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30790 :: 프롤로그 섬마을김씨(lastride) 04-12-12 :: :: 16401 -어스 계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경보음이 들리고 있습니다. “경보음?” 현진은 가상현실 게임기 속의 도우미. 미사의 경고에 헬멧을 벗어 던졌다. 딩동, 딩동. 그의 자취방에 달려 있는 구식 경보벨이 쉴 새 없이 시끄럽게 울려 대고 있었다. “누구세요?” “소포 왔습니다.” 현진은 별 의심 없이 문을 열었다. 오늘 오기로 된 소포가 확실히 있기는 있었기 때문이다. “김현진 씨 맞습니까?” “예 제가 김현진입니다.” “여기 싸인 좀.” 우체부가 내민 구식형 모나미 볼펜을 잡고 현진은 멋들어지게 아무 글자나 갈겼다. “됐습니다.” “아. 수고하세요.” 우체부가 제 갈길을 떠나자, 현진은 도로 문을 잠근 뒤, 누런 봉투를 가차없이 손으로 쥐어뜯었다. 가위를 사용한다면 바로 찢어질 봉투였지만 가위를 찾는 것보다는 그냥 손톱으로 스카치 테이프를 떼는 것을 선택한 그였다. 누런 봉투가 다 찢겨져 나가고 나자, 눈 큰 미소녀들이 그려진 세 개의 큰 박스와 한 장의 메시지가 적힌 메모지가 드러났다. 현진은 메모지를 먼저 잡았다. - 평생고객 김현진 님께. 이번에 저희 SD소프트에서 새로이 개발한 19세 이상 이용가 등급의 미연시 소프트들을 보내 드립니다. 뭐……원래 출시할 때마다 보내드리는 것인데 고객 서비스 담당자가 워낙 게을러서요. 하하. 사실 요새 택배비도 장난이 아닌 지라, 일부러 세 개의 타이틀이 출시 될 때까지 미뤘지만. 너그러이 넘어가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그럼 수고하세요. “크크크 괜찮아. 뭐 이제야 막 다 깼는데. 자아~ 이제 드디어 실전 미연시로 접어 들어가는 구나!” 현진은 세 개의 패키지 박스를 보았다. ‘치한 소아과’ ‘루시페리아’ ‘날개’ 현재 출시된 가상현실 미연시는 총 3개. 가상현실 기술이 SD소프트에만 존재하는 상태에서 발매된 것이라고 해 봐야 몇 가지 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루시페리아 같은 경우는 원래 RPG로 출시되었던 게임을 등장 캐릭터 및 스토리를 적절히 바꾸고 19금 미연시 RPG로 리메이크를 한 것으로 따지고 보면 루시페리아 R이란 타이틀이 붙어야 옳겠다. 어쨌거나 뇌파를 조종. 실제 성관계를 갖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모든 남성의 꿈 가상현실 미연시. 그것은 21년 인생 동안 솔로 플레이만 해 왔던 현진군에게는 실로 모 박사가 공짜 테스트로 보내 주는 미소녀 메이드 로봇만큼이나 큰 선물이었다. “크캇캇캇! 자 그럼 시작해 보실까나?” 현진군에게는 늦게 도착했지만 루시페리아 R을 제외하고는 전부 상당한 기간 전에 출시된 것들이어서, 현진군은 리뷰와 공략 등을 보아가며 대략의 정보 수집을 이미 끝낸 상태였다. 치한 소아과는 로리콘 소아과 원장의 아동 능욕을 주 소재로 다룬 위험한 능욕물로, 어린이를 성적 대상으로 보았다는 것 때문에 영등위에서 출시 불가 판정을 내렸던 전례가 있던 위험한 미연시였다. 그러나 SD그룹 김석진 회장의 로비는 국회를 움직여, 영상 등급 위원회의 등급 기준을 크게 낮추는 데에 성공했고, 그리하여 현재 대한민국의 영상 등급은 북미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졌다. 사실 이런 가상현실 미연시들은 출시 이전부터 큰 사회적 이슈를 불러 일으켰다. 가상의 매매춘이나 다름없다는 이유를 들어 여성 단체들과 여성부가 먼저 들고 일어서 출시 반대 운동을 펼쳤고 그 사상에 동감하는 많은 사람들이 SD그룹의 본사에서 데모를 펼치는 등. 엄청난 반대의견으로 인하여 출시가 상당 시일 미루어지기도 했지만 전 세계 경제를 주름잡는 SD의 저력은 대단했다. SD의 김석진 회장은 정계를 움직여 여성부를 거의 활동 불가능하게 만들었고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언론 역시 어느 시일을 기해 입을 다물어 버렸다. 덕분에 가상현실에서도 모자이크가 된 것으로 실습을 할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미연시 매니아들은 확실한 노모버전으로 애인 없는 시린 옆구리를 가상의 미녀들로 채울 수 있었다. 날개는 순애물로서 스토리는 그다지 좋을 것이 없었지만 맨 처음 출시된 가상현실 미연시로서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었다. 탄탄한 스토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남자의 로망을 충분히 자극시키는 전형적인 스토리. 그래도 그것이 가상현실이라는 것을 타고 나왔기에 더욱 사람들의 구매욕을 자극시키는 것이리라. “미행 9는 안 왔나 보네?” 일본의 대표적인 미연시 제작사, 일루전. 주로 3D그래픽을 이용하여 사실적인 여성 캐릭터들을 등장시키던 일루전 사는.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에 뛰어든 SD소프트의 자금력에 밀려 지금은 SD에 합병된 상태였다. 그리고 그 일루전 사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미행 시리즈는 SD소프트에서 제작되어 지금 출시를 앞두고 있었다. 출시를 이틀 정도 앞둔 작품인지라 올 줄 알았던 미행 9이 오지 않자, 현진은 조금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SD소프트의 평생회원이라 SD소프트의 출시작들을 공짜로 받아서 해 볼 수 있기에, 아쉬운 감을 모조리 털어 버리고 패키지를 뜯었다. 현진은 우선 ‘날개’의 CD를 가상현실 게임기에 집어넣고서 가상현실 뇌파 조절 헬맷을 착용했다. -새로운 타이틀이 생겨났습니다. 플레이하시겠습니까? “OK!" -알겠습니다. 마스터. 그럼 새로운 타이틀. ‘날개’를 실행시키겠습니다. 현진의 시야가 잠시 암흑으로 물들었다. 하지만 곧이어 거대한 타이틀 화면이 떠올랐다. -맨 첫 번째 메뉴는 프롤로그를 보며 게임 시작하기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프롤로그 생략 시작. 세 번째는 저장한 게임 되돌리기, 네 번째는 그림 보기 및 음악 듣기, 다시 경험하기 등의 기록 메뉴입니다. 다섯 번째는 환경설정. 마지막 여섯 번째를 선택하시면 실행을 종료합니다. 프롤로그는 인터넷의 리뷰와 공략집으로 익숙해져 있던 현진이었다. 때문에 그는 두 번째 실행을 선택했다. “두 번째 메뉴.” -알겠습니다. 현진의 시야가 검게 물들었다. 잠시 시간이 걸렸다. 다시 시야가 밝아지고 현진은 어느 도시의 길거리에 서 있었다. 오르막길 도로에 여러 주택가들이 있는, 현진이 사는 자취방과 별 반 다를 바 없는 어딜가나 친숙히 볼 수 있는 주변 환경이었다. “우와 잘 만들었는데?” 지금껏 SD소프트의 여러 게임들을 공짜로 플레이 해 본 현진이었지만 현대의 배경을 소재로 한 게임은 처음이었다. 물론 액션 게임으로 총을 쏘는 게임을 해 본 적은 있지만 그곳은 배경은 현대이기는 해도 완전히 폐허였던지라 지금과 같은 평화로운 평상시의 현대 배경을 보는 것은 처음인 것이다. 주변에는 NPC들이 각자의 생활을 하면서 살고 있었다. 현진은 그들 사이에서 차분히 걸음을 걸었다. “미사. NPC인구가 몇이지?” -이곳은 가상의 한국의 도시를 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인구는 설정으로는 15만이지고 도시의 크기는 동쪽에서 서쪽까지 약 3km입니다. 마스터는 도시에서 벗어나실 수 없지만. 바캉스 이벤트나 온천 이벤트의 경우, 교통 수단을 통해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거리에서 만나고 볼 수 있는 NPC는 5천여 명입니다. 또한 그 중 대다수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단순 역할만 맡은 엑스트라들이기 때문에 몇몇 구역을 벗어나는 경우는 없습니다. 약 1천여 명의 NPC들 만이 자유의사를 가졌고, 스토리가 준비되어 있는 캐릭터는 9명입니다. 앞으로 마스터는 그녀들과 만나 호감도를 쌓아 그녀들을 연인으로 만드시는 것이 주된 목적입니다. “잠깐! 그럼 1천명 중에 어떻게 여자들을 찾아?” 공략집을 봐서 누가 공략 대상인지 이미 알고 있는 현진이었지만 이 넓은 도시 구역에서 여자들을 찾기란 힘들었다. -걱정마십시오. 마스터. 첫 번째 여성인 유지나 양이 이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스터가 이 이후의 내용을 대충 파악하시고 만나지 않으려 기를 쓴다면 모를까, 여성들은 알아서 마스터를 찾아 올 겁니다. ‘유지나라……아! 그 로리 캐릭터!’ 날개의 히로인 유지나는 어린아이는 아니었지만 고등학생임에도 완전 아동 몸체를 지닌 초 로리 캐릭터였다. 현진은 로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터라 로리 캐릭터가 히로인이라는 것이 영 거슬렸다. ‘잘도 로리를 히로인이라고 가져다 붙여 놨군. 스토리가 가장 좋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로리는 영……. 가만……?’ 현진은 그제야 공략집에 적힌 내용이 떠올랐다. ‘분명……차에 치일 뻔한 것을 주인공이 구해줘야 한다고 했겠다? 주인공은……나고?’ 그랬었다. 분명 구해주지 않을 경우. 히로인은 그대로 사망하고 게임은 오버, 물론 맨 처음 시작인지라 다시 시작하면 되겠지만 어쨌든 간에 초장부터 게임 오버를 맞이하는 별 떨거지 같은 스토리가 분명히 마련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때 마침 현진의 눈앞으로, 날개의 히로인 유지나로 보이는 여자가 지나가고 있었다. 거기에 저 멀리에서는 푸른색의 용달차가 폭주운전을 하며 내리막을 내려왔다. “으아아악!” 현진은 그 즉시 유지나를 향해 몸을 날렸다. 폭주운전 용달차를 보면서 굳어 있던 NPC소녀 유지나를 간신히 구출해 낼 수 있었다. 그러나……. 끼이이이익! 쿵! 현진의 몸은 붕 떠서 날아갔다. 그리고 콰직 소리와 함께 현진의 시야는 어두워졌다. 주인공의 죽음. 이것 역시 게임오버의 요소 중 하나였던 것이다. “뭐야? 이게! 무슨 액션 게임도 아니고! 내가 왜 뒈져 버린 거야?” -이것이 유지나 엔딩 1. 유지나 양이 자신 대신에 목숨을 거둔 마스터를 평생 잊지 못하면서 살아간다는 그런 엔딩 입니다. “……니미럴. 죽은 다음에 사랑 받으면 뭐해.” -난이도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미리 연습을 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밀치면서 마스터가 게임 오버되지 않는 그러한 방법을 찾으셔야지요. 멀쩡히 살아남으셔도 좋지만 어느 정도 다치시는 것도 게임 진행에 도움을 줍니다. 어느 정도 다치시면 병원에서 간호사 박주혜 양이나 시한부 소녀 신여진 양과 만나시는 시나리오가 준비되어 있거든요. “그건 알고 있다만…….” 현진은 공략집을 떠올렸다. 분명 초반에 노가다가 조금 심하다고 사람들 대부분이 공통적인 의견을 리플로 달아 놓았던 것이 생각났다. 그랬다. 가상현실 미연시라는 것은 선택지가 나와서 뛰어들어 여자를 껴안는다, 뛰어들어 여자를 밀친다. 등을 선택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게이머가 몸을 날릴 때는 직접 날려야 되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 쉬운 난이도일 리가 없다. 어딜 가서 차에 치이는 연습을 할 수도 없고. “크으……미사. 다시 실행해.” -알겠습니다. 현진은 불굴의 의지로 불타며 필승을 다짐했다. 그러면서 다시금 게임을 실행했다. 초반부였던 지라 굳이 세이브가 필요하지는 않았다. 현진은 주먹을 불끈 쥐고 유지나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유지나가 나타났다. “좋아! 간다아아앗!” 현진은 그 즉시 달려가 유지나를 껴안고 쓰러졌다. “괜찮…….” 짝! 그러나 이게 웬 일? 몸을 날려 그녀를 구한 현진에게 온 것은 싸대기였다. “꺄악! 변태닷!” “뭐, 뭐 누, 누가 변태얏!” 참으로 비 이상적인 상황이지만 골목에 있어서 보이지도 않던 경찰들이 뛰어나와 현진을 연행해갔다. 아니 경찰이 뭐 때문에 저런 데에 숨어서 잠복을 한 다음 아무 말 없이 사람을 끌고 가! 그리고 현진의 시야에는 다시 한 번 게임 오버라는 화면이 떠올랐다. “이번에는……왜냐? 미사.” -그것은 마스터가 타이밍을 못 맞추셨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달려오는 미니 트럭이 어느 정도 근접한 뒤에 뛰어야 하는데 아직 미니 트럭은 오지도 않았는데 여성을 갑자기 껴안았으니 여성측에서의 대답이 무엇이겠습니까? “……싸대기.” -그렇습니다. 이번 엔딩은 유지나 배드 엔딩 2 변태의 최후로 다시 감상하기에 기록되었습니다. 보시겠습니까? “닥쳐. 그런데 있지도 않던 경찰들은 갑자기 왜 나타난 거야?” -프로그램 내에 개발자의 말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처음 시도하는 가상현실 미연시이니 만큼 조금 이치에 안 맞는 일들이 있다고 하는 군요. 경찰 NPC들은 이번 유지나 양 배드 엔딩 2와, 스토리에 맞지 않게 마스터가 아무 NPC에게 치근덕거릴 때 나타나게 프로그래밍 되어 있습니다. 경찰이 왜 경찰서에는 없고 맨날 주인공의 옆에 따라다니느냐 라는 불만이 있을 것은 충분히 예상되지만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순애물 시나리오라 게이머가 계산되지 않은 그 이상의 행동을 할 때는 제재가 가해지게 되어있습니다. “뭐야? 그럼 어떻게든 꼬셔서 해야 한다는 말이잖아?” -그렇습니다. 현진은 약간 실망했다. 지금까지 나온 가상현실 미연시들은 모두 세 편. 그러나 매일같이 능욕하고 성관계를 하는 능욕물은 한 편도 없었다. 어디까지나 게임은 현실의 규정에 맞춰졌기 때문에 NPC에게 추근덕 거리거나 그럴 경우. 게임 오버라는 제재가 가해지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별 가당찮은 이유로 무조건 주인공에게 몸을 주는 여자보다는 주인공이 되어 직접 꼬셔서 무너뜨리는 여자들에게 더욱 호승심이 이는 법. 현진에게는 절망보다 오히려 반드시 클리어하고 말겠다는 투지가 일었다. “좋아. 그럼 실제 경험은 없지만 미연시 경력만 11년인 내 경험을 살려서 여자들을 꼬셔야 겠군.” -그 전에 미니 트럭에 치이시는 문제부터 해결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걱정마. 미사. 사나이 김현진. 기필코 미니 트럭을 박살내서라도 히로인을 구한다.” -행운을 빌겠습니다. 그럼 다시 시작합니다. “때려 쳐. 나 안 해.” 현진은 헬멧을 벗고서 가상현실 게임기에서 CD를 꺼냈다. 무슨 놈의 미연시가, 가상현실 액션보다 더 깨기가 힘든지 원. 미니 트럭에 벌써 수십 차례 죽고 나니 현진은 도전의식조차 싸그리 사라졌다. 가상현실 밀리터리 게임에서 완전 초인 람보가 되어 탱크를 로켓 런처로 때려부수며 100대 1의 전투를 승리로 이끈 적도 있는 현진이었지만 ‘폭주 미니 트럭에게서 피해 여자를 구하면서 자신도 살아남기’ 란 액션은 정말 어지간한 액션 게임의 고수라도 힘들 것 같았다. 현진은 루시페리아R의 CD를 꺼냈다. 한 번 해 본 게임이었지만 미연시로 다시 만들어졌다니 쉬울 것 같았다. 그리고 날개의 CD를 꺼낸 곳에 집어넣고 다시 헬맷을 썼다. 다시 접속하자마자 미사는 현진의 속을 긁어놓았다. -인터넷에서 다른 분들의 미니 트럭 피하기 경험담 및 공략법을 한 번 검색해 보았습니다……왜 마스터는 클리어를 못 하시나요? “닥치고 새로 생긴 타이틀이나 돌려.” -루시페리아R 정식 타이틀 명 루시페리아 2 가 새로이 추가되었습니다. 전작에 비해 달라진 점들을 한 번 보시겠습니까? “틀어봐.” -우선 가장 달라진 점은 등장인물들입니다. 주인공 카론의 동료들이 전부 여성으로 바뀌었으며, 카론이 모시던 왕자가 사실은 여자라는 시나리오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초반부 레이드란 공작이 국내의 영지로 피신하는 것이 아닌 중립국 포트키로 피신을 합니다. 호감도 수치가 도입되었으며, 성관계 시스템이 적용되었습니다. 기본 공략 캐릭터는 6명이지만 판타지 세계관인 루시페리아 왕국과 공작이라는 주인공 캐릭터의 특성 상. 약탈혼 및 강제 추행 등이 가능해 집니다. 다만. 강제 추행 등을 자행할 경우. 게임의 목표인 왕국 수복에 큰 영향을 끼치는 신망수치가 떨어지고 카르마 수치가 올라갑니다. 또한 여성들의 호감도 역시 떨어지게 됩니다. 이점만 유념하시면 됩니다. 루시페리아는 두 번째로 가상현실 RPG로 출시가 되었던 게임으로 주 스토리라인은 주인공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 그가 지지하는 제 1왕자를 데리고 탈출. 왕국을 되찾는다는 조금은 식상한 스토리로 되어 있었지만. 이 역시 가상현실 게임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출시되어 큰 인기를 누렸던 게임이었다. 이미 한 번 플레이 해 봤던 게임이었던 지라 현진은 당차게 실행을 선택했다. “실행!” -그럼 시작합니다. 타이틀 화면……. “알고 있어. 그것도 모를까봐? 처음부터 시작!” 현진의 시야가 어두워졌다가 곧이어 밝아지자 눈에는 루시페리아의 주인공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 눈에 들어왔다. 현진의 얼굴을 토대로 만들어 진 모습이었다. 현진의 얼굴은 제법 괜찮게 생긴 편이라 그는 자신의 얼굴을 토대로 만들어진 카론 레이드란 공작의 캐릭터에 만족하고 실행을 외치려는 찰나, 미사의 조언이 들려왔다. -SD사의 첫 미연시인 날개와는 달리, 치한 소아과와 루시페리아R은 캐릭터 이미지에 따른 여성들의 호감도가 차등 적용되는 시스템이 생겨났습니다. 이대로 하시겠습니까? 호감도 차등 적용 시스템을 실행 종료하거나, 캐릭터 이미지를 바꾸실 수 있습니다. “초 절세 꽃미남으로 바꿔.” -알겠습니다. 만족하시나요? “그래.” -그럼 다음 설정으로 넘어갑니다. 캐릭터 생성이 끝나고 다음 이미지 창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이미지 창을 본 현진은 할 말을 잊었다. “……이건 뭐냐?” -말 그대로입니다. “아니 뭔지 설명 좀 해 보라고.” -로리 모드는 여성 캐릭터들의 체격이 전부 어린아이로 바뀝니다. 폭유 모드는 여성 캐릭터들의 가슴이 모두 G컵 이상으로 커지며, 동인 모드는 여성 캐릭터들에게 남성의 상징이 생기는 것에다가 남자 NPC에게도 약탈혼 및 강제 추행, 공략이 가능해집니다. 백합 모드는 주인공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 여자로 바뀌며, 여성형 모드는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 여자로 바뀌는 것과 동시에 주변 캐릭터들은 모두 남자로 바뀌게 되며 촉수 모드는 등장 몬스터들이 전부 촉수공격이 가능해 집니……. “그만! 됐어! 알아들었으니 그만 해.” 안경녀 모드와 주인공 수비 모드는 굳이 설명 안 해도 알 수 있었다. -그럼 어느 모드로 하시겠습니까? “일반 모드!” -날개에는 없었던 제작진의 경고가 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까? “해 봐.” 경고 가상현실 게임은 실제 육체에는 별 반 피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다만. 미연시 게임의 경우 게임 속 흥분이 실제로 전달되어 흘리는 경우가 있으므로 나신으로 플레이하시거나 종이컵이나 기저귀 등을 착용하시고 플레이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가상현실에로의 접속은 느낄 수 있는 꿈과 같다. 라고 들 이야기한다. 한 마디로 몽정의 위험성이 있으니 그것을 조심하라는 경고였다. 하지만 가상현실 접속 시에는 실제 신체의 모든 감각이 가상현실로 동화되어 있기 때문에 끕끕하거나 축축하거나 발사 시의 자극은 없으니 접속을 끊은 후에 씻으면 될 터였다. 빨래하는 것은 조금 귀찮았지만 어차피 혼자 사는 집이었기에 현진은 그냥 실행을 선택했다. ////////////////////////// 에볼루션은 안 쓰고 뭐하냐!!! ......외도하고 싶어졌습니다. 본처한테 미안하다고 전해주세요. 하지만 이혼은 안 하고 12월 17일까지 집에 들어가겠다고요. 그럼. ///////////////////////// 미연시 게임 소설입니다아~ 패키지로 혼자 하는 게임이지만 최대 4인까지 동시 플레이는 가능합니다. 그것에 유념하시길 TITLE ▶30880 :: 1. 불타오르는 공작령 섬마을김씨(lastride) 04-12-14 :: :: 12720 쿵! 쿵! 쿵! 쿵! “공작각하! 큰일났습니다!” 현진이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은 어두운 카론 레이드란 공작의 방이었다. 암흑 속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 같았지만 창 밖의 불빛은 공작의 방을 훤하게 까지는 아니더라도 밝게 비추고 있었다. 카론 레이드란이 된 현진은 전작을 플레이 해 본 경험 덕에 지금의 상황이 무엇인가를 바로 알 수 있었다. “무슨 일이냐?” “제 2왕자 군이 기습을 가해왔습니다. 벌써 외성이 뚫렸습니다.” 시나리오 상의 레이드란 공작이었다면 크게 놀랐어야 정상이겠지만 현진은 미리 알고 있던 프롤로그였던 지라 크게 놀라지 않았다. “그랬군. 왕자님은 어디 계신가?” 부하 기사는 공작의 담담한 표정에 역시 왕국 최고의 지휘관이자 기사라는 주군이라며 속으로 감탄했다. “아직 모르고 계십니다.” “이미 저택 앞에까지 놈들이 몰려 왔겠지?” “……! 그, 그렇습니다. 공작 각하.” 현진은 부하 기사의 대사를 가로챘다. 아마 저 NPC는 레이드란 공작이 독심술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할 것이다. “서문은 뚫려 있나?” “파이로스 백작령으로 가는 길은 이미 봉쇄 당했습니다!” 원작에서는 공작과 왕자가 파이로스 백작령으로 도주해 그곳에서 세력을 다시 일으킨다는 시나리오였지만 미사나 NPC기사의 말을 들어 보니 그건 아닌 듯 싶었다. “그럼……?” “포트키 중립국 쪽으로 향하는 남쪽 가도는 아직 적들이 적은 모양입니다.” “흠 그래?” “어서 탈출하셔야 합니다. 공작각하! 이곳은 저희가 막겠습니다.” “류크 경.” “……! 예?” 현진이 이름을 부른 기사는 놀란 듯이 현진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에 현진은 머리를 긁적이며 미사에게 잠시 게임을 중단시키라는 신호를 보냈다. ‘어랍쇼? 이 자식 이름이 류크가 아닌가? 원 버전에서는 류크였었잖아? 제기랄 별 것도 아닌 엑스트라 이름은 왜 바꿔? 미사! 상태창!’ -상태 창 NPC정보. 이름 : 류크 마이어드 직위 : 기사 레벨 : 23 속성 : 정신계 특징 : 레이드란 공작가의 젊은 기사. ‘뭐야? 이 자식 류크 맞잖아?’ -류크 NPC의 심리상태를 보시겠습니까? ‘틀어줘 봐.’ -아아~ 멋지고 늠름하신 공작님께서 이 천한 것을 기억해 주시다니…… 혹시 공작님도 내게 관심을? “…….” NPC 심리상태 보기는 일종의 패치로 미연시 류에서 상대방 여성의 호감도를 적절히 알고 대처하도록 만들어 놓은 시스템이었다. 그런데……이 류크라는 기사는……. -류크 마이어드는 동인 모드의 공략 대상 중 하나입니다. 현진은 한참동안 할 말을 잊었다. -그리고 주인공의 얼굴이 잘 생기면 잘 생길수록, 공작이 부하들에게 친절하게 대해 줄수록 게이 성향의 캐릭터들의 호감도가 올라갑니다. ‘미치겠군.’ -암흑마왕 드라이어스 역시 남성향입니다. “쿨럭!” 미연시가 아닌 루시페리아R의 원작을 플레이 해 봤던 현진은 미사의 끔찍한 말에 몸서리를 떨었다. 그 망할 마왕이 남성향이라고? -물론 동인 모드가 아니라서 플레이어가 원하지 않을 경우. 그 장면은 건너뜁니다만…… 플레이어 레이드란 공작의 뇌리에는 그 장면이 남게 됩니다. ‘……그냥 이 겜 접을까?’ -포르노이 교주는 양성향입니다. ‘쿠엑!’ 포르노이 교주의 역겨운 얼굴을 생각하자 현진은 구토를 할 뻔했다. 그런 뒤 현진은 자신이 이미 한 번 다 깨 본 이 게임을 또 해야 하나 하는 회의감이 들었다. -특히 포르노이 교주 같은 경우 이미 플레이를 해 보셔서 알고 계시겠지만. 최음향과 발정제를 주무기로 씁니다. ‘미사.……종료시켜라. 나 안 할 란다.’ -프롤로그 부분에서는 종료 불가능입니다. 본디 도우미 인공지능이 게임의 스토리를 말해 줘서는 안 되지만. 루시페리아R은 엄연하게 미연시로 리메이크 된 게임. 원작을 플레이해서 내용을 대충 기억하고 있는 현진에게는 그 금제가 없었다. 성인용 게임인지라 역시 너무 노골적이었다. 미연시의 이런 분위기가 어색한 건 아니었다만 전작에서는 단지 상태이상 ‘매혹’이나 ‘흥분’ 의 효과만을 지니던 포르노이 교주의 암기들이 성인버전에서는 실제로 작용한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도대체 왜 그딴 성향이 존재하는 거냐!’ -개발자의 말로는 여성부의 압력을 받아서라고 하는군요. 남성 위주의 매매춘 게임이 아닌 여성도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고자 했다라고 합니다. 사실 SD소프트의 이전 작 치한 소아과나 날개는 그 남성향적인 면 덕분에 여성 단체의 맹렬한 반대를 받지 않았습니까? 그런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서 루시페리아R에는 여성 플레이어를 감안해서 개발되었습니다. 하기야 로리 모드, 안경녀 모드, 폭유 모드, 동인 모드, 백합 모드, 촉수 모드가 존재하는 게임이니 어련하겠나? 현진은 체념하고 게임에 열심히 임하기로 결정했다. 뭐 이상스런 단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어떤가? 그저 미소녀들을 안아 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나가 보라 류크 경.” “예! 공작 각하!” 류크는 상기된 얼굴로 늠름히 경례하고는 공작의 방을 나갔다. “후우 이제 여기서 매어둔 검을 가지고 나가야 겠지?” 현진은 방의 옆면을 살폈다. 무인인 공작의 방에는 무려 네 자루의 검이 걸려 있었다. “흐음…….” 게임 시스템 상 다 가지고 나간다고 해도 별 무리는 없었다. 하지만 어쩐 일에서인지 두 자루 이상은 선택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두 자루까지는 상관이 없지만 플레이어가 세 자루 째에 손을 대는 순간 엄청난 폭음이 들리면서 2왕자 군이 저택 안으로 쳐들어와 공작의 방이 붕괴되기 때문이다. 물론 최강의 검사이자 마법사인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 죽을 염려는 없지만 체력이 4분의 1로 주는 것은 물론이오. 훗날 되찾을 수 있는 이 명검들을 그대로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제작사 측의 말로는 시간이 촉박한데 아무거나 집어서 나가지 욕심부린 대가란다. 현진은 맨 앞에 있는 검을 뽑아 들었다. 열화검 레기우스로 잠재 필살기 술 프레임 메테오을 쓸 수 있는 검이었다. 그런 다음 현진은 마지막에 걸린 검을 뽑았다. 4속성 중 하나인 대지검. 카이나드 세이버로 지 계열 필살기 대지폭발을 사용 가능하게 하는 검이었다. 검을 뽑아 든 다음 레이드란 공작은 자신의 방을 나섰다. 저택 밖에서 들려오는 함성과 비명 소리가 교차되어 들렸다. “이 방이 아제룬 왕자의 방이었던가?” 저택과 공작령 성의 내성이 뚫리기 전에 탈출하는 것이 첫 번째 퀘스트였다. 세이브 로드가 안 되는 것은 아니었으나 이런 노가다를 똑같이 반복하기란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다. “왕자님!” 현진은 문을 발로 차 부수면서 문을 열었다. 그런데……전작에서 왕자의 방이었던 이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랍쇼?” 현진은 머리를 긁적이면서 왕자를 찾아 나섰다. 이거 왕자와 함께 탈출하는 것이 맨 첫 번재 퀘스트인데 이놈의 왕자가 어디를 갔단 말인가? 그러나 이 드넓은 저택에서 왕자를 찾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여기가 공작의 저택이다!” “커헉! 벌써 쳐들어왔냐!!!” 어느새 제 2왕자군이 몇 명 저택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공작령에 제법 많은 병력이 존재했기에 다 뚫리지는 않은 모양이지만 어쨌거나 저택 안으로 적이 침입했다는 것은 게임 오버가 임박했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했다. 기사들은 모두들 싸우러 나갔는지 저택 안에는 하인들과 식솔들만이 남아 있었다. 결국 그들을 막아야 하는 것은 현진이다. “아 썅! 왕자도 찾아야 되는데 별 떨거지들이 다 쳐들어오고 지랄이야!” 원래의 공작이라면 멋진 대사와 함께 적들을 척살해야 하겠지만 곧 무너질 쓸데없이 넓기만 한 저택에서 왕자를 찾아다니던 현진은 멋진 대사를 날릴 짬이 없었다. 혹여나 나머지 부하들이 전멸한다면 그대로 게임 오버요. 간신히 왕자를 찾아낸다 하더라도 이미 시간이 꽤나 지난 이상. 초반 전투가 엄청나게 힘들 것이다. 아무리 주인공 캐릭터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 레벨 80에 소드 스킬과 매직 스킬을 대부분 마스터했다고는 해도 적은 레벨의 왕자를 데리고 탈출하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거기다 적들이 많으면 많아질수록 왕자를 보호하기는 더욱 힘들고, 심지어 레벨 80대의 공작도 다굴에는 장사 없이 그대로 누워 버릴 수도 있다. 캉! 그때였다. 하인과 여종들의 비명소리로 가득 찼던 저택 안에 칼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 것은. “얼레? 저건 또 누구야?” 현진이 막 검을 들고 침입자들을 쫓아내려고 2층에서 1층 복도로 뛰어내리자, 흑발에 가까운 남색 빛깔의 머리를 길게 기른 한 기사가 저택 안으로 침입한 적들과 맞서 싸우고 있었다. ‘누구야?’ 원작을 해 봤다는 자신감에 매뉴얼도 잘 안 읽어 본 현진은 이 기사의 정체를 알 수가 없었다. 웬만한 이들이야 정보에 있었다지만 이 NPC는 처음 보는 것이다. 결국 현진은 NPC정보를 열람했다. NPC 정보 이름 : 엘리넬 파키론 직위 : 호위기사 레벨 : 35 속성 : 정신계 특징 : 제 1왕자 아제룬 드카시안을 최 근접에서 호위하는 기사. 론 레이드란 공작과 함께 왕자를 모시고 불타는 레이드란 공작령을 탈출. 아제룬 왕자와 레이드란 공작을 섬기며 전장에 나선다. 신장 168cm 몸무게 51kg ‘얼래리요?’ 지금까지 본 적 없었던 NPC정보였다. 특히 추가된 신장과 몸무게. 저것이 뭐가 필요하다고? -엘리넬 파키론은 공략대상 캐릭터입니다. 호감도를 확인해 보시겠습니까? ‘뭐어? 공략대상 캐릭터? 설마 이거 남자잖아! 혹시 미사 너! 동인 모드로 실행 잘못 시킨 거 아냐?’ -기타의 사항은 매뉴얼을 자세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 자식은 꼭 할 말이 없으면 매뉴얼을 읽어보라고 한단 말야?’ -위기에서 멋있게 등장한다면 높은 호감도에서 시작하실 수 있습니다. ‘남자한테?’ -마스터. 그렇게 남자를 찾으신다면 지금이라도 동인 모드로 전환해 드리겠습니다. ‘죽을려! 내가 무슨 남자를 찾아! 내가 묻는 이유는! 일반모드인데 왜 여자는 안 나오고 초장부터 남자들만 나오냐는 소리다! 그것도 공략대상으로!’ -그럼 매뉴얼을 열겠습니다. 읽어보시고 그런 소리를 하시지요. 곧이어 강제로 실행된 매뉴얼이 떠올랐다. 등장인물 3. 엘리넬 파키론 : 22세. 아제룬의 호위기사. 왕국 최고의 기사인 카론을 존경하고 있다. 아제룬 왕자처럼 남장을 하고 있지만 자신이 여자라는 자각은 가지고 있다. 레이드란 공작령이 무너질 때 레이드란 공작과 함께 아제룬 왕자를 모시고 가까스로 탈출한다. 레벨은 35 속성은 정신계. 매뉴얼을 보자 현진은 미사를 몰아붙인 게 조금은 뻘쭘해졌다. ‘여자였냐?’ -그렇습니다. 원작을 플레이 해 보신 자신감은 인정합니다만 루시페리아 R에서는 많은 점이 바뀌었습니다. 매뉴얼을 한 번 쯤 읽어보시기를 권장합니다. 그럼 건투를 빕니다. 미사와의 대화로 잠시 멈췄던 게임 속 세상의 시간이 되돌아왔다. 현진은 두 자루의 검을 뽑아 들고서 엘리넬을 공격중인 적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적들은 레벨 10의 일반병사 여섯과 레벨 20의 수련 기사 하나였다. “아! 공작 각하!” “35레벨로는 조금 벅찰지 모르겠군. 왕자님은 어디 계신가?” “위험해서 뒤에 숨어 계십니다.” 현진은 마치 구면인 것처럼 엘리넬에게 말을 걸었다. 현진은 오늘 엘리넬을 처음 봤지만 게임 설정 상. 둘은 구면이었다. “왕자님을 지켜라. 여긴 내가 처리하겠다.” “알겠습니다.”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란 캐릭터의 신체 능력과 레벨 등은 최강이다. 칼에 베여도 어지간한 공격력이 아니면 쉽게 죽지 않았다. 사실. 아무리 소드 마스터인 공작으로서 엄청난 능력을 가졌다고는 해도 칼에 제대로 찔리면 사망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게임은 게임. 루시페리아의 세계에서는 레벨이란 수치를 적용해 공격력과 방어력을 엄연히 따진다. 카론 공작의 레벨은 80. 당연히 스테이터스도 엄청나게 높다. 결과적으로 아무리 몸치에 반사신경이 둔한 사람이 카론이 되어 캐릭터를 조종한다고 하더라도 칼에 찔려 쉬이 죽을 일은 없는 것이다. 물론 민첩성도 굉장했다. 현진이 한 번 몸을 움직이자, 눈 깜짝할 새에 일반 병사 다섯이 죽어나갔다. 비록 성인용 게임이지만 실제로 피와 내장을 흘리거나 머리가 끊어져 날아다니는 그런 잔인한 장면은 삭제되고 일반 병사 NPC들은 뜨억! 소리는 없지만 흡사 스타크래X트의 질럿이 사망하는 것처럼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설정상으로는 루시페리아의 세계에서는 신이 영혼뿐만 아니라 몸체까지 하늘나라로 데리고 간다고 되어 있다. 보검에 레벨 80에 걸맞는 강한 공격력을 지닌 카론 레이드란 공작의 검격은 레벨 50 이하의 적들은 원 샷 원 킬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하물며 레벨 20의 수련 기사가 끌고 온 레벨 10의 일반 병사 군단은 어떻겠는가? 현진이 NPC들을 다 처리하자, 역시 NPC인 엘리넬과 왕국 제 1왕자로 카론 레이드란 공작의 주군인 아제룬 왕자가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대단하시오. 공작.” “과찬……!” 현진은 아제룬 왕자를 보고선 할말을 잊었다. 이전 원작에서 아제룬 왕자는 남자이나 엄청난 미모를 지닌 미소년으로 여자로 오해받는 그런 캐릭터였다. 그러나 원작의 아제룬은 어느 정도 남자의 골격과 약간의 수염 등을 통해 남성이라는 것을 어필하고 있었는데, 미연시로 리메이크 된 루시페리아R의 아제룬은 도저히 남성이라고 봐 줄 수 없을 만큼 여자라는 티가 풀풀 나고 있었다. 특히……굵던 목소리가 여리게 났다. 마지막. 결정적인 것은 원작의 아제룬은 짧은 머리로 커트머리의 여자란 분위기였지만 리메작의 아제룬은 백금발을 치렁치렁 곱게 기른 여자로 안 봐줄 수가 없는 그런 모습이었다. 현진은 루시페리아R의 시나리오 작가의 머릿속에 든 것이 의심스러워졌다. 아무리 미연시로 바꿔서 출시를 했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왕이 이런 왕자를 보고 여자로 의심 한 번 안 해보고 왕위를 물려 줄 생각을 했단 말인가? 거기다 그걸 또 좋다고 섬긴 카론 레이드란 공작은 뭐고? 왕비도 그렇지! 자신의 자식에게 왕위를 물려주려고 남자로 키웠으면 남장이나 완벽히 시킬 것이지. 저게 뭐야! 여하튼간……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왕자였다. 보통 소설이나 만화 등을 보면 등장 여성 캐릭터들은 대부분 상당한 수준급 미모거나, 적어도 보통 이상의 미모를 지닌 이들이 많은다. 하지만 가상현실 게임 속의 NPC들은 주요 등장인물 밑 공략 대상 여성들을 제외하고는 미녀를 볼 확률이 현실 정도로 낮았다. 그러다 보니 위화감 같은 것이 들지 않았다. TITLE ▶30979 :: 2. 도주 섬마을김씨(lastride) 04-12-16 :: :: 10318 “왜 그러시오 공작?” “아, 아닙니다. 왕자님. 어서 탈출하셔야 합니다. 아직 제 부하들이 내성을 막고는 있으나, 저택 안으로 적들이 침입할 정도라면 상황이 급박합니다. 자 어서 피하시지요.” 현진은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실제 엄청난 미모의 여성을 앞에 두고서는 얼굴을 붉히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알겠소.” 여자로 바뀌었지만 역시 왕자로 키워진 위엄은 어디로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아제룬 왕자는(여자지만)담담한 표정으로 레이드란 공작의 뒤를 따랐다. 현진은 아제룬 왕자를 데리고 저택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왕자의 호위기사인 엘리넬도 그 둘을 따라 나왔다. 레이드란 공작령의 내성 역시 이미 뚫린 채였고 곳곳에서는 화염이 치솟고 있었다. 레이드란 공작령의 내성에는 일반 민중들의 비명소리와 시가전이 벌어지면서 부딪히는 병장기들 소리로 시끄러웠다. 수는 쳐들어오는 쪽이 훨씬 많았지만 호랑이 새끼가 고양이일 리가 없듯이 레이드란 공작이 직접 키운 정예 기사들은 혼자서 수십의 병력을 상대하면서도 밀림이 없었다. 허나 이미 대부분 체력이 반절 이상 깎인 상태였다. 도와 주고는 싶었지만 시나리오 상 저들은 다시 만날 수 있었고 또한 현진은 시나리오에 충실해야 했다. 아무리 고레벨의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 나서서 싸워봐야 바깥에는 아마도 레이드란 공작의 하수이긴 해도 상당한 고수인 제르난드 후작이 무서운 쌍둥이 성기사 리엘란과 리엘르를 데리고 있을 것이다. 전작에서도 1 5세 쌍둥이 소녀였던 그 두 쌍둥이 성기사는 각각 레벨 50으로 레이드란 공작의 칼질 한 번이면 쓰러뜨릴 수 있는 캐릭터들이지만 신성 보조 마법으로 뻥튀기 된 능력치와 민첩도를 감안해 보았을 때, 레벨 80의 카론 공작도 상대하기가 약간을 껄끄러운 상대였다. 하물며 죽을 경우 게임 오버되는 왕자와 그녀의 호위기사까지 딸려 있는 마당에 시나리오를 초월하는 분기로 갈 수는 없었다. ‘미사. 그 쌍둥이 성기사도 공략 대상이냐?’ -물론입니다. 나중에 제르난드 후작과 맞붙으실 때 생포하실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엔 마스터의 선택입니다. ‘크크크 그렇단 말이지?’ 현진은 소녀 쌍둥이 성기사를 공략할 수 있다는 말에 입가에 음흉한 미소를 머금었다. 붉은 눈망울에 보랏빛 머리칼을 지닌 매혹적인 소녀들을 탐할 수 있다는 말이지? 후후후 “왕자님. 어서 탈출하시지요. 아직 남문 쪽이 비어있습니다.” “파이로스 백작령은 어떻게 되었소?” “부하의 보고로는 그쪽 길은 이미 적들로 가득 찼다고 합니다.” “포트키 중립국이라……별 수 없군. 갑시다.” 사실 루시페리아 R은 일반 시나리오 분기에서 벗어난 행동을 해도 게임 진행이 가능했다. 가상현실에서 카론 레이드란 공작의 삶을 체험해 보는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가상현실 온라인 게임이 등장하지 않은 이상 최대한의 자유도가 보장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일반 시나리오에서 벗어난 짓을 했다가는 상당히 힘든 전투 등을 거쳐야 하긴 했지만 자기 스스로 게임의 스토리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은 게임 오버나 세이브 로드 노가다를 각오해야 함에도 게이머로서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였다. 현진은 원작을 플레이하면서 레이드란 공작령 수복 시나리오에서 뚫었던 성의 남쪽을 향해 달려갔다. 확실히 적들이 없고 전란에서 도망치려 하는 공작령의 시민들 몇 명 외에는 인적조차 드물었다. 전력 질주하던 현진은 어느새 자신의 옆에서 왕자와 호위기사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기다리시오! 공작!” “아뿔사! 깜박했구만.” 원작에서 탈출할 때 말을 타고 탈출해야 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하기야 육중한 갑옷 몸을 지니고 뛰어봐야 어느 세월에 탈출을 하겠는가? “공작! 조심하시오?” “예?” 갑작스런 아제룬 왕자의 외침에 현진은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남문 쪽에서 말을 탄 채 랜스를 앞세우고 달려오는 마상 기사들이 눈에 띄었다. 아주 고맙게도 말이다. 현진은 그 즉시 뛰어올랐다. 카론 공작의 능력치 덕에 도저히 인간으로서는 뜀박질을 할 수 없을 만한 높이까지 오른 현진은 두 자루의 검을 뽑아 갑옷을 챙겨 입은 마상 기사들의 목을 그대로 베었다. “으헉!” 방어력이라는 요소가 적용되는 게임 속이지만 엄연히 목, 거시기, 옆구리 등의 급 소 타격치가 존재했다. 예를 들어 눈을 공격한다면 상대방은 잠시 암흑 상태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되는 등의 데미지 차등 적용 시스템 역시 명중률에 따라 존재하고 있었다. 물론 레벨 80의 레이드란 공작의 공격이라면 아무 데나 찔러도 마상 기사들이 살아 남지 못했을 것이지만 스피드와 명중률이 상당한 그의 검은 두 기사의 목을 정확히 베었던 것이다. 순식간에 마상 기사 두 명이 연기로 화해 사라졌다. 보통 롤플레잉 게임이라면 적들이 죽은 후 무기 등은 잘 떨구지 않지만 루시페리아 R은 달랐다. 기사들은 제법 값이 나가 보이는 마상 돌격용 창. 랜스와 준마 두 필. 그리고 체인 메일 등을 남기고 사라졌다. 대신 이러한 무기 아이템들은 써먹지 않을 이상 무게 시스템의 적용을 받았기 때문에 현진은 먹자 욕구가 일어남에도 불구하고 랜스를 그냥 버렸다. “타시지요. 왕자님. 엘리넬 경도 올라타게.” “그럼 공작은 어떡하오?” “저야 뭐 달리기만 해도 말과 비슷한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어서 타시고 빠져나가시지요.” 게임이지만 말을 타는 것에는 승마 기술이라는 스킬이 있어야 했다. 물론 승마 스킬이 없을 경우 실제 말을 타는 실력이 그대로 적용되어, 말을 탈 줄 아는 사람들의 경우. 승마 스킬을 배울 필요가 없었다. 다만 주인공 카론 레이드란 공작과, 그 역을 맡고 있는 현진은 승마 스킬이 없고 말을 타 본 적도 없었다. 그래도 고렙이라고 카론 레이드란 공작은 마나를 소모해 보통 말과 비슷한 속력으로 달릴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 가실까요?” 현진은 먼저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곧이어 엘리넬과 아제룬 왕자도 말을 타고 현진을 쫓아 왔다. 내성의 남문을 통과하자, 몇 명의 적들이 간헐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카론의 상대가 될 수는 없었다. “크아아악!” 몇 번의 칼질이 끝나자, 남쪽을 제외한 세 방향에서 커다란 함성 소리가 들려 오기 시작했다. “왕자가 저기 있다! 잡아라!” “왕자님! 먼저 가시옵소서. 제가 여길 막겠습니다.” “하오나 공작!” “어서요! 전 저런 떨거지들에게 질 정도로 약하지 않습니다.” “알겠소. 그럼 먼저 갈 테니 뒤따라오시오.” 아제룬 왕자는 인자하고 정이 많지만 그래도 공과 사는 구별할 줄 아는 인물이었다. 그는(실은 그녀)자신의 중요함을 알고 있었고 빼앗긴 왕좌를 찾기 위해 자신을 지지하는 인물들의 충성을 적절히 이용했다. 기사들이 주군을 위해 이런 죽음의 위기를 자처하는 것을 굳이 구하려 하기보다는 그 기사들이 원하는 대로 주군을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을 방관했던 것이다. 정이 많은 성격이라 원래는 삼국지의 유비와 같은 군주였으나 왕의 자리를 빼앗기고 소중한 이들을 잃고 나자, 왕위를 되찾겠다는 목적을 이룩하기 위해 조금은 냉혹하게 변했다……란 것이 시나리오 작가의 설정이었다. 그렇기에 이런 위기에서도 레이드란 공작을 놔두고 자신 먼저 탈출하는 것이다. 아제룬과 엘리넬을 먼저 보낸 현진은 대지검 카이나드 세이버를 집어넣고, 열화검 레기우스를 집어 들었다. 그런 다음 자신을 향해 몰려오는 적들을 보며 외쳤다. “프레임 메테오!!!” 열화검 레기우스로 시전할 수 있는 전체공격기술 프레임 메테오. 메테오가 유성이 떨어지는 기술이라면 프레임 메테오는 그 유성을 완전 연소 시킨 죽음의 불덩이들이 떨어져 적들을 태워버리는 화염계 최강의 기술 중 하나였다. ……그런데,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다. “얼라리요?” 하늘에 열화검 레기우스를 겨누고 있던 현진은 마나라고 불리는 MP수치가 떨어지지 않자 얼빠진 표정으로 레기우스를 겨눈 하늘을 쳐다보았다. 어째서 기술이 안 나간디야? 잠시 패닉 상태에 빠졌던 현진은 곧 정신을 차렸다. 카론 레이드란 공작만이 쓸 수 있는 이런 레벨 제한 높은 기술을 그것도 불길을 일으키는 기술을 쓴다면 N PC들은 바보가 아니라서 곧바로 레이드란 공작과 왕자가 빠져나간 남문 쪽으로 몰려올 것이다. 그렇게 현진은 애써 좋게 생각하며 카이나드 세이버를 꺼냈다. “대지 폭발!” 현진은 카이나드 세이버를 땅바닥에 꽂으며 외쳤다. 카이나드 세이버에서 초록의 빛이 땅을 타고 흘렀다. 그리고 곧이어 적군의 병사들이 몰려오는 곳에서 땅이 갈라지며 흙과 돌로 이루어진 땅이 누런 먼지를 날려대며 대폭발을 일으켰다. “크아악!” “아악!” 레벨이 낮은 병사들이라서 그런지 사라지는 속도가 빨랐다. 그 덕에 폭발은 지속되는데 맞는 이가 없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그런 모습을 보며 현진은 조금은 후회가 들었다. 괜히 마나 수치가 큰 기술을 사용해 잔챙이들만 잡은 그러니까 소 잡는 칼로 닭을 잡은 꼴이 되었다. 그것도 칼이 온전하면 모르겠는데 칼조차 어느 정도 소모된 것이 아닌가? 그런데 기이하게도 이런 대단위 전체마법을 사용한 현진의 마나 수치가 그다지 많이 깎이지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이런 필살기술을 쓰고 나서는 만피의 4분의 1 정도가 남아야 정상인데 MP가 반절 이상이나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현진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폭발하고 있는 대지를 뒤로 한 채 왕자가 나간 쪽으로 달려나갔다. 왕자와 함께 어느 정도 달아나 산길로 접어 든 현진은 불타오르는 레이드란 공작령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덕분에 밤길이 훤했지만 레이드란 공작의 입장에서는 애써 일구어 온 영지가 불타는 모습이 착잡할 수밖에 없었다……만 현진은 그의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지 실제 영지를 다스리던 것은 아니었던지라 시야가 밝게 된 것이 반갑기만 했다. “착잡하시겠구려. 공작.” 그런 그에게 왕자는 위로의 말을 건넸다. 하지만 단순히 역할극을 즐길 뿐인 현진에게는 별 반 효과가 없었다. “괜찮습니다. 왕자님을 무사히 모시고 빠져나온 것만으로도 저는 만족합니다. 그럼 어서 가시지요.” “공작…….” 띠링! “뭐야? 이 소리는?” “무슨 소리가 들리시오?” “…….” 현진은 잠시 게임을 중단시켰다. ‘무슨 소리였냐? 미사.’ -그것은 호감도의 상승을 나타내는 소리입니다. 마스터가 한 말이 왕자님의 마음을 조금 동요시킨 것입니다. ‘그래?’ -그렇습니다. 참고로 호감도가 오를 때는 띠링 소리가 떨어질 때는 삐비빅 하는 소리가 나게 되니 놀라지 마시고 플레이하십시오. 그럼 게임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무슨 일이라도?” “아닙니다. 왕자님. 어디서 헛것을 들은 모양입니다. 자아 어서 포트키 쪽으로 넘어가시지요.” 시나리오 작가의 설정 상. 레이드란 공작가는 국경지대에 위치하고 있었다. 왜냐? 약소국인 포트키 중립국 옆에 위치한 크론셀레리아 왕국은 루시페리아 왕국의 잠재적인 적국으로서 그곳을 막을 강한 무가가 필요했던 것이다. 때문에 원체 국경병력과 엄청난 기사단으로 유명했던 레이드란 공작령 이었지만 2왕자 측의 양동작전으로 아제룬 왕자의 우방인 파이로스 백작과 칼리안 백작에게 병력은 보낸 덕에 약화된 틈을 타, 2왕자 군이 레이드란 공작령으로 밀고 들어와 결국 이렇게 도망을 쳐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원작에서는 서문 파이로스 백작령으로 도주하는 레이드란 공작과 왕자였지만 리메작에서는 남문 포트키 중립국으로 도주하는 그들이었다. 다만 원작에서도 포트키 중립국으로 가는 스토리가 있었는데 그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몬스터들의 숲 살레드리안을 통과해야 했다. “후우~” 초반이라 몬스터들의 레벨이 그다지 높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통과하려면 골치 아파질 터였다. 현진은 검집을 다잡고 살레드리안 숲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TITLE ▶30980 :: 3. 난 남자요. 섬마을김씨(lastride) 04-12-16 :: :: 13866 촤아악! “쿠에엑!” 초록색의 돼지머리 괴물. 오크는 피부색보다는 조금 연한 풀색의 체액을 뿌리며 장렬하게 하늘나라로 승천했다. “엘리넬 경! 왕자님을 보호해라!” “알겠습니다.” 레이드란 공작 일행은 수백은 족히 되어 보이는 오크 떼거리에 포위되어 있었다. 잘못해서 오크의 영역으로 들어 온 모양인데. 다행히도 레벨들은 낮아서 왕자의 호위를 엘리넬에게만 전담시키고도 현진은 마음놓고 싸울 수 있었다. 현진은 검을 열화검 레기우스를 뽑아들었다. 오크들은 암흑과 지계열의 속성을 지녔기에 카이나드 세이버로는 본래 데미지의 80% 밖에는 줄 수가 없었다. 물론 카론 레이드란 공작의 능력치를 생각한다면 그 정도만 해도 원 샷 원 킬 이겠지만 현진은 철저했다. 레기우스에서 화염이 솟으면서 한 마리를 찌를 때마다 화염은 지속해서 전이해가며 오크들을 태웠다. 오크 고기 타는 냄새는 의외로 구수하니 배고픈 사람의 군침을 돌도록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었다. 다만……. 일부 부위를 제외하고는 썩은 맛이 나서 도저히 사람이 먹을 것이 못 된다는 것만 빼고. 현진은 계속해서 오크들을 베어 넘기다가, 이래서는 도무지 끝이 없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쪽수 많은 오크들의 다굴에 1씩 깎이는 체력도 어느덧 3분의 1이나 깎였으며, 현진이 막으면서 적은 수의 오크들만이 덤비는 엘리넬과 왕자 쪽은 수십과 맞서 싸우는 현진보다 오히려 상황이 더 안 좋았기 때문이다. 역시 이 때는 전체기술이 최고다. “프레임 메테오!” 현진은 레기우스를 저 하늘 높이에 겨누고 외쳤다. 엘리넬과 아제룬 왕자는 그 광경을 보고 탄성을 질렀다. “오오 드디어 공작의 마법을 볼 수 있는 건가?” ……그러나 지난번 탈출과 마찬가지로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공작……뭐 하시는 겁니까? 설마 이대론 승산이 없어서 하늘에 기도하시는 건 아니겠지요?” 나가지 않는 기술에 현진은 당황하며 왕자를 달랬다. “아, 하하하 왕자님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곧 불꽃이……컥!” 오크의 해머가 날아와 카론의 콧등을 그대로 맞추었다. 곧이어 그의 코에는 쌍코피가 흘렀다. 데미지 30의 크리티컬 어택이었다. 삐빅 카론의 얼빠진 모습에 아제룬 왕자와 엘리넬의 호감도가 동반 하락하는 소리가 들리자, 현진은 즉시 게임을 중단시켰다. ‘크악! 왜 안나가 왜! 이런 썅! 미사 어떻게 된 거야?’ -매뉴얼을 잘 읽어보시죠. ‘그냥 말해!’ -전작을 했다는 자만심에 너무 리메작을 무시하셨습니다. 주인공인 카론 레이드란 공작은 전작에서 정신계열이었습니다만. 현재는 대지계의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화염계의 속성을 일부나마 지니게 하는 아이템을 착용하시지 않는다면 열화검 레기우스가 부여하는 필살기 스킬 프레임 메테오를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이런 시뷁! 그딴 것까지 바꿀 필요는 없었잖아!’ -전편의 카론이 너무 혼자 강해서 다른 캐릭터들을 키우지 못했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제작진 측에서는 이 기술 저 기술 다 써가면서 모든 적들에게 강한 정신계의 카론 레이드란 공작을 대지계로 바꾸어 풍계 속성에게만 효능을 발휘하도록 적용시켰다 합니다. 또한 대지계열은 방어력이 강해지니 카론 레이드란 공작의 진짜 목표인 레벨 낮은 동료들을 육성시키는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자유도를 중시하는 게임에서 이래도 되냐?’ -전작의 플레이어나 1회 이상 엔딩을 본 플레이어의 경우에는 초반 시작 시 속성을 전환할 수 있고, 또 한 속성 전환 아이템들도 엄연히 존재하니 바꾸시려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하지만 대지계 속성은 의외로 나쁘지 않습니다. 카론 공작 혼자서 너무 레벨이 높아버리고 나머지 캐릭터들은 아래에서 기게 된다면 캐릭터 한 명만 사망해도 게임 오버인 게임에서는 너무 치명적이지요. 그렇기에 카론 공작은 주로 몸빵용 얻어맞기 캐릭터로 사용되어야 게임이 쉬워집니다. ‘……결국은 총알받이라는 얘기로구만. 에라 모르겠다. 그냥 해야지 뭐 한탄해서 어쩌랴?’ 현진은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하고는 게임으로 복귀했다. 이제 떨어진 호감도를 만회할 시간이었다. 현진은 그대로 땅바닥에 카이나드 세이버를 꽂았다. “하아앗! 대지폭발!” 쿠콰콰콰콰콰!!!! 적으로 인식되는 오크들의 발 밑에서는 흙들이 마구 폭발해대기 시작했다. 먼지가 날리며 오크들의 승천하는 소리가 처절하게 들려왔다. 흙먼지가 걷히고 오크들은 싸구려 도끼들만 땅바닥에 떨군 채 단 한 마리도 없이 깨끗이 사라져 있었다. 나무가 파헤쳐지고 흙이 파헤쳐진 것 덕분에 숲의 길은 거의 완파 직전까지 갔다. 대신 좋은 점도 있었다. 오크 쪽에 끼어 있던 토끼 등의 식용 동물들이 죽은 채 축 늘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본디 오크나 인간 같은 먹을 수 없는 시체는 하늘로 사라지지만 식용 동물들은 몸체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NPC들의 원동력인 식량과, 게이머들의 식도락 욕구를 자극시키는 요소였다. “대, 대단합니다. 공작.” “쓸어버리긴 했지만 숲이 엉망이 되어 버렸군요. 가시지요. 왕자님.” 현진은 카론의 귀족 복장에 묻은 흙을 탈탈 털어버리고는 왕자를 이끌고 계속해서 길을 걸었다. 오크들의 녹색 체액과 흙먼지로 가득 찬 몸은, 찝찝함이란 감정은 느끼지 않게 프로그래밍 되었어도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만으로도 목욕의 욕구를 불러 일으켰다. 죽은 토끼 몇 마리를 아이템 창구에 집어넣고 조금 더 걷자, 세척의 욕구가 일어나던 현진의 눈앞에는 숲 속의 냇가가 나타났다. “왕자님 저기 물이 있습니다. 조금 더 참으시지요.” 탈출 후부터 마신 것이라고는 침과 먼지뿐이 없던 터였다. 비록 왕자가 품위를 지켜가며 물을 달라는 소리 따위는 하지 않았지만 가장 레벨이 낮은 만큼 체력 등도 약한 왕자의 목은 바싹 타 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고, 고맙소.” 띠링! 왕자가 말을 하지 않아도 목을 축이라는 말로 배려를 하는 카론 공작의 모습에 아제룬 왕자의 호감도가 소량 상승했다. 현진은 호감도가 올라가는 소리에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아 이게 얼마나 맑고 경쾌한 소리란 말인가? 크크크 가상현실에서는 목마름과 배고픔 등 고통이라 느낄 만한 감각은 최저치로 제한되어 있다. 때문에 현진은 굳이 물을 마실 생각이 없었지만 왕자가 마시는 것을 보자, 자신도 입을 대고 샘물을 마셨다. “물이 참 달군요.” “그렇소. 물맛이 이렇게 나는 것은 처음이오이다.” “왕자님. 이미 포트키로 들어왔을 것 같으니 이쯤에서 쉬다 가는 것이 어떻사옵니까?” “그리할까? 공작은 어떻소?” “전 괜찮습니다. 여차 해서 추격대가 여기까지 쫓아온다면 모두 제가 쫓아 버리도록 하지요.” “역시 믿음직스럽소 공작.” “왕자님이 드실 지는 모르겠사오나 일단 식사 준비를 하겠습니다.” 엘리넬은 카론이 잡은 토끼의 가죽을 칼로 벗기고 내장을 꺼내는 등 식사 준비를 서둘렀다. “먼지를 많이 뒤집어썼더니 몸이 찝찝하구려.” “죄송합니다. 왕자님께 그런 더러운 놈들의 피를 맞게 하다니…….” “하하. 그러지 마시오. 따지고 보면 공작은 나와 동급의 귀족이 아니오? 공작께서 더 고생하셨는데 내가 그런 것을 좀 뒤집어 쓰면 어떻소? 하지만 찝찝한 건 좀 그렇구려…….” 갑자기 아제룬 왕자는 미스릴로 만들어 진 경갑옷을 벗어서 던졌다. 곧이어 묶어 둔 머리를 풀고 속에 껴입은 고급스러운 비단옷 마저 벗어서 던져버렸다. “……!” 현진은 그 모습을 보고서는 놀라 잠시 패닉 상태에 빠졌다. 패닉 상태는 현진의 정신 상태에 따라 실제로 걸리는 상태 이상으로 현재 카론 레이드란 공작은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곧이어 화려한 자수로 된 천으로 묶였던 아제룬의 가슴이 개방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실크로 치장된 여성형 팬티 마저 흘러내리고 왕자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앉아서 쉬던 숲의 샘으로 뛰어들었다. 풍덩! “와, 왕자님!” “왕자님 이게 무슨!” 현진 뿐만 아니라 고기를 다듬던 엘리넬도 놀라서 외쳤다. 겉으로 보기엔 완벽한, 거시기도 없는 여자에게 왕자님이란 칭호가 조금은 어색할 법도 한데 그 둘의 호칭은 매우 자연스럽게 튀어나왔다. “왜들 그러시오?” 아제룬은 정녕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카론과 엘리넬을 바라보았다. 그, 아니 그녀의 짙은 냇가 같은 감청 빛 눈동자는 어린아이와도 같은 순진함을 머금고 있었다. “저, 저, 저 그것이…….” “하하하! 공작 얼굴이 빨개졌소. 다 똑같은 인간인데 보이는 것이 무엇이 부끄럽소? 공작도 들어오시오.” 아제룬은 물기 젖은 몸으로 냇가에서 나와 현진에게도 나체수욕을 권했다. 그녀의 알몸을 근접거리에서 보게 된 현진은 머리가 하얘지는 것이 느껴졌다. ‘어떻게 안 부끄러울 수가 있어! 여자가……같이 목욕하지고 하는 것이!’ “엘리넬 경도 잠시 그만 두고 몸을 좀 씻는 것이……?” “아, 아닙니다. 제가 어찌 왕자님과 같은 곳에 몸을 담굴 수 있겠습니까? 저, 전 요리를 할 채소나 찾으러 갔다 오겠습니다.” 엘리넬은 핑계를 대며 급히 몸을 피했다……라고는 하지만 왕자의 눈에 안 띄도록 큰 수목의 뒤에서 예리한 눈초리로 카론을 주시했다. 현진이 왕자에게 이상한 짓이라도 할 것을 대비하는 것이리라. 때문에 강제 추행 모드를 실행할 수도 있긴 했지만 그럴 경우 즉각 게임 오버가 될 것이다. “흠 아쉽구려. 같은 남자들끼린데 뭐가 저리 부끄러울꼬? 별 수 없군. 공작이라도 같이 데리고 들어가야 겠소.” 남자들끼리라니……아무리 게임이라지만 저 몸매에 저 나이 때가 되도록 자기가 여자라는 것도 모르고 살았단 말인가? “저……왕자님. 그것이 저희가 들어가면 시냇물이 더러워지지 않습니까?” “흐르는 물이오. 흐르는 물은 더러워지더라도 곧 정화된다고 들었소. 설사 흐르지 않더라도 물이 얼마나 더러워진다고 그러시오. 자 어서 들어오시오.” 확실히 이 세계에서는 더러운 물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하층민이 산다는 하수도 몇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전부 깨끗한 물이요. 보통 물의 100배를 상회하는 슈퍼 정화력을 지니고 있어 현대의 환경오염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살던 현진의 설득은 전혀 통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머뭇거리는 카론을 왕자는 짓궂게 잡아 당겨 호수 속으로 빠뜨렸다. 옷이 몽땅 물에 젖은 현진은 결국 왕자가 하라는 대로 따라 줄 수밖에 없었다. 게임 시나리오 작가의 의도대로라면 실제의 카론은 왕자가 도저히 남자 같지 않은 미소년이라고 알고 있었던 터라, 이런 왕자의 나신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는 내용이었지만 단순 역할만을 맡은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대충 알고 있는 상황이어서 실제의 카론과 같은 놀라움을 보일 수는 없었다. 다만……비록 가상현실이긴 하나 처음으로 이토록 가까운 곳에서 여자의 나신을 보면서 같이 목욕을 하는 경험은 숫총각 현진에게는 엄청난 자극으로 다가왔다. 현진은 몸에 항시 차고 다니던 레기우스와 카이나드 세이버를 내려놓고 하나 씩 옷을 벗었다. 앞에 미소녀의 나신을 보고 있자니 손이 떨려 단추가 제대로 풀리지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상반신을 노출한 카론 레이드란 공작. 현진은 그대로 물속에 몸을 담궜다. 차마 하체까지 노출할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왕자는 그것조차 용납하지 않았다. “공작. 뭐가 그리도 부끄럽소? 나는 아예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지만 그래도 대담하게 벗었소. 왜 그러는 지 모르겠구려. 자 어서 아래도 벗으시오. 위에만 물이 닿으면 찝찝하지도 않소?” “……푸웁!” 아무리 미연시 게임 속 벗어제치는 역의 공략대상 여성 캐릭터라고는 하지만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다니……쿨럭. 현진은 결국 왕자의 성화에 못 이겨 전신을 노출한 채 시원한 냇물에 몸을 담궜다. 왕자는 물을 몸에 끼얹다가 문득 자신의 가슴팍과 카론의 가슴팍을 보고서는 부럽다는 듯 한 마디 했다. “가슴이 탄탄하시구려……부럽소. 나는 이것이 쓸데없이 튀어나와서 생활하기에 불편하기만 하다오.” “크헉! 왕자님 정녕 모르시고 하시는 말씀이옵니까?” 현진은 생명체의 성이 두 개로 나눠져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것 같은 왕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도대체가 이거 어쩌란 말이냐 응? “무엇을 말이오?” “저와 왕자님의 차이를 모르시냔 말씀입니다.” 그러자 아제룬은 카론의 몸을 위에서 아래로 훑어보면서 말했다. “흐음……가슴은 내가 좀 더 크구려. 쓸데없이. 카론 공작의 어깨가 좀 더 넓고, 털이 좀 있으시구려. 그리고…….” 마지막으로 왕자의 시선은 물속에 잠겨 있는 그것에 향해졌다. 왕자의 표정이 가볍게 굳어졌다. “……이거 그거 맞소?” “……맞사옵니다만.” “내 것만 해도 무진장 작아서 눈으로 보이지도 않던데……역시 대단하시오.” 뭐가! “그런데 그건 왜 물어보시었소?” “저와 왕자님의 차이점을 보고도 생각나시는 게 없으십니까?” “뭐……거기가 꽤 크구려.” “그런 거 말고요.” “호오? 아래에는 이상한 주머니도 달려 있구려.” 현진은 얼굴이 극도로 달아올랐다. 이건 뭐……남녀라는 단어 자체를 모르나? 아까 남자들끼리라는 말을 한 것을 보면 알고는 있는 것 같은데……누구 놀리나? “왕자님은 이거 없으시지요?” “비슷한 건 있소. 거기 밑에 이상하게 뭉특 튀어나온 부분이 있긴 한데……공작은 그 뭉특한 부분도 커서 튀어나온 모양이오.” “……그건 비슷한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다른 기관입니다.” “다른 기관?” 왕자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카론을 똑바로 보았다. 호기심이 동한 표정이다. 그런 그녀의 표정을 보며 현진은 뭘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가 않았다. “그러니까 그것은 여자에게만 있는 기관으로서…….” “여자?” 왕자는 아주 의외라는 말투였다. “예? 여자가 무엇이 어때서……?” “그게 뭐요?” “…….” 현진은 정말로 할 말을 잃었다. 지금까지 여자가 뭔지도 몰랐다는 말인가? “저, 그러니까 왕자님의 아래에 있는 그 기관을 가진 사람을 여자라고 합니다.” “그게 무슨 말이오? 공작. 잘못 아셨구려. 나는 남자요. 이런 비슷한 기관을 가진 이들도 전부 남자고 카론 경처럼 그것이 없다 해도 남자요. 여자라는 건……흠 뭔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내 교육 담당이었던 클로디어스 백작이나, 어머님, 아버님 모두 여하튼 다른 개념이라고 말씀하시면서 넌 어엿한 남자다라고 하셨소이다.” ‘주입식 사상교육이 무섭긴 엄청나게 무섭군.’ 그렇다. 아제룬 드카시안의 역을 맡은 이 NPC는 기본적인 남녀에 대한 것과 성에 대한 것 모두가 전무한 상태로 태어난 것이다. 그의 기억 속에는 철저한 주입식 교육으로 남녀가 뭔지에 대해, 자신이 왜 남자인지에 대해 가르쳐 준 측근들뿐이 없었고 왕자라는 폐쇄적인 사회 위치에서 있다 보니 기존에 쌓인 지식을 깨뜨릴 수 있는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기도 매우 힘들었던 설정으로 이토록이나 벽창호가 된 것이었다. 오히려 현진이 잘못 알고 있다는 말로 몰아붙이는 아제룬에게 현진은 처음에는 황당함을 느꼈지만 그것이 호감으로 바뀌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토록이나 얼빵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모습을 보니 여자의 나체를 보고 숫총각의 금단증상이 나타나던 현진은 조금이나마 아제룬 드카시안이라는 자신을 남자로 알고 있는 여성 캐릭터에 대해 적응이 되는 것을 느꼈다. “일단은 제가 물러나지요. 하지만 언젠가는 확실하게 두 개념에 대해 알려 드리겠습니다. 왕자님.” //////////////////////////////// 시험이 끝났습니다. 내일부터 에볼루션 연재 재개합니다. /////////////////////////////// 참고로 이 소설은 게임! 을 배경으로 합니다. 그러므로 왕자가 19살이 될 때까지 자기가 여자란 것을 몰랐다는 황당한 설정 역시 가능합니다. TITLE ▶31111 :: 4. 능욕 루트 실패 섬마을김씨(lastride) 04-12-18 :: :: 8171 “흠……공작이 틀렸다고 해도……뭐 알았소. 여하튼 좋구려. 시원하고, 따스한 물이 아니긴 하지만 피로가 날아가는 것 같소.” 아제룬은 머리만 약간 남긴 채 전신을 시원한 물에 당구고 다리와 발만을 움직여 꼭 헤엄을 쳤다. 그렇게 아제룬이 조금씩 멀어지자, 현진은 그제 서야 흥분된 마음을 다스리고 나서 냇가에 들어온 본래의 목적인 목욕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그렇게 흥분된 마음이 가라앉자, 카론의 팽창했던 아들도 서서히 기를 잃고 수그러들었다. 그때였다. “공작! 이거 보시오! 공작의 거기가 자그마해지고 있소!” “예에?” 현진은 물밑을 바라보았다. 잠수로 체통도 잊은 채 아이 마냥 헤엄쳐 다니던 왕자가 레이드란 공작의 거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헙!” 현진은 숨넘어갈 듯한 소리를 내며 급히 거시기를 손으로 가렸다. 그 모습을 보며 왕자는 이상하다는 듯한 눈초리로 공작을 보며 말했다. “……이상하시오. 그것이 뭐에 그리 부끄럽다고 그러시오?” ‘……이 인간아 내가 너 맹키로 성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NPC로 태어난 줄 알아!’ 그러던 아제룬 왕자는 공작이 손으로 가린 그 부위가 갑작스레 팽창해서 손의 가려지는 범위에서 삐져나오는 것을 발견하고는 탄성을 질렀다. “이번에는 다시 커지고 있소! 공작!” 현진은 급히 나머지 손까지 이용하여 거시기를 가렸다. 보여줄 게 따로 있지, 팽창과 수축의 원리를, 그것도 여자 앞에서 보여줄 일이 있는가? 현진의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 철없는 왕자는 끝내 숫총각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알았소. 그렇게 보여주기 싫으면 내 것도 보여 주면 될 것 아니오.” 푸웁! 시스템 상 코피는 쏟지 않았지만 현진은 그 이상의 타격을 받았다. -상태이상 ‘패닉’에 걸리셨습니다. 현진의 사고회로는 완전히 정지해 버렸다. 뭐? 지금 내가 유치원 때 의사놀이 하는 것도 아니고, 음란 화상 채팅하는 것도 아니고, 뭐? 보여 줄 테니 보여줘? 아무리 뽕빨물의 캐릭터라지만 이건 좀 심한 거 아냐? 현진은 새삼 이것이 ‘미연시’ 라는 것을 다시금 떠올렸다. 노골적인 19금 게임. 김석진 회장이 여성부와 영등위를 평정하고 얻어 낸 북미버전의 수준. 여타 게임들과는 다르게 성이란 요소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그런 게임이라는 것을. ‘가만……내가 왜 이렇게 헤매는 거냐? 아무리 실제 여성이 앞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는 하지만 이건 엄연한 게임이다. 가상의 게임. 색마 김현진이 왜 이러냐? 응? 마우스 게임을 할 때는 온갖 짓거리를 다 하지 않았는가?’ 계속되는 자극에 헤매고 또 헤매던 현진은 드디어 각성을 시작했다. 색마에 능욕마로 자칭하던 그가 어찌 이런 사소한 유혹에 이리도 멍청하게 대처한단 말인가? 저쪽에서 먼저 꼬시면 나도 그에 맞춰 줘야지? “그, 그러……실까요?” 그러나 역시 우리의 숫총각 현진군은 마우스 버튼을 연타하던 게임과 실제로 눈앞의 여성이란 존재가 느껴지는 게임을 동일시 할 정도로 정신이 성숙하지 못했다. 어떻게 능욕모드로 해 볼까 했는데 막상 그렇게 말하려니 떨려서 죽을 것만 같았다. 사실 가상현실 미연시의 묘미라는 것이 만화 같은 데에서만 보던 그런 므흣~ 하고 엣찌~한 상황을 실제 같이 체험해 볼 수 있다는 것에서 가장 큰 매력을 느낄 수 있지 않은가? 하지만. 실전 같은 게임은 확실히 달랐다. 언제나 갈망해 오던 것이지만 막상 손에 잡을 수 있게 되니 경험이라고는 솔로 플레이밖에 없는 만년 총각 솔로부대에게는 이론만 빠삭할 뿐 실제 여성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이라고는 쥐뿔만큼도 없었다. 다만……패닉 상태에서 막 빠져 나가기 시작한 현진은 각성을 통하여 자신이 지금 뭔 짓을 하는 지도 모르는 상태에 이르렀다. 어리버리하다 보니 어느 새 거시기를 가리고 있던 손은 아제룬 왕자의 손에 의해 치워졌고 왕자는 카론 공작의 그것을 정녕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감상했다. “신기하십니까?” “그렇소. 거기다 엄청 딱딱해 지기까지 하다니…….” “자 그럼 왕자님도 한 번 보여 주실까요?” 현진은 제가 뭔 소리를 하고 있는 지도 모른 채 게임 진행을 계속했다. 상태 이상 ‘패닉’과 ‘흥분’ 이 두 가지가 동시에 걸려 버리자, 사고가 마비되어 이제는 완전 본능적인 욕구로만 움직여 버리는 몸이 된 것이다. “……볼 것도 없는데. 뭐 일단 보여주기로 했으니." 아제룬은 살의 윗부분을 손으로 끌어올렸다. 그러자 무엇 하나 없이 매끈한 아랫도리가 눈에 띄었다. ‘크오오오옷!!!’ 카론의 흥분지수가 점점 높아졌다. 상태이상에 빠진 그는 현진의 본성에, 카론 레이드란이라는 캐릭터의 냉정한 면이 더해져 완벽한 귀축마로 탈바꿈하려 하고 있었다. “한 번 만져 보겠습니다.” 카론의 입에서 잘도 그런 소리가 아무 망설임 따위도 없이 새어 나왔다. “그러……시겠소?” 손가락이 저절로 왕자의 다리 사이로 파고 들어간다. “웃!” “뭔가 들어가는 느낌을 받으셨겠지요?” “……그, 그렇소.” “본인과 왕자님의 차이는 이 구멍이 있는 아래 기관의 유무입니다. 아직 남녀의 개념을 완벽히 깨닫지는 못한 듯싶으니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지요. 하지만……어째 지금 여기 딱딱해 진 제 것과 묘하게 퍼즐처럼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드시지는 않으십니까?” “흐음 그렇겠구려. 공작의 그것이 이 안으로 들어온다면. 몸과 몸끼리 결합되지 않소?” “한 번 저와 그 결합을 해 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그래 볼 까요?” 왕자는 별 의심 없이 카론의 의견에 따랐다. -능욕 루트가 발동되었습니다. 도우미 인공지능 미사의 안내. 하지만 상태이상에 걸릴 정도로 몰입이 된 현진에게는 그 안내가 들리지 않았다. “다리를 들어 주시지요.” “아, 알았소.” 그렇게 현진이 자신도 모른 채 가상이긴 하지만 첫 실전 체험을 하려던 찰나였다. 서걱!!! CRITICAL HIT!!!! 갑작스레 카론 레이드란 공작의 체력 수치와 똑같은 데미지 표시와 함께 카론의 머리 위에는 크리티컬 히트라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피분수가 솟음과 동시에 레이드란 공작의 몸체는 연기로 화해 사라졌다. “헉!” 현진은 GAME OVER라는 화면을 보았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가상현실 운영체제하의 메인 화면으로 나온 현진은 도무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가 없었다. 버그라도 난 건가? 물론 그 의문에 관한 것은 인공지능 가상현실 네비게이터 미사가 답변해 주었다. -게임 오버입니다. “게임 오버? 언제?” -아무리 주인공이라고 해도 상태 이상에 빠져 버리게 된다면 이성적으로 게임을 플레이 할 수가 없게 됩니다. 그런데 마스터께서는 너무나도 흥분하신 나머지, 상태이상 ‘패닉’과 ‘흥분’을 동시에 걸리셨죠. 덕분에 카론 레이드란 공작은 마스터의 본능에 따라 마스터가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게임이 진행되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회상 모드에 기록된 것이 있으니 가서 보시지요. 현진은 미사의 말대로 회상 모드에 기록된 마지막의 기록을 열람했다. 거대 브라운관에서 상영된 영화와도 같은 기록 동영상에는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 아무 것도 모르는 아제룬 왕자에게 그것을 집어넣으려 하다가 뒤에서 달려 온 왕자의 호위기사 엘리넬의 위협 검격에 실수로 크리티컬이 뜨는 바람에 사망하는 얼빠진 모습이 기록되어 있었다. “뭐야! 제 3의 눈이란 스킬을 지닌 공작이 이렇게 허무하게 죽어버리는 경우가 어딨어!” -상태이상이란 것입니다. 특히 이번 리메이크 작에서 추가된 최음, 흥분, 혼란, 패닉 등의 상태이상은 여러 가지 효과가 있습니다. 방금 전 마스터처럼 여성과의 관계 이전에 지나치게 흥분하신다면 흥분의 상태이상이 걸리며, 왕자의 아찔한 말에 정신을 놓았다면 패닉에 걸립니다. 흥분의 경우 정사 시 조루증상이 나타나며 방어력 감소 상대편의 크리티컬 확률 상승 등의 효과를 지니며, 패닉의 경우 공작을 조종하는 플레이어의 의식관여를 금제해 버립니다. 등등 제 3의 눈이란 스킬을 무력하게 만드는 효과 또한 존재합니다. 매뉴얼을 다시 한 번 자세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전투 등의 RPG요소에서의 마스터의 강점은 잘 알고 있지만 미연시 루트에서의 능숙도는 많이 낮으십니다. 이럴 때는 다른 플레이어의 공략집과 팁을 숙지하시고 플레이 하시는 방법을 권장합니다. “하! 웃기지마. 미연시 경력 11년인 내가…….” -전부 마우스 게임으로요. “……” 그 말을 듣자, 현진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겸허히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번역 안 된 일본판 마우스 미연시에서는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했던 현진이었지만 가상현실 미연시를 플레이 하다 보니 날개는 물론이고 이번에는 루시페리아 R에서도 헤매고 있었다. 물론 대충 스토리나 능욕 부분에 관해서는 빠삭한 그였다. 다만 그놈의 경력 11년이라는 자부심이, 게임 진행 방식이 전혀 틀린 가상현실 미연시를 안일하게 보는 사고를 불러 일으켜 이렇게 지속적인 게임 오버를 당하는 결과를 낳게 한 것이다. “미사. 이만 나갈게.” -알겠습니다. 마스터. 제 메시지가 끝나면 착용하신 접속 헬멧을 벗어주십시오. 그럼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현진은 헬멧을 벗고 한 쪽 구석에 처박혀 있는 컴퓨터의 전원을 가동시켰다. 인터넷을 사용해서 공략집을 찾아 보려는 심산이었다. TITLE ▶31191 :: 5. 공략집. 섬마을김씨(lastride) 04-12-19 :: :: 11637 루시페리아 R 공략. 작성자 : 섬마을김씨 -무단 불펌을 금합니다. 에 아마 이 게임을 접하신 분들 중에 마우스 미연시를 한 번도 해 보지 않으신분은 없다는 가정 하에 먼저 한 가지 못 박아 두겠습니다. 그것은 바로! 컴퓨터로 하는 마우스 미연시와 같은 것으로 보면 백전백패, 절대 낭패, 완전히 생 노가다만 하게 된다는 겁니다. ‘날개’를 해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SD소프트 사 제작진들의 경고를. 맨 처음 일어나는 유지나 구출 사건……극악이죠. 가상현실 미연시는 손과 머리로만 하던 기존의 마우스 미연시와 똑같이 만만하게 보시면 안 됩니다. 공략집의 서두에 현진은 납득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두 가지 루트에 대해서 설명 들어갑니다. 아실만한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일단은 설명해 드리지요. 