 하느랴고 자신에게 주어진 유일한 기회를 놓치는 등의 일은하지 않았다. 기렌은 재빨리 주문을 발동 시켰다. 기렌의 앞에서 맴돌던 검은색의 단검. 라텐챤의 창이라 불리어진 그것이갑자기 요동을 치더니 단숨에 실같이 얇은 빛을 앞으로 내뿜었다. 그 무엇으로도 뚫을 수 없는 막과 빛이 충돌하는 순간, 일행은 모두 빛이 뿜어지며 커다란 폭발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일어난 일은 그 반대였다. 퍽. 퍽. 퍽. 세번의 단조로운 소리와 함께 빛은 막을 뚫고, 소녀의 몸을뚫고, 그리고 반대편 막을 뚫고 지나갔다. 소녀의 얼굴이 급격하게 일그러졌다. 쾅!! 『크아아아앗!!』작은 폭발이 일어나면서 소녀의 몸 한쪽이 폭발로 연기 처럼 사라졌다. 단숨에 그녀의 몸이 터지면서 반대편 풍경이 그 안으로 훤히 보였다. 소녀의몸이 사라질 것 처럼 흐릿해졌다. "성공이다!" 레아드가 엄청난 타격을 입은 그녀의 모습에 기뻐서 소리를 쳤다. 그 순간당장이라도 죽을 것만 같던 그녀가 고개를 휙, 돌리더니 레아드를 노려 보았다. "무, 무슨!?" 깜짝 놀란 레아드가 황급히 뒤로 피하려 했지만, 소녀가 훨씬 빨랐다. 그녀는 단숨에 레아드의 팔을 낚아 챘고, 기렌을 포함한 그 누구도 움직이기전에 허공으로 날아 올랐다. "레아드!!!"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79관련자료:없음[21114]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03 18:58조회:269--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7 9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레아드!!" 론이 앞으로 달려오며 소리를 쳤다. 하지만, 이미 그녀의 몸은 손으로 닿기엔 너무나 위에 올라서 있었다. 한동안 꺼질듯이 흐릿하던 그녀의 몸이천천히 원상태로 돌아왔다. 소녀가 기렌을 보더니 가증스럽다는 얼굴로 말했다. 『네 녀석, 날 속이다니..!』"방심을 한건 당신이셨습니다." 『확실히 네가 그런 고위 주문을 만들어내리라고는.... 아니, 네가 만든게아냐. 비하랄트.. 녀석이군!?』기렌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 스승님이십니다." 『큿, 그 빌어먹을 도마뱀이 여러가지로 골치 아프게 하는군.』소녀가 주변을 돌아보더니 론을 노려 보며 말했다. 『좋은 부하를 둬서 좋겠구나. 연기하는게 광대로 써먹으면 좋겠어.』"레아드를 내려놔!!" 『데려가고 싶다면 네가 와서 데려가라.』"그럼 제가." 기렌이 앞으로 나서려하자 소녀가 외쳤다. 『넌 거기 있어. 또 어떤 주문을 비하랄트에게 받은지 모르니까.』기렌이 코웃음을 쳤다. "샤인의 리진 님이 저 같은 이를 겁내시는겁니까?" 『생각 같아서는 그 입을 찢어 놓고 싶다만은, 방금 전 네 공격이 내게 상당한 타격을 준건 사실이니 변명은 하지 않겠다. 아무래도 오늘은 내가너무 방심을 한 모양이군. 꼬마, 이 아이를 찾고 싶으냐?』"네 놈, 레아드를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가만 놔두지 않겠어!!" 『흐음, 인질로서 가치는 충분하군. 좋아, 꼬마야. 이 아이는 내가 데려가겠다. 찾고 싶다면 너 혼자 내게 오거라. 이틀을 기다려주지. 이게 널인도해줄거다.』그녀의 앞에서 작은 구슬 하나가 생겨나더니 땅에 떨어졌다. 그녀는 더 이상 이곳엔 볼 일이 없다는 듯 나직하게 주문을 외웠다. 여지껀 그 어떤 강력한 마법을 만들어 낼 때에도 주문을 외우지 않던 그녀가 이동 주문과 같은 간단한 마법에 주문을 외운다라는건 그녀가 받은 타격이 엄청나다는걸잘 알려주었다. "기다려!!" 론의 외침을 뒤로하며 소녀와 레아드의 몸이 공간을 넘으며 사라졌다. 폐허가 된 마을의 위로 론의 외침이 길게 메아리 쳐졌다. "뭐야?" 론의 살벌함을 넘어서 살기가 진득하게 묻어나오는 눈으로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이를 노려보았다. 기네아였다. "가시면 안된다고 했습니다." 기네아는 별것 아니라는 투로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무감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죽을 뻔 하다 살아난 파유는 시랑과 함께 불안한 얼굴로 론과 기네아를 번갈아 보았다. 일의 발단은 기네아가 마녀가 두고간 구슬을 집더니 자신의 품 속에 넣으면서 시작이 되었다. 그걸 내놓으라는 론의 말에 기네아가 냉정하게 거절을 해버린 것이다. "네 놈이!!" 론의 고함소리에도 불구하고 기네아는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았다. "뭐라 말해도 가시게 하지 않을겁니다. 제 임무는 론 님을 보호하는거지 죽이는게 아닙니다. 죽을게 뻔한 곳으로 가시는걸 그냥 놔둘 수는 없습 니다." "닥쳐! 당장 구슬을 내놔!!" 갑작스럽게 자신의 태생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되었고, 레아드까지 납치가되버린 탓인지 흥분을 해서 이성을 조금 잃어버린 론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기네아가 고개를 저었다. "드리지 않겠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이런 구슬은 제가 깨버리겠습니다." "깨..버린다고?" 론의 눈에 한순간 살기가 돌았다. 론이 갑자기 옆으로 몸을 돌리더니 그쪽에서 불안한 눈으로 상황을 지켜보던 시랑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단숨에시랑의 허리에 있는 검을 뽑았다. "다시 한번 말해봐." 론이 검을 앞으로 내밀며 싸늘하게 말했다. 대답여하에 따라서 검으로 네놈을 벨 수도 있다는 협박이었다. "구슬은 제가 깨버리겠습니다." "이 자식!!" 론이 단숨에 앞으로 달려나가더니 검으로 기네아를 베었다. 파유가 눈을감으며 비명을 내질렀지만, 론의 검은 아무 것도 베지 못했다. 슬쩍 뒤로물러나며 론의 검을 피한 기네아가 차갑게 대꾸했다. "정 그러시다면 절 이기시고 가져가십시오." "못할 줄 아느냐!!" "그 실력으로 말입니까." 론이 다시한번 검을 날렸지만, 기네아는 멀찌감치 론의 검을 피해버렸다. 그 뒤로 두어번 론의 검이 허공을 갈랐다. 검을 휘두르면서 뜨거워졌던 론의 머리 속에 점점 의문이 생겨났다. '뭐야.. 몸이 왜 이래?' 짜증이 날 정도로 느린 자신의 몸동작에 론은 당황했다. 자신이 생각해 봐도 이런 속도로 날린 검에 기네아가 맞을리는 없었다. 거기다 몇번 검을휘두르지도 않았는데 벌썩부터 숨이 턱까지 찼다. "하악...하아...크윽! 젠장!" 어깨가 들썩거리고 숨이 너무 가빠서 제대로 기네아의 모습이 보이지도 않았다. 기네아가 그런 론을 향해 입을 열었다. "잊으셨습니까. 당신은 벌써 의식을 치룬 후입니다. 몸 속에 있던 힘을 모 두 봉인하셨단 말입니다. 지금 론 님은 보통 사람. 아니, 그 정도도 안되 는 힘 밖에는 없습니다." "하아.. 닥.. 닥쳐!" 부웅! 론의 검이 다시 한번 허공을 갈랐다. 하지만 기네아는 일찌감치 론의 검이 만드는 궤적의 바깥으로 피한 뒤였다. 기네아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주먹을 쥐었다. "용서하시길." "닥쳐엇!!" 검을 날리는 론의 몸과는 비교도 안되는 속도로 기네아의 몸이 한순간 자리에서 사라졌다. 예전이라면 아무리 빠른 몸동작이라도 확실하게 보였겠지만, 지금 론에겐 무슨 검은색 그림자가 희끗한 정도로 밖에는 느껴지지않았다. 검이 채 반도 나아가기 전에 론은 배에서 격렬한 통증과 함께 숨이 막히는걸 느끼며 정신의 끈을 놓치고 말았다. "론 님!!" 기네아에게 배를 맞고 나가 떨어진 론을 향해 파유와 시랑이 다급히 달려와서 론을 부축했다. 둘에게 기네아가 다가오더니 말했다. "아직 타지 않은 집이 있을거다. 론 님을 그 안에 가둬라. 그리고 만약에 딴 생각을 품고 이상한 짓이라도 벌일걸 생각해서 경고하겠다. 분명히 말 해두는데 그럴 생각이라면 먼저 날 죽이고 해라. 아니라면 내가 너희들을 죽이겠다." "......" 꿀꺽. 시랑과 파유는 절로 마른침을 삼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둘이 론을부축하며 마을 저편으로 가는걸 보며 기네아가 기렌에게 다가갔다. 기렌이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어쩔 생각인거니?" 기네아가 담담하게 대꾸했다. "의식을 끝내야죠." "진을 다시 만들려면 최소한 이틀이 필요해. 론 님이 계약을 제때 이뤄내 신다고 해도 삼일..." 마녀가 준 기일은 이틀. 기네아가 차갑게 말했다. "그래도 해야 합니다. 이미 의식을 시작했으니 끝내지 않으면 론 님은 평 생 저 상태로 살아야 한다는건 누님도 잘 아실터. 다른 생각은 하지 마십 시오." 기네아는 몸을 돌려 시랑과 파유를 쫓아 걸어갔다. 그런 동생의 등을 보면서 기렌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80관련자료:없음[21115]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03 18:58조회:249--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8 0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열어! 이거 안열어! 야, 기네아!! 파유! 밖에 있는거 아니까 당장 문 열 란 말이다!!" 쾅! 쾅! 쾅~! 나무 판자로 만들어진 문이 부서질 듯이 휘청거리며 요란한 소리를 울려댔다. 그 안으로 론의 협박성이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지만, 문 앞에 의자를 가져다 앉은 기네아는 팔짱을 낀채로 조용히 눈을 감고는 묵묵히 론의고함을 듣기만 할 뿐이었다. 그 근처에서 서성거리던 시랑과 파유가 불안한 마음에 집 쪽을 쳐다 보았다. "괜찮으실까. 론 님." "론 님도 론 님이시지만, 문제는 레아드 님이잖아. 이대로라면 론 님. 이 틀이 지나도 계속 갇혀 계실거 같은데." 파유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문 앞을 막아선 기네아가 내뿜는 차가운 살기는 진지를 넘어서 살벌하기 까지 했다. 전에 말한 경고가 단지 경고가아니란 것을 온몸으로 표현을 하는 그의 모습에 시랑과 파유는 한숨을 안터뜨릴 수가 없었다. 다른 때 같았으면 일단 일을 저지르고 론에게 붙어서기네아의 화를 면해보기라도 했겠지만, 론 본인이 잡혀있는 이 상황에서는감히 그런 짓을 벌일 용기가 둘에겐 없었다. "기렌 님께 말씀드려보자." "아, 그래. 좋은 생각이야." 시랑의 제안에 파유는 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곧장 마을 중앙의 공터에서 진을 만들고 있는 기렌에게 달려갔다. "....." 묵묵히 마법진을 다시 만들고 있는 기렌은 둘이 달려오는걸 보더니 가볍게한숨을 내쉬었다. 무슨 일로 둘이 자신에게 오는지 다 아는 듯, 그녀는 둘이 입을 열기도 전에 먼저 말을 했다. "론 님은 어떠시니?" 시랑이 대답했다. "당장 문을 열지 않으면, 부수고라도 나오실 듯한 분위기세요." 기렌이 쓴웃음을 지었다. "나무 문 하나 힘으로 부수지 못하시면서, 고대의 마녀와 싸우려 하시는 건가. 기네아가 좀 과격하긴 했지만, 론 님을 가둔건 잘 한일이야." "무슨 수가 없나요?" "지금으로서는." 시랑과 파유가 한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파유가 물었다."진을 만드는데는 얼마나 걸리나요?" "이틀. 하지만, 조금 손본다면 하루하고 반나절이면 가능할 것도 같다." "하루 반나절이면... 론 님이 계약을 서둘러 하신다면 이틀 전에도 가능 하겠네요!?" 그렇다면 이틀 전에 각성을 하고, 마녀를 찾아 가는것도 가능해! 파유의말에 시랑도 환한 얼굴이 되어서는 기렌을 올려다 보았다. 하지만, 기렌이파유 조차 생각해 낼 수 있는 그런 간단한 계산을 하지 않았을 리가 없었다. 기렌이 고개를 젓자 파유가 실망한 얼굴을 했다. "역시 안되는..건가요?" "아니, 가능하긴 하다." "그렇다면..!" "하지만, 그녀를 상대하는건 무리야." 예에? 파유와 시랑이 기렌을 올려다 보며 어리둥절해서 되물었다. "그렇지만, 기네아 님이 분명히 론 님께서 마녀를 이기실 수 있다고.. 말 씀하셨었는데요?" "이길 수 있다고? 그 아이가 그랬니?" 기렌은 쓴웃음을 짓더니 고개를 저었다. "론 님이 각성을 하신다고 해도 그녀의 상대는 안된다. 아니, 론 님과 같 은 이가 천명이 모여도 그녀의 주문 한번 막아낼 수 없어." "그.. 그럴수가."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그녀가 다시 찾아올거다. 스승님께선 봉인을 푸는 데 일주일이 걸린다고 하셨지만, 그 전에 봉인을 푸시길 바랄 수 밖에. 스승님이시라면 그녀를 막을 방법을 아실테니까. 지금으로서는 그 방법 외에는 아무런 수도 없어." "....." 무슨 좋은 수가 있을까 해서 와봤지만, 오히려 더 짐만 짊게된 시랑과 파유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괴팍하고 혼란했던 오후가 지나고, 폐허가 된 마을은 점점 노을 속으로 저물어 갔다. 바람이 어쩐지 싸늘하다. "제.. 제길!" 주먹에서 피가 나고, 다 쉬어버린 목에선 바람 소리가 날 지경이지만, 이가증스러운 나무쪼가리 문이란 녀석은 무슨 절대 봉인의 결계라도 되는지꿈쩍도 하지 않았다. 콰앙! 나무를 걷어차다가 그 힘에 밀려서 외려 자기가 뒤로 나가떨어진 론은 땅에 길게 드러누운채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소리를 너무 질러서 그런지 머리가 윙윙, 울렸다. "망할...." 나무 문 하나 어찌 못하는 힘이라니... 펠이란 놈이 꼴 좋군.. "....." 몸을 추스리고 일어선 론은 힘 없이 벽에 기대 앉았다. 끓어 오르던 머리가 여지건 발악을 해대며 고함을 질러댄 탓에 어느정도 가라 앉아서 차분하게 생각을 할 수가 있었다.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건 마녀의 말들이었다. 이렇게 화를 마구 낸 것도 사실은 계속해서 귓가를 떠나지 않는 그녀의 말들 때문이었다. 자신의아버지가 사실은 진짜 아버지가 아니었다. 여지건 비하랄트에게 속아만 왔었다... 그리고 어머니. "....." 어디서부터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거냐. 론은 치밀어 오르는 수만가지 의문들을 억지로 내리 눌렀다. 땅을 내려다 보던 론이 문득, 싸늘하게말했다. "어머니는 죽었어..." 그래. 어머니는 죽었다. 내가 태어날때 죽었어.. 그리고 아버지는 그 이유로 평생을 날 미워하며 술에 절어 살다가 죽었다. 그 뿐이다. 지금 급한건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레아드가 눈 앞에서 납치를 당해버렸고, 그녀가 레아드에게 결코 호의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덧붙여 그녀의 능력이라면 정령인 레아드라 할지라도 조금도 안전할 수가 없었다. "......" 론은 고개를 돌려 문을 노려보았다. 기네아는 이틀 뒤에 마법진이 완성이되니 그때까지 이곳에서 머리를 식히고 있으라는 말을 한 뒤로는 아무런말도 해주지 않았다. 론은 기네아가 진심이라는걸 잘 알 수 있었다. 녀석은 평생을 펠을 위해서살아온 몸. 펠이 누구던지 목숨을 바쳐서라도 그를 보호할 녀석이다. 이런아무런 힘도 없는 몸으로 고대의 마녀를 상대하러 간다는 자신을 잡아둔것은 녀석으로서는 당연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얌전히 기네아의 뜻을 따라 줄 수는 없는 론이었다. 설사 아무런 수가 없다고 해도. 가면 죽는게 뻔하다고 해도 이대로 여기에앉아만 있을 수는 없었다. 마음을 정했는지 론이 급히 자신의 몸을 뒤져 보았다. 별거 나오는건 없었지만, 그 중에서 론이 원하는 것은 확실하게 있었다. 이번에 마을들을 돌면서 한 마을에서 귀찮아서 줏어온 펜이었다. 론은 주위를 둘러 보았고 종이 대신에 쓸만한 하얀색 천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좋았어.' 조심스레 밖에 있을 기네아를 주시하면서 론은 조용히 탁자 위에다 천을펼치고는 그 위로 글들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간간히 욕지꺼리를 내뱉아서 밖의 기네아에게 아직도 자신이 화가 나 있다는걸 보여주면서 론의손은 빠르게 글들을 써나갔다.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 - 2부 깨어나는 전설 #81관련자료:없음[21116]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03 18:58조회:256--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8 1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으... 으음.." 레아드는 길게 신음소릴 내면서 정신을 차렸다. 그리 쾌적하지 못한 기분. 밤잠을 설치다가 간신히 잠에 들었는데, 그 순간 누군가 깨웠을 때.. 그때느껴지는 그런 짜증나고 불편한 기분이었다. 바닥이 움푹 파여 있어서 조심스레 바닥을 만져보며 일어난 레아드는 한순간 어리둥절 했다. 자신이 보아온 그 어떤 풍경과도 맞지 않는 그런 방 안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비하랄트가 누워있는 그 거대했던 동굴보다는 작지만, 레아드에게 있어선어마어마하게 거대한 동굴이었다. 무슨 조화인지 동굴 벽에서 은은한 빛이흘러나오고 있었던 동굴 안은 벽의 미세한 틈도 보일 정도였다. 오른쪽에서 위를. 그리고 왼쪽을. 마지막으로 아래를 내려다 보던 레아드가 깜짝놀라면서 후다닥 일어섰다. 자신의 몸이 땅에서부터 1m가량 공중에 떠 있었던 것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레아드가 갇혀 있는 원형의 투명한 감옥이공중에 떠 있었다. 자신이 갇힌걸 깨달은 레아드는 손을 뻗어서 주변을 만져 보았다. 대충 반지름 1m 정도의 원형으로 된 공간이었다. 살짝 벽을 쳐본 레아드는 벽이투웅, 소리를 내며 흔들리자 마음을 굳히고는 주먹을 쥐었다. 『그만두는게 좋을거다. 충격을 받으면 전기를 토해내니까. 정신체라도 무척 고통스러울거다.』유리벽을 치려다가 레아드는 고개를 돌렸다. 근처 동굴 바닥에 소녀가 앉아 있는게 보였다. "다, 당신...!" 『내가 널 데려왔다. 기억하지 못하는거냐?』"아... 그러고보니.." 그녀에게 손목이 잡힌게 기억이 났다. 그 뒤는 뭐가 어떻게 됐는지 아무런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러다 그녀의 목적을 깨달은 레아드가 외쳤다. "론은? 론은 어떻게 된거죠!?" 『같이 데려오고 싶었지만, 반항이 심해서 아쉽게도 너만 데려왔다.』실패 했다라는 말이지? 레아드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가 문득,안색을 굳혔다. "그렇다면... 난 왜?" 『인질이 될까해서 데려온거란다. 널 찾고 싶으면 그 아이 혼자서 여기로오라고 말해놨지.』"비.. 비겁해!" 『사람을 속인건 너희가 먼저였잖아.』"싸움에선 속은게 바보라구요!" 『그렇구나. 그럼 비겁하다고 하렴.』그녀가 간단하게 자신의 패배를 시인하자 레아드는 할 말이 없어져 버렸다. 어쩐지 비하랄트와는 다르면서도 비슷한 분위기의 소녀였다. 머뭇거리던 레아드가 한마디 했다. "날 어쩔 생각이죠?" 입고 있는 옷에 비해서 너무나 초라한 동굴 바닥에 앉은채로 그녀가 손을들어보이더니 어지럽게 내저었다. 『녀석이 온다면 인질로 사용을 할 것이고, 오지 않는다면 화풀이로 사용하겠지.』별것 없다라는 그녀의 말에 레아드는 마른침을 삼켰다. 어느쪽이던 최악이란건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론은 오지 않을거에요." 그녀가 이쪽을 보더니 생긋. 웃었다. 『어떻게 자신을 하는거지? 아까 그 아이 말로 보자면 당장이라도 달려올태세던데. 그 아이는 네게 반했나 보더구나.』"기... 기네아씨가 보내지 않을거라구요!" 얼굴을 붉히며 레아드가 소리를 쳤다. 동굴이 얼마나 길고 넓은건지 쩌렁쩌렁한 레아드의 목소리가 동굴 저편으로 가더니 한참 뒤에 다시 울려퍼졌다. 소녀가 손을 흔들자 시끄럽던 메아리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오지 않아도 상관은 없다. 어차피 내 상처는 삼일 정도면 완치가 될테고그때 찾아가서 녀석을 잡아도 늦지는 않으니까. 괜히 중간에 죽게될 너만 불쌍할 뿐이지.』어쨌거나 죽인다란 말 뿐이다. 아마 론이 와도 자신을 죽일거 같았다. 매서운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던 레아드는 자신의 살기 따위는 그녀의 세월이만들어낸 두꺼운 신경을 건드리기엔 너무나도 미약하다는걸 깨닫고는 곧,자포자기를 해버렸다. 무릎을 모아서 안은 레아드는 조용히 무릎에 턱을 괴었다. 그리고는 눈동자만 굴리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문득, 레아드가 마녀에게 물었다. "당신.. 여기서 살아요?" 『그래.』"정말요?" 레아드는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 보았다. 광활하게 뻗어나가는 끝없이 긴동굴의 통로와 은은하게 빛나는 벽을 제외하고는 그 무엇도 없는 썰렁한모습. 레아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알아챘다는 듯, 그녀가 냉소를 지었다. 『난 몸도 없는 정신체다. 잠을 잘 필요도 없고, 무엇을 먹을 필요도 없 지. 내게 필요한건 마력을 뽑아낼 인간 뿐이야.』레아드가 의아하다는 눈빛으로 되물었다. "하지만.... 전 잠도 자고, 먹기도 하는걸요?" 물론, 정령이나 귀신이나 같은 정신체. 먹지 않아도 살고, 자지 않아도 산다는건 비하랄트가 귀가 아프게 알려줘서 잘 알고 있는 레아드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산다는건. 레아드의 말이 자뭇 귀엽게 들렸는지 소녀가 피식, 웃었다. 『그래, 넌 그러더구나.』그녀의 반응이 차갑지 않자, 레아드가 건방지게도 한마디 더 했다. "사람은 자고로 먹고, 자야한다구요. 아무리 몸이 없다고 해도 이런데서 살다니... 외롭지도 않아요? 할머니가 괜히 귀신이라고 부르는게 아니네 요. 이런데서 혼자 살면 나라도 그렇게 되버리겠어요." 『이런 곳에 사는건 내 취향이다. 근데.. 할머니?』"좋은 취향은 아니네요.. 아니, 마도사들이 원래 이런 곳을 좋아하는 건 가?" 『어떤 녀석들은 호화로운 성을 짓고 살기도 하지. 그런데 할머니라니 누구를 말하는거냐? 설마 비하랄트?』"할머니가 할머니지 누굴 말하는거겠어요?" 너무나 당연하다는 레아드의 대꾸였지만, 마녀에겐 별로 그렇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녀는 어리둥절한 눈으로 레아드를 쳐다 보더니 물었다. 『무슨 소리냐? 비하랄트가 할머니라니?』레아드는 의아한 표정을 짓다가 곧 얼굴을 폈다. "아, 할머니를 못 본거군요? 원래 비하랄트는 할머니예요." 마녀가 흥미롭다는 눈으로 레아드를 올려다 보았다. 『재밌구나. 할머니였단 말이지? 어떻게 생겼는지 말해주렴?』"뭐, 어려울거 없죠. 키는... 음. 이만하고.. 아니, 좀 작았나? 하여간, 키는 이 정도고 머리는 회색머리에 고집 투성이인 눈을 가졌어요. 성격 도 원래 고집스러우니까... 그리고 얼굴은..." 레아드의 설명이 길어지면서 레아드는 평소에 비하랄트에게 쌓아두었던 감정들은 저도 모르게 다 말을 해버렸다. 이때는 이랬는데, 저때는 저랬는데.. 나불나불. 한참을 말하던 레아드는 문득, 웃음소리에 말을 멈췄다. 힐끔 고개를 돌려보니 아래서 소녀가 배를 잡고는 킥킥 웃고 있었다. 한참동안 정신없이 웃는 그녀를 가만히 내려다보던 레아드는 그녀의 웃음이 잦아지자 넌지시 물었다. "비하랄트 생긴게 그렇게 웃겨요?" 『뭐?』"비하랄트 몸매가 항아리 비슷하다는게 그렇게 웃겼냐고요?" 『하, 하아..풋. 아하하!』차마 형용을 못할 만큼이나 자지러지게 그녀가 웃음을 터뜨렸다. 레아드는갑작스런 그녀의 모습에 도저히 이 마녀란 소녀를 판단할 기준을 잡을 수가 없었다. 무섭게 굴때는 엄청나게 무서운데, 별것도 아닌 농담에 이렇게웃다니... 한참을 깔깔 웃던 소녀가 너무 웃었는지 숨을 내쉬면서 머리를 흔들었다. 그리고는 레아드가 간신히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조금도 안 변했군... 녀석.』"....??"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82 관련자료:없음[21371]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08 01:28조회:35--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8 2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기네아 님..?" 쟁반을 두 손에 든 시랑이 조심스럽게 기네아를 불렀다. 기네아는 묵묵히땅을 내려다 보다가 부름에 고개를 들더니 시랑을 쳐다 보았다. "무슨 일이냐?" "저녁 식사입니다. 론 님과 기네아 님의.." "놔두고 가라. 론 님께는 내가 직접 전해 드리마." "예..." 머뭇거리는 자세로 시랑이 쟁반을 땅에 내려 놓고는 몸을 뒤돌렸다. 멀리서 파유가 '어휴 저런 바보!'라고 방방 뛰는게 보였지만, 시랑도 할 말은있었다. '저렇게 살벌한데 어떻게 론 님을 풀어달라고 말하라는거야? 말을 할거면 자기가 직접 오면 될걸..' 그리 생각을 하던 시랑이 갑자기 뒤에서 들려온 굉음에 깜짝 놀라서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기네아가 서 있었고, 조금 열린 문 사이로 방금 시랑이 가져다 준 음식들이 땅에 엎어져서 뒤섞여 있는게 보였다. 론이 들어오는 쟁반을 걷어 차버린 모양이었다. 기네아가 이쪽을 보더니 오라는 손짓을 했다. "이거 다시 만들어 와라." "예? 아, 예." "됐어! 안먹을테니 가져오지 마!!" 안에서 론의 고함이 들렸지만, 기네아는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 시랑에게일을 시켰다. 시랑은 서둘러서 다시 음식을 준비하러 뛰어갔다. "으그, 저 바보!" 시랑의 행동을 멀리서 보던 파유가 주먹을 붕붕 휘두르면서 시랑의 못남을탓했다. 하지만, 사실 자신이 할 일을 무서워서 시랑에게 시켰으니 그리심하게 시랑을 욕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바위에 걸터 앉아서 한숨을 내쉬며 파유는 멀찌 감치 떨어져 있는 집 쪽을 보았다. 기네아는 다시 의자에 앉았고, 집 안의 론도 지쳤는지 조용해졌다. "...응?" 집을 바라보던 파유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 집 지붕에서 무언가 움직이는게 보였던 것이다. 기네아가 앉아 있는 집의 문과는 정 반대편이라서 집에서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파유만이 그것을 볼 수가 있었다. 그 무언가는 죽죽 벽과 지붕의 틈새를 통해서 계속 뿜어져 나왔다. '뭐지?' 파유는 슬쩍 기네아를 살폈다. 지금 움직이면 당장에 알아챌 것이다. 잠시파유가 기다리자 저쪽에서 시랑이 쟁반 하나를 들고 다시 달려왔다. 그때를 노려서 파유는 조용히 집의 뒤편으로 돌아서 다가갔다. 집이 가까워지고 집 앞쪽에서 시랑과 기네아가 주고 받는 말소리가 들려오자 파유는 숨도 내쉬지 못할 만큼 긴장을 하고는 한발한발 쥐죽은 듯이 조용히 걸었다. '조심..조심.' 문제의 그것까지의 거리는 이제 겨우 수미터. 한눈에 그것이 천이란 것을알 수가 있었다. 이런게 왜 여기 있는거지? 파유는 슬쩍 손을 뻗어 그것을빼냈다. 어딘가 걸려서 찢어질거라고 생각했던 천은 너무나 간단하게도 파유의 손으로 넘어왔다. 그때 앞쪽에서 다시 한번 쟁반이 엎어지고 그릇들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론의 고함성이 사방에 울려 퍼졌다. "안 먹는다고 했잖앗!" 쟁반을 걷어 차고, 그리고 문을 걷어 차면서 안쪽에서 론이 그야말로 발악을 해댔다. 그 덕에 파유는 기네아에게 들키지 않고 천을 든 채로 집에서빠져 나올 수가 있었다. 천에 무슨 글자가 써 있다는걸 어렴풋이 눈치챈 파유는 숨도 쉬지 않고 맹렬하게 달려서 집에서 거의 수백여 미터나 떨어진 공터까지 와서야 걸음을멈추었다. 얼굴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숨이 가빴지만, 파유는 전혀 피곤하지 않은 듯 재빨리 천을 펴 보았다. "....!!" 천 안에는 놀랍게도 수많은 글과 도형들이 그려져 있었다. 그것들을 보던파유의 얼굴 색이 삽시간에 굳어졌다. "이....이건..!" 네번이나 음식을 번갈아 나르던 끝에 기네아에게 그만 가도 된다는 허락을받아서 물러나오던 시랑은 그 길로 파유에게 납치를 당했다. 무슨 일이냐고 묻는 시랑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파유는 마을에서 한참을 떨어진 숲까지 시랑을 끌고 왔고, 그리고는 품 속에서 천을 꺼내다 시랑에게 내보였다. "곤란... 한데." 시랑이 한참동안 천에 써 있는 글을 보더니 넌지시 입을 열었다. 파유가두 팔을 휘두르며 외쳤다. "론 님의 부탁이란 말야! 론 님의!" "하지만, 이대로 하면... 우리 죽을지도 몰라." 말 그대로 마구 곤란한 표정을 짓는 시랑에게 파유가 소리쳤다. "레아드 님을 그냥 놔둘 참이야, 너?" "그런 말은 하지 않았어." "그게 그거잖아!" 파유의 말에 시랑이 앙칼지게 외쳤다. "그래서 넌 지금 죽자는거야? 기네아 님은 진심이라고! 이번은 장난으로 넘기지 않을거란 말야!" 평소와는 다른 시랑의 외침에 파유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시랑이 연이어 말했다. "더구나, 지금 우리가 론 님을 풀어 드려서 뭘 어쩌자는거야? 론 님을 그 마녀한테 보내자고? 파유, 넌 레아드 님만 아니라 론 님도 죽일 작정이 야?" "아, 아냐!" 파유가 고개를 저었다. 시랑은 그런 파유를 조용히 바라보더니 작게 속삭이 듯 말했다. "그만둬. 내가 보기에 이번엔 기네아 님이 옳아. 이건 우리가 참견할 일이 아니야." "......." "그리고 이 천은 내가 가지고 있을게. 괜히 기네아 님한테 들키기라도 하 면 곤란해지니까. 너도 어서 마을로 돌아가." 시랑이 몸을 돌려 마을 쪽으로 걸어갔다. "....거야." 몸을 돌려서 걷던 시랑이 멈칫, 그 자리에 섰다. 거의 들리지 않았지만 파유가 한 말을 들은 것이다. 혼자.. 뭐라고? "...파유?" 고개를 숙이고 있던 파유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은 매섭게 빛나고 있었다. 파유가 두 주먹을 불끈 쥐면서 당차게 외쳤다. "너가 도와주지 않으면 나 혼자서라도 하겠어!" 파유의 말에 시랑은 놀라서 뭐라 말을 하려다가 손에 들고있던 천을 보았다. 시랑이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파유를 바라 보았다. "너, 너 설마 벌써 주문을!?" "날 뭘로 보는거야? 그런 주문 같은거 보자마자 외웠다고!" "그만둬, 이 바보!" "바보는 너야!" 파유가 빼액 소리쳤다. "레아드 님이 없으면 론 님은 괜찮을거라고 생각하는거야!? 왜 몰라? 여지 껀 봐왔잖아!" "하지만!" "다시 옛날에 론 님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거야? 뭐가 펠이야! 뭐가 펠이 냐고! 그렇게 괴로워하시는걸 보는게 그렇게 좋은거야? 힘만 있으면 다가 아니잖아!!" 파유가 왈칵, 눈물을 쏟았다. "난 싫어... 싫단 말야!" 결국 파유가 그 자리에 주저 앉은채 목을 놓아 울어버렸다. 뭐라 파유에게말을 하려던 시랑은 그냥 입을 다물고는 눈물을 흘리며 우는 파유를 내려다 보았다. 하얀 볼 위로 하염없이 눈물의 길이 생겨나고 그 길을 따라 은색의 방울들이 가느다란 턱선을 따라 흘렀다. 자신의 볼을 긁적이던 시랑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으읔, 분명 난 이 망할 녀석 때문에 분명히 제명에 못 죽을거야... 울고 있는 파유에게 다가간 시랑이 무릎을 꿇더니 그녀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그리고는 손을 뻗어서 울고 있는 파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파유가신경질 적으로 시랑의 손을 피했지만, 시랑은 그냥 미소를 지었다. "으이그, 이 화상."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83 관련자료:없음[21372]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08 01:28조회:32--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8 3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시랑이 투덜거렸다. "너 때문에 내가 제명에 못 산다. 못 살아." 윽윽윽.. 입을 다문채로 서럽게 울던 파유가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고개를들더니 이쪽을 올려다 보았다. 파유가 우는건 여지껀 수십번도 넘게 봐 왔지만, 이번 처럼 목 놓아서 우는건 처음이었다. 파유의 시선에 시랑이 볼을 붉히더니 무릎을 펴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파유에게 손을 내 밀었다. "일어서. 옷 더러워지잖아." "해.... 주는거야?" "누가 해준대?" "으아아아앙!" "으아아아악! 당장 일어나!!" 이미 파유가 우는게 진심을 비껴나가 거짓의 영역에 도달 했다는걸 눈치챈시랑이 손을 뻗어서 파유를 강제로 일으켜 세웠다. 파유가 눈물을 슥슥 닦으며 시랑에게 슬쩍 물어왔다. "..해 주는거지?" "내가 널 무슨 수로 막냐?" "헤헤." "일 잘못되면 너가 다 책임져." "응. 우리 죽으면 내가 저 세상에서 다 책임질게." 시랑이 뜨악스런 눈으로 파유를 쳐다 보다가,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퍽도 고맙다. 아주 위로가 됐어." 헤헷. 파유가 웃으면서 손을 내밀었다. 자신의 턱 앞까지 온 손을 내려다보며 시랑이 불쾌하게 물었다. "이건 무슨 뜻이지?" "이제 돌려줘." "뭘?" "천 말야. 론 님이 주신 천." "천? 어째서?" 파유가 순진무구한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 "주문을 외워야 하거든. 그러니까아... 시랑. 얼굴이 되게 멋지다." "그.... 그러냐?" "응. 꼭 사람 하나 잡아먹을거 같애." 별로 그 말을 반박하고 싶지 않은게 시랑의 기분이었다. 빙긋빙긋 웃는 파유를 향해 시랑이 기염을 토해냈다. "으아아아악! 이 망할 계집 같으니라고! 날 속였어!!" 론이 전해준 천에 의하면 계획을 실행하는 시간은 하루가 지나서 마녀가준 이틀이란 기한의 마지막 날. 아침. 밤새도록 주문을 외운탓에 눈이 붉게 충렬된 파유는 떠오르는 주변의 안개를 듬뿍 들이 마시더니 다시 밖으로 내뿜었다. 멀리 동이 트는게 보였다. 슬슬 안개도 걷힐 시간이다. "주문은 다 외운거야?" 연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잠을 자둔 시랑이 어느새 일어났는지 다가와서 물었다. 파유가 피곤한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씨익 웃었다. "당연하지. 이 펠리어즈... 후보인 파유 님을 뭘로 생각하는거야?" 시랑이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가슴을 펴며 당당하게 대답했다. "악마 같은 망할 계집애." "고맙네..요." "그나저나, 하루만에 다 외우다니.. 너도 대단하긴 하다." 시랑이 천을 들여다 보며 감탄을 했다. 도저히 말로는 설명을 못할 만큼이나 복잡하게 섥히고 얽힌 도형과 선들. 그리고 고대어들이 천들의 위를 난무하고 있었다. 외우는데만 며칠이 걸릴 만큼이나 엄청난 양인데 이걸 외우는데다가 주문으로 만들 정도라니... 선배들이 파유에게 거는 기대가 어째서 그렇게 큰지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힛힛. 당장이라도 써보고 싶어서 근질근질거려." 파유의 말에 시랑이 파유의 머리를 헝클였다. "적당히 해둬. 곧 아침 식사 시간이야." "작전은 알지?" "그건 내가 할 말인데? 괜히 이상한데로 쏴서 과부 될 생각은 하지 마." "헛소리!" 퍼억, 파유가 시랑의 엉덩이를 걷어 찼다. 시랑이 뭐라 투덜거리면서 아픈엉덩이를 매만지며 숲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길로 향했다. 파유는 그 사이에 천을 다시 들여다 보았다. 시랑의 말대도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면 자칫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는건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아침의 해가 떠오르면서 뿌연 안개 사이로 푸르른 하늘의 점차 드러났다. "식사..입니다. 기네아 님?" 밤새 잠도 안 잤는지 어제 마지막에 봤을 때와 똑같은 자세로 앉아있던 기네아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시랑은 기네아의 싸늘한 시선에 마른침을삼키며 쟁반을 기네아에게 건네주었다. "론 님. 식사입니다." 문을 조금 열며 기네아가 쟁반을 안쪽에다 넣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시랑은 론이 어제 처럼 쟁반을 걷어 찰거라고 생각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쟁반이 완전히 집 안으로 들어갈 동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쟁반을집 안에 밀어 넣은 기네아는 다시 문을 닫았다. 시랑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왜 그러냐?" 기네아의 물음에 시랑이 화들짝 놀라서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아, 아닙니다! 론 님이 어제 굶으셔서.." "됐다. 그만 가봐라." "아, 예." "좋았어." 멀리 언덕 위에서 마을을 내려다 보던 파유는 시랑이 기네아에게 쟁반을건네주는 것을 보고는 재빨리 손으로 인을 맺었다. 그리고는 손을 복잡하게 움직이면서 동시에 입으로 주문에 사용될 고대어를 읊었다. 순식간에 파유의 주위에 있던 마력들이 그녀의 몸으로 모여 들더니 다시,그녀의 손으로 빨려 들어갔다. 순식간에 파유의 손 위로 붉은색의 이글거리는 둥근색 구체가 생겨났다. "후우... 좋아." 파유는 고개를 돌려 집 쪽을 노려 보았다. 기네아가 쟁반을 집 안으로 넣고 있었다. "...응?" 밤을 새워가며 마법진을 만들던 기렌은 문득 고개를 들었다. 주변의 마력이 작게 요동을 치고 있었다. 그녀는 의아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곧그 원인이 마을 위 쪽의 언덕에 있다는걸 알아냈다. 언덕 위에는 파유가 서 있었다. "뭘 하는거지?" 파유가 복잡하게 수인을 맺으며 어떤 주문을 만드는게 보였다. 그걸 보던기렌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 주문이 뭔지 알아챈 것이다. 그 순간, 파유가손을 앞으로 뻗었다. 번쩍!! 파유의 몸 앞에서 강렬한 불기둥이 생겨나더니 단숨에 앞으로 쏘아졌다. 기렌은 재빨리 그것이 목표하는 곳을 보았고, 다시 한번 경악성을 터뜨리고 말았다. "피, 피해!!" 불기둥은 정확히 집을 노렸다.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84 관련자료:없음[21373]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08 01:29조회:30--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8 4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응?" 갑자기 들려온 기렌의 비명에 기네아는 재빨리 그녀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동시에 집 쪽으로 날아오는 불기둥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그 불기둥의 뿌리 쪽에 파유가 서 있는걸 알게된 기네아가 과격하게 인상을 일그러뜨렸다. "저 빌어먹을 것이!" 집 쪽으로 다가오던 불기둥이 한순간, 방향을 틀더니 단숨에 집의 입구. 즉, 기네아가 앉아 있던 자리로 향했다. 기네아는 불기둥을 막으려다가 옆에 시랑이 있다는걸 깨닫고는 황급히 시랑을 안고는 옆으로 피했다. 단숨에 불기둥이 그 자리를 덥쳤다. 콰콰쾅!!! 방금 전에 배운 주문이고, 이번이 처음 사용해 본다는걸 감안할 때 말도안될 정도의 커다란 폭발이 일어나며 집의 입구가 산산조각, 터져 나갔다. 기네아도 그 폭발에 휩쓸려서 시랑을 안은채로 공중에 떳다가 그대로 땅에내동댕이 쳐졌다. "크악!" 기네아가 고통에 찬 신음을 흘렸다. 파유는 멀리서 자신이 던진 주문이 제대로 효과를 보자 언덕 위에서 환호성을 내질렀다. 기네아가 간신히 몸을일으켰다. 자욱하게 연기가 일어나는 사이, 기네아는 힘겹게 눈을 치켜 뜨며 연기 너머를 노려 보았다. "휘유, 저 녀석. 제법 쓸만한데. 하지만, 저 이상의 주문은 가르치지 말아 야 겠군." 어느새 집 밖으로 나온 론이 휘파람을 불며 파유를 칭찬해 주었다. 집의입구가 폭발로 날아가 버렸으니 그대로 걸어 나온 것이었다. 기네아는 그런 론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무슨... 짓을 하시는 겁니까?" 론이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네가 꺼내주지 않으니까 수를 쓴거 뿐이야." "파유에게 주문을 알려준 겁니까?" "응. 간단한 화염 주문 하나를 알려줬지. 하지만 위력이 이 정도나 될 줄 은 나도 몰랐어." 기네아가 찡그렸던 얼굴을 폈다. "재밌는 방법을 생각해 내셨군요. 하지만, 역시 보내드릴 수는 없습니다. 여기 보다는 누추하지만, 다른 집이 있으니 그 곳에서 하루만 머물러 주 시죠." "그 다친 몸으로 싸울 생각이냐?" "지금의 론 님이라면 몇명이라도 상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필요 는 없겠죠. 구슬을 깨버리면 포기 하실테니까요." 기네아가 품 속으로 손을 넣었다. 하지만 론은 미소를 짓는 얼굴을 바꾸지않았다. 대신 기네아가 얼굴을 왕창 구겼다. 그때, 옆에 있던 시랑이 후다닥 앞으로 달려가더니 론의 뒤로 숨었다. 기네아가 시랑을 노려보며 힘들게 말했다. "너도.... 한편인거냐?" "죄, 죄송합니다." "이 놈들..!" 기네아가 검을 뽑으려 하자 론이 그 앞을 막아섰다. "됐어. 애들은 그냥 놔둬. 다 내가 꾸민 일들이다." "가지 마십시오." "안돼." "가지.. 마십시오. 부탁입니다." "거절한다." 론이 차갑게 말했다. 기네아는 묵묵히 검을 뽑아 들었다. "정 가신다면 당신의 다리를 자르겠습니다. 다리가 없다면 가시지도 못하 시겠죠.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가지 마십시오." 론은 싱긋 미소를 짓더니 시랑에게 손을 내밀었다. 시랑은 머뭇거리다가결국 론의 손에 자신이 훔쳐 온 구슬을 올려놓았다. 기네아가 눈을 잠시감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그게 대답입니까?" "그래." "지금 가시면 의식은 치루지 못합니다.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보통 사람으로 평생을 살게 된다는 뜻이지. 잘 알고 있어." "그래도 가시겠다는 겁니까?" "응." 론이 손을 뻗더니 시랑에게서 작은 담검을 건네 받았다. 차컁, 단검의 서늘한 날이 검집 안에서 흘러 나왔다. 시랑이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 기네아가 자세를 잡더니 론을 노려 보았다. "절 원망하지 마십시오." 론은 조용히 단검의 오른손으로 쥐었다. 푸른 하늘 사이로 하얀 구름이 흘러가고, 그 가운데 한가닥, 짧고 강렬한 기합이 울려퍼졌다. 파앗! 기네아의 몸이 흐릿해지더니 기네아가 서 있던 자리에 움푹 파이면서 흙이사방으로 튀어 나갔다. 시랑의 눈에는 기네아의 몸이 한순간에 사라졌다고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론은 기네아가 사라지는 순간 짧게 눈을 감았다가다시 떴다. 검은 폭풍, 검은 그림자가 온통 앞을 가리고 있었다. 그 가운데로 론은 들고 있는 단검을 앞으로 내찔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검은 그림자가 론의몸을 덥쳤다. 한순간에 둘의 모습이 겹쳐졌다. 격렬한 움직임이 거짓말 처럼 멈춰졌다. "......" 날카로운 검이 인간의 몸을 뚫을때 느껴지는 그 비릿한 느낌이 검을 타고흘러왔다. 론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손을 들어 자신의 어깨에 기대진 기네아의 몸을 부축했다. "미안하다." 기네아의 입에서 실가닥 처럼 가느다란 피줄기가 흘러나왔다. 론은 기네아의 몸을 부축해서 땅에 뉘였다. 기네아의 가슴 한가운데엔 론이 들고 있던단검이 박혀 있었다. 쿨럭, 기네아가 피를 토하더니 간신히 입을 열었다. "실력이... 많이 느셨군요.." "말 하지 마라." 조심스럽게 기네아의 상처를 확인한 론이 고개를 뒤로 돌렸다. 어느새 파유가 마을까지 내려와 있었다. "파유, 시랑. 기네아를 부탁하마." "아, 예!" 회복 마법이 가능한 파유가 얼른 달려오더니 마법으로 기네아의 상처를 아물게 했다. 시랑이 단검을 뽑아내는 바람에 피가 사방으로 튀었지만, 파유는 자신의 탓이 크다는걸 잘 알고 있는건지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전력으로 기네아의 상처를 돌보았다. 론이 일어서자 기네아가 그 와중에도 입을 열어 말했다. "가... 가실.. 생각이십니까?" "그래." "무슨.. 생각..크윽..! 생각 이라도..?" 론이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가면서 생각해봐야지." "....." 론의 말이 무척이나 미덥지 못했는지 기네아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론은그런 기네아를 보더니 파유와 시랑에게 다시한번 부탁한다는 말을 하고는그곳을 나왔다. 조금 걷자 마을의 공터가 나왔다. 조용히 마법진 앞에 서 있는 기렌에게론이 다가갔다. 기렌은 멀리 쓰러진 기네아를 보더니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고집 불통이네요. 기네아도, 론 님도." "내 고집이 좀 더 세다는거겠지. 기네아가 져줬잖아." "저 아이는 그런식으로 밖에 론 님을 보내드릴 수 없었던 겁니다. 이해해 주세요." 론은 미소를 지었다. "기네아를 부탁하마." 기렌이 조용히 웃었다. "레아드 님을 꼭 데려오세요."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85 관련자료:없음[21374]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08 01:29조회:32--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8 5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후우..." 가파른 산비탈을 오르면서 론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느새 태양이 머리 위에 떠 있는 정오. 더운 날씨는 아니었지만, 산을 오르다 보니 자연스레 땀이 온 몸을 적셨다. 나무 뿌리를 잡으며 산을 오르던 론이 투덜거렸다. "젠장, 대단해. 이게 보통 사람의 몸이라는거냐?" 짜증이 밀려 올 만큼이나 쉽게 지친다. 더구나 비오 듯이 흐르는 이 땀은그야말로 짜증의 극치였다. 턱까지 숨이 차서 숨을 쉬기도 힘들 지경에 론은 차라리 기절을 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없으니 론은 차라리 한숨을 내쉬었다. "후아... 나랑 레아드는 그렇다고 쳐도 바크 녀석. 대단하네.. 존경해줄 까? 이런 몸으로 여지껀 잘도 살아왔구나." 갑자기 바크가 위대해 보였다. 알긴 알았지만, 보통 인간이란 이렇게나 무력한 존재였던 것이다. 이런 와중에서 그 수준의 검을 익히다니.. 포르 나이트나 기사 녀석들을 어째서 사람들이 그리 칭송을 하는지 조금은 알게되었다. "하악.. 하악.." 그나저나, 아무도 없는 산길을 오르며 혼자 투덜거리던 론도 슬슬 지치고짜증이 나는지 자신의 앞에서 허공을 떠 가고 있는 구슬을 노려보았다. 이렇게 비오 듯이 땀을 흘리고 지치는 와중에도 쉬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저것 때문이었다. 처음 구슬이 이동을 시켜 줬을 때 론은 녀석이 마녀에게 단숨에 데려다 줄거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녀석은 왠 절벽 앞에다 론을 떨궈주더니 갑자기 살아가지고는 어디론가로 날아가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곳이 어디인지도 모른 채 론은 허겁지겁 빛의 구슬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어언... 두시간째. 한번은 인내심의 한계를 경험하면서 구슬을 낚아 채버릴까.. 하는 생각도했지만, 그러다가 구슬에 이상이 생겨서 멈춰버리면 죽도 밥도 안되는 바보 같은 상황으로 일이 치달아 버리니 겁이 나서 그러지도 못했다. "흐아아.." 산을 두개 정도 오르락 거릴 즈음, 론은 어떤 이름 모를 산의 정상을 걸었다. 아래 쪽으로 드넓게 숲이 펼쳐져 있었고, 그 가운데로 흰색의 연기가실가닥 처럼 얇게 하늘로 오르고 있는게 보였다. 눈을 작게 모으며 그쪽을살펴보자 숲이 움푹 들어가 있는게 보였다. 아무래도 그 쪽에 마을이 있는모양이었다. "마을이 있는거 보니까... 대륙 안이라는 소린데. 도대체 여기 어디야?" 미도에 있을 때보다 따듯한거 보니 미도의 남쪽이란걸 알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그건 조금의 도움도 안됐다. 미도는 원래 대륙 최북단에 있는 땅. 어딜가도 미도의 남부란 말이다... 나무는 침엽수가 대부분이었는데, 론은 나무와 기후에 대한 공부를 한 적이 없어서 침엽수가 자라는 지역이 어느 곳인지 알 도리가 없었다. 결국,여기가 어디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제길." 구슬 녀석이 마을 쪽으로 가는 듯 하더니 홱, 방향을 바꿔서 정 반대편으로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마을과는 아예 반대편이다. 누구라도 만나면여기가 어디인지 알 수 있을텐데.. 하는 기대를 가지던 론은 구슬을 향해한번 욕지꺼리를 내뱉았다. "....?" 산의 경사를 따라 내려가던 론이 문득, 주위를 돌아 보았다. 어쩐지 주변의 공기가 팽팽해지는 기분이었다. 전보다 살기나 마력을 느끼는 감각이비교도 못하게 떨어진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여지껀 매일 느끼던걸 하루 아침에 못느끼게 된건 아니다. 지금 느껴지는건 분명히... '마력?' 마력이다. 적은 양이지만, 분명히 마력이었다. 그때, 무언가 거대한 그림자가 론의 앞으로 나타났다. "..!" 구슬을 따라 걷던 론이 재빨리 뒤로 물러서면서 품 속에 넣어뒀던 단검을꺼냈다. 되도록이면 장검을 가져오고 싶었지만, 지금 자신의 몸 사정상 장검 보다는 단검 쪽이 확실히 도움이 되는 바람에 담건으로 가져 온 것이었다. 론이 갑자기 앞에 나타난 '그것'을 보면서 혀를 찼다. "제길, 제대로 찾아오긴 했군." 나타난건 며칠 전에 본 그 외눈박이 녀석이었다. 아마도 론을 기다리고 있던 모양인지 녀석은 공격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녀석이 나타나자 잠시 주위를 방황하던 빛이 스륵, 사라졌다. "케켁." 녀석이 론에게 뭐라 떠들었다. "캬룩. 카롸롸롹!! 깍깍깍!!" "몰라, 무슨 말 하는거야?" "키아아아찻!!" 귀가 아플 정도로 떠들어 대는 녀석을 보며 론은 잠시, '베어버릴까?'하는충동에 휩쌓였다. 하지만, 덤빈다고 상처 하나 낼 수도 없고 괜히 주먹이라도 한번 맞는 날에는 그 자리에서 피죽이 된다는건 론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다. 치밀어 오르는 짜증스러움을 죽이면서 론은 녀석이 마음껏 떠들도록 그냥 놔뒀다. "칵칵칵!" "쿠아앗!" 가만히 녀석의 힘찬 독주를 듣던 론이 고개를 위로 돌렸다. 어느새 녀석의울음소리가 두개로 갈라진 것이었다. 다른 녀석이 나무를 타고 나타났다. 그 뒤로 몇마리가 연이어 나타나서 론의 주위는 단숨에 외눈박이 괴물들로가득찼다. 평소라도 조금 부담스러운 녀석들인데, 이런 상황에 녀석들에게 포위를 당해보니 꽤 부담이 되었다. 더구나 녀석들이 질러대는 고함소리는 이젠 귀를 아프게 하는 정도가 아니었다. 숲이 떠나갈 듯한 고음이 론의 몸 안을뒤집어 놓았다. "차아아아앗!!" 그때, 숲 저편에서 모든 고함을 내리 누를 정도의 웅장한 외침이 들려왔다. 소리를 마구 질러대던 녀석들은 그 소리에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아마도 이 녀석들은 소리로 연락을 하는 모양이었다. "쿠럭." 한 녀석이 론에게 다가오더니 넙죽, 무릎을 꿇었다. 충성을 바친다는 모습같기도 했지만, 론에게는 그보다 엎히라는 쪽으로 해석이 되었다. "매...달리라는 거냐?" "쿠쿽!" "아, 알았어. 화내지 말라고." 론이 슬쩍 녀석에게 다가가더니 녀석의 목에 매달리려고 했다. 으윽, 끔찍그 자체다. 속으로 그런 투정을 했지만, 벌어진 상황은 생각보다 더 끔찍한 것이었다. 론이 매달리려고 하자 녀석이 갑자기 손을 뻗어서 론을 잡았다. 그리고는 번쩍 들더니 품에 안아버렸다. "으, 으엑!?" "쿠핫!" 론을 품 안에 안은 녀석은 주변의 녀석들에게 소리를 쳤다. 그러자 모두한번씩 고함을 질러주더니 갑자기 나무 위로 뛰어 오르기 시작했다. 아마도 '가자!'라는 말인 모양이다. 한 외눈박이 괴물의 품에 안긴 론은 차마 말로는 못할 끔찍한 감정을 느꼈다. 녀석은 론이 무슨 종이 조각이라도 되는지 한손으로는 론을 안고, 그리고 한손으로는 나무들을 타면서 동료들과 함께 어디론가로 달려나갔다. 파파파팟! 주변의 나무가지들이 거대한 덩치와 충돌하면서 사정없이 꺽어지고, 그 사이로 맹렬하게 바람이 스쳐간다. 얼마나 빠르게 달려가는건지 가늠해 볼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귓가를 스치는 바람 소리가 제법 매섭다. 녀석은 그렇게 십분 정도를 달렸다. 론이 세어보기를 산을 여섯개는 지나온거 같았다. 자신의 발로는 오늘 하루를 꼬박 가도 도착하기가 어려운 거리였다. 론이 속으로 마녀를 마구 욕했다. '젠장, 이렇게 멀었으면 애초에 여기로 이동을 시켜줄 것이지 그렇게 먼 곳으로 떨궈놓다니. 무슨 빌어먹을 심보야?' 론은 고개를 돌려 녀석이 달려가고 있는 쪽을 바라 보았다. 어느새 주변은깊은 계곡의 풍경으로 바뀌어 있었다. 비하랄트의 몸이 잠들어 있는 그 계곡과 비슷한 곳이었다. "둘 다 괴팍한건 알겠는데, 취향마저 같은가 보군." 멀리 계곡 사이로 거대한 동굴이 나타나자 론이 투덜거렸다. 외눈박이 괴물에게 안긴 볼품없는 꼴로 론은 그렇게 마녀가 사는 동굴로 들어가게 되었다. 곧 거대한 어둠이 론과 외눈박이 괴물들을 집어 삼켰다.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86 관련자료:없음[21383]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08 04:27조회:1000--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8 6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마녀가 레아드를 올려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인질로서의 가치는 충분 했군.』"론!!" 외눈박이 괴물에게 안겨서 동굴 안으로 들어서는 론은 밝은 동굴의 내벽안으로 레아드와 마녀를 볼 수 있었다. 레아드는 무슨 힘에 갇혔는지, 공중에 떠 있었고, 그 아래로 마녀가 서 있었다. 자신을 잡고 있는 외눈박이 녀석의 팔이 느슨해지자 론은 재빨리 녀석의팔에서 아래로 내려왔다. 그리고 둘에게로 걸어갔다. 론이 외쳤다. "네 말대로 왔으니까 레아드는 풀어줘!" 그녀가 냉소했다. 『풀어준다고 한적은 없는데?』"쪼잔하게 굴기냐?" 『훗.』론의 말에 마녀가 피식 웃더니 손을 가볍게 내 저었다. 투웅. 그녀의 손동작과 함께 레아드를 가두고 있던 원형의 감옥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레아드는 갑자기 바닥이 사라지자 그대로 땅에 나뒹구를 뻔 했지만,간신히 몸에 균형을 잡아 땅에 착지를 할 수 있었다. 레아드가 재빨리 앞으로 달려서 론에게 다가갔다. 론은 자신의 옆에 서는 레아드를 보며 반갑게 웃었다. "몸 괜찮아?" "괜찮기는 한데.... 너 정말로 오면 어떡해?" "안 왔으면 어쩌려고 했는데?" 론의 물음에 대답이 궁해진 레아드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때, 둘의 앞으로 마녀가 다가오더니 말했다. 『재회의 기쁨을 방해해서 미안하지만, 비하랄트가 깨어나기 전에 내 일을끝내고 싶으니 그만 거기서 끝내주면 고맙겠군.』그녀가 몸을 동굴 안쪽으로 돌렸다. 『따라와라.』둘이 따라 오는지 조차 확인을 안 하고 그녀는 성큼 앞으로 나아갔다. 뒤에서 그런 그녀를 바라보던 레아드와 론은 넌지시 동굴 입구 쪽을 보았다. 어느새 몰려왔는지 외눈박이 괴물들이 열댓마리가 서 있었다. 론이 길게 신음소릴 냈다. "으음, 도망은 무리겠군." "바보, 수도 없으면서 왜 온거야?" 레아드의 핀잔에 론이 뒷머릴 긁적이면서 투덜거렸다. "정말 너무하네. 난 목숨 걸고 왔는데 말야. 감사의 키스 정도는 아니라도 고맙다라는 말 정도는 바란다고." "하나도 안 고마워! 정말 무슨 수 없어?" 론이 고개를 저었다. "현재로서는.." "도대체 왜 온거야?" 론이 정색을 하며 되물었다. "그럼 오지 말라고? 만약에 반대였으면, 레아드는 오지 않았단 말이야?" "그.. 그건.." 읔, 레아드가 그대로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 얼굴에서 대답을 얻은 론이싱긋 웃더니 레아드의 등을 가볍게 밀었다. "자자, 그만하고 가자구. 어떻게든 되겠지." "하지만.." "비하랄트가 그랬잖아. 마녀는 인내심이 없어서 기다리는걸 못한다고." 『누가 마녀라는거냐?』갑자기 귓가를 때리는 마녀의 음성에 론과 레아드가 화들짝 놀랐다. 그 순간 둘의 주위로 빛이 생기더니 단숨에 둘을 삼켜버렸다. 놀라서 눈을 감은레아드가 요란한 기계음에 슬쩍 눈을 떠보니 어느새 주위의 풍경이 완전히바뀌어 있었다. 온통 흰색의 알 수 없는 물질로 만들어진 거대한 원형의 홀. 도대체 뭘로만들었는지 벽은 반짝반짝거렸다. 어렴풋이 보기엔 아주 깨끗하게 닦아놓은 강철 같기도 했다. 홀은 커다란 이층 집 하나가 통째로 들어설 만큼 컸는데 주위로 여러개의 복잡한 선과 도형들이 일정한 궤적을 그리며 날아다녔다. 누가 봐도 어엿한 마도사의 연구실 풍경. 그 가운데 그녀가 서 있었다. "휘유, 대단한걸. 비하랄트의 작업실은 여기엔 비교도 못 하겠어." 무언가 커다란 원형의 구체를 만지작 거리던 마녀가 론의 말에 냉소를 지었다. 『녀석은 일부러 작업실 같은걸 만들 필요가 없으니까 그런거다.』"어째서?" 『그 커다란 몸 안에 겨우 내장들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거냐?』론이 놀라서 되물었다. "몸 안에 작업실이 있단 말이야?" 『도대체 아는게 뭔지 궁금하군. 됐다. 준비가 끝났으니 거기 위에 올라가라.』그녀가 연구실 중앙에 있는 마법진을 가리켰다. 레아드가 살짝 론의 소매를 잡아 당겼지만, 론은 그걸 무시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근데, 준비라니? 무슨 준비?" 『네 몸을 조사하는거다. 내가 쓰기에 적합한지를 조사하는거지.』"별로 쓸모 없을텐데." 『그건 내가 판단해. 올라가라.』론은 두말 없이 그녀의 말대로 마법진 위로 올라섰다. 레아드가 뒤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론은 의외로 담담했다. 론이 마법진의 중앙에서자 놀랍게도 바닥에 그려진 마법진이 빛나더니 위로 떠올랐다. 그리고는입체적으로 둥글게 휘어지면서 론의 몸을 가운데로 맴돌기 시작했다. 론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복합 마법진? 말도 안돼. 불가능한거 아닌가?" 『입 다물어.』싸늘한 마녀의 말에 론은 조용히 입을 놀렸다. "비하랄트가 분명히 이차원 적인 마법진을 수천개나 연결하는 것 보다 어 렵다고 말했었는데, 이걸 이렇게 간단하게 만든다고?" 『이건 초보적인 단계다. 비하랄트도 간단하게 하는거니 입 닥치고 가만히나 있어.』더 이상 떠들면 입을 꿰매버릴 분위기여서 론은 그제서야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자신의 앞에 떠 있는 검은색 구체를 만지작 거렸다. 그 안으로 여러가지 복잡한 글자와 도형들이 마구 생겨났다가 사라져갔다. 『시작한다.』구체가 하얗게 변색이 되면서 그녀가 나직하게 말했다. 부우웅. 론의 몸 주위를 돌던 빛의 마법진들이 갑자기 패턴을 바꾸더니 여러개로갈라지면서 방금 전과는 비교도 안되게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했다. 그 중에 몇몇 빛의 가닥들이 론의 몸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비춰댔다. 『흐음..』그녀가 턱을 만지작 거리면서 구체를 쳐다 보았다. 레아드가 슬쩍 고개를내밀어 그녀가 보고 있는 구체를 훔쳐 보았다. 꽤 먼거리 였지만, 레아드는 구체에 그려진 그림을 보는데 자세하게 살쳐 볼 수가 있었다. 구체에는 아마도 론이라고 생각되는 검은색 그림자가 그려져 있었다. 간간히 몸의 한부분이 녹색이나 붉은 색으로 색이 입혀져 있었지만, 대부분의부분들은 전부다 검은 색이었다. 한참 동안 구체를 지켜보던 마녀가 고개를 들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론을쳐다 보았다. 『몸 안에 마력이 아예 없다니.. 무슨 수를 쓴거지? 3엘? 보통 인간 수준도 안되는 양이잖아?』 계속.. --------------------------------------------------------------------- 절대! 필독! 입니다! 요타 1부 곧 삭제 됩니다. 이유는 묻지 마세요. 다칩니다.(누가요? 제가 말입니다. *_*;) 곧이라고는 했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고.. 한 며칠 걸릴거 같네요. 어쨌거나, 서두르시길(???)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87 관련자료:없음[21576]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11 04:15조회:758--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8 7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그녀의 말에 론은 어깨를 으쓱였다. "글쎄요, 비하랄트가 무슨 짓을 했나보죠."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지만, 거짓말은 아니었다. 자신의 몸에 저주를건 사람은 확실히 비하랄트였으니까. 마녀는 구체와 론을 번갈아 보더니 미간을 좁혔다. 『네 말대로 비하랄트가 무슨 수를 쓰긴 했어. 아니라면, 이렇게 엘이 낮을 수가 없을텐데.』"당신의 몸으로 적합하진 못하겠네요." 론이 빈정거렸다. 여지껀 론이 이렇게 태연하게 굴 수 있는 이유가 바로이것 때문이었다. 자신의 몸에 있던 마력들은 의식을 통해서 모조리 사라져 버렸다. 다시 말해서 보통 인간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런 몸을마녀가 원할리가 없었다. 입술을 잘근, 씹던 마녀가 고개를 들었다. 『깜찍한 소릴 지껄이는구나. 꼬마. 하지만, 오래 웃을 수는 없을걸? 금방 네 몸에 걸린 주문을 바꿔 놓을테니까.』론이 잠시 얼굴을 굳혔지만, 다시 미소를 지었다. "기대하죠." 자신의 몸에 걸린건 비하랄트 조차도 함부로 다루지 못했을 만큼이나, 규모가 커다란 것이다. 그렇게 간단하게 저주를 풀 방법을 알아내지는 못할걸? 론의 이런 예상은 금새 적중했다. 한참동안 구체를 만지작 거리던 마녀가 혀를 차며 론을 노려보았다. 『제길. 그 빌어먹을 도마뱀이..!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아무래도 저주를 풀 방법을 찾지 못한건지 그녀가 홧김에 소리를 질렀다. 휴우, 뒤에서 보던 레아드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법진 안쪽에 있던론이 슬쩍, 레아드에게 윙크를 해 보였다. 론이 마녀에게 말했다. "조사는 다 끝난건가요? 내려가도 될까요?" 『크윽, 네 놈..!』자신의 몸이 될 가능성만 없는 녀석이라면 당장이라도 때려 죽이고 싶은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마녀는 간신히 화를 억눌렀다. 그녀가 분을 삭히면서 출구 쪽을 가리켰다. 『잠시 나가 있어라. 금방 방법을 알아낼테니까.』"천천히 하세요. 천천히." 『......』마녀가 무시무시한 눈으로 노려보았지만, 론은 가볍게 마법진을 빠져 나와레아드를 데리고 작업실을 빠져 나왔다. 마녀가 보내오는 시선이 끔찍했던지 레아드는 후다닥 작업실을 나오자마자 후아아! 크게 숨을 내쉬었다. "무, 무서웠어." 론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레아드, 여긴 그녀가 일하는데 방해되니까 우린 저쪽으로 가자." 안에 있는 마녀에게 다 들으라는 듯이 론이 제법 큰 소리로 말을 했다. 레아드는 안에서 캬악!! 마녀의 호통이 터질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비하랄트의 말과는 다르게 인내심이 많은 모양이었다. 레아드와 론은 그 길로 동굴의 출구 쪽으로 걸어왔다. 아무래도 비하랄트의 몸이 만들어낸 경악스러운 길이의 동굴 보다는 길이가 짧은지 금방 동굴의 출구가 나타났다. 아까 자신들이 그녀에 의해 강제로 이동이 되었던자리까지 온 레아드와 론은 그제서야 발걸음을 멈췄다. "앗, 내 검." 벽 한편에 세워져 있는 자신의 검을 발견한 레아드가 후다닥, 달려가더니검을 가져왔다. 론은 출구 쪽을 살펴 보았다. 아직도 외눈박이 녀석들이진을 치고 밖에 서 있었다. 강행 돌파를 하기엔 꽤 무리가 있는 숫자다. 론이 그쪽으로 다가가자 땅에 앉아 있던 녀석들이 벌떡 일어서더니 크르릉. 날카로운 이를 드러냈다. 하지만 론은 녀석들의 행동을 싸악 무시하고앞으로 나아갔다. 설마 죽이겠어? 하는 마음에서였다. 과연 녀석들은 론이 바로 앞까지 다가왔는데도 공격을 하지는 않았다. 대신 다른게 론의 막을 막았다. 텅! 아무것도 모른채 걸어가던 론이 무언가 단단한 유리와 충돌하고는 재빨리뒤로 물러섰다. 그나마 앞으로 나가던 발이 먼저 유리를 걷어 차서 다행이었다. 하마터면 얼굴로 들이 받을뻔 했다. 앞에 있던 외눈박이 녀석들이 킬킬 거리며 웃자 론이 인상을 팍, 찡그리며녀석들을 쏘아보았다. "무슨 일이야?" 뒤에서 다가온 레아드가 물어왔다. 론이 앞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상한 벽 같은게 있어." "벽?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만져봐. 여기.. 응. 그 쯤." 론이 레아드의 손을 잡아서 대충 자신이 걷어찼던 자리로 데려왔다. 레아드가 조심스레 앞으로 손을 뻗어보니 과연 뭔가 차갑고 단단한 벽이 만져졌다. "한번..." 론이 무릎을 굽혀 벽이 있는 장소 아래에 선을 그어 놓고는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는 갑자기 몸을 돌리더니 전력으로 달려서 발을 들어 그대로벽을 후려 쳤다. 아니, 그럴려고 했다. "으아아앗! 안돼, 론!" 갑자기 옆에 있던 레아드가 그런 론의 행동에 기겁을 하더니 벽을 걷어 차려는 론에게 달려 들었다. 론은 론 나름대로 갑작스런 레아드의 행동에 놀라서 방향을 틀다가 어설픈 자세로 발이 엇갈렸고, 덕분에 레아드와 론은그대로 충돌하면서 땅에 나뒹굴었다. "캭캭캭!!" 밖에서 안을 지켜보던 외눈박이 녀석들이 박수까지 치면서 그 커다란 입을한껏 벌려서 웃어댔다. "으.. 으윽." 땅을 나뒹구르는 바람에 일어난 뿌연 먼지가 땅으로 가라 앉으면서 레아드의 몸 위로 포개진 론이 신음소릴 흘리며 일어섰다. 그나마 자신은 레아드가 쿠션 역활을 해줘서 다치진 않았지만, 아래 깔린 레아드는 꽤 타격이컸나보다. 자신의 아래에 레아드가 깔렸다는걸 깨달은 론이 후다닥 물러서면서 레아드를 부축했다. "괘, 괜찮아?" "후캭캭!" "닥쳐! 괜찮아, 레아드?" "아..흐윽." 옆구리를 잡으며 레아드가 어정쩡한 자세로 일어섰다. 눈에는 한웅큼 눈물이 그렁그렁 달려있었다. 론이 어쩔줄 몰라하며 레아드를 부축했다. 론의도움으로 일어선 레아드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너, 너무해. 아무리 그래도 날 걷어 차다니." "그게.. 그게 아니라, 레아드가 갑자기 앞으로 달려들어서... 도대체 왜 그런거야?" "다 론 때문이잖아." "나?" 레아드가 론을 노려보며 말했다. "저 벽은 충격을 받으면 이상한 빛을 만든단 말야. 그 빛에 맞으면 굉장히 아프다구." "정말? 그러면 미리 말을 해주지." "말할 기회도 안줬잖아!" 레아드의 윽박에 론은 그냥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 모습을 보며 외눈박이녀석들이 또한번 웃음을 터뜨렸다. 으윽, 저 자식들을 그냥.... 어쨌거나, 출구로는 도저히 빠져 나갈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둘은 다시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어느새 밖의 해는 정오를 지나서 오후 느즈막한시간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88 관련자료:없음[21577]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11 04:15조회:722--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8 8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흐아.." 털썩, 동굴 벽에 기대 앉으며 레아드는 길게 한숨을 터뜨렸다. 론은 레아드를 한방 찬게 정말로 미안한지 시종 레아드의 모습 하나 하나에 신경을쓰는 모양이었다. 레아드가 아무 의미도 없이 내쉰 한숨 소리에 론이 깜짝 놀라면서 레아드를 살펴 보았다. 앞에서 그림자를 드리우며 자신을 내려다보는 론을 발견한 레아드가 의아해서 물었다. "왜 그래?" "응? 아, 아냐." "여기 앉아." 레아드가 자기 옆을 툭, 손으로 치자 론은 두말 없이 레아드가 가리킨 자리에 앉았다. 멀리서 외눈박이들이 무슨 재미거리라도 생겼는지 이쪽을 보고 있는게 보였다. 둘은 가만히 앉아서 반대편 벽을 바라 보았다. 그러기를 한참, 레아드가 갑자기 다시 한번 한숨을 터뜨렸다. "헤유.. 큰일인데.." 고개를 론 쪽으로 돌리며 레아드가 물었다. "정말로 무슨 수가 없는거야?" "지금으로서는. 없어." "정말 아무 생각도 없이 온거구나? 기네아씨가 잘도 보내줬네." 사실은 기네아의 가슴 한복판에 검을 찔러 놓고 온거야... 라는 말을 하려다가 론은 그만두었다. "비하랄트가 그렇게 고생해서 만든 저주라니까, 마.... 아니, 그녀가 아무 리 대단하다고 해도 저주를 푸는 방법을 알아내는데 며칠은 걸릴거라고 생각해. 그 전에 무슨 수가 생기겠지. 가능하면 그 안에 비하랄트가 깨어 났으면 좋겠지만." "바크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레아드가 천장을 보며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론이 미간을 좁히며 레아드에게 되물었다. "그거... 내가 바크보다 미덥지 못하다는 뜻 이야?" "응? 아냐, 무슨 바보 같은 소리야? 비교할걸 비교해." 그러니까 아니란거야, 맞다는거야? 론이 가만히 쳐다보자 레아드가 자신의검을 들었다. "바크는 요루타를 다룰 줄 알잖아. 녀석이라도 있으면 조금은 그녀를 상대 할 수 있을거 같다는 소리야." 아, 그런 뜻이었나? 론이 다시 시선을 앞으로 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야 성검이라면 왠만큼 상대가 될 수도 있겠다." 성검의 힘을 본 것은 딱 한번이지만, 그 힘이란건 정말로 경악스러운 정도였다. 봉인이 된 상태에서도 저만한 힘을 내다니... 도대체 봉인이 없었을때의 힘은 얼마나 엄청나다는거야? 고작 인간의 몸으로 그 정도의 힘을 다룬 엘더란 녀석에게 경의를 표하며론은 가볍게 한숨을 토해냈다. 그나저나, 정말로 무슨 수를 내지 않으면이대로 몸을 빼앗기던지 레아드랑 함께 황천에 가버리게 된다. 반대편 벽을 멍하니 보면서 머리 속으로 가지가지 생각들을 굴려보던 론은아무리 생각을 해 보아도 좋은 수가 생각이 나지 않자, 고개를 저어버렸다. 그러다가 옆에서 레아드가 아직까지도 검을 세운채로 뚫어지게 검을 노려보고 있는걸 알아채고는 의아한 표정으로 레아드에게 물었다. "뭐 하는거야?" "말 시키지 마. 집중하는 중이니까." "뭐 하는건데?" "으으으으음~" 대답은 하지 않고, 레아드가 길게 신음소릴 내면서 뚫어지게 검을 노려보았다. 그 뜨거운 시선에 검이 몸둘바를 몰라하며 붉게 달아 오를지도 몰랐지만, 원래 붉은 색이니 정말로 달아오르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론은 레아드의 갑작스런 행동에 영문을 몰라서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 볼 수밖에없었다. 그나저나 집중을 한다고 애를 쓰는게 꽤 귀엽다. "하우우..." 한참을 그렇게 애쓰다가 레아드가 한숨을 터뜨리며 검을 떨궜다. 그제서야말할 기회가 생긴 론이 물었다. "도대체 뭘 한거야?" "계약 한거야." 벽에 등을 기대며 몸을 핀 레아드가 투덜거리는 투로 말을 했다. "계약? 설마, 검과의 계약을 말하는거야? 바크가 했던거?" "응. 나도 될까 해서 해봤는데... 아무래도 안되네. 이 녀석, 건방지게도 검 주제에 까다롭잖아." "그러니까 성검이지. 그리고 내가 알기로 성검은 엘더의 피가 흐르지 않으 면 소용 없어." "그거야 나도 잘 알지. 그냥 한번 해본거야." 이래뵈도 전설 매니아다. 모를리가 없는 레아드였다. "성검의 힘이라도 사용 할 수 있으면 좋을까..해서 해봤는데, 안되네. 바 크 처럼 무슨 말이 들려오거나 하진 않아." 레아드가 들고 있기도 귀찮은지 검을 땅에 내려 놓았다. 론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너무 걱정하지마. 무슨 수가 생기겠지." "그러면 나도 좋겠는데.." 터억, 벽에 머리를 기대며 레아드가 한탄을 했다. 차가운 벽의 냉기가 등을 통해서 찌르르 올라왔다. 머리가 시원해지는 기분. 눈을 감고 그 청량감을 즐기던 레아드가 문득 눈을 뜨더니 론에게 말했다. "참, 론도 해봐." "뭘? 벽에 기대는거?" "무슨 바보 같은 소리야, 계약 말야. 계약." 론은 레아드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곧 피식 웃었다. "해도 소용 없을걸. 우리 집안엔 엘더의 피는 조금도 섞이지 않았다고." "그래도 모르잖아. 천년이면... 에... 삼십대인가? 하여간, 엘더의 후손이 엄청나게 많을텐데 그 중에 한명 정도하고는.." "가능한 이야기지만, 펠을 이어가는 사람은 핏줄을 굉장히 중요시해. 결혼 을 하려면 먼저 상대방의 부모만이 아니라, 선조의 선조까지 조사를 한다 는 뜻이지. 특히 엘더의 피는 그 중에 최악으로 쳐." "어째서?" 론이 손가락 하나를 치켜 세우며 대답했다. "엘더는 마법을 봉인한 녀석이잖아. 미도의 사람들은 엘더를 엄청나게 싫 어 한다구. 그래서 외부에 나가서 결혼을 하게 되면 다시는 미도에 들어 오지도 못해. 피를 흐릴까봐." 뭐든지 죽이 척척 맞는 미도 사람들이구만.. 레아드가 잠시 고민고민 하더니 검을 론에게 내밀었다. "그래도 해봐. 또 모르니까." "안된다니까 그러네." "그럼 다른 수 있어?" 레아드의 당찬 물음에 론이 머뭇거리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없긴 하지만..." "그러면 해보라고. 우리가 지금 이거저거 가릴 때가 아니잖아." "아아, 알았어. 알았다구." 뒷머릴 긁적이면서 론은 레아드가 건네준 검을 받아 들었다. 레아드가 열을 내는 바람에 검의 손잡이는 꽤 따끈따끈했다. 검을 쥐는 순간에 '혹시?'라는 등의 기대감이 조금 생긴건 사실이지만, 검을 쥐자 그런 기대는 맥이 빠지듯 사라지고 말았다. 말은 커녕 아무런 느낌도 없었던 것이다. "이것 봐, 아무 일도...." 론이 옆으로 고개를 돌려서 레아드에게 말을 하다가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레아....드?" 광활하게 펼쳐진 어둠의 공간이 론의 시야를 가득 채웠다. 론은 황급히 사 방을 둘러 보았다. 자신의 몸을 제외하고는 모든것이 암흑.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계속.. --------------------------------------------------------------------- 앗. 거기. 바크는 검과의 계약 같은건 하지 않았는데? 버그~~~아냐? ...라고 생각하시는 분. 혹은 분들. 칭찬해 드리겠습니다. ^^;;생각하신대로 바크는 검과의 계약 같은건 하지 않았습니다. 단, 그건 통신판의 이야기고.. 사실, 책에서 계약하는 씬이나와요. 그래봤자, 겨우 몇줄이지만.. 마음 같아서는 통신판 요타랑 책판 요타를 따로 쓰고 싶지만,(마음 같아서 입니다. 마음 같아서. 그냥.. 마음 같아서는..) 사정이 그리 안되니 책판 내용을 따라가게 된겁니다. ^^;워낙 많이 뜯어 고치는 바람에 이런 부분이 몇개 더 있네요. 그때마다 설명 해 드리겠습니다. 아님 책방에서 빌려 봐주세요오~(많이 바꼈다구요~) 그럼.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89 관련자료:있음[21578]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11 04:15조회:849--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8 9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레아드!?" 론은 엉겹결에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어둠이 만들어낸 공간이 얼마나 넓은건지 론이 지른 소리는 끝없이 퍼져 나가기만 할 뿐, 다시 메아리 쳐서돌아오지는 않았다. "뭐가... 어떻게 된거야?" 론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반향, 균형. 그리고 현실감 까지 아득해질 정도의 어둠 속에서 론은 간신히 넘어지지 않고 설 수 있었다. 보이는게 모두 어둠 뿐이니 자신이 눈을 뜨고 있는건지 아닌지도 알 수가 없었다. 이 와중에서 자신의 몸은 확실하게 보인다니... "설마." 이게 검과의 계약인가? 요루타가 자신과의 계약을 원한거였나? 론은 당황해서 자신의 주위를 둘러 보았다. 어느새 손에 쥐고 있었던 검이 사라진것이었다. 그렇다면.... 여긴 검의 의식 안? 파아아앗! 론이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깨닫는 순간, 지평선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이나 저 멀리서 하나의 빛줄기가 나타났다. 처음엔 점으로 보이던 그 빛은점차 옆으로 길게 늘어나더니 마치, 태양이 지평선 사이로 나타나 듯이 엄청난 빛을 뿜으며 론의 시야를 가득 채웠다. "크윽!?" 빛의 노도가 밀려오며 론의 몸을 단숨에 삼켰다. 주위가 하얗게 물들어가고, 론의 몸은 그 빛에 묻히면서 사그라 들었다. 째각, 째각, 째각. 단조로운 시계소리가 울려퍼진다. 커튼을 통해 들어오는 은은한 빛이 방안을 밝게 비추었다. 하얗고, 세련되게 만들어진 테이블 위로 붉고 투명한 차가 하얀 김을 올려 보내었다. 어딘지 모르게, 현실감이 결여된 공간. 론이 정신을 차리고 처음 본 것은난생 처음보는 그런 장소였다. 론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느 저택의 방이라고 생각되는 곳. 커다란 창문을 통해 꽃 향내를 가득담은 바람이 방 안으로 흘러 들어왔다. 그 바람에 날리며 흐린 갈색 머리가 흔들렸다. "제가 대신 사죄를 한다고 해도.... 분명 받아주지 않겠죠."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성. 론은 고개를 들었다. 테이블 앞의 의자에 앉아있는 한 여인이 보였다. 창에서 들어오는 빛으로 인해 그녀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 대신 론은 그녀의 품 안에 안겨있는 두 아기를 볼 수가 있었다. 검은 머리와 갈색 머리의 아기들이었다. "당신이 사죄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난 당신에게 지은 빚도, 원한도 없으 니까요." 방의 입구 쪽에서 또다른 음성이 들려왔다. 론의 시선이 그쪽으로 가다가중간에서 덜컥 멈춰졌다. '레아드!?' 빛이 머물지 않는 입구에 서 있는건 분명 레아드였다. 아니, 레아드가 아니다. 론이 다시 그를 살펴 보았다. 분명 레아드와 닮긴 했지만, 자세히살펴 보면 지금의 레아드 보다는 어딘가 성숙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득해질 정도로 슬픔을 담고 있는 눈이 레아드의 활기찬 눈과는너무나도 달랐다. 그가 말했다. "당신도 그의 운명에 휘말린 피해자일 뿐입니다. 나와 같은." 여인이 외쳤다. "아니에요! 전 결코 불행하지 않습니다." "나도 그러길 바래요. 당신만은 행복해졌으면 합니다. 우리들을 대신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라도.." "엘더 님.." 론이 고개를 돌려 레아드와 닮은 그를 쳐다 보았다. 엘더..라고? 이런 녀석이 엘더라고? 론은 믿을 수가 없다는 눈으로 그를 보았다. 마녀가 레아드를 보고 엘더라고 착각을 한건 레아드가 성검을 들고 있었기 때문만이 아닌 것이었다. 엘더가 레아드와 이렇게 닮은 녀석이었다니... 그나저나, 론은 그제서야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가 있었다. 이건 검의 기억이다. 검이 예전에 보아온 기억을 자신에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가, 엘더가 말했다. "아이를 가지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아이들이죠?" 여인이 흠칫, 놀라며 품에 안고 있는 아이들을 더욱 품 속 깊이 안았다. 엘더는 잠시 두 아이들을 살펴보더니 차갑게 말했다. "한명은 당신의 아이군요." 여인이 경악해서 외쳤다. "엘더 님, 제발!!" "그리고 나머지 한명은 그의 아이입니다." "아직, 아직 어디디 어린 아이입니다! 제발 목숨만은..!" 엘더는 조용히 손을 뻗었다. 그러자 여인의 품 안에 있던 갈색 머리의 아이가 빛과 함께 사라졌다. 여인이 깜짝 놀라서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그녀의 품 안에 있던 한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당신을 닮았군요." 어느새 엘더의 품 안으로 갈색 머리의 아이가 안겨져 있었다. 아이는 형제의 울음 소리에도 불구하고 엘더를 보더니 천진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뻗었다. 여인이 엘더를 향해 울부짖었다. "엘더 님, 부디 자비를...! 제발 그 아이는..!" 엘더는 고개를 가로젓더니 그녀에게 차갑게 말했다. "당신에게 그 아이를 남겨주는 걸로 모든건 끝내기로 하죠." "엘더 님!" "다시는 볼 일이 없을 겁니다. 부디, 행복하시길." 아이를 뺏어가면서 잘도 그런 말을 하는 녀석이었다. 엘더는 그 뒤로 몸을돌려서 방을 나갔고, 그 뒤를 이어 처연한 여인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론은 잠시 방에 남아서 그런 여인을 바라보다가 곧, 고개를 돌려서 문을 나섰다. "......" 문 안에선 평범한 복도의 풍경이 보였지만, 문을 나서자 론은 단숨에 원래있었던 어둠의 공간으로 다시 돌아왔다. 여인의 울음소리가 아련하게 귓가를 맴도는거 같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론은 입을 다문채로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다. 무슨 장면이었을까... 검이괜히 자신에게 보여준건 아닐거라고 생각했다. 엘더가 아이 하나를 빼앗아가는게 자신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거지? "슬슬 내 차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늦었구나." 갑작스레 들려온 여인의 음성에 론이 고개를 돌렸다. 어두웠던 주위가 조금씩 밝아지더니 어떤 동굴 안의 풍경으로 변했다. 동굴 역시 어둡긴 마찬가지 였지만, 론이 방금 전까지 있었던 곳에 비하면 눈이 부실 만큼이나빛이 넘치고 있어서 론은 동굴 안을 자세하게 살펴 볼 수가 있었다. 가장먼저 눈에 들어온건 아이를 품에 안고 있는 엘더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의 앞으로는. '비하랄트?' 분명 비하랄트였다. 노인이 아닌, 성숙한 여인의 모습이었다. 그제서야 론은 자신이 있는 곳을 깨달을 수 있었다. 동굴이 아니다. 이곳은 웅크리고있는 비하랄트의 본체 아래의 공간이었다. 엘더가 있으니 대략 천년 전이라고 예상되는 때에도 비하랄타는 여전히 냉담했다. 그녀의 말에 엘더가 조용히 왼손으로 검을 들었다. 눈부시게 빛나는 성검, 요루타였다. 검의 날은 붉은색이 아닌, 투명할 정도로 밝은 백색이었다. 엘더가 말했다. "제가 당신을 공격한다면... 저와 싸우시겠습니까." 비하랄트가 코웃음을 쳤다. "네 녀석이 날 이길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거냐?" 엘더가 밋밋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제 실력으로는 당신의 주문 하나 막지 못한다는걸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 까. 그 커다란 손톱으로 절 치기만 해도 죽어버릴겁니다." "잘 아는구나." 비하랄트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가 그녀가 갑자기 서글픈 인상을짓더니 한숨을 토해냈다. "하지만, 내가 무슨 얼굴로 널 공격하겠느냐. 나쁜 아이구나 넌..." "저도 잘 압니다." 비하랄트는 선선히 고개를 젓더니 엘더에게 말했다. "네가 공격한다면 나로서는 막아낼 이유가 없겠지. 나 하나가 죽어서 네 원한이 조금이나마 덜어진다면 그렇게 하거라."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90 관련자료:없음[21759]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14 05:18조회:470--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9 0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엘더가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당신 하나를 죽인다고 제가 용서를 할거 같습니까?" 비하랄트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들며 엘더에게물었다. "그래서, 그 분은..?" "요루타에 봉인했습니다." "리진은?" 엘더가 피식, 웃었다. "그를 시켜서 죽이려고 했지만, 육체만 없앨 수 있었습니다. 의지는 도망 을 가버렸더군요." "스승님이 놓아주신거군. 그래, 리진을 그리 한 뒤에 스승님을 봉인한거 냐? 그 검에?" "예." 비하랄트는 고개를 내저었다. 비하랄트는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문득, 그녀의 시선이 엘더가 안고 있는아이에게 갔다. 비하랄트의 눈이 날카롭게 변했다. "그 아이는.... 설마, 스승님의?" "예. 그 사람의 아이입니다." "죽일 참이냐?" "그럴 생각입니다."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엘더가 대답했다. 비하랄트는 잠시 생각을 하는눈치더니 갑자기 엘더에게 손을 뻗었다. "그 분이 네게 지은 죄가 아무리 크다 한들... 그 아이가 그 업보를 업어 야 할 이유는 없어. 아이를 이리 넘겨라." "그의 자식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이 아이는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할 텐데요? 차라리 지금 제가 죽이는게 이 아이를 위해서 더 좋을지 모르죠." "괘변이다. 그렇다고 죄도 없는 아이를 죽일 참인거냐?" 비하랄트가 내민 손으로 마력이 모이면서 그녀의 손이 빛나기 시작했다. 엘더는 묵묵히 그런 그녀를 바라보다가 문득,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그만 두시죠." "아이를" "아이는 죽이지 않을겁니다." 엘더가 비하랄트의 말을 끊으며 말을 계속 이어갔다. "제가 아무리 그에 대한 원한으로 이성을 잃었다고는 해도, 이런 아이까지 죽일 정도로 미치진 않았습니다. 더구나, 이 아이의 삶이란 것은 고통. 바로 그것이겠죠. 차라리 죽이지 않는게 저의 작은 복수가 될겁니다." "어쩔... 생각인거냐?" 엘더가 아이를 앞으로 내밀었다. 아이는 어떤 힘에 의해서 엘더의 손을 떠나 허공을 날더니 비하랄트에게 옮겨졌다. 엘더가 말했다. "비하랄트. 당신은 죽이지 않겠습니다. 대신, 떠나주십시오." "떠나?" "대륙 동쪽으로 사십일을 가면 조그만 섬 하나가 나옵니다. 제가 그 곳에 작은 문명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리진에게 들었다. 결계로 섬 하나를 둘러쳤다고 하더구나." "아이를 데리고 그 섬에 가주십시오." "아이는?" "당신의 품에 재우십시오. 언젠가는 깨울때가 오겠죠." 비하랄트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물었다. "이제부터는 어쩔 생각이냐." "멈추겠습니다." "이 세계를?" 엘더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나갈 수 없다면, 다시는 이런 바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세상 에 존재하는 모든 마력을 없애버릴 겁니다. 멸망 시킬 수 없다면, 시간의 흐름 속에 묶어 둘 겁니다." "그 검이라면.... 가능하겠지." 엘더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이젠 떠나십시오. 그가 만들어낸 시대의 조각들을 모두 처리 한 뒤에 저 도 따르겠습니다." "인간이... 될 생각이구나." "인간이 사는 세상에 살기 위해선 저도 인간이 되야 할테니까요. 이별입니 다. 비하랄트." 비하랄트는 측은한 눈으로 엘더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두말 하지않고 몸을돌렸다. 그녀의 몸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자, 동굴.. 아니, 비하랄트의 몸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땅이 드러나고, 그 사이로 검게 빛나는 비늘이 모습을 드러낸다. ".....!" 땅을 뒤흔드는 엄청난 진동에 론의 몸이 공중으로 튕겨 나갔다. 언뜻, 보이는 시야의 모든 것이 비하랄트의 몸 뿐이었다. 검게 빛나는 비늘이 태양에 번쩍번쩍거렸다. 캬아아아아아악-!!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의 고음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지면서 론은 세상이 그대로 하늘로 치솟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반으로 갈라진 산이 아래에 있던론을 향해 그대로 떨어져 내려왔다. 그 엄청난 기세에 론은 눈을 감으며 두 팔로 그것을 막아보려는 헛된 행동을 해보였지만, 산은 단숨에 론을 내리 누르고, 땅과 충돌하면서 수억의조각들로 산산히 깨어졌다. 그리고 정적이 이어졌다. 그는 웃고 있었다. 밝은 미소도, 측은한 연민의 미소도, 강자의 힘있는 미소도 아니었다. 단지 조용한 미소였다. 언제부터인가, 론은 그를 마주하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몸 조차 보이지 않았지만, 론은 그가 저곳에 있다는걸 알았고, 그가 웃고 있다는걸 알았다. 론이 자리하고 있는 이 어둠이 바로 그였다. 눈 앞으로 보이는 모든것이그의 모습이었고, 존재였다. 그가 말했다.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91 관련자료:없음[21760]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14 05:18조회:449--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9 1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환상을 찾아 온걸 환영하지. 짧은 여행이었지만, 즐거웠는가?" 담담한 사나이의 음성이 어둠 속에서 울려 퍼졌다. 론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주먹이 쥐어지는걸 느꼈다. 론은 그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당신이 날 검 안으로 끌여들인건가?" 론의 음성은 바닥에 가라 앉을 듯 나직했고, 얼어 붙을 정도로 차가웠다. 그가 대꾸했다. "지금의 난 네 도움이 필요하거든. 그래서 불러온거다." "내 도움?" 그가 말했다. "나를 불러라." 어둠이 갈라지면서 빛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사이로 그의 음성이 연이어 들려왔다. "내 이름을 불러라. 그럼, 난 검 밖으로 나갈 수 있게된다." 론이 어리둥절 하더니 차갑게 냉소했다. "미안하지만, 난 당신의 이름 같은건 몰라." 그가 다시 한번 미소를 지었다. 어둠과 빛. 두개의 전혀 다른 존재들이 눈을 가렸지만, 론은 알 수 있었다. 녀석은 웃고 있었다. "아니, 넌 이미 알고 있다." 그가 자신에 찬 어투로 말했다. 론은 더더욱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비하랄트나 리진의 대화. 그리고 검 안에서 보아온 과거의 환상들 속에서아무도 그의 이름을 말한적은 없었다. 론이 역시 생각해봐도 모르겠다고 말을 하려는데 그가 먼저 말했다. "내 이름을 불러라. 그러면, 날 보게 될거다." "이봐, 난 당신의..!" 론의 외침이 어둠을 가르는 빛 속으로 묻혀졌다. 순간, 엄청난 빛이 쏟아지면서 론을 휩쓴 것이었다. 론은 정신이 아득하게 멀어지면서 자신의 몸이 위로 떠 오르는걸 느꼈다. 빛이 터지면서 론은 기어이 정신을 잃었다. ".....!" 론은 퍼득,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동시에 머리가 깨어지는 듯한 고통을느꼈다. 고통은 단숨에 론을 현실의 바닥으로 내려 주었다. 론은 주위를돌아보았다. 검 안에 들어가있던 시간이 며칠이나 된 것 처럼 동굴의 풍경이 이질적으로 낯설었다. 그래, 이곳은 마녀의 동굴이다. 론은 자신이원래의 세계로 돌아왔다는걸 알게 되었다. "레아드?" 도대체 얼마나 검 안에 있었던거지? 레아드가 땅에 업드린채로 있었다. 잠 자는건가? 하지만 잠을 잔다고 하기엔 뭔가 어설픈 자세다. 더구나 몸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갑자기 레아드가 작게 신음소릴 흘렸다. 론이 조심스레 레아드를 다시 불러보았다. "레아드? 무슨.." "흑흑흑.." "엑? 우는거야?" 론이 깜짝 놀라서 레아드에게 다가갔다. 그나저나 머리 되게 아픈걸. 일이 잘못 되기라도 한건가? 론은 황급히 레아드의 어깨를 잡아 일으켰다. 레아드가 자신의 이마를 잡으며 천천히 일어섰다. 론이 황급히 물었다. "어떻게 된거야? 마녀가 다녀가기라도 한거야? 무슨 일 일었어?" "......" 어쩐지 레아드가 이쪽을 가증스럽다는 듯 노려본다. 찔끔... 론이 다시 되물었다. "무슨... 일" "이 망할 난봉꾼!!" 난데없이 레아드가 론에게 노호성을 터뜨렸다. 깜짝 놀란 론이 입도 못 여는데 레아드가 그런 론에게 마구 화를 내었다. "어떻게 너가! 그럴수가!! 있어! 뭐? 어떻게 된거야? 마녀가 다녀가? 다녀 가긴 누가 다녀가! 니 주먹만 날아다녔잖아!" "내 주먹? 주먹이 어때서..." 그러면서 론이 자신의 오른손을 들어 보였다. 그러다 뜨아, 하는 표정으로바뀌었다. 주먹이 뭔가를 엄청나게 세게 후려 쳤는지 왕창 까져있었다. 서서설마... "내가 레아드...를?" "멋진 펀치였지.. 나 아니었으면 턱이 박살 났을 정도로." "어, 어쩌다가?" 레아드가 끓어 오르는 화를 삭히면서 설명했다. "뭘 어쩌다가야? 검을 잡더니 론이 픽, 쓰러지기에 놀라서 널 흔들었는데. 갑자기 너가 주먹을 들어서 날 후려쳤다고." "얼마나 기절해 있었는데?" "나? 너?" "두... 둘다." 레아드가 잠시 이마를 어루 만지면서 생각해보더니 대답했다. "넌 일분 정도 정신을 잃고 있었고, 난 오분 정도로 끙끙거렸지." 일분이라.. 며칠은 지난줄 알았는데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나저나, 레아드가 화가 무척이나 난 모양이었다. 레아드가 투덜거렸다. "너 정말 나 좋아하긴 하는거야? 그런데 걷어차고, 주먹으로 얼굴까지 치 다니." "미, 미안. 내가 죽을 죄를.." "다음 번엔 칼로 찌를까봐 겁나네. 아, 아니구나. 이건 벌써 당했지." 론이 할말 없다는 듯 입을 다물고 말았다. 한참을 투덜거리던 레아드가 그제서야 화가 풀렸는지 론에게 힐끔, 고개를 돌렸다. "그나저나, 어떻게 된거야? 갑자기 정신을 잃어서 놀랐었어." "응? 아아.. 그게." 레아드가 바싹, 이쪽으로 다가오면서 반짝이는 눈으로 물었다. "설마, 검하고 계약을 맺은거야?" "그게..말이지.." 검의 안으로 들어가긴 했지만, 그게 계약을 위한건 아니었다. 물론, 계약같은건 맺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계약은 맺지도 않았는데 안에서 보게된영상들을 레아드에게 설명을 하자니, 자신도 이해를 못하는데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아득해졌다. 결국 론이 고개를 저었다. "그냥.." "그냥?" "그냥 검을 잡는데 현기증이 나더라구. 갑자기 세상이 어두워져서 놀라서 일어나보니까 레아드는.. 땅에 업드려 있고 내 주먹은 왕창 나가있었지." "그러면.. 계약은?" "못했지. 내가 말했잖아, 내 몸엔 엘더의 피 같은건 안 흐른다고." 끄응. 레아드가 입술을 잘근, 깨물면서 아쉬움의 표현을 했다. 론이 갑자기 정신을 잃기에 꽤 기대를 했었나보다. 레아드가 아쉬움의 한숨을 푸욱,내쉬면서 투덜거렸다. "갑자기 화가 다시 나려고 하네. 그럼, 뭐야. 내가 한방 맞은게 계약하고 는 상관도 없는 가벼운 현기증 때문이었단 말이야?" "하..하하. 미안." 두손이 발이 되도록 빌면서 론이 레아드에게 사과를 했다. 밖으로 통하는 통로나 찾아보겠다며 일어서는 레아드를 보며 론은 복잡한기분에 휩쌓였다. 레아드 때문이 아니라, 검 안에서 보아온 영상들 때문이었다. - 내 이름을 불러라.. 그럼 날 보게 될거다. 라고? "쳇." 론은 그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느새 멀리 앞서나간 레아드가 빨리 오라고손짓을 하고 있었다. 녀석의 말을 머리 속에서 지우면서 론은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래, 내 아버지는 죽었다. 술만 먹다가 말이야.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92 관련자료:없음[21761]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14 05:18조회:453--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9 2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뭐 있어?" "아니. 전혀." 레아드가 고개를 저으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규모로 보자면 상상을초월할 정도로 거대한 동굴이긴 하지만, 비하랄트가 있는 곳에 비하자면초라할 정도로 작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질 법도 할 만한 크기라서 둘은혹시 하는 마음에 근처에 있을지도 모르는 작은 통로를 찾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 동굴은 자연적으로 생긴게 아니라 마녀가 자신의주문으로 만들어낸 모양이다. 통로는 커녕 동굴의 벽엔 조그만 틈새 조차 없었다. "아무래도 비하랄트가 깨어나기 전까지 그녀가 내 몸속의 저주를 풀 방법 을 찾지 못하기를 빌 수밖에 없겠군." "만약에 찾으면?" "난리나는거지." 둘이 서로를 보더니 푸욱, 한숨을 터뜨렸다. 레아드가 벽에 등을 기대며 바닥에 앉았다. "그러고보니 궁금한걸." "뭐가?" "마.... 그 여자 말야. 자기 스승이란 사람한테 되게 화가 나 있잖아." "응. 그랬어." "왜 그런걸까?" 자뭇 궁금하다는 듯 레아드가 물었다. 론은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엘더의 말에 의하면 그녀의 스승이 엘더의 부탁으로 그녀를 죽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별명 답게 몸을 버리고 정신만이 도망을 쳐서 지금까지 저렇게 목숨...이 아닌, 존재를 연명하고 있는 것이다. 화가 날만도 하지. 모든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론이었지만, 일단은 고개를 저었다. "글쎄.. 왜 그런걸까?" "그 스승이라는 사람이 할머니만 예뻐하고 그녀는 미워했나봐. 아니라면 스승한테 그렇게 원한을 품을리가 있겠어." 어느 소설이나 전설에 나옴직한 이야기를 끌어 들이며 레아드가 그럴싸한가정을 세워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실력이 비하랄트보다 좋잖아. 그건 아닐걸." "우움, 그러면 혹시 이건 아닐까. 할머니가 자기보다 뛰어난 그녀의 실력 을 시기해서 스승과 그녀의 사이를 이간질.." 아예 소설 쓰기를 작정을 했는지 레아드가 별별 이상한 가정들을 세워 보았다. 진실을 모른다면 맞장구를 쳐줬겠지만, 이미 론은 앞뒤 사정 다 아는 상태. 씁쓸한 표정으로 레아드를 봐줄 수 밖에 없었다. 레아드의 거창한 가정이 끝날 무렵, 론이 그만 하라고 말을 하려다가 덜컥행동을 멈췄다. 레아드도 거의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 동굴 안을 가득 채우는 싸늘한 마력의 기운을 느낀 것이었다. 둘의 느낌이거짓이 아니란걸 보여주듯 그 뒤를 이어 마녀의 음성이 들려왔다. 『비하랄트의 실력이 나보다 밑이긴 하지만, 그녀가 특별히 날 시기할 만큼 재능이 없었던건 아니었다. 어리숙한 생각이구나.』어느새 공간 속에서 나타난 그녀의 희미하고 빛나는 몸이 둘의 앞에 멈춰졌다. 레아드는 자신의 말이 그녀에게 다 들렸다는걸 깨닫고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론이 나서면서 말했다. "무슨 일이십니까.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았을텐데요." 『자신하는군. 그 만큼 비하랄트의 주문을 믿는거겠지?』"그녀가 꽤 오랜시간 동안 준비한 주문이라는건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렇게 쉽게 풀수 없다는 것도요. 조사가 끝나지 않았을텐데 여기엔 무슨 일로" 『조사는 끝났다.』그녀의 간단하고 단호한 말에 론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무, 무슨? 벌써 끝냈다고? 그녀가 미간을 좁히며 뒷 말을 이었다. 『비하랄트가 네 몸에 재밌는 짓을 해놨더군. 마력을 시간의 흐름 속에 묶어버렸어. 시간이 흐르지 않으면 마력도 흐르지 않는 법. 당연히 네 몸에서 마력이 느껴질리가 없지.』론은 그녀의 말에 금방 생각 할 수 있었다. 엘더가 마지막에 남긴 말이었다. 세상의 마력들을 시간의 흐름 속에 묶어 버린다는... 비하랄트는 엘더가 세상에 했던 일을 자신의 몸속에다 똑같이 해놓은 건가? 『어느 정도 풀기 어려운 주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런걸 네 몸속에 걸어놨다니... 그 녀석 머리는 도대체가 이해 할 수가 없어.』"풀 수.. 없는겁니까?" 론의 물음에 마녀가 입술을 잘근, 깨물면서 말했다. 『푸는 방법이야 쉽지. 멈춘 시간의 흐름을 다시 돌려 놓으면 되니까. 하지만, 그 순간 여지껀 멈춰졌던 시간들이 한꺼번에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면서 넌 재도 남지 않을거다. 천년이란 시간을 한번에 맛봐야 할테니까.』"당신은 못 푼단 말이군요?" 자신의 몸에 걸린 저주를 풀지 못한다는 말에 론이 화색을 띄며 말했다. 하지만 마녀의 대답은 엉뚱했다. 『나만이 아니라, 그 누구도 풀지 못해. 비하랄트라 할지라도 이건 어쩌지못한단 말이다. 푸는 순간 넌 죽게돼.』론의 얼굴이 단숨에 굳어졌다. 무, 무슨 소리야? 마녀가 차갑게 말했다. 『네 얼굴을 보니 너도 몰랐던거 같군. 비하랄트가 무슨 거짓말을 해서 널속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이름을 걸고 확신하지. 비하랄트가 아니라,녀석의 스승이 와도 이건 어쩌지 못해.』"마, 말도 안돼. 비하랄트는 분명.." 더듬거리며 론이 말을 하자, 그녀가 짜증난다는 얼굴로 되물었다. 『도대체가, 녀석이 말해 준 것 중에 진실이 뭐 하나라도 있는거냐?』상당한 설득력을 가지는 그녀의 말에 론은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녀의 말대로였다. 비하랄트는 여지껀 자신에게 모든걸 숨기고,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출생에서부터 자신의 삶. 그 모두가 비하랄트가 만들어낸 거짓된 세상에서 일어난 일들이었다. 비하랄트가 자신에게 뭔가 숨기고 있었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진실을 알아보니 그건 모르는 것보다 더욱 좋지 못한 것들 뿐이었다. 모든 것이 전부 다. 론은 속으로 실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비하랄트가 원하는걸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모두... 그런 이유였다. 자신의 존재는... 가치는 겨우 그 정도. 그녀가 싸늘하게 말했다. 『몸은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대신 네 목숨을 가져가야겠다.』옆에서 잠자코 돌아가는 분위기를 살피던 레아드가 마녀의 말에 깜짝 놀라서 들고 있던 검을 황급히 치켜 들었다. 하지만, 론의 의외로 담담한 표정이었다. "그만두는게 좋을걸." 『흥, 믿고 있는거라도 있는거냐? 비하랄트가 봉인을 풀려면 적어도 삼일은 걸려.』"그러니까 그만두라는거다." 『뭐?』론이 이어 말했다. "당신이 내게 말했지? 비하랄트가 뭐든걸 꾸몄다고. 그 말대로야. 나도 참 바보 같이 속았지만, 당신 역시 그녀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날 뿐이야. 지 금 이 상황도 모두 그녀가 꾸민것들 뿐이지." 그녀가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더니 곧, 차갑게 돌변했다. 『겨우 한다는 말이 그거냐? 살아남고 싶다면 엎드려서 빌어도 모자를 판에 그런 깜찍한 소릴 하다니. 우습구나.』그녀가 손을 치켜 들더니 단숨에 마력을 모았다. 『가능하면 괴롭게 죽어가거라. 나 또한 최대한 노력하지. 세상에 존재하는 최고의 고통은 맛보게 해주마.』"경고했어. 그만둬." 론이 지지 않고 싸늘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손을 치켜 들더니 론과레아드에게 차갑게 내뱉었다. 『죽어랏!!』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93 관련자료:없음[21762]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14 05:18조회:447--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9 3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그녀의 손이 삽시간에 파랗게 타오르더니 단숨에 론의 주위를 불꽃으로 물들였다. 순간, 레아드가 달려들더니 론을 밀쳐냈다. "아악!" 론이 밀려나고, 그 자리에서 대신 불꽃에 맞은 레아드가 처참한 비명을 지르며 나가 떨어졌다. 고통을 각오하고 마녀를 노려보던 론은 갑작스런 레아드의 행동에 깜짝 놀라서 땅에 쓰러진 레아드에게 달려갔다. "레아드!" "으.. 으윽..!" 그녀의 주문은 정령이랄지라도 상당한 고통을 주는건지, 레아드는 정신을잃고는 깨어나질 못했다. 레아드가 고통에 찬 신음을 흘리자 론이 고개를들어 그녀를 노려보았다. "너, 이 자식..!" 『흥, 눈물나는 장면이군. 그렇게 사이 좋게 죽고 싶다면, 그 소원. 못들어 줄 것도 없지. 방금 전은 간단한 맛보기였다. 지금 부터 본격적으로시작해주지.』레아드를 땅에 눕혀놓고 그 앞에 선 론이 소리쳤다. "그만둬! 비하랄트의 손에 농락당하다 죽고 싶은거냐!" 『아직도 그 소리냐? 내 봉인은 완벽해. 땅 속에 묻힌 녀석이 무슨 흉계를꾸민다고 계속 헛소리를 지껄이는거냐?』"바보 같은! 비하랄트는" 『닥쳐!』콰앙! 더 이상 론의 말이 듣기도 싫은지 그녀가 단숨에 마력을 터뜨렸다. 레아드와 론의 몸이 그 강렬한 마력의 폭풍에 휩쓸리면서 동굴의 벽까지 나가 떨어졌다. 직격으로 맞은 것도 아닌데, 론은 속이 울컥 뒤집히면서 피를 토해냈다. 몸이 부서지는 듯한 고통에 론이 길게 신음소릴 내었다. 어느새 론의 앞까지 다가온 그녀가 손가락을 튕기자 론의 몸이 서서히 허공으로 떠 올랐다. 론을 마력으로 붙잡아 자신의 앞에 세운 그녀가 날카로운 손톱을 세우더니 론의 볼을 쓰다듬었다. 『자아,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줄까. 네 몸안을 하나하나 구경시켜주지.』"그.. 그만둬.." 『그래, 귀부터 할까? 예쁘게 생긴 귀구나.』"머저리 같은.. 자식." 귀가 잘리는 공포는 조금도 모르는지 론이 힘겹게 소녀를 노려보며 욕지꺼리를 내뱉았다. 그녀는 론이 앞으로 펼쳐질 고통을 겁내서 자신을 욕하는거라고 생각을 했다가, 그게 아니라는걸 깨달았는지 미간을 좁혔다. 『아직도 그 소리냐? 계속 비하랄트 운운하고 있는거냐?』"속고.. 있는거야. 당신이나.. 나나." 『흥. 계속 지껄여 보시지.』그녀가 날카로운 손톱을 세워서 론의 귀를 잡았다. 단숨에 칼같이 날이 선그녀의 손톱이 론의 귀를 꿰뚫었다. 그녀는 그대로 론의 귀를 잡아 뜯으려다가 문득 론의 얼굴을 보았다. 마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론의 얼굴은 공포의 찌들지도, 고통에 일그러지지도 않아 있었다. 그녀는론의 눈에서 자신을 측은하게 보는 그런 빛을 읽었다. 순간, 그녀가 왼손을 들더니 그대로 론의 뺨을 후려쳤다. 『이 건방진 놈! 어딜 감히!!』"큭... 불쌍한 놈이야. 우리 둘다.." 『닥쳐!』쾅! 그녀의 외침에 론의 몸이 뒤로 날아가더니 커다란 소리와 함께 동굴의벽과 충돌하면서 바닥으로 나가 떨어졌다. 론이 거칠게 기침을 하더니 피를 잔뜩 쏟아 내었다. 하지만, 그런 론의 얼굴에서는 조금도 고통이나 공포의 빛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그게 마녀를 더욱 미치게 만들었다. 『...그래..』손을 세우고 론에게 다가오던 마녀가 갑자기 그 자리에 멈추더니 고개를돌려서 한쪽에 쓰러져 있는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그녀의 시선을 읽은 론이 땅에 쓰러진채 다급하게 외쳤다. "그... 그만둬!" 『호오, 그래. 이제서야 그런 얼굴을 짓는구나.』"레아드를 건드리면 죽여버릴테다!" 『그래그래. 그래야지.』론의 반응이 무척이나 흡족한지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레아드에게 다가갔다. 동시에 론의 몸이 공중으로 떠 오르면서 벽에 세워졌다. 잘 보라는 마녀의 배려였다. 론이 악을 써대며 외쳤다. "하지 마! 네가 원하는건 나잖아!" 『내가 원하는건 고통스런 네 얼굴이다. 하지만, 넌 겨우 그런 미친 소리밖에 하질 않으니 대신 이 아이가 고생을 해주는 수 밖에. 기대나 해. 난 정령을 괴롭히는 방법에 대해서 꽤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으니까.』그녀의 손에서 작은 마력의 구가 생겨났다. 『이건 내 마력의 결정체다. 단순히 마력 덩어리인 정령의 몸 안에 넣으면내 마력이 이 아이의 마력을 흡수하려고 미친듯이 날뛰겠지. 볼만 할거야. 인간으로 치자면 몸 속에서 수천마리의 벌레들이 날뛰는 기분일테니까.』"......" 『흥, 말도 못하는거냐? 그럼 지켜 보기나 해라.』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구를 레아드에게 넣으려고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때, 론이 나직하게 입을 열어서 말했다. "멈춰.." 『훗, 늦었어.』그녀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뒤에 이어진 론의 말에 그녀의 미소가 지워졌다. "원한에 미쳐서 머리가 돌아가지도 않는거냐. 멈추라고 말했잖아." 갑자기 론이 고개를 들면서 거칠게 말을 했다. 마녀는 론의 음성이 떨리지않고 있다는걸 느꼈는지 잠시 행동을 멈추고는 론을 돌아보았다. 『뭐..라. 말했냐. 지금?』"머리통에 든게 없으면 다른 사람 말이라도 잘 들으란 말이다." 『뭐야?』"비하랄트가 왜 너를 무시하는지 잘 알겠다. 그렇게 멍청하니 매일 녀석에 게 당하는거지." 『닥치지 못해!』짝! 그녀의 노호성과 동시에 론의 고개가 옆으로 꺽였다. 단숨에 론의 왼쪽 뺨이 붉게 달아 올랐지만, 론은 다시 마녀를 노려보며 말했다. "비하랄트가 괜히 내 몸에 이런 저주를 걸었다고 생각하나? 녀석이 정말로 몸도 없는 너보다 힘이 없어서 네 봉인에 그렇게 호락호락 당했다고 생각 해? 녀석이 겨우 인간 몇만이 죽는걸 두려워해서 본체를 움직이지 않는다 고 생각해온거냐? 내가 태어난지 벌써 십몇년이 흘렀고, 그 동안 몇번이 나 폭주를 했었지만, 넌 어째서 지금에서야 내가 세상에 태어난걸 알아챈 거지? 비하랄트가 일부러 너에게 알려준게 아니고 뭐란 말이야!" 말이 길어지면서 론의 음성은 어느새 외침으로 변해있었다. "녀석이 바란게 바로 이거잖아! 비하랄트가 천년간 모두를 속여온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거야?!" 론이 잠시 입을 다물고 한껏 숨을 들이마시더니 앞으로 외쳤다. "모두 녀석을 깨우기 위한 연기였단 말이다!!" 론의 고함 소리가 동굴 안으로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고통과 흥분에다 고함까지 지르자 론은 세상이 하얗게 물드는 듯한 현기증을 느꼈다. 하지만, 론은 입술을 깨물면서 정신을 잃지는 않았다. 그래, 나란 존재는 모두 가짜였었다. 비하랄트가 만들어 놓은 가짜 세상에서 그녀가 만들어 준 길을 따라 살아왔다. 아무 것도 모른채로. 그녀가 노리는 목적을 위해서. 녀석은 자신의 스승을 깨우기 위해서 모든걸 속여 온것이었다. 내 존재는 그걸 위한 열쇠. 그리고 내 삶은 열쇠가 되기 위한 시간. 마녀는 론의 말에 상당히 충격을 받았는지 잠시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한채로 얼굴을 굳히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향해서 론이 마지막으로 말했다. "다시 한번 말하겠어." 론이 경고했다. "당장에 레아드에게서 손떼. 더 이상 내 성질 건드리면 비하랄트의 계획이 어떻든 간에 일을 저지르겠어."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94 관련자료:없음[21763]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14 05:18조회:456--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9 4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론의 싸늘한 경고에 마녀, 리진은 머뭇거렸다. 확실히 생각을 해보니 론의 말 중에 맞는 구석이 있었던 것이다. 자신이 비하랄트에게 건 주문은 만약에 비하랄트가 움직이면 터지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비하랄트의 몸에 상처를 주는 그런 것은 아니다. 봉인이깨지면서 일어난 폭발은 그 지역을 송두리째 날려버릴 그런 위력이었지만,겨우 그정도로 비하랄트의 몸에 상처를 줄 수 없다는 건 리진, 그녀가가장 잘 알고있었다. 그녀는 인질로 잡은 것이다. 그 지역을,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하지만, 정말로 비하랄트가 그 인질들 때문에 몸을 움직이지 않는 것인가? "레아드를 놔줘." 론은 더 이상 소리칠 힘도 없는지 간신히 입을 열어 말했다. 그런 론을 보는 그녀는 고민에 빠졌다. 녀석의 말은 상당히 설득력 있는 말이었다. 그리고 가능성이 있는 소리였다. 『하지만...』그녀가 길게 입가를 늘여 뜨렸다. 『엘더가 봉인한 녀석을 너가 무슨 수로 깨우겠다는거지? 엘더 본인의 실력은 보잘 것 없는 거지만, 요루타의 마력은 나도 제어하기가 힘들 정도다. 그런 검 속에 갇힌 녀석을 네가 무슨 수로 깨우겠다는거냐?』"그건.." 론이 다급하게 말을 하려는데 그녀가 먼저 말을 끝냈다. 『교섭을 결렬이다. 거짓말을 하려면 좀 더 배우고 와라. 꼬마.』그녀가 손을 기울이더니 천천히 손 안에 있던 구슬을 레아드의 가슴 위로떨구었다. 마치 시간이 천천이 가는 것 처럼 느릿하게 그녀의 손을 떠난구슬은 론의 외침과 함께 레아드의 가슴 속으로 스며들었다. 터엉! 순간, 레아드의 몸이 폭발적으로 위로 튕겨져 올라왔다. 정신을 잃었던 레아드가 단숨에 깨어나면서 비명을 질렀다. "아, 아아아악!!" "레아드!!" "아아악!!" 론으로서는 난생 처음 들어보는 레아드의 비명 소리였다. 그 어떤 일이 있어도 비명은 지르지 않던 레아드가 저렇게까지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니,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는 너무나 잘 알수가 있었다. 론이 부들부들 떨리는눈으로 레아드를 바라보다가 레아드의 몸이 다시 한번 튕겨져 올라가는 순간 고개를 돌리면서 눈을 감고 말았다. 리진이 그런 론을 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흥, 겨우 이 정도에서 고개를 돌리는거냐. 앞으로 몇시간. 아니, 며칠이고 네가 괴로워 하는 동안 점점 고통을 늘려나갈거다.』레아드의 비명 소리가 동굴 안을 가득 메우는 사이, 론은 떨구었던 고개를들었다. 리진은 론의 얼굴이 분노로 가득 찼을거라고 예상을 하며 즐거이 론을 마주 보았다. 하지만, 론의 얼굴은 싸늘하기 그지 없었다. 『.....너...넌.』리진이 그런 론의 얼굴에 잠시 당황해 했다. 론이 뿜어내는 살기에 놀라서가 아니었다. 그녀는 이런 식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을 알고 있었다. "펠..." 리진의 눈이 급격하게 커졌다. 론이 리진을 노려보며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펠..이겠지. 네 스승이란 녀석의 이름." 『그. 그걸 네가 어떻게?』론의 입가에 힘겨운 미소가 생겨났다. 씁쓸한 듯한 자조 섞인 미소였다. "로느 아이리어... 펠. 그게 내 이름이니까.." 『이 녀석, 무슨 헛소리를!』잠깐이나마 자신이 겁을 먹었다는 사실에 리진이 분노를 느끼며 손을 치켜 들었다. 하지만 론은 그녀의 행동에 조금도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다. 론의 시선이 레아드가 떨군 검에 가 닿았다. "귀머거리는 아니겠지.." 론이 검에게 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리진이 당황해서 재빨리 들었던손을 내리 그었다. 퍼억! 론의 몸이 급격하게 뒤틀렸다. 하지만, 론은 신음소리 하나 내지 않고 계속이어 말했다. "크으.. 네 말대로.. 불렀어..들었다면.." 『이 놈, 닥쳐랏!』다시 한번 마력이 론의 몸을 후려 쳤지만, 론은 비명 대신에 소리를 질렀다. "들었다면 나와라! 그게 네 이름이 맞다면... 들었다면, 나와서 저 망할 마녀를 없애버려!" 『그 입 닥치지..』버럭 소리를 지르던 리진의 음성이 덜컥, 중간에서 멈춰졌다. 론의 이글거리는 시선이 검에 가 있었다. 그녀는 론의 시선을 따라 레아드 옆에 떨어져 있는 검을 보았다. 어느새 검이 스스로 허공에 떠 있었다. 검의 손잡이가 위쪽으로 올라서서 마치 사람 처럼 서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리진 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어, 어떻게!?』슈우욱.. 검에서 검은 색의 빛이 흘러나왔다. 빛은 너무나 검어서 빛이 닿는 부분은모조리 암흑으로 뒤덮였다. 동굴 전체가 어둠 속으로 물들어가자 이를 갈던 리진이 재빨리 마력을 모아 검으로 날렸다. 퍼엉. 『......!!』강력한 그녀의 마력은 검의 근처도 가기 전에 어둠 속으로 묻혀져버렸다. 그리고 동시에 검에서 뿜어지는 빛도 사그라 들어버렸다. 얼핏 보자면, 그녀의 일격이 제대로 먹혀들어간 것 처럼 보였지만, 어둠 사이로 드러나는그녀의 얼굴은 하얗게 질리다 못해서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단숨에 빛을 다 방출해버린 검이 힘을 잃은 듯 허공에서 실이 끊어진 것 처럼 땅으로 툭, 떨어졌다. 요란스런 쇳소리가 동굴 안으로 울려 퍼졌다. 『이... 이럴리가... 이럴수는 없어.』론은 주위를 둘러 보았다. 하지만, 새롭게 나타난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요루타에서 나오던 검은 빛이 사라진 동굴은 아까의 풍경과 다를게조금도 없었다. 하지만, 리진은 무언가에 놀란 아이 처럼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마력...?' 그제서야 론도 느낄 수가 있었다. 어느새 동굴 안으로 마녀가 아닌, 다른누군가의 마력이 스며들고 있었다. 하지만, 론이 신경을 곤두세워야 간신히 느낄 수 있을 정도의 극히 적은 양이었다. 『허.. 허억!』뒷걸음을 치던 리진이 갑자기 그 자리에 멈춰섰다. 그녀의 시선이 반대편 벽에 가 있음을 안 론은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천년... 만인가." 검 안에서 들었던 사내의 음성이었다. 론은 동굴 한쪽에 튀어나온 바위 위에 걸터 앉아 있는 사나이. 아니, 청년을 바라 보았다. 온통 검은색으로치장을 한 듯한 사내의 모습은 너무나 강렬하게 론에게 다가왔다. 머리 부터 눈동자, 옷. 그리고 그가 지니고 있는 배경까지 모든것이 검었다. 그의몸짓 하나하나에 그가 존재하는 공간이 뒤틀리며 움직이는거 같았다. 그는 조용히 주변을 돌아 보았다. "리진." 그가 짧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바위위에서 내려왔다. 일단의 단순한 동작이었지만, 그가 움직이는 동안에 론은 숨도 쉴 수가 없었다. 뭔가.. 뭔가 다르다. 인간이 이 정도의 압박감을 줄 수가 있다는건가? 『크윽!』공포에 몸이 굳었던 리진이 갑자기 이를 악물더니 재빨리 주문을 외우며자신의 앞으로 거대한 마력의 장을 만들어냈다. 그런 마녀의 행동을 조용히 지켜보던 그가 말했다. "천년만에 만나 스승에게 하는 인사가 그거냐?" 그의 말에 리진이 노해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닥쳐! 어느 세상에 제자의 목을 자르는게 스승이란거냐!!』제자의 버릇없는 말이었지만, 그는 별로 관심도 없는지 차갑게 되물었다. "그래서. 지금 나에게 덤비겠다는건가?" 『웃기지마.』리진은 그에게 내밀고 있던 손을 갑자기 거두더니 론 쪽으로 돌렸다.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95 관련자료:없음[21764]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14 05:19조회:450--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9 5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다가오지마! 오면 이 아이를 죽일테다!』"그만둬." 강력한 마법의 장이 자신을 향해 돌려지자 론은 마른침을 삼켰다. 리진은 자신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그가 조금도 머뭇거림 없이 다가오자 더욱마력을 론에게 들이 밀면서 외쳤다. 『하, 한발자국만 더 다가오면 죽이겠어! 진심이다! 오지마!!』다가오면 죽이겠다는 소리보다는, 오지 말라는 외침 쪽이 더욱 절실했다. 론은 그가 정말로 다가오는게 아닐까 그를 살펴 보았다. 정말로 마녀는 그가 다가오면 마력을 터뜨릴 기세였다. "....." 다행스럽게도 다가오던 그가 멈칫, 그 자리에 멈췄다. 대신에 그는 론과마녀의 숨이 덜컥, 멈춰버릴 만큼이나 엄청난 눈으로 리진을 노려 보았다. 파박! 싸늘한 그의 시선에 론은 눈을 감을 수가 없었다. 마력도, 살기도 아닌 그어떤 힘이 자신과 마녀의 주위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마녀는 너무나 놀란나머지 입을 다물지를 못했다. 만약에 그가 원한다면 마녀는 이대로 죽게될 것이다. 론은 그것을 너무나 절실하게 알 수 있었다. 힘의 차원이란게 달랐다. 마녀도, 비하랄트도, 레아드도. 하물며 성검이지닌 힘들 조차도 지금 그의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닐 거라는 기분이 들었다. 그가 자신의 불쌍한 제자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만둬라." 『그.. 그..』"두번 말하지 않겠다." 숨을 들이 마신 그가 정말로 화가난 얼굴로 말을 이었다. "마력을 거둬라. 아니면, 소멸시켜 버리겠다." 주변의 공기가 무섭게 죄어온다. 론은 그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지 않았다는데 너무나 안도를 할 수 있었다. 근처에 있는 것 만으로 이 정도의 압박감을 느끼는데 직접 시선을 받는 리진의 괴로움이라는건 상상도 못할 정도였다. 결국에 리진이 마력을 풀고 말았다. 멍해진 눈으로 그녀가 털썩,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아... 아아...』시선 만으로 얼마나 큰 타격을 받은건지 그녀는 정신이 나가버린 모양이었다. 잠시 그런 그녀를 바라보던 그가 문득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비하랄트." "예. 찾으셨습니까." 론은 고개를 돌려서 어느새 동굴 입구로 나타난 여인을 바라 보았다. 비하랄트가 마치, 처음 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 처럼 자연스럽게 나타났다. 론은 별로 놀라워하지 않았다. 자신의 생각대로 그녀는 마녀의 봉인을 일부러 당한 것 처럼 보여준건지 조금도 지친 기색이 아니었다. 당당한 걸음걸이로 그에게 다가간 비하랄트가 무릎을 꿇더니 머리를 조아렸다. "천년만에 뵙습니다. 펠 님." 비하랄트의 말에 그가 냉소를 지었다. "능구렁이 같은 짓을 벌였더군." "송구스럽습니다." 고개를 숙이는 비하랄트의 얼굴에 긴장감이 돌았다. 그는 싸늘한 눈으로비하랄트를 내려다 보다가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탁, 그가. 펠이 손가락을 튕기자 순간, 비하랄트의 어깨가 터지면서 그녀의 얼굴이 단숨에 일그러졌다. 론은 비하랄트가 고통으로 얼굴색을 바꾸는건 처음 보았다. 그런 정도였으니 그녀가 입은 타격이 얼마나 심한건지는굳이 당해보지 않아도 알 수가 있었다. 땅에 팔을 기대고 쓰러진 비하랄트의 옆을 스쳐 지나가면서 펠이 담담하게말했다. "주제 넘게 나선 벌이다." "죄, 죄송합니다.." "녀석을 봐줘라." "..예." 자신도 굉장한 상처를 입은 상태였지만, 비하랄트는 그의 말에 곧장 마녀에게 다가갔다. 그 사이 그가 고개를 론 쪽으로 돌렸다. 론은 그제서야 처음으로 그와 눈을 마주할 수 있었다. "......" 뭐라고 표현해야 비교가 될지 모를 정도로 강렬하고, 동시에 차가운 검은색 눈동자가 자신을 바라보자 론은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쥐어진주먹 사이로 식은땀이 베어나왔지만, 론은 그런 자신의 몸엔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그가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그는 천천히 다가오더니 론의 앞에 섰다. 론보다 10CM정도 더 키가 큰 그는 론의 바로 앞에서 조용히 론을 바라 보았다. 그의 시선에 론은 눈을 감거나, 아니면 고개를 돌리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해야 할 말이있었기때문이었다. 론이 간신히 입을 열었다. "레, 레아드를." 크윽, 입을 열었지만, 빌어먹을 입이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자 론은잠시 숨을 들이쉬었다. 그리고 다시 말했다. 여전히 입은 저 멋대로였다. "레아드를... 치료.. 치료를..." 더 이상 말이 나오지가 않았다. 론은 입술을 깨물면서 입을 다물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는 론의 말을 금방 알아 듣고는 고개를 돌려서 동굴 한쪽에 쓰러져 있는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그가 가볍게 손짓을 하자 레아드의 몸에서 하얀 빛이 생겨나더니 아까 마녀가 레아드의 몸 속에 넣은 마력의 구가 다시 레아드의 가슴 위로 나타났다. 그가 다시 한번 손짓을 하자마력이 풍선 터지듯이 펑, 소리를 내며 사라졌다. 마녀의 마력이 완전히 사라졌는지, 그때 까지 고통스런 신음을 흘리던 레아드의 모습이 단숨에 안정을 되찾았다. 레아드의 몸이 길게 늘어지자 그는 고개를 다시 론 쪽으로 옮겼다. 그가 천천히 입을 열더니 말했다. "저 아이냐." "뭐, 아. 아니. 예?" 얼떨결에 론이 존댓말을 하고 말았다. 마음 같아서는 난데없이 튀어나온진짜 아버지란 이 인간에게 욕이라도 한바가지 퍼붇고 네 놈 따위 내가 아버지로 인정할거 같냐고 소리를 쳐주고 싶었지만, 상대방은 말이 아니라그 존재로서 강력하게 론에게 말해주고 있었다. 론은 온 몸이 떨리는걸 느꼈다.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온 몸이 이상하게 떨려왔다. 몸이 그에게 반응을 하는 것이었다. 비하랄트가 시간의 흐름 속에 묶어버렸다는 자신의 마력들이 갑자기 몸 안에서날뛰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가슴이 뜨거워졌다. 이게... 이게 아버지란 존재인가? 론이 입을 다문채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자, 그가 다시 물었다. "네가 말했던 네 빛이라는 아이가. 저 아이냐." 그의 말에 론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어, 언제 자신이 그와 만난적이있었던가? 재빨리 기억을 되돌려 보았지만, 이렇게나 엄청난 인간을 만나고 잊어버릴 만큼이나 자신은 무모한 인간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나온 말도 꽤 충격적이었다. 레아드를 보고 빛이니 어쩌니 하고 레아드에게 장난 비슷하게 말을 한 적은 있었지만, 그걸 이 사람이 어떻게 알고 있는거야? 그가 스윽, 고개를 움직이며 쳐다보자 론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그.. 그런데요..습니다..만은." 머리 속은 냉정하고, 많은 생각들이 오고가는데, 이상하게도 이 빌어먹을몸뚱아리는 제정신이 아닌가 보다. 론은 자신이 말하고 나서 너무나 놀라고 말았다. 그도 론의 말에 꽤 어리둥절해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요습니다만은?" 친절하게 다시 말해줄 필요까지야.... 론이 당황해서 얼굴을 붉혔다. 레아드와 바크를 제외 하고는 다른 사람 앞에서 얼굴을 붉히는게 아마도 처음일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에게 무척이나 불만스러운론이었다. 도대체 머리하고 몸하고 따로 노는 기분이야! "쿡.." 얼굴은 물론 목까지 붉게 물든 론이 고개를 숙이며 쥐구멍이라도 찾으려고노력하는 사이, 문득 위에서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우, 웃음 소리? 론이 놀라서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살펴 보았다. 정말로 그가 웃고 있었다.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웃음을 터뜨리는 것도, 입을 다물고 킥킥거리며 웃는 것도 아닌, 단순히 작은 미소였지만, 확실히 웃고 있었다. 계속.. PS:흐억. --; 4번 쓰다 지워서 간신히 완성.;;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96 관련자료:없음[21765]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14 05:19조회:490--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9 6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론은 당황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잠시 고개를 끄덕이더니 레아드를 다시 바라 보았다. 그 시선이 꽤 부드럽다는데 론은 다시한번 놀라고말았다. 그가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좋은 아이구나." "아...예." 론이 엉겹결에 고개를 숙였다. 그 사이, 그는 론을 지나쳐 가더니 비하랄 트와 리진에게로 다가갔다. 뒤에 남겨진 론은 그가 사라지자 죽음의 사신을 만났다가 살아난 사람 마냥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좀 찹찹한 심정이었다. 자신은 그를 아버지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런 사정을 떠나서 어쨌거나 저 인간이 내가 세상에 태어난이유 중에 반을 차지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 쪽에서도 이쪽을 특별히 아들 취급은 하지 않았다. 감격의 부자 상봉을 바란건 아니었지만, 역시 둘 다 별난 점이 있었다. 펠이 비하랄트의 앞에 서며 물었다. "상태는?" "정신이 몹시 불안정합니다." 그가 시선을 내려 땅에 뉘어진 리진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천년간 나에 대한 원한 하나로 버텨왔을 텐데, 지금와서 이 지경이 되었 으니 의지가 흐려질만도 하겠지. 정신체로 천년을 버텼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거다." "몸이 없으면 곧 소멸해버릴겁니다. 제가 임시로나마 쓸만한 몸을" 그가 손을 들어 비하랄트의 말을 멈추게 했다. "아니, 몸은 있다. 녀석을 죽인다고 목을 치긴 했지만, 엘더의 앞이어서 눈속임을 조금 한 것 뿐이었어. 리대륙에 숨겨 두었으니, 엘더가 발견하 지 못했다면 아직도 거기 있겠지." "그러면 제가," 비하랄트의 말에 그가 고개를 저었다. "엘더가 찾지 못하도록 꽤 복잡한 주문으로 가려놨으니 너가 간다고 해도 찾지는 못할거다. 내가 직접가야 해." "제가 모시겠습니다." "그래." 펠이 손을 뻗어 리진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그러자 리진의 몸이 밝은 빛을 내더니 단숨에 사라졌다. 어느새 펠의 손 위로 흰색의 구가 만들어졌다. 리진의 정신을 구 속으로 넣은 모양이었다. 펠과 비하랄트가 무슨 대화를 하는 사이, 론은 레아드에게 가서 레아드의몸을 살펴 보고 있었다. 정령인지라 몸에 특별한 외상은 없었지만, 아까괴로워 하던게 너무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어서 레아드가 정신을 차리기전까지는 아무래도 안심을 할 수가 없었다. 그때,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론이 고개를 돌려보니 비하랄트가서 있었다. "......." 펠을 만나고, 레아드를 돌보는 사이 가라 앉았던 마음이 비하랄트를 보는순간 급격하게 차가워졌다. 론은 가슴 속 깊이 살기가 피어 오르는걸 느끼며 비하랄트를 노려 보았다. "할 말이 있다면 나중에 해라." 론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다 알고 있다는 듯 그녀가 말했다. 론이 그녀를 노려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하나만... 묻겠어." 비하랄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론은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그녀에게 물었다. "아버지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어?" 펠을 말하는게 아니었다. 비하랄트는 묵묵하게 입을 다물다가 나직히 한숨을 토해냈다. "그래, 내가 다 말해줬었다." "알고.. 있었다고?" 론이 고개를 숙이며 나직하게 비하랄트의 말을 되씹었다. 그래, 알고 있었다라는 거군.. 지난 세월을 모조리 즐겁게 미화시킨다고 해도 절대로 그럴수 없는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었다. 자신의 기억 속의 아버지는 언제나 술을 마시고 있었다. 아주 어렸을 적엔그의 품에 안겨 있었던 적이 몇번 있었지만, 그 뒤의 기억은 모두 곤드레만드레 취해서 주정을 부리는 그의 모습 뿐이었다. 그는 언제나 집 안에서 술에 취해서 돌아다녔고, 간혹 자신을 보면 미친듯이 화를 내며 두들겨 팼었다. 특히, 어머니에 관한 질문을 하면 더욱 화를냈었다. 어렸을 적엔 그를 미워했고, 커서는 그에게 관심을 끊었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오히려 자신 보다 더 불쌍한게 바로 그였다. 미도에서 비하랄트의 말은 절대적이다. 설사 아이리어의 장이라고 해도 그녀의 말을 거역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자신을 그에게 주면서 자식으로서키우라고 말을 했을거다. 낳지도 않은 자식을 보며, 그 아이의 엄청난 능력을 보며 그는 고뇌했겠지. 처음엔 자식으로서 예뻐하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점점 아이의 능력이 드러나고, 주변의 부하들이 모두 아이에게 충성을 하자 그는 고립되어 갔을거다. 비하랄트 마저 그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으니 그의 삶이란건지옥과도 같았겠지.. "그러면...나를 낳으면서 돌아가셨다는 어머니는?" 비하랄트가 고개를 저었다. "녀석은 결혼을 하지도 않았다." "걸작이군...." 론이 킬킬, 자조 섞인 웃음을 터뜨리더니 갑자기 주먹을 앞으로 휘둘렀다. 비하랄트가 맞을리가 없었지만, 론은 거칠게 허공에 주먹질을 하더니 외쳤다. "이 악마 같은 자식! 어떻게 사람에게 그런 짓을 시켜!" 자신이 낳지 않은 아이가, 세상에 있지도 않은 엄마를 찾는다... 그는 그런 날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론은 가슴 속이 울컥, 뒤틀리는 기분이었다. "가만두지 않겠어... 네 놈, 반드시 후회하게 만들겠어." 론의 증오에 찬 음성에 그녀는 조용히 몸을 돌릴 뿐이었다. 그녀의 등 뒤로 나직하게 그녀의 담담한 음성이 들려왔다. "펠 님과 한달간 대륙에 가 있을거다. 무슨 일이 생기면 기렌을 통해서 날 불러라." "닥쳐! 누가 네 놈 따위에게 도움을 청할거 같아!" "나도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 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펠을 향해 걸어갔다. 뒤에 남겨진 론은 자신이 지을 수 있는 가장 증오에 찬 눈으로 그녀를 노려 보았다. "그 꼬인 성격은 여전하군."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는 비하랄트를 보며 펠이 말했다. "변명할 꺼리 정도는 충분히 있을텐데, 그렇게 혼자 미움을 받아도 괜찮은 거냐. 무척 저 아이를 아끼는거 같던데." 비하랄트가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스승님께 배운대로 행동할 뿐입니다." "그런가.." "이제부터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펠이 고개를 동굴 입구 쪽으로 돌렸다. "내가 깨어났으니, 슬슬 녀석이 움직이겠지. 엘더가 목숨을 걸고 만들어낸 천년의 휴식은 끝났어." 펠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내가 다시 이 세상에 발을 디딘 이상, 녀석의 마음대로 되게 하진 않겠 다." 둘의 몸이 하얀 빛으로 물들어갔다. 그 사이로 펠의 음성이 대기로 울려퍼졌다. "역사의 재래다." 계속.. 2장 1막. -피빛 달 아래에서.- 끝. --------------------------------------------------------------------- 음하핫. 2장 1막 끝났습니다. ^^복선을 엄청나게 깔아버렸네요. 보시는 분들이 내용 헷갈릴 정도라고 생각됩니다. 론의 출생에서 엘더에다가 마왕(설마 펠이 요타 1부에서 나온 마왕이란거... 눈치채지 못한분은...없겠죠. --; 설마.). 마녀에 비하랄트의정체까지. 모두 밝혔습니다만... 워낙 단편적이고 짧막한 장면들로 넘어가서 혼란하리라 생각됩니다. 그냥 봐주세요. 후반으로 가면 다 설명할 부분이 나오니까요. 2막부터는 하와크 편입니다. 2막도 장난 아니게 힘들거 같네요.;; 자, 계속 갑니다~ *_*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97 관련자료:없음[21813]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15 00:38조회:71--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9 7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어이, 거기~! 좀 더 꽉 잡아! 아니, 너 말이다! 그래! 너!" 사내들의 요란하고, 우렁찬 기합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거대한 나무 기둥하나가 천천히 세워졌다. 레아드는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사나이들의 그 멋진 대열에 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옆에 있는 시랑과 파유가 가려면 차라리 자신들을 밟고 가라는 기세여서 그냥 눈을 반짝이며 지켜 볼수 밖에 없었다. "와아아!" 저택의 중심이 될 커다란 나무 기둥이 세워지고, 재빨리 그 옆으로 받침대를 얹어서 기둥을 지탱하게 했다. 높이가 까마득한 기둥이 세워지자 언덕위로 모여 있던 사오십명의 사나이들이 서로의 수고를 치하하며 환호성을내질렀다. 저택이 불에 타서 잿더미가 되고 열흘이 지났다. 론과 레아드가 무사히 미도로 돌아오고 나서 다음 날 부터 시작된 신저택 공사는 칠일이 지난 지금공사의 중심이 될 주춧대를 세우기 이르렀다. 사실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건 삼일 전부터였고, 그 전까지는 언덕을가득 채우고 있던 잿더미를 내다 버리는 작업들이었다. 마법이 가능했다면좀 더 간단하게 일을 치룰 수 있었겠지만, 비하랄트가 떠난 뒤로 어쩐 일인지 미도 전역에 흐르던 마력이 거짓말 처럼 사라졌다. 덕분에 일의 대부분은 사람의 힘으로 직접 해야 하게 되었다. "이제 겨우 시작을 했으니, 완공까지는 한달 정도 걸릴거 같네요." 대충 날짜를 어림잡은 시랑의 말에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는 시랑에게 물었다. "근데, 론은? 아침부터 안 보이던데." "론 님이요? 아까 아래 임시 본부에서 뵈었는데요." 시랑이 그러면서 언덕 아래 쪽으로 세워진 수십 개의 천막을 가리켰다. 저택을 지을 동안 마을에서 불러 온 사나이들이 임시로 머무는 장소로 만든것 들이었다. 그 중에서 유난히 커다란 천막에 시랑의 손끝이 머물었다.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둘에게 말했다. "나 잠깐 론 좀 보고올게." 파우가 얼른 끼어들더니 말했다. "설마 공사 일 하신다거나 하는거 허락 맞으시려는건 아니시겠죠?" "헷, 알았어?" "정말, 레아드 님!" 파유의 외침에 레아드가 재빨리 자리를 피했다. 언덕을 뛰어 내려가면서레아드가 둘에게 손을 흔들었다. "으이그. 정말 못말린다니까." 파유의 투정에 시랑이 피식, 웃었다. "그래도 레아드 님이 있어서 얼마나 좋냐? 두분 다 무사히 돌아오셔서 다 행이야." "그야 그렇기는 하지만.. 근데 시랑. 넌 들었지?" "뭘?" 파유가 슬쩍 시랑에게 다가면서 물었다. "그 마녀에 대해서 말야. 론 님이 나한테는 말씀을 안해주시더라구. 마녀 한테서 어떻게 레아드 님을 구해왔는지." "그거? 사실 나도 못 들었어. 궁금하긴 하지만, 론 님이 말씀 하시길 꺼려 하시는 거 같던데." "흐음~" 두 팔을 머리 뒤로 넘기며 파유가 빙글 몸을 돌렸다. 파유의 반짝이는 금색 머리 카락들이 불어오는 바람에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휘날렸다. "어떻게 된 일이지?" "론! 여기 있어?" 몇몇 천막을 뒤지던 레아드가 요란스레 소리를 질러서 론을 불렀다. 사내들과 함께 저택의 공사를 위해 지원한 몇몇 여인과 처녀들이 지나가는 레아드를 보며 뒤에서 미소를 지었다. 이미 미도에서 레아드는 열살바기 애들도 다 알 정도로 유명했다. 그런 자신의 인기를 모른채 레아드는 열심히 천막 사이를 뛰어 다니며 여인네들의훌륭한 잡담 거리가 되어 주었다. 그런 레아드가 론을 찾은건 천막들 사이에 껴 있어서 거의 보이지도 않는 작은 천막 안에서였다. 물품을 담아두는천막이었는데 그 안으로 론의 모습이 보였다. "론!" "어, 들어와." 뭔가를 하던 론이 레아드의 등장에 반갑게 미소를 지으며 손짓을 했다. 레아드는 천막의 입구를 가린 하얀색 천을 치우며 안으로 들어왔다. 물품 창고라서 그런지 별별 크기의 상자들이 천막 안으로 가득 쌓여 있었다. 상자하나에 걸터 앉아 있던 론은 레아드를 보더니 옆에 와서 앉으라는 손짓을했다. "그렇지 않아도 사람을 보내서 부를 참이었어." "응? 왜, 무슨 일 있어?" 론이 씨익, 웃더니 품 속으로 손을 넣었다. 레아드는 론의 행동에 의아한얼굴을 했지만, 론의 품 안에서 나온 물건을 보고는 반갑게 외쳤다. "그거 마법 구슬이잖아!" "저.. 전송 구슬이야." 론이 하하.. 웃으면서 레아드의 말을 고쳐 주었다. 론의 손에 들린건 주먹보다도 작은 투명한 구슬이었다. "저택이 불타면서 구슬들이 다 깨져버려서 문제였는데, 마침 마을에 사는 한 노인이 하나 가지고 있더라구. 어렸을 적에 저택 근처에서 줏은거래." "헤에, 근데 되게 작다?" "크기야 어떻든 이게 있으니까 연락을 할 수 있게 됐어." "바크 한테 말이지?" 론이 미소를 지었다. 레아드가 슬쩍 다가오더니 론과 상자 하나를 두고 앉았다. 론이 가운데 상자 위로 구슬을 올려 놓더니 손을 위로 들었다. "레아드." "아, 응. 나도 알아." 레아드가 빙그레 미소를 짓더니 론이 내민 손을 마주 잡았다. 비하랄트가없으니 이런 식으로 밖에 마력을 충당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레아드에게서 제법 마력을 얻은 론이 작게 주문을 외우더니 구슬을 쓰다듬었다. "와아," 천막 안이 어둡고, 구슬이 작아서 그런지 정말 '마법의 구슬'같은 분위기를 연출해냈다. 작은 구슬에서 이윽고 빛이 흘러 나오면서 론과 레아드의얼굴을 비췄다. 론이 싱긋 웃었다. "금방 받을거야." 구슬의 특성상 이쪽이 연결을 한다고 해도, 상대쪽에서 받지를 않으면 말을 할 수가 없다. 평상시의 바크는 대부분 집무실에 있어서 론이나 레아드가 이렇게 연락을 하면 한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연결을 해 주었다. 하지만오늘은 날이 좋았는지 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구슬의 빛이 갑자기 사그라 들었다. 연결이 된 것이다. "어쩐 일이야. 이렇게 빨리 연결 되기는 처음인걸." 론의 말에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씨익 웃었다. "심심했나봐. 연락 오기를 목빠져라 기다려서 구슬 앞에만 앉아 있던거 아 냐?" "설마." 둘이 쓰잘떼기 없는 말 장난을 늘여 놓는 사이, 구슬에서 다시 푸르스름한빛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안으로 조그맣게 바크의 얼굴이 나타났다. 레아드가 반가워서 바크에게 손을 들었다. "야아, 바크. 되게 오랜만" 그 순간, 구슬이 깨질 정도의 커다란 소리가 천막 안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작은 구슬에서 울려퍼지는 소리가 얼마나 컷던지 상자 위에 앉아 있던레아드는 상자 뒤로 넘어갈 뻔 했다. "이 망할 녀석들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어서 지금에서야 연락을 하는거야! 너희들 당장 하와크로 날아 오지 않으면 모란 국왕을 협박해서 미도를 멸 망시켜 버릴거야!" "뭐.. 뭐?" 론의 되물음에 바크가 다시 한번 거하게 소리쳤다. "스얀이 잡혔단 말야!" --------------------------------------------------------------------- 안녕하세요. ^^이번에 요타 2부 100회 특집으로 인기 투표를 하게 되었습니다. 에.. 1부 272회에 100를 더하니.. 372회 특집이 되겠군요. --;여튼! ^^; 하겠으니 많은 참가 부탁드리겠습니다. 참고로 200회 특집 때는 상품 준비 이벤트도 열 계획입니다. 1. 좋아하는 캐릭터. 좋아하는 순서대로 5명 적어 주세요. 1등은 5점. 2등은 4점. 3등은 3점. 4등은 2점. 5등은 1점. 입니다. 원래는 세명만 할려고 했는데..--; 그럴 경우 쥔공녀석들만 모조리 뽑힐 가능성이 너무 높아서 다섯 명으로 했습니다.(좋아하는 이유도 써주세요~) 2. 싫어하는 캐릭터. 싫어하는 순서대로 5명 적어 주세요. 점수는 위와 동일합니다.(싫어하는 이유도 써주세요~) 라고는 해도... 누가 1등을 하려나. --; 3. 좋아하는 장면. 가장 좋아한 장면을 적어 주세요. 이유도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기한은 2월 20일 까지 입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98 관련자료:없음[22009]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17 22:40조회:142--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9 8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뭐, 뭐야! 스얀씨가 뭐가 어째!?" 스얀이 잡혔다는 소리에 정작 론은 가만히 있는데 레아드가 놀라서 구슬을잡고 소리쳤다. "레, 레아드, 잠깐! 그 구슬.." 론이 깜짝 놀라서 레아드를 말리려고 했지만, 이미 때는 늦어서 구슬이 갑자기 밝은 빛이 내뿜더니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금이 가버렸다. "아... 이런." 론이 이마에 손을 얹으며 가볍게 한탄 소리를 내었다. 레아드는 자신이 너무 세게 쥐어서 구슬이 깨어졌는지 두조각으로 조각난 구슬을 내려다 보다가 넌지시 론에게 고개를 돌렸다. "미.. 미안." "아냐. 원래 불량품이라서 성능이 별로였어. 그랬으니 아무렇게나 들판에 다 버린거겠지. 레아드 탓은 아냐. 별로." 별로..라는건 바꿔 말하면 어느 정도는 있다란 뜻. 레아드가 죄책감을 이기지 못해서 고개를 숙여버렸다. 론이 뒷머릴 긁적이더니 말했다. "그런데, 무슨 일이지? 스얀이 잡혔다니." "그게.." 레아드가 머뭇거리면서 입을 다물었다. 론이 쓴웃음을 짓더니 레아드의 굽혀진 등을 탁탁 쳐주었다. "괜찮다니까. 구슬이야 나중에 기렌한테 만들어 달라고 하면 되니까 마음 쓰지마." "으응.." 론의 말에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금방 회복해서는 말했다. "바크 말투로 보자면 무척 급한거 같던데." "응. 나도 그렇게 느껴졌어. 얼핏 뒤로 보이던 대신들의 얼굴이 전부 경악 이라고 써 있더라. 아마도 구슬을 가지고 다니면서 연락 오기를 기다렸나 봐. 회의 중 같았는데." "저.. 정말?" 몇초 밖에 안되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레아드가 본거라고는 바크의 얼굴 하나 뿐이었다. 그런데 론은 같은 시간 동안 그 외의 모든걸 확인한 모양이다. 으음.. 검사로의 길은 아직 멀구나.. 레아드가 쓸떼없는 생각을 하는 사이, 론이 상자에서 가볍게 뛰어 내려왔다. "근처 마을 중에 하와크까지 나갈 수 있는 이동 문이 있는지 모르겠네." "갈거야?" "당연하잖아. 그럼, 레아드는 여기 남을래?" "아, 아니! 당연히 가야지." 다른 사람도 아닌 스얀이 잡혔다는데... 근데, 뭘 하다가 뭐 한테 잡혔다는 말이지? 일단, 잡혔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는건 몸이 구속 되었다. 그리고 목숨은아직 무사하다란 거였다. 그나저나,"몇달만의 하와크구나." 레아드의 말에 론이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내가 말한거 다시 외워봐." 론의 자뭇 무서운 얼굴에 파유가 잔뜩 얼어서는 더듬거리며 말했다. "처, 첫째. 기네아 님에게 이르지 않는다. 둘째.. 기네아 님에게 가까이 가지 않는다. 셋쩨. 기네아 님에게...." 일곱개나 되는 사항들의 모두가 기네아 님에게.. 로 시작이 되었다. 공통적으로는 론과 레아드가 하와크로 가는걸 절대 기네아에게 알리지 말라는것이었다. 시랑이야 한번 말하면 단번에 그 외의 사실들까지 재빨리 알아서 행동을 하지만, 파유는 제대로 말을 해놓지 않으면 일을 벌이기 때문에론이 이런 강구책을 내놓은 것이었다. 론이 찌른 상처가 꽤 치명상이었는지, 기네아는 아직도 침대에 누운채 일어나질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만약에 론이 하와크로 간다는걸 알게 된다면 그 몸으로 따라 나선다고 일어날게 분명했다. 론이 이렇게 파유를 닥달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 "안 말할게요, 제발 안 말할테니 그만요!" 열번이나 론의 거듭되는 말에 파유가 질렸는지 항복 선언을 하고 말았다. 론이 그제서야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론은 시랑에게 자신이 없는 동안의 일에 관해서 간단하게 설명을해주고는 멀찌감치에서 기다리는 레아드에게 달려왔다. 언덕 아래서 론을 기다리던 레아드는 론이 달려오자 반갑게 웃으며 물었다. "다 됐어?" "응. 이제 가기만 하면 돼." "그나저나 아깝네. 저택 공사를 좀 더 구경하고 싶었는데." 영차영차! 사내들의 힘찬 기합성이 들려오는 공사장을 보면서 레아드가 혀를 찼다. 론이 그런 레아드의 얼굴을 보며 미소를 짓더니 레아드의 등을밀었다. "자자, 우린 갈 길이 급하다구." "아, 응." 론의 말에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론과 함께 언덕을 내려갔다. 근처 마을까지 걸어서 간 뒤에 그곳에서 이동의 문을 통해 미도에서 가장 큰 마을인 '슬프'까지 간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거대한 이동의 문을 통해서 단번에 하와크까지 가는게 일단 정해진 루트였다. 원래 저택 아래로 삽십분 정도를 가면 마을 하나가 있었지만, 전에 저택이불타는 바람에 임시 저택으로 사용을 하다가 마녀의 습격으로 쑥밭이 되어버린 탓에 둘은 세시간 정도 떨어진 마을까지 걸어가게 되었다.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간에 떠났기에 둘은 비하랄트가 사는 숲을 가로 질러서 드넓게 펼쳐진 초원의 위에서 발을 멈추고는 초원 한가운데 그림 처럼서 있는 커다란 나무 쪽으로 갔다. 점심을 먹기 위해서였다. 레아드가 예전에 미도를 구경하다 발견한 곳으로 레아드를 찾으로 돌아다니다가 론도 이 곳에 몇번 오게 된 적이 있었다. 둘다 여기가 마음에 들었는지 아직 점심을 먹기엔 이르지만, 두말 하지 않고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결정을 했다. "우와, 여기서도 보이네. 저 나무." 자신이 등을 기댄 나무도 크긴 하지만, 저 멀리 숲 사이로 하늘 끝까지 뻗어 올라간 거대한 나무를 보며 레아드가 감탄성을 내질렀다. 전에 론이 스키토라의 공격을 피하느랴 만들어낸 나무였다. 사실 미도 어디를 가도 보이는 나무였지만, 요즘 너무 일이 바빠서 미처 볼 겨를이 없었다. 둘은 그곳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끝내고는 다시 마을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숲을 가로 지르고, 초원을 건너서 다시 숲에 들어와서야 멀리 마을의전경이 보였다. 숲을 거닐다가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발견하고 그 길을 따라 걷던 레아드가 문득 중얼거렸다. "론, 나 궁금한게 있는데.." 레아드의 말에 론이 반갑다는듯 물었다. "레아드도?" 레아드가 론을 마주보며 말했다. "론도야? 우리 예전에 이 길 지나간 적이 있던거 같지 않아?"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참이야." "언제였지?" 레아드가 끙끙거리면서 주변을 돌아 보았다. 확실히 낯이 익은 풍경들이지만, 또 어떤 면에서는 낯설었다. 도대체 이유가 뭐지? 론도 생각이 나지 않는건지 고민고민을 했다. 그런 사이 둘은 숲의 끝자락. 마을의 입구에 도착을 했다. 그제서야 자신들의 의문이 풀리는 둘이었다. 레아드가 손가락을 튕기며 외쳤다. "아하, 이 마을이었구나?" "그 꼬마가 살던 마을이었군." 론이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어째서 숲의 길을 따라 오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알만 했다. 분명 자신들은 그곳을 지나간 적이있었다. 단, 그때는 한밤 중이라서 낮인 지금과는 다르게 느껴진 것이다. 계속.. ps:투표 해요! 투표!!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99 관련자료:없음[22010]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17 22:41조회:133--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9 9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그 꼬마들 잘 있는지 모르겠네. 유린하고 페이였지?" 겨우 며칠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워낙 지나간 나날들이 아득해질 만큼이나 현실감이 없어서 레아드가 감회가 새롭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러다 레아드가 고개를 빙글 옆으로 돌렸다. 왠지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과연, 고개를 돌려 쳐다 본 곳에는 왠 꼬마 녀석이 이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레아드와 눈이 마주치자 녀석이 화들짝 놀랐다. 바크와 같은검은색 머리에 키가 제법 큰 아이였다. "레아드?" 레아드가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하자, 옆에 있던 론이 넌지시 레아드를 불렀다. "뭐 해?" "응? 아, 아냐." "뭘 보던거야?" "그냥. 저기 저 애를" "후엔!!" 레아드가 말을 하다가 갑자기 들려온 외침에 입을 다물었다. 마을 입구 옆에 있던 집 앞으로 왠 여자 아이가 물통을 들고 달려나왔기 때문이었다. 여자애는 검은 머리 아이에게 달려가더니 웃으면서 물통을 내밀었다. "여기 물통 가져 왔어. 유린이 그러는데 집에서 제일 좋은거래. 후엔? 후 엔? 뭘 보는거야?" 여자 아이가 후엔의 시선을 따라 마을 입구 쪽을 보았다. 하지만, 시선이가 닿은 곳은 바로 자신의 앞이었다. 어느새 레아드와 론이 둘에게 다가온것이다. 레아드가 슬쩍, 허리를 굽혀서 여자애와 눈높이를 맞추더니 싱긋미소를 지었다. "너, 페이지? 발은 이제 괜찮아?" "예? 예?" 페이가 어리둥절 하다가, 문득 론에게 시선이 닿더니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페이가 후다닥 뒤로 물러서다가 후엔의 등 뒤로 숨었다. "페, 펠 님!?" 론이 페이의 반응에 어리둥절 하더니, 곧 피식 웃었다. "뭐야, 숨기려고 했는데 이미 다 알아버린건가." "정말. 어떻게 안 거지?" 레아드의 말에 론이 못말린다는 표정을 지으며 레아드를 탓했다. "레아드 때문이잖아. 그때 마을 사람들 앞에서 내 이름을 불렀었어." "엣, 그랬어?" 레아드와 론이 장난스런 말을 주고 받는 사이, 둘의 앞에 선 페이와 후엔은 점점 석화가 되어가는 중이었다. 아무래도 자신들의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미도 최고의 권력자라는게 아이들에겐 감당할 수 없는 충격으로 다가온모양이다. 론에게 장난스런 말대꾸를 하다가 문득, 레아드가 아이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한 녀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유린은?" 레아드의 물음에 페이는 잔뜩 위축이 되어서는 대답을 못했고, 대신 앞에있던 남자애가 대답을 했다. "유, 유린은.. 지금 벌을 받는라고 창고 청소 중..이에요. 아니, 입니다." 남자애가 마지막에 자신의 말을 황급히 줏어 담고는 고쳤다. 레아드는 그런 아이를 보면서 은근히 미소를 지었다. 이 애들, 나이 답지 않게 모두조숙하다. 근데, 그 점이 오히려 더 귀여웠다. 레아드가 싱글 웃으며 후엔에게 물었다. "너가 후엔이지?" "예? 아, 예.." "유린이 너 되게 좋아하더라." "예... 예!?" 레아드의 말에 거의 무의식 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던 후엔이 고개를 들더니그대로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그리고는 조심스레 레아드를 살펴 보았다. 설마 이 사람은 좋아한다라는 뜻을 반대로 알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의심스런 눈이었다. 레아드가 아하하, 웃더니 후엔의 어깨를 탁탁. 쳐주었다. 옆에 있던 론이 물었다. "고기 잡으러 가는거니?" "예..예." 페이는 등 뒤로 숨어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으니 애꿎은 후엔이 레아드나 론의 질문을 답해야 했다. 후엔의 대답에 레아드가 싱긋 웃었다. "잘해봐. 유린도 없고. 찬스네." "레, 레아드." 열살이 겨우 넘은 애들한테 그게 할 소리야.. 론의 말에 레아드가 실실 웃었다. 론은 더 이상 애들을 잡아두면 페이가 압박감에 기절을 해버릴거 같아서 그 쯤에서 둘에게 그만 가보라고 허락을 해주었다. 페이와 후엔이 꾸벅 고개를 깊숙하게 숙여 보이더니 후다닥 마을 입구 밖으로 달려갔다. 둘의 모습이 숲 안으로 사라질 때까지 어린애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레아드가 이윽고 고개를 돌렸다. "좋을 때다." 론이 미소를 지으며 마을 안쪽을 가리켰다. "늦겠어. 저녁 전에는 바크한테 가야지." "응." 둘은 곧이어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마을 사람들이 한창 자신들의 일을 할시간들이어서 마을 안은 꽤 한산했다. 다행스럽게도 마을 입구에서 광장까지는 겨우 이삼분 거리여서 둘은 애들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만나지 않고 광장에 도착 할 수가 있었다. 마을 중앙으로 세워진 제단을 보며 론이 투덜거렸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전부 대륙까지 이동이 가능하게 개조시켜 버려야겠 어. 미도 밖으로 나가기가 이렇게나 불편해서야..." 레아드가 의아해서 되물었다. "그러다 애들이 하와크나 모란으로 날아가면 어쩌려고?" 레아드의 날카로운 지적에 론이 잠시 입을 다물고 말았다. 확실히.. 유린정도의 녀석이면 그런 과감한 행동을 벌일만도 하지. 론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안하는게 좋겠다. 그거.." "그렇지?" 레아드가 싱긋 웃었다. 둘은 마을 광장 중심에 위치한 제단에 올라섰다. 멀리 마을 광장으로 들어오는 입구 쪽에서 몇몇 사람들이 이쪽을 보더니 뭐라 떠드는게 들렸다. 펠이란게 다 알려졌는데 남아서 곤란한 일을 당하는게 싫은지 론은 재빨리레아드를 잡아서 제단 위로 끌어 올렸다. "레아드. 준비해, 간다." "론도 참 어지간히 시끄러운거 싫어하네." "그럼 바꿔볼래?" "절대 사양." 레아드가 단호하게 말했다. 론이 미소를 지으면서 한 손은 제단에. 그리고나머지 한 손은 레아드에게 내밀었다. 레아드가 손을 마주 잡아주자 순식간에 론의 몸으로 마력이 흘러들어왔다. 마을 간의 이동을 위해서 만들어진 제단의 위로는 미도에 있는 모든 마을의 이름들이 돌 위에 적혀 있다.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주문을 외우면 그곳으로 이동이 되는 구조였다. 재빨리 돌 위에서 자신들의 중간 목적지인 '슬프'를 찾아낸 론이 글자 위로 손가락을 얹었다. 그리고 레아드의 몸을 통해서 얻은 마력으로 주문을 외웠다. "슬프로." 론이 짧막하게 외쳤다. 순간, 둘의 몸 주위로 밝은 빛이 생겨나더니 단숨에 둘의 몸을 감쌌다. 공간이 늘어나고, 시간이 무한으로 퍼져나간다. 그리고 그 사이로 둘의 몸이 던져졌다. 빛이 터지면서 마을 사람들의 시야에서 둘의 모습이 사라졌다.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00관련자료:없음[22011]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17 22:41조회:132--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00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대륙의 지붕이라고 할 수 있는 카네즈 산맥 보다도 더 북쪽에 위치한 미도이어서 그런지 하와크에 도착을 하니 레아드는 단숨에 한 여름의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로 뛰쳐 나온 끔찍한 기분을 만끽 할 수 있었다. 뭐, 뭐야. 미도는 방금 전 까지 한산하기 그지 없었는데 이 뜨거운 열기는?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하와크는 너무 더워." 론이 투덜거렸다. 미도는 최북단. 하와크는 대륙의 최남단. 기후 상으로극과 극이니 론이 이렇게 투덜거리는 것도 당연한 것이었다. 론은 미도 태생이니까. 겨우 오월 초인데 숨이 텁텁 막힐 만큼이나 더웠다. 레아드가 후우, 한숨을 내쉬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슬프에서 커다란 이동 문을 통해서 론과레아드가 도착 한 곳은 넬신 근처의 한 작은 마을이었다. 마을 사람들에게멋진 구경거리를 제공 한 덕분에 대낮에 나타난 귀신으로 오해를 받아 도망쳐 나오는 작은 소동이 있었지만, 둘은 저녁이 되기 전에 예정대로 하와크의 수도인 넬신의 문턱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나저나, 덥기는 정말 덥다. "나. 난 하와크 태생인데.. 왜 이렇게 더운거지? 미도에 그렇게 오래 있지 도 않았는데." 레아드가 너무 열이 올랐는지 붉게 달아오른 뺨을 차가운 검의 옆날에 대었다. 아아, 기분 좋아. 성검이 이름 값을 하는지 이 더운 날에도 불구하고 서늘할 정도의 냉기로 레아드의 더위를 조금이나마 식혀 주었다. "....." 레아드의 모습을 보며 피식, 웃은 론이 고개를 돌려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너무나 푸르게 펼쳐진 하늘엔 구름 하나 없었다. 단지 덩그랗게 자리한 태양이 무시무시한 빛을 뿌려대고 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겨우 오월 초다. 아무리 더워봤자 땀을 조금 흘리는 정도야 하는데, 지금 레아드와 론은 땀을 비오듯 쏟아 내었다. 미도의 선선한기후에 익숙해져 있어서 둘만 이러는 거라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땅에서지글지글 올라오는 아지랭이가 그게 아니란걸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넬신의 성 문을 통과하면서 더욱 분명해졌다. "후우, 제길, 이러다가 전부 일사병으로 쓰러지는거 아냐?" 성 문 앞을 지키는 수도의 병사들이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로 땀을 쏟아내고 있었다. 하기야, 보기에도 무척이나 더울거 같았다. 이런 날에 그늘도 아닌, 태양이 정면으로 비추는 장소에서 무장을 하고 서 있어야 하다니.. 레아드는 고개를 돌렸다. 성 문을 오가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 대부분이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론이 말했다. "뭔가 잘못된거 같은데. 겨우 오월에 이런 더위라니... 한여름이라도 이 정도로 덥지는 않겠어." "미도는 시원했는데.." "미도는 비하랄트의 결계가 쳐져 있으니 다른 지역과는 좀 달라. 하와크가 이 지경이니 모란이나 라하트 쪽에도 난리가 났겠군." 둘은 성 문을 지나서 길게 뻗은 중앙 대로로 방향을 잡았다. 대로의 끝에는 그림과 같은 거대한 성과, 그 가운데로 하늘을 향해 치솟은 탑 하나가보였다. 대로를 가로 질러 걸으면서 레아드는 주변을 돌아 보았다. 냉기가 술술 흘러나오는 얼음집에서 몇몇 사나이들이 실랑이를 벌이는게 보였다. "얼음? 없다니까. 왜 자꾸 묻는거요?" "저기 있는게 얼음이 아니고 도대체 뭐요? 돈은 줄테니까 제발 팔아주쇼. 우리 마님이 지금 더위로 졸도해 있다구." "아, 글쎄 마님이고 공작 부인이고 없다면 없는줄 아쇼." "저기 있는건 장식품이야! 돈은 준다는데 왜 그러는 거야!" "이건 성으로 보내야 할 물건이란 말이외다! 곧 성에서 사람이 나와서 가 져갈건데 댁이 중간에서 가로 채겠다는 거요?" 장사꾼의 호통에 얼음을 사로 왔던 사나이는 꿀먹은 벙어리 신세가 되고말았다. 레아드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사태가 꽤 심각하긴 한가보다. 얼음을 파는 집 외에도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론이 그런 사람들을 보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 바크나 나도 예측하지 못했던 일인걸. 사람들의 문제야 어떻게 처리 가 가능했지만, 난데없이 폭염이라니..." 자연의 변덕을 인간이 어떻게 해볼 수는 없다. 사람들의 아우성을 뒤로하고 레아드와 론은 넬신의 앞에 당도를 했다. 성 앞에서 경비를 서는 병사들이 레아드와 론을 보더니 의외로 바싹 얼어서 단숨에 자세를 바로 했다. 그 중에 가장 높아 보이는 사나이가 론의 앞에 서더니 말했다. "로느 아이리어 재무 대신이십니까?" "그렇기는 한데.." "폐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서둘러 주십시오." 론이 힐끔 뒤를 돌아 보았다. 레아드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투로 어깨를 으쓱였다. 얼마나 급했으면 바크가 사람을 시켜서 마중까지 보낸걸까. 사태가 꽤 나쁘다는 생각을 하며 둘은 사나이의 뒤를 따라 궁 안으로 들어갔다. 엄청나게 긴 성의 정원을 걸어서 끝내 도착한 궁 안으로 또다시 긴 복도가 펼쳐졌다. 미도에 가기 전까지 한달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궁안에서살았던 레아드이기에 레아드는 담담한 표정이었다. 그러던 레아드의 얼굴이 무언가를 발견하더니 대번에 밝아졌다. "켈프힌 님!" 두개의 복도가 연결되는 부근에서 다른 복도를 따라 걸어오던 한 노대신을발견한 레아드가 손을 들어 흔들면서 그를 불렀다. 그가 고개를 들더니 이쪽을 쳐다 보았다. 론이 손을 흔들고 있는 레아드를 보면서 잠시 뭐라 충고를 해주려다가 그냥 그만 두었다. 대신 론은 켈프힌이 다가오자 고개를슬쩍 숙였다. "재상을 뵙습니다." "오랜만에 재무 대신의 얼굴을 보게 되었군요.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다가온 켈프힌이 세월의 격이 보이는 풍성한 미소를 지었다. 론과 레아드는 옆에서 사정없이 당황해하는 병사를 놔두고 켈프힌에게 미소를 지었다. 론이 대답했다. "그간 제 영지에만 있어서 나라 일에는 소흘했습니다. 오랫만에 와보니 무 척 덥군요." 켈프힌이 안색을 조금 굳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지 않아도 그 일로 지금 폐하가 대신들을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또.. 아니, 이건 폐하게 직접 듣는게 좋겠군요." 더위 말고 또 다른 일이 있는건가? 론은 잠시 생각을 해보다가 자신들이하와크에 오게 된 직접적인 이유. 즉, 스얀이 납치를 당했다는 대목을 생각해 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명이 늘어나서 병사를 포함해 넷은 복도를 따라 궁의 내부로 들어갔다. 복도의 끝에는 화려의 극치를 보여 주는 듯한, 장엄한 홀이 모습을 드러냈다. 거기를 가로 질러서 거대한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제서야 본격적으로 실용성 있는 궁의 안이었다. 궁 안쪽에 들어서자마자 많은 궁내부원들이 돌아다니는게 보였다. 뭔가 굉장히 바쁜 일이라도 터졌나 보다. 그네들은 켈프힌을 보자 모두들 동작을멈추고는 고개를 속였다. 병사는 그 쯤에서 자신의 역활이 끝났다고 생각을 했는지 문 밖에서 발을멈췄고, 일행은 문 안쪽으로 들어섰다. 몇몇 궁내부원들이 다가오더니 말했다. "이쪽입니다." 그들의 안내로 셋은 원형으로 생긴 궁의 바깥 건물을 따라서 걸었다. 몇번거닐던 곳이긴 하지만,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레아드가 주위를 돌아 보았다. 곧 일행은 감청색의 단단하고 고풍스러워 보이는 나무 문 앞에 당도 할 수있었다. 어느새 켈프힌의 얼굴로 긴장의 빛이 드러나고 있었다. 켈프힌은조용히 문에 손을 얹었다. 거대한 문이 스르륵, 가볍게 뒤로 밀려났다. 레아드는 슬쩍 론의 어깨 너머로 문 안을 살펴 보았다. 거대한 테이블이길게 펼쳐져 있었고, 그 사이사이로 많은 대신들이 앉아 있는게 보였다. 아무래도 회의 중인가 보다. 갑자기 문이 열려서 그들은 모두 문 쪽을 보았다. 켈프힌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말이 더위를 먹어 쓰러져서 걸어오느라 늦었습니다." "어서 와 앉으시죠. 지금 막 시작했습니다." "와, 바.....크." 문 안쪽에서 들려온 바크의 음성에 레아드가 거의 반사적으로 입을 열었다가 순식간에 자신에게 쏠리는 시선에 천천히 입을 다물고 말았다. 바크는테이블 끝 쪽에 앉아 있어서 문 바로 앞에 서 있는 켈프힌 밖에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안에서 갑자기 우당탕, 의자가 뒤로 넘어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쿵쿵, 발소리가 울려퍼졌다. "레아드?" 갑자기 문 앞으로 바크의 모습이 나타났다. 무척 고급스러우면서도, 무게감 있는 흰색과 검은색의 조화로운 옷을 입고 있는 바크의 모습에 레아드는 한순간 입을 열려다가 머뭇거렸다. 그 사이 론이 고개를 슬쩍 숙였다. "폐하를 뵙습니다." "아, 재무 대신도 같이 오셨군." 바크가 켈프힌의 옆에 서 있는 론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레아드를 포함한 셋에게 말했다. "안으로 들어오시죠." "아, 저기. 저는 이만.." 뒤돌아 서는 레아드의 뒷덜미을 덥썩, 바크가 잡았다. "너도 포함이야. 레아드." "하지만" "어명." 바크의 짧막한 말에 레아드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예로부터 국가권력엔너무나도 약한 레아드였다. 바크가 재상과 재무 대신의 등장으로 기립을한 대신들에게 밝게 소리쳤다. "자, 다 도착했으니 이제 회의를 시작하도록 하지." 계속... ps:드뎌 100회..네요. -- 소감은 이렇습니다. 투표해줘어어어어어~~요. 계속 갑니다. *_*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01관련자료:없음[22012]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17 22:42조회:126--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01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20m는 될법한 긴 테이블의 가장 끝에 앉은 바크는 자신의 옆으로 론을, 그리고 반대편엔 켈프힌을 앉혔다. 레아드는 관계자가 아닌 관계로 론의 뒤에 서 있게 되었다. 덕분에 대신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되버린 레아드가 얼굴을 새빨갛게 붉혔다. 바크가 말했다. "방금 말했지만, 지금 하와크를 덥친 폭염은 커다란 문제 거리요. 열흘 전 부터 일어난 이 이상 기후는 살인적인 더위로 대륙 전체로 퍼져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미 하와크에서만 더위로 죽은 이가 백의 자리에 이르고 있소. 이런 이상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를 찾아내는 것도 급하지만, 일단, 지금 상황에 대한 대비책이 더 시급하오. 좋은 의견이 있다면 말해주시 오." 바크가 회의를 진행하는건 처음 보는지라 레아드는 거침 없이 나오는 바크의 말에 진정 감동을 해버린 얼굴이었다. 흠흠, 바크가 입을 벌리는 레아드에게 입 다물라는 무언의 눈빛을 보내고는 대신 일동을 돌아보았다. 한대신이 말했다. "현재 하와크에서 맹위를 떨치는 이 더위는 이제 겨우 시작 단계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닥칠 여름을 대비해서 필요한 물품들이 상인들과 귀족들 의 손에 의해서 전부 동이 난 상태입니다. 한시라도 급히 이에 대한 대책 을 마련해야 합니다." "물론이오. 하지만, 겨우 얼음 몇 조각으로 하와크 전체 백성을 구할 수는 없소. 좀 더 확실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다른 대신이 말했다. "수도 근처에는 사람들이 더위를 식힐 만한 장소가 없습니다. 사냥터에는 룰란 호수가 있으니 잠시 백성들에게 사냥터를 개방 하시는게 좋을 듯 싶 십니다. 그리하면 백성들이 폐하의 높은 덕을 칭송할 것입니다." "그리 하도록 하죠. 하지만, 만약에 이 더위가 계속 된다면 호수랄지라도 말라 버리고 말겁니다. 수도의 백성들이야 어떻게 버틸 수는 있다고 해도 호수도, 강도 없는 지역의 백성들은 수가 없습니다. 그들에 대한 대책은 없습니까? 그럼.. 재무 대신?" 바크가 론을 지명하며 물었다. 론은 열흘 전부터 이런 더위가 시작 되었다는 말에 잠시 생각에 빠졌다가 바크의 부름에 퍼득 정신을 차렸다. 바크가다시 물었다. "무슨 수가 없겠소?" "비를 내려봄이 어떻습니까." 바크가 눈쌀을 찌푸렸다. "기우제를 하자는 말이오?" 론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슬쩍 뒤에 서 있는 레아드의 검을 가리키며말했다. "말 그대로 비를 내리게 하자는 말입니다." "오오! 그런 수가!" "과연!" 옆의 대신들이 론의 대답에 탁! 무릎을 치며 외쳤다. 애초에 자연의 힘이란 인간이 어쩔 수 있는게 아니다. 하지만 성검이라면? 바크는 잠시 론을 지그시 쳐다보더니 물었다. "그게 가능한가?" "성검은 폐하께서 사용하기 나름대로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조금의 도움 이 있다면 하와크.. 아니, 전 대륙에 비를 내리는 것도 가능 할 것입니 다. 이 기회에 모란의 국왕에게서 십년간 하와크에 대한 욕심을 버리겠다 는 각서를 받아 두는 것도 좋겠지요." "가능하단 말이지?" "가능할겁니다."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열흘간 속수 무책으로 살인적인 더위에 당하기만하던 대신들은 죽었다 살아났다는 표정들이었다. 하지만, 바크는 그리 탐탁치 않은 얼굴로 물었다. "언제 시작 할 수 있겠나?" "곧 준비를 하겠습니다. 며칠이면 가능하리라 봅니다." "그럼 부탁하네." "예." 론이 고개를 속였다. 바크는 골치를 썩히던 문제 하나가 말끔히 사라졌는데도 불구하고 차가운 얼굴이었다. 바크가 탁탁, 준비해온 종이를 정리해서 옆에다 놓고는 대신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럼, 다음 문제로 넘어가지." 다음 문제? 레아드가 바크의 얼굴을 살펴 보았다. 갑자기 바크가 시선을돌리더니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깜짝 놀란 레아드가 황급히 시선을 아래로 떨궜다. 바크가 말했다. "다들 알겠지만, 사개월 전부터 시작한 포르 나이트 말살 정책은 지금 막 바지에 들어서고 있소." "뭐, 뭐!?" 레아드가 깜작 놀라서 고개를 들어 바크를 쳐다 보았다. 하지만, 바크는레아드에게 시선 하나 주지 않은채 연이어 말했다. "지금까지 하와크 전역에서 130여 명의 포르 나이트를 포획, 제거를 했소. 남은 녀석들이 아직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이미 회생의 힘을 잃었으니 장 기적으로 녀석들의 움직임을 봉하면 십년이 안되서 대륙에서 포르 나이트 는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론은 자신의 머리 뒤에 눈이 없는게 너무나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다. 바로뒤에서 레아드가 자신을 무시무시한 눈으로 노려 보고 있을거라는 생각이드니 손에서 식은땀이 흐를 정도였다. 그나저나, 바크 녀석. 얼굴색 하나변하지 않았다. "아직 포르 나이트의 총 장인 폰을 잡지는 못했지만, 곧 그의 행방을 알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모두 각자의 영지에 관해서 충분히 신경을 쓰고, 녀 석들의 움직임이라면 그 어떤 것이던 긴장을 늦추지 마시오." 폰의 이름이 나오면서 론은 주변의 공기가 싸늘하게 가라 앉는 기분이었다. 화.. 화를 내려면 바크한테 내라구. 어째서 나만 노려보는 거야.. 론이 죽음에 가까운 살기를 느낄려는 순간, 바크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 오늘 회의는 이쯤에서 끝내도록 하죠. 재무 대신 덕분에 생각보다 일이 쉽게 끝나서 다행이군. 다들 수고했소." 바크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숙였다. 곧, 문이 열리면서 대신들이 하나둘씩문 밖으로 빠져 나갔다. 잠시 시간이 흐르자 커다란 회의실에는 바크와 론. 그리고 레아드 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바크가 몸을 깊숙히 의자에 묻으면서 등을 꽂꽂이 세우고 자신을 쳐다 보고 있는 레아드에게 말했다. "변명하진 않겠어. 때릴려면 때리고 욕을 하려면 욕해." 퍼억! 레아드가 들고 있던 성검이 화려하게 공중으로 비산하더니 단숨에 테이블위에 꽂혔다. 론의 바로 앞이었다. 론이 마른침을 삼키며 조심스레 고개를돌려서 레아드의 눈치를 살폈다. "레..레아드. 미안, 사실은" "입 다물어." "응." 레아드가 정말로 화가 났다는걸 재빨리 눈치챈 론이 재빨리 입을 다물었다. 레아드는 한참 동안 바크를 노려 보았지만, 바크는 굳이 레아드와 눈을 마주하진 않았다. 조용히 테이블을 바라보던 바크가 나직하게 말했다. "난.." "비겁한 자식." 단숨에 레아드가 토하듯이 말을 내뱉았다. 론은 깜짝 놀라서 바크에게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바크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비겁한거 나도 알아." "날 미도에 보내고 한다는 짓이 겨우 이거였어?" "포르 나이트는 네가 겨우라고 할 만큼 그렇게 무른 녀석들이 아냐." 바크가 지지 않고 레아드에게 대꾸했다. 울컥, 레아드가 이를 악물더니 문앞을 지나가던 궁내부원들이 깜짝 놀랄 만큼이나 크게 소리쳤다. "그렇다고 지금에 와서 손바닥 뒤집 듯이 그 사람들을 죽이는거야!? 너도 한 때는 포르 나이트였잖아!" 레아드의 고함 소리가 방 안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론은 갑자기 방 안의분위기가 싸늘해지자 어깨를 움츠렸다. 바크가 조용히 레아드의 말을 듣더니 대답했다. "였었지. 지금은 아냐. 아니, 아닌 정도가 아니라 그들의 적이지. 지금의 난 한 나라의 왕이야. 나라를 다스릴 의무가 있어. 공공연하게 청탁 살인 이 성행하는걸 그냥 보고 놔두라는거야? 귀족들이 저렇게 힘을 가지게 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포르 나이트 때문이란건 레아드 너도 모르는 바는 아닐텐데. 방해가 되는 자는 의뢰를 해서 죽인다. 그런걸 바라는 녀석도 문제지만, 그런게 가능한 세상도 문제야." "그렇다고." 레아드가 무슨 말을 할지 너무나 잘 알고 있는지 바크가 중간에 레아드의말을 끊어 버리면서 소리쳤다. "죽이는건 너무 하다고? 녀석들이 죽여 온 사람들의 수가 몇명이나 될 거 같아? 알켜줄까? 삼백명 정도의 포르 나이트가 지난 사십년간 죽여온 사 람의 수는 삼만을 넘는다구!"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02관련자료:없음[22013]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17 22:42조회:131--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02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방 안으로 갑자기 정적이 내려 앉았다. 어차피 말을 하는건 레아드와 바크였고, 바크는 레아드의 말에 대답을 하는 중이어서 레아드가 입을 다물자,방 안은 그대로 침묵 속으로 빠져 들었다. 론은 나직하게 속으로 한 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생각을 해 봐도 이해가안 가는 부분이었다. 레아드와 바크. 그리고 자신은 분명 몇개월간 포르나이트라는 이름 하에 그들이 하는 일들을 맡아 해왔다. 론이 이상하게 생각하는건 그 일의 종류였다. 론이 알기로 포르 나이트의주된 일거리는 두말 할 것도 없이 암살이다. 때로는 암살이라기 보다는 살육에 가까운 만행도 저지르지만, 전자나 후자나 사람을 죽인다는데는 동일하다. 하지만, 몇개월간 자신들에게 주어진 일이란 것은 그런 암살이나 살인과는 너무나 동 떨어진 것이었다. 그들이 준 임무에서 레아드가 가장 치를 떤게 겨우 도둑질 한번이었으니,론이 이런 의심을 가지는 것도 당연했다. 바크도 이런 론의 생각과 똑같은 생각을 했는지 레아드에게 넌지시 말했다. "레아드. 폰이 무슨 생각으로 우리한테 사라만다나, 지네를 잡는 그런 일 을 시켰는지는 모르겠지만, 녀석들의 원래 일은 살인이야. 너도 그건 잘 알고 있을거야. 너가 포르 나이트였고, 살인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다른 녀석들까지 그렇다고는 생각하지마." "....." "포르 나이트는 강해. 설사 나라고 해도 아무 때나 녀석들을 이렇게 공격 할 수는 없지. 이번에 녀석들이 틈을 보여서 기회라고 생각했던거야. 지 금이 아니라면 포르 나이트라는 집단을 없앨 방법이 없었거든." "호란...씨는?" 레아드가 나직하게 물었다. 바크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죽었어." 레아드는 눈을 꾸욱, 감았다. 바크는 레아드가 사람을 거의 사귀지 않고,그리고 한번 사귄 사람은 그 사람이 설사 무슨 짓을 한다고 해도 믿는다는걸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레아드가 호란을 무척 따른다는 것도 알고있었다. "호란은 죽었어. 하지만, 나 때문에 죽은건 아냐." 바크의 말에 레아드가 눈을 뜨더니 바크를 쳐다 보았다. 아무래도 이쪽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을 했나보다. 바크가 씁쓸하게 웃더니 말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호란을 포함한 하와크 전 지역의 지부장이 모조리 죽임을 당했어. 내가 보기엔 암살 당한거 같아." "누가.. 그런 짓을?" "포르 나이트의 지부장을 넷이나 죽일 만큼 대단한 실력을 가진 어느 녀석 이 원한을 품고 그런 짓을 했는지, 아니면 포르 나이트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났는지. 나도 이유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그 덕분에 철통 같던 포르 나이트의 비밀스런 조직이 드러났지. 내가 말한 빈틈이란게 이거야. 시간 이 지나면 다시 조직을 정비할테니 난 때를 놓칠 수가 없었어. 그래서 널 미도로 보낸거였지." 바크의 말에 레아드는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 어느 정도 납득을 한 모양이다. 론은 레아드를 보면서 조금 감탄을 하고 말았다. 싫기는 해도, 바크만큼이나 레아드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녀석도 없었다. 론이 슬쩍 고개를들어 레아드를 보았다. 레아드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레아드는 서 있었고, 론은 앉아 있어서 둘의 시선이 그대로 마주쳤다. 론이 싱긋 웃었다. "알고 있었지. 론은?" 레아드의 물음에 론은 굳이 대답은 하지 않았다. 대신 영 다른 말을 했다. "레아드, 이렇게 아래서 올려다 보니까 더 예쁜거 같아." 론이 싱글싱글 웃었다. 레아드는 가만히 론을 내려다보다가 손을 스윽, 들더니 론의 이마를 가볍게 툭, 쳤다. 론이 자신의 이마에 얹어진 레아드의손을 잡으면서 바크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래서, 지금 상황은 어떤거야? 내가 빌려준 펠리어즈 라면 포르 나이트 따위 가뿐하게 해결 할 수 있었을텐데." "펠리어즈의 도움이 절대적이었긴 했지." "당연하지, 네 엘리도리크 보다는 내 펠리어즈가 전통에서, 실력에서 단연 압도적으로 위라고." "알아. 펠리어즈가 둘 죽는 동안 엘리도리크는 여섯이 죽었으니까."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무던히 노력을 하던 론은 바크의 무감정한 말에 단숨에 얼굴을 굳히고 말았다. 레아드도 조금 속이 풀어지려다가 바크를 아연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바크가 천장을 보며 한숨을 토해냈다. "무, 무슨 일이야? 펠리어즈하고 기사들이 죽었다니?" "그외 같이 갔던 호위병 삽십명도 토막이 났지." "도대체 무슨 일인야!?" 너무 담담하게 이야기를 하는 바크에게 론이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바크는 자신의 앞에 놓여진 서류들을 힐끔 보더니 말했다. "별로 설명 할 것도 없어. 포르 나이트의 두 손과 두 발을 잘라냈으니, 이 제 때가 무르 익었다고 생각을 했지. 머리를 자를 때가 왔다고 말야." "폰을?" "응. 폰을 잡으려고 기사 열명. 펠리어즈 셋을 보냈어. 사실, 아까 대신들 에게는 폰의 위치를 모른다고 했지만, 모를리가 없잖아. 그 녀석 로아에 있는건 레아드도 아는 사실이니까."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바크가 연이어 말했다. "기사 열명에 펠리어즈 셋이면 왠만한 포르 나이트 스무명을 상대 할 수 있지. 그래도 안심이 안되서 특별히 실력 좋은 병사들만 백명을 뽑아서 같이 보냈어. 당연히 폰을 잡아 올 거라고 생각했지." 엘리도리크 열명에 펠리어즈 셋이면 같은 단위로 대륙 최강을 노려봄직도한 전력이다. 론과 레아드는 바크의 입이 다시 열리기를 기다렸다. 바크가한숨에 가깝게 숨을 토해내며 말했다. "삼일이 지났던가. 전보 한통이 날아왔지. 이런 내용이었어. 폰의 집을 습 격했다. 폰을 거의 잡았었지만, 갑자기 달려든 한 검사 때문에 폰을 놓치 고 말았다. 추격을 하는 도중 그 검사와의 싸움으로 기사가 여섯. 그리고 펠리어즈가 둘이 죽었더라..." "도... 도대체 어떤 자식이야?" 엘리도리크 열명에 펠리어즈 셋이면 평상시 자신이라도 버거울 만한 상대다. 바크는 잠시 입을 다물더니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그리고 그의 이름을 말했다. "녀석의 이름은 하슈바츠 로야크." "하슈바츠... 로야크 씨?" 레아드가 믿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되물었다. 지금으로 부터 일년 전. 바크와 여행을 떠나게 된 동기가 되었던 로아 공작 님의 생신 때 폰의 집에서만난적이 있었던 검사였다. 그때, 폰은 그가 포르 나이트 중에서도 아주강한 자라고 설명을 해줬었다. 레아드가 태어나서 가장 완벽하다고 느낀검사이기도 했다. 론은 바크와 레아드가 그 하슈바츠 로야크 라는 녀석을 아는 눈치여서 둘에게 물었다. "도대체 녀석이 누군데 그래?" 레아드는 입을 열지 못했다. 대신 바크가 나직하게 말을 해주었다. "하슈바츠 로야크. 포르 나이트 최고의 실력자야." 바크가 덧붙여 말했다. "그리고 스얀을 납치해간 녀석이기도 하지." ".....!" 레아드가 놀라서 바크에게 물었다."스얀 씨를... 납치했어? 그 사람이?" "아까 말한 펠리어즈 셋 중에 한 사람이 스얀이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 로야크라는 녀석이 스얀만 죽이진 않고 데려갔어." "어, 어째서 스얀씨를?" "스얀을 데려간건 아마도 스얀이 레아드, 너를 알고 있어서 였을거야." 론이 되물었다. "레아드를? 레아드가 어쨌기에?" 론의 물음에 바크는 대답 대신에 자신의 앞에 놓여진 서류들을 하나씩 들췄다. 바크가 그 중에 한장의 종이를 꺼냈다. "어제 폰의 이름으로 내게 편지 한장이 전해졌어. 날아가던 매 한마리가 창문에 떨구고 가더군." "폰이? 뭐라고 써 있었는데?" 스얀이 잡혔다는 말에 앞뒤 분간이 안될 정도로 이성을 잃었는지 레아드가다급하게 물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순식간에 사라진 이성을 도로 제자리에 돌려 놓기에 충분했다. 바크가 편지의 내용을 요약해서 간략하게 말해주었다. "스얀이란 여인은 지금 자신들이 데리고 있다. 안전하게 데려가고 싶다면 삼일 후, 수도 근교의 벨버라는 마을로 와라." "너 혼자서!?" 레아드와 론이 거의 동시에 물었다. 바크는 편지를 반으로 접더니 그 모서리로 레아드를 가리켰다. "레아드, 너 혼자서." 계속.. ps:마지막 경고입니다~ 이 글을 읽는 자는 곧장 go 메일로 가서 투표하시기 바랍니다. 안그럼 저주할테야~~ t_t 좋아하는 캐릭 5명. 싫어하는 캐릭 5명. 좋아하는 장면. 이렇게 세가지 입니다. 거듭 말하지만~ 투표해요!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03관련자료:없음[22285]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1 18:29조회:256--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03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에에!?" 레아드는 바크의 손가락을 따라서 자신을 가리키더니 놀라서 외쳤다.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폰 할아범이 무슨 생각에선지 너만 불렀어." "어.. 어째서 날?" "글쎄, 그건 도리어 내가 묻고 싶은 말인걸. 레아드야 말로 뭔가 짐작가는 거 없어?" "전혀." 레아드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바크는 테이블 위로 두 손을 마주 잡고는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론을 힐끔 보더니 물었다. "론, 너 포르 나이트에 관해서 몇년간 조사를 했었다고 했지?" "응." "폰에 대해서 뭐 아는거 있어?" 론은 잠시 생각해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대단한 녀석이란거 밖에는 몰라. 과거도 모조리 의문 투성이고, 애초에 얼굴 조차 보지 못했으니 할 말 다한거지." "장사꾼이었대." 론의 말에 의미있게 고개를 끄덕이던 바크는 레아드가 별 것도 없다는 듯말을 하자 레아드를 아연한 눈으로 쳐다 보았다. 론도 놀랐는지 레아드에게 시선을 넘겼다. 레아드는 그런 둘에게 손가락 하나를 치켜 들더니 설명을 해주었다. "젊었을 적엔 대륙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팔았었다고 했어. 그러다 우여곡 절로 어느 산의 산적들의 두목이 되었는데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중 에 포르 나이트를 만들었다고 하더라." "폰이 그랬어?" "응." 레아드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고 덕분에 몇년간 포르 나이트 장의뒤를 쫓는다고 설친 론이나, 최근에 와서 폰의 괴팍함과 그 뒤에 감춰진실력에 놀라고 있는 바크는 맥이 빠진 눈으로 레아드를 바라 볼 수밖에없었다. 론이 뒷머릴 긁적이면서 말했다. "그나저나, 대단하네. 레아드가 포르 나이트의 장하고 그런 사이라니." "어렸을 적에 나 뒷바라지 해준 사람이니까. 아마, 포르 나이트로 키우려 고 그랬던거 같아." "어렸을 적에? 언젠데?" "음. 우리 부모님 돌아가시고, 바크랑 만나기 전까지. 한 2년간." 레아드는 대수롭지 않게 말을 했지만, 론은 갑자기 머슥해지고 말았다. 그러고보니 레아드는 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 편이었다. 바크가고개를 끄덕이더니 정리했다. "어쨌던간에 폰이 널 찾는데는 이유가 있겠지. 편지는 어제 왔으니 폰이 준 기일은 이제 겨우 이틀이야." 론이 물었다. "그 벨버라는 마을까는 얼마나 걸리는데?" "그렇게 멀지 않아. 말을 타면 세시간 정도면 도착 할 수 있을거야. 그럼, 오늘은 일단 성에서 쉬고 내일 아침에 떠나도록 하자." 바크의 말에 레아드와 론은 가만히 바크를 쳐다 보았다. 레아드가 넌지시바크의 말을 따라했다. "떠나도록 하...자?" 론이 레아드의 말을 풀이했다. "너도 간다는거야?" 바크가 론을 보면서 외려 이상하다는 식으로 되물었다. "그럼 안가냐?" "하지만, 성은 어쩌고?" "하루 비운다고 나라가 어떻게 되지는 않아." "그렇기야 하지만, 폐하 같이 귀한 몸이" "말 다했으면 나가자. 저녁 아직이지?" 론의 말을 중간에서 탁, 끊으면서 바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레아드는 킥,웃었고 론은 흠흠. 헛기침을 하면서 바크를 따라 일어났다. 저 녀석..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왕이 된 뒤로는 감히 말 장난을 걸 수가 없어져 버렸다. 이것이 핏줄의 힘이란건가? 왕이나 귀족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바크가 앞장을 서자 레아드는 서둘러서 바크의 옆으로 따라 걸었다. 오랜만에 만나니 할 말이 많았던 모양이다. 방금 전까지 살벌하게 냉기를 솔솔흘리던 바크의 얼굴이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 레아드가 뭐라 말을 하자바크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둘의 뒤를 따르면서 론은 가볍게 기지개를 켰다. 저녁 식사는 의외로 간소했다. 레아드는 그게 무척 불만이었지만, 음식 투정은 애나 하는 거라는 바크의 한마디에 그대로 침몰하고 말았다. 저녁으로 나온 것은 이름도 외우지 못할 만큼이나 길고 부르기도 힘들 정도로 발음 이상한 조그만 고기 한점과 스프. 그리고 빵과 채소 조금이었다. 양이라면 더 달라면 계속 주니까 배부를 때까지 먹었지만, 레아드는 아무래도진수성찬을 바랬던 모양이다. 저녁이 되니 그렇게 무덥던 날씨도 한풀 꺽여서 밤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왔다. 레아드는 오랜만에 왔으니 성이나 구경하겠다며 일찌감치 사라졌고,론과 바크는 서로의 불편한 관계를 일단 무시하기 위해서 사람이 없는 성앞 발코니로 나왔다. 멀리 까마득하게 아래로 궁의 정원들이 보였고, 그앞으로 수도의 전경이 펼쳐졌다. 바크는 불어오는 밤바람에 칠흙같은 검은 머리를 쓸어 넘기고는 난간에 걸터 앉았다. 론은 그런 바크의 옆에서 난간에 팔을 기댄 채 반짝반짝 빛나는 수도의 전경을 바라보았다. 잠시 시원한 밤바람에 온 몸을 맡기던 바크가 넌지시 말을 꺼냈다. "요즘 무슨 일 있어?" 론은 바크의 갑작스런 물음에 조금도 놀라지 않으며 피식, 미소를 지었다. 눈치 빠르기는. 론이 턱을 괴면서 말했다. "별로. 대단한건 아냐." "그래?" "응." 레아드라면 여기서 더 추궁해서 무슨 일인지 듣고야 말았겠지만, 바크는론의 말에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그대로 입을 다물고 말았다. 잠시 둘사이로 정적이 내려 앉았다. 힐끔 발코니 아래를 내려다보던 론이 미소를 지었다. "레아드네." "응?" 론은 난간 아래를 가리키며 말했다. "정원에서 뛰어가고 있는데." 바크가 시선을 아래로 돌렸다. 과연 론의 말대로 레아드가 검을 들고는 어디론가 황급히 뛰어가고 있는게 보였다. "기사단 쪽이야. 오랫만에 왔으니 넬과 키슈한테 인사라도 하려나보지." "싸움이나 걸지 않았으면 좋겠네." "저 실력으로?" 바크의 반문에 론이 히죽 웃었다. "지금 레아드라면 네 스승었던 류크와도 일대 일로 싸워서 그리 쉽게 지진 않을걸." "설마, 그 정도야?" 론은 대답은 하지 않고 정원 사이를 뛰어가는 레아드의 뒷모습을 바라 보았다. 이윽고 레아드의 모습이 나무 사이로 가려지자 론이 아쉬움의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 옆에 있던 바크가 넌지시 말했다. "레아드 활기차 보이더라." "새삼스러운 사실이네." 바크가 픽, 웃더니 진짜 물어보고 싶은걸 물었다. "고백 했냐?" "....." 론이 이번엔 고개를 돌려서 바크를 쳐다 보았다.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04관련자료:없음[22286]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1 18:30조회:243--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04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론이 조심스레 물었다. "그렇게.. 티 나냐?" 바크는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론을 쳐다 보더니 하하. 웃었다. "설마 모를거라고 생각한거야?" "으음... 그 정도인가?" 조금 얼굴이 붉어지긴 했지만, 절대로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바크가 은근하게 미소를 지었다. "좋다좋다 하더니 제법이네. 고백까지 하고. 그래서, 레아드는 뭐래?" ".....뭐? 뭐가?" 론이 갑자기 놀라서 되물었다. 바크가 대수롭지 않게 다시 물었다. "그래서, 레아드가 뭐라고 대답했냐고." "무.. 무슨." "어, 뭐야. 그 반응은? 고백만 하고 차인거야?" 바크의 말에 론이 발끈해서 소리쳤다. "허.. 헛소리! 레아드도 내가 좋다고 했어!" 정원 아래로 지나가던 몇몇 사람들이 고개를 들더니 이쪽을 쳐다 보았다. 론은 소리를 지르고 나서야 목소리가 너무 컷다는걸 깨달았는지 손으로 입을 막으면서 바크를 노려 보았다. 바크는 론의 말에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슬쩍 고개를 돌렸다. 바크가 서둘러서 자신의 입에 손을 대는게 보였다. 바크의 어깨가 가늘게 떨리는걸 본 론이 황급히 외쳤다. "너, 너 웃는거지!?" "크.. 큭. 아.. 아냐." "이 자식! 웃는거 맞잖아! 웃지 마!" "푸하하하핫!" 론이 바크의 어깨를 잡는 순간, 바크가 도저히 더 이상은 못 참겠는지 기어이 커다랗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웃기 전에 말리려고 했지만, 이미바크가 웃음을 터뜨려버려서 론은 으윽.. 신음을 흘리며 바크를 노려 볼수 밖에 없었다. 바크는 한참 동안 킥킥거리리고는 한참 뒤에야 간신히 웃음을 멈추었다. 너무 웃었는지 현기증이 일어날 정도였다. "아~ 너무 웃었나? 머리가 빙글빙글 도네. 이렇게 웃어보기도 되게 오랜만 이야." "제길, 사람을 가지고 놀다니." 론의 말에 바크는 싱긋 웃으면서 난간에 몸을 기댔다. 그리고는 레아드가있을 거라고 생각되는 기사들이 머무는 하얀색 건물을 보면서 말했다. "레아드 녀석, 제법이네. 멋지게 퇴짜 놓을줄도 알고." "제.. 젠장, 너!" "하지만, 레아드가 그런 식으로 좋다고 하는건 정말로 좋다는 말이 아니잖 아. 그냥 싫다의 반댓말 정도의 의미 랄까." "크읏!" 론은 가증스럽다는 눈으로 바크를 노려 보았다. 바크가 히죽 웃으면서 론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 "농담이야." "노.. 농담으로 안 들렸어." "물론, 진심이 조금도 안 섞였다고는 할 수 없지. 그나저나," 바크가 휘날리는 머리카락들을 쓸어 넘겼다. 밤바람이 꽤 쌀쌀하다. 태양이 떠 있을때는 그리도 덥건만 해가 지니까 이렇게 쌀쌀해지다니. 감기에걸리는 사람들이 꽤 생기겠는걸... "그나저나 뭐?" 론이 기다리지 못하고 먼저 물었다. 잠시 딴 생각에 빠졌던 바크는 론의부름에 정신을 차리고는 대답했다. "그나저나.. 잘 어울리다고." "뭐?" 론이 어리둥절 해서 물었다. 바크는 불어오는 바람의 상쾌함을 맛보면서론에게 대답했다. "너희 둘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고. 사실은 너가 죽도록 레아드 쫓아 다니 다가 제풀에 지쳐서 끝날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까 제법 어울려." "저.. 정말? 정말 그렇게 보여?" "농담이라고 말해줄까?" 바크의 심술스런 말에 론이 씨익, 웃었다. "음. 흐음, 음흐흐. 그렇단 말이지?" "꽤나 여러가지로 해석한다." 바크의 말에 론이 팔짱을 끼면서 헤헤. 웃었다. "처음 들어봤거든. 어울린다는 말. 헤에, 생각보다 기분 되게 좋은데?" "레아드가 그렇게 좋냐?" "당연하지." "그러면 폰은 네게 맡기면 되겠군." 바크가 그렇게 말을 끊었다. 론은 기분 좋게 웃다가 갑자기 폰의 이름이튀어나오자 미소를 지웠다. 요즘 이게 이 녀석 말투인가? 난데없이 허를찌르고 나온다. 론이 물었다. "폰을 내게 맡기다니? 무슨 뜻이야 그거?" "무슨 뜻인지 몰라서 묻는건 아니지?" "나보고 죽이라고?" 당연히 론은 바크의 뜻을 알아채고 되물었다.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론은 의아한 눈으로 바크를 쳐다 보았다. 폰을 죽이라니... 죽이지 말라는뜻이 아니라, 어차피 죽일건데 그걸 지금 자신에게 말을 하는 이유를 몰라서였다. 가벼웠던 분위기가 갑자기 바닥으로 착 가라앉았다. "어차피 포르 나이트의 장이나 되는 녀석이니, 잡으면 처형을 시킬거 아 냐? 지금 나한테 그걸 말하는 이유가 뭐야?" 론의 물음에 바크는 잠자코 입을 다물더니 몸을 돌렸다. 바크의 눈 아래로수도의 장대한 전경이 들어왔다. 바크는 난간에 팔을 기대며 말했다. "내가 귀족들 뒷마무리도 미뤄둔 채 포르 나이트를 잡을 생각을 한게 어째 서라고 생각해?" "기회가 와서 친거였잖아. 녀석들이 틈을 보였기 때문에." 론은 바크의 말이 끝남과 거의 동시에 대답을 했다. 하지만, 바크는 고개를 저었다. "사실, 포르 나이트의 부장들이 죽지 않았어도 녀석들을 칠 생각이었어." 론은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손을 저었다. "뭐? 말도 안돼. 녀석들이 살아 있었다면 지금보다 몇배나 큰 희생이 나왔 을거야." "포르 나이트를 없애는건 순전히 내 욕심이야. 아니, 포르 나이트 따위는 전혀 관심도 없어. 내가 없애고 싶은건 폰이야." 바크는 조용하고, 나직하게 말을 했다. 바크의 얼굴이 싸늘해지는걸 본 론은 바크를 바라 보았다. 바크는 연이어 말했다. "여지껀은 막연한 감이었어. 하지만, 어제 편지가 도착한 뒤에 확신을 할 수 있었지. 폰이 레아드 혼자서 나오라고 한 말을 보고 말이야." "뭐가..?" "폰은 레아드가 저렇게 변한 이유를 알고 있어." 론의 표정이 단숨에 굳어졌다. "레아드가 변한 직 후에 폰을 만난적이 있었는데, 녀석은 레아드의 변화를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예상하고 있었어. 그 당시엔 레아드가 죽었다 살아 났다는 이유로 그냥 넘어갔는데, 나중에 생각을 해보니 폰에겐 그것 말고 도 너무 이상한 점이 많았어." "레아드를 키워..준거 말야?" 바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것도 포함돼. 천애고아인 레아드를 포르 나이트의 장이 손수 거둬서 키 워줄 이유도, 필요도 없었을 텐데 어째서 그랬을까. 후계자로? 말도 안되 는 소리지. 레아드의 성격상 불가능한 일이니까." 론이 정리했다. "다시 말해서.. 너가 말하고 싶은게 이런거야? 폰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레아드에게 접근을 했다. 그리고 레아드가 저렇게 변화한 이유를 녀석이 알고 있다?" "그래." 론은 턱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죽을 이유는 충분하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포르 나이 트의 장이란 녀석이 꾸미는 일이라면 레아드에게 좋을리가 없겠지." "그것 뿐 만이 아냐."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05관련자료:없음[22287]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1 18:30조회:238--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05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바크는 품 속으로 손을 넣더니 이윽고 흰색의 종이 한장을 꺼내서 론에게건네주었다. 론은 그것을 보더니 다시 바크에게 시선을 옮겼다. 종이에는글은 안 써있고 이상한 기호와 숫자만이 가득했다. 바크가 말했다. "이렇게 써 있는거야. 의뢰, 로아 성의 화약고를 터뜨리기 바람. 선금으로 십만 시르피. 일이 성사되면 오십만 시르피." "로아 성이라면, 너희 본가가 있는?" 바크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너도 알다시피 레아드가 저런 모습으로 변한 날이야." "이건 어디서?' 론의 물음에 바크는 난간을 잡았다. 바크의 손에 힘이 들어가면서 난간을잡고 있는 손에 힘줄이 드러났다. "삼주 전에 포르 나이트 북지부장의 저택에서 발견한거다." 론의 얼굴이 단숨에 일그러졌다. "그 말은... 폰이?" "그래. 전부 폰 녀석이 꾸민 일이었어. 그 하얀 늑대 녀석을 로아로 불러온 게 바로 폰이었어. 녀석 때문에 레아드가 그렇게 된거다. 아니, 애초에 녀 석은 레아드가 변하는걸 노리고 그런 일을 꾸몄는지도 모르지." 론이 단숨에 들고 있던 종이를 우겨뜨렸다. "더 이상 들을 필요도 없겠군." 론은 종이를 발코니 밖으로 퉁겼다. 종이가 요란한 몸짓을 떨면서 아래로흘러 내려갔다. 론이 몸을 돌리면서 차갑게 말했다. "녀석이 살아야 할 이유 따위는 없겠어." 선선하다 못해 조금은 쌀쌀하기 까지 하던 밤이 지나고 서서히 수도의 위로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멀리 지평선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태양은 시작부터 오늘 하루 동안 그가 벌일 수 많은 패악을 암시 하듯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태양이 지평선 위로 나타나자마자 단숨에 말하기가괴로워질 정도로 공기가 텁텁해졌다. "짜... 짜증나." 밤새 기분 좋게 자다가 갑자기 숨이 막혀서 잠에서 깨어난 레아드는 미처자지 못한 만큼 창 밖으로 모습을 보이는 태양을 마구 욕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떠오르던 태양이 레아드의 사나운 기세에 눌려서 다시 지평선 아래로 들어갈리 없었다. 레아드는 투덜거리면서 침대에서 내려왔다. 어느새테이블 위로 일어날 차비가 다 되어 있었다. 잠자는 사이 다녀간건가? 테이블 위에 올려진 은쟁반에 물을 담고 간단하게 세수를 끝낸 레아드는 옷을 입고 밖으로 나왔다. "어, 일어났어? 지금 깨우려고 가던 참이었는데." 맞은편 복도에서 걸어오던 론이 레아드를 발견하고는 다가왔다. 레아드는후우, 이마 아래로 내려 온 머리카락들을 불어서 뒤로 넘기고는 론에게 물었다. "바크는?" "레아드 깨워서 중앙 홀로 내려 오랬어. 아침은 나가서 먹자던데." "에에? 성에서 안 먹어?" 레아드가 실망한 얼굴을 해보이자, 론이 웃으면서 레아드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성에서 먹어봐야 그리 대단한거 안 나올걸." "궁중 요리잖아?" "그게.. 레아드가 아는지 모르겠는데, 바크는 식사 뿐만 아니라, 대부분 생활도 꽤 검소하게 하고 있어." "어째서? 왕인데?" "음, 그게... 왕이니까 그런거야." 레아드가 도대체 모르겠다는 눈으로 론을 쳐다 보았다. 론이 잠시 생각을해보더니 정리한 생각을 말했다. "솔직히 바크가 과소비를 해봐야... 뭐, 마음먹고 써대면 엄청나게 돈을 쓰겠지만, 왠만해서는 그리 나라를 운영하는데 문제가 되지는 않아. 문제 는 귀족들이지." "귀족들?" "응. 바크가 만약에 한번에 천명 정도를 모이게 해서 연회를 벌였다고 쳐 봐.그러면 귀족들은 왕보다는 화려하게 연회를 치루면 눈치가 보이니까 대충 오륙백명 정도를 부를거야. 물론, 여기서 말하는건 공작 정도나 할 수 있는 그런 화려한 연회지. 다시 말해서, 바크가 검소하게 살면 살 수 록 귀족들도 검소해 질 수밖에 없는거야. 왕보다도 화려하게 산다고 알려 지면, 뒤가 켕길테니까." "아. 그러니까, 바크가 식사를 소박하게 하면, 귀족들도 소박하게 된다는 소리지?" "뭐. 비슷해." 바크가 식사를 소박하게 하던 화려하게 하던, 식사 정도로 나라가 휘청거리지는 않겠지만, 일단은 레아드를 설득 시키기 위해서 고개를 끄덕이는론이었다. 그나저나, 바크 녀석. 의외로 깐깐하다. 아니, 원래 깐깐했나? 론은 그 깐깐한 녀석이 뭐라고 하기전에 서둘러서 레아드를 데리고 중앙홀로 내려갔다. 궁 이층의 화려한 복도를 끝까지 가서, 층을 옮긴다란 의미로 지어졌다고는 믿을 수 없는 장엄한 계단을 내려와서, 다시 복도를 지나 궁 중앙의 홀에 도착을 한건 거의 몇분이 지나서였다. 하와크의 자만심이라고 해야 할까. 궁이 지나치게 넓다. "늦었어. 지각이야 너희들." 홀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바크가 론과 레아드를 추궁했다. 해빛이 거대한여섯개의 기둥 사이로 장엄한 빛의 커튼을 만들며 홀 안을 비추고 있었다. 연회를 하거나 중대한 행사가 있을 때 사용하는 홀로서 레아드는 예전에 바크가 연회를 열었을 때 와본적이 있었던 곳이었다. 몇몇 궁내부원들이 홀의 가를 따라 조용히 지나가고 있었고, 홀의 중앙에는 바크가 서 있었다. 홀은 소리가 잘 울리도록 설계가 되어있는지 레아드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어가는데도 발소리가 확실하게 사방으로 울려퍼졌다. 바크에게 다가간 레아드가 한마디 했다. "뭐 하는거야 너?" 바크는 당차게 물어오는 레아드의 물음에 반문했다. "뭘 하다니?" "그 옷말야." 레아드는 손가락을 들어서 바크의 머리와 옷을 가리켰다. 바크는 자신의머리를 만져 보았다. 천의 미끈한 감촉이 느껴졌다. 이른 아침에 시녀에게 시켜서 가져오게 한 하늘색과 흰색이 적절하게 섞인 두건이었다. 레아드는 차마 믿기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바크의 옷을 훑어 보았다. 어딜 봐도거리의 깡패 녀석들 같은 복장이었다. 특히 붉은색 가죽 조끼가 압권이었다. 바크는 자신의 몸을 한번 돌아보더니 물었다. "이상해?" "엄청 이상해!" 바크가 자신의 몸을 한번 더 돌아보더니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럼 됐어. 제대로 입었네." 어.. 어떻게 그런 결론이 나오는거야? 바크는 손을 조끼의 왼쪽 주머니에넣더니 뭔가를 꺼냈다. 레아드는 검은 색안경이 나올거라고 생각을 했는데다행스럽게도 나온건 그냥 안경이었다. 안경까지 낀 바크가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면 다들 못 알아보겠지." "좀 평범하게 다닐 수는 없는거냐?" 레아드의 말에 바크는 툭, 레아드의 이마를 튕기더니 씨익 웃었다. "무슨 소리. 왕은 무슨 짓을 해도 튀어야 하는거야." 제법 설득력 있는 소리에 레아드는 불만스런 눈으로 바크를 쳐다 보았다. 뒤에서 둘의 대화를 재밌게 듣고 있던 론이 다가오더니 말했다. "궁 뒤뜰에 말을 준비시켰어. 몰래 타고 나가기만 하면 되니까, 어서 가자. 조금만 더 늦으면 아침이 아니라, 점심을 먹게 되겠어." "그건 안되지." 바크가 얼른 앞장을 섰다. 레아드는 그런 바크의 행동에 전혀 부담을 갖지않고 바크의 뒤를 따라서 종종 걸음으로 걸었다. 가면서도 바크의 옷차림에 대해서 뭐라고 하는 모양이었다. 그런 둘의 뒤에서 론은 어이가 없다는눈으로 바크의 뒷모습을 쳐다 보았다. '거 참... 별난 녀석이네.' 어제 까지만 해도. 아니, 오늘 아침 까지만 해도 왕으로서 조금의 틈도 없이 완벽한 지배자의 모습을 보여주던 녀석이 옷 하나를 갈아 입는 순간 완전히 돌변해 버린 것이다. "하긴, 별로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지." 론은 뒷머릴 긁적이더니 미소를 지었다.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06관련자료:없음[22288]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1 18:30조회:234--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06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궁성 앞 대로변의 한 식당가에서 간단하고, 한편으로는 꽤 처절한 아침 식사를 끝낸 일행은 그 뒤로 배부른 배를 소화도 시킬겸 말을 끌고 성문까지걷기로 했다. 중간에 레아드는 시종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훔쳐 보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그들 중에서 그 누구도 바크에게 신경을 쓰는 사람은 없었다. 하긴, 이렇게 더운데 다른 누구에게 신경을 쓸 여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더구나 바크 녀석의 행동 자체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태평하기 그지없어서 모르는 녀석이 봤다면, 할 일 없어서 길거리 어슬렁거리는 백수 한녀석으로 오인되기 딱 좋았다. "너 그렇게 먹어대고 말 타도 괜찮겠냐?" 성문 근처에 오자 바크가 옆에서 말을 끌고가는 레아드에게 물었다. 레아드는 자뭇 자랑스럽게 말을 했다. "헴, 이래뵈도 이 몸은 정령이라구. 밥 같은거 먹다가 채하는 일은 없단 뜻이지." "정말?" "물론이야. 덧붙여서 칼을 맞아도 안죽고, 마법을 맞아도 하나도 안 아파. 한마디로 불사신이라고나 할까. 후훗." 그게 대단한 자랑 거리가 되는거라고 생각을 했는지 레아드가 한껏 가슴을펴보이며 말을 했다. 바크는 그런 레아드의 말에 의미있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다행이네. 그럼 밥을 안 먹어도 되겠구나? 너 앞으로 나가는 식비가 장난 이 아니어서 고민 중이었는데, 잘 됐어. 가져나 온 돈도 별로 없는데 앞으 로는 굶어." "......" 레아드의 표정이 단번에 시무룩해지는걸 본 론이 옆에서 킥킥 웃음을 터뜨렸다. 바크는 오랜만에 밖에 나온게 무척 기분이 좋은지 그 뒤로도 레아드를 사정없이 괴롭혀 주었다. 성 밖으로 나온 일행은 수도 넬신에서 세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에 위치한벨버를 목적지로 잡고는 말에 올라탔다. "자, 가자!" 오랜만에 바크가 일행의 앞에 서며 서쪽으로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힘차게 소리를 지르고는 멋드러지게 말을 몰아 앞으로 내달렸다. 그 뒤를따라 론과 레아드의 말이 먼지를 일으키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거대한 평야의 위로 세개의 점이 만들어내는 먼지의 길이 성문의 앞에서 부터 서쪽으로 길게 이어졌다. "얏호!" 미도는 워낙 지형이 괴팍하게 이루어져 있어서 말을 타본 적이 없던 레아드는 오랜만에 말을 타서 기분이 좋은지 길게 환호성을 내질렀다. 평야는지평선이 보일 만큼이나 길게 펼쳐져 있고, 길은 잘 닦여져 있어서 말을타는데 최고의 장소였다. 말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력으로 말을 몰아가는 일행의 귓가로 바람이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한여름의 태양을 능가하는 이글거리는 해가 머리위에서 사정 없이 일행들을 향해 빛을 쏘아댔지만, 불어오는 바람은 그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듯 상쾌할 정도였다. "야아앗!" 레아드는 달리는 말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애초에 거리와 시간이 잡혀져있는 길이기 때문에 말이 중간에 지쳐 쓰러질 위험 부담 같은게 없기에 이렇게 마구 달릴 수 있었다. 레아드가 기분이 좋은지 속도를 높였고, 그 옆을 따라가던 론과 바크도 레아드를 따라서 더더욱 말의 다리를 부추겼다. 말의 다리 근육이 터질 듯이 팽팽하게 당겨졌고, 달림으로서 삶의 이유를찾는 동물은 일행을 싣고 한없이 빠르게 평야를 가로 질렀다. 멀리 평야의위로 보이는 하늘 사이로 일행이 외치는 기합소리가 울려퍼졌다. 벨버를 지나기 전에 나오는 작은 마을에 당도한 일행은 작은 문제거리를안게 되었다. 벨버에서 이제 겨우 한시간도 채 안걸리는 위치에서 알게된문제라는건 꽤 골치 아픈 것으로 일행의 발을 잠시 마을에 묶어둘 정도였다. - 찹찹찹.. 두시간에 걸친 전력 질주에 목이 말랐는지 말들이 허겁지겁 커다란 통에담겨진 물을 마셨다. 말이 달리다 물을 마시면 복통을 일으켜서 잘 달리지못하게 되지만, 이곳에서 벨버까지는 겨우 한시간. 천천히 간다고 해도 두시간도 걸리지 않는 거리여서 일행은 말이 물을 먹게 그대로 놔두었다. 더구나 지금 일행은 말이 물을 마시던, 초원의 향기에 매료되어 탈출을 계획하던 무슨 짓을 하는지 살펴볼 신경이 없었다. "불탔어?" 근처 마을 주민에게서 길을 묻던 중에 알게된 사실을 레아드가 확인 해보았다. 바크는 끄응, 팔짱을 끼고는 고개를 무겁게 끄덕였다. "벨버가 불에 탄지 벌써 몇개월이나 지났다는걸. 반란군이 지나가다가 불 을 질러서 모두 태워버렸데." "그럼 지금은? 사람들이 안 살아?" 바크는 레아드의 물음에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지금은 그냥 잿더미래. 마을 사람들이 불에 탄 마을을 재건을 하느니 다 른 마을이나 도시에 가서 가는게 좋겠다고 생각을 한 모양이야.그 당시 내가 이주에 필요한 돈은 넉넉히 줬었으니까." "돈을 줘도 문제군." 론이 옆에서 끼어들며 말을 했다. 애초에 도시에 나가고 싶어도 기본 자금이 없어서 그냥 마을에 살던 사람들이 바크가 후하게 내려 준 돈으로 마을을 재건하지 않고 그냥 도시로 떠난 것이었다. 돈이 거의 필요치 않는 이런 시골 마을에서는 돈이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지만, 일단 손에 거금이들어오자, 아무래도 그게 있으나 없으나가 아니게 되버린 모양이다. 대부분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나버리자, 남게된 노인들은 도시를 재건할 힘이없으니 다른 작은 마을들로 떠나버린다. 그리고 남겨진 마을은 그냥 그대로 폐하로 남게된 것이었다. "그래서, 이젠 어쩌지?" 폐허가 된 마을이라니.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레아드와 론이 바크를쳐다 보았다. 바크는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대답했다. "일단은 가보자. 폰이 모르고 있었다면 다시 연락을 하겠지만, 애초에 그 런 장소를 원했다면 가지 않으면 안되잖아." "폐허에서 만나자니. 꽤 악취미네." 론의 말에 레아드가 킥, 웃었다. "원래 그 할아범 악취미였어. 사는 집도 곰팡이들이 득실거렸거든." "참 나, 포르 나이트의 장이나 되는 녀석이 무슨 짓이야." 론이 가볍게 한탄을 했다. 레아드에게 폰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 수록 그간 자신이 녀석을 찾아내려고 쏟아 부었던 노력이 아까워지는 기분이었다. "뭐, 왕인데도 저러는 녀석도 있는걸." 레아드의 말에 론은 공감이 간다는 눈으로 옆을 보았다. 바크는 자신을 쳐다보는 둘을 마주보더니 히죽 웃었다. "말들도 제법 쉬었을테니까, 그만 떠나자. 벨버까지는 이제 금방이야." 바크의 쾌활한 태도에 가벼운 마음으로 마을을 떠난 일행이었지만, 가벼웠던 마음은 채 십분도 지나지 않아서 착 가라 앉았다. 마을 앞으로 길게 뻗은 가도를 따라 걸을거라고 생각했던 레아드는 옆으로 펼쳐진 산길로 바크가 방향을 잡자 의아해서 물었다. "바크, 거긴 산이잖아?" "벨버는 탄광 마을이야. 광산은 초원에 있지 않다고." 레아드는 물끄러미 산으로 휘어져 올라다가는 산길을 올려다 보았다. 중간부터는 길인지 뭔지도 모를 만큼 수풀이 우거진게 보였다. 그걸 보면서 레아드는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꼈고, 그 느낌은 여지 없이 들어 맞았다. 사람들이 워낙 왕래를 하지 않다보니까 길이 완전히 수풀로 가로 막혀서말을 타고는 도저히 갈 수가 없게 되버린 것이었다. 그렇다고 걸어서 가는 게 쉬운 길은 더더욱 아니었다. "이.. 이게 금방이야?" "어쩔 수 없잖아. 산 길이라도 말을 타고 오를 수 있을거라고 생각 했는데 이리 막혀버렸다니. 화를 내려면 주소가 잘못 됐어. 나 한테 하지 말고, 여기에 우릴 부른 폰에게 하라고." 레아드나 바크나 말로는 열심히 서로를 흉보고 간간히 폰을 욕해댔지만,둘다 쌩쌩한 모습으로 산길을 능숙하게 올랐다. 그 뒤로 꽤 쳐진 론 만이숨을 헐떡이면서 간신히 둘의 뒤를 쫓았다.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지쉬지도 않고 끝도 없이 계속 산을 오르는 바크와 레아드는 점점 더 멀어지기만 했다. "응?" 레아드는 한참 산을 오르다가 뒤를 돌아보니 론이 보이지 않자 깜짝 놀라서 황급히 그 자리에 멈춰섰다. 레아드 보다 조금 더 앞서 걷던 바크는 레아드가 짧게 내지른 의문성에 고개를 돌렸다. 바크가 레아드에게 다가오며물었다. "무슨 일이야? 갑자기 소리를 다 지르고." "론이 없어." "론? 우리 보다 훨씬 앞으로 가지 않았어?" 레아드가 바크를 쳐다 보더니 되물었다. "무슨 소리야, 우리 뒤에 있었잖아?" "그랬나?" "아, 저기 온다."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07관련자료:없음[22289]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1 18:30조회:231--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07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레아드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으로 론의 모습이 천천히 나타났다. 둘은 잠시 그 자리에 서서 론이 올라오기를 기다렸지만, 나무 사이로 잠시 나타났던 론은 무슨 일이라도 생겼는지 그 자리에서 요지부동이었다. 레아드와바크는 서로를 한번 쳐다보더니 후다닥 산길 아래로 내달려왔다. "론, 무슨 일이야!?" 레아드의 외침이 산 아래로 쩌렁하게 울려퍼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론은 아무런 움직임도 보여주지 않았다. 거의 길을 미끄러지면서 내려온 바크와 레아드는 론을 가리고 있는 나무에 손을 기대며 그 반대편을보았다. 둘의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하악.. 하악.." "론?" "하아아... 어, 응?" 나무에 등을 기댄 채로 숨을 거칠게 몰아쉬던 론은 레아드의 부름에 간신히 고개를 들었다. 온통 땀으로 흠뻑 젖은 이마에 머리카락들이 늦어 붙은게 어딜봐도 산을타다가 지쳐서 쉬어가는 사람의 모습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지친 모습이다. 바크가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물었다. "설마 너 지쳐서 이러는건 아니겠지?" "어떻게.. 후우, 보이는데?" "지쳐 보인다." "그럼 그렇게 생각해." 론도 겨우 이 정도 산길에 자신이 이렇게 맥없이 지친게 어이가 없는지 거칠게 한숨을 내쉬었다. 바크는 고개를 들어 앞으로 남은 거리를 대략 가늠해 보았다. "쉬고가자. 레아드, 물통 가지고 있지?" "응. 여기." 레아드가 건네준 물통을 바크가 론에게 건네 주었지만, 론은 물통 대신 바크의 팔을 잡고는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됐어, 갈 수 있으니까 계속 가자." 론이 일어서려 하자 옆에서 지켜보던 레아드는 그런 론을 부축 해주었다. 하지만 바크는 가만히 론을 쳐다만 보더니 스윽 손을 들어서 론을 한번툭 찔렀다. 론이 그대로 허무하게 나무에 등을 기대며 다시 쓰러졌다. 다리가 풀려버린 거였다. 바크는 허리에 두 손을 얹으면서 말했다. "나야말로 됐네. 무리해서 갈 정도고 급하지 않아. 더구나, 가기도 전에 힘을 다 빼면 어쩌겠다는거야. 몸이 안 좋으면 안 좋다고 말을 했었야지. 어쨌거나, 지금은 쉬어!" 바크가 결론지어 외쳤다. 론은 바크의 말에 대답을 할 여력도 없는건지 꾸벅 고개를 끄덕이고는 레아드가 내미는 물통을 받아 들었다. 바크는 아직쉴 생각이 없는건지 고개를 들어 주변을 돌아보았다. "레아드, 여기서 잠시 론하고 있어." "응, 뭐 하게?" "근처 좀 돌아보고 올게. 지리 알아둬서 나쁠건 없으니까." "아, 응. 알았어." 바크는 그 길로 휘적휘적 산길을 타고 위로 다시 올라갔다. 동화책에서 나오는 그런 약해빠진 왕이 보기 좋은건 아니지만, 저렇게 산길을 능숙하게탈 수 있는 왕도 그리 보기 좋은건 아니었다. 론은 이제 제법 숨이 잡혔는지 크게 한숨을 한번 내쉬고는 더 이상 거칠게 숨을 쉬지 않았다. 론이 고개를 들어 물통을 레아드에게 다시 건네주었다. "나 한심하지?" 물통을 받아서 허리춤에 끼고는 레아드가 싱긋 웃었다. "조금." "역시..." "아하하, 농담이야. 산 타는건 원래 힘들잖아. 중간에 쉬어가는건 당연한 거야." "바크는.." "그 녀석은 제외. 원래 바크는 산 잘 탄다구. 다 내 덕이랄까.." 어렸을 적에 하루가 멀다하고 산으로, 들로, 강으로 끌고 다녔으니 익숙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겠지. 론이 나무 기둥에 등을 길게 기대며 나직하게 한숨을 토해냈다. "망할... 체력에는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평소에 수련 안 했지?" "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사실은 검도 제대로 익힌 적이 없었다. 상대방의 움직임이 짜증이 날 만큼이나 느리게 보이는데 무슨 검술이 필요한가. 틈을 노려서 공격을 하기만하면 죽죽 나가 뻗으니 특별히 검술이나 기술을 배울 필요가 없었다. 레아드가 론의 옆에 앉으며 말했다. "론, 앞으로 검 정도는 배워야겠어. 그럼 체력도 늘테고." "검이라." 론이 슬쩍 자신의 허리춤에 차여져 있는 검을 만졌다. 힘이 완전히 없어지면서 몸의 움직임은 말 할 수도 없을 정도로 느려졌고, 눈도 상당히 나빠졌지만, 그래도 여지껀의 경험으로 그럭저럭 왠만한 검사 이상의 실력은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 하지만, 그것도 왠만큼이지 그 이상이라면 도저히수가 없다. 기네아의 경우 녀석이 움직이는게 아예 보이지도 않았을 정도니까. 대륙에 기네아 정도의 검사가 많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전혀 없는것도 아니다. 론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자기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레아드가 알켜줄래?" "뭐, 내가?" "레아드 한테라면 수준도 적당하고 괜찮을거 같은데." 레아드의 입술이 비죽 속았다. "내 검술은 다른 사람들하고 너무 달라서 배우기 힘들텐데... 근데, 무슨 뜻이야, 내 수준 정도면 적당하다니? 내 실력이 형편 없으니까 배우기 딱 좋다는거야?" 론이 두 손을 저으며 대꾸했다. "무슨 소리. 지금 레아드는 류크하고 싸워도 지지 않을 실력이라고. 내가 장담하지." 류크.. 류크.. 잠시 생각을 해보던 레아드는 적기사 류크를 떠올리고는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론을 쳐다 보았다. 자신과 바크. 그리고 힘이 있었을당시의 론. 이렇게 셋이 덤비고도 이기지 못했던 상대였는데. 딱. 레아드가 손을 들더니 단숨에 론의 이마를 내리 쳤다. "바보, 아부를 하려면 적당히 하라구. 그렇게 말도 안되게 하면 오히려 놀 리는거 같단말야." 론이 히죽 웃었다. 레아드의 엄청난 괴력에, 요즘와서 특히 그 성장이 눈부신 몸놀림. 그리고 애초에 타고난 마력이라면 류크와 대등하게 싸우는것도 그리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레아드는 론의 말이 단순한 아부라고 생각을 해버렸나 보다. 