루시페리아 R은 가상현실 미연시 작들 중 치한 소아과와 마찬가지로 능욕과 순애 루트가 나뉘어져 있습니다. 한 가지 말씀드리건데. 미연시에 자신이 없으시거나, 실제 여성을 눈 앞에 두고는 완전 쑥맥인 분들은 어설프게 능욕 루트로 가시지 마시고 단순 순애 루트로 클리어를 하실 것을 권장합니다. 확실히 이런 미연시의 목적인 남성의 성욕 충족이란 요소를 채우려면 능욕 루트가 매력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전작 치한 소아과의 충격적인 엔딩 처럼. 능욕 루트를 함부로 선택했다가는 게임 오버 수십번씩 하기 마련입니다. 명심해 두십시오. 자 그럼 공략 시작합니다. 아직 저도 다 클리어 하지는 못했던지라 아제룬 드카시안과 제르난드 후작의 두 쌍둥이 리엘란과 리엘르 시나리오에 대해서만 공략하겠습니다. 앞으로 꾸준히 공략을 올릴 예정이지만……동인 모드 등에 대해서의 문의는 씹겠습니다. 기본적으로 루시페리아 R은 롤플레잉 게임을 배경으로 합니다. 주인공은 카론 레이드란 공작과 아제룬 드카시안 왕자로 이 둘로서 루시페리아 왕국을 되찾는 다는 것이 주된 스토리입니다. 사실 이 RPG 요소에 대한 공략은 원작 루시페리아가 출시되면서 많이 나온 상태이니 이것 역시 생략토록 하겠습니다. “그래 생략해라. 그건 내가 다 알고 있다.” 1. 아제룬 드카시안 능욕 루트 공략 기본적으로 왕국을 되찾는다는 소기의 목적과 대륙의 위기 등을 구해 내면 엔딩을 볼 수 있는 루시페리아 R은 그 마지막 목표만 어떤 수를 써서 달성만 한다면 그 이전에는 무슨 짓을 해도 다 되는 시스템입니다. 다만 공략이라는 것은 어떠한 일정한 틀을 가지고 해야 하기 때문에 별 수 없이 이렇게 공략합니다. 일단 초반 레이드란 공작 저택에서 탈출할 때에는 무조건 포트키로 가십시오. 다른 곳으로 갔다가는 빠져나가기도 보통 힘든 게 아닌데다가, 포트키에서 만날 수 있는 동료들이 없이 게임을 진행해야 합니다. 어차피 카론 공작 하나면 다 때려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은데. 후반 가서 카론 혼자 살아있고 나머지 다 죽으면 게임 정말 재미없어집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호감도를 올리는 방법은 역시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 주는 것과 소위 온라인 게임과 같은 몸빵을 해주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초반에 카론 레이드란 공작의 속성을 다른 걸로 바꾸고 플레이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거 안 좋습니다. 레벨 80이면 후반부에서도 먹히는 수치이니 굳이 레벨 올릴 필요도 없고 지속성을 지니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호감도 올리는 방법인 위기에서 대신 몸을 날려 칼을 맞거나, 여성 캐릭터를 위해 몸빵을 해 주는 등을 수행하기에 아주 좋습니다. 또한 성속성에 비하면 적지만 그래도 여타 속성에 비하면 훨씬 많은 보조마법들을 통해 여성 캐릭터들을 어느 한 명만 집중적으로 봐 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처음에 아제룬 왕자와 함께 탈출할 때. 말이 없을 것입니다. 포트키 쪽으로 가시다 보면 말을 탄 적들의 기마병을 처치하고 말을 얻을 수 있는데 아무리 빠른 속도로 달리는 카론 공작이라고 그냥 말 안 타고 가시면 안 됩니다. 물론 단 두 필의 말 밖에는 없겠지만 여기서 레이드란 공작은 말을 못 타는 척 티를 내야 합니다. 그럴 경우 아제룬 왕자의 말에 같이 타고 갈 수 있는데 그럴 경우 아제룬 왕자의 엉덩이에 플레이어의 거시기가 닿는 므흣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신 엘리넬의 호감도가 약간 떨어지므로 아제룬을 공략할 때만 그렇게 하시는 게 좋습니다. 다음 스테이지는 살레드리안 숲일 겁니다. 여기서 아제룬 왕자의 알몸을 보며 같이 목욕을 하는 분기가 나오는 데. 여기가 제일 중요하므로 잘 대처해야 합니다. 능욕 루트로 접어드는 첫 걸음입니다. 일단 절대 냉정하십시오. 그리고 결코 패닉 상태나 흥분 상태에 걸리시면 안 됩니다. 만약 그렇게 될 경우에는 세이브 한 것을 로드 하십시오. 순애 루트로 가신다고 해도 이 이벤트는 매우 중요하니, 숙지해 두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 여기서 그냥 아제룬 왕자를 뿌리치고 같이 목욕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녀의 호감도가 조금 많이 하락합니다. 그러니 부끄럽다고 포기하시지 말고 이건 미연시다. 하면서 일단은 벗고 같이 뒹굴어 주십시오. 아마 왕자가 아무 것도 모른 채 성적인 접촉을 해 올 겁니다. 제 3의 눈 스킬이 카론에게 기본적으로 있으니 뒤에서 엘리넬의 왕자의 순결을 구하기 위한 습격에서는 자유로울 겁니다. 다만 패닉과 흥분 상태라면 제 3의 눈 스킬은 발동되지 않으니 유의하십시오. 초장부터 뽕을 뽑는 것도 나쁘진 않습니다. 특히 여기서 가장 이상적인 능욕은 공작을 공격한 엘리넬까지 벗긴 채 승자의 포효 시스템을 이용 아제룬 왕자와 함께 동시에 상대하는 2:1로서 나름대로 실전 경험도 많으시고 테크닉도 된다고 자부하시는 분들은 이 루트로 가시면 진정한 능욕 루트를 즐길 수 있습니다. 자기가 정력이 딸린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카론 레이드란 공작의 체력수치에 따라 가상현실에서의 정력은 매우 강력한 편이니 마음대로 하십시오. 왕자를 범하려 할 때 후방을 노리는 엘리넬의 공격은 패닉이나 흥분 상태에서는 거의 90%는 크리티컬 뜹니다. 안 뜨신 분들도 있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확인 불능이니 거의 죽는다고 보셔야 됩니다. 노가다 하는 건 안 말리겠습니다. 어쨌든 상태 이상 없는 상태에서 엘리넬이 공격을 해 오면, 제 3의 눈 스킬을 이용해서 피하는 분들 있는데. 절대 피하면 안 됩니다. 피할 경우 그 공격이 왕자에게 맞게 되고 그럴 경우, 게임 오버 된다는 것쯤은 알고 계실 겁니다. 상태이상 없으면 크리티컬이 떠도 카론의 체력이 그렇게 많이 닳지는 않습니다. 엘리넬은 애초에 카론을 죽일 의사는 없이 단순히 왕자에게서 떼어 놓으려는 것이 목적입니다. 여기서 왕자가 엘리넬에게 화를 내며 이게 무슨 짓이냐 어쩌냐 할 겁니다. 그러면 엘리넬은 알아서 자리를 비켜주면서 카론에게 이러지 말라고 간언하는데, 여기서 그녀의 의견을 받아들이면 능욕루트로 가는 분기는 사라지고 왕자와 엘리넬의 호감도가 동반 상승합니다. 유념하시길. 엘리넬의 말을 무시하고 그대로 하던 일을 계속한다면 왕자 능욕 루트로 가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엘리넬 경도 같이 하지 않겠나? 등의 말로 설득한다면 2:1 능욕 분기로 가실 수 있습니다. 단! 누누이 말하는 건데 이 게임은 선택지로 진행되는 게임이 절대 아닙니다. 어느 정도 논리적인 말빨과 화술 등에 자신이 있는 분들만 하십시오. 한 헛소리를 늘어놓으면 호감도도 떨어지고 선택지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자들을 꼬실 때 시적인 문구를 이용하는 것도 상당히 효과가 좋습니다. 그러니 문학 공부를 조금 하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어쨌든 여기서 능욕 분기가 뜹니다. 능욕 루트가 다 그렇듯이 나머지는 굳이 공략 하지 않겠습니다. 순애 스토리의 경우에는 여기 저기 공략할 것이 많은데 능욕 스토리의 경우. 모든 것이 섹스를 얼마나 잘 하느냐로 귀결됩니다. 그럼 거기에 대해서 공략을 해 보겠습니다. 왕자는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줄을 모릅니다. 그러므로 여타 캐릭터들에 비해서 능욕 루트 공략이 매우 쉬운 편이죠. 몇 가지 팁을 드리자면 절대 냉정함과, 열렬한 애무, 아이템의 적절한 사용입니다. 다른 여성 캐릭터들이라면 능욕 루트 분기를 한 다음에도 카론이 먼저 찾아가 건드리지 않는 한은 먼저 카론의 방에 찾아와 옷을 벗거나 하는 경우는 서큐버스 헬루나 양 외에는 아제룬 왕자가 유일합니다. (꼬마 성직자 메르피 양 역시 가능하긴 합니다만 복잡한 이벤트를 거쳐야 합니다. 이건 메르피 양 공략 때 넣도록 하죠.) 그러나 이렇게 찾아오게 만드는 것도 처음 주인공이 잘 해야 합니다. 실전 연습이나, 완전 능욕물인 미행 9나 치한소아과의 어린이 능욕 루트 등을 해 보며 연습을 해 두시기를 권장합니다. 처음부터 삽입하면 그야말로 좆됩니다. 절대 그러지 마시고 위에서 팁을 드렸듯이 냉정함을 유지하여 상태이상에 걸리지 않는 것과, 힘들더라도 열렬한 애무(성행위 모드 발동시. 루시페리아 R에는 흥분도 지수가 뜨는데 그것을 확실히 올려놓아야 합니다.)를 하십시오. 그리고 군자금이 부족하더라도 행상인의 물건은 꼭 사두셔야 합니다. 최음약과, 판타지 세계관에 있어서는 안 될 진동 뭐시기 등을 이용하시면 굳이 오랜 애무를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여성을 상태이상 최음으로 만드는 것도 좋습니다. 카론 공작의 정력은 그야말로 끝내줍니다. 다만 흥분 상태일 경우 너무 빠르게 싸질러 버립니다. 이거 조심하셔야 합니다. 절대 흥분 상태에 빠지지 않게 조심하시고 정히 그런 거 못 참겠다 하시는 분들은 군자금등을 털어 각성제를 복용해가며 하시든지, 모 퀘스트를 통하여 느리고 오래가는 정력제 등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위의 사례대로 떨지 않고 처음에 여성 캐릭터를 완전히 미치도록 만들어 놓으면 이후는 일사천리입니다. 단 왕궁 무도회 등등에서 능욕하는 것은 삼가야 하고, 또 암흑마왕 드라이어스와 마주쳤을 때 발기 불가능의 저주에 걸렸을 경우. 그것을 빨리 푸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필수 아이템 비오그라 : 발기부전 치료제. 드라이어스의 발기 불능 저주에 걸렸을 때. 이벤트 아이템으로 복용해야 한다. 포트키의 수도 루페른 성인용품점 주인 마르스에게 퀘스트를 받아 얻을 수 있다. 에노자이저 : 느리고 오래가게 만들어 주는 조루증 예방제. 포트키 기사단에서 팔굽혀 펴기 1천 번을 하면 얻을 수 있다. 위의 아이템들을 얻는 것은 필수입니다. 기타 최음약 등의 아이템도 마르스의 성인용품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능욕 루트는 위의 사항만 잘 지키신다면 대부분 동일합니다. 키포인트는 얼마나 여자를 만족시키냐는 것. 앞으로 능욕 루트 부분은 가장 중요한 처음 능욕 루트로 갈 수 있는 분기와 마왕의 저주 등. 위기 상황에 대한 것만 공략하겠습니다. 단 역시 스토리는 단순 능욕보다는 순애 루트 쪽이 더 좋습니다. 어지간하면 순애 루트로 간 다음 능욕을 시작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아제룬 드카시안 능욕 루트 총정리. - 처음 탈출 및 목욕 장면에서 엘리넬의 습격을 받아 죽지 않을 것. - 처음 능욕 루트 접어 들 때 바로 삽입하거나 하지 말 것. 그럴 경우 아프단 인식으로 성교를 피하게 됨. - 호위기사 엘리넬을 떼어 놓을 것. - 성에 대한 지식이 없으므로 밤에 찾아오면 무조건 상대해 줄 것. - 그러나 낮에 찾아오면 이상한 수치가 쌓이므로 되도록이면 사람이 안 보는 데에서 할 것. - 발기부전 저주에 걸렸을 때. 그게 왜 안 서는 지 이해하지 못하므로 빠른 시일 내로 병을 저주를 치료할 것. - 철저히 피임을 할 것. 왕자 배가 부풀러 올라오기 시작하면 게임하기 난감해짐(왕국을 되찾는다는 게임의 목적을 완수하기 힘들어짐) - 항문 쪽으로는 하지 말 것. 싫어함. - 때리지도 말 것.(거의 공통) - 애무도 좋아하지만 오랫동안 끈질기게 하는 것도 좋아함. - 평상시에 손가락을 핥아 주면 좋아함. - 퓨리나 공주와 잠자리를 같이 하게 하지 말 것. (여자와 남자의 차이를 알게 되고 공작이 자신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알게 됨) - 마왕에게 강간당하지 않도록 할 것. - 포르노이 교주에게 잡혀가지 않도록 할 것. - 2왕자파에게 잡혀가지 않도록 할 것. 등등입니다. 순애루트로 많은 호감도를 올려놓은 뒤 능욕루트를 간다면 몇 가지 사항은 무시하고 건너 뛰어도 됩니다. 그럼 순애 루트 공략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현진은 그만 공략집이 써져 있는 문서 파일을 실행 종료시켰다. 너무 길었다. 처음과 테크닉에만 신경을 쓰는 능욕 루트가 이런데, 어느 세월에 나머지 것들을 다 보겠나? 현진은 가상현실 게임기와 컴퓨터를 연결했다. 그런 다음 게임기 속에 있는 미사의 인공지능 폴더에 공략집을 복사했다. 이 데이터를 복사해 놓으면 나중에 알아서 미사가 이 공략집 대로 충고를 해 줄 것이다. “이 자식 정말 대단한데 누구야 도대체?” 현진은 이렇게 긴 공략집을 써 놓은 닉네임 섬마을 김씨에게 의문을 느꼈다. 루시페리아를 완전 클리어 하는데에 걸린 시간은 거의 하루 종일 게임만 했어도 약 한 달 반 가량 걸렸었다. 루시페리아 R이 출시된 지는 약 두 달. 그 사이 어떻게 쌍둥이 성기사와 왕자, 이 둘을 다 클리어 했을까? -새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컴퓨터에서 메시지 알람 소리가 들려왔다. 현진은 그 소리에 인터넷을 실행시켰다. 자기에게 올 메일이래봐야 스팸 메일 몇 개가 전부겠지만 그래도 받은 편지함에 편지가 0개 이상일 경우 생기는 괴상한 찝찝함에서 였다. 받은 편지함에 1통의 편지가 있었다. 현진이 편지 일람을 클릭하자, 뜬 편지 목록들에는 현진의 두 눈을 동그랗게 뜨게 만드는 발신자의 편지가 있었다. “흠……벌써인가?” TITLE ▶31368 :: 6. 미폐모 섬마을김씨(lastride) 04-12-22 :: :: 12470 현진은 간지러운 아랫도리를 벅벅 긁으며 한 층에 여러 세대가 사는 다세대 아파트의 1층에 도착했다. 그가 소속되어 있는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의 폐인모임. 미폐모의 모임이 있는 날. 현진은 평소 집에서 입던 옷과 다를 바 없는 복장으로 자취방에서 약 10분 거리 가량 떨어진 친구. 김성재 군의 아파트로 찾아왔다. 원래 정모라 함은 카페 등지에서 만나 노래방 등을 가는 등의 노는 코스로 정해져 있다면, 이 모임은 워낙 은밀스럽고 양지로 나와서는 안 될 모임으로서, 회원들의 거처를 정모의 거점지로 삼고 있었다. 현진은 109호의 초인종 벨을 눌렀다. 딩동. 요새는 지문인식이나 망막 체크로 문이 열리는 복잡한 기계가 설치된 아파트들이 태반이었지만 이런 영세민 임대 아파트에는 아직도 구식 초인종이 달아져 있었다. “어, 어서와.” 165가량 되어 보이는 키에 어리버리한 인상. 그럼에도 안경을 써 왠지 모르게 범생틱해 보이는 낮은 목소리의 사내가 현진을 반가이 맞이했다. 사내의 이름은 김성재. 이 집의 주인이자, 폐쇄적인 모임인 미폐모의 일원으로 순박하게 보이는 겉모습과는 다르게 마스터베이션 내공을 12성까지 완성한 솔로 플레이의 최강자이자, 범죄 성향으로 취급 받는 유부녀 취향을 지닌 위험한 녀석이었다. “야 얼릉 와라.” 구질구질한 집구석 한 가운데에서 냄비안의 라면을 홀짝거리고 있는 세 명의 냄새나는 사내 중 한 명이 손을 흔들었다. “에휴. 이 모임은 역시……어째 변한 게 없냐?” “그러게.” 현진은 한숨을 쉬며 신발을 벗어 놓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총 5명. 원래 두 명이 더 있어야 했지만 그 중 한 명의 연락은 이미 두절된 지 오래였다. “야. 녀석 연락은 아직도 없냐?” “있을 리가.” “그러겠지.” 현진과 성재가 언급한 녀석은 이 미폐모의 첫 창시자이자, 여기 이 폐인들을 미소녀의 세계로 인도한 메시아의 이름이었다. 고교 시절. 그는 학교 컴퓨터로 당당히 성인 미연시를 일본어도 모른 채 클리어 해 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연결된 TV로 보여주면서 신도들을 러 모았고 그때의 이들이 미폐모를 결성하여 고교 졸업 이후에도 음지에서 활동을 계속하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 현진은 지금 남아 있는 5명 중에서는 가장 미연시를 오래, 그것도 많이 접해보았다고 자부했지만 8살 때부터 미연시를 플레이 해 온 그에게는 상대가 안 되었고 결국 그에게 감화되어 미폐모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현재 그는 미연시 시나리오 작가가 되겠다고 서울로 상경한 뒤 연락이 두절되었다. “야 이 냄새나는 놈들아. 이제 그만 양지로 나갈 때도 되지 않았냐? 아무리 총 인원 7명의 영세 단체라고는 해도 좀 밝은 데서 만나자, 햇빛도 안 드는 유부녀 마니아 놈 집에서 이게 뭐 하는 짓거리냐?” 현진은 라면을 처먹고 있는 친구들에게 호통을 쳤다. 좀 정상적인 정기모임 같아야 올 생각이 드는데. 이 모임은 그저 친구들끼리 모여서 노는 것 외에는 별 반 다를 바가 없는 모임이었다. 단지 정기적으로 이렇게 모인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모여서 봉 하나를 선택하여 맛난 거나 시켜 먹고 미연시에 대한 토론이나 하는. 그런 그다지 오고 싶지도 않은 모임이다. “흐아암. 별 수 있남. 사람들 보는 데에 나가기 귀찮잖아? 안 그래?” 스물이 넘은 주제에 아직도 얼굴에 여드름이 가득한 곰보에 항상 붉은 얼굴에 땅달보인 정진이 현진의 말을 받았다. 그는 이 모임 회원 들 중에서도 위험한 사디스트 성향을 지닌 녀석으로, 본인은 부정하지만 확실한 S였다. 정진의 말에 나머지 놈들은 전부 고개를 끄덕였다. 그다지 활동적인 녀석들이 아니었던 지라, 그들은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를 싫어했다. 그나마 여기에 이렇게 모이는 것도 정기적으로 모여 바꾸는 미연시 타이틀에 관심이 있거나 물주의 주머니를 털어 귀찮은 밥이나 때우자는 생각으로 나온 놈들이 대부분이다. 현진은 냄새나고 구질구질한 집안을 한 바퀴 뒤돌아 본 뒤 말했다. “……후우 젠장. 근데 재경이 놈은 왜 안 오냐?” “돈으로 밑 닦는 분이 어련하시겠어. 그놈은 가상현실 게임기도 있잖아.” 미폐모 회원들이 알기로는 이 중 가상현실 게임기 SD폴더2를 가진 사람은 집안이 가장 부유하고 이 자리에는 아직 오지 않은 오재경. 그놈뿐이었다. 물론 현진도 SD사의 평생 고객으로 등록되고 나서는 공짜로 받은 것이 있긴 했지만 그동안 재경이 이 망할 변태들에게 얼마나 벗겨 먹히며 고생하던 꼬라지를 보던 현진은 은연중에 가상현실 게임기가 있다는 것을 이들에게는 숨겼다. “그 자식까지 오면 안 그래도 드럼통이 두 개나 있는데 완전히 이 집안 꽉차겠구만.” 비만인구가 늘어남과 동시에 활동량이 적은 미폐모 회원들은 반절 가량이 비만환자였다. 성재와 현진. 그리고 종원과 사라진 그를 제외하면 세 명이 비만. 비만이 그다지 심하지 않은 정진까지 뺀다 하더라도 나머지 둘은 미연시 등에서 자주 보던 안경 돼지의 패턴을 그대로 계승하는 폐인들이었다. “그래도 그 자식이 벗겨먹기는 제일 안 미안하잖아.” “하긴 뭐 그렇다.” “뭐 어여 앉아라. 형식적이지만 앞으로 이 단체의 존속에 대해 논의해 보자.” 종원의 말에 서 있던 성재와 현진은 좁은 거실에 있는 원형 밥상 앞에 둘러앉았다. 변변찮은 소파도 없었다. “언제는 그런 거 따지고 살았냐? 그냥 이대로 우리끼리 친목이나 다지면서 게임이나 교환하면서 놀면 되지.” 투 피그즈의 한 명인 점털 한진석군이 냉소적인 말투로 한 마디 던졌다. 그는 살인 등의 잔혹한 그림이 나오는 미연시를 특히 즐겨하는 무서운 녀석이었다. 배가 갈라져 내장이 튀어나오는 여성과의 관계 장면과, 몸체가 완전 다 잘려나가고 하체만 남아 있는 여성과의 관계, 찢겨져 죽은 여자 나체가 나오는 등의 도저히 맨 정신으로는 아무리 미연시 매니아라도 보고 하기 힘든 그런 잔혹 하드코어 류를 즐겨 하는 정말 으스스한 놈이었다. “얌마 우리가 지닌 미연시 자료를 공유시장에 내어 놓는다면 사이버 머니를 크게 벌 수 있다고, 그런 것을 바탕으로 해서 미폐모의 회원들을 늘려가서 이 나라를 전 세계에서 가장 성이 자유로운 나라로 만들겠다는 녀석의 유지를 이어야지.” “그 미친 자식 유지는 이어서 뭐 하나? 그리고 죽은 것도 아니잖아.” “……뭐 그건 그냥 핑계고, 언제 껏 우리도 이렇게 마스터베이션, 혹은 솔로 플레이 혹은 DDR 혹은 양촌리 딸딸이만 하고 살아야 겠냐고? 가상현실 미연시 해 보고 싶지도 않냐? 네 녀석들은?” “흐아아! 그 소린 하지마! 그건 우리 같은 일반 서민이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현진은 이 놈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가상현실 게임기가 조금 비싸긴 해도 컴퓨터 한 대 값 이상 나가는 것은 아니었다. 아르바이트만 해도 한두달 가량이면 금방 모아서 살 수 있는 그런 것을 가지고 서민이니 어쩌니 들먹일 필요는 없는 것……은 아니었다. 현진만 해도 공짜로 받기 전 까지는 살려고 알바를 하기는 했으나 집에만 있는 주제에 뭐 그리도 살 것이 많은지 그저 돈이 생기면 새로 나온 마우스 미연시 패키지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둥. 지르기를 계속하면서 돈을 허비해왔었다. 종원은 자신이 가지고 온 미연시 CD들을 모두 꺼내놓으며 말했다. “이것들을 다 팔면 가상현실 게임기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나온 네 개의 가상현실 미연시 중 두 타이틀은 살 수 있을 거다. 모두의 것을 모아 판다면 우리 모두 한 대씩의 게임기를 살 수도 있고말야. 이제 옆 섬나라 일본이 만든 오니짜앙~과 알아 볼 수 없는 비 한글화 대사에 마우스와 엔터키만 연타하던 과거를 청산하고 가상현실 미연시 폐인 모임. 신 미폐모를 만들자 이 말이다!!!!” 종원의 외침에 동의하는 성재는 박수를 쳤다. 그러나 진석과 정진은 그 말에 회의적이었다. “거기서 거기인 미연시다. 이걸 모으는 데 얼마나 많은 돈이 들었는데 이 컬렉션들을 함부러 팔아치우자고? 차라리 은행 융자를 받아 사는 한이 있더라도 난 이걸 포기 못해!!! 으헝! 미나와 짜~앙!” 진석은 CD에 그려진 미소녀 그림을 얼굴에 대고 비벼댔다. 묘하게 변태 스러운 모습이다. “얌마! 너는 평생 허리운동 한 번 안 해볼텨!” “그래도 이건 포기 못한다니깐! 마우스로 하는 것에도 정이 들었단 말이야.” 한동안 미폐모 회원들은 둘로 나뉘어 싸움박질을 시작했다. 그런 두 패거리들을 현진은 한심한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잘 논다.’ 그야 말로 있는 자의 여유였다. 변혁을 위해 구시대의 유물들을 중고 시장에 팔아치우자는 쪽과, 변혁에는 찬성하나 구시대의 유물들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급진개혁파와 온건개혁파의 싸움. 그러나 이미 혁명에 성공한 현진의 경우. 제 3자의 입장에서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싸움 구경을 할 수 있었다. “현진아 넌 어떻게 생각하냐?” “나?” 2:2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현진의 의견은 사실상 미폐모의 향후 방향에 커다란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다. “흐음…….” 이 모임에서 실제 이렇게 뭔가 회의를 하고 찬반양론 의견 분열이 되는 토론회는 처음이었던 지라, 현진은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가상현실 게임기를 가지고 있는 부르주아의 입장에서는 수집해 놓은 마우스 미연시 게임들을 팔아치우자는 안건에는 동의할 수가 없었지만 문제는 도대체 언제까지 이 녀석들에게 가상현실 게임기 보유를 숨길 수 있느냐였다. 만약 현진에게 가상현실 게임기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된다면 현진은 날마다 이 냄새나는 손님들에게 제 자리를 빼앗기는 신세가 되고 말 것이다. 그러자면 차라리 지금 이 미폐모 소유의 수백장이 넘는 미연시 타이틀을 팔아치우고 이 녀석들에게도 한 대씩의 가상현실 게임기를 갖게 해 주는 것이 안전할 수도 있었다. 그때였다. 딩동! “야! 나왔다!” 돈지랄 처바르고 다니는 부유층 자제 오재경의 등장이었다. 돈 처바른 양복 쫙 빼입고, 스포츠카 몰고서 나이트클럽을 활보하는 초 미남……은 아니고 양복 쫙 빼입고 스포츠카 모는 것 까지는 맞는데 문제는 드럼통 외모로 인하여 여자들에게 인기가 없어, 돈은 많아도 그 역시 미연시를 통한 싱글 플레이나 하고 있는 미폐모의 일원이었다. 그가 들어오자마자 남성의 분비물 썩은내가 나던 집안에 침 넘어갈 듯한 구수한 냄새가 가득찼다. 부르주아에 돈지랄한다고 따돌림을 당하는 녀석이었지만 그래도 친구들을 위해 돈을 쓸 줄은 아는데다가 돈이 좀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미폐모 일원들과 비슷한 처지였기에 장난스럽게 ‘돈 많아서 놀아 준다’ 라고는 하면서도 마음은 통하는 그런 녀석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살쪄서 귀여워 보이는 녀석의 낯짝보다는 재경이 들고 온 비닐 봉투 속의 먹을 것에 관심이 더 많이 가는 미폐모 친구들이었다. 어이 방금 전 라면 먹지 않았냐? “크하하핫! 먹어라! 친구들아! 오늘은 본좌의 기분이 너무나도 좋노라!” 본좌는 무슨 얼어 죽을. 그러나 먹을 것에 약한 미폐모의 일원들은 재경에게 충성을 다짐하며 칼로리 가득한 기름진 음식에 손을 댔다. 현진도 닭다리를 하나 집어 물고서 막 먹기 전선에 참여하려는 찰나, 재경이 다른 봉투 속에 무언가를 꺼내 보이며 자랑을 하기 시작했다. “동지들! 이것이 무엇인지 그대들은 알고 있나? 응?” 재경이 꺼내든 박스를 보자, 길거리에 떨어진 온전한 담배꽁초 하나에 목숨 거는 노숙자들처럼 음식에 달려들던 미폐모 회원들이 순간 행동을 멈췄다. “이, 이, 이건!!!” 미행 9의 한정 판매 500카피 본. 그것이 지금 재경의 오른 손에 잡혀 있었던 것이다. 특히 현진은 그것을 보자 완전히 눈이 돌아갔다. SD소프트 사에서 보내 줄 고객 증정용을 기다리면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었지만 그에게는 지금 당장 저것이 무진장 필요했다. 현진이 얻은 정보로는 미행 9은 전철 치한 및 몰래 훔쳐보기 모드 등이 강화되어 그야 말로 진짜 능욕을 즐길 수 있는 완전 능욕물 이었다. 루시페리아 R처럼 어설프게 능욕 루트가 존재해 그것으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어지간한 노가다가 필요한 것이 아닌. 그저 슬슬 따라가서 붙잡아 놓고 바로 능욕 모드로 들어가는 특성의 게임인지라, 가상현실 미연시에서의 능욕에 익숙치 못한 현진에게는 탐이 날 수밖에 없었다. 호감도니 뭐니 따질 필요 없이 그저 덮쳐서 능욕 모드가 발동하면 저장해 둔 뒤. 언제든 실전 연습을 할 수 있는 그런 게임 아니던가? 특히나 가상현실 미연시에서는 그 기를 못 펴고 있는 현진에게는 당장 꼭 필요했다. 패키지를 열어서 CD 및 매뉴얼을 꺼내며 자랑을 치는 재경. 현진은 화장실에 가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재경이 있는 화장실 쪽으로 걸어갔다. 그런 현진의 앞머리는 묘하게 내려와 눈을 가렸다. 탁! “응?” 현진은 잽싸게 재경의 손에 들린 미행 9 CD를 나꿔챘다. 잠시 얼빠진 모습으로 보던 재경은 현진이 장난치려는 줄 알고 도로 그의 손에서 CD를 뺏으려 했다. 기껏해야 왼손, 오른손 이렇게 돌리면서 안 주려는 듯한 모션을 취할 것이다. 란 안일한 생각을 하며. “미안하다 재경아.” “어?” 그러나 현진은 장난을 치는 웃음을 띤 표정이 아닌 뭔가 비장하고도 정녕 미안해 죽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재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곧바로 현관으로 달려가 문을 열고 뛰쳐나갔다. “야 임마!” 그제야 상황 파악이 된 재경도 패키지 속 내용물들을 그대로 원탁에 놔 둔 채 미행 9을 들고튀는 현진을 쫓아서 달려 나갔다. 현진은 CD를 들고 그다지 빠른 발걸음은 아니지만 그래도 100M를 15초에 주파하는 달리기로 성재의 집에서 도망나왔다. 이대로 집으로 달려가 문 딱 잠그고 가상현실 세계로 빠져들어 버린다면 대문 앞에서 재경이 무슨 생지랄을 떨던 씹어버릴 수 있었다. 100미터 15초. 절대 빠른 속도라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급히 뛰쳐나오느라 신발도 안 신은데다가 완전 드럼통으로서 100미터를 20초 안에 달릴 수나 있을지 의심스러운 재경에게서 도망치는 것이었기에 현진은 여유롭게 그를 따돌리고 도망칠 수 있었다. “미안하다 임마. 이 형님이 먼저 쓰고 가상현실 게임 세계에서도 능욕마의 명성을 되찾게 되면 기꺼이 도로 갖다 바치마.” 그러나 겉은 애써 미안한 척 했지만 유니크 아이템 미행 9을 구해서 달 아나는 현진의 입가에는 미소가 사라질 수 없었다. ‘이제 미행 9로서 능욕 모드 연습을 충분히 한 다음 루시페리아 R을 클리어 하는 거다! 크하하핫!’ 현진의 마음 속 웃음이 실제로 튀어나와 아파트 단지 내에 울려 퍼졌다. TITLE ▶31523 :: 7. 미행 9 플레이를 시작하다. 섬마을김씨(lastride) 04-12-25 :: :: 11237 “그래서 가지고 튀었단 말이지?” “……그래.” 놈을 따돌렸다는 안도감에서 나온 웃음도 잠시. 현진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붉은 스포츠카로 자신의 집 앞 대문을 막고 있는 재경의 꼭 제사상에 올라와 있는 콧속에 돈 꽂은 돼지머리의 미소를 보고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놈이 비록 100M달리기 속력 및 체력은 한참을 딸리지만 재경에게는 두 다리가 아닌 네 바퀴로 움직이는 애마를 가진 것을 깜박했었다. 재경은 현진에게서 그간의 사정을 듣고는 현진의 어깨를 툭툭 두들겼다. “뭐 한정판이라는 게 좀 걸리긴 하지만 친구끼린데 그런 것 까지 따질 필요는 없지. 좋아! 이 형님이 도와주도록 하마 먼저 플레이 해 보도록 하거라.” 의외로 재경은 현진이 들고 미행9을 들고 튄 것을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있는 자의 여유에서였던지, 아니면 능욕마로 불리던 친구가 이리도 처절한 신세로 전락한 것이 안타까워서 였는지는 모르지만. “그나저나. 무슨 돈이 나서 이걸 산 거냐?” “어 실은 SD소프트 평생고객 응모해서 당첨됐거든.” “뭣! 거, 거기에 당첨됐어?” “어.” 퍽! 재경의 주먹이 현진에게 작렬했다. 이어져 그의 둔중한 몸매에서 나오는 믿기 힘든 빠르기의 발차기가 자세가 무너진 현진을 밟아가기 시작했다. “이런 부르조아 새끼!!! 그럼 지금까지 나온 가상현실 게임 다 가지고 있다는 소리 아냐! 이 자식이 지금까지 날 속여!!! 개쉑! 네놈이 그거 가지고 있다는 말만 했어도 내가 그 미폐모 변태들한테 밟혀가며 당할 필요가 없었잖아!” 현진의 말을 듣고 그가 최근에서야 가상현실 게임기 SD폴더2를 산 줄 알았던 재경은 사실 현진이 자신보다 더 먼저 가상현실 게임과 접해 왔었다는 사실에 분노를 금치 못했다. 이 자식이 입을 싹 씻고 시치미 떼지만 않았어도, 미폐모 변태 폐인들의 무한 러시를 자기 혼자서 버텨내지 않아도 되었을 것 아닌가? “고만해 임마! 참 돈지랄한테 부르조아 소리 들으니 정말 슬프네. 말 하려고는 했는데 네 녀석이 자랑하다가 당하는 꼬라지를 보니 차마 숨길 수밖에는 없었다.” “그, 그건 됐고. 너……가지고 있겠지?” 바비큐처럼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자기를 노려보는 재경의 모습에 현진은 위압당해 버렸다. “뭐, 뭘?” “날개! 완전 노모버전!!!” “있을 걸?” “끄아아아악! 조, 좋아. 너 어차피 미행 9는 공짜로 받을 수 있을 테고. 그것을 받을 때까지 미행 9와 날개 노모버전을 잠시 교환하자. 알겠지?” 날개는 맨 처음 출시된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으로서 여성부 등의 반대공세를 직접적으로 받았던 게임이었다. 그러고 보니 간신히 출시는 했어도 영등위와 여성부의 강한 요청으로 인해 모자이크화 되어 출시되었었고, 이후 노모버전은 세 번째 미연시 작인 루시페리아 R이 출시될 때까지 미뤄졌었다. 여하튼 들어보니 그다지 나쁜 조건은 아니었던지라 현진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러자.” “계약 성립이다. 친구.” 현진과 재경은 서로 오른 손을 맞잡고 굳은 의지의 맹세를 했다. 웃으면 한 맹세가 끝나자, 현진은 눈을 무섭게 깔고 재경에게 말했다. “……단. 변태 폐인놈들한테 내가 이거 가지고 있다는 소리를 퍼뜨렸다간……죽는다.” “흐 난 입이 무겁다고.” 재경은 나름대로 믿을 만한 녀석이었던 지라 현진은 더 이상의 의심을 하지 않고 재경을 집 안으로 불러들였다. 재경은 현진의 집 안을 보고서는 말했다. “오랜만이군.” “이거 받고 나서는 미폐모 모임을 우리 집에서 개최한 적이 없으니까.” “그럼 다음은 여기서 해 보자고 해 볼…….” 빡! 현진의 팔꿈치가 재경의 명치에 그대로 박혔다. 현진은 무섭게 목소리를 깔고 물었다. “그랬다간?” “끅……꾸 주, 주, 죽는다.” “알아들었으면 됐어.” 현진은 재경의 신음소리가 꼭 돼지 울음소리 같다고 생각하며 SD폴더2의 옆에 있던 CD케이스를 열었다. 그리고는 날개의 CD를 꺼냈다. “자 여기.” “끄끄끄 노모버전이란 말이지? 끄끄끄 고맙다. 친구여.” “알았지 이 거래의 내역을 절대로 입 밖에 내지 마라.” “좋아. 그럼 즐겜하거라. 이 몸은 이만 간다. 나중에 반납하고픈 생각이 들면 내게 연락해라.” 재경은 해맑은 돼지머리의 미소를 지으며 날개의 CD를 집어 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런 재경의 뒷 모습을 본 현진은 메인 헬멧을 쓴 뒤 미행 9의 플레이 CD를 집어넣었다. - 안녕하십니까? 마스터 반갑습니다. 오늘도 가상현실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하겠습니다. “음 그래.” - 그럼 실행하겠습니다. 새 타이틀이 추가되었습니다. 설명을 들으시겠습니까? “알았어. 해 봐.” - 미행 9 SD소프트 사가 저작권을 사서 제작한 일루전 사의 주 타이틀 미행 시리즈의 가상현실 이식 작. 완벽한 능욕 모드로 실행 가능합니다. 인터렉트VR의 지하철 치한 행위 가능과 미행보다는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완벽한 스토커를 연기하는 것이 주 목적입니다. “OK 실행!” - 그럼 시작합니다. 지금까지의 마스터의 행적으로 보았을 때 매뉴얼을 한 번 읽어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그냥 해 임마.” - 미행 9의 난이도는 차등 적용이 되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이전의 미연시 작들보다 어렵습니다. 제작진 측에서는 현실에서 이런 범죄를 저질렀다가는 처참한 꼴을 당한다라는 것을 교훈으로 주기 위해 엄격한 난이도를 적용시켰다 합니다. “그냥 실행 시키라니깐!” - 알겠습니다. 미사의 경고에 애써 약해지려는 마음을 다잡으며 현진은 실행을 강행했다. 스타트 게임을 선택하자, 현진의 눈앞에는 공략캐릭터인 여섯 명의 여성 사진 및 프로필이 떠올랐다. 미연시 게임답게 하나같이 미소녀들이었지만 현진의 취향에 맞는 여성 캐릭터는 5번째와 6번째. 하지만 고민스러운 것은 5번째와 6번째 여성의 경우 가장 힘든 난이도라는 표시인 난이도 지수가 별 5개로 나타나 있었다. 보통 마우스 게임이었던 미행 8에서야 아무렇지도 않게 클리어 할 수 있었던 현진이지만 헤매고 있는 가상현실 미연시에서 가장 힘든 난이도를 골라도 될지……. 고민스러웠지만 현진은 일단 도전의식을 불태우며 그나마 좀 덜 어려운 5번째 여성을 선택했다. 그리고 게임이 시작됐다. “흐음?” 주인공 캐릭터가 된 현진은 주인공 캐릭터의 임무와 주 목적에 대한 것을 NPC의 독백으로 들을 수 있었다. 모 구역을 놓고 다투는 조직 폭력배의 두목인 현진. 그는 구역을 제패하고 암흑가의 왕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어느 날 나타난 신흥조직 수경파는 그의 구역을 하나 둘 씩 잠식해 들어갔고 결국 암흑가의 왕 현진은 직접 나서 수경파를 박살내기로 결심한다. 맞짱을 뜨기로 한 날. 현진은 수경파의 보스를 보고서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수경파의 보스는 박수경. 놀랍게도 이십대 초반의 아리따운 여성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무용은 놀라웠고 결국 현진은 대패하고서 한 구역을 내 줘 버리고 만다. 현진은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조직의 보스이자 제 1실력자인 자신의 실력을 믿고 상대편 보스 박수경을 미행하며 처리해 버리기로 하는데……. 하지만 비겁한 암습뿐만이 아니라 현진은 상대편 조직의 보스를 무릎 꿇려 자신의 성적 노예로 만들려는 음흉한 생각도 가지고 있었으니……. 뭐 이런 스토리였다. 조폭 여자라……. 수경은 검고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섹시한 가죽옷 타이즈를 입은 매혹적인 여성이었다. - 게임 시작합니다. 전방 20M 가량에 마스터가 노리시는 여성 박수경양이 가고 있습니다. “좋아 그럼 시작해볼까?” 현진은 전의를 불태우며 수경이 걸어가는 것을 한참 지켜보았다. - 미행 9은 어떠한 여성 캐릭터를 공략하느냐에 따라 주인공 캐릭터의 능력 수치 등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알고 지내던 여성 같은 경우 들키기가 매우 쉬우며, 조폭의 두목인 현재의 마스터는 체력 수치와 완력이 매우 뛰어난 상태입니다. 그리고 박수경 양의 부하들이 안 보이는 데에서 그녀를 엄호 하고 있기 때문에 조심하셔야 합니다. “알았어. 미사.” 현진은 너무 수상해 보이지 않는 포즈로 그녀를 따라갔다. 지나다니는 NPC들이 제법 많은 상태에서 벽에 붙어서 가거나 주차되어 있는 차 뒤에 숨는 등의 눈에 띄는 모션을 취할 필요는 없었다. 현진은 불룩한 감이 느껴지는 안주머니를 한 번 살펴보았다. 한 갑의 담배와 선글라스가 들어 있었다. 선글라스는 알고 있는 캐릭터간의 알아보기를 잠시 머뭇거리게 하는 효과가 있지만 시야가 어두워져 그다지 써먹기 좋은 아이템은 아니었다. 단 담배의 경우. 들켰을 것 같을 때 담배를 피우며 딴청피우기를 할 수 있는 유용한 아이템이었다. 현진은 사람들을 방패삼아 지그재그로 수경을 뒤쫓았다. 아직은 사람들이 방패가 되어 주다 보니 아무 낌새도 채지 못한 듯 했다. 하지만 곧 현진에게 위기가 닥쳐왔다. 너무 멀찍이서 추격을 하다 보니 T자형 갈림길에서 그만 그녀를 놓쳐 버린 것이다. “……젠장 이거 어쩐다?” T자형 갈림길이니 만큼 어느 한 쪽으로 간다면 수경을 잡을 수 있을 것이었다. - 추격하는 여성 캐릭터와 200M 이상 떨어진다면 게임 오버입니다. 갈림길에서는 세이브를 권장합니다. “알았다. 세이브 슬롯!” 현진은 곧이어 열린 세이브 슬롯 1번에 저장을 해 두었다. - 곳곳에는 표지판이 있습니다. 한 번 읽어보시고 어느 쪽으로 갔는지를 가늠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미사의 조언에 따라 현진은 T자형 갈림길에 놓여진 미행 9 스테이지 5 박수경 루트 맵이 상세히 나와 있는 표지판을 읽었다. 왼쪽은 공원 쪽으로 가는 길이었고 오른쪽은 번화가 쪽으로 가는 길이었다. 조폭이라는 특성상 수경이 그들의 구역인 번화가의 옆 환락가로 갔을 경우를 생각해 봐서는 그쪽으로 갈 수도 있겠으나 수십개의 미연시 타이틀을 클리어 한 현진은 예리했다. ‘이런 게임에서 번화가에서 덮쳐서 강간을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당연히 공원이다!’ 현진은 빠른 판단을 내리고 왼쪽 길을 달려갔다. 화면에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떨어졌다면 굳이 달린다 해도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빨리 달려 조금 더 여성의 뒤에 붙는 것이 옳았다. 그의 판단대로 얼마 가지 않아 눈에 띄는 찰싹 달라붙은 가죽옷을 입은 수경을 발견해 낼 수 있었다. 현진은 이제부터 다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공원 가는 길로 접어들자, 지나가는 행인 NPC들이 하나 둘씩 줄어 몸을 가리려면 주변 지형물이 필요하게 되었다. 현진은 트럭과 차량, 불법 간판 등을 방패막이 삼아 천천히 전진했다. “뭐야 무슨 일이냐?” 그때 수경이 갑자기 멈춰 선 다음 핸드폰을 꺼내어 통화를 시작했다. 그리고 곧이어 그녀의 머리 위에는 느낌표가 떠올랐다. 느낌표가 떠올랐다는 것은 덮치기 좋은 타이밍이라는 것을 알리는 시스템이었다. 물론 느낌표가 굳이 떠오르지 않아도 덮칠 수는 있는 미행 9의 시스템이지만 좋은 타이밍을 알려 주는 것이니 이런 기회를 놓치기란 여간 아쉬운 게 아니다. 하지만 현진은 덮치기를 망설였다. 아직 행인 NPC들도 제법 많은데다가, 깍두기 머리의 몇 명이 수경의 옆에 있다는 것을 눈치 챈 까닭이다. 이대로 덮칠 수 있을 지나 의문스러웠다. 현진은 일단 수경이 통화하는 동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이템들을 점검해 보았다. “담배 한 갑, 선글라스, 사시미 칼, 핸드폰, 라이터……별 것도 없네.” 그렇게 현진이 아이템을 점검해 보고 있을 때. 수경이 핸드폰 덮개를 덮고 몸을 움직였다. 현진은 그것에 민감히 반응하여 자세를 낮추고 그녀 뒤를 계속해서 밟았다. 이상한 낌새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현진은 특유의 미행 폼으로 너무 쉽게 수경이 가는 외딴 공원까지 따라 오는 데에 성공했다. 다른 NPC들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엄호물도 없었다. 단 도시의 불빛이 사라지고 어두운 공원에는 가로등의 불빛만 몇 군데에 비추고 있을 뿐. 어두워서 몸을 숨기기에 나쁘지 않았다. 현진은 소리를 내지 않고 조금씩 달려갔다. 몸을 낮췄다. ‘이거 의외로 쉽네?’ 친절하게도 밝은 불빛이 들어오는 공원화장실까지 있었다. 이제 덮친 다음 저리로 데려가기만 하면 만사가 끝나는 것이다. 현진은 조용히 그리고 잽싸게 수경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막 덮치려는 찰나였다. /////////////////////////// 원래 이 소설은 가상현실 미연시 체험기 등으로 할 예정이었습니다만 주인공이 플레이 하는 게임 중 하나인 루시페리아R이 워낙 광범위하게 분량을 많이 잡아먹고 또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이다 보니 부득불 제목으로 선택하고 주 플레이 게임으로 택했습니다. 다만 나머지 미연시 게임들을 버리기는 아까웠던지라 루시페리아 R에 기초를 두기는 하나 이런 미행 9 플레이 에피소드와 같은 외전격 이야기들이 몇 개 들어갈 것입니다. TITLE ▶31568 :: 8. 결코 같은 하늘 아래 살지 않으리라. 섬마을김씨(lastride) 04-12-26 :: :: 13214 휙! “읏!” 갑자기 날아오는 수경의 발차기에 현진은 급히 몸을 뒤로 빼내었다. 간신히 피하기는 했지만 위력적인 발차기였다. “호오? 졸병을 보내 놓은 줄 알았는데 대머리 쪽파의 두목 김현진이 직접 올 줄이야. 이거 대어를 잡았는걸?” ‘들켰나?’ 하지만 현진은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자신의 품 안에는 이럴 때 쓰라고 놔 둔 것 같은 사시미 칼이 한 자루 들어있었고 1:1인 상황에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란 초인 캐릭터를 플레이하면서 이미 가상현실 동화능력이 많이 상승한 터였다. 현진은 사시미를 꺼내 들고 싸움에 임했다. 그러자 수경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얘들아.” “예!” 곧이어 공원의 수풀 속에서 노란 머리의 양아치를 비롯한 온갖 각목과 쇠파이프를 든 깍두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좆됐다.’ 그리고 현진은 무한 구타로 인한 체력 저하로 인하여 게임오버 되었다. 현진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 이렇게 애써 공원까지 따라 왔는데 이게 상대편의 함정? 그럼 어쩌라는 소리야? 사람 많고 부하들이 꼴아보는 번화가에서 잡아먹으라는 소리냐? - 수경 양은 이미 마스터가 따라 붙었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처음부터요. “뭐시라? 처음부터? 그럼 어쩌라는 거냐!!!” - 공략은 없습니다. 마스터께서 알아서 클리어 하셔야 됩니다. 이건 루시페리아 R처럼 마스터께서 한 번 플레이 해 본 게임이 아니니까요. 자세한 조언을 구하실 때는 다른 곳에서 구한 공략집을 입력 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미행 9의 출시일은 그저께, 루시페리아 R처럼 스토리가 긴 것이 아닌 단순히 6명을 쓰러뜨리고 즐기는 짧은 스토리의 게임인지라 공략집이 올라와 있을 법도 하겠지만 일반적인 미연시 공략의 패턴으로 보았을 때 최소 1주일 이상은 지나야 공략법들이 인터넷에 떴다. 그러니 현재는 거의 현진의 노가다만으로 클리어를 해야 한다는 소리였다. “크으…….” 수경에 대한 공략 힌트는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미행을 한 번 해 본 결과 남몰래 여성 캐릭터를 따라가는 것은 의외로 쉬웠다. 이것을 토대로 다른 캐릭터를 한 번 공략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든 현진은 다시 메인타이틀 화면으로 게임을 돌렸다. 쉬운 캐릭터들에게 눈길이 가기는 했지만 미행하는 것만큼은 자신감이 붙었던 현진은 검을 들고 있는 전형적인 검도소녀이자 최강 난이도의 6번째 캐릭터 송마리를 선택했다. 송마리……. 그녀는 내게 있어 절벽에 핀 가련한 백목련. 가련하면서도 고결함을 잃지 않은 한 떨기 야생화……(중략) 죽인다. 그 방법밖에 없음을 난 깨달았다. 너 유가임은 박테리아다. 구더기다. 기생충이다. 완벽하게 박멸시키지 않는 한 네놈은 몇 번이고 그녀를 오염시킬 것이다.(중략) 이번에 현진이 맡아서 역할을 해야 할 캐릭터는 송마리의 신봉자인데 어디서 나타난 개뼈다귀 같은 그녀의 약혼자에게 분노하는 스토커로서 드디어 행동에 나서 그녀의 약혼자인 유가임을 없앤 뒤, 그녀를 차지하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 ‘……어째 스토리가 어디서 본 것 같은……?’ 현진은 처음 시작 스타트 목표인 검도 도장의 문패를 바라보았다. 한자는 잘 읽을 줄 몰랐지만 다섯 글자의 한자 간판의 뒤 세 글자 정도는 알아 볼 수 있었다. XX신풍류.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 본 것 같은데……. ‘커헉! 그거닷!’ 현진은 자신이 어릴 적 보던 모 애니메이션이 떠올랐다. SD애니메이션에서 만들었던 78부작 애니메이션에서 봤던 상황과 묘하게 닮아 있었던 것이다. 21세기 초기에 출간되었던 모 전대 판타지 소설을 수십년 후 실버 드래곤 그룹에서 애니화 시킨 것으로 당시만 해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코스프레인들 등에게 오르내리는 그 애니메이션의 상황과 지금 게임 플레이 상황은 묘하게 닮아 있었다. ‘어떤 병신 스토리작가가! 저작권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냥 만들어진 스토리를 본따서 만들다니 하여간 어지간히 출시가 급했던 모양이네.’ 어찌되었든 현진은 게임 속 역할에 충실했다. - 어떤 캐릭터를 선택하시겠습니까? “1번.” 현진은 가장 쉬운 난이도의 첫 번째 여인 소아란을 선택했다. 최고 난이도의 캐릭터를 공략하다가 낭패를 본 까닭이다. 송마리는 역시 검도 소녀답게 인기척에 매우 민감했다. 특히 그녀 옆에 붙은 NPC들 중에는 웬 회색머리를 땋은 권복의 어린 중국인 소년이 있었는데 귀신같이 멀찍이 떨어진 현진을 알아보고는 즉각 게임오버를 시켰다. 아무리 조심히 게임 진행을 해도 송마리는 속일지언정 그 회색머리 권복 소년에게 만큼은 소용이 없었다. 결국 처음부터 천천히 갈고 닦기로 다짐한 현진은 다시 메인타이틀 화면으로 돌아와 맨 처음 캐릭터를 선택했다. 조금 맘에는 안 드는 타입이지만 맛있는 것은 맨 나중에 남겨두는 것처럼 먼저 맘에 안 드는 캐릭터들부터 싸그리 공략해두고 나중에 그 두 강력캐릭터를 공략하자는 심산에서였다. 이번 현진이 맡은 역할은 단순 변태 스토커였다. 공략 대상인 소아란은 워낙 여린데다가 또한 둔감해서 난이도는 가장 낮았으니 역시 1번 캐릭터다웠다. 일단 첫 번째 임무는 그녀의 자택에 침입하여 몰래 카메라를 설치한 다음 그녀의 속옷을 모두 훔쳐 오는 것. 적어도 현실 세계에서는 멀쩡히 살아 온 현진이 속옷 도둑 변태일이나 하게 되다니……. 그런 정상에서 벗어난 스토리가 현진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제기랄 속옷은 왜 훔쳐 오라고 지랄이야!” - 스토리 작가의 깊은 뜻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단 하나도 남기지 말고 걷어 오시길 바랍니다. 빨아놓은 것까지 다 훔쳐 와야 합니다. “젠장.” 현진은 욕을 하면서 목욕탕 여러 군데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 두었다. 변기 속에도 설치가 가능하다는 표시가 떴지만 작은 것이면 몰라도 큰 것을 보는 모습까지 기록해 두고 싶지는 않았다. 자취방 여러 군데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현진은 그녀의 옷장을 뒤져 속옷을 모조리 찾아냈다. 진석 같은 변태들은 머리에 쓰고 얼굴에 비비고 냄새를 맡는 등의 온갖 변태짓거리를 자행할 판이었지만 현진은 아니었다. 그저 속옷만을 모두 챙긴 뒤. 그녀의 집에서 나섰다. 그러자 실제로 시간이 지난 것은 아니었지만 스테이지가 넘어가면서 다 음 스테이지인 몰래카메라 회수 미션이 떴다. 두 번째 미션이었다. 현진은 다시 몰래 카메라들을 회수했다. 그리고 그것을 플레이 시켰다. 동영상으로 진행되는 카메라의 화면에는 미모의 여성 공략 캐릭터 소아란이 목욕을 하는 등의 모습이 전부 기록되어 있었다. ‘쿨럭! 이거 묘하게 흥분되네.’ 몰래 카메라의 진수란 바로 이런 것. 비록 프로그래밍 된 NPC가 맡은 역할대로 행하는 것에 불과하겠지만 가상 화면 속의 여자의 사생활을 엿보는 것 역시 나쁘진 않았다. “어머! 팬티가 어디로 갔지?” 놀라면서 속옷을 찾는 아란. 하지만 결국 찾지 못하자, 그녀는 심한 짜증을 내다가 곧 걱정스런 표정으로 바뀌었다. “어떡하지?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 입을 속옷이 하나도 없잖아? 지금 가게들도 문 다 닫았을 텐데. 어우 정말 누가 다 가져간 거야?” 그런 그녀의 대사를 들은 현진은 어째서 첫 미션이 속옷을 모두 훔쳐라! 였는지 알 수 있었다. 지하철 치한 요소도 섞여 있는 미행 9에서 속옷을 전부 훔쳐 두는 것은 후에 있을 능욕을 위한 기본 중의 기본. 내일 출근 등을 해야 하는 여성으로서는 별 수 없이 노팬티로 출근을 해야 하고, 그 틈새를 타 주인공이 능욕을 한다……제법 괜찮은 스토리였다. “룰루루.” 아란은 거울 앞에서 몸매를 뽐내며 수건 한 장을 가지고 스트립쇼를 했다. ‘끄아아악! 꼴려서 돌아가시겠네!’ 당장 가서 능욕해 주고 싶다! 이렇게 흥분해서 능욕을 원한 적은 처음이었다. 이대로라면……. 마지막 카메라. 침대에 누운 아란. 물론 속옷은 현진이 전부 훔쳐 가 버렸기 때문에 그녀의 하반신은 나체였다. 위에 티셔츠 하나 만을 입은 그녀는 엉덩이를 카메라가 잘 보이는 쪽으로 돌린 채 잠자리에 누웠다. “쿨럭!” 그리고 그녀의 손이 엉덩이의 조금 아래쪽에 있는 것에 닿았다. 그런 다음 그 손은 빠르게 그 밑 부분을 비벼대고 건드려 대기 시작했다. 그 실제로 보는 듯한 기분에 현진은 미칠 것만 같았다. 이제야 능욕마의 발동이 걸린 듯 싶었다. 자꾸 움직이던 손가락이 잠시 멈추고 아란은 옆의 화장대 서랍에서 그 무엇과 닮은 도구를 꺼내서 활용하기 시작했다. 현진은 그 화장대 서랍으로 가 서랍을 열었다. 그러자 몰래카메라에 찍힌 아란이 쓰던 것과 같은 그 무언가를 얻을 수 있었다. 아이템 획득이었다. “어라…… 이건?” 그 물건의 끝에는 하얀 빛의 어떤 액체가 묻어 있었다. 왼손 검지손가락의 잡아보니 찐득찐득 한 것이 쭉 늘어졌다. 이 게임에는 패닉 등의 상태이상은 없었지만 현진은 지금 패닉 상태에 빠져 버렸다. 그런 현진을 미사가 일깨워 주었다. - 제한시간이 되어 갑니다. 어서 집안을 빠져나가 아란 양이 갈 지하철 노선으로 가셔야 합니다. “어, 어어 응.” 현진은 미사의 충고에 바로 뛰쳐나갔다. 마침 대로변에는 아란이 길을 걷 고 있었다. 현진은 그런 그녀를 서서히 미행하기 시작했다. 아니 그냥 막무가내로 따라가도 그녀는 현진의 시커먼 속을 눈치 채지 못했다. “어맛!” 갑자기 아침 바람이 세게 불자, 그녀의 스커트가 펄럭 펴졌다. 딴에는 속에 아무 것도 입지 않은 것을 숨기려고 긴 스커트를 입었다지만 플레이어를 위하여 작정을 하고 프로그래밍 한 거센 바람은 그 긴 스커트 자락을 완전히 들어올렸다. “풉!” 현진에게 가려져서 다른 이들에게는 그녀의 아랫도리가 보이지 않은 모양이었는지 다른 NPC은 별 반응 없이 활동하고 있었다. 현진은 이성을 잃고 그녀에게 달려들려고 했다가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이 눈에 띄자 정신을 차렸다. ‘아아 위대한 가상현실 미연시여! 영원하라!!!’ 현진은 가상현실 기술을 만들어 실용화 시켰으며 여성부와 영등위를 초토화 시킨 은룡그룹 김석진 회장에게 다시 한 번 감사했다. 그리고 도착한 지하철. 아란은 방금 전 한 번 하반신 올 누드를 공개한 탓인지 치맛자락을 조심스럽게 잡고서 지하철에 올라탔다. 현진 역시 그녀를 따라 지하철에 올라탔다. 아침이라 그런지 지하철 안은 출근길 NPC들로 겁나게 북적였다. 하지만 이런 만원 지하철이라야 진정한 능욕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사람에 밀려 자꾸 아란에게서 멀어져 가던 현진은 막무가내로 사람들을 뚫고 나가며 아란에게로 접근했다. ‘지금까지의 게임 진행으로 봐서는 분명 이 안에 치한을 잡으려는 경찰이 타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과격하게 만지기보다는 조용히 애무해 주는 것이 좋겠군. 팬티도 안 입고 왔으니……크크크.’ 미연시 경력 11년은 역시 멀리 가지 않았다. 현진은 게임 시스템을 정확히 파악하고 눈매가 매서운 이들을 피했다. 분명 이들 중 경찰이 있어 아란을 능욕할 때 들키기라도 한다면 즉각 게임 오버이리라, 그러니 최대한 그들의 눈을 피해야 했다. 마침내 아란의 곁으로 접근한 현진은 경찰의 눈을 의식해 등 뒤에서 귀에 입김을 불고 가슴도 만지면서 적극적으로 능욕하는 것을 버리고 주로 눈에 안 띄는 아랫도리를 아무 것도 모른 채 능욕하기로 작정했다. 성기 부근은 확실한 성감대였기 때문에 여성의 성욕도도 빠르게 오를 것이다. 현진은 왼손으로는 지하철 위의 손잡이를 잡은 채 지하철 창문 밖을 멍한 눈으로 주시했다. 그러면서 오른손은 아란의 엉덩이에 대고는 살포시 비벼 대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엉덩이를 만지는 것만으로는 성감도가 그리 많이 오르지 않는다. 때문에 현진은 손을 조금 더 깊숙이 집어넣어 그 아래 부위를 만지려 했다. ‘어라?’ 그런데 속옷을 모두 훔쳐서 입을 것이 없었던 그녀의 아랫도리에 뜻밖에 천의 감촉이 느껴졌다. 그리고 손을 조금 더 올리자, 물컹한 것이 느껴졌다. ‘헉……서, 설마 양성인 캐릭터였던 거냐? 몰카에서 봤을 때는 없었는데?’ 곧 그 의문은 풀렸다. 현진이 만지고 있는 엉덩이의 주인이 고개를 돌렸기 때문이다. “엄머머머 이 사람 내가 좋은가보네?” “……커헉!” 고개를 돌린 사람. 그는 아란처럼 염색한 머리를 길게 기르고 있었고 아란과 비슷한 스커트 정장을 입고 있었지만 결정적인 것은 턱과 코 밑에 면도기로 수염을 민 흔적이 있는……게이였다. ‘이, 이게 뭐얏!!!’ 그녀, 아니 그는 묘하게 기쁜 듯 현진에게 웃으며 다가왔다. 그리고는 패닉 상태에 빠진 현진에게 기습 키스를 가했다. 다행히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틀었지만 볼에 닿는 감촉만으로도 현진은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어머 부끄러워 할 필요 없어~!” 그 게이는 집요하게도 현진에게 달라붙었다. 그 끔찍한 느낌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였다. 현진은 처절하게 외쳤다. “끄아악! 게임 종료오오오!!!” - WWE 스맥 VS 러우 실행하겠습니다. 뚜둑 뚜둑. 현진은 주먹에서 뚜두둑 소리를 내며 캐릭터 선택을 기다렸다. 먼저 자신의 캐릭터를 선택한 현진은 곧이어 나오는 적 캐릭터에서 게이 기믹의 선수를 선택했다. 미행 9에서 본 게이와 묘하게 닮은 놈으로. 뚜둑, 뚜둑 등장 테마 음악이 끝나고 얼마 안 가 경기가 시작되었다. 땡땡땡. 링 벨이 울리자마자 현진은 괴성을 지르며 게이 기믹의 선수에게 달려들었다. “으아아아아!!!!” 퍽! 퍽! 퍽! 해머링. 하지만 그것은 해머링이 아니었다. 하나하나 분노와 원망이 어린 죽음의 펀치였다. “저먼 스플렉스!” 쾅! 저먼 스플렉스로 게이를 눕힌 현진은 바로 밖으로 나가서 철제의자를 집은 뒤 접었다. 그리고는 쓰러진 게이의 대가리를 무자비하게 구타했다. “죽어! 죽어! 죽어!” 심판이 현진의 팔을 잡아 말렸다. “넌 또 뭐야! 새꺄!” 심판도 분노한 현진의 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심판 역시 철제의자에 그대로 맞고 쓰러졌다. 현진은 링 밑에서 공구함과 거울을 꺼냈다. 그런 다음 링에 거울을 깨놓고 공구함 속에 들어 있던 압정을 뿌렸다. 그런 다음 그 게이 기믹의 선수의 목을 잡아들고 그대로 던졌다. 초크 슬램이었다. 마지막으로 현진은 슬레지 해머를 꺼냈다. 심판들이 뛰어나왔다. 하지만 현진은 그들 역시 해머로 머리통을 한 대씩 갈긴 뒤 게이 기믹의 선수를 죽을 때까지 구타했다. 온몸에 압정과 유리가 박힌 게이 기믹의 선수는 머리에서 붉은 피를 흘리며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나서 현진은 외쳤다. “내 이 하늘 아래 결코 게이와 함께 살지 않으리라!!!” 빡! 마지막 해머가 그대로 작렬했다. 성공할 수 있었던 미행 9에서 계속해서 실패를 거듭하자, 현진은 애가 탔다. 특히 소아란 공략 루트. 정말 억울할 정도였다. 다 된 밥을 가지고 멍청하게 착각해서 게이 NPC를 건드렸다가 개꼴을 당한 것 아니었던가? ‘이 망할 놈의 시나리오 작가! 죽여 버린다!’ 게이 NPC를 배치해 둔 것 제작진과 시나리오 작가의 농간이 틀림없었다. 미친넘들! 아무리 미행 9에는 동인 모드가 없다지만 이딴 개 같은 상황을 만들어 놓으면 어쩌라는 거야! TITLE ▶31727 :: 9. 나는 새디스트가 아니다. 섬마을김씨(lastride) 04-12-29 :: :: 13790 다시 소아란 루트를 플레이 할 수도 있었지만 현진은 그 게이의 모습이 떠올라 지속해서 헛구역질을 해 대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WWE를 실행해서 동성애자 기믹의 선수 놈을 아주 죽여 놓지 않았는가? WWE를 플레이하고 보니 폭력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때문에 현진은 다시 박수경을 공략해 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만반의 준비를 다 갖춰두기 위해 혹시나 모를 공략집을 검색해 보는 현진이었다. 검색어 : 미행 9 곧이어 수많은 검색 결과가 떠올랐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진이 원하던 정보인 공략에 대한 것보다는 전부 리뷰 및 판매 등에 대한 것만 나와 있었다. 현진은 다시 미행 9 공략이란 키워드로 검색했다. 하지만 뜬 것들의 대부분은 미행 9에 대한 공략집을 구한다는 현진과 같은 처지인 이들의 처절한 외침뿐이었다. 실망하던 현진은 국내에서 가장 큰 미연시 팬 카페를 찾았다. 현진은 수많은 미연시 공유 등 성실한 활동으로 그 카페의 특별회원이었다. 신설된 미행 9 란에는 놀랍게도 섬마을김씨라는 회원이 올린 미행 9의 공략집이 벌써 올라와 있었다. “헙!” 현진은 이 섬마을김씨라는 인간에 대해 의문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출시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는 체계화 된 완벽한 공략집을 카페에 내어 놓았던 것이다. 도대체 어떤 완전 폐인이길래……아무리 플레이 타임이 짧다지만 이렇게 전체적인 캐릭터 공략이라니. 거기다가 미행 9의 난이도는 소아란을 제외하고는 전부 보통 이상에다가 4번째 캐릭터 이후는 완전히 살인적인 난이도라고 하는데 그것을 어떻게 벌써 완전 마스터를 했단 말인가? 그런 의문은 집어치우고 현진은 우선 송마리의 공략을 살펴보았다. 그 살인적인 난이도를 섬마을김씨라는 인간은 어떻게 극복해 내었는지 궁금했다. 음 마지막은 송마리양 공략이군요. 송마리양 루트는 아마 익숙하신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제가 7살 때 방영했었던 모 애니에서 나왔죠. 명작 애니이니 한 번씩 다시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7살 때? 이 자식 나랑 동갑이네?” 잠시 그런 의문을 가졌지만 현진은 공략집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녀 공략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끝내주는 난이도입니다. 본좌 역시 수십번의 시행착오 끝에 간신히 끝낼 수 있었습니다. 사실 그 고생을 생각한다면 여러분들도 그 노가다를 한 번 시켜보고 싶긴 하지만 공략을 하기로 한 이상 쉽게 깰 수 있는 팁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수십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므로 다른 캐릭터들을 다 클리어 한 이후에도 충분한 연습을 통해서 미행 기술 등을 익힌 뒤에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뭐 그녀도 문제이지만 따지고 보면 그녀 옆에 붙어 다니는 브루스라고 하는 소년이 더욱 문제죠. 아무리 멀리서 조심스레 따라가도 누군가 있는 것 같다느니 어쩌니 하고 집안에서 관찰을 하려 해도 귀신같이 숨은 데를 찝어내고, 정말 귀찮습니다. 어떤 분 사시미 아이템 얻어서 없애버리려고 하셨다는데 애니를 보시면 절대 개겨서는 안될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실 겁니다. 제가 한 마디 당부하자면 절대 송마리 양을 쫓아다니지 마십시오. 그야 말로 좆됩니다. 미행해서 덮칠 수가 없는 수준입니다. 덮치려고 했다가는 그녀의 매서운 검날에 당하게 되실 겁니다. 일단 허락된 사이드 구역 안에 한성고라는 이름의 고등학교가 하나 있을 겁니다. 거기가 마리 양이 다니는 학교인데, 여기서 일단 정보를 얻어야 합니다. 단 정보를 얻을 때 마리양 말고 그녀의 약혼자 놈의 신상명세 및 놈의 신발장, 놈의 반, 놈의 자리 등을 먼저 파악해 두십시오. 미행을 해야 하는 스테이지가 되었다 하더라도 절대 미행을 하지 마십시오. 그런 다음 돌아다닐 수 있는 구역을 전부 돌아다니면서 온갖 아이템들을 얻어 두십시오. 그런 다음 마리양 말고 그녀의 약혼자 놈을 미행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에게는 브루스라는 소년이 더 자주 붙어 있죠. 그렇기에 그에게서 소년을 떼어놓기 위한 술수를 써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편지입니다. 러브레터도 좋고, 뭐도 좋으며, 책상 서랍도 좋고 신발장도 좋으니 아무데나 그를 불러내는 편지를 쓰십시오. 물론 아이템. 종이와 연필 등을 얻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 혼자 나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를 제압해야 합니다. 보통 실력자가 아니니 암습 등 온갖 방법을 생각해 놓으시고 그를 쓰러뜨리십시오. 그런 다음 아무데나 감금시켜 놓고서 마리 양에게 편지를 쓰십시오. ‘ 네 약혼자는 네게 잡혀 있다. 목숨이 위험하다.’ 등의 편지를 쓰십시오. 그런 다음 유인해서 덮치면 되는데, 이 역시 보통 힘든 일이 아닙니다. 수십번의 세이브 로드 노가다를 거쳐서 저도 겨우 한 번 성공했습니다. 날개의 여주인공 구하는 퀘스트나 여성 온천에서 도망쳐 나가기보다 훨씬 힘든 미션입니다. 실험 결과 이렇게 약혼자를 붙들어 놓고 유인을 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다른 방법 찾아보겠다고 노가다 하시는 일 없기를 바랍니다. 성공률 0%입니다. 마지막으로 충고 하겠습니다 꼭 새겨두세요. 미행 9이라고 해서 무조건 미행으로 클리어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적극적으로 어떻게 하면 미소녀들을 무릎 꿇릴 수 있을까? 하는 방법을 생각해서 그대로 실행하십시오. 그러면 길이 보일 것입니다. 현진은 다운 받은 공략집을 인공지능 미사에게 입력한 뒤 세이브 된 파일을 로드했다. 미사에게 맡겨 놓고 보지는 않았지만 얼핏 들은 바로는 수경이 핸드폰을 꺼내 든 그때가 맹점이었다. 물론 미행 후 덮치기라는 성적인 것이 아닌 조직의 보스 대 보스로서의 임무에 충실하면 길이 보인다는 공략집 제작자 섬마을김씨의 조언이 있었다. 핸드폰을 받은 수경의 머리 위에 느낌표가 뜨자, 현진은 작업을 개시했다. 천천히 따라가기 보다는 사람들이 많고 보는 눈이 있더라도 바로 덮치기를 시도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현진은 급히 달려갔다. 그리고는 사시미를 꺼냈다. 누군가 달려오는 소리에 수경은 놀라서 뒤를 돌아보았지만 현진의 사시미가 먼저였다. “큭!” “가 주실까? 수경이파 보스 수경이?” 현진이 사시미를 수경에게 겨누자, 주변 NPC들이 움찔 하면서 뜻밖의 상황에 놀라 하기 시작했다. ‘에이 씨댕! 어차피 여기서 난 조폭두목이다. 별도 몇 개 있고, 그런데 이런 대로에서 사시미 칼좀 꺼내서 휘두르면 뭐 어떻냐?’ 현진은 억센 팔뚝으로 수경의 목을 조른 뒤 사시미를 주변 NPC들에게 겨눴다. “뭘 꼬라바! 가는 길 안 가냐? 배때기에 구멍 나고 싶어! 앙!” 현진의 사시미 위협에 NPC들은 하나같이 자리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너무나 잘 어울리는 조폭 연기였다. “수경 누님!” 수경이 매복해 둔 조폭 깍두기들이 각자 무기를 가지고 튀어나왔다. 그러나 수경에 목에 닿은 현진의 사시미를 보더니 머뭇거리는 기색이 역력한 그들이었다. “모두 비켜!” 그런데 현진은 위협을 가하며 소리쳤지만 깍두기들은 포위한 현진을 놓아 줄 생각을 않았다. “뭐야? 이 새끼들! 이 여자 목구멍 뚫리는 거 보고 싶어? 앙!” 그러자 한 조폭이 대답했다. “알아서 해. 경찰을 불렀으니 누가 손해일지 보자고.” 경찰을 불렀단 말에 현진은 당황함을 금치 못했다. ‘컥! 뭐야 이 씹새들이! 조폭인 주제에 경찰을 부르고 지랄이야! 이거 어떡한다? 미사! 빨리 공략집에 맞춰서 조언을 줘 보라고.’ - 핸드폰 아이템을 이용하십시오. ‘핸드폰?’ - 전화로 도움을 요청하라는 소리입니다. 그 말에 현진은 왼손으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자갈치라고 딱 하나 저장된 번호가 있었다. 달리 걸 데도 없으니 현진은 바로 저장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뜨르르르 딸칵! “예 큰형님. 무슨 일이십니까?” “자갈치냐? 지금 급하다. 빨리 지원 바란다.” “알겠심더. 마침 바로 옆이네예. 애들 있으니 바로 가겠심니더.” 구수한 사투리와 함께 자갈치라 불리는 이가 대답했다. 현 진은 그 믿음직스러운 대답에 안심했다. 곧이어 당구장이 있는 옆 건물에서 대머리쪽파의 조직원들이 뛰쳐나왔다. 수경을 덮치라는 표시가 뜬 곳 바로 옆에 있는 빌딩이었다. 참으로 얄 굳게도 애초에 이렇게 할 수밖에 없도록 프로그래밍을 해 놓은 것이다. “형님! 가십시오. 예는 지들이 맡겠심더!” “부탁한다. 자갈치!” 현진은 그렇게 말하고 한 쪽 면이 뚫린 포위망을 뚫고 수경을 데리고 달아났다. 이제 아무데나, 아니 현진의 사무실로 데려가 능욕을 하는 일만 남은 것이다. 대머리쪽파 사무실은 그다지 멀지 않았다. 현진은 어느새 대머리쪽파의 본부에 닿을 수 있었다. “행님! 무슨 일입니꺼! 마천동에서 자갈치가 지원을 요청합니다!” “수경이파 보스. 박수경을 납치해 왔다.” “정말이십니꺼!” “씹새야 내가 구라치는 걸로 보이냐? 여기 있잖아.” 조폭 세계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니 현진은 자연스레 입에 욕이 붙었다. “헉! 진짜 박수경이네요! 이런 건 저희들한테 맡겨 주셔도 충분히…….” “시끄럽고 빨리 고문실이나 준비해 놔라.” “예!” 곧이어 중간보스의 안내에 따라 현진은 빌딩 지하실에 준비된 고문실에 들어 갈 수 있었다. ‘이거 고문실 맞냐?’ 조폭들의 고문실답게, 고문실 안에는 온갖 흉기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못 박힌 방망이, 해머, 사시미, 수술용 가위(왜 있는 거냐!), 삽 등 온갖 도구들이 아주 잘 마련되어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고문실에 괴상한 성인기구들이 난무하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왜 고문실에 저딴 걸 집어넣은 거냐? 응? 굳이 찾을 필요 없어서 좋긴 하다만……. 현진은 수경의 막았던 입을 풀어 준 뒤 그녀를 그대로 내동댕이쳤다. 그러자 부하들이 와서 수경의 손에 수갑을 채웠다. “네놈이 뭘 얻어 내려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결코 난 입을 열지 않을 거야!” 수경은 독기 어린 사나운 눈으로 현진을 노려보았다. 순진하게도 현진이 자신을 납치한 이유가 조직간의 다툼으로 인하여 벌어진 줄 알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스토리상으로의 이유는 그것이지만 게이머인 현진이 노리는 것이 어디 조직의 기밀이나 상대 조직의 보스를 납치해 이득을 보려는 심산에서였던가? 그저 이 아리따운 여성을 만지고 비빌 수 있을까 싶어서 조폭 두목 현진을 연기해 온 것이 아니던가? 어쨌거나 여기까지 온 이상 능욕 모드가 완벽하게 발현된 거나 다름없었다. 이제 여기서 현진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기록된 동영상 등이 달라질 것이기에 현진은 미리 세이브를 마쳤다. ‘크크크 드디어 이 몸이 가상현실 미연시에서 처음으로 경험을 갖게 되는구나!’ “죽이려면 죽여라. 난 결코 입을 열지 않겠다. 두목으로서 내 조직을 배신할 수는 없다. 흥! 김현진! 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 내 부하들이 가만있지 않을 거다!” 이제 현진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그냥 막무가내로 벗겨서 덮칠 것인가? 아니면 뭔가 말로 더욱 겁을 주거나 한 다음 덮칠 것인가? 현진은 일단 바로 덮쳐보기로 작정했다. 그리고는 수경의 몸을 밀친 다음 위에 입고 있던 양복을 그대로 벗어던졌다. “뭐, 뭐하려는 거지?” “후! 대머리쪽파의 보스와 수경이파 보스의 결합! 멋지지 않나? 단! 수경이파의 그 구역은 지참금으로 가지고 와야지.” “뭐, 뭐야! 나가! 난 인정할 수 없어!” “당신의 운명을 저주하시오.” 대사가 조금 뭐시기 한데……. 하지만 어차피 게이머가 알아서 하는 대사였다. 수경에게 조금씩 다가가는 현진. 그리고 그의 억센 손이 수경이 입은 가죽옷의 지퍼를 쭈르륵 내렸다. ‘헉! 뭐야! 속에다 아무 것도 안 입었어?’ 이러고 다닌다는 것은 완전히 날 잡아 잡숴주세요. 라고 말하는 것과 같지 않은가? 허 참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그때였다. 퍽! “끄아아아악!” 게임으로도 전달되는 통감이 현진에게 엄청난 아픔을 경고하고 있었다. 그런 현진의 다리 사이에는 수경의 무릎이 닿아 있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게임 오버였다. “헉, 헉, 헉! 아무리 조폭 두목이라고는 하지만 무슨 여자가 저렇게 독스럽냐!” 현진은 한탄조로 한마디 했다. 우려했던 대로 게임오버를 맞기는 했지만 세이브 파일이 있었기에 무한 로드 러시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단 한 번의 게임오버도 당하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이거였다. 범하려고 하면 반항이 장난이 아닌 것이다. 애써 거시기를 방어하고 들어가면 발길질로 공격을 해 오는데 이 부분만큼은 통각이 느껴지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었고 수경의 발길질을 맞을 때마다 체력은 뭉텅 뭉텅 깎여져 내려갔다. 그래서 밧줄로 온 몸을 묶어놓아도 마찬가지였다. 수갑일 때는 몰랐는데 심지어 밧줄을 끊어버리거나 온갖 발버둥을 치면서 현진이 자기를 범하게 하려는 것을 방어했고 물어뜯기도 서슴치 않았다. 남성의, 그것도 조폭계의 거두란 주먹의 완력을 완벽히 이겨내는 그녀는 어떻게 잡아놓기는 했는데 도저히 요리를 할 수 없는 사냥감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었다. “미사 공략방법을 좀 얘기해 줘 봐.” - 알겠습니다. 작성자 섬마을김씨의 공략집에 의하면 수경 양의 반항을 잠재우려면 체력을 줄여놓는 방법. 즉 무자비한 구타 후에 범하거나 사시미를 이용 한 곳을 쑤신 다음에 능욕을 하라고 나와 있습니다. “오호 그래……가 아니고. 뭐? 때리라고?” - 그 방법 외에는 수십일 동안 공을 들여서 사랑하게 만드는 순애적 루트가 있다고는 하는데 송마리양 공략 루트보다 더 어렵다고 합니다. 일단 때려서 진을 빼 놓은 다음 범하고 그 뒤로도 계속 감금해 두면서 완벽한 노예로 사육시키는 것이 목적이라 합니다. “알았다. 다시 로드해라.” - 알겠습니다. 다시 그 고문 현장에 서게 된 현진은 그녀를 때리려다가 그만두었다. 아무리 가상현실 게임 속의 NPC라고는 하지만 여린 여자다. 여자를 때리는 그런 짓은 못난 남자나 하는 짓거리다. 거기다 현진은 새디즘도 아니지 않은가? 그치만……공략 방법은 두들겨 패는 것. 고민이 아니 될 래야 아니 될 수가 없었다. “야 이 새끼야 당장 이거 안 풀어 줘! 이런 XX XXX XX X도 작은 새끼가 XXX XX!" 하지만 수경의 조폭다운 험한 욕설을 듣자, 현진은 마음이 조금은 때리는 것으로 기울었다. “이 년이 어디서!” 현진은 각목을 들고서 때릴 데라고는 하나도 없는 수경을 구타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현진이 맡은 조폭의 실력자인 현진 및 기타 행동대원들이 수경에게 당한 이유는 때릴 데가 도무지 없어서 였을런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아파하는 수경을 보자 현진은 차마 모질게 더 때릴 수 없었다. 어떻게 무지막지하게 이런 걸로 여자를 패냐! 응! 이런 한심한 놈 같으니! “왜! 못 때리겠냐? 꼴에 보는 눈은 있어서! 이 XX XXX XXXXX야?” 현진이 안 때릴 듯 한 기색을 보이자 수경은 기가 살아서 더욱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확실히 플레이어의 폭력심리를 자극해서 무진장 두들겨 맞은 다음에야 울면서 벗는 캐릭터라 그런지 간신히 남자의 도리로 인해서 참고 있는 현진을 무진장 자극했다. “이런 신발년이!” 현진은 결국 각목은 집어던지고 한켠에 놓여진 채찍을 집어 들었다. 정말 이런 정진이 녀석 같은 사디스트 행동은 안 하려고 했는데. 빡도니 그도 별 수가 없었다. 찰싹! 찰싹! 찰싹! 찰싹! 현진의 채찍이 무자비하게 수경을 때렸다. “아악! 윽! 큭! 아아악!” 수경의 비명소리가 애처로웠다. 애써 눈물을 참으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제기랄! 도저히 못 때리겠어!’ 모질게 마음먹고 때리려 했지만 너무 불쌍하고 가여워서 때릴 생각이 확 줄어들었다. 이제는 도발하는 것조차 허장성세로만 느껴진다. - 정 못하시겠다면 부하들을 호출하십시오. 그런 다음 단체로 그녀를 범할 수 있습니다. 섬마을김씨 작성의 공략집에 따르면 그렇게 완전 녹초로 만들어 놓고 플레이 하는 방법도 있다고 합니다. TITLE ▶31863 :: 10. 고블린이 주고 간 선물 섬마을김씨(lastride) 04-12-31 :: :: 13082 하지만 현진은 그런 미사의 제안도 영 내키지가 않았다. 가상의 그녀라지만 현실처럼 다가오는 그녀를 그토록이나 욕보이는 것이 과연 잘 하는 짓인지 하는 헛된 도덕심이 들어서일까? 아무래도 사람이 너무 착해서 탈인 모양이다. 변태 폐인들의 모임 미폐모인들이나 그 녀석이었다면 전혀 망설이지 않았을 테지만 가상의 그녀들에게 그리 모질게 굴기에는 현진의 마음이 너무 여렸다. 사시미로 쑤시고, 때리고 또 단체로 욕을 보여서 얌전하게 만든다? 아무리 가상현실이고 그녀들은 행동 패턴이 프로그래밍 되었긴 하지만 그 프로그래밍이란 틀 안에서라도 느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그런 그녀들에게 큰 상처를 남기는 짓을 하는 것이 과연 잘 하는 일일까? ‘쳇 갑자기 성인군자가 됐냐? 김현진? 언제부터 그런 것 따졌어? 어차피 가상현실 속의 데이터일 뿐이잖아. 생각을 한다 해도 우리 인간과는 달라. 언제나 꿈꿔왔잖아? 여자를 가지고 노는 걸 말야.’ 생각은 그렇게 하나, 몸은 그리 안 움직여 주는 것이 문제였다. “후~ 좀 더 생각해 봐야 겠다. 어쨌든 이제 실행만 남긴 상태이니 나중에 정히 하고 싶을 때 다시 하면 되겠지. 미사. 오늘은 그만 하겠어. 프로그램 종료시켜.” 수경을 때리느냐 안 때리느냐로 고민하던 현진은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아무래도 평소 착하게 살아오다 보니 가상현실에서의 능욕은 뭔가 그와 안 맞는 듯 했다. “이, 이 인간 도대체 정체가 뭐야?” 당분간 루시페리아 R에 전념하기로 한 현진은 이전의 경력을 통해 붙었었던 자신감을 모두 버리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는 자세를 지키기로 결심했다. 능욕보다 연애는 더욱 힘들었지만 그래도 사랑하게 만들어서 스스로 벗고 덮쳐오는 편이 훨씬 나을 것 같았다. 그래서 현진은 미연시란 단어의 진정한 목적인 연애를 즐겨 보자 하는 차원에서 순애루트를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그 만반에 준비를 갖추기 위해 원작 루시페리아도 다시 한 번 훑어보는 등의 준비를 하던 중 현진은 정말로 골 때리는 사례를 발견했다. 혹시나 싶어 공략을 찾아보던 현진. 그러던 그는 또다시 섬 마을김씨라는 닉네임을 쓰는 유저의 공략집을 찾을 수 있었고, 놀랍게도 출시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루시페리아 R의 전체적인 공략이 상세히 수록된 공략집을 찾을 수 있었다. 분명 지난번만 해도 쌍둥이 성기사와, 아제룬 왕자 밖에 공략이 안 되어 있었던 그의 공략집을. 현진으로서는 호재라 볼 수 있었겠지만 공략집을 작성한 섬마을김씨라는 인간의 폐인내공은 과연 얼마일까? 라는 것이 현진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흐트려 놓았다. 도무지 가상현실 속 시간 흐름을 느리게 맞춰놓고, 한계시간 락을 풀었다고 밖에는 볼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진행……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았다. 어쨌든 현진은 다시금 루시페리아 R을 시작했다. “보셨습니까?” “보고도 모르나?” 현진은 간신히 능욕 루트로 가지 않은 채 왕자를 잘 달래 둘 수 있었다. 그러자 뒤에서 훔쳐보던 엘리넬이 대번에 뛰쳐나와 공작을 은밀한 풀 숲 속으로 데려왔다. 원래대로라면 지금까지 남자로 믿고 있던 왕자가 사실 여자라는 것을 알게 되어서 무척이나 얼빠진 연기를 해야 했지만 가상현실 게임의 묘미란 것은 높은 자유도에 있는 법. 때문에 현진의 태도는 상당히 심드렁했다. “보시다시피 왕자님은 자기가 여자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계십니다. 성에 대한 개념 따위가 없어요…….” “크라에룬(제 2왕자)과 제르난드가 난을 일으킨 것이 조금은 이해가 가는 군……. 사실 나라를 위해서라면 이대로 크라에룬에게 항복하는 것이 나아, 여자가 왕위를 잇지 못할 것은 없지만 계속해서 내전이 지속된다면 내가 충성하고 있는 이 왕국은 점점 피폐해지고 약해지게 될 것이다. 자네 생각은 어떤가?” 전작에서 2왕자가 난을 일으킨 것이 단순한 권력욕이었다. 하지만 만약 왕자의 정체가 들통나 버린다면 아제룬 왕자의 명분이라는 것은 확실히 약해져 버린다. 왕에게 정식으로 후계자 자리를 약속받았다지만 여자를 지지할 귀족들은 적을 것이다. ‘아~ 귀찮아. 그냥 이 둘 다 데리고 델피로스 산맥으로 도망쳐서 한적하게 시골에서 살았다…… 이런 스토리나 가 볼까나?’ 가상현실 게임. 그것도 패키지 게임의 경우에는 자신이 직접 그 캐릭터에 대해 완벽히 숙지하고 연기를 해서 그 캐릭터의 삶을 체험해 보는 일종의 연기, 그러니까 현세에서 죽었는데 살아나고 보니까 다른 세계의 모르는 인간의 몸에 빙의된 채 그 인간으로 삶을 연기해 내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 허나 자유도를 최대한 중시하는 온라인 게임에 익숙해진 세대들을 위해서 RPG게임은 정형화 된 스토리로 진행하는 것이 아닌 캐릭터를 연기하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진행되게 되어 있었다. 그러니 여기서 그냥 엘리넬과 왕자를 데리고 아무도 모르는 숲 속으로 도망쳐 두 마누라를 끼고 잘 먹고 잘 산다. 이런 것도 가능하다는 거다. 다만 그렇게 정형화 된 스토리에서 벗어나려 할 경우에는 나타날 수 있는 변수와 뜻밖에 사태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가 주된 공략점이라 할 수 있었다. “이제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공작님?” “그냥 이대로 우리가 은거해 버리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일세.” 아직은 여자 앞에서는 특히 미인 앞에서는 많이 어색한 현진이었지만 엘리넬은 완벽한 남장을 하고 있는데다가 아제룬 왕자는 말투부터 행동거지 등은 완벽한 남자였던지라, 이 둘에 대해서는 그다지 쑥쓰러웁다는 등의 감정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왕자님께서는 그것을 원치 않으십니다.” “어째서인가? 나는 왕자님께 왕자님이 여자라는 것을 확실히 가르쳐 드린 뒤 항복을 권해드릴 생각이네. 나라를 위해서라면 그 길을 택하라고 말이야. 나도 1년 전까지만 해도 친구였고 동료였던 내 나라 사람들과 싸우는 데에 지쳤네.” 전작에서 자기 혼자 톡 튀는 스토리로 나갔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던 현진이었지만 세이브 로드는 왜 있는가? 생각해 본 대로 그냥 미녀 둘을 끼고서 아무도 모르는 데로 간 다음 마음껏 즐기며 사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정 안 되면 그냥 정해진 스토리대로 가 보고. “그렇지만…….” “자네도 잘 생각해보게 왕자님의 호위기사 중 하나가 배신해서 호위대들이 전멸했다고 들었네. 만약 왕자님이 처음부터 여자로 키워졌으면 그런 일이 벌어졌을 것 같은가?” “그래도 저는 끝까지 왕자님을 따라 부왕의 뜻을 잇겠습니다.” “흐 여자들끼리 아마존 왕국이라도 만들어 볼 셈인가?” “네에?” ‘아뿔사!’ 현진은 무심코 내뱉은 말이 게임 시스템에 위배된다는 것을 말하자마자, 깨달았다. 카론 레이드란 공작은 왕자도, 엘리넬의 정체도 모르는 캐릭터. 그러므로 플레이어는 쉽게 그 말을 입에 담아서는 아니 되는 것이다. 그럴 경우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모른다고 생각해 온 NPC는 인공지능 데이터에 손상을 입거나 튕기는 등의 현상이 발생할 수 있었다. 물론 세이브 로드 노가다는 뻘로 있는 게 아니었지만. 무심코 내뱉기는 했지만 말을 하고 나서 별 일이 안 일어나는 것을 보니 현진은 이걸 오히려 기회로 살려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왕자와 자네 둘이서 여자들만의 왕국이라도 만들어 볼 참이냐는 말일세.” “……!” 엘리넬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걸 본 현진은 더욱 그녀를 놀리고 싶어졌다. “알아채셨습니까? 어떻게죠? 완벽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알아채긴 공략집 보고 알았지.’ 속으로는 이렇게 말하고 또 그게 진실이었지만 카론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달랐다. “평소에 자네에게 관심을 좀 두고 있었지……흠.” 현진은 미연시 게임의 고수답게 닭살 돋는 대사를 이미 준비해 두고 있었다. 엘리넬의 경우 겉으로 보이는 외양은 남자였기에 실제 같이 달달달 떨리는 등의 증상은 없었다. “서, 설마 공작님…….” 엘리넬의 얼굴이 붉어졌다. 현진은 그것이 얄짤없는 호감도 상승이라는 것을 감으로 눈치챘다. 그러나 엘리넬의 대답은 전혀 뜻밖이었다. “……남색가 이셨습니까?” ‘부렉!’ 미행 9에서 당했던 그 게이의 모습이 떠오르자, 현진은 헛구역질이 절로 나왔다. 이 여자 대체 뭘로 알아들은 거냐? 응? “뒤에서 수군수군 뭘 그리들 비밀스럽게 말하시오?” 치렁치렁 내려진 금발에 먹은 물을 쭉 짜내면서 샘에서 나온 아제룬 왕자. 물론 나체. 순애 스토리로 가겠다고 그토록이나 다짐을 했건만 저런 완전 무방비로 차려진 식탁을 보면 먹고 싶은 것은 당연지사. 그 때문에 현진은 마음먹은 것을 정정해야 했다. ‘정정! 순애 스토리로 가기는 하는데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다 잊은 채 할 수 있는 상황이면 한다! 알았남?’ 하여간 우유부단한 녀석이다. - 그거 누구한테 말씀하시는 겁니까? ‘내면의 외침이야 임마. 개입 하지마.’ - 가상현실 게임을 플레이하다가 간혹 미치시는 분들이 있다는 보고를 받아서……. ‘…….’ 간략해서 너 미쳤냐? 는 말에 현진은 아무 말 못하고 게임 진행에 집중해야 했다. “중력 증가!” 하얀 빛무리의 마나가 오크들의 발목에 뭉쳤다. 오크들은 대지의 잡아당기는 힘이 강력해 짐에 따라 더 이상 달려오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당황하고 있을 뿐이었다. “지금입니다. 왕자님.” “알겠소.” 한참 오크들에게 실컷 터지던 현진이 외치자, 후방에 있던 아제룬과 엘리넬이 각자의 검을 뽑아들고 오크들에게 달려들었다. 이동 불능에 걸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양손이 자유로운 오크들은 그녀들의 공격에 대비해 몽둥이를 마구 휘둘러댔다. “덩쿨의 속박!” 숲에 있던 나무들에서 줄기들이 솟아 오크들의 팔과 목을 각각 잡은 채 조였다. 대지계열의 마법 중 하나로 화속성을 제외한 모든 적을 묶어 놓을 수 있는 마법이었다. 곧이어 오크들이 조각조각 나서 사라졌다. 그리고 경쾌한 팡파레 음과 함께 왕자의 머리 위에는 플레이어인 카론 공작에게만 보이는 레벨 업의 표시가 떠올랐다. “흠 좀 더 강해진 것 같소. 이 정도면 왕국 검법을 조금 더 익혀도 되지 않겠소?” 레벨 15. 5레벨 마다 익힐 수 있는 왕국 검법 스킬을 3까지 올릴 수 있는 레벨이 된 왕자였다. “예 가능하실 겁니다.” 포트키 중립국으로 가는 숲에서 해맨 지도 약 2일 가량이 지났다. 그동안 아제룬 왕자와 엘리넬은 카론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많은 레벨이 오른 터였다. 그래 봐야 81인 레이드란 공작에 비하면 택도 없지만. 현진은 처음에는 엄청나게 불평했었던 레이드란 공작의 속성이 써먹을 만 하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었다. 루시페리아 왕국이 속해 있는 서방 대륙 아스테니아 3대 검사로 불리는 카론 공작이니 만큼 인간계에서는 거의 최고의 검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레벨의 카론 공작은 후반부까지 전혀 키울 필요는 없는데 위기 때마다 알아서 레벨이 오르는 케이스였다. 허나 레벨이 높은 그가 레벨이 자꾸 오른다는 것은 다른 캐릭터들에 비교해서 엄청난 경험치를 잡아먹는 다는 것. 그 경험치를 골고루 분배해야만 후반부의 어려운 전투를 넘어갈 수 있었다. 그렇기에 카론보다 레벨이 딸리는 캐릭터들을 꾸준히 키워야 하는데 그러려면 보조와 몸빵은 필수. 대지계열의 속성은 그 두 가지를 수행하는 데에 큰 도움을 주고 있었다. “힘들구려. 조금 쉬다 가지 않겠소?” “그러시지요 왕자님.” 체력 수치가 많이 깎인 왕자는 피곤을 호소하고 있었기에 현진은 이쯤에서 자리를 잡았다. ‘그러고 보니……2일차에서 포트키 공주 일행이 나타난다고 했던가?’ - 2일차 이지만 스토리에서 너무 크게 벗어날 경우에는 3일차에서도 나옵니다. 그리고 만약 파이로스 백작령 등으로 탈출하셨을 때에는 먼 훗날 포트키 중립국의 도움을 요청하러 가는 시나리오 때에나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때쯤에는 사실 상 공략이 불가능해 진다고 합니다. ‘그래?’ 포트키 공주 일행은 카론 레이드란 공작의 공략 대상이자, 기본 7인 동료들이었다. “물이 없나? 엘리넬 경?” “아! 깜박한 모양입니다.” 한참 전투를 해서 목이 말랐는지 왕자는 물을 찾았다. 그러나 엘리넬도 현진도 왕자의 갑작스런 누드 수영에 정신을 팔고 있었던 지라 샘에서 물을 퍼오지 못했다. “물 좀 떠다 줄 수 있겠나? 엘리넬 경.” “알겠…….” 엘리넬은 벌떡 일어났다가 뭔가가 생각난 듯 머뭇거리기 시작했다. “왜 그러지 엘리넬?” “저 그것이…….” 그러면서 엘리넬은 자꾸만 카론이 있는 쪽을 쳐다보았다. ‘뭐야? 쟤.’ - 아마도 자신이 물을 뜨러 간 사이 마스터가 아제룬 왕자를 덮치거나 하지는 않을까 하는 심리에서 인 듯 합니다. 섬마을김씨의 공략글에는 마스터가 가시면 엘리넬과 아제룬의 호감도가, 엘리넬을 보내면 방해 없는 능욕 루트로 접어들 수 있다고 합니다. 단 그 능욕 루트의 경우 마스터가 말로서 유도를 해 내야 합니다. ‘아무래도 내가 뜨러 가는 게 낫겠군.’ 그렇게 생각한 현진은 물통을 들고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제가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왕자님.” “아니 공작께서…….” “목마른 사슴이 우물을 찾는다고 저도 목이 마르군요. 제 것을 떠오는 김에 왕자님 것을 떠온다고 생각하십시오. 그리고 엘리넬 경. 이걸 가지고 있게.” 현진은 열화검 레기우스를 꺼내어 엘리넬에게 맡겼다. “혹시 모르니 왕자님을 잘 지키게나, 그럼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육감 이란 스킬이 기본적으로 있는 터라 샘터를 찾아가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샘이 조금 멀기는 했지만 그때는 초인적인 빠르기를 지닌 걸음으로만 걸어도 금방일 것이다. “삼림욕 하는 기분이구만. 거짓된 현실이지만 이런 맑은 공기까지 느껴질 정도라니…….” 현진은 심호흡을 하면서 숲속을 걸었다. 그때 맞은편에서 괴상한 괴물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끽끽끽!” 1미터도 안 되어 보이는 작은 키에 한 손에는 단검을 든 녹색 괴물들. 레벨 2~3대의 초보자용 몬스터 고블린 들이었다. 그런데 고블린들의 한 손에는 단검 대신 옷가지들이 집혀 있었다. 그것도 아주 고급스러워 보이는 천이다.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란 초인 캐릭터의 위압감에 모른 척 지나가려던 고블린들은 현진의 눈빛이 자신들이 들고 있는 옷가지로 향하자, 지들끼리 뭔가 대화를 나누다가 일제히 단검을 현진에게 던져댔다. 데미지 1, 0, 1, 0, 크리티컬 2 가 전부였다. “끼끼끽!” “이 자식들이 어디서!!!” 퍽! 한 주먹거리도 안 되는 고블린들이었다. 검도 꺼내 들지 않은 카론의 주먹에 고블린들은 순식간에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고블린들이 죽으면서 그들이 가지고 있던 아이템들이 땅바닥에 떨어졌다. 고블린이 만든 조잡한 단검과 쓸모도 없는 잡템 돌. 그리고 조잡한 가죽옷과 마지막으로 그들이 가지고 오던 옷가지들. 현진은 그것들 중 하나를 무심코 들어 올렸다. 너무 끌리는 것이었던지라 손이 안 갈 수가 없었다. 최고급 재질로 된 부드러운 천과 연보랏빛 색깔의 삼각……. “……여자……팬티?” TITLE ▶31928 :: 11. 여자를 묶다. 섬마을김씨(lastride) 05-01-01 :: :: 12620 팬티 외의 옷가지들도 있었지만 현진도 남자였던지라 일단 눈에 띄는 것은 속옷들이었다. 연보랏빛의 삼각은 중요 부위를 가리는 부분은 천이었지만 연결 부위는 끈으로 되어 있는 수영복 같이 생긴 속옷이었다. 현진은 고블린들이 떨군 옷가지를 뒤졌다. 연두색의 사각에 가까웠지만 구조가 여자의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속옷과, 검고 레이스가 달린 속옷, 그리고 웬 토끼가 그려져 있는 사이즈가 제일 작은 흰색 아동용 속옷 등이 있었다. 옷가지도 한 번 살펴보았다. 검은 색 일색인 용병들이 입는 여성형 전투복과, 갑옷이 딸려 있으며 왼쪽의 심장을 보호하는 보호대가 달린 미니스커트 궁수복, 십자가를 형상화 한 순백의 성의, 마법사들이 입는 실크로브와 기타 망토들이 다였다. “어랍쇼? 뭔 향기가 나네?” 현진은 어디선가 나는 향기의 근원을 찾아 옷가지를 뒤졌다. 그리고 곧 그 향기의 출처를 알아 낼 수 있었다. 맨 처음 집었던 연보랏빛의 삼각 팬티였다. “……뭐야? 팬티에서 암내 같은 건 안 나고 뭔 향기가 나는 거지?” - 그것은 루시페리아 R의 세계에서 고위 귀족 여성들이 입는 하체를 깨끗하게 유지시켜 주는 속옷입니다. 깨끗하게 유지시킬 뿐만 아니라 남성을 흥분시키는 향을 내기도 하죠. 능욕 루트 필수 아이템 중 하나라고 합니다. 사실 치열한 전투를 벌이며 여행을 할 경우 씻을 시간도 없는 여성들의 그곳에서 냄새 등이 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보통 어스 계의 여성들보다는 청결하지만 그래도 오랜 기간 씻지 못한다든가 할 경우에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능욕하기가 매우 힘드실 것이므로 이런 향기 속옷을 하나 씩 선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 - 혹시 모르니 머리에 써 보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뭐? 머리에 쓰라고? 이걸? 내가 변태냐!” - 아뇨. 아이템 들 중에는 머리에 뒤집어쓰면 플레이어를 아무에게도 안 보이게 하는 투명팬티 아이템이 있습니다. 이렇게 이벤트를 통해 구해야 하지만 간혹 이렇게 몬스터들에게 떨어지는 사례도 있다고 하더군요. “투명팬티 아이템 중에는 향기가 나는 건 없겠지?” - 그렇겠지요. 현진은 향기가 나는 속옷이 무엇이 있나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는 다른 속옷을 머리에 써 보았다. “뭐야 아무 일도 안 생기잖아?” - 본인의 모습은 보이기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물가나 거울을 보시고 알아차리셔야 하며, 옷의 경우는 이벤트 아이템 투명팬티가 아닌 이상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옷을 벗어야 만이 진정한 투명인간이 되실 수 있습니다. “그런 가? 근데 이 향기 되게 좋다?” 맡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향기에 현진의 얼굴은 저절로 느슨하게 펴졌다. 꼭 필로폰에 취한 마약중독자 같다고나 할까? 팬티 수집 같은 변태짓은 안 한다고 자부하는 현진이었지만 이런 것이라면 모아두고 싶기도 했다. - 향기는 종류에 따라 틀립니다. 그 말에 현진은 냄새가 안 나는 속옷을 머리에 쓴 채로 획득한 다른 속옷들도 한 번씩 냄새를 맡아보았다. 그때였다. 부스럭. 숲 속 한 곳에서 나는 소리에 현진은 고개를 돌렸다. 머리에는 팬티를 쓰고 오른손에는 냄새를 맡으려고 코에 댄 팬티를 잡고서. 수풀 속에서는 한 무리의 여자들이 튀어나왔다. 놀랍게도 그녀들은 완벽한 나신이었다. “저, 저기!” “벼, 변태다앗!!!” “누, 누가 변태얏……나구만.” 여자들은 현진이 머리에는 팬티를 쓰고, 킁킁 냄새를 맡는 장면을 보고서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특히 외모 하나는 알아주는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라는 미청년이 저런 짓거리를 하고 있다는 것에 더더욱 놀랐다. 삐비빅 삐비비빅! 호감도가 팍팍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현진은 그것에 신경 쓸 새가 없었다. 일행 구성으로 봐서는 분명히 포트키 중립국의 공주 일행이 틀림없었다. 그것쯤은 떨어져 있는 옷가지로 이미 짐작해 온 일이었다. 당황한 것은 지금 자신이 변태라고 밖에는 오해 받을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었던 데다가, 옷이 싸그리 없어진 공주 일행이 전라인 채로 무기를 들고 달려왔기 때문이다. “다, 당신 뭐야! 벼, 변태 같으니 빨리 우리 옷 내놔!” 자신의 키를 훌쩍 넘는 긴 지팡이를 들고 있는 붉은 색 머리의 마법사가 외쳤다. 그 외 활을 든 여성 엘프와 로리 성직자, 그리고 주먹에 레어 아이템 엘리멘탈 너클을 쥔 아마 포트키 중립국의 퓨리나 볼프레인 공주로 예상되는 흑발의 미소녀. 원래 정형화 된 시나리오의 경우. 퓨리나 볼프레인 공주는 복면으로 얼굴을 감춘 채, 퓨리온이라는 주먹을 사용해서 싸우는 파이터 레인저로 처음에 나와 나중에 중반부 도입부분에서야 정체가 밝혀지게 되는데 고블린들이 옷가지를 전부 훔쳐 가는 바람에 아마도 맨 얼굴로 이렇게 전투에 임하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되었다. “감히 이 분의 옷을 훔치다니 용서하지 않겠다.” 공략집과 매뉴얼을 꿰고 있는 현진은 화살을 겨누는 엘프 여성의 정체 역시 알아챌 수 있었다. 공주를 호위하는 엘프 전사 에이디아. 공략 대상 캐릭터다. 어쨌거나 동료가 될 여성들이 적으로 자신을 공격해 오는데다가 완전 변태로 오인 받은 괴상쩍은 게임 진행. 현진은 미사를 호출해 물었다. ‘공략집! 빨랑!’ - 네 최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로, 카론 공작과 포트키 중립국의 공주 일행의 전투입니다.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결코 죽여서는 안 되는데 단순 주먹 공격만으로도 사망해 버리므로 이점 유념하셔야 합니다. 각종 상태 이상 마법 등으로 제압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참고로 공주 일행은 마법 환영으로 옷을 입은 것처럼 보이는 상태입니다. 그렇기에 아주 마음을 놓고 공격해 오지는 않아도 중요 부위를 가리느라 전투에 임하는 것을 머뭇거리지는 않으므로 스샷을 최대한 많이 찍어 둘 것을 권장합니다. 하지만 호감도가 최저로 떨어지기에 일단은 해명부터 해 보십시오. 제 3의 눈 스킬의 적용으로 현진의 눈에는 여성들이 나체로만 보였지만 보통은 아니 그런 모양이었다. “이, 변태! 어서 내놓지 못해!” 삐비비빅 삐비빅! 시간이 지날 때마다 계속해서 호감도는 급 하락 하고 있었다. “자, 잠깐! 저, 전 안 훔쳤습니다!” 이건 정말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고 보니 미사 이것이 괜히 무슨 투명팬티니 향기팬티니 하며 꼬시기에 한 번 그리 해 본 것이 이리 되어 버린 것 아닌가? ‘제기랄! 내가 왜 변태로 낙인찍혀야 해!!! 여자 때리기 싫어서 수경이 공략 루트도 제대로 클리어도 안 한 놈인데!’ 현진은 억울했다. 자기가 평소에도 어디서 여자 팬티나 훔쳐서 냄새나 맡고 머리에 쓰고 다니고 심지어 입어보는 등의 변태짓을 했다면 이런 취급 받는 것이 그다지 기분 나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괜히 인공지능 도우미의 꼬임과……그러고 보니 향기팬티라는 아이템을 만들어 놔서 이런 상황을 맞게 한 시나리오 작가와 제작진들도 평생 잘 들어 본 적도 없는 변태소리를 듣게 한 장본인이다. 현진은 일단 팬티를 머리에서 벗고 땅바닥에 놓은 뒤 말했다. “전 안 훔쳤습니다. 전 그저 고블린들이 이 옷가지들을 가지고 오길래 사냥을 해서 얻은 것뿐입니다.” “닥쳐라! 아가씨를 욕보인 죄. 목숨으로 갚아라!” 엘프 여성. 에이디아는 현진의 변명은 듣지도 않고서 바로 화살을 날렸다. 그러나 민첩도 높은 카론 레이드란 공작의 몸인 현진이 못 피할 이유가 없었다. 슬쩍 고개를 틀자, 화살은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 ‘젠장 싸워야 하나?’ 스테이터스를 살펴봐도 저 여자들은 너무 약했다. 무기를 해제한 공격력으로만 공격해도 즉사할 만큼. 물론 이 숲을 통과할 정도의 NPC들이라면 그들이 약하기 보다는 레이드란 공작이 너무 강하다는 게 맞겠지만. ‘일단 공주를 노리자, 공주를 인질로 잡으면 지들이 어쩔 거냐?’ 그렇게 생각한 현진은 더 이상 해명을 하지 않고 그 특유의 빠른 민첩도를 이용하여 달려나갔다. “뭐, 뭐야!” 상상을 초월하는 빠르기에 공주 일행은 크게 당황하는 듯 했다. 그러는 사이 현진은 에이디아의 뒤에서 엄호를 받고 있던 퓨리나 공주를 나꿔채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현진의 오른 손은 공주의 오른쪽 가슴을 꽉 움켜쥐었다. 옷을 입은 것처럼 보이는 환영마법은 상대에게 옷을 입었다는 인식을 심어주어 설사 몸을 만지더라도 옷을 입은 것 같은 천의 느낌을 주게 하는데 그런 것 따위의 환영마법을 간파할 수 있는 스킬 제 3의 눈이 있는 카론 레이드란 공작에게는 해당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 부드러운 가슴의 감촉이 그대로 전해져왔다. “풉!” 현실과는 다르게 코피가 터지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현진은 태어나서 어머니 것을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만져 본 여성의 가슴의 감촉에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생각이 자꾸만 하얗게 덮여져간다. 패닉 상태. 현진은 머릿속이 새햐얗게 되는 것이 상태 이상 패닉이 걸리려는 증세임을 알아채고 간신히 머릿속을 비워냈다. “꺄아아아아아아!!!!!” 현진의 검지와 중지 사이에 공주의 젖꼭지가 그대로 끼었고, 한 번도 남자의 손을 타지 않았던 공주는 가을도 아닌 짙푸른 나뭇잎들을 떨어뜨릴 정도의 심후한 내력(?)의 비명을 질렀다. 환영 마법 덕분에 만진 사람은 리얼한 감촉이 오지 않겠지만 만져지는 쪽의 입장에서는 그게 아니었다. 맨살과 맨살. 그것도 민감한 부위에 맨살이 닿자, 얼굴이 불타올랐다. 그러나 문제는 환영마법을 간파하고 있는 사람도 그 닿는 느낌에 달아오를 데로 달아올랐다는 게 문제다. 현진의 손에 잡힌 공주는 공주답지 않은 격투가 클래스답게 제 나름대로는 잽싼 몸놀림을 선보이며 속박당한 카론의 팔을 뿌리치려 했다. 하지만 레벨이 무려 81배나 되는 그를 부리치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이!” “커헉!” 카론의 힘을 못 이기고 공주는 발차기를 날렸다. 그녀의 유연한 다리가 쭉 올라가 턱 밑에까지 닿았다. 그리고 원래는 향기팬티로 가려져 있었던 그녀의 그 부위가 적나라하게 노출되었다. 현진은 자기도 모르게 한 마디 했다. “미, 밋밋하다…….” “미, 밋밋?” 퓨리나 공주는 현진의 시선이 향한 곳을 보았다. 정확히 그 부위였다. 공주의 경우 몸은 많이 자랐지만 아직 그쪽에 발육은 덜 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현진이 내뱉은 말이 무엇을 뜻하는 지를 알아차렸다. “꺄아아아아!!!” 그녀는 현진이 그곳을 보고서 잠시 한 눈을 판 사이를 틈타 그의 손에서 도망쳐 나와 일행 중 가장 키가 큰 에이디아의 뒤로 숨었다. “왜, 왜 그러세요. 공……아니 아가씨.” “저 사람 투시 능력을 가지고 있어.” “네? 투시 능력……?” 정확히는 투시 능력이 아닌 환영 및 사각 공격을 예측해내는 스킬 제 3의 눈이었지만. 그녀들은 보았다. 속옷 도둑의 한 가운데가 우뚝 솟은 것을.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 워낙 대물인지라 튀어나온 것이 멀리서도 확실히 보였다. 공주는 에이디아의 뒤에 숨어서 몸을 가렸고, 여 마법사는 그녀가 들고 있는 긴 지팡이를 이용하여 한 쪽 가슴과 아랫도리를 아슬아슬하게 가렸다. 그런 모습이 묘하게 에로틱하다. “이놈! 아가씨를 능욕하다니!” 에이디아는 활 하나에 화살 두 개를 실어 날렸다. 마나가 실린 폭발력이 있는 화살이었다. 현진은 날아오는 화살을 보고 당황하는 척 표정연기를 하면서 결국에는 화살을 그대로 맞았다. 의도적으로 그냥 맞아준 거였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도저히 피할 수 없어 맞은 것처럼 보일 것이다. ‘어떻게 제압한다?’ 화살이 폭발하면서 생긴 먼지 덕에 여자들의 나체가 제대로 보이지 않자, 그제 서야 현진은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었다. 죽이지 않고 제압을 해야 하는 전투. 물론 상대방들의 레벨이 낮으니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 앞으로 승자의 포효 시스템을 이용할 시를 대비해 충분한 연습을 해 두시기 바랍니다. 최음 스킬, 페로몬 스킬 어린아이를 꼬시는 유아 상대 사탕 주기 스킬 등은 이벤트를 통해 배울 수 있습니다. 현재 마스터가 저들을 제압할 때 사용하실 만한 스킬은 덩쿨의 속박이 있습니다. ‘저거 환영마법으로 옷을 만든 거라고 했지?’ - 그렇습니다. ‘그럼 매직 브레이크가 먹히나? - 아마 그럴 겁니다. 환영 마법 스킬 5 짜리 기술이로군요. 충분히 깨실 수 있습니다. “좋아.” 대지계열 속성을 지니고 있지만 대지계열 속성 외에도 정신계열 속성은 아주 고급 기술이 아닌 이상은 다른 속성들도 습득하고 배울 수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상대방의 마법 효과를 없애는 매직 브레이크였다. “매직 브레이크!!!” 연기가 걷히자마자, 현진은 매직 브레이크를 시전했다. 현진의 눈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듯 보였지만 투시라는 말에 반신반의하던 공주의 호위들이 당황하는 걸 보자, 먹히기는 먹힌 모양이었다. 아……쓰지 말 걸 그랬나? 그래도 환영 마법이 있을 때에는 아무것도 모른 채, 공주가 투시를 하고 있다고 외쳐도 그다지 행동에 제약이 없었던 여성들이 위와 아래를 가린 채 주저앉아 버리자, 현진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자식!” 하지만 에이디안가 하는 궁수 엘프는 몸이 완전 노출되었음에도 부끄러운 기색 하나 없이 오히려 분노의 오오라를 뿜어내고 있었다. 원래 현진은 이렇게 완전 노출되어 몸을 가리려고 할 때 옷가지를 건네주며 화해를 청할 생각이었는데 저렇게 반응하니 수가 없었다. “덩쿨의 속박!” 사막이든 빙하든 어디서든 솟아오르는 마법의 덩쿨이 땅에서 솟아나왔다. 그것들은 빠른 속도로 공주 일행을 묶었다. 덩쿨들은 끝 부분이 봉긋하니 남근형으로 생겼다. 그리고 카론 레이드란 공작은 그것들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었다. “꺄아!” “주변에 있는 나무에 하나 씩 매단다!” 곧이어 식물의 줄기들이 그녀들을 하나씩 주변에 있는 나무에 묶었다. 손과 발이 묶이고 심지어 가슴이 좀 나온 여 마법사와 엘프 궁수 같은 경우는 가슴까지 묶이면서 뭉특한 가슴살과 꼭지가 줄기에 묶인 부분 덕분에 튀어나왔다. 거기다가 줄기들은 여성의 중심. 줄이 그어진 부분을 가리는 듯 압박하고 있었으니……. 참으로 므흣한 광경이 아니라 할 수 없었다. 나체의 여성 넷을 밧줄 비슷한 것을 이용해 매달아 버린 현진. 그러자 인공지능 도우미 미사의 메시지가 들려왔다. - 능욕분기가 발동되었습니다. 최대 4:1 이 가능합니다. “4, 4대 1?” - 아무리 카론 레이드란 공작의 정력이라도 조금은 힘이 들겠죠. 하지만 무적의 정력제 소사나란 이벤트 아이템을 얻으시면 12:1까지 가능합니다. TITLE ▶31971 :: 12. 공주를 보쌈하다. 섬마을김씨(lastride) 05-01-02 :: :: 12104 “시, 십이 대 일???” 십이 대 일이라니……우스갯소리로 첩이 많은 것, 여자를 몽땅 낀 것을 얘기할 때 우리는 흔히 의자왕의 삼천궁녀를 예로 든다. 하지만 의자왕이 실제로 삼천 명의 궁녀를 하룻밤에 상대할 만큼 정력이 좋았냐? 그건 절대 아니다. 물론 여러 밤에 나눠 서 삼천 명을 범했다면 또 모르지만 하룻밤 한 번에 삼천 명을 동시 상대한다? 어지간한 정력가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12명을 동시에 상대? 아무리 무적의 정력제를 먹는다 해도 하다가 질리게 된다. 여하튼간 이렇게 나신의 여성 넷을 묶어 놓자, 현진도 조금 끌리는 것이 사실이었다. 평생 동료가 될 이들이었지만 아주 잘 조교시켜서 충직한 성의 노예로 만들어 부리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거기에 아제룬 왕자 능욕이나 미행 9의 박수경 공략 루트 같은 것처럼 어디 방해요소가 있는 것도 아니다. 묶여 있으니 만져 주고 핥아 주고 넣어 주면 만사가 오케이다. 이런 좋을 때가 또 어디 있는가? ‘에이! 순애루트! 순애루트로 가기로 했으면 이런 생각 따위는 버려야지 뭐하는 거냐!’ 하지만 이런 좋은 기회는 그냥 두고 가기에는 뭐했다. 그래서 현진은 나중을 기약하고 빈 세이브 슬롯에 이 상황을 저장시켰다. 그런 다음 기왕 게임을 중지 시킨 김에 호감도 수치를 클릭했다. 호감도 수치는 맥스 수치가 200인데 100은 보통이며 200에 가까울수록 연정을 0에 가까울 수록 미움을 받고 있음을 뜻했다. 그 외 여성 캐릭터의 옆에는 주인공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나와 있었는데 이는 호감도와는 별도로 능욕과 순애 등에 영향을 미치는 수치였다. 능욕을 할 경우에 오르는 호감도 같은 경우는 ‘공작님은 정말 대단하셔. 오늘 밤에도 안기고 싶어’ 이렇게 떠오르며 연애로 호감도를 올릴 경우는 성적인 내용이 배제된 내용이 뜬다. 또한 그 외에도 사랑의 감정인지 우정의 감정인지 아버지와 딸 관계 등에서 느껴지는 한없는 신뢰의 수치인지도 나온다. 그 외 능욕 수치 정보가 존재하고 있었는데 어느 방향의 체위를 가장 좋아한다거나 때리거나 맞는 것을 좋아한다거나, 손가락, 남근, 기구 중 어느 것을 가장 좋아한다거나 등의 성관계 수치가 나타나 있었다. 아제룬 왕자의 경우 아날 수치가 가장 낮은데 이 경우 아날 쪽을 매우 싫어한다는 것으로 해석하여 그쪽으로 했을 경우 호감도 수치 등이 떨어지거나 하기에 꼭 숙지해 둬야 하는 수치였다. 호감도 결과는 정말 끔찍했다. 현재는 여섯 명만이 기록되어 있었는데 그녀들의 상태를 말하는 메시지를 한 번 보자. 아제룬 드카시안 : 믿음직스러운 사람이야. 그러면서도 친근하고 부드럽고 자상하고…… 군신관계라고는 하지만 친구같은 관계로 지냈으면 좋겠군. 엘리넬 파키론 : 존경하던 분다워, 왕자님의 그 아무것도 모르는 행동에 넘어가지 않는 것도 그렇고……. 대체적으로 높은 엘리넬과 아제룬의 호감도에 비해 지금 처음 만나서 묶어놓은 여자들을 보자. 에이디아 : 크윽 이 변태 놈이 공주님의 소중한 곳을 본 것도 모자라 묶어놓기까지 하다니 기필코 죽여 버리겠어. 리즈엘 밀라시아 : 변태는 싫어 질색이야! 생긴 건 저렇게 생겨놓고 저 따위 짓거리나 하다니! 메르피 사리에라 : 무서워……. 그런데 한 분은 조금 달랐다. 퓨리나 볼프레인 : 어쩌지? 남자한테 보이고 말았어. 얼굴은 잘 생겼지만……변태는 싫은데 정말 시집가야 되는 걸까? ‘커헉! 이 공주는 설마? 나체를 보이면 시집가야 한다는 고지식 그 자체의 강경보수파 정조여성이었단 말인가?’ 그 때문인지 호감도는 낮았지만 상태는 어떤 일이라도 할 것 같은 상태였다. 잠자리 시중까지. 현진은 묶여 있는 여성들을 쳐다보았다. 꼬마 성직자 메르피 양은 울고 있었고, 나머지 여성들은 넝쿨들이 몸을 여기저기 스치고 지나가면서 성감대들을 건드려 대는 바람에 새빨개진 얼굴로 현진에게 욕설과 협박을 가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공주의 경우는 현진을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어떡한다?’ 팬티도 써 봤고, 벗은 것도 다 봤고, 여자를 홀딱 벗긴 채 묶어놓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 뒷수습이 문제로 남았다. 이 상황에서 도대체 뭘 어쩌라는 말인가? 현진은 묶여 있는 퓨리나 공주에게 다가가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퓨리나 볼프레인 공주님?” “뭐……?” “저 모르시겠습니까?” 원래 시나리오대로라면 정체를 숨기는 캐릭터라서 주인공이 몰라야 했지만 NPC가 제대로 된 연산을 하지 못하게 될 지도 모르는 엘리넬과는 다른 것이, 카론 레이드란 공작은 포트키 중립국의 퓨리나 공주를 알고 있었다. “누구?” “지난번에 뵈었는데 정녕 모르시겠습니까?” “설마 자객!” 옆에 묶여 있던 붉은 머리의 여성 마법사 리즈엘이 외쳤다. 현진은 단호히 부정했다. “아닙니다.” “그럼……인신 매매범!!!” “쿨럭!” 현진이 기침을 하자, 미사의 조언이 들려왔다. - 아닙니다. 마스터 모두 납치한 다음 아무도 모르는 은거지로 도망쳐 평생 노예로 부리는 엔딩도 존재합니다. ‘야 네 명을 어떻게 옮겨?’ - ……. 용껏 옮기십시오. 현진은 미사의 조언에 그런 스토리로 한 번 나가 보고 싶어졌다. 패키지의 장점이 무언가? 바로 자유로운 세이브 로드이다. 굳이 어긋나는 스토리로 나간다고 해도 세이브 파일이 있는 이상 언제든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것이다. ‘좋아. 한 번 해 볼까?’ 세이브 로드의 장점이 떠오른 현진은 그렇게 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허나 아무래도 네 명 모두를 들고튀는 것은 조금 무리인 듯싶었다. 음 누구를 데리고 튈까? 공주는 무조건, 그리고……아무래도 꼬마 성직자 양이 나았다. 로리 타입의 캐릭터는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차피 나중가면 로드할 것이고 어린 것도 제법 귀엽지 않은가? 무게도 적게 나가고, 현진은 그 두 명을 풀어 주었다. “아무래도 어린 애들 두 명이 가장 낫겠군. 푸 좋은 상품이야.” 잽싸게 양 옆구리에 퓨리나 공주와 메르피를 꿰어 찬 현진은 그대로 숲속을 가로질러 달리기 시작했다. “아가씨이이!” 현진은 덩쿨의 속박을 조종했다. 현진은 덩쿨들에게 몸에 있는 구멍 중 하반신에 달려 있는 구멍을 쑤시라는 명령을 내렸다. “리즈엘! 에이디아!” 현진은 비명을 질러대는 둘은 완전히 무시하고 전라의 몸인 두 여성을 들고서 최고 속력으로 달렸다. 말 보다 빠른 속력으로. 그렇게 카론 레이드란 공작은 작위도 나라도 주군도 명예도 부도 모두 버리고 숲 속에서 마주친 공주를 보쌈해 달아나 버렸다. 자세하고 상세한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 공략집 제작자 섬마을김씨의 공략집에도 서술되지 않은 보쌈 스토리로 접어 든 현진. 원 목적인 왕국을 되찾고 마왕을 무찌르는 등을 수행해야 하던 주인공 카론 레이드란은 단순한 음욕으로 인하여 포트키 중립국의 공주와 그녀를 따르던 어린 성직자 여성을 납치해 사라졌다. 이 보쌈 스토리는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긴 하지만 의외로 하기는 쉬웠다. 퓨리나 공주와 아제룬 왕자 이 둘 중 하나를 보쌈해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어버리면 끝장인 것이다. 미행 9의 판매량은 일루전 사의 이름을 업고 제법 높았지만 아직 출시가 된 지 얼마 안 된 것이니 패스하고 가상현실 미연시 타이틀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것은 바로 이 루시페리아 R이었다. 날개나 치한소아과보다 늦게 출시가 되었음에도 이토록이나 많이 팔린 이유는 전작 롤플레잉의 유명세를 탄 탓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한정된 구역과 한정된 여성들이 아닌 넓은 세계관에서 뭐든지 다 할 수 있도록 자유도가 컸던 것이 주 원인이었다. 그렇기에 공주 일행을 만나 그들과 합류하여 왕국을 되찾는 등의 모험을 해야 하는 정형화 스토리에서 완전 탈피한 유괴 납치극이 가능했던 것이다. 넘치는 체력과 정력, 스피드로 어느새 살레드리안 숲을 통과한 현진은 국경선을 타고 달려 루시페리아 왕국 내 존재하는 험한 산간지역 델피로스 산에까지 도착했다. 꼬박 하루를 전속력으로 달리자 한창 떼를 쓰던 공주와 메르피도 어느새 잠잠해졌다. 현진은 쓸만한 곳에 자리를 잡고 둘을 내려놓았다. 홀딱 벗은 상태라 어디 쉽게 도망은 못 갈 것이다. “당신은 대체……누구죠?” “……정녕 모르시겠습니까?” 현진은 꼬박 하루를 달리면서 납치 명분이라든지 별 것을 다 생각해 놓고 있었다. 섬마을김씨의 공략집에 따라 그는 이미 잡아 온 공주를 납득시킬 만한 이유를 준비해 두었던 것이다. “일개 납치범이 아니에요. 설마……드래곤 같은 건 아니겠죠?” “전 카론 레이드란. 루시페리아 왕국의 공작입니다.” “네에?” 공주의 눈이 부릅떠졌다. 초인적인 능력이나 그 유명한 외모로 보았을 때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그런 사람이 자신을 납치할 이유 따위는 없었던 것이다. 못 믿겠다는 표정이 역력하자, 현진은 애검 카이나드 세이버에 새겨진 가문의 문장을 보여 주었다. 방패와 그 뒤에 있는 사자의 문장. 사자의 문장은 대대로 루시페리아 왕국이 써 왔던 문장이고 그 앞에 방패는 루시페리아 왕국을 수호해 온 최고의 무가. 레이드란 가를 상징하는 홀리 실드였다. “저, 정말인가요?” “그렇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절 납치한 거죠? 설마 우리나라와 전쟁이라도 일으키실 생각인가요?” 이웃나라의 공작이 갑작스레 공주를 납치했다. 이것은 전쟁을 일으키겠다는 선전 포고용이나 다름이 없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당연한 물음이다. “아닙니다. 전 단지……공주님이 마왕의 부인이 되는 것이 보기 싫었을 뿐입니다.” “……그, 그걸 어떻게……?” 공략집 보고……라고는 당연히 대답 못한다. 퓨리나 공주는 좀처럼 보기 드문 암흑계의 속성을 선천적으로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다. 본디 암흑계 속성은 마족과의 계약을 하는 등의 후천적으로 얻을 수 있는 속성. 선천적으로 타고 태어나는 예는 핏줄 가계도에 마족이나, 다크 엘프 등이 섞였음을 의미했다. 뭐 그건 둘째 치고 어쨌든 희귀한 암흑의 속성을 타고 태어난 아이는 그 특징답게 머리카락이 검었고 눈동자도 동물의 눈처럼 검었다. 암흑의 속성이라는 것이 후천적으로 얻었을 때에는 경계가 되지만 선천적인 경우에는 굳이 교단에서도 공주에 대한 제지 등은 가하지 않았고 공주는 희귀한 미를 지닌 아리따운 여성으로 자라났다. 그런데 문제가 터졌다. 공주가 7살이 되던 해 생일날. 미궁에 사는 암흑마왕 드라이어스가 찾아와 공주를 신부로 내놓으라고 으름장을 놓았던 것이다. 드라이어스는 그다지 강한 마왕은 아니었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왕의 목숨을 취할 수 있는 기술을 지녔기에 딸을 안 내놓으면 이 나라의 왕과 귀족을 매일 밤마다 죽여 없애주겠다는 협박에 결국 왕은 십년 후 공주를 시집보내기로 한다. 그렇지만 공주는 마왕과 결혼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호위들을 데리고 변장한 뒤 마왕의 손을 피해 궁에서 도망쳐 나왔다. 그러다가 살레드리안 숲에서 잠시 목욕을 했는데 옷가지가 없어지고, 발자국의 흔적을 찾아서 옷을 추격하다가 마침 팬티를 머리에 쓰고 냄새를 맡고 있는 변태와 마주쳐 변태에게 납치당해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하지만 공주의 가출 사실이나 마왕에게 팔려갈 신세라는 것은 포트키 중립국 내 에서도 극소수만 알고 있는 비밀 사항이었다.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퓨리나 공 주가 여러 국가의 황태자비 간택 무도회 등에를 참가하다 보니 그런 정보를 입수해도 허위 정보인 줄 알고 무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원래 현진은 암흑마왕 드라이어스와 싸우기가 싫어, 이렇게 꼬시는 것은 삼가려 했는데 초반에 드라이어스와 싸울 경우 드라이어스의 레벨이 그다지 높지 않아 오히려 전투가 쉽다는 말을 듣고 생각을 바꾸었다. 그 꼴 뵈기 싫은 놈을 빠르게 처리해 버리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실 어떻게 되나 보자. 하고 여차하면 로드해 버릴 생각으로 세이브 한 뒤 공주를 보쌈해 왔지만 만약 이 설득이 먹힌다면 원래의 정형화 스토리인 ‘ 왕녀 일행을 만나고 동료가 된다. 정체를 숨기고 있던 왕녀는 살레드리안 숲의 루시페리아 인들이 아제룬 왕자와 그를 모시는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암흑마왕의 제거를 부탁. 그리하여 레이드란 공작은 마왕을 처단하고 포트키 중립국의 신뢰를 얻어 그들의 도움을 받아 재기를 준비한다.’ 란 초반 스토리와 엇비슷하게 갈 수도 있었다. “그냥……관심이 좀 있어서랄까요?” 대패로 살갗을 밀어버리고 싶은 욕구를 애써 참아내며 현진은 쑥쓰러운 대사를 잘도 늘어놓았다. 사실 미연시 게임 수 십 편을 하면서 여성의 호감을 살 만한 대사 등은 거의 외워 두었고 여성의 패턴, 애무의 패턴 등 이론만큼은 정말 빠삭한 현진이었다. 다만 실전이나, 실전과 비슷한 가상현실에서는 헤매는 게 조금 문제였지만. 하지만 섬마을김씨의 조언을 곱씹어 볼 때 자신 측에서 열렬한 구애를 하는 것은 좋지가 못했다. 초반부터 한 여자에게만 매달리는 모습을 보였을 경우 나머지 여성들은 호감도가 올라도 주인공에게 호감의 표현을 하지 않는다. 그가 말하는 가장 이상적인 연애 시나리오는 동시공략을 통해 상대방 여성들은 전부 주인공을 사모하게 만들어 둔 뒤 나중에서 한 여자에게만 구애를 하는 게 가장 좋았다. 거기에 여성들끼리의 친밀도를 높여, 삼처 사첩을 꿰차는 것. 그야말로 최고의 해피 엔딩 이자 진 엔딩 이었다. 현진의 닭살스런 대사에 공주는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팬티에요?” 둔함의 극치였다. 보통 저렇게 말하면 자기한테 관심이 있다고 말한 거지 않은가? 그런데 왜 그것을 팬티로 알아들을까? 아마도 제작진의 농간일 가능성이 매우 컸다. “풉! 거, 거기서 팬티가 왜 나옵니까?” “아까 머리에는 모자처럼 쓰신데다가 냄새까지 맡고 계셨잖아요?” “내, 냄새가 워낙 좋다보니…….” “그런 냄새가 좋아요?” “…….” 그래 나 변태다. 너 잘났다. TITLE ▶32032 :: 13. 변태 처단 파티 결성 섬마을김씨(lastride) 05-01-03 :: :: 12425 어쨌거나 이렇게 대화를 나누고 자신의 목적을 밝히자, 공주는 어느 정도 경계심을 푼 듯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 다리도 무의식적으로 편한 자세로 벌어졌고, 그것 역시 그대로 보였다. ‘……그러고 보니 옷을 안 들고 왔다!!!’ 이런 낭패가……라고 건망증을 탓하려던 현진은 잘 생각해 보니 자기가 옷가지들을 깜박 잊고 안 가지고 온 것이 아닌 그가 일부러 놔두고 왔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아무래도 옷을 안 입히면 므흣 할 것도 많고, 도망도 안 칠 것 같고, 무엇보다 능욕하기가 쉬울 것 같아 그냥 놔두고 왔던 것인데 지금 와서 순애루트 비슷하게 갈려고 하니 옷이 없는 게 아쉬웠던 것이다. 공주도 그런 자신의 모습을 눈치 챘는지 금세 팔짱을 껴 가슴을 가리고 다리를 꼬아 아랫도리를 가렸다. 그에 비해 꼬마 성직자인 메르피 양의 경우에는 흔들리는 동안 기절을 해 버렸는지 대물을 자랑하는 남자도 아닌 게 너무도 자랑스럽게 퍼져 있었다. ‘별 수 없군.’ 현진은 망토와 갑옷을 하나 둘씩 벗어젖히기 시작했다. 망토며 갑옷이며 둘 다 한계레벨과 무게가 딸려 둘에게는 착용 불가능했다. 바지는 입히기가 뭐하고 아무래도 레벨 저항도 없고 대충 걸칠 수 있는 티셔츠가 나을 듯 싶었던 현진은 윗옷의 단추를 하나씩 끌렀다. “꺄아! 뭐, 뭐 하는 겁니까?” “에?” “이러지 마십시오. 저, 전 아직 마음에 준비가 안 되어 있습니다……이러지 마세…….” 퓨리나 공주는 그야 말로 오버액션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었다. 눈물을 뿌리며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엉덩이를 질질 끌며 뒤로 물러서는 모습……. 남근을 꺼내놓은 채 서서히 다가오는 치한에게서 도망칠 곳이라고는 없는 어린양의 모습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었다. “…….” 현진은 어이가 없었지만 일단 단추를 끌르는 일에 집중했다. 그렇게 와이셔츠의 단추를 다 풀러 윗옷을 벗은 뒤에는 하얀 러닝 속옷을 단번에 벗었다. 실용적인 근육이 미끈하게 붙은 멋진 몸매였다. 보기 흉하게 뱃살 같은 게 튀어나오지는 않고 비쩍 마른 몸도 아니지만 그다지 좋을 것 없는 몸매를 가진 현진으로서는 부러운 아바타 카론의 몸이었다. 그렇게 윗옷을 벗자, 정말 무슨 강간이라도 당하는 듯한 공주의 비명이 들려왔다. “꺄아악! 하지마! 싫어! 아파! 아악! 얼른 빼에에에…….” ‘……저 NPC……데이터에 바이러스라도 먹었나? 하지도 않았는데 뭔 꼭 당하는 듯한 헛소리를 지껄이고 앉았어?’ 확실히 무슨 데이터에 오류라도 생긴 것 같았다. 꺄아악, 하지마, 싫어 이것까지는 그래. 할만하다. 그런데 아파? 아악? 얼른 빼? 는 뭐란 말인가? ‘확 진짜 덮쳐버릴까 보다.’ 현진은 오버액션의 진수를 보여주는 공주에게 와이셔츠를 던져주었다. 그제야 공주는 눈물을 거두었다. “이건…….” “입고 계시지요. 그리고 이 옷은 꼬맹이한테 입혀 주십시오.” 현진이 도로 갑옷과 망토를 주워 입자, 공주는 안심한 듯 더 이상의 망상 속 오버액션을 선보이지는 않았다. 공주는 옷을 주워 입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런데 절 왜 납치하신 거죠?” “기억력 3초냐! 씨뱅아!!!” 분명 방금 전에 대답을 했는데 다시 물어보자 현진은 자신도 모르게 소리치고 말았다. 그러나……이래서는 안 되는 거였다. 공주는 화내는 현진을 보고서는 다시금 소리 질렀다. “꺄아아아악! 살려 줘! 싫어!!!” “저, 저기 그게요…….” “꺄아아아아…….” ‘으아 졸라 피곤해!!!’ 레이드란 공작이 물을 뜨러 간다고 해 놓고 밤이 되도록 연락이 없자, 왕자와 엘리넬은 그를 찾아 나섰다. 얼마 나서지 않아 그들은 온몸에 식물의 줄기가 묶인 채 기절해 있는 두 명의 여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엘리넬 경! 어서 아가씨들을 풀어 드리게!” “네!” 하반신의 혈흔과 늘러붙은 희끄무리한 액체. 비록 누군가에게 당한 것은 아니지만 유사시에 촉수로 사용 가능한 넝쿨의 속박 마법은 그녀들을 완전히 녹초로 만들어 놓았다. “괜찮으십니까? 대체 어떤 천하에 몹쓸 죽일 놈의 인간이 이런 변태 짓을…….” 공주를 납치당한 뒤 식물의 줄기에 의하여 능욕 당하던 에이디아와 리즈엘은 구출의 기쁨을 만끽하기 보다는 사라진 공주와 납치범의 행방에 더 관심이 많았다. “침착하십시오. 도대체 무슨 일이십니까? 어째서 이런 데에 묶여 계셨는지, 그리고 누구를 찾으시는 지 차분히 말씀해 보십시오.” “그, 그것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의 경위를 설명하자, 왕자와 엘리넬의 표정에는 순수한 분노가 일었다. 어떻게 그런 파렴치한 범죄를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저질렀다는 말인가? “어떻게 그런 미친 변태 인간이 있단 말입니까? 씻고 있는 여성분들의 속옷을 훔쳐내 머리에 쓰고 냄새를 맡는 것으로도 모자라 혓바닥으로 맛을 보고 얼굴에 비비기까지……. 그래 놓고는 이런 괴상한 식물의 줄기로 묶어 놓고서 무자비하게 찌르기를 시키고 어려 보이는 여자애들만 납치해 달아나다니요.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일입니다. 그런 인간은 아래에 달린 것을 싹둑 잘라버리고 여러분들이 당한 것과 똑같이 당하게 해야 합니다.” 현진아 너 이제 죽었다. “아프셨겠습니다. 얼마나 쑤셨기에 피가 다 난단 말입니까?” 왕자는 성에 대한 것에 매우 무지했기에 피가 나는 것이 다쳐서 나는 것인 줄 알고만 있었다. 그래서 새삼 레이디들을 능욕한 그 ‘변태’에 대한 욕설을 서슴치 않고 내뱉고 있었다. “그 변태의 인상착의를 말씀해 주십시오. 지금은 안 계시지만 저희 쪽에는 매우 고강한 검사가 한 분 있습니다. 정의감이 넘치시는 분이니 그 납치범을 꼭 잡아 주시고 그쪽의 아가씨를 되찾아 오실 겁니다.” 그 분이 그런 변태짓거리를 저지른 장본인이란 것도 모른 채 씹고 있는 그들이었다. “저기 실례지만 누구신지 정체를 알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갑자기 나타난 사람들이 한 패가 아닌지 의심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흐음 그쪽도 밝힌다면 밝혀 드리겠소.” “저희는 포트키의 퓨리나 공주님을 모시는 호위들입니다.” 납치범의 앞에서는 철저히 아가씨라고 부르며 정체를 숨기던 이들이었지만 공주가 납치되고 나자, 그녀를 찾기 위해서는 정체를 알리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 나온 말이었다. “퓨리나 공주??? 설마 납치된 게?” “맞습니다. 공주님과 공주님을 따르던 호위 한 명이 납치되었습니다.” “그랬구려……본인은 루시페리아 왕국의 제 1왕자 아제룬 드카시안이요.” “네에?” “안 믿으셔도 상관없소. 어쨌거나 지금은 이 자리에 없지만 대륙 최고의 검사이자 마법사인 더블 마스터.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라면 충분히 공주를 찾아 올 수 있을 것이오. 그러니 안심하십시오.” “레이드란 공작!!!” 그녀들도 레이드란 공작이라는 이름값 드높은 기사가 공주를 납치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 착각 속에 왕자와 엘리넬 그리고 공주의 호위 궁수, 마법사로 이루어진 새로운 파티가 하나 결성되었다. 그들의 목적은 카론 레이드란 공작을 찾는 것과 동시에 그에게 부탁하여 공주를 납치한 속옷 변태를 처단하는 것이었다. 강제 청혼한 마왕을 잡아 주겠다는 말에 공주와 그녀를 따르던 호위 성직자 메르피는 현진에게 큰 경계심을 갖지 않았다. 현진은 이렇게 공주 납치루트로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퓨리나 공주와 메르피는 최저 레벨의 기수들. 거기에 왕자나 엘리넬처럼 2왕자군과의 전투에 항상 불려 다니는 것도 아니었던 지라 레벨을 올릴 기회도 적은 그런 캐릭터들이었다. 결국 레벨이 가장 낮은 채로 데리고 다니다가 힘든 적들만 만나면 죽어 나자빠져서 게임오버를 당하게 하는 골칫덩이들이었는데 초반에 다른 동료들은 떼어 두고 이렇게 납치해 와서 둘만 집중적으로 키우다 보니 레벨의 성장이 상당히 빨랐다. 공주의 클래스는 너클과 손톱. 그리고 주먹과 발을 사용하는 권사와 어쌔신 클래스를 합쳐 놓은 레인저 클래스. 일국의 공주로서 도저히 그런 클래스를 지닐 기회가 없는 것이 당연했지만 시나리오 작가가 이런 분야로 특화된 동료 캐릭터를 하나도 집어넣지 않은 바람에 별 수 없이 얌전히 자라는 공주라는 이미지에 안 어울리게 주먹을 이용해 적을 때려잡는 터프한 공주로 거듭나게 되었다. “가이아 프로텍트!” “헤이스트!” “중력 증가!” “스트랭스!” “덩쿨의 속박!” “헉, 헉, 헉! 왜 저, 저만 싸워야 하죠?” 공작과 메르피의 온갖 보조마법을 받아가며 몬스터들의 선봉에서 싸우던 공주가 억울하다는 투로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왜긴 왜야? 최약 캐릭터 레벨 업 시킬려고 그러지.’ 그렇지만 그것 외에도 이유는 있었다. 아주 음흉한 이유가. 현진은 공주의 물음을 무시하고 옆에서 보조 마법을 쓰고 있는 메르피에게 말했다. “메르피.” 납치범이 사실은 공주를 노리는 마왕을 없애주기 위해 온 더블 마스터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라는 것을 안 메르피는 현진이 자상하게 대해주자, 점차 현진을 따르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불러주기를 기다렸다는 강아지 같은 맑은 눈망울을 머금은 채 현진을 올려다보며 대답했다. “네!” 흐미……귀여버라~ 딸 삼으면 좋겠네. “공주님을 도와 드려라.” “네?” “아무리 보조를 주로 하는 직업을 가졌다지만 어느 정도 육탄 전투를 할 줄 알아야 갑작스런 적의 습격에 대비할 수 있는 법이란다. 그러니 가서 싸우거라. 위험하면 내가 도와주마.” 루시페리아 R의 캐릭터들은 레벨 업의 상승 수치가 부정확했다. 레벨 업을 할 경우 보너스가 주어져 그것을 각종 수치에 부여하는 것이 아닌 자연적으로 상승하는 수치들. 예를 들어 성직자의 경우에는 보조마법으로 동료들을 돕기만 해도 레벨이 오르지만 보조에 너무 치우칠 경우 마법계 쪽에만 너무 특화된 능력을 지니고 기타 육탄전에서는 부족해지는 능력치로 인하여 적들이 한 번 노리면 곧장 돌아가시는 그런 캐릭터가 되어 버린다. 그러므로 캐릭터 육성 시에는 마법계 캐릭터들이라도 몸을 어느 정도 움직이는 수련을 시켜서 방어력 등을 효과적으로 상승시키는 것이 좋았다. “그, 그렇지만 자신 없는걸요…….” “난 널 믿는단다.” 띠리링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하자, 메르피는 얼굴을 붉히며 성직자들의 기본 호신용 무기인 몽둥이를 들고 전투에 합류했다. 현진은 로리 캐릭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공략 경험도 적었지만 이상하게도 가상현실 게임인 루시페리아 R의 로리 캐릭터 메르피에게는 쉽게 호감을 살 수 있었다. 이유인즉 로리를 여성으로 보지 않으니 대화를 하는 데에 떨림 현상 같은 게 없었기 때문이다. “생명의 대지!” 메르피와 공주가 서 있는 구역에 생명의 대지를 발동시키자 닳았던 그녀들의 체력이 급속도로 회복되기 시작했다. “힘내! 할 수 있어!” 그러면서 현진은 뒤에서 응원을 계속했다. 사실 체력이 간당간당 할 때 회복 마법을 굳이 써 주지 않아도 되는 방법인 앞에 나가 몸빵을 하지 않은 채 공주와 메르피만 전방에 내세우고 싸우게 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거 공유시키면 초 대박이닷!’ 현진이 직접 나서지 않은 이유라 함은 바로 동영상 저장에 있었다. 홀딱 벗긴 채 납치해 왔던 메르피와 공주는 현재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 입고 있던 와이셔츠와 러닝셔츠만 원피스처럼 입은 상태. 그런 상태로 몬스터들과 싸운답시고 피하고 때리고 주먹을 날리고 발로 차고 있다. 그럼 어떻게 될까? 당연히 한 장만 걸친 옷들이 움직임에 펄럭이면서 찔끔찔끔 그곳이 보이게 되는 아주 자극적인 한 폭의 그림이 나오는 것이다. 특히 공주는 오크의 도끼를 아슬아슬하게 피하면서 스치고 지나간 도끼가 와이셔츠의 단추를 모두 뜯어 놓아,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가슴까지 튀어나와 출 렁였으며 아래의 부위는 그냥 그대로 보이는데다가 원체 전투 방식이 치고 패고 발길질하며 싸우는 직접 전투형 파이터 스타일이라 발차기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적나라하게 그곳이 보였다. 그리고 메르피의 경우 러닝이 워낙 큼직해서 튀어나오지 않은 가슴은 그냥 노출되어 보였고 로리 캐릭터에게는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아랫도리는 그럭저럭 가려지는 듯 보였다. 물론 몸을 피하거나 하면서 펄럭이기는 했지만 잘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루시페리아 R은 19금 미연시 게임답게 날 달린 무기의 공격을 받으면 주로 옷이 아슬아슬하게 찢어지게 되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오크의 검 공격이 펄럭이는 메르피의 옷자락에 닿아 옷의 중앙이 예술적인 ‘ㅅ’자로 찢겨지고 그 안에 있는 것 마저 적나라하게 노출되었다. 루시페리아 R 등 여러 미연시 캡처 동영상들을 모아 뒀던 현진은 그 중에 이런 동영상 만큼은 없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웃음 지었다. 레벨이 제일 약하게 나오는 공주에게 누가 갑주도 채우지 않고 싸움을 시킬 것이며, 지능을 지닌 공주가 그리 쉽게 벗겠는가? 또한 마찬가지로 레벨이 낮은 메르피에게 갑주를 누가 안 입혀둘 것이며 주로 후방에 세워 두는 그녀를 누가 이렇게 벗겨놓고 싸움을 시키겠는가? 물론 지난 번 팬티 사건으로 인한 알몸 전투나, 석화 상태로 인한 옷의 부식화로 인한 전장에서의 알몸상태, 그리고 목욕탕에서 습격을 받는 등이 분명히 존재하기는 한다. 그러나 일단 현실에 가깝게 만들어 진 게임답게 상식적인 것이 NPC들의 데이터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전투 중에 옷이 없어지면 여성들은 능욕 수치의 노출증 수치가 맥스 수치이지 않는 이상 주로 먼저 몸을 가릴 것을 찾는 데에 열중하기 마련이다. 더구나 팬티 사건으로 인한 알몸 전투에서는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 제 3의 눈으로 본 동영상이 캡처가 되는 것이 아니라 환영마법을 통한 옷이 입혀진 동영상이 캡처가 되는 것 아닌가? 여하튼 이렇게 자발적으로 입을 옷이 없어서 보일 것을 각오하고 싸우는 동영상은 지금까지 전무하다고 봐야 했다. ‘큭큭큭 좋아! 좋아! 이대로 올리면 엄청난 포인트에 잘하면 이번 달 베스트 동영상에 오를 수도 있음이야. 크크크.’ 그리고 이렇게 찍혀진 메르피와 공주의 러닝셔츠와 와이셔츠 하나만을 입고 찍은 미소녀 나체 격투 동영상은 현진의 예상대로 그 주의 베스트 동영상에 오름과 동시에 수많은 다운로드 점수가 쌓여 현진의 공유 포인트를 늘려 주었다. TITLE ▶32246 :: 14. 마왕성 침입 섬마을김씨(lastride) 05-01-05 :: :: 12590 지속적인 전투를 거치다 보니 내구도 약했던 와이셔츠와 러닝셔츠는 어느새 걸레짝이 되어 있었다. 그 여기저기가 찢어져 보이는 알몸 역시 대박감 임에는 틀림없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거의 알몸이나 다름없게 된 메르피와 퓨리나 공주가 전투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이제는 옷을 사달라고 떼까지 쓴다. 그런데 어떻게 홀딱 벗긴 채로 마을에 내려가냐? 오크들이 입고 다니는 조잡한 가죽도 이미 작살난 지 오래였고……. ‘어떡한다?’ 그런 현진의 고민은 인공지능 도우미인 미사가 도우미답게 가르쳐 주었다. - 델피로스 산의 아클립토프 나무의 진액을 채취한 다음 나뭇잎을 구해서 묻히고 퓨리나 공주와 메르피의 중요 부위에 붙이십시오. 뗄 때 털이 빠지는 등의 부작용이 있기는 하지만 메르피 양과 공주 모두 털이 없으니 붙이는 데는 별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쉽게 벗겨지지도 않고 말이죠. ‘호오 그래?……근데 그게 뭔 나무야?’ - 마스터의 바로 앞에 있는 큰 나무입니다. 현진은 별 망설임 없이 검으로 나무를 얇게 베었다. 그러자 초록색의 끈적거려 보이는 진액이 흘러나왔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여. 그대의 나뭇잎도 좀 빌리겠네.” 그런 다음 현진은 나뭇잎 여섯 장을 따, 흘러나오는 진액에 비빈 뒤, 뒤에서 쳐다보던 둘에게 건넸다. “이건…….” “임시 속옷이지. 이 외에는 특별히 입을 게 없으니 이 정도로 만족하도록 해.” “붙이면 안 떨어지거나 하지 않아요?” “나중에 옷이 생기면 떼 주지.” 떼는 방법은 힘으로 떼는 방법밖에 없었다만 그걸 지금 얘기했다가는 안 하겠다고 외칠 것이 뻔했다. 공주와 메르피는 중요 부위에 나뭇잎을 붙였다. 메르피의 경우에는 아직 가슴이 나오지 않아서인지, 나뭇잎을 엉덩이 쪽에 더 붙였다. 그렇게 나뭇잎을 착용하자 두 소녀의 알몸에 파란 나뭇잎이 아슬아슬하게 중요 부위를 가리는 실로 엄청난 레어급의 그림이 되었다. ‘이, 이것도 CG로 저장해두자!’ 숲속의 요정처럼 나뭇잎 세 장으로 겨우 중요 부위만 가리고 있는 모습. 이 역시 충분히 이번 주의 CG에 들 만한 작품들이었다. 그 CG역시 현진이 이전에 올렸던 미소녀 나체 격투 동영상과 함께 이번 주의 CG에 올라 현진에게 엄청난 사이버 머니를 안겨주었음은 물론이다. 마왕을 잡아 주겠다는 명분으로 공주 납치를 합리화 시킨 현진의 당면 과제는 당연 암흑마왕 드라이어스를 죽이는 것이었다. 암흑마왕 드라이어스는 실제 마계에서 온 마왕은 아니고, 단순 흑마법사가 마족의 빙의를 이겨내고 제정신으로 빙의한 마족의 힘을 다스려, 인간계에서 마왕 비슷한 힘을 내는 것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의 암흑 마력으로 인하여 그의 은신처인 지하 미궁에는 온갖 마물들과 언데드 군단들이 즐비하여 감히 누구도 쉬이 손을 대지 못하는 적이었다. 하지만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라는 초인 캐릭터는 달랐다. 능히 마왕과 1대 1로 싸워 그를 쓰러뜨릴 능력이 있는 것이다. 전작 롤플레잉 루시페리아에서는 패퇴하던 제 2왕자군이 그들을 돕던 흑마법사의 안내로 암흑 마왕 드라이어스와 손을 잡아 주인공 측을 공격해오는 후반부 시나리오가 존재했는데, 그때 당시 현진은 엄청난 세이브 로드 노가다를 거쳐서야 간신히 마왕을 쓰러뜨릴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마왕의 높은 레벨도 레벨이었거니와, 레벨 90대의 공작에 안 맞게 기타 동료들이 레벨 50대를 벗어나지 못하여 주인공 캐릭터는 멀쩡한데 나머지 캐릭터들이 너무 쉽게 게임 오버를 맞이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극초반이라는 이점으로 마왕의 레벨은 현재 고작해야 60정도? 거기다 신경 써 줘야 할 동료들도 둘 밖에 없다. 이 정도라면 단신으로 지하미궁에 침투하여 그 역겨운 마왕 놈을 끝장 낼 수 있다. 현진의 집중적인 캐릭터 육성을 통하여 현재 공주와 메르피의 레벨은 20대를 넘어섰다. 초반부터 20 가량의 레벨로 나오는 기타 동료 캐릭터들에게 꿇리지 않는 레벨이 된 것이다. “지금 어디로 가는 건가요?” 나뭇잎 세 장을 걸쳐 놓고 남자 앞에 섰음에도 공주는 부끄러움을 전혀 타지 않았다. 하도 오래 벗겨 놓고 있다 보니 능욕 수치 중 노출증 수치가 제법 많이 상승한 탓이다. “말씀 드렸던 대로 마왕 잡으러 갑니다.” “잡으실 수 있겠어요?” “걱정 마십시오. 그까짓 마왕쯤은 한 주먹 거리도 되지 않습니다.” “어디 사는지는 알고 계시는지도 궁금한데요?” ‘전작 플레이어인 이 몸을 뭘로 보는 거냐? 그 마왕이 사는 곳쯤이야 뻔하지.’ 섬마을김씨 만큼은 아니더라도 루시페리아 RPG를 해 본 적이 있었던 현진은 게임 진행에 매우 익숙했다. 암흑마왕 드라이어스의 은신처 정도는 전작의 경험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물론입니다. 이제 얼마 안 있어 그들의 본거지에 도착할 것입니다. 공주님과 메르피 양은 위험하니 이쯤에서 대기하고 계십시오. 제가 쳐들어가 마왕의 목을 베어 오겠습니다.” 드라이어스의 지하 미궁을 얼마 남기지 않은 위치에서 현진은 공주와 메르피를 떼어 놓았다. 낮은 레벨의 그녀들까지 지하 미궁에서 살아남도록 지키려면 수십번의 세이브 로드 노가다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의 걸음으로는 꼬박 한나절이 걸리는 거리였지만 레이드란 공작의 발걸음으로는 순식간에 도착할 수 있는 마왕의 미궁. 현진은 마왕의 미궁으로 들어가는 동굴의 입구에 서 있는 듀라한 두 기를 발견했다. 듀라한들은 마기가 없는 인물이 나타나자, 즉시 혈흔이 묻은 도끼를 들고 그에게 달려들었다. 20대 레벨의 두 몬스터. 상대하기에는 가뿐했다. 청록빛 검신의 카이나드 세이버가 바람 소리를 내자, 원래 목이 없는 듀라한들은 허리가 통째로 잘렸다. 언데드 몬스터라 시체가 사라지지 않은 채 잘린 몸신이 발버둥치는 모습은 실로 섬뜩했다. ‘지난번에는 40대 레벨이었을 텐데……확실히 레벨이 낮군. 진짜로 나 혼자서도 털 수 있겠는데?’ 자신감이 붙은 현진은 그대로 동굴 안을 돌파했다. 어두운 동굴에서는 흡혈박쥐 떼들이 살아있는 인간의 피를 빨기 위해 달려들었다. 박쥐 등 날아다니는 몬스터들은 여간 상대하기가 힘든 것이 아니었다. 레이드란 공작 정도의 민첩도라면 충분히 날아서 도망치는 몬스터를 일검에 베어 버릴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도 한 두마리 였을 때나 가능한 것이고 이렇게 떼거지로 덤벼들면 그저 마법으로 날리는 방법이 최선이었다. 그러나 대지계열의 속성 마법은 날아다니는 박쥐를 상대로 쓸 만한 마법이 없었다. 이럴 때는 그저 잽싸게 달리는 수밖에는 없었다. 어차피 레벨도 딸리는 박쥐들의 흡혈 스킬이 제대로 먹힐리도 없었고 설사 성공한다 해도 데미지 1의 공격이 타격이 클 리도 없다. “우워어어!” 동굴을 어느 정도 주파하자, 박쥐들이 사라진 대신에 동굴 안에서는 걸어다니는 시체들이 썩어빠진 몸뚱이를 가지고 살아있는 생명체를 노리고 있었다. ‘레벨 7……별 것도 아닌 것들이네.’ 현진은 그냥 그대로 달렸다. 빠른 그의 몸체는 좀비들의 공격이 닿기도 전에 그들이 서 있는 곳을 빠져나갔다. 한 구역을 돌파하고 나니, 이번에는 좀비들이 떼거지로 한 군데에 모여 길을 막고 있었다. 현진은 이번에도 역시 그냥 달렸다. 이대로 몸통박치기만 먹여도 엄청난 속도로 인한 충격파로 나가떨어질 것이 분명했다. 파바박! 예상대로 달리는 그의 몸에 닿기만 해도 좀비들은 괴상쩍은 소리를 내며 터져나갔다. 띵! ‘아이템!’ 띵 이라는 경쾌한 실로폰 소리에 현진은 달려 나가려던 몸체에 급제동을 걸었다. 좀비에게 나올 아이템이라면 좀비의 생명력 밖에는 없었다. 좀비는 특별한 무기나 복장도 없이 다니는 썩은 시체에 불과하다. 저절로 남기는 시체독을 제외하고는 주울 만한 게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좀비가 죽으면서 띵! 소리를 낸다는 것은 레어 급 아이템 좀비의 생명력이 떨어졌음이 분명하다는 소리였다. ‘레어, 레어, 레어, 레어!’ 온라인 게임보다는 덜하지만 패키지 게임에서도 아이템의 중요성은 무시하지 못했다. 특히나 별 것 아닌 몬스터 좀비에게서 떨어지는 좀비의 생명력의 경우 더더욱. 그런데……떨어진 것은 좀비의 생명력이 아니었다. “뭐야……이거?” - 좀비의 납이빨 이로군요. 아마 이 좀비는 살아생전에 이빨을 잃고 싸구려 납 이빨을 갈아 끼웠다가 납 중독으로 죽은 것은 아닐까 생각됩니다. “좀비의 납이빨?” - 시가 20실버 쯤 되는 아이템입니다. 루시페리아 R에서 추가되었습니다. 금이빨도 아니도 은이빨도 아니라 납이빨이라니…… 애써 멈춰 섰더니 나온 게 고작 이거냐? 이건 전작 플레이어들에게 노가다를 시켜 먹으려는 제작진 측의 농간이 틀림없었다. 거기다 재수 없게도 그걸 줍는 새에 입구 쪽에서는 수많은 좀비들이 다시 그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현진은 좀비의 납이빨을 툭 던져 버리고 입구 쪽에 모인 좀비들을 보며 말했다. “귀찮군.” 필살기술 대지폭발을 쓸 필요도 없는 레벨의 몬스터들이었다. 현진은 검으로 땅을 베며 외쳤다. “대지 가르기!” 보통 판타지 세계관에서는 마나 따위를 이용해서 이런 기술을 펼쳐야 했지만 마법이라는 것 따위가 존재하지 않는 지구에서 마나란 것을 느끼게 프로그래밍을 할 수는 없다. 그 렇기에 마법이나 기술 따위는 특유의 모션과 시동어가 존재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시술자는 항상 기술 이름을 외쳐가며 싸워야 했다. 베어진 땅이 일직선으로 갈라져가며 그 갈라진 바닥에서는 붉은 빛이 솟았다. 그리고는 거대한 폭음과 함께 좀비들은 먼지로 화해 사라졌다. 띵, 띵 쓸만한 아이템이 떨어졌다는 신호의 실로폰 소리가 두 번 울렸다. ‘그래봐야 납이빨이겠지.’ - 납이빨이 떨어질 확률은 좀비의 생명력이 떨어질 확률과 거의 엇비슷합니다. 특히 좀비의 생명력은 고급 좀비들에게서 떨어지지 않습니까? “그런가?” 먼지가 걷히고 현진은 작살난 좀비들이 떨군 게 없나 살피고 다녔다. 다른 몬스터들과는 다르게 언데드 몬스터는 죽은 뒤에 시체가 남기에 찾기가 더욱 힘들었다. 한참을 탐색하던 중 현진은 적갈색으로 빛나는 탁한 색의 보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오옷! 정말 좀비의 생명력이 있잖아?” 좀비의 생명력. 착용 레벨 제한 : 없음 효능 : 전체 HP의 30%가 전투 시 일시적으로 증가함(성교 시에는 증가하지 않음) 암흑 속성 공격에 대한 내성 20% 부작용 : 성속성 공격에 데미지를 세 배로 입게 된다. 설명 : 단지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좀비와 같은 생명력을 얻게 해 주는 보석. 오랜 세월을 묶은 레벨 높은 좀비들에게서 떨어진다. 성속성 공격에 데미지를 세 배로 입게 된다. 라는 부작용 옵션이 딸린 그다지 좋은 레어 아이템은 아니었지만 성속성을 지닌 이들은 대부분 착한 이들이거나, 몬스터 들 중에서도 성질이 온순한 것들이어서 성속성을 지닌 이들과 싸울 일은 거의 없었다. 더구나 지금 쳐들어가는 암흑마왕 드라이어스의 미궁에는 암흑계열의 몬스터들이 주를 이룰 것이 분명했기에 큰 도움이 되는 아이템이었다. 기타 하나 더 떨어진 좀비의 납이빨은 그냥 버린 채 현진은 좀비들의 분해 되어 버린 몸체를 밟으며 계속해서 달렸다. 얼마 안 있어 한 무리의 스켈레톤들이 현진의 앞길을 막았다. 뼈다귀로만 이루어진 만큼. 검으로 벤다고 해도 도로 살아나고는 해서 여간 상대하기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스켈레톤을 상대로는 둔기가 제격이었는데 현진에게는 둔기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당황할 일은 없었다. “록 버스트!” 어딘가에서 소환된 돌덩이들이 스켈레톤들을 강타했다. 해골도 제법 내구도는 튼튼하지만 마법의 돌덩이에는 속수무책으로 박살났다. 스켈레톤들을 처리함으로서 별 것도 없었던 동굴을 돌파한 현진은 드디어 마왕의 아지트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마왕의 아지트는 거대한 대공동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대공동 안에는 많은 미청년들이 거의 옷을 입지 않은 상태로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일부는 등 뒤에 박쥐처럼 생긴 날개가, 일부는 시체처럼 창백한 모습이었다. 암흑마왕 드라이어스는 남색가였다. 남색가인 주제에 어째서 공주를 탐하는 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하튼 간 그의 아지트에는 썩지 않은 미소년들의 창백한 시체들과 인큐버스들이 제각기 일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현진이 들어왔음에도 별 반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현진은 곧바로 덜렁거리는 걸 내보이고 다니는 시체들에게 안식을 주기 위해 땅바닥에 검을 꽂으며 소리쳤다. “대지 폭발!!!” 땅이 부서지고 무너지고 갈라졌다. 흙과 돌 등으로 이루어진 대지는 마나의 힘으로 자잘이 분해 되어 먼지가 되어 날렸다. 그와 동시에 검과 레이드란 공작을 제외한 대공동 안의 모두는 땅과 함께 먼지로 화해 사라졌다. 아직 MP는 충분했다. 대지 계열의 속성으로 대지계의 필살기를 썼기에 최소 3회는 더 사용 가능한 MP가 남아 있었다. 현진은 완전 박살나버린 대공동의 땅바닥을 힘겹게 걸었다. 운 좋게도 파란 빛의 마나 포션 몇 개를 줏을 수 있었다. ‘이번에도 안 나오나 보구만.’ 원래 이렇게 난리를 쳐 놓으면 당연히 뛰쳐나오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암흑마왕 드라이어스는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전작에서도 대공동에 있는 놈들을 모두 처리한 다음에 마왕이 나오지 않았기에 꽤나 헤맸던 현진이었다. 이번에도 역시 마왕은 무슨 강림 어쩌고를 하느라 아지트의 더 깊숙한 곳에 처박혀 있음이 분명했다. 대공동에는 시계처럼 12개의 문이 비슷한 간격으로 위치하고 있었는데 이 중 1시 방향은 이곳으로 들어오는 입구였고, 4시 방향으로 가면 마왕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었다. 다른 곳으로 갈 경우 괴상한 몬스터들과의 사투를 벌여야 했는데 그 대신 그곳에는 괜찮은 아이템들이 하나씩 상자에 들어 있었다. 당연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아이템을 먹고 가는 것이 나았다. 현진은 가장 가까운 12시 방향으로 향했다. 끼이익 문을 열고 들어가자 갑자기 시야가 어두워졌다. 아니 시야가 어두워 졌다기 보다는 무언가가 현진의 눈을 가렸다는 말이 옳았다. 쾅! 문은 저절로 닫히고, 현진은 무언가가 덮치길래 보호 본능으로 무심코 감아 버린 눈을 떴다. 그의 눈앞에는 꽉 끼는 검은 타이즈로 인하여 굴곡이 진 골짜기가 보였다. “뭐야!” 현진은 눈앞의 무언가를 강하게 밀쳤다. 그런데 잡히는 느낌이 꼭…… 이전에 재경의 뱃살을 꼬집었을 때와 비슷한 살갗의 감촉이었다. TITLE ▶32377 :: 15. 서큐버스 헬루나 섬마을김씨(lastride) 05-01-07 :: :: 11092 문제는 그 살의 감촉을 느꼈던 손바닥의 중간쯤에는 무언가 톡 튀어나온 것이 느껴졌다는 것이다. 검은 타이즈로 인하여 시야가 어두워졌었던 현진은 밀려난 게 무엇인지를 볼 수 있었다. “여자?” 가슴이 깊게 패인 검은 색 타이즈 한 장에 가죽 부츠를 걸쳤으며 잘 다듬은 채찍 하나를 들고 있는 박쥐의 날개가 달린 고혹적인 여성. 현진은 한 눈에 그녀의 정체를 간파할 수 있었다. “서큐버스!” “어 잘 아네?” 어찌 모를 수 있으랴? 판타지 세계관 음마의 대표주자인 서큐버스 냥을. 더군다나 마왕성에서 저렇게 입은 다음 남자를 다짜고짜 자기 가슴에 파묻었다면 볼 것도 없이 서큐버스다. - 승자의 포효 시스템이 발동되었습니다. 승자의 포효로 획득하기 가장 어려운 상대 중 하나인 서큐버스 헬루나 양입니다. 여차하면 게임오버 될 가능성이 다분하니 정 어려우시다면 그냥 처단해 버리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동료로 맞으실 경우 능력치는 이렇습니다. NPC 정보 이름 : 헬루나 종족 : 서큐버스 레벨 : 44 속성 : 암흑계 특징 : 드라이어스를 섬기는 서큐버스. 드라이어스가 주로 남색을 밝히며 자신을 푸대접하여 욕구 불만에 쌓여 있다. 