론은 굳이 변명은 하지 않고 그냥 밋밋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때 나무 사이로 바크가 나타났다. "잡담하는거 보니 충분히 쉬었나보네." 다가오는 바크에게 레아드가 물었다. "벌써 오는거야? 근처에 별로 살펴볼게 없었나보네?" 바크가 고개를 저었다. "아냐. 마을을 찾아서 돌아온거야." 그리고는 론을 보더니 손을 뻗었다. 론은 바크의 손을 잡고는 나무 등치에서 일어섰다. 바크가 자신들이 계속 가야 할 산길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산 정상에 광산이 있는데, 난 광산 바로 아래에 마을이 있을거라고 생각 을 했거든. 근데 생각보다 마을이 훨씬 아래에 있더라. 여기만 올라가면 반대편으로 커다란 분지가 나와. 마을은 거기에 있어." "하마터면 헛고생만 할 뻔 했네." "뭐, 론 덕분이라고 하자. 여기만 지나 가면 되니까 괜찮겠지?" 바크의 물음에 론이 말짱한 모습으로 일어섰다. "앞장서기나 해."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08관련자료:없음[22290]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1 18:31조회:232--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08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바크의 말대로 마을은 오분 정도 산길을 오르자 펼쳐지는 분지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마을이라고는 해도 새카맣게 타버린 뒤에 그 위로 시간이내려준 축복의 기운을 담아 풀과 꽃들이 돋아나 있어서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고대의 무슨 유적이라고 착각을 할 만도 했다. 꽤 커다란 분지 위로 지여진 마을은 대충 백여명 정도가 살아갈만한 조그만 마을이었다. 반란군 녀석들이 지나가다가 불을 질렀다고는 하지만, 바크는 그게 말도 안된다고 생각을 했는지 주변을 돌아보았다. "근처에 산적 떼가 있는건가?" 론이 바크의 옆에 서며 동감을 표했다. "아마도 산적. 아니면, 그 당시 반란군에서 떨거져나온 탈영병 녀석들이 한 짓일거야. 십만이나 되는 군대가 무슨 흥이 난다고 이런 험한 산을 올라와서 이런 콩알만한 마을을 덥치겠어?" "나중에 이 지역 조사 한번 해야겠군. 레아드, 뭔가 보여?" 레아드는 손을 일자로 펴서 이마에 대고 아래로 펼쳐진 마을을 살펴보았다. "사람 모습은 안 보여. 하지만, 벽 뒤는 여기서 안 보이니까, 왔을 지도 모르겠어." "일단 내려가자." 바크가 허리 춤의 검을 조금 뽑아 놓고는 말했다. 론도 품 속에서 단검 하나를 꺼내서 손에 쥐었다. 그 이름도 드높은 포르 나이트의 장을 만나러가는 것이다. 어디서 암살자가 튀어 나올지도 모르니 일행은 바싹 긴장을하며 분지를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 분지의 맨 아래 바닥까지 내려온 일행은 조심스럽게 주위를 둘러 보았다.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잠시 돌아가는 분위기를 살펴보던 바크는 근처에 아무도 없다는걸 확신했는지 뽑아 놓았던, 검을 다시 안으로 넣고는 마을에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질 만큼 큰 소리로 외쳤다. "어어이~! 포오온!" 분지 안이라서 그런지 바크의 목소리가 사방으로 메아리 치면서 울려퍼졌다. 레아드는 바크의 외침이 끝나고 귀를 기울여 보았지만, 어디서도 대꾸의 외침이나 반응은 돌아오지 않았다. 론이 어깨를 으쓱이고는 둘에게 말했다. "아직 도착을 안했나본데?" "아니면, 아예 이 곳으로 오지 않을 작정이던지. 어쨌거나, 기다리기로 하 자. 저녁 때도 슬슬 되었고, 분지는 다른 곳보다 해가 일찍 떨어지니까 레아드는 근처에서 나뭇 가지라도 줏어와." "응."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둘러 분지의 가를 돌면서 나뭇 가지들을 줏기 시작했다. 바크와 론은 그 사이, 모닥불 지필 준비를 끝내고는 가져 온소량의 음식을 펼쳐 놓았다. 보통 마을이라면 마을 여관이라도 들어가서시간을 때우겠지만, 이런 폐허 위에서 멍하니 사람을 기다리는건 정말이지괴롭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바크와 론은 금방 야영지를 만들어 내었고,그때쯤에 레아드가 품안에 가득 나뭇가지들을 들고 왔다. "이 정도면 되지?" "충분해." 이미 이런 사태를 예측이라도 한 사람 처럼 바크는 품 속에서 부싯돌을 꺼냈다. 금방 모닥불이 만들어졌고, 그 위로 나무 꼬챙이에 꽂힌 기름진 고기들이 올려졌다. 누가 본다면 '원래 목적이 놀러온거야?'라는 등의 말을할 만도 했다. 바크의 말대로 분지에서 해는 금방 떨어진다. 아직도 고개를 들면 파란 하늘이 보이는데 갑자기 해는 산 뒤로 넘어가는 것이다. 덕분에 해는 안 보이는데 하늘은 온통 붉거나, 더 나아가 푸른 하늘까지도 볼 수가 있다. 해가 산사이로 넘어가자 순식간에 일행은 어두운 그림자 사이에 묻혀졌다. 모닥불을 일찍 안 폈다면 꽤 당황할뻔 했다. "말을 끌고오지 못한게 아쉽네. 거기에 주전자도 있었는데." 산 아래 나무에 묶어둔 말들을 생각하면서 레아드가 중얼거렸다. "주전자는 둘째로 친다 해도, 물이 별로 없어. 가져온건 겨우 물통 두개 뿐이니까 아껴서 마시자. 근처에서 냇가 같은건 못 봤으니까, 물이 떨어 지기라도 하면 꽤 고달파질거야." "뭐, 그렇게 오래 있을거도 아니잖아." 론의 말에 바크가 글쎄. 하는 얼굴을 했다. "다른 녀석도 아닌 그 폰의 일이야. 일이 어떻게 돌아갈지 예측을 못하겠 다니까. 그 녀석은.." 바크가 살풋, 눈가를 찡그렸다. 아마도 바크는 폰의 일이라면 무조건 기분이 나빠지는 모양이었다. 하기야, 자신이 레아드에 대해 모르는 어떤 사실을 녀석은 알고 있고, 그게 그리 좋은 목적이 아닌란걸 아는 이상, 기분이좋을리가 없었다. 더구나, 최근에 와서 하얀 이리를 로아에 불러 놓은것이녀석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폰에 대한 의심과 악감정이 더욱 심해졌다. "하암." 뜨겁게 지글거리는 고기 한점을 후우, 불어보던 레아드가 입을 벌리고는재빨리 고기를 입 안으로 넣었다. 모닥불을 지핀지 거의 한시간. 산 사이로 넘어간 해는 분지 밖에서도 보이지 않게 되었는지 어느새 하늘이 붉은 주황색에서 검게 물들어갔다. 밤 하늘 사이로 일행이 만들어낸 모닥불이 일으키는 하얀 연기가 하나의 길을만들어내며 하늘로 치솟았다. 폰이 멀리서도 알아 볼 수 있는 표식이었다. "안오네." 꽤 시간이 흘렀다고 느껴지는지 레아드가 주변을 돌아보았다. 횅한 폐허외에는 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가만히 모닥불을 지켜보던 론은 문득고개를 들어 바크에게 물었다. "저, 바크." "응?" "그 하슈바츠 로야크라는 녀석 말인데, 그 녀석도 폰과 함께 오겠지?" 모닥불을 뒤집어 섞으면서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 잡은 폰을 마지막에 구해간 녀석이니까. 아마 여기에도 같이 오지 않 을까." "흐음..." "왜 그래?" 론이 턱을 괴면서 모닥불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펠리어즈 둘에 엘리도리크 여섯이라... 과연, 평범한 인간이 상대 할 수 있는건가? 더구나 그 펠리어즈 둘은 기네아와 거의 필적할 실력을 가진 녀석들인데. 설사 류크라도 그 둘이면 충분히 상대를 할 수 있을 정도니 까. 그런데, 그 둘을 죽이고 기사까지 여섯을 죽였다고?" 론이 어이가 없다는듯 고개를 저었다. "불가능한 소리야." "돌아온... 기사들이 하는 말에 따르면." 바크가 넌지시 입을 열자 론과 레아드는 바크를 쳐다 보았다. 론은 개인적인 의문에. 그리고 레아드는 로야크의 그 엄청난 실력이 궁금해서였다. 바크는 손을 뒤집는 듯 대수롭지 않게 말을 이었다. "별거 없다더군. 무슨 이상한 기술을 쓰는 것도 아니고, 엄청난 괴력을 가 진 것도 아니라고 하더라. 공격을 하면 다 피해버리고 틈을 보이면, 공격 을 당했을 뿐이래." "그건... 마치." "그래, 너 같지." 바크가 론을 가리켰다. "애초에 힘의 차이가 압도적이면 검술이고 뭐고 필요가 없는거야." "그 정도로 강한 녀석인가..." "뭐, 그렇다고는 해도 성검이 있으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검 하나 믿고 온거야?" 바크가 손을 들더니 론의 이마를 가볍게 튕겼다. "사실 히든 카드는 네 녀석이었는데, 산길 하나 제대로 오르지 못하는 꼴 을 보니 사용하긴 다 그른 모양이더라." "체엣." 론이 중얼중얼 입 속으로 뭐라 투덜거렸다. 바크는 피식 웃으며 그런 론에게 장난스럽게 대꾸를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레아드가 바크와 론의 사이로 손을 들이 밀었다. 조용히 하라는 신호였다. 바크와 론은 레아드의 갑작스런 행동에 쥐죽은듯 입을 다물었다. 순식간에 주위는 모닥불이 타오르는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가만히 귀를 기울여보던 레아드가 마을 중앙 쪽을 보았다. "발자국 소리야."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09관련자료:없음[22292]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1 19:03조회:233--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09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론과 바크는 레아드가 노려보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어둠만이 깔린그곳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려오지도 않았다. 하지만, 잠시 시간을두고 기다리자 과연 레아드의 말대로 작게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곧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더니 모닥불의 불빛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이 등장함과 동시에 일행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기다리던 녀석들이 도착을 한 것이다. "폰." 바크는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한 노인을 향해 작게 그의 이름을 읊었다. 폰이 나타나고, 그 뒤를 이어 그의 뒤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거의 류크와 대등할 정도의 키와 몸을 가진 사나이였다. 얼핏 보기에도 강해보이는 그의 이름은 레아드가 불렀다. "로야크.. 씨?" 오랜만에 만났지만, 레아드는 확실하게 그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 하슈바츠 로야크. 정말로 그였다. 폰과 로야크는 모닥불에서 열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서 걸음을 멈췄다. 론은 품 속으로 손을 넣어서 단검 하나를 꺼내두었다. 바크 역시 검을 완전히 검집에서 빼내었다. 언제라도 공격을 하겠다는 론과 바크의 모습에 폰은 무표정한 얼굴로 일행을 돌아보았다. 그런 그의 눈이 레아드에게 가는순간, 폰의 얼굴에 미소가 어려졌다. "네가 레아드구나. 과연, 들은대로 예쁘장하게 변했구나. 1년만에 만나는 건데 이리 냉대를 할 참이냐." 폰의 말에 레아드는 머뭇거렸다. 어딜 봐도 그 곰팡내 가득한 집에서 검이나 수리하던 그 할아범이었다. 포르 나이트의 장이라는건 알고 있었지만,레아드는 그런 그에게서 단 한번도 위엄이라던가 카리스마를 느껴 본적이없었다. 그냥 평범하고, 그래서 편했던 할아범이었다. 폰의 말에 레아드는 잠시 생각을 해보다가 그의 곁에 스얀이 없다는걸 알아 채고는 물었다. "스얀 씨는 어디에 있는거죠?" "스얀? 아아, 로야크가 잡아온 그 여자 애말이냐. 걱정마라, 죽이지 않았 으니까. 이 아래 마을에 여관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재워 놓고 왔다. 내 려갈 때 데려가려무나." 의외로 친근감있게 말을 하는 폰의 모습에 론도 무척이나 당황한 얼굴이었다. 레아드에게 실없는 늙은이로, 그리고 바크에겐 정신나간 늙은이로 설명을 들어왔지만, 론은 둘의 말을 대부분 믿지 않았었다. 명색이 포르 나이트의 장이다. 대륙에서 엘리도리크와 펠리어즈. 이 조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엄청난 집단의 장이란 녀석이 이 둘의 말대로 그리 웃기지도 않은늙은이일까.. 하지만, 정말로 만나보니 실없긴 실없는 인간이었다. 폰은 바크와 론을 보더니 히죽, 웃었다. "레아드 혼자서 오라고 했었는데, 친구가 걱정이 되서 같이 온겐가. 하긴, 어렸을 때부터 친하긴 했지. 그리고.. 로느 아이리어 군? 아니, 펠이라고 불러야 할까." 레아드는 놀란 눈으로 폰을 바라 보았다. 하지만, 론 자신은 의외로 전혀놀란 얼굴이 아니었다. 자신이 녀석을 조사 했을 만큼, 녀석도 자신을 조사한건 당연한 일이었다. 단지, 자신은 녀석의 그림자도 발견을 못했지만,저쪽에선 완전히 알아냈다는게 문제지만.. 폰이 넌지시 말을 이었다. "자네의 펠리어즈는 정말로 멋진 녀석들이더군. 덕분에 내 아이들이 반항 한번 제대로 못하고 모조리 목이 잘렸어. "전통의 차이라고 해두지." "과연." 폰이 클클. 가래가 끓는 듯한 웃음을 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뭐, 좋겠지. 어쨌거나 이젠 필요도 없는 녀석들이었으니까. 내 대신 처리 를 해준걸 감사하게 생각해야겠군." "잡소리는 그 쯤에서 그만둬." 바크가 론과 폰의 대화를 중도에서 끊으며 끼어들었다. 바크는 폰을 노려보며 말했다. "스얀이 무사하다면 더 이상 네 놈과 잡담을 할 이유 같은건 없어." "호오, 매섭군. 매서워." "하지만.." 바크가 살기가 흘러나오는 눈으로 폰에게 말했다. "네 놈과는 마무리 할게 한가지 있다." 폰이 히죽, 웃었다. "알아챈 모양이군." 바크가 검을 앞으로 드리밀며 소리쳤다. "그 하얀 이리에게 로아에서 화약고를 터뜨리게 시킨게 바로 네 놈이지?" "뭐, 뭐?!" 레아드가 바크의 말에 깜짝 놀라서 폰을 쳐다 보았다. 폰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바크의 살기 넘치는 시선을 받아 내었다. "이미 다 알고 있는듯 하니, 굳이 대답을 할 필요는 없겠군." 바크가 외쳤다. "어째서지? 어째서 로아의 화약고를 터뜨린거지?! 그런다고 당신에게 이득 이 되는 일이 있나?" "허허허, 돈이나 권력이라도 노리고 그런 일을 했을거라고 생각 하는건가. 아직 어리군. 아니면, 생각은 했는데 감히 거기까지는 말을 하지 못하는 거냐?" 바크가 이를 악물면서 쥐어짜 듯이 겨우 입을 열었다. "그러면... 레아드를..." 폰이 쾌히 바크의 뒷말을 이었다. "그래. 레아드의 각성을 위해서였다. 사실, 화약고가 터지면서 일어난 충 격으로 각성하기를 바랬지만, 영 이상한 이유로 각성이 되었더군. 뭐, 내 가 바라는건 이루어졌으니 별로 상관은 없었지." 레아드는 아연한 눈으로 폰을 바라만 보았다. 설마 폰이 로아의 화약고를터뜨리려 했었던 그 의문의 장본인인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었다. 더구나그렇게 한 이유가 자신 때문이라니? "어째서지?" 여지껀 가만히 듣고만 있던 론이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 "레아드의 변화가 네 놈에게 무슨 이득이 된다고 그런 짓을 한거지?" 폰이 너털 웃음을 터뜨리더니 론에게 시선을 돌렸다. "무슨 이득이 되냐고? 허헛. 우습군. 마력의 땅에 사는 네가 그걸 몰라서 묻는건가?" 론은 입술을 일그러뜨렸다. 도대체 녀석이 자신에 대해 어디까지 알아낸건지 궁금해질 정도였다. 론은 폰의 말을 잠시 곱씹어 보았다. 레아드를이용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몸 안의 마력이 엄청나니 그걸 이용을 한다면 고대의 상위 마도사 수준의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론에게는 그 정도 이득은 아무런 흥미도 끌지 못하는 것이었다. 비하랄트를 매일 보아오던 론에게 겨우 상위 마도사 정도 수준의 힘은 무의미한 것이었다. 하지만... 분명 보통 인간에겐 그 정도 힘도 무한의 힘에 가깝게 느껴지겠지. 론이 물었다. "레아드 몸 속에 흐르는 마력을 이용할 참인거냐?" 론의 말에 폰은 입을 다물더니 론을 가만히 쳐다 보았다. 그러다 어이가없다는 투로 입을 열었다. "겨우 생각해낸게 그거냐? 아니면, 알면서도 말을 하지 않는게냐. 아니, 그 얼굴은 아무래도 정말 모른다는 얼굴이군." "무슨 헛소리야?" "모른다면 내 말해주지. 레아드가. 아니, 저 것이 뭘 의미하는지 말이다." 레아드를 가리키며 '것'이라는 말을 한 폰은 잠시 말을 멈추고는 일행을돌아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그가 나직하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입을 열었다. 처음 나온 그의 말은 레아드가 여지껀 수도 없이 읽어온 전설이나 신화의말머리에 항상 등장하는 구절였다. "고대에 로무라는 마물이 있었다." 로무, 어디의 누가 만들어냈는지 모르는 최악의 변종. 론이 가진 변종 도감에서 당당하게 최악의 변종 1위로 지정되어 있는 녀석은 무한의 입과 무한의 식욕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그런 괴물이었다. 갑자기 신 화의 한구절이 나오자 바크와 론은 폰을 말 없이 가만히 쳐다 보았다. 폰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세상을 먹어치우고, 끝없이 먹어치우는 마물의 힘에 인간은 절망을 했지. 그 어떤 마력도, 마법도, 힘도 통하지 않는 마물은 전 대륙을 자신의 몸 안으로 먹어치우면서 그 존재 자체를 세상으로 바뀌어갔다. 하늘이, 땅이, 바다가 로무에게 먹히고, 그리고 로무로 변했다. 로무의 그런 폭주는 며 칠이고 이어졌고, 수만년 동안 고도의 문명을 누려온 인간의 대부분이 로 무에게 먹히고 말았다. 인류는 멸망 직전까지 내몰렸지." 그리고 엘더가 나타났다. 계속... ps:투표! 투표! 인기! 투표! 와와! 와와! 해줘요!!! (끈질기다...;) 해주면 게시판을 요타로 도배를..(삐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10관련자료:없음[22498]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4 18:09조회:482--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10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폰이 지금 말하고 있는건 하와크의 어린 아이라면 누굴 잡고 물어봐도 시작부터 끝까지 줄줄 외울 정도로 많이 알려진 전설이었다. 하와크의 건국신화이기도 하니 레아드나 론, 그리고 바크가 모를리가 없었다. 하지만,폰은 자뭇 심각한 얼굴로 말을 계속 이었다. "신은 엘더에게 성검 요루타를 주었고, 그때까지 인류의 적이었던 마왕과 마녀에게 엘더를 도울 것을 명했다. 엘더는 그들의 도움으로 기어이 로무 를 검으로 봉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엘더는 다시는 로무와 같은 존재가 나타나지 않도록 검으로 마왕과 마녀까지도 봉인을 시켜버렸지. 그리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마력까지도 봉인을 시켰다. 바야흐로 인류의 위치 가 신에서 인간이라는 최하의 바닥까지 내동댕이 쳐지는 사건이었다." 엘더를 평하는 사람들은 두부류다. 평화를 내려준 그에게 감사를 하는 사람. 그리고 고도의 문명을 바라며 엘더를 인류의 악으로 보는 사람. 류크가 이에 속했다. 그리고 폰도 이 쪽에 속하는 모양이었다. 폰은 연이어 말했다. "세상의 모든 힘을 봉인시켜버린 엘더는 그 스스로도 신의 힘을 포기하기 에 이른다. 이런 조그만 섬에 하와크라는 작은 나라를 만들고, 그는 인간 이 되었지. 하지만, 모든걸 예측하고 일을 벌였던 엘더 조차도 감히 상상 도 못했던 일이 터졌다." 폰의 눈이 이채롭게 빛났다. "세상의 흐름 속에 묶어두었던 로무가 결계를 파괴한 것이다." "...!!" 일행은 놀란 눈으로 폰을 바라 보았다. 전해지는 전설에는 나오지 않는 구절이었다. 전설에는 엘더는 하와크란 나라를 건국 한 뒤에 왕으로서 훌륭하게 나라를 다스리며 행복하게 살아갔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폰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전해지는 전설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었다. "로무는 다시 세상을 먹어치우기 시작했지. 하지만, 대부분의 몸이 봉인 된 상태였기 때문에 엘더는 어렵사리 다시 로무를 봉인을 할 수 있었다." 폰의 입가에 미소가 서렸다. "하지만, 봉인을 해도, 해도, 로무는 그때마다 다시 결계를 풀고 세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제서야 엘더는 깨달았지. 자신의 힘으로, 성검의 힘 으로 로무를 완전히 봉인시키는건 불가능하다는걸 말이야. 그래서 엘더는 고민을 하다가 결국 자신의 오랜 친구였던 전설의 드래곤을 찾아가게 된다." 론의 목이 한번 크게 울렸다.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킨 것이었다. "한번 일어서면 하늘을 뒤덮고, 하늘로 날아 오르면 대륙이 진동했다는 그 런 엄청난 드래곤이었지. 엘더는 그 현명한 드래곤과 오랜시간 이야기를 한 끝에 한가지 방법을 만들어냈다." 폰이 고개를 들더니 레아드를 지그시 바라 보았다. "로무를 완전히 봉인에서 풀어주는 것이다. 단, 인간의 육신 속에서." 바크와 론의 눈이 단번에 부릅떠졌다. 폰은 그런 둘의 표정이 무척 마음에들었는지 담숨에 말을 이었다. "엘더는 로무와 계약을 했지. 인간의 육신을 통해 세상을 나온다면 자신은 더 이상 너에게 관여를 하지 않겠다고 말이야. 로무는 쾌히 승락을 했다. 하지만, 엘더는 거기에 조건을 달았지. 십칠년간 자신에게 시간을 달라는 말이었다. 십칠년간은 로무가 인간의 육신 속에서 나오지 말라는 조건이 었지. 엘더가 자신이 새로운 세계를 만들 때까지만 기다려 달라는 말을 하 자 로무는 엘더의 조건까지도 승락을 하고 말았다. 십칠년의 세월이야 별 게 아니라고 생각을 했겠지." "속았군.." 론의 말에 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건 엘더의 속임수였다. 로무는 그 다음 해, 인간으로 태어났다. 하지만 인간이었기 때문에 아무런 힘도 없었지. 로무가 십육년을 살고 봉 인을 풀기 일년이 남았을 때, 엘더의 부탁으로 드래곤은 인간의 몸에 갇 힌 로무를 죽여버렸다. 몇년 후에 로무가 다시 태어났지만, 그때마다 드 래곤은 로무를 계속 죽였지. 천년이 지나는 시간동안, 계속해서 죽이고 또 죽였다. 엘더는 늙어서 죽었지만, 드래곤은 그 뒤로도 로무가 태어날 때마다 죽였지." 론은 자신의 손이 미미하게 떨리는걸 느꼈다. 폰은 거기서 잠시 말을 멈추더니 그윽한 눈으로 레아드를 바라보았다. "벌써, 십칠년이나 지났구나." 폰은 미소를 지었다. "애기였던 레아드를 그 어두웠던 동굴 안에서 발견한게 말이다." 그는 조용히 고개를 들어 밤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바크와 론은 차마 말을 하지도 못할 만큼이나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다. 레아드도 상당한 충격이었는지 더듬거리면서 폰에게 겨우 말을 했다. "하.. 하지만.." "뭐냐, 레아드." "하지만.. 우리 가족은? 어머니는?" "이런 상황에서 굳이 물어볼 필요는 없지 않더냐. 넌 양자였다." 폰은 싸늘하게 말을 했고, 레아드가 그의 말에 고개를 도리질하며 소리쳤다. "거.. 거짓말!" 폰은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십칠년전 동굴에서 너와. 그리고 너에 대한 이야기가 써 있는 책을 발견 한 나는 재빨리 너를 데리고 동굴에서 나왔다. 그리고 그날 밤에 근처 도 시에서 너와 똑같은 나이의 아기를 훔쳐와서 그 동굴 안에 놓아두었지. 그리고 난 삼일이 지난 후에 그 동굴에 다시 가 보았다. 아이는 무언가 엄청 난 것에 깔린 듯이 거의 흔적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참혹하게 죽어 있었다. 동물이나 사람이 그런 짓을 할 수는 없었지. 그걸 본 나는 책에 적힌 내용을 확신하게 되었다. 널 죽이러 온 것은 거기에 적혀있는 바로 그 드래곤이었어. 아마도 로무는 어릴 적엔 아무런 힘이 없기 때문에 드래곤은 너와 그 아이를 구별하지 못했겠지. 난 아이가 없어서 고민을 하던 한 부부에게 너를 양자로 삼아 달라고 부탁을 했다. 너가 십칠년이 지나는 동안 무사히 크기를 바라면서. 그 부부는 내 제안을 쾌히 승락을 했지. 난 너의 성장을 옆에서 지켜 보기 위해서 로아에 집을 짓고 거기 서 살았다. 하지만, 네 양부모가 산적떼에게 죽임을 당하게 된 것은 나로 서도 무척 당황스런 일이었어. 화김에 녀석들을 모두 죽여버리긴 했지만, 넌 부모를 잃은 충격으로 자폐증을 앓았지. 내가 널 데려와 키우기는 했 지만 네 증상은 점점 더 깊어지기만 했다." 거기까지 말한 폰은 바크를 쳐다 보았다. 그의 입가에 흡족한 미소가 생겨났다. "그러던 중에 넌 바크를 만나고, 그리고 다시 활력을 되찾았지. 그리고 엘 빈과 함께 살면서 아주 건강해지더구나. 지금 생각을 하자면 모두에게 감 사라도 하고 싶어지는군. 이렇게 건강하게 성장해서 내 앞에 서 있다니. 그것도 열일곱살의 나이로 말이야." 폰이 탐욕스러운 눈으로 레아드의 몸을 바라 보았다. 바크는 이를 악물면서 레아드의 앞을 막아섰다. 바크는 폰을 노려 보았다. "그래서, 뭐야. 네 말대로라면 로무가 다시 깨어난다는거 아냐? 세상을 멸 망시키기라고 하겠다는거냐!" "크크크크." 폰이 고개를 저으며 웃음소릴 내었다. "바크야, 바크야. 생각을 하려면 좀 그럴싸한 생각을 하거라. 내가 세상을 멸망 시 킬 정도로 이 세상을 싫어하는 사람 처럼 보이더냐? 난 세상을 사랑하고, 이런 세상에서 미여터지도록 뭉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존중하는 사 람이다." "그렇다면... 네가 바라는건 도대체 뭐야?" "지배다." 바크의 물음이 채 끝나기도 전에 폰이 대답을 했다. "단지 인간만이 아닌, 세상의 모든걸 지배 한다. 로무의 힘이라면 엘더가 만들어 놓은 이런 종이짝 같은 세상 따위 단숨에 부셔버릴 수 있다. 그리 고 엘더가 봉인 시켰던 그 모든 것을 다시 풀어낼 수도 있겠지. 다시한번 고대의 초문명이 시작되는 것이다. 내 지배 하에서." "바보 같은..! 신이라도 되겠다는 소리냐?" 폰이 코웃음을 쳤다. "신 따위로 만족할성 싶으냐. 로무는 파괴와 창조의 힘을 모두 가지고 있 다. 난 절대의 존재, 신 이상의 의지가 되어 세상을 지켜볼 것이다!" 폰이 품 속으로 손을 넣었다. 곧이어 그의 손으로 손바닥 만한 작은 책이꺼내졌다. 아마도 그가 레아드와 함께 발견을 했다는 그 책인 모양이었다. 책에서 푸르스름한 빛이 흘러나와 폰의 손을 타고 아래로 흘러내렸다. 폰이 책을 들어보이더니 레아드를 가리켰다. "자아, 레아드! 내 덕분에 십칠년간을 살게 되었으니, 이제 그 보답을 하 거라. 네 몸으로, 네 의지로, 네 존재로서!!" 책이 빛나면서 갑자기 두개로 펼쳐지더니 책의 종이들이 차르르륵, 펼쳐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시에 사방에서 하얀 빛이 생겨나면서 주위가 한순간에 대낮처럼 밝아졌다. "크윽! 제길, 그만둬!!" 론이 앞으로 달려가면서 단검을 폰에게 던졌다. 타앙! 론이 던진 단검은 폰의 이마에 닿기 직전에 무언가에 튕겨서 하늘로 치솟았다. 론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자신의 단검을 중간에서 막아낸 사나이를노려 보았다. 시종 침묵으로 일관을 하던 사나이. 하슈바츠 로야크가 검을 뽑은 채로 폰의 옆에 서 있었다. 계속.. ps:인기 투표 25일 밤 12시 까지 입니다~~ 아직 하지 않으신 분들은 투표 해 주세요~ ^^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11관련자료:없음[22499]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4 18:09조회:443--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11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후하하하하하핫! 자아, 변해라! 그리고 나와 함께 하는 것이다!!" 폰이 광소를 터뜨리며 손에 든 책을 펼쳤다. 책은 계속에서 차르륵, 펼쳐졌고, 그에 따라 주위의 빛은 점점 더 강렬해 졌다. 론이 이를 악물더니다시 품 속으로 손을 넣었다. 네개의 단검이 단숨에 론의 품 안에서 나왔다. "닥쳐!" 론이 단숨에 네개의 단검을 한번에 폰을 향해서 던졌다. 장검술은 힘이 없는 관계로 잘 하지 못하지만, 단검의 경우는 힘과는 상관이 없으니 예전의실력 그대로였다. 이마와 목. 간과 심장을 노린 네개의 단검은 쏜살 같이폰을 향해 날아갔다. 그중 하나라도 맞는다면 그대로 즉사였다. 하지만,론이 날린 단검들은 거의 동시에 울려퍼진 네번의 충돌음과 함께 무위로돌아가고 말았다. "의식을 방해할 수는 없다." 처음으로 하슈바츠 로야크가 입을 열었다. 네개의 단검을 단지 검집 하나로 튕겨버린 그의 실력에 론은 할 말을 잃었다. 그 순간, 론의 뒤에서 바크가 달려나가더니 들고 있던 검을 앞으로 뿌렸다. "인슈린, 슈카!" 전쟁에서 용병들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기술 세가지 중에 두번째. 슈카인돌격 찌르기가 단숨에 바크의 손에서 펼쳐졌다. 달려오던 속도에 범상치않은 찌르기 실력이 더해지면서 누가 봐도 갈채를 던질만한 깨끗하고 파괴력 넘치는 일격이 로야크를 향해 터져나갔다. 하지만, 로야크는 예상했던대로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슬쩍 검집을들더니 자신의 목을 향해 날아오던 바크의 검날을 슬쩍 쳐서 방향을 바꿨다. 바크의 검은 로야크의 목 바로 옆을 스치듯 지나갔고, 그 바람에 바크의 온몸이 로야크의 앞으로 노출되었다. 로야크가 원한다면 단숨에 바크를죽일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 퍼억! 로야크는 검집을 잡은 손으로 바크의 배를 후려 쳤다. 바크의 몸은 실이끊어진 인형 처럼 허공을 날아 뒤로 나가 떨어졌다. 아득해지는 정신을 간신이 휘어잡아 정신을 잃지 않은 바크는 그 대가로 피를 토하고 말았다. "아악!" 그 순간이었다. 폰이 들고 있던 책에서 난데없이 파란색 빛이 터지면서 단숨에 레아드에게 날아가 레아드의 몸을 휘어 감았다. 마치 푹풍우가 치는날에 치는 번개와 같은 그 빛은 레아드를 사정없이 난타했다. 레아드의 비명 소리가 폐허 위로 퍼져 나갔다. 그 소리가 크면 클수록 폰은 더욱 더 광소를 터뜨렸다. "크하하하하핫! 그래, 고통스러워 해라! 변화는 고통스러운 법, 그게 크면 클수록 돌아오는 대가는 더더욱 커지는 거다! 자아, 변해라! 로무가 되어 그 무한의 힘을 내게 다오!" "아아아아악!!" "크아하하하하핫!!" "그만 둬!!!" 배를 맞은 덕에 온몸에 힘이 빠졌던 바크가 어디서 오는 힘인지도 모를 힘으로 벌떡 일어서더니 책에서 레아드에게로 뻗어가는 빛을 향해 내달렸다. 중간에서 검으로 막을 생각이었다. 파바박. 순간, 바크의 앞으로 검은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단숨에 바크의 얼굴을 후려 쳤다. 바크의 몸이 다시 한번 허공을 날아 나가 떨어졌다. 로야크였다. 론 역시 로야크에게 무모한 저항을 했지만, 로야크의 주먹에 두어번 맞고는 바크와 함께 땅에 나뒹굴렀다. 쓰러진 둘을 보며 로야크가 말했다. "의식을 방해할 수는 없다." 할 줄 아는 말은 그것 뿐인지 그말을 끝으로 로야크는 담담히 폰과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폰이 시작한 의식은 절정에 다다랐는지 레아드의 비명이거대한 분지 안으로 끝없이 울려퍼졌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로 폰의 광소가 뒤따랐다. "크.. 크윽... 멈.춰.. 제발.." 론이 비틀거리면서 일어섰다. 하지만 말과는 다르게 자신은 의식을 멈추게할 힘이 없었다. 다리는 당장이라도 풀릴 것만 같이 후들거렸고, 손은 주먹도 쥘 수 없을 만큼이나 힘이 안들어갔다. 하지만, 론은 떨리는 다리로앞으로 걸어갔다. 바로 앞으로 레아드를 향해 뻗어가는 빛이 보였다. 론이힘겹게 손을 들어 그 빛을 맨 몸으로 막으려는 순간, 로야크가 손을 뻗더니 론의 팔목을 움켜 쥐었다. "보통 인간이 닿으면 죽게 된다. 죽을 생각인건가." "미안...하지만.. 난 보통 사람이 아냐!" 론이 나머지 한 손을 들어 로야크의 턱을 올려쳤다.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극히 희박한 우연이 맞아 떨어졌는지 론의 주먹은 사정없이 로야크의 턱을 올려쳤다. 하지만, 그것 뿐. 로야크는 전혀 타격을 입지 않았다. 로야크는 론의 팔목을 잡은 손을 당기더니 단숨을 앞으로 뿌려서 론을 땅으로 내동댕이 쳤다. "금방 끝난다. 기다려라." "멈...춰... 멈추라..고.." 로야크의 말 따위는 들리지도 않는지 론은 그 몸에도 불구하고 다시 몸을일으키고 있었다. 뒤 쪽에 바크도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그때였다. 차마 듣기가 괴로워서 귀를 막고 싶을 정도로 커다란 레아드의 비명이 사방으로 울려퍼졌다. "아아아아아악!!" "레아드!!" 일어서던 론이 황급히 레아드를 보며 외쳤다. 순간, 하얀 빛이 론과 바크의 시야를 가득 채웠다. 폰이 들고 있던 책에서 거대한 하얀 빛줄기가 생겨나더니 푸른색 빛의 길을 따라서 레아드의 몸으로 이동이 된 것이다. 레아드는 하얀 빛에 몸이 닿자 너무나 고통스러운 나머지 미친 듯이 몸을 요동을쳤지만, 파란 빛의 속박이 너무나 강한지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레아드~!!" 론과 바크가 거의 동시에 일어서며 레아드에게 달려가는 순간, 빛은 완전히 레아드의 몸을 삼켰다. 그리고 빛의 폭발이 일어나면서 거대한 분지가완전히 빛으로 물들었다. 세상이 하얗게 물들고, 그리고 분지에서 일어난빛의 기둥이 하늘 끝가지 솟아 올랐다. 대륙 어디에 있건 똑똑히 보일 만큼이나 거대하고 밝게 빛나는 빛이었다. 세상이 빛으로 변하고, 빛이 세상으로 변하면서 모든것이 하얗게 변해간다. 몸도, 마음도, 존재도, 의지도... "레아드!!!" 론의 외침이 빛의 사이로 잠깐동안 울려 퍼졌다가, 곧이어 빛에 묻히면서사라지고 말았다. "시작 됐군." 광활하게 펼쳐진 푸른색의 세계. 오직 세상은 검은 하늘과 푸른 바다. 그둘 만이 모든 것인양 세상의 끝에서 끝까지 둘이 맞닿아 있었다. 하늘 위, 구름 조차 존재하지 않는 하늘에서 펠은 고개를 돌렸다. 멀리 그가 떠나 온 작은 섬에서 일어난 빛의 기둥이 실 같이 희미하게 보이고 있었다. 빛의 기둥은 끝없이 하늘 위를 향해 치솟았다. "어쩌시겠습니까." 옆에 있던 비하랄트가 그에게 물어왔다. 그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기둥에서부터 고개를 돌렸다. "애초에 녀석이 움직일거라고 생각을 했었잖은가. 그게 조금 앞당겨졌다고 당황할 필요는 없겠지." "하지만..." 비하랄트는 머뭇거리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 "론은... 그 아이는 어쩌시렵니까." 펠은 조용히 비하랄트를 보더니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간 정이 많이 든 모양이군." "천년간 제 품에서 키워 온 아이니까요." "그런가." 그는 다시 고개를 돌려 빛의 기둥을 보았다. 어느새 그 장대한 막이 끝나가는지 빛의 기둥은 아래서 부터 위로 서서히 빛이 사라져 가고 있었다. 그는 몸을 돌려서 다시 리 대륙을 향해 몸을 바람에 실었다. "걱정 할 거 없어. 자신의 길을 가로 막는다면, 그게 설사 신의 벽이라도 뛰어 넘은 녀석이니까." "예?" 비하랄트는 그의 말 뜻을 알아 듣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굳이 그 말을설명할 필요를 못 느꼈는지 바람에 실은 몸을 앞으로 날렸다. 그의 몸이순식간에 공간에 녹아들며 비하랄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비하랄트는 잠시 고개를 돌려 그녀의 본체가 잠든 섬을 바라보다가 씁쓸하게 고개를 저었다. "울지나 않았으면 좋겠군.." 그녀의 몸이 공간으로 사라졌다.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12관련자료:없음[22500]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4 18:09조회:440--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12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끝도 없이 이어질 것 같았던 빛의 향연은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끝이 났다. 분지 아래서부터 빛이 사라지더니 점점 위로 사라져갔다. 빛의 폭풍에 휘말려서 폐가에 충돌하며 그 밑에 널브러져 있던 론은 힘들게 고개를 들었다. 분지 중앙으로 폰과 로야크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그 앞으로 레아드의 몸이 허공에 떠 있는게 보였다. 론의 눈이 삽시간에커졌다. 휘이익. 갑자기 허공에 있던 레아드의 몸이 옆으로 기울더니 맹렬하게 땅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그 사이로 눈부시게 휘날리는 붉은색 머리카락들이 론의 시야를 못 박은 듯이 붙잡았다. 어느새 레아드의 머리카락들이 다시 자라난것이었다. "후하하하하핫!" 폰은 아직까지도 광소를 내지르고 있었다. 론은 아예 움직일 힘이 없는지간신히 고개만 들어서 녀석을 노려 보았다. 너무나 장대한 빛의 향연이어서 그런지 빛이 사라지고 난 다음의 분지는 너무나 어둡고, 조용했다. 신을 능가하는 힘. 그것을 얻은건가..? 론은 조용히 폰을 바라 보았다. 특별히 그의 외모에 달라진 것은 없었다. 하물며 마력이나 다른 힘 같은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론은 그게 이상했고,그리고 폰 자신도 머지않아 그것을 깨달았다. "크하..하..." 웃음을 터뜨리던 폰은 갑자기 웃음을 멈췄다. 폰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갑자기 책을 뒤적뒤적거리더니 자신이 찾는 페이지를 찾았는지 그것을 재빨리 읽어 보았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손을 들어 주먹을 쥐어 보았다. 그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 "이... 이럴리가." 폰이 쥐었던 손을 다시 펴 보이더니 크게 소리쳤다. 어딜 보나 자신의 몸속에 있어야 할 힘을 사용하는 몸동작이었다. 폰은 연이어 팔을 휘둘러 보았으나 그의 손에선 강대한 힘의 마력이 분출되기는 커녕, 빛 하나 생겨나지 않았다. 폰의 얼굴이 급속도로 일그러졌다. 그가 들고 있던 책을 두 손으로 쥐면서 그것을 미친듯이 쥐어짰다. 그의분노한 음성이 분지 사이로 울려퍼졌다. "힘은.. 힘은 어디에 있는거야! 내 힘은!" 책은 지식을 전해주지만 어디까지나 객관적이다. 다시 말해서 대답을 해주거나 하진 않았다. 폰이 갑자기 들고 있던 책을 땅으로 내던지더니 발로마구 밟았다. 그 모습을 보며 론은 속으로 싱겁게 웃을 수 있었다. 녀석은 아무래도 그힘이란 것을 얻지 못한 모양이다. 론은 몸에 힘을 주어 천천히 일어섰다. 다 타버리고 남은 기둥의 도움으로간신히 몸을 대지 위로 일으킨 론은 조용히 땅에 쓰러진 레아드를 바라보았다. 론의 발이 힘겹게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갔다. "왜 그러지, 폰? 힘은 얻지 못한거냐?" 어느새 반대편에서 일어난 바크가 마구 발악을 하는 폰을 향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폰은 무섭게 이글거리는 눈으로 바크와 론을 노려 보았다. 바크의 말이 뒤에 이어졌다. "아무래도 네가 한 이야기는 거짓이었나보군." "닥쳐라! 이 놈!!" "불쌍한 놈. 십칠년의 고생이 헛게 되버렸구나." 폰의 얼굴이 일그러지다 못해서 그의 목과 이마로 혈관이 튀어 나올 지경이었다. 바크의 말대로 그는 지난 십칠년을 레아드를 위해서 쏟아 부었고,그걸 위해서 자신이 평생을 노력해 만든 포르 나이트가 괴멸되는 일 따위엔 신경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믿었던 로무의 힘이란 것은 없었다. "이... 이렇게 되면 모조리 죽여버리겠다!!" 폰이 고함을 지르더니 로야크를 향해 손을 뻗었다. 론은 재빨리 품 속으로 손을 넣어 마지막 남은 단검을 꺼냈다. 그리고 바크는 어느새 집어든성검, 요루타를 들었다. 아무리 로야크가 상상도 못할 만큼이나 세다고 해도 마력도 없는 이 세상에 사는 일개 인간이다. 대량의 마력을 얻어 맞는다면 로야크가 아니라 로야크 보다 수백배나 강한 인간이라도 죽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폰이 광소를 터뜨리며 론과 바크에게 외쳤다. "네 놈들만 없으면 하와크는 나의 것이다! 너희들을 죽인 뒤에 모든 것을 내가 가지리라!" "흥, 신의 위치에서 왕으로 추락한거냐. 꼴사납군." "닥쳐!" 론의 말에 폰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그는 론을 가리키며 외쳤다. "자아, 로야크! 저 놈을 지금 당장 죽...!" 폰의 말에 로야크는 묵묵히 검을 뽑아 들었다. 그 바람에 론과 바크는 바싹 긴장하면서 자신들의 검을 치켜 들었다. 하지만, 로야크가 갑자기 한행동은 둘의 표정을 경악으로 바꿔버렸다. 푸욱! 로야크의 길고 두꺼운 검이 단숨에 뻗어 나가더니 폰의 심장을 그대로 꿰뚫어 버린 것이었다. 검이 폰의 등을 비집고 들어가더니 가슴을 뚫고 나왔다. 동시에 시뻘건 핏줄기가 폰의 몸에서 밖으로 분출되었다. 폰은 차마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로야크를 노려 보았다. "네... 네가... 네 놈이..." "....." "어째.. 어째서.." 폰의 물음에 로야크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필요가 없어진 사냥개는 죽인다. 이게 당신의 신조 아니었소." "그..게.. 크허억..! 무.. 무슨..?" 피를 쏟아낸 폰의 몸이 휘청 거리더니 땅으로 널브러졌다. 그의 눈에서 급속도로 생명의 빛이 꺼져갔다. 로야크는 폰의 마지막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대신 검을 들더니 단숨에 그의 목을 내리 쳤다. 다시 한번 피분수가 치솟으면서 폰의 목이 대굴, 그의 목에서 떨거져 나왔다. "......" 론과 바크는 갑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에 할 말을 잃었는지 아연한 눈으로로야크를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폰을 죽이다니... 도대체 무슨일인지 짐작 조차 할 수가 없었다. 로야크는 자신의 검에 묻은 피를 검을 휘둘러서 땅으로 뿌린 후에 무표정한 눈으로 목과 분리가 된 폰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잠시 후, 로야크는검을 검집에 넣은 후에 일행을 향해 몸을 돌렸다. 로야크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스얀이란 아가씨는 폰의 말대로 이 아랫마을에 잘 모셔놨으니 안심해 도 좋을거다." 바크가 두근거리는 가슴을 간신히 진정시키며 물었다. "폰은.. 폰은 어째서 죽인거지?" 로야크는 힐끔 폰을 내려다 보더니 대답했다. "쓸모가 없는 사냥개는 죽인다. 그 뿐이다." "폰이 네 주인 아니었나?" 상황으로 보자면 사냥개가 주인을 물어죽인 꼴이다. 로야크는 바크의 말에처음으로 생각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사냥개는 나였지. 그러면 주인이 별 매력이 없는 자여서 죽였다 고 해두지." 그리 말한 그는 조용히 몸을 돌렸다. 그리고 등 뒤로 말했다. "그리고 폰이 말했던, 저 붉은 머리의 아이가 로무라는 말은 사실이다. 폰 이 저 아이를 발견한게 가을이라고 했으니, 십칠년이 차려면 이제 겨우 몇달 밖에 남지 않았군." "사실...이라고?" "로무가 깨어난다면 이런 대륙 따위는 하루 아침에 사라지겠지. 잘들 생각 해서 행동해라." 로야크가 천천히 발을 옮기자, 뒤에 있던 바크가 다급하게 외쳤다. "네 놈, 도대체 정체가 뭐냐!?" 로야크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묵묵히 분지를 따라 발을 옮길 뿐이었다. 바크에겐 성검이 있었지만, 바크는 그의 걸음을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곧 로야크가 분지 너머로 사라졌다. "레아드!" 그가 사라진 직후, 바크는 론이 지른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는 서둘러 론이부축을 하고 있는 레아드를 향해 달려갔다. 어느새 레아드의 머리가 예전과 같이 치렁치렁하게 길어져서 레아드의 온 몸을 덮고 있었다. 바크는 론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은 뒤에 레아드를 살펴 보았다. 머리가 길어진거외에는 달라진 모습은 없었다. "레아드! 정신 차려봐, 레아드!" 론의 외침이 분지 사이로 메아리 쳐서 울려퍼졌지만, 정신을 잃은 레아드는일어날 줄을 몰랐다. 밤이 되면서 쌀쌀해진 밤바람이 일행을 향해 거친 소리를 지르며 불어왔다.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13관련자료:없음[22501]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4 18:09조회:464--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13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로야크의 말대로 아래 마을 여관에서 정신을 잃고 침대에 뉘어져 있는 스얀을 발견한 일행은 레아드를 그 옆에 뉘어 놓고는 여관에서 하루 밤을 머물렀다. 그리고 다음 날, 일행은 정신을 차린 스얀과 함께 수도로 돌아왔다. 배를 맞은건 시퍼렇게 멍이 들긴 했지만, 남들에게 보이지가 않아서 괜찮았다. 하지만 얼굴을 맞았던 탓에 입술이 터져서 바크는 성에 들어서기가무섭게 대신들에게 둘러 쌓이고 말았다. 이틀간 꽤 피곤한 일들의 연속이어서 한번 눈을 부라려서 대신들을 돌려보낸 바크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론을 보고는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성의 거대한 복도. 거대한 창문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뜨거운 햇빛이 복도를 따듯하게 데워준다. 바크가 론에게 물었다. "레아드는?" 론이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침대에 뉘어놨어. 맥은 정상으로 뛰던걸. 뭐, 정령이니 그런게 상관이 있 는지는 모르겠지만.." "심각하군." "그래.." 둘은 잠시 창 밖을 바라보다가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바크가 연이어 론에게 물었다. "그건 그렇고 너가 말했던 그.. 초대 펠이라고 했던가?" "응." "그 사람, 정말로 레아드의 몸을 고쳐 줄 수는 있는거지?" 차마 자신의 아버지라는 말은 하지 못하고, 고대에 살았던 굉장한 능력자 로서 머나먼 자신의 선조뻘이라고 펠을 소개했던 론이었다. 론은 고개를끄덕였다. "능력 하나로 치면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 최고야. 아마 가능할걸. 엘더 보다 훨씬 능력있는 사람이니까." "과장이 아니길 바란다." "과장 아냐." 그 사람의 제자인 비하랄트나 리진 조차도 엘더와 비교도 할 수 없는 능력의 소유자 들이다. 그런 그들의 스승이니 엘더가 건 봉인 정도는 쉽게 풀어낼 수 있겠지. 로야크가 말했던 가을 까지는 아직도 몇개월 정도가 남아있다. 비하랄트가한달 뒤에 돌아온다고 했으니 시간은 충분하다. "그건 그렇다고 치고..." 바크는 창 턱에 몸을 기대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차마 상상도하기 싫다는 어투로 말했다. "도대체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하는거지..." 론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면 죽으려고 할거야." 바크는 다시 한번 한숨을 터뜨렸다. "난감하군." 화창한 햇살이 뜨겁게 성을 달구는 정오였다. "으으으음." 레아드는 숨이 막히는걸 느꼈다. 누군가 목을 죄는 느낌에 레아드는 몸을비틀어 보았지만, 가위라도 눌린 듯이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더구나 숨을 쉬는게 너무나 힘들었다. '짜... 짜증나.' 몸은 안 움직여지고, 숨은 쉬기 불편하고.. 어쩐지 마구 짜증이 밀려온다. 더 이상 잠 자는건 포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 밀린 레아드는 덕분에 졸려운눈을 억지로 뜨면서 잠에서 깨어날 수 밖에 없었다. 눈을 뜨자마자 시야에 들어온건 화려하기 짝이 없는 거대한 천장과 반쯤열려있는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 그리고 그것에 휘날리는 백색의 커튼이었다. 참 보기 아름다운 모습들이지만, 거기에 섭씨 30도 정도를 추가해주면 단숨에 지옥으로 변해 버린다. "흐.. 흐아.." 침대에서 뒤적거리던 레아드는 온 몸이 땀에 젖었다는걸 깨닫고는 한숨을내쉬며 뒷머릴 긁적였다. 풍성한 뒷머리가 만져졌지만, 워낙 익숙한 느낌이어서 레아드는 미처 자신의 머리가 다시 자라났다는걸 깨닫지 못했다. 침대에서 뭉기적 거리다 결국에 레아드는 더 이상 있다가는 땀에 쩔어서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침대에서 내려왔다. 테이블 위로 물이 담겨 있는 주전자가 보였다. 레아드는 그것을 들고는 창 문을 열고 발코니로나갔다. 그리고 고개를 난간 밖으로 향하게 한 뒤에 주전자의 물을 그대로 머리 위로 쏟아 부었다. 머리 속이 말끔해지는 기분에 레아드는 온 몸을 떨면서 기분 좋은 소리를질렀다. "후아아~! 이제야 살거 같네." 물에 젖은 얼굴을 대충 옷으로 닦아낸 레아드는 뜨거운 태양을 한번 쏘아보고는 다시 발코니 안쪽의 방으로 들어왔다. 그러다가 문득 그 자리에 멈춰섰다. '.....?' 레아드는 의아한 눈으로 주위를 한번 돌아 보았다. 어딜 봐도 화려라는 글자들이 빼곡이 써 있는 듯한 왕궁의 방. 분명히 넬신에 있는 바크의 궁이었다. 레아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는 잠시 이마를 만지작거리면서 기억을 되짚어 보았다. 자신이 어제 이 방에서 잤던가? 대답은 아니오였다. 분명히 자신은 스얀 씨를 구하러 벨버라는 산 위의 마을에..... "어떻게 된거지?" 벨버라는 마을에 도착하고 모닥불을 켜고 앉은 뒤에... 그 뒤에... "엣?" 생각이 나질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 레아드는 곰곰히 기억을 다시되짚어 보았지만, 역시 그 뒤의 일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언뜻 폰 할아범을 봤던거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자세히 기억에 남아 있지가 않아서그게 사실인지, 아니면 자신의 기분 탓인지 구별 할 수가 없었다. 한참을생각하던 레아드는 벅벅 뒷머릴 긁었다. 그리고는 문 쪽을 향해서 앞으로걸어갔다. "뭐, 바크나 론한테 물어보면 무슨 일-악!!" 쿠당탕!! 심드렁한 표정으로 앞으로 걸어가던 레아드가 무슨 일인지 그대로 앞으로나가 떨어졌다. 누군가 발을 덥썩 잡더니 잡아 당긴 것이다. 꽤 아픈 자세로 넘어진 탓에 레아드는 마음껏 괴로워 하면서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다가신경질적으로 벌떡 일어섰다. "도.. 도대체 어떤 자식이야!!" 레아드가 흉흉한 눈으로 사방을 노려 보았다. 하지만, 자신 외에는 방에아무도 없었다. 레아드는 의아한 눈으로 뭔가에 걸려서 아팠던 자신의 발목 쪽을 쳐다 보았다. 그러다 환한 표정을 지었다. 발목에 붉은 실들이 잔뜩 묶여 있었던 것이었다. 이거에 걸려서 넘어졌었군? 레아드가 별거 아니라는 표정으로 손을 뻗어서 붉은 실들을 풀어냈다. "......." 몸을 숙여서 발목을 잡고 있는 붉은 실들을 풀어내던 레아드의 동작이 한순간, 그대로 멈춰졌다. 레아드는 손안에 한웅큼이나 잡혀있는 붉은 실들을 가만히 쳐다 보았다. 어디선가.. 아니, 예전에 매일 봐오던 녀석들이다. 그 중에 몇가닥을 집어서 레아드는 슬쩍 당겨 보았다. 끔찍하게도 머리에서 신호가 왔다. "뭐, 뭐야! 도대체! 이게!!" 후다다닥! 레아드가 황급히 일어서더니 벽 한쪽에 걸려있는 커다란 거울앞으로 달려갔다. 거울의 앞에 서는 순간, 레아드는 그대로 얼어버리고 말았다. 화려하게 허공으로 비산했던 머리카락들이 자신이 달리다 멈춰서자허공에 붉은 수를 놓듯이 펄럭이더니 서서히 자신의 몸 주위로 내려 앉고있었다. 그 장엄한 광경에 레아드는 할 말을 잃고는 멍하니 거울 반대편의자신을 쳐다 보았다. 그쪽에서도 너무 황당했는지 참 바보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머리가 다시 자랐다? "하지만, 어떻게?" 이렇게 긴 머리가 하루 아침에 다시 자라 나다니... 말도 안돼. 레아드는 한참을 거울을 쳐다 보고 있다가 손을 올려서 머리를 만져 보았다. 혹시 론이 붙인게 아닐까.. 하는 황당한 생각에서 였는데, 머리 카락들은 확실하게 자신의 머리에서 부터 나와 있었다. 그렇다면 내 머리 카락들이 맞다는 소린데...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 이렇게 거울만 봐서는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느꼈는지 레아드는 서둘러서 문 밖으로 나가려 했다. "......." 레아드는 문득 그 자리에 멈춰섰다. 그리고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거울을 다시 쳐다 보았다. 뭔가... 뭔가.. 이게? 레아드는 거울로 다가가더니 손을 뻗었다. 거울 속으로 보이는 자신의 몸에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게 보였다. 레아드는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거울을 쳐다 보다가 고개를 내리더니 자신의 가슴을 보았다. "...뭐.뭐..뭐..." 차마 입을 열지는 못하고 레아드는 대신 행동으로 했다. 후다닥! 레아드가상의를 풀어 해치더니 단숨에 상의를 벗어 던졌다. 그 순간이었다. "레아드! 지금 깨어났다는 말 듣고...." 벌컥, 문이 열렸고 그 사이로 론이 나타났다. 론은 웃으면서 문을 열었다가 문 안으로 보이는 광경에 그대로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레아드가 상의를 벗은 채로 자신을 바라 보고 있었다. 하얗게 물든 피부가 창살로 들어오는 빛에 의해 빛이 났다. 갸날프긴 했지만, 레아드의 무수한 노력의 대가로 그간 붙었던 근육들이 어디로 다 사라졌는지 부드럽고 매끈하기 그지 없는 우유빛 등이 론의 시야를 가득 채웠다. "나.. 나.." 뭐라 형용 할 수도 없는 어려운 표정으로 론을 바라보던 레아드가 문득 울상을 짓더니 그대로 정신을 잃고는 뒤로 넘어갔다. 꼬로록... "으, 으앗, 레아드!!" 계속... --------------------------------------------------------------------- 음하. 드뎌 변했네요.;뭐... 새삼스럽진 않으시리라 믿습니다. 워낙 많은 분들이 예측을하고 계신거라. ^^자, 계속 갑니다~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14관련자료:없음[22502]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4 18:12조회:455--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14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어쩐지~" 초록 머리의 궁내부원 중 하나인 시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 분이 오시면 궁이 밝아지는 기분 아니니?" 옆에 있던 검은 머리의 시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나도 그렇게 느꼈어." 그 옆에 있던 금발의 시녀가 맞장구를 쳤다. "너도니? 나도 그런거 같았는데." 궁중의 복도. 일거리가 없는 한산한 오후를 틈타서 복도의 한켠에서 말문을 튼 소녀들은 서로를 보며 은근한 미소를 지었다. 초록 머리 소녀가 말했다. "예전부터 생각하던건데 레아드 님이 오시면 폐하 얼굴이 달라지시는거 같 아. 기사 님들도 그렇고." 레아드의 이름이 별로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라는 듯, 나머지 소녀들이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금발 머리의 소녀가 뒷 말을 이었다. "그게 그럴 것도 요전에 로아에서 온 애가 그러는데, 폐하와 레아드 님은 어렸을 적부터 소꼽친구셨대." "정말!?" "그렇다니까. 생각해봐, 영족이셨던 폐하와 평민이었던 레아드 님을." "우와~ 로멘틱해." 뭐가 로멘틱한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들은 잠시 황홀한 표정을 지어 주었다. 그러다 검은 머리의 시녀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갑작스런 행동에 나머지 두 소녀가 그녀를 쳐다 보았다. "무슨 일이야?" "응? 아, 아냐. 그냥.. 무슨 소리가 들려서." "소리? 엣, 설마 누가 오는건.." "아, 안돼! 나 이번에 걸리면 부장한테 죽는다고!" "나도야!" "잠깐잠깐! 발소리 아니었으니까 호들갑 좀 떨지마!" 검은 머리 소녀가 두 소녀가 마구 요란을 떨자 손을 저으면서 그녀들을 말렸다. 그리고는 귀를 기울여 보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두 소녀에게 물었다. "너희들 요즘 누구 죽었다는 소문 들었니?" "죽다니 누가 죽었다는거야?" "소문 들었어? 못 들었어?" "못들었어." 검은 머리 소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하네." "왜 그러는데? 뭐 때문에 그래?" 두 소녀의 물음에 그녀가 팔짱을 끼면서 턱으로 복도 저편을 가리켰다. 그녀가 자신도 이해 할 수가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누가 우는걸. 그것도 아주 목놓아서 우는거 같아." "에? 누가 운다는거야?" "그걸 알면 내가 너희한테 물어 봤겠니?" 그녀의 말에 나머지 두 소녀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세 소녀는 복도를 타고 어디선가 희미하게 들려오는 소리에 의아해 했지만, 곧 자신들의 일을찾아 복도 반대편으로 사라졌다. "흑흑..흐으윽." 한참을 울었는지 레아드는 잠시 쉬는 시간으로 눈물을 펑펑 흘리며 흐느끼기만 했다. 그 옆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론은 시종 레아드의 옆에서 레아드를 어쩌지를 못해서 당황해 했고, 그 앞쪽의 책상에 앉아 있는 바크는 레 아드의 울음이 조금 그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레아드는 여기서 끝낼 생각이 없는지 기어이 다시 한번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근처를 지나가던 시녀의 말대로 그야말로 목놓아 마음껏울어 버렸다. "으아아앙! 흑흑.. 누나.. 흑.. 흑.. 우앙..!" "레.. 레아드." "흑흑흑.. 나.. 나.. 으허엉... 누나아!!" 차마 말을 잇지 못하며 레아드는 자지러질 듯이 울어버렸다. 이 나이에 이렇게 아이 처럼 울수 있다는게 꽤 놀랍고 신선하긴 했지만, 지금 론에겐그걸 감상하거나 즐긴다는 기분은 조금도 없었다. "으어어엉!" 레아드가 기어이 왈칵, 몸을 테이블 위로 엎더니 마음껏 소리를 지르며 울어버렸다. 바크는 서류에 싸인을 하다가 힐끔 눈을 올려서 레아드와 그 옆에서 어쩔줄을 몰라하고 있는 론을 쳐다 보았다. 으이그... 그 정도 울었으면 좀 진정 될 때도 되었을텐데... '하긴.. 나라도 꽤 충격이었긴 하겠다.' 속으로는 그리 생각을 했지만, 머리에선 충분히 레아드의 심정이 이해가가는 바크였다. 하루 아침에 여자가 되어버렸으니 djEjgrp 울지 않을 수가있는가. 바크는 힐끔 다시 시선을 옮겨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왠만한 미녀 기죽이는 얼굴이었지만, 이젠 조금 사정이 달라져 버렸다. 레아드는 정말로 여자가 되버린 것이다. 폰이 무슨 짓을 벌인건지 이젠, 녀석이 죽어버려서 알 수가 없게 되었지만, 녀석이 한 결과는 지금 바크의 앞에 그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흐으윽.. 누나.. 엘빈 누나.. 우아앙!" 아까부터 누나누나 거리기에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엘빈 누나를 찾고 있는 모양이다. 레아드가 왜 엘빈 누나를 찾고 있는지 바크는 도통 이해를할 수가 없었지만, 사실 어떻게 이해를 하겠는가. 난데없이 하루 아침에남자에서 여자로 성이 바뀌어 버린 녀석의 심정을... '그나저나...' 바크도 조금은 불만이었다. 하루 아침에 여자가 되어 버렸으니 그 심적 충격이 얼마나 큰지는 충분히이해 할 수가 있다. 우는 것도 이해 한다. 근데.. 왜 하필 내 집무실에서 우는거야? "레아드." 마음껏 우는 레아드를 가만히 지켜보던 바크는 무슨 수를 써야 겠다고 생각을 했는지 레아드의 이름을 불렀다. 꽤 쌀쌀한 어조여서 론은 바크가 무슨 욕을 할까 걱정스런 눈으로 이쪽을 쳐다 보았다. 바크는 바크 나름대로그런 론을 보고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으이그, 이 화상아. 원래 너가달래야 할거 아냐. 레아드가 부름에도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자 이번엔 바크가 좀 더 소리를높여서 불렀다. "야, 레아드!" "흑흑.. 으흑.." "....!" 자신의 말이 완전히 씹혀버리자 바크는 갑자기 자리에서 벌컥, 일어섰다. 그리고는 뚜벅뚜벅 카펫이 깔려있는 바닥을 걸어서 테이블에 엎어져서 울고 있는 레아드에게 다가왔다. 론이 옆에서 적당히 하라고 말을 하려 했지만 바크는 손을 들어서 론의 말을 먼저 막아 버렸다. 그리고는 조금 거친감이 있는 손동작으로 레아드의 목덜미를 잡더니 그대로 잡아 올렸다. "흑흑.." '.......' 반항할 힘도 없는지 레아드는 그대로 바크의 손에 들려졌다. 바크는 자신의 앞으로 드러난 레아드의 얼굴을 보자마자 삿대질을 하면서 입을 열려고했다. 하지만, 입이 벌어지기만 했을 뿐, 그 안에서 혼을 낸다거나 하는말이 나오지는 못했다. 얼굴 전체가 온통 눈물 범벅이 되어있는 레아드의모습에 바크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힐끔 본 녀석의 소매도 눈물에 젖어서 축축할 지경이었다. 정령이라서 그런가? 눈물샘이 마르지도 않는 모양이다. 바크는 레아드가 이 지경이니 화를 내려다가 조금 머쓱해졌지만, 지금 하지 않으면 이 녀석 오늘이고 내일이고 평생 울거 같아서 바크는 흠, 헛기침을 하면서 마음을 굳게 잡더니 레아드에게 소리쳤다. "그만 울어! 운다고 상황이 좋아지는건 아니잖아!" "하.. 하지만.. 우욱.. 윽..윽.." "그만 그치지 못해?" "윽윽..." 바크의 호통에 레아드는 입을 다물긴 했지만, 여전히 입 속에선 울음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무래도 레아드 본인도 터져 나오는 울음을 주체 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바크는 잡고 있던 레아드의 뒷덜미를 놔주었다. 레아드는 두 주먹을 쥐면서 어떻하든 울음을 그쳐 보려고 노력은 해 보았지만, 감겨진 눈에선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15관련자료:없음[22503]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4 18:12조회:480--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15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으이그... 미칠 노릇이네.' 바크는 자신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는걸 알고는 속으로 투덜거렸다. 원래라면 그대로 레아드의 머리를 후려 쳐서라도 울음을 그치게 만들겠지만,조금 복잡한 기분에 바크는 차마 주먹을 들지 못했다. 그래도.. 여자다. 여자를 어떻게 때려? '젠장..' 이런 생각을 한다는거 자체가 레아드를 무시하는 거겠지만, 일단 여자로보이니 마구잡이로 대할 수가 없었다. 바크는 팔짱을 낀채로 후우, 화김에 한숨을 내쉬었다. 레아드는 아직도 흐느끼는 중이었다. 가만히 레아드의 얼굴을 지켜보던 바크는 문득 손을 들더니 자신의 소매로 레아드의 얼굴을 닦아 주었다. "작작 좀 울어. 얼굴이 이게 뭐야?" "그.. 그치만..그치만.. 흐윽.." "그만 좀 하라구..." 어쩐지 바크의 음성도 꽤 낮아졌다. 레아드는 여전히 눈물을 흘렸지만, 바크는 더이상 화를 낼 기분이 아닌지 조용히 레아드의 눈가를 닦아 주었다. 그러면서 바크는 조심스레 레아드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여지껀 짜증나게울기만 해대서 몰랐었는데 지금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까 레아드의 모습이확실히 변해 있었다. 여지껀 다른 녀석들이 레아드를 보고 얼굴이 예쁘다,몸이 갸냘프다 라고는 해도 바크의 눈에는 어딜 보나 남자 자식이었는데,지금은 정반대였다. 어딜 봐도 완벽하게 여성이었다. 얼굴의 생김새도, 몸의 윤곽도, 풍겨오는 향기까지. 레아드의 얼굴을 닦아주던 바크는 문득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론이 자신을 가만히 쳐다 보고 있었다. 갑자기 온 몸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아.. 이..이건." 그제서야 자신이 꽤 당치도 않은 짓을 하고 있다란걸 깨달은 바크가 흠흠헛기침을 하며 레아드의 얼굴에서 손을 떼었다. "....." 조금 얼굴이 붉어져 버렸다. 레아드가 보통 남자애였다면 이런 행동을 했을까? 갑자기 머리 속으로 떠오른 의문에 바크는 할 말이 없었다. 어쨌거나 레아드의 울음은 꽤 잦아져서 이젠 조용한 흐느낌 정도로 바뀌어져 있었다. 그제서야 말이 먹힐거라고 판단했는지 론이 입을 열었다. "레아드." "흐윽.." "레아드. 들어봐, 갑자기 몸이 변해서 놀란건 이해를 하겠지만, 평생 이런 몸으로 살지는 않아도 돼." "..흑...거짓말.." "정말이야. 한달만 참으면 원래의 몸으로 돌아 갈 수 있어." 한달이라는 시간이 꽤 현실성 있게 들렸는지 레아드는 쿨쩍거리더니 잠시흐느낌을 멈췄다. 아직도 눈물은 멈추지 않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는레아드의 행동에 론은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레아드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너무 우는 바람에 목이 다 쉬어버린 모양이다.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어?" "응. 한달만 참으면 돼." "어떻게..?" "에... 그건.." 펠을 설명을 하자니 이야기가 너무 복잡해지는 기분에 론은 잠시 머뭇거렸다. 근데, 그게 레아드에겐 론이 거짓말을 하다가 말문이 막힌걸로 보여졌나보다. 레아드가 갑자기 테이블로 다시 엎어지면서 소리쳤다. "것 봐! 다시는 돌아 갈 수 없는거야, 우아아앙!" "......" 바크가 슬쩍 론을 쳐다 보더니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간신히 진정 시켜놓은걸 꼴좋게 해놨다는 바크의 무언의 비난에 론은 불만스런 표정으로 바크를 쳐다 보았다. 그러다 한숨을 내쉬더니 울고있는 레아드에게 말했다. "레아드. 레아드. 내 말 좀 들어보라니까. 나 그렇게 못 믿는거야?" 레아드가 슬쩍 고개를 들었다. 그 틈을 타서 론이 재빨리 설명했다. "한 달. 한 달만 기다려줘. 비하랄트가 돌아오면 원래대로 돌아 갈 수 있 을거야. 내가 약속할게. 아니, 맹세할게." "...정..말..?" 론의 의지가 꽤 확고해 보였는지 레아드가 물어왔다. 론은 빙그레 웃으며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물론이지!" "흑.. 약속..해야..흐윽.. 돼?" "응." 그제서야 레아드의 얼굴이 조금 펴졌다. 바크는 휴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책상으로 돌아갔다. 론은 아까 바크가 했던 행동이 무척이나 부러웠던지 이번엔 자신이 소매로 레아드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레아드의 안색이 확, 굳어졌다. "우아아아아앙~!" 난데없이 레아드가 다시 울음을 터뜨려 버렸다. 론은 깜짝 놀라서 레아드의 얼굴에 대고 있던 손을 재빨리 치웠다. 무.. 무슨 일이지? 론이 놀란사이 책상에 앉아서 다시 서류를 뒤적거리던 바크가 턱을 괴더니 맹렬하게울고 있는 레아드에게 물었다. "이번엔 또 무슨 일인데 그런거야?" "흑흑흑흑흑..." "말을 해, 말을. 그렇게 울기만 하면 도와줄 수가 없잖아!" "우욱..흑...흑... 실..." 레아드의 마지막 말이 울음과는 상관 없는 단어임을 깨달은 바크가 미소를지으며 물었다. "실?" 레아드가 흑흑, 울며 말을 이었다. "화..장실.. 가고 싶어...흑흑.. 아아앙." "......." 론과 바크가 동시에 얼어 붙어서 점점 하얗게 빛이 바래졌다. 바크도 이번건 꽤나 충격이었는지 잠시 입을 벌린채로 다물지를 못했다. 간신히 정신을 차린 론이 문 밖을 향해서 소리쳤다. "스야아아안!!!" 저녁 노을이 지고 태양이 산 사이로 사라지면서 무더웠던 하루는 점점 막바지로 치달아 간다. 하루 종일 한여름의 무더위를 넘어서는 폭염에 수도의 사람들은 거의 죽다시피 하면서 지내다가 날이 저물자 그제서야 살겠는지 밖으로 한두명씩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더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면 모두들 불만으로 머리가 터져 버렸겠지만, 이미 궁에선 성검의 힘으로 비를 내리겠다는 통보를 나라 전체에 해놓은 상태여서 사람들은 묵묵히 궁에서 연락이 오기를 기다렸다. 이정도 더위는 그런 진귀한 광경을 볼 수 있는 대가로는 턱없이 값이 싸다는생각이었나 보다. 사나이들은 밤이 되면 낮 동안 흘린 땀을 보충하려는 생각인지 펍으로, 펍으로 모여들었다. 그들은 수도 중앙 대광장에 하루가 다르게 완공이 되어가는 커다란 제단을보며 곧 있을 그들의 국왕이 할 그 위대한 일에 미리 찬사를 보냈다. 바야흐로 인간이 기후를 다스리게 되는 그 장엄한 자리에 자신들이 같이 자리할 수 있다는데 그들은 수도의 주민으로서 굉장한 자부심을 느꼈고 그와함께 자신들에게 돌아 온 이 엄청난 행운에 감사를 했다. 비가 오기 전까지는 수도의 모든 기능이 정지가 된 상태여서 수도는 낮동안 유령 마을 처럼 쥐죽은 듯 조용하다가 밤이 되면 축제 분위기가 되었다. 폭죽이 터지거나 요란한 광대나 음악단의 음악 소리가 울려퍼지는 그런 대규모의 축제는 아니지만, 사람들은 펍에, 여관에 모여서 한 손에는 술잔을들고, 다른 한손에는 적당한 이야기꺼리를 쥐은채로 웃고, 마시고, 떠들었다. 수도의 저녁은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16관련자료:없음[22685]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7 19:08조회:214--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16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거의 하루를 울던 레아드는 저녁이 되서야 눈물을 그쳤다. 원래는 정오 쯤에 울음을 그칠 수가 있었지만, 화장실을 다녀 온 후에 뭐가 그리 서글픈지 펑펑 울어대서 론이나 바크는 도저히 레아드를 말릴 수가 없었다. 사실은 그럴 생각도 없었다. 어떻게 말리겠는가.. "....." 하루 종일 울기만 해서 머리가 울리고 정신이 없는지 레아드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발코니에 앉아서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겼다. 다시 자나난 긴 머리카락들이 한올한올 바람의 손길을 따라 허공으로 비산해갔다. "바크는?" 레아드가 뒤에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물었다. 론은 레아드의 갑작스런 물음에 조용히 발코니로 나오더니 난간에 걸터 앉았다. 레아드는 발코니에 앉아 무릎을 모아서 끌어 안고 있어서 레아드는 론을 올려다 보았다. 론이 손으로 안쪽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여러가지로 바쁘데. 며칠 뒤에 비를 내리게 한다고 해도 이미 나온 피해 액이 상당하니까.. 그거 처리하는게 꽤 골치아프겠지." 레아드는 론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무릎 위에 턱을 괴었다. 어쩐지 무척이나 애처로운 모습이었다. 론이 흠, 헛기침을 하더니 넌지시 레아드에게 물었다. "이제 괜찮아?" "응.. 이젠 진정됐어." 론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다행이네. 아깐 정말로 어떻게 되는 줄 알았어." "하아아~" 푸욱, 레아드가 무릎 사이로 아예 얼굴을 묻어 버렸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앞으로의 나날들이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론은 잠시 난간 위에서 수도쪽을 바라 보았다. 멀리 수도 광장 쪽에서 대낮같이 밝은 빛이 흘러나오는게 보인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제단을 공사 중인 모양이었다. 그 쪽을 보던 론이 문득 고개를 돌려서 손을 뻗더니 아래로 숙여진 레아드의 뒷목을툭툭, 건드렸다. 나 좀 보라는 론의 행동에 레아드는 고개를 스윽, 들었다. 순간, 론이 손을 길게 뻗더니 레아드의 손을 잡아서 단숨에 끌어 당겼다. "웃차." 레아드를 자신이 있던 난간 위에 앉게 한 론은 이번엔 자신이 난간 위에서내려 오더니 레아드의 앞에 섰다. 그리고는 슬쩍 레아드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는 싱글싱글 웃으며 레아드를 올려다 보았다. 레아드는 론이 무슨 짓을 하는지 가만히 쳐다 보고 있다가 넌지시 물었다. "뭐 하는거야?" "응? 아, 별거 아냐. 그냥 이렇게 해보고 싶더라구." "바보." 레아드가 손을 들더니 론의 이마를 꽁, 내리 쳤다. 론은 미소를 지으면서레아드에게 말했다. "그렇게 걱정하지 마. 어차피 한 달이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잖아. 이왕 이렇게 된거 특이한 경험 한번 한다고 생각하고 즐기라구. 생각해봐 , 세상에 갑자기 성별이 바뀌는 사람은 거의 없잖아? 원래대로 돌아 갈 수 있는걸 아는데 뭐가 문제야?" "쳇, 자기는 아니니까 그런 말을 하는거지." "어쨌거나~" 레아드의 투덜거림을 무시하고 론이 싱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즐겨. 이왕 이렇게 된거 철저하게 즐기는거야." "즐기다니.. 뭘? 어떻게?" 레아드의 물음에 론이 이미 생각해둔게 잔뜩 있는지 고민 한번 안해보고그대로 줄줄 외웠다. "먼저~ 여자가 되었으니 이것 저것 입어봐야지. 치마 좋지? 스얀한테 내가 잔득 사오라고 시킬게. 에, 그리고 이번 주에 기우제로 축제가 있는데 거 기에 나와 함께 나가서 대회란 대회는 모조리 휩쓰는거야. 춤, 커플, 먹 기 대회! 등등. 그리고 남자 때는 하기 그러니까.. 밤에 레아드가 잠잘때 내가 방에 몰래 들어가서" 퍼억! 론은 레아드가 때릴거라고 생각을 하고 앞을 방비했는데 의외로 공격은 뒤에서 왔다. 덕분에 그야말로 무방비의 상태로 뒷통수를 얻어 맞은 론의 목이 앞으로 꺽였다. 레아드가 적절한 때에 주먹을 휘둘러준 장본인에게 미소를 보내며 치하를 했다. "뭐야, 바크냐?" 론이 슥슥 뒷머리를 만지작 거리면서 뒤를 돌아 보았다. 과연, 짐작대로바크가 서 있었다. 바크는 손가락을 론의 얼굴 앞까지 드리밀며 물었다. "밤에 몰래 들어가서, 뭐냐? 덥치기라도 하겠다는거야?" 바크의 말에 론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이래서 왕족들은 안된다니까. 겨우 하는 생각이 그거냐?" "에? 아니었어?" 레아드가 뒤에 물었다. 론이 싱긋 레아드에게 미소를 보내며 말했다. "밤에 몰래 레아드가 잠자는 방에 들어가서 둘만이 카드 게임을 하는거야. 남자 둘이서 하기는 좀 그래서 여지껀 못했었거든. 이거 무척 재밌어." "...재밌기도 하겠다." "그리고.. 덥치는건 비하랄트가 오기 하루 전에.." 퍼버벅! 론이 앞뒤에서 동시에 날아오는 주먹에 맞고는 하하, 웃으며 옆으로 물러섰다. 바크는 레아드가 앉아있는 난간 옆에 등을 기대고는 목을 뒤로 꺽어서 밤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하아, 젠장. 피곤해 죽겠군." 바크가 밤하늘을 향해 한탄을 해댔다. 옆에서 그런 바크를 지켜보던 론과레아드는 킥킥 웃고 말았다. 입고 있는 옷은 고급스럽기 짝이 없고, 온 몸에 '난 왕이다'라는 위엄을 덕지덕지 붙인 녀석이 하늘을 보며 저런 식으로 짜증을 내는게 꽤 어울렸기 때문이었다. 레아드가 슬쩍 바크의 시야 위로 얼굴을 내밀더니 물었다. "피곤해?" "얼굴 치워. 머리 카락 간지럽잖아." 레아드의 얼굴을 손으로 밀쳐낸 바크가 고개를 다시 내리더니 론에게 시선을 돌렸다. "참, 제단은 모레 정도에 완공이 된다고 하더라. 너도 슬슬 준비를 해야 하는거 아냐?" "모레? 그러면 난 시간 충분해." "뭘 어떻게 하는거야? 너가 만들라는 설계도 대로 제단을 만들고는 있지만 어떻게 성검을 사용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았잖아. 가능하긴 한거야?" 론이 히죽 웃었다. 어딜보나 장난을 칠 때 짓는 그런 웃음이었다. 바크가불길한 느낌에 론을 조심스레 노려 보았다. 역시 예감은 그대로 적중해 버렸다. "넌 검이나 들고 제단 위에서 멋지게 폼이나 잡고 있으면 돼. 비를 내리는 건 기렌이 다 알아서 할테니까. 괜히 제단을 중앙 광장에 만들라고 시켰 는지 아냐? 이게 다 선전이다. 선전. 국내에선 굉장한 인기를 얻게 될 테 고 외국으로는 두려운 존재로서 알려지겠지. 비를 내리게 할 수 있다는 말은 반대로 홍수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말이니까. 다 쇼야. 쇼." "그럼... 저 제단은..?" "극적 효과를 위한 준비물 이랄까." 휘익~! 경쾌하게 날아오는 바크의 주먹을 론이 다 예측하고 있었다는 듯가볍게 피해버렸다. 바크가 다시 한번 주먹을 휘날리며 소리쳤다. "뭐야, 그럼 난 그냥 검만 들고 서 있으라는 말이냐!" "그렇지. 역시 잘 이해하는군." "이 자식!!" 바크의 주먹은 연신 밤 하늘을 갈랐다. 그 사이로 들려오는 론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레아드는 난간에 두 팔을 기대며 위태로운 자세로 밤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거대한 수도의 위로 수많은 별들이 짙은 보라빛 장막에 그득히 걸려있다. 그 중 하나가 길게 선을 그리며 땅 어딘갈 떨어져 가는게 보였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상쾌한 밤이었다.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17관련자료:없음[22686]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7 19:08조회:199--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17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다음 날 아침. 바크는 날이 바뀌어도 여전히 바빴다. 이른 아침에 몰려든 대신들에게 둘러 쌓여서 론과 레아드의 애도를 받으며 끌려가 버린 것이다. 그리고 론도그 뒤를 이어서 기렌을 불러야 한다며 잠시 어디론가로 사라져 버렸다. 덕분에 오랜만에 홀로 적적한 시간을 보내야하게 된 레아드는 의외로 밝은표정으로 성 나들이에 나섰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좋은 하루네요." 지나가는 시녀들의 인사를 받으며 레아드는 발길을 궁의 최외각에 있는 연병장 쪽으로 돌랐다. 모란이나 하와크나 기사단이 궁 안에 있는게 특징이다. 정원을 한참 돌아서 도착한 연병장에선 힘찬 기합성이 들려오고 있었다. 요 몇달사이 영광의 엘리도리크는 그 명성에 피를 쏟아 부을 정도로 매서운 기세로 반란군을 척결해 왔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곧바로 시작된 포르 나이트 괴멸 작전에서 엘리도리크의 반수에 해당하는 열넷이 목숨을 잃게 되었다. 매일매일 연이어 벌어지는 목숨을 건 사투에서 엘리도리크의 기사들은 깨닫는게 많았다. 영광이니 빛이니 하면서 사람들이 칭송해 온 자신들의 그놀라운 검술이 배를 곪으며 사람을 살인하고 금화 몇푼을 받는 자들의 검보다도 못하다는걸 깨달았고, 격렬한 실전에서 죽이지 않는다면 죽게된다라는걸 알게 되었다. 싸움에서 상대에 대한 아량이란 것은 실력의 차가 극심할 경우에나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다 잡은 포르 나이트를 앞에 두고 빈정거리다 목이 잘린 기사만 몇명이었다. 기사단의 반이 목숨을 잃었지만, 그 대가로 나머지 반 수는 바크의 말뜻을깨달을 수 있었다. 바크는 이름 뿐인 기사는 필요 없다고 말을 했었다. 허영 뿐인 자, 부와 명예를 노리는 자, 실력이 없는 자. 바크는 그들에게 일찌감치 기사단을 떠나라고 경고를 했다. 하지만, 그 누구하나 기사단을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결과가 지금의 모습이었다. "겨우 그 정도 밖에 못하는거냐! 좀 더 빨리 움직여! 빨리! 빨리!" 키슈는 팔짱을 낀 자세로 연병장을 돌고 있는 몇몇 젊은 청년들에게 마구소리를 질러댔다. 이번에 공백이 생겨서 새로 엘리도리크에 입단하게 된신출내기 들이었다. 끝없는 훈련과 나라에 대한 애국으로 영광의 엘리도리크에 들어왔건만, 그들의 앞으로 펼쳐진건 화려한 퍼레이드의 휘날리는 꽃이 아니라, 들려오는선배의 고함과 발길질. 그리고 그 정도 밖에 못한다면 집으로 꺼지라는 협박 뿐이었다. 하지만, 평생을 이 순간을 노리고 살아온 청년들이다. 겨우 그 정도 협박과 고난에 고개를 숙일리가 없었다. 핏대가 뻗쳐오르고 꽉 다문 입에서 피가 흘러 나올 만큼이나 격렬하게 그들은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래, 이제야 좀 하는군." 키슈가 그제서야 마음에 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옆으로 슬쩍 레아드가 다가오자 그는 레아드를 보더니 반가운 기색을 지었다. "여어, 레아드. 왠 일이냐? 너도 훈련 받고 싶어서 온거야?" 키슈의 장난스런 말에 레아드가 이상할 정도로 얼굴을 환하게 밝히면서 되물었다. "정말요? 저도 받아도 되요?" 으음, 키슈가 뒷머릴 긁적이면서 대꾸했다. "나 폐하께 죽는거 보고 싶다면 해도 돼." "그럼 할께요~" 연병장 안으로 한달음에 달려가려는 레아드의 목덜미를 재빨리 키슈가 잡았다. "야야, 그렇다고 정말 달려가면 어떻해?" "해도 된다고 했잖아요." 나 폐하께 죽는거... 라는 전제 조건은 아예 무시를 해버린 모양이다. 키슈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레아드의 목덜미를 놔주었다. "도대체 저렇게 흙에서 굴러다니고 싶냐? 누가 폐하 친구 아니랄까봐 그렇 게 티를내냐. 티를."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언제 엘리도리크의 훈련을 받아봐요?" "으이그.." 긁적긁적.. 머리를 한번 마구 긁어 본 키슈가 레아드의 이마를 튕겼다. "또 심심해서 온 거구나, 폐하는?" "일이요. 론은 어디 갔구요." "대련이라도 시켜줄까?" "정말요!?" 레아드의 환한 반응에 키슈가 싱긋 웃더니 손을 들어 연병장을 뛰고 있는한 청년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 "라캄! 지금 당장 검 들고 이리 와!" "예!" 금발 머리의 무척 시원시원하게 생긴 귀족가의 사람으로 보이는 청년이 키슈의 부름에 재빨리 연병장 한쪽에 새워진 검을 쥐더니 이쪽으로 달려왔다. 그는 달려오자마자 키슈에게 경례를 하더니 힐끔 시선을 레아드 쪽으로 돌렸다. 키슈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턱으로 레아드를 가리키며 말했다. "잠시 이 아이랑 대련 좀 해줘라." "예!....예?" 얼떨결에 대답은 했지만, 라캄이란 청년이 의아한 표정으로 키슈를 쳐다보았다. 키슈가 심드렁하게 다시 말했다. "이 애랑 대련 좀 하라구. 실력은 괜찮은 편이니까 좋은 경험이 될거다." "하지만..." "하지만? 너 지금 하지만이라고 그랬냐?" "아, 아닙니다!" 키슈의 무시무시한 눈길에 청년이 화들짝 놀라면서 말을 바꿨다. 하지만,못내 이해를 하지 못한다는 표정이었다. 결국 그는 검을 들다가 레아드를쳐다 보더니 도저히 싸우지 못하겠던지 키슈에게 말을 하고 말았다. "부.. 부단장님! 하지 못하겠습니다!" "뭐? 어째서?" "소녀와 어떻게 싸우란 말입니까!" 라캄이 크게 소리를 지른 덕분에 저쪽 연병장에서 뛰고 있던 다른 청년들이 이쪽을 쳐다 보았다. 키슈는 라캄의 말에 레아드를 힐끔 보더니 피식,웃었다. 그리고는 라캄의 어깨를 툭툭치면서 말했다. "아아, 그게 말이지. 이 애가 레아드라고 하는데 사실은 남자라구. 생긴건 이렇게 예쁘장하게 생겼어도 사실은 어엿한 남자.... 어, 레아드? 야! 레 아드! 어디 가는거야!" "자, 잠시 일이 생겨서요! 안녕히 계세요!" 후다다다닥! 레아드가 황급하게 뒤로 돌더니 도망을 가버렸다. 키슈는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레아드의 뒷모습을 쳐다 보다가 어깨를 으쓱거리더니라캄의 등을 탁, 쳤다. "하여간 폐하고 친구들이고 다 이해를 못하겠다니까. 야, 됐다니까 그만 돌아가서 뛰어." "예!" 라캄은 연병장으로 돌아가려다 문득 그 자리에 멈춰섰다. 그러더니 고개를갸웃거리면서 레아드가 사라진 쪽을 바라 보았다. '남자라고?' 그는 잠시 방금 전 보았던 레아드의 모습을 회상해 보고는 더더욱 알 수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가슴...이 나왔던거 같았는데?'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18관련자료:없음[22687]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7 19:09조회:199--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18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후아, 이런. 들킬뻔 했잖아." 연병장에서 재빨리 도망 나온 레아드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얼마나 많이 달려왔는지 어느새 주변의 풍경이 궁 서쪽 외각의 꽃밭으로 변해 있었다. 세이실린 장미인지 뭔지 하는 붉은색과 흰색이 적절하게 섞인 꽃들이온통 주위에 가득 자리 잡고 있었다. "제길, 갑자기 풀어질껀 또 뭐야. 곤란하게시리.." 레아드는 자신의 가슴 쪽을 내려다 보았다. 아침에 스얀에게 도움을 받아서가슴을 압박하게 묶어 두었던 천이 풀어졌는지 봉긋하게 솟은 가슴이 보였다. 잠시 그걸 내려다보던 레아드는 이마에 손을 올리면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 그러다 레아드가 문득 주위를 한번 돌아 보았다. 궁과는 꽤 거리가 있는곳이어서 주위엔 레아드 외엔 아무도 없었다. 레아드는 흠흠. 헛기침을 하다가 조심스레 상의의 목단추를 풀어 보았다. 그리고는 옷을 슬쩍 들어 올려서 그 안을 살짝 보았다. "........." 한참을 자신의 옷 안을 지켜보던 레아드의 얼굴이 문득 새빨갛게 물들더니식은땀이 주르륵 흘렀다. '혀.. 혈압 오르는거 같아..' 도저히 더 못보겠던지 레아드는 단추를 다시 잠궜다. 조금... 아니, 굉장히 한심해지는 기분이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성의 나신을 제대로 본게하필이면 자신의 몸이라니.. 아침에 옷 갈아 입다가 기절할 뻔 한걸 생각해 낸 레아드는 지끈거리는 이마를 내리 누르면서 자신을 이렇게 만든 폰을 마구 욕했다. '그나저나, 로야크 씨는 어떻게 된거지?' 자신은 중간에 정신을 잃어서 기억하지 못하는 관계로 모든 상황은 론과바크가 이야기 해 준걸로 알게 된 레아드였다. 둘의 말로는 폰은 아무런힘도 얻지 못했으며, 그가 로야크에게 자신들을 죽이라고 말을 하는 순간로야크가 갑자기 폰의 가슴을 검으로 뚫어 버렸다고 했다. 레아드는 로아의 그 곰팡내 가득한 검 수리소에서 만났던 로야크를 회상해보았다. 폰은 로야크에 대해서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거 같았고, 둘의 행동을 볼 때, 굉장히 친한 사이 같았다. 그런데 그런 로야크가 폰을죽였다고? 레아드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었다. 레아드의 생각이 잠시 폰과 로야크에서 머물다가 곧이어 로무에게로 넘어갔다. 레아드로서는 꽤 황당한 내용이었다. 난데없이 자기를 보고 천년전에 세상을 멸망시킬뻔 했던 괴물이라니. 레아드로서는 '헛소리 하지마!'라고 콱 쏘아 붙여주고 싶지만, 일단 자신의 몸을 보자면 그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어째서 난 정령인가? 이유를아는 녀석은 폰 뿐이었고, 녀석은 그 이유를 그렇게 설명했다. 믿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론은 한달만 지나고 비하랄트가 돌아오면 모든게 잘 될거라는 말을 해서레아드를 안심 시켰다. 확실히 레아드가 알기에도 비하랄트의 능력은 엘더이상이다. 본인이나 그 마녀나 둘다 엘더를 무슨 애 취급을 하는걸 직접 앞에서 들었기 때문이다. 그걸 아는 레아드니 레아드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그리 걱정을 하지 않았다. 지금 레아드가 걱정하는건 바로 이 몸이었다. '하아아...' 만약에 다시 남자의 몸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면? 생각하기도 끔찍해서 울고싶어질 정도였다. 30대 전에 유명한 검사로서 세상에 그 영광스런 이름을휘날리고 멋지게 아가씨와 결혼. 애들 낳고 도란도란 살다가 손자 보고 때되면 간다. 레아드의 전반적인 인생 설계도에 엄청난 문제가 생겨버린 거였다. 정령이애를 낳을 수 있는지 조차가 문제였지만, 지금 레아드에겐 그쪽은 아예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레아드~!" 꽃밭 한 가운데 서가지고 고민고민을 하던 레아드는 멀리서 자신을 부르는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론이 꽃밭으로 오는 길목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게보였다. "레아드 찾는라고 성을 몇바퀴나 돌았어. 여긴 왜 온거야?" 다가오며 묻는 론의 말에 레아드는 뒷머릴 극적이더니 싱긋 웃었다. "그냥.. 근데, 기렌 씨 부른다고 가더니 금방 왔네?" "아, 그거? 스얀이 대신 간다고 해서 보냈어. 그나저나, 우리 나가지 않을 래?" "어딜? 성 밖으로?" "응. 오는 길에 병사들한테 들었는데 오늘부터 모레까지 축제를 연다고 하 더라. 수도의 주민들이 직접 주최하는거야." "정말? 갈게. 갈거야." 레아드가 싱글벙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레아드는 잠시 안색을굳히더니 론에게 물었다. "근데 바크는? 역시 일 때문에 못 나올까?" 레아드가 실망이란 표정을 짓자 론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걱정마. 바크도 나온다고 했어. 어차피 내일 기우제 전 까지는 뭘 해도 제대로 안 풀릴테니까, 아예 오늘은 쉬고 내일부터 일 처리를 한다고 하 더라. 벌써 준비하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거야." 론의 말에 레아드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또야?" 궁의 정문 밖에서 서성이며 기다리고 있던 바크를 보자마자 레아드가 차마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바크를 쳐다 보았다. 이번엔 전보다 더 심했다. 그야말로 거리의 깡패와 같은 모습. 가, 가죽 조끼라니. 그것도 붉은 색! "뭐가 어때서? 안 어울려?" 레아드의 뜨악스런 반응에 바크가 두 팔을 벌려보며 물었다. 바로 앞에서정문을 지키는 병사들은 필사적으로 이 쪽을 보지 않으려는 듯 고개를 앞으로 뻗뻗하게 들고 있었지만, 눈동자는 이쪽으로 돌아오다 못해서 눈가에파묻힐 지경이었다. 하긴, 왕이 저런 짓을 하는 진귀한 구경을 아무 때나할 수 있는건 아니지. "안 어울려. 이상해. 깡패 같다구!" 바크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대로 입었군. 자, 가자. 슬슬 퍼레이드가 시작될거야." 도대체 깡패 같다는 말을 어떻게 해석을 하면 제대로 입었다는 결론이 나오는 거야? 레아드는 그리 물으려다가 바크의 뒷 말에 나온 퍼레이드란 단어를 기억해내고는 의아해서 바크에게 되물었다. "퍼레이드? 왠 퍼레이드? 그냥 모여서 노는거 아니었어?" "원래는 그럴 예정이었는데, 론이 이상한 짓을 꾸몄어." "론?" 레아드가 론에게 시선을 옮겼다. 론은 레아드가 자신을 보자 씨익 웃으며손가락 두개를 펴서 브이자를 그려 보였다. "간단한 쇼야. 그냥 선전용이라고." "그러시겠지." 바크가 빈정거렸지만, 론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둘의 그런 행동에 레아드가 중간에서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뭘 하는거야? 응?" 바크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아아~ 시꺼시꺼. 가서 보면 될거 아냐." "그러고보니 시작할 시간 거의 다 됐어. 서두르지 않으면 퍼레이드는 놓치 게 될걸." 론은 품 속에서 시계를 꺼내 시간을 확인하고는 레아드와 바크에게 살짝귀띔을 해 주었다. 레아드는 뭘 위한 퍼레이드인지는 몰라도 축제에 관련된 거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성격인지라 론의 말에 다급하게 론과 바크의 팔을 잡았다. "놓치면 안되지! 자, 가자."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19관련자료:없음[22748]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8 19:12조회:184--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19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웅성웅성. 귀로 들리는 소리는 엄청나게 크고, 종류가 수만가지도 넘었지만, 워낙 크고많아서 결국엔 웅성거리는 소리로 밖에 들려오지 않았다. 적어도 수만은족히 넘어보일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중앙 광장으로 들어오는 거대한대로의 양쪽에 도열을 한채로 앞으로 펼쳐질진귀한 구경거리에 대해서 열을 내며 입을 움직이고 있었다. 대광장의 중앙에는 분수가 서 있었고, 거기서 조금떨어진 곳에 분수보다 몇배나 거대한 제단이세워져 있었다. 거의 다 만들어졌는지 대부분의 윤곽은 지금도 알아 볼 수가 있었다. "우와아." 이렇게 규모가 큰 퍼레이드는 바크가 대관식을 치룰 때를 제외하고는 본적이 없어서 레아드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주위를 마구 돌아 보았다. 그런레아드의 옆에 선 바크와 론은 앞으로 나아갈려는 무모한 항쟁을 해보았지만 둘의 노력에 비해서나아가는 거리는 터무니 없이 적었다. 밀리고미는전쟁터와 같은 자리에서 론이 더 이상 참지 못하겠는지 기어이 입을 열었다. "제길, 이렇게 되면 그걸 쓸 수 밖에." "그거?" 바크의 되물음에 론이 갑자기 눈을번뜩였다. 옆에 있던 레아드는 론의그런 눈을 보더니 뭔가생각나는게 있는지 키득 웃었다. 론은 눈을 부랴리며앞의 사람을 노려 보았다. "응? 뭐가... 으허어헉!" 앞에 서 있던 건장한 사나이가 목뒤에서 진득진득한 살기가 가득 묻혀진시선을느끼고는 뒤를돌아보다가 기겁을 하면서 옆으로 물러났다. 안 비키면 당장에 죽여버릴테다! 라는 마음 속 심정을여실하게 나타내는론의 매서운 눈빛에 직격을 당한 사람들은 그뒤로 몇명이나 이어졌고, 덕분에일행은 많은 수고 하지 않고 퍼레이드를잘 볼 수 있는 앞렬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가장 앞렬을 가로 막고 있던 한 청년이 론의 시선에 놀라서 퍼레이드가 있을 대로변으로 나가 떨어졌다. 그 사이 재빨리 일행은 청년의 자리를 차지해 버렸다. 바크가 론을 보더니 정말 오랜만에 칭찬을 했다. "허, 대단한데." "당연하지." "방금 그거 살기였지?" "응." "어떻게 한거야?" 현재 직업은 왕이긴 하지만, 검술에관심이 많은 바크였기에 순수한학구열을 불태우며 론에게물었다. 론이 손가락 하나를 들어보이며 말했다. "쉬워. 바크 너도 살기 정도는 조절 할 수 있지?난 그걸 조금 더 세분화 시켜서 살기를 한번에터뜨리냐, 아니면 조금씩 흘리냐로 나눴거든.지금 같은 경우는 상대방과 눈이마주치는 순간에살기를 한번에 터뜨려 버리 는 거야. 왠만한 들짐승 정도는이거 한방으로 가볍게 쫓아 보낼 수있지. 근데 익숙해지기 전에는 안 쓰는게 좋아. 괜히 해본다고하다가 제대로안되면 '시비 거는 거냐!'라고 상대 쪽에서 덤벼들테니까." "음... 이렇겐가?" 바크는 죄도 없는 하늘을 보면서 방금 론이 말해준 대로 살기를 내보았다. 괜히 하늘을 보며 인상을 마구 찡그리는 바크를 보며 레아드가 옆에서 킥킥 웃었다. 바크는 아무생각 없이 살기를 조절해보다가 레아드의웃음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는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레아드 뿐만 아니라 주변의사람들이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자신을 쳐다 보고 있었다. "우, 웃지마. 흠흠." 바크는 웃고 있는 레아드의 머리를 한번 내려 치고는 주먹으로 입을 막으며헛기침을 두어번 했다. 댁들 일이나 보라는 바크의 무언의 압력에 바크를 쳐다 보던사람들은 별 실 없는 놈 다 보겠다는 눈으로 고개를 저으며 다시 시선을 퍼레이드가 있을 대로 쪽으로 돌렸다. "슬슬 들어오나 본데." 바크는 어색해진 분위기를 돌려 보려는지대로 반대편으로 시선을 보내며말했다. 과연 바크의말대로 그쪽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대로를 타고 들려왔다. 레아드는 흥분해서 진지한 눈으로 대로로 들어오는 입구쪽을바라보다가 문득 의아한 눈으로 고개를 돌려 론과 바크에게 물었다. "그러고보니 우리 지금 뭘 구경하는거야? 무슨 퍼레이든지 안 말해줬잖 아." "기우제에 사용될 화로와 깃발을 가져오는 거란다." 옆에 있던 덩치 좋은 아주머니가 레아드의 물음에바크와 론 대신 대답을해주었다. 레아드는 헤에. 놀라워 하다가 곧 안색을 바꿨다. 놀라워 할 필요가 있는 것들인가? "화로하고 깃발이요? 겨우 그런거 때문에 이렇게 구경들 나온 거예요?" "겨우 그런거라니? 세상에, 넌 저렇게 커다란 화로를 본 적이 있니?" 아주머니의 말에 레아드는 그녀가 가리키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다가 그대로 입을 벌리고말았다. 도대체가 어느 자식의 발상인지 보기에도 끔찍할만큼이나 거대한 둥근 원형의 테가 커다랗고 화려하기 짝이 없는 짐차에 올려져서 대로를통해 대광장으로 이동 되는게 보였다. 테의위로는 무슨 마법이라도 사용을 했는지 푸른 불길이 맹렬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그 뒤로 그런 대형 화로가 여섯개나 더 등장했다. "와아아아아!!" 화로의 등장에 사람들이 모두 경악을했는지 탄성을 자아냈다. 레아드도그런 사람들의 틈에서벗어날 생각은 없는지 겨우 화로 정도에 뭘 구경나왔냐는 말도 잊은 듯 화로를 보며 마음껏 탄성을 질러댔다. 바크는 팔짱을 끼고 앞을 지나가는 화로를 보면서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론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도대체 어떻게 만든거야?" "훗, 기업 비밀이야." "만드는데 얼마나 들었는데?" 론이 잠시 턱을 만지작거리더니 손가락 하나를 치켜 세웠다. "한~ 1억. 정도?" "......" "어이, 그런 얼굴 하지 말라구. 다 내 돈으로 만든거니까. 고마워하지는못할 망정 그런 뭐 씹은얼굴이냐? 섭하잖아." 론이 히죽 웃으면서 바크의 어깨를 툭툭 쳐주었다. 바크는 쓴웃음을 지으며 할 말을 잃었는지 고개를 다시 화로 쪽으로 옮겼다. 특별히 꽃을뿌리는 광대나 거창한 악단이 동원되지는 않았으나화로 자체가 가지는 박력이워낙 대단해서 사람들의 흥분은도통 가라 앉을 줄을 몰랐다. 그리고그건화로를 이어서 나타난 깃발을 보면서 최절정에 달했다. "우아아아아아!!" "아.. 악취미." 고함에 가까운 탄성을 질러대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바크가손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끄응... 신음소릴 내었다. 무려 길이 20여미터. 하늘로 치솟은거대한 기둥과무게가 거의 100kg은 나갈 것같은 비단으로 된 장대한 깃발이 무식하게커다란 짐차에 세워진채로 대로에 그모습을 드러냈다. 깃은 두개로 하나는 하와크의 국기였고, 나머지 하나에는 날카롭게 빛나는성검이 그려져 있었다. 실을 특수한걸 썼는지 뜨거운 햇빛이 깃발에닿자성검이 깃에서 튀어 나올 듯이 번쩍번쩍빛을 흩뿌렸다. "국왕 폐하 만세!!"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오르는 애국을 도저히 주체할 수가 없었는지 누군가가 입으로 두 손을 모아 커다랗게 소리쳤다. 그리고그 소리가 누구의 입에서 나온건지확인도 하기 전에 그의심정이 사방으로 전염이 되어가듯 퍼져 나갔다. 광장이순식간에 태양도 녹여 버릴 듯한 열광의도가니로 빠져 들었다. "국왕 폐하 만세!! 하와크 만세~!!" "엘더의 축복이!!" 거기까지가 알아 들을 수 있는 말이었다. 그 뒤로는 그야말로 아비규환. 아우성이라고 밖에 해석 할 수 없는 웅성거림으로 사람들은 저마다 하와크를,바크를, 엘더를 찬양했다. "........" 바크는 도저히 입이 열어지지가 않는지 묵묵히 그 자리에 선채로 자신의어깨와 등을 떠미는 민중들의 환호성을 듣기만 했다. 감격을 했다거나 감동을 한 얼굴은 아니었다.론의 말대로 그야말로뭐 씹은 얼굴이었다. 그런 바크의 어깨를 론이 잡으면서 씨익 웃었다. "쇼라니까. 쇼. 국왕은 이런 것도 할 줄 알아야 하는거야. 자, 웃으라고. 시잉긋~"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20관련자료:없음[22749]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8 19:12조회:169--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20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밤이 되고 하루를 뜨겁게 달궜던 태양이 넬신의 탑 뒤로 넘어가자 사람들은서로의 친한 이들과함께 펍으로, 펍으로 향했다. 술을 원하는 사람은수도를 가득 채울 정도로 많았지만, 아쉽게도 그들을 모두 수용할 만큼 수도의 펍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술은 충분했다. 가게 안이 가득 차버리자펍의 주인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재빨리 깨닫고는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야외 펍을 만들어 버렸다. 술을 원하는 자에겐 술을, 먹을걸 원하는 자들에겐 먹을 것을. 수도 전체가 즐겁게 취해가는 가운데, 날은 점점 저물어 갔고 흥겨움으로 가득찬 수도는 점점 떠들썩하게 변해갔다. "와핫핫핫핫핫!!" 쿠당탕!! 생전 처음 보는 사내가 술을 마셨는지, 아니면 술에게 마심을 당했는지 고주망태가 되어서는 일행의 앞으로 놓여진 테이블 위로 가볍게 테클을 하더니 충돌과 함께 뒤로 나가 떨어졌다. 무슨 이유로 그가 웃으며 테이블로 테클을 해야 했는지 잠시 일행은 땅바닥에 널브러진 사나이를보며 심각하게 고찰을 해보았다. "어이, 어이! 여기 주문 받아요!" 론이 바쁘게 뛰어다니는 소녀를 보며 외쳤다. 소녀는이쪽을 보더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고는 먼저 주문이 있었던 곳으로 달려갔다. 아무래도그녀가이 테이블 까지 도착을 하려면 험난한여정을 해야 할거 같아서 론은 방금 전에 테이블 위로 멋진 테클을 하다가 날아간 사내가 남겨주고 간술병을 집어 들었다. 소매로 병 입구를 닦아낸 론이 술병을 입으로 가져가더니 한모금 마셨다. "쳇, 싸구려잖아. 되게 맛있네." ".....어쩌라는거야." 론의 말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짓던 바크는 론이 내미는 술병을받아서 그대로 들이 마셨다. 싸구려 티가 팍팍 나는 독하고천박한 향이 혀를 단박에 쏘아붙였다. 바크가 눈쌀을 찌푸리며론을 쳐다 보았다. "괜찮군.." "그렇지?" 레아드는 바크가 술 맛이 없어서 론을 욕할거라고 생각을 했는지 바크의 말에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둘은 마실 때마다 싸구려네, 향이 독하네어쩌네 하면서 금방 술 한병을 비워버렸다. 옆에서 그런 둘을 흥미롭게 지켜보던 레아드가 둘에게 물었다. "술이 그렇게 맛있어?" "아니, 향은 독하고 속은 쓰려. 더구나 많이 마시면 다음 날 머리가죽을 듯이 아프고 속은 울렁거리고 다리는 후들거리지." 단박에 돌아온 바크의 대답에 레아드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바크에게 되물었다. "그럼 도대체 왜 마시는건데?" "있으니까 마시는거야." 론이 대신 대답을 했다. 바크는 술병을 들고는 그 밑으로조금 남은 액체를 흔들어 보다가 론의대답에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래, 있으니까 마시는거군." 어쩐지 론이나 바크는 그 말이 마음에 든모양이다. 레아드 혼자서 도저히납득이 안간다는 표정이었다. 그때 아까 불렀던 소녀가 메뉴판을 들고 다가왔다. "죄송합니다. 손님이 워낙 많아서요." 론이 손을 내저었다. "괜찮아요. 그리 급할거 없으니까 천천히 해요." "예, 감사합니다. 뭘 주문하실 건가요?" "에~ 뭘 시킬까?" 소녀가 건네준 메뉴판을 테이블 위로펼치고는 론이 물었다. 레아드는단숨에 메뉴판에 적혀진음식 중에서 절반을 손으로 찝었다. 바크가 고개를끄덕였다. "먹거리는 그 정도면 충분하겠네. 이것들 하나씩 시간두고 가져다 주세요. 그리고 맥주 세 홉과 시드델 두 병이요." "예. 맥주 세 홉. 시드델 두 병이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소녀가 친근감있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숙이더니 얼른 바 쪽으로달려갔다. 레아드는 소녀의뒷모습을 보다가 시선을 옮겨서 펍 안으로 가득 들어찬 사내들을 돌아 보았다. 모두들 거하게 취했는지 이젠 누가 누구의 친구인지도 모를 만큼이나 섞여서 떠들어 대고 있었다. 당연 그들의 화제는 오늘 본 믿을 수 없이 거대하고 화려한 화로와 깃발이었다. "화로의 그 불꽃을 보았나? 푸른 불꽃! 어떻게 그런 색이 나올 수가 있는 거지? 내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어!" "허어, 이 사람. 타오르는 불길에 미드라네 씨앗을 잘게 갈아서 뿌리면불 길이 푸르게 변한다는간단한 상식도 없는가." "그렇게 커다란 불길을 푸르게 만드려면 미드라네 씨앗을 삽으로 퍼다 부 어도 모자를걸세. 더구나 우리 앞을 지나갈때 거기다 뭔가를 넣는걸 보지 도 못했잖은가." "그건..." "미드라네 씨앗의 액기스를 모아서 주먹만한 고체로만든 후에 화로 안에넣으면삼일이 지날동안 불길이 바다 보다도 더 푸른 불길을 만들어 내 지." 사내들의 말을 듣던 론이 그들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물론, 그들에게 말한건 아니었다. 들려오는 사내들의 말을 듣던 레아드가 어떻게 푸른 불길을 만들어 냈냐고 물어와서 론이 레아드에게만들릴 정도로 작게 대답을 해준 거였다. 화로에 대한 이야기, 깃발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일 있을기우제에 대한 이야기로사람들의 입은 잠시도 다물어질지 몰랐다. 누군가말을 하면 맞장구를 치고 그가 다 말을 하면 또다시 누군가가 거기에 반론을 하던지 맞장구를 쳤다. 펍 안은 도저히 맨 정신의사람이 앉아 있을 수 없는소란스러움으로 가득찼다. 그래서 바크와론은 거기에 동참을 하려고 결정을 본 모양이었다. 소녀가 주문했던 술과 먹거리를 가져 오자론과 바크는 그 중에서 가장먹음직스럽게 반짝반짝빛을 내는 맥주를 들었다. 레아드는 그런 둘을번갈아 보다가 자신의 앞으로도 맥주잔이 있다는걸 깨닫고는 조심스레 잔을 들어 올렸다. 론이 레아드를 보더니 싱긋 웃었다. "맥주 정도는 괜찮잖아."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가 되어서 술은 좀 먹을 줄 알아야지. 오늘은 안 말릴테니까 마실 생각 있으면 마셔도 돼. 아, 지금은 여자니까 상관 없나?" "마실거야!" 바크의 말에 레아드가 단숨에 맥주잔을 들더니 입으로 가져갔다. 그리고는거칠게 목을 뒤로 꺽으면서 벌컥벌컥 맥주를 들이 마시기 시작했다. 상당히목이 따가울 텐데도 레아드는 맥주잔의 맥주가 한방울도 남지 않을 때까지 마셔버릴 모양이었다. 그런 레아드를 보던 론과 바크가 씨익 웃더니서로들 들고 있던 맥주를 단숨에 들이켰다. "푸하아아아." 레아드는 맥주 한홉을 한방울도 남기지않고 모조리 마셔버리고는 크게숨을내쉬면서 맥주잔을타앙! 테이블 위로 내려 놓았다. 어느새레아드와마찬가지로 맥주잔을 비워버린 론이 잔을내려놓으면서 미소를 지었다. "와, 레아드 보기보다 잘 마시네." "흥, 이 정도 쯤이야." "자자, 이것도 마셔봐. 무척 달고 맛있어." 레아드의 앞에 놓여진 작은 잔에 론이 시드델이란 이름의 독해보이는 술을따랐다. 맥주와는 다르게 탐욕스럽게 빛나는 짙은 주황색 액체가 진득한 느낌으로 잔을 채웠다. "헤에에." 레아드는 잔이 넘칠세라 조심스럽게 잔을 들더니 벽에 걸려서 반짝이며 빛을 뿌리는 램프 쪽으로잔을 들었다. 투명한 유리잔과 그 안에 가득 채워진 주황색 액채 저편으로 벽과 램프가 일그러져서 보였다. 또롱, 공기 방울 하나가 느릿하게 위로올라가는게 보였다. 어딜 봐도 엄청나게 독해보이는 술이었다. 레아드는 마실까. 생각을 해보다가 바크를 한번 쳐다 보았다. "이거.. 마셔도 돼?" 레아드의 물음에 바크는 론과 자신의 잔에 술을 따르고는 대답했다. "론은 마셨으면 하는거 같은데?" "...바크, 너는?" 바크가 힐끔 론을 쳐다보더니 다시 레아드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마시지 말라고 하면 어쩔건데?" 레아드가 잠시 생각해보더니 대답했다. "음..... 마실거야." 바크가 피식, 웃더니 앞에 있던 술 잔을 들어서 앞으로 내밀었다. 론도 익숙하게자신의 잔을 들어서 앞으로 내밀었다. 둘은 머뭇거리는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레아드는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기어이 작정을 했는지 술 잔을 들었다. 바크가 술 잔을 조금 위로 들어 올리며 론과 레아드에게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반갑더라. 둘 다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야." "쳇, 죽일 듯이 부려 먹은게 누군데 그러냐?" 론의 투덜거림에 바크는 싱긋 미소를 짓더니 잔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둘을 향해 말했다. "내일 기우제를 위해서."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21관련자료:없음[22750]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8 19:12조회:165--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21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그래서 론이 이렇게 말했어. 딸꾹!... 헤?" 말을 하다가 난데없이 나온 딸꾹질에 레아드가 멍청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런 레아드를 보며 론은 이유도 없이 뒤집어 지도록 웃음을 터뜨렸다. 바크도 론에게 그런 이상함이 전염이 되었는지 키득거렸다. 이미 셋 다 꽤 술에 취했는지 눈들이 조금씩 풀려 있었다. 펍 안으로, 그리고 밖으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가 않는다. 들려오는 웃음 소리, 울음 소리,고함 소리, 싸움 소리. 세상에 존재하는모든 소리들을 총 집합을 시켰는지 귀가멍해질 정도로주위는 떠들썩했다. 그런 펍의 한 가운데 위치한 테이블. 맥주는 이미 열 홉도 넘게 시켰고 꽤도수가 높은 술도 상당수 마셔서 중간에 소녀가 돈이 있는지 확인까지 해볼 정도로일행이 마신 술의 양은 많았다. 테이블 위로, 아래로 널브러진술병들을 보며 레아드는 붉어진 얼굴을 흔들었다. 태어나서 몇번 술에취한 적은 있었지만, 그 대부분은그야말로 술을 먹고 순식간에 취해버려서잠이들거나 했었다. 지금 처럼 천천히 취하면서 기분 좋게 떠들어 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음." "응? 뭐라고?" "우움...." "뭐?' "........" "뭐? 다시 말해봐." 정말로 기분이 좋은지 바크도 사정없이 취해서 론과 이런 식으로 해괴한대화를 해갔다. 레아드는팔 위로 턱을 괴로는 그런 둘을 보면서 키득거렸다. 여지껀매일 잘난 두 녀석만 봐오다가 이렇게 형편없이 망가진 녀석들을 보니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이게 술이 가진 매력일까. 그런 생각을하며 레아드는 손을 뻗어서 물잔을 잡았다. "에... 없네. 여기요오오~" 물잔에 물이 없는걸 본 레아드가 허공으로 팔을흐느적 거리면서 소녀를 불렀다. 하지만 소녀는왠 아저씨들과 노느라고 레아드의 말을 들을 상황이아닌 모양이었다. 레아드는 잠시 론과 바크를 쳐다 보다가 둘이 아직도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는걸보고는 물잔을 들고는 일어섰다. 직접 떠올 생각에서였다. "우하하!" 물이 있는 바 까지는 꽤 험난한 길이었다. 땅에 쓰러진 사나이들과 굴러다니는 술병들. 그리고 이동해 가면서 잡히는데로 안고는 쓰러지는 궁상들 까지. 레아드는 취한 상황에서도 잘도 그네들을피해가면서 바에 도착을 했다. 슬쩍 옆을 보니 아직도 소녀가 아저씨들과 재밌게 놀고 있었다. "제, 제발. 손님!" "에이, 이거 왜 이래. 우리 재밌게 놀자는건데." "손님, 이러시면 안되요!" "어허, 글쎄 그냥 노는거라니까." 잘 놀고 있네. 그들을 보면서 물잔에 물을 따른 레아드는 흡족한미소를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상황인지 제대로 이해도 못할 만큼이나 취해버린 거였다. "꺄앗!" 사나이의 손을 뿌리치다가 간신히 그의 손에서 벗어난 소녀가 뒤로 물러나던 힘을 주체를 못하고뒷걸음을 치다가 바에서 물잔에 물을 다 채우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려는 레아드와 그대로 부딪치고 말았다. 레아드는 취한 와중에서도 넘어지는 소녀를 잡아 세웠고, 동시에 깨질 뻔한 물잔을 중간에서 낚아 챘다. 하지만 물은 온통 바닥으로 쏟아져서 다시 채워야 하게 되었다. "죄, 죄송합니다." 소녀가 이쪽을 보더니 사죄를 했다. 레아드는 묵묵히고개를 끄덕이고는 물잔에 다시 물을 따랐다. 사실 소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제대로 들리지도않았다. 정신이나 몸이나 어쩐지 붕 떠버린 기분이었다. 물 마시면 좀 괜찮아 지려나? "이거봐, 이거봐. 이 내가 이런 성의를 보이는데 정말 그러기야?" 소녀를 놓쳤던 사나이가 의자에서 일어서더니 바쪽으로 다가왔다. 녀석의친구인지 동료인지 모를 나머지 넷은 의자에 앉은채로 질낮은 환호성을 질러주었다. "나도 알고보면 꽤 괜찮은 녀석이라고. 자꾸 앙탈부리면 아무리 이 나라도 화가나서......" 멋드러지게 입을 놀리던 그의 눈이 잠시 소녀에게서소녀의 뒤편으로 넘어갔다. 묵묵히 물을 따르던 레아드는 뜨거운 시선이 자신에게로 향했는데도전혀 느끼지 못했는지 물잔이 물이 가득차서줄줄 넘치는데도 계속해서 물을 따랐다. 그가 앞에 있던 소녀를 휘익, 옆으로 밀치더니 레아드에게 호들갑을 떨면서 다가왔다. "아아아~닛! 이 근처에 나도 모르는 이런 아름다운 아가씨가 있었단 말인 가?아가씨. 물잔은 제가 들테니 잠시 이야기나 나누지 않겠습니까?" 그가 침을 튀기며 자기 딴에는 제법교양스럽게 말을 했다. 하지만, 레아드는 그런그에게 시선한번 주지 않고는 물잔을 든채로 몸을 돌렸다. 무시를 하는게아니라 아예 자신에게 누군가가말을 걸어왔다는 사실 자체를몰랐던 거였다. 하지만 사내는 그런 사정은 전혀 몰랐는지 자신이 무시를 당했다고느끼고는 서둘러서 레아드의앞을 막았다. 레아드는 갑작스레 자신의 앞으로 뭔가가나타나자 무방비로 그의 품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자연스레 레아드가 그의 품에 안긴 꼴이 되었다. 사나이는 호들갑을떨면서 너무나 익숙하게 레아드를 안았다. "어이쿠, 아가씨. 성격이 급하시군요." 그러면서 그의 손이 슬쩍 아래로 내렸다. "......!!" 거의 무의식으로 물잔을 들고 자리로돌아가려던 레아드의 표정이 한순간에 굳었다. 순식간에술에 취해서 몽롱하던 정신이 확 깨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깨고나서 느껴지는 기분은 최악이었다. 어떤빌어먹을 자식이 자신의 엉덩이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레아드는 고개를 들었다. 사나이가 레아드의 눈을 보더니 싱긋, 아름다운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어허, 우리 이럴게 아니라 자리로 돌아가서" 퍼어억!! 아름다운 미소가 그대로 박살이 나면서 위로 떠올랐다. 한 손으로 레아드의 허리를 안고 다른 한손으로는 엉덩이를 만지작거리던 사나이는 레아드의 주먹에 턱을 거창하게 얻어맞고는 이빨 몇개와 핏줄을 허공으로 휘날리며 뒤로 나가 떨어졌다. "뭐, 뭐야!" 가만히 앉아서 동료가 이뤄낸 엄청난 쾌거를 바라보던 테이블 쪽의 넷이 갑작스런 상황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그게 화근이 되었다. 엄청나게 분노한 레아드는 그런 그들의 행동에서 녀석들이 이 빌어먹을놈과 동료라고 결론지어버린 거였다. 물론 레아드의 생각은정확한 거였고,덕분에 테이블에 있던 녀석들은비참한 꼴을당하게 되었다. "이 빌어먹을 계집이 어디컥!" "어이. 그만두지쿠악!" "자, 잠깐! 난 케엑!" "악!" 일어서는 차례대로 그대로 턱을 날리고 면상을 후려 치고, 배를 발로 걷어차고 뒤돌려 차기로 가슴을 날려버린 레아드의 붉은 머리카락들이 허공을맴돌면서 천천히 레아드의 몸을 중심으로 감겨졌다. 주위에서 이를 지켜보런 사람들은 휘둥그래진 눈으로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레아드가 처음의 사나이에게 다가가더니 그의 배를 퍼억! 밟아 버렸다. 그리고는 소리쳤다. "이 저질! 감히 여자의 몸을 만져! 너 죽을래!!" 자신의 몸을 만졌다라기 보다는 감히여자를 능멸했다는 죄가 더 컷나보다. 평소라면 술 취한망난이 정도로 생각하고 가볍게 턱을 한방 날리는 데서 끝냈겠지만, 감히 여자의 몸을 주물럭 거린 녀석은 도저히 용서가 안되는 모양이었다. 술김에, 화김에 레아드는 그 뒤로 사내를 무슨 고기다지 듯이 마구 밟아댔다. "이 망할 계집이!!" 퍼억! 뒤에서 들려온 외침에 레아드가 고개를 돌리다가 날아온주먹에 멋지게 왼쪽 볼을 맞으면서 뒤로 나가 떨어졌다. 어느새 일어선 녀석의 동료들이었다. 뒤로 나가떨어졌던 레아드는 입술사이로 흐르는 피를 스윽 닦더니 벌떡 일어섰다. "예쁘다예쁘다 해주니까 머리 위로 기어 오르려고 해? 너 오늘 임자 만난 줄 알아라!" 사내들은 직업이 의심스럽게도 품 속에서 하나씩 단검을꺼내 들었다. 주먹 싸움을 하려던 레아드는 갑자기 나온 검을 보고는 주춤거렸다. 레아드가 머뭇거리자 더욱 기가 산 사내들이 검을 앞으로 들이 밀며 레아드에게다가왔다. 그 때였다. "의자 필요하신 분?"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22관련자료:없음[22751]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8 19:12조회:164--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22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뭐?" 콰당! 갑작스레 들려온 제의에 고개를 돌리던 한 사내가 날아온 의자에 맞아서 그대로뒤로 나가 떨어졌다. 의자를 멋지게 집어 던졌던 론이 손을 탁탁털면서 레아드 쪽으로 다가왔다. "싸움을 하려면 수가 맞아야지. 1대 4는 비겁하잖아." "이 꼬마 새끼들이!" "그 꼬마를 상대로 넷이서 둘러쌓고 칼을 뽑아든게 너희 아냐?" 론의 빈정거림에 사내가 버럭 소리쳤다. "죽여!" 사나이들이 손에 하나씩 쥔 단검을 매섭게 휘두르며 일행에게 달려들었다. 의자에 맞았던 사나이가 아직 정신을 못 차리는 관계로 각자 한명씩 상대하게 된 일행은 별로 어렵지 않게 상대방의 턱이나 배를 가볍게 올려 쳐줄 수 있었다. 거의 동시에 달려들던 사나이들이뒤로 나가 떨어졌다. 탁탁, 다시 한번 손을 털면서 론이 히죽 웃었다. "야야, 그 실력으로 그 바닥에서 어떻게 살겠냐? 실력이 없다면 수라도 좀 많아야지." "여기야! 여기!" "뭐, 어떤 자식들이!!" 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펍의 문이 박살이 나면서 한 무리의 사나이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모두 한 손에 몽둥이 하나씩을 들고 있었는데 그 수가얼핏 봐도 열명이 넘었다. 빈정거리던 론의안색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바크가 허리에 손을 얹더니 중얼거렸다. "질보다는 수로 미는 녀석들이군." "아니, 미케루,나젠,파컬! 거기서 뭐 하는거야!?" 땅에 널브러진 세 사나이를 향해 방금 들어온 한 사나이가 물었다. 터진입술에서 흐르는 피를 닦아내면서 미케루라 불린 갈색 머리사나이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일행을노려 보았다. 숫적으로는 저 쪽이 무려 4배나 많다. 더구나 대부분이검이나 뭉둥이를 들고 있으니 일행이 위축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미케루란 사내가 피가 진득하게 섞인 침을 테이블 위로 뱉더니 론을 노려보았다. "그 나불거리는 입, 오늘 회를 쳐서 무슨 맛인지 봐주지." 론이 피식, 웃더니 손가락 하나를 펴 보이며 흔들었다. "미안하지만 남자 자식들이랑 키스하는건 내 취향이 아냐. 미안하군, 거절 해주지." "이 자식!!" 말로는 도저히 못 이기겠는지 그가 땅에 떨어졌던자신의 단검을 줏어 들었다. 그리고는 만국의공통어이자 너무나 그 뜻이 절실하게 전달이 되는몸으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의자가 날아다니고욕설이 터져나온다. 그리고 그 사이로 달려드는 사나이들과 일행들이 어우러졌다. "야! 잡아! 잡아~!" "크악!" "이 새끼들이!" 결코 크지 않은 펍. 열몇명이 어우러져 싸움을 해대니 아무리 일행이라 할지라도 그리 보기 좋은싸움을 할 수는 없었다. 더구나 셋 다 잔뜩 취한상태. 때린 만큼 얼굴에 생겨가는 멍도 하나씩 늘어갔다. 콰당탕!! "쿠학!" "뭐야, 이 새끼!!" 레아드가 목을 잡고 집어 던졌던 사나이 하나가 다섯명의 사나이가 앉아 있던테이블 위로 나가떨어지면서 그 위로 놓여져있던 술이나 안주들을모조리 하늘로 날려 버렸다. 술김에 왁왁 소리를질러대며 구경을 하던 그네들은 그게 도화선이 되었던지 테이블에 올라왔던사내를 옆으로 밀쳐내더니 단숨에 싸움 판으로 끼어들었다. "죽여! 죽여!!" "넌 또 뭐야!" "니 삼춘이다! 어쩔래!" 달려드는 사내들. 달려가는 사내들. 날아오르는 술병들 사이로 진득한 술의 향이펍을 가득 채운다. 이젠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도 모를 만큼섞여버려서 앞에 얼굴이 보이면 주먹 부터 나아갔다. 더구나 술은 거하게취하고 심심해서 미칠듯한 몸을 배배꼬던 사람들이 펍 앞을 지나가다가이게 왠 떡이냐며 안으로 들어와서 싸움에 가담을 해버리는 바람에 펍 안의싸움은이젠 왜 일어났는지, 그리고 언제 끝날지도 모를 만큼이나 복잡해지고 난잡해졌다. "이야아아아아!!" "우아아아아아!!" "크아아아아아!!" 고함도 비명도 아닌 그냥 아우성 소리가 귀를 가득 채운다. 날아오는 주먹, 날아가는 턱. 수도의 밤은 이런 난잡함으로 점점 저물어 갔다. 달이 히죽거리며 웃는 음흉한 밤이다. "나왔어?" "아니, 아직." "보여?" "아직이야. 아직 안 보여." 레아드의 물음에 론은 고개를 돌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목을 길게 빼면서 제단 쪽을 바라 보았다. 뜨거운 태양의 아래였지만, 태양의 열기 정도는 지금부터 있을 이 엄청난 의식에 비하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다는 듯 사람들은 잔뜩 흥분을 하고는 제단 쪽을 바라 보았다. 질퍽한. 그야말로 질퍽하다는 말 외에는 어울리는 단어가없을 정도로 질퍽했던 밤을 보냈던 일행은 다음 날. 펍에서 사내들과어우러져서 코를 골아대며 잠을 자고있었던 자신들을 발견 해낼 수 있었다. 론은 그 와중에서도 레아드를 찾아 그 옆에 있어서 바크를 조금 놀라게 해 주었다. 성에 돌아와서 만나는 사람마다 경악의 표정을 그려 주었던 바크와 론의 엉망이었던 얼굴은 그마나 기렌이 치유 마법을 걸어줘서 대부분의 상처가치료가 되었다. 성은 오늘 정오에 있을 의식으로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쁜 상황이었다. 일단 왕으로 돌아온 바크는 숙취가 제법 심한데도 불구하고 일사불란하게 일을 진행 시켜서 약속대로 정오에 의식을 시작할 수 있게 해놓았다. 퍼레이드에서 봤던 화로와 깃발이 제단을 중심으로설치가 되었고, 제단에 도 색색으로 멋진 그림이 그려져서 바야흐로 의식을위한 준비는 모두 끝나게되었다. 이제 남은건 바크가 그 위에 올라가서 성검을 들고는 멋드러지게폼을 잡는거 뿐이었다. 정오에 되기 몇시간 전부터 사람들로 가득 차버린 대광장은 기사단이 호위를 하는 가운데 국왕이도착을 하자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 들었다. 사람들은 입을 모아 국왕의이름을 드높이 찬양했다. 론의 지위가 재무 대신이니원한다면 론이나 레아드는 바크의 옆에 있을 수도 있었지만, 열광하는사람들의 입장으로 보고 싶다는 레아드의 의견을 따라서 론과 레아드는일반시민들의 틈새로 끼어 들었다. 확실히 여기에 있으면 사람들의 기분을 너무나 잘느낄 수 있게 된다. "와아아아아아아!!" 수도를 울리는 거대한 진동이 울려 퍼지면서 사람들이 두 손을 번쩍 들어제단위로 올라가는 국왕을 칭송했다. 국왕의 손에는 태양의 빛에 번쩍번쩍이며 빛이 나는 성검요루타가 들려 있었다. 마치 그 존재 자체가 빛을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와아, 멋있다." 레아드는 검을 든 바크의 모습에 감탄을 했다. 자신의 손에있을 때는 그냥 단순한 검인데 바크의 손에 들어가면 저렇게 확실한존재감으로 사람들을 압도 한다. 바크의카리스마인가, 아니면성검의 힘인가. 어쨌거나, 그게 뭐든간에 사람들은 바크의 등장에 환호했고, 열광했다. 제단의 가장 위로 올라간 바크는묵묵히 고개를 들었다. 뜨겁게빛나는 태양이 지글지글거리며바크를 마주 노려 보았다. 바크는 검을 들어 그 끝을태양을 향하게 했다. 마치 신을 향해 검을 치켜든 인간의 모습과도 같았다. 사람들은 숨을 죽였다. 뭔가 일어날거라는 강한 예감이 그들의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오...오오!!" 바크가 들고 있는 성검에서 점차 붉은 빛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론이나레아드에겐 너무나 확실하게 느껴지는 그 강렬한 마력을 사람들도 막연하게나마느꼈는지 그들은 전율 했다. 강력한 힘의 파장이 단숨에 대광장 안을가득 채워나갔다. 그리고 그 뒤를이어서 검에서 뿜어지는 붉은빛이 연기와도 같이 하늘로 뻗어나갔다. "시작한다." 론이 작게 중얼거렸다.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23관련자료:없음[22752]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8 19:12조회:176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23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파아아앗! 순간, 제단을 중심으로 둥근 원형의 마법진이 거짓말 처럼땅 위에로 그려져 나갔다. 제단 위와,땅 아래로 복잡하게 다른 무늬를 그려가며 만들어지던두개의 마법진이 하나는 위로 떠 오르고,나머지 하나는 아래로 내려오면서 제단의 중간 부분쯤에서 서로 만났다. 여러가지 무늬들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한 순간, 마법진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레아드는 제단 위의 바크를 보며 말했다. "꽤 화려한 주문이네." "기렌이 멋 좀 부렸나보네. 하지만, 워낙 대단위 주문이니까 화려하기도할거야. 대륙 전체에 비를 뿌리는 거니까." "대륙? 하와크가 아니라?" 론이 바크를 가리키며 말했다. "난 한달 정도 좀 더 애를태우다가 도와주라고 했는데, 죽어도 지금 같이해야 겠다고 하더라. 쳇, 꽤 좋은 조건으로 조약을 할 수 있는 기횐데." "도와 줄 수 있으면 도와줘야지." "검을 들고 달려들던 도적이 벼랑에 떨어지려는데 당장에구해 줄 필요는 없잖아. 검 버리게 하고, 힘 좀 빼놓은 다음 구해줘도 되는데.. 뭐, 자기 고생이니까 마음대로 하라고 했어." 적어도 십년 정도는 모란이나 라하트에게서 눈을 뗄 수 있는 기회를 놓친게론은 못내 아쉬웠나보다. 레아드는 혀를 차는 론을 보고는 싱긋 웃으며시선을 바크에게로 돌렸다. 성검 요루타에서 뻗어 올라가는 붉은 기류는 어느새 하늘 위까지 도달해서서서히 그 주위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예전에 성검을 사용 했을 때와 똑같은광경이었다. 미리 마력을 뽑아 넣고, 거기에 주문을 각인 시키는 방법이다. 바크는 한참 동안 성검에서 마력을 뽑아 하늘로 올려 보냈다. 그리고 그런사이 바크의 주위로 빙글빙글 돌며 만들어지던 마법진이 완성이 되었다. 기렌이 어디선가 주문을 걸고 있는 모양이다. 레아드는 고개를 돌려서 하늘을올려다 보았다. 붉은 기운을 담은 빛이 온통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태양이 그 위로 빛나서 수도는 온통 피빛으로물들었다. 사람들은 붉은 일식이라도 일어난 듯한광경에 입을 벌린채로 다물지를 못했다. 마법이 존재하지않는 이런 시대에는 도저히 맞지 않는그런 엄청난 광경이었다. "진이 움직인다." 완성되어 천천히 회전을 하던 진의 한 귀퉁가 갑자기 움직임을 보였다. 그곳에 써있는 여러 고대의 문자들이 미친듯이 회전을 하면서서서히 하나의주문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글자가, 도형이, 선들이 제각기 날뛰면서회전하더니 마법진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그건 마치 그림 속에 그려진그림들이 살아서 그림 밖으로 뛰쳐 나오는 그런모습이었다.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뒤로물러섰다. "오... 오오오!" 글자 하나하나, 도형 하나하나가 각기살아 있는 생명체 처럼 솟아오르더니 바크의 몸 주위를따라 흘렀다. 그리고 각기 하나씩 성검에서 뿜어져나오는 막대한 마력을 타고 하늘 위로 솟아 올랐다. 붉은 강 위로 백색의물고기들이 하늘을 향해 헤엄을 치는 듯 했다. 쿠르릉... 도형들이 하늘의 끝에 도달하자 난데없이 마른 하늘에서 천둥 치는 소리가들려왔다. 바크는 조용히 검을 내렸다. 검 끝에서 마지막으로 흘러나왔던마력이 검을 떠나면서 기어이 희미하게 빛나던 검의 빛이 사그라 들었다. 바크는 검을 거둔채로 이번엔 시선을 내렸다. 바크의 시야로 수만, 수십만의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게 보였다. 바크의 시선은 계속 움직였고, 그리고 어느 지점에서 멈췄다. "...에...엣?"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멀리서 바크를 보던 레아드는 한 순간, 바크와 시선이 마주치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레아드 뿐만이 아니라레아드 근처에 있던 사람들 모두갑자기 국왕이 자신들 쪽을보자 깜짝 놀랐다. 레아드는 조심스레 바크를 바라 보았다.분명 바크는 자신을 보고 있었다. 레아드는싱긋 미소를 지어 주었다. ".....!" 그리고 바크도 미소를 지어주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절대로아는 채를 하지 않던 녀석의 갑작스런 행동에 레아드나 론이나 당황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 바크는 싱글 웃더니 입가에 미소를 가진 채로 시선을 다시 하늘로올렸다. 바크가 검을 다시 하늘로 치켜 들었다. 파아아앗!! 바크의 검이 하늘로 치켜져 들리는 순간, 하늘을 가리던 빛이 한 점으로모이면서 하얀 빛 한줄기가 하늘로 부터 땅으로 내리 떨어졌다. 빛줄기가 닿은 곳은 바크가 내민 검의끝 부분이었다. 바크가 그걸 보더니 단숨에 숨을 들이 마셨다. 그리고 소리쳤다. "이 세계의 창조주이자, 우리들의 유일한 왕. 엘더의 마지막 전인으로서 성검 요루타를 들고 하늘에 명한다!" 모두들 숨을 죽였다. 숨쉬는 소리는 커녕눈 깜빡이는 소리 조차도 들려오지 않았다.절대의 정적. 그 사이로 바크의 우렁찬 음성이 대광장을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이 땅에 비를 내려라!!" 콰콰콰쾅!! 바크의 외침에 대답을 하듯이 하늘에서 빛이 번쩍이며 천둥 소리가 요란스럽게 울려퍼졌다. 그리고 사람들은 볼 수 있었다. "오오오오!!" 하늘에서 부터 검으로 이어진 빛줄기의 한편이 한짝이며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하늘 끝에서 부터 점점 아래로 빠르게 떨어져 내려왔다. 레아드는 그게 뭔지 금방알 수 있었다. 물방울.. 아니,빗방울이었다. 단지한방울의 비였지만, 빛줄기 안에서그건 세상의그 어떤 보석보다도 찬란한 빛을 흩뿌리며 땅으로떨어져 내려왔다. 그리고 기어이 빗방울은 성검요루타의 날카로운 검신과 맹렬하게 충돌을 했다. 타앙! 바크는 빗방울이 검의 날과 충돌하면서 수천, 수만의 조각으로 깨어지며 사라지는걸 똑똑히 보았다. 그러다 머리에서 느껴지는 축축한 느낌에 고개를 들었다. 툭.. 투둑... 빗방울이 바크의 얼굴로하나 둘씩 떨어져 내려왔다. "구름..구름이다! 비구름이야!!" 사람들은 하늘을 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과연 그들의 말 처럼 하늘에서는맹렬한 기세로 비구름이생성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바크의 몸주위로 비가 쏟아져 내렸다. 마치 신의 장난질 처럼 바크의 주위로만 떨어지던 빗방울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그 영역을 넓혀갔다. 제단이 비에젖고, 그리고 제단 아래에 있던 화로들이 비에 맞으면서 더욱 거칠게 푸른불꽃을 뿌렸다. 그 옆에 있던 신관들의 옷이 비에 젖으면서 무겁게 늘어졌다. "비다!!" 기어이 비의 영역은 모여있던 군중들에게까지 뻗어 나갔다. 그리고 그 기세는점점 더 거세졌다. 대광장, 주택지, 시장. 그리고 왕궁. 넬신이 축축한 비에 젖으면서 보름간 뜨겁게 달아올랐던 열이점차 식어갔다. 비구름은 넬신을 지나 쳐서 점점 더 원형으로 퍼져 나갔다. 그기세는 바크가 성검을 통해 준비해 놓은 마력이 끝이 보일 때까지 계속 될 것이다. 그 시간은 대륙 전체가 충분히비를 맞고도 남을 정도였다. "와아아아아아!!" 비를 맞으면서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러댄다. 바크는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 차가운 빗방울이 바크의 검은 머리를 타고 흘러내렸다.바크는 조용히 눈을 돌려서 환호하는 사람들의 사이로 자신을 바라보는 레아드와 론을 찾아내었다. 레아드가 히죽 웃으며 브이자를 그리는게 확실하게 보였다. 론은그 옆에서 싱글싱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바크는 둘을 보면서 마주 미소를 지었다.그리고 조용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젠온통 검게 물든 구름이 시야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 너머로 있을 태양 같은건구름에 가려서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소나기라고 불러야 할 거센비가 바크의 몸을 내리 쳤다. 하지만, 바크는 그 빗줄기가 조금도 기분 나쁘지 않은 듯 기분 좋게빗물에 젖어 흘러내린 앞머리를 쓸어 넘겼다. "국왕 폐하 만세!!" 수도를 진동 시키는 거대한 함성이 울려 퍼진다. "국왕 폐하 만세!!" 바크는 그들을 보면서 쓴웃음을 지었다.하지만, 곧 밝은 미소로 바꾸면서손을들어 백성들에게흔들었다. 함성이 더욱 커졌다. "만세!! 하와크 만세!!" 사람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칭송해댔다. 바크를, 하와크를, 엘더를. 성검을. 그리고 지금 내리는 이 멋진 빗줄기들을. 바크는 그들을 보면서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일이라고는 성검을 들어 올린거 밖에는 없었지만, 론의 도움으로 비는 내리게되었고 사람들은 너무나 즐거워한다. 결론이좋으니 과정은잠시 무시하기로 할까. 바크는 제단 위에서 성검을 높히 치켜 들었다. 그러자 수도가 그대로 날아가 버릴 것만 같은 엄청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아아아아!!!"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24관련자료:없음[22793]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9 20:51조회:168--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24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바크가 제단을 내려 오고 나서도 사람들은 너무나즐거운지 환호성 지르는걸 멈출 줄을 몰랐다. 바크의 주위로 단숨에 기사단들이 몰려 들어서 바크를 호위했다. 한 궁중 부원이 비에 젖지 않는천으로 된 망토를 바크에게가져왔다. "아니, 됐네. 이렇게 기분 좋은 비를 피해서야 말이 안되지." 바크는 손을 들어 망토를 거두라고 하고는 주위를 돌아 보았다. 온통열광의 도가니였다. 기사들은 이런 난잡하고 복잡한 자리에서 아무래도 국왕의신변이 걱정이 되는지 바싹 긴장을 하고 있었다. 하와크 역사상 유일무이 하다고 해도 될 정도로 수가 극소수였던, 여성 기사단장인 넬이 바크에게 다가왔다. "폐하, 궁으로 돌아가시지오. 이 곳은 위험합니다." "내 나라의 수도가 가만히 서 있기에도 위험하다면 내 죄가 크군." "폐하.." 넬이 황송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바크가 픽 웃더니 손을 저었다. "아니, 농담이야. 원한 쌓인게 꽤 많으니 그만 슬슬 돌아가도록 하지. 독 이 잔뜩 묻은 화살 세례를 받는건 질색이니까." 그리 말하면서 바크는 주위를 한번 돌아보았다. 슬슬 나타날 때가 되었는데. "아, 오는군." 바크는 사람들 틈에서 나온 론과 레아드를 발견하고 둘에게 손을 들었다. 기사들은 재무 대신이 다가오자 옆으로 물러났다. 론이 다가오더니 깊숙하게 고개를 숙였다. "마른 하늘에서 비를 내리게 하다니, 폐하의 끝없는 힘에 감동을 하게 되 었나이다." 레아드가 옆에서 입을 가리고는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았다. 바크는 슬쩍 뒷머릴 긁적이더니 말했다. "국왕 모독죄가 사형이라는건 아나?" "총애를 받는 재무 대신인데 설마 죽이기까지 하시겠습니까." "됐네. 뒤처리 부탁하지." 근처에 귀족들이 없는 관계로 장난질을 치며 바크가 말을 했다. 론이 제단을 보더니 물었다. "철거..하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럼, 저거 그대로 세워 놓자는 말인가?" "선전 용으로 아주 좋은 건축물이라고 생각됩니다. 더구나저 제단을 볼때마다 하와크의 백성들은 폐하의 커다란 은총에" "모레까지 치우도록." 더 이상 들을 가치도 없다는건지 바크가 싹둑,잘라 말했다. 론은 입 속으로 저거만드는데 2억시르피가. 어쩌고 궁시렁 거렸지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아직도 그치지 않는 사람들의 환호성을 들으며 바크는 곤란하다는 표정으로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오늘 감기 걸리는 사람이 꽤 나오겠군. 모두들 비 맞으면서 축제를 열 모 양인데. 의사들은 조금자제해 줬으면 좋겠어." "폐하. 폐하." 레아드가 슬쩍 다가오더니 바크를 불렀다. 일단 폐하라고는 불렀지만, 부르는 어감이나 그 가벼움으로 볼 때 오히려 '바크야~ 바크야~'쪽이 더 어울렸다. 사람 기죽이는 대신들이 근처에없는 관계로 이렇게 공식상에서말을 건 것이었다. 옆에 기사들이 있긴 했지만, 대부분이 젊은이들이었고,레아드를 알고 있어서 눈쌀을 찌푸리거나 하는 자는 없는다. "응, 왜 그래?" 레아드가 실실 웃으며 다가오더니 물었다. "오늘 시간 있으신가요?" 바꿔 말하자면 오늘도 축제에 놀러가자는말이었지만, 론과 바크를 제외하고는대부분 그 뜻을잘못 해석을 해버렸다. 넬이나 그 외 기사들이 놀라워 하는 눈으로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바크는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미안한데, 오늘은 궁에서 연회가 있어." 레아드는 아쉽다는 표정을 짓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 그러면 어쩔수 없겠네요. 축제는..." "너도 나오는거야." "엣?" "론은 무조건 나와야 하는데, 너 혼자 축제로 빠질 생각이야?" 바크의 말에 레아드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바크가 이번엔 기사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모두 수고들 했어. 오늘은 연회가 있을테니 푹 쉬도록." "옛!" 바크가 흘러내리는 앞 머리를 쓸어 넘기며 몸을 돌렸다. "자, 돌아가지." "에, 엣취!" 궁에 돌아와서 흠뻑 젖은 옷을 갈아 입고 방 밖으로 나오던 론이 코를 훌쩍거렸다. "쳇, 몸이 이 꼴이니 겨우 그 정도 비에 비실비실거리냐. 감기나 안 걸렸 으면 좋겠는데." 연회용으로 번쩍번쩍거리는 옷을 입고 나온 론은 주위를 한번 돌아 보았다. 창 밖으로 비가 후득후득 오는 암울한 분위기였지만, 사람들의 얼굴은그렇게 밝을 수가 없었다. 하긴, 단 보름만에 강이 바닥을 보일 만큼이나엄청난 폭염에서 드디어 벗어났으니 기쁠만도 하겠지. '그래봤자 비가 그치면 다시....' 여전히 구름 위로 태양은 이글거렸고, 아직 여름은 오지도 않았다. 지금 자신들은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는 모른채로 잠시 시간을 멈춰놓은거나 마찬가지였다. 마치 엘더 처럼.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론이 살풋, 미간을 찡그렸다. "제길. 싫은 녀석이 생각이 나버렸잖아."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론은 연회실을 향해서 복도를거닐었다. 근처로 지나가는 여러 궁내부원들과 각종 대신들이 론을 보자 반갑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들에게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끄덕여주며 연회실로 가던론의 발길이 잠시 멈춰졌다. 앞에서 온통 검은색의 치마를 입고있는 여인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상의는 그녀의 육감적인몸매를 그대로 나타내 주었고, 치마는 무슨천으로만들어졌는지 치렁치렁하면서도 날개 처럼 쉽게 움직였다. 고대에 있었다는 바람의 여행자. 집시들의 의상이었다. 론이 그녀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수고 했어. 주문이 꽤 멋있더라." "감사합니다." 기렌이 우아한 자태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주위를 한번 둘러보더니 론에게 작게 속삭였다. "스승님께 연락이 닿았습니다. 곧 돌아오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가.." 론은 비하랄트의 얼굴이 생각이 나자 눈을 가늘게 떳다. 아무리 어렸을 시절 자신을 구타만 하던아버지이긴 했지만, 사람의 인생을 그 따위로 엉망으로 만든 비하랄트였다. 론은그 동굴에서 너무나 화가 나서 비하랄트에게 죽여버릴거라고 소리를쳤었지만, 그녀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론의말은조금도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리고 필요하면 자신을 부르라고 했었다. '이번 일도 예측하고 있었다는거야..?' 폰의 말대로라면 엘더는 비하랄트에게레아드. 즉, 로무의 뒤처리를맡겼다고 했다. 비하랄트는천년 동안 수십번도 넘게 새로 태어나는 로무를죽여왔다. 론은 레아드가 어째서 비하랄트만 보면겁을 내는지 알게 되었다. 레아드는 무의식 속에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자신을 계속해서 죽인장본인이라는 것을.... 그리고 폰은 비하랄트를 속이고 동굴 속에서 레아드를 훔쳐 왔다고 했다. 정말로 비하랄트가 녀석에게 속은 걸까? 그녀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상대인가? 그녀가너무나 하찮게 생각하는 인간 따위의 속임수에 빠질 정도로 비하랄트는 어리숙한 녀석이 아니었다. 더구나폰은 동굴에서 레아드 말고 이 모든 일이 적혀 있는 책도 줏었다. 그렇다면 그 책은 도대체 누가거기다 놓아둔거냐? 레아드는? 모든게 의문 투성이었다. "녀석은 알고 있겠지." "예?" 론의 나직한 중얼거림에 기렌이 의아하다는 눈으로 되물었다. 론은 고개를저었다. "아니, 별거 아냐. 기렌, 너 지금 연회장 가는거지?" "폐하께서 꼭 나오라고 청해주셨습니다." 론은 기렌의 몸을 한번 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옷 멋있다." "론 님도 멋지세요." 흐응~ 론이 기렌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름다운 레이디를 홀로 놔둘수야 없지. 연회장까지 에스콧 해도 될까?" "어머, 레이디라뇨. 전 론 님보다 나이가 두배나 많다구요." "마도사잖아. 천살은 살아야지." 기렌이 입을 가리며 살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론이 내민 손 위로 자신의 손을 얹었다. 사람들의 감탄스러운 시선을 받으며 둘은 연회장으로향했다. 복도를 따라걷다가 끝에 다다르자화려하기 짝이 없는 두개의 문이 열려진 채로둘을맞이했다. 그 안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담소를 즐기고 있는게 보였다. 아직 시작은 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론은 연회장 안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사람들 틈에 껴 있는 레아드를 발견해 내었다. 스얀과 무슨말을 하고 있는지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스얀이 이쪽을 발견하자 레아드가 고개를 돌렸다. '잘 되겠지.' 자신을 보고 손을 흔드는 레아드를보며 론은 그리 생각을 했다.기렌과함께 론은 발을 앞으로내딛었다.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25관련자료:없음[22794]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9 20:51조회:165--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25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지각이야. 지.각." 레아드가 다가오는 론을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옆에 있던 스얀이 론과 기렌을 향해 깊숙히 고개를 숙였다. "론 님을 뵈옵니다." "됐어, 지금은 그냥 재무 대신이라고." 스얀이 이번엔 기렌에게 웃으며 말했다. "오랜만에 뵈요. 기렌 님." "응. 잘 있었니?" "예. 기렌 님은요?" "나야 언제나 건강하지. 참, 번이 요즘 너를 못봐서 그런지 침울하더라. 휴가라도 줘서 보내지 않으면 과로로 쓰러질거 같아. 역시, 신혼부부에게밤을 따로 보내라는건고문이지? 매일 밤잠을 설치는거 같던데." 스얀의 얼굴이 단번에 붉어져버렸다. "그.. 그건.. 어휴, 주책." "포르 나이트 일은 이제 다 끝났으니 슬슬 미도로 돌아갈 수 있을거야." 레아드가 보기엔 스얀은 엄언한 어른이지만,기렌의 눈에는 그냥 사춘기 소녀인가보다. 저렇게간단히 스얀의 얼굴을 붉히게 하다니... 레아드가감동스런 눈으로 기렌을 바라보았다. 기렌은 레아드의 동그랗고 붉은 눈동자를 마주 보더니 생긋 웃었다. "레아드 님. 소문 다 들었어요." "예? 소..문이라뇨?" "듣던데로 많이 예뻐지셨네요." "아... 그거요?" 레아드가 자신의 몸을 내려다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기렌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몸매가 무척 예뻐요." "그런가? 으음, 전 잘 모르겠네요.. 그냥 귀찮기만 하고." 레아드가 고개를 도리질 했다. 그때 웅성거리던 연회장이 갑자기 쥐죽은 듯조용해졌다. 아무래도 오늘의주인공이 등장을 하려는 모양이다. 예상대로 연회장으로 들어오는 거대한문으로 궁내부원들을 옆으로 거느린 바크가모습을 나타냈다. 백색의 반짝이는 옷과 육중한 망토로몸을 가린 바크는 무슨 전쟁이라도 나갈듯한 태세였다. 옆에 있던 론이 킥, 웃었다. "꽤나 노력하네. 저 녀석." "우와, 옷 되게 화려하다." "아무래도 붉은 색엔 흰색이 어울리니까." 바크가 들고 있는 붉은색의 성검을 보면서 론이 말했다. 곧, 바크는 자리를 잡더니 고개를 돌려서연회장 안으로 가득 들어찬 사람들을 돌아 보았다. 바크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대부분의 말들은 레아드가 이해 할 수도 없이빙빙 꽈져서 무슨 암호화 된말들이었다. 그 중에 간신히 알아들을 수 있었던 것은 아직 더위가 끝난게 아니니 앞으로 백성들을 위해 많은 수고를 바란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바크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모두들 수고 하셨습니다. 오늘은 마음껏 즐겨주시길." 연회가 열리면 매번 그러듯이 바크는 사람들에게 둘러 쌓였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그들에게 시간을 그리 많이 할애하지 않았다. 인사를 대충 받던바크는 모두에게 건배를 한번 하고는 그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어디들 간거야?" 주위를 돌아 보았지만, 찾는 녀석들이 보이지 않자 바크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 연회장을 돌아 다녔다. 그런 바크의 앞으로 스얀과 기렌의 모습이 보였다. 바크가 두 여인에게 다가갔다. 담소를 즐기던 여인들은 바크가 다가오자 우아한 자태로 인사를 건넸다. "기렌 씨?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론에게 듣던데로 높은 경지의 주문을 사용하시더군요." "뭘요, 아직 신출내기일 뿐입니다. 스승님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하죠." "오늘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바크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바크는 스얀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론하고 레아드는?" "잠깐 발코니에 나가셨습니다. 비오는거 보고 싶다고 하시던데요." "그렇게 맞고서도 뭘 또 보고싶다고." 바크가 투덜거리며 여인들에게 인사를 건네고는 발코니 쪽으로 향했다. 그런 바크의 뒷모습을 보며 기렌과 스얀은 킥, 웃을 수 밖에 없었다. 후득..후득. 쏴아아아.. 수많은 빗방울들이 발코니의 앞으로 떨어져 갔다. 발코니의 위로 비를 막아주는 장식물 겸 지붕이 올려져 있어서 론과 레아드는하늘이 흘리는 비를 감상 하면서 조금도 젖지 않을 수 있었다. 난간에팔을 올리고 반짝이는 수도의 전경을 바라보며 레아드는 길게 한숨을내쉬었다. 그 옆에 있던 론이 레아드를 보며 물었다. "왠 한숨이야?" "응? 아, 별거 아냐. 그냥 조금.." "조금 뭐?" "조금... 감회가 새롭다고나 할까." 론이 히죽 웃었다. "여자가 된거 말야?" "바보, 아냐. 뭐, 그것도 이유가 되긴 하지만..." "왜 그러는건데?" 레아드는 고개를 들어서 하늘을 바라 보았다. 온통하늘을 드리우는 먹구름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쿠르르릉.. 먹구름의 사이에서 한순간 밝은 빛이 번쩍였다. 레아드는 감상적인 얼굴로 말했다. "그냥. 이것 저것 느낌이 이상해서. 바크는 왕이 되더니 잘 하고있고, 론도 요즘 일로 바빴잖아. 재무 대신이니 펠이니." "심심하다는 말이지?" "아냐. 다들 변해간다는 거야." 레아드는 자신이 말해놓고 스스로가 놀라고말았다. 레아드가 씁쓸한 미소를지으며 다시 한번말했다. "그래. 다들 변하고 있구나." 론은 난간에 팔을 기대고 그 위로 턱을 얹었다. "사람은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으면 변하기 마련이지." "어른이 되어가는구나. 다들." 레아드가 피식, 웃었다. 론은 잠자코 레아드의 말을 들으며 난간 밖으로 주륵주륵 흐르는 비를 바라 보았다. 물기를 가득 담은 바람이 불어와 론의머리카락들을 휘날렸다. 바크는 왕이니 나이를 먹을 수록 점점 더 바빠질 것이다.론 역시 바크의 옆에서 녀석을 도와주며 살아가겠지. 아니면, 미도의 지배자로서. 레아드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예전처럼 마음 편하게 여행을 하며 곤란에 빠진 사람들을 도와주던 그런 시절을 이젠 다시는돌아오지 않을 모양이다. 꿈은 꿈으로 남고, 현실은 어느새 앞으로 다가왔다. 소년의 시절은 가고 다들 어른이 되어간다. 론은 불어오는 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카락들을 쓸어 넘기며 레아드를바라보았다. 하지만, 레아드의 시선은 빗줄기 저편의 수도를 아련히 바라보고있었다.반짝이는 수도에 어렸을 적 꿈을 담은듯. 빗줄기에 그것들을 떠나 보내려는 듯. "......" 조용히 흐르는 빗줄기는 매말랐던 땅을 적시고, 사람들의 마음을 적신다. 기분 좋은 비는 어느새 추억을 떠올리고 마음을 감상적으로 만들어 버린 모양이다. 레아드는 꿈을 보고, 론은 레아드를 본다. 그리고 발코니로 들어오는 입구에기대선 채로 팔짱을낀 바크는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바닥을 바라 보았다. 반짝이는 대리석에 자신의 얼굴이 비춰지고있었다. 비는 계속해서 내렸다. 모든걸 흘려 버리려는 듯이.. 꿈이 흘러간다. 계속.. --------------------------------------------------------------------- 막 끝났습니다... 이번 막도 꽤나 복선을 깔았네요.;이제 복선 까는 것도 끝입니다. 이제부터는 여지껀 깔았던 복선을 풀어야겠네요. 다음 2장 3막. 내 이름은 요타. 막의 제목대로 요타 최대의 문제거리인 요타 양 등장입니다. 기분 정말로 묘합니다.;; 어떻게 써야할지 막막하군요. 우움... 머리 속으로 수백번도 넘게 그려온 장면들을 직접 글로 써야할 때 느껴지는 그 묘한 감정. 정말로 글 쓰기 잘했어~ 라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자아. 쓸떼없는 잡설은 접도록 하죠. 계속 갑시다~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26관련자료:없음[22795]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9 20:51조회:159--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26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꿈을 꾼다. 꿈을 꾼다. 꿈을 꾸고 있었다. 아름다운 꿈. 그것은 너무나 아름답고 평화스러운 꿈. 오랜 세월이 지나 색이 바랜 갈색의 세계에서 조용하게 펼쳐지는 아늑한 꿈. 물 속에서 반짝이는 하늘을 볼 때 느끼는 그 아득한 현실감 처럼 꿈은 그녀에게 조용히 다가왔다. 어둠 속에서 비춰지는 반짝이는 한점 별 처럼. 그녀는 그 꿈을 사랑했다. 좋아했다. 동경했다. 그녀는 바랬다. 언제까지나 꿈을 꾸기를. 이 아름다운 꿈이 영원히 이어지기를. 그녀는 꿈을 꾼다. 그녀는 꿈을 꾼다... "아우웃~ 이러언. 어제 너무 무리했나." 론은 뻑쩍한 허리를 비틀면서 가볍게 하품을 했다. 남이 보고 들으면 오해를 할만한 소지가 충분한 행동을 하면서 복도를 거닐던론은 길게 기지개를 켰다. 복도의창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은따스롭기 그지 없었다. 론은 그걸 보면서 자연의 변덕스러움에 혀를 찼다. 그 엄청난 폭염을 멈추게 한비구름은 거의 열흘 동안 이어졌다. 그리고 모든 대륙에 충분한 양의 비를뿌린 뒤에 사라졌다. 하지만 왠걸... 비구름이 사라진 위로 나타난건 무시무시하게 이글거리는태양이 아니라, 주사 맞고 비틀거리는양 마냥 비실비실한 태양이었다. 뜨겁기는 커녕 낮임에도 불구하고 조금 쌀쌀하기까지 한 날씨에사람들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참으로 자연의 변덕이란 위대한 것이다. 사람을 이리 엿먹일 수 있다니 말이다. "제길, 내 사비로 날아간 2억 시르피만 아깝잖아." 허리를 주무르면서 론은 창 밖으로 보이는 태양을 노려 보았다. 뭐,그렇다고는 해도 이글거리는태양보다는 저 쪽이 훨씬 좋긴하다. 땀을 흘리지않게 되었다는게무엇보다도 만족스러웠다. 론은아픈 허리를 계속 주무르면서 왕궁 안의 복도를 거닐었다. "아읏... 역시 무리했나봐.." 벽에 손을 기대고 론이 잠시 숨을 몰아 쉬었다. 이유는 간단했다.허리가부서지라고 흔들어 댔으니 아프지 않을리가 있는가. 힘이 없을 때휘두르는 검이란건 이렇게나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는존재였다. - 검 배우고 싶다고 했었지? 자, 나 따라와. 라며 레아드가 검을 던져준게 어제정오 때 였다. 얼떨결에 검을받고 레아드의 뒤를 따라갔던론은 레아드가 자신을 기사단이 사용하는 연병장으로데려 왔다는걸 깨닫고는 적잖이 당황했다. 예상대로 레아드는 거기서발걸음을 멈췄다. 그 뒤로는 감히 다시 생각하기도 싫다. 애초에검에 대한 센스가 충만한론이었기에 실전에선 그럭저럭 제법 높은 수준의 실력을보여줬지만, 훈련에 있어서는 기사후보생들도 실소를 터뜨릴만큼이나 형편 없었다. 일단체력이 없으니 뭘 해도 금방 지쳐서 쓰러지고말았다. 나중에는 악으로 버티면서 검을 휘둘렀지만, 어떻게 끝이 났는지는 생각이 나지 않았다. 정신을 차린건 나무 그늘 아래 레아드의 무릎 위였다. "읏, 제기랄. 빌어먹을 기사 놈들.. 재무 대신을 깔보다니. 어떻하던 월급 을 반으로 줄여주겠어." 구차하게 복수를 꿈꾸며 론은 아픈허리를 주무르며 복도를 다시걸어갔다. 지나가던 시녀들이뒤에서 킥킥거리는게 다 들렸지만, 론은 그녀들을싸악 무시한채로 바크의집무실로 걸어갔다. 시급한 일들이 모두 처리가되었으니 앞으로의 일정을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뭐, 자신은 미도에 있던이곳에 있던 그리 상관은 없었지만, 레아드는 달랐기 때문이다. 궁 안의사람들이레아드를 잘 대해주긴 하지만, 할 일도 없이 매일 성 안에 죽치고 있어야 하니 오죽심심하겠는가. 이런 것들을상의하기 위해서였다. 곧 론은 바크의 집무실 앞에 당도했다. 포르 나이트의 잔당이 아직 처리되지 않은 관계로 집무실의 앞에는 두명의 기사들이 허리에 검을 찬 채로 서있었다.론이 다가오자 그들이 먼저 론을 알아보고는 고개를 숙였다. "폐하는? "안에 계십니다." "전해주게." "예." 특별히 이런 형식적인 절차를 구할 필요는 없지만, 론은 이런 점에선 의외로 꼼꼼하게 굴었다. 왕은 왕으로서 절대적이어야 한다. 그게 론의 생각이었다. 친구란존재는 할 수 있지만, 절대 남에게 얕보이면 안되었다. 그래서 론은 공식상에선 언제나 바크에게 절대 고개를 들지 않았다. "폐하, 재무 대신께서 오셨습니다." 기사가 방 안쪽으로 말을 했다. 곧 대답이 들려왔다. "들어 오시라고 하게." "들어 가시죠." 기사가 문을 열어주며 고개를 숙였다. 론은 그에게답례로 슬쩍 고개를 끄덕이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와." 아마도 미도에서 자신이 레아드에게 저런 모습으로 비춰졌겠지? 론은 서류의 벽에 갇혀서 의자에서 일어서지도 못하는 바크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바크는 론을 보자 반갑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부를려고 했었어." "그래서 왔잖아." 론이 근처에서 의자 하나를 가져와서 그 위에 앉았다. 바크는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는 쓰고 있던 안경을 벗었다. "레아드는 뭐해?" "아직 자고 있나봐. 안 일어났던데." "그 녀석 궁이라고 너무 태만한거 아냐? 깨우지 않으면 매일 그렇게 늦 잠을 잘 생각인가." "어제 지칠 정도로 뛰어다녔거든. 잠 자게 놔둬." "지친건 너 아냐? 레아드는 팔팔 하던데." 론이 슬쩍 바크를 째려 보았다. "구경 왔냐?" "기합소리가 너무 우렁차서 지나가던 길에 잠시 보러갔었지. 기사 녀석 들은 옆 스텐드에 앉아서 웃기만 하고 연병장에선 너랑 레아드만 날아다 니고 있더라." "잊어줘." 론이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바크는 싱겁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생각은 해봤어?" 론이 팔짱을 끼며 의자에 깊숙히 등을 묻었다. "대충." "역시. 레아드는 내 보내야겠지?" "그래야겠지." 바크의 말에 론이 동의를 했다. 바크는 들고 있던 펜을 입으로 물면서 끄응.허리를 펴며 고개를뒤고 꺽었다. 잠시 방 안으로 정적이 흘렀다. 바크가 입에 물고 있던 펜을 잘근잘근 씹다가 손을 들어 펜을 빼내었다. 그리고 천장을 바라보는 상태로 중얼거렸다. "새 재무 대신을 찾아봐야겠군.." 바크는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론은 바크의 말에 싱긋 웃었다. "이해해줘서 고맙다." 론의 말에 바크는 손을 저었다. "됐어." 다시 허리를 숙인 바크가 론을 보며 물었다. "그나저나 앞으로는 뭘 할거야?" 론이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여행. 레아드하고 잔뜩 돌아다니기로 약속 했었거든. 너 덕분에 대부분 지키지 못했지만.. 지금이라도 신나게 돌아다녀야지. 대륙을 모조리 구 경 할 때까지 돌아다닐 참이야." "미도는?" "알아서 돌아가겠지. 사실, 별로 신경 쓰고 싶지도 않아." 미도란 존재 자체가 비하랄트가 자신을 위해 꾸며 놓은 꿈과 같은 것. 론은 굳이 그 곳으로 돌아가서 왕 노릇 하기는 싫었다. 바크는 론이 미도에대해 그리탐탁치 않게 대꾸를 하자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곧 미소를 지었다. "여행이라. 좋은 생각이야." 바크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잘 부탁해." 론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물론이지. 맡겨만 달라고."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27관련자료:없음[22796]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9 20:51조회:162--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27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첫번째로 모란이 좋겠지." 론은 바크의 집무실을 나와 레아드가 있는 방으로 거닐면서 머리 속으로 대륙의지도를 꺼내 보았다. 머리 속으로 그려진 지도 위로 여행 경로가자연스럽게 그려졌다. 대륙을한바퀴 도는 장대한 여행길이었다. "모란에서 기단을 통해 북서쪽 열세개의 공국을 지나서아래쪽에 있는 미 탐험 지역을 통과. 그리고 라하트를 경유해서 바후다 대 평원을 가로지르 면 다시 하와크의 영토." 몇몇 조그만 소국들을 제외하면 대륙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땅을 밟아볼정도로 장대한 스케일의여행 계획이었다. 정말로 실행을 하려면 넉넉히잡아서 일년은 족히 걸릴 만큼이나 긴 여행길이다. 그것도 그냥 걸어가기만 했을 때이지 구경을 하느랴고 며칠씩 머무르기라도한다면 일년이 아니라 몇년이고 걸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론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듯 즐겁게 콧노래까지 불면서가벼운발걸음으로 레아드의 방으로 향했다. 일년이면 어떻고 이년이면 어떤가. 시간 같은건 조금도 문제가 아니었다. 콧노래를 부르며 걷던 론은 어느새 레아드가 머물고있는 귀빈실 앞에 당도했다. 어디까지나 명목상 성검의 주인으로서 대접을 받고 있는 레아드이기에 바크가 제법티나게 레아드에게 배려를해준 것이었다. 론은 가볍게 문에 노크를 두어번 한 뒤에 손잡이를 돌렸다. 나무로 된 문이 시원스럽게 거침없이열어졌다. 론은 문 안으로 들어가면서 쾌활하게 외쳤다. "레아드~ 벌써, 정오라고. 더 자면 점심도...." 론은 말을 하다가 중도에서 입을 다물었다. 활짝열어진 창문의 사이로 눈부시게 빛나는 햇빛과그 빛을 받아 더욱 눈부시게 빛나는 순백의 커튼이 부드럽게 레아드의 몸을 휘감고 있었다. 창문의 앞에 서 있던 레아드는 문이열리면서 론이 들어오자 고개를 돌렸다. 론이 문 안으로 들어오면서 뒷머릴 긁적였다. "뭐야, 벌써 깼던거야? 내려오지 그랬어. 나 아래층에 있었는데." 론이 방 안으로 들어오면서 레아드의 붉은색 눈동자가 론의 몸을 쫓았다. 론은 방 안의 중앙에 위치한 침대에 걸처 앉으면서 밝게 웃었다. "그것보다, 레아드. 전에 말한 여행있잖아. 그거 지금이라도 갈 생각 있으 면 가지 않을래?" 론이 싱긋 웃으며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레아드라면 분명 이렇게 되물을 거다. 정말? 갈 수 있는거야? 하지만 이상하게도 레아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론은 의아한표정을 지었다. 레아드에게 시선을 보냈지만, 창을 등지고 있는 레아드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 론이 물었다. "레아드? 무슨 일이야, 레아드?" 이번 역시 레아드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론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침대에서 일어나 레아드에게 다가가려했다. 그때서야 레아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넌.... 누구지?" 뭐? 론은 그 자리에 멈춰섰다. 그리고 천천히 레아드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레아드의 얼굴이었다. 그리고 레아드의 밝은 목소리였다. 하지만론의 안색은 밝지 못했다. 레아드의 눈이 이상하리만치 차가워보였다. 아니, 차가웠다. 마치,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게 보내는 시선 처럼. "레...아드?" 론이 조심스럽게 레아드에게 다가가며 레아드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그뒤를 이어 나온 레아드의 말에 론은 그 자리에 다시 멈춰 설 수 밖에 없었다. "레아드? 그건 누구지?" 론은 안색을 무섭게 굳혔다. 그러다 론이 문득 어색하게 미소를 지었다. "뭐... 뭐야. 레아드. 지금 장난..치는거지?" 하지만 레아드의 차가운 눈은 조금도 풀리지 않았다. "무슨 소릴 하는지 모르겠군. 그보다 여기는 어디지?" "레아드!" 론이 떨리는 목소리로 버럭 레아드의 이름을 불렀다.레아드... 아니, 그녀가 론에게 시선을 돌렸다. 론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무슨.. 무슨 소릴 하는거야? 여긴 바크의 궁이잖아. 기억.. 안나?" "바크? 그건 또 누구지?" 삽시간에 론의 얼굴이 무섭게 굳어졌다. 장난으로 저러는게 아니었다.정말로 진심으로 모른다는얼굴이었다. 론은 자신의 몸이 떨린다는걸 느꼈다. 도대체.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거야? 레아드가왜 저러는거야? "레.. 레아드?" 론의 떨리는 음성에 그녀가 살풋 인상을 찡그렸다. "레아드? 지금 계속해서 부르는게 날 부르는거였어?" "그.. 그래. 레아드, 널 부른거야." 론은 조금 안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돌아온 그녀의 대답은론의 얼굴을 단숨에구기는데 충분했다. 그녀가 차갑게 내뱉았다. "내 이름은 레아드가 아냐. 누구와 날 착각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꾸 짜 증나게 하지마. 그보다여기가 궁이라고? 바크란 이름은 모르는데.. 도대 체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군." 그녀는 주위를 돌아보더니 고개를 갸웃 거렸다. 그러다그녀는 론의 시선을 느끼고는 론을 쳐다보았다. "무슨... 소리야?" 론이 눈을 부릅뜬 채로 레아드에게 물었다. 레아드는 론의 그런 말이나 행동이 짜증이 나는지 차갑게 말했다. "귀찮은 녀석이군." "무슨 소리야!!" 순간, 론이 레아드에게 달려들었다. 단숨에레아드의 양 어깨를 잡은 론이마구레아드의 어깨를흔들면서 소리쳤다. "레아드가 아니라니..? 그럼 넌 뭐야! 뭐냐고?!" 콰앙!! 레아드의 어깨를 흔들던 론은 한 순간, 커다란 폭음과 함께 정신이아득해지는걸 느꼈다. 그리고곧 이어 몸을 타고 이어지는 엄청난 통증으로 몸부림쳤다. 몸이 터질 듯한 그런 고통이었다. 그런론을 내려다 보면서 그녀가 싸늘하게 말했다. "미친 짓도 봐주는 정도가 있어. 계속 헛소리를 해대면 죽여버린다." 자신의 어깨를 툭툭 손보며 그녀가 차갑게 외쳤다. 마력인지 그 외의 어떤힘인지 모를 것으로 론을 단번에 날려보낸 그녀는 창으로다가갔다. 론은 벽에 금이 갈정도로 세게 충돌하고는 땅에널브러진 채로 일어서지를 못했다. 그녀는 창에서 밖을 내다보다가 문득 고개를 문쪽으로 돌렸다. 방 밖으로 요란스런 발소리들이 들려왔다. 그녀는 문을 노려 보았다. 그리고동시에 콰당! 문이 부서지면서 그 밖으로 몇몇 청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폭음을 듣고 달려 온 기사들이었다. 그들은 방 안의 풍경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처음엔 포르 나이트라도 숨어 들어 온 줄 알고 놀라서달려왔는데, 방 안엔 포르 나이트는 커녕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한 사나이가땅에 널브러진 론을발견하고는 다급히 론을부축했다. "대, 대신! 괜찮으십니까!?" "으.. 으윽.." "이봐! 어서 의원을!" 그의 말에 뒤에 있던 한 청년이 서둘러복도 저편으로 달려갔다. 사나이는론을 돌보다가 의원이오기 전까지는 자신이 할 일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았는지 론을 나머지 청년들에게 넘겼다. 그리고는 창가에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레아드에게 다가갔다. "레아드 님, 어디 다치신 곳은 없으십니까?" "......" 레아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는 레아드의몸이 괜찮다는걸 확인 했는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물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입니까. 어떻게 된건지 설명을.." 그때였다. "피해!!" 거의 정신을 잃었던 론이 피를 토하면서 소리쳤다. 사나이는 깜짝 놀라서 고개를 돌려 론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몸을 옆으로 틀었다. 하지만 레아드가 조금 빨랐다. 퍼엉!! 재빨리 몸을 튼 덕분에 가슴을 맞지는 않았지만, 대신 어깨를 맞게 되었다. 사나이의 몸이 격하게뒤틀리면서 허공으로 치솟더니 몇바퀴나 돌면서침대 위로 떨어졌다. 쾅!! 침대가 부서지면서 그의몸이 천 위로 파묻혔다. 레아드는 자신의 일격이 실패로 끝나자 론을 노려보더니 입술을 깨물었다. "하나 같이 전부 짜증나는 놈들 뿐이군."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28관련자료:없음[22797]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2-29 20:51조회:167--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28 ) == 제 2장 2막 < 내 이름은 요타. > ==--------------------------------------------------------------------- 챠캉! 론을 부축하고 있던 청년들이 단숨에 검을 뽑아들었다. 이번에 새로 엘리도리크로 들어온 신입들이었다. 그들은 레아드를 몇번 궁에서 본 적은 있지만 레아드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했다. 때문에 레아드가 한 행동만 보고단숨에 검을 든 것이었다. 론이 외쳤다. "그.. 그만둬!!" "하앗!!" 론의 말을 그대로 무시하면서 한 청년이 앞으로 달려 나갔다.어딜 봐도 나무랄 곳이 없는 최고수준의 일격이었다. 레아드는 재빨리 손을뻗어서 청년에게 힘을 쏟아 넣으려고했지만, 청년이단숨에 방향을 틀자 목표를 잃고 말았다. 단숨에 레아드의 앞까지 육박한 청년이 레아드가 내민 손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목표는 손목. 그리고 일격은 완벽했다. 파샷! 검이 그대로 레아드의 손목을 자르면서 그 위로솟구쳤다. 론은 놀라서 비명을 지르다가 그대로입을 다물고 말았다. 레아드의 손목을자른 청년도갑자기 일어난 일에 당혹감을감추지 못했다. 레아드의 잘린 손목이 연기처럼 흩어지더니 금새 다시 붙어버린 거였다. 레아드는 자신의 앞에서놀라느랴고 온통 가슴을 내보이고 있는 청년에게 가볍게일격을 먹였다. 청년의 몸이 아까 사나이 처럼 허공을 날아가서 테이블 위로 떨어졌다. "대신!" 폭음이 연이어 들려오자 아무래도 일이 심각하다고 생각했는지 그제서야 나머지 기사들이 달려왔다. 단숨에 레아드의 방 앞으로 십수명의 기사와 궁내부원들이 도착했다. 그들을본 레아드는 미간을 찡그렸다. "꾸역꾸역 잘도 몰려오는군." "레.. 레아드." 론의 부름에 그녀가 소리쳤다. "입 닥쳐! 난 레아드가 아냐!" 그리 소리친 그녀는 몸을 창 쪽으로돌렸다. 그리고는 모두가 놀라서 소리를 치는가운데 훌쩍,창 밖으로 몸을 던졌다. 론이 땅에 몇번이나 무릎을부딪치면서 창 쪽으로 달려가더니 창 밖을 보았다. 삼층이나 되는 높이 였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가벼운 몸동작으로 땅에 착지를 했다. 론이 그녀를 보며 외쳤다. "멈춰! 레아드!!" 그녀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대신 몸을 앞으로 날렸다. 그녀의 몸이 미끄러지 듯이 앞으로나아갔다. 론은 이를 갈면서 창으로 뛰어 내리려고 했지만, 뒤에서 깜짝 놀라 달려든 기사들이 붙잡는 바람에 소원을 이루지는 못했다. 그런 사이 레아드의 뒷모습은 점점 더 멀어졌다. "폐.. 폐하!" 론을 창 턱에 내리 누른채로 못 움직이게 하던 한 청년기사가 창 밖을 보면서 외쳤다. 론은 사람들의 손에 눌린채로 시선을 옮겨서 창 밖을 보았다. 과연 그의 말대로 바크의 모습이보였다. 어느새 밖으로 달려나간건지바크는 달려서 레아드의앞을 막아서고 있었다. "네 놈은 또 뭐야?" 레아드는 눈쌀을 찡그리며 자신의 앞을 막아선 검은머리 소년에게 물었다. 바크는 레아드의 예상치 못한 반응에 의아한 표정을 짓더니 물었다. "설마 몰라서 묻는거야?" "너도 날 레아드라는 녀석하고 착각을 하고 있는거냐?" 그녀의 말에 바크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레아드가 아니란 말로 들리는걸." "제대로 들었어!" 단숨에 그녀가 손을 들더니 아래로 내리 쳤다. 콰쾅!! 그러자그녀의 앞에서 부터 맹렬한 폭발이일어나며 바크에게로 뻗어 나갔다. 바크는 깜짝 놀라서 옆으로 몸을 날려 폭발을 피했다. 땅에 한바퀴 굴러서 일어선 바크는레아드를 보면서 눈을 가늘게 떳다. "이젠 여자가 되었으니 레아니로 불러지고 싶다는 거지? 알았어, 소원이라 면 그렇게 해줄게." "헛소리!!" 콰쾅!! 한 순간에 바크가 밟고있는 땅 아래가 터져나갔다. 그걸지켜보던기사들이 경악성을 내질렀지만, 론은 폭발을 타고 위로 뛰어 오른 바크의모습을 재빨리 볼 수 있었다. "오.. 오오!" 기사들이 놀라서 감탄성을 내질렀다. 폭발이 일어나면서 거기에 묻혔다고생각했던 자신들의 국왕이 어느새 폭발을 이용해서 펄쩍하늘 위로 솟아 오른거였다. 레아드가미처 대응을 하기 전에레아드의 앞으로 착지한 바크는 재빨리 주먹을 뒤로 갈무리하더니 단숨에 레아드의 배에 찔러 넣었다. "허...억!" 검에는 아무런 타격을 입지 않은 레아드이지만, 어쩐 일인지 바크의 주먹에는반응을 보였다. 둔틱한 타격음과 함께 레아드의 몸이 바크의 주먹에맞으면서 앞으로 굽혀졌다. 그리고는 그대로 바크의 어깨 위로 무너졌다. "......" 레아드를 안아 들면서 바크는 고개를내렸다. 정신을 잃은 레아드는고통스러운지 작게 미간을찡그리며 신음을 흘렸다. 레아드를 바라보면서 바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레아드가... 아니라고?' "폐하!!" 레아드를 안아들고 바크가 궁쪽으로 다가오자 어느새 궁 앞에 모여든기사들이 바크에게 달려갔다. 모두들 바크의 안부를 물었지만, 바크는 그들에게는 볼 일이 없는지묵묵히 그들을 지나쳐서한 궁내부원의 부축을 받고있는 론에게 다가갔다. 바크가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야?" "...나도 몰라." "모른다고?" "그래. 모르겠어." 론이 거칠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레아드의 방에 들어가는데 갑자기 날 모른채 하더라.계속 자기가 레아드 가 아니라고 말을 했어. 나도 모르고, 너도 모른다고 했지." "어떻게 된거지?" 바크는 고개를 갸웃 거렸다. 그리고는 안고 있던 레아드를 한 기사에게 넘겨주었다. "내 방 침대에 뉘어놔. 그리고 내가 갈 때 까지는 아무도 방 안에 얼씬거 리지 말도록." "예." 레아드를 받아 든 기사는 고개를 숙이더니 레아드를 안고 궁 안으로 들어갔다. 바크는 모여든 사람들에게 소동은 이제 끝났으니 그만 돌아가라고 말을 하고는 자신이 직접 론을 부축했다. 궁 안의 홀에서 멈춰선 바크는론을 창 턱에 기대게 해주었다. 론이 끄응.. 힘겹게 창 턱에 몸을 기대며신음성을 흘렸다. "많이 다쳤어?" "아니, 별거 아냐. 그냥 나가 떨어진거 뿐이야." 론이 고개를 저었다. 바크는 주위를 돌아보고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을만큼 가까이에 사람이 없다는걸 확인했다. 바크가 작게 물었다. "그나저나, 어떻게 된 일이야? 짐작가는거 없어?" "짐작가는거야 너무 많지." 바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로무.. 말이군." "폰의 말이 맞다면 슬슬 징조가 나타날 시기니까." "방금 그게 징조인가." 바크는 팔짱을 끼며 깊숙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나는게 있는지 론에게 말했다. "그래, 폰이 가지고 있던 책이 있었지." 론이 한숨을 내 쉬며 대꾸했다. "가져오기는 했지만, 열 수가 없었잖아. 이번에 기렌에게 물어봤는데 기렌 도열 수가 없다고 하더라. 강제로 열면 책이 파손된다고 했어." "걸을 수 있겠어?" "이젠 괜찮아." 바크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앞장서서 걸어갔다. "되던 안되던 일단 해봐야지. 도대체 레아드가 왜 저런건지 이유를 알아야 겠어."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29관련자료:없음[22905]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3-02 19:19조회:245--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29 ) == 제 2장 2막 < 내 이름은 요타. > ==--------------------------------------------------------------------- 폰은 죽을 당시 가지고 있던책을 땅에 집어 던졌었다. 그리고로야크는 책을 그대로 놔둔채로사라졌다. 덕분에 론과 바크는 레아드의 비밀이 적혀있는 책을 가져 올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책에 봉인이 걸려 있어서 열수가 없었다. 그때 둘은 '알면 좋겠지만, 몰라도 상관없지.'라며 책을 그냥 서랍 속에다 넣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반드시 이유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서재에서 책을 꺼내온 바크는 방 밖에다 절대 아무도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를하고는 론이 반대편에 앉아 있는 테이블 위에다 책을 올려 놓았다. "좋아." 바크가 먼저 책을 들더니 이곳 저곳을 살펴 보았다. 그냥 열려고 해보았지만 책은 무슨 접착제로붙이기라도 한 듯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한번은 론이힘을 줘서 책을 펴보려다가 책에서 갑자기빛이 뿜어지면서 맹렬하게마력의 반응을 보여서 그 뒤로는힘을 주는 짓은 삼가하게 되었다. 바크는여러가지 방법으로 책을 살펴 보다가 결국 방법을 알아내지 못한 듯 책을반대편의 론에게 넘겨 주었다. 론이 책을 받은 사이 바크가 여지껀 생각해온 의문을 넌지시 말했다. "그러고보니 도대체 폰은 이 책을 어떻게 얻은거지?" "동굴...에서 얻었....다 잖아." 책을 살펴보며 론이 대답했다. 바크는 쇼파에 깊숙히 몸을 묻으며 팔짱을꼈다. "책이야 동굴에서 얻었겠지. 내가 묻고 싶은건 도대체 누가 그 책을 동굴 에다 넣었냐는거야." 론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짐작가는 이름이단번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비하랄트. 녀석이이 모든 일을 꾸몄을 수도 있다. 하지만, 녀석이자신에게 진실을 속인건 대부분그녀의 스승. 즉,펠을 봉인에서 구해내기위해서 한 행동이었다. 녀석이 레아드와 관계가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론에게는 굉장히 기분이 나쁜 일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그녀를 의심할 수는 없었다. 론은 한참을 책을 살펴 보다가 결국 방법을 찾지 못했는지 책을 테이블 위로 아무렇게나 던져 놓았다. 그리고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제길, 평범한 인간이 열 수 있는걸 못 열다니.." "어떤 장치가 되어 있는거 같은데..." 바크는 다시 책을 집어 들고는 이곳 저곳을 살펴 보았다.하지만 딱히 기계적인 장치가 있을 만큼 책은 정교하지 못했다. 크기 자체가 손바닥 만하니 어떤 장치를 해 놓기는무리가 있었다. 론은 아직도 아까 레아드에게 맞은 일격이 고통스러운지 몸을 뒤척거릴 때 마다 미간을 좁혔다. 론이 아까의 레아드를 회상하며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레아드가 아니라니.... 그럼 도대체 누구란거지?" "로무 아냐?" 시선을 책에 둔 채로 바크가 말했다. 론은 슬쩍 고개를 들어 바크를 쳐다보았다. 바크가 연이어말했다. "로무가 깨어날 때가 되었으니 슬슬 봉인되었던 기억들이 다시 생각나는거 아닐까." "그럴 가능성이... 많지." 자신의 경우를 떠올리면서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생각해보니 바크의 말이 맞는거 같았다. 레아드는 기억이 다시 생각나면서 혼란기를 겪고있는거였다. 그래. 바크의 말이 맞았다. "앗차차." 바크가 자신도 모르게 책에 힘을 주었는지 갑자기책이 빛을 뿌려댔다. 바크는 조심스럽게 책을테이블 위로 내려 놓고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안되는데.." "이런건 방법을 모르면 어쩔 수 없는거야. 결계를 푸는데 쓰이는 방법이수만. 아니, 수억가진데그 중에 어떤게 걸려있는지 어떻게 알겠어." 론이 팔을 뒷머리 너머로 넘기며 고개를 꺽었다. 잠시 둘 사이로 정적의 침묵이내려 앉았다. 바크도 책 여는걸 포기 했는지 끄응.. 팔짱을 끼고는고민을 하고 있었다. 결계라... 결계... 론은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다. 결계란 것은거는 목적과 방법에 따라서 푸는 방법도 무한대다. 일단 책에 걸린 결계가 어떤 종류인지만 알아도 꽤 도움이 될텐데. 아니면 결계를 약화 시키는 방법이라던지. "....." 문득 론이 시선을 내리더니 책을 쳐다 보았다. 바크는 론의 갑작스런 움직임에 입을 열려다가 론이 손을 들자 입을 다물었다. 론은 잠시 책을 가만히 노려 보았다. 그러다 품 속으로 손을 넣더니단검을 꺼내 들었다. "무슨 짓을" "잠깐만." 론이 바크의 말을 중도에서 끊었다. 론은 검집에서 단검을 뽑아냈다. 미도의장인이 만들어낸 매끄럽게 빛나는 검이 날카로운 빛을 뿌렸다. 바크는그 서늘한 단검을 보며 마른 침을 삼켰다. 론은 조용한 시선으로 책을 내려다 보다가 그 위로 손을올려 놓았다. 그리고는 나머지 한 손으로 단검을 들더니 그 위로 단검을 데었다. 바크가 깜짝 놀라서 말리려고 했지만,론은 바크가 말릴 새도 없이 단검을 찔러넣었다. 푸욱. 단검이 단숨에 론의 손 등을 꿰뚫더니 반대편 손바닥으로 뚫고나왔다. 그리고 더 나아가 책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무리 단검이 날카롭기로 책이종이를 그렇게 무 베듯이 뚫을 수는 없다. 바크가 놀라워 하는 사이 론의손에서 흐른 피가 단숨에 책을 적셨다. "돼.. 됐다." 론이 힘겹게 말했다. 론의 말대로 과연 책이 빛을 뿌리면서론의 피를 마치 거머리 처럼 빨아들였다. 한참을 피를 빨아들이던 책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움직임을 멈췄다. 그제서야 론은 손에서 단검을 빼면서 손을 거뒀다. "괜찮아?" 바크는 자신의 소매를 잡아 뜯어서그 천으로 론의 손을 매주면서바크가 물었다. 하지만 론은자신의 손에서 느껴지는 아픔 정도는 느껴지지도 않는모양이었다. 론의 시선이 책에 모여 있다는걸 본 바크는 쓴 웃음을 지었다. 론이 한 손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 책이 너무나도 쉽게 펼쳐졌다. 그 안으로 빼곡하게 적혀있는 글자들이 보였다. "어떻게 한거야?" 바크는 론의 손을 천으로 꽉, 묶고는 피를 지혈시킨 뒤에 물었다. 론이 책을 들고는 히죽 웃었다. "결계를 파괴한거야." "파괴?" 론이 피가 베어 나오는 자신의 왼손을 들더니 말했다. "내 피에는 마력을 약하게 하는 저주가 걸려 있거든. 내 피로 책을 충분히 적신거지. 결계가 약해져서 사라질 정도로 말이야." "그...럴거면 그냥 피만 내면 되지 손등을 꿰뚫을건 뭐냐? 놀랐잖아." 론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손등을 검으로 꿰뚫는건 주문의 일종이야. 피의 맹약으로도 쓰이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나 맹세한다. 널 파괴하고 소멸시킬 그 날까지 내 존재는 복수를 위해영원토록 쓰여지리라.. 이런 거지." "무슨.. 소리야?" "피의 성향을 공격적으로 만든거야. 결계를 공격하도록 말이지. 별거 아니 니까 신경 쓰지 마." 론이 그리 말을 했지만, 론의 말을대부분 이해 한 바크였다. 바크는 고개를끄덕이고는 소매를한번 더 찢었다. 론의 손에서 나오는 피가 어느새 천을완전히 붉게 물들게 하고는 핏물을 한두방울씩 떨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크는 서재 한쪽에 구비된 약상자에서 지혈 약을 가져와서 천과 론의 손에잔뜩 바른뒤에 천으로 정성스럽게 론의 손을 감아주었다. 론은 손에서나오는피 따위는 조금도 관심이 없는지 바크의 치료가 끝나기를 조급하게 기다리다가 곧이어 치료가 끝나자 서둘러서 책을 들었다. 바크는 쓴웃음을 짓고는 론이 테이블 위로 놔둔 책을 바라 보았다. 론이바크를 보더니 넌지시 말했다. "레아드에겐 비밀이야." "당연한 소리." "그렇게 말하면서 내게 상의도않고 레아드한테 레아드가가정령이란거 알 려줬었잖아. 덕분에난 엄청나게 고생했었다고." 론의 말에 바크가 피식 웃고는 말했다. "괜한 투정 그만 해. 내용 궁금하니까 빨리 열어봐." "알았어." 론이 손을 들더니 테이블 위로 놓여진 책을 펼쳤다. 아까 봤던대로 책은 너무나도 간단하게 펼쳐졌다. 하지만 아까와는 조금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책 위로 아무런 글자가 써 있지 않은 거였다. "뭐, 뭐야 이게?" 방금 전 까지 글자들이 빼곡히 써 있는걸 확인했던 론과 바크가 다급하게외쳤다. 그 순간이었다. 파아아앗!! 갑자기 책에서 빛이 뿜어지면서 단숨에방 안을 가득히 빛으로 채워넣었다. 너무나 눈부신 그빛에 론과 바크는 동시에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어느새 둘이 발을 디디고 있는 세계는 사라지고대신 책이 둘에게 선사한가상의 세계가 대신하고 있었다. 파아앗!! 빛이 더욱 강렬해지면서 눈을 감고, 팔로 눈을가리는데도 불구하고 둘은너무나 강렬한 빛에 어지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동시에 현실감과 방향감을잃으면서 허공을 헤매게되었다.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둘은 동시에 정신을 잃었다.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30관련자료:없음[22906]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3-02 19:20조회:233--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30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암울한 어두운 공간 사이로 붉은빛이 희미하게 타오른다. 오직어둠만이존재하는 공간에서 그붉은 빛은 유난히 눈에 띄었다.시간이 흐르자, 어둠이 뒤틀리더니붉은 빛이 사라졌다. 그리고그 사이로 대신 세명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검은 머리의 소녀. 붉은 머리의 소년. 그리고 인간의 모습을 한 용.. 엘더와 비하랄트였다. 둘은 무감정한 눈으로 자신들의 앞에 서 있는 한소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검은 머리의 소녀는 대략 열여섯이나 일곱 정도 되어 보였다. 그녀는 피가 흘러나오고 있는 팔을다른 한손으로 움켜 쥐고는엘더와 비하랄트를 노려 보았다. "날 속였군.." 그녀의 말에 엘더가 대답했다. "인간은 간악하지. 너 같은 괴물을 그냥 놔둘 수는 없어." 소녀가 실소했다. "괴물? 그렇게 말하는 너도 나와 같은 부류가 아니던가?" 엘더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싸늘하게 소녀를 노려 보았다. "너 같은 녀석과 비교하지 마. 난 너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최악이니까." "....." 소녀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이젠 어쩔 생각이냐?" 엘더가 소녀의 물음에 담담하게 말했다. "널 죽일거다. 그리고 난 인간이 될거야." "그래봤자 난 다시 태어나." "그래, 태어나겠지. 한살바기 어린 아이로. 그땐 또 죽이면 그만이야." 소녀의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엘더는 자신의 검을 들어 올렸다. 순백의 검날이 어둠 속에서 빛을 뿌렸다. "이건 내가 거는 마지막 저주다. 넌 십칠년이란세월을 채우지 못한채로영원토록 세상을 방황하게 될거야. 인간의 몸에서, 그리고 대기 중에서죽어도죽어도 다시 태어나겠지만, 그때마다 죽게 될거다. 영원히." 소녀는 눈을 감지 않았다. 소녀는 엘더를 노려 보았고, 엘더는 검을 치켜올리면서 다시 외쳤다. "영원히!" 퍼억! 성검 요루타가 날카로운 빛을 뿌리며 대기를 가르고 나아가더니 단숨에 소녀의 가슴을 꿰뚫었다. 소녀는 억척스러운 고집 때문인지, 아니면 고통을아예 느끼지 못하는건지 신음소리 하나 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눈에선 생명의 빛이 급속도로 빠져 나갔다. 툭.. 소녀의 무릎이 풀어지고, 그녀가 땅에 쓰러졌다. 엘더는 그녀의 심장을 정확히꿰뚫었던 검을 빼내었다. 소녀의 가쁜 가슴이 잠시 움직이는듯 하더니 곧이어 소녀는 살아있는 생명체가 할 수 있는 모든 움직임을 멈췄다. "죽었군..." 옆에서 조용히 엘더와 소녀의 대화를 듣고만 있던 비하랄트가 다가오더니소녀의 시체를 내려다보았다. 엘더는 검에 묻은 피를 자신의 소매로 닦아 내었다. 그리고 비하랄트에게 말했다. "이 섬의 결계가 지속되는 한,그녀의 의지는 섬 안에서 나가지 못할겁 니다. 당신이라면 그녀가 다시 태어나도 쉽게 찾아 낼 수 있겠죠." "이젠 어쩔 생각이냐." 비하랄트의 물음에 엘더는 성검을 조용히 치켜 들었다. 그리고 그 순백의검을 바라보았다. 엘더의눈에서 노기와 원한으로 가득 채워진 살기가 흘렀다. "그가 절망할 때까지.. 그렇게 될 그 날까지 제 존재로서 그를 괴롭힐 겁 니다." 비하랄트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스승님은 너에게 한 일을 충분히 늬우치고 계시다. 그건 너도 잘 알 고 있잖느냐." 엘더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모릅니다. 하지만, 이건 확실하죠. 그가 날 이렇게 만들었으니.. 내겐 그를 파멸시킬 권리가 있다는것." 엘더가 싸늘하게 말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사용해서 그를 절망시킬겁니다. 그가 만들 어낸 모든 것을 부정할겁니다. 그가 바라는 모든 꿈을 파괴시킬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뭐라도 할 수 있어." 엘더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어둠 속에서 그의 눈에는 무언가 확실한 목표가 있는지 엘더는 그것을 노려 보았다. 엘더가 나지막하지만, 강한어조로 다시 한번 말했다. "그를 파멸시키겠어." 하루가 지나고, 다시 하루가 지났다. 그리고 다음 날 정오가 조금 지난 화창한 시간. 바크와 론이기다리지 마지 않는 소식이 드디어 전해졌다. 레아드가 깨어난 것이었다. 하던 일을 멈추고 바크와 론은 당장에 레아드가 있던 방으로 한달음에 달려왔다. "..헤?" 거의 경계에 가까운 태세로 문 앞에서 자신을 쳐다 보고 있는 론과 바크. 그리고 그 뒤로 대열을 갖춘채로 서 있는 몇몇 기사들을 보며 내뱉은 레아드의 말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죠? 라는 등의 강한 의문성이 들어 있었다. 론은 아주 조심스런 몸동작으로 방 안에 들어섰다. 그리고 나직하게 레아드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레아...드?" "응?" "레아드 맞지?" ".....?" 레아드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 얼굴은 어딜 봐도 레아드였다. 휴우. 단번에 론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바크도제법 안심을 했는지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만약에 사태를 위해서 불러둔 기사들에게그만 돌아가 보라는 말을 하고는방 안으로들어섰다. 론이 슬쩍 레아드의 침대 옆으로 다가가더니 거기에 앉았다. 레아드는침대 위에 반쯤앉은채로 아직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 "왜 그러는거야, 너희 둘? 에, 그러고보니 여긴 또 어디야?" "내 침실이야." 바크가 다가오더니 의자 하나를 가져와서 침대 앞에앉았다. 레아드는 주위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는 물었다. "내가 왜 너 침실에 있는거야?" "생각 안 나?" "생각? 에.... 글쎄.." 레아드가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혼잣말에 가깝게 말했다. "그러니까.. 어제 론한테 검술 가르쳐 준다고 키슈씨한테 갔다가.. 훈련하고 다시 돌아와서 저녁먹고.. 음... 그리고 잤는데?" 론과 바크는 서로를 힐끔 쳐다 보았다. 아무래도 전혀 기억을 못하는 모양이다. 바크는 뒷머릴 한번 긁적이더니 말했다. "됐어. 기억 안 나면 그만둬." "그만둬? 뭘?" "넘어가. 그보다 너 몸은 괜찮아?" "나야 언제나 건강...앗!" 바크의 물음에 레아드는 손을 내 젓고는 침대 위에서 내려오려다가 그만 다리가 풀려서 침대에서그대로 나뒹구를뻔 했다. 다행히도 옆에 있던 론이 재빨리 손을 뻗어서 레아드의 팔을 잡아 침대아래의 바닥으로 떨어지진 않았다. 레아드는 어이가 없다는눈으로 자신의 몸을 한번 보더니 잠시이마를 만져 보았다. "조금. 어질 한거 같기도 하네.."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31관련자료:없음[22907]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3-02 19:20조회:231--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31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어디." 론이 손을 뻗어 레아드의 이마에 데었다. 잠시 후, 론이 손을 떼더니 말했다. "조금 열이 있긴 해. 정령...이니까 상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보 기엔 감기 증상 같은데?" "감기?" "목은 괜찮아? 아프지 않아?" 론의 말에 레아드는 잠시 자신의 목을 만져 보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저었다. "아프지는 않아." "그럼 그냥 간단한 미열이네. 별거 아냐." "약이라도 지으라고 할까?" 옆에 있던 바크의 말에 론이 손을 저었다. "아냐, 비하랄트가 오기 전까지 그냥 놔두는게 좋겠어.약을 먹어서 낳는 다면 좋겠지만, 애초에들을리가 없을테니까." 바크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일어섰다. "그럼 됐어. 일어난거 봤으니까 난 그만 가볼게." "레아드는 나한테 맡겨둬." "무리하진 마.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았으니까." "상처?" 레아드가 의아해서 물었지만, 바크는 대답을 하지 않고는 몸을 돌려서 문밖으로나갔다. 문이 닫히자 레아드는 론을 보며 물었다. "무슨 일 있었어? 상처라니. 갑자기 다들 무슨 일이야?" 론은 싱긋 웃으며 손을 저었다. "별거 아냐. 계단에서 넘어졌거든. 그나저나, 피곤하면 좀 더 자도록 해. 열 날 때는 자는게 최고야." "잠 안 오는걸." 론이 픽 웃었다. "거짓말을 하려면 좀 더 실감나게 해 줘. 레아드 지금 잠에 취해서 눈이 풀렸다고." 론이 레아드를 다시 침대에 뉘어주고는 그 위로 푹신한 이불을 덮어 주었다. 레아드는 배게에 머리를 묻고는 눈동자를 굴려서 론을 쳐다 보았다. 론은 그냥 그렇게 지켜보고 있을생각인지 의자에 앉은채로 팔짱을끼고는이쪽을 보고 있었다. 레아드는 론을 잠시 쳐다보다가 시선을 옮겨서 의외로평범하게 생긴 천장을 올려다 보았다. 그러다 작게 숨을 내쉬고는 눈을 감았다. 창 밖으로 들려오는 바람 소리와 어디선가 들려오는 사람들의음성. 그리고 따스롭게 방 안을 데워주는 따끈한 햇살에 레아드는 곧 정신을 잃듯이 잠 속으로 빠져 들었다. 말로는 괜찮다고 했었지만, 사실 몸이꽤 피곤했다. 마치 물에 흠뻑 젖은 솜 처럼레아드는 아늑한 침대 속으로빨려드는 느낌에 기분 좋게 잠이 들었다. "......" 론은 의자에 앉은채로 잠이 든 레아드를 가만히 바라 보았다. 레아드의 작은 숨소리가 들려왔다. - 뭔가 꾸미고 있어. 론의 귓가로 바크와의 대화가 환청 처럼 다시 들려왔다. 책을 본.. 아니, 책의 기억에 동화되어 책이 되었던 그 때. 바크는 심각한 얼굴로 말을 했었다. - 비하랄트가 레아드를 살려준건 고의였어. 바크의 말 대로였다. 엘더는비하랄트가 레아드. 아니,로무를 쉽게 찾을수 있을거라고했었다. 즉, 비하랄트가 폰의 어리숙한 속임수에 속을 이유가 없다라는 말이다. 의문이 가는 점은 더 있었다. 비하랄트는 아마 레아드를 처음 보는 순간, 레아드가자신이 예전에 살려둔 로무의 몸이란 것을눈치 챘을거다. 레아드의 나이는 십육세.. 어째서비하랄트는레아드를 그냥 놔둔 걸까? 비하랄트가 레아드를 죽이려 했다면자신이 그냥 놔둘리는없었겠지만, 그녀의 능력은 간단하게 레아드를죽이고도 남을 정도다. 즉, 알면서도 죽이지 않았다. '어째서?' 도대체 비하랄트는 뭘 꾸미고 있을 걸까... 아니, 그녀에게 이 모든 일을시켰던엘더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거지?녀석은 무슨 이유로펠을 그렇게저주하는걸까. 지금의 론으로서는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레아드의 몸이 지금 좋지 않고, 그건 엘더가 꾸민 일련의 일 때문이다. 그리고 펠은 이 모든 일을고칠 수 있을것이다.. 펠이라면 모든걸 정상으로 돌려줄 것이다. "...." 론은 그렇게 믿었다. 레아드의 몸은 시간이 지나도 조금도 좋아지지 않았다. 단지, 더 이상나빠지지도 않는다는게 그마나 위로가 되는 일이었다. 특별히 어디가 아픈건아니었다. 머리에서 약간 열이나고 몸에 힘이없다는게 레아드의 설명이었다. 론이나 바크는 시종 그런 레아드에게 별거 아니라고 말을 해뒀지만,자신들의 얼굴에 무의식 중에 나타나는 걱정스러운 빛은 감추지 못했다. "아아, 심심하네~" 침대 난간에 등을 기댄채로 앉아 있던 레아드가길게 기지개를 켰다. 그런레아드의 모습 어디에서도 아픔의 고통스러움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레아드는 길게 기지개와 하품을 하더니 방 한편을보았다. 말상대가 없어서 레아드가 심심해하자 바크는 아예 집무실을 자신의 침실로 옮겼다. 론은그런 바크의 옆에서 한두개씩 서류를집어서 바크 대신 일을 해주었다.따끈한 햇살이 방 안을밝히는 가운데 시간이 유수와 같이 흘러갔다. 바크는 한장의 종이를 들고 가만히 쳐다보다가 론에게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드라넨의 미프발 상회라고 알아?" "미프발? 국경에서 장사를 하던 녀석들 아냐?" "맞아. 국경 근처에서 무역업을 하는 녀석들이지." "근데 왜?" "이 녀석들 화약을 팔다가 적발됐다는군." 론은 바크가 내민 종이를 읽어 보았다. 론이 혀를 내둘었다. "뭐야, 3억 시르피 상당의 화약을 적발했다고? 3억시르피면... 가만보자, 요즘 화약 한통이 대략200만 시르피니까..." 레아드는 침대에 앉아서 둘의 대화를 듣다가 머리속으로 계산을 해보았다. 꽤 복잡하게히고 얽힌 숫자들이 마구 배열이 되다가 기어이 머리가 폭주를 해버렸다. 레아드가흐에. 혀를 내밀며 한숨을 내쉬는데 론이 말했다. "150통인가. 허. 왠만한 나라 하나 날려버릴 양이잖아?" 론이 고개를 흔들었다. "말도 안돼. 일반 상인들이 이 정도의 화약을 어떻게구해? 그냥 검은 흙 같은걸 화약으로 착각한거 아냐? 150통이면 로아에 저장된 화약의 10분지 1에 해당할 정도라고.""상회에서 자체적으로 개발을 해서 만들었다는군." "그건 더 말이 안되잖아." 화약을 만드는 비법은 국가적인기밀이다. 요즘엔 모란이나라하트에서도대부분 화약을 만드는방법을 알게 되긴 했지만, 그들 나라에서도 화약의제조법은 국가 기밀이라서 절대로 평범한 상회같은게 만들 수는 없었다. "근데 한가지 특이한 점이 있어." 바크가 글이 적혀 있는 종이를 들더니 말했다. "화약의 색이 검은게 아니라더군." "검지 않아?" "녹색이래." 론이 어이가 없다는 얼굴을 했다. 그러다 갑자기 론의 얼굴이 굳었다. 바크가 물었다. "짐작가는거라도?" "아니.. 아냐." "있다면 말해봐." "아니라니까. 말도 안되는 생각이야." "뭔데 그래?" 이번엔 레아드가 물어왔다. 론은 볼을 긁적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글쎄. 너무 말이 안되는 거라서.." "어서~" 레아드의 제촉에 론이 마지 못해서 입을 열었다. "로완츠라고.. 도토리 만한 열매가 있어. 열을 받거나강한 충격을 받으면 굉장한 폭발을 일으키며 터지지."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32관련자료:없음[22908]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3-02 19:20조회:230--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32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그런거 들어 본 적도 없어." 레아드의 말에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못 들어본게 당연해. 천년도 전에 이 땅에서 사라진 것들이니까. 번식력이 강한대다가 한번 뿌리를 내리면 쉽게 없앨 수도 없어." "그거.. 혹시 변종?" 론은 레아드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응. 식물성 변종이야. 스키토라와 비슷한 녀석들이지. 덩굴같은 모양을하고 있는데 사방에다가 열매를 마구 만들어서 뿌려대. 열매는 순식간에 땅에 뿌리를 내려서 다시 자라나지. 괜히 없앤다고 섣부르게 잘라내기라 도 하면 그 지역이 통째로 날아가버려." "뭐야.. 그게?" 감히 상상이 안 가는지 바크가 물었다. 론과레아드는 먼저 변종에 대해서바크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리고 스키토라에 대해 말을 해주자 바크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둘을 번갈아보았다. "그런게... 존재 한다고? 이 대륙 안에?" "미도 안에는 잔뜩 있어." "하, 할 말이 없군.." 바크가 한숨을 내쉬며 입을 다물었다. 레아드는 잠시 그런 바크를 보며 킥웃었다. 저 얼굴에 비하랄트의 몸을 보여주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아마 입을 벌리다 못해서 턱을 빠져 버릴꺼야. 론이 히죽 웃더니 말을 이었다. "어쨌거나 이 로완츠라는건 천년도 전에 멸종이 되버렸어." "근데 그 로완츠가 녹색 화약과는 무슨 상관이야?" "아아, 그게 말이지. 로완츠의 열매를 가져다 잘만 가공하면 화약 비슷한 걸 만들어 낼 수가 있거든. 녹색의 가루를 말이지." "위력은?" "보통 화약의 수배. 아니면 그 이상. 몇가지 첨부해주면 가뿐하게 위력이 수십배 이상으로 높아지지만, 그런걸 할 수 있는건 고대의 마도사들 정도 야." "그 로완츠라는거 미도에도 있어?" 론이 고개를 저었다. "본 적 없어. 하지만, 미도에선 뭐가 튀어나와도 신기하지않으니까, 언젠 가 갑자기 나타 날 수도 있겠지." "그럼 나타났나보군." "뭐?" "화약의 위력이 보통 화약의 무려 여섯배란다." 바크가 옆에 있던 종이를 론에게 건네 주었다. 론은 재빨리 종이를 읽어 보았다.론이 거칠게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돼. 절대 말도 안돼. 로완츠는 변종 도감에서십위 안에 드는 녀 석이라구. 발견 되었다면 진작에 펠리어즈들이 알려왔을거야. 더구나 대 륙의 일개 상인 녀석들이 무슨 수로 미도에 들어와서 로와츠를 따간다는 거야?" "설마.." 론의 말에 바크가 갑자기 이미 처리를 한서류들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한참을 뒤적거리던 바크의 모습에 레아드가 힘겹게 침대에서일어나서 둘에게 다가왔다. 바크는기어이 한장의 서류를발견하고는 그걸 읽어 내려갔다. "로즈 마이엔에서 온 거야. 근처 산에 덩굴퀴가 갑자기 자라나서 산을탈 수가 없을 정도라는군. 그 산이 국유지라 덩굴퀴를 함부로 잘라내지 못하 고 있다는데..." "서.. 설마." "하와크 한복판에 뿌리를 박은건가? 그 로완츠라는게?" 레아드의 말에 론과 바크는 단숨에 고개를 돌려서옆으로 다가온 레아드를쳐다 보았다. 론은 심각한 얼굴로 팔짱을 꼈다.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가능성이 없지도 않아. 로즈 마이엔이면 미프발 상회가 활동하는 드라넨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야. 우연찮게 로완츠를발견한 녀석들이 그걸 화약으로 만드는 방법을알아냈다면..." "화약 150통을 만드는 것도 그리 어렵진 않겠지." "당장에 조사를 해봐야겠군." 갑자기 론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바크가 놀라서 물었다. "직접 가게?" "그럼 엘리도리크라도 보내서 자폭하게 둘 생각이야? 만약에저게 로완츠 가 맞다면, 그냥 놔두면 하와크는 물론이고 이 대륙 끝까지 뻗어나갈 수 있어. 내가 직접 가는게 제일 마음 편해." "엘리도리크라도 붙여줄까?" "됐어. 혼자 가는게 제일 편해. 그것보다 레아드 부탁할게." 론이 고개를 돌리더니 레아드를 보았다. "몸 관리 잘해. 비하랄트가 올 때도 거의 됐으니까 곧 나을 수 있을거야." "그보다, 론은 괜찮겠어?" "괜찮아. 변종이라고 해도 특별히 위험한건 아냐. 그냥 번식하는걸 막기가힘들 뿐이지. 자, 그럼나중에 봐. 금방 해결하고 올게." 론이 손을 들어 살짝 흔들어보이더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바크는 의자에 앉은채로 론을보낸 뒤에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깝군. 저런 능력있는 재무 대신을 곧 내보내야 하다니." "내보내다니?" 레아드가 물어오자 바크는 의아한 표정으로 레아드를 올려다 보았다. "뭐야, 너 론 한테 듣지 못했어?" "뭘?" "그 녀셕, 재무 대신 그만 뒀다구." "뭐? 어째서?" 정말 듣지 못한 모양이네? 바크가 턱을 괴면서 말했다. "너 심심하게 돌아다니는거 보기 싫다고 재무 대신그만두고 너랑 놀러 다 니겠다고 하더라. 벌써 며칠 됐어." "저, 정말?" "그래. 대륙을 한바퀴 돌겠다고 거창한 꿈을 꾸고 있던걸." "헤에." 레아드가 감탄스런 표정으로 론이 나간 문 쪽을쳐다 보았다. 바크는 그런레아드를 보더니 피식웃으면서 펜으로 침대를 가리켰다. "좋으면 당장 침대에 누워서 잠이라도 자라고. 여행이니 뭐니 전부 몸이나아야 할 수 있는거니까. 론 말대로 몸 관리 잘해." "헤. 헤헤." "그렇게 좋냐?" "당연하지." 바크는 싱글싱글 웃는 레아드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하여간 여행하고 축제엔 사정을 못쓴다니까. 레아드는 벙긋거리며 침대에 가 누웠다. 일단 잠을 자려고 노력을 하는모습이었지만, 세상에 웃으면서 잠을 잘 수 있는 사람이어디에 있는가. 정령이라도 그건 다르지 않은모양이였다. 다시서류로 시선을 돌리던 바크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서류더미 저편으로 가려진 레아드가 웃고있는 소리가 서류 너머로 들려왔다. 아무래도 저 녀석 오늘 밤은 다 잔 모양이다. '.......' 바크는 시선을 방금 전에 본 두개의 서류로 돌렸다. 로완츠와 미프발 상회의 화약적발 사건. 만약에 로완츠가 정말로 하와크에서 나타난 것이라면이건 보통 문제가 아니다. 로완츠 자체적인 문제도 있지만, 로완츠 말고 그보다 더 나쁜게 나타날 수도 있다라는 말 아닌가. '징조인가...' 바크는 들고 있던 펜을 입에 물고는 잘근잘근 씹었다. 엘더는 천년전에 사람을 위한 세계를 만들었다. 인간을 위협하는 모든 존재를 없앤. 인간을위한. 인간을 죽일 수 있는건 오직인간 뿐인. 그런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냈다. 하지만,지금 그런 엘더의 세상에변종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가 나타난 것이다. 바크는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뭘 위한 징조냐.." 계속..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33관련자료:없음[22909] 보낸이:홍성호(오래아내)2000-03-02 19:20조회:240-- 내 이름은 요타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33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론이 가장 먼저 도착을 한 곳은 미프발 상회가 외국으로 화약을 옮기다가 적발된 국경 근처의 한마을이었다. 연락을 해 온 국경의 병사들이 화약을그곳에 보관 해 놓았기때문이었다. 기렌의 도움으로 단숨에 하와크의 땅을 가로 질러서 마을 근처에 도착한 론은 재무대신이란 이름으로 병사들에게 화약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물론, 병사들이 그런 론의 말을 쉽사리 믿어 줄리가 없었지만, 론이 도착을 한 뒤에 막바로 매가 가져온 작은전서를 본 그들은 론을 무조건적으로 받들었다. 전서에는 국왕의 친필로무조건 론의 말을 따르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이게 그 화약인가?" "예! 그렇습니다!"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병사의 말에 론은 짐 마차 위로 올려진 수백개의 통들을 쳐다 보았다. 도대체 이런걸 한꺼번에 옮길 생각을 했다니..걸리는게 당연하지. 바보 같은 녀석들,뒷무역의 기본조차 모르는군. '아, 이게 아니지.' 잠시 딴 생각을 하다가 론은 짐 마차 위로 올라섰다. 그리고는 그 중 한개의 통을 열어보았다. 아래에 있던 병사가 잔뜩 긴장에서 론에게 말했다. "조. 조심해 주십이오. 잘못하면.." "무서우면 나가 있어. 아, 그 전에 그 횃불 좀 줘." 론이 손을 내밀더니 병사가 가지고있던 횃불을 가리켰다. 움막 안이워낙어두웠기 때문이었다. 통풍이 잘 되는 관계로 횃불을 가져오기는 했지만통의 뚜껑이 열려있는 상태에서론이 횃불을달라자 병사는 안절부절 하지못했다. 론이 재차 요구하자그는 마지 못해서 론에게 횃불을 건네주었다. 론은 횃불을 화약통 가까히 가져가더니 손을 뻗어통 안으로 가득 담겨진가루들을 떠올렸다. 병사의 얼굴이 횃불에 하얗게 비쳐줬다. 론은 가루를 살펴보더니 한번 냄새를 맞아 보았다. "과연 녹색이군. 냄새도 보통 화약과는 많이 다른데." "하.. 하지만 폭발력은 훨씬 강합니다." "시험해봐야겠어." 론이 짐마차에서 내려오더니 움막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움막에서 꽤 떨어진 거리에서 멈춰서더니 손에 들고 왔던 화약 가루를 땅에 흩뿌렸다. 론이뒤로 물러서더니 횃불을 들어 방금 자신이화약 가루를 뿌렸던 땅으로던졌다. 횃불이 짧은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더니 땅에 떨어졌다. 콰앙!! 순간, 땅이 움푹 파일 정도의 폭발과 함께 땅에 닿았던횃불이 산산 조각이 나면서 위로 튕겨져올라갔다. 단숨에 땅이 폭발하며 일어난 뿌연 먼지가 사방을 가득 메웠다. 론은 손을 저어 먼지를치운 뒤에 폭발이 있어났던 곳으로 다가갔다. 거의 두뼘 정도나 깊게 땅이 파여져 있었다. 한줌의가루가 일으킨 위력이었다. '로완츠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 정도 위력이면 드래곤도 찢어 죽일 정도겠군.' 갑작스레 일어난 폭발로 마을 안에서 화약을 지키느랴 잠시 주둔하고 있던병사들이 몰려왔다. 그들 중에 가장 계급이 높아보이는 사나이가 다가오자론이 그를 불렀다. 론이 움막 안에 화약을 가리키더니 간단하게 말했다. "터뜨려 버려." "...예?" "남쪽으로 조금 가면 넓은 평야가 나온다. 거기로 가져가서 모조리 터뜨려 버려." "하.. 하지만.." 화약의 위력을 이미 봐왔는지 사나이가 토를 달았다. 론이 그의 말을 중도에서 끊고는 딱딱 부러지는 어투로 말했다. "저런게 세상에 나돌아 다녀봤자 좋은일 하나도 없다. 화약이라면 지금 있 는거 만으로도 충분해. 터뜨려서 없앤다." "아, 예.." 사나이가 몸을 돌렸다. 그때, 론이 그를 불러 세웠다. "그리고, 만에 하나 걱정되는 마음으로 충고하는건데 만약, 저 중에조금 이라도 숨겨서 한몫 챙기려는 생각을 품고 있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훌훌 털어버려. 만약 저게 세상에 나돌아다니기라도 하는 날에는 내 손으로 직 접 네 목을 비틀어서 죽여버릴테다." "아.. 알겠습니다." 서늘한 론의 말에 사나이가 마른 침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론이 가보라는 허락을 하자 그는당장에 뒤로 달려가더니 부하들에게 소리를 쳐서 움막 안의 화약통들을 옮기라고 지시를 내렸다. 곧 화약통들이 싣혀진 짐마차들의 앞으로 말들이 묶여졌다. 사나이의 지령에 짐마차가 마을 남쪽의평야를 향해서 천천히 이동을 시작했다. 론은 그들을 따라가지 않는 대신에 화약을 터뜨렸다는 간략한 전보를 적어매의 다리에 묶어 날려보냈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렸다. 멀리 지평선 사이로 솟아오른 거대한 산이 보였다. 로즈 마이엔이란 마을이 있다는 산이었다. "......" 밝고, 그리고 어두운 달빛이 창문을 향해 은은하게들어온다. 바크는 문득잠에서 깨어났다. 어두운 방 안이 달빛에 의해서 이상하게 밝게 느껴졌다. 보름달이 떠서일까. 이상하게 달빛이 밝게 느껴진다. 어느새 잠이 든 걸까. 책상에 엎드린 채로 잠을 자다 일어선 바크를 머리를쓸어넘기며 후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레아드 문제나 나라 일 문제로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까 꽤 피곤했었나보다. 책상에 엎드려서 잠이 들다니... 꽤 꼴 사납군. 피식, 자조적인 미소를지으며 고개를 돌려 침대를보던 바크의 안색이 잠시 굳어졌다. "레아드?" 달빛에 비춰져 이상할 정도로 밝게 은빛을 뿌리는 침대의 하얀 시트가 바크의시야를 가득 채웠다. 하지만, 그 위로 정작 레아드는 보이지 않았다. 바크는 고개를 돌려서 창 쪽을 보았다. 어째서 달빛이 이렇게 환하게 보이는지 그 이유가 거기에있었다. 창이 열려져 있었던 것이다. 바크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 쪽으로 다가갔다. "흐음.." 창 밖의 풍경을 보던 바크의 입가가 한쪽으로 치켜져 올라갔다. 레아드는 주위를 돌아 보았다. 정문을 향해 길게 뻗은 길이 있긴 했지만,때때로 보이는 횃불들 때문에 레아드는 그 길을 이용하지 않았다. 대신 길옆의 가로 펼쳐진 숲이라고 밖에 생각 할 수 없는 거대한 정원에 몸을 숨겼다. 소동이 일어나기를원하지 않는지 레아드는 횃불이 다가오면 숨을 죽이고 몸을 숨겼다. 그리고 횃불이 지나가면 작게 몸을 웅크리고 앞으로나아갔다. 레아드가 이렇게 조심스레 입구까지 절반 정도 왔을 때, 뒤에서 누군가의 음성이 들려왔다. "궁을 나가고 싶으면 그냥 나가면 돼. 그렇게 숨어 갈 필요는 없어." 나무 사이로 몸을 숨기던 레아드의 몸이 멈칫, 그자리에 멈춰졌다. 레아드는 고개를 돌렸다. 정원의 한쪽 나무에 등을 기대고 팔짱을 낀 바크가서 있었다. 레아드가 차갑게 말했다. "네 놈이군." "니아 바크다. 뭐, 인사하기엔 너무 새삼스럽나?" "날 그냥 놔둬. 난 너 같은 녀석 몰라." 레아드가 몸을 이쪽으로 돌렸다. 달빛을 받아 레아드의 붉은 머리카락들과하얀 얼굴이 이상할 정도로 눈부시게 빛난다. 바크는 잠자코 레아드를 바라보았다. 바크의 침묵이 무담스러웠는지 레아드가 입을 열려고 했다. 그러자 바크가먼저 말했다. "궁을 나가면 갈 곳이라도 있어?" "....뭐?" "궁을 나가면 기다리는 사람이라도 있냐는 말이야." 레아드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바크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없으면서 계속 여길 떠나고 싶어하는 이유가 뭐야? 넌 날 모르겠지만, 난 널 잘 알아. 나쁘게 하진 않을테니까 며칠 정도 궁에 그냥 있어 줄 수는 없어? 여기 사람들 중에 너한테 나쁘게 대하는사람은 없을테니까." "......." 레아드가 입을 다물자 바크가 싱긋 웃었다. "여긴 시간마다 밥도 나오고, 잠 잘 곳도 많아. 괜히궁 밖에 나가서 고생 할 필요는 없잖아. 밥이라면 원하는 만큼 줄게." 바크의 말에 레아드가 문득 고개를 숙였다. 바크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가 곧 피식 웃고 말았다. 레아드가 고개를 숙인채로 작게 웃음을 터뜨린 것이었다. 기억은 잃었어도 역시 레아드는 레아드다. 그걸 확인한 바크는 안심을 했는지 나무에서 등을 떼고는 레아드에게 다가갔다. 레아드는 갑자기바크가 다가오자 깜짝 놀라서 손을 들어 올렸지만,바크는 그런 레아드를 그냥지나쳐 갔다. 레아드가 의아한 얼굴로 바크의등을 쳐다 보았다. 바크는슬쩍 고개를 뒤로 돌리더니 손가락으로 정원 안쪽을 가리켰다. "달도 밝은데, 산책이나 할까."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108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 #134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07 07:25읽음:1646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34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바크의 말대로 밤나들이는 무척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 커다란 만월의 아래에서 낮 동안 숨을 죽이며 지내왔던 벌레들이 밤이 되자 서로의 짝을 찾아 하늘을 향해 필생의 힘을 다해 노래를 부른다. 지금 하지 못하면 영원히 하지 못하는 그들의 인생에서 단 한번의 기회를 위해 벌레들은 목이 터져라, 몸이 부서져라 노래를 불렀다. "페벳이군.." 바크가 껑충, 자신의 어깨로 뛰어 온 작은 녹색의 곤충을 집었다. 뒷다리사이에 달린 긴 관으로 찌르르 울음 소리를 내는 녀석이었다. 바크는 녀석들 들고 있다가 싱긋 웃더니 고개를 돌려서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레아드에게 건네 주었다. "줄까?" "아, 으.. 응." 바크가 내민 페벳을 레아드는 두 손으로 조심으로 받았다. 날개를 잡혔다가 갑자기 풀려난 페벳이 레아드의 손 사이에서 뛰어다니자 그 간지러운느낌에 레아드는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바크는 그런 레아드를 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곧, 둘은 정원 한편에 있는 연못에 도착했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연못이라고는 하지만 규모가 제법 커서 연못의 위로 가지 각색의 새들이 밤잠을 즐기고 있었다. 그위로 하늘의 만월이 비춰진다. 연못 주위에 놓여진 커다랗고 평평한 바위 위에 훌쩍 뛰어서 앉은 바크는아래의 레아드에게 손을 내밀었다. 레아드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바크가 내민 손을 잡았다. 바크는 레아드가 손을 내밀어주자 덥썩, 손을 잡더니 단번에 레아드를 바위 위로 올려 주었다. "하아아, 좋군. 좋은 밤이야." 벌렁, 바위 위로 드러누우며 바크가 길게 기지개를 켰고, 레아드는 그런바크의 옆에서 두 무릎을 모아서 조심스레 앉았다. 찌륵 찌륵 찌르르르. 풀벌레들의 조용한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바람소리. 연못의 물결이흔들리며 풀들이 흔들리는 작은 웃음 소리들. 밤이 선사하는 멋진 분위기를 마음껏 만끽하며 바크는 돌 위에서 밤하늘을바라보았다. 보름달이 뜨긴 했지만, 그 사이로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는게보였다. 레아드는 침묵이 길어지자 조금 머뭇거리다가 곧 포기했는지 바크와 마찬가지로 길게 몸을 바위 위에 기댔다. 분위기 때문인지, 아니면 바크가 워낙 태평한 모습이어서인지 레아드는 긴장감이 풀어진 모양이었다. 레아드는 입을 열려다가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다 결국에 입을 열었다. "너... 왕이랬지?" "뭐?" 바크가 누운 채로 시선을 옮겨 레아드를 올려다 보았다. 바크는 레아드의말에 피식 웃고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바크라고 불러. 그리고 왕..이라면, 그래. 왕 맞아." "흐음." 레아드가 길게 신음소릴 내보았다. 바크가 픽 웃으며 물었다. "왜, 그렇게 안 보여?"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바크의 말에 레아드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퍼드득. 연못 위에서 깊게 잠을 자던 물새 한마리가 둘의 대화에 잠이 깨었는지 가볍게 날개를 퍼득이며 한밤 중의 불청객들에게 투정을 해댔다. 만월이 비춰지는 은빛 연못으로 물새의 날개가 휘날렸고, 그 사이로 수많은 은빛 물방울들이 비산했다. 잠시 거기에 시선이 갔던 바크와 레아드는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정적에 가까운 침묵이 흘렀다. "후우.." 무슨 생각에선지 레아드가 두 손을 깍지를 껴서 머리 뒤로 넘기더니 바크의 옆에 드러 누웠다. 바크는 특별히 그런 레아드에게 시선을 주거나 하진않았다. 대신 밤 하늘을 보았다. 둘은 그렇게 밤 하늘을 바라 보았다. 한참 밤 하늘을 올려다 보던 바크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레아드를 불렀다. "저기, 레아드." "....." 바크는 말을 꺼냈다가 하마터면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 날 뻔 했다. 말이끝나기가 무섭게 옆에서 무럭무럭 살기가 솟아 오른거였다. 바크가 놀란얼굴로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생각대로 레아드의 얼굴이 무섭게 굳어져있었다. 레아드가 말했다. "말했지... 난 레아드가 아니라고." 바크는 후다닥 일어서서 손을 내저었다. 절대 싸울 생각이 없다는 바크의행동에 레아드는. 아니, 그녀는 화를 내려다가 잠시 멈췄다. 바크가 그 사이 얼른 말을 했다. "그, 그게. 그거 때문에 부른거였어. 레아드라고 하면 계속 화를 내더라 고. 그래서 뭔가 다른 이름이 있는게 아닐까..하고." "......" "있지? 이름." 그녀가 휙 시선을 바크에게서 호수 쪽으로 돌렸다. 바크는 그녀의 행동에머쓱해졌는지 볼을 긁적였다. 거절...당한 건가? 바크는 뒷머릴 긁적이면서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요타..." 그녀가 작게 입술을 움직이며 말했다. 바크는 그녀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바크의 시선을 피하듯 그녀가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요타야." "요..타? 로무가 아니고?" "로무?" "아, 아냐." 바크는 얼떨결에 나온 말을 황급히 줏어 담으며 고개를 저었다. 사실, 레아드에게 이름을 듣기도 전부터 바크는 아마도 로무가 아닐까. 하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의외로 튀어나온게 여성스러운 이름이자 바크는어리둥절 하고 말았다. 그러다 바크가 피식, 미소를 지었다. 바크는 다시자리에 눕고는 밤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요타라..." 그녀. 요타가 슬쩍 시선을 내려서 바크를 바라 보았다. 바크가 그런 요타의 얼굴을 보며 싱긋 웃었다. "예쁜 이름이야." "바.. 바크란 이름도 멋있어." 요타가 갑자기 얼굴을 돌리며 말했다. 바크가 씨익 웃으며 대꾸했다. "그건 너무 많이 들어서 이젠 지겨울 정도로 잘 알고 있지. 좀 새삼스럽긴 하네." "......" 바크는 입을 다무는 요타를 보고는 히죽 웃더니 눈동자를 돌려 밤 하늘의중앙에서 은은한 빛을 뿌리며 타오르는 만월을 바라 보았다. 달은 어느새 하늘의 중앙을 지나 지평선을 향해 그 영원한 발걸음을 계속해서 걸어가고 있었다. 한번 입을 다문 레아드는 바크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 누운채로 조용히밤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바크도 더 이상 할 말은 없는지 묵묵히 들려오는 바람 소리와 벌레 소리들을 들으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 바크가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밤바람이 추웠는지 몸을 웅크린 요타는 이미 잠이 들었는지 작게 코를 골고 있었다. 바크는 자신의 상의를 벗어 그녀에게 덮어주고는 턱을 괴고 요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요타...라..." 바크의 음성에 요타가 잠결에 몸을 뒤척였다. 이마 위로 흘러내린 요타의머리카락들을 쓸어서 넘겨준 바크는 고개를 들어 멀리 산 너머로 넘어가는 보름달을 바라 보았다. 어느새 새벽이 끝나고 있었다. 계속.. PS:다시 연재 시작합니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109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 #135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07 07:27읽음:1147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35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하아암. 안녀엉~" 입을 가리며 하품을 하던 레아드가 방 안에 들어서는 바크를 향해 인사를했다. 방금 잠이 깼는지 어딘가 나사가 빠진듯한 표정이었다. 바크는 조용히 문을 닫고는 레아드에게 다가왔다. "잘 잤어? 몸은 어때?" "응. 조금 괜찮은거 같은데." "피곤하면 좀 더 자." "전혀. 하나도 안 피곤해. 이 이상 잠을 자면 곰이 되버릴거 같아." 레아드는 손을 저으며 침대에서 내려왔다. 이젠 제법 몸에 힘이 들어가는지 후들거리면서도 걷기는 했다. 론이라면 부축을 해주겠다고 달려갔겠지만, 바크는 피식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책상 쪽으로 갔다. 레아드는 힘겹게 테이블로 가더니 그 위로 놓여진 쟁반에 물을 부었다. 레아드가 세수를하는 동안 바크는 오늘 아침 전해져온 전보를 펼쳐 보았다. 론이 보낸 거였다. '화약은 폐기. 미프발 상회는 그쪽에서 심문하기 바람.' 간략하게 써진 글이었다. 화약은 폐기라. 위력이 제법 쎈가보다. 정오 전으로 미프발 상회 녀석들을 수도로 불러 오리라 생각을 하며 바크는 시선을 레아드 쪽으로 옮겼다. 하얗고, 투명한 물방울들이 사정없이 레아드의붉은 머리카락에 붙어서 피처럼 붉게 물들며 흘러내리는게 보였다. "후아아." 기분 좋게 세수를 끝냈는지 레아드가 한숨을 내쉬며 수건으로 얼굴과 머리의 물기를 닦아 내었다. 바크는 잠시 팔짱을 끼며 의자에 등을 기댔다. 어딜 봐도 레아드다. 잠이 든 사이 어느새 다시 바뀌어버린 건가? 바크는 그 요타란 의문의 소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려다가 곧 그만 두었다. 이런 쪽에선 론이 자신보다 훨씬 많은걸 알고 있으니 괜히 서투르게어림짐작으로 예상을 해보느니 론을 기다리기로 한 것이었다. "뭐 해?" 레아드가 다가오더니 물었다. 바크는 자신이 들고 있던 종이를 레아드에게건네주면서 말했다. "론을 어떻게 하면 더 부려먹을까 생각중." "화약 폐기라. 이거 터뜨렸다는 말이야? 아니면 묻었다는 말이야?" "화약을 폐기 시키는데 묻을 필요가 어딨냐. 당연히 터뜨려야지." "와아, 멋있었겠다." 레아드가 못 봐서 아쉽다는 얼굴을 했다. 바크는 그런 레아드를 힐끔 올려다 보다가 자신의 책상 앞으로 손으로 탁 쳤다. "여기 잠깐 앉아봐. 머리 정리 좀 하자. 곧 점심 시간인데 그 꼴로 어떻 게 나가냐." "아, 응. 해줘." 레아드가 가볍게 책상 위에 걸터 앉았다. 책상 위로 수북한 레아드의 붉은머리카락들이 가득 쏟아졌다. 바크는 그 머리카락들을 한꺼번에 잡더니 능숙한 손놀림으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바크가 머리를 땋는 동안 레아드는 천장을 보았다. 레아드가 문득,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그러고보니 론은 지금쯤 뭘 하고 있으려나." 바크는 책상 서랍에서 끈 하나를 꺼내서 입에 물고 있다가 웅얼거리듯 대꾸했다. "도아오고 시퍼서 안다리이꺼야." 바크의 말과는 다르게 지금 론은 로즈 마이엔 옆에 위치한 산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이크크." 발에 걸리는 덩쿨을 피해가면서 론은 앞으로 펼쳐진 산길을 올려다 보았다. 과연, 산길을 온통 덩쿨이 뒤덮어 버려서 사람들이 탄원서를 보낼 만도 했다. 산길 뿐만이 아니라 산 전체가 덩쿨로 뒤덮여 있었다. 론은 근처덩쿨을 한번 만져 보고는 씁쓸하게 웃었다. "로완츠 맞군." 녹색의 탐스럽게 빛나는 열매를 주렁주렁 맺고 있는 덩쿨을 보며 론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째서 로완츠가 미도도 아닌 하와크 한 복판에 뿌리를 내린거지? 고대의 생물들 대부분에 해당하는 말이지만, 변종들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마력이 필요하다. 고대엔 세상 전체에 마력이 흘러 넘쳤으니 아무대서나 사는데 지장이 없었지만, 엘더의 결계 안에서는 변종들이살아 갈 수 있는곳은 오직 한 곳. 미도 뿐이다. 그런데 이 로완츠라는 녀석은 당돌하게도 마력도 없는 하와크에 뿌리를 박은 거였다. 덕분에 성장 속도가 마력이 있는 곳에 비해서 수십배나 느리긴하지만... "뭐, 남다른 사정이 있겠지. 어쨌거나 핵을 먼저 처리하지 않으면.." 론은 미약하게 마력의 기운이 느껴지는 산 정상쪽을 보았다. 로완츠의 핵. 즉, 가장 처음 뿌리는 내린 씨앗이다. 그것만 없애버리면 로완츠는 뿌리부터 점차 매말라 죽게된다. 론은 덩쿨을 피해서 휘적휘적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중도에 론을 방해하는 거라고는 고작 걷는데 걸리적거리는 덩쿨 정도였다. 변종 도감에서최악의 변종 십위안에 들어가는 녀석 치고는 너무 싱거운 상대 같지만, 그이유는 지금 시대가 고대가 아니어서였다. 로완츠의 열매가 가지는 무서운 효과는 두가지다. 하나는 그 무시무시한폭발력.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그 이상의 무서운 효과를 내는 환각 성분이다. 한번 맛을 보면 다시는 로완츠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열매만을 먹고살게 된다. 인간이고 드래곤이고. 살아있는 생명체라면 오직 로완츠의 열매를 위해서만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이게 그 무서운 점이었다. 만약 누군가가 로완츠를 없애려고 덩쿨에 허튼짓이라도 벌이려면 먼저 로완츠의열매에 미쳐있는 그 수많은 중독자들을 상대해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환각제란 몸의 힘을 최대한 끌어내는 효과도 있어서 이 중독자들은 상대하기가 꽤 까다로운 존재였다. "캬르르릉!!" 산길을 오르는 론의 앞에도 몇몇 중독된 녀석들이 이를 드러내며 나타나긴했지만, 론은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다. 이를 드러내는 이리 한마리와 다람쥐 몇마리가 무서울리가 없지 않은가. 달려드는 이리의 배를 단검으로 활짝 열어주고 날아드는 다람쥐를 잡아서 땅에 패댕겨친 론은 가볍게 한숨을토해냈다. 그나마 이 산에 커다란 야수같은게 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방금전에 베어버린 이리가 새카맣게 타더니 곧이어 물처럼 녹아버렸다. 론은그 끔찍한 시체를 넘어서 앞으로 나아갔다. 산길은 완만한 경사로 되어 있어, 론은 그리 힘들이지 않고 산의 정상에올라설 수가 있었다. 이미 하늘의 만월은 산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하고있었다. 뻐근한 허리를 툭툭 치면서 론이 허리를 폈다. "으읏~ 빨리 처리하고 돌아가야지. 레아드, 잘 있는지 모르겠네." 론은 천천히 산의 꼭대기 위로 올라섰다. 이젠 덩쿨이 발에 채이는 정도가아니라 아예 앞 길을 막고 있었다. 론은 덩쿨을 손으로 치우면서 힘겹게앞으로 나아갔다. 도대체 앞이 보이질 않을 지경이었다. 론은 입으로 투덜거리면서도 마음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다. 이렇게 덩쿨이 많아지는거로 보아 분명히 이 근처에 핵이 되는 씨앗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덩쿨을 치우며 앞으로 나아가던 론은 잠시 그 자리에 멈춰섰다. 전방 수십미터 앞으로 작지만 희미하게 빛이 보였다. 론은 그 빛을 발견 하더니 갑자기 앞으로 내달렸다. 덩쿨이 마구 밟히기는 했지만, 론은 조금도 개의치않고 앞으로 달려나갔다. 금방 빛이 있는 곳에 도착 할 수가 있었다. "좋았어." 빛의 정체를 본 론이 그 자리에서 주먹을 쥐어 보였다. 땅에 반은 잠겼고,그리고 반은 밖으로 나온 커다란 원형의 구슬이 론의 앞으로 보였다. 오돌오돌 돌기가 잔뜩 있는 그것은 신기하게도 스스로 희미하게 빛을 뿌려댔다. 자신이 도감에서 봤던 로츠완의 씨앗과 동일하다고 확신한 론은 품에서 단검을 뽑았다. 이미 기렌에게서 맹독의 주문을 받아서 검 안에 걸어뒀기 때문에 핵을 파괴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단검을 뽑아서 주문이 아직 걸려있는지 확인한 론은 이번엔 씨앗을 노려보았다. 어째서, 그리고 왜 하와크에 뿌리를 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녀석이 자라나면 하와크는 그야말로 멸망이다. 론은 검을 들어올렸다. "핫!" 짧은 기합성과 함께 단검이 바람을 가르더니 단숨에 씨앗의 외부 껍질에박혔다. 순식간에 껍질이 독에 녹으면서 단검은 쉽게 씨앗의 내부까지 들어갔다. 파시시시식!! 매케한 연기가 단검과 씨앗의 사이에서 마구 쏟아져 나왔다. 그 자욱한 독무에 론은 단검을 그대로 둔채 뒤로 물러섰다. 괜히 마시기라도 하면 중독이 되어서 쓰러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기렌이 건 맹독의 주문은 효과가 론의 주문보다 뛰어난지 순식간에 씨앗은물 처럼 흐늘흐늘하게 녹아버렸다. 이윽고 씨앗은 완전히 물 처럼 변해서땅으로 흘러 내렸다. 바삭..바삭.. 그리고 씨앗이 사라진 직후, 근처에 있던 덩쿨들이 갑자기 맹렬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110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 #136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07 07:28읽음:1223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36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핵이 사라지자 로완츠는 맥을 못추었다. 순식간에 덩쿨들이 바짝 매마르더니 거짓말 처럼 가늘게 변했다. 그 동안 땅에서 뽑아들였던 양분을 다시땅으로 돌려보내기 시작한 거였다. 거의 사람 손가락 두께 만하던 덩쿨이실처럼 가늘에 변했고, 그 사이로 잔뜩 맺혔던 열매들도 탱탱하던 윤기를잃고 쭈글쭈글 삭아갔다. 세상의 그 어떤 식물보다도 왕성한 생명력으로 자라나던 로완츠는 핵을 잃더니 채 십분도 지나지 않아서 그 끈질겼던 생을 다하고 말았다. 툭.. 두툭.. 투두두둑.. 열매들이 마치 비 처럼 땅으로 쏟아져 내렸다. 이젠 폭발력도, 마성의 환각도 잃어버린 평범한 썩은 열매일 뿐이었다. 론은 땅에 떨어진 단검을 줏어서 검집에 넣었다. 덩쿨에 가려져서 답답해 보이던 산의 전경이 이젠 한눈에 들어왔다. 저 아래로 로즈 마이엔이란 작은 도시의 모습도 보였다. 론은 슬쩍 허리를 굽혀 로완츠의 열매 하나를 집었다. 그리고는 멀리 떨어진 나무 쪽으로 열매를 힘껏 집어 던졌다. 열매는 허공을 날아가더니 나무와 충돌하면서 산산조각 터져버렸다. 폭발을 일으킨게 아니라 그 자체가그냥 깨져버린 거였다. "끝났군." 로완츠는 완전히 죽었다. 론이 매를 부르는 피리를 분건 로즈 마이엔의 한 여관에서였다. 특별히무슨 사정이 있어서 그런건 아니었다. 단순히 창 밖을 내다 보다가 심심해서 불어봤다는게 정확한 이유였다. 그래서 론은 자신이 피리를 불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매가 나타나자 적잖게 당황을 했다. "뭐야. 무슨 급한 일이라도 생긴거야?" 창 턱에 와서 날카로운 부리와, 그보다 더 날카로운 눈으로 방 안을 훑어보는 매를 향해 론이 물었다. 론은 매의 다리에 달려있는 통을 열어서 그안에서 돌돌 말려있는 작은 종이 조각을 꺼냈다. 종이를 펴서 읽어본 론의미간이 살풋, 좁혀졌다. "레아드.. 몸이 안 좋다고?" 종이엔 그렇게 써 있었다. 아마도 바크가 보내온 것이리라. 종이를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론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론 역시 비하랄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어떻게 레아드를 치료할 방법이 없었다. 바크도 꽤나 당황해서 이런 전보를 보내온 걸꺼다. 론은 턱을 괴고는 창턱에 날카로운 발톱을 찍어서 몸을 지탱하고 있는 매를 바라 보았다. 론이품 속으로 손을 넣더니 통 속에 들어갈 만큼 조그만 종이 한장을 꺼냈다. 거기다 곧 돌아겠다고 적은 론은 매의 다리에 있는 통에다 종이를 넣었다. 그리고 매를 다시 하늘로 날려 보냈다. 매는 여관 위를 두어바퀴 돌더니넬신이 있는 남쪽을 향해 날개를 펼쳤다. "후우..." 머리가 복잡하다. 론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누르면서 침대에 가 누웠다. 어쩐지 몽롱한 기분이었다. 어디서부터 일이 이렇게 꼬인거지. 비하랄트가. 아니, 마녀가 나타났을 때부터? 아니면.. 아예 처음부터 일이 잘못된 걸까. 폰이 그 주문을 읊었을 때 부터 뭔가 시작이 되버린거 같은데, 도대체 뭐가 어떻게 잘못 돌아가는지 알 수가 없었다. ".....!" 누워있던 론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섰다. 방 밖으로 인기척이 느껴졌다. 여관 주인이라면 이렇게까지 인기척을 숨길 이유는 없을 터, 론은 품 속으로 단검을 넣었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이의 얼굴을 보고는 곧 긴장을 풀 수 있었다. "기렌." "론 님을 뵙습니다." "너가 여긴 어쩐 일이지?" 갑자기 나타난 기렌의 등장에 론이 어리둥절하며 물었다. 단검을 다시 옷사이로 넣으면서 론은 기렌에게 방 안쪽으로 들어오라고 손짓을 했다. "몸은 괜찮으신지요?" "괜찮아. 그보다 로완츠 때문에 온거라면 됐어. 이미 처리했으니까. 어쨌 든 잘 왔다. 지금 당장 수도로 가고 싶은데 주문 가능해?" 기렌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가실 곳이 있습니다." "가야될 곳?" "스승 님께서 돌아오셨습니다." 론의 안색이 단번에 굳어졌다. 기렌이 연이어 말했다. "레아드 님의 이야기를 제가 이미 스승 님께 말씀 드렸습니다. 스승 님께 서 꼭 뵙자고 하십니다." "비하랄트는.. 지금 어디에?" "미도에 계십니다." "미도라. 꽤 멀군." "어쩌시겠습니까?" 론은 입을 다물고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론이 한참 뒤에 기렌에게 고개를끄덕이며 말했다. "어차피 레아드 일로 한번은 만나봐야하니까, 지금 만나도록 하지." "제가 문을 열어드리겠습니다." 론이 기렌을 보며 물었다. "넌 안 간다는 말이냐?" "예. 스승 님께서 론 님만 오시라고 하셨습니다." 무슨 일이지? 론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곧 기렌이 주문을 외우더니론의 앞으로 푸른 색의 공간을 만들어냈다. 론은 그 안으로 발을 옮기려다가 잠시 멈추더니 기렌에게 말했다. "레아드 아프다는 말은 들었지? 내가 갈 때까지 너가 잠시 레아드 좀 보살 펴 줘." "예. 걱정 마세요." "그래, 부탁한다." 기렌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론은 미도의 공간과 연결 된 푸른색 문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문 저편으로 미도의 지형들이 보였다. 론이눈을 가늘게 뜨더니 문을 향해 걸어갔다. 몸이 문에 닿는 순간, 시간이 가속 되고, 무한대로 길어지면서 론의 몸은 시간과 공간의 벽을 넘어섰다. 그리고 거의 수초만에 걸어서는 수십일이 걸릴 미도에 도착을 했다. "......" 문을 나서자마자 론을 맞이한건 싸늘한 밤공기였다. 역시 대륙과는 다르게미도의 밤은 춥다. 론은 하얗게 나오는 입김을 보고는 이곳이 미도임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주위를 돌아보던 론의 눈동자가 한 곳에 멈춰졌다. 쿠우우웅.. 거친 바람 소리가 울려퍼지는 공간. 마치 세상을 먹어 버릴 기세로 아가리를 틀고 있는 거대한 동굴을 보며 론은 마른침을 삼켰다. 비하랄트의 본체가 잠들고 있는 동굴이었다. "기 죽일 생각인가." 거대한 동굴의 앞에서 론이 나직하게 말을 내뱉았다. 위축되는 자신의 가슴을 애써 진정시켜보려는 마음에서였다. 론은 길게 숨을 들이 마시더니단숨에 내뱉고는 동굴 안쪽을 노려보았다. 암흑이라고 밖에 표현 할 수 없는 어둠이 론의 앞을 가득 가리고 있었다. 하지만, 론은 앞으로 발을 내딛었다. 타악. 타악. 동굴의 규모가 워낙 커서인지 론이 동굴 안으로 들어서자 론의 발자국 소리 하나하나가 거의 십여초에 가깝게 메아리 쳐졌다. 동굴은 어두웠다. 너무나 어두워서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론은 고집 때문인지 불을 켜지 않았다. 얼마나 안으로 들어왔을까. 론은 뒤를 돌아 보았다. 어느새 자신이 들어온입구는 보이지 않았다. 오직 어둠. 암흑, 공허가 사방을 뒤덮고 그리고 론의 가슴을 짓눌렀다. 론은 그 자리에 멈춰섰다. 더 이상 걸었다가는 방향감이나 몸의 균형은 물론이고 현실감 까지도 잃어버릴거 같았다. 슈욱. 론이 걸음을 멈추는 순간, 멀리 앞에서 빛 하나가 나타났다. 얼마나 멀리있는건지 거의 점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쿠르릉. 빛이 나타나자 그 뒤를 이어 동시에 동굴의 벽들이 희미하게 빛을 내기 시작했다. 론은 빛과 함께 갑작스레 동굴이 진동을 하자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 몸의 균형을 잡았다. 비하랄트의 본체가 몸을 움직인 것이다. 론은 바싹 긴장한 눈으로 온통 자신의 시야를 가득 채우는 거대한 몸덩어리들을쳐다 보았다. 꿈틀거리던 그 벽들은 잠시 시간이 지나자 멈췄다. "나타났나..." 론은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벽들의 사이로 비하랄트의 모습이 보였다. 여인이 아닌, 노파의 모습이었다. 론은 미간을 사정없이 찡그리며 비하랄트에게 냉소를 쏟아부었다. "꽤나 악취미로군. 초대에 응해준 손님에 대한 예절이라는 것도 모르는 거 냐?" 계속.. PS:연재 시작한 부분이 하필 이 부분이군요. --; 좋은 하루요.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149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 #137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08 08:21읽음:1086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37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양부였고, 자신을 매일 구타하던 쓰레기 같은 인간이기는 했지만, 십칠년간 아버지라고 생각해왔던 사람의 인생을 모조리 망쳐버리고, 자신의 생을 거짓으로 물들여버린 존재. 비하랄트를 향한 론의 시선은 고울수가 없었다. 론의 냉소에 비하랄트는묵묵히 침묵을 지켰다. 론이 입술을 깨물더니 소리쳤다. "또 무슨 거짓말을 하려고 하는거냐!!" 론의 악에 받친 고함 소리가 쩌렁쩌렁하게 동굴 안으로 울려퍼졌다. 하지만, 그래도 비하랄트는 조금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론은 이를 갈았지만, 끓어오르는 화를 진정 시켰다. 론은 비하랄트를 노려보며 물었다. "날 찾는다고 들었다. 무슨 일이지?" 론이 자신의 말을 들을 자세가 되어 있다고 판단 했는지 그제서야 비하랄트는 입을 천천히 열렸다. "넌 꿈을 깰 각오가 되어 있는가?" 말은 너무나 조용하게, 그리고 나직하게 동굴 안으로 천천히 메아리쳤다. 론은 고함을 지르려고 벌렸던 입을 천천히 다물었다. 론은 비하랄트의 얼굴을 노려보았다. 비하랄트의 표정과 그녀의 눈은 너무나도 차갑고, 그리고 어두웠다. 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무슨 말이지?" 론이 물었다. "꿈이라니?" 론이 외쳤다. "또 무슨 수작을 부리려고 하는거냐!" 론의 고함소리가 다시 한번 동굴 안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비하랄트는묵묵히 론의 목소리가 가라 앉을 때 까지 기다렸다가 아까와 똑같은 어조로 다시 물었다. "꿈은 환상. 아름다운 추억만을 되풀이 하고, 언제까지나 허무하지. 현실 은 진실. 그리고 잔혹하지. 넌 꿈을 깰 각오가 되어 있는가?" "끔찍한 사실을 알려주겠다는 소리군?" "현실을 받아 들일 수 있는가?" 비하랄트는 론의 기타 잡다한 말들은 모조리 무시했다. 오직 예와 아니오. 둘 중의 하나만을 요구했다. 론은 신경질 적으로 손을 앞으로 휘두르며 소리쳤다. "그만둬!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장난질을 쳐댈거냐! 네가 고대의 마도사고 아무리 인간 따위가 하찬게 보인다고 해도 정도가 있는거야! 어디까지 날 가지고 놀 셈인거냐!" "현실을 받아 들일" "그만둬!!!" 론이 단숨에 품 속에서 단검을 뽑더니 비하랄트에게 던졌다. 단검은 그녀가 서 있는 땅에 떨어졌고, 단숨에 커다란 파열음과 함께 불꽃을 튕겼다. 비하랄트의 입을 다물게 한 론이 악을 쓰며 소리쳤다. "그만. 그만..그만.. 그만!! 이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마!! 어디까지 날 끌고갈 작정이야!!" 주먹을 쥐며 론이 외쳤다. "더 이상 날 괴롭히지 마! 내가 알고 싶은건 레아드의 몸을 정상으로 만들 방법 뿐이야! 그 뿐이라고!!" 론의 음성이 메아리쳐서 동굴 안을 울렸다. 비하랄트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론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비하랄트를 노려보았다. 론이 힘겹게 입을 열어 말했다. "레아드가 몹시 아파.. 그걸 고치기만 하면 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필 요 없어. 내가 바라는건 그거 하나 뿐이야. 그것도 안되는건가? 그 정도 도 내게 못해주는거야!?" "로무 때문인가." 처음으로 비하랄트가 론의 말에 반응을 보였다. 론은 그녀의 말에 흠칫,놀랐다가 곧이어 고개를 끄덕였다. 론이 방금 전보다 훨씬 차분해진 어조로 말했다. "그래.. 로무다. 당신이 천년전 부터 계속 죽여왔던 그 로무 말이야.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레아드는 살려줬었잖아. 당신이 하지 못한다면 펠이라 도 불러와줘. 레아드가 열일곱살이 지나도 인간의 몸으로 계속 있을 수 있도록... 펠이라면 가능하잖아.." "스승 님이라면 분명 가능하지." "그렇다면..!" "하지만, 레아드를 구하는건 무리다." 비하랄트의 말에 론의 얼굴이 단숨에 흙빛으며 변하며 굳어졌다. 론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비하랄트를 노려보았다. 론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무슨 소리야. 그건?" "진실을 알고 싶나?" "헛소리 하지마!! 지금 그거 무슨 소리야! 레아드를 구하지 못하다니!?" 론의 고함에 비하랄트가 차갑게 대꾸했다. "진실에는 대가가 필요한 법. 알고 싶다면 알려주마." 론이 입술을 깨물며 되물었다. "알기... 싫다면?" "잠시 동안 행복한 꿈을 꾸겠지. 하지만, 꿈이란 언젠가는 깨어지기 마련 이다." "그러면... 듣는다면 어떻게 되는거지?" "진실의 현실과 마주치게 되겠지. 어차피 양쪽 다 알게 되는 시간의 차이 가 있을 뿐,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비하랄트가 다시 물었다. "넌 꿈을 깰 각오가 되어 있는가? 현실을 직시하고, 진실을 알고 싶은가? 알고 싶다면 말해주겠다."론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얼마나 세게 깨물었는지 피가 베어나올 정도였다. 론은 입을 열려다가 다시 다물었다. 당황스러웠다. 혼란스러웠다. 비하랄트는 여지껀 자신에게 모든 것을 숨겨 왔다. 말을 해준다고 해도 그것은 거짓들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비하랄트는 자신에게 진실을 이야기 해주려 하고 있다. 단,그 이야기를 듣는건 전적으로 론의 선택에 따라서였다. 예라고 말하면 그녀는 지금까지 론이 몰라온 모든 것을 이야기 해줄 것이다. 그것이 결코좋은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은 비하랄트의 심각한 모습을 보면 쉽게 알 수있었다. 론은 아니오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떡하든 레아드의 치료법은 알아내야 한다. "나... 난... 나는.." 론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태어나서 이렇게 땀을 흘리며 긴장하기는 처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론은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일부러 눈을 가늘게 떠서 비하랄트를 노려 보았다. 절대로 무슨 말을 듣더라도. 어떤 최악의 진실을 알게 되더라도 놀라지 않겠다. 절대로 놀라지 않을테다. 론은 각오를 단단히 했다. 그리고 말했다. "듣겠어.." "꿈을 깰 각오가 되어 있는거냐?" "꿈을 깨던 진실의 현실을 마주하던, 뭐든지 다 해주겠다. 대신 내가 묻는 건 모든지 다 대답해줘." "후회하지 마라." 알겠다라던지 그 비슷한 말도 아니었다. 비하랄트는 그렇게 짧고, 싸늘한대답을 했다. "물어봐라." 비하랄트가 나직하게 말했다. 그녀는 론의 대답을 들었고, 그리고 모든걸말해주기로 결정을 한 모양이었다. 론은 마른침을 삼켰다. 가장 먼저 뭘 물어봐야할까. 펠에 대해서. 어머니에 대해서. 많은 의문들이 떠 올랐지만, 론은 그 중에서 가장 먼저 레아드에 대한 것을 묻기로 했다. 머리 속으로 질문을 정리한 론이 비하랄트에게 물었다. "레아드가.. 몹시 아파해. 왜 그런거지?" "그 몸의 주인이 깨어나기 때문이다." 비하랄트는 론의 물음이 끝나기가 무섭게 대답을 했다. 몸의 주인? 론은 어리둥절 하면서 비하랄트에게 다시 물었다. "몸의 주인이라니?" "로무. 아니, 그건 인간들이 부르는 이름이지. 진짜 이름은 요타. 인간들 이 성검이라 부르는 요루타와 한날 한시에 같이 태어난 존재."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150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 #138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08 08:21읽음:996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38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론은 마른 침을 삼켰다. 자신이 알고 있던 사실들과 지금 비하랄트가 말을해주는 진실들을 머리 속으로 계속 연결을 시켜보면서 론은 간신히 다음질문을 던질 수 있었다. "그 로무.. 아니, 요타라는 녀석의 몸 안에 레아드가 있는건가? 아니, 요 타라는건 지금 잠이 들어있으면... 레아드가 요타인가?" "아니." 비하랄트는 짧막하게 대답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녀가 그 외의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자 론은 마음이 조급해져서 다시 물었다. "요타가 잠시 기억을 잃은게 레아드 아냐?" "아니다." "그러면.. 나 처럼 요타란 것은 본능인가?" 비하랄트는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그럼 뭐야! 대답을 해!" 비하랄트가 고개만 저어대자 론이 화김에 소리를 질렀다. 비하랄트는 묵묵히 입을 다물었다. "요타가 그 몸의 주인이면, 그럼.. 레아드는 뭐야?" "......" "대답 해!!" 비하랄트는 가볍게 한숨을 토해냈다. 그녀가 짧막하게 대답했다. "꿈이지." "....뭐?" 갑작스레 나온 비하랄트의 엉뚱한 말에 론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비하랄트의 표정은 심각했다.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고민을 하는표정을 짓더니 천천히 입을 열어 말했다. "하룻밤 꿈 같은 존재. 잠을 깨고나면 사라지는.. 그런 허상." "사라...진다고?" "그래." "무슨 소리야.." 론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비하랄트는 그런 론을 보더니 잠시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곧 그녀는 론의 부탁대로 모든것을 말해주기로 했다. "잠을 깨면 꿈이 사라지는 것과 같이.. 레아드도 마찬가지다. 몸의 주인이 잠에서 깨어나면 사라지게 된다." "......" "지금 레아드가 괴로워하는 이유는 그것 때문이지. 요타가 깨어나고 있으 니 몸에 가해지는 압박은 적지 않을터.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요타가 완 전히 깨어나면" "닥쳐!!" 갑자기 론이 고함을 질러서 비하랄트의 입을 막았다. 론이 연이어 소리쳤다. "사.. 사라진다니? 사라진다니!! 그게 무슨 뜻이야!?" 비하랄트는 마음을 독하게 먹었는지 론의 물음에 그대로 대답했다. "레아드란... 지금 말한 꿈과 같은 존재다. 몸의 주인인 요타가 깨어나기 전까지 잠시 몸을 움직여주던.. 그런 존재였지. 그리고 이제 요타가 깨어 나게 되니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지게 된거다." "그.... 그럴수가..." 론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듯, 입을 다문채로 고개를 떨구었다. 몸의 주인은 따로 있고, 레아드는 단지 몸을 지키기 위해서 잠시 만들어진 방편이라고...? 땅을 노려보고 있던 론이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당신이라면.. 아니, 펠이라면 가능하지?" "뭐가 말이냐." 론이 손을 앞으로 뻗치며 외쳤다. "몸 하나를 만들어서.. 그리 레아드를 옮겨줘. 가능하지? 요타란게 깨어나 려면 깨어나라고 해. 레아드를 그 전에 다른 몸으로 옮겨줘. 당신들이라 면 쉬운 일이잖아.. 그렇잖아!?" 론의 말에 비하랄트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런건 별로 어렵지도 않은 일이지." 론의 얼굴에 안도의 빛이 감돌았다. 하지만, 이어서 나온 비하랄트의 말은그런 론의 얼굴을 다시 참혹하게 일그러뜨렸다. "하지만, 레아드는 불가능하다." "..뭐? 어째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걸 옮기는건 불가능한 일이니까." 비하랄트는 기어이 말을 하고는 침묵을 하듯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론은그런 비하랄트를 멍청한 얼굴로 쳐다 보았다. '지.. 지금.. 뭐라고..' 론이 더듬거리며 물었다. "존재.. 존재 하지.. 않.. 않는다고? ....레아드가?" "설사 신이랄지라도.. 아니, 신보다 더 위대한 그 어떤 절대의 존재라 할 지라도 존재하지 않는걸 만들 수는 없어. 그건 나도, 그리고 스승 님도 마찬가지다." "말도.. 안돼. 무슨 소리야.. 레아드가 존재 하지 않는다니..?" 론이 덜덜 떨리는 입으로 간신히 되물었다. 하지만, 비하랄트는 가차 없었다. "레아드란 것은 요타가 잠든 사이, 몸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만들어낸 ....말하자면 성능 좋은 인형." "개소리 하지마!!" 콰앙!! 론이 단숨에 달려가더니 비하랄트에게 주먹을 휘날렸다. 하지만, 론의 주먹은 비하랄트의 몸에 닿기도 전에 어떤 막과 충돌하면서 커다란 폭음을터뜨렸다. 주먹의 뼈가 깨졌는지 피가 막을 타고 흘러 내렸지만, 론은 고통 따위는 조금도 느끼지 않는지 막 반대편으로 보이는 비하랄트를 죽일듯한 눈으로 노려 보았다. 론이 쥐어 짜는 듯한 음성으로 힘을 주어 말했다. "헛소리 하지마.. 뭐가 진실이냐.. 지금 그런 개소리를 나보고 믿으라는 거야? 레아드가... 인형이라고? 미친 소리 하지마!" "믿고, 안 믿고는 네 마음이다." "안 믿어.... 안 믿어. 안 믿어!!!" 쾅! 쾅! 쾅!! 주먹에서 날카롭게 조각난 뼈들이 살을 찢고 튀어 나올 정도로 론이 막을마구 내려 쳤다. 주먹에서 피가 흐르면서 막을 붉게 졌셨지만, 론은 그 행동을 잠시도 멈추지 않았다. 비하랄트는 막 안에서 그런 론을 한참동안 바라보더니 이윽고 말했다. "믿지 않는다면 안 믿어도 좋다. 하지만, 내 말은 사실이다. 요타가 깨어 나면 레아드는 사라져.." 한참 막을 내려 치던 론의 주먹이 그제서야 멈춰졌다. 론은 아픔 보다는도저히 납득 할 수 없는 상황에 울 듯이 일그러진 얼굴로 막을 움켜 잡았다. 하지만 막은 너무나 매끄럽고 피가 묻어 있어서 론은 그대로 땅에 주저 앉았다. 론이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그 사이로 쥐어짜는 듯한 론의 음성이 흘러 나왔다. "레..아드가... 사라..진다고.." "그래." 비하랄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앞으로 내저었다. 그러자 막에 흐르던피들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비하랄트가 연이어 말했다. "처음 몸의 주인은 요타였다. 하지만, 어렸을 때 무슨 큰 정신의 변화를 겪게 되었는지 요타는 몸 깊숙한 곳으로 숨어버리게 되었지. 흔히들 말 하는 자폐증이었다. 그리고 의지가 없어진 몸은 스스로 살아갈 대책을 가져야 했을거다. 몸은 주위의 상황에 적응을 하기 시작했겠지." "...거짓말.." 론이 고개를 떨군채로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비하랄트는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가장 처음 몸이 겪은건 인간의 기본 욕구인 식욕과 수면욕이었다. 몸은 자신의 형태를 보고, 그리고 그와 비슷하게 생긴 다른 인간들의 행동을 따라 했겠지."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151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 #139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08 08:22읽음:1172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39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론은 숙였던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비하랄트의 나직하고, 음울한 음성은동굴 안으로 계속 울려 퍼졌다. "인간의 틈에서 자라난 그 아이는 점차 인간의 행동을 보고, 배우고, 행동 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점차 인간 처럼 변했지. 자연스럽게 행동하게 되 었고,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거지. 마치," 비하랄트의 음성이 싸늘하게 가라 앉았다. 그녀가 독백을 하듯 작게 속삭였다. "진짜 인간 처럼." 말은 날카로운 냉기가 되어 동굴의 내벽을 음울하게 울렸다. 그리고 그 말을 끝으로 비하랄트는 입을 다물었다. 비하랄트는 조용히 론을 바라 보았다. 론은 도저히 비하랄트의 말이 믿겨지지 않는 듯 떨리는 눈으로 비하랄트를마주 보았다. 론이 한참이 지나서야 간신히 입을 열었다. "어떻게.. 그런걸.. 어떻게 그 말을 믿으라는 거지..? 그런게.. 말이 돼? 레아드가.. 존재 하지 않다니? 그럼.. 뭐야. 레아드가 주변 환경에 그냥 반응하는... 인형이라는 거야?" "그래." 론의 눈동자가 터질 듯이 커졌다. "그렇...다고?" 론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멍한 눈으로 비하랄트를 보았다. 하지만이미 론의 시야에서 비하랄트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았다. 론은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나다가 털썩, 땅에 주저 앉았다. 론이 떨리는 손으로 힘겹게 머리를 쥐어 짜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그..렇다고..?" "그래." 비하랄트가 다시 한번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론은 잠자코 고개를 숙이더니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도저히 지금 이 상황을 납득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비하랄트는 한참 동안이나 그런 론을 조용히 내려다 보았다. "큭.." 문득, 숙여진 론의 고개 사이에서 작게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웃기지 마.." 비하랄트가 살풋, 눈가를 찡그리며 물었다. "그래도 믿지 못하겠다는건가." 론이 갑가기 고개를 치켜 들더니 매섭게 비하랄트를 노려 보았다. "웃지기 마! 그런 헛소리를 나보고 믿으라는 거냐!? 레아드가 인형이라고? 인형이라고!? 그럼 설명해봐! 내가 여지껀 보아 온 레아드가 인형이라는 걸!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는거지? 당신도 봐왔잖아! 레아드가 어 떻게 인형이라는 거야! 존재하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게 저렇게 밝게 웃을 수가 있어!? 저렇게 밝게 살아 갈 수가 있냐고!" "보아온 대로 웃고, 보아온 대로 살아가는 것 뿐이다." "닥쳐!" 론의 고함소리가 동굴 안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론이 미친듯이 소리쳤다. "닥쳐! 닥쳐!! 거짓말 하지마!! 네 놈 말은 모두 거짓이야! 지금 한 말 모 두 거짓 투성이란 말이다!!" "......" 더 이상 론이 자신의 말을 들을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을 했는지 비하랄트는 묵묵히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는 오른손을 슬쩍 뒤집더니 입속으로 뭐라고 작게 몇마리 고대어를 속삭였다. 론은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비하랄트를 죽일 듯이 살기를 뿜어대며 노려보다가 비하랄트가 갑자기 주문을 외기 시작하자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빼면서 품 안으로 손을 넣었다. 부우우웅. 그 순간, 비하랄트의 손에서 작은 빛이 생겨나더니 그녀가 서 있는 자리로부터 한개의 마법진이 그려졌다. 그리고 단숨에 마법진의 위로 하얀 마력이 솟구치면서 순식간에 어떤 모습을 갖춰갔다. 론은 경계심을 잔뜩 치켜 세운채로 비하랄트를 노려 보다가 마법진에서 생겨난 그것의 모습이 자신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람의 형상을 하자 그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론의 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치켜졌다. 그리고 론은 숨이 멎을 것 같은 표정으로 그것을 쳐다 보았다. "론." 그것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붉은 머리가 치렁치렁하게 땅까지 흘러내린.. 붉은 눈동자의 소년. 론의 입에서 그것의 이름이 끊어질 것 처럼 간신히 흘러 나왔다. "레... 레아..드?" "론. 이제 몸은 괜찮아?"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더니 레아드가 미소를 지으며 한발, 앞으로 다가왔다. 레아드가 다가오자 론은 무의식 중에 뒤로 한발자국 물러섰다. 론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레아드를 쳐다 보다가, 그 뒤로 무심한 표정을짓고 있는 비하랄트를 노려 보았다. 론과 시선이 마주치자 비하랄트가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인형이다. 네가 아는 레아드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똑같은 생각을 하고, 똑같은 미소를 지어주는.." "거.. 거짓말.." 론이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레아드를 향한 시선은끊임없이 이어졌다. 분명... 레아드의 얼굴. 그리고 레아드가 언제나 자신에게 지어주던 미소다. 레아드의 음성... 그리고 표정. 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거짓말이야.." 레아드가 걱정스런 얼굴로 다가오더니 론의 어깨를 부축했다. "론, 괜찮아? 어디 아픈거 아냐?" 자신의 어깨를 부축하며,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있는... 그것을 보며 론은울 듯한 얼굴을 했다. 그리고 동시에 가슴 속에서 부터 맹렬한 살기가 치밀어 올랐다. "아.. 아아.." 가슴 속 한편이 무너지는 기분에 론은 절망스런 신음소릴 흘렸다. 그리고방금 비하랄트의 손에서 만들어진 인형은 그간 레아드가 보여줬던 어떤 표정보다도 더 그럴싸하게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론의 안색을 살펴주었다. "괜찮아? 론.." 절망감.. 그리고 허무. 론은 가슴 깊숙한 곳에서 부터 솟구치는 살기를 내리 누르면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너무가 격한 감정에 굳게 다물어진입 속에서 마음대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아아..." "론..." 귓가로 들려오는 레아드의 음성에 결국 론은 터져 나오는 격한 감정을 참아내지 못했다. 론의 비명과도 같은 외침이 동굴 안으로 메아리 쳐졌다. "아니야아아!!" "비 오내." 레아드는 침대에 앉아서 가만히 창 밖을 바라보다가 후득후득. 빗 방울들이하늘에서 떨어지는걸 보고는 나직하게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날씨가 쌀쌀해진 탓에 창문을 닫을까.. 생각을 해보던 바크는 시기가 적절하다고 판단을 하고는 재빨리 창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지 않아도 바람이 계속 방안으로 들어와서 서류들을 처리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유일한 볼거리였던 창문이 닫히자 레아드는 두 손을 깍지껴서 머리뒤로 넘기더니 침대 위로 벌렁 드러 누웠다. "아아~ 한심." "뭐가?" 바크가 묻자 레아드가 한숨 섞인 말로 대답했다. "그렇잖아. 기껏해서 기우제를 했는데 이젠 덥기는 커녕 쌀쌀하다니. 날씨 가 변덕이 심한건 당연하지만, 이건 좀 심해." "더운 것 보다는 좋지 뭘 그래?" 바크가 가볍게 레아드를 핀잔 주었다. 하지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바크역시 레아드 처럼 날씨에 대해서 걱정이 적지 않았다. 살이 익어버릴 것같았던 폭염보다야 훨씬 좋기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5월의 따뜻한햇살과는 영 거리가 먼 날씨였다. '폭염.. 그리고 이젠 폭설이냐?' 창 밖으로 보이는 어두운 하늘을 보며 바크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계속.. PS:졸립군요.;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191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40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09 13:13읽음:1051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40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그러고보니, 론은 괜찮을지 모르겠네. 거기도 비 오고 있을텐데." 레아드가 무릎을 모아서 안으며 말했다. 바크는 흐음, 팬으로 턱을 누르며고개를 돌려 창 밖을 보더니 대꾸했다. "괜찮겠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니까 혼자 간거잖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그런가?" "그래. 그러니까 넌 몸조리나 잘 해. 론 녀석, 돌아 오면 곧장 여행 가자고 조를걸." "헤헤." 레아드가 바크의 말에 싱글거리며 웃었다. 바크는 고개를 숙이며 시선을다시 서류 쪽으로 옮겼다. 레아드가 저렇게 좋아하는걸 보니 복잡한 기분이었다. 레아드는 요타에 대해서 조금도 모른다. 이 방에 들어오는 모든사람들에게 그 일에 대해서는 일체 입 밖에 내지 말라고 엄중한 경고를 한덕분이었다. 부스럭.. 레아드가 침대에 눕는 소리가 들려오자 바크는 몸을 길게 의자에 묻었다. 그리고는 팬을 입에 물고는 끄응. 신음소릴 내었다. 머리 속이 혼잡하다. '요타란건 도대체 뭐지. 레아드 몸 속에 잠든 로무의 의식?' 아니면 레아드가 잠시 기억을 잃은 상태인가. 이도저도 아닌 전혀 다른 존재일 수도 있다. 현재 바크로서는 도재체 상황이 어떡게 돌아가는지 가늠해 볼 수가 없었다. 천상 론을 기다려서 그 펠이라는 작자를 만나봐야 모든 일의 윤곽이 드러날 듯 했다. "으으음~" 기분 좋게 배게를 끌어 안으며 잠을 자는 레아드를 보며 바크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이지, 생각이 없는 놈은 편하다니까. 쿠르르릉.. 창 밖의 비가 점점 거세져 온다. 론이 다시 궁에 들어온건 비가 내리기 시작한 뒤로 딱, 일주일이 지난 뒤였다. 이제 날씨는 늦가을을 지나서 거의 초겨울에 가까울 정도로 추워졌다. 바크의 짐작대로 이번엔 폭설이라도 쏟아질 모양이었다.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회색 구름으로 뒤덮여서 세상은 온통 어두웠다. 주위는 숨이 막힐 듯 조용하고, 주위를 감싸는 공기는 이상할 정도로 무겁다. 바크는 론이 접대실에 와있다는 소리를 듣고 한달음에 접대실로 달려갔다가 방 안으로 펼쳐진 이 무거운 분위기에 의아해 하고 말았다. 의자에 앉아서 조용히 테이블을 내려다 보고 있는 론을 보며 바크는 방 안으로 들어왔다. 뒤로 문이 닫히자 바크가 나직하게 물었다. "무슨... 일이야? 로완츠가 잘못 되기라도 한거야?" 바크는 자신이 말을 해 놓고, 자신의 음성이 기묘할 정도로 불길하게 접대실 안을 맴돈다고 생각했다. 론은 바크의 물음에 한참 동안 아무런 반응을보이지 않다가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바크는 론을 보고는 흠칫, 놀랐다. 론의 눈에 생기란 것이 거의 남아있질 않았다. 죽은 자의 눈과 같은 론의모습에 바크가 놀라서 다시 입을 열어 물으려 했다. 그때, 론의 입이 천천히 벌어졌다. "레아드는..?" 생각외로 나온 목소리는 평상시와 같은 론의 음성이었다. 바크는 걱정스런표정을 짓다가 얼른 표정을 고치며 방 밖을 가리켰다. "아, 응. 내 방에 있어." "..그래." 암울한 론의 반응에 바크는 입술을 지그시 일그러뜨리다가 갑자기 밝게 웃으며 말했다. "만나볼래? 레아드 녀석, 너만 기다리고 있었어." 론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됐어. 지금은 싫어.." 그러자 바크의 안색이 굳어졌다. 론의 이런 모습은 근래에 들어서는 처음이었다. 무슨 일이지? 바크가 접대실 한가운데에 놓여있는 원형의 테이블 쪽으로 다가갔다. "무슨 일 있어? 안색이 별로 좋지 않은데.." "......" 론이 입을 다문채로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자 바크가 연이어서 다시 물었다. "론. 도대체 무슨 일이야?" 그래도 여전히 론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론이 대답을 하지 않을것 같아서 바크는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고는 론의 반대편에 있는쇼파에 가 앉았다. 론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채로 테이블을 내려다 보았다. 바크가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려는데, 론이 천천히 입을 열어 말했다. "레아드하고..." "응?" "처음 레아드하고 만났을 때 이야기 좀 해줄래.." 바크는 조용히 론을 쳐다 보았다. 평상시라면 무슨 일이냐고 묻겠지만, 론의 표정이 진지함을 넘어서 엄숙하기까지 해서 바크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바크가 작게 입을 열더니 몇년이나 지난. 오래전의 기억을 차츰 머리 속으로 떠 올렸다. 정말 오래 전이었다. "내 나이 아홉살 때였어. 많은 일이 있었던 해였지. 아버지가 날 왕으로 만들기 위해서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다는 걸. 그리고 나치 형과 아버지의 관계. 그것들을 알게 되었거든 아홉살 어린 나이였지만, 그런 사실들은 무 척 충격이었지. 반년간 아버지가 무서워서 가까히 가지도 않았으니까. 그 리고 난 성 안에 있기가 싫어서 매일 밖으로 나갔어. 할 일이 없어도 성 밖으로 나갔었지. 날이 저물어도 성에는 돌아가기가 싫었어. 아마도 그런 내 행동에 아버지는 어느정도 눈치를 챘었을거야." 바크는 피식, 웃었다. 이런.. 어쩐지 내 이야기가 되어가는거 같은데. "그렇게 밖으로 나돌아다니다가 어느날.. 보게 되었지. 교차로 중간에 세 워진 동상의 아래였었어. 레아드는.. 녀석은 거기에 있었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시선을 주지 않은채로. 레아드는 동상 아래에 앉 아 있었어. 너무 조용해서 마치 동상의 일부분으로 보일 정도였지. 난 흥 미가 생겨서 레아드 맞은편에 앉아서 하루 종일 교차로를 구경했어. 레아 드는 내가 처음 봤을 때. 그 자세로 거의 열시간 가까히 앉아 있다가 저 이 되어 한 여인이 데리려 와서야 움직였지. 그리고 나도 성으로 돌아 왔어. 그리고 다음 날, 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시 교차로로 달려 갔지. 생각대로 레아드는 그 곳에 있었어. 어제와 똑같은 모습으로. 똑같은 얼 굴로.." 그게 처음이었다. 레아드를 처음 봤을 때. "동상 아래서 하루 종일 인형 처럼 앉아 있는 레아드에게 흥미를 가진건 나 혼자만이 아니었어. 근처에 사는 아이들은 툭하면 레아드에게 시비를 걸었었지. 난 그중에 한 아이를 불러다가 레아드에게 대해서 물었었어. 그때 처음 알게 됐었어. 레아드의 가족들이 산적들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걸.. 그리고 레아드는 너무 상심이 큰 나머지 마음의 벽을 닫아 버렸다 는 것도. 그래. 자폐증이었지." 론이 조용히 고개를 들더니 바크를 바라 보았다. "그리고 다시 하루하루, 시간들이 흘러갔어. 난 도시의 아이들과 친해졌고 그 아이들과 어울려 다니게 되었지. 그러면서 매일. 매일 교차로의 그 동 상 아래서 레아드를 볼 수 있었어. 하지만, 별 관심은 두지 않았었어. 사 실 그 당시 내 머리 속은 아버지 문제로 꽉 차 있었으니까.. 그런데.. 그 러던 어느 날이었어." 구름 속에 감춰진 달이 희미하게 빛나는 밤이었다. "늦게까지 밖에서 놀다가 아이들과 헤어지고 성으로 돌아가던 길이었지. 성으로 돌아가는 가장 빠른 길이 그 교차로를 지나는 거라서 난 아무런 생각 없이 그곳으로 향했어. 그리고 그곳에서 보게 되었지." 달빛을 받으며 은은하게 빛나는.. "매일 데리려 오던 여인에게 무슨 일이 생긴건지.. 레아드는 그 늦은 시간 에도 그 자리에 있었어. 그 당시에도 정령.. 이었을까. 아니면, 내 눈의 착각이었는지도 모르지. 달빛 아래에 있는 레아드는 이상할 정도로 반짝 이며 빛을 내고 있었어. 시간이 너무 늦었던 난 그런 레아드를 한번 보고 는 그대로 교차로를 지나왔지. 밤이 너무 깊었거든. 혼이 날 까봐 무서워 서 성까지 달려온 난 성 문 앞에서야 간신히 멈출 수 있었어. 이상하게 마음이 불안했지. 처음엔 혼이 나야되니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어. 계속 머리 속으로 그곳에 남겨두고 온 레아드만 생각이 났거든. 아직도 거기에 있을까? 여인이 오지 않는다면.. 그곳에서 오늘 밤을 지세 울까? 만약에 여인이 앞으로 계속 오지 않는다면?" 바크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생겨났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난 다시 도시의 교차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어. 확 인을 하고 싶었지. 만약 내가 갔을 때, 그 아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면 마음 편히 혼이 날 수 있을거 같았어."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동상 아래. "하지만 레아드는 그곳에 있었지."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192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41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09 13:13읽음:975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41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바크는 그 때. 그 곳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 오르는 듯, 피식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뭐랄까.. 그냥 놔두질 못하겠더라. 길 잃은 강아지라도 보는 기분이었어. 가만히 놔두면 언제까지라도 거기에 있을거 같았거든. 그래서 말을 걸었 지." "뭐라고?" 론이 바크의 이야기 중에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바크가 킥, 웃으며 대답했다. "안녕? 난 바크야. 니아 바크라고 해. 넌 레아드지?" "...외우고 있어?" 바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잊을리가 없지." "그래서..?" 론이 다시 물어왔다. 바크는 가볍게 숨을 내쉬면서 대답했다. "레아드를 데리고 성으로 돌아왔지. 손을 잡고 왔는데 그 녀석.. 내 손을 어찌나 세게 잡던지 풀어 낼 수가 없었어. 내가 돌아오지 않아서 잔뜩 걱 정하고 계시던 부모님들도 그 모습을 보고는 화도 내지 못하셨지. 그날 밤은 레아드랑 함께 잠을 잤었는데, 아침에 깨어나보니 그때까지도 내 손 을 잡고 있더라. 뭐랄까.. 놓치면 다시는 잡지 못할 것 처럼.. 그런 모습 이었지. 오후에 레아드를 데리고 교차로의 동상으로 가보니 그 여인이 거 기에 있었어. 나중에야 알았지. 부모를 잃은 레아드를 폰이 맡아서 키우 고 있었다는걸. 그 뒤로 어쩐일인지 레아드는 조금씩 말문을 텄어. 아침 이 되면 난 교차로의 동상으로 나갔고, 레아드는 언제나 거기에 있었지." 바크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해서 레아드를 만나게 된거야." 고개를 숙인 론의 입가에도 가느다란 미소가 생겨났다. 하지만, 그 미소는바크가 짓고 있는 미소와는 너무나도 다른 것이었다. 처연한 느낌의 미소였다. 론이 문득 고개를 들더니 물었다. "레아드가.. 가장 처음 말했을때.. 기억해?" "응?" "뭐라고 했었어?" "그, 글쎄다. 하도 오래전이라.." 바크는 곰곰히 생각을 해보더니 피식,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잘 생각은 나지 않지만. 아마도 그게 아닐까?" 바크가 히죽 웃으며 손가락 하나를 치켜 세웠다. "배고파~~ 라고." "역시." 바크의 말에 론이 동감을 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바크는 그런 론의 반응에 싱긋 미소를 지었다. 론은 바크의 말이 그리 우스웠는지 고개를 숙이며 어깨를 가늘게 떨었다. 짙은 갈색 머리 사이로 킥킥거리는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 론을 바라보던 바크는 론의 웃음이 길어지자 뭔가 이상하다는걸 깨달았다. "론?" 바크가 론을 조심스레 부르며 론에게 손을 뻗었다. 하지만, 론은 그런 바크의 부름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몸을 가늘게 떨면서 한숨에 가까운 웃음소릴 내었다. 론의 모습이 이상하다고 확신한 바크가 론을 다시 한번 부르려고 몸을 앞으로 당겼다. 그 순간, 바크의 몸이 그대로 굳어졌다. "너.. 우는거야?" 흘러내린 갈색 머리 사이로 반짝이는 물방울이 떨어지는걸 본 바크는 믿을수 없다는 눈으로 론을 바라 보았다. 론의 웃음소리가 어느새 숨막히는 거친 숨소리로 바뀌어 있었다. 울음을 참으려는 그런 한숨 소리였다. 바크는 론의 갑작스런 모습에 당황을 할 때로 해버려서 입을 열지를 못했다. 그리고 그 대신 론이 입을 열었다. "미안..." "뭐? 뭐가.." "미안.." 론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눈물을 닦아 냈는지 눈가엔 눈물 자국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붉어진 눈으로 바크를 바라보던 론은 잠시 울듯이표정을 일그러뜨렸지만, 주먹을 쥐면서 간신히 끓어오르는 감정을 내리 눌렀다. 론이 다시 한번 힘겹게 입을 열었다."미안하다.. 모든게 내.. 탓이야." "무슨 일이야? 뭐가 미안하다는거야.. 혹시 레아드 일이야?" "미안.." 론의 답답한 행동에 바크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미안이고 뭐고 도대체 무슨 일이야!? 레아드 일인거야!?" 론이 고개를 떨구 듯이 작게 끄덕였다. "제발... 들어줘. 비하랄트는 내게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줬었지만.. 난 네 게 그런건 줄 수 없어.." "그렇게.. 안 좋은 소식이야?" 론이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바크는 그런 론을 바라보면서 잠시 주먹을쥐었다 펴 보였다. 그리고는 이윽고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말해." "......" "어떤 나쁜 일이던 일단 알아야 대처를 할거 아냐. 말해. 들을테니까." "...미안.." "됐어." 바크는 론의 행동에서 지금 부터 론이 말할게 얼마나 좋지 않은 건지 느낄수 있었다. 긴장감 어린 눈으로 론을 바라보며 바크는 마른 침을 삼켰다. 론은 바크의 말이 끝난 뒤로도 한참이나 말을 해야할지 고민을 하는 듯 머뭇거렸지만, 결국엔 입을 열었다. "레아.. 레아드는.." 그렇게 론의 이야기가 시작 되었다. 론의 이야기를 들으며 바크의 눈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치켜 졌지만, 바크는 론과는 다르게 이야기 중에 그 어떤말도 하지 않았다. 론은 자신이 비하랄트에게 들은 것. 본 것. 그리고 그절망감을 바크에게 말 해주었다. "......" 바크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 보았다. 자신도 주체하지 못할 만큼이나 손이떨리고 있었다. 손 뿐만이 아니었다. 온 몸이 떨리고 있었다. 론의 이야기가 끝났을 때. 바크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 가슴 속에서 부터냉기 처럼 차가운 한숨이 흘러 나왔다. "......" 론은 말을 끝맺고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둘 사이에서 정적과도 같은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둘 모두 깊은 생각에 빠진건지, 아니면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할 만큼이나 혼란스러운건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바크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그래서... 레아드가.." "인형.." 론의 입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테이블 위로 놓여쳤던 찻잔들이 바크의 손에맞으면서 방 한구석으로 나가 떨어졌다. 찻잔들이 요란스럽게 깨지면서 파편들을 사방으로 흩뿌렸다. 그리고 그 사이로 바크가 론을 살기가 넘치는눈으로 노려 보았다. "다시 한번... 말해봐." 바크의 눈은 만약에 말을 했다간 정말로 죽여버리겠다는 그런 매서운 살기를 담고 있었다. 론은 그런 바크의 반응에 입을 다물었다. 자신 역시 비하랄트가 말을 할 때 저랬었다. 때문에 론은 바크의 지금 심정을 가슴이 아플 정도로 느낄 수 있었다. 론은 바크에게 사정을 설명해야 하는 자신의처지를 저주 했다. 론의 침묵이 길어지자 바크는 무섭게 살기로 이글거리는 눈을 아래로 내렸다. 화가 가라 앉자 이성이 그 자리를 대신 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이성이란 것은 저주스럽게도 론의 말을 이해하려 하고 있었다. 바크는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가슴 속에서 부터 끓어 나오는 신음 소릴 내었다. "인형.. 이라고.." "..그래." 바크는 론을 노려 보았다. 하지만, 론은 처연할 정도로 슬픈 눈으로 그 뒷말을 이었다. "너가 웃으면 웃어주고.. 울면 슬퍼해주는.. 그런.."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193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42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09 13:14읽음:984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42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방 안은 조용하고, 아늑했다. 하얗게 김이 서린 창과 어디선가 올라오는훈훈한 공기. 그리고 콧끝에 다을듯 말듯 한 희미한 향기. 그 가운데 레아드가 보였다. "......" 론은 조용히 레아드가 잠들어 있는 침대로 다가갔다. 레아드는 몸이 좋지않은건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바크의 말로는 요타가 깨어날 때면 몸의상태가 더더욱 나빠진다고 했다. 론은 천천히 침대로 다가가 침대 한 귀퉁이에 걸터 앉았다. 침대가 움직이면서 흔들리자 곤히 자고 있던 레아드는 몸을 잠시 비틀더니 가볍게 한숨을 토해냈다. "......" 레아드의 반듯한 이마 위로 흘러내려온 붉은 머리카락들을 뒤로 넘겨주면서 론은 조용히 레아드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가슴 깊은 곳에서 격한 숨이 올라왔지만, 론은 간신히 그걸 참으면서 다시 속으로 내려 보냈다. 가능하면 보고 싶지 않았다. 보면 여지껀 참아왔던 모든 것이.. 그것들이송두리째 터져 버릴 것만 같았다. "...으음.." 간지러운 느낌에서일까. 레아드가 몸을 굽히며 웅크리다가 천천히 잠에서깨어났다. 론은 그런 레아드를 조용히 바라 보았다. 눈을 살짝 뜬 레아드는 잠에 취한 눈을 몇번 깜빡이더니 고개를 돌려 시선을 이쪽으로 옮겼다. 레아드가 다시 몇번 눈을 깜빡이더니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 론은 숨이막힐 듯한 기분에 침대 모서리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을 주었다. 레아드가밝게 웃으며 살짝 입을 열었다. "돌아왔네." 론은 미소를 지었다. 마음 속에선 그대로 레아드를 안고 울음을 터뜨리고싶었지만, 론은 미소를 지었다. 자신이 이십년에 가까운 생애 동안 수백번도 넘게 지어봤던, 미소란 것을 떠올리며. 론은 그런 표정을 지었다. "응." 머뭇거리며 입을 연 론은 자신의 입에서 나온 음성이 떨리지 않고 있다는데에 진정 감사 했다. "좀 늦었지?" 레아드가 작게 고개를 저었다. "근데.. 로완츠는?" "말끔하게 해결 했어." 휴우. 레아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싱긋 웃었다. "다행이야." "몸은 괜찮아?" "으응. 말은 할만 해." 한눈에 보기에도 좋지 않아 보이지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는 레아드의모습에 론은 하마터면 붉어지는 눈을 감추려고 고개를 돌릴 뻔 했다. '뭐가.. 인형이야. 뭐가..' 비하랄트의 말을 들으며. 그녀가 보여준 그 인형을 보며. 론은 반신반의를 했었다. 하지만, 바크에게서 레아드의 어릴 적 이야기를 들으면서 결국엔 레아드가 존재하지 않는.. 주변 상황에 따른 단순한 반응체라는 것을인정 할 수 밖에 없었다. 바크가 말해 준 이야기는 비하랄트의 예상과 조금도 틀린게 없었다. 하지만.. 인정은 해도 이해는 할 수 없었다. 어떻게 이해를 하란 말인가. 지금 내 앞에서 이렇게 웃으며 한편으로는 내 걱정을 해주는 레아드를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라고? 이해하라고? 인정하라고? 비하랄트의 본체가 잠들어 있는 동굴 안에서 론은 그녀에게 말 했었다. - 인형이라도 좋아. 존재하지 않아도 좋아! 제발... 제발 사라지는 것 만은 막아줘. 당신이라면 할 수 있잖아! - 존재하지 않는 꿈 같은 허무라는걸 알면서도 말이냐. - 그래! 그래도 좋아! 그래. 그래도 좋았다. 인형이. 반응체가 무슨 상관인가. 론이 아는 레아드는 세상 그 어떤이 보다도 존재감 넘쳤고, 생동감이 있었다. 다른 누군가에게 어떻게 보이던 무슨 상관이냐. 론에게 레아드는 살아 있는 존재였고,그 어떤 존재보다도 소중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비하랄트의 대답은 신랄했다. - 그렇다면.. 그렇게 해주마. 레아드가 사라진다면, 레아드의 모습. 레아드의 기억. 레아드의 감정을 가진 또 다른 인형을 만들어주마. 그 아이는 영원히 살게 만들어주지. 그렇게 하길 원하는거냐. - ....... 론은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재로서 살아가는데 어떤 조건들이 필요한거냐. 너와 같은 모습, 같은 기억. 같은 생각을 가진 또 다른 존재가 있다면 그게 바로 론이냐? 말해라. 인형 따위는 수천, 수만개라도 만들어주지. 원한다면 말해라. 레아드의 모습. 레아드의 기억. 레아드의 생각. 레아드의 감정. 비하랄트라면 그것들을 고스란히 모아서 또 다른 인형을 만들어 내는 일따위는 쉽게 할 수 있었다. 그녀에겐 그 정도는 쉽게 해낼 수 있는 능력이있었다. 하지만, 론은 대답하지 못했다. 원한다고 말 할 수 없었다. 론에게 소중한건, 지금 존재하는 레아드였고, 사라지려고 하는 레아드였다. 여지껀 자신과 함께한 레아드였고, 바크의 친구인 레아드였다. 비하랄트가 만들어낸 인형은 분명 레아드의 모습으로, 평상시의 레아드 처럼 행동을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게 레아드인가? 정말로 레아드인가? 론은아무런 답도 찾아 낼 수 없었다. 단지 아는 것은 하나. 그 것들은 레아드가 아니란 것 뿐. "하아아." 문득 레아드가 작게 한숨을 토해냈다. 론은 지그시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레아드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여행 못가게 되버렸네. 그것 때문에 론, 재무 대신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들었는데.. 정말 미안." "뭐야, 바크 녀석이 또 고자질 했어?" 레아드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손가락 하나를 치켜 들며 흔들었다. "고자질이라니. 그런건 당연히 말을 해줘야 하는거라구. 고자질이란건 내 가 말을 하면 상대방이 피해를 보는, 그런 거야." "피해 봤잖아." "무슨?" 론이 히죽 웃으며 대답했다. "나중에 내가 몰래 말해서 깜짝 놀래켜 줄려고 했거든. 근데 먼저 말을 해 버렸으니.. 김빠졌네." "헤. 그랬어?" 레아드는 싱글싱글 론의 말에 웃어주었다. 그리고 론은 그런 레아드를 보면서 쥐고 있는 주먹에 아플 정도로 힘이 들어가는걸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때에 웃을 수 있는 자신에게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그래서 론은 조금 더 각오를 굳혔다. "어서 나아야지. 레아드 말 대로 기껏 재무 대신 관뒀는데, 이렇게 아파서 야 되겠어?" "나도 여행 기대돼." "응. 참, 그나저나 저녁은?" 레아드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나 방금 일어났는걸. 그러고보니 벌써 저녁이네. 나 점심도 굶었어." "배 안고파?" "고파서 죽을 지경." 론이 싱긋 웃더니 침대에서 일어났다. 뒤에서 힘겹게 몸을 일으킨 레아드는 침대 받침에 등을 기대었다. "그런데 바크는?" "문 밖에 있어." "왜 안들어와?" 론이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저래뵈도 분위기 정도는 잡아주는 녀석이잖아. 알아서 빠져준거지." "흐으음. 별일이네." "뭐가?" "그렇잖아. 언제나 이맘 때 쯤엔 등장해서 방해를 해야..." 말을 하다가 레아드는 그대로 입을 다물고 말았다. 나중에 물어온게 론이아니란 걸 깨달은 것이었다. 레아드는 얼른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보았다. 생각대로 그곳에 바크가 서 있었다. "너..." 론은 놀란 눈으로 바크를 쳐다 보았지만, 바크는 예상 외로 담담한 얼굴로 방 안으로 들어왔다. 바크는 일부러인지 론에게 시선을 주지 않은채로레아드에게 다가왔다. "몸은 어때?" "응? 아.. 저.. 괜찮은거.. 같은데." "일어설 수 있겠어?" "으..응." "그럼 나가자. 오늘은 요리사들한테 꽤 푸짐하게 만들라고 시켰거든. 잔뜩 나올테니까 식당으로 가자." "정말?" 레아드가 환한 기색을 했다가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금방 시무룩 해졌다. "하지만, 나.. 이런 꼴로 나가도 돼?" 바크가 피식, 웃으며 레아드의 붉은 머리를 휘저었다. 그리고는 빙글 돌아서 론에게 말했다. 여전히 론에게 시선은 주지 않은 채였다. "레아드 씻겨서 내려와. 아래서 기다리고 있을게." "아.. 으응." "그럼, 아래서 기다릴테니까 천천히 내려오라고." 바크는 밝게 미소를 지으며 문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런 바크의 뒷모습을 보는 론은 가슴이 아플 정도로 바크의 지금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웃고 있지만, 그건 차라리 우는 것 보다 더 처연했다. "론?" 바크가 나간 문을 가만히 보고 있는게 이상했는지 레아드가 뒤에서 불러왔다. 론은 서둘러 굳어졌던 얼굴을 펴면서 고개를 뒤로 돌렸다. 그리고 예의 그 표정을 지었다. "슬슬 준비할까?" 레아드가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밝게 미소를 지었다. "응." 계속.. ps:고인에게 애도..;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194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43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09 13:14읽음:1158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43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레아드가 마지막으로 잠이 들고, 열흘이 넘는 시간이 지나갔다. 그 긴 시간 동안 레아드는 마치 다시는 잠에서 깨어나지 않을 것 처럼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자세로 조용히 잠을 잤다. 단지 조금씩 오르락거리는 가슴이 레아드가 아직 살아 있다는 단 하나의 증표였다. 그렇게 요타도, 레아드도깨어나지 않는 시간이 끝없이 이어져갔다. 성 안의 분위기는 정적. 그것이었다. 조용하고, 숨이 막힐 듯한 침묵이 오랜 시간 이어졌다. 바크는 갑작스럽게 대륙에 휘몰아치는 폭설 때문에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빴지만, 몸이 바쁘면 바쁠수록 바크의 눈은 점점 더차가워져만 갔다. 론은 하루 종일 레아드의 옆에 있거나, 아니면 발코니 밖에서 하늘에 구멍이 뚫리기라도 했는지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들을 바라 보았다. 하루 종일거의 입을 열지 않았는데, 그나마 바크와 마주 치지 않으면 단 한마디도하지 않는 날도 있었다. 그리고 그런 둘의 침묵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성안의 분위기 역시 침울해져 갔다. 레아드와 함께 있었던 시간이 론보다 훨씬 길어서일까. 바크는 론의 말을듣고 처음엔 무척 당황하고 화를 냈었으나, 레아드와 함께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 한가지 결론을 내린거 같았다. 레아드가 인형이던, 뭐던 상관 없다. 론과 결국 같은 결론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에겐 앞으로 레아드에게 일어날 일을 막을 힘도, 능력도 없었다. 그리고 그런 능력은 그누구도 가지지 못했다. 바크는 그리고, 론은 기다렸다. 절망에 빠지고,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포기하는건 나중에라도 늦지 않다. 지금은 기다릴 때였다. 어떤 일이 일어나기를. 무슨 일이던지 일어나기를. 기다려야 했다. 둘은 그렇게 조용히 침묵을 쌓아가며 만약에. 어쩌면 일어 날 수도 있는기적을 바라며 하루하루를 천천히 흘려 보냈다. 다시 열흘이 지났다. 폭설도 그 기세가 꺾여서 어느덧 초봄의 쌀쌀 하지만따스로운 햇살이 하얀 성의 벽을 더욱 하얗게 빛나게 해주었다. 그런 어느날. 깊은 잠에 빠졌던 레아드가 깨어났다. 하지만, 론과 바크의 앞에서 정신을차린건 둘의 예상과는 다르게 레아드가 아닌 요타였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레아드는 다시는 깨어나지 않았다. "......" 한달 사이. 강철도 녹이는 폭염과 눈물조차 얼리는 폭설이 연이어 일어나대륙의 모든 농작물들은 거의 초토화가 되어버렸지만, 이상하게도 꽃들은폭설이 가라 앉자 금방 다시 자라났다. 성의 정원은 다른 해에 비해 이상할 정도로 꽃과 풀들이 자라나서 정원을관리하는 사람들을 애먹이게 했다. 아무리 잘라내고 손을 보아도 다음 날아침이 되면 다시 무성하게 자라나기 때문이었다. 요타는 깨어난 뒤로부터 하루 종일 자신의 방에만 있거나, 아니면 정원에나와서 꽃들을 꺾거나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바크가 그녀를 성안에 머물게 하기 위해서 최대한 배려를 했지만, 레아드 때와는 다르게 그녀에게 머무는 시선들은 냉담하기 짝이 없었다. "......" 레아드가 깨어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자, 처음엔 요타를 가만히 놔두었던론은 요즘 들어와서는 요타를 보기만 하면 마구 화를 냈다. 딱히 그녀에게화를 내는게 아니라 스스로에게 분노를 하는 것이었다. "......" 요타는 자신의 눈동자 만큼이나 붉은 장미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힐끔 시선을 옮겼다. 아무리 여성의 몸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남자 처럼 행새를 했던 레아드와는 다르게 그녀는 행동부터 마음 가짐 전부가 여성의 그것이었다. 그래서 얼굴은 같지만, 행동과 몸에서 풍겨오는 느낌은 레아드와는 너무나 판이하게 달랐다. "무슨 일이지?" 힐끔 꽃들 사이로 시선을 옮긴 요타가 나직하게 물었다. "또 시비라도 걸려고 온거냐?" 그녀의 시선이 머무는 정원의 나무 뒤에서 론이 천천히 몸을 드러냈다. 그녀는 론을 보더니 살풋 인상을 찡그리며 고개를 돌렸다. "더 이상 네 놈과는 할 말 없어." 요타의 쌀쌀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론은 그녀에게 다가왔다. 요타는 론이성큼 다가오자 잠시 머뭇거리더니 다시 냉담한 어투로 입을 열었다. "몇 번을 말해야 이해할거야? 난 레아드란 이름 따위는 모른다고 말했..!" 말을 하던 요타가 갑자기 안색을 바꾸었다. 바로 앞까지 다가온 론이 갑자기 손을 뻗더니 요타의 팔목을 움켜 쥔 것이었다. 얼마나 세게 쥐었는지요타는 들고 있던 장미 다발을 땅으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손목을 통해 전해지는 아픔에 요타가 화를 내면서 론의 손을 뿌리쳤다. 론은 그런 그녀를 보며 살기까지 내뿜었지만, 화를 삭이면서 천천히 입을열었다. "오늘은... 들어야겠어." 요타가 냉담하게 고개를 돌렸다. "아는건 바크 한테 모두 말했어. 이젠 대답하기도 귀찮으니까 아는건 그 녀석에게 가서 물어." "모두 말하지 않았어. 넌 엘더와 무슨 계약을 한거지?" 론의 말에 요타의 안색이 잠시 굳어졌다. 그런 그녀의 표정을 보며 론은그녀가 어떤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걸 확신했다. 론이 재차 물었다. "엘더와 무슨 계약을 한거야? 엘더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 지?" "네개 대답할 이유는 없어." 당황한 표정을 짓던 요타는 금새 무감정한 얼굴로 돌아가더니 쌀쌀하게 론의 물음을 거부했다. 론이 손을 뻗더니 요타의 두 어깨를 잡으며 외쳤다. "말해!!" "두번 말하지 않겠어. 그건 나와 엘더의 사정이다. 내가 네게 왜 그걸 말 해줘야 하는거지?" 론이 이를 악물면서 소리쳤다. "레아드를 네 놈에게서 살리기 위해서다!" "아아, 또 그 레아드 타령이야? 미안하지만 난 그런 녀석 몰라. 그리고 이 몸은 내꺼다. 만나본 적도 없는 녀석을 위해서 내가 왜 그런 수고를 해야 하는거지? 미안하지만 거절하겠어." 탁, 어깨를 잡고 있던 론의 손을 치우면서 요타는 몸을 돌렸다. 순간, 화가 머리 끝까지 치오른 론이 등을 보이고 있는 요타의 어깨를 다시 잡더니강제로 뒤로 돌렸다. 동시에 요타의 눈가가 날카로워졌다. 퍼엉! 론에 의해서 요타의 몸이 돌려짐과 동시에 어떤 강렬한 힘이 론의 몸을 흔들어 놓았다. 정신이 나가 버릴 정도의 강렬한 고통과 온 몸의 내장들이온통 날뛰는 참담한 아픔에 론은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런 론에게 요타가 싸늘한 시선을 내리 꽂았다. "이번건 경고다. 한번만 더 내 몸을 건드리면 그땐 그 팔을 분질러 주지." "머.. 멈춰." 론은 아득해지는 정신을 추스리며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요타의 발을 잡았다. 하지만 요타는 그런 론에게 조금의 아량도 배풀지 않았다. 퍼억. 자신의 발을 잡고 있는 손과, 론의 가슴을 한번에 발로 걷어차버린 요타는널브러진 론을 보며 싸늘하게 비웃었다. "흥, 꼴사납군." 더 이상 일어날 힘도, 의지도 잃어 버린채 땅에 널브러진 론에게 한마디내뱉은 요타는 론 때문에 땅에 떨어진 장미 송이들을 대충 집어 들더니 몸을 돌렸다. 곧 그녀의 모습이 정원에서 사라졌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240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44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10 12:12읽음:1014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44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나가겠어." 대뜸 집무실로 달려온 요타가 한 말이었다. 이번 폭염과 폭설로 농작물들이 초토화가 되어버려 당장에 이번 겨울 문제를 처리 하게 된 바크는 한창자신의 앞으로 수북히 쌓여져 있던 서류들을 검토하고 있다가 갑자기 집무실로 쳐들어온 요타의 말에 들고 있던 펜을 놓았다. 아무래도 궁의 생활이 불편한건지, 아니면 계속되는 론의 행동이 짜증이나는건지 그녀의 각오는 대단해 보였다. 하지만, 바크는 그런 그녀의 제의를 가볍게 묵살했다. "안돼." "어째서?" 바크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방 한편에 놓여진 테이블에 가 앉았다. 그리고는 손을 들어 요타에게 테이블 옆에 있는 자리에 앉으라고 말을 하고는대답했다. "레아드를 구할 방법을 알기 전까지는 널 놓아 줄 수 없어. 더구나, 이곳 을 나가면 갈 곳도 없잖아?" 요타가 빽, 소리를 질렀다. "어딜 가던 그건 내 마음이야! 그리고 레아드. 레아드. 레아드! 그 레아드 란 것 좀 그만 얘기 할 수 없어? 내 몸안에 그런건 없단말야!" 앙칼지게 소리를 지르는 요타를 보며 바크는 묵묵히 입을 다물었다. 갑자기 바크가 테이블에서 몸을 떼더니 요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두 손을뻗더니 단숨에 요타의 멱살을 잡아 일으켰다. 거칠게 일으켜지는 몸과 목이 죄이는 고통에 요타가 인상을 찡그렸다. "무.. 무슨?" 깜짝 놀란 요타가 눈매를 날카롭게 세우며 바크를 노려 보았지만, 바크의눈은 그런 요타의 시선을 내리 누를 만큼이나 조용하고, 압도적으로 무거웠다. 기세에 눌려서 입을 벌리지 못하는 요타에게 바크가 싸늘한 어투로말했다. "네가 레아드가 아니란건 너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빌어먹을 만큼 절실하 게 알고 있으니까 괜히 말해서 사람 신경 긁지 마. 그리고 너가 레아드던 아니던, 상관 없어. 분명히 말해서 난 십년간 네 옆에서 네 몸을 돌봐왔 어. 그 십년을 보상 받진 않겠지만, 내가 원하는 동안 이 성에 머물러 달 라는건 그렇게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바크는 강하게 잡고 있던 요타의 멱살을 놓아주었다. 강제로 일으켜져 있다가 갑자기 풀려난 요타는 휘청거리며 자리에 다시 앉았다. 바크가 그런요타를 향해 싸늘한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 "나도 네가 좋아서 성에 놔두는건 아니니까 더 이상 내 성질 긁지마. 성을 나가는건 용서 못해. 만약에 내 말을 무시하고 밖에 나가려 한다면 네가 가진 능력을 모조리 봉해버리겠어. 내겐 성검이 있고, 그걸 충분히 이용 할 수 있는 마도사도 있으니까. 알았으면 그만 나가." 요타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바크는 몸을 돌려서 책상으로 다시 돌아갔다. 그리고는 방 안에 있는 요타를 완전히 무시한채 서류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요타는 잠시 방 안에 남은채로 그런 바크를 노려 보다가 곧 고개를 거칠게 돌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서 방 밖으로 나갔다. "......." 요타가 방을 나가자 서류에 묵묵히 싸인을 하던 바크는 시선을 문 쪽으로돌렸다. 문 저편으로 또박또박 그녀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다가 곧이어사라졌다. 바크는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갑자기 들고 있던 펠을 아무렇게나 던져 버리고는 거칠게 앞머릴 쓸어 넘겼다. "..제길.." "세상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폭설로 피해를 입은 지역들을 돌아다니다가 거의 몇주만에 다시 성으로 돌아온 키슈는 뻐근한 몸을 이리저리 휘저었다. 멀쩡한 평야 위에서 눈에 파묻혀 죽을 위기를 넘긴게 무려 수차례. 마을에 들어갔다가 눈사태에 휩쓸린 적도 있었다. 그만큼 이번에 내린 눈은 하와크 역사상 최악이라고 평할 만큼이나 많았다. 더구나 그게 5월에 내린 눈이란 점에서 최악이란 말에 뭔가 더 심한표현을 붙여야 할 판이었다. "추위로 죽은 것만 수천. 일년 농사는 완전히 종쳤고.. 이거 이러다 정말 큰일 나는거 아냐?" 바크에게 보고를 하기 위해서 궁에 도착 하자 마자 궁의 안쪽으로 향하는복도를 거닐던 키슈는 나직하게 한숨을 토해냈다. 자신이 지난 열흘간 보아온 참상들은 끔찍. 이 단어 하나로는 차마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하얗게 내린 눈에 가려진 지옥. 키슈는 그것들을 보았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닥친 살을 애이는 추위에 사람들은 그야말로 무방비로 당했다. 길거리에 얼어 죽은 사람만도 키슈가 본게 수십, 수백이었다. 집은 지붕에 쌓인 눈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고, 집을 잃은 자들은그대로 길거리에서 얼어죽게 된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남의 집. 그 집의 온기를 빼앗아야 했다. 순식간에 도시는 피로 물들고, 그리고 그 피는또다시 내리는 눈에 의해서 가려졌다. "세상이 망하기로 작정을 한 모양이지.." 5월에 내리는 폭설. 그것이 의미하는건 보통 인간인 키슈로서는 도저히 상상을 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있었다. 거의 한달 사이번갈아 일어났던 이 이상 기온이 단지 이번으로 끝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이상 기온만이 아닌 또 다른 일이 일어날 것이었다. 아마도 그 일이란 것들은 인간에게 해로우면 해로웠지 득이 되지는 않을 거라고 예상하는 키슈였다. "그나저나..." 키슈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성 안이 왜 이래? 분위기가 이렇게 썰렁하다니." 오랜만에 돌아온 성 안의 분위기는 키슈의 말대로 썰렁하기 그지 없었다. 조용하고, 무거운 공기가 성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상한 기분에 키슈는 얼굴을 한번 찡그리고는 계속해서 복도를 거닐었다. 어느새 바크가집무를 하는 집무실의 근처까지 와 있었다. "어라." 앞을 보고 가던 키슈의 얼굴이 갑자기 환해졌다. 키슈는 저 앞으로 복도가꺽여지는 곳에서 갑자기 나타난 이를 보고는 대번에 환한 얼굴을 하고는녀석에게 다가갔다. 키슈가 자신 쪽으로 걸어오는 소녀를 보며 히죽 웃었다. "여어, 레아드." 거리가 가까워지고, 다가오는 레아드의 얼굴이 바로 앞에 이르자 키슈는한쪽 손을 들어 보이며 반갑게 레아드에게 인사를 했다. 하지만, 그런 키슈의 인사는 그대로 묵살되고 말았다. 레아드가 그대로 키슈의 옆을 지나쳐 가버린 것이었다. "어.. 얼래?" 냉정하게 자신을 무시하고 지나가는 레아드를 보며 키슈는 고개를 갸웃 거렸다. 뭔가.. 화가 난 일이라도 있나? 혹시 폐하랑 싸우기라도 한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키슈는 뒷머릴 긁적이고는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그러다가 문득 시선을 옆으로 돌리며 곰곰히 생각을 해 보았다. 키슈는 알 수가 없다는 얼굴로 가볍게 한숨을 토해냈다. "왜 울고 있는거지.. 저 녀석?" 계속.. ps:좀 짧네요.; 어두운 내용 쓰려고 하니까 경기가 일어납니다. --; 으음. 론은 좀 더 괴롭게.. 레아드는 불쌍하게. 바크는 냉담하게. 요타는 싸가지 없게. 아아~ 힘들다. 힘들어.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241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45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10 12:12읽음:936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45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나가겠어." 바크는 펜을 내려 놓고는 이번엔 론을 쳐다 보았다. 어제는 요타가 와서저런 말을 하더니, 오늘은 론이었다. 하지만, 요타와는 다르게 론은 바크의 허락 같은건 구하지 않았다. 바크는론을 보다가 고개를 다시 서류 쪽으로 옮겼다. 바크가 입을 열더니 론에게물었다. "도망 가는거냐." "그래." 론이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도망이던 뭐던, 저 녀석과 같은 곳에 있지 못하겠어. 더 이상 저 꼴을 보 고 있다간 녀석을 베어버릴거 같아." "......" 레아드와 같은 얼굴. 같은 음성. 하지만, 레아드가 아니다. 바크는 론의이런 심정을 잘 이해 할 수 있었다. 아닌게 아니라 자신 역시 똑같은 기분이니까.. 바크는 보고 있던 서류 중에 한장을 들더니 론에게 내밀었다. "수도 안에서 어떤 조직이 만들어 지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이번 폭 설 때문인지, 아니면 애초에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에 사람을 몇명이나 죽였다고 하더라." ".....알았어." 머리를 식히고 오라는 바크의 제의에 론은 묵묵히 바크가 내민 종이를 받아 들었다. 몸을 돌려서 문을 나서는 론에게 바크가 나직하게 말했다. "론. 아직 끝난게 아냐. 포기하지 마." 론은 잠시 문 앞에 멈춰섰지만, 아무런 대꾸도 없이 문 밖으로 나갔다. 방안으로 길게 바크의 한숨 소리가 울려 퍼졌다. 소식이 전해져 온건 론이 궁을 나가고 몇시간 뒤였다. 정오가 훨씬 지나이젠 저녁에 가까운 시간. 요타가 궁을 나가버렸다. '성깔은 있다는건가.' 요타가 보이지 않는다는걸 전해온 궁내부원을 돌려보내고 바크는 머리를긁적였다. 그렇게 잠시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자, 곧 문 밖에서 자신이기다리고 있는 이가 도착했다는 말이 들려왔다. "폐하." 문이 열리고, 그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건 하와크 권력의 정점에 서 있는노인. 재상 켈프힌 아함트였다. 노인이 깊숙히 고개를 숙이자 바크는 손을 들어 됐다라는 말을 하고는 그를 가까히 불렀다. 그리고는 서랍에서한개의 도장을 꺼내서 그에게 건네 주었다. 얼떨결에 바크에게서 도장을 받아든 켈프힌은 그것을 보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바크에게 시선을 보내왔다. "이건 옥쇄 아닙니까." "예." "근데 이걸 어째서 제게?" 바크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말했다. "잠시 제 자리를 맡아주셨으면 합니다." 켈프힌이 깜짝 놀라서 되물었다. "자, 자리를 맡아달라뇨? 그 무슨 해괴한 소립니까?" "국왕 대리를 해달라는 말입니다." 옥쇄를 건네주고 자리를 맡아달라는 말이 뭘 의미하는지 정도는 잘 알고있는 켈프힌이다. 그는 바크의 말에 미간을 찡그리며 옥쇄를 쳐다 보았다. 켈프힌이 다시 바크를 보며 말했다. "황공합니다만, 그렇게는 못하겠습니다." 단호한 거절의 뜻이었다. 켈프힌이 연이어 말했다. "지금 하와크. 아니, 전 대륙은 갑작스런 이상 기온으로 민심이 흉흉하기 그지 없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런 때에 국왕이 자리를 비우다뇨. 말도 안되는 소립니다. 재고하여 주십시오." "다시 생각하고 말것도 없습니다. 이미 대신들에게 재상께서 국왕 대리를 맡게 되었다고 일러뒀으니까요. 제가 없는 동안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폐하!" 고함을 치는 켈프힌에게 바크는 손을 내저었다. "이 대륙을 휩쓸고 있는 재앙은 이미 인간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결국 제가 있으나 마나죠." "그래서 도망을 가겠다는 말입니까?" 바크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다 소용 없다라는 소립니다." "근본적인 문제? 혹시 이런 일이 어째서 일어나는지 알고 계신겁니까?" 자리에서 일어난 바크는 켈프힌의 옆을 지나쳐 갔다. "그럼, 제가 없는 동안 궁을 부탁드리겠습니다." "폐하.." 문을 열고 나서던 바크는 뒤에서 들려오는 켈프힌의 불안한 음성에 잠시그 자리에 멈춰섰다. 그리고는 슬쩍 고개를 돌리더니 켈프힌에게 안심하라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걱정마세요. 어떻게든 해결을 할테니까요." 그리고 바크는 몸을 돌렸다. 문 저편으로 남겨진 켈프힌이나, 문 밖에서경비를 서고 있는 기사들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바크는 작게 뒷말을 이었다. "아마도.." 요타는 조용히 주변을 돌아 보았다. 달려가는 사람, 뛰어가는 사람, 소리치는 사람. 사람. 사람. 수도의 대광장이라 불려지는 거대한 공간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하아." 요타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한번 주위를 돌아 보았다. 복잡하고,어지럽다. 사람들은 각기 자신들의 일. 자신들의 앞만을 보면서 나아갔고 그래서 요타는 그 사람들의 틈에 낄 수가 없었다. 한참동안 광장 한켠에서 지나가던 사람들을 바라보던 그녀는 힐끔 시선을 돌렸다. 멀리 하늘을 찌르는 듯이 세워진 거대한 탑이 보였다. 방금 전 까지 그녀가 머물고있던 궁이었다. "...." 요타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흙이 묻은 옷을 털어냈다. 그리고는 앞으로 걸어나갔다. 기억 저편에서 희미하게나마 이 곳의 지리가 떠올랐다. 그녀는끊어질듯 가늘게 이어지는 기억의 끈을 잡고는 기억이 이끄는 데로 몸을움직였다. 새롭고, 그리고 동시에 낯이 익은 거리의 풍경들이 나타났다. 그녀는 이곳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처음 보았다. 대광장을 지나서 주택지로 들어서자 근처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줄어졌다. 시장을 보고 오는지 풍성하게 부푼 장바구니를 들고 있는 여인네들의 모습. 거리를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 한켠에서 담배를 물고 지난세월을 떠올리는 노인들. 그 중에서 그녀가 들어갈 자리는 없었다. 바크의 말대로였다. 거의 발작적으로 궁을 나와버렸지만, 요타가 갈 곳은 없었다. 수중엔 돈 한푼 없었고,그렇다고 귀한 보석이나 돈이 될만한 물건 같은 것도 없었다. 요타는 기억이 이끄는데로, 발이 이끄는데로 정처 없이 걸었다. 하지만,아무리 걸어도, 아무리 가도 목적지엔 도착하지 못했다. 끝이 없는 길이었다. "....." 어딘지 모를 어두운 골목. 정리 되지 않은 복잡한 골목의 사이에서 요타는결국 발걸음을 멈추었다. 아무리 가도 자신이 머물 수 있는 곳은 나오지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었다. 요타는 고개를 들어 어둡고 커다란 집들사이로 강 처럼 흐르듯이 보이는 하늘을 보았다. 갑자기 시야가 흐릿해지자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바보.." 눈가를 가득 채운 물기를 닦아 내면서 요타는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감정들을 차갑게 쏘아 붙였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행동과는 다르게 눈물은 멈추지를 않았다. 어느새 차갑게 굳어 있던 요타의 얼굴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요타는 한손으로 눈가를 가리며 입을 꽈악 다물었다. 굳게 다물어진 입 속에서 터질듯이 울음이 흘러나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242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46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10 12:12읽음:1065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46)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돌아가고.. 싶어. 흑.."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격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채, 요타는 결국울음을 터뜨렸다. 주변에 아무도 없기 때문인지 그녀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머리 속으로 온통 한 소년의 얼굴이 떠올랐다. "흐윽... 흑.." 몇주나 참았던 울음이 한번에 모조리 터져버렸는듯, 그 뒤로 요타는 한참을 계속해서 울었다. 그리고 한참 후, 간신히 격해졌던 감정이 진정이 되었는지 요타는 붉어진 눈가를 소매로 흠쳤다. 소매가 눈물에 젖어서 축축해질 정도로 그녀가 흘린 눈물은 많았다. "하아아..." 요타는 울음 섞인 한숨을 내쉬면서 조금은 개운해진 머리를 정리했다. 잠시 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를 꽉 찼었지만, 이렇게 한바탕 울고나니 진정이 되었다. 요타는 고개를 저었다. '돌아 갈 수 없어.. 간신히 나왔는데, 다시 돌아가면... 분명..' 자신의 마음을 더욱 다짐하면서 요타는 몸을 돌렸다. 저녁이 되어가는지 어느새 네모난 집들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요타가 하늘을 보며 발을 옮기려는 찰나. 갑자기 옆쪽에 있던 한 집의 문이 벌컥 열렸다. "오늘은 늦지 말라구요! 어제 그 새끼들한테 나 맞아 죽는꼴 보기 싫으면 제발 늦지 말아요!" 문을 열고 나오던 한 소년이 문 안쪽으로 버럭 소리를 질렀다. 대략 14세나 15세 정도. 이런 뒷골목에 살고 있는 사람 치고는 지나치게 화려한 옷을 입고 있는 소년은 그렇게 문 안쪽에다 소리를 지르고는 문을 닫았다. 그리고 그가 몸을 돌렸다. 멀뚱히 소년을 보던 요타와 소년의 시선이 정면으로 마주쳤다. "....에?" 소년은 난데없이 집 문 앞에 사람이 서 있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 사람을 쳐다 보았다. 그러가 소년의 얼굴이 갑자기 하얗게 물들였다. 소년이 후다닥 문에 등을 기대더니 비명을 질렀다. "히, 히아익!? 귀, 귀신!!?" "....에?" "사, 살려줘!!" 도망을 가려고는 하지만, 정면엔 요타가 서 있고 뒤로는 문이 닫혀 있어서소년은 발버둥을 쳤다. 요타는 그런 소년을 우느랴고 붉어진 눈으로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쳐다 보았다. 그때, 소년의 뒤쪽에 있던 문이 기적 처럼 열렸다. 소년은 죽었다 살아났다는 표정으로 문 안으로 들어가려했지만, 그런 소년의 바램은 이뤄지지 않았다. 문 안쪽에서 갑자기 하얗고가느다란 손이 나오더니 소녀의 귀를 냉큼 잡아서 비틀어 버린 것이었다. "아, 아얏!" 문 안쪽에서 소년의 귀를 비튼 이가 쌀쌀한 어투로 말을 했다. 눅눅하면서한편으로는 쾌활한 음성이었다. "제발 소리 좀 지르지 마. 너 때문에 집 주인이 맨날 시끄럽다고 욕해대잖 아." "하, 하지만.." "또 뭘 봤길래 그래?" 소년을 옆으로 밀어 내면서 문 안쪽의 여성이 몸을 드러냈다. 속살이 그대로 비춰지는 투명한 면으로 된 옷을 입고 있는 20세 초반의 여인이었다. 화장이 짙어서일까. 나이에 비해서 지나치게 성숙해 보였다. 그녀는 소년을 밀어내더니 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서 있는 요타를 발견해냈다. 여인이 요타를 보더니 잠시 눈을 치켜 떳다. "너 바보 아냐?" 갑자기 여인이 고개를 돌리더니 소년에게 핀잔을 주었다. "저렇게 예쁜 애가 어딜 봐서 귀신이라는거야? 뭐, 하기야. 우락부락한 녀 석들 밖에 보지를 못하니 놀라기도 하겠다." "누... 누님." "됐어. 그만 가보기나 해." 여인이 툭툭 소년의 등을 밀었다. 소년은 잠시 뒷머릴 긁적이더니 요타를한번 훑어 보고는 머쓱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소년은 골목 저편으로 달려가버렸다. 소년의 모습이 사라지자 여인이 요타에게 시선을 옮겼다. "얘. 너 이름이 뭐니?" 갑작스런 질문에 요타가 당황하며 대답을 했다. "네? 아.. 요.. 요타요." "요타? 별난 이름이네. 그나저나 여긴 별로 질이 안 좋은 곳이니까 너 같 은 애가 돌아다니는건 별로 좋지 않아. 길이라도 잃은거니?" "...아뇨." "그럼?" 그녀의 물음에 요타는 머뭇거리며 뭐라 말을 하려 했지만, 결국엔 입을 열지 못했다. 길을 잃었냐는 말이 왜 그렇게 서럽게 들리는 걸까? 자신에게갈 곳이 없다는걸 다시 한번 깨달은 요타는 주륵, 눈물을 흘렸다. "자, 잠깐. 애. 갑자기 울어버리면.." 여인이 요타의 모습에 깜짝 놀라며 어쩔줄을 몰라했다. 그 사이 요타는 간신히 진정시켰던 감정이 다시 끓어 올랐는지 엉엉 소리까지 내면서 울음을터뜨리고 말았다. 그렇게 울어버리는 요타를 황당하다는 눈으로 쳐다보던여인이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더니 문가에 어깨를 기대었다. 그리고는 요타를 지그시 바라 보았다. 요타는 여인의 앞에서 그렇게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한참 시간이 지나고 요타의 울음이 간신히 멈추자 여인이 요타에게 말을 걸어 왔다. 그녀는주위를 한번 돌아보더니 열려진 문 안쪽을 가리켰다. "무슨 사정이 있는거 같은데, 일단은 들어와. 여긴 정말로 질 나쁜 녀석들 이 많다구. 너 같이 예쁜애가 서성거리는거 보여서 좋을거 하나도 없다는 말이지. 자, 어서." 그녀가 한발 앞으로 나서더니 훌쩍 거리며 눈물을 흠치는 요타에게 다가왔다. 요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녀에게 손을 잡히고는 거의 강제로 집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 "저.. 저기.." "괜찮아괜찮아. 자." 당황해서 손을 빼려는 요타를 강제로 집 안으로 들여 놓더니 여인이 냉큼문을 닫아 버렸다. 요타는 그런 그녀를 조심스레 쳐다 보았지만, 여인은성큼 요타를 지나서 집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슬쩍 손을 들더니 요타에게 따라 오라는 손짓을 했다. "별로 멋진 집은 아니지만, 편히 쉬어." 그리 말하며 그녀는 먼저 집 안쪽으로 들어갔다. 요타는 조심스레 주위를돌아보며 그녀의 뒤를 쫓았다. 의외로 평범하게 생긴 가정집. 테이블과 의자 위로 색색별로 화려한 옷들이 널려 있는게 좀 특이했지만, 그걸 빼면보통 가정집과 조금도 다를게 없었다. 거실에 들어서자 그녀가 서 있었다. 거의 나체에 가까운 면으로 몸을 가리고 옆에 놓여진 옷들을 고르던 그녀는 요타가 다가오자 히죽 웃었다. "잠깐 거기 앉아 있어. 나 옷 좀 고르고.." 요타는 여인이 가리키는 의자에 조심스레 앉았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옷을 고르고 있는 여인을 올려다 보았다. 여인은 잠시 몇몇 옷을 몸에 데어보더니 푸른색 계통의 화려한 드레스를 들었다. 그녀가 그 옷을 몸에 맞추더니 요타를 돌아 보았다. "이거 괜찮니?" "예? 아, 예. 예뻐요." "흐음, 그런가? 조금 답답한거 같은데. 뭐, 오늘은 이거로 하지." 옷을 선택을 했는지 그제서야 그녀는 옷을 내려 놓았다. 벌여 놓았던 옷을치우고 그 중에서 간편한 옷을 하나 골라서 임시로 입고는 그제야 여인은요타의 반대편 자리에 앉았다. 요타는 그때서야 여인의 얼굴을 자세히 볼수 있었다. 키는 요타 보다 더 컸고, 웨이브 진 짙은 보라색 머리가 무척고와보였다. 짙은 화장에 가려져서 얼핏 보기엔 무척 성숙해 보였지만, 잘살펴보면 의외로 순박하게 생긴 얼굴이었다. 그녀는 요타의 반대편에 앉더니 턱을 괴면서 지그시 요타를 바라 보았다. 그녀의 뜨거운 시선에 요타는어쩔줄을 몰라 하면서 얼굴을 붉혔다. 요타가 고개를 푹, 숙이자 여인이히죽 웃으면서 손을 저었다. "괜찮아괜찮아. 안 잡아 먹을테니까 겁먹지 말라구." "......" "그나저나, 어쩐 일로 이런 험한 곳을 헤메고 있는거니? 길을 잃은건 아닌 거 같고... 앗, 잠깐!!" 말을 하던 여인이 갑자기 손을 들더니 짝!! 요타의 바로 앞에서 커다랗게박수를 한번 쳤다. 그 바람에 자신의 서글픈 처지에 다시 한번 울음을 터뜨리려던 요타는 깜짝 놀라서 울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눈물이 그렁그렁 달려있는 요타의 얼굴을 보면서 여인이 헤구..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짙은 보라색 뒤적이며 말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306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47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11 16:19읽음:944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47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좋아. 그럼 어째서 여길 헤메는건지는 묻지 않을게. 그럼 됐지? 그러니까 제발 울지마. 난 우는 애는 질색이라고." 스윽, 소매로 눈물을 닦아 내면서 요타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소매가 온통 눈물로 걸레가 되어 있었다. 여인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그럼 하나만 물을게. 돌아 갈 곳은 있어?" 요타가 고개를 저었다. 여인은 팔짱을 끼고는 흐음, 입술을 잠시 늘여 보이더니 요타에게 다시 물었다. "앞으로 갈 곳은?" "..없어요.." 말을 하고 나니 자신의 처지가 더욱 서글퍼졌다. 요타는 훌쩍거리며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아 냈다. 여인은 팔짱을 낀 채로 흐으으음~ 길게 신음소릴 내면서 잠시 생각을 하더니 갑자기 손가락 하나를 치켜 세우며 말을했다. "그럼, 너 이건 어때?" "..네?" 그녀가 히죽 웃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머리가 복잡한 모양인데,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이 풀 릴 때 까지 내 집에 머물러." "예? 하지만.. 그런 폐를.." "됐어됐어. 갈 곳도 없다며? 보아하니 귀한 집안 자식 같은데, 괜히 길거 리 돌아다니다 나쁜 일 당하는거 볼 수는 없잖아. 더구나 나 혼자서 사는 집이라 좀 썰렁하긴 하거든. 너 같이 예쁜 애라면 곁에 두고 보는 재미도 쏠쏠 할 테고. 어쨌든, 잘 됐네." 요타의 대답은 듣지도 않고 미리 결정을 해버리는 여인이었다. 요타는 그런 여인을 난감한 얼굴로 바라 보았지만,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는 마음을감출 수 없었다. 히죽거리며 웃던 여인이 갑자시 한 손을 앞으로 뻗었다. "난 샤넨이라고 해. 이 거리 토박이니까 건방지게 구는 녀석은 나 한테 맡 겨줘. 내 집에 와서 반가워." "네..." 그녀가 내민 손을 마주 잡는 요타였다. 샤넨은 기분 좋게 미소를 지으며요타의 손을 마구 위 아래로 흔들었다. "가수요?" 저녁이 되가는 시간. 샤넨을 도와서 집 안을 치우던 요타는 샤넨에게 물었다. 요타의 물음에 샤넨이 얼굴을 조금 붉히더니 거창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가수? 아하하. 아냐아냐. 그렇게 거창한게 아니라구. 그냥 술집에서 주정 뱅이들 한테 눈요기나 시켜주는거야." 자신의 직업을 소개하면서 샤넨은 히죽 미소를 지었다. 어느새 아까 골라놨던 푸른색 드래스로 갈아 입은 그녀는 요타의 도움을 받아서 몸 단장을끝내고 있었다. 다리를 가린 천이 몇개로 갈라져 있어서 그 사이로 그녀의 길고 매끄러운 다리가 그대로 다 드러났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몸을 한번 돌리고는 만족을 했는지 샤넨이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면 되겠지." 요타는 걱정스런 눈으로 샤넨을 쳐다 보았다. 잠시 매혹적인 자세를 취하고 거울을 바라보던 샤넨은 요타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걸 깨닫고는히히 웃으면서 손을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 몸을 파는게 아닌걸. 뭐, 몇번이고 그쪽 계통으로 나갈 뻔 하긴 했지만.." 머리를 긁적이던 샤넨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나 노래 하는걸 무척 좋아하거든. 그래서 무슨 일을 하던 필사적으로 버 텨서 이 정도까지 왔지. 지금은 집도 있고, 주기적으로 날 쓰는 술집도 몇개나 되서 생활도 안정적이야." "대단해요." "응?" 요타가 감동 했다는 눈으로 말했다. "정말 샤넨은 대단해요. 존경스러워요." "뭐, 그 정도 까지야..." 헤헷. 샤넨이 웃으며 몸을 돌리더니 화장을 마무리 하기 위해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요타는 잠시 거실에서 샤넨을 기다리며 의자에 앉았다. 그때 방 안에서 작게 샤네의 음성이 들려왔다. 단조로우면서 어떤 가락에 실린 그런 음성이었다. 눅눅하면서도 어쩐히 애달픈. 그리고 동시에 밝은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노래였다. 매혹적이고 매력적인 목소리였다. 요타는 공간을 타고 흘러오는샤넨의 노래 소리에 감동을 했는지, 눈을 감은 채로 그녀의 노래를 감상했다. 그리고 이윽고 그녀의 노래가 끝이 났다. 방 안에서 화장을 끝낸 샤넨이 걸어 나왔다. 그녀는 창 밖으로 노을진 하늘을 보고는 혀를 찼다. "아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버렸네. 슬슬 르카가 뛰어오겠어." "르카요?" "아까 봤잖아. 그 주근깨 꼬마 놈. 너 보고 귀신이라고 소리 질렀던 애 말 이야." 금방 기억이 났다. 그 화려한 옷을 입고 있던 소년의 이름이 르카인 모양이었다. 샤넨은 몸을 일으키며 팔을 길게 뻗었다. 어쩐지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는 모두 세련되고 성숙해 보였다. "이 근처 술집에서 일하는 꼬마 녀석인데 내 일꾼 겸, 매니저 역을 하고 있지. 뭐, 일을 잘 하는건 아니지만 쓸만 해. 나중에 소개시켜 줄게." "아.. 네." "그리고 오늘은 집에서 기다려줘. 난 밤 늦게야 돌아올 테니까 기다리지 말고 잠자고. 참, 너 요리는 할 줄 아니?" "요리요? 음.. 조금은요." 샤넨이 활짝 웃으며 요타의 두 손을 잡더니 흔들었다. "정말? 와아, 잘 됐어. 나 내일 아침 해줄래? 응? 제대로 된 아침 먹어 본 지가 정말 오래 됐거든. 그래줄꺼지?" "예. 예예.." 지나치게 밝게 웃으며 말을 하는 샤넨의 모습에 요타가 어색하게 미소를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조금 안도를 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신세를 끼치지 않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요타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최선을 다해볼게요. 그리고 더 필요하신건 없나요? 저 빨래도 잘해요." 싱글싱글 웃으며 말을 하는 요타에게 샤넨이 조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부자집 딸네미가 가출한거나, 아니면 망한 귀족가의 자식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의외로 재주가 많은 것이었다. 샤넨은 슥슥 볼을 긁더니 미소를 지었다. "그럼. 빨래도 부탁해볼까." 요타가 밝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맡겨 주세요." 샤넨에게 완전히 마음을 열었는지 요타는 친근한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런 요타의 행동이 결코 귀찮지 않은 샤넨도 함께 미소를 지어주었다. 샤넨이 노을을 드리우는 창을 보더니 깜짝 놀라서 외쳤다. "앗, 이런, 더 늦으면 르카 녀석 흠씬 두들겨 맞겠어." "네?" 요타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되물었지만, 샤넨은 시간이 없는지 그런 요타의 물음에 일일이 대답을 해주진 않았다. 대신 얼른 손을 뻗어 요타의 얼굴을 잡더니 요타의 한쪽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서둘러서 문쪽으로 달려갔다. 문 앞에 선 샤넨이 고개를 살짝 돌리더니 방 안에 남겨진 요타에게 한쪽눈을 찡긋 감아 보였다. "집 잘 부탁해. 그리고 나 아닌 녀석 한테는 문 함부로 열어주면 안돼. 알 았지?" "아.. 네.." "그럼 내일 아침에 봐." 그 말을 끝으로 샤넨은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닫혀진 문 저편에서 열쇠가 열쇠 구멍으로 들어와서 문이 찰칵, 잠시는 소리가 들여왔다. 그리고그 뒤를 이어서 샤넨의 발소리라고 생각되는 요란한 발자국 소리가 울려퍼지더니 그것도 금새 사라져 버렸다. "...." 요타는 온통 어지럽혀져 있는 방 안을 한번 돌아 보았다. 거실 이곳 저곳에 샤넨의 옷으로 생각되는 천들이 널려 있었고, 속옷들도 여러 곳으로 광범위하게 벌여져 있었다. 그것들을 가만히 쳐다보던 요타가 갑자기 크게숨을 들이 마시더니 소매를 걷어 붙혔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일단 옷 부터 시작할까."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307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48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11 16:19읽음:1073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48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론이 궁을 나가고, 요타가 궁에서 몰래 빠져 나가고, 바크가 켈프힌에게국왕의 전권을 넘겨주고. 그리고 두주가 지났다. 단 며칠 사이 샤넨과 완전히 친해진 요타는 어느새 샤넨과 언니 동생 하는사이가 되어 있을 정도로 그녀를 마음에 들어 했다. 샤넨 역시 요타의 시원시원한 성격과 의외로 쓸모 많은 재주를 무척 마음에 들어한 모습이었다. 가끔, 옆에서 보기가 화가 날 정도로 짜증나게 우울해지는 것만 빼고는 요타가 무척 마음에 드는 샤넨이었다. "아냐. 거긴 조금 더 높게 해야 해. 배에 힘을 더 주고. 그래, 그렇게." 요타의 음성을 다시 잡아 주면서 샤넨이 먼저 노래의 한 구절을 불러 주었다. 요타는 샤넨이 먼저 부른 구절을 그대로 따라 불렀다. 샤넨은 그런 요타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 보았다. 샤넨이 요타에게 가르쳐 주기 시작한 것도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다. 어느날빨래를 하면서 흥얼거리는 요타의 음성이 굉장히 깨끗 하다걸 눈치 채고는 억지로 끌고 와서 노래를 부르게 시킨 것이 화근이었다. 보통 인간의 음정이라고는 상상도 못할 만큼이나 폭이 ㅝ고 깊은 요타의 목소리에 샤넨은 감탄을 넘어서서 전율을 해버렸다. 그 정도로 요타의 목소리는 매혹적이었다. 그 뒤로 샤넨은 집안 일은 뒤로 미뤄두고 요타에게 본격적으로 노래를 가르쳤다. 이런 보물 같은 목소리를 그냥 썩힌다는건 말도 안된다면서 거의강제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요타도 시간이 흐를 수록 노래를 부르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는지 점점 노래에 빠져 들어갔다. 하루의 대부분을 노래를 부르면서 시간을 보냈고, 그게 일주일이 되어가자요타는 꽤 많은 수의 노래를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날, 요타의 노래를 끝까지 아무 말도 없이 들은 샤넨이 무척 만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굉장해. 요타, 네 목소리는 사람을 홀리는 마력이라도 담긴거 같아. 여지껀 많은 사람들의 노래를 들어 봤지만, 너 같은 아이는 처음 봤어." "하지만, 전 샤넨의 노래가 더 좋아요." 샤넨은 손을 흔들었다. "무슨 소리. 조금만 더 갈고 닦으면 넌 국왕 폐하 앞에 내 놓아도 무리가 없을 정도라고." 칭찬 치고는 최고의 극찬이었지만, 의외로 요타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국왕이란 소리가 나오자 잠시 씁쓸한 표정을 짓던 요타는 샤넨이 어리둥절한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얼른 표정을 고쳤다. 요타가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전 그런거 안 바래요. 샤넨이랑 함께 부르는게 좋아서 부르는거 뿐이에 요." 샤넨은 요타를 지그시 쳐다 보더니 갑자기 짖궂은 미소를 지으면서 요타를덥썩 안고는 한 손으로 요타의 머리를 마구 휘저었다. "이게, 사람 감동 시킬 줄도 알고. 제법이잖아." "헤헤." 끼이익. 그때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문 밖에서 얼굴에 주근깨가 가득한 소년이 들어 왔다. 전에 샤넨이 소개했던 르카였다. "앗. 미, 미안!" 르카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다가 요타와 샤넨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로요상한 짓을 하고 있자 깜짝 놀라서 허겁지겁 다시 문을 닫았다. 요타와샤넨이 서로를 보더니 베시시 웃었다. 샤넨이 문 저편으로 소리를 쳤다. "뭘 바보 처럼 놀라는거야? 어서 들어와." 그녀의 외침에 다시 문이 천천히 열리더니 르카가 조심스레 얼굴을 내비췄다. 요타는 르카를 보더니 싱긋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다. "안녕. 르카." "아.. 으응." 나이는 한두살 차이로 요타가 더 위였지만, 되도록 편하게 대하기 위해서둘은 이미 말을 놓은 상태였다. 요 몇주간 샤넨의 집에서 살게 되면서 알게된 일이었는데 르카는 이 골목에 버려졌다가 술집 관련 업종에서 종사하는 사람이 줏어다 키운. 이 골목에선 그리 희귀하지 않은 고아였다. 원체버려지는 아이들이 많다보니 그런 아이들을 데려다 키워서 일을 시키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르카는 그런 사람들의 눈에 띄어서 운 좋게 키워진 아이였다. 샤넨에겐 거의 동생과 같은 존재로 술집에서 일이 없는 시간엔 르카는 언제나 샤넨의 집에 와 있었다. 특히나 요즘은 그 횟수가 늘어서 거의 집에붙어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요타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하자 르카가 얼굴을 붉히면서 마주 인사를 했다. "아.. 안녕." "에구. 빨개진다. 빨개져." "누나아!" "아하하." 정말로 얼굴이 빨개져서 달려드는 르카를 휘익 피하며 샤넨이 밝게 웃음을터뜨렸다. 옆에 있던 요타도 입을 가리면서 활짝 웃었다. 잠시 그렇게 웃고 즐기는 시간이 흐르고, 한참 뒤에야 진정을 한 르카는 숨을 몰아쉬면서샤넨에게 말했다. "자, 장난은 그만 하고 누나. 슬슬 준비해야할 시간이에요." "참, 그러고보니 오늘은 어디지?" 르카는 샤넨을 보더니 도대체 내가 없으면 이 사람은 제대로 먹고 살 수나있을까? 라는 의미가 듬뿍 담긴 측은한 시선을 보내면서 말해주었다. "람기스요." 샤넨이 손을 꼽아 보더니 갑자기 탄성을 자아냈다. "아아,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된건가?" "람기스 주인 성격 알죠? 괜히 늦거나 일 망치기라도 하면 나 죽이려 들거 에요. 제발 부탁인데 지각 좀 하지 말라구요." "에이, 설마 죽기나 하겠니." "누나아!" "아하. 농담농담." 슥슥 르카의 머리를 쓰담아 주면서 웃던 샤넨이 문득 고개를 돌리더니 요타를 쳐다 보았다. 샤넨이 무슨 생각에선지 갑자기 요타에게 다가오더니말했다. "참, 요타. 너도 같이 가지 않을래?" "네.. 네?" "람기스는 꽤 고급 펍이라서 귀찮은 술 주정뱅이들은 없는 곳이거든. 분위 기도 좋아. 오늘 거기서 저녁 먹을래? 너 몇 주간 집에만 있었잖아. 갑갑 할 테니까 오늘은 나가자." "하지만... 그래도 돼요?" 샤넨이 밝게 웃으며 요타의 등을 탕탕. 내리 쳤다. "무슨 소리야? 물론이지. 요즘 너 덕분에 저 녀석이 해주는 끔찍한 밥을 먹지 않아도 되는데 너무 감사하고 있다고. 자자, 빨리 너도 옷 입어. 야 , 르카. 거기서 눈 멀뚱히 뜨고 있지 말고 빨리 나가." 샤넨이 눈을 부랴리며 르카를 쏘아 보았다. 르카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황급히 문 밖으로 나갔다. 그러다 갑자기 다시 문이 열리더니 르카가 얼굴만문 안으로 내밀었다. "요타... 꼬.. 꼭 와줘. 내가 좋은 자리 맡아둘게!" "응. 기대할게." 얼굴이 붉게 물들다 못해서 홍시가 되어버린 르카가 후다닥 문을 닫으며집 밖으로 달려 나갔다. 옆에서 그런 르카의 반응을 흥미진진한 눈으로 보던 샤넨이 킥킥 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저 녀석 홀딱 반했나보네." "아하.." "뭐, 하기야. 너 같이 애쁜 아이를 보고 반하지 않은 남자애가 어디 있겠 어. 이거 어때? 마지막은 샤넨이 자신의 옷을 들어 보이며 물은 말이었다. 샤넨의 옷이 다그렇고 그런거래서 노출도가 상당히 심한 옷이었다. 요타는 잠시 그 옷을가만히 쳐다 보더니 고개를 도리질 하며 저었다. 샤넨은 가슴이 거의 보이다 시피 한 그 옷을 쳐다 보더니 히죽, 웃으며 혀를 길게 빼었다. "역시 무리지? 그럼... 이건?" "그것도.. 조금.." "이건?" 몇가지를 번갈아 가며 샤넨이 옷을 들어 보였지만, 대부분이 상당한 노출도를 자랑 하는 옷들이라서 요타는 차마 고개를 끄덕일 수가 없었다. 한참동안 옷을 번갈아 들던 샤넨이 결국에 한숨을 터뜨렸다. "내 옷이란게 전부 이런거 뿐이라서." 그러던 갑자기 샤넨이 고개를 들었다. "아, 그래. 그 옷이 있었지!"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399번 제목:[학원전설] 내 이름은 요타 - #03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13 02:33읽음:1105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0 부 <학원 전설> (3) == 제 1 장 < 의문의 전학생. > ==--------------------------------------------------------------------- 점심 시간이 끝나는 종이 울려 퍼지면서 학원 안은 노느라고 수업에 늦은학생들의 바쁜 발걸음을 제외하고는 조용해 졌다. 불행하게도 풍기 위원들의 담당 교수인 키슈가 담임이고, 무능함으로 온몸을 도배하고 있는(그나마 시켜 먹는건 편한) 루엔이 반장으로 있는 3학년 3반의 학생들은 마랑이 이미 퍼뜨려 놓은 소문으로 약간 떠들썩한 중이었다. 소문의 정체는 두 말 하지 않아도, 전학생이었다. 베스 학원은 하와크 최고의 명문 학원. 즉, 이 학원에 다니는 것 만으로도그 집안의 권위를 내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애초에 베스학원에 전학을 시킬 힘이 있는 집안이라면 굳이 전학 할 필요 없이, 처음부터 진학을 시켰으면 된다. 전학생이 이렇게 희귀한 대접을 받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전학을 온 레아드의 외모도 이런 학생들의호기심을 자극하는데 단단히 한 몫 했다. "나, 남자라고?" 반 이곳 저곳에서 소곤소곤 거리는 소리들이 들려왔다. 루엔은 담황스럽게도 자신을 남자라고 소개 하고는 담담하게 서 있는 레아드를 힐끔 쳐다 보 았다. 어쨌거나, 엄청나게 튀는 녀석이다. "이번에 가정 형편상 베스 학원으로 전학을 오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여러 분들과 잘 지냈으면 합니다." 어디 전학생 가이드 같은데서라도 배껴온 듯한 말을 하면서 레아드는 상업적인 티가 다분하게 보이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갑자기 반의 1/3 정도를차지하는 여학생들 사이에서 감탄성이 터져 나왔다. "확실히 튀는걸. 그것도 엄청나게." 루엔의 옆에 있던 마랑이 작게 중얼거렸다. 전학생 소개와, 레아드의 말이끝나자 옆에 서 있던 키슈는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레아드 대신 단 앞에서서 말했다. "..그렇게 해서, 앞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기사 수업을 받게 된 레아드다. 전에 있던 학교에서 사정상 문제가 있어서 이리 오게 되었으니 알아서 친 하게 지내도록. 질문 있는가?" 금방 이곳 저곳에서 손들이 올라왔다. 키슈는 입술을 비틀다가 한 소년을가리켰다. "카젤." 카젤이라는 이름의 외눈 안경을 낀 소년은 키슈가 자신을 뽑자 손을 내리고는 레아드를 보며 물었다. "사정상 문제가 있어서 이리 전학을 왔다고 하셨는데, 무슨 문제입니까?" 키슈는 슬쩍 고개를 돌려 레아드에게 대답해 줘도 괜찮냐고 눈짓을 해보였다.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이자 키슈는 피식, 웃고는 카젤에게 말했다. "별거 아냐. 가벼운 교내 폭력 사건에 연류되었던거 뿐이다." "폭력...사건요?" "자세한건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도록." 적당한데서 카젤의 말을 끊고는 키슈는 레아드를 힐끔 보더니 다시 고개를돌려서 반 전체를 둘러 보았다. 곧, 키슈는 뒤쪽에서 두 번째 자리가 비어있는걸 보고는 그곳을 가리켰다. "저기 앉으면 되겠군. 두 달마다 자리를 바꾸니까,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 는다면 나중에 원하는 사람이랑 바꾸도록." "아, 예." 레아드는 키슈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 보이고는, 총총 걸음으로 단에서 내려 와서는 책상들의 사이를 지나서 자신의 자리에 가 앉았다. 마침, 그 옆자리에 있던 화려한 금발의 생머리 소녀는 여태껏 비워 있었던 자신의 옆자리에 레아드가 와서 앉자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놀랍게도 눈동자가 금빛을 띄고 있었다. '안녕.' 키슈에게 들리지 않게 그녀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다. 레아드는자리에 앉으면서 마주 미소를 지어 주었다. 레아드가 자리에 앉자, 키슈는가볍게 숨을 들이 마시더니 모두를 보며 잔혹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 슬슬 수업을 시작하도록 하지. 며칠전에 했던 말대로 오늘은 시험 을 보기로 하겠다. 모두들 훌륭하게 준비를 해왔다고 믿어 의심치 않겠 어. 만약, 내 기대에 어긋나는 녀석은 오늘 저녁은 다 먹었다고 각오하는 게 좋을거다." 당연하게도 이곳 저곳에서 불만스러운 한숨 소리가 터져 나왔다. 키슈는그런 학생들의 한탄스런 한숨 소리를 기분 좋게 들어 주더니 출석부를 들며 말했다. "자, 그럼 십분 안에 모두 옷들 갈아 입고, 운동장으로 모이도록." "4번!" "넷!" 키슈의 부름에 재빨리 튀어나간 소년은 오늘의 시험. '수평 베기'와 '찌르기'를 연거푸 키슈의 앞에서 펼쳐 보였다. 자세와, 그 정확성. 그리고 빠르기 등을 체크해서 8점이 넘어야 키슈가 제시한 커트 라인을 넘는 극악시험이었다. 참고로, 만점이 9점이다. "와, 멋진걸." 아직 베스 학원의 운동복이 없는 관계로 전에 다니던 학교의 제복을 입고나온 레아드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루엔과 마랑을 보더니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레아드의 검은색과 금색의 조화로운 제복을 보던 마랑이 고개를 갸웃거렸다."멋지기는 한데, 우리 나라에 이런 제복을 입는 학교가 있던가?" "모르는게 당연해. 저~~ 남쪽 변두리에 있는 작은 학교였거든." "이름이 뭔데?" "말해도 모를거야." "...." 수상해에~ 마랑의 심상치 않은 눈빛에 레아드는 어색하게 아하하, 웃음으로 넘어갔다. 옆에 있던 루엔도 그런 마랑을 보며 쓴웃음을 짓다가 레아드에게 말했다. "그나저나, 레아드. 너도 참 불쌍하다. 처음 온 날이 하필이면 키스 녀석 의 시험이라니..." "뭐, 전학을 왔으니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지. 근데, 저거 어렵나?" "어려워, 어려워. 보기보다 정말 힘들다구." 손을 저으며 한탄스런 한숨을 내쉬던 루엔은 문득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레아드는 마침, 수평 베기를 한 뒤에 찌르기를 하다가 몸의 균형을 잡지못하고 쓰러지는 소년을 보고는 담담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레아드가이쪽을 보더니 싱겁게 웃었다. "뭐, 어떻게 되겠지." "저 소년이군요." 운동장에서 멀리 떨어진 한 장소. 학원의 외곽에 자리 잡은 공원의 한 켠에서 커다란 나무의 그림자에 몸을 가린 한 사나이가 레아드를 보며 작게말했다. 그러자, 그 앞쪽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있던 소년은 바람에 사락사락거리며 흔들리는 그림자를 즐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랑이 레아드에게절대 다가가지 말라고 경고를 했던 론이라는 소년이었다. "처리할까요?" 론은 떨어지는 나뭇잎 하나를 잡아서 빙글빙글 돌리더니 피식, 웃었다. "아냐, 됐어."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멀리 아이들의 감탄성 아래에서, 수평 베기와 찌르기를 완벽하게 해내는 붉은 머리의 소년. 레아드를 보면서 은근한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에 들어 온 장난감이다. 이런 즐거움을 놓칠 수는 없지." "......" 붉은색 홍차를 담은 찻잔을 내려 놓은 소년은 사층의 창문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전경을 바라 보며 무심한 미소를 지었다. 소년의 다른 손에는 레아드의 사진이 붙어 있는 한장의 서류가 들려져 있었다. 소년은 잠시 그 서류를 바라 보다가 서류를 치웠다. 그러자, 창문 저편으로 방금 전 서류에붙어 있었던 레아드의 모습이 나타났다. "레아드라...." 소년의 입가에 의미없는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 "경고..인가." 의미 없는 말. 의미 없는 뜻. 아무도 없는 방 안에 소년의 짧막한 비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때, 마침 커다란 방 문이 열리면서 그 사이로 1학년으로 보이는 한 아이가 나타났다. 소년은 슬쩍 고개를 돌리더니 아이에게 말했다. "니즈. 들어올 때는 노크를 하라고 몇번이나 말해야겠나." 니즈라 불린 아이의 얼굴이 삽시간에 붉어졌다. "죄, 죄송합니다." "그보다, 무슨 일이지?" 니즈가 고개를 들더니 검은 머리의 소년에게 말했다. "소, 손님이 찾아 오셨습니다." "손님?" "예. 저번의 그 일로..." "아, 그래. 모시도록." 니즈는 고개를 숙이며 방 문 저편으로 물러났다. 소년은 니즈를 따라 창에서물러나다가 자신의 손에 들려 있는 서류를 한번 보고는 피식, 웃으며 서류를책상 위로 던져 놓았다. "재밌는 일들이 일어나겠군." 계속.. 1장. 의문의 전학생. 끝. 2장. 악몽의 기숙사. --------------------------------------------------------------------- --; 무네. 옵니다.;쇼크 먹었습니다.;베스 기사 학원은. 남.학.교.입.니.닷! 근데.... --; 너무 많은 분들이 여성 캐릭터를 보내주셨더군요.;(그 중의 대부분이 '오호홋! 여왕님이라 불러랏!' <-- 이런 캐릭터.;;) 어쨌거나, 여성 캐릭터가 많아져서, 긴급하게 학교를 남녀 공학(?)으로바꿨습니다. 자,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1. 베스 학원은 기사 학원입니다. 2. 학원생은 14~18세로 '평범한' 소년, 소녀들입니다. 3. 요타에서 마법은 '안'나옵니다. 결론을 말하겠습니다. 1. 제발 '평범한' 캐릭터를 만들어 주세요. 용자, 암살자, 마왕, X에 나올 법한 캐릭터들. 전부 등장시키기 힘듭니다.; 차라리 평범한 '용사 오타 쿠' <-- 이런 녀석이 더더욱 등장 횟수가 많을겁니다.;2. 마법은 물론이고, 인간 이상의 힘은 안 등장합니다.; 레아드를 제외하면 나머지 애들은 그 수준이 그 수준입니다.(물론, 몇몇 캐릭터들은 제외.) 3. 요타에서 성이 하나면 평민. 두개면 귀족. 세개면 영족(!)입니다. 여기 서 영족은... 왕족에 버금갑니다. (참고해 주세요.;) 4. 이름 조차 지어주지 않은 무성의한 캐릭터들은 절대로 등장 시키지 못합 니다.;;;5. 이젠 남녀 공학입니다.;일단. 학교 설정은 대략 끝났습니다. 2장인 기숙사 편에선 기숙사를 설정해봅시다.; 이런 기숙사가 좋겠다는 의견 있으시면 보내주세요~참, 기숙사 이름도 공모(?)합니다. ^^;(그린 우드는 안됨~!) 무네였어요~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403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49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13 12:56읽음:877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49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 요타의 의아한 시선을 등으로 넘긴채로 샤넨이 갑자기 몸을 돌려서 안쪽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한참 동안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곧샤넨이 방 안에서 나왔다. 그녀의 손 위로 무척 화려하면서 특이하게 생긴 옷이 보였다. 전체적으로 흰색과 붉은 색으로 잘 조화가 이루어진 치렁치렁한 옷이었다. 옷엔 여러개의 길다란 천이 달려 있었다. 그 옷을 바라보던 요타의 입이 작게 벌어졌다. "이건...." 대륙에서 볼 수 없는 옷이었다. 샤넨이 히죽 웃더니 옷을 들어서 요타의몸에 데 보았다. 마치 맞춘 것 처럼 잘 맞았다. 미소를 지으며 샤넨이 말했다. "어머니의 유품이야. 원래 다른 것도 꽤 있었지만, 전부 팔아 버리고 이 녀석만 남았지. 어머니 말로는 저 북쪽의 어느 지방에서 쓰이는 신부의 전통 복장이래. 미.. 미... 뭐라고 하던데. 촌스런 이름이었어." 미도였다. 분명 미도의 여성들이 결혼식날 입는 전통 의상이었다. 미도의 사람이 대륙에 나와서 만약 결혼을 할 시에는 다시는 미도로 돌아오지 못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샤넨의 어머니는 원래 미도 출신인 모양이었다. 요타는 잠시 그 옷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이, 이런거 못 입어요. 샤넨한테 소중한거잖아요. 자칫 더럽히기라도 하면." 샤넨이 히죽 웃더니 손을 저었다. "에이, 무슨 소리야. 너가 입어주면 이 녀석도 기뻐할거야. 뭐, 유품이라 고는 하지만 너 아니었슴 몇년이고 상자에 담겨 있었을거라구. 전혀 부담 가질 필요 없어. 자." 샤넨은 들고 있던 옷을 요타에게 건네 주었다. 잠시 머뭇거리며 옷과 샤넨을 번갈아 보던 요타는 샤넨이 길게 미소를 짓자 결국엔 옷을 받아 들이고말았다. 샤넨이 웃으며 말했다. "자자, 어서 입어봐. 나 누가 이 옷 입는거 한번도 본적 없거든. 도와줄테 니까, 어서." 재촉을 하는 샤넨의 성화에 못이겨 결국 요타는 작게 한숨을 터뜨리고 말았다. 요타가 상의의 단추를 하나 풀어 내었다. 람기스. 화려하기 짝이 없는데다가 크기도 상당해서 주변에 있는 다른 펍들에게 무서울 정도의 압박감을 주는 거대한 간판을 보며 요타는 잠시 할 말을 잃고말았다. 펍이라고? 이게? 어딜 봐도 고급스러운 귀족가의 저택으로 보이는 흰색의 멋드러진 건물을보며 요타는 작게 한숨을 토해냈다. 건물의 크기는 상당해서 정말로 왠만한 귀족들의 저택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정도였다. 더구나 건물의 앞으로 펼쳐진 정원이라니... 건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부터 정복을 입은 사내들이 서서 그 존재감을어필 하듯이 주위를 노려 보고 있었다. 술에 취한 주정꾼 정도는 한손가락으로 가볍게 잡아 던질듯이 커다란 덩치들이었다. 샤넨이 말했다시피 람기스는 고급 펍으로서 상대하는 손님으로는 귀족들이나 한세력 하는 집안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안녕하세요~" 긴장하고 있는 요타의 허리를 손으로 둘러서 당기면서 정문으로 다가간 샤넨이 두명의 사나이들에게 애교있게 인사를 건냈다. 그들은 잠시 샤넨을쳐다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꽤 빨리 왔군." "에헤, 제가 늦을리가 있나요." 사나이가 이번엔 요타를 보며 물었다. "이 아이는?" 샤넨이 냉큼 대답했다. "동행이에요." "동행?" "예. 오늘 일 끝나면 여기서 저녁 식사를 할 생각이거든요." 사나이가 잠시 고개를 갸웃 거리더니 품에 들고 있던 장부를 꺼내들었다. 그가 장부를 펼쳐 보이더니 그 위로 쓰여진 여러개의 이름들을 하나씩 눈으로 읽어갔다. 잠시 후, 그가 장부를 탁. 접었다. "분명히 예약이 되어있군." "헤헤. 당연하죠." 두 손을 마주 붙이며 샤넨이 고개를 살짝 숙이며 웃었다. "방해된다. 빨리 들어가." 사나이가 미간을 좁히며 문을 열어 주었다. 샤넨은 그런 사나이들에게 다시 한번 애교 만점인 미소를 보내 주었다. 요타와 샤넨이 문 안으로 들어서자 마치 둘에게 들으라는 듯이 사내들이 말을 주고 받았다. "쳇, 요즘은 저런 창녀까지 람기스의 손님인가." "한 때 벌어서 즐기자는거지. 뭐, 저러다 언젠가 후회하는 날이 올거야." "창녀 따위를 쓰다니. 이러다 람기스의 품위가 땅을 기는거 아냐?" 비정상적으로 귀가 좋은 요타는 물론이고 샤넨 까지도 확실하게 들을 정도로 큰 소리였다. 발끈한 요타가 몸을 돌리려는 찰나, 갑자기 샤넨이 요타의 팔을 덥썩 잡았다. 그리고는 히죽 웃으면서 요타에게 귓속말로 나직하게 말했다. "상관하지 마. 괜히 트집 잡는거야." "하지만..." "저런 녀석들 따위, 상대하는게 더 바보 같은 짓이라고. 더구나 저 말에 화를 내면 녀석들의 말을 인정한다는 뜻이잖아?" "......" 요타가 고개를 숙이더니 주먹을 쥐었다. 샤넨만 아니었다면 당장에 달려가서 턱을 가루로 만들어 버렸겠지만, 싱글싱글 너무나 밝게 웃고 있는 샤넨의 얼굴을 보자니 그럴 마음도 사라지고 말았다. 요타가 길게 숨을 들이 마시더니 단숨에 내뱉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면서 미소를 지었다. "저 배고파요." 샤넨은 싱긋 웃었다. "자, 들어가자." "예약?" 대륙을 한바퀴 횡단하고 지금 막 돌아온 여행자 마냥 흙이 잔뜩 묻은 망토와 바람을 막는 후드로 온 몸을 감싸고 있던 그는 힐끔 고개를 들어서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두 사나이를 쳐다 보았다. 사나이 중에 하나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무척 아니꼬운 표정으로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여행자를 내려다 보았다. "그래. 예약이 없으면 못들어가." 손님이 아닌 자에겐 털끔 만큼의 예의도 보일 필요가 없다는건지 그가 온몸의 근육들을 내보이며 말을 했다. 여행자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물었다. "펍에 들어가는데 무슨 예약이 필요하다는 거지?" "우린 필요해." "펍 주제에 별게 다 필요하군." 겁대가리를 상실 한건지, 아니면 그런게 애초에 없는건지 여행자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을 했다. 그리고 그런 그의 표정과 말은 사나이들의 살어름같은 자존심을 건드리기에 충분했다. 두 사나이 중에 머리의 숱이 적다 못해서 거의 없는 사나이가 갑자기 인상을 일그러 뜨리더니 단숨에 손을 뻗어서 여행자의 멱살을 움켜 쥐었다. 얼마나 세게 움켜 쥐었는지 여행자는 숨이 막히는듯 켁켁거렸다. 그리고 사나이는 마치 종이짝이라도 되는지 여행자를 번쩍 들고는 정문 저편의 땅바닥을 향해서 내던졌다. 쿠당! 여행자가 멋드러지게 땅에 나가 떨어졌다. 탁탁, 손을 턴 사나이가툇! 침을 뱉더니 거만한 눈으로 여행자를 쏘아 보았다. "어디 감히 그런 꼬라지로 우리 람기스에 들어올 생각을 하는거야? 당장 꺼지지 않으면 흠씬 두들겨 패..버릴...." 말을 하던 사나이의 입이 갑자기 거짓말 처럼 멈추더니 다물어졌다. 그는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여행자를 쳐다 보았다. 아니, 정확히는 여행자의 뒷편으로 갑자기 나타난 두개의 존재를 보고는 그런 행동을 한 것이었다. 온통 흰색의 망토로 온 몸을 덮고 있는 사나이들. 그 망토엔 분명히 하와크의 상징이 그려져 있었다. "아야야.." 여행자가 땅에 떨어지면서 부딪힌 엉덩이를 털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404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50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13 12:56읽음:778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50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펍 안에 들어선 요타는 다시 한번 놀라고 말았다. 도저히 펍이라는 단어가지고는 설명을 할 수 없는 광경들 때문이었다. 고급스러운 대리석으로반짝이는 바닥과 화려하기 짝이 없는 조명. 그리고 예술가가 만들어 내기라도 했는지 너무나 세련된 공간. 단순히 펍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무리가 있는 곳이었다. 정문에서 그렇게자만에 찬 얼굴로 사나이들이 건방을 떨어댄 것도 사실 다 이유가 있었던것이었다. 이런 곳에서 일을 한다면 그 정도 자부심은 충분히 가질 수 있으리라. "내 차례는 아직 멀었네." 천장에서 가장 밝은 빛이 내려오는 펍의 중앙. 홀에는 한 여인과 다섯 명의 악단이 듣기에도 즐거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빛이 닿는 무대는 무척밝았지만, 무대 외의 공간. 즉, 손님들이 자리 하는 테이블 쪽은 어두웠다. 아늑한 분위기였다. 잠시 펍 입구에 서 있자 저쪽에서 르카가 나타났다. 르카는 주인을 의식했는지 달려오진 않았지만, 걸어오는 속도나 달려오는 속도나 그게 그거라서샤넨과 요타를 웃게 만들었다. 둘에게 다가 온 르카가 말했다. 여전히 말은 더듬고 있었다. "어.. 어서와." "자리는?" 샤넨의 물음에 르카가 안쪽을 가리켰다. "무대가 가장 잘 보이는 곳으로 잡았어요. 그.. 그보다.. 옷 정말 잘 어울 려.." 어째 샤넨에게 말할 때와 요타에게 말할 때의 어감이 너무나 틀렸다. 요타는 자신의 옷을 한번 돌아보더니 베시시 웃었다. "응. 고마워. 이거 샤넨거야." "에? 누나한테 이런 옷이 있었어?" "어이. 꼬마. 그건 무슨 의미지?" "누나가 생각하는 의미." "이게!" 팔을 걷어 붙이며 샤넨이 과장되게 팔을 치켜 올렸다. 르카는 그런 샤넨의주먹을 살짝 피했고, 옆에 있는 요타는 둘을 보면서 아하하. 작게 입을 벌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때 문쪽에서 작게 종소리가 울렸다. 또 다른 손님이 들어 온 것이었다. 르카가 서둘러 안쪽의 한 테이블을 가리키더니 말했다. "저기가 예약석이야. 가서 앉아 있어. 금방 갈게. 어서 오십쇼!" 마지막 말은 방금 들어 온 한 손님을 향한 말이었다. 르카가 문 쪽으로 달려가자 샤넨은 요타의 팔짱을 끼고는 히죽 미소를 지었다. "자, 갈까?" 요타는 싱긋 미소로 답해주었다. 펍 안에 사람은 꽤 많았지만, 펍의 수준을 보여주는건지 노래 소리를 제외하면 펍 안으로는 작은 속삭임 소리 정도 밖에 들려오지 않았다. 자신들의품위를 위해서인지 그들은 술을 마신다는 것 보다는 이야기를 즐기고, 들려오는 노래를 즐겼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가 과히 싫지 않은 요타였다. 르카가 준비해준 자리는 과연 자랑을 할만한 곳이었다. 무대가 정면으로보이는 자리였는데, 테이블이나 의자도 다른 자리보다 고급스러웠다. 자리에 앉은 샤넨은 주위를 한번 돌아 보더니 요타에게 속삭였다. "르카가 애 좀 썼나봐. 여기 특석이야." "정말요? 그럼.. 더 비싸지 않나요?" "글쎄. 내 주머니 사정은 나 보다 르카가 더 잘 알고 있으니까. 알아서 해주겠지." "얼만데요?" 샤넨이 머쓱하게 웃더니 손가락 하나를 치켜 들었다. 요타가 깜짝 놀라서되물었다. "금화요!?" "으..응." "그렇게 비싸요?" 금화 하나는 은화 백개. 즉, 100 시르피에 해당하는 돈이다. 샤넨이 아무리 벌어봤자 한달에 금화 하나 이상은 못 벌터. 즉, 하루 저녁 한끼로 한달치 월급을 모조리 써버릴 정도로 람기스는 고급스러운 펍이란 소리였다. 요타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자 샤넨은 요타의 볼을 살짝 잡더니 흔들었다. "괜찮아괜찮아. 이래뵈도 나 모아둔 돈이 꽤 된다고. 더구나 나도 한번쯤 은 이런 고급스러운 펍에서 멋드러지게 저녁 식사를 해보고 싶었어. 뭐, 요타 덕분에 소원풀이 한 셈이니까, 그런 얼굴 하지 말라구." 요타는 차마 샤넨에게 말을 하지 못했다. 단지 고맙다는 표시로 간신히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그때 르카가 다가왔다. "누나. 누나 차례야." 샤넨이 고개를 들더니 무대 쪽을 보았다. "벌써? 오늘은 꽤 빠르네." "한명이 빠졌거든. 그래서 말인데. 주인이 오늘 저녁은 공짜로 대접할 테 니까 몇곡 더 불러달래." 그 말에 샤넨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뭐? 정말!?" 갑자기 얼굴을 펴며 환한 얼굴을 하던 샤넨이 문득, 요타를 보더니 뒷머릴긁적이며 아하.. 얼굴을 붉히며 웃었다. 말은 그렇게 해도 금화 한개라는거금을 쓰는게 부담이 되긴 했었나보다. 요타가 싱긋 웃었다. "잘 됐네요." "응. 정말 잘됐어." "자자, 서둘러." 르카의 재촉에 샤넨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요타에게 살짝 윙크를하더니 무대 위로 올라갔다. 그녀가 무대 위로 올라서자 잠시 홀 안이 웅성거렸다가 다시 잠잠해졌다. 르카는 요타가 앉아 있는 테이블에 몸을 기대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누, 누나 노래는 최고야. 오늘 온 사람들 중에 절반은 누나 노래를 들으 러 온 사람일 정도거든." "응. 나도 샤넨의 노래는 정말 좋아." 요타는 고개를 끄덕이며 무대 위의 샤넨을 올려다 보았다. 무대 위에 올라선 샤넨은 미리 준비된 의자에 앉더니 뒤에서 음악을 준비하고 있는 악단에게 살짝 고개를 숙여서 인사를 했다. 그리고 곧이어 노래가 시작 되었다. 작은 피리의 음이 펍 안을 채우고, 그 뒤를 이어 기타의 퉁명스런 소리가울려 퍼진다. 그리고 그 사이로 이번엔 샤넨의 음성이 이어졌다. 어딘가애처로운면서 우울한 음성. 하지만 힘이 있고 동시에 서글프다. 샤넨의 노래는 듣는 이의 마음을 너무나 감상적으로 바꾸는 힘이 있었다. 요타는 턱을 괸채로 무대 위의 샤넨을 올려다 보았다. 샤넨이 노래를 부르며 힐끔요타를 바라 보더니 싱긋 미소를 지어 주었다. 요타도 그런 샤넨에게 미소를 보냈다. "......" 홀의 구석. 펍에서 가장 외곽에 있는 구석진 테이블에 홀로 자리를 잡은여행자는 묵묵히 고개를 들어 무대를 바라 보았다. 높고, 낮은 샤넨의 음성이 홀 안을 가득 채워나갔다. 그리고 노래가 끝났다. 짝짝짝.. 작지만,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내왔다. 이런 고급 펍에서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멈추고 음악을 들어주고 거기에 박수를 보내 온다는 것은 노래를 부른 샤넨에겐 최고의 찬사였다. 샤넨은 미소로서 그들의 박수에 답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샤넨의 음악이 이어졌다. 서글픈 노래. 밝은 노래. 조용한노래. 쾌활한 노래. 여러가지 노래들이 샤넨의 입에서 거짓말 처럼 이어져 나왔다. 사람들은자신들의 할 일을 잊은 채로 드넓은 평야에서 달에 반하고, 별에 반한 목동과 같이 샤넨의 음성에 넋을 잃었다. 그녀의 말과는 다르게 샤넨은 대단한 가수였다. "후우, 계속해서 부르니까 지치는걸요." 이마에 흐르는 땀을 흠치며 샤넨이 자신을 보고 있는 이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슬슬 끝을 낼 모양이었다. 그녀가 연속해서 부른노래만 무려 열 곡이니 지칠만도 했다. 샤넨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잠시 쉬어가도록 하죠." 그녀가 문득 시선을 내리더니 아래 테이블에 있는 요타에게 싱긋 미소를지었다. 어딘가 장난기 가득한 미소였다. 요타는 의아한 눈으로 샤넨을바라 보았지만, 샤넨은 자신이 지은 미소의 의미를 특이한 방법으로 요타에게 설명해 주었다. "혼자서만 부르니 따분한걸요. 그래서 잠시 손님 한 분을 모시도록 하겠습 니다. 박수로 맞이해 주세요." 갑작스런 이벤트에 사람들이 흥미로운 눈으로 샤넨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샤넨은 그 시선을 받아서 그대로 요타에게 건네 주었다. 요타가 주위를 한번 돌아보더니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샤넨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제 동행입니다만,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좀 서툴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즐 겁게 들어주세요. 요타. 자. " 샤넨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성금 앞으로 걸어서 요타와 르카가 있는 테이블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한 손을 앞으로 뻗었다. "아.. 저.. 저기." 요타는 어쩔줄을 몰라하며 당황했지만, 샤넨은 그런 요타에게 화사한 미소를 지어 주었다. "걱정마. 나도 같이 부를거야." "망치면.. 어떻해요.." 울상을 지으며 묻는 요타에게 샤넨이 한쪽 눈을 찡긋 감아 보였다. "다이어트 하는거지 뭐. 자, 어서." 샤넨이 다시 한번 재촉했다. 요타는 한참을 머뭇거렸지만, 결국엔 샤넨이내민 손을 잡고 말았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405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51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13 12:57읽음:811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51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높은 천장 위에서 아련하게 내려오는 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무대 위로 올라선 요타는 잔뜩 긴장을 했는지 보기에도 안절부절 못한 모습이었다. 무대를 아래서 올려다 볼 때와 위로 직접 올라와 내려다 볼 때의 무대의 높이는 상상외로 상당한 차이가 난다. 요타는 펍 안의 손님들이 한 눈에 들어오자 긴장감 서린 눈으로 샤넨을 바라 보았다. 샤넨이 손을 젓더니 슬쩍 요타의 귀에 입을 가져가 속삭였다. "걱정마, 평소대로만 하면 되니까." "네.. 네에.." 요타는 간신히 미소 비슷한 입 모양을 만들어 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시선을 앞 쪽으로 돌렸다. 자연스럽게 입에서 한숨이 나올뻔 했다. 시야 가득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 보고 있는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사실, 요타도 요타 나름대로 굉장히 놀라고 있었지만, 무대 아래 쪽에 모인 사람들도 무척이나 놀란 표정들이었다. 그냥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목을 단숨에 모아 버리던 레아드였는데, 그 얼굴에 몸까지 여자가 되더니 이젠 아예 속 까지 여성화 된 것이었다. 아무리 같은얼굴이라지만, 남자인척 할 때와 지금 과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었다. 더구나 샤넨이 갸볍게 매만져 주면서 해준 화장의 덕도 상당했다. 천장에서 내려오는 빛을 받아 요타는 강한 존재감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물론, 그게 요타의 자의는 아니었지만 사람들은 하던 대화 까지 모두 중단한 채로 넋을 잃은 눈으로 요타를 바라 보았다. "저.. 저." 그런 사람들에게 요타가 간신히 입을 열어 말을 꺼냈다. "잘 부르지 못하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꾸벅. 요타가 깊게 고개를 숙였다. 샤넨이 그런 요타를 보면서 싱긋 웃더니 뒤쪽의 악단에게 뭔가 손짓을 해보였다. 그러자 요타가 고개를 들자마자 뒤쪽에서 음악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요타가 최근 들어 샤넨에게배운 노래 중에 하나였다. 요타의 옆으로 다가온 샤넨이 히죽 미소를 지었다. "괜찮지? 마음 편히 가지라고." "아하.. 사실은 겁나요." "걱정마걱정마. 네 목소리라면 분명 다들 좋아해줄거야." 샤넨이 요타의 등을 탕탕 쳐주면서 웃었다. 그리고 샤넨은 빙글 몸을 옆으로 돌려서 요타에게서 조금 떨어졌다. 악단이 연주하는 음악이 어느새 이어지면서 노래를 부를 시기가 된 것이었다. 처음 시작한건 샤넨이었다. 언제 들어도 감상적이 되어 버릴거 같은 샤넨의 음성이 작게 펍 안으로 울려 퍼졌다. 하지만, 의외로 그녀의 목소리는 이상할 정도로 밝았다. 샤넨의 노래가 길어지자 요타는 작게 숨을 들이 마셨다. 숨이 막힐 것 같던 긴장감이 조금은 풀어지는 기분이었다. 어느새 자신의 차례가 바로 앞까지다가 왔다. "잘 해." 아래에서 요타 만큼이나. 아니, 요타 보다도 오히려 더 긴장해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던 르카가 작게 요타를 응원했다. 그러다 르카는 갑자기요타가 자신을 내려다 보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기 딴에는 혼잣말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요타가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고개를 내려서 자신을쳐다 본 것이었다. 요타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르카의 응원에 답례했다. 어느새 잔뜩 긴장했던 가슴이 편안하게 가라 앉았다. 힐끔 시선을 돌리자 샤넨이 자신을보고 있었다. 요타는 그녀에게 미소를 보내고는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모두가 자신을 바라 보고 있었다. 요타는 천천히 입을 벌렸다. 몸 깊은 곳에서 부터 올라오는 음을. 샤넨에게 그 동안 배워온 가사에 태우며 그녀는 그것을 밖으로 내보내는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청아하면서도 신비로운 음이 펍 안으로 흘렀다. "......." 르카는 넋을 잃은 듯한 눈으로 무대 위를 바라 보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며주변을 돌아 보았다. 르카의 입가에 마음 뿌듯한 미소가 자리 잡았다. 모두의 얼굴이 방금 전 자신과 다르지 않다는걸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무대 위에서 요타와 샤넨은 연이어 네곡이나 부른 덕분에 흠뻑 땀을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둘의 표정은 세상 그 무엇과 비교 할 수도 없을 만큼이나 밝았다. 처음 노래를 부를 땐 몇부분 실수도 한 요타였지만, 사람들의 반응이 좋자곡이 지날 수록 점점 더 자신감 있게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노래에선 기어이 뒷부분을 샤넨의 도움 없이 독주로 불러 버린 것이었다. 인간의 음성이라고는 도저히 납득 할 수가 없을 정도로 높게, 그리고넓게 퍼져 나가는 요타의 음성은 단숨에 르카의 넋을 빼 놓기에 조금의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헤헤. 혼자 불렀어요." 노래가 끝난 직 후, 침묵이 길어졌지만 무대 위의 두 사람은 무대 아래 쪽의 분위기 같은건 신경도 안 쓰이나 보다. 요타가 싱글벙글 웃으며 샤넨에게 말했다. 아무리 봐도 칭찬해 달라는 애교였다. 샤넨이 이마에 흐르는땀을 흠치며 히죽 미소를 지었다. "기분 좋지?" 샤넨의 물음 때문이 아니더라도 요타는 이미 기분 최고! 라는 미소를 만면가득히 짓고 있었다. 요타가 고개를 끄덕이며 샤넨에게 뭐라 말을 하려고했다. 그때였다. 짝.. 어디선가 나직하면서 둔틱한 소리가 들려왔다. 말을 하려던 요타나 샤넨. 그리고 르카는 한꺼번에 고개를 돌려서 그 쪽을 보았다. 펍의 가장 구석진자리. 무슨 죄라도 짓고 도망을 다니는건지 얼굴을 덮어 버릴 만큼이나 긴후드로 얼굴을 가진 한 여행자가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박수를 치고 있었다. 그는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몰려드는걸 전혀 개의치 않는지 끈기 있게 박수를 계속 쳤다. 펍 안의 사람들은 그 박수 소리에 마법에 홀렸다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것 처럼 고개를 들었다. 갑자기 박수 소리가 여러개로 늘어나더니 단숨에펍안을 가득 채웠다. "굉장해!" "엥콜~!" 휘파람 소리가 요란스레 울려퍼지고, 술에 취한 사나이들이 술 병을 들어올리며 거하게 소리를 지르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의 이런 박수는 요타와 샤넨에겐 최고의 찬사였다. 샤넨이 멋드러지게 고개를 숙이다가 옆에있던 요타를 보더니 요타의 팔을 잡아 당겼다. 요타는 놀란 얼굴로 사람들을 바라 보다가 샤넨의 부름에 정신을 차렸다. 요타가 황급히 샤넨을 따라서 허리를 깊숙하게 숙였다. "감사 합니다~" 우아하면서 화려하게 인사를 끝낸 샤넨이 이번엔 살짝 몸을 숙이며 사람들의 환호에 답례했다. 그리고 그렇게 펍 안의 환호는 계속 이어졌다. 노래가 끝나고, 요타와 샤넨은 애초에 세운 계획 대로 고급 펍. 람기스에서 멋드러진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람기스의 주인은 샤넨과 요타의 노래에 사람들이 정말 즐거워 하면서 환호를 한게 기분이 좋았는지 보기에도고급스러운 음식을 마구 만들어다 둘의 테이블 위로 올려 주었다. 덕분에음식을 나르던 르카가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아하하. 정말 기분 최고야~!" 샤넨이 하얀 거품이 탐스럽게 녹아 내리고 있는 맥주를 한잔 주욱 들이키고는 단숨에 숨을 토해내며 지금 자신의 심정을 유쾌하게 털어 놓았다. 요타도 기분이 좋은지 맥주를 홀짝거리며 마시면서 그런 샤넨을 보고 싱글싱글 웃었다. 샤넨이 이렇게 기분이 좋은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 둘이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근처에 있던 귀족가의 자식들이 마치 미리 약속이라도 해 놓은 것처럼 요타와 샤넨에게 가지 각색의 멋드러진 문구를 사용하면서 다가 온것이었다. 빈 손으로 오기엔 뭔가 성이 안 차는지 올 때마다 서민들은 감히 만져보기도 힘든 고급스런 술들을 선물로 가져왔는데 지금 샤넨이 이렇게 취한 이유가 그 때문이었다. 다가온 남성들을 모두 멋진 말들로 다시 자리로 돌려보낸 샤넨은 그 때부터 지금까지 저렇게 입이 벌어져서 웃고 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역시 직업 여성인지 취해는 있어도 정신은 말짱한 모양이었다. "뭐가 그렇게 좋아서 실실 거리는 거예요? 난 지금 너무 바빠서 정신이 나 갈 지경이라구." 새우며 생선이며, 신기한 과일 등을 잔뜩 쌓아올린 커다란 쟁반 두개를 요타와 샤넨의 앞에다 놓으면서 르카가 한숨을 터뜨렸다. 샤넨은 그런 르카를 보더니 르카가 가져 온 접시를 가리키며 물었다. "이건 뭐야?" "보면 몰라요?" 물론 얼핏 봐도 음식이라는건 간단하게 추론 할 수 있는 샤넨이다. 샤넨이묻고 싶은건 이게 음식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갑자기 왜 나왔냐는 것이었다. 이미 샤넨과 요타가 해치운 음식만 상당량이어서 푸짐하게 테이블로왔다가 뼈만 남아서 돌아간 접시만 몇개였다. 샤넨이 뒷머릴 긁적이며 바 쪽을 힐끔 보았다. "주인이 정말 기분이 좋은가 보네. 한턱 낸다고는 했지만, 이렇게 거창하 게 할 줄은 몰랐어." "엥? 그건 무슨 소리에요?" 르카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여기 주인 깐깐한거는 누나도 다 알면서 그런 말을 해요? 주인이 낸 한 턱은 아~~~까 끝났다구요. 계산해보면 정말 딱 금화 하나 어치 였을걸?" "뭐? 자.. 잠깐만. 그럼 이건?" 샤넨이 푸짐하게 차려진 쟁반을 보며 되물었다. 아무리 봐도 반짝이는 고급스러운 자태가 절대 몇푼 짜리 물건이 아니었다. 더구나 두개라니.. 한달 월급이 단숨에 하늘로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르카는 별 대수롭지 않다는듯 손을 저으면서 말했다. "헷, 누나 주머니 사정은 내가 가장 잘 안다고 했잖아요. 걱정 마요. 누나 랑 요타 노래에 감동을 했다는 어떤 사람이 내준 돈으로 시킨거니까." "어떤 사람?" 르카가 손으로 펍의 구석 쪽을 가리켰다. "응. 저기에 앉아 있는....어라, 없네? 방금 전 까지 있었는데.." 르카가 가리키는 자리엔 반쯤 비워진 맥주 한 잔이 덩그라니 올려져 있을뿐이었다. 르카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뒷머릴 긁적이며 말을 끝맺었다. "하여간, 그 사람이 내줬으니까 괜한 돈 걱정은 다 접어둬요." "도대체 얼마나 내 줬으면 너가 그런 말을 하는거니?" "헤헷. 비밀이야." 아무래도 받은 돈이 좀 많은게 아닌가보다. 이래서 문제란 말야. 돈 귀한 줄을 모르는 녀석들 같으니라고.. 마음 속으로 귀족들을 한바탕 욕을 하는 샤넨이었지만, 어쨌건 덕분에 돈걱정은 하지 않게 되어서 마음은 편해졌다. 샤넨이 히죽 웃으며 번쩍 손을치켜 들었다. "좋아~! 오늘은 코 삐뚤어지게 마시는거야!" 와우~! 르카가 샤넨의 외침에 기꺼이 손을 들어 주었다. 요타는 그런 둘을보면서 즐겁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 요타는 시선을 돌려 르카가 가리켰던 그 자리를 보았다. 분명 기억대로라면 아까 박수를 처음에 쳐 줬던그 사람일 것이다. 요타는 궁금한 마음에 그의 얼굴을 떠 올려보려 했지만, 아쉽게도 후드로가려져 있어서 알아 낼 수는 없었다. '누굴까?'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407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52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13 12:57읽음:1062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52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요타가 람기스의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며칠이 지났다. 그 뒤의 시간들은 요타에게 화살 처럼 빠르게 지나갔는데 그 이유는 모두 르카가 가져온한장의 편지 덕분이었다. 편지를 처음 뜯어보고 읽던 샤넨이 기뻐하던 얼굴은 며칠이 지난 지금도너무나 생생하게 기억에 남았다. "최고야!! 요타, 넌 내 행운의 여신인가봐!" 요타를 번쩍 안아서 빙글빙글 돌리며 환호성을 질러대며 샤넨은 너무나 기쁜 나머지 눈가에 그렁그렁 눈물을 달고 있을 정도였다. 울면서 저리 기뻐한다는게 어딘가 이상해 보였지만, 그녀의 손에 쥐어져 있는 편지의 내용을 보자면 이런 샤넨의 행동이 결코 이상한건 아니었다. 편지엔 꽤 많은 글자들이 나열이 되어 있는데, 간단하게 함축하면 내용은이랬다. - 우리 람기스의 무대에 서 주십시오. 즉, 여지껀 처럼 한달에 두번 와서 부르는게 아니라 완전히 취직을 해달라는 말이었다. 수년간 펍과 술집들을 근근히 돌아가며 노래를 불러오던 샤넨에겐 눈물을 쏟아도 한 통은 쏟아 부어야 할 정도로 감격스러운 일이었다. "잘 됐어요. 정말." 자신을 끌어 안고 엉엉 우는 샤넨을 다독거려주며 요타는 싱긋 미소를 지어 주었다. 샤넨은 직업이 생기더니 여지껀 해 왔던 불규칙한 생활을 청산하고 갑자기집 안에 있던 빈 방을 하나 정리했다. 그리고는 근처 술집에서 일을 하며살아가던 르카를 위해서 그 방을 내주었다. 여태껀과는 다르게 규칙적으로돈이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람기스의 주인이 계약금이라 준 돈도상당한 양이어서 르카 한 명 정도를 집 안에 두는건 쉬운 일이었다. 오래 전부터 르카가 술집에서 사나이들에게 심부름이나 하다가 괜한 주정뱅이들에게 휘말려 욕을 먹는걸 보고 집에 오게 해야지.. 하고 생각을 해왔다가 이번에 각오를 굳히고 일을 벌인 것이었다. 르카도 무척 기쁜지 샤넨이 우리 집으로 오지 않겠냐는 제의를 하자 무척이나 기뻐하면서 몇번이나 환호성을 질렀었다. 아마도 그 환호성의 어느 정도는 요타 때문이었을거다. 그렇게 해서 결코 크지는 않은 집이지만, 샤넨. 요타. 그리고 르카가 살게되었다. 샤넨과 르카는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 듯이 어느날 갑자기 자신들의앞에 나타난 요타를 무척 친근하게 대해줬다. 요타도 그런 둘에게 언제나밝은 미소로서 답을 해주었다. 하지만, 가끔 홀로 있을 때면 요타가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생각에 잠기는걸 샤넨과 르카는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무슨 사정이 있는가 보다.. 라고 생각을 했지만, 둘은 굳이 요타의 마음을 건드리면서 까지 그걸물으려 하진 않았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샤넨의 노래는 람기스에서 대인기를 누려서 이미 르카에게 몇군데 다른 고급 펍에서 자신들의 가게로도 한번 오지 않겠냐는 제의가 들어와 있을 정도였다. 그야말로 모든 일이 술술 놀라울 정도로 쉽게 풀려나갔다. "하아암." 샤넨 덕분에 술집에 나가지 않게 된 르카는 홀로 집을 지키면서 무료하게하품을 했다. 주정뱅이 상대로 말도 안되는 억지를 들어 준다거나 더 심하면 얻어 터지기 까지 해서 술집엔 그리 정이 가지 않았지만, 이렇게 혼자서 집에 앉아 있다보니 지금쯤 자신이 없는 술집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그렇다고 르카가 하루 종일 이렇게 집 안에 앉아서 무료하게 하품이나 해대는건 절대 아니었다. "청소에 빨래에... 아침 점심 저녁.. 새끼 모두 내가 차리고.. 에, 또 뭐 가 있더라." 자신이 하던 일을 손을 꼽아가며 나열하던 르카가 다시 한번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고는 테이블에 길게 엎드렸다. 듣기에도 심드렁한 한숨 소리가 방 안으로 울려 퍼졌다. "아아~ 왜 나만 놔두고 간거야. 둘만 재미 보러 나가다니.. 시장 볼 거면 나도 데려가 달란 말야. 하다못해 짐꾼이라도 할테니까."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혼자 주절주절 떠들던 르카는 곧 그 사실을 깨달았는지 머리를 긁적이고는 이번엔 몸을 들어 의자에 등을 기대고는 길게 기지개를 켰다. "으휴, 청소라도 해야지. 심심해서 못 살겠다."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르카가 힘차게 팔을 뻗어서 나른한 오후의 잠기운을몸 안에서 내쫓았다. 그러다 르카는 슬쩍 시선을 거실로 이어지는 문 쪽으로 옮겼다. 뭔가... 인기척이? "누구세요?" 르카는 문 밖으로 인기척이 느껴지자 어리둥절 하면서 문 쪽으로 다가갔다. 샤넨과 요타가 돌아왔다고 생각하기엔 시간이 너무 이르다. 동네가 동네인만큼 르카는 문의 자물쇠는 그대로 놔둔채로 자신의 눈 위치에 자리 잡은가리개를 빼냈다. 조그만 구멍으로 문 밖의 풍경이 보였다. 르카는 구멍 안으로 눈을 들이 대며 밖을 보았다. 뭔가 어렴풋이 사람의모습이 보였다. "저, 누구..." 말을 하던 르카가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르카는 천천히 고개를 숙여서 문과 자신의 몸 사이를 보았다. 무언가 날카롭고 하얗게 빛나는 쇳덩어리가문을 단숨에 꿰뚫고는 자신의 왼쪽 옆구리 안으로 파고 드는게 보였다. 르카가 보고 있는 가운데 쇠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면서 다시 문 밖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르카는 뿜어지는 피가 문을 가득 적시는걸 볼수 있었다. 자신의 피였다. '누, 누나...' 갑자기 시야가 어두워지면서 다리에서 힘이 풀리는 기분을 느끼며 르카는그대로 쓰러졌다. "이거 괜찮다. 이거 사자." "불가요. 불가." "에? 어째서?" 정열적인 붉은 드래스를 들고 있던 샤넨은 옷을 한번 보더니 요타에게 되물었다. 요타가 극구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너무 야하다구요. 그런거.. 어떻게 입어요." "이 정도가 야해? 별로... 전혀 안 그런데." 샤넨이 옷을 이리저리 돌려 보더니 요타의 몸에 한번 대 보았다. 요타가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샤넨이 히죽 웃으며 말했다. "여자라면 이런 것도 한번 입어 봐야지. 멋있어 지기 위해 하는 노력은 절 대 헛된게 아니라고." "하지만... 오늘은 드래스가 아니라 평상복 사러 나온거 아닌가요?" ".....그런가?" 잠깐 재미로 요타에게 이것 저것 입혀 보다가 그만 원래 목적을 잊어버린모양이었다. 샤넨에겐 옷이 많았지만, 요타와는 체형이 다른데다가 옷들이 하나 같이 입기엔 상당한 용기를 내야 할 만큼이나 노출이 심해서 어쩔수 없이 집에서 입을 수 있는 평상복을 사기 위해서 둘은 이렇게 옷을 사러 시장을 나온 것이었다. 요타는 미리 점찍어둔 옷이 있었는지 샤넨이 이번엔 평상복을 골라보자고말을 하자 재빨리 세네개의 옷을 가져왔다. 요타가 그것을 자신의 몸에 맞춰보며 미소를 지었다. "어때요?" "...애 같애." 요타가 볼을 부풀리며 대꾸했다. "애 맞아요." "그렇다고는 해도 너무 개성 없는거 아니니? 이렇게 예쁜 얼굴인데. 여자 는 스스로 가꾸지 않으면 언제까지라도 아름다워질 수 없는거야." "나이 더 먹으면...요." "뭐, 그러면 그걸로 사기로 할까. 저기요, 여기 얼마죠?" 샤넨이 품 안에서 돈을 꺼내며 주인 쪽으로 다가갔다. 그 사이 요타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이를 더 먹으면...이라. 천년이 지난다고 해도 지금과 달라질게 조금이라도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옷의 값을 치룬샤넨이 싱글거리며 요타에게 다가왔다. "너가 그런 싼 옷을 사는 바람에 돈 많이 남았어. 이걸로 뭐 할까?" 요타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냉큼 대답했다. "맛있는거 사요." "맛있는거? 어떤거?" "곧 저녁이잖아요. 르카 혼자 집 지키고 있어서 심심해 할텐데 맛있는거 잔뜩 사 가지고 가서 놀래켜줘요." 요타의 말에 샤넨은 갑자기 짖궂은 미소를 지었다. "뭐야, 르카랑 언제부터 그렇게 친해진거야? 밖에 나와서도 르카를 찾다니 말야, 이거 부럽잖아아~" "예? 무, 무슨... 그런거 아녜요." "어라? 얼굴 빨개지는거 보니 더 이상하네?" 말을 더 하다간 샤넨이 계속 놀릴거 같아서 요타가 슬쩍 고개를 돌렸다. 그런 요타에게 샤넨이 싱글 웃으며 말했다. "아하. 농담이야. 농담." "몰라요." "농담이라니까 그러네. 자, 얼굴 풀고. 슬슬 네 말대로 저녁도 되고하니 그만 나가자. 르카 사다줄 먹거리라면 집 가는 길에서 살 수 있으니까 가면서 사도록 하고." 요타의 등을 탁탁 밀면서 샤넨이 친근감 있는 미소를 지었다. 어느새 푸른하늘이 붉게 물들어가는 시간이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488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53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15 11:24읽음:850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53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가게를 나온 샤넨과 요타는 느긋하게 집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해는 이미건물들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지만, 하늘은 고운 빛으로 저녁 노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사람들이 각기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자신들의 가정으로 돌아가는 사이,요타와 샤넨도 가벼운 잡담을 하면서 그들만의 집으로 발을 옮겼다. 샤넨은 요즘 람기스에서 자신에게 홀딱 빠진 몇몇 귀족 청년들에 대해서말을 늘어 놓으며 깔깔 웃었다. 샤넨의 말에 따르면 그 청년들은 그야말로눈이 뒤집혀서 샤넨을 따라 다닌다고 하지만, 정작 샤넨은 그런 청년들의열정을 애들 장난으로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요타가 넌지시 물었다. "마음에 드는 사람 있으면 잡지 그래요?" 그러자 샤넨이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돼. 그 녀석들 지금은 나한테 홀딱 반했다고 생각하는지 몰라도, 귀족이란 것들은 애초에 가슴하고 머리하고 따로 노는 존재들이라고. 내 가 이렇게 흥흥 거리면서 거리를 두니까 그렇게 열을 내며서 날 쫓아다니 는거 뿐이지. 막상 내가 한 녀석 붙잡고 결혼하자고 하면 그땐 아마 녀석 이 도망가 버릴걸?" "그런가요?" "남자란 족속이 다 그렇다니까. 특히나 귀족들은 더 심하지. 뭐, 그 중에 아닌 녀석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막상 결혼하자고 하면 그쪽 부모가 가만 히 있을리도 없고... 그냥 선물이나 받으면서 놀리는게 최고야." "또 알아요? 사랑의 도피라도 하자고 할 사람이 있을지." "얘는. 지금 내 나이에 무슨 사랑의 도피니? 내가 미쳤어? 여지껀 벌어 놓 은 돈하고 집. 더구나 직업까지 버리면서 도망가게." 사람은 나이가 들면 사랑 보다는 현실이 앞서나 보다. 요타는 아하.. 웃음인지 한숨인지 모를 입모양을 만들어 내었다. 그렇게 둘은 가지 각색의 잡담을 하면서 길거리를 가로 질러갔다. 중간에서 르카에게 줄 먹거리를 푸짐하게 산 뒤에 대광장을 지나서 주택가를 돌아 샤넨의 집이 있는 골목의입구 까지 온 샤넨과 요타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아닌게 아니라 집과시장의 거리는 꽤 멀어서 걸어서 거의 한시간이나 걸릴 거리였기 때문이었다. 뒷골목이라고는 해도 입구여서 그런지 사람들이 부산하게 돌아다녔다. 대부분이 술집이나 그 관련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 누군가가 샤넨이 지나가자 아는 척을 해주었다. "여어, 샤넨. 요즘 재미 좋다고 하던데?" 샤넨이 그를 보더니 반갑게 미소를 지었다. "아저씨만 하겠어요. 돈 벌면 아줌마한테 가져다 주라고요. 맨날 술이나 마시지 말고." "하하하. 너 또 그 여편네한테 무슨 소리 들었구나?" 샤넨은 히죽 웃으며 그에게 손을 흔들었다. "조만간 아저씨네 갈게요. 그때 잘해줘요." "물론이지, 반갑게 기다리마!" 사나이가 오른 손에 쥐고 있던 술병을 든채로 손을 들어보이며 외쳤다. 샤넨은 못말리겠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사나이를 지나쳐 갔다. 옆에서 졸졸따라오던 요타가 슬쩍 물었다. "저 아저씨는 뭘 하시는 분인데요?" "응? 아, 시스텍 아저씨 말야? 그 아저씨는 구두 쟁이야. 이 근방에선 가 장 구두를 잘 만들지. 수도 전체를 통틀어도 세손가락 안에 들 만큼이나 실력이 좋아." "....." 그런 실력 좋은 사람이 왜 이곳에 살아요? 요타가 그런 눈으로 고개를 돌려서 시스텍 아저씨란 사람을 쳐다 보았다. 그는 느긋하게 짐수레에 앉아서 손에 들고 있던 술병을 한번씩 입으로 가져가고 있었다. 그러다 사람이지나가면 반갑게 웃으면서 인사를 건냈다. 사넨은 어깨를 으쓱이면서 대답했다. "사람이 너무 좋아서야. 괜히 빚 보증 같은걸 서줬다가 그 사람이 도망을 친 바람에 가지고 있던 재산을 모두 잃어버렸지. 그 전에는 제법 큰 가게 울 가지고 있었다고 해." "그래서 저렇게 술을 마시는거군요." 요타가 뭔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샤넨은 히죽 웃으며손을 저었다. "아냐아냐. 저 아저씨는 원래 술고래였다구. 집, 재산 모두 잃었어도 여전 히 명랑한 아저씨야. 이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몇 사람들 중에 하나지. 저 아저씨 부인인 에젠 아주머니도 무척 좋은 분이야. 나중에 소개시켜 줄게. 사과 파이를 무척 잘 하거든." 요타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앞서가는 샤넨을 뒤따랐다. 어쩐지 어둡기만 하던 뒷골목이 조금은 밝아 보였다. 처음엔 음침하기만 하고 질 나쁜 인간들이나 사는 곳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몇주간 있어보니 엄연히 이 곳도 사람이사는 곳이었고, 그 가운데 웃음이 있는 곳이었다. 요타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와 똑같이 건물들사이로 강 처럼 흐르는 듯한 하늘이 보였다. 지금은 붉은 강이었다. 탁. 앞서가던 샤넨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요타는 하늘을 보고 걷다가갑자기 샤넨이 멈춰서자 아슬아슬하게 간발의 차이로 샤넨의 등을 피해서몸을 꺽어 그녀와 부딪히는걸 면할 수 있었다. 요타는 샤넨이 갑자기 멈춘걸 이상하게 생각하며 그녀를 쳐다 보다가 그녀가 앞을 보고 있다는걸 깨닫고는 그녀의 시선을 쫓아서 자신들의 앞을 보았다. 양쪽으로 벽과 같이 길게 이어진 집들이 나란히 서 있어서 세명 정도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좁은 일직선의 골목. 그 반대편의 누군가가 서 있었다. 샤넨의 뒤에 있던 요타는 용케 어둠 속에서 그의 얼굴을 알아 볼 수있었다. 요타의 표정이 삽시간에 굳어버렸다. "뭐야, 시비거는거야?" 일직선의 골목에서 반대편에 누군가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라는 것 처럼서 있자 샤넨이 팔짱을 끼면서 소리쳤다. 이런 일은 뒷골목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나는 일이니 만큼 조금도 기가 꺽이지 않고 외치는 샤넨이었다. 하지만, 상대는 그녀가 아는 그 누구와도 다른 방응을 보였다. 스르릉. 그가 갑자기 허리 춤으로 손을 내리더니 어둠 속에서 보이지 않았던 검을뽑아 내었다. 단검을 들고 설치는 풋내기 정도는 많이 봐온 샤넨이었지만,사람을 보고 난데없이 검을 뽑아드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샤넨의 얼굴도요타와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굳어버렸다. 검을 뽑아든 그가 천천히 앞으로 다가왔다. 그늘 속에 가려졌던 그의 모습이 머리 위에서 희미하게 비춰지는 노을 아래로 나오자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대략 서른 전후의 나이로 보이는 사나이였다. 체격은 왜소하지만,그가 풍기는 압도적인 박력은 단숨에 샤넨과 요타의 몸을 묶어버릴 정도였다. 타탁.. 이번엔 뒤쪽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깜짝 놀란 샤넨과 요타가 뒤롤 돌아보자 앞쪽의 사나이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또 다른 사나이가 보였다. 그도 한 손엔 검을 들고 있었다. "뭐, 뭐야. 당신들?" 샤넨이 한손을 뻗어서 자신의 뒤에 있는 요타를 보호하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그녀의 뇌리에 순식간에 이런 일이 벌어 질 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들이 떠올라졌다. 하지만 그 중에서 지금 이 상황과 맞아 떨어지는 것은아무 것도 없었다. 그녀 자신은 그 누구에게도 원한을 사본 적이 없었다. 더구나 검을 들고 앞과 뒤를 포위 당할 정도의 원한이라면 더더욱 없다. "다가.. 다가오지마. 더 이상 다가오면 소리를 지르겠어!" 앞쪽의 사나이가 앞으로 천천히 발을 옮기자 샤넨이 빽,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소리를 지르면서도 그녀는 절망적인 기분이었다. 소리 같은거 질러봤자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건 그 누구보다도 그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 두려움에 질려서 다가오는 사나이를 덜덜 떨며 바라보기만 하던 샤넨의 눈동자가 한순간 커다랗게 변했다. 어느새 요타가 자신의 앞으로 나온 것이었다. 샤넨은 그런 요타를 향해 뭐라 말을 하려고 했지만, 요타가 먼저 입을 열어 말했다. 그녀의 입에서 나온 음성은 샤넨이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이나 차갑고 매서웠다. "멈춰." 차갑게 내뱉어진 단어는 이것 하나뿐이었다. 하지만, 그 효과는 샤넨이 던진 무수히 많은 단어들과는 차원을 달리했다. 요타의 살기와 서리가 내릴듯한 냉기에 다가오던 사나이가 멈칫, 그 자리에 멈춰섰다. 그는 요타를보고는 놀랍다는 얼굴을 해보였다. 요타가 연이어 말했다. "무슨 목적으로 검을 뽑은건지는 내 알바 아니지만, 허튼 짓을 할 시엔 사 정 봐주지 않겠어." "싸우겠다는 건가? 들고 있는 과일 샐러드와 튀김 요리로?" 앞쪽의 사내가 빈정거리며 말했다. 하지만, 의외로 요타는 그런 그의 반응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녀석은 자신의 살기를 느끼고도 이쪽을 얕보았다. 즉, 생각보다는 어리숙한 녀석이란 소리다. "게릴. 입 닥쳐." 그때 뒤쪽에 있던 사내가 무겁게 입을 열어 말했다. 아무래도 리더는 뒤쪽의 사나이 같았다. 잔뜩 자만해져서 검을 느슨하게 내렸던 게릴이란 녀석은 호된 질책에 검을 다시 치켜 세우면서 자세를 바로했다. 요타가 속으로혀를 차면서 뒤쪽의 사내에게 물었다. "내게 무슨 볼 일이지?"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489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54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15 11:24읽음:968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54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샤넨은 놀란 얼굴로 요타를 바라보았다. 요타는 그런 샤넨의 시선을 느꼈지만, 일부러 모른채 했다. 헛점을 보여도 그걸 그냥 놔둘 정도로 두 사나이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란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요타는인상을 찡그리며 뒤쪽의 사나이를 노려 보았다. 요타의 물음대로 사나이들은 과연 요타 때문에 이렇게 포위를 하고 검을 뽑은 모양이었다. 사나이가말했다. "듣기보다는 제법이군. 우리가 올 줄 알고있었나." 사나이의 말에 요타는 일부러 입을 다물었다. 그대신 머리 속으로는 맹렬하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던진 미끼를 상대방이 물어주는 덕분에 요타는그 짧은 대화로 몇가지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첫째, 녀석들은 샤넨이아니라 자신을 찾아 왔다는 것. 둘째, 검을 든 자세나 뿜어내는 기운을 볼때 절대로 쉽사리 물러갈 녀석들이 아니라는 것. 셋째,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녀석들은 자신을 찾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얘기하기가 편하겠군." 뒤쪽의 사나이가 게릴이라는 사내에게 눈짓을 했다. 그러자 게릴이 검을치켜 세우면서 앞으로 달려올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뒤쪽의 사내가 말했다. "죽어라!" 갑자기 터져 나온 고함성이 골목 안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동시에 게릴이 먼저 앞으로 달려왔다. 요타는 그를 향해 재빨리 손을 들더니 앙칼지게소리쳤다. "핫!" 짧고 날카로운 기합성과 함께 요타의 손 앞에서 무형의 거대한 힘이 모이더니 단숨에 공기를 찢으며 사나이에게 쏟아져 갔다. 그 강렬한 힘의 기운에 샤넨이 귀를 막으며 비명을 질렀다. "어딜!" 옆에서 들려오는 샤넨의 비명이 길게 이어지는 가운데, 요타는 입술을 깨물었다. 완벽하게 들어갔다고 생각한 자신의 일격을 게릴이란 사내가 벽을차고 위로 뛰어 오르면서 피해낸 것이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뒤쪽의 사내가 요타에게 육박해 들어왔다. 둘은 오랜 시간동안 같이 검을 다뤄왔는지 들어오는 시간과 방향은 완벽에 가까웠다. 도저히 피할 수도. 그리고공격을 할 수도 없었다. 앞과 뒤에서 번쩍거리는 검이 날아들자 요타는 절망감에 휩쌓였다. 자신이야 공격을 당한들 상관이 없었지만, 옆에 있는 샤넨도 자신과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더 절망스럽게도 공격을해오는 사나이들의 검은 자신이 아닌 샤넨에게 향해져 있었다. 샤넨은 바람과도 같이 빠른 속도로 자신에게 날아오는 죽음의 빛을 거의 느끼지 못한 듯 커다랗게 눈을 뜬채로 가만히 서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엎드려!!" 어디선가 소리가 들려왔다. 요타는 그 소리에 아득해지는 정신을 간신히잡아 세울 수 있었다. 요타가 거의 돌진 하듯이 샤넨에게 달려들면서 그녀의 허리를 잡아 같이 땅에 쓰러졌다. 그리고 그 위로 두 사나이의 검이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들의 일격은 마무리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런.. 제길!" 땅에 쓰러진 요타와 샤넨을 한꺼번에 찌를려고 검을 치켜 세웠던 게릴이난폭하게 검을 거두면서 옆으로 피했다. 갑자기 어디선가 단검이 날아왔기때문이었다. 게릴과 또 한명의 사나이는 갑자기 날아오는 단검에 혀를 차면서 자신들의앞에 쓰러져 있는 요타와 샤넨을 그대로 둔 채로 뒤로 몸을 피했다. 그 뒤로 몇개나 되는 단검이 날아와서 그들이 요타와 샤넨에게 다가가는걸 막아섰다. 게릴이 어두운 골목 안으로 소리쳤다. "누구냐! 모습을 드러내라!!" 보이지 않는 상대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 그 점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지 게릴과 사나이는 앞에 쓰러져 있는 요타와 샤넨을 보고도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 그때 어둠 속에서 뭔가가 둘에게 날아왔다. 핑그르르 회전을 하며 날아오는 그것을 게릴이 거칠게 소리를 치며 내리 쳤다. "이 자식! 장난은 그 쯤에서.. 으엇!?" 날아오는 물체를 검으로 내려치면서 소리를 치던 게릴이 갑자기 헛바람을들이 마시며 뒤로 물러났다. 자신이 내려친 물건이 쉽게 깨지면서 그 안에서 뭔가 액체가 튀어 나온 것이었다. "여.. 염산!?" 자신의 몸에도 몇방울 튀었다고 생각했는지 게릴이 화급히 몸을 돌아 보았다. 역시 염산인지 그의 생각대로 그의 옷에서 하얀 연기가 새록새록 생겨났다. 게릴이 놀라서 비명을 지르며 옷을 벗으려고 하자 옆에 있던 사나이가 혀를 차며 외쳤다. "그만둬! 단순한 연막이다!" "뭐.. 뭐야?" 그러고보니 어느새 골목 전체가 뿌연 연기에 뒤덮여 있었다. 사나이와 게릴은 곧이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연막 안에 서 있게 되었다.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일격을 대비하고 둘이 잔뜩 경계를 했다. 연막을 사용한다는 말은 연막 안에서의 싸움에 그 만큼 익숙한 녀석이라는 소리다. 이쪽은 연막 같은건 사용해 본 적이 없어서 게릴은 물론이고 또 다른 사나이도 섯부르게 움직이지는 못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한줄기 바람이 불어왔다. 골목을 가득 채웠던 연막은 바람이 불어오자 금새 흩어지면서 사라졌다. 이윽고 게릴의 앞으로 골목의 전경이 드러났다. 게릴이 거칠게 욕설을 내뱉았다. "이런, 제길! 도망쳤잖아!" 뒤에 있던 사나이가 검을 거두고는 주위를 돌아 보았다. 인기척을 느껴 보려는 생각이었지만, 근처에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검으로 허공을 치면서 성을 내는 게릴을 타일렀다. "됐어. 그 쯤해 둬. 이 뒷골목을 빠져 나가는 길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 가 아니더라도 다른 녀석들이 발견하겠지." "쳇, 제기랄. 다 잡은걸 놓치다니." "서둘러. 우린 이 근방 입구를 막아야 하니까." 게릴은 거칠게 검을 거두었다. 그리고 곧, 둘의 모습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하악..! 하악...!" 얼마나 달려온건지 샤넨은 숨이 끊길 듯이 가슴을 쥐어 짜면서 숨을 몰아쉬었다. 요타는 의외로 체력이 많은건지 전혀 지친 기색이 아니었지만, 괴로워 하는 샤넨을 보고는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런 둘의 앞으로 한 여행자 차림의 사람이 서 있었다. 후드를 깊게 눌러 써서 간신히 턱정도가 보이는 사람이었다. 요타는 그를 보고는 며칠 전에 펍에서 만난 사람이란걸 알 수 있었다. 여행자는 체력의 한계에 도달했는지 땅에 주저 앉아서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샤넨을 내려다 보고는 혀를 찼다. '간발의 차로 포위를 당한건가.' 그는 주위를 돌아보더니 인적이 뜸하고 왠만해서는 사람들이 오지 않을 법한 구석진 곳으로 걸어갔다. 뒤에 있던 요타는 더 이상 걷지 못하는 샤넨을 부축해서 그를 따랐다. 절대 절명의 위험 속에서 구해준 사람이니 일단은 믿고 따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골목의 사이에 생긴 기형적인 공간. 원래는 집이 들어 서야 했지만, 미처집은 지어지지 못했고, 그래서 골목 사이에 생긴 공터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겐 거의 보이지 않았다. 공터에 도착하자 요타는 조심스레 샤넨을 땅에앉히고는 그 옆에서 그녀를 걱정스런 안색으로 돌보았다. "괜찮아요?" "하아... 뭐..? 아, 응. 괜..후우. 괜찮은거 같아. 너무... 뛰어서 숨 쉬 기가... 하아.. 힘들.. 뿐이야." 숨을 몰아쉬면서도 그녀가 힘겹게 미소를 지어 주었다. 요타는 샤넨에게좀 더 쉬라고 말을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들을 구해준 여행자에게다가갔다. 너무 급하게 도망 나오는 바람에 구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도 미처 하지 못했다. 요타는 주변을 돌아보며 생각에 잠긴 그에게 다가가서 깊게 고개를 숙여 감사의 인사를 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정말 큰 일을 당할 뻔 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할 필요 없어. 아직 끝난게 아니니까." "....!?"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던 요타는 머리 위로 들려오는 음성에 그대로 굳어 버렸다. 그녀가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여행자는 그런 요타를보고는 씁쓸하게 웃더니 손을 들어 얼굴을 가리고 있던 후드를 뒤로 넘겼다. 후드 사이로 이제 겨우 17~8세나 되어 보이는 소년의 얼굴이 나타났다. 샤넨은 자신들을 도와준게 소년이라는데 놀라웠는지 소년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요타는 그런 그녀와는 다르게 잔뜩 경계심을 돋우며 뒤로 물러났다. 그녀의 입에서 소년의 이름이 짧막하게 흘러 나왔다. "바크.." 소년은 바로 바크였다. 바크는 요타를 힐끔 보더니 그녀의 날카로운 시선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 흘렸다. 요타는 자신들이 지금 쫓기고 있다는 사실도 잊었는지 두 주먹을 쥐고 몸을 꼿꼿이 세우며 소리쳤다. "너.. 날 미행하고 있었어?"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561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55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17 13:20읽음:651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55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바크가 요타의 비명과도 같은 물음에 냉담하게 대답했다. "궁을 나가지 말라고 경고했는데도 내 말을 어기고 나간건 너야." "미행 했었어?" 요타의 음성이 낮아지고, 그리고 그만큼 싸늘해졌다. 바크는 입을 다물었다. 바크가 한참이 지난 뒤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언제 부터?" 바크는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처음 부터." 요타의 얼굴에 노한 기색이 역력히 나타났다. 그녀는 잠시 바크를 노려 보더니 이윽고 이를 갈면서 손을 치켜 들었다. 단숨에 그녀의 손이 바크의얼굴을 향해 날아 올랐다. 뒤에서 바라 보고 있던 샤넨은 짧고 날카로운 파공성이 울려 퍼질거라고생각했지만, 그녀의 예상과는 다르게 소리는 울리지 않았다. 바크가 날아오는 요타의 손을 잡아 버린 것이었다. 요타는 바크의 손에 잡힌 손목을거칠게 당겼지만, 그녀의 힘으로는 바크의 손을 뿌리 칠 수가 없었다. 요타는 바크를 보며 소리쳤다. "나쁜 자식!!" "...." "나쁜 자식!!" 두번째 외침은 어딘가 울먹이는 소리가 담겨져 있었다. 요타는 바크에게손목을 잡힌 채로 거칠게 몸부림을 쳤다. 한참 그런 요타를 바라보던 바크는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면서 요타의 손목을 놔주었다. 요타는 재빨리뒤로 물러서더니 바크를 죽일 듯한 눈으로 노려 보았다. 그때 바크가 말했다. "어린애 같은 투정은 이제 그만둬. 너 때문에 몇명이 더 다쳐야 정신을 차릴거냐?" 요타는 바크를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을 것 같다는 눈을 하고 있다가 바크의 말에서 누군가 다쳤다는 소리에 잠시 표정을 바꿨다. 그녀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바크가 연이어 말했다. "너희들 말고도 벌써 그 르카라는 아이가 당했어. 그리고 지금 우리도 그 꼴이 될 위기에 처해있지. 얼마나 더 사람들을 다치게 해야지 그만할거 냐?" "르카가!?" 요타와 샤넨이 거의 동시에 소리쳤다. 샤넨이 소리쳤다. "르, 르카는!? 르카는 어떻게..?" 바크가 담담하게 대꾸했다. "집을 지키고 있던 녀석이 재빨리 발견을 하고 병원으로 옮겼으니 목숨은 건졌겠지. 하지만, 덕분에 지금 우린 기사들의 호위도 없이 녀석들의 포 위망에 갇혀버렸어. 내 지시가 따로 있기 전엔 올 필요가 없다고 미리 말 을 해뒀으니 외부에서의 도움도 바랄 수는 없고." 샤넨과 요타는 르카가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요타가 고개를 들어 물었다. "근데.. 녀석들이라니?" 바크가 짧막하게 대답했다. "포르 나이트." 요타는 바크의 말에 놀라서 되물었다. "포르 나이트? 녀석들이 어째서?" 바크는 벽에 등을 기대고는 팔짱을 끼며 대답했다. "나 때문에 동료들은 전멸. 그리고 녀석들도 쫓기는 신세가 되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이렇게 수도 한복판에 잠복을 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 "그렇다고는 해도.. 어째서 날 노리는거지?" "뻔하잖아." 바크가 요타를 보며 말했다. "녀석들은 네가 레아드라고 생각하고 있어. 다시 말해서 복수를 하려는 거 지. 레아드에 대한, 그리고 나에 대한." "난 레아드가 아냐!" 요타가 소리를 질렀지만, 바크는 대수롭지 않게 그녀의 말을 무시했다. "녀석들에겐 네가 요타던, 레아드던 그건 별 상관 없어." 요타는 잠시 이를 갈면서 바크를 노려 보았다. 이상할 정도로 바크의 행동하나하나, 말 한마디가 그녀의 화를 돋구는 것들 뿐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바크가 한 말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그 주제에 펍에서 노래를 부르다니... 너를 찾아서 눈이 붉어져라 돌아다 니던 녀석들에게 나 여기 있으니 죽여달라고 말하는거와 다를게 뭐가 있 어?" "크윽." 요타가 입술 깨물며 항변을 하려 했지만, 딱히 바크의 말에 반론을 펼칠구실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 사이 샤넨이 바크에게 물었다. "저기, 잠시 질문 좀 해도 될까요? 도대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죠?" 자신보다 나이는 어리다고 해도 생명의 은인이고, 바크에게서 뿜어지는 압박감이 보통이 아니라는걸 느낀 샤넨은 말을 높혀서 물었다. 바크는 샤넨을 보더니 요타는 그 자리에 놔둔채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샤넨... 씨죠?" "아, 예. 그런데요?" "이 근처에 사시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곳 지리는 잘 알고 있나요?" 샤넨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릴 적 부터 이곳에 살아 왔으니 누구보다도 이곳 지리를 잘 안다고 자신 할 수 있는 샤넨이었다. 바크는 샤넨이 자신의물음에 긍정적인 대답을 하자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일어설 수 있습니까?" "무.. 물론이죠." 바크가 내민 손을 잡아 일어선 샤넨은 옷에 묻은 흙을 툭툭 털어낸 다음바크와 요타를 바라 보았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모르겠지만, 몇가지 사실은 그 와중에서 추론 할 수 있었다. 요타와 바크라는 저 아이는서로 아는 사이라는 것. 그리고 아무래도 둘의 사이는 굉장히 좋지 않아보였다. 어느정도 휴식을 취한 효과를 보는건지 다리에 힘이 들어가자 샤넨은 미소를 지으며 바크를 보았다. 아마도 이 아이는 자신에게 뒷골목을 빠져 나갈길을 안내해 달라고 할 작정인가 보다. "걸을 수 있는거 같군요. 이 근처에 숨기 적당한 곳이 있나요? 가능하면 다른 사람의 집이면 더더욱 좋겠는데요." "아, 있어요. 기즈 녀석의 집이 이 근처에 있어요." 바크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그러면, 샤넨씨. 조금 힘드시겠지만, 그 기즈란 사람의 집까지 가주시기 바랍니다." "아, 물론이죠. 길이라면..." 말을 하던 샤넨이 고개를 들더니 바크를 바라 보았다. "안내.. 해달라는 말 아닌가요?"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 가주세요." "예? 하지만.. 숨지 않을 작정이에요?" "상대는 포르 나이트입니다. 숨는다고 피할 수 있는게 아니에요. 우리가 가면 그 기즈란 사람까지 위험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저도.." 바크는 샤넨의 호의에 무겁게 고개를 저었다. 샤넨이 고개를 숙였다. "그렇네요. 전 뛰지도 못하고.. 싸움도 못하니. 방해만 되겠군요." 바크가 뒤로 물러섰다. "이 근처에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되도록 조심해서 가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사람을 보내서 르카가 입원한 병원으로 안내해 드리죠. 본의 아니 게 폐를 끼쳐서 죄송했습니다." "아뇨. 괜찮아요. 르카 녀석 썩은 생선을 먹고도 멀쩡할 정도로 지독하게 생명줄이 굵은 녀석이니까.. 괜찮겠죠." 샤넨의 말이 끝나자 바크는 허리 춤에 있던 검을 뽑으며 공터 밖을 살피러나갔다. 공터에 단 둘이 남자 샤넨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요타를 바라 보았다. 요타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562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56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17 13:21읽음:741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56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죄송..해요. 저 때문에 일이 이렇게..." 요타는 죄스런 마음에 진심으로 고개를 숙이며 사죄를 했다. 샤넨은 그런요타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손을 저었다. "아냐아냐. 나야말로 요타를 만나서 정말 좋았는걸. 요 며칠간 정말 재밌 고 행복했어." "샤넨씨.." 샤넨이 다가오더니 요타의 두 손을 잡았다.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생겨났다. "나중에 꼭 다시 만나." "...네." 요타가 간신히 미소를 지어보였다. 샤넨은 요타의 손을 놓더니 이번엔 요타를 가볍게 안아주었다. 그녀는 요타의 등을 탕탕 쳐주면서 요타의 귓가에 속삭였다.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까 그렇게 화내는건 보기 안 좋더라. 넌 웃는게 어울려. 아니? 너가 웃으면 다들 행복해지는거. 웃어. 그리고 꼭 무사히... 아니, 이건 안 할래." 요타를 놔주고는 샤넨이 싱긋 웃으며 멋드러지게 윙크를 해보였다. "힘내." 이번엔 요타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요타는 눈가에서 스며 나오는 눈물을 참아 내면서 샤넨에게 자신이 보일 수 있는 가장 밝은 미소를 보여주었다. "네." "서쪽에 셋. 북쪽에 넷. 그리고 남쪽에 셋인가.." 뒷골목에서 나갈 수 있는 통로에 각기 지키고 서 있는 포르 나이트의 숫자였다. 거의 한시간 가량 골목들을 돌아 다니면서 외부로 빠져 나갈 수 있는 길을 찾았지만, 아쉽게도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지점에는 여지 없이 녀석들이 서 있었다. 길을 지키는건 최소 인원. 그리고 나머지는 골목 안을이 잡듯이 뒤지고 다니고 있겠지. 그 와중에 골목의 건달배들과 충돌을 했는지 골목 안으로 벌써 몇번이나 비명이 울려 퍼졌다. 녀석들은 오늘 아주끝장을 볼 생각인 모양이었다. "....." 바크는 겹겹히 쌓여있는 회색 빛 건물들을 올려다 보며 속으로 작게 욕지기를 내 뱉았다. 옆에 요타가 있어서 마력은 충분하니 이동 주문을 써서도망을 치는 것도 생각 해 볼만한 일이었지만, 아쉽게도 바크가 배운 주문은 근거리 이동 주문이었다. 단번에 녀석들의 포위망을 넘어서 이동을 할수는 없었다. 그리고 아쉽게도 요타도 이동 주문 같은건 알지 못했다. 천상 다른 수를 써야 했다. "이제 남은건 동쪽 뿐인가." 무질서하게 늘어나는 뒷골목을 제어하기 위해서 나라에서는 뒤골목과 그외지역과의 연결구를 단 네개로 줄였다. 자신의 할아버지인지 아니면 증조인지 어쨌거나 머나먼 윗 조상이 한 일이었는데 그 덕분에 지금 그들의 후손인 바크는 죽을지도 모를 위기에 처한 상태였다.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를 포르 나이트를 잔뜩 경계하면서 바크는 요타를 데리고 묵묵히 앞으로 걸었다. 다행스럽게도 요타는 레아드 때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오감을 뛰어 넘는 감각을 가지고 있어서 골목 안으로 조금의 소리만 나도 바크에게 알려줘왔다. 덕분에 여기까지 오는데 여섯 번 정도 포르 나이트를 피할 수 있었다. 앞을 가던 바크는 문득 걸으면서 고개를 돌려 요타를 보았다. 아까부터 계속해서 요타의 시선이 등 뒤로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바크는 다시 고개를앞으로 돌리더니 냉담하게 말했다. "할 말 있으면 해. 노려보지 말고." 바크의 허락이 떨어지자 요타는 주저 하지 않고 물었다. "이게 내 탓이야?" "....뭐?" "이게 내 탓이냐고? 생판 모르는 녀석들에게 쫓기는 것도 억울한데 넌 계 속해서 그걸 내 탓으로 돌리잖아." 바크가 가볍게 한숨을 토해냈다. "그럼 누구 탓이냐. 널 궁에서 나가지 말라고 말한 나?" "내가 궁에 갇혀 있어야 할 이유는 없어!" "또 그 소리군." 바크는 요타와 더 이상 말도 하기 싫다는 듯 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요타는 그런 바크에게 달려가더니 어깨를 잡아 돌렸다. 단숨에 둘의 시선이마주쳤다. "난 레아드가 아냐." 요타는 바크를 노려보며 계속 말했다. "날 레아드로 보지마! 난 레아드가 아냐. 그 전에는 그랬을지 몰라도 지금 은 레아드가 아닌 나야. 내가 네 말을 들어줘야 할 이유 따위 조금도 없 단 말야!" 그녀는 잠시 숨을 멈추고는 바크의 눈을 바라 보았다. 바크의 눈은 놀랍도록 차가웠다. 요타는 주먹을 쥐면서 다시 한번 쥐어 짜는 듯한 음성으로말했다. "날.. 레아드로 보지마." 바크는 무표정한 얼굴로 요타를 잠시 내려다 보다가 어깨를 잡고 있던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요타는 차갑게 뿌리쳐지는 자신의 손을 가슴 위로 모았다. 바크는 몸을 돌리면서 나직하게 말했다. "괜한 걱정 집어쳐. 네가 애원을 한다고 해도 난 너를 레아드로 보지 않아. 레아드는 너하고는 달라." 요타의 눈동자가 작게 떨렸다. 바크는 입을 달싹 거리며 말을 하려다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요타가 바크의 등 뒤로 물었다. "뭐가 그렇게 다르지?" "...." 요타는 입을 다무는 바크에게 소리쳤다. "뭐가 그렇게 대단해? 그 레아드란게 그렇게 잘났어? 그렇게 나와는 달라? 그래, 미안하군! 그런 대단하신 레아드님 대신 이 몸을 차지하게 되서 말 이야. 뭐가 그렇게 다르지!?" 골목 안으로 요타의 음성이 메아리치며 울려 퍼졌다. 그리고 한줄기 밤 기운을 가득 품은 바람이 불어왔다. 어느새 주변은 어둠의 영역 안으로 들어왔는지 하늘엔 노을의 붉은 기운이 거의 사라져 있었다. 듬성듬성 별들이나타나는게 보인다. 바크는 메아리치는 요타의 음성이 사라지자 묵묵히 고개를 돌렸다. 바크는굳이 요타를 보지 않으며 대답했다. "최소한.. 레아드는 자신 때문에 다른 사람이 다치면 미안해하고, 도와주 려고는 해." 노기를 띤 요타의 눈이 작게 떨렸다. 바크는 잠시 숨을 고르는듯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동쪽 입구를 향해 방향을 잡았다. "따라오지 않으려면 마음대로 해. 샤넨에게 돌아가서 그녀와 함께 죽는게 소원이라면 말리지 않겠어." 바크는 말을 마치더니 그대로 앞으로 걸어나갔다. 바크의 무감정한 발걸음소리가 골목 사이사이로 퍼져 나갔다. "......" 요타는 그런 바크의 뒷모습을 한없이 노려 보았다. 증오와 살기. 그리고끝없이 피어 오르는 분노가 그녀의 눈동자를 가득 채워나갔다. 하지만 그끝엔 가슴 깊은 곳에서 치미는 아릿함이 숨겨져 있었다. 요타는 천천히 발을 옮겼다. 자신이 지금까지 온 길을 돌아서 가는 것이아니었다. 그녀는 바크의 뒤쫓았다. 바크는 자신의 뒤에서 요타가 따라오는걸 굳이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알수 있었다. 뒤에서 들려오는 요타의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그리고 앞으로 자신이 가야할 방향을 보고. 바크는 고개를 들었다. 멀리 하늘 위로 구름에 반쯤 가려진 달이 푸르스름한 빛을 흩뿌리며 구름속으로 그 하얀 몸을 숨기고 있는게 보였다. 바크는 천천히 고개를 내리며앞을 보았다. 골목 안은 온통 어둠.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골목은 위에서내려오는 빈약한 달빛에 의해서 간신히 벽과 길이 구분이 갔다. 바크는 문득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 '마치 내 처지 같군....'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601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57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18 18:56읽음:501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57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둘이라..." 바크는 요타가 전해준 숫자를 되새겨 보면서 미간을 좁혔다. 동쪽 입구를통해 빠져나가는 길목에 서 있는 포르 나이트의 숫자였다. 다른 곳보다야적은 숫자였지만, 아쉽게도 그렇게 좋아할 만한 입장은 아니었다. 그 두명이란게 다름이 아니라 아까 전에 요타와 샤넨을 죽이려고 달려들었던 바로 그 녀석들이었기 때문이었다. 게릴이라는 사나이는 어떻게 상대 해 볼수 있겠지만, 나머지 한 녀석은 골칫거리였다. 요타의 경이로운 시력을 통해서 포르 나이트에게 인기척을 들키지 않고 녀석들을 살펴본 바크와 요타는 그들에게서 거의 백여 미터나 떨어진 골목의한 구석에서 멈춰 서 있었다. '포르 나이트가 둘..' 더구나 아까 보기로는 절대 평범한 실력이 아니었다. 성검이라도 가지고있다면 상대하기가 좀 편하겠지만, 아쉽게도 지금 바크에겐 장검 조차 없었다. 그마나 있는건 던지고 남은 단검 하나였다. "돌파한다." 바크는 품 속에서 단검을 꺼내며 단호하게 말했다. 지금 통과하지 않으면아예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자신들을 찾아 눈에 불을 키고 돌아다니고있는 녀석들과 마주치기라도 하는 날에는 십수명의 포르 나이트에게 둘러쌓일 수도 있었다. "그럼 내가.." 바크에게 변변한 무기가 없는걸 본 요타가 앞으로 나섰다. 하지만 바크는그런 요타를 그 자리에 멈춰 세웠다. "네가 나서서 싸우다 괜한 소동이라도 벌어지면 근처에 있던 녀석들이 모 두 달려올거야. 더구나, 아까 네 힘을 보고도 녀석 중의 하나가 전혀 놀 라지 않고 피한걸 보면 이미 네 몸에 대해서 녀석들도 다 알고 있는거 같 고. 어쩌면 네 몸에 타격을 입힐 방법을 알고 있는지도 모르지." "그러면 어떻게...." "기습 밖에 없겠지." 포르 나이트를 향해서. 바크는 입으로 말을 하고는 속으로 자신의 어이 없는 말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 자신과는 싸워 온 기간이나 검에 묻힌 피의양이 단위가 다른 녀석들이다. 그런 녀석들을 향해 기습이라.... "....." 문득 바크는 고개를 들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요타를 마주 보았다. "....?" "잘도 숨어 다니는군. 역시 아까 그 계집년은 죽였어야 했어. 그게 여기 지리를 잘 꿰고 다니니..." "....." 검을 든 채로 게릴이 투덜거렸다. 아마도 아까 샤넨을 죽이지 못한게 아쉬웠던 모양이었다. 옆에 있던 그의 동료는 묵묵히 검을 든 채로 눈을 감고있었다. 게릴은 그를 보더니 작게 투덜거렸다. "아침 까지는 잡아야 할텐데.. 이대로 날이 밝으면 일이 골치 아파져." "입 다물어. 바람 소리가 안 들린다." "......" 게릴은 속으로 욕지기를 내뱉으며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오랜 동료를 쳐다 보았다. 언제 봐도 정 떨어지는 녀석이란 말이야... 그렇게생각을 하던 게릴은 한 순간 몸이 떨릴 정도로 깜짝 놀랐다. 갑자기 그 동료가 눈을 번쩍 떴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속 마음이 들켰다고 생각을 하다가 게릴은 그의 시선이 앞을 향하고 있다는걸 깨닫고는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골목 저 멀리 무언가 희끗거리며 움직이는게 보였다. "왔군." 동료가 말했고, 그리고 게릴도 느꼈다. 포르 나이트는 따지고 보면 암살자. 때문에 살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훈련 되어 있다. 둘은 골목저편에서 무럭무럭 치밀어 오르는 살기를 확실하게 느꼈다. 살기를 이어골목의 엉성한 돌바닥을 치고 달리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게릴과 또 다른사나이는 검을 치켜 세웠다. 둘의 눈이 한 순간 가늘어 졌다. 어둠 속에서 달빛을 받으며 나타난 이의 모습을 보며 게릴이 입가에 진득한 미소를 지었다. "제대로 걸렸군."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건 다름 아닌 요타였다. 요타는 무슨 수가 있는건지 그렇게 무작정 게릴과 사나이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게릴이 품 속으로 손을 넣어 단검을 꺼내려는데 갑자기 요타가 한 손을 위로 치켜 들었다. "핫!" 요타가 짧고 강렬한 기합성을 지르며 손을 앞으로 펼쳤다. 요타의 몸에 대해 안다고 해도 그들이 납득 할 수 없는 의문에 힘에 대해서는 둘은 아무런 지식도 없었다. 요타의 그런 행동 하나 만으로 둘은 재빨리 몸을 옆으로 피했다. 하지만, 그런 둘에게 날아오는건 한줄기 바람 뿐이었다. 옷깃하나 흔들지 못할 만큼이나 미약한 바람이었다. 사나이가 놀라서 몸을 재빨리 숙이며 검을 품 안으로 짧게 거두었다. "속임수!?" 그런 사나이의 반대편으로 몸을 피한 게릴은 요타의 기합성과는 다르게 아무런 것도 날아오지 않자 의아한 얼굴을 하며 소리쳤다. 그 순간, 게릴의바로 앞에서 갑자기 폭발 적인 살기가 터져 올랐다. 어둠 속에서 갑자기펄럭이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검은 망토가 젖혀지면서 난데없이 한 소년이튀어 나온 것이었다. "뭐, 뭐야!?" 요타 때문에 한 순간 기가 흩어졌는지 바크의 접근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던 게릴은 당황을 하며 검을 치켜 들었다. 하지만, 바크는 간신히 잡은 기회를 놓칠 만큼 어리숙하지 않았다. 스캇! 바크의 단검이 단숨에 허공을 날더니 게릴의 목을 베었다. 게릴의 목에서 한줄기 피분수가 요란스레 뿜어졌다. 바크는 목을 움켜 잡으며 뒤로 넘어가는 게릴에겐 시선 조차 주지 않았다. 확실하게 목을 베었다는 감각이 단검을 통해 전해지자 바크는 그 길을 따라 곧바로 나머지 한 녀석에게 달려 들었다. 삐이익!! 순간, 바크의 청각을 유린하는 날카로운 피리 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느새목에 걸어 두었던 피리를 입에 문 사나이가 그것을 힘껏 분 것이었다. 골목 사이로 날카로운 피리 소리가 요란스럽게 메아리 쳤다. 바크는 이를 악물면서 단검을 사나이에게 던졌다. 터엉! 하지만 단검은 사나이의 검에 튕기며 날카로운 빛을 흩뿌리고는 어둠 속으로 튕겨 나갔다. 사나이가 처음으로 길게 미소를 지었다. "게릴에게 달려든건 녀석이 빈틈을 보였기 때문이겠지? 칭찬해주지. 하지 만, 그것도 지금 뿐이다. 곧 내 동료들이 달려올거야." "크윽.." 짧게 신음소리를 내뱉으며 바크는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는 사나이에게 시선을 떼지 않으면서 허리를 숙여 땅에 쓰러진 게릴의 손에서 검을빼내었다. 사나이가 그런 바크를 보더니 히죽 웃었다. "저 아이를 잡아서 미끼로 쓸 작정이었는데, 이거 황송하게도 직접 폐하께 서 몸소 나셔주셨군. 고맙게도 수고를 덜게 되었어." "핫!" 순간, 요타가 손을 앞으로 내밀더니 기합성을 내 질렀다. 이미 근처에 있는 포르 나이트에게 발각이 되었으니 힘을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손 앞으로 강력한 힘의 장이 생기더니 단숨에 사나이를 향해 쏘아져 갔다. 하지만, 사나이는 그런 요타의 일격에 조금도 놀라지 않으며 단숨에 몸을 숙여 바크에게 달려 들었다. "큭!" 바람과 같이 날아들더니 번개 처럼 쏘아지는 사나이의 검을 바크가 간신히막아 내었다. 그리고 그 순간 둘의 바로 옆으로 요타가 쏘아낸 힘의 장이무시무시한 기세로 지나쳐 갔다. 바크와 사나이의 옷이 힘의 장에 휩쓸리면서 요란스레 휘나렸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커다란 폭음과 함께 반대편벽이 무너져 내렸다. 바크의 검을 밀어내면서 사나이가 요타에게 소리쳤다. "허튼짓 하지마! 우릴 같이 죽일 셈이냐?" ".....!" 사나이에게 손을 내밀고 그를 조준하던 요타의 기색이 눈에 띄게 당황스럽게 변했다. 그의 말대로 지금 힘을 방출하면 바크 까지 같이 휘말리게 될것이었다. 사나이는 자신의 일격을 훌륭하게 막아낸 바크를 보더니 잔인한미소를 지었다. "제법이군. 귀족 나부랭이 중엔 처음이다. 내 검을 막아내다니." 바크가 기합성을 내 지르면서 사나이의 검을 뒤로 밀어냈다. 바크가 그에게 검을 날리며 소리쳤다. "국왕에게 검을 들이대다니, 무례하군!!"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602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58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18 18:56읽음:527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58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바크의 온 힘을 다 한 일격이었지만, 사나이는 훌쩍 뒤로 몸을 날려서 바크의 검을 피해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절대로 바크와 일정 간격 이상떨어지지 않아서 요타가 힘을 쓰지 못하게 했다. 간격을 유지하는 실력으로 보아 도저히 바크가 상대 할 만한 실력이 아니었다. 그는 굳이 자신이목숨을 걸고 싸우지 않아도 곧 그의 동료들이 도착 할 것이니 바크의 검을받아내기 보다는 옆으로 흘려 내었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녀석 보다도 더뼈져리게 절감하는 바크는 어떡해서든 녀석을 베려고 했지만, 안절부절 초조에 휩쌓인 검에 맞아 줄 만큼 녀석은 약하지 않았다. "제길!" 바크가 몸의 균형이 깨질 만큼이나 강하게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녀석은그런 바크의 검을 쉽사리 피해냈다. 빈틈을 노리고 바크의 가슴을 노려 볼만도 했지만, 녀석은 그러지 않았다. 바크는 속으로 혀를 찼다. 속임수 까지 쉽게 꿰뚫어 보는 녀석의 눈에 공포를 느낄 지경이었다. 포르 나이트 였었고, 그리고 포르 나이트에게서 목숨을 노림 당했지만, 이렇게 포르 나이트와 검을 마주하기는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 소감은 꽤 참담했다. 자신이 그렇게 무시하던 엘리도리크 녀석들이 갑자기 위대해 보이기 까지 했다. 녀석들.. 아무리 내 명령이라지만 이런 괴물들과 싸운건가? 실력도 실력이지만, 싸움에서 절대 평정심을 잃지 않는다. 더구나 이기기위한 방법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길 수 있는 싸움은 절대로 몸을 혹사 시키지 않는다. 녀석의 싸움 방식에 바크는 그나마 있는 희망까지 부스러지는 기분이었다. "슬슬 다른 녀석들이 올 때군. 네 목숨도 여기 까지다. 우리가 당한 수모 를 그대로 돌려주지." "네 놈들이 한 짓에 비하면 아직도 덜 당했어. 네 놈들도 모조리 잡은 뒤 에 다시는 빌어먹을 살인 미치광이들이 날뛰지 못하게 할거다." "아쉽군, 우린 네 놈을 죽인 뒤에 포르 나이트 이상의 단체를 만들어 낼 생각이거든." 녀석이 실실 웃으며 바크를 쳐다 보았다. 검을 너무 격렬하게 휘둘렀는지바크의 어깨가 숨을 쉴 때마다 들썩이고 있었다. 어깨가 흔들리면 검 역시흔들린다. 검사가 숨을 가슴으로 쉬며 어깨를 들썩인다는건 이미 그 싸움은 끝난거나 마찬가지란 소리. 바크는 이를 갈며 녀석을 노려보다 문득 그 뒤로 보이는 요타를 보았다. 요타는 녀석의 뒤쪽에서 어쩔줄 몰라하며 당황한 채로 서 있었다. 인간의무력을 뛰어 넘는 힘이나 무한한 생명력은 이럴 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바크는 그런 요타를 바라보던 중에 한가지 결심을 굳혔는지 요타에게 작게 눈짓을 했다. 처음엔 그런 바크의 행동을 눈치채지 못하던 요타는 나중에서야 바크가 자신에게 어떤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제발...' 요타가 자신의 눈짓을 받았다는걸 안 바크는 속으로 절망적인 기도를 했다. 과연 그녀가 자신의 뜻을 알아 주었을까? 바크는 검을 쥔 손에 힘을넣었다. 요타가 눈치 채던 못 채던 이젠 바크에겐 선택의 길이 없었다. 지금 녀석을 쓰러뜨리지 못하면 둘은 끝장이었다. "무슨 작당을 하는거냐?" 바크가 무슨 행동을 벌이려 하는건 눈치챈 사나이가 검을 들면서 물었다. 바크는 그런 사나이를 보더니 힘겹게 미소를 지었다. 일부러 힘있고, 잔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네 놈과 슬슬 끝장을 보자는거지." "호오, 어떻게 말이지? 네 실력으로는 내 몸을 건드릴 수도 없을텐데." "간단해." 바크는 검을 품 안으로 갈무리 하고는 검을 수평으로 세웠다. 검 끝은 정확히 사나이를 향해 있었다. 사나이는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바크를 향해말했다. "인슈린의 슈카인가? 놀랍군, 국왕 폐하께서 용병들이나 사용할 천한 검술을 익히고 있다니." 인슈린의 슈카. 즉, 돌격 찌르기였다. 전쟁터에서 처음 적과 조우 할 때 사용하는 기술로서 거의 죽음을 각오하고 사용하는 기술이었다. 찌르기란 베기보다 사용한 뒤에 나오는 틈이 더 크다. 실패는 곧 죽음이었다. 바크는자신의 보며 냉소를 짓는 사나이를 향해 검 끝을 다시 한번 조준했다. 아무래도 정말로 할 생각인 모양이었다. 사나이는 바크의 진지한 얼굴을 보더니 입가에 짓고 있던 미소를 지웠다. "상대해주지." 사나이가 검을 들었다. 포르 나이트가 무서운 점이 바로 이것이었다. 아까바크에게 검을 맞아 죽은 게릴과는 다르게 이 사나이는 상대가 그 누구랄지라도 절대 방심을 하지 않았다. 사나이가 검을 들며 자세를 취하자 바크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리고 바크의 발이 한발자국 앞으로 나서더니 땅과 닿는 순간, 땅이 폭발 하듯이 터져 나가면서 흙이 사방으로 튀었다. 바크의 돌격이 얼마나 빨랐던지 바크의 발이 한발한발 땅에 닿을 때마다 돌바닥 위로 쌓여진 흙들이 사방으로휘날렸다. 바크가 기합성을 내 지르려는 듯 입을 크게 벌리며 소리쳤다. "지금이야아~!!" 바크의 입에서 나온건 보통 평범한 기합성과는 영 거리가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말에는 분명한 의미가 담겨 있었다. 사나이는 상대방이 지껄이는 말에 생각을 하느랴고 빈틈을 보일 만큼이나 호락호락하지는 않았지만,이번에 바크가 한 말에는 분명하게 빈틈을 보였다. "하아앗!!" 갑자기 뒤에 있던 요타가 두 손을 앞으로 내 뻗으면서 소리를 질렀다. 동시에 그녀의 앞으로 거대한 힘의 구가 만들어 지면서 사나이에게로 뻗어나갔다. 그리고 그의 앞으로 달려드는 바크 역시 힘의 영향력 안이었다. 사나이가 경악해서 소리쳤다. "이, 이런 미친!! 같이 죽을 셈이냐!!" 바크는 대답 대신에 검을 들고 사나이에게 돌격해 들어갔다. 앞으로는 바크의 검. 그리고 뒤로는 막강한 힘의 장. 만약에 바크를 상대하다간 둘 다그대로 저세상이었다. 그리고 뒤에 있던 힘의 장을 피하자니 앞에 있던 바크가 그런 빈틈을 그냥 놔둘리가 없었다. 얼핏 보자면 어느 것이나 선택하기 어려운 길. 그러나 사나이가 선택 할 수 있는 길은 처음 부터 하나였다. 요타가 방출 시킨 힘은 그가 무슨 수를 쓰더라도 막아 낼 수 없다. 즉,바크의 검을 막아낸다면 100% 자멸이었다. 하지만, 구를 피하면서 바크의검을 맞이한다. 이 방법은 그의 실력으로 상황을 바꿀 수도 있었다. 결국사나이는 구를 피하는 쪽을 선택했다. "타앗!" 사나이는 재빨리 몸을 옆으로 틀며 자리를 피했다. 그리고 바크는 달려오던 방향을 비스듬하게 틀어서 옆으로 물러서는 사나이를 따라갔다. 둘의옆으로 힘의 장이 다시 한번 맹렬하게 스쳐 지나갔다. "하아아앗!!" 바크가 품 속에 갈무리 하고 있던 검을 앞으로 내 찔렀다. 힘의 장이 만들어낸 폭풍 같은 바람이 바크의 검에 찢어지면서 비명을 내 질렀다. 그리고그 비명 역시 가르면서 바크의 검은 사나이의 가슴을 향해 나아갔다. "으아아아!!" 비틀려진 자세, 그리고 완전히 드러난 빈틈. 그 절망적인 상황에서 사나이는 비명과도 같은 기합성을 내 지르며 오른 손에 들고 있던 검을 앞으로내 뻗었다. 그리고 순간, 둘의 몸이 충돌 하듯이 겹질러졌다. 퍼억! 그 사이로 날카로운 쇳덩어리가 사람의 연약한 피부를 뚫고 들어가는 둔틱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 사나이는 자신의 시선을 내려서 자신의 목을 스치고 지나간 바크의 검을보았다. 그리고 그는 고개를 숙였다. 어정쩡하게 내밀었던 자신의 검이 정확하게 바크의 아랫 배를 뚫고 있는게 보였다. 검은 바크의 배를 뚫고, 그리고 나아가 등까지 꿰뚫고 있었다. 사나이가 갑자기 광소를 터뜨렸다. "하하..! 하하핫! 걸작이군! 걸작이야! 목숨을 건 일격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다니! 으하하하핫!" "...닥쳐." "뭐?" 배를 꿰뚫린 바크가 작게 입술을 움직이며 귀를 시끄럽게 하는 사나이의광소를 그치게 만들었다. 사나이는 어리 둥절한 눈으로 바크를 쳐다 보았다. 순간, 바크가 들고 있던 검을 놓았다. 검이 땅에 떨어지면서 요란한쇳소리를 내었다. 푸욱. 하지만, 사나이는 요란스럽게 골목에 울려 퍼지는 그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대신 그가 들은건 갑자기 바크의 소매 속에서 단검이 튀어 나오면서들려 온 가벼운 바람 소리였고, 어깨와 목 사이가 갑자기 맹렬하게 뜨거워졌다는 것 뿐이었다. 그는 부들부들 떨리는 눈으로 검에 배를 꿰뚫린채 자신을 노려보는 바크를마주 노려 보았다. 그가 믿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물었다. "다.. 단검이... 남아 있었나..." 바크는 피가 흐르는 입으로 진득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검사는 언제나 검 하나는 남겨두는 법이지.." "제..제길.. 그런 말은.. 처.. 처음..들어본..크헉!" 사나이가 바크의 앞으로 피를 토해냈다. 사나이의 몸에서 힘이 급격하게빠져 나갔고, 그의 목에 박혀 있는 단검을 통해서 피가 그 만큼 빠져나갔다. 사나이는 뒤로 비틀거리며 물러나가다 풀썩, 자리에 쓰러지더니 그 뒤로는 조용해졌다. 바크 역시 자리에 서 있지 못하고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다. 바크는더이상 움직이지 않는 사나이를 향해 중얼거렸다. "당연..하지. 레, 레..아드가.. 말..말..한거니까.." 제대로 말을 하려고 했지만, 배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통증과 이상하게 호흡 하는게 힘들어서 나오는 말이란 것은 너무나 엉터리 같았다. 시야가 어두워지자 바크는 속으로 욕지기를 내 뱉았다. 뒤에서 요타의 비명이 들려오는 듯도 했다. 계속.. PS:고인에게 애도를... 누가 고인이냐고요?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619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59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19 14:37읽음:372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59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푸르른 달빛이 감싸는 아늑한 숲속. 섬뜩하게 빛나는 단검엔 그 보다도 더섬뜩한 붉은 피가 잔뜩 묻은채 또롱한 핏방울을 하나씩 땅으로 떨구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검을 쥔 조그만 손과 팔. 그리고 그 위로 이어진 작은 가슴은 숨가쁘게 들썩거렸다. - 흑... 무서웠다. 죽음이란 생각보다 순식간에 찾아와서, 그리고 순식간에 사라지는것이라는 생각이들 정도로 상황은 단숨에 끝이 났다. 그리고 조용하지만,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 흐윽.. 윽.. 윽.. 으아아.. 눈물을 주채 할 수가 없었다.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늑대에게 물린어깨가 아파서가 아니었다. 죽음이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그냥 그렇게 눈물을 흘렸다. 서럽게 울었다. - ...... 그 와중에 레아드는 무척 차분한거 같았다. 그 작은 몸은 늑대가 흘린 피로 흠뻑 젖어서 온통 붉었지만, 레아드는 차분하게 이쪽을 바라보았다. 눈물이 앞을 가려서 레아드의 얼굴을 보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레아드는 웃고 있던거 같았다. - 울지마. 레아드가 다가오더니 자신의 소매를 찢었다. 그나마 늑대의 피가 묻어 있지 않은 곳이었다. 레아드는 단검으로 자신의 소매를 길게 찢더니 늑대에게 물려서 피가 흐르는 내 어깨를 단단하게 묶어 주었다. 그제서야 알았다. 레아드도 겁에 질렸다는 걸.. 레아드의 손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고, 얼굴은 당장이라도 눈물을 터뜨리고싶어 하는 것 처럼 일그러져 있었다. 하지만, 레아드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울음을 터뜨리지 않았다. 단지, 묵묵히 내 어깨에 난 상처를 돌봐줄뿐이었다. 이젠 기억도 나지 않는 오래전 어느 날. 숲 속에서 돌아오던 길에 갑자기튀어나온 늑대에게 습격을 받았던 그 날. 기억하기로는 태어나서 가장 서럽게 운 날이었다. 어째서 그렇게 서럽게울었는지, 그리고 어째서 그 기억이 갑자기 생각이 나는지는 모르겠지만,아마도 평생을 두고 잊혀지지 않을 그런 추억이었다. "....." 바크는 천천히 눈을 떴다. 등 뒤로 돌 바닥의 차가운 냉기가 느껴졌고, 일그러진 시야 위로 밤 하늘로 보이는 검정색 막이 보였다. 희미하게 건물에가려진 달도 조금 보였다. "....." 바크는 이번엔 천천히 눈동자를 굴려서 자신의 옆을 보았다. 누군가가 옆에 있었다. 어쩐지 따듯한 기분이었다. 바크는 잠시 눈을 감고 그 따스로운 기운을 받아 들였다. 몸 속에서 날뛰는 격심한 고통이 그 기운에 눌리며 점차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한참 뒤에 바크는 다시 눈을 떴다. 아직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를만큼이나 정신이 없었지만, 눈은 어느 정도 회복이 되었는지 주위의 사물들이 똑바로 보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바크의 시야에 들어 온 것은 자신의 배에 손을 올려 놓고 눈을 감은채로 집중을 하고 있는 소녀의 모습이었다. 그녀의 손에서 희미한 은색 빛이 감돌면서 자신의 배를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아까 전에 느꼈던 따스로운 기운이 온 몸으로 퍼져나갔다. "....." 바크는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자신으로 부터 좀 떨어진 곳에 시체로 보이는 사람의 몸이 쓰러져 있는게 보였다. 목에는 자신이 평소 애용하는 단검이 박혀 있었다. '아...그래...' 녀석의 목에 단검을 박아 넣은게 자신이라는게 생각이 났다. 그리고 그제서야 어째서 자신이 이렇게 누워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녀석이 자신의 배에 검을 꽂아 넣었기 때문이었다. 나... 살아 있었나. "얼...." 입을 열고 말을 하려다 바크는 작게 기침을 토해냈다. 목 안으로 고인 피가 말이 나오다 걸린 것이다. 작게 기침을 해서 피를 토해낸 바크는 힘겹게 입을 열어 물었다. 상처를 치료 하던 요타가 잠시 눈을 뜨더니 바크를내려다 보았다. "얼마나... 지나..지났지..? 나.. 쓰.. 쓰러진..뒤.." 말이 간신히 나왔다. 요타는 상처를 치료하던 빛은 계속 뿜어내면서 힘겹게 대답했다. "정신을 잃은지... 십여분 정도. 말 하지마." "십...분?" 녀석의 동료들이 달려올텐데.. "이.. 일으켜 줘." 바크는 몸에 힘을 주면서 팔꿈치로 땅을 기대며 일어서려고 했다. 그 순간온 몸의 피가 역류를 하는 기분이 들더니 끔찍한 격통이 머리 끝에서 부터발 끝을 훑고 지나갔다. 피가 목을 타고 올라오는 생생한 느낌에 바크는그대로 피를 토해냈다. 요타가 깜짝 놀라서 일어서려는 바크의 가슴을 눌러서 일어나지 못하게 했다. 그녀가 소리쳤다. "미, 미쳤어!? 지금 움직였다간 정말로 죽는단 말야!" "여.. 여기 있어도.. 그건.. 마찬가지..." 바크가 몸을 움직이려 하자 요타가 소리를 질렀다. "시.. 시끄러워! 뭐가 오던 내가 처리할테니까 입 다물어!" 요타의 고함 소리가 골목 안을 쩌렁쩌렁하게 울려댔다. 바크는 대꾸할 힘도 없는지 고개를 땅에 기대었다. 몸이 나른한 기분이었다. 어쩐지 이대로잠이라도 자고 싶을 정도로 아늑하고, 졸려웠다. 