적일 경우 그녀의 입을 조심해야 하며 동료로 만들었다 해도 호감도가 어지간히 높지 않을 때 그녀의 입을 조심해야 한다. ‘입을 조심하라니 그건 무슨 소리야?’ - 직접 상대해 보시면 알게 되실 것입니다. 아리송한 소리에 현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곧 검을 세워 들고 그녀를 향해 겨눴다. 일단 그녀는 적이다. “어머머! 왜 그런 위험한 걸 나한테 겨누는 거야?” 그러나 헬루나는 채찍은 들고 있지만 전혀 싸울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 “아하! 내가 서큐버스라서 그러는구나? 잡아먹을까봐?” 그게 아니라 한 대 치면 죽어버리니 어떻게 포획할까 고민하고 있는 거다. 고민하는 표정이 역력한 현진을 보며 헬루나는 맑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아하하! 걱정 마. 정상적으로 상대한다면 나는 당신에게 결코 해를 끼칠 수 없어. 살기를 봤을 때는 아마도 드라이어스를 상대하러 온 것 같은데……나 역시 남자만 좋아하는 드라이어스에게 끝까지 충성할 생각도 없고, 포트키 왕국의 공주는 탐내면서 어째서 나 같은 미인은 가만 놔두는지 몰라? 그래서 어지간하면 마왕을 죽이러 온 용사를 따라가기로 했어.” “응?” 어째 전개가 너무 잘 진행되어 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승자의 포효 시스템이 발동이 되었다면 분명 어떠한 형태로든 전투가 벌어져야 했다. 그런데 그냥 따라나서겠다고 하고 있는데 어째서 승자의 포효 시스템이 발동한다는 말인가? 그러나 현진은 까먹고 있었다. 전투에 대한 긴장감을 푸는 그 순간이 바로 서큐버스의 주특기 매료기술이 먹힌다는 것이. 현진이 헬루나의 말에 혹해 겨눈 검을 내려두자, 그녀는 본격적으로 현진을 유혹하기 시작했다. “당신은 정말 욕심이 나는 걸? 결혼 안 했지? 혼자서 하는 것도 거의, 아니 아예 없는 듯 하군. 어때 나 괜찮지 않아? 마계에서 태어나서 암흑마왕에게 보내지긴 했지만 드라이어스는 날 상대해 주지 않아서 이래뵈도 처녀라고.” “서큐버스가 처녀라니 뻥을 쳐도 어지간한 뻥을 쳐야지.” 그러자 헬루나는 조금 삐진 듯한 말투로 쏘아붙였다. “진짜야! 음욕이 지나친 종족이고 가장 즐기는 간식이 남자의 정기이긴 하지만 기본적인 여성이 갖출 만한 건 다 갖추고 있다고! 못 믿겠으면 해봐! 처녀인지 아닌지!” 그러면서 헬루나는 은근슬쩍 다가왔다. “응? 어때? 당신은 동정. 나는 처녀. 정말 이상적인 조합이지 않아? 물론 끝까지 빨아먹어서 죽여버리는 수도 있기는 하지만 안기고 싶을 만한 멋진 남자한테는 나도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는다구.” 카론 레이드란 공작은 보통 귀족들의 혼인 나이인 16세에서 22세 가량을 딱 넘긴 노총각이었다. 거기에 아무렇게나 범할 수 있는 시녀들도 한 번 맛보지 않은데다 솔로 플레이조차 해 본적 없는 순수 동정을 지키고 있었다. 그 이유는 검과 마법을 익히느라 그런 것 따위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는 게 캐릭터의 설정이다. 수상했다. 승자의 포효 시스템이 발동되었는데 아무런 전투가 없다는 점이 정말 수상했다. 그렇지만 현진은 자꾸만 그녀의 찰싹 달라붙은 섹시한 몸매와 하긴 하되 죽이지는 않겠다는 말에 자꾸만 솔깃해졌다. ‘진짜 처녀일리는 없지만 크윽……만년 총각한테는 자극이 너무 심해.’ 당황해 하는 카론을 보자 헬루나는 유혹이 점점 먹혀들고 있다는 걸 눈치 채고 점점 더 대담하게 나가기 시작했다. 매혹에 넘어가지 않으려 해도 현진은 은연중에 그녀에게 말려들고 있었다. 그것은 서큐버스라는 NPC에게 존재하는 남자를 자동적으로 끌어들이는 페로몬 발산 기능에 인한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헬루나는 손가락을 가볍게 퉁겼다. 그러자 그녀가 유일하게 걸치고 있던 검은 타이즈가 사라지고 팔이나 다리 등의 피부색과 다른 하얀 피부색이 알몸이 모습을 드러냈다. 가죽 부츠에 채찍을 든 데다 하얀 알몸이 방금 전까지 입고 있던 타이즈처럼 자국이 남은 헬루나의 모습은 요염함 그 자체였다. “큭……!” 스스로 옷을 벗고 다가오는 헬루나를 현진은 차마 뿌리칠 수가 없었다. 쪽! 먼저 그녀의 입술이 현진의 입술과 포개졌다. 현진은 그 자극에 머릿속이 새햐얗게 변하는 것을 느꼈다. 꽉 다잡고 있던 카이나드 세이버가 쇠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 상태이상 매혹에 걸리셨습니다. 그런 미사의 메시지마저 현진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헬루나가 그의 옷을 벗겨내기 시작한 것이다. 갑옷이 벗겨지자, 공주와 메르피에게 주어서 아무것도 입지 않았던 공작의 탄탄한 상체가 드러났다. 곧이어 지퍼가 열리고, 헬루나의 손에는 레이드란 공작의 발딱 선 막대가 잡혔다. ‘커헉! 이, 이거 내 손이 잡은 거 아니지?’ 살면서 자기 혼자 잡아본 적 외에는 없었던 현진의 아니 정확히 말해서는 현진이 빙의한 카론 레이드란 공작의 그것이 지금 여성의 손에 잡혀 있었다. 그 감촉에 상태이상 패닉 상태에 빠질 뻔 했던 현진은 애써 정신을 차렸다. ‘……이러면서 서큐버스한테 먹히게 되는 걸 테지……방심하면 안 된다. 승자의 포효 시스템이 발동된 것도 그렇고. 정신은 똑바로 차리고 있자.’ 헬루나는 헤롱헤롱으로 변하려던 카론의 표정이 다시 무섭게 펴지자, 웃으며 말했다. “아까 내가 말했지?” “뭐, 뭘 말이냐?” “나 아직 처녀라고.” “……서큐버스가 처녀라니 그 무슨 방구 뀌다가 X 튀어나오는 소리를 하고 앉았냐?” 자꾸만 자신이 처녀라고 주장하는 헬루나에게 현진은 절대 그럴 리 없다며 단정하여 쏘아붙였다. 서큐버스가 처녀라는 것은 들어 본 적도 없고, 지금까지 플레이 해 온 미연시에서도 본 적도 없는 이야기다. 단정적인 말투에 헬루나는 삐친 얼굴로 으름장을 놓았다. “흥! 진짜면 알아서 해!” 그러면서 헬루나는 잡고 있던 막대기를 그대로 자신의 아랫도리에 비비기 시작했다. ‘허, 허, 허거거거거거거거걱! 여자의 거기에……내 게 닿고 있다?’ 곧이어 주변을 맴돌던 헬루나의 아랫구멍이 현진의 막대기를 그대로 삼켜버렸다. “뜨허어어어억!” 동정을 드디어 상실하게 되어 희열에 가득 찬 괴성을 지르던 현진은 여성을 느끼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그것의 끝부분에 뭔가가 뚫리는 느낌에 놀라 헬루나를 쳐다보았다. “윽!” 그녀는 아픔을 느끼면서도 묘한 웃음을 지었다. “아……어때 맞지? 나 처녀인거?” 헬루나의 피가 현진의 아랫도리를 타고 흘러내렸다. 피를 본 이상 현진은 믿기 힘들었지만 서큐버스인 헬루나가 진짜로 처녀였다는 것을 인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서큐버스라는 종족의 특성답게 헬루나의 그곳은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현진의 애무 따위가 없었음에도 축축하게 젖어 있어 매끄러웠다. 이 역시 서큐버스 종족만이 할 수 있는 흥분 스킬의 영향이었다. “그, 그래.” “애무해 주는 것도 좋지만 사실 난 그런 거 없어도 그냥 기술로서 흥분을 느낄 수 있거든? 그러니 흥분시킨답시고 봉사를 할 필요는 없어. 단……애무 대신 날 위한 봉사를 하나 정도는 해 줘야겠지?” 헬루나는 조이기 기술을 푼 다음 결합을 해제했다. 그리고는 피와 그것으로 가득 젖은 물건에 혓바닥을 가져다 대었다. “윽!” 그 부드러운 감촉에 현진은 몸을 움츠렸다. 이것이 바로 말로만 듣고, 성인 동영상으로만 봐 왔던 펠XX오? 이번에는 막대기가 헬루나의 입안에 먹혀 들어갔다. “조금만 먹을게……죽지는 않을 거야.” “……?” 먹는다는 소리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죽지는 않을 거야라니? 그게 무슨……? 하지만 곧 현진은 정신을 차림과 동시에 미사의 경고 밑 온갖 것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 입을 조심해라. 순간 헬루나의 눈동자가 초록색으로 변하고 현진의 막대기 끝부분에서는 무언가가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전해져 왔다. “큭 끄아아악!!” 몸에 있는 기가 마구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체력이 마구 줄었다. “무, 무슨 짓을!” 체력이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멎자, 현진은 급히 그녀의 머리를 자신의 남근에서 떼어놓으려고 했다. 그러나 무슨 접착제라도 바른 듯 쉬이 떨어지지 않았다. 헬루나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현진을 올려다보았다. 초록색의 눈동자가 괴기스러움을 더했다. “미안해……너무 맛있네. 나 배고팠거든? 조금만 더 먹을게. 죽지는 않을 거야.” “뭐……?” 또 다시 시작된 뭔가를 빼앗기는 느낌. 그리고 카론 레이드란 공작의 체력은 급격하게 줄어나갔다. 헬루나의 식사가 잠시 멈추고 카론 레이드란 공작의 체력은 채 3분의 1도 남지 못했다. “그, 그만해! 그만 헬루나!” “어? 어떻게 내 이름을 알아?” 현진은 ‘공략집 보고’ 라는 생각을 떠올릴 여력조차 없었다. 그저 이 음마를 자신의 남근에서 떼 놓아야 하겠다는 일념 외에는. 헬루나는 겉으로는 청순하고 너무나도 맑아 보이는 순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말 미안해……이렇게 까지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먹다보니 너무 맛있어서. 그런데……당신은 드라이어스를 잡으러 왔지?” “그, 그래.” “이거 어떡하지. 너무 많이 먹어 버려서 마왕을 잡기도 힘들텐데? 미안…… 마왕한테 죽느니……차라리 내게 죽어줘.” “뭐, 뭣?” “미안해. 대신 죽으면 마왕한테 바치지는 않고 내가 아는 곳에 고이 묻어줄게. 그럼 됐지?” “그 무슨 야밤에 옆에서 자는 사람 궁뎅이살 뜯어 먹는 소리야! 죽어서 그럼 뭐해!” “응 미안. 그치만 적어도 죽어서 마왕한테 당하지는 않을 거야. 잘 가.” “큭 크아아아악!” 현진은 몰랐다. 서큐버스가 입으로 정기를 흡수한다는 사실을. 그래서 그녀가 여태껏 처녀성을 지켜왔음을 그리고 그녀가 처리한 남자들이 마왕에 의해 언데드로 재부활 되어 마왕을 상대하는 성노가 되었음을. 마지막 기가 빨리고 체력이 0이 되자, 카론 레이드란 공작의 탄탄하던 몸체는 미이라보다도 더 참혹하게 비쩍 말라붙었다. 그런 레이드란 공작을 보며 헬루나는 많은 양을 흡수하다가 입가에 묻어버린 것을 검지손가락으로 훑은 다음 쪽쪽 빨았다. “음 맛있어~ 배부르다. 이렇게 양 많고 맛있는 남자는 처음이었어.” 그녀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이제는 비쩍 말라 버린 미이라가 된 카론을 내려보았다. “조금 아쉽네. 사로잡았으면 언제고 맛볼 수 있었을 텐데……하긴 너무 강한 인간이라서 쉽게 건드릴 수가 없었잖아? 두 번 빨았을 때 죽여 버리길 잘한 거야.” 헬루나는 피와 애액으로 철벅이 된 자신의 아랫도리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다. “그래도 한 번 쯤은 해 볼걸 그랬나? 그 편이 처음 해 보는 이 남자한테도 좋았을 텐데 너무 성급했나 보다. 미안해. 그나저나 처녀를 잃어버렸네? 다시 만들 수 있기는 하지만.” 헬루나는 분명 처음이기는 했다. 그러나 경험을 가져 막을 잃어버리고 나면 서큐버스에게는 처녀막 생성이라는 스킬이 새로이 생겨난다. 그렇기에 서큐버스의 처녀성은 믿을 수가 없었다. “맞아! 그러고 보니 방금 전에 이 남자가 마왕의 시종들을 다 죽여버렸지? 이거 큰일이네……? 쩝 별 수 없지. 어차피 죽은 몸이니까. 약속을 좀 깨도 상관없겠지? 원판은 잘 생겼으니까 마왕에게 바치면 좋아할 거야……힝 그치만 헬루나는 착한 서큐버스잖아? 약속은 지켜 줘야겠지? 대신 마왕의 눈에 잘 띄는 곳에 묻어 줄게. 그 다음에는 내 상관 아니다.” 그렇게 레이드란 공작의 시신은 눈에 잘 띄는 곳에 묻어졌다. ////////////////////////// 이번 편은 너무 야한가??? 19금으로 갔다가는 짤리는데... TITLE ▶32410 :: 16. 섬마을김씨의 정체 섬마을김씨(lastride) 05-01-08 :: :: 14052 현진은 서큐버스 공략법을 찾아 루시페리아의 팬 사이트에 접속했다. 어지간한 내용은 다 나와 있는 섬마을김씨의 공략집에도 없는 괴상쩍은 시나리오로 와 버린 현진은 별 수 없이 자신과 비슷한 일을 겪은 이들의 소견을 들어보기로 한 것이다. 현진은 헬루나에게 정기를 모두 빼앗기고 나서 죽지 않았다. 그렇기에 바로 게임오버 당하지 않은 채 헬루나의 독백을 그대로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 죽지 않은 이유는 바로 좀비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었던 탓이었다. 30% 가량의 뻥튀기 생명력이 적용되는데다가 암흑의 공격에 대한 내성을 지닌 좀비의 생명력은 이름답게 원래의 체력이 0이 된 이후에야 본 체력의 30%를 활용할 수 있도록 작용을 했고 비쩍 말라 버린 몸은 대지계열의 속성을 지닌 이 답게 땅 속에 묻혀 있다 보니 저절로 회복되었다. 원래 서큐버스 헬루나를 얻을 때는 동료들을 줄줄이 달고 오는 초반부의 끝부분 쯤. 그때는 주위에 동료인 여자들이 보는 눈이 있어서 쉬이 헬루나의 유혹에 빠질 일도, 없었고 빠져서 정기를 모두 빼앗긴다 해도 이렇게 좀비의 생명력을 지닌 채로 죽어서 되살아날 일도 없었다. 검도 잃어버리고 정기를 상실한 상태여서 체력이 완전치도 않은 터라 현진은 로드를 하려고 했지만 로드 시나리오는 한참 전인 공주와 메르피를 키워 주는 부분이었다. 게임으로는 며칠 전. 가상현실에서는 워낙 현실 같은 곳에서 살다 보니 세이브와 로드라는 기능이 있는 것을 깜박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 번 이렇게 세이브를 깜박하면 이렇듯 엄청난 시간을 되돌려야 하므로 현진은 그냥 되살아난 시나리오에서 계속 게임을 진행하기로 마음먹었다. 당분간 체력을 반절만 지닌 채 지내야 한다는 금제가 붙는다는 것이 조금 걸리적거리긴 했지만 그다지 손해 볼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당분간이라는 게 문제였다. 마왕과 맞붙어야 하는데 당분간이라니……. 현진은 섬마을김씨의 공략집에서 보았던 ‘역으로 서큐버스의 정기를 빼앗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일단 QA란에 글을 올려놓기는 했는데 언제 답변이 붙을 지는 미지수였다. 그리하여 현진은 잠시 CG와 동영상 공유처에 올라온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의 캡처 장면들을 검색했다. 금주의 탑은 당연 현진이 올려 둔 미소녀 나체 격투와 숲속의 요정 CG였다. 실로 엄청난 다운로드 횟수였다. 사람들이 추천 해 주고 다운을 해 갈수록 현진의 사이버머니는 쌓여만 갔다. 하지만 현진이 올린 미소녀 나체 격투를 위협하며 치고 올라오는 동영상이 있었다. “동영상 루시페리아 R 캡처 실전……15대 1????” 15대 1이라니……실로 엄청난……아니 도대체 어떻게? 미사의 말로는 12대 1은 가능하기는 하나 정력이 딸려 차마 그렇게까지는 힘들다고 했는데. 무려 15대 1이라니 이게 도대체 실현이 가능키나 하단 말인가? 15대 1이란 키워드 덕인지 조회수는 그야말로 극강이었다. 하지만 그에 비해 다운로드 횟 수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하지만 추천 수는 미소녀 나체 격투에 맞먹을 정도로 높았다. “뭐길래?” 밑에는 다른 사람들의 리플이 달려있었다. ‘극강입니다!’ ‘강추~ 어떻게 하는 거죠?’ ‘…….’ ‘다운 받아 가요~’ ‘소사나 먹어도 저렇게는 안 되던데…….’ ‘↑위에 님 저건 소사나 빨이 아닙니다. 후우…… 하지만 정말 극강이군요. 저렇게 하면 30대 1도 거의 문제없을 듯.’ ‘할말 없습니다. 한 번 보세요.’; ‘ㅋㅋㅋ 이런 건 다른 사람들을 위해 써놓아야 되는데……뒤에 있을 분들을 위해 함구합시다.’ ‘난 저런 거 싫던데.’ ‘싫어하는 사람은 싫겠지만……이런 거 찍으신 님의 정력에 경의를 표하는 바에서 추천 꾸욱!’ ‘이거 올리신 분 혹시 여자분?’ ‘여자분? 그럼 작살나겠네요?’ 참으로 보는 이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코멘트 들이었다. 하지만 조회수가 높은 만큼 열람하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동영상의 버퍼링 속도가 상당히 느렸다. 인터넷 기술은 많이 발전했다. 그리하여 몇 기가에 달하는 용량의 파일도 웹 사이트에서 수용할 정도로 용량은 커졌다. 그러나 속도는 겨우 그 커진 파일에 따라가는 정도였기에 인터넷은 커진 만큼 빨라지지는 않은 채 21세기 초반과 같은 버벅거림을 지속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다운로드만큼은 수월하게 만들어 놓아 15대 1 동영상 같은 것은 미처 보고 판단할 새도 없이 답답한 사람들에게 사이버 머니를 먼저 쓰게 만드는 고약한 상술을 펼치는 웹사이트 업자들이었다. 현진도 하도 느린 버퍼링에 열이 뻗쳤다. 하지만 원래 그의 성격대로라면 그 즉시 뒤로가기를 눌렀어야 함에도 현진은 다운로드를 선택했다. 미소녀 나체 격투와 숲 속의 요정 CG로 인하여 엄청난 사이버 머니를 챙겨놓다 보니 여기서 조금 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판단 하 에서였다. 버퍼링은 느린 주제에 다운로드는 금방 되었다. 새삼 웹사이트들의 상술에 혀를 내두른 현진은 동영상을 실행시켰다. 모니터 전체에 큼지막하고 선명한 화면이 떠올랐다. 15대 1이라서 그런지 시간은 제법 길었다. 맨 처음 뜬 화면은 전장에 단신으로 나선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었다. 현진이 플레이하는 카론 레이드란 공작과는 다르게 이 동영상 내의 카론 레이드란 공작은 길게 기른 은발을 불어오는 모래바람 속에 노출시키며 폼이란 폼은 다 재고 있었다. 곧이어 제 2왕자군의 많은 병력들이 레이드란 공작을 향해 달려들었다. 레이드란 공작은 그런 적들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검을 들고 검무를 추기 시작했다. 아마도 바람계열 속성으로 레이드란 공작의 속성을 결정해 둔 뒤 맨 처음 시작점에서 바람의 검 윈드 칼리버를 선택한 모양이다. 레이드란 공작이 윈드 칼리버를 들고서 검무를 추자 그의 주위로 눈에 확연히 보이는 바람의 기운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레이드란 공작의 검무에 따라 그 방향으로 칼날과도 같은 바람이 날아가면서 밀려오는 병사들에게 명중했다. 무형의 바람에 몸이 찢겨져 나가는 병사들. 그들은 순식간에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고야 말았다. 하지만 그 중에도 운이 좋은 십여 명의 병사들이 살아남아 있었다. 레이드란 공작은 그들에게 다가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죽겠느냐?” “사, 살려만 주십시오!” 앞장서서 공작을 향해 달려가던 기사들은 이미 다 사망한 상태. 지휘관을 잃은 몇몇 병사들은 앞 다투어 공작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목숨을 구걸했다. “그렇게 살고 싶은가?” “그, 그렇습니다!” “흐음……그럼 벗어라.” “예?” 병사들의 얼굴에는 의문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3인칭의 입장에서 관찰하는 현진에게도 뭔가 이상한 징후가 느껴진다는 감이 왔다. “이, 이건 설마…….” 불안한 느낌이 든 현진은 급히 앞쪽으로 동영상을 넘겼다. 아니나 다를까. 어째 딱 15명의 병사들이 살아남는다 했더니 얼마 정도 넘어가자, 레이드란 공작과 15명의 포로 병사들의 화끈한 포르노 쇼가 상영되었다. “이, 이게 뭐얏!” 12명 정도가 한계라던 미사의 말에도 틀림이 없었다. 15대 1은 주인공 카론이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가면서 플레이하여 최대한 힘을 비축하고 늘리는 경우로서 가능했다. 이건 분명 동인 모드 플레이시 나오는 현진에게는 매우 역겹고 싫은 게이 동영상이었다. 본디 주인공 수비 모드와 동인 모드가 존재했던 루시페리아 R은 최근 패치가 나오면서 두 가지 모드를 합쳐버렸다. 아마도 그 모드에서 플레이한 게 아닐까 싶었다. 현진은 즉시 받아둔 동영상 파일을 삭제시켰다. ‘어떤 미X새 들이 강추를 때려놨어! 그래 다운 수는 그렇다 치자. 그런데 이딴 거 추천한 새끼는 도대체 누구야? 앙! 우리나라에 이렇게 동성애자들이 많이 살았냐!’ 그렇다. 만들어 올린 사람은 그렇다 치고 현진처럼 속아서 다운 받은 사람도 그렇다 치자, 그런데 이런 거 좋다고 강추 때리고 극강친 놈들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거기에 한 술 더떠 비싼 사이버 머니까지 소모해가며 다운 받아 소장해 둔 놈들은 뭐란 말인가? “우웨엑!” 괜한 헛구역질까지 튀어나온다. 으, 눈 배렸어! 끔찍해 미치겠네! 이딴 거 좋다는 놈들은 도대체 누구야? 그런 비 이상적인 염색체의 소유자 따위 꼬라지도 보고 싶지 않아!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은 없었지만 지난 번 미행 9 소아란 공략 루트 실패 이후로 그들에 대한 혐오감은 극도로 오른 현진이었다. 그런 그가 이런 동영상을 보았으니 오죽하겠나. 현진은 다시 루시페리아 팬사이트를 찾았다. 찌질이 악플러 짓은 하기 싫었지만 그래도 다른 이들까지 희생시킬 수는 없다는 일념하에서 게이 동영상이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서였다. 다시 그 동영상의 링크페이지로 간 현진은 버퍼링이 제대로 되어 상영되는 동영상의 남자를 범하는 부분이 되기 전에 수없이 많은 리플 밑으로 화면을 내려 코멘을 다는 메모장에 커서를 찍었다. 그러던 현진은 맨 밑 화면의 세 번째 쯤 위에 써져 있는 리플을 보았다. ‘저런게 좋던데……여자는 동인모드 플레이가 불가능하나요?’ 여자가 썼을 걸로 예상되는 리플의 한 칸 띄어 맨 마지막에는 어떤 사용자의 답변 리플이 달려 있었다. ‘원래는 안 되었습니다. 자신의 성 정체성을 잃을 수 있다는 위험성에서 남자는 남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모드만 여자는 여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모드만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단 SD소프트에서는 성 정체성이 애매한 이들만을 골라 특별 패치 버전으로 교환을 해 주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최근에 나온 패치에서는 가능해졌습니다. 성 정체성을 잃을 만한 요소들을 사전에 차단. 그러니까 남성의 경우. 여성 모드로 실행했을 때 남성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든가, 생리 현상이 없다든가 등의 자아 보호 시스템이 적용되었습니다. 이 자아 적용 시스템은 나중에 출시 될 미연시 타이틀에 필수적으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정 동인 모드 등을 즐기시고 싶으시다면 패치를 다운 받으시기 바랍니다.’ “헉! 진짜? 그럼 여성 모드를 내가 할 수도 있다는 소리냐?” 그런 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줄로만 알았던 현진에게는 실로 놀라운 소식이었다. 현진은 그 즉시 SD소프트 사의 홈페이지 주소를 클릭했다. 루머라고도 생각해 봤지만 메인 화면에 뜬 루시페리아 R 자아 보호 시스템 패치 다운로드 페이지로 이동. 이란 문구에 현진은 그 즉시 그것을 클릭했다. 비록 게임에서라지만 다른 성별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떤 이나 한 번쯤은 꿈꿔 오던 일일 것이다. 현진이 비록 여장을 좋아하거나 여자가 되고 싶은 것은 아니었지만 언제나 어떻게 생겨먹었을까? 하고 막연히만 생각해 오던 여자로서 게임을 플레이 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으리라. 2323 그렇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중요한 일이 있었다. 아직 남자로서의 진정한 재미도 깨닫지 못했는데 여자로 게임을 하다니, 괜히 여성 캐릭터로 게임하다가 본연의 목적인 게임 속 온갖 엣찌하고 므흣한 관계를 마음껏 갖는 것을 잊을 수는 없다. 그 때문에 현진은 패치를 받아 놓기만 한 채 설치는 하지 않고 혹시 모를 답변을 기다리며 QA란에 올려 둔 질문을 클릭했다. “역시 벌써 답변이 올라오기를 기대한 건 무리인가?” 현진은 혹시 모를 자신과 같은 처지에 빠진 이가 올린 질문이 있을까 해서 키워드를 쳤다. 그러나 뜨지 않았다. 현진은 공략, 팁 게시판을 클릭했다. 질문과 답변 게시판에서 나오지 않는다면 거기에는 있을 런지도 모른다. 그러던 현진은 ‘날개의 극악 초반 퀘스트 트럭충돌 90% 성공확률 가능 방법’ 이라는 왠지 끌리는 팁 하나를 발견했다. 작성자는 역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미연시 게임 공략자 섬마을김씨였다. ‘뭘까?’ 찾던 내용은 아니었지만 내심 궁금했던 현진은 바로 그것을 클릭했다. - 날개의 극악 초반 퀘스트 트럭 충돌 클리어 하는 방법!!! 날개의 유지나 구하는 초반 퀘스트 어려운 것은 어지간한 분들은 다 알고 계실 것입니다. 미행 9의 송마리 공략보다는 덜해도 제법 하는 엄청난 난이도이지요. 껴안았다가는 둘 다 죽고, 밀쳤다가는 주인공이 죽고, 아예 도로변에 못 나오게 하면 경찰이 뛰쳐나오고, 오지 말라고 돌 던지면 차가 안 와서 게임 진행이 안 되고, 여하튼 골머리 땡깁니다. 하지만 저는 알아냈습니다. 그 방법을 쓰면 능숙한 사람에 따라 성공확률이 90%는 물론이오. 아무리 몸치인 분들도 성공확률 50%라는 높은 확률을 거둘 수 있는 방법을 말입니다. 저는 원래 옆 가게에 있던 야채, 과일 불법간판을 들고서 달려들어 불법간판을 방패삼아 살아남았었는데요. 가게 아줌마한테 뒈지게 얻어맞게 되는 이벤트가 있기에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성공 확률도 낮고요. 혹시 레슬링 기술 스피어를 아십니까? 자세를 낮춘 뒤 그대로 달려 상대방의 배를 들이받는. 무서운 기술을요. 자 아직도 차에 치여 가면서 헤매는 분이시거나, 짜증나서 게임 던져버렸다 하시는 분들은 오늘부터 스피어를 연마하십시오. 아니 무릎으로 사람을 찍어버리는 라이언 킥이나 붕권 등 기타 구타 기술들을 연마하세요. 자 그런 다음. 미니 트럭에 치이려는 유지나를 발견하면 타이밍 좋게 달리셔야 합니다. 약간 늦으면 배려 버리니 유념하시고요.(사실 타이밍을 맞출 정도가 되셨다면 수백번 죽음으로서 깨달음을 얻으셨다는 얘기이겠지요) 그리고 라이언 킥을 쓰든, 스피어를 쓰든 일단 유지나를 때려서 밀쳐내야 합니다. 동영상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곧이어 상영되는 동영상. 그곳에는 섬마을김씨로 추정되는 플레이어가 유지나에게 달려가 맹렬한 기세로 그녀의 배를 어깨로 들이받는 장면이 있었다. “……저, 저 자식은!” 현진은 날개 미니트럭 피하기 퀘스트의 어처구니없는 공략법보다 동영상에서 나오는 주인공 캐릭터의 모습에 더욱 놀랐다. 물론 성형수술을 통하여 바꾼 캐릭터인 채로 플레이 할 수도 있었겠으나, 그 캐릭터는 현진이 알던 그 누군가와 너무나도 닮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 설마 아니겠지? 그래 아닐 거야…….” 하지만 아닐 거야 라고 단정할 수만도 없는 것이, 그동안 보여준 폐인내공과 미연시의 공략은 현진이 알고 있던 그의 특징과 일치했다. 미연시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빠른 공략은 미폐모 친구들 중 가장 먼저 100% 클리어 오마케(세이브 파일)을 만들어 내어 돌리던 그와 너무도 닮아 있었다. “그래 심증만 있을 뿐 아직 확실한 건 아니잖아? 캐릭터 성형으로 얼마든지 만들어 낸 캐릭터일 수도 있고.” 아니다. 지금은 이렇게 아니라고 확신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단 하나의 가능성이라도 배제할 수 없었다. 기필코 그를 찾아내야만 했다. 그것이 미폐모가 아직까지 존속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찾아내야 한다. 찾아내야 해!” 그를 찾아내야만 미폐모는 그 오랜 숙원을 풀 수 있다. 현진은 일단 섬마을김씨에게 확인 차 메일을 보냈다. 미폐모가 찾는 게 아닌 다른 동창들이 찾는 것처럼 가장. 일단 그를 끌어내는 것이 급선무였다. 혹시라도 아닐 경우를 대비하여 뒤에는 정중한 인사말까지 삽입했다. “너 이 새끼……만나기만 해 봐라.” 현진은 그런 그를 향해 으름장을 놓았다. 걸리면 뒈진다고. “응?” 한참 팬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여러 이들에게 상세한 공략을 해 주던 그는 메일 한 통을 받았다. QA란에 서큐버스 공략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던 아이디와 동일 아이피에서 발송된 메일이었다. 아마 답변이 없자, 꽤나 유명한 공략자인 자신에게 직접 물어보려는 메일일 것이 뻔했다. 그는 QA란에 적어 주려던 답변을 복사해 두었다. 이렇게 해서 답신 메일로 보내 주면 좋아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 메일은 그런 내용이 아니었다. 동창회 모임 안내 야 이 씹새꺄. 존말할 때 동창회 나와라. 장소는 XX은행 앞 XX카페다. 당연히 네 모교 있는 데고. 만약 아니시라면 죄송합니다. ……뭐야 이거……. 황당 그 자체의 욕설 메일. 중학교 동창회를 기지로 내건 모임이긴 했으나 낌새가 수상했다. 그는 메일을 보낸 이의 아이피 주소를 알아내려……고 했으나, 멍청하게도 메일을 보낸 이는 회원정보에서 3단계 급 전체 공개를 하고 있었다. “……김현진!” 현진의 이름을 본 그는 크게 놀랐다. 그런 다음 턱을 개고서 말했다. “누구였더라?” TITLE ▶32617 :: 17. 암흑마왕 섬마을김씨(lastride) 05-01-10 :: :: 11967 건망증이 하도 심했던 그는 대가리를 이리 박고 저리 박았다. 그러면서 간신히 그 이름을 떠올릴 수 있었다. “미폐모의 일원이었지 아마……그 변태 단체는 아직도 종속하고 있나 보군. 오랜 만에 한 번 가 볼까?” 그러나 왠지 모르게 그는 미폐모란 단어에서 가기가 싫다는 생존의 본능이 작용하고 있었다. “크흠 어쩐지 가면 안 된다는 느낌이 오는데……? 묘하게 친근감이 들기도 하지만 말야…….” 미폐모. 그리운 이름이기도 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오싹하게 오한이 들게 하는 이름이었다. ‘동대륙에서 온 음마선사를 찾아 그에게 색공을 배운 뒤 도전하십시오. 그렇지만 음마선사는 찾기도 힘들고 색공을 배우는 시간도 상당히 더디니, 어지간하면 그냥 마왕을 때려 잡으셔도 될 듯. 좀비의 생명력을 지녔으니 3분의 2로 깎인 체력에 30%의 체력이 더해지면 본래의 체력을 거의 수복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히 체력이 부족하다 싶으시면 헬루나를 그냥 죽이셔도 됩니다. 그렇지만 꼬시는 루트로 가고 싶으시겠죠? 방법이 있습니다. 그녀 역시 미행9의 수경이 파 보스 박수경처럼 죽도록 패시면 됩니다. 하지만 진짜 죽도록 패실 것까지는 없고요. 단순 위협만 해도 포획하실 수 있습니다. 단 호감도는 최저에서 시작하니 음마선사에게 색공을 배우거나 어느 정도 테크닉에 자신이 있는 분들의 경우는 정상위로 상대해 주어서 호감도를 높인 뒤 데려오는 게 좋습니다. 입쪽에는 손도 대지 마시고요. 그리고 처녀가 아니라는 말을 들어도 짜증을 내거나 열을 내니 처녀임을 인정해 줘야 합니다. 실제로도 처녀니까요. 나머지는 알아서 하시길.’ “역시……새삼 생각나는 거지만 문체나 그런 것이 놈과 너무 닮았어. 메일 보낸 것과 QA란에 질문 올린 게 동일인물이라는 것쯤 알아내는 것은 일도 아닐 텐데 대담스럽게도 메일로 물어 본 걸 보내다니……깡이 좋구만. 그 깡으로 미폐모 모임에도 나왔으면 좋겠는데?” 미연시 게임의 공략자이자, 미폐모의 창시자로 추측되는 인물 섬마을김씨의 메일을 받은 현진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이미 그는 그 둘을 동일인물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딴 녀석들한테도 이 사실을 알리는 게 좋겠지?” 아마 진석이 놈과 재경이 놈 빼고는 모두 발 벗고 진상규명을 위해 나설 것이 틀림없었다. 현진은 각자에게 메일을 발송한 뒤 헬멧을 끼고 루시페리아 R을 실행했다. 공은 공이고 사는 사. 섬마을김씨가 진짜 그라고 해도 지금 당장은 당면과제인 서큐버스를 처리하고 마왕을 죽이는 일에 힘쓰자. 살기 충만한 현진의 지옥에서 살아나온 모습을 보자 헬루나는 뒷걸음질치며 왼손을 뻗고서 변명했다. “이, 이러지 마……! 고의는 아니었단 말야!” “맛있다며 빨아먹은 게 고의가 아니다?” 비쩍 말라붙어 버린 몸은 대지의 생명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대지계열의 속성답게 금방 회복이 되었다. 그러나 헬루나에게 빼앗긴 정기로 인해 레이드란 공작은 최대 HP의 3분의 1 가량을 당분간 풀로 채울 수 없는 몸이 되었다. 울먹이면서 용서를 비는 헬루나를 보며 현진은 일단 칼부터 받아내기로 했다. “내 칼 내놔.” “시, 싫어 죽이려고?” “내놓으라면 내놔!” “시, 싫다니깐!” “존내 맞기 싫으면 내놔.” “주, 죽일 거잖아?” “칼에 찔려 죽는 게 낫냐? 아니면 주먹에 터져 죽는 게 낫냐? 참고로 칼로는 단 번에 그 구차한 목숨 끊어 줄 수 있지만 주먹은 졸라 고통스럽게 터진 뒤 죽는다.” “그, 그래도 맞으면서 애처로운 모습을 보이면 당신이 용서해 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있잖아?” 죽일 생각은 없이 단순히 으름장을 놓고만 있는 거였는데 그 허장성세에 속아 헬루나는 계속해서 빌어대고 있었다. 그런다고 안 죽인다고 하면 더 기가 살아서 날뛸 것이 뻔하고, 쉽게 믿지도 않을 것이다. 특히 서큐버스 종족의 특기인 흥분 페로몬 발출에 현진은 매혹 상태에 걸릴 뻔한 것을 허벅지를 꼬집어 가며 참아내야만 했다. 이 허벅지 꼬집기는 최음, 매혹, 흥분 등의 상태이상을 일시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기술로 상위 기술로는 바늘로 허벅지 찌르기가 있었다. 스킬로 정형화시키기에는 뭐하지만 어쨌든 비공식적인 기술로 존재하는 루시페리아 R의 상태이상 회피 기술 중 하나였다. 헬루나는 그녀 나름대로 왜 매혹 기술이 안 먹히는 지를 고민했다. 현진이 허벅지 꼬집기로 버티고 있는 것도 모른 채. 잘 하면 살 수도 있음은 물론이오. 플러스로 카론 레이드란 공작의 맛있는 정기를 또다시 빨아먹을 수도 있는데……. “좋아 죽이지 않을 테니. 칼이나 가져와.” “그러면서 죽이려고.” “……계속 그따위로 나오면 진짜로 죽여 버리는 수가 있다.” 현진이 무섭게 으름장을 놓자, 헬루나는 그제 서야 맡아 두었던 카이나드 세이버를 들고 와 현진에게 바쳤다. 검을 잡자, 레이드란 공작의 표정은 사악하게 변했다. “네 죄는 네가 잘 알고 있겠지?” “……거, 거짓말쟁이 안 죽인다고 했잖아! 나, 난 정말 오랜만에 먹어보는 거라서 주체하지 못했던 것뿐이란 말야!” 현진은 그런 헬루나의 변명은 그대로 씹어버린 채 검을 수직으로 휘둘렀다. “꺄아아아아아아!” 헬루나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레벨 81 캐릭터의 공격답게 정말 한 방이구나라고 생각하며……. 그러나 현진은 그녀가 쓰러진 것이 아니꼬웠다. 어쭈구리? 놀고 있네. 아주 생쇼를 해라. “야 엄살 피우지 말고 일어나.” “…….” “요 이쁜 몸을 회쳐버리기 전에 일어나라?” 차가운 검날이 몸에 닿는 느낌이 들자, 헬루나는 그제야 눈을 떴다. “으, 으응?” 얄짤 없이 죽는 줄로만 알았던 그녀는 예상 외로 살아 있었다. 옷이 반절로 갈라져 찢어지고 그 찢어진 곳에 얕은 혈선이 남기는 했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 “나……안 죽였어?” “기사의 명예를 지키는 나 카론 레이드란은 약속을 쉽게 저버리지 않는다.” 가상현실 게임의 연기도 많이 능숙해 진 현진은 닭살 돋는 대사를 잘도 내뱉었다. “살려줘서 고마워!” “하지만 은원 역시 확실히 계산해서 갚지.” 그렇게 말하자, 그녀의 표정이 또 다시 어두워졌다. “도, 도대체 뭘 할 생각인데?” ‘흠 좋아 여기서 임팩트 있게 말해서 호감도를 최대한 높여 놓자!’ 그래도 마우스 미연시와는 다르게 선택지로 얘기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이야기하려니 현진은 붉어지는 얼굴을 감출 수 없었다. 현진이 머뭇거리자 헬루나는 그 큰 눈망울을 깜박거리며 그의 얼굴을 가까이서 쳐다보았다. 물론 홀딱 벗은 상태로. 살갗이 닿자, 현진은 그녀를 약하게 밀친 뒤 말했다. “흠, 흠……괜찮다면 나와 함께 가지 않겠나?” “어디를?” “내가 먹을 것을 주마. 그러니 나와 함께 가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주로 생명을 빼앗기 위해서는 입으로 흡수하는 서큐버스들이지만 보통 상대를 할 때는 아래로 한 다음 남성의 것을 받아먹는 것이 주된 정기 흡수 능력이었다. 그렇기에 현진은 감히 먹을 것을 주겠다고 꼬실 수 있었던 것이다. 먹을 것을 준다고 꼬시는 것은 견인족, 묘인족 등의 반인반수 인간류에게 주효한 획득법이었다. 하지만 조금 위험하기는 해도 서큐버스에게도 이런 것이 먹힐 수 있었다. “저, 정말이야?” “아까 말했지 않나. 명예로운 기사는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고.” “……기뻐.” “응?” 갑자기 울먹이는 헬루나를 보며 현진은 당황을 금치 못했다. 기쁘다면서 왜 쳐 울고 난리래? “고마워. 나더러 같이 가자고 해 준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야. 마왕한테는 홀대받고, 여기에 들어 온 남자들한테는 악마 취급 받으면서 이렇게 살기 정말 싫었는데……. 내가 데려가 달라고 애원했어도 그들은 나를 단순히 일회용 화장실로 밖에는 생각지 않았어. 고마워……저 그런데 괜찮겠어? 나 같은 걸 데리고 다니다간 금방 이단이니 어쩌니 하면서 인간 세상에서 따돌림을 받거나 심지어는 죽을 수도 있다는데? 그리고 나 또한…….” “그건 걱정 마라. 그 정도 따위는 두렵지 않으니까. 그리고 넌……내가 지켜주지.” 그러자 헬루나는 현진의 목을 껴안고 속삭이듯 말했다. 그녀의 눈에서는 주로 남자를 유혹할 때만 쓰던 눈물을 흘러내렸다. “고마워요……주인님. 말만 들어도……그렇지만 이제 됐어요.” “응?” “제가 주인님을 따라나서기 위해서는 제 현 주인인 마왕이 죽거나 절 풀어줘야만 가능해요. 그렇기에 이곳에서 빠져나가지도 못하고 있었던 거고요. 주인님의 능력은 마왕과 호각을 이룰 만큼 강대하시지만 마왕에게는 많은 부하들이 있어요. 혼자서는 도저히…….” “좋아. 안 그래도 마왕을 잡으러 온 거야. 그러니 걱정마.” “하지만!” “난 죽지 않아. 걱정말고 여기 있어. 시간은 좀 걸릴지 모르겠지만 널 데리러 오마.” 이야기가 쉽게 풀리자 현진은 기분이 좋아졌다. 에라 섬마을김씨 이 멍청한 자식아! 뭐? 무슨 색공을 배워? 그냥 나랑 같이 가자 한 마디로 무너지잖아! 현진은 헬루나를 놔 둔 채 마왕을 잡기 위해 나머지 12개 방들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런 현진이 나서는 것을 보자 헬루나는 눈물을 싹 지운 채 평소처럼 남자를 유혹하는 고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후훗 재밌는 남자네. 주인으로 섬겨도 나쁘지는 않을 거 같아. 그치만 마왕을 때려잡기는 무리지 아마?……후 바깥세상으로 나가보고 싶다.” 인위적인 감정을 주로 느끼는 서큐버스. 물론 진심은 통하여 진짜 감정을 느낄 수도 있기는 하지만 칼을 겨누고 있는 현진에게는 살아남기 위해 애써 연기를 한 것이었다. 그러나 바깥세상을 향한 그녀의 열망은 자신을 데리고 나가 준다는 현진에 대한 호감으로 약간 쌓였다. 그래서인지 원 주인인 마왕이 그의 손에 쓰러지기를 내심 기원하는 헬루나였다. “부탁해. 정말 마왕을 없애고 날 지켜준다면……정말로 죽이지는 않을게. 아니 적당히만 먹을게. 진짜야.” 독백중인 그녀의 얼굴에는 묘한 홍조가 어려 있었다. 당장 때려잡을 것처럼 헬루나에게 얘기는 하고 나왔지만 현진은 마왕성의 고급 아이템들을 챙기기 위해 전작에서 마왕이 있었던 4시 방향을 놔 둔 채 시계방향의 문들을 하나씩 열고 괴물들을 때려잡았다. 헬루나가 있었던 12시부터 시작하여 사이클롭스가 있던 11시, 히드라 킹이 있던 10시, 뱀파이어가 있던 9시, 블랙 드레이크가 있던 8시, 데스 나이트가 있던 7시를 거쳐 현진은 6시 방향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특이하게도 이번 6시 방향은 입구인 1시 쪽에서 들어온 것과 마찬가지인 길쭉한 통로로 되어 있었다. 다른 방향의 문들이 보물과 함께 그것을 지키는 몬스터로 이루어진 단순히 큼지막한 방이었다면 이번에는 달랐다. 무슨 트랩이 있을까 조심스러웠지만 트랩 몇 개 쯤 밟아도 웃어넘길 수 있는 체력을 지닌 터라 현진은 그냥 마구잡이로 달리기 시작했다. 얼마 안 있어 통로의 끝이 보이고 현진은 거대한 공간으로 나올 수 있었다. “어랍쇼? 이, 이건?” 마계의 지존 타브라마한의 거대 신상이 놓여져 있는 공간 밑 제단에는 신인종인 뉴하프 중에서도 노인의 몸체에 시커먼 몸체의 괴수가 합해진 추잡스러워 보이는 괴물이 칼을 들고 제단에 누운 여성의 배를 가르고 있었다. “암흑마왕……드라이어스!” 드라이어스의 추잡스런 몸체도 구역질이 났지만 미모의 여성이 난도질당한 채 고깃덩이가 되어 있는 광경과 이 공간의 천장에 줄줄이 매달린 회가 된 여성들의 시체 역시 보는 이로 하여금 헛구역질을 유도해 냈다. 루시페리아 R은 아니 거의 대부분의 가상현실 게임은 현실과 혼동할 수 있다는 이유하에서 고교생 이하의 플레이는 엄격하게 금지되고 있었다. 여러 성적이고 노골적인 음란한 면을 지닌 미연시의 경우는 오히려 출시되고 나서 성범죄가 줄어드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었지만 그 이전에 출시되었던 1인칭 액션이나, RPG게임 같은 경우는 모방 범죄가 일어나는 등의 부작용을 보였기에 플레이어가 벌이는 살육의 경우 게임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주기 위해 연기처럼 사라지는 시체가 남지 않는 시스템을 여지껏 고수하고 있었다. 단 이런 장면은 예외였다. 이런 장면의 경우 영화 같은 곳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이었고 실제 플레이어의 살육이 아닌 살육되어 있는 것을 보는 등의 남의 입장에서 방관할 수 있는 것이기에 최대한 사실적이고 끔찍하게 만들어졌다. 물론 잔인한 면을 싫어하는 사람들이라면 난이도를 낮출 수 있었다. 현진은 묘한 분노가 일었다. 그 분노의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마왕의 잔인한 짓거리 그렇지만 이것은 게임 상 한 화면으로 받아들였기에 그다지 열이 뻗치지는 않았다. 그러나 나머지 한 이유는 틀렸다. 끝까지 전작 플레이어를 놀려 먹는 제작진들의 사악한 술수. 분명 4시였다. 4시. 4시 방향에 있어야 했을 암흑마왕의 근거지가 어째서 6시에 있냐는 말이다! 결국 5시, 4시, 3시, 2시에 있을 나머지 아이템들은 그냥 버려야 되지 않는가! 리메이크를 한 건 좋다. 그런데 왜 굳이 바꾸지 않아도 될 내용들을 뜯어고쳐서 끝까지 전작 플레이어들에게 엿을 먹이냐 이 말이다! 허나 제작진들에게 화를 풀 수는 없는 노릇. 결국 그런 현진의 분노는 고스란히 미친 짓을 하고 있는 암흑마왕에게 쏟아졌다. “야! 암흑마왕!” “누구냐!” 방금 전 배를 가른 여자의 심장을 들고 낄낄거리던 드라이어스는 현진이 외치자, 그제야 침입자가 들어왔음을 눈치챘다. 드라이어스는 현진을 보자, 턱을 개고 뭔가를 골똘히 생각했다. “옳거니! 네놈이 바로 퓨리나 공주를 납치했던 녀석이로구나.” “뭐? 그걸 어떻게…….” “데려오너라.” ////////////////////// 드워 배틀로얄 개시!!! 마침 에볼루션 마감도 끝났고 상품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우승을!!! TITLE ▶32825 :: 18. 야오이 매니아 도우미 섬마을김씨(lastride) 05-01-11 :: :: 12138 드라이어스가 말하자, 치렁치렁 늘어 트려 놓은 커튼 안에서 두 기의 데스 나이트가 각각 한 명씩의 여자를 데리고 나왔다. 그 둘은 중요 부위에 나뭇잎만을 붙이고 아니 그것마저도 대부분 찢겨 나가 있는 퓨리나 공주와 메르피였다. “……공주! 메르피! 어떻게!” “횰횰횰횰 타브라마한 님이 가장 원하시는 제물이 될 여자를 가만히 놔 둘 수야 있나? 패밀리어로 항시 감시를 해 두는데 정말 고맙게도 네놈이 내 미궁에 가까운 곳에까지 데려와 놓고는 놔두고 오더군. 덕분에 쉽게 공주를 얻을 수 있었다. 그 성의를 봐서 특별히 너는 죽이지 않은 채 내 첩으로 삼아주지.” “제기랄! 포르노이 교주나 하는 짓을 왜 네 녀석이 하고 있는 거냐!” 전작에서 타브라마한에게 여자들을 죽여 그 심장을 바치고 천장에다 그 시체를 매달아 놓는 이는 악마교에 심취한 교주 포르노이였다. 그런데 드라이어스 이 자식이 똑같은 짓거리를! “그건 네 녀석이 알 바 아니다. 횰횰횰.” “그래 알 바 아니겠지.” 공략집 보면 다 나와 있을 테니까! 현진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드라이어스가 있는 제단으로 뛰어올라갔다. 아무래도 공주나 메르피는 인질로서가 아니라 제물로서 무슨 짓을 하더라도 어차피 죽이려고 하는 게 틀림없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최대한 빠르게 드라이어스를 처리해 버리는 게 나았다. ‘미사! NPC 정보!’ 그리고 16번 슬롯에 세이브도 부탁한다! - 알겠습니다. NPC정보 이름 : 드라이어스 직업 : 암흑마왕. 하계마왕 레벨 : 65 속성 : 암흑계 특징 : 흑마법사의 몸을 장악한 마족을 다스려 그 마족이 하계에서 완벽한 힘을 쓸 수 있도록 한 인간계의 마왕. 남색을 밝히는 경향이 짙다. 현재 타브라마한의 부활 작업을 위해 제물을 모으는 중이다. 주의점은 죽기 전 거는 발기불능 저주와 언데드 소환. 시체 폭발 등. 현진은 현재 마왕 미궁 12방향의 아이템을 마왕을 죽이면 나오는 아이템 네 가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획득하고 있었다. 아이템들 모두 마왕궁에서 나오는 아이템답게 강력한 것들이 많았다. 현진은 먼저 쥬피터의 창을 메르피와 공주를 잡고 있는 데스 나이트들에게 던졌다. 그의 손에서 날아간 투척된 창은 하나의 번개로 변하여 데스 나이트들을 감전사 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혹시나 모를 공주나 메르피의 데미지에 대비해 현진은 둘이 서 있는 땅바닥을 꺼지게 했다. 그러자 쥬피터의 창은 데스 나이트들에게만 데미지를 입혔다. “이놈이!” 드라이어스는 발끈한 채 입으로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곧이어 현진과 메르피, 공주 그리고 시체 몇 구와 마왕만 서 있던 제단 주위가 엄청난 언데드 몬스터들로 우글거렸다. 하지만 현진은 그들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일단 메르피와 공주를 나꿔채 양 옆구리에 끼웠다. 그리고는 가장 몬스터들이 없는 곳으로 달렸다. “공주님. 그리고 메르피. 두 분께서는 대지의 방호벽을 쳐 드릴 테니 전투에 나서지 마십시오.” “하지만 공작…….” “그게 절 도와주는 겁니다.” 역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두 걸림돌의 존재였다. 데려오자니 걸리적 거려서 두고 왔는데 어쩌자고 잡혀와서 사람 골머리 아프게 만드는지 원……. 현진은 땅바닥을 솟게 해 공주와 메르피를 가두듯이 몬스터들의 접근을 막아 두었다. “석병 소환!” 그런 다음 현진은 대지계열의 마법 중 하나인 돌로 만든 병사들을 소환했다. 공격력은 몰라도 방어력 하나 만큼은 알아주는데다가 독 같은 상태 이상에 걸릴 염려도 없었다. 이 석병 소환은 고렘 제작과는 조금 달랐다. 고렘의 경우에는 일종의 돌로 만든 로봇을 만드는 것이라면 이 석병 소환은 단순히 일정 지역에 돌로 쌓아 둔 인형들을 만들어 두는 것으로 석병들은 적의가 있는 물체가 다가오면 저절로 돌을 날려 그들을 공격하게 되어 있었다. 공격력은 형편없긴 했지만 쉽게 파괴되지 않아 수성용 방어마법 중 효용성이 크다고 손꼽히는 마법 중 하나였다. 그런 다음 현진은 그대로 수많은 좀비들 속으로 뛰어들었다. 동대륙의 한 뛰어난 장수가 주군의 아들을 구하면서 얻었다는 명검. 청홍이 현진의 왼손에 들린 채 카이나드 세이버와 짝을 맞추어 쌍검무를 펼치게 해 주었다. ‘정말 칼이 좋구만.’ 현진의 검무에 몬스터들은 안 그래도 시체였는데 이제는 아주 작살난 시체가 되어 나뒹굴었고 그 사이 현진은 서서히 몬스터들의 안쪽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거의 중심 쪽에 도착하자, 현진은 발을 높이 들은 다음 땅을 쿵 하고 내리쳤다. “지광파!” 그가 발로 땅을 구르자, 놀랍게도 땅이 진동하며 현진의 주위를 포위하던 언데드 몬스터들을 중심을 잡고 서 있지 못하도록 하여 모두 넘어뜨렸다. 그런 다음 현진의 오른손에 잡힌 카이나드 세이버가 그대로 땅바닥에 꽂혔다. 전체상대 필살기술. 대지폭발이 시전 되려는 것이다. “대지 폭발!” 쿠콰콰콰콰콰! 땅이 갈라지고 폭발하며 모든 것이 먼지로 사라졌다. 현진은 반으로 닳아 버린 MP를 채우기 위해 지난 번 인큐버스들을 섬멸할 때 주워 두었던 마나 포션을 들이켰다. 드라이어스의 특기인 언데드 몬스터들을 더 이상 소환한다고 해도 대지폭발이 있는 이상 쪽수가 두렵지는 않았다. MP가 꽉 차 있을 때는 대지폭발을 4번까지 시전할 수 있는 능력이 레이드란 공작에게 존재하고 있었다. “……대단해…….” 후방에서 이 광경을 보던 퓨리나 공주와 메르피는 차마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레이드란 공작이 어째서 더블 마스터로 불리는 대륙 최강자 중 하나인지 새삼 실감이 났다. “어, 언데드 소…….” 마왕은 순식간에 다 쓸려버린 언데드 군단을 재 소환하려고 하였으나 다리 밑에서 무너지는 제단 덕에 언데드 소환의 키워드를 외칠 수 없었다. 현진의 대지붕괴 마법으로 박살나는 제단에 있던 드라이어스는 꼬리로 간신히 균형을 잡고 일어서서 다시 무언가 꽁수를 부렸다. 그러나 공작은 순식간에 그에게로 다가가 새로이 얻은 레어 무기 청홍을 휘둘렀다. 대지계열 마법의 마스터인 레이드란 공작의 스킬 축지법이 발동되었던 것이다. “무한난자!” MP가 일정량 깎여 나간 뒤. 현진의 손에 들려 있는 두 쌍칼이 마왕의 몸을 채써는 것처럼 썰어버리고 있었다. 눈에 빤히 보이는 데미지 표시가 눈 깜짝할 새에 지나쳐 가고 있었다. “으다다다다다!” “크허어어억!” 드라이어스의 HP는 무시 못할 수준이었지만 레벨 81의 레이드란 공작의 공격력에 두 레어급 무기의 공격력이 합산된 데다가 공격이 미스가 나거나 적이 죽을 때까지 그야말로 무한으로 상대방을 회쳐버리는 스킬 무한난자가 먹히자 체력은 급격히 깎여 내려갔다. 그렇게 드라이어스의 체력이 반 이하로 떨어지자,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 승자의 포효 시스템이 발동되었습니다. ‘니미! 이딴 추잡한 새끼 잡아다가 뭐 하라고! 미소년이면 조금이나 이해는 가!’ 그럼 미소년이면 잡아다가 먹겠다는 소리냐? - 잡아드시라고요. ‘뭘 먹어! 뭘! 이거 일반모드 아냐? 일반모드에 왜 이딴 게 포획이 뜨고 지랄이야!’ - 드라이어스는 인간형일 때는 남성형 이었지만 몸체에 마물이 같이 붙지 않았습니까? 그러면서 양성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가능합니다. ‘괴물 거시기에 박아 넣으라?’ - 네. 현진은 지금 이 형체가 없는 인공지능 미사를 때려죽이고픈 욕구가 120% 상승했다. 그러자 생각을 읽는 미사가 즉각 대답했다. - 전 애초에 형체가 없으니 때려죽이실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애초에 나를 게이 같은 걸로 이끌지 마란 말이다! 넌 왜 만날 남자들을 상대 할 때만 되면 이러쿵저러쿵 사람 짜증나게 만드냐? 내가 남자 싫어한다는 것쯤은 내 생각을 읽어서 잘 알지 않냐?“ - 그건……죄송합니다. 마스터. 저는 이래뵈어도 여성 인격이라서……그런 게 좋습니다. ‘엥?’ 현진은 미사의 뜻밖의 고백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 인공지능 도우미 인격이 지금 남자 대 남자의 야시시한 행위를 지칭하는 동인 및 야오이를 지금 좋아한다고 한 건가? ‘너……그런 감정을 느끼는 게 가능해?’ - 물론입니다. 프로그래밍 자체가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저도 모르게 그런 상황에 몹시 끌리는 편인 지라……. NPC인격들이 감정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지만 형체가 없는 이런 도우미 인격조차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처음 알았던 현진. - 그리고 저 또한 가상현실계의 몸체는 존재합니다. 아직 구현화가 되지 않았을 뿐이지요. SD소프트에서는 인공지능 도우미의 인체를 게임 내에 구현시키는 기술을 현재 거의 개발 완성 단계에 내어 놓은 상태입니다. 지금은 그저 SD폴더를 실행시켰을 때 메인 화면에서 2D그래픽의 소녀의 그림으로 나오는 것에 불과하지만 곧 저도 마스터와 함께 게임 속에 직접 개입하여 몸체를 가진 채 조언을 드릴 수 있게 됩니다. 거기에 제가 게임 속의 캐릭터를 맡아서 플레이 할 수도 있고요.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인공지능 도우미를 가상현실 게임기 SD폴더2를 실행시켰을 때 아무게임도 실행시키지 않은 메인 화면에서 2D그래픽의 모습으로 보여 줄 수밖에 없었다. 또 게임이란 프로그램을 실행했을 때에는 아예 목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런 것이 곧 있을 패치에 의해서 개선되어 메인 화면에서도 가상현실 게임을 실행시켰을 때와 비슷한 가상의 인공지능 여성을 볼 수 있고 게임 속에서도 몸체가 있는 도우미의 친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여하튼……도우미 인격이 그런 야오이를 좋아한다니……충격이다. 누군가 말했었다. 여자 치고 야오이를 좋아하지 않는 여자는 없다고. 그것이 가상현실 속의 인격에게 도우미 역할의 인격에게까지 적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뭐 그래 그렇다치자, 하지만 널 위해 내가 동인모드에서 남자랑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냐? 앞으로는 이런 상황에서 날 부추기지 마라.’ - 알겠습니다. 마스터. 묘하게 아쉽다는 듯한 말투의 도우미 미사였다. 게임 중지를 푼 현진은 마왕을 죽을 때까지 칼로 쑤셨다. 그러자 마왕은 입에서 피를 흘리며 외쳤다. “고,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웬 부산 사투리? 한국에서 제작된 게임답게 가상현실 게임 속 NPC들은 모두들 세종대왕께서 만드신 가장 과학적인 언어라는 한글을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껏 이런 사투리를 사용하는 놈은 처음 보는 지라 현진은 마왕에게로의 검격의 집중을 잠시 풀고야 말았다. “다크 쉴드!” 깡! 그 사이 드라이어스는 무한난자의 빈틈을 노려 공격을 파훼 시키고는 몸을 뒤로 물렸다. “어딜!” 현진이 검으로 땅을 베자, 베인 땅이 갈라지며 땅 밑에서 빛이 솟았다. 그리고 그 빛은 암흑마왕에게 심대한 타격을 입혔다. “쿠헐! “죽어랏!” 거의 만피의 5분의 1도 남지 않은 마왕에게 달려드는 현진. 이제 연격 4, 5회 정도면 죽을 정도의 적은 HP의 마왕이었다. 이제 조금만!!! 마왕은 놀란 표정으로 손을 뻗고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의 손에서 검은 구체가 현진을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다. ‘다크 볼 인가?’ 암흑의 속성을 지닌 기본 마법 다크 볼 인 줄로만 알았던 현진은 맞아도 그다지 체력이 닳거나 하지 않겠다는 판단하에 피할 생각 따위는 하지도 않은 채 오히려 달려가며 충격파와 공격력을 늘리는 스킬 대시를 사용해 더 빠른 속도로 마왕에게 달려갔다. “잘 가라! 마왕!” 연격이 아닌 대시 기술 한 방이면 이제 끝이 나는 것이다. 그러나 막 달리는 힘 등을 이용해 마왕을 베려던 현진은 갑작스레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큭! 뭐지?” “횰횰횰횰 걸려들었구나.” - 상태이상 마비에 걸리셨습니다. 그 자리에서 움직이실 수 없습니다. ‘뭐어?’ 현진이 상태이상 메시지에 응답해 소리치고 있을 때, 마왕이 현진에게로 다가와 그의 얼굴을 쭈글쭈글 주름진 손으로 매만졌다. “……지금까지 나를 이렇게 죽일 듯이 공격한 것은 용서할 수 없으나…… 이제부터는 내 노예가 될 너를 내 예뻐해 주겠노라. 음화하핫!” ‘뭐, 뭐여 이 변태 마왕아!’ 현진은 애써 절규했지만 입이 굳어 버려 말소리가 나오지가 않았다. “귀여운지고……횰횰횰.” 끔찍한 웃음소리와 함께 마왕은 공작의 몸 이곳저곳을 비쩍 마른 손으로 스쳐가며 만졌다. ‘뜨허어억! 로드! 당장 로드!!!’ - 전투 중에는 세이브는 가능해도 로드는 불가능합니다. 잊은 건 아니시겠죠? ‘……너 그냥 내가 당하는 모습이 보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고?’ - ……. 무슨 말씀을! 그 앞에 말줄임표는 뭐야! 이 자식 당하는 걸 보고 싶어 하는 게 틀림없어! ‘긴급 종료 시켜!’ 현진은 미사에게 긴급 종료를 요청했다. 본디 시스템 상으로 전투 시 로드가 안 된다거나 하는 것이 있었으나, 외부의 충격 등의 이상 징후나 게이머가 간절히 요청할 때에는 인공지능 도우미의 자체 판단으로 게임을 종료하거나 금지된 로드가 가능해 지는 시스템이 SD폴더2에 존재하고 있었다. - 긴급 종료 시 데이터 소실의 위험과 NPC 인공지능에의 버그, 그리고 최악의 경우 SD폴더2가 실행이 안 되는 거나 간혹 폭발하는 등. 온갖 안 좋은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참고로 그 경우 AS는 안 된다고 합니다. 현진으로서는 처음 들어보는 소리였다. 특히 다른 것은 모르나 SD폴더 2 가 폭발한다는 소리만큼은 믿기가 어려웠다. 이건……. 야오이를 좋아하는 인공지능의 술수일지도 모른다! ‘너 구라칠래?’ - 네? ……무슨? ‘지금 너 내가 마왕한테 먹히는 장면이 보고 싶어서 일부러 긴급 종료 시스템을 가동 안 시키는 거지?’ - 아, 아닙니다. ‘말 더듬었다?’ - ……사실 풀려날 방법이 있으니 굳이 종료나 로드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하려 했을 뿐입니다. ‘진짜야? 사실이야?’ - 물론입니다. /////////////////////////// 간신히 시간을 다 맞췄습니다...휴우 살았다. TITLE ▶32924 :: 19. 마왕을 무찌르다 섬마을김씨(lastride) 05-01-12 :: :: 13308 수상한 기색이 물씬 풍겼지만 현진은 더 이상 미사를 몰아붙이지 않았다. 마스터를 팔아 야오이를 보려 하는 점은 괘씸했지만 일단 살아남아야 뭔가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 아닌가? ‘빨랑 얘기해 봐. 어떻게 해야 마비 증세를 풀고 마왕을 쳐부술 수 있는지?’ - 섬마을김씨 작성의 공략집 출처에는 마비 해제 주문이나 마비 해제 약을 아이템으로 복용하시면 된다고 합니다. 현진은 짜증이 치솟아 오르는 게 느껴졌다. 마비 해제 주문으로 푸는 걸 누가 모르나? ‘장난쳐? 내가 지금 마비 해제 주문 외우거나 마비 해제 약 먹을 상황이게 생겼어!!! 있어야 먹지!’ - 그럼 먹히시든지요. ‘…… 그것 말고 조금 더 창의적인 걸로!’ - 마비는 몸의 전체가 굳어 버리는 것이므로 엉덩이를 꼭 다물고 있었거나 발기가 되지 않았다면 마왕에게 큰 치욕을 당할 일이 없습니다. 그럴 경우 마왕은 잠시 마스터의 몸의 마비 증상을 풀지요. 그 때를 노리시면 됩니다. ‘……그래도 그건 싫다!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방법. 공략집에 안 나왔냐? 섬마을김씨 그놈 아주 잘 써 놨던데.’ - 마스터. 정말 너무 편하려고 하시는 것 아닙니까? 그 정도는 감수를 해야……. ‘닥치고 존말할 때 다른 공략법 있으면 틀어라.’ - 너무하십니다. 마스터. ‘뭐가! 너무해! 뭐가!!!’ 현진은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었다. 어디서 이딴 좋은 것만 배워 가지고서는……. ‘자꾸 야오이 가지고 징징거리면 초기화 시켜 버리는 수가 있다.’ - 로드 시켜 드리겠습니다. “결국은……이거냐!” 암흑마왕의 술수에서 벗어나기 위해 16번 세이브 슬롯을 로드한 현진. 전투의 패턴은 그대로였다. 일단 공주와 메르피를 보호시켜 놓은 뒤 필살기술 대지폭발로 언데드 몬스터들을 말살. 그 뒤 마왕과의 1대 1 전투를 거침으로서 마왕을 쓰러뜨리는 것. 원래대로라면 전투 중 로드는 불가능했고 결국 현진은 암흑마왕에게 눈 똑바로 뜬 채로 당했어야 할 테지만 다행스럽게도 가상현실 도우미의 도움 같지 않은 도움으로 현진은 로드를 할 수 있었다. 진행시켜 놓은 것이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로드는 잘했다. 가상현실 게임의 특성이라는 것이 똑같은 행위를 반복해도 자신이 직접 하는 것이기에 레벨 업 노가다의 지루함이 보통 RPG보다 낮아서 여유롭게 다시금 마왕과의 전투를 수행할 수 있었다. 최고의 연속 타격기 무한난자를 가동한 현진은 마왕을 그야 말로 죽을 때까지 회쳐버렸다. 이번에는 미사의 방해나 기타 정신 파는 일조차 없이 기술에 집중한 것이다. 그럼에도 단 한 번의 삑사리로 인하여 마왕은 다시 자유로워져 뒤로 무른 다음 마비 효과를 지는 다크 볼을 현진에게 날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다크 볼을 맞아 줄 현진이 아니었다. 현진은 쌍칼을 교차시켜 쥔 채로 그대로 달려갔다. 마왕은 다크 쉴드를 가동시켰지만 스킬 오러 블레이드가 발동된 현진의 검격을 막을 수는 없었다. “죽어라! 마왕!” 현진은 굽힌 팔을 폈다. 그러자 그의 손에 날개처럼 잡혀 있던 검들이 X자로 교차되어 지나가며 마왕에게 2중 타격을 가했다. “쿠욱!” 2중 타격을 가한 뒤 펴진 팔로 두 자루를 든 채 현진은 그대로 암흑마왕의 가슴에 칼 두 자루를 그대로 꽂아 넣었다. 푸욱! 검 두 자루가 동시에 박히자, 이번에도 역시 데미지가 더블로 떠올랐다. “……크으으 이 따위 것으로 내가 죽을 것 같으냐!” “……!” 이번 데미지로 인하여 HP가 완전 0이 되었던 마왕이 그 광기에 찬 붉은 눈동자를 번쩍 뜨고 현진을 노려보았다. ‘뭐야! 어떻게 된 거지?’ - 마왕에게 좀비의 생명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죽었던 마왕의 HP의 3분의 1 가량이 도로 차올라 있었다. “첩으로 삼아줄까 했더니 건방지구나 인간!” 마왕은 몸에 칼이 박힌 채 기타 팔이나 다리는 움직이지 못했다. 그렇지만 마왕의 마물이 씌워진 육신에서 땀구멍들이 넓어지며 시커먼 줄기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끝이 꽃봉오리처럼 튀어나온 촉수들이었다. “제길 죽어랏! 검기폭!” 마왕의 양쪽 가슴팍에 찔린 검에서 검기가 번쩍하고 빛을 냈다. 그리고 나서 검기는 폭발하기 시작했다. 콰과광! 마왕의 가슴팍이 터져나왔다. 시커먼 살갗과 함께 시커먼 액체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마왕의 인간형 육편들이 이곳저곳 떨어졌다. 그럼에도 마왕은 죽지 않았다. 거의 만신창이이긴 하지만 그래도 체력이 10% 가량 남았기 때문이다. 물론 체력이 3분의 2가 고스란히 차 있는 현진에게는 별 위협이 되지 않는 수치였지만 폭발의 반동으로 마왕은 현진에게서 멀리 떨어져 버렸다. “다크 볼!” 마왕은 찢겨져 나간 가슴팍은 신경 쓰지도 않은 채 자신을 이렇게까지 몰아붙인 현진에게 극도의 살의를 느끼며 다크 볼들 수십 개를 시전 하여 날렸다. 초등학교 시절 하던 피구가 생각난 현진은 가볍게 다크 볼들을 피했다. 초인적인 능력치의 캐릭터라 던지는 공만큼 빠르지는 않아도 수십 개가 날아와 위협적인 다크 볼들이 단 하나도 명중하지 않았다. “잔재주를 부리는 군. 스톤 파이크!” 현진의 반격이 이어졌다. 대지에서 뾰족한 돌덩이가 마왕의 다리 밑에서 마구 솟아 올라왔다. 마왕은 괴력으로 돌덩이들을 파괴하고 땀구멍에서 뽑아 낸 촉수들을 날렸다. “대지의 벽!” 촉수들이 자신을 묶으로 날아오자 현진은 지면을 상승시켜 그 촉수들을 막았다. 그러나 마왕의 괴력과 동일한 힘을 지녔는지 촉수들은 그 지면을 뚫고서 현진을 향해 돌진해왔다. “완전히 뚫어 뻥이구만.” 여유로운 듯 한 마디 했지만 워낙 촉수들이 많은 지라 현진은 방심하지 않았다. 칼 두 자루를 뽑아 들고 탈춤을 추듯이 빙빙 돌아가며 몰려오는 촉수들의 머리를 잘라냈다. 마왕의 촉수들은 잘라져도 곧 재생되었다. 그리고 “끈적끈적 포!” “엥?” 마왕의 촉수 끝 봉오리 같은 것들이 열리더니 바나나의 껍질이 벗겨지듯 알맹이가 튀어나왔다. 알맹이의 끝부분에는 괴상한 일자의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 흡사 남성의 성기를 연상시켜 역겨웠다. 곧이어 마왕의 촉수에서 희끄무리한 액체들이 소방 호스의 물처럼 현진에게 날아왔다. “큭 이런 것도 무기냣!!!” - 실제의 그것보다는 농도가 더 짙습니다. 비슷한 성분이기는 하나 그렇게까지 더럽지는 않을 듯 합니다. ‘……너 내가 저거에 철벅이 되는 모습이 보고 싶냐?’ - 아닙니다. ‘이 녀석 정말 초기화를 시켜야 되나?’ 초기화를 시킬 경우 지금까지 입력해 놓은 게임 공략 데이터 등 세이브 파일을 제외한 모든 것들이 날아가게 되어 있었다. 더구나 전작을 플레이 했다는 기록마저 지워져 현진의 이전작을 플레이 해 보았다는 유일한 장점마저 잃게 된다. 하지만 그런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이 망할 도우미 NPC를 깨끗이 정화시켜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끈적거려 보이는 액체포들이 현진에게 발사되었다. 현진은 빠른 몸놀림으로 그것들을 피해가며 촉수들의 목을 하나씩 베면서 마왕에게로 전진했다. “이제 더 꽁수를 부려 보시지!” 레벨 낮은 마왕. 그는 정말 별 반 어려움 없는 상대였다. 레벨이 낮아 몸의 움직임이 둔했더라면 모르겠으나, 레벨 81의 초인 캐릭터는 65레벨의 마왕의 공격들을 회피해 내기가 너무도 쉬웠다. “잘 가라 마왕. 육회 비빔!” “끄아아아악!” 두 검이 마왕의 살을 파고 들어간 뒤 마치 비빔밥을 비비듯 마왕의 내장기관을 흐트려 놓았다. 비빌수록 마왕의 체력은 급감하여 어느새 0에 다다랐다. 풀썩. 그리고 마왕의 추잡한 몸체가 그대로 바스러졌다. 띵! - 축하합니다. 마왕을 잡으시고 레벨이 82로 상승했습니다. 81에서 82의 성장 경로로 보았을 때 투자는 마법력에 8 방어력 7 민첩성에 6 공격력에 5 체력에 4 운에 1입니다. 퓨리나 공주와 메르피를 키우다 보니 자연스레 자주 사용한 마법과 몸빵용 방어력이 주로 레벨 업에 스텟으로 올랐다. “후우 끝났나?” “아니……아직 끝나지 않았다.” “……!” 현진은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놀랐다. 그곳에는 모래로 화해 사라지던 마왕이 자신의 몸체를 수복하고 있었다. “뭐, 뭐지?” “크흐흐흐……용사놈……네놈은 다시는 자손을 남기지 못할 것이다! 죽음보다 더한 저주를 내려주마! 발기 불능!!!” 마왕이 오른손 검지손가락을 내밀자, 손가락에서 생긴 흰 빛의 무리가 현진에게 직격했다. 워낙 빨리 날아와 현진은 피할 새도 없이 그 기술에 맞고 말았다. “윽!” “으흐흐흐흐흐……나에게 다시는 그 즐거움을 맛보지 못하게 만든 죄다. 네놈도 평생 시달려 보거라 크하하하하하…….” 휘이잉! 그러나 역시 최후의 발악에 지나지 않았다. 마왕은 현진에게 저주를 내린 뒤 곧이어 먼지가 되어 사라져 버렸다. 사라진 뒤 자리에는 이벤트 아이템 ‘암흑마왕 드라이어스의 목’ 이 떨어져 있었다. “제기랄 결국에는 걸려 버렸네. 발기부전.” 발기 불능이 되어 버렸지만 현진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공략집 에서도 드라이어스의 최후의 발악인 발기 불능 저주는 막을 방법이라고는 마왕을 꼬시거나, 미러 실드라는 방패 아이템으로 막거나, 동물을 포획해 키우되 수놈을 포획하여 항상 가슴팍 속에 집어넣고 다니는 것밖에는 없는데 동인을 싫어하는 현진은 마왕은 죽어도 꼬시지 않을 것이고, 미러 실드 아이템은 후반부에 루시페리아 왕국 왕성 잠입 때 얻는 아이템이라 안 되고, 전작에서 동물을 키워 보았을 때 옷 속에 들어간 동물이 얼마나 거지같은 느낌을 주었는지 기억하고 있어서 그것도 안 되었다. 그리고 비오그라라는 발기부전 치료제를 얻을 수 있는 퀘스트가 엄연히 존재하는 바, 현재 여성 쪽에서 먼저 덮치지 않는 이상은 순애 루트 쪽으로 가려 하는 현진으로서는 그다지 아쉬울 바가 없었다. 현진은 마왕의 제단 쪽에 놓여져 있던 상자를 열었다. 여성용 파워 슈츠. 팔 착용 상의, 다리 착용 하의 각각. 2벌. “여성용 파워 슈츠? 상의 하의?” 현진이 상자를 열자 나온 것은 여성용 파워 슈츠라는 아이템이었다. 흡사 무슨 메카닉 물에서 나오는 메카닉 탑승자들이나 공군 파일럿 등이 입는 그런 전투복 같이 생겼는데……문제는 팔과 등의 일부분만을 가릴 수 있는 상의와 가죽 부츠처럼 생긴 하의 가 한 쌍씩 두 벌이 있다는 것뿐이었다. 여성용 파워 슈츠. 상, 중, 하의로 나뉘어져 있음. 상의 효능 : 공격력 + 40 방어력 + 10 중의 효능 : 방어력 + 25 각종 속성 공격에 대한 내성 15% 하의 효능 : 민첩성 + 30 방어력 + 10 주로 검이나 격투에 능한 여성들이 입는 옷. 3가지 모두 착용시. 운을 제외한 각 스텟에 추가 보너스 + 5 어쨌든 아이템을 얻은 현진은 그 옷가지들을 챙겼다. 그나마 붙여 놓았던 나뭇잎까지 홀라당 말아먹은 두 여성분들이 자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석병 해체!” 현진의 외침에 생성되었던 석병들은 평범한 돌멩이들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안에 있던 전라의 상태인 공주와 메르피가 뛰쳐나왔다. ‘……헉! 진짜 안 서네?’ 어딘가 속이 울렁울렁 거리고 흥분지수는 높아져만 가는데, 아래의 분신에는 전혀 반응이 없었다. 발기 불능이란 게 이런 것이었나? “이, 이기셨어요?” “아. 물론입니다.” “저, 정말이요?” “여기 마왕의 목이 있습니다. 이제 공주님은 더 이상 마왕에게 잡혀가실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띠링! 띠링! 마왕을 처리한 현진에 대한 메르피와 공주의 호감도가 동반 상승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당사자인 공주보다도 메르피의 호감도가 약간 더 올랐다는 점이다. “자 이만 나가실까요?” “아 네……그치만 옷이…….” 확실히 완전 전라의 모양새로 나다니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나뭇잎 한 장 붙이고 다니는 것이나 저거나 거기서 거기일진대 어째서 홀랑 벗었을 경우 머뭇거리는 지는 잘 몰랐다. 여하튼간 현진이 며칠간 홀라당 벗긴 채로 데리고 다니다 보니 퓨리나 공주와 메르피의 노출증 수치는 엄청나게 오른 상태였다. 특 히 메르피의 경우 아직 어리다는 점에서 노출증 수치가 애초부터 약간 높은 상태였는데 이렇게 더 올라 버리니 만약 나중에 사귀거나 하게 되었을 때 사람들이 다 보고 있는데에서 벗어 제치고 달려든다거나 숲 속, 동굴 속, 심지어 동료들이 보고 있는 앞에서 하는 것에도 전혀 의식하지 못하므로 열정적인 정사를 나누고 싶을 경우 주로 올리는 수치였다. ‘흐미! 퓨리나 공주 노출증 수치 64에 메르피 노출증 수치 81?’ 만약 노출증 수치가 최고조 단위인 100에 도달한다면 아예 보여주는 것을 즐기는 진짜 노출증이 생긴다. 섬마을김씨의 공략집에는 각종 성에 대한 수치들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생기는 스킬과 현상들을 정확히 기록해 놓은 것이 있었다. ……하지만 그건 나중에 공개하도록 하고 일단은 게임에 충실하자. “어쩌죠?” “으흠…….” 이제 마왕을 물리쳤으니 정당하게 데려 갈 수 있는 새로운 동료 서큐버스 헬루나의 경우에는 옷이란 것 자체를 키우질 않았으니 별 수가 없었고…… 나뭇잎도 이제는 없고, 마왕성 천장에 치렁치렁 매달린 여성들의 시신에 입혀진 옷가지들은……입혀지지도 않았거니와 피투성이라 혐오스럽고…… 결국은 방금 전 주은 여성용 파워 슈츠 밖에 없었다. “저 이거라도…….” “…….” 공주와 메르피는 할 말을 잊었다. 유일한 옷가지라고 현진이 내민 옷은……. 그래도 유일하게 가릴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이라 그녀들은 군말 없이 그거라도 몸에 걸쳤다. “풉!” 현진은 흥분 상태에 빠질 뻔 했다. 그 반증으로 흥분 상태 시 나타나는 조루 증상과 함께 양대산맥을 이루는 코피 증상이 나타났다. 비록 발기불능 저주 덕분에 그건 안 서지만 스샷 등으로 찍어놓고 컴퓨터로 보면 엄청 강력할 것이 틀림없었다. 공주와 메르피는 여성용 파워 슈츠의 상의와 하의 두 가지만을 착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상의 하의라는 것은 상의는 팔이 길지만 가슴은 못 가리는 그런 팔만 가리는 슈츠이고, 하의는 단순 길쭉한 부츠로 허벅지까지는 가릴 수 있었으나 그 위에는 전혀 가리지 못했다. 그러니 한 마디로 현재 공주와 메르피의 복장 상태는 수영복으로 가릴 수 있는 부위만 완전히 노출되고 나머지 부위는 가려진 오히려 전부 벗은 것보다 더욱 자극적인 모습이었던 것이다. “이, 이거 괜찮나요?” 괜찮지. 아무렴. 본디 수영복 비슷하게 생긴 슈츠인 중의를 입어 완벽해 지는 여성용 파워 슈츠였으나, 참 고맙게도 안 그래도 입힐 옷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그것도 딱 중요 부위만 가릴 수 있는 중의만 없이 아이템이 나오다니……현진은 또 다시 사이버 머니를 엄청나게 벌어들일 생각에 입이 절로 벌어졌다. ///////////////////////////////// 오늘도 간신히!!! 라고는 말하지만. 드워 배틀 로얄...배틀로얄 DVD보유에 배틀로얄 만화책 13권 전권 보유 중인 이 몸이 꿀릴 것이 아니다 음하하하!!! 5kb씩 나눠 올리면 더 유리할 텐데 말이죠. 그것을 비축으로 은근슬쩍 꿍쳐 놓고 할 수도 있겠지만 황금빛 매니아인지라...라이브여 영원히!!! 잘하면 연참으로 1월 13일자 새벽이나 내일 아침에 한 편 더 올라올 수도 있겠습니다. TITLE ▶33012 :: 20. 발기불능의 비애 섬마을김씨(lastride) 05-01-13 :: :: 11145 “어이.” “……! 저, 정말 살아왔잖아?” 헬루나는 몹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갑작스레 마왕과의 계약이 끝나, 어리둥절해 하던 차에 마왕이 있던 6시 방향에서 여자 둘을 대동하고 나온 공작의 모습. 그리고 그의 손에 들린 이벤트 아이템 ‘마왕 드라이어스의 목’을 보고서는 경악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혹시 모를 기대를 걸어 보기는 했어도 체력이 준 상태라 무리라고 생각했고, 또 설사 살아 나온다고 하더라도 어지간히 심한 부상을 입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멀쩡히 살아나온 것이다. “뭘 그리 놀라나?” “아, 아뇨.” 마왕을 이겼다는 것 때문인지 그녀는 은연중에 현진에게 존칭어로 말했다. 현진이 마왕을 잡으러 가기 전에는 유혹의 목적으로 주인에게 하는 존칭을 얘기했었지만 설마 살아올 줄은 몰랐기에 처음에 튀어나온 말은 반말이었다. 그러나 이상하다는 듯 묻는 현진의 모습에 그녀는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 “가지.” “아 네…….” “……저기 공작님. 이 여자는?” 당연한 물음이 공주에게서 나왔다. 물론 현진은 이에 대해 대비를 해 두고 있었다. “새로 얻은 제 시종입니다. 앞으로 공주님을 잘 모실 겁니다.” “자, 잠깐 무, 무슨!” “……죽을래?” “예…… 정성껏 공주님을 모시겠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발기 부전의 저주덕분에 서큐버스의 매료 페로몬을 이겨 낼 수 있었던 현진은 이전에 했던 닭살스런 속삭임보다는 주종관계를 확실히 인식시켜주는 언행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의 이전 미연시 플레이 경험으로는 메이드 타입은 초반부터 잡아놓아야 편했다. ‘……이, 인간 어째서 매료가 안 먹히는 거지?’ 헬루나는 현진이 지난 번 보여준 코가 꿰인 듯한 모습 때문에 현진이 마왕만 죽여 준 다면 이 남자를 제 손아귀에서 가지고 놀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오히려 마왕을 잡고 온 뒤에 쌀쌀맞아지지 않는가? ‘……별 수 없군. 그 수를 써야겠어.’ 현진의 뒷모습을 보던 헬루나의 눈빛이 초록빛으로 물들었다. “루페른까지는 아무래도 산지를 타야겠습니다.” 마왕을 잡아 공주가 마왕에게 잡혀갈 이유가 없어졌으니 이제 남은 목표는 이 목과 공주를 함께 돌려주고 포트키 중립국의 영웅이 될 일만 남았다. 원래 스토리 자체가 이렇듯 마왕을 처리하고 영웅이 되어 포트키의 지원을 받는다란 시나리오였지만 공주 보쌈의 영향으로 현진은 마왕을 쉽게 처리했음은 물론이오. 공주와 메르피의 므흣한 화면을 찍어 엄청난 사이버 머니를 획득하였으며, 나머지 공주를 섬기는 여성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혀 호감도를 극도로 낮췄으며, 그 대신 공주와 메르피는 노출증 수치 및 기타 호감도 수치를 최고조로 높이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그렇지만……찢어진 타이즈 한 장 입고 있는 서큐버스 한 마리와, 부츠와 위에 조끼만 차려 입은 두 여자를 데리고 탄탄대로로 나서서 수도로 갈 수는 없는 노릇. 때문에 현진은 저 멀리 산지를 타서 배산 임수 지형인 포트키의 수도 루페른으로 진입할 계획을 세웠다. “네……그러세요. 공작님.” 퓨리나는 붉어진 얼굴로 현진을 올려다보며 그의 말에 동의했다. 현재 그녀의 호감도는 좋아함의 단계로 올라선 상태. 거기다…… 나체를 보인 남자에게 시집가야 한다는 강경보수파 정조여성 캐릭터였던지라 아마도 공작을 배필감으로 생각해 둔 듯 했다. 확실히 레이드란 공작이라면 전혀 꿀릴 것이 없었다. 더블 마스터라 불리는 대륙 최강자 중 하나이며, 루시페리아 왕국의 세력으로 따지면 1위를 차지하는 대공작이다. 거기에 외모 수려(물론 이건 만들어진 것이다)에 충분한 알몸 감상, 마지막으로 그녀의 결혼길에 가장 걸림돌이 되었던 마왕 드라이어스의 처단자이지 않은가? 공략집에도 보면 이렇게 마왕을 때려잡은 뒤 공주와의 혼담이 오가게 된다는 말이 있었다. 단 당시의 활약도에 따라 레이드란 공작 혼자서 처리하거나 했으면 공작에게, 아제룬 왕자가 조금이라도 활약했다면 아제룬 왕자에게 퓨리나 공주와의 혼담이 들어오게 된다. ‘공주를 데리고 살아?’ 현진은 아직 구체적으로 누구를 공략할 것인지를 정하지 못했다. 섬마을김씨의 공략정보로는 순애루트 최고의 시나리오는 여러 여성이 전부 주인공을 사랑하게 만드는 하렘 시나리오가 1순위라 하였다. 그러므로 여기서 공주와 응응응(?)을 해도 될 것 같지만 공주와 응응응(?)의 관계로 가 버릴 경우에는 하렘 시나리오로 갈 수가 없었다. 왜냐? 포트키 중립국에는 왕의 부마는 축첩을 할 수 없다는 아주 엿 같은 법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바람피우기 시나리오도 가능하기는 하나, 그런 어긋나는 시나리오의 경우 게임하기 힘들어진다는 게 문제였다. “……이쯤에서 오늘 묶도록 하죠.” 어둑어둑해진 밤이 오자, 현진은 대지를 상승시켜 바람막이가 되는 흙집을 만들었다. 만들어 진 흙집에 세 명의 여인들이 묶었다. “저……공작님은?” “저는 괜찮습니다.” “아 그치만…….” “여자분 들이 주무시는 데 제가 낄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신경쓰지 마십시오.” 사실 지금 상황이라면 3:1로 능욕을 해도 충분히 먹힐 만한 상황이다. 뿅간 여자 하나에 노예로 삼은 서큐버스, 그리고 말빨로 잘만 꼬시면 가능한 로리캐릭터까지, 정말 환상적이지 않은가? ……그러나 현재 현진은 발기불능의 저주에 걸린 상태라 한 마디로 벗은 여자 어린이라고 비유할 수 있었다.(그림의 떡과 비슷한 의미. 먹을 수 없는 것.) ‘에라 뭐 어차피 순애루트로 가기로 했는데 잘 됐다고 치자. 뭐.’ 현진은 애써 좋게 생각하며 굵직한 나무에 등과 머리를 기대고 누웠다. 가상현실계의 하루는 현실계의 약 3시간 정도이다. 그리고 가상현실계에서는 3일 이상 있을 수가 없었다. 왜냐? 그 이상을 이곳에서 묶었을 경우 플레이어가 가상현실계에 동화되어 버릴 수 있을 위험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물론 이 문제의 경우 자아 보호 시스템의 가동으로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으나, 기타 식사, 배설 등의 생리현상을 뇌파를 조종하여 최대한으로 규제할 수 있는 것이 9시간이었다. 그러므로 이 이상의 게임 플레이는 엄격히 금지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오히려 가상현실에서 더 도움을 주는 것이 뇌의 휴식인 수면이었다. 가상현실계에서의 수면은 실제 수면과 비슷한 효과를 주게 되어 있어, 가상현실이 보급화 된 지금의 많은 사람들은 일상에서의 잠을 최대한 줄이고 가상현실에서의 숙면을 취함으로서 일의 능률 등을 높이 뛰어 올렸다. 더구나 이렇게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실제로 가상현실에서도 피곤함이 느껴지 는데다가 수면을 취할 경우 체력과 마력이 자연치유 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가져왔기에 현진은 수면을 마다하지 않았다. 자리는 불편하나 마왕과의 전투로 피로도가 쌓여서 금세 잠이 드는 현진이었다. 그리고 몽마는 몸을 일으켰다. 축축한 느낌. 아니 촉촉한 느낌. 그 느낌에 현진은 잠에서 깼다. “……헉!” 고혹적인 매력을 자랑하는 서큐버스의 타액에 가득 젖은 혀가 듬숭듬숭 털이 나 있는 미끈한 남성의 상체를 핥았다. 현진은 놀라 그녀를 밀치려 했지만 그 기분 좋은 감촉에 일어날 수조차 없었다. “뭐, 뭐 하는 짓이냐!” 주종관계가 된 헬루나였기에 현진은 아랫사람을 대하는 투의 말투를 사용했다. 그러나 전해져 오는 쾌감에 차마 말이 행동으로 나서지는 못했다. 현진이 깨자, 헬루나는 초록빛으로 빛나는 눈동자로 공작을 주시하며 타액을 묻히던 남성의 상체에서 입을 뗐다. 그리고는 붉은 입술이 열렸다. “……서큐버스는 몽마, 혹은 음마……마신께서 우리 일족을 창조하신 이유는 특유의 방중술과 매혹술로 고위 마족분들의 욕구를 풀어 주는 데에 있었습니다. 이제 제 주인이신 당신을 위해 제 솜씨를 발휘해 볼까 합니다. 이건 우리 일족의 의무이기 때문에 거부하지 말아주십시오. 주인님.” 서큐버스 특유의 남성을 미치게 하는 방중술로 공략해 오는 헬루나의 애무를 현진은 뿌리칠 수가 없었다. 쾌감도 쾌감이거니와, 이런 경험을 갖기를 언제나 소원해 왔기 때문이다. 혹시 이 몽마가 지난번처럼 빨아먹어 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들었지만……자기 전 미리 세이브를 해 둔 터라 걱정 없었다. 젖꼭지 쪽을 집중 공략하던 헬루나는 밀착시켰던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녀의 타이즈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완전 전라가 된 헬루나는 현진의 배위에 그대로 엉덩이를 들이 밀고 앉았다. 배에 그녀의 아 랫도리 감촉이 그대로 전해져왔다. “주인님……제 가슴을 쥐어 주십시오.” 헬루나가 현진의 팔을 잡아 그 손을 자신의 가슴에 대었다. “……터지도록 세게 쥐어 주세요. 그리고 제 것도 자극시켜 주세요.” 터, 터지도록 세게? 현진은 그녀의 요청대로 가슴을 만진 뒤 악력으로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중지와 약지 손가락 사이에 빳빳이 솟은 핑크빛 꼭지를 속박시켰다. 그런 다음 손가락을 이리 저리 비볐다. “아흣!” 자극이 오긴 오되 그렇게 까지 흥분하지는 않았던 헬루나는 서비스로 고양이 울음소리 같은 신음을 내뱉어 주었다. 현진과 함께 세상 밖으로 나오긴 하였으나, 주종관계로 묶여 버린 터. 그녀는 서큐버스 특유의 방중술과 고혹적인 미모로 현진을 속박시켜 두려는 의도였다. 그렇게 해서 이 남자를 제 밑에 두고 부리려는 심산인 것이다. 그런 사악한 의도를 품은 지도 모르고 현진은 그저 감격하여 헬루나의 애무에 몸을 맡긴 채 자신도 생전 처음해 보는 여성 애무를 하고 있었다. 아아~ 이게 얼마나 바라마지 않아 오던 꿈만 같은 일이란 말인가? 헬루나는 그런 현진의 배위에 앉은 채로 발로 땅을 밀며 현진의 배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목쪽으로 앉은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는 뒤로 몸을 약간 눕혀 결정타 부위를 노출했다. “여기도 핥아주세요…….”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돌리며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현진은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만……같았으나…… 새삼 끔찍한 사실 하나를 재확인 할 수 있었다. ‘발기부전 저주!!!’ 그랬다. 잠시 잊고 있었는데 헬루나의 애무로 인하여 다시 떠올랐다. 이렇게 자극받으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야 될 아래의 물건이 축 늘어진 채 잠을 자고 있는 것이다. ‘……이, 이렇게 허무할 수가…….’ 어릴 적 외에는 평생 자신과 무관할 것이라고 느껴왔던 발기부전. 비록 현실의 그것은 멀쩡하다지만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란 캐릭터인 자신의 그것은 망할놈의 마왕 드라이어스의 최후의 저주에 맞고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 끔찍한 기분을 그 누가 알아줄까? 헬루나가 몸을 돌려 공작의 바지를 벗기기 시작했다. 현진은 즉시 내려가는 바지를 꽉 잡았다. “……그만 해라. 오늘은 별로 하고 싶지가 않구나.” “네?” ‘씨데엥! 하고 싶지 않기는 뭐가! 졸라 하고 싶어 미치겠는데!!!’ 라는 속마음과는 다른 말을 내뱉을 수밖에 없는 신세가 된 현진이었다. 여자 앞에서 커지지 않는 물건 만큼이나 남자의 자존심을 뭉게 놓을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렇기에 현진은 울면서 노란국물을 먹듯이 나체의 헬루나를 밀쳐버려야 했다. “들어가서 자라. 너의 봉사는 고마우나 지금은 그다지 땡기지가 않는다.” “……하, 하지만 주인님……저는 벌써 젖어버렸어요…….” 희끄무리한 액체가 헬루나가 앉은 땅바닥을 자꾸 적시는 모습에 현진은 정말로 다시 덮친 채 저곳을 핥고 만지고 쑤시고 싶었으나…… 그의 분신은 그런 현진의 애원을 무시했다. “서큐버스라면서 그 정도 자제를 못 하는 건가? 난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자꾸 그러면 나도 널 어떻게 해 버릴지 모른다.” “네에…….” 헬루나가 기죽은 모습으로 다시금 타이즈를 소환해 착용하고 흙집 안으로 들어가자 현진은 옆에 나무에 대가리를 박아가며 속으로 절규했다. ‘으아아아아! 나 돌아버리겠네!!!’ - 마스터 너무 그렇게 상심하지 마십시오. 헬루나 양이 말하지 않았습니까? 주인님에게 하는 당연한 봉사라고, 비오그라를 복용하신 뒤 발기력을 되찾으신 뒤에 해도 늦지는 않으실 겁니다. ‘그, 그럴까?’ - 물론 지금 당장은 못하시겠지만 20여년간도 잘 참아 오시지 않으셨습니까? 포트키에 가면 모든 게 해결될 겁니다. ‘크하악! 그래도 졸라 아까워 미치겠다!’ 그렇게 헬루나와 하지 못해서 온갖 달밤의 생쇼를 자행하는 현진의 가련한 신세도 모른 채 헬루나는 생각했다. ‘보통내기가 아니야. 이 수가 먹히질 않다니……. 앞으로 이런 일은 자제해야겠어. 괜히 내 육수만 뺐잖아? 이거 보충하려면 힘든데……. 다신 덮치나 봐라!’ 언젠가 다시 덮쳐 줄 거라는 한 자락의 희망을 가지고 있던 현진의 기대를 완벽히 무너뜨리는 헬루나였다. //////////////////// 흠흠. 수위가 아주 쪼~금 높군요. 그나저나.....다음부터는 저용량체제로 돌입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TITLE ▶33121 :: 21. 분노의 고로케 섬마을김씨(lastride) 05-01-14 :: :: 13926 그 흥분감에 차마 잠을 이루지 못하고 별만 바라보며 아스라이 시를 외는 현진. 그때 마법의 흙벽으로 쌓은 임시 거처에서 메르피가 반쯤 감긴 눈으로 걸어 나와 쭈그려 앉은 채 오줌을 갈기고 들어갔다. “…….” 헬루나 덕분에 흥분지수는 한껏 늘어났지만 그 욕구의 발화점인 거시기의 침묵으로 현진은 메르피를 덮쳐버리고 싶다는 생각에도 전혀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 “안 주무시네요?” “아……공주님 깨셨습니까?” “메르피가 나가면서 밟는 바람에요.” 이번에는 퓨리나 공주가 일어나 나왔다. 가려야 할 중요부위만 노출시킨 그녀의 모습도 어지간히 남자의 정복욕구를 불러 일으켰다. “가서 더 주무시지 그러십니까?” “아뇨. 공작님과 잠시 별을 보고 싶은데요?” “그러시죠.” 공주는 현진이 앉은 쓰러진 나무에 같이 앉아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그치만 공주는 그게 목적만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어느새 엉덩이를 움직이더니 현진의 옆에 그대로 밀착하는 게 아닌가? “저……공작님.” “뭐죠? 공주님?” “절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예에?” 이거 어째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현진이었다. 지금껏 플레이 해 온 마우스 미연시들. 그것도 전부 일본어였던 미연시들. 일어를 모르던 현진은 미연시 내부 상황 속의 배경과 캐릭터의 표정 그리고 음성을 통하여 대략의 상황을 판단해 내는 데에는 매우 익숙한 고수였다. 지금 이 분위기와 말투 등을 종합 합산하여 볼 때 공주는 99. 3%로 공작에게 고백을 해 올 것이다. “갑자기 그건 왜……?” “……제 알몸도 보셨고……저를 마왕의 마수에서 구해 주셨고…… 저는 공작님을 배필감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작님의 의사를 묻고 싶었습니다.” 쿨럭!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였다. 패턴이 어찌 그리 단순한지…… 공주와의 순애 루트를 원한다면 이대로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현진이 가장 마음이 쏠리는 것은 제르난드 후작의 두 쌍둥이 여기사 였다. 허나 포획이 여간 쉬운 것이 아니고 그 둘의 경우 순애 시나리오가 있다기 보다는 극심한 귀축 시나리오였기에 손을 대기가 조금은 뭐하여. 결과적으로 아직까지는 누구를 공략할지 정하지 못했다. ‘미사. 조언.’ - 확답을 하지 말고 적절히 끊으라는 섬마을김씨의 공략집입니다. 확답을 하지 말라…… 현진은 그 공략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달을 보던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리자, 몸도 약간 같이 돌아갔다. 그러면서 공작의 어깨가 퓨리나 공주에게 살짝 부딪혔다. “어맛!” 그러나 살짝 부딪힌 것에 불과하긴 했으나 레벨이 엄청나고 힘 스텟도 굉장한 레이드란 공작의 힘에 공주는 버티지를 못했다. 나무에 쓰러진 공주. 달빛이 훤히 비추는 곳에 부츠와 조끼류 옷 한 벌씩을 걸치고 있는 공주의 중요 부위가 그대로 노출되었다. ‘헉!’ 애매모호한 자세로 누운 공주는 반짝이는 눈으로 현진을 주시하고 있었다. 저건 100% 해 달라는 소리다. 공주는 겹쳐진 다리를 서서히 떼어갔다. 그러면서 허벅지 속에 숨어 있던 그녀의 모든 것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런 행동을 자행하는 공주의 얼굴에는 짙은 홍조가 끼어 있음과 동시에 눈에는 눈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공작님……절 안아주세요.” 그 에로틱한 모습에 현진은 자기도 모르게 그녀의 몸에 손을 가져갔다. 그러나……. ‘이런 부렉할!!! 발기부전 저주!!!!’ 부렉이란 단어는 몇 십년 전 한 락커 가수의 유행어였었는데 현재는 어처구니없는 상황 등을 빗대어 말하는 국어사전에도 실리는 정식 언어로 바뀌어 있었다. 아무튼 그런 것은 둘째 치고서라도 세이브를 해 두고 공주를 범할 수도 있는 이런 기회에 하필이면 발기부전이라니! 현진은 정말로 제작진을 원망했다. 왜 하필 이렇게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나올 때 이런 떨거지 같은 저주를 걸어 놓았냐고! 나중에 만나면 죽도록 패주겠다고. 쾅! “……쓰읍.” 현진은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완전 무장 해제 당한 채 그는 지금 감옥에 갇혀 있었다. 죄목은 당연 공주 납치 및 성추행 죄. 포트키 수도 루페른으로 향하던 도중. 현진은 포트키 중립국 군대의 공격을 받았다. 드라이어스의 처리 결과를 모르는 군대는 신원은 확실치 않지만 공주와 함께 있는 현진을 막무가내로 용의자로 체포했고 그리하여 현진은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아 쓰읍 졸라 지루해.” 미사의 조언으로는 나중에 수도에 가면 모든 누명이 벗겨진다고는 하지만 갇혀 있는 시간이 장난이 아니라는데 감옥에 갇힌 상황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으니 지루할 밖에. - 그럼 자동 모드로 전환해 드릴까요? ‘……그래. 내 패턴은 잘 알고 있겠지?’ - 물론입니다. 마스터. ‘그래 부탁해.’ - 안녕히 가십시오. 마스터. 만약 다른 게임을 실행하실 경우 그 때는 자동 모드 플레이가 되지 않습니다. ‘알았어. 그럼 나중에 보자.’ 도우미 NPC는 이런 감옥에 갇힌 상황 등에서 평소 플레이어의 패턴대로 대신 게임을 진행하는 자동 모드 플레이가 가능했다. 물론 기타 다른 게임을 플레이 할 때는 자동 모드 플레이가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고, 또 이런 플레이어의 게임 욕구를 감소시키는 감금 장면 등에서가 아니면 자동 모드 플레이가 발동하지 않는다는 페널티도 있었다. 기간은 감옥에서 나갈 때까지로 정해 두었으니 알아서 잘 플레이 해 줄 것이다라고 믿고 현진은 게임을 종료시켰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오한이 들고 불안한 건 뭘까? “헉스!!! 서, 설마?”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작이 갇힌 감옥의 간수가 참 몸이 탄탄하던데……. 그리고 그를 본 미사도 현진에게 동인 모드 플레이를 권장했던 것 같은데……. “이, 이 녀석이!!!” 현진은 급히 다시 루시페리아 R을 실행시켰다. 그러자 뭔가 놀란 듯한 말투의 미사의 답변이 있었다. - 엇! 마스터 무슨 일로? ‘……너 카론 레이드란 가지고 헛짓거리하면 초기화시킨다!’ - 허, 헛짓거리라니요? ‘몰라서 묻냐?’ - 으……너무 하세요 마스터. 뭐가 너무해 뭐가! 진짜 할려고 했다는 소리네 이거……위험해. 위험하다고……. 현진은 온몸에 드는 오한에 몸서리를 쳤다. 만약 이대로 깜박하고 가만 놔뒀다가 다시 게임을 실행했을 때 어디서 났을지 모를 우락부락한 남자 놈이 얼굴을 비벼대며 자기~라 부르는 느끼한 말소리를 듣게 되었을 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현진은 으름장을 놓은 뒤 혹시나 모를 미사의 헛짓거리에 대비하여 세이브도 여러 슬롯에 해 두고 게임을 종료했다. “흐아아아암!” 헬멧을 벗고 팔을 쭉 펴 기지개를 한 번 펴고 현진은 몸을 일으켰다. 그런 그의 눈에 벽에 매단 종이달력의 날짜가 들어왔다. “한 달이 지났던가?” 하도 가상현실 게임기와 같이 살다 보니 시간개념마저 잊은 현진이었다. 시간이 제법 많이 지났음에도 달력이 다음 장으로 넘어가지도 않은 채 그대로였다. SD소프트에서 평생고객에게 주는 프리미엄 달력. 그곳에는 각종 게임들의 출시일 등과 현진이 표시해 둔 여러 날들이 기록되어 있었다. 머리를 긁적 긁자, 길게 긴 손톱에는 비듬과 때가 합산된 괴상한 초승달형의 물체가 바닥으로 툭 하고 떨어졌다. “머리감아야겠다.” 그러면서 현진은 달력을 보았다. 가상현실에 동화되어 있다 보면은 사람들은 흔히들 시간 감각을 잃곤 한다. 그래서 현진은 오늘이 며칠인지도 몰랐다. 미행 9 출시일이라고 기록되어 있는 날짜……로부터 며칠이 지났나? 한 2주에서 3주 가량 지난 듯싶다. 어디 미행 9 출시일에서 2주에서 3주 가량이라……. 달력 한 장을 넘기고 2주에서~ 3주 가량 되는 날짜를 찾았다. 첫째 주……. 가만 있자. “오홋!” 현진은 탄성을 질렀다. 기대하던 가상현실 미연시 타이틀 작. ‘ 여동생으로’의 출시일이 바로 현재 첫째 주였기 때문이다. ‘여동생으로’는 그 이름답게 여동생들과의 응응~한 관계를 주로 다룬 위험한 근친물이었다. 사실 맨 처음으로 기획된 미연시 타이틀 작이었지만 영등위도 도저히 대한민국이란 유교관념이 강한 사회에서 이런 것을 출시시킬 수는 없었는지 X등급 판정으로 SD그룹에 맞섰다. 그러나 결국은 SD의 저력에 영등위가 굴복하고 최근 여러 가지 패치를 하여 완성도가 높아진 채 출시가 확정되었다. 개발을 맨 처음 하고 한동안 영등위와의 밀고 당기는 접전을 펼치다가 나온 타이틀이라 그런지, 후발 타이틀 역시 ‘여동생으로’의 출시 이후 며칠 안 되어 잡혀 있었다. 후발 타이틀은 ‘노예 교육’ 이란 게임으로 중세와, 현대 등 기타 여러 배경으로 수요자에게 완벽히 사육된 여자 노예를 공급하는 조직의 초보 조교가 되어 여자들을 조교하는 게임이었다. 처음에 주어진 여자를 훌륭한 노예로 만들어 공급할수록 레벨이 올라가며 높아질수록 특화된 여성. 어린아이, 공주 등의 수준 높은 여자들을 조교할 수 있는 1급 조교로 올라가는 게 목적이었다. 지독한 능욕 시나리오였지만 여성을 데리고 탈출하는 순애 루트도 있는 게임으로 출시 전부터 많은 화제가 되어 왔다. 가격들은 가상현실 게임 타이틀답게 비쌌지만……현진에게는 공짜로 온다. “이번 달 좋은데?” 비록 아직 루시페리아 R을 다 못 끝낸 상황이라지만 미연시 RPG인 루시페리아 R은 클리어 하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게임이고 위의 게임들은 그다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 타이틀인지라 그다지 긴 시간을 할애할 필요 없이 플레이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어디 보자……이번 달에는 또 다른 출시 계획은 없는 가 본데…….” 현진은 달력을 계속해서 살폈다. 그러던 현진은 빨간 줄이 그어져 있는 날짜를 보았다. 9월 2일. 월요일. “……흠 이날이 언제였더라?” 미행 9가 출시된 지 2주에서 3주 정도의 평균인 17일을 기준으로 해서 지금은 9월의 첫째 주였다. 17일을 기준으로 하면 9월 5일. 그럼 이미 지나갔을 확률이 크다는 소리인데 이 날이 뭐였지? 현진은 잠시 생각에 빠졌으나 곧 턱이 빠지도록 입을 떡 벌렸다. “……개 강 일 이다…….” 폐인 백수 짓을 하고는 있다지만 엄연히 그는 대학생. 신학기가 시작되는 9월 2일. 만약 지금이 현진의 예상대로 9월 5일이라면……학교를 나흘이나 빼먹은 셈이 되는 것이다. “으헉!!!” 현진은 급히 TV를 켰다. 그리고 하루 종일 뉴스만 하는 케이블 채널 이름을 외쳤다. “YTX!!!" 음성 인식 텔레비전은 곧바로 현진이 원하는 채널의 전파를 잡아서 브라운관으로 보여 주었다. 곧이어 여성 앵커가 마이크를 앞에 대고 재잘대는 것이 끝나고 잠시 동안 광고가 지속되더니 문화계 산책이 나왔다. “아이 씨뎅! 왜 날짜가 안 나와!!!” 그러면서 현진은 문화계 산책 따위의 지루한 프로그램을 돌려버렸다. 이번에는 입이 아닌 리모콘으로 여기 저기 채널을 돌렸다. 그러나 위에 전자시계로 날짜가 뜨는 프로그램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러다 현진은 다시금 뉴스 채널으로 채널을 돌렸다. “아……졸라 아쉽다.” 뉴스 채널 문화계 산책에서는 누드 사진작가의 고뇌 등을 다루며 누드 사진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이미 상당 부분 지나간 상태라 몇 장 볼 수가 없었다. 아쉬웠지만 현진은 곧이어 들려오는 종합 뉴스에 귀를 기울였다. - 9월 3일 종합뉴스입니다. “9, 9월 3일???” 9월 3일. 예상했던 9월 5일은 아니었지만 여하튼 시간으로 봐서는 벌써 2일 째 학교를 빼먹은 것이다. “…….” 그때 뉴스에서는 이런 말이 흘러나왔다. - 신학기가 시작되는 가운데 가상현실 접속기 SD폴더2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시간관념의 부재라는 부작용으로 인하여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개학임에도 등교하지 않은 학생들이 전체의 3%에 육박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 가상현실에서는 하루에 3일을 더 보낼 수 있다보니까 개학하는 줄도 몰랐어요. - 현재 저희 회사에서는 자아 보호 시스템을 더욱 강화시켜……. “나만 그런 건 아닌가보네?” 실제로 가상현실의 보급으로 가상현실 세계 속에서 하루에 3일 가량을 더 보낼 수 있게 된 현대인들에게 나타난 시간 부적응 병으로 나타난 기현상이 바로 이것이었다. 가상현실 게임기가 보급되기 시작된 1년 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지만 지난겨울 학기에도 이런 사태가 벌어졌었다. “……학교라……씹.” 대번에 욕부터 나오는 현진. 그에게 대학교란 배움의 장이기도 했지만 그다지 가고 싶지 않은 장소 1위에 꼽히는 곳이기도 했다. “우리 자기~ 앙!” “아~앙!” “어우 먹는 거 이쁘기도 해라.” 콰직! 종원의 오른손에 있던 고로케가 그의 악력으로 인하여 툭 터진 채 속살을 노출시켰다. “…….” 종원과 같은 벤치에 앉아 있던 현진은 툭 터진 고로케를 든 채 부들부들 떨고 있는 종원이 불쌍하게만 느껴졌다. 아직 이 녀석은 저런 염장질 공격을 버텨낼 레벨이 아니었던 것이다. 맞은 편 벤치에서 도시락을 가지고 서로 먹여주고 볼을 꼬집고 뽀뽀하고 있는 CC들. 매점용 고로케 하나 가지고 시커먼 사내놈 둘이서 점심을 때우는 현진과 종원으로서는 염장이 뒤집혀도 뒤집힐 판국이었지만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종원과 같은 반응을 보였던 현진은 지금은 그래도 저런 염장질에 쉽게 발끈하는 레벨에서는 한 단계 상승할 수 있었다. 집에 가면 가상이긴 해도 저 여자보다 훨씬 이쁜 미소녀들과의 모험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그렇게 염장질 커플들을 보고서도 여유 만만한 현진을 종원은 얼굴의 반쪽이 시커먼 그늘로 찬 채 노려보았다. “……응?” 그 무언의 압력은 현진에게도 뭔가를 요구하고 있었다. 마치 왜 너는 저런 타도 대상자들을 보고서도 나처럼 분한 듯 고로케를 터뜨리지 않느냐고 말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결국 현진도 저 염장질 커플들을 보고서는 발끈한 듯 고로케를 쥔 오른손에 악력을 가했다. 미끌! 툭! 그러나……현진이 먹던 고로케는 유독 기름기가 많았는지 종원처럼 터지지 않고 오히려 빵 포장지를 탈출하여 코스모스 만발한 꽃밭으로 떨어졌다. “…….” 부들부들 순식간에 점심을 대지의 여신에게 헌납한 현진의 이마빡에는 실핏줄이 어렸다. 빡! 현진의 분노의 주먹이 종원의 배때기를 강타했다. 그러자 그가 먹고 있던 고로케의 파편들이 절로 튀어나왔다. “커헉!” “야 이 미친새끼야! 아까운 고로케 하나만 버렸잖아! 네놈이 사 낼 거여! 엉!” 퍽, 퍽, 퍽! 따라하지만 않았어도 되었을 것은 현진은 전부 종원의 탓으로 몰아붙이며 그를 밟았다. 결국 종원만 얻어맞고 터지고 여러모로 불쌍한 신세다. 애인 없지, 고로케 때문에 얻어맞지. “에이 씨팍! 열로 나와도 저딴 염장질들이나 하고 있네. 야! 집에 가서 해! 지금 만년 총각들 대가리 빡도는 거 안 보여!!!” 현진은 기왕 꼭지 돈 것을 염장질 커플들에게 풀었다. 대학가 풀밭에 만연한 코스모스들을 쥐어뜯어 던지며 흙 묻은 고로케를 터뜨린 채 외치는 그의 모습은 가히 광인(狂人)이라 할 만한 지라, 도시락 가지고 지나가던 사람들 염장에 불을 지르던 커플들은 조용히 사라졌다. 사실 생각해보면 가상현실 게임기의 미연시 게임이 있다고는 해도 여태껏 제대로 된 실습은 해 본적도 없는 현진 아닌가? 딱 한 번 헬루나의 거기에까지 삽입했던 적은 있었으나 왕복운동도 못 해본 채 끝나버렸다. 그러니 고로케 하나 버렸다는 명분에 그 욕구불만이 합쳐져 염장 커플들에게 더 쏟아 부었을런지도 모른다. 현진은 그렇게 한참을 솔로부대의 용맹을 만천하에 떨치며 주변의 커플들을 발광하기 스킬로 쓸어버렸다. //////////////////// 흠...왠지 날림으로 갈긴 것 같군요...이상하다 싶으면 리플로 수정요청 달아주세요. 어쨌든 대단합니다아 하루에 글쓸 시간은 고작 2~3시간이면서 이토록이나 분량을 채울 수 있다는 게 오호호호(자아도취에 빠져 있다.) 그럼 배틀로얄 우승을 위해! TITLE ▶33168 :: 22. 러브 머신 업소 섬마을김씨(lastride) 05-01-15 :: :: 14026 “야 고로케 하나 더 사러…….” 소실된 고로케를 다시 하나 더 사러 가려던 현진은 옆에서 엎드린 채 부르르 떨며 경련을 일으키는 종원을 보고 크게 놀랐다. ‘헉! 혹시 아까 배때기를 잘못 쳐서 장 파열 같은 게 일어난 거 아냐?’ 현진의 머릿속에는 영화 필름이 영사기 소리와 함께 돌아가며 한 화면이 떠올랐다. 그곳에는 폭행 치사 혐의로 수갑이 채워진 채 경찰서로 연행되는 자신의 모습과 뉴스에서 ‘ 고로케 하나 때문에 친구를 때려 숨지게 한 남자가 오늘 새벽 경찰에 검거되었습니다.’ 라는 보도와 함께 단란하게 TV를 시청하고 있던 한 가족의 저런 천하에 죽일 놈을 보았나. 세상 참 무서워졌어. 란 비난의 목소리까지……. 마지막으로 법정에서 10년 형을 선고받고서 교도소 내 욕정을 풀지 못한 남색가 죄수들의 한 떨기 꽃잎으로 바스러져 가는 자신의 모습까지……. ‘커헉! 절대 안 돼!!!’ 현진은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종원을 흔들었다. “얌마! 일어나! 죽으면 안 돼! 야! 이종원!!! 죽지 말라고!!!” “……흐흑.” 다행히도 종원은 현진의 부름에 몸을 쉬이 일으켰다. 그런 것을 보니 현진의 정권에 맞은 배가 장이 터지거나 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다만……그의 눈에서는 닭똥 같은 눈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으흐흐흑!! 나도 애인이 있으면 좋겠다고!!! 언제까지 저런 염장질이나 당하고 있어야 해!!! 하다못해 SD폴더라도 있었으면 원이 없겠다…… 으흐흐흑! 세상은 왜 사람을 부르조아와 이런 빈곤층으로 갈라놓는 거냐고!!!” 처절한 절규 그 자체였다. 지금이야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을 원 없이 하고 있는 현진도 한때 저렇게 좌절하던 시기가 있었기에 우는 그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 이 자식! 내가 네 맘 다 안다. 하지만 뭐 어떠냐. 우리는 무적의 솔로부대이지 않냐! 여자 따위가 다 무엇이냐! 우리에게는 그저 오니짜앙~ 이라 불러주는 가상의 그녀들과 이 굵은 오른손 하나만 있으면 다 인 것이다!” 미폐모인들. 그들은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수십 개의 타이틀을 플레이 해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애인이 없었다. 물론 그럴 애인이 있으면 연애 시뮬레이션을 왜 하겠느냐만 첫째로 그들의 변태 폐인적 폐쇄성 기질이 그것이오, 둘째로는 그런 폐인적 폐쇄성 기질을 가지고 살다 보니 자연적으로 망가진 외모가 그것이오, 셋째로는 그럼에도 미소녀들만 나오는 연애 시뮬레이션을 하다 보니 눈이 높아져 어지간한 여자는 눈에도 안 들어오는 것이 그것이오. 마지막으로는 게임처럼 공략 들어가면 다 될 줄 알고 그 따위로 여자 사귀다가 싸대기 맞은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란 것이었다. 그러한 점들 때문에 현진도 최대한 현실성 있게 만들어진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에서는 갈피를 못 잡고 이리저리 헤매는 것이리라. 현진은 종원의 등을 토닥거려주며 잃어버린 식사를 다시 구입하기 위해 매점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고로케를 하나 산 다음 같은 솔로부대원들 덕분에 커플들이 판을 치지 못하는 매점 내의 구리구리한 식탁에서 고로케를 입에 물었다. 과자 냄새와 빵 냄새, 라면 냄새 등에 가려지긴 했지만 여기 모인 수염 덥수룩한 사내놈들을 보면 절로 입맛 떨어지는 것이 별로 이런 데서 먹고 싶다는 의욕이 들지 않게 했지만 그래도 CC들이 판치는 벤치 쪽에서 보다는 나았다. 얌전히 앉아서 기름기 좔좔 흐르는 고로케를 베어 물고 안의 쫄깃쫄깃한 당면을 씹던 현진에게 옆 좌석에서 1학년 후배들이 큰 소리로 떠들어 대는 말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시끄러워서 불쾌한 감이 들려는 찰나, 현진의 귀에는 1학년 후배들이 이야기하는 내용 중에 매우 흥미로운 거리를 하나들을 수 있었다. “……그런 데도 생겼냐?” “그럼 서울하고 군부대 주위에는 벌써 성행중이라고 하던데? 여기 지방이야 뭐 워낙 문화가 들어오는 시기가 느리니까. 그치만 어쨌든 여기에도 지난주부터 개업해서 운영하던데?” “하……병신들 그런 프로그램이랑 하면 좋냐? 나처럼 말야…….” 퍽, 퍼벅, 퍽, 퍽, 퍽, 퍽! “…….” 현진은 황당함에 베어 물고 있던 고로케를 씹지 못했다. 순식간에 애인 있다고 자랑 치던 머리에 노란 물 들인 놈이 친구들의 구타에 걸레가 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 기집애는 이쁘지도 않던걸 뭐. 가상현실로 하면 말야. 정력의 소모가 없음은 물론이오. 여자를 흥분시킨답시고 철저히 봉사해 줄 필요도 없단 말씀. 거기다 취향에 맞게 골라먹을 수도 있고 하나같이 안 예쁜 여자애들이 없단 말이다. 피임한답시고 바깥에다 쌀 필요가 있어. 아님 성병 예방한다고 갑갑한 콘돔을 낄 필요가 있어? 거기다 사창가보다 돈도 더 저렴하잖아? 여성부도 이번 SD그룹의 확장공사에 만큼은 딴지를 걸지 않았다고 하더군. 매매춘을 근절할 수 있다나?” “그거 미연시 게임인가로 해서 할 수도 있지 않냐?” “얌마. SD폴더 2 가격하고 미연시 게임 가격이 얼만데. 물론 그렇게 둘 다 사서 하면 좋기야 하겠지. 그치만 거긴 정말 무슨 PC방 이용료처럼 저렴하다고. 니들도 한 번 가 볼래?” 쾅! 그 때 그들의 탁자 위에 주먹 하나가 떨어졌다. “……거기가 어디냐?” 각자 먹을 것을 먹으며 낄낄거리던 그들은 얼굴에 그늘이 진 한 선배의 위압감에 눌렸다. “예?” “거기가 어디냐고 물었다.” 탁자 위에 떨어진 주먹에 놓인 고로케는 베어 물어 반쯤 함몰된 곳에서 당면과 고기들이 툭툭 튀어나왔다. 그런 공포스러운 모습에 1학년 들은 즉각 대답했다. “아 XX은행 5거리 쪽에서 몇 블록 더 가시다 보면 신장개업한 데 있어요.” “……그렇군. 가자 현진아.” 갑작스런 종원의 돌발행동을 멍 하니 바라보고 있기만 하던 현진도 종원의 말뜻을 이해하고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래. 가자꾸나. 오늘 한 번 딱지 떼 보자.” 역시 터진 고로케를 손에 쥐고 있던 현진 역시 후배들이 이야기한 방향으로 떠나는 종원의 뒤를 따라 나섰다. ‘가상의 미녀들이 당신의 욕정을 해소해 드립니다! 가격 저렴! 피임, 성병 걱정 전혀 없는 깨끗한 성관계! 이제 오른팔 굵어지는 건 싫다고요? 저렴한 가격에 가상의 미녀들과 함께 약 하루 동안의 뜨거운 관계를 보내십시오!’ 간판 밑에 달린 플래카드는 러브 머신 업소라는 간판보다 더욱 확실히 이 업소가 무슨 업소인지를 나타내 주었다.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이 나오고 나서, SD소프트는 여성부의 요청에 따라, 다른 모든 기능을 제외하고 단순히 미소녀 한 명과의 뜨거운 잠자리 시스템만을 갖춘 프로그램 ‘러브 머신’을 업소용으로 출시하였다. 그리하여 먼저 국방부의 요청에 따라 군부대 내에 저렴한 가격으로 설치하고 그 다음 시중에 출시하여 엄청난 이윤을 남겼다. 2백만원대에 달하는 가상현실 게임 접속기 SD폴더 2와 20여만원 가량 하는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들을 살 경제력이 없는 이들에게는 둘도 없을 희소식이었고, 저렴한 가격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러브 머신들은 출시된 지 몇 달 지나지 않아 이미 사창가의 수요를 넘어가는 대 호황을 누렸다. 그렇게 서울과 군부대 주변의 엄청난 호황에 더불어 파급효과가 지방에도 널리 퍼지는 가 했으나, 지방자치단체법과 지방자치 단체들과 성매매 업소들과의 유착으로 인하여 도청이 있는 제법 큰 지방도시에 살고 있는 현진도 지금까지 그 업소들을 접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요사이 어떻게 지방자치법이 바뀌었는지 이제 막 업소가 하나 생겨난 것이다. 현재는 성매매업자들과 모텔업자들의 시위가 수도에서 연일 계속되고 있다고 하는데 대한민국 나라 경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SD그룹에 당해낼 재간이 없이 대세는 이미 가상현실 속에서 싼 가격으로 마음껏 향락을 즐기자! 로 기울었다. 혹자는 안 그래도 고령화 사회에서 이런 기기의 등장으로 더 이상 가정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겠느냐 등의 우려 섞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지만 어쨌든 세상은 가상현실이라는 또 다른 세상에 맞추어 돌아가게 되었다. 뭐 그런 것은 둘째 치고 대학생이 될 때까지 여태껏 경험 한 번 없는 두 명의 숫총각 현진과 종원은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러브 머신 업소의 문을 열었다. “어서 오쇼.” 유리문을 열고나자, 대머리 주걱턱에 관리가 안 된 시커먼 피부의 중년 남자가 현진과 종원을 맞았다. “저기……위에 플랭카드 보고 왔는데…….” “마침 딱 두 자리 남았수다. 이용료는 한 시간에 8000원. 아, 아 한 자리는 특별석이니 만원이오.” 되게 무뚝뚝한 말투였다. 저래 가지고 어디 장사 해먹겠나 싶기도 했지만 몽땅 차 있는 자리 등을 봐서는 아쉬우면 오지 마라 식의 독점 장사인 듯 했다. 물론 지금이야 이 가게 한 군데밖에 없다지만 나중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 어쩌려고 할려면 하고 말려면 말라 식의 장사냐? 그런 점이 마음에 안 들 법도 했지만 현진과 종원은 그저 이 새로운 업소의 분위기를 살피고 있었다. 가상현실 접속기 SD폴더2 보다 조그마한 기기에 붙은 접속 헬멧을 찬 채 1평도 안 되는 조그마한 공간에 있는 벽에 누워 있는 사용자들. 공중전화부스 같은 곳에 블라인드로 얼굴을 보이지 않게는 해 놓았지만 이렇게 가지런히 여러 사람이 누워 있는 모습은 흡사 인간을 실험관 속에 넣어 놓은 듯 했다. 그리고 그 공간에는 혹시라도 모를 싸지르는(?) 사고를 대비하기 위한 휴지와 수리 시설이 마련되어 있었다. “야 너 돈 얼마있냐?” “내가 8000원 쪽으로 들어갈게.” 안 그래도 집안이 가난한 종원이 8000원 서비스를 선택했다. 겨우 2000원 차이라지만 어쨌든 비싼 서비스를 선택한 현진은 당연 궁금증이 넘쳤다. “제가 만원 내고 들어가죠. 그런데 뭐길래 2000원이 더 비싼 거죠?” “만원짜리는 다른 거하고 좀 틀리거든.” “만원 내고 하는 건 저것밖에 없나요?” “20대 들여놨는데 그 중에 4대가 저거여.” 그런 주인의 말에 현진은 조금은 안심할 수 있었다. 혹시라도 무슨 남자를 상대하는 그런 것을 달아놓았으면 어쩌려나 싶었는데 무려 2할이나 이와 비슷한 것이 있다면 아마도 남자를 상대하는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여하튼간에 현진은 이 가게 진짜 장사 잘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 티슈 몇 개와 인건비 그리고 맨 처음 개점할 때 기계 들여놓는 비용 같은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완전 순이익으로 남는 게 아닌가? 한 시간에 손님들 꽉 차 있는 걸 봐도 그렇고. “어여 들어가. 가상현실 속에서야 8시간이라지만 여기는 1시간이야. 시간은 현실 시간으로 재니까. 알아서 혀.” “그런 게 어딨어요!” “여기 있지 어디 있어. 지금이 점심시간 대라서 그렇지 이따가 저녁 되면 바빠져. 어여 빨리.” 러브 머신 업소 주인의 떠밈에 현진은 재빨리 빈 마지막 한 칸으로 들어갔다. 여닫이로 닫히는 문을 닫은 채 블라인드를 친 현진은 지금껏 해 왔던 대로 접속 헬멧을 착용했다. 접속 헬멧에는 집에 있는 SD폴더 2의 그것처럼 플레이 타임을 알려 주는 디지털 시계가 부착되어 있었는데. 이 헬멧에는 0 단위에서 시작하지 않고 1:00 이란 단위에서 점점 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아마도 플레이 타임을 지칭하는 것이리라. 공중전화부스처럼 좁고 긴 공간에는 비스듬히 눕혀져 있는 안락의자와 그 옆에 조촐하게 마련된 수도 호스와 물 빠져나가는 곳. 그리고 위에 있는 선반에 종이컵(?)과 휴지. 그리고 벽면에 붙은 경고문. ‘가상현실에서의 뇌파적 자극이 실제로 전달되어 흘리는 경우가 있으니 가능하다면 종이컵을 사용하십시오. 옆에 옷걸이가 있으므로 블라인드를 친 채 나체로 하셔도 됩니다.’ 똑같구만. 가상현실 게임 시작할 때하고. 실제로 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오기도 했지만 여태껏 가상현실에서조차 단 한번도 실행해 보지 못했던 현진은 뇌파적 자극으로 인한 흘림 사태를 계산하지 않았다. - 접속 실행합니다. 지능을 갖지 못한 단순 네비게이터 시스템의 기계적인 목소리와 함께 현진은 선택 메뉴화면 속의 한 사람이 되었다. - 배경을 선택하여 주십시오. 16개의 분할 화면이 떠올랐다. 거기에는 단순 침대가 있는 방에서, 전통 한국의 기와집, 계곡가, 뽕밭(?), 바닷가, 산지, 목욕탕, 화장실, 노천온천, 학교, 길거리(?), 놀이터(?), 버스 안, 어두운 암흑가, 물레방앗간, 촉수괴물의 세계(...)까지 다양한 배경이 준비되어 있었다. 촉수괴물의 세계 외에는 다 한 번씩 해 보고 싶었던 땡기는 것들이라 현진은 쉽게 무언가를 선택하지 못했다. - 총 6개 까지 배경을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흐음 그러면 일단은 보통 방으로 하지.” - 다음 여성의 복장을 선택해 주십시오. 여성의 복장이라……. 이번에도 방금 전과 같은 화면 아래 여러 가지 옷가지들이 떠올랐다. 일본의 무녀복, 한복, 기모노, 스튜어디스 제복, 세일러 교복, 한국 여고생 교복, 유치원 노란 옷, 경찰복, 천사 옷, 악마형 타이즈, 드레스, 갖가지 메이드 복, 일본 학교의 수영복, 수녀 복 등 기타 각종 애니들의 코스프레 복장 등 다양한 복장과, 처음부터 아무것도 안 입고 란 선택과 평상복 이란 선택이 존재했다. - 이 역시 배경에 따라 바꾸실 수 있습니다. 현진은 선택 전 무녀복을 보면서 이런 생각에 빠졌다. 왜 일본 무녀복과 수녀복은 이렇게 버젓이 집어넣으면서 한국의 무녀라 할 수 있는 무당복(?)은 없는 것일까? 물론 무당옷은 그다지 땡겨 보이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나, 그래도 엄연한 코스튬 쪽에 속하며, 페티시즘 마니아들 중 찾는 이가 있을 지도 모르는데 도대체 왜 그런 게 없을까? - 선택하지 않으실 경우. 임의 선택하겠습니다. “어 잠깐!” 그렇게 현진이 잠시 동안의 생각에 빠져 있을 차에 랜덤으로 슬롯이 돌아가더니 한 복장이 떠올랐다. - 몸빼입니다. “푸헉!” 현진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옷이 걸리자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거 설마 할머니도 선택 가능해서 이런 옷이 있는 거냐? 응? 어째 불안한데? 할머니 선택 가능이라서 만원 주고 들어와야 했던 것 아냐? - 다음은 기구 선택입니다. 음약, 전동칫솔(…), 줄넘기……기타 등등 여러 도구 중 현진은 2가지를 들고 들어갈 수 있었다. 물론 선택하지 않는 기능도 존재했다. ‘흠 기구가 필요할까?’ 아직 한 번도 실제나 실제처럼 해 보지 않은 현진으로서는 기구가 필요할 지도 몰랐다. 줄넘기 등. 쓰기 애매한 것들은 집어치고 남근형으로 생긴 진동기구를 선택하려는 찰나. - 시간제한이 끝났습니다. 선택하지 않으신 걸로 감안하겠습니다. “어 뭐야!!!” - 가상현실에서의 머무는 시간은 8시간입니다. 그 시간에 맞춰 선택시간이 잡혀 있습니다. 미사처럼 가끔 감정이 실린 듯한 귀여운 목소리는 절대 아닌 기계적인 목소리에 현진은 더 이상 대꾸하고픈 욕구를 느끼지 못했다. - 그럼 실행하겠습니다. “어라! 잠깐! 여자를 자기 취향대로 메이킹 하는 시스템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 그것은 서비스 비용 15000원을 지불하셔야 하는 인공소녀 시스템에서만 가능합니다. 여기에서는 복장과 기구, 배경만 제공합니다. 뭔가 사기당한 기분이었지만 어쩌겠나? 그러고 보니 가게 안 가격표에도 S급 서비스는 20000원이라고 붙여 있었던 것을 보았던 것도 같다. A급 서비스가 15000원 특별 서비스가 만원. 보급형 서비스가 나머지 8000원. “임의가격 아냐?” - SD소프트에서 출시 당시 정한 기본 가격입니다. 쉽게 말해 온갖 서비스를 다 누릴 수 있는 것은 2만원 짜리고 만원짜리는 조금 특별한 서비스. 마지막 8000원 짜리는 보통 서비스라는 얘기였다. ‘……아까부터 뭔가 계속 불안해…….’ 자꾸만 뒤통수를 맞아가는 이 기분……뭘까? 그렇게 혐오스러워 하던 남자를 상대하는 동인 형식의 서비스는 아닐까? “어이 혹시 이거 남자를 상대하거나 하는 건 아니겠지?” - 그 쪽은 따로 출시됩니다. 이건 아닙니다. “휴우 다행인걸…….” ///////////////////////// 과연 다행일까? ....라고는 하지만 그다지 이상하지는 않을 듯...(저도 게이나 그런 것을 싫습니다요..) 그나저나……에효...미폐모 폐인들 중에 로리콘 대마왕을 집어넣는 것을 빼먹었군요...별 수 없이 아직 등장하지 않은 미폐모 창시자군을 로리콘으로 만들든지 앞에 내용을 조금 고치든지 해야겠네요. TITLE ▶33294 :: 23. 혜린 섬마을김씨(lastride) 05-01-16 :: :: 12591 현진은 한시름 놓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곧이어 기다란 웜홀의 여행을 끝내고 현진은 보통 여관 방 같은 침대 하나 놓여 있는 기본 배경에서 푹신한 침대에 팬티 한 장만 걸치고 누운 채 있었다. 실제 여관방에 온 것과 같이 흥분되는 것이 벌써 아래에서는 신호가 오고 있었다. 카론 레이드란 일 때의 풀죽어 있었던 허무함은 이제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이거……묘하게 흥분되는데?’ 이번만큼은 다른 변수 없이 확실하다. 무조건 어떤 방법으로든 할 수 있다. 어떤 여자가 나올지 모른다는 게 조금 불안스럽기는 했지만 메주덩이가 나오거나 할머니가 나오거나 남자가 나오거나 굶주린 아줌마가 나오는 건 아닐 것이다. 몸빼……가 조금 걸린다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할 만한 여자가 나오겠지. 그리고 방 한 구석에 있는 문이 열리고 어스계라 불리는 보통 현실계 1시간. 가상현실계 8시간을 책임져 줄 현진의 상대여성 NPC가 등장했다. 정말……몸빼 옷이다. 할머니들이나 입을 법한. 그런데……외모는……그래 이쁘다. 미연시에 나오는 미소녀 캐릭터만큼이나 눈 크고 상당히 이쁘다. 안심해도 될 것 같다. 그러나 결정적인 것은……. ‘……애잖아!!!’ 그렇다. 현재 현진이 머무는 가상현실 원룸의 침대가 있는 방에 들어온 것은 몸빼를 입은 어린 여자아이. 10살에서 11살이나 먹었을까? 작은 키와 앳된 외모가 돋보이는……로리(로리타. 로리타 콤플렉스에서 비롯된 단어)라고 부르는 어린 여아다. “안녕하세요. 혜린이라고 합니다.” “어, 어 응.” 현진은 어설프게 대답했다. “무엇이든 시켜만 주세요.” 뭐든지 해도 좋다는 영업 여성의 잔잔한 미소. 하지만 이건 어리다! ‘……부렉! 이, 이런 거였나? 만원어치 서비스가? 어린아이 서비스였던 거냐!!!’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꿈을 이루어주는 가상현실. 그 중 현실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범죄자의 길을 걷지 않는 한 이룰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어린아이와의 성관계. 그것을 이룰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좋다. 전 세계적으로 로리타 콤플렉스를 가진 인구는 의외로 상당하니까. 그치만 결정적인 것은 현진은 로리콘이 아니다!!! 물론 마우스 미연시를 해 보면서 로리 캐릭터도 분명 공략은 해 보았었다. 그러나 현진은 로리 캐릭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앳된 목소리로 신음을 내뱉는 H장면에서 조차 스킵을 눌러 바로 넘어가버리는 등의 짓을 자행해왔다. 그런데 어린애랑 하라니. 뭐 하라면 못하는 건 아니다. 허나 일차적으로 거부감이 드는 것이 영……. “여기 처음이에요?” ……어린애가 여기 처음이냔다. 역시 남성 욕정 해소용 인공지능이다 보니 별 수가 없는 건가? “저기…….” “네 말씀만 하세요.” “좀 더 큰 어른의 모습으로 올 수는 없니?” “13세 까지 가능해요.” ……그래 봐야 13살. 초등학교 6학년 이란다. 사실 중학생 정도라면 현진도 커버가 가능하긴 했다. 그러나 한 살 차이이긴 하나 아직 초등학생이며 거기다 이 원조교제하는 찝찝함이란……. “저기 제가 싫으세요?” “아니 꼭 그렇기 보다는 너무 어려서…….” “피이……다 알고 오셨으면서 새삼 그러기는. 오빠 같은 분들 많아요. 어린 여자애의 민들민들한 것이라든지 순진한 거라든지 그런 게 좋아서 왔으면서.” 허어 참 나는 자리가 없다고 해서 모르고 왔단 말이다. 라고 속으로 외쳐 보는 현진이었다. “그런데 너는 전혀 순진해 보이지가 않잖아?” “맵을 여관방으로 선택하셨잖아요. 여관방이나 물레방앗간 같은 데에서 제 지능 레벨은 최고로 올라 간다구요. 놀이터나 바다 같은 데 면은 지능 레벨이 줄고요. 더 어리게도 가능해요. 5살까지.” ……이거 어쩐다. 그냥 해 버리기에는 뭔가가 캥기고 안 하기에는 돈과 시간이 아깝고. “시키실 거 없어요? 그럼 제가 알아서 해 드릴까요?” 큼지막한 눈속에 검고 투명한 맑은 눈망울은 정말 귀여운데 하는 말은 영 순진한 얼굴에 안 어울린다. 현진이 맨 처음 고른 것이 여관방 맵이어서 혜린이 연출하는 상황이 단순 몸파는 여자여서 그런가? 귀엽긴 한데 별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몸빼……라는 펑퍼짐한 복장도 한몫했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어린아이라는 것. ‘제길 돈 아까우니 뭐라도 하고 나가야겠군. 그 녀석처럼 로리도 한 번 쯤 상대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거야.’ 중간에 포기하고 나가면 주인은 좋아라고 하겠지만 현진은 만원이나 내고 시작한 서비스를 그만 둘 생각이 없었다. 비록 어린아이지만 기능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고……또 지금은 사라진 미폐모의 창시자인 그가 심어 준 사상. ‘구멍만 있다면 상관없어.’ 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옷……부터 벗어볼래?” “네.” 혜린이 입고 있던 몸빼와 축 처진 나일론 섬유형 흰 옷이 벗겨지고 볼 것도 없이 밋밋한 몸매가 드러났다. 딱 하나 볼만한 게 있다면 하늘색 모양의 아동속옷. 곧이어 그마저도 사라진 채 혜린은 전라의 몸이 되었다. “이제 뭐 할까요? 곧바로 해요?” 꿀꺽. 분명 아무 방해요소가 없는 관계다. 이제야 말로 딱지를 뗄 수 있다. 그러나 혜린의 나신인 몸을 보고도 현진은 반응하지 않았다. “왜 그래요?” “아, 아니…….” “어?” 혜린이 이상하다는 듯 현진이 누워 있는 침대에 올라왔다. 그리고 가상현실계에서 현진이 딱 하나 걸치고 있는 아래 속옷을 보고 말했다. “이거 안 서요?” “쿠헉!” “이상하네. 안 서는 사람들 없던데? 오빠 고자에요?” 오빠 고자에요, 오빠 고자에요, 오빠 고자에요. ‘나, 날더러 고자래!!!’ 충격이었다. 지금껏 이런 상황에서 단 한 번도 시들하지 않았던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발기부전 저주를 빼야겠지만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 단 한 번도 시들하지 않았던 그것이 축 늘어진 채 잠을 자고 있었고 거기다……첫 상대일지도 모르는 여자……그래 여자라 치고 여자가 저란 말을 하다니. “저, 저기 혹시 프로그램 상 이상이 있거나……?” “아뇨 여기에는 평소 사용자의 성향이 그대로 적용되요. 그러니까 안 서면……발기불능 맞아요.” 발기불능, 발기불능, 발기불능. 발기불능이란 말이 말풍선에 쌓인 채 그 끝 화살표가 현진의 가슴을 그대로 찔렀다. 거시기처럼 축 늘어져 버린 현진을 보고 혜린은 무안하다는 듯 물었다. “……오빠는 젊은데 왜 안 설까요?” 푸욱! 그것이 결정타였다. ‘저, 정말 왜 안 서는 거야!’ 로리콘 성향도 없고 어린아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여자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분되는 찰나다. 그런데 불가능하다? 혹시 루시페리아R을 하다가 걸린 발기부전 저주가 가상현실에서 전부 통용되는 거 아냐? 성적 매력은 좀 없다지만 현진은 하려고 마음먹으면 금방 텐트를 치는 성기발랄(?)한 청년이다. 그런데 어째서……. 결국 현진은 거시기처럼 축 늘어졌다. “어? 오빠! 괜찮아요? 정신 차려요!” “헤, 헤헤헤.” 그저 헛웃음만 웃는 현진. 혜린은 그런 현진의 아래에 있는 옷을 바로 벗겨냈다. “……이러면 될지도 몰라요.” “헤헤헤……응? 헙!” 뭔가 촉촉하고도 부드러운 것이 끝에 닿았다. “헤에 한 번 해볼게요. 될 지도 몰라요.” 현진의 하반신에 앉은 채 그를 올려다보며 미소 짓는 혜린의 모습이 예쁘다고 느낄 찰나도 없이 부드러운 것이 감싸는 듯한 자극이 자꾸만 밀려왔다. 그리고 잠자던 분신은 극대팽창을 일구어냈다. “어때요. 됐죠?” 현진은 뭐가 뭔지 실감이 안 나는지 꺼벙하게 대답했다. “어, 응.” “자 이제 어떡하실 거에요?” “어떡하냐니?” “바로 하실거예요? 아님 여기저기 만지고 그러실래요? 뭘로 하시든 상관없어요.” “아, 으 으응 그런데 너는 느끼거나 그런 거 없어?” “충분히 달궈지지 않아도 그냥 느낄 수 있어요. 게임 같이 성감도 수치가 존재하는 건 아니거든요.” 러브 머신의 담당 캐릭터는 보통 미연시 게임 속의 캐릭터들과는 다르게 성감도 수치가 존재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사용자의 쪽에서 최대의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여서인지 남성 위주의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설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물론 애무시 기분이 업 되고 느낄 수 있는 것도 가능했지만 기본적으로는 막무가내로 그냥 한다고 해도 상당시간의 애무로 달아오른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었다. 하기야 혜린 같은 어린이 캐릭터의 경우 만질 데도 마땅치가 않았다. 아직 아래도 여물지 않았고 가슴은 없다. 그러니 뭐 굳이 안 해도 상관은 없을 듯싶었다. “그, 그럼 그냥 해, 해볼까?” 떨리는 듯 말이 절로 엉성하게 나왔다. 하기야 첫 경험을 갖는데 떨리고 긴장되지 않으면 그게 비정상이리라. “체위는요?” “……아 그래. 네가 누워.” “네.” 혜린은 순순히 현진이 일어난 자리에 가 누운 다음 다리를 벌렸다. ‘역시 어린이 매춘부라는 건가?’ 맵을 이걸로 선택한 것이 잘못이라지만 어쨌든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당한 것이 어쩐지 모르게 안쓰러워 보이는 현진이었다. “후우.” 심호흡을 한 번 한 뒤 현진은 실행에 돌입했다. “안 해요?” 혜린이 눈을 뜨고 물었다. 후우우~ 담배도 없고 애초에 피우지도 않지만 현진은 참으로 착잡한 감을 금할 수가 없었다. 작았다. 너무나도. 들어갈 틈 자체가 없다. 도대체 이런 어린애랑 하는 거 보면서 손 운동 하는 놈들과 실제 어린애랑 하는 동영상 찍은 놈들은 뭐란 말인가? 미폐모 창시자인 로리콘 대마왕인 ‘그’ 나 이런류의 동영상을 즐기는 재경 같은 놈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새삼 성인군자가 되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천성이 착해서인지 도무지 현진은 실행에 옮길 수가 없었다. 아니 들어가지 조차 않았다.(이게 문제인거냐……) 점점 넓어지는 것이 잘 하면 들어갈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현진은 일정 부근에서 그만두었다. 가상현실 캐릭터의 인격 존중 같은 건 아니다. 단지 어린아이에게는 그 작은 것을 가진 아이에게는 차마 거대고기막대를 삽입할 수 없었을 뿐이다. 애초부터 로리콘 성향이 없던 현진에게는 아무리 마음을 굳게 다잡아먹어도, 단지 사창가의 여자라는 생각, 가상현실 속의 NPC라는 생각으로 머릿속을 채워도 혜린과의 결합은 세상을 살아온 상식과 여러 도덕적 관념에서 해서는 안 되는 것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주춤 할 때 혜린이 애써 세워 준 물건마저 다시 쪼그라들었다. 혜린은 4시간 여 동안 맡아서 성실 봉사를 해 줘야 할 이용고객의 갑작스런 변화에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이었다. ‘체엣. 별 수 없나?’ 맨 정신으로는 도저히 어린애랑은 못 하겠고, 몸도 제대로 안 따라주고 별 수 없이 현진은 다른 방향으로의 전환을 택했다. “맵 전환.” 맵 전환을 외치자, 다시 초기의 맵 선택 화면으로 되돌아갔다. “바닷가.” - 전환하겠습니다. 이번에는 그가 있는 장소가 해변의 모래사장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런 현진에게 혜린이 달려왔다. “왜 바꿨어요?” “……놀아줄게.” “네?” “놀자고.” “그, 그게 무슨?” 현진은 수영복으로 체인지 한 혜린의 수영복을 벗겨 내렸다. 수영복을 입힌 채로 플레이 할 수도 있겠지만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기왕이면 실오라기 하나 없이 벗은 모습이 좋기는 좋았다. 어리둥절해 있는 혜린. 현진은 그녀의 아랫도리에 손을 댔다. “읏!”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대로 혜린은 자극을 느끼며 신음소리를 냈다. “벗고 놀기.” “네?” “그야 말로 벗고 노는 거야. 따라와. 뭐든지 한다고 했지?” “저, 저기!” 그렇게 현진은 나신의 소녀를 데리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으으 그래 좋아.” “감도가 다 왔어요. 어떡할까요? 먹을까요?” 루시페리아 R을 하면서 먹이는 거에 대해서는 묘한 거부감을 느끼게 한 사건이 있었던 지라 현진은 고개를 저었다. “알았어요.” 혜린은 다시 고개를 돌려 열심히 봉사를 했다. 현진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구역을 혓바닥으로 깨끗이 청소했다. 곧이어 뜨거운 온천물에 하얀 김에 가려져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희끄무리한 액체 몇 방울이 각자의 방향에서 흘러내렸다. “……하아 이제 끝나가네요. 아쉬워요.” “하하 그러게 말이야.” “정말 재밌었어요. 헤헤 그런 거 해주신 분은 현진 오빠가 유일했어요. 맨날 그냥 여기다 집어넣고 하는 걸로 좋아하는 사람들뿐이었는데. 봉사해야 하는 입장에서 봉사 받았으니 이걸 어쩌죠?” 현진은 물기묻은 혜린의 습기 찬 머리를 쓰다듬으려다 그만두었다. 물기 머금은 머리털은 부드럽게 쓸리는 것이 아닌 빳빳하게 막히기 때문이다. “괜찮아 못 하긴 했지만 나도 봉사를 받을 만큼 받았으니까.” 현진은 그야 말로 혜린과 함께 벗고서 뒹굴었다. 그렇다고 무슨 특별한 결합(?)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말 그대로 같이 나체로 이 맵, 저 맵에서 같이 물장난 치고 이야기하고 흙장난 하면서 놀아 주었다. 물론 그러는 새에 나신의 몸끼리 여기저기 부딪히면서 가끔 눈이 맞을 때에는 결합이 아닌 서로 간지럼을 태우는 듯한 애무로 욕정을 풀었다. 흔히 말하는 구강, 허벅지위 따위로 말이다. 발기 문제는 취향 등의 영향을 받지만 가상현실계에서는 정사 시 발사시기를 상당히 길게 늘일 수 있어 4시간 동안 쾌감을 풀로 받으며 온갖 체위로 가상현실속의 여성들과 관계를 맺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렇지만 어린아이에게는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 현진은 혜린과 놀아주면서 노는 듯한 관계로서 서비스를 보낸 것이다. 난생 처음 정사가 아닌 다른 것으로 몸을 놀리고 놀아 주는 것에 혜린은 대단히 기뻐하고 재미있어했다. NPC로 태어나 평생을 현실계에서 온 남자들과의 관계로만 보내야 할 일생. 물론 지루함이나 변혁심 등의 코드는 제작 당시에 애초에 배제가 되었다지만 즐거움이란 코드는 남아 있어 이런 색다른 것에 대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서비스 구매자로서의 단순 성욕탐구와는 다르게 현진이 사랑하는 연인들끼리의 장난 같은 재미를 느끼게 해 주었다. /////////////////// 흐아아 아슬아슬... 이라고는 하지만... ....그나저나 별 수 없이 섬마을김씨가 로리콘 대마왕 역을 맡게 되었군요. 열심히 하겠습니다(응?) 그리고 17일자가 되면 바로 한 편 더 올라옵니다. 기다리세요. TITLE ▶33297 :: 24. 레이드란 공작. 맛이 가다? 섬마을김씨(lastride) 05-01-17 :: :: 10401 현진도 그 나름대로 즐길 수 있었다. 비록 결정적인 구멍(?)으로는 가지 못했지만 이렇게 살을 맞대며 나머지 기타 서비스만으로도 욕정의 해소 등 재미있는 4시간을 때웠다. 결정적인 구멍으로 가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 보통 여성으로 했으면 조금 더 좋았겠지만 이렇게나 재미있어하는 혜린을 보니 그다지 나쁘지만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험자들이 그러길 정상보다는 입쪽으로 서비스 받는 것이 기분은 더 좋다잖은가? 그 더 기분 좋다는 걸 많이 받았으니 되었다. - 삐빅 선불 시간이 끝나갑니다. 5분 후 자동 접속 종료합니다. “갈 때 됐네?” “현진 오빠. 또 와주실 수 있어요?” 어지간히 노는 것이 재미있었던 모양이다. “글쎄다. 운이 나쁘면 다시 올 수도 있을 거야.” 재밌는 시간은 보냈다지만 역시 현진으로서는 돈이 아까웠다. 집에서는 공짜인데다가 도전의식을 가지고 플레이 할 수 있지 않은가? “꼭 다시 와 주세요. 꼭이요.” 그치만 눈물까지 머금고 애원하는 여자애한테 실망을 남길 수는 없는 법. 나중에 언제 한 번 올 기회가 된다면 들러 주자. “그래 한 번쯤은 다시 와 줄게.” “정말요?” “그럼. 자 이제 난 갈게.” “꼭 다시와 주세요!!” “그래 잘 있어. 나중에 보자.” 한 번쯤 들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현진은 그렇게 생각하며 가상현실계를 빠져나왔다. 언젠가 다시 오게 되면 혜린을 만나게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그러나 현진은 훗날 다시는 이 혜린이라는 인격체를 만날 수 없었다. “공작!” “레이드란 공작 각하!” “이, 이 납치범!” “이 변태 속옷 도둑!” “……?” 변태 척살단들은 아제룬과 엘리넬, 리즈엘과 에이디아로 나뉘어져 서로를 쳐다보았다. 서, 설마? “……그대들이 찾는다는 퓨리나 공주 납치범이 설마……공작이었소?” “왕자님 일행이 찾는다는 더블 마스터 레이드란이 설마……납치범?” 아하하하하……. 현진은 쓴웃음을 지었다. 이제 남은 건 닥쳐올 후폭풍 뿐. 아무리 게임 속 스토리 상이라지만……왠지 두렵다. “고오옹 자아악!” 아제룬왕자의 표정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그 이쁜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입이 벌어지며 눈이 쪼그라드니 이제야 조금은 남자처럼 보였다. “……이, 분, 들, 의 말이 사실이오?” “아 그러니까 말이죠 그게……” 현진은 바로 잠시 게임을 중단시키고 생각을 시작했다. 마우스 미연시 게임으로 따지면 이 장면은 선택분기점이라 할 수 있었다. ‘모른다고 잡아 뗄 수는 없다. 공주라는 증거가 있으니까. 그러면 순순히 말하고 들어가야 되나? 하기야 이벤트 아이템이 있으니 그냥 잘 넘어갈 지도 몰라.’ 드라이어스의 목을 제시한다면 곱게 넘어갈 수도 있겠다 싶어 현진은 사실대로 말했다. “사실입니다.” 삐비비빅!!! 유독 귀에 거슬리는 삐비비빅 소리가 더욱 크게 들렸다. - 엘리넬과 아제룬 왕자의 호감도가 급감했습니다. 각오했던 일이다. 뭐 어쩌겠나? 그 고블린 팬티 절도사건 때 제대로 제압하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으로 남을 뿐이다. 그때 팔이 네 개만 되었어도 모두 데리고 튀는 것인데……. “공자아악! 어찌! 어찌 품위를 지키고 레이디를 보호해야 할 공작이 아래에 식물의 줄기를 꽂아 피를 내고 속옷을 훔치고 공주를 납치하여 도주했단 말이오!” “왕자님. 레이디는 어떻게 아시옵니까?” 현진은 오히려 한탄 중인 왕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여자와 남자라는 개념 자체를 모르던 왕자가 아닌가? 그런데 어찌 레이디란 단어를 저토록이나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지? 설마 NPC자체의 오류인가? “레이디. 여성을 높여 부르는 말 아니오?” NPC자체의 오류가 맞다……. 어떤 바보 프로그래머가 얼토당토않게 이 따위로 NPC를 만들어 놓았을까? 여자라는 게 뭔지 모르고 자라났으면서 이제 와서 레이디를 알고 있다? 하! 이거 지식 주입이 완전히 엉망으로 이루어졌군! 현진은 당장 버그 신고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여자가 뭔지도 모르던 왕자가 갑자기 어디서 여자를 들먹이는가? “얼버무리지 마시오. 공작! 도대체 무슨 연유로 공주를 납치했던 것이오! 왜!” “저기 왕자님. 공주와 왕자의 차이가 뭔지는 알고 계시 온지요?” “얼버무리지 말라고 했소! 공작!” ‘이 씨! 너나 얼버무리지 마! 너나! 어째서 지난번에는 몰랐던 걸 이제는 알고 있는 거냐고!!! 지난번에는 분명 여자가 뭐냐고 나한테 물어보기까지 했었잖아!!!’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고귀한 공작(이미 공주 납치 강간범으로 전락했지만)의 신분이고 왕자를 섬기는 몸인지라 별 수 없이 대답해야 했다. “왜 공주님을 납치했느냐고 물으셨사옵니까?” “그렇소! 내가 좀 이해할 수 있게. 납득할 만한 이유로 변명을 해보시란 말이오!” ‘에이 씨 미사! 13번 슬롯에 세이브 부탁해.’ - 네 알겠습니다. 아 저기……. 미사가 뭔가 이야기를 하려 했으나 현진은 세이브를 한 뒤에 할 행동을 구상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지. 세이브도 해 놨으니 뭐가 걱정이랴! 세이브는 역시 마음의 안식처다. 덕분에 현진은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라는 게임 속 직위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런 다음 현진은 굳어진 표정으로 말했다. “……공주님을 보는 순간 욕정이 솟구쳤습니다.” 쿵! 순간 이 자리의 모두의 얼굴에 당혹감이 서렸다. 삐비비빅! 누군가인지는 몰라도 호감도도 팍팍 떨어졌다. “그래서 속옷을 훔쳐 비볐습니다. 맛도 봤습니다. 맛있더군요. 헤…….” 현진은 최대한 약물에 취한 바보 표정을 지었다. 입은 벌어지고 눈은 반쯤 풀리고 흡사 약물에 취한 뒤 야한 여자를 상상하는 듯이 침을 질질 흘리며 단순 허공에 손바닥을 대고 여자 가슴을 만지듯이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주물렀다. “냄새도 죽였어요. 그래서 냄새도 맡았어요. 입어도 봤어요. 지금도 입고 있더요. 헤헤헤헤. 왕자님 납파요. 왕자님 팬티도 그렇게 하고 시퍼요. 헤헤헤.” 이번에는 코까지 킁킁거리며 변태 정신병자 연기를 하는 현진이었다. 과연 이렇게 하면 공작을 알고 있던 왕자와 엘리넬. 등의 반응이 어떠할까? 엘리넬은 입을 가린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공작을 보고 있었고, 에이디아와 리즈엘 역시 방금 전만 해도 눈빛이 살아있던 무인이 갑작스레 바보 변태로 변하는 모습에 적잖이 놀란 표정이었다. 그 중 아제룬 왕자는 유일하게 걱정스런 눈빛을 띄고 있었다. “고, 공작! 왜 이러시오! 공작!” “와, 왕자님 무서버요……. 오지 마세요. 어어허허허허!” “정신 차리시오 공작! 공작!” “시, 싫어! 오, 오지 마요! 으허허헝!” 현진은 정말 실감나게 미친 카론 레이드란의 연기를 해 내었다. 그러자 아제룬 왕자는 앉은 채 뒷걸음질치는 현진을 껴안고서 다독였다. “공작. 내가 잘못했소! 공작! 제발 제대로 된 공작으로 돌아오시오!” ‘가, 가슴! 가슴이닷!’ 미스릴로 만들어진 가벼운 경갑을 입고 있던 왕자의 가슴. 비록 뭘로 묶어 놔서 그다지 튀어나온 감이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푹신했다. “어, 우어어어!” “미안하오! 미안하오 공작! 제발! 이러지 마시오!” 이제는 눈물까지 흘리는 아제룬 왕자. 현진은 정말 그가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상현실 온라인 게임은 아직까지 등장하진 않았지만 가상현실 패키지 게임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 하면 가상현실계에 대한 동화 문제를 들 수 있었다. 가상현실 속에서 보통 인간의 삶 보다 세 배나 많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특히나 온라인과는 다르게 모든 의사소통 및 인간의 활동이 가상의 존재인 NPC들과 맞물려 있다 보니 가상현실과 현실을 혼동하는 사례가 가상현실 출범 초기인 SD폴더1 의 시대에 잦게 일어났고 결국 정식 서비스화 출시된 SD폴더 2에는 그 현실과의 혼동 문제에 대한 것을 잡는 일명 자아 보호 시스템을 가동시키고 또한 게임 내에 도저히 현실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면을 고의적으로 집어넣으면서 최대한 현실과의 차이점을 두려 애썼다.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에서 자아 보호 시스템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은 호감도 문제다. 게임 내에서 다른 감정은 대부분 느낄 수 있지만 자아 보호 시스템으로 인하여 차단되는 감정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사랑에 대한 감정이었다. 다른 감정도 충분히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감정은 자아 보호 시스템으로 어느 정도 제약을 받고 있었다만 사랑에 대한 것만큼은 완벽히 차단되었다. 그렇기에 플레이어들은 게임 속 NPC들에게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그 자신은 그 NPC에게 좋아함. 그것도 헤어져도 그다지 않을 정도의 약한 호감만을 느낄 수 있게 되어 있는 것이다. 위에서 현진이 아제룬에게 귀엽다고 느낀 감정도 바로 그 플레이어가 느낄 수 있는 상대방 NPC에 대한 약간의 호감에 포함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어쨌거나 현진은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란 캐릭터의 행동의 범주를 넘어가는 행동을 하면서 큰 재미를 보았다. 이거 생각해보면 너무 재밌지 않은가? 이 잘나고 고귀하신 귀족 공작 캐릭터를 껄떡이 양아치로 만들어 플레이 할 수도, 이런 바보 변태로 플레이 할 수도, 왕 잘난 척 밥맛 귀족으로 플레이 할 수도 있는 등 플레이 방법에는 여러 길이 열려 있었다. 미친 짓은 자기가 했지만 현진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자기가 한 미친 짓이 NPC캐릭터들의 황당함과 각종 반응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푸헤헤헤헤헤 낄낄낄낄길 크하하핫!!! “공자악! 제발, 제발 이러지 마시오!” 이번에는 단순 폭소한 것밖에 없는데 아제룬은 현진이 미쳐서 웃는 줄 알고 더더욱 애처롭게 울며 공작을 흔들었다. 미친 연기 정말 재밌었다. “나아~ 왕자님 찌찌 먹고 시퍼요오오.” “정신차리시오 제발!” “찌찌 주면 차릴게요오오오오.” “알았소.” 미친 척 하며 장난으로 해 본 소리인데 아제룬 왕자는 정말로 갑옷을 벗은 뒤 가슴을 노출했다. 뒤에 에이디아와 리즈엘이 아제룬 왕자를 남자로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나온다는 것은 정말 사태를 최악으로 치닫게 했지만…… 세이브 파일이 있으니 상관없었다. 아제룬 왕자의 그다지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보통의 가슴이 노출되었다. 그리고 현진은 철면피를 깔고서 아직 나오지도 않을 그의 젖을 탐했다. 척! “……그만둬 주십시오. 공작각하. 이 이상 이러시면 아무리 제정신이 아니라고 하지만 당신의 목을 베겠습니다.” 아제룬 왕자에게 얼마나 엉겨 붙었다고 대번에 엘리넬이 끼어들어 공작의 목과 왕자의 가슴 사이에 검을 가져대 대었다. 결국 현진은 더 이상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이제 놀 만큼 놀았군. 너무 파국으로 가면 재미없는 법이지. 미사 13번 세이브 슬롯 로드!’ - 저 마스터……덮어쓰기 선택을 하지 않으셔서 13번 세이브 슬롯은 그대로 인데요? 현진은 경악했다. ‘뭐, 뭐어? 지, 지금 혹시 장난?’ - 제가 장난치는 거 보셨습니까? 루시페리아 R의 세이브 슬롯은 300개나 되니 세 슬롯에 저장을 하시든가 하실 것이지 항상 새로운 슬롯을 사용하시더니…… 이미 저장된 곳에 다시 저장을 하려면 명령을 13번 슬롯에 저장해 덮어씌운다. 라고 하셔야 됩니다. ///////////////////// 황금빛이 아니라서 잡담 좀 집어넣습니다. 어제는 낮잠을 자는 바람에 새벽 6시까지 못 잤습니다. 그러다가 잠이 들었는데 깨보니 오후 4시더군요...;; 그 다음부터는 집필에 전념했습니다. 17일치까지 미리 다 써 놨고요. 잘하면 에볼루션도 한 편 올라오겠습니다. 제 배틀로얄 타입은 '성실한 자' 타입이라서 말이죠. 그야 말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어쨌든 1월 17일 날은 조금 쉬어야 겠습니다. 18일날 라이브 한 것을 들고 찾아오지요. 그나저나 이렇게 올리니 연참한 것 같은 분위기가 나는군요. TITLE ▶33430 :: 25. 영웅대접 섬마을김씨(lastride) 05-01-18 :: :: 10191 ‘……너! 그건 알려 줘야 하는 게 도우미의 임무 아니야?’ - 얘기하려고 했지만 제 말을 중간에서 끊으셨습니다. ‘미, 미사! 오토 세이브 같은 거라도 없어?’ 그 이전의 세이브 파일을 로드하면 되지 않느냐? 문제는 감옥에 갇혀 있다가 나온 터인지라 현진이 세이브를 해 둔 적은 게임 시간으로 약 5일 전쯤이었다. 감옥에서 가만히 있는데 세이브 로드가 필요할 턱이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 때는 미사에게 대리 플레이를 맡긴 때라 현진이 세이브 해 둔 것은 더욱 이전이었다. - 오토 세이브는 있습니다. 한 번 보시겠습니까? ‘그래 빨랑!’ 곧이어 화면이 떠오르고 가상현실 세계의 인공지능 도우미 미사가 임의대로 저장해 놓은 세이브 슬롯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슬롯들의 상세 정보와 저장 시 그림을 보자 현진은 할 말을 잊었다. ‘……아무래도 초기화해야 겠다. 세이브 파일들 싹 옮겨.’ - 네? 그게 무슨 뚱딴지같은 말씀이십니까? ‘너 이 자식 뒈지고 싶어 환장했냐? 엉! 쓰잘데기 없이 왜 전부 이런 데에서 저장을 해 놓고 난리야!!!’ 미사가 그의 임의대로 플레이어에게 도움이 되겠다 싶은 판단에 저장해 놓은 상황은 죄다 현진이 좀 괜찮다 싶은 남성 캐릭터와 마주쳤을 때뿐이었다. 암흑마왕 드라이어스를 만났을 때도 기록되어 있었다. - 그, 그래도 도움 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뭐가 도움 돼 뭐가!’ - 너, 너무하십니다. 마스터! 찾아보세요. 최근에 세이브 해 놓은 게 하나 있단 말입니다! 아마 13번 슬롯에 저장하려던 것 외에 제일 진행이 많이 된 것일 겁니다. 장담하겠습니다! ‘한 번만 믿어본다?’ 현진은 필사적으로 변명하는 미사를 믿고 오토 세이브를 로드했다. 다행히 미사의 말대로 시점이 얼마 되지 않은 것이어서 현진은 방금 전 상황으로 되돌아 갈 수 있었다. 다만……. 처음 로드했을 때 나오는 장면은 이거였다. 웬 우락부락한 수염쟁이 놈이 꽃 한 송이를 들고 공작의 앞에 선 채 말하고 있었다. “저, 저, 저……이런 말 실례되는 줄은 추, 충분히 압니다……. 저, 저랑 사귀어 주시겠습니까? 감옥을 나가시기 이전에 꼭 이, 이 말 한 마디 하고 싶었습니다.” 빠득! 절로 이가 갈렸다. 도대체 뭔 짓거리를 해 놨길래! 남자 놈이 고백을 하고 있냔 말이다! ‘부렉! 미사 너 뒈질래!’ - 어쨌든 전 거짓말 안 했습니다. 가장 최근 것입니다. 그렇다. 대리 플레이를 맡겼을 때 미사는 감옥에 같이 갇히게 된 죄수에게 작업을 걸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녀석이 고백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과 제 쪽에서 먼저 덮치지 않았다는 것 정도? 현진은 나는 그런 취미 없다고 대번에 사나이의 순정을 거절했다. 뭐 그 수염쟁이 죄수 놈도 자신이 비정상이라며 신경 쓰지 말라고 해 줘서 뒤 안 닦은 듯한 찝찝함은 없었다. 