문득 바크는 자신의 손이 차가운 물 속에 담겨져 있다는걸 깨닫고는 천천히 팔을 들어 올렸다. 고개를 들 수가 없어서 손을 얼굴 바로 앞까지 가져온 바크는 움찔, 눈을 감았다. 손에서 뭔가 진득한 액체가 후두둑 떨어지면서 얼굴을 적셨기 때문이었다. 바크는 손을 얼굴 옆에서 치우고 눈을 떴다. "......" 피였다. 손이 온통 피 투성이였다. 바크는 묵묵히 손을 다시 내렸다. 특별히 고개를 들어서 보지 않아도 그게 자신의 피라는건 배와 등에서 느껴지는 통증으로 잘 알수 있었다. 피가.. 멈추지 않는건가. 바크는 천천히 눈동자를 내려서 요타를 바라 보았다. 그녀는 필사적으로힘을 쓰는건지 이빨이 꽉 다물어져 있었다. 감겨진 눈 사이로 눈물이 스며나오는게 보였다. 아무래도 피가 멎지 않는 모양이었다. '하긴.. 배와 등이 뚫렸으니..' 레아드나 론이라면 어쩌면 괜찮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자신은 평범한 사람이다 보니 이 정도로 목숨이 위태로운 치명상인 모양이다. 하긴,배가 꿰뚫리고 살아 나긴 힘들지. 여지껀 죽지 않은 것도 전적으로 요타가힘을 넣어 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빠져나가는 피는 아무리 요타의 힘으로도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하윽.." 갑자기 요타가 고개를 숙였다. 아무래도 참고 있던 눈물이 왈칵 나온 모양이었다. 숙여진 그녀의 고개 사이로 은빛 방울들이 떨어지는게 보였다. 바크는 잠시 숨을 고르다 크게 숨을 들이 마셨다. 어쩐지 호흡을 하기가 편해졌다. "역시... 레아드 하고는 많이.. 다르구나." "....?" 요타가 얼굴을 적시는 눈물을 닦아 내며 바크를 보았다. 바크는 시선은 밤하늘에 둔채로 말했다. "레아드라면.. 이럴 땐 안울어.. 자기가 울면.. 상대방이 약해진다는걸 잘 아니까." 바크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쩐지 몸 안에 있는 힘이 모두 어디론가로빠져 나가는 기분이었다. 배와 등에서 느껴지는 고통도 어느새 사라졌는지아프지 않았다. 아니, 아예 그쪽의 감각이 죽었는지 느껴지지 않았다. 한숨을 내쉬며 바크는 말했다. "하지만.. 그때는 울어줬으면.. 했어. 울음을 참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애 처로웠거든." 숲 속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늑대에게 습격을 받았던 그 날.. 바크는그때 레아드의 얼굴을 회상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갑자기 알게 되었다. 어렸을 적엔 너무 어린 나이 탓에 알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이유는간단했다. 왜 그렇게 난 레아드를 보며 서럽게 울었을까. 레아드는 무서웠던 것이었다. 하지만, 레아드는 그런 상황에서도 자신을위해서 울음을 참아냈다. 그리고 자신은 그런 레아드를 보고 너무 서러워서 울었던 것이었다. 레아드가 자신 때문이 마져 울지 못했던 그 양까지.. 모두 다.. 머리 속으로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 어린 나이에 가슴으로는 느꼈었나보다. 그날 이후로 레아드 보다 강해지기 위해서 검을 들었다. 다시는 레아드가 나 때문에 울음을 참고 억지로 미소를 짓는 그런 얼굴을 보고 싶지않았기 때문에 레아드 보다 어떡하던 강해지려고 했었다. 계속.. ps:...;;;;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620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60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19 14:38읽음:409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60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 바크는 밤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시야는 이상하게 어두워서 별과 달이 보이지 않았지만, 어쩐지 사방이 밝은 기분이었다. 문득 바크는 향긋한 향기에 시선을 돌렸다. 갑자기 요타가 자신의 몸을 일으키더니 목을 안았다. 따스로운 그녀의 체온이 전해져 왔지만, 바크는 아무런 것도 느낄 수 없었다. 이미 몸에서 너무 많은 피가 흘러나갔다. "죽지마..." 요타가 숨이 막히는 듯 간신히 입을 열어 말했다. 바크의 몸을 안고 있는그녀의 손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요타는 다시 한번 숨이 끊어질 듯한 음성으로 말했다. "제발... 죽지마.. 제발.." 요타는 작게 흐느꼈다. 크게 울었다간 안고 있는 바크의 몸이 흔들릴거 같아서 그녀는 작게 흐느꼈다. 그녀의 눈물이 바크의 볼을 적셨다. 바크는천천히 고개를 숙여서 그녀의 목에 얼굴을 묻었다. 따듯했다. 바크는 손에 힘을 주었다. 간신히 손가락이 움직이는걸 느낄 수 있었다. 힘겹게 손을 들어 올린 바크는 자신의 어깨에 올려진 요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손을 통해서는 아무런 느낌도 오지 않았지만, 손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바크는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미..안..." 작게 속삭이는 듯한 음성에 요타의 흐느낌이 더욱 커졌다. 바크는 그런 요타의 머릴 계속 쓰담아 주면서 말했다. "죽.. 죽는다면.. 네 앞에선... 죽지 않고.. 시, 싶었는데.. 그게.. 뜻대 로 안되..안되는구나.. 미안.." 요타의 숨이 끊어질 듯이 멎었다. 바크의 몸에서 급속도로 힘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바크는 요타의 어깨에 몸을 기대면서 작게 한숨을 쉬듯이 말했다. 너무 목소리가 작아서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도 않을 정도로바크의 음성은 작았다. 너무 작았다. "무..책임하지만... 뒤.. 뒷 일은.. 론에게... 그, 그 녀석.. 나쁜 녀석 이..아.. 아냐.." "말.. 하지마..." 바크의 음성이 점차 작아졌다. 요타는 바크의 몸이 부서져라 껴 안았다. "제발.." "레아..부..부탁.." "제..발.." "..그..그리고.. 미.. 미.. 미안..해.." "말 하지마.. 제발.. 그만..그만..!" "너..에게.. 미..안..미...." 바크의 몸이 거짓말 처럼 멈춰졌다. 요타의 뒷머리에 머물고 있던 바크의손이 실이 끊어진 인형의 손 처럼 힘 없이 땅으로 떨어져 내려왔다. 그리고 손이 땅에 닿는 순간, 바크의 몸이 요타에게 허물어졌다. 요타의 어깨에 기대져 있던 바크의 얼굴이 힘없이 천천히 옆으로 기울어졌다. "...바크..?" 요타의 얼굴이, 그녀의 입가가 일그러졌다. 바크의 몸을 잡고 있는 손에힘이 들어가면서 그녀의 손이 하얗게 물들었다. 손톱이 살을 파고 들어가면서 피가 나왔지만, 그녀는 그런 아픔은 느끼지도 못하는듯 다시 한번 바크를 불렀다. "바크...?" 바크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바크가 대답하지 않을 것을 알게되었다. 지금도. 앞으로도. 영원히... 갑자기 머리 속이 하얗게 물들었다. 시야가 어둠게 가라 앉았다. 가슴 속이.. 마음이 흩어진다. "....아.." 요타의 입이 벌어졌다. 그녀의 입에서 작게 한숨과 비슷한 울음 소리가 흘러 나왔다. 그리고 그것은 곧이어 폭발적으로 커졌다. "아..아아..!" 아직도 따스한 바크의 몸을 부둥켜 안으며 요타는 절규했다. "아아아아..!" 세상이 하얗게 변해간다. - 안녕? 난 바크야. 니아 바크라고 해. 넌 레아드지? 머리 속에서 울려 퍼지는 아이의 음성. 어두운 밤 거리에 홀로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던 자신에게 손을 뻗어 주었던 그 아이의 모습. 아이는 자신의손을 잡아 주었고, 함께 자라났다. 무수히 많은. 즐거운 나날들. 행복으로가득찬 시간들. 따스로운 공기와 그 보다 더욱 즐거운 시간들이 자신을 감싸고 흘러갔다. 아이는 어느새 자라나 자신 보다도 키가 커졌다. 자신 보다 한발 앞으로나와 그게 당연하다는 듯이 등을 보여주었다. 그게 언제나 싫었지만, 못마땅했지만. 하지만, 그런 아이의 등을 따랐다. 그 시간들은 너무나 밝고행복해서 조금씩 흐르는 시간들이 손가락 틈을 세어나가는 모래 만큼이나아쉬웠다.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이 시간들이 끝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 시간이 영원히 계속 되리라 자신했다. 그렇게 믿었다. 그리고 기원했다. - 미안.. 요타의 숨막히는 숨소리가 어느 순간, 멈춰졌다. 요타는 눈을 크게 떴다. 머리 속으로.. 시야 저편으로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사라지는 바크의모습이 떠 올랐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안고 있는 바크의 몸이 싸늘하게식어가는걸 알게 되었다. 가슴 속 깊은.. 마음에서 부터 격한 감정의 소용돌이가 휘돌아 치며 올라왔다. 요타는 바크를 안고 하늘을 보며 울었다. 그건 절규였다. "아니야아아아~!!" 요타의 절규가 골목을 가득 채우고 세상으로 울려 퍼져 나갔다. 화아아악! 그리고 그 순간 한줄기 거대한 빛이 하늘을 가르며 요타와 바크를 향해 내리 떨어졌다. 하얀 빛줄기는 수도의 하늘을 드문드문 가린 구름들을 순식간에 증발 시키면서 요타와 바크에게 떨어져 내려오더니 거대한 빛을 터뜨리며 터져 나갔다. 넬신의 치부라는 뒷골목이 하얗게 백열화 되면서 수도전체가 빛의 영역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이건!?" 바크에게서 국왕 대리라는 무거운 직책을 부여 받은 하와크의 재상 켈프힌 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부릅떴다. 바크가 나가면서 자신의 집무실에장식용 검 대신 걸어 두었던 성검 요루타가 갑자기 빛을 내면서 하얗게 물들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검의 날에 칠해져 있던 핏빛 색들이 거짓말 처럼 검 끝에서 부터 사라지기시작하더니 점차 검의 손잡이 부분으로 뻗어 나갔다. 그리고 동시에 검에서 막대한 양의 빛이 터져 나갔다. 집무실을 가득 채운 빛은 단숨에 창을통해서 하늘로 뻗어 올라갔다. 그리고 곧 이어 하늘에서 부터 한줄기 빛이수도의 어딘가로 떨어지면서 수도 전체가 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오.. 오오오!!" 수도가 하얗게 물들고, 하늘이 그 색으로 가득 차면서 온 세상을 물들였다. 너무나 강렬한 빛에 켈프힌은 더 이상 눈을 뜨지 못하고 눈을 감고말았다. 그 순간 빛의 파도가 궁을 덮치면서 켈프힌의 몸을 강타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뻗어나가는 빛은 수도를 지나쳐서 대륙 전체로 뻗어나가기시작했다. 대륙이... 세상이 온통 빛으로 물들어갔다. 계속.. ps:한없이 커져가는 스케일..-- 봉인의 시대도 끝이군요. 애초의 계획이라면 3부 시작입니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683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61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21 13:22읽음:360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61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바크는 천천히 눈을 떴다. 처음 정신을 차리고 느낀건 몸 안으로 생생하게맴도는 이상한 힘이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바크가 알게된건 누군가가 자신의 품 안에 안겨 있다는 것이었다. 따듯하고 부드러운 감촉에 바크는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품에 그녀가 안겨 있었다. 작게 숨을 고르며 내쉬는 요타는 눈을 감은 채로 바크의 가슴에 얼굴을 기대고 있었다. ".....요..." 왠지 입을 열어 말하는게 생소했다. 바크는 잠시 입을 다물고는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갑자기 바크이 안색이 창백해졌다. '살아... 있는건가..' 분명 정신을 잃고 쓰러졌는데.. 아니, 정신을 잃었다라기 보다는 아늑한늪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이었다. 그건 사람들이 흔히들 말하는 죽음이었다. 바크는 손을 들어 보았다. 피와 흙이 묻어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손은의외로 깨끗했다. 바크는 주먹을 쥐었다가 다시 펴보았다. 피부를 통해서생생한 감촉이 전해졌다. '어떻게..?' 분명히 살아 있다. 자신은 지금 살아 있었다. 바크는 화급히 자신의 배를보았다. 하지만, 요타가 품에 안겨 있어서 상처가 보이진 않았다. 바크는손으로 상처가 있던 부위를 더듬어 보았다. 바크의 안색이 굳어졌다. "없어.." 상처는 없었다. 목숨을 앗아갈 치명적인 상처는 커녕 실 같이 가느다란긁힘 조차 없었다. "....." 바크는 천천히 주위를 돌아 보았다. 창으로 들어오는 밝은 햇살이 붉고어둡고 두꺼운 커튼에 막혀서 희미한 빛을 방 안으로 흩뿌리고 있었다. 방안으로는 생소하면서 어디선가 익숙한 향기가 가득 차 있었다. 바크는 자신이 하얀 시트와 푸르스름한 빛깔의 이불로 덮혀진 침대 위에 누워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가슴 위로 누워있는 요타의 작은 숨소리를 들으며.. 바크는 잠시 그렇게자리에 누워 있었다. 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혼란했지만, 이상하게도 정신은 놀랄 만큼이나 차분했다. 문득 바크는 고개를 돌렸다. 작은 방의 한켠에 위치한 문 밖에서 뭔가 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후, 문이 열리면서 그 사이로 한 여성이 들어왔다. 낯이 익은 얼굴이었다. 분명.. 요타와 함께 다니던 여성이다. 샤넨이라는이름의... 샤넨은 바크가 깨어있는지 몰랐는지 의외라는 얼굴을 하면서 방 안으로 들어오더니 문을 닫았다. "일어 났군요." "여긴..." "아, 일어나지 말아요. 그 아이 아직 좀 더 자야하니까." 그녀는 바크의 가슴 위에 몸을 기댄 채로 잠이 든 요타를 가리키며 싱긋웃었다. 샤넨은 품 안으로 들고 온 쟁반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는 침대쪽으로 다가왔다. "거의 이틀간 잠도 안 자고 당신 옆에서 간호를 했어요. 오늘 아침에서야 간신히 잠이 들었으니까 좀 더 자게 해주세요. 그리고, 여긴 내 집이까 안심해요." '이틀..?' 바크는 샤넨의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틀이라니? 그러면 자신들을 포위 했던 포르 나이트는? 샤넨은 테이블에 쟁반을 내려 놓고 한쪽 손에 걸치고 온 커다란 천을 요타에게 덮어준 후에 침대 맞은편에 있는 의자를 가져와서 앉았다. 샤넨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침대는 편하신가요?" "네? 아, 예." "다행이네요. 이래뵈도 꽤 걱정했다고요. 난데없이 국왕 폐하를 내 집 침 대에서 재우게 되다니." "....." 바크는 물끄러미 샤넨을 바라 보았다. 샤넨은 그런 바크의 시선을 받더니히죽 웃으며 대답했다. "기우제 때 운이 좋아서 앞열에서 구경 할 수가 있었거든요. 그때 얼굴을 확실히 봐두었지요. 그나저나, 놀랐어요. 요타와 아는 사이인가요? 혹시 이 애.. 대단히 높은 집안의 자제? 뭐, 충분히 짐작은 했지만.." 샤넨은 아무래도 그렇게 결론을 내버린 모양이었다. 바크는 씁쓸하게 미소를 짓더니 대답했다. "이 녀석은 평민입니다." "네? 아, 저기.. 말은 낮추세요." 요타에 대한 궁금증 보다는 바크가 자신에게 높힘말을 쓰고 있다는게 더부담이 되었는지 샤넨이 말했다. 하지만, 바크는 고개를 저었다. "목숨을 살려주셨는데 그럴수는 없죠. 더구나 지금은 국왕도 아니니까요." "....?" 샤넨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녀는 바크나 요타 보다 훨씬 깊고 험난한 인생을 살아온 탓에 자신의 의문 정도는 가볍게 무시할 수 있는 참을성을 가지고 있었다. 샤넨은 굳이 바크에게 무슨 뜻이냐고 묻지 않았고, 바크는 그런 샤넨의 배려에 감사를 했다. 샤넨이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말했다. "그러면 어떻게 대해드릴까요?" "이 녀석하게 똑같이 대해주세요." 바크는 손을 뻗어 요타의 머리를 매만지면서 대답했다. 샤넨이 히죽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설마 내 생애에 국왕 폐하한테 반말을 하게 될 날이 올줄은 몰랐는걸." 맺고 끝는것이 보통 대단한게 아니었다. 엘빈과 비교를 해도 전혀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당찬 여성이었다. 바크는 샤넨에게 슬쩍 미소를 지어주었다. 마음대로 하라는 허락의 뜻이었다. 바크는 잠시 주위를 돌아보고는 샤넨에게 물었다. "그보다, 제가 어떻게 여기로 오게 되었는지 말씀 해 주시겠습니까?" "어? 아... 응." 아무래도 바크의 고풍스런 말이 놀라왔는지 샤넨은 잠시 입을 다물고는 말을 멈췄다고 곧이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해주었다. 샤넨의 말로는 그녀는 바크와 요타와 헤어진 뒤에 밤새도록 아는 사람의 집에서 머물다가낮이 되어서 밖으로 나와 자신들을 찾았다고 한다. 그러다 눈에 띄기 힘든골목 사이에서 정신을 잃고 있는 자신과 요타를 발견하고는 집으로 데려온것이었다. 요타는 금방 정신을 차렸지만, 자신은 이틀간 누워있다가 지금에서야 정신을 차린거라고 말하며 그녀는 짧은 설명을 끝냈다. "그나저나 대단한 빛이었어. 그것 때문에 밤새도록 불안해서 죽는줄 알았 다니까. 아마 수도에 사는 사람들 전부가 밤잠을 설쳤을걸?" "빛이라니요?" 바크가 의아해서 묻자 샤넨은 고개를 돌리더니 바크에게 물었다. "설마, 못 본거야?" "뭐가 말씀이죠?" 샤넨이 두 손을 벌리며 대답했다. "빛 말야. 아주 엄청난 빛. 태양이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진 것 처럼 엄청 난 빛이 터졌었다고." "설마.. 그 날이요?" "응. 네가 포르.. 나이트인가. 그 암살단 녀석들하고 싸우던 날." 바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녀의 말대로 그렇게 엄청난 빛이라면 자신이못 볼리가 없었다. 그 말은 즉, 자신이 정신을 잃은 뒤에 일어난 일이라는것인데.. 바크는 슬쩍 시선을 내려서 요타를 보았다. 샤넨이 가져다 준 하얀 천을덮혀 있는 요타는 세상 모르는 아이 처럼 작게 코를 골며 잠을 자고 있었다. 바크는 그런 요타를 보며 샤넨이 말해준 빛에 대해 생각을 했다. '내가 죽지 않은 것과 관계가 있는걸까...?' 수도를 온통 뒤덮은 빛. 그리고 나타나지 않은 포르 나이트. 도대체 어떻게 된 일들이지? 지금 바크로서는 아무 것도 알 수가 없었다. 샤넨은 잠시방 안에서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빛줄기를 바라보다가 가벼운 기합 소리와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쟁반을 가리키며 말했다. "며칠을 굶어서 배고플까봐 식어도 괜찮은 음식을 한두가지 해봤어. 입에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배고플때 먹기로는 괜찮을거야. 나중에 배고프면 먹도록 해. 피곤하면 좀 더 자도록 하고." "어디 가시나요?" 바크의 물음에 샤넨은 히죽 웃으며 말했다. "직업이 있으니까. 집은 잘 부탁해. 그리고, 그날 서비스 해준거 고마웠 어. 박수 맨 처음 쳐준것도." 아무래도 람기스에서의 일도 기억을 하는 모양이었다. 바크가 무안해진 얼굴을 하는 사이 샤넨은 나긋하게 손을 흔들면서 문을 나갔다. 그리고 잠시뒤에 찰칵, 열쇠가 문을 잠그는 소리가 들려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684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62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21 13:22읽음:395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62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그 뒤로 삼일. 바크는 의외로 몸이 잘 안 움직여져서 침대에서 요양을 하는 처지였다. 샤넨은 그런 바크에게 궁에 소식을 보낼까라고 물어왔지만,바크는 그런 샤넨의 호의를 정중하게 거절했다. 요타는 바크가 깨어 났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로는 샤넨도 고개를 갸웃 거릴 만큼이나 태도가 돌변했다. 보기에도 차갑고 쌀쌀 맞은 그녀의 행동에샤넨은 할 말을 잃어 버릴 정도였다. 하지만, 정작 요타에게 냉대를 당하는 바크는 시종 담담한 표정이었다. "......" 생각할게 많은지 가만히 누워서 천장을 올려다 보던 바크는 문득 고개를 돌려 방 문 쪽을 보았다. 어느새 그곳에 요타가 서 있었다. 요타는 김이모락모락 올라오는 음식들이 놓여진 쟁반을 들고 있었다. 요타가 차갑게말했다. "점심 식사. 샤넨이 가져다 주래." 요타는 필요한 말 이상은 철저하게 금하며 말했다. 바크는 그런 요타를 보더니 피식 미소를 지었다. "별로 배는 안 고픈데." "먹기 싫다면 도로 가져가겠어." "아냐, 거기 놔둬." 바크가 침대 옆에 위치한 테이블을 가리키며 말했다. 요타는 쟁반을 그곳에 두고는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려 했다. 하지만, 바크는 그런 그녀를 불러 세웠다. 바크가 의자를 가리키더니 말했다. "오고 가는거 번거롭잖아. 거기 잠깐만 앉아 있어. 금방 먹을테니까." 요타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 하지만, 그녀는 묵묵히 의자에 가 앉았다. 침대로부터 상당한 거리를 둔 자리였다. 바크는 씁쓸하게 미소를 지었지만, 곧 쟁반을 들어서 거기에 차려진 음식들을 먹기 시작했다. 금방음식들의 양이 줄어들더니 순식간에 동이 나고 말았다. 바크는 마지막으로물을 한모금 마시고는 쟁반을 다시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다. 허리를 편채로 고개를 창 쪽으로 돌려서 바크를 일부러 보지 않던 요타는 바크가 쟁반을 도로 내놓자 그제서야 자리에서 일어섰다. 음식 그릇이 담겨진 쟁반이 침대 옆 테이블에 있는 관계로 그걸 가져가야하는 요타는 어쩔 수 없이 침대 쪽으로 오게 되었다. 그녀는 서둘러서 쟁반을 가져가려 했다. 그때 바크가 갑자기 손을 뻗더니 요타의 손목을 잡았다. 요타는 깜짝 놀라서 바크의 손목을 뿌리 치려다가 바크와 시선이 마주치게 되었다. 바크는 요타를 보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요타는 냉정하게 바크의 손을 뿌리 쳤다. "난 너와 말하고 싶지 않아." 그녀는 쟁반을 들고는 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 순간, 천이 펄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바크가 침대를 내려오더니 요타의 어깨를 잡았다. 흠칫, 놀라면서 몸을 돌린 요타는 바크가 일어서 있는 것을 보고는 눈을 크게 치켜 떴다. 요타의 눈이 냉기를 담을 만큼이나 차갑게 변했다. "속였군." 바크는 삼일 동안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힘이 없었다. 아니,그렇게 보였다. 샤넨이나 요타가 보기에 하루 아침에 이렇게 건강하게 걸어 다닐수는 없이 보였던 것이었다. 요타의 차가운 냉소에 바크는 무겁게말했다. "그래. 속였어. 그러지 않았다면 네가 떠났을테니까." 바크의 말에 요타는 잠시 머뭇거렸지만, 곧 코웃음을 쳤다. "내가 떠나? 어째서 내가 떠나야하지? 떠나야 할건 너 아닌가?" "내가 떠난다면 여기 계속 머물러 주겠어?" 바크는 냉소를 머금고 자신을 바라보는 요타에게 작게 속삭이듯 물었다. 요타는 바크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몸을 뒤로 물러서 바크의 손을 뿌리쳤다. "너 한테 대답할 의무 따위는 없어." "도망치지 마!" 문을 나가려는 요타에게 바크가 갑자기 소리쳤다. 바크의 외침에 요타는그 자리에 못이 박힌 듯이 움직이지 못했다. 하지만, 곧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앗차차." 마침 문을 열고 들어오려는 샤넨은 갑자기 문에서 튀어나온 요타와 부딪힐뻔 했는지 황급히 몸을 옆으로 피했다. 그 사이로 요타가 거의 달려 가듯이 방 안을 빠져나갔다. 쟁반이 거칠게 테이블 위로 놓여지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 뒤를 이어서 집 밖으로 연결된 문이 열렸다가 닫히는 소리가 들려 왔다. 집을 뛰쳐 나간 모양이었다. 샤넨은 방으로 들어오는 문에서 거실 쪽을 바라보다가 요타가 집을 나가자뒷머리를 긁적이면서 시선을 방 쪽으로 돌렸다. 그러다 방 한가운데 서 있는 바크를 보더니 히죽 웃었다. "이제야 일어날 마음이 생긴건가?" "미안합니다." 바크가 정중하게 사과의 뜻을 표했다. 하지만 샤넨은 바크가 꾀병을 부리고 있는걸 진작에 알고 있었던지 손을 저으며 웃었다. "괜찮아괜찮아. 그보다 어찌 된 일이야? 요타랑 싸웠어?" "......" 바크는 아무래도 대답을 하고 싶지 않은지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 샤넨은그런 바크를 보고는 다시 한번 뒷머릴 긁적였다. 이거야... 국왕 폐하라고해서 뭔가 대단히 특별하다고 생각했는데 뒷골목을 주름 잡는다고 어깨에힘을 주는 정신 나간 꼬마 놈들하고 다를게 전혀 없었다. 샤넨은 방 안으로 들어와 침대에 걸터 앉더니 품 안에서 뭔가를 꺼냈다. 화아앗, 불꽃이피어나더니 곧 하얀 연기가 방 안으로 퍼저 나갔다. 그녀는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길게 한모금 빨더니 바크에게 내밀었다. "해본적 없지?" "아뇨. 거절하겠습니다." 담배를 내미는 샤넨에게 바크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샤넨은 피식 웃고는 담배를 테이블 위에 있는 화병 안으로 던져 넣었다. 치직.. 불꽃이 물에 닿으면서 순식간에 꺼져 버렸다. 샤넨은 턱을 괴더니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둘이 뭔가 사정이 많은가봐. 저렇게 밝은 아이가 갑자기 태도를 이리 어 둡게 바꾼다는건... 굉장히 힘든 일이지." 밝다라.. 확실히 지난 몇주간 요타가 샤넨의 앞에서 보여준 행동이란 것은레아드 못지 않게 밝았다. "그녀는.. 절 무척 싫어하죠. 그 뿐입니다." 바크는 어두운 기색으로 대답했다. 순간, 방 안으로 푸웃. 손으로 가린 입의 틈에서 나오는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바크가 고개를 돌려보니 아닌게아니라 샤넨이 입을 가리며 킥킥 웃고 있었다. 바크는 미간을 좁혔다. "우습나요?" 영족이라는 출신과 몇달간 왕의 자리에 있다보니 몸에 자연스럽게 베인 압도감이 자연스럽게 샤넨을 무겁게 내리 눌렀다. 웃던 샤넨은 바크의 서늘한 물음에 갑자기 웃음을 그치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는 미소를 잃지는않았다. 그녀는 당돌하게도 고개를 끄덕였다. "응. 우스워." 바크의 눈이 무섭게 차가워졌다. 하지만, 샤넨은 바크가 만난 그 어떠한사람과도 다른 신경을 가진 모양이었다. 바크가 뭐라 말을 하려고 했지만샤넨이 먼저 입을 열어 말을 했다. "이봐요, 도련님. 아니, 국왕 폐하씨." 당돌함을 넘어서 죄의 단계 까지 치달은 샤넨의 행동이었지만, 바크는 그런 그녀를 가만히 바라 보았다. 샤넨은 손가락을 하나 치켜 들더니 그걸로바크를 가리켰다. 그녀는 싱글거리며 바크에게 인류가 여지껀 풀지 못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여자가 우는 이유를 알아?" 갑작스럽고, 더구나 황당한 질문에 바크는 어이가 없다는 얼굴을 했다. "......네?" "여자가 웃는 이유를 알아?" 바크가 대답은 커녕 질문의 요지를 파악 하기도 전에 다음 질문이 연이어퍼부어졌다. 바크는 당황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여자가 웃고 우는 이유라니?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750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63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23 13:48읽음:397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63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무슨... 말씀이죠?" 바크는 도통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샤넨에게 되물었다. 샤넨은 그런바크를 넌지시 바라보았다. 갑자기 그녀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여지껀 짓던 장난스런 미소가 아닌 성숙한 여인의 깊이 있는 미소였다. 그녀는 자신이 앉아 있는 침대를 손으로 쓸면서 그 곳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이틀간 여기 누워있었다고 말했지?" "아...예." "이틀간 잠도 자지 않고 사람을 간호하는건 말로 듣는것 보다 무척 힘든 일이지. 더구나 미동도 하지 않으며 곁을 떠나지 않는건 말야." 바크는 묵묵히 샤넨을 바라보았다. 샤넨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뒷말을이었다. "사람은 아무나에게 그런 고생을 하며 간호를 하진 않아." 샤넨은 입을 다무는 바크를 향해 작게 속삭이듯 말했다. "둘에게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언제나 어긋난다고 생각이 들 면 한번쯤 진실을 보여봐. 사람이란 이상하게도 진실을 보여주기 싫어 하 거든." 샤넨이 갑자기 짓고 있던 미소는 장난이 있는 웃음으로 바꾸였다. 그녀는히죽 웃으며 뒷말을 이었다. "인생 선배로서의 경험담이야." 바크는 조용히 샤넨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뭔가 깊은 생각에 빠진듯 했다. 그리고 샤넨은 그런 바크를 싱글싱글 웃으며 바라 보았다. 정말이지 국왕이라는 것도 보통 사람과 다를거 조금도 없다니까. 그리고 밤이 찾아 왔다. 요타는 저녁 늦게서야 집으로 돌아왔지만, 바크와는 절대로 얼굴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다. 바크 역시 자신을 그렇게 피하는 요타에게 별 신경을 안 쓰는 모습이었다. 중간에 낀 샤넨만 어색한 분위기를 달래는데 고생을 해야 했다. 바크는 저녁 식사가 끝나고 방으로 돌아갔다. 샤넨은 요타의 얼굴을 살펴보았지만, 그녀의 얼굴은 냉담하기 짝이 없었다. 조금도 표정의 변화라는게 없었다. 샤넨은 갑자기 손을 들더니 살짝 요타의 볼을 잡았다. "..!" 그러자 샤넨도 놀라울 만큼이나 요타의 얼굴에서 풍부한 표정들이 생겨났다. 요타는 깜짝 놀라면서 샤넨을 바라 보았다. 샤넨이 싱긋 웃더니 볼을잡고 있던 손을 놓고는 말했다. "저 녀석 방에 들어갔는데도 그런 표정 계속 짓고 있을 필요는 없잖아. 나 하고 있을 때도 그러기야?" "샤넨.." 요타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딜보나 긴장이 풀어진 느슨한 표정이었다. 요타는 고개를 들어 샤넨에게 물었다. "그러고보니 람기스 가실 시간이네요." "응. 르카가 입원한 병원에 들리고 갈 생각이니까, 좀 빨리 나가야지." "전 아까 다녀왔어요." "어, 그래? 헤, 그 녀석 기분 날아갔겠는데?" 샤넨이 싱글거리며 웃었다. 칼에 찔렸을 당시 근처에 있던 엘리도리크가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긴 덕분에 르카는 다행스럽게도 목숨을 잃지는 않았다. 의사가 그러기로는 이주 정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뛰어다녀도 괜찮을 만큼 회복이 될거라고 했다. 샤넨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그 뒤를 이어 요타가 일어섰다. 샤넨은 싱긋 웃으며 요타에게 말했다. 람기스에 갔다가 오면 새벽에 가까운 시간이라 샤넨은 떠나기 전에 인사를 했다. "잘 자. 좋은 꿈 꾸고." 요타는 샤넨을 잠자코 바라 보았다. 그러다 요타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샤넨의 목을 안았다. 샤넨은 그런 요타의 갑작스런 행동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랐지만, 곧 요타의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요타가 작게 속삭였다. "잘... 다녀오세요." ".으..응." 그리고 요타는 뒤로 물러났다. 샤넨은 요타를 보고는 뭐라 말을 하려고 했지만, 곧 관두고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샤넨은 집을 나왔다. 배웅을 하는 요타가 집 안으로 들어가는걸 보며 샤넨은 작게한숨을 내쉬었다. "복잡한 애들이군.." 깊은 밤. 요타는 조용히 문을 열었다. 거실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창밖으로 희미한 달빛만이 거실을 조용히 밝혀주고 있었다. 요타는 발소리가나지 않게 조심스레 거실로 나와서는 바크가 있는 방문을 바라보았다. 방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 요타는 잠시 그 자리에 멈춰서 흔들리는 눈동자로 방 문을 바라 보았다. 하지만, 곧 그녀는 주먹을 쥐면서 흔들리는 마음을 바로 잡았다. 이젠 한계였다. 샤넨과는 더 있고 싶었지만, 지금 떠나지 않는다면 더 이상은 참지 못할거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떠나기로 했다. 요타는 바크가 있는 방 문을 미련이 남는 듯 바라 보다가 기어이 고개를돌렸다. 반대편에 집 밖으로 나가는 문이 요타를 맞이했다. 요타는 소리가나지 않도록 천천히 문을 열었다. 다행스럽게도 문은 아무런 소리도 없이열렸다. 거리의 차가운 밤 공기가 불어왔다. 불어오는 바람이 그녀의 붉은머리카락을 휘날렸다. 요타는 문을 닫고는 샤넨이 준 열쇠로 문을 잠구었다. 찰칵.. "..하아." 요타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모든게 끝이다. 다시는 사람과 만나지않을 것이다. 깊은 산속이라도 들어가서 다시는 나오지 않을 생각이었다. 요타는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그런 깊고 외진 곳으로 떠날 각오를 다졌다. 그녀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 그리고 요타의 눈이 한 순간 정지했다. 그녀의 시선이 샤넨의 집 맞은편에 놓여져 있는 나무 상자들 위로 멈춰졌다. 요타는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그쪽을 보았다. 건물들의 그림자가 어둠을 드리우고 있었지만, 희미하게 비춰지는 달빛 만으로 요타는 상자 위에 걸터 앉아있는 이의 얼굴을 너무나 확실하게 볼 수 있었다. 그녀의 입이 작게 열어지면서 그의 이름이 끊어질듯이 희미하게 흘러나왔다. "바크..." 바크는 고개를 숙인채로 땅을 바라보고 있다가 요타의 음성이 들려오자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샤넨의 집 문 앞으로 동상 처럼 굳은 얼굴로 자신을바라보고 있는 요타의 하얀 얼굴이 달빛에 비춰져 보이고 있었다. 그 둘의사이를 극렬한 어둠의 그림자가 갈랐다. 바크는 어둠 속에서 천천히 입을 열어 말했다. "떠나는군." 요타는 계단을 내려오면서 차갑게 대꾸했다. "그래. 네가 있는 곳에는 단 일초도 더 있기 싫어. 네가 가지 않는다면 내 가 떠날 수밖에." 요타는 그리 말을 했지만, 채 몇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갑자기바크가 상자 위에서 내려오더니 그녀의 앞을 막은 것이었다. 요타는 냉소를 지으며 바크에게 흠씬 폭언을 퍼부으려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요타의입 보다 먼저 바크가 행동했다. "....!" 털썩, 바크가 요타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숙였다. 요타는 그런 바크를 놀란 눈으로 보다가 갑자기 성을 내며 소리쳤다. "무, 무슨 짓이야!" 숙여진 바크의 고개 사이로 무거운 음성이 들려왔다. "부탁한다. 아니, 이렇게 빌겠어." "......" 요타의 눈에 분노를 넘어선 살기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바크는 그런 요타를 향해 연이어 말했다. "레아드를 구하는걸 도와줘. 네가 원한다면 뭐라도 하겠어. 그러니.." "닥쳐!!"콰앙! 순간, 바크의 몸 주위로 맹렬한 힘의 장이 만들어 지더니 단숨에 땅을 폭파시켰다. 바크의 몸은 그 폭발에 휘말리면서 뒤로 나가 떨어지더니방금 전에 앉아 있었던 나무 상자 위로 격하게 떨어져 내려왔다. 바크가떨어지면서 나무 상자들이 요란스럽게 부서졌다. 그 위로 요타의 차갑고 날카로운 냉소가 퍼부어졌다. "두번 말하지 않겠어! 내 앞에서 한번만 더 그런 꼴을 하면 죽여버릴테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751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64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23 13:48읽음:372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64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요타는 눈에 핏대가 설 만큼이나 화가 났는지 정신을 잃은듯 보이는 바크를 향해 마구 성을 내었다. 그리고는 바람 소리가 날 만큼이나 격하게 몸을 돌렸다. 바크를 놔둔채로 자신의 갈 길을 가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요타는 채 세걸음도 걷지 못했다. "....." 요타는 부서진 나무 쪼가리들이 흩어지는 소리에 발을 멈추고는 고개를 돌렸다. 어느새 바크가 일어나 있었다. 바크의 팔을 나무 상자가 부서지면서튀어나온 파편이 찌른 모양인지 피가 흐르고 있었다. 옷을 적시는 피는 손가락 사이에서 하나로 방울져서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요타는 바크의 모습에 잠시 머뭇거렸지만, 금방 냉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바크의 입이 열리면서 나온 말에 그녀는 간신히 참았던 화를 다시 터뜨릴 수 밖에 없었다. "비..빌겠어." "닥치지 못해!!" 요타가 단숨에 손을 치켜 들더니 아래로 내리 쳤다. 그러자 거의 열걸음이나 떨어져 있는 바크의 고개가 옆으로 격렬하게 굽혀졌다. 다시 고개를 든바크의 입가에서 실같이 가느다란 피가 흘러나왔다. 요타는 바크를 향해손을 들더니 마구 삿대질을 하며 소리쳤다. "왕이란 놈이 부끄럽지도 않냐! 별 것도 아닌 평민 때문에 나한테 고개를 숙이다니... 꼴이 우습잖아!" "..그러면.. 들어줄거냐.." "...뭐?" 바크는 말을 하기가 힘이 든지 몇번 기침을 하더니 다시 말했다. "내가 왕위를 버리면 내 말을 들어줄거냐고 물었어." "무... 무슨.." 요타가 당황해서 되물었다. 바크는 그런 요타를 노려 보듯이 쳐다 보았다. 바크는 한발자국 요타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바크의 음성은 나직했지만,요타의 몸을 묶어둘 만큼 무서울 정도로 노기에 가득 차 있었다. "별 것도 아닌 평민 때문에 고개를 숙이는게 우습다고? 그 별것도 아닌 평 민 녀석 때문에 난 살아온거다. 그 녀석 때문에 여지껀 살아온거고, 왕이 된거다. 그 녀석이 좋아하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요타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바크는 그런 그녀를 향해 소리쳤다. "그 별것도 아닌 레아드를 위해서 왕이 된거란 말이다! 원한다면 왕 따위 얼마던지 때려쳐 주겠어! 그러면 내 말을 들어줄테냐? 그러면 레아드를 구하는데 도와주겠어!? 그러면!!" "닥쳐엇!!" 쾅!! 바크와 외침과 요타의 비명이 엇갈리면서 순식간에 사방으로 충격파가 퍼져 나갔다. 요타의 몸을 중심으로 원형으로 둥글게 퍼져 나간 충격파는 단숨에 골목 전체를 강타했다. 샤넨의 집 문이 박살이 나면서 안쪽으로 날아갔고, 벽들이 유리 처럼 수천개의 금으로 갈라졌다. "크으...윽!" 요타의 바로 앞에 있던 바크는 가장 강렬하게 충격파에 휩쓸렸지만, 이를악물고 손톱이 손에 파고 들면서 피가 터져 나올 만큼이나 온 몸에 힘을주어서 간신히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 충격파가 골목을 초토화 시키면서퍼져나간 직후, 요타의 비명소리가 그 뒤를 이었다. "그만..그만! 그만!! 그만!!" 요타는 두 손으로 귀를 막으며 고개를 마구 흔들었다. 그러다 갑자기 요타는 바크를 노려 보았다. 어느새 요타의 두 눈가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에 그려지는건 살기라는 이름의 차가운 빛이었다. 흐르는 눈물과 살기를 머금은 눈은 이상할 정도로 아름답게 대비되었다. 바크는 충격파를 정면에서 맞은 타격이 너무나 컸던지 아무런 말도 하지못했다. 사실, 이렇게 서 있는것만 해도 거의 기적 같은 일이었다. 요타는바크를 보더니 냉혹하게 소리쳤다. 그 음성은 그녀가 바크에게 말을 처음한 이후 가장 격렬한 것이었다. "도대체 레아드가 뭔데! 그게 뭔데 네가 그렇게 해야하는거야!? 도대체.. 도대체 그 레아드라는게 너한테 뭔데 말이야!!" 바크는 입을 열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자신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를만큼이나 온 몸에서 고통의 비명을 질러댔지만, 바크는 입을 열었다. 기적처럼 말이 흘러나왔다. 바크는 입을 열어 요타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친구..다." "....." 요타는 바크를 노려 보았다. 하지만, 바크는 그런 요타의 시선을 느낄 만큼 정신이 있지 못했다.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몸을 지탱하면서 바크는 연이어 말했다. "친구.." "닥쳐!" 요타는 바크에게 달려들더니 손을 뻗어 바크의 어깨를 휘어 잡았다. 하지만 바크는 요타의 힘을 버틸 만큼이나 체력이 남아있지 못했다. 그녀의 손이 닿는 순간, 바크는 그대로 뒤로 넘어 갔고 바크에게 달려들던 요타는갑자기 바크가 뒤로 넘어지자 그대로 딸려서 같이 넘어지고 말았다. 풀썩.. 돌바닥에 쌓여 있던 흙먼지들이 요란스럽게 휘날렸다. "....." 머리가 바닥에 그대로 부딪히는 바람에 바크는 거의 정신을 잃을 만큼이나거센 충격을 받았다. 시야가 하얗게 물들더니 다시 검게 물들어갔다. 하지만 바크는 끝끝내 정신을 잃지는 않았다. 이대로 정신을 잃을 수 없다는정신이 기어이 머리 속을 휘젖는 고통을 이겨낸 것이었다. "....." 몇초인지, 아니면 몇분인지 잠시 정신이 나가있었던 바크는 축축한 느낌에눈을 떴다. 머리가 크게 흔들렸기 때문인지 시야가 흐릿했다. 바크는 자신의 볼을 간지럽히는 간지러운 촉감과 뜨거운 느낌에 눈을 깜빡였다. 곧 흐릿한 시야가 하나로 모아지면서 바크는 지금 자신의 상황을 파악 할 수 있었다. 자신은 땅에 대자로 쓰러진 자세였고, 자신의 가슴 위로 요타가 앉아 있었다. 목이 죄이는 기분에 바크는 눈동자를 굴려서 아래쪽을 보았다. 달 빛을 받아 하얗게 빛나는 요타의 손이 자신의 목을 누르고 있었다. 바크는 시선을앞쪽으로 던졌다. 바로 앞으로 요타의 얼굴이 보였다. 그녀는 하염없이 울면서도 자신을 죽일듯한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서 나온 눈물이 그대로 바크의 얼굴 위로 떨어져 내려왔다. 너무나 화가 나서 이성을 잃은 건지 요타는 울면서 바크의 목을 눌렀다. 요타의 손이 점점 더 세게 목을 죄었지만, 바크는 조용히 요타를 바라 보았다. 숨을 쉬지 못해서일까. 머리가 이상할 정도로 맑아졌다. 요타를 가만히 바라보던 바크는 문득 실소를 했다. '바보..' 그래. 바보였다. 론이나, 자신이나. 멍청이들이었다. 어째서 알지 못했을까. 어째서 눈치채지 못했을까. 바크는 손가락을 움직여 보았다. 간신히 손가락들이 응답을 해주었다. 바크는 천천히 손을 들었다. 그리고는 자신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그리고그럴 마음으로 목을 움켜쥐고 있는 요타의 뺨에 손을 데었다. ".....!" 요타는 갑작스레 느껴진 따듯한 감촉에 바크의 목을 누르고 있던 손에서힘을 빼었다. 덕분에 바크는 간신히 말을 할 수가 있었다. 바크는 요타의눈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조용한 미소였다. 그리고 의미가 있는 미소였다. "용서.. 해줄게." 바크는 나직하게 속삭이듯 말했다. 그리고 그 말에 요타는 벼락을 맞은 듯이 몸을 떨었다. 바크는 요타의 뺨을 자신의 손으로 부드럽게 감싸며 뒷말을 이었다. "울지마. 이제 용서 해줄게." 바크를 바라보는 요타의 눈에서 살기가 거짓말 처럼 없어졌다. 바크가 짓는 미소와 영문을 모를 말은 마치 마법의 언어 처럼 요타의 표정을 순식간에 바꾸었다. 갑자기 요타는 얼굴을 일그러 뜨렸다. 눈물은 아까와 마찬가지로 하염없이 흐르고 있었지만, 얼굴은 지금에 와서야 일그러 지면서 울상으로 변했다. "하윽.." 요타의 입에서 처음으로 울음이 흘러나왔다. 바크의 얼굴 앞에서 요타는그야말로 어린 아이 처럼 풍부한 표정으로 울상을 지어주었다. 그리고는결국에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여지껀과는 다른.. 정말로 슬퍼서 우는그런 울음이었다. "이제 괜찮아." 바크는 요타의 뒷머릴 쓰담아 주면서 작게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이 결정적으로 요타의 마음을 자극했는지 요타는 기어이 목을 놓으며 울음을 터뜨렸다. 요타는 바크의 가슴에 엎드리며 엉엉 울었다. 그리고 바크는 그런 요타의머리를 쓰담아 주면서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밤하늘의 별들이 요란스럽게반짝이고 있었다. 밤의 뒷골목 사이로 요타의 울음 소리는 넓게 퍼져 나갔다. 그건 정말로기분이 좋을 만큼이나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서러운 울음 소리였다. 요타는 여지껀 참아온 눈물을 지금 다 터뜨린 모양인지 그야말로 하염없이 울었다. 서럽게 울었다. 그리고 바크는 오히려 그런 요타의 울음 소리를 들으며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제발.." 한참을 울던 요타는 숨이 멎을 듯한 음성으로 울음을 참아내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제발.. 도와줘.. 제발.." 요타가 울음을 참아내며 뒷말을 간신히 이었다. "레아드를... 구해줘.."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752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65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23 13:49읽음:464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65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바크는 조용히 요타를 바라 보았다. "레아드를... 알고 있었구나." 요타는 울먹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와 함께 다녔던 일들.. 다 기억해?" 바크의 물음에 요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바크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요타가 포르 나이트에 대해 알고 있다는걸 눈치 챘을 때부터 어느정도 예상은 했었는데.. 그게 사실인 모양이었다. 바크는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는 요타를 보며 물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어째서 그렇게 날 피하려고 했던거야?" 요타는 울먹이며 작게 입을 열었다. "꿈..." "뭐?" 요타는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오르는 울음을 참지 못하고 작게 흐느끼면서 간신히 말을 이었다. "..꿈이라고.. .. 꿈.. 이라고 생각했어.." 바크는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요타를 바라 보았다. 요타는 계속 말했다. "모든게.. 모든게.. 단지 꿈이었다고.. 즐거운.. 정말 즐거운 꿈이라고... 그렇게 생각했어.." 요타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꿈이라고.. 생각해왔어.." "꿈..이라니. 설마 레아드의 기억을 말하는거야?" 바크의 물음에 요타는 흐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하지만.. 그건 꿈이 아니었어.." 요타의 음성에 울음이 섞였다. "잠에서 깨어보니.. 모든게 현실이었어.. 너도.. 론도.. 모두... 정말로 있었어.. 정말로.. 존재하는.. 꿈의 사람들이 아니었어.." 기어이 그녀는 울음을 참지 못하고 다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하지만.. 레아드는.. 레아드는.." 레아드는 자신으로 인해서 사라졌다. "......" 바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째서 요타가 그렇게 자신과 론에게 냉대를 했는지. 그리고 레아드의 이야기가 나오면 발작적으로 힘을 터뜨려서이야기를 막았는지.. 모든게 이해가 되었다. 이 녀석은 겁이 났던 것이다. 자신 때문에 레아드가 사라졌다는 것이.. 그리고 그 때문에 론과 자신을볼 면목이 없었던 것이었다. 바크는 자신의 가슴에 엎드려서 정말로 서럽게 울고 있는 요타의 등을 천천히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면서 나직하게 한숨이 섞인 미소를 지었다. 역시 레아드는 레아드라고 할까. 바크는 하늘을 보았다. 거기에 레아드가 있을리 만무하지만, 그래도 딱히어디에 시선을 둘 곳이 없어서 바크는 하늘을 보았다. 뒷골목 사이로 요타의 울음 소리가 울려 퍼진다. 별들은 그 울음 소리에맞추어 현란한 빛을 흩뿌리고, 골목 안으로 밤기운을 가득 품은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그녀의 울음 소리를 지워 버리 듯이. 그녀의 울음이 멈출때까지. 그렇게 별은 빛나고 바람은 불어왔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바크는 작게 흐느끼다가 기어이 자신의 품에서 정신을 잃듯이 잠이 든 요타를 안고는 몸을 일으켰다. 정령이라도 눈물을이렇게나 쏟아내면 체력이 감당을 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바크는 요타를 품에 안은 채로 돌바닥에 앉았다. 그리고 시선을 돌렸다. 골목에 드리어진 어둠 저편에서 바크의 시선이 멈춰졌다. 녀석은 무표정한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가 바크가 자신에게 시선을던지자 그제서야 몸을 움직였다. 달빛 아래로 녀석이 나왔다. "...론." 바크는 달빛에 모습을 나타낸 이의 이름을 불렀다. 론이었다. 론은 보기에도 차가운 얼굴로 바크에게 걸어오더니 품 속으로 손을 넣었다. 바크는 론이 뭔가 대단히 위협적인 무기등을 꺼낼거라고 생각을 했지만, 의외로 론이 꺼낸건 한장의 종이였다. 론은 툭, 종이를 바크의 앞으로 떨궜다. "보고서다." 바크는 요타를 안고 있어서 땅에 떨어진 종이를 읽지 못했다. 그래서 대신론에게 물었다. "보고서?" 론이 대뜸 대답했다. "수도에 만들어지던 조직에 관한거야." 바크는 그제서야 자신이 론에게 머리나 식히라고 하면서 던져준 서류를 기억 할 수 있었다. 수도에 어떤 조직이 만들어지니 그것에 대해서 알아보라고 말을 했었다. 론이 연이어 말했다. "포르 나이트의 마지막 잔당들이 만든 조직이었어. 목표는 두말 할 필요도 없이 네 목숨을 노리는거지. 하지만, 오일 전에 와해됐어." 오일 전이라면... 녀석들이 자신을 노리고 이 뒷골목을 완전히 포위했던날이었다. 바크는 론을 보더니 인상을 찡그렸다. "날 미끼로 사용한거야?" "순서가 틀렸어. 너가 미끼로 들어간거야." 론의 말에 바크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론은 녀석들의 뒤를 알아보다가 녀석들이 포르 나이트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리고 녀석들이 무슨 일인지출구가 네개 밖에 없는 뒷골목에 전력을 모조리 투입 했다는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론은 성에서 엘리도리크를 모조리 끌고 와서 골목의 네 출구를모두 막고는 뒷골목 안에 갇힌 포르 나이트를 차근차근 없애 버린 것이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론은 녀석들이 바크를 잡으려고 뒷골목에 모인 것이라는건 알지 못했다. 어쨌거나, 바크는 어째서 동쪽 출구를 막고 있던 사나이가 피리를 불었음에도 불구하고 녀석의 동료가 달려오지 않았는지 알게 되었다. 엘리도리크에게 쫓기고 있는 녀석들이 무슨 여유로 동료를 도와주러 오겠는가. "어쨌거나.. 고맙다." 죽을 뻔 하기는 했지만, 녀석들의 동료가 달려오지 않아서 목숨은 건진 셈이니 바크는 론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론이 허리에 손을 얹으면서 말했다. "포르 나이트는 이로서 완전히 끝이야. 잡은 녀석들에게 알아본 바로는 이 젠 더 이상 뭉칠 여력도 없다고 하더군. 마지막 발악이 꼴좋게 실패한거지." 완전히 실패는 아니었어. 내 배에 검을 쑤셔 넣었으니까... 바크는 입 속으로 그리 대꾸를 했지만, 그걸 밖으로 내놓지는 않았다. 그러다 바크는론을 물끄러미 쳐다 보았다. "근데 너 언제부터 거기 있었냐?" 론이 간단하게 대답했다. "처음 부터." "처음?" "그래." "하지만 여긴 어떻게 알고?" "르카라는 꼬마 놈한테 물어봐서 알아냈지." 론은 별거 아니라는 투로 대꾸했다. 그러고보니 르카를 지키던 기사 녀석이 요타가 샤넨의 집에 있다는걸 알고 있었으니... 녀석이 론에게 그걸 말해준 모양이었다. 바크는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론을 올려다 보았다. "처음 부터 있었다면 다 들었겠군." "그래." "하지만 인정은 안 하겠다는 얼굴이구나." 론은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레아드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게 레아드는 아니다. 그리고 요타 때문에 레아드가 사라진건 여전히 변함 없는사실이였다. 여전히 요타를 바라보는 론의 시선은 차가웠다. 바크는 자신의 품안에서 작게 숨을 쉬고 있는 요타를 바라보았다. 론은 그런 바크와 요타를 바라보다가 문득 아까 전의 일이 생각이 났는지 물어왔다. "참, 아까 무슨 한 말. 무슨 뜻이었어?" "응? 뭐가? "용서.. 한다는 말." 론의 말에 바크는 잠시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곧 자신이 요타에게 그런 말을 했다는걸 깨닫고는 피식 웃고 말았다. 바크는 턱으로 요타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녀석 표정을 보고 그냥 대충 짐작으로 말한 거였어." "표정?" "그래. 너도 봤으면 금방 알았을거야." 바크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레아드 녀석.. 가끔 짓던 표정이었거든. 녀석이 큰 잘못을 했는데 가끔 내가 용서를 안해주면 나중엔 레아드 녀석이 오히려 화를 냈었어. 투정 을 부리는 거랄까. 왜 용서를 안 해주냐고 그렇게 화를 내는거지. 아까 이 녀석이 짓던 표정이 딱 그거였어. 죄스러우 면서 화를 내는 그런 표 정." 그래서 바크는 거의 무의식 중에 그녀에게 용서 해 준다고 말을 했던 것이었다. 바크와 론은 요타를 바라 보았다. 밤의 찬바람이 둘 사이를 지나쳐골목 저편으로 사라졌다. 바크는 침묵을 깨며 론을 보고 물었다. "이젠... 뭘 해야 하는거지?" 앞으로 자신들은. 그리고 레아드는 어떻게 되는걸까. 바크의 물음은 불안한 기색을 담고 있었다. 론은 바크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둘의 앞을 가린 어두운 그림자는 조금도 그 안에 숨긴 길을 보여주려 하지않았다. 밝은 달이 만들어낸 극명한 그림자가 바크와 론에게 드리어졌다. 둘의 처지를 말해 주듯이. 밤은 그렇게 기울어져 갔다. 계속.. --------------------------------------------------------------------- 2장 3막. 내 이름은 요타가 끝이 났습니다.(완결이란 소리는 아니죠.;) 요타란 인물..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저로서는 최선을 다했다고밖에 말 할수가 없습니다. 고인에게 명복을. 고인이 누구냐고요? 누구긴 누굽니까.; 레아드지.;;참으로 복잡한 생을 살다가 가는군요. --; 불쌍한 녀석.;(다음에 태어나면 부디 좋은 작가를 만나서 행복하게... 아미타불. ^^;) 이제 3장입니다. 3장에서는 여지껀 가져왔던 모든 복선들을 모조리 풀어낼 작정입니다. 그걸 위해서 바크와 론은 꽤나.. 먼 여행을 하게 되겠죠. 3장. 고대편. 자, 계속 갑시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782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66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24 17:41읽음:959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66 ) == 제 3장 1막 < 마도의 시대로. > ==--------------------------------------------------------------------- 포르 나이트가 완전히 와해되고 일주일이 지났다. 뒷골목에서 벌어진 참혹한 살인 사건들이 며칠간 수도를 뜨겁게 달아 올렸다가 점차 식어가는 시기. 바크와 론은 궁으로 돌아가지 않고, 근처 여관의 한 방을 잡고는 거기서머물고 있었다. 굳이 궁으로 돌아가지 않은건 바크의 고집 때문이었다. 궁 으로 돌아가면 아무래도 정신이 산만해지고 일에 집중을 할 수가 없다는게바크가 궁에 돌아가지 않겠다는 이유였다. 그래서 론은 여관에서 바크와론을 보호하는 기사들에게 이곳에서 떠나지 않을테니 급한 일이 있으면 이여관으로 오라는 말을 하고는 모두 궁으로 돌려보냈다. "......" 오후의 한 때. 정확한 시간은 알 수가 없지만, 수도의 거리는 조용했다. 론은 묵묵히 창 앞에 서서 3층 여관집 아래의 길로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정오가 약간 지난 시간이라서 그런지 창을 비집고 현란한 햇살이들어오거나 하진 않았다. 바크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나무로 된 의자를 반대로 돌려서 등받이에 팔을 기대고, 그 팔 위로 턱을 기댄 자세로 바크는 조용히 침대 쪽을 바라보았다. 침대 위엔 요타가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요 며칠 사이 요타의 성격은 눈에 띄게 변했다. 이젠 더 이상 바크와 론을피해 다니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 그녀를 변하게 한 모양이었다. 예전 처럼냉기가 흐르는 차가운 눈빛도, 칼날 같이 날카로운 냉소도. 그녀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단지 허무하게 슬픈 얼굴이었다. "태어났을 당시의 기억은.. 거의 없어요." 요타는 나직하게 입을 열어 말했다. 여지껀 론과 바크에게 필사적으로 숨겨오던 과거의 이야기를 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녀가 이런 마음을 먹는데일주일이란 시간이 걸렸다. 론은 창 밖을 본 채로, 그리고 바크는 요타를 바라보며 그녀의 이야기를듣기 시작했다. 요타의 이야기가 천천히 물 흐르듯 이어졌다. "가장 처음 제가 저를 인식한 것은.. 누군가의 품에서였죠. 아주 따듯했어 요. 그는 절 품에 안고 천천히 흔들어주며 작게 노래를 불러 줬었죠. 그 당시의 전 아무런 지식도, 이성도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제대로 기억을 할 수는 없지만.. 모든게 따스롭고 밝았다고 생각되요. 폰이 절 맡긴 양 부모님들과의 생활이었죠." 그녀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나중에 말을 하게 되고, 걷게 되고, 뛰게 되면서 전 무척 행복하게 자랐 어요. 이 당시엔... 레아드가 아닌, 저였죠." 그러면서 요타는 살짝 론을 바라 보았다. 하지만, 론은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으며 창 밖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요타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지금 존댓말을 하고 있는건 전적으로 론 때문이었다. 론이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그렇게 즐거운 시간들이 흘러서.. 전 일곱살이 되었습니다. 저희 부모님 들은 로아와 근처 도시를 오가시며 물건을 파시는 일을 하셨는데, 그 날 은 옮길 짐이 무척 많아서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옆집 아저씨까지 함께 집을 떠나셨어요. 어머니가 마지막에 하신 말씀은 아직도 생생해요. 옆집 아주머니의 말 잘 듣고... 말썽 피우지 말고.. 일찍 자라..고.." 요타의 음성이 잦아졌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주먹을 쥐었다. 시야가 갑자기 흐릿하게 변했지만, 그녀는 꾸욱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내리 누르면서 울음을 참아 내었다. 잠시 후,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로 계속 말을이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고.. 연락이 왔습니다. 부모님이.. 건너 도시에서 돌아오시던 길에 산적을 만나 돌아가셨다는..." 요타는 간신히 말을 이었다. 그녀는 몇번 복받쳐 오르는 거친 숨을 들이쉰 뒤에 말했다. "그 당시 전.. 죽음이라는걸 이해하지 못하는 나이였지요.. 옆집 아주머 니가 절 안고 왜 우는지도.. 사람들이 어째서 저희 집에 찾아오는지. 제 가 어째서 집을 떠나서 고아원이라는 곳에 가야 하는지도요. 옆집 아주 머니는 절 양자로 삼고 싶어하셨지만, 그분에겐 이미 아이가 셋이 있어서 여인 혼자서 저까지 맡기엔 무리가 있었을거예요. 고아원에 간 저는 여전 히 죽음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부모님이 늦게 돌아 오시 는구나.. 그렇게 생각을 했죠. 그러던 어느날, 전 우연히 고아원을 빠져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 길로 집까지 달려왔죠." 요타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집 안은 어둡고, 먼지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 마냥 기쁘기만 했죠. 집에 돌아왔으니 오늘 저녁이면 부모님이 돌아오실 거라고 생각 했 거든요. 하지만, 날이 저물고.. 밤이 깊어도 부모님은 돌아오시지 않으셨 어요. 전 주방 구석에 가 앉았죠. 식사 시간이면 가장 밝고.. 부모님들과 한 자리에서 웃을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인거 같아요. 전 그곳에서 기다 렸습니다. 어머니가.. 아버지가 오시기를. 누군가가 오기를. 몇날 며칠을 그곳에서 기다렸습니다." 바크는 조용히 요타를 바라보았다. 침대 시트를 움켜쥔 요타의 손이 가늘게 떨리고 있는걸 볼 수 있었다. 기억하기 싫은 과거. 더구나 그 과거를말하는건 더욱 암담한 기분일거다. 하지만, 바크는. 론은. 요타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요타는 한참이나 숨을 몰아 쉬며 감정을 추스르더니 말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며칠. 혹은 십일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전 그렇게 주방 구석에 앉아서 부모님을 기다렸죠. 그리고... 결국엔 깨 달았습니다. 죽음이란 것이 무엇인지. 그것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다 시는 만날수 없게 되는거였죠. 그리고 그것을 깨닫는 순간, 저의 마음 한 구석이 금이 간 거울 처럼 깨어졌습니다. 너무나 생생한 느낌이었죠. 갑 자기 세상이 어두워지면서 현실감이 아득하게 사라졌어요. 보이지만, 볼 수 없었고, 들리지만, 들을 수 없게 되었죠. 며칠 후에 누군가가 집에 오 더니 그런 저를 데려갔습니다.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폰이었죠." 그녀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폰이 돌봐주는 시간은 기억이 없어요. 전 깊은 잠에 빠졌고, 제 몸은 누 군가 움직여 주는대로 움직였죠. 폰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제 정신을 다시 깨우려고 했었지만, 모두 실패를 했었나 봅니다. 그리고.. 2년이라는 세 월이 흘러갔죠. 폰은 절 깨우는걸 포기 했는지 매일 절 도시 중앙에 있는 광장의 동상 아래에 데려다 주었죠. 전 그곳에서 매일.. 매일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 보았어요. 하지만, 너무나 현실감이 없었고, 그리고 마음 깊은 곳에서 잠들고 있었기 때문에 여전히 전 깨어나지 못했죠. 그렇게 깊은 잠을 자면서 다시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이었죠." 요타가 천천히 고개를 들더니 바크를 바라 보았다. 그녀는 작게 입을 벌리더니 말했다. "고동.. 소리. 몸 안에서 뭔가 움직이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 소리는.. 그 움직임은 너무 강렬해서 현실감을 잃고 마음 깊숙한 곳에 잠든 저 조차 깨어날 정도였죠. 처음 눈을 다시 떴을때 보이는건 눈이 시리도록 파란 달빛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손을 잡아 이끄는 누군가의 손이었죠. 저만 큼이나 작은 아이였어요." 바크가 레아드에게 처음으로 말을 걸었을 때의 이야기였다. 그녀는 그 때가 생각 난다는 듯이 감상적인 표정이 되어 연이어 말했다. "고동 소리는 점점 더 커져갔죠. 그리고 그에 따라 저 역시 점점 현실감을 되찾기 시작했습니다. 전 처음에 몸 안에서 울려 퍼지는 그 소리가 제 심 장 소리라고 생각 했습니다. 하지만... 아니었어요. 제 손을 잡아 이끄는 아이를 따라 가는건 제 의지가 아니었습니다. 그 아이의 손을 놓칠세라 그 아이의 손을 더욱 세게 잡는건 제가 아니었어요. 전 정신이 깨어나기 는 했지만, 몸을 움직이는건 제가 아니었습니다. 그건..." 요타는 숨을 들이 마시더니 허리를 폈다. 그녀는 잠시 바크와 론을 바라보더니 뒷말을 이어 말했다. "레아드였습니다." 창을 바라보던 론이 천천히 고개를 돌리더니 요타를 바라 보았다. 요타는그 당시의 느낌이 떠오르는지 계속 말했다. "그건... 저와는 다른 존재였어요. 비록 제 몸속에서 생겨났다고는 하지만 그건 저와는 너무나 다른 존재였습니다. 전 그 존재의 뒷편에서 조용히 제 몸을 주위로 생겨나는 많은 일들을 바라 보았죠. 그때 까지도 현실감 이 없었기 때문에 단순한 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전 즐겁게 그 꿈을 받아 들였습니다. 꿈에서 전 레아드가 되어서. 남자 아이가 되 어서 들과 산을 뛰어 다녔죠. 친구와 함께 숲을 탐험하고.. 그러면서 점 점 더 많은 감정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감정, 감성들이 홍 수 처럼 제게 흘러들었죠. 그러면서 그 존재.. 아니, 레아드는 저와는 점점 더 다른 인격체로서 성장해 갔습니다. 한 없이 밝고, 그 밝음으로 어둠을 받아 들일 수 있는.." 그녀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생겨났다. "많은 일들이 있었죠. 정말로 많은 일들이요. 그리고 우린 여행을 떠나게 되죠. 겨우 1년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그 어떤 때 보다 소중하고, 영원히 품에 간직하고 싶은..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레아드와 함께, 웃고, 울고, 슬퍼하고, 즐거워하는 그런 시간들은 너무나 행복했어요." 그녀가 갑자기 고개를 떨구었다. "그래서.. 깨어나고 싶지...않았어요.." 그녀는 작게 고개를 저었다. "영원히 레아드의 뒤에서.. 그렇게.. 있고 싶었어요.." 방 안으로 정적이 내려 앉았다. 그 사이로 요타의 작게 흐느끼는 음성만이조용히 흐를 뿐이었다. 바크는 그런 요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러다 문득 바크가 그녀에게 물었다. "그래서... 지금, 레아드는?" 요타는 힘겹게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어요.." "모르다니?" 바크의 되물음에 요타는 고개를 떨구며 대답했다. "..아무리 불러도.. 대답을 해주지 않아요.." 갑자기 창가에 서 있던 론이 발을 옮기더니 문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아무런 말도 없이 문을 열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쾅! 문이 거칠게 닫히는 소리에 요타는 어깨를 움츠리며 고개를 숙였다. 바크는 그런 론의 행동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요타에게 다가갔다. 바크는 요타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괴로운 일을 시켜서 미안했어. 정말 미안하다." "아.. 아뇨. 레아드를 구할 수 있다면 뭐라도 할 수 있어요." 바크는 요타의 말에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요타에게서 물러나론이 거칠게 닫았던 방 문쪽으로 걸어갔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던 바크는 잠시 그 자리에 멈춰서더니 등 뒤로 말했다. "그럼, 오늘은 이만 쉬어. 나중에 보자." 그리고 바크는 문 밖으로 나갔다. 문이 천천히 닫히다가 기어이 찰칵, 문의 고리가 이어지면서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오자 요타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요타는 천천히 몸을 뒤로 넘겨서 침대 위로 드러 누웠다. 생소한 천장이 그녀를 맞이했다. "....." 요타는 몸을 옆으로 돌리더니 몸을 웅크렸다. 그녀는 떨려오는 자신의 한쪽 손을 다른 손으로 잡고는 필사적으로 몸을 웅크렸다. 하지만, 그 사이로 흘러나오는 흐느낌은 감당할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흑..흐윽.. 흑흑..." 방 안으로 조용한 울음 소리가 울려 퍼졌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783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67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24 17:42읽음:841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67 ) == 제 3장 1막 < 마도의 시대로. > ==--------------------------------------------------------------------- "헛수고였군." 요타가 머물고 있는 방의 옆방에서 론은 바크를 향해 차갑게 말을 했다. 바크는 그런 론을 보더니 나직하게 대답했다. "완전히 헛수고는 아냐. 한가지는 알았으니까." "한가지?" 바크는 손으로 옆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요타도 레아드를 좋아하고 있었다는거. 저 녀석.. 정말로 나하고 네게 미 안해 하고 있더라. 레아드가 자신 때문에 사라졌다는 거에 책임감을 느끼 는 모양이야." 론이 냉소를 지었다. "퍽도 대단한걸 알아냈군." 바크는 고개를 들어 론을 노려 보았다. "레아드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은건 알겠지만.. 그렇다고 죄도 없는 녀석 을 괴롭히진 마." "감싸는거냐?"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 "뭐가 그런 문제가 아냐? 그러면 레아드를 없앤 저 녀석에게 사실은 너도 피해자구나. 라면서 위로라도 해줄까?" "그만해." 바크의 나직한 음성에 론이 더욱 거세게 소리쳤다. "그렇게 해서 레아드가 돌아온다면 백번이고 천번이고 위로해주겠어! 그렇 게 해서 레아드가 돌아와 준다면!" "그만하라니까. 옆 방에 들리잖아." 론이 갑자기 벌컥 화를 내며 바크의 멱살을 쥐었다. "네 녀석이야 말로 마음에 안 들어! 레아드가 사라졌는데, 뭐가 그렇게 태 연한거야! 레아드가 사라졌단 말이다!! 레아드가!" 퍼억! 순간, 바크가 주먹을 쥐더니 론의 얼굴을 후려 쳤다. 그 바람에 론은 훌쩍뒤로 나가 떨어졌다. 론이 입가에 흐르는 피를 흠치며 고개를 들더니 바크를 노려 보았다. 하지만, 어느새 바크는 론의 바로 앞에 서 있었다. 바크고 두 손을 뻗더니 론의 멱살을 잡아 일으켰다. 굉장한 힘이었다. 바크는 론의 얼굴을 바싹 끌어 당기더니 음산한 음성으로 물었다. "그래서. 어쩌라는거야." 바크는 잡고 있던 론을 앞으로 힘껏 밀면서 손을 놔버렸다. 론이 쿠당탕,바닥에 쓰러졌다. 그런 론을 향해 바크가 차갑게 말했다. "너와 같이 요타를 괴롭힐까? 그래, 네 말대로 그렇게 해서 레아드가 돌아 온다면 그렇게 하겠어. 하지만, 아니잖아. 나도 너 만큼 화가 나고 끔찍 한 기분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도망을 치진 않겠어. 요타를 괴롭히면 속이 좀 풀리냐? 그래, 화풀이를 하기엔 딱 좋은 상대겠지." 바크가 나직하게 물었다. "그래서, 그러면 레아드가 기뻐하냐?" 론의 눈이 급격하게 커졌다. 바크는 그런 론을 향해 계속 물었다. "요타에게 화풀이를 하면, 레아드가 기뻐하면서 더 하라고 칭찬이라도 해 줄거 같아? 네 녀석, 그러고도 레아드를 좋아한다고 따라 다닌거야? 레아 드가 어떻게 말해줄거 같냐? 잘했어. 론, 속이 다 시원해?" "닥쳐!" 갑자기 론이 고개를 숙이면서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다. 여관 안의 사람들모두에게 들릴 만큼이나 커다란 외침이었다. 방 안으로 론의 격한 음성이울려 퍼졌다. 바크는 천천히 입을 다물더니 론을 쳐다 보았다. 론은 고개를 들더니 바크를 노려보았다. 그때였다. "...저기." 갑자기 문쪽에서 음성이 들려왔다. 둘이 격한 말싸움을 하는 도중에 누군가가 문을 열었던 모양이었다. 미처 문이 열리고 사람이 서 있는지 깨닫지못했던 론과 바크는 그쪽으로 시선을 동시에 돌렸다. 둘의 시선을 한꺼번에 맞이한 문 앞의 이는 당황하며 입을 열지 못했다. 론은 벌컥 소리를 지르며 격하게 끓였던 감정을 내리 누르면서 자신들을바라보고 있는 이의 이름을 불렀다. "..기렌?" 기렌이 고개를 숙이며 방 안으로 들어왔다. 바크는 론과 마찬가지로 머리끝까지 오른 화를 삭히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기렌은 자신이 좋지 않은때에 왔다는걸 절감하는 건지 잠시 둘의 표정을 살폈다. 론이 기렌에게 말했다. "무슨 일이야?" "아, 예. 스승님의 전언을 전하러 왔습니다." "비하랄트의?" 어느새 론은 평범한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기렌이 고개를 끄덕이더니계속 말했다. "급한 일이 있으니 미도로 다시 한번 오시라고 하셨습니다." "또 무슨 엿같은 소식을 전해주려고 부르는거냐." 기렌은 론의 말에 고개를 숙였다. 자신이 의도하면서 한 일은 아니었지만,자신이 론을 비하랄트에게 데려갔기 때문에 론은 레아드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 점을 너무나 안쓰럽게 생각하는 기렌으로서는 론의 이런 반응에 뭐라 말할수 없는 죄책감을 느껴야 했다. 론은잠시 그런 기렌을 보다가 질끈, 이를 악물었다. 자신도 모르게 비아냥거린것이었다. 옆에 있는 바크의 시선에 론은 흥분하는 마음을 가라 앉히면서말했다. "알았어. 갈테니 문을 준비해줘." "아... 예." "나도 가겠어." 바크가 둘의 대화에 끼어들며 말했다. 론은 그런 바크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이었다. "저도 데려가 주세요." 열려진 문 밖으로 음성이 들려왔다. 셋이 고개를 돌려보니 문 밖으로 요타가 서 있었다. 아까 론이 지른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온 모양이었다. 요타는 방 안으로 들어서면서 다시 한번 자신의 뜻을 밝혔다. "저도 가고 싶어요." 론은 요타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안돼." 요타가 론에게 한발 다가가며 물었다. "어째서 안된다는 거죠?" "죽을지도 몰라서다." 론이 요타를 노려 보며 뒷말을 이었다. "폰의 말대로라면, 네가 로무로 변하기 전까지는 이제 겨우 한두달 밖에 남지 않았어. 비하랄트가 널 찾아와서 죽일지도 모르는 이 상황에 네가 굳이 그녀를 찾아갈 위험을 자초할 필요는 없어." 론의 말은 상당히 논리 있는 것이었다. 여지껀 자신을 죽여온게 비하랄트라는 것을 레아드의 의식의 뒤편에서 알게된 요타 역시 그 점은 잘 알고있었다. 그녀는 론의 말에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그때 옆에 있던 바크가 론과 요타를 번갈아 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어 말했다. "데려가자." "뭐?" 론이 급하게 바크를 돌아보며 되물었다. 하지만, 바크는 요타에게 시선을옮기고는 그녀에게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그 용이 널 죽일 생각이 있었다면 예전에 죽였었겠지. 지금이라도 죽일 마음이 있다면 우리로서는 막을 길도 없고 말야." 그러더니 이번엔 론에게 고개를 돌려 말했다. "데려가자. 그 비하랄트라는 용.. 레아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헛소릴 해 댔던 그 녀석이지?" "..그래." 론이 옆에 있는 기렌을 슬쩍 쳐다 보았다. 생각대로 기렌은 바크의 말에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론은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기렌에게 말했다. "기렌, 문 만들어줘. 모두 간다." 요타의 대번에 얼굴이 밝아졌다. 요타는 바크를 보더니 밝은 미소를 지었다. "잠시 물러나 주세요." 기렌이 방 중앙에 있는 론과 바크에게 잠시 뒤로 물러나 달라고 부탁을 하고는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요타는 기렌이 주문을 완성하는 장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그녀의 앞에서 푸른 색의 문이 나타나자 눈을 크게 치켜떴다. 레아드의 의식 뒤편에서 지켜보던 것과, 현실에서 보는 것과는 느낌에서 많은 차이가 있는 모양이었다. 곧 푸른 색 문이 만들어졌다. "자, 가시죠."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784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68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24 17:44읽음:1086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68 ) == 제 3장 1막 < 마도의 시대로. > ==--------------------------------------------------------------------- 바크는 주위를 돌아 보았다. 높은 고산 지대에 걸맞는 희박한 산소가 먼저바크의 가슴을 가쁘게 했다. 주위로는 대륙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여러가지 동식물들이 보였다. 가령 사람만한 토끼같은것들 말이다. "......." 나무를 갉아 먹고 있는 토끼를 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바크의 모습에 뒤에 있던 기렌과 요타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론은 그런 바크는무시하고 주위를 돌아 보았다. 낯이 익은 장소였다. "비하랄트의 오두막 근처로군." "예. 스승님은 지금 거기 계십니다." "저택은?" "거의 완성 되었습니다." 론은 고개를 돌려 저택 쪽을 보았다. 아쉽게도 나무에 가려서 저택이 보이지는 않았다. 론은 익숙한 지리를 따라 오두막으로 향하는 길로 발을 옮겼다. 저택의 아래쪽 숲속에 자리한 비하랄트의 오두막까지는 거리가 가깝기때문에 금방 빛이 흐르는 시냇가 옆에 위치한 그녀의 오두막이 일행의 앞으로 나타났다. "......" 기렌을 비롯한 일행은 오두막이 시야에 나타나자 그 자리에 멈춰섰다. 누군가를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짙은 보라빛 머리에 몇줄기 흰색 머리가 적절하게 섞인 연녹색 눈동자의 소녀. 그녀가 시냇가 한쪽에 위치한 커다란바위에 앉아서 가만히 졸졸 흐르는 냇가를 바라보고 있는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론은 갑자기 등으로 식은땀이 흐르는걸 느꼈다. 그녀였다. "마.. 마녀?" 론의 음성이 너무 컸는지 바위 위에 앉아 있던 소녀가 고개를 돌렸다. 단번에 그녀와 일행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 쳤다. 소녀는 가만히 일행을 쳐다보더니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훌쩍 바위에서 뛰어 내려왔다. 그녀의 발이 이끼 가득한 땅에 닿으면서 가벼운 소리가 울려퍼졌다. "리진 님." 옆에 있던 기렌이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마녀. 리진은 가벼운 발걸음으로일행에게 다가왔다. 문득 론은 그녀가 입가에 미소를 그리는걸 보았다. 착각인가? 론은 그렇게 생각을 했지만, 그녀가 바로 앞까지 오자 자신이 본게 결코 착각이 아니란걸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다녀 왔어?" 리진이 기렌을 보며 물었다. 의외로 친근감 있는 태도였다. 그리고 기렌역시 그런 리진에게 미소로서 답을 했다. "예. 모셔왔습니다." 기렌이 한발자국 옆으로 물러났다. 덕분에 일행은 그대로 리진과 마주하게되었다. 론은 마른침을 삼키면서도 의외로 겁없이 그녀에게 말을 했다. 일종의 반발심 같은 거에서였다. "몸을... 찾은 모양이군." 리진의 몸을 보며 론이 말했다. 확실히 그녀의 몸에서 느껴지는 존재감은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손을 뻗으면 당장에라도 그녀의 몸이 만져질것 같은 그런 존재감이었다. 리진은 자신의 손을 들어보이더니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래, 천년 전에 네 아버지 한테 목이 잘렸던 그 몸이다. 알고보니 목을 자르는 시늉만 했더군. 내가 지례 겁을 먹고 달아났던 거였어." 그러면서 그녀는 살짝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는 한발 앞으로 다가왔다. 그바람에 론은 깜짝 놀라서 손을 품 안으로 집어 넣었다. 하지만 리진에게서느껴지는건 결코 살기나 위협적인 느낌이 아니었다. 리진이 갑자기 론에게손을 내밀었다. 무슨 주문을 방출하거나 할 때의 손동작은 아니었다. 어딜보나 악수를 청하는 모습이었다. 론이 의아하다는 얼굴로 리진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놀랍게도 조금 얼굴을 붉히더니 나머지 한쪽 손으로 붉어진 볼을 긁적였다. "그게... 미안.. 하다. 정신체라는건 몸을 빠져 나올 때의 기분을 계속 간 직하게 되는데... 마침 내가 몸을 빠져 나올 때는 펠에 대한 배신감과 복 수심으로 거의 반쯤 미쳐 있었거든. 그래서 천년간 그에 대한 복수로 미 쳐서 살아온거지. 나로서도 널 괴롭히게 된건 불가항력이었지만.. 그래도 미안해. 사과한다면.. 받아 주겠어?" 론은 망치로 한방 맞은 듯한 표정으로 리진을 바라 보았다. 고대의 절대악이라 불리우며 마녀라는 칭호를 오직 그 존재 하나만을 위해서 불러지게만들었던 잔혹한 여인. 이 소녀가 정말로 그 마녀라고? 론으로서는 일그러지는 표정을 간신히 추스리는데만 해도 정말로 힘이들 지경이었다. 리진은 아무래도 론이 손을내밀어 주지 않자 손을 거두고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몸에 돌아 온 뒤에야 내가 했던 짓들이 말도 안된다는걸 깨달았어. 몸이 없으면 제대로 된 생각을 하지 못하거든. 뭐, 비하랄트 녀석이 날 그렇게 무시했던 것도.. 당연해." 론에게서 사정 설명을 들은 바크는 론에게서 들은 사악하고 잔혹한 마녀의이미지를 그녀에게 맞춰보려고 했지만, 론과 마찬가지로 완전히 실패하고말았다. 어딜 보나 평범하기 짝이 없는 그냥 소녀였다. 기렌이 리진을 돌아 보며 물었다. "근데, 어쩐 일이세요? 이렇게 나와 계시다니." 리진이 기렌의 물음에 피식,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안에 들어가면 그 녀석 때문에 아무래도 사과 하기가 좀 껄끄럽거든. 그 래서 미리 밖에 나와 있었어." "먼저 들어가세요. 저희도 곧 들어갈게요." 아무래도 론이 자신에게 뭔가를 물어볼 듯한 기세여서 기렌은 리진에게 오두막을 가리키며 말했다. 리진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일행을 한번 돌아보고는 오두막 쪽으로 몸을 돌려서 걸어갔다. 곧, 그녀의 몸이 사라졌다. 그녀가 사라지자 마자 론이 기렌에게 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보시는 대로 입니다." "말 돌리지 마. 저 녀석 정체가 도대체 뭐야?" 기렌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제 선배 되세요." 론은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기렌을 바라 보았다. 문득, 론이 뭔가 생각이난 듯이 기렌에게 물었다. "설마... 펠리어즈?" 기렌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리진 님이야 말로 진짜 펠리어즈라고 하실 수 있는 분이죠. 기로 따 지면 제 1기에 위치하시는 분이세요." "그러면... 비하랄트도?" 비하랄트는 리진과 같은 스승 밑에 있던 사이다. 기렌은 놀랍게도 고개를끄덕였다. "예. 스승님께서도 펠리어즈셨죠." "...그렇군." 리진과 비하랄트는 펠을 아래서 보조하는 펠리어즈였던 것이다. 론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끝까지 이 쪽을 놀려먹는군... 옆에 있던 바크는 지금 상황을 잠시 머리 속으로 굴려보다가 뭔가 맞지 않는게 있는지 론에게 물었다. "근데... 무슨 소리야? 네 아버지라니?" 론은 슬쩍 고개를 들어 바크를 쳐다 보았다. 바크가 연이어 물었다. "펠이란 사람은 엘더가 천년 전에 검 속에 가둔 사람이라고 했잖아? 그런 데 어떻게 그런 상황에서 네 아버지가 될 수 있는거지?" "간단해." 론이 손가락 하나를 치켜 세우더니 대답했다. "내 나이가 천살이 넘었으니까." "....뭐?" 바크는 당황해서 되물었지만, 론은 그 물음에 굳이 대답을 하지는 않았다. 론이 고개를 돌리더니 기렌에게 말했다. "리진이 와 있다는 소리는... 녀석도 왔다는 거겠지?" 기렌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예. 저 오두막에 와계십니다." "그렇군.." 비하랄트는 아마도 자신과 펠의 만남을 주선해주기 위해서 자신을 이렇게부른 모양이었다. 론은 입술을 잘근 씹으면서 오두막을 노려보았다. "들어 가시죠." 옆에서 기렌이 론에게 넌지시 말을 걸어왔다. 론은 잠시 생각을 하는듯 하더니 아무런 말도 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그런 론의 등을 요타와 바크는의아한 얼굴로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계속.. ps:내 이름은 요타는 '성검전설'이라는 이름으로 '출판'되었습니다. 왜 이런 다 아는걸 말하냐고요? 자랑하냐고요? ^^;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셔서요. --;; 더구나 요전번엔 출판하지 않겠냐는 멜까지 받았습니다.(완결...되었는데.;) 어쨌거나. 출판. 되었습니다.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865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69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27 17:44읽음:786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69 ) == 제 3장 1막 < 마도의 시대로. > == --------------------------------------------------------------------- 집 안은 의외로 아늑한 분위기로 일행을 맞이했다. 붉은 커튼으로 가려진커튼의 사이로 희미하게 숲의 나뭇잎을 통과한 햇살이 비춰졌다. 집 안으로 들어온 론이 가장 처음 볼 수 있는건 테이블이었다. "왔군." 테이블 옆으로 앉아 있는 비하랄트가 천천히 입을 열어 말했다. 그녀의 앞에는 하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차가 놓여져 있었다. 테이블의 반대편엔 리진이 있었다. 론은 방 안에 들어오자마자 시선을 옮겨 방 안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원하는 것은 찾지 못했다. 비하랄트는 론의 뭘 찾는지 아는듯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스승님은 지금 여기 계시지 않는다." "여기에 있다고 들었는데." "가까운 곳에 계시지." "그가 날 찾는건가?" "그래. 그래서 내가 널 불렀다." 비하랄트가 일어서자 리진이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비하랄트는 성숙한여성의 모습을 취하고 있어서 리진과 함께 자리한 그녀의 모습은 상당한박력을 보여 주었다. 리진은 론에게 한 일들이 미안한지 비하랄트와 론의대화에 끼어들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그리 크지 않은 방이여서 사람이 여섯이나 들어서자 방 안은 꽉찬 느낌이 들었다. 비하랄트는 론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옮겨서 론의 뒤편에 서 있는 바크와요타를 보았다. 비하랄트가 요타를 보며 말했다. "오랜만이군." "....." 요타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요타의 옆에 서 있던 바크는 요타의몸이 가늘게 떨리고 있는걸 알 수 있었다. 바크가 알기로 비하랄트는 천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요타를 수도 없이 죽여왔다. 태어 날 때마다 죽여온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요타는 마음 깊은 곳에 자리잡은 비하랄트에 대한 공포심을 가볍게 지우질 못했다. 론이 비하랄트에게 물었다. "그래서, 녀석은 지금 어디에 있는거지?" 비하랄트는 고개를 돌려 론을 보았다. 세상의 그 누구라도 펠에 대해서 저런 말투로 말을 한다면 그게 설사 신이랄 지라도 비하랄트와 리진은 그 존재를 완전히 박멸해 버릴 능력과 의지가 충분했다. 하지만, 말을 하는건론이었고 그래서 리진이나 비하랄트는 굳이 론에게 얼굴을 찌푸리거나 하지 않았다. 비하랄트는 평소에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안쪽 방을 가리켰다. 론은 방 문을 보면서 눈쌀을 찡그렸다. "방 안에 있는거냐?" 비하랄트가 고개를 저었다. "리 대륙에 계신다." 반문하는 론에게 비하랄트가 짧게 대답했다. "그리고 저 방 안에는 리 대륙으로 한순간에 갈 수 있는 문이 만들어져 있 지. 보통 이동 주문으로는 40일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리 대륙과 공간을 연결해 놓은거다." 걸어서는 한달이 넘는 거리도 단 수초만에 갈 수 있는 이동 주문으로도 40일이나 걸린다니 그 거리가 얼마나 먼지는 굳이 계산을 해보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이 가는 론이었다. 론은 작게 되뇌었다. "리 대륙이라.. 정말로 존재하는 거였나." "어쩌겠느냐. 가겠나?" 론이 고개를 들며 물었다. "녀석이 뭐 때문에 날 부른거지?" 비하랄트가 냉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버지가 아들을 보는데 특별한 이유가 필요한건가. 그리고 펠 님을 뵈야 할 이유는 네 쪽이 더 절실할텐데?" "....그렇군." 다른 녀석이 저런 말을 했다면, 얼굴을 찡그리거나 아니면 주먹을 날려서턱을 부셔놓겠지만, 말을 한건 비하랄트였다. 론은 슬쩍 고개를 돌려서 바크를 바라 보았다. 바크가 작게 물었다. "리 대륙?" "서쪽에 위치한 대륙이야. 고대의 마도사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했던 곳 이기도 하지." "어쩔거야?" 지금으로서는 론이 선택권을 가지고 있어서 바크는 론에게 물었다. 론은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갈 수밖에 없겠지." 론이 비하랄트에게 다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가겠어." "정말 가겠나?" 비하랄트의 물음에 론은 냉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쏘아 붙였다. "그걸 원하는건 너 아닌가?" "내가 원하고 말고는 중요한게 아니다. 정말로 가겠다는거냐?" "그래. 레아드에게 대해서 알고 싶은게 많으니까." "좋다." 비하랄트가 기렌을 보며 말했다. "넌 이곳에 남아 문을 지키도록 해라. 문이 부서지기라도 하면 곤란하게되 니까." "예. 스승님." 기렌이 고개를 숙이며 방에서 물러 나왔다. 기렌이 밖으로 나가자 비하랄트는 한 손을 들어서 일행에게 한번 휘둘렀다. 그러자 그녀의 손에서 흘러나온 희미한 빛의 가루가 일행을 몸 주위로 흘러들었다. 바크와 요타가 자신들의 몸 주위를 돌아가며 빛이 나는 가루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워낙 이동하는 거리가 멀어서 마력을 사용 할 줄 모르는 자들은 중도에서 도착 지점을 벗어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주문을 건거다." 리진이 빛의 가루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었다. 그리고 비하랄트가 굳게 닫혀져 있는 문 쪽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문 손잡이를 잡고는 고개를 일행쪽으로 돌렸다. "바싹 잡는게 좋을거다." "..?" 일행이 의아한 표정을 짓는 순간, 비하랄트는 손잡이를 잡아 당겼다. 그러자 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천천히 열리는 문의 사이로 눈부신 빛의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순식간에 방 안이 하얀 백색의 빛으로 가득 찼다. 눈을 뜰 수도 없을 만큼이나 강렬한 빛이었다. 오직 문 앞에 선 비하랄트의 그림자 만이 보일 뿐이었다. 콰아아아아! 갑자기 매서운 바람 소리가 울려 퍼졌다. 바크는 시야를 가득 채우던 빛때문에 감았던 눈을 떴다. 순간, 바크의 눈이 급격하게 커졌다. "....!!" 무중력의 상태에서 자신의 몸이 허공에 떠 있었다. 바크는 마른침을 삼키며 주위를 돌아 보았다. 자신 말고도 론과 요타가 어정쩡한 자세로 허공에떠 있는게 보였다. 그 옆으로는 비하랄트와 리진이 있었다. 바크는 고개를 숙여 아래를 보았다. 까마득하게 아래로 미도라고 생각되는산맥이 보였다. 카네즈 산맥이었다. 그 너머로 모란의 광활한 평야가 나타났다. 콰아아아! 일행은 점점 더 위로 올라갔다. 그에 따라 대륙의 모습은 점점 더 넓게 보였고 점점 더 작아졌다. 모란의 수도라고 생각되는 거대한 도시가 손톱 보다도 더 작게 보였다. 그리고 그 아래로 대륙을 북과 남으로 가르는 어머니라는 이름의 강. 뷰아가 나타났다. 일행은 한 없이 위로 치솟았다. 이미 구름은 일행의 발 아래로 위치한지오래였다. 대륙은 일행이 위로 올라감에 따라서 점차 작아지더니 급기야한 눈에 대륙의 전경이 모조리 보이게 되었다. 바크는 자신이 살고 있는대륙의 모습이 어떻게 생겼는지 난생 처음 알게 되었다. 도대체 얼마나 위로 올라가는지 짐작도 가지 않을 정도였다. 별에 닿을 만큼이나 일행은 무서운 속도로 위로 치솟았다. 어느새 대륙이 손바닥 만한크기로 변했다. 그리고 잠시 후, 바크는 자신의 손바닥 보다도 작아진 대륙을 볼 수 있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866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70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27 17:44읽음:738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70 ) == 제 3장 1막 < 마도의 시대로. > ==--------------------------------------------------------------------- "저건.." 론의 음성이 옆에서 들어왔다. 바크는 론을 쳐다 보다가 론이 고개를 꺽어위를 보고 있다는걸 알고는 고개를 위로 들었다. 바크의 입이 자연스럽게벌어졌다. 쿠우우.. 빛으로 된 원통형의 거대한 관이 보였다. 관의 입구는 일행이 올라서고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관은 끝없이 서쪽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눈을 가늘게하면서 보아도 그 끝은 보이지 않았다. 관의 입구에 도착을 하자 그제서야 더 이상 위로 올라가지 않게 되었다. 바크는 주변을 돌아 보았다. 온통 푸르고 하얀 색으로 시야가 가득 차버렸다. 별이 보이지는 않을까 생각을 했지만, 고개를 들어서 위를 보자 별은아직도 더 올라가야 하는지 희미하게 푸른 하늘 사이로 반짝이는게 보였다. 비하랄트는 관의 입구에 손을 얹더니 일행에게 말했다. "리 대륙으로 연결된 통로다. 한시간 정도면 도착을 할 수 있을테니 이동 중에는 아무런 말도 하지 말아라. 괜히 중간에서 떨어지면 찾을 수도 없 게 되니까." 그녀의 경고에 바크와 론. 그리고 요타는 마른 침을 삼켰다. 그녀가 손짓을 하자 원통의 관이 시작되는 부근에서 빛이 뿜어지면서 관의 입구가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가장 처음 빛의 입구로 들어간건 비하랄트였다. 그녀의 몸이 빛에 휩쌓이더니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리진이 일행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별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저 녀석이 괜히 겁을 준거니까. 말은 해도 되긴 하지만, 너무 정신을 흩뜨리지만 않으면 괜찮아. 그리고 내가 마지 막으로 갈테니 중도에서 떨어진다고 해도 걱정 할 필요는 없어." 아무래도 고대의 마녀라고 불러야 할건 리진이 아니라 비하랄트 같았다. 리진이 미소를 지으며 입구를 가리켰다. "자, 그럼 가지." 리진의 말에 론이 먼저 앞장을 섰다. 론은 번쩍이며 빛을 안쪽으로 끌어당기는 입구를 보더니 잠시 그 자리에 멈춰섰다.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을안으로 끌어 당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론은 작게 숨을 들이 마시더니 빛의입구로 몸을 던졌다. 빛이 터지면서 론의 몸이 순식간에 그 안으로 사라졌다. 그 다음은 바크였다. 바크는 빛의 입구에 서자마자 곧장 몸을 안으로날렸다. 곧이어 바크의 몸도 론과 마찬가지로 사라졌다. 론과 바크가 사라지자 입구의 앞으로는 요타와 리진만이 남게 되었다. 요타는 슬쩍 고개를 돌려서 리진을 바라 보았다. 리진이 허공에서 몸을 이동시켜서 자신에게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오랜만이야." "아.. 저기.." 리진을 보며 요타는 머뭇거렸다. 리진의 말대로라면 자신과 리진은 예전에만난적이 있어야 하는데 요타는 자신의 기억을 아무리 되짚어 보아도 리진을 기억할 수가 없었다. 리진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기억 못하니?" "아... 예. 죄송해요." "아냐. 그럴수도 있지. 아무래도 폭주했던게 충격이 컸던 모양이야. 기억 을 다 잊어버릴 정도니.." 요타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물었다. "폭주요?" "응? 그것도 기억 안나?" "폭주라뇨?" 다시 요타가 되물었다. 리진은 잠시 곤란한 기색을 해보이더니 볼을 긁적였다. "모른다면 알려줘야 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모르는게 더 좋을거 같은걸. 나중에 말해주면 안되겠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들으면 더 마음만 복잡해질텐데." "그러면..." "나중에 말해줄게." 요타는 고개를 끄덕였다. 리진이 싱긋 웃더니 입구를 가리켰다. "슬슬 들어가는게 좋겠어. 더 늦으면 반대편에서 다른 사람들이 오래 기다 리게 될거야." 그녀의 안내를 받아 요타는 빛의 입구를 앞에두고 섰다. 무서운 소리를 내면서 주위의 바람과 빛을 흡수하는 입구가 마치 지옥의 아귀 처럼 입을 벌리고 있었다. 요타는 심호흡을 하고는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리진이 미소를 짓고 있는게 보였다. 어쩐지 요타는 그런 리진에게 별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레아드의 의식 뒤편에 있을 때 리진과 단 둘이서 동굴에 있을 때가 생각이 났다. 지금 리진의 모습은 그때 그녀와 닮아 있었다. 비하랄트가 할머니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소리에 밝게 웃던 모습과. '좋아.' 요타는 각오를 다진 듯이 두 주먹을 쥐면서 빛의 입구를 향해서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자연스럽게 몸이 앞으로 나가더니 단숨에 입구를 만드는 얇은 막이 얼굴에 닿았다. 파아아앗! 순간, 빛이 현란하게 솟아 오르면서 몸을 감쌌다. 막을 통과는 기분은 묘했다. 물속으로 들어가는 기분과 비슷했지만, 좀 더 무거운 기분이었다. 물에 묻은 솜의 기분이랄까. 어쨌거나 설명하기 힘든 기분이었다. 곧, 요타는 입구를 만들고 있는 막을 통과해서 완전히 원통의 안으로 들어오게되었다. "와아.." 요타가 작게 탄성을 내질렀다. 원통은 밖에서 보기와는 다르게 안쪽이 엄청나게 넓었다. 아니, 그 정도 표현으로도 모자른 감이 있었다. 한쪽 벽에서 반대편 벽까지의 거리가 까마득하게 멀었다. 수km는 되보였다. 요타는 슬쩍 시선을 돌렸다. 빛이 보였다. 우습게도 정말로 빛이 보였다. 일직선으로 생긴 빛의 줄기가 요타의 주위를 천천히 흘러가고 있었다. 요타는 손을 뻗어서 빛의 줄기를 만져 보았다. 빛이 손에 닿자 따스로운 느낌과 함께 빛의 줄기가 두개로 갈라지면서 손을 따라 흐르더니 손의 끝에이르자 다시 하나로 합쳐 졌다.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왔다. 무서운 속도로 지나가는 원통의 벽과는 다르게 중앙 쪽은 너무나 평화로운분위기였다. 살아 있는 것 처럼 가지각색의 모양을 만들며 흘러가는 빛의줄기들과 봄바람과 같이 따스롭고 포근한 바람. 그리고 어디선가 들려오는웅웅거리는 웅장한 소리. 언젠가 책에서 읽었던 천국으로 가는 길과 비슷한 장소였다. 한시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어느새 멀리 앞으로통로의 끝이라고 생각되는 빛의 끝이 보였다. 요타의 몸은 단숨에 그곳에닿았다. 갑자기 주변을 흐르던 빛의 줄기들이 하얗게 변하더니 이내 보이지 않는 평범한 빛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요타의 몸은 그들과 함께 빛의통로에서 다시 빠져 나오게 되었다. 처음 막을 통과할때 느낀 기분이 정반대로 들면서 요타의 몸은 완전히 통로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괜찮아?" 요타가 통로에서 나오자 바크가 옆으로 다가오며 물었다. 워낙 현란한 빛때문인지 요타는 잠시 정신을 못 차리다가 바크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으.. 응. 이제 괜찮아." 그제야 현실감이 다시 몸 안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요타는 바크의 뒤편으로 마치 싸우기라도 하는 듯이 팽팽한 기운을 내뿜은 론과 비하랄트를볼 수 있었다. 고개를 내리자 까마득하게 아래로 온통 시야를 가득 채우는땅덩어리가 보였다. 문득 요타는 의아한 얼굴을 했다. "저긴...?"바크가 대답했다. "리 대륙이래." 바크도 끝없이 펼쳐진 땅덩어리를 보면서 할 말이 별로 없는 모양이었다. 그도 그럴만 한 것이 지금 일행이 위치한 고도는 아까 빛의 입구로 들어오기 전과 같은 곳이었다. 즉, 자신들이 살아온 대륙이 점으로 밖에 보이지않는 그런 위치에 있는 것이었다. 근데, 아래로 눈을 돌려보니 끝도 보이지 않을 만큼이나 거대한 땅이 보인다. 대충 크기를 따져보면 엘라니안의 수천, 아니, 수만배에 해당하는 크기였다. 두세배도, 열배도 아닌 수만이었다. 비하랄트와 같은 거대한 용이 마음껏 포효를 하며 날아 다닌다고 해도 너무나 작게 느껴질 만큼이나 리 대륙은 너무나 거대했다. 그녀가 엘라니안을 섬이라고 부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이런 대륙에 살아온 인간에게 엘라니안이 섬 이상으로 보일리가 없을 것이다. 요타가 도착을 하고 곧이어 빛의 입구가 다시 한번 빛을 뿜어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그곳에서 연녹색 눈동자를 반짝이는 소녀. 리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가 도착하자 비하랄트가 천천히 입을 열어 말했다. "내려가도록 하지." 계속.. ps:스케일은 자꾸만 커지고 있습니다. --; 리 대륙의 크기에 궁금증을 가지시는 분들을 위해서 말씀드리자면, 현재(!) 리 대륙의 크기는 대충.. 태양계 만하다고 설정으로 잡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세계는 도대체 얼마나 넓은거냐고요? 글쎄요. (히죽.) ^^; 계속 갑시다~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867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71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27 17:45읽음:858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71 ) == 제 3장 1막 < 마도의 시대로. > ==--------------------------------------------------------------------- "이게... 리 대륙인가." 별에 닿을 만큼이나 하늘 높이 있을 당시엔 끝도 없이 넓은 땅덩어리라고생각되었던 리 대륙은 일행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하자 점점 그모습을 일행들에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마치 미도를 보는 듯한 거대한 숲과 평야. 반짝이며 흐르는 강들. 대륙 엘라니안과 비슷하긴 하지만, 어쩐지 신비로운 느낌이었다. 그리고대륙이 비교 할 수도 없이 커서 그런지 보이는 것들 마다 모두 크기가 무척 컸다. 엘더가 천년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마력적 존재를 없애 버렸다고는 하지만 리 대륙에 살아가는 동식물들은 론이나 바크가 보기엔 충분히 마력적존재였다. 사람 보다도 거대한 곤충이나 드래곤 만한 새들이 날아다니니그렇게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치, 고대의 한 시절에 온듯한 기분이었다. 일행은 드넓게 펼쳐진 평야 위로 홀로 솟아난 네모난 산 위로 내려오게 되었다. "거대하군."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바크의 옷자락을 요란하게 펄럭였다. 휘날리는 검은 머릴 쓸어 넘기면서 바크는 리 대륙에 대한 평을 그렇게 내렸다. 그리고 거기에 토를 달 생각이 없는 론과 요타였다. 비하랄트가 다시 한번 손짓을 하자 그녀의 앞으로 평상시 자주 보아오던마법의 문이 생겨났다. 그녀가 리 대륙의 거대함에 취해 있는 일행에게 말했다. "성으로 간다. 따라와라." 그녀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먼저 문으로 들어갔다. 요타가 그 뒤를 이어문으로 들어가려는 리진에게 물었다. "성이요?" 리진은 요타의 물음에 그 자리에 서더니 일행을 한번 돌아 보고는 피식 웃으며 대답해 주었다. "예전에 살던 성이야. 천년이 지나서 좀 더러워지긴 했지만, 아직 쓸만하 더라고. 펠은 지금 거기에 있어." "사람 부르는데 꽤 멀리 돌아오게 만드는군." 론이 문을 바라보며 투덜거렸다. 그 말에 리진은 진지한 얼굴을 하면서 요타를 보더니 다시 론에게 시선을 옮겼다. "중요한 할 말이 있으니까 이곳으로 부른거겠지." "거겠지? 어째서 이 곳으로 론을 부른건지는 당신도 모르는 겁니까?" 바크의 물음에 리진이 싱글 웃으며 요타를 가리켰다. "이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할 거라는 정도 밖에는 나도 몰라. 펠이 하는 일은 너무 괴팍한게 많아서 미리 생각을 하지 않는게 좋지. 비하랄트나 난 이런 일엔 익숙해져 있어서 말이야. 어쨌거나, 성은 저 건너편이니까 그만 투덜거려." 그 말을 끝으로 리진은 훌쩍 문 안으로 몸을 날렸다. 일행은 서로를 한번씩 쳐다 보고는 어깨를 으쓱인 다음 리진을 따라서 문 안으로 몸을 던졌다. 곧 그들의 몸이 문 안쪽으로 사라지면서 맹렬한 빛을 뿌렸다. 문이 사라지면서 터져 나온 빛에 근처에 있던 숲에서 수천 마리의 새들이 하늘로비상을 하더니 삽시간에 하늘을 까맣게 뒤덮었다. 리 대륙의 거대함을 보고 일행은 리진과 비하랄트가 말한 성도 그와 비례해서 엘라니안 대륙의 성과는 비교도 하지 못할 정도로 거대한 성이 나올것이라고 마음 속으로 지례 짐작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일행의 예상은 꽤 무참하게 깨지고 말았다. 문을 통과해서 건너편에 도착한 일행의 앞으로 나타난 성이란 것은 바크가살던 넬신의 성과는 비교 하는 것도 미안 할 정도로 작은 것이었다. 론의저택과 비슷하거나 아니면 그 보다 조금 작은 규모였다. 그러나 성 자체가 내 뿜는 박력은 대단했다. 무엇 보다도 성을 중심으로자리 잡은 거대한 여섯개의 탑은 엄청났다. 탑 하나의 크기는 무려 성의스무배가 넘을 정도였다. 하늘로 얼마나 뻗어 올라간건지 구름 끝에 닿아있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이들 정도였다. 여섯개의 탑을 바라보던 일행은 비하랄트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자 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펠 님께서 기다리신다." 론은 그녀의 말에 묵묵히 앞장을 서서 몸을 돌려 성 안으로 들어가는 비하랄트의 뒤를 따랐다. 바크와 요타도 재빨리 론의 뒤를 쫓았다. 성 문은 오랜 시간 동안 방치되어 있는지 문짝이 녹이 슬어서 문에서 떨어져 나와 있었다. 마법을 사용하면 간단하게 고칠텐데 일부러 그렇게 놔둔 모양이었다. 성 안쪽으로 들어오자 삽시간에 어둠이 일행을 반겼다. 성의 안으로는 불이라고는 조금도 없어서 비하랄트와 요타. 그리고 리진을 제외한 론과 바크는 거의 앞을 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리진이 그 점을 눈치 챘는지 손을앞으로 내저었다. 그러자 일행의 근처로 빛의 구가 생겨나면서 주위가 밝혀졌다. 론이 주위를 돌아보며 말했다. "생각보다 넓군." 성 안의 내부 구조는 무척 간단했다. 밖으로 통하는 문으로 부터 안쪽으로길게 복도가 펼쳐져 있고, 중간에 옆으로 꺾이는 십자 형의 교차로가 한번나올 뿐이었다. 양쪽으로 펼쳐진 복도로는 뭐가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비하랄트는 일직선을 뻗은 복도를 계속 걸을 뿐이었다. 곧 일행의 앞으로 거대한 문이 나타났다. 비하랄트는 그 앞에 도착하자 그제야 발걸음을 멈췄다. 그녀가 뒤로 돌더니 말했다. "펠 님은 이 안에 계신다. 예를 갖춰라." 일행의 옆에 서 있던 리진이 한발 앞으로 나아가더니 문 중앙에 위치한 구슬에 손을 얹었다. 그러자 구슬이 푸르스름하게 빛나저니 갑자기 주위로작게 진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문이 천천히 열렸다. "....!" 문 앞에서 긴장할대로 긴장해서 서 있던 론과 바크는 문이 열리면서 그 틈새로 막대한 양의 빛이 터져 나오자 손을 들어서 눈부신 눈을 가렸다. 문이 열리면서 빛은 더욱 더 넘쳐나왔고, 그 때문에 일행을 포함한 리진과비하랄트의 몸은 새하얀 빛에 흡수 되듯이 가려졌다. 그리고 그 빛의 사이로 문이 완전히 열리면서 쿵,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크으." 워낙 흘러나온 빛이 많아서 눈을 감아야 했던 바크는 작게 신음 소릴 내뱉으며 앞을 보았다. 어느새 그렇게 많이 쏟아져 나오던 빛은 사라지고 은은한 푸른색의 빛이 주위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것도 무척 밝은 빛이었지만 아까 전의 빛과는 비교할게 못되었다. 론이 눈을 가렸던 손을 내리더니문 안쪽을 바라 보았다. "....." 가장 처음 보인 것은 푸른 색의 광석들이었다. 푸른 색의 수정인지, 아니면 생각도 못할 만큼이나 거대한 다이아인지 방 안은 온통 광석들로 만들어져 있었다. 바닥에서 부터 천장까지. 그리고 벽들도 온통 광석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 중앙엔 광석을 거칠게 다듬어서 만든 듯한 제단이 있었다. 그리고 그 위로 의자 비슷하게 생긴 광석 덩어리가 있었다. 그리고 그 위로 론이 찾던 이가 보였다. "....." 바크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론이 그를 찾아 내었을 때 바크역시 그를 보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한쪽 팔꿈치를 손잡 위에 올려 놓고그 손 위에 턱을 얹은 그는 잠이 든건지 아니면 깊은 생각에 빠진건지 눈을 감은채로 가만히 의자에 앉아 있었다. 전에 한번 본적이 있는 론의 성인 모습. 그 모습과 어딘지 모르게 닮아 있었다. 론과는 애초에 다르게 검은 머리를 가지고 있고, 몸 자체에서 뿜어지는 기운도 온통 암흑 같은 검은 색이라 론과는 상당한 차이 점이 있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론과 닮았다. "펠 님." 비하랄트가 작은 음성으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흘렀다. 일행은 감히 방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하고 문 앞에서 비하랄트의 말에그가 반응을 보이기를 기다렸다. 비하랄트가 펠을 부른 뒤, 약 일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왔군." 펠이 천천히 눈을 뜨더니 고개를 돌려서 문 쪽을 바라 보았다. 가려졌던눈동자의 색 역시 검은 색이었다. 바크 역시 흑발에 흑색 눈동자였지만,그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검은색을 사람의 모습으로 표현하면 이런 것이다.. 라는 사람 같았다. "....." 론은 자신의 주먹에 힘이 들어간다는 것을 느꼈다. 전에 봤던 그와 똑같은 모습. 똑같은 음성. 하지만, 전과는 다르게 사람의 목숨 조차 앗아갈정도의 엄청난 압박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론은 당돌하게도 비하랄트나 펠의 허락을 구하지도 않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날 찾는다고 들었다." 이번에는 전과는 다르게 말이 확실하게 나왔다. 그가 슬쩍 시선을 돌리더니 론을 올려다 보았다. 그의 입가가 약간 일그러지는듯 했다. 기분이 나빠서 그런건지, 아니면 미소인지 알아보기 힘든 표정이었다. "날 찾아 온건 너겠지." 냉소도, 비꼬는 말도 아니었다. 그의 말에 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어볼게 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923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72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29 18:55읽음:834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72 ) == 제 3장 1막 < 마도의 시대로. > ==---------------------------------------------------------------------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치고는 역시 별난 점이 있었다. 당당하게 반말을 해대는 론이나 그런 아들의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 들이는 펠이나, 둘은역시 어딘가 닮은 점이 있었다. 펠은 여전히 한쪽 손등에 턱을 괸채로 론을 바라보고 있었다. 펠은 천천히시선을 옮겨서 론의 뒤쪽에 있던 바크와 요타를 바라 보았다. 펠이 요타를보며 말했다. "오랜만이구나." "예? 아.. 저기.." "기억.. 못하는건가?" "아...예. 죄송합니다." 요타가 고개를 꾸벅 숙였다. 론은 이미 펠에게서 엄청난 압박감을 한번 느꼈었기 때문에 이렇게 당당하게 있을 수 있지만, 바크나 요타는 지금 펠을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만큼 고생을 했으니 그럴만도 하겠지." 펠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 옆에 있는 바크에게 시선을 주었다.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인가." 갑자기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바크는 놀랐는지 눈을 크게 떴다. "절.. 아십니까?" "네가 요루타와 계약을 할 때 잠깐 봤었다. 엘더의 피를 이어 받았다고?" "제 먼 조상되십니다." "그렇군." 펠이 피식 입술을 움직여 미소를 지었다. 우습다는 냉소도, 재미가 있다는그런 의미의 미소도 아니었다. 어쩐지 그의 표정들은 하나하나가 모두 뜻을 파악하기 힘이 들었다. 성격이 괴팍해서 그의 생각을 읽는게 너무 힘이들다는 리진의 말이 이해가 갔다. 펠은 다시 시선을 옮겨서 자신의 앞에 당당하게 서 있는 아들을 바라 보았다. "물어볼게 있다고?" "레아드에 대해서다." "레아드?" 그가 고개를 슬쩍 움직이며 되물었다. 론이 벌컥 소리를 질렀다. "모르는채 하지마! 다 알고 있잖아!" 펠이 론의 고함 소리에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아아, 그 인형말인가." "네.. 네 놈!" 너무나 태연하게 대꾸하는 펠을 보며 론은 잠시 자신의 처지를 잊고 하마터면 그대로 주먹을 날릴 뻔 했다. 그러나 론은 주먹에 힘을 넣는 것으로화를 삭혔다. 녀석의 얼굴에 주먹을 날려 봤자 비참한 꼴을 당하는 것은자신이란 이유 보다는 레아드에 대해서 물어봐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화는 풀리지 않았는지 론이 잔뜩 화가난 어투로 말했다. "네 놈들이 인형이라 부르던 반응체라 부르던 상관 없어. 내가 알고 싶은 건 레아드에 대해서다." "비하랄트가 말해주지 않았나?" 이미 비하랄트가 레아드에 대한 이야기를 펠에게 한 모양이었다. 론은 그를 가증스럽다는 듯이 노려보다가 간신히 입을 열어 말했다. "말은..들었지만.." "내게서 확실한 답을 듣고 싶다는거군." "....그래." 펠은 괴고 있던 턱을 손등에서 떼고는 두 손을 마주 잡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가슴 위에 올려 놓으며 론이 바라는 답을 간단하게 답해주었다. "네가 원하는 내 대답은 이거다. 비하랄트의 말은 모두 맞아." 론과 바크. 그리고 요타. 셋은 동시에 망치에 한방 맞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펠을 바라 보았다. 론이 한발 앞으로 펠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레아드를.... 구할 수 없어?" "존재하지 않는걸 만들어낼 재주는 아무리 나라고 해도 없다. 창생의 여신 이라고 해도 그건 불가능하지." "거... 거짓말.." 론의 나직한 음성에 펠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그럼 진실을 말해줄 다른 녀석을 찾아보는게 좋겠지." 론은 완전히 입을 다물어 버렸다. 요타나 론이나 상당한 충격을 받았는지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때였다. "그렇다면.. 존재하지 않는걸 만들어낼 능력을 가진 이가 누군지 알려주시 겠습니까." 바크였다. 뒤에서 묵묵히 서 있던 바크가 갑자기 앞으로 나오며 펠에게 물은 것이었다. 펠은 시선을 돌려 바크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 만으로도 온몸의 신경이 미쳐 날뛸 정도로 엄청난 중압감을 느껴야 했지만, 바크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잠시 바크를 바라보던 펠은 바크가 자신의 시선을 받고도 눈을 돌리지 않자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째서 그런 능력을 가진 녀석이 있다고 생각하는거지?" 바크가 간신히 입을 열어 대답했다. "다.. 당신은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하셨..으니까요." 펠은 바크의 대답에 묵묵히 입을 다물었다. 긍정의 뜻이었다. 너무 큰 충격을 받았는지 한참 동안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하던 론은 바크와 펠의 대화에서 뭔가 희망이 보였는지 정신을 차리며 바크와 펠을 번갈아 보았다. 펠이 계속해서 침묵을 지키자 론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레아드를 살리는게 가능해?" "....." "존재하지 않는걸 만들어내는 녀석은 레아드를 구할 수 있냐고!?" "....." "대답해!" 펠이 계속 침묵을 지키자 론이 벌컥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 펠은 그런론을 힐끔 쳐다 보더니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에 담긴 의미를 알아챈 론이 정말로 화를 내며 소리쳤다. "뭐가 우스운거냐!!" "아니. 별거 아냐." 론의 고함에 갑자기 펠이 정말로 입을 가리며 슬쩍 웃고 말았다. 그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질문이 틀렸다." "뭐?" "그 레아드란 아이를 구하고 싶다면, 질문이 틀렸어." 펠의 말에 론은 알 수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옆에 있던 바크는갑자기 고개를 돌리더니 요타를 쳐다 보았다. 깜짝 놀란 요타가 뒤로 한발자국 물러났다. 론도 바크의 행동에서 펠의 말에 담긴 의미를 알게 되었는지 소리쳤다. "요타!" 론이 펠을 보며 외쳤다. "요타에 대해서 알아내면 되는거군!?" 펠이 론의 외침에 대답했다. "어떤 심각한 문제라도 그 뿌리를 찾게 되면 의외로 간단하게 해석 할 수 있지. 푸는건 둘째로 치더라도." 즉, 레아드를 구할 수는 있을지 없을지 몰라도 레아드를 구할 방법인 요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있다는 말이었다. 바크가 펠에게 말했다. "레아드는 요타의 몸에서 생겨났으니.. 요타가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알면 레아드를 구할 방법도 찾게 된다는 말씀이군요." "구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나도 장담 못한다." "알려주십시오." 바크가 정중하게 펠에게 물었다. 펠은 잠시 론과 바크. 그리고 요타를 번갈아 바라보더니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야기가 길어지겠군."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924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73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29 18:55읽음:724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73 ) == 제 3장 1막 < 마도의 시대로. > ==--------------------------------------------------------------------- 태초에 두개의 거대한 의지가 있었다. 두 의지 중 하나의 이름은 창생. 즉, 무에서 유로 나아가는 의지. 두 의지 중 하나의 이름은 파멸. 즉, 유에서 무로 돌아가는 의지. 두 의지는 어디선가 생겨나서 어디론가로 이어져 갔다. 그 의지들은 무한의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강대해졌다. 그리고 다시 무한의 시간들이 이어졌다. 가장 처음 세계가 생긴 이유를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 당시엔 단지두개의 의지가 있을 뿐이었다. 아마도 자신들의 의지를 표출할 세계를원해서 두 의지가 이뤄낸 기적이라는 추측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다시 오랜 시간이 흐른다. 세계가 만들어지고, 파멸하고, 다시만들어지고, 파멸한다. 그러던 어느날. 세계에 한 구석진 곳에 두 생명체가 생겨난다. 두 생명체는 각기 두 의지를 품고 있었다. 창생의 의지를 품은 생명체는 자신의 의지로 세계를. 세상을. 생명을 창조하기 시작했다. 파멸의 의지를 품은 생명체는 자신의 의지로 불을, 과학을, 전쟁을. 그리고마지막엔 파멸의 씨앗을 흩뿌리기 시작했다. 그 둘은 오랜 시간 함께 수많은 세상을 만들고, 파괴시켰다. 그리고 그 사이세상엔 그런 둘과 같은 의지를 품은 의지체들이 새롭게 생겨났다. 그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세계에서 신이란 이름으로. 혹은 악마란 이름으로 불리우며생명체들에게 축복을, 그리고 파멸을 내려갔다. 그들은 그들 자신을 의지에서 태어난 존재. 엘라시안이라 칭했다. 태초의 엘라시안들은 자신에 대한 이성이라던지 본능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에겐 자신들이 목적하는 의지 만이 전부였으며, 그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천억의 생명들 조차 아무런 감정도 없이 죽일 수 있었다. 파괴를 위한 창생. 창생을 위한 파괴. "창생과 파멸은 순서만 다를 뿐, 결국 목적은 같은거지." "목적?" "존재하는 것." 론의 물음에 펠이 간단하게 대답했다. 바크는 펠의 말을 조용하게 들었지만, 그의 말을 다 듣고 난 뒤의 감상은 왠지 복잡했다. 요타에 대해서 알려달라고 말을 했는데 난데 없이 그가 이 세상이 만들어지게 된 이유를 말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가 가장 처음 이야기를 시작한 것은 이 세계의창생과 파멸에 관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워낙 뜬구름 같은 이야기여서 바크나 론으로서는 거의 종교적인 입장으로 들을 수 밖에 없었다. 펠이 연이어 말했다. "무수히 오랜 시간이 흐르고, 엘라시안의 수는 헤아리기도 힘들 정도로 많 아졌지. 수많은 별들이 생겨나고, 생명들이 태어나고, 죽고, 다시 별은 모래로 돌아갔다. 그렇게 무한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오랜 시간이 흘렀지. 수억의 신들이 세상을 만들고 다시 파괴했다. 세계는 그렇게 영원토록 이 어질것 처럼 보였다. 아니, 지금도 이어지고 있으니 그런거겠지." 펠은 시선을 옮겨서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일행들을 바라 보았다. 비하랄트와 리진은 이미 그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들은 모양인지 별로 놀라워하는얼굴들은 아니었다. 펠이 계속 말했다. "그러던 중에 신들 중에서. 엘라시안 중에서 한가지 의문을 품는 자들이 생겨났다. 그들의 의문은 아주 당연하고, 그리고 원초적인 물음이었지." 펠이 손가락 하나를 치켜 세우며 뒷 말을 이었다. "끝은 언제인가?" 펠이 그 손가락 끝으로 론을 가리키더니 말했다. "이 세계는 언제까지 존재해야 하는가." 손가락이 바크에게 향했다. "세계는 너무나 많은 신들에 의해서 무수히 생겨나고, 무수히 없어졌다. 그건 멀리서 보면 마치 그대로 정지해버린 듯한 모습이었지." 그가 마지막으로 바라 본 것은 요타였다. "그래서 그 이성을 가지게 된 엘라시안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끝이 오지 않는다면, 자신이 끝을 만들리라. 그는 엘라시안 중에서도 아주 강한 측 에 속했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를 반하면서 손에 닿는데로 세상을 파괴시 키기 시작했다. 그의 손에서 수천년 동안 이루 셀 수도 없을 정도의 별이 사라졌다. 하지만, 그가 별을 하나 파괴하면 그때마다 별이 한개 생겨났 지. 그래서 그는 방법을 바꾸었다. 별을 만드는 엘라시안. 즉, 자신의 동 료들을 죽이기로 한 것이었다. 그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닥치는데로 신들 을 학살하기 시작했지. 하지만, 그의 생갹이 얕았을까. 아니면, 세계를 지탱하는 두 의지가 너무나 막강한 것일까. 한명의 엘라시안을 죽이면 두 명의 엘라시안이 태어났다. 결국 그는 파괴로서 세계를 파멸시키는건 불 가능하다는걸 알게 되었지." 펠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그 엘라시안은 오랜 시간 고뇌를 했지. 그리고 어느날, 한가지 생각을 하 게 되었다." 펠이 피식, 미소를 지었다. "하나의 세상을 만들자. 신의 힘을, 권능을 뛰어 넘어 그는 그 세상을 밖 의 세상과 완전히 차단시켜 버렸다. 설사 자신이라도 밖으로 나갈 수 없 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버렸지. 별의 모습을 취하고 있지만, 별이 아니고, 태양이 뜨지만 태양이 없고, 밤하늘의 달이 보이지만, 달이 실제로 존재 하지 않는. 차원 틈의 가짜 세상." 펠이 주위를 돌아보며 말했다. "바로 이 세상을 말이다." "실험이군요?" 바크의 물음에 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건 실험이었다. 그는 이 세상에 인간들을 만들어 낸 뒤에 그들에 게 불가능한 과제를 내주었지. 이 세상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찾으라는 것 이었다. 불가능한 일이었다. 무수히 많은 인간들이 도전을 했지만, 모두 실패를 하고 말았다. 그러나 신은 끈질기게 기다렸지. 누군가가 불가능한 일을 가능케 할 때를. 그리고 그 때야말로 그가 쓴 방법을 알아내서 자신 이 하지 못했던 세계의 끝을 오게 하고 말겠다고. 신은 그렇게 오랜 시간 기다렸다." "그래서?" 갑자기 론이 싸늘한 음성으로 펠에게 물었다. 펠은 론을 바라보며 나직하게 되물었다. "그래서라니?" "그래서 뭐냔 말이야! 결국 이 세상은 신이 저 잘난 맛에 만든거라는 거잖 아! 내가 알고 싶은건 레아드를 구할 방법이다! 신이 무슨 짓을 벌이던 그게 레아드와 무슨 상관이야!" "상관이 많지." 펠이 손을 들어 요타를 가리키더니 말했다. "저 아이는 신이 만들어낸거니까." "......뭐?" "저 아이는 신이 이 세상의 종말을 위해서 만들어낸 몇가지 물건 중에 하 나거든." 론과 바크는 거의 동시에 고개를 돌려서 요타를 바라 보았다. 일동의 시선이 한꺼번에 쏠렸지만, 요타 자신도 상당히 놀란 듯 자신을 가리키는 펠의손가락 끝을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론과 바크는 서로를 한번씩쳐다 보았다. 그러더니 동시에 소리를 쳤다. "신이라면...?" 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녀석 이라면 그 레아드란 아이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알지도 모르 지." 하지만, 활짝 얼굴을 밝히는 론과 바크와는 다르게 펠의 얼굴에 그려지는미소는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요타가 그런 그의 표정을 가장 처음 알아차리고는 그에게 물었다. "무슨 문제가 있는건가요?" 요타의 물음에 론과 바크는 펠을 바라 보았다. 그때였다. 옆에 있던 리진이 크게 한숨 소리를 내쉬었다. "곤란하군." 리진이 볼을 긁적거리며 말했다. 론과 바크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리진과 펠을 번갈아 보았다. 론이 물었다. "문제가 있어?" "조금 심각한 문제지." 펠의 대답에 이번엔 바크가 물었다. "무슨 문제지요?" 펠은 한 손으로 턱을 쓰다듬더니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기어이 대답을했다. "녀석은 이미 죽었거든." "....네?" 론과 바크. 요타가 동시에 되물었다. 펠은 그런 셋을 위해서 좀 더 자세하게 말을 해주었다. "신은 이미 죽었어."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925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74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29 18:56읽음:734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74 ) == 제 3장 1막 < 마도의 시대로. > ==--------------------------------------------------------------------- "주, 죽다니!?" 론이 너무나 황당한 나머지 벌컥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그리고 바크도 그런 론과 별로 다른 기분이 아니었다. 시.. 신이 죽다니? 무슨 말도 안되는바보 같은 소리야? 그때였다. "....창조주의 머리를 들고 죄를 지은 아이처럼 어쩔 줄 몰라하는 인간만 이 남겨진 세상. 인간이 인간을 만들고, 인간이 신을 창조하는 어른 없는 아이들만의 세상. 그 오만은 하늘을 가르며 그 죄는 땅을 덮는다.인간, 그 수없이 거대한 죄악을 가슴에 품고 영원토록 잠들라..." 주변에 있던 모두가 목소리의 주인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요타는 자신도모르게 말을 했다가 그 바람에 모두가 자신을 쳐다 보자 얼굴을 붉히며 머뭇거렸다. 론은 요타가 방금 한 말을 기억 해낼 수 있었다. 예전에 어떤책에서 읽었던 구절이었다. 그리고 그걸 한번 레아드에게 말해 준 적이 있었다. 요타도 그때 같이 들어서 기억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펠은 요타의 말을 듣더니 피식, 웃고 말았다. "그 일이 그렇게 전해졌나. 어른 없는 아이들만의 세상이라. 어울리는군." "신이... 정말로 죽었어?" 고대에서 내려오는 그냥 전설로만 알고 있었던 이야기가 실제라고 하자 론은 당황해서 물었다. 펠은 고개를 끄덕였다. "진실은 알고보면 간단하고 우습지." "어.. 어떤 밥통 같은 자식이 신을 죽여!?" 론과 바크가 함께 분통을 터뜨리며 소리 쳤다. 그러자 놀랍게도 대답이 들려왔다. "미안... 하군. 신을 죽여서." 론과 바크는 자신들의 뒤에서 들려온 음성에 고개를 돌렸다. 리진이 볼을살짝 붉히며 그곳을 긁적거리고 있었다. 론이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리진을 쳐다 보았다. "다... 다.. 당신...당신이?" "그 당시엔 불가항력이었어. 너무 화가 나 있어서 그만." "그.. 그... 그런..!" 론은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유일하게 레아드를 구할 방법을 알았는데 그방법이 우습지도 않게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진정해라." 론이 말을 못하며 당황해하자 뒤에서 묵묵히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비하랄트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겨우 그 정도 이야기를 해주시려고 펠 님이 널 부른게 아니다." "...뭐?" "레아드를 구할 방법이 이미 죽어버렸다고 말해주기 위해서 내가 이토록 먼 길을 돌아 널 이곳으로 데려온줄 아느냐?" "무슨 소리야?" 대답은 뒤쪽에서 들려왔다. "리진이 화김에 녀석을 죽여버리긴 했지만, 신이나 되는 녀석이 그렇게 죽 인다고 단박에 죽어버리는 것은 아냐. 신을.. 엘라시안을 완벽하게 소멸 시킬 수 있는건 같은 엘라시안뿐이지. 리진이 녀석의 몸을 잠시 분해 시 켜 놓았지만, 몇십년 지나지 않아서 다시 세상에 나타났을거다." 펠의 설명에 론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다.. 다행이군." "하지만, 녀석을 찾기는 힘이 들거야." "뭐? 어째서?" "녀석은 꽤 많은 죄를 지었거든. 만약 지금 우리 앞에 나타난다면 비하랄 트나 리진. 아니면 내가 녀석을 찢어 죽이겠지. 더구나 지금 녀석은 오래 전에 했던 과오를 다시 한번 저지를려고 하고 있다. 녀석이 미치지 않았 다면 일부러 내 앞에 나타날 일은 없다라는 소리야." "찾을 방법은 없습니까!?" 바크의 물음에 펠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없다." 뒤를 이어 비하랄트가 설명했다. "명색이 신이란 존재가 자신의 몸을 숨겨버린거다. 그 무엇으로도 찾을 방 법은 없어." 그러자 론이 당황해서 소리쳤다. "자, 잠깐! 찾을 수 없다면 녀석이 죽은거랑 도대체 무슨 차이야!? 그거나 이거나 만날 수 없다는건 똑같잖아!" "불가능 합니까?" 론에 이어 바크가 정중하게 펠에게 물었다. 펠이 고개를 끄덕였다. "녀석이 스스로 나타날 마음이 없다면 찾을 도리가 없어." "신을 만날 방법... 있으시겠죠? 그래서 저희를 부르신거 아닙니까." 바크의 말에 펠은 픽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슬쩍 시선을 옮겨서 비하랄트를 쳐다 보았다. 비하랄트가 천천히 입을 열더니 바크의 물음에 대신 대답을 했다. "딱 한가지 방법이 있긴 하다." "어떤?" 비하랄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론과 바크를 바라 보았다. 그 시선은 자뭇진지해서 둘은 마른침을 삼켜야 했다. 그녀가 느릿하게 뒷말을 이었다. "과거로... 돌아가는 거다." "...과거?" "리진이 신을 죽이기 전.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는거지. 그곳이라면 분명 신을 만날 수 있을터." "그.. 그런게..." 비하랄트가 말해준 방법이란걸 듣고 바크나 론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과거를 거슬러 올라간다니. 그 어디서도 듣지 못한 소리였다. 론이갑자기 표정을 사납게 바꾸더니 소리쳤다. "마, 말도 안되는 소리! 고대의 그 누구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는 없 었어! 불가능한 일이잖아!"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는게 말이냐?" "그래!" "가능하다." 단박에 돌아온 대답에 론은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비하랄트가 연이어 말하자 론의 얼굴은 다시 일그러질 수 밖에 없었다. "과거로 돌아가는건 이론상 가능하지.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꽤 많은 수의 마도사들이 그 일에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 몇몇은 직접 과거 로의 문을 만들어내기도 했었지. 문제는 과거로 거슬러가는게 아니라, 다 시 현재로 돌아오는 것이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 이들 중에서 다시 현 재로 돌아온 녀석은 단 한명도 없었어." "뭐가 문제죠?" 바크의 물음에 비하랄트가 손가락을 하나 치켜들더니 대답했다. "출구의 문제다." "출구...?" "그래. 다시 현재로 돌아올 출구를 찾지 못하는거지." "무슨 뜻이죠?" "골라봐라." 비하랄트는 더 이상 말로는 설명하기가 어려웠던지 갑자기 한 손을 치켜들었다. 그러자 그녀의 앞으로 푸른색과 붉은색의 원구가 하나씩 생겨났다. 비하랄트가 바크를 보더니 다시 한번 말했다. "둘 중에 하나를 골라라. 뭘 선택하던 네 마음이다." 바크는 잠시 생각하더니 붉은색 구를 가리켰다. "붉은색을 고르겠습니다." 그러자 비하랄트가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갑자기 붉은색의 원구가 사라졌다. "방금 전에 현재가 잘려져 나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926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75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4/29 18:56읽음:1023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75 ) == 제 3장 1막 < 마도의 시대로. > ==--------------------------------------------------------------------- 바크는 비하랄트의 말을 도통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바라 보았다. 비하랄트 역시 바크가 알아 들을리 없다고 생각을 했는지 연이어 설명을 해주었다. "방금 전 넌 붉은색 구를 골랐지. 두개의 선택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거다. 다시 말해서 붉은색 구를 고른게 네게 지금이 바로 현재가 되는 거다. 하 나 묻겠다. 내가 네게 두개의 구를 고르라고 했던건 언제지?" "과거..겠죠." "그래. 이미 그건 과거다. 만약에 내가 너를 몇십초 전의 과거로 돌려보낸 다면 넌 두개의 구 중에서 어떤걸 선택하겠나." 바크가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대답했다. "붉은색입니다." 비하랄트는 자신의 손 위에 떠 있는 구를 돌리며 말했다. "동시에 파란색을 선택 할 수도 있게 되는거지." 바크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비하랄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대충 짐작을 한 모양이었다. 그녀는 계속 말했다. "이미 네게는 붉은색 구를 골랐던 현재가 있다. 하지만, 너에게 다시 한번 현재를 고를 수 있는 기회가 온거지. 만약에 네가 파란색 구슬을 고르게 된다면 어떤게 현재가 되는거지? 붉은색 구를 골랐던 너? 아니면 파란색 구를 골랐던 너?" "......" "양쪽 다 현재가 될 가능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아니면, 어느 쪽도 고 르지 않는 현재도 있을 수 있겠지. 단시 몇십초 전으로 돌아갈 뿐인데 세가지의 현재가 생겼다. 만약에 천년 정도 전으로 돌아간다면 네게 몇 가지 현재가 생기게 될까?" "셀수도 없이.. 많은가요?" "그래. 무한대다." 비하랄트는 고개를 돌려서 론을 쳐다 보았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냐. 하지만, 다시 현재 로 돌아오느게 불가능한거다. 무한대로 늘어가는 현재들 속에서 너희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갔던 지금. 즉, 진짜 현재를 찾아 돌아올 수가 있냐 는거지. 시간을 조종하는게 불가능한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다." "하지만.. 신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은 그거 뿐이라는거군." 론이 비하랄트를 마주 보며 차갑게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숨어있는 신을 찾는 것 보다는 훨씬 가능성 있는 방법이다. 단, 다시 현 재로 돌아올 방법을 찾는다면 말이지만." "만약에 찾지 못한다면?" "전혀 엉뚱한 현재로 빠져버리는거지. 이를테면, 애초에 엘더가 섬을 만들 지 않았다거나, 하는 그런 현재 말이다. 하지만, 그걸 걱정하는 것 보다 는 현재로 돌아올 방법을 찾는게 더 문제가 될거다." "과거로 돌아가는 방법을 약간 바꾸기만 하면 되는거 아닌가?" "그렇게 간단하게 풀어질 일이라면 과거로 돌아갔던 수많은 마도사 중에 못해도 몇명은 다시 현재로 돌아왔을거다. 하지만, 아무도 돌아오지 못 했지. 만약에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현재로 돌아오기 위해서 풀어야 할 과제는 두가지다. 첫째, 다시 현재로 돌아올 방법. 그리고 둘째는 수 많은 현재 중에 너희가 원하는 진짜 현재를 찾아야 하는 것." 비하랄트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두 가지 다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들이다." 론은 묵묵히 비하랄트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펠을 쳐다 보았다. "당신이 날 부른게 이걸 말해주기 위해서였나." "그래." 펠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론은 힐끔 바크를 쳐다 보았다. 바크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바크의 얼굴을 확인한 론은 피식, 웃을 수있었다. 론이 펠을 보더니 말했다. "고맙군." "뭐?" 론이 주먹을 쥐어보이더니 말했다. "도대체 뭘 해야 할지 몰라서 헤메고 있었는데, 방법을 알려줘서 고맙다." "불가능하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나." "레아드를 구할 방법을 찾지 못하면 돌아올 생각도 없어." "가겠다는건가." "가라고 말을 해준거 아닌가." "그렇군." 론의 말에 펠은 희미하게 입술을 일그러뜨리더니 시선을 리진에게로 돌렸다. "마법진은?" "오늘 새벽이면 완성됩니다." 펠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일행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럼 오늘은 이만 쉬고, 내일 아침에 떠나는게 좋겠군." 론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마법진이 만들어지면 당장 떠나겠어." 그러자 펠은 냉소를 지었다. "고대로 돌아가면 신이 너희에게 달려와서 레아드란 아이를 구할 방법을 술술 내뱉아줄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는거다. 변 변찮은 저급 마도사 하나와도 싸우지 못하는 능력으로 그 세계로 뛰어들 어서 뭘 할수 있다는거냐. 비하랄트에게 몇가지 준비시킨게 있으니 나중 에 녀석에게 받아가라." 펠의 말에 론이나 바크로서는 할 말이 없었다. 그의 말대로였다. 레아드를 구할 수 있다는 말에 잔뜩 기대에 부푼 기분이었지만, 지금 자신들이가려고 하는 곳은 고대 마도 문명의 절정기를 달리던 시대. 하늘엔 용이날아다니고 보통 사람들 조차도 왠만한 마법은 구사 할 수 있던 시대다. 그런 시대에 내동댕이 쳐진 자신들이 할 수 있는일이 무엇인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론과 바크를 보던 펠은 시선을 돌렸다. 그때 요타가 앞으로 나서더니 말했다. "저.. 저도 같이 가게 해주세요." 펠은 스윽, 요타를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안돼." "어째서죠? 이 모든 일은 저 때문에 일어난거예요. 저도 갈 자격이 있습니 다."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는 몰라도, 넌 갈 수 없다." "무슨.. 뜻이죠?" "넌 마법진이 받아 들일 수 없다는 소리야." 리진이 펠 대신 대답을 했다. 요타는 고개를 돌려서 리진을 바라 보았다. 리진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대답했다.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주문은 나나 비하랄트도 난생 처음 해볼 정도로 대용량의 마력을 사용해야 하는 주문이야. 보통 다른 마도사가 이 주문을 준비하려면 못해서 수십년은 걸릴 정도니까. 이 주문이 이렇게 엄청난 마 력을 써대는건 과거의 한 시점을 찾아내는게 너무나 어렵기 때문이야. 말 했지만, 시간의 흐름이란 도저히 조절 할 수가 없는거거든. 조절을 할 수 가 없으니까 무한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이나 복잡하게 움직이는 그 가운 데서 한 지점을 찍어서 이 둘을 날려보내는거지." "그런데 어째서 저는..?" "네 몸에 담겨 있는 마력 때문이야." "마력이요?" 리진이 팔짱을 끼더니 한숨을 섞어 말을 했다. "그래. 네 몸속에 있는 마력이 워낙 많아서 방금 전에 말한 그 복잡한 계 산에 지장을 줄 수가 있어. 만약에 잘못 되면 시간이 틀어짐은 물론이고 이동되는 장소까지 뒤틀려 버리는 수가 있어. 그렇게 되면 저 둘은 영원 히 시간의 틈에 갇혀서 세상이 끝장이 날 때까지 그렇게 떠돌아 다녀야 하게 되는거지." "그러면.." "넌 갈 수 없어." 리진이 단호하게 말을 했다. 요타는 잠시 주먹을 쥐고는 생각에 잠겼지만결국엔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펠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일행에게말했다. "그럼, 오늘은 이만 쉬도록." 계속.. ps:시간의 개념.. 몇분이나 이해를 하셨을까. --; 으음.; 시간이란 참 복잡하군요. 전부 말장난 같음. ~,~ps2:새 글 시작..했습니다.; 죄송하게도 요타 후편은 아니군요. ^^;몇주 뒤에 연재 할 수 있을 듯.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2987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76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01 16:38읽음:822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76 ) == 제 3장 1막 < 마도의 시대로. > ==--------------------------------------------------------------------- 성 자체에 어떤 주문이 걸려있는지, 아니면 리진이 미리 마법을 써서 치워놓았는지 일행이 들어선 방안은 의외로 깨끗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정갈한분위기의 방이었다. 방의 벽에선 은은한 빛이 흘러 나오고 있어서 특별히조명 같은건 없어도 방 안은 밝았다. 바크가 방 안으로 들어오더니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바크의 뒤를 따라서 방 안으로 들어온 론은 묵묵히방 한쪽에 놓여진 침대로 걸어가더니 그 위로 드러누웠다. 바크는 방을 한번 돌아보더니 론이 누워있는 침대 쪽으로 가서 바닥에 주저 앉고는 침대에 등을 기댔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아버지..라고..?" 침대에 등을 기대고, 목을 꺽어서 천장을 바라보던 바크가 나직하게 물었다. 침대에 대자로 누워 나른한 몸을 쉬게 하던 론은 바크의 물음에 천천히 입을 열어 대답했다. "그래." 바크는 고개를 슬쩍 돌리더니 론을 바라 보았다. 잠시 론을 바라보던 바크는 론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더니 침대에 팔을 기대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 론이 침대에서 반쯤 몸을 일으키며 바크를 바라 보았다. 문 쪽으로 걸어가던 바크는 문의 손잡이를 잡아 문을 열고는 슬쩍 고개를 돌려 자신의 등을바라보고 있는 론에게 말했다. "산책이나 하고 올게." 그렇게 말을 하고는 바크는 문 밖으로 나갔다. 문이 닫히고 바크의 발소리가 사라지자 론은 몸을 지탱하고 있던 팔에서 힘을 빼었다. 자연스럽게 팔이 꺽이면서 다시 론의 몸은 커다란 침대 위로 떨어졌다. 복잡한 무늬가 새겨진 천장을 바라보던서 론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갑자기 알게된 이 세계의 의미. 그리고 레아드를 살릴 수 있는 방법. 모두너무나 빠르게 다가와서 론이나 바크나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더구나고대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니. 어린애라도 믿지 못할 그런 꿈같은 이야기가 아닌가.. 론은 천장을 향해 손을 뻗었다. 손이 길어지거나 천장이 내려 앉지 않는한손이 천장에 닿을리는 없지만 론은 그런 무의미한 짓이라도 하고 싶은지손을 들어 천장을 향해 뻗었다. 손에 초점이 맞으면서 그 뒤편으로 있는천장의 복잡한 무늬들이 흐릿하게 변했다. 자신의 손을 보면서 론은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아버지...라." 근처에 있는 방을 받은 요타는 침대 위에서 걸터 앉은채로 멍하니 창 밖을바라보다가 갑자기 문에서 들려온 노크 소리에 시선을 문 쪽으로 옮겼다. 그리고 문이 열리면서 나타난 이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놀라면서 침대 위에서 일어섰다. "바크..?" "실례. 좀 들어가도 돼?" "으응." 요타가 고개를 끄덕이자 바크는 천천히 방으로 들어왔다. 침대가 하나인걸빼면 론과 자신이 있던 방과 조금도 다를게 없는 방이었다. 방 문이 닫히고 바크가 방 안으로 들어오자 요타는 조심스레 바크를 바라보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바크는 그런 부자연스러운 침묵에 피식웃고는 요타에게 침대 쪽을 가리켰다. "그렇게 서 있지 말고 앉아." "아, 응." 그러나 요타는 보기에도 부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침대에 앉았다. 바크는 주위를 돌아 보다가 벽 한쪽에 놓여져 있는 의자를 가져와서 요타의 반대편에 놓고는 거기에 앉았다. 요타가 자신을 바라보는 바크에게 고개를 숙이고 눈동자를 굴리면서 물었다. "뭐... 물어볼거라도 있어서 온거야?" "응? 아, 그런거 아냐. 그냥 말이나 좀 하려고 온거야. 사과할 것도 있고 해서." "사과?" "미안." 바크는 요타의 되물음에 무슨 사과를 할 건지 알려주지도 않은 채로 대뜸사과를 했다. 그래서 요타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요타가 당황해서 자신을 바라보자 바크는 천천히 뒷말을 이었다. "요 며칠간은 론이나 나나 정신이 없어서 너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는 것도 완전히 잊고 있었어. 지금에서야 생각이 나서 온거야. 레아드 때문에 거 칠게 대한거.. 정말 미안했다. 변명거리도 없어. 꼴사나왔다는거 나 스스 로도 잘 알고 있으니까." "아.. 아냐. 내가 괜한 짓을 해서.." "용서 해줄래?" 바크가 조심스럽게 요타에게 물어왔다. 요타는 할 말을 잃고는 그런 바크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바크가 손을 움직이자 깜짝 놀라면서 화들짝 정신을 차렸다. 요타가 고개를 끄덕였다. 좀 지나친 감이 있을 정도로 크게 끄덕였다. "무, 물론이야. 용서 해주고 말것도 없는걸. 사실, 전부 나 때문에 일어난 일들인데... 용서는 내가 빌고 싶어." "고마워." 바크가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다시 방 안으로 거북스러운 정적이 내려 앉았다. 뭔가 할 말이 없을까.. 곰곰히 생각하던 요타는 방 한쪽에 놓여져 있는 차 셋트를 발견하고는 화급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차.. 차 마실래?" "응." "그럼.. 자.. 잠깐만." 왜 이렇게 말이 더듬어 지는거야! 요타는 스스로에게 마음 속으로 외치고서둘러 찻잔이 놓여져 있는 테이블로 갔다. 확실히 이 성에는 어떤 주문이걸려 있는지 찬잔 옆에 놓인 작은 자기 병엔 차를 만드는데 딱 좋을 만큼의 온도로 물이 데워져 있었다. 곧 요타가 두개의 차를 만들어서 하나는바크에게. 그리고 하나는 자신의 손에 들었다. 그리고 또다시 정적의 시간이 내려 앉았다. 조용한 방 안으로 후르륵, 차를 마시는 소리만이 가끔들여 왔다. 그렇게 한참. 이제 차가 천천히 식어갈 즈음, 바크가 입을 열었다. "요타." "으..응?!" 침묵에게 눌려버렸는지 아무런 생각도 없이 붉으스름한 차에 비춰진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던 요타는 바크의 부름에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바크는 요타가 너무 놀라하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가 곧 피식 웃으며말했다. "뭐 하나 물어봐도돼?" "응. 물론이야." 요타는 쾌히 승락을 했다. 그러나 바크는 잠시 뜸을 들이며 요타를 바라보았다. 물어볼까 말까.. 생각을 하는 표정이었다. 그러다 바크가 결심을굳혔는지 입을 천천히 열었다. "꿈을... 꾼다고 했었지?" 요타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 바크는 침대 시트 위에 올라가 있던요타의 손에 시트가 잡히면서 구겨지는걸 보았다. 요타는 시간을 두고 숨을 쉬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응..." 바크는 요타를 묵묵히 바라보았다. 요타로서는 레아드의 이야기를 하는게무엇 보다도 괴로운 모양이었다. 그 점을 모르는 바크는 아니었지만, 확인을 하고 싶은게 있었다. "계속 그렇게 레아드의 의식 뒤에서만 있었던거야?" "...응." 요타가 고개를 숙인채로 슬쩍 눈동자를 위로 올려서 바크를 훔쳐 보았다. 뭘 물으려는거지? 라는 행동이었다. 바크는 그런 요타의 모습에 조금 안심을 했는지 자신이 물으려고 작정 했던 것을 말하기 시작했다. "난 말야. 가끔 재미있는 꿈을 꿔." "...?" 요타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에 대해 뭔가 물을거라고 생각을했는데 갑자기 바크가 자신의 꿈 이야기를 시작을 해버린 것이었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요타를 마주보며 바크가 물었다. "꿈 속인데 내가 꿈을 꾸고 있다는걸 자각하는거지. 그러면 무슨 일이 일 어나는지 알아?" "...글..쎄." 바크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물음에 답했다. "꿈을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거지." 바크는 천천히 요타를 바라 보았다. 요타는 바크의 시선을 피하는건지 고개를 숙였다. 바크는 조용히 요타를 계속 바라보았지만, 요타는 그런 바크의 시선을 이상할 정도로 피했다. 잠시 후, 바크가 찻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다. "차 잘 마셨어." "으..응.." "차 타는 연습좀 해야겠더라." 고개를 숙여서 요타의 얼굴이 어떤지는 알 수가 없었지만, 붉은 머리카락사이로 살짝 보이는 귀가 새빨갛게 물든걸 보면 대충 짐작은 갔다. 바크는피식 미소를 짓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중에 보자."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042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77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03 12:46읽음:547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77 ) == 제 3장 1막 < 마도의 시대로. > ==--------------------------------------------------------------------- "이런, 자리를 뺐겨버렸나." 비스듬하게 기운 성의 지붕 위에 누워서 흘러가는 구름들을 바라보던 론은갑자기 들려온 음성에 놀라서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음성이 들려온 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론은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서 주위를 살펴 보다가자신의 바로 옆에 누군가가 있는걸 보고는 얼굴을 굳혔다. 펠이었다. "여긴 정말로 경치가 좋지." 펠은 휘날리는 머리를 쓸어 넘기면서 론의 옆에 앉았다. 론은 그를 조심스럽게 쳐다 보다가 시선을 앞으로 던졌다. 광활하게 펼쳐진 평야. 도대체그 끝이 어디인지 의아할 정도로 넓었다. 엘라니안 같은건 섬으로 보이는게 당연하다. 이런 곳에서 사는 사람들에게는.. "....." 펠은 비스듬하게 뒤로 몸을 기울이고 한 팔로 몸을 지탱하는 자세로 평야를 바라보고 있었다. 론은 그런 펠을 조심스럽게 살펴 보았다. 어딘가 자신과 닮은 듯한 얼굴. 그러나 너무나 낯설다. "확인해보고 싶다는 얼굴이군." 앞을 보고 있던 펠이 갑자기 말을 했다. 론은 깜짝 놀라서 펠을 바라보다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펠은 천천히 고개를 돌리더니 론을 바라보았다. 예전과 같은 압박감 같은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너무나 조용한 눈빛이었다. 론은 펠의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고개를 돌려서 앞으로 시선을 던졌다. 그리고 화제를 바꾸려는 요령으로 아무거나 생각 나는데로 펠에게 물었다. "에.. 엘더는.." 말이 더듬어지자 론은 잠시 숨을 멈추고 가슴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커다랗게 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엘더는 어째서 당신을 그렇게 싫어하는거죠?" 펠이 피식, 웃으며 론의 말을 정정했다. "저주하는거겠지." "..어째서죠?" 펠은 조용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그리고 그 자세로 입을 열었다. "이 대륙의 크기가 얼만한지 알고 있나?" "무한..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래. 무한하지. 아무리 가도 그 끝을 도달할 수 없지. 이런 대륙에 생명 의 수가 몇이었을까." 론은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대답했다. "무한에 가깝겠죠." "하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없지. 마력과는 관계 없는 저급 생명체가 몇몇 남아 있을 뿐. 왜 그런지 아나?" "로무.. 때문 아닙니까." 전설 상으로는 그렇게 알려져 있다. 모든 것을 먹어 치우는 로무에게 인류는 거의 멸망 직전까지 몰렸다고. 하지만, 펠은 고개를 저었다. "로무가 꽤 많은 생명들을 흡수하긴 했지만, 이 대륙의 한 귀퉁이를 조금 먹어 치웠을 뿐이다." "그러면...?" 펠은 고개를 내려 평야를 바라 보았다. 그리고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게 엘더가 날 미워하는 이유지." "설마.." 론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펠을 바라 보았다. 엘더는 성검 요루타로 로무를 봉인했다. 그렇게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리 대륙에 사는모든 생명체가 같이 소멸했다는건 론으로서는 처음 듣는 사실이었다. 펠은 론을 보며 무표정한 얼굴로 뒷 말을 이었다. "엘더에게 그 일을 시킨게 바로 나니까." 일행이 머물고 있는 방에 리진이 들어온건 저녁이 지나서 하늘이 점차 짙은 보라빛으로 물들어갈 시간이었다. 리진은 품 안으로 뭔가를 가득 들고방 안으로 들어오더니 그것들을 테이블 위에 다 쏟아 넣었다. "뭐죠?" 바크가 묻자 리진은 피식 웃더니 그 중에 하나를 들어 보였다. 가죽으로보이는 회색 팔찌였다. "이건 번역 주문이 걸린 팔찌야. 대륙의 모든 종족이 사용하는 언어를 알 아 들을 수 있게 해주는거지. 물론 말도 할 수 있게 해줘." "그건..." 리진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비하랄트 대신에 내가 주기로 한거야. 그 녀석은 지금 밖에서 진을 만들 고 있거든. 아무래도 너희들 만나기가 거북한가봐." 론이나 바크나 못믿겠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리진은 그런 둘의 표정은 별로 상관하지 않고 연이어 테이블 위로 쏟아 두었던 물건들을 설명해주기시작했다. 그녀는 팔찌는 옆에다 두고 단검을 들었다. "이건 사대 원소를 다룰 수 있게 설정해 놓은거야. 왠만한 고위 주문 정도 는 사용할 수 있게 해주지.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 위험하면 몸 주위로 벽 을 만드는 주문도 첨가해뒀어. 마력은 미리 잔뜩 넣어 뒀으니까 그냥 적 을 향해서 내밀고 원하는걸 말하면 돼. 불, 물. 바람.. 뭐 이렇게. 나가 는 형식은 머리 속으로 생각해." 전설에나 나오는 용자들의 무기 보다 훨씬 위력적인 무기였다. 바크나 론은 주절주절 설명을 해대는 리진을 멍청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하나하나가나라 한두개 정도는 가볍게 쑥밭으로 만들 만큼이나 위력적인 것들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든 것은 작은 돌이 박혀 있는 목걸이였다. "그리고 이건 고대사가 모조리 저장되어 있는 돌이야." "고대사요?" "너희는 고대에 대해서 아는게 거의 없잖아. 고대 리 대륙의 지리. 지역. 풍습, 사는 리칸, 도시, 유명한 인물 등등. 왠만한건 모조리 담겨 있으 니까 분명히 많은 도움이 될거야. 자." 리진이 바크와 론에게 각자 하나씩 가지고 온 물건들을 던져 주었다. 론이리진에게 물었다. "근데.. 리칸이라뇨?" "리칸이라니. 리칸 몰라?" 론과 바크가 동시에 고개를 젖자 리진은 뒷머릴 긁적이더니 뭐라고 설명을하려다가 그냥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튕겼다. 퍼엉. 순간, 방 안으로 자욱한 연기가 피어 오르더니 갑자기 어두운 그림자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론이 숨을 막히게 하는 연기를 손으로 치우면서 콜록거렸다. 리진이 다시 한번 손가락을 튕기자 연기가 갑자기 거짓말 처럼 사라졌다. 그 대신 거대한 무언가가 론과 바크의 시야에 가득 들어왔다. "뭐..뭐..뭐.." 론과 바크가 후다닥 뒤로 물러섰다. 날카롭게 번뜩거리는 이빨. 사람의 몸정도는 가볍게 찢어 놓을 수 있을 거 같은 거대한 발톱. 그리고 보기에도끔찍스러운 피를 흘리는 듯한 붉은 눈동자. 도대체 뭐라고 설명을 하기가힘든 생명체가 론과 바크 앞에 서 있었다. 얼핏 보기엔 포유류 처럼 생겼지만, 몸에 있는 껍질이나 등에 날린 투명한 날개로 보자면 곤충 같기도하다. 하지만, 크기가 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걸 보면 포유류인지 곤충인지 따지지 않아도 될거 같았다. "쿠우." 녀석은 방 안을 한번 돌아보더니 론과 바크를 발견하고는 날카롭게 숨을뱉어냈다. 바크와 론의 앞머리가 녀석의 콧바람에 휘날렸다. 둘은 끔찍스러운 녀석의 시선을 피해서 리진을 쳐다 보았다. 리진은 녀석의 거대한 다리 옆에서 한 손을 허리에 얹고, 나머지 한 손은 녀석의 다리에 기댄채로둘을 바라보고 있었다. 리진이 피식 웃더니 손가락을 들어 녀석을 가리켰다. "이게 리칸이야." "벼.. 변종?" 론의 말에 리진은 고개를 저었다. "변종은 고대어로 시칸이야. 리칸은 변종과는 상관이 없는... 그래. 자 연산 변종이라고 하는게 좋겠지. 마도사들의 손을 거치지 않고 태어난 무 지막지한 녀석들을 총칭하는 말이야. 얌전한 녀석도 있고, 난폭한 녀석들 도 있는데 대부분 아주 위험해. 그 중에는 마법을 쓰는 녀석들도 있으니 까 가능하면 녀석들의 서식지엔 들어가지 말라고." 마녀가 다시 한번 손가락을 튕기자 리칸이라는 녀석의 몸에서 갑자기 푸쉬쉭! 소리가 나더니 펑 소리와 함께 연기로 변해버렸다. 다시 한번 방 안이온통 연기로 가득 차 버렸다. 계속.. ps:슬슬 고대편입니다. 기대 되는군요. ^^ 재밌게 쓸 수 있을거 같습니다. ^^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043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78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03 12:47읽음:487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78 ) == 제 3장 1막 < 마도의 시대로. > ==--------------------------------------------------------------------- 아침이 밝았다. 리 대륙의 거대한 크기에 비해 너무나 초라하게 빛나는 태양이 지평선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무한하게 넓은 대륙은 그 빛을 반사하며 그 웅장한자태를 뽐내었다. 론과 바크는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데 필요한 지식들을 익히고 있었다. 아마도 밤새 잠을 설친 모양인지 둘 모두 조금은피곤한 모습이었다. "아쉽네." 단검을 만지작 거리던 론이 턱을 괴면서 중얼거렸다. 바크는 론을 힐끔 보더니 물었다. "뭐가 아쉬워?" "레아드 말야." 론이 핑그르르 단검을 돌리더니 피식 웃으며 말했다. "여행 좋아하는데.. 이런 초특급 여행에 함께 가질 못해서 말야. 아마 나 중에 말해주면 분해서 잠도 못 잘거야." 바크는 론의 말에 피식 웃고 말았다. 그리고는 론을 쳐다 보았다. 레아드가 사라지고 그간 냉소적이고 차갑기만 하던 론의 모습이 어쩐 일인지 오랜만에 밝아 보였다. 바크는 리진이 준 도구들을 가방 속에 챙겨 놓고는자리에서 일어섰다. "가자." 성 밖에는 리진과 비하랄트. 그리고 펠과 요타가 둘을 기다리고 있었다. 태양은 이제 겨우 지평선을 떠나 하늘로 오르고 있는 이른 아침이었지만,모두들 졸려운 기색은 전혀 없었다. 둘이 성 문에서 나오자 리진이 앞으로 나오더니 말했다. "마법진은 예정대로 이미 만들어 졌어. 이제 발동만 시키면 된다." "수고하셨습니다." 바크의 말에 리진이 피식 웃더니 말했다. "이왕 가기로 했으니 두말은 하지 않겠어. 꼭 돌아와." "당연하죠." 둘이 동시에 씨익 웃으며 답했다. 리진 다음에 둘에게 다가온건 비하랄트였다. 비하랄트는 언제나와 같이 시종 차가운 기색이었다. 론과 비하랄트의 시선이 부딪히는 순간, 옆에 있던 바크와 리진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옆으로 물러서줘야 했다. 론은 차가운 얼굴의 비하랄트를 보더니 입을 열어 말했다. "할 말이라도 있는거냐?" 론의 얼음 송곳 같은 차가운 말에 비하랄트도 지지 않고 냉소를 던졌다. "죽지 마라. 꼴사나우니까." 론은 힐끔 비하랄트를 올려다 보더니 묵묵히 입을 다물고 그녀의 옆을 지나쳐 갔다. 비하랄트의 시야에서 론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 등뒤로 론의 나직한 음성이 들려왔다. "돌아 온 뒤에 보자." 그리고 론은 앞으로 나아갔다. 비하랄트의 입술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리진과 바크는 그런 비하랄트와 론을 보면서 복잡한 표정을 지어야 했다. 펠은 팔짱을 끼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서 있다가 론과 바크가 다가오자 고개를 돌렸다. "가는건가." "..예." 나직하게 대답하는 론에게 펠이 희미한 미소를 지어 주었다. 그리고는 몸을 돌렸다. 그가 등 뒤로 말했다. "신을 만난다면 내가 안부를 묻더라고 전해줘라." "그러죠.." "그리고 일은 반드시 실패할테니 그만두라고도 전해. 뭐, 그런다고 해서 그만둘 녀석은 아니지만." 이해 할 수 없는 말이었지만, 론이나 바크는 감히 그의 말에 토를 달 만큼간이 크지가 못해서 묵묵히 고개를 끄덕여야 했다. 리진과 비하랄트가 만들어낸 마법진은 의외로 작아서 사람 둘이 그 위로서면 거의 공간이 남질 않을 정도였다. 더구나 생긴 것도 별로 복잡하지않았다. 요타는 마법진의 앞에 서 있다가 둘이 다가오자 가슴 위로 두 손을 모으며둘을 바라보았다. 바크가 먼저 앞으로 나서더니 말했다. "이른 아침인데 용케도 늦잠자지 않았네." "잠... 자지 않았거든." 바크는 피식 웃더니 요타의 머리 위로 손을 올려 놓았다. "여전 하구나." 요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바크를 바라 보았다. 요타는 뭔가 말을 하려고입을 움직여 보았지만, 아무리 해도 입에서 말은 나오지 못했다. 그런 요타를 바라보던 바크는 싱긋 웃고는 요타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리고 바크는 요타의 옆을 지나쳐 갔다. 요타가 갑자기 주먹을 쥐더니 몸을 돌리며 바크에게 소리쳤다. "바.. 반드시 돌아와야 해! 꼭 레아드를 구할 방법을.. 알아와!" 바크는 평야 위로 울려 퍼지는 요타의 외침에 슬쩍 고개를 돌리더니 손가락 두개로 브이자를 그려 보였다. "물론이지." 그리고 바크는 마법진 안으로 들어갔다. 땅 위로 희미하게 빛을 내며 그려져 있던 마법진은 바크가 안으로 들어오자 갑자기 빛을 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바크를 중심으로 마법진의 빛들이 위로 솟구쳐 오르며 빛의 벽을만들어 냈다. 요타는 바크를 바라보고 있다가 갑자기 옆으로 론이 다가오자 깜짝 놀라며몸을 돌렸다. 그 순간 뭔가 가볍고 작은게 요타의 품 안으로 날아왔다. 반사적으로 그것을 받아든 요타는 그 물건을 확인하고는 어리둥절한 얼굴로론을 보았다. 레아드가 론에게 생일 선물로 줬던 팔찌였다. 론이 팔찌를가리키면서 말했다. "위험한 곳에 가니까 네가 그 동안 가지고 있어." "아...예." 론은 몸을 돌리려다가 문득 그 자리에 멈춰섰다. "그리고... 그.. 에..그게.." "...?" 요타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론은 한참이나 더듬거리며 말을 하려다가아무래도 말이 나오지 않자 고개를 숙이며 몸을 돌렸다. "...됐어. 돌아와서 말하지." 론은 서둘러 발을 옮겨서 바크가 서 있는 마법진으로 들어갔다. 빛의 벽은단순한 빛 뿐인지 론은 쉽게 그 안으로 들어 갈 수가 있었다. 둘이 마법진의 안으로 들어서자 마법진에서 뿜어지던 빛의 기세가 제법 거세졌다. 리진이 요타에게 자신의 뒤로 물러서라는 말을 하고는 마법진 쪽으로 다가섰다. 진으로 부터 꽤 먼 거리에서 그녀가 둘을 향해 소리쳤다. "너희가 갈 곳은 로무가 나타나기 오년전으로 지금으로 부터 천백년 전이 다. 약간의 오차가 생길지도 모르지만, 그 정도는 괜찮을거야." "천백년 전인가. 마도 문명의 최절정기로군." 론이 중얼거렸다. 리진이 연이어 말했다. "정확히 어디로 떨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이 근처 지역에 도착하게 될거다. 정확한건 내가 준 목걸이에 전부 저장해 뒀으니까 그걸 참고해서 꼭 성공하길 빌겠어." "그럼, 시작한다." 리진의 말을 비하랄트가 받았다. 얼마나 대단한 주문인지 리진과 비하랄트는 동시에 주문의 발동어를 외우기 시작했다. 그에 비해서 마법진은 너무나 초라하게 빛을 흩뿌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았다. "...에?" 리진과 비하랄트가 주문을 외우는 사이, 자신의 발 밑으로 그려진 마법진을 바라보던 론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바크가 론을 보더니 물었다. "뭐, 무슨 일이야?" "아.. 아니. 착각인가? 이 마법진... 왠지 낯이 익은데." "어떤 주문인데?" 물어오는 바크에게 론이 당치도 않은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부유...주문." "부유?" 하늘을 나는 주문? 바크가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둘의 몸이 갑자기 허공으로 떠 올랐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044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79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03 12:48읽음:616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79 ) == 제 3장 1막 < 마도의 시대로. > ==--------------------------------------------------------------------- "뭐, 뭐야?" 자신들의 몸이 공중으로 떠 오르자 론이 다급하게 주위를 돌아 보았다. 땅에서 대략 2~3m 가량 위로 몸이 떠 있었다. 론은 의아한 얼굴로 주문을 외우고 있는 리진과 비하랄트를 바라 보았다. 둘에게서 뿜어지는 엄청난 양의 마력이 희미하게나마 눈에 보였다. 마력들은 대부분 그녀들에게서 수직으로 뻗어 올라가고 있었다. 론과 바크는 동시에 고개를 위로 꺽어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 동시에 입을 벌리고 말았다. "...대..단하군." 바크는 하늘에 뚫린 거대한 구멍을 보고는 평을 간단하게 내렸다. 마치 신이 장난이라도 친 듯이 하늘에 검은 색의 직경 2km 가량의 거대한 구멍이생겨나 있었다. 론과 바크가 서 있는 곳이 구멍의 정 중앙의 바로 아래였다. 시야를 가득 채우는 구멍은 보는 것만으로도 간을 졸일 만큼이나 엄청난 박력을 보여 주었다. 특히나 이런 엄청난 광경에는 익숙하지 못한 바크와 론으로서는 더더욱 긴장 할 수밖에 없었다. 콰콰콰쾅!! 검은 구멍의 외곽쪽에서 맹렬하게 일어난 검은 번개 한줄기가 땅을 강타하면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 그리고 번개는 마치 신이 내려친 검과 같이대지를 가르면서 나아갔다. 순식간에 성의 주위가 화염으로 가득차 버렸다. "쳇, 역시 시간의 연결점을 자르는건 쉽지 않은걸." 리진이 혀를 차면서 검은 구멍을 바라 보았다. 비하랄트의 이마에도 땀이송글송글 맺혔다. 아무래도 주문이 제대로 걸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런사이 검은 구멍은 점점 더 그 영역을 넓혀서 이제 하늘은 온통 검게 변해버렸다. 언뜻 본다면 그냥 밤하늘 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시야가 닿는 하늘은 모두 검은 색이었다. "시간이 공간을 침범하는군요. 이대로라면 이 세계의 공간이 모조리 시간 에게 먹혀버리겠습니다." 힘들게 마력을 방출하면서도 태연하게 엄청난 대사들을 말해대는 비하랄트였다. 론과 바크도 그런 둘의 표정을 보면서 불안한 기색이 되었다. 아무래도 뭔가 잘못된 분위기였다. 요타는 불안한 얼굴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때였다. "아무래도 천년간 놀기만 한 모양이군. 네 녀석들." 요타의 옆에 있던 펠이 한발 앞으로 나서면서 중얼거렸다. 비하랄트와 리진은 필사적으로 점점 더 거대해지는 시간의 연결 통로를 유지하면서 시선은 펠에게로 옮겼다. 펠이 한 손을 느슨하게 옆으로 펼쳤다. 그러자 그의손에서 한줄기 검은색 빛이 흘러나오더니 곧 검의 모양으로 변했다 . 그는고개를 들어서 시간이 만들어내는 탐욕스러운 공간을 바라보았다. 펠이 검을 한쪽으로 늘어뜨리자 리진이 놀라서 외쳤다. "자, 잠깐! 그렇게 무턱대로 공간을 자르면.." 리진의 외침은 거기서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그녀의 의견을 완전히 묵살하고 펠이 검을 앞으로 휘둘렀기 때문이었다. 하늘에서 치는 벼락과 같은 검은색 빛이 펠의 앞에서 하늘을 향해 뻗어 올라갔다. 펠의 손에 잡혀있는 검은 무한정으로 길어지면서 공간을 향해 뻗어 갔다. 그리고 구멍에닿는 순간 단숨에 공간을 찢어내면서 그 안으로 파고 들었다. 콰콰콰콰콰!! 무시무시한 굉음이 울려 퍼지면서 시간이 침범한 공간이 갈려졌다. 그리고그 사이로 하얀색의 빛이 뿜어져 나왔다. 공간이 잘린 틈 사이로 새로운 공간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리진이 외쳤다. "시, 시간이 잘렸어!?" "그런.. 불가능한 일을.." 놀라워서 말을 잇지 못하는 리진과 비하랄트에게 펠이 스윽, 시선을 옮기더니 말했다. "몇초 가지 못해서 다시 닫힐거다. 잡담 할 시간이 있다면 녀석들을 보낸 뒤에 하도록 해." 펠의 말에 리진과 비하랄트는 정신을 차리고는 주문을 다시 외웠다. 그러자 땅 위로 약간 떠 있던 론과 바크의 몸이 크게 요동을 치더니 갑자기 무서운 속도로 위로 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둘의 몸이 하늘의 끝까지 솟아 올랐다. 요타는 마주 잡은 손에서 땀이 식은땀이 베어나오고 있다는 것도 깨닫지못할 정도로 긴장한 얼굴이었다. 그녀는 검은 구멍의 중앙에서 아주 조그맣게 빛나는 하얀색 점을 바라 보았다. 지름이 2 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작은 구멍은 금방이라도 닫힐 듯이 위태로워 보였다. 그리고 바크와 론은 그 구멍을 향해서 맹렬하게 치솟아 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요타가 보기에 둘이 구멍에 들어가는 것 보다 구멍이 닫히는게 먼저일거 같았다. 그리고 그건 비하랄트나 리진도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리진이 갑자기 주먹을 쥐더니 아래쪽에 위치한 마법진을 향해 뻗었다. 그녀가 우렁차게 소리쳤다. "가라앗!!" 콰앙! 리진의 외침과 동시에 마법진이 갑자기 폭음을 일으키며 터졌다. 그리고그와 함께 마법진에서 뿜어지던 빛이 엄청난 기세로 터지며 위로 솟구쳤다. "으아아아아아아~!" 멀리 하늘 위에서 희미하게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론인지 아니면 바크인지. 정확히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의 소리였다. 둘이 하늘의 구멍을 향해 올라가던 속도가 갑자기 수십배로 빨라지면서 둘의 몸이 바람을 뚫고 대기를 가르면서 위로 솟아 올라갔다. 거의 순식간에둘은 검은 구멍 안으로 위치한 하얀색 통로의 바로 앞까지 날아 올라갔다. 그리고 하얀 통로가 닫히는 순간, 둘의 몸이 통로 안으로 던져지 듯이 날아가 버렸다. 하얀 통로가 완전히 닫히자 맹렬하게 기세를 부풀리며 공간으로 뻗어나가던 시간의 움직임이 멈춰졌다. 그리고는 갑자기 하얗게 물들기 시작했다. 번쩍!! 세상이 온통 하얀 빛으로 물들어 버렸다. 거대한 폭음과 온 몸을 울리게하는 진동이 세상을 흔들어 놓는 가운데, 세상은 온통 광란적인 빛의 율동 속으로 물들었다. 요타는 눈을 가리고 귀를 막으며 그 엄청난 폭발에서 고개를 돌렸다. "....." 그리고 한참 뒤, 폭발이 잦아 지면서 세상을 가득 채웠던 빛이 점차 흐릿해지면서 사라졌다. 요타는 조심스럽게 귀에서 손을 떼었다.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폭발이 완전히 멈춘 모양이었다. 요타는 천천히 몸을펴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아.." 어느새 검은 구멍은 완전히 사라졌고, 그 대신 언제나와 마찮가지로 푸르른 하늘이 그 자리에 있었다. 폭발로 구름들은 모두 증발을 해버렸는지 구름 한점 섞이지 않은 완벽한 푸르름이었다. "성공...한건가." 리진이 하늘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서 펠을 바라 보았다. 비하랄트와 요타도 리진과 함께 펠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펠은 모두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쏠리자 고개를 내렸다. 그리고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이제 시작일 뿐이야." 펠은 몸을 돌렸다. "신은 그렇게 무른 녀석이 아니거든." 계속.. --------------------------------------------------------------------- 네에에~~! 3장 1막! 마도의 시대로! 쫑입니다! 끝입니다! 땡입니다! 왜 이렇게 기뻐하냐고요? 당연히 기쁘죠! 여태껏 하지 못했던 수만가지 일들을 드디어 할 수가있잖아요. 드래곤도 팍팍팍! 등장시키고 멋진 마법들도 마구마구마구 쏟아내겠습니다. 왜 요타에선 마법이 안 나와요? 라는 소리는 다시는 없도록노력 하겠습니다. ^^사실, 고대편은 정말로 기대하고 고대(?)하고 있었습니다. 재밌을거같잖아요. 고대로 날아간 론과 바크. 고생 엄청 하리라는건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시겠죠. ^^하루만에 10편 썼네요. 2000줄 썼습니다. 글자로 따지면 14만자를 썼군요.(엽기죠? --;) 3장 2막. 회색 눈의 마도사. 즐겁게 쓰겠습니다. ^^계속 갑시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081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80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04 18:50읽음:257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80 ) == 제 3장 2막 < 회색 눈의 마도사. > ==--------------------------------------------------------------------- "하아아." 사나이는 짐마차에 芽?나무 상자들 가운데 하나를 땅에 내려 놓더니 그위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았다. 그리고는 가슴에 달린 주머니에서 평소 아끼는 파이프를 꺼내더니 입에 물고는 흠뻑 빨아 들였다. 신기하게도 방금전까지 불이 붙지 않았던 파이프는 그가 입에 물고 숨을 들이 마시자 빨갛게 물들더니 연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독특한 향이 물씬 뭍은 연기를 폐속 깊은 곳까지 넣었다가 코로 내뿜은 사나이는 상자를 나르느랴 아픈 허리를 툭툭 치고는 고개를 들었다. 하얀 하늘이 사나이의 시선을 맞이했다. "젠장." 사나이는 나직하게 욕지기를 내뱉았다. 그리고는 다시 한번 하늘을 노려보았다. 여전히 하늘은 하얗다. 구름이 잔뜩 끼어서 하얀게 아니었다. 명암조차도 없이 하늘은 온통 하얀 색이었다. 마치, 신이 장난이라도 친 듯이하늘은 전부 흰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계속 보고 있다가는 정신이 어떻게되버릴 것만 같은 그런 풍경이었다. "이제 이개월 남은건가.." 사나이는 그만 쉬어야 겠다고 생각을 했는지 입에 물고 있던 파이프를 다시 가슴에 달린 주머니에다 넣었다. 뜨겁게 달아 올랐을 텐데도 그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주머니 속에서 빨갛게 달아 올랐던 재가 옷과 그의 살을 태우며 내뿜어야 할 연기 같은건 보이지 않았다. 그는 상자에서일어서더니 자신이 앉고 있던 상자를 들어서 어깨에 들쳐 메었다. "...응?" 상자를 짐마차에 내려 놓던 사나이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 갑자기 빛이 번쩍이면서 주위가 환하게 변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주위를 돌아 보다가마지막으로 시선을 하늘로 옮겼다. "뭐지..?" 사나이는 하늘의 한 지점을 바라 보았다. 하얀 색의 하늘 중에서 유일하게검은 색으로 빛이 나고 있었다. 분명 5분 점만 해도 보이지 않던 것이었다. 사나이가 할 말을 잃고 그 검은색 빛을 바라 보았다. 그 순간이었다. 채앵! 유리가 깨어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검은 빛에서 한줄기 하얀 빛이 생겨나더니 땅을 향해서 떨어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검은 빛이 터지면서 주위를 가득 채우고 있던 하얀 빛과 함께 수십만장의 유리가 깨어지는 소리를내면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하얀 하늘이 점차 깨지면서 사라지자 그 건너편으로 너무나 푸르른 하늘이 모습을 드러 내었다. 곧 하얀 하늘이 완전히사라지고 사나이는 자신의 시야를 가득 채우는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뭐...뭐..." 드문드문 하얀 구름이 떠 있는 푸른 하늘. 눈을 씻고 봐도 그건 그가 여태껏 보아오던 바로 그 하늘이었다. "우아아아아아아!!" 사나이가 갑자기 하늘을 보면서 비명에 가까운 환호성을 내질렀다. 귀를기울인다면 멀리서 그와 비슷한 환호성들이 한두개가 아닌 수십, 수백개나 들려오는걸 들을 수 있었겠지만, 사나이는 그런걸 들을 기분이 아니었다. 자신이 지르는 환호성도 멈추기가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사, 살았다아아아!!" "주.. 죽겠어." 매케하게 타오르는 연기를 손으로 치우면서 론은 자신의 말을 관철 시키겠다는 얼굴을 했다. 즉, 죽을 상을 지었다. 바크도 완전히 지쳐버렸는지 새카맣게 타버린 땅에 털썩, 주저 앉고는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도저히 뭘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거의 이틀에 가까운 시간 동안 시종 빛의 통로 를 통해서 날아오다가 난데없이 지상으로 부터 수천 미터 위에서 퉁겨져나온 것이었다. 땅에서 겨우 수십 미터에 이르기 전까지 둘은 자신들이 이대로 땅에 충돌해서 죽을 거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둘이각자 허리 춤에 차고 있던 단검이 땅이 가까워지자 빛을 뿌리면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게 되었다. 단검이 빛나면서 둘의 낙하 속도가 서서히 줄어준 덕분에주변의 나무와 땅을 가볍게 박살을 내는 정도로 땅에 살아서 내려올 수가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도저히 살아서 기쁘다는 그런 환호성을 지를 기분은 아니었다. 한참동안 땅에 주저 앉아서 숨을 몰아쉬던 바크는 고개를 들었다. 론도 어느 정도 쉬어서 몸에 힘이 돌아왔는지 고개를 들었다. 둘은 주위를 돌아보았다. 어느 평범한 하늘 아래, 평범한 숲의 평범한 공터였다. "도착.. 한건가?" 론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주위를 돌아 보았다. 하지만, 그 어디서도 여기가고대인지를 알 수 있을만한 단서 같은건 보이지 않았다. 론은 뒷머릴 긁적이면서 고개를 꺽어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마찬가지로 하늘을 본다고해서 뭔가를 알아 낼 수는 없었다. 너무나 태평스러운 하늘 아래 숲이었다. 바크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중얼거렸다. "배 고프군..." "나도.." 둘은 주린 배를 움켜 잡았다. 이틀간 아무 것도 먹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어떻게 뭘 먹을 수가 있겠는가? 정신이 아득해질 만큼이나 엄청난 속도로 빛의 통로를 가로질러 왔으니.. 바크와 론은 서로를 한번 쳐다 보고는 한심하다는 투로 웃고 말았다. 그리고는 들고 왔던 배낭을 풀어냈다. 리 대륙의 어디로 떨어질지 몰라서 둘은미리 배낭 안에 잔뜩 음식을 준비해 왔었다. 하지만, 배낭의 목을 풀고 그안을 들여다 본 둘의 표정은 잔뜩 배고픈 배를 움켜 쥐면서 음식을 발견한이들의 얼굴과는 상당한 거리차가 있었다. 순간, 썩은내가 사방으로 진동을 했다. 배낭을 들고 그 안을 가만히 바라보던 바크가 다시 배낭을 닫아버리더니 툭, 손을 놓아 버렸다. 철퍽.. 듣기도 싫은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배낭이 땅에 떨어졌다. 론도 자신의 배낭을 확인해 보고는 바크와 비슷한 얼굴로 배낭을 수풀 저편으로 던져 버렸다. 론이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가 고대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이 뭔가 움직였다는건 확실하 게 알겠군." 그러면서 둘은 바크가 버린 배낭을 바라 보았다. 어느새 냄새를 맡았는지한마리의 검정색 파리가 날아들어서 배낭 위를 배회하고 있었다. 하기야,오지 않을 수가 없겠지. 저렇게 향긋한 냄새가 나는 썩은 음식들이 잔뜩들어있으니까.. "이렇게 되면 자력으로 먹을걸 구해야겠군. 지금 뭐라도 먹지 않으면 지쳐 서 쓰러져 버리겠어." "아아, 한심하네. 배고파배고파는 레아드 녀석의 대사였는데." 바크가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면서 질퍽한 물이 흘러나오는 배낭을 피해서 론의 옆으로 다가왔다. 론은 주위를 돌아보다가 아무래도 이곳의 지리를 모르겠는지 품 안으로 손을 넣었다. 곧, 론의 손에 조그만 돌이 박혀있는 목걸이가 들려서 품 안에서 나왔다. 론은 목걸이 부분을 잡아서 돌을 보며 말했다. "일단, 여기가 어디인지 부터 알아보자고. 운이 좋으면 근처에 마을이 있 을지도 모르니까." 론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 돌을 살짝 손가락으로 튕겼다. 그러자 목걸이 끝에 달려 있던 돌은 요란스럽게 이리저리 휘청거리며 돌아가더니 곧 하얀빛을 내면서 반짝이기 시작했다. "자자, 여기가 어딘지 알켜줘." 론이 말을 하자 갑자기 돌이 거짓말 처럼 그 자리에 멈춰섰다. 그리고 곧이어 돌에서 작은 빛이 흘러 나오면서 론의 앞으로 네모난 상자가 만들어졌다. 크기는 대략 사람의 몸 만하고 그 위로 글자와 그림들이 나열되어있었다. 론과 바크가 잘 아는 하와크 어였다. 론의 앞으로 빛의 상자가 나타나자 바크는 슬쩍 론의 옆으로 와서 상자를 바라 보았다. 그리고는의아한 얼굴로 상자에 적혀 있는 글자를 읽어 내려갔다. "이첸그렝챤. 주로 숲에 서식하고 있으며 크기는 작은 돌맹이 부터 거대한 바위 만한 것등, 여러가지. 하얀색의 구 모양을 취하고 있고 평상시엔 숲 을 부유하며 먹이감을 찾는다. 먹이를 찾으면 몸이 커지면서 여러개의 촉 수로 먹이를 포획, 먹이의 몸에 촉수를 박아 넣어서 양분을 빨아 들인다. 상당히 난폭함. 위험도... 별 셋?" "뭐야 이거? 망가졌나?" 바라지도 않는 정보가 나오자 론은 툭툭 돌을 손으로 쳐댔다. 하지만, 돌은 끈질기게도 론과 바크가 바라는 지도는 보여주지 않고 계속해서 무슨그렌챤인지 하는 녀석의 설명 만을 보여 주었다. 론이 뒷머릴 긁적이더니돌을 주먹으로 쥐어버렸다. 그러자 돌에서 흘러나오면 빛이 론에 손에 가려져서 빛의 상자가 울퉁불퉁하게 일그러졌다. 론이 품 안으로 돌을 넣자그나마 남아 있던 상자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론이 투덜거렸다. "뭐야, 그 마녀. 물건을 줄거면 제대로 줄 것이지." "....." "제길. 이렇게 되면 토끼라도 잡아야겠군. 여기도 토끼가 있으려나?" "....." "바크??" 바크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앞을 바라보고 있자 론은 의아한 얼굴로 바크를 쳐다 보았다. 그러다가 바크의 얼굴이 심상치 않다는걸 깨닫고는 조심스럽게 바크가 시선을 던지고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 론은 입을 천천히 다물었다. 부우우우.. 이상한 소릴 내면서 땅에서 대략1m 정도 위로 떠서 천천히 회전하고 있는 하얀색 공과 시선이 마주쳤기 때문이었다. 녀석에게 눈이 없어서 눈이 마주쳤는지 아닌지는 정확히 알 수가없었지만, 론이나 바크는 녀석이 탐욕스러운 눈으로 자신들의 몸을 훑어보고 있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했다. 쩌어어억! 갑자기 하얀 공에 여러개의 금이 가더니 공의 한 단면이 잘려진 수박 처럼열려졌다. 그리고 그 안으로 끔찍하게 꾸물거리는 붉은 촉수들이 나타났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082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81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04 18:50읽음:213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81 ) == 제 3장 2막 < 회색 눈의 마도사. > ==--------------------------------------------------------------------- "도망쳐!!" 파앗! 엄청난 속도로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촉수를 허리를 숙여서 피해낸바크가 소리를 질렀다. 바크를 향해 날아오던 촉수는 바크가 재빨리 몸을숙여서 피하자 그 뒤에 있던 나무를 휘감았다. 우직! 끔찍한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사람 손가락 만한 두께의 촉수가 단번에 사람 몸통만한 두께의 나무를 가볍게 으깨버렸다. 밑둥 부분이 완전히 절단이 되버린 나무가 커다란 굉음을 내면서 쓰러졌다. "꾸에엑!" 입은 보이지 않았지만, 녀석이 힘찬 기합을 내지르며 징그럽게 흔들거리는촉수를 사방으로 뿌려댔다. 론과 바크는 나무가 쓰러지면서 일어난 거대한흙먼지에 몸을 숨켜서 간신히 녀석의 촉수에서 몸을 빼낼 수가 있었다. 먼지 저편으로 뭐뭐리텐챤인지 하는 녀석의 분노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바크와 론은 녀석이 먼지와 실컷 노는 동안 근처에서 도망을 갈 요량으로조용하고 신속하게 몸을 움직였다. 하지만, 그 것도 그리 오래 하진 못했다. 둘은 먼지에서 나오자 마자 끔찍한 사실에 치여 버렸다. "쿠엑!" 오랜만의 먹이감을 발견했다는 즐거움의 환호성일까. 다섯개의 하얀색 공이 한꺼번에 열리면서 그 안으로 촉수들을 뿜어냈다. 크기도 꽤 가지 각색이어서 큰 놈은 사람만 했고, 작은 녀석은 주먹 정도였다. 주먹 만한게 실같이 가느다란 촉수를 꺼내놓고 위협을 하는게 꽤 우습게 보였지만, 그 옆으로 어미 처럼 보이는 거대한 녀석을 보자면 웃을 수도 없었다. "제길, 이렇게 되면.." 론이 허리에 차고 있던 담검을 빼들었다. 어느새 바크도 단검을 손에 든상태였다. 단검을 손에 쥐자 단검에서 부터 강렬한 마력의 기운이 론과 바크의 몸으로 흘러들어 왔다. "쿠에에에!" 순간, 뒤쪽에서 갑작스런 울음 소리가 터지면서 먼지 사이로 맨 처음 나타났던 녀석이 몸을 드러냈다. 뒤쪽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던 론과 바크는갑작스럽게 뒤에서 공격을 당하자 아무런 방비도 하지 못했다. "..이런!" 단검에 주문을 넣지 못한 론이 이를 악물면서 날아오는 촉수를 단검으로쳐냈다. 하지만, 날아오는 촉수는 한두개가 아니었고, 더구나 앞쪽에 있던녀석들도 질세라 촉수를 날려서 도저히 막을 수가 없었다. 절대절명의 순간. 온통 사방이 촉수로 가득 차서 론과 바크의 몸이 그 안으로 파묻히는 그때에 갑자기 빛이 터졌다. 콰앙! 갑작스럽게 폭발이 일어나면서 가장 커다란 녀석의 몸에서 불기둥이 치솟아 올랐다. 녀석은 촉수 외엔 특별한 무기나 능력이 없는지 폭발에 맥없이땅에 떨어진 과일이 산산 조각이 나듯이 터져 버렸다. 콰콰쾅! 그 뒤를 이어서 의문의 폭발성이 연이어 들려왔다. 그리고 그때마다 촉수괴물들이 하나씩 터졌다. 녀석들 중에 그나마 살아 남은 것들은 상황이 자신들에게 결코 좋은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는걸 깨달은 듯 요란스런 비명을질러대며 촉수를 몸 안으로 거둬들였다. 그리고는 애처롭게 몸을 굴려서수풀 저편으로 도망을 가 버렸다. "......" 살아 남은 녀석들은 도망을 가고, 죽은 녀석들은 녹색의 피를 꾸역꾸역 뱉어내었다. 론과 바크는 그 끔찍스런 모습에 할 말을 잊은 듯이 멍청한 얼굴로 터져버린 눈알들을 바라 보았다. 그때였다. "무사 하십니까!" 머리 위에서 사람의 음성이 들려왔다. 론과 바크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놀랍게도 허공 위로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어디 다치신 곳은 없습니까?" 얼핏 보기에 20대 초반의 사나이. 호리호리하고 선이 가느다란 사람이었다. 특히 공허한 듯한 회색 눈동자와 회색 머리가 인상에 남았다. 바크와론은 주변을 돌아보고는 다시 그에게 시선을 옮겼다. "덕분에 다치지는 않았습니다만.." 바크가 말을 하자 그는 싱긋 웃으며 허공에서 천천히 내려왔다. 곧, 그가둘의 앞에 착지했다. 키는 대충 둘과 비슷했다. 그는 주위를 돌아보더니혀를 찼다. "이첸그렝챤이군요. 질이 나쁜 리칸들이죠. 전에 전부 잡은줄 알았는데 그 새 다시 새끼를 불린 모양이군요. 어쨌거나, 무사하시다니 다행입니다." "...그렇군요." 론이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론은 힐끔 바크를 쳐다 보았다. 바크가론을 마주보더니 갑자기 피식, 미소를 지었다. 론도 길쭉하게 미소를 지었다. 론이 싱글싱글 웃으며 말했다. "성공했군." 바크가 가볍게 숨을 내뱉으로 대답했다. "아아. 고대다. 확실해."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론이 씨익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일단 시작은 좋았어." 론과 바크의 이해 못할 말에 청년은 어리 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바크는론과 함께 고대에 성공 적으로 왔다는 기쁨을 만끽하다가 나중에서야 청년을 발견하고는 그에게 말했다. "아, 저는 니아 바크 로아스... 아니, 그냥 바크라고 합니다. 이쪽은 론." "전 에언입니다. 리마신 에언. 에언이라고 불러주세요." 바크가 손을 내밀면서 말했다. "에언씨. 목숨을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에언은 바크가 내민 손을 바라 보더니 어리 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표정에 바크가 아차하는 마음이 되었다. 아무래도 이곳에선 악수라는 방식을 쓰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럼 뭐라고 감사의 뜻을 전해야 할까? 고개를숙여볼까.. 바크가 이런 황당한 생각을 하는 사이, 에언이 넌지시 말을 했다. "제가 목숨을 구했다니, 재밌는 농담을 하시는 분이군요." "...예?" 의아한 얼굴을 하는 바크와 론에게 에언이 하늘을 가리키면서 물었다. "두 분. 하늘에서 오신 분들 아닙니까?" 에언이 가리키는 하늘을 바라보던 론과 바크는 서로를 한번씩 쳐다 보았다. 바크가 뒷머릴 긁적이면서 말했다. "하늘에서 떨어지긴.. 했습니다만.." 하늘에서 오신 것과, 떨어진 것과는 그 의미가 상당히 다르다. 하지만, 에언은 바크의 말에 충분히 만족을 했는지 환한 얼굴로 덥썩, 바크의 손을잡았다. 그리고는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어딜 봐도 악수라는 것이다. "뭐.. 뭐가.." 영문을 이해 못하는 바크와 론은 에언의 갑작스런 행동에 의아한 얼굴을했다. 그때 에언이 말했다. "저희 키레이신을 구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예..예?" 키레이신? 바크와 론이 더더욱 알 수가 없다는 얼굴로 에언을 쳐다 보았다. 에언은 둘이 자신을 바라보는 얼굴은 전혀 상관치 않고 연이어 말했다. "이제 겨우 이개월 남아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는데, 이렇게 결계를 열어주시다니. 제가 이제 겨우 마도의 길을 걷기 시작한 풋내기에 불과 하지만, 마왕의 결계를 풀어 냈다는 사람은 들어 본적도 없습니다. 그런 데 이렇게 제 눈으로 직접 보게 될 줄이야. 도대체 당신들은 누구십니까?" "누구...라니.." 하와크의 국왕과 아이리어가의 장인데요. 라는 훌륭한 답이 있었지만, 천년도 전에 하와크나 아이리어가 있을리가 없으니 바크와 론으로서는 에언의 물음에 딱히 대답할 도리가 없었다. 둘이 머뭇거리자 에언은 충분히이해를 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곳 소속의 분들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왕의 결계를 풀어냈다는 소문 이 퍼지면 역시 곤란한 일들이 일어나겠지요. 예, 알겠습니다." 뭘 알아? 론과 바크는 저 혼자 생각하고, 판단하고, 훌륭하게 결론까지 내리는 청년을 묵묵히 바라보았다. 둘은 그가 다음에 자신들이 할 일까지 말해주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가져 보았다. 청년은 그런 둘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 에언이 손을 펼치더니 숲 저편을 가리켰다. "가시죠. 키레이신의 수많은 주민들이 두 분을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습니 다." "목을 빼다뇨? 어째서요?" 론의 물음에 에언이 태연하게 대꾸했다. "키레이신 사백만 주민들의 목숨을 살려주셨는데 어찌 고맙지가 않겠습니 까. 자, 어서 가시죠." 에언이 손을 저으며 뭐라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에언의 앞으로 둘에게 익숙한 마법의 문이 만들어졌다. 에언은 싱긋 밝은 웃음을 지으며 둘에게 문을 향해 들어가라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 주었다. 론과 바크는 서로를 보고는 알 수가 없다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걸 알 도리가 없기 때문에 가볍게 한숨을 내 쉴 수밖에 없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083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82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04 18:51읽음:269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82 ) == 제 3장 2막 < 회색 눈의 마도사. > ==--------------------------------------------------------------------- "도대체.." 론은 자신의 앞으로 펼쳐진 놀라운 광경에 혀를 내밀며 주위를 돌아 보았다. 흡사 무슨 축제의 퍼레이드라도 되는 것 처럼 대로를 중앙으로 해서옆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대열을 맞춰서 환호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하와크수도인 넬신의 시민들을 모조리 모은다고 해도 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모일 수는 없을 거 같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바크와 론을 맞이해 주고 있었다. 바크가 에언에게 물어본 결과 키레이신이란 바로 이들이 살고 있는 도시의이름을 말하는 것이었다. 키레이신은 인구가 무려 이백만인 엄청난 대도시였다. 총 일곱개의 도시가 연결이 되어있는 모습이었는데, 중앙에 위치한도시를 가운데로 여섯개의 도시가 원을 그리며 위치해 있었다. 어딜 보더라도 넬신과는 비교도 못할 만큼이나 거대했다. 모란의 수도인 류스린바와견주어도 조금도 뒤떨어짐이 없는 대도시였다. "헤에.." 보이는 창문으로 미루어 볼 때 십층이 넘는 건물들이 시야를 가득 채울 정도로 수많이 보였다. 말이 끌지도 않는데 느릿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거대한 마차 위에 앉아서 론은 주위를 돌아 보았다. 모든게 새롭고 낯선 것들뿐이었다. 과연 마도의 세계. 건물들도 특이하고 사람들의 복장도 꽤 낯설다. 무엇 보다도 공중을 날아다니는 반짝이는 빛들이 시선을 끌었다. 론이자꾸 시선을 그쪽으로 주자 옆에 앉아 있던 에언이 그걸 보면서 말했다. "이 근처에는 워낙 잡종 리칸들이 많아서 제가 미숙한 실력으로 어줍지 않 게 만든 경계용 시칸입니다. 리칸들을 발견하면 즉시 공격을 하죠." 리칸은 괴물. 그리고 시칸은 마도사들이 연구 끝에 만들어낸 변종이다. 리진의 설명을 떠올리면서 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바크와 론은 사람들이 질러대는 환호성을 들으며, 말도 없는데 앞으로 나아가는 마차를 타고 천천히 대로를 가로 질러갔다. 멀리 앞으로 거대한 성이 보였다. "어서 오십시오!" 고개를 거의 90도로 꺽어야 간신히 끝이 보일 만큼이나 엄청나게 거대한성을 바라보던 론과 바크는 앞쪽에서 활기찬 음성이 들려오자 그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거의 삼십여분간 대로를 지나 성에 도착을 해서 막 마차에서내린 뒤였다. "이거이거, 귀하신 분들을 모시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작달만한 키에 사람 좋게 생긴 얼굴. 그리고 턱수염이 덥수룩한 아저씨가두 손을 마주 잡으려 나오는게 보였다. 그가 입은 옷이나, 그의 뒤로 잔뜩모여든 시종 들을 볼 때 아무래도 이 나라를 통치하는 국왕으로 생각되었다. 바크는 그의 말에 거의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아닙니다. 도움이 되었다면 그걸로 다행이군요." "허어, 겸손까지 하시군요. 전 이 도시를 잠시 맡고 있는 당켄 샤르湧繭? 고 합니다." "바크입니다." "론이라고 합니다." 서로의 인사가 끝나자 당켄이 성의 안쪽을 가리키며 풍성한 미소를 지었다. "목숨을 구해주신 분들이니 부디 제게 약소하나마 대접을 할 기회를 주시 면 영광이겠습니다. 자, 안으로 들어오시죠." "별 말씀을요." 론과 바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않아도 갈 곳도 없고, 가야 할 곳도모르며, 여기가 어디인지 조차 모르니 누군가 자신들을 데리고 가준다는데거절을 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었다. 당켄이 먼저 몸을 돌려서 성의 안쪽으로 들어가자 그를 따라왔던 시종들이고개를 숙이며 좌우로 물러났다. 단숨에 인간의 길이 만들어졌다. 에언은태연하게 그들의 사이로 들어가며 론과 바크에게 말했다. "자, 안으로." "아... 예." 성은 거대했다. 도저히 인간의 힘으로는 만들 수 없을거라고 생각 될 만큼이나 거대했다. 넬신이고 류스린바의 황궁이고 이 성에 비하면 감히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이나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높이가 수십 미터도 넘는 기둥들이 도열을 하고, 그 위로 까마득하게 높이 천장이 자리를 잡았다. 고개를 들어서 천장을 바라보면 현기증이 일어날 정도였다. 어떤 주문을 걸어 놓았는지 성 안은 어떤 조명 기구도 없는데도 무척 밝았다. 그리고 살랑거리며 바람이 불어와서 답답한 느낌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곧 일행은 당켄과 에언의 안내로 거대한 접대실로 들어가게 되었다. 보통이런 때라면 무슨 홀이나 기타 넓고 화려한 곳으로 데려가서 공을 세운걸치하하는게 당연하겠지만, 무슨 생각에서인지 당켄은 바크와 론을 접대실로 안내했다. 접대실이라고는 해도 상당히 넓고 화려해서 바크와 론은 잠시 접대실에 들어와서 주위를 돌아보는데 정신이 팔릴 정도였다. 당켄이 접대실 중앙에위치한 원형의 테이블을 가리켰다. "앉으시죠." 일행이 자리에 앉자, 그 반대편으로 당켄이 앉았다. 그리고 당켄의 뒤로에언이 조용히 다가와 섰다. 곧 문이 열리면서 모락모락 하얀 김이 올라오는 찻잔이 든 쟁반을 든 시종들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들이 찻잔을하나씩 내려 놓고는 나가자 그제서야 당켄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하지만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천천히 벌어진 입과는 다르게 상당히 감상적이었고 힘에 차 있었다. "이거, 정말로 너무나 감사합니다. 제 나이가 이제 겨우 이백이 조금 넘었 지만, 평생 이렇게 기뻤던 적은 처음입니다. 다시 한번 키레이신의 주민 들을 대신해서 목숨을 구해주신걸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아....예.." 론과 바크가 떨떠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 보다도 눈 앞에 앉아있는 사내의 나이가 이백이 넘었다는 말과, 그 말을 너무나 태연하게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둘은 자신들이 정말로 고대에 왔다는걸 절감 할 수 있었다. 론은 뒷머릴 긁적이더니 바크를 쳐다 보았다. 바크도 론의 심정을 알겠는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 잠시 질문 하나 드려도 될까요?" 론이 손을 슬쩍 들어 올리며 말했다. 당켄이 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뭐든지 물어 주십시오. 저희 키레이신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 무엇이라도 반드시 하겠습니다." 너무 자신감에 차 있는 말이래서 론은 오히려 말을 하기가 껄끄러워진 표정이었다. 론이 잠시 시간을 두고 숨을 들이 마시더니 그걸 내뱉으면서 말했다. "저희가... 저희가 도대체 뭘 한거죠?" "...예?" 당켄은 물론이고 그 뒤에서 보기에도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던 에언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들 보다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싶은건 다름아닌 론과 바크였다. 론은 한번 말을 꺼내 놓았으니 끝장을 보겠다는 생각으로 연이어 말했다. "도대체 저희가 뭘 했기에 이렇게 난리가 난겁니까. 듣기로는 저희 때문에 여러분들이 목숨을 구했다고 하시던데요." "결계.." "예?" 당켄이 대답했다. "결계를 부셔주지 않으셨습니까?" "결계..라뇨?" 당켄은 론의 되물음에 론에게 대답은 할 생각을 하지 않고 고개를 뒤로 돌려서 에언을 보았다. "에.. 에언 님.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이 분들이 아닌겁니까?" 에언도 론의 말에 당황을 한건지 당켄의 물음에 곧장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보다 에언 님? 에언은 한참 생각을 하더니 론에게 넌지시 물었다. "아까, 하늘에서 내려 왔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떨어졌다고 했죠." 에언이 곤란하다는 얼굴을 하더니 다시 물었다. "..혹시 그 주위에서 여러분 말고 다른 분들을 보지 못하셨습니까?" 바크가 에언을 보며 대답했다. "보고말고 갑자기 튀어나온 그 눈알들 때문에 뭘 볼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하늘에서 내려온게 여러분들이 목숨을 구한 것과 어떤 관 계가 있다는 겁니까?" "관계가 많죠." 에언이 손가락 하나를 치켜 세우더니 대답했다. "마왕의 결계가 갑자기 소멸되면서 그 사이로 한줄기 빛이 떨어졌기 때문 입니다. 많은 목격자들이 빛 속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고 증언을 했거든 요."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169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83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07 15:08읽음:797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83 ) == 제 3장 2막 < 회색 눈의 마도사. > ==--------------------------------------------------------------------- "......" 론과 바크는 서로를 쳐다 보았다. 바크가 중얼거렸다. "설마.. 그것 때문?" 론이 뒷머릴 긁적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그런거 같아." "황당한걸.." "시간이 뒤틀리면서 공간을 침범한 모양이야. 그러다 그 마왕의 결계인지 하는게 공간과 함께 깨져버린거지." "흐음.." 바크는 팔짱을 끼면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힐끔 시선을 옮겨서당켄과 에언을 쳐다 보았다. 둘은 아주 주의 깊은 눈으로 일행을 쳐다 보고 있었다. 바크는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걸 느끼면서 둘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아.. 저.. 저기, 그게 말입니다.. 조금 일이 복잡하게 꼬였군요." 에언이 물었다. "일이 복잡하게 꼬이다뇨?" "예. 저희도 사정은 설명하기가 좀 힘듭니다만.. 아마도 여러분이 말씀하 시는 결계란 것은 저희 때문에 사라진건 맞는거 같습니다." 당켄이 손을 짝소리가 나도록 세게 마주 잡으며 감탄성을 내질렀다. "오오, 역시! 두 분이 마왕의 결계를 열어주신 분들이시군요." "마왕의 결계?" 바크가 되물었지만, 당켄은 바크의 되물음은 듣지 못했는지 손수건을 꺼내서 이마에 흐르는 땀을 흠쳤다. 그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하하 웃었다. "정말로 이제 겨우 이개월 밖에 남지 않아서 아찔하던 참이었습니다. 아 니, 이젠 꼼짝없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요. 하. 하하. 이거이거, 에 언 님 앞에서 이런 말을 하는건 실례가 되는건가요." 에언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무슨 말씀을요. 사실 저도 결계 때문에 아찔하던 참이었습니다. 그보다 결계가 풀렸으니 정말 다행입니다. 당켄 님. 내일 아침 부터라도 당장 시민들을 대피 시켜야 하겠습니다." 당켄은 팔짱을 끼고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요. 결계가 풀렸다고는 해도 이개월 뒤면 이 땅은 폐허가 되어버 릴 터. 하루라도 빨리 대피를 시키는게 좋겠죠." "협회엔 제가 도움을 청하도록 하겠습니다." "오오, 그래주시겠습니까? 정말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결계에 갇혔는데도 아무런 도움도 못드린거에 비하면 정말 아 무 것도 아닌 일입니다." 이렇게 서로 너가 잘했다 식으로 말을 주고 받는 당켄과 에언을 일행은 가만히 쳐다 보았다. 한참이나 떠들던 당켄은 오늘의 주역들이 슬슬 우린 떠날까? 하는 등의 표정을 짓고 있는걸 발견하고는 화들짝 놀라면서 말했다. "이, 이거, 너무 기쁜 마음에 실례를 범하고 말았군요." "기쁘시다니 다행이군요." "그보다.. 뭐, 필요하신 것은 없으십니까? 이.. 이거야. 여러분에게 재물 같은게 의미 없다는건 알고 있지만, 제가 드릴 수 있는건 그 뿐이군요. 필요하신게 있으시다면 뭐라도 말씀해 주십시오." "글쎄요." 당켄의 말과는 조금 의미가 다르지만, 둘 모두 재물에는 관심이 없는 관계로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당켄의 말에 뭘 말할까 잠시 곰곰히 생각을 해 보았다. 한참 생각을 해보던 론은 문득 자신의 배를 쳐다 보았다. 부끄럽게도 배에서 더 이상 밥을 안주면 죽어버리겠다는 건방진 신호가 왔기 때문이었다. 바크가 그 소리를 듣더니 피식 웃고는 말했다. "지금 배가 고파서 그런데, 하루 묵어갈 방과 한끼 식사를 부탁드려도 될 까요?" "무, 물론입니다!" 바크는 싱긋 웃으며 좋아하는 당켄에게 말했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한끼 식사 치고는 상당한 무리가 있는 호화로운 잔치상을 받은 론과 바크는 이틀간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실신을 해버린 위장에 잔뜩 행복한 먹거리들을 던져 줄 수 있었다. 레아드가 있었다면 나온 음식들 중에서 적어도절반 정도는 없앨 수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레아드는 지금 없는 관계로 둘이 먹는다고 먹은 양은 나온 양의 기껏해야 2/10 정도였다. 아침겸 점심겸 저녁. 그리고 지난 이틀간 먹지 못했던 식사들을 한끼만에모조리 해결을 한 바크와 론은 당켄이 아주 특별히 고르고 골라서 마련해준 호화롭기 짝이 없는 방에 머물 수가 있었다. 우습게도 욕실이 방 안에같이 붙어 있었다. 각자의 방에서 살이 익어 버릴 만큼이나 뜨거운 물로목욕을 하고 시종들이 마련해준 옷으로 갈아입은 둘이 밖으로 나왔을 때는이미 해가 서산으로 기울어가며 노을을 만들어가고 있을 때였다. "후우."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한 뒤라 그런지 온 몸이 나른하다. 바크는 현기증이일어날 만큼이나 땅이 까마득하게 아래로 보이는 발코니에 위태롭게 몸을기대고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겼다. 넬신의 탑 꼭대기 만큼이나 높은 곳이었지만, 이곳도 어떤 주문이 걸려 있는지 불어오는 바람은 살풋거리는봄 바람 처럼 싱그럽고 연약했다. 천천히 흔들리는 물기 묻은 앞머리를 쓸어 넘기던 바크는 고개를 뒤로 돌렸다. "앗차." 뒤로 돌자마자 바크는 자신의 얼굴로 날아온 물체를 손으로 탁 받아 내었다. 아쉽게도 손이 미끌어지면서 물건을 아래로 떨어졌지만, 바크는 물건이 땅에 떨어지기 직전에 아슬아슬하게 그것을 받아낼 수 있었다. "뭐야, 이건?" 바크는 손에 든 원통 형의 묵직한 물건을 보면서 물었다. 론의 한손에도그 물건이 들려 있었다. 론은 원통형의 깡통을 입으로 가져가더니 홀짝거리며 그 안에 있는 액체를 마셨다. 그리고는 바크에게 말했다. "맥주래." "맥주?" "거기 위에.. 아니, 반대로 들었어. 응. 그래, 거기에 손잡이 보이지? 거 기에 손가락을 걸고 당겨봐." 푸쉬쉬쉭! 론의 말에 바크는 아무런 생각 없이 은색 손잡이를 당겼다. 순간, 손으로하얀 거품들이 튀면서 어떤 소리가 들려오더니 손잡이가 당겨지면서 조금열려진 구멍에서 거품들이 주르륵 흘러 나왔다. 바크는 손에 묻은 거품에혀를 살짝 대더니 피식 웃었다. "정말 맥주네?" "여기선 이런걸로 마신다고 하더라. 몇개 얻어왔어." "별난 세상이다." "우리가 별난거겠지." "그런가?" 바크는 피식 웃더니 입으로 깡통을 가져가서 기울였다. 머리가 시려울 만큼이나 차가운 액체가 입 안으로 흘러갔다. 단숨에 깡통 안의 액체를 반이나 줄인 바크는 시큼한 맛에 혀를 차면서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고개를 돌려서 발코니 저편으로 보이는 키레이신을 바라 보았다. 눈이 부실 만큼이나 도시는 반짝거리며 빛났다. 너무나 빛이 강해서 하늘의 별이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바크는 맥주가 든 깡통을 앞으로 내밀었다. "고대....인가." 론이 옆으로 다가오더니 난간에 걸터 앉았다. 론은 휘날리는 머리를 한손으로 쓸어 넘기고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화려하군." 인간이 만든 빛은 밤 하늘을 환하게 밝혔다. 별이 보이지 않는 세상. 그리고 인간이 세계를 지배하는 세상. 인간이 신을 죽인 세상. "....." 론과 바크는 말 없이 별빛을 대신하는 인간의 빛을 바라 보았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170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84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07 15:08읽음:716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84 ) == 제 3장 2막 < 회색 눈의 마도사. > ==--------------------------------------------------------------------- 어두운 방. 작고 음습하며 그 누구도 이 방에서 이뤄지는 일을 엿들을 수없는 견고한 방. 방안의 한 벽면은 고대에서나 볼 수 있는 빛을 뿜으며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빛의 저편으로 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지금 뭐라고 그랬나?" 40대가 조금 넘어보이는 반백발의 사나이는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이쪽을바라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앞으로는 에언이 서 있었다. 에언은 고개를 숙이며 방금 전에 한 말을 그대로 그에게 다시 말해주었다. "마왕의 결계를 풀어냈습니다." 빛 저편의 사나이가 얼굴을 왕창 구겼다. "미, 믿을 수 없군." 사나이의 말에 에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가 지금 이렇게 소식을 보내는게 바로 그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키레이 신이 죽음의 선고를 받았다는건 이미 다 아는 사실이셨을텐데요." "그렇기는 하네만.." "믿지 못하시겠다면, 사람을 보내주십시오. 이미 키레이신을 봉했던 결벽 은 사라진 상태입니다. 보시면 믿으시겠죠." "...알겠네." 사나이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곧 벽에서 흘러 나오던 빛이 급속도로 사라지더니 이내 평범한 벽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벽에서 빛이 완전히 사라지자 에언은 짓고 있던 미소를 지웠다. "기회...인가." 그리고 곧이어 에언의 몸은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밤이 지나고 거대한 키레이신의 위로 태양이 떠올랐다. 천년도 전이건만태양은 여전히 시간이 되면 한치의 오차도 없이 떠 오르고, 깊은 잠에 들었던 사람들을 깨운다. 바크는 아침이 되자 마자 잠에서 깨어났다. 사실, 고대에 왔다는 흥분감과묘한 느낌에 밤새 잠을 설쳤다가 새벽이 되서야 간신히 잠을 잘 수가 있었지만, 아침에 일어나보니 무척 상쾌한 기분이었다. 적당히 마신 술이란건삶의 활력소가 된다고 하던가. "아하아암. 좋은 아침." 방이 이어졌기 때문에 방 옆에 달린 문이 열리면서 론이 나타났다. 론은하품을 길게 하고는 기지개를 켠 뒤에 주위를 돌아보았다. 고대 사람들의건축 기술과 그들이 생각하는 미의 기준이 여실하게 드러나는 거대한 창문으로 막대한 양의 햇빛이 여과없이 방 안으로 흘러들어왔다. 창문이라고보기엔 좀 무리가 있었다. 방과 연결이 된 발코니랄까. 하지만, 그 중간엔아무런 문도 없어서 밖의 공기와 얇은 바람이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방안으로 흘러 들어왔다. 맑고 차가운 공기를 듬뿍 들이 마신 바크는 몸을 한번 길게 늘여서 기지개를 켜고는 침대에서 일어섰다. "이상하게 머리가 맑은걸." 바크는 하품을 가볍게 하고는 주위를 돌아 보았다. 잠은 겨우 세시간 정도를 잤고, 술도 꽤 마셨는데도 불구하고 머리는 더 없이 맑았다. 더구나 기분도 이상할 정도로 차분한게 온 몸에 힘이 넘치는 느낌이었다. 론은 주먹을 쥐었다가 펴보는 바크를 힐끔 보더니 입을 막고 하품을 하면서 대답했다. "그거? 이 방 안에 걸려있느은...하아아암..주문 때문이야." "주문?" "몸의 컨디션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 주는 주문." "그런 주문도 있어?" 론이 씨익 웃더니 손가락을 흔들었다. "마법이란걸 우습게 보지 말라고. 마법이란 이러면 좋겠다. 저러면 좋겠다 라는 마음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기적의 힘이야. 그래서 마도사들은 저마 다 별난 마법들을 다 가지고 있지. 숙취에서 빨랑 깨어나는 마법, 잠을 안자는 마법, 그 반대인 마법, 뭐. 야리꾸리하지만, 그 일을 잘 하는 마 법 등등." "......" 바크는 말 없이 뒷머릴 긁적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곧, 둘은 샤워를끝내고 각자의 방에서 옷을 입고 나왔다. 그러자 마치 둘이 옷을 입기를기다리기라도 한 것 처럼 문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문이 열리면서 그 사이로 에언이 나타났다. "일찍 일어나셨군요. 밤새 잘 주무셨습니까." "침대가 좋아서 그런지 푹 잤습니다." 바크의 대답에 에언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실례가 되는거 같지만, 시장님 께서 두 분과 아침 식사를 같이 하시고 싶 다고 하시더군요.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괜찮겠습니까?" "...시장.. 님이요?" "예. 당켄 님 말입니다." "시장님.. 이였습니까?" 바크가 떨떠름하다는 얼굴로 물었다. 에언은 바크의 반응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니 물었다. "왜 그러시죠? 뭔가 편찮으신 곳이라도?" "아, 아닙니다. 그냥.. 이렇게 거대한 지역을 다스리는 분이 시장..님이라 는게 믿기지가 않아서요." "거대한? 키레이신은 별로 큰 도시가 아닙니다만." "....." 인구 이백만이 살고, 근처 지역을 합하면 도합 사백만이 사는 이 엄청난도시를 두고 별로 큰 도시가 아니라고 잘라 말 할 수 있는 에언을 바크와론은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볼 수 밖에 없었다. 론이 물었다. "그럼, 큰 도시는 몇명이나 사는거죠?" "큰 도시요? 흐음, 글쎄요. 소아덴 같은 곳은 칠천만이 조금 못된다고 들 었습니다." "칠천...만이라." 바크가 의미 없이 중얼거렸다. 칠천...만이라니. 엘라니안의 전 인구를 모조리 모으면 저런 숫자가 나올까? 자신이 살아온 대륙이 도시 하나 보다도하찬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론과 바크가 아무런 말도 없자 에언은 어리둥절 하더니 물었다. "그럼, 시장님께는 제가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아침 식사는 이리 가져 오도록 시킬까요?" "예? 아, 아닙니다. 부르신다면 가야죠. 시장님께 식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해주십시오." "그렇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아침 식사는 삽십분 뒤니 느긋하게 오시도록 하십시오." 에언이 싱긋 웃더니 문 밖으로 나갔다. 그의 모습이 문의 사이로 사라지는찰나 공기 중으로 녹아드는게 보였다. 론이 중얼거렸다. "근거리 이동은 문을 통하지 않아도 돼. 그렇다고는 해도.. 저렇게 사람 앞에서 마구 써댈 정도로 이 곳에선 당연하다는건가." "시장이라.." 론의 말에 바크가 동문서답 식으로 엉뚱한 소릴 했다. 론은 피식 웃더니말했다. "아서라. 엘라니안과 리 대륙을 비교한다는게 애초에 말도 안되는 짓이라 고. 사는 사람의 단위가 0이 몇개나 차이가 날걸." 바크가 턱을 괴며 한숨을 내쉬었다. "천만도 안되는 인간들 위에서 왕이라고 거들먹거린게 갑자기 한심해지는 기분이야." "뭐, 이해는 간다." "돌아가면 대륙이나 통일시켜 버릴까." 바크의 말에 론은 눈을 휘둥그렇게 뜨더니 손을 저었다. "야야, 아서라니까. 괜히 이상한 쪽에다 화풀이 하는 거잖아." "...그런가?" 바크가 길게 기지개를 켜더니 일어났다. 론은 그런 바크를 보더니 피식 웃고는 바크를 따라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171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85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07 15:08읽음:916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85 ) == 제 3장 2막 < 회색 눈의 마도사. > ==--------------------------------------------------------------------- 식사는 무척 반짝반짝 거렸다. 호화스럽기도 호화스러웠지만, 정말로 음식에서 빛이 반짝반짝 거리는 것 처럼 요리들에서 빛이 났다. 보기에도 정말끔찍스럽게 고급 음식들 뿐이었다. 국왕인 바크나 미도의 지배자인 론 조차도 감히 먹어보지 못했던 음식들이 거대한 테이블의 반을 차지하고 론과바크에게 강력한 도전의 눈빛을 보내왔다. "네 사람이 먹기엔... 조금 많군요." 네 사람은 커녕 사십명을 데려와도 다 먹을수 있을지 의문이 가는 양이었다. 하지만, 바크의 말에 대한 대답은 엉뚱한 사람에게서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 대답의 내용이란건 말하는 사람 보다도 더 엉뚱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아직 음식 솜씨가 미숙해서 이렇게 여러가지를 차리게 되었습니다." 바크와 론은 놀랍다는 눈으로 에언을 쳐다 보았다. 론이 자신의 앞으로 풍성하게 김을 모락모락 올리는 거대한 게 요리를 가리키면서 물었다. "이.. 이거, 에언씨가 요리하신 겁니까?" "예. 미숙하지만, 솜씨를 내어서 만들어본 겁니다. 입에 맞으시면 좋겠습 니다." 론은 당황스런 눈으로 에언을 쳐다 보았다. 그러다 뭔가 깨닫는게 있는지다시 물었다. "마법으로 만드신 겁니까?" 에언이 쓴웃음을 짓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에언도 론과 바크가 자신이 이걸 직접 손으로 만들었다는 의심을 하고 있었다는걸 알아 챘는지 조금 얼굴을 붉히면서 대답을 했다. 그리 나이가 많아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20살은 넘어 보이는 청년이 저렇게 쑥스러워 한다는게 의외로 귀엽게 보이는 사람이었다. 론과 바크는 그제서야 이 것들이 전부 마법으로 만들어진 거라는걸 알고는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마법이란 것은 생각보다 만능인 모양이다. 그리고 둘은 작게 분노를 했다. 그렇다면 전설이나 옛날 이야기에서 식량이 없어 굶어 죽은 그 수많은 마도사들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어릴적 순수한 동심이 무참하게 밟혔다는데서 일어나는 사소한 분노였다. "그나저나, 두 분은 앞으로 어디로 가실 생각이십니까?" 사백만의 주민이 사는 리케이신의 시장. 당켄의 물음이었다. 론이 그 질문에 대답했다. "아직 정한 곳은 없습니다만, 신을 만나러 가려고 합니다." "....네?" 어라? 뭔가 틀렸나? 상당히 괜찮은 타이밍에 적절한 표정과 어감으로 말을했는데 돌아온 반응이란 너 미쳤냐? 라는 의미를 잔뜩 품은 의문성이었다. 론은 잠시 어리둥절한듯 고개를 갸웃 거리더니 조금 전 보다는 작은 소리로 다시 말했다. "신을... 만나러 가볼 생각..입니다만." "......" 당켄과 에언이 서로를 쳐다 보았다. 당켄이 갑자기 너털 웃음을 터뜨리더니 멋적게 미소를 지었다. "이거야, 제가 시와는 무관하게 살아와서 그런지 그렇게 오묘한 말씀은 알 아 들을 수가 없군요. 설마 자살을 하시겠다는 말씀은 아니시겠죠?" "예?..아, 무, 물론입니다." 뭔가 일이 이상하게 돌아간다는걸 재빨리 눈치챈 론이 어색하게 웃으면서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서 그런 론과 당켄을 보고 있던 바크는 잠시생각을 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신을 만나러 간다는게 이상합니까?" 바크의 말이 꽤 쌀쌀해서 자뭇 기분이 상했다는 식으로 받아 들여지기에딱 좋았다. 당켄과 에언은 당황한 얼굴로 바크를 쳐다 보았다. 바크는 자신의 물음이 이상한 쪽으로 그들에게 전해졌다는걸 깨달았는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아, 화난거 아니니까 안심하세요. 그보다, 저희는 지금 신을 찾고 있습니 다만.. 두 분은 신을 만날 방법을 모르십니까?" 당켄과 에언이 서로를 쳐다 보았다. 당켄이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허허, 이거참. 생명의 은인이시니 말씀하시는건 뭐든지 들어드리고 싶지 만, 신을 만난다니.. 참 힘든 부탁이시군요." "무슨 뜻이죠?" "죽기 전에는 만날 수 없다라는 뜻입니다." 옆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에언이었다. 에언은 바크와 론의 시선이 자신 쪽으로 향하자 손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신을 만나는 방법이라. 무척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질문이군요. 수 많은 이들이 그 바램을 이루려고 무던히도 많은 노력을 했으나 성공을 한 사람이 있다는 소리는 아직 들은 적이 없습니다. 죽은 이는 말이 없으니 죽기 전에는 신 을 만날 수가 없는거죠. 사실 신이 존재하는지 조차 아직 저희들은 알지 못합니다." "자, 잠깐만요. 신과 같이 생활하는게 아니었습니까?" 에언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저급 종교에 미쳐서 신을 만났다는 사람들을 빼놓고 제정신으로 신을 만 났다고 하는 사람은 아직 없었습니다. 물론, 독실한 신도들은 신이 자신 과 함께 한다고 합니다만.. 마도사인 저로서는 조금 이해 못할 영역이여 서 자신 있게 대답은 드리지 못하겠군요." 다시 말해서 신이란 없다란 소리였다. 바크는 황당하다는 얼굴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고대로 떠나기 전에 펠이나 리진. 그리고 비하랄트가 말을하기로는 고대에 가기만 하면 신을 금방 만날 수 있을거라고 했는데.. 막상 고대에 와보니 신은 존재하지도 않는다라니.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론이 팔짱을 끼면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당켄과 에언은 갑작스런 둘의표정 변화에 바싹 긴장을 했다. 곰곰히 생각을 하던 바크가 갑자기 한숨을내쉬었다. "식사 자리에서 할 이야기는 아닌거 같군요. 죄송했습니다." 당켄이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수건으로 닦아 내면서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닙니다. 저야말로 도움이 되지 못해서 송구스럽습니다." "즐거운 아침 식사인데 분위기를 망친거 같군요. 이 이야기는 그만 접도록 하지요." 바크는 자신들 때문에 곤란해 하는 에언과 당켄을 위해서 배려를 해주 듯이 말했다. 당켄이 다행이라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에언은 분위기가 좋게바뀌자 재빨리 손뼉을 쳤다. 그러자 일행의 앞으로 보기에도 고급스러워보이는 와인이 빛의 입자가 모이면서 나타났다. 풍겨오는 향기로 보아 아이리알드에 뒤지지 않는 고급 와인이었다. 당켄은 에언의 재치있는 행동에미소를 짓고는 와인잔을 들었다. "리케이신의 주민들을 구해주신 두분을 위해서." "위해서." 에언이 당켄을 따라 와인잔을 들어 올렸다. 론과 바크도 함께 와인잔을 들어 올림으로서 잠시 옆으로 빠졌던 아침 식사는 다시 정상 괘도로 돌아 올수 있었다. 즐거운 아침 식사가 시작이 되었다. "그런데 말입니다." 한창 식사를 하는 도중에 에언이 입을 열었다. "두 분은 어디서 오신 분들입니까." "예?" 갑작스런 에언의 질문에 론이 되물었다. 에언은 적의 없는 미소를 지으며자신의 질문을 좀 더 쉽게 풀어서 설명했다. "리 대륙의 풍습엔 익숙하지 못하신듯 해서 여쭌겁니다. 어디 먼 곳에서 오신듯 합니다만." "아, 예. 꽤 멀리서 왔습니다." "호오, 역시 그렇군요." "예. 리 대륙과는 정말 멀리 떨어져 있어서 이곳과는 풍습이나 사는 방식 도 다르지요. 인구도 겨우 칠천만 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입니다." 바크가 옆에서 포크를 돌리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론은 그런 바크에게 힐끔 시선을 보내고는 에언에게 말했다. "이곳 리 대륙엔 처음 와보는거라서 그런지 모든게 새롭고 낯설군요. 다행 스럽게도 오자마자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이렇게 좋은 아침 식사도 대접 을 받게 되었습니다." "허허. 이거야, 영광입니다." 당켄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웃었다. 에언은 둘에 대해 물을 수 있는 기회가와서 그런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시 한번 론에게 말했다. "그나저나, 두 분이 사시던 곳은 무척 훌륭한 마도사들이 많은 모양입니 다. 이렇게 마왕의 결계를 간단하게 풀어 내시다니. 저 같은건 능력이 너 무 모자라 부끄러울 지경입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263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86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10 16:47읽음:665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86 ) == 제 3장 2막 < 회색 눈의 마도사. > ==--------------------------------------------------------------------- 에언의 말에 론이 멋적게 웃었다. "훌륭한 마도사라뇨. 저희가 살던 섬에는 마도사도 거의 없습니다. 그보다, 에언 씨야 말로 굉장한 실력을 가지고 계시던데요." "아직 미숙한 견습 마도사입니다." 에언은 겸손하게 고개를 저었지만, 옆에 있던 당켄은 크게 하하 웃으며 에언을 칭찬했다. "에언 님은 렝가의 마도 학원에서 수석으로 졸업을 하신 분입니다. 하지만 뭔가 서류상의 착오가 있었는지 이런 외딴 곳으로 견습을 나오시게 되버 렸죠. 하하, 말은 이렇게 해도 정말 에언 님이 오시지 않으셨으면 저희는 아직도 리칸들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었을 겁니다." "견습요?" 론의 물음에 당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세히 설명을 해 주었다. "정식으로 인정을 받는 마도사가 되려면 먼저 렝가나 덴쿠암의 마도 학원 을 졸업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일단 견습 마도사로서의 자격이 주어지는 거죠. 그리고 정식 마도사가 되려면 십년간 협회에서 주는 몇가지 일들을 해야 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으뜸으로 치는 것은 도시들을 리칸들에게서 보호 하는 겁니다. 에언 님은 올해 초에 저희 리케이신에 오셨는데, 단 한달만에 골치 덩어리였던 이첸그렝챤들을 단숨에 잡아주셨죠. 더구나 사 람을 공격하는 리칸들을 사냥하는 강력한 시칸들까지 만들어 주셨습니다. 에언 님이 아니셨더라면 정말로 곤란할 뻔 했다니까요. 하하하." 호탕하게 웃는 당켄의 말에 론과 바크는 감탄스럽다는 눈으로 에언을 쳐다보았다. 나이도 그렇게 많지 않다는 사람이 저런 수준에 이르러 있다니. 아무리 고대라지만, 에언의 능력이 범상치 않다는 걸 알수 있었다. 아침 식사는 이렇게 몇가지 질문들을 하는거로 간단하게 마무리가 되었다. 바크와 론은 대화 중에 재밌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건 바로 어째서 당켄이 이렇게 수수하게 둘을 대접하냐는 이유였다. 사백만 주민의 목숨을구해 주었으니 엄청난 재물을 주고, 연회를 열고, 별별 행사를 다 해도 모자랄 판에 이런 아침 식사나 대접을 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마도사들에겐 엄청난 재물도, 연회도. 명예도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보석이 갖고 싶으면 돌을 숙성시켜서 보석으로 만들면 되었다. 그리고 보통사람들이 목숨을 거는 명예란 마도사들에겐 아무런 상관도 없는 것이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같은 동료들에게서 받는 존경과, 오로지 마도의 끝을 향한 집착 뿐이었다. "하아아." 아침 식사를 끝내고 자신들의 방으로 돌아가려고 긴긴 복도를 걷던 론은잠시 자리에 멈춰서더니 복도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만들어져 있는 창문쪽으로 걸어가더니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바크는 론이 멈춰서자 론의 옆으로 다가왔다. 창 밖을 보면서 론이 중얼거렸다. "신이 없다라..." 바크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말했다. "아무래도 이곳에서 신이란 우리 세상에서 신과 비슷한 개념 같아. 만나고 싶으면 죽으라니.. 황당하군." "이젠 어쩌지?" 론의 물음에 바크는 팔짱을 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글쎄. 아까 에언은 종교 쪽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했으니까.. 이 시대 에서 가장 유력한 종교 집단을 직접 찾아가야겠지." "만날 수 있으려나.." "해봐야겠지." 둘은 잠시 창밖을 보다가 동시에 한숨을 터뜨렸다. "....응?" 말 보다는 더 근육질이고 소 보다는 좀 더 날씬한.. 말과 소를 적당히 섞어 놓은 듯한 커다란 동물의 위에 앉아서 느긋하게 도시로 나 있는 길을따라 가던 청년은 문득 의아한 의문성을 터뜨렸다. 지평선에 조그맣게 리케이신이 보이는 위치에서 갑자기 뭔가 어두운 그림자가 자신을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그림자는 청년을 지나서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청년이 의아한 표정을 짓는 순간, 수십개의 그림자가 다시 한번 청년의 주위를 쏜살같이 스쳐 지나갔다. 청년이 타고 있던 동물이 갑자기 부르르 떨면서 날뛰었다. "뭐, 뭐야. 진정해! 르카므! 진정하라고!!" 그가 소리를 지르자 날뛰던 동물은 천천히 고개를 도리질 하면서 천천히멈춰섰다. 간신히 그를 진정시킨 청년은 고개를 들어서 하늘을 바라 보았다. 순간, 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리... 리칸!?" 하늘을 가득 메우고 날아가는 흉흉스런 모습의 거대한 괴물들의 모습에 청년이 경악성을 터뜨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청년의 머리카락과 옷자락이바람에 휘날리면서 사정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몸이 날아가 버릴 정도의엄청난 바람에 청년은 동물의 목을 붙잡으면서 간신히 땅 아래로 떨어지지않을 수 있었다. 바람이 멈추자 청년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크르르르." 바로 앞으로 얼핏 보기에 머리에서 꼬리까지 4~50m는 넘을 듯한 드래곤 비슷한 괴물이 서 있었다. 청년은 암담한 심정으로 중얼거렸다. "비..빌어먹을..." 괴물의 입이 벌어지더니 그 안에서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왔다. "크아아아!" 빛은 담숨에 앞으로 뻗어나가더니 단숨에 청년과 청년이 타고 있던 동물을증발 시키면서 앞으로 뻗어 나갔다. 빛에 직격 당한 근처의 야산이 송두리째 터지면서 무럭무럭 검은 연기를 내뿜었다. 청년과 동물이 재도 남지 않고 타버린걸 확인한 괴물은 고개를 천천히 돌렸다. 자신의 동료들이 빠른 속도로 도시로 날아가고 있는게 보였다. 그리고 여전히 그의 주위로 그림자들이 지나갔다. 도대체 몇마리인지 셀 수도없을 만큼의 숫자였다. "크아아아아~!" 괴물이 우렁찬 울음소리를 터뜨리며 날개를 퍼덕였다. 거대한 그의 몸이단 두세번의 날개짓에 가볍게 허공으로 떠 올랐다. 그리고 그는 자신들의동료들이 만들어내는 길에 동참을 하려 위로 솟구쳤다. "시, 시장님!!" 에언과 함께 대피 계획을 짜던 당켄은 노크도 없이 벌컥 열어진 문을 향해서 눈쌀을 찌푸리며 시선을 보냈다. 문 사이로 나타난건 성의 집무를 보는다섯명의 집사 중에 하나였다. "무슨 일인가, 베난?" 베난이라 불린 초로의 노인은 지금 당장이라도 숨이 끊어질 듯이 헐떡이면서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한참이나 에언과 당켄에게 궁금한 표정을짓게 만들어 주다가 겨우 숨을 추스리고는 입을 열었다. 하지만, 베난이 미처 말을 하기도 전에 에언이 안색을 바꾸며 벌떡 일어섰다. "마, 말도 안돼! 아직 이개월이 남았는데 벌써 온건가!?" "에.. 에언 님?" 당켄이 에언을 바라보면서 놀란 얼굴을 하자 에언이 당켄에게 소리쳤다. "시장 님, 지금 당장 주민들을 대피 시키도록 하십시오!" "예? 지.. 지금 당장이라뇨. 어디로 대피를 시킨단 말씀입니까?" 당켄의 말에 에언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당켄의 말대로였다. 어디로 대피를 시킨단 말인가. 에언은 입술을 깨물면서 베난을 향해 물었다. "종류는 뭡니까?" "거.. 거대한 용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에언이 입술을 깨물더니 작게 중얼거렸다. "숫자는 삼천 정도... 용이라.." 에언이 고개를 들더니 소리쳤다. "리칸의 습격입니다! 곧 방어 결계를 칠테니 신속히 주민들에게 지하 방공 호로 대피하라고 전해주십시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265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87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10 16:56읽음:603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87 ) == 제 3장 2막 < 회색 눈의 마도사. > ==--------------------------------------------------------------------- "어째 묘한 기분이 드는걸?" 자신들의 방에 와서 앞일을 의논하던 바크와 론은 주변이 시끄럽자 서로를쳐다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둘이 머물고 있는 문 밖에서 사람들이달려다니는 소리들이 들려왔다. "무슨 일이라도 터진건가?" 어디까지나 둘은 이곳의 손님인 관계로 함부로 나서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물어 볼 수는 없는 입장이었다. 계속해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달리는 소리, 외침 소리들을 듣던 둘은 문득 고개를 창 밖으로 돌렸다. 뭔가 바람을가르는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그 순간이었다. 키아아아아앗! 대기가 찢어지면서 엄청난 굉음이 단숨에 론과 바크의 고막을 유린했다. 내장이 울리고 정신이 아득해질 만큼이나 엄청난 고음에 둘은 귀를 틀어막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창 밖으로 하늘에 거대한 반원의 벽이 만들어 지는게 보였다. "뭐, 뭐지?" 론이 창 앞으로 달려가더니 하늘을 보았다. 비하랄트가 이성을 잃은 자신을 가두기 위해서 만들었던 결계 비슷한게 도시의 위로 생성되더니 이백만이나 되는 주민들이 사는 거대한 도시를 완전히 덮어버렸다. 바크가 윙윙울리는 귀를 탁탁 치면서 론의 곁으로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글쎄, 무슨 결계 같은데." "결계?" 바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그에 대한 대답은 창 밖에서 들려왔다. "두 분! 저 좀 도와주시겠습니까?" 난데없이 창 밖으로 사람의 모습이 나타났다. 창에서 땅까지 못해도 수십여 미터는 될법한 공간에 갑자기 사람이 나타나자 론과 바크는 깜짝 놀라면서 뒤로 물러섰다. 나타난건 에언이었다. 에언이 다급하게 외쳤다. "지금 마왕의 리칸들이 이 도시로 쳐들어 왔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도시에 마도사라고는 저 하나. 부디 도와주십시오!" "도.. 도와 달라니.." 바크는 에언의 어깨 너머로 희미하게 보이는 검은색 점들을 보았다. 거의하늘을 새카맣게 뒤덮을 정도의 숫자였다. 바크는 당황스런 표정으로 에언에게 말했다. "뭘.. 어떻게 말입니까." "뭘 어떻게라뇨. 당연히 녀석들을 쳐 부셔야죠." "......" 바크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론이 그런 바크를 대신해서 말했다. "저희는 마도사가 아닙니다." 에언이 의아한 표정을 짓더니 물었다. "마도사가 아니라니, 그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립니까? 당신들의 몸에서 흘 러 나오는 그 강력한 마력은 그럼 도대체 뭡니까?" "마력?" 론이 에언의 말에 자신의 몸을 돌아 보았다. 그러다 곧 깨달았다. 리진이자신들에게 준 마법의 무기에서 흘러나오는 마력을 보고 에언이 착각을 한모양이었다. 론은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바크를 쳐다 보았다. "어떡할래?" "어떡하다니.. 수가 있어?" "리진이 준 무기라면 싸워 볼 수 있을거야." 그때 에언이 소리쳤다. "잡담은 위에 가서 하시도록 합시다! 녀석들이 바로 앞입니다!" 에언의 몸이 희미해지더니 단숨에 빛에 휩쌓이면서 둘의 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가 사라지자 바크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 엉망이군." 론이 품 안에서 단검을 꺼냈다. 바크는 론의 행동을 보고는 묵묵히 자신의단검을 꺼냈다. 론이 물었다. "준비 됐어?" 바크는 암담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쓸떼 없는 일에 휘말린거 같은걸." "자, 간다." 론의 말과 동시에 단검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곧이어 둘의 몸이 밝은 빛에 휩쌓이더니 단숨에 사라졌다. "우앗!?" 빛을 타고 단번에 도시 위로 쳐져 있는 결계의 위로 올라온 바크와 론은사납게 불어오는 바람에 하마터면 그대로 날아가 버릴 뻔 했다. 간신히 몸의 균형을 잡아 결계 위로 선 둘은 자신들의 앞으로 등을 보이고 있는 에언을 볼 수 있었다. 그는 도시로 다가오는 수많은 검은색 점들을 바라보고있었다. "어라." 갑자기 론이 차고 있던 목걸이가 빛나면서 예의 빛의 상자가 앞으로 나타났다. 상자의 한 벽면에 거대한 용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그 옆으로 하와크어로 깨알같은 글씨들이 나타났다. 론이 작게 중얼거리듯이 그 글들을 읽어 내려갔다. "티무즈. 개체수 3121. 엠 드래곤과 디아봄을 조합해서 만들어낸 시칸. 새 끼일땐 땐 2m 정도이고 성장하면서 100m까지 자라난다. 원소 계열에 강력 한 방어력을 가지고 있고 반대로 원소를 조종해서 공격한다. 위험도.. 별 사십개." 론의 말을 들었는지 에언이 뒤를 돌아 보았다. 에언이 훌쩍 날아오더니 론의 앞에 섰다. 그는 론이 차고 있는 목걸이에서 흘러나오는 빛의 상자를보더니 물었다. "지금.. 티무즈라고 하셨습니까?" "아, 예.. 여기 그렇게 써 있는걸요." "그렇군요. 젠장." 여태껏 에언의 모습이라고는 상상도 못할 만큼 그가 과격하게 얼굴을 일그러 뜨리더니 욕지꺼리를 내뱉았다. 바크가 넌지시 에언에게 물었다. "위험한 녀석들입니까?" 에언이 몸을 뒤로 돌리며 대답했다. "마도사가 없는 도시였다면 리케이신 정도의 작은 도시는 티무즈 한마리가 충분히 잿더미로 만들 수 있을겁니다." "......" 그런데 삼천 마리다. 바크와 론은 할 말이 없다는 듯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 사이 에언이 앞으로 나서더니 양 팔을 활짝 펼쳤다. "될지 모르겠군.." 중얼거리며 에언은 벌렸던 양 팔을 천천히 위로 치켜 세웠다. 그리고 동시에 그의 입에서 이루 말로는 설명 할 수도 없을 만큼이나 복잡하고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가 엄청난 속도로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에언의 몸에서눈에도 보일 만큼이나 강력한 마력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마력은 단숨에 에언의 손으로 모여졌다. 에언이 위로 치켜 들었던 손을 천천히 내려서 날아오는 티무즈들을 향해 조준했다. 그리고는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르며 주문의 발동어를 외쳤다. "모두 불타라!" 굉장한 주문이라도 나올 거라고 생각을 했는지 바크와 론이 한방 맞았다는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에언의 발악적인 마력의 모음과 방출은 둘의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보여 주었다. 날아오던 티무즈의 무리 중간에서 갑자기 눈부신 폭발이 일어나더니 땅 끝에서 부터 하늘 끝까지 대지를 찢고, 하늘을 가르는 엄청난 불꽃 기둥이 일어 났다. 수키로나 떨어져 있는 바크와 론 조차도 그 불 기둥의 엄청난 열을 느낄 수 있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존재라도 재도 남기지 않을만큼이나 불꽃 기둥은 강렬했다. 날아오던 티무즈들이 불에 휩쌓이는게 보였다. 근처에서 다행히 불에 휘말리지 않았던 녀석들이 분분히 옆으로 날아가는게 보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녀석들은 불꽃 기둥에 휘말렸다. 삑. 땅과 하늘을 잇는 불의 기둥을 넋을 잃고 바라보던 론은 문득 자신의 목에걸려있던 목걸이가 이상한 소리를 내자 고개를 내렸다. 어느새 자신의 앞으로 예의 빛의 상자가 만들어져 있었다. 론이 거기에 써진 글자들을 무의식 중에 읽어 내려갔다. "개체수 3 감소." "......" 바크와 에언이 동시에 뜨악스런 표정으로 론을 쳐다 보았다. 론은 둘의 매서운 시선에 잠시 식은땀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266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88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10 16:57읽음:761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88 ) == 제 3장 2막 < 회색 눈의 마도사. > ==--------------------------------------------------------------------- "이... 이럴수가." 불의 기둥이 사라지고 나타난 장면에 에언은 할 말을 잃어 버렸다. 불에타서 완전히 증발했다고 생각한 녀석들이 고스란이 모습을 드러냈다. 조금도 타격을 입은 모습이 아니었다. 에언을 비롯한 론과 바크가 당황하는 사이 녀석들은 단숨에 도시의 위까지 도달했다. "우앗!?" 머리 위로 겨우 수십미터를 남겨두고 100m나 되는 거대한 용이 스쳐 지나가자 론과 바크가 머리를 숙였다. 멀리서 볼 때는 숫자에 몰랐는데 가까이서 보자 그 엄청난 몸에 놀랄 지경이었다. 몸집이 100m나 되는 거대한 용들이 한두마리도 아니고 수천 마리나 되니 론과 바크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크아아!" 몇마리의 티무즈들이 입을 쩌억 벌리더니 그 안에서 브레스라고 생각되는빛의 줄기를 뿜어 내었다. 똑똑하게도 녀석들은 여러놈이 한 곳을 집중으로 공격 했다. 빛의 줄기와 결계가 충돌 하면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크윽!" 에언과 론. 그리고 바크는 흔들리는 결계 위에서 간신히 몸을 지탱하며 넘어지지 않았다. 에언이 주먹을 쥐더니 주위를 날아다니며 결계를 공격하는녀석들을 보며 마구 욕을 해댔다. "이 자식들, 난 완전히 무시하는거냐!?" 정말로 녀석들은 에언의 존재는 완전히 무시를 해버린 모양이었다. 녀석들이 노리는건 오직 결계와 그 안에 있는 도시 뿐이었다. 론과 바크는 잠시돌아가는 상황을 바라만 보았다. "어쩌지?"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자신들이 있는 곳은 공격을 하지 않아주는 덕분에 론은 태평스럽게 바크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었다. 바크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어쩌다니.. 왜 그걸 나 한테 묻는거야. 무슨 대답을 듣고 싶은데?" 론이 단검을 들어 올리며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괜히 성질만 긁는게 아니면 좋겠다." "이런데서 죽으면 웃기지도 않아." 바크도 단검을 들어 올렸다. 론은 자신의 주위를 회전하며 날아다니는 백여 미터 짜리 과녁을 단검으로 조준을 했다. 그리고 잠시 짧막하게 존재하는지 안 하는지도 모를 신에게 기도를 한 뒤에 소리쳤다. "바람의 칼!" 론의 외침과 동시에 단검의 앞으로 공기가 모여들더니 단숨에 희미하게 빛나는 대기의 칼날이 되어서 날아가는 티무즈를 향해 쏜살같이 쏘아졌다. 티무즈는 갑작스런 공격에 당황한듯 몸을 비틀며 고개를 꺽어서 바람의 칼날을 향해서 브레스를 토해냈다. 퍼퍼퍽! 그리고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티무즈가 뿜어낸 빛줄기 까지 두개로 갈라버리며 날아간 바람의 칼날이 단숨에 티무즈의 얼굴을 가로로 두동강이를낸 것이다. 녀석의 머리 윗부분이 잘려 나가면서 대량의 피와 뇌수가 사방으로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아래의 거대한 몸은 천천히 낙하를 하기 시작했다. 녀석의 몸이 결계와 충돌하면서 주르륵 밑으로 미끌어 지다가 동료가 내뿜은 빛을 맞더니 산산 조각 터져 버렸다. "토, 통한다?" 론은 단검을 쳐다 보더니 놀랍다는 얼굴을 했다. "좋았어." 바크도 론이 해낸 일을 보았는지 자신감 넘치는 얼굴을 하고는 자신들에게시선을 집중하는 티무즈 무리를 향해 단검을 내밀었다. 머리 속으로 어떤공격을 할지 잠시 생각했던 바크가 소리쳤다. "바람 화살!" 이름이야 조금 촌스러웠지만, 그 위력은 너무나도 확실했다. 바크의 주위로 수백개의 히끄무리한 바람의 화살들이 생겨나더니 단숨에 수십 마리의티무즈를 향해서 날아갔다. 티무즈들은 별별찮은 반항도 해보지 못하고 몸에 수십개의 구멍을 만들어내며 피를 뿜고 아래롤 떨어졌다. "크아아아!" 론과 바크의 위협이 확실하게 녀석들에게 통했는지 몇몇 녀석들이 이쪽으로 아가리를 벌리며 브레스를 뿜어내려 했다. 그 순간, 둘의 앞으로 재빨리 날아온 에언이 녀석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아리티어즈의 결벽!" 에언의 외침과 동시에 일행의 앞으로 푸른색의 막이 생겨났다. 콰콰콰쾅! 벽과 브레스가 충돌 하면서 대량의 빛과 불꽃을 뿜어 내었다. 다행스럽게도 에언의 마법 수준은 대단했다. 열마리가 넘는 티무즈들의 브레스에 직격 당하고도 에언이 만들어낸 결계엔 조금도 흠집이 나지 않았다. 에언이일행을 돌아 보며 소리쳤다. "지금 입니다!" "좋았어!" 론이 자신만만한 얼굴로 단검을 티무즈들에게 뻗더니 커다랗게 소리쳤다. "받아랏! 바람 화살! 옵션으로 맹독에 추적까지!" 론의 주위로 검은 색의 화살들이 마구 생겨나더니 단숨에 티무즈들을 향해쏘아졌다. 론의 말대로 화살들은 그 안에 무시무시한 맹독을 품고 있었고,화살을 피하는 티무즈들을 집요하게 끝까지 따라가서 맞추고야 말았다. 단숨에 수백여 마리의 거대한 용들이 비처럼 하늘에서 떨어졌다. 바크도 론의 행동에 흥이 돋았는지 소리쳤다. "바람, 돌풍!" 바크의 외침이 울려 퍼지자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어 오기 시작했다. 바람은 점차 시간이 흐를 수록 거세지더니 곧이어 맹렬하게 회전을 하기 시작했다. 단숨에 일행의 앞으로 거대한 바람의 소용돌이가 생겨났다. 일행은다행스럽게도 결계 안에 있어서 바람의 영향을 받지는 않았지만, 결계 밖에 있는 티무즈들은 사정없이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간 티무즈가 엄청난 바람의 격돌 속에서 온 몸이 으스러지면서 처참한 걸레짝이 되어가는게 보였다. 쾅쾅쾅! 수천마리의 티무즈들이 온 몸이 뒤틀린채로 소용돌이에서 퉁겨져 나오더니결계와 충돌하면서 멋드러진 붉은색 초상화를 만들어 내었다. 단숨에 하늘을 가득 채웠던 용들이 사라졌다. "바람의 창! 마무리다!" 그나마 도시를 감싸는 결계에 손톱을 박아 넣고 소용돌이에 빨려들어가지않았던 나머지 용들을 향해서 론이 단검을 내밀었다. 단검에서 바람이 뿜어지더니 론의 옆으로 바람의 창들이 생겨났다. "휘유. 대단하네." 결계 위는 진득하게 흐르는 용들의 피가 마치 강 처럼 흘러 내리고 있었다. 에언이 무슨무슨 결벽이라며 친 결계를 치우자 일행의 발 옆으로 주르륵 피가 흘러 내려갔다. "대.. 대단합니다!" 슬쩍 흐르는 피의 강을 피해서 옆으로 물러나는 론과 바크에게 에언이 경악에 가까운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정말 대단하군요! 이렇게 굉장한 마법들을 주문도 없이 그렇게 연속적으 로 만들어 내시다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별로... 이 단검 덕분인걸요." 론이 단검을 흔들며 피식 미소를 지었다. 도대체 비하랄트 녀석.. 무슨 생각으로 이런 엄청난걸 준거야? 고대는 몰라도 엘라니안 정도는 이 단검 하나로 우습게 정복을 할 수 있겠다. 아니, 에언의 표정으로 보자면, 고대에서도 확실히 통할 정도로 단검의 위력은 무시무시했다. 에언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론이 내민 단검을 쳐다 보았다. "이건.. 마치, 환영의 단검 같군요." "환영의 단검요?" "예. 원하는건 뭐든지 만들어 준다는 전설의 무기입니다. 전설이라는 말이 붙은 만큼 그걸 봤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에언이 주위를 돌아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여러분 덕분에 리케이신의 주민들은 두번이나 목숨을 건지게 되 었군요. 저 역시 두분 덕분에 좀 더 마도를 추구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은혜를 뭘로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계속.. ps:--+ 스케일이 제곱으로 커지는 군요.; 다음회엔 극악 스케일이...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343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89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12 19:45읽음:535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89 ) == 제 3장 2막 < 회색 눈의 마도사. > ==--------------------------------------------------------------------- 바크는 에언의 말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저었다. "됐습니다. 전부 단검 덕분인걸요. 그나저나, 이것들 처리를 하려면 꽤나 고생을 해야겠네요." 결계 위로, 그리고 결계와 충돌하면서 근처 야산이나 논으로 추락해서 깊은 구멍을 만들어낸 용들의 시체를 보며 바크가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 쉬었다. 수천 마리의 용들이 여러가지 모양으로 죽어 나자빠진 모습을 보는건 그렇게 흔한 광경은 아니지만, 흥미 진지하게 볼 만한 광경 역시 아닌모양이었다. 바크가 바람을 타고 흘러오는 역겨운 피냄새에 고개를 돌렸다. "에언 씨. 이게 마왕의 부하들입니까?" 론이 용들을 가리키며 물었다. 에언은 론의 물음에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렇습니다. 원래 티무즈들은 무리를 짓지 않는데 이렇게 한꺼번에 수천 마리씩 몰려 온걸 보면 확실할 겁니다." "휘유, 장난이 아니군요. 그 마왕이라는 녀석." 론이 길게 휘파람을 불었다. 고대에 와보니 역시 별별게 다 설치고 있었다. 수천 마리씩 몰려다니는 드래곤에 마왕이라니. 어린 애들이나 믿을 허풍스러운 전설에 그대로 내동댕이 쳐진 기분이었다. 에언은 론의 말에 싱긋 웃었다. "아니오, 차라리 이 정도로 와준걸 감사해야죠." "예?" 론과 바크가 동시에 되묻자, 에언이 손가락 하나를 치켜 세우며 대답했다. "티무즈 몇천 마리 정도면 막아내기 불가능한 숫자는 아닙니다. 두 분의 도움이 없었다면 저로서는 막아내기가 불가능했겠지만, 고위 마도사들에 게 티무즈 몇천 마리 정도는 우습죠. 어쨌거나, 다행입니다. 마왕 쪽에서 도 결계가 파괴된걸 알아채고 티무즈들을 급하게 보낸 모양인데 막아냈으 니까요. 당장에 리케이신의 시민들을 대피 시키도록 하죠. 죄송하지만, 두 분 께서도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아.. 예." 바크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에언은 도시 위로 쳐져 있는 결계 위에나뒹구르고 있는 용들을 공격 주문과 이동 주문으로 도시에서 조금 떨어진 야산 위로 옮겨 놓았다. 결계를 계속 유지 시키는건 너무 막대한 마력이 필요해서 무리 였고, 그렇다고 그냥 결계를 없애 버리면 용들의 시체가그대로 도시 위로 떨어질 위험이 컷기 때문이었다. 론과 바크도 에언을 도와서 시체들을 처리했다. 곧, 결계 위로 한마리의 용도 남지 않게 되었다. 에언이 싱긋 웃으며 둘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더니 손을 들어 올렸다. 결계를 없애려고 하는 모양이었다. "....응?" 밟고 있는 결계가 갑자기 사라지더라도 망신스럽게 허둥되는 꼴을 보이지않으려고 론은 미리 단검을 이용해서 몸에다 부유 주문을 걸어두려고 단검을 쥐었다. 그 순간, 론이 갑자기 고개를 위로 들었다. "....." 주문을 외우며 결계를 해체 시키려던 에언도 무슨 일에서인지 갑자기 입을다물고는 고개를 위로 치켜 들었다. 마력을 느끼는데엔 거의 능력이 없는바크는 둘의 갑작스런 행동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 순간, 갑자기 바크는 자신들의 주위가 어두워지는걸 느낄 수 있었다. "마.. 말도 안돼.." 하늘을 보며 론이 중얼거렸다. 화아앗! 그리고 동시에 하늘에서 한줄기 빛의 구가 생겨나더니 단숨에 주위로 넓게퍼져 나갔다. 한순간에 결계 아래에 있는 도시를 포함한 리케이신 주위의산과 평야가 모조리 검은 그림자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지평선 끝까지뻗어나가는 그림자를 보며 에언은 부들부들 떨리는 입으로 간신히 말을 했다. "이..이건..해도해도.. 너, 너무 하군.." 그리고 빛이 사라졌다. 갑자기 주위가 밤 처럼 어두워지자 바크는 잔뜩 긴장 하면서 단검을 쥔 손에 힘을 넣었다. 하늘이 완전히 검게 변해 버렸다. 마치 갑자기 밤이라도 된 듯 했다. "..아냐." 위를 보던 바크는 머리 위로 보이는 하늘이 너무나 입체적이고 존재감이있다는걸 깨닫고는 입을 벌리고 말았다. 한 순간, 바크의 눈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커졌다. 하늘의 한 부분이 갑자기 꿈틀거리면서 움직인 것이었다. 동시에 에언의 비명과도 같은 고함 소리가 울려 퍼졌다. "리케이신 같은 작은 도시에 어째서 저런 악마가 온 거냐!!" 론이 그 뒤를 이어 외쳤다. "비하랄트!!" 번쩍! 에언과 론의 외침이 끝남과 동시에 하늘의 한 부분이 밝게 빛나더니 거대한 빛의 줄기가 되어서 리케이신을 비추었다. 마치 신이 장난이라도 치는것 처럼 어두운 밤하늘 아래 태양이 리케이신만을 빛으로 비추는 듯 한 광경이 펼쳐졌다. 눈을 뜰 수도 없을 정도의 밝은 빛에 셋은 손으로 눈 앞을 가리면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몸 길이가 70KM에 이르는 용. 비하랄트의 위용은 인간의 눈으로는 도저히판단 할 수가 없었다. 한 눈에 들어오질 않으니 론이나 바크에겐 그냥 하늘을 가리는 거대한 비늘 덩어리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 비늘덩어리가 가진 위력이란 상상을 초월했다. 쎄에엑! 갑자기 대기가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맹렬한 바람이 불어 닥쳤다. 일행은바람에 휘말려서 날아가지 않도록 몸을 낮추면서 하늘을 노려 보았다. 그순간, 뭔가 긴 채찍과 같은게 일행의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다음 순간, 땅이 울리는 진동과 함께 고막을 터뜨릴 정도의 무시무시한 폭음이 일어났다. 바크가 질렸다는 얼굴로 식은땀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세.. 세상에.." 하늘에서 뻗어 내려온 꼬리인지, 촉수인지 모를 거대하고, 기다란 채찍이도시 옆에 있던 야산을 내리 친 것이었다. 산이 두개로 잘리다 못해서 완전히 박살이 나었고, 거대한 채찍에 그대로 얻어 맞은 땅은 파열하면서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이나 깊은 계곡을 만들어 내었다. 채찍이 천천히 하늘로 회수되어 올라갔다. 그리고 잠시 후, 이번엔 도시를 향해서 쏜살같이날아 들었다. "비, 빌어먹을!" 론과 바크가 동시에 단검을 앞으로 내밀더니 소리쳤다. "바람의 벽!!" 에언도 단숨에 주문을 완성 시키면서 소리 쳤다. "아리티어즈의 결벽!" 도시를 감싸고 있는 거대한 결계 위로 두개의 붉은 막과 하나의 푸른색 막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 위를 향해서 채찍이 내리 쳐졌다. 콰콰콱! 티무즈 수십마리가 뱉어낸 브레스 조차 우습게 막았던 에언의 결벽이 깨어졌고, 론과 바크가 만든 바람의 벽이 찢어지면서 채찍은 도시를 보호하는최종 결계와 충돌했다. 그리고 결과는 처참했다. 종이를 찢어 버리 듯이결계를 박살 낸 채찍이 그대로 결계를 반으로 자르면서 도시 안으로 날아들어갔다. 채찍의 끝 부분이 도시의 땅을 긁으면서 리케이신의 한 복판에 거대한 계곡을 만들어 내었다. 땅이 둘로 갈라지고 밀려나면서 엄청난 지진이 일어났다. 건물들이 무너지고, 공중으로 치솟아 오르더니 다른 건물들의 위로사정 없이 내리 꽂혔다. 도시에서 불길이 치솟으면서 저 아래에서 아련하게 비명 소리들이 들려왔다. 그리고 완전히 괴멸이 되어버린 에언의 결계가 희미해지더니 사라졌다. "......" 론과 바크. 그리고 에언은 자신들이 필사적으로 만들어낸 결벽을 너무나도간단하게 찢어 버리고 도시를 파괴하며 스쳐 지나간 채찍을 가만히 노려보았다. 채찍은 도시를 반으로 갈라 놓고는 위로 회수되더니 다시는 내려오지 않았다. 에언은 천천히 고개를 내려서 불타고 있는 도시를 바라 보았다. 자신이 일년에 걸쳐서 소중하게 지켜온 도시였다. 견습 마도사인 자신을 믿고 따라준 사람들이 살던 도시였다. 그리고 지금 도시는 불에 타오르고 있었다. 비하랄트의 몸에 나 있는 여섯개의 작은 꼬리 중에 하나에게 살짝 긁힌 결과였다. "이건가..." 에언이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론과 바크는 넋을 잃은 듯 불타는 도시를바라보고 있다가 에언의 음성에 정신을 차리고는 그를 보았다. 갑자기 에언이 하늘을 보며 소리쳤다. "이게 너희들의 방식이냐, 이렇게 일년에 인간을 수억씩 죽인단 말이냐! 이 악마들아!!"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344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90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12 19:59읽음:488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90 ) == 제 3장 2막 < 회색 눈의 마도사. > ==--------------------------------------------------------------------- 에언이 갑자기 손을 앞으로 내 밀었다. 그의 분노가, 그의 원한이 단숨에주문으로 바뀌었는지 그의 손에서 거대한 빛의 구가 만들어 졌다. 에언이숨을 들이 마시더니 거의 발악적으로 소리를 지르며 구를 앞으로 던졌다. "인간은 네 놈들의 장난감이 아니란 말이다!!" 에언은 자신의 힘 전부를 빛의 구에 쏟아 넣었는지 빛의 구를 하늘로 던지면서 그대로 몸의 균형을 잃고 땅으로 천천히 떨어져 내려갔다. 론이 재빨이 에언에게 날아가서 그의 몸을 붙잡았다. 그리고는 재빨리 고개를 들어서 에언이 필생의 힘을 다 해서 만들어낸 주문을 바라 보았다. 퍼엉.. 빛의 구는 비하랄트의 몸 근처에도 가기 전에 그녀의 몸 주위를 감싸고 있는 강력한 결벽과 충돌하면서 미미한 빛을 일으키고는 소멸해 버렸다. 예상으로 하고 있었지만, 막상 그렇게 되어버리니 할 말을 잃어 버릴 수 밖에 없는 론이었다. 인간 형태의 비하랄트만 해도 론에게는 이루 말 할 수없이 강력한 존재였는데, 인간 형태와 본체와는 힘의 격이 틀린 모양이었다. 무슨 일인지 비하랄트는 아까 채찍과도 같은 꼬리로 도시를 공격한 이후로는 침묵을 지켰다. 론은 마력을 너무 소비한 나머지 스스로 떠 있을 수도없는 에언의 몸에 단검으로 부유 주문을 걸어준 다음 바크와 에언에게 말했다. "일단, 올라가자." "올라가?" 바크의 물음에 론이 단검으로 이동의 문을 만들어 내면서 대꾸했다. "상황이 나쁘기는 하지만, 녀석을 만나서 이야기를 해봐야 할거 아냐. 리 케이신의 주민들에겐 미안하지만, 비하랄트라면 신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을거고." "그렇기는.. 하지만." 바크가 뭔가 씁쓸하다는 표정을 짓자 론은 차갑게 말했다. "여긴 과거야. 우리가 지금 만약에 비하랄트를 막는다고 해도 우리와는 아 무런 상관도 없어. 너도 잘 알잖아." "....그렇군." 바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론의 말대로였다. 이곳은 론과 바크에겐이미 지나버린 과거. 천년도 전의 일이다. 지금 자신들이 이곳에서 비하랄트와 목숨을 걸고 싸울 이유도, 목적도 없는 것이다. 에언은 마력의 고갈로 괴로운지 숨을 헉헉 거리면서도 론의 말을 조금도놓치지 않고 들었다. "가자." 론이 자신이 만들어 놓은 이동의 문 안으로 들어갔다. 론이 사라지자 바크는 문 쪽으로 날아갔다. 그러다 바크가 슬쩍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자신의 어깨를 에언이 잡았기 때문이었다. "에언 씨." "저.. 저도.. 저도 데려가 주십시오.." 바크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이건 저희들의 문제 입니다. 에언 씨는 아래로 내려가서 아직 살아 남은 사람들을 구하도록 하세요." 바크는 어깨를 잡고 있는 에언의 손을 내려 놓으려 했다. 하지만, 의외로에언의 손 힘은 강해서 뿌리 칠 수가 없었다. 에언이 인상을 일그러 뜨리면서 힘겹게 말했다. "전.. 반드시 가야.. 가야 합니다..!" 에언의 의지는 확고해 보였다. 바크는 잠시 에언을 바라 보다가 나직하게한숨을 내쉬었다. 바크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자 에언이 안도의 한숨을내쉬었다. "감사합니다." 바크는 에언을 부축하고 론이 만들어낸 이동의 문 쪽으로 날아갔다. 바크가 에언을 데리고 문의 안쪽으로 들어서는 순간, 바크의 앞으로 전혀 새로운 풍경이 펼쳐졌다. 짙은 암갈색의 끝없이 드넓은 평야였다. 문을 통해서암갈색 평야에 내려선 바크는 주위를 돌아 보았다. 바로 위로 구름들이 떠다니는게 보였고, 바람이 무시무시한 비명을 지르며 귓가를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근처에 론이 보였다. 론은 바크와 에언이 마법의 문을 통해서 나타나자 둘에게 다가왔다. "에언 씨도 데려 온거야?" "죽어도 오겠다고 하던걸. 그보다 여긴 어디야?" 바크는 에언을 부축하며 다시 한번 주위를 돌아 보았다. 끝없이 펼쳐진 평야. 희미하게 구름들 사이로 산 처럼 비죽 솟아 오른 부분과 계곡들이 간간히 눈에 보였다. 론이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어디긴 어디야. 비하랄트의 등짝 위지." "....뭐?" "비하랄트의 등 위라고." "....뭐야?" 말은 이해를 했지만, 그 뜻을 정확히 이해 못했는지 바크가 연이어 물어왔다. 하긴, 길이 70km의 용이 존재 하는 것도 납득시키는게 힘들텐데 지금너가 그 용의 등 위에 올라와 있다라는걸 무슨 수로 납득을 시키겠는가. 론의 작은 고민거리를 풀어준건 바크의 어깨에 기대고 서 있던 에언이었다. 에언이 숨을 몰아쉬면서 중얼거리듯 말했다. "비.. 비하랄트.. 인간이 만들어낸 최악의 실패작.. 신이 인간에게 준 여 섯개의 마력로 중에 세개를 몸 안에 품고 있는.. 결전 병기.." "이걸 만든게 인간이란 말입니까?" 바크의 물음에 에언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결전 병기라뇨? 무엇을 상대하기 위해서?" "뭐긴 뭐야. 마왕이겠지." 에언을 대신해서 론이 대답을 했다. 바크는 론의 대답에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인상을 일그러 뜨렸다. "그렇다는 말은... 설마..?" "그래. 녀석이 마왕이라는 소리다." "그럼 너는.." "그래. 네 생각대로야. 정말 웃기지도 않는군. 젠장." 론이 작게 욕지꺼리를 내뱉으로 투덜거렸다. 바크는 실소를 터뜨렸다. 론이 에언에게 물었다. "그나저나, 마왕을 상대하려고 만든 이 용이 왜 지금은 인간을 사냥하고 다니는거죠?"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문헌에 의하면.. 이 거대한 몸을 조종하는 의지체 를 마왕이 가로 챘다고 합니다. 즉, 정신을 개조 당한거지요. 그 때문에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위대한 존재가 지금은 인간을 위협하는 최악의 악 마로 둔갑을 해버렸죠. 그렇다고는 해도.. 저도 이 용을 보는 것은 이번 이 처음입니다. 아니, 그렇게 되기를 빌어야 겠군요. 역사상 비하랄트를 보고 살아남았다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으니까요." "황송하군." 론이 중얼거렸다. 이 쪽은 보고 살아 남은 정도가 아니라, 녀석의 손에서 키워졌다고. 론이 단검을 품 안으로 집어 넣고는 한발 앞으로 나섰다. "어쨌거나, 신에 대해서 알고 있는 녀석이 제발로 나타나 주었으니까 이쪽 으로서는 다행이라고 할 수 밖에." "부를 생각이야?" "그 방법 외에 이 녀석하고 말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잖아. 몸 안에 연구실 을 만들어 놓았다니까 입 안으로 들어가면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왠지 깨림직 하고.." 둘의 대화에 옆에 있던 에언이 갑자기 끼어들었다. "자, 잠깐만요. 지금 두분, 무슨 얘기를 하는 겁니까?" "부르겠답니다. 이 용의 의식을." 바크가 어딜 보나 땅이라고 밖에 생각 되지 않는 용의 등짝을 차면서 말했다. 에언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바크를 쳐다 보더니 입으로 그걸 말했다. "부, 불가능 합니다. 방금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이 용의 의식은 마왕에 게 개조를 당했다고요. 이 용에게 의식 따위는 없습니다. 단지 마왕이 시 키는 살육만을 할 뿐입니다." 론이 심드렁하게 중얼거렸다. "글쎄요. 제가 보기엔 지금 어디선가 우리 대화를 몰래 엿들으며 피식피식 웃고 있을거라는 생각이 드는걸요." 그리고 론이 아무도 없는 평야를 보며 말했다. "안그러냐, 드래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345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91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12 20:00읽음:623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91 ) == 제 3장 2막 < 회색 눈의 마도사. > ==--------------------------------------------------------------------- 쿠웅! 갑자기 땅이 요동을 쳤다. 근육이라고는 상상도 못할 산맥들이 꿈틀거리면서 움직이더니 서서히 부풀어 올랐다. 다리에 힘이 빠진 에언은 그대로 땅에 쓰러져 버렸고, 론과 바크는 그 사이에서 간신히 균형을 잡아서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거짓말 처럼 지진이 가라 앉았다. 론은 부풀어 오른 근육 위에 서 있는 여인을 보고는 피식 웃었다. "이마에 힘줄이 돋았는걸? 여긴 등이 아니라 네 이마였나 보구나?" 여인은 론의 말에 정말로 꿈틀거리고 있는 이마의 힘줄을 누르면서 론을노려 보았다. 화사한 푸른색 단발 머리에 탐스럽게 빛나는 흑진주 빛 눈동자를 가진 여인이었다. 미도에서 몇번 론도 본 적이 있는 비하랄트의 모습이었지만, 어쩐지 그 당시의 비하랄트 보다는 이쪽이 훨씬 풍부한 표정을가지고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건 아니지만, 어째 젊어진거 같은데." "할 말은 그게 다냐?" 여인이 차갑게 말하더니 한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단숨에 그녀의 앞으로무시무시한 위력을 담은 마력의 구슬이 만들어 졌다. 바크와 에언은 갑작스럽게 눈 앞으로 다가온 죽음의 빛에 할 말을 잃고 암담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론은 놀랍게도 태연한 얼굴로 한 손을 허리에 얹고는 나머지한 손으로 비하랄트를 가리켰다. "허튼짓 하지마." "...뭐?" 론이 너무나 당돌하게 나오자 비하랄트는 기가 막혔는지 내뿜으려던 마력을 잠시 멈추었다. 그 사이 론이 재빨리 말했다. "네 목적은 어디 까지나 마왕의 결계인지 뭔지를 부순 우리를 탐색하는거 아니냐? 그러기 위해서 보낸 티무즈인지 뭔지 하는 용들을 우리가 모두 죽여버려서 직접 온걸테고." "기껏 와보니 꼬마 놈 세놈이 장난질을 치기에 화가 났다는 말은 잊어버렸 구나. 더 이상 네 놈에게 들을 말은 없을것 같군." 비하랄트가 손을 다시 들어 올렸다. 하지만, 론은 그래도 태연했다. "나도 하찮은 드래곤에게 할 말은 없어." "이 꼬마 놈!!" 순간, 거대한 빛줄기가 사정없이 여인의 몸에서 터져 나왔다. 단숨에 주위로 무시무시한 번개가 치면서 그녀의 머리 카락들이 거꾸로 치솟아 올라갔다. 소름이 돋을 만큼이나 전율적인 장면이었다. "손님에 대한 예의가 꽝이군." "손님이라고!?" 비하랄트의 외침에 론이 피식 냉소를 지었다. "난 너가 아니라 네 주인에게 볼 일이 있는 사람이다. 설마, 부하 주제에 주인의 손님을 죽이려는건 아니겠지?" 비하랄트가 얼굴을 일그러 뜨렸다. "꼬마 놈! 허튼 소리를 잘도 나불거리는구나! 그런 혀발린 소리에 내 속을 성 싶으냐!" "부하 주제에 스승의 손님을 의심까지 하는거냐? 정말 못볼 꼴이군." "네 놈!!" 비하랄트는 난데 없이 폭언을 퍼붇는 소년에게 당황스러울 정도의 분노를느끼고 있었지만, 론 역시 비하랄트에게 좋은 감정이라고는 조금도 없었다. 미래의 비하랄트 때문에 과거의 그녀가 괜히 론에게 화풀이를 당하는셈이었다. 하지만, 비하랄트는 과거이건 미래이건 그 몸에 가지고 있는 무서운 마력은 그대로였다. 비하랄트가 비명과도 같은 외침과 함께 손에 품고 있던 마력을 앞으로 쏘아냈다. 단숨에 일행의 몸이 빛으로 물들면서 시야가 완전히 하얀 빛으로가려졌다. 그 사이로 론이 중얼거렸다. "펠을 만나고 싶다는 소리다." 슈욱. 그리고 거짓말 처럼 빛이 사라졌다. 바크와 에언은 하마터면 재로 변할 뻔한 자신들의 주르륵, 식은 땀을 흘렸다. 그리고 론은 자신을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쳐다보는 비하랄트에게 슬쩍 미소를 지었다. 비하랄트가 물었다. "네.. 네 놈이 어떻게 스승님을.." "그와는 꽤 가까운 사이거든." 론이 싱글싱글 웃으며 말했다. 옆에 있던 바크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들과 아버지의 사이니 가깝지 않을 수가 없지.. 비하랄트가 코웃음을 쳤다. "거짓말 마라. 스승님께서는 근 수십년간 아무도 만난적이 없으시다. 내가 보기에 네 나이는 이제 겨우 오십도 안 되었을 터인데 네가 스승님과 가 까운 사이라고?" 론이 손가락을 흔들더니 비하랄트에게 말했다. "주인의 손님을 함부로 의심하는건 부하로서 꽤 버릇없는 행동이지." "......" 비하랄트는 론이 아닌 다른 사람이라면 숨이 멈춰버릴 만큼이나 무서운 살기를 론에게 내뿜었다. 하지만, 그녀의 냉혹한 눈과 살기라면 18년간 충분히 맞보고 살아온 론이다. 론이 조금도 주눅이 들지 않자 비하랄트가 쓴웃음을 지었다. "스승님의 손님이라는건 맞을지도 모르겠군." "그럼그럼, 믿으라고." 비하랄트는 이마에서 불끈불끈 솟아 오르는 힘줄을 토닥거리면서 내리 눌렀다. 아무리 봐도 미래의 비하랄트와는 성격 상에서 대략 수십배 정도 차이가 나 보였다. 지금의 비하랄트 정도는 수백을 모아도 미래의 비하랄트가 말 몇마디 하면 전부 분노해서 홧병으로 죽어버릴거야.. 비하랄트가 말했다. "그럼, 원하는데로 스승님께 데려가도록 하지. 만약에 네 놈의 말이 거짓 이었다면 지금 자결을 하는게 좋을거다. 스승님은 나 처럼 관대하시지 않 으니까. 자, 그럼 갈까?" "마음대로." 비하랄트의 매서운 협박에도 불구하고 론은 조금도 움츠러들지 않으며 미소를 지었다. 비하랄트가 손을 저으며 자신의 몸에 이동의 주문을 걸기 시작했다. 그때 갑자기 뒤 쪽에 있던 에언이 손을 저으면서 앞으로 뛰쳐 나왔다. "자, 잠깐만! 잠깐 기다려 주십시오!" 그 바람에 비하랄트는 주문을 중지 하게 되었다. 그녀가 날카로운 눈으로에언을 쏘아 보았다. "넌 또 뭐냐?" "당신에게 할 이야기 따윈 없소!" 에언은 당차게 비하랄트에게 호통을 치고는 론과 바크를 돌아 보았다. 에언이 둘에게 간곡한 표정으로 말했다. "두 분, 제발 부탁입니다. 저와 함께 가 주십시오." "에언 씨?" "부탁드리겠습니다!" 갑자기 에언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는 소리 쳤다. 그 바람에 깜짝 놀란 바크가 얼른 앞으로 나아가서 에언을 일으켜 세웠다. "갑자기 이게 무슨 짓입니까? 왜 그러는지 이유나 말해주세요." "부디 제 부탁을 거절하지 말아 주십시오. 저 용은 간악한 마왕의 부하 입 니다. 그녀와 함께 가면 반드시 죽임을 당하게 될 겁니다!" "흥, 웃기는군." 에언의 말에 비하랄트는 팔짱을 끼면서 냉소를 지었다. 하지만, 에언은 그런 비하랄트에게 조금도 시선을 주지 않으며 론과 바크에게 말했다. "부디 저와 함께 가 주십시오!" "하지만.. 저희에겐 할 일이 있습니다만.." 바크가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러자 에언이 갑자기 고개를들며 말했다. "신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제가 여러분을 믿지 못해서 두 분께 거짓말을 했습니다. 신은 존재 합니다. 그리고.. 제가 여러분을 안내 할 곳은 그 와 깊은 관계가 있는 곳입니다." 바크와 론은 서로를 쳐다 보았다. 그때, 비하랄트가 히죽 웃더니 땅에 엎드려 있는 에언을 보며 냉소를 던졌다. "보인다. 보여, 그 뻔한 수작이. 검은 마음이 튀어 나오지 않을까 겁나는 구나." "다, 닥쳐라! 이 괴물!" 에언은 버럭 소리를 질렀지만, 비하랄트는 입가에 짓고 있는 미소를 조금도 지우지 않았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398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92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14 14:08읽음:344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92 ) == 제 3장 2막 < 회색 눈의 마도사. > ==--------------------------------------------------------------------- "스승님을 의식체나 가로 채는 도둑으로 말하고 있는 네 놈들의 생각이니 오죽 하찮을까. 뭐? 내 의식이 개조가 됐어? 우습지도 않군. 네 놈은 정 말로 그 말을 믿고 있는 모양이더구나. 하긴, 창피하기도 하겠지." "무슨.. 무슨 소리냐!?" "내가 스승님의 밑으로 들어오게 된 것은, 순수하게 그 분의 힘에 졌기 때 문이었다. 하지만, 너희 인간들에겐 도저히 납득을 할 수가 없는 일이었 겠지. 대륙에서 내놓으라 하는 모든 고위 마도사들이 모여서 찬가를 불러 대며 만들어낸 내가 그렇게 허무하게 스승님께 패했으니 말이야." "그.. 그런 거짓말을 내가 믿을거 같으냐!" "내가 어째서 하찮은 네 놈 따위에게 거짓말 같은 번거로운 짓을 해야 하 는거지?" 독설가로서의 재능은 아마도 이 때 부터 늘어난 모양이었다. 비하랄트의냉소와 가차없는 말에 에언은 얼굴을 울그락불그락 붉혔다. 에언이 갑자기몸을 뒤로 돌리더니 론에게 외쳤다. "부탁입니다! 저와 함께 가 주십시오!" 론과 바크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비하랄트를 따라 간다면 확실하게 신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론과 바크는 아무런생각 없이 그녀를 따라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에언이 신의 정보를 들고 나선 것이었다. 론과 바크가 섯불리 정하지를 못하자 옆에 있던 비하랄트가 차가운 미소를지으며 말했다. "너희 걱정을 하는건 아니지만, 저 녀석을 따라가면 호된 고생을 하게 될 걸. 아마 곱게 죽지는 못하게 될거다." "그게 마왕의 부하가 할 소리냐!" "자, 어쩔 테냐?" 에언의 말을 싸악 무시하면서 비하랄트는 론에게 물었다. 론은 그 시선을그대로 바크에게 전해 주었다. 바크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더니 에언에게물었다. "신에 대한 말씀.. 사실이겠죠?" "무, 물론입니다." "그럼 도와드리겠습니다." 에언의 눈이 결코 거짓된 자가 만들어 낼 수 있는게 아니라는걸 확신한 바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론은 결정이 나자 비하랄트에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이 쪽을 따라가게 된거 같은데." 비하랄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네 놈은 더 이상 스승 님의 손님도 뭣도 아닌게 되는군." "...그렇게 되나?" 론이 심드렁하게 묻자 비하랄트는 잔혹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되는거지." 비하랄트의 입술이 길게 늘어지면서 보기에도 섬㈖?미소를 만들어 내었다. 아무래도 이 쪽을 죽이기로 작정을 한 모양이었다. 론은 그런 비하랄트를 보고는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품 안에 손을 집어 넣더니 뭔가를 꺼내서 비하랄트에게 던졌다. 공격을 하려고 던진게 아니라 받으라고 포물선을 그리며 던진 것이었다. 반짝이며 빛나는 조그만 그것은곧 비하랄트가 내민 손 안으로 들어갔다. 눈부시게 빛나는 황금색 빛을 조금씩 흩뿌리는 그 물건을 확인한 비하랄트가 론을 노려 보았다. "이것은..." "그게 뭔지 모르진 않겠지." 비하랄트가 미간을 좁히며 론을 노려 보았다. "네 놈 도대체 정체가 뭐냐?" 론이 싱긋 웃더니 손가락 하나를 치켜 세우더니 말했다. "말했잖아. 네 스승과 깊은 관계를 가진 사람이라고." 쿠우우우우.. 하늘을 가리고 있던 전장 70km의 용의 모습이 점점 하얗게 빛이 바래더니곧이어 거짓말 처럼 사라져 버렸다. 그 위로 파아란 색의 드넓은 하늘이나타났다. 갑자기 막혔던 숨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다. "아아, 완전히 박살났군." 론이 도시 중앙에 생긴 거대한 절벽을 보며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꼬리가 스쳐 지나가면서 일으킨 대기의 칼날에 맞으면서 깊게 잘려진 대지는그 끝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그리고 땅이 그렇게 갈라지면서 지층이격하게 움직이는 바람에 근처에 있던 건물들은 거의 초토화가 되어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에언이 미리 시장인 당켄에게 주민들을 지하 방공호로 대피를 시키라고 해서 사상자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었다. 비하랄트가 사라지고 난 뒤에 론과 바크는 커다랗게 한숨을 내쉬었다. 론이 뒷머릴 긁적였다. "70km. 70km. 이야기로는 귀가 아프게 들었는데 한번 보니까 왜 그렇게 고 대의 책들에서 미친듯이 저 녀석에게 저주를 퍼부었는지 이해가 가겠다. 도대체 저게 용이라는거야? 하늘을 날아다니는 거대한 섬 쪽이 어울리겠 어." "저런게 브레스를 뿜는다고 생각을 하면... 조금 허무해 지는군." 바크가 중얼거렸다. 70km짜리 드래곤의 브레스라. 둘은 잠시 머리 속으로그 광경을 상상을 해 보았다. 둘이 작게 몸서리를 쳤다. "그나저나, 아까 뭘 준거야?" 바크가 론에게 물었다. 론은 바크의 물음에 히죽 웃더니 품 안으로 손을넣었다. 그리고는 아까 처럼 반짝이는 물건을 꺼내더니 바크에게 건네 주었다. 놀랍게도 론이 꺼낸 것은 시약 병이었다. 바크는 황금 색 빛을 흩뿌리는 시약병을 천천히 살펴 보다가 론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건?" "왜, 너도 알고 있잖아. 예전에 내가 한번 썼던 시약이야. 최강의 절대 운 을 잠시 동안 유지해주는 시약." "가..뭐라던거?" "가오룬." "아, 그래. 그런 이름이었지." 바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시약병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다 바크는중요한걸 잊었다는걸 깨닫고는 론에게 물었다. "근데 이걸 보고 왜 비하랄트가 잠자코 물러난거야?" 론이 씨익 웃더니 바크에게서 가오룬을 받고는 말했다. "이걸 만든게 바로 그 비하랄트거든. 시약에서 뿜어지는 마력으로 자신이 만든 것이라는걸 금방 알아챘지만, 자신이 나에게 가오룬을 준 기억은 없 으니까 당황한거야." "그래서?" 물어오는 바크에게 론이 가볍게 핀잔을 주었다. "그래서는 뭘 그래서야. 뭔가 뒤가 캥기니까 우릴 살려준거지. 자신에 대 해서 잘 알고 있고, 아무도 알리가 없는 펠에 대해 알고, 더구나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녀석이 몇개 있지도 않은 가오룬을 들고 나타났다. 녀석의 집요한 성격상 그냥 우릴 죽일리가 없었겠지." "......" 바크가 가만히 바라보자 론은 바크를 보며 물었다. "왜 그래?" 바크는 고개를 저으며 피식 웃었다. "아니, 비하랄트를 굉장히 싫어하는거 같았는데 말을 하는거 보면 또 그런 게 아닌거 같아서.." 론이 주먹을 쥐면서 소리쳤다. "무슨 헛소리! 저런 녀석.. 최악이라고!" "그래그래." 발끈하면 소리치는 론을 향해 바크가 못말린다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아, 여기 계셨군요." 그때 에언이 하늘을 날아서 둘에게 다가왔다. 시장에게 일련의 상황을 정리해서 보고를 하고 온 것이었다. 에언이 오자 론은 에언에게 물었다. "도시 상황은 어때요?" 에언이 밝은 얼굴로 대답했다. "생각 보다는 피해가 크지 않습니다. 방공호가 도시 외곽 지역에 위치 하 고 있어서 인명 피해도 그렇게 심하진 않더군요."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399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93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14 14:08읽음:297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93 ) == 제 3장 2막 < 회색 눈의 마도사. > ==--------------------------------------------------------------------- 바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에언에게 말했다. "그나마 다행이군요." 에언이 미소를 지으며 둘에게 고개를 숙였다. "두 분 덕분에 또 목숨을 건지게 되었군요. 이걸 도대체 뭐라고 감사를 드 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론이 손을 저었다. "감사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보다 아까 말씀하신.." 에언은 론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론이 할 말을 알아 챘는지 대신 뒷 말을 이어 주었다. "신 말씀입니까. 예, 거짓이 아닙니다." "알고 계신걸 듣고 싶습니다만은." 론의 물음에 에언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말했다. "저도 자세한건 모르지만, 학원에 있을 당시, 몇가지 소문을 들었습니다. 아, 소, 소문이라고는 하지만, 상당히 신빙성 있는 사람에게서 들었기 때 문에 믿으셔도 됩니다." 소문이라는 말에 론과 바크의 표정이 어두워지자 에언이 재빨리 자신의 말을 줏어 담았다. 에언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마도사 협회에선 마도사들이 신에 대해 토 론을 하거나, 심지어는 기도를 하는 것 조차 막고 있습니다. 제가 여러분 에게 신에 대해서 자세하게 말씀을 드리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 였습 니다. 마도사가 신에 대해 말을 하는건 마도사로서 용납을 할 수 없는 행 동이기 때문입니다." "마력을 쓰는 자로서 신에게 기대는건 안된다는 소리군요." 바크의 말에 에언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명목상으로는 그렇습니다." "명목상?" 에언이 소리를 낮추더니 둘에게만 들릴 정도의 소리로 말했다.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에 대해서 굉장한 집착을 가지고 연구를 하던 마도사들이 있었습니다. 렝가의 마도 학원에서 수련을 할 적에 제 친구였 던 녀석이었는데, 녀석은 자신과 뜻이 맞는 다른 학원생들을 모아서 신에 대한 연구를 했었죠." "그런..데요?" "사고가 나서 모두 죽어버렸습니다." 론과 바크는 서로를 쳐다 보았다. 론이 물었다. "사고.. 입니까?" 에언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생각하시는 대로 입니다. 알려지기로는 우발적 사고라고 알려졌지만, 사실은 명백한 고의 사고 였습니다. 그 친구들이 하는 연구를 두려워한 나머지 고위 마도사들이 일을 꾸민 것이죠." "그런게 그게 신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겁니까?" "제 말인즉, 이렇습니다. 협회에 있는 최고위 마도사들은 다른 마도사들이 신에 대해서 연구를 하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마도 사가 신을 찾는건 최저의 행동이라고 말을 하며, 안으로는 그래도 연구를 하는 자들을 손을 써서 죽이기 까지 하고 있습니다. 즉, 신은 정말로 존 재 하며.. 그리고 신에 대해서 알려지지 말아야 할 것을 최고위 마도사들 이 지키고 있다라는 소리죠." "알려지지 말아야 할 것?" "예. 방금 전에 제가 말했던 소문이 바로 그것입니다." 에언은 손가락 하나를 치켜 세우며 말했다. "최고위 마도사들 만이 출입 할 수 있는 불꽃의 장에서 신이 그들에게 어 떤 물건을 주었다는 소문입니다." "물건...?" 론과 바크가 동시에 한가지 생각을 떠 올리며 중얼거렸다. 론이 턱을 쓰다 듬으며 중얼거렸다. "펠이 말하기를... 요타를 만든게 신이랬지?" 에언이 론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바크가 에언을 보며 물었다. "에언 씨. 그 물건에 대해서 좀 더 아시는 것 없습니까?" 에언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죄송하지만, 이게 다입니다. 불꽃의 장은 저 같은 견습 마도사는 근처도 갈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이 이상은 알지 못합니다." "최고위 마도사들만 갈 수 있는 곳이라.. 그렇다면 저희도 들어가는건 무 리라는 소리군요?" "아, 그건 아닙니다." 에언이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론과 바크는 에언을 쳐다 보았다. 에언은 싱긋 미소와 함께 말했다. "두 분이 가기 싫다고 하셔도 불꽃의 장에서 억지로 여러분 들을 끌고 갈 겁니다. 마왕의 결계를 부수고, 비하랄트를 물리치셨으니 아마 그 곳의 노인네들이 입에 거품을 물고 뛰어 나올걸요." "그.. 그렇군요." "제가 협회에 여러분들에 대한 소식을 전한게 어제이니 슬슬 도착할 때가 되었군요." 바크는 에언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론은 뭔가 걸리는게있는지 에언에게 물었다. "한가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아, 예. 얼마든지요." "어째서 이렇게 저희를 도와주는 겁니까? 신에 대해 아는 것은 무척 위험 한 일이라면서요." "궁금하십니까?" "궁금하군요." 에언은 론을 똑바로 쳐다 보았다. 살기를 담은 눈이나 아니면 그 외의 뜻을 품은 눈이 아니었다. 허무한 듯한 회색 눈동자가 세상에 있는 모든 빛을 빨아들이는 듯한 느낌이었다. 한참 론을 바라보던 에언은 론이 눈 한번깜빡이지 않고 자신을 바라보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에언이 고개를돌리며 말했다. "마도사로서의 호기심 때문입니다." "그것 뿐?" 에언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예. 그것 뿐입니다. 마도사란 이 세상의 진실을 알아내려고 미쳐버린 족 속들이니까요. 신에 대해 알 수 있는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죠. 죽은 제 친구에 대한 애도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에언의 말에 조금의 거짓도 섞이지 않았다는걸 확인한 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셋은 동시에 고개를 서쪽 하늘을 향해 돌렸다. 멀리 하늘 위로작은 네개의 점들이 나타난게 보였다. 대기를 희미하게 울리는 기계음이들려왔다. 에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생각 보다 일찍 도착했군요." "저건?" "협회에서 여러분을 모시러 온 겁니다." "협회요?" "마도사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겁니다." 어느새 작은 점들이 점점 거대해지면서 하나의 모습을 갖춰 나갔다. 매끄럽게 생긴 기묘한 모양의 거대한 기계 새. 그것이 일행의 머리 위 까지 오더니 천천히 정지했다. 쿠우웅... 귀를 울리는 거대한 기계음이 울려 퍼졌다. "자, 가시죠." 기계 새가 위에서 멈추자 에언이 둘에게 말했다. "리케이신에는 저 말고 다른 마도사가 오기로 되었습니다. 저도 참고인 자 격으로 불꽃의 장에 출두하게 되었거든요." "가다니? 어디로 말입니까?" 에언이 싱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불꽃의 장이 있는 덴쿠암. 이 세계의 중심입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400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94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14 14:08읽음:347 관련자료 없음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94 ) == 제 3장 3막 < 불꽃의 장. > ==--------------------------------------------------------------------- 하늘을 나는 기계 새. 고대의 사람들은 비공정이라 부르는 하늘을 나르는거대한 배를 타고 일행이 리 대륙을 동에서 서로 가로지르며 날아온지 벌써 3일이 지났다. 놀랍게도 그 3일 동안 비공정은 그냥 날아온게 아니라커다란 이동의 문을 통해서 날았다. 즉, 리 대륙이란 이동의 문을 통해서3일을 가도 그 중심부에 도착을 하지 못할 만큼이나 거대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4일 째. 갑작스런 빛과 함께 비공정이 문의 출구를 통해서 드디어 푸르른 하늘로빠져 나왔다. "와...하.." 입이 벌어지다 못해 한숨을 내쉬고 만 바크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창 밖, 아래로 보이는 풍경들을 바라 보았다. 도저히 인간이 만들었다고는 믿을 수 없는 수천, 수만개의 하늘을 찌르는 탑들. 그 모두가 넬신에있는 탑과는 비교도 못할 만큼이나 엄청나게 거대했다. 대부분의 탑들이지상에서 대략 수백여 미터나 올라와 있었다. "이곳이.. 세계의 중심?" 시야가 닿는 모든 곳이 탑과 건물들로 가득 들어차 있다. 론은 탑들의 주위를 분주하게 오가는 수많은 작은 비공정들의 모습에 기가 차다는 표정을지었다. 마도의 시대. 전설은 거짓이 아니었다. 감탄을 넘어서 전율을 하고 있는 둘에게 에언이 다가오며 말했다. "이곳이 덴쿠암입니다. 불꽃의 장이 있는 이 세계의 중심. 마왕과의 결전 을 위해서 만들어진 최초의 도시죠." "대단하군요." 바크의 말에 에언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저도 덴쿠암에 오는건 벌써 네번째지만.. 여전히 이곳에 오면 기가 죽어버리네요. 세상에 이름을 날리고 싶어하는 마도사는 대부분 이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저건 뭐죠?" 론은 창문 밖으로 보이는 하얀색 빛의 둥근테를 가리켰다. 도시의 위로 맴돌고 있는 둥근 테는 하나하나가 왠만한 마을 정도의 크기를 하고 있었다. 천천히 회전을 회전을 하는 테는 그 수가 못해도 백여개에 가까웠다. 아래쪽에서 보면 푸른 하늘 보다는 빛의 테가 더 많이 보일것 같았다. 에언이웃으며 설명해 주었다. "공격용 결계입니다. 엘룬이라고들 부르죠." "공격용 결계?" "예. 이 도시를 지탱해주는 결계입니다. 수백명의 최고위 마도사. 그리고 수십만의 마도사들이 마력을 집중해서 만들어낸.. 현존하는 최강의 무기 입니다. 그 저주 받을 비하랄트나 마왕이랄지라도 저 결계가 있는 한, 덴 쿠암엔 오지 못하죠." "그. 그렇게 강력합니까? 그 비하랄트를 막아 낼 정도로?" 바크가 마른침을 삼키며 물었다. 비하랄트의 압도적인 위용과, 그녀의 꼬리 하나가 보여준 처참한 위력을 본 바크로서는 믿을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에언은 바크의 물음에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 "사실, 저도 며칠 전 까지는 그렇게 생각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의심스 럽군요. 과연 저 결계가 비하랄트의 무한 마력을 막아 낼 수 있을지... 그러나 여태껏 그녀가 덴쿠암에 오지 못한걸 보면 엘룬이 그녀에게도 충분 히 위협은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믿고 싶군요." 인간이 만들어낸 현존하는 최강의 무기. 그게 만약에 깨어진다면 더 이상인간에겐 마왕에게 대항할 의지도, 힘도 없어지는 것이다. 생각보다 이 시대의 사람들은 복잡한 삶을 살고 있는 모양이었다. 론이 물었다. "그런데 불꽃의 장이란건 뭐죠?" "저것입니다." 에언은 대답 대신 손을 들어서 창문 밖의 한 지점을 가리켰다. 하지만, 론과 바크는 단번에 에언이 가리키는게 뭔지 찾지를 못했다. 그가 가리키는지역이 너무 광범위해서 뭐가 정확히 불꽃의 장인지를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둘의 사정을 눈치 챘는지 에언이 재빨리 설명을 덧붙였다. "저게 전부 불꽃의 장입니다." 에언은 씁쓸하게 미소를 지으며 한 지역을 송두리째 가리켰다. "저.. 저게.." 론이 중얼거리며 말을 하자 바크가 그 뒷말을 이었다. "불꽃의 장?" 하늘을 향해 끝없이 뻗어 올라가는 거대한 탑. 그 옆으로 수많은 거대한탑들이 있었지만, 그 탑과는 비교할게 되지 못했다. 도대체 얼마나 하늘로뻗어 올라간건지 둘에겐 그 끝이 보이지 않았다. 아랫 부분은 믿을 수 없이 거대하고 위로 올라갈 수록 탑의 폭은 좁아졌지만, 그 끝은 보이지 않았다. 높이가 별에 이르를 정도로 탑은 정말로 거대했다. 비공정은 아래 쪽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듯 잠시 불꽃의 장 근처에서 배회를 하다가 곧 아래 쪽에서 반짝이는 빛이 보이자 천천히 하강을 시작했다. 곧 일행은 하늘을 향해 끝없이 뻗어 올라간 불꽃의 장. 그 아래에 도착했다. 수십여척의 거대한 비공정이 미리 정박을 하고 있는 거대한 선착장에 천천히 속도를 줄이며 들어간 일행의 배는 선미를 돌려서 배의 앞쪽과 꼭 맞게설계된 커다란 강철 문에 들어갔다. 잠시 배가 흔들리더니 곧이어 진동이멈췄다. 에언이 둘에게 말했다. "도착을 한 모양입니다. 이미 불꽃의 장에는 제가 연락을 해 놓았으니 그 쪽에서 마중을 나왔을 겁니다. 자, 나가시죠." 에언의 안내를 받아 일행은 배의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그곳엔 이미 배의선장과 승무원들이 밖으로 나가는 문 양쪽으로 대열을 맞춰서 서 있었다. 에언과 일행이 오자 선장이 경례를 하면서 외쳤다. "모시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론과 바크가 보통 중요한 인물이 아니라고 미리 언질을 들은 모양이었다. 바크는 선장에게 싱긋 미소를 지었다. "저희야 말로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배가 멋지더군 요." 선장이 멋드러진 미소를 지으며 허리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자, 가시죠." 에언이 둘의 앞으로 나서며 둘에게 말했다. 이미 문이 열려 있어서 에언은아래 쪽으로 이어진 계단을 내려갔다. 바크와 론은 자신들에게 경계를 하는 승무원들에게 슬쩍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에언을 따라서 계단을 내려갔다. 어두웠던 선실에서 밖으로 나오자 환한 빛이 먼저 일행을 맞이해 주었다. 거센 바람이 불어오더니 일행의 머리를 휘날렸다. 바크는 휘날리는 검은머리를 쓸어 넘기면서 주위를 살펴 보았다. 자신들이 타고 온 비공정 만큼이나 거대한 배들이 스무척 정도 보였고, 그 옆으로 조그만 비공정들은 셀수도 없을 정도로 많았다. 계단의 아래 쪽에 먼저 내려간 에언이 보였다. 그리고 그의 앞으로 대열을맞춰서 서 있는 꽤 많은 수의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은 모두 똑같은 복장을하고 있었다. 녹색의 천으로 된 기다란 옷으로 몸을 가리고, 얼굴엔 이상하게생긴 철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그리고 손에는 검으로 보이는 무기가 들려있었다. 그들의 옷에는 여러가지 복잡한 무늬들이 그려져 있었는데 특히가슴에 새겨져 있는 역동적인 불꽃이 인상적이었다. 일행이 계단을 완전히 내려오자 신기하게도 계단이 접히면서 비공정의 문안으로 회수되어 올라갔다. 갑자기 일행은 백여명에 가까운 녹색 녀석들과대치를 하게 되었다. 론이 슬쩍 에언의 옆으로 다가가더니 속삭였다. "이곳 환영식은 이런 식으로 하는 겁니까?" 에언은 론을 보더니 하하.. 쓴웃음을 지었다. "글쎄요. 저도 뭐가 어떻게 된건지.." "별로 환영을 하는 모습은 아닌데." 바크도 사뭇 긴장한 얼굴이었다. 무엇 보다도 얼굴을 가린 괴상한 녀석들이 손에 하나씩 검을 들고 이쪽을 노려보고 있다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론과 바크는 천천히 손을 품 안으로 넣었다. "리마신 에언!" 그때 갑자기 녹색 녀석들의 뒤쪽에서 카랑카랑한 사나이의 음성이 울려 퍼졌다. 대열을 맞춰서 서 있던 녀석들이 양쪽으로 물러나더니 그 사이로 방금 소리를 지른거로 보이는 백발의 사나이가 나타났다. 상당히 매마른 몸을 가지고 있었는데 키는 커서 삐쩍 마른 느낌을 더욱 강하게 주는사나이였다. 유일하게 흰색과 붉은 색이 적절하게 섞인 옷을 입고 있어서사나이의 존재는 특별히 눈에 띄었다. 사나이는 녹색 녀석들의 앞으로 나오더니 일행에게서 열발자국 정도 떨어진 곳에서 멈춰섰다. 그리고 말했다. "리마신 에언. 그대가 맞는가?" 그가 에언을 보며 물었다. 에언은 그의 옷을 보고 그가 불꽃의 장과 관여가 있는 사람인걸 눈치 채고는 급히 고개를 숙였다. "예, 제가 리마신 에언입니다." "날 따라와라." 에언이 고개를 들더니 되물었다. "예? 지,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못 들었는가? 날 따라오라고 말했다." 사나이의 질책에 에언이 당황해서 물었다. "그, 그러면 이 두 분은?" 사나이가 차가운 눈빛을 하더니 에언을 노려 보았다. "그 분들에 대한 사항은 자네 같은 견습 마도사가 알 필요는 없는걸세. 두 분은 우리가 잘 모실테니 걱정 말고 날 따라오게." 바크와 론은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에 에언을 쳐다 보았다. 고대에 와서 아는 사람이라고는 에언 밖에 없는데 갑자기 헤어지게 된 것이다. 에언은 고개를 돌려서 일행을 보더니 고개를 숙였다. "어쩔 수 없군요. 전 여기서 여러분과 헤어져야겠습니다." "저희가 부탁드리면 안될까요?" 바크의 배려에 에언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뇨. 괜찮습니다. 저 같은 견습 마도사가 불꽃의 장에 들어간다는 일이 사실 건방진 생각이었나 봅니다." "하지만..." 에언이 뒤쪽의 사나이에겐 들리지 않을 정도의 소리로 작게 속삭였다. "신에 대한거라면 제 말을 믿으 십시오. 이 안에 확실히 그와 관계 있는 물건이 있을 겁니다." "뭘 하는건가! 빨리 가세!" 사나이의 재촉에 에언은 둘에게 마지막으로 미소를 지어주었다. "몇번이나 목숨을 살려주신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에언은 몸을 돌렸다. 곧, 사나이와 에언은 녹색의 가면을 쓰고 있는 녀석들 사이로 사라졌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466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95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17 03:12읽음:781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95 ) == 제 3장 3막 < 불꽃의 장. > ==---------------------------------------------------------------------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거지?" 론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바크는 자신들을 바라 보고 있는 녹색 가면의 녀석들을 마주 쏘아보다가 팔짱을 끼며 투덜거렸다. "별로 좋은 기분은 아닌걸." "동감." 앞의 녀석들은 아무래도 마도사들이 만들어낸 인형들인지 둘이 바라보고있는 동안 단 한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게 대략 오분 정도 백여명의인형들과 일행의 눈싸움이 이어졌다. "죄송합니다. 늦었군요." 론이 녀석들 중에 하나를 잡아서 쓰고 있는 마스크를 벗겨볼까.. 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위쪽에서 사람의 음성이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아까에언을 데려 갔던 마도사와 비슷하게 생긴 사나이가 허공에 서 있었다. 마도사란 직업은 상당히 굶는 직업인 모양이었다. 하나 같이 저렇게 삐쩍 마른 녀석들 뿐이라니. 그는 천천히 땅으로 내려와 발을 내딛더니 둘에게 다가왔다. 아까 그 쌀쌀맞은 녀석과는 다르게 이번 마도사는 보기 좋은 미소를 지었다. "몇가지 준비할 일들이 있어서 늦었습니다. 이거,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아뇨. 괜찮습니다." "그렇게 생각해 주신다니 감사하군요. 론 님과 바크 님이십니까? 에언이 미리 이름도 알린 모양이었다.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제가 바크입니다. 이 쪽은 론이고요." "전 리무반이라고 합니다. 절 따라오시죠." 리무반이 선착장 한편에 위치한 거대한 문을 가리키면서 둘을 안내했다. 둘이 리무반을 따라 걷기 시작하자 백여명이나 되는 녹색 녀석들이 대열을맞춰서 일행의 뒤를 천천히 따라오기 시작했다. 아무리 좋게 봐줘도 부담스러웠는지 론이 리무반에게 물었다. "저 녀석들은 뭡니까?" "예? 아, 도라츠넴 말씁입니까. 여러분을 보호하기 위해서 제가 불러둔 겁 니다. 귀찮으십니까?" "귀찮지 않다고는 못하겠군요." 백명이나 되는 녀석들이 뒤를 졸졸 따라다니니 귀찮은걸 떠나서 너무 거북스러웠다. 리무반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을 튕겼다. 그러자 거짓말 처럼녹색 녀석들이 펑펑. 연기를 뿜어 내면서 사라졌다. 잠시 후, 일행의 뒤로남겨진 도라츠넴은 다섯 뿐이었다. "이러면 되겠습니까?" "예. 한결 편하군요." 론의 대답에 리무반은 싱글 미소를 짓고는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곧, 일행과 리무반. 그리고 다섯 도라츠넴은 선착장의 문을 통과해서 그 안쪽으로 펼쳐진 커다란 통로에 들어섰다. 탑이 워낙 거대해서 그런지 뭐든게 거대하기 짝이 없었다. 통로 하나만 해도 한번에 수십명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도 될 정도로 폭이 넓었다. 천장도 아득해질 정도로 높은 곳에 있었다. 통로의 끝에서 부터 사람이 사는 듯한 길이 이어졌다. 먼저 나타난건 커다란 홀이었는데 원형의 홀 끝 부분에는 고대어로 뭔가가 쓰여져 있는 문들이 일렬로 자리 잡고 있었다. 각자 어떤 지역으로 갈 수 있는 문인 모양이었다. 그 중에 하나로 리무반이 일행을 데려 갔다. 탑은 너무나 거대한데 근처를 지나가는 사람이라고는 일행을 제외하고는단 한명도 없었다. 그게 이상했는지 론이 리무반에게 물었다. "어째서 이렇게 사람이 없는거죠?" 리무반은 당연히 론이나 바크가 이런 질문을 던져 올지 예상을 했다는 듯론의 물음에 담담하게 대답을 했다. "지하 43층 부터 50층 까지는 저희가 모두 빌려 놓았기 때문입니다." "빌려요?" "예. 여러분이 이 탑에 머무르는 동안 지하 43층에서 50층 까지는 그 누구 도 들어오지 못하게 한거죠." "어째서요?" 론의 물음에 리무반이 보기에도 섬㈖?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여러분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예?" 론과 바크가 이해를 못하겠다는 얼굴로 다시 되물었다. 비하랄트는 물론이고 마왕 조차도 들어오지 못한다는 결계로 보호되는 이 탑안에서 뭐로부터자신들을 지키냐는 의문이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리무반은 심드렁하게대답해 주었다. "다른 마도사들로 부터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바크가 물었다. "무슨 말씀이죠?" 에언은 계속 앞으로 걸어 나가면서 슬쩍 고개를 뒤로 돌리더니 손가락 하나를 치켜 세웠다. "이 탑에는 세상에서 내놓으라는 마도사들이 무려 수천명이나 머물고 있습 니다. 각 층마다 한명의 마도사가 살고 있죠. 이 탑이 총 몇 층으로 되어 있는지 아십니까?" 론은 아까 밖에서 본 탑의 크기를 짐작해 보더니 대답했다. "글쎄요. 한.. 이천층?" "만 삼천 오백 오십 이층입니다. 그리고 매년 몇층씩 더 올라가고 있죠." "......" 둘은 천천히 입을 다물었다. 리무반이 연이어 그런 둘에게 설명을 했다. "만 삼천 오백 오십 이명의 고위 마도사들이 이 탑에 살고 있다는 소리죠. 그 중에는 이미 만년에 가까운 삶을 살아온 전설적인 마도사들도 있습니 다. 천년 동안 자신의 층에서 나오지 않은 마도사들도 수두룩하죠. 즉, 괴팍한 분들이 많다는 소립니다. 그리고 지금 이 탑은 마왕의 결계가 부 서 졌다는 소문으로 떠들썩 하다 못해서 난리가 나 있는 중입니다. 모두 들 마왕의 결계에 도전을 했다가 처참하게 깨진 경험들을 가지고 있으니 까요. 그래서 여러분이 위험하다는 겁니다. 괴팍한 선배들 중에 그 누가 여러분을 납치해갈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아무래도 마도사란 족속들은 어떤 강력한 단체로 연결이 된게 아닌 모양이었다. 에언이 말한 마도사들의 모임이라는 소리가 딱 맞았다. 이 녀석들은자신들의 연구를 위해서 이렇게 모여있는 것이다. 리무반의 설명에 둘은 더 이상 물어볼게 없었는지 묵묵히 그를 따라서 걸었다. 어느새 주변의 풍경이 많이 달라져서 예전에 한번 본적이 있는 리진의 작업실 비슷한 모양으로 변해 있었다. 흰색의 매끄럽게 빛나는 이름 모를 광석이 복도의 벽을 흠없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 사이사이로 반대편이보이는 유리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론은 복도를 걸으면서 슬쩍 손을 뻗어서 유리들을 만져 보았다. 두꺼워 보이진 않았지만, 뭘로 만들었는지 돌처럼 단단했다. 그렇게 반복적으로 지나치는 유리 저편을 보고 가던 론이 한순간 자리에 멈춰섰다. "론?" 옆에서 걷고 있던 바크가 갑자기 론이 멈춰 서자 론을 돌아보며 물었다. 하지만, 론은 바크의 부름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몸을 돌리더니 방금 전에지나쳐온 유리 벽 쪽으로 달려갔다. 론이 황급히 유리 벽에 손을 올리더니그 반대편을 쳐다 보았다. "뭐야, 왜 그러는거야?" 바크가 천천히 유리 벽 저편을 바라보는 론에게 다가가더니 물었다. 그러면서 바크는 론이 바라 보고 있는 유리벽을 쳐다 보았다. 반대편에는 이곳과 똑같이 생긴 복도가 보였다. 아무래도 저쪽은 이쪽과 반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이 지나가는 통로인 모양이었다. 말없이 반대편 통로를 바라보던론이 천천히 유리에서 손을 떼더니 이마에 올려 놓았다. 그리고는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제길.. 잘못 본건가.." "뭘 봤어?" 론이 씁쓸한 미소를 짓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냐. 잘못 봤나봐." 론의 말에 바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둘은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는 리무반에게 서둘러 달려갔다. 리무반의 뒤를 따라가면서 론은 다시 고개를 돌려서 아까 자신이 쳐다 보았던 유리 벽을 돌아 보았다. 그러다 론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보고 싶긴 보고 싶은가보구나.' 론은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론은 주먹을 쥐었다. 갑자기 고대로 떨어지고, 갑작스런 일을 격게 되면서 잠시 잊었던 녀석의 얼굴이 생각지도 않은 환각을 보면서 기억이 난 것이었다. '레아드..'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467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96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17 03:12읽음:714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96 ) == 제 3장 3막 < 불꽃의 장. > ==--------------------------------------------------------------------- "엘라니안?" 어두운 공간. 온통 어둠 밖에 없는 공간에서 론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머리 위로 눈이 부실 만큼 강한 하얀색 빛이 오직 론에게만 흩뿌려지고 있었다. 그래서 론은 십여 미터 정도 앞에 있는 빌어먹을 녀석들의 얼굴을 확인하지 못하는걸 정말로 분하게 생각했다. 그가 다시 물었다. "그대가 온 곳의 이름이 엘라니안인가?" "몇번을 말해야지 이해를 할거야, 그 질문은 벌써 네번째라고!" 론은 찰거나 주먹으로 내리 칠게 없는걸 분해하면서 앞을 향해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론의 음성이 공허하게 공간을 울리며 퍼져 나갔다. 잠시 후,반대 편에서 다시 음성이 들려왔다. "대답하라." "....." 열받는 이쪽도 이쪽이지만, 질문을 하는 자식. 도대체 성격이 어떻게 되어먹은거야? 벌써 네시간째 질리지도 않고 계속 똑같은 질문을 던져 오고 있었다. 론은 입을 다물고는 팔짱을 꼈다. 어디를 보나 질문을 거부하겠다는행동이었다. "대답하라." 똑같은 어조에 똑같은 음성으로 녀석이 다시 물어왔다. 혹시 저 녀석 인형아닐까? 론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바크 녀석과 중간에서 헤어지고 벌써 다섯 시간이 흘렀다. 몇가지 검사를해야한다는 말에 아무런 의심도 없이 덜컥 리무반 녀석을 따라온게 화근이었다. 갑자기 이런 악취미적 방에다 집어 넣더니 심문을 시작한 것이었다. 처음엔 비하랄트와의 관계라던지, 몇가지 인적 사항들을 물어와서 대충 거짓말을 조금 보태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하지만, 이 녀석들은 대충이라는걸 모르는건지 집요하게 계속해서 물어왔다. 다행스럽게도 론은 자신이 한번 대답을 했던건 잊지 않아서 반복되는 질문에 계속 똑같은 답을 해주었지만, 아무래도 녀석들은 이렇게 오늘 하루를 질문만 하다가 끝낼 모양이었다. "대답하라." "....." 론은 물끄러미 앞을 쳐다 보았다. 이쪽은 환한 빛 아래였고, 저 쪽은 한치의 빛도 없는 어둠 속이라서 뭐가 보일리 없었지만, 론은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노려 보았다. 열몇번째로 녀석이 다시 말했다. "대답하라." "....그래." 론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면서 대답을 하고야 말았다. 이 녀석들.. 지들이만족을 할 때까지 아무래도 이곳에서 내보내주지 않을 모양인데 이렇게 성질을 부리면서 질문을 거부해봐야 손해를 보는건 자신이라는 것을 깨달은거였다. 론이 손을 저으며 한숨 섞인 말을 했다. "그래, 맞다구. 내가 살다가 온 곳이 엘라니안이야." 그리고 드디어 음성이 멈췄다. 론은 더 이상 질문이 들려오지 않자 기쁜표정을 지었다가 그 뒤를 이어서 들려온 녀석의 음성에 칫, 혀를 찼다. 여지없이 질문이 이어졌다. "그대의 검이 환영의 단검임을 알고 있는가." 오랜만에 새로운 질문이었다. 론이 팔짱을 끼며 발을 흔들었다. "그래. 에언에게 들었어." "환영의 단검이 어떤 물건인지는 알고 있는가." "전설의 무기라던걸." "환영의 단검은 어떻게 구한건가." "아는 사람이 줬어." "아는 사람?" "말 해둬 너희는 모른다구! 단검은 그만 넘어가!" 론이 소리를 질렀다. 사실 준 사람은 비하랄트고, 만약에 이 자리에서 그녀의 이름을 밝혔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꽤 기대가 되었지만, 론은 그런걸 즐길 만큼 한가로운 상황이 아니었다. 그것 보다는 지금 바크가 뭘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아마 돌아가는 상황을 보건데 자신과 똑같은 처지에 있을 것이다. 바크는 무슨 표정을 지으며 녀석들의 질문을 답하고 있으려나. 한참 동안 다시 침묵이 이어졌다. 론은 슬슬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걸 느꼈지만, 끝끝내 참아 냈다. 그리고 다시 두시간 가량 질문이 이어졌다. 물었던걸 다시 묻고, 그리고 론은 대답했던걸 다시 대답했다. 그렇게 여섯시간 동안 심문은 계속 되었다. "......" 론은 이미 아까부터 품 속에 넣어 두었던 단검을 꺼내서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앞으로 달려가서 녀석들의 면상에 검으로 멋진 그림을 그려주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이 탑에 살고 있다는 만명의 마도사와 한판 거창하게 싸워야 하므로 필사적으로 치밀어 오르는 살기를 내리 눌렀다. "마지막으로 묻겠다." 별로 기대도 안 하고 있던 론이 반짝, 눈을 빛내며 앞을 바라 보았다. 드디어 이 바보 같은 짓이 끝나는건가? 녀석이 뭘 묻던 반가운 마음으로 대답을 하리라 생각을 하며 론은 의자에 거의 누워있던 자세를 똑바로 했다. 녀석이 드디어 물었다. "신을 찾아 온 이유는 무엇인가." "그건." 당장에 대답을 하려고 입을 열었던 론은 문득 말을 중간에서 멈췄다. 녀석들은 이쪽의 목표가 신이라는걸 알고 있다. 거기에 목적까지 알려주면 아무래도 녀석들에게 질질 끌려다니게 되겠지. 론이 적당히 거짓말을 섞어서말했다. "친구를 구하기 위해서." 원래 목표는 신이 내려준 물건이라는걸 확인하고, 여차하면 훔쳐갈 생각이지만, 론은 태연하게 말을 했다. 사실 론의 말이 거짓은 아니었다. 이 모든 일은 레아드를 구하기 위해서니까. "친구?" 녀석의 물음에 론이 인상을 구기며 중얼거렸다. "마지막 질문이라고 말했으면 그만 끝내라고. 나 슬슬 폭발 직전이야." "친구?" 그럼에도 불구하고 녀석은 산뜻한 어조로 다시 물어왔다. 론은 흥. 가볍게콧바람에 내고는 슬쩍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손을 뻗어서 자신이앉고 있던 의자의 등받이를 잡고는 몸을 화려하게 뒤로 꺽었다. 동시에 론이 의자를 녀석들이 있을 지점으로 던지면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네 놈들에게 그것 까지 대답할 이유는 없어!!" 콰앙! 의자가 허공에서 맹렬하게 돌면서 날아가더니 어둠 저편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서 커다란 충돌음이 울려 퍼졌다. 방 안으로 의자가 부서지는 파열음이 생생하게 울려 퍼졌다. 론은 의자를 던지는 바람에자리에서서서 녀석들을 향해 도전적인 눈빛을 보였다. 의자가 박살이 나고 땅에 떨어지며 일으킨 메아리가 그치고, 방 안으로는 무서우리 만큼 고요한 정적이 내리 앉았다. 론은 이미 품 손에서 꺼내든 단검을 손에 쥐고 있었다. 여차 하면 모조리 부셔버릴 기세였다. 그때앞에서 나직한 음성이 방 안으로 울려 퍼졌다. "폐회한다." "여어." 대기실이라고 보이는 장소에서 푹신한 쇼파에 몸을 기대고 음료수라 해석되는 붉은색 액체를 마시던 바크는 론이 초췌한 모습으로 안으로 들어오자손을 들어서 론을 맞이했다. 론이 슬쩍 바크를 보더니 의아한듯 물었다. "너.. 뭐냐." "뭐? 내가 뭐라니?" "너 계속 여기에 있었어?" 론의 물음에 바크가 피식 웃더니 대답했다. "아냐. 아까까지 이상한 방에서 시덥지도 않은 녀석들이랑 얘기 하고 있었 어." 바크도 심문은 받은 모양이었다. 론은 바크의 말에 기쁜 표정을 지었다가,곧 인상을 일그러 뜨렸다. 론은 바크를 물끄러미 쳐다 보았다. 똑같이 심문을 받았는데 왜 이렇게 결과는 차이가 나는거냔 말인가. 한 녀석은 쇼파에 몸을 기대고 음료수를 마시며 흥얼거리고 있는데, 이쪽은 지금 당장이라도 쓰러져서 기절을 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서 론이 물었다. "아까라면 언제?" 바크가 으음, 생각을 해보더니 대답했다. "한 네시간 전?" "뭐, 뭐야? 넌 두시간 밖에 안 했어?" "한시간 조금 넘은것 같던데." "어떻게?" 론의 물음에 바크가 싱글 웃으며 대답했다. "그 자식들, 뻔한 수작 보이는 짓을 해대잖아. 이쪽 성질 긁으려고 애쓰는 게 가상해서 녀석들 소원대로 성질 부려줬지. 단검으로 방에 조금 불장난 을 치니까 금방 내보내 주던걸?" "......" 아연해 하는 론을 보며 바크가 물었다. "너, 설마 지금까지 심문 받고 있었어?" "......" "야, 론?" "......" "론?" 바크가 연이어 론을 불렀지만, 론은 그런 바크에게 아무런 대답도 해주지못했다. 점점 석화가 되어가더니 모래 처럼 흩날리며 부서져 가는 론의 표정을 보며 바크는 어깨를 으쓱였다. "한심하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468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97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17 03:13읽음:850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97 ) == 제 3장 3막 < 불꽃의 장. > ==--------------------------------------------------------------------- 심문이 끝나고 일행이 대기실에 들어온지 한시간 가량이 지나자 창 밖으로보이는 하늘이 점차 붉은 색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리무반은 이곳이지하라고 했는데 하늘이 보인다는게 꽤 의문이었다. 이곳을 지하라고 부를어떤 사정이 있거나, 아니면 창에 무슨 주문을 걸어 놓아서 밖의 풍경을비추게 한 모양이었다. 둘은 대기실에서 앞으로의 일들을 의논 하다가 문이 열리면서 리무반과몇몇 처음 보는 이들이 들어오자 입을 다물었다. 리무반이 들어오면서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푹 쉬셨습니까?" 론과 바크는 리무반의 물음에 한껏 미소를 지어 주었다. "덕분에요." 이미 리무반을 웃으면서 사람도 죽일 악독한 녀석으로 분류를 해 놓았는지론과 바크는 사정 없이 밝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리무반은 둘의 생각대로 꽤 강적이었다. 녀석은 둘의 미소에 다행이라는 듯한 가증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의 뒤로 여섯명 정도 하얀 후드로 얼굴을 가린 이들이 리무반을 따라서 들어왔다. 리무반이 둘에게 말했다. "여러분들의 숙소를 준비하느라고 잠시 시간이 걸렸습니다." "숙소요?" 리무반이 론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예. 여러분 깨서는 이곳, 불꽃의 장에서 알아보실게 많다고 하시지 않으 셨습니까. 두 분이 원하시는걸 얻으실 때까지 머무를 장소를 마련 했습니 다. 그리고..." 리무반이 슬쩍 말을 끌자 뒤 쪽으로 대열을 맞추어 서 있던 하얀 후드의녀석들이 손을 올려서 후드를 걷었다. 놀랍게도 그들의 손은 눈 처럼 하얗게 빛나고 매끄러웠다. 후드가 뒤로 넘어가자 론과 바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한명한명이 세상을 놀래킬 만큼이나 무시무시한 미색을 갖춘 여인들이었다. 나이도 제각각에 생김새도 전부 틀렸는데, 공통적으로 요타 못지않은 미인이었다. 바크와 론은 한창 자라나는 청소년이란걸 강조하는 듯 그녀들에게서 눈을떼지 못하다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리무반에게 물었다. "이... 이건.. 무슨 뜻입니까?" 리무반이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두 분이 이 곳에서 쾌적한 생활을 즐기시면 하는 제 작은 배려 입니다. 두 분의 시종을 들게될 소녀들이지요. 왼쪽부터 세시리아, 넨가, 리리즈 ,미샨.." "거절. 하겠습니다." 리무반의 말을 중간에서 싹둑 자르면서 론이 당차게 말했다. 바크가 론의말을 이었다. "극진한 대우를 해주시고, 저런 미인들에게 저희 시종을 들게 해주시는건 감사하지만, 마음만 받도록 하죠. 저희에겐 리무반 씨의 말씀대로 할 일 이 있습니다." "할 일이요?" "신에 대한 것 말입니다." "아, 그거라면 걱정 마십시오. 내일 부터 여러분들에게 불꽃의 서고를 열 람하실 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 신에 대한 서적이라면 그곳에서 수천권 도 넘게 찾으실 수 있을겁니다." 리무반은 자랑스럽다는 듯 말을 했지만, 론과 바크는 뚱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 보았다. 아무래도 녀석들은 이쪽이 그 '물건'에 대해서 아무 것도모른다고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바크가 알려주기로 했다. "저희는 책을 보러 온게 아닙니다." "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전 세계를 뒤져도 불꽃의 서고 보다 신에 대 한 정보를 더 얻을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저희가 알려 하는건 신에 대한 정보가 아니라, 그가 이곳. 불꽃의 장에 주고 갔다는 물건입니다." 말을 하고 바크는 리무반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 보았다. 왠만한 녀석이라면 얼굴에 당황하는 기색이나, 아니면 놀람의 기색을 비춰서 바크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줬겠지만 리무반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녀석이 아닌 모양이었다. 리무반이 태연하게 되물었다. "신이 주고간 물건이라뇨? 그건 또 무슨 말씀입니까." "모르십니까?" "예. 처음 듣는 소리군요." 론이 허리에 손을 얹더니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말했다. "그렇다면 리무반 씨 보다 좀 더 높은 분에게 연락해주시기 바랍니다. 저 희는 그 물건을 보러 왔으니 부디 허락해 달라고요." 론의 배짱에 리무반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곧 그는 고개를 저었다. "죄송합니다만, 이 곳엔 정말 그런 물건은 없습니다. 저는 이래뵈도 이 탑 을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이 탑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전부 알고 있죠." "그래서, 정말 없다는 말씀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리무반이 단호하게 말했다. 론은 슬쩍 바크에게 시선을 주었다. 에언이 거짓말을 한 걸까? 둘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최소한 에언과 리무반을두고 저울질을 했을때 기우는 쪽은 당연히 에언이었다. 바크가 팔짱을 끼더니 들으라는 듯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 어쩔 수 없군요." "뭐가 말입니까?" 물어오는 리무반에게 바크가 손가락 하나를 치켜 들더니 자신의 말을 잘풀이해서 알아듣기 좋게 설명해 주었다. "저희가 찾는게 이곳에 없다면, 저희가 더 이상 이곳에 머물 필요는 없다 라는 말입니다." 이렇게 배짱을 튕길 줄은 몰랐던지 리무반이 즉시 당황해서 말했다. "자, 잠깐만요. 설마 두 분.. 떠나시겠다는 말씀입니까?" "예. 그렇게 말한겁니다." "말도 안됩니다. 두 분은 마왕의 결계를 해체한 분들이 아닙니까? 지금 이 세상은 마왕으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모른채 하시겠다는 말씀입니까? 이대로 떠나시면 안됩니다!" 아무래도 열쇠는 이 쪽이 쥔 모양이다. 바크와 론은 그걸 재빨리 알아 채고는 속으로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론이 팔짱을 끼며 말했다. "하지만 말입니다. 저희는 리 대륙의 사람도 아니고, 저희와 마왕은 완전 히 무관하거든요. 엘라니안은 리 대륙과 워낙 떨어져 있어서 마왕이 날아 올 위험도 없죠. 근데 괜히 여러분들에게 마왕의 결계를 깨는 방법을 알 려줘서 마왕의 심기를 건드릴 필요는 없다고 보는데요." "그.. 그런.." "엘라니안을 위험에 처하게 할지도 모를 일인데.. 아무런 이득도 없는 일 을 할 수는 없습니다." 즉, 알고 싶으면 너희도 그에 상응하는걸 내 놓으라는 말이었다. 간단히말해서 협박이었다. 리무반은 상당히 동요하는 모습을 보여주더니 한참을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잠시 후에 그가 끄응.. 신음 소릴 내더니 갑자기몸을 돌려서 대기실의 한쪽 벽에 달린 검은 유리 창 쪽으로 다가갔다. 그가 유리 창 옆에 달린 조그만 돌에 손을 올려 놓자 돌이 빛나더니 곧이어검은 유리 창이 하얀 색으로 변했다. 그리고 그 너머로 왠 사람의 얼굴이떠 올랐다. 리무반이 이 쪽에 간신히 들릴 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쪽에서... 예. 그렇습니다. 예. 예. 그건... 그렇진 않습니다만.. 예? 하지만 그래도 되겠습니까?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일러두 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리무반이 고개를 돌렸다. 어느새 그의 얼굴이 평소의 뻔뻔한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그가 다가오더니 방금 전까지 없다, 그런거 들어본적도 없다. 라는 등의 말들이 무색하게 시리 싱긋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끄덕였다. "위에서 허락을 하셨습니다. 두 분이 말씀하신 신의 물건이 있는 곳까지 제가 안내 해 드리죠." 정말로 뻔뻔한 녀석이다. 둘은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앞장서서 대기실의문을 나서는 리무반을 따라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488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98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18 17:34읽음:713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98 ) == 제 3장 3막 < 불꽃의 장. > ==--------------------------------------------------------------------- 불꽃의 장은 한 층마다 대륙에서 이름을 날리는 최고위 마도사들이 한명씩 자리를 잡아 연구를 하는데, 층수가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더욱 강력하고 이름 높은 마도사들이 층을 차지하게 된다. 지하 200층 부터 지상 5000층 까지는 현역들이 자리를 잡고, 그 위는 중요한 연구나 주문의 개발을 위해서 은둔한 자들이 자리한다. 그리고 만층 이상으로 올라가면 고대에서나 활동을 했던 전설적인 마도사들이 있다고 하는데 잠적을 한지 수천년이 넘은 인간들이라 생사 조차 모를 지경이라고리무반은 말했다. 신의 물건이 잠들어 있는 곳은 이런 탑의 특성상 최상위 층으로, 바꿔 말하자면 이 탑에서 가장 침입하기 힘든 곳이다. 날아서 들어 오려면 먼저 탑근처를 지키고 있는 절대 공격 결계. 엘론을 파괴해야 하지만, 비하랄트나마왕 조차도 부수지 못하는 결계를 부술 수 있는 인간이 있을리 없다. 그렇다고 탑을 올라오자니 한층마다 자신의 층을 지키는 마도사들과 싸워야하는데 최고위 마도사를 만삼천 명이나 이겨야 하므로 불가능이라고 해도과언이 아니었다. 론과 바크에겐 다행스럽게도 탑 옆으로 동그란 관이 있어서 둘은 그 관을통해서 단숨에 최상위 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리무반의 말로는 이 관을이용 하려면 불꽃의 장을 관리하는 번즈라는 열두명의 마도사들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번즈는 불꽃의 장을 대표하는 현역 마도사들로서세상을 지배하는 자들이라고 봐도 좋다는게 리무반의 설명이었다. 그리고일행을 이 곳에 초대한 것도 바로 그 번즈 들이었다. "휘유. 도대체 어디까지 올라가는거야?" 거대한 관을 통해서 위로 솟구쳐 올라가는 금색 원반 위에서 론이 아래를내려다 보며 물었다. 까마득하게 아래로 구름이 보였고, 그 사이사이로 희미하게 도시의 모습이 보였다. 론과 바크는 하늘로 계속해서 올라가다보면하늘이 검어진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 만큼이나 끝도 없이 계속해서하늘로 올라갔다. 그렇게 올라가기를 한시간. 드디어 원반이 속도를 줄이더니 천천히 멈춰서기 시작했다. 투명한 관 밖으로 푸르게 빛나는 땅덩어리가 보였다. 그리고 주위는 검은색으로 온통 별들이 반짝였다. 하지만, 아직도 별은 손톱 보다도 작을 뿐이었다. 아무래도 별에 닿으려면 좀 더 올라가야 하는 모양이었다. "이곳 입니다." 원반이 완전히 멈추자 리무반은 원반에서 강철로 된 바닥에 내려 오며 둘에게 말했다. 둘은 리무반을 따라서 원반에서 내려왔다. 타앙. 강철인지뭔지로 만들어 졌는지 단단하기 이를데 없는 바닥이 발과 닿으면서 커다란소리를 내었다. "자, 가시죠." 리무반이 앞으로 있는 문을 가리켰다. 바크가 그를 보더니 물었다. "리무반 씨는 안 갑니까?" 리무반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저는 물론이고, 이 탑의 누구도 저 안에는 들어가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 다. 설사 번즈라 할지라도 단독으로는 이 곳에 들어가지 못하죠. 외부인 이 이 곳에 들어가는건 여러분이 처음입니다." "영광이군요." 그 번즈란 녀석들이 신에 대한걸 알아내려고 하는 사람들을 죽여서 까지숨기려고 하는 물건이다 보니 정말로 중요한 모양이었다. 바크와 론은 리무반의 말에서 자신들의 요구가 꽤 말도 안되는 것이었다는걸 알았는지 마른침을 삼켰다. 리무반이 옆으로 물러나자 바크와 론은 천천히 발을 옮겨서 강철로 되어 있는 문 앞에 섰다. 그때 갑자기 뒤에 있던 리무반이 말을했다. "아차, 이걸 안 드렸군요." 리무반이 둘에게 다가오더니 품 속에서 흰색의 작은 강철 팔찌를 둘에게주었다. 그가 하하 웃더니 말했다. "저도 이곳이 처음이다보니 긴장을 한 모양입니다." 론과 바크는 리무반이 준 팔찌를 손목에 끼고는 그에게 물었다. "이건 뭐죠?" "증표입니다." "증표요?" "예. 만약의 상황을 위해서 이 문 안쪽에는 무시무시한 시칸들이 득실거리 고 있죠. 만약의 만약이지만, 누군가가 무단으로 침입해서 신의 물건을 탈취하는걸 막기 위해서입니다. 이 팔찌를 하고 있으면 그 시칸들이 공격 을 하지 않을겁니다." 론과 바크는 물끄러미 리무반을 쳐다 보았다. 하마터면 문을 열자마자 그대로 죽을 뻔 한 것이다. 리무반은 둘의 생각을 알았는지 빙그레 미소를지으면서 뒤로 물러났다. 그도 죽는건 겁이 나는 모양이었다. 론과 바크는다시 문 앞에 섰다. 그러자 둘의 팔찌가 희미하게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끼이익. 팔찌와 공명을 하는건지 문이 천천히 흔들리면서 옆으로 밀려났다. 그 사이로 눈부신 빛이 흘러나오더니 일행의 몸을 감쌌다. 둘은 자신들의 몸이마력에 휩쌓이는걸 느꼈다. 이동의 문을 통과할때 느껴지는 가벼운 현기증이 일어났다. 그리고 곧이어 빛이 사라졌다. "......" 갑자기 일어난 빛 때문에 눈을 감았던 론은 천천히 눈을 떴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더니 론의 머리와 옷을 부드럽게 흔들면서 지나쳤다. 론은 천천히 주위를 돌아 보았다. 푸르른 들판의 언덕. 바람에 휘날리는 연두색잔디가 평야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위로는 구름 한점 보이지않을 만큼이나 깨끗한 하늘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환각?" 옆에 있던 바크가 하늘을 보며 중얼거렸다. 방 안으로 들어왔는데 난데없이 끝도 보이지 않는 초원에 하늘이라니. 바크는 조심스럽게 팔을 위로 뻗었다. 하지만, 천장이 만져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론이 단검을 꺼내더니높이 위로 던졌다. 쎄에엑! 바람을 가르면서 하늘로 올라간 단검은 점 처럼 작아 질 때까지 맹렬한 속도로 올라가다가 중력의 방해로 점점 속도가줄더니 곧이어 다시 땅으로 떨어졌다. 론은 떨어지는 단검을 낚아 채고는놀랍다는 눈으로 하늘을 보았다. "정말 하늘인가 본데? 아무래도 방 안에 가상 세계가 펼쳐져 있었나봐." "가상 세계?" "옛날 얘기에 가끔 나오잖아. 구슬 안에 커다란 마을이 있거나 조그만 연 못에 용궁이 들어있고.. 이런 것들." "뭐야 그게?" 바크의 물음에 론이 한숨 섞인 말투로 바크에게 핀잔을 주었다. "너 동화책 정도는 읽는게 좋겠다." "하여간, 가짜 세상이라는 거지?" "그래." 그리고 둘은 고개를 돌려서 언덕 아래로 보이는 작은 숲을 보았다. 숲이라고 보기엔 상당히 무리가 있었다. 작은 엿못과 그 주위에 심어진 몇그루의나무가 전부였다. 연못 주위로 물을 마시러 온건지 몇마리의 말과 몇종류의 동물들이 보였다. "내려갈래?" 론의 물음에 바크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럼 저기 말고 갈 때는 있냐?" 주위는 무한대로 펼쳐진 평야. 둘이 들어 왔던 문은 온데간데 없이 보이지않았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과, 그 위를 덮고 있는 푸른 하늘. 그 가운데보이는 거라고는 오직 저 자그만 연못 뿐이었다. 론이 머슥하게 웃으며 먼저 앞으로 나아갔다. 언덕에서 부터 아래까지는 무척 가까와서 둘은 금방 연못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동물들은 둘이 다가오자 흥미롭다는 눈으로 둘을 살펴 보았다. 모두들 사람에게 낯을 가리지 않는건지 피하지도 않았다. 론이 중얼거렸다. "이 팔찌를 푸는 순간, 저것들이 우릴 죽이는건가?" "해보고 싶어?" "설마. 그냥 궁금해서 말해본거야." 자신에게 다가오면서 귀를 쫑긋거리는 사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론이 대답했다. 연못은 비뚤어진 원형의 모습이었는데 지름이 대략 오십여 미터정도였다. 주변으로 심어진 나무들은 위에서 내리 쬐는 태양의 빛을 적당하게 막아줄 정도의 숫자였다. 물을 마실 만큼 마셨는지 몇몇 동물들은 나무가 만들어준 그림자 밑으로 가서 드러 누웠고, 몇몇 녀석들은 연목으로뛰어들더니 물장구를 치면서 놀기 시작했다. 둘은 다리가 여섯개 달린 늑대 비슷한 녀석들이 물을 튀기며 노는걸 잠시 쳐다 보다가 연못의 가를 돌아서 가장 나무가 우거지게 자라난 곳으로 갔다. 그 중에 가장 커다란 나무는 못해도 천년 정도는 살아온 녀석 같았다. 크기는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나무 등치의 두께가 사람 열명이 팔을 뻗어도 이어지지 않을 만큼이나두꺼워 보였다. 더구나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는 거대한 뿌리들이 땅 이곳저곳으로 튀어나와 있어서 좋은 휴식처를 만들어 주었다. 둘은 튀어나 온 나무 뿌리에 걸터 앉고는 주위를 돌아 보았다. 넓직하다못해서 끝이 보이지 않는 초원의 모습은 왠지 허무해 보였다. 가상의 세계라서 그럴까? 그런 느낌이 더욱 강하게 들었다. 잠시 나무 뿌리에 앉아서 얇은 물가에서 뛰어 노는 다리 여섯개의 아기 늑대들을 바라보던 바크는 문득 시선을 그 옆으로 옮겼다. 뭔가 어두운 그림자가 아기 늑대들을 향해서 천천히 다가가고 있는걸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그림자의 속도나 방향. 그리고 움직임으로 볼 때 그건 먹이를 노리는 야수의 행동이었다. 저기서 뛰어노는 아기 늑대들이 손목에 차고 있는 팔찌를벗는 순간 무시무시한 악마로 변해서 자신들을 죽일거라는걸 알고 있으면서도 바크는 천진난만한 아기 늑대들에게 위험을 알리는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아니, 그렇게 하려고 했다. "위험..." 퍼엉! 바크가 채 소리를 지르기 전에 갑자기 물보라가 일어 나면서 늑대들의 뒤에서 하얀 포말이 솟구쳤다. 그리고 그 사이로 뭔가가 불쑥 튀어 나오더니늑대의 목을 잡고는 단숨에 물 속으로 끌여 들었다. 물 속으로 끌려가며지른 아기 늑대의 단발마의 비명이 초원을 흔들어 놓았다. 바크와 론은 깜짝 놀라서 단검을 품에서 꺼내고는 서둘러서 나무 뿌리에서 아래로 내려왔다. 그 순간 다시 한번 연못에서 물보라가 일어나면서 뭔가가 튀어 나왔다. "아하하~ 리림은 바보." 갑자기 연못에서 밝은 웃음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품에서 바둥 거리는 아기 늑대를 보며 웃는 아이가 물보라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허리께까지 내려오는 치렁한 붉은 머리가 물에 젖어서 매끈한 아이의 등에 달라붙었다. 아이는 바둥거리는 아기 늑대를 놔주면서 빙글빙글 웃었다. "레..레아드?" 론이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쳤다. "....?" 아이가 론의 소리를 들었는지 고개를 이쪽으로 돌렸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489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99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18 17:35읽음:657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99 ) == 제 3장 3막 < 불꽃의 장. > ==--------------------------------------------------------------------- 커다란 붉은색 눈동자가 깜빡였다. 아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점점 눈동자에 커다랗게 비춰지는 갈색 머리의 소년을 쳐다 보았다. 풍덩! 아이의앞에서 요란스럽게 물보라가 쳤다. 론이 그대로 물로 뛰어 들더니 놀라서말도 못하고 있는 아이를 덥썩, 안아 버렸다. "레아드!" "으와아아." 아이는 갑자기 자신의 몸이 들려지자 깜짝 놀라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론의어깨를 바싹 잡았다. 그 순간, 론과 아이의 눈이 마주쳤다. "...얼래?" 론이 뭔가 아니라는걸 깨닫는 순간, 갑자기 뒤에서 적당한 충격이 오더니고개가 앞으로 꺽여버렸다. 바크가 다가오더니 론의 뒷통수를 주먹으로 내리친 것이었다. 론이 아이을 내려주자 바크가 론을 보며 어이가 없다는 듯말했다. "레아드가 아무리 보고 싶기로서니, 저런 애하고 레아드를 착각을 하냐? 아무리 잘 봐줘도 이제 겨우 13~4살 정도 같은데." "나도.. 안다구.." 론이 투덜거리며 뒷통수를 문질렀다. 그러면서 둘은 자신들의 앞에서 놀라워하고 있는 아이를 쳐다 보았다. 레아드 보다 10cm은 작은 키에 몸도 그만큼 가냘프다. 하지만 생긴건 레아드와 완전히 똑같았다. 레아드를 어리게 만들면 이런 모습이랄까. 아이는 자신을 바라보는 둘을 보더니 문득 손을 치켜 들어서 론을 가리켰다. "아까 봤어." "...뭐?" "아까 아래 층에 있던 사람. 맞지?" 아이가 물었다. 론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다가 아까 자신이 유리벽 너머로 레아드의 환영을 보았다는걸 깨닫고는 놀라서 외쳤다. "아, 아까 그게 너였어?" 하지만, 이미 론의 대답을 할 사람은 앞에 없었다. 갑자기 아이가 사라지더니 연못 저편에서 나타났다. 아이는 몸에 묻은 물을 털면서 땅을 구르고있는 아기 늑대를 잡더니 다시 사라졌다. 아이가 둘의 앞으로 나타났다. 품에는 예의 그 아기 늑대가 안겨 있었다. 아이가 늑대의 입 앞으로 손을 가져가자 늑대가 입을 벌리더니 앙장 맞게아이의 손을 물었다. 장난을 치는 모양이었다. 아이는 시선은 리림이란 늑대에게 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응. 새로 누가 오길래 내려갔었어." 바크와 론은 서로를 쳐다 보았다. 황당하다고 할까. 속았다고 할까. 이토록 철저한 경계 속에 보호되는 대상이 멋대로 밖으로 나갈 수 있다니. 그러면 도대체 그 무식하게 복잡한 결계나 무서운 시칸들은 왜 만들어 놓은거야? 허탈하다는 표정을 짓던 바크는 자신들이 아직도 허리까지 물이 차오르는연못 안에 있다는걸 깨닫고는 밖으로 몸을 돌렸다. 바크와 론은 물 밖으로나와서 단검을 이용해 젖은 옷을 말렸다. 그리고 아직도 연못 안에서 늑대랑 장난을 치고 있는 아이에게 물었다. "그런데, 너 이름이 뭐니?" 아이는 자신의 손을 물고 안 떨어지는 늑대를 이리저리 흔들면서 대답했다. "엘더야." 타탁. 적당한 두께의 장작더미 사이에서 불꽃이 일어나더니 순식간에 자신의 앞으로 던져진 먹이들을 게눈 감추듯이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단숨에모닥불이 지펴지면서 어두운 연못 주위로 일렁이는 붉은 빛의 파도가 넘실거렸다. 가상의 세계이지만, 밤은 찾아왔다. 론은 근처 나무에서 열매들을 따 왔고바크는 나무 한그루를 잘라서 거기서 나온 장작들로 불을 지폈다. 가능하면 모닥불 주위로 모여 있는 몇몇 동물들 중에 하나를 잡아서 열매를 향신료 삼아 구워 먹었으면 좋았겠지만, 사실 저것들이 순진한 동물의 탈을 뒤집어 쓴 살인 병기라는걸 알고 있기 때문에 감히 건들지는 못했다. 엘더는 모닥불을 처음 보는건지, 그 독특한 분위기에 취한 듯 모닥불 옆에배를 대고 드러 누워서는 턱을 괴며 일렁이는 불꽃을 바라보았다. 사뭇 그얼굴이 진지해서 옆에 있는 론과 바크는 실소를 할 지경이었다. 나뭇 가지 하나를 반으로 부러뜨려서 모닥불 안으로 집어 넣은 바크는 자신의 옆에 누워있는 엘더를 힐끔 바라보았다. 수십대를 겨쳐 내려오면서피야 완전히 흐려졌겠지만, 엄연한 선조다. 그것도 하와크 가의 초대가 아닌가. 기분이 굉장히 묘하다. "자. 이거." 나무 가지에 사과 비슷하게 생긴 열매를 껴서 구우던 론이 엘더에게 하나를 건네 주었다. 그렇지 않아도 아까부터 그쪽에 신경을 곤두 세우며 호시탐탐 지글지글 익고 있던 열매를 훔쳐보던 엘더는 론이 자신에게 나무 가지를 건네주자 얼른 일어나 앉아서 그걸 받아들었다. 모닥불을 뒤 섞으면서 바크가 넌지시 말했다. "신의 물건이라.." 론이 그 말을 받았다. "예전에 폰의 책에 동화 되었던 적이 있었잖아. 그때 요타와 엘더의 대화 기억해?" 바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직하게 한숨 섞인 말을 했다. "응. 요타가 엘더에게 말했었지. 너도 나랑 같은 부류 아니냐고. 그게 그 런 뜻인줄은 몰랐어. 둘다 신의 손에서 만들어진 녀석들이었다니." 엘더는 뜨거운 과일을 조심스럽게 베어 물면서 눈동자를 굴려서 자신의 이름을 계속해서 거론하는 둘을 번갈아 보았다. 요타와 엘더. 그리고 요타와 한쌍이라는 요루타까지. 모두 신의 작품인 모양이었다. 신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모든 것을 만들었을까? 생각을해보면 참 우스운 일이다. 고대를 멸망시켰다는 로무는 사실 요타다. 그리고 그 로무를 무찌른건 엘더이고, 엘더가 사용을 했던 무기는 요루타다. 그리고 이 모든걸 만든자는다름아닌 신. "비하랄트를 따라 갈걸 그랬나." 론이 긁적 뒷머리를 긁으면서 중얼거렸다. 바크도 론의 말에 토를 달 생각은 없는지 입을 다물었다. 이곳에 와서 그 신의 물건이라는걸 보게 되면신에대한 확실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와서 보게된건 14살 짜리 정신 나간 꼬마 녀석이다. 물론, 그 꼬마 녀석이 나중에 이세계의 인간을 모조리 소멸 시켜 버리고, 마왕과 로무를 봉인시키고, 하와크를 건국하는 등. 상당수의 말도 안되는 짓을 하게 되지만 지금 론과 바크에겐 어떻게 봐도 꼬마 이상으로 보이진 않았다. "아함." 뜨겁게 달아 올랐던 노릇노릇한 과일을 후~ 후~ 숨을 불어서 식힌 뒤에 한웅큼 베어 물은 엘더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우물우물 그걸 씹어 삼켰다. 그리고 또 놀라운 것을 엘더와의 대화 중에서 알게 되었다. 엘더는 마도사들의 그 엄청난 결계나 결벽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마음대로 출입을 할수 있다고 한다. 즉, 그 정도로 엄청난 힘을 가진 것이었다. 마도사들은아무래도 이 아이를 후에 마왕과 싸울 무기로 생각을 하는 모양이었다. "그나저나, 엘더." 론이 턱을 괴고는 벌써 커다란 열매를 여섯개나 먹고도 지치지도 않고 또열매를 집어드는 엘더에게 넌지시 말을 걸었다. 엘더는 열매가 너무 뜨거워서 지금 당장은 먹지 못하겠는지 그 사이 론에게 시선을 돌렸다. 론이 물었다. "너, 여기서 나갈 힘이 있다고 했지?" "응." "그런데 어째서 안 나가는거야?" 엘더는 으음, 생각을 해보더니 다시 더 깊은 생각에 빠졌다. 끄응.. 으로신음 소리가 바뀌자 바크가 물었다. "여기가 좋은거야?" 엘더는 바크의 물음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리고는 손을 슬쩍 뒤로 빼더니 뭔가를 집어서 앞으로 가져왔다. 어느새 거기에 왔던건지 리림이라는아기 늑대가 목덜미를 잡혀서 엘더의 손에 들려 있었다. 엘더는 리림을 자기 다리 위에다 올려 놓고는 말했다. "아니. 리림을 빼고는 여긴 하나도 재미 없어." "그런데 왜 여기에 있는거야? 나갈 수 있다며?" 엘더는 다시 생각에 잠겼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490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200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18 17:35읽음:765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00 ) == 제 3장 3막 < 불꽃의 장. > ==--------------------------------------------------------------------- 여기에 온 이유를 잊은건지, 아니면 여태껏 왜 자신이 여기에 있어야 하는지 생각을 안 해본 모양이었다. 그렇게 팔짱을 끼고 몸을 숙여서 그 사이에 낀 리림이란 늑대를 괜히 괴롭히던 엘더는 한참이 지난 뒤에 갑자기 허리를 펴면서 고개를 들었다. 엘더가 한 손가락을 치켜 세우더니 싱글싱글웃으면서 말했다. "나 보고 여기 있으랬어." "누가?" 론과 바크가 동시에 물었다. 엘더는 다시 생각에 잠겼다. 엘더의 다리에있던 리림은 시칸 주제에 꽤 영리한지 재빨리 필사의 탈출을 꾀해서 엘더의 다리 위에서 빠져 나왔다. 그러자 엘더가 말했다. "펜이 그랬어." "펜? 펜이 누군데?" "펜은 펜이야." 엘더는 그게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말을 했다. 물론, 펜은 펜이니 당연하긴 했지만, 론과 바크는 당황한 얼굴로 엘더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엘더는 더 이상 질문은 받기 귀찮은지 도망을 가려는 리림을 잡아서 한 손으로품에 안고 다른 손에는 열매에 꽂힌 나무 가지를 집어서 냉큼 먹기 시작했다. 엘더를 쳐다 보던 론이 작게 바크에게 물었다. "펜이 신인가?" "글쎄. 하지만, 엘더의 말투로 보자면 친구 정도를 말하는거 같은데?" "누구지?" 론은 잠시 자신의 기억 속을 뒤져 보았지만, 펜이란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론이 한참 뒤에 벌렁 뒤로 드러눕더니 이마를 내리 누르면서 길게 한숨을 쉬었다. "아~아~ 이건 망할. 완전히 헛걸음이였군. 내일이라도 당장 비하랄트를 찾 아서 떠나야 겠어." 아무래도 여섯 시간에 이르렀던 심문 때문에 몹시 피곤했는지 론은 그렇게꿍얼 거리고는 몸을 옆으로 웅크려서 작게 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금방 잠이 들어 버렸다. 바크는 말 없이 잠이 든 론에게서 모닥불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엘더는질리지도 않는지 구워져 있던 열매를 기어이 모조리 해치우고 말았다. 열매에서 나온 액즙이 손에 잔뜩 묻어서 끈적거리는지 엘더는 곤란한 표정을지었다. 바크가 연못을 가리키며 말했다. "씻으면 괜찮아 질거야." 바크의 손가락을 따라서 연못을 보던 엘더는 바크의 말에 얼굴에 활짝 웃음꽃을 피우더니 후다닥 연못으로 달려갔다. 잠시 후, 온통 물에 젖은 엘더가 다시 모닥불 쪽으로 다가왔다. 바크는 손가락을 까닥거려서 엘더에게 옷을 벗으라고 손짓을 하고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엘더는 훌렁훌렁 옷을 벗어버리더니 바크에게 건네주고는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고개를 슬쩍 들어서 아직도 나무 위로 잔뜩달려 있는 열매들을 쳐다 보았다. 그 탐욕스러운 눈빛에 바크는 피식 웃더니 엘더에게 물었다. "너, 저 열매 처음 먹어본거야?" "응? 어, 오늘 처음 먹어봤어." "...그러면 전에는 뭘 먹었는데?" 엘더가 손으로 연못을 가리켰다. "물고기?" 엘더는 고개를 저었다. 바크는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의아하다는 얼굴로물었다. "설마.. 물?" "응." 그게 당연한건지 엘더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바크는 길다란 나뭇 가지에 엘더의 옷을 걸어서 모닥불 근처에 펼쳐 놓고는 잠시 생각을 해 보았다. 사람은 물만 먹고는 살 수 없다. 물에 무슨 주문을 쳐 놓은 걸까? 아니면, 엘더의 몸도 레아드와 같은 정령일까? 그러다 바크는 엘더를 보면서 물었다. "너 여기에 얼마나 있었냐?" "엘더야." "뭐?" 엘더가 자신의 얼굴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또박또박 말했다. "엘.더." 아무래도 '너'라는걸 빼고 이름으로 불러달라는 뜻인 모양이다. 바크는 금방 엘더의 말 뜻을 알아 들었지만,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보이기엔이렇게 어리고 조금 성격도 이상해 보이지만, 엄연한 선조다. 그것도 그냥선조가 아닌 하와크의 초대 국왕이 아닌가. 엘더라고 하면 하와크에서는신과 동급으로 칠 만큼이나 위대한 사람이다. 그렇게 알고, 그렇게 배웠고그렇게 생각을 해왔는데 지금 와서 그 이름을 이런 어린애 한테 마구 부르는건 아무래도 뭔가 찝찝한 느낌이었다. 설사 이 아이가 그 엘더 본인이맞다고 해도 말이다. "그럼. 엘...더." "응." 엘더가 빙글빙글 미소를 지으며 얼른 대답을 했다. 이, 이녀석.. 도대체정신 연령이 몇살이야? 레아드도 이 나이 때는 이 녀석 보다는 훨씬 똑똑했다고. 레아드와 비교를 하는게 어쩐지 레아드 한테 미안할 정도였다. 바크는 흠흠, 헛기침을 하고 물었다. "여기에 얼마나 있었어?" 엘더는 바크의 물음에 손가락을 들더니 꼽기 시작했다. 곧, 엘더가 다섯손가락을 펼쳤다. "오년?" 엘더는 고개를 졌더니 바크의 말을 고쳐 주었다. "오십년." "오, 오십년?" 나보다 나이가 세배나 많단 말이야? 바크는 등으로 식은땀이 주르륵 흐르는걸 느꼈다. 오백년이나 오천년이라고 했으면 너무 현실감이 없어서 아,그래? 라고 넘어갔겠지만, 오십년은 너무나 머리에 와 닿는 말이어서 바크는 그럴 수가 없었다. 고대에선 어린애라도 우습게 볼게 아닌 모양이다. 바크가 연이어 물었다. "여기 오기 전에는 뭘 했어?" "싫어." 엘더는 바크의 물음에 곧바로 대답을 했다. 그 대답이란게 너무 확고하고의미도 불확실해서 바크는 잠시 당황을 하고 말았다. 싫다니.. 아무래도말하기 싫다라는 의미겠지? 화르륵. 더 이상 뭘 묻기가 힘들어졌는지 바크는 입을 다물고는 조용히 모닥불을뒤섞었다. 점점 죽어가던 모닥불이 화르륵 불길을 토해내면서 한순간 주위가 환해졌다. 바크는 말없이 모닥불을 뒤섞다가 가볍게 한숨을 토해내고는들고 있던 나무 막대기를 옆으로 내밀었다. 엘더가 한번만 해주게 하면 좋겠는데.. 라는 간절한 애원의 빛을 손에 들고 있던 아기 늑대와 더불어서강력하게 쏘아댔기 때문이었다. 엘더는 바크에게 나무 막대를 받더니 좋아서는 이리저리 타오르는 모닥불을 들 쑤셔 놓았다. 천진난만을 뛰어 넘어서 거의 백지에 가까운 아이였다. 마도사들이 이 탑에서 절대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아무도 이곳에 안 들어온 것도 확실히 문제가 된 모양이다. 저 나이가 되도록 저렇게 순수할 수 있다니... 바크는 씁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엘더는 더욱 견딜 수가 없었을까? 자신 때문에 세상의 모든 인간. 동물. 정령들이 소멸 해 버린 것을.. 순수했던 마음은 반대로 순수하게 악해져서 오직 펠의 파멸만을 위하게 되었다. 바크는 천천히 몸을 뒤로 넘겨서 푹신한 잔디 위에 몸을 뉘였다. 구름 한점 보이지 않는 검은 하늘엔 눈에 어질어질 할 정도로 엄청난 수의 별들이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너무나 눈부시게 빛이 나는보름달도 보였다. 가상의 세계에도 별은 뜨고, 달은 지는 모양이다. 바크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눈을 감았다. 옆에서 엘더가 모닥불을 가지고 장난을 치고 있었지만, 불이 옮겨 붙을거라고는 근처에 있는 나무 몇개 뿐이였고, 맹수나 지나가는 사상 불순한 녀석들이 칼을 들고 나타날 일은 없었기에 바크는 마음을 놓고 잠을 청했다. 하루 동안 일어난 일들이 워낙 많아서일까. 금방 정신이 느슨해지면서 몸이 물에 젖은 솜 처럼 가라 앉는 느낌이었다. 바크는 정신을 잃듯이 잠에빠지게 되었다. '내일은... 비하랄트..에게..가서..' 내일 일을 머리 속으로 다짐하면서 바크는 결국 정신의 끈을 놓쳤다. 몸이들썩이면서 뭔가 따듯한 기분에 바크는 몸을 웅크리면서 아득한 꿈의 세계로 빠져 들었가. 무섭게 많은 하늘의 별들이 마치 눈동자 처럼 빛을 내며일행들을 내려다 보는 가운데, 밤이 깊어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519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201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19 21:17읽음:661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01 ) == 제 3장 3막 < 불꽃의 장. > ==--------------------------------------------------------------------- "하아암.." 바크는 느슨하게 풀린 정신을 추스리면서 거기에 약간의 도움을 주려는 요량으로 길게 하품을 했다. 하품을 하는 동안은 세상이 하얗게 보일 정도로정신이 나갔지만, 하품이 끝나자 금방 주위의 사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가장 처음에 들어온건 팔짱을 끼고 자신을 내려다 보는 론의 시큰둥한 얼굴이었다. "..뭐냐?" 바크는 땅에 드러 누운채로 약간 몸을 일으켜서 론에게 물었다. 어느새 주위는 환하게 밝혀진 정오였다. 론의 머리 뒤로 태양이 보이자 바크는 아차하는 마음이 들었다. 늦잠을 자버린건가? "뭐, 별로. 별거 아냐." 론이 피식, 냉소라는걸 짓더니 고개를 돌렸다. 어래? 뭔가 잘못된 건가? 바크는 연못 쪽으로 걸어가는 론의 등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 거렸다. 그나저나 늦잠을 자긴 했다. 바크는 찌뿌둥한 몸을 뒤틀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니, 그렇게 하려고 했다. "......" 오른 팔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무게감에 바크는 행동을 멈췄다. 불길한 마음에 고개를 돌려보니 아닌게 아니라 불길한 생각이 그대로 적중을 해 버렸다. 엘더가 자신의 오른팔을 안고서 몸을 웅크리고 잠을 자고 있었던것이다. 바크는 론이 왜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 보고 있었는지 이해가 갔다. 한 손은 자신의 팔을, 그리고 나머지 한 손에는 리림이라는 아기 늑대의목덜미를 잡고서 작게 코를 골며 자고 있는 엘더의 모습에 바크는 한숨을크게 내쉬었다. 이미 리림은 잠에서 깨어났는지 목덜미를 엘더에게 붙잡힌채로 땅에 배를 깔고 드러누워 있었다. 리림이 눈을 깜빡이더니 바크를 쳐다 보았다. 주제에 깜찍하게도 한숨을 폭, 내쉬었다. "너도 정말 고생이다." 리림을 보며 쓴웃음을 지은 바크는 손을 들어서 자고 있는 엘더의 뺨을 가볍게 톡톡 쳤다. 하지만, 엘더는 잠은 깨지 않고 얼굴을 찡그리더니 고개를숙여서 반항의 몸짓을 보였다. "흐음." 바크가 엘더의 반항에 피식 미소를 지었다. 바크는 이래뵈도 레아드 덕분에 엘빈 밑에서 남자 아이는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절실하게 몸으로 배워온 경력이 있다. 바크가 손가락 두개를 화려하게 펼쳐 보이더니 엘더의 귀를 살짝 집었다. 그리고는 스윽 비틀면서 위로 들어 올렸다. "아야앗!" 엘더가 단숨에 들어지는 귀에 딸려 올려지면서 비명을 내 질렀다. 눈물을찔끔거리는 엘더를 보며 바크가 담담한 얼굴로 물었다. "잠 깼냐?" "에?" "깼으면 세수해!" 엘더를 들어서 세우고는 등을 짜악! 손바닥으로 내리 치면서 바크가 소리쳤다. 덕분에 엘더는 자다가 벼락을 맞은 꼴로 화들짝 놀라더니 리림을 들고는 연못가로 도망을 가버렸다. 바크는 연못에서 세수를 하는건지, 아니면 수영을 하는건지 물 안에서 철퍽거리는 엘더를 보다가 슬쩍 고개를 들었다. 품 안에 열매를 가득 든 론이 서 있었다. "하루밤 사이에 꽤 친해진거 같은데?" 론의 말에 바크가 피식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론의 곁을 지나가면서 론의 가슴을 주먹으로 탁. 가볍게 두드렸다. "저 정도 나이의 꼬마라면 돌보는데 이력이 난거 뿐이야." 그리고 바크는 자신도 세수를 하러 연못으로 걸어갔다. 론은 열매를 땅 위에 내려 놓고는 연못에서 세수를 하는 바크와 이젠 목적이 리림과 장난을치기 위해서 수영을 하는 엘더를 번갈아 보았다. 론이 피식, 미소를 지었다. "할아버지와 손자 사이라고 보기엔 너무 무리가 있는걸." 아침 식사는 어제와 마찬 가지로 구운 열매 요리였다. 가능하면 정말로 근처에 깔리고 깔린 동물들 중에 한마리를 잡아서 요리를 하고 싶은 바크와론이었지만, 차마 목숨이 아까워서 그 짓을 하지는 못했다. 엘더는 어제그렇게 먹고도 질리지 않았는지 론이 스무개나 따온 열매 중에서 열두개를먹어 치워버렸다. 어떻게 그 많은게 저 작은 몸안에 다 들어가는지 신기할 지경이었다. 식사를 하느랴고 더러워진 자리를 대충 정리하고 엘더를 리림과 함께 리림의 어미 늑대들에게 건네준 바크와 론은 그제서야 자신들의 앞으로의 일들을 이야기 할 수 있었다. "두말 할 필요도 없어. 비하랄트 한테 가는거야." 론이 더 이상 그 어떤 의견도 필요 없다는 단호한 얼굴로 잘라 말했다. 바크는 론과 생각이 같은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바크가 주위를 돌아보며 물었다. "근데.. 어떻게 가자는 거냐?" 론은 바크를 따라서 주위를 돌아 보았다. 무한대로 넓은 평야. 문이라고는보이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무작정 걷자니 끝없이 펼쳐진 초원이 둘의 의지를 가볍게 눌러서 박살을 내주었다. 론이 팔짱을 끼더니 엘더를 쳐다 보았다. "그건 저 애한테 부탁하면 되겠지. 여기서 나갈 수 있다고 하잖아." "엘더는?" 론이 바크를 보며 되물었다. "엘더...는 이라니?" "이대로 놔두고 갈거야?" "그럼, 데려가자는 거야?" 론이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물었다. 하지만, 바크는 의외로 단호한 태도로말했다. "과거니까 저 아이를 데려가나 마나 라는 거지? 너가 말하고 싶은건." "그래." 바크가 론을 쳐다 보며 다시 물었다. "그러면, 넌 지금 네 앞에서 사람이 죽어가는데도 구해주지 않을거냐?" "..그건..아니지만.. 엘더는 그것과는 사정이 다르잖아." "똑같아. 마도사들 한테 무슨 짓을 당할지도 모르는데 저 아이를 이대로 놔두고 가자고? 죽어가는 사람을 그대로 놔두는거랑 뭐가 달라? 이곳이 과거니까 우리는 상관할 필요가 없어? 그렇다면 여기서 우린 불사신이 야?" 난데없는 질문에 론이 되물었다. "불사신이라니?" "우리가 죽지 않는거냐고 물은거야. 칼에 맞으면 안 죽을까? 마법에 맞아 도 몸이 남아날까? 맹독을 먹으면?" "..죽겠지." 론이 나직하게 대답을 하자 바크는 단호하게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지금 이곳이 바로 우리의 현재야." 론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론은 머리를 긁적이면서 입 속으로 뭐라 투덜거리는건지 중얼거리는건지 잠시 웅얼거리고는 바크를 쳐다 보았다. 론이졌다라는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대단 하시네요. 만 삼천명의 고위 마도사가 지키는 이 탑에서 녀석들이 목숨을 걸고 지키는 저 아이를 데리고 나가겠다니. 그러다 죽는다구." "뭐, 수가 있겠지." "어련하시겠어." 론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바크는 그런 론을 보면서 싱글싱글 미소를 지었다. 론이 주위를 돌아보더니 저쪽에서 어미 늑대의 밑에 깔려서 바둥거리고 있는 엘더에게 크게 소리를 치켜고 입을 열었다. 그 순간이었다. 부우웅. 갑자기 일행의 근처에서 파란 색의 빛이 모이더니 순식간에 문의 형태로변했다. "??" 론과 바크는 갑자기 일어난 일에 뒤로 물러나면서 마력으로 만들어져 가는문을 바라 보았다. 곧, 문은 완전한 형태를 이루더니 표면의 색깔 마저도강철의 희색으로 변해갔다. 두우웅. 완전히 실체화한 문이 천천히 열리면서 그 사이에서 한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얼핏 보기에도 복장에서 부터 뿜어져 나오는 기운까지 모든게 난마도사다라고 열변을 토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무척 차갑게 느껴지는 눈을가진 여성이었는데 거기다 눈을 얇게 뜨고 있어서 더욱 그런 느낌을 강하게 주었다. 치렁치렁한 검은 머리를 곱게 머리 한쪽으로 넘긴 여인이 문에서 나오자곧 그녀의 뒤로 예전에 본 적이 있었던 녹색 망토를 몸에 두르고 얼굴에마스크를 쓴 인형들이 잔뜩 들어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520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202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19 21:18읽음:585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02 ) == 제 3장 3막 < 불꽃의 장. > ==--------------------------------------------------------------------- "전 와치에느 디멘이라고 합니다." 얼굴만 차갑게 생긴줄 알았더니 말 투도 냉랭하기 그지 없는 여인이었다. 론은 기네아를 여자로 만들면 저런 녀석이 되지 않을까 잠시 생각을 해보며 그녀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문에서 나오던 녹색 망토의 마스크 녀석들은 대략 삼십여명 정도가 되자그제서야 문에서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되었다. 이곳 마도사들의 특징인가,왜 저렇게 저 놈들을 잔뜩 끌고 다니는거지? 론은 힐끔 시선을 녀석들의손목으로 옮겼다. 과연, 녀석들의 손목엔 하나씩 하얀색 강철실이 묶여져있었다. 증표였다. "예정이 변경되어 알려드리려 왔습니다." "예정 변경?" "그렇습니다." 디멘이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갑자기 그녀의 옆으로 서 있던 도라츠넴이라 불리는 녹색 망토의 녀석들이 스슥, 사라졌다. 그리고 곧이어 일행의옆으로 녀석들이 다시 나타났다. 어딜 보더라도 주위를 포위한 형태의 포진이었다. 바크가 인상을 찡그리며 디멘이라는 여 마도사에게 물었다. "이건 무슨 뜻입니까?" "만약의 사태를 위해서다." 갑자기 디멘의 말투가 차가워졌다. 그녀는 론과 바크를 가증스럽다는 눈으로 노려 보면서 말을 이었다. "이 탑의 중요한 비밀을 보여줬는데도 불구하고, 우리의 진심어린 성의를 배신하다니. 용서 할 수 없어." 바크는 디멘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보더니, 곧이어 눈쌀을 찌푸렸다. "엿들었군." 어제 밤에 자기 전에 했던 이야기들이 모두 이 녀석들의 귀에 전해진 모양이었다. 비하랄트에게 가자는 말에다 엘더를 납치해 가자는 말까지 한 마당이니 마도사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했다. 디멘이 이를 갈면서 말했다. "엘더는 신이 우리 인간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희망이다. 마도사도 아닌 이 방인을 이 방에 들여 놓는데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았을거 같나. 이렇게 된 이상 마왕의 결계를 어떻게 해체했는지 네 놈들의 뇌를 꺼내서 시간을 들여 알아내 주겠어." "....." 잡아서 심문을 한다고 했다면 뭐라고 핀잔이라도 줬을 만큼 여유가 있는론과 바크였지만, 잡아서 뇌를 끄집어 낸다는 디멘의 무시무시한 말에 할말을 잃어 버린 모양이었다. 론이 끄응, 머리를 긁적이더니 바크에게 살짝눈짓을 했다. 바크가 디멘에게 말했다. "하나 궁금한게 있는데, 물어도 괜찮을까?" "뭐냐." 강자의 여유인지 디멘이 바크에게 되물었다. 바크는 연못 저편에서 이 쪽을 바라보고 있는 엘더를 가리키면서 물었다. "방금 전에 엘더를 신이 인간에게 준 희망이라고 했는데.. 그 말은 너희 번즈들은 신과 만날 방법이 있다라는 건가?" 디멘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곧이어 잔혹한 미소를 지었다. "그 대답은 신에게서 직접 듣도록 하게 해주지!" 아무래도 이 여자는 자신들을 살려서 이곳에서 내보낼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뇌야 죽이던 말던 머리만 멀쩡하면 얼마던지 얻을 수 있으니까. 그녀의 괴팍한 생각을 읽었는지 바크와 론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고는 품안으로 손을 넣었다. 그러자 디멘이 눈웃음을 치면서 말했다. "어리석은 짓 하지 마. 환영의 단검이 있다고 해도 도라츠넴에게 포위를 당한 상황에선 너희 입이 열리기도 전에 도라츠넴이 너희 목을 자를거다. 가능하면 싱싱한 뇌를 얻고 싶으니까 저항은 그만둬." "그렇군. 환영의 단검은 못쓴다는건가?" "쉽게 알아 듣는군." 디멘의 칭찬에 바크가 씨익 웃더니 품 안에서 뭔가를 꺼냈다. 디멘은 바크의 손에 들린게 단검이 아닌 왠 작은 구슬인걸 깨닫고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 순간 바크가 구슬을 쥐고 있던 손을 슬쩍 폈다. 자연스럽게 구슬은 모두가 보는 가운데 땅으로 떨어졌다. 구슬은 땅에 닿으면서 놀랍도록 쉽게 깨어졌다. 그리고 그 순간, 주위로얇은 빛의 막이 퍼져 나갔다. "이, 이건!?" 갑작스런 상황에 디멘이 당황해서 소리쳤다. 아무래도 마력이 제어가 안되는 모양이다. 그런 디멘의 마음을 아주 잘 아는건지 론이 히죽거리며 웃었다. "일정 공간에서 마력을 완전히 멈추게 하는 주문이다. 비하랄트 녀석의 특 기지. 자, 마력이 안 움직이니 주문은 못 쓰겠지?" 마도사들은 싸움이 없는 보통 상황에서도 언제나 몸에 몇겹이나 되는 강력한 결벽들을 치고 다닌다. 당연히 최고위 마도사인 디멘 역시 자신의 몸주위로 설령 용암이 머리 위로 퍼부어져도 옷하나 그을리지 않을 정도의여러가지 강력한 결벽을 쳐 놓은 상태였다. 그런 결벽을 믿고 바크의 행동을 그냥 놔둔게 화근이었다. 주변의 마력이 멈추자 도라츠넴 녀석들의 움직임이 잠깐이지만, 멈춰졌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바크와 론은 단검을 꺼내들며 소리쳤다. "길어져!" 주문을 만드는건 불가능 하지만, 단검 자체의 기능은 사용할 수가 있는건지 둘의 요구에 단검은 단숨에 장검 길이로 늘어났다. 그렇다고는 해도 원래 두께는 단검 정도여서 얼핏 보면 레이피어로 보였다. 바크가 사정 없이당황하고 있는 디멘을 향해 빈정거렸다. "자아, 만약의 사태로군요. 어쩌시겠습니까?" 이쪽은 이래뵈도 현역 검사다. 그리고 저 쪽은 마법을 쓰지 못하는 마도사. 어딜 보더라도 이쪽이 유리하다. "쳇,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군." 그렇게 순진한 생각을 해버린 론과 바크였나보다. 디멘이 인상을 찡그리더니 갑자기 두 손을 허리 뒤로 옮겼다. 그리고 곧이어 그녀의 두 손에 단검보다는 긴 중검이 손 하나에 하나씩 들려 나왔다. 론과 바크의 표정이 단숨에 굳어졌다. 거, 검을 쓴단 말야? 더구나 근처에 있던 도라츠넴도 정신을 차리더니 망토 안에서 장검들을 뽑아 내었다. 론이 당황해서 디멘에게 물었다. "자, 잠깐. 당신... 마도사 잖아?" "그게 어쨌다는거야?" "마도사가 왜 검을 써!?" 론의 물음에 디멘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되받아 소리쳤다. "자신의 몸도 스스로 지키지 못하는 버러지 같은 놈이 마도사가 될 수 있 을거 같냐!" 그리고는 디멘이 단숨에 둘에게 육박해 들어왔다. 바람 처럼 휘날리는 몸놀림으로 봐서는 절대로 초보자가 아니었다. 초보자는 커녕 론과 바크의목을 당장에 잘라 버릴 정도로 위협을 하는 엄청난 수준의 검술을 구사할정도였다. 바크는 정확히 자신의 목젖을 노리고 날아드는 중검을 간신히막아 내면서 뒤로 피해냈다. 그 순간, 도라츠넴 하나가 바크에게 달려들었다. "젠장! 마도사가 검을 쓴다는 소린 어디서도 못 들었어!" 도라츠넴의 검을 막고는 발로 녀석을 걷어차면서 바크가 이를 악물었다.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었다. 마력을 잃고 주문을 못쓰는 마도사 정도는가볍게 물리치고 밖으로 빠져 나갈 생각이었는데... "크윽. 제, 제길." 달려드는 디멘의 검을 간신히 막아내며 론은 사정없이 뒤로 밀려났다. 정말로 혀를 내두르게 하는 검술이었다. 바크는 자신에게 달려드는 도라츠넴들을 상대하다가 문득 하늘 위에서 유유하게 날아다니는 매 한마리를 보게되었다. 문득 어떤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바크의 눈이 반짝였다. "론, 비켜!" 바크가 도라츠넴의 사이를 재빨리 빠져 나오더니 론과 대치 중인 디멘에게몸을 날리면서 소리쳤다. 론은 그렇지 않아도 꽤 위기였는지 바크의 도움에 재빨리 옆으로 물러섰다. 디멘이 엉성한 바크의 폼을 보더니 하하, 웃으면서 소리쳤다. "네 놈이 먼저 죽고 싶은가 보구나!" 론이 보기에도 바크의 몸은 상당히 무리가 있는 폼이었다. 검은 잔뜩 뒤로밀어 넣고 상체가 앞으로 쏠려 있었다. 하지만, 론은 그 자세가 뭘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마법으로 전쟁을 하던 고대의 사람들은 알리가 없는 검술. 용병들이 목숨을 걸고 사용하는 인슈린의 인. 즉, 돌격 베기. "핫!" 디멘이 날리는 두개의 중검이 얼굴 바로 앞까지 날아오는 순간, 바크가 엉성하기 짝이 없는 검을 앞으로 날렸다. 바크의 얇은 검과 중검이 부H히는순간 디멘은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검이 바크의 검을 밀어 내면서바크의 가슴이 훤히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그 순간, 디멘의 안색이 단숨에굳어졌다. 바크가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지면서 디멘은 오싹한 살기를 느꼈다. 파앗! 디멘은 오히려 위험에 처한건 자신이라는걸 그 짧은 순간, 깨달았는지 재빨리 몸을 옆으로 틀면서 앞으로 중검을 뿌렸다. 하지만, 그 사이 바크는자신의 목표를 이미 달성을 해 놓은 상태였다. 둘의 몸이 한순간 충돌하는듯이 겹쳐지더니 단숨에 다시 뒤로 떨어졌다."이, 이런." 디멘이 나직하게 신음을 흘렸다. 그녀의 하얀 팔목에 감겨 있던 증표가 어느새 잘려졌는지 땅에 떨어져 있었다. 끼아아악! 그리고 날카로운 울음 소리가 초원을 갈랐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521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203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19 21:18읽음:800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03 ) == 제 3장 3막 < 불꽃의 장. > ==--------------------------------------------------------------------- "크윽!" 디멘은 재빨리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녀의 눈에 푸른 하늘 위로 유유하게 날개를 퍼덕거리며 비상하는 매가 보였다. 매는 멋드러지게 바람을 타고 위로 솟구쳤다. 그러다 갑자기 매의 행동이 이상하게 변했다. 마치, 화살에 맞은 듯이 격하게 날개가 꺽이면서 허공에서 천천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떨어져 내려오는 매를 보며 디멘이 소리쳤다. "피해!!" 콰앙! 디멘의 외침이 초원을 가르는 순간, 그 작은 몸 속에 어떻게 숨어 있었는지 궁금할 정도로 거대한 괴물이 매의 몸을 터뜨리며 갑작스럽게 일행의머리 위로 떨어졌다. 오직 전투를 위해서만 만들어진 듯한 거대한 녹색 몸과 등 뒤로 달린 여섯장의 날개. 그리고 날카롭다 못해서 세상의 모든 존재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듯한 날카로운 손톱이 달린 네개의 팔. 신이 이세상을 파괴하기 위해서 뭔가 어떤 존재를 만들었다면 그것이 바로 이 녀석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이나 무시무시한 압박감을 주며 녀석은 주위를 쓸어 보았다. 녀석의 거대한 다리 밑으로 깔린 도라츠넴 몇녀석이 흘린 피가 진득하게주위로 흘러 나왔다. "크르르..!" 녀석은 주위를 돌아 보다가 결국에 디멘과 눈이 마주쳤다. 녀석의 눈에서붉은 빛이 흘러 나오더니 단숨에 디멘의 몸을 훑었다. 아마도 디멘에게서증표를 찾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곧 녀석은 디멘에게 증표가 없다는걸 확인 했는지 붉은 빛을 거두었다. 디멘이 이를 갈더니 주위의 도라츠넴들에게 소리쳤다. "막아라!" "크아아아아!!" 목표가 정해졌는지 괴물이 디멘을 향해서 달려 들었다. 그 앞을 무모하게도라츠넴들이 막았지만, 녀석의 거대한 팔에 맞고, 손톱에 찢기면서 단숨에 피를 뿌리며 죽어갔다. 디멘은 괴물의 돌격을 재빨리 피하느랴고 옆으로 몸을 날렸다. 그 덕분에 일행은 그녀가 막고 있던 밖으로의 문을 향해서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달려갈 수 있었다. "이, 이런." 론과 바크가 문을 향해 달려가는걸 보면서도 디멘은 도저히 막을 상황이아니라서 혀를 찼다. 저 멀리, 호숫가에 있던 동물들도 어느새 괴물로 변했는지 이쪽으로 날아오고 있는게 보였다. "너희가 막아!" 문 앞에 있는 두명의 도라츠넴에게 소리를 질러 보았지만, 이미 론과 바크는 녀석들의 팔을 잘라버리면서 옆으로 차버린 후였다. 바크가 문 바로 앞까지 가더니 뒤로 빙글 돌아서 초원 가득히 울려 퍼질 만큼이나 커다란 목소리로 외쳤다. "엘더!!" 멀리서 이쪽을 바라보던 엘더가 바크의 부름에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리 와!!" "으, 응!" 바크의 부름에 엘더는 고개를 황급히 끄덕이면서 어이가 없게도 그 먼거리에서 달려오려고 철퍽, 연못으로 뛰어 들었다. 론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고는 소리쳤다. "워, 원숭이냐! 이동해, 이동!!" "응!" 엘더의 몸이 연못 위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순식간에 론과 바크의 옆에서빛과 함께 엘더가 나타났다. "젠장, 막아! 어떻게든 막아!!" 괴물의 공격을 피하면서 디멘이 발악 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갑작스런 사태에 머뭇거리며 어쩔줄을 몰라하던 도라츠넴들은 디멘의 명령에 검을 들고는 우루루 일행들에게 달려 들었다. 하지만, 녀석들을 상대해주다가 시간이 지나서 다시 디멘의 마력이 회복되는건 절대 바라는게 아니었기 때문에 론과 바크는 곧장 문으로 뛰어 들었다. 론이 먼저 문 안으로 사라지자바크는 옆에서 얼쩡거리는 엘더의 허리를 잡아 들고는 그대로 문 안쪽으로몸을 날렸다. 파아앗! 시야가 하얗게 변하더니 뒤쪽에서 도라츠넴들이 달려들면서 지르던 기합성이 거짓말 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곧 이어 시야가 어두워 지면서 바로 앞으로 강철로 된 바닥이 보였다. 재빨리 손을 뻗어서 바닥을 치며 넘어지지않은 바크는 서둘러서 문을 완전히 빠져 나왔다. 리무반과 함께 왔었던 방이었다. 바크가 문에서 물러서자 미리 단검을 문 쪽으로 내밀고 있었던 론이 소리쳤다. "녹아!" 바크가 펼쳐 놓았던 마력 봉쇄는 이쪽 공간과는 무관했던지 론의 외침에단검이 하얗게 빛을 내 뿜었다. 곧이어 문이 붉게 물들더니 무시무시한 열을 내뿜으면서 그대로 주르르, 녹아 버렸다. 흘러 내리는 용암을 신기하다는 얼굴로 보고 있는 엘더를 땅에 내려주고 나서야 바크는 숨을 내쉴 수있었다. "제길." 그르르륵.. 머리의 반이 완전히 박살이 난 괴물이 천천히 피와 뇌수를 뿌리며 뒤로 넘어갔다. 주위를 가득 채운 괴물들의 시체를 바라보던 디멘은마지막 괴물이 완전히 숨이 끊기자 신경질 적으로 피가 묻은 머리를 쓸어넘겼다. 론과 바크가 문을 통해서 빠져나간 직후에 어쩐 일인지 다시 마력이 돌아와서 단숨에 괴물들을 모조리 도살을 해 버린 것이었다. 디멘은 주위를 돌아 보았다. 살아 남은 도라츠넴은 겨우 여섯. 그리고 문은 반대쪽에서 파괴를 했는지 사라져 버렸다. 향기롭지 못한 피의 향내가진득하게 풍겨오자 디멘은 눈쌀을 찌푸리면서 앞으로 손을 저었다. 그러자그녀의 앞으로 둥근 빛의 원반이 냉겨났다. 원반에 사람의 얼굴이 떠 올랐다. "무슨 일입니까, 디멘 님. 저런 어린 아이들에게 실수를 하시다니." 반대편 이의 말에 디멘이 짜증이 난다는 얼굴로 소리쳤다. "내 결벽을 단숨에 박살 낼 정도의 마력 봉쇄 주문이 세상에 존재 할 줄 내가 어떻게 알았겠어? 그 녀석들, 환영의 단검 말고도 강력한 무기들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 내가 너무 얕봤어." "어쩔까요?" "지금 녀석들의 위치는?" 디멘의 물음에 반대편 이가 잠시 뭔가 만지작거리더니 곧 대답을 했다. "현재 밑으로 이동 중입니다. 만이천층 쯤에 있습니다만." 디멘은 입술을 잘근 깨물더니 말했다. "8천층 아래로 내려가면 멈춰. 괜히 노인네들이 설치면 골치만 아파지니까. "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곧 원반에서 사람의 모습이 사라지더니 원반도 같이 사라졌다. 디멘은 입술을 잘근 씹으면서 보일리 없는 론과 바크를 노려 보듯이 눈을 날카롭게빛냈다. "제길." "어째, 이상한데." 리무반이 엘리베이터라 설명을 해줬던 이동 장치를 타고 원통을 통해 탑의아래로 내려가던 중에 론이 중얼거렸다. "뭐가?" 투명한 유리로 된 원통 밖으로 보이는 어마어마한 도시의 모습에 넋을 잃은 엘더를 힐끔 보던 바크가 론에게 되물었다. 론이 손가락을 치켜 들면서자신의 의문점을 말해 주었다. "그렇잖아. 지금 우리는 이 탑에서 가장 중요한 물건... 아니, 녀석을 훔 쳐왔어. 근데, 이렇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 말야." "그건 그렇군." 바크도 론의 말에 동의를 하는지 잠시 생각을 해 보았다. 디멘의 말이나마도사들이 엘더를 보호하려고 하는 일들을 생각해 볼 때 이렇게 아무 일없이 탑을 내려가고 있는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건가? "우앗!"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갑자기 엄청난 충격과 함께 론과 바크. 그리고 엘더가 땅에 주저 앉고는 그 반동으로 다시 위로 퉁겨져 올라갔다. 그리고다시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 졌다. 맹렬한 속도로 내려가던 빛의 원반이 무슨 일인지 갑자기 그 자리에서 정지를 해 버린 것이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568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204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22 13:03읽음:400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04) == 제 3장 3막 < 불꽃의 장. > ==--------------------------------------------------------------------- "아우우.." 엘더가 눈물을 찔끔거리면서 엉덩이를 주무르면서 엉성한 자세로 일어 섰다. 바크는 투명한 유리 벽에 손을 기대서 일어서고는 주위를 돌아 보았다. "멈췄군." "여기 까진가. 음... 7203층이라." 원반 한쪽에 써 있는 숫자를 읽은 바크는 긁적, 뒷머리를 긁더니 피식 웃었다. "이렇게 되면 나머지 7천 층은 뛰어서 내려가야 겠군." "농담이겠지?" "진담이야." 론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길게 한숨을 내 쉬었다. 그리고는 벽 한편에 붙어있는 녹색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갑자기 벽이 옆으로 밀려나면서 그 사이로 통로가 나타났다. 7203층으로 들어가는 입구였다. 엘더를 끌고 안으로 들어가면서 바크가 엘더에게 물었다. "엘더. 너, 아무대로나 이동이 된다고 말 했었지?" "응~!" 엘더가 기세 좋게 방긋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지금 일행이 무슨 상황에 처했는지 조금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하기야.. 잡힌다고 해도죽는건 둘 뿐이고 엘더에겐 상처하나 나지 않을테니 겁을 낼 필요는 없겠지. 그렇다고는 해도.. 조금 한심해지는 기분은 어쩔 수 없었다. 바크가쓴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그럼 말야. 맨 아래 층까지 내려 갈 수 있는 문을 만들어 주겠어? 아니, 아예 저 도시 밖으로 나갈 수 있는걸 만들어줘." "...." 엘더는 가만히 바크를 쳐다 보더니 스윽 고개를 저었다. "안돼." "뭐? 어째서 안돼?" 엘더가 자신을 가리키더니 말했다. "가는건 나 밖에 안되는걸." 바크는 곤란하 다는 표정을 짓더니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되면 뛰어 내려갈 수 밖에 없겠군." 론이 팔짱을 끼면서 물었다. "말은 쉽게 하는구나. 그게 그렇게 쉽겠냐?" "어? 무슨 소리야?" "아래로 내려가는 출구는 찾을 수 있냐는 뜻이야." 론이 바크에게 핀잔을 주며 물었다. 그러고보니 밖에서 봤을때 탑의 원둘레는 못해도 수키로는 되어 보였다. 즉, 한층이 마을 몇개는 들어갈 만큼이나 크다라는 소리인데... 바크가 볼을 긁적이더니 아까 품 속에 넣었던 단검을 뽑아 들었다. "역시 이 방법으로 하는게 좋겠군." 바크의 모습에 론이 장난스런 미소를 씨익 짓더니 바크 옆에 있던 엘더를데리고 뒤로 물러났다. 그 순간, 바크가 앞쪽의 강철 바닥을 향해서 단검을 내밀고는 소리쳤다. "폭파!" 콰앙! 불기둥이 치솟으면서 바크가 가리켰던 강철 바닥이 산산 조각으로 터져 나갔다. 자욱한 검은 연기가 무럭무럭 일어나더니 순식간에 복도를 가득 채웠다. 바크는 단검으로 바람을 만들어 연기를 치워냈다. 그러자 아래쪽으로 뻥 뚫린 통로가 나타났다. 바크가 단검을 휘릭, 손 사이에서 돌리면서미소를 지었다. "좋았어, 통하는군." "통하긴 뭐가 통한다는거냐!!" "으앗." 갑작스레 뒤에서 들려온 고함 소리에 바크는 단검을 떨어 뜨렸다가 간신히다시 잡았다. 바크가 뒤를 돌아보자 백발이 성성한 한 노인이 눈을 부릅뜨고는 이 쪽을 노려 보고 있었다. 적? "네, 네 놈들! 도대체 여기서 뭘 하는거야! 바닥에 구멍을 내 놓다니!" 적은 아닌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리무반이 말했던 층의 주인. 즉, 7203층을 차지하고 있는 마도사인 모양이었다. 바크가 싱글 거리면서 슬쩍 론과엘더에게 아래로 내려가라는 손짓을 했다. 그리고는 미소를 한껏 지으면서마도사에게 말했다. "시끄럽게 했다면 죄송합니다. 요즘 벽에서 물이 세어 나온다고 불만을 터 뜨리는 분들이 많으셔서요. 그래서 지금 벽들을 점검하며 다니고 있는 겁 니다. 일을 방해했다면 정말로 죄송합니다." "물이 세?" "예. 이 탑도 꽤 오래 되었으니까요. 삐꺽 거릴때도 되었죠. 참, 여긴 물 이 세는 곳 없습니까?" 노인은 바크의 말에 별로 있지도 않는 머리를 긁적이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니. 여긴 물 같은거 세진 않는데.." "그럼 다른 문제점은 없나요?" 바크는 그러면서 힐끔 시선을 뒤로 옮겼다. 론 녀석이 엘더를 데리고 이미아래 층으로 내려갔는지 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노인은 끄응.. 깊은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니, 됐네. 별로 큰 문제거리는 없구만." 바크는 시잉긋~ 영업용 미소를 지어 보이더니 고개를 숙였다. "그렇습니까? 그거 다행이군요. 그러면 전 이만 아래 층을 확인하러 내려 가 보겠습니다. 조금 시끄러워도 양애해 주십시오." "알겠네, 그리 하지." 노인이 허락을 해주자 바크는 한껏 미소를 지은 얼굴로 뒷걸음질을 쳐서구멍 속으로 몸을 날렸다. 한층의 높이는 대략 십여 미터로 바크는 약간의현기증을 느끼면서 아슬아슬하게 아래 층 바닥에 발을 내 딛었다. 아래에내려오자마자 바크를 맞이해준건 론의 장난기 가득한 미소였다. "물이 센다고?" 씨익 웃는 론에게 바크가 투덜거렸다. "시끄러워. 괜한 싸움을 하지 않게 된 걸 고맙게 생각은 못할망정 사람을 놀리는거냐?" "그럴리가요." "자, 계속 간다." 론의 말은 무시하면서 바크는 다시 바닥을 향해서 단검을 내밀었다. 탑을진동시키는 폭발음이 일어나면서 탑에 또 하나의 구멍이 생겨났다. 그렇게일행은 계속해서 구멍을 통해 탑을 내려갔다. 하지만, 십여분간 삼십여층을 내려간 바크는 자신의 얇은 생각을 수정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이런 속도로 탑을 내려가다간 오늘 안에 탑을 빠져 나가는건 무리라는 것을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두번째 이유로는 갑자기 복도를 막아선 녹색망토의 도라츠넴 때문이었다. 복도는 위로 십여미터. 폭은 그보다 두배는 넓어서 복도라고 칭해주기가미안할 정도였지만, 앞과 뒤를 포위하고 있는 도라츠넴의 숫자는 그 복도를 가득 채울 정도였다. 도대체 이 탑에는 이런 녀석들만 사는건가? 바크가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도라츠넴의 앞으로 한 사나이가 나타났다. 낯이 익은 얼굴이었다. "리무반...씨." "그냥 리무반이라고 불러 주십시오. 저도 지금부터 여러분에게 존댓말은 하지 못할거 같으니까 말이다." 참으로 표정이 마음대로 변하는 인간이었다. 빙글빙글 웃던 얼굴에 갑자기살기가 넘쳐 흐르기 시작했다. 리무반이 바크와 론을 노려보며 말했다. "마왕의 결계를 부술 방법을 위해서 그토록 성의를 보여줬는데, 그걸 배반 하고 더구나 엘더를 훔쳐? 네 놈들에겐 어느 정도의 예의라는 것도 없는거 냐?" 리무반의 말에 바크가 손가락을 흔들더니 말했다. "사람은 훔쳐 가는게 아니라, 납치하는거다. 네 놈 말을 들어보니 어차피 엘더를 사람 취급도 하지 않는 모양이구나. 난 사람의 뇌를 뜯어보는 녀 석들 사이에 애를 놔두고 갈 만큼 못된 녀석은 못되서 말이야." 그러면서 바크가 단검을 리무반에게 내밀었다. "엘더는 우리가 데려가겠어." 그러자 론이 갑자기 몸을 뒤로 돌리더니 뒤쪽의 도라츠넴들에게 단검을 뻗으면서 소리쳤다. "바람, 절단!"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569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205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22 13:04읽음:359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05 ) == 제 3장 3막 < 불꽃의 장. > ==--------------------------------------------------------------------- 론의 외침이 터지는 동시에 론의 앞에서 공기가 압축되더니 거대한 단두대의 날이 되어서 앞으로 날아 갔다. 그 무서운 용 조차도 단숨에 갈라버린바람의 칼이었다. 타앙! "....!!" 하지만, 론의 기대와는 너무나 어긋나게도 바람의 칼은 도라츠넴의 앞에이르기도 전에 요란스럽게 폭음을 내면서 소멸해 버렸다. 도라츠넴 중의몇녀석이 손을 내밀더니 짧은 기합성을 내지른 결과였다. 뒤에 있던 리무반이 론에게 비웃음을 던졌다. "도라츠넴은 현존하는 시칸 중에서 단연 으뜸일 정도로 강력한 마력을 가 지고 있다. 더구나 대량 생산이 가능해서 수십, 수백 마리씩 데리고 다닐 수가 있지. 아무리 환영의 단검이라지만, 도라츠넴 이백 마리를 상대 할 수 있을거 같나?" "그러면 네 놈을 노리면 되는거냐." "!!" 바크의 나직하고 담담한 말 뒤로 엄청난 화염이 이어졌다. 바크의 앞에서부터 뿜어진 화염은 주위의 강철 벽들을 녹여버리면서 단숨에 리무반과 그뒤에 있던 도라츠넴들을 덮쳤다. 하지만, 바크와 론이 들을 수 있는건 리무반이 지른 단발마의 비명이 아니라 비웃음과 냉소였다. "크크크크.." 퍼엉! 화염의 중앙이 터지더니 단숨에 주위에 있던 불꽃들이 사그라 들었다. 그리고 그 사이로 옷깃 하나 그슬리지 않은 리무반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사대 정령 중 불을 다스리는 내게 불로 공격을 하다니." 리무반이 손을 들자 방금 전에 바크가 일으켰던 불보다 훨씬 강력하고 더욱 맹렬하게 이글거리는 불꽃이 생겨났다. 바크는 마른침을 삼키며 리무반을 바라 보았다. "네 놈.. 번즈였나.." "깨닫는게 너무 늦었군." 엘더의 생사에 관심이 없는지 리무반이 손을 앞으로 뻗었다. 그러자 그의손 안에서 머물고 있던 불꽃이 단숨에 일행을 향해서 거대한 아가리를 벌리며 날아들었다. 론과 바크가 동시에 앞을 가리키면서 소리쳤다. "물, 결벽!" 콰아앗! 물은 불을 이긴다는 당연한 이치에 론과 바크는 동시에 물의 결벽을 만들어 냈지만, 어이가 없게도 불은 단숨에 물을 증발시키면서 그대로 앞으로뻗어 나갔다. 론은 재빨리 몸을 옆으로 피했다. 그리고 바크는 그 반대편으로 몸을 피하려다가 엘더가 자신의 뒤로 있다는걸 깨닫고는 그대로 몸을뒤로 날려서 엘더와 함께 쓰러졌다. 바로 위로 무시무시한 열을 뿜으면서거대한 불꽃이 스쳐 지나갔다. 반대편에 있던 도라츠넴들은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공격에 당황을 하면서 손을 뻗어서 앞으로 결벽을 만들어 냈다. 녀석들이 만든 결벽과 불꽃이 충돌하면서 복도가 부서질 듯이 뒤틀리면서터져나갔다. "크읏!" 날아오는 파편들을 손으로 막으면서 자신의 아래에 깔린 엘더를 몸으로 보호해준 바크는 이를 악물면서 뒤를 돌아 보았다. 하지만, 폭발로 일어난연기가 복도를 가득 채우고 있어서 리무반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론은폭음에 귀를 다쳤는지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바크는 힐끔 시선을 아래로 돌렸다. 엘더는 생각지도 못한 폭발에 휘말려서 겁에 질린 얼굴이었다. 하기야 이런 폭발에 휘말린건 생전 처음일테니까. 바크는 엘더에게 소리쳤다. "엘더! 정신 차려봐, 엘더!" 하지만, 엘더는 바크의 부름에도 불구하고 정신을 차지리 못했다. 그러자바크는 손을 들더니 엘더의 뺨을 탁탁 쳤다. 그제서야 엘더의 멍한 눈에빛이 돌아왔다. 엘더가 바크를 쳐다 보았다. 눈에는 눈물이 글썽였다. "엘더! 너 공격 주문 같은거 할 줄 아는거 있어?" 엘더가 고개를 저었다. "모.. 몰라." "그러면 이동은?" "그..그..그건.. 나 혼자 밖에.." "그걸 묻는거야! 할 수 있어?" "으응." 바크가 얼른 엘더를 일으켜서 벽 한쪽에 앉히더니 엘더의 어깨를 잡고 말했다. "그러면 너 혼자서라도 지금 당장 이 탑을 빠져 나가." "하지만... 바크는?" 바크가 버럭 엘더를 향해 소리쳤다. "너가 지금 우리 걱정 하게 생겼어! 이런 미치광이 들의 탑에서 평생 갇혀 살고 싶지 않으면 당장 밖으로 나가!" "하, 하지만.." "당장!" 바크의 기세가 무척 사나웠는지 엘더가 찔끔 몸을 움츠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연기는 어느새 거의 걷혀서 반대편으로 도라츠넴의 발들이 희미하게나타났다. 론도 정신을 차렸는지 길게 신음 소리를 내면서 일어났다. 엘더는 바크가 자신을 사납게 노려보자 결국 마음을 굳혔는지 눈을 감고는 입속으로 작게 주문을 속삭혔다. 하지만, 금방 눈을 뜨고는 바크를 쳐다 보았다. "아.. 안돼." "뭐?" "주문이.. 주문이 안 걸려." "뭐야?" 바크가 놀라서 물었다. 그에 대한 대답은 뒤쪽에서 들려왔다. "엘더의 마력 패턴은 번즈라면 당연히 알고 있는 사항이지. 패턴을 알면 주문을 봉쇄하기도 쉽거든. 탑안을 돌아다니며 노는거 정도는 상관 없지 만, 탑 밖으로 나가는건 아무래도 문제가 되니까 말야." "네 놈.." 바크가 뒤를 돌아보며 이를 갈았다. 리무반은 그런 바크의 표정을 보며 즐겁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자아, 슬슬 장난을 끝내보도록 할까. 위 쪽의 노인네들이 잠이라도 깨면 꽤 골치가 아파지거든." 그러면서 그는 양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그의 두 손에서 각자 하나씩붉은 불꽃과 푸른 불꽃이 생겨났다. 그가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각각의 불꽃이 가지는 의미를 설명해 주었다. "하나는 순수한 불. 그리고 이쪽은 순수한 마력의 덩어리지. 순도 100%의 불과 마력이 만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 리무반은 질문을 던지면서 두 손을 하나로 모았다. 그러자 순식간에 붉은불꽃와 푸른 불꽃이 하나로 합쳐지더니 순식간에 수십배로 거대해졌다. 더구나 뿜어지는 열만으로 주위의 벽이 단숨에 녹아 내릴 정도로 강렬해졌다. 리무반이 자신의 질문에 스스로 대답을 해 주었다. "세상의 모든 것. 설사, 신의 의지 라도 재도 남기지 않고 태워 버릴 정도 의 강력한 무기가 되지." 그리고 리무반은 그것을 일행에게 내밀었다. 리무반과는 상당한 거리차가있었지만, 그 거리에서도 불길이 내뿜은 열로 인해서 일행은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리무반이 일행을 향해서 소리쳤다. "자아, 받아랏!!" 그의 외침과 동시에 거대한 불꽃이 주위의 벽을 모조리 녹이고 터뜨리면서일행을 덥쳤다. 론은 날아오는 불꽃을 보더니 이를 갈면서 재빨리 손에 들고 있던 단검을 불꽃을 향해 내밀었다. 그리고 소리쳤다. "얼음의 벽, 있는 마력은 모조리 쏟아 부어!!" 론의 간절한 마음을 읽었는지 단검이 한순간 눈부신 빛을 내뿜었다. 그리고 단숨에 일행의 앞으로 두께가 어마어마한 얼음의 벽이 솟아났다. 두께만 해도 십여미터에 다다르는 엄청난 벽이었다. 벽 저편에서 얼음과 불꽃이 충돌하면서 무시무시한 폭발이 일어나는게 보였다. 쩌저적! 얼음의 벽에 수천, 수만개의 금이 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570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206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22 13:04읽음:439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06 ) == 제 3장 4막 < 세상의 끝. > ==--------------------------------------------------------------------- 얼음의 벽과 충돌하면서 불꽃은 잠시 기세가 죽었는지 그 몸을 작게 움츠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순식간에 얼음이 뜨겁게 달아오르더니 수증기로 변하면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단숨에 벽의 두께가 반으로 줄어버렸다. 론은 단검에 있는 마력을 총동원해서 쓴 얼음의 벽 조차 녀석의 불꽃을 막지 못하자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제, 제길! 이렇게 되면!" 론이 갑자기 품 안으로 손을 넣었다. 바크는 론이 할 행동을 예측 했는지재빨리 엘더를 데리고 뒤로 물러섰다. 그 순간, 일행이 서 있던 자리가 밝은 빛을 내더니 일행이 갑자기 리무반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뭐, 뭐냐!?" 리무반은 갑자기 일행이 사라지자 놀라서 소리를 쳤다. 하지만, 곧 그는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일행이 있던 바닥이 그대로 아래로 꺼지면서 그 위에 있던 일행이 아래로 떨어진거 뿐이었다. 리무반은 실소를 하며앞으로 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그런 리무반의 표정은 그렇게 오랫동안 지속 되지는 못했다. 탕...탕... 아래 층에서 뭔가 둥그렇게 생긴 두개의 물건이 휘익 올라오더니 바닥에거친 쇳소리를 내면서 떨어졌다. 그 물건을 확인한 리무반이 안색을 대번에 굳혔다. "대소멸 매신저?" 리무반이 손을 뻗으면서 소리쳤다. "안티넨의 결벽!!" 화악!! 그리고 시야를 하얗게 만드는 빛이 터졌다. "와와아." 자신은 가만히 서 있는데 몸이 마구 떨리자 엘더가 놀랐는지 비명 비슷한환호성을 질렀다. 도대체 폭발이 얼마나 컸는지 이 거대한 탑이 무너질듯이 울리는걸까? 바크는 투두둑.. 금이 가는 벽을 보다가 슬쩍 고개를 돌렸다. 너무 한꺼번에 마력을 쏟아 냈는지 안색이 하얗게 질린 회색 머리의 사나이가 벽에 등을 기대서고는 거칠게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론이 그에게 단검을 내밀더니 작게 중얼거렸다. 그러자 단검에서 빛이 흘러나오더니 사나이의 몸을감싸고 흘렀다. 사나이는 그제서야 숨을 쉬기가 편해졌는지 천천히 고개를들었다. 공허한 듯한 회색 눈동자가 바크와 마주쳤다. "에언 씨." 바크는 나직하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절대 절명의 순간, 론이 최후의 방법을 택하기 바로 직전에 자신들을 구해준건 다름 아닌 에언이었다. 에언은 언제나 그렇 듯이 빙그레 미소를 짓더니 둘에게 말했다. "몸은 괜찮으십니까?" 론이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구해주셔서 괜찮기는 합니다만, 도대체 여긴 어떻게?" 에언은 론의 물음에 안색을 굳히더니 말했다. "나쁜 소식을 들어서 급히 왔습니다." "나쁜 소식요?" "예. 제가 학원에 다닐 적에 알던 분에게서 여러분들의 대한 번즈의 회의 결과를 듣게 되었습니다." "결과..?" 에언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번즈는 여러분을 애초에 살려서 이 탑을 내보낼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들 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러분에게서 마왕의 결계를 해체할 방법을 알아 낸 뒤에 여러분을 소멸시키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바크와 론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에언은 둘의 표정을 보더니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 말을 들은 뒤에 곧장 이곳에 숨어 들었긴 합니다만.. 저로서는 어떻게 여러분들에게 다가갈 방법이 없더군요. 그나마 여러분이 소동을 일으키신 덕분에 여기까지는 올라왔습니다. 그렇기는 해도.. 이미 번즈 녀석들이 일을 벌인 모양이군요. 같은 마도사로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바크가 피식, 웃더니 손을 저었다. "아뇨. 덕분에 목숨을 구했는걸요." 에언은 바크의 말이 고마웠는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거나, 이 곳을 어서 나가도록 하죠. 번즈라도 마주치게 되면 정말로 곤란하거든요. 제 실력으로는 그들과 싸우는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나간다고는 해도... 어떻게요?" 론의 물음에 에언이 아래쪽 바닥을 가리켰다. "여기서 오층 아래에 작은 선착장이 있습니다. 거기 까지 가면 비공정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자, 어서 서두르세요." 이젠 사정 볼거 없는지 론과 바크는 무자비하게 바닥에 구멍을 뚫었다. 강력한 불의 기둥으로 단숨에 수십여 층을 한꺼번에 뚫어버린 일행은 재빨리에언이 말한 오층 아래의 선착장에 도착을 했다. 에언의 말 대로 맨 아래층의 선착장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작지만은 몇대의 비공정이 있는 작은선착장이 일행의 앞으로 나타났다. 에언은 그 중에서 가장 빠르게 생긴 푸른색 비공정으로 일행을 안내했다. 바크와 론. 그리고 엘더에 에언까지 타자 비공정 안은 가득 차 버렸다. 아무래도 삼인용인 모양이었다. "저기다!" 일행이 비공정에 타는 순간, 입구 쪽에서 도라츠넴과 리무반이 나타났다. 이제 와서 다른 비공정으로 갈아 타는건 무리. 바크는 재빨리 천장을 향해서 단검을 들더니 소리쳤다. "터져라!" 콰아아앙! 바크의 말과 함께 천장이 거대한 폭음을 내더니 우루루, 아래로 무너져 내렸다. 리무반은 뭐라고 주문을 외우다가 갑자기 천장이 내려 앉자 이를 갈면서 주문을 결계로 바꾸면서 자신의 몸을 보호했다. 그 순간, 그와 도라츠넴들이 모조리 철근 아래로 깔려 버렸다. "대단..하군요." 불꽃의 장을 다스리는 번즈를 저렇게 간단하게 묶어버린 단검의 위력에 에언은 감탄을 하면서 비공정을 조종하는 돌 위에 손을 얹었다. 그러자 돌에서 빛이 흘러나오더니 갑자기 비공정이 흔들거리면서 공중으로 천천히 떠올랐다. 동시에 앞을 막고 있던 거대한 문이 열렸다. 그 사이로 푸르른 하늘이 보이자 에언이 돌을 안쪽으로 밀면서 소리쳤다. "앞으로!" 쿠화확! 비공정의 뒤에서 커다란 폭음이 터지면서 순식간에 비공정은 문을 통해서푸르른 하늘 위로 날아 나갔다. 얼마나 빠른건지 비공정이 앞으로 날아가자 주위의 구름들이 터지듯이 주위로 흩어졌다. 바크는 뒤를 돌아 보았다. 어느새 거대했던 탑이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에언이 슬쩍 고개를 위로 들더니 커다란 눈동자로 자신을 마주 보고 있는아이를 가리키면서 물었다. "이 아이는 뭡니까?" 바크는 에언이 엘더를 가리키면서 물어오자 피식 웃더니 의자에 몸을 길게기댔다. 덕분에 위쪽에 깔려 있던 엘더는 켁켁 거리면서 바크의 머리를 억지로 밀어 내었다. 바크가 히죽 웃더니 대답했다. "신이 던져 줬습니다." "예?" 에언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하지만, 바크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비공정은 탑을 뒤로 하고, 세상의 중심에서 부터 동쪽으로 방향을 잡고는바람과 구름을 가르면서 날아갔다. 죽음과 폐허가 가득한 대륙의 서쪽. 잔혹한 리칸들의 세계. 마왕의 영지로.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614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207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24 15:23읽음:505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07 ) == 제 3장 4막 < 고대의 마왕. > ==--------------------------------------------------------------------- "크륵?" 며칠을 굶주리다 간신힌 잡은 하얀 목덜미의 사슴을 입에 물고 즐거운 미소를 짓던 표범은 갑자기 귀를 울리는 시끄러운 소리에 인상을 찡그리면서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소리는 하늘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곧, 표범의 머리 위로 반짝이며 빛을 흘리는 커다란 새가 날아갔다. 표범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새의 꽁지에서 검은 연기가 모락모락 흘러 나오고 있었다. 슈우욱. 위태롭게 날아가던 새는 곧 균형을 잃고 땅으로 추락을 하기 시작했다.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떨어지던 새는 표범이 있는 곳에서 부터 상당한 거리가있는 숲에 결국엔 추락을 했다. 땅이 울리는 진동과 함께 멀리 숲쪽에서 폭음이 들려왔다. 근처에 있던 새들이 갑작스런 진동과 소리에 놀랐는지 요란스럽게 하늘로 비상한다. 하늘이 단숨에 새들로 가득 차 버렸다. 우득. 얼핏 보기에 엄청나게 커다란 새 같았지만, 표범은 새로운 먹이엔 관심을끊고 자신의 입에 물려 있는 사슴의 목을 물어 뜯었다. 그나마 숨을 몰아쉬면서 간신히 목숨을 유지하던 사슴은 목이 완전히 물어 뜯기자 몇번 몸을 움찔 하면서 헐떡이더니 곧 잠잠해졌다. 표범은 며칠간 아무 것도 먹지못해서 움푹 안으로 들어간 배에 신선한 사슴의 피를 채워 넣으면서 슬쩍눈을 들어서 하늘 위로 솟아 올라가는 연기를 쳐다 보았다. "푸하아!" 인간의 손이라고는 조금도 닿은 적이 없는지 무질서하게 자라난 수풀 속에서 엘더가 머리를 쏘옥 내밀면서 튀어 나왔다. 그리고 엘더는 주위를 돌아보았다. 비공정은 땅과 충돌하면서 완전히 박살이 나버려서 걸레가 되어검은 연기를 무럭무럭 하늘 위로 올려 보내고 있었다. 엘더는 비공정 근처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발견하고는 그 쪽으로 뛰어갔다. "엘더님. 근처에 계셨군요?" 엘더가 달려오는걸 본 에언이 미소를 지으며 엘더에게 말을 걸어왔다. 엘더는 론과 바크. 그리고 에언의 앞까지 오더니 걸음을 멈추고는 에언에게고개를 끄덕였다. "응. 날아서 저기.. 응. 저기 떨어졌었어." "다치진 않으셨습니까?" "괜찮아." 엘더가 싱글벙글 미소를 지으면서 두 팔을 들어 보여 몸이 멀쩡하다는걸에언에게 보여주었다. 바크와 론은 힐끔 엘더에게 시선을 주었다가 다시비공정으로 시선을 옮겼다. 바크가 머리를 긁적이면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아, 완전히 박살이 나버렸군." 바크의 한탄 소리를 들으며 론은 고개를 돌려서 주위를 돌아 보았다. 울창한 숲. 아니, 단지 숲이라는 말로는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로 우람하게 우거진 나무와 각종 덩쿨들. "떨어져도 하필 이런 곳으로 떨어질건 또 뭐야." 론이 투덜거리자 에언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사과를 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조종을 좀 더 잘했더라면.." "비공정이 갑자기 망가진건 에언씨 잘못이 아니니까 괜히 사과하지 마세요. 그보다 여긴 어디죠?" 에언은 급히 품 안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곧, 그가 어떻게 품 안에 넣고다녔는지 신기하게 생각될 정도로 커다란 지도를 꺼냈다. 에언이 땅 아래에 지도를 펼쳐 놓자 일행은 그 주위로 둘러 앉았다. 엘더가 마침 햇빛이비추는 자리를 막아서자 바크는 슬쩍 엘더의 목덜미를 잡아서 한쪽으로 치워버렸다. 에언은 잠시 지도에 손가락을 대고 이곳 저곳을 가리키다가 곧 한 지점을가리켰다. "이곳입니다." 에언의 손가락이 가리킨 곳은 녹색으로 불규칙하게 생긴 공간의 한 중앙이었다. 아무래도 녹색은 숲을 가리키것 같았다. 특이한건 숲의 옆으로 붉은선이 지도를 커다랗게 반으로 가르고 있었다. 에언이 말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마왕의 영역 안에 떨어졌군요." "이 붉은선을 중심으로 왼쪽이 전부 마왕의 땅이라는 겁니까?" 론의 물음에 에언이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지배를 하는건 아니지만, 사는 사람은 없으니 그의 땅이나 마찬가지 죠." "어째서 아무도 살지 않는거죠?" "리칸들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에언은 손가락으로 하늘 위를 가리켰다. 엘더가 고개를 위로 꺽다 못해서 거의 뒤로 넘어갈 듯한 자세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 순간,돌풍을 일으키며 일행의 위로 거대한 새가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갔다. 자세히 보니까 까마득하게 위로도 작은 점들이 돌아다니는게 보였다. 거리상으로는 절대 보이지 않아야 하는데 확실하게 보이는걸로 보아서 그 크기가 감히 짐작도 못하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에언이 설명을 해 주었다. "마왕은 굳이 인간들에게 손을 대지는 않지만, 그가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이 영역 안의 리칸들은 상상을 초월하게 강하고 난폭해집니다. 같은 종류 의 리칸이라도 이 영역 안과 밖과는 엄청난 차이가 나죠. 이런 곳에 마을 을 짓고 산다는건 리칸들에게 잡혀 먹히고 싶다는 말 밖에는 안 됩니다." "조심 해야 겠군요. 그건 그렇고.. 여기서 마왕의 성 까지는 멉니까?" 에언이 지도에 올려 놓았던 손가락을 슬쩍 옆으로 옮겼다. 손가락은 숲을벗어나서 산맥을 지나 멈췄다. 뚜렷하게 찍혀 있는 붉은색 점 위에 손가락을 멈춘 에언이 말했다. "이곳 입니다." "가깝군요." "예?" 론은 자신이 말을 했다가 에언이 당치도 않다는 얼굴을 하자 의아한 표정으로 에언을 쳐다 보았다. 에언이 손가락을 이동시킨 거리는 겨우 7~8cm. "가까운게.. 아닙니까?" 바크의 물음에 에언이 실소를 하며 말했다. "이건 이 지역의 지도가 아닙니다. 세계를 반으로 해서 동부의 전체 지도 란 말입니다. 이 숲을 걸어서 빠져 나가는데만 해도 두달이 넘을 텐데요. 더구나 렘 산맥을 걸어서 넘으려면..." 숲의 대략 두배로 보이는 산맥을 보며 바크와 론은 잠시 할 말을 잊고 말았다. 숲을 지나 산맥을 건너서 그 반대편 성에 도착을 하면.. 대략 반년정도 뒤인가? 과연 스케일 부터가 다른 리 대륙이다. "걸어가는건 무리겠군요." "당연합니다." 애초에 말도 안되는 생각이었는지 에언이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론이 에언에게 물었다. "그러면 무슨 수라고 있습니까? 비공정에서 말하기로.. 이동의 문은 만들 수 없다고 하셨잖아요." "예, 마왕의 영역 안에서는 이동의 문을 만들 수가 없습니다. 아니, 만들 라면 만들 수는 있지만, 좌표를 정확하게 산출 할 수가 없죠. 때문에 어 디로 날아갈지 알 수가 없게 됩니다." "문은 사용 할 수 없다는거군요." "그렇습니다." 바크가 미간을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그렇다고 걸어 갈 수는 없고..." 셋이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난처하군." 뒤에서 론의 어깨 너머로 지도를 슬쩍슬쩍 훔쳐 보던 엘더는 셋이 턱을 괴고 고민을 해대자 빙글빙글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있잖아, 저기, 저기." 엘더가 자신을 봐달라고 열심히 말을 했지만, 셋다 지금 엘더의 장난을 받아줄 마음은 없는지 열심히 머리를 굴리며 끄응.. 생각에 잠겼다. 엘더는아무도 자신을 봐주지 않자 잠시 론의 옆에 서서 같이 끄응. 고민했다. 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아무도 말을 하지 않자 재미가 없어졌는지 냉큼 손을 뻗어 론의 귀를 잡아 당겼다. 론은 갑작스런 아픔에 깜짝 놀라서 엘더를 쳐다 보았다. 그러자 엘더는 후다닥 뒤로 물러났다. 요 며칠 사이 론은 무서운 사람이라고 판단을 내린 모양이었다. "무슨 일이야, 엘더?" 바크와 에언이 자신을 봐주자 엘더는 그제서야 씨익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지었다. 그리고는 한손으로 자신을 가리키고 나머지 한손으로 지도의 붉은점. 즉, 마왕의 성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나 저기 가는 방법 알아."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615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208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24 15:27읽음:442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08 ) == 제 3장 4막 < 고대의 마왕. > ==--------------------------------------------------------------------- 엘더의 자신만만한 말에 바크와 에언은 입을 벌리고는 엘더를 바라 보았다. 바크가 재빨리 지도 위로 그려진 붉은 점에 손가락을 올려 놓더니 엘더에게 물었다. "여길.. 가는 방법을 안다고?" "응." 엘더가 크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웃으면서 말했다. "비앙루투가 심심하면 놀러 오라고 알켜 줬었어." "비앙루투가?" "응." 엘더는 정말로 자신이 있는듯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아무래도 불안한지 론은 돌다리로 두들여 보고 건너라는 식으로 엘더에게 물어보았다. "여기가 어딘지 너 알아?" "알아." 엘더가 론의 물음에 냉큼 대답을 했다. "펜네 집이잖아." "....." 론은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엘더를 쳐다 보았다. 하, 한심하군. 잠시나마이 녀석의 말을 믿었다니.. 론은 엘더에게 틀렸다고 말을 하려고 천천히입을 열었다. 그러다 갑자기 론이 고개를 돌려서 바크를 쳐다 보았다. 바크도 뭔가를 눈치 챘는지 입가에 묘한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바크가 엘더에게 넌지시 물었다. "저기 말이다. 엘더. 혹시 펜이 아니라.. 펠 아냐?" "응?" 엘더는 동그란 눈으로 바크를 쳐다 보더니 잠시 고개를 숙이고 으음.. 생각에 잠겼다. 잠시 후. 엘더가 고개를 들더니 쑥쓰럽다는 듯이 헤헤 웃었다. "으응. 펠이 맞아." "그러면.. 비앙루투라는건.." 에언이 대답을 했다. "비하랄트를 말하는 거겠군요." 론이 손으로 얼굴을 쥐어 짜며 끄응, 신음 소리를 흘렸다. "너.. 원숭이냐." "헤헤." 론이 자신을 비꼬고 있다는걸 모르는건지 엘더가 볼을 붉이면서 멋적게 웃었다. 도대체 펜이 뭘까. 신일까? 이런 등의 생각으로 며칠을 고민에 잠겼던 바크도 우습지도 않은 사실에 당황을 했는지 꽤 허탈한 모습이었다. 그러다가 바크는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엘더의 머리를 슥슥, 거칠게 누르 듯이 쓰다듬었다. "어쨌거나, 가는 방법을 알고 있다니 다행이다." 바크의 칭찬에 엘더는 빙글거리며 미소를 지었다. 칭찬이라는걸 처음 받은건지 정말로 기쁜 얼굴이었다. 비하랄트가 엘더에게 알려준 방법이라는 것은 별게 아니었다. 엘더에겐 준작은 펜던트가 바로 그 방법이라는 것이었는데 펜던트의 안에는 몇개의 숫자가 써 있는 돌이 들어 있었다. 론과 바크. 그리고 펜던트의 주인인 엘더는 그 돌을 보고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정작 상관 없는 에언이 돌의 써있는 숫자를 보더니 괜히 몸을 떨었다. "이.. 이것은.." "뭐죠 이게?" 론의 물음에 에언이 떨리는 손으로 돌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결계의 마력 패턴을 숫자로 적은 것입니다." "패턴요?" "그렇습니다. 이 패턴을 알게 되면 결계 안에서도 자유롭게 마력을 다룰 수 있게 되는거죠." 론이 다행이라는 듯 말했다. "그렇다면 문을 만들 수 있겠군요?" "예. 그렇습니다." 그 뿐아니라 지끔까지 하지 못했던 대단위 마도병들을 끌고 단숨에 마왕의본거지로 쳐들어 가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론과 바크는 거기 까지는생각을 하지 못한건지 문을 만들 수 있다는데에 기뻐할 뿐이었다. 아무래도 둘은 이 세계와는 상관이 없어서 돌이 인간들에게 가지는 의미를 잘 알수는 없었다. 에언은 돌에 써져있는 숫자를 몇번이고 읽어서 완전히 머리 속으로 외운뒤에 돌을 펜던트 안에 넣어서 다시 엘더에게 건네 주었다. 곧 숲의 한편에서 밝은 빛이 터지면서 눈부신 빛의 줄기가 하늘로 뻗어 올라갔다. 그리고 이윽고 사라졌다. "어머, 이거 나 주는거에요?" 은빛으로 반짝이는 작은 크기의 드래곤은 입에 물고 있던 꽃송이를 소녀의 손 위로 떨구고는 마치 인간과 같은 미소를 지었다. 은색 드래곤은 16세 정도로 보이는 갈색 머리의 쾌활하게 생긴 소녀에게 고개를 끄덕이며말했다. "오는 길에 절벽에 핀 꽃을 보고 너가 생각나서 몇송이 따온거야." "흐음." 소녀는 보라색 물방울 처럼 흔들리는 꽃의 향기를 한껏 맡더니 드래곤을향해서 밝은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무척 예쁘네요. 향기도 좋아요." "만족해주니 기쁘군." "매번 번거롭게 해서 죄송한걸요. 그렇지 않아도 바쁘실텐데." 소녀의 말에 드래곤이 크게 고개를 저었다. "무슨 소리. 너를 보는 것 만으로도 나에겐 큰 기쁨이야." "흐응, 유혹하시는 건가요?" 소녀가 미소를 지으며 드래곤에게 물었다. "그렇게 할 용기가 나에게 있었다면 오래전에 했겠지." 그러면서 드래곤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드래곤이 슬쩍 목을 앞으로내밀어서 소녀의 앞으로 길죽한 얼굴을 내밀었다. 그러자 소녀는 드래곤의날카로운 눈 아래 쪽에 손을 올려 놓더니 매끈한 그의 피부에 가볍게 입을맞춰 주었다. 드래곤이 다시 고개를 뒤로 젖히고는 미소를 지었다. "자, 그럼 나는 이만 가봐야겠군." "안녕히 가세요. 약초가 모자르게 되면 그때 다시 부를게요." "얼마든지." 그리고 드래곤은 날개를 활짝 폈다. 그리고는 가능한 바람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위로 몸을 띄웠다. 놀랍게도 날개 한번 움직이지 않았는데 그의 몸이 둥실, 하늘 위로 솟구 쳤다. 그는 하늘 위에서 소녀의 위를 두어바퀴맴돌더니 번개 같은 속도로 서쪽 하늘을 향해 사라졌다. 곧, 그의 모습이구름의 사이로 가려졌다. "벌써 여섯번 째인가. 인기가 너무 많아도 탈이라니까." 드래곤이 준 꽃 중에 하나를 머리에 꽂고 나머지는 그가 가져다 준 약초가쌓여진 상자 위에 올려둔 소녀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드래곤과 말을 하느랴고 옆에다 놓아 둔 기다란 빗자루를 다시 잡았다. 드래곤이 가능한 바람을 일으키지 않고 날아 갔다고는 해도 나뭇잎이나 나뭇가지들은 그 정도 바람에도 충분히 광란을 일으키며 어지럽게 휘날려서 성 앞의 공터를 더렵혀 놓았기 때문이었다. "마법을 쓰지 못한다는건 정말 불행한 일이야." 공터에 어지럽게 널린 나뭇잎과 가지들을 슥슥 빗자루로 쓸어내면서 소녀는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공터는 상당히 크고, 그 위로 놓여진 문제거리들은 무척 많았지만, 소녀는 놀라울 만큼 끈기 있게 그것들을 모조리치워버렸다. 소녀는 거의 세시간 동안 쉬지도 않고 빗자루를 쓸어서 공터 를 완벽하게 치워냈다. 말끔하게 치워진 공터를 돌아보며 소녀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흠치면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좋아, 이로서 오늘 일은 끝!" 콰앙!!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616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209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24 15:27읽음:537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09 ) == 제 3장 4막 < 고대의 마왕. > ==--------------------------------------------------------------------- "...!!" 빗자루를 위로 치켜 들고 환호성을 지르던 소녀의 앞으로 번쩍이는 빛이떨어지더니 소녀가 비명을 지르며 날라가 버릴 만큼이나 커다란 폭발을 일으키면서 터졌다. 무시무시한 광풍이 몰아 치면서 주위의 나무들이 거센바람을 맞아서 송두리째 뽑혀 나갈 듯이 흔들렸다. 순식간에 찾아온 빛은 폭발을 일으키더니 다시 순식간에 사라졌다. "...헤?" 빗자루를 하늘 높히 치켜든 자세로 서 있던 소녀는 눈을 가늘게 떠면서 주변을 돌아 보았다. 공터 한가운데가 운석이라도 떨어 진 듯이 깊은 구멍이뚫렸고, 그 바람에 깔끔하게 치워졌던 공터 위로 흙과 돌. 그리고 기껏 치워두었던 나뭇 잎이나 가지들이 온통 공터를 어지럽히고 있었다. 소녀는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공터를 쳐다 보다가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어, 어째서 이런 일이!!" "켁!" 그 순간, 놀랍게도 운석 때문에 뚫린 구멍 속에서 누군가의 기침 소리가들려왔다. 소녀는 깜짝 놀라서 빗자루를 들어서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는구멍을 노려 보았다. 그러자 구멍 안에서 하얀 손이 흐느적거리며 올라오더니 구멍 밖으로 살려달라는 듯한 손짓을 했다. 그러다 갑자기 손이 다시구멍 속으로 빠르게 들어갔다. 구멍 안에서 아이의 구슬픈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 아파앗! 밟지마! 밟지마!" 그러자 또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에 방금 전 아이 보다는 더 굵은 음성이었다. "가만히 있어! 움직이니까 더 밟게 되잖아!" "아앙, 내 등을 밟았어!" "시끄러워, 울지마! 그리고 비키란 말야!" 이번엔 성인 남성의 음성이 들려왔다. "두 분이 한꺼번에 나가려는게 문제인거 같은데요." "에언씨! 이럴때 태연하게 잘도 말하네요! 그럴 정신 있으면 나 나가는 것 좀 도와달라고요!" "죄송합니다. 바크 님이 절 깔고 앉아서 그럴 수가 없군요." "미안.. 합니다." 마지막은 아무래도 그 바크란 사람의 음성인 모양이었다. 추측하기로 모두네 사람인거 같았다. 소녀는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입을 가리면서 피식웃고 말았다. 그리고는 성큼 앞으로 걸어가서 구멍 안을 보았다. 엉망으로엉켜 있는 소년 둘, 청년 하나. 그리고 아이 하나가 보였다. 그들은 갑자기 머리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지자 행동을 멈추고는 위를 올려다 보았다. 소녀와 일행의 눈이 마주쳤다. 소녀는 그 위로 떠 있는 태양 덕분에 은은한 후광을 흩뿌리며, 마치 천사와 같은 미소를 짓더니 일행들에게 신의 손길과 같은 빗자루를 내밀어 주었다. "도와드릴까요?" 탁탁, 일행은 소녀의 도움으로 간신히 구멍 안에서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옷에 묻은 흙들을 털어 내면서 바크는 소녀에게 감사의 뜻으로 고개를 숙였다. 원래는 손에 입을 맞추려고 했지만, 자신의 손이 흙 때문에 워낙 더러워서 방법을 바꾼 것이었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로 마침 도와주지 않으셨다면 위에 있던 이 두 녀석들 하늘 높히 날려 버리려고 생각을 하던 참이었거든요." "마도사신가 봐요?" 소녀의 물음에 바크가 손을 저었다. "아뇨. 검사입니다." 그러자 소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갑자기 싱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동업자는 정말 오랜만에 보네요. 반가워요." 바크는 소녀가 내민 손을 잡으면서 물었다. "검사신가요?" "예. 마법은 쓸 줄 몰라서 검이나 휘두르고 있죠. 그나저나, 검사 분이 이 곳에 무슨 볼일이 있으신가요?" 소녀의 물음에 바크는 대답은 하지 않고 그녀의 뒤로 보이는 성을 올려다보았다. 전에 보았을 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깨긋한 성의 모습에 바크는 빙그레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론은 성의 주위로 하늘을 꿰뚫을 것 처럼 서있는 여섯개의 결계탑을 보고는 바크와 비슷한 미소를 지었다. 에언은 바크와 론의 표정을 보더니 넌지시 둘에게 물었다. "제, 제대로 찾아 온 겁니까? 우리들?" 바크가 빙그레 웃더니 에언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정확하게 찾아 왔습니다." "다..행이군요. 사실, 아찔했습니다. 돌에 적힌 숫자와 결계의 마력 패턴 이 달랐다면 어디로 날아갈지 상상도 못했으니까요." 에언은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론은 슬쩍 고개를 돌려서 자신들을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는 소녀에게 말했다. "전 론이라고 합니다. 이쪽은 바크. 여기는 에언씨. 그리고 이 원숭이 같 은 녀석은 엘더." "헤헤헤." 엘더가 기쁜 듯이 웃어서 소녀는 도대체 쓴웃음을 지어야 하는지 엘더에게원숭이였구나? 라고 웃어줘야 하는지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론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소개하기로 했다. "전, 이 성의 관리를 맡고 있는 리안이라고 합니다. 관리라고는 하지만, 마당 쓸고 청소하고 밥이나 하고 있으니 편하게 대해주세요." "반갑습니다. 리안씨." "예. 저도요." 서로의 소개가 끝나자 론은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론이 진지한 얼굴을하면서 리안에게 말했다. "저는 펠을 찾아서 이 곳에 왔습니다. 그를 만날 수 있을까요?" 론은 말을 하고 나서 조심스럽게 리안의 얼굴을 살폈다. 리안은 론의 말에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니 곧이어 손으로 입을 가리고는 싱긋 미소를지었다. 그녀가 론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펠 님을 찾아 오셨다고요?" "예. 그렇습니다." "용건을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성의 관리인이니 용건을 묻는건 그녀의 당연한 권리였다. 론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제 친구를 구하기 위해서 그에게 몇가지 묻고 싶은게 있기 때문입니다." "친구라." 누구인지는 묻지 않고 리안은 친구라는 단어를 천천히 되뇌어 보았다. 리안이 곧 고개를 끄덕였다. "무모하게 목숨을 던지러 오신 분들은 아니군요. 가끔 정신이 나가서 펠 님에게 도전을 하러 오는 치들이 있어서 실례스럽게도 용건을 물어본 겁 니다." "여기까지 올 수 있는 인간이 있다는 겁니까?" 에언이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물었다. 리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가락 하나를 들어 흔들었다. "예. 정말로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라니까요. 제가 필사적으로 만류를 하 지만 그 중에서 제 말을 듣고 돌아가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죠. 덕분에 저만 매일 고생하게 되요." "당신이.. 상대를 한다는... 말씀 입니까?" "대부분은요. 저한테 지면 모두 실망을 해서 돌아가거든요. 그나마 그 사 람들은 운이 좋은거죠. 리진 님이나 비하랄트 님에게 걸리면 재도 남지 않게 되버리거든요." 에언은 입을 벌리다 못해서 턱이 빠져 버린 모양이었다. 이 정도의 결계를뚫고 안에 들어올 정도라면 밖의 세상에선 못해도 앞에다 별별 영광스러운수식어들을 잔뜩 붙인 최고위 마도사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마도사들을이런 소녀가 상대를 한다는 것인가? "자, 절 따라오세요." 놀라버린 에언을 뒤로 하고 리안이 일행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성 안으로일행을 안내했다. 에언과 마찬가지로 얼떨떨한 표정을 짓던 론과 바크는엘더가 리안을 따라서 가자 곧 정신을 차리고는 에언을 데리고 성의 안으로 들어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736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210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30 17:06읽음:190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10 ) == 제 3장 4막 < 고대의 마왕. > ==--------------------------------------------------------------------- "깨끗하군요." 론이 성 안을 둘러 보며 말했다. 여전히 초라하게 작은 성이었지만, 전에봤을 때와는 비교도 못하게 안이 깨끗했다. 천년 전이니 당연한 일이지만,어쩐지 며칠 전과 이렇게 달라지니 새로운 느낌이었다. 리안은 마왕이 사는 성을 보고 깨끗하다는 평을 내리는 론을 흥미롭다는 눈으로 보면서 일행을 긴 복도를 따라 안내했다. 론과 바크는 이 복도의 끝에 펠이 있는 방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둘은 긴장을 하며 마른침을 삼켰다. 그러다 둘은 자신들의 옆에서 걷는건지미끄러지는 건지 모를 위태로운 발걸음으로 걷고 있는 에언을 보고는 실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마왕이 이 세상에 도래한 이래 그의 성 안에 최초로 발을 내딛은 인간으로서 그 엄청난 감격과 공포를 한꺼번에 맞보는건지 에언의 표정은 인간이지을수 있는 영역을 홀가분하게 뛰어 넘어버린 모양이었다. "흐음, 결국 여기까지 왔군." 앞으로 걸어가던 리안은 갑작스레 들려온 음성에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옆으로 이어진 복도에 마침 한 여성이 나오다 일행과 마주친 것이다. 그녀는 리안의 뒤로 서 있는 론과 바크. 그리고 에언을 보더니 눈꼬리를 치켜 세웠다. "용케 살아서 왔구나. 이미 죽었을 거라고 생각 했는데." 그녀의 얼굴을 확인한 론의 인상이 대번에 구겨졌다. "크으." 생각 같아서는 뭐라고 한마디 쏘아 주고 싶었지만, 결과적으로 보자면 비하랄트의 말을 듣지 않아서 죽을 뻔 한 론이었기에 뭐라고 말을 할 수는없었다. 만약에 그녀의 말을 듣고 진작에 이리 왔다면 마도사들의 탑에서전쟁에 가까운 사투를 벌이지 않았어도 됐을 텐데. "비, 비하랄트!?" 에언은 넋을 잃고 있다가 비하랄트의 얼굴을 보고는 정신을 차렸는지 깜짝놀라면서 그녀의 이름을 외치며 뒤로 물러났다. 비하랄트가 에언을 보더니입술을 길게 늘어 뜨렸다. "네 놈도 왔군." 에언은 뭐라 비하랄트이 냉소를 대꾸를 하려고 했지만, 그녀에게서 뿜어지는기세에 압도를 당했는지 입을 열지는 못했다. 비하랄트는 슬쩍 시선을 에언의 뒤로 옮겼다. 불청객이 하나 더 있는걸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에언의 뒤에서 한 아이가 불쑥 튀어 나왔다. 그 아이의 얼굴을 본 비하랄트가처음으로 놀랍다는 얼굴을 했다. "에, 엘더?" "와아~ 비랑투우!" 퍼억! 앞으로 달려나가는 엘더의 머리를 콰악, 눌러버리면서 론이 엘더에게 살기를 내 뿜으며 물었다. "너.. 아까는 비랑루투라고 하지 않았냐?" "아, 맞아. 비랑루투!" "비하랄트잖아, 이 원숭아!" 고함을 지르는 론에게 엘더는 멍한 눈을 해보였다. 그러다 쎄엑, 미소를지었다. 정말 아무런 생각도 없는 순도 100%의 미소였다. 덕분에 론은 화를 낼 기력도 없어 졌는지 엘더의 머리에서 손을 치웠다. 엘더는 론이 놔주자 얼른 비하랄트에게 다가가더니 그녀의 허리를 껴 안았다. "아는 사이세요?" 리안이 엘더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비하랄트에게 물었다. 비하랄트는 조금 곤란한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응. 너가 여기 오기전에 잠깐 내가 맡았던 아이야. 그보다, 리진은 어디 있어?" "리진 님요? 동부의 어떤 도시에서 마법 경연 대회가 열린다고 구경하시러 아침에 나가셨는데요." "..못말리겠군." 슥슥, 머리를 쓸어 넘기며 비하랄트는 시선을 다시 일행 쪽으로 옮겼다. "네 놈들 엘더를 납치해 온 거냐?" "어떻게 하다 보니까.." "만났을때 눈치 챘지만, 정말 대책 없는 놈들이군. 불꽃의 장에서 엘더를 빼내 오다니.. 제법이라는 말 정도로는 너무 부족한걸." 아무래도 칭찬을 하는 모양이었다. 그녀가 연이어 물었다. "그래서, 스승 님을 만나러 온거냐?"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쪽에선 아무 것도 알아내지 못했거든. 신에 대해서.." "신이라." 비하랄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리안에게 말했다. "리안. 넌 그만 일이나 봐. 밖이 완전히 박살이 났던데." "하아, 저도 그거 때문에 걱정이에요. 조금 도와주실래요?" "내가 도와주면 월급을 받는 의미가 없잖아." "하긴, 그렇기도 하네요." 상당히 이해가 안되는 대화였다. 마왕의 성에 사는 인간들이 무슨 월급? 리안은 슬쩍 고개를 돌리더니 론과 바크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전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신다는 일이 잘 풀리셨으면 좋겠군요." "아, 예." "그럼." 리안이 꾸벅 고개를 숙이자 론은 얼떨결에 같이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그리고 리안은 곧장 몸을 돌려서 반대편 복도 쪽으로 걸어가 버렸다. 그녀가가자 비하랄트가 대신 일행들에게 말했다. "이쪽이다." 엘더를 데리고 비하랄트가 먼저 앞으로 걸어갔다. 바크와 론은 도대체 돌아가는 상황을 이해 못하는 표정이었다. 전에 펠을 봤을 때도 조금은 느꼈었지만, 도대체 이 녀석들은 무슨 생활을 하고 사는거야? 마왕이나, 마녀. 그리고 비하랄트. 거기다가 리안까지.. 리 대륙을 공포로 몰아 넣은 장본인들일진대 한 녀석은 마법 경연 대회를 구경하러 나가고, 다른 한 녀석은월급을 받으며 마당을 청소한단다. "당황스럽군요." 에언도 바크와 론과 마찬가지로 상당한 의문에 휩쌓인 얼굴이었다. 마왕과그의 부하들은 사람의 생피를 빨아 먹고, 간을 주식으로 삼는다는 소문을어릴적 부터 들어오며 자라 온 에언으로서는 아무래도 이 상황이 믿기질않는 모양이었다. 일행은 서둘러서 앞서 나가는 비하랄트를 따라서 급하게 걸어 나갔다. 곧그녀의 뒤에 도착을 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일행은 거대한 문앞에당도를 했다. 문 앞에서 일행이 오기를 기다리던 비하랄트는 눈쌀을 찌푸리면서 론에게 냉소를 던졌다. "여기까지 온걸 보면 어느 정도 자신감은 있다는 소리겠지만, 스승 님 앞 에서도 그렇게 행동 할 수 있는지 기대해 보마." "걱정마. 놀라서 주저 앉지는 않을테니까." 지지 않고 대꾸를 하는 론에게 비하랄트는 미간을 좁히며 사정없이 기분이나쁨을 말해주었다. 그런 비하랄트에게 바크가 넌지시 물었다. "펠 님은 항상 이 안에 계시는 겁니까?" 전에 봤을 때도 이 안에 있었는데 천년 전으로 돌아와서도 이 안에서 만나야 하다니.. 바크가 이런 의문을 갖는 것도 당연했다. 비하랄트가 바크에게 시선을 돌리며 대답했다. "평소엔 이 안에 계시지. 보통은 몇달. 심하면 몇십년. 더 심하면 몇백년 이고 이 안에서 나오지 않으실 때도 있다." "안에서 뭘 하시는데요?" "글쎄. 나로서도 알 도리는 없지." 비하랄트는 그렇게 말하며 문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문을 앞으로 밀어 내었다. 전과 똑같이 문이 양쪽으로 밀려 나면서 그 사이로 눈부신 빛이 일행에게로 쏟아졌다. 하지만 론은 막대한 빛을 앞에 두고도 조금도 눈을 감거나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앞을 노려보는 론에게 비하랄트가 냉소를 던지며 말했다. "심판의 시간이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737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211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30 17:07읽음:180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11 ) == 제 3장 4막 < 고대의 마왕. > ==--------------------------------------------------------------------- 조용하지만 몸을 울리는 나직한 진동음이 방 안에서 흘러 나왔다. 시끄럽거나 귀찮은 느낌이 아닌, 어쩐지 몸이 편안해지는 기분의 음이었다. 전에왔을 때와 같이 방 안은 푸른색 계열의 매끄럽게 생긴 광석으로 이루어져있었다. 광석은 그 안에 어떤 신비로운 힘을 간직하고 있는지 맹렬한 빛을뿜어 내어서 방 안으로는 그림자가 존재를 할 수 없을 만큼이나 백색의 세계를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 그가 있었다. "......" 론은 방 안으로 들어서면서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쥐어진 주먹 사이로 식은땀이 베어 나왔다. 펠은 마치 의자와 같이 생긴 평평한 돌 위가 구부정한 자세로 앉아 등을뒤에 기대고는 눈을 감고 있었다. 잠을 자는 모양이었다. "저.. 저 사람이.." 에언이 간신히 입을 열어서 중얼거렸다. 그는 자신의 눈으로 들어오는 상황을 뇌리에 기억 시켜서 다시는 잊지 않을 것 처럼 눈을 부릅떳다. 그였다. 세계의 절반을 죽이고, 죽이고, 죽여서 이 세상의 모든 인간들에게 오직단 하나의 공포로서 군림하는 사나이. 마왕. "펠..." 방 안은 나직하게 몸을 울리는 진동음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않을 만큼이나 조용했다. 그래서, 일행이 방 안으로 들어오자 발자국 소리가 가슴을 놀래킬 정도로 크게 울려 퍼졌다. 일행이 모두 커다란 광석의 방 안으로 들어올 때 까지도 펠은 눈을 감은채로 편안한 자세로 바위에 몸을 기대고 앉아 있었다. 어쩐지 굉장히 평화스러운 모습이었다. 론은 그를 바라 보았다. 눈을 뜨지 않고 있어서 그럴까. 얼핏 보이는 얼굴은 착각을 하면 소년이라고 생각이 들 만큼이나 어려 보였다. "겨우 두번 째지만.. 굉장하군." 옆에 서 있던 바크가 나직하게 중얼거리며 마른 침을 삼켰다. 펠은 어떠한살기도, 매서운 시선도, 그 엄청난 힘도 일행에게 보여주지 않았지만, 일행은 그런 펠의 앞에서 그 어떤 행동도 할 수가 없었다. "페에에엔~!" 한명은 제외하고 말이다. "에, 엘더?" 뒤쪽에 있던 엘더가 갑자기 앞에 있던 론을 밀치고 앞으로 달려나가버렸다. 워낙 갑작스러운 일이라서 론과 바크는 엘더를 말리지 못했다. 펠이 있는 곳까지 한달음에 달려간 엘더는 몸통 박치기라고 밖에 생각되지않을 만큼이나 과격하게 펠의 가슴에 안겼다. 퍼억... 타격음 비슷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 여전하군." 옆에 있던 비하랄트가 뭐씹은 얼굴을 손으로 가리면서 차마 못보겠는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갑자기 주위를 감싸던 무거운 공기가 거짓말 처럼 사라져 버렸다. 바크는한숨을 내쉬면서 펠에게 매달리는 엘더를 쳐다 보았다. 엘더의 정열을 다하는 공격은 꽤 성과를 보았는지 감히 아무도 깨우지 못했던 펠의 눈이 천천히 떠졌다. "엘....더?" 고개를 숙이고 있던 펠은 자신의 가슴에 매달려서 빙글빙글 웃는 아이의얼굴을 보더니 작게 중얼거렸다. 엘더는 펠이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자 기쁜지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너가 여기엔 어떻게.." 말을 하던 펠은 중도에서 갑자기 입을 다물더니 천천히 고개를 들어서 이쪽을 쳐다 보았다. 방 안에 엘더 말고도 사람들이 잔뜩 들어와 있다는 것을 눈치 챈 모양이었다. 덕분에 그와 눈이 마주친 에언은 그대로 뒤로 넘어갈뻔 했다. 다행스럽게도 이미 예상을 했는지 바크가 그의 등을 잡아줘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크.. 크...으." 슬쩍 시선이 마주 쳤을 뿐인데도 몸 안에 있는 모든 경계 신호란 신호들이모조리 미쳐서 날뛰자 에언은 이를 악물면서 아득해지는 정신을 가까스로잡아 내었다. 이, 이런건가? 이것이.. 자신들의 적? "비하랄트." 모여있는 사람들 중에 비하랄트가 섞여 있는걸 봤는지 펠은 자신에게 매달리는 엘더는 그대로 놔둔채로 비하랄트의 이름을 나직하게 불렀다. 그러자비하랄트가 몇발자국 일행의 앞으로 나오더니 펠에게 허리를 깊숙히 숙였다. "부르셨습니까." "잠든지.. 얼마나 지난거지." "세달입니다." 펠은 비하랄트를 바라보더니 입술을 묘하게 뒤틀었다. "세달이라.. 꽤 짧군. 그 이유는 네 뒤에 있는 것들인가." "예. 그렇습니다." "덧붙여 이 녀석도..라는 거군." 그러면서 펠은 슬쩍 시선을 내려서 자신의 다리 위에 앉아 있는 엘더를 내려다 보았다. 엘더가 씨이익 웃자 펠은 엘더에게 물었다. "시안에게 널 맡긴거로 기억을 하고 있는데. 어째서 이곳에 있는거지." 그러자 엘더가 머뭇거리더니 곧 퉁명스럽게 대답을 했다. "시안은 맨날 어디로 나가서 놀아주지도 않는단 말야. 이상한 탑에다 나만 버려두고 맨날 혼자 가버려. 재미 없어. 재미 없어. 재미 없어!" "그래서 여기로 도망쳐 왔다는거냐?" "응!" 엘더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엘더의 모습이 갑자기 사라졌다. 론과 바크는 깜짝 놀라서 앞으로 나아가려고 했지만, 그보다 먼저 갑자기둘의 앞으로 빛과 함께 엘더가 다시 나타나서 그럴 수는 없었다. 공중에서나타난 엘더는 사정없이 땅에 떨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아얏, 왜 던지는 거야!" 땅에 내동댕이 쳐진 엘더가 몸을 부르르 떨면서 펠에게 손을 들며 소리 쳤다. 하지만, 아무래도 상대가 나빴다. 펠이 스윽, 눈을 가늘게 뜨며 내려다 보자 시선 한방에 엘더는 기가 죽어버려서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생각 같아서는 원래 있던 곳으로 보내버렸겠지만, 시안이 뭔가 하는 일이 있다고 하니 며칠 여기서 머물게 해주마." 그리고 펠은 이번엔 시선을 엘더의 뒤에 있는 일행들에게로 돌렸다. 마침엘더를 쏘아 보고 있어서 그의 눈은 무시무시한 살기와 압력을 그대로 간직한체 일행들에게 내리 떨어졌다. "내게 무슨 용건이 있어서 내 잠을 깨웠는지 들어 보도록 할까." 