그러나……이런 거 싫어하는 거 뻔히 알면서 마스터인 자신의 말을 개무시하고 결국엔 남자 캐릭터를 꼬셔서 이렇게 고백까지 하게 만든 뒤……고백을 받아들이느냐 마느냐 하는 부근에서 오토 세이브까지 시켜 놓다니……이건 무슨 속셈이야 도대체!!! 망할 것. 어쨌든 다시 감옥에서 나온 뒤 변태척살단과 만나던 때로 돌아가서 다른 대답을 하는 현진이었다. “전 아무 말 하지 않겠습니다. 공주님과 메르피에게 물어 보십시오. 제가 말해봐야 뭐든 변명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을 테니까요.” “공작!!!” 현진은 그대로 입을 다물어 버렸다. 이러면 지들이 어쩔 것이냐? 어쨌든 그에게는 공주와 메르피, 그리고 이벤트 아이템 마왕 드라이어스의 목이 있었다. 왕자의 추궁에도 꿈쩍하지 않는 현진에게 에이디아가 다가와 물었다. “당신이……정말 카론 레이드란?” “그렇소.” “그런데 어째서 우리를……?” “…….” 현진은 계속해서 침묵을 지켰다. 그때였다. “루시페리아에서 오신 분들을 데려오라는 국왕 폐하의 명령이십니다!” 시종 NPC가 와서 현진과 아제룬 왕자, 그리고 엘리넬을 호출했다. 공작은 엄연히 죄인의 신분이었지만 상대편 왕국의 대공작이라는 작위와 더블 마스터라는 호칭 등을 따져 보았을 때 절대 함부로 다뤄서는 안 되는 인물이었다. 포트키의 그다지 강하지 않은 군사력을 따져 보았을 때 더블 마스터인 그가 설치면 여차할 경우 수도가 초토화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국왕한테는 공주가 미리 얘기를 해 뒀겠지?’ 설사 아직 마왕을 때려잡은 용사 이야기가 알려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현진은 공주에게 크나큰 변태짓은 하지 않았다고 자신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홀라당 벗겨서 다녔으면서 무신!) 시종의 안내에 따라 현진과 아제룬 왕자, 엘리넬 그리고 현진을 추궁하던 공주 호위 여성 둘은 포트키 왕국의 궁성. 왕의 알현실로 향했다. 기골이 장대하고 멋진 흰수염을 적당이 기른 흰 머리색의 호레노 볼프레인 포트키 국왕. 그는 레이드란 공작이 오자마자 버선발로 뛰쳐나와 현진의 손을 잡았다. 그 모습에 주인공 현진과 왕의 옆에 있던 퓨리나 공주를 제외하고 대소신료를 비롯하여 모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레이드란 공작! 정말 감사하오! 내 정녕 어찌 고맙다는 말을 꾸밀 줄 몰라서 이 말밖에는 할 수 없으나 무릎을 꿇고서라도 그 고마움을 표현하겠소.” “아, 아니 마땅히 할 일일 뿐이었습니다. 이러시면 제가 황망하지 않습니까?” 현진도 이렇게나 볼프레인 왕이 저자세로 나올 줄은 몰랐기에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조금은 당혹한 모습이었다. - 멋진 중년이시네요. ‘…….’ 그렇지만 갑작스레 터져나온 미사의 발언에 당황스러움은 사라졌다. 이 녀석! 이제는 중년까지!!! 왕이 너무나 저자세로 나오자, 주변의 신료들이 나섰다.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라 하면 포트키 왕국의 왕이 직할로 이끄는 수도 방위군보다 더 많은 군사를 지니고, 포트키 중립국에서 왕이 사용할 수 있는 예산보다 더 많은 세금을 거둬들이는 대국 루시페리아의 굴지의 공작이다. 당연히 대국의 대공작은 오만하게 나오고 소국의 왕은 저자세로 나오는 것이겠지만 카론 레이드란에게는 현재 그 고귀한 이름값과는 영 동떨어진 괴소문을 뒤집어 쓴 범죄자의 입장이었다. 너무 저렇게 비굴하게 나갈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곧이어 이어진 왕의 말에 모두는 입을 다물고 존경스런 눈으로 레이드란 공작을 바라보아야만 했다. “마왕 드라이어스를 죽여 이 왕국의 위기와 공주를 구해주셨는데 어찌 이러지 않을 수가 있겠소.” 공주를 제물로 사용하려 하고 또한 그 이후 군사력이 약한 포트키 왕국을 암흑군단을 일으켜서 차지하려 했던 마왕이 죽었으니 그의 이런 격한 반응도 이해가 간다. “……저, 정말이시오 공작?” 아제룬이 놀라서 물었다. “그렇습니다. 저는 그때 숲 속에서 나타난 여성분들이 제가 이전에 뵈었었던 퓨리나 공주님인 것을 알아채었습니다. 때마침 암흑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지길래. 그 기운으로부터 공주님을 지키기 위해 공주님과, 신성력을 지닌 어린이 신관을 납치했지요. 그런 다음 마왕을 처단했습니다.” 포트키 왕국과 영지가 맞닿아 있는 터라 레이드란 공작은 평소 포트키 왕국과의 친분이 어느 정도 있었다……라는 설정이었다. “사, 사실입니까?” “가져오시오.” 얼마 안 있어. 시종이 붉은 색 상자를 하나 가지고 들어왔다. 상자를 열자, 그곳에는 추잡스럽게 생긴 마왕의 머리가 들어 있었다. “저, 정말이다!” 마왕의 위협을 받아오던 대소 신료들이었던 지라 그들은 바로 드라이어스의 머리를 알아보았다. “루시페리아의 대공작 레이드란 공작께 감사의 인사를 올리겠소이다!” “대단하십니다.” “역시 더블 마스터 다우십니다!” 머리를 보자마자, 대소 신료들에게서 튀어 나오는 말은 레이드란 공작을 칭송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공주의 속옷을 훔치고 공주를 납치하고 공주의 호위들에게 몹쓸 짓을 했다는 전적은 공작이라는 작위와 레이드란이라는 이름의 명성 그리고 마왕을 잡았다는 것으로 상쇄되었다. 변태 척살단의 일행들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공작이라는 명성만으로도 모자란데 공주가 가출한 원인인 마왕까지 잡아서 척살하다니……새삼 그들의 호감도가 띠링 띠링 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 엘리넬과 아제룬 왕자의 호감도가 대폭 상승하고 에이디아의 호감도가 소폭 상승했습니다. 호레노 왕의 호감도 역시 상승……. ‘……그딴 건 알리지마.’ 여자들 호감도가 오른 건 좋다만……미사는 중년의 중후한 멋을 자랑하는 호레노 볼프레인 왕에게 자꾸만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취향이 노인 페이스의 마왕부터 중년의 왕까지, 참 괴상쩍은 취향을 지닌 미사였다. “이리 기쁜 날이 또 있겠소! 국고를 풀어 연회를 여시오! 마왕을 타도해 주신 루시페리아 왕국의 공작 레이드란 공작을 칭송하는 축제를 선포하고 3일 동안 휴일을 지정하겠소!” “알겠사옵니다. 전하.” 신료들이 고개를 조아린 뒤 왕은 왕자와 공작에게 말했다. “아제룬 왕자님. 그리고 레이드란 공작님. 혹시라도 무언가 원하시는 게 있다면 말씀해 주시길 바라겠소이다. 우리나라가 군사력은 약한 중소국가이기는 하나 어지간한 소원 하나 정도는 들어 드릴 수 있소이다.” ‘NPC 심리 정보!’ - 알겠습니다. 마스터. 현진은 호레노 왕의 심리정보를 열람했다. 과연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을 하는 것일까? ‘이 왕자나 공작 둘 중에 하나만 잡아도 우리는 루시페리아의 가호를 받을 수 있다! 공주도 이 공작을 마음에 들어하는 듯. 하니 기필코 혼담을 꺼내 성사시키자!’ ‘내 이럴 줄 알았지.’ 하기야 마왕에게 잡혀간 공주를 구해 온 용사는 당연히 공주와 결혼을 하게 되는 것이 동화에서부터 구전되는 전통. 그러나 현진 은 그다지 그 전통을 따르고픈 마음이 없었다. 아마 포트키 국왕 NPC는 공작이나 왕자가 소원으로 공주를 달라고 하기를 바랬을 것이다. - 저 마스터. 이걸 달라고 해 보시면 어떻겠습니까? 미사가 조심스레 조언을 건넸다. 현진은 그 말에 혹시 뭔가 대단한 유니크 아이템이라도 받을 수 있나 싶어 귀를 기울였다. ‘뭘? 왕국에 숨겨 둔 유니크 아이템이라도 있냐?’ - 아니 그게 아니라……그대를 달라고 해 보세요. 멋있는 분이잖습니까? ‘……초기화 메뉴가 어디있더라?’ 정말 끝까지 현진의 화를 돋우는 미사였다. 안 한다고 몇 번을 얘기를 했는데도 여전히 녀석은 동인 모드 시나리오의 아쉬움을 버리지 못했다. “대가를 바라고 한 일이 아닙니다. 그런 말씀은 하지 말아주시옵소서.” “그래도…….” “소원을 들어주시겠다고 하신 얘기는 안 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허허허 공작이야 말로 진정한 영웅이시오. 뭐 그럼 지금은 곧 열릴 무도회라도 즐기며 편하게 계시지요. 여봐라! 공작과 왕자님을 귀빈실로 모셔라!” “그럼 가시죠. 왕자님.” “아, 그, 그러시오 공작.” 아제룬은 아직도 뭐가 뭔지 잘 모르는 듯 얼떨떨한 반응이었다. 그것은 뒤에 있는 엘리넬과 변태척살단의 멤버들도 마찬가지였다. 공주를 구해 준 영웅이자, 대국의 공작과 왕자로서 현진과 엘리넬 그리고 아제룬은 왕궁 내에 귀빈실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뭐든지 시켜만 주십시오.” 미모의 시녀 세 명이 각자 공작과 왕자 그리고 호위기사인 엘리넬의 시중을 들었다. - 강제 추행 모드 실행되었습니다. 이 시녀들의 경우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보통 평상의 일반 여성 캐릭터들을 강제로 범할 때처럼 카르마 수치가 상승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반항도 하지 않으므로 가장 손쉬운 관계를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옆에서 보고 있는 왕자와 엘리넬의 호감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오홋 그래?’ TITLE ▶33494 :: 26. 엘프의 고백 섬마을김씨(lastride) 05-01-19 :: :: 7953 뭐든지 시켜만 달랜다. 현진의 머릿속에는 온갖 야시러운 상상들이 넘실거렸다. 그렇지만 현진은 곧 상상을 식혔다. 지금은 발기부전 저주 덕분에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시킬 일이 없으니 쉬고 있거라. 아! 요기거리나 있으면 조금 가져오겠느냐?” “예 공작각하.” 현진은 그렇게 시녀를 물렸다. “저 왕자님. 목욕 시중을 들겠습니다. 욕탕으로 드시지요.” “아. 그래 주겠소?” 아제룬 왕자에게 붙은 시녀가 왕자를 데리고 욕탕으로 향했다. 그러나 엘리넬이 그녀를 저지했다. “왕자님의 목욕 시중은 내가 들 것이오. 그러니 나서지 마시오.” 왕자의 정체를 밝히지 않겠다는 그 굳은 의지의 표정에 시녀는 얼굴을 붉히며 몸을 비켰다. ‘저러다 잘하면 백합 되겠군.’ 섬마을김씨가 언급하던 재미있는 엔딩 중 하나가 바로 아제룬 왕자와 퓨리나 공주를 엮어주는 엔딩과 아제룬과 엘리넬을 엮어 주는 엔딩이었다. 물론 공작은 다른 여성 캐릭터와 잘 먹고 잘 사는 시나리오이고 말이다. 본디 아제룬 왕자와 퓨리나 공주가 결혼할 경우 염색체의 동질성으로 인하여 금방 혼인생활에 파국을 맞게 되지만 그 전에 능욕루트에서 주인공이 아제룬 왕자를 다른 여성캐릭터와 함께 2:1로 지속해서 능욕을 할 경우. 여성끼리도 쇼를 벌이는 2:1의 능욕이 잦으면 아제룬 왕자의 여성향 수치가 상승하고 마찬가지로 퓨리나 공주를 아제룬 왕자와 붙여 능욕하면 공작에게 능욕당하다가 결과적으로 여자끼리의 참맛을 알게 된 왕자와 공주는 유일무이한 여 + 여 커플로서 루시페리아 왕국을 다스리게 되는 참으로 웃지못할 시나리오로 갈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엘리넬의 경우 다른 여성 캐릭터와 붙일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남장을 하고 있는 엘리넬의 외모 덕분이었다. 지금 이 귀빈실에 있는 캐릭터들은 모두 남자인지 여자인지 헷갈릴 정도로 잘 생긴 미인들이었고, 특히 이 중 엘리넬은 여자이면서도 보이쉬한 매력을 풍겨 여성향 수치가 높은 여성 캐릭터들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었다. 그것을 레이드란 공작이 여자라는 사실을 약점으로 잡고 능욕하면서 여성향 수치를 상승시키면 엘리넬은 저절로 여자 사냥꾼이 되어 버리는 웃지못할 엔딩이 존재하는 것이다. 똑똑. 그 때 문 두들기는 소리와 함께 노출증 수치의 급상승으로 인하여 가슴도 작으면서 푹 파이고 다리를 드러낸 드레스를 입은 퓨리나 공주와 마찬가지로 레이드란 공작과의 여행으로 노출증 수치가 한계수치에 다다른 메르피 역시 성직자인 주제에 매우 얇고 시원해 보이는 옷으로 여기저기 살을 드러내는 옷을 입고 들어왔다. 그 뒤로 인간형으로 변한 채 현진의 명령으로 같은 암흑계열 속성인 공주를 시녀의 모습으로 섬기고 있는 헬루나와 나머지 변태척살단의 마법사 리즈엘. 그리고 엘프 레인저 에이디아가 따라왔다. 퓨리나 공주는 들어오자마자 달려와 현진에게 안겼다. “공작님!” “웁!” 크지도 않은 가슴에 파묻혔지만 맨살이 닿는 감촉에 현진은 차마 그녀를 밀칠 수가 없었다. “저 공주님 체통을 지켜주십시오.” 에이디아와 리즈엘이 그녀를 떼어내었다. 그녀 둘의 경우 현진의 촉수를 이용한 공격으로 인하여 공작에 대한 호감도는 최악이었다. 특히 처녀성을 잃어버리게 된 리즈엘의 경우 호감도가 공작을 죽여 버리려고 저주를 할 만큼 낮았다. 지금도 현진을 무슨 벌레보듯이 하는 것이 공주가 그토록이나 레이드란 공작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 영 못마땅한 모양이다. 어쩌겠나? 잘못한 게 있는데. 거기다 원래가 리즈엘이란 캐릭터 자체가 공작을 그다지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티격태격 캐릭터인지라 더욱 그랬다. ‘내비 둬! 체 호감도는 메르피하고 공주랑 아제룬 왕자, 그리고 엘리넬만 높아도 돼! 니들 다 필요 없어!’ - 그녀 둘은 공작님 다음으로 마법에 능한 캐릭터들입니다. 호감도가 어느 정도 있어야 공작의 명에 따라 전투에도 열의를 보입니다. 특히 최악의 호감도일 경우에는 동료로 따라 나서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신경쓰셔야 됩니다. ‘골머리 아프군.’ 전투를 선두 지휘하는 주인공 캐릭터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마냥 호감도를 천시해 둘 수밖에 없는 것이 호감도가 낮으면 말을 잘 안 듣거나 심지어 미사의 말대로 애초에 동료에서 빠져버리거나 하는 등의 일들이 발생하기 때문이었다. 현진은 덕분에 이 둘의 호감도를 살 계획을 짜느라 뇌를 굴려야 했다. “저 어인 일이십니까? 야심하지까지는 않지만 그래도 밤입니다. 남자 셋만 있는 방에 여성분들이 들어오시다니요.” “공작님이 보고 싶어서 왔어요!” 메르피와 퓨리나 공주가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그녀들의 공작에 대한 호감도는 현재 극도로 오른 상태였다. 능욕 루트로 가고자 한다면 ‘벗어!’ 한 마디면 즉각 벗을 수준이요. 순애 루트로 가고자 한다면 주인공에게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되는 각성 이벤트를 한 두 차례 남겨 둔 것에 불과했다. “저 남자 셋……이요?” 마계의 존재라는 것을 숨기기 위해 평범한 시녀로 변신한 헬루나가 물었다. 남성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그녀에게는 이 방에 있는 남자라고는 레이드란 공작 하나 밖에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현진은 즉시 헬루나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그녀는 알아서 입을 다물었다. “제 목적은 그것이 아닙니다.” 에이디아가 빙한계 속성을 지닌 이 다운 싸늘한 눈빛으로 공작을 보며 말했다. “그럼……무엇이지요?” “마왕을 잡아 공주님을 위기에서 구해 주신 것. 정말 감사하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습니다. 공주님을 납치하신 의도도 사실은 그것을 위해서였다니 뭐라 하지는 않겠고 속옷을 훔친 것도 공작께서 말하신 대로 고블린이 그랬다는 것으로 믿겠습니다. 쉬이 거짓을 말하실 분이 아니시니까요.” “그럼?” “어째서……그 줄기들을 이용해 저희에게 치욕을 주셨습니까……. 차마 공작이나 되시는 분께 따질 수는 없지만……저는 그 치욕을 절대로 잊을 수 없습니다.” 싸늘해 보이던 에이디아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그 모습을 보자 현진은 죄책감에 뭐라 할 말을 찾지 못했다. 공주 납치 시나리오로 가서 결국에는 보통 시나리오로 간 것과 비슷하게 마왕을 잡고 포트키의 영웅이 된다는 결과는 똑같았으나 그 다른 시나리오로 간 행적으로 인하여 쭈욱 동료가 될 두 여성 캐릭터는 노출증 수치와 호감도가 오른 반면, 나머지 두 여성 캐릭터는 호감도가 떨어졌으며 남성 혐오 수치가 상승하는 등의 스토리 외적인 부분에서는 이상한 수치가 많이 쌓였다. 더구나 저렇게 큰 마음의 상처까지 입히고 말았다. ‘야 어떻게 해! 미사!’ - 글쎄요. 무책임한 답변이었다. ‘얌마! 네가 글쎄요 하면 어쩌자는 거야!’ - 이런 괴상쩍은 시나리오로 오신 마스터 생각이나 좀 하십시오! 입력하신 공략집에도 제 데이터에도 이 두 여성들이 이런 마음의 상처를 받는 이야기는 없단 말입니다! 미사의 말투는 묘하게 화가 난 듯했다. 마스터인 현진이 여성들에게 심한 마음의 상처를 남겼다는 것에 대한 여성 인격으로서의 분노일까? 아니면 자꾸만 멀어져가는 야오이의 꿈을 이루어주지 않는 현진이 야속해서일까? 그것은 모르는 일이다. ‘별 수 없군.’ 현진은 앉아 있던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다음 에이디아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 명예를 최고로 중시하는 기사가 무릎을 꿇자, 모두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것도 기사 중의 기사라는 더블 마스터 레이드란 공작이 아닌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용서를 빌지 않겠습니다. 그저 레이디들에게 그런 상처를 준 저에게 이제는 명예라는 것이 필요 없을 뿐입니다.” 말은 청산유수였다. 그러나 그런 말이 여성들의 마음을 동요시켰다. - 아제룬 왕자와 퓨리나 공주, 그리고 에이디아의 호감도가 대폭 상승했습니다. 나머지 여성들도 헬루나 양을 제외 모두 소폭의 상승치가 생겼습니다. 띠링! “부하의 잘못은 내 잘못이기도 합니다. 저도 역시 무릎 꿇고 빌겠습니다. 그러니 이만 레이드란 공작을 용서해 주십시오.” 아제룬도 레이드란 공작의 옆에서 무릎을 꿇었다. 띠리링! - 아제룬 왕자에 대한 여성들의 호감도가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특히 리즈엘양의 상승폭이 큽니다. ‘허걱! 설마 라이벌이 왕자?’ 전체적으로 오른 호감도에 흐뭇해하고 있던 현진은 옆에서 아제룬이 여성들의 호감도를 빼앗아가 버리자 크나큰 위협을 느꼈다. 여자한테 꿀리는 기분이란……. “저, 일어나시지요. 황망스럽습니다. 다만……공작님께는 확답을 들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가장 피부가 하얀 에이디아의 얼굴에 홍조가 어렸다. 곧이어 그녀가 소리쳤다. “채, 책임져 주십시오. 공작 각하!” “무엇을?” “……결혼해 주십시오.” “에에에에엑!!!!” 갑작스런 고백에 현진은 눈이 약 3cm 가량 바깥으로 튀어나왔다. //////////////////////////////// 용량이 좀 적네요...뭐 학교 끝난 뒤 집에 와서 다시 손대면 황금빛 용량을 채울 수도 있겠지만..... 밤에 배틀로얄 무기가 지급되는 상황에서 어찌 될 지 한 치 앞도 알아볼 수 없는 상태라 그냥 있는 거 그대로 올립니다. TITLE ▶33587 :: 27. 신경지의 개척 섬마을김씨(lastride) 05-01-20 :: :: 11739 “저, 지금 뭐라고……?” “공주님이 공작각하를 마음에 두시고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정부인은 못 되겠지만 첩으로라도.” “아니 그러니까? 왜?” 에이디아의 호감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아니 그냥 알고 지내는 사이 정도의 호감도인 반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건 무슨 뚱딴지같은 프로포즈란 말인가? “저, 저희 엘프족은……처음 한 남자와 무조건 혼인을 치러야 합니다.” 이건 또 무슨 자다가 일어나서 옆에서 자는 사람 다리 긁는 소리? 우리의 현진군은 X대가리 잘못 놀린 적 한 번 없는 숫총각인데? “아니 나는……거시기 한 번 놀린 적이 없는데…….” “하지만……공작께서 어찌되었든 제 처녀성을 가져가셨지 않으셨습니까? 우리 일족은 처녀를 처음 잃게 한 남성을 무조건적으로 남편으로 섬겨야 합니다.” 하기야 촉수를 이용하여 확실히 두 여성의 처녀막을 파열시킨 범인은 현진이 맞았다. “그,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저는 당신에게 종속되어야 합니다. 부디 절 받아주십시오.” 에이디아는 무릎을 꿇고 있는 현진의 앞에 자신도 무릎을 꿇고 앉은 뒤 고개를 숙여 절했다. 한국 전통 여성의 절이었다. 어째서 이런 가상의 세계 아스테니아 대륙에 이런 절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그렇다치고. 다음 상황으로 넘어가도록 하자. 현진은 얼떨결에 자신도 같이 고개를 숙였다. 황당 그 자체였다. 능욕루트가 존재 하는지나 의심스럽다는 공략 난이도 별 다섯 개 짜리인 강경 보수파의 얼음덩이 엘프 에이디아가 이렇게나 쉽게 무너지다니! 섬마을김씨의 공략집을 잠시 인용해 보겠다. 루시페리아 R 공략. 그 다섯 번째. 얼음덩이 엘프 에이디아. 차가워 보이는 외모와 엘프라는 특이성 덕분에 인기가 높은 에이디아 양의 공략입니다. 특이하게도 순애 루트가 더 쉬운(물론 순애 루트가 쉽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능욕 루트가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서……) 능욕루트로 가는 방법은 분명 있습니다. 다만……그게 능욕루트인지나 의심스럽죠. 초장에 버릇을 잘 들여 놓으면 나중에 가는 족족 상대해 달라고 조르는 여타 여성 캐릭터들의 능욕과는 다르게 에이디아의 경우는 한 번 능욕을 했다고 해서 능욕루트로 접어들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하며 거기다……능욕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힘듭니다. 뭐가 힘드냐? 음약 등을 이용해서 덮쳐도 안 걸립니다. 수계 속성을 지녔는데 몸의 수분성분을 기화시켜 최음성분을 해소해 버릴 수도 있고, 덮칠 경우. 아무리 호감도가 높다 하더라도 결정타로는 절대 갈 수 없습니다…… 삽입순간 빙한마법 작동으로 인하여 거시기가 얼어 버리는……; 덫을 마련해 두고 있기 때문이죠. 거시기 얼어붙는 느낌 당해보신 분들 아실 겁니다. 끔찍하다는 걸. 레이드란 공작을 화염계 속성으로 해 놓고 플레이 할 경우에만 당하지 않을 수 있는데 그것도 거의 불가능합니다. 음마선사에게 색공을 배웠을 때만 가능하거든요. 결국 초반 능욕을 그곳은 건드리지 않은 채(그러니까 결합이 없어야 된다는 소리입니다. 애무는 가능)뿅 가게 만들어놔야 하는데…… 테크닉이 어지간히 좋지 않으신 분들은 모두 두 손을 다 들게 되어있습니다. 가장 능욕 포인트가 높이 오르는 그 부위에 애무 외에는 아무런 수작을 못 부리니 엄청 힘들죠. 그나마도 몸에 손도 못 대게 합니다. 음약도 안 먹히고 기타 것들도 안 먹히고 결과론적으로 순애 시나리오로 최대한 호감도를 올려놓아야 하는데 호감도 올리는 것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다른 캐릭터들과는 다르게 마땅한 이벤트가 없는데다가 호감도 아이템들의 효과도 크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골치 아픈 캐릭터라죠. 이 캐릭터의 공략 포인트는 ‘순애’입니다. 저조차 포기했습니다. 능욕 루트는 있기는 하지만 절대 권해드리지 않습니다. 능욕 루트로는 손 만 댈 수 있을 뿐 대가리는 못 놀립니다. 그러니 ‘XXX 엘프.’ ‘ 엘프 XXX’ 등의 애니를 보면서 엘프를 먹고 싶어! 라고 하시는 분들은 어렵긴 해도 능욕보다는 덜 어려운 순애 루트 쪽을 강력히 추천하는 바입니다. 그래도 이상한 점은 이 캐릭터는 어떻게 한 번 뚫어주기만 하면 그 이후로부터는 자기가 알아서라죠? 그 뚫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니라는 게 문제지만요. 그럼 순애 루트 공략을 시작해 보겠습니다……(중략) ‘크하핫! 그래! 나는 그 개척하기 어렵다는 새로운 경지를 이렇게 극복해 낸 거야!’ 강제적인 전투 상황에서 승자의 포효 시스템이 뜬 채 촉수기술을 이용. 묶어놓은 채 첫 개방을 시작시켜 결국에는 능욕 루트로도 가능한 시나리오로 오고 만 현진. 특히 이제는 미폐모의 창시자와 섬마을김씨를 동일인물이라 생각하는 현진으로서는 미폐모 시절 단 한 번도 뛰어넘을 수 없었던 섬마을김씨조차 해내지 못한 경지를 개척해 내었다는 성취감에 뿌듯해 했다. 드디어 놈을 넘어섰다고. 확실히 이런 에이디아의 고백은 현진과 같은 특수 상황. 그러니까 공주를 납치하면서 촉수를 이용 공주 이외의 나머지 여성 특히 능욕하기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닌 에이디아에게 발악을 할 기회를 주지 않고 촉수 수십개를 이용하여 결국에는 그 마지막 경지를 뚫고 엘프족의 전통에 따라 주인공을 따르게 하는, 정상적인 시나리오 흐름대로 따라갔다면 나오기 힘든 것을 개척한 보람감이란 어지간한 성취감 따위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건 그렇고 이제 남은 것은 이 엘프의 고백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였다. 첩이라도 상관없다라……. 일단 첩으로 만들어 둔 뒤 순애적인 요소로 나갈 수 있는 방법도 있었나? ‘에이디아의 순애 루트가 제법 감동스럽다고 하던데……어쩐다?’ 맺어지게 되는 고백 장면 이후로 엔딩으로 넘어가는 부분의 루시페리아의 백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 연애부분이 이 고백을 받아들이면 없게 되고 만다. 때문에 현진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에이디아를 딱히 공략하겠다고 정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런 시나리오를 포기하기에는 아쉽지 않은가? - 섬마을김씨 님과 그런 애증의 관계시라면 차라리 새로운 시나리오로 신 개척을 하신 다음 마스터의 이름으로 된 공략집을 작성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오랜만에 좀 정상적이고 들어 줄 만한 조언을 하는 미사였다. 그리고 게임 속에서도 조언이 들어왔다. “……공작. 아무리 마왕을 잡고 공주님을 구하는 등의 공을 세웠다. 하지만 뿌린 씨는 거둬야 하는 법이오. 영웅은 삼처 사첩을 꿰찬다고 하던데 이제 겨우 한 명 정도요.” “저기…… 삼처 사첩의 뜻은 알고나 하시는 말씀입니까?” 아무 것도 모르는 게 아니었던가? 여자? 그게 뭐요? 하던 왕자가 너무나도 빠삭해졌다. “세상을 구할 정도의 영웅에게는 많은 여자들이 따른다는 소리 아니요? 내가 바보인 줄 아시오?” “아니 지난번에 저와 멱을 감으실 때는 여자가 뭐냐? 라고 묻기까지 하셨잖습니까?” “공작은 정말 나를 무시하는 구려. 여기! 나와 엘리넬 경. 그리고 공작 등을 남자라 구분하고 여기 나머지 분들은 여자라고 말 하는 것이 아니오!” 왕자는 보기 드물게 화를 내며 말했다. 삐빅 소리와 함께 호감도가 소폭 하락했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하지만 현진은 그런 왕자에게 결정타를 먹였다. “그럼 이 두 구분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 “무엇이냐고요?” “……잘 모르겠소.” 아제룬은 고개를 푹 숙였다. 설치다 카운터 펀치를 먹은 셈이다. 현진은 그런 아제룬 왕자의 어깨를 두들기며 말했다. “나중에 확실히 가르쳐 드리도록 하죠.” “저……아직 제 제안에 대한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만…….” 다른 데 정신을 팔고 있었더니 에이디아가 붉어진 얼굴로 공작을 탓하듯이 말했다. 당연히 대답이 거절일 리가 없다. 미녀가 알아서 첩이 되어 주겠다는데 거절할 남자가 어디 있으랴? 물론 가끔 몇몇 영상매체에서는 부끄러움 등으로 인하여 거절하는 것도 심심찮게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일처 일부제라는 사회적인 배경이나 피치 못할 사정에서이지 남자라면 고자가 아닌 이상 결코 미녀가 자청한 첩살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물론 지금의 현진은 고자지만. “……좋습니다. 그렇게 책임을 지라 하신다면 당신을 제 여자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당신은 자유입니다. 굳이 첩실관계에 얽매여 저에게만 그리 하실 필요는 없다는 말씀입니다. 엘프들의 전통이 그렇다면 받아들이되, 당신에게는 아직 저에 대한 호감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으니까요.” 현진은 그녀의 고백을 받아들이면서도 한 가닥의 순애루트에 대한 희망을 남겨 두었다. - 에이디아의 호감도가 대폭. 리즈엘 그리고 퓨리나 공주의 호감도가 소폭 상승했습니다. 현진은 팍팍 오르는 호감도에 기쁨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저는 당신을 남편으로서 섬겨야만 합니다. 거짓된 관계란 용납될 수 없습니다. 배려는 고마우나 공작께서 원하신다면…… 기꺼이 몸을 바쳐야 합니다. 그런 건 이미 각오하고 있으니 너무 큰 배려를 해 주지 마십시오. 오히려 부담스럽습니다.” ‘기, 기꺼이 몸을 바친대!!!’ 솔직히 이렇게 에이디아가 고백을 하는 것 까지 오기는 했으나, 사라진 미폐모 창시자라고 굳게 믿고 있는 섬마을김씨의 공략을 여전히 신봉하고 있던 현진으로서는 결혼은 해도 호감도가 낮은 에이디아가 능욕에 쉬이 응해주지 않으리라 지레짐작하고서 그녀에게 자유를 주어 호감도를 올리려 했다. 그렇지만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니……이렇게 쉬운 능욕 루트로 접어드는 방법이 존재했더란 말인가! “앗 공작!” 흥분이 과다한데 아랫도리는 불능이라 쌓인 흥분수치가 코피를 쏟으며 기절이라는 매개체로 형상화 되어 한바탕 난리를 피웠다. - 공략 대상이 매우 많습니다. 카론 레이드란 공작의 외모와 직위라면 눈빛만으로도 오늘 밤 뼈와 살을 태워 줄 여성들이므로 잘 선택해 보시길 바랍니다. 기절 후. 깨어나서 공주를 따라 나선 왕궁 무도회. 미사의 말대로라면 다시없을 기회였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진에게는 현재 마왕의 임포텐스 저주가 걸려 있었다. “저기 혹시 괜찮으시다면 오늘 밤…….” “아뇨.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여유가 없긴! 남고 남는 게 시간인데! 으아 미치겠네!’ 벌써 귀부인과 영애들의 유혹만도 수차례가 넘었다. 그러나 현진은 그것에 반응해 줄 수가 없었다. 망할 저주 덕분이다. 그렇게 겉으로는 웃으며 여성들과 춤을 추면서도 속으로는 눈물을 흘리는 현진에게 미사가 차근히 조언을 건넸다. - 남자분들과는 가능합니다. 수비 모드시. “…….” 현진은 기분이 더욱 더 우울해졌다. 화내고 싶은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한 명의 여성과의 춤을 끝내고 음악이 바뀌자, 또 다른 귀족 영애가 공작에게 다가왔다. 역시 미모로만 따지면 한 가닥 하는 미모였다. 포트키의 귀족들은 루시페리아 왕국의 대공작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다. 공주라는 막강한 경쟁자가 있다고는 하지만 첩으로만 들어가더라도 소국인 포트키와 맞먹는 루시페리아 왕국의 대귀족 레이드란 가와 인맥을 맺을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외모부터 무엇하나 빠지지 않다 보니 더욱 더 쟁탈전은 치열했다. ‘제길 연예인들이 왜 힘든 줄 알겠다!’ 현진은 항상 연예인들은 그저 잘난 외모 타고 태어나 웃음을 팔면서 값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얼굴마담 정도로만 생각해 왔다. 그러나 그것도 보통일이 아닌 것이란 걸 루시페리아R이 깨닫게 해 주었다. 배경 잘난 초미남으로 활동하다 보니 이미지 관리하랴, 여자들 관리하랴, 속속들이 생겨나는 팬들 관리하랴 미칠 지경이다. 이 말이다. 게임 속에서나마 인기가 있는 것은 좋은데. 발기부전의 상태에서는 전혀 기쁘지 않았다. “제가 춤을 잘 못 춰서요.” ‘그럼 가서 찌그러져 있지 왜 와서 춤춘다고 난리셈?’ 이번에 상대방으로 붙은 영애는 쑥스러운 듯 웃으며 자신이 춤을 잘 못 춘다고 말했다. 저주만 아니었더라면 귀엽게 봐 줬겠지만 저주로 인하여 반응도 안 하는 데 저런 미소를 지어봐야 현진에게는 효과가 없었다. 그래도 인기인으로 활약하고 있고, 또 전작에도 이런 경험이 있었기에 현진은 별 표정 변화 없이 그녀들의 요구에 잘 응해 주었다. 현진은 영애의 허리를 한 손으로 감싼 채 춤을 추었다. 그런데 어째 영 기분이 이상했다. 이렇게 여성에 허리에 대고 춘 춤으로 파트너를 바꿔 간 것만 대 여섯 번 되었는데 허리에서 느껴지는 감촉이 영 수상했던 것이다. ‘……노 팬 티 다…….’ 그랬다. 어쩌다가 손이 잠시 미끄러져 허리에서 약간 더 아래로 내려갔는데 그곳에는 속옷의 감촉이 없었다. 그저 드레스 안에 있는 살갗이 그대로 만져졌던 것이다. 그렇게 현진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떨떠름한 표정을 짓자, 영애는 붉어진 얼굴을 돌리며 말했다. “어머나……몰라요.” 작은 목소리로 몰라요 라고 말하며 흰 면장갑을 낀 손으로 현진을 툭 치는 그녀……전투상황이 아니었지만 데미지 표시까지 떠올랐다. “어맛!” 어색하게 계속해서 춤을 추던 그 영애는 갑자기 구둣굽으로 자신의 드레스 자락을 밟더니 미끄러졌다. 그리고 드레스 자락이 그대로 쭉 찢어져나갔다. 새하얀 다리가 그대로 노출되었다. 그러면서 무도회장으로 넘어진 영애의 아랫도리가 오래된 영화 ‘원초적 본능’에서 샤론 스톤이 다리를 꼬는 것 마냥 꼬이더니 은근슬쩍 노출이 되었다. 이건 99. 99% 유혹하는 것이었다. /////////////////////////////////// 골디언 해머를 맞았답니다. 오늘 2연참합니다. TITLE ▶33659 :: 28.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섬마을김씨(lastride) 05-01-20 :: :: 11006 촉촉한 눈으로 뭔가를 원한다는 듯 공작을 바라본다. 딱 H씬 들어가기 전의 그 눈빛 아닌가! 이건! ‘으아 발기부저어언!!!’ 현진은 속으로 울음을 삼키며 애써 무뚝뚝한 표정을 유지하며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마침 한 곡이 끝나자, 곧바로 무도회장에서 떨어진 파티음식들이 즐비한 곳으로 도망치듯 걸어갔다. 현진은 보았다. 자기 뿐만 아니라 무도회에 참석한 아제룬과 엘리넬에게도 붙은 수많은 여인네들을 그렇다. 레이드란 공작은 공작이지만 아제룬은 훗날 루시페리아 왕국의 왕이 될 정식 후계자이지 않은가? 비록 지금은 내전에 휘말려 수도를 비운 빈껍데기 왕자이지만 여자같은 묘한 매력(사실 여자다)과 대국의 왕자라는 직함에 레이드란 공작 만큼이나 많은 여인네들이 달라붙고 있었다. NPC 여성들이 현진을 유혹하려고 쓰던 전략을 그대로 당하는 아제룬. 그러나 아무리 옷을 찢고 팬티를 안 입고 가슴을 노출시켜도 그는 꿋꿋했다. 왜냐? 여자니까. 엘리넬의 경우 중성적인 매력에 춤을 청하는 여인이 꽤 되었다. 하지만 레이드란 공작이나 아제룬 왕자와는 다르게 이런 노골적인 유혹을 받지는 않았다. 현진은 자리에 앉아서 음식에 손을 댔다. 물론 천박하게 보여서는 안 되니 최대한 고급스럽게. 그러자, 무도회장에서 먹을 거에나 손을 댄다는 것은 품위 없는 하류 귀족들이나 하는 거라고 수다를 떨어대던 귀족 여성들이 이제는 현진이 손 대고 있는 음식들 쪽으로 다가와 앉았다. 그렇게 줄줄 쫓아오는 여성들이 조금은 귀찮았지만 그래도 이런 음식이 있는 곳에서는 별 일 없겠지 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현진이었다. 그러나……. 가장 빠르게 쫓아와서 레이드란 공작의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은 여성이 음료를 따라서 고급스럽게 마시더니 손이 미끄러진 듯 컵을 놓쳤다. 그러자 가슴이 파인 드레스의 가슴 계곡에 보랏빛의 음료가 담겨졌다. “푸웁!!!” 소위 말하는 젖가슴 컵이라는 건가……. “아우 이걸 어째! 축축하게!” 그러면서 이제는 드레스의 가슴 부위를 밑으로 내리면서 풍만한 가슴을 노출시키지 않는가? 현진은 서지도 않을 거 괴롭게 저 광경을 보느니 차라리 고개를 돌리는 쪽을 택했다. 하지만 고개를 돌린 쪽에서는 더 아이러니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었다. “앗 뜨거워!” 이번에는 뜨끈한 국물 따위를 흘린 모양이다. 그러더니 그 여인은 드레스 자락을 위로 들어올리며 부채질을 해 대었다. 그러면서 다리서부터 다리사이까지 노출이 되었는데……유감스럽게도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 “쿨럭!!!” 이런 저급스런 유혹이라니! 아니 솔직히 이런 유혹이 너무나도 기쁘다. 그러나…… 지금은 발기불능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저주 덕분에 쓰지도 못하는 상황이 아니던가! ‘으허허허허헝!!!’ 늑대의 처절한 절규가 울려 퍼졌다. 마왕 처단으로 인하여 한참 축제 분위기인 포트키의 수도 루페른의 한 구역. 현진은 지금 축제가 한창 중인 왕성을 막 빠져나와 루페른에 존재한다는 마르스 성인용품점을 찾아 나서고 있었다. 암흑마왕 드라이어스의 발기 부전 저주를 치유할 수 있는 약 비오그라를 얻을 수 있는 그의 마르스 성인용품점. 지금 현진은 그곳으로 가고 있었다. ‘성인용품점이라면서……저렇게 간판이 커도 되는 거냐?’ 구석진 골목가에 있는 주제에 마르스 성인용품점은 커다란 간판을 내걸고 장사를 하고 있었다. 그 주위로는 비밀의 의상용품점 등이 자리해 있었다. 플레이어의 편의를 위하여 눈에 잘 띄는 곳에다 설치해 둔 것은 고맙지만 아무래도 음란스러운 간판을 큼지막한 걸로 걸어놓다니…… 포트키 왕국에는 경범죄도 없나? 어쨌든 마르스라는 한글간판에 그림으로 그려진 나체 여성 간판을 걸어 놓은 상점으로 현진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 드르륵. “……어서 오슈.” 거대한 덩치에 코에는 금빛의 수염을 기른 근육질의 덩치 주인. 마르스가 러닝셔츠 하나만을 입은 채 흉측한 겨드랑이 털을 노출시키고 있었다. 간판은 큼지막한 주제에 매우 좁고 답답해 보이는 구조로 된 상점이었다. 아 니 건물의 규모는 매우 커 보였고 보인 대로 넓기는 했지만 카운터와 많은 진열장들로 인하여 여러 사람이 발붙이고 구경을 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구조였다. 더구나 간판을 저렇게 크게 달아 마케팅을 했음에도 손님이라고는 레이드란 공작뿐이 없었다. “오랜만의 손님이구랴.” 물건에 먼지가 잔뜩 쌓인 걸로 보아하니 정말 손님은 많이 없는 듯 보였다. 현진이 척 보기에는 온갖 물건을 구비해 놓고 파는 것 같은데 어째 손님이 없을까? 퀘퀘한 암내가 코를 찔렀다. 물건들이 썩어나며 나는 냄새와 동시에 중년 남성인 마르스에게서 나는 매퀘한 냄새가 겹쳐 나는 고약한 악취였다. - 어머 멋진 남성분이시네요. 작업 한 번……. ‘초기화 시켜 버리기 전에 입 닥치고 찌그러져 있어.’ - 너무하세요! 이런 시스템도 엄연히 있는데. ‘무슨 시스템?’ - 상점 주인에게 마스터의 매력을 어필할 경우 뿅 간 상점 주인들이 물건의 가격을 깎아 주는 시스템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여기 이 사람도……. ‘상점 주인에게 매력을 어필하는 것은 여성에게 국한된다. 이 놈은 제외야!’ 현진은 날카롭게 미사를 쏘아 붙인 뒤. 카운터에서 말했다. “저기 말이요. 혹시……비오그라 있소?” 비오그라라는 말을 꺼내자, 마르스는 딱하다는 듯 혀를 찼다. “비오그라? ……쯧쯧 이런 나이도 젊은 친구가 어찌 그리 되었나?” “……이유는 묻지 말아주시오.” “알았네. 한 가지 말해두건데 거시기가 잘리거나 그랬을 경우에는 비오그라로도 절대 치료 못 하네.” “빨리 주기나 하시오.” “그건 가지고 왔나?” “그거? 아! 돈 말이오? 그 정도는…….” 현진은 주머니에서 돈을 꺼냈다. 돈은 처음 공작령 탈출 시나리오에서부터 이번 공주를 마왕에서 구하는 시나리오까지 해결하면서 퀘스트 달성비 조로 받은 게 꽤 되었다. 돈이라면야……. 그러나 마르스의 말은 달랐다. “아니. 물론 돈도 필요하지만…… 그걸 가지고 와야지.” “그거……라니? 뭘 얘기하는 거요?” “처방전.” “에???” 처방전이라니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뭔 소리요?” “이런, 이런, 이런 이런 손님이 꼭 하나씩 있다니깐. 하여간 이놈의 사람들이 이게 무슨 정력제인줄 아나! 꼭 비오그라를 그냥 가져가려고 해서 문제야. 이보쇼. 이건 말야. 정력제가 아니라 엄연한 발기부전 치료제라고! 그 러고 보니 형씨 같은 나이의 젊은이가 그게 안 설 리가 없는데 옛끼! 당장 비뇨기과 가서 처방전 받아오슈! 그럼 나 안 팔아!” 현진은 황당함을 금할 수가 없었다. 설마 판타지 세계관인 이 포트키 중립국에도 의약분업이 실시되고 있을 줄이야. 그 래 처방전 받아 오라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런데 어디가서 받아오란 말인가? 여기에 비뇨기과가 있기나 하나? “……저 비뇨기과가 여기 있기나 있습니까?” “없긴 왜 없어. 우리 집 나가서 오른쪽으로 쭉 가다보면 3갈래 길이 하나 나오는데 거기서 쭉 가다 보면 이슈렐 비뇨기과의원이라고 하나 있어. 거기서 진료받고 처방전 받아와. 어디서……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몰라!” ……약사이기나 하쇼? 성인용품점 주인장이 어디서 약사를 표방하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현진은 그 처방전이라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 성인용품점을 나섰다. “……진짜 있네.” 이슈렐 비뇨기과의원. 벽에다 광고조로 거대한 남근의 그림과 함께. ‘ 당신의 밤일을 지원해 드립니다’ 라는 문구가 적혀 있으며 엄연히 판타지 세계관을 쓰고 있는데 어째서인지 몰라도 적십자가 그려져 있는 진짜 병원이 있었다. 조금 당황스럽기는 해도 현진에게는 발기부전을 치유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때문에 그는 곧바로 병원문을 열고 들어갔다. 현대식 병원의 인테리어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만 그래도 병원 내부는 판타지 세계관답게 뭔가 시대와는 동떨어진 고전미가 느껴진다고 할 만한 실내 인테리어였다. “어머 어서 오세요.” 병원 원장이자, 유일한 의사이자, 매혹적인 외모를 지닌 미녀 의사 이슈렐이 비뇨기과 병원을 찾아 온 레이드란 공작을 반갑게 맞아 들였다. 이슈렐의 안내에 좀 더 실내 깊숙이 들어가자, 한 가지 눈에 띄는 문구가 있었다. 요금표였다. 요금표. 발기부전 진료 : 2000실버. XX 확대 수술 : 10000실버. 조루 치료 : 5000실버. 정력 강화 수술 : 12000실버. 성병 치료 : 20000실버. 테크닉 강의 : 일주일 중 5일. 가격 하루 당 600실버 씩 총 3000실버. 음약 성분 발출 수술 : 40000실버. 정관 수술 : 25000실버. 성전환 수술 : 60000실버. XX 복원 수술 : 100000실버. 기타 여성 질환들……은 빼도록 하자. “…….” 비싼 것은 둘째 치고 이해할 수 없는 항목들이 너무 많았다. 여기가 무슨 방중술 전수업소도 아니고 무슨 놈의 테크닉 강의며, 시대가 지금 어느 때인데 정관 수술이 있는가 하면, XX 복원 수술이라니……도대체 누가 이용하길래 이런 것들이 있냐는 말이다. “저……XX 복원 수술이라뇨? 그건 뭡니까?” “말 그대로 XX를 복원해 드리는 수술입니다. 전장에서 가끔 크리티컬로 거시기가 잘리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때 인공적으로 만들어 낸 것으로 대체를 하는 수술이죠. 커진 채 줄어들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나머지 기능은 모두 정상적으로 가동합니다. 없으신 분들에게는 꿈의 시술이라고 불리고 있어요.” “……테크닉 강의는 왜 합니까?” “의사는 말이에요. 병만 고치는 게 아니라 마음의 병까지 고쳐야 할 의무가 있답니다. 부족한 테크닉으로 생기는 마음의 병을 고치는 데에는 이만한 게 없거든요. 받으실래요?” “아뇨 그건 됐고, 음약 성분 발출 수술은 뭡니까?” “아~ 저것도 꿈의 시술 중 하나에요. 저 수술을 받으시면 몸에서 음약성분이 은연중에 나와서 바지를 벗고 꺼내기만 하면 어떤 여자든지 안 넘어가는 여성이 없답니다. 40000실버로 수술비는 싸지만 재료는 직접 찾아오셔야 해요. 왜요? 받으시게요? 재료 아이템이 뭔지 알려 드릴까요?” 몸에서 최음성분이 발출한다니……상당히 매력적인 수술이었다. “재료가 뭡니까?” “해구신, 도마뱀의 꼬리 20개, 주사기 하나, 스태미너 물약 20개, 상급 최음약 25개……(중략)아마 다 구하시려면 한 100만 실버 정도는 써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100만 실버라니……지금 장난하나? 어째 수술비보다 재료비가 더 비싼 거냐? 그것도 100만 실버면 레이드란 공작령 같은 넓지 막한 영지를 통째로 사고도 몇 만이 남는 엄청난 돈이다. 몸에서 최음성분을 발출시키는 건 좋지만 구해야 할 아이템도 너무 많고, 구하기 귀찮아서 사려고 하면 100만이라니……. 그게 아무리 좋아도 차라리 안 하고 말겠다. “어디가 안 좋은지는 알고 있는데. 무슨 문제인가요? 너무 작아서 고민이세요?” “아뇨……거시기……뭐시냐? 그게…….” 아무리 게임 상의 NPC라지만 그래도 여자인데다가 제법 매력적인 캐릭터다. 발기부전이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젊어 보이시니 발기 부전은 아닐테고. 설마 성병인가요? 얼굴을 보니까 여자들이 많이 붙게 생겼는데 무분별한 관계는 성병에 걸리는 등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답니다.” 그랬다. 공작이라는 작위를 이용한 무한 능욕이 가능한 루시페리아R 에서는 그 금제 중 하나로 발기부전, 카르마 수치와 함께 성병이라는 몹쓸 것을 만들어 놓았다. 성병은 딱히 매독이라든지 임질이라든지 하는 건 없고, 그냥 성병으로만 지칭되는데 현실과 같이 무분별한 성관계를 가졌을 경우 걸릴 확률이 높았다. 죄를 짓고 머리와 손만 묶인 채 하체를 홀딱 벗겨 놓고 거리에다 진열해 놓은 돌림빵용 여자 죄수나, 사창가의 여자 NPC들과 했을 경우 걸릴 확률이 높았고, 감염된 경우 서큐버스를 제외한 모든 공략대상 캐릭터들과의 관계시 성병이 옮아 호감도가 대폭 떨어지게 되는 시스템이 존재했다. 그치만 여타 플레이어들과는 다르게 루시페리아 R에서 아직 한 번도 써보지 못한 현진에게 그런 몹쓸 병이 걸려 있을 턱이 없다. 결국 현진은 이슈렐이 더 이상한 상상을 하기 전에 사실대로 말했다. 물론 얼굴은 새빨개진 채 그것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팍 숙였다. “……저 발기 부전 처방전을 받으러 왔습니다.” //////////////////////////////// 아크님의 골디언 해머 어택에서 살아남았습니다.(골디언 해머 다른 작가에게 황금빛 연참을 하게 한다. 하루 22KB이상) 19금 배틀로얄 만화책 전권 보유중인 본좌는 이 정도에 쉬이 죽을 인물이 아닙니다.(무슨 관계냐!!!) TITLE ▶33720 :: 29. 아이템은 함부로 버리는 것이 아니다. 섬마을김씨(lastride) 05-01-21 :: :: 10486 이슈렐은 레이드란 공작 같은 신체 건강하고 젊은 남자에게 발기 부전이 있다는 말을 듣고 크게 놀란 듯 한 손으로 입을 가렸다. “……어머! 어쩌다가!” “그것이……저주를 받아서 말이죠.” “저주라면……아 임포텐스(발기부전)저주의 경우에는 신관들이 치료를 해 주지 않죠. 고위급 신관들만 풀 수 있는데다가, 신성한 기운을 아랫도리에다가는 내릴 수 없다는 보수 성향의 분들이 워낙 많아서요.” “그러니까 여기서 진료받으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 처방전 좀 써 주시죠.” “……아하! 손님. 마르스의 성인용품점에 갔다 오셨죠?” “그런데요?” 이슈렐의 눈이 묘하게 작아졌다. “역시……비오그라를 얻으려고 했구나……! 손님! 그건 엄연한 발기부전 치료제라고요! 정력제가 아니라! 정력이 딸리면 그냥 여기서 정력 강화 시술을 받으세요! 꼭 이런 분들 있다니깐…….” “아니 그것이 진짜 나는 안 선다니깐요!” “그렇게들 말은 잘 하시죠. 그만 가세요. 안 써줄 테니. 이렇게 젊은 분이 벌써부터 약에 의존하시면 되겠어요?” "이 여자가 진짜라니깐!!!“ 현진은 발끈해서 소리쳤다. 사람이 말하면 좀 들어라! 이 여자야! 그렇게 큰 소리를 치자, 이슈렐도 조금은 믿어준다는 눈치였다. “정말이겠죠?” 하지만 말투에는 여전히 의심의 뜻이 강하게 어려 있었다. “진짜라니깐.” “후우 뭐 좋아요. 확인해 보면 알겠죠. 벗어요.” “엥?” “장사 한 두 번 해 봐요? 엥은 무슨 엥이야! 얼른 바지 벗어요. 확인하게.” “아, 알았습니다.” 비뇨기과 의원답게 벗어야 진료가 되었다. 미모의 여의사 앞에서 벗는다는 게 조금 꺼림칙하기는 했지만 여자들 보면 산부인과 의원 다니느랴, 치질 수술 받느랴 이런 경우에 많이 직면하지 않는가? 꺼내야 치료받을 수 있다면 기꺼이 꺼내야 하느니라. ‘가만있자. 정액 채취한답시고 할 때도 아마 이런 상태에서 야한 비디오 같은 것을 보여주고 채취를 하는 거였지?’ 그러나 판타지 세계관인 루시페리아R 의 세계에서 그런 것이 있을 턱이 없다. 과연 어떻게 진료할까? 궁금해 지는 현진. 곧이어. 스르륵. “헙!” 이슈렐이 입고 있던 흰 가운이 스르륵 흘러 바닥으로 떨어졌다. 곧이어 그녀는 아래 위 속옷차림의 몸이 되었다. “자 날 보고 야한 걸 상상해 봐요. 덮치면……죽을 줄 알아요.” 흥분지수는 극도로 뛰어올랐지만 저주에 걸린 공작의 아래는 속옷만 입고 있는 여성을 보고도 반응할 줄 몰랐다. “정말인가?…….” 끄덕 끄덕. 차마 말은 못하고 고개만 끄덕거리는 현진이었다. “아냐. 아직 자극이 덜 했을 수도 있어.” 그러면서 이슈렐은 병원 중앙부에 있는 기둥에 손을 대더니 손으로 몸을 비비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소위 말하는……스트립쇼였다. ‘아, 아무리 19금 게임이라지만…….’ 자극을 받아도 아무 소식이 없는 현진은 이런 상황이 매우 부담스러웠지만 원래 19세 이용가 미연시라는 게 대부분 이런 것이다. “어때요. 돼요?” 절레, 절레. “이상하네……. 별 수 없지. 의사의 의무를 완벽히 이행하기 위해서……몽땅 벗겠어요.” 쿨럭! 이슈렐의 속옷이 그녀의 몸을 여기저기 스쳐 지나가면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리고는 속옷 들로 가려져 있던 여성의 두 중요부위가 노출되었다. “정말 안 돼요?” 끄덕 끄덕. “자 봐 봐요.” 그녀의 엉덩이가 현진의 눈 바로 앞까지 차올라왔다. 푸훕!!! - 자극수치가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이 상황에서는 욕정을 무조건적으로 풀어야만 폭주를 막을 수 있는데 현재 발기불능 저주로 인하여 각혈을 통해 자극수치를 내리겠습니다. 곧이어 레이드란 공작의 코와 입과 귀에서 피가 쏟아져 내렸다. “정말 이군요.” “그랬다고 말했잖습니까?” “하하 미안해요. 너무 사기를 치시는 분들이 많아서요. 그렇지만 아직 진료가 남았어요.” “또 무슨?” “들어와!” 병원 한쪽 구석에 있던 자그마한 문짝이 열리고 한 소녀가 들어왔다. 채 대 여섯 살 정도나 먹었을까 하는 어린 여자애였다. “……어, 어린애!” 현진은 뭔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설마 이건……. “꼭 어린애들한테만 반응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로리콘 치유수술도 있으니 잠시만 기다리세요. 레니! 벗어!” 예상대로다. “이 여자야 제발 그만해!!!” 현진의 처절한 절규가 루페른 시내를 뒤흔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처방전을 얻은 현진은 바로 마르스의 성인용품점을 다시 찾았다. “오오! 다시 왔나? 처방전은?” “……여기있소.” 현진은 이슈렐에게 얻은 발기부전 치료제 처방전을 마르스에게 내밀었다. 이제 약을 내놓겠지라는 생각을 하던 현진. 그러나 곧 비오그라를 내 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마르스는 돋보기를 댄 채 처방전만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보다 못한 현진이 볼멘소리로 한 마디 했다. “아 약 안 내놓으시오?” “워낙 위조가 많아서 말이지. 조금만 기다려 이슈렐이 써준 처방전이 맞는지 좀 확인해 보고.” 위조까지 있다니……도대체 게임 속 NPC들을 왜 이렇게 까다롭게 만들어 놓은 거냐? “음! 이슈렐의 키스마크가 맞군. 그나저나……자네 인생도 불쌍하구만. 어쩌다 그 젊은 나이에…….” “저주요 저주! 그 이전만 해도 확실하게 됐다구!” “뭐 좋네. 하지만 아직 남은 게 있는걸?” “이번에는 또 뭐요?” 현진은 짜증스럽다는 듯이 대꾸했다. 이 고생을 했는데 또 무슨 소리를 하려고? “일단 돈 5000실버가 필요하네.” “여깄소.” 현진은 즉각 5골드의 가치를 지닌 금화를 내밀었다. “아니 돈도 돈이지만 돈보다 더 중요한 게 하나 있다네. 비오그라는 여간 귀한 약이 아니라 말이야.” “또 뭐요?” “좀비의 납이빨 2개를 구해 오도록 하게. 돈하고 처방전은 이미 받았으니 그것들만 구해 온다면 곧바로 비오그라를 내 주겠네.” ‘쳇 역시나 아이템을 찾아오라는 퀘스트인가?’ 솔직히 발기부전 치유 퀘스트가 고작 처방전 하나로 끝날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뭔가 잡템을 구해오라고 할 것 같았는데 마르스가 진짜로 그렇게 잡템을 요구한 것이다. “알았…….” 흔쾌히 대답하려던 현진은 순간 무언가가 떠올랐다. ‘좀비의 납이빨……2개 나온 거……버려버렸다!’ 현진은 그대로 석상이 되어 굳어 붙었다. 좀비의 납이빨. 그것은 분명 지난 번 마왕의 아지트로 잠입할 때 입구인 동굴을 지키던 수많은 좀비들을 학살했을 때 좀비의 생명력과 함께 두 개인가 떨어졌었다. 그러나 그때는 20실버도 안 되는 싸구려라는 말에 그 가치를 모르고 그냥 그대로 던져버렸는데……지금 마르스가 그것을 요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그래 거기로 가 보면 떨어져 있겠지.’ - 취득하지 않은 아이템은 3일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사라집니다. ‘그, 그래 다시 잡다 보면 나오기야 하겠지.’ - 좀비의 납이빨은 지난 번 말씀드렸듯이 좀비의 생명력과 거의 맞먹는 수준의 드롭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대지폭발로 몇 번 밀어버리면 되겠지.’ - 드라이어스의 마왕 미궁 외에 좀비가 그렇게 몽땅 나오는 사냥터는 없습니다. 한 두 마리씩 찔끔찔끔 리젠 되지요. 미사의 한 마디 한 마디는 현진이 그나마 가지고 있던 한 가닥 희망마저 와르르 무너뜨렸다. ‘그럼?’ - 노가다만 남았습니다. 수집품 상인들이 팔수도 있기야 하겠지만 루페른의 시장은 협소하여 많은 물품을 구할 수가 없습니다. ‘야 한 나라의 수도에 시장이 왜 협소해?’ - 물론 시장은 하루 종일 구경해도 모자랄 정도로 넓습니다. 다만 루시페리아 왕국의 수도만큼의 상품 공급력은 떨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수요가 거의 없다시피 하는 좀비의 납이빨이니 루시페리아 왕국의 수도에서도 구할 수 있을지나 의문스럽군요. 하지만 혹시 모르니 뒤져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길 알았다!’ 바로 끝낼 수 있었던 노가다를 다시 하게 된 현진은 속이 편할 리 없었지만 빠른 발기부전의 치유를 위하여 루페른의 장터를 향해 갔다. 그러나 장이 열리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포트키의 왕이 축제일과 휴일을 선포하는 바람에 모두들 축제를 즐긴답시고 장터를 열지 않은 것이다. 생필품 상점 몇 군데는 열려 있었지만 말 그대로 생필품들을 다루는 데지, 좀비의 납이빨과 같은 기타 잡템 등을 파는 수집품 노점상들은 하나도 없었다. - 아마도 축제로 인하여 며칠간 장을 열지 않을 모양입니다. ‘미사. 이 부근에서 좀비가 가장 많이 나오는 데가 어디냐?’ - 마왕 드라이어스의 미궁이 가장 많이 나옵니다만 마왕의 죽음으로 인하여 그곳은 보통 동굴이 되어 좀비가 더 이상 출연하지 않습니다. 무너져 들어갈 수도 없고요. 좀비가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이라 하면 루시페리아 왕국의 제르난드 후작령의 카샤 동굴이 그 다음으로 많습니다만 반대파의 세력이기 때문에 제한구역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 주변에서 가장 좀비가 많이 출연하는 곳이라 하면 루페른 공동묘지 부근과, 가르랑 평원이 있습니다. 가르랑 평원의 경우 게임 설정 상 큰 전투로 수십만의 병사가 죽은 곳. 답게 언데드 몬스터들의 출연이 많아 좀비의 개체 수도 많지만 6~70대의 데스 나이트들이나 리치들이 출연하는 등 고레벨의 사냥터라 물약 등의 준비가 충분해야 합니다. 루페른 공동묘지 부근은 그에 비해 좀비의 개체 수는 떨어져도 좀비 외에 다른 몬스터라고는 구울과 묘지기뿐이 없으니 그곳으로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좋아 그럼 그리로 가지!” 현진은 호기롭게 소리쳤다. 비록 지난번에 얻을 수 있었던 아이템들을 모르고 버려 이런 재 노가다를 하게 된다는 것이 솔직히 마음에 안 들었지만 발기부전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 노가다는 감수해야 하는 법! 일반 좀비들을 상대 하는 데에는 준비가 필요 없었다. 공작령 탈출 시나리오 때부터 기본 아이템으로 들고 다니던 대지검 카이나드 세이버를 들고 루페른 공동묘지 쪽으로 달려가는 현진이었다. 우어어억! 우워억! 어두운 밤. 사람들의 발걸음이 뚝 끊긴 으스스한 공동묘지에는 사람의 형상이지만 이미 사람의 범주에서 벗어난 사람들과 형광불빛과 비슷한 미묘한 녹색의 빛을 뿜는 검신이 어두움을 밝히고 도깨비불처럼 춤을 추었다. - 축하드립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현재 레벨은 83입니다. 능력치 상승 폭은……. “됐어. 닥쳐.” 미사가 특별히 남자를 밝히는 등의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현진은 무서운 말투로 미사에게 말했다. 현재 그는 짜증이 날 대로 난 상태였기 때문이다. RPG게임에서라면 그 누구든지 환영하는 레벨 업도 반갑지 않았다. “……빌어먹을!” 레벨 82였던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 보통좀비 레벨 7과 고급좀비 레벨 20짜리들을 잡아서 레벨을 올리려면 대략 수 만기의 좀비를 학살해야만 가능했다. 챙그랑! 현진은 집고 있던 검을 내던졌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열 불나 미칠 것만 같았다. “왜 안 떨어져! 왜! 제기랄! 이거 19금 게임 맞어? 이거 발기부전 저주 좀 고치자니깐 뭐 이렇게 방해되는 게 많냔 말이다!!!” 수 만기의 좀비를 학살했음에도 현진은 좀비의 납이빨을 하나도 얻지 못했다. 안 되는 놈은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딱 그꼴이었다. 지난 번 마왕의 미궁 잠입 때는 겨우 몇 백기의 좀비를 잡아서 두 개의 좀비의 납이빨을 얻을 수 있었던 그였다. 그러나……어찌 된 시스템인지 몇 백대 2의 확률로 떨어져야 할 좀비의 납이빨이 몇 만 번을 했는데도 드롭이 됮 않는 것이다. “이딴 게 다 뭐야! 응! 이딴 게!!!” 현진의 손에서는 적갈색의 빛을 띄는 보석 수십 개가 땅바닥으로 내던져졌다. 레어 급 아이템 좀비의 생명력. 좀비의 납이빨과 비슷한 확률로 드롭 되는 이 레어 아이템은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굳이 필요하지도 않는데 좀비 몇 백 마리를 잡을 때마다 꾸준히 떨어졌다. TITLE ▶33831 :: 30. 강도돌변 섬마을김씨(lastride) 05-01-22 :: :: 7226 “……이동한다. 미사 가르랑 평원으로 간다!” 현진은 더 이상이 루페른 공동묘지에 연연해하지 않았다. 이런 저주받은 곳 따위에 더 있고 싶지도 않았다. 좀비가 조금 더 많은 곳. 그곳으로 간다! 휘이이잉~ 바람소리와 함께 풀 몇 포기 나지 않은 황야에는 모래 바람이 매섭게 몰아쳤다. “…….” 그곳에 한 자루의 검을 들고 긴 머리를 바람에 날리는 검사가 서 있었다. “헉, 헉, 헉, 헉.” - 축하드립니다. 레벨 90에 이르셨습니다. 10단위 추가 포인트 부여로 모든 능력치들에 대폭 향상됩니다. 호칭 앞에 그랜드가 붙게 되었습니다. 정력 등도 대폭 강화됩니다. “……대체 내가 뭐하는 짓이람?” 가르랑 평원. 대륙 삼강의 세계 전쟁이 벌어졌을 때 수백번의 혈투와 접전으로 무려 수십만이 뼈를 묻었다는 언데드 몬스터의 천국. 좀비의 개체 수 외 기타 언데드들도 엄청나게 많은 이곳에는 레벨 7~80대의 데스 나이트, 리치, 듀라한, 스켈레톤 킹, 언데드 기마 등 그야말로 암흑계 속성을 지닌 언데드들의 천국으로 성속성의 캐릭터(메르피)를 키울 때 오면 좋은 고렙 사냥터였다. 몬스터들도 많고 고레벨 몬스터들도 많은, 그래서 80대 레벨의 카론 레이드란 공작의 캐릭터가 목숨이 위험할 정도의 무서운 사냥터. 단순히 좀비가 많다는 것과 루페른 공동묘지에서 나오지 않는 좀비의 납이빨을 구하기 위해 이곳을 사냥터로 택한 현진은 몰려드는 고레벨 몬스터들을 상대하느라 원래의 목적인 좀비는 그다지 많이 잡지도 못한 채 죽음과 맞선 사투를 벌였다. 발기부전을 치유해야 한다는 목적도 잊은 채, 아니 하도 안 나오는 좀비의 납이빨에 이미 해탈의 경지에 들어선 현진은 그저 사냥을 즐겼고, 게임 상에서 이틀 밤낮을 꼬박 새 가면서 몬스터들과 맞서 싸웠다. 고레벨의 몬스터들과의 전투로 현진은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온갖 암흑계 속성을 지닌 레어, 유니크 아이템들이 그것이오. 뼈를 깎는 수련 끝에 얻은 레벨이 그것이었다. 최고레벨 100. 오직 드래곤 캐릭터나 신급 캐릭터만이 넘을 수 있는 그 레벨 100의 경지에 근접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현진이 여기에 온 소기의 목적이 무엇이었던가? 발기부전 저주를 잡기 위해 퀘스트 아이템 좀비의 납이빨을 얻으러 온 것 아닌가? 그리한데 현진은 어처구니없게도 그 목표는 이루지도 못한 채 뜻하지 못한 레벨 상승만을 이루어냈다. 소 뒷걸음 질 치다 쥐 잡은 격이라고나 할까? 어찌되었든 패키지 게임 속이지만 카론 레이드란 공작의 캐릭터는 거의 무적이 되어가고 있었다. 몬스터들의 소굴인데다가 죽어도 되살아나는 언데드 몬스터들답게 시체에서 되살아나고 또 다시 리젠되는 몬스터들. 83레벨 때만 해도 그들에게 고생을 겪었던 현진이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90이라는 레벨의 경지를 넘음과 동시에 그에게는 그랜드 더블 마스터라는 칭호와 함께 새로이 강해졌다. 더욱이 고가의 아이템들을 몽땅 얻어 자금력이 풍부해 졌음은 물론이다. 허나 그것이 다 무슨 소용이랴? 이 게임은 RPG이기도 하지만 엄연히 여자를 꼬시는 미연시다. 여자를 꼬셔서 침대방으로 데려 간 다음 힘을 쓰는 것을 의도로 만들어진 게임인데 검보다 더 중요한 세 번째 창은 고개를 숙인 채 여전히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별 수 없군.” 현진은 청홍에 혓바닥을 가져다 대었다. 그런 그의 눈에는 요기가 충만했다. “제깟 놈이 뛰어 봤자 벼룩이지. 마르스……귀족의 신분으로 죽여버리고 재산을 전부 압수해 버리겠다. 그 중에 비오그라가 없을 턱이 없지. 흐. 흐흐흐 크하하하하!!!” 비록 마르스 성인용품점 주인 마르스가 포트키의 주민이라고는 하나 게임 내에 존재하는 귀족법에 따르면 공작인 레이드란의 신분으로 충분히 그에게 누명을 뒤집어 씌워 죽여도 죄가 되지 않을 만했다. 무엇보다 루시페리아 시리즈는 자유도가 매우 높은 게임이다. 판타지라는 세계 배경과 공작이라는 작위. 그리고 광범위한 세계관은 어떠한 시나리오로도 갈 수 있도록 설계가 되어 있다. 원래의 목적인 왕국을 아제룬 왕자에게 되찾아 주고 여성과 연애를 즐기는 거에서부터 세계정복, 암흑가 하렘, 공주 납치, 아제룬 왕자를 배반한 후 2왕자 크라에룬의 편에 서서 왕자를 노예로 길들이는 등의 여러 가지 엔딩이 존재한다. 하물며 시나리오에 큰 역할도 끼치지 않는 성인용품점 주인 따위야 죽여 버리면 그만이지 않은가? 죽여 버린 뒤 비오그라를 찾아서 복용하면 끝이다. 뿐만 아니라 성인용품점의 모든 것을 자신이 차지할 수 있다. - 마스터 하지만 그렇게 하셨을 경우 카르마 수치가……. “닥쳐라. 내 말에 토 달지 마라. 네 년이 할 소리래봐야 그런 멋진 남성을 어찌 그리 죽이려 하십니까? 따위겠지.” - 마, 마스터? 발기부전의 한. 그리고 그것을 풀지 못한 한은 현진을 폭주 상태에 이르도록 했다. “……죽인다! 그리고 뺐는다!” 그렇게 현진은 강도로 돌변했다. “어 왔나?” 마르스 성인용품점으로 복귀하자, 마르스는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으로 현진을 맞았다. “……비오그라 내놔라.” “그래. 좀비의 납이빨은?” “못 구했다.” “에잉? 그런데 왜 왔어?” “좋은 말로 할 때 내놔라. 돈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주겠다. 어서.” 고레벨 사냥터에서 놀며 주운 아이템만으로도 엄청난 돈을 보유할 수 있게 된 레이드란 공작. 돈이라면 얼마든지 줄 수 있었다. “좀비의 납이빨 따위보다 많은 돈이 더욱 필요할 거다. 어쩌겠나?” “거 참 안 된다면 안 되는 줄 알고 어서 좀비의 납이빨이나 찾아오게!!!” “지금 나를 능멸하는 것인가?” “능멸은 무슨! 어쨌든 그것을 가져오지 않으면 나는 못 파니 알아서 하게나!” “마르스……루시페리아 왕국의 대공작 레이드란 가의 수장인 이 카론 레이드란을 지금 무시했다?” 목소리를 음산하게 깔고서 말하는 현진. 하지만 마르스는 코웃음만 칠뿐이었다. “하이고? 루시페리아 왕국의 대공작 레이드란 공작이시라고? 에라! 농담을 할래도 좀 믿을 만한 걸로 해라! 네가 레이드란 공작이면 나는 크론셀레리아의 구국영웅 크랙시아 마르스다!” 전작 루시페리아를 플레이 해 봤던 현진은 크론셀레리아의 구국영웅 크랙시아 마르스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 대륙 최강자들 중 하나였는데 이름만 나올 뿐 크론셀레리아와의 전쟁 등 그 어느 곳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적은 없었다. - 저 마스터 아무래도 시나리오상의 어떠한 문제가 생길지 모르니 세이브를 해 두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아무데나 해 놔라!’ - 네. “자꾸 날 능멸한다면 네놈의 목을 베겠다.” “이거 미친놈이구만 훠이! 어서 꺼져!” “평민이 귀족을 능멸할 경우 즉결처분되어도 할 말이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겠지?” 현진은 마치 귀족특권주의에 빠진 고위층처럼 행동했다. 물론 게임 속에서는 고위층 귀족인 공작이지만 현실에서는 민주주의 사회의 소시민일 뿐인 현진을 이렇게 나오게 만든 것은 단연 발기가 안 되는 엿 같은 저주덕분이었다. 귀족이 사용하는 말투는 단연 아니었지만 그래도 귀족스러운 면모를 보이자 마르스도 조금은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마지막으로 말한다. 비오그라를 내 놔라. 그렇다면 살려 주겠다.” 하지만 근육만큼이나 깡도 제법 센 지 마르스는 똥배를 내밀며 버텼다. “못 준다. 좀비의 납이빨을 가져와라!” “그럼 별 수 없지. 죽는 수밖에.” 폭주 현진은 청홍과 카이나드 세이버 두 자루의 검을 동시에 뽑았다. 그리고는 외쳤다. “반월검기!!!” 그의 손에서 두 자루의 검이 휘둘러지더니 초승달 모양의 마나가 집약된 기운이 생겨났고 곳이어 그것들은 마르스를 덮쳤다. 쿠콰콰콰!!! 마르스 뿐만 아니라 반월검기에 마르스 성인용품점이 초토화되었다. 진열장이 박살나고 벽이 뚫리고 기둥이 절단나면서 무너져 내리는 턱에 쌓였던 먼지들이 자욱이 일어났다. //////////////////////////// 쿨럭....죽겠습니다. 편두통이 너무 심해요... 거의 못 쓰고 결국 배틀로얄에서 죽을 수는 없어 저용량 연재합니다. 양해를...하지만 내일 날짜로 한 편 더 올라올겁니다. 아무래도 어느 정도는 써 놓고 쉬어야 겠죠? 유조아 투데이 베스트나 한 번 노려볼까 했는데 그냥 잠이나 자야겠군요. TITLE ▶33930 :: 31. 은거고수 섬마을김씨(lastride) 05-01-23 :: :: 10118 엉망이 된 가게 안. 현진은 그곳에 서서 먼지가 걷힐 때까지 기다렸다. 마르스가 먼지가 걷히고도 없다면 그는 이미 죽은 것이다. 그러니 여기서 비오그라만 찾아서 나가면 된다. 먼지가 대충 가라앉고 현진은 이곳 저곳을 살폈다. 마르스가 없었다. 아마 방금 전 일어나던 먼지와 함께 화해 사라진 것이리라. 그러나 제 3의 눈 스킬이 발동되었다. 뒤에서 무언가의 움직임이 있었다. “읏!” 길쭉한 할버드의 도끼 부분이 레이드란 공작의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데미지 표시는 적었으나 엄청난 회피력을 지닌 레이드란 공작의 캐릭터에게 이 정도의 공격을 맞출 수 있는 이가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정말이었나? 레이드란 공작?” “……!” 마르스는 길다란 할버드를 들고 있었는데 거기에서는 강철을 벨 수 있게 만들어주는 스킬 오러가 씌여 있었다. 최소 레벨 50 이상은 되어야 쓸 수 있는 것인데……. “네놈……어떻게 살아있지?” “내 이름은 크론셀레리아의 크랙시아 마르스. 포트키에 자리를 잡고 성인용품점이나 운영하며 조용히 살려고 했는데 이렇게 깽판을 놓다니……용서할 수 없다!” ‘이건 사기닷!!!’ 현진은 하도 어이가 없어서 이성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름으로만 몇 번 나오던 전작 루시페리아의 크랙시아 마르스가 미연시로 컨버전된 루시페리아R에서 새로 생기게 된 마르스 성인용품점의 주인일 줄이야! 이런 개연성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플레이어 엿 먹이는 스토리라인이라니!!! 그것도 그냥 평범한 도구상인이나 엄청난 무기를 알아보는 무기상인이면 또 몰라! 왜 성인용품점에서 발정제 같은 거나 팔고 있냐 이 말이다! ‘어떤 시나리오 작가놈인지는 몰라도 걸리기만 해 봐라!’ 현진은 이를 갈며 크랙시아 마르스의 NPC 정보를 호출했다. NPC 정보 이름 : 크랙시아 마르스 직업 : 전직 크론셀레리아 왕국의 근위기사단장. 현재는 성인용품판매업자. 레벨 : 79 속성 : 화염계 특징 : 크론셀레리아의 구국의 영웅이라 불리던 무인이자, 레이드란 공작과 어깨를 견줄만한 대륙 최강자 중 하나. 모종의 이유로 조국을 버리고 포트키 중립국에서 성인용품판매업자로 새 삶을 시작한다. 그에게 시비를 걸거나 하지 않을 경우 결코 그의 정체를 알 수 없다. 창술의 대가이자 화염계열의 능력자이나 마법은 쓰지 않는다. 초필살기는 폭열창. ‘제기랄 왜 이런 놈이 이런 데에 처박혀 있냔 말이다! 크랙시아 마르스라는 숨겨진 캐릭터를 찾아내기야 했다지만 이래서야 죽이고 비오그라 빼앗기도 어지간히 힘든 게 아니잖아!!!’ 레벨은 현진이 더 높았지만 방심할 수 없는 레벨에다가 대지계열의 속성을 지닌 레이드란 공작에게 특히 강한 화염계열의 속성을 지닌 크랙시아 마르스다. - 루시페리아R 에서는 이런 플레이어들의 상점 약탈로 인한 아이템 획득을 막기 위하여 포트키 수도 루페른이나, 레이드란 공작령, 루시페리아 왕국의 수도 등. 취급하는 아이템이 고급인 곳에는 이런 은거 고수들이 숨어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한 무기상점의 경우 드래곤이 상점 경영을 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 아무리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라고는 하나 현실 사회에서 금기시하는 난잡한 성생활이나 학살, 강도짓을 그리 쉽게 하게 놔 둘 리가 없다. 그렇기에 조금 어긋나는 스토리에는 이렇게 저항이 많은 것 아닌가? ……결과적으로 강도짓 하지 말라는 소리나 진배없었다. 그러나 비오그라를 얻고자 하는 발기부전의 악몽을 떨쳐내려는 현진의 의지는 강했다. “무한 난자!!!” 현진은 기습타를 노려 마르스를 공격했다. 체력이 한 방울도 남지 않을 때까지 그야 말로 무한의 연타공격을 가하는 기술 무한난자. 이거 한 방이면 제아무리 마르스가 레벨이 80대에 가깝더라도 사망할 수밖에 없다. 허나 애초에 명중률이 그다지 높지 않은 기술이었던지라 마르스는 가뿐히 피해낸 뒤 창대를 날렸다. “파이어 스피어!!” 푸칵! 땅바닥을 긋던 마르스의 할버드의 끝부분에 마찰열로 인한 불꽃이 붙더니 곧이어 할버드 전체가 불꽃에 휩싸였다가 그 할버드를 감싸던 불꽃이 소용돌이를 일으키면서 현진을 향해 날아왔다. “윽!” 머리 위로 데미지 표시가 떠올랐다. 단순한 불꽃 공격이지만 연타 공격이라 데미지는 컸다. 더군다나 화염계의 대지계열에 강한 보너스 데미지까지 추가되어 더욱 타격이 컸다. “창기돌격!!!” 화염이 걷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르스는 창대를 곧게 세우고 무기에 공격력을 증가시키는 오러를 씌운 창으로 레이드란 공작에게로 돌격해왔다. 신창합일이 된 몸체가 그대로 돌진해 들어왔다. ‘느리다!’ 저레벨들에게는 결코 피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코뿔소의 돌격과도 같았겠지만 레이드란 공작. 특히 가르랑 평원에서의 사투를 펼치고도 살아남아 90레벨의 경지에 이른 현진에게는 느리게 보일 뿐이었다. “덩쿨의 속박!!!” 몸을 피해낸 뒤 현진은 바로 덩쿨의 속박으로 마르스의 다리와 창을 잡았다. 그러자 앞뒤 가릴 것 없이 창과 함께 돌격하던 마르스는 레이드란 공작을 할버드에 꿰지도 못한 채 발목이 식물의 줄기에 잡혀 볼성사납게 자빠졌다. 그런 마르스에게 레이드란 공작이 소환해 낸 단단한 식물의 줄기들은 넘어진 상태의 마르스를 땅바닥에 그대로 고정시켰다. 마치 실을 뿜어내어 누에고치가 되는 애벌레처럼 마르스는 초록색의 식물 줄기들에 가려져 이제는 보이지도 않았다. “…….” 현진은 말없이 하나의 누에고치가 된 마르스에게 다가가 검을 높이 치켜들었다. “잘 가라!” 그렇게 누에고치를 뚫고 들어가려는 레이드란 공작의 청홍검. 그러나 막 식물의 줄기에 닿을 때. 그 식물들에서 불꽃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화르르륵! “윽!” 그 치솟아 오르는 불길에 대지계열의 속성을 타고 난 레이드란 공작의 몸체를 가지고 있던 현진은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뺐다. 뜨거움을 버틸 수 없었던 탓이다. 치솟아 오르는 불길에서 몸을 빼자, 화염 속에서 검은 인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화염은 다 얼마 안 가 걷혔지만 그 안의 인간에게는 화상의 흔적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었다. “폭열창!!!” 빠른 속도로 창을 앞세워 돌진해 오는 마르스. 그리고 그의 할버드에는 불꽃이 치솟아 하나의 불덩이 꼬챙이로 바뀌었다. 너무 빠른 속도라 현진도 피하는 게 약간 늦었다. 때문에 현진은 할버드의 창날에 옆구리를 허용해야만 했다. “크흑!” 데미지가 컸다. 고통은 애초에 적게 느껴놓는 설정을 해 놓았던 지라 실감나지 않지만 눈 앞에 뜨는 HP표시의 붉은 막대가 반절에 가깝게 투명한 색깔로 변해버렸다. 할버드라는 공격력이 강한 창에, 크랙시아 마르스라는 고레벨 캐릭터에 스텟 역시 대부분 힘에 치중 되어 있었던 데다가 속성에 따른 변환타격치까지 하여 현진은 큰 타격을 입었다. ‘그나마 피해서 다행이……!’ 그래도 빠른 회피력으로 스쳐서 맞아 다행이라고 안도하던 현진은 마르스의 할버드가 스쳐지나간 부근에서 갑작스런 화염의 기운이 뭉치는 것을 발견했다. “허초 였던가!!!” 당황하기도 전 거대한 폭발에 현진은 그대로 휩쓸렸다. 완전히 박살난 상점에서 몸을 일으킨 마르스. 승자는 그였다. 하지만 그는 영 큰 거 보고 뒤 안 닦은 거 마냥 뭔가가 찝찝했다. 수준은 분명 레이드란 공작이 더욱 높았다. 레벨 90대. 레벨 79. 더블 마스터라 마법 쪽에도 제법 많은 투자가 되어 신체능력은 동레벨의 순수 전사들보다 조금씩 딸린다고 하지만 마법 쪽에 많은 투자가 되었을 경우에는 공격력, 방어력을 비약적으로 끌어 올려줄 수 있는 오러의 긴 사용이 가능한데다가, 약 11에 달하는 레벨 차는 아무리 순수 전사로 전투력에만 투자를 한 캐릭터도 조금은 여유 있는 차로 벌릴 만한 레벨이었다. 마르스가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레이드란 공작의 방어력을 뛰어넘는 공격력과, 화염계의 스킬을 통해 대지계열의 레이드란 공작에게 두 배 가량의 타격치를 주었기에 가능했다. 그렇기에 비오그라에 이성을 잃고 달려들던 현진을 저 붕괴된 돌덩어리들 밑에 묻을 수 있었다. “젠장. 그나저나 바보짓도 엄청난 바보짓을 했군……안에서 깽판을 쳤으니…… 어쩌냐 이걸! 이 창도 팔아치워야 되나?” 은거하던 거점지인 성인용품점을 한 번의 전투로 홀라당 말아먹은 마르스는 허탈감에 차마 일어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무너져 내린 상점의 돌무더기들 속에서 뭔가가 꿈틀대던 것은. 