그가 천천히 바위에 등을 기대면서 일행을 내려다 보았다. 초라하기 짝이없는 방에다 바위에 앉아 있을 뿐이지만, 그의 몸에서는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제왕의 힘이 느껴졌다. 감히 범인에게는 고개 조차 들지 못하게 하는 힘이 그에게 있었다. 그건 인간이 낼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선 느낌까지 줄 정도였다. "두번째 소개로군요. 전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라고 합니다. 바크라고 불러주십시오." 하지만, 바크는 평범한 범인은 아니고, 더구나 펠과 같은 제왕의 자리에있었다는걸 보여주는 건지 태연하게 펠의 무시무시한 기세를 맞서며 자신의 소개를 끝냈다. 여태껏 자라온 환경과 왕으로서의 기백 덕분이긴 했지만, 그보다는 전에 한번 펠을 만나 본 적이 있었다는게 오히려 더 도움이되었다. "에.. 에언입니다. 리, 리... 리마신.. 아니, 리마신..에, 에언입니다. 아 무렇게나 부, 불러.. 불러.. 주십시오.." 에언은 불행하게도 펠을 만나는게 첨인지 그의 기세에 사정없이 눌려서는입도 제대로 다물지를 못했다. 더듬거리며 간신히 말을 끝낸 에언은 죽었다 살아났다는 표정을 지었다. 펠의 시선은 바크와 에언을 지나서 마지막으로 론에게 갔다. 가장 태연한얼굴을 하고 있어서일까. 비하랄트나 펠은 론에게 가장 관심을 가지는 듯한 표정들이었다. 론이 한발자국 앞으로 나서더니 스윽 고개를 들어서 펠을 쳐다 보았다. 어떻게 보더라도 싸움을 거는 듯한 살기를 내뿜는 노려봄이었다. 펠은 생각도 못했는지 론의 시선에 눈썹을 살짝 움직였다. 론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리고, 단번에 내 뱉았다. "내 이름은 론. 당신의 아들입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738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212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5/30 17:07읽음:219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12 ) == 제 3장 4막 < 고대의 마왕. > ==--------------------------------------------------------------------- 펠의 눈썹이 격하게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주변에 있던 이들의 얼굴들도제각각으로 변했다. 전부 공통점이라면 자신이 지을 수 있는 최대한의 영역 안에서 가장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는 것이다. 미래의 비하랄트에게서는 도저히 상상도 못할 얼굴로 비하랄트가 놀라서외쳤다. "무, 무, 무슨 헛소리냐, 그게!?" 그녀가 과격하게 소리치며 물어왔지만, 론은 시선을 정확히 펠의 눈으로향하면서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바크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론을 옆에서 바라 보았다. 그리고 에언은 경악을 하다 못해서 완전히 굳어서 점차풍화가 되어 가는 과정이 이르르고 있었다. 엘더가 론을 올려다 보면서 헤에,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펠이 마지막으로 말했다. "내... 아들이라고?" 론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믿지 못하겠다고 말하면. 실례가 되는건가?" "아뇨. 믿지 못하는게 당연하겠죠." "알아줘서 고맙군. 조금도 믿지 못하겠어." "어떻게 하면 믿어 주시겠습니까." 펠은 턱을 괴더니 슬쩍 미소 비슷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글쎄, 이런 상황이라면 내 부인이 될 여인의 이름 부터 듣는게 순서겠지. 내 부인이자, 네 어머니가 될 여성의 이름을 말해주겠나?" "거절 하겠습니다." 론은 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대답을 해버렸다. 그바람에 펠은 성큼,눈썹을 치켜 올렸고 덕분에 바크와 에언은 끔찍한 살기의 폭풍이 자신들의 몸을 훑고 지나가는 생생한 경험을 겪어야 했다. 펠이 물었다. "이유는?" 론이 답했다. "말은 해도 상관은 없지만, 가능하면 이 쪽에서도 제가 태어나기를 바라니 까요. 눈이 어떻게 된건지 당신 같은 사람에게 반한 어머니도 문제고, 태 어나게 된 저도 상당한 고생을 하게 되지만... 그래도 이 쪽의 나란 녀석 에게도 레아드를 만날 기회는 주고 싶군요." 비하랄트와 에언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론의 말에서 론이 이전에 태어난 사람이 아닌, 미래에서 왔다는걸 눈치 챈 것이었다. 펠도 물론 론의 말에서 그걸 알아챘는지 물어왔다. "지금 네 말을 들어보자면, 마치 앞으로 태어나게 될 녀석이라는 소리로 들리는군." "제대로 들으셨습니다." 펠이 재밌다는 표정을 지으며 론을 노려 보았다. "시간 이동은 불가능하다는걸 알고 있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건 이론상 가능하지 않나요?" 그러면서 론은 슬쩍 비하랄트를 쳐다 보았다. 그건 비하랄트가 한 말이었다. 비하랄트는 갑작스런 론의 시선에 잠시 당황을 했으나 곧,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하긴 하지. 하지만" 론이 비하랄트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하지만, 다시 원래의 시대로 돌아가는 방법과 원래의 시대를 찾아야 한다 는게 불가능하다. 이라는 거겠지? 비하랄트, 네가 내게 말해준거다." "그.. 그런.." 비하랄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론을 쳐다 보았다. 펠은 턱을 괸채무표정한 얼굴로 론을 쳐다 보다가 넌지시 론에게 물었다. "미래로 돌아가는게 무리라는걸 알면서도 과거로 왔다는건가?" "그렇게 되는 거겠죠." "어리석군." "이런건 무모하다고 하는겁니다." 론의 싱글 미소를 지으며 말을 했다. 어쩌니 저쩌니 해도 둘은 상당히 닮은 점이 있었다. 펠은 희미하게 미소를 짓는 론을 잠시 바라만 보다가 천천히 허리를 펴면서 론에게 말했다. "나로서도 미래로 날아가 네가 내 아들인지 확인을 할 방법은 없으니 일단 네 말대로 널 내 아들로 생각하겠다." 펠은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면서 무릎 위에 두 팔을 기대서 몸을 고정시켰다. 그리고 상체를 앞으로 내민 상태로 론에게 물었다. "그래서,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미래에서 고대로 온 이유는 뭐냐? 태어났 다는걸 내게 자랑이라도 하려고 온건 아닐텐데." 론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느릿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잘라서 말했다. "신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펠이 묘하게 입술을 뒤틀면서 물었다. "신?" "그렇습니다." "신이라. 신을 만나려면 번지수가 틀리지 않았나? 너희 시대가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쪽에도 신은 있을텐데." 물론 있지. 론이 쓴웃음을 지으면서 뒤쪽의 비하랄트를 가리켰다. "화가나게도 누구의 선배 되는 인간이 화가 난다고 신을 도륙해 버렸거든 요. 덕분에 신은 몸을 숨겨버렸죠." "리진이 신을?" 펠은 놀랍다는 얼굴을 하더니 곧 피식 미소를 지었다. "리진 답군. 그래, 그쪽의 신은 도망을 다니니 만나지 못한다고 치지. 신 을 만나면 뭘 물어보려고 하는거냐?"론은 약간 긴장한 듯한 얼굴로 작게 입을 열었다. "요타에 대해 몇가지 물어볼게 있습니다." 에언은 기어이 자신이 이해를 못할 단계까지 이야기가 진행이 되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비하랄트는 경악을 했다는 얼굴이었다. 펠은여태껏과 같은 장난스런 표정을 지워버렸다. 펠이 론을 보더니 나직하게중얼 거리듯 말했다. "네 녀석.. 진짜로군." 론과 바크는 펠은 몰라도 옆에 있는 비하랄트가 잔뜩 긴장을 했다는걸 알수 있었다. 그로 미루어 보아 아무래도 요타는 이들 사이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존재인거 같았다. 론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겼던 펠은 한참이 지나서야 비하랄트에게 물었다. "리진은?" 비하랄트가 당황하며 대답했다. "자, 잠시 나갔습니다. 지금 곧 부르겠습니다." 펠이 쓴웃음을 짓더니 일행을 돌아 보았다. "아무래도 이야기는 리진이 돌아온 후에 듣기로 하는게 좋겠군. 어떻게 여 길 왔는지는 몰라도 꽤나 더럽군. 리진이 오기 전까지 몸이라도 씻어둬라. " 그리고 펠이 문 밖으로 말했다. "로느, 이 녀석들에게 방을 주도록." '로, 로느!?' 바크는 급히 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문은 굳게 닫혀 있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바크는 대신 론을 보았다. 론의 얼굴은 완전히 굳어 있었다. 그때, 문이 천천히 열리더니 그 사이로 한 여성이 나타났다. "이쪽입니다." 싱글 미소를 지으며 열려진 문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소녀. "리안...씨?" 론이 그녀를 보면서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809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213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6/03 15:04읽음:352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13 ) == 제 3장 4막 < 고대의 마왕. > ==--------------------------------------------------------------------- "....." 우연의 우연인지 바크와 론은 전에 머물렀던 방에 다시 머물게 되었다. 론보다 먼저 욕실로 가서 목욕을 끝낸 바크는 주문이라도 걸려 있는건지 어느새 깨끗하게 빨아진 자신의 옷을 판판한 돌 위에서 줏어다 입었다. 그리고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그나마 별로 있지도 않은 짐을 챙겨서 방 한쪽에 몰아 넣은바크는 슬쩍 고개를 돌려서 침대에 앉아 있는 론을 쳐다 보았다. 완전히 넋이 나간 얼굴이었다. '로느?' 론은 물을 정신이 아니어서 바크가 자신들을 안내해주는 리안에게 대신물었었다. 리안은 슬쩍 바크를 보더니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예. 로느예요. 로느 아이리어. 하지만, 너무 예쁘장한 이름이라서 듣는 저도 부담스럽거든요. 리안이라고 불러주세요.' 그러면서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바크는 리안의 얼굴에서 희미하게나마 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과연, 지금 생각해보니 상당히 닮았어." 바크가 의자에 앉아서 턱을 괴고 중얼거렸다. 론이 스윽, 고개를 들더니바크를 쳐다 보았다. 바크가 피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말투는 아버지를 닮았고, 얼굴은 어머니를 닮았더라." "시끄러워." 론은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는 길게 한숨을 내쉬면서 벌렁, 침대 위로 쓰러졌다. 다시 한번 한숨이 터져 나왔다. 생각지도 못했다. 과거로 가면 만날수 있을지도 몰랐지만, 레아드의 문제 때문에 거기까지는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난데 없이 어머니라니. "깊게 생각하지마. 네 평소 신조대로 행동해." 바크의 말에 론이 손으로 몸을 받쳐서 허리를 일으키며 바크를 쳐다 보았다. "내 평소 신조?" 바크가 싱긋 웃더니 손가락을 흔들었다. "이왕 이렇게 된 이상, 포기하고 즐겨라." "....." "우연이지만, 처음 만난 어머니잖아. 괜한 고민 같은거 집어 치워고 거기 서 있지만 말고 들어와." "뭐?" 론이 의아한 얼굴로 바크를 쳐다 보았다. 하지만, 바크는 시선을 문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론은 그제서야 문 밖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는걸 눈치 챘다. 곧 문이 약간 열어지더니 그 사이로 탐스러운 붉은 머리카락과 흔들릴것 같은 커다랑 눈망울을 가진 아이가 고개를 내밀었다. "들어가도 돼?" "들어오지 말라면 어쩔건데." 바크의 물음에 엘더는 으음, 생각을 해보더니 얼른 방 안으로 들어와 문을닫았다. 바크가 물었다. "어쩐 일이야? 아까 비하랄트와 같이 있겠다고 나갔었잖아." 엘더가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리진을 찾으러 간다고 나만 나두고 가버렸어. 펠 한테는 무서워서 못 가 겠고.. 리안은 청소해." "그래서 여기까지 온거야?" "혼자서는 심심해." 엘더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총총 걸음으로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론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머리나 식히고 오겠어. 씻고 올게." "욕실은 나가서 왼쪽 복도 끝에 있어." 론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덕분에 방 안에는 바크와 엘더 밖에 남지 않았다. 바크는 힐끔 엘더를 보고는 나직하게 한숨을쉬었다. '론에게 이러니저러니 해도.. 나도 만만치 않은건가. 조상님이라니.' 자신이 입을 열지 않자 침대에 앉아서 방 안을 둘러 보는 척 하면서 이 쪽낌새를 살피는 엘더의 모습에 바크는 실소를 하고 말았다. 앞으로 저 녀석의 손에서 이루어질 엄청난 일들을 생각하자면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에언은?" 한참이나 침묵이 계속되자 엘더가 결국엔 입을 열고 말았다. 바크는 문 밖을 가리키면서 대답했다. "공부 중." "공부?" "리안이 이 성의 도서관을 열어 줬거든. 환호하면서 달려가 버렸는데, 지 금쯤 책에 파묻혀 있을걸." "헤에. 공부라." 공부라는걸 해본 적이 없는지 엘더가 신기하다는 얼굴을 해보였다. "그나저나, 엘더." "응?" 바크의 부름에 엘더가 싱글 웃으며 바크를 쳐다 보았다. 무저항의 너무나순수한 얼굴. 아직 아무 것도 그려지지 않은 완전한 백지. 그런 엘더를 보면서 바크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이 보아온 엘더의 광적인 모습. 그것과 지금과는 너무나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 어떻게 이런 아이가 그 지경이 되어 버린단 말인가. 도대체 무슨 일을 겪길래? "왜 그래?" 불러 놓고 아무런 말을 하지 않자 엘더가 침대에서 훌쩍 내려오더니 뒷짐을 지고 바크에게 다가오며 물었다. 바크는 정신을 차리고는 엘더의 머리를 쓰담아 주었다. "아냐. 아무것도." 펠과의 관계를 물으려다가 바크는 그만 두었다. 엘더는 흥이 깨졌다는 얼굴을 해보였다. 바크가 말을 걸어준게 좋았던 모양이다. 바크는 그런 엘더를 보고는 피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엘더를 내려다 보며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산책이나 할까?" 바크의 말에 엘더가 환한 미소를 짓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아, 저기. 그건.." 리안은 갑자기 나타나서 삽을 들고 깊게 파여진 구멍을 메꾸는 론을 향해 서 뭐라 말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론이 구멍 안으로 흙을 넣으면서 먼저말했다. "저희 때문에 이렇게 된거잖아요. 도와드리죠." "하지만.." 리안은 손님이 삽을 들고 일을 하자 안절부절 못하는 얼굴이었다. 그러다,그녀는 포기했다는 듯이 피식 미소를 짓고는 자신은 빗자루를 잡았다. "그러면, 그 쪽은 부탁드리겠습니다." "맡겨주세요." 론은 일부러 리안에게 시선을 주지 않으며 묵묵히 삽으로 구멍을 메꿔 나갔다. 그리고 리안은 그 근처로 잔뜩 떨어져 있는 돌과 나무 뿌리. 그리고나무 가지들을 부지런히 빗자루로 쓸어서 한쪽으로 치워 나갔다. 그렇게둘은 거의 한시간 가량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으며 자신들의 일을 열심히해치워 나갔다. 구멍을 거의 메꾸어 놓은 론은 힐끔 성 앞 공터 한쪽에서빗자루질을 하는 리안을 바라 보았다. 키는 170cm가 조금 넘는 적당한 키에 연한 갈색 머리 카락들이 등 위로늘어뜨려져 있었다. 기렌이나 스얀과 같은 미도의 여성과는 다르게 작은몸집. 그리고 작은 얼굴. "왜 그러시죠?" 넋을 잃고 있었는지 론은 리안이 자신의 시선을 눈치 챌 때까지 그녀를 바라 보고 말았다. 리안의 물음에 론은 당황하면서 고개를 저었다. "아.. 아, 아뇨. 이.. 이상..해서.." "이상하다뇨. 뭐가요?" 그래, 뭐가 이상하지? 론은 허둥대다가, 자신이 들고 있는 삽을 보고는 간신히 대답했다. "어, 어째서 손수 직접 치우시는 거죠? 마법을 사용하면 간단하게 치울 텐 데." 론의 물음에 리안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편안한 미소였다. "확실히 마법을 사용하면 이런 작은 일 쯤, 몇초만에 말끔하게 처치 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래서는 보람이 없잖아요." "보람?" "내가 이 공터를 치운다는 자신감." 그러면서 그녀는 허리를 펴고 주위를 돌아 보았다. 어느새 공터는 말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론은 그녀의 시선을 쫓아 공터를 바라보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그녀와 시선이 마주쳤다. 리안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깨끗하죠?" "아, 예. 그렇네요." 그러자 갑자기 리안이 활짝 미소를 지었다. "수고 하셨습니다." "아, 아뇨. 리안 씨야 말로.." 리안은 론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둘 다 수고 했다고 하죠. 만약에 마법을 사용했다면 이런 기분 좋은 인사 는 하기 힘들었을 거예요." 그리고 리안은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론은 그런 리안을 바라 보면서 어쩐지 코끝이 찡해지는 기분이었다. 다행이랄까. 안심이랄까. "좋은 분이셨군요." "예?" 론의 말에 리안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론은 아무런 대꾸도하지 않으며 리안을 바라 보았다. 론이 짓는 미소에 리안은 어리둥절 하면서도 같이 어색한 미소를 지어 줄 수 밖에 없었다. 계속. PS:--;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810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214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6/03 15:07읽음:320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14 ) == 제 3장 4막 < 고대의 마왕. > ==--------------------------------------------------------------------- 다음 날, 비하랄트는 어느 도시에서 열린다는 마법 경연대회를 보러 갔다는 리진을 데리고 성으로 돌아왔다. 에언은 이른 아침 부터, 세상에 그 악명이 드높다 못해서 마녀라는 칭호를 오직 자신을 위해서만 사용되게 만드는 여성을 보게 되었다는 기대에 차 있었다. 하지만, 바크와 론은 이미 리진의 진모습을 본 상태였기 때문에 그런 에언의 모습에 실소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리안이 차려준 아침 식사를 끝내고 일행은 일찌감치 리진과 비하랄트를 맞이하러 성의 앞에 나와 있었다. 잠시 시간이 지나자 하늘에서 한줄기 빛이날아오더니 급격히 아래로 꺽어져서 공터 위로 떨어졌다. 일행은 빛이 땅과 충돌 하면서 커다란 폭발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빛은 바람 한점 일으키지 않으며 땅에 내려 왔다. 빛의 사이에서 곧 두명의 여인이 모습을 나타냈다. 한 명은 비하랄트. 그리고 다른한명은 짙은 보라빛 생머리를 가진 연녹색 눈동자의 소녀였다. 소녀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빛의 안에서 나왔다. "어서 오세요." 리안이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나아가자 리진은 세상의 인간들을 학살하고마을을 불태우고 도시를 잿더미로 만드는 마녀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할 만큼이나 가볍고 쾌활한 미소를 지었다. "아아, 정말 리안은 바보야. 내가 같이 가자고 했을때 갔어야 하는거였는 데." "대회는 재밌으셨나요?" 리진이 주먹을 부르르 떨면서 환희에 찬 얼굴로 말했다. "이번 대회는 정말 대단했다고. 특히 중력으로 재주를 부리는 삼인조 녀석 들이 있었는데 말야. 중력을 이용해서 그런 괴상 망칙한 일을 벌일 수 있 다는걸 처음 알게 되었다니까. 리안 너도 그걸 봤어야 했는데." "재밌으셨다니 다행이네요." 리진이 리안의 이마를 퉁기며 투덜거렸다. "바보, 너도 집에서 맨날 청소나 하지 말고 좀 놀러다니기라도 하라구." "전 이쪽이 더 즐거운걸요." 리진이 길게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래그래, 정말로 시집가면 사랑 받겠다." 리안이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뒤쪽에 있던 론도 무슨 일인지 얼굴을 약간 붉혔다. "......" 바크는 이미 리진의 성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별로 충격은 받지 않았지만, 에언은 아무래도 그렇지 못한듯 완전히 쇼크를 먹고 방심 상태까지 이르르고 있었다. 한마디로 넋이 나가버린 얼굴이었다. 음유 시인들이 입에서 피를 토해가며 세상에 존재하는 저주란 저주는 모조리 퍼부어대는 이유가 되는 녀석들이 자신의 상상과는 너무나도 차이가 났기 때문일까. 특히,마녀의 경우는 그게 더욱 심한 모양이었다. 바크는 에언을 보다가 씁쓸하게 미소를 지으며 시선을 리진 쪽으로 돌렸다. 리진은 비하랄트와 리안 사이에서 뭐라고 잡담을 하다가 갑자기 시선을 이쪽으로 옮겼다. 그녀가 흥미로 반짝이는 눈을 빛내면서 일행의 앞으로 다가 왔다. "펠의 아이라고? 너가?" 바크는 자신을 가리키며 묻는 리진에게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아무래도검은 머리와 검은색 눈동자가 오해를 산 모양이었다. 바크는 손을 들어서옆에 있는 론을 가리켰다. "이쪽입니다." "아, 그래?" 리진이 론에게 시선을 옮겼다. 그녀는 론을 찬찬히 훑어 보더니 의아한 듯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야, 펠하고는 조금도 닮지 않았잖아." "전 어머니를 닮았거든요." "흐음, 재미 없네." 리진이 작게 투덜거리더니 다시 미소를 지으며 론에게 물었다. "너희들 미래에서 왔다며?" "그런데요?" "미래의 나와 만나 본 적 있니?" "몇번 정도는요." 그러자 리진이 론의 앞으로 다가오더니 자신의 얼굴을 바싹 론의 앞까지가져갔다. 그리고 그녀가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내 미래의 모습, 어떠니?" 고대의 마도사라도 자신의 미래가 궁금하긴 한 모양이었다. 론은 별 생각없이 리진에게 말을 해주려다가 그냥 입을 다물었다. 그대로 말을 해주기엔 리진의 미래가 너무나 암담했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천년 동안 목이잘린 채로 세상을 떠돌아 다니게 될 거예요.. 말 하지 못하는게 당연 하잖아. 그래서 론은 다른 방법을 택했다. "알고 싶습니까?" 리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미래를 알면 앞날을 대비 할 수 있잖아." "정말. 그렇게. 알고 싶습니까?" 론의 태도가 이상하자 리진이 이번엔 조금 전보다는 머뭇거리며 물었다. "알면.. 안될까?" "알고 싶다면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말로 알고 싶다면. 그렇다면 말입니 다." 들으면 죽도록 후회하게 될거야. 말은 하지 않았지만, 론의 표정이나 말에는 이런 뜻이 잔뜩 담겨 있었다. 리진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손을 저었다. "알았어. 알았다고. 안 물을게. 쳇, 얼굴은 안 닮았는데 말하는건 영락없 이 펠이시로군." 론을 제외한 일행은 전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때 뒤에 있던 비하랄트가 천천히 일행에게 다가오더니 말했다. "이제 다 모였군. 자, 가자. 스승 님께서 기다리신다." 계속.. PS:좀 짧군요.;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811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215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6/03 15:08읽음:399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15 ) == 제 3장 4막 < 고대의 마왕. > ==--------------------------------------------------------------------- 일행이 다시 펠의 방으로 들어왔을 때, 펠은 마침 잠에서 깨어 있었다. 아니면 일행을 만난 이후로 잠은 자지 않은지 몰랐지만, 론이나 바크로서는그걸 알 도리는 없었다. 그는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편안한 자세로 반듯한돌 위에 앉아 있다가 일행들이 모두 방 안으로 들어오자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펠이 약간 아래 쪽에 모여 있는 이들 중에서 리진을 보더니 말했다. "모두 모인건가." 리진과 비하랄트. 그리고 론과 바크. 에언과 엘더. 리안. 모두는 펠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펠은 그 시선을 그대로 론에게 전해 주었다. "이제 이야기를 들어 보도록 하지. 어째서 요타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지 말이다." 론은 힐끔 바크를 쳐다 보았다. 바크는 론에게 천천히 고개를 끄덕여 주었고, 론은 길게 심호흡을 하고는 일행들 보다 한발자국 앞으로 나서서 펠에게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처음 이야기는 레아드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레아드가 사라진 일. 요타의 각성. 신에 대해 알게된 사실. 론은 그것들을 하나하나 천천히. 그러나 자세하게 펠에게 말해주었다. 그 와중에서 론은 그들이 알아서는 안될이야기들. 즉, 펠이 리진의 목을 자르거나 엘더가 미쳐버린 이야기는 빼놓았다. 비하랄트와 리진은 론의 이야기에서 자신들이 등장하자 흥미로워하는 얼굴들이었다. 아무리 막강한 능력과 힘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자신의 미래는 궁금한 모양이었다. 론은 한참을 이야기 하다가 고대로 오게된 이야기를 끝으로 입을 다물고말았다. 고대에 와서도 꽤 많은 일들을 겪게 되었지만, 그것들은 더 이상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을 했는지 론은 고대에 온 시점에서 이야기를 끊어 버렸다. 그리고 정적의 침묵이 방 안으로 내려 앉았다. 비하랄트와 리진은 론의 이야기를 듣고, 묻고 싶은 것들이 있는지 말을 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거리는 표정들이었지만, 펠의 앞이어서 감히 먼저말을 하지는 못했다. 펠은 느긋한 표정으로 론을 바라 보더니 물었다. "그래서, 미래의 내가 널 여기로 보냈다는거냐." "그렇습니다." 펠은 고개를 슬쩍 옆으로 기울이면서 팔짱을 꼈다. "결국 이곳에 온 이유는 레아드라는 아이를 구하고 싶다는거로군." "예." "존재하지 않는걸 존해하기 위한 방법을 알기 위해서라." 펠은 비웃음이라 생각되는 미소를 지었다. "불가능하다고 말해주고 싶군." 너무나도 간단하게 펠은 말해버렸다. 론은 움찔, 눈썹을 떨더니 나직하게말했다. "불가능하다.. 헛수고다.. 허무한 환상일 뿐이다.." 론의 음성에 노기가 베어 들었다. "그런 소리는 이미 당신들에게서 질리도록 들었어." 뒤에 있던 비하랄트와 리진의 몸이 잠깐이지만 흔들렸다. 바크 역시 잔뜩긴장을 해서 마른침을 삼켰다. 엘더는 갑작스런 살기의 폭풍에 놀라버렸는지 바크의 뒤로 숨어 버렸다. 에언은 론의 등을 보면서 떨리는 눈동자를감추지 못했다. 펠과 비교를 해도 절대 뒤떨어지지 않을 폭발적인 살기가 론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펠은 여전히 턱을 괸채로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론이 그에게 말했다. 음성은 끊어질 듯이 작았고, 낮았지만, 그 안에담긴 론의 분노는 너무나도 거대했다. "내가 알고 싶은건 신이 있는 곳이다. 요타에 대해서 듣고, 그래도 레아드 를 구할 방법이 없다면 어떻하든 이 곳에서 그 방법을 알아서 미래로 돌 아가겠어. 불가능하다는 말 하나로 포기를 하라는건가. 헛수고로 끝날테 니 진작에 그만두라는건가. 환상으로 끝날테니 꿈으로 치부해 버리라는 거냐!" 론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방 안이 쩌렁쩌렁하게 울릴 정도로 커다란 외침이었다. "그렇다면 네 놈들은 이 감옥 같은 세상에서 서로의 상처나 감싸며 영원히 쳐박혀 죽어버려! 불가능하다고 포기를 하는 버러지 같은 놈들에게 나도 물을건 없다!" 론의 노기는 실로 엄청났다. 바크는 잔뜩 힘이 들어가서 쥐어진 자신의 주먹이 조금씩 떨려오는걸 느꼈다. 비하랄트와 리진. 그리고 리안은 자신들의 앞에서 펠이 이토록 모욕을 당함에도 불구하고 론에게 아무런 행동도취하지 못했다. 론의 박력에 압도를 당해버린 것이었다. 바크는 숨을 몰아 쉬며 펠을 노려 보는 론을 바라보았다. 그간 조금씩 쌓여가던 분노가 단숨에 모조리 폭발을 해버린 모양이었다. 그렇다. 지금 자신들이 하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 누구도 가능하다고 말해주지 않는 그런 일이다. 하지만, 둘은 필사적으로 자신들 만의 길을 갔다. 불가능이라는 그 것을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 론은 크윽, 이를 악물더니 몸을 돌렸다. 더 이상 펠에겐 볼 일이 없다고마음을 굳혀버린 모양이다. 그러나 론은 채 몇걸음도 걷지 못하고 걸음을멈출 수 밖에 없었다. 뒤쪽에서 마치 시비를 거는 듯한 살기가 무럭무럭뿜어져 나왔기 때문이었다. 방 안의 모든 이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버릴만큼의 살기였다. 아니, 살기 이상의 어떤 의지였다. 론은 발걸음을 멈추고는 고개를 돌렸다. 펠이 자신을 바라 보고 있었다. 차갑게 빛나는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뭐냐, 구차하게 변명이라도 늘여놓고 싶은거냐?" 론은 그 엄청난 죽음의 의지 앞에서 태연하게 펠을 향해 냉소를 던졌다. 겁을 상실했다기 보다는 당당하게 펠에게 자신의 의지를 피력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비하랄트와 리진은 입을 벌린채로 당황할대로 당황한 표정을지었다. 그들이 아는한, 이 세상에 펠에게 이토록 무례하게 굴면서도 당당하게 그를 쳐다 볼 수 있는자는 오직 하나. 신 뿐이었다. 그러나 지금 자신들의 앞에 있는건 신도, 뭐도 아닌 단순한 어린 소년일 뿐이었다. 둘이마음만 먹는다면 손가락 하나로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허약한.. 그러나 론은 그 누구보다도 당당하게 펠을 마주하고 있었다. 비하랄트와리진은 알고 있었다. 아들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펠을 저렇게 마주 볼 수는 없다는 것을. "큭." 검날 위의 놓여진 실가닥 처럼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 찼던 방 안으로 갑자기 날카로운 웃음 소리가 울려 퍼졌다. 론을 포함한 모두는 펠을 쳐다보았다. 어느새 펠이 고개를 숙이고 가늘게 어깨를 흔들고 있었다. "크크..크.." 펠의 입이 길게 위로 치켜져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로 흘러 나오는 소리는 분명한 웃음 소리였다. 그걸 일행이 깨닫는 순간, 웃음 소리는 폭발적으로 커졌다. "크크크. 크하하하하!" 어찌 보면 광소로 들리고, 또 어떻게 보면 유쾌하기 짝이 없는 밝은 웃음소리. 푸른 색의 투명한 광석으로 이루어진 방 안으로 펠의 웃음 소리가커다랗게 울려 퍼졌다. 펠은 그렇게 한참을 웃었다. 모두가 자신을 의아하다는 얼굴로 쳐다 볼 때까지 그는 웃었다. 그리고 한 순간, 그의 웃음 소리가 거짓말 처럼 그쳤다. 펠은 언제 그렇게웃었냐는 듯한 얼굴로 론을 쳐다 보았다. 그리고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그런가.." 펠이 천천히 론을 훑어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넌 네 바램을 이루기 위해서 그런 각오 까지 하고 있는거냐." 펠이 클, 미소를 짓더니 론의 눈을 바라 보았다. "과연, 내 아들 답구나." "..!!" 모두의 얼굴에 놀람의 빛이 생겨났다. 펠이 처음으로 론을 자신의 아들로인정을 한 것이다. 그러나, 론은 조금도 기쁜 표정이 아니었다. 아니,오히려 이를 악물면서 펠에게 소리쳤다. "다, 닥쳐! 누가 지금 여기서 당신 아들인걸 증명하자는 건줄 알아!" 펠이 싱글거리며 물었다. "그렇다면 그냥 뒤로 돌아서 이 성을 나가겠다는 거냐. 그렇게 되면 신을 만나지도 못하게 될텐데. 물론, 네가 구하고 싶다는 그 아이를 구할 수도 없게 되겠지." 같은 부류라도 펠은 론보다 훨씬 침착했고, 그리고 냉정했다. 펠의 말에론은 크윽, 입술을 깨물며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펠은 천천히 허리를 펴면서 바위 위에 구부정한 자세로 앉았다. 상체는 앞으로 내민 상태였다. 그 모습은 어딜 보더라도 이야기를 제대로 듣겠다는 모습이었다. 펠이말했다. "그 레아드란 아이를 구하는건 확실히 말해서 불가능하다." "네, 네 녀석!" "그러나." 펠이 소리를 치려는 론에게 미소라고 생각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네 각오 정도라면 불가능한 일을 어쩌면 가능하게 바꿔 놓을지도 모르지. 그걸 위해서 이 세상을 모조리 박살을 내도 좋다면 말이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857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216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6/05 19:06읽음:210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16 ) == 제 3장 4막 < 고대의 마왕. > ==--------------------------------------------------------------------- 모두의 얼굴에 황당이라는 표정이 그려졌다. 특히, 바크가 그랬다. "무, 무슨?" 레아드를 구하기 위해서 세계를 파멸시켜야 할 정도의 각오가 필요하다니. 그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바크는 펠을 바라 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바크라 할지라도 지금 상황에서 펠과 론의 사이에 끼어들만한 용기는 나지않았다. 론은 펠을 노려보다가 말했다. "난 한번도 세상을 멸망시킨다고 말 한적이 없었던걸로 기억하는데." "불가능한 일을 가능케 하려면 그만한 대가가 필요한 법이다. 네가 말했던 그 버러지 같은 녀석들은 그 대가를 치룰만한 용기가 없어서 이 감옥 같 은 세상을 빠져 나가지 못하고 있는거지. 하지만, 네겐 그 대가가 설령 무엇이라 할지라도 치룰 각오가 있어. 그렇지 않나?" "그 대가란 것이 이 세상을 멸망시키는 것?" "한가지 예일 뿐이다. 세상은 무척 공정해서 뭔가 커다란 일을 이룰려고 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원하지. 원하는게 크면 대가도 당연히 커진 다. 그리고, 불가능한 것을 원하면 대가 역시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지. 그게 세상의 이치다." 론은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펠에게 물었다. "대가를 치룰 각오가 되어 있다면?" 펠이 눈을 가늘게 뜨면서 대답했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겠다." 펠의 눈은 진지했다. 론은 대답은 하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불가능한 일을 하려면 그 만큼의 대가를 줘야 한다. 론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대답했다. "이 세계를 멸망 시키는 정도라면 해주겠어." 펠의 입가에 처음으로 미소라고 볼 수 있는 표정이 떠올랐다. 여태껏 짓던애매한 표정이 아니었다. 그건 미소였다. 펠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신을 만나게 해주지." "대, 대단.. 대단합니다. 론 님." 방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에언은 감동을 했다는 눈으로 론에게 말했다. 론은 그런 에언의 칭찬에 어색한 미소로 답을 했다. 그러나 감동을 한건 에언만이 아니었다. 엘더가 론을 올려다 보더니 헤에, 묘한 표정을 지었다. "나 펠하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 처음 봤어." "나도 놀랐어." 바크가 엘더의 말을 이으며 말했다. 론은 자신을 가운데로 두고 놀라워 하는 일행들에게 귀찮다는 듯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시꺼시꺼. 레아드를 구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으니 다 좋게 된거잖아."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론은 내심 스스로 놀라고 있었다. 스스로도 설마 펠에게 그렇게 대들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한 모양이었다. 론은 지쳤다는 표정으로 침대에 걸터 앉았다. "그나저나 다행이야. 그 펠을 설득 시켰으니." "네 덕이다. 잘 했어." 바크가 오랜만에 칭찬을 했다. 론은 그런 바크에게 피식 웃더니 침대에 벌렁 드러 누웠다. 에언과 엘더는 자신들의 방이 따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론을 좀더 구경하기 위해서인지 나가지도 않았다. 에언이 말했다. "처음엔 너무 놀라서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했는데, 아까 보니까 정말로 론 님과 마왕은 닮았더군요. 뭐랄까.. 분위기가 똑같았습니다." "그런 미치광이 마왕하고 닮았다는건.. 욕으로 들리는데요." "하하, 설마요." 에언이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바크는 미소를 짓다가 문득 고개를 돌려서 에언을 쳐다 보았다. 최고위 마도사들의 탑인 불꽃의 장에서 자신들을 구해주고 마왕의 본거지인 이곳까지 같이 와준 청년. 그런데 그는 지금 웃고 있었다. 상식적으로생각을 해보자면 상당히 말이 안되는 광경이었다. 마도사로서의 그의 앞날은 어둡다 못해서 절망이 드리워져있다. 최고위 마도사들에게 반기를 든데다가 엘더를 납치해 오는데 한몫을 단단히 했으니 그들이 에언을 곱게 봐줄리가 없다. 만약에 번즈의 손에 걸리는 날에는 죽어도 곱게 못 죽을 것이다. 번즈는 이 세계의 지배자들. 그들의 손이 닿는 곳에서는 숨도 못 쉬고 살아가야 할 운명일진대.. 에언은 웃고 있었다. 물론, 이런 생각을 지금 한 것은 아니었다. 비공정을 타고 마왕의 영지로오면서 바크는 진작에 에언에게 이런 의문을 털어 놓았었다. 그때 에언은바크에게 이렇게 대답 했었다. '마도사란 무척 자유분방한 직업입니다. 뭐랄까. 시인들 같다고나 할까요. 자유롭게 이 세계의 진리를 탐하고, 그걸 이용해서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 는 사람들이죠. 그래서 마도사들은 자유롭습니다. 너무나 자유로워서 마 왕에게 이토록 쉽게 당해버린 거였죠. 즉, 각개 격파를 당해버린 것이었 습니다. 번즈가 생긴건 그 때문입니다. 마왕과 맞서서 싸우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했고, 그런 힘은 모여야만 생기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번즈가 생기고, 불꽃의 장이 생겼습니다. 최고위 마도사들이 불꽃의 장에 모여 있는 것도 다 그런 이유죠. 모든 것은 마왕과의 결전을 위해 서입니다. 제가 앞으로 마도를 탐하고, 세상을 살아가는데 번즈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하, 물론 그들이 절 죽이겠다고 쫓아 오면 그건 큰 문제거리 가 되겠지만요.' 그렇게 싱글거리며 웃은 에언이었다. 한참 침대에 누워있던 론은 어느정도 지친 몸에 힘이 돌아왔는지 자리에서일어나 앉아서 에언에게 물었다. "그런데, 에언씨. 에렝므시란은 어떤 곳이지요?" 마왕이 말해준 지명을 기억하며 론이 물었다. 마왕의 말로는 그곳에 신이있다고 했다. 그곳으로 가는 준비를 위해서 이렇게 하루를 더 이곳에서 머물기로 한 것이다. 에언은 론의 물음에 품 안으로 손을 넣었다. 그리고는 금방 커다란 누런색종이 한장을 꺼냈다. 전에 본적이 있는 세계 지도였다. 그것을 테이블 위에 활짝 펴서 올려 놓은 에언은 지도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이미 보셔서 알시겠지만, 이곳이 바로 세계의 중심입니다. 그리고, 서쪽 은 마왕의 영지죠." "그런데요?" "자, 보십시오." 그러면서 에언은 손으로 지도의 왼쪽 끄트머리를 가리켰다. 론은 에언이마왕의 영지를 가리키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니 곧 그가 말하는 바를알 수 있었다. "지도가.. 땅이 이어져 있군요?" 지도엔 더 이상 그려지지 않았지만, 분명 왼쪽 끝부분으로 대륙은 계속해서 뻗어 나가고 있었다. 즉, 지도는 이 세계를 완전히 그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정확히 말해서 이 지도는 세계 지도가 아니라, 세계의 동부 를 그려 놓은 지도 입니다." "동부요?" "예." 에언은 지도의 오른쪽에 손가락을 올려놓더니 설명을 해 주었다. "이곳이 동부입니다." 그리고 에언은 마왕의 영지를 한번 손가락으로 찍고는 다시 손가락을 왼쪽으로 움직여서 지도가 더 이상 없는 테이블을 가리켰다. "마왕의 영지가 중부. 그리고 이 곳이 서부입니다. 이렇게 나눈 이유는 마 왕의 영지는 마법의 문을 통해서는 지나갈 수가 없기 때문에 서부와 동부 가 오랜 시간 교류를 못 했기 때문입니다. 아니, 아예 교류를 못했다고 보는게 좋겠군요. 그쪽의 제대로 된 지도 조차 동부에는 알려지지 않았을 정도니까요." 바크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그러니까.. 이 지도는 반쪽짜리..라는 겁니까?" 엘라니안의 수천배가 넘는 거대한 땅떵어리가 그려진 지도를 보면서 바크는 도저히 할 말이 없는 모양이었다. 에언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덧붙여 말했다. "반쪽짜리 라는건 정확히 말하자면 틀렸습니다. 이 세계는 지금도 계속해 서 커지고 있으니까요. 동부와 남부로는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있고, 북 부와 서부로는 대륙이 이어지죠. 그 누구도 그 끝에 도달한 자는 없습니 다. 저희는 아직 모르지만, 서부 보다 더 먼 곳에 저희와는 또 다른 존재 들이 살 수도 있겠죠." 론이 물었다. "그래서, 에렝므시란은요?" 에언이 대답했다. "서부의 중심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수도라고 말하는게 좋겠군요. 신을 믿 는 자들의 축복받은 성지입니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859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217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6/05 19:13읽음:187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17 ) == 제 3장 4막 < 고대의 마왕. > ==--------------------------------------------------------------------- 에렝므시란. 신을 믿는 자들은 그 누구를 막론하고 자신의 인생 중에 반드시 한번은 가야 하는 성지. 그래서 동부에서 신의 유혹에 빠진 자들은 대부분 나이가 들어 언제 세상을 뜰지 모를 때에야 성지를 향해서 발을 옮겼다. 그들의 앞으로 펼쳐진건 끝없이 늘어선 마왕의 영지. 그리고 그 안에서직하는 수만 종의 잔혹한 리칸들이다. 당연하게도 기력이 없는 노인들이그 리칸들을 물리치고 서부에 도착할 수는 없다. 그래서 성지로의 길은 즉, 죽으러 가는 길로 통한다. 신이 만들어낸 도시. 신을 위해 사는 사람들이 사는 도시. 신을 찬양하는이들의 도시. 그리고, 이젠 신이 사는 도시. 그곳으로 가기 하루 전. "용케 찾았군." 완만한 각도를 그리며 기울어진 성의 지붕 위에 앉아 있던 펠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창문을 통해서 지붕으로 나온 론은 아슬아슬하게 지붕을 밟고 펠의 옆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조용히 펠의 옆에 걸터 앉았다. 두 부자는 함께 조용히 성 앞으로 펼쳐진 끝없는 녹색 초원을 바라 보았다. 현실감이 없어질 만큼이나 끝없이 펼쳐진 초원. 그리고 그 위로 거짓말 처럼 솟아 있는 거대한 결계탑들. 초원의 들풀들을 품은 바람이 불어온다. 론은 휘날리는 머리 카락들을 몰아서 쓸어 올린 다음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아이를 생각하는건가." 문득 펠이 물어왔다. 론은 자신의 생각이 들켰다는데 깜짝 놀랐고, 그게부끄러웠던지 얼굴을 붉히며 신경질 적으로 물었다. "사, 사람의 마음도 읽는거야?" 펠이 피식 웃더니 앞을 보며 말했다. "그런 표정을 짓길래 그냥 떠본거다." "....." "이 세상을 파멸 시켜도 좋을 만큼의 각오를 네게 줄 아이라. 한번 만나보 고 싶기도 하군." 펠은 턱을 괴고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론은 그가 레아드를 칭찬하자 싱글거리며 말했다. "나도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어." "어떤 아이인지 궁금한데." 펠의 물음에 론은 싱글싱글 웃으면서 레아드에 대한 설명을 해주려고 했다. 그러다 론은 슬쩍 입을 다시 다물었다. 마침 펠에게 딱 어울리게 설명해줄말이 떠 올랐기 때문이었다. 론이 미소를 지으면서 손가락을 치켜 들었다. "빛과 같아." "빛?" "그래. 당신 덕분에 난 꽤나 암울한 삶을 살았거든. 어렸을 적에는 구타를 당하며 살았고, 커서는 약간 맛이 가서 정신이 나가 버렸었지. 한마디로 절망 뿐이었어. 그러다 레아드를 만났지. 뭐랄까, 어둠 속에서 빛을 발견 한 기분이었어. 정말, 그런 기분이었지." 다른 녀석에겐 창피해서 이런 얘기를 할 수가 없었겠지만, 어쩐 일인지 펠에겐 잘도 이런 얘기를 술술 해댔다. 펠은 슬쩍 론을 쳐다 보더니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빛이라.." 그리고 다른 녀석이라면 피식 웃어버렸겠지만, 펠은 진지하게 그 단어를되뇌어 주었다. 덕분에 론은 기분이 좋아질 수 있었다. 문득, 펠이 고개를다시 론에게 돌리더니 물었다. "그래서, 넌 날 싫어하는건가?" 갑작스런 펠의 물음에 론은 잠시 표정을 굳히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할리가 없지. 내 몸에 이런 빌어먹을 피가 흐르는 것도. 비하랄트가 그렇게 날 괴롭히며 속인 이유도. 내 삶이 온통 거짓 투성이인 것도. 모 두가 당신 아들이란 이유 때문이니까." "하지만, 내게 아들이라며 다가온건 너 아닌가?" "그건..." 론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펠은 론이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자 천천히자리에서 일어섰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와서 지붕 위에서 일어서는건 꽤나위험한 일이었지만, 바람 마저도 그가 일어서자 거짓말 처럼 멈춰버렸다. 펠은 앞으로 걸어가더니 등 뒤의 론에게 말했다. "출발은 이른 아침이다. 신은 호락호락한 녀석이 아니니 푹 쉬어라." 그리고 그는 훌쩍 지붕 아래로 몸을 던졌다. 그의 몸이 순식간에 론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론은 그가 보이지 않자 잠시 멍청한 표정으로 펠이 뛰어내린 장소를 쳐다 보더니 갑자기 한숨을 터뜨리며 몸을 길게 지붕 위에 뉘였다. 느긋하게 푸르른 바다를 흘러가고 있는 구름이란 이름의 배들이 보였다. 론은 천천히 구름을 향해서 손을 뻗었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이유라.." 다음날 아침. 새벽의 안개가 무럭무럭 피어오르는 가운데 일행은 마왕이준비해준 비공정이 성 앞 공터에 놓여져 있는걸 볼 수 있었다. 에언은 죽어도 일행과 행동을 같이 하기로 마음을 먹었는지 이른 아침부터 비공정옆에 나와 있었다. 그리고 론과 바크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펠이자신들과 함께 가지 않는 다는 것이였다. 그렇다고 리진이나 비하랄트. 하다 못해서 리안이라도 붙여준게 아니었다. 마왕이 일행을 신에게 안내해줄거라며 붙여준 녀석은 다름 아닌 엘더였다. "어째서 네 놈이랑 또 붙어 다녀야 하는거야?" 비하랄트의 옆에 붙어 있는 엘더에게 윽박을 지르는 론이었지만, 이미 펠은 그렇게 결정을 내버려서 이제와서 론이 소리를 지른다고 사정이 바뀌지는 않았다. '엘더는 어차피 신에게 다시 돌려보낼 생각이었다. 이왕 녀석에게 가는 길 이니 엘더를 데려다 줘라.' 라는 것이 펠의 말이었다. 참고로, 그는 마중도 나오지 않았다. 새벽 안개가 성을 신비스럽게 드리우고 있는 가운데 일행은 새벽의 차가운 공기를깊게 들이 마셨다가 하얀 김으로 바꾸며 그것을 내 뿜었다. 엘더는 이곳을떠나기가 싫은건지 시종 비하랄트의 옷자락을 붙잡고 있었지만, 기특하게도 떼를 쓰지는 않았다. 리진이 그런 엘더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더니 말했다. "놀러오고 싶으면 나중에 다시 와." "히잉. 거짓말. 오면 또 쫓아 보낼거잖아." "다음번에 오면 잔뜩 놀아줄게." "정말?" "어라, 내가 엘더한테 거짓말 한 적이 있던가?" "아니. 없어." "그렇지?" 놀랍게도 리진은 정말로 간단하게 엘더를 설득시켜 버렸다. 둘의 대화로미루어 보아서 리진이나 비하랄트는 엘더의 보모였던 모양이었다. 그렇게따지고 보면 꽤나 이해를 못할 관계였다. 신이라는 작자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마왕의 부하들이 세상을 구할 엘더의 보모였다니. 더구나 엘더는 그중에서도 펠을 가장 잘 따르고 있었다. 옆에서 보자면 둘은 마치 괴팍한주인과 강아지의 관계 처럼 보였다. 엘더는 펠이 손만 들어 준다면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펠에게 붙어있고 싶어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펠은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엘더에겐 쌀쌀하기 그지 없었다. 모든 일의 중앙엔 신이자리 잡고 있었지만, 그 위치라는 것은 꽤나 묘한 것이었다. 여성들의 배웅을 받으며 엘더와 에언. 그리고 바크는 비공정에 올라 탔다. 전에 타고 왔던 것 보다는 훨씬 커서 쾌적하게 여행을 할 수 있을거 같았다. 마지막에 비공정으로 올라타려던 론은 잠시 그 자리에 멈춰서더니 리진과 비하랄트의 사이에 서 있던 리안에게 걸어갔다. 리안은 갑작스레 론이 다가오자 의아한 표정으로 론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시죠?" 론이 품 안에 손을 넣더니 단검을 하나 꺼내서 내밀었다. 환영의 단검이아니라 평소 자신이 아끼던 단검이었다. 리안은 론이 내민 단검을 받고는고개를 갸웃거렸다. 론이 말했다. "선물입니다. 받아주세요." "아, 예. 감사..합니다." "그리고..." 론은 말을 하려다가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는 끄응, 고개를 숙이며안절부절 못했다. 론은 한참을 그렇게 리안의 앞에서 끙끙거리다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덥썩, 리안을 안아버렸다. "앗?" 놀란 리안이나 그 옆에 있던 리진. 비하랄트가 놀란 표정을 짓기도 전에론은 얼른 리안을 놓아 주면서 뒤로 훌쩍 물러났다. 그리고는 씨익 웃으며 리안에게 말했다. "같이 청소했던거, 즐거웠어요." "예.. 예?" "그럼, 안녕히. 몸 건강하세요." 론은 리안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보고는 몸을 돌려서 한달음에 비공정까지 달려왔다. 론이 비공정 안으로 들어서자 바크와 엘더. 그리고 에언이 한꺼번에 론을 쳐다 보았다. 론이 그런 셋에게 윽박질렀다. "뭐, 뭘 보는거야! 에언씨, 당장 출발이나 해요!" "아, 예.. 예!" 론의 고함에 에언은 깜짝 놀라서 서둘러서 상승 스위치에 손을 얹었다. 그러자 비공정이 갑자기 기우뚱, 기울더니 순식간에 하늘 높이 위로 치솟아올라갔다. 단숨에 아래쪽에 있던 성이 구름 사이로 사라져 버렸다. 론은그제서야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론이 자신의 자리에 가 앉으려고 걸어가자 론을 바라보던 바크가 씨익 웃더니 말했다. "앉는 것도 좋지만, 얼굴 처리하는게 먼저 아냐?" "얼굴?" "와아, 홍당무다 홍당무." 론의 얼굴을 보면서 엘더가 깔깔 웃었다. 론은 주먹을 들어서 단번에 하와크 초대 국왕의 머리를 후려 치고는 서둘러 창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 엘더의 말대로 홍당무. 아니, 빨간 물감을 뒤집어 쓴 듯한 모습이었다. 론은 자신을 힐끔힐끔 훔쳐 보는 에언과 빤히 쳐다보는 바크에게 무시무시한 살기를 쏘아내서 고개를 돌리게 한 다음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창 밖으로 구름들이 쏜살같이 흘러가는게 보였다. 그리고 그 사이로 희미하게붉게 물든 자신의 얼굴도 보였다. 우습게도 창에 비춰진 자신이란 녀석은어쩐 일인지 얼굴 가득히 미소를 달고 있었다. 론은 슬쩍 자신의 오른손을 들어 보였다. 방금 전에 안았던 그녀의 촉감이그대로 남아 있었다. 손가락을 슬쩍 움직여 보던 론은 콰악, 주먹을 쥐었다. 그리고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입가엔 미소가 지워지지 않았고, 붉어진 얼굴은 좀처럼 회복이 되지 않았지만, 론은 그래도 기분이 좋은지 실실 웃었다. 비공정은 바람과 구름을 가르며 서쪽. 신의 도시를 향해서 나아갔다. 계속..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860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218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6/05 19:14읽음:211 관련자료 없음 ---------------------------------------------------------------------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218 ) == 제 3장 5막 < 신이 사는 도시. > ==--------------------------------------------------------------------- 불꽃의 휘장이 그려진 커다란 원형 제단. 제단의 위로는 눈부신 빛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는 빛과는 너무나 상반된 어둠이 자리를잡았다. 어둠 속에서는 23개의 눈동자가 날카로운 빛을 뿌리고 있었다. 그들은 제단 위에 올라선 한 여성을 바라 보고 있었다. 와치에느 디멘. 불꽃의 장에 머무는 고위 마도사이자 이 세계를 다스리는 번즈의 일원. 그녀는 자신을 노려보는 이들을 하나씩 마주 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의 실수로 엘더를 빼앗긴건 인정합니다." 그러자 어둠 속에서 음성이 들려왔다. "엘더가 우리들에게 가지는 의미를 모르진 않을 것이다." "예. 잘 알고 있습니다." 다른 음성이 들려왔다. "그대의 실수로 우리 인류는 마왕과 대적 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를 잃어 버리고 말았다. 더구나, 그대의 보고대로라면 엘더는 마왕의 손에 넘어간 것이 아닌가." 또 다른 음성이 끼어들었다. "이런 중죄를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가 지금 우리의 앞에 살아서 입을 놀릴 수 있는 이유를 알고 있는가." 디멘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일으킨 일이니 제가 수습을 해야겠지요." "수습을 할 수 있다는건가?" "그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23개의 눈빛이 디멘에게 모아졌다. 디멘이 연이어 그들에게 말했다. "그리고, 지금 엘더 역시 그들과 함께 있습니다." 어둠 속에서 수근거림이 일어났다. 번즈이자 디멘의 상관인 그들은 작게토론을 하는 모양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그들에게 죽임을 당할 수도 있겠지만, 디멘은 태연한 모습으로 원로들의 결정을 기다렸다. 곧, 토론이 끝났는지 원로 중의 한명이 말했다. 한 개의 눈동자로 강렬한 빛을 내 뿜는자였다. "와치에느 디멘." "예." "그대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겠다." 이미 예상을 했는지 디멘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뒤에 나온 말은 아무래도 예상을 하지 못한 모양이다. "듀시쿤과 함께 가도록 하라." 디멘이 놀라서 외쳤다. "그렇게 되면 마녀에게 들키게 됩니다!" "너희 둘이 움직이는데 그녀가 행동을 취하진 않을 것이다. 가능하면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하고 싶지만, 저주받을 마녀의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 서는 어쩔 수 없겠지." 둘이라면 아슬아슬한 숫자다. 한마디로 도박이었다. 이 대륙의 상공엔 수많은 마법진이 만들어져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거대한 것이 바로 마녀가만든 마법진이었다. 그것이 하는 일은 오직 하나. 이 세계에 있는 모든 마도사들을 감시하는 것. 특히, 상위 마도사들의 움직임을 귀신 같이 알아내는데, 최고위 마도사라면 두말 할 필요도 없어진다. 자신들이 어떤 행동을 취하는 순간 마녀는 그걸 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마녀가 그걸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 순간 그들은 죽임을 당하게 된다. 파멸의 마녀와 단숨에 대치를 하게 되는 것이다. 최고위 마도사가 둘씩이나 한꺼번에 움직인다면 당연히 마녀는 그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러나 이미 디멘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디멘이 고개를 끄덕이자 어둠속에서 그가 물었다. "그래서, 지금 그들은 어디에?" 디멘은 흉흉스럽게 빛나는 한개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신의 도시. 에렝므시란입니다." "큰 일을 저지르셨군." 심판의 장에서 나오던 디멘은 문 밖에서 벽에 등을 기대고 팔짱을 낀 사나이를 보고는 그대로 그를 지나쳐 갔다. 그러자 그가 빙글 몸을 돌리더니디멘의 뒤를 따라왔다. 디멘이 그에게 말했다. "노인네들은 내가 못미더워 널 붙인거 뿐이다. 이 일을 처리하는건 네가 아니라 나다. 노인들이 네게 무슨 딴소리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허튼짓 을 하면 곱게 봐주지 않겠어." "예이예이. 언제 봐도 무서운 누님이시로군." 짧게 깍여진 검은 머리를 슥슥 문지르면서 사나이가 씨익 미소를 지었다. 나이는 대략 20대 중반. 커다란 몸집에 마도사라고는 믿기지가 않는 근육을 자랑하는 사나이였다. 원로들이 디멘에게 함께 가라고 말을 했던 듀시쿤이라는 자였다. 디멘이 그에게 말했다. "서부까지 가는 길은?" 듀시쿤이 빙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마왕의 영지를 통과할 수는 없으니까, 남쪽 바다를 경유해서 가는게 가장 빠를거야. 그렇다고는 해도 며칠은 걸리겠지만." "됐어. 그 정도면 충분하다." 그리고 디멘은 갑자기 듀시쿤의 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자신의 층으로 돌아가 버린 것이다. 듀시쿤은 쌀쌀한 디멘의 태도에 피식 미소를 짓더니 중얼거렸다. "마왕의 아가리로 들어가는 건가. 재미있겠군." 계속.. ps:좀 짧군요.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895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 - 3장 5막 - 상편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6/07 08:47읽음:680 관련자료 없음 --------------------------------------------------------------------- -------- ** DN 명령어로 다운 받아 보세요. HWP로 보시면 제대로 보입니다.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제 3장 5막 < 신이 사는 도시 - 상 > ==---------------------------------------------------------------------- ------- "지금..." 덴쿠암 못지 않은 거대함을 자랑하는 신의 도시. 에렝므시란. 그곳의 한 선착장에서 론은 엘더를 째려 보면서 방금 전에 엘더가 했던 말들을 그대로반복해 주었다. 그것도 아주 위협스럽게, 또박또박 한마디씩 끊어서. "신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한거냐. 방금?" 요즘 들어서 분위기 파악에 제법 능해진 엘더는 일찌감치 에언의 뒤에 숨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크가 자신에게 잘 해주기는 하지만, 론이 괴롭힐때는 말리지를 않아서 이렇게 에언의 뒤에 숨은 것이었다. 역시나, 에언은엘더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 "진정하시죠. 론 님." 당황해서 더욱 당황하며 화를 내려는 론에게 에언이 두 손을 내밀며 빙그레 미소를 지어주었다. 옆에서 그런 셋을 가만히 바라보던 바크는 한숨을 내쉬면서 엘더에게 물었다. "엘더. 방금 전에 그 말, 무슨 뜻이야? 신이 있는 곳을 모른다니?" "으응.. 몰라." "펠이 아무런 말도 안 해줬어?" "해줬어." 엘더가 재빨리 대답을 해주는 덕분에 론은 녀석에게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엘더가 그 뒤를 이어서 설명을 해주자 론의 얼굴이 다시 왕창 구겨져버렸다. 엘더가 말했다. "바크네를 따라 가면 시안을 만날 수 있을거라고 했어." 바크와 론은 힘이 빠졌다는 얼굴로 엘더를 쳐다 보았다. 완전히 속아 버렸다는 느낌이다. 론이 사정없이 머리를 긁으면서 소리쳤다. "으, 제길. 젠장! 빌어먹을 자식! 도대체 일을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어 버리다니!!" 저 말들이 다름이 아닌 아들이 아버지에게 하는 말이란걸 감안하면 꽤나 문제가 많은 발언들이었지만, 바크는 론의 말에 동감을 하고 있었다. 에렝므시란에 오면 모든게 잘 풀릴 줄 알았더니 도로 원점으로 돌아가 버린 것이다. 그나마 에렝므시란 안에 신이 있다는걸 안 것은 다행이랄까. "문제로군요. 에렝므시란은 인구만 해도 5천만. 유동 인구는 억대가 넘어가는 도시인데요. 거의 하나의 세계라고 할 수 있죠. 이곳에서 누굴 찾는 다는건 꽤나 힘들거 같군요." 론과 바크는 뚫린 입이라고 잘도 말해대는 에언을 스윽 노려 보았다. 그 바람에 에언이 깜짝 놀라더니 하하,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둘에게 말했다. "저는 그.. 마왕. 아니, 펠에 대해서는 자세한건 모르지만, 아마도 그는 이런 생각을 한게 아닐까요?" "어떤 생각요?" 바크의 물음에 에언이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신이나 되는 존재를 그렇게 쉽게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일단 엘더 님을 데리고 가보라. 그러면 그가 직접 너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이런 거죠." "흐음." 제법 설득력이 있는 말이었다. 바크와 론은 깊게 생각을 해보았다. 론이 이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가능성 있는 말씀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그러면 이렇게 하도록 하죠." 에언이 손을 들어서 도시 외곽에 위치한 선착장에서도 보이는 거대한 궁을가리켰다. 불꽃의 장 보다는 작지만, 대신 화려하기로 그 나머지를 압도하는 궁이었다. 하늘에 벽을 쌓듯이 솟아오른 흰색의 궁을 가리키면서 에언이 말했다. "두 분은 벨에인 궁에 다녀 오십시오. 이 세계에서 가장 넓게 퍼진 종교,시안교의 핵이 되는 장소이니 뭔가 알아 낼 수도 있겠지요. 저는 엘더 님과 함께 근처 여관에라도 머물고 있겠습니다." "좋은 생각이군요."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에언은 싱긋 웃으며 품 안에서 정교하게 세공된두개의 돌조각을 각각 바크와 론에게 건네 주었다. "연락은 이걸로 할 수 있을겁니다. 거기에 작게 튀어나온 돌기를 누르면 저와 연락이 됩니다." 바크와 론은 에언에게서 돌조각을 받아서 자신들의 품에 넣었다. 에언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자, 가죠." 비공정은 선착장에 정박을 시켜 놓고 일행은 도시의 중앙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걸어서 가는건 턱도 없이 무모한 짓이라는 에언의 말에 바크는 이동의 문을 만들어 내려고 했지만, 에언이 그런 바크의 행동을 막아섰다. 바크가 이유를 묻자 에언이 주위의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이곳은 신을 믿는 자들이 사는 성지입니다. 바꿔 말하자면, 마도사들이 별로 환영을 받는 곳이 아니지요. 마법은 가능하면 쓰지 말도록 하세요." "하지만, 문을 쓰지 않고 저기까지 가려면 오늘 하루는 걷기만 해야 할 거같은걸요?" 론이 신기루 처럼 흐릿하게 보이는 궁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에언이 미소를 짓더니 대답했다. "그건 걱정 말아주세요. 고서에서 읽어 본 적이 있습니다." "??" 에언은 주위를 돌아 보더니 곧 사람 몇명이 서 있는 노란색 원을 발견 했다. 그가 일행을 돌아보며 말했다. "저 곳 입니다." "뭐가.. 말입니까?" 에언이 노란색 원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이곳에선 사람들이 기계의 힘을 이용해서 먼거리를 이동 한다고 합니다. 주기적으로 같은 장소를 반복해서 도는 기계들이 있다고 하는데 저런 노란원 마다 멈춰 선다고 하더군요." "기계?" "마법과는 다른 힘입니다." 그때 마침 지상에서 십여미터 위로 커다란 흰색 배가 물결을 타듯이 부드럽게 미끄러져 왔다. 배는 노란색 원 근처에 도달하더니 푸르스름한 빛을 아래로 흩뿌렸다. 그러자 그 아래에 있던 사람들의 몸이 천천히 위로 솟아 오르더니 금방 배 안으로 사라졌다. 그걸 본 일행은 후다닥 달려가서 노란 원 안으로 들어갔다. 일행의 몸도 위로 솟아 오르더니 단숨에 배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와아아~" 배 안의 모습에 엘더가 감탄성을 질렀다. 일행이 들어온 배 안은 마치, 하나의 커다란 홀의 모습을 취하고 있었는데 바닥이 놀랍게도 반짝이는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상상을 초월하게 고급스러운 이동 수단이었다. 배의 이곳 저곳엔 사람들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푹신푹신한 쇼파들이 준비 되어 있었고, 그것들의 옆으로는 음료나 간단한 음식들이 놓여져 있었다. "자자, 빨리 앉죠." 엘더의 튀는 모습이나 에언의 복장이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건지 주변의 이들이 모두 일행을 쳐다 보았다. 에언은 서둘러서 일행을 제촉해서 배의 한귀퉁이로 갔다. 그곳에 마침 네명이 앉을 만한 2인용 쇼파가 서로를 바라보며 놓여져 있어서 일행은 그곳에 앉았다. 바크와 론은 아무래도 처음 보는 문명에 기분이 묘한지 주위를 돌아 보았고, 엘더는 자리 옆으로 위치한 커다란 창에 두 손을 데고는 밖으로 튀어 나가지 않을까 할 걱정이 들 만큼이나 바싹 창에 얼굴을 데었다. 휙휙, 바로앞을 스쳐 지나가는 배들이 보일 때 마다 엘더가 작게 감탄성을 내 질렀다. "대단하네요." 바크는 작게 한숨을 섞어서 감탄성을 터뜨렸다. 마법을 이용해서 살아가는동부의 마도 문명도 놀랍기는 했지만, 기계의 힘을 이용한다는 서부 역시대단했다. 론은 엘더의 옆에서 창 밖을 내다 보았다.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작은 배들. 그 사이 아래로 보이는 많은 사람들. 거대한 건물들. 기계라는 힘으로 하늘을 떠다니는 배들과 그것들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용하는 사람들. 마력의 힘이 없이도 이만한 문명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였다. 배는 천천히 허공을 미끄러지면서 도시의 중심지로 향했다. 벨에인 궁. 신이 가장 처음 이 대륙에 발을 딛였다고 전해지는 장소. 신이처음으로 인간을 창조했다는 장소. 그리고 지금은 언젠가 세상에 강림할 신을 모시기 위해서 가장 성스럽게 만들어진 궁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궁은 정확히 정 사각형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놀랍도록 좌우, 앞뒤의 대칭이 똑같이 맞아 떨어졌다. 궁은 총 다섯개의 커다란 궁이 연결이 된 모양이었다. 사각형의 네 꼭지점에 해당하는 장소에 위치한 네개의 궁. 그리고 그 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궁. 그 다섯개의 궁이 서로 연결이 되어서 믿을 수없이 거대하고, 신성한 벨에인 궁을 이루었다. 대부분 신성하다는 건물들의 특징이 그렇듯이 벨에인 궁은 전체적으로 흰색 계열의 색을 많이 사용했다. 그래서 하늘에 뜬 태양이 궁을 비출 때는 눈을 뜨기가 힘들 정도로 눈부신 빛이 도시를 밝혔다. 땅에 절이라도 하면서신을 찬양할 기분이 절로 생길 만큼이나 엄청난 위용이었다. 리진이 준 고대사가 적혀 있는 돌에 따르면, 이 벨에인 궁에 출입을 할 수있는 사람은 극히 적다고 한다. 신관. 그것도 보통 신관이 아닌, 높은 지위의 신관들이나 출입을 할 수 있다고 돌은 알려 주었다. 그래서인지 바크와 론은 벨에인 궁 안으로 들어가는 다섯개의 문 중에서 첫번째 문에서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용건은?" "신을 만나기 위해서라고 대답을 했는데요." 거대한 흰색의 망토로 온 몸을 둘러싼 거대한 철갑 인형은 론의 대답에 조용히 론을 내려다 보았다. 아무래도 안에 사람이 탄 모양이다. 그는 한참을 론을 내려다 보더니 말했다. 부드러운 음성이 강철 마스크 안에서 흘러나왔다. "신의 존재함을 아시려면 굳이 이 곳, 벨에인 궁에 오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 도시 어느 곳에 가시더라도 신의 존재를 생생하게 느끼실 수 있으니까요." 바크가 나서며 말했다. "아무래도 질문을 잘못 해석하신 모양이군요. 저희는 말 그대로 정말 신을만나기 위해서 찾아 온겁니다." 철갑 인형은 고개를 갸웃 거리더니 뒤쪽에 있는 궁을 가리키면서 물었다. "이 궁은 앞으로 세상에 오실 신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즉, 아직 이 세상엔 신께서 강림하시지 않았다는 말이지요. 이 안에 신이 계시다고 생각 하시는 겁니까?" 바크와 론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이렇게 급이 낮은 신관과는말이 통하지가 않아서였다. 협박을 하던 회유를 하던 말이 통해야 할 것이아닌가. 론이 한참 생각을 해보더니 말했다. "그렇다면, 신은 일단 그만두고. 이 곳의 높은 분을 뵐 수 있을까요?" "신의 앞에서 인간은 평등합니다. 다만, 얼마 만큼 믿음의 차이가 있냐는것 뿐이지요." 론이 쓴웃음을 지으며 자신을 말을 정정했다. "그럼, 높은 분도 그만두죠. 믿음이 아주 강한 분과 만나고 싶은데요. 믿음이 아주, 최고로 강한 분하고요." 더 이상 짜증 나는 말을 듣기도 귀찮은지 론이 힘을 주어서 말했다. 철갑인형은 론의 말에 잠시 입을 다물었다. 안에 사람이 탄 모양이지만, 보이는건 강철로 만들어진 얼굴 뿐이어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인형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안에 연락을 했습니다." 바크와 론은 그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잠시 문 옆쪽으로 물러났다. 잠시후. 벨에인 궁으로 들어가는 다섯개의 문 중에 네번째 문이 열리는 소리가들려왔다. 둘이 문 쪽으로 다가가자 문 저편으로 몇명의 신관들을 거느린한 사나이가 이쪽으로 다가오는게 보였다. 그가 문 앞으로 다가오자 철갑인형이 천천히 몸을 움직여서 문을 열었다. "시안의 품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사나이가 둘을 보더니 손을 마주하고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꽤 높은 지위의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그가 그런 행동을 취하자 바크와 론은 화들짝 놀라서 같이 고개를 숙였다. 한참이나 뒤에야 셋은 고개를 들었다. 사나이가 웃으며 말했다. "전 아운 키런이라고 합니다. 벨에인 궁의 제 3궁을 관리하는 사람이지요." "전 바크입니다." "론이라고 합니다." 아운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옆쪽에 있는 철갑 인형을 보며 말했다. "이 아이가 곤란해 하는 손님이 오셨다는 말씀을 듣고 달려 왔습니다만, 다행스럽게도 동부에서 오신 분들은 아니군요." "동부요?" "예. 가끔 마도사란 작자들이 와서는 신의 존재에 대해서 자신의 얇팍한 지식을 늘여 놓고 갑니다. 저희로서는 신에 대한 물음은 거절 할 수가 없기때문에 그들과 자주 충돌하게 되지요." 별로 숨길 것도 없는건지 아운이 하하. 웃으면서 말했다. 그리고 둘에게 시선을 옮기며 물었다. "그런데, 두 분은 무슨 용건으로 이 곳에 찾아 오셨습니까. 이 아이가 서둘러서 와달라는 말 밖에 하지 않아서 아직 두 분이 무슨 일로 오셨는지 듣지 못했습니다." 바크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대답했다. "저희는 신과 만나고 싶어서 이 곳에 찾아 왔습니다." 그러자 아운이 고개를 갸웃 거렸다. "예? 신과 만나다뇨. 신이 존재하심에 의문을 가지시는 겁니까?" "아뇨. 그런 뜻이 아닙니다. 신이 존재하는건 물론이고, 이미 이 세상에 내려와 있다는 것도 믿고 있습니다. 저희가 알고 싶은건, 종교적인 입장에서신을 보고자 하는게 아니라. 실제로 그와 만나고 싶다는 겁니다. 이곳에 신이 없다면, 그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이라도 알려주시면 합니다." 더 이상 구태여 설명을 하기도 귀찮은 건지 바크는 단숨에 말을 해버렸다. 하지만, 아운은 이해를 하지 못한 표정이었다. 대단한 연기자이던지, 아니면 정말로 모르는건지. 둘 중의 하나라고 론은 생각했다. 아운은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바크에게 물었다. "방금, 신이 이 세상에 이미 강림을 하셨다고 하셨습니까?" "예. 그렇게 말 했습니다." 아운이 실소를 터뜨렸다. 그러다 손을 저었다. "죄송합니다. 비웃는게 아니라 그런 말은 처음 들어 보았기 때문에 한 말입니다. 요즘 유행한다는 어떤 종교에서 신이 인간의 모습을 취하고 인간과같이 삶을 즐긴다는 소리가 있던데, 혹시 그걸 말씀하시는게 아닙니까?" "그 신의 이름이 시안입니까?" 그러자 아운이 대번에 안색을 바꿨다.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신 겁니까? 시안께서 한낮 인간의 몸을 취하고 죄를범하는 인간들과 함께 살아가신다니!" 여태 평화롭던 그의 안색이 대번에 붉어졌다. 바크는 슬쩍 론을 쳐다보더니 한숨을 내 쉬었다. 겨우 저 정도 말에 이런 격렬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보아서 그는 신이 이 세상에 내려와 있다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즉, 일행에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할 사람이라는 것이다.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운은 자신이 너무 화를 내었다는걸 깨달았는지흠흠, 헛기침을 하고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죄송합니다. 두 분의 궁금증을 풀어드리지 못했군요." "아뇨. 괜찮습니다." 그리고 바크는 몸을 돌렸다. 그러다 갑자기 몸을 멈추고는 자신들을 배웅하는 아운에게 물었다. "하나만 더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예. 얼마든지 하십시오." 바크가 나직하게 속삭이듯 입을 열어 아운에게 물었다. "요타...라고. 아십니까?" "요타?" 아운은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뇨. 모르겠습니다. 처음 듣는 말입니다만.." 바크가 피식, 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저었다. "됐습니다. 그럼." 문에서 물러나는 론과 바크를 향해서 아운이 두손을 마주하며 살짝 허리를숙였다. "시안이 함께 하시길." "그러다 뒤로 넘어가시겠습니다." 에언은 목을 뒤로 꺽다 못해서 자신의 충고 처럼 뒤로 넘어갈 듯이 위태롭게 서 있는 엘더에게 말을 했다. 엘더는 자신의 몸이 천천히 뒤로 기울고있다는걸 모르고 있다가 에언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는 시선을 에언에게로돌렸다. 엘더가 싱글거리며 웃더니 자신의 머리 위로 반짝이는 네모난 빛의 상자를 가리켰다. "저거 봤어요?" "예. 봤습니다." "저게 뭐에요?" 엘더는 사람의 얼굴이 보이는 상자를 가리키면서 물었다. 빛의 상자 안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뭐라고 격렬하게 대화를 주고 받고 있었다. 에언은 상자를 바라보다가 엘더에게 시선을 옮기더니 대답을 해 주었다. "아마도 여러 사람들에게 한꺼번에 연락을 하기 위한 물건이 아닌가 생각되는군요." "그게 뭔데요?" "엘더 님이 저기에 나오면 여러 사람들이 한꺼번에 엘더 님을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와아." 감탄을 하긴 하지만, 도대체 제대로 이해는 한 걸까? 에언은 다시 빛의 상자를 올려다 보는 엘더를 보며 쓴 웃음을 지었다. 에언은 불어오는 바람에 펄럭이는 로브를 정리하고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에렝므시란에 온 사람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되는 관광용배. 지금 에언과 엘더는 그 위에 타고 있었다. 적당한 고도를 유지하며 도시를 한바퀴 도는게 이 배의 목적이었다. 단순한 눈요기지만, 처음 이 도시에 온 사람들에겐 이것만 해도 대단한 구경이 된다. 엘더가 바로 그랬다. 보는 것 마다 감탄성을 내 지르는 바람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도시를 구경하기 보다는 엘더를 구경하는 중이었다. 마치,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인형 처럼 예쁘장하게 생긴 남자 아이가 눈을 굴리며 감탄성을 내지르는건 꽤 즐거운 눈요기가 되는 모양이다. "하아." 배의 갑판에서 의자에 앉아 까마득하게 아래로 지나가는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며 에언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째서 한숨이 나오는지는 자신도 정확한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평생을 믿어오던 믿음. 마왕은 절대적으로 악하다라는 개념이 깨어져서일까. 반대로 자신이 충성을 다 하던 불꽃의 장은 잔인하게도 소년들을 죽이려고 했다. 어느쪽이 옳고 어느쪽이그른 것인가. 한가지 확실한건 마왕이나 그의 부하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던, 그들이 일년을 주기로 매년 수억의 인간을 학살한다는 사실이다. 마왕의 결계가 쳐지고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그 안에 있는 생명체는 씨 하나 남지 못하고재로 변해버린다. 그 3개월이 묘했다. 어째서 마왕은 3개월이란 시간을 주는 것일까. 처음엔 인간들이 그 안에서 마구 괴로워 하는 것을 보고 즐기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이 만난 펠이라는 존재는 그런 변태적인 쾌락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는 인간. 아니, 그 모든 존재로부터 관심을 끊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의 모습은 허무했다. 아니, 뭔가를 초월했다고 느껴졌다. 어째서 마왕은 인간을 학살하는 것일까. 자신이 본 마녀와 비하랄트는 인간을 죽이는 것을 즐기는거 같지는 않았다. 모든게 혼란스러웠다. "짜안!" "우아앗!" 턱을 괴로 밖을 내다보던 에언은 갑자기 자신의 앞으로 불쑥, 엘더의 얼굴이 튀어 나오자 깜짝 놀라서 뒤로 넘어갈 뻔 했다. 간신히 테이블을 잡아서 다른 사람들의 즐거운 눈요기 거리가 되지는 않을 수 있었다. 에언이 깜짝 놀란 가슴을 진정 시키면서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엘더를 쳐다 보았다. 엘더는 빼죽, 혀를 내밀어서 손에 들고 있던 초콜렛 아이스크림을 핥았다. 그리고는 다른 손에 들고 있던 녹색 아이스크림을 에언에게 내밀었다. 그걸받아 들면서 에언이 물었다. "이, 이건 뭐죠?" "저기, 아저씨가 사줬어요." 엘더가 갑판 반대편에 있는 사나이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엘더는 그를 보더니 손을 마구 흔들어 주었다. 그러자 그가 빙그레 웃으며 슬쩍 손을 흔들어 주었다. 에언은 끄응, 신음 소릴 내더니 엘더에게 말했다. "엘더 님. 그렇게 남이 주는 물건을 덥썩덥썩 받아오면 안됩니다." "예? 어째서요?" "에.. 그것이.." 뭐라고 설명을 하면 좋을까. 그런거 함부로 받다가 어느날 좋지 못한 녀석들에게 납치를 당할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좋지 못한 녀석들이 누군데요?라는 등의 물음을 엘더가 던져오면 할 말이 없어질거 같았다. 그래서 에언은머리를 썼다. "론 님이 화를 낼겁니다." "에에!?" 론의 이름을 들먹이자 확실하게 효과가 나타났다. 론이 무섭기는 무서운 모양이다. 엘더는 금방 풀이 죽어서는 손에 들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쳐다 보았다. 그리고는 울상을 지으며 에언에게 물었다. "이거 먹으면 안되는거에요?" 순수하게 반짝이는 눈동자에 에언은 난데없이 죄의식을 느꼈다. 어린애 한테는 함부로 거짓말을 하는게 아니란 것을 깨달으며 에언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그건 드셔도 괜찮아요. 하지만, 앞으로 남이 뭘 준다고 하면 꼭 제게 먼저 알려주세요." "네!" 엘더가 다시 싱글 거리면서 아이스크림을 핥았다. 그런 엘더를 보면서 에언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뭐랄까, 신이 만든 아이라는게 너무나 절실하게 느껴졌다. 아이들은 다 순수하기 마련이지만, 이렇게까지 하얗게 빛나는 마음을 가진 아이는 처음 보았다. "그런데 말입니다. 엘더 님." "네?" 아껴 먹으려는건지 아이스크림을 혀로 할짝이던 엘더는 에언의 부름에 고개를 돌려서 에언을 쳐다 보았다. 에언이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어째서 제게만 존댓말을 하시는거죠?" 엘더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에언을 쳐다 보았다. 그러다 엘더는 싱글거리며 미소를 지었다. "좋아서요." "예, 예?" "에언 씨 좋아요. 좋아해요." "무, 무슨 말씀입니까?" 어린 아이가 하는 말이지만, 에언은 당혹감에 식은땀을 흘렸다. 엘더가 웃으며 대답했다. "나 한테 존댓말 해주잖아요. 그래서 좋아요. 나 한테 존댓말 해주는 사람없었거든요." 그러니까, 어른 대접을 해주는게 좋다는 말 같았다. 에언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마음 한편으로는 자신이 어째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야 하는지 의아해 했다. 엘더는 의자에 앉아서 테이블에 팔을 받히고 난간 아래로 지나가는 구름들을 바라 보았다. 고도 상으로 볼때, 보통 사람은 숨도 못 쉬어야 정상이겠지만, 배에는 어떤 장치가 되어있는지 숨을 쉬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불어오는 바람에 엘더는 자신의 붉은 머리를 그대로 맡겼다. 붉은색 실들이 어지럽게. 그러나 아름답게 허공에 수를 놓았다. 도저히 어린 아이라고는믿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밖을 보던 엘더는 에언의 시선을 깨달았는지 에언을 쳐다 보았다. 그리고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 엘더에게 마주 미소를 지어주던 에언은 엘더가 다시 난간 밖으로 시선을 옮기자 미소를 지웠다. 그리고는 슬쩍 시선을 테이블 아래 쪽으로 옮겼다. 무릎 위에 자신의 손이 보였다. 그리고 그 손 안으로 작은 돌이 보였다. 자신이 바크와 론에게 준 것과 같은 돌조각이었다. 단지 다르다면 둘에게 준 것이 붉은 색이었다면, 지금 에언이 가진 것은 검은 색이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지금 돌조각은 반짝이며 빛을 내고 있었다. "....." 에언은 반짝이는 돌조각을 품 안에 넣고는 고개를 들어서 엘더를 쳐다 보았다. 배가 구름을 스쳐 지나가면서 구름이 두개로 갈라지자 엘더는 감탄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에언은 그런 엘더를 조용히 바라 보았다. "하아, 다시 원점이군." 길거리를 걸으면서 론은 길게 기지개를 폈다. 먼지 하나 없는 깨끗한 도로엔 꽤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었지만, 워낙 도로가 넓기 때문에 한산한 느낌이었다. 론의 말에 바크는 나직하게 한숨을 토해냈다. "저 쪽에서도 모른다고 하니, 이젠 정말로 물어볼 사람도 없게 되버렸어. 이렇게 되면 다시 돌아가야 하는건가?" "펠에게로?" "다른 수도 없잖아. 무작정 신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것도 문제겠고.." "어쨌거나 에언씨한테 연락이나 해보자." 론은 품 속에서 에언이 준 돌조각을 꺼내서 튀어나온 돌기 부분을 눌렀다. 그런 사이 바크는 슬쩍 고개를 돌려서 주위를 돌아 보았다. 성지라는 느낌을 강조하듯 흰색 옷들을 입은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둘은 지금 광장이라고 생각되는 공터에 서 있었다. 광장의 중앙엔 독특한 무늬의 거대한조각상이 서 있었다. 십자가 형태인데 윗 부분과 아랫 부분이 묘한 느낌을주는 곡선의 줄로 연결이 되어 있었다. 왼쪽과 오른쪽 부분도 마찬가지였다. 아마도 시안교에서 사용되는 심벌 같았다. "아, 에언씨?" 연결이 된 건지 론이 작은 목소리로 돌을 향해 말을 했다. 그러자 돌조각에서 작게 에언의 음성이 흘러 나왔다. "예. 접니다.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글쎄요. 커다란 광장 같은 곳인데요." "잠시 거기서 기다려 주십시오. 제가 그리 가겠습니다." "어딘지 아세요?" "두 분의 마력 패턴은 알고 있으니까요. 금방 찾아 가겠습니다." 그리고 돌조각에서 흘러 나오던 빛이 꺼졌다. 론은 그걸 품 속으로 다시 넣고는 바크에게 고개를 돌렸다. "금방 오겠데." 광장 저편을 바라보던 바크는 론의 말에 힐끔 론을 보더니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나중에 오라고 하는게 좋을거 같은걸.." "뭐?" "걸렸어." "에?" 론이 황급히 바크가 방금 전에 보던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론의 표정이 단숨에 굳어졌다. 광장 저 편에서 아까 봤던 철갑 인형들을 가득 채운 배가빠른 속도로 날아오는게 보였다. 더구나 한두대도 아니고 무려 여섯척이었다. "무, 뭐냐!" "꺄아악!" 땅에서 부터 겨우 수미터 위로 배가 지나가자 거기서 일어난 돌풍이 아래쪽에 있던 사람들을 강타했다. 사람들의 몸이 바람에 날려서 사방으로 날아가 버렸다. 흉흉스러운 모습으로 단숨에 광장을 가로 질러서 날아오던 배들은 자신들의 목표가 보이자 광장의 가를 길게 돌더니 일행의 뒤쪽으로 넘어갔다. 여섯척이 둥근 원을 형성하더니 단숨에 바크와 론을 중앙으로 포위망을 만들었다. 그리고 배 안에서 부터 우루루 철갑 인형들이 쏟아져 나왔다. "또 뭐야?" 어디를 보더라도 목표가 되는건 자신들이었다. 론은 작게 투덜거렸다. 고대에 와서 도대체 제대로 길거리를 걸어 본 적이 없는거 같았다. 도대체 자신들이 무슨 짓을 했다고 어디를 가던지 이렇게 환대를 해주는거지? 재수 없게 포위망에 갇히 갇혔던 다른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 상황과 상관이 없다는걸 알아 챘는지 재빨리 포위망 밖으로 뛰쳐 나갔다. 덕분에 거대한공터엔 바크와 론. 그리고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백여명 정도의 철갑인형들 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철갑 인형 중 하나가 앞으로 나오더니 소리쳤다. "불법 무기 소지 죄! 도난! 살인! 강간! 방화! 이상의 죄를 물어서 그대들을 체포한다! 순순히 투항하라!" "......" 론과 바크의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져 버렸다. 신을 찾으러 왔다가 단번에 훌륭한 1급 죄인이 되어버린 것이다. "단단히 걸린거 같은데. 아무래도 아까 요타 운운한게 잘못된건가." 바크가 중얼거리더니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제길, 다 좋은데 이 쪽은 총각이란 말이다. 강간은 뭐야?" "어쩔래?" 론이 슬쩍 다가오더니 물었다. 바크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더니 품 속에서단검을 꺼냈다. "저 정도 죄를 뒤집어 씌우는데 순순히 잡혀주면, 좋은 꼴 보긴 힘들겠지." "그렇군." 론도 단검을 꺼내 들더니 손에 쥐었다. "투항하지 않는다면 발포하겠다!" 둘이 무기를 꺼내들자 철갑 인형이 소리를 쳤다. 하지만, 그 대답으로 둘은 단검을 앞으로 내밀었다. 둘이 동시에 소리쳤다. "바람, 돌풍!" "화염!" 순간, 거대한 드래곤. 티무즈 조차도 으스러 뜨렸던 거대한 바람의 돌풍이일어나면서 단숨에 철갑 인형들을 빨아 들였다. 더구나 돌풍은 그냥 바람이 아니라 그 안에 강철 조차 녹여 버릴 불꽃을 품고 있었다. 녀석들이 둘에게 씌었던 죄목 중에서 불법 무기 소지 죄, 방화, 살인은 이 것으로 해당이 되는 순간이었다. "얼래?" 돌풍이 사라지면 그 틈을 타서 도망을 치려던 둘은 화염의 소용돌이가 사라지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전부 녹아 버렸을 거라고 생각했던 철갑 인형들은 그 자리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서 있었다. 단지, 녀석들이 몸에 두르고 있던 흰색 망토만이 타서 없어졌을 뿐이었다. 망토 안으로 강철 근육이 빛을 뿌리며 번쩍였다. 둘은 잠시 녀석들을 보더니 단검을앞으로 내밀며 다시 소리쳤다. "번개! 뇌전!" "바람, 창!" 론의 앞으로 거대한 바람의 창들이 생겨나더니 녀석들을 향해서 쏘아져 갔다. 하지만, 창은 녀석들의 매끈한 몸에 닿는 순간 퍼엉 터지면서 봄 날의포근한 바람인냥 사방으로 흩어져 버렸다. 그 뒤를 이어서 하늘에서 몇가닥의 번개가 대기를 가르면서 녀석들을 향해 떨어졌다. "....." 그러나 역시 실패. 조금도 상처를 받지 않은 녀석들의 모습에 둘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론이 혀를 내둘었다. "도, 도대체.. 이 녀석들 뭐야?" "문이라도 만들까?" "어림 없어. 이미 봉쇄를 당했는걸." 녀석들의 위로 떠 있는 배가 이동의 문을 만들지 못하도록 주변의 마력을묶어두고 있었다. 바크는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되면 잡히는 수 밖에 없겠군." "엘더와 에언씨는 어쩌지?" "이 곳에 늦게 도착하기를 바래야겠지."둘은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둘은 손에 들고 있던 단검을 땅에 떨어 뜨렸다. 론과 바크가 두 손을 들어 보이자 철갑 인형 중의 하나가 앞으로 걸어 나왔다. 녀석이 다가오며 말했다. "물러서라." "예이예이. 마음대로 하시죠." 론과 바크는 녀석이 환영의 단검을 줍기 편하도록 뒤로 물러서 주었다. 녀석은 땅에 떨어져 있는 단검을 줍더니 뒤쪽의 동료들에게 던져 주었다. 그리고는 양 손을 들어서 각기 하나씩 론과 바크를 가리켰다. 포박을 하려는모습이었다. 기이이잉! 그때였다. 갑자기 어디선가 귀를 아프게 하는 요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론과 바크는 앞에 있는 철갑 인형이 일으킨 소리라고 생각을 했지만, 녀석도 당황을 하는거 보니 그건 아닌 모양이었다. "응?" 론은 귀를 아프게 하는 소리가 아래가 아닌 위쪽에서 들려 온 다는 것을 깨닫고는 고개를 위로 들었다. 론은 광장 위로 커다랗게 펼쳐진 하늘을 보고는 손을 올려서 눈을 비볐다. 그리고 다시 하늘을 보았다. 갑자기 론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와, 와아앗!?" 부아아아앗! 순간, 붉은 색의 비공정이 론과 바크 그리고 기타 철갑 인형들의 머리 바로 위를 스쳐 지나갔다. 하마터면 비공정에 치여서 죽을 뻔 했던 론은 땅에주저 앉아서는 하늘 높이 치솟아 올라가는 비공정을 쳐다 보았다. 뭐, 뭐야. 갑자기? 하마터면 그대로 죽을 뻔 한 론은 불만스런 얼굴로 비공정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그런 얼굴이 오래 가지는 못했다. 일행들의 머리 위를 지나갔던 작은 비공정은 하늘을 길게 선회하더니 다시 이쪽으로 선체를 틀면서 날아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철갑 인형들이 비공정을 보더니 소리쳤다. "떨어뜨려라!" 철컥! 녀석들은 비공정을 향해서 손을 뻗었다. 그러자 녀석들의 손이 여러갈래로 갈라지면서 그 안에서 흉흉스럽기 짝이 없는 날카로운 무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콰콰콰쾅! 무시무시한 폭음과 폭연이 녀석들의 손에서 터져 나오면서 그 사이로 눈부신 빛의 줄기들이 비공정을 향해 쏘아져 갔다. 순식간에 비공정은 수백여가닥의 빛줄기들 사이로 애워 싸졌다. "!!" 그러나 비공정은 멋드러지게 선체를 거꾸로 돌리더니 땅 아래로 뚝 떨어지듯이 하강을 했다. 아슬아슬하게 빛의 줄기들을 피해 낸 비공정은 땅과 대략 2m정도 거리를 남기고 있었다. 거꾸로 뒤집힌 상태. 더구나 론과 바크를 향해서 맹렬하게 돌진을 하고 있었다. 난데 없이 끼어든 비공정에게 치여죽게 된 론과 바크는 깜짝 놀라면서 자신들을 향해 무지막지하게 날아드는비공정을 쳐다 보았다. 피하기엔 너무 늦어 버린 상황이었다. "머, 멈춰라!" 비공정을 향해서 빛의 줄기를 쏘아대며 근처 건물들을 사정 없이 박살 내던 인형들은 비공정을 맞추려다가 이젠 바크와 론이 위험하게 되자 손을 거두었다. 그 순간, 결국에 비공정이 일행을 치어 버렸다. 비명 소리가 들리는듯 하더니 순식간에 비공정이 다시 하늘로 올라가 버렸다. "이런, 잡아랏!!" 비공정이 지나간 자리엔 이미 바크와 론은 없었다. 인형들 중의 우두머리라 생각되는 녀석이 비공정을 향해서 소리를 쳤지만, 아쉽게도 녀석들에게는비행 능력 까지는 없는 모양이었다. 대신, 그 옆에 죽은 듯이 내려 앉아 있었던 배들이 요동을 치면서 위로 솟구쳤다. "허, 허억. 죽는줄 알았어." 론은 핼쓱해진 얼굴을 추스르지 못한 채로 숨을 헐떡였다. 바크도 별로 다른 기분은 아니었는지 론과 비슷한 표정으로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자신들을 향해서 날아드는 드래곤 만한 비공정에게 수백 km의 속도로 치였으니좋은 기분이 들 수가 있겠는가. 그나마 정말 기뻐해야 할 점은 죽지 않고 살아 남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철갑 인형들의 포위 망에서도 벗어 날 수 있었다. 바크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쓸어 내리면서 앞 좌석에서 비공정을 조종하고있는 사람을 쳐다 보았다. 갑작스레 나타나서 자신들을 치여 죽일 듯이 과격하게 도와준 이는 놀랍게도 소녀였다. 그것도 15세 정도의 어린 소녀였다. 그녀는 네모난 탑들 사이로 비공정을 통과시키며 격한 비행을 하다가 어느정도 안심이 되었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뒤로 돌렸다. 그제서야 바크와론은 자신들을 살려준 소녀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몸집이나 옆모습을 볼 때는 겨우 15세 정도로 보였는데 실상 얼굴을 보니그것 보다는 많아 보였다. 아니, 적어 보이는 건가? 도대체가 나이를 짐작하기가 힘든 얼굴이었다. 붉은기가 감도는 검은색 머리 카락에 그와 똑같은 색의 눈동자. 아이 같은 얼굴에 어른의 눈을 가진 이색적인 미인이었다. 그녀는 단발 머리를 쓸어 넘기면서 일행을 바라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살아 있어요?" 론이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마터면 그 쪽 덕분에 죽을 뻔 했지만, 아직은 불행하게도 살아 있군요." 바크가 고개를 숙여 보였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요." 그녀가 손을 젓더니 밖을 가리켰다. 그녀의 손이 가리키는 곳엔 자신들의뒤를 쫓고 있는 듯한 여섯 척의 배가 보였다. "아직은 인사를 듣기 이른거 같은데요." "예?" 둘은 대답을 듣지 못했다. 그 대신, 자신들이 비명 비슷한 소리를 지르고말았다. 갑자기 온 몸의 피가 거꾸로 흐르는 듯한 고통이 느껴지더니 현기증이 일어나면서 정신이 아득해졌다. 비공정이 갑자기 거꾸로 돌더니 땅으로 직하강을 시작한 것이었다. "무, 뭡니까!?" 바크의 외침에 소녀가 소리쳤다. "혀 깨물면 큰일나니까 입 다물어요! 그리고, 내가 신호하면 뛰어 내리세요!" "뛰어내려요? 어디로!" "지금!" 덜컹, 비공정의 문이 열리면서 가히 살인 적인 무기라고 밖에 생각 할 수없는 날카로운 바람이 비공정 내부로 쏟아져 들어왔다. 바크는 한순간 자신의 시야가 파랗게 물들자 자신이 하늘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그게 하늘이 아니라 일렁이는 깊은 물이라는걸 깨달았다."뛰어 내려요!" "하, 하지만.." "당장!" 그녀가 버럭 소리를 지르자 바크와 론은 그녀의 기운에 압도가 되었는지 스스로 생각해 봐도 정말 말도 안되는 짓을 하고 말았다. 정말로 그녀의 말대로 비공정에서 수면 위로 뛰어 내린 것이었다. 퍼엉! 수면과 둘의 몸이 충돌하면서 커다란 포말이 일어났다. 둘은 거의 오륙 미터나 깊숙하게 물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가, 정신을 차리고는 물 위로 팔을저어서 올라왔다. "푸하!" 푸른 하늘과 맞닿은 푸른 수면이 다시 터져 오르면서 그 사이로 튀어 나온바크와 론은 잔뜩 들이 마셨던 물 때문에 콜록거리면서 숨을 들이 마셨다. 그때였다. 갑자기 옆에서 둘이 일으켰던 것과 비슷한 폭발이 터지면서 물에 흠뻑 젖은 얼굴 하나가 튀어 나왔다. 그녀였다. "좋은 날씨군요." 그녀가 하늘을 보며 피식 미소를 짓더니 물에 젖어 흘러내리는 머리를 쓸어 올렸다. 멀리 하늘 위로 도망을 치는 붉은색 비공정과 그 뒤를 쫓는 여섯척의 배들이 보였다. 잠시 그걸 보던 바크가 물었다. "저거, 괜찮은 겁니까?" 그녀는 찰랑거리는 물을 손가락으로 툭, 튕기면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레디요? 예. 괜찮을거예요. 저런 느린 배들 한테 잡힐 정도로 느린 아이가 아니니까. 그보다, 일단 올라가도록 하죠? 수영을 하는 것도 좋긴 하지만, 사람들이 쳐다 보는군요." 그러고보니 바로 옆으로 둑이 보였다. 그 위에서 낚시를 하던 사람들은 난데없이 하늘에서 비공정이 날아오더니 거기서 떨어진 일행들을 신기롭다는눈으로 보고 있었다. 소녀가 그쪽으로 몸을 돌리더니 팔을 저으려다가 문득 고개를 돌려서 일행을 쳐다 보았다. "난 이연이라고 해요. 당신들은?" "그러니까." 바크와 론에게 젖지 않은 새로운 옷을 건네 주면서 이연이 손가락을 흔들며 론을 가리켰다. "어째서 당신들을 구해줬냐는 거죠? 지금, 묻고 싶은게?" "예." 이연이 건네주는 옷을 받아 들면서 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연이 강변에서 올라와 둘을 안내한 곳은 다름 아닌 자신의 집이었다. 고대 문명의 절정기라고는 해도 사람이 사는 모습들은 고대나 미래나 별반 다르게 없는지 그녀의 집은 상당히 가정적인 모습이었다. 이연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하늘을 날고 있는데 도룬 녀석들에게 포위를 당한 당신들이 보이더군요. 그래서 구해준거예요." "..그 뿐?" "예." 이안은 머리를 긁적이더니 히죽 웃었다. "뭐, 교회 녀석들이 하는 짓이 별로 마음에 안 든다는게 이유라면 이유겠죠. 그보다 당신들, 무슨 짓을 한거죠? 얼핏 보기에 거의 백여개는 되보이던도룬들에게 포위를 당했던데. 그 정도면 죄도 보통 죄를 지은게 아닐텐데요?" "죄요? 글쎄요. 저희는 오늘 아침에 이 도시에 도착을 했을 뿐인걸요. 그보다 도룬이라는게 뭡니까?" "당신들을 포위하던 그 녀석들을 말하는 거예요. 교회가 만들어낸 가장 괴팍한 물건이랄까. 기계 주제에 신의 축복을 받았다는 웃기는 녀석들이죠. 하지만, 능력은 최고예요. 녀석들 한대 당 가격이 내 레디 몇 대를 만들 만큼이나 고가죠. 동부의 왠만한 마도사들도 저 녀석들 앞에서는 기도 못펼정도니까요." 확실히 그 점은 몸으로 체험을 한 바크와 론이었다. 이연이 차라도 내어 오겠다며 주방으로 들어가자 바크와 론은 그 틈을 타서 몇가지 이야기를 해보았다. "어때?" 론이 주방에서 물을 끓이고 있는 이연을 가리키며 물었다. 바크는 어깨를으쓱이며 고개를 저었다. "글쎄. 무슨 속셈이 있어서 우릴 도와준거 같지는 않던걸. 사실 속셈이 있을 수가 없잖아. 우린 겨우 오늘 아침에 이곳에 도착했고, 그녀와는 처음만나는 거니까." "그런가?" 론은 팔짱을 끼고는 쇼파에 길게 몸을 묻었다. 그러다 론이 인상을 찡그리며 투덜거렸다. "제길, 그 빌어먹을 자식. 순진한 얼굴로 사람을 속이다니.." 벨에인 궁 앞에서 만났던 아운이라는 녀석을 말하는 것이었다. 바크가 요타에 대해서 물어 봤을 때는 눈썹하나 움직이지 않고 모른다고 하던 녀석이나중에 가서 이렇게 뒤를 치다니. 완전히 속아 버렸다는데 론은 분노를 하고 말았다. 바크가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론을 말렸다. "그래도, 한가지는 안심이야." "뭐가?" 물어오는 론에게 바크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아운이라는 녀석이 요타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걸 확인 했잖아." "이렇게 되면 당장에 그리 가서 그 아운이라는 녀석을 납치해 올까?" "무리야. 단검도 뺏겼잖아. 뭐, 단검이 있어도 도룬인지 마룬이지 하는 녀석들은 못 이겼지만.." 그리고 둘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고대에서 자신들의 몸을 가장 확실하게 지켜 주었던 무기를 빼앗겼다는데서 생긴 실망감 때문이었다. 둘은 다시한번 한숨을 내 쉬었다. "..아." 그러다 문득 바크는 고개를 들었다. 턱을 괴고 아운을 향해서 입 속으로 중얼중얼 욕설을 내뱉던 론은 갑작스런 바크의 행동에 바크를 쳐다 보았다. 바크가 론을 보며 물었다. "아까... 너하고 에언씨하고 대화 할때.. 뭐라고 했었지?" "뭐? 뭐가 말야?" "에언씨가 우릴 찾아 온다고 했을 때 말야. 우리 마력 패턴을 찾아서 오겠다고 하지 않았어?" "응. 그랬어." 론은 바크의 물음에 별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갑자기 얼굴을 굳였다. 론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며 소리쳤다. "이, 이런!" 바크가 서둘러서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던 자신들의 소지품들을 뒤졌다. 그리고 그곳에서 작은 돌조각을 찾아 내서 돌기 부분을 눌렀다. 론은 다급하게 바크의 뒤로 와서 바크와 함께 반짝이는 돌조각을 바라 보았다. 하지만아무리 기다려도 돌조각에서 응답이 돌아오지는 않았다. 한참을 그렇게 돌조각을 바라보던 둘은 이연이 차를 내 올 때가 되자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론이 머리를 쓸어 올리며 미간을 일그러 뜨렸다. "망할. 잡혀버린 모양인데?" "잡아 달라고 찾아간 거겠지. 으휴, 바보 처럼 그런 것도 생각을 못했다니. " 바크가 자기 자신을 탓하면서 주먹을 쥐었다. 모든건 빼앗긴 자신들의 단검 때문이었다. 에언이 말하는 자신들의 마력 패턴이란 다름 아닌 환영의 단검에서 나오는 마력을 뜻하는 것이다. 에언은단검에서 흘러 나오는 마력을 쫓아서 갔을 테고, 당연하게도 에언이 도착을 한 곳은 녀석들의 앞이었을 거다. 한마디로 잡아 달라고 녀석들의 앞에 보기 좋게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연락이 되지 않는걸 보아서 아무래도 잡힌게 확실한 모양이었다. 신은 찾을 단서가 없고, 단검을 빼앗겼고, 거기에 엘더와 에언은 잡혀 버렸다. 그야말로 최악. 이 이상 이 상황을 좋게 표현할 도리가 없었다. "무슨 일이시죠?" 집에서 직접 만든걸로 보이는 케익과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는 찻잔을 들고거실로 나오던 이연은 론과 바크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걸 보고는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바크는 이마를 오른 손으로 누르면서 그녀에게 현재 자신들의 상황을 짧막하게 설명해 주었다. 사실, 그녀에게 말을 할 필요는 없지만, 생명의 은인이라는 생각에 말을 한 것이었다. 바크는 이연에게 신이나 마왕 등의 이야기는 빼고, 자신들이 녀석들에게 어떤 모략을 당해서 도망을 다니는 신세이고, 지금 자신들의 동료가 녀석들에게 잡혔다는 것 만을 말해 주었다. 바크의 말을 다 들은 이연은 턱에 손을 올려 놓더니 중얼거렸다. "당신들. 꽤나 복잡하게 사는 모양이네요." "그런가요?" 이연이 싱긋 웃더니 찻잔과 케익이 올려져 있는 쟁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몸을 돌려서 방의 한쪽 벽으로 다가갔다. 이연이 손을 들어 벽을 쓰다듬자 놀랍게도 벽에서 몇번 본적이 있는 빛의 상자가 나타났다. 상자의 위로 수많은 글자들이 나열이 되자 이연이 슬쩍 고개를 뒤로 돌려서 둘에게 말했다. "잠깐 기다려 보세요." 빛의 상자 위로 떠오르던 수많은 문자들은 시간이 흐르자 점차 사라지더니곧이어 복잡하게 얽혔다. 그리고 한 순간, 빛이 흐릿해 지더니 문자들이 사라졌다. 그 사이로 어떤 모습이 떠올랐다. 사람의 그림자였다. 상자 안의 그는 잠시 이쪽을 쳐다 보더니 반잡게 웃으며 말했다. - 여, 이연. 오랜만이야. 이연이 그를 보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응. 가희도 오랜만." - 무슨 일이라도 있어? 이제 이 쪽엔 연락을 안 할줄 알았는데. "조금 일이 생겨서 말이지." - 헤에, 천하의 이연이 도움을 청하는건가? 뭔가 의미는 알 수 없는 대화였지만, 한가지는 알 수 있었다. 빛의 상자 저편의 청년이 무척이나 이연을 대단하게 대해 준다는 것. "도와주겠어?" 이연의 물음에 청년이 싱글싱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물론이지. 널 도왔다는건 대단한 명예니까. 그래, 무슨 일이야? "벨에인 궁에 들어가줘." 청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 벨에인 궁? 거긴 별로 볼거 없는데? "오늘 낮에 내 친구가 도룬 녀석들에게 잡혀갔어.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 알고 싶어서 그래." 청년이 혀로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 알았어. 한번 해볼게. 그 친구들의 이름은? 이연이 고개를 돌리더니 론을 쳐다 보았다. 론이 얼른 그녀에게 대답해 주었다. "에언과... 엘더 입니다." "들었지?" - 에언과 엘더. 알았어. 잠시만 기다려줘. 그리고 상자에서 빛이 꺼졌다. 이연은 슬쩍 몸을 돌리더니 론과 바크에게싱긋 미소를 지어 주었다. 방금 전에 가희라는 청년과 대화를 할 때와는 완전 딴판으로 나긋나긋한 얼굴이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실력이 좋은 친구니까 금방 찾아 낼 거예요." "벨에인 궁에 들어갔다 나오는건데 벌써요?" 론의 물음에 이연은 의아한 표정을 짓더니 곧 피식 웃으며 되물었다. "혹시, 동부에서 오셨나요?" "예? 아, 예." 엘라니안은 리 대륙 보다도 훨씬 동쪽에 있으니까 동부에서 왔다는 대답이거짓은 아니었다. 이연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설명을 하기가 좀 그렇군요. 이해를 못하길 거예요. 가상의 전뇌 공간을들어간다는 건데... 그냥, 넘어가죠. 며칠 밤을 세워 가면서 설명을 해도이해 못할 테니까요." 둘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다시 상자에서 빛이 흘러 나왔다. 상자에 가희라는 청년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야호, 이것 봐. 찾았어, 찼았다고. 이연이 눈을 치켜 뜨며 물었다. "벌써? 그간 실력이 늘었나보네? 벨에인 궁의 결벽은 뚫기가 힘들텐데." - 헷, 사실은 몇달 전에 폭탄 하나를 심어 놨었거든. 비상시에 쓰려고 말이야. 이렇게 쓰게 될 줄은 몰랐어. "폭탄?" - 응. 궁으로 접속하는 녀석 중에 하나를 나랑 바꿔치는 거야. 론이나 바크로서는 이연의 말대로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는 대화들이었다. 이연은 히죽히죽 웃는 가희를 향해 물었다. "그래서, 그 둘은 어디에 있어?" - 응. 그게.. 말이지. 그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물었다. - 이연. 이 사람들 구하러 갈 꺼야? "응. 아마 그렇게 될거야." - 그럼 힘들겠네. "왜?" - 이 사람들 지금 벨에인 궁 안에 있어. 지금 대화는 확실하게 알아 들을 수 있었다. 바크와 론은 서로를 쳐다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벨에인 궁. 총 다섯개의 벽으로 둘러 쌓여 있고, 그 벽마다 도룬들이 지키고 있는 성지의 핵. 굳이 가희라는 청년의 말이 아니더라도 론과 바크는 벨에인 궁에 들어가는게 얼마나 힘든지는 잘 알고 있었다. - 내가 알아 본 바로는 제 3궁에 있어. 3궁이라면 공교롭게도 그 아운이라는 녀석이 관리를 하는 궁이다. 이연은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가희. 많은 도움이 됐어." - 응? 아, 아냐. 너 한테 도움을 줬다는 것 많으로도 다른 녀석들이 날 부러워 할텐데 뭐. 그보다 갈거면 조심해. "응. 그리고 이건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아줘." - 당연하지. "자, 그럼." 이연이 손을 내밀더니 벽을 다시 문질렀다. 그러자 빛의 상자는 검게 변하더니 벽 안쪽으로 사라졌다. 이연이 고개를 돌리더니 론과 바크를 보면서입술을 길게 늘어 뜨렸다. "동료 분들은 벨에인 궁에 있다고 하네요." "아, 예. 저희도 들었습니다." "어쩌실 거죠?" "구해야죠." 바크의 대답에 이연은 피식 미소를 짓더니 물었다. "동부에서 오셨다니 묻겠는데요, 벨에인 궁이 어떤 곳인지는 알고 계시나요?" "....." 알고는 있지만, 대답은 할 수가 없었다. 이연의 질문이란 너희가 가서 구할 수가 있냐라는 물음이었다. 그리고 거기에 자신 있게 대답을 할 수가 없는 론과 바크였다. 이연은 꿀먹은 벙어리가 된 둘을 보더니 팔짱을 끼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정직하기라도 하니 다행이군요." 이연이 슬쩍 몸을 돌리더니 방 안으로 들어갔다. 곧, 그녀는 검처럼 생긴두개의 길다란 물건을 들고 나왔다. 그녀가 그것들을 하나씩 론과 바크에게 건네 주었다. 론은 자신의 손에 들려진 물건을 보고는 이연에게 물었다. "이건.. 뭐죠?" 이연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스턴 블레이드라고 하는거예요. 그걸 사용하면 도룬 녀석들을 잠시 잠재울 수가 있죠. 단, 접근전에서만 통하는 거니까 조심해요. 검은 다룰줄알죠?" "검이야.. 다룰 줄은 압니다만." "다행이군요. 자, 그럼 갈까요?" 이연이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집 밖으로 나가는 문을 향해 앞장을 섰다. 그러나 둘은 그런 이연을 보며 마주 미소를 지어 줄 수는 없다. 호의는 어느정도여야 호의가 된다. 그녀가 자신들의 목숨을 살려준 것도 의심스러운데갑자기 목숨을 걸고 에언과 엘더를 구하는걸 도와주겠다니 둘로서는 마음편히 그녀의 호의를 받아 들일 수가 없었다. 이연은 론과 바크가 자신을 따라오지 않자 둘을 보더니 물었다. "동료들 안 구할건가요?" "저, 하나만 물어도 되겠습니까?" 론의 말에 그녀는 선뜻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물론이죠." 론이 조심스레 물었다. "어째서 이렇게 도와주시는 겁니까? 이연 씨는 오늘 저희를 처음 봤잖아요. 생판 알지도 못하는 남인데..." "아하, 그게 궁금하셨던 거군요?" 이연이 싱글 웃으며 대답했다. "사람은 돕고 사는 법이니까요. 더구나 그게 멋진 남자들이라면 더더욱 그렇지 않겠어요?" "........" "이쪽이에요" 십여분에 거쳐서 기어왔던 작은 환풍구에서 나온 이연은 자신을 뒤따라서환풍구에서 나오는 론과 바크에게 작게 속삭이며 복도 저편을 가리켰다. 그리고 바크는 그런 그녀를 꽤나 당황한 눈으로 쳐다 보았다. 벨에인 궁을 뒤로 두고 지하 하수 시설이라는 이름의 커다란 동굴로 둘을 안내한 이연은거의 두시간 동안 론과 바크를 끌고 복잡하게 얽힌 하수도를 걸었다. 그리고 하수도 한켠에 달린 사다리를 타고 올라와서 벽에 탈린 창살을 열고 다시 십여분 정도 어두운 길을 걸은 뒤에 벽에 달린 환풍구로 들어갔다. 마지막으로 그 환풍구를 기어서 십분 정도를 가자 이 방이 나온 것이었다. 이연은 이 곳이 바로 벨에인 궁의 제 3궁이라고 했다. "......." 론과 바크가 자신을 가만히 쳐다 보자 이연이 어색하게 웃으면서 둘에게 물었다. "이상한가요?" "이상하다고 생각 하지 않을 수가 없는걸요." 둘이 알기로 벨에인 궁은 서부에서 가장 중요한 성지의 핵이다. 그 중요도는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 그런 만큼 이 궁의 주위로 둘러친 결벽은 상상을 초월 할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이연은 그런 것들은 아랑곳 없다는 듯이 가볍게 벨에인 궁 안으로 들어와 버렸다. "직업이 뭐예요?" 그녀를 따라 걸으면서 론이 작게 물었다. 그녀가 손가락을 흔들며 말했다. "보통 때는 애들한테 나윈을 알려주고 있어요." "나윈?" "기계를 움직이는 방법..이랄까요. 이 서부에 살려면 필수적인 것들이죠." "그럼 보통 때가 아닐 때는요?" 론의 물음에 이연은 빙그레 웃더니 론을 가리켰다. "멋진 남자들과 이렇게 궁을 숨어 들어오거나 하죠." "......" 둘은 천천히 입을 다물었다. 할 말이 없다라기 보다는 더 이상 물을 생각이 없어진 것이다. 이연을 따라서 또다시 복잡하게 얽힌 복도를 오분 정도 걷던 일행은 드디어 맞은편 복도에서 어떤 문을 지키고 있는 도룬 들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재빨리 복도가 꺽어지는 부분에서 몸을 숨긴 바크는 슬쩍 고개만 내밀어서 녀석들을 살폈다. 커다란 붉은색 문 앞을 지키고 있는 녀석들의 수는 둘. 각자 문의 한쪽씩을 그 거대한 몸으로 가리고 서 있었다. "저기군요." 손바닥 안에 들어갈 만큼이나 작은 입체형 지도를 다시 접으면서 이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 안에 에언과 엘더가 갇혀 있다는 뜻이었다. 사실 이렇게 편하게 궁 안을 돌아다닌 이유도 모두 저 지도 덕분이었다. 지도에는 각복도를 지키는 도룬이나 순찰을 하는 녀석들의 위치들이 모두 적혀 있어서일행은 녀석들을 피해서 이렇게 쉽게 이곳에 도착 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 곳에 있는 도룬은 어떻게 피해 갈 수 있는게 아니었다. 안에 있는 엘더와 에언을 구하려면 어떻하든 녀석들을 쓰러 뜨려야 하는 것이다. 바크는품 안에서 이연이 줬던 스턴 블레이드를 꺼냈다. 손잡이에 달린 작은 버튼을 누르자 길죽한 원통에서 불쑥, 검날이 튀어 나왔다. 바크가 론을 보더니 눈짓을 했다. 론은 품 안에서 스턴 블레이드를 꺼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둘을 쳐다 보던 이연이 흥미롭다는 눈으로 둘에게 물었다. "뭘 하시려고 하는거죠?" "저 녀석들을 쓰러 뜨려야죠." 바크가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말했다. 이연은 어리 둥절 하더니 바크에게 되물었다. "여기서 저기까지는 꽤 먼 거리라구요. 더구나 중간엔 몸을 숨긴 은폐물도없고요. 어떻게 쓰러 뜨린다는 거예요?" "이 정도는 저희가 처리 해야죠." 그러면서 바크는 힐끔 론을 쳐다 보았다. 론은 스턴 블레이드의 검 날을 약간만 빼 놓아서 중검 정도의 형태로 만든 다음에 바크를 향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됐어. 이거면 충분해." "좋아, 내가 왼쪽을 잡지." "오른쪽은 맡겨둬." 그러면서 론은 휘릭, 스턴 블레이드를 뒤집어서 날 부분을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는 등을 맞대고 있는 벽에서 약간 뒤로 물러섰다. 론이 준비가 되자바크는 심호흡을 하더니 벽에서 등을 떼었다. 그리고는 도룬들의 시야가 미치는 복도를 잠시 노려보더니 갑자기 그 앞으로 뛰쳐 나갔다. "!!" 바크가 복도로 뛰쳐 나오는 것과 동시에 도룬들은 바크를 발견했다. 양쪽의 거리는 대략 20여 미터. 도룬 중의 하나가 갑작스레 뛰어 나온 바크를 확인 하듯이 바크의 몸을 훑어 보았다. 녀석은 바크의 손에 무기라고 생각 되는 것이 들려 있는걸 보더니 소리쳤다. "경고한" 그러나 도룬의 외침은 채 마지막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20m 밖에 있던 바크의 몸이 흐릿해 지더니 갑자기 도룬들의 바로 앞에서 나타난 것이었다. 하와크 가의 검술인 엘디크러스에다 인슈린의 슈카. 돌격 찌르기를 합해서 시전을 한 결과였다. 거의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속도로 앞으로 달려 나간 바크는 정확이 녀석의 목에다 스턴 블레이드를 찔러 넣었다. 강철 보다도 더욱 강력한 합금으로 만들어진 녀석의 목은 스턴 블레이드의 날을 간단하게 튕겨 내었지만, 스턴 블레이드에서 뿜어진 푸른색 뇌전은 막아내지 못했다. 검과 녀석이 목이 부딫히면서 터져 나온 뇌전은 단숨에 도룬의 몸 안으로 빨려 들어갔고, 그 즉시 도룬의 행동이 멈춰졌다. 옆 쪽에 있던 도룬은 바크가 자신의 동료를 공격하자 팔을 들어서 바크를 조준했다. 그 순간그의 눈에 갑자기 날아온 스턴 블레이드가 꽂혔다. 콰당! 스턴 블레이드가 뿜어내는 강력한 뇌전에 흠뻑 맞은 도룬은 그대로 몸을 뒤로 기울이더니 바닥에 커다란 소리를 내면서 쓰러졌다. 뒤쪽에 있던 론이복도로 뛰어 나오면서 스턴 블레이드를 던진 것이다. "후우." 엘디크러스는 상당한 체력을 소모하게 만드는데 더구나 슈카 까지 써 버려서 바크는 지친 표정을 지었다. 그때 누군가가 어깨를 툭 쳤다. 고개를 돌려보니 론이 싱글거리며 자신을 쳐다 보고 있었다. "제법인걸. 실력이 꽤 늘었어." 바크가 머리를 쓸어 넘기며 대답했다. "누구누구들하고는 달라서 이쪽은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거든." 론이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미안하네. 누구누구처럼 수련을 열심히 하지 못해서." 둘이 잡담을 하는 사이, 뒤쪽에 있던 이연이 둘에게 다가왔다. 이연은 땅에 쓰러져 있는 도룬들을 보고는 감탄한 표정을 지었다. "대단한데요. 멋진 콤비예요." "별거 아니죠." 론이 싱글거리며 대답을 했다. 바크는 그런 론과 이연은 뒤로 하고 닫혀져있는 붉은색 문 쪽으로 다가갔다. 아마도 방음벽인지 안쪽에선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반대로 이쪽의 소란도 안쪽으로 전해해지 못한 모양이다. 바크는 손을 뻗어서 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그리고 슬쩍 돌려 보았다. 바크의 표정이 갑자기 의아하다는 듯한 얼굴로 변했다. 론이 다가와서 물었다. "왜 그래?" "열려..있어." "뭐?" "문이 열려 있다고." 론과 바크는 서로를 쳐다 보더니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사람을 가둬 넣는데 문은 열어 놓다니.. 그게 말이 될 법한 소린가? 그러나 지금은 그런걸 신경 쓰느라고 사용할 시간이 없는 관계로 바크는 론을 물러서게 한 뒤에 문을 열었다. 역시나 문은 열려 있어서 쉽게 손잡이가 오른쪽으로 돌려졌다. 찰칵, 고리쇠가 연결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어졌다. "!!" 열여지는 문 사이로 나타난건 차가운 분위기의 감방이 아닌 경건한 느낌의어두운 작은 방이었다. 그리고 그곳엔 한 청년이 있었다. 그는 기도라도 하고 있었던 건지 땅에 무릎을 꿇고 있었는데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선 일행을 보고는 놀란 얼굴을 해보였다. "누, 누구시오!?" 청년이 놀라서 외쳤다. 하지만, 그건 오히려 일행이 그에게 묻고 싶었다. 엘더와 에언은 없고 왠 청년이 방 안에 있다니. 황당함을 넘어서 허무해질지경이었다. 론이 물었다. "당신 여기서 뭐하는거죠?" "기도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그보다 당신들은 뭡니까?" "여기 뭐 하는 방이에요?" "보면 모르겠습니까? 기도의 방입니다.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당신들은 끄어억..!" 론은 더 이상 들을 것도 없다고 생각을 했는지 슬쩍 청년에게 다가가더니스턴 블레이드로 그의 몸을 살짝 찍었다. 그러자 그가 부르르 몸을 떨어니툭, 땅에 쓰러졌다. 론이 머리를 긁적이면서 이연을 쳐다 보았다.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이연이 곤란하다는 얼굴로 볼을 긁었다. "글쎄요. 가희의 정보대로라면 분명 이곳에 있어야 하는데... 그 사이 다른 곳으로 옮긴 모양이예요." "어쩌죠?" "일단은 후퇴하도록 하죠." 바크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쩔 수 없군요. 이렇게 넓은 궁에서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르는 엘더와 에언씨를 구할 수는 없으니.." "이런, 헛고생만 한 셈인가." 론이 투덜거리면서 스턴 블레이드를 다시 품 안으로 갈무리 했다. 그러다론은 고개를 돌려서 기도의 방 한켠에 놓여져 있는 나무 의자를 쳐다 보았다. 평범하게 생긴 의자였다. 특별히 론이 시선을 줘서 의자를 볼 이유는없었다. 그러나 론을 포함해서 바크와 이연도 그 의자를 뚫어질 듯이 쳐다보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갑자기 의자가 덜썩거리면서 드르르륵 소리를 내며 옆쪽으로 움직인 것이다. 탑 전체가 흔들릴 만큼의 거대한 진동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자신들의 몸을 흔들리게 하는 진동에 바크가 의아한듯 주위를 돌아 보았다. "무슨 일이지?" "뭐가 터지기라도 한 모양인데?" 이연이 밖에 쓰러져 있는 도룬들을 보더니 말했다. "사람들이 돌아 다니게 될지도 모르니 일단 저것들은 치워두죠." 이연의 말을 들어 바크와 론은 엄청난 무게의 도룬들을 낑낑대며 간신히 기도의 방 안으로 옮겨 놓았다. 과연 이연의 말대로 궁 이곳 저곳에서 사람들의 외침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터지긴 터진 모양이었다. 론은 슬쩍 기도의 방문을 열어서 복도를 보다가 마침 앞을 지나가는 한 신도를 보고는 그를 불러 세웠다. "무슨 일이라도 터졌나요?" 어디론가 급히 달려가고 있었던건지 그는 숨을 헐떡이면서 론의 물음에 대답했다. "크, 큰일 났습니다. 지금 왠 마도사가 궁 안에 쳐들어 왔습니다!" "마도사요?" "예! 지금 아래 층은 불바다입니다! 당신도 서둘러서...." 대피하세요. 이리 말을 하려던 그는 갑자기 입을 다물고는 론을 빤히 쳐다보았다. 론의 복장이 처음 보는 옷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다, 당신.." 그가 안색을 굳히면서 뒤로 물러나려고 하자 론은 재빨리 그의 팔을 덥썩잡았다. 그리고는 배에 주먹을 꽂아 넣어서 단숨에 그를 기절 시킨 뒤에 방 안으로 끌여 들었다. 청년을 기도의 방 한켠에 잘 포개 놓은 뒤에 론은 바크와 이연을 돌아 보았다. "마도사가 쳐 들어 왔다는데?" "켁켁, 엣취!" 공간을 가득 채우는 먼지 때문에 엘더는 기침에다 재채기 까지 여러 가지를 하면서 괴로워 했다. 그러나 에언은 그런 엘더에게 도움을 줄 만한 상황이 되지 못했다. 기껏 한다는건 엘더를 품 안에 안고 떨어지는 돌부스러기를막아 주는거 정도였다. 자신들이 갇혀 있는 방 안에는 마력을 쓰지 못하게하는 어떤 장치가 되어 있어서 에언은 아무런 주문도 쓰지 못했다. 한참이지나서야 방 안을 가득 채웠던 먼지들은 가라 앉았다. "헤엑헤엑. 어.. 어떻게.. 펫펫. 된.. 엣취잇! 에요..." 어떻게 된 거냐는 물음인 모양이다. 엘더는 잔뜩 먼지를 들이 마시는 바람에 사정 없이 재채기를 해댔고, 그 바람에 몸의 힘이 쭈욱 빠져 버렸는지몸을 주체하지 못해 보였다. 헤롱거리는 엘더에게 에언이 말했다. "위쪽의 천장이 내려 앉았습니다. 다행인지 저희가 있는 곳은 괜찮군요." 얼마나 괜찮을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방 문쪽의 천장은 완전히 무너져서 처참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나마 엘더와 함께 방 안쪽에 있었던게 다행이었다. 하마터면 천장에 깔려서 즉사를 할 뻔 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렇게 안도의 함숨을 내쉴 상황은 아니었다. 에언은 듣기에도 소름 끼치는소리를 내고 있는 천장을 올려다 보았다. 겨우 몇 개의 철근이 그 위쪽으로 무너져 내리는 거대한 돌무더기를 지탱하고 있었다. 끼기기긱! "깍!" 철근 하나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는 엿가락 구부러 지 듯이 휘어지면서 방 한켠을 완전히 부셔 버렸다. 엘더는 고막을 찢어 버릴 듯이 터져 나오는굉음과 방이 무너지는 끔찍한 진동에 귀를 막으며 비명을 질렀다. 에언은그런 엘더를 안고는 방의 가장 구석진 곳으로 갔다. '제길. 방이 이 지경인데 아직도 마력은 사용하지 못하는건가.' 방은 3분의 2가 무너진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에언의 마력을 봉쇄하고 있었다. 에언은 미간을 찡그리며 주위를 돌아 보았다. 별로 볼건 없었다. 뒤쪽으로는 금이 가면서 점점 붕괴하는 벽이 있었고, 앞으로는 천장이 무너지면서 그 위로 쏟아진 철근과 돌들이 무성의하게 놓여져 있다. 그리고머리 위로는 언제 무너질지 모를 위태로운 천장이 있었다. 창문이라도 있었다면 그리 뛰어 내리기라도 했겠지만, 빌어먹게도 창문은 커녕 환풍구 조차 없다. "...." 에언은 자신의 품 안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엘더를 보고는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른인 자신도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겁이 나는데 아이인엘더는 얼마나 겁이 날까. 에언은 손을 들어서 눈을 감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엘더의 머리를 쓰담아 주었다. 그러자 엘더는 깜짝 놀란 듯 어깨를 움츠렸다가 살짝 눈을 떴다. 눈물이 그렁그렁 달려있는 엘더의 눈을 보면서 에언이 미소를 지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에언 씨.." 잔뜩 겁에 질린 얼굴이다. 에언은 자신의 소매를 들어 올렸다가 그게 너무더럽자 소매를 뒤집었다. 안쪽은 그런대로 깨끗했다. 그걸로 엘더의 얼굴을 닦아준 뒤에 에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을 겁니다. 어디까지나 저희는 저들에게 소중한 인질이 아니겠습니까. 분명 구해줄 겁니다." 그래. 그렇게 되야 한다. 이렇게 어린 아이가 이런 곳에서 겁에 질린채 죽을 수는 없다. 엘더는 조금은 안정이 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여전히 몸은 겁에 질려서 떨리고 있었지만, 기특하게도 엘더는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잠시도 이어지지 못했다. 천장이 기어이 무너지려는 건지 갑자기 방 전체가 미친듯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엘더는 에언의 품 안에 얼굴을 묻고 이를 악물었지만, 비명을 지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에언은 그런 엘더에게 안심하라고 말을 해줄 수는 없었다. 방이 정말로 붕괴하려고 하는 중이었다. '이.. 이런..' 주문은 사용도 할 수 없고, 빠져나갈 구멍도 없다. 그리고 천장은 무저져내리고 있다. 점점 기울어지는 철근을 보면서 에언은 암담한 심정에 사로잡혔다. 절망이라는 이름을 가진 최악의 심정이었다. "....?" 당장이라도 무너질 듯한 천장을 올려다 보던 에언은 문득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보인다? 천장이 무너지는게 보인다? '하지만, 빛은... 어떻게?' 창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방이 붕괴하면서 그나마 있던 조명도 박살이 나버렸는데 어떻게 지금 자신은 무너지는 천장을 보고 있을 수 있는 건가? 에언은 서둘러 주위를 돌아 보았다. 조명도, 창문도 없는 이 방 안이 이렇게 환한 것은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에언은 재빨리 주위를 돌아 보며그 이유를 찾았다. "이.. 이것은.." 에언은 금방 방 안이 환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자신의 옆쪽 벽이은은하게 빛을 흩뿌리고 있었다. 너무나 작은 빛이여서 평소엔 절대 알아볼 수가 없을테지만, 완벽한 어둠 속에서는 마치 태양 만큼이나 환한 빛을흘리고 있었다. 에언은 빛을 흘리는 벽을 살펴 보았다. 정확히는 벽에 그려진 간단한 십자 형태의 무늬였다. 순간, 에언의 뇌리에 방 안의 마력을 봉쇄하는 장치가 떠올랐다. "에.. 엘더 님. 자, 잠시만 물러 나 주세요." 재빨리 엘더를 옆에 내려 놓은 에언은 근처에 떨어져 있는 돌맹이를 줍더니 그걸로 무뉘를 내리 쳤다. 그 순간, 푸른 색의 뇌전이 일어나면서 에언의몸을 강타했다. 치명적인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었지만, 격한 고통이 몸 안을 쥐어 짜듯이 날뛰었다. 에언은 자신의 팔을 부여 잡고는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그러다 다시 한번 무뉘를 내리 쳤다. 방금 전 보다 더욱 강력한 뇌전이 에언의 몸을 후려쳤다. "크아아!" 뇌전이 온 몸을 난타하는 가운데, 에언은 비명에 가까운 외침을 지르면서미친 듯이 무뉘를 내리 쳤다. 고통을 느낄 여유 따위는 없었다. 머리 위로천장이 점점 무너지는 소리가 생생하게 들려왔다. "크아아악!!" 미쳐버린 야수 처럼 에언은 휘몰아 치는 뇌전을 몸으로 그대로 맞으면서 무늬를 내리 쳤다. 옆에 있는 엘더는 그런 에언의 모습에 얼굴이 하얗게 질리다 못해서 완전히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 여태껏 온순하기만 하던 그 라고는 상상도 못할 만큼이나 에언은 격렬하게 무늬를 내리 쳤다. 콰직! 어느 순간, 돌이 무늬의 정 중앙을 박살을 내면서 벽 안쪽으로 움푹, 쏠려들어갔다. 무늬를 박살 낸 것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머리 위쪽의 천장에서 아슬아슬하게 둘을 보호해 주던 철근이 한계에 다달했다. 우지직, 끔찍한 소리들이 울려 퍼지더니 철근들은 두동강이 나면서 그 위로 모아 두었던 수백톤의 돌과 흙들을 아래로 쏟아 내었다. 에언은 그 짧은 순간, 엘더를 덥썩, 잡고는 나머지 한 손을 위로 들었다. 그리고 소리쳤다. "막아라! 막아!" 땅 아래에서 시끄럽게 소리를 질러대는 신관들을 보면서 사나이는 짧은 머리를 슥슥 문질렀다. 그러면서 그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거야, 완전히 마왕이라도 된 기분이군. 디멘 녀석.. 나한테 이런 짓을시키고 도대체 뭘 하는거야?" 디멘과 함께 불꽃의 장에서 엘더 탈환을 명 받은 사나이. 바로 듀시쿤이었다. 그는 자신을 향해서 빛의 줄기들을 마구 쏘아대는 도룬들을 귀찮다는듯 쳐다 보고는 입속으로 뭐라 작게 중얼거렸다. 그러자 도룬들의 몸 안쪽에서 격렬한 뇌전이 일어나더니 수십개나 되는 도룬들이 한꺼번에 폭발을 해버렸다. 바크나 론이 가진 환영의 단검으로도 어쩔 수 없었던 도룬들 치고는 너무나 간단한 최후였다. "아아, 젠장. 왠만하면 그냥 도망 가라구. 덤비니까 죽이게 되잖아." 강력한 결벽을 몸 주위로 수십개나 쳐 놓은 상태여서 그런지 듀시쿤은 여유로운 얼굴이었다. 그는 대기를 찢어 놓으며 엄청난 속도로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비공정들을 향해서 손을 뻗었다. 그러자 수십척이나 되던 배들은 불을 뿜으며 땅 아래로 떨어졌다. 비공정들이 땅과 충돌하면서 아래 쪽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폭발에 휘말려서 단숨에 증발해 버렸다. 비공정들의 폭발로 벨에인 궁 주위는 완전히 불바다가 되었다. 기계 문명의 절정에 이르른 서부의 과학이 마도의 앞에서 어린 아이 장난처럼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전혀 상대가 되지 않는걸 알게 되었는지 그간 격하게 공격을 해오던 녀석들이 뜸해졌다. 듀시쿤은 아래 쪽에서 자욱하게 올라오는 검은 연기들을 바람으로 흩어지게 한 뒤에 불타오르는 벨에인 궁을 바라 보았다. "디멘 녀석. 도대체 뭘 하는거야?" 상공에선 듀시쿤이 시선을 자신에게 모으는 사이, 디멘은 벨에인 궁 안에들어와 있었다. 더구나 자신의 목적을 바로 앞에 두고 있었다. 거의 우연에 가까운 일이었지만, 복도에서 론과 바크를 찾은 것이다. "젠장. 일이 꼬이는군. 꼬여." 불타오르는 복도에 서 있는 디멘을 보면서 론은 인상을 찡그렸다. 도대체저 여자가 지금 여기에 왜 있는거지? 엘더와 에언은 찾지도 못했는데, 자신들은 최고위 마도사와 마주쳤다. 그것도 자신들에게 무럭무럭 살기를 토해내고 있는 마도사를 말이다. 정말로 최악. 최악의 최악이었다. 도대체 일이 어떻게 이 따위로 꼬일 수가 있는거지? "우리를 잡으러 온 건가?" 바크의 물음에 디멘은 냉소를 지었다. 바로 옆으로 돌 조차 녹일 정도의 무시무시한 화염이 그녀의 몸을 탐스럽게 핥아 댔지만, 그녀의 옷 하나 그슬리지 못했다. 디멘이 말했다. "너희가 데려간 엘더를 찾기 위해서 온거다. 덧붙여 내가 저지른 실수를 고쳐 놓기 위해서기도 하지." "실수?" "너희를 살려 둔 것 말이다." "젠장! 우리를 죽이려는거 정도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게 한거냐!" 바크가 버럭 소리를 질렀지만, 디멘은 피식, 비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신의 이름이나 불러대며 태만한 삶을 살고 있는 이런 녀석들. 어떻게 되든 내 알바는 아냐. 그보다 지금은 네 놈들 목숨이나 걱정하는게 좋을 텐데?" 디멘이 허리 춤에서 날이 얇은 두개의 중검을 뽑아내더니 론과 바크를 가리켰다. 그녀가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중검을 화려하게 돌렸다. "주문을 쓰면 쉽게 죽일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이 검으로 네 놈들 목을 잘라 놓지 안으면 속이 안 풀리겠어." "검으로 승부하자는 건가." "승부라는건 실력이 비슷한 녀석들이 싸울 때나 쓸 수 있는 말이다. 네 놈들은 내 검 아래 얌전히 죽어가기나 하면 돼!" 그러면서 디멘이 엄청난 속도로 일행에게 달려 왔다. 바크는 스턴 블레이드를 꺼내서 디멘을 맞이해 앞으로 달려 나갔고, 론은 이연을 뒤로 물러서게한 뒤에 둘의 싸움에 동참했다. "왜 그러냐, 꼬마야. 좀 더 몸을 움직여!"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이나 빠르게 날아오는 디멘의 검에 바크와 론은 그야말로 속수무책.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류크나 하슈바츠 로야크를 데려와서 그녀와 싸우게 해도 디멘을 이길 수 있을거 같지는 않았다. 도대체 마도사가 어째서 이 정도의 경지에 이르기 까지 검을 익혀야 하는지 이해를 할수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 둘에겐 그런걸 태연하게 생각할 시간이나 여유는 없었다. 자신들의 몸에 하나하나 확실하게 상처를 내가며 날아드는 중검을 막기에도 정신이 나가버릴 지경이었다. "큭!" 검에 어깨를 맞은 론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피가 잔뜩 흘러 나왔지만 론은 질끈, 어깨를 한번 꾸욱 잡은 뒤에 다시 디멘에게 달려 들었다. 바크 혼자서는 도저히 막아낼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둘이 달려든다고 전세가 유리한건 아니었다. 오히려 공격을 하는건 절대적으로 디멘이었다. 더구나 그녀의 얼굴엔 여유가 넘쳤다. 만약 그녀가 마음만 먹는다면 론과 바크는 진작에 목을 베였을 것이다. 하지만, 디멘은 둘에게 충분히 고통을 준 뒤에 죽일 생각인지 둘에게 상처만을 줄 뿐, 치명적인 공격은 하지않았다. "크핫!" 도저히 공격을 할 수가 없자, 바크는 살을 주고 뼈를 친다라는 생각으로 디멘의 중검을 향해서 달려 들었다. 생각 한 대로 디멘의 검이 단숨에 바크의 몸을 향해서 날아 들었다. 그 순간, 바크의 몸이 디멘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하루에 두번이나 엘디크러스를 쓴 것이다. "쳇." 디멘은 신나게 공격을 하다가 바크의 갑작스런 반격에 혀를 차면서 검 하나를 몸 쪽으로 거두었다. 그리고는 갑자기 오른쪽에서 나타나는 바크의 검을 향해서 중검을 뿌렸다. 원래 엘디크러스를 당한 상대는 바크가 왼쪽. 혹은 오른쪽. 어느 곳에서 나타날지 몰라서 당황을 하게 되는데, 그녀는 침착하게 바크의 검을 막아 내었다. 애당초 어느 쪽에서 나타나도 막을 실력이 있으니 이렇게 태연한 것이었다. "핫!" 그 사이 론이 있는 힘껏 검을 날렸다. 바크와 론의 필생의 힘을 담은 일격이 먹혀 들어갔는지 디멘은 혀를 차면서 검을 거두고는 뒤로 물러났다. 둘이 체력의 대부분을 사용해서 해낸 일은 겨우 디멘의 한번 뒤로 물러나게한것 뿐이었다. 그녀의 몸엔 상처는 커녕 옷하나 베어지지지 않았다. "제법이군." 중검을 흔들어 보이며 디멘은 냉소를 지었다. 바크와 론은 이미 숨이 턱까지 차서 어깨를 들썩이며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도저히 자신들이 상대를할 수 있는 실력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것만 해도 감지덕지다. 만약에 그녀가 마법을 쓴다면 그 순간 둘은 저세상 행이었다. "바.. 바크 님?" 그때 복도가 꺽어지는 곳에서 낯익은 음성이 들려왔다. 바크는 힘겹게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바크의 눈동자가 커졌다. "에언 씨!" 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모습이었지만, 확실히 에언이었다. 엘더를 등에 업고 있던 에언은 온 몸이 상처 투성이인 바크와 론의 모습에 당황을 한 얼굴이었다. 그때 뒤쪽에서 쾌활한 음성이 울려 퍼졌다. "역시 내가 총애하는 제자 답구나. 엘더를 되찾아 온거냐? "제, 제자?" 바크와 론이 놀라서 디멘을 쳐다 보았다. 에언은 론과 바크의 건너편에 있는 여인을 보더니 안색을 굳혔다. "스.. 스승 님.." 론과 바크는 다시 에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디멘의 말을 에언이 인정한것이다. 바크가 당황하며 에언에게 물었다. "에언 씨, 설마.. 저희를 속인 겁니까?" 에언은 바크의 물음에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숙였다. 대신 대답은 디멘이해 주었다. "에언은 내 다섯 제자 중에서 내가 가장 아끼는 아이지." 그제야 바크와 론은 에언이 말했던 믿을 만한 소식통이 누군지를 알 수 있었다. 불꽃의 장엔 들어 갈 수도 없는 에언이 어떻게 엘더에 대해서 알고있었는가. 이유는 간단했다. 디멘의 제자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을 해보니 의문이 가는 부분이 한두개가 아니었다. "설마.. 불꽃의 장에서 우리를 도와준건.. 저 여자가 시켰기 때문입니까?" "..." 에언은 말은 하지 않고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바크가 소리쳤다. "어째서요!?" 대답은 뒤쪽에서 들려왔다. "마왕의 결계를 해체할 방법을 알기 위해서다." 바크는 고개를 돌려 디멘을 노려 보았다. 디멘이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뒷말을 이었다. "너희들이 마왕의 결계를 해체했다는건 에언에게서 확실하게 전해 들었다. 그리고 너희가 마왕과 어떤 연관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 비하랄트를순순히 물러가게 만든 점만 봐도 그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너희를 불꽃의 장으로 초대했다. 그리고 너희에게 엘더를 보이는 정도의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마왕의 결계를 해체할 방법을 알아내려고 했지. 그러나 너희는 그 방법을 말해주기는 커녕 마왕에게 가려는 계획을 꾸몄지. 그래서 난 다른 방법을 선택했다." "...우릴 마왕에게로 보냈군. 에언 씨를 붙여서.." 론의 말에 디멘이 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희를 죽이려고 겁을 주며 너희가 마왕에게 가도록 유인을 했다. 하지만, 거기서 난 한가지 실수를 했지. 설마 너희가 엘더를 데려갈 줄은몰랐거든. 그나마 다행이라면 애초의 내 계획대로 너희는 에언을 굳게 믿었다는 거다. 덕분에 난 마왕의 결계를 해체할 마력 패턴을 알게 되었지." 디멘이 탐욕스러운 눈으로 바크와 론을 노려 보았다. "더구나 너희는 미래에서 왔다더군. 아주 흥미로워. 어째서 내가 너희를 여태껏 죽이지 않았는지 이제 알겠나. 네 놈들을 잡아 몸을 조각 내서 세포하나하나 씩을 자세하게 조사해줄 테다." 바크와 론에게 소름을 돋게 만들어준 뒤에 디멘은 둘의 뒤쪽에 서 있는 에언에게 시선을 옮겼다. "자아, 에언. 엘더를 데리고 이리 와라. 이번 일로 넌 충분히 마도사의 자질이 있슴을 증명했으니 불꽃의 장에 들어와 수련 하는걸 허락하겠다.내수제자로 삼아 내가 가진 마도를 모두 알려주마. 더불어 나와 함께 저녀석들의 몸을 조사할 기회를 주겠다." 디멘은 그게 자신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라고 생각을 하는지 더없이 밝은 얼굴로 에언에게 말을 했다. 에언은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자신의 발을내려다 보았다. 한참 후에 에언이 고개를 들더니 디멘에게 물었다. "여길 이렇게 불바다로 만든게.. 스승님 이십니까?" 디멘은 갑자기 짓고 있던 미소를 지웠다. "...뭐라고?" 에언이 나직하게 다시 물었다. "아무런 죄도 없는 이곳 사람들을 불로 태우고, 학살하고 있는게 스승님이시냐고 묻고 있습니다." "에언,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냐?" 에언의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떠 올랐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사람들을 학살하다니.. 그러면 마왕과 다를게 뭐가있습니까?" "자신의 목적을 위해? 에언, 너 지금 미친거냐? 마왕을 죽이지 않는다면 머지 않아 우리 인간이 씨도 남지 않고 멸망을 하게 되리라는걸 지금 몰라서그러는거냐? 우리가 불꽃의 장을 만들고 마도사를 육성하는 이유를 지금 몰라서 묻는거냐!" 에언은 묵묵히 입을 다물었다. 디멘이 그런 에언을 향해 소리쳤다. "모든건 인류를 위해서다! 마왕의 성에서 뭘 본건지는 모르겠지만, 속지 마라! 녀석들이 네게 어떤 모습을 보여 줬던, 녀석들이 한 해에만 수억의 인간을 학살하는 피에 미친 괴물들이라는건 달라지지 않아! 정신을 차리고 똑바로 봐라, 에언!" 디멘의 외침이 쩌렁쩌렁하게 복도로 울려 퍼졌다. 에언은 잠자코 디멘의 말을 듣더니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제가 본건 수억의 인간을 죽이기는 하지만, 피에 미친 살인귀들은아니었습니다." "그건 거짓이다!" "그렇습니다. 그건 모순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진실을 알아야겠습니다." 디멘의 얼굴이 과격하게 일그러졌다. "네.. 네 놈.. 날 배신할 생각이냐?" 에언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대신 바크에게 다가가서 등에 업고 있던 엘더를 바크에게 건네 주었다. 바크가 엘더를 바라 보자 에언이 작게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놀라서 잠깐 정신을 잃은거 뿐입니다." "에언 씨.." 에언은 고개를 돌리더니 디멘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스승 님께서 제게 주신 은혜는 마왕의 결계를 통과할 마력 패턴으로 갚았습니다. 그러나, 엘더 님은 드리지 못하겠습니다." "에.. 에언.." "이것은 인류의 존속 이전의 문제 입니다. 아이를 희생 시켜서 존속해야할인류라면 차라리 없어지는게 낫겠지요." "네 놈.. 에언!!" 콰아아앙! 엄청난 마력이 터져 나가면서 디멘의 몸 주위로 푸르스름한 마력의 기운이 넘쳐 흘렀다. 눈에 확실하게 보일 만큼이나 대량의 마력이었다. 디멘이 그 만큼이나 분노 하고 있다는걸 알 수 있었다. 에언은 자신들 쪽에 엘더가 있는데 설마 디멘이 주문을 발동하리라고는 생각치 못했는지 당황해서 손을 들어 자신들의 앞에 결벽을 둘러 쳤다. "물러서세요." 그때 갑자기 옆에서 여태껏 조용히 상황을 관전만 하던 이연이 앞으로 나섰다. 갑작스런 이연의 등장에 에언을 포함해서 바크와 론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무시무시한 마력의 압력 속에서 이연은 태연하게 손을 뻗어 디멘을 가리키더니 눈을 감고는 입 속으로 뭐라고 작게 되뇌였다. 갑자기 그녀의 앞으로 예의 빛의 상자가 생겨났다. "넌 또 뭐냐! 제길, 모조리 죽여 주마!" 엘더가 일행들 틈에 있었지만, 디멘은 너무나 화가 나서 그런걸 아예 잊어버린건지, 아니면 그만큼 엘더만 남기고 일행을 재로 만들 자신이 있는건지 결국엔 마법을 발동 시켰다. "거울." 방대한 양의 마력을 담고 불꽃화 하면서 날아오는 거대한 마력의 덩어리를향해서 이연은 짧막하게 소리쳤다. 그러자 그녀의 앞에서 맴돌던 빛의 상자가 갑자기 그녀의 말 처럼 거울의 형태로 변하더니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엄청난 크기의 불덩어리를 향해서 넓게 펼쳐졌다. 두께가 1cm도 안되보이는 얇은 막과 설사 두께가 십여 미터 정도 되는 강철 판이라도 단숨에 녹여서 뚫어버릴 듯한 불덩어리가 일행의 눈 앞에서 장렬하게 충돌했다. "!!" 동시에 디멘을 비롯해서 이연을 제외한 모두의 눈이 휘둥그래 졌다. 거짓말 같이 불덩어리가 막의 안 쪽으로 빨려 들어가 버린 것이다. "마.. 말도 안돼!" 디멘은 자신의 주문이 이토록 허무하게 당하자 기가 찬지 잠시 행동을 멈추고는 이연을 쳐다 보았다. 하지만, 곧 그녀는 이연이 말했던 주문의 이름을 상기하면서 안색을 굳혔다. 이연이 말했던 주문은 거울. 콰아아아! 막 안에서 갑자기 무시무시한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아까 막 안 쪽으로 사라 졌었던 디멘의 불덩어리가 이번엔 디멘을 향해서 쏘아져 갔다. 조금도사정을 두지 않고 방출했던 주문인지 디멘은 자신의 주문이 다시 돌아오자당황해서 급히 자신의 앞으로 결벽을 형성했다. "이 틈에 도망가죠. 서두르세요. 이쪽으로!" 이연이 뒤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일행은 급히 이연을 따라서 복도를 달렸다. 뒤쪽에서 디멘의 결벽과 주문이 충돌하면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는지 궁 전체가 무너질 듯이 흔들렸다. 아니, 무너져 내렸다. 금이 가면서 천장이내려 앉을 듯이 움푹 아래 쪽으로 꺼지는 가운데, 일행은 죽을 힘을 다해서 궁의 입구를 향해서 달려 나갔다. "바, 바크 님. 죄송합니다!" 엘더를 업고 달리던 바크는 에언이 옆에서 사과를 하자 그에게 소리쳤다. "됐어요! 나가서 얘기 하도록 하죠!" 궁은 완전히 붕괴하는지 듣기에도 끔찍할 정도의 무시무시 한 굉음을 일으키며 함몰했다. 거의 간발의 차이라고 할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일행은 궁의 1층이 무너지기 전에 밖으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걸로 다 끝난건 아니었다. "이.. 이럴.. 이럴 수가.." 궁의 문을 나서자마자 앞으로 펼쳐지는 광경에 일행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벨에인 궁 전체가 불바다 였고, 그 가운데 사람들의 시체가 산을 이루었다. 궁을 불태우는 불이 내뿜은 검은 연기가 하늘을 가득 채워가며 하늘에 검은 구름을 만들어 내었다. 에언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주변을 돌아 보았다. 온통 죽은 사람들의 시체 뿐이었다. 뭔가 엄청난 폭발에 휘말렸는지 얼굴을 알아 볼 수도 없을 정도로 처참한 시체들이었다. 에언은 분노에 찬 눈으로 고개를 들어 하늘을올려다 보았다. "..듀시쿤!" 하늘 위에 강력한 결벽을 만들어 놓고 아래 쪽을 바라보는 사나이를 확인한 에언은 당황해서 소리쳤다. "듀시쿤요?" 론의 물음에 에언이 다급하게 대답했다. "번즈의 일원입니다. 번개를 다루는 자죠." "강합니까?" "제 스승님 보다 서열은 낮지만, 공격 주문 하나만은 번즈에서 최강이라고들었습니다." "그러면.. 이건 모두 저 녀석이 해놓은 일이겠군요." 위쪽에 있던 듀시쿤은 치솟아 올라오는 연기들 사이에서 일행들을 발견했는지 몸 주위에 둘러쳐진 결계들을 해제 한 뒤에 천천히 땅 아래쪽으로 내려왔다. 곧, 그가 일행들의 앞으로 내려섰다. 건장한 근육질의 사나이였다. "에언. 네 스승은 어디다 버려두고 너 혼자만 나온거냐?" 에언은 대답 대신에 급히 주변의 마력들을 자신에게로 끌어 모았다. 듀시쿤은 그런 에언과 뒤쪽의 일행들을 보더니 표정을 굳혔다. "네 녀석.. 설마 배신을 한거냐?" "배신을 당한건 바로 접니다! 불꽃의 장에서 하는 일이란 인류를 위한 것일지대, 그런 불꽃의 장에서 앞장서서 사람들을 학살하다니! 이게 배신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듀시쿤이 짧게 혀를 찼다. "바보 같은 녀석. 그 정도로 엘더가 우리들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건가."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죄도 없는 사람들을 학살하는게 정당하다는 말입니까! 모순 입니다!" "그 정도 모순은 당연하게 받아들일 정도로 우리들은 마왕에게서 너무나 커다란 위협을 받고 있다. 더구나 인류의 수가 한계치에 다다르기 까지 이제겨우 이년 밖에 남지 않았단 말이다! 그 안에 마왕을 죽이지 못하게 되면마왕이 또다시 인류의 절반을 죽이게 될 것을 너도 모르는게 아니잖나! 또다시 그 공포를 되풀이 할 수는 없어!" 듀시쿤의 몸에서 푸른 색의 뇌전이 일어나면서 그의 몸 주위로 강력한 힘의 결계가 형성되었다. 도저히 자신의 실력으로는 그것을 막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에언은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섰지만, 곧 이를 악물면서 두팔을 앞으로 펼쳤다. 무모한 저항이라도 할 셈이었다. 에언이 뒤쪽으로 소리쳤다. "제가 잠시나마 막겠습니다, 여러분은 어서!" 그러나 에언의 외침은 끝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갑자기 자신의 옆으로 누군가가 다가와서 멈춰 서더니 작게 입속으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에언은 고개를 돌려서 갑작스레 자신을 도와주는 이를 확인했다. 이연이었다. "봉쇄." 그녀는 짧막하게 소리치며 듀시쿤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러자 뇌전을 일으키며 한껏 몸 안의 마력을 방출시키던 듀시쿤의 몸 주위로 검은 빛으로 물든 둥근 원형의 결계가 생겨났다. 단숨에 듀시쿤은 그 안에 갇히게 되었다. "쳇, 잔재주를 부리다니." 듀시쿤은 단숨에 결계를 박살낼 생각으로 결계를 향해서 손을 뻗었다. 그와 동시에 듀시쿤의 손에서 노란색의 강력한 뇌전이 일어나더니 단숨에 결계를 후려 쳤다. 콰앙! 엄청난 빛과 폭발이 일어나면서 결계 안이 하얗게 변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끔찍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무.. 무슨..?" 에언은 놀란 눈으로 듀시쿤을 쳐다 보았다. 놀랍게도 이연이 만들어낸 결계는 듀시쿤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상처를 받지 않았다. 대신 듀시쿤이 자신의 오른팔을 감싸며 얼굴을 일그러 뜨리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뇌전에 직격을 당해서 터져버린 팔꿈치 아래 부분을 출혈을 막기 위해서 움켜 잡고 있었다. 듀시쿤은 자신의 몸 주위를 감싸고 있는 결계를 노려 보았다. 자신의 뇌전이 결계에 닿는 순간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가더니 갑자기 아래 쪽에서 다시올라온 것이었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이어서 막을 시간도 없이 듀시쿤은자신의 뇌전에 팔을 잃어 버렸다. 이연은 자신을 노려보는 듀시쿤을 향해서 슬쩍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결계 한편이 빛나더니 그 안에서 정신을 잃은 디멘의 몸이 듀시쿤에게로 떨어졌다. 나머지 한손으로 디멘을 받아든 듀시쿤은 이연을 노려 보았다. "네 놈..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거냐?" 이연이 슬쩍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동부의 마도사와는 다르지만, 서부에도 마력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신력이라고 해야 겠군요. 신의 힘을 빌려다 사용을 하는 거랄까요." "거짓말 마라! 그런건 듣지도 못했다!" "지금 방금 보셨지 않습니까." 듀시쿤은 얼굴을 일그러 뜨리면서 이연을 노려 보았다. 하지만, 딱히 그녀에게 대답을 하지는 못했다. 만약에 이 결계가 마력으로 만들어진 주문이었다면 듀시쿤은 아주 간단하게 결계를 파괴 시켰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자신의 몸을 속박하는 결계는 듀시쿤으로서는 난생 처음 보는 방식으로 만들 어진 것이었다. 자신의 힘을 모조리 쏟아 부어서 결계를 공격하면 못 부술 것도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게 하기엔 너무나 위험 부담이 컸다. 듀시쿤은 자신의 팔에 안겨 있는 디멘을 내려다 보고는 에언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지금은 물러가마." "....." "그러나 명심해라! 엘더 만이 우리의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만약에 엘더의 몸에 어떤 문제라도 생기는 날에는 세상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네 놈을죽여버릴거다." 에언을 향해서 그렇게 소리 지른 후, 듀시쿤은 짧막하게 이동의 주문을 외웠다. 그의 몸과 디멘의 몸이 희미해지더니 금방 결계 안에서 사라졌다. 에언은 궁을 먹어 치우듯 핥아가며 한없이 자신의 맹위를 떨치는 불들을 향해서 물을 만들어내 쏟아 부었고, 동시에 하늘에 모여 있는 구름들을 이용해서 비를 내리게 했다. 덕분에 꺼지지 않을 것 같은 맹렬함으로 불타던 화염들은 기세가 한풀 꺽이게 되었다. 나머지는 신도들과 도룬들이 처리를 해 주었다. 불타는 궁과, 산처럼 쌓인 시체들. 그리고 그나마 운이 좋게도 살아남은 부상자들의 처리로 벨에인 궁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소란스러움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바크와 론은 이런 혼란을 틈타서 궁을 빠져 나가려고 했지만, 에언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사람들을 도와야 직성이 풀리겠다는 건지 궁에 남기로 했다. 덕분에 바크와 론도 궁에서 나가지 못하게 되었다. 에언에게서 그의 스승에게 입은 상처들을 치료 받은 론과 바크는 에언을 도와서 부상자들의 치료를 위해서 이리저리 열심히 뛰어 다녔다. 신도들은 자신들과 전혀 복장이 다른 바크와 론. 그리고 에언을 의아하다는 눈으로 바라 보았지만, 지금은 어린 아이의 손이라도 빌리고 싶을 만큼이나 바쁜 상황이어서 그런 셋의 도움을 감사하게 받아 들였다. 그렇게 꼬박 반나절을 궁 안을 돌아다녀서야 대충 일이 정리가 되었다. 바크와 론. 그리고 에언은 완전히 녹초가 되었지만, 궁 안을 무겁게 내리 누르는 숙연함에 피곤함 조차도 느끼지 못했다. 에언이 부른 비 덕분에 암울한 분위기는 특히나 더 심해졌다. 정신 없이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건물에깔린 사람들을 꺼내 놓고, 시체들을 처리 하고, 드디어 할 일이 없어지자사람들은 자신들이 처했던 상황을 자각한 모양이다. 이곳 저곳에서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작게 흐느끼는 소리. 커다랗게 울부 짖는 소리. 운이 좋게도 마침 건물 밖에 있어서 살아남은 소년이 건물 더미에 깔려서 시체 조차 찾지 못하는 친구를 위해서 소리 죽여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 눈물을 비가 숨겨 주었다. 쿠그르릉.. 하늘 조차도 이 숙연함을 느끼는지 작게 천둥 소리로 그르렁거렸다. 듀시쿤이 벨에인 궁 상공에 나타나 마법을 쏘아댄건 시간상으로 볼 때 겨우 십여분 남짓. 그러나 그가 일으킨 참사는 차마 말로 할 수도 없을 정도였다. "사상자만 기천이 넘는군요." 오히려 부상자는 적었다. 주문에 휩쓸린 자들은 시체 조차 남기지 않게 증발을 해버렸기 때문이었다. 에언은 깊숙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과 같은 마도사가 저지른 일이기 때문에 더더욱 마음이 무거웠다. "대충 뒷마무리는 된 모양이네요." 이연이 다가오더니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도 일행과 함께 여태껏사람들을 돌보고 있었던 모양인지 초췌한 모습이었다. 바크가 그녀를 보더니 물었다. "엘더는 어디에 있습니까?" 이연이 부서지지 않은 건물을 가리켰다. "비 때문에 잠시 저 안쪽 침대에 뉘어 놨어요." 에언의 마법으로 펑펑 쏟아지던 비는 주문의 위력이 다했는지 점차 가늘어졌다. 그리고 급기야는 완전히 그쳤다. 검은 먹구름 사이로 그보다 더욱 어두운 밤 하늘이 나타났다. 어느새 밤이었다. "슬슬 올 줄은 알았지만, 생각보다 빠르군." 바크는 고개를 돌려서 건물들 사이로 나타난 무리를 보며 말했다. 도룬들을 뒤로 하고 한 중년의 사나이가 급한 걸음 걸이로 일행들에게 다가왔다. 나이는 대략 50대. 고대임을 감안하자면 나이는 그보다 훨씬 많겠지만, 바크와 론의 보기엔 그 정도였다. 그는 일행들에게 다가오더니 난데없이 이연에게 고개를 숙였다. "오셨다는 말씀을 아까 들었지만, 워낙 상황이 상황인지라 지금에서야 뵙습니다.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론과 바크. 그리고 에언은 휘둥그래진 눈으로 사나이를 쳐다 보았다. 그러나 이연은 사나이의 행동이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 물었다. "피해는 어떤가요?" "사상자는 1200명. 부상자는 그 절반인 600여명 정도입니다. 그리고 행방을 알 수 없는 자들이 천명 정도 됩니다. 아마도.." "...그렇군요." 이연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수고 하셨습니다. 아직 건물들 안에 무사한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니 구조를 서둘러 주세요." "예." "그리고 그 마도사들이 다시 올지도 모르니,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도록 하죠." "예? 하지만.." "지금은 자존심 운운할 때가 아니잖습니까. 그렇게 하세요." "..알겠습니다." 사나이는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이더니 도룬들을 끌고 무너진 건물들 쪽으로걸어갔다. 론이 이연에게 물었다. "이연 씨.. 도대체 이건?" 이연이 론을 돌아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속여서 죄송하네요." "속여요?" "정체가 뭐죠?" 론의 물음에 바크가 연이어 물었다. 이연은 슬쩍 손으로 뒤쪽에 위치한 커다란 궁을 가리켰다. 다섯개의 궁 중에서 가장 커다란 궁. 중앙에 위치한궁이었다. "사실 전 제 1궁을 관리하는 사람이에요." "그렇다는 말은..." "예. 사실은 시안교의 신도죠." 이연이 볼을 긁적이면서 말을 했다. 론과 바크는 괴이한 표정을 지으며 이연을 쳐다 보았다. 도.. 도대체, 벨에인 궁의 제 1궁을 관리한다는 사람이무슨 이유로 자신들을 구해준데다가 벨에인 궁에 침입 하는걸 도와준거지? "자, 잠깐. 잠깐만요." 에언이 화급히 일행들의 대화에 끼어들더니 이연에게 물었다. "지.. 지금.. 제 1궁을.. 관리 하신다고 말씀 하셨습니까?" "예." 이연은 선뜻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설마.." 에언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리쳤다. "교황이십니까!" "에에엣?" 바크와 론도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교.. 교황이라니? 그말 은 즉,시안교 전체를 통솔하는 장이라는 말이 아닌가. 셋은 이연을 뚫어지게 쳐다 보았다. 이연이 흐음, 가볍게 신음소릴 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뭐.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네요." 마도사들에 의해서 완전히 파괴가 된 것은 제 2궁과 3궁.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신도들이 거주하는 4궁과 5궁은 무사해서 만대를 넘어가는 사상자는나오지 않게 되었다. 바크와 론. 그리고 에언과 엘더는 이연의 도움으로 제 1궁에 머물게 되었다. 이번 사태에 대해서 해명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바크와 론은 몇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제 3궁의 관리자인 아운이 자신들을 잡으려고 했던게 무슨 악한 짓을 하려고 한게 아니었다는 것이다. 시안교의 절대 기밀 사항인 요타에 대해서 바크가 말을 하자, 그냥 놔두지는 못하겠어서 따 로 부른다는 것이 그렇게 오해를 산 것이었다. 물론, 방법이 거칠었다는 건 아운이 사죄를 했다. 이번 마도사의 습격은 무척이나 커다란 상황을 빚어낸 듯 했다. 특히, 기계의 힘에 절대적인 자신감과 더불어 마력이라는 고시대 적 힘에나 매달리는마도사들을 우습게 보던 서부인들로서는 이런 치욕적인 패배는 그 의미가남달랐다. 이연이 말했던 정부라는 곳과 시안교는 서부를 대표하는 두개의 가장 커다란 권력 기구였는지 시안교에서 도움을 요청하자 정부는 이번 기회를 틈타서 시안교를 자신들의 아래로 놓고 싶은지 꽤 많은 것들을 참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의 도움이 없다면 도저히 뒷처리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여서 이연은 그들의 요구들을 대부분 받아 들였다. 꽤 지친 모습으로 이연이 일행들을 맞이한건 한밤이나 되어서였다. "후우, 정신이 없네요." 가볍게 한숨을 토해내던 시안은 일행을 보더니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아운과의 대화는 즐거우셨나요?" 론이 손을 저었다. "아뇨. 하루 종일 질문만 받았는걸요." "후후, 아운은 말하기를 좋아하죠." "하나 질문해도 되겠습니까?" 이연이 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어째서 교황이나 되시는 분이 밖에서 그런... 에. 흠, 보통 소녀와 같은행동을 하신 겁니까?" 비공정을 위태롭게 몰아대며 범죄를 저지르고, 더구나 벨에인 궁 안으로 범죄자(사실은 아니지만)들을 몰래 들여 보낸 거냐. 라는 말을 함축해서 보통 소녀라고 칭하며 론이 물었다. 이연은 피식 웃더니 대답했다. "그렇다면 이 궁안에서 황금과 보석으로 반짝이는 무겁기 짝이 없는 그런옷들을 입고 하루 종일 위엄이나 잡으면서 사람들에게 신의 위대함을 보여줘야 하는건가요?" "교황이라면, 당연하죠." 왕은 왕 답게. 교황은 교황답게. 이것이 평소 론의 철칙이었다. 그러나, 아이리어가의 장으로서 전혀 장 답지 못한 론이었다. 이연은 즐겁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손등에 턱을 괴었다. "사실 전 아직 교황은 아니에요." "예?" "지금은 수련 기간이죠." "수련... 기간이라뇨?" 바크의 물음에 이연이 손가락을 흔들며 대답했다. "전대 교황께서 다음 교황으로 절 지목하신게 백십년 전이죠. 제가 아주 어렸을 때였어요. 교황이 다음 교황이 될 자를 뽑는건 굉장히 어렵고 복잡하니까 설명은 넘어갈게요. 교황이 될 자는 반드시 한가지 시험을 통과해야해요. 그게 바로 제가 말한 수련." 바크가 이연의 말을 이어받았다. "궁을 떠나 사는 거로군요?" 이연은 바크를 향해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정확했어요. 교황이라는 신분과는 상관 없이 스스로의 힘과 신에 대한 믿음만으로 백년간 궁 밖에서 살아야 하죠. 어째서 이런 수련을 해야 하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교황이 되면 그 뒤의 삶은 신에게 바쳐야 하니. 그 전에 속세의 삶을 정리해라. 그래서 아주 신나게 놀았죠. 좋은 친구 녀석들도 잔뜩 만들고요." 가희라는 녀석이 생각이 났다. 으음, 좋은 친구인가? "어쨌거나, 아직 정식으로 교황은 아니니까 편하게 대해주세요." 직업이나 신분으로 봐서는 그녀가 설사 교황이라고 해도 절대 꿀릴리가 없는 바크와 론이었지만, 밑으로 다스리는 백성의 차이라 무려 수천배에 이르니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연은 스윽, 테이블 위에 놓여진서류 한장을 들더니 시선은 둘에게로 돌렸다. "여러분이 아운과 한 대화들을 간략하게 정리한 겁니다. 음, 신을 만나고싶다고 하셨군요? 그리고 요타에 대해서 알고 있고요. 요타에 대해서는 어떻게 아셨습니까?" "질문 입니까?" "아뇨. 그저 제 개인적인 호기심입니다." 론이 머뭇거리지 않고 대답했다. "비하랄트에게서 입니다." "호오, 그 마룡말인가요?" "요타에 대해서 아십니까?" 론이 대뜸 자신의 말을 자르고 물어오자 이연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론과 바크가 진지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걸 확인하고는 싱글 미소를 지었다. "안다고.. 해야 할까요?" "무슨 뜻이죠?" "모르지는 안는다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자세하게 알지는 못하니까 물어보지는 말아주세요. 자세히 아는 분은 따로 있으니까요." "그게 누구죠!?" 바크와 론이 동시에 소리쳤다. 이연은 그런 둘을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쳐다 보더니 들고 있던 종이를 흔들었다. "댁들이 찾는 분이요." "신...말입니까?" "요타를 만들어 낸건 그 분이니까요." "...그렇군요." 론이 씁쓸하게 미소를 지었다. 또 다시 도로 원점인가. 시안 교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을 위치에 있는 이연 조차도 이런 말 밖에 해줄 수 없다면 그누구도 모를테지. 맥이 빠진 얼굴로 론과 바크는 한숨을 내쉬었다. "왜 그러시죠?" 그런 둘을 보더니 이연이 어리 둥절 한 표정으로 물었다. 바크가 쓴웃음을지으며 대답했다. "신을 찾는게 워낙 힘들어서.. 말이죠." "신을 찾는게 힘이 들어요?" "아아, 물론 시안교의 여러분들은 신이 항상 함께 하시는걸 알겠지만, 저희는 그를 직접 대면하고 물어야 할게 있거든요." "그렇군요." 이연이 팔짱을 끼고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그렇다면 제대로 찾아 오셨는데, 왜 그렇게 실망들을 한 표정들인가요?" "....예?" "신을 찾아 오신거 아닌가요? 그렇다면 제대로 찾아 오셨" 그 순간, 바크와 론이 거의 동시에 소리쳤다. "신이 여기에 있어요!?" 도리어 이연은 실소를 했다. "신이 없다고 생각했다면 도대체 뭐였죠? 이 곳에 와서 요타 운운 하면서아운을 협박하고 절 따라서 벨에인 궁에 잠입해 들어온건요?" "....." 할 말이 없어지는 론과 바크였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896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 - 3장 5막 - 하편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6/07 08:47읽음:512 관련자료 없음 --------------------------------------------------------------------- -------- ** DN 명령어로 다운 받아 보세요. HWP로 보시면 제대로 보입니다. **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제 3장 5막 < 신이 사는 도시 - 하 > ==---------------------------------------------------------------------- ------- 다음 날 아침. 론과 바크는 새벽 같이 일어나서 신을 만나기 위한 의식들을 재빠르게 해치워 버렸다. 사실 마음 같아서는 어제 밤에 이연에게서 신이이곳에 있다는 소리를 듣자 마자 신을 만나고 싶었지만, 이연이 둘에게 그건 절대 안된다고 못을 박아 버려서 이렇게 아침 까지 잠도 설치면서 기다리게 된 것이었다. 이연은 신을 만나는건 굉장히 성스럽고, 조심스러운 작업으로서 함부로 할 수는 없다고 했다. 덕분에 이른 아침부터 성수라고 이름 붙여진 냉수로 목욕을 하고, 불경스럽지 않기 위해서 순수하게 풀로 된 아침을 먹게 되었지만, 론과 바크는 조금도 불만스러운 표정이 아니었다. 고대에 온지 벌써 십오일째. 그 사이 정말 많은 일들을 겪었고, 드디어 그 고생의 결실을 바로 앞에 둔 상태이니 불만이 있을 수가 없었다. "아웅." 졸려운 모습으로 에언의 로브를 붙잡고 축 늘어진 엘더는 아직도 잠에 취했는지 제정신이 아닌 모습이었다. 에언이 잘도 세수를 시키고, 옷을 입혀 놓았기는 했지만, 어린 아이에겐 이렇게 이른 아침에 일어나는건 조금은 무리인 모양이었다. 엘더는 궁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날 이후로 에언의 옆에서만 붙어 다녔다. 덕분에 편해지기는 한 바크와 론이었지만, 레아드의 얼굴과 똑같게 생긴 녀석이 딴 녀석에게 붙어 다니는게 조금 불만스럽긴 한가 보다. 론이 괜히 엘더의 볼을 잡아 당기며 엘더를 괴롭혔다. "야야, 벌써 한 낮인데 아직도 잠이냐?" "....." "어이." "....." "야! 자지마!" 볼을 잡힌 채로 잠을 자는 엘더의 무시무시한 모습에 론이 고함을 질렀다. 엘더는 그제서야 부시시 눈을 뜨더니 론을 쳐다 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꾸벅 고개를 숙이며 잠을 자려고 했다. 발끈한 론이 양 손으로 엘더의 양 볼을 잡더니 그대로 들어 올렸다. 대롱대롱 론의 손에 매달리는 엘더를 보며에언은 기가 찼는지 실소를 터뜨렸다. 그러다 옆으로 바크가 다가오자 인사를 했다. "잘 주무셨나요." 바크가 약간 충렬된 눈을 가리키며 웃었다. "아뇨. 전혀요. 한숨도 못 잤어요." "하하, 사실은 저도 그렇습니다. 신을 만난다니..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둘은 잠시 엘더를 깨우기 위해서 비참한 발악을 해대는 론을 쳐다보았다. 에언이 넌지시 말을 했다. "저, 죄송..했습니다." 그러자 바크가 시선은 론 쪽으로 주면서 대답했다. "아뇨. 에언 씨가 저희를 이용하기는 했지만, 저희도 에언 씨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는걸요. 그러니, 서로 비긴셈 치고 없던 일로 하죠." "예? 아.. 예.." 둘은 가벼운 표정으로 놀랍게도 볼을 잡고 엘더를 허공으로 날리는 론의 묘기를 감상했다. 그때 문이 열리면서 이연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이른 아침인데 모두들 깨셨군요. 밤새 잘 주무셨나요?" 아주 잘 잤는지 아직도 자고 있는 엘더를 제외하고 나머지 셋은 밤 잠을 설친 대가로 붉게 충렬된 눈으로 이연을 맞이했다. 이연은 찔끔 놀라면서 아하하. 쓴웃음을 짓더니 자신이 들어온 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자, 절 따라오세요. 신께 안내해 드리죠." 엘더가 일어나지 않아서 결국 론은 엘더를 등에 업게 되었다. 그리고 셋은이연을 따라서 방을 나섰다. "조용하네요?" 궁 안을 거닐면서 론이 묻자 이연은 주위를 돌아 보았다. 과연 론의 지적대로 궁 안에는 일행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신을 만나는건 굉장히 중요하고, 비밀스러운 일이죠.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이곳 벨에인 궁에서도 몇명을 제외하고는 이곳에 신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없어요. 이렇게 궁을 비워둔 것은 만약의 사태라도 그 것을누군가 알아채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죠." "어째서요?" 론의 물음에 에언과 바크는 이연을 바라 보았다. 둘 역시 심히 궁금하다는표정들이었다. 시안교가 벨에인 궁을 지은 목적은 언젠가 지상으로 강림할신을 모시기 위해서다. 그런 벨에인 궁에 신이 있다는 것이 숨길만한 일인가? 이해를 할 수 없는 처사였다. "그건.." 이연이 나직하게 입을 열더니 일행들에게 말했다. "신이 그 누구와도 만나지 말아야할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유?" "예. 하지만 그건 여러분들에게 말씀 드릴 수가 없군요. 듣고 싶다면 신께직접 물어보세요." 그녀의 태도가 강경했기 때문에 일행은 더 이상 이연에게 아무런 것도 물을 수가 없었다. 이연은 일행을 제 1궁의 내부로 안내했다. 처음엔 보통 사람들이 지나다닐만한 평범한 복도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주변은 차가운 회색의 돌 대신 푸르스름한 광석이 자리했다. 마치, 수정으로 이루어진 동굴에라도 들어온 기분이었다. 온통 주변이 반짝였다. "이건 마치.." 론은 주위를 보며 긴장한 모습으로 중얼거렸다. 주변의 벽을 이루는 광석은 분명 본 적이 있었다. "...펠." 바크도 그걸 깨달았는지 그의 이름을 입 속으로 되뇌었다. 그렇다. 지금 이 곳은 둘이 전에 갔었던 펠의 방과 똑같았다. 푸른색 광석으로 이루어진 복도는 비스듬하게 위로 기울어져 있어서 일행은 느릿한 속도로 탑을 올라갔다. 그렇게 삽십여분 쯤 올라가서 모두의 등에 약간의 땀이 흐를 때. 드디어 이연이 걸음을 멈추었다. "이연 씨?" 아직 복도의 끝은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연이 갑자기 멈춰 서자 바크가 이연을 나직하게 불렀다. 그러자 이연은 일행을 돌아 보며 몸을 옆으로 돌렸다. 그리고는 벽면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이곳 입니다." "예? 하지만, 아직 복도는.." "저건 위장이죠. 만약의 만약을 위해서 만들어 놓은 겁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 길의 끝에 뭔가가 있다고 생각 하지, 벽에 문이 있다고는 생각을 안하니까요." 그렇게 까지 신을 숨겨야 하는 것인가? 도대체 이유가 뭐길래? 에언은 이연의 행동에서 신에 대해 연구를 금하는 불꽃의 장을 생각했다. 지금 이연의행동은 그들과 똑같았다. 서부와 동부의 지배자들은 신에 대해 일반인들이알아서는 안될 무언가를 알고 있는걸까? 그래서 그들은 이렇게 신을 숨기고, 그에 대해 알지 못하게 하는 걸까? 부우웅. 이연이 벽에 손을 얹자 갑자기 그녀의 손이 닿은 지점을 시작으로 복잡하게 얽힌 무늬들이 빛을 내뿜으면서 벽에 그려졌다. 처음엔 도저히 무슨 그림인지 알 수가 없었지만, 무뉘가 커지면서 그림은 단순해 졌다. 빛의 무늬는 커다란 둥근 원을 만들어 내더니 갑자기 사라졌다. 그리고, 동시에 일행들의 눈을 속이던 가짜 벽도 사라졌다. 갑자기 벽 사이로 둥그런 문이생겨났다. "이곳 입니다." 이연은 은색의 빛이 흘러 나오는 문 안쪽을 가리키더니 진지한 얼굴로 일행에게 경고했다. "이 안에서 여러분이 신을 만날지 만나지 못할지는 저로서도 확신 할 수는없습니다. 그러나, 이거 하나는 명심해 주십시오. 이 안에서 보고, 듣고,생각한 것들을 이 문 밖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을. 만약에 당신들이 신에 대한 일들을 말하고 다닌다면, 당신들은 물론이고,불행하게도 당신들에게서 그 이야기를 들은 자들까지도 목숨을 잃게 될 것입니다. 이건 허풍도, 겁을 주려고 하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이연의 무서운 박력에 일행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그러자 이연이 언제 그렇게 무서운 얼굴을 지었냐는 듯 빙그레 웃으면서 문 안쪽으로 일행들을 안내했다. "자, 들어가죠." 문의 입구는 어두웠지만, 문 안쪽으로 들어서고, 문이 다시 닫히자 갑자기벽에서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와 한동안 일행은 눈을 뜨지 못했다. 너무나밝은 빛이었다. 마치, 사악함을 간직한 그림자는 조금도 허용을 못한다는듯 빛은 천장과 바닥. 벽. 사방에서 뿌려졌다. 그리고 잠시 후, 빛이 점차약해지더니 눈을 떠도 될 만큼으로 줄어 들었다. "첫번째는 무사히 통과군요." 이연이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일행은 그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고,그래서 바크는 이연에게 질문을 던졌다. "첫번째요?" "예. 당신들의 사악함을 확인해 본 겁니다. 마음 속에 용서하지 못할 사악함을 가진 사람이라면 방금 전 그 빛으로 송두리채 타버렸을 거예요." 이연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말을 했지만, 내심 찔리는게 있는지 론은 미간을 좁히고, 인상을 찡그리며 얼굴에 왕창 불만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하마터면 영문도 모르고 타 죽을 뻔 하지 않았는가. 바크도 지은 죄가 많은건지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방금 그 말씀.. 정말입니까?" "타 죽는다는 거요?" "예." "아하, 왜 그걸 묻는지 알겠어요. 어째서 난 안 탔는가가 궁금하지요?" "뭐.. 그렇게 지은 죄가 많지는 않지만요. 솔직히 궁금하군요." 이연이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대답해 주었다. "사실 저도 방금 전 그 빛에 타죽은 사람을 본 적은 없어요. 그냥 고서에그렇게 적혀 있어서 그런가 하고 생각을 하는거죠. 생각해보니까 전대 교황께서도 이 곳에서 타죽은 사람은 보지 못했다고 하신거 같군요. 전전대 교황께서도 아마 못 보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시 말해서. 그 말은 즉, 괜히 겁 한번 줬다는 거냐? 론과 바크는 왕창 얼굴을 구겼다. 누가 만들 소린지는 몰라도 꽤 효과는 있었던 모양이다. 둘은 나지막하게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일행은 다시 발을 옮겨서 방안쪽으로 들어갔다. 방이라고는 하지만, 지금은 방으로 가기 위한 복도에해당하는 부분인지 폭은 좁고 길이는 긴 곳이었다. 여전히 주변은푸르스름한 광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하지만, 밖에서 음울하게 흐릿한 빛을 내던 광석들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강한 빛을 뿜어댔다. 그렇게 대략일분 정도를 걷자 곧 커다란 크기의 홀이 나타났다. 상당히 커다란 홀이었는데 사방이 온통 예의 그 푸른색 광석으로 덮혀 있었다. 그러나 일행에겐광석들이 내뿜는 빛 같은건 조금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저... 저건.." 홀의 중앙. 인간으로서는 해석을 할 수 없을거라고 생각되는 복잡한 무늬로 만들어진 제단이 있었다. 그리고 그 제단의 위로는 거대한 세개의 빛의 덩어리가 보였다. 가장 위로 성스러운 은색 빛을 내뿜는 거대한 빛. 그리고그 아래로 동일한 위치에서 마치 위 쪽의 은색 빛을 감싸 듯 하는 두개의붉은색 빛. 그렇게 세개의 빛이 찬란하고 영광스러운 빛을 홀 안으로 가득흘려 보내고 있었다. 세개의 빛에서 흘러나온 빛은 주변을 가득 채운 푸른색 광석들에게 반사되어 마치, 신의 강림이라도 보는 듯한 장관을 연출해내었다. 너무나 엄청난 장면이었다. "이.. 이것이." 바크도 말을 잊지 못하는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 뒷 말은 론이 간신히이었다. "신?" 이연이 일행들 보다 몇발자국 앞으로 나아가더니 빛의 아래에 섰다. 그리고는 몸을 빙글 돌려서 일행들을 바라 보았다. "예. 이것이 신 입니다." 너무나 당연하고, 쉽게 말을 해서 오히려 현실감이 없었다. 론은 당황했다는 얼굴로 이연을 쳐다 보았다. 그러다 퍼득, 정신을 차리면서 신에게 소리쳤다. "시, 신이여! 묻고 싶습니다!" 론의 외침에 신에게서 일어나던 빛이 한층 강해지는거 같았다. "요타를.. 요타에 대해서 알려 주십시오!" 홀 안으로 론의 음성이 메아리 치면서 울려 퍼졌다. 론은 너무나 긴장을 한 나머지 소리를 지른 뒤에 거칠게 숨을 몰아쉬면서 빛을 노려 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빛에서 대답이 들려오지는 않았다. "푸웃." 대신 들려온건 입으로 가려진 사이에서 흘러나온 웃음 소리였다. 론과 바크가 고개를 돌려보자 이연이 입을 가리며 웃고 있었다. 비웃음은 아니었고그냥 우스워서 웃는 그런 웃음이었다. "이.. 이연 씨? 도대체 이건..?" "너무 성급하셨네요." "네?" 이연이 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신께서는 지금 깊은 생각에 잠기셨습니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의 부름으로는 아무런 대답도 해주시지 않죠." "보통 사람? 그러면 특별한 사람이라도 필요하다는 말씀입니까?" 이연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넌지시 물었다. "어제 말했었죠? 전대 교황께서 어린 나이의 절 다음 교황으로 지목하셨다고요. 그 분은 어째서 나이도 어리고, 믿음도 약했던 저에게 교황 같은 중요한 자리를 맡기셨을까요?" "설마.." 이연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 교황이 될 자의 단 한가지 조건. 그것은 신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자질입니다." 그리 말하고 이연은 천천히 제단으로 다다갔다. 그리고 그녀는 신의 바로아래에서 일행들을 돌아보았다. 그녀가 밝은 미소를 지었다. "신이 과연 여러분들에게 여러분이 원하는 물음을 답해줄지는 모르겠지만,원하시는 일이 반드시 이루어 졌으면 좋겠군요." 그리고 그녀는 제단 안으로 발을 옮겼다. 그녀가 제단 안에 들어서자 위쪽에서 맴돌던 빛의 움직임이 잠깐이지만 멈춰졌다. 제단 아래에 선 이연은짧게 신호흠을 하고는 무릎을 꿇고 기도의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그녀는눈을 감았다. 쿠우웅! 갑자기 주변의 공기가 무겁게 내리 앉으면서 홀 안으로 형용 할 수 없는 어떤 느낌이 가득 들어 찼다. 자신도 모르게 몸서리가 쳐지는 기분이었다. 마치.. 이 느낌은.. 슈우우우. 가장 위쪽에서 맴돌던 빛이 움직임을 보였다. 너무나 성스러워서 의지가 약한 자라면 대번에 땅에 머리를 처박고 눈물을 흘릴 만큼이나 빛이 보여주는 압박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둥근 원구의 모습을 취하던 빛의한 귀퉁이가 일그러지더니 회전을 하면서 점점 아래 쪽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빛의 한부분이 자연스럽게 갈라지면서 이연의 몸을 중심으로 돌았다. 거대한 의지가 이연을 감싸는 듯한 모습이었다. "어.. 엄청나군요.." 에언은 마른침을 삼키며 덜덜 떨리는 주먹을 다른 손으로 잡았다. 도저히믿을 수 없는 엄청난 양의 마력이 에언의 몸을 압박했다. 빛은 이젠 거대한 안개 처럼 흐릿해져서 이연의 몸 주위를 흐르고 있었다. 그러면서 조금씩이연의 몸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곧, 그녀의 몸 주위를 가득 채웠던 빛은이연의 몸 안으로 모두 사라졌다. 동시에 부동의 자세로 기도를 하고 있던이연의 어깨를 축 늘어졌다. "....." 일행은 부릎 떠져진 눈으로 천천히 기도를 하던 손을 거두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이연을 바라 보았다. 아니, 그녀는 이젠 이연이 아니었다. 이연의 얼굴과 그녀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녀는 이연이 아니었다. "날 찾은게 너희들인가." 이연의 음성. 그러나 이연이 보여주던 부드러움이라고는 조금도 담겨있지않은 차가운 음성. 이... 이게 정말로 신인가? 론과 바크. 그리고 에언은도저히 믿지 못하는 심정들이었다. 차라리 세상을 파멸시킬 악마나 그런 류의 사악한 존재라고 하는 쪽이 어울렸다. 그녀의 몸에서는 살기와 비슷한서늘하고 축축한 기운이 뿜어져 나와 일행들의 목덜미를 간지럽혔다. "다.. 당신이.." 찾고 찾아서 간신히 만난 신이지만, 너무나 생각과는 동떨어진 신의 모습에 론은 한참을 멍해 있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신 입니까?" 그녀는 론을 조용히 바라 보았다. 그래서 론은 끔찍한 기분에 휩쌓였다. 동시에 론은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펠과 같아.' 론은 자신이 한 생각에 스스로 놀랐지만, 그렇게 확신했다. 지금 신에게서느껴지는 이 엄청난 공포와 압박감. 그것은 론이 펠에게서 느낀 그것과 같은 것이었다. 신은 한참을 론을 바라보더니 나직하게 물었다. "신이란 무엇인가." "....예?" 갑작스러운 질문이었다. 그래서 론은 물론이고 바크도 신의 물음에 아무런대답을 하지 못했다. 종교에 특별한 관심도 없었고, 둘이 사는 엘라니안은신 보다는 인간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곳이여서 그런걸 생각할 여유나 이유도 둘에게는 없었다. 그래서 둘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서 신을 쳐다 보았다. "신이란 절대라는 이름의 이유입니다." 론과 바크는 갑작스레 옆에서 들려온 음성에 고개를 돌렸다. 아까 론이 건네준 엘더를 등에 업은 에언이 조금은 꼴사나운 모습으로 신에게 마도사로서의 날카로운 시선을 던지며 대답을 했다. 에언이 연이어 말했다. "그리고 목적이기도 하죠." "운명이라는 건가?" "예. 그렇습니다." 신이 냉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미안하지만, 난 신이 아니다." "...예?" 한방 맞은 얼굴로 에언은 무례하게도 신에게 되물었다. 그런 에언의 무례엔 신경도 쓰지 않는 다는 듯 신이 담담하게 설명해 주었다. "이 세계를 만들고, 인간들을 창조하고, 엘을 주고, 문명을 준게 너희들의신이라면, 그래. 그건 바로 나다. 그러나, 인간들 각자의 운명을 만들어내고, 너희들의 삶을 만들어내는건 내가 아니야." "당신 이상의 존재가 있다는 말씀입니까?" 신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자신의 운명은 그 자신의 의지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 마도사 라는 자가그것을 모른다는 건가?" 생각지도 않은 질책에 에언의 얼굴이 붉으스름하게 변했다. 신은 그런 에언을 뒤로 하고 이번엔 론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네가 찾는 신은 어떤 자인가?" 론은 이번엔 당당하게 대답했다. "내가 찾는건 이 세계를 만든 신도, 운명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신도 아닙니다. 내가 찾는건 요타를 만들어낸 자요." "요타를?" "그렇습니다." 이연의 모습을 취한 신은 론의 대답에 잠시 입을 다물고는 지그시 론을 바라 보았다. "당신이 요타를 만들어냈다고 들었습니다."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들을 넘어서 간신히 만난 신이다. 설사 상대가 신이랄 지라도 지금 론이나 바크에겐 신의 위엄에 머리를 조아리며 그녀의 이름을 찬양할 마음 같은건 조금도 없었다. 그래서 론은 신이 채 대답을 하기도전에 물었다. 그녀는 자신의 앞에서 이토록 무례하게 구는 인간은 난생 처음이라는 듯 눈동자를 가늘게 뜨면서 론을 바라 보았다. "그렇다고 한다면?" 론이 대뜸 대답했다. "요타에 대해서 알려주십시오." "내게 그럴 의무가 있는가?" "아뇨. 당신에겐 저희에게 대답해야할 의무 같은건 없습니다. 그러나, 저희에겐 그걸 들을 권리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권리라?" 론은 크게 숨을 들이 마시고는 단번에 뱉어내면서 말했다. "그렇습니다. 저희에겐 요타에 대해 들을 권리가 있습니다." 신은 론의 말을 듣더니 이번엔 고개를 돌려서 바크를 쳐다 보았다. "너에게도 그 권리가 있느냐?" 바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예. 요타로 인해서 저희는 친구를 잃게 되었습니다. 아니, 애초에 요타가없었더라면, 그 녀석을 만날 수 조차 없었겠지만요." "이해 못하겠군." "예?" 그녀는 론과 바크를 보며 냉소를 지었다. "요타는 아직 세상에 내보인적도 없는데, 어째서 너희는 요타 때문에 친구를 잃었다는거지?" 그러면서 그녀는 슬쩍 고개를 돌려서 자신의 머리 위로 맴돌고 있는 두개의 붉은색 빛을 바라 보았다. 그걸 본 바크가 뭔가 깨닫는게 있는지 소리쳤다. "서, 설마?" 신이 자신의 오른쪽 어깨 위로 떠 있는 빛을 보며 말했다. "이게 요타다. 아직 가공 상태로 완성이 되지는 못했지." "그렇다는건.. 옆에 있는건 요루타?" "요루타도 아는건가? 점점 흥미로워지는데." 신은 팔짱을 끼더니 론과 바크를 지그시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너희들에게선 보통 인간들과는 다른 특별한 기운이 느껴진다. 너희들.. 정체가 뭐냐?" 세상의 모든 것을 관장하고, 위에서 운명을 조종하는 신의 물음이라고는 믿어지지가 않지만, 그녀는 둘에게 물었다. 론이 앞으로 나서며 대답했다. "저희는 지금으로 부터, 천년 후. 미래에서 왔습니다." 신의 눈동자가 잠시나마 움찔하고 떨렸다. 그녀는 입술을 묘하게 비틀면서론을 노려 보더니 이윽고 느릿한 동작으로 발을 앞으로 옮겨서 론에게 다가왔다. 간단한 몸 동작 하나만으로 좌중을 압도하다 못해서 완전히 얼려버리는 엄청난 존재감에 에언은 움찔, 뒤로 물러섰지만, 바크와 론은 그런 그녀를 가만히 바라 보았다. 론의 앞으로 다가온 신은 손을 뻗어 론의 이마에손을 올려 놓았다. "과연, 이 시대의 사람은 아니로군. 너희에겐 시간의 향기가 난다." 그리고 신은 뒤로 물러섰다. "요타에 대해 알고 싶다고? 그래, 뭐가 알고 싶은거지?" 대답을 해줄 마음이 생긴 모양이었다. 론이 대답을 하려고 하자, 신은 먼저 손을 들더니 론의 말을 끊었다. "그보다 하나 조건이 있다." 신 주제에 조건까지 걸다니... 론은 머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너희들이 원하는건 모두 대답을 해주겠다. 그 대신, 내 질문에 대해 너희도 한가지 대답을 해줬으면 한다. 이게 조건이다." 론은 아무런 생각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저희가 아는거라면 뭐든지 대답하겠습니다." "요타의 무엇이 알고 싶은거지?" 론은 가볍게 숨을 들이 마쉬고는 신을 바라 보았다. 론이 나직하게. 그러나 홀 안에 가득 울려퍼지는 힘 있는 음성으로 단호하게 대답했다. "모든 것을." 태초에 존재했던 두개의 거대한 의지. 창생과 파멸. 그들은 영원한 존재의 존속은 위하며 수많은 엘라시안들을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그 엘라시안들은 자신들이 가진 의지에 따라서 수많은 별들을 만들어 내었고, 그 별들 위에 별의 수많큼 생명들을 창조했다. 그렇게 이 세계는 거대해지고, 완벽해졌다. 도저히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세계. 그래서 멈춰버린 세계. 그건 창생과 파멸의 바램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하나의 별을 이루는 모래알의 수 만큼 시간이 흘렀다. 무한의 무한을 더한 세월이 흐르고, 또 흐른다. 별들이 태어나고, 자라나서 죽어가고, 또다시 태어난다. 한 의지체. 엘라시안은 생각을 했다. 끝은 어디인가? 언제까지 창생과 파멸이 반복되어야 하는가? 이 세계는 어디까지 이어지는 것인가? 그는 끊임없이 고뇌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조용히 바라 보았다. 세계의 끝이 찾아 오기를...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별이 수천번이나 태어나고, 죽어가는 시간동안기다리고, 또 기다려도 끝은 찾아오지 않았다. 그는 생각한다. 이대로는 영원토록 끝은 오지 않을 것이다. 그는 다짐했다. 그렇다면 내가 끝을 만들어 내리라. 그의 손에 수억의 별들이 소멸했다. 그는 자신의 손에 닿는 모든 것을 파괴했고, 눈에 보이는 모든 존재를 불태웠다. 생각에 이르는 모든 것을 소멸시켰다. 그리고 또다시 무수히 긴 시간이 흘렀다. 세계는 건재했다. 아니, 더욱 완벽해졌다. 세계는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새로운 존재를 기뻐하는 마음으로 맞이했다. 세계를 이루는 의지는 더더욱강해져만 갔다. 별이 파괴되면 새로운 별이 만들어졌다. 그 엘라시안은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별을 파괴하는건 소용없다. 그렇다면, 그 별을 만드는. 세상을 창조하는 의지체. 즉, 자신과 같은 엘라시안들을 소멸시킨다. 또다시 세계를 뒤 흔드는 잔혹한 파괴가 이루어졌다. 신을 죽이는 신. 악마를 죽이는 악마. 그의 이름은 의지체들 사이에서 공포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질 정도로 넓리 퍼져 나갔다. 세계를 만드는 엘라시안 중 절반에 해당하는의지체들이 그의 손에 죽어갔다. 그러나 그는 절망했다. 어느 한 지점. 세계를 구성하는 엘라시안은 최소한의 수 이상으로는 아무리 의지체들을 죽여도 엘라시안들의 수는 줄어들지 않았다. 그가 의지체 하나를 죽이면 세계엔 두개의 의지체가 생겨났다. 그가 둘을 죽이면 넷의 의지체가 생겨났다. 그는 또다시 절망 했다. 너무나 커다란 절망에 빠진 그는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 앉았다. 그 뒤로그의 모습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 신은 거기까지 말 한 뒤에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론과 바크는 이미 펠에게서 들은 내용이지만, 더욱 상세한 그녀의 설명에 진지한 얼굴로 그녀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리고 에언은 자신의 상식을 초월하는 신들의 이야기에넋이 빠져 버린 모습이었다. 신이 연이어 말했다. "내가 그를 만난건 아직 이성이라는 것을 가지기 전이었다." 불타는 세상. 파멸에 이른 세상. 새로운 창조를 위해서 멸망해 가는 세상. 모든 생명체가 타오르는 불꽃에 휘말려 단발마의 비명을 지르면서 녹아버리는 그 아수라 장에서 그녀는 조용히 자신이 만들어낸 피조물들이 내지르는비명소리를 듣고 있었다. 자신이 만들어낸 별에서 태어나고, 진화해서, 싸우고, 정복하고, 발전하고, 그리고 죄를 범하는 자신의 피조물들. 그녀는 담담한 얼굴로 불타고 있는 그들을 바라 보았다. 자신이 만들었지만, 그리고 자신이 파멸시키지만, 그녀의 얼굴엔 아쉬움이나, 안타까움의 빛은 조금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자신의 기대를 배신하고, 신을 배반한 인류를 처단하고 있는 그녀의 얼굴에선 분노의 기색 또한 찾을 수 없었다. 자신의 의지대로 만들어 내고, 그리고 또 다른 것을 만들기 위해 전의 것을 파괴한다. 그것이 그녀가 가진 생각의 전부였다. "허무하군."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황폐해진 피조물들의 도시. 신을 위엄을 뛰어 넘어 보겠다는 얇팍한 생각으로 만들어낸 거대한 탑의 파편 위에서 그녀는 자신과 같은 의지체를 발견 할 수 있었다. 타오르는 불길이 만들어낸 뜨거운 열풍에 그의 옷자락이 흔들렸다. 그는 타오르는 도시를 바라보며 다시 한번 중얼거렸다. "이렇게 불태워 버릴 거라면 뭐하러 만든건가." "당신은?" "너와 같은. 아니, 너와는 정반대의 존재일까." "파멸을 전하는 자입니까." "그래." 그녀는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이 담담하게 말을 했다. "엘라시안의 규정상 의지체들은 서로 만나지 못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규정이라. 누가 만든거지?" "....." "모르는건 대답하지 못하는건가?" "....." "넌 네가 만들어낸 저 작은 피조물 보다도 성능이 별로구나. 하다 못해 모른다는 말 조차도 하지 못하는거냐." "....." "하찮군." 그는 고개를 들어 불타는 하늘을 바라 보았다. 하늘에선 거대한 불길들이마치 용 처럼 자유롭게 하늘을 비행하고 있었다. 별 전체가 온통 저런 불길들로 가득 들어 차 있었다. 신의 힘. 악마의 힘. 인류를 파멸시킨 의지의힘.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천천히 손을 들었다. 그러자 그의손에서 검은색 검이 생겨났다. "....!" 그녀가 미처 행동을 취하기도 전에 그는 짧게. 그리고 눈에 보이지도 않을만큼의 속도로 검을 휘둘렀다. 그녀는 자신의 몸이 갈라짐을 느끼며 자신을 이루는 의지가 단숨에 박살이 나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가 다음에 느낀 것은 자신의 몸이 뒤로 넘어가며 재로 가득찬 땅에 내동댕이 쳐진 것이었다. 그가 다가왔다. "의.. 의지체가..서..서..서로를..공격..하는..하는건...규..규..규정.." "그건 누가 만든거지?" ".규..규정에..어긋...어......." "넌 어째서 자신이 이런 짓을 당하는지도 생각치 못하는건가.." 그는 천천히 검을 들어 올렸다. 이번에 그가 노리는건 그녀의 얼굴이었다. 아무리 신이나 악마라 불리우는 엘라시안이라고 해도 같은 힘을 가진 엘라시안의 공격엔 결국 소멸하고 만다. 더구나 그는 그녀와는 비교도 못할 만큼이나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을 향해서 들려지는 검과. 그의 싸늘한 눈초리를 보면서 그녀는 문득몸서리를 쳤다. 난생 처음. 아니, 하나의 존재로서 존재하게 된 이후, 처음으로 느끼는 느낌이었다. "....사.." 그것은 공포였다. "사..." "....." "살려..사..살려...줘.." 그는 무심한 눈으로 그녀는 노려 보았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이대로 죽게 될 거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그가 치켜든 검은 떨어지지 않았다. 한참 동안 가만히 땅에 엎어진 그녀를 바라보던 그는 천천히검을 거두었다. 그리고 천천히 몸을 뒤로 돌렸다. 등 뒤로 그의 나지막한음성이 들려왔다. "생각해라.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그리고 행동해라." 그의 몸이 천천히 빛과 함께 사라졌다. "영원의 감옥에 들어온걸 환영한다." "영원의 감옥." 신은 신으로서 당치 않게도,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것은 변하지 않는 일상. 그리고 거기서 살아야가 할 영원한 생을 말하는 거였지." 의지체로서 의지만을 위해서 단순한 기계 처럼 움직이던 시절엔 아무런 것도 알 수가 없었다. 아니, 알아야 한다는 생각 조차 없어서 그런건 조금도문제가 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에겐 이성이 생겨났다. 스스로를 생각 할 줄 아는 마음이라는것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녀는 절망했다. 자신에게 이성이라는 것을 준 그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짦은 시간을 보낸 그녀였지만, 그녀는 절망을 했다. 무한의 삶이라는 것은 이성을 가진 존재에겐 너무나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처음 이성을 가졌던 그녀는 자신이 만들어낸 피조물들의 삶에 광적으로빠져 들었다. 그것은 충격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을 위해. 자신을 위해. 자신만을 위해서 삶을 살아가고, 그런 삶들이 모여서 광란의 운명이라는 거대한 의지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운명에 끼여서, 치이며 그것들을 즐겼다. 너무나 행복하고, 슬프고, 분노하는 생이 이어졌다. 그 모든 감각들이. 느낌들이 그녀에겐 낯설었다. 그리고 천년이 지났다. 만년이 지났다. 그녀는 조금씩 자신의 삶에 식상하게 되었다.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이 죽으면 슬프게 된다는걸 알게 되었지만, 또다시 소중한 사람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반복이 되면서 점차 무의미 해지고, 무감각해지게 되었다. 미쳐가는 거 같았다. 하지만, 거기서 그녀는 다시 한번 자신의 처지에 대해 절망을 하게 되었다. 엘라시안은 의지체. 그녀는 영원의 삶을 살고, 그리고그러기 위해서 미칠 수도 없었다. 모든 기억을 지우고 다시 시작하고 싶었지만, 그런 작은 바램 조차도 그녀에게는 허용되지 않았다. 또 다시 만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성이 없고, 마음이 없었던 의지체였던 시절엔 찰나라고 불리울 만큼이나짧은 시간이었지만, 지금 그녀에게 만년이란 소름이 돋을 만큼이나 몸서리쳐지게 끔찍한, 오랜 시간이었다. 만년이 흐르고, 십만년이 흐른다. 오래전 자신들과의 전쟁으로 그녀의 피조물들은 별을 황폐화 시켜 놓았다. 아무런 생명체도 살지 못하는 황량한 별위에서 그녀는 자신의 처지를 저주하고, 또 저주했다. 자신에게 이성과 마음을 강제로 만들어준 그를 저주했다. 그러던 그녀는 어느날 한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다. 최후의 방법이었다. 존재의 소멸. 즉, 자살. 그녀는 자신의 모든 힘을 별 안에 쏟아 부었고, 그리고 스스로 그 안으로몸을 던졌다. 별이 터지면서 일어난 장렬하고, 무시무시한 폭발은 단숨에그녀의 의지를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 그녀는 자신의 몸과, 의지와, 마음이 사라지는걸 느끼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녀는 알지 못하는 어느 별의 어느 광활한 평야 위에서 눈을 떳다. 갑작스런 상황에 그녀는 어리둥절 하며 주변을 돌아 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세계를 구성하는 의지는 그녀에게 죽음이라는 마지막 도피처 까지 빼앗은 것이었다. 그녀는 그 전까지 그녀가가진 기억들을 고스란히 지닌채 다시 세계로 내동댕이 쳐졌다. 수백만. 수천만. 억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세계를 구성하는 별들이 기지개를 켠 것과 같은 그 짧은 시간. 그녀는 무수히도 많은 별들을 돌아다니며그 별들에 있는 모래수 만큼이나 많은 일들을 겪었다. 이제 그녀에겐 창생도 파멸도. 그 무엇도 관심 밖이었다. 그녀에게 오직하나의 바램이 있다면, 그것은 끝이었다. 이 세계의 끝. 모든 것의 소멸.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무(無). 그리고 그가 다시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 "오랜만이군." 그녀가 기억하는 그의 모습은 그대로였다. 그는 여전히 허무한 듯한 모습으로 초원의 바람을 맞이하며 커다란 바위 위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그를 보고는 오래 전부터 마음 속에 품고 있었던 물음을 던졌다. "당신.. 이성을 가진 뒤로 몇년이나 살아온거지?" "글쎄. 네 나이의 수천배 정도?" "....괴물." 그러나 그의 모습은 담담해 보였다. "삶은 즐거웠나?" "자살을 하고 싶을 정도로." 그는 클클, 혀를 차는 듯한 웃음 소릴 내었다. "했었나 보군. 충격이 컸겠지." "당신도?" "세번 해봤어. 한번은 죽으려고. 두번째는 확인하러. 세번째는 절망하려고. " 그녀는 전율스러운 눈으로 그를 쳐다 보았다. 그녀는 수천번도 넘게 자살을 했었다. 죽을 수 있다. 언젠가는 의지가 자신을 불쌍하게 여겨서 놓아줄것이다. 그런 얇팍한 생각을 하며... 그러나 의지는 집요했고, 용서가 없었다. 그런데.. 자신의 수천배나 되는 삶을 살아오면서 단지 세번? "어째서 나지." "....." "어째서 날 선택한거지?" 그는 입술을 묘하게 틀면서 대답했다. "난 널 죽이려고 했었을 뿐이야. 깨어난건 네 의지였다." "죽이지 그랬어!" "그래봤자 다시 태어났을텐데?" 그의 말대로였다. 그녀는 입을 다물었다가 이윽고 나직하게 물었다. "왜 내 앞에 다시 나타난거냐?" 처음으로 그는 진지한 얼굴을 했다. 그가 바위에서 훌쩍 뛰어 내려오더니그녀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의 바로 앞에 서면서 말했다. "한가지 좋은 생각이 떠 올랐다. 그래서 네 힘을 빌렸으면 해." "내 힘?" "그래. 네가 가진 창생의 힘 말이다." 그는 그 자리에서 자신의 생각을 간략하게 설명 해 주었다. 아주 똑똑하고불완전이라는 요소를 넣은 피조물들을 최상의 조건 위에 만들어 주자. 그리고 자신들과 똑같은 처지에 놓이게 하는 것이다. 무한대로 늘어나는 피조물들 중에 어떤 자가 불완전이라는 능력을 발휘해서 무한의 감옥을 탈출 할방법을 만들어 낼 수도 있지 않은가. 그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그녀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들은 알아내지 못한 방법을 피조물들에게 알아내게 한다. 그 무한한 숫자와 불완전이라는 것은 하나의 가능성이었다. 절망하고 있는 둘에게 그 가능성이라는 것은 한줄기 빛과 같았다. 그녀는 그자리에서 그에게 협조 할 것을 찬성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당신은 무슨 계기로 이성을 가지게 된거지?" 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생각나지 않아." "그래서... 그것이.. 우리?" 에언은 믿을 수가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직후, 우린 창생과 파멸의 힘을 합쳐서 이 세계를 만들어 냈다. 무한히 넓어지는 땅과 바다. 닿을 수 없는 달과 해. 그리고 별. 차원 조차도 넘나들수 없게.. 차원의 틈에 가짜 세상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리고 너희 인류를 만들었지. 그와 내가 만들어 냈던 무수히 많은 종족들의 장점을 따서 우린 인간을 만들었다. 완벽한 힘과, 지혜. 그리고, 그것들을 발전 시킬 수있는 무한의 마력까지. 우린 인간들이 진화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그들에게 주었지." 인간은 상상을 초월 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그들은 대륙에 사는 다른타 종족들을 너무나 쉽게 정복했고, 대륙을 지배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아무런 위험도, 위협도 없는 대륙에서 그들은 태만해졌다. 무한하게 넓은 땅과 바다는 영토에 대한 욕심을 없앴다. 비옥하고, 풍부한 들과 숲은 식량의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인간들은 점점 나약해졌다. "우리들은 근본적으로 우리들의 생각이 틀렸다는걸 깨달았다. 완벽한 세상에선 아무런 것도 이루어지지 않았지. 그래서 우린 생각을 바꿨다. 완벽한세상에서 발전을 하지 않는다면, 그 정반대의 세상은?" 파멸이 시작 되었다. 바다에서 믿을 수 없이 거대한 해일이 땅을 침범하고멀쩡하던 산이 폭발하며 땅이 갈라진다. 수시로 태양이 농작물을 말라 죽이고 폭설이 쏟아져서 모든 것을 얼려 버렸다. 하늘에선 불의 비가 내리고 걸리게 되면 온 몸이 타버리 듯이 검게 변하며 죽는 돌림병이 수천만, 수억의 인간들을 닥치는데로 갈기갈기 찢어 버리듯 죽였다. 그리고 리칸들이 나타났다. 인간 보다도 더 월등한 육체와 지식을 가지고,태만한 인간들은 도저히 살아 남을 수 없는 세상을 만들 듯이, 리칸들은 인간들을 닥치는데로 보이는 족족 학살 했다. "우리의 생각을 옳았다." 인간들은 반항했다. 죽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죽이기 위해서. 그들의 반항은 실로 눈물 겨울 정도였다. 수많은 인간들이 자연과 대항하고, 리칸들과싸우며 죽어갔다. 그리고 인간은 결국 그 모든 것을 이겨냈다. 자연을 조종하는 거대한 마력 장치를 만들어내 대륙 전체의 기상을 조절하게 되었고,리칸들을 거의 멸종이 이르게 까지 몰아 부쳤다. 그와 그녀는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해서 가장 강력한 리칸들을 계속 만들어 냈으나, 인간들은 그것 마저도 이겨냈다. 그리고 세상은 다시금 인간들이 지배를 하게 되었다. 그들은 자연도. 리칸도. 그리고 신의 시험 조차도 이겨낸 것이다. "인간들의 힘은 절정에 다다랐지. 그 중에는 엘라시안. 너희들이 말하는 신 조차도 뛰어 넘는 힘의 영역까지 이르르는 녀석들도 있었다. 인간들의 발전은 정말로 대단했지. 나나, 그 조차도 놀라게 했을 정도였어. 특히 그는인간들의 그런 모습에 기뻐했다. 점점 우리들의 예상을 뛰어넘어 가는 인간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가능성을 발견했지. 어쩌면. 그래, 어쩌면 이들 중에서 영원의 감옥을 깨뜨릴 자가 생겨날지도 모른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그와 그녀에겐 한순간이라고 생각될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간들에겐 수십대에 이르는 세월이.. 인간은 다시 태만해졌다. 모든 것을 정복하고, 지배하게 된 인간은 또 다시 오래전 그 과오를 저지르는 듯이 태만해졌다. 신 조차 뛰어넘어 버린 그엄청난 능력으로 그들은 무한의 감옥을 탈출할 방법은 생각치 않고, 스스로의 쾌락과 지금 그 자리의 만족에 빠져 들어서 둘을 분노케 했다. 그래서 그와 그녀는 마지막 수를 내 놓았다. 인간들에게 절대로 지배 되지 않는. 인간들로서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최강의 적을 만들어 내자. 인간을 한계의 한계까지 몰아갈 절대의 적. 인간이스스로 이 세계를 깨트릴 방법을 알아내려 하지 않는다면 도망을 가게 만들리라. "그것이...." 에언의 말을 론이 이어 받았다. "마왕?" 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너희들이 말하는 암흑의 마왕. 펠의 탄생이었다." 펠의 등장은 인간들로서는 다시는 상상도 하기 싫은 최악의 악몽이었다. 그는 어느날 나타났다. 그리고 인간들을 학살했다. 조용하게, 그러면서 철저하게.. 그가 지나간 자리엔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 인간은 물론이고 리칸이며 동물, 식물, 정령 조차도 모조리 그의 손에 죽어갔다. 마왕을 막으려고 수많은 이들이 그의 앞을 막았지만, 그는 그들 조차도 죽였다. 그 무엇도 마왕의 앞을 막을 수는 없었다. 학살은 반년에 걸쳐 이루어졌다. 그리고 대륙은 피어 물들고, 불에타서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되었다. 마왕이 사라진건 정확히 인류의 수가 절반으로줄어들었을 즈음이었다. 그가 어째서 나타났으며, 갑자기 이렇게 살육을 저질렀는지는 아무도 그 이유는 몰랐지만, 인류는 경악하게 되었다. 저 존재가 다시 한번 미쳐서 세상으로 뛰쳐 나오면 그때 인류는 멸망을 당할 것이다. 인간들은 미친 듯이 연구의 연구를 거듭했다. 마왕을 이겨내기 위해서. 그를 막아내기 위해서. 인간들은 단 수백여년간 지난 세월 동안 이루어 놓은문명에 해당할 정도의 발전을 해냈다. 마도가 탄생하고, 인간들은 신을 완전히 넘어서게 되었다. 그들의 힘은 세상을 창조하고, 무에서 유를 만들어낼 수준에 이르렀다. 그리고 대륙에 사는 인간들의 숫자가 마왕이 살육을 저질렀던 그 시점의 수 만큼 늘어났다. 그가 다시 세상에 나타났다. "헛수고였지." 신은 냉소를 지었다. 인간들은 발악에 가까운 저항을 했지만, 마왕의 앞에서는 그 무엇도 통하지 않았다. 마도는 그의 앞에서 어린애의 불장난 처럼 으스러졌다. 인간들은또 한번 절반에 해당하는 인류를 잃게 되었다. 대륙은 완전히 암흑으로 뒤덮혔다. 그들은 깨닫게 되었다. 그는 인류의 수가 어느 시점에 이르르면 나타난다. 그리고 인류의 반을 죽이고 사라진다. 마도사들의 계산에 의하면그가 다시 나타나는건 정확히 이천년 후. 인류 최대의 회의가 시작 되었다. 인간을 대표하는 모든 마도사들이 한 지역에 모여서 마왕에게 대항할 방법을 강구했다. 수많은 대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거기서 두가지 방법이 마지막까지 남게 되었다. 마왕을 피해이 세상을 버리고 다른 차원으로 도망을 치자.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마왕과 싸우기 위한 결전 병기를 만들어내자는 것이었다. 인간들은 두번째. 마왕과 싸우자로 의견을 모았다. 세상을 지배하는 인간들에게 도망이라는 것은 너무나 치욕스러운 수치였다. 그리고 수만명의 마도사들이 작업에 들어갔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리칸들을 잡아 들여서 연구가 시작되었고, 무수히 많은 공격,방어,특수 주문들이 만들어 졌다. 그 모든 것은 마왕과 싸우기 위한 한 존재를 위해서였다. 최강의 육체와, 무한의 마력을 지닌 절대의 존재. 인간들이 만들어낸 가장신에 가까운 존재. 마도사들은 마왕에게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영혼들을 모두 모아서 하나의의지를 만들어 냈다. 오직 마왕에 대한 원한과 분노. 복수심으로 이글거리는 영혼. 그들은 그 이름에 비하랄트. 신의 분노라는 이름을 붙였다. 전장 70km의 용. 한순간에 수천개의 주문을 만들어 낼 수 있고, 그 각개의위력은 최고위 마도사들이 전력을 다해 만들어내는 주문의 위력과 동일하다. 그리고 그녀의 몸을 덮고 있는 비늘은 그 어떠한 마법이라도 무효화시 키는 강력한 주문이 걸려 있고, 그녀의 몸 주위로는 수십개의 절대 결계가 항상 그녀의 몸을 지켜주었다. 그리고 때가 무르 익었다. 마도사들의 생각대로 마왕은 정확히 인간의 수가 한계점에 이르는 순간, 다시금 대륙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도사들은 자신들의 온 힘을 집약해서 만들어낸 비하랄트를 믿고, 그녀를 마왕과의 결전의 장소로 쓰일 리 대륙 최대의 평야. 무한의 초원으로 보냈다. 둘은 그곳에서 만났다. 70km에 이르는 거대한 용과 마왕의 싸움. 그러나 모든 인간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그 싸움은 단 몇초만에 끝이 났다. 비하랄트가 자신의 모든 힘을 쏟아 부어서 만들어낸 주문은 그의 앞에서 간단하게 소멸이 되었다. 반대로 비하랄트는 그가 만들어낸 검은색 검을 막아내지못했다. 70km의 몸이 두조각으로 잘라지면서 무한의 초원은 온통 그녀의 피로 물들었다. 인류의 절반이 또다시 죽어갔다. "그...그렇다면.. 마왕은 비하랄트의 정신을 개조한게 아니란 말입니까?" 에언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개조를 하긴 했다. 그녀의 정신을 지배하는 원한을 없애기는 했으니까. 펠은 비하랄트를 다시 되살려 놓았지. 그리고 비하랄트는 펠의 힘에 감복을하고 그의 부하가 되기를 원했다. 인간들로서는 자신의 무덤을 판 격이 된거지." 그 뒤로 비하랄트와, 마왕의 제자라 알려진 마녀. 리진은 마구잡이로 인간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인간들은 그와 그녀가 처음 의도했던 것 처럼 한계의 한계까지 밀리고 말았다. 매년 수억의 인간이 리진과 비하랄트에게 죽임을 당하지만, 인류의 수는 계속해서 늘어났고 어느 지점에 이르게 되면마왕이 세상에 나타나 모든것을 파괴한다. 인간들로서는 삶을 살아갈 의지조차 없어질 기분이었다. 인간들은 마지막 남은 방법을 택하게 되었다. 이 세계를 버리고 다른 차원으로 이동. 그리고 그곳에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서 그곳에서 살자. 그들에겐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었다,인간들은 의욕에 불탔다. 그러나 그런 그들은 채 한걸음도 걷기 전에 커다란 벽을 마주하게 되었다. 다른 차원으로의 벽을 열 수가 없는 것이었다. 여태껏 이 세계를 떠날 이유가 없어서 차원 이동을 위한 대대적인 연구가없었기 때문에 마도사들은 자신들이 이 세계에 갇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어느 시대던 몇몇 마도사들이 그 일에 매달리고, 연구를하며 사람들에게 세계가 닫혀 있다고 호소를 하긴 했지만, 아무도 이 세계를떠나고 싶어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의 호소는 단지 호소로 끝이 났다. 마도사들은 그 즉시 연구에 들어갔다. 차원의 문을 열고 이 세계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알기 위해서 수많은 마도사들이 연구의 연구를 거듭했다. 그러나 모두 실패. 아무리 노력을 해도 차원의 벽을 통과 할 수는 없었다. 마왕의 부하들은 시간이 흐를 수록 격렬하게 인간들을 공격해댔고, 마왕이 나타나 인류의 절반을 또다시 죽여댔지만, 그래도 마도사들은 벽을 통과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현재에 이르렀다. "......" 방 안으로 침묵이 내려 앉았다. 에언은 마른침을 삼키며 부들부들 떨리는몸을 주체하지 못했다. 믿을 수가 없었다. 마왕을 만들어 낸 것이 신이라니? 더구나 그 마왕에게 인류를 죽이라고 시킨 것이... 신이라니!? "바.. 방금..그..말씀.. 마도사들도..압니까?" 에언은 떨리는 눈으로 신을 바라 보았다. 비참하게도 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몇몇 마도사들이 나에게 직접 찾아와 물었었지. 숨길 이유는 없었기 때문에 지금 너희들에게 해준 이야기를 그들에게도 해 줬었다." 에언은 눈을 감았다. 어째서 불꽃의 장에서 신에 대한 연구를 금지 하는지알게 되었다. 신을 만나서는 안된다. 신에 대한 연구도 하면 안된다. 만약에 이걸 어기고 신을 연구하는 자는 강제로라도 멈추게 하고, 말을 듣지 않는다면 죽여서라도 그의 연구를 멈추게 한다. 당연하다. 당연했다. 이런게 만약 일반인의 귀에 들어간다면 이 세상은 끝장이다. 그들의 행동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이연이 이 방에서 듣고,본 것을 절대 밖에서 말하지 말라고 한 것은 그녀도 이 이야기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요타는 뭡니까?" 에언과는 다르게, 상대적으로 마왕의 공포도, 그 절망도 알지 못하는 론과바크는 비교적 태연한 모습이었다. 신은 자신의 어깨 머리 위쪽으로 춤추듯이 빛나고 있는 붉은 빛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는 나직하게 말했다. "생각지도 못한 가능성." 신은 지금 까지와는 다르게 진지한 얼굴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처음 일이 일어난 곳은 이름도 모를 어느 산맥 한편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었다. 지도에도 나와있지 않은 별 것도 없는 작은 마을이었다. 그리고 그마을은 어느날 마왕의 결계 끝부분에 재수가 없게도 들어가게 되었다. 삼개월이 지나가고, 결계 안으로 마왕의 리칸들이 물 밑듯이 쳐들어 왔다. 워낙 결계의 끝자락에 위치해서 일까. 마을엔 한마리의 거대한 리칸만이 찾아왔다. 그러나 그 혼자서 작은 마을 하나를 태우는건 너무나 간단했다. 마을은 리칸이 내뿜은 불기둥 한번에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리칸은 돌아갔다. 마왕의 결계 안에 있는 생명체는 단 하나도 남지 않고, 죽게 된다. 그러나가끔 극히 희박한 우연으로 살아남게 되는 이도 있는데, 그 마을의 한 아이가 마침 그 우연의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부모의 품에 안겨는 있었지만,아이는 초고열의 지옥에서 한번 죽었다. 그러나 그건 잠시 숨이 멎어 있던것 뿐이었다. 리칸은 살아 남은 자가 없는걸 확인하고 돌아갔고, 아이의 숨은 리칸이 사라진 뒤에 다시 뚫렸다. 기적 같은 낮은 확률로 아이는 살아남았다. 그러나 아이는 살아 남았다는 사실에 기뻐 할 수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자기 혼자만 살아 남았다는 것에 절망을 했다. 보이는 것은 온통 폐허와 재. 그리고 뼈조차 제대로 남지 않은 시체들. 매케한 연기가 하늘을 가리는거대한 폐허 뿐이었다. 아이는 미친 듯이 절망을 하고, 하늘을 향해 울부짖었다. 그리고 신에게 애원을 했다. 부모들을 살려달라고. 사람들을 살려달라고. 아이 다운 행동이었지만, 그건 너무나 부질 없는 행동이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며칠 후, 피해를 조사하러 온 마도사들은 기적 처럼 마왕의 결계 안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을 발견 할 수 있었다. 그들은 바로 그 마을의 주민들이었다. 자신들 스스로도 어째서 자신들이 살아있는지 그들은 몰랐지만, 이 일은대륙 전체에 놀라운 속도로 퍼져 나갔다. 마왕의 결계 안에서 이토록 많은사람이 살아 남은건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신의 귀에 까지 들어갔다. 그와 그녀는 그 당시 마을을 공격했던 리칸의 기억을 통해서 마을이 완전히 파괴 되었으며, 사람들은 재가 되었던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지금 마을의 사람들은 살아 있었다. 어째서일까? 둘은 심각한 고민에 빠졌지만, 그이유를 찾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기적은 그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연이어 그와 비슷한 일들이 일어났다. 꼭 죽은 사람이 살아난 것만이 아니었다. 도저히 이룰 수 없는 불가능한 일들이 속속 이루어졌다. 많은 이들이 이런 현상을 만난건 아니었지만, 분명히 그런 일들은 이루어 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와 그녀는 이런 일이 일어나는 원인을 찾았다. 그리고,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결국엔 알아내고 말았다. "세번째 의지." "세번째.. 의지?" 신의 나지막한 읆조림에 론이 중얼거리듯 그녀의 말을 확인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창생과 파멸과는 완전히 다른 세번째 의지. 우린 그것을 발견했지. 언제부터 생겨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차원의 틈새 사이에서 이 세계를 만들어낸 창생과 파멸이라는 의지 만큼이나 거대하고 강력한 의지를 품고 있었다. 우연히도 차원의 틈에 세계를 만들어낸 우리가 그것을 가장 처음 발견한 거였지. 그 의지가 우리 세계에 영향을 끼치면서 그런 불가능한 일들이 일어난 거였다. 우린 그 의지가 무엇인지 조사를 했다." 그러나 둘은 아무런 것도 알아 낼 수 없었다. 의지란 그 의지를 어떤 방법으로던 표현하지 않으면 그게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아직 의지체를 만들지 못하는 세번째 의지는 단지 의지로서 존재할 뿐이었다. 그래서 그는 일단 세번째 의지를 덮어 두기로 했다. 그에겐 이 세계의 인간들이 더 소중했다.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그녀는 세번째 의지에 집착을 하기 시작했다. 불가능한 일을 이루게 만드는 힘. 도대체 세번째 의지란 무엇일까? 그녀는 세번째 의지가 자신들을 만들어낸 두개의 의지들 처럼 의지체. 즉, 엘라시안을만들어 내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그건 터무니 없이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창생과 파멸이 가장 처음 엘라시안을 만들어 내기 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 했는가? 그건 차마 상상으로도 하지 못할 만큼 길고 긴. 무한이라고 밖에 표현하지 못할 만큼 긴 시간이다. 그녀는 채 몇년이 지나기 전에 기다리는 것을 포기했다. 그녀는 생각을 바꾸었다. 세번째 의지가 엘라시안을 만들지 않는다면, 그녀가 직접 세 번째의지의 엘라시안을 만들어 내리라고. 하지만, 그녀에겐 그 정도의 힘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그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는 처음에는 단호하게 거부를 했지만, 결국 그녀에게 설득을 당했다. 둘은 힘을 합쳐서 세번째 의지중의 약간을 하나의 공간 속에 가두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것을 인간의 몸속에 주입했다. "실험은 완전히 실패했지." 신은 씁쓸하게 미소를 지었다.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세번째 의지를 품게된 인간은 육체가 버티지 못하는지 금새 붕괴하며 죽어버렸다. 그래서, 그녀는 인간보다 훨씬 강력한 육체를 지닌 시칸을 만들어내 그 안에 의지를넣어 보았다. 결과는 역시 실패. 어떤 시칸도 의지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녀는 절망했다. 