얼마 안 가 돌무더기들이 파헤쳐지고 그 안에서는 레이드란 공작이 멀쩡한 모습으로 살아나왔다. “……이럴 수가!!” 마르스는 크게 놀랐다. 오래 된 수련으로 얻은 그의 감(사실 제작진이 그냥 부여해 준 감)으로 분명 살아남지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레이드란 공작이 멀쩡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던 것이다. “깊은 늪!!” 놀라는 새 마르스의 다리 밑에는 질퍽질퍽한 늪이 생겨났다. 그리고 마르스의 하반신은 그 늪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어, 어떻게! 분명 죽었을 텐데…….” “…….” 현진은 분명 한 번 죽었었다. 그러나 추가 생명력을 제공하는 좀비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덕분에 HP의 33%를 수복하고 다시 한 번 마르스를 죽이고 비오그라를 빼앗기 위한 집념의 공격을 시작했다. “폭열창 부메랑!” 다리는 자꾸 늪에 먹혀가고 있었지만 손은 아직 멀쩡했기에 마르스는 혼신의 힘을 다 짜내어 원거리 공격 스킬인 투창을 이용했다. 던지면 바로 상대편 쪽에 꽂히는 그런 투창이 아닌 가로로 날려 원형으로 돌며 한 바퀴를 빙 돌아 타격을 입히는데에 화염과 오러까지 입혀 공격력은 더욱 강했다. 현진은 급히 몸을 피했다. 하지만 폭열창 부메랑은 한 번 빗나갔어도 정한 타겟은 결코 놓치지 않았다. “커헉!” 그래도 다시 피했지만 그 뜨거움과 고통에 현진은 핏물을 내뱉었다. 아무리 좀비의 생명력으로 되돌린 HP라지만 이 정도 강력한 공격이라면 죽……지 않았다. ‘닳은 게 얼마 안 된다?’ - 좀비의 생명력으로 복원된 생명력은 암흑 속성으로 계산됩니다. 때문에 현재 레이드란 공작님의 속성은 암흑계열로 화염계에 보통 데미지 밖에는 입지 않습니다. ‘그러냐?’ 추가 데미지가 감소하자, 현진은 자신감을 가지고 전투에 임했다. 그리고는 먼저 카이나드 세이버를 바닥에 박았다. “마그마!!!” 얼마 안 가 마르스가 계속해서 빠져 들어가던 늪 옆에서 시뻘건 마그마가 터져 나왔다. 화염계열 쪽 기술로도 오해할 수 있겠지만 이 마그마는 엄연한 대지계열 기술로 이것을 뒤집어 쓴 적은 녹아서 죽거나, 레벨이 높아 버텨낸다고 해도 식으면 상태이상 석화에 80% 이상 걸리는 강력한 기술이었다. “죽지 않다니!!!” 마르스는 회심의 일격에도 레이드란 공작이 살아있자 의문점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은 덮쳐오는 마그마를 막는 게 급선무였다. 부메랑처럼 날렸다가 다시 마르스의 손에 잡힌 할버드. 마르스는 하체까지 늪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운 상체로 창을 선풍기처럼 회전시켰다. “으다다다다다다!!!!” 놀랍게도 그 회전에 막힌 마그마들이 사방으로 튀어져 나갔다. 마그마 기술이 헛방으로 먹힌 것이다. 역시 게임상 답다. 그렇지만 마르스에게 더 이상의 승산은 없었다. 마그마를 치워 버린 그가 숨 돌릴 새도 없이 그의 목에는 서늘한 검날이 닿아 있었기 때문이다. “……제길! 왜 조용히 살고 있는 날 찾아와서 죽이려 하는 거냐 레이드란 공작!!! 난 이미 조국을 버리고 이곳에서 조용히 살기로 마음먹었다! 죽는 건 아깝지 않다…… 아니 솔직히 조금 억울하다! 한때 적국이라 해도 이제는 평화 수교를 맺고 조용히 지내고 있지 않은가!” TITLE ▶33940 :: 32. 바다로 GO 섬마을김씨(lastride) 05-01-24 :: :: 11033 마르스는 실력과 가문의 문장을 나타내는 갑옷을 보고는 자기 혼자서 뭔가 시나리오를 상상하며 외쳤다. 아마도 지금 조 용히 살고 있는 자신을 습격한 이유는 자신이 이전 루시페리아 왕국과의 전쟁에서 수많은 공적을 세웠기 때문에 그 후대인 루시페리아의 젊은 공작 레이드란이 그때 죽은 이들의 복수라도 하러 왔을 것이다. 그렇기에 일부러 발기부전이니 어쩌니 하면서 방심을 유도했을 테고, 솔직히 검과 마법을 극한까지 수련한 더블 마스터는 정력 역시 그 강인한 신체에서 나오는 만큼 끝내주는데 이 젊은 놈이 발기부전 어쩌고 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내가 왜 죽어야 하는지 이유라도 알려달라!” “……꼭 죽을 필요는 없어.” “뭐?” “비오그라만 내놔라. 그러면 나는 곱게 물러나는 것은 물론이오…… 이 개작살이 난 네 가게를 다시 세울 수 있을 만한 운영자금도 지원해 주겠다.” 억울해 보이던 마르스의 표정이 된장 속 구더기 씹은 듯 변했다. 늪으로 계속해서 빠져들고 있음에도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는 듯 했다. “……지금 그것 때문에 날 죽이려 했다?” “그렇다.” “지금 그것 때문에 내 가게를 개 작살냈다?” “반월검기 이후로는 작살낸 적 없다. 다 당신이 태웠지.” 피식. 아 그런 거였어. 그런 거였구나. 마르스는 여유로운 웃음을 지었다. 이미 늪에 배꼽까지 빠져 버린 상태라지만 정말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그런 거라면 그냥 말하지 그랬냐?” “그냥 말했더니 좀비의 납이빨 구해오라고 그러지 않았냐?” 그랬었나……. 내가 왜 그랬지? 차라리 그때 그냥 줘 버렸으면……. “크헉!” 늪에 빠져 가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던 마르스가 갑자기 머리를 쥐고 고통에 찬 비명소리를 내질렀다. 뭔가 열리지 않는 기억. 그것이 그의 머리에 극심한 통증을 일으켰던 것이다. 좀비의 납이빨. 그것이 왜 필요한지, 어째서 필요한지는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비오그라를 찾아 온 환자에게 돈 외에 뭔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좀비의 납이빨이었던 것이다. “이봐 괜찮아?” 머리를 쥐고 고통스러워하는 마르스를 현진은 늪의 속박에서 풀어 주었다. 마르스가 잘만 말 하면 이제 비오그라를 얻을 수도 있을 것도 같은 반응을 보였던 것이다. ‘어째서 내가 좀비의 납이빨을 받아야 했지?’ 라는 생각자체가 불가능했던 마르스. 그렇지만 곧 그에 대한 생각은 사라졌다. 프로텍트가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좀비의 납이빨은 합성 아이템 비오그라를 만드는 데에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프로그램 상으로 주인공 플레이어가 취득했던 아이템을 퀘스트 아이템으로 부름으로서 발기부전으로 안한 가상현실 속 성생활에 대한 저항을 최소한 낮추어 주려는 제작진의 의도하에서 마르스는 이전에 플레이어가 취득했었던 잡템을 요구하게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현진이 좀비의 납이빨을 버리지만 않았더라면 쉽게 비오그라를 얻을 수 있었으나, 아쉽게도 쓸모없는 아이템이라고 내다 버린 것이 이렇게 현진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그래 괜찮다……그러나……비오그라는 없다.” “뭐?” “네놈은 지금 이렇게 개판이 된 데에서 비오그라를 찾을 수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 현진은 그제야 엉망진창이 된 마르스 성인용품점에 생각이 미쳤다. 붕괴되고 박살난데다가 마그마를 통해 녹아버리기까지 했다.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이런 데에서 자그마한 알약을 찾기란……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뜨허어억! 완전히 헬로됐다!!!’ 현진은 양 손을 귀에다 댄 채 입을 세로로 쫙 벌렸다. 흡사 뭉크의 절규에서 나오는 그림 같은 모습이었다. “이, 이거 어떡하지! 이렇게 되면 발기부전 저주는……!” ‘정말 단순 발기부전 치료제를 얻기 위해서 이 깽판을 친 건가?’ 마르스는 비오그라를 구할 수 없다는 말에 절규하는 레이드란 공작을 보고서 그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았다. 어처구니가 없긴 했지만 정녕 레이드란 공작은 자신에게 왕국의 복수를 하러 온 것이 아니라 단지 발기부전 치료제를 얻기 위해 공격했다는 말이 된다. “이봐! 어디서 못 구해! 발기부전 치료제 못 구하냐고! 좀비의 납이빨……외에는 뭐든 줄 테니 찾아봐!” “……여기서 찾는 건 무리다. 그리고 비오그라는……나도 만들 줄 모른다.” “허…….” 현진은 허탈감에 제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좀비의 납이빨을 못 구해서 강도짓을 하려고 했는데 상점주인 마르스가 결코 만만찮은 NPC가 아니기에 대판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그 싸움이란 것이 어찌나 격렬했던지 상점이 박살나서 비오그라는 파묻혀 버렸다. 여기서 현진이 선택할 수 있는 방향은 몇 가지 되지 않았다. 하나는 다시 로드해서 좀비의 납이빨 노가다를 하는 것이오. 둘은 이 무너진 더미를 뒤져가며 비오그라를 찾는 것뿐이다. 로드해서 다시 깽판을 칠 수도 있겠으나, 그 상황에서의 마르스는 좀비의 납이빨을 가져오지 않으면 결코 비오그라를 내 주지 않을 기세였다. 눈앞이 깜깜했다. 드라이어스의 발기 부전 저주는 결코 피할 수 없는 것이라 기필코 퀘스트로 치유를 해야만 했다. 그러나 퀘스트 아이템 비오그라를 얻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워지고 말았다. 현진은 좀비의 납이빨을 가져오게 한 제작진을 저주했지만 제작진은 순수한 의도로 퀘스트를 쉽게 하기 위해 좀비의 납이빨을 마르스가 퀘스트 아이템으로 부르라고 시켰다. 허나 굴러들어온 복을 차 버림으로서 노가다도 안 되고 강도짓으로 얻는 것도 안 되는 비운의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그렇게 좌절감에 빠진 현진에게 마르스가 말했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 곧바로 귀가 토끼마냥 쫑긋이 세워졌다. 방법이 없는 건 아니라니. 좀비의 납 이빨 노가다를 할 수는 없다. 다만 다른 퀘스트라도 받아서 한다면! “해구신. 그것을 생째로 복용한다면 발기부전이 치유된다.” “저, 정말인가?” - 확실합니다. 비오그라 외에도 발기부전 저주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은 해구신이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몬스터 물개가 조금 희귀하다 뿐이지 수놈 물개를 잡을 경우 약 20%의 확률로 아이템이 떨어집니다. 단 날것으로 먹어야 된다는 단점을 부여해서 루시페리아의 제작진들은 되도록이면 비오그라의 선에서 끝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것만 각오하신다면 물개를 잡으러 가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그렇다. 정말이다.” 다시 희망이 생겨났다. 해구신. 물개의 거시기. 그것을 복용한다면 발기부전 저주는 치유할 수 있었다. 거시기를 생째로 먹는다는 게 조금 걸리기는 하지만 이 빌어먹을 저주가 치유된다면, 좀비의 납이빨을 주으러 다니지 않을 수 있다면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었다. 짤랑. 마르스의 눈앞에 묵직해 보이는 금화자루가 떨어졌다. “……이건?” “약 200골드(20만 실버. 1골드는 1000실버)다. 가게를 다시 세워라.” 현진은 그렇게 별 미련 없이 엄청난 금액을 마르스에게 주었다. 레벨을 8이나 올리던 그 뼈를 깎는 노가다에서 엄청 번 돈을 기꺼이 준 것이다. ‘미사 물개가 나오는 곳은 어디지?’ - 포트키 남부 해안 쪽입니다. 제법 긴 거리입니다. 왕성에 들리십시오. ‘왕성은 왜?’ - 좋은 이벤트가 있습니다. 미사는 단편적인 힌트로만 조언해 주었다. 전작에는 없었던 내용에서는 그렇게까지 앞에 진행할 내용을 가르쳐 주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물론 가상현실 도우미라는 직분을 잊고 가끔 현진이 전작에서 플레이 해 보지도 않은 것들을 알려주는 등의 실수를 저지르기는 했지만 그 정도는 애교로 봐 주는 그였다. ‘좋은 이벤트라…….’ 현진은 마르스를 뒤로 하고 포트키 왕성으로 향했다. “너무하시오 공작! 왜 자꾸 우리에게는 아무 말 없이 나가서 떠도는 것이오!” 오자마자 듣는 것은 아제룬 왕자의 화난 모습과 떨어진 호감도였다. 하기야 아무 말 없이 며칠간을 행방불명 상태였으니 그(아니 그녀)가 화가 난 것도 이해는 갔다. “어디를 갔다가 오신 겁니까? 공작님.” 엘리넬도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 외의 모두도 대답을 바라고 있었다. - 대답하지 않을 경우 호감도가 전체적으로 떨어질 겁니다. ‘……야 발기부전 치료제 사려고 나갔다 왔다. 라고 어떻게 얘길 해!’ - 그러니 잘 돌려서 말하셔야죠. 섬마을김씨의 공략집에 따르면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의 가장 중요한 점은 임기응변이다. 라고 합니다. ‘칫 제길.’ 별 수 없다. 이 핑계를 대는 수밖에. “……뼈를 깎는 수련을 거치고 돌아왔습니다.” “수련?” “뭔가 제 기백이 강해졌다는 게 느껴지시지 않으십니까?” 원래부터 너무 강했던 레이드란 공작의 기량이 상승했다는 것을 눈치 챈 여성은 한 명도 없었다. 다만 뒤에 있던 리즈엘은 기량 측정 마법(레벨 측정 마법을 사용하여 알아낼 수 있었다) “정말이군요. 레이드란 공작님은 지금 지난 번 만나 뵈었을 때보다 강해지셨습니다. 100으로 따지는 강함의 수준으로 봤을 때. 공작님은 지난 번 82에서 지금은 90대로 강해지셨습니다.” “그랬소. 공작?” 아제룬은 표정에 뭔가 조금 미안하다는 감정이 떠올랐다. 그리고 떨어졌던 호감도도 반등하여 다시 올라갔다. ‘먹히는군. 잘 됐다.’ 수련을 하고 왔다는 말이 먹히자, 그 다음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현진은 지금 바로 다시 남부 해안으로 가 물개 몬스터를 잡아야 했다. 그것에 대한 허락도 받아야 되었다. “하지만 제 수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100으로 땅하는 강함의 수준의 100이 되기 전 까지 전 계속해서 수련을 할 생각입니다. 그리하여 기필코 왕자님께 루시페리아를 되찾아 드리겠습니다.” “공작…….” 그 의연한 모습에 아제룬의 호감도는 또다시 뛰어올랐다. “지금은 잠시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해 들린 것입니다. 다음에는 남부 해안가로 수련을 잠시 떠날까 합니다.” “남부 해안가요?” “예.” 그러자 퓨리나 공주가 반색을 하며 말했다. “잘 됐네요! 저희도 같이 가요 공작님. 남부 해안가에는 왕가의 인물들만 쓸 수 있는 별장이 있답니다. 날씨도 요새 여름이라고 자꾸 더워지는 것 같은데……어떠세요? 루시페리아 쪽은 내전이 아직 소강상태인데다가 얼마 전 왕자님이 무사하다는 사신까지 갔으니 크게 걱정하실 필요 없을 거에요. 모두 같이 가서 수련도 하고 그러자구요? 안 될까요? 공작님, 왕자님?” ‘허걱 바닷가 이벤트였던가?’ 확실했다. 바닷가 이벤트. 루시페리아에서 공작령이 무너진 이후 잠시 주춤한 내전 동안 포트키에서 레벨 업 수련을 하든지, 이렇게 여행을 가든지 둘 중 하나를 고르는 이벤트가 존재하고 있었다. 원래는 온천, 계곡, 바다 이 중 택 1 이었지만 현진이 먼저 남부 해안가로 간다는 말을 꺼내니, 자연스럽게 바다로 결정이 나 버렸다. 물론 아직 퓨리나 공주의 제안 이후에 왕자나 공작의 동의가 없긴 했지만 스토리상으로 보았을 때 아제룬 왕자가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그거 좋군. 가겠소. 공작은 어떠시오? 우리가 따라가는 것에 대해 뭔가 불만이 있소?” 예상대로 아제룬 왕자는 흔쾌히 승낙했다. 현진도 딱히 불만은 없었다. 휴양지라는 곳은 자고로 가장 많은 썸씽이 일어나는 곳. 비록 발기부전의 저주에 걸린 상태이기는 하지만 해구신을 복용할 경우 치유될 수 있었고, 딱히 이들이 방해될 만한 강력한 몬스터나 그런 것이 없었기 때문에 굳이 같이 간다고 해도 큰 일이 나는 것은 아니었다. 현진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지었다. “좋습니다. 따라오셔도. 하지만 제 수련에 방해를 하시지는 말아주십시오.” “물론이에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 모든 여성들의 호감도가 소량 상승했습니다. 현진은 스테이터스 창을 켰다. 레이드란 공작의 캐릭터가 2D로 나타남과 동시에 착용무기 스킬, 소지 아이템, 능력치 등. 온갖 기록들이 가득했다. 그 중 HP옆에 붙은 네모난 도구 조각에 그려진 그림. 남자의 거시기 그림에 빨간 X가 쳐져 있는 상태이상. 발기부전. 며칠간 현진을 괴롭혀 온 이 표시도 이제 사라질 날이 머지 않았다. 비오그라로 때울 수도 있었지만. 해구신도 나쁘진 않았다. 생으로 먹어야 한다는 것이 조금 걸리긴 하나 사슴피도 그냥 마시는 현진에게는 별 다른 페널티가 되지 못하였다. ‘미소녀들과의 바다 여행이라……크흑 좋지 좋아! 발기부전도 잡고 거기서부터 썸씽을 시작하는 거다! 난 할 수 있어!’ 그렇게 현진은 딱지를 떼겠노라고 선언했다. ////////////////////////////// 저격을 위해 띄어쓰기를 안 한 것을 지금 했습니다. 사요나라 실탄사마. TITLE ▶34071 :: 33. 노예 교육을 시작하다. 섬마을김씨(lastride) 05-01-25 :: :: 11366 “아 수고하십쇼.” 막 바다로 향하는 마차에 승선하려던 현진은 들려오는 초인종소리를 알려 주는 미사의 조언에 따라 잠시 게임을 종료했다. 발신자. SD소프트 고객지원 담당자. “와우!!!” 묵직한 소포. 최근 출시된 세 개의 타이틀이 들어 있을 것이 확실했다. 재경과의 교환으로 얻은 미행9도 있을 것이고, 여동생으로와, 노예 교육도 있을 것이다. 최근 SD소프트는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으로 매우 큰 돈을 만지게 되자, 다른 류의 게임보다는 미연시 게임 제작 사업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모 정보에 따르면 온라인 게임 개발부 인원도 전부 미연시 쪽으로 돌렸다고 한다. 덕분에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들은 한 제작사에서 나오는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으리만치 빠른 출시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봉투를 뜯어보자, 그곳에는 10만원의 돈봉투가 동봉되어 있었다. 지난 번 러브 머신 업소에서 드라이어스의 발기부전 저주가 이어진 것에 대한 보상이라는 편지까지 있었다. 혜린과 노는 것이 그다지 나쁘진 않았다만 날린 돈이 아까웠긴 했는데 이렇게 즉각 보상을 해 오니 현진은 만족스럽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현진은 발기부전 저주로 인하여 전혀 구실을 못하는 루시페리아는 잠시 접어두었다. 노예 교육. 전형적인 조교물로 꼭 한 번쯤 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조교. 도도한 여성들을 아주 잘 사육시켜 성의 노예로 만드는. 특히 가장 고급으로 쳐 주는 것은 공주조교라 할 만큼 여성들이 남자에게 그것을 달라고, 먹여달라고 할 정도로 미치게 만들 수 있는……진정한 남자의 꿈! 현진은 바로 루시페리아R의 CD를 꺼내고 노예 교육의 CD를 꺼내어 집어넣었다. 그러자 SD가상현실 접속 헬멧이 초록빛의 불이 들어왔다. CD를 인식했다는 표시다. - 새로운 타이틀 ‘노예 사육’이 추가되었습니다. 매뉴얼을 읽어보시지 않으셨다면 전체적인 설명을 하겠습니다. 들으시겠습니까? “그래 천천히 설명을 해 봐라.” - 마스터의 뇌리에 박혀 있는 조교와 동일한 개념입니다. 여성을 잘 조련하여 하나의 멋진 상품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마스터께서 맡아서 연기하셔야 할 캐릭터 주인공입니다. 세 가지 세계관. 현대, 판타지 세계, 무림 이 세 가지로 나뉘는데 각각 세 가지 세계관 24명의 여성을 조교시킬 수 있습니다. 처음 레벨은 1단계로 시작하며 레벨이 올라갈수록 상위의 여성을 조교할 수 있습니다. 판타지 세계관에서는 왕에게 상납할 여인네들을 조교하는 것으로 노예, 시녀, 평민처녀, 귀족 가의 처녀, 공녀, 적국의 공주, 적국의 여왕, 자국의 공주 이런 순으로 높아지며 무림 세계관에서는 주인공이 마교의 서열 3위가 되어 정파무림과의 전투에서 획득한 소저들을 조교시키는 것이 목적이며, 현대 세계관에서는 암흑가의 조직에 취업한 주인공이 조교사가 되어 여성들을 상품화 시키는 것이 주목적입니다. 게임 설명은 이걸로 끝이며 인터페이스는 SD폴더 2의 기준에 맞춰져 있으므로 굳이 열람이 필요 없으실 거라 생각됩니다. 공략대상 캐릭터의 성향과 아이템, 루트에 대한 설명을 들으시겠습니까? 이건 굳이 들을 필요가 없는 현진이었다. 아이템이야 뭐 거기서 거기일 테고, 다 크루트나 노예가 된 여주인공을 데리고 탈출하는 엔딩 또한 많이 봤던 순애적 엔딩이다. “뭐 그 다음에는 별 상관 없다. 실행!” - 알겠습니다. 출시명 노예 교육. 가제 노예 사육. 실행하겠습니다. 화면이 검어진 뒤 다시 뜬. 세상. 그곳에 보이는 것은 세 조각으로 나뉘어 진 세계였다. 중원무림, 중세판타지, 현대. 현진은 이 중 중원무림이 가장 끌렸다. 중원 무림은 지금까지 나왔던 미연시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던 배경. 일본에서 주로 제작된 미연시 게임 중 중국의 중원 무협 세계관을 본따 만든 게임이 없었던 까닭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미연시 게임이 제작되면서 SD소프트 사에서는 지금까지 일본에서는 손을 대지 않던 무협 쪽의 미연시 쪽도 출시하였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얼마나 엿을 많이 먹었던가? 중원무림에는 어떠한 변수가 있을지 몰랐다. 때문에 현진은 조교 쪽에서라면 익숙한 판타지 쪽 배경을 선택할까 하다가 지금까지 루시페리아에서의 세계에서만 수십 일을 보낸 것을 생각하니 판타지 세계관이 그다지 땡기진 않았다. 결국 현진이 선택하게 된 것은 현대의 세계관이었다. - 이 게임은 전작 플레이나 기타 스토리 등을 숙지하지 않으셨기에 스킵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처음 오프닝부터 보면서 시작하셔야 합니다. “알았어. 그냥 군말 말고 실행이나 해.” - 그럼 노예 교육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아! 노예 교육의 세계에는 세계관 선택 이후에 동인, 백합 등을 고를 수 있습니다. 혹시 동인 모드로 플레이 해 보실 의향……. “닥치고 빨리 실행이나 시켜.” 현진은 미사가 헛소리를 하기 이전에 단호히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 들어서 전혀 도움 될 말이 아니다. 귀만 썩을 뿐이니 애초에 차단을 해 두는 게 옳았다. - 그럼 실행하겠습니다. 모드는 일반형입니다. 어둠이 가득한 밤하늘의 우주같은 화면의 중앙에서 희미한 흰 빛이 점이 되어 비쳐났다. 곧이어 그 빛이 퍼져 나오면서 세상이 밝아지고 현진은 새로운 가상현실의 세계로 난입했다. “어랍쇼? 여긴……?” 현진은 어리둥절했다. 가상현실로 들어왔는데 배경이 영락없는 제 집의 자기 방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곧 현진은 이곳이 가상현실이라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었다. 전형적인 미연시 폐인의 방이 첫 배경이었기에 현진이 그 익숙함에 현대와 배경이 동일한 줄 알고 잠시 착각을 한 것뿐이었다. 얼마 안 있어. 현진은 제가 말하지도 않았지만 게임 속의 자신이 하는 독백이 글이 되어 허공에 떠오르는 기현상을 바라보아야 했다. - 나는 그저 할일 없이 집에서 미소녀 게임이나 하면서 손장난이나 하는 백수. 김현진이다. 쿨럭! 제 목소리로 그것도 굳이 바꾸지 않을 경우 그대로 적용되는 자신의 이름을 딴 가상현실 속의 자신이 하는 말에 현진은 기침을 쿨럭 거렸다. 게임 상에서 저절로 떠오르는 독백이라고는 하지만 그 독백이란 것이 진짜 현진이 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 할 줄 아는 거라고는 미연시 게임을 플레이해서 하루 안에 전 캐릭터 클리어와 함께 100% CG 달성을 하여 오마케와 CG를 추출하여 올리는 것 뿐. 그 외에는 별 반 할일도 없었다. ‘완전 나네.’ - 아니 그거 외에도 뭔가 조금 더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직 실전으로 연습을 해 보지는 못했지만 게임 상 그녀들을 조교시켜 충직한 성욕에 취한 암퇘지로 만드는 테크닉. 실제로 해 보지는 못하였지만 그 이론대로 따라만 한다면 아마도 나는 잠자리 테크닉의 황제로 마누라한테 봉사는 잘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나도 한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임마.’ 계속해서 공감하는 말만 하던 가상의 그가 이번에 한 말은 정말 현진의 정곡을 찔렀다. 미연시 게임을 하면서 배운 성교육과 테크닉이라면 실제 밤 잠자리에서는 여자를 아주 뿅 가게 할 줄로만 알았고, 가상현실이라는 실전 체험장에서도 쉽게 능욕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실제 밤 잠자리에서 그 테크닉이 나올 지는 미지수였고, 가상현실에서도 테크닉을 사용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 요새 들어 부모님으로부터 오는 용돈도 뚝 끊겼다. 그 따위 게임만 할 거면서 뭐 그리 용돈 달라는 것은 많냐? 돈 벌어서 네가 직접 사라. 라는 말이었다. 덕분에 나는 밥 없이는 살아도 없이는 못 사는 가상의 그녀들과 슬픈 이별을 고해야만 했다. ‘병신 육갑을 떨어라. 아직도 폐인들은 2차원만을 사랑해야 한다는 사고를 가지고 있는 놈이냐?’ 현진은 돈 관리(솔직히 말한다면 돈 관리 보다는 SD소프트 사에서 공짜로 주는 게임 덕분에 게임 값을 낭비하지 않아서지만)나름대로 철저한 편이라 게 임 사면서 굶어본 적 없고 부모님한테 아쉬운 손 벌린 적 없었다. 그렇기에 가상의 그와 미폐모의 진석 같은 놈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네가 그 상황이 되어 봐라!) - 그래서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일본어 마스터 하신 분! 이라는 생활정보지 구직광고에다가 이력서를 제출해 보았다. 백수에 변변찮은 대학도 나오지 못했고, 일본어 교과서라고는 이과라서 제2 외국어에서도 본 적이 없는 나였지만 수 십 타이틀의 미연시를 하면서 저절로 는 일본어는 충분히 회화, 독해 모든 것이 가능할 정도였다. 아마 일본어 통역사 등의 일거리이리라. ‘대단한 새끼.’ 실제로 미연시 폐인들과 많은 접선을 가지고 있는 현진은 미연시를 통해 일본어를 마스터 한 이들을 알고 있었다. 미폐모의 창시자이자 지금 섬마을김씨라고 현진이 확신하고 있는 그도 그 부류 중 하나였고, 심지어 그는 북미판 미연시를 플레이하기 위해 영어까지 마스터 하여 3개 국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것으로 토익 점수가 800점을 넘는 등의 대활약으로 대학 수시에 단번에 붙기도 했다. 고등학교 때 처음 만났을 때 외국어고를 갈 실력이었는데 그냥 현진이 다니는 보통 인문계 고교로 왔다는 소문도 파다했었다. 현진의 경우 미연시를 하면서 얻은 것은 상황 추리력이었다. 일본어를 알아들을 수는 없는데 게임은 클리어를 해야 하니 자연스럽게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이나 캐릭터의 음성 등에 귀를 기울였고, 그 내공으로 쌓인 것이 외국어 영역 듣기평가 만점이라는 위업이었다. 하도 게임 속 성우들이 하는 말투에 따른 선택지의 변화 등을 연구하다 보니 익숙해 져 버린 것이다. 따르르르르릉! - 오늘 아마 합격 통지를 한다고 했던 것 같다. 이력서에 장난삼아 미연시 게임 경력 풍부. 라고 써 놨는데 혹시라도 통역사라면 미연시 게임 경력을 통해서 일본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하고 채용해 줄지도 모른다. ‘……미쳤다고 게임 폐인을 채용해주냐?’ 미연시 게임 경력이 많다고 일본문화를 잘 이해해서 일본 관광객들에게 통역을 한다? 일리가 있는 말이기도 했지만 그렇게 게임이나 하고 논 놈한테 일자리를 줄 만큼 세상은 만만치가 않다. 따르르르르릉 - 채용하겠다는 전화입니다. 독백이 끝났으니 이제부터는 마스터께서 알아서 게임을 플레이 하셔야 됩니다. “알았다.” 현진은 시끄럽게 울려대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거기 지난 번 일본어 잘 한다고 구직광고 낸 사람인가?” “……!” 현진은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수화기 바깥의 남자는 분명 일본어로 말하고 있는데 그 뜻을 알아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잠시 게임이 중단되고 미사가 얼빠진 현진에게 조언을 해 주었다. - SD그룹의 통역기 실험입니다. 지금은 가상현실 속에서 제한된 언어만 자동 통역이 가능하지만 3년 안에 이 통역기를 생활화 하여 외국어 영역을 기초 교육에서 빼 버리겠다는 김석진 회장의 포부가 담겨 있는 소개글이 있습니다. 보시겠습니까? ‘아, 아니 됐다.’ 가상현실 속 통역기라니……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 “아 예 그렇습니다.” “좋아. 채용토록 하지. 곧바로 모모 은행 옆 모모 빌딩 34층 야마모토 전무를 찾아와라. 비서에게 오늘부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라고 하면 들여보내 줄 거다.” 현진은 한국어로 말했지만 자동적으로 번역이 일어로 나갔다. 그렇기에 수화기 밖의 일본어를 사용하는 인물이 그 말을 알아들은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럼 빨리 오도록.” 뚝. “어이 미사. 모모 은행 모모 빌딩으로 이정표를 표시해 줘.” - 이 게임은 미니맵이 굳이 필요 없습니다. 미니맵은 탈출 시나리오가 아닌 이상은 필요가 없으므로 굳이 그렇게 미니맵 도보로 걸으실 필요 없습니다. 모모 은행 모모 빌딩으로 라고 외치시면 자동적으로 가게 됩니다. “그러냐?” 편한 시스템이었기에 현진은 당연히 그것을 선택했다. - 그럼 곧 화면이 바뀝니다. 미사의 말대로 어두워졌던 화면이 다시 밝아지면서 눈앞에 거대한 빌딩이 나타났다. 현진은 새삼 놀라워하며 빌딩의 회전문을 빙글 돌아 들어갔다. 그런 다음 로비 옆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다음 34층의 버튼을 눌렀다. 딩동.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카운터를 지키던 비서 여성이 말했다. “누구십니까?” “야마모토 전무님을 찾아왔습니다. 오늘부터 일하게 되었습니다.” “저쪽으로.”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목소리에 현진은 몸에 오한이 드는 것을 느끼며 비서의 안내에 따라 커다란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곳의 책상에 앉은 거한의 남자는 등을 보인 채 전망 좋은 유리창 테라스 밖의 도시의 풍경을 감상하며 포도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러다가 현진이 온 것을 알아챘는지 곧 회전의자를 돌려 앉았다. “자네가 김현진?” “예 그렇습니다.” “나는 오늘부로 자네를 채용한 야마모토 히로시라고 하네.” “그러시군요.” “자네를 채용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그, 글쎄요?” //////////////////////////// 위의 언급중에 뭔가 지금까지 본 것과 안 맞다 싶은 내용이 하나 있을거라고 봅니다. 수위 조절에 맨 처음 걸린 것이 바로 '혜린'편이죠. 아마 얼마 안 가 수정된 편으로 교체될 듯 합니다. 그럼. TITLE ▶34109 :: 34. 조교시작? 섬마을김씨(lastride) 05-01-26 :: :: 10781 “이력서 밑에 있던 글귀 때문이지.” 현진은 직접 쓴 적 없었지만 어쨌든 게임 속의 현진이 취업을 위해 넣었다는 이력서에는 분명 미연시 게임 경력 11년이라는 자랑스럽지 못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뻔하지. 스토리상. 이런 문구를 적었기 때문에 조교사로 고용한다. 이거 아니야?’ NPC들의 세계에 융화되기 위하여 어리버리한 모습을 보였지만 현진은 이 상 황에 대해서 그다지 어색하기 느끼거나 하지는 않았다. 끽해봐야 게임 속 연출된 프롤로그 화면이 아닌가? “자네가 할 일이 뭔지 아나?” “무슨 통역사 같은 거 아닙니까?” 야마모토의 얼굴에 같잖다는 듯한 미소가 어렸다. 피식. “그래 지금 내 말을 알아듣고 말하는 것을 보니 확실히 실력은 있는 통역사인 모양이로군 하지만 아니야. 일어를 할 줄 알면 나나, 그 녀석과의 대화가 쉬울 거라 생각했기에 그냥 조건으로 내 건 것이거든.” ‘아 그러세요? 어차피 자동 통역이얌마.’ “한 가지 말 해두지. 월급은 없어.” “예에?” 게임 속 상황이라지만 기껏 채용시켜 놓고 월급이 없다니? 이 게임 속의 현진은 땅 파먹고 살라는 소리인가? 애초에 그냥 하는 게임이라지만……. “월급은 없지만 보수는 확실하다. 음……한 건당 한국 돈으로 500만원 가량?” “5, 500만원?” 게임이라 별로 놀랄 만한 일은 아니었더라도 놀란 척은 해 줘야 하는 현진은 진짜로 놀랐다. 조교비가 500만원? 미녀들을 데려다가 이리도 해 보고 저리도 해 보게 해 주는 것만으로도 돈을 내고 싶을 정도인데 오히려 돈을 주다니. 물론 가상현실 속의 거의 쓸모없는 화폐이지만 어쨌든 현실로 따져 보았을 때 이 조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보수가 여간 쎈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일인지 알고는 있지만 현진은 예의상 NPC야마모토에게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그런 많은 돈을?” “뭐 별 것은 아냐. 그저 교사 일을 해 주기만 하면 돼.” “교사……라고요? 일본어를 가르칠 사람이라도 있습니까?” “아니……자네가 할 일은 여자를 가르치는 일이야.” “여자?” “더 자세한 것은 담당인 세이코가 알려 줄 거야. 말해 둘 테니 엘리베이터로 지하 2층으로 가 보게.” 야마모토는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듯 의자를 돌렸다. 현진은 무시당한 기분을 애써 감수하며 전무실에서 빠져나와 엘리베이터로 옮겨탔다. ‘여자들을 조교하는 건 알겠는데 도대체 배경이 뭐길래 웬 일본 놈이 여기 와 있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어느새 엘리베이터는 지하 2층에 당도해 있었다. 알림벨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의 철문이 열리고 현진은 어둡고 음침한 지하에 위에는 전등들이 켜져 있는 2층에 내렸다. ‘아무도 없잖아?’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얼마 안 가, 엘리베이터와 가장 가까운 쪽에 있던 문이 열리고 한 여성이 걸어나왔다. ‘허걱!’ 현진은 그녀의 모습에 꼴림을 금치 못했다. 고혹적인 흑발을 등까지 길게 기르고, 핏빛보다 더 붉은 입술 등 조각적인 외모는 그렇다치자, 어차피 이 바닥이 다 그렇듯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 속 여성들은 대부분 이쁘니까. 하지만 도저히 이런 회사 빌딩 같은 공공장소에서는 입고 다닐 수 없을 것 같은 아찔한 노출수위를 갖춘 옷을 입고 다니고 있으니 어찌 꼴리지 않으리요? 그녀는 아슬아슬하게 걸친 붉은색 팬티 한 장과 가슴이 있는 부위에만 단추를 잠궈 놓은 와이셔츠를 입은 채 긴 다리와 매혹적인 상반신을 노출시키고 있었다. 거기다 왼손에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담배까지……전형적인 요녀의 모습이었다. 그런 그녀가 현진의 코앞에까지 다가온 채 허리를 굽히며 현진을 바라보았다. 그 덕에 그녀의 큰 가슴이 중간으로 모아지며 굴곡을 생성시켰으며 현진은 그것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행운과 동시에 새삼 강력한 발기력을 다시금 되찾으면서 루시페리아에서의 발기부전 저주로 인한 자신감의 저하를 씻은 듯이 버릴 수 있었다. “당신이 김현진 씨?” “아, 아 네.” “순진해 보이시네요?” “아, 네.” “만나서 반가워요. 전 세이코라고 해요.” ‘예가 한국이 맞기는 한 거야?’ 온통 NPC들이 일본 이름만 대고 있다. 아까부터 궁금해 왔었는데 도대체 왜 한국에 이렇게 일본인들이 많은 거야? 이럴 때마다 끼어드는 미사의 조언도 없었다. 결국 현진은 NPC 세이코에게 묻기로 했다. “저기 여긴 한국이 아닌가요? 아까부터 자꾸만 일본 분들만 만나는 거 같네요?” “일본 기업이니 일본인들이 많은 거 아니겠어요?” “뭐 하는 데인데요?” “……나중에 차차 알게 될 거에요. 자 그럼 일이 뭔지 설명해 드려야겠군요. 따라오세요.” - 그 스토리는 나중에 가면 알게 될 수 있습니다. 반전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초반에는 NPC여성도 저도 설명을 드리지 않습니다. 세이코의 호감도를 높여서 알아내거나, 자체 조사를 통하여 알아 낸 다음. 플레이하는 것이 있으므로 굳이 지금부터 알려 하지 마십시오. 현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세이코를 따라갔다. 미사의 조언에 대한 알았음의 끄덕임인지 세이코의 따라오세요 에 대한 끄덕임인지는 현진의 입가에 맺힌 침이 잘 알려 줄 것이다. ‘먹었다! 먹었어!’ 삼각의 붉은 속옷……속옷 재질보다는 수영복 재질에 가깝지만 어쨌든 속옷처럼 보이는 것 한 장만 입고 있는 세이코의 아랫부분과 하의가 마찰된 부분에의 굴곡에 현진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런 자극. 루시페리아를 하면서 한두 번 받아 본 게 아니다지만 이 게임을 하고 있을 때는 거시기가 제 기능을 다 하고 있었다. 어찌 되었든 현진은 그녀를 따라 세이코가 방금 전 나왔던 방 안으로 들어갔다. 거대 평면 티브이가 벽면에 걸려 있는 응접실처럼 생긴 방. 세이코는 그 가장 앞쪽 상석의 왼쪽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는 반대쪽 오른쪽 소파를 가리키며 현진을 그곳으로 앉게 유도했다. 현진은 옆에 있던 방석을 제 자리 쪽으로 옮긴 채 앉았다. 세이코는 그런 현진의 탁자 쪽에 주전자에 든 차를 따라주었다. 차의 오묘한 향이 코끝을 향긋하게 자극했다. 차라고는 밀크커피 외에는 마시지 않는 현진이었지만 가상현실 속 후각을 자극하는 냄새에 제법 차를 많이 마셔 본 듯 대번에 찻잔을 들고 차를 코에다 대었다. “냄새 좋네요.” “그렇죠?” 띠링! 역시 같은 회사에서 만들어진 게임들이라 그런지 루시페리아나 노예 교육이나 호감도 오르는 소리는 똑같았다. “그나저나 제가 해야 할 일은 뭐죠?” 매뉴얼 숙지로 다 알고 있으면서도 물어야만 하는 현진이었다. 그러자 세이코는 웃으면서 찻잔 옆에 놓여진 리모콘을 들고 평면 티브이의 전원을 켰다. “보면 잘 아실 수 있을 거에요.” 곧이어 티브이 화면에는 현진 같은 초보 조교사들을 깨우치는 내용의 그런 것들이 들어 있었다. 현진은 다 알고 있었으면서도 짐짓 놀란 척을 해야 했다. 물론 다 알고 있었다는 둥으로 연기를 할 수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어리버리한 인상을 남겼으니 이런 것인 줄은 몰랐다는 듯하게 보여야 했다. 그래야 NPC들에게 생길지 모르는 버그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다. “저, 저 설마 이건……?” “맞아요. 여성을 잘 가르쳐서 하나의 상품으로 만드는 거죠. 보수는 한 여성 당 500이에요. 특급의 상품으로 만들었을 경우에는 보너스가 더 주어질 거고요. 어때요? 나쁘지 않은 보수와 일이죠? 여자를 마음껏 만지고 주무를 수 있는데다가 그러면서 돈까지 받을 수 있고. 해보겠나요?” “당연히 하겠습니다!!!!!” 현진은 벌떡 일어나서 외쳤다. 그 기세에 세이코는 깜짝 놀라 눈을 깜박거렸다가 곧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하하하 좋아요. 재밌는 분이시군요. 이제부터 저와 함께 여자들을 상품으로 만드실 파트너 분이 재밌는 분이라서 좋은데요?” “파트너요?” “그럼요. 여자를 상품으로 만드는 데에는 남자의 손길도 필요하지만. 저 같은 프로여성이 같은 여자로서의 공감대를 잘 알아채고 조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요. 자 그럼 잘 부탁해요. 아 참. 뭐 모르고 왔으니 어쩔지 모르겠는데 혹시 여자랑 자 본적 있나요? 얼굴은 수려하니까 경험은 많을 거 같은데?” 순간 바로 현진의 자신감이 쭈그라들었다. 그 반응을 보고 세이코가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 “……없군요.” 끄덕. “그래도 한 번 정도는 있었죠?” 시무룩. “……없었군요.” 끄덕. “정말 보기 드문 분이시네요. 아직까지 동정이시라니. 처녀도 찾아보기 힘들지만 이 나이때까지 동정은 더 찾아보기 힘든데. 잘 참으셨네요.” ‘내가 참고 싶어서 참았냐? 망할 놈의 마왕의 저주 때문에 별 수 없이 참았지.’ 하지만 마왕의 저주가 풀린다 하더라도 루시페리아에서 큰 전공을 올릴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뭐 괜찮아요. 현진 씨가 첫 임무를 맡게 될 여성분은 그런 거에 크게 구애 받지 않는 분이니까요.” 그러면서 세이코는 이어폰처럼 생긴 무전기를 현진의 귀에다 꽂아 주며 말했다. “여기 저 방으로 들어가면 상품으로 만들 여성과 방이 있답니다. 온갖 공구들이 준비되어 있고요. 이제 들어가서 조교를 시작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시작해 주시면 되요. 뭐 아직 경험이 없으시다니 제가 여기서 지시를 내려 드릴게요. 모르겠다 싶으면 난처한 표정만 지어 주세요. 즉각 조언을 드리죠.” “아 네.” 현진은 세이코가 가리킨 방향 쪽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어두운 배경의 복도를 지나고 장막이 쳐져 있는 불이 들어오는 방. 그 안으로 들어가자 침대와 각종 공구들 그리고 한켠에 샤워를 할 수 있는 욕조와 수리 시설까지 있는 조교실이 나타났다. “아.” 방금 전 샤워를 마친 듯 몸에는 가운을 두르고 물기에 젖어 있는 머리를 수건으로 닦고 있는 조교 대상 여성. 온 몸에 땀 같은 물방울들과 젖은 몸의 그 촉촉해 보이는 것이 엄청난 색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조교사……님이세요?” “아, 예 그렇습니다.” “안 씻으셔도 될 것처럼 깔끔하시네요.” “씨, 씻고 올까요?” - 굳이 안 씻으셔도 됩니다. 마스터 게임을 시작할 때의 맨 처음 청결수치 최고에서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첫 출근을 할 때 몸도 안 씻는 바보는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씻는 것을 마스터가 직접 경험하시지는 않았겠지만 프로그램 상으로는 이미 마스터는 몸을 깔끔히 씻은 것으로 되어 있으니 그냥 하셔도 됩니다. 미사의 말대로 조교대상 여성은 차분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뇨 괜찮아요. 더러워 보이시지도 않는데 그냥 하셔도.” “아 네 그러겠습니다.” “저기 이름이……?” “김현진입니다.” “저랑 이름이 비슷하시네요. 제 이름은 현지 인데.” “정말 비슷하시네요.” 현지는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잘 부탁드려요.” “저야말로.” “저 그럼…… 이제 벗어주시겠어요?” “아, 아 예 예.” 이런 상황이 익숙치가 않은 듯 현진은 시뻘개진 얼굴로 잽싸게 옷을 벗었다. 가상현실. 현실과 거의 똑같은 이 상황에서 막 목욕을 마치고 아슬아슬한 가운 하나만을 입은 여자가 침대에서 옷을 벗어달라고 말할 때 당황하지 않는 남자는 몇 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현진이 몸을 노출시키자, 귀에 꽂힌 이어폰에서 세이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침대에 먼저 누워요.] 현진은 세이코의 말대로 침대에 먼저 누웠다. [그 자세에서 엎드려 누우세요. 등을 보이게] 조금 이상한 명령이었지만 현진은 그녀의 말대로 따랐다. 미사의 동인모드 종용도 아니고 굳이 NPC의 조언을 무시할 이유는 없었다. 그렇게 현진이 엎드려 눕자, 침대 한켠에 앉아 있던 현지가 침대 위로 올라섰다. 그리고는 허리를 감고 있던 가운의 띠를 풀렀다. 스르륵. 현지가 입고 있던 가운이 벗겨지자, 엎드린 상태에서 그 자극적인 모습을 보기 위해 뒤를 돌아본 현진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헉!!!!! 이, 이건!!!” /////////////////////////// 과연...뭘까요. 현진 : 이 망할놈의 작가! 날 언제까지 괴롭혀야 속이 시원하냐!!! 섬마을김군 : 글쎄...내가 널 괴롭히는 이유는 한 가지. 현진 : 뭔데!! 섬마을김군 : 우리로서는 전혀 꿈도 꿀 수 없는 가상현실 속 미녀들과 놀아난다는 거야. 그런 꼴을 내 가만히 보고 있을 것 같으냐!!! 현진 : ... TITLE ▶34187 :: 35. 한 떨기 꽃잎으로 바스러지다. 섬마을김씨(lastride) 05-01-27 :: :: 10389 현진이 왜 이렇게 놀랐을까? 혹자는 아마도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작가 이 인간 여성 도우미를 동인녀로 만들더니만 지놈도 그쪽 세계에 빠져서 남자 혹은 양성인으로 만들었구만’ 이라고. 그러나 현진이 놀란 것은 그 이유가 아니었다. NPC 현지도 정상적인 여성이었다. 다만 그녀의 가운이 벗겨지고 그녀가 속에 입고 있던 것에 현진은 놀랐을 뿐이다. “저 왜 그러세요 현진씨?” “아, 아뇨. 그 복장은……?” “아 전 그냥 평범하게 입든지 아니면 그냥 벗든지 할려고 했었는데요. 절 기다리시는 고객분은 그게 아닌가봐요. 무조건 이 복장을 입으라고 세이코 상께서 하셨거든요.” ‘서, 설마?’ 현지가 입고 있는 것은 몸에 찰싹 달라붙는 수영복처럼 생긴 고혹적인 가죽옷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매끈한 하반신에는 장딴지까지 올려 신은 굽 달린 부츠가 신겨져 있었다. 이건 완벽한 여왕님 복장이지 않은가……. 현진은 첫 조교 대상의 스타일을 간파했다. 새디즘 성향을 지닌. 그녀. 현진은 앞으로 그녀의 매질과 발길질에 맞아가며 즐거워 할 고객이라는 놈의 성향에 맞춰서 실감나는 연기로 그녀에게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때리는 방법을 지도하는 그런 역할이었다. [아직 경험이 없다고 해서 맨 처음에는 현지씨를 붙였어요. 알아서 맞아 주고 비명 몇 번을 지르면서 좋아하는 척 해주면 현지 양도 알아서 흥분할 거에요. 그 다음에는 알아서 하시길 바래요.] 이어폰으로 세이코의 조언이 들려왔다. 경험이 없으니 일단 처음에는 때리는 것으로도 쉽게 흥분하는 사디스트 성향의 여성을 조교하라는 이야기나 다름이 없었다. ‘쩝.’ 뭔가 찝찝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현진은 참고 견뎌내기로 했다. 듣자하니 때려주면 맞아서 흥분한 척 연기만 해주면 알아서 흥분도 수치가 오른다고 하지 않던가? 아무것도 없던 방 안의 허공에 흥분도 수치가 떠올랐다. 현재 수치는 0. 얼마나 맞아줘야 오를까? “저……갈께요.” “그러세요.” “일단 엉덩이 좀 들어주시겠어요?” 현지의 요청에 따라 현진은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그러자 현지는 자그마한 손으로 현진의 볼기짝을 찰싹 찰싹 때렸다. 뭔가 엄청난 공격이라도 해 올 줄 알았던 현진은 김이 빠졌다. 이거 귀엽게 시리 엉덩이만 툭툭 치는 것이 별로 아프지도 않고 오히려 애써 힘 줘서 때리려는 모습이 정말 귀엽게 만 보일 뿐이잖은가? ‘별 것 아닌가 보네.’ 그래도 현진은 애써 엄살을 피웠다. “아야야. 아, 아픕니다.” 물론 인상이 찌푸려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왼쪽 눈을 찡그리기는 했지만 입가 에는 여전히 미소가 걸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찰싹, 찰싹 ‘참 색다른 경험이로구만 이렇게 맞아보는 것도 얼마만인지……그것도 여자한테 볼기짝을 맞다니.’ 현진은 웃음이 나왔지만 현지에게 그 웃음을 보여서는 안 될 것 같아 고개를 돌린 채 몸만 들썩거리며 아픈 척만 하고 있었다. 흥분 수치가 약간씩 차오르는 게 보였다. 아직은 8. 오르려면 한참 남았다. 에잇! 에잇! 소리가 여간 잔망스럽지가 않았다. 그러다 흥분도 수치가 15에 다다르자, 그녀는 현진의 볼기짝을 찰싹 때리는 것을 그만두었다. 콰직! “쿠헉!” 현진은 갑작스레 등이 찍히는 듯한 느낌에 놀라 뒤를 쳐다보았다. 거기에는 현지가 굽있는 부츠를 이용해 현진의 등을 밟고 있었다. 콰직! “어헉!” “어때요? 괜찮으세요?” “아, 괘, 괜찮아요. 마음대로 하세요.” 찍히는 고통은 제법 강력했지만 안마를 받는 것 정도라고 생각하니 그다지 아픈 건 아니었다. 현진은 시원하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녀가 등을 밟는 것을 묵인했다. 꾹! “억!” 콱! “아윽!” 하지만 입에서는 절로 고통에 찬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소리를 들은 현지의 흥분도 수치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녀의 흥분도 수치가 30에 다다르자, 그녀의 안마라고 생각한 밟기 운동이 끝났다. ‘슬슬 벗을 때가 되었지 않나?’ 흥분도 수치가 존재하는 게임의 경우 대부분 30정도면 본격적인 애무로 들어가고, 60 이상이면 성합을 통하여 흥분도 수치를 올리는 것이 정상적이었다. 그때였다. 치지직! “끄어어어억!!!” 현진은 두 눈이 튀어나올 정도의 고통에 뒤를 쳐다보았다. 방안의 조명을 밝게 비추던 양초 하나가 현지의 손에 잡힌 채 뜨거운 촛농이 흘러 현진의 등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괜찮으세요?” ‘……너 같으면 괜찮겠냐!!!’ 촛농의 뜨거움에 현진은 진정한 고통의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여전히 참아 낼 수는 있었다. 추운 날 바깥에서 돌아와 뜨끈한 아랫목에서 등 따시게 지지는 것을 생각하니 촛농 공격 역시 버텨낼 수 있었다. 물론 고통은 상당했지만. 치직! “끄하아악!” 치지지직! “뜨허어어억!!!” 치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직! “뜨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이, 이번 건 어째 길다?’ 금방 식어 버리는 촛농이 이번에는 꽤나 길게 현진의 살을 태웠다. 궁금증에 뒤를 보니 현지가 담배를 꺼낸 다음 촛불에 불을 붙이고 현진의 등을 지지고 있었다. 현진은 온몸을 요동쳐 가면서 그 고통을 참아냈다. 하지만 비명은 정말 리얼했다. 그렇게 정신이 없는 와중에 세이코의 약간 화난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봐요 현진 씨! 그렇게 너무 아파하는 고통 말고 아하앙! 잇힝! 읏훙! 이렇게 뭔가 쾌락에 가득 찬 듯한 비명을 지르세요! 그 정도는 어떻게 할 줄 알겠죠?] ‘이, 이 여자가 네가 이렇게 당해 봐!!!’ 그러나 현진은 울며 겨자 먹기로 나오는 비명소리에 신경을 써야 했다. 치지직! “으아아……이, 이 잇히잉!!!” 치직! “끄하아……아앙!” 치지지지직! “읏훙!” 여러 번 하자 잘 안 나오던 잇힝! 소리가 절로 튀어나왔다. 흡사 발정 난 숫말이 콧김을 뿜으며 우는 소리 같다. 찰싹! 이번에는 다시 볼기짝에서 얼얼한 신호가 왔다. 이번엔 또 뭐야? 현지는 탁구채를 가지고 현진을 때리고 있었다. 불고문보다는 나았지만 이것도 제법 아팠다. 더군다나 여전히 담배와 양초를 들고서 촛농을 떨어뜨리고 있는 도중이 아닌가? 쌍방향에서 고통이 느껴져 온다. “잇힝!” 그러면서도 비명도 마음대로 못 지르는 신세다. 잇힝이 뭐야 잇힝이!!! 그래도 현진의 마지막 희망이라 할 수 있는 현지의 흥분도 수치는 꾸준히 오르고 있었다. 50이 넘었다. 조금만 더 버티면! 확실히 흥분도 수치가 올랐는지 현지는 이제는 자신의 가슴 등의 성감대를 주무르는 행위를 보였다. 그래 조금만 더 버티자! 찰싹 찰싹 볼기짝을 때려 대던 탁구채가 방 한 구석으로 날아갔다. 그런 다음 현지가 말했다. “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할게요.” ‘뭐 본격적?’ 아니 그럼 지금까지 한 건 장난이었단 말야? 당황스러운 속내를 감추지 못할 때. 드디어 본격적인 죽음의 고통이 밀려왔다. 퍽! “커허어어어……어엇흥!” 이번 건 도대체 뭐야!! 뒤를 돌아본 현진은 차마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제법 묵직해 보이는 은빛의 골프채였다. 퍽! “뜨하아아앙!” 쇠막대기로 맞는 고통만큼은 어찌 참아낼 수가 없었다. 아무리 좋게 생각해봐도……. “으아아아악!” “오호호호홋! 좋지?” ‘뭐, 뭐야?’ 흥분도 수치가 55가 넘자, 예의바르던 현지의 말투가 본격적으로 여왕님 말투로 바뀌었다. “좋아 안 좋아?” “조, 좋습니다!” “그래? 오호홋!” 찰싹! “끄아아아아아아악!” 이번 것은 맞는 느낌만으로 알아 챌 수 있었다. 본격적인 조교무기 채찍이 나온 것이다. 채찍의 타격치는 컸다. 도저히 견뎌 낼 수가 없을 정도로. “그, 그만 그만해!” “입 닥쳐!” ‘어, 어떻게 인간이 저렇게 바뀌냐!’ 여자의 변신이 무죄라고? 저렇게 바뀌면 죄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사람을 잡는 거다! 계속해서 채찍은 현진의 살갗을 파고들었다. 찰싹! “뜨하아악!” 찰싹! “그, 그만하라니깐!!!” “말이 많구나!” 퍽! 그만을 외치던 현진의 뒤통수에 굽있는 부츠가 작렬했다. 현진의 얼굴은 곧바로 침대에 파묻혀 버렸다. [현진씨! 잇힝! 이런 비명소리 내라고 말했잖아요?] ‘네년이 내 봐! 네 년이!!!’ 이 상황에서 그런 좋아하는 비명소리가 나오는 놈은 그 고객 이라는 진짜 마조히스트 외에는 없다. [이봐요! 내 말 안 들려요? 최대한 몸을 비비 꼬며 비틀면서 앗흥! 이런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란 말이에요! 아 참 입술을 깨물어 피를 내면 더 좋아하니까 피도 한 번 내 봐요.] “지금 네 년이 누굴 잡으려고 환장……컥!” 끝내 못 참고 고함을 지르던 현진은 더 이상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채찍이 목에 감긴 채 숨통을 조여왔기 때문이다. “이쁜이. 가만히 있어?” “케, 켁켁켁!” ‘더, 더 이상은 못해!!!’ 그 때 미사의 조언이 들려왔다. - 조금만 더 참으시는 게 좋을 겁니다. 마스터 앞으로 한 단계만 거치면 현지 양이 옷을 벗은 채로 발가락부터 핥으라고 종용할 겁니다. 그때부터 서서히 혓바닥을 위로 올라가시면 충분히 마스터께서 염원하시던 여성의 신비를 몸소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내 말 들려요? 어서 너무 좋아 죽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란 말에요!] 두 여성의 종용. 현진은 이대로 더 참았다가는 죽을 것만 같았지만 앞으로 한 단계만 남았다는 미사의 말에 정말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참아보기로 작정했다. 정말 마지막이다! [아항~ 너무 좋아! 더, 더 날 괴롭혀줘 라고 하세요. 정말 만족스러운 듯 눈을 지그시 감고 자 해보세요] 세이코는 현진을 완전 변태로 만들려고 작정했는지 더욱 심한 것만 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얼마 안 남았다는 말에 현진은 그대로 따라했다. “아항! 너무 좋아! 더, 더, 더 날 마구 괴롭혀줘!!!” 이 말이 효과가 있었는지 현지의 흥분수치가 한꺼번에 3이나 올랐다. “그래 그래 곧 내 몸을 핥을 수 있는 영광을 주도록 하지. 기다려라.” ‘저, 정말 끝나가나 보다!’ 정말 극심한 고통을 겪어야 했지만 이제 그것도 마지막이었다. 이것만 참으면. 그러나 현진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치지지지직! 고기 굽는 냄새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시뻘개진 얼굴에 현진의 눈은 극도로 튀어나왔으며 입은 악어만큼이나 벌어져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인두. 그것이 현진의 등을 지지고 있었다. 이건……완전히 죽으라는 고문이었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처절한 비명소리만이 울려 퍼질 뿐이었다. 쨍그랑. “크르르르르릉.” “혀, 현진 씨 왜, 왜 그러는…….” 현진은 폭주하고 있었다. 게임의 목적을 완벽히 망각하고 현지를 때려눕힌 뒤. 그 다음으로 사람을 열 받게 했던 세이코에게 골프채 및 각종 무기를 들고 찾아와 깽판을 부리고 있었다. “아악 아파요 그, 그만!” “이제는 내가 왕이다.” 미행 9를 할 때 수경이파의 보스 박수경을 못 때리던 그 소심함은 다 어디로 갔는지 지금의 현진은 한 마리의 야차가 되어 세이코의 머리채를 휘어잡은 채 흔들고 있었다. 결코 나와서는 안 될 스토리. 조교사가 조교를 때려치우고 무기를 든 채 파트너와 교육대상 여성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폭주 중인 도저히 예상할 수 없던 상황이 벌어지자, 미사가 나섰다. 루시페리아R 과는 다르게 이 게임은 일정 루트에서 벗어나면 긴급 종료가 되게 되어 있었다. 그렇게 끔찍한 결과를 낳았던 조교가 끝났다. /////////////////////////////// 가엾게도 가상현실 실제 통각 조절을 맥스 수치로 해 놨다지요....(주인공 괴롭히기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 TITLE ▶34362 :: 36. 왕자를 키워라! 섬마을김씨(lastride) 05-01-28 :: :: 12487 “당장 소비자 보호원에 고발할거야! 이런 게임이 어딨어!!!” - 마스터는 소비자가 아니라 무료 이용자입니다. “그래도 경제원리로 보면 충분한 소비자야! 리콜!” - 저기 마스터……통감수치를 맥스 수치로 해 놓으시지 않으셨습니까? 아무리 SD소프트에 항의를 해 봐야 이 설정에 대한 것을 들고 따질 것이며 아무리 용을 써 봐야 SD의 재력을 한 개인이 뚫기에는 너무도 힘들 겁니다. “…….” 방금 전 너무도 심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던 현진. 그것을 폭력으로 풀려고 했으나 게임 내 버그 및 데이터의 소실을 우려한 미사의 강제종료로 인하여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우이씨! 미행 9! 박수경이나 뒈지게 두들겨 패놔야지!” 폭력에 대한 욕구가 자꾸만 치솟았다. 그와 동시에 다른 이들은 잘만 하는 가상현실 속의 경험을 이제껏 단 한번도 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무력감이 밀려왔다. “제에기이라아알!!! 난 언제 쯤 해 보냐고!!!” - 저기 그냥 루시페리아나 하심이……. “……그래 네 말이 맞다. 루시페리아나 할란다.” 결국 현진은 전작 플레이의 경험과 큰 자유도로 그나마 버티고 있는 루시페리아를 다시 실행했다. “이제 다 왔습니다.” 호화스러운 마차에 탄 여성들과 꼴에 남자라고 말에 탄 엘리넬과 아제룬 왕자. 그 리고 남자이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전혀 구실을 못하는 레이드란 공작. 그들의 눈앞에 한 성이 들어왔다. “서, 설마 저게 별장?” “아 예 그렇습니다. 레이드란 공작 각하.” 호위기사라는 명목으로 따라온 기사가 대답하며 고개를 조아렸다. 너무 사치스러웠다. 별장이 아니라 저건 아예 성이지 않은가? 이러니 포트키가 못 살지! 그건 그렇다 치고 현진은 자꾸만 아제룬 왕자에게 시선이 갔다. 엘리넬이야 애초에 수영을 안 하려고 들 테니 괜찮다지만 아제룬은 휴가를 즐기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던데 도대체 여자인 주제에 남자 수영복을 입고 나와 상반신 세미누드를 공개할 것인지, 아니면 여자 수영복을 입어, 왕자가 여자처럼 생기기는 했지만 그래도 늠름한 남성이라고 믿고 있는 여성 캐릭터들에게 물을 먹일 것인지. 하긴 전자나 후자나 여자인 게 들통나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래서인지 엘리넬은 아까부터 계속해서 한숨만 쉬고 있었다. 그녀의 임무인 왕자의 성별을 어떻게 감출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음이 틀림없으리라. “아! 저게 바다구려!” 아제룬은 펼쳐지는 푸른 바다의 배경에 감탄사를 내뱉었다. 설정 상 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바다란 곳에 온 것으로 되어 있었다. “우와! 정말 파랗소! 또 저리도 드넓은 것이 꼭 남아의 원대한 기상 같구려.” ‘남자도 아닌 놈이 남아의 원대한 기상이라네. 웃기고 앉았어.’ “나도 저런 바다와 같이 되고 싶소.” ‘시인이냐?’ 현진은 아제룬의 헛소리에 혀를 찼다. 여하튼간 골 때리는 NPC다. 그렇지만 겉으로는 웃는 얼굴의 아부가 나온다. “그렇군요. 왕자님께서는 그리 되실 것이옵니다. 제가 옆에서 그리 되도록 도와 드리겠습니다.” “그래 주겠소. 공작? 공작은 정말 믿음직스럽소.” 띠링! 호감도 상승의 소리가 들려왔다. 다른 건 몰라도 현진은 말빨을 통한 호감도를 상승시키는 데에는 가상현실에서도 솜씨를 발휘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가상현실 기술이라는 건 위대해. 정말 바다에 온 듯 시원한 바닷바람과 약간 짠 듯한 공기까지. 구현을 정말 잘 해놨군. SD소프트.’ 그러는 사이 어느새 일행은 거대 별장에 가까워져 있었다. 마차와 말들이 멈추고 먼저 내린 루시페리아 왕국의 세 남자들 다음으로 마차 안에서 퓨리나 공주를 모시는 공주 일행이 내려왔다. 공주는 격투가 클래스답게 안 그래도 스포티한 옷을 드레스보다 즐겨 입는 편이었지만 현진에 의해 노출증 수치가 상승하고 나서부터는 아슬아슬한 경 갑옷을 입고 다녔다. 그 외 나머지 여성들도 모두 시원해 보이는 복장을 하고 있었다. 배경 상 포트키 남부는 무더웠지만 이런 여성들의 노출 복장을 보니 현진은 시원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일단 짐을 풀도록 해요. 호위기사 분들은 바깥에서 대기하도록 하시고요.” 공주 호위대와 네 명의 시녀(이 중 한 명은 서큐버스인 헬루나)로 이루어진 여성들. 그리고 루시페리아 왕국의 세 남자들만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하나의 성 정도 되는 크기는 솔직히 오버였지만 확실히 넓고 큰 별장 저택이었다. 학교로 쓰면 학생들이 5000명 정도는 충분히 수용할 만한 넓은 교실이 나올 것 같았다. 정문을 열고 들어서자 무도회장으로 써도 될 만한 큼지막한 거실이 나왔다. 온통 금박과 은박……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온갖 예술품과 화려한 문양이 그려진 것으로 보아 왕족들이 사용한다는 별장다웠다. 문제는 세 가지 휴양지가 있는 만큼 이 별장도 세 군데가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돈이 썩어난다고 해도 한계가 있는 법인데 게임이랍시고 개연성 없이 만들어 놓은 테가 났다. 허나 어쩌겠나 뭐니뭐니 해도 제작자는 돈, 인간관계 등에 구애받지 않는 신이니까. “적은 일행 수이니 자그마한 방으로 가는 게 어떻겠습니까?” 아제룬이 말했다. 확실히 그의 말대로 이 넓은 데에서 시녀들 네 명까지 합한 11명이 지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한 구역이라도 좋으니 서로 얼굴 보기 편한 데에서 있자는 제안이었다. 그런 아제룬의 의견에 현진도 동의했다. “왕자님 말씀대로입니다. 너무 넓으면 길 찾기도 어렵고 그러하니 작은 구역이 있으면 그쪽으로 가서 짐을 풀고 마주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아 그럼 이쪽으로.” 시녀들의 가리킴에 일행은 여러 문을 지나 별장 내에 자그마한 거실과 가까운 곳에 방들이 있는 소구역으로 갈 수 있었다. 바깥으로 나가는 문도 연결되어 있어 너무 넓지도 않고 좋았다. “그럼 각자 이 주변에 방들을 잡도록 하죠.” 공주의 말에 모두는 각기 짐들을 가지고서 배정하지도 않은 방을 제 멋대로들 찾아서 들어갔다. 방이 워낙 많다보니 아무데나 들어가도 별 무리가 없었다. “별장이 왜 이렇게 넓은 거죠?” “원래는 이렇게 왕이 한 번 휴양을 올 경우 온 대소 신료들과 병사들 그리고 많은 시녀들이 따라오기 때문에 이토록 넓은 것입니다. 거기다 혹시나 모를 적들의 습격에 대비하여 겉에는 성처럼 외각을 담을 쌓았죠.” 하긴 왕이 한 번 행차하실 때마다 따라다니는 물건들이 워낙 많으니 그들이 다 묶으려면 이렇게 클 수밖에 없었다는 데에 공감이 간다. 그나저나 일단 온 건 온 거고. 골칫덩이 남장 왕자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남았는데. 현진은 그 문제에 대해 의논하기 위해 엘리넬을 불렀다. “엘리넬 경.” “예 공작 각하.” “잠시 나 좀 보지.” 현진은 엘리넬을 으슥한 곳으로 데려갔다. 으슥한 곳 하면 꼭 이상한 상상을 하게 되는데 그럴 일은 없으니 자중하자(아직 발기부전 저주가 풀리지 않았다) “왕자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바다 수영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과 끝까지 옷을 입히는 거 외에는 별 해답이 없습니다.” “엘리넬 경! 레이드란 공작! 예서 뭐하시오?” 어디서 귀신같이 가는 것을 봤는지 왕자가 으슥한 곳에 있는 엘리넬과 현진을 불렀다. “윽!” 왕자의 부름에 뒤를 돌아 본 엘리넬과 현진은 도저히 저 남장왕자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어느새 좋다고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그는 아래 한 장만 착용한 채 그다지 크진 않아도 어느 정도 튀어나온 가슴을 출렁거리면서 나다니고 있었다. 현진은 비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별 수 없다.” “무슨……?” “왕자의 정체가 포트키 공주 일행에게 알려 질 수는 없는 노릇. 왕자는 내가 맡는다.” “고, 공작님? 어떻게?” “나는 어차피 내가 바라던 목표를 이룰 때까지는 휴가를 즐기지 않을 예정이다. 일단 사냥터로 나갈 때 그를 데려가겠다. 제군은 남아서 이 일행의 청일점으로 활약하면서 공주 일행에게 의심을 사지 말도록.” “……알겠습니다. 공작 각하.” 비록 왕자의 곁에서 떨어져서는 안 되는 엘리넬이었고 공작도 남자인지라 왕자를 노리는 등의 위험이 있을 수 있었지만 그래도 왕자의 정체가 공주들에게 탄로나는 것보다는 나았다. 그렇게 작당을 하고 나서 현진은 왕자에게 다가갔다. 상반신 누드 차림이라 벌렁거리는 가슴을 애써 다스리며. “저기 왕자님.” “왜 그러시오. 공작?” “……같이 좀 가주셔야 겠습니다.” “무슨?” 현진은 곧바로 왕자를 들쳐 매고서 공주 일행이 보지 않는 사각지대를 이용. 별장을 빠져나갔다. “아니 도대체 왜 이러는 거요! 공작!” 한참을 소리치던 아제룬을 현진은 별장에서 멀리 떨어지자 어깨 위에서 내려놓았다. “오늘은 아니 됩니다. 왕자님.” “무엇 때문이오?” “왕자님은 너무 허약하십니다.” “……?” “루시페리아 왕국의 역대 왕들은 적어도 마스터 급의 칭호는 모르나 익스퍼트 급의 칭호를 받은 무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문왕이라 불리셨던 카이룬 드카시안 전전대 왕께서도 상당한 수련을 쌓은 기사이셨지요. 그리고 지금 왕위를 찬탈한 반역자 크라에룬 드카시안 2왕자 역시 기사단의 일원들과 검을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고 들리고 있습니다.” 섬마을김씨의 공략집과 설정집을 아주 달달달 외어 둔 현진에게서 이러한 정보가 술술 흘러 나왔다. “그, 그랬소만.” “하지만 지금의 왕자님은 뭡니까? 저보다 약한 이들의 실력을 알아 볼 수 있는 저로서는 왕자님이 성직자라는 직업을 지닌 어린 메르피보다 약하게 보입니다. 그러면서 휴양지에서 수영이나 하며 놀겠다는 안일한 자세로 있을 때입니까? 지금?” “내, 내가 메르피 양 보다 약하단 말이오?” 메르피의 레벨은 40대에 육박하는 데 반해 아제룬 왕자의 경우 고작 17로 현재 레이드란 공작 일행에서 최저를 기록하고 있었다. 가장 높은 레이드란 공작이 현재 90. 그 다음이 서큐버스인 헬루나로 45 공작이 한참 끌고 다닌 퓨리나 공주 43. 메르피 39. 엘리넬 38 에이디아 30. 리즈엘 30 등으로 평균적인 레벨 약 30대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수치였다. 아무리 미연시 게임으로 컨버전 되어 출시되었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인 배경 바탕은 롤플레잉 게임이다. 왕국을 되찾지 못하면 이 여자, 저 여자 다 꼬셔 놓아도 단순 능욕 루트를 잠시 즐길 뿐 진정한 엔딩이나 순애 루트로 갈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레벨이 필수였다. 레이드란 공작이야 초반부터 최강 캐릭으로 시작하니 후반에도 특별한 레벨업이 필요는 없지만 캐릭터들이 죽을 수도 있는 몇몇 이벤트 전투를 제외하고는 한 명만 죽어도 게임 오버가 되는 루시페리아R 에서는 레이드란 공작 외 기타 캐릭터들의 레벨업. 특히 가장 중요한 인물인 아제룬 왕자의 레벨업은 필수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껏 외도를 한 탓에 최저렙으로 시작하던 메르피와 퓨리나 공주의 레벨은 높이 올려놓았으면서도 정작 중요한 인물 아제룬 왕자가 저렙이 되어 이 휴양 이벤트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벌어질 왕국내전에서 살아남기기가 매우 힘들게 되었다. 그렇기에 현진은 자처하여 아제룬을 데려왔다. 전작에서도 이렇게 레벨이 낮은 캐릭터는 보쌈해 가지고서는 특훈을 시켰던 전력이 있었던 현진이었다. 해구신을 얻기에 조금 방해가 될지 모르겠지만 물개가 개체수가 그다지 많지 않은 몬스터라 자기 혼자 찾기 보다는 왕자의 눈까지 합쳐 둘이서 찾으면 조금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도대체 왕자님께서는 왕국을 되찾겠다는 것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것입니까? 저는 일부러 포트키의 지원을 얻기 위해 마왕을 잡았고, 축제가 벌어질 동안에는 몰래 빠져나가 뼈를 깎는 수련을 마쳤습니다. 헌데 정작 왕국을 되찾아야 할 왕세자인 왕자님께서 지금 놀고나 계실 시간이냐 이 말씀입니다.” “…….” 구구절절 옳은 말이었다. 물론 헛짓거리 하다가 얼떨결에 마왕을 먼저 잡았고, 발기부전 저주를 치유하려고 사냥을 나가다 보니 저렇게 된 것이라지만 치장을 잘 해 놓으니 아제룬 왕자는 끽소리도 못했다. 현진의 잔소리에 고개를 숙이던 왕자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그의 표정에는 의지가 어려 있었다. “맞소! 공작. 나도 강해지겠소. 공작의 말씀이 새삼 어리석은 나를 깨우쳐 주셨소.” “좋은 의지이십니다.” 현진은 마왕성에서 얻은 레어 급 아이템 청홍을 아제룬 왕자에게 주었다. 공주들에게 보일 까봐 급하게 들고 나오다 보니 검 한 자루 챙기지……. 그렇다. 검 한 자루 챙기지 않은 것도 그렇지만 옷 한 벌 챙기지도 않았다. 현재 아제룬 왕자는 사각의 찰싹 달라붙는 남자용 수영복을 착용한 채 있었다. ‘제길! 덮칠 수도 없는데 이 따위로 하고 있으면 골머리 아파지잖아!’ SD소프트 사의 가상현실 미연시들은 대부분 능욕으로 갈 경우 플레이어에게 엿을 먹이는 경향이 강했다. 제작진들의 말로는 현실에서 이런 범죄와 같은 짓을 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경고의 의미라고 하는데 인터넷에 떠도는 말을 들어보니 그런 것만도 아닌 것이, 아무리 SD회사에서 로비를 하여 영등위를 평정한다고 하더라도 보수적인 한국사회에서는 이런 류의 능욕 내용이 쉬이 먹히기가 쉽지가 않은 것이다. 여하튼 간 인터넷에 떠도는 루머가 그렇다는 것이지만 어쨌든 능욕 루트로 가기는 여간 힘든 게 아닌 가상현실 미연시 들이었다. “뭐 하고 계시오! 수련을 시작합시다!” 현진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거대한 폭유도 아니고 보기 좋게 풍만한 가슴도 아니고 로리형의 절벽도 아니다. 보통보다는 약간 작지만 탄력있게 위로 솟은데다가 자그마한 핑크빛의 중앙의 점이 너무도 귀엽다. 현진은 망토를 벗어 아제룬 왕자에게 덮어주었다. “……? 더운데 무슨?” “윗옷은 입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거 참……다른 이들을 보면은 다들 윗통을 벗고서 시원하게 다니던데. 왜 어마마마와 엘리넬 경. 그리고 공작은 내 상체를 기어이 가리려 하는지 모르겠소.” ‘그럼 왕자가 가슴이 튀어나와 있는데 그걸 내놓고 다니게 하겠냐?’ ///////////////////////////// 휴우 살아남았습니다. 학교가 본격적인 개학을 하면서 9시 등교였던 아침 시간을 활용할 수 없어져 버렸군요. 일어나자 마자 즉시 학교로 가야 한다는.... 새벽에 쓰고 아침에 올리기는 당분간 불가능할 듯 합니다.(아 주말은 괜찮은가?) TITLE ▶34478 :: 37. 5대괴수 섬마을김씨(lastride) 05-01-29 :: :: 11739 “그냥 덮으시지요. 어느 정도 방어력을 보완해 줄 수 있을 겁니다.” “흐음.” 아제룬 왕자는 영 못마땅한 듯한 표정이었지만 군소리 없이 레이드란 공작의 망토를 둘렀다. 피식. 그 모습을 본 현진은 웃음이 나왔다. 덩치가 제법 큰 레이드란 공작의 기다란 망토이다 보니 흡사 여고 앞의 바바리맨 같은 복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 수련을 시작하도록 하지요.” “왕국 검법을 수련하는 거요?” “아닙니다. 앞으로의 전투에서는 형식적인 왕국검법보다는 실전경험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냥을 통해 왕자님의 수준을 올려드리겠습니다.” 주로 레벨을 올리는 데에는 전투를 통한 경험치의 상승법이 가장 좋았지만 루시페리아R 에서는 아무래도 주인공이 같이 레벨을 올리는 입장이 아니라 나머지 캐릭터들을 보조하는 입장에 있어서 였는지 스킬의 수련을 시켜서 경험치를 올리는 방법이 존재했다. 하지만 현진이 왕자를 데려 온 이유는 수련의 이유도 있지만 주 이유는 정말 오랫동안 따라다니는 발기부전의 저주를 치유하기 위함으로 물개 사냥에 주력을 해야 하기에 왕자를 수련을 통한 레벨 업을 시키기는 조금 뭐했다. 별장과 가까운 해안가에는 몬스터들이 거의 없었다. 있다고 해도 선공몬스터 갯지렁이 등 몇 가지 뿐. 조금 더 먼 해안가로 나가야 했다. 특이하게도 이 포트키 왕국 남부의 해안가는 보통 바닷가의 모래사장 외에도 해안선을 타고 조금 내려가다 보면은 한국의 서해안 갯벌 같은 것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벌어지는 진흙 목욕이라든지 하는 이벤트도 존재하고 있었다. ‘갯벌 이벤트라……이런 건 확실히 신선하군. 한국적인 게임이라서 그런가?’ 그동안의 마우스 미연시라 함은 대부분 일본에서 제작되었던 것들인지라 일본색이 짙었다. 물론 루시페리아 같은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한 게임은 좀 덜하긴 했지만 쉬는 날 이벤트 따위가 일본의 휴일과 겹친다든지 무녀복 따위가 일본 옷 이라든지 등의 말이다. 하지만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이 한국에서 출시가 되면서 이 가상현실 미연시 만큼은 기존의 짙은 일본색을 배제하고 한국적인 색깔에 맞추어져 나왔던 것이다. 물론 미연시라는 장르의 특성상 일본에서 발전된 것이기에 일본 무녀복이 있거나, 한국에는 거의 없는 온천이 있다거나 하는 등의 일본색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긴 하지만 이전 마우스 미연시의 짙은 일본색을 감안한다면 애교스러울 정도의 미약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갯벌 이벤트니 뭐니 그 전에 앞서 발기부전의 치유가 되지 않으면 말짱 꽝이므로 현진은 더욱 눈에 불을 켜고 해구신을 드롭하는 물개들을 찾아 나섰다. 해안가를 걷다 보니 불가사리, 조개 등등의 해안가 생물 몬스터들이 평화롭게 뛰놀고 있었다. 대부분 저레벨 몬스터였는데. 아제룬이 잡기에는 이만한 몬스터도 없었다. 