그런 그녀를 보다 못했는지 그가 한가지 방법을 그녀에게 제시했다. 보통인간이나 시칸들의 몸이 안된다면 자신들의 의지로 하나의 존재를 만들어보자. 그리고 그 안에 세번째 의지를 넣는 것이다. 그녀는 기뻐하며 그와함께 창생과 파멸의 의지를 담은 육체를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그 안에 세번째 의지를 넣었다. 실험은 대성공이었다. 아이는 깨어났다. 붉은 머리의 탐스러운 눈동자를 가진 아름다운 아이. 그녀는 그 아이에게 '새로운 의지'. 엘더라는 이름을 주었다. "에... 엘더..라고?" 론과 바크는 고개를 돌려서 에언의 등에 엎혀서 잠을 자고 있는 엘더를 쳐다 보았다. 창생과 파멸. 그리고 정체 모를 세번째 의지를 품고 있는 존재가.. 저 녀석? "그러나 이것 역시 실패했지." 신은 잠들어 있는 엘더를 보며 차갑게 말을 이었다. 창생과 파멸이 너무나 완벽한 조화를 이뤄서일까. 세번째 의지는 엘더의 몸 안에서 깊은 잠에 빠지고 말았다. 아니, 창생과 파멸에게 흡수라도 되어버린 듯 엘더는 아무런 징후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 시도가 실패로 끝나자 세번째 의지에서 관심을 끊어 버렸다. 그러나 그녀는 그러지 못했다. 미련이 아니었다. 그녀에게 마지막 수가 떠 올랐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수?" 바크는 그녀가 말한 마지막 수에서 별로 좋은 느낌을 받지 못했다. 신은 양 손을 들어서 자신의 양쪽 어깨 위로 떠 있는 두개의 붉은 빛을 가리켰다. "요타와 요루타." 그녀의 입가에 마지막 위기에 몰린 자들이 짓는 회심의 미소가 생겨났다. "창생과 세번째 의지를 담은 요타. 그리고 파멸과 세번째 의지를 담은 요루타. 창생과 파멸은 가장 조화로우면서도 가장 격렬하게 대치하는 입장. 그 대치를 극적으로 밀어 붙여서 거대한 폭발을 일으킨다. 그리고 그 중앙에엘더를 세우는거지." "무.. 무슨 말입니까!?" 에언이 소리를 벌컥 질렀다. 그가 아는 얇팍한 인간의 지식으로도 지금 신이 말하고 있는 방법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었다. 극히 상반된 성격을 갖는두 존재의 충돌은 언제나 상상을 초월하는 결과를 가지고 온다. 그것이 창생과 파멸이라면 두말 할 필요도 없을 터. 신은 에언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엘더 안에 있는 세번째 의지를 강제로 깨우는거다. 그 엄청난 의지의 폭발 속에서 녀석이 과연 그대로 잠이 든채 있을 수 있을까?" "그.. 그런 짓을 하면.." "어쩔테냐. 내 앞을 막아서기라도 하겠다는거냐?" 어디까지나 에언은 그녀의 앞에서는 피조물의 입장이다. 힘으로서도. 그리고 입장이나 존재로서도 에언은 신에게 감히 도전을 할 수 없었다. 에언이얼굴을 울그락푸르락 바꾸는 사이, 신은 고개를 론에게 돌렸다. "질문은 다 했나?" "....." 론 역시 상당한 충격이었는지, 신의 물음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신의 장난질 따위 자신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지만, 인간을 만들어 준 신이란 작자가 한다는 생각이 이런 것인가? 배반감을 넘어서서 살기까지 치밀어 오를 지경이었다. 론이 무슨 생각을 하던, 살기를 뿜어내던 말던, 신은 조금도 여의치 않으며 론에게 말했다. "그렇다면 이번엔 내가 질문 할 차례군." 론은 조용히 고개를 들어서 신을 노려 보았다. "너희들은 천년 후에서 왔다고 했지? 너희들의 몸에서 느껴지는 시간의 움직임은 그걸 사실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너희들은 앞으로 일어날일들을 알고 있다는 거겠지. 자아, 말해봐라. 내가 한 일들은 성공을 하는가?" 론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실패. 그것도 끔찍하게." 그 말을 바크가 받았다. "아아, 처참하지. 엄청나게 말이야." 둘의 말은 훌륭하게도 신의 눈썹을 꿈틀거리게 했다. "뭐라고?" 그래서 둘은 조금 더 신을 분노케 했다. 신이 인간에게 한 짓에 대한 약간의 복수와 같은 것이었다. 론이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엘더는 요루타를 사용해서 리 대륙을 송두리째 날리고, 이 대륙에 있는 인간들은.. 아니, 모든 것들은 씨도 남지 않고 모조리 소멸해 버리지. 그 충격으로 엘더는 미쳐 버리고, 격분한 리진은 당신을 죽여버려. 그리고 엘더는 펠을 시켜서 리진의 목을 자르고, 펠은 요루타 속에 봉인 되버리지. 자, 만족했습니까?" 에언의 얼굴은 하얗게 질리다 못해서 푸르죽죽해졌다. 미래를 아는 것은 조금도 좋은게 아니다. 그것도 절망스럽고, 바꿀 수 없는 미래라면 말이다. 세계가 멸망한다는 말에. 그리고 그게 자신의 등에 엎혀서 잠에 취해 자고있는 어린 아이의 손에서 저질러 지게 된다는 사실에 에언과 같은 표정을짓지 않을 인간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역시 신은 달랐다. 신은 그 이름 만큼이나 색다른 반응을 보여 주었다. "과연. 그렇게 되는건가." 조금도 낙담했다는 표정을 지어주지 않아서 한순간 론과 바크는 자신들의말이 어디 틀린게 아닐까 생각을 했다. 그런 둘의 표정을 본 신은 냉소를지으며 물었다. "실패를 한다고 말하면 내가 그만두기라도 할줄 알았다는 얼굴이군." "그 말 그대로.." "실패를 알면서도 하지 않으면 안된다. 너에게 이미 앞 날을 들었지만, 미래라는 것은 수많은 가능성을 가진 것. 어쩌면 너가 알고 있는 미래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도 모르지. 그렇기 때문에 난 해야 한다. 설사 실패할걸 알고 있더라도 말이야." 그녀의 의지는 앞날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바꿀 수 없을 만큼이나 단호라고강했다. 만약에 상대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에언은 사정을 하더, 애원을 하던. 그게 통하지 않는다면 주문이라도 외워서 반항을 해 보았겠지만, 신의선택에 그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할 말을 다 했는지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이연의 몸 안에서 하얀 색의 빛이 등을 통해서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해줄 이야기는 모두 해줬다. 이제, 너희들의 선택이 남았을 뿐. 잘 생각해서 행동해라." 빛으로 돌아가려는 신을 론이 급하게 붙잡았다. "자, 잠깐만!" 이연의 몸에서 빠져 나가던 빛은 론의 부름에 잠시 멈춰다. "왜 그러지?" "한가지.. 묻고 싶은게 있습니다." 이연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론은 그녀가 빛으로 돌아가기 전에 재빨리 물었다. "펠이.... 그.. 입니까?" "파멸의 의지체말이냐?" "예." "두말 할 필요도 없겠지." 긍정의 뜻이었다. 론은 자신의 몸이 부르르 떨림을 느꼈다. 마왕의 후계자를 가뿐하게 넘어서 이젠 신의 아들인가? 하지만, 론에겐 아직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다. "하.. 한가지만 더요." "뭐냐." 론이 더듬거리며 물었다. "신도...의지체도.. 자식을.. 자식을 낳을 수 있습니까?" 그녀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없다. 의지체는 하나의 단독적인 종. 번식은 물론, 개체 복사도 불가능하다. 자식 같은건 낳을 수 없다." "......" 슈우욱. 그리고 그녀는 완전한 빛으로 돌아가 다시금 요타와 요루타의 가공을 위한 모습을 취했다. 빛이 완전히 빠져나가자 이연의 몸이 휘청. 흔들리더니 땅에 쓰러졌다. 바크는 힐끔 론을 쳐다 보았다가 이연을 부축하러 뛰어갔다. 하지만, 론은 그럴 정신이 아니었다. '자식을... 못 낳는다고?' 신이 엘더에게 무슨 주문을 걸어 놓았던 건지, 신을 만나기 전부터 신을 만난 후까지 줄곳 잠에서 깨어나질 못하던 엘더는 신의 방에서 나와 궁의 외곽까지 나오자 거짓말 처럼 잠에서 깨어났다. 아무래도 신은 자신의 야욕을 위해 사용할 엘더를 만나는게 꺼림직 했던 모양이었다. 에언은 완전히 의지를 잃은 듯한 초췌한 모습으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고, 엘더는 론과 바크의 표정이 별로 좋질 않자 재빨리 분위기를 파악하고 같이 놀아준다는 이연을 따라가 버렸다. 그래서 방 안에는 론과 바크만이 남게 되었다. "하아아." 문득 한숨을 내지르던 론은 거의 동시에 바크가 한숨을 내 쉬자 힐끔 바크를 쳐다 보았다. 론이 픽 웃으며 물었다. "뭐가 그렇게 걱정이시냐?" 바크가 지지 않고 말했다. "너야 말로, 걱정하는 중이라고 얼굴에 써 있는데?" 론은 벌렁 침대 위로 들어 누우면서 길게 기지개를 켰다. "젠장~ 제기라알~!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잖아." "어이어이." "쳇, 이젠 뭐가 진실이고 뭐가 거짓말인지도 모르겠어. 완전히 불만 투성이었지만, 펠이 내 아버지인줄 알았는데.. 또 아니라니. 난 도대체 어떻게 태어난 놈이야?" "신이 거짓말을 한건 아닐까?" "신이? 거짓말을? 뭐하러?" "그..그거야.." 대답이 궁색해진 바크가 우물쭈물하자 론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조금 이상하긴 했어. 내가 펠에게 당신 아들이라고 할 때 그 인간.. 아니, 그 신께서 놀라는 얼굴 봤냐? 태어나서 이런 일은 처음 당해봤다는얼굴이었잖아. 그때부터 뭔가 찜찜하긴 했었어. 설마 몇만년이나 살아온 인간이 자식이 나 하나였나.. 하고 말이야." "그런데 알고보니 아니였다라.." "뭐, 그렇게 되버렸다." 그런셈 치고는 지나치게 밝은 론의 모습이었다. 론이 실실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고대에 온 보람은 있었어." 바크도 미소를 지었다. "그래." 세번째 의지.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의문의 힘. 그것이라면 레아드를 구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신과의 대화는 꽤 암울하고 절망적이었지만, 둘이이렇게 태평히 웃을 수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문제가 일어난건 그 다음날 아침이었다. "엘더요? 아뇨. 우리 방엔 오지 않았는데요?" 엘더를 깨우러 갔다가 엘더가 없자 이연은 그 길로 둘의 방으로 찾아와 엘더가 없는걸 알렸다. 그때 까지만 해도 전혀 위기 의식 같은건 없었다. 반이 불에 타버렸다고는 해도 벨에인 궁은 여전히 거대했으며 구경거리가 많으니 어디 구경이라도 하러 갔다고 셋은 일단락 지었다. 그러나 정오가 지나서 오후가 되어도 엘더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자 뭔가 잘못 되었다는생각이 차츰 들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둘의 생각은 에언이 아침에 엘더를데리고 궁 밖으로 나갔다는 경비의 말에 확신으로 바뀌게 되었다. "에언..씨. 배신을 한건가.." 중얼거리는 론에게 바크가 이마를 쥐면서 간신히 대답했다. "배신이 아냐. 그런 미래을 알게 되었으니 어떻하든 막아보려고 한거지. 제길. 에언씨 앞에서 무턱대고 미래를 얘기하는게 아니었는데.." 신 때문에 앞뒤 생각도 하지 않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이야기 한게 실수였다. 그 바람에 에언은 엘더가 앞으로 세상을 멸망시킬 거라는걸 알게 되었고, 당연하게도 엘더를 납치해서 도망을 쳐 버린 것이었다. 에언을 탓할수 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어쩔래." 론이 물었다. 이미 둘은 목적은 이루어서 레아드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다. 이 상황에서 엘더를 구하러 가야 하는건가? 바크는 생각도 하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구해야지." "그럴줄 알았다." 에언은 불안한 기색으로 주위를 돌아 보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거대한 광장. 가능한 많은 사람들 속에 있으려는 듯, 그는 일부러 사람이 많이 지나가는 길을 택하면서 바쁘게 걸음을 걸었다. 그리고 그런 에언의 한손에는 엘더의 팔이 잡혀 있었다. 엘더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에언을 따라가면서 에언을 바라 보았다. 에언의 얼굴은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져있었다. "에언씨. 어디 아파요?" 엘더가 걱정스럽게 묻자 에언은 자신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는걸 그제서야 깨달았다. 에언은 길게 신호흡을 하고는 한층 안정된 얼굴로 엘더에게 말했다. "엘더님 잘 들으세요. 지금 부터 엘더님은 저와 함께 불꽃의 장으로 돌아가셔야 합니다." "예? 그 탑이요? 에에, 거긴 재미 없는데." "그래도 꼭 가셔야 합니다." "하지만 바크랑 론은요?" 둘의 이름을 듣자 갑자기 에언이 벌컥 소리를 질렀다. "그런 악마 같은 놈들은 말도 하지 하지 마십시오!" "에.. 에언 씨?" 엘더는 깜짝 놀라서는 토끼 같은 눈을 깜빡 거리면서 주춤, 뒤로 물러섰다. 에언은 자신이 괜히 엘더에게 짜증을 부린걸 깨닫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소리 질러서 죄송합니다. 자. 빨리 가시죠." 엘더의 팔을 잡아 이끌면서 에언은 이글거리는 눈으로 궁 쪽을 노려 보았다. 녀석들은 엘더가 무슨 짓을 하게 될지 알면서도 엘더를 신에게 이끌었다. 즉, 녀석들에겐 이 세계가 멸망을 하던 말던 전혀 상관이 없다라는 것이다. 분명 그들은 미래에서 왔고, 이미 지나간 과거인 지금은 그들과 아무런상관이 없긴 하다. 그러나.. '내겐 지금이 현재란 말이다, 멸망이라고? 절대 그렇게 놔두진 않아!' "우아아앗!?" "또 뭐냐!" "저, 전쟁!?" 무려 십여척의 배들이 광장을 에워 싸면서 광장을 포위한건 그야말로 수초만의 일이었다. 그래서 광장을 걷던 사람들은 단숨에 거대한 비공정 사이에 갇히고 말았다. 비공정의 문이 열리면서 시민의 안전과 시안교의 영광을 위해서 만들어진도룬들이 물밀 듯이 쏟아져 나왔다. 도룬들은 순식간에 광장을 중앙으로 커다란 원을 만들어 내었다. 한 도룬이 소리쳤다. "관계 없는 분들은 나가 주십시오! 이 광장으로 부터 4,12,15,22 구역을 지금 부터 비상 계엄 지역으로 선포하겠습니다!" 도룬의 말에 일반 시민들은 자신들과는 상관이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는지 우루루 포위망 밖으로 빠져 나갔다. 그리고 그 거대한 광장 안으로는 딸랑 두명의 청년과 아이만이 남게 되었다. 광장 중앙에 있는 커다란 분수대에서 물을 가지고 장난을 치며 놀다가 갑작스럽게 주위를 포위당하자 엘더는 놀란 눈동자로 주위를 돌아 보았다. 그리고 엘더의 옆으로는 에언이 차가운 눈을 한채 서 있었다. 에언과 중앙으로 대치한 배에서 바크와 론이 내려왔다. 엘더를 구한다는 명목으로 이연에게 힘을 빌린 모양이었다. 에언을 본 바크는 크게 소리를 쳐서 에언을 불렀다. "에언 씨! 엘더를 놓아 주십시오!" 바크의 말에 에언은 싸늘한 냉소를 지으며 소리쳤다. "닥쳐라! 이 마당에 네 놈들 말을 들을성 싶으냐!" 론이 작게 중얼거렸다. "완전히 미움 받은거 같은데..?" 바크는 론을 한번 째려 보고는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론의 말대로 에언은 이쪽의 말은 그 무엇도 듣지 않을 태세였다. 하긴, 나라도 입장을 바꿔 놓는다면 에언 처럼 행동을 했을거다. 바크는 끄응. 이마를 누르며 생각을 하다가 다시 소리쳤다. "지금 엘더를 데려가서 뭘 어쩌시려는 겁니까?" "너희들에게 그걸 알려줄거 같으냐!" 론이 심드렁하게 어깨를 으쓱였다. "차여버렸네." "어이어이." 바크가 불만족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자 론은 머리를 긁적이면서 바크를 한심하다는 표정을 쳐다 보았다. "지금 상황에서 에언을 설득한다는거 자체가 무리 아냐? 앞으로 미래가 그렇게그렇게 될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엘더는 돌려주십시오? 저 사람이 바보냐. 그런걸 들어주게." 옆에 있는 도룬들은 론의 말 중에서 '그렇게그렇게'라는 대목에 의아한 고개짓을 했다. 바크는 한숨을 내쉬며 론에게 물었다. "그러면 어쩌라고?" "간단하지." 론은 자신의 옆에 서 있는 도룬들의 우두머리에게 고개를 돌려서 말했다. "잡아주세요. 아이는 되도록 다치지 않게 해주시고요." "알겠습니다." 그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몇몇 도룬들에게 명령을 해서 에언을 잡아오라고 시켰다. 포위망은 그대로 둔채 여섯기의 도룬이 에언을 향해서 다가갔다. "화염 결벽!" 에언이 다가오는 도룬들을 향해서 있는 힘을 모두 쓸어 모아 마법을 방출했다. 그러나, 환영의 단검 조차도 통하지 않았던 도룬들이다. 티무즈 조차이겨내지 못했던 에언의 주문이 통할리가 없었다. 거대한 화염의 벽을 아무렇지도 않게 뚫어버리며 도룬들은 에언에게 다가왔다. 다급해진 에언은 옆에 있는 엘더를 들어서 뒤로 물러서며 한 손을 앞으로 내밀고는 소리쳤다. "폭염탄!" 에언의 손에서 보잘것 없는 작은 빛의 구슬이 생겨나더니 단숨에 도룬을 향해서 쏘아졌다. 가장 앞에 서 있던 도룬은 구슬을 막아낼 생각도 없는지 그냥 몸으로 밀고 들어왔다. 쿠앙! 순간, 빛이 번쩍이더니 맨 앞에 있던 도룬의 상체가 산산조각. 박살이 나면서 파편들을 사방으로 내 뿜었다. 안에 있던 기계 조가리들이 사방으로 비상하고, 떨어지는 가운데, 상체가 사라진 도룬은 다리를 부르르 떨더니 뒤로 쿵. 소리를 내면서 쓰러졌다. "무.. 무슨!?" 에언은 자신이 한 일이지만, 스스로 가장 놀란듯 자신의 손을 쳐다 보았다. 엉겹결에 던진 주문이 가볍게 도룬을 박살내 버린 것이었다. 그 순간 갑자기 앞쪽에서 빛이 번쩍이더니 나머지 다섯기의 도룬들도 처참하게 박살이났다. 에언은 그제서야 이게 자신이 날린 폭염탄과는 관계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에언은 급히 고개를 위로 들었다. 그리고 거기서 애타게 기다리던 이들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스승님!" 바크와 론도 고개를 위로 들어서 녀석들을 발견했다. 둘의 표정이 대번에일그러졌다. "어째서 아직도 이 도시에 있는지 궁금했었는데.. 저 녀석들을 부른거였나. " "이연씨도 없는데.." 상공에서 유유한 모습으로 지상을 내려다 보는 두 마도사. 디멘과 듀시쿤이었다. 디멘이 한 손을 들어 올리자 바크가 소리쳤다. "모두 피해요!" 그러나 디멘은 바크의 외침에 도룬들이 채 반응을 하기도 전에 마력을 방출하면서 그 위에 주문을 각인했다. 주문의 이름은 물과 냉기. 그녀의 앞에서 거대한 얼음의 창들이 생겨나더니 지상을 향해서 그 거대한 몸과 떨어지는 속도를 더해서 도룬들을 처참하게 깔아 뭉갰다. 제 아무리 도룬이라고 해도 이 엄청난 공격엔 두손 들었는지 바위에 깔린 개미 마냥 가볍게 으스러지면서 비명과 비슷한 기계음을 내질렀다. 단숨에 포위망의 대부분이 뚫렸다. "공격하라!" 살아남은 도룬들은 대장의 명령에 손을 뻗어 디멘과 듀시쿤을 조준했다. 번쩍이는 섬광이 터지면서 무수히 많은 총탄과 빛줄기가 상공을 향해 뻗어나갔다. "넌 광범위 공격은 괜찮은데 하나하나 죽이는건 서투른거 같단 말이야." 날아오는 빛줄기들이 결벽과 충돌하면서 눈부신 빛을 터뜨렸다. 그 안에서듀시쿤은 심드렁하게 디멘의 주문을 평했다. 디멘이 눈을 흘기며 듀시쿤을노려보자 그는 깜짝 놀라는 연기를 하면서 디멘의 옆에서 물러났다. "그렇게 자신 있다면 네가 처리해." "아, 알았어. 알았다고." 듀시쿤은 슥슥 머리를 만지작거리더니 나머지 한 손으로 자신들을 향해 열 심히 총탄과 빛줄기들을 쏴대고 있는 도룬들을 조준했다. "흐음. 73기. 좋아." 듀시쿤의 손이 갑자기 쥐어졌다. 그리고 부르르 떨리더니 단숨에 펼쳐졌다. 동시에 그의 손에서 눈부신 빛이 터지더니 아래쪽에 있던 도룬들이 행동을 멈췄다. 콰콰쾅! 갑자기 도룬들의 몸 안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도룬들은 제기능을 상실하고는 퍽퍽. 땅에 쓰러졌다. 한순간의 일이었다. 디멘은 귀찮게 주변의 마력을 잡아 놓는 배들을 박살 내고는 천천히 지상으로 내려 왔다. 1분도 안되는시간만에 상황이 완전히 역전되 버렸다. 바크와 론은 최고위 마도사 두명을 상대로 무기 하나 없이 대치하게 되었고, 반대로 에언은 최고의 아군을 얻게 되었다. "스승님!" 자신의 앞에 내려서는 디멘을 보고 에언이 반갑게 소리쳤다. 디멘은 에언을 힐끔 보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 위에서 내려오는 듀시쿤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였다. "이번 일은 모두 저 녀석을 통해서 원로들에게 알려진다. 아무리 나로서도이번 만큼은 네 녀석을 도와줄 수가 없어. 그나마 엘더를 다시 찾아 왔으니 다행이다. 불꽃의 장에 돌아가면 최대한 얌전히 지내라. 그러면 목숨만은내가 어떻하든 구해주마." "...예." "바보 같은 자식." 디멘은 에언의 머리를 내리 치고는 휘익 몸을 돌려서 일행을 노려 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옆으로 또다른 최고위 마도사. 듀시쿤이 내려왔다. "그러게 그냥 돌아가고 싶더라고." 론이 작게 투덜거리자 바크는 시선은 디멘들에게 고정하면서 중얼거렸다. "돌아갈 방법도 모르잖아." "그보다 어쩔거야? 우린 마법은 커녕 검도 없다고." "설마, 죽이기야 하겠어?" 그러나 설마는 언제나 사람을 잡는 법. 디멘은 둘을 죽일 작정인지 아예 말도 하지 않고 단숨에 주문을 외우더니 손 앞으로 이글이글 타오르는 검은색 불꽃을 만들어 내었다. 엘더도 구했고, 에언도 착한 제자로 돌아 왔으니더이상 일행에겐 볼 일도 없다는 거였다. "그, 그만둬 주십시오! 스승님!" 위기의 일행을 구해준건 의외스럽게도 다름아닌 에언이었다. 다급한 얼굴로 뛰어나와 디멘의 앞을 막아선 에언이 소리쳤다. "죽일 필요까지는 없잖습니까!" "무슨 소릴 하는거냐, 에언? 하마터면 엘더를 저 놈들 때문에 마왕에게 넘겨줄뻔 하지 않았느냐?" "하지만, 저 론이란 자는 마왕의 자식입니다. 만약 저 소년을 죽였다가 나중에 마왕이 미친 듯이 분노하면 어쩌실 겁니까?" 사실 자식은 아닙니다만... 론은 속으로 중얼거렸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그걸 입 밖으로 꺼낼 만큼 아직 론의 간은 크지 못했다. 신과의 대화에서에언도 옆에 있긴 했지만, 에언은 론과 바크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덕분에 마지막 부분은 아예 듣지도 못한 모양이었다. 다행스럽게 생각하며둘은 조심스럽게 디멘과 에언을 바라 보았다. 디멘은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손에 맺혀 있던 불꽃을 사라지게 하며 손을거두었다. "그 말도 일리 있군." "..감사합니다." 에언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론과 바크도 에언에게 감사를 하면서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불행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무슨 바보 같은 소리를 하는거냐, 디멘." 옆에서 잠자코 있던 듀시쿤이 갑자기 한발 앞으로 나오더니 론과 바크를 노려 보았다. 전과는 다르게 지금 그의 눈은 서리가 내리도록 차갑고 무섭도록 날카로웠다. "듀시쿤?" 디멘도 갑작스런 듀시쿤의 변화에 어리둥절 했다. 듀시쿤이 그런 디멘에게말했다. "세상에 저런 귀중한 재료가 또 어디에 있는가? 오히려 엘더 보다 저 소년의 몸이 우리에게 더 귀중한 자료를 재공할 수도 있단 말이다. 놓아 준다니. 어림도 없는 소리." "스.. 스승님!" 에언이 당황해서 스승을 찾았다. 디멘은 그렇지 않아도 듀시쿤에게 말을 할 생각이었는지 에언에게 입을 다물라는 손짓을 하고는 말했다. "그러다 에언의 말 처럼 마왕이 분노라도 해서 날뛰면 어떻게 책임을 질거냐?" 흥, 듀시쿤이 냉소를 지었다. "그게 겁나는거냐? 2년 뒤면 인간들의 수는 한계점에 다다른다. 어차피 인류의 절반은 또 죽어나가게 되어있어. 이왕 죽게 될테니 그게 2년 앞당겨진다고해서 문제될건 없겠지. 마왕의 자식이란 샘플을 얻게 된다면 그 정도 손해는 아무것도 아니다." 설득력 있는 말이었다. 디멘은 듀시쿤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이 옳았다. 지금 상황에서 신의 복제라고 불리우는 엘더 보다는 오히려 마왕의 약점을 알아 낼 수 있을지도 모를 론의 몸이 더욱 귀중했다. 디멘은 고개를 돌려 론과 바크를 노려 보았다. 그 눈에는 살기와 함께 마도사로서의 탐욕스러운 눈빛이 실려 있었다. "그렇군. 네 말이 맞다. 듀시쿤." "역시, 넌 말이 잘 통해서 좋다니까." 듀시쿤은 여느때의 표정으로 돌아가서 싱글거렸다. 그리고 그런 그 덕분에단숨에 실험 재료가 된 론은 주춤거렸다. 지금 와서 '저, 죄송하지만 사실전 마왕의 자식이 아닌걸요?'라는 등의 헛소리는 할 수도 없었다. 디멘이양 손을 펼치더니 포박의 주문으로 보이는 두개의 보라빛 구체를 한 손에하나씩 만들어 냈다. 바크가 고개를 돌려서 론을 보며 투덜거렸다. "어이, 너 때문에 잡히게 생겼잖아." "시끄러워. 나 아니였으면 당장에 죽었을거 아냐." "이대로 끌려가서 뇌를 빼앗기게 되는건가." "아아, 젠장. 그러게 진작에 돌아가자고 말했었는데.." "돌아갈 방법도 모르거니와. 그런 말 한적도 없어." "....." 그리고 디멘의 손에서 뻗어나온 빛의 줄기가 둘의 몸을 단단하게 묶어 버렸다. 디멘은 이런 상황에서도 잡담을 주고 받는 두 소년을 보며 어이가 없다는 등의 황당한 표정을 짓더니 실소를 했다. 그리고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론과 바크의 몸이 기우뚱, 한쪽으로 기울더니 서서히 허공으로 떠올랐다. 데리고 다니기 편하게 둘의 주위를 무중력의 상태로 만들어버린것이었다. "슬슬 돌아가자구. 탑의 노인들이 우리가 잡아온걸 보면 심장 발작으로 전부 뒤집어 질걸." 실실 웃으며 듀시쿤이 말했다. 에언은 불만족스러운 눈으로 그를 쳐다 보았지만, 자신의 입장이나 실력상 그에게 감히 한마디 말도 건넬 수는 없었다. "흐으음~" 그때였다. "이거야, 멋지게도 쑤셔놓았군. 이렇게 해 놓은 뒤에 우리 쪽으로 전부 죄를 뒤집어 씌우려는 거겠지?" 모두의 시선은 갑작스럽게 음성이 들려온 쪽으로 향했다. 그곳엔 박살이 나서 뒹구르는 배가 있었다. 그리고 그 배의 갑판 난간에 한 소녀가 앉아 있는게 보였다. 그녀가 누군지 모르는 디멘과 듀시쿤을 제외한 모두의 얼굴에 가지각색의 표정이 떠 올랐다. 에언은 경악. 론과 바크는 죽었다 살아 났는 표정. 그리고 엘더는. "리진~!" 여태껏 살벌한 분위기에 눌려서 에언의 뒤에서 꼼지락 거리며 아무런 말도못하던 엘더는 갑자기 등장한 리진을 보고는 반가워서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러나 채, 한발자국도 나가기 전에 듀시쿤에게 목덜미를 잡혔다. 한 손에 턱을 괴고 난간 위에서 아래 쪽을 내려다 보던 리진은 엘더가 왠커다란 덩치의 사나이에게 목덜미를 덥썩 잡히자 입술을 슬쩍 깨물더니 눈을가늘게 떴다. "넌 누구냐?" 듀시쿤은 엘더의 목덜미를 잡아서 든 채로 갑작스레 나타난 소녀에게 물었다. 하지만, 소녀는 대답 대신에 가벼운 몸놀림으로 난간 위에서 훌쩍 뛰어 내리더니 아래쪽 땅에 발을 내 딛었다. 그리고는 아무런 말도 없이 따악. 손가락을 튕겼다. "헛!?" 그 순간 사나이의 손에 잡혀 있던 엘더의 몸이 펑. 연기와 함께 사라지더니 마술 처럼 소녀의 머리 위에서 나타났다. 뚝 떨어지는 엘더를 받아든 소녀는 빙그레 미소를 짓더니 엘더에게 인사했다. "안녕. 별로 오랜만은 아니지?" "와앙~ 리진~" 리진의 품에 안기며 엘더가 슥슥 그녀의 볼에 머리를 비볐다. 얼핏 보기엔무척이나 아름답고 감동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듀시쿤은 경악에 휩쌓인얼굴이었다. 지금 듀시쿤은 자신을 중앙으로 반경 수키로미터에 이르는 영역의 마력을 모두 잡아 놓은 상태였다. 즉, 듀시쿤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는 한은 아무도 이 영역 안에서 이동 마법을 시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소녀는 너무나 간단하게 엘더를 자신에게로 이동시켜 버렸다. "네, 네 녀석. 정체가 뭐냐!" "어이. 너희들. 무척이나 꼴사나운데?" 리진은 듀시쿤의 외침은 보기 좋게 씹어버리고는 묶여있는 론과 바크에게싱글싱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론이 투덜거렸다. "먼저 이것 부터 풀어준 다음 놀리면 안될까요?" "안 풀어주고 안 놀리면 안될까?" "....풀어주고 놀려주세요." 비참함을 느끼며 론이 대답했다. 리진의 품 안에 있던 엘더는 론의 말에 깔깔거리며 웃어서 론의 참담한 심정에 더더욱 부채질을 해 주었다. 으윽, 저 원숭이 자식! 리진이 한번 더 손가락을 튕기자 이번엔 론과 바크를 묶고 있던 빛의 밧줄이 거짓말 처럼 사라졌다. 디멘 역시 믿기지 못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대답해라!!" 듀시쿤이 거칠게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리진은 여전히 녀석의 말은 싸악무시하면서 엘더를 품에 안고는 바크와 론에게 다가갔다. 바크가 다가오는리진에게 감사의 뜻으로 고개를 깊숙하게 숙였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별로, 인사 받을 정도의 한 일은 없는데?" "이 자식! 지금 당장 대답하지 않으면" 콰앙! 소리를 지르던 듀시쿤의 발 아래에서 난데없이 폭발이 일어났다. 최고위 마도사 답게 듀시쿤의 강력한 결계는 폭발을 간단하게 막아냈다. 그러나 대신 듀시쿤은 뿌연 먼지와 흙더미를 그대로 뒤집어 쓰게 되었다. 그의 모습이뿌옇게 변해버렸다. 흙과 먼지를 마시는 바람에 죽을 상이 되어서는 입을 다문 듀시쿤을 힐끔보며 리진이 차갑게 말했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이유 중에 첫번째가 뭔지 알아? 바로 그 나불거리는 입 때문이다. 한번만 더 시끄럽게 떠들어대면 그 조잘거리는 입을 불로 지져서 붙여 버리겠어." "....." 굳이 리진의 협박이 없어도 듀시쿤은 말을 할 기분이 아니었다. 엘더를 이동시킨건 무슨 트릭이었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자신의 몸을 감싸는 수십개의 결계를 아주 가뿐하게 뚫어 버리며 발 아래에서 폭발을 일으킬 정도의 실력자라는건 몰랐던 것이었다. 만약 그녀가 마음만 먹었다면 흙과 먼지 대신 자신의 살과 뼈가 폭발 사이에서 솟구쳤을 것이다. "누... 누구냐.. 저건?" 디멘은 자신과 실력이 대등한 듀시쿤이 너무나 간단하게 제압 당하자 공포스럽다는 눈으로 소녀를 쳐다 보았다. 에언은 그런 스승의 반응에 씁쓸한표정을 지었다. 에언은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마녀 입니다." "마녀라니.. 설마..!" "예. 인류 역사상 최강의 마도사. 샤인 데 리 지운. 바로 그녀입니다." 누구도 견줄 수 없는 마도의 자질을 타고난 소녀. 그러나 마도에 미쳐버려서 그녀는 인간을 실험체로 삼는 과오를 저지른다. 불꽃의 장은 그런 그녀에게 소멸이라는 최고형을 내리지만, 리진은 자신에게 형을 집행하러 온 마도사들을 반대로 모조리 죽여버렸다. 그리고 그녀는 오랜 시간 잠적한다. 마도사들은 그녀가 미쳐서 죽었다고 생각을 하고는 그녀가 일으 킨 커다란상처를 잊어갔다. 그러나, 그녀는 죽지 않았다. 백여년이 지난 후에 마왕의 부하로서. 그리고 그의 제자로서 세상에 나타난 것이다. 마녀라는 이름에어울리는 학살자로. "저게. 마녀?" 디멘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자신의 앞에서 천진스럽게 웃는 소녀를 바라 보았다. 스승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안다는 듯 에언은 허탈하게웃고 말았다. "그런데 여긴 어쩐 일이시죠?" 그녀가 와준 덕분에 목숨을 구하기는 했지만, 갑작스런 리진의 등장은 의아스러웠다. 론의 물음에 리진이 웃으며 대답했다. "좋은 소식을 알려 주려고 왔지. 그런데, 와보니까 왠 꼬맹이 녀석들이 너희를 괴롭히고 있더라고. 재밌어서 근처에서 구경하다가 내려온거야." "어디..부터 보고 있었는데요?" "처.음. 부터." 아.. 악취미. 바크가 씁쓸하게 웃으며 물었다. "그런데 좋은 소식이 뭐죠?" 리진이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너희를 미래로 돌려보낼 방법을 찾아냈어." "예!?" 론과 바크는 동시에 소리를 내지르고 말았다. 그게 꽤 시끄러웠는지 엘더는 두 귀를 막고는 인상을 찡그렸다. 빙글 웃으면서 리진은 손가락 하나를 치켜 들었다. "정말로, 나도 놀라버렸다니까. 펠이 이렇게 자식 사랑을 하는줄 말이야. 비하랄트나 나나 완전히 경악이었다구." 자.. 자식 사랑? 왠 자식 사랑? "무슨 뜻이예요?" "응. 사실 너희가 간 뒤에 비하랄트하고 나하고 너희를 미래로 보낼 방법을 연구했거든? 그런데 아무리 애를 써도 방법을 못 찾겠더라고. 그러다 우연히 비하랄트가 펠의 말을 기억해냈지. 불가능한 일을 이룰려면 불가능한 대가를 치뤄야 한다. 기억해?" "아.. 예." "그리고 펠이 예로 든게 세상을 파괴 시키는 거였어. 그 인간.. 정말 못쓴다니까. 처음 부터 알고 있었으면서 그렇게 비비꼬아서 알려주다니. 덕분에 비하랄트랑 나만 고생을 왕창 했지 뭐야." 론과 바크는 도대체 리진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리진이 히죽 웃더니 설명해 주었다. "문제는 추진력이야. 만약 너희가 시간의 흐름에 타게 된다면 시간은 너희를 지금보다도 더욱더 먼 과거로 돌려 보낼거야. 시간은 미래에서 현재를지나 과거로 가니까. 강의 흐름하고 똑같아. 무슨 말인지 알아?" "대..충요." "그러니까 미래로 나아가려면 아주 강력한 힘이 너희를 뒤에서 밀어 줘야한다는거지. 시간의 흐름을 거꾸로 돌려버릴 만큼이나 강력한 힘." "그래서요?" "그래서는 뭐가 그래서야. 그 강력한 힘을 만들어낼 방법을 알았다는 거지. " "설마.." 리진이 히죽 웃었다. "맞았어. 세계를 멸망시켜 버리는 거야." 론과 바크는 뜨악스럽다 못해서 당신 혹시 미친게 아닙니까? 하는 식의 표정으로 리진을 쳐다 보았다. 근처에서 원하진 않았지만, 이쪽의 대화를 엿듣게 된 디멘과 듀시쿤. 그리고 에언도 상당히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어주었다. "미, 미쳤습니까!?" 에언이 당돌하게도 버럭 소리를 질렀다. 리진은 에언을 힐끔 쳐다 보았다가 안면이 있자 피식 미소를 지었다. 에언은 그녀가 미소를 짓자 더욱 당황해서 소리쳤다. "세..세.. 세계를 멸망시킨다니.. 그러면 당신도 죽을게 아닙니까!" "뭐, 그렇게 되는건가?" 에언은 차마 형용할 수 없는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고..요?" 리진이 갑자기 퉁명스런 표정을 짓더니 에언에게 말했다. "꼬마 애송이. 지금 감히 내 머리 상태를 시험해 보는거냐?" "...예?" "내가 미친거로 보이냐는 소리야." "그러면 안 미친거로 보이는줄 알았습니까?" 요즘와서 펠과 신. 세상에서 가장 압도적인 존재감을 지닌 녀석들을 만나온 에언이다. 자신의 스승 조차도 한마디 말을 못하는 상황에서 에언은 따끔하게 마녀를 쏘아 붙였다. 하지만, 마녀는 에언의 말에 화를 내기는 커녕 킥킥 웃더니 손을 저었다. "이봐, 애송이씨. 나하고 마법을 논하려면 백만년은 이르다고. 머리에 있는 털들이 하얗게 바래거든 그때 나서. 지금은 말이 안통하니까 가만히 찌그러져 있어주겠어?" 폭언이었지만, 이상하게도 그녀가 말을 하니까 에언은 조금도 화를 낼 수가 없었다. 사실 그녀의 말 중에 틀린 부분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근데 리진. 비하랄트는 안 와?" 엘더가 묻자 리진은 하늘을 보면서 말했다. "글쎄. 그 녀석은 엉덩이가 커서 좀 늦나본데." "엉덩이?" "아, 그래. 엘더는 비하랄트 엉덩이 본 적 없지?" 본인이 들었다면 미친 듯이 화를 냈겠지만, 다행스럽게도 비하랄트는 이 장소에 없었다. 그렇게 리진이 엘더에게 사실무근의 여러가지 농담을 해댈 때 갑자기 일행의 머리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리진은 하늘을 보더니 히죽 웃었다. "이제서야 오시는군." "본체잖아?" 론이 하늘을 보며 말했다. 에렝므시란의 상공 위로 갑자기 거대한 섬 하나가 떡하니 이동의 문을 통해서 나타났다. 시야가 닿는 곳은 모두 섬으로 가려져 있었다. 그야말로 하늘을 나는 섬이라고 밖에는 표현을 할 수가 없었다. 그 누가 저걸 생명체라고 믿겠는가? 디멘의 얼굴은 이제 경악을 넘어서 하얗게 질려갔다. 듀시쿤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듯 하늘을 보며 눈을 껌뻑였다. 최고위 마도사. 그것도 인간들을 대표하는 번즈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상황에서 둘은 완전히 잊혀진 존재가되어가고 있었다. 너무나 격이 틀렸다. "자, 저거봐라. 엘더. 저게 비하랄트의 엉덩이야." 하늘을 가리키며 리진이 웃지도 못할 말을 해버렸다. 엘더는 헤에에에~ 묘한 감탄성을 지르면서 고개를 90도로 꺽어서 하늘을 바라 보았다. 그때 근처에서 화를 참아내는 음성이 끊어질 듯이 들려왔다. "어디가.. 저게.. 내.. 엉덩이야?" "어, 아니었어?" "당연하지, 저긴 내.... 배야!" "너무 커서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있나. 근데 배가 너무 튀어 나왔네?" 리진이 어깨를 으쓱이면서 말을 했다. 그러자 그녀의 앞으로 갑자기 빛의입자들이 모이더니 순식간에 리진보다 키가 15cm정도는 큰 여인이 모습을드러냈다. 비하랄트는 리진을 못 잡아먹어서 원이라는 얼굴로 으르렁 거렸다. 론과 바크는 이 우습지도 않은 상황에 입을 벌리고는 할 말을 잊고 말았다. 꽤 황당한 삶을 살고 있다는건 알았지만, 이 둘의 관계란 이런 것이었단말인가? 도시 이곳 저곳에서 경악에 휩쌓인 비명 소리들이 아련하게 들려왔다. 갑자기 뭔가 거대한 것이 하늘을 가려서 사방이 어두워지자 놀라버린 사람들이질러댄 비명 소리였다. 잠시 기다리자 멀리서 공격용 비공정들 수백기가 하늘을 가르며 날아오더니 미친 듯이 비하랄트의 본체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하늘이 불꽃으로 수놓아지자 일행들은 잠시 대화를 멈추고는 그쪽을 바라보았다. "괜찮...아요?" 엄청난 포화에 얻어 맞는 비하랄트의 본체를 보며 바크가 조심스럽게 비하랄트에게 물었다. 비하랄트는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저런 불꽃 장난에 상처가 날 정도로 연약한 가죽이었다면 애초에 저 커다란 몸을 견디지도 못하고 찢어져 버렸겠지." 비하랄트가 이번엔 리진에게 시선을 옮겼다. "설명은 해 줬어?" "물론이야." "잠깐! 잠깐만요!" 에언이 끼어들더니 외쳤다. "저, 정말로 이 세계를 멸망시킬 생각들입니까!?" 비하랄트는 갑자기 앞으로 달려나와 말을 하는 에언을 쳐다 보더니 힐끔. 리진을 노려 보았다. "제대로 설명 안 했잖아?" 리진이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애들 놀리는건 재밌단말야." "누가 마녀 아니랠까봐.." 비하랄트는 못말린다는 눈으로 리진을 노려보고는 시선을 옮겨서 바크와 론. 그리고 에언에게 자세히 설명을 해 주었다. "세계를 파괴. 아니, 세계라고 하기 보다는 현재를 파괴 시켜서 그 반동으로 미래로 날아가는건 리진이 말한대로다. 하지만, 파괴 시키는건 이 세계가 아냐. 이 세계의 카피다." "카피?" "그래. 리진이 이 세계와 똑같은 세계를 만들거야. 너희가 그쪽으로 넘어가면 내가 그 세계를 파괴시키겠다. 그 반동으로 미래로 돌아갈 수가 있을거다." 세계를 복사해서 만들어내고, 다시 그 세계를 한번에 파괴시켜 버린다. 에언과 그의 일행으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못할 수준의 세계였다. 자신들은 이런 존재들과 싸우려고 했단 말인가? 더구나 이 녀석들은 펠의 부하일 뿐인데? "당신들.. 요 며칠간 이런걸 생각해낸 겁니까?" 론은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비하랄트와 리진을 쳐다 보았다. 둘은 서로를쳐다 보더니 다시 론을 보았다. 리진이 물었다. "왜, 그러면 안되나?" "아뇨. 하지만... 도와줄거라고는 생각치 못했거든요." "하긴. 펠의 자식 따위 도와줄 마음 같은건 별로 없었지." 비하랄트도 리진의 말에 동감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둘은 론의 말을 놓쳤다. "....니..다." "뭐?" 론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주먹을 쥐며 말했다. "난 펠의 자식이 아닙니다." "뭐야?" 리진은 황당하다는 눈으로 론을 쳐다 보았다. 론은 방금 전보다 더 큰 소리로 말했다. "펠은 자식 따위는 낳지 못합니다. 난 그의 아들이 아니예요." 리진은 비하랄트를 힐끔 쳐다 보았다. 비하랄트가 한숨을 내쉬며 쓰윽 어깨를 으쓱였다. 리진은 그런 비하랄트의 모습에 킥, 웃더니 갑자기 입을 가리면서 웃음을 터뜨려 버렸다. "푸풋. 푸하하하하하!" 기세 좋게 울려 퍼진 리진의 웃음 소리는 꽤나 멀리 퍼져나갔고, 오랫동안지속 되었다. 너무 오래 웃어버려서 론은 처음엔 당황한 얼굴로 리진을 바라보다가 벌컥 화를 내었다. "뭐가 우스운거죠!?" 깔깔거리며 웃던 리진은 론의 외침에 천천히 웃음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들고 있던 엘더를 땅에 내려 놓더니 론에게 다가왔다. 론 보다 키가 작은 리진이었지만, 오히려 론을 압도하는 기색이었다. 리진은 론의 바로 앞까지다가오더니 론의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에휴, 어째 그렇게 맹꽁한 것 까지 엄마를 닮았냐?" "예..예?" 엄마라는 단어에 론의 눈이 급격하게 커졌다. "유전자란 역시 신비롭다니까. 그 맹한 리안의 유전자가 펠의 유전자를 이기고 이런 맹꽁이를 만들어내다니 말야. 그것도 아주 압승을 했나본데." 파앗! 갑자기 론은 리진의 팔을 뿌리치고는 뒤로 후다닥 물러섰다. 그리고는 붉어지다 못해서 붉은 물감을 뒤집어 쓴 듯한 얼굴로 리진을 노려보았다. 론은사정없이 말을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마.. 마.. 말한 적 없는데..!" "그렇다고 모를줄 알았냐? 리안 녀석만 빼고 다 알았다고." "페.. 펠도?" "그 인간 눈치가 얼마나 빠른데 모르겠냐? 너 보는 순간 알아챘을걸." 말도 안돼. 론은 몸이 후끈거리면서 달아오르는걸 느꼈다. 너무나 창피해서 고함이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리진은 히죽히죽 웃으며 그런 론을즐기 듯이 바라 보았다. "펠의 자식이라면 잘난 놈일테니 그냥 내비뒀겠지만, 리안의 아들이라고 생각하니 그냥 놔둘 수가 없더라고. 좀 맹꽁한게 아닐거 아냐? 역시나 맹꽁했지만." "하.. 하지만.. 어떻게..?" 론이 차마 잇이 못하는 말을 리진이 대신 말했다. "자식을 낳았냐고?" 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리진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건 미래로 돌아가서 그 쪽 펠한테 물어봐. 아직 이쪽에선 일어난 일이아니니까. 그나저나 리안 녀석 대단해. 나 경악했다고. 펠이 먼저 대시를 했을리는 세상이 두쪽나도 없을테고. 그러면 리안이 프로포즈를 했다는 거잖아?" "리안 녀석. 남자 보는 눈이 바닥이군." 놀랍게도 비하랄트의 말이었다. 리진은 심히 공감이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성에서 맨날 청소나 하니까 그런 돌부처 같은 인간 한테 반하는 괴팍한 성격이 되버린걸거야. 이번에 돌아가면 납치를 해서라도 세상 구경을 시켜야겠어." "아냐! 펠은 돌부처 아냐! 펠은 멋지단 말야!" 엘더까지 나서서 소리를 치고 말았다. 바크는 어이가 없다 못해서 쓴웃음도 짓지 못하는 얼굴로 슬쩍 론을 쳐다 보았다. 론은 완전히 얼어 버려서빳빳하게 굳어가는 상태였다. 저대로 그냥 놔두면 천년쯤 후에 화석으로 발견이 될거 같았다. "하아아아.." 간신히 상황이 일단락 되고 제대로 된 대화가 다시 이어졌다. 론은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힘이 없다는 표정으로 리진과 비하랄트를 쳐다 보았다. 리진이 말했다. "...그렇게 해서, 일단은 두가지 문제 중에 하나는 풀어냈어. 미래로 돌아갈 방법은 알아냈지. 아마 미래의 잘난 내가 이미 너희들에게 말은 해줬겠지만, 이제 나머지 하나는 수많은 미래 중에서 어떻게 너희가 온 현재를 알아내서 그리 돌아가냐는 거야." "그건 펠 님이 안 알려 줬나요?" 바크의 물음에 리진이 고개를 저었다. "그 인간은 뭘 알려줘도 제대로 알려주는 법이 없어. 그래서 그런 이유로이쪽으로 오게 된거지." "이 쪽? 아.. 혹시 신?" "응. 이쪽이 펠 보다는 대화하기가 쉬우니까. 뭐, 정 안되면 협박이라도 할 수 있고." 신을 협박하다니.. 가당치도 않은 소리다. 그러나, 리진은 이미 신을 살해한 경력이 있는 몸이었다. 협박 정도는 가볍게 할 수 있겠지... 바크는 리진을 뜨악스런 표정으로 쳐다 보았다. "..됐어. 그러지 않아도 돼." 그때 힘이 빠져서 고개를 숙이고 있던 론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비하랄트가 론을 보더니 물었다. "그러지 않아도 되다니? 무슨 뜻이냐?" "말 그대로야." "미래도 돌아갈 생각이 없는거냐?" "아니. 이미 방법을 알고 있다는거지." 론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론의 입가에 씨익. 미소가 맺혀 있었다. 리진과 비하랄트는 놀랍다는 얼굴로 론을 쳐다 보았다. "방법을 알고 있다고?" "머리만 약간 쓰면 쉬운 문제야." "어떻게?" 론이 싱글거리며 웃더니 손가락 하나를 치켜 들었다. "백만 자루의 검이 검집에 들어있어. 그 중의 단 한자루엔 검 날에 흰색 점이 찍혀있지. 기회는 한번. 백만 자루의 검 중에서 흰색 점이 찍힌 검을 뽑아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갑작스런 질문에 모두들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반항을 한다는건 말도 안되는 짓이고, 도망을 치는 것도 어딘가 찜찜해서 그냥 남아있던 디멘과 듀시쿤도 론의 물음에 생각을 하는 눈치였다. 지금 그들이 여기서 엿들은 내용들은 자신들의 마도 상식을 완전히 뒤엎는 것들 뿐이었다. 만약 그들이 살아서 돌아갈 수 있다면 마도의 상식은 완전 다시 써질 것이다. 모두들 끙끙거리기만 할 뿐, 대답을 하진 못했다. 그런 모두를 쳐다 보던엘더가 번쩍 손을 들더니 기운 차게 외쳤다. "아무거나 뽑아요!" 론이 고대에 온 이유로 아마도 처음이라고 생각되는 칭찬을 했다. 론은 슥슥 엘더의 머리를 쓰담아 주면서 말했다. "정답. 이제 보니까 원숭이 보다는 똑똑한데?" "에헤헤~" "......" 모두의 눈이 의혹과 분노를 담아서 론에게 집중 되었다. 엄청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하고 머리를 굴려가며 생각을 했는데 당치도 않은게 답인 것이었다. 론은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무슨 방법이 있겠어. 그냥 뽑아보는거지. 자, 다시 문제 하나. 여기서 흰점이 찍힌 검을 뽑아내려면 내게 필요한건 무엇일까요?" 직감? 뽑기의 달인을 소환할까? 투시 주문을 거는거야. 등등 모두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사이, 바크와 에언이 동시에 소리쳤다. "운?" 론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품 안으로 손을 넣더니 곧 황금빛을 흩뿌리는 시약병 하나를 꺼냈다. 가오룬이었다. "최강의 절대 행운. 이거라면 가능하지." 비하랄트와 리진은 상당히 충격을 먹은 얼굴로 론을 쳐다 보았다. "그.. 그런 방법이 있었군..." "운을 사용하다니. 어이가 없어." 무한대로 늘어나는 가능성 중에서 단 하나의 현재를 찾는다. 론의 말대로그건 운에 맞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게 그냥 운이 아니라 최강, 최대의 절대적인 행운이라면? 론이 리진에게 물었다. "그래서, 그 가짜 세상은 언제 만들 수 있죠?" "이미 만들었어. 지금 당장이라도 출구만 열면 돼." 론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고는 행운의 시약. 가오룬을 자신있게 쥐었다. "그럼, 지금 시작하죠." 에언은 머뭇거리다 론과 바크를 향해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욕한거 죄송합니다." 바크는 싱긋 웃으며 에언의 어깨를 잡았다. "아뇨. 괜찮아요. 제가 에언씨라도 그렇게 했을거예요." 그리고 바크는 다른 사람에겐 들리지 않도록 에언의 귀에 작게 속삭였다. "그렇게 풀 죽은 얼굴 하지 마세요. 신이 그랬잖아요. 미래를 알게 되었으니 미래를 바꾸겠다고요. 신과 마찬가지로 에언씨 역시 미래를 알지 않습니까? 신이 미래는 바꿀 수 있다고 했으니 분명 에언씨도 미래를 바꿀 수 있을거예요." "그럴까요?" "분명 그렇게 될겁니다. 이미 이 세계는 저희들이 알고 있는 과거와는 많은게 변했잖아요. 저희들의 과거였다면 분명 에언씨는 마왕의 결계 안에서 죽게 되었을걸요? 리케이신의 사백만 주민들도 물론이고요." 생각해보니 그랬다. 에언은 마른침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렇군요." "이미 에언씨들의 현재는 저희가 아는 과거와 많이 다릅니다. 분명 미래도달라질거예요." 에언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바크를 바라보았다. "당신들이 와주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에언씨를 만나서 저희야 말로 다행이었어요. 그 동안 즐거웠습니다." "예. 잘 돌아가십시오." 에언은 바크에게 깊숙하게 고개를 숙였다. 리진은 한손은 허리에 얹고 나머지 한손은 론과 악수를 하면서 말했다. "미래의 나한테 안부나 전해줘." "뭐라고 전해줄까요?" "글쎄. 나라면 분명 여전히 잘났을테니까, 너무 날뛰지 말라고 충고하는게좋겠지?" "......" 그리고 이번엔 비하랄트의 차례. "미래의 난 어떻지?" 비하랄트의 물음에 론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엄청나지. 지금의 당신 따위는 백명이고 천명이고 뭉쳐서 덤벼도 그 녀석한마디에 모조리 피를 뿜으며 나뒹구를걸?" 홧병이 나서 피를 토하며 죽어버리고 말거야. 그러나 비하랄트는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여전히 수련은 잘 하나보군." 뭐, 비슷한 이유지만 맞아. 론은 속으로 키득거리면서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흐음. 이제 가는거야?" 엘더는 고개를 들어서 바크를 올려다 보았다. 바크는 빙그레 미소를 짓고는 엘더를 들어서 품에 안았다. 그리고는 눈높이를 자신과 맞추면서 엘더를바라보았다. "엘더." "응?" "나하고 약속 하나 해줄래?" "약속?" 바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엘더를 가볍게 안았다. 그리고 엘더의 등을 쓰다듬으며 작게 속삭였다. "괴로워도 너 혼자 아파하지마. 네 주위엔 널 도와줄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리진 씨도. 비하랄트 씨도. 에언 씨도. 리안 씨도. 모두 좋은 사람들이야. 그렇지?" "응. 모두 좋아." 엘더의 천진난만한 대답에 바크는 엘더를 안고 있는 팔에 힘이 들어가는걸느꼈다. "그래. 그러니까.... 괴로우면.. 그 사람들 한테 도와달라고 해. 그렇게 할 수 있겠어?" "그게 약속이야?" "응. 간단하지?" 엘더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약속할게." 바크는 나직한 한숨을 내쉬며 엘더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 엘더는 품 안에서 놔주었다. 엘더는 잠시 바크를 바라 보더니 갑자기 손을 뻗어서 바크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려 놓았다. 그리고 슥슥 문질렀다. 엘더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잘가." "결계 해제." 리진의 짧막한 말이 끝남과 동시에 갑자기 에렝므시란과 비하랄트의 본체사이에 급격한 마력의 응집이 생겨났다. 하나의 한정된 공간에 마력이 모여들자 공간은 금방 한계점에 다달했다. 파앗! 한 순간, 공간이 비틀어지는 듯 하더니 갑자기 움푹,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건 굉장히 기묘한 광경이었다. 뭐랄까. 아주 현실성 있게 그려진그림을 누군가 뒤쪽에서 부터 찢어버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사이로 이쪽과 똑같이 생긴 세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자, 문은 열어놨어. 이제 너희가 들어가면 비하랄트가 특제 브레스로 저쪽 세상을 한방에 소멸시켜 버릴거야." "펠 님에게 쏴본 이후로 처음이군." "긴장하지마." "누가 긴장했다는거야?" 리진은 히죽 웃더니 론과 바크를 쳐다 보았다. 둘의 몸엔 이미 부유 주문이 걸려 있어서 언제라도 저쪽 세상으로 갈 수 있었다. 론은 모두를 한번 돌아보다가 원치 않게도 디멘과 얼굴이 마주치고 말았다. 론은 사정없이 그녀에게 인상을 찡그린 후에 리진에게 물었다. "근데 저 사람을 어떻게 할 거예요?" 리진은 디멘과 듀시쿤을 보더니 론에게 되물었다. "어떻게 해줄까? 원한다면 분풀이를 해줄 수도 있어." 디멘과 듀시쿤의 얼굴이 하얗게 탈색 되었다. 론은 그런 둘의 표정으로 어느 정도 기분이 풀렸는지 손을 저었다. "됐어요. 에언 씨 한테 맡기죠." "감사합니다." 에언이 깊숙히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론은 둥실, 몸을 허공으로 띄웠다. 바크는 론을 따라서 몸을 허공으로 띄우다가 에언에게 소리쳤다. "참, 이연 씨한테 아무런 말도 못하고 가서 죄송하다고 전해주세요!" 에언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잘가~!" 마지막으로 엘더가 쾌활하게 양 팔을 마구 흔들면서 둘에게 인사했다. 론과 바크는 엘더에게 미소를 지어 보인 후에 빠른 속도로 허공으로 날아 올랐다. 순식간에 둘은 리진이 만들어낸 다른 세상의 입구에 도달했다. 론이 힐끔 바크를 쳐다 보았다. 바크는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갔군." 비하랄트는 입구를 바라보고 있다가 둘의 모습이 입구 안으로 사라지자 가볍게 숨을 들이 마셨다. 그리고는 슬쩍 고개를 돌려서 에언을 쳐다 보았다. "꼬맹아. 잘 봐두고 죽을 때 까지 잊지 마라. 이게 인간이 만들어낸 최악의 시칸. 비하랄트의 진짜 힘이다." 비하랄트의 몸이 희미하게 빛나더니 모두의 앞에서 사라졌다. 쿠우우우우.. 그리고 그 순간 에렝므시란 상공에 떠 있던 비하랄트의 본체가 꿈뜰거리기시작했다. 급격한 움직임에 비하랄트의 몸 주위를 배회하며 그녀를 공격하던 비공정들은 엄청난 기류에 빨려들면서 사방으로 튕겨나가 버렸다. - 쿠아아아아아아. 생명체가 내는 소리라고는 상상도 못할 만큼이나 거대한 음이 에렝므시란을 거쳐 리 대륙 전체로 뻗어 나갔다. 그러나 그건 단지 숨을 들이 마시는 소리일 뿐이었다. 비하랄트는 몸을 천천히 뒤로 물리기 시작했다. 곧, 에언은 비하랄트의 얼굴을 간신히나마 볼 수 있었다. "자아, 이젠 내 차례군." 리진이 손가락들을 한번 꼼지락하더니 비하랄트의 브레스가 충분히 들어갈수 있을 만큼의 크기로 입구의 크기를 벌려 놓았다. 지름이 수키로에 달하는 거대한 원이 비하랄트의 앞으로 놓여졌다. 비하랄트는 아까 들이 마셨던 숨을 배 안에 가득 채워 놓고는 원 안 쪽을 노려 보았다. ".....!" 갑자기 그녀의 몸 주위로 마력의 움직임이 격렬하게 변했다. 마력의 폭풍. 아니, 세계를 창조하기라도 하는 듯한 엄청난 마력의 움직임이었다. 에언은 자신의 혼이 비하랄트에게 빨려드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쩌어억. 비하랄트의 입이 벌어지면서 그녀의 입 안에서 하얗게 빛나는 빛이 흘러 나왔다. 그녀는 입을 벌린채로 잠시 과녁을 조준 하더니 몸 안에 가득 채웠던 숨과. 세계를 파괴 시킬 만큼의 엄청난 마력을 단숨에 앞으로 쏘았다. 세상의 모든 정령들이 미쳐 날뛰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숲의 새들이 갑작스런 충격파에 깜짝 놀라며 하늘로 날라올랐다. 에언은 입구 안으로 빨려 들어가듯 뿜어지는 거대한 빛의 기둥을 바라보면서 빌어먹을 신이지만 그에게라도 기도를 하고 싶어지는 기분에 휩쌓였다. 비하랄트의 브레스가 저쪽 세상으로 날아가고 수초 후. 안쪽에서 세계 파멸을 알리는 끔찍한 폭발음과 동시에 리진이 만든 다른 세상으로의 입구에 수천, 수만, 수억개의 금이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났다. 그리고 안쪽에서 세계를 파괴시켜 가는 거대한 마력의 충격파가 입구와 충돌하는 순간, 입구는산산 조각으로 깨어졌다. "그렇게 창 밖만 보고 있을거야? 그러다가 우울증 걸린다고." 이미 걸린거 같지만 말야. 리진은 턱을 괸채 하루 종일 창 밖만 바라보는요타에게 말을 걸었다. 요타는 리진을 보고는 희미하게 웃었다. 힘도 없고무척 가식적인 웃음이었다. "전 괜찮아요." 요타가 작게 대답을 했다. 리진은 슥슥, 뒷머리를 긁적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론과 바크가 과거로 돌아간지 보름. 요타는 매일매일 하루도 거르지않고 이러고 있었다. 요타가 하늘을 뚫어질 듯이 노려본다고 론이나 바크가 빨리 돌아오는건 아니었지만, 차마 그런 말은 요타에게 할 수 없는 리진이었다. "알았어. 알았으니까, 적당히 하라구. 저녁 전에는 방으로 돌아가야 해?" "예.. 그럴게요." 리진은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요타를 뒤로 하고는 복도를 가로질러 갔다. 정말로 고집 하나는 대단하다니까. 비하랄트도 몇번이고 요타를 얼려붙일만큼이나 차갑게 충고를 했지만, 요타에겐 씨도 먹히지 않았다. 아주 가끔펠이 몇마디 하면 방으로 돌아갈 뿐이었다. '펠의 말은 잘 듣는단 말야.' 그 점을 이상하게 생각하며 리진은 복도의 끝에 있는 자신의 방 문 앞에 섰다. 성 안에서는 별로 할 것도 없어서 이렇게 각자 자신의 방에서 시간이나 때우다가 밤이 되면 자는게 일과의 전부였다. 리진은 내일 아침에 요타를데리고 대륙 구경이나 나가야 겠다며 생각을 하고는 문의 손잡이를 돌렸다. "....." 그러다 문득 리진의 손이 중간에서 멈춰졌다. 리진은 잠시 그 자세로 가만히 서 있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복도 저편에서 요타가 후다닥 창문에서 물러나서 계단 쪽으로 달려가는게 보였다. 리진은 재빨리 이동 주문을외웠다. 파앗! 동시에 그녀의 시야에서 짙은 갈색의 문 대신 푸른색 초원이 자리 잡았다. 이동 주문으로 단번에 성 밖으로 나온 것이다. 그녀가 땅에 발을 딛자마자뒤쪽에서 숨을 헐떡이며 요타가 달려 나왔다. "봐, 봤어요!?" "지금 보고 있어." 요타의 물음에 리진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위로 들었다. 어느새 바로옆으로 비하랄트가 나와 있었다. 셋은 함께 하늘을 바라 보았다. 멀리 하늘 위로 번쩍이는 빛과 함께 공간이 갈라지면서 시간의 흐름이 보였다. 그리고 그 바로 아래 쪽으로 천천히 지상으로 내려오는 작은 원구가 보였다. 콰앙! 갑자기 원구 위 쪽으로 위치한 시간의 흐름이 닫히면서 눈을 아프게 하는하얀 빛이 세상을 물들였다. 수천개의 번개가 동시에 쳐대는 것 같았다. 너무나 갑작스런 빛에 요타는 고개를 돌렸다가 빛이 사라지자 그때서야 눈을 떴다. 그리고 화급히 고개를 다시 하늘로 올렸다. 어느새 바로 위로 원구가 위치해 있었다. "...아.." 원구 안는 두 소년이 있었다. 그들을 확인한 요타는 눈앞이 흐려지는걸 느끼며 당황해서 얼른 소매로 눈물을 흠쳤다. 그러나 그게 화근이 되었는지눈물이 폭포수 처럼 쏟아져 버렸다. 고대로 거슬러 올라간지 16일. 일행은 정확히 자신들의 현재로 돌아오게 되었다. "다녀왔어." 바크는 결국 엉엉 울음을 터뜨리는 요타에게 싱긋 미소를 지었다.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918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 - 완결 - 상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6/09 01:46읽음:823 관련자료 없음 ----------------------------------------------------------------------------- ** DN 명령어로 다운 받아 보세요.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제 4장 < 성검전설 - 상 > ==--------------------------------------------------------------------- 조용하게 빛을 흘리며 푸른 색의 광석들은 자신들의 아래로 모여선 일행들을 느긋한 시선으로 바라 보았다. 광석의 단면 하나하나에 사람들의 모습들이 비춰져 간다. 그 중의 유난히 홀로 단면 전체를 차지한 검은 머리의사나이는 자신의 앞으로 나서는. 자신과 비슷한 기운을 흘리는 소년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렇게 해서. 돌아온 겁니다." 론은 천년 전과 똑같은 모습. 똑같은 자세. 그리고, 동일한 방에서 조금은다른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는 펠에게 천년 전으로 돌아가서 겪은 일들에대한 이야기를 끝내고는 입을 다물었다. 론과 펠의 대화를 조용히 옆에서 듣던 비하랄트와 리진은 천년전 자신들의이야기에 천년전의 그들이 미래의 자신들의 이야기를 듣고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던 것과는 다르게 무심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리진의 표정은 엘더의 이야기가 나오자 조금씩 차가워져 갔다. 그런 그녀의 변화를 눈치챈건 비하랄트 뿐이었지만, 비하랄트는 입을 다문 채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리진의 변화를 다른 사람 들은 알 수는 없었다. 펠은 론의 이야기가 끝나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보다 꽤 많은 것을 알아가지고 왔군." "한가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그럴 권리가 네게는 있겠지." 론은 펠의 허락이 떨어지자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물었다. "당신은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의지체는 세상에 유일한 단독 적인 종이라고 신. 아니, 그녀가 말하더군요." 자신들의 문제 조차 처리를 못하고 그 책임과 고통을 인간들에게 넘겨 버린건 신도 뭐도 아니다. 론은 굳이 그녀를 신이라고 높여 말을 해줄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펠은 턱을 쓰다듬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서?" "전, 당신의 아들입니까?" 펠이 나직하게 클클, 웃었다. "내 아들이라 협박을 하며 도움을 청한건 네가 아니었던가?" 바크와 론은 동시에 펠을 뚫어지게 바라 보았다. 바크는 어이가 없는 표정이었지만, 론은 점점 떨려오는 몸을 느낄 수 있었다. 론은 주먹을 쥐면서자신의 추측이 맞았다는걸 확신했다. "과거를.... 우리가 과거로 돌아갔던 일들을.. 기억. 하는 겁니까?" 펠은 턱을 괴면서 무감정한 얼굴로 론을 지그시 바라 보았다. 그리고 나직하게 대답했다. "그게 신의 슬픔이겠지. 기억을 잊는게 가능하다면 시안이 그렇게 괴로워 발버둥 치지도 않았을 터." "하지만... 그쪽 세상과 이쪽은 연결 되지 않지 않습니까?" "물론, 처음엔 연결이 되지 않았지. 그러나 너희들의 존재가 두개의 시간 을 연결했다. 세계는 시간의 뒤틀림에 스스로 모습을 변화 시켜서 너희가 과거에서 저지른 많은 일들을 시간 속에 묻어버렸지만, 우리 의지체들에 겐 그런 능력이 없으니까. 모조리, 고스란히 이 머리속에 담겨지는거지." 자신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펠이 말했다. 그는 천천히 일어서더니 자리에서 한발, 한발. 느릿한 자세로 내려왔다. 그리고 론에게 다가가더니 론을 지나쳐 가면서 말했다. "시안이 말한건 모두 사실이다. 엘라니안은 자식 따위는 만들 수 없어. 그 게 이 세계가 정한 규칙." 론은 그가 지나가자 뒤로 물러서면서 마른 침을 삼켰다. 비록 시안의 말이맞다고는 했지만, 펠은 론이 그의 아들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언급 하지 않았다. 그건 뭘 의미 하는걸까? 론은 의아해 하면서 펠의 앞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자신을 지나쳐서 뒤에 있던 일행들에게 다가가는 펠에게 물었다. "세 번째 의지라는건 뭐죠?" "몰라." 론이 당연히 그런 질문을 던질줄 알았다는 듯, 펠은 론의 물음이 끝나는순간 대답했다. 그래서 론은 잠시 당황해 했다. 펠이 연이어 말했다. "시안에게 들었겠지만, 의지란 그 의지를 어떤 방식으로던 표출하지 않으면,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있지." 느릿한 발걸음으로 한발, 한발. 일행들에게 걸어가던 펠이 마지막에 멈춘건 요타의 앞에서였다. 제 아무리 요타라 할지라도 펠을 바로 앞으로 두자잠시 머뭇거렸다. 요타는 자신을 내려다보는 펠을 조심스럽게 올려다 보았다. 요타를 바라보며 펠은 한숨 비슷한 숨을 내쉬며 말했다. "세 번째 의지가 무언가와 섞이게 되면, 그 힘은 수천. 아니, 수억에 이르 를 정도로 강해진다. 무한하다고 해도 좋겠지." "무슨.... 뜻입니까?" 바크가 펠의 안색을 살피며 작게 물었다. "세 번째 의지가 어떤 다른 의지와 섞이게 되면 엄청난 힘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요타." 갑자기 펠이 손을 들더니 요타의 어깨를 잡았다. 깜짝 놀란 요타는 멈칫거리며 몸을 움츠렸지만, 펠의 손 힘이 너무 강해서 몸을 빼지는 못했다. "이 몸 안엔 창생의 의지와. 그 정체 모를 세 번째 의지가 심어져 있지. 지금은 엘더의 저주로 창생의 의지가 완전히 봉인 된 상태지만. 만약에 그게 깨어난다면." "로무?" 론의 말에 펠은 요타를 놔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창생의 원래 힘과는 비교도 못할 힘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모조리 흡수해서 다시 창조하는 그런 의지가 만들어진다. 집도, 인간도, 동물도, 들도, 땅도, 하늘도, 공기도, 정령도. 심지어 마법이나 인간의 혼. 의지 그 자체 까지도 먹어 치워서 다시 세계를 재창조하는 괴물이." 그것이 로무의 정체? "그렇다면... 요루타 라는 것은?" 펠은 고개를 돌려서 바크를 보며 말해주었다. "파멸과 세 번째 의지가 담긴 녀석. 요타와는 완전히 반대의 성격을 가졌 지. 모든 것을 자신의 몸 속. 깊숙한 곳으로 끌어 안고 무라는 심연 속으 로 가라 앉는 의지." 그래서 요타와 요루타가 충돌한다면 그 결과는 언제나 같다.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고, 어떤 것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생성되지지도 않는다. 창조와 파멸의 충돌은 단지 서로의 의지에 동화되면서 사라질 뿐. 그러나 엘더는 무슨 일인지 파멸로서 창생을 내리 눌러버리고, 세계를 파멸시켜 버렸다. "칫." 요타는 살짝 눈을 돌려서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려 온 쪽을 바라 보았다. 리진이 인상을 찡그린채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었다. 어딜 보아도 무척 기분이 나쁘다는 표정이었다. "한가지만 더 물어보죠." 리진에 대한 생각을 채 하기도 전에 론의 물음이 다시 들려왔다. 그래서,요타는 고개를 론에게로 돌렸다. 펠은 천천히 몸을 돌려서 론을 마주 보았다. "우리가 고대로 간건 신을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신 역시 의미 상으로 는 '신'. 어째서 그때 말해주지 않았습니까?" "그랬다면 굳이 고대로 갈 필요는 없었겠지?" "....." 침묵으로 론은 펠의 말에 대답을 했다. 펠은 느긋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각오의 차이라고 해두지." "각오?" "고대를 본 적도 없는자가 고대를 이해 할 수는 없듯이. 의지를 느낀 적이 없는 자가, 의지를 조종 할 수는 없지." 바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고대에 대한 이야기는 이해가 된다. 말로는고대에 대한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어왔지만, 직접 본 고대란 것은 바크의상상을 가볍게 뛰어 넘는 엄청난 것이었다. 그런데 의지라니? 펠은 굳이 이 점에 대해서는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그대로 몸을 돌린 펠은 비하랄트를 보며 말했다. "뒷 일은 맡기겠다." 비하랄트가 묵직하게 고개를 숙였다. 과연, 고대의 가벼워 보이던 그녀와는 너무나 천지 차이의 모습이었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론은 의문을 가질수 밖에 없었다. 겨우 천년이다. 인간에겐. 엘라니안의 인간들에겐 너무나 긴 세월이지만, 만년을 넘는 세월을 살아 온 비하랄트에게는 잠깐의 순간일 뿐인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동안 그녀는 너무나 변했다. 완전히 변해버렸다는 것이 옳았다. "리진 씨." 성 밖으로 나오던 리진을 보며 론은 급히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전에는굉장히 서먹한 사이였지만, 고대에서의 일 때문일까. 별로 스스럼 없이 리진의 이름을 부를 수 있었다. 펠과 시안을 제외하면 고대에서 일행이 만난다른 사람들은 둘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나, 리진은 천년 전, 그 때와별반 다르지 않는 미소로 론을 맞이해 주었다. "무슨 볼 일이라도?" 성 문 앞의 공터. 굉장히 낯설지만, 동시에 무척이나 아늑한 장소. 깨끗하게 치워 졌었던 천년 전과는 달리 지금 공터는 오랜 시간이 흘렀음을 보여주는 듯, 나무가 자라나고, 잡초와 바위들로 더 이상 공터라고 부를 수가없었다. 론은 천천히 리진에게 다가갔다. "아까 굉장히 기분이 나빠 보이던데요." 펠과의 대화 때, 시종 뒤쪽에서 살기로 느껴질 만큼이나 싸늘한 기운을 내뿜던 리진의 모습을 똑똑히 봤었던지 론은 넌지시 그녀에게 말했다. 리진은 론의 걱정에 피식, 웃고는 고개를 저었다. "별로 아무 일도 아냐. 그보다, 짐은 챙겼어?" "짐이라고 해봐야, 가져 온건 달랑 몸 하나니.." "그런가?" 리진은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런 리진을 보면서 론은 왠지 모를아릿함을 느꼈다. 뭐랄까. 자신을 알지 못하는 자신의 어머니와 이어져 있는 사람. 그런 생각이 드니 감상적인 마음이 되어가는 기분이었다. 펠은자신을 아들로 인정하지도, 그렇다고 부정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론은 리안을 확실히 자신의 어머니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름이 같다는 것을 떠나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어머니 라는 느낌을 준 소녀였기 때문이었다. '소녀에게서 그런걸 느끼는게..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갑작스레 머리에 떠오른 생각에 론은 자신도 모르게 실소를 하고는, 그런자신을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리진에게 작게 미소를 지었다. "어머니에 대한거. 물어봐도 될까요?" "로느 아이리어에 대해서?" "리안 씨에 대해서요." 리진의 눈동자가 약간 커졌다. "만났었구나?" 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었다. 펠에게서 고대에 돌아갔을 적 이야기를 할 때에도 리안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었다. 리진은 론의 대답에 팔짱을 끼고는 론을 쳐다 보았다. 그리고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어땠어?" "어머니요?" "그래." 론은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주위를 돌아 보았다. "청소.." "응?" "청소 하는 것 밖엔 보지 못했어요." 리진은 론을 빤히 쳐다 보더니 갑자기 입을 막았다. 그녀의 작은 입을 막고 있던 손 사이로 웃음이라고 생각되는 짧막한 음성들이 튀어 나왔다. "풋.. 푸..푸. 아하하하~" 공터 사이로 리진의 웃음 소리가 길게 울려 퍼졌다. 그녀를 잠시 쳐다보던론이 약간은 굴욕적인 표정으로 물었다. "그거.. 그렇게 우스운...건가요?" "응? 아하하, 아냐아냐." 킥킥거리며 웃던 리안은 론의 물음에 론의 어깨를 탕탕 치고는 눈가에 맺힌 눈물들을 스윽 흠쳤다. 그리고는 또 한번 킥킥 웃고는 말했다. "정말 리안 답네. 리안 한테 네가 아들이란건 말했었니?" "아뇨. 그런거.. 말 할리가.. 없잖아요." "하긴. 그 녀석. 널 가진 후에 엄청나게 당황해 했었으니까. 만약에 대뜸 아들이라고 나타났으면 기절해 버렸을거야." "역시.. 부담스러웠을 까요?" "무슨 소리. 펠의 아이를 자신이 가졌다는데 황송해 하던 녀석이었다구. 아마, 제대로 널 키웠다면.." 리진은 약간 고개를 들어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녀의 미소는 시간이흐르자 쓴웃음으로 변해갔다. 리진은 자신의 머리 속에 떠오른 생각들을지우듯이 고개를 한두번 젓고는 론을 보며 물었다. "그래, 리안에 대해서 뭐가 궁금해?" 방금 갑자기 여러가지 변화를 보인 그녀의 표정은 뭘까? 론은 잠깐 딴 생각에 잠겼다가 리진의 물음에 퍼득 정신을 차리고는 말했다. "어머니는 펠의 성에는 어떻게 머물게 된거죠?" "리안 말이지? 흐음, 그게. 리안은 굉장히 특별해서 말이지. 꼭 나 때와 비슷했어." "리진 씨와?" "응." 리진이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고대에서 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 사 람들이 말한건 사실이야." 인간을 실험체로 사용한 마녀. 그것이 론이 들은 리진의 정체였다. "하지만, 그 중에서 한가지는 틀리지. 난 인간 같은걸 실험으로 쓴 적은 없거든." "없어요?" "응. 완전히 미쳐버려서 날 뛴 적은 있지만." 그녀는 베시시 웃으며 론에게 말했다. 그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지 못할 만큼이나 엄청난 마도의 자질을 가진 천재. 리진은 단시간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마도를 익히고 그걸 넘어가 스스로 현재까지 내려오던 마도의 상식을 뒤집어 버리려 했다. 즉, 새로운 마도의 개념을 만들어내려 한 것이다. 그러나, 그 연구 도중 갑작스런 실패로 그녀의 정신은 엄청난 마력에 노출되어 버리고, 그 결과 미치게 된다. 마도사들이 말했던, 인간을 실험체로 사용한 그 일이란 것은 여기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녀는 미쳐 날뛰면서 닥치는데로 인간들을 학살했다. "그러다 펠을 만나게 되었고, 녀석의 도움으로 간신히 제정신을 되찾았지." "어머니도 비슷하다는 건, 무슨 뜻이예요?" 리진은 슬쩍 옆에 있는 바위에 몸을 기대면서 말을 이었다. "리안은 특별했어. 마도의 힘과는 상관 없이 그녀는 굉장한 힘을 몸 안에 가지고 있었지. 특별히 수련을 한 건 아니야. 태어나면서 부터 그런 힘을 가졌던 거였지. 제어하지 못하는 힘이란 언제나 그렇지만, 불행을 불러와 버렸지. 리안은 제어하지 못할 힘을 가진 이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아주 고약한 어릴적 시절을 보냈어." 경험자로서 충분히 그 마음을 절감하는 론이었다. "그러다 그 녀석은 바보 같은 결론을 내렸지. 이런 힘 따위는 다른 사람들 을 다치게 할 뿐이다. 라고 말이야. 그래서 녀석은 자살을 하려고 스스로 펠의 영지로 들어왔어. 아는지 모르겠지만, 펠의 영지는 강력한 리칸들로 득실거리는 곳이야. 리안은 하루도 안되서 굶주림에 미쳐가는 리칸들에게 걸렸지." "그래서요?" 리진이 어깨를 으쓱이며 웃었다. "폭주해 버렸어." 론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리진은 손가락을 흔들며 뒷 이야기를 마져해주었다. "정신적으로 한계에 몰렸다고 할까. 거기다 죽음의 공포까지 더해지자 완 전히 머리가 돌아 버린거지. 덕분에 영지 안의 리칸들은 아마 태어나서 처 음으로 공포라는걸 느꼈을거야. 리진은 거의 한달 동안 영지 안을 돌아다니 면서 리칸이란 리칸은 모조리 잡아 죽였으니까. 펠이나 나나, 비하랄트는 진 작에 리안의 그런 활약을 알고 있었지만,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궁금해 서 그냥 지켜 봤었지. 그리고, 한달에 걸쳐 영지의 리칸들을 거의 전멸시 킨 리안은 마지막으로 이 성으로 왔어. 그리고 여기서. 지금 우리가 서 있 는 이곳에서 펠과 대치를 했었지. 한시간 정돌까? 펠을 노려만 보면 녀석 은 결국 펠의 기에 눌려서는 스스로 정신을 잃고는 쓰러졌어. 며칠이 지나서 정신을 차렸는데 깨어나서 맨 처음 한다는 말이 '죽여줘요!'라는 거였지. 그런 리안도 황당하긴 했지만, 리안에게 펠이 한마디 한게 더 걸작이었지." "뭐라고 했는데요?" 리진이 짐짓 표정을 무섭게 바꾸더니 펠을 흉내 내듯이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 "죽고 싶다면, 말리지 않겠다. 하지만 그 전에 네가 리칸들의 피로 더럽힌 마당이라도 치운 뒤에 죽어라. 였었을걸?" 슬쩍 웃으며 리진은 턱을 괴었다. "리안은 그 말에 마법이라도 걸렸는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비하랄트 가 건네준 빗자루를 가지고 마당을 쓸었지. 사실, 이미 내가 마법으로 치 워둔 상태여서 별로 더럽지도 않았지만, 그 녀석은 하루 종일 마당을 쓸 었어. 먼지 하나 남겨두지 않겠다는 모습이었지. 그리도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리진의 입가에 미소가 새겨졌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니까 점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나 보더군. 사실, 그렇기도 해. 밖의 세상에서 리안의 힘은 자칫 사람들의 목숨을 해칠지도 모르지만, 이 성에서는 그녀가 설사 전력을 다 한다고 해도 눈썹 하나 다 칠 인간은 없었으니까. 얼음짝 같던 얼굴에 웃음이 돌기 시작한건 그 뒤 로 몇년 후의 일이지." 그리고 그 뒤엔 아마도 힘을 조절 할 수 있게 되었나 보다. 마왕 펠에게도전을 하려고 무모하게 찾아온 이들의 대부분을 상대해서 돌려 보낼 정도니 분명 힘의 조절에 성공을 한 것이다. 론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쩐지 공감이라는게 갔다. 자신 처럼 몸안에 제어 할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니.. "사실 조금은 우습네. 그 리안이 하필이면 펠이랑 결혼을 하다니." "그게...왜 우스워요?" 리진이 실실 웃으며 손가락을 쳐들었다. "리안은 엄청나게 인기 많았거든." 몰랐던 사실이다. 더구나, 리안이 살던 마왕의 영지엔 인간이라고는 눈을씻고 찾아봐도 없지 않는가. 론이 어리둥절 하며 물었다. "예? 정말요?" "응. 영지 안의 리칸들은 모조리 그녀의 팬이었지. 뭐랄까. 감히 자신들은 가까히 갈 수도 없는.. 여신. 뭐, 그런 비슷한 거였어." "엥?" 론이 이해를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자 리진은 손가락을 흔들며 웃었다. "리칸들에게 있어서 힘이란 즉, 매력. 강한 자는 아름다운거지. 나나 비하 랄트도 리칸들에게 존경을 받긴 했지만, 우리 둘은 거의 신 취급을 당했 으니까 제외. 하지만, 리안의 경우 조금도 신 처럼 보이지 않잖아? 덕분 에 리안의 근처엔 언제나 매력적인 리칸들이 들끓었지. 리칸들의 우두머 리인 백룡, 마젠카이도 리진에게 몇번이나 구애를 하려고 했었으니까." "......" "즉, 잘못 했으면 넌 인간이 아니라, 리칸으로 태어났을지도 모른다는 소 리야." 굳어가는 론에게 리진이 치명타를 먹이면서 즐겁다는 미소를 지었다. 이,이 인간. 천년 전이랑 이런 면은 조금도 틀려지지 않은거 같다. "그, 그래서. 어머니는 어땠어요?" "어땠다니?" "당신들이 보기에 말이예요." "너가 보기엔 어땠는데?" 오히려 되묻는 리진의 물음에 론은 문득 입이 막혔다. 우물쭈물 말을 하지못하는 론을 보며 리진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더니 말했다. "꽤 난잡하지?" "아, 예..." "성도 꽤 더럽고." "그렇네요..." "주문 한번이면 아주 깨끗하게 치울 수 있지." 리진은 이끼가 끼고, 그것도 모자라 금이 가서 구멍이 뚫린 성을 보더니론을 돌아보며 물었다. "하지만, 그런 주문 같은건 안 사용해. 나도, 비하랄트도." 리안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더러운 공터를 바라 보았다. "리안은 우리에게 그런 존재야." 론은 아늑한 눈으로 공터를 바라보는 리진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다행이랄까. 어머니는 무척 사랑을 받는 분이셨나보다. 더러운 공터를 돌아보며론이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나중에 하루 날을 잡아서 청소라도 해야 겠네요." 리진의 입가에 싱그러운 미소가 생겨났다. "넌 정말 리안을 닮았어." 그녀의 미소 사이에 조그만 그림자가 어렸다. "그리고, 끝까지 그렇기를. 펠 따위는 닮지마." 주인이 없는 오두막 지붕에 둥지를 깐 사람 팔둑만한 감청색 새는 부리로오두막의 나무 벽을 사정없이 부리로 쪼아대며 숲 사이로 울려퍼지는 청아한 소리를 즐겼다. 평소 같았으면 진작에 푸른색 불길에 날아 들어서 자신을 내 쫓았어야 했지만, 무슨 일인지 요즘 들어서 오두막에선 아무런 기미도 없었다. 덕분에 오두막의 천장은 날카롭고, 단단하기 이를데 없는 부리에 의해서 완전히 박살이 난 상태였다. 타앙. 타앙. 타아앙. 보통 나무를 쪼을 때는 나지 않는 이 소리. 이 소리를 위해서 새는 언제나위험을 무릅 쓰고 이 오두막을 습겼했다. 그리고 지금, 이 집의 주인이 없는 동안 새는 자신의 취미를 위한 파괴의 잔혹함을 마음껏 표출하고 있었다. 부우웃. "찍?" 미친 듯이 천장을 쪼아서 구먹을 내고, 그 구멍을 점점 더 넓혀가던 새는문득 위쪽에서 묘한 소리가 들려오자 고개를 슬쩍 들어서 주변을 살펴 보았다. 이 숲에 사는 모든 새들이 그렇겠지만, 그들의 최대의 적. 원숭이녀석 때문이었다. 그들은 엄청나게 빠른 몸 동작과, 무쇠와 같은 팔로 단숨에 날아 오르는 새를 낚아 채고, 그 무시무시한 이빨로 단숨에 숨통을끊는다. 새는 조심스레 주변을 살펴 보았지만, 다행스럽게도 취미를 방해할 만한 위험스런 존재는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서 새는 안심하게 다시 천장 위로 부리를 박았다. 퍼억! 순간, 새는 자신의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걸 느꼈다. 그리고, 그 느낌을 받는 순간 새의 몸은 강력한 마력의 장에 한가운데 껴서는 말라 비틀어진 육포 처럼 납작하게 눌려버린 후였다. 오두막의 재난은 하늘에서 날아 온 빛이 오두막에 직격을 하면서 끝이 났다. "후우. 한번 이동하는게 이렇게 힘들어서야.." 오랜만에 미도의 향기를 듬뿍 들이 마시면서 론은 가볍게 한탄을 했다. 그러다가 힐끔 고개를 들어서 천장을 바라 보았다. 비하랄트의 오두막 천장이 완전히 박살이 나 있었다. 더구나 드문드문 그 구멍들 사이로 누구의것인지 모를 피가 진득하게 흘러 내리고 있었다. 그걸 본 비하랄트는 미간을 좁히며 손짓을 했다. 그러자 거짓말 처럼 천장의 구멍들이 메꾸어 졌다. "제대로 왔군." 문에서 마지막 이가 나오자 비하랄트는 정중하게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펠을 돌아 보던 론은 고개를 비하랄트에게 돌리며 물었다. "그런데, 굳이 엘라니안으로 돌아올 필요가 있는건가?" 비하랄트가 묵묵히 대꾸했다. 상당히 위협적이고 다분히 냉소를 담은 음성이었다. "펠 님께서 하시는 일이다." 그러니 어쩌라고? 론은 속으로 투덜거리면서 주변을 돌아 보았다. 방 안에는 아무런 주문도 걸려있지 않은건지 며칠만에 돌아 온 비하랄트의 오두막안은 온통 먼지 투성이었다. 과연, 어머니의 존재는 대단한 모양이었다. 세계를 뒤흔들 마도사들에게 직접 방을 청소할 부지런함을 주다니... "춥네요.." 요타는 자신의 입에서 하얗게 올라오는 김을 보고는 말했다. 그제서야 바크는 자신의 숨에서 하얀 김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여태껏 몰랐는데 어느새급격히 올라간 방 안의 온도 때문에 창문엔 하얗게 김이 서려 있었다. 론은 주먹을 쥐고, 그 안에 입김을 불어 넣으며 바크에게 물었다. "이제 겨우 6월인데?" "미도도 이상 기온의 영향력 안에 들어간건가. 추운걸 보니 순서가 한번 돌았나 봐." 자신들이 고대로 돌아가기 전에 폭염과 폭설이 이 대륙을 덥쳤었다. 그리고 지금 추운걸 보면 이미 폭염은 지나간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이번엔폭설의 차례. 이런 추위도 이해가 갔다. 생각에 잠기던 론과 바크는 비하랄트와 리진의 시선이 문쪽으로 향하자 곧고개를 들어서 문을 바라 보았다. 문 밖으로 인기척이 느껴졌다. 문의 손잡이가 돌아가면서 그 사이로 낯익은 얼굴이 나타났다. "아, 역시." 문을 열고 들어 온 기렌은 방 안에 모여 있는 일행을 보고는 반가운 기색을 짓더니 중앙에 있는 론에게 깊숙하게 고개를 숙였다. "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입니다." 론이 머슥하게 볼을 긁적이자 기렌은 연이어 그녀의 스승과. 스승의 선배에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요타와 바크에게 간단하게 인사를 건냈고, 마지막으로 펠을 보았다. "아, 안녕..하십니까. 처음 뵙겠습니다." 굉장히 놀란 얼굴이긴 하지만, 오히려 이쪽이 놀랍게도 기렌은 능숙하게펠에게 인사를 건냈다. 하지만, 펠은 그런거엔 조금도 관심이 없는지 기렌의 인사에 짧막하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기렌은 펠에게 줄곧 신경을쓰면서 론에게 말했다. "참, 론 님. 저택이 완공 되었습니다." "뭐, 벌써?" 벌써라고는 하지만, 저택이 부서진지 한달이 훨씬 넘었다. 그 동안 시간이마치 계곡의 바람 처럼 흘러 버려서 한달이란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렀는지 론은 놀라고 말았다. "전 저택과 규모도 더 크고, 몇가지 시설도 들여 놓았는데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네요." 기렌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펠이란 무지막지한 존재감으로 제대로 말 조차 못할 테지만, 기렌은 그런 존재감에 조금도 눌리는 모습이 아니었다. 과연, 그 기네아의 누나하는 것은 아무나 하지 못하는 것이다. "참, 그리고 손님이 오셨습니다." "손님?" 기렌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타지에서 오신 분인데, 용케 저택까지 찾아 오셨더군요. 론 님을 뵐 때까 지 돌아가지 않겠다고 하셔서 지금 저택에 모시고 있습니다." "언제 왔는데?" "그제 저녁에 왔습니다." "이름은?" 기렌은 고개를 저었다. "저희들에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시던데요." "흐음. 누구지?" 론은 머리를 긁적이면서 뒤쪽에 있는 바크를 쳐다 보았다. 그러나 바크도모른다는 표정을 짓는건 마찬가지였다. 론은 이번엔 비하랄트에게 시선을옮겼다. "우린 그럼 저택으로 가보겠어. 당신들은?" "우리도 가겠다." 뭔가 눈치를 챈 듯이 비하랄트는 무표정한 얼굴로 짧막하게 대답했다. 론은 비하랄트를 잠시 쳐다 보다가 기렌에게 말했다. "알았어. 지금 올라갈테니 저택에 귀한 손님 하나가 갈거라고 전해줘." "손님요?" "이 쪽." 론이 펠을 가리키자 기렌이 조심스러 물었다. "뭐라고 전하죠?" 론은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너희들이 원하고 원하던. 그 절대의 존재." "네?" 론은 스윽, 기렌을 쳐다 보며 짧막하게 끊어 말했다. "펠. 말이다." "예?.. 예에!?" 놀라워하는 기렌에게 론은 퉁명스레 말했다. "초대 펠리어즈가 모두 살아있으니, 초대 펠이 다시 살아 났다는게 그렇게 놀라운건 아니잖아." 기렌은 힐끔 펠을 쳐다 보았다가 그와 눈이 마주치자 황급하게 고개를 깊숙히 숙였다. 그리고는 뒷걸음으로 뒤로 물러났다. "그, 그럼. 저택에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제 아무리 기렌이라고 해도 이번 것엔 꽤 놀란 모습이다. 기네아 녀석. 엄청나게 기뻐 하겠군. 미도의 전 주민들도 좋아하겠지. 펠의 힘을 이어 받은 자신이 아니라, 펠 본인이 미도에 고귀하게도 강림을 해 주셨으니 말이다. 미도의 사람들 마음 따위와는 다르게 펠의 생각은 어떤지 알 수가 없지만. "자, 올라가죠." 론은 모두를 돌아보며 말했다. "눈...." 요타는 오두막에서 부터 저택으로 올라가는 길지 않은 오르막 길을 오르며하늘을 보았다. 우중충한 회색 하늘에서 작게 포개진 물의 입자들이 하얗게얼어서는 느릿느릿 바람을 타고 떨어지고 있었다. 손을 든 요타는 자신의손에 한송이의 눈이 떨어지자 작게 손을 움츠켰다. 요타의 체온에 눈은 요타의 손에서 한방울 물방울로 변했다. 폭설이 시작 되려면 아직 더 시간이 걸릴거 같았다. 폭염. 폭설. 다시 폭염. 그리고 폭설이라. 지금쯤 하와크는 완전히 혼돈 상태겠군. 하늘을 보며 바크는 이런 상황에서 하와크의 백성들 생각을 하는 자신에게실소를 하고 말았다. 작은 싸리깨 눈은 일행들의 옷에 조그만 물기를 주는 정도 밖에는 하지 못했다. 그리고 일행은 저택에 도착 했다. "호오." 새롭게 지어진 저택을 보며 론이 작게 감탄성을 내질렀다. 전보다 조금 커진게 아니라, 확실하게 커져 있었다. 높이는 거의 1.5배나 높아졌고, 폭이나 두께도 그 만큼 커져 보였다. 그리고 그런 저택의 앞으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였다. 아마도 일행들을 맞이하려고 나온 사람들 같았다. 바크와 론은 그 사람들 중에서 유난히 어깨가 넓고 키가 큰 사나이를 볼 수 있었다. 그의 얼굴을 확인한 둘의 눈이급격하게 커졌다. 둘의 입에서 그의 이름이 동시에 튀어 나왔다. "하슈바츠 로야크!?" 그러나 둘의 외침은 갑자기 바로 옆에서 터져 나온 다른 음성에 그대로 묻혔다. "시아아아아아안!" 콰아아앙! 순간, 엄청난 마력의 소용돌이가 일어나면서 론과 바크. 그리고 요타는 자신들의 몸이 허공에 떠 있는걸 알았다. 단숨에 셋은 눈이 조금씩 쌓여 있는 땅에 내동댕이 쳐졌다. 그리고 폭발적으로 소용돌이 치는 마력과. 그마력에 휘날리며 광란의 춤을 보여주는 눈꽃들을 하얀 그림자가 두개로 갈라 버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리진이었다. "시안!!" 리진은 다시 한번 소리 치면서 하슈바츠 로야크에게 돌격했다. 그녀의 눈은 거의 광기에 덥혀 있었다. 아니, 광기 이상의 분노가 그녀의 눈을 붉게빛냈고, 그녀의 입에서 피가 터져 나올 만큼의 커다란 외침을 토하게 했다. "커헉!" 단숨에 수십여 미터를 날아간 리진은 한 손으로 격하게 로야크의 목을 후려 잡았다. 로야크는 리진 보다 두배는 커다란 덩치였지만, 너무나도 간단하게 리진에게 목을 잡혔다. 더구나 리진의 힘에 무릎을 꿇고는 리진의 가느다란 손을 두 손으로 붙잡았다. 리진은 그대로 로야크의 목을 꺽어버릴생각이었다. "리진!" 꿈틀. 리진의 행동이 갑자기 멈춰졌다. 리진은 분노로 핏줄이 돋아난 눈을뒤로 돌렸다. 놀랍게도 시종 얼음과 같은 차가운 모습을 보여주기만 하던펠이 앞으로 나서며 리진을 큰 소리로 부른 것이었다. 리진은 펠을 마주보면서 팔에 더욱 힘을 넣었다. 우드득. 목뼈가 분질러지는 소리와 함께로야크는 자신과 비교해 삼분지 일도 안되는 소녀의 팔에 죽을 듯이 괴로워 했다. 로야크와 함께 나왔던 저택의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돌발 상황에당황했지만, 그 누구도 리진의 행동을 막을 수는 없었다. "멈추십쇼, 리진!" 보다 못한 비하랄트가 이동의 주문으로 단숨에 리진의 뒤로 다가왔다. 리진은 시선은 펠에게 계속 둔 채로 점점 손아귀에 힘을 넣었다. 리진의 얇고가느다란 손가락들이 두꺼운 근육으로 뭉쳐진 로야크의 목을 점점 파고 들어갔다. 마력도, 어떤 특수한 힘도 아니었다. 순수한 리진의 손 힘이었다. "리진!" "닥쳐!!" 비하랄트의 외침과 거의 동시에 리진이 소리 쳤다. 리진의 외침은 마력을담아서 근거리에 있던 비하랄트의 몸을 사정없이 찢어 놓았다. 강렬한 마력의 뒤틀림에 빠져버린 비하랄트의 한쪽 팔과 왼쪽 옆구리가 걸레짝 처럼찢겨지면서 비하랄트는 뒤로 나가 떨어졌다. 주문도, 마력도 움직이지 않고 단지 살기라는 힘 만으로 이뤄낸 결과였다. 땅에 나동그라진 비하랄트는 정신체임에도 불구하고 걸죽하게 피를 토해냈다. "컥.. 크헉!" 비하랄트가 당하자 저택의 사람들은 물론 론과 바크. 그리고 요타까지도경악을 했다. 비하랄트가 누군가? 미도의 숨은 지배자이자, 고대에 조차그녀를 막아 설 수 있는 자가 없는 존재다. 그러나, 리진은 그런 비하랄트를 말 한마디로 전투 불능의 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리진은 살기 하나 만으로 인간을 죽일 수 있다는 듯한 시선으로 펠을 노려보았다. 펠은 제자를 바라보며 나직하게 말했다. "놔줘라." 우드득. 정적 속에 소름을 돋게 하는 소리만이 울려 퍼진다. "지금 녀석을 죽여봤자, 헛된 일이다." 콰드득! 리진의 손가락이 로야크의 목 살을 찢고, 그 안으로 파고 들더니뼈를 쥐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목을 이루는 뼈들이 박살이 나는 좋지못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로야크는 완전히 정신을 잃은 듯한 모습이었다. 아니, 저항을 포기한 모양이었다. "리진!" 갑자기 펠이 소리를 쳤다. 하지만, 리진도 지지 않고 소리쳤다. "닥쳐! 닥쳐! 닥쳐! 이 놈은 죽인다! 죽이겠어! 누가 뭐라고 해도 이 놈은 절대로 용서 못해! 말리는 놈은 그 누구라도 죽이겠다! 설사 네 놈이라도 말이다!" "...." 쿠구구구. 펠의 얼굴이 일그러짐과 동시에 주위로 무시무시한 살기. 아니,살기 이상의 어떤 기운이 퍼져 나갔다. 론은 그 섬뜩한 느낌이 뭔지 금방알 수 있었다. 예전에 목을 잃고, 유령 처럼 몸이 없던 리진이 자신을 인질로 잡고 펠에게 다가오지 말라고 소리 칠 때, 펠이 리진에게 풍겼던 바로 그 느낌이었다. 살기를 넘어선 어떤 힘. "그 손. 지금 당장 놓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 펠은 화를 내지도. 분노 하지도 않았다.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그러나 거기서 나오는 파멸의 의지는 주변에 있는 인간들을 까마득한 절망의 구렁텅이로 한꺼번에 내몰아 버리는 듯 했다. 오직, 론과. 바크. 그리고 리진 만이 당당하게 펠을 노려 보았다. 몸이 없었을 당시, 리진은 펠의 이 기운에 압도를 당해서 싸움 한번 하지못하고 쓰러졌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당당하게 펠의 기운을 맞서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기운을 밀어냈다. "엘더를 죽인 이 놈을 살려주라는 거냐? 이 녀석을 죽이는게 아무런 의미 도 없다고? 네 놈에겐 엘더가 아무런 의미도 없는거냐!!" "....." 펠은 말 대신 행동으로 대답을 했다. 펠은 조금도 미동을 하지 않았지만,갑자기 대기가 뒤틀리더니 단숨에 로야크의 목을 쥐고 있던 리진의 손목이우득. 기묘한 소리를 내면서 돌아갔다. 도저히 인간이 스스로 돌릴 수 없는 각도였다. 한바퀴 거꾸로 돌아간 손목은 기어이 늘어지다 못해 살을 찢어 버렸고, 단숨에 손과 손목을 분리시켰다. 피가 터져 나오면서 리진의손이 찢겨지며 잘려나갔다. "그게. 네 대답이냐." 보통 인간이라면 그 끔찍한 고통에 팔을 부여잡고 비명을 지르며, 나아가정신까지 잃어 버렸겠지만, 리진은 비명은 커녕 상처를 돌보지도 않았다. "그래. 이런 자식에게 화풀이를 해봐야 소용 없겠지." 리진은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로야크의 목 안으로 다섯 손가락을깊숙히 꿰놓어 놓고 그의 목에 달라 붙어 있던 리진의 손이 갑자기 빛의입자가 되어가면서 사라져 버렸다. 어느새 리진의 손은 원상태로 돌아왔다. 간신히 숨통이 트인 로야크는 쿨럭. 크게 기침을 하면서 땅에 털썩, 주저 앉았다. 리진은 고개를 숙인 채로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네 놈이...." 리진의 몸에서 무럭무럭 살기가 치솟아 올라왔다. "한번만 말해줬으면.." 그리고 리진은 펠을 노려 보았다. "네 놈이 단 한마디만 그 아이에게 말해 줬으면." 리진의 손아귀에 빛의 원구가 생겨나면서 원구의 주위로 얇은 고대어의 띠가 수십개나 생겨났다. 그 띠의 사이사이로 또 다른 원구가 생겨나고, 그원구마다 또다시 고대어의 띠가 만들어 졌다. 마치, 장인이 만들어낸 정교한 시계의 태옆이 돌아가는걸 보는 듯 한 광경이었다.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아니, 그런 내색이라도 한번 보였다면!" 콰아앙! 리진의 몸을 중앙으로 반경 수십여 미터가 마력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단숨에 파여졌다. "그 아이의 마음을 한번만이라도 보아 줬다면!!" 그리고 리진은 그 소용돌이 사이에서 정확히 펠을 노려서 손을 내밀었다. 리진은 격하게 소리치며 만들어낸 주문을 앞으로 방출했다. "엘더는 그렇게 비참하게 죽지 않아도 됐단 말이다!!" 눈부신 빛의 장렬한 기둥이 리진의 앞에서 부터 뻗어 나갔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만들어낸 주문의 위력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위력으로는자신의 앞에 서 있는 자에게 조금의 타격도 주지 못하는 것도 알고 있었다. "....." 빛의 기둥은 펠의 몸과 충돌을 하는 순간, 갑자기 빛이 으스러 들면서 펠의 앞에서 봄의 잔바람 처럼 흩날리며 사라져 버렸다. 펠은 조용히 리진을바라 보았다. "할 말은. 다 한거냐?" "......" 모두는 이제 펠이 리진을 공격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펠은 리진이 침묵하자 한 쪽에 쓰러져 있는 비하랄트에게 시선을 옮겼다. "비하랄트." 비하랄트는 스승의 부름에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본체는 공격도 당하지않았지만, 이 정도로 괴로워 하는걸 보니 리진의 실력은 감히 비하랄트가상대하지 못할 정도의 경지인 모양이었다. 비하랄트는 간신히 일어나서는고개를 숙였다. "예." 펠은 리진의 뒤에 쓰러져 있는 로야크를 턱으로 가리켰다. "치료해줘라." "....예." 비하랄트 역시 로야크를 치료해줄 마음 같은건 조금도 없었던지 잠시 머뭇거렸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펠은 천천히 발을 옮겨서 비하랄트에게 치료를 받는 로야크와, 그 옆에 조용히 서 있는 리진을 무심히 지나쳐 갔다. 펠이 저택으로 다가가자 기렌이 재빨리 그에게 고개를 숙이고는저택의 안으로 그를 안내 했다. 리진은 펠의 모습이 저택 안으로 사라질때까지 집요하게 그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펠은 리진의 시선 따위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듯 철저하게 무시하면서 저택 안으로 사라졌다. "제길.." 리진은 주먹을 쥐더니 거칠게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렸다. "제길!" 그리고 그녀는 성큼성큼 저택의 반대편. 즉, 내리막길을 걸어갔다. 얼마나분노를 한건지 그녀의 몸 주위로 마력이 맴돌면서 근처의 눈들을 모조리녹여버렸다. 그녀는 그렇게 펠에게. 그리고 그에게 아무런 상대도 되지 못하는 자신에게 화를 내면서 내리막길을 내려갔다. 곧 그녀의 모습이 내리막길 사이에서 사라져 버렸다. 론은 갑작스레 일어난 일에 당황한 채로 있었지만, 곧 찹찹한 표정을 지었다. 바크 역시 마찬가지였다. 리진과 비하랄트는 엘더의 보모였다. 특히, 리진은 엘더를 굉장히 아꼈다. 그러나 엘더는 펠과 시안으로 인해 죽게 되었다. 리진이 펠에게 악감정을가지고 있었던 것도 당연했다. 단지, 힘의 차이를 알고 여태껏 아무 소리않고 있다가 시안을 보자 그게 폭발을 한 것이었다. 론과 바크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비하랄트에게 치료를 받고 있는 로야크에게 다가갔다. 보통 인간이었다면, 진작에 죽었을 치명적인 상처였지만,신인 그에겐 별로 대단한 상처도 아니란 듯이 로야크는 비하랄트에게 치료를 받으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일행들을 바라 보았다. 론이 작게 물었다. "시안?" 로야크의 입가에 무심한 미소가 떠올랐다. "오랜만이군. 정확히 천백하고 이십년만인가." 론은 로야크의 턱을 걷어 찰까. 생각을 하다가 그만 두었다. 그래서 선수를 빼앗기게 되었다. 조용히 다가온 바크가 그대로 로야크의 가슴을 발로걷어차 버린 것이었다. 바크는 땅에 쓰러진 신을 바라보며 옆에 있는 론과 비하랄트 조차도 생소함에 놀랄 만큼이나 차가운 눈으로 말했다. "검이 없는걸 다행으로 생각해.." 로야크는 흙이 묻은 가슴을 털어 내면서 바크를 보고는 피식. 웃었다. "건방진 피조물이군." 리진은 저택에서 불같이 분노를 터뜨린 후에 화를 주체하지 못했는지 어디론가 가버려서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펠 역시 리진의 행동이나, 혹은그녀의 외침 때문인지 홀에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일행은 펠과 리진 없이 시안과 마주하게 되었다. 비하랄트가 단단히 주의를 주어서 저택 홀에는 일행과 비하랄트. 그리고 하슈바츠 로야크만이 나오게 되었다. 홀 한편을 온통 차지하는 수십개의 거대한 유리창들. 창 밖으로 탁 트인언덕 아래의 전경과, 그리고 그 위로 떠 있는 우중충한 회색 구름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창 턱에는 며칠 전부터 내리기 시작한 싸리 눈들이 드문드문 모여서 먼지 처럼 쌓여 있었다. 낮임에도 불구하고 홀 안은 주황색 빛을 일렁이는 초들이 십여개 이상켜졌다. 확실하게 굳어진 가운데 흔들리는 촛불에 의해 조금씩 일렁이는그림자를 바라보던 요타는 슬쩍 시선을 옮겨서 익히 알고 있던 사나이. 하지만, 처음 보는 그의 모습을 바라 보았다. 하슈바츠 로야크. 포르 나이트 최강의 사나이. 그리고 동시에 이 세계의반을 만들어낸 신. "오랜만이라고 하지는 못하겠군." 시안은 하마터면 리진에게 목이 송두리째 뜯겨 나갈 뻔 했음에도 불구하고태연하게 일행들의 화를 돋구는 말을 해댔다. 아마도 지금 처럼 펠이 리진의 행동을 막아 주리라는 것을 확신했던 모양이다. 론은 이를 갈면서 로야크를 노려 보았다. 펠과 같은 엘라시안이니 그녀 역시 천년전. 고대에서의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어째서 우리 앞에 나타난거지?" 자신들의 창조주이건, 세계의 개척자이건 론이나 바크에겐 시안에게 존칭을 써줄 마음 같은건 털끝만치도 없었다. 그래서 바크는 싸늘한 어투로 시안에게 물었다. 시안은 느긋한 눈길로 바크를 쳐다 보더니 대답했다. "어째서가 아니다. 때가 되었으니 나타난거 뿐이야." "때?" "그래. 엘더로 인해 멈춰졌던 운명의 시간이 다시 제 자리를 찾아가는 그 시간이 드디어 찾아온거지." 요타를 바라 보면서 시안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엘더와 요타가 계약했던 17년의 시간이 흘렀다." 론과 바크. 그리고 요타의 표정이 거의 동시에 굳어졌다. 그리고 시안은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연이어 말했다. "이제 남은 시간은 한달. 엘더와의 계약이 깨어지고, 요타의 몸 속에서 잠 자고 있는 세 번째 의지와 창생의 힘은 격렬한 충돌과 더불어 너희 인간 들이 로무라 부르는 존재로 변해가겠지." 특히 요타의 얼굴이 핼쓱해졌다. 한달 후,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 없이 자신의 몸 안에서 세상을 멸망시킬 지도 모를 괴물이 튀어 나온다면 그 누구라도 당황 할 수밖에 없을거다. 바크는 미소를 짓는 시안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 넣고 싶다는 생각을 내리누르면서 물었다. "막을 방법은...?" "막을 방법?" 시안이 바크를 보더니 냉소를 지었다. "막을 방법이라. 이미 알고 있을텐데?" 바크는 주먹을 쥐면서 시안을 노려 보았다. 그녀의. 아니, 그의 말대로 바크는 그 방법을 알고 있었다. 요타를 죽인다. 그러면 17년간 다시 로무는잠이 들게 된다. 하지만, 그런건 아무런 결론도 내놓지 못한채로 일을 뒤로 미루는 것 뿐이다. 바크가 물은건 완전한 해결책이었다. 로무가 다시는깨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 "요타를 죽일 생각이냐." 신은 바크를 보며 비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물었다. "그 말은. 즉, 레아드를 되살리기 싫다는 말로 들어도 되는 건가?" "....뭐?" 난데 없이 레아드의 말이 나오자 론의 표정이 단숨에 바꼈다. 론은 시안을노려 보며 사납게 외쳤다. "방금 그 말 무슨 뜻이지?" "레아드를 살릴 생각이 없냐는 말이다." 론의 물음에 가벼운 어투로 대답한 시안은 자신을 노려 보는 론과 바크를보며 말했다. "너희들. 레아드를 구할 생각이지? 하나만 물어보지. 어떻게 레아드를 구 할 생각이냐?" 론은 당장에 대답을 하려다가 콱. 입이 막혔다. 세 번째 의지를 사용해서. 그리 대답을 하려고 했지만, 그제서야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것이었다. 세번째 의지를 사용해서? 그것이 뭔지도 모르고, 그 불가능을 이룬다는 힘이어떤 상황에서 일어나는지도 모르는데? 정확히 그 점을 꼬집고 나온 시안이었다. 시안은 둘이 머뭇거리며 아무런말도 하지 못하자 비웃음을 던지며 다시 물었다. "세 번째 의지가 뭘 의미하는지 조차 모르면서, 그걸 사용해 레아드를 구 할 생각이었나. 역시, 나이에 비해 생각이 깊긴 하지만 어린 애들이군. 방법을 안 것과, 그것을 실천하는데엔 꽤 많은 차이가 나는 것을 모르는 건가." "그래서.. 어쨌다는거야?" 론이 앙칼지게 소리치자 시안은 도리어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 "내가 가르쳐 주겠다는거다." "뭐?" 의아해 하는 론에게 시안이 느긋하게 말했다. "가르쳐 주겠다. 너희들의 그 소중한 레아드를 구할 방법을." 셋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설마 시안이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론은 다급하게 시안에게 소리쳤다. "바, 방법이라고?" "방법을 알고 있어!?" 바크가 연이어 시안에게 소리쳤다. 시안은 슬쩍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고개를 돌려서 가슴 위로 두 손을 모으고 서 있는 요타를 바라 보았다. "그래. 알고있다." 론은 자신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러다가 갑작스레 느껴진 차가운 서릿발 같은 살기에 행동을 멈추고는 고개를 옆으로돌렸다. 바크가 등을 꽂꽂이 세운 채로 시안을 노려보고 있었다. 시안은바크를 마주 보면서 입술을 길게 늘어 뜨렸다. "뭐가 또 문제인가. 니아 바크 군?" "네 놈이 무슨 이유로 우리들에게 레아드를 구할 방법을 알려주겠다는 거 지?" 시안은 입술의 끝부분을 위로 치켜 올리며 팔짱을 꼈다. "아아, 그게 궁금하신 건가. 하긴, 내 말을 의심하는건 당연한 거겠지. 나 도 그걸 이해 못하는건 아니다." "그런데?" 물어오는 바크를 향해 시안은 차가운 눈빛을 빛내며 대답했다. "너희들에게 레아드를 구할 방법을 말해주는건 네 의심대로 순전히 내 욕 심 때문이다. 하지만, 레아드를 구할 방법을 속이는건 아냐." "어째서지?" "이유 말이냐? 간단해." 시안은 한쪽 손으로 론을 가리켰다. "첫번째 이유는 펠이 날 방해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손은 바크에게로 이동했다. "그리고 두번째 이유는 요루타를 다룰 수 있는게 네 녀석 뿐이기 때문이 다." 론은 시안의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바크는 묵묵히 시안을 쳐다 보았다. 요루타가 자신의 손에서 발동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방금 전에 시안이 했던 말은 그것과는 좀 더 다른의미였다. 엘더의 피를 이어 받은 이라면 누구던지 요루타를 다룰 수 있다. 그게 아니었던가? 엘더의 피가 단 한방울이라도 흐르고, 그게 조건이 된다면 요루타를 다룰수 있는 인간은 이 대륙안에 깔리고 깔렸다. 그러나 시안은 오직 바크. 혼자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무슨 의미인가? "아무래도 이해를 못 하는군." 시안은 자신의 말 처럼, 의아한 표정을 짓는 론과 바크를 보더니 천천히숨을 들이 마셨다. 그리고 설명을 해 주었다. "천년 전. 너희들이 고대로 온 적이 없는, 나의 현재였던 시절." 시안은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천년 전. 시안은 펠의 도움으로 엘더를 만들어 냈지만, 엘더에게서 아무런것도 얻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펠의 시야가 닿지 않는 에렝므시란의 깊숙한 곳에서 요타와 요루타를 만들어 내었다. 그 둘의 힘을 증폭 시켜서 엘더에게 영향을 주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 일에는 펠의 도움이 필요했다. 요타와 요루타가 뿜어내는 힘은신이라는 시안 조차도 제어를 할 수가 없을 만큼이나 너무나 거대했다. 그리고 무엇 보다도 엘더가 완강하게 시안의 뜻에 반항했다. 그래서 시안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계획을 펠에게 말해 주었다. 하지만, 펠은 시안의 계획을 단번에 거부했다. 더 이상 펠에겐 세 번째 의지라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그러나, 시안은 포기하지 않았다. 몇번이고 그녀는 펠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펠은 그때마다 철저하게 시안을무시했다. 그래서 시안은 끝끝내 마지막 방법을 택해 버렸다. 로무. 그 당시 인간들의 언어로서 끝없는 식욕이란 뜻. 무한의 입과, 무한의 식욕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먹어 치운다는 괴물. 시안은 단독으로 요타를 폭주 시켜 버렸다. 그 전까지 엘더와 같이 이성을 가지고 있었던 요타는 자신의 몸 안에 있던 창생의 의지와 세 번째 의지가 충돌을 하면서 그대로 이성을 잃어 버리고, 몸이 붕괴 되었다. 폭주한 요타는 몸 안에서 미친 듯이 날뛰는 창생의 의지에 따라서 세상을파괴하고, 다시 재 창조를 위해 몸을 움직였다. 신을 뛰어 넘은 인간들에게 파멸의 시간이 도래한 것이다. 요타는 그 무엇으로도 막지 못했다. 대륙의 끄트머리에서 생겨난 요타는세상의 모든 것을 흡수했고, 몸을 불려가면서 세계를 먹어치워 갔다. 아무런 형태도 없는 연기와 같은 모습이었지만, 그 연기에 닿는 모든 것은 소멸되었다. 막을 수도. 저항 할 수도. 없앨 수도 없었다. 동부의 절반이 요타에게 먹히고 난 뒤에, 시안은 펠을 찾아갔다. "이제, 어떻게 할 거지?" 자신을 죽이려는 리진과 비하랄트를 무시하며 시안은 펠에게 물었다. 펠은한참을 생각했다. 리진과 비하랄트는 펠에게 절대 허락하지 말라고 소리를쳤지만, 결국 펠은 리진의 뜻에 동참을 하기로 했다. 시안은 그 뒤로 엘더에게 몇번이고 요루타로 요타를 해치우라고 강요를 했지만, 엘더는 요루타의 엄청난 힘에 겁을 먹은 상태여서 계속해서 그녀의뜻을 거부했다. 그러나, 펠까지 가세해서 강요를 하자 결국엔 그들의 뜻을이겨내지 못하고 요루타를 잡고 말았다. 이론 적으로 요루타와 요타의 힘은 50대 50. 둘이 충돌을 한다면 엄청난힘이 터지겠지만, 그 힘은 완벽하게 균형을 맞추면서 엘더의 몸 안쪽에서잠들어 있는 세 번재 의지를 깨울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엘더는 완벽한 세번째 의지의 엘라시안. 즉, 의지체로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시안은 자신의 계획에 확신을 가졌다. "그리고 그 날이 왔다." 엘더가 요루타를 가지고 마물 로무를 검 안에 봉인했다는 그 날. 세계 멸망의 바로 그 날. 이론은 이론으로 끝나고 말았다. 엘더는 요루타의 제어에 실패를 했고, 엘더의 힘을 등에 업은 요루타는 요타와 더불어 전 세상에 퍼져 있는 모든생명체를 자신의 안으로 빨아 들여 버렸다. 세계를 멸망 시키는 거대한 빛의 향연이 끝나고. 그리고 그 다음 순간 엘더의 앞으로 보인 것은 끝없이 펼쳐진 허무의 공간. 정적이었다. 여태껏 침묵을 지키고 있던 비하랄트가 눈을 작게 뜨며 말했다. "그래. 정적이었지. 바람의 정령 조차 모조리 사라져 버려서, 세상은 살아 있다는 아무런 모습도 없었다. 그 흔한 바람 조차 불어오지 않았지. 그리 고 엘더는 그런 세상을 며칠이나 바라 보았다. 며칠이고. 그 모습을 평생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듯이." "감상적이군." 만약에 지금 말했던게 비하랄트가 아닌, 리진이었다면 이번에야 말로 시안은 목이 완전히 절단 났겠지만, 다행스럽게도 지금 말을 한건 비하랄트였고 리진은 이 곳에 없었다. 비하랄트는 자신을 비꼬는 시안에게 흥, 짧게냉소를 던졌다. 시안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다. 엘더는 실패를 했다. 그러나, 시안은 자신의 뜻을 조금도 굽히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녀는 더 불타올랐다. 실패의 원인은 의심할 여지도 없이엘더였다. 엘더가 요루타의 제어에 실패한 것 뿐이지, 그녀의 계획엔 조금의 오차도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계획을 이루기 위해서 다시 한번새로운 '엘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펠에게 갔다. 그의 도움으로 새로운 엘더를 만들어 이번에야 말로 성공하리라.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는 펠의 성으로 갔다. "으아아아아아아악!"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는 정신이 붕괴한 엘더를 볼 수 있었다. "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 땅에 머리를 쳐 박은 채로. 머리를 두 손으로 쮜어싸고 엘더는 미친 듯이땅에 머리를 부딫혔다. 머리가 깨어지면서 피가 터져 나왔지만, 엘더는 완전히 미쳐 버렸는지 그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만약 시안이 그런 엘더를보고 조금이라도 미안한 기색을 보여줬더라면 그 이후의 일이 그런 방향으로 틀어지진 않았을 거다. 시안은 태연하게 발광하는 엘더를 지나쳐서 펠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펠에 게 새로운 엘더를 만들어내서 또 다시 실험을 하자는 말을 했다. 하지만,그녀는 미처 깨닫지 못한게 있었다. 그녀가 성에 나타나서 부터, 그녀에게무럭무럭 살기를 내뿜는 리진을 그녀는 완전히 잊고 있었다. 시안의 입에서 실험이라는 단어가 튀어 나오는 순간. 리진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스로의 의지로 폭발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신의 모든 힘을이끌어서 시안을 공격했다. 그리고 기어이 펠의 앞에서 시안의 몸을 몇천몇만갈래로 찢어버리면서 도륙해 버렸다. "사실 중도에 펠이 말려주리라 생각을 했지." 시안은 그 당시의 일이 머리 속에 떠오르는건지 비웃음으로 보이는 미소를지었다. "그러나, 펠은 리진을 멈추게 하지도. 날 도와주지도 않았다. 그때 알게 되었지. 펠의 도움으로 새로운 엘더를 만들어내게 하는건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이야. 펠 역시 무척 화가 난거 같았거든. 그래서 난 수를 바꿨다. 그대로 리진에게 죽어줬지. 아니, 제대로 상대를 했다고 해도 내가 이겼 을지 어떨지는 모르니 죽었다는게 맞겠군." 그리고 그 뒤로 다시 시안이 의지의 힘으로 인해 세상에 나타난건 수십년이 지난 후였다. 엘더가 펠을 시켜서 리진을 죽이고, 그리고 펠을 검 속에봉인한 후의 시대. 엘더가 리안에게서 태어난 펠의 두 자식 중에 한 아이를 비하랄트에게 맞겨서 엘라니안으로 데려온 후의 시대. 시안은 조용히. 시대의 그림자에 숨어서 엘더를 지켜 보았다. 그리고 비하랄트의 눈에 들키지 않게 몸을 숨기며 엘더에게 접근을 했다. 그 당시 엘더는 완전한 인간이었다. 그러나 엘더는 거의 미치광이의 상태였다. 시안은 그런 엘더에게 한 인간여성의 몸을 빌려서 다가갔다. 우연을 가장한 운명 적인 만남. 그녀는 헌신적으로 엘더의 아픈 상처를 치료해 줬다. 파편 처럼 조각난 기억들을 잊게 해주었다. 엘더는 그 여성을 통해서 자신의 정신을 붕괴시키는 수많은 악몽들을 잊어갔다. 결국. 엘더는 그녀를 사랑하게 되고 결혼을 하게 된다. 그리고 두명의 아이가 태어났다. "마... 말도....안돼.." 론과 바크는 차마 시안을 노려 보지도 못했다. 론이 간신히 물었다. "에.. 엘라시안은 아이를 낳지 못하잖아?" "그래. 우린 아이를 낳지 못하지. 하지만, 엘더와 결혼을 한건 보통 인간 의 계집 아이였다. 아이를 낳지 못할 이유가 없지." 단지 자신이 뒤에서 인형 처럼 조종하는 것 뿐. 론과 바크를 앞에 두고 시안은 태연스럽게 말을 이었다. 그렇게 해서 시안은 자신의 목적대로 엘더의 피를 이은 아이를 얻게 되었다. 이제 모든건 갖추어졌다. 요타를 다시 붕괴시켜서 엘더의 피를 이어 받은후손 하나를 골라 요루타를 사용하게 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안의계획은 엘더의 급작스런 행동으로 모두 틀어지게 되었다. 엘더가 요타와 계약을 맺은 것이었다. 17년의 계약. 17년이 지나지 않는동안은 폭주를 하지 않고 인간의 몸으로 지내겠다는 그 계약에 요타는 아무런 생각도 없이 덜컥 허락을 하고 만다. 그리고 인간으로 태어난 요타를죽이는 일은 비하랄트가 맡게 되었다. 시안으로서는 비하랄트는 가능하면싸우고 싶지 않은 상대였다. 비록 리진 보다는 떨어진다고 해도, 그녀가본체를 이끌고 덤빈다면 확실히 거북한 상대였다. 그래서 시안은 비하랄트가 방심을 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그녀가 방심을 하는 순간, 요타를훔쳐서 17년간 비하랄트를 피해 도망을 다닐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녀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다. 40대에 들어서서비로서 엘라니안에 인간들이 살아갈 터전을 완벽하게 닦아 놓은 엘더가사랑스러운 그녀의 아내와. 자식들을 놔두고 덜컥 자살을 해버린 것이었다. 이유는 하나. 자신의 피와 의지로서 요루타를 봉인하기 위해서. 비하랄트는 당황해하는 론과 바크. 그리고 요타에게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 음성엔 비하랄트 치고는 상당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엘더는 알고 있었던거다. 자신의 아내가 신의 장난감이라는 걸 말이지. 그래서 조용히 그녀의 뜻을 따르는척 하다가 마지막에 그녀의 꿈을 모조 리 박살내 버렸다. 평생을 신에게 시달린 엘더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복수였지." "그래. 그래서 이렇게 날 천년이나 기다리게 했지." 신은 비하랄트의 말에 조금도 화를 내거나 어투를 바꾸지 않았다. 수천만. 아니 그 이상의 세월을 살아 온 그녀에게 천년이라는건 눈깜짝할 사이였을것이다. 엘더의 필사의 반항이란 겨우 그녀가 하품을 하는 사이 동안 일을멈춰 놓은 것 뿐이었다. 엘더의 자식들은 시안의 보호 아래 잘 번식했다. 그녀에게 엘더의 피를 이어 받은 자들은 어디까지나 계획을 위한 도구들에 지나지 않았다. 그녀는엘더가 만들어낸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인간들이 번식할 수 있는 최대한의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 날이 오기까지를. "그 날?" 물어오는 론을 보며 시안은 미소를 지었다. "비하랄트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는 날 말이다." 비하랄트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몸을 움찔, 움직였다. 시안은 그런비하랄트를 밝게 빛나는 미소로 바라 보았다. "비하랄트가 천년간 품 속에서 숨겨 놓은 펠의 아이. 즉, 로느 아이리어 펠. 너를 꺼내 놓을 그 날을 기다렸지. 리진은 펠에 대한 복수심으로 언 제 폭주를 해버릴지 모르는 상태. 그리고 내가 뒤에서 호시탐탐 칼을 갈 고 있으니 비하랄트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을 할 수가 없었을거다. 불가항 력으로 그녀는 펠을 깨워야만 했지. 그리고 엘더와의 약속대로 네 부름이 없는 한 펠은 검 안에서 나올 수가 없었다." 론의 눈동자가 심하게 떨리는 가운데, 시안은 양팔을 벌리며 자신에게 축복의 빛이 쏟아지는 듯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결국 비하랄트는 너를 품 안에서 내놓았다. 시간을 멈추게 해서 그 동안 아기인 채로 잠들어 있던 너를 깨운거야." "......." 비하랄트는 입술을 깨물었다. 시안은 그런 그녀를 보며 즐겁게 미소를 지었다. "넌 펠이 뭐라고 하던, 비하랄트에게 있어서 펠의 피를 이어 받은 단 하나 뿐인 아이. 그래서 비하랄트는 나에게서 널 지키기 위해 미도에 강력한 결 계를 만들어 내었다. 본체를 이용한 엄청난 결계였지. 하지만, 그 대가로 비하랄트는 본체를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면.." 바크는 시안의 말에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는지 입을 벌렸다. 시안이 칭찬을 하 듯이 바크에게 시선을 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난 비하랄트가 움직이지 못하는 사이, 다시 태어난 로무. 즉, 요타 를 얻게 되었다. 폰이라는 사나이를 이용해서 말이지." 론이 다급히 외쳤다. "설마, 폰이 비하랄트를 속이기 위해서 대신 놔둔 아기는... 비하랄트가 죽인게 아니었단 말이야?" "그래." "그렇다면.. 책도?" "아아, 책도 내가 놔둔거였지. 내 뜻대로 조종하기 위해서 약간의 거짓을 적어서 만든 책이었다. 녀석은 책의 내용을 철썩 같이 믿었지. 그리고, 내 바램대로 요타를. 아니, 레아드를 데려가서 키웠다." 바크는 전율 했다. 몸이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로 덜덜 떨렸다. 고대의 이야기를 하거나, 엘더의 이야기를 할 때는 분노가 치밀었지만, 그 이야기들이 그대로 이어져 내려와 바로 17년전. 레아드에게까지 이어져 내려오자분노는 공포로 바뀌고 말았다. 도대체... 도대체가... "하나.... 묻겠어." 바크는 간신히 입을 열어서 말을 했다. 몸은 주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떨렸지만, 모두의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자 기분이 조금은 가라 앉는 듯 했다. 자신이 무슨 질문을 할지 다 아는 듯한 표정을 짓는 시안에게 바크는마른침을 삼키며 간신히 물었다. "설마...내가.. 레아드를 만난 건.." "내가 뒤에서 조작을 했는지 궁금한거냐?" 재빠르게 바크의 말을 가로채서 시안이 먼저 말했다. 바크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론 역시 자신과 크게 관련이 된 물음이라 그런지 시안을 뚫어지게 노려 보았다. 둘의 그런 시선을 받으며 시안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글쎄. 어떨까?" 은근슬쩍 대답을 돌리던 시안은 둘이 사납게 자신을 노려보자 팔짱을 끼며말했다. "굳이 대답을 들어야 하는건가? 하지만, 미안하게도 대답을 해주진 않겠어. 괜히 신의 장난질이라며 레아드를 구하는 것을 포기라도 하면 곤란해지거 든." "무슨... 소리야?" "말 그대로다." 시안은 재빠르게 말을 이었다. "요타를 손에 넣기는 했지만, 여전히 요루타는 엘더의 피와 의지로 봉인이 되어 있는 상태. 더구나, 요루타는 오직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 그 래, 너의 손에서 밖에 발동하지 않았지. 내게는 너의 힘이 간절하게 필요 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론. 네가 있다면 펠이 나서서 내 일을 방해하진 않겠지. 아니, 아까 본것 처럼 펠은 오히려 리진을 막아 주었다." 펠이나 리진이 나선다면 시안은 자신의 뜻을 이룰 수 없다. 그러나, 론의존재로 인해 펠은 시안을 간접적으로 돕게 되는 것이었다. "......" 바크는 주먹을 쥔 채로 시안을 노려 보았다. 그리고는 속에서 끓어 오르는분노를 간신히 내리 누르면서 물었다. "그래서, 레아드를 구할 방법은?" 시안은 깜빡 잊고 있었다는 표정을 짓더니 미소를 지으며 설명했다. "그래, 전부 설명해 줬으니 이젠 그걸 말해줘야 겠군." 시안이 슬쩍 손을 들더니 요타를 가리키며 말을 했다. "너희들도 알다시피 요타는 창생과 세 번째 의지로 이루어진 몸이다. 만약 요타가 오직 창생의 의지로 만들어진 존재였다면 레아드라는 것은 애초부 터 세상에 나타나지도 않았겠지. 그러나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요타의 몸 속에서 또다른 의지가 생겨났다. 그것은 인간들에게 가끔 나타나는 다 중 인격과는 전혀 다른 것이야. 완전히 다른 의지지. 한 몸에 두개의 영 혼이 살게 되었다고 생각하면 될거다. 그렇게 된 이유는 너희들도 잘 알 고 있겠지?" "세 번째.. 의지?" 시안은 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세 번째 의지. 그것이 레아드를 만들어 낸 것이다. 하지만, 요타가 깨어나면서 레아드는 소멸하고 말았지. 그리고 너희는 지금 그 레아드를 다시 살리려고 한다. 자, 어떻게 해야 할까?" 둘은 대답하지 못했다. 시안은 둘의 침묵을 가만히 한참 동안 지켜 보았다. 그리고 그 침묵의 끝에서 론이 뭔가 말을 하려고 할 때. 갑자기 입을 열어서 말했다. "먼저 원인을 알아야 하는거지." 론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시안을 쳐다 보더니 짧막하게 자신의 심정을털어 놓았다. "뭐?" 시안은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는 론에게 차가운 빛을 흩날리는 시선을 던지며 자세하게 설명 해 주었다. "어떤 현상이 일어났고, 그 현상을 다시 일어나게 하려면 어째서 그런 현 상이 일어났는지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세 번째.. 의지 때문이잖아?" "그 세 번째 의지가. 뭐가, 어떻게 움직여서 레아드가 생긴거지?" 역시나 이번에도 론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뒤에서 침묵으로 둘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만 있던 바크는 한가지 결론을 내리며 입을 열었다. "가능성?" "비슷해." 바크에게 손가락 하나를 치켜 세우며 시안이 대답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불완전성. 더 나아가 말하자면 불안전성. 다시 말하자면, 혼돈." 시안이 치켜 든 손을 흔들자 그녀의 손 위로 하나의 작은 구슬이 생겨났다. 곧 구슬의 옆으로 또 다른 구슬이 생겨났고, 그 옆으로 또 구슬이 생겨났다. 구슬들은 작은 벽이 있는 둥그런 원판 위를 천천히 돌아 다녔는데 벽에 부딫히면 다시 각도가 꺽이면서 다른 쪽으로 튕겨 나갔다. 그리고 공들끼리 부딫히면서도 각도가 바뀌었다. 점점 공의 숫자가 많아지면서 공들의 속도가 빨라졌다. 그리고 이윽고 귀를 막고 싶은 생각이 들 만큼 엄청난 수의 공들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속도로 원판 안을 돌아다녔다. 쟁반 만한 원판이었지만, 원판에서 들려오는 엄청난 충돌 소리들은 흡사 지진이라도 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리고 그 소리는 시간이 흐를 수록 점차 가속되더니 기어이 한계점에다달했다. 부딫히는 소리들이 연결이 되면서 하나의 음을 이루는 순가, 원판 위로 하나의 공이 폭발 하듯이 튕겨 올라왔다. 신은 천장에 부딫히고는떨어지는 공을 손으로 받아 내며 짧막하게 말했다. "예측할 수 없는 혼돈에서 일어난 일." 절대로 공은 위로 올라올 수 없게 만들어진 원판 위에서 수많은 가능성들이 충돌하고, 충돌한 결과, 하나의 공이 위로 치솟아 올랐다. 신은 자신의 손에 잡힌 작은 빛의 구를 론과 바크에게 보여줬다. "이게. 레아드다." 너무나 태연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말을 해서 론과 바크는 시안을 멍청한얼굴로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시안은 그런 둘에게 물었다. "이 공을 다시 원판 안에 놓고 또다시 돌렸을 때, 공이 튀어나올 확률은?" "...적겠지." 론의 대답에 신은 연이어 물었다. "그 적은 확률을 충족시키며 아까 그 공이 튀어 나올 확률은?" "거의... 없겠지." "만약 원판이 무한대로 크고, 공의 갯수 역시 무한대로 많다면?" 론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방 안에 있는 모두는 답을 알았다. 무한대. 다시 그 공이 뽑힐 확률은 0에 가깝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불가능.'이다. 신은 론의 침묵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금 너희들이 하려는 행동은 바로 그런 짓이다."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싶은거냐?"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절대로 레아드를 다시 못본다고 자신있게 말 할수 있다는거지." "일반적인 방법?" 시안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원판을 툭, 바닥으로 떨어 뜨렸다. 그러자원판은 중간에서 기울어졌고, 그 안에 있던 구슬들이 와르르, 소리를 내면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원판이 땅과 충돌하면서 몇 개를 제외한 구슬들은전부 홀의 대리석 위를 요란한 소리를 내며 굴러가 버렸다. "아까 내가 보여줬던 구슬은 어디에 있지?" 론은 자신의 발 밑으로 굴러온 구슬들을 보며 넌지시 대답했다. "아마도... 밖에...." 시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원판 안에 남겨져 있는건 겨우 네개. 백개가 넘는 구슬이 떨어졌으 니 확률로 따진다면 당연히 그 구슬은 원판 밖에 있을거다." "무슨 의미지?" 물어오는 론에게 시안은 간단하게 대답했다. "혼돈이 크면 클수록 거기서 얻어지는 결과는 많다는 거지." 시안은 일행들을 돌아보며 물었다. "너희들은 가장 커다란 혼돈을 알고 있겠지?" 바크는 떨리는 눈으로 시안을 바라 보았다. 이건가.. 이게 녀석이 노린 건가? 론은 마른침을 삼키며 나직하게 물었다. "요루타와... 요타의 충돌?" 시안은 미소를 지었다. "날 도울 필요는 없다. 너희는 너희의 할 일만 하면 되는거야. 필요한건 내가 모두 도와줄테니까." 전율이 몸을 강타했다. 론과 바크는 자신도 모르게 몸서리를 치면서 시안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시안은 그런 일행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어느새 저택에 돌아온건지 저택 뒤 쪽의 창고에서 바크는 창고 벽에 기대선 리진을 발견했다. 리진은 술병이라고 생각되는 짙은 갈색 병을 들고는묵묵히 땅을 내려다 보다가 발소리가 나자 고개를 들고는 바크를 쳐다 보았다. 그녀가 피식 웃다가 바크의 시선이 자신의 손에 가 있다는걸 알아채고는 머슥하게 웃었다. "아, 미안. 말도 안하고 창고 안에서 몇개 가져왔어.." "아뇨. 괜찮습니다." 어차피 론의 것이고, 아마 론이 알았다고 해도 화를 내지는 않을거라는 생각에 바크는 고개를 저었다. 리진은 이미 상당량의 술을 마셨는지 얼굴이울긋불긋했다. 그리고 그녀의 옆으로 꽤 많은 수의 술병들이 나뒹그루고있었다. 힐끔 훔쳐 본 술병에 적힌 이름은 시드델. 뒤탈이 없는게 좋긴 하지만, 상당히 독한 술이다. "이런.." 술병을 모두 비웠는지 리진은 술병을 한번 흔들어 보고는 옆에 내려 놓았다. 그리고 손에 잡히는데로 아무 술병이나 집어 들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빈 병이었다. 리진은 몇개 병들 더 보았지만, 그것들 역시 이미 마신건지 모두 빈 병이었다. 바크는 십여개가 넘는 술병들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은 물론이고, 론도 저 정도를 마시면 완전히 인사불성이 되어버릴 것이다. 엘빈 누나를 나중에 소개시켜 줄까. 바크가 그런 생각을 하는데 리진이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그러다 휘청거리더니 앞으로 넘어지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깜짝 놀란 바크는 급히 그녀의어깨를 부축했다. "과하게 마시신거 같은데요." "응? 아아, 좀 심했나." 몸은 이래도 정신 쪽은 말짱한 모양이었다. 발음도 정확했고, 의식도 뚜렸했다. 리진은 바람에 흔들리는 듯 몸을 느릿하게 흔들다가 뒤로 물러나더니 벽에 몸을 기댔다. 그리고는 주르륵, 벽에 등을 기댄 채로 천천히 미끌어져서 땅에 주저 앉았다.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자신의 다리 사이의 땅을 바라보던 리진은 흐느적 거리는 손을 들더니 자신의 옆자리를 가리키며 짧막하게 말했다. 감히 반항할분위기는 아니어서 바크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산뜻하진않지만, 취할 듯이 향기로운 알콜의 독한 향이 풍겨왔다. 그리고 정적으로 향하는 침묵이 주변으로 내려 앉았다. 점점 저물어가는해는 회색 구름에 가려져 거의 보이지 않았다. 주변이 천천히 어두워져갔다. "그 녀석.. 말이지." 문득 리진이 중얼거렸다. 혼잣말 같아서 바크는 대답을 하지는 않았다. 리진은 중얼거렸다가 잠시 말을 멈추었고, 다시 시간이 흐르자 입을 열었다. "엘더는 말이야..." 리진이 천천히 고개를 들더니 뒤쪽 창고 벽에 머리를 기댔다. 그리고 회색구름 사이로 흐릿한 빛을 뿜으며 천천히 저물어가는 태양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처지를 알고 있었어." 리진은 길게 한숨을 내쉰 다음에 작게 투덜거렸다. 욕설인듯 했는데, 고대어여서 정확히 뭐라고 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갑자기 리진이 킥, 허무에 찬 웃음을 짧게 터뜨리더니 한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빌어먹을..." 그려는 다시 한번, 말했다. 아니, 소리쳤다. "빌어먹을!" 창고 앞으로 펼쳐진 저택 뒤쪽의 평야로 리진의 외침이 짧은 메아리를 만들어내며 울려 퍼졌다. 바크는 조용히 리진을 바라 보았다. 리진은 이 정도로 엘더를 소중하게 여겼던 것인가. 그래서 그 분노로 신을 죽일 만큼이나. 그녀는 그 정도로 엘더를 좋아했던 것이다. 그리고 바크가 고대에서 본 리진과 엘더의 모습은 그게 사실임을 말해줬다. "너.. 엘더의 후손이라고 했지..?" 갑작스레 리진이 물었다. 바크는 긴장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리진이 피식 웃었다. "하나도 안 닮았어." "...당연하죠.." 수십대가 지났는지 얼굴이 닮을 수가 없지. 리진은 바크의 퉁명스런 대답에 킥킥 웃고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갑자기 그녀의 눈에 진지함이 베어들었다. "바보..." 그녀의 눈에 쓸쓸함이 녹아 들었다. "바보 같은 자식.." 그녀의 눈에 아릿함이 내려 앉았다. "마지막까지 그렇게 바보 처럼 살다가 죽어버리다니..." 리진은 숨이 끊어질 듯한 긴 한숨을 내쉬었다. 바크는 묵묵히 그녀를 바라보다가 작게 입을 열었다. "아까.." "....." "아까 펠 님한테 하셨던 말씀.. 무슨 뜻이었나요?" 시안을 처음 봤을때 분노하던 리진이 펠에게 마구 소리를 질렀던 상황을회상하며 바크는 물었다. 리진은 바크의 물음에 잠시 바크를 쳐다 보더니고개를 다시 앞으로 돌렸다. 그리고 중얼거리듯 말했다. "엘더가 요루타로 요타와 싸워야 했다는건 알아..?" "예. 들었습니다." "엘더는 그 일을 하기 싫어했어." 그것 역시 시안에게서 들었었다. 리진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말로 하기 싫어했지. 그 착한 아이가 그렇게 완강히 고집을 부릴 수 있 다는데 모두 놀랐을 정도였으니까." "요루타가 그렇게 다루기 힘든 물건입니까?" 분명 요루타에서 엄청난 힘을 느끼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다루기 힘들다고느낀 적은 없었다. 바크의 물음에 리진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사실 그것도 이유가 되긴 하지만... 진짜 이유는 아냐. 엘더는 싫 었던 거지. 고집이었어." "고집?" "그래. 자신이 시안의 말 처럼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는걸 주장하기 위해서. 그래서 엘더는 끝까지 시안의 말을 듣지 않았지. 그러면서 엘더는 펠에게 의지했어. 엘더는 펠에게.... 뭐랄까. 부모를 느꼈거든. 아니..." 리진이 고개를 저었다. "그 이상의 감정이었지. 처음엔 자신과 똑같은 기운을 내뿜는 펠을 단순한 부모로 생각을 했었어. 하지만, 아무리 엘더가 녀석에게 잘 보이려 해도 펠은 단 한번도... 단.. 한번도 엘더를 쳐다보지 않았지. 그런데도 엘더 는 펠을 좋아했어.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 좋아한다는 감정이 약간 이상하게 변했지. 어긋났다는게 맞을거야. 아무리 좋아한다는 감정을 보 내도 상대는 받아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 감정은 받아주는 이 없이 점점 더 커졌지. 나중에 가서 엘더는 자신이 펠을 좋아하는건지 미워하는건지 조차도 이해를 하지 못하게 되었어. 삐뚤어진 사랑이었지." 리진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보라빛 머리를 쓸어 넘겼다. 그리고 무릎을 모아서 그 위로 얼굴을 묻었다. 그 사이로 작게 리진의 음성이 들려왔다. "엘더에게 있어서 펠이란 신이었어. 아버지였고. 모든 것이었지. 나 따위 는.... 정말 나 따위는 그 둘의 사이에 끼어 들수도 없을 만큼이나.. 엘 더는 펠에게 매달렸어. 그리고 결국 일이 터졌지." 시안이 끝끝내 일을 저지른 것이다. 요타를 폭주 시켜서 세상을 멸망의 구렁텅이로 밀어 내었다. 그리고 그녀는 펠에게 물었다. 이젠 어쩔테냐. 리진은 이를 갈면서 말했다. "그 머저리 자식은.. 결국, 시안의 청을 들어줬어. 그리고.. 그리고.." 리진의 몸이 작게 떨렸다. 옆에 있던 바크가 침을 넘기며 자기도 모르게몸을 보호하려고 손을 들어 올릴 만큼이나 강렬한 살기가 무럭무럭 리진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녀석이... 끝내. 말했지.. 아무런 감정도 없는 얼굴로." 요루타를 들어라. "그 말... 그 뿐이었어." 엘더는 마지막까지 믿었던 펠에게서 그 말을 듣는 순간. 모든걸 포기하고말았다. 자신이 살아온 이유도. 그간 시안에게 저항하던 의지도. 그리고자신이 살아가야할 목적도. 단지 신을 위해 만들어진 도구. 엘더는 스스로에게 그 사실을 인정시켜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엘더는 요루타를 잡았다. "평소 때도 제어 할 수 없던 그런 요루타를 그 정신으로 잡았으니.. 제대 로 일이 될리가 없었지. 펠은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엘더에게 요루타로 요타를 공격할 것을 강요했다. 그리고 세계는 멸망.. 바크는 리진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신이란 것은이렇게 잔인한 것들인가? 인간의 삶이란 것이 녀석들의 기분 하나에 따라서 이렇게 처참해져야 하는건가. "엘더는. 어떻게 되었죠?" 리진은 짧막하게 대답했다. "미쳤지." 그녀의 눈에 살기가 드러났다. "미치지 않을 수가 없었겠지. 그 착한 아이가.. 자신의 손으로 세계의 모 든 생명들을 죽여버렸으니. 미치는게 오히려 다행이었어." 미치지 않았다면 엘더는 진작에 자살을 했을 것이다. 리진은 복수의 심정으로 괴로워 하는 엘더를 펠에게 보여줬다. 그러나.. 리진은 자신의 생각이 종이짝 처럼 얇팍하고 하찮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펠은 그런 엘더를 보고서도 전혀. 조금도 반응하지 않았다. 엘더가 고통에내지르는 괴성도. 눈에서 흐르는 피눈물도. 펠은 마치 엘더라는 존재가 보이지 않는 듯이 엘더를 보지 않았다. "완전히 머리가 돌아버려서 펠에게 덤비려는 순간.. 시안이 찾아온거지. 그리고 녀석이 다시 새로운 엘더를 만들자는 소리를 하는 순간. 정신을 잃어버렸어. 깨어나보니 너덜너덜해진 녀석의 머리통을 들고 있더군." 해가 저물어서 주위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으로 휩쌓였다. 저택에서흘러나오는 울긋불긋한 조명의 빛이 희미하게나마 사물을 구별 할 수 있게해줄 뿐이었다. 리안은 술이 깨었는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자신을 따라 일어서는 바크에게 등너머로 말했다. "시안은 이번엔 너희를 이용할 목적이다." "아.. 예. 알고 있습니다." 리진은 고개를 돌려서 바크를 쳐다 보았다. 아니, 맹렬한 살기가 담겨진눈으로 노려 보았다. "지지마라." "...." "신에게 먹히지 마." 그것이 자신이 저지른 실수 였듯 리진의 나직한 음성엔 그녀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 "놈들에게 지면 남는건 죽어서도 잊지 못할 후회와 원한뿐이다." 달조차 구름에 가려진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 리진의 눈동자가 빛났다. "설사 죽는다 해도, 지지 마라." 강철 조차 녹아 내려버릴 것 같던 폭염이 지나가고, 이번엔 눈물 조차 얼려 버리는 폭설이 이어진다.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이상 기온에 당황했다.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인가? 어째서? 의문은 의문으로 끝나고, 당황은 다시 한번 폭염이 찾아오자 절망으로 바뀌었다. 폭염과 폭설은 몇주일을 간격으로 계속 일어났다. 그리고 불길한소문이 떠돌기 시작했다. 모란의 어느 산이 난데없이 폭발하면서 근처 여섯개의 도시를 모두 불태워버렸다고 한다. 라하트의 어느 항구 도시가 거대한 파도에 의해서 흔적도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소문은 불안을 낳았고, 그 소문이 진실이라는게 밝혀지자 불안은 공포로바뀌었다. 하와크 전체를 강타한 엄청난 대지진. 수많은 건물이 무너졌다.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아이들이 보는 동화책에서나 적혀 있던 수많은 천재지변들이 지금. 대륙을 사정 없이 난도질 해댔다. 인간으로선 도저히 반항 할 수도. 대항 할 수도 없는 자연의 오만적인 힘과 능력. 그 앞에 대륙의 인간들은 절망 밖에 할 수가 없었다. 한해 농사를 망친 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생존이 목적이 되었다. 대륙 전체가 혼란의 도가니로 빠져 들었다. 이곳 저곳에서 멸망론이 기세를 타며 생겨났다. 그리고 말도 안되는 그들의 교리에 의해 집단 자살극이일어났다. 그리고 그와 반대로 집단 학살극도 벌어졌다. 세계의 멸망을 눈앞에 둔 인간들은 인간의 탈을 벗어버리기라도 한 듯이 광란의 세계로 빠져 들었다. 하와크의 수도. 넬신. 성지라 불리우는 이 도시 역시 대륙이 흘러가는 방향에서 별로 어긋나지는못했다. 수도 이곳 저곳에서 살인이 벌어졌고,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엽기적인 사건들이 일어났다. 수도의 치안을 맡고 있는 병사들은 그런 사건들을 직접 목격하면서 인간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삶의 의욕을 포기하고, 짐승이 되기를 자청한 인간이란 이미 인간이 아니었다. 하와크의 자랑이라던 엘리도리크는 수도의 치안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울 지경이었다. 그러니 그런 엘리도리크 조차 없는 다른 도시들은어떤 상황인지 차마 상상도 가지 않았다. "계엄을 선포 합시다! 더 이상 어떤 방법이 있단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계엄 밖에 이제 남은 수가 없습니다!" "그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 들이요! 계엄이라니? 계엄이라니! 성지 안에 군대를 들여 놓자는 소립니까?" "상황이 상황이니 그럴 수 밖에 없지 않소." "그럴 수는 없소! 계엄이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 시끌벅적. 회의실은 대신들의 고함 소리로 귀를 막고 싶다는 충동이 버럭치밀어 오를 만큼이나 시끄러웠다. 계엄을 해야 한다는 쪽과 그건 안된다는 쪽으로 갈려서 나뉘어진 대신들은그야말로 사력을 다해서 목청 높혀 외쳐 대었다. 국왕의 자리에서 그들을 가만히 지켜 보던 노인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바크에게서 국왕의 대리를 명받은 재상. 켈프힌 아함트였다. "계엄, 계엄 밖에 없소!" 벌써 며칠이나 된 싸움이지만, 결론이 나질 않고 있었다. 천상 결론은 자신이 내려야 할 듯 싶었다. 켈프힌은 끄응. 길게 한숨을 내쉬며 길다란 테이블 양쪽으로 나뉘어 격렬한 토론을 벌이던 대신들에게 입을 다물라는 말을 하려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사를 가는건 어떻겠습니까?" 싸움이라고 밖에 표현 할 수가 없는 격한 대화들 사이에서 유난히 귀에 들어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들 자신들의 대화에 정신이 팔려 있어서 아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한 모양이지만, 켈프힌인 그 말을 확실하게 들었다. 그리고 그 목소리의 주인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켈프힌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어느새 반쯤 열어진 문 사이로 모습을드러내고 있는 소년에게 외쳤다. "폐하!" 찬물이라도 맞은 듯이 갑자기 회의장의 소란이 한순간에 멎었다. 삿대질을하며 성지의 고귀함을 역설하던 대신들과 그에 맞서 계엄 밖에 방법이 없다고 소리를 지르던 대신들은 토끼 눈이 되어서는 갑작스레 소리를 지른켈프힌을 쳐다 보았다. 그리고 동시에 그들의 시선이 켈프힌이 보고 있는장소. 즉, 회의장으로 들어 오는 문으로 향했다. 거기엔 그들이 가장 두려워 하면서, 동시에 경외하는 존재. 하와크 정통 국왕인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가 서 있었다. 깜짝 놀란 대신들이 우루루 자리에서 일어서서 고개를 숙였다. "폐하..." 바크는 느릿한 걸음으로 회의장 안으로 들어오면서 모두를 돌아 보더니 마지막에 켈프힌에게 시선을 멈추었다. 바크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고생 많으셨겠습니다." 켈프힌은 묵묵히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바크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바크는그런 켈프힌에게 슬쩍 고개를 숙여 보였다. 자신이 없는 동안 자리를 대신맡아줬던 그에게 하는 감사의 뜻이었다. 켈프힌을 옆에 대동하고 바크는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테이블 양쪽으로도열을 해서 자신을 바라보는 대신들을 한번 돌아보고는 느긋한 얼굴로 말했다. "다들 오랜만이오." 바크의 말에 대신들은 모두 고개를 숙였다. "폐하, 이런 시기에 무슨 일로 궁을 비우셨던 겁니까?" 한 중년의 사나이가 물어왔다. 바크는 그를 보며 싱글, 미소를 짓더니 대답했다. "개인적인 일이라 굳이 대답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보네. 그냥, 나라 안을 시찰하고 왔다고 해두지." 그리고 바크는 모두를 돌아보며 물었다. "그래, 현재 상황은 어떻소?" 론을 대신해서 새로운 재무 대신의 자리에 오른 반백발의 노인이 고개를숙이더니 대답했다. "절망. 그 말 밖에는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하와크 각지의 도시. 마을에서 공포에 빠진 많은 백성들이 반미치광이가 되어 폭도로 돌변하 고 있습니다. 더구나 멸망론을 들고 나온 시커닐이라는 자가 이런 상황 을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멸망론이라. 과연." 바크는 턱을 괴고는 피식. 웃었다. 신이 인간들에게 살기 위해 발악을 하라는 이유로 만들어낸 재앙들이다. 이겨내지 못한다면 멸망이겠지. "그런데, 폐하." 뒤에 있던 켈프힌이 조심스레 바크에게 물었다. "아까 전. 이사를 가자는 말은 무슨 뜻이옵니까." 다른 대신들은 듣지 못했지만, 켈프힌은 그 말을 확실하게 들었고, 거기에의문을 가진 상태였다. 켈프힌과 바크를 제외한 대신 전원들은 켈프힌과바크를 영문을 모르겠다는 눈으로 쳐다 보았다. 바크는 그런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느긋하게 의자에 등을 기댔다. 그리고팔짱을 끼며 켈프힌을 포함한 모두에게 말했다. "말 그대로요. 이사를 가자는 거지." 켈프힌의 얼굴이 꿈틀. 흔들렸다. 한 대신이 급하게 소리쳤다. "처, 천도를 하자는 말씀입니까?" "그래." 바크는 당황스럽게도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대신의 물음에 답해주었다. 대신들은 그런 바크에게 뭐라 말할 수 없이 기묘한 표정으로 시선을 보냈다. 각지에서 폭도들이 날뛰고, 하늘에선 폭염과 폭설이 차례를 바꿔대며대지를 강타한다. 더구나 산이 폭발하고 대지가 갈라지는 이 마당에 갑자기 왠 천도란 말인가? "이.. 이유가 뭡니까!?" 대신들의 발악적인 물음에 바크는 태연하게 대꾸했다. "넬신은 너무 낡은거 같지 않소? 천년이나 된 도시니 슬슬 새롭게 바꿔보 는 것도 좋은거 같은데." "......." "경들의 생각은 어떻소?" 그대로 경들의 생각이 터져 나왔다. 그것도 여러 곳에서 동시에. "말도 안되는 소립니다!" "절대 따를 수 없습니다! 재고를 하여 주십시오!" "이 상황에 천도라니, 백성들이 뭐라 생각을 하겠습니까?" "폐하! 재고를!" "재고를!" "폐하!" 시끄럽게 회의장으로 울려 퍼지는 대신들의 고함 소리를 무시하고, 바크는슬쩍 고개를 돌려서 자신의 오른쪽 뒤에 서 있는 켈프힌을 바라 보았다. 놀랍게도 그는 묵묵히 입을 다문채로 단 한마디로 하지 않고 있었다. "재상은 왜 아무런 말씀도 안 하시는 겁니까?" 바크의 물음에 켈프힌은 조용히 바크를 바라 보았다. 그의 얼굴엔 당장이라도 고함을 지르고 싶다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놀랍게도 그는 그런 감정을 속으로 내리 누르며 작게 바크를 불렀다. "폐하." "예?" "무슨 생각이 있으신 겁니까." 바크는 픽. 웃더니 켈프힌에게 물었다. "절 믿어 주시는 겁니까?" 켈프힌은 무섭게 굳어진 얼굴로 대답했다. "원래 이런 상황에서 국왕을 보좌하는 신하라면 마땅히, 국왕을 폐위 시켜 서라도 말도 안되는 짓은 막아야 하겠지만." 켈프힌은 조용히 시선을 앞으로 향했다. "지금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당신 하나 뿐이군요. 마음대로 하십시오." 믿어 줄테니 마음껏 재주를 피워서 지금 상황을 처리하라는 뜻이었다. 바크는 켈프힌에게 작게 고개를 숙여보이고는 고개를 앞으로 향했다. 대신들은 아직 까지도 자신에게 뭐라뭐라 소리를 쳐대고 있었다. 바크는 한번 숨을 크게 들이 마시더니. 회의장을 가득 채운 소음이 단숨에 가라 앉을 만큼의 소리로 말했다. "천도는 삼일 후부터 시작하여 열흘안에 끝내겠소. 새로운 수도를 짓는 동 안 넬신의 주민들은 모두 넬신에서 50km이상 떨어진 도시들에서 머물게 될 것이오." "폐, 폐하!?" 경악성들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바크는 그런 그들의 경악을 단숨에 눌러버릴 듯한 압도적인 박력과. 살기로 뒷 말을 이었다. "따르지 않는 자는 자리에서 물러나라. 아무런 불이익도. 어떤 피해도 주지 않을테니까. 단, 천도를 막겠다며 뒤에서 일을 꾸미는건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 만일 그런 생각을 품은 자가 있다면 미리 가족을 포함한 삼족들에 게 사죄를 하고 일을 벌여라. 혼란을 일으키는 자는 그의 가족은 물론이고 삼족을 모두 잡아서 처형시키겠다." 모두의 얼굴이 핼쓱해졌다. 뒤에 있는 켈프힌 역시 바크가 이런 말을 할줄은 몰랐기 때문에 당황한 모습이었다. 그런 모두들 보며 바크는 이번엔나지막하게 말을 했다. "이번만은 내 말을 믿고. 그리고 따라주기 바라오." 바크의 입가에 쓴웃음이 맺혔다. "미친 왕의 미친 짓도 이게 마지막이 될테니까." 아연해진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대신들에게 바크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어 주었다. 대신들은 복잡한 얼굴들이 되어서는 서로들 뭐라고 작게 의견을 주고 받았다. 바크는 그런 사이 시안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로무가 나타나는 장소?" 저택에서 시안과의 대화를 할 때. 시안의 말에 론이 되물었다. 시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답했다. "그래. 그 장소는 애초부터 정해져 있으니까 어디서 갑자기 튀어 나올지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장소라니?" 바크의 물음에 시안은 느긋한 미소를 지으며 바크를 바라 보았다. "너희들이 부르는 로무 라는 것은, 창생의 의지를 통해 이 세계에 의지를 표출하고자 하는 세 번째 의지의 무리. 즉, 차원의 틈에 자리한 거대한 의지가 요타의 몸을 빌려 이 세상에 강림 한 상태를 말한다. 아쉽게도 완 전한 의지체가 아니기 때문에 그 의지가 뭘 의미하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말이지." "그 세 번재 의지가 어느 곳에서 나타날지 알고 있다란 말인가?" "그래." "어디지?" 물어오는 바크를 향해 시안은 미소를 지었다. 단순한 미소가 아니었다. 뭔가 의미를 담은 미소였고, 그래서 바크는 의아한 눈으로 시안을 바라보았다. 시안이 희미하게 짓던 미소를 지우더니 손을 들어 바크를 가리켰다. "요타와 요루타가 처음으로 공명을 한 곳. 요루타의 봉인이 풀리게 된 장 소. 즉," 하와크의 수도. "넬신....이라." 바크는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회의장의 소란스러움은 점점 더 가속을 하듯높아져만 갔지만, 이미 바크에겐 관심 조차 없었다. 천도. 절망을 하던 수도의 주민들에게 망치로 한방 맞은 듯한 표정을 그려주는 소식이 수도 전역으로 퍼져 나가고 있을 즈음. 바크는 오랜만에 돌아온 자신의 집무실 안을 돌아 보고 있었다. 아니, 바크가 보는건 단 한가지. 집무실 벽 한편에 걸려 있는 길이 2m의검. 신이 만들었고, 엘더가 사용을 했다는 하와크의 성검. 요루타. "요루타의 봉인이 풀린..." 시안의 말 중에서 한 귀절을 중얼거리며 바크는 요루타를 바라 보았다. 피빛으로 붉게 물들어 있어야 할 검은 생소한 흰색의 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손잡이 부터, 긴 검신의 이르기까지. 모조리 흰색이었다. 마치, 자신의 몸을 속박하고 있던 무언가를 벗어 버린 것 처럼. "......" 바크는 천천히 벽 쪽으로 다가가 요루타를 바라 보았다. 그러다 바크는 손을 들어서 요루타의 손잡이 쪽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끝끝내 검을 잡지는못했다. 손잡이를 겨우 몇센티 남겨두고 바크의 손은 정지했다. "후우.." 바크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손을 거두었다. 그리고 조용히 고개를 들어서검신의 정중앙. 하얗게 빛을 내는 백색의 검신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그것을 바라 보았다. 마치, 흰색의 호수 위에 떨어진 한방울의 핏 방울 처럼 기묘한 모양을 남기며 그려진 그림. 검날의 위엔 미쳐 지워지지 않은 듯한 붉은색 자국이 남겨져 있었다. 바크는 그게 뭔지 알고 있었다. 평생을 신에게 조종 당하던 엘더는 자신의 죽음으로서 신에게 마지막 복수를 한다. 요루타를 자신의 피와. 의지로 봉인을 한 것이었다. 요루타의 힘을 제어하는 피는 요타와의 공명으로 사라졌다. 이제 남은 것은 엘더의 의지. 즉, 영혼. 바크는 검날에 작게 그려진 핏자국을 바라 보았다. 인간의 영혼이란 이렇게 생긴 것인가? 피 처럼 붉고. 그리고, 깨어진 그릇 처럼 어지럽게 보인다. 마치, 엘더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 바크는 검에서 몸을 돌려서 뒤로 물러났다. 국왕이 천도를 명했다는 것을 처음 들은 넬신의 주민들은 처음엔 당황했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자신들이 들은 그 소식을 의심했다. 하지만, 천도결정 이후, 국왕이 내린 결정에서 천도가 거짓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계엄이 선포된 것이다. 성지이기 때문에 극히 한정된 경비병이 있을 뿐인 넬신에 때 아닌 바람이불어왔다. 군복을 입은 수천명의 병사들이 검과 창을 들고 넬신에 모습을드러내자 시민들은 그들에게 야유를 퍼부었다. 그러나 그 야유는 저녁이되기 전에 비명으로 바뀌고 말았다. 천도를 위하여 병사들은 재빠르게 행동했다. 수도를 총 여섯개의 구획으로 나눠서 최대한 빠르게 주민들을 수도에서 내쫓기 시작한 것이다. 국왕의 결정에 야유를 던지며, 끝까지 수도에 남겠다는 이들은 붉은 폭풍과 같은 재난을 당했다. 난데없이 집 안으로 들이 닥친 병사들에게 재산을 챙길 사이로 없이 끌려가게 되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그 틈을 타서 누군가 이득을 볼 수는 없었다. 치안은 완벽하게 이루어졌다. 반항하는 자는 결코 있을 수 없다는 국왕의 강력한 의지는 병사들에게 까지 전해졌는지, 병사들은 집을 떠나느니차라리 죽어 버리겠다는 노인들 까지 무자비하게 강제로 들어 날았다. 수도 전체에서 국왕을 욕하는 원성이 높아졌다. 몇몇 행동력을 가진 젊은이들은 재빠르게 모여서 이번 사태에 대한 문제를 토론하고는 천도는 말도안된다는 당연한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그들이 일을 벌일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그들이 일을 벌이자고 계획을 한 밤이 되기 몇시간 전. 난데없이 궁 앞에사람들의 머리가 걸어졌다. 참수를 당한 이들의 목이었다. 그리고 넬신의이곳 저곳에 목이 잘린 채로 원통스러운 눈을 부릅뜬 목들이 걸려져서는지나가는 사람들을 노려 보았다. 주민들은 병사들이 가져와서 걸어 놓고가는 그 머리들을 보면서 공포에 떨며, 한편으로는 의아해 했다. 잘려진머리의 수는 한두개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고 저 사람들이 왜 저렇게 목이 잘렸는지 알게 되고는 공포를 넘어서는 절망을 하게 되었다. '천도를 끝까지 거부하다 결국 사형을 당하게 된 멍청한 녀석들.' 이것이 병사들이 도대체 저 머리들은 뭐냐고 물어오는 주민들에게 해준 대답이었다. 수도 이곳 저곳에서 천도를 반대하며 분분히 일어서려던 젊은의지들은 처참한 표정으로 아래를 굽어 보는 목들을 보며 그대로 사그라들었다. 대신 그 자리에 공포가 드리워졌다. 병사들의 발자국 소리에 아이들은 겁에 질려서 울고, 어른들은 어두운 앞날에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젓는다. 그런 와중에도 천도를 위한 준비는 확실하게 진행 되어 갔다. 그리고 첫번째 밤이 찾아왔다. "......." 바크는 발코니 난간에 앉아서는 무심한 눈으로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는수도를 바라 보았다. 밤을 틈타서 일을 벌이려는 녀석들에게 경고를 하는듯이 수도는 불빛으로 대낮 처럼 밝았다. 이곳 저곳에 군대에서나 쓰는커다란 화로가 설치 되고, 검을 들고 있는 병사들이 수도를 배회한다. 절망으로 가득찬 수도는 병사들의 일정한 발자국 소리에 한층한층 공포의 나락으로 떨어져 내려갔다. '하와크...' 자신의 성이자, 이 나라의 이름. 엘더가 만들어낸 나라. 바크는 살을 애이는 듯한 찬바람에 몸을 맡기며 조용히 하와크의 수도를내려다 보았다. 하늘에 드문드문 뜬 구름이 달을 가려서 일까. 대지를 밝히는 빛은 유난히 빛나 보였다. 난간에 아슬아슬한 각도로 몸을 기대고 서 잇던 바크는 힐끔 고개를 뒤로돌렸다. 집무실 안쪽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오더니 곧이어 발코니 쪽으로 친숙한 얼굴이 나타났다. "늦은 밤인데, 무슨 일이야?" 달을 가린 구름의 사이로 희미하게 흘러 나오는 푸른 빛에 탐스럽게 흘러내리는 붉은 머리카락들이 기묘한 빛을 흩뿌린다. 발코니로 나오는 요타를 보며 바크는 물었다. 요타는 발코니에 나오다 강하게 불어오는 찬바람에 작게 몸을 움츠리며 바크를 바라 보았다. "바크야말로 잠 안자?" 바크는 시선은 수도로 향하며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글쎄.." 요타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크의 옆으로 다가와서 난간에 팔을 기대었다. 바람이 기세 좋게 불어오더니 요타의 붉은 머리카락들을 매만지고다시 어두운 밤 하늘로 치솟아 간다. 요타는 가만히 수도를 바라 보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잠이 올거 같지 않은 밤이야." 수도를 감싸는 긴장감과 공포는 살을 애이는 듯한 바람과 침묵으로 다가온다. 신을 닮은 몸. 의지체라서 그럴까. 요타는 유난히 그런 것에 민감한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요타의 말대로 오늘은 정말 잠이 올거 같지 않은 밤이었다. "그래." 나직하게 중얼거리며 바크는 무심한 눈으로 수도의 전경을 내려다 보았다. 평소 보다도 더 밝게 빛나는 도시. 그러나, 오히려 더 조용하다. 죽은 듯한 정적은 바람 소리를 유난히 처량하게 들려 주었다. 밤이 저물고, 해가 떠오르면 수도의 사람들은 천년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불행을 겪게 될 것이다. 병사들에게 강제로 이끌려서 집을 잃게되고, 여태껏 이루어 놓은 삶을 잃고. 그리고 희망을 잃는다. "저...." 조용히 난간 아래를 내려다 보던 요타는 몇번이고 바크를 힐끔힐끔 쳐다보다가 용기가 나지 않는지 한참을 머뭇거렸다. 그러다 결국 주먹을 쥐면서 나지막하게 바크를 불렀다. 바크가 자신을 바라보자 요타는 그런 바크의 시선을 피하듯 고개는 앞을향한채로 물었다. "어.. 어째서, 그런 일을 한거야?" "그런 일?" 바크는 되묻듯이 말하다 요타가 그 일을 말하는 것을 알아챘다. 오후 느즈막한 시간에 수도 각지의 벽에 걸어 놓은 목들. 어째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묻는 것이었다. 바크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괜찮잖아. 어차피, 용서 받지 못할 죄를 지은 녀석들이니까. 죽을 이유가 사람들을 학살한 것에서, 천도를 반대한 거로 가벼워졌으니 오히려 내게 감사를 해야지." 세상이 멸망을 한다며 인간의 탈을 벗어 던지고, 차마 인간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죄를 범한 죄인들. 엘리도리크와 각지의 병사들이 잡아온 그들을 바크는 이렇게 이용을 한 것이었다. 그러나, 요타는 그걸 모르는게 아니었다. 요타가 묻고 싶은 것은어째서 그들의 죄를 바크가 혼자 뒤집어 썼냐는 거였다. 어차피 그들의 죄는 용서를 받지 못할 만큼이나 무섭도록 무거운 것이다. 그러나, 바크는 그들을 아무런 죄도 짓지 않은 평민으로 둔갑을 시켜 버렸고, 그들이 죽어야 할 이유를 자신에게 반항했다는 것으로 바꿔버렸다. 몇몇 이들은 그들의 얼굴을 알아보고 그들이 중죄인임을 알아챘겠지만, 계엄이 선포된 상태에서 소수의 사람들이 그걸 다른 이들에게 알릴 수도 없다. 즉, 바크는 자신이 말 한대로 자신의 뜻에 거스른 이들을 기분이 나쁘다는이유 하나만으로 수십명이나 죽여 버린 셈이었다. "역사상 최악의 미치광이 왕이 되어버렸어." 자조 섞인 미소를 지으며 바크는 씁쓸하게 웃었다. "어째서..." 요타는 그런 바크를 슬픈 눈으로 바라 보다가 울컥, 속에서 치미는 분노에소리쳤다. "어째서 그런 짓을 한거야? 사람들에게 설명을 해줬더라면... 그랬으면 이 런 식으로 하지 않았어도 됐잖아?" "한달 뒤 수도에 전설의 마물이 나타나 모든걸 파괴할테니 그 전에 안전한 곳으로 대피를 해 달라... 이런 식으로 말이야?" 요타는 꾸욱. 주먹을 쥐었다. 바크는 난간 저편을 보며 말했다. "처음엔 모두들 내 정신 상태를 비웃겠지. 하지만, 나중에 가서 불안한 마 음에 상인이나 귀족 녀석들이 휴양을 핑계로 수도를 떠나면 그 분위기에 휩쓸려서 일반 주민들도 수도를 떠나게 될거야.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 도 반 이상은 남게 되버려." 모든 가능성을 생각해서 생각한 일 중에 최선의 일이었다. 단지, 문제라면그 모든 책임과 원망과 분노를 고스란히 혼자서 받아내야 한다는 점이지만. 그러나, 바크는 그런건 조금도 관심이 없는 모습이었다. 요타는 원망스러운 눈으로 바크를 노려 보았다. 미웠다. 아니, 분했다. 어째서... 어째서 이 녀석은 이런 일을 이렇게 태연하게 할 수 있는거지? 모두에게 미움을 받아. 저주를 받아 평생을 등에 지고 가야 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어 버리는데...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 태연한 모습이지? "하와크 최후의 국왕이 될 생각은 없었지만, 아무래도 그렇게 되어 버릴거 같아." 오히려 바크는 쾌활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 미소에서 요타가 볼 수 있는것은 슬픔. 그리고 아릿함. 너무나 밝아서 오히려 적막하게느껴지는 수도와 같은 그런 미소였다. "...하지마.." "응?" 바크는 작게 소리치는 요타를 바라 보았다. 그 순간, 요타가 고개를 치켜들더니 갑자기 바크의 멱살을 움켜 잡았다. 그리고 소리쳤다. "하지마!" ".. 요타?" "제발, 바보 같은 짓 하지마! 이건 모두 신의 잘못이잖아! 그가 꾸민 일에 휘말린건 우리들이잖아! 근데... 근데, 왜 바크가 그걸 모두 짊어지겠다 는 거야!" 조용한 성 안으로 요타의 외침이 메아리를 만들어 내며 울려 퍼졌다. 요타는 고개를 떨구고는 간신히 바크의 옷에 매달리는 듯한 모습으로 나직하게뒷 말을 이었다. "평생.. 모두에게 미움을 받게 되어버리잖아... 그래도.. 좋아?" 바크는 조용히 시선을 옮겨서 자신의 옷을 부여 잡고 있는 요타의 손을 바라 보았다. 요타의 손이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런 요타의 손을 잡아서 떼어낸 바크는 뒤로 물러서는 요타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애초에 좋은 왕이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어." "...하.. 하지만.." "폭군 따위가 될 생각 역시 없어.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이게 최선이지. 나 하나가 희생해서 모두를 구할 생각은 없지만, 이건 희생은 아니잖아? 단지. 뭐, 조금 욕을 먹는거 뿐이야." 평생을. 모두에게서... 요타는 뭐라 말 할수 없는 복잡한 표정으로 바크를 바라 보았다. 바크는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분노 라는건 좋은 방향으로 향한다면 삶을 살아갈 원동력이 될거야. 아마 이번 일이 좋게 마무리 된다면 생각이 깊은 누군가가 날 폐위 시키겠지." 그리고 새로운 나라가 만들어 진다. 이미 이 나라의 귀족들은 그 힘을 모두 잃은 상태. 새로운 왕이 가질 자질은 단 한가지. 백성들의 민심을 모을만한 인격이다. 그런 인격을 가진 자라면 누가 왕이 되어도 상관이 없는바크였다. 왕을 보좌할 능력 좋은 대신들이라면 이미 상당수가 있으니까왕은 왕으로서 백성들을 사랑한 인격을 갖추기만 하면 된다. "....." 바크는 요타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을 만큼이나 자신감에 차 있는 얼굴이었다. 만약 레아드 였다면, 이런 바크를 믿고 아무말 없이 바크를 뒤에서도와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요타는 레아드가 아니었다. 그리고 레아드와똑같이 행동을 할 이유도. 그럴 생각도 없었다. "물러나지마." 요타는 바크를 똑바로 노려 보며 외쳤다. "누구에게던 물러서지마. 폐위를 당할거라면, 차라리 폭군으로서 당당하게 싸우다가 쫓겨나. 스스로 물러서지마!" "....요타?" 설마 요타가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던지 바크는 당황한 얼굴로 요타를 바라 보았다. 요타가 연이어 소리쳤다. "역사라는건 후세의 사람들이 결정하는거잖아! 폭군이 될지, 성군이 될지 바크, 너가 벌써 결정하고 자포자기 하지 말라는거야! 딴 녀석이 왕자리 에 오르면 폭군이 안 되리라는 법 있어? 다시 옛날과 같은 하와크로 돌아 가지 않는다는 보장 있어? 없잖아!" 잔뜩 흥분을 했는지 요타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는 성 안에 있는 사람들이밤잠을 깰 만큼이나 크게 외쳤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핑계 좋게 남에게 미루지 마! 바크, 넌 하와크의 국 왕인 니아 바크 로아스 하이와크야! 너에겐 너의 정의라는게 있잖아! 네 가 할 일이 있잖아! 이런 일 따위로 쉽게 물러설 정도로 너. 무른 녀석이 었어? 작은 고통에 아파해서 더 큰 상처를 불러 올 정도로 바보였어!? 내 가 보아 온 니아 바크는 그렇게 멍청하고 겁쟁이가 아냐!" 요타의 날카로운 음성이 밤 하늘로 메아리 치면서 길게 울려 퍼졌다. 요타는 숨을 몰아 쉬면서 자신의 시야를 가릴 만큼이나 많은 하얀 김을 내뿜었다. 그러나, 요타의 눈동자는 단 한번도 흔들리지 않고 바크의 검은 눈을노려 보고 있었다. "......" 바크는 요타의 격한 외침들에 반쯤 입을 벌린채로 완전히 방심 상태에 빠져버린 모습이었다. 설마, 요타에게 이런 말을 들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는 얼굴이었다. 멍청한 표정으로 요타를 바라보던 바크는 요타가 다시소리를 치자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다. "네 손으로 사람들을 쫓아 냈으면, 그 마무리도 네가 해!"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는 요타의 외침. 그 사이로 요타는 뚫어질 듯한 시선으로 바크를 노려 보았다. 하지만, 바크는 아무래도 그런 요타의 시선이거북스러운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수도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지만,바크에겐 그 무엇하나 보이지 않았다. "방금 그 말..." 요타의 시선을 받으며 도시를 바라보던 바크는 천천히 입을 열더니 다시고개를 돌려서 요타를 바라 보았다. 바크의 입가엔 희미한 미소가 맺혀져있었다. 자포자기한 미소도. 슬픔을 숨기는 밝은 미소도 아니었다. 담담하게 흘러 나오는 조용한 미소였다. 바크는 자신을 바라보는 요타에게 나지막하게 말했다. "하나 틀린게 있어." 의아해 하는 요타에게 바크는 한발자국 다가갔다. 그리고 중얼거리듯 작게말했다. "난 네 말대로 멍청할지는 몰라. 하지만, 절대 겁쟁이는 아냐." 바크가 한발자국. 더 다가왔다. 요타는 바크가 바로 앞까지 다가오자 주춤거리며 말을 더듬었다. "나.. 나도. 너가 겁쟁이라고 생각하진 않아.. 그.. 그리고.." 너무 가까워서 말을 하기가 힘이 들자 요타는 머뭇거리며 뒤로 물러서려고했다. 하지만, 요타는 단 한발자국도 뒤로 향하지 못했다. 어느새 자신의등 뒤로 돌아간 바크의 손이 자신의 뒤를 막아서고 있었다. 무표정한 바크의 얼굴과, 당황하는 자신. 그리고 퍼득 머리 속에서 경종을 울리는 여성의 직감에 요타는 허둥대며 말했다. "자,자, 잠깐. 바크. 뭐... 뭘.. 앗." 바크를 뒤로 밀어내려고 내민 손이 갑자기 바크에게 잡히자 요타는 깜짝놀라서 작게 비명을 지르며 입을 벌렸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옷이 사락거리며 마찰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더니 갑자기 눈 앞이 어둡게 변했다. ".....!" 난생 처음 느껴보는 익숙하지 못한 감촉이 입술에서 느껴지자 요타는 두눈을 크게 떳다. 그리고, 금방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다. "....." 영족이라고는 하지만, 요타가 알기로 바크는 사귀는 여자 친구가 단 한명도 없었고, 당연하게도 키스 같은건 해본적도 없었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는 듯이 바크의 입맞춤은 서툴렀다. 하지만, 그런걸 생각할 만큼이나 요타에게 정신 같은게 남아 있지는 못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두 손 모두가바크에게 잡혀 있어서 손을 어디에 둬야 할지 그런 당황스러운 고민을 하지는 않아도 되었으나 눈을 뜨고 있기가 너무나 창피했다. 요타는 바로 앞으로 보이는 바크의 얼굴과, 작게 느껴지는 숨결에 완전히홍당무 처럼 붉게 물들어버렸다. 그러기를 한참. 요타는 뻣뻣하게 굳어진몸을 바크의 품 안에 기대었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두근.. 두 눈이 완전히 감겨지려는 찰나. 갑자기 요타의 두 눈이 부릅 떠졌다. 두근! 바크는 갑자기 요타의 몸이 굳어지자 의아한 생각에 눈을 살짝 떳다. 그순간 갑자기 요타가 바크를 휘익. 뒤로 밀어 내었다. 요타는 붉게 물들다 못해서 홍시가 되어버린 얼굴로 헉헉. 숨을 몰아 쉬면서 바크를 바라 보더니 갑자기 소리쳤다. "무... 무슨 짓이야!" 요타는 자신의 입술을 손으로 막으며 뒤로 물러났다. 온 몸에서 불이라도난 듯한 느낌이었다. 열이 머리 끝까지 올라와서 제대로 된 생각을 할 수도 없을거 같았다. 혼란스럽고, 그리고 너무나 창피했다. "글쎄." 구름 사이에서 흘러나온 푸르른 달빛이 바크의 옆모습을 비추자 극명한 빛과 그림자 사이에 바크의 모습이 드러났다. 바크는 뒤로 물러서는 요타를바라보며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무슨 뜻일까.." "휘유." 론은 몇주만에 보게된 하와크의 수도. 넬신의 풍경에 휘파람을 길게 불면서 감탄을 하고 말았다. 마침, 론이 이동을 한 주택가는 가장 먼저 천도를위한 철거 작업이 이루어졌는지 마치, 유령 마을에라도 들어 온 듯한 기분을 들게 해 주었다. 말끔하게 치워진 행길과 그 옆으로 나란히 서 있는 수많은 집들. 보통 때라면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아이들이 뛰놀 시간이지만, 론의 앞으로보이는 것이라고는 버려진 집들과, 그들과 운명을 함께 할 생각인지 바닥에 배를 대고 드러누운 늙은 개 정도였다. 네명이 한 조가 되어 돌아다니는 병사들을 보며 론은 바크가 일을 저질렀다는걸 알게 되었다. 느긋한 발걸음으로 궁으로 향하는 길에 몇번이나 병사들과 마주쳤지만, 자신을 재무 대신이라고 밝히자 간단하게 통과 할 수있었다. 물론, 그 가운데 '전'이라는 자는 빼어 버린게 문제긴 하지만 말이다. 수도의 외곽은 이미 천도를 위한 철거 작업으로 텅텅 비어버렸지만, 아직수도 안쪽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 조차도 도시 안을 돌아다니는 병사들 때문인지 사람들은 집 안에 꼭꼭 들어 차서 밖으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덕분에 론은 한껏 무료해 하면서 궁으로 걸어갔다. 궁역시 많은 사람들이 떠났는지 한산함을 넘어서 음침한 분위기 까지 연출해내고 있었다. 자신을 알아보고 아무 말 없이 궁 안으로 들여 보내주는 엘리도리크들을지나쳐서 며칠간 손질이 안된 정원을 지나자 론은 비로서 궁의 안쪽에 들어 올 수 있었다. 궁을 최후까지 지키다 떠날 예정인 궁내 부원들의 안내를 받아서 론이 마지막에 도착한 곳은 몇십번이고 와본적이 있는 바크의 집무실이었다. 궁내부원이 안쪽에 론이 도착했음을 알리자 곧바로 문 저편에서 대답이 돌아왔다. 궁내부원은 고개를 숙이며 뒤로 물러섰고, 론은 머뭇거림 없이 문을 열고집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여, 오랜만이야." 몇가지 서류를 뒤적거리던 바크가 론은 보지도 않고 말을 했다. "겨우 며칠만인데 뭐가 오랜만이라는 거야?" 집무실 한쪽에 있는 쇼파에 가서 앉으며 론이 말했다. 바크는 그제서야 서류를 다 읽었는지 서류 끄트머리에 사인을 하고는 커다란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론에게 시선을 옮겼다. 바크는 의자에 앉아서 위태롭게 뒤로 몸을기울이고 있는 론을 보며 피식, 웃었다. "그래, 미도는 어떻게 됐어?" 바크의 물음에 론은 손을 한번 뒤집으로 대답했다. "기네아에게 모두 맡기고 왔어. 평소에도 녀석이 잘 맡아서 했으니, 알아 서 잘 하겠지." "정말 무책임하네." 싱글 웃으며 말하는 바크에게 론이 묘한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그보다 너. 별난 짓을 했더라." "아아, 오면서 봤냐?" "응. 생각보다 훨씬 빨리 일을 해치웠던데? 난 몇주는 걸릴거라고 생각했 거든. 도대체 수도의 주민들을 어떻게 구슬린거야?" 흥미롭다는 눈으로 물어오는 론에게 바크는 쓴웃음을 지었다. "몇몇 녀석들 목을 잘라서 본보기로 보여줬어." "본보기?" "수도를 떠나지 않으면 이렇게 되 버린다." "....농담이지?" 론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나 굳이 바크는 대답하지 않았다. 론은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바크를 쳐다 보았지만, 뭐라고 더 이상 묻지는않았다. 바크는 책상 위에 놓여져 있는 서류들을 한쪽으로 치우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책상을 돌아서 론이 앉아 있는 쇼파 반대편에 앉았다. "비하랄트 씨나 리진 씨가 뭐라고 말 한거 없어?" 바크가 물었다. 사실, 예전 같았다면 비하랄트에게 '씨'와 같은 존칭을 써줄 생각은 전혀 없었겠지만, 시안에게서 전후 사정을 들은 뒤로는 그렇게부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엘더에게 뒷일을 부탁 받아, 요타가 로무가 되지 못하게 막고. 시안을 견제하며, 미쳐버린 리진과 싸우고, 더구너 펠의 부활과 론의 뒤처리까지 맞게된 그녀이니 도저히 욕을 할 수가 없었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애초에엘라니안은 오래전 미쳐버린 리진에게 멸망을 당했을 것이다. 론은 팔짱을 끼며 대답했다. "펠은 항상 그렇듯이 조용히 명상. 비하랄트는 그 스승의 그 제자라고 더 불어 잠적. 리진 씨는 조용하게 지내고 있어." "시안은?" "떠났어." "떠나?" 론은 고개를 끄덕이며 투덜거리듯 말했다. "괜히 저택에 남아 있어서 리진과 비하랄트의 신경을 거슬리지 않겠다는 생각이겠지. 자신이 필요할 때 나타날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어." "......" 바크는 묵묵히 입을 다물며 쇼파에 몸을 기댔다. 자신이 필요할 때 다시나타난다라. 아직 뭔가 벌일 일이 남아 있다는 뜻인가? 지금 바크로서는 그녀가 또 뭘 꾸미는지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무슨 일을 꾸미던 그게 인간들에게 좋은 일이 아닐 거라는 것은 확신할 수있었다. 론은 방 안에 정적이 내려 앉자 고개를 돌려서 벽 한편에 걸려 있는 성검. 요루타를 바라 보았다. 처음 요루타를 본 바크와 비슷한 표정으로 봉인이깨어진 요루타를 가만히 바라보던 론은 중얼거리듯 말했다. "저게... 엘더?" 유난히 눈에 띄는 붉은색 반점을 보며 론이 물었다. 바크는 론과 함께 요루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요루타의 힘을 봉인하는 마지막 결계.. 그래. 엘더야." "쥐어 봤어?" 론의 물음에 바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론은 진지한 표정으로 바크를 바라 보았다. "어때? 엘더의 봉인은 풀어 낼 수 있겠어?" 바크는 어깨를 으쓱이며 피식. 미소를 지었다. 자조 섞인 미소였다. "처참했어." "처참...하다니?" 자신이 던진 물음과 상관 없는 답변에 론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레아드를 구하기 위해서 깨어나는 로무와 싸우기 위해서는 어쨌거나 성검 요루타의 힘이 필요하다. 현재 요루타의 힘을 봉인하던 두가지 결계 중에서한가지는 풀어진 상태. 나머지 하나는 아직이었다. 그리고, 이 봉인을 풀어 낼수 있는건 오직 한명. 바크 뿐이었다. 바크 자신도 어째서 왜 자신만이 성검을 발동 시킬 수 있는지는 몰랐지만,어쨌거나 성검의 힘이 필요한 상황이니 어쩔 수 없이 자신이 그 일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성검을 쥐어본 결과는 그야말로 처참. 그 자체였다. 바크는 쓴웃음을 지으며 성검을 바라 보았다. "이미 결계를 풀어 보려고 요루타를 쥐어봤어. 무서워서 금방 내려 놨지 만.." "무서워?" 바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세계라는 작은 유리 구슬을 발 아래 두고 집채만한 바위를 간신히 들고 있는 기분이랄까. 상당히 끔찍하지." 바크는 그런 말을 하면서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미소를 짓고 있는 입과는 무관하게 바크의 눈은 싸늘하다 못해서 론 조차 몸서리를 칠 정도로 차가웠다. "엘더 녀석... 이런걸 휘둘렀다는 건가? 아직도 제대로 봉인이 풀리지 않 았는데도 이런 힘인데." 만약에 봉인이 완전히 풀린다면? 바크로서는 상상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런 작은 아이가 이걸 휘둘러야 했다니. 그렇게 생각하면 소름이 끼쳐." 엘더는 그 정도로 정신적인 한계에 몰렸던 걸까? 저런 검을 휘둘러야 할정도로 자포자기를 해버린 것인가. 바크에겐 레아드를 구해야 한다는 목적이 있다. 그래서, 바크는 요루타를제어할 의지와 각오가 있었다. 하지만, 엘더에게는 그런 의지도. 각오도. 그것들을 만들어줄 목적도 없었다. 그리고 신들은 그걸 알면서도 엘더에게 끝끝내 요루타를 들 것을 강요했다. "....." 바크는 무표정한 눈으로 요루타를 바라 보았다. 그 검신에 그려진 붉은 자국을 바라 보았다. 그 안에 새겨진 엘더의 절망을 보았다. 천도를 위한 작업들은 아무런 문제도 없이 순조롭게 이루어져서 일주일이 지나자 대부분의 주민들은 수도를 떠나게 되었다. 하지만, 단지 떠나는 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 되는 것은 아니었다. 로무가 나타나기 까지의 한달. 그리고 파괴된 수도를 다시 재건 할 때까지의 시간 동안 수도를 떠난 그수많은 이들은 생계 수단이 전혀 없었다. 가장 커다란 문제는 거주지였다. 백만에 가까운 숫자니 도시에 수용을 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었다. 결국,도시의 시장들을 협박까지 해서 도시들에 수용한 숫자는 대략 절반.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모리아 강 근처의 평야에 거대한 임시 거주지를 만들게되었다. 국고를 털고, 사재기를 해뒀던 상인들에게 거의 빼앗다시피 하면서 확보한물자들을 풀어서 50만에 가까운 이들이 굶주리지 않고 두어달을 버틸 수있게는 해주었지만, 먹는게 해결 된다고 해도 문제는 일어났다. 아무래도궁안에서는 그것들 전부를 해결해 줄 수가 없기 때문에 바크는 론에게 임시로 천도에 관한 모든 일들을 처리 할 수 있는 천도 대책 위원장의 자리에 임명했다. 덕분에 론은 궁을 떠나서 바쁘게 수도인들을 수용하는 도시와 평야에 만들어진 거주지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의 문제들을 해결해 주었다. 그리고, 그렇게 바쁘게 일주일이 지났다. 수도는 몇몇 극소수의 사람들이남아 있는걸 제외하면 완전히 유령 도시가 되어 버렸다. 병사들은 자신들의 눈을 피해서 '죽는다 해도 넬신에 남겠다.'라는 헛소리를 지껄여 대며도망치는 이들을 잡으러 다니느라고 밤새 소리를 질러 댔다. 하지만, 그것도 며칠 정도 뒤면 모두 마무리가 될거 같았다. "일주일이라.." 강하게 밀어 붙인게 성공을 한건가. 한달 안에 천도를 위해서 주민들을 모조리 옮기는게 가능할까 불안한 마음이었지만, 다행스럽게도 단 일주일만에 주민들 대부분을 떠나게 할 수 있었다. 비록, 거기서 야기된 문제들이산을 이룰 만큼이나 많지만 말이다. 바크는 자신의 책임은 끝까지 할 생각인지 매일매일 도시들과 거주지에서올라오는 산더미 같은 서류들을 바쁘게 처리하며 하루 시간의 대부분을 사용했다. 그렇게 해도 문제들은 계속해서 궁으로 치고 들어왔지만, 자신 조차 그 사람들을 돌보지 않는다면, 갑자기 불청객이 되어 버린 수도. 백만의 주민들은 그야말로 집 잃고, 직업 잃고, 버려지기 까지 하는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니 바크로서는 그럴 수가 없었다. 그나마 론을 보낸 뒤로는 일거리가 약간은 줄어 들어서 다행이었다. 론이무슨 수를 쓰는지는 몰라도, 현지에 간지 며칠만에 론의 악명이 궁까지 들려 오는 것을 보면 아주 독한 마음을 먹은 모양이었다. '역시 유능하단 말야.' 상관의 생각을 잘 읽고 나아가 실천하는 부관이란 더할나위 없이 보물 같은 존재이다. 바크가 폭군이 되기를 자청하고 나섰으니, 론으로서도 착한부하 노릇을 할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지금으로서는 그 쪽이 더 나은 선택이었다. 백만이란 사람들이 집을 잃어서 다른 도시로 끼어 들어가고, 임시로 지어진 불편한 거주지에 머물게 되었다. 아무리 잘 지원을 해주고, 보살펴도사람이 사는 일이니 문제가 안 터질 수가 없다. 그런걸 사람 좋게 하나하나 들어주다가는 귀가 백개라도 모자를거다. 심각한 문제가 아닌거라면 전부 묵살하고, 하찮은 문제로 높으신 분을 귀찮게 한다는 이유로 감옥에라도 가둬버리면 대부분의 문제들은 사람들이스스로 해결을 하게 되버린다. 물론, 그 대가로 저렇게 악명이 하늘을 찌르게 되지만 말이다. "......." 오랜만에 구름이 걷히고, 태양이 떠주는 덕분에 집무실 한켠에 위치한 창으로 비스듬하게 기운 빛의 기둥이 방 안으로 들어와 방을 환하게 밝혀 주었다. 날씨도 따듯해서 창문을 열어 놨기 때문에 햇빛에 적당하게 달아오른 훈훈한 바람이 살랑거리며 집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바크는 얼굴을 간지럽히는 바람에 힐끔 눈길을 돌려서 창 밖을 바라 보았다. 눈부시게 환한빛으로 창 밖의 세상은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하루 종일 서류만 보고 있어서인지 뻐근한 몸을 한번 움직여서 풀어낸 바크는 길게 기지개를 켜고는 가볍게 하품을 했다. 그리고 굳어지다 못해서이젠 아릿하게 통증이 느껴지는 손목을 흔들어서 피가 통하게 한 뒤에 다시 펜을 잡았다. 햇빛이 들어오는 환한 방 안으로 바람이 상쾌한 공기를 옮겨 주고, 그 사이로 서류에 사인을 하는 펜이 사각사각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조용하고,단조로운 시간들이 흘러갔다. ".....?" 문득 바크는 고개를 들었다. 갑자기 창 쪽에서 사나운 바람이 불어오더니앞머리를 사정없이 흔들어 놓았기 때문이었다. 바크는 창문을 쳐다 보았다. 조금 열어진 창문으로 이렇게 센 바람이 들어 올 수가 있는건가? 더구나 바람은 계속해서 방 안을 흐르 듯이 들어오고 있었다. 보통 이런 현상은 바람이 다른 통로를 통해서 지나갈 때에만 생기는 것이다. 바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바람이 갑자기 사납게 불어온 이유를 알게 되었다. 방 문이 소리도 없이 활짝 열어진 것이었다. "요타?" 그리고 그 방문을 연 사람은 다름 아닌 요타였다. 활짝 열어진 문에 어깨를 기대고, 비스듬히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머리를 기대고. 그리고, 팔짱을 끼고 있던 요타는 바크가 자신을 부르자 미소를 지었다. 방 안으로 들어오는 하얀 빛에 요타의 모습은 하얗게 물들어 갔다. 바크는 요타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으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요타가 입고 있는 옷이 굉장히 낯에 익은 옷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옷은...." 분명히 낯이 익은 옷. 바로, 여행을 할 당시에 레아드가 즐겨 입는 옷이었다. 요타는 슬쩍 문에서 어깨를 떼고는 방 안으로 들어왔다. 나긋한 발걸음. 그리고 거침없는 발걸음. 며칠전 그 일로 서먹서먹한 느낌에자신을 보기만 하면 도망을 치던 요타였는데, 오늘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요타는 책상 바로 앞까지 다가오더니 힐끔 눈을 내려서 책상 위로 잔뜩 쌓여 있는 서류를 바라 보았다. 갑자기 요타의 입가에 재미있다는 미소가 떠올랐다. 요타는 시선을 바크에게 옮기며 말했다. "여전히 바쁘구나. 넌." 바크는 크게 뜨여진 눈으로 자신을 내려다 보는 요타를 바라 보았다. 그리고 한 순간. 바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 바람에 바크가 앉아 있던의자가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뒤로 넘어갔지만, 바크나 요타나 아무도 그런것엔 신경쓰지 않았다. 바크는 마치 잡아 먹을 듯한 눈으로 요타를 바라보았다. 아니, 노려 보았다. 그리고 요타는 그런 바크를 보며 느긋하게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무슨 일이지?" 론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오랜만에 돌아 온 궁의 복도를 거닐었다. 바크의급한 호출에 궁으로 한달음에 날아왔는데 바크가 자신에게 해준 말이라고는 요타가 지금 널 찾고 있으니 가보라는 것 뿐이었다. 덕분에 산더미 처럼 쌓여있는 일들을 미루고 궁으로 달려온 론으로서는 당황을 넘어서 황당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꾸도 못하고 이렇게 요타의 방으로걸어가고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이상했어. 바크 녀석..' 그래. 이상했다. 그것도 조금 이상한게 아니라 엄청나게 이상했다. 일년이라은 시간 동안 바크를 옆에서 주욱 지켜 봐온 론이었지만, 바크가 오늘과같은 표정을 짓는건 처음 보았다. 뭐랄까. 아무 담담한 얼굴이었다. 그러나 도저히 담담하다는 말 하나로는표현하지 못할 어떤 감정들이 얼굴에 잔뜩 그려져 있었다. 복잡하다는 말과도 틀렸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론은 영문을 이해 못하겠다는 눈으로 한산한 궁의 복도를 걸어서 요타가머물고 있는 궁 외곽까지 왔다. 외국의 아주 귀한 손님이 왔을 때나 개방하는 별궁이 바로 그곳에 있었다. 그리고, 그곳이 요타가 지금 머물고 있는 방이었다. 바크 치고는 꽤 눈에 띄는 배려랄까. 외국의 왕자나 공주가 왔다면, 몇몇 병사들이 문 앞을 지키고 서 있겠지만,지금 별궁에 머물고 있는건 요타이고, 천도로 인해 병사들은 모두 바쁜 상태여서 별궁은 병사 한명 없었다. 궁내 부원들도 이미 천도를 위해서 떠난상태여서 별궁은 정말로 조용했다. 따스롭게 내리쬐는 햇빛으로 적당히 달구어진 돌 바닥과. 그 옆으로 가지런지 자라난 잔디. 화려하게 피어난 꽃들을 바라보며 론은 궁에서 별궁으로 향하는 길을 걸었다. 별궁은 생각보다 크지는 않았지만, 대신 화려했다. 외국에서 온 손님들에게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함과 더불어 하와크의 부를 뽐내기 위해서 지어진궁이라는 점에서 별궁은 그 어떠한 궁 보다도 화려했다. 론은 아무도 지키는 이가 없는 별궁의 문을 열였다. 손질이 잘 되어있는문은 귀를 거슬리게 하는 소리 없이 조용히 열어졌다. 그리고 론은 별궁안에 있는 여섯개의 방 중에서 홀로 색이 다른 푸른색이 감도는 문 앞으로 갔다. "요타. 안에 있어?" 문에 노크를 하면서 론은 문 안쪽으로 요타를 불렀다. 하지만, 문 안쪽에선 아무런 대꾸도 들려오지 않았다. 없는건가? 론은 문에 귀를 대고 안쪽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웃음 소리?' 웃음 소리라고 생각되는 작은 소리가 문 안쪽에서 들려왔다. 두말 할 필요도 없이 요타의 음성이었다. 작게 뭐라고 말을 하는 소리도 들려왔다. 누가 먼저 온 걸까? "들어갈게." 어쨌거나, 요타가 안에 있는걸 알았으니 밖에서 기다릴 필요는 없지. 론은문의 손잡이를 잡고는 한쪽으로 비틀었다. 그러자 문은 마법 처럼 스르륵,안쪽으로 밀려 나갔다. 작게 틈이 벌어지면서 문 안쪽에서 눈을 부시게 하는 대량의 빛이 론의 얼굴을 비추었다. 론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문을 앞으로 밀어냈다. 스아악. 부드러운 바람이 꽃의 향기를 듬뿍 머금고 론의 머리를 살짝 매만지며 열어진 문 저편으로 지나갔다. 유난히 짙은 향내. 그리고 눈이 부실만큼이나밝은 빛. 그 사이로 론은 바람에 휘날리는 커튼이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흔들리고있는걸 볼 수 있었다. 문 반대쪽 벽을 이루는 창이 모두 열려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로 비스듬히 기운 태양이 부드럽게 보내는 하얀색 빛이 커튼에 맞아 방 안을 놀랍도록 밝게 물들였다. "앗." 작은 탄성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흰색으로 온통 가득찬 방 안으로 날아오르는 작은 그림자. '새?' 론은 고개를 들어서 날개를 퍼덕이며 낮은 천장을 아슬아슬하게 피하가며날아오르는 작은 노랑색 새를 보았다. 새는 몇바퀴 방 안을 맴돌더니 곧자유라는 이름으로 향긋한 향을 품고 불어오는 바람의 인도를 받아서 창밖으로 날아갔다. 푸른색 하늘로 날아가는 새를 망연히 바라보던 론은 눈을 깜짝이며 시선을 밑으로 내렸다. 열어친 창 아래쪽으로 요타가 서 있었다. 요타는 방금날아간 새를 쫓아 창 밖을 가만히 쳐다 보고 있었다. "날아갔네..." 요타가 중얼거리 듯 말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어깨를 작게 움츠리더니조그맣게 웃었다. "요..타?" 창으로 들어오는 환한 빛과. 그리고, 그 빛으로 온통 하얗게 빛나는 흰색의 벽들. 그 중앙에 있는 요타의 모습은 온통 하얀 색에 가려져 있어서 제대로 눈을 뜨고 볼 수가 없었다. 마치 하얀 백지에 묻은 물방울의 자국 처럼 존재감 조차도 제대로 느껴지지 않았다. 론은 실눈을 뜬채로 요타를 바라보며 요타의 이름을 작게 불렀다. 그러자요타가 몸을 멈칫 하더니. 몸을 돌려서 이쪽을 보았다. "......" 뒤쪽에 있는 창에서 쏟아지는 대량의 빛으로 요타의 얼굴은 제대로 보이지않았다. 그러나 론은 뭔가를 느낀 듯이 얼굴을 굳히면서 빛을 막으려고 눈앞으로 가져오던 손을 천천히 내렸다. '요타..?' 뭔가 틀려. 뭔가 다르다. 론은 요타를 바라 보았다. 요타의 얼굴이 보이진 않았지만, 론은 요타를바라 보았다. 갑자기 온 몸의 피가 급격하게 뜨거워 지는 기분. 몸 안에있는 신경들이 아플 정도로 민감해졌다. '요타?' 속으로 그런 물음을 던지며 론은 한발자국 앞으로 나아갔다. 강렬한 빛을똑바로 봤기 때문일까. 눈 앞이 하얗게 변하면서 생각지도 않은 기억들이떠올랐다. - 난 로느. 하지만 론이라고 불러줘. 로느는 무슨 여자 이름 같거든. 넌? - 난...레아드. 다시 한발자국. 빛은 강해지면서 론의 눈을 더욱 하얗게 채색했지만, 론은눈을 감기는 커녕 더더욱 크게 떴다. - 레아드, 피해! - 이 정도에 물러설 줄 알앗! 한 발자국. - 자, 그럼. 나중에 봐요, 내 사랑. - 으아아아악! 이 자식! 커튼 안으로 바람이 불어 오자 커튼이 허울거리면서 방 안으로 크게 원을 그린다. 흔들리는 커튼 사이로 잊혀졌던 기억들이 거짓말 처럼 그려졌다. - 이젠 싫어! 아픈 기억. - 도대체 뭐야? 날 속이는 게 그렇게 재밌어? 내가 너한테 겨우 노리개 밖에 안되는 거야? 여태껏 날 그렇게 생각해 온 거야? 그런 거야!- 아냐! 슬픈 기억. - 다가 오지 마! 말하지 마! 이젠 싫어! 더 이상 속는 것도, 그런 취급 받는것도 싫어. 나한테 다가오지 마! 그리고.. - 내가 정령이라서? - 아냐.. - 그래서야? - 아.. 아냐! - 그럼 왜 그렇게 잘 대해 줬어? 상처까지 입으면서? - 좋아..하니까. 그래. - 좋아하니까! 좋으니까 그런 거잖아!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지만,널 보고 있으면 그냥 좋아. 누굴 좋아하는 데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거야? 그러니까 그냥... 젠장! - 좋아해. 좋아해... - 존재.. 하지 않아? - 한낮의 꿈. 꿈은 허무하지. - 꿈이 아냐!! - 듣겠느냐? 진실. - 듣겠느냐? 그것이 진실. - 듣겠느냐? 그것이 진실? - 구하는건 불가능. 존재하지 않는걸 살리는 힘 따윈 신 조차 없다. - 거짓말! - 진실은 잔인하지. 진실은 잔혹. 그리고 벗어가는건 불가능. - 현실을 직시해라. 그러나. - 구하는건 불가능... 그러나.. - 다시는 만나지 못해. 그러나... - 다시는. 다시는...... 머리 속에서 울려 퍼지는 음성은 복잡하게 떠오르는 기억들을 내리 누르며다시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 앉았다. 그리고. 환청 처럼 들려오는 작은 음성. - 여행. 못가게 되었네.. 론은 손을 들어 요타의. 아니, 녀석의 볼에 천천히 올려 놓았다. 온기가느껴졌다. 그리고 동시에 론의 손이 빛을 가리면서 그녀의 얼굴이 확실하게 드러났다. 요타의 얼굴. 그리고 그녀의 모습. 하지만, 론은 다른걸 볼 수 있었다. 론의 눈이 급격하게 커졌고, 숨이 멎어버릴 것 처럼 떨려왔다. 론은.. 마치, 수십년간 말을 하지 못했던 사람처럼 입을 작게 열어 말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입을 다시 다물 수 밖에 없었다. 말이 나오질 않았다.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녀석은 자신의 뺨에 올려진 론의 손을 잡더니 천천히 내렸다. 그리고 미소를 지었다. 너무나 하얗게 빛나는 미소였다. 눈앞이 흐릿해질 만큼이나 그리운 미소였다. "론." 대답은 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대신, 론은 녀석의 손을 잡아당겼고, 딸려 오는 녀석의 몸을 그대로 안아 버렸다. 작은 탄성 소리가 들려오더니 귓가에서 녀석이 조그맣게 웃는 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녀석이말했다. "우리, 여행할까?" 역시 대답은 없었다. 론은 녀석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는 아무런 말도하지 못했다. 아니, 말을 하기는 했다. 흐느껴버렸으니까. 부드러운 바람에 이끌린 흰색 커튼이 둘의 몸을 감싸더니 기분좋은 소리를내면서 천장으로 치솟아 올라간다. "야아!" 대륙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절벽 위. 레아드는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온 몸을 맞기면서 자신의 앞으로 펼쳐진 장대한 대륙의 모습에 길게 감탄성을 내질렀다. 끝없이 펼쳐진 평야. 그리고 거대한 산과 들판.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함으로 대륙은 작은 레아드에게 무한한 감동을 선사했다. "......" 론은 그런 레아드의 뒤쪽에서 대륙 보다는 레아드를 보면서 알 수 없다라는 표정을 지었다. 한참 동안 대륙을 바라보던 레아드는 거칠게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를 쓸어넘기고는 고개를 뒤로 돌렸다. 론이 머뭇거리며 자신을 바라보자 레아드는빙그레 웃으며 손가락으로 대륙을 가리켰다. "봤어?" "아, 응." "대단하지?" "으..응." 리 대륙을 보고 와버린 론에게 이 정도의 대륙이 넓게 느껴질리는 없었지만 물어오는 레아드는 만약에 아니라고 했다가는 실망해버릴거야 하는 표정이어서 감히 그럴 수는 없었다. 론이 고개를 끄덕이자 레아드는 더욱 활짝 웃으면서 뒤에서 보기 괴로울 만큼이나 아슬아슬한 절벽에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물러났다. 뒤쪽에서 풀을 뜯어 먹고 있는 자신의 말에게 가더니 훌쩍 올라탄 레아드가 론에게 말했다. "이제 거의 다 왔어. 한시간 정도만 더 가면 될거야." 레아드는 론이 자신을 따라 말에 타기를 기다리다가 론이 말을 타자 론의옆으로 다가왔다. "가자." 급할게 없다는건지 레아드는 느긋한 모습으로 그런 모습 만큼이나 천천히말을 몰았다. 느릿하게 발을 옮기는 레아드의 말을 따라가면서 론은 역시나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랄까. 당황스러울 정도로 이상했다. 하지만, 론은 미처 그 의아함을 정리할 기회를 갖지는 못했다. 갑자기 레아드가 짧막하게 소리를 지르면서 말을 앞으로 달려나가게 한 것이었다. 달려 나가면서 이쪽을 보고 히죽 웃는 얼굴로 보아하니 누가 빨리 도착할지 경주를 해보자는 뜻 같았다. 그래서 론은 머리 속을 복잡하게 하는 생각 따위는 접어 버렸다. "이럇!" 론의 말이 땅을 박차고 앞으로 달려 나가면서 주위의 풍경이 바람 속으로녹아 들듯이 희미해지고, 겹쳐져갔다. 앞서 나가는 레아드의 말을 보며 론은 자신의 솜씨를 유감 없이 발휘해 버렸다. 론의 말은 순식간에 레아드의말을 따라 잡았다. 그 순간, 둘의 앞으로 탁 트인 평야가 펼쳐졌다. 거의반나절 가량 이어졌던 숲을 드디어 빠져 나온 것이다. 평야의 저편에 산과 근접한 곳에 위치한 커다란 도시가 보였다. 그리고 그도시를 향해서 두개의 길다란 흙먼지를 휘날리는 점이 빠른 속도로 이어져나갔다. "너, 너무해." 거의 일분 정도의 차이가 날 만큼이나 거리를 벌여서 일까. 도시의 입구에도착을 해서 느긋하게 기다리는 론을 향해서 레아드는 볼을 부풀리며 투덜댔다. 론이 싱글거리며 말했다. "승부는 냉혹. 내기는 공정해야지." "너무하네." 투덜거리며 말에서 내리던 레아드는 문득 행동을 멈추더니 고개를 돌렸다. "근데, 내기라니?" 론이 오히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어라, 내기 아니었어?" "내기...?" 불안한 마음에. 론을 바라보며 레아드는 조심스레 물었다. 역시나, 론은레아드의 그런 마음을 훌륭하게도 배신하지 않았다. 론이 손가락 하나를치켜 세우더니 흔들면서 말했다. "진 사람이 이긴 사람한테 한가지 소원을 들어준다." "에엣? 언제 그런 내기를 했다는 거야?" "이유 없이 승부를 걸어온 쪽이 잘못한거야. 패자는 승자의 뜻에 두말 없 이 따라야 한다고." "뭐, 그런걸까?" 레아드는 말을 타고 달리는 바람에 복잡하게 얽힌 머리들을 슥슥 풀어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 바람에 오히려 놀라버린건 론이었다. 뭐라고 반항적으로 대꾸를 할 줄 알았는데 너무도 쉽게 인정을 해버린 것이었다. "소원. 들어 줄거야?" "론이 말했잖아. 패자는 승자의 뜻에 두말 없이 따라야 한다고. 확실히, 검사는 이긴 쪽의 뜻에 따라야지. 소원. 말해봐." "......" 저렇게 순진하게 나와주니 오히려 장난질도 할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론은 곤란하다는 얼굴을 지으며 팔짱을 꼈다. 그리고는 으으음, 다시 심각하게 고민을 했지만, 결국 아무런 결정도 하지는 못했다. 레아드가 피식 웃더니 그런 론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툭, 튕기며 지나쳐 갔다. "바보." 레아드는 아까부터 자신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익히 얼굴을 알고 있는 경비병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방문 목적을 묻는 그들에게 대답했다. "여행요." "여행?" 성 문을 지키는 네명의 경비병 중에서 갈색 머리의 청년이 레아드에게 되물었다. 레아드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여행이예요." "여행...이라니. 이런 시기에 말입니까?" "문제 있나요?" 레아드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자 그가 황급하게 손을 내저었다. "아, 아닙니다. 문제 없습니다." "그러면 들어가도 되죠?" "그.. 그러십쇼." 황송하게도 경비병들에게 인사까지 받으며 레아드는 성 문을 통과할 허락을 받게 되었다. 론에게 들어가자는 손짓을 하고, 레아드는 자신을 바라보는 갈색 머리의 청년에게 싱그러운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네코리 형." "네?" 청년은 다른 소년과 함께 성 안으로 들어가는 소녀를 멍청한 얼굴로 바라 보았다. 난데없이 소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를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얼굴이었다. 그래서 그는 옆에 있는 동료들이 자신에게 시기를 넘어서, 살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걸 미처 깨닫지 못했다. 그가그걸 깨달은 것은, 뒤에서 누군가가 목을 잡더니 격하게 흔들 때였다. "이 짜식! 저런 미인을!" "배신자!" "누구냐? 어서 불어! 나에게 소개시켜 주면 목숨만은 살려 주겠다!" 날아오는 옆차기와 목꺽기. 그리고 관절 꺽기를 당하면서 터져나오는 즐거운 비명이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 론은 머쓱한 눈으로 그들을 쳐다 보다가얼른 레아드를 따라갔다. 레아드는 너무나 익숙한 걸음으로 성 안으로 들어오더니 눈 앞에 펼쳐진도시의 전경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길게 숨을 들이마신 레아드는 가볍게 숨을 다시 내쉬면서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이네. 로아." 연이어 찾아온 폭염과 폭설. 그리고 지진으로 인해서 도시 사람들의 표정은 그렇게 밝지 못했다. 그러나, 레아드의 기대대로 로아의 사람들은 다른도시의 사람들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밝은 모습이었다. 여행 중에 보아온 넬신이나 모란의 수도 같이 사람들이 북적거리진 않지만, 로아는 적당한 크기가 줄 수 있는 한산함과 도시로서의 화려함을 가지고 있었다. 광장으로 이어진 길을 거닐면서 레아드는 즐겁다는 듯, 흥얼거리며 주위를 돌아 보았다. 로아. 폰이 동굴 안에서 줏은 레아드를 키우기로 마음 먹은 도시. 그리고그 때문에 레아드가 16년간 자라나게 된 도시. '여행갈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깨어난 레아드가 론을 데리고 온 곳은 바로로아였다. 전에도 한번 와본적이 있긴 하지만, 그 당시엔 바크의 문제로여행 같은건 즐길 틈이 없었기 때문에 두번째에서야 론은 레아드와 바크가살아왔다는 로아라는 도시를 자세하게 살펴 볼 수가 있었다. 역시 레아드와 바크를 길러낸 도시랄까? 이런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길거리를오가는 사람이 많다. 하와크에선 분명 큰 측에 속하는 도시이긴 하지만, 거의 모란에서 살다시피 한 론에게는 이 정도의 도시는 조그맣다 라고 밖에느껴지지 않았다. 근데, 그런 조그만 도시의 사람들이 무슨 배짱으로 이런 시기에 이렇게 잔뜩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는 건가? 이건 레아드와 바크가 자라났다는 것과는 하등 상관이 없을 텐데? 영문을모르겠다는 눈으로 주변을 돌아보던 론은 앞서 가던 레아드가 갑자기 멈춰서자 레아드를 따라서 발걸음을 멈췄다. "에, 또. 성은 가봤고.. 음.." 잠시 생각을 해보던 레아드가 눈을 반짝였다. "아, 그래. 거기 가자." "거기?" "응." 물음과는 무관한 대답을 기분 좋을 정도로 당차게 하면서 레아드는 론을데리고는 으슥한 골목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덕분에 깜짝 놀란 론이었지만, 레아드는 그런 론은 완전히 무시하고 뒷골목 치고는 지나치게 깨끗한골목들을 빠른 걸음으로 지나갔다. 곧, 레아드는 세월의 탓인지 거의 보이지도 않을 만큼이나 바래버린 검과 방패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문 앞에 당도했다. "......" 레아드는 잠시 그 문을 바라보다가 흠. 헛기침을 하고는 슬쩍 문에 노크를해 보았다. 그러나, 문 안쪽에서 아무런 기척도 하지 않았다. 레아드는 다시 한번 노크를 해보고는 이번엔 문의 손잡이를 잡아 당겼다. 그러나, 노크엔 아무런 반응도 돌아오지 않았고, 문은 잠겨져 있었다. "나갔나 본데?" 뒤에서 보고 있던 론이 말하자 레아드는 슬쩍 론을 쳐다 보았다. 뭔가 복잡한 표정이다. 그때 옆집의 문이 열리면서 그 사이로 한 중년의 여인이 머리를 내밀었다. 그녀는 둘을 보더니 냉큼 말했다. "그집 문 닫은지 오래 됐어요. 검 수리라면 시장 쪽에 가보면 가게가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녀는 문을 닫으려고 했다. 레아드가 다급하게 말했다. "잠깐만요." "무슨 일이죠?" 다시 고개를 내미는 여인에게 레아드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이 집 열쇠 가지고 계시죠?" 여인은 잠시 레아드를 쳐다 보더니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영감이랑 아는 사이예요?" "예. 전에 물건 하나를 맡기고 갔거든요. 잠깐 들어가서 가지고 나와도 될 까요?" "글쎄, 당신들이 도둑이 아니라고 어떻게 믿죠?" 그 믿음은 론이 주었다. 론은 품 안에 손을 넣더니 금화 몇개를 꺼내서 그녀에 건네 주었다. 그리고 싱글 웃으며 말했다. "주인이 없다면 이미 이 집에 들어가서 짐을 봤었겠군요? 그 금화 이상으 로 비싼 물건이 이 안에 있어서 우리가 들어가는걸 우려하신다면 그 금화를 도로 돌려주세요. 아니라면." "여기요." 론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철로 된 작은 열쇠가 론의 가슴 위로 떨어졌다. 론은 그걸 받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고마워요." 쾅. 냉정하게 문을 닫아 버리는 여인을 무시하고 론은 미소를 지으며 레아드에게 열쇠를 건네 주었다. 그걸 받아들면서 레아드는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론을 쳐다 보더니 피식. 미소를 짓고 말았다. 레아드는 열쇠로 잠겨진 문을 열고는 열쇠를 주머니 안에 넣고 문의 손잡으를 잡아 돌렸다. 그러자 이번엔 뻑뻑하게 손잡이가 돌아가더니 오래된먼지를 내뿜으며 열어지기 시작했다. 둘의 앞으로 난데없이 천년은 묵은듯한 귀신이 살거 같은 어둠이 펼쳐졌다. 고약하게 코를 찌르는 곰팡내에 론은 눈쌀을 찌푸렸지만 레아드는 싱글거리면서 거리낌 없이 집 안으로 들어갔다. 곧, 집 안쪽에서 램프를 찾아낸 레아드가 그 안에 불씨를 넣어서 불을 밝혔다. 론은 집 안으로 들어와서 문을 닫았다. "와아..." 마치, 밀실과 같은 작은 방 안은 온통 검과 잡다한 물건들로 가득 차 있었다. 공통점이라면 모두들 회색의 먼지로 한가지 색을 입고 있다는 것이었다. 론이 신기하다는 눈으로 주변을 돌아보는 사이, 레아드는 안쪽에 있는방으로 들어갔다. 곧이어 그 방에서 마치, 유령이 나타날것 같은 흰색의연기가 방 밖으로 흘러 나왔다. 자세히 보니 연기가 아니라 먼지였다. 론이 어리둥절하며 고개를 내밀어 방 안쪽을 보았다. 잡다하게 쌓여진 물건들을 치우면서 레아드가 뭔가를 찾고 있었다. 한참 그렇게 물건과, 먼지를상대로 사투를 벌이던 레아드는 자신이 찾고 있는걸 발견 했는지 기쁨의탄성을 지르면서 그 물건을 꺼냈다. 꽤 부피가 큰 액자였다. 론의 도움으로 액자를 가져와 벽 한쪽에 세운 레아드는 땀을 흠치고는 휴우, 한숨을내쉬었다. "아무 것도 안 그려져 있는데?" 론의 말에 레아드는 싱글 웃더니 테이블 위에 있는 천을 들어서 먼지가 없는 뒷면으로 액자를 스윽, 닦아 냈다. 천이 지나간 자리로 거짓말 처럼 그림이 나타났다. "먼지..였어?" "워낙 청소를 안 하는 사람이었으니까." "누가?" 질문의 답은 굳이 들을 필요는 없었다. 론은 어느새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액자 속의 그림을 보면서 입을 다물었다. 언젠가 한번 본적이 있는 노인이그려져 있었다.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녀석의 얼굴. "폰?" 레아드는 미소를 지으며 액자 속에 그려진 그림을 바라 보았다. 아마도 이집의 앞이라고 생각되는 곳에서 이 집을 배경으로 폰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런 폰의 무릎 위에는 열살 정도 되보이는 한 아이가 활짝웃으며 폰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폰은 자신의 무릎 위에서 웃고 있는 아이를 굉장히 어색하게 바라 보는 모습이었다. "이게 나야." 아이를 가리키면서 레아드는 작게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에 보는거라서 그런지 더욱 감회가 깊은 모양이다. 론은 이런 그림을 보게 될 줄은 몰랐는지 굳어진 표정으로 희미하게 미소를 짓고 있는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론이 그런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자레아드는 그림을 보며 말했다. "아무리 그런 나쁜 생각을 하며 날 키웠다고는 해도. 나한테 그냥 사람 좋 은 할아버지였어. 아니, 지금도...일까. 어쨌거나 날 살려준 사람이니까." "레아드...." 레아드는 씁쓸한 듯한. 그런 미소를 지으며 액자 속의 그림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렇게 한참 동안 그림을 보던 레아드는 분위기가 서먹해지자 론에게 고개를 돌리더니 미소를 지었다. "나 어릴적 모습 보여주고 싶어서 데려온거야. 자, 그만 나가자. 여기 갑 갑하지?" "아, 응." "광장 보여줄게." 론은 레아드와 함께 문을 나오다 슬쩍 고개를 돌렸다. 문 앞에 멈춰선 레아드는 담담하게 미소를 지으며 문 안쪽을 바라 보고 있었다. '포르 나이트가 되 보겠느냐? 너라면 분명 좋은 값을 받는 녀석이 될거다.' 주황색의 빛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방 안에서 언제나 처럼 그 곳에 앉아 흔들 의자를 삐걱거리며 흔들던 폰의 모습이 환상 처럼 눈 앞에 나타났다. 레아드는 그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안녕..." 달칵. 문이 닫혀지자 방 안은 작은 램프에서 흘러 나오는 빛 하나만이 남게 되었다. 문 저편에서 작은 웃음 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흔들 의자는천천히 어둠 속으로 가려졌다. 평화로운 오후의 한때였다. 옆집 여인에겐 미안하게도 레아드는 폰의 집 열쇠를 가지고 왔다. 별 필요도 없는 열쇠를 금화와 바꾸었으니 아마 그녀도 뭐라고 하지는 못할 것이다. 론은 폰의 집에서 광장으로 나오는 골목을 걸으면서 한가지 의문점을레아드에게 물었다. "어떻게 열쇠가 그녀에게 있는지 알았냐고?" 빙그레 웃는 레아드에게 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레아드는 싱글거리며 대답했다. "그녀는 나 어렸을 때 날 보살피던 보모였거든. 폰네 집을 청소하는 것도 보통 그녀가 했었어. 도저히 먼지 때문에 못 살거 같으면 폰이 그녀에게 돈을 줘서 집 청소를 부탁했었지." "그래서 열쇠가?" "응. 폰이 외박 할 때는 으례 그녀에게 열쇠를 맡겼으니까." 론은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둘은 그렇게 잡담을 하며광장에 도착했다. "이상한 도시야." 광장으로 보이는 사람의 수가 언뜻 세어보기에 꽤 무리가 있자, 론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레아드는 작게 웃음을 터뜨리면서 론을데리고 광장 한켠으로 갔다. "여긴..." 성으로 가는 길목. 그리고 옆으로 이어진 길들이 만나는 교차로가 앞으로나타났다. 교차로 중앙에는 둥근 원형의 동상이 하나 세워져 있었다. 동상의 사면에는 길이 어느 곳으로 이어져 있는지 간략하게 써 있었다. 표시판대신 만들어진 모양이지만, 그 목적은 짐마차들에게 과속을 하지 말라는의미가 커 보였다. 론은 갑자기 레아드가 자신을 동상 아래로 데려오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레아드는 그런 론을 보고 빙그레 웃더니 말했다. "여기야." "여기... 라니?" "어라, 안 말해줬어?" "말해주다니. 뭘?" "에에, 바크 녀석. 너무하네. 내가 그 지경이 되었는데 론한테 아무런 말 도 해주지 않았단 말야?" 레아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도대체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던 론은 고개를 슬쩍 들어서 앞에 놓여진 동상을 쳐다 보았다. 동상 너머로 그림 처럼 세워진 성이 보였다. 문득, 론은 레아드의 말에서 나온 바크를 생각해내었다. "아...!" 깜짝 놀라며 론은 레아드를 쳐다 보더니 소리쳤다. "설마, 여기가 거기?" "뭐야, 알고 있잖아. 지금 부터 말해주려고 했더니만." "미, 미안." 레아드는 자신의 실망하는 얼굴을 보고 다급하게 사과하는 론에게 싱글싱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여기가 거기야. 나랑 바크랑 처음 만난 장소." 폰은 자폐증으로 앓고 있던 레아드에게 뭔가 자극을 주기 위해서 사람들이가장 많이 지나다니는 이곳. 교차로에 레아드를 하루도 빠짐 없이 데리고나왔었다. 라고, 바크는 론에게 말해줬었다. 론은 주변을 돌아보며 바크가자신에게 해줬던 말들을 빠짐없이 되새겨 보았다. 과연, 하나도 틀림 없이이야기가 맞아 떨어졌다. "왠지 이상하네. 여기가 얘기로만 듣던 그 장소라니." 론이 볼을 긁적하며 어색하게 웃었다. 레아드는 그런 론에게 빙그레 미소를 지어 주었다. "에에엣!" 그러는 순간, 난데없이 바로 옆에서 거창한 놀람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동상 반대편에 둘 말고 다른 사람이 있었던 모양이다. 둘이 의아한 얼굴로서로를 쳐다 보자, 그쪽에서 다시 한번 외침이 터졌다. "어, 어째서!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거야? 약속이 틀리잖아!" 둘 나이 또래 정도 되보이는 소년의 외침이었다. 그리고 그 외침이 끝나자새침한 소녀의 음성이 들려왔다. "미안하다고는 말하지는 않겠어. 너 혼자 착각하고, 너 멋대로 벌인 일이 니까. 일이 어찌 되었던간에, 너하고는 안 가." "잠깐! 잠깐! 내 착각이었다니? 그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그 날 밤의 속삭임은 다 거짓이었어?" "소, 속삭임? 너 미쳤냐? 누구 앞길을 막으려고 그런 막말을 하는거야!" "하지만" "닥쳣!" 퍼억! 소녀가 소년의 입술을 부드러운 자신의 입술이 아닌 강철같은 주먹으로 막았는지 거창한 소리와 함께 소년의 신음 소리가 들여왔다. 소녀가소리쳤다. "앞으로 다른 애들 앞에서 내 얘기 하면 죽을 줄 알아!" 동상 반대편에서 방금 전 대화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작은 소녀가 성큼성큼 거친 발걸음으로 나오더니 길 저편으로 걸어가 버렸다. 그녀의 박력에 기가 죽은 론과 레아드는 조용히 그녀가 사라지기 까지 기다리다가동상 반대편에서 신음 소리가 들려오자 힐끔 고개를 내밀었다. 한 소년이동상에 기대고 앉아서 배를 움켜 쥐고 있었다. 고개를 숙인 채로 소년은몸을 떨었다. "제길. 제길! 여자란 다 요물이라더니, 그 말이 딱 맞아! 착각이라고? 그 럼 그 날 밤 내게 했던 말들은 다 뭐야? 크윽, 이럴줄 알았으면 메린이 나랑 가자고 할 때 튕기는게 아니었는데.." "메린?" 레아드는 소년의 말에서 나온 소녀의 이름을 잠시 되새겨 보더니 히죽 웃으며 동상 아래의 소년에게 소리쳤다. "너 로코구나!" "응? 다, 당신은!" 소년은 갑작스럽게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깜짝 놀라면서 고개를들었다. 단숨에 미소를 짓고 있는 레아드와 어리둥절한 로코가 서로를 마주보게 되었다. 론은 그 뒤로 이어질 감동의 재회씬을 기대해 보았지만,로코의 반응은 꽤나 예상에 어긋나는 것이었다. "미, 미인이군요!" "......" 어째서 소녀가 그렇게 주먹을 날렸는지 이해가 되는 녀석이다. 레아드는쓴웃음을 지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로코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레아드를 바라보며 감탄성을 연발했다. "쿠오오! 당신 정말 미인입니다!" 미인에게 칭찬을 할 때는 '쿠오오!'같은건 빼라고. 론은 끄응, 이마를 누르면서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레아드는 자신에게 홀딱 반했는지 눈을 하트 모양으로 만들어 내려고 노력하는 로코에게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라, 겨우 1년 만인데 나 기억 못하는거야?" "이, 이것은 새로운 데이트 신청법입니까?" "....나. 레아드..인데." "아, 그렇습니까? 전 로코라고 합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저희 아버지는 로아시의 재정을 담당하시는 레아드라고요?" 말이 그대로 이어져 나와서 레아드와 론은 한동안 로코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 듣지를 못해버렸다. 로코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물었다. "무슨 말씀입니까? 레아드라니..?" "그 말. 그대로야." 로코가 어리둥절 하며 말했다. "레아드라니. 설마, 그 고아에다 지 주재도 모르고, 바크 님께 매일매일 바락바락 대들던" 아쉽게도 론은 더 듣고 싶었지만, 레아드가 중도에서 로코의 머리를 내려쳤기 때문에 레아드에 대한 악담은 거기서 끝이 났다. 머리를 감싸고 괴로워 하는 로코를 레아드가 멱살을 잡더니 말했다. "그래. 그 고아에다 주재도 모르고 바크 놈에게 매일매일 바락바락 대들던 레아드다. 오랜만에 만났으니 옛날 처럼 이빨 몇개 부러뜨려 줄까?" "헤에엑? 저, 정말 레아드!?" "축제?" 론과 레아드는 로코의 말을 그대로 따라 하면서 로코를 쳐다 보았다. 론은이런 어수선한 시기에 무슨 놈의 축제냐? 라는 표정이었으나, 레아드는 론과는 조금 다른 뜻으로 로코에게 물었다. "정말이야? 축제를 한단 말야?" "그, 그렇다니까요.. 아니, 그래." "설마? 영주 님은 바꼈잖아." 1년 전에 레아드와 바크가 함께 로아를 떠나게 된 이유가 되었던 로아 공작과 그의 부인의 생일을 축하하는 축제를 말하며 레아드는 어리둥절 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로코는 레아드의 얼굴은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면서 떨떠름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게.. 말야. 원래 모두들 축제는 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론이 대뜸 끼어 들더니 말했다. "영주가 하기로 한 거군?" "어? 아.. 응." 론의 말에 로코는 론을 쳐다 보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레아드가 영문을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론을 쳐다 보자, 론이 싱글 거리며 설명을 해주었다. "생각해봐, 여긴 로아 공작의 성이었잖아. 그리고 지금 그 아들인 바크는 현재 이 하와크의 국왕. 여기로 부임해온 영주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국왕폐하의 부모님들의 생일 축하 축제를 감히 안 열수가 있겠어? 그랬다 간 앞 날의 출세길에 큰 문제가 생길텐데.""아, 그래서 영주 쪽에서 먼저 열자고 한거구나?" "뭐, 그렇게 된거겠지." 안봐도 뻔하다는 듯 론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로코는 그런 둘을 번갈아보더니 레아드에게 물어왔다. "근데, 로아엔 어쩐 일이야? 애들 모두 너 다시는 안 돌아올 줄 알았어." 레아드는 볼을 긁적이더니 에헷, 어색하게 웃었다. "그냥 지나가는 길에 들려봤어. 그나저나, 정말 잘됐다. 축제는 바라지도 않았었는데 열리다니. 정말 운이 좋은거 같아." 론은 베시시 웃는 레아드와, 그런 레아드에게 반쯤 입을 벌리고 아무런 말도 못하겠다는 듯한 로코를 보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레아드가 손을 들며로코에게 미소 지었다. "자, 그럼 나중에 봐." "응, 근데. 너 축제 나올거지?" "당연하지." "그, 그래. 그럼, 나중에 보자." 로코를 보내고 나서 둘은 광장 근처의 식당에 들어가서 간단하게 요기를하고는 도시를 적당히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때웠다. 날이 저물면서 저녁이 되자 도시 밖을 나다니는 사람들의 수는 더더욱 많아져서 드디어 본격적인 축제 분위기가 나기 시작했다. 세상이 이렇게 어수선해서 그런 걸까? 비교적 이른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사나이라 불리우는남성들은 일찌감치 주점으로 향해서 공식적으로 떡이 되도록 마셔도 마누라라 불리우는 사랑스러운 여인에게 손톱으로 긁히지 않아도 되는 기회를놓치지 않았다. 주점 쪽에서 요란한 웃음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하늘은 어둑어둑해졌다. 그러자 도시 이곳 저곳에서 군인들이 사용하는 대형 화로들이 불꽃을 토해내면서 도시를 밝혔다. 단숨에 어두웠던 도시가 백여개가 넘는 화로들이내뿜는 불빛으로 대낮 처럼 밝아졌다. 사람들은 하마터면 전통으로 잊혀져사라질 뻔 했던 이 축제가 계속 이어지는 것에 감사를 하며 마음 껏 감탄성을 내질렀다. 아이들은 본격적으로 축제가 시작되자 일찌감치 부모들에게 돈을 타서 저희들끼리 놀러가 버렸고, 오랜만에 둘만 남은 부부들은 멋적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젊었을 당시의 소년과 소녀로 돌아가 연인이 되었다. 로아의 축제라고 하면 절대 빠지지 못하는 폭죽이 밤 하늘을 수 놓자 사람들은 이미 세상엔 없지만, 자신들에게 이런 훌륭한 도시를 만들어 줬던 로아 공작을 아쉬워하며 하늘 위에서 반짝거리며 타오르는 불꽃들을 바라 보았다. 여러가지 모양으로 터지는 수많은 색의 불꽃들은 어른이나 아이들을가릴 것 없이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역시 축제하면 로아야." 머리 위로는 울긋불긋한 색을 만들어내며 밤 하늘을 수놓는 폭죽이 터지고,옆으로는 분위기에 취한 즐거운 사람들이 지나다닌다. 특별히 열개의 화로가 설치 되어서 옆사람의 눈썹까지도 확인 할 수 있을 만큼 찬란한 빛으로빛나는 광장은 사람들로 가득 차서 발을 디딜 틈도 없을 정도였다. 론은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몸을 그냥 놔두며 말했다. "이 정도 축제가?" 레아드는 론을 돌아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라, 로아의 축제가 어디가 어때서?" 론이 히죽 웃으며 말했다. "그러고보니 레아드는 넬신이나 모란에서 열리는 축제는 못 봤구나. 그러 니 이런 작은 도시의 축제를 보고 이렇게 감탄을 하지." "흥, 크다고 전부 멋진건 아냐." 론은 그게 아닐걸? 이라는 표정으로 웃었다. "모란 수도에서의 축제는 정말 멋지지. 모란의 젖줄이라는 뷰아를 따라서 수백척의 배들이 한꺼번에 지나가는데 각각 배들엔 커다란 화로들이 설치 가 되어서, 마치 하늘의 별들이 한꺼번에 강 위로 떨어진 듯한 장관을 연 출해. 그리고 그게 끝나면 사람들은 각기 하나씩 준비한 작은 종이 연에 초를 넣고 하늘로 날려 보내지. 수십만개의 반짝이는 종이 연이 하늘을 수놓으면 그야말로 내가 별들 사이에 있는건지 별들이 내 사이에 들어온 건지 모를 만큼이나.." 말을 하던 론은 힐끔 고개를 내려서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레아드는 자신의 말에 완전히 감동을 해 버렸는지 반짝이는 눈으로 이쪽을 쳐다 보고 있었다. 쓴웃음을 지으며 론은 레아드의 이마를 지긋이 눌렀다. "보고 싶지?" "정말 그렇게 멋져?" 감격, 감격이라는 눈을 해보이는 레아드를 킥킥 웃으며 바라보던 론은 슬쩍 손을 뻗어서 레아드의 어깨를 잡아서 뒤로 돌렸다. 그리고는 뒤쪽에서레아드의 목을 두르고는 안았다. 워낙 주변에 사람들이 많아서 아무도 이런 둘에게 신경을 쓰진 않았다. 간혹 눈에 띄는 둘에게 시선을 보내오고있던 사람들도 '젊구나.'라며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퍼엉. 수천, 수만개의 푸른 빛가루를 날리며 요란한 소리로 터지는 폭죽이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사이, 론은 레아드의 어깨에 턱을 기대고는 작게속삭였다. "가을에 같이 보러가자." 레아드는 아무런 대꾸도 없이 고개를 숙였다. 슬쩍, 론의 팔 사이에서 빠져 나온 레아드는 미소를 짓더니 광장 저편을 가리켰다. "저쪽에서 사슴 고기 맛있게 하는 집이 있거든. 축제 때는 싸게 파니까 거 기 가자. 무척 맛있어." 말 돌리는건 여전히 어리숙하구나. 론은 자신을 광장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길로 데려가는 레아드를 따라가며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광장에만 사람들이 모여 있는줄 알았는데, 이미 주점이나 기타 등등의 가게들은 사람들로 만원이었다. 덕분에 둘은 사슴 고기를 약간 사고, 나무 통에 든 시원한 맥주를 사서 누구네 집인지 모를 집의 계단 아래에 앉았다. 앞을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즐거운 얼굴들을 보면서 론은 레아드와 자신의 사이에 종이에 쌓여진 사슴 고기를 뜯어서 놓았다. 고소한 고기의 향이 코를자극했다. 