허나 아제룬 혼자의 사냥이라면 몰라도 지금은 레이드란 공작이 같이 있다. 90레벨 짜리가 일방적으로 키워주는 몸빵 사냥에서 혼자서도 잡을 수 있는 저레벨 몬스터를 건드리는 것은 그다지 좋지 못한 판단이었다. 맨 처음 눈에 띈 사냥할 만한 몬스터는 거북이 몬스터 타트록. 레벨 30대 몬스터로 몸체가 매우 느리지만 방어력이 강력한 전형적인 거북이였다. “저 놈부터 잡아보도록 하지요.” 현진은 즉시 달려가 타트록에게 주먹 한 방을 갈겼다. 때린 다음 몰아와 아제룬에게 연습용 상대로 쓸 계획이었다. 팍! “…….” 그러나 현진은 바보짓거리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레벨 50대 이하 몬스터들은 아무리 방어력이 강하다고 해도 레이드란 공작의 주먹 한 방에 죽어버린다는 것을 새삼 깨달은 것이다. 짝짝짝. “우와 역시 공작은 대단하시오.” 그런데 뒤에서는 갈채가 쏟아지니 어지간히 뻘쭘할 수가 없다. “험험. 그럼 가시지요.” 이러면 별 수가 없었다. 선공 몬스터들을 달라붙게 한 다음 잡는 수밖에. 그때 옆에서 방전현상이 일어났다. “썬더 볼!” 아제룬의 양손이 모아진 곳에서 파지직 거리는 노란 빛의 전격의 구체가 생성되었다. 그러더니 느긋이 잠을 자던 다른 살아있는 타트록에게 날아가 명중했다. 파지지지지직!! ‘헉! 이게 무슨 바보짓이야! 이 멍청아!’ 타트록의 레벨은 평균 35. 17인 아제룬보다 무려 두 배나 높은 수치다. 이렇게 건드려 놓았다가 터져 죽으려고 환장했냐! 그렇지만 그런 걱정과는 달리 전투 상황은 아제룬에게 매우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선공을 맞은 분노에 아제룬에게 달려오던 타트록. 그러나 거북이답게 놈의 발걸음은 매우 느렸고, 거기에 물리적 방어력에 상대적으로 열세인 마법 방어력에다, 풍계의 속성과 수계의 속성이라는 속성차에 따른 전격마법의 데미지로 인하여 아제룬이 바람계열의 속성을 타고 난 탓에 주어진 높은 민첩도로 뒤로 도망가며 연속적으로 날려대는 마법에 버틸 재간이 없는 듯 보였다. “라이트닝 볼트!” 파직! 어느 정도 그렇게 도망다니면서 전격 마법을 날려대던 아제룬 왕자는 갑자기 승산 없는 검격 전투로 돌입했다. “이런 바보……웁 이게 아니라 왕자님!” 현진은 자기도 모르고 왕자에게 바보라고 말할 뻔 하다가 그만 그가 뛰어나가는 타이밍을 놓쳐버리고야 말았다. 저러다 뒈지겄네!! “썬더 블레이드!” 순간 타트록에게 접근한 왕자의 청홍에 뇌전이 씌여 지면서 은빛의 검신에 검광이 번쩍였다. 타트록의 머리 위로 데미지 표시가 떠올랐다. 세 번의 데미지 표시가 뜨자, 타트록은 거북의 등껍질이라는 잡템만을 남구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LEVEL UP! 아제룬의 머리 위로 레벨 업이라는 표시와 함께 빛이 솟았다. 레벨 업의 표시였다. “어떻소 공작!” “아, 예 의외로 대단 하십니다.” “하하하. 공작 아까는 어지간히 다급하셨던 모양이셨던가 봅니다. 나한테 바보라고도 하시고.” ‘다 들어버렸냐? 귀도 좋네…….’ 성에 대해서는 백치끼가 넘치는 아제룬이 의외로 전투에서는 영악한 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상성과 몬스터의 성향등을 잘 파악하여 마법 공격으로 자기의 두 배 가량 되는 몬스터를 쉽게 처리해낸 것이다. - 그래야 말이 되지 않겠습니까? 루시페리아의 왕은 아제룬이 여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불란을 일으킬 수 있게 어찌 여자인 왕자에게 왕위를 물려주려고 했겠습니까? 아마도 이런 왕자의 천재성을 믿은 것이 아닐까 합니다. ‘시나리오 작가가 영 병신은 아니었던 모양이군. 게임이라는 상황 설정 하나를 믿고서 개연성 없는 스토리로 밀어붙이는 인간인 줄 알았는데.’ 현진은 그런 불순한 생각을 하면서 계속해 해안가를 걸으며 몬스터를 찾아다녔다. 그 사이 아제룬은 자기 혼자서도 열심히 사냥을 했다. 이쪽 해안가에는 그가 잡기에 좋은 저레벨 몬스터들이 널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현진은 드디어 물개를 발견할 수 있었다. “대지의 속박!!!” 안 그래도 느릿느릿한 이동속도를 지닌 물개이지만 혹시 몰라 현진은 대지의 속박으로 물개에게 이동 불능 마법을 걸었다. 온몸이 멍이 든 듯 시푸르딩딩하고 양 손에 조개를 잡고 있던 물개는 머리 위로 괴상한 땀방울을 뿜어대며 발버둥 쳤다. 우습게도 그놈의 물개는 점 하나 있는 검은 눈에서 눈물까지 떨어뜨리는 게 아닌가? 현진은 뭔가 이상하다 싶어. 물개에게 다가갔다. “우에에 시러, 시러! 동굴이 아저씨한테 잡혀가기 싫어!” 물개가 말까지 한다. 어처구니가 저 먼 우주의 안드로메다은하까지 날아갈 것만 같다. ‘괴상스럽군. 그치만 순순히 발기부전 치료의 묘약이 되거랏!!’ 서걱! 울면서 발버둥치던 하늘빛 피부색의 말하는 물개는 레이드란 공작의 검에 곧바로 목숨을 잃었다. 그러면서 괴상한 물체를 남겼다. 생긴 것이 꼭 남자의 거시기처럼 생긴 것이 현진이 생각하기로는 확실한 해구신이었다! “오케이! 이거는 한 방에 나와 버리니까 좋구먼!” 현진은 기분이 좋은 듯 손가락을 퉁기며 곧바로 방울처럼 생긴 것을 입 안에 넣었다. 씹는 감이 안 좋은데다가 냄새도 상당히 심하니 먹는 것이 고역이었던 지라 단숨에 삼켜버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자 이제 상태이상 창에 거시기에 처 있는 빨간 줄은 영원히 안녕!!!’ 감회가 새로웠다. 이제부터 다시 초일류 능욕마 레이드란으로 되살아……나지 않았다. ‘어? 뭐야? 생째로 물개 거시기 복용하면 된다며!’ 현진은 상태이상 창에 전혀 변함이 없자, 가장 만만한 미사에게 따졌다. 그러자 미사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 저기……마스터께서 잡으신 것은 물개가 아니라. 해달입니다. ‘……뭐?’ - 해달이 떨구는 것은 그들이 집을 짓기 위해 축척된 그들의 응가입니다. 손에서 조물딱 거리다 보니 조금 비슷하게 생겼다 뿐이죠. “우웨에에엑!!!” 현진은 즉각 헛구역질을 해 대었다. 그러면서도 끓어오르는 분노를 금치 못했다. ‘SD사 이 개쉑들!!! 도대체 언제까지 유저들을 이렇게 놀려 먹을래 응!! 왜 하필이면 물개랑 착각하기 좋은 해달한테서, 그것도 거시기하고 비슷한 응가가 나오냐고!!!’ - 하지만 해달의 응가는 정력 증강에 많은 도움을 주는 자양강장제입니다. 발기부전을 완벽히 치료할 수는 없지만 먹었을 경우. 특수한 상황에서는 발기부전 저주 시에도 발기가 가능하게 해 준다고 섬마을김씨의 공략집에 나와 있습니다. 미사는 교묘히 자양강장제 아이템 해달의 응가가 발기부전 저주에 걸려도 ‘남자’ 에게는 반응이 가능하게 해 준다는 서술을 빼 버렸다. 계속된 실패로 크나큰 분노에 휩싸여 있는 마스터 현진에게 더 이상 게이 시나리오 따위를 꺼내었다가는 이 인격 자체가 소멸되어 버릴 수도 있었던 것이다. 자양강장제의 역할을 갖는다는 말을 듣자, 현진은 해달의 응가를 삼킨 게 그다지 더럽다는 생각이 들지가 않았다. 정력에 좋다면 지네까지 생채로 먹는 한국 중년 남성들을 한심한 눈으로 보던 청년 김현진이 발기부전을 며칠 경험하다 보니 그들과 같은 고통을 겪고 나자 결국 그들과 같은 공감대를 갖게 된 것이다. 현진은 속성과 빠르기 등을 잘 이용해서 제가 알아서 잘 사냥을 하고 있는 아제룬을 내버려두고 여기저기로 몬스터. 물개를 찾아 나섰다. ‘미사 물개와 해달을 잘 구분해서 알려 줘라.’ - 물론입니다. 마스터. 레이드란 공작의 빠른 발을 이용하여 해안가를 빙 돌던 현진은 미사가 일러 준 물개를 몇 마리 잡았다. 하지만 개체수가 적다는 말 그대로 물개들은 정말 몇 마리 되지 않았다. 20%의 드롭율이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5마리를 잡았는데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 ‘아 씁 왜 이렇게 안 나와? 다섯 마리 잡았으면 나와야 되는 거 아냐?’ 현진의 혼잣말에 미사가 답해 주었다. - 해구신은 물개의 성기입니다. ‘그걸 누가 모르냐?’ - 물개도 암수가 있지요? ‘그렇지.’ - 수놈을 잡아야만 나오는 해구신인데 마스터가 지금까지 잡으신 물개 중 3마리가 암컷이었습니다. ‘……결국에는 노가다란 소리구만. 이번에도 안 나와 봐라! 당장 이 게임 때려친다!’ - 루시페리아R 도 실패하시고 나서 또 하실 만한 게임이 있기나 하십니까? ‘왜 없어. 임마. 정 없으면 치한 소아과라도 하지 뭐.’ 치한소아과라도 하겠다는 현진의 말에 미사의 웃음이 터져나왔다. - 훗. ‘얌마 너 그 훗! 은 뭐야?’ - 아닙니다. 열심히 물개나 잡으세요. ‘……도우미 인격은 다 이렇게 생겨먹은 건가?’ 이전에는 안 그런 것 같았는데 이 미사 녀석은 최근에 들어 마스터인 현진을 은근히 놀면서 농락하고 있었다. 무뚝뚝한 기계음보다야 낫다지만 그래도 여동생처럼 귀엽게 플레이어를 대할 수도 있는 것인데. 이 녀석은 주로 플레이어의 짜증을 돋우는 도우미로 발전해 버렸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악!!!!” 그때였다. 왕자의 처절한 비명이 들린 것은. - 큰일 났습니다. 아제룬 왕자의 레벨 20으로서는 도저히 당해 낼 수 없는 거대 바다 괴수의 등장입니다. 빨리 가시지 않으면 게임 오버라는 아주 익숙한 화면을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거대 바다 괴수?” - 포트키 남부 해안가에 사는 미역괴물 크로미룸, 게 괴수 킹크라이, 촉수형 문어괴수 악토러스 젤류 괴수 젤라티나임. 머매너 스트라스. 남부 해안가의 주요 보스 몬스터들로서 모두들 레벨 70 이상입니다. 주로 주인공 파티 일행들의 레벨 업 상대로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이 다섯 괴수 모두 괴상쩍은 H장면을 보너스로 볼 수 있게 해 준답니다. 그러고 보니 루시페리아 동영상과 CG들이 공유되어 있는 데에서도 이런 해양 괴수들과 여성 캐릭터들과의 섬씽이 있었던 걸로 기억이 났다. 반인반어의 머맨들이 머맨들의 왕 스트라스와 함께 엘리넬을 돌림X 하는 동영상과 역시 촉수형 문어괴수 악토러스가 그 8개의 다리로 헬루나를 능욕하기도 했다. “제기랄 아직 발기부전 저주도 못 뗐는데 이런 놈들이 나타나고 지랄이얏! 별 수 없군.” - 젤라티나임이나 스트라스, 악토러스가 습격을 한 것이라면 굳이 빨리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들은 여성을 죽이기 보다는 가지고 노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죠. 다만 크로미룸이나 킹크라이 같은 경우에는 살육의 목적을 띄기도 하니 일단은 빨리 가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발기부전 저주는 아마 40화 이전에는 풀리지 않을까 조심스런 예상을 해 봅니다...(?) 어쨌든 이 파트는 순애루트로의 염장질. 위의 설문조사 보이시죠? 인기투표합니다. TITLE ▶34525 :: 38. 해일에 휩쓸리고. 섬마을김씨(lastride) 05-01-30 :: :: 12699 지금은 반응하지도 않는데 굳이 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기억의 대지!!!” 기억해 둔 땅으로 순간이동 할 수 있는 기억의 대지 마법을 사용한 현진은 왕자가 비명을 지르는 곳으로 바로 도착할 수 있었다. 캉, 캉, 캉 “……!” 도착한 곳에는 망토와 옷 모두 일직선으로 찢어져 나신의 몸이 된 체 등에는 일직선의 상처가 난 채 쓰러져 모래사장을 붉게 적시고 있는 아제룬과 거대하고도 날카로워 보이는 붉은 색의 집게다리를 마찰시키고 있는 거대 게 괴수 킹크라이가 거품을 뿜고 있었다. “왕자님!!” 현진은 즉각 아제룬에게 다가갔다. 기절해 있었는데 안색이 파리하고 입가에는 피를 물고 있었다. 외상을 보니 상당히 심각……한 것 같긴 했지만 역시 게임이다 보니 스테이터스 창으로 알아보는 것이 간편했다. 체력이 거의 바닥치였으며 상태이상 기절에 빠져 있었다. 거기에 심한 상처라는 상태이상까지 겹쳐 체력이 자꾸 줄고 있었다. 현진은 바로 아제룬이 쓰러진 곳을 생명의 대지로 만들어 그녀의 체력을 회복시킨 뒤 왕자가 떨어뜨린 청홍과 대지검 카이나드 세이버를 양손에 쥐었다. “미사. 몬스터 정보.” 몬스터 정보 이름 : 킹크라이. 종족 : 갑각류 레벨 : 71 속성 : 빙한계 특징 : 꽃게들의 희생에 분노하는 게들의 왕. 강력한 외갑에서 나오는 방어력과 집게다리의 공격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다만 마법에 약하다. ‘마법에 약하다……라.’ 가능하면 이런 대형 몬스터들은 저레벨의 일행들에게 잡게 내버려 두어 그녀들의 레벨을 올리게 하고 싶었지만 아제룬 왕자가 죽으면 게임오버 되는 상황에서 지금은 그런 여유를 부리고 있을 새가 없었다. 때문에 현진은 즉각 쌍칼을 킹크라이에게 겨누며 공격력을 비약적으로 상승시키는 검사의 스킬 오러 블레이드(LV 10마스터)짜리를 양손에 든 검에 사용했다. 그런 다음 땅바닥에 검을 뽑았다. 대지폭발을 쓰기에는 상대가 한 마리. 일인 타격용 기술을 쓰려는 것이다. “어스 크래쉬!” 마나를 한 지역에 일정한 부분으로 보내어 그곳에서 땅을 부수면서 승천하게 만드는 기술 어스 크래쉬. 그것이 킹크라이의 배갑 밑에서 터져나왔다. 쿠콰콰콰!! “어스 스파이크!!!” “록 버스트!” 레이드란 공작의 지계열 마법이 연속해서 킹크라이에게 명중했다. 화염계 속성은 상쇄되어서, 빙한계 속성은 내성이 있어서 먹히지 않지만 대지계 속성은 공기계 속성의 200% 데미지 보다는 못하지만 100의 데미지를 그대로 줄 수 있었다. 초보적인 마법 몇 가지만을 사용하여 싸웠음에도 킹크라이는 제법 데미지를 많이 입은 듯 했다. 그러자 킹크라이는 슬레이브 몬스터 소환을 사용했다. 백사장에 게 몬스터들이 가득 찼다. 빌딩만한 킹크라이 외에 자동차만한 크랩커들이 일제히 레이드란 공작에게 달려들었다. “어리석긴.” 가르랑 평원에서 레벨 70대 데스 나이트들 떼거지들도 상대한 경험이 있는 현진이다. 하물며 레벨 40이 조금 넘는 크랩커 떼거리 따위는 식후 후식거리도 안 되었다. “어스 퀘이크!!” 검으로 땅을 찌르지 않고 이번에는 주먹으로 땅바닥을 내리치자 백사장의 땅들이 갈라지면서 크랩커와 킹크라이는 연속된 마법의 타격을 입었다. 슬레이브 몬스터 크랩커들이 순식간에 전멸하자, 킹크라이는 거품광선을 현진에게 내뿜었다. 덕분에 현진의 시야에는 물방울들이 가득 차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틈을 노려 킹크라이의 집게발 공격이 현진에게 먹혔다. “억!” 데미지는 그럭저럭 이었지만 밀쳐지는 힘이 장난이 아니었다. 집게발에 한 대 맞으니 아픈 건 둘째 치고 붕 나가 떨어져 해안절벽에 그대로 부딪히는 현진이었다. 그러는 사이 킹크라이는 집게발이 아닌 다른 6개의 발을 들었다. 게의 외피부가 날카롭게 굳은 이 발은 방금 전 아제룬 왕자의 옷을 완전히 찢어놓고 그 안에 있는 알맹이에도 일직선의 상처를 남겼던 전례가 있었던 발이었다. 쿵! 마침 해안절벽에 부딪혀 추가 데미지와 함께 절벽을 무너뜨린 현진. 먼지가 자욱이 일어나고 레이드란 공작이 정신을 차리지 못할 때. 킹크라이는 발을 이용해 레이드란 공작을 일직선으로 베었다. 워낙 빠른 공격이라 현진은 피할 새도 없이 킹크라이의 공격에 맞고 말았다. “어라리요?” 그러나 워낙 튼튼하고 방어력 높은 고레벨 캐릭터 레이드란 공작의 몸은 아제룬 왕자와 같은 혈선이 생기거나 하지 않았다. 심지어 데미지도 거의 없었다. 다만 이 공격을 당한 뒤 뭔가 몸이 되게 시원하다는 감촉만이 올 뿐이었다. “허걱!” 현진은 절벽에 부딪혔을 때 절벽이 무너지면서 난 먼지와 게거품이 조금 걷히자, 자신의 몸을 내려 볼 수 있었다. 강철의 몸이라 할 수 있는 레이드란 공작의 몸은 멀쩡한데 킹크라이가 베고 지나간 옷가지는 강철 갑옷도 정확히 반으로 쪼개져 레이드란 공작을 나체로 만들었던 것이다. “이 망할 자식이!!!” 현진은 옷가지를 모조리 날려 보낸 킹크라이에게 돌진했다. 마침 먼지도 걷혔고, 거품들도 사라진 상태였다. “반월검기!!!” 두 칼에서 반월형의 검기가 날아갔다. 여러 다발의 검기는 킹크라이에게 그다지 큰 타격을 주지는 못했지만 한 쪽 다리를 끊어 놓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대지 가르기!” 청홍이 땅바닥을 베고 지나가자, 그 자리의 땅이 갈라지면서 안에서는 대지의 기운이 솟아올라 일직선상의 모든 것을 파괴했다. 킹크라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괴수이긴 하나 게 괴물이었기에 차마 울음소리를 지르지는 못한 킹크라이는 엄청난 게거품을 물어대며 괴물보다 더 강한 레이드란 공작을 피해 바다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허나 현진은 그를 놓아 줄 생각이 없었다. 옆으로 걷는 굼뜬 킹크라이보다 한 걸음 더 빠르게 뛰어가 바닷가 쪽에서 카이나드 세이버를 땅바닥에 찔렀다. “대지 폭발!!!” 쿠콰콰콰콰콰! 맵. 화산이나, 바다, 강가에서 대지폭발이나 어스퀘이크를 시전했을 경우. 화염 + 대지 속성의 데미지를 더블로 주는 화산폭발이나, 화염 + 빙한(수)의 데미지를 더블로 주는 해일소환이란 기술로 특화를 시킬 수 있었다. 물론 마나는 조금 더 들어가지만 한 속성에게만 절대적인 타격치를 주는 속성 필살기술을 보완할 만한 강력한 기술이었다. 얼마 안 있어 방금 전 박살난 해안절벽보다 더욱 큰 거대한 파도가 해안가로 몰려왔다. 도망치려던 킹 크라이는 그 파도에 놀라 다시 해안가로 내려왔다. 그 모습을 본 현진은 작전이 먹혔다고 좋아하다가 해안가에 누워 있는 채 일어날 생각을 안 하는 아제룬 왕자가 눈에 들어왔다. “이런 병신! 왕자를 까먹었다.” 현진은 몰려오는 파도를 뒤로하고 킹크라이를 죽이는 것보다는 왕자를 나꿔채는 데에 집중했다. 그리고 간신히 그녀를 안아 들 수 있었다. 하지만 몰려오는 파도에 의해 레이드란 공작과 아제룬 왕자는 그대로 파도에 휩쓸리고 말았다. “헉, 헉, 헉, 헉, 헉.” 빛이 조금씩 새어 들어오는 동굴. 현진은 잘 껴안고 데려 온 아제룬을 바닥에 곱게 내려놓았다. “기절하신 분은 좋겠소. 그 꼬라지 안 봐도 되고.” 현진은 기절한 아제룬에게 부럽다는 말투로 말했다. 자기가 만든 해일에 자기가 당한 그는 체력이 팍팍 깎이는 끔찍한 현장을 그대로 다 경험해야만 했다. 그래도 레벨 90의 신인(神人)이었던지라 바위에 부딪히고 물살에 휩쓸려도 닳는 체력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실제 이렇게 해일에 휩싸였을 경우 바위와 나무에 머리를 받고 여기저기 다 들이받았으면 사망하지 않고서는 배길 재간이 없는지라 잠시 자신이 카론 레이드란이라는 신급 캐릭터라는 사실을 잊고 온갖 비명을 질러대던 현진이었다. 때문에 알몸의 왕자를 알몸인 채로 안았어도 기분 좋은 느낌은 하나도 느껴보지도 못했다. 하기야 어차피 느낀다 하더라도 발기부전의 저주를 여전히 떠안고 있는 현진으로서는 별 수가 없었다. 지금 아제룬이 완전히 홀라당 벗고 날 잡아 잡수 하는 표정으로 기절해 있는데도 현진은 손 하나 댈 생각을 하지 못했다. “미사. 이렇게 둘이서 해일에 휩싸여 나체로 조난당하는 플레이 스타일의 공략이 있는가 찾아봐봐.” - 무인도 조난 시나리오는 있습니다. 계곡가로 휴양을 정했을 경우 산 속 조난 시나리오가 있고, 계곡에서 급류를 타고 무인도로 오는 시나리오가 존재합니다. 산으로 휴양을 정해도 산에서 길을 잃고 동굴로 가는 조난 시나리오가 각각 있지요. “그럼 여기에서의 공략법은?” - 유감스럽지만 참으로 자세하게 기재가 된 섬마을김씨의 공략집에서도 바닷가에서 자기가 직접 만들어 낸 해일에 휘말려 조난당하게 된 시나리오에 대한 공략은 없습니다. 다만 이런 조난 시나리오를 순애 루트의 초점으로 삼든지 무인도 왕국 엔딩을 보든지 선택하라는 조언은 있습니다. “무인도 왕국이라…….” 그 누구든 한 번 쯤은 생각해 봄직한 무인도 왕국 시나리오. 나갈 수 없는 특수성에 아리따운 여성과 함께 아무것에도 구애 받지 않는 행복한 둘 만의 생활…… 이라고는 하나 결과적으로 보면 정말 남자 혼자에 여자가 여럿 있다거나 하면 모를까 한 여자와 이런 섬에서 죽을때까지 살기란 여간 지겨운 게 아닐 것이다. 어찌되었든 간에 옷은 한 벌도 없이 아제룬 왕자와 같이 있게 된 현진. 당면과제는 이 바닷물이 들어오는 해식 동굴을 빠져나가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아이템 인벤토리 같은 게 없는 이 루시페리아R 에서는 특수 스킬로 아이템 보관창을 배워야 한다. 암흑계열의 마법인 아이템 보관은 신성계열을 제외하고 어떠한 캐릭터든 배울 수 있었다. 다만 수량으로 총 6개 이상을 보관할 수가 없었다. 현진은 혹시 옷가지나 식량 따위가 있을까 아이템 보관창을 열어보았다. 그러나 보관창에는 얼떨결에 집어넣어야만 했던 카이나드 세이버와 청홍 뿐. 식량거리나 포션, 옷가지 같은 건 하나도 없었다. 결국 이렇게 나신인 채로 아제룬 왕자와 함께 있어야 한다는 소리인데……. 일단 식량 아이템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었다. 배고픔으로 인하여 스태미너 수치가 자꾸만 하락하고 있었다. 아제룬 왕자는 기절한 상태라 스태미너 수치의 하락폭이 지금은 없었고, 레이드란 공작의 경우 스태미너 수치가 하락을 한다 해도 워낙 체력적, 정력적으로 강한 캐릭터였던 지라 오랫동안 버틸 수는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왕자가 깨어났을 때다. 배고픔 상태로 계속 있다보면 안 그래도 대지계열의 반대 속성인 바람계열로 체력이 전체적으로 떨어지는 아제룬 왕자가 아사(餓死)해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물고기라도 있으면 좀 잡아야…….” 하지만 현진은 그다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동굴의 벽 부근에는 미역, 김, 파래 등으로 보이는 해조류와 바닷물이 흐르는 바닥에는 여러 조개류들이 서식하고 있어서였다. - 매생이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남해안에서나 그 맛을 제대로 볼 수 있는 해조류이죠. “그러냐?” 역시 루시페리아R은 게임이 한국적이다. 물고기 같은 것도 외국의 이상한 종이 아닌 한국의 삼면 바다에서 나오는 물고기들이 주로 잡힌다. 갑옷보다 보통 옷가지로 방어를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게임 특성상. 전체적으로 능력치가 좋은 옷들은 한복이기도 하다. 기타 등등 건축물도 기왓장을 올린 집들이 꽤나 있으며 고려방이라는 동대륙 민족의 집단 거주지가 있거나 숲 속에 각종 명승지에 광개토 대왕릉비가 세워져 있는 등 애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여러 가지가 게임 내에 존재하고 있다. 현진은 벽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조개들을 주워 모았다. 그리고는 하나, 하나 껍질을 깠다. 현진이 태어나기 전 한국에는 죠X퐁 이라는 과자가 있었다고 한다. 비록 과자이지만 포스트라 불리는 우유에 말아먹는 외국과자처럼 우유에 타 먹을 수도 있고 양도 많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던 과자였다. 그러나 그 모양이 흡사 여성의 성기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피해망상증에 걸린 한 정부단체에 의해 그 과자는 불매운동이 벌어졌고, 결국 정부 차원에서 그 과자를 규제시켜 버린 초유의 사태로 인하여 그 과자는 다시금 볼 수 없게 되었다. 한다. SD그룹의 김석진 회장으로 인하여 그 정부단체가 초토화 된 지금에서야 그 비슷한 것이 다시 나오고는 있었으나 이제는 이름까지 바뀌어 나이 드신 노인분들에게 추억의 과자처럼 인식될 뿐이었다. 참으로 어이가 없는 것이 그런 과자 자체가 문제가 있으면 애초에 보리나, 조개 같은 것도 먹지 말라고 세금을 매기든가 해야지 어째서 가공품으로 만들어 진 과자에만 그런 것을 물리느냔 말이다. 얘기가 어문 곳으로 빠졌지만 어쨌든 조개는 여성의 음부와 묘하게 닮았다. “…….” 문득 현진은 조개를 보고서 옆의 아제룬에게로 눈을 돌렸다. 생각해 보니 지금껏 여성의 그곳을 자세히 보거나 해 본적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성인동영상으로도 자주 보았고 루시페리아 에서도 몇몇 썸씽을 거치면서 보기나 하긴 했어도 직접 손을 가져다 대거나 가까이서 얼굴등을 대며 본 적은 없었던 것이다. 꿀꺽 마침 실습용(?)이 축 쳐진 채 누워있다. 하지는 못하더라도 여체에 대한 궁금증만큼은 어쩔 수 없었는지 현진은 아제룬 왕자의 다리를 조금씩 벌렸다. 지금까지 가상현실에서의 여성의 나신들 중 아제룬 왕자와 퓨리나 공주 등은 나이가 좀 있음에도 무모의 그것을 가진 여성들이었다. 특히 단순히 없으면 모르겠으나 돌출되지도 않은 완벽한 어린이의 형태를 갖추었다. 그러나 숨겨져 있는 것이 더욱 매력적인 법. 현진은 떨리는 손을 왕자의 가랑이 사이 일직선이 쳐 진 곳에 가져다 대었다. “으으으윽!” “헉!” 때마침 왕자가 신음소리를 내었다. 현진의 손이 성감대에 닿아서 나오는 쾌락적인 신음이라고 보다는 어딘가 다쳤을 때 나오는 목소리였다. 현진은 급히 그녀의 하체에서 손을 떼고 안색을 살폈다. 창백한 것이 그다지 좋은 안색이 아니었다. “으윽……고, 공작.” “정신이 드십니까? 왕자님?” “추, 춥소. 너, 너무 춥소 공작.” 몸을 바르르 떨던 아제룬은 마찬가지로 나체인 레이드란 공작의 몸에 안겼다. ‘으헙!’ 해일에 휩쓸렸을 때는 생존의 본능 덕분에 별 감흥을 못 느끼던 성욕이 다시금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쩌랴? 가스는 있는데 정작 발화기기가 없으니. “저, 저 와, 왕자님?” “이, 이대로 조금만 더 있어주시오. 공작. 제발 이대로…… 체통이 없다는 건 아오. 하, 하지만. 부, 부탁이오.” 눈물을 머금고 온몸을 바르르 떨어대는 미소녀의 부탁을 어찌 거절할 수 있으랴? 현진은 그녀의 말대로 아제룬을 꼭 껴안았다. TITLE ▶34684 :: 39. 우정출연 섬마을김씨(lastride) 05-01-31 :: :: 10599 촉촉하게 물에 젖은 그녀의 몸. 그리고 알몸과 알몸이 맞닿는 그 느낌. 원래의 영화나 같은 것을 보았을 때는 이 장면에서 열정적인 키스를 나눈 뒤 여자가 아래로 눕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저주 덕분에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분위기가 이렇게 돌아가는 이상. 현진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뭐 보통 다 짤린 순애물들이 이러잖은가? 중간 단계에서 끝내기. 아직 동정도 못 떼 보았지만 연애경험이 없으니 그 경험 역시 없는 현진이었다. 미연시의 이름 뜻이 무언가?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말 그대로 미소녀와의 연애를 즐겨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연애의 가장 중요한 맹점은 뭐니뭐니해도 S자로 시작하는 뭐시기겠지만 그 중간 단계 역시 겪어보지 않은 이들은 모르는 것이 아니겠는가? 현진은 아제룬의 어깨를 잡아 완벽히 밀착한 그녀의 몸을 약간 밀쳐냈다. 그리고는 망설임이 있긴 했지만 곧바로 왕자의 입술을 탐했다. “웁?” 파리한 안색이던 아제룬의 눈은 그 창백한 얼굴과는 안 어울리게 크게 떠졌다. “오, 오악?(고, 공작?)” ‘이건……언젠가는 꼭 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겠다는 선전포고다.’ 능욕마라 자칭하던 미연시 게임 계의 고수 중 하나였던 현진. 비록 헤매고는 있지만 이런 순애루트 에서의 행동으로 나서야 할 때의 맺고 끊음은 확실했다. 혹시 호감도가 낮은 여성에게 이런 행동을 했을 경우. 뺨을 맞거나 등의 사태가 벌어져야 정상이겠지만. 아제룬의 경우 호감도도 제법 높고, 어디까지나 제가 남자라고 생각하는 성에 대해 무지한 인간인지라 레이드란 공작의 기습적인 키스에도 눈을 멀뚱히 뜬 채 멍하니 있었다. 현진이 입을 떼자, 왕자는 여전히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는 눈을 하며 입가에 묻은 침을 스윽 닦았다. “뭐…… 한 겁니까?” “아무것도 아닙니다.” “춥습니다. 불같은 걸 피울 수 없을런지요?” 왕자는 현진의 발뺌에 더 이상 추궁하지 않고 불을 찾았다. 서늘하다 못해 추운 동굴에서 나체로 그것도 오랫동안 차가운 물에 빠진 상태라 오한이 든 상태였다. 허나 화염계의 속성을 지니지도 않았고, 열화검은 엘리넬에게 맡겼고, 인공적인 불을 피우려고 해도 습기 찬 동굴 속에서 불을 피울 만한 재료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불가능합니다. 왕자님. 그리 추우시면 계속 제게 안겨 계시지요.” “그, 그리하겠소.” 그렇게 아제룬은 레이드란 공작의 품에 안겼다. “저, 고, 공작 엉덩이랑 다리 쪽이 차갑소.” “그럼 제 다리 위에 앉으시고 다리는 제 등에 걸치시지요.” 그리 되니 정말 레이드란 공작과 아제룬 왕자는 사랑의 절정행위를 나누는 모습으로 있게 되었다. 현진은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왕자의 입술을 탐할 때만 해도 굳은 결심으로 별 망설임이 없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옆구리와 팔쪽으로 안겼던 측면 대 정면과는 달리, 정면 대 정면이 되자, 아제룬 왕자의 젖꼭지도 레이드란 공작의 가슴 쪽에 맞닿았고, 하반신의 결합부분 역시 발기부전으로 작은 상태이긴 했지만 서로 맞닿은 상태였다. “공작의 아래는 뜨겁구려…….” 쿨럭! 대사가 꼭 사람을 오해하게 하는 대사다. 발산되지 못한 남성의 양기가 몰린 그곳이 뜨거운 건 당연지사, 더구나 왕자의 몸은 지금 급도로 냉하게 된 상태라 약간의 체온에도 민감히 반응했다. “털도 많아서 까칠거리오.” 몸과 몸이 뭐 하나 걸친 것 없이 맞닿는 다는 것. 비록 그 이상의 접촉은 없지만 남녀 모두 엄청난 부끄러움과 흥분을 갖게 하는 일이다. 물론 아제룬이라는 특수한 타입의 여성의 경우에는 이것이 전혀 부끄럽다는 건지 뭔지를 몰랐지만 말이다. “어렸을……때 아바마마께 이렇게 안겨 본 적이 있소. 어머님에게는 자주 안겼었지만 이런 기분은 아니었소. 어머님의 품이 푹신하고 포근했다면 아버지의 품은 듬직하니 컸소. 공작도 마치 아버님 같구려.” 당연하지. 여자의 품에 안긴 것과 남자에게 안긴 것의 차이가 엄연히 있는 법. 허나 그런 것에 대해서는 백치인 왕자가 구별은 하더라도 구분이 뭔지 알 도리가 없다. 그렇게 몇 마디를 늘어놓던 아제룬 왕자는 옷 하나도 입지 않은 채 옆에도 옷 하나 입지 않은 남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근새근 잠들어 버렸다. ‘긴장감이 없구만.’ 뭐 발기부전의 저주 덕분에 이렇게 방심하고 자도 별 상관은 없겠지만. 현진은 자신의 품에 안긴 아제룬 왕자를 조심스럽게 바닥에 내려놓은 뒤. 동굴의 출구를 찾아 나섰다. 대지를 기억시켜 놓았으니 몬스터가 아제룬을 습격해도 즉각 돌아 올 수 있었다. 허리까지 차오르는 물. 현진은 그것을 헤치고 빛이 조금은 더 들어오는 동굴의 부근으로 걸어갔다. “나가는 길이 있기나 한 건가?” 바닷물이 들어오고 있는 것을 보니 분명 입구는 있는 모양인데……. 현진은 계속해서 걸었다. 레이드란 공작의 빠른 발걸음이 물에 막혀서 느려지긴 했지만 오히려 이것이 정상적인 인간의 보폭이어서 딱히 이상하게 생각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물살과 맞서며 걸어가던 현진은 물길이 아닌 걷는 길이 나타나자, 그곳으로 올라 섰다. 그러자 소라게처럼 생긴 몬스터가 집게발을 들어 현진을 공격해왔다. “귀찮군.” 단숨에 베어버릴 요량으로 카이나드 세이버를 휘두르는 현진. 그러나 깡 소리와 함께 소라게 몬스터는 소라 안으로 숨어 들어갔다. “안 죽었네?” 의외로 레벨이 높은 지 소라게 몬스터는 강력한 대미지를 입고도 버텨 내는 모양이었다. 그런 다음 소라게 몬스터의 몸에서 빛이 퍼져나왔다. 어떤 일정 스킬을 쓸 때면 루시페리아의 캐릭터들은 몬스터, NPC, 플레이어 할 것 없이 저렇게 빛이 뿜어져 나오며 스킬이 시전되곤 했다. - 조심하십시오. 마스터! 저것은 게 류의 몬스터나, 개(犬)류의 몬스터들이 사용하는 남성 이탈 기술입니다! “엥? 그게 무슨 소리야?” - 저런 집게를 가지고 있는 몬스터나 물면 죽어도 안 놓는 몬스터들이 있습니다. 전작에서는 그런 기술이 없었지만 이 리메이크 작 루시페리아 R에서는 레이드란 공작의 성기를 노리는 무서운 공격들이 몇 가지 존재합니다. 그 중 집게를 지닌 몬스터들이 사용하는 스킬 ‘고추 싹둑’과 개나 늑대, 헬 하운드 등의 몬스터가 사용하는 ‘쌍방울 뜯어먹기’ 등이 있는데 당하실 경우. 그대로 성기를 잃게 됩니다. 물론 지난 번 이슈렐의 비뇨기과나 루시페리아 수도 비뇨기과에서 성기 복원 수술로 다시 만들 수는 있긴 하지만 조심하셔야 합니다. 거시기를 잘라버리는 기술들이라니……어쩐 지 무서웠다. “우왓!!!” 곧이어 소라게 몬스터로부터 수십 개의 집게다리들이 생성되어 현진에게로 날아왔다. 이 집게다리들은 하나같이 중간에 달린 레이드란 공작의 거시기를 노리고 있었다. “대지의 장벽!!!” 현진은 급히 땅바닥을 솟게 해 거시기를 노리는 집게발들의 공격을 막았다. 그러자 소라게 몬스터는 그 짧달막한 다리로 잽싸게 통로 쪽으로 도망쳤다. 쫓을 생각은 없었지만 일단 길을 찾기로 작정한 현진은 소라게 몬스터가 도망친 곳으로 따라들어갔다. 길은 상당히 길었다. 레이드란 공작의 빠른 발걸음으로도 한참을 걸어야 했는데 갈림길도 많고 갈림길들 중에는 아이템만 얻고 도로 나와야 되는 길도 있어서 골치 아팠다. 그래도 RPG게임인 루시페리아에서 이런 던전 탐험이 나오는 건 당연지사. 현진은 상자도 열어보고 몬스터도 잡고, 미니 퍼즐도 푸는 재미로 던전 이름이 해식동굴인 이 던전을 탐색했다. ‘나가는 길이 대체 어디야?’ 이번에도 막힌 쪽 갈림길로 갔었던 현진은 다시 길이 갈라지는 중앙 지역으로 가 안 가봤던 통로를 선택했다. 유감스럽게도 이 동굴은 전작에는 나오지 않았던 동굴이라, 미니맵 표시가 되지 않았다. 다음 갈림길로 접어 든 현진은 마냥 지루하게 걸었다. 미로 지형도 갈림길 중에 몇 가지가 있었던 탓에 현진은 동굴 벽에 손을 대고 걸었다. 평평한 벽면이 아닌 울퉁불퉁한 바위 벽면에 손을 대고 걸으니 튀어 나온데는 올라갔다. 푹 내려갔다. 하는 재미도 있었다. 그런데 그때 대고 있던 손이 바위에 먹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우왁!” 현진은 급히 뒤로 몸을 뺐다. 동굴 바닥에서 정확히 거시기를 노리고 표창이 튀어나왔던 것이다. 피릿! 하지만 끝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화살이 뒤로 몸을 뺀 현진에게 날아왔던 것이다. 정확히 거시기를 노리고. 레이드란 공작이라는 신급 캐릭터의 민첩성으로 피해내긴 했지만 위험했다. 때문에 현진은 빈 세이브 슬롯에 세이브를 마쳤다. 미행 9 의 게이 존재와 송마리 극악루트와 비슷한 루시페리아의 시련 중 하나인 발기부전과 성기제거. 발기부전으로 쓸모가 없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잘려 버리게 놔 둘 수는 없다! 정확히 거시기를 노리고 날아오는 화살 몇 가지를 전부 피해낸 현진. 그러나 끝난 게 아니었다. 갑작스레 소라게 몬스터 수십 마리가 전방에 리젠되었기 때문이다. 소라게 몬스터들의 몸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더니 현진이 대지폭발 등의 전체기로 쓸어버릴 새도 없이 집게들이 튀어나와 공작의 거시기를 노렸다. “중력 증가!!!” 현진은 급히 중력 증가 마법을 사용하여 날아오던 집게발들을 전부 땅으로 추락시켰다. 그런 다음 지광파를 써 소라게 몬스터들을 전멸시켰다. “흐음.” 이런 공격들이 있다는 것은 이곳으로 들어가면 뭔가가 있다는 소리가 된다. 강력한 보스 몬스터가 서식 중일 수도 있고, 해적왕이 숨겨 둔 원 피스가 있을 수도 있고, 게임의 특성상 엄청난 정력제나 미녀가 잠들어 있을 수도 있다. 현진은 과연 무엇이 있을지 대단히 기대가 되었다. 소라게 몬스터들이 소라껍질만 남긴 채 죽어서 사라진 바닥을 밟고 지나간 다음에도 연속된 성기를 노리는 공격이 있었지만 초인캐릭터의 능력으로 전부 뚫고서 가는 현진이었다. 그렇게 갈수록 동굴 속에는 이상한 소리가 울렸다. 꼭 여자의 비명소리 같았다. “설마 아제룬인가?” 하도 던전에서 돌고 돌다 보니 혹시라도 아제룬이 있던 이전 장소로 되돌아 올 수도 있었다. - 아닌 것 같습니다. 기억의 대지로 기억된 장소가 아닙니다. “그럼 뭐야? 이 소린.” 바람 소리 따위가 이렇게 들리는 건가? 라고 생각하며 현진은 소리의 진원지를 향해서 축지의 비술을 써서 달려갔다. 희미하던 것이 조금씩 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막혀있는 던전이라는 특수성에 음파가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혀서 도저히 뭐가 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소리의 진원지에 거의 다가서자, 눈앞의 길은 막혀 있었다. 하지만 이전의 막힌 갈림길들처럼 아예 길이 없는 게 아니라, 이곳만큼은 거대한 바위로 가려져 있었는데. 그것이 더욱 플레이어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바위쯤이야!” 지계열 속성으로 특히 바위 같은 것에 익숙한 레이드란 공작의 캐릭터. 현진은 바로 바위에 주먹을 지르며 외쳤다. “바위깨기!!!” 진짜로 바위가 깨질 듯 기세가 등등했지만 바위는 여러군데 금이 가긴 했어도 깨지지는 않았다. 현진은 다시 한 번 바위 깨기를 먹였다. 그러자 바위는 완파되어 여러 곳으로 튀었는데 현진도 그 튀는 바위에 맞아 대미지를 입었다. 그리고 그 바위가 부서진 안에는 제법 널찍한 공간이 있었다. 허나 현진의 눈에 그런 것 따위는 들어오지 않았다.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증기(콧김)을 뿜어대며 동굴의 천장에 밧줄로 양쪽 손이 묶여있는 나신의 여성을 밀어붙이고 있는 H씬(야한 장면. 성행위 장면 등을 지칭)을 본 탓이다. “뭐야? 제길 왠 사내놈이 짤리지도 않고 들어왔어?” 왕복운동은 멈추지 않으면서도 그는 고개를 돌려 바위를 부순 현진을 쳐다보았다. 동시에 두 작업에 몰두할 수 있다니……. ‘헉 가, 가만?’ 지금 여성을 뒤에서 밀어붙이고 있는 사람…… 현진이 이전에 TV에서 봤던 그 누군가와 너무도 닮았다. “기, 김석진 회장???” //////////////////////////////// 갑작스런 폭설. 6시만 해도 멀쩡하던 도로가 7시가 되자마자 눈으로 가득 차 버리더군요. 덕분에 이놈의 학교가 야간자율학습을 중단했습니다. 뭐 그건 그렇고. 깨진 바위 속 남자의 진짜 정체는 무엇일까요? TITLE ▶34824 :: 40. 음마선사의 퀘스트 섬마을김씨(lastride) 05-02-01 :: :: 11146 “김석진 회자앙?” TV에서 자주 보던 한국 최고의 거물이자, 세계를 주름잡는 초거대기업 SD사의 회장 김석진. 그의 모습이 확실했다. 그런데 당사자는 영 그 이름이 마음에 안 든 다는 듯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 옛날 이름으로 날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군. 어떻게 알아낸 건지는 모르지만 지금의 내 이름은 그게 아니니까 말야.” “저, 저, 저…….” 남자와 결합 중이던 여성이 고개를 돌리고 붉어진 얼굴로 말을 더듬거렸다. 그러자 김석진 회장의 얼굴을 지닌 남자는 합체를 해제하고서 말했다. “이런 발정난 암XX년. 벌로 잠시 동안 이걸 주지 않겠다.” “제발! 안돼요! 미칠 것 같단 말이에요.” "그럼 음란한 나의 XX XXX 당신의 XXX XX XXXXX. 라고 말해 봐라.“ 심의 상 15세 기준을 넘길 수가 없는 터라 대사는 X처리로 넘어가겠다. 남자가 그런 수치스런 말을 하도록 종용하자, 여자는 부끄러워하면서도 그 대사를 그대로 읊었다. 그런 다음 얼마 안 가 생명을 만드는 쉼 없는 작업이 끝났다. 여자는 축 처진 채 동굴의 한 구석에서 누웠다. 상당한 미모로 보였지만 이미 육욕과 쾌락에 망가져 버린 장난감에 지나지 않는 얼굴. 그녀는 계속해서 남자의 것을 찾았지만 남자는 바위를 부수고 들어온 현진을 접대하기 위해 옷도 챙겨 입지 않고 걸어 나왔다. - 꺄앗! 저분의 것 거대해요! “…….” - 멋진 분이시네요. 정말 그림 되네요! 미사는 어쩔 줄 몰라서 날뛰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레이드란 공작도 옷이 없는 상태로 이곳으로 기어들어왔고, 방금 전 정사를 나누던 남자 역시 아무 것도 입고 나오지 않은 상태. 더군다나 공작이나 안에서 나온 남자나 둘 다 상당한 미모를 소유하고 있어서 야오이 매니아인 미사의 상상을 자극시켰던 것이다. “어디선가 괴소리가 들리는군. 나도 남자는 싫으니 그딴 소리는 집어치워라.” “……!” 남자는 다른 NPC에게는 들릴 수가 없는 미사의 말을 듣고 있었다. 현진은 더더욱 놀랐다. ‘혹시 모를 히든피스 따위가 있는 건가? 아니면 버그인가?’ 궁금증에 빠져 턱을 갠 현진에게 그가 말했다. “그 성기제거의 함정을 다 뚫고 여기까지 오다니 보통 내기는 아닌 모양이구나.” “도대체 당신은……?” 현진은 김석진 회장과 똑같이 생긴 남자에게 물었다. 이 상황에선 당연스런 질문이었다. “내 이름은 아크. 이 쪽 세계에서는 음마선사라고 불리고 있다.” “음마선사!!!” - 아……정말입니다. 음마선사가 있는 곳은 랜덤인데. 포트키 남부 해식동굴도 후보 중 분명 있습니다. ‘NPC 정보 출력!’ NPC 정보 이름 : 아크 페인 직업 : 음마선사. 납치범 레벨 : 94 속성 : 신성계 특징 : 신성검 블레싱 소드의 선택을 받은 성기사. 호색한 성격으로 많은 수녀들을 건드렸다가 파문되어 이 대륙으로 도망쳐왔다. 테크닉에 대한 강의는 받을 수 없지만 색공과 정력 강화 시술에 대한 정보를 들을 수 있다. 발기부전 저주를 치유할 수 있는 비오그라를 정제할 수 있다. 하나같이 놀라운 정보뿐이었다. 음마선사라고 하길래 중국의 도복을 입은 대머리에 더럽게 호색하게 생긴 술 들고 다니는 영감탱이였는 줄로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김석진 회장의 모습을 본 따 만들어진 미청년이었고, 레이드란 공작보다 4나 높은 94라는 고레벨에 색공을 익힌 것과는 전혀 안 어울리는 신성계의 속성. 그리고 결정적으로 비오그라를 정제할 수 있다는 정보가 가장 눈에 들어와 박혔다. 발기부전의 저주를 풀 수 있는 방법은 마르스에게 비오그라를 얻는 것이 가장 간편했지만 그 외에도 몇 가지 방법이 존재했다. 원 제작자인 음마선사를 찾거나, 해구신을 생째로 먹거나, 소원을 들어주는 아이템을 얻어 푸는 것 등이 있었다. 그런데 그 음마선사를 직접 마주치게 된 것이다. 음마선사는 코를 킁킁거렸다. “계집 냄새가 나는 군. 색다른 계집의 냄새가……그런데 왜 계집은 안 오고 네놈이 오고 지랄이냐! 이 바위는 어떡할 거야! 응?” 나이도 레이드란 공작과 별 차이 없이 보이는 그가 말하는 투는 꼭 세상을 달관한 듯한 노부의 모습이었다. 현진은 그것에 어쩐 지 모를 연장자의 감을 느끼며 존대말로 답했다. “바위는 제가 알아서 다시 고쳐드리겠습니다.” “허긴 대지의 속성을 지니고 있으니 저런 건 일도 아니겠군. 뭐 그럼 가 봐.” 그냥 가? ……라는 듯한 표정으로 보아도 그는 아무런 변동이 없었다. “어여 가. 잘 하고 있는 사람 갑자기 바위를 부숴서 흐름도 끊어놓고, 여자였으면 안 돌려보내 줄 판이었는데 그 트랩들에 안 짤리고 살아난 남자놈이라서 그냥 봐 준다. 어여 가봐.” 해구신을 먹어도 되지만 지금 당장은 이곳에 갇혀 어려웠다. 안 그래도 아제룬의 완전 무방비의 유혹 아닌 유혹으로 심장이 벌렁벌렁 한데 그것은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거시기가 반응을 해 줘야만이 극도의 흥분상태에서의 각혈과 기절을 막을 수 있었다.(라는 것은 핑계고 어쨌든 한시바삐 이 지긋지긋한 발기부전 저주를 떼어내고 싶었다가 정답이다) 그때 음마선사와 상대하면서 축 쳐졌던 여성이 엉금엉금 기어오더니 대치 상태인 레이드란 공작과 음마선사의 코끼리를 동시에 잡았다. “이……여자는?” 현진은 조금이라도 더 대화를 끌어보려 음마선사가 상대하던 여인의 신상을 물었다. 납치범이라는 꼬리표가 달라붙어 있는 것을 보니 가히 사랑하는 연인사이거나 그런 건 아니리라. 허나 답을 해 주지 않을 것이란 예상과는 다르게 음마선사는 흔쾌히 여성의 정체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유노테스 제국 라이언 공작가의 영애 리히넨 폰 라이언이지. 하도 도도하게 굴길래 열 받아서 그냥 데리고 이리로 튀었어. 한 2년 정도 교육시키니 저렇게 되더군.”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이런 미친 캐릭터가 있어도 되는 건가?’ 아무리 색을 밝히는 괴팍스런 캐릭터라 하나 대륙 3강이라 자부하는 루시페리아 왕국과 맞설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인 유노테스 제국의 라이언 공작가라면 보통 깡다구가 아니고서는 엄두도 못 낼 일이다. 그런데 이 음마선사라는 인간은 그것을 실행했다고 하는 것이다. 공주 조교만큼은 아니더라도 엄청나게 힘든 난이도 급 중 하나인 공녀 조교라니! 귀족가의 공녀라고는 했지만 지금은 그저 남자를 본능적으로 찾아서 움직이는 색욕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새삼 조교의 무서움을 실감하는 현진이었다. 저렇게까지 망가뜨릴 수 있다니……게임 캐릭터지만 존경스럽다. 존경의 눈초리로 보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음마선사는 납치해서 완전한 성의 노예로 만들어 버린 공녀가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러더니 현진을 보고 씨익 웃었다. “이런, 이런 젊은 친구가 임포텐스(발기부전)저주에 걸리다니 아니 되었군.” 비록 눈빛도 잃고 완전히 색욕에 미쳐버린 공녀이긴 하지만 여성으로서의 성적 매력은 음마선사의 조교를 받아가며 성숙해질 대로 성숙해진 상태였다. 그런 그녀가 만지작거려 주는데도 반응이 없다. 특히 저 나이에? 저것은 9할 이상이 발기부전 저주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아……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놀고 있군. 발기부전 저주를 그렇게 지독하게 걸 수 있는 이는 암흑 마왕 드라이어스 같은 놈이 아니면 불가능해. 마왕을 잡다니. 대단하군. 내가 나서면야 한 주먹거리도 안 되는 마왕이지만 차마 그 저주가 무서워서 잡지 못했는데 고자가 될 각오를 하면서까지 마왕을 잡다니…… 쯧쯔 되게 불쌍하군 그래. 공명심을 위해서 그 기능을 팔다니.” “그, 그런 건 아닙니다……저기 혹시 비오그라를 제조할 줄 아십니까?” “다 알고 있으면서 새삼 물어볼 것 까지 있나? 제조할 줄 아네.” “저 그럼 한…….” 말이 잘 통하자 현진은 막 비오그라를 만들어 달라고 할 참이었다. “자네가 저쪽에 숨겨 둔 계집을 데리고 온다면야.” “……!” “그건 어떻게……라는 표정이구만. 어렵지 않아. 여자 냄새를 맡는 데에는 익숙해 졌거든. 특히나 이 냄새는 아직 한 번도 공략당한 적 없는 순수한 냄새군.” 아마 음마선사라는 인간의 특성상 아제룬 왕자를 찾는 다는 것은……음흉한 짓을 하려는 것이 틀림없었다. 여기서 현진은 선택을 해야 했다. 아제룬 왕자에게 경험을 시키고(결국은 팔아넘기고) 비오그라를 얻느냐, 아니면 그냥 여기를 뜨고 해구신을 찾아보느냐. 고민하는 현진의 모습을 보고 음마선사 아크는 묘한 미소를 지었다. “피식. 거 되게 걱정하는구만. 사랑하는 여자라도 되는가?” 사랑? 자아 보호 시스템 덕에 그런 감정이 생겨 날 턱이 없다. 귀엽다 그렇게는 느끼고 있어도 사랑한다 정도의 난이도의 감정은 결코 생기지 않았다. 그러니 사랑한다 라고 말한다는 것은 거짓말이 되는 것이다. 허나……게임 속 NPC들에게는 이야기가 틀리다. 비록 자신은 이 NPC들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정녕 사랑에 빠진 듯한 연기를 해야만이 여성들은 옷을 벗고 넘어오기 마련이다. 지금 눈앞의 음마선사도 마찬가지였다. 감정은 없어도 공략해야 하는 캐릭터이니 만큼 거짓이라도 대는 것이 옳았다. 현진은 세이브를 해 두었다. 왕자를 이 음마선사에게 보낼 수는 없다. 혹시라도 이 대답이 잘못되면 상황을 이전으로 돌려야 했다. 세이브를 마치고 현진은 쑥스러운 듯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영락없이 소녀를 짝사랑하며 부끄러워하는 사춘기 소년의 모습을 연기하는 현진이었다. “그럼 더 잘 됐군. 데려오게 내가 진정한 여인네로 만들어 줄 테니까.” “…….” 예상했던 결과와는 정 반대였다. 사랑한다고 말하면 이 음마선사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까지 손을 대겠냐 싶었는데 아닌 모양이다. ‘제길! 미사! 로드!’ 때문에 현진은 게임을 앞으로 돌렸다. “피식. 거 되게 걱정 하는구만. 사랑하는 여자라도 되는가?” 방금 전 들었던 대사. 현진은 방금 전 말했던 것과는 다르게 얘기했다. “그런 사이는 아닙니다.” “뭐 그럼 더 잘 됐네. 별 관계 없는 사이이니 그냥 데려오게.” ‘뭐야 이 미친 새끼는 선택지의 결과가 다 똑같아!!!’ 현진은 순간 발끈했다. 사랑한다고 말하니 진정한 여인네로 만들어 준다고 데려오라고 하고, 아니라고 말하니 별 관계없는 사이이니 데려오란다. 이런 플레이어 엿 먹이는 시나리오라니! “안 됩니다. 그 분은 제가 모시는 주군이십니다. 함부로 당신에게 몸을 굴리게 할 수는 없습니다.” “거 참 벽창호일세. 그럼 뭘 대가로 비오그라를 만들어 달라는 건가? 세상은 말야. 등가교환의 법칙으로 이루어져 있어.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 상응하는 대가를 치루어야만 하지. 도대체 자네는 뭘로 그 대가를 치르려는가?” “그럼 별 수 없군요. 해구신이나 찾아서…….” “이 동네 물개들은 내가 싸그리 죽여 없애서 해구신은 내가 다 먹었어.” 빠직! 그럼 뭐하자는 소린가 결과적으로 이 변태 놈한테 왕자를 바쳐야만 레이드란 공작의 발기부전이 풀린다는 소리인가? 현진의 얼굴에 점점 분노가 어리자, 음마선사는 현진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이봐 그냥 데려와. 이상한 짓을 하지는 않을 테니까. 비오그라를 만드는 데에 필요한 재료는 자네가 데리고 있는 여성에게서 구할 수 있으니까 말야.” 에? 이건 또 무슨 쌩뚱 맞은 소리라냐? 왕자한테서 비오그라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가 나온다……괴상쩍은 제안이었다. 혹시라도 자신을 속이고 아제룬과 그냥 한 번 해 보기 위해 하는 소리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자기를 속이고 그 여자를 데려오면 이상한 짓을 할까 봐 걱정하나 보군. 내가 보기에 자네는 동정의 기운이 느껴져. 아직 딱지도 떼지 못한 자네가 그 일을 수행할 수 있을까 해서 하는 말이야. 자신이 있다면 자네가 구해오든지.” “……그게 무업니까?” “여자의 XX에서 분비되는 XX이지. 처녀의 것이어만 해.” “XX이요?” “그래. 자신이 있나? 참으로 아스트랄한 재료였다. 하기야 발기부전 저주를 푸는 약을 만드는 데에 보통 이상한 게 들어가는 건 아니리라고 짐작했었지만 이건……. “저기 저 여성분에게서 얻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개소리. 저 계집은 메마를 때로 말라버려서 더 이상 빼기도 힘들어. 요새는 윤활유로 하고 있는 마당인데 더 빼라고? 거기에 결정적으로 처녀가 아니지. 좋은 말로 할 때 처녀의 냄새가 나는 네 여자에게서 구해 오도록. 내가 손을 대면 금방 얻겠지만 네놈의 손으로 직접 하는 게 낫겠지.” - 퀘스트 처녀의 XX 채취를 받았습니다. 퀘스트 아이템은 발기부전 치료제 비오그라입니다. //////////////////////// 예상을 40화로 잡았는데...한 화 늦어질 듯 합니다요. Dr.L님 Ax-nowayout님 그만 가실 때 되지 않으셨나요? TITLE ▶34913 :: 41. 나는 자유인이다! 섬마을김씨(lastride) 05-02-02 :: :: 11488 아무것도 모르는 왕자이니 이상한 짓을 한다고 해도 별 상관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경험도 없고 테크닉도 모르는 현진. 과연 잘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그런 현진을 보며 음마선사가 말했다. “크로미룸!!!” 그가 외치자, 바위로 가려져 있었던 방 안에 있던 물가에서 길쭉한 미역이 뱀처럼 쑥 튀어나왔다. “이 녀석을 데려가도록. 축축하고 미끈미끈 한 것이 최고인 놈이지. 페트로 삼아도 상관없네.” “이 미역을……?” 미역을 펫으로 삼으라니……. 참으로 기괴하지 아니할 수 없었다. 대체로 펫 시스템의 경우. 동물에게 호감을 보이는 여성들의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 적용되었고 또한 굳이 레벨을 올릴 필요도 없고, 경험치도 조금씩 오르는 레이드란 공작의 경우 그가 받을 경험치를 분할시키기 위해 많은 루시페리아의 유저들이 이용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러한 펫들의 경우. 전투에 도움이 되거나, 여성들의 호감을 살 수 있도록 귀엽거나, 아니면 촉수형 혹은 젤류형으로 생겨먹어서 능욕에 도움을 주는 펫들이 대체적으로 길러진다. 하지만 아무리 능욕용 펫이더라도 어느 정도 기본 의사 소통 따위는 되어야 하는 것이. 해조류 펫 크로미룸은 테이밍이 되자, 레이드란 공작의 몸을 칭칭 휘감았다. 홀라당 벗은 모습이었는데 크로미룸 덕분에 아슬하게나마 이곳 저곳이 가려졌다. 특히 크로미룸이 닿은 거시기 부위는 촉촉하고 미끈한 것이 기분이 묘했다. NPC 정보 이름 : 크로미룸 분류 : 몬스터. 현재는 길들여진 펫. 해조류 몬스터의 왕. 레벨 : 69 속성 : 빙한계 특징 : 남부 해안의 5대 괴수라 불리는 해조류 몬스터의 왕. 여성들의 출산만 되면 동포들이 희생당하는 것을 보다 못하여 바닷가에서 여성들만 덮치게 되었다. 조금 골때리는 몬스터다. 현진은 기억의 대지 마법을 사용하여 이곳을 저장해 둔 뒤 이전에 저장해 둔 왕자의 조난처로 순간이동했다. 그렇게 현진이 아제룬 왕자가 있는 곳으로 떨어지자, 왕자가 반가이 그를 맞았다. “아 공작 오셨소?” 스태미너 수치가 최저였는데 왕자의 옆에 플레이어인 레이드란 공작만 볼 수 있는 왕자의 상태는 현재 스태미너 수치가 어느 정도 차 있었다. 그러고 보니 현진이 주워 둔 조개들이 껍질만 남은 채 보이질 않았다. 그리고 왕자의 입가에 붙은 조개껍질……. 피식. 조개를 너무도 맛있게 먹는다. 거기다 입가에는 먹어버린 조개들의 파편이 묻어 있었는 데 그런 어딘지 체통없는 모습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뽀얀 알몸. 크고 맑은 눈동자로 똘망똘망 바라보니 귀여움의 강도가 한층 강하다. “왕자님 체통을 좀 지켜주십시오.” “아아 깜박했소.” 그러면서 입가에 묻은 조개껍데기를 떼 낸다. ‘이거 어떻게 꼬셔서 채취한다?’ 귀여운 건 둘째치고 이 녀석을 어떻게 꼬셔서 재료 아이템을 얻어야 하는데 그 과정으로 넘어가는 것을 어떻게 하느냐가 참으로 골머리를 아프게 했다. “왜 그러시오. 공작?” 쪼그려 앉은 채 머리를 싸매고 고민중인 현진에게 아제룬이 기어서 다가왔다. 어떻게 강제로 해도, 아무것도 모르니 괜찮을 것 같기는 한데……. ‘처녀성을 잃게 해서는 안 돼!’ ……라는 음마선사의 경고가 떠올랐다. 그의 말대로라면 완벽한 손가락 혹은 혀놀림이 필요하다. 그러나 숫총각 현진에게 그런 내공이 있을 리가 없다. 아니 그런 내공은 없어도 식당개 3년이면 라면을 끓인다고, 성인동영상 및 미연시 경력 10년이 넘는 김현진. 그라면 가능할 수도 있었다. 허나 무슨 핑계로 짜내냐 이 말이다. ‘정말 그냥 덮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수도 있긴 한데……. 결국 현진은 그다지 좋지도 않은 말빨로 몰아 붙이면서 해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해 보기로 했다. “저기 왕자님.” “……?” 조개를 입에 문 채 오물거리며 왕자는 현진을 보았다. “이전에 제가 왕자님과 제 몸의 차이에 대해 설명해 드린다고 했잖습니까?” “아아 그랬소.” “지금 설명을 해도 되겠습니까? 마침 저희 둘 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이지 않습니까?” “해 보시오.” 사실 현진은 아제룬 왕자의 최고 장점인 성에 대해 백치란 점을 굳이 잃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발기부전 저주를 치유하기 위해서라면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 최대한 빙 돌리면서 어느 사실에 대해서만 궁금증을 유발시키자. “아 그러니까 각자 크기는 다르되. 공작의 XX XXX X XX XXX 내 XX XXX X XX XXX XXX 말씀이구려(15세 검열 상 삭제함)” “그렇습니다.” “그것 참 신기하구려. 원래는 오줌 밖에는 나오지 않는 거 아니었소?” “그렇습니다. 하지만 특수한 행위를 하였을 때는 가능합니다.” “특수한 행위?” “한 번 그래 해 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흐음……이 동굴에서 어떻게 빠져나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그리 하여 체력을 깎는 일은 그다지 좋지가 못하오. 나중에 해 보도록 합시다.” ‘이 자식 안 걸려 들잖아?’ 아제룬 왕자에게 XX를 시키려고 하던 현진은 의외로 왕자가 차분한 판단으로 그 일을 거부하자 일그러지는 표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저 왕자님 그것은 매우 기분이 좋은 일입니다. 한 번 쯤 해 보시는 것도.” “공작과 같은 사람들의 부류는 어떻게 해야 그 X XX가 나오는 거요?” “예?” 오히려 역공을 당한 현진. 하라면 못할 것은 없었으나 그는 지금 발기 부전의 저주를 떨쳐버리지 못한 상태. 그런 상황에서 왕자가 궁금해 하는 데로 한다면 결국엔 지금 한 말이 거짓말이 되고 마는 것이다. “아……저는 지금은 불가능합니다.” “어째서요?” “저 같은 인간의 부류는 그 XX가 나오게 하려면 XXX XX XXX XXX(올라야) 됩니다. 허나 지금은 지난 번 왕자님과 같이 목욕을 하던 당시와 같이 XXX 않습니다.” “흐음 그렇소?” “저 왕자님. 부디 제가 왕자님의 그것을 가질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어째서 그렇게 집착하시는 겁니까?” “부탁드립니다. 왕자님의 그것이 제게는 너무도 절실히 필요합니다.” 현진은 더 이상 빙빙 돌려 말하는 것을 포기하고 솔직히 말하고 그대로 빌었다. “휴우 알았소. 공작. 내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닌 것으로 공작의 심기를 상하게 했구려. 어차피 나는 나의 피와 살이라도 공작이 원한다면 줄 각오가 되어 있소. 하물며 그까짓 몸에서 분비하는 물 정도야…….” 삐빅 - 아제룬 왕자의 호감도가 약간 떨어졌습니다. 아제룬은 원체 호감도가 높았기에 떨어진 것에 별 신경은 쓰이지 않았다. 호감도가 떨어진 것 보다는 그것을 얻는 것이 현진에게는 훨씬 이득이었다. 아제룬은 앉은 채로 다리를 벌리고 손가락을 XXX XXX XXX(대었다). 그리고 나서는 서서히 현진의 말대로 XXXX XXXX. 그야 말로 완벽한 XX였다. 현진은 아제룬이 먹다 버린 조개껍데기를 들고 가 그의 엉덩이에 가져다 대었다. XXX XX XXX 놔 둘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읏……기분이 이상하오.” “다 그런 것입니다. 계속해 주십시오.” 그러던 현진은 왕자의 손가락이 XXX XX XXXX 것을 목격하고는 급히 그녀를 말렸다. 혹시라도 처녀를 잃게 되면 말짱 도루묵이 되기 때문이었다. “저……안으로 집어넣으시면 안 됩니다.” “미, 미안하오. 하지만 나도 모르게 그만.” “혹시 모르니 이번에는 제가 대신 하도록 하겠습니다.” 경험이 없는 왕자이다 보니 혹시라도 순간의 욕정을 못 참고 XX을 한다면 안 되었다. 그렇기에 현진은 제 3자의 입장에서, 그것도 기능 불능자의 입장에서 왕자를 애무했다. 투박한 손가락과는 다른 부드럽고 촉촉함이 밀려오자, 아제룬은 눈을 감은 채 엄지손가락을 입에 물고 씹으며 몸을 자꾸 비틀었다. 쾌락에 의하여 그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미세하게 흘러나왔다. “고, 공작 아직 멀었소이까?” 아제룬은 계속 받고 싶다는 뇌의 충동을 무시한 채 물었다. 아무래도 뭔가 쑥스럽고 부끄럽다는 자각이 조금은 든 모양이다. ‘윽! 이런 제길! 혀로 하다 보니까 입으로 들어갔잖아! 조금씩 분비가 되던 것이 고스란히 혀를 놀리고 있는 레이드란 공작의 입으로 들어가자, 현진은 별 수 없이 입을 떼고 손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손은 XX이 되지 않고서는 그다지 왕자를 흥분시키지 못했다. 때문에 양은 계속해서 줄어들었다. ‘침과 섞인 것은 효능이 없다. 혀로 할 때는 조심해.’ 음마선사의 경고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허나 시청각 자료 정도만 접해 본 현진에게는 이렇게나 어려웠다. ‘정 어려우면 이 녀석을 한 번 사용해 보도록.’ 그때 현진은 음마선사에게 받은 펫인 미역대왕 크로미룸이 떠올랐다. 지금은 펫이 사는 이계에 있지만 소환할 경우 언제든 다시 돌아오게 되어 있다. 크로미룸이 자신의 나신을 휘감았을 때 그 촉촉함과 미끈함은 지금도 생각이 났다. 현진은 혹시 몰라, 크로미룸을 소환했다. “크로미룸!” 현진의 부름에 답하여 크로미룸은 기억의 대지로 인한 순간이동 덕에 자동으로 소환되었던 이계를 떠나 다시 현진의 몸을 절당의 기둥을 수놓는 청룡처럼 휘감았다. 크로미룸은 미역이다 보니 다른 펫과는 다르게 의사소통이 쉽지가 않았다. 하지만 채 무엇을 시키기도 전에 크로미룸은 현진의 몸에서 쭈르르 미끄러져 내려가더니 바닥을 기어 아제룬 왕자의 몸을 뒤덮었다. “읏? 이, 이건 뭐요?” 말릴 새도 없이 여성의 몸체로 찾아 든 미역대왕 크로미룸. 그는 왕자의 몸을 종횡무진 활보하면서 민감한 성감대를 그 미끈한 몸체로 마구 비벼 대기 시작했다. “아흑!” 크로미룸이 알몸을 휘감은 덕분에 왕자의 부끄러운 부위를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붉어진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 몸을 마구 비트는 아제룬을 보는 것도 묘한 흥분을 주었다. 그렇게 몇 분 하지도 않아서 크로미룸의 몸체가 감싼 왕자의 XXX 에서는 희끄무리한 XX가 봇물이 터지듯이 쏟아져 나왔다. 현진은 즉시 달려가, 그것을 조개껍데기로 받아냈다. 큰 껍데기를 완전히 채우고도 넘칠 정도의 많은 양이었다. “되, 되었소? 공작.” “아 감사합니다. 왕자님. 수고하셨습니다.” “하아, 하아, 기분이 너무 이상하오. 이런 건……왠지 부끄럽구려. 그치만 나쁘진 않았소.” - 아제룬 왕자의 욕구 수치가 상승했습니다. 욕구 수치란 얼마나 정사를 밝히는 정도를 나타내는 것이었다. 방금 전 음마선사와 함께 있었던 유노테스 제국 라이언 공작의 공녀는 이 수치가 극도로 높았다. 이 수치는 이렇듯 만족스러운 정사를 가졌을 때는 약간씩 높아지며 흥분도 수치를 절정으로 높여 놓고서 자꾸 괴롭히거나, 만족스럽지 못한 관계를 가질 경우, 급속하게 치솟는데. 부끄러움을 잘 타는 이들의 경우 쉽게 오르지 않는 수치였고, 성에 대해 무지한 아제룬 왕자와 같은 경우는 그게 부끄러운 일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가장 잘 오르는 수치이기도 했다. 욕구의 제어도에 따라 오르는 상하 차이가 틀린 것이다. 모르고 참을 경우에는 이 수치가 낮지만 이런 것을 알게 되면서도 참게 되면 수치가 높아지곤 했다. 어찌 되었든 목표하던 퀘스트 아이템을 얻은 현진은 쾌락의 여운을 느끼고 있는 아제룬을 놔 둔 채 음마선사가 있는 곳으로 텔레포트 해 갔다. 현진의 집게손가락에는 하얀색의 알약이 하나 들려 있었다. 본래 음마선사를 만나서는 색공을 배우고 기타 정력 강화 비술을 배우는 것이 정상이지만 마르스에게 비오그라를 얻지 못하고 그에게서 직접 제조한 약을 얻어야 했기 때문에 기타의 퀘스트는 전부 캔슬되었다. 허나 가상현실 게임 시간으로 무려 수십일간을 괴롭혀 왔던 마왕 드라이어스의 발기 부전 저주를 풀 수 있는 단약을 드디어 얻게 된 현진의 얼굴에는 기쁨이 넘쳤다. 수전증에라도 걸린 듯 떨리는 손으로 약을 입에다 가져다 댔다. 물과 동시에 넘겨야 하는 것이지만 물 따위는 필요없다. 휙! “켁!!!” 물이 필요 없기는 바로 걸렸네. 현진은 목에 딱 걸린 비오그라를 넘기기 위해 소처럼 되새김질을 했다. 레이드란 공작의 발기부전 치유를 마치 섬마을 K 모 작가처럼 질투하는 듯 안 넘어가던 약은 필사의 노력 끝에 위장 안으로 들어갔다. - 이벤트 저주. 드라이어스의 발기부전 저주가 치유되었습니다. 상태 창. 레이드란 공작의 캐릭터의 몸 딱 중앙에 X표가 쳐져 있었던 발기부전 저주. 그 X표가 지금 막 사라졌다. 그동안 나오지 못하고 쌓였던 정력이 한 순간 쏟아져 나오며 거시기가 거대해졌다. 현진은 오랜만에 느껴 보는 그 기운에 뱃속부터 나오는 고함을 질렀다. “나는 이제 자유인이다!!!!!” 해식 동굴 안이 고함 소리로 크게 울렸다. //////////////////////////////// 위의 X는 검열상 삭제한 단어들입니다. 맞추시는 분들께 푸짐한 상품...은 없습니다. 그냥 대충 짐작하시길. 본디 대명사로 지칭을 하는 것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성적인 서술인지라 지워야만 했습니다. 괄호가 쳐 져 있는 게 몇 개 있을 텐데 그게 바로 원본입니다. 인터넷에 연재는 절대 되지 않을 것이죠. 그리고...결국은 풀렸습니다요...이제 더 수위맞추기 힘들어졌습니다. TITLE ▶35035 :: 42. 해열제 섬마을김씨(lastride) 05-02-03 :: :: 12546 “후아 빠져 나왔구려.” “고생하셨습니다. 왕자님.” “고생은 무슨 오히려 공작이 수고했소. 몬스터들의 위협에서 날 보호하셨잖소.” “그까짓 몬스터들에게 맞는 것 따위야 얼마나 된다고 그러십니까. 왕자님이야 말로 수고하셨습니다.” 발기부전 저주 치유 후 현진은 아제룬 왕자를 데리고 해식 동굴 안에서 탈출해 나왔다. 각종 수중 생물 몬스터들과 싸워 가며 아제룬 왕자의 레벨은 동료들과 대략 비슷한 30대로 현재 레벨은 32였다. 이 정도면 수련의 목적으로 애초에 끌고 나온 것 역시 대충 달성했고, 해구신은 아니더라도 발기부전 저주를 잡는다는 소기의 목적 역시 달성했다. 한바탕 전투를 치루고 난 뒤 동굴을 빠져나와 한숨 돌리게 되자, 아제룬 왕자의 매끈한 나신을 보게 된 레이드란 공작의 거시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그런 모습을 보고서는 아제룬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오호 바로 이렇게 되어야 그 X XX가 나온다는 말씀이시구려.” “아 예 그렇습니다.” “참 사람의 몸이라는 것이 오묘하오. 나한테서 나오는 XX XX도 공작처럼 신체의 부위가 부풀어 올랐을 때 가능하던데 공작도 역시 그랬구려. 크기는 작고 그래도 역시 인간은 다 똑같소.” “…….” 그렇게 열심히 설명을 해 줬는데도 이 백치 왕자는 아직도 성에 대한 개념을 깨닫지 못한 듯 했다. 하지만 아제룬 왕자의 매력은 바로 그 백치란 면에 있었다. 으슥한 밤. 거기에 둘 밖에 없는 해안가. 비록 해식동굴에서는 잦은 전투로 인하여 욕정이 일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수 십일간 저주로 인한 봉인이 풀리자, 그 동안의 세월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레이드란 공작의 몸은 욕정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곳에는 항상 왕자를 따라다니던 엘리넬도 없다……라고 하려 했는데 저 멀리서 달려오는 것은 분명 갑옷을 다 챙겨 입은 엘리넬이었다. ‘산통 다 깨네. 지지배. 확 2대 1을?’ 그러나 현진은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정력은 수복을 했지만 아직 테크닉은 좋지가 못한 탓이다. 왕자의 XX을 채취하면서 느낀 것인데 성인 동영상 등을 보면서 완벽히 마스터 했다고 생각한 애무 같은 것은 아직 별 경험도 없는 현진으로서는 서투를 수밖에 없었다. “걱정했습니다. 공작…….” 뛰어와서 공작과 왕자를 맞이하던 엘리넬은 아제룬과 레이드란 공작 모두 나신의 몸인 것을 보고서는 해서는 안 될 상상을 해 버리고야 말았다. - 스릉. 어째 불안한 살기가 퍼져나오자, 현진은 엘리넬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지금 이전에 쥐어 준 열화검 레기우스를 반쯤 뽑아 들고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다지 좋은 눈빛이 아닌 것을 안 현진은 자신도 검을 반 정도 빼어들고 말했다. “왜 그러나 엘리넬 경?” “왕자님한테 무슨 짓을 하신 겁니까!!!” “……무슨 생각을 하는 지는 잘 알겠네만 내 가문과 명예에 대고 맹세하건데 자네가 상상하는 그런 일은 결코 없었네. 나를 그리도 못 믿는가?” “……죄송합니다. 너무 앞서 생각했나 봅니다.” 엘리넬은 바로 꼬리를 내렸다. 확실히 지금까지의 행적을 보나 명성이나 인간성으로 보나 레이드란 공작이 아제룬 왕자를 어떻게 했다고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자를 그다지 가까이 두지 않아 22세가 되는 지금까지 미혼에다가 시녀들도 잘 건드리지 않는 동정남이라고 소문이 나지 않았던가? 더구나 왕가. 특히 아제룬 왕자에 대한 충성심이라 하면 제일가는 충신인데 차마 그런 짓을 했을까 싶었던 것이다. “그나저나 우리가 없어진 지 며칠이나 지난 건가?” “하루가 지나고 지금 밤까지 안 오시길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포트키 분들이 보기 전에 왕자님과 공작님을 찾아서 다행입니다.” “공주 일행이 걱정하고 있겠군.” “예. 하지만 무사하셨군요. 왕자님 저 옷을 일단 입어주십시오.” 가슴이 튀어나오고 아래에는 달린 게 없는 왕자의 나체를 그대로 보일 수는 없다. 때문에 엘리넬은 외부의 중갑주를 벗어버리고 나서 속에 입고 있던 자신의 옷을 벗었다. 남자인 레이드란 공작이 보고 있다는 것이 조금은 부끄러웠는지 얼굴이 벌개졌지만 그 래도 아제룬의 몸을 가리는 게 우선이었다. “엘리넬 경. 굳이 경이 벗어서 내 옷을 줄 필요는…….” “아닙니다. 왕자님의 몸은 아무에게나 함부로 보여도 되는 몸이 아니십니다. 그러니 부디 입어 주십시오.” 엘리넬은 심지어 자신의 가슴을 묶고 있던 천을 풀어 대신 왕자의 가슴을 가렸다. 그리고 속옷 속에서 뭉특한 코끼리형 인공 남성의 성기까지 아제룬에게 붙여 주며 옷을 입혔다. 덕분에 아제룬의 옷은 대충 잘 갖춰진 반면 이번에는 엘리넬이 나신이 되었다. 품에 쏙 들어올 정도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여성의 키와 몸체를 지닌 아제룬 같은 멋은 없지만 큰 키와 탄탄한 몸매는 오묘한 미를 느낄 수 있었다. 더구나 기능이 활발해진 현진의 경우 고작 등짝 한 번 봤을 뿐인데 대번에 수직상승이 되었다. “그렇게 함부로 벗어도 되겠나? 엘리넬 경. 자네도…….” “저야 정체가 탄로난다고 해서 크게 문제될 일은 없습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알몸에 갑옷을 걸쳤다. 남성형 갑옷이라 대충 몸매는 가려졌지만 쇠와 살이 직접 맞닿는 느낌은 어떨까 하고 생각하니 어쩐지 모르게 기분이 이상했다. “일단 들어가시죠. 왕자님. 공작각하. 밤에는 바닷바람이 찬 데 나체로 고생하셨습니다.” 왕자와 레이드란 공작, 그리고 엘리넬은 별장으로 되돌아갔다. “돌아오셨군요.” “아 돌아왔습니다.” 걱정스런 얼굴로 진을 치고 있던 포트키 공주 일행도 이 둘이 돌아오자 정녕 반갑다는 듯이 공작 일행을 맞았다. 공주 일행의 퓨리나 공주, 메르피, 에이디아가 맨 먼저 공작에게 안부를 물을 때. 리즈엘은 아제룬에게 오묘한 눈길을 보냈다. 미연시 경력으로 그것을 간파 못할 현진이 아니었다. ‘분명 그거로군. 잘하면 레즈비언 되겠어?’ 미사에게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레이드란 공작이 공주와 메르피를 납치해 사라졌을 때 변태 척살단으로 만났을 때부터 아제룬 왕자의 그 부드럽고도 위엄이 있으며 자상한 면에 반한 것이리라. 특히 저 여자라고 착각할 만큼 아름다운 외모가 큰 몫(사실 여자다)했을 테고. “일단 좀 쉬었으면 좋겠소. 뭔가 먹을 것도 좀 있으면 좋고…….” “아 저 방에서 쉬고 계세요. 식사거리는 곧 가져다 드릴게요.” 아무리 무적 체력의 레이드란 공작이라고는 해도 스태미너 수치가 최저를 기고 있으니 배가 고프고 잠이 오는 것은 당연했다. 지금은 가상현실 속의 수면과 식사를 해결할 때였다. 그렇게 방에서 가져다 준 식사를 먹고 누워서 편히 쉬며 잠이 드는 현진이었다. “공작님! 일어나세요!” 달콤한 목소리에 눈을 뜬 현진. 그곳에는 나신의 아니 나신은 아니지만 초 대담무쌍 섹시 비키니를 입고 있는 퓨리나 공주가 있었다. 안 그래도 아침이라 막 서 있는 것이 그 모습을 보자 품어놓았던 자식들을 여성의 몸 안으로 출가시키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댔다. 현진도 자신도 모르게 퓨리나 공주의 팔을 잡아 끌어 침대로 당길 뻔 했다. - 퓨리나 공주에게 잡혀 사실 생각이십니까? 그렇지만 미사의 경고를 듣자마자 현진은 욕정이 아주 달아나지는 않았지만 불타오르던 것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아직 공략대상 캐릭터도 정하지 못하였는데 당장 덮치는 것은 무리다. 휴양지 시나리오는 온갖 이벤트로 여성들과의 관계를 진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약 일주일 간의 이 기간 동안 능욕 루트의 대부분과 몇 가지 순애 루트가 발동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해식동굴 조난으로 이미 2일이 지나버렸지만 일단 아제룬 왕자와의 썸씽이 있었던 것과 비오그라를 얻었던 것으로 만족한 현진이었다. 하지만 아직 휴가는 5일이나 남았다. 아니 게임을 어떻게 진행해 왔느냐에 따라 (예를 들면 이상한 데서 시간을 지체하거나 했을 경우 하루 이틀 정도 줄어들거나 빠른 진행을 했을 경우 열흘까지 늘어난다) 머무는 시간이 바뀌긴 하겠지만 어쨌든 그렇다. 여름방학 내 바다는커녕 수영장에도 못 가본 현진이다. 아니 굳이 이번 여름방학이 아니었더라도 그의 여름은 항상 가족과 함께거나, 아니 그 정도면 차라리 행운일 정도로 집안 방콕으로 SD사의 청정 에어컨과 함께해 온 삶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바다라니! 그것도 미소녀들만 7명이 넘는다. 게임이니 현실적인 것 보다는 비현실적이라는 요소가 더 강하겠지만 그 비현실적인 요소라는 것이 남자의 로망을 자극시키는 요소가 아니던가? 어쨌든 현진은 몸을 일으키며 공주의 수영복을 칭찬했다. “대담하시군요. 공주님.” “아핫 그런가요? 노출이 너무 심해서 눈살을 찌푸리거나 하시지는 않을까 했는데?” ‘어이 여자가 그렇게 입은 거 보고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는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들이 그렇게 입었을 때나 그렇게 보는 거라고. 젊은 여자가 야하게 입으면 좋지 뭐.’ 노출증 수치가 중증인 공주는 거의 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야한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 상체에는 끈과 함께 가슴은 거의 노출되고 젖꼭지만 하트 표시로 딱 가려져 있었고 나머지 하체에도 끈과 함께 세모조각 하나가 있을 정도로 노출도가 심한 옷이었다. 그다지 몸매가 섹시하다고 볼 수는 없는 공주였지만 외모가 아름답고 노출도가 심하다 보니 그런 단점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저기 공작님. 오늘도 수련을 나가셔야 하나요?” “아 굳이 갈 필요 없습니다.” “잘 됐어요. 오늘은 같이 바다로 나가요!” “그러도록 하죠.” 미소녀들과의 바다라……이 얼마나 고대해 오던 남자의 로망인가? 하지만 그 때 산통을 다 깨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기……왕자님이 이상하십니다.” 시녀로 변장한 헬루나가 들어와 보고했다. “게 무슨?” “열이 펄펄 끓고 땀을 흘리시면서 신음하고 계십니다.” “으음. 가 보자.” 현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왕자가 묶고 있는 방으로 갔다. 헬루나의 보고대로 아제룬 왕자는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끙끙 앓고 있었다. 현진은 그 안에 있던 다른 시녀에게 왕자의 병명을 물어보려다가 괜한 헛수고임을 깨달았다. 미사한테 물으면 즉각이다. -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감기입니다. 해식동굴에서 아무것도 입지 않고 너무 물과 많은 접촉 및 빙한계 몬스터들과 싸운 덕에 걸린 듯 합니다. “엘리넬 경은?” “모르겠습니다. 공작 각하. 어딜 가셨는지 보이질 않습니다.” 원래 이런 왕자의 질병 따위는 엘리넬이 근처에서 간병을 해야 했다. 보통 공주나 그런 고위신분의 여성들은 여자가 진료나 호위 따위를 하지만 왕자의 경우 남자라는 특성상 여자가 진료나 간병을 해도 크게 문제 삼지는 않는다. 허나 아제룬은 남장을 한 여자다. 사실 공주라고 불려야 옳은 것이다. 그런 만큼 여자라는 사실이 들켜서는 안 되는데 간병의 차원이라면 언제 어디서 접촉을 통하여 나머지 여성들이 아제룬이 여자라는 사실을 알아 챌지 모른다. 그런데 그 사실을 은폐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는 엘리넬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현진은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감기에 걸렸을 때의 아주 당연한 조치를 취했다. “차가운 물에 적신 수건을 가져오게. 그리고 두터운 이불을 왕자님께 덮어 