론은 나무로 된 통의 두껑을 열어서 그 안에서 시원하게 거품을 흘리는 맥주를 마시고는 길게 숨을 들이 마셨다. 몸과 함께 머리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다. "엑. 쓰다아~" 레아드는 들고 있는 맥주병을 보며 인상을 사정없이 곱게 찡그렸다. 그 모습에 둘의 반대편 가게에서 사슴 고기를 굽던 주인이 인심 좋은 미소를지었다. 론은 맥주병에 담겨진 갈색 액체를 흔들면서 웃었다. "원래 남쪽 지방 맥주는 쓴맛이야. 레아드는 여기 살았으면서 로아의 맥주 는 먹어본 적이 없어?" "응. 누나가 술은 먹지 말라고 했었거든." 역시 엘빈이라고 할까. 엘빈의 말은 레아드에겐 한마디로 절대적. 뭐랄까. 괴팍한 주인과 아기 강아지를 보는거 같은 기분이다. 앉아 있어, 라고 말하면 언제까지라도 그 자리에 앉아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거 같았다. 피이이잉. 하늘을 가르며 치솟아 올라가던 한줄기 빛이 한계점에 다다르자 소리를 죽이며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곧이어 눈앞이 하얗게 물들어 버릴만큼이나 수천, 수만개의 빛을 터뜨리며 요란한 소리와 함께 땅으로 불꽃을 휘날렸다. 레아드는 두 손에 맥주병을 잡고는 고개를 들어서 하늘에서 터지는 폭죽을조용히 바라 보았다.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소리. 즐거운 웃음소리들. 터지는 폭죽의 폭음. 그러나, 론은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거 같았다. 난생처음 보는 듯한 레아드의 담담하고. 그러나, 뭔가 아릿함이 깃들어 있는미소를 보며 론은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축제의 밤은 점점 더 깊어갔다. 로아 공작의 생일과 그의 부인인 란의 생일이 연이어 이어지기 때문에 로아의 축제는 4~5일 동안 연이어 벌어진다. 그래서 첫날은 축제의 분위기를즐기는 정도로 적당하게 보내고, 본격적인 축제는 그 다음날. 즉, 둘째날부터 시작이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날 밤의 숙취로 지끈거리는 머리를 쥐면서 사나이들은 창 턱에 기대고는이른 아침 부터 도시로 찾아오는 이들을 바라 보았다. 다른 마을. 다른 도시에서 축제를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속속들이 도착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눈을 즐겁게 해주는 여러가지 묘기꾼들도 섞여 있었다. 바야흐로 로아는 시간이 지날 수록 축제의 분위기에 점점 더 타올랐다. 전날의 축제로 몸을 앓 듯이 잔뜩 더러워진 도시를 치우는 청소부들의 저주에찬 한숨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로아는 점차 하늘 위로 떠오르는 태양 아래에서 훈훈하게 데워졌다. 대륙을 강타하는 이상 기온은 여전해서, 초여름 치고는 쌀쌀한 날씨였지마, 하늘은 적당하게 구름과 파란 하늘이 보여서 청량한 기분이다. 론은어제 느즈막한 시간에 금화를 몰래 손에 쥐어 주면서 간신히 구한 여관 방에서 길게 하품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관 주인으로서는 그야말로복이 터졌을거다. 세달치 벌이를 하루만에 벌게 되었으니까. 원래라면 방은 하나만 구해도 되었겠지만, 사정상 두개를 구하는 바람에 생각지도 않은 대량 지출을 하게 되버렸다. 오후가 되기 까지 여관 안에서 잡담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던 둘은 오후가 지나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길거리로 나오자 그제서야 여관에서 나왔다. 비둘기를 가지고 멋진 묘기들을 하면서 아이들의 시선을 한몸에 집중 시키는 묘기꾼의 묘기를 잠시 즐기다, 근처를 지나가는 로코 일행과 마주치게되었다. 바크가 없어지자 이젠 로아 불량 청소년 집단의 넘버 1인지 로코는 자신 또래의 소년들을 잔뜩 데리고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대부분은 레아드가 아는 얼굴이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의 대부분하고 한두번씩은 주먹을 맞대어 본 적이 있었다. 로코의 소개에 소년들은 차마 눈 앞의 레아드가 그 레아드라는 것을 절대믿어하질 못했지만, 레아드가 싱글거리며 그들로서는 차마 잊고 싶은 오래전 싸움 전적들을 이야기 해주자 결국엔 믿게 되어버렸다. 론은 그런 레아드와 로코 일행들을 보면서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바크도 여기에 껴 있었다고 생각을 해보면 더더욱 황당할 뿐이다. 그 엄청난 녀석의 어린 시절이 겨우 이런 녀석들과 주먹 다툼으로 채워져 있다니말이다. 옛날의 적은 오늘은 친우라는 건지, 1년 만의 만남에 로코나 소년들은 마치 레아드를 언제 그렇게 괴롭혔냐는 듯이 극진하게 대접해 주었다. 아마도 그 이유의 대부분은 로아를 이잡듯이 뒤진다고 해도 찾아 볼 수 없는레아드의 예쁘장한 얼굴 때문일 것이다. 그나마 레아드를 남자로 생각하고 그 이상의 행동은 취하지 않는게 론으로서는 다행한 일이었다. 저녁이 될 때까지 론과 레아드는 로코 일행들과 함께 도시를 구경 다녔다. 1년 간 있었던 일이나, 재밌었던 일들을 주고 받으며 웃는 레아드와 로코를 론은 옆에서 조용히 지켜 볼 뿐이었다. 하지만, 기분이 나쁘거나 한 그런 기분은 아니었다. 오히려, 저렇게 웃을 수 있는 레아드를 보는 것 만으로도 너무나 기분이 가벼워지고, 즐거워졌다. 날이 저물자, 소년들은 레아드에게 나중에 꼭 다시 만나자는 말을 해대고는 바삐 물러갔다. 여태껏 즐겁게 놀다가 왜 저렇게 다들 도망치 듯이 가는건지 론은 의아해 했지만, 곧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축제 이틀째엔 축제중에 있는 세가지 큰 이벤트 중의 하나인 '가면 속의 꿈'. 즉, 거리의 무도회가 열리기 때문이었다. 모두들 이미 점찍어둔 소녀들이 있는지 소년들이 다 사라지자 남게 된건론과 레아드. 그리고 겸언쩍게 웃는 로코 뿐이었다. "넌 안가?" "가고 싶지만, 받아주는 사람이 없거든." "메린은?" "....무슨 낯짝으로 메린한테 가냐?" 레아드는 그런 로코를 잠시 쳐다 보다니 못말리겠다는 표정으로 쳐다 보았다. 그리고는 난데없이 다리를 들더니 로코의 엉덩이를 걷어 차버렸다. "무, 무슨 짓이야!" "기다려 주는 여자를 냅두고 바람 핀 벌이다." "..실패 했잖아.." "주제는 잘 아시네. 메린네 집 이 근처지? 지금쯤 너 때문에 펑펑 울고 있 을테니까 빨랑 가서 데려와. 괜히 메린 마저 이상한 녀석들한테 뺏기고 나서 여자는 요물이라며 울지 말고." "하지만.." "안 갈래?" 주먹을 쥐어 보이며 곱게 미소를 짓는 레아드의 모습에 로코는 허둥지둥고개를 끄덕이며 뒤로 물러서더니 골목 저편으로 달려가 버렸다. 론과 레아드는 그런 로코를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시간이 흘러 날은 저물어서 거리엔 화려한 옷을 입은 소년들과 소녀들. 그리고 청년과 여인들이 여태껏 어디에 숨어 있기 라도 했는지 우글우글 몰려나왔다. 아까 소녀들에게 데이트를 청하러 갔던 소년들은 전부 성공을 했는지 소녀들을 에스콧 하면서 입이 찢어져라 즐거운 표정들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그 가운데엔 눈가가 붉게 물든 메린과, 그녀의 넓은 마음에 감격의 눈물을터뜨렸는지 역시 마찬가지로 눈가가 붉은 로코도 껴 있었다. 축제 이틀째에 열리는 가면 속의 꿈. 즉, 거리의 무도회는 전적으로 젊은이들의 장인 모양인지 부모들은 광장의 가에 서서 자신들의 자식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구경했다. 날이 저물고, 사밤이 어둑해지자, 화로에 불이 켜지면서 도시는 또다시 축제의 마력 속으로 빠져 들었다. 사람들은 집단 최면이라도 걸린 듯이 열광하면서 환호를 했다. 그리고 그 사이로, 각자의짝을 이룬 수많은 커플들이 광장 안으로 들어왔다. 작년엔 레아드와 바크의 소동으로 축제는 하루만에 끝나버려서 2년간 이때만을 기다려왔다는 것인지 소년과 소녀들의 눈에선 맹렬한 불꽃이 피어 올랐다. "왠지 다들 불타오르는데?" 레아드는 싱긋 웃었다. "응. 여기서 가장 잘 어울리는 커플을 뽑거든. 상품도 주긴 하지만, 더 중 요한건 전설이야." "전설?" "1등한 커플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거든." "그거 믿을만 해?" "그럴걸? 엘빈 누나랑 파오니 형만 봐도 그 전설이 맞아 떨어지거든." 론은 당황해서 물었다. "설마, 그 둘은 사이 나빴다며?" "그게 말이야. 축제가 열렸는데, 서로들 짝이 없어서 다른 커플들 한테 놀 림을 받았거든. 열받은 엘빈 누나하고 파오니 형이 잠시 휴전을 하고는 무도회에 나갔지. 그 무도회, 난 못 봤지만. 본 사람들은 역사에 남을만 하다고 했어." "어땠는데?" 레아드가 즐겁다는 듯 웃었다. "그거 정말 웃겼어. 정말 치열하게 싸워서 1등을 차지하긴 했는데 마지막 에 엘빈 누나가 파오니 형이 자기 엉덩이 만졌다고 시상식 하는 분한테 집어 던져 버렸거든. 덕분에 둘다 하루 동안 감방에 갇혔었지." "......" 정말 이해를 못할 족속들이야. 속으로 그리 생각을 하면서 론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어쨌거나, 무도회는 시작 되었다. 경쾌한 피리와 북소리. 그리고 정열적인 노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여러 소년 소녀. 청년과 여인들은 서로의 짝을 불타는 눈으로 바라 보며 춤에 빠져 들었다. 밖에서 그런 그들을 보던 레아드는 몸이 근질근질거렸는지 갑자기 벌떡 일어서더니 론의 손을 잡았다. "우리도 춰." "뭐? 자, 잠깐.." "왜그래? 춤 추기 싫어?" "하지만.. 레아드. 저 춤은.." 여자와 남자의 구분이 확실한 춤이다. 아니, 확실하다를 넘어서 여자는 정말 여성 쪽의 춤을 춰야하는 춤이었다. 론이 과거에 몇번 레아드를 속여서춤을 춘 적이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속여서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레아드가 먼저 춤을 추자고 한건 처음이어서 론으로서는 당황해 버렸다. 론이 머뭇거리자 레아드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지금은 여자잖아. 괜찮으니까 얼른." "괜찮..아?" "에에, 재미 없네. 정말 그러기야?" 퉁명스레 묻는 레아드를 바라 보며 론은 할 말을 잊고 말았다. 귀, 귀여워! 머리 속이 모조리 뒤집혀져서 세상이 하얗게 바래버리는 것 같을 정도로 귀여웠다. 론은 레아드가 이끄는 데로 힘없이 따라갔다. 곧, 둘의 모습은 춤을 추는 커플들의 사이로 사라졌다. 하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적당한 크기의 온천. 주변은 거대한 바위들로 둘러 쌓여 있어서 옆에서 보기엔 이 안에 온천이 있는지도 모를 만큼자연이 교묘하게 숨겨 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산길을 잘 타는 나무꾼 정도나 알고 있을 이 온천은 더구나 산속 깊은 곳에 있어서 사람들은 거의 오지도 않았다. 더구나 지금 로아는 축제 중이어서 더더욱 사람들이 올 이유는 없었다. 뽀로롱. 무색의 맑은 수면 위에 몇개의 공기 방울들이 떠오르더니 금방터지면서 사라진다. 그리고 그 아래에서 갑자기 붉은 그림자가 떠 올랐다. 온천에서 흘러 나오는 하얀 김을 빼면 정적으로 조용하던 온천의 수면이갑자기 터지면서 그 사이로 뭔가가 솟구쳐 올라왔다. "후아아아~" 레아드는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면서 이마 위로 축 늘어진 머리카락들을 손으로 쓸어서 머리 뒤로 넘겼다. 그리고는 주위를 돌아 보다가 온천 한쪽에있는 커다란 바위 쪽으로 물을 첨벙첨벙 튕기며 걸어갔다. 레아드가 바위저편으로 외쳤다. "론~ 로온~ 거기 있어?" 바위 위쪽에서 머리 하나가 쏘옥 올라오더니 바위 아래쪽의 레아드를 내려 다 보았다. 아마도 바위 위에 누워있던 론이 몸을 뒤로 뒤집은 모양이다. 론은 턱을 괴고는 하얗게 피어오르는 김 사이로 자신을 올려다 보는 레아드를 보며 중얼거렸다. "몸은 괜찮아?" "응. 이제 괜찮은거 같아." 론은 빙글빙글 웃는 레아드를 내려다 보다가 무심히 말했다. "레아드." "응?" "가슴 보여." "......" 보통 여자 였다면 '캬악!' 비명을 지르며 집히는데로 뭐던지 이쪽으로 집어 던졌겠지만, 레아드는 보통 여자가 아니었다. 레아드는 고개를 숙여서볼록하게 나온 자신의 가슴을 잠시 바라보더니 다시 고개를 들어 론을 쳐다 보았다. 레아드가 씨이익 웃으며 물 속으로 풍덩. 잠수를 하듯이 들어가 버렸다. 론은 물속으로 사라지는 레아드를 바라 보다가 다시 몸을 돌려서 바위 위에 드러 누웠다. 커다랗게 자라난 나무들 사이로 느릿하게 지나가는 회색구름들이 보였다. 날씨가 이젠 제법 쌀쌀해졌다. '감기 기운?' 어제 부터 시작된 레아드의 미열 증상. 론은 자신의 등줄기에 전율이라는기분 나쁜 느낌이 타고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그 증상이 뭘 의미하는지론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레아드 역시 알고 있는 모습이었다. 레아드는 이틀 더 남은 축제를 그 쯤에서 끝내고는 로코 일행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론과 함께 로아 뒤쪽의 산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대뜸 감기엔 역시온천이지 하면서 이곳으로 와버린 것이었다. 론은 슬쩍 고개를 돌려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온천을 바라 보았다. 레아드와 바크의 옛적 이야기에서 자주 등장했던 바로 그 온천이었다. 이름은 기억도 나지 않지만, 둘의 얘기를 들어보면 둘은 여기서 자주 놀았다고했다. 그 당시엔 꽤 분했었다. 바크가 무척 미웠었다. 아니, 스스로가 싫었다. 어째서 내게는 그런 즐겁고. 그리고, 평범한 생활이 없었는지 너무나 싫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서 저 온천을 바라보는 론의 기분은 물 속에 가라 앉아 수십년간 방치된 녹슨 동전과도 같은 기분이었다. 찹찹하고, 그리고 무거운 침묵. 레아드는 오랜만에 온천에 들어갔던게 즐거웠는지 무척 쾌활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얼굴 한구석엔 피곤으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론은 그런레아드의 모습을 놓치지 않았으나,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즐거워하는 레아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어 주었다. "숲의 주인?" "응. 기억나?" "아아, 바크하고 레아드가 그거 찾으러 갔다가, 숲에서 조난 당했다고 했 었잖아. 그 바람에 도시 사람들이 둘 찾으려고 온통 숲을 다 뒤지고 다녔 다며." "....자세히도 기억하네." 레아드는 투덜거리면서 미소를 지었다. "보러 갈래?" 대답은 필요 없었다. 론은 아무래도 오늘은 숲에서 야영을 하게 될거 같아서 미리 챙겨온 짐들을 등에 매고는 레아드와 함께 숲속, 더 깊은 곳으로갔다. 온천에서 느즈막히 떠났기 때문에 레아드가 말한 숲의 주인이 있는곳에 당도 했을 때는 거의 저녁이 되어 있었다. "다행이야. 늦지 않았어." 저무는 해를 보면서 레아드는 다행이라는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론은 주위를 돌아 보다가 레아드에게 물었다. "여기야?" 숲의 주인은 커녕 공터의 주인도 없는 썰렁한 공터. 저 멀리 벽처럼 세워진 절벽이 보이는걸 빼면 나무꾼들이 가끔 점심이나 먹을 자리로 사용할용도 밖에 없는 곳이었다. 하지만, 레아드는 기분 좋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여기야." "숲의 주인...이라니. 그게 이리 온다는거야?" "뭐, 비슷해." 싱글싱글 웃으며 레아드는 뒷짐을 지고 잠시 기다렸다. 레아드의 옆에 서며 론은 의아하다는 눈으로 주위를 돌아 보았다. 기척을 살펴 보기도 했지만 근처에선 아무런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조용히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리던 레아드가 말했다. "예전에 바크하고 숲에서 길을 잃고 헤메다가 여기에 도착을 했었어. 나도 바크도 너무 지치고 무서워서 울기 직전이었지." 레아드는 노을에 붉게 물든 눈으로 절벽을 바라 보았다. 론은 그런 레아드를 바라 보다가 레아드가 시선을 주고 있는 절벽을 보았다. 눈에 띄는 것은 없는 평범한 절벽이었다. "..아." 갑자기 론의 입에서 작게 탄성이 흘러 나왔다. 레아드는 론이 보는 그것을보면서 말했다. "그러다 보게 된거야." 노을이 지면서 만들어낸 절벽 사이의 그림자. 론은 자연이 만들어낸 그 놀라운 것을 바라 보았다. 절벽을 이루는 흙과 바위들이 기묘하게 만들어낸그림자. "사람?" 인자하게 생긴 노인. 혹은, 아름답게 생긴 여인으로 보이기도 한다. 론은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절벽을 바라 보았다. 해가 지면서 그림자의 각도가조금씩 바뀌자 사람의 모습은 천차만별로 변해갔다. 여러가지 모습의 사람들의 얼굴이 절벽에 나타났다. 그들 모두의 공통점이라면 그 커다란 절벽 위에서 마치 숲을 보살피 듯이 내려다 보는 것이었다. "길은 잃었고, 배는 고프고, 다리는 아픈데. 저걸 보는 순간 그런건 다 잊 게 되었지. 누가 먼저 울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바크하고 나하고 서로 부 둥켜 안고 엄청나게 울었어. 되게 감동적이었거든." 헷. 먹적게 웃으면서 레아드는 미소를 지었다. 어느새 해는 완전히 산 너머로 넘어가서 절벽에 그려졌던 사람들의 얼굴은 그림자에 덮혀서 사라져버렸다. 천천히 어둠이 깔리는 가운데, 론은 자신의 옆에 서 있는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론은 여태껏 계속해서 마음 속에 품어오던 물음을 던졌다. "어째서." 레아드는 흘러내린 머리카락들을 귀 뒤로 넘기면서 론을 보았다. 그 입가엔 담담한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 론은 주먹을 쥐면서 물었다. "어째서... 이런걸 보여주는거야?" 바크와 함께 본 대륙. 바크와 처음 만난 장소. 어릴적 친구들. 자신의 어릴적 모습... 모두 론으로서는 생소할 뿐이었다. 론의 물음에 레아드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단지 고개를 앞으로 돌려서 이젠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절벽을 바라 볼 뿐이었다. 론은 굳이 레아드에게 대답 하라고 강요를 하지는 않았다. 잠시 후, 레아드가 천천히입을 열었다. "보여 주고... 싶었어." 레아드는 론을 바라 보며 미소 지었다. "론 한테 보여 주고 싶었어. 론, 언젠가 말했었잖아? 론이 어릴 적엔 슬픈 일들만 있었다고. 그래서, 바크하고 나 어릴적 이야기를 들으면 부럽다고. 이젠 어리지 않으니까 그때의 일을 어떻게 바꿀수는 없지만. 최소한 론이 뭘 부러워하고, 뭘 바라는지는 보여 주고 싶었어." "......"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론을 보며 레아드는 담담하게 웃었다. "그러면 앞으로는 행복해지겠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할 수가 없었다. 가슴 속에서 부터 뭔가 격한감정이 치밀어 올랐다. 레아드는 주변이 어둑어둑해지자 고개를 들어서 하늘을 보았다. 어두워지는 하늘과, 그 가운데 희미하게 붉은 빛을 간직한 구름들이 보였다. "날... 저무는구나." 타닥.. 탁. 탁.. 근처에서 줏어온 마른 나뭇 가지들을 부러뜨려서 모닥불 안으로 집어 넣자불길은 탐스럽게 빛나면서 새로운 먹이를 환영 하듯 더욱 더 기세를 높였다. 론은 아무런 말도 없이 묵묵하게 불꽃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론의 반대편에 앉아 있는 레아드도 마찬가지였다. 아까 그 말 뒤로 왠지 말하기가 서먹서먹해진 탓인지, 론은 아무런 말도하지 않았다. 론이 준비해온 모포를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앉아서 타오르는 불길을 취한듯이 바라보던 레아드는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레아드는 턱을 괸채로 말했다. "론. 그러다 딜거야." 론은 레아드의 말에 깜짝 놀라면서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그러다가 자신이 손에 들고 있던 나뭇 가지가 불이 옮겨 붙어서 어느새 반 이상 타 올라오고 있는걸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 나뭇 가지를 모닥불 안으로 던져 넣었다. 레아드는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뭘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느라고 불이 옮겨 붙는 것도 모르는거야?" "응? 아, 별거 아냐." "요타 생각해?" "....." 론은 물끄러미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타오르는 모닥불의 불길이 레아드의얼굴을 비추면서 조금씩 그림자를 흔들어 놓았다. 레아드는 조소를 하는듯한 미소를 지었다. "모르고 있을거라고 생각했어?" "아니.." 그래. 그게 솔직한 심정이다. 레아드와 며칠간 여행을 하면서 론은 가빠지는 마음 한구석에서 항상 시커멓게 자리 잡은 그 느낌을 떨치지 못했었다. 단지 기분 나쁜 느낌이라고 치부 하면서 잊으려고 했을 뿐이었다. 그러나,론은 알고 있었다.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어디 까지 알아?" 론은 담담하게 물었고, 레아드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전부." "..그래." 침묵을 가장한 정적이 내려 앉는다. 론은 손에 들고 있던 나뭇 가지를 비틀었다. 가지가 부러지면서 튀어 나온 날카로운 부분이 손을 찌르는데도불구하고 론은 아픔 조차 느끼지 못하는 듯 가지를 더욱 더 비틀었다. 레아드는 그런 론을 조용히 바라 보았다. "아무 말도 안 하네." 부러지고, 구부려진 나뭇 가지를 모닥불에 던져 넣으면서 론은 레아드에게물었다. "바크와 말해봤어?" "응." "바크는 뭐래?" 레아드는 작게 웃었다. "설명하지 않아도 되니까 편하다고."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구하는건 불가능한 일이래." "....." 론은 묵묵히 입을 다물었다. 레아드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이어서 말했다. 작은 음성이었지만, 숲은 너무나 조용해서 레아드의 음성은 나직하게 메아리 쳤다. "바크는 원래 부터 그랬어. 숨겨도 될 일은 아예 말도 안 해줬지만, 그게 아니라고 생각하면 모두 말해줬거든. 설사, 그게 알게되면 괴로운 일이라 도 말이야. 정말 손톱 만큼의 인정도 없이 모두 말해버리지." "....." "그래서 바크를 좋아 했던거 같아. 언제나 불만 투성이였지만, 날 대등하 게 봐주는 녀석이었으니까." "....." "하지만.." 레아드의 입가에 쓴웃음이 지어졌다. "이번 만큼은 속여줬으면 했어.." "....." "내가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렇다고 해도.." "....." "구할 수 있다고..." 레아드의 음성이 작아졌다. "그렇게 해주겠다고.." 잦아졌다. "그렇게...." 레아드는 조용한 눈으로 모닥불 아래쪽의 땅을 내려다 보았다. 론은 레아드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건 단순히 빛이 만들어낸그림자였다. 레아드는 고개를 들더니 의외로 밝은 미소를 지었다. "바크 녀석. 정말 심보 고약해. 그지?" 론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레아드는 웃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론은 참, 마음이 여린거 같아." 난데없는 말에 론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여려? 내가?" 레아드가 턱을 괴더니 싱글싱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토라지기도 잘 토라지고, 금방 화냈다가 후회하고. 옆에서 보면 재밌 다니까." 그건 아무래도 내가 아니라 그쪽 이야기 아닌가? 론은 갸웃거리면서 레아드에게 물었다. "어딜봐서 내가 그렇다는거야?" "전부. 요타만 해도 그랬잖아." "요타...라니?" 물어오는 론에게 레아드는 퉁명스레 말했다. "론 안그런줄 알았는데 못됐더라. 아무리 화가 나도 그렇지 여자애한테 그 렇게 소리 질러대고. 화내고 그래? 실망이야. 실망." "그.. 그건.." 론은 대꾸할 말이 없자 더듬거리다 얼른 화제를 바꿨다. "근데, 그거... 다 기억하는거야?" 레아드는 론의 그런 얇은 생각 정도는 뻔하게 보인다는 듯이 가소롭게 웃으면서 히죽거렸다. "응. 모두 다 기억하고 있어. 곤란하지?" 싱글싱글 웃는 레아드에게 론은 볼을 긁적이면서 레아드의 말대로 마음 껏곤란해 했다. 론이 머뭇거리며 물었다. "근데, 어떻게?" 비하랄트의 말대로라면 레아드는 사라졌다. 그리고, 요타 역시 자신의 몸안에서 레아드를 느낄 수 없다고 했다. 레아드가 이렇게 갑자기 나타난거 역시 믿을 수 없는 기적이지만, 아무래도 이론 상으로 말이 되질 않는다. 레아드는 싱글거리며 론을 보더니 대뜸 물었다. "나 어때?" "어떻..다니?" "누구로 보여?" "레아드 아냐?" 레아드는 고개를 저었다. 론은 굳어진 얼굴로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레아드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론에게 말했다. "응. 정확히 말하자면. 요타." "요타?"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론을 조용히 바라 보았다. 론은 무척이나 혼란스러운지 도통 영문을 알 수가 없다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레아드는 가슴 위에 한 손을 올려 놓았다. "미안. 속인건 나야." "속였다니.. 그게.. 무슨?" "레아드는 여전히 내 안에 없어." "하지만.. 넌?" 론은 부릅떠진 눈으로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레아드는 잠시 말을 멈추고는 가빠지는 숨을 고르더니 말했다. "정확히 말해서 난... 레아드의 기억을 가진 요타야." "....그런..." "알아. 전에도 그랬지. 하지만.. 전에는 레아드의 어깨 너머로 레아드와 함께 본 기억 뿐이었어." "지금은..?" 론은 자신의 몸이 가늘게 떨림을 느꼈다. 레아드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레아드의 기억과 공유하고 있어. 왜 갑자기 이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분명한건.." 레아드는 가슴이 아플 만큼이나 시린 미소를 지었다. "레아드의 기억이. 레아드의 생각이. 레아드의 마음이 분명하게 나와 함께 하고 있다는거야. 갑작스런 레아드의 기억에 의해 자아가 혼동되어 착각 을 하는게 아냐. 지금 론 앞에 있는 난.. 요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레 아드이기도 해." "레아..드.." 론은 작게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그리고 레아드는 그런 론을 보면서 밝게미소를 지었다. 너무나 밝아서, 오히려 보기가 괴로워질 것 같은 그런 미소였다. 하지만, 레아드는 정말로 기분 좋게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 요타가 아니라, 레아드라고 불러줘서. 그리고, 하나 부탁하고 싶 어." "부탁?" 레아드는 눈을 감고 크게 숨을 들이 마셨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뜨면서론에게 물었다. "나.. 레아드로 있어도 돼?" 벼락을 맞은 듯이 론의 몸이 단숨에 굳어졌다. 론은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아니, 노려 보았다. 레아드는 이제 미소를 짓고 있지 않았다. 뭔가 아릿함을 품은 그런 눈으로 론을 바라 보고 있었다. "그래도 돼?" "그게 무슨... 뜻이야?" "내게 얼마나 시간이 남아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동안.. 레아드로서 있 고 싶어. 요타가 아닌.. 요타와 기억을 공유하는 레아드가 아닌.... 그래 도 될까? 론, 그런 날... 레아드로 생각해 줄 수 있어? 그렇게 봐 줄 수 있어?" "......" 론은 자신도 모르게 입을 막았다. 숨이 막혔다. 숨을 쉬기기 힘들 정도로가슴 깊은 속에서 뭔가. 이유를 모르는 그 어떤 무언가가 온 몸을 돌처럼굳어버리게 하고 있었다. 생각도, 말도, 숨을 쉬는 것 조차 할 수 없었다. 오직 론이 할 수 있었던건 레아드를 바라보고. 그리고 간신히나마 고개를끄덕이는 것 뿐이었다. 레아드는 론의 대답에 온 몸의 긴장이 풀려 버린 듯한 긴 숨을 내쉬었다. 잔뜩 긴장을 했던 몸이 느슨해 지면서 어깨를 늘어뜨린 레아드는 고개를슬쩍 숙이고 숨을 몇번 가다듬은 후에 다시 고개를 들었다. 레아드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 여름의 짙은 숲향기를 품은 바람이 불어오더니 둘의 사이를 지나가면서 모닥불의 붉은 그림자들을 흔들어 주었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광활한 여름의 밤 하늘. 비록, 기후가 이상해져서 다른 해보다 춥기는 했지만, 여름의 밤 하늘은 어느 때와 같이 까막득하게높아 보인다. 구름에 가려졌던 달이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 밀면서 푸른색 달빛을 숲으로 은은하게 흩뿌렸다. 레아드는 언제 그런 표정을 지었냐는 듯이, 론에게 싱글벙글 미소를 지으며 배가 고프다고 말했고, 덕분에 론은 제 정신을 차려서 가져온 몇가지음식들을 꺼내 놓았다. 이미 식어버렸기 때문에 익히지 않아도 되는건 그냥 먹기로 하고, 나머지 것들은 얇은 가지 끝에 꽂아서 모닥불 위에 올려놓았다. 예전 이야기를 하면서 노릇하게 구워진 야채와 고기를 먹는 레아드를 보면서 론은 묵묵히 미소를 지어 주었다. 론과 처음 만났을 때의 이야기. 미도에서의 일들. 레아드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시종 미소를 지으면서 대꾸도 하지 않고 자신을 바라보는 론에게끝없이 말을 했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밤은 깊어갔다. 원래 가져온 음식의 양이 적었기 때문에 놓여졌던 음식들은 금방 바닥이났다. 아릿하게 피어 오르는 모닥불 저편의 레아드는 피곤에 지친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걸 숨기는 듯. 보여주기 싫은 듯이 레아드는 과장이라고 생각될 만큼이나 밝게 웃었다. "....." 한참을 얘기하던 레아드는 숨이 가쁜지 잠시 이야기를 멈추고는 론 몰래숨을 가다듬었다. 그 바람에 이야기가 끊겨서 둘의 사이엔 모닥불의 타오르는 소리만이 들어차게 되었다. 레아드는 론이 담담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자 조금 얼굴을 붉히더니 흠흠. 헛기침을 하면서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보았다. 마침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레아드의 붉은 머리 카락들을 흔들어 놓았다. 레아드는 작게 몸을 움츠리더니 말했다. "조금 춥네. 론은 괜찮아?" "으슬으슬하긴 해." "그렇구나. 역시 이런 날씨에 야영은 무리였을까." 레아드는 한숨을 내쉬면서 뒤로 손을 뻗어서 땅에 기대었다. 그러다 손에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에 힐끔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자신이 앉고 있는모포였다. 론이 특별히 두장의 모포를 겹겹이 쌓아 놓은 것이었다. "아, 이거면 되겠다." "이거?" 대답은 하지 않고, 벌떡 일어선 레아드는 자신이 앉고 있던 모포를 들어서흙을 툭툭 털어내더니 총총 걸음으로 론의 옆으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론의 옆에 털썩, 주저 않고는 모포를 위로 펄럭 던져 올렸다. 커다란 그림자를 만들어 내며 둘의 머리 위로 치솟아 올라갔던 모포는 레아드의 손에 이끌려서 천천히 론과 레아드의 어깨 위로 내려 앉았다. "이러면 좀 괜찮지?" "..으.. 응." 론은 긴장해서 굳어진 몸으로 고개를 간신히 끄덕였다. 레아드가 바로 옆에 바싹 붙어 있었다. 아니, 아예 이쪽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레아드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편하네..." 두근, 두근. 들릴리 없는 심장 뛰는 소리가 레아드에게 까지 들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심장이 격렬하게 뛰어 올랐다. 론은 일부러 고개를 돌려서붉어질대로 붉어진 얼굴을 숨겼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긴장했던 몸은어느새 녹을 듯이 풀어져 버렸다. 레아드는 가만히 앉아 있는 것도 피곤한지 완전히 몸을 이쪽으로 기대고 있었다. 앞으로 이어질 폭설을 예고 하듯이 입김이 나올 듯한 찬 바람이 불어왔다. 그러나, 모닥불은 바람에 더더욱 세차게 불길을 토해냈고, 론은 추위 같은건 조금도 느낄 수가 없었다. 애당초 옆에서 몸을 기대고 있는 레아드의체온은 제외 시키더라도 지금 론이라면 눈덮힌 설산 위에서 간편한 평복을입고도 전혀 추위를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바람이 불어오고, 침묵이 이어지고, 정적이 내려 앉았다. 그리고 그 가운데 유일하게 모닥불만이 자신의 짧은 생을 예고 하듯이 거칠게 불꽃을 솟아내며 자신의 죽음의 벗이자, 삶의 동반자인 나뭇 가지들과 함께 화려한인생의 막바지를 향하여 타올랐다. "......"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걸까.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린게 아닐까. 론은 옆에서 들려오는 레아드의 작은 숨소리를 들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레아드는 피곤에 지친 나머지 그대로 잠이 든 모양이었다. "...론." 모포를 펴서 레아드를 잠 자기 편하게 눕히려고 생각을 하던 론은 갑작스레 레아드가 잠결에 말하는 것 처럼 작은 소리로 자신을 부르자 깜짝 놀라며 몸을 굳혔다. 레아드의 고개를 천천히 움직였다. 잠을 자고 있던게 아니었다. 레아드는 고개를 들어서 론을 바라 보았다. 원래 어깨에 기대고 있어서 눈이 마주친 곳은 바로 앞이었다. 레아드는 겨우 몇십센티 앞으로 자신을 놀란 토끼눈으로 바라보는 론을 보며 미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작게물었다. "나.. 아직도 좋아해?" 갑작스런 질문에 론은 더더욱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론이 할 수 있는 대답. 그리고 하고 싶은 대답은 원래부터 정해져 있었다. 론은 고개를약간 뒤로 물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응. 좋아해." 한치의 머뭇거림도. 거짓도. 아무런 사심도 없는 대답. 레아드는 입가에서미소를 지웠다. 갑자기 레아드의 눈가에 깊은 무언가가 드리워졌다. 레아드는 손을 들어서 론의 뺨에 데었다. 그리고, 론은 그런 레아드의 손을 잡았다. 레아드는 작게 속삭였다. "다행...이야." "레아드?" 바람이 불어오면서 향긋한 향기를 품은 레아드의 붉은 머리 카락들이 화려하게 비상했다. 그리고, 그 붉은 머리카락 사이로 론은 정지된 시간 속에갇힌 사람 처럼 눈동자를 멈추고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했다. 레아드의두 손이 자신의 목 뒤로 넘어가고. 레아드가 입술이 자신의 입술에 닿는그 순간까지. "....." 멈춰진 시간이 조금씩 틀어지며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론은 머리 속이 백지가 되어 버린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단지,손을 들어서 레아드의 등을 안았을 뿐이다. "....."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흐른걸까. 짧다는 생각도. 길다는 생각도. 도대체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지 조차 가늠 할 수가 없는 그런 혼란 속에서 레아드는 천천히 론에게서 입술을 떼었다. 레아드은 딱딱하게 굳어지다 못해서 완전히 정신이 나가버린 듯한 론의 얼굴을 보더니 픽, 웃었다. 둘의 얼굴의 약간만 움직이면 맞닿을 정도로 가까웠다.론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데면서 레아드가 물었다. "키스.. 처음 아니지?" "....아..아니.. 아냐, 응.." "...맞다는거야, 아니란거야?" "처음.. 아냐." "역시. 왠지 익숙하다고 느꼈어." 론은 몸 안에 있는 피가 모조리 자신의 머리로 솟구쳐 오르는 듯한 느낌에왈칵, 레아드를 끌어 안고 싶다는 충동을 간신히 억눌렀다. 레아드는 작게미소를 지었다. "난 처음이야." "처음....?" "응. 몇번 강제로 당해보긴 했지만, 내가 하고 싶어서 해보긴 이번이 처음 이야. 그래서... 왠지 생각대로 안되네. 론이 해줄래?" 바로 앞으로 보이는 레아드의 눈동자. 그리고 입술. 닿을 듯이 느껴지는숨결. 머리 속이 하얗게 바래져 버렸다. "앗.." 갑자기 론이 자신을 강하게 안자 레아드는 놀란 듯이 작게 비명을 지르려다가 론과 입술이 다시 맞닿자 몸안에 잔뜩 들어갔던 힘을 풀어 내었다. 그리고 천천히 론의 몸에 기대었다. 자신의 등을 어루 만지고, 그리고 가느다란 목을 쓰다듬는 론의 손에 레아드는 점점 기분이 좋아짐을 느끼면서, 마음 한편으로 역시 익숙하네. 라는 생각을 하는 자신에게 피식, 미소를 짓고 말았다. 어느새 레아드는 자신의 몸이 밑에 깔려진 모포 위에 뉘어지게 된걸 알게되었다. "하아.." 얼마나 오랫 동안 입을 맞춘건지 론이 입술을 떼자 레아드는 작게 숨을 몰아 쉬었다. 모포에 뉘어진 자신의 위에서 론은 거칠게 숨을 쉬면서 자신을내려다 보았다. 혼란스러운 눈빛이었다. 어째서 자신이 이래야 하는지. 그리고 지금 무얼 하는지 조차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듯한 그런 눈이었다. 레아드는 그런 론의 뺨에 손을 올려 놓으면서 미소를 지었다. "안심해." "....." "나.. 괜찮으니까." 론의 눈이 크게 부릅 뜨여졌다. 레아드는 론의 입에 살짝 입술을 맞췄다가떼고는 빙그레 웃었다. "그러니까." 모포에 올려진 레아드의 손이 모포를 쥐면서 꼬옥, 다물어졌다. "그러니까...." 레아드는 담담한 표정을 지으려고 했지만, 생각 만큼 제대로 그런 표정이지어 졌는지는 스스로 장담 할 수가 없었다. 아마 다른 사람이 본다면 울거 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는 소 들을거 같았다. 레아드는 가쁘게 숨을몰아쉬면서 힘겹게 입을 열었다. "나.. 안아..줄래.." 론이 무슨 얼굴로 자신을 바라 보고 있는지 보고 싶지 않았다. 레아드는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로 눈을 감았다. 왠지.. 너무나 가슴이 아파서 눈물이 나올거 같았다. 너무나 가슴이 아파서 울음이 터질거 같았다. 톡.... 레아드는 갑자기 자신의 눈 아래쪽에서 느껴진 이상한 촉감에 깜짝 놀라며몸을 움츠렸다. 론이 몸을 천천히 숙이며 자신을 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론은 움직이지 않았다. 톡... 다시 한번 비슷한 촉감이 얼굴에서 느껴졌다. 물방울? 자신의 볼을 따라흐르는 그것의 느낌에 레아드는 눈을 조심스럽게 떠서 고개를 위로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레아드의 눈이 그대로 멈춰졌다. "론....?" 레아드는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자신을 내려다 보는 론을 바라 보았다. 론의 눈에서 작게 뭉쳐진 물방울이 레아드의 이마 위로 떨어졌다. 레아드는 그런 론을 가만히 쳐다 보다가 어색하게 웃으며 물었다. "론..지금.. 우는 거야?" 또 한방울.. "설마.. 정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마치 자신을 노려 보는 듯한 눈으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론을 보며 레아드는 경련을 하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아.. 하.. 뭐야.. 그렇게.. 기쁜거야? 기뻐서 우는거지, 지금? 그래서 울 고..... 있는.... 그런...거.." 론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레아드는 갑자기 표정을 굳혔다. 레아드의 입가에서 미소가 지워졌고, 눈동자에 분노가 드리워졌다. "왜 우는거야." 자신의 눈가에 떨어지는 론의 눈물을 거칠게 닦아 내면서 레아드가 소리쳤다. "울지마!" 자신의 몸 위로 있는 론을 밀어 내고는 레아드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론을 향해 악을 쓰듯이 소리를 질렀다. "울지 말란 말이야! 왜 론이 우는거야! 왜!" 그러나 론은 땅에 주저 앉은 채로 자신의 이마를 쥐어 짜듯이 잡으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레아드는 분노가 폭발해 버린 듯이 이를 갈면서 단숨에 론의 멱살을 잡았다. 하지만, 지금 레아드에게 론을 잡아 일으킬 만한 힘 같은건 없었다. 외려 론을 일으키려다 레아드 자신이 딸려가서 론과 함께 땅에 쓰러졌다. 풀썩, 둘이 땅에 넘어지면서 흙먼지가 기세 좋게 피어 올랐다. "울지마... 내 앞에서.. 울지마..!" 론의 가슴 위에 쓰러진 레아드는 힘겹게 몸을 일으키면서 론을 노려 보았다. 그러다 레아드는 론과 눈이 마추쳤다. 여태껏 아무런 말도 없이 눈물만을 흘리던 론이 자신을 바라 보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눈물을 흘리던사람이라고는 도저히 상상 할 수 없을 만큼이나 강렬한 눈빛이었다. 론은레아드를 바라 보며 말했다. 아니, 그럴려고 했다. 갑자기 레아드가 론의입을 손으로 막았다. 그리고 고개를 저었다. "아무 말도.... 하지 말아줘.." "....." "부탁이야.." 론은 묵묵히 손을 들어 레아드의 손을 입에서 떼어 놓았다. 그리고 두려운듯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레아드를 보며 말했다. "레아드. 내가.. 지켜줄게." "하지마... 제발.." "반드시." "그러지마..." 레아드의 눈동자에 물기가 가득 생겨났다. 론은 가늘게 몸을 떠는 레아드를 직시하며 세상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다는 듯한 의지로 입을 열었다. "반드시. 내가 구해주겠어. 그 누가 뭐라고 해도, 절대로 널 구할거야." "....나..난.." "그러니까, 레아드. 그때까지...." 론의 입가에 담담한 미소가 지어졌다. "기다려줘." 레아드의 굳게 다물어진 입에서 희미하게 흐느낌의 소리가 흘러나왔다. 눈을 꾸욱 감고 있는 레아드의 눈가에서 물기가 스며 나오더니 곧이어 한방울 눈물이 되었다. "바크도, 나도 불가능 같은건 믿지 않아. 우릴 믿어줘." 론은 가느다란 턱선을 타고 흐르는 레아드의 눈물을 닦아주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 말에 레아드는 결국 참다참다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론의 가슴에 엎드리면서 레아드는 그야말로 어린 아이 처럼 울음을 터뜨렸다. 울음 소리가 숲속으로 메아리 치면서 멀리 울려 퍼진다. 론은 기분 좋게 울음을 터뜨리는 레아드의 머리를 쓰담아 주면서 담담하게미소를 지었다. "간지러워.." 레아드는 목을 움츠리면서 자신의 귀를 만지는 론의 손에서 도망을 치듯이고개를 흔들었다. 론은 피식 웃으며 자신의 품 안에서 함께 모포를 쓰고있는 레아드에게 미소를 지었다. "레아드, 귀여워. 정말." 레아드는 힐끔 고개를 돌려서 론을 쏘아 보듯이 노려 보았다. 하지만, 퉁퉁 불은 눈에다 아직까지도 눈물이 글썽이는 눈동자는 아무리 보아도 애가타 듯이 귀여워 보일 뿐이었다. 싱글거리며 한번 레아드를 세게 안은 론은레아드에게 작게 중얼거리며 말했다. "이제 좀 진정 됐어?" "...먼저 운건 론이잖아." "......." 꺄악! 레아드가 갑자기 몸을 움츠리면서 깜짝 놀라 비명을 내질렀다. 론은싱글싱글 웃으며 그런 레아드의 반응을 즐겁게 바라 보았다. 레아드가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바, 바보! 이상한데 만지지 마!" "어라, 안아 달라고 했으면서 이 정도로 놀라는거야?" "그..건.." 아무런 대답도 못하는 레아드는 고개를 숙였다. 갑자기 몸에 소름이 돋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전기가 오르는 듯한 이상한느낌이었다. 몸을 한번 부르르 떤 레아드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까소리를 지르고, 한바탕 우느라고 몸이 너무 피곤했다. 레아드는 천천히 론의 몸에 등을 기대고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조용한음성으로 론을 불렀다. "론...." "응?" "나.. 도대체 뭘까." 론은 고개를 숙여서 레아드를 내려다 보며 되물었다. "레아드가 뭐라니?" "존재하지 않는거 말야." 갑작스런 레아드의 말에 론은 입을 다물었다. 레아드는 자신의 하얗고 작은 손을 들어서 밤하늘로 들어 올리면서 손가락 사이로 보이는 짙은 보라빛 하늘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나직하게 속삭였다. "존재하지도 않으면서 왜.. 별이 예쁘다고 느끼는거지. 아니, 그냥 다른 사람들이 별을 보고 예쁘다고 하니까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걸까? 론이나 바크가 별을 보고 예쁘다고 생각하는 그 느낌과. 내가 느끼는 그 느낌은 틀린 걸까. 아마 그렇겠지?" 레아드는 문득 실소를 했다. "지금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지금 나, 나 자신이 처령하다고 생각이 들어. 우습지 않아? 존재 하지도 않으면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게...." 레아드는 고개를 숙이며 고개를 론의 팔 사이에 묻었다. 론은 레아드의 몸이 떨리고 있는걸 느꼈다. 레아드가 울먹이며 말했다. "어째서... 태어난걸까.. 아니, 어째서 존재하지도 않는 주제에 이런걸 느 끼는거지. 정말 억울해.. 너무 억울해서 누군가에게 욕이라도 마구 하고 싶어." 론은 투정을 부리듯 말하는 레아드에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레아드의머리를 느긋하게 쓰담아 주었다. 레아드는 어린애 취급을 받았다는 느낌에론을 쳐다 보았다. 왜 자신의 말을 제대로 알아주지 않냐는 듯한 레아드의그 표정에 론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는 벌컥 화를 내려는 레아드에게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 고대에서 어머니를 만났어." "....에?" 난데 없는 말에 레아드는 소리를 지르려다가 멈칫, 머뭇거리며 입을 다물었다. 론이 연이어 말했다. "어머닌 좋은 분이셨어. 예쁘고, 마음씨도 착하고. 조금 멍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정말 멋진 분이셨지." 자신을 바라보는 레아드를 보며 론은 미소 지었다. "그리고 생각했어. 아아, 이런 나를 낳아준게 바로 이 사람이구나. 정말 다행이다... 라고. 어렸을 적엔 날 버려두고 먼저 세상을 떠났다는 어머 니를 정말로 많이 욕했고, 그럴 만큼이나 정말 괴로운 삶을 살았지." "뭘... 말하고 싶은거야?" 아무래도 론의 이야기가 이상하자 레아드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론은 히죽 웃으며 손가락을 치켜 들었다. "요는 이거야. 우리 어머니는 좋은 분이셨고, 마음씨도 착하고, 정원 청소 도 아주 잘했다는거." "......." 레아드는 아주 의심쩍다는 눈으로 론을 쳐다 보았다. 론은 자신의 말에 속아 넘어간 레아드를 보며 킬킬 웃었다. 그리고는 레아드를 부드럽게 안으며 말했다. "쓸떼 없는거 가지고 괜히 신경쓰지마. 존재 하지 않는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 세상엔 살아 있으면서도 자신의 존재 조차 주장하지 못하는 녀석들 이 많아. 레아드는 분명히 존재해. 지금 내 앞에서. 안그래?" ".....그런긴 하지만.." "어라, 아무래도 이해를 못 하네? 그럼 좀더 자세하게 설명 해 줄게. 들어봐. 지금 내가 이렇게 쓰다듬고 애무 하고 있는 레아드의 어린 사슴 같은 몸은 분명히 세상에 존재를" 퍼억! 론의 턱을 올려 치고는 레아드는 두 손을 탁탁 털면서 이를 갈았다. "이해 했어. 바보.." 아릿하게 통증이 올라오는 턱을 쓰다듬으며 론은 미소를 지었다. 새벽이가까워 지면서 날은 점점 추워졌지만, 둘은 추위라고는 조금도 느끼지 못하는 표정들이었다. 묵묵히 서로의 몸에 기댄채로 하염없이 흘러가는 시간들을 조용히 바라 볼 뿐이었다. 레아드는 점차 감겨지는 눈을 감신히 참아내면서 가쁘게 숨을 몰아 쉬었다. 그리고, 론은 그런 레아드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채로 레아드의 몸을가만히 안았다. 모닥불이 거의 꺼져가고 주변이 어둠으로 물들어갈 즈음. 레아드는 가쁜 숨을 간신히 진정 시키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론..." 레아드는 론을 바라보며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사실... 나... 자살.. 할 생각이었어." 가쁘게 숨을 몰아 쉬면서 레아드는 연이어 말했다. "그러는게.. 좋을거라고 생각했어.. 어차피 몇년 뒤면.. 다시 태어 날 수 있을거고.. 그리고.. 그러면 바크가 성검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니까.." 레아드를 강하게 안으며 론은 나직하게 말했다. "바보. 그러면 널 구할 수가 없잖아.." "하지만... 만약에 실패하면..." 엘라니안 정도의 작은 섬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테고, 그 위에 살고 있는사람들 역시 소멸을 면치 못하겠지. 론은 이런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있는 레아드의 마음에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도대체 존재의 유무나 인형 따위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레아드를 아플 정도로 세게 안으며 론은 마치, 자신들의 앞에 신이 도사리고 있는 것 처럼 그곳을 노려보며 말했다. "믿어줘. 나와 바크를.. " ".....응." 레아드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믿어.." 레아드의 숨이 가빠졌다. 그리고 그런 만큼 론의 눈은 점점 더 차가워졌다. 둘 모두 알고 있었다. 이번에 잠이 들게 되면 레아드는 아마도 로무가 되어 버릴 때 까지 다시는 깨어나지 못할 것이다. 론은 목아래에서 치밀어 올라오는 뜨거운 기운을 간신히 참아내며 자신을 올려다 보는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레아드가 힘겹게 미소를 지었다. "마.. 만약에... 내가.. 여자...였다면... 부..분명..로. 론..하고.." 뒷말은 이어지지 않았다. 실 한가닥으로 버티고 있는 듯 했던 레아드의 몸이 힘 없이 론의 품으로 기대졌다. 론은 자신의 가슴에 기대진 레아드를바라 보며 작게 속삭였다. "좋은 꿈... 꿔." 『환타지아-장편란 (go FAN)』 13919번 제목:내 이름은 요타 - 완결 - 하 올린이:오래아내(홍성호)00/06/09 01:46읽음:760 관련자료 없음 ----------------------------------------------------------------------------- ** DN 명령어로 다운 받아 보세요.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제 4장 < 성검전설 - 하 > ==--------------------------------------------------------------------- 천도가 시작된지 두주가 흘러서 수도는 고양이 한마리 남지 않은 삭막한유령 도시가 되어 버렸다. 단지, 마지막 까지 수도를 지켜야 한다는 의무아래 어디선가 귀신이라도 튀어 나올거 같은 거대한 도시를 지키는 병사들의 삭막한 발자국 소리 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세상 모든 것을 하얗게 덮어버릴 폭설이 곧 시작된다는 것을 예고 하는 듯하늘은 구름 한점 보이지 않는 회색 구름 투성이었다. 더구나, 구름들은두꺼운데다 낮게 깔려 있어서 더더욱 우중충한 느낌을 들게 했다. 경호를 위한 엘리도리크 열명. 병사 백여명과 시중을 위한 궁내 부원 십여명을 빼 놓고는 궁 안엔 아무도 남지 않게 되었다. 이미, 궁을 떠났어야할 바크였지만, 바크는 끝까지 넬신에 있기로 마음을 굳혔는지 다른 대신들을 미리 쫓아 보내었다. 이미 대신들에게 처리해야 할 모든 일들을 넘겨 준 상태여서 바크는 무료한 시간들을 하루 종일 집무실에서 보냈다. 하루 중의 대부분을 집무실에서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는 그렇게 있는 것이었다. 원래 부터 생각을 읽을 수가 없는 국왕의 행동인지라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자신이 직접 끓인 차를 마시면서 창 밖의 우중충한 하늘을 바라보던 바크가 고개를 돌리며 곱게 미간을 찡그린건 정오가 지나서 오후에 들어서는때였다. 아무도 들어오지 말라는 국왕의 명을 함부로 어긴건 물론이거니와말도 없이 벌컥 연 것은 죄를 묻지 않을 수가 없을 정도로 큰 죄다. 그러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이의 얼굴을 확인한 바크는 묵묵히 입을 다물었다. 방 안에 들어온 론은 바크를 보며 말했다. "요루타는?" 바크는 벽 한켠에 걸어진 검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직." 론은 바크의 손가락을 따라서 벽 쪽을 바라 보았다. 하얗게 빛을 내는 2m의 긴 검이 벽에 걸겨 있었다. 검날의 중앙엔 방금 누군가가 그려 넣은 것같은 핏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론은 미간을 좁히며 시선을 다시 바크에게 돌렸다. "역시.. 힘드냐." "글쎄. 나머지 기간 동안 어떻게 되리라 믿고 있어." 론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녀석이 저런 말을 했다면 그 즉시 턱을 부셔버리고,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는다면 염산과 녀석의 머리 중에서어떤게 더 독한지 시험을 해 봤을 테지만, 론은 잘 알고 있었다. 바크도자신 만큼 노력하고, 그리고 그 정도로 힘들어 하고 있다는 것을. 더구나요루타를 발동 시키는건 전적으로 바크의 문제다. 론이 화를 낸다고 해서해결이 되지는 않는다. "레아드는?" 물어 볼 필요도 없지만, 바크가 물어왔다. 론은 문 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별궁에 뉘어 놓고 왔어. 시녀들에게 일뤄뒀으니 걱정하지 마." 바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론은 자신이 할일은 모두 끝냈다고 생각 했는지 나직하게 숨을 들이 쉬고는 몸을 돌려서문쪽으로 걸어갔다. 등 뒤에서 바크의 음성이 들려왔다. "미도로 돌아가는거야?" 론은 문 앞에 멈춰 서고는 고개만 돌려서 대답했다. "응. 해야할게 있거든." 론이 넬신에서 나오고 약 두시간 뒤. 넬신의 경비병이 갑작스레 궁으로 쳐들어온 론을 보고 당황했던 것 처럼, 이번엔 저택의 경비병 역활을 하고있던 파유가 당황을 하게 되었다. 파유는 저택 앞쪽의 제단에서 갑자기 빛이 뿜어지더니 론이 나타나자 깜짝놀라서 거의 비명에 가까운 외침을 지르고 말았다. "로, 론 님!?" 서서히 제단 위에서 땅에 내려오게 된 론은 성큼성큼 제단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파유를 보며 말했다. "펠은?" "에...예?" "펠은 어딨어!" 론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파유는 깜짝 놀라서는 뒷걸음을 치다가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그러나 아픔을 느낄 사이도 없이 파유는 저택쪽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아, 안에 계세요.." 론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파유를 지나서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마침, 파유의 비명 소리를 듣고 달려 나오던 시랑은 하마터면 론과 부딫힐 뻔 했다. 자신을 보고도 아는채 조차 하지 않으며 지나가버리는 론을 보며 시랑은식은땀을 흘렸다. 뭔가.. 평소와는 너무나 다른 론의 모습이었다. 그러다시랑은 제단 옆에 파유가 덜덜 떨면서 땅에 주저 앉아 있는걸 보고는 얼른파유에게 뛰어갔다. "무슨 일이야, 파유?" "로... 로.. 론님이.." "아, 나도 방금 뵈었어. 근데, 왜 저러셔?" "페.. 펠 님을... 찾아 오셨던데.." "펠 님을?" 시랑은 론이 들어간 저택 쪽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 거렸다. 펠이 머물고 있다는 2층의 방과 연결이 된 홀. 그 홀 안엔 비하랄트가 언제라도 스승의 명을 받을 수 있게 의자에 앉아서 명상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비하랄트는 갑자기 눈을 뜨더니 홀로 연결되는 복도 쪽의 문을 매섭게 노려 보았다. 곧 문이 콰당, 소리를 내면서 벌컥 열렸다. 그리고 그 사이로 익히 아는 얼굴이 나타났다. "론, 여긴 무슨 일이냐?" 물어오는 비하랄트를 무시하면서 론은 펠이 머물고 있는 방 문쪽으로 걸어갔다. 비하랄트는 곱게 미간을 찡그리고는 그런 론을 막으려고 의자에서일어 섰다. 그러나 다음 순간 벌어진 일은 천하의 비하랄트 조차도 감히상상을 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쾅! 론이 발을 들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문을 걷어 찼다. 덕분에 문의 고리쇠가박살이 나면서 문은 안쪽으로 덜컹, 열어졌다. 깜짝 놀란 비하랄트가 벌떡자리에서 일어나는 사이, 론은 방 안으로 들어갔다. "......" 언제나 그랬고, 죽을 때까지 그럴건지 펠은 앉기 편한 자세로 침대에 앉아서 벽에 등을 데고 있었다. 문이 반쯤 박살이 나면서 그 사이로 론이 들어오자 펠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는 론을 바라 보았다. 갑자기 방안으로 뒤에 있는 비하랄트 조차도 끼어들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이 생겨났다. 론은 입을 열어 말했다. 한마디 미사여구도 없는 말이었다. "힘을 원해." "....힘?" 느릿한 어조로 론의 말을 되뇌인 펠이 연이어 물었다. "어느 정도의 힘을 말이냐?" 론은 주먹을 쥐었다. 바크에겐 성검 요루타를 사용해 로무를 완전히 소멸 시켜야 하는 일이 있다. 그러나 론에겐 레아드를 위해서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게 너무나 분해서 눈물이 나올 정도로 론은 지금 힘을 원하고 있었다. 레아드를 구할 만큼의 힘. "당신들이 만들어낸 이 장난 같은 세상을 끝장낼 만한 힘." 론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런 후에 자신을 바라보는 펠을 마주 노려 보았다. 펠은 잠시 동안 론을 바라 보더니 갑자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펠의 키는 론보다 10cm정도나 커서 론은 단번에 그를 올려다 보게 되었다. 펠이 론의 옆을 지나쳐 가면서 말했다. ".....좋겠지." 론이 걷어 차서 망가진 문을 지나치며 펠은 문 밖으로 나갔다. 등 뒤로 펠의 음성이 들려왔다. "따라와라." 비하랄트에게 며칠간 자리를 비우겠다고 말하며 펠이 론을 데리고 온 곳은놀랍게도 리 대륙이었다. 엘라니안과 리 대륙의 거리는 그야말로 세계의끝과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이나 먼 거리여서 비하랄트나 리진조차도 양 대륙을 오가려면 특수한 이동 문을 사용해야 했다. 그러나 펠은근처 마을에라도 가는 듯이 아주 간단하게 별 주문도 없이 리 대륙으로 론을 데리고 이동해 왔다. 역시 자신이 만든 세계에선 무엇이든 가능한 모양이다. 쿠우우우. 미미하게 땅을 울리는 진동. 그리고 모든 것이 붉게 물든 세계. 온통 검은색으로 이루어진 하늘은 천장 처럼 낮게 깔려서 보는 사람의 마음을 갑갑하게 만들었다. 자세히 보니 검은색 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구름들은 아래쪽에서 맹렬하게 올라오는 붉은 빛을 반사하며 온통 세상을 검붉은 빛으로 물들였다. 쿠웅! 갑자기 커다란 진동이 일어나자 론은 넘어지지 않으려고 몸의 균형을 잡았다. 그리고 이런 진동이 일어나게 하는 원인이라고 생각되는 녀석들 보았다. 도대체 얼마나 거대한 건지 하늘 끝까지 솟아 오른거 같은 산. 아니,산이라는 말 조차도 무색할 정도였다. 시야의 끝에서 부터 끝까지가 온통녀석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지금 그 산의 윗봉우리는 뭔가 엄청난 공격을 받은 것 처럼 잘려나가 있었다. 산의 한 귀퉁이에서 불꽃과 함께 폭발이 일어나면서 무시무시한 용암을 토해낸다. 론은 지금 이 공간을 가득 채우는 붉은 빛이 산의 정상에서 흘러 나오고있는걸 알 수 있었다. 아래 쪽에선 보이지 않지만, 붉게 빛나는 용암이대량으로 그쪽에 고여 있는 모양이었다. "에단." 펠은 거대한 산을 바라보며 넌지시 입을 열었다. "이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화산이다." "화산.." 이야기로 들어 본 적은 있지만,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다. 론은 에단이라는 화산을 바라 보면서 마른 침을 삼켰다. 마치, 엄청난 양의 화약이 저장된 창고가 불타고 있는 마을 한가운데 놓여진 듯한 느낌을 주었다. 잠시동안 둘은 에단을 바라 보았다. 이윽고 펠이 론에게 고개를 돌리더니 본론으로 들어갔다. "네가 가지고 싶다는 힘이란건 로무와 싸울 수 있는 힘을 뜻하는거겠지?" 론은 내심 긴장하며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펠은 론의 대답에 자신의 오른 손을 들어 올렸다. 그 손으로 주먹을 쥔 펠은 잠시 그것을 바라보다가이윽고 주먹을 폈다. 그러자 펠의 손바닥 위로 물컹물컹한 무언가가 나타났다. 놀라워하는 론을 보며 펠이 담담하게 말했다. "이게 로무다." "...이게?" "그래. 정확히 말하자면 의지를 눈에 보이도록 실체화 시킨거지. 여기에 그 세번째 의지를 섞으면 바로 너희가 말하는 로무가 되는거다. 하지만, 그 성향이 어떻든 간에 로무와 지금 내 손에 있는 이것은 똑같은 의지로 이루어졌지. 즉, 이것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면 로무에게도 타격을 줄 수 있다." 펠은 그것을 공중에 띄워 놓고는 뒤로 물러섰다. 공격해 보라는 의미였다. 론은 허공에서 물컹거리며 느릿하게 움직이는 그것을 노려보다가 검집에서검을 뽑아내었다. 그리고는 거리를 조준 한 뒤에 기합성과 함께 정확히 녀석을 반동강이로 잘라 버렸다. 거리도, 시기도 완벽한 일격이었다. 타앙! 그러나 공격은 실패. 론의 검이 그 물체와 닿는 순간, 도리어 검이 갑자기 박살이 났다. 하마터면 검의 파편에 맞아 큰 부상을 입을 뻔 했지만, 운이 좋았는지 별로 큰 상처는 입지 않았다. 살짝 뺨을 긁고 지나간 파편으로 흘러내리는 피를 닦아내면서 론은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박살이 난 자신의 검과 그 물체를 번갈아 보았다. 옆에 서 있던 펠은 그제서야 입을 열어 말했다. "방금 그게 로무였다면, 넌 이 세상에 존재 하지도 못했을거다." "그게 무슨?" "로무는 창생의 의지로 만들어진 존재. 그게 세 번째 의지와 섞이면서 재 창조만을 위한 마물이 되어 버렸다. 네 검이 로무와 닿는 순간, 로무는 네 검을 흡수하고, 그리고 그 검을 잡고 있는 네 몸을 흡수하겠지. 네 의 지까지 말이다. 단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넌 로무에게 완전히 흡수당해서 녀석의 몸으로 재창조 될거다." 론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펠을 바라 보았다. 검이 안 통하는 상대..라니. 듣기로는 마법 조차도 로무에겐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검이나 마법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공격할 방법이 있는건가? 론의 물음을 담은 표정을 본 펠은 몸을 옆으로 돌려서 자신이 만들어낸 파멸의 의지를 보았다. 펠이 손바닥을 펴자 펠의 손에서 검은색 기류가 피어오르더니 단숨에 검의 형상을 갖추었다. 펠은 아무렇지도 않게 검으로 물컹거리는 녀석을 베었다. 그러자 검은색 검은 마치 크림이라도 잘라내는것 처럼 자연스럽게 파멸의 의지를 베어 버렸다. 의지는 퍼석, 소리를 내면서 사라졌다. 론이 놀라 외쳤다. "어, 어떻게?" "의지다." 물어오는 론에게 펠이 간단하게 대답했다. "어떤 의지를 소멸시킬 방법은 그걸 뛰어 넘는 더욱 강력한 의지 뿐이다. 로무를 공격하기 위해선 로무가 가진 재창조의 의지를 뛰어 넘는 의지를 가지는 수 밖에 없지." 론은 마른침을 삼키며 펠을 바라 보았다. 손 위로 맴도는 흑검을 없애면서펠은 나지막히 말했다. "기한은 일주일." 펠이 론을 보더니 싸늘한 미소를 던졌다. "그 안에 깨닫지 못한다면 이곳에 버려두고 가겠다." 펠의 말은 조금도 농담으로 들리지 않았고, 농담이 아니란 것을 론은 뼈가저릴 만큼이나 확신 할 수 있었다. 론은 긴장한 얼굴로 펠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하게 배워주겠어." 론의 자신감에 찬 말에 펠은 조소를 보냈다. "배운다라. 아직 뭘 모르는군." "뭐?" 론의 의아함에 찬 되물음에 펠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대신, 손을들더니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면서 론을 싸늘한 시선으로 보았다. "막아라." 론이 어리둥절 해서 물었다. "막다니. 뭘?" 그러나 대답은 펠이 아니라 앞쪽에 있는 에단이 대신 해주었다. 갑자기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 만큼이나 거대한 지진이 일어나면서 론은 균형을 잃 고는 땅에 쓰러졌다. 정말 엄청난 지진이었다. 땅이 갈라지면서 그 안에서고약한 유황의 향을 풍기는 수증기가 치솟아 올라왔다. 마치, 세계가 멸망이라도 하는 듯한 장면들었다. 그리고 론은 들을 수 있었다. 보게 되었다. 콰아아아앙! 그 무엇과도 감히 비교 할 수 없을 것 같은 거대한 산의 폭발. 단순히 연기라고는 생각도 할 수 없는 거대한 먼지와 돌. 그리고 파편들이 산의 정상에 있는 커다란 분지가 폭발하면서 맹렬하게 위로 솟구쳤다. "......" 론은 입도 열지 못한채로 그 광경을 부릅떠진 눈으로 노려 보았다. 재앙의한 종류라고만 말을 듣긴 했지만, 도대체 믿을 수가 없는 장면들이었다. 하늘을 가리고 있던 검은 구름들은 밑에서 솟구쳐 올라오는 거대한 먼지와충돌하면서 단숨에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그 사이로 아이러니 하게로 파란 하늘이 드러났다. 콰콰콰콰콰! 진동은 더더욱 거세지고, 산은 산 전체가 통째로 폭발해 버릴 듯이 흔들렸다. 그리고, 솟구쳐 오르는 먼지 사이로 붉은 불길들이 솟아 나기 시작했다. 드래곤의 브레스 조차 비할데가 아닌 거대한 불길들이 맹렬하게 화산안에서 뿜어져 나오고, 그 뒤를 이어 순수한 불의 결정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새하얀 용암들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터져 나왔다. 론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 터져 나오던 용암들이 빠른 속도로 산등성이를 타고 흘러 내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막아라." 펠은 도저히 불가능한 주문을 하고는 슬쩍 고개를 돌려서 론을 쳐다 보았다. 론은 공포에 질린 얼굴로 펠과. 그의 어깨 너머로 자신을 단숨에 먹어치워버릴 듯이 이글이글 거리며 포효하는 용암들을 보았다. 론은 용암의 파도가 자신과 펠의 바로 앞까지 덥쳐 오는데도 땅에 주저 앉은채로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했다. 막다니. 도대체 뭘로 저걸 막는단 말인가? 내려 오면서 열기가 식었는지 붉은 색을 띈 황금빛 용암이 자신과 펠을 덥치는 순간, 론은 작게 입을 벌렸다. 론은 뭐라고 말을 했지만, 모든걸 녹여 버리는 용암이 지르는 포효에 가려져 그 소리는 퍼져 나가지 못했다. 죽음은 순간. 그리고 고통 조차 없었다. "아아악!" 등을 타고 올라오는 죽음이라는 이름의 싸늘한 기운에 론은 비명을 지르면서 벌떡 일어났다. 온 몸의 신경이란 신경이 모두 한계까지 긴장해 있었는지 잠에서 깨어나자 가장 처음 느껴진건 격렬한 통증이었다. 론은 자신의어깨를 두 손으로 잡으면서 부들부들 떨었다. 입 속에서 지금 당장이라도질러지고 싶은 비명이 터져 나오려 했지만, 론은 이를 악물면서 그걸 참아냈다. "깨어났나." 갑자기 들려 온 나직한 음성에 론은 숨을 몰아 쉬면서 고개를 들었다. 어두운 동굴. 자신이 누워 있던 판판한 돌 반대편에 펠이 느긋한 자세로앉아 있는게 보였다. 동굴은 아무런 조명도 없어서 어두웠지만, 밖에서 흘러 들어오는 붉은색 빛으로 어느 정도 식별은 가능했다. 론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펠을 바라 보았다. 머리 속으로 동시에 폭발적으로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 오르는지 론은 자신의 이마를 쥐어 짜면서 길게 신음 소리를 내었다. 론이 간신히 입을 열어서 말을 한건 한참 후였다. "나... 죽지 않았나?" 펠은 고개를 돌려서 동굴 입구로 보이는 에단을 보면서 묵묵히 대답했다. "기한은 일주일이다. 아니, 하루가 지났으니 육일 남았군." "환각...이었어?" 론의 물음에 펠은 냉소를 지었다. "네가 느낀 그 죽음이란 느낌이 환각으로 보였나?" 론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죽음. 바로 그 자체였다. 몸안의 의지가 마치거짓말 처럼 몸을 빠져 나가는 그 느낌. 다시 생각을 하기도 몸서리가 쳐질 만큼이나 끔찍한 기분이다. 론은 몇번이고 크게 숨을 들이 마셨다. 한참이 지나자 간신히 몸도, 마음도 진정이 되었다. 펠은 그런 론에게 말했다. "세시간 뒤에 에단이 다시 터질거다." "......" 아무런 대꾸도 못하는 론에게 펠은 비웃음을 지었다. "가기 싫다면 그래도 된다." 론은 냉소를 지으며 펠을 노려 보았다. "그래봤자, 일주일이 지난다면 날 여기다 버려두고 가겠지?" "내가 말하지 않았나. 불가능한걸 이룰려면 그만한 대가를 치뤄야 한다고 말이다. 그 정도의 힘을 원한다면 대가도 그 만큼 큰 법이지." 펠의 말을 무시하며 론은 차가운 동굴벽에 등을 기대었다. 싸늘한 기운이등에 전해지면서 공포와 긴장으로 뜨거워졌던 몸을 식해주었다. 론은 남은세시간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생각에 몰두했다. 일반론이었다. 검도, 마법도, 어떤 힘도 없는 자신이 폭포수 처럼 떨어지는 대량의 용암을 막아 낼 수는 없다. 그건 자신도 알고, 펠도 안다. 그렇다면, 펠은 뭔가 다른 방법을 바라고 있다는 것인데... 론은 그 방법이란 것을 몇시간이고 생각했다. 그러나, 펠이 말한 세시간이지나도 결론은 떠오르지 않았다. "시간. 됐다." 일어서는 펠을 보며 론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악!" 조용하던 동굴 안으로 갑자기 비명이 터지면서 론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갑자기 거칠게 동굴 벽을 잡더니 몸을 떨었다. 온 몸의 핏줄이란 핏줄은 모조리 세워져서 혈관들이 갸날픈 피부를 찢고 밖으로 튀어나올 것 처럼 보였다. "크윽.."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아 내면서 론은 간신히 몸을 감싸는 죽음이란 불쾌감을 몰아 내었다. 이미 한번 겪었던 일이지만, 도저히 익숙해질 수 없는느낌이다. "하아... 하아..." 숨을 몰아 쉬면서 론은 고개를 돌렸다. 식은땀으로 옷이 흥건하게 젖어서몸에 달라붙었는지, 몸을 약간 움직이는데도 상당한 불쾌감이 느껴졌다. 론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그 자리에 앉아 있는 펠을 발견 할 수 있었다. 펠은 재밌다는 눈으로 론의 모습을 보다가 넌지시 말했다. "죽음은 참을 수 없이 달콤하지." "미친 소리." 흘러 내리는 땀을 이미 땀으로 젖은 소매로 닦아낸 론이 기분 나쁘게 중얼거렸다. 펠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오일 남았다. 그리고, 다섯 시간 남았으니 넉넉히 생각을 해봐라." 펠의 말에 론은 긴장했던 마음을 진정 시키고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다섯시간이 지날 동안 생각에 잠겼다. 그러나 어제와 똑같이 한가지 결론을 두고 더 이상 생각이 진행되지 못했다. 펠이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 론은 다섯 시간이 흐르는 동안 오직 그것 만을 생각했지만, 어떠한 결론도 내릴 수 없었다. "아직 무리군." 론의 긴장된 얼굴을 보고 펠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론은 펠을 따라일어섰다. 펠의 도움으로 론은 금방 에단의 아래에 도착했다. 그리고, 도착을 하자마자 펠은 아무런 말도 없이 에단의 폭발을 일으켰다. 그제. 그리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론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황홀한 붉은색 죽음의빛을 바라 보면서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했다. 용암이 자신을 덥치는 순간, 그나마 한 생각이라고는 다음에 깨어날 때는비명은 지르지 말자는 것이었다. "이봐." 생각에 잠겼던 론은 잠이라도 자려는 건지 눈을 감고 있는 펠을 불렀다. 펠은 천천히 눈을 뜨고는 론을 바라 보았다. 펠이 무슨 일이냐는 표정을짓자 론은 투덜거리며 말했다. "도저히 당신이 뭘 바라는건지 모르겠어." "......"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거지? 내 힘으로는 도저히 무리야." 사흘에 걸쳐서 론이 도달한 결론은 이것이었다. 수천도가 넘는 열량을 뿜어내며 노도와 같이 덥쳐오는 용암은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막아 낼 수없다. 고대의 마도사들이라면, 마법을 사용해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론은 마도사가 아니었고, 그들과 같은 마법을 사용 할 수도 없었다. 펠은 자신에게 물어오는 론을 지그시 바라 보더니 이윽고 입을 열었다. "깨달아라." "...깨달으라니?" 펠은 나직하게 말했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정령들의 단 한가지 법칙을. 갓 태어난 아기라면 그 누구라도 알고 있는 사실을. 검 하나를 들고 평생을 수련한 자가 죽는 순 간 깨닫는 진실을. 고승이 세상의 진리를 깨닫는 순간 얻는 지혜를.." 펠은 담담히 말을 끝냈다. "깨달아라." 론은 아무런 말도 못하고 펠을 바라 보았다. 어이가 없다는 눈이었다.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저런 황당한 것들이었단 말인가? 론은 미간을 좁히며펠을 바라 보았다. 그러나, 펠은 자신이 알려 줄 수 있는건 모두 알려줬다 는건지 다시 눈을 감았다. 그래서 론은 쳇, 혀를 차며 고개를 돌렸다. '깨닫...다.' 펠의 말을 되씹어 보면서 론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러나, 그 날은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했고, 전날들과 마찬가지로 허무하게 죽음의 허무함을다시 한번 절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오일째. 이제 남은 시간은 이틀. 론은 죽음에서 깨어나자 마자 자신의 몸을 감싸는 불쾌한 감각들을 일소에눌러 버리고는 생각에 잠겼다. 펠은 그런 론을 보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론도 펠에게 아무런 말도 원하지 않았다. 론은 거의 하루 종일 그렇게 자리에 앉아서 생각에 잠겼다. 한시간이 지나고, 두시간이 지나고, 열시간이 지났다. 다른 때 같았다면,에단으로 나갔겠지만, 펠은 생각에 잠긴 론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그냥잠자코 입을 다문채로 있었다. 그리고 론은 자신이 에단으로 나가야 한다는 사실 조차 잊어버린 것인지 미친 사람 처럼 생각에 몰두했다. 그렇게 긴긴 시간이 흘렀다. 하늘은 에단이 뿜어내는 먼지들로 온통 어두워서 밤이 지나가고, 낮이 찾아 왔건만, 변한건 조금도 없다. "좋아." 어느 순간, 갑자기 론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다 론은 잠시 몸을 멈췄다. 온 몸의 관절들이 굳어졌는지 우드득 소리를 냈기때문이었다. 론은 어리둥절 하면서 손목을 흔들었다. 그리고는 펠을 보며물었다. "시간이 꽤 지났나 보지?" "상관 있나?" 론은 싱글거리 대답했다. "전혀. 자, 가지." 펠은 도리어 먼저 일어서는 론을 따라 일어섰다. 약속의 일주일. 칠일째아침이 밖아오는 시간이었다. 표고 24743m. 하늘에 닿아 있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 세계 최악의 화산을바라 보며 론은 작게 몸을 떨었다. 겁을 먹어서가 아니었다. 긴장해서가아니었다. 론의 알듯 모를듯한 표정을 보며 펠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준비는?" 론은 주먹을 쥐면서 산을 노려 보았다. 펠은 충분히 그걸로 대답이 되었는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뒤로 물러섰다. 곧이어 작은 진동이 일어나더니 땅이 울리기 시작했다. 론은 점차 강해지는 진동 속에서 몸의 균형을잡으며 에단을 노려 보았다. 자신이 뛰어 넘어야 할 산. 그리고, 그러기위해서 도전을 해야 하는 자의 눈으로 론은 에단을 바라 보았다. 콰콰쾅! 순간, 에단의 정상에 위치한 분지가 터지면서 굵기가 수키로미터에 이르는거대한 먼지의 기둥이 솟구쳐 올라왔다. 보기에도 아득해질 만큼이나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에단은 처음 부터 론의 심장을 졸여버렸다. 론은 다른 때보다 유난히 큰 폭발을 일으키는 에단을 바라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불기둥이 먼지 사이로 튀어 나오면서 상공에 떠 있는 검은 구름들을 단숨에 증발시킨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세상에 있는 모든 존재를 녹여 버리겠다는의지로 충만한 하얀 용암이 끝없이 분지 아래에서 위로 솟구쳐 올라왔다. 론은 비가 내리 듯이 사방으로 용암의 파편들이 떨어지자 꿀꺽, 침을 넘겼다. 거대한 바위만한 용암 덩어리가 하늘 끝까지 치솟았다가 무시무시한속도로 땅으로 내리 꽂히더니 폭발을 일으키는 장면은 머리털이 모두 일어날 만큼이나 경악이었다. 고대의 마도사들은 자연을 이겨냈다고는 하지만, 고대의 사람이 아닌 론에게는 이 정도 자연의 재앙 조차도 신의 저주라고 밖에 표현 할 수가 없을만큼이나 처절했다. "오는군." 펠은 산 정상의 한 귀퉁이를 녹여 버리듯이 폭발 시키며 터져 나오는 용암의 폭풍을 바라 보며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다른 때와는 다르게론의 곁에서 물러서더니 훌쩍 하늘 위로 날아 올랐다. 론은 자신에게서 떠나는 펠을 힐끔 바라 보았다가, 곧 그에게서 관심을 거두고는 노도와 같이 자신을 향해 아가리를 틀고 달려드는 황금빛 용암 존재를 노려 보았다. 갑자기 머리 속으로 몇가지 이야기들이 파편들 처럼 떠 올랐다. 론은 길게숨을 들이 마시고는 눈을 감았다. '창생과 파멸.' 의지들. 의지체들. 엘라시안. 펠. 시안. 세 번째 의지. '의지..' 그것은 뭔가를 바라는 힘. 욕망. 소원. 집념. '그리고 바램.' "바램.." 론은 천천히 눈을 떳다. 어느새 거대한 아가리를 벌린 용암이 자신의 바로앞까지 그 거대하고 처참한 몸을 드리우며 덥쳐오고 있었다. 그러나 론은아무런 감정도 없는 듯이 자신을 향해 불꽃의 이빨을 세우고 달려드는 용암을 무심하게 바라 보았다. 갑자기 온 몸의 피가 어디론가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죽음의 기분과 비슷하긴 했지만, 그것과는 뭔가가 틀렸다. 인간으로서 느끼지 못할 그런 느낌. 갑자기 론은 눈을 작게 뜨며 입술을 깨물었다. 들리진 않았지만, 보이진않았지만, 무언가 강력한 의지의 외침이 론의 몸을 관통하고 지나갔다. 인간의 언어가 아니었다. 그 어떤 존재의 언어도 아니었다. 그러나, 론은그 뜻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모든 것을 태운다!' 그 의지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의지를 발산하고 있는건 굳이찾아보지 않아도 되었다. 지금 자신을 먹이로 정하고 달려드는 황금빛 존재를 보며 론은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론은 자신의 몸을 감싸고 도는불의 의지를 느끼며 용암을 노려 보았다. 그리고, 론은 자신의 앞쪽에 있는 작은 언덕에 용암이 충돌하면서 치솟아 오르며 마치, 거대한 야수 처럼자신을 내리 덥치는 순간. 짧막하게 소리쳤다. 자신의 바램으로. "얼어!" 의지로서. 론은 소리쳤다. 그리고, 론은 확실하게 보았다. 자신을 향해 내리 떨어지던 대량의 용암이허공에서 거짓말 처럼 멈추는 것을. 동시에 용암은 정말로 살아 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더니 갑자기 색을 바꾸기 시작했다. 황금빛에서 붉은 빛으로그리고 붉은 빛에서 갈색으로. 갈색에서 푸른색으로... 이윽고 론은 역사에 남을 만한 장인이 평생을 두고 만들어낸 최고의 걸작과 같은 역동적인 불꽃의 움직임이 볼 수 있었다. 얼어버린 불꽃을.. 파아아아앗! 론의 외침은 론의 근처 뿐만 아니라 산 정상까지 뻗어 올라갔다. 흘러 내리던 용암들이 미친 듯이 발광하듯 하얀 수증기를 뿜어내더니 이윽고 죽어버린 시체 처럼 굳어지면서 얼어간다. 용암으로 가득찬 분지 안은 특히 엄청난 양의 수증기를 내 뿜어내었다. 하늘을 가린 구름들은 수증기에 밀려서 자리를 비켰고, 그 안으로 푸른색으로 변해가는 아침의 희색 하늘이 나타났다. 론은 자신의 얼굴 바로 앞에서 얼어 붙은 불꽃을 한번 만져보더니 그 차가운 감촉에 손을 떼었다. 그리고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사라져.." 파파팡! 에단을 온통 덮고 있던 얼음의 불꽃들이 산산 조각으로 깨어지면서 때아닌우박이 쏟아졌다. 론은 떨어지는 얼음의 파편들 속에서 가만히 그것들을바라 보았다. 자신의 힘에 스스로 놀라버린 얼굴이었다. 론은 자신의 손을바라 보며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이것이... 신의 힘." "그래." 펠이 땅에 천천히 내려 서면서 론의 뒷말을 이어주었다. "그것이 신의 힘. 의지체, 엘라시안의 힘이다." "의지라..." 론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여태껏 두려워 하기만 했던 펠의 기운. 단지 살 기라고는 표현 하기 힘든 그 기운의 정체를 지금 론은 확실하게 느낄 수있었다. "파멸...." 펠의 온 몸에서 뿜어지는 기운의 정체는 바로 그것이었다. 론은 고개를 돌려서 식어버린 화산을 바라 보았다. 화산 위쪽의 하늘은 검은 구름이 수증기로 인해 사라져서 푸른색으로 물들어가는 하늘이 보였다. 론은 갑갑하게하늘을 막아서는 검은색 재의 구름을 보고는 사라지라고 생각 했다. 순간거짓말 처럼 구름들이 소멸하면서 단번에 드넓은 하늘이 나타났다. "금방 익숙해지는군." 펠의 말에 론은 무표정한 얼굴로 펠을 바라 보았다. 그러다 물었다. "이거.. 깨닫기만 하면 누구라도 사용 할 수 있는거 아냐?" 펠은 고개를 저었다. "깨닫는다면 어느 정도의 물리력을 행사할 수는 있겠지. 어린 아이들이 이 유도 없이 염력을 가지는 이유가 그런 이유다. 그러나, 의지체가 아닌 이 상 무제한적으로 의지를 조종 할 수는 없어." "그렇다는 말은...." 펠은 론을 보더니 담담하게 미소를 지었다. 여태껏 지어오던 그 어떠한 표정과도 다른 것이었다. 자신의 피조물들을 향한 냉소가 아니었다. 그것은자신과 대등한 자에게만 지어주는 그런 미소였다. 펠은 나직하게 웃으며 말했다. "네가 앞으로 살아갈 영원에 가까운 삶. 그 삶 중에 날 수천, 수억번을 원 망하게 되겠지만, 지금 만큼은 내게 감사하는게 좋겠지." 펠은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리고 등 뒤로 말했다. 수십억년 전. 시안에게했던 그 말을. "영원의 감옥에 들어온걸 환영한다." 바크는 어둠 속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앞을 바라 보았다. 칠흙같은 어둠이바크의 몸을 드리우고 있었다. 한치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그러나 바크는 자신의 몸을 그 어둠 속에서 확실하게 볼 수 있었다. 현실 상에서는존재 할 수 없는 그런 어둠이었다. - 흑...흑... 바크는 어둠 안에서 울려 퍼지는 흐느낌을 들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어차피 보이는 것은 짙은 어둠 뿐이니 눈을 감고 있으나 뜨고 있으나 별반차이는 없었지만, 바크는 눈을 감아버림으로서 속에서 부터 치밀어 오르는분노를 삭힐 수 있었다. 눈을 뜨고 있었다면 아마도 어둠을 향해 길게 소리를 질렀을 것이다. - 흑.. 흐윽.. 흑흑... 어둠 속에서 울음 소리는 여전히 들려오고 있었다. 처량한. 그러면서 어딘가 감정이 결여된 것만 같은 그런 울음 소리. 그러나, 너무나 서럽다는 듯한 울음이었다. 바크는 조용히 눈을 떴다. 그리고 어둠 속의 한 장소를 노려 보았다. 그러자 놀랍게도 바크가 바라 보고 있는 곳에서 하얗게 빛나는 한 소년의 모습이 나타났다. 울음 소리는 무릎을 가슴에 모아 두 팔로 안고, 그 위로 얼굴을 묻은 소년에게서 흘러 나오고 있었다. 바크는 천천히 소년에게로 걸어가 그 앞에서멈췄다. 그리고 흐느끼고 있는 소년을 조용히 내려다 보았다. 붉은 머리 카락을 가진, 자신이 익히 아는 얼굴. 바크는 소년의 울음 소리를 들으며. 그리고, 소년을 바라 보며 아무런 말도 없이 그렇게 한참 동안 서 있었다. 소년에게 말을 걸지도, 그러기 위해서 소년을 건드리지도 않았다. 자신의 말은 소년에게 들리지 않고, 자신의 몸이 그대로 소년을 통과해 버린다는 것은 이미 몇번이고 경험한 일들이었다. "...엘더." 바크는 묵묵히 소년을 바라 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소년. 아니,엘더는 바크의 부름에도 조금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바크는 무표정한눈으로 엘더를 바라 보았다. 천년 전. 그렇게 끔찍한 일들을 당하면서도 엘더는 울지 않았다고 한다. 점점 망가져 가는 정신과, 미쳐가는 의지에도 불구하고 엘더는 죽는 그날까지 단 한번도 울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그래서 그 반동으로 지금 이렇게 서럽게 우는 것일까. 바크는 주먹을 쥐면서 눈을 가늘게 떳다. 펠은 엘더와 마찬가지로 요루타에 천년간 봉인이 되어 있었다. 그렇다는 말은 즉, 엘더와 펠은 이 검 안에서 같이 있었다는 말. 펠은 천년 동안 자신의 옆에서 이렇게 하염없이울고 있는 엘더를 보고만 있었다는 것인가? 엘더에게서 천천히 몸을 돌리며 바크는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전에리진에게서 들은 말들이 머리 속으로 떠 올랐다. '펠이 싫어서가 아냐. 차라리 녀석이 엘더를 단지 목적을 이룰 물건으로 취급 했다면 이렇게 화를 내지는 않았어.' 리진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어두워진 하늘을 보며 말을 끝냈다. '내가 가장 화가 나는 이유는, 사실 녀석은 엘더를....' 바크는 묵묵히 고개를 들었다. 뒤에서 들려오는 엘더의 울음 소리가 어둠속으로 울려 퍼지는 가운데, 바크는 어둠 속에서 하늘을 보듯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잠시 후, 하늘에서 부터 한줄기 빛이 뻗어져 내려오면서 바크에게 떨어졌다. 빛이 몸을 감싸는 느낌과 함께 바크는 자신의 의지가 검에서 빠져 나옴을 알게 되었다. "......" 언제 그런 곳에 있었냐는 듯, 바크는 익숙하기 그지 없는 집무실의 단아한풍경을 바라 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숙여서 자신의 손에 들려 있는 장신의검을 바라 보았다. 검에 그려진 붉은 핏자국은 하얀 검날 사이에서 유난히빛을 내었다. 요루타를 바라보며 바크는 묵묵히 중얼거렸다. "그래도.. 행복 했던거냐." 시안이 말한 로무의 재림까지 정확히 이틀이 남았다. 이미, 수도엔 개미한마리 찾아 볼 수 없게 되었다. 며칠 전부터 수도에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는 말을 듣고 바크는 자신 때문에 수도에 남은 모두를 수도에서 내보내 버렸다. 한밤 중에 모닥불에서 작은 불길이 일어나더니 마치, 살아있는 것 처럼 춤을 추거나 물이 고여있는 마굿간에서 밤마다 작게 소곤거리가 들린다거나,수도에 남아 있던 병사들의 머리털들을 쭈뼛거리게 만드는 일들이었다. 로무가 부활하면서 로무와 함께 봉인 되었던 이 세상의 정령들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회색 하늘에서 쏟아지는 눈으로 수도는 하얗게 뒤덮였다. 폭설이라는 말이무색할 정도로 하늘에서는 엄청난 양의 눈이 내렸다. 지붕에 쌓여가는 눈들의 무게를 견디다 견디다 못한 집들이 무너지는 소리가 수도 이곳 저곳에서 들려왔다. 바크는 이제 홀로 남은 궁 안에서 눈 아래로 사라져 가는 수도의 모습을조용히 바라 보았다. 손에 들려 있는 검을 만지작 거리면서 바크는 힐끔고개를 돌렸다. 별궁에서 데려온 레아드는 화로 옆 쇼파에 뉘어져서 작게숨을 고르고 있었다. 얼핏 보자면, 잠을 자는 것 처럼 태평한 모습이었다. 검을 테이블 옆에 세워두고 바크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서 레아드가 누워있는 쇼파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쇼파의 손걸이 쪽에 걸터 앉고는 레아드를 내려다 보았다. "......" 이마 위로 흘러 내린 레아드의 머리카락들을 모아서 옆으로 치워준 뒤에바크는 작게 숨을 들이 마셨다. 그리고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좀.. 우습다.." 레아드의 대답을 바라지도, 레아드가 자신의 말을 듣는걸 바라지도 않으면서 바크는 레아드에게 작게 중얼거리듯 말했다. "평민. 그것도 고집 불통인 너라는 녀석 때문에 내가 이런 고생을 해야 하 다니..." 바크는 킥. 의도 적인 웃음 소리를 작게 흘렸다. 그러나 아무도 듣는 이없는 방 안으로 그 웃음 소리는 공허하게 울려 퍼질 뿐이었다. 바크는 담담한 표정으로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널 만나게 된거. 그게 설사... 신이란 놈들의 장난질이었다고 하더라도. 널 만난건 절대로 후회하지 않아." 바크는 손을 뻗어서 레아드의 손을 잡았다. 화로의 열기 때문일까. 레아드의 손은 뜨거웠다. "널 만나지 못했다면... 분명, 난 세상을 얕보는 바보 같은 귀족 나부랭이 가 되어서 이런 감정 조차 모른 채로 살아갔겠지." 레아드의 손을 강하게 잡으며 바크는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부터 복받쳐올라오는 마음들을 말이라는 표현으로 내보냈다. "살아줘." 용암과 같이 조용하면서도, 불길 조차 압도하는 마음으로 바크는 작게 속삭였다. "제발.. 이대로 사라지지 마.." 레아드의 하얀 손을 두 손으로 마주 잡고 이마에 데면서 바크는 끊어 질듯이 가쁜 숨을 내쉬었다. 치밀어 오르는 격한 감정은 분노나, 절망 조차 뛰어 넘는 아릿함을 지닌채로, 바크의 몸을 전율시켰다. 바크는 레아드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하염 없이. 시간이 이대로 멈춰버린 듯이, 바크는 조용히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로무가 이 세계에 나타나기 이틀 전. 하늘 조차 그것을 슬퍼 하는 듯 낮게깔린 회색 하늘에선 하염없이 눈들이 흘러 내린다. 그리고 수도는 폭풍전야 처럼 정적으로 드리워졌다. 멀리 하늘 위에서 이동의 문이 열리면서 한줄기 빛이 넬신의 궁을 향해 떨어져 내려왔다. 마지막으로 향하는 고리가 연결 되면서 파멸과 창생의 전주곡이 하얗게 물든 수도 위로 울려 퍼진다. 언젠가 한번 본적이 있었던 장면이었다. 한 공간에 대량의 마력이 모여서공간이 그 장소를 더 이상 구성할 수 없게 되는 순간 일어나는 현상. 현실의 벽이 찢어지면서 그 사이로 다른 세상의 문이 열리게 된다. 수도 상공에 생겨난 직경 수백여 미터의 검은 구멍 안에서 정체를 알 수없는 검은색 연기와 같은 것이 흘러 나온건 시안의 말대로 정확히 이틀 후아침의 일이었다. 천천히 수도의 건물들 사이로 내려 앉는 그것을 보며 바크와 론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쿠쿠쿵.... 로무와 닿은 건물들의 옆면이 단숨에 로무와 같은 검은색 연기로 변하면서, 건물은 천천히 무너져 간다. 그리고 그 파편들과 닿은 로무는 그것들마져도 흡수해서 자신의 몸으로 재창조 해나갔다. 정확히 어떠한 형태를 취하지 않은 채로, 둥그렇게 퍼져 나가며 닿는 모든것을 흡수해서 자신의 몸으로 재창조 하던 로무는 정확히 넬신의 궁. 즉,일행이 서 있는 궁의 정문 앞까지 도달하자 갑자기 그 맹렬한 식욕을 거두고는 천천히 행동을 멈추었다. "이게... 로무.." 바크는 수십여 미터 앞에서 거대한 존재감으로 이글거리는 그것을 보며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키고 말았다. 그 정체를 알수는 없지만, 로무에게서는 펠이나 시안에게서 느껴지는 그 엄청난 존재감이 느껴지고 있었다. "......" 론은 조용히 로무를 노려 보았다. 로무가 뿜어내는 강렬한 의지가 론에게들려왔지만, 정확히 어떤 뜻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펠이나 시안의 말 처럼 자신의 의지를 표출하지 않는 의지는 그 정체를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로무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의지란 것은 론 조차도 머뭇거리게 할 만큼이나 강렬했다. 바크와 론은 고개를 돌려서 뒤쪽에서 자신들을 바라 보는 모두를 돌아 보았다. 펠과 비하랄트. 리진. 그러고 시안. 자신들을 묵묵히 바라보는 그들을 한번 마주 보았던 둘은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론은 자신의 품에안겨 있는 레아드를 한번 바라 보았다. 옆에 있던 바크가 앞으로 한걸음나서며 말했다. "가자." 바크를 뒤따르며 론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연기 처럼 주위를 맴돌며 둘을 바라 보던 로무는 둘이 자신에게 다가오자 갑자기 움직임을 멈췄다. 둘의 앞으로 연기로 이루어진 동굴이 생겨났다. "친절하군.." 로무가 만들어낸 동굴 안으로 들어서면서 론은 작게 중얼거렸다. 둘은 말없이 동굴을 거닐었다. 한발. 한발. 앞으로 걸어가면서 둘은 로무의 연기가 만들어 낸 듯한 기억의 파편들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 로무는 자신의 의지를 현실 세계에 표출할 수 있게 해주는 요타를 데리고자신에게 오는 둘을 반갑게 맞이했다. 동굴의 끝에 도달하자 둘에게 끝없이 거대한 공간이 나타났다. 아득하게위로 로무가 만들어낸 하늘이 보이고, 희미하게 저 멀리 로무의 연기로 이루어진 절벽이 보였다. 수도의 반 이상을 이미 먹어 치운 로무라지만,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로무 안에 이렇게 넓은 공간이 있을 수는 없었다. 이미 둘은 현실 세계를 벗어나 있었다. "......." 동굴을 나와서 그 거대한 홀 안에 들어서서 둘은 걸음을 멈췄다. 둘이 홀안에 들어오자 그나마 천천히 움직이던 로무는 완전히 정지했다. 슈우욱. 하늘에서 한줄기 연기가 일직선으로 꼬이며 내려오더니 둘의 앞에 하나의형상을 만들어 내었다. 얼핏 보기에 제단 같았다. 거대한 두개의 구슬이옆에서 맴돌며 제단을 호위하는 가운데 대리석으로 된 판판한 원형의 돌침대가 솟아났다. 로무는 레아드를 그곳에 내려 놓기를 원하고 있었다. 론은 자신의 품에 안겨 있는 레아드를 보다가 이를 앙물었다. 그리고는 로무를 노려 보았다. "감상 같은거엔 빠지지 않겠어." 단호하게 말을 하며 론은 앞으로 걸어가서 제단 위에 레아드를 천천히 내려 놓았다. 바크는 론의 곁으로 다가와서 하얀 대리석 위에 뉘어지는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제단은 형체만 제단의 모습을 취하고 있었는지 레아드의 몸이 올려지자 마치 연기 처럼 흔들렸다. 쿠우우웅... 레아드의 몸이 제단에 올려지자 갑자기 로무의 거대한 몸이 한번 꿈틀 거리며 진동했다. 론은 점차 레아드의 몸을 감싸는 검은색 연기를 바라 보며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레아드의 몸이 연기에 의해 제단 속으로 사라지는 가운데 둘은 그 모습을 절대로 잊지 않겠다는 듯이 제단을 바라 보았다. 완전히 제단 속으로 사라지는 레아드를 보며 론은 작게 바크를 불렀다. "바크.." "응?" 시선은 제단에 둔채로 바크는 나지막하게 론의 물음에 대답했다. 론은 주먹을 쥐면서 말했다. "레아드.. 반드시 구해내겠어." 론의 각오에 바크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기 위해서 온 거잖아." 요타와 동화를 시작한건지 로무의 몸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단지연기 처럼 흩날리던 몸체가 점차 존재감을 가지더니 마치, 젤리와 같은 액체로 변해갔다. 자신들이 들어 왔던 동굴이 뒤틀리면서 점차 흔들리는 걸본 바크는 제단을 노려 보고 있는 론의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는 론을 향해 말했다. "감상 같은거에 빠지지 않겠다고 했잖아.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야." 론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돌렸다. 일부러 제단 쪽엔 마지막 시선 조차주지 않았다. 점차 사라지는 제단과, 요동치는 로무를 바라 보며 바크는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래.. 이제 겨우 시작이지." 그리고 론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만 나가자." 론과 바크가 로무의 몸에서 빠져 나오자, 로무는 본격적으로 변화를 하기시작했다. 로무의 안쪽에서 부터 일어났던 변화는 어느새 밖까지 이어져서둘이 로무의 몸에서 빠져 나올 즈음엔 이미 로무의 몸 대부분은 젤리 처럼고체도, 액체도 아닌 것으로 변해 있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지금은요타와의 동화에 모든 힘을 쏟아 붙는 건지 로무는 더 이상 커지지 않았다. "요타와 동화가 되는 순간, 너희 인간들이 공포라고 말하던 진짜 로무가 되는거다. 아까는 단순한 의지에 불과 했지만, 요타라는 의지체를 통해서 이 세계에 직접 간섭을 할 수 있게 되는거지. 그렇게 되면, 이런 작은 섬 하나 정도는 한시간도 안되서 모조리 로무에게 흡수 당할거다." 돌아오는 일행에게 말을 한 것은 시안이었다. 론은 그녀를. 로야크의 몸을취하고 있는 신을 보며 물었다. "언제 활동하지?" 시안은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한시간 뒤." "...빠르군." 론은 그러면서 바크가 들고 있는 성검. 요루타를 보았다. 여전히 요루타의검날엔 선명한 붉은 핏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걸 보며 론은 시안에게 물었다. "새로운 요루타를 만들어 볼 생각은 하지 않았나?" "만드는건 간단하지만, 함께 만들어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요타와 동시 에 만들어진 요루타 만이 요타와 동화 할 수 있어." 론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일행은 로무를 상대하기 위해서 넬신 남부에 위치한 평야로 이동했다. 멀리 보이는 넬신엔 마치 산이 하나솟아 오른 듯이 거대한 물체가 놓여져 있었다. 점차 완전체로 변해가는 로무였다. "봉인은.. 풀 수 있는거야?" 론은 바크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눈이 쌓인 하얀 들판 위에서 바크는 요루타를 세워서 그걸 올려다 보았다. "글쎄." "글쎄.. 라니. 너.." 바크는 자신을 향해 뭐라 한마디 하려는 론을 보고는 작게 말했다. "처음 잘못 채워진 단추를 모른채 하며 천년간 단추를 계속 채워왔어. 그 어긋남이라는건 지금 와서 누가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냐." "......" 론은 묵묵히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바크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요루타를 바라 보았다. 하염 없이 쏟아지던 눈은 멈췄지만, 하얀 눈가루를 품은 바람이 불어와서바크의 검은 머리를 축축하게 적셨다. 바크는 고개를 흔들어 휘날리는 머리카락들을 넘기고는 론에게 물었다. "근데, 너야말로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론은 찹찹한 얼굴로 허무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이하다가 바크의 물음에고개를 돌렸다. "무슨 일이라니?" "아, 그냥 느낌이 이상해서. 뭔가.. 분명해 졌다고 해야 하나. 과거로 돌 아 갔을 때부터 네게서 조금씩 느껴지던 그 분위기 말야. 지금은 잡힐것 처럼 확실해." "......" 눈치 빠르기는. 론은 피식, 웃고는 바크를 바라 보았다. 그리고는 슬쩍 손을 들어 올렸다. 론이 주먹을 쥐었다가 펴보이자 그 안에서 빛으로 반짝이는 무언가가 생겨났다. 론은 그걸 손가락으로 튕겨서 바크에게 던져 주었다. 공중에서 팽그르르 돌며 날아오는 그걸 받은 바크는 익숙한 감촉에 그것을 보며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금화?" "순도 100%의 금으로 만든거야." "....이게 뭐?" "모르겠냐?" 바크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눈으로 론을 쳐다 보다가 갑자기 눈을 크게 떳다. "설마, 너가 만든거야?" 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바크는 손에서 광채를 뿜어내는 금화를 바라 보다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 어떻게?" 론이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대답했다. "간단해. 하나만 알면 되는거야." "하나?" "세상은 의지로 이루어져 있다. 라는거." 이 세상을 이루는건 창생과 파멸이라는 의지. 이 세상을 만든건 창생과 파멸의 의지에서 태어난 의지체들. 즉, 존재라는 것은 모두 창생과 파멸이라는 거대한 의지에서 태어난 것들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 금화도. 지금 내리는 눈도. 우리가 밟고 있는 땅도. 공기도, 물도. 그리고, 너가 그 금화를 보며 놀라워 하는 마음 까지도. 따지고 보면 모두 창생과 파멸이란 의지들이 만들어낸 것들이야. 즉, 모 든것은 의지일 뿐이지." "......" 이해를 하긴 했으나, 납득을 못한다는 표정의 바크에게 론은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모든 세계는 창생과 파멸이라는 거대한 두개의 의지가 공유를 하면서 꾸 는 스케일 큰 꿈이라고 생각하면 돼. 신도, 인간도, 세상도. 모두 녀석 들의 하루밤 꿈이라는거지. 뭐.. 수천억년도 넘게 꾸는 꿈이니 허무해질 필요는 없을테지만 말야." "그래서... 따지고 보면 모두 의지니까.." 론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그 금화나 지금 우리가 마시는 공기나 이루어진건 의지. 단지 그 의 지가 뭘 바라고 있냐는 것만이 차이 점이야. 그것만 바꿔주면 공기가 금 화가 되고, 금화를 물로 만드는 것도 할 수 있어." 펠이 깨달으라고 했던 그것. 그게 바로 지금 론이 말하는 것이었다. 세계를 이루는 모든 것은 단지 의지. 그 의지를 깨닫기만 하면 얼마든지 조절할 수가 있는 것이다. "로무를 막기 위해서 몇번이고 죽어가며 배운거야. 최선이란게 어디까지 해야 최선인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데까진 했어. 그러니.." 론은 요루타를 바라 보았고, 바크 역시 고개를 들어 자신이 들고 있는 검을 바라 보았다. 론이 나지막하게 뒷 말을 이었다. "뒷 일은 네게 맡기겠어." "재상! 재상!" 론을 대신해서 천도 계획의 책임자가 된 하와크의 재상. 켈프힌 아함트는천막 밖에서 자신을 부르는 외침에 마침 처리를 하던 서류를 나무 테이블위에 내려 놓고는 휘장을 걷으며 밖으로 나왔다. 무슨 큰 일이라도 났는지 천막 밖은 아수라장이었다. 폭설이 내려서 분주하게 눈을 치우던 많은 사람들은 무언가 엄청난 것이라도 보았는지 모두들그 자리에 멈춰서서 입을 벌린 채로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켈프힌은 그들이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다는걸 깨닫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서 회색 구름으로 뒤덮힌 하늘을 바라 보았다. 순간, 그의 입에서 경악성이 터져 나왔다. "허.. 헉!" 회색 구름이 마치 강물 처럼 하늘 위로 빠르게 흘러간다. 켈프힌으로서도70년을 넘는 세월 동안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광경이었다. 그러나 강철의 대신이라는 켈프힌의 입에서 경악성을 터뜨리게 한 이유는 구름 따위가 아니었다. 후후후. 호호. 하하하. 귓가를 울리는 여인과 소녀. 어린 아이들의 작은 웃음 소리. 회색 구름들사이에서 드문드문 보이는 파란색 존재들. 희미하게나마 보이지만, 상체와바람처럼 흐늘 거리는 하체. 그녀들은 구름들 사이를 웃음을 흘리며 날아다녔다. 수백, 수천. 수만이나 되는 숫자였다. 마치, 아이들이 읽는 동화책에서 나오는 요정과도 같은 모습들이었다. 부들부들 떨리는 눈으로 하늘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켈프힌은 문득 자신의이마에서 흐르던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옴을 느꼈다. 그리고그 순간, 켈프힌은 깜짝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 자신의 몸을 관통하 듯이 하늘 위에 있던 한 여인이 켈프힌의 몸을 지나쳐간 것이었다. 그녀는 주름진 켈프힌의 볼과 이마를 부드럽게 어루 만지더니 미소를 지으면서 지나쳐 갔다. 켈프힌은 미미하게 남은 그녀의 촉감에소름을 느끼면서 동시에 이들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동화책이나 전설에서 나오는 그것들. 분명 했다. "정령..." 고대에 하늘을 가릴 정도로 많은 숫자가 있었으나, 창생왕 엘더의 봉인으로 사라졌던 존재들. 켈프힌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바람의 정령들과, 추위를 막느라고 세워진 커다란 화로들 사이에서튀어 나오는 여러가지 모양의 불꽃들을 바라 보았다. 불꽃의 정령들이었다. 켈프힌은 고개를 돌렸다. 보이진 않지만, 그의 눈은 넬신을 향했다. 신음소리를 터뜨리며 켈프힌은 중얼거렸다. "당신은...이걸 막으려고 했던 겁니까.. 폐하." 요타와의 동화를 거의 끝냈는지 점차 요동을 치며 움직이기 시작한 로무를뒤로 하고, 시안은 일행들에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비하랄트와 리진은 그녀에게 들은 이야기 따위는 아무 것도 없다는 듯이 무시하는 태도였고, 펠은 이곳에 온 뒤로부터 계속 그러 하듯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시안의 이야기를 듣는건 론과 바크 뿐이었다. 쿠아아아! 로무의 한쪽 몸 귀퉁이에서 뻗어 나온 촉수가 지면을 내리 치자 수십 채의집들이 촉수에 맞으면서 부서지고, 그 반동으로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닿는 모든 것들은 로무화가 되었지만, 아직 본격적인 움직임은 아니었다. 수도 이곳 저곳으로 날아가서 떨어지는 집들이 굉음을 일으키며 폭발을 터뜨렸다. 수도에서 불길이 치솟는 가운데 시안은 말했다. "로무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리진과 비하랄트. 그리고 내가 로무의 움직임 을 최대한 막겠다. 그 사이.. 바크 넌 요루타의 봉인을 어떻하든 풀어내 라. 예상하기로 로무를 막아낼 수 있는 시간은 십분이 채 못될거다." 시안은 이번엔 고개를 돌려서 로무를 바라 보았다. 천천히 요동치는 로무를 바라보며 시안은 차갑게 내뱉았다. "목표는 로무의 핵." 구아아아아아! 시안의 차가운 시선을 느끼기라도 했는지 넬신 위의 몸을 드리누운 로무가길게 울부 짖는 듯한 외침을 토해냈다. 그리고 동시에 로무의 몸에서 수십수백의 촉수와 같은 것들이 솟아 나더니 단숨에 넬신을 먹어 치워들어가기시작했다. 시안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시작이다." 서서히 활동을 시작하는 로무를 향해 리진과 비하랄트는 시안에게 싸늘한시선을 던지면 먼저 나아갔다. 그리고 그 뒤를 쫓아 가는 론과 바크를 시안이 불러 세웠다. 자신을 바라 보는 둘을 향해 시안은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 "날 원망하겠지?" 론과 바크는 서로를 쳐다 보고는 다시 시안을 쳐다 보았다. 갑자기 론이피식 웃어 버려서 시안은 론을 어리 둥절한 눈으로 쳐다 보았다. 론이 시안을 보며 말했다. "과거에서 당신이 말했었지?" 바크가 연이어 론의 말을 이었다. "운명을 움직이는건 신도,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그 자신이라고." 시안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가." 론이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했다. "당신을 원망할 시간이 있다면, 차라리 그 동안 레아드를 구할 방법을 생 각하겠어. 그리고, 솔직히 지금에 와서 당신을 원망하고 싶은 마음도 없 어. 불쌍한 처지인건 그쪽이나 이쪽이나 마찬가지니까." "오히려 조금은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비록, 당신 덕분에 별로 반갑지 않 은 일들을 겪게 되었지만, 그 때문에 레아드를 만날 수 있었으니까." "맞아." 론은 바크의 말에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둘은 묵묵히 자신들을 바라 보는 시안을 보며 당당하게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절대 그런 짓은 용납하지 않겠어." 그렇게 말하며 둘은 시안을 지나쳐 갔다. 뒤에 남겨진 시안은 드넓은 평야를 걸어 맹렬하게 활동하는 로무에게 가는 두 소년을 바라 보았다. 그때,옆으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시안은 고개를 돌려서 어느새 자신의 옆으로 온 펠을 바라 보았다. 펠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시안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오래전, 당신이 한 말이 맞을 지도 모르겠군." "......" 대꾸는 돌아오지 않았지만, 시안은 길게 숨을 들이 마셨다. 그리고 담담한얼굴로 말했다. "확실히 난 내가 만들어낸 피조물 보다도 성능이 나쁜거 같아." "......" "그렇지만, 어째서일까. 그리 나쁜 기분은 아니군." 아무 말 없이 입을 다무는 펠을 바라 보며 시안은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당신에겐 항상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하지만.." 시안은 몸을 돌려 리진과 비하랄트를 도우러 가면서 등 뒤로 나지막하게말했다. "난 당신 처럼 후회는 남기지 않겠어." 시안의 몸이 공간을 초월하며 앞으로 사라졌다. 펠은 그녀의 말을 무표정한 얼굴로 듣다가 그녀가 사라지자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고개를들어서 하늘을 보았다. 로무가 뿜어내는 엄청난 양의 무한한 마력 때문인지 하늘을 가리는 회색 구름들은 민감하게 몸을 떨고 있었다. 그 구름들사이에서 무엇을 보는 건지 펠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존재, 봉인!" 두 팔을 앞으로 내민 리진은 감히 뭐라고 적혀 있는건지 해석도 할 수 없을 만큼이나 복잡하게 얽힌 다차원 마법진의 중앙에서 로무를 향해 소리쳤다. 그러자 동시에 넬신을 모조리 먹어 치우고, 대륙을 향해 뻗어 나가려던 로무의 몸이 거짓말 처럼 멈춰졌다. 콰콰콰쾅! 하지만, 인간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가장 유능한 스승을 만나읽힌 그녀의 주문 조차도 로무를 십여초 밖에는 묶어두질 못했다. 로무는단숨에 그녀의 주문 패턴을 읽어 버렸고, 그것을 그대로 흡수해 버렸다. 리진의 엄청난 양의 마력을 한꺼번에 흡수한 로무는 광기 넘치는 움직임을보이며 리진과 그녀의 옆에 있는 비하랄트를 목표로 삼았다. 둘에게서 느껴지는 무한에 가까운 마력에 불꽃을 쫓는 나방 처럼 본능적으로 이끌린것이었다. "두번째 만나는 거지만, 여전히 최악이군." 리진은 자신의 주문이 허무하게 깨어지자 이를 악물더니 다시 한번 또다른주문을 외웠다. 옆에 있는 비하랄트도 봉인 주문 계열의 주문을 외우며 계속해서 로무를 십여초 간격으로 묶어 두었다. "고생들하고 있군." 뒤편에서 그녀들을 바라보며 론은 인상을 찡그렸다. 마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소리를 이미 듣기는 했지만, 설마하니 리진과 비하랄트의 마법 조차도통하지 않을거라고는 생각치 못했다. 어째서 시안이 로무를 만들어 낼 때펠에게 도움을 구했는지 알 것 같았다. 엘라시안인 시안 조차도 혼자서는로무를 감당할 수가 없을 정도로 로무의 탐욕스러운 의지는 엄청났다. 론은 묵묵히 로무를 바라보는 바크에게 힐끔 시선을 옮겨서 말했다. "자, 그럼. 난 가보겠어." "아.. 응." "뭐야, 얼이 빠져서는." 론의 말에 바크는 피식, 웃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나 조심해. 로무에게 먹히는 등의 개그는 사양해주겠어." 론은 싱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바크의 곁을 지나갔다. "뒤는 너한테 맡긴다." 론의 몸이 희미해지더니 사라졌다. 저 앞에 있는 리진과 비하랄트의 사이 로 나타나는 론을 보던 바크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손에 들고있던 성검을 바라 보았다. "자. 그럼... 이젠 네 녀석 차례구나." 바크를 뒤로 하고 로무를 마주 보게 된 론은 갑작스런 자신의 등장에 어리둥절하는 리진과 비하랄트를 무시하고 대뜸 소리쳤다. "섬광의 화살!" 이름은 그럴싸 했지만, 나간건 단순한 빛줄기였다. 론의 앞에서 눈이멀어 버릴 만큼이나 엄청난 빛이 뿜어지면서 로무를 비추었다. 그러자 로무의 몸이 새카맣게 타들어갔다. 론은 자신의 공격이 확실하게 먹혀 들어가자 회심의 미소를 지으려고 했다. "바, 바보 녀석!" 그 순간, 옆에서 비하랄트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근래엔 보기 드문 그녀의 화난 표정에 론은 어리둥절 했다. 그 순간, 로무가 한번 움찔, 몸을 움직였다. "어라." 로무를 태우다 못해서 증발시킬 듯이 나아가던 빛이 갑작스레 물컹거리면서 검게 변하더니 모조리 전부 로무화가 되어 버렸다. 단숨에 로무의 크기가 두배 가량 커졌다. 놀라버린 론이 소리쳤다. "마, 말도 안돼! 빛도 먹는단 말야?" 머리를 열심히 굴려서 만들어낸 주문의 실패에 론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외쳤다. 그러자 옆에서 한숨 섞인 음성이 돌아왔다. "빛이라고 해도 결국엔 주문 아냐. 공격 할 거면 아무런 각인도 되어있지 않은 순수한 의지. 즉, 마력 만으로 공격하라고. 딴건 전혀 안 통해." 리진의 설명을, 마침 옆에 도착한 시안이 덧붙였다. "펠이 만들어낸 검을 본적이 있겠지? 그걸로 공격해라." 론은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론의 손에서펠이 사용하던 예의 그 흑검이 만들어 졌다. 검 전체에서 '파멸'이라는 느낌의 강렬한 의지가 엄청난 기세로 뿜어져 나왔다. 론은 자신이 만들어낸그 검을 보고는 작게 침을 삼켰다. 시안도 어느새 양 손에 하나씩 흰색의창을 만들어 내었다. 창생의 의지를 실체화 하면 저렇게 하얀색이 되는 모양이다. 준비가 끝나자 론은 단숨에 일행의 리더라도 된 듯이 로무를 보며 소리쳤다. "좋아, 모두 간다!" 하늘이 갈라지고, 땅이 울음을 터뜨린다. 갓 태어난 정령들은 자신들의 몸을 송두리째 흡수하는 거대한 의지에 비명을 질러대며 도망을 쳐보지만,그런 무의미한 몸짓은 말 그대로 무의미하게 끝날 뿐이었다. 로무는 시간이 흐를 수록 점점 더 방대한 양의 마력을 빨아 들이면서 몸체를 거대화시켰다. 그리고, 동시에 점점 더 똑똑해졌다. "마, 마법?" 로무의 촉수 하나가 갑작스레 뒤틀리더니 마법진을 형성했다. 로무의 몸을갈기갈기 찢어대던 론은 깜짝 놀라서 마법진을 올려다 보았다. 그 순간,마법진에서 화염구 수천개가 쏟아져 나오며 론을 강타했다. 재빨리 이동주문으로 뒤로 피한 론은 놀란 눈으로 로무를 바라 보았다. 근처에서 봉인주문을 계속 만들어 로무의 행동을 제약하던 리진이 쓴웃음을 지었다. "슬슬 시작하는군." "시작하다니, 뭘요?" "지혜를 꺼낸거다." 리진은 벌써 자신이 아는 봉인 주문만 수십여개를 사용한 상태였다. 다시한번 봉인 주문으로 로무를 멈추게 하면서 리진이 말했다. "예전에 흡수했던 마도사들의 기억을 읽어내고 마법을 사용하기 시작한거 다. 천년전에 녀석은 불꽃의 장을 공격해서 그곳에 있는 수만명의 마도사 를 한꺼번에 먹어버렸거든. 지금 저 녀석의 몸 안에는 수백만개도 넘는 주문들이 득실거리고 있는 셈이지." 로무는 착실하게. 그리고 굉장한 속도로 몸을 부풀리면서, 동시에 강해지고 있었다. 점점 로무를 막아내기가 힘이 든 건지 리진은 식은 땀을 흘리며 뒤쪽에서 무심히 이쪽을 바라보는 바크를 힐끔 보았다. 그리고 론에게말했다. "네 친구가 빨리 로무를 어떻게 하지 않으면 아무리 너나, 시안이라 도 감당 할 수가 없게 될거야. 펠이 나서기 전에 끝내는게 좋을걸." "펠이 나서기 전에? 펠이 나서면 어떻게 되는데요?" 리진은 힘이 부치는건지 힘겹게 론의 물음에 대답했다. "모조리... 소멸." 로무는 물론이고, 그 안에 동화되어 있는 요타까지도 소멸되다는 리진의설명에 론은 꿀꺽, 마른침을 삼켰다. 론은 고개를 돌려서 바크를 쳐다 보았다. 하지만, 곧 시선을 다시 로무 쪽으로 돌렸다. 리진은 론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믿고 있는거냐?" 론은 한쪽 손에 또다른 흑검을 만들어 내고는 대답 없이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런 론의 행동으로 리진은 충분히 대답이 되었는지 입술을 깨물면서점점 고갈되어 가는 마력을 끄집어 내었다. 원래라면 마력이 고갈될 일도없겠지만, 로무를 상대하는덴 마법 하나하나도 엄청난 양의 마력을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근처의 마력들은 모조리 로무가 흡수를 하고 있는상태여서 어디서 보충할 수도 없었다. "진네트의 결벽!" 로무의 위로 수천개의 작은 결벽들이 쏟아지면서 로무의 몸을 잠깐 멈추게만들었다. 하지만, 채 오 초도 지나지 않아서 로무는 그것들 조차 흡수해버렸다. 리진은 이를 악물면서 또다시 다른 봉인 주문을 외쳤다. "뭘... 기다리고 있는거냐." 바크는 로무와 싸우고 있는 론과 다른 사람들을 조용히 바라 보다가 뒤쪽에서 나직한 음성이 들려오자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펠이 자신의 뒤에 서있었다. 바크는 펠을 마주 보며 그에게 말했다. "이제 하실 마음이 생기신 겁니까?" 갑작스런 바크의 물음이었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어리 둥절 하던지, 바크의 말에서 뭔가를 깨닫고 표정을 바꾸겠지만, 펠은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무심하게 바크를 바라 보았다. 그런 펠을 바라 보면서 바크는 천천히 입을열어 말했다. "당신은 만나적이 없으시겠지만, 론과 제가 구하려는 레아드가 예전에 이 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잠시 말을 멈추고 펠을 바라보던 바크는 나직하게 말했다. "후회가 남은 것 같은 짓은 애초에 하지 말아라." 바크는 미미하게 미소 지었다. "그리고, 만약에 후회할 일을 저질렀다면, 그걸 교훈 삼아 다시는 그런 후 회는 남지기 마라." 바크는 무표정한 펠에게 물었다. "당신은 몇번이나 그런 똑같은 후회를 하신겁니까." 펠의 눈동자가 가늘어졌다. 얼핏 보기엔 화가 났다는 표정이었으나, 바크는 전혀 거리낌 없이 연이어 말했다. "자신이 한 일에 후회가 없진 않을겁니다. 아니, 지금 당신이 이렇게 머뭇 거리는건 그 후회가 너무나 커서 아닙니까?" "....." "그렇게 후회를 할 거면 애초에 어째서 엘더를 만들어 낸겁니까? 아니, 엘 더에게 잘 대해준 이유는 뭐죠?" "엘더에게 잘 대해준 기억 따윈 없어." 펠이 처음으로 대답을 했다. 하지만, 바크는 그의 대답에 냉소를 지었다. "어리숙 하군요." "....." 펠의 눈썹이 흔들렸다. 방금 전과는 다르게 지금은 분명한 분노였다. 바크는 자신의 몸이 펠이 내뿜는 파멸의 의지 속에 갇혔다는걸 깨달았다. 만약펠이 조금만 악한 생각을 품는 다면 그 순간 바크는 죽은 목숨이었다. 그러나 바크는 조금도 겁내지 않았다. 아니, 멈추지 않고 연이어 말했다. "당신은. 아니, 당신들 신은 자신이 만들어낸 피조물들의 생각 조차도 읽 지 못하는 겁니까?"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냐." 바크는 자신의 음성이 조금씩 흥분됨을 느꼈다. "세상 그 어떤 바보 천치도 자신을 끝까지 무시하는 사람에게 정을 주진 않습니다." 더구나 엘더는 정에 민감한 아이였다. 바크는 점점 끓어 오르는 감정을 누르지 않고 거칠게 말했다. "자신을 그렇게 아껴주던 리진 씨나, 비하랄트 조차도 보지 않으며 엘더는 당신만을 바라 봤습니다. 엘더를 아껴주지 않았다고요? 엘더를 봐주지 않 았습니까? 정말로 후회할 짓을 하지 않은겁니까!" 말은 어느새 외침으로 바뀌어 있었다. 바크는 한바탕 소리를 지른 뒤에 아찔해지는 머리를 쥐어짜 듯이 눌렀다. 숨을 몰아쉬며 자신을 노려보는 바크에게 펠은 묵묵히 말했다. "그래서. 지금에 와서 뭘 어쩌라는거냐." "자신이 뿌린 씨앗이니 당신이 거둬야죠." 펠은 씁쓸하게 웃으며 바크가 들고 있는 요루타를 바라 보았다. "그 검 안에서 엘더를 본 적이 있나?" "예.." "그렇다면 엘더가 날 얼마나 저주하고 있는지도 잘 알고 있겠군. 지금에 와서 내가 엘더에게 화를 풀라고 말한다고 그 아이가 변할거라고 생각하 는건가." "아뇨." "잘 알고 있군." 고개를 돌리는 펠을 향해 바크가 나직하게 말했다. "사과 따위는 할 필요 없습니다." 펠의 몸이 굳어졌다. 펠은 고개를 돌려서 바크를 바라 보더니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냐." 바크는 펠을 마주 보며 말했다. "무릎을 꿇고 사과를 빌 필요 따위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용서를 빌 때는 한번 안아주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그런 것 조차 모르시 는 겁니까?" "....우습군. 엘더를 봤는데도 그런 소리를 하는거냐?" 바크는 크게 숨을 들이 마셨다. 머리 속으로 짜증 비슷한 감정이 솟구쳤다. 신과 인간의 위치란 것은 이렇게 까지 차이가 나는 것인가? 이 녀석들은 인간들의 생각을 눈꼽만치도 모르는건가? 바크는 숨을 몰아 쉬더니 펠에게 물었다. "검에 봉인되었던 천년간, 엘더의 울음 소리를 들었습니까?" "...그래." "그렇다면 엘더가 어째서 당신을 검에 가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서 당신 의 앞에서 그렇게 울부 짖었는지 아십니까?" 펠은 잠자코 바크를 바라 보다가 묵묵히 대답했다. "날... 저주하기 때문이겠지." "아니야!" 갑자기 터져 나온 바크의 외침이 눈덮힌 평야로 퍼저 나갔다. 바크는 소리쳤다. "아니야! 틀렸어! 당신은 엘더가 어째서 그렇게 서럽게 우는건지 그 이유 조차 모르는 겁니까!" "무슨..." 난데 없이 윽박지르는 바크의 태도에 펠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바크를 쳐다 보았다. 바크는 그런 그의 얼굴에서 분노까지 느끼고 말았다. 바크는 순진하게 웃는 엘더의 얼굴이 떠오르자 이를 악물면서 자신이 지를수 있는 가장 커다란 소리로 외쳤다. "정말로 모르는 겁니까! 정말로!? 엘더가 그렇게 수만가지 감정으로 당신 을 미워하던 그 이유를 모르는 겁니까? 어째서 당신의 앞에서 천년 동안 그렇게 울었는지! 어째서! 어째서...." 감정이 너무 격해져서 일까. 바크는 숨을 몰아쉬면서 머리 끝까지 올라온분노를 담아서 펠에게 소리 질렀다. "아이들이 우는 이유 조차 모르는 신이 세상에 어디 있냔 말이야!!" 펠의 얼굴이 굳어지다 못해서 당황이란 빛으로 물들었다. 아마도 그가 존재한 이래 이런 표정을 지은 것은 처음이 아닐까란 생각을 하며 바크는 거칠게 숨을 몰아 쉬었다. 펠은 크게 뜨여진 눈으로 바크를 바라 보다가 바크가 했던 말들을 무심코 중얼거렸다. "아이가... 우는... 이유..?" 암흑을 갈무리해서 담은 듯한 펠의 검은색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펠은자신의 입을 천천히 막으면서 그 사이로 중얼거렸다. "이유..." 펠의 호흡이 갑자기 멈춰졌다. 펠은 잠시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채로멍한 눈으로 앞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바크는 그런 펠을 흥분한 눈으로노려 보았다. 아이가 부모의 앞에서 우는 단 한가지의 이유. 그것은 자신을 봐 달라는 애처로운 부탁. "큭..." 손에 가려진 펠의 입 사이에서 작게 비웃음 소리가 흘러 나왔다.. "크..크크...크..." 그것은 스스로를 비웃는 웃음이었다. 가늘게 떨리던 펠의 어깨는 한참을이어졌다. 그러던 어느 순간. 그 웃음 소리가 갑자기 멎었다. 펠은 천천히 입에서 손을 떼고는 고개를 들었다. "그런가... 아무래도 성능이 떨어지는건 나였나 보군.." 펠이 천천히 숨을 들이 마시더니 바크를 바라 보았다. "바크.. 라고 했던가?" "아.. 예." "넌 후회를 남기지 말아라." "네?" 바크가 뭐라 대꾸를 하려는 순간, 갑자기 펠의 모습이 사라졌다. 바크는갑작스레 사라진 펠의 모습을 찾느라고 주위를 돌아 보았다. 하지만, 금방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시선을 자신이 들고 있는 요루타로 옮겼다. 그리고 바크는 못말린다는 표정을 지었다. "다루기 힘든 신이시군..." 어둠. 그리고 어둠. 모든 것이 어둠으로 물든 공간. 그 가운데, 그런 어둠조차도 검게 물들일 것 같은 존재가 나타났다. "......" 천천히 땅에 발을 내딛은 펠은 무심한 눈으로 어둠 한편을 바라 보았다. 그러자 어둠이 걷히면서 그 사이로 무릎을 안고 흐느끼며 우는 소년의 모습이 나타났다. 펠은 천천히 엘더에게 다가갔다. "..흑.. 흑흑.. 으윽..흑.." 천년간 단 한순간도 빠짐 없이 들어 온 울음 소리. 그러나, 어쩐 일인지지금 들리는 울음 소리는 천년간 들어온 그것과는 너무나도 다르게 느껴졌다. 펠은 가만히 엘더를 바라 보았다. 바크와 마찬가지로 펠도 역시 엘더와 말을 할 수도. 그리고 엘더를 만질 수도 없었다. 그러나, 펠은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엘더가 만들어낸 미움. 그리고 슬픔은 더더욱 큰 미움과 슬픔을 불러 들였다. 그리고 그것이 천년에 이르자, 그 감정들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와 같이 엘더를 보호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더더욱 슬퍼 하도록. 더더욱미워 하도록. 그럼으로서 자신들이 더욱 강해지기 위해서... 엘더는 스스로의 사념 속에 갇혀 있었다. 펠은 주변을 감싸는 어둠을 한번 노려 보았다. 그리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꺼져." 콰앙! 순간, 어둠 속의 일부분이 엄청난 폭발과 함께 뒤틀리면서 비명 소리를 내질렀다. 수천, 수만의 귀신들이 내지르는 그런 끔찍한 비명 소리였다. 펠은 점차 사라져 가는 어둠과, 그것들이 지르는 비명을 들으며 무심한 표정을 지었다. 겨우 천년. 그 천년간 단지 우는 것 만으로 저 정도의 슬픔을 만들어 낸 건가? 어둠이 사라지면서 주위는 하얗게 변해갔다. 성검 요루타의 진정한 내부의모습. 그 가운데 펠은 여전히 무릎을 안고 슬피 우는 엘더를 바라 보았다. 귀를 거슬리게 하는 비명 소리가 완전히 사라지자, 마치 유령 처럼 흐릿하던 엘더의 몸이 또렷하게 보였다. 사념 속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었다. "엘더." 펠은 손을 뻗어서 엘더의 어깨를 흔들었다. 그러나, 엘더는 펠의 부름에도불구하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엘더의 턱을 슬며시 들어 올린 펠은 완전히 넋이 나간 듯한 엘더의 눈을 볼 수 있었다. 분명 붉었던 눈동자는 회색빛을 우울하게 내비치며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죽어버린 시체와 같은 모습이었다. "깨어...." 엘더에게 정신을 차리게 하는 주문을 외우려던 펠은 중도에서 입을 다물었다. 갑자기 밖에서 바크가 한 말이 떠 올랐기 때문이었다. 펠은 손을 뻗어서 엘더의 몸을 안았다. 그리고는 엘더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작게 한숨을내쉬었다. "이렇게.. 작은 몸이었었나..." 엘더를 안아 보는건 이번이 처음인 듯 펠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몸을 가늘게 떨면서 눈물을 흘리는 엘더를 조용히 바라 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침묵을 지키던 펠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두려웠었다." 엘더의 등을 어루만져 주면서 펠은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나와 똑같은 존재가 생긴다는게..." 엘더의 이마의 입을 맞추며 펠은 속삭였다. "하지만.. 시안이 데려온 널 처음 보는 순간.. 너무나 오래 되어서 이젠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던 전율을 느꼈었다.." 엘더의 눈가에 흐르는 눈을 흠쳐주며 펠은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 날 미치도록 미워하게 될 너에게 내가 어떻게 다가갈 방 법 따윈 없었어.. 날 미워하도록. 저주하도록.. 그렇게 하는게 너에게 좋 을거라고 생각했었지." 크게 뜨여진 채로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는 엘더의 눈동자가 움찔, 깜빡였다. 펠은 엘더의 모습을 보며 묵묵히 말했다. "그 결과가... 이건가." 엘더의 손이 조금씩 쥐어졌다. "미안...하다." 엘더의 입이 천천히 벌어지기 시작했다. "미안..." 엘더의 몸을 강하게 안으며 펠은 진심으로 엘더에게 말했다. "미안.." 엘더의 눈이 천천히 감겨졌다. 그리고 그 사이로 긴 눈물이 흘러 나왔다. 지금까지 와는 다른 의미의 눈물이었다. 펠은 천천히 깨어나는 엘더를 다시는 놓치지 않겠다는 듯. 강하게 안으며 눈을 감았다. 요루타에서흘러 나오는 백색의 빛이 둘을 아스란히 비추었다. "....." 바크는 요루타의 검 날에서 거짓말 처럼 사라지는 핏자국을 보고는 가볍게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싱긋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멀리 거대해질대로 거대해져서 일행들을 파죽지세로 몰아 붙이는 로무가 보였다. 바크는요루타로 로무를 가리키면서 스스로의 각오를 다짐하 듯이 말했다. "내 차례군." 이미 수도 넬신 보다 여섯배 정도 몸을 부풀린 로무는 그야말로 하나의 거대한 산맥이었다. 비록 비하랄트 보다는 아직 작지만, 만약 리진과 비하랄트가 로무의 몸을 계속해서 봉하지 않았다면, 이미 로무는 마음껏 세상으로 뻗어나가 모든 것을 먹어 치웠을 것이다. "제기라알!" 론의 손에서 뻗어 나간 두개의 검은 빛이 로무의 몸을 사정 없이 난도질하면서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설사 로무라고 해도 론이 만들어낸 흑검의 위력 앞에서는 맥없이 소멸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론이 베어서소멸 시키는 면적과, 계속 늘어나는 로무의 몸은 수십배의 차이가 있었다. 도저히 베어서 없에는 것만으로는 무리였다. '젠장. 이렇게 되면 펠이 나서게 되잖아!' 로무의 촉수 공격을 피하면서 론은 신경질 적으로 고개를 뒤로 돌렸다. 펠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고개를 돌린 론은 하마터면 그자리에 멈춰 섰다가 로무의 촉수에 깔려서 젤리가 될뻔 했다. "앗차차." 재빠르게 로무의 공격을 피해낸 론은 뒤로 물러나면서 고개를 바크를 향해돌렸다. 바크 옆에 있던 펠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론이 바크를 보고 있는건 펠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바크는이쪽을 보고 있다가 론과 눈이 마주치자 자신이 들고 있던 검을 들어 올리고는 다른 손으로 그 검을 가리켰다. 누가 보아도 그건 확실하게 신호였다. "봉인을 풀었어!?" 론의 외침은 여러가지 상황을 빚어 냈다. 공격을 하던 시안과 방어에 주력하던 비하랄트. 리진이 론의 말에 고개를 돌려서 바크를 쳐다 보았다. 그러나 바크를 본건 단지 일행 뿐만이 아니었다. 고오오오오오! 여태껏 일행들을 향해 공격을 하던 로무가 갑자기 요동을 치더니 미친듯이바크를 향해서 나아갔다. 깜짝 놀란 리진은 급하게 봉인 주문을 걸었지만,이미 로무의 덩치는 세계 지도에 그려질 만큼이나 거대해져 있어서 단1초도 로무의 움직임을 막아내지 못했다. 자신의 주문이 그대로 깨지면서되튕겨 오자 리진은 급하게 주문을 해제해 버렸다. 그리고는 소리쳤다. "로무가 요루타를 노리고 있어! 빨리 피해!" 바크는 세상이 자신에게 악한 감정을 품고 달려드는 듯한 로무의 기세에눌렸는지 리진의 말에도 불구하고 움직이질 못했다. 사실, 움직일 수 있다고 해도 문제였다. 수십KM짜리 땅덩어리가 달려드는데 어디로 피하란 말인가? 바크는 자신의 바로 앞까지 육박한 로무와, 로무가 자신을 향해 쏘아낸 거대한 촉수를 보며 할 말을 잃었다. 순간, 난데없는 현기증과 함께 바로 앞에 있던 로무가 작아졌다. "...에?" 깜짝 놀란 바크를 주위를 돌아 보았다. 살펴 보니 로무가 작아진게 아니라자신이 로무로 부터 수십KM 밖으로 이동해 온 것이었다. 자신을 이동시킨건 아마도 시안이었나 보다. 시안이 나타나고, 곧이어 일행들이 모두 근처에 모습을 드러냈다. 로무는 일행들이 갑자기 사라지자 한바탕 크게 울부 짖더니 금방 일행들이이곳에 모여 있는걸 보고는 그 거대한 몸을 무시무시한 속도로 움직이며이쪽으로 거대한 해일 처럼 덥쳐왔다. 다가오는 로무를 보며 리진이 말했다. "1분." 자신을 보는 바크에게 리진이 말했다. "1분 동안 막아 주겠어. 그 안에 검.. 쓸 수 있겠어?" "막을 수 있습니까?" "아마도 막을 수 있을거야. 대신, 그 시간 안에 너가 검을 쓰지 않는다면 이 섬은 끝장이라고 생각해." 비하랄트가 신음 소릴 내면서 말했다. "이 섬을 매체로 로무를 봉하는 겁니까? 그러나 로무가 이쪽의 패턴을 읽 어 내면.." "섬 자체가 로무로 변해버리겠지. 하지만, 그렇게 쉽게 읽어내진 못할 거 야. 최소한 1분은 걸릴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리진은 바크를 쳐다 보았다. "할 수 있겠어? 잘 알고 있겠지만, 그 검. 그냥 휘두르기만 한다고 해서 로무를 해치울 수 있는 검이 아냐. 자칫 잘못하면 이 섬은 물론이고, 리 대륙까지 같이 날려버릴 수가 있어." "알고 있어요." 바크는 긴장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시작하겠어. 비하랄트. 시안. 너희 둘은 날 도와줘." 이미 선택의 길이란건 한가지 밖에 없었다. 리진은 약간 앞으로 나아가더니 두 손을 앞으로 펼쳤다. 그리고 눈을 감고는 주문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비하랄트도. 시안도. 리진의 주문에 필요한 마력을 그녀에게 전해주었다. 두두두두... 갑자기 땅 아래에서 지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바크와 론은 갑작스런 지진에 마른 침을 삼켰다. 그 순간, 리진의 발 아래에서 밝은 빛이 터져 나오더니 원형으로 넓게 퍼져 나갔다. 빛은 순식간에 평야 전체를 지나더니끝없이 펼쳐져 나갔다. 리진의 말대로라면 아마도 엘라니안 대륙 전체를덮었을 것이다. 주문이 완성 되자 리진은 자신들을 향해 포효하며 달려드는 로무를 손으로가리켰다. 그리고는 짧막하게 소리쳤다. "절대 존재 봉인! 순간, 로무의 위를 가리고 있던 회색 하늘이 찢어 지듯이 갈라지면서 거대한 빛이 섬광을 늘어 뜨리며 단숨에 로무의 몸을 비추었다. 엄청난 기세로돌진해 오던 로무의 몸이 갑자기 느려지더니 이윽고 그 자리에 멈춰졌다. 로무가 거대하긴 하지만, 아직 이 엘라니안 대륙 전체에 비하면 미미할 뿐이다. 그 압도적인 질량 차이를 이용해서 로무를 단숨에 봉인 시켜 버리는엄청난 대단위 주문이었다. 그러나, 치명적으로 로무와 대륙 전체를 연결시킨다는 약점이 있었다. 만약 로무가 마법 패턴을 읽어내서 거꾸로 침투해 들어오면 대륙은 순식간에 로무가 되어 버린다는. 그런 도박성 강한 주문이었다. 그러나, 그런 만큼 위력은 확실했다. 고오오오오오! 자신의 몸을 구속하는 강력한 힘에 로무는 강하게 반발하며 굉음을 내질렀다. 그러나 하늘에서 뻗어 내려오는 빛은 그런 로무를 단단하게 잡아내었다. 단숨에 일행의 앞으로 로무의 거대한 몸이 무방비의 상태로 드러났다. "바크...." 론은 자신을 지나쳐 가는 바크를 작게 불렀다. 바크는 걸음을 멈추고는 론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미안한걸." "뭐?" 갑자기 왠 뚱딴지 같은 소리냐는 론의 되물음에 바크는 담담하게 웃었다. "그렇잖아. 고생은 그쪽에서 다 해줬는데. 멋은 나 혼자 부려야 하니." "....." 론은 당황을 넘어서 허무하다는 눈으로 바크를 쳐다 보았다. 이런 상황에도 농담을 할 수 있다니. 아마도 이 녀석은 신이 만들어낸 최악의 피조물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론은 자신의 입에 생겨나는 미소를부정 하지 않았다. "부탁 한다." 짧막한 론의 말에 바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둘에겐 레아드를 반드시구해와 라는 등의 말은 할 필요 조차 없었다. 바크는 론을 지나쳐서 리진과 비하랄트. 그리고 시안들의 사이를 지나갔다. 마지막으로 바크가 멈춘 곳은 드넓은 평야였다. 멀리 앞으로는 로무가 자신을 노려 보며 광란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인간과 신. 요루타와요타. 용자와 마물. 그 뭐가 되었던 간에 바크는 검을 치켜 세웠다. 그리고 로무를 향해 검을 가리켰다. '간다.' 스스로 마음을 굳게 먹으면서 바크는 여태껏 거부했던 성검의 힘을 개방했다. 스아아아앗! 성겸, 요루타가 미미하게 빛을 발하기 시작하면서 바크는 손잡이를 통해자신에게 올라오는 그 경악스러운 힘을 실감 할 수 있었다. 작은 핏자국으로 보이던 엘더의 마지막 봉인. 그것이 있을 때와, 없는 차이는 실로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바크는 자신의 몸을 타고 흐르는 광란적인 마력의 움직임에 몸을 떨었다. 자신의 앞에서 대륙을 삼키고, 이 세상을 모조리 재창조 하겠다는 의지로난폭하게 몸을 흔드는 로무. 그 로무를 하나의 작은 검의 모양으로 바꾼것이 바로 이 요루타였다. 요타와는 정 반대로 모든 것을 자신의 몸안으로받아 들여서 갈무리 하는 요루타. 그러나, 그 힘은 요타에 비해서 절대 뒤떨어짐이 없었다. 로무가 대륙을 재창조해서 모든걸 먹어 치운다면, 요루타는 모든 것을 스스로의 몸 안으로 갈무리해서 봉인해 버린다. 바크는 자신이 들고 있는 검에서 부터 뿜어지는 마력에 간신히 숨을 들이쉬고는 로무를 노려 보았다. 숨을 들이 쉬고. 내쉬고. 다시 들이 쉬고. 내쉰다. 몇초가 지났을까. 아니, 몇분이 지났을까. 시간의 흐름 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느껴지는건 오직 하나. 자신의 손을 타고 올라오는 강대한 마력의기운. 그리고 그 기운의 정반대의 입장에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로무의시선. 바크는 자신의 몸이 떨리고 있는걸 느꼈다. 갑자기 의문이 생겨났다. 내가이 검을 휘두르고도 제어를 할 수가 있을까? 엘더는 애초에 마력의 사용에능숙한 엘라시안이다. 그러나 자신은 인간. 그것도 평범하기 그지 없는 인간일 뿐이다. 제어 할 수 있을까? 날이 잘 벼려진 수천개의 세워진 칼날 위로 몸을 던져서 살아 남는 것 보다도 더 불가능해 보였다. 휘두르는 순간, 제어를 잃고 검 안에 있는 모든힘을 모조리 터뜨려 버릴거 같았다. 엘라니안을 소멸시키고, 리 대륙을 소멸시키고, 나아가 이 세계 전부를 소멸시켜 버릴 것만 같았다. 검 안에서 느껴지는 잠재적인 힘은 그것을 이루고도 남을 만큼이나 엄청났다. 바크는 숨을 가다듬고 흐르는 땀의 불쾌한 감촉을 지우며 검을 머리 뒤로넘겼다. 이제 내려 치기만 하면, 요루타는 자신의 숙적으로 인식하고 있는요타를 향해서 그 무한의 힘을 사정 없이 분출할 것이다. 제어. 할 수. 있을까? 다시 한번 바크의 마음 속으로 악마의 속삭임 같은 것이 울려 퍼졌다. 바크는 검을 든 채로 눈을 감고는 숨을 가다 듬었다. 그러나, 숨은 더욱더거칠어지기만 했고, 마음은 불안하기만 했다. 이 상태로 검을 휘두른 다는 것은 그야말로 자살 밖에는 안되는 행동이다. 그러나 바크에게 남겨진시간은 얼마 없었다. "큭.." 뒤에 있는 모두의 불안한 마음이 느껴지는지 바크는 짧막하게 이를 갈면서앞을 노려 보았다. 로무는 언제 저 갸냘픈 빛의 구속을 벗어 던지고 이 대륙을 통째로 먹어 버릴지 모른다는 듯, 바크를 보며 비웃음을 던졌다. ...너에게 그 검을 사용할 용기가 있는가? 로무는 그렇게 묻고 있었다. 바크는 자신의 귀로 들려오는 그런 환청에 거칠게 고개를 저었다. 드.. 들릴리 없어, 로무가 나에게 말 같은걸 할리가없잖아! 바크는 속으로 그렇게 소리 치면서 거칠게 숨을 몰아 쉬었다. 우우우웅... 집중력이 한도를 넘어 갔는지 바크는 갑자기 주변이 조용해짐을 느꼈다. 단지 귀를 울리는 작은 울림 소리만이 들려왔다. 바람 소리도. 로무의 울음 소리도.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거친 자신의 숨소리 조차도 들리지 않았다. 숨을 쉬느라고 들썩이는 자신의 몸. 그리고 검을 잡고 있는 양 손에서 흐르는 땀. 자신을 향해 울부짖는 로무. 모든 것이 정지된 화면 처럼 멈추면서 바크는 앞을 바라 보았다. 환각일까. 갑자기 눈 앞이 하얗게 변하면서 그 사이로 지나갔던 일들이 느릿하게 떠 올랐다. - 안녕. 난 니아 바크야. 푸른 빛을 흘리는 달 아래.. - 울지마..울지마.... 늑대의 피가 유난히 빛나는 달 아래.. - 내 실수로 널 죽인 날 원망하고 평생 토록 기억하겠어. 그게.. 살아남은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니까. - 이제... 괜찮아..? 괜찮은 거야? 따듯한 미소. 그리고 체온. - 응. 아늑한 기분. 그것은 돌아 올 곳이 있다는 기쁨. 바크는 천천히 눈을 떳다. 어느새 몸 안에서 미친 듯이 움직이던 마력들이거짓말 처럼 가라 앉아 있었다. 바크는 앞을 바라 보았다. 리진의 최후의방법이었던 대륙을 매개체로 사용한 봉인을 결국 로무가 풀어 내 버렸는지로무는 자신을 향해 아가리를 벌리며 덥쳐 오고 있었다. 그리고 대륙 전체가 동시에 로무화가 되어 가면서 꿈틀 거렸다. 그 가운에 바크는 로무를 노려 보았다. 로무가 물었다. ...너에게 그 검을 사용할 용기가 있는가? 녀석은 비웃고 있었다. ...용기가 있는가? 바크의 입가가 길게 늘어졌다. 바크는 검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을 넣고는로무를 향해 싱긋,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난 멍청하긴 하지만, 겁쟁이는 아냐." 바크의 얼굴을 본 로무가 갑자기 비명을 내 질렀다. 그러나, 바크는 더 이상 로무의 비명 소리 따위는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오른발을 앞으로 내딛으면서 바크는 있는 힘껏 기합을 내질렀다. 그리고 동시에 머리뒤로 넘겼던 검을 단숨에 앞으로 휘둘렀다. "사라져랏!!" 공기를 베고. 공간을 베고. 소리를 베며 요루타는 바크의 깨끗한 일격과함께 로무를 향해서 길게 그어졌다. 갑자기 로무의 행동이 거짓말 처럼 멈춰졌다. '레아드?' 착각이었을까? 바크는 갑자기 자신의 앞으로 흐릿하게 나타난 레아드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눈 앞이 하얗게 변했다. 요루타에서 뿜어진마력이 로무와 충돌하면서 일어난 폭발이 세상 전체를 으스러 뜨리겠다는듯이 터져 오르면서 바크의 머리를 휘날렸다. "하아앗!" 달려드는 이리의 배를 걷어 차면서 엘빈은 거칠게 기합성을 토해냈다. 폭설로 걷기 조차 힘든 산길에서 하얀 김을 토해내며 그녀는 자신들을 공격하는 이리들에게 인간을 공격하면 어떤 꼴을 당하게 되는 지를 확실하게알려주었다. "젠장, 세상이 미쳐 버렸나? 길이 나 있는 산길에서 왠 이리떼야!" 자신들에게 호위를 부탁한 마을 주민들을 보호 하면서 이리들을 닥치는 데로 베고, 차고, 던져 버리며 파오니는 길게 소리쳤다. 마을에서 하루를 머물다가 갑작스러운 폭설로 산사태가 일어나서 얼떨결에 백여명. 마을 주민의 운명을 맡게 되어버린 일행이었다. "핫!" 짧은 두개의 단검으로 멋드러지게 이리의 가죽들 벗겨버린 헤론은 자신의도움으로 이리에게서 목숨을 구한 어린 여자 아이에게 찡긋 윙크를 해주면서 다시 한번 이리들을 향해 달려 들었다. 그 순간이었다. 파아아아앗! 멀리 하늘에서 부터 갑자기 빛이 터져 나오더니 하늘을 잔뜩 가리고 있는회색 구름들을 단숨에 증발시켜 버리면서 앞으로 뻗어 나갔다. 빛이 닿으며 단숨에 우중충한 구름이 사라지자 그 자리엔 쾌청한 7월의 하늘이 자리를 잡았다. 갑작스런 빛에 깜짝 놀란 이리들이 깨갱, 비명을 지르며 도망을 가기 시작했다. 하마터면 삭막한 산길에서 이리들에게 죽임을 당할 뻔 했던 마을 사람들은이리들이 도망을 가버리고, 더구나 눈을 하염없이 토해내던 구름들이 모조리 사라지자 기쁨에 격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살았다는 기쁨의 환호성을 질러대는 사람들을 바라 보며 엘빈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엘빈은 문득 고개를 돌렸다. "레아드?"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며 엘빈은 그쪽을 돌아 보았다. 그러나, 엘빈이 고개를 돌린 곳엔 아무도 없었다. 엘빈은 왜 자신이 하필이면 레아드라고 부르며 그곳을 돌아 보았는지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파오니가부상자를 치료해야 한다는 외침에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아래로 뛰어 내려갔다. 천막 안에서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쳐 주던 샤넨은 문득 천막의 휘장이흔들리며 한줄기 향긋한 꽃의 향기를 품은 바람이 들어오자 고개를 들었다. '요타..?' 갑작스레 머리에 떠오르는 누군가의 얼굴에 샤넨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금방 미소를 짓고 말았다. 멀리 천막 밖에서 무슨 일이 생겼는지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가운데 익히 아는 목소리도 껴 있었다. "누나! 누나! 하.. 하늘이!!" 창생과 파멸. 그 두개의 의지가 충돌하는 광경을 바라보던 론은 문득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광란적인 마력의 폭풍과, 태양이 땅에 떨어진 듯한 엄청난 빛의 소용돌이 사이에서 론은 어째서 자신이 고개를 옆으로 돌렸는지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 론은 슬쩍, 미소를 지으며 시선을 로무에게로 돌렸다. '레아드..' 로무의 강철 같은 몸 안에서 갑자기 빛이 솟구쳐 나오기 시작했다. 로무는자신의 몸이 갈라지자 분노와 고통. 그리고 절망의 울음 소리를 터뜨렸으나 이미 로무의 몸은 요루타의 마력에 의해서 완전히 분해가 되어가고 있었다. 하나하나 빛의 입자로 돌아가는 로무의 몸을 바라 보며 리진과 비하랄트. 시안. 그리고 론은 가장 앞에서 검을 들고 서 있는 바크의 등을 바라 보았다. 바크는 뒤에서 보기에도 무척 느긋한 자세로 검을 쥐고 있었다. 바크의 몸에서 일정한 양의 마력이 무한히 분출되어 로무의 몸을 산산 조각으로 만들어 내었다. 제어에 성공 한 것이다. "......" 바크는 조용한 눈으로 위에서 부터 점차 사라져가는 로무를 바라 보았다. 그 무엇으로도 없앨 수 없을 것 같았던 로무의 몸은 거짓말 처럼 봄 날의가벼운 먼지와 같이 흩날리며 사라져 갔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 수록 로무의 몸에서 뿜어지는 빛의 입자는 점점 더 많아 졌다. 나중에는 급기야 세상이 모두 로무가 뿜어낸 빛들로 가득 차는 듯 했다. 론은 자신의 주변으로 날아다니는 빛의 입자를 부드럽게 쓰다 듬었다. 그모습을 보며 시안이 말했다. "천년 전. 로무에게 흡수 되었던 생명들의 의지다." "영혼?" "그래." 시안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작게 중얼거렸다. "이걸로 엘더도 안심하고 잠들 수 있겠지.." 영혼들의 숫자는 점점 더 많아져서 이윽고 거대한 기둥을 이루는 듯 했다. 대륙 어디에서도 보일 만큼이나 거대하고, 높은 빛의 기둥이었다. 론은 기둥의 황홀한 비행을 바라 보다가 시안에게 물었다. "모두 어디를 가는거지?" 시안은 피식, 웃었다. 론의 물음에 대한 대답은 리진이 했다. "집으로.." "집?" 되묻던 론은 금방 그게 무슨 뜻인지 알게 되었다. 모두들 다시 리 대륙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리진이 말했다. "그곳에서 다시들 새롭게 태어나겠지. 동물이던, 식물이던, 인간이던." 론은 서쪽으로 날아가는 영혼의 기둥을 바라 보면서 작게 미소를 지었다. 분명 에언과 이연. 그리고 보기는 싫지만 디멘과 듀시쿤들도 저 안에 있겠 지? 손이라도 흔들어 주고 싶다는 기분이었다. 그때였다. "나왔군." 시안의 말에 론은 고개를 돌려서 시안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곧 그녀가바라보고 있는 곳을 보았다. 그곳은 방금 전까지 로무의 시체가 뉘어져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뿔뿔히 흩어지는 영혼들 사이에서 뭔가가 나타나고 있었다. 대략 지름 2m정도의 커다란 검은색 구체였다. 그걸 보며론이 물었다. 바크 역시 고개를 뒤로 돌려서 시안을 바라 보았다. "저건...?" 시안은 자신을 바라보는 바크와 론에게 담담하게 대답했다. "로무의 핵." 그리고 덧붙였다. "너희의 수고가 결실을 맺었는지. 지금 부터 알 수 있겠지." 바크와 론의 표정에 긴장감이 서렸다. 로무의 핵은 땅에서 부터 1m정도 공중에 뜬 채로 천천히 회전을 하고 있었다. 물질 자체가 뭘로 만들어져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괜히 만졌다가로무가 되어버리는 것은 사양이기 때문에 론과 바크는 그것을 조심스럽게살펴 보았다. "이것이 로무의 핵인가." 리진을 팔짱을 끼고는 시안에게 퉁명스레 말했다. "이 안에 있는게, 네가 그렇게도 원하던 세 번째 의지의 엘라시안이겠군." 굳이 부정할 생각은 없는지 시안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바크와 론에게 고개를 돌렸다. "이 안에 뭐가 있는지는 나도 모른다. 요타가 있을지. 레아드가 있을지. 아니면 둘다 있는지. 아무 것도 없을지도 모르지. 혹은 전혀 다른 존재 가 있을 수도 있다." "열어봐야 안다는 소리군." 론은 로무의 핵을 바라 보며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힐끔 시선을 옮겨서 바크를 쳐다 보았다. 바크는 론의 시선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바크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모두는 로무의 핵에서 부터 몇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바크는 숨을 고른 뒤에 천천히 검을 들어서 안쪽에 누가 있던지 다치지 않도록 살짝 로무의 핵에 상처를 냈다. 그리고는 그곳에서 부터 아래쪽으로면을 따라서 검을 이동 시켰다. 뭘로 만들어져 있는건지는 몰라도 핵은 마치 크림을 자르는 것 처럼 쉽게 잘려 나갔다. 슈아아앗! 잘려진 부분에서 물과 같은 액체가 뿜어져 나왔다. 바크는 그것을 그냥 맞아가며 핵의 아래 부분을 완전히 잘라 냈다. 그리고는 그 부분이 벌어지면서 그 사이로 하얀 무언가가 떨어져 내려오자 급히 들고 있던 성검을 땅에내던져 버리고는 그것을 받아 들었다. 바크는 미끈거리는 액체 때문에 하마터면 그것을 떨어 뜨릴 뻔 했지만, 간신히 몸을 굽혀서 잡아 낼 수 있었다. 자신의 품에 안고나서야 바크는 그것의 정체를 알 수가 있었다. "......" 하얗게 물든 나신. 그리고 그걸 감추듯이 풍성하게 자라난 붉은 머리카락. 바크의 가슴에 기댄채로 가쁘게 숨을 몰아 쉬는 소녀를 보고 그 누구도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한명 뿐?" 뒤에 있던 비하랄트의 말에 론은 서둘러 핵의 안쪽을 보았으나, 그 안은텅 비어 있었다. 나온건 이 소녀 뿐이었다. 하지만, 아직 그녀가 레아드인지 요타인지. 혹은 그 둘의 인격을 모두 가진건지는 알 수가 없었다. 리진은 주문을 외워서 한장의 하얀 천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는 바크에게건네 주었다. 바크는 소녀의 몸을 그걸로 덮어 주고는 힘겹게 숨을 내쉬는 소녀를 바라 보았다. 한참이나 숨을 가쁘게 내쉬던 소녀는 목에 뭔가가걸린듯 몇차례 기침을 토해내고는 길게 바크의 몸에 기대었다. 잠시 후,소녀의 눈이 몇차례 떨리더니 천천히 열어졌다. "바... 바크..?" 소녀는 간신히 고개를 들어서 자신을 안고 있는 바크를 나지막하게 불렀다. 리진이나 비하랄트. 그리고 시안으로서는 그녀가 요타인지 레아드인지알 도리가 없었지만, 바크와 론은 그녀의 표정 만으로도 누군이지 알 수가있었다. 바크는 젖어서 이마 위로 흘러내릴 붉은색 머리카락들을 쓸어서뒤로 넘겨주고는 물었다. "몸은. 괜찮아?" 소녀는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금방 소녀의 눈이 떨렸다. 소녀는 주먹을 쥐고는 눈을 꾸욱 감았다. 그녀의 눈가에서 눈물이 스며 나오더니 금방 눈물로 변했다. "미.. 미안.. 미안..." 하염 없이 흘러 나오는 눈물. 차마 뒷 말을 잇지 못하는 소녀를 보며 론은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레아드는.... 결국 구하지 못한건가.." 소녀. 요타는 론의 나지막한 한숨 섞인 말에 깜짝 놀란 듯 론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며 몸을 떨었다. 레아드는 없이 혼자 살아 왔다는데에 절망적인 죄책감으로 몸을 떠는 요타를 바라 보며 바크는 묵묵히 요타의 눈물을 흠쳐 주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서 론을 바라보았다. 론은 어느새 몸을 돌려서 몇발자국이고 앞으로 나서 있었다. 그리고 홀로드넓게 펼쳐진 평야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 모습에 누구도 론에게 말을 걸 수가 없었다. "미안... 미안해요.. 미안..해요.."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요타는 고개를 숙이며 론에게 끊어질 듯한 마음으로 사과를 했다. 그런 요타의 모습은 처량하기 그지 없었지만,론은 아무런 내색도 없이 반대편 평야를 바라 볼 뿐이었다. 결국 참지 못하게 된건 바크였다. "론.. 너.." 그때였다. 갑자기 론이 길게 양 팔을 좌우로 길게 뻗었다. 그리고는 마치기지개를 하는 것 처럼 길게 몸을 뻗었다. 아닌게 아니라 기지개를 한 것이었다. 당황스런 눈으로 론을 보던 모두에게 론의 음성이 들려왔다. 놀랍게도 분노로 매서운 음성도. 절망으로 어두운 음성도 아니었다. "결국 이렇게 되버린건가." 뭔가 포기를 한다는 듯한 느낌의 음성. 그래서인지 론의 말은 너무나 가벼웠다. 론은 몸을 슬쩍 뒤로 돌렸다. 담담하지만, 말투와 같이 어딘가 가벼워 보이는 표정이었다. 론이 갑자기 걸어오더니 바크의 품 안에 안겨 있던요타에게 다가왔다. 요타는 여전히 론에겐 죄스러운 마음 뿐인지 론에게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래서 론이 자신을 무슨 표정으로 보고 있는지 알아채질 못했다. "요타." 요타는 흠칫 놀라며 어깨를 움츠렸다. 하지만, 자신을 부르는 론의 음성이결코 어둡지 않을걸 깨닫고는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겁을 잔뜩 먹은 요타를 바라 보던 론은 뒷머릴 긁적였다. 그 모습에 바크가 혀를 찼다. "도대체 얼마나 괴롭혔으면 요타가 이 지경이 된거야?" 론은 바크를 퉁명스레 쳐다 보더니 중얼거렸다. "시끄러워. 그러니까 지금 사과하려고 하는거잖아." "론? 바크?" 주변에서 이런 둘을 바라보던 리진과 비하랄트. 그리고 시안은 갑작스럽게둘의 대화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자 둘을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쳐다들보았다. 그렇게 구하려고 하던 레아드를 구하지 못하는 바람에 머리가 돌아 버린 것인가?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에 둘의 모습은 너무나 멀쩡했다. 너무나 멀쩡한게 이상한 상황이라는게 문제일 뿐이었다. 론은 흠칫흠칫 놀라는 요타를 보며 정말로 자신이 엄청나게 괴롭히긴 했구나라는 것을 절감했다. 흠흠, 헛기침을 한 론은 요타를 보며 말했다. "저.. 말이지. 예전에 너한테 소리 친것들... 아직까지 마음에 두고 있다 면 제발 잊어줬으면 해. 조금... 아니, 많이 심한 말들이었어. 여자 한테 할 말들이 아니었지. 정말 미안. 내가 죽을 죄를 지었어. 용서해줘." 바크가 피식 웃었다. "레아드 한테 뭐라 한말 들으셨군?" 론이 투덜거렸다. "너 귀신이냐? 왜 남의 속은 들여다 보고 그래?" 갑자기 주변의 분위기가 썰렁하리 만치 가벼워지는게 느껴졌다. 그 중에서가장 당황하고 있는 요타는 론을 바라 보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로.. 론 님..?" "응?" "괘...괜찮으세요?" 어디 머리가 아프냐는 물음을 가장 듣기 좋게 돌려서 묻는 표현에 론은 머리를 한번 긁적이고는 요타에게 미소를 지었다. "용서 해주면 괜찮아질거 같은데. 그래 주겠어?" 분위기에 휩쓸렸다고 할까. 요타는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론은흐뭇하게 미소를 짓고는 요타에게서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는 바크를 보며씨익 웃었다. 바크 역시 남들이 보기엔 론과 비슷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둘이 뭔가를 꾸미고 있다는걸 금방 눈치챈 리진이 물었다. "너희 둘... 뭔가 생각이 있는거야?" 리진의 물음에 론은 피식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모두에게 설명을 해 주었다. "우리가 레아드를 구하려고 한 방법은 결국,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세 번 째 의지를 가장 격렬한 폭발로 뒤흔들어서 거기서 우리가 원하는 일이 희 박한 우연에 의해 일어나는걸 바란거였지. 즉, 뽑기와 비슷한 거였어. 그 리고 뭐.. 당연하게도 너무 확률이 낮아서 실패했지." 레아드를 구하지 못한다는 소리를 너무나 쉽게 하는 론이었다. 그러나, 론은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이건 정말 바보 같은 짓이지. 뭐하러 폭발 따위를 일으켜서 가능성을 꺼내자는거지? 세 번째 의지의 엘라시안을 만드는건 그런 방법 밖에 없다고 해도, 레아드를 구할 방법 간단하잖아." "설마...." 시안이 눈을 부릅뜨며 론을 노려 보았다. 론은 그런 시안을 보며 빙그레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손을 들어 올렸다. 어느새 론의 손 안에는 하나의 작은 결계가 채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계 안에는 요타를 제외한 모두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물체가 꾸물거리고 있었다. 론은 빙그레 미소를지었다. "아까 싸우는 도중에 조금 갈무리 해둔거야." "로, 로무!?" 리진의 외침에 론은 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시안이 소리쳤다. "로무로 들어가서 레아드를 직접 데리고 나온다는 거냐!?" "결국, 가능성이란 이 안에 모두 있는거잖아." "하지만, 로무와 접촉 하는 순간, 너란 의지는 사라져 버릴텐데?" 론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런건 해봐야 아는거지. 더구나 이 세상은 결국 의지로 이루어져 있잖 아? 내 의지가 더 강하다면 절대 흡수 같은건 안 당해." 그리고 론은 시선을 옮겨서 바크를 바라 보았다. 바크는 밋밋한 미소를지으며 론을 바라 보았다. 론이 물었다. "누가 갈지, 뽑을까. 아니면 싸울래?" 바크는 피식, 웃더니 고개를 저었다. "지금의 널 상대로 운으로도 싸움으로도 이길 자신 같은건 없어. 너가 가." 바크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론에게 말했다. "대신, 레아드를 데려오지 못하면 아예 돌아오지도 마." "당연하지." "부탁 한다." "그래." 모두가 보는 가운데 론은 밝은 미소를 지었다. 시안을, 리진을. 그리고 비하랄트를 한번씩 바라본 론은 마지막엔 요타를 보았다. 그녀에게 미소를지으면서 론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파아란 하늘을 바라 보았다. 7월의 쾌청한 여름 하늘이 반짝이며 빛을 내고 있었다. 론은 손에 들고 있던 결계를 풀어 내었다. 푸른색과 붉은색의 강력한 결계안에서 맴돌던 로무는 결계가 사라지자 재빨리 아래로 떨어졌다. 철썩. 축축한 느낌이 손에서 느껴진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론은 자신의 몸이 한순간에 로무에게 흡수 됨을 느꼈다. 갑자기 어둠이 찾아 오더니 몸에서 아무런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아예 몸이란 존재가 없어 진 듯한 느낌이었다. 파아아아앗! 그리고 한 순간. 이번엔 어둠이 사라지면서 빛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론은 그제서야 자신의 의지가 엄청난 속도로 어디론가 날아가고 있음을 알게되었다. 론은 주변을 돌아 보았다. 황홀한 빛을 흩뿌리는 거대한 원통형의 통로. 전에 리 대륙으로 갈 때 비하랄트가 만들어낸 그 빛의 통로와 비슷한 곳이었다. 그러나 훨씬 크고, 규모도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론은 자신의 의지가 점점 더 가속함을 느꼈다. 의지가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더니 갑자기 주변의 풍경들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후엔 급기야 거꾸로 흘러갔다. 시간을넘어서고, 빛의 속도를 뛰어 넘은 것이다. 시야가 하얗게 물들어 가며 시간도, 공간도, 차원 조차 초월해 버린 론은어느 순간 자신의 의지가 거꾸로 뒤집혔음을 알게 되었다. 아니, 몸이 거꾸로 뒤집혀서 아래로 추락을 하고 있었다. 깜짝 놀란 론이 비명을 내 지르려고 입을 벌리는 순간, 론은 벌려진 자신의 입으로 물이 들어오는걸 느꼈다. 풍덩! 은빛 물방울들이 요란스럽게 튀면서 조용하던 수면에 커다란 파문이 일어났다. 그리고 잠시의 정적이 흘렀다. "푸하!" 하마터면 물에 빠져 죽을 뻔 했던 론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는 팔을 저어서 수면 밖으로 올라왔다. 물을 들이 마시는 바람에 막혔던 숨을 거칠게내쉬면서 론은 주변을 돌아 보았다. 무슨 연못 같았는데 근처에 땅이 보였다. 간신히 수영을 쳐서 땅에 기어 올라온 론은 기진맥진해서는 그 자리에드러 누웠다. "하아... 하아..." 대자로 드러 누워서 길게 숨을 내쉬며 론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새벽인지 저녁인지 알 수가 없는 붉으스름한 하늘이 보였다. 아니, 그 가운데 푸른색과 보라색. 흰색도 적절하게 섞인걸로 봐서 현실 세계의 하늘과는 무관해 보였다. 론은 숨이 간신히 진정이 되자 천천히 몸을 뒤집어서 일어섰다. 아니, 그렇게 하려고 했다. "......" 몸을 뒤집어 팔을 땅에 대고 일어나려는 순간, 론은 묵묵히 땅을 바라 보았다. 정확히는 그 땅위로 보이는 누군가의 발이었다. 론은 천천히 고개를들어서 발에서 다리를. 몸을. 그리고 상대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론의표정이 삽시간에 굳어졌다. "레..아...드?" "응." 언제나 입고 다녔던 여행복을 입은 긴머리의 레아드가 빙그레 웃으며 대답을 했다. 론은 믿을 수가 없다는 눈으로 자신의 앞에 갑자기 나타난 자칭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레아드....?" "응." "레아드?" "응." 끈질긴 물음에 끈질기게도 대답을 하는 레아드의 대답이 끝난건 세번째 부름에서 였다. 네번째로 론이 입을 열려고 하자 재빨리 레아드가 론의 입을손으로 막아 버렸다. 그리고는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물었다. "론, 머리 다쳤어?" 대답은 당연하게도 레아드! 였다. 자신의 입을 막고 있는 레아드의 손을잡더니 론이 갑자기 레아드를 팍, 끌어 당겼다. 그리고는 가볍게 딸려 오는 레아드를 덥썩, 안았다. "바, 바보! 옷 젖잖아!" 자신의 머리를 내리 치는 레아드를 더욱더 세게 안으면서 론은 바보 처럼웃고 말았다. 진짜 레아드였다. "물고기~ 물고기~" 작가작곡은 자신이 한건지 음정 박자 모조리 틀린 노래를 흥얼거리면서레아드는 길다란 나뭇 가지 끝에다 자신의 머리 카락 몇개를 뽑아 묶었다. 그리고는 그 끝에 바늘을 묶고는 연못으로 던졌다. 이곳 생활에 무척이나익숙한 모습이었다. 론은 근처에서 나뭇 가지들을 줏어와 야영 준비를 끝냈다. 탁탁, 타오르는모닥불 옆에 젖은 자신의 옷을 걸어 놓고, 연못에서 흥얼거리며 잘도 물고기를 낚는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론은 턱을 괴면서 생각에 잠겼다. '어떻게 된 일이지?' 이곳은 로무의 안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들어 오는 순간, 그 사실을 잊어버렸을지도 모르지만, 론은 확실하게 자각하고 있었다. 로무의 의식 안으로 들어오면 레아드를 찾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을 했지만, 갑자기 이렇게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분명한건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건 진짜레아드였고, 그걸 의심하고픈 마음 같은건 조금도 없는 론이었다. "짜안~" 생각에 잠기는 바람에 잠시 시선을 놓고 있던 론은 갑자기 괴기하게 생긴괴물이 자신의 눈 앞에 이를 드러내고 나타나자 깜짝 놀라서는 뒤로 자빠졌다. 헉헉거리며 론은 땅을 짚고 일어나 방금 전 그 괴물을 보았다. "뭐, 뭐야 그거?" 물고기라고는 도저히 생각해주고 싶지 않은 네발 달린 이상한 괴물을 가리키며 론이 소리쳤다. 레아드는 자신의 손에 꼬리를 잡혀서는 바둥거리고있는 그 괴물을 보더니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물고기." "......" 정말로 그것이 물고기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왠만한 다른 물고기들 보다 훨씬 맛있었다는 것이다. 여차해서 괴물을 세마리나 잡아서 구워먹은 론과 레아드는 배부른 배를 쓰다 듬으며 점차 어두워지는 하늘을 서로의 등을 기댄 채로 바라 보았다. 여러 색을 가지고 있던 하늘은 공통적으로 짙은 보라빛으로 물들어갔다. 하늘에 별이 뜨고, 은하수가 수를 놓는다. 그리고 그 가운데 심심치 않게떨어지는 유성들이 보였다. 신이 만들어낸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절경이었다. "예쁘네.." 등 뒤에서 레아드의 작은 음성이 들려왔다. 론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작게숨을 들이 마셨다. 그리고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등 뒤로 느껴지는 레아드의 체온. 그리고 작게 들려오는 숨소리. 거짓이 아니다. 가짜가 아니다. 꿈이 아니었다. 문득 뒤에서 레아드가 등을 떼었다. 그리고 곧이어 두개의 팔이 론의 목옆으로 스윽, 들어오더니 가볍게 론의 목을 안았다. 론은 자신의 어깨에턱을 괴는 레아드를 보고는 담담하게 미소를 지었다. "....." 손을 뻗어서 레아드의 뒷머리를 잡으며 론은 레아드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맞추었다. 레아드의 몸이 잠시 굳어졌지만, 레아드는 금방 론에게 몸을 맡겼다. 봄의 가벼움. 그리고 동시에 향긋한 시간들. 론은 레아드의 볼에 가볍게 입을 한번 맞추고는 빙그레 웃었다. "키스.. 익숙해졌네." 레아드는 론을 짖궂다는 눈으로 보더니 갑자기 씨익 웃었다. "연습 많이 했거든." "...엥?" 여, 연습이라니. 누, 누구랑? 당황하며 레아드를 쳐다보던 론은 이내 레아드가 농담을 한 것이라는걸 깨닫고는 흠흠. 헛기침을 하며 붉어진 자신의얼굴을 숨겼다. 그 모습에 레아드는 킥킥 웃고는 론을 깊숙히 안았다. 자진의 목을 두르고 있는 레아드의 손을 잡아서 만지작 거리다 손 등에 입을맞추었다. 그 간지러운 감촉에 레아드가 짧막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기분 좋은 정적이 드리워진다. 바람도 없고, 벌레 우는 소리도 없는 조용한 정적. 이 세계가 둘만을 위해서 만들어준 시간들이 흘러간다. 론은 조용히 레아드의 손을 바라 보다가 묵묵히 중얼거렸다. "레아드.." "응." 귓가에서 속삭여지는 레아드의 대답을 들으며 론은 조용하게 물었다. "여기서.. 이렇게 계속. 둘이서 살까?" 레아드의 몸이 자신의 물음에 떨림을 느낄 수 있었다. 론은 물 속에 가라앉은 동전 처럼 아득하게 조용한 눈으로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레아드는론의 물음에 한참을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이윽고 레아드는 가볍게한숨을 내쉬더니 론의 등에서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자신을 바라 보는 론에게 퉁명스레 말했다. "너무해. 론.." "응." "심술쟁이." "알아." 레아드는 한숨을 내쉬더니 작게 미소를 지으며 론을 바라 보았다. "그렇게...먼저 말해 버리면, 내가 있어달라고 할 수가 없잖아." 론은 담담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가 질투가 났을까. 레아드는 퉁명스러운 어투로 론에게 물었다. "나, 싫은거야?" 어린 아이가 투정을 부리는 듯한 레아드의 표정에 론은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손을 저으면서 론은 당치 않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럴리가 없잖아. 지금 당장이라도 레아드 한테 키스 해주고 싶고, 안아 주고 싶고, 애무하고.. 그리고.." 말을 하다 보니 조금 선을 넘었다는 기분에 론은 흠흠. 헛기침을 하고는아하하, 어색하게 웃으며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그러다 깜짝 놀라버리게되었다. 레아드가 두 손을 자신의 가슴 위에 올려 놓고는 투명하게 빛나는눈으로 자신을 아릿한 감정으로 바라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론. 바보.." 레아드는 작게 중얼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왠지 엄청나게 애처로워 보여서안아 주고 싶다는 충동이 론의 가슴 깊숙한 곳에서 치밀어 올라왔다. 레아드는 그렇게 잠시 동안 고개를 숙인 채로 땅을 바라 보더니 천천히 고개를들었다. 어느새 아까와 같은 아릿한 표정은 사라지고, 평상시의 밝은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그렇게 해주길 바랬는데. 사람 속도 몰라주고. 바보야, 론은." "미.. 미안." 레아드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론은 속으로 나는 바보!를 길게 지르고는아까부터 마음 속에 품어오던 물음을 레아드에게 던졌다. "그래서, 이제 말해줄래? 네 정체." 그걸 물어 볼 줄 알았다는 듯, 레아드는 담담하게 미소를 지으며 론에게되물었다. "누구라고 생각해?" "레아드...라고." 스스로의 물음에 스스로 답을 했으나, 론은 고개를 저으며 덧불였다. "하지만, 뭔가 이상한거 같아. 레아드.. 그래, 레아드가 맞아. 그렇지만, 마음 한구석에서 계속해서 뭔가 틀린다는 느낌이야." 스스로도 모르겠다는 론의 말이었으나, 레아드는 그걸로 충분히 대답이 된모양이었다. 레아드는 씁쓸하게 미소를 지었다. "정말, 화를 내야 하는건지, 좋아해야 하는건지 모르겠네. 론." "으응?" 자신의 부름에 얼떨결에 고개를 드는 론에게 레아드는 한마디씩 또박또박끊어서 확실하게 말했다. "너. 진짜. 바보야." 왠지 절망 해버릴것 같은 기분에 론은 고개를 푹, 숙였다. 이번엔 아까 처럼 기분이 상해서 말한게 아니었다. 정말로 바보라고 생각을 하며 그렇게부르는 것이었다. 론이 쓴웃음을 짓자 레아드는 한숨과 함께 천천히 입을열었다. "론의 말대로 나.. 레아드가 맞아." 빙그레 웃으며 레아드는 뒷말을 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론을 좋아하는 레아드.'지." "날... 좋아하는?" "응. 이제 이해가 가?" 론은 고개를 저었다. 론을 좋아하는 레아드.. 라니? 그러면 론을 싫어하는레아드도 있다라는 건가? 론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건지 레아드는 허리에 손을 얹고는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었다. "이곳엔 수많은 레아드가 존재해. 정확히 말하자면, 저 밖에서 겪은 기억 의 파편들이지. 난, 론과 함께한 추억으로 이루어진 레아드야. 그 래서 론을 보고. 그리고 론만 좋아해." "으...응." "그리고, 바크를 좋아하는 레아드. 엘빈 누나를 좋아하는 레아드. 파오니 형을 좋아하는 레아드. 축제를 좋아하는 레아드. 멜무른 파이를 좋아하는 레아드... 등. 기억이 이루는 모든 종류의 레아드가 이곳에 있어." 왠지 그 마지막 레아드는 보지 않았으면 했다. 론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물었다. "그러니까, 모두들 레아드의 기억이 만들어낸... 환상이라는 거야?" "환상이라니. 너무하네. 내가 그런 이상한 유령 따위로 보였단 말야?" "아, 아냐. 미안." "하지만. 뭐. 따지고 보면 맞는 말이지." 복잡한 성격이다. 론은 아하하,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크게 숨을 들이 마셨다. 어느새 론의 표정이 담담하게 변해 있었다. 론은 조용하게 미소를 지으며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안내해 주겠어?" 레아드는 가만히 론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숲을 가로질러 가던 론은 천천히 주변을 돌아 보았다. 분명 숲을 걷고 있었는데 어느새 주변의 풍경은 숲이 아니었다. 알 수 없는 어둠. 그 사이로드문드문 비춰지는 기억의 파편들. 론은 앞서 걷는 레아드를 부지런히 따라 가면서 그 기억들을 바라 보았다. 수많은 이들의 수많은 기억들이 마치 꿈 처럼 아스란히 이어진다. 그리고곧, 론과 레아드는 기억의 통로에서 벗어났다. 어두운 밤. 하늘엔 고고하게 떠 있는 보름달이 보인다. 그리고, 그 주위로반짝이는 별들. 밤의 기운을 품은 찬바람에 론은 휘날리는 머리를 쓸어 넘기며 주위를 바라 보았다. 낯이 익은 풍경이다. "여기는...." 거대한 성문 앞에서 걸음을 멈춘 레아드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내가 안내 해주는건 여기까지야." 론은 내심 긴장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는 론을 보며 레아드는 머리속이 아득해질 만큼이나 깊이 있는 미소를 짓더니 론에게 다가왔다. 그리고는 살짝 발돋움을 해서 론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뒤로 한발자국 물러나면서 레아드는 뒷짐을 지고는 빙그레 웃었다. 갑자기레아드의 몸에서 하나하나 조그만 빛의 입자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레아드의 몸이 서서히 희미해져갔다. 레아드는 론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론은 레아드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바람이 불어와 레아드의 몸이 산산히 흩어지면서 완전한 빛으로 퍼져 나간다. 그리고 론은 자신의 몸을 부드럽게 감싸는 레아드의 빛 속에서 작은속삭임을 들었다. 바람 속으로 사라지는 레아드를 바라 보며 론은 나직하게 입을 열어 속삭였다. 그러나, 레아드의 말도. 그리고 론의 말도 바람소리에 묻혀서 들리진 않았다. 달빛이 차갑게 흘러 내린다. 론은 천천히 몸을 돌렸다. 구름 한점 뜨지 않은 밤 하늘에선 고고하게 땅을 굽어 보는 달만이 론을 맞이해 주었다. 론은 천천히 발을 옮겼다. 어둠속에서 거대한 아가리를 틀며 론을 맞이하는 듯이 성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모든 것의 시발점. 그리고 지금, 론은 그 끝에 종지부를 찍으려고 로아의 성 안으로 발을 내 딛고 있었다. 레아드와 전에 왔을 때의 기억들이 떠 오르면서 론은 익숙하게 로아 성의길을 따라 걸어갔다. 멀리 바크가 살았던 성이 달빛에 비춰서 어렴풋이 모습을 드러냈다. 론은 확실하게 떠 오르는 기억을 더듬어 올라가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복잡하게 얽힌 골목들을 담담하게 지나쳤다. 문득 론은 걸음을 멈추고는 고개를 돌렸다. 오랜 세월의 풍파 속에서 빛이 바래버린 검과 방패의 그림. 론은 그림이그려진 문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천천히 돌렸다. 이윽고 골목이 끝나면서광장이 나타났다. 가면 속의 꿈이라는 야외 무도회가 열렸던 장소. 론은 아무도 없이 쓸쓸한광장을 가로 질러갔다. 한발. 그리고 한발. 멀리 성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교차로가 보이자 론의 숨이 갑자기 가빠졌다. 동시에 머리 속은 반대로 너무나 차가워졌다. 한발. 그리고 한발. 떠오르는 기억들. 추억들. 그리고 감정들. 어둠 속에서 교차로가 드러나고. 그리고 그 중앙에 있는 커다란 동상이 어슴푸레 모습을 드러낸다. 론은 그 아래로 시선을 옮겼다. 론의 시선이 동상 아래 쪽으로 굳어졌다. "......" 그곳에 있었다. 그토록 찾아 헤메던.. 그토록 절망해서 부르던.. 그 모습. 그대로.. 레아드는 동상 아래에서 묵묵히 달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무나 조용하고,너무나 희미해서 손을 뻗으면 사라져 버릴 것만 같은 그런 모습이었다. 한발. 한발. 그리고 한발. 레아드에게 다가갈 수록 론의 가슴은 터져 버릴듯이 격렬하게 뛰었다. 그러나, 머리 속은 침착해지고, 차가워지고, 가라앉고 있었다. 마치,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면 터져 버릴 것 처럼. 론은 그렇게 자신의 모든 감정들을 송두리째 마음 깊은 곳에서 내리 누르면서 레아드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레아드의 붉은 눈동자에 론의 모습이 비춰졌다. "......" 정적의 시간이 내려 앉으며 론은 조용히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레아드는갑작스레 자신의 앞에 나타난 론을 무표정한 눈으로 바라 보고 있었다. 마치 처음 보는 사람을 보는 듯한 표정. 아니, 그런 종류의 관심 조차도 없는 무감각한 눈이었다. 그러나, 론은 미소를 지었다. 마음 깊은 곳에서 부터 폭발해 버릴 듯한 감정들을 론은 이제 굳이 막지 않았다. 터질 듯한 그리움과 아릿함을 담은미소로서 론은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레아드." 수도 없이 불러 보았던 이름. 그러나, 지금 론은 자신이 마치 태어나서 처음 이 이름을 부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레아드.." 레아드의 눈이 깜빡이더니 작게 떨렸다. 레아드는 아무런 표정도 깃들어있지 않은 눈으로 론을 바라 보았다. 론은 그 눈동자에서 허무를 보았다. 그러나, 론은 레아드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속삭였다. "돌아가자..레아드." 허울거리며 반짝이는 작은 빛이 론의 뺨을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빛은 천천히 레아드에게 다가가더니 레아드의 몸 안으로 스며 들어갔다. "우리들이 돌아가야 할 곳으로." 지난 날의 추억이란 이름의 기억. 그 빛이 레아드의 몸 안으로 사라진다.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사람들에 대한 추억. "꿈이 아닌. 허무가 아닌 곳으로." 모두에 대한 그리움. "우리가..." 그리고. "행복해 질수 있는.." 그리고.... "세상으로." 어느새 레아드의 몸은 온통 빛의 입자들로 빛나고 있었다. 하늘에서. 땅에서. 대기에서 나타난 레아드의 기억의 파편들이 레아드의 몸 안으로 사라지면서 하나의 거대한 의지를 만들어 내었다. 빛으로 물들어 가는 로아의성. 아니, 세상에서. 론은 엄청난 양의 추억과 기억. 그리고 스스로의 바램을 맞이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레아드에게 말했다. "돌아가자. 레아드." 레아드의 무감각한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리고, 레아드의 굳게 다물어진 입 이 작게 벌어진다. 빛은 노도와 같이 레아드의 몸으로 흡수 되어가지만,주위엔 점점 더 많은 빛이 생겨나갔다. 로아의 성은 어느새 빛의 사이로사라져 버렸다. 세상은 온통 작은 빛의 파편들로 가득 차 있었고, 그리고그 파편들은 엄청난 기세로 레아드의 몸 안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 마치 로무라는 존재 자체가 레아드에게 흡수 되어가는 듯한 모습이었다. "..아..." 작게 벌어진 레아드의 입 속에서 희미한 신음 소리가 흘러 나왔다. 그리고이윽고 동상의 난간을 잡고 있는 레아드의 손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스스로의 의지. 아무도 바라지 않지만, 스스로 무언가를 이룰려는사람들 각자의 의지. 그리고 존재의 증명. 레아드는 존재하고 있었다. "..아...아.." 레아드의 손은 하염 없이 느리게 움직였지만, 론은 그 과정을 조용히. 그러나 참을 수 없는 듯한 벅찬 눈으로 바라 보았다. 레아드는 존재 했다. 존재 하고 있었다. 레아드의 손이 허공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떨어지는 순간. 론은 손을 내밀어 레아드의 손을 잡아 주었다. 두 손이 마주 닿는 그 순간. 거짓말 처럼 무표정하던 레아드의 얼굴에 수만가지 복잡한 표정들이 나타났다. 레아드는 떨리는 눈동자를 고정 시키고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론을 바라보았다. 레아드의 입이 작게 열리더니. 그 안에서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들리지도 않을 만큼이나 작은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러나, 론은 너무나도 확실하게 레아드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다. "론...?" 론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 잡고 있던 레아드의 손을 끌어 당겼다. 영원토록 그 자리에서 다시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 되었던, 레아드의 몸은 론의 손에 이끌려서 너무나도 간단하게 일으켜졌다. 론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레아드를 안고는 너무나 격해진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를 악물면서 레아드의 어깨에 얼굴을 묻을 뿐이었다. 레아드의 손이 천천히 자신의 등을 안는 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론과 레아드는 주변에서 빛나는 빛의 파편들이 하나로 이어지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기억과 기억이. 추억과 추억이. 절망과 슬픔. 행복과 그리움이실타래 처럼 얽히면서 빛의 파편은 단순한 기억의 환상을 뛰어 넘었다. 그것은 이미 하나의 의지였다. 로무의 내부를 붕괴시키며 터져 나가는 빛의 의지는 둘을 감싸고. 그리고세상을 향해서 뻗어 나갔다. 둘의 바램을 이루어 주듯이. 돌아갈 곳을 향하여 빛은 세상을 비추며 그 밖을 향하서 치솟아 올라갔다. "으라차차차차!" 궁을 세우는 축이 되는 거대한 기둥을 세우는 일에 자원해서 나선 이들이기합성을 지르면서 기둥에 매여져 있는 밧줄을 당겼다. 터질 듯이 부풀어오른 근육들이 팽팽하게 당겨지면서 밧줄은 천천히 기둥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서 유난히 눈에 띄는 사나이가 다른 사람들의 기를 죽여버릴만큼이나 크게 기합성을 내질러 댔다. 그의 기합 탓일까. 아무런 탈도 없이 높이 10여 미터의 기둥이 하늘을 향해 장대한 모습을 뽐내며 고정 되었다. "휘유. 이걸로 기초 공사는 마무리 된건가?"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흠치며 그는 기분 좋게 웃었다. 왠지 근처에 있는모두는 그런 그를 송구스럽다는 표정으로 바라 보고 있었다. 그 이유를 공유하고 있는 여인이 나타난건 잠시 후였다. 그녀는 평상시에 입던 복장과는 전혀 다른. 평범한 옷을 입고 있었다. 한손에는 바구니를 들고 있었는데 그녀의 뒤에도 그런 모습을 한 여인들이 잔뜩 있었다. 가장 앞에 있던 여인. 하와크 최강의 기사단. 엘리도리크의 기사 단장인 렐 딜트였다. 그녀는 들고 온 바구니를 한켠에 내려 놓고는 허리에 손을 올려 놓으며 사내에게 말했다. "키슈. 공사를 지위해야 할 몸으로 그렇게 앞열에 나서서 일을 하면 어쩌 자는 거야? 그러다 다치기라도 하면 공사는 누가 지위해?" "단장님이야 말로 그 꼴은 뭡니까? 마치, 시골 처녀를 보는거 같은데요?" "시, 시끄러워. 사람 수가 부족하니 나라도 도와야지." "똑같이 대답해 드리죠." 키슈의 말에 할 말이 없어진 렐은 입술을 깨물면서 고개를 돌렸다. 그런렐의 모습에 근처에 있던 많은 인부들은 입을 가리면서 킥킥. 웃고 말았다. 키슈는 감히 엘리도리크의 장을 보고 웃음을 터뜨리는 이들을 사납게한번씩 노려보고는 뒤쪽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소리쳤다. "여어! 점심이다!" 로무에 의해서 넬신이 흔적도 사라져 버린지 한달이 지나갔다. 바크는 전혀 의도한 바가 아니었지만, 바크가 마물인 로무를 해치우기 위해서 사람들을 천도를 가장해 대피를 시킨 것이었고, 결국 혼자서 로무를 해치웠다는 소문이 하와크 전역에 퍼져 나갔다. 아마도 소문의 근원지는 론의 방정 맞은 입이라는게 모두의 추측이었다. 어쨌던간에 덕분에 바크는 왕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되었다. 아니, 오히려 마물을 물리치고, 이상 기온을 완전히 사라지 게 한 이유로 엘더 못지 않는 칭송을 받게 되었다. 여러가지로 기분이 복잡해진 바크일 것이다. 원래 넬신에 살던 주민들은 새로운 수도를 만들자면서, 스스로 그 일을 맡기를 국왕에게 간청했다. 결국, 바크는 그런 그들의 뜻을 허락했다. 그로부터 한달. 예전 같이 화려하지는 못하지만, 점차 완성 되어가는 수도의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아마 두세달 뒤면 예전의 모습을 다시 되찾을 수있을 듯 했다. "별난 녀석이야." 수도를 원상 복귀 시켜주겠다는 리진의 말에도 불구하고 바크는 그런 그녀의 호의를 거절 했었다. 그때는 모두들 바크를 이상하다는 눈으로 쳐다 보았지만, 지금 수도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밝은 얼굴을 보고 있자면, 어째서 바크가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알 수 있을거 같다는 기분도 들었다. 론의 힘으로 엘라니안은 이상 기후와 자연 재해로 부터 또다시 안전을 되찾았다. 그러나 바크와 론의 만장 일치의 결론으로 엘더 때와 같은 완벽한정원은 아니게 되었다. 서서히 결계가 풀어지면서 하나하나씩 인간의 삶을위협하는 그런 결계를 설치한 것이다. 아마도 리 대륙의 인류가 다시 한번마도를 얻게 되었을 즈음엔 엘라니안의 사람들도 그들 만큼 발전을 했을것이다. 머나먼 훗날의 이야기지만 말이다. 미도의 사람들은 천년 만에 맞이한 새로운 문명으로 혼잡한 삶을 살아가고있었다. 이젠 더 이상 미도에 결계를 쳐둘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비하랄트가 결계를 해제해 버린 것이다. 덕분에 외부의 사람들에게 미도의 존재가 알려졌고, 사람들은 천년간 숨겨져 왔던 미도를 보기 위해서 물밀 듯이미도로 찾아 왔다. 아마, 대륙의 여행자라는 여행자들은 모두 미도를 보기위해서 대륙을 가로 지르고 있을 것이다. "아아~ 재미 없네." 저택의 정원에서 따스로운 8월의 하늘을 바라 보던 파유는 무료한 나날들에 길게 기지개를 펴면서 하품을 했다. 그리고 그런 파유의 옆에는 서류더미를 품에 안고 하나씩 읽어가는 시랑이 앉아 있었다. 서재에서 서류를 처리하던 시랑을 파유가 강제로 밖으로 끌고 나온 것이다. "반년이라. 으윽, 나 돌이 되어 버릴지도 몰라." "참아. 참는자에게 복이 있다잖아." "하지만, 반년이라니..." 파유는 따듯하게 데워진 석판 위에 드러 누워서는 티없이 맑은 푸른 하늘위를 가로 지르는 하얀 구름들을 바라 보았다. 자신의 경고에도 불구하고일을 저질러 버렸던 파유와 시랑에게 기네아가 내린 벌은 다름 아닌 저택에서 반년간 근신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랑의 말 처럼 그 시간을 참아내기만 하면 둘에게는 장미빛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아~ 이제야 펠리어즈가 되어서 대륙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 는데. 아앙, 너무해. 반년 동안 갇혀 있어야 하다니." "1년이 아닌걸 고맙게 생각해야지." "싫어. 한달이 아닌걸 원망할거야." "누굴? 기네아 님을?" 시랑의 물음에 파유는 뜨끔했는지 주변을 돌아 보았다. 다행스럽게도 기네아의 모습은 없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파유는 자신을 겁먹게 한 시랑의 등을 가볍게 걷어 찼다. "너어어어!" 도망치는 파유와 따라가는 시랑. 그리고 그 둘을 저택 이층에서 턱을 괴고내려다 보던 기네아. 아마 파유가 알았다면 기겁을 하며 현실에서 꿈속으로 도망을 쳐버렸을 것이다. 기네아는 둘의 말을 모두 들었던지 묵묵히 시랑과 파유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나지막한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기네아는 시선은 시랑과 파유에게 둔 채로 물었다. "일은 다 끝나셨습니까?" 기네아의 옆 창문으로 기렌이 서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렌은 아래 쪽에서울려 퍼지는 웃음 소리를 들으며 미소를 지었다. "반년이라. 아이들에겐 지독하게 긴 시간 아니니?" "근신하라고 해서 정말 반년 동안 근신할 녀석들이었다면, 저런 벌을 받을 이유도 없었겠죠." "......" 무표정한 얼굴로 말하는 동생을 보며 기렌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번한해 동안 겪은 일들로 인해서 기렌 조차 몸서리를 칠 만큼이나 무감동,무표정,무감각한 기네아에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저런 말을 할 수 있는것도 분명 그 변화 덕분일 것이다. "론 님은?" 기렌은 팔짱을 끼며 대답했다. "하와크에. 뒷일은 너 한테 맡긴다고 하시더라." "그렇습니까.." 기네아의 말에 기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쓸쓸해 보이는 동생의어깨를 잡으면서 웃고 말았다. 기네아의 얼굴이 마치 딸을 시집 보낸 아버지의 그것과 똑같 았기 때문이다. 자신을 돌아보며 곱게 인상을 찡그리는기네아에게 기렌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만 론 님에게서 졸업하렴." "......" 기네아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 대부분의 이유. 그것은 론을 세상 하나 밖에없는 절대의 존재로 만드는 것이었다. 어렸을 적에 폭주한 론으로 부터 가슴에 큰 상처를 입는 그날. 기네아는 그 압도적인 힘과, 론의 슬픔을 알수있었다. 그리고 그런 각오를 한 것이었다. 펠리어즈로서 가장 완벽한 펠을모시고 싶다. 이것이 기네아의 단 한가지 소원이었다. 그리고 그 소원은꽤 다른 경로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론은 자신의 몸에 흐르는 피의 마력은사용할 수 없게 되었지만, 대신 의지를 다룰 수 있게 됨으로서 그 전과는비교도 안될 만큼이나 강해졌다. 아니, 절대적으로 변했다. 이젠 인간이라고 할 수도 없는 존재였다. 저택을 나가기 전에 론은 기네아에게 말했었다. "내가 더 이상 펠 노릇을 할 필요는 없겠지. 펠을 모시고 싶다면, 녀석의 부하로 들어가라. 하지만... 아이리어 가에서 일을 계속 하고 싶다면, 굳 이 말리진 않겠어. 넌 좋은 부하니까." 거짓된 삶이라도, 비하랄트가 만든 허무한 삶이었다 하더라도. 론에겐 아이리어가의 장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굳이 론은 그것으로 부터 도망을치진 않았다. 그럴 이유도 없었고,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기네아는 푸르른 하늘을 보며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여자라도... 사귀어 볼까요." 기렌은 차마 형용 할 수 없는 눈으로 기네아를 쳐다 보았다. 십수년 동안도저히 동생 같지 않던 기네아의 모습은 사라지고 어느새 거기엔 검은 머리의 아이가 있었다. 기렌은 기네아의 등을 쓰담아 주면서 미소를 지었다.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온다. 8월의 짙은 향을 품은 바람이 창 안으로 들어오더니 오랜만에 침묵을 즐기는 오누이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바람은 창을 통해서 저택을빠져 나갔다. 저택의 아래로 길게 펼쳐진 내리막길을 내려가던 바람은 문득 들려오는 긴 비명 소리에 의아해 하면서 몸을 돌렸다. 저택 아래에 지어진 아담한 하얀색 집에서 그 소리는 들려오고 있었다. 열어진 창문 사이로 들어가던 바람은 갑작스런 비명에 깜짝 놀랐다. "아.. 아... 아기라고!!?" "바, 바보. 그렇게 소리 치지 마." "하.. 하.. 하.. 하지만.." 스얀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당황하고 있는 자신의 사랑스런 남편에게 살짝 입을 맞추었다. 긴장할대로 긴장했던 번은 아이가 생겼는지 한 눈으로는 알 수도 없을 만큼이나 날씬한 스얀의 몸이 다칠세라 조심스럽게 안았다. 바람은 흐뭇한 눈으로 그들을 보다가 다시 창을 빠져 나갔다. 그리고는 드넓은 하늘 위로 날아가는 자신들의 동료들을 향해 치솟았다. 그들의 의지와 함께 하면 바람은 남쪽을 향하여 날아갔다. "이 짜식!" "좋아, 오늘에야 말로 결판을 내겠어!" "그, 그만둬! 유린, 후엔!" "넌 끼지 맛!" "덤벼랏!" 숲속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이들의 외침 소리. 그리고 그 사이로 들리는 어린 소녀의 외침. 그러나 그 소리가 제대로 울려 퍼지기도 바람은 동료들과함께 남쪽으로 흘러갔다. 바람은 어느새 모란의 수도에 도착을 했다. 수많은 집들 사이로 거미줄 처럼 얽힌 뒷골목들이 보인다. "어이어이어이, 너희들이 가토를 사칭하고 다니면서 우릴 욕보인 놈들. 맞 지?" 한 사나이가 잔뜩 얻어 맞았는지 얼굴이 퉁퉁 불은 여섯 명의 청년들을 발로 걷어 차면서 소리 쳤다. 그들의 주위로는 대략 삼십 여명의 살벌하게생긴 사나이들이 여섯 명의 청년을 포위하고 있었다. "우리 가토는 이제 합법적인 일만 하고 다닌단 말이다! 그런데 너희 꼬맹 이들이 감히 그런 우리의 명예를 실추시켜!?" 퍽퍽퍽! 연달아 발에 걷어 차여서 나가 떨어지는 청년들이 구슬픈 비명을지른다. 뒤에서 그런 모습을 가만히 지켜 보던 한 여인이 머리를 긁적이더니 말했다. "크루, 그 쯤 해둬. 그리고 운송업이 그렇게 명예스럽다고 떠들어 댈만한 일은 아니잖아." "아니, 보스! 그 무슨 소립니까! 이런 뇌가 없는 것들은 철판에 갈아 버려 서 아주 잘게 다져버린 뒤에 강에다 물고기 밥으로 던져 버려도 모자를 겁니다!" "너, 바보냐? 그러면 합법적 일이 아니게 되잖아..." 청년들을 부들부들 떨다 못해서 거의 졸도 직전까지 몰아가는 크루를 말리게 한 뒤에 가토의 장. 틸은 자신에게서 어떤 처분을 듣게 될지 공포에 물든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여섯 청년들에게 싸늘하게 미소를 지었다. "좋아, 그럼 너희는 이렇게 하기로 하지. 앞으로 다시는 그런 짓을 못하도 록 손과 발을 잘라..." "끄아악!" 말이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한 청년이 비명을 지르며 기절을 해 버렸다. 그 바람에 나머지 것들이 미쳐 광란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이 뛰기도 전에 주변에서 날아온 몽둥이가 가뿐하게 녀석들을 다져 놓았다. 널브러진 청년들을 안쓰럽다는 눈으로 보면서 틸이 결론지었다. "...버리는게 당연하겠지만, 어린 애들 앞날 망치는 것도 괴로우니 다시는 수도에 나타나지 마.... 라고 말해도. 듣는 사람 없나?" 기절해 버린 청년들을 보며 틸은 피식, 웃고 말았다. 그리고는 슬쩍 고개를 들어서 싱그러운 바람에 머리를 가볍게 흔들었다. 바람의 정령들이 부르는 아름 다운 노래 소리를 들으며 자유의 의지로서끝없이 펼쳐진 하늘을 날아가는 바람. 그가 문득 고개를 내린건 어머니라는 이름의 강. 뷰아를 지난 직후 나타난 왠 숲에서였다. "잡아랏!" 십수명에 가까운 사나이들이 한 손에 검을 들고 달려가는게 보였고, 그 앞에는 한 사나이가 피투성이가 된 몸으로 도망가고 있었다. 사나이는 자신의 몸에 묻은 피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바람에게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달려드는 사나이 중에서 한명을 재빨리 베었다. 피가 솟구 치면서 가장 앞에서 달려오던 사나이가 목을 움켜 잡고 쓰러졌다. 대신, 사나이는나머지 녀석들에게 포위를 당하고 말았다. "하악.. 하악.." 숨을 거칠게 몰아쉬는 사나이에게 한 청년이 외쳤다. "전 포르 나이트, 타커! 서른 다섯 명을 죽인 살인죄로 즉결 처형한다!" "꼬마, 사람을 죽일 때는 왈가왈가 떠드는게 아냐." 이가 빠진 검에서 피를 닦아 내면서 포르 나이트. 타커는 주위를 돌라 보았다. 포위망은 완벽해서 빠져 나갈 구멍이라고는 없었다. 더구나 말을 타고 쫓아오는 녀석들에게서 도망을 치느라고 이젠 더 이상 뛸 힘도 없었다. '제길.'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타커는 검을 들고는 날카로운 살기를 뿌리며 주위를압박했다. 하지만, 저쪽은 검이 열개. 이쪽은 하나다. "죽여라!" 청년의 외침과 동시에 열개의 검이 타커에게 쏟아져 들어왔다. 타커는 몸을 앞으로 날리면서 피를 토하 듯이 소리쳤다. "젠장! 어째 이 나라엔 오기 싫더라니만!!" 충돌하는 검과 검에서 일어나는 불꽃을 끝으로 바람은 그들에게서 시선을돌렸다. 바람은 대기에 몸을 기대고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나아갔다. 어느새모란과 하와크라는 나라의 경계를 통과하고 바람은 하와크 안에 들어왔다. "크아앗!" 콰콰콰콱! 소년은 작은 잔가지와 돌들을 하늘 높히 날려 보내면서 자신의옷에 잊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간 멧돼지를 노려 보았다. 멧돼지는 소년이 자신의 일격을 피하자 몸을 뒤로 돌리고는 고개를 크게 투레질 했다. 잠시 소년과 멧돼지의 시선이 부딫혔다. 그리고, 한 순간 멧돼지가 그 육중한 몸으로 소년에게 달려 들었다. "으아아아아!" 쾅! 소년의 검과 멧돼지의 몸이 충돌하면서 소년은 자신이 지르던 기합성이 비명으로 바뀌는걸 느꼈고, 자신의 몸이 허공에 붕 떠올랐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하지만, 소년은 정신을 잃지 않았다. 땅에 떨어지는 자신을 단숨에 밟아 죽여 버리겠다는 듯이 달려드는 멧돼지를 허공에서 노려보던 소년은 자신의 몸이 땅에 떨어지는 순간 땅을 손과 발로 동시에 차면서 뒤로솟구쳤다. 그 바람에 멧돼지는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그냥 소년을 지나쳐가고 말았다. 멧돼지가 몸을 멈추는 순간, 공중으로 펄쩍 뛰어 올랐던 소년이 멧돼지의 등에 떨어졌다. 검으로 멧돼지의 목을 내리 꽂으면서 소년은 기합성 대신 소리를 질렀다. "나, 라노 빈! 멧돼지 한테 죽을 정도로 약하지 않아!!!" 파아아앗! 뿜어지는 피를 그대로 맞으면서 라노는 소리쳤다. "반드시 강해져서 기사가!!" 멧돼지의 목을 완전히 검이 꿰뚫는 순간, 멧돼지는 그 강렬한 몸부림을 멈추고는 천천히 쓰러졌다. 라노는 헉헉 거리는 숨을 몰아 쉬면서 간헐적으로 몸을 떠는 멧돼지를 노려 보았다. "..기사가 되겠어. 누나를 위해서!" 소년의 강렬한 의지에 갈채를 보며 바람은 소년의 몸을 젖신 땀을 식혀 주는 듯이 라노를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그리고는 다시 하늘의 동료들과 함께 남쪽으로 몸을 돌렸다. "하아암. 할 일이 없으니 따분하네." 집을 지을때 사용할 목재들 위에 앉아서 길게 기지개를 켠 엘빈은 입을 막으려 하품을 했다. 옆에서 목재를 하나씩 힘겹게 옮기던 헤론은 그런 엘빈에게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할 일이.... 없으면... 읏차차! 휴우.. 조금 도와주지 않을래?" "뭐? 지금 여자한테 집 짓는걸 도와달라고 하는거야? 저 무식하게 무거울 거 같은 목재를 나한테 나르라고 말하는거야?" "고양이 손도 빌리고 싶은 판인데, 엘빈 네 손이야 말할 것도 없지." "아주 가뿐하게 거절해 주겠어. 난 전에 싸우다 난 상처가 아직 낳지를 않 아서 말이지." "아아, 그 이리들과 싸우다 손톱 깨진거?" "뭐야, 그 가벼운 대사는? 여성의 손톱은 그 뭣보다 중요한거야." "....어련하시겠냐." 농담 따먹기를 하면서 헤론은 잘도 목재를 나르기 시작했다. 전에 폭설로일어난 산사태 때문에 집을 잃은 마을 사람들을 도와서 같이 마을을 지어주고 있는 것이다. 8월의 화창한 날씨. 불어오는 향긋한 바람. 그리고 참을 수 없는 무료함으로 엘빈은 결국엔 이대로 가만히 있는 것보다 목재라도 나르는게 좋겠다는결론을 내렸다. 헤론은 들어 올린 목제의 무게가 갑자기 줄어 들자 뒤를돌아 보았다. 그리고는 엘빈을 향해서 빙그레 미소 지었다. "여어~~" 그때 저 멀리서 누군가의 외침이 들려왔다. 둘은 동시에 고개를 그쪽으로돌렸다. 파오니가 마을 사람들 틈을 빠져 나오면서 이쪽을 향해 맹렬하게달려오고 있었다. 둘은 무슨 일이라도 일어난건가? 서로를 한번씩 쳐다 보고는 그 시선을 파오니에게 돌렸다. 둘의 앞까지 한달음에 뛰어온 파오니는 거칠게 숨을 몰아 쉬었다. 파오니 정도가 이렇게 숨을 몰아쉬는걸 보니마을 밖에서 부터 뛰어온 모양이다. 엘빈이 물었다. "파오니, 너 건너 마을에 식량 사러 갔던거 아냐?" "하악.. 하악... 하아.. 으.. 응. 맞아.." "근데 왜 여깄어?" "다.. 달려왔지." "옆 마을에서?" "응." 옆 마을이라고는 하지만, 이런 산골에 바로 옆에 마을이 붙어 있을리 없다. 엘빈이 알기로 가장 가까운 마을만 해도 20km정도나 떨어진 곳이었다. 그 거리를 달려왔다는 것인가? 무식하다를 넘어서 무모하다라는 표현 밖에어울리지가 않았다. 엘빈은 간신히 숨을 정리하고 이제야 말을 할 수 있을거 같은 파오니에게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렇게 달려온 거야?" "드.. 들었어." "듣다니?" 파오니가 고개를 들더니 소리쳤다. "바크.. 바크 녀석이.. 녀석이잇!" "녀석이?" 파오니는 몸을 부르르 떨면서 분노의 외침을 토해냈다. "결혼한다잖아! 이 형님보다 먼저!" 엘빈과 헤론은 서로를 쳐다 보았다. 그리고는 동시에 파오니를 향해 외쳤다. "상대가 누군야!?" 이젠 제법 한 나라의 수도로서. 그리고 두번이나 마물을 물리친 자랑스러운 성지로서 새단장을 한 넬신은 오늘 따라 유난히 북적였다. 아니, 유난히라는 말 정도로는 너무나 부족했다. 넬신 안은 하와크와 온 대륙에서 몰려온 사람들로 가득차다 못해서 폭발해 버릴 지경이었다. 그들이 이렇게잔뜩 몰려온 이유는 단 하나 뿐이었다. "와아아아아아아!" 아직 행사는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수도는 사람들의 환호성으로 지진이 일어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이나 전율했다. 날씨는 너무나 화창한9월의 정오. 드문드문 자리 잡은 하얀 구름은 새하얗게 빛을 내며 푸르른강을 거슬러 흘러간다. 백성들의 힘으로. 그리고 백성들의 의지로 만들어진 거대한 궁. 그 크기나화려함은 비록 모란의 황궁 보다는 떨어지지만, 지금 하와크에서 넬신의궁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이는 단 한명도 없었다. 아니, 그 무엇과도 비교 할 수 없는 자부심으로 그들은 당당하게 가슴을 펼 수 있었다. 워낙 많은 이들이 모여들어서 궁에 있는 문이란 문은 모조리 개방을 해도수도에 모인 사람들의 1/10도 궁 안에 들어오지 못했다. 그래서 들어 올수 있을 만큼만 들어오게 하고, 문은 그대로 열어 놓아서 밖에 있는 사람들도 안쪽을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축복의 홀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홀. 론이 사재를 모조리 털어서 바크의 반대에서 불구하고 만들어낸 이 홀이 오늘 주인공들을 맞이하게 되는 영광을누리게 되었다. 특별히 초대된 이들이 홀 안의 좌석에 앉고, 운이 좋아서홀 안까지 들어 올 수 있었던 이들은 서서 구경을 했다. 홀 밖은 온통 사람들의 천지였다. 역대 그 어느 국왕도 이 정도 까지 백성들의 사랑을 받지는 못했다. 폭군이 되겠다는 바크의 마음은 어떻든 간에 백성들 쪽에서는 바크를 세상에 둘도 없는 명군으로 보는 모양이다. 물론 그 뒷공작을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해댄 론을 빼 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어느 순간. 갑자기 밖에서 부터 웅성거림이 사라졌다. 홀 안쪽에 있던 이들은 밖에 있는 사람들이 갑자기 꿀 먹은 벙어리 처럼 조용해지자 의아하다는 눈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곧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빠바바바밤! 장중한 음이 홀 안으로 울려 퍼진다. 론이 돈을 쳐바르며 만들어낸 홀이라는걸 자랑이라도 하는 듯이 소리 하나하나가 깨끗하게 홀 전체로 울려 퍼졌다. 홀 안쪽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일어나서 뒤를 보았다. 어느새 홀로들어오는 입구에 오늘의 주인공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긴장하지마." 역대 어느 국왕보다도 화려한 뒷배경과, 권력. 그리고 백성의 지지를 받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바크의 모습은 가장 초라해 보였다. 놀랍게도 바크가입고 있는 옷은 하와크의 남성들이 결혼을 할때 입는 전통 복장이었다. 그렇다고 바크가 어설프게 초라해 보이거나 하진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의감탄성을 연발하게 할 정도였다. "누, 누가 긴장했다는거야." 그리고 바크의 옆에서 바크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가볍게 얹고 있던 레아드는 바크의 말에 퉁명스레 말을 했다. 하지만, 긴장이 되는건 사실이었다. 어떻게 긴장하지 않을 수가 있는가. 홀 안. 그리고 홀 밖의 모든 이의 시선을 받으며 둘은 천천히 홀을 가로지르며 붉은 카펫 위를 걸어갔다. 카펫의 끝엔 거대한 단이 설치되어 있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면서 레아드는 힐끔 바크를바라 보았다. 그러다 바크와 시선이 마주쳐 버렸다. 레아드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기분 어때?" "너 정도는 아니겠지만, 조금 떨리긴 해." "헤에, 정직하네." "시끄러워.." 수만명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면, 장엄한 홀을 가로질러 가는 둘의 대화라고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말들이었다. 그러나, 워낙 작게 말을 하는것이라서 다른 사람들에겐 들리지 않았다. 단에 거의 다다르자 레아드가 바크에게 물었다. "바크, 너 솔직하게 대답해봐." "뭘?" "너. 사실 나 좋아했지?" 바크는 물끄러미 장난치고 싶다는 눈을 하고 있는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그리고는 슬쩍 시선을 위로 옮겼다가 잠깐 생각을 해보더니 다시 레아드를쳐다 보았다. "넌 어땠는데?" 대답은 하지 않고, 바크가 되물어 오자 레아드는 도리어 머뭇거리게 되었다. 하지만, 금방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난 좋아. 지금도 좋고." "그럼 나도 그렇다고 해둘게." "역시~! 나 한테 흑심이 있었어!" 사람들의 시선만 없었더라면 집어 던져버렸을 거라는 표정으로 바크는 레아드를 노려 보았다. 레아드는 농담이라며 작게 웃었다. 그리고는 이번엔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 좋아했다는건. 정말이야." 그리고 둘은 단 위에 올라 섰다. 레아드와 바크는 모두가 보는 가운데 서로를 마주 보았다. 레아드는 바크를 바라 보며 미소를 지었다. "행복하게 해줘." 바크는 피식. 웃으며 레아드에게 손은 내밀었다. "당연하잖아. 누구 아내인데." "헷. 그런가?" 레아드는 빙그레 웃고는 바크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허리를 굽혀서 바크의 손등에 짧게 입을 맞추었다. "오오오..!" 사람들의 사이에서 작게 감탄성이 터져 나왔다. 허리를 펴서 일어선 레아드와 바크는 고개를 홀의 입구 쪽으로 돌렸다. 그곳엔 레아드와 바크 처럼두명의 소년과 소녀가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예쁘다..." 바크와 마찬가지로 하와크 여성들의 결혼 예복을 입은 요타를 바라보며 레아드는 작게 중얼거렸다. 론은 요타를 에스콧 해서 레아드와 바크에게 다가 갔다. 이것이 바로 하와크의 전통적인 결혼식이었다. 결혼을 하는 남편의 가장 친한 친구가, 아내의 가장 친구에게 서로의 친구를 교환한다. 즉,내 가장 소중한 친구를 축복하며 인도하다는 그런 의미였다. 단 위에 론과 바크. 그리고 레아드와 요타가 올라 섰다. 요타와 레아드는얼굴이 비슷해서 상당히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었지만, 그나마 레아드가 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머리를 왕창 잘라 버려서 구분은 쉽게 되었다. 론은 요타의 손등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는 웃으면서 말했다. "이런 괴팍하기 그지 없는 녀석에게 넘겨주기엔 요타가 너무 착해서 조금 가슴이 아프지만 뭐, 어쩔 수 없지. 눈이 맞았다는데야.." "언제부터 요타한테 그렇게 잘해줬다고 뻐기는거야?" 바크의 물음에 론은 손가락을 흔들었다. "무슨 소리. 이미 요타하고 난 이렇게나 가까운 사이라고. 그렇지, 요타?" 아하하, 요타가 작게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레아드가얼른 나서서 말했다. "에에, 아냐. 요타랑 가장 가까운건 나라고." "...무슨 뜻이냐?" 바크는 앞으로 남편이 될 몸으로서 자신보다 자신의 아내에게 더 가깝다고주장하는 레아드를 바라보며 물었다. 떫은 감을 먹은 표정으로 물어오는 바크에게 레아드가 요타의 옆으로 다가가더니 요타의 두 손을 마주 잡았다. 뭔가, 굉장히 아름다우면서도 꺼림직한 요타와 레아드의 모습이었다. 레아드가 싱글거리며 말했다. "생각해봐. 나랑 요타는 원래 한 몸이었잖아. 난 요타가 뭘 맛있게 먹는지 도 알고, 무슨 색을 좋아하는지도 알고, 무슨 계절을 가장 좋아하는지도 알고." "그 정도야 나도 알고 있어." "그리고 요타의 잠버릇도 알고, 요타가 무슨 말을 속삭여주면 좋아하는지 도 알고, 어딜 만져주면 좋아하는지도" "오오오!" 난데없이 국왕이 친구의 머리를 후려치자 아래 쪽에서 바라 보던 사람들이 감탄성을 내질렀다. 바크는 꾸우욱, 레아드의 머리를 사정 없이 눌러 버리고는 붉게 물든 요타를 힐끔 보았다. 요타는 레아드의 말에 홍시 처럼 완전히 달아 올라서는 바크의 시선에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때 레아드가 아픈 머리를 비비적거리고는 슬쩍 요타에게 시선을 보냈다. 그리고는 한 손을 내밀었다. "요타." "으.. 응?" 자신을 바라보는 요타에게 레아드는 담담하게 미소를 지었다. "행복해야 해." 요타는 레아드의 손을 잡으면서 미소를 지었다. "응." 레아드는 수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 앞에서 요타를 가볍게 안아 주었다. 그리고 등을 쓸어주면서 미소 지었다. 요타도 레아드를 안으며 작게 속삭였다. "레아드도.. 행복하게.."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요타의 몸에서 천천히 물러났다. 그리고는 크게 숨을 들이 마신 뒤에 요타를 바크에게 건네 주었다. 바크는 요타를 바라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요타의 손을 잡았다. "와아아아아아아!!" 홀 안을 진동 시키는 사람들의 환호성. 홀 밖을 진동 시키는 사람들의 환호성. 그리고 수도를. 하와크 전체를 진동시키는 사람들의 환호성이 끝없이 넓게 퍼져 나가면서 하늘을 비행하던 정령들에게 의아한 표정을 짓게만들었다. "와아아아아아!!" 거대한 환호성 사이에서 론과 레아드는 요타와 바크를 단 위에 놔두고 슬쩍 아래로 내려와 주었다. 사실 앞으로 진짜 결혼식을 위한 여러가지 복잡한 절차들이 남아 있었지만, 이미 모두는 결혼식이 끝났다는 착각을 해버렸다. 그 책임는 전적으로 난데 없이 요타에게 키스를 해버린 바크에게 있을 것이다. "제법이네. 저 녀석."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동이다. 론은 즐겁다는 눈으로 고막을 울리는 사람들의 환호성과. 기나긴 키스를 하는 바크와 요타를 바라 보았다. 그야말로 기분 좋은 함성이다. 넬신에서 조금 벗어난 평야. 로무와의 싸움으로 초토화가 되어 버렸지만,폭설로 내린 눈이 녹고, 두달이라는 시간이 흐르자 평야에는 초록 빛의 잔디가 드넓게 자라 났다.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의 사이에서 론과 레아드는자신들의 앞에 서 있는 사나이를 바라 보았다. 시안이었다. 레아드가 그녀에게 약속했던 2달의 시간이 흐른 것이다. "펠.. 말인가?" 시안은 론의 물음에 천천히 고개를 들더니 그녀 치고는 드물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것은 참담한 심정으로 한 행동이 아니었다. 뭔가 가슴깊은 곳에 응어리진 감정을 풀어낸 듯한 모습이었다. 펠은 바람이 강하게 불어오는 절벽 위에 걸터 앉은 채로 묵묵히 그 아래로펼쳐진 대륙의 전경을 바라 보았다.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언제까지라도그렇게 있을 듯이. 그러나, 평소와는 다른 점이 있었다. "......" 펠은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펠의 손 위로 작은 붉은색 구슬이나타났다. 구슬은 밝은 빛을 흘리면서 펠의 손에서 빛을 내었다. 펠은 잠시 그 구슬을 바라 보다가 천천히 절벽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몸을돌렸다. 이윽고 그의 모습은 절벽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떠나?" 론과 레아드의 물음에 시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더 이상 세상의 끝 같은 것엔 관심이 없어진거다. 그 끝이 언제 찾 아 올지는 모르지만, 그 긴 시간동안 함께 할 수 있는 소중한 것을 얻었 으니까. 아마, 다시는 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없을거야." "이런.." 시안의 말에 론은 작게 혀를 찼다. 그러자 시안이 물었다. "왜 그러지?" "아, 아니. 펠에게 끝까지 물어보지 못한게 있거든." "물어보지 못한 것?" "아아, 내가 그 사람의 자식이란거 말야. 당신이 말했었잖아. 의지체는 자 식을 낳지 못한다고 말이야." 론은 듣지 못해도 별로 상관은 없다라는 표정으로 볼을 긁적였다. 그런 론에게 시안은 비웃음을 던졌다. "어이가 없군. 여태껏 이유를 몰랐다는 거냐?" "응? 이유.. 라니?" 시안은 말 없이 레아드를 가리켰다. 론은 잠시 레아드를 쳐다 보다가 문득깨닫는게 있었는지 입을 벌렸다. 론의 입에서 허탈하다는 듯한 한숨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그렇군.. 세 번째 의지가.." 불가능 한 것을 이루는 힘. 로느 아이리어. 즉, 리안은 펠의 아이를 가지기를 갈망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불가능한 소원은 이루어졌다. 론은찜찜하던 의문이 풀렸는지 뒷머릴 긁적이고는 씁쓸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번엔 레아드가 시안에게 물었다. "그러면, 리진 씨와 할머니는요?" 시안은 고개를 서쪽으로 돌리며 묵묵히 대답했다. "결국, 떠날겁니까?" 리진은 자신에게 묻는 비하랄트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더 이상 이 세계에 남아 있을 이유는 없잖아. 펠도 떠났고.. 엘더도 행복해 졌으니까. 내 힘이 이런 약해빠진 세상에 남아 있어봐야 해만 되 겠지. 더구나, 다른 세상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기도 해." "......" "같이 갈래?" 물어오는 리진에게 비하랄트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등에 짊어진 모든짐을 내려 놓게 된 비하랄트의 진짜 모습이었다. "그래서... 할머니도 떠났어요?" "아마도 지금쯤 차원 밖의 세상에 가 있겠지." "하지만, 이 세상에선 못 나가잖아요?" 신들이 봉인한 세계를 말하는 레아드였다. 시안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리진은 애초에 이 세상에서 나갈 방법을 알고 있었다." 무한히 커지는 세상. 그 안에다 리진은 자신이 또다른 세상을 만들어 내었다. 신들이 만들어낸 것 처럼 무한히 커지는 세상을. 하지만, 다른 점이있다면 리진이 만든 세상은 신들이 만든 세상보다 확장하는 속도가 수천배나 빠른 것이었다. 단숨에 리진의 세상은 그 겉을 막고 있는 원래 세상을가득 채웠고, 이윽고 터뜨려 버렸다. 공 안에서 또다른 공이 부풀어서 겉의 공을 터뜨린 격이었다. "이제 이 세상은 더 이상 확장을 하지 않는다. 누구라도 차원에 대해 약간 의 지식만 있다면 다른 세상으로 나갈 수 있게 되었지." 그러면서 시안은 혀를 찼다. "하지만, 리안이 쓴 방법 따위로는 창생과 파멸의 의지를 없앨 수는 없어. 그야말로 무한한 가능성 중에서 펠과 나에겐 쓸모 없는 방법으로 리진은 세상을 탈출한거지. 결국 이 세계를 만든 목적은 이루지 못했다." 시안은 천천히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그리고 물었다. "자, 이젠 네가 대답을 해줄 차례군." 레아드가 시안에게 약속한 두달의 시간. 그것은 시안이 자신에게 물어 온세 번째 의지의 이름을 말해주기까지 기달려 달라는 것이었다. 요타도, 레아드도 세 번째 의지의 의지체였지만, 스스로들 자신들의 의지가 뭘 의미하는지 몰랐다. 그래서 레아드는 시안에게 그걸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했고, 두달을 얻게 되었다. "네 이름은 뭐지?" 시안의 물음에 레아드는 작게 숨을 들이 마셨다. 시안도. 론도 입을 다물고는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레아드는 한참이나 그렇게 눈을 감은 채로 자신의 몸을 부드럽게 감싸고 지나가는 바람을 느꼈다. 레아드가 눈을 천천히 뜨며 말했다. "창생과 파멸." 레아드는 시안을 보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 두개의 의지로부터 태어나서, 끝을 향해 달려가는 자." 시안의 눈동자가 커졌다. "태어나서 죽음을 맞이 하기 까지의 시간. 생을 살아가는 힘. 살고 싶다는 마음과 마음의 사이.." 레아드는 론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사랑하는 마음. 미워하는 마음. 즐거운 마음. 슬픔. 그리움. 아픔. 행복. 기대. 희망." 레아드는 하늘을 보았다. "굳이 이름을 정하라면." 시안을 보며 레아드는 짧막하게 대답했다. "'삶'입니다." 시안의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삶....이라고?" "예. 태어나서, 죽게 되는 그 날까지. 필사적으로 생을 살아가고 싶은 마 음. 그것이 제 이름입니다." 너무나 복잡한 마음에 시안은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 그런 시안에게 레아드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주었다. "곧 제 안에서 더욱 많은 의지들이 태어나게 되겠지요. 그리고, 언젠가." 세상을 바라 보며 레아드는 말했다. "이 세상은 의지로 가득차게 될겁니다." 시안은 조용히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한계에 다다른 것은 파멸하게 된다. 즉, 세 번째 의지. 삶이라는 것은 그 가능성. 시안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끝은 있다는 거군...." "아주 먼 훗날의 이야기겠지만요." 시안은 씁쓸하게 웃었다. "끝이 있다는걸 알게 된 것만으로도 됐어." 시안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이젠 지쳐버렸으니까..." 시안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서 론과 바크를 바라 보았다. 그녀의 입가엔 희미하긴 하지만, 미소가 새겨져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말 처럼 무척 피곤한 모습으로 둘에게 말했다. "이 세계를 만든건 나지만.. 그 뒷처리는 당신들에게 맡기겠어. 너무 지쳐 서 이젠 이런 커다란 세계를 부술 기운도 없거든." 시안의 몸이 천천히 사라져 간다. 그녀는 레아드를 보며 작게 웃었다. 그리고 레아드도 그녀에게 미소를 지어 주었다. 깊은 잠에 빠지는 건지 시안의 몸은 곧이어 천천히 흩어지면서 바람 속으로 사라져갔다. 레아드는 조용히 공간 속으로 녹아 들며 잠에 빠지는 시안을 바라 보았다. 그 때였다. 갑자기 뒤에서 론이 덥썩, 레아드를 끌어 안았다. 론은 레아드의 목을 한번 죄이더니 투덜거렸다. "쳇, 저 빌어먹을 놈. 마지막에 웃은건 저 놈이잖아." 레아드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론의 팔 사이에서 빠져 나왔다. 그리고는뒤로 돌면서 말했다. "자, 이제 우리. 뭘 할까?" 론이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소리쳤다. "결혼!" "......." 아무 말도 못하는 레아드의 모습에 론이 팔짱을 끼더니 매서운 눈으로 레아드를 노려 보았다. "뭐야, 설마 잊었다고 하지는 않겠지? 여태껏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나 지금 엄청나게 불만이라고." "뭐.. 뭐가." "뭐.. 뭐가. 라니!! 어째서 남자인거야!!" 윽박지르는 론을 피해서 레아드가 어깨를 움츠렸다. "어째서! 어째서! 그렇게 좋은 분위기였는데.... 왜 로무에서 나올 때 남 자로 나와버린거야!" "하...지만... 난 남자인걸." "이렇게 되면 남자고 뭐고 덥쳐버리겠" 퍼억! 달려드는 론을 가볍게 주먹으로 날려 버리면서 레아드가 짧막하게말했다. "거절해 주겠어." 그리고 레아드는 빙그레 웃으면서 론에게 말했다. "그리고, 내가 언제 론하고 결혼해 준다고 했었어?" 론은 레아드를 삿대질 하며 외쳤다. "했었잖아! 분명하게!" "아냐. 안했어." "했었다니까!" "내가 만약 여자였다면... 이라고 했었지. 남자 일때 결혼해주겠다는 말은 아니었는걸?" 메롱, 혀를 내밀려 말하는 레아드를 보며 론은 이를 갈아버렸다. 그런 론을 보며 레아드는 싱긋 웃었다. "그렇게 결혼 하고 싶으면 론이 여자로 변하라구. 그거 가능하잖아. 난 이 래뵈도 예쁜 아가씨하고 결혼해서 도란도란 애들 낳는게 소원이란 말야." "......" 충격을 먹었는지 아무런 말도 못하는 론을 뒤로 하고 레아드는 넬신의 반대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드넓은 평야가 레아드의 앞으로 펼쳐졌다. 레아드는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기분 좋게 웃으면서 휘날리는 머리를 쓸어 넘겼다. 그리고 론에게 말했다. "우리 모란에라도 갈까?" 웃으며 말하던 레아드는 론의 표정이 이상하자 언뜻 고개를 갸웃 거렸다. 절망을 했다거나 실망을 했다는 얼굴이었다면 이해가 갔겠지만, 지금 론의표정이라는 건 뭔가 심각하게 고민을 하는 것이었다. 문득 론이 중얼거린소릴 들은 레아드는 그야말로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 되어 버렸다. "끄응. 이렇게 되면 정말로 내가 여자가 되어서..." 퍼억! 론의 머리를 후려친 레아드가 소리쳤다. "바보!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얻어맞은 머리를 쥐면서 론이 투덜거렸다. "하지만, 결혼하고 싶단 말야. 바크 같은 녀석도 결혼을 하는데 우리라고 못할 이유가 없잖아." "아아, 시꺼시꺼. 안 따라오면 나 혼자 갈거야." 론을 버려 두고 레아드는 넓은 들판으로 혼자 걸어갔다. 론은 뒤에서 궁시렁궁시렁 뭐라고 투덜거리더니 몸을 일으켜서 옷에 묻은 흙들을 툭툭 털어내었다. 그리고 매정하게도 벌써 저만치나 앞서 가는 레아드에게 손을 흔들었다. "너, 너무 하잖아! 같이 가!!" -에필로그.- 방을 치우던 시녀의 실수로 자물쇠가 잠겨 있지 않던 창문 하나가바람이 불어오자 천천히 열렸다.그리고 그 사이로 한줄기바람이 들어오면서 백색의 커튼을 부드럽게 뒤로 밀어 내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사람들의 웃음 소리. 그리고 국모의 탄생을축하하는 환호성. 그러나 방 안은 따스롭게 내리 쬐는 햇빛과불어오는 바람의 속삭임 만이 있을 뿐이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이 커다랗게 반 원을 그리며 방 안의 한부분을 화려하게 수 놓았다. 그리고 커튼이 치워지면서 그 사이로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검이 드러났다. 길이 2m의 거대한 검신. 눈 처럼 하얀 백색의 빛으로 검은 빛났다. 그 안에 세상을 모두 봉인 할 만큼이나 강력한 힘을 가진 검이었으나, 지금 검은 아무런 이도 사용하지 않은채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다음 세상에서 또 다른 마물이 나타날 때 까지. 자신을 사용해줄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날 때 까지. 검은 그렇게 조용히 잠에빠져 들었다. ----- 전설이 있었다. 거대한 로무를 불태우고, 마왕을 어둠속에 봉인시킨한 소년의 전설이 있다. 자신의 키보다도 큰 검을 든 소년은 그 누구도 덤비지 못했던로무를 화염지옥으로 던져버려 태워버렸으며 로무를 다스리던마왕을 영원한 어둠속에 봉인시켰다. 사람들은 소년을 용자라불렀으며 그의 검을 성검이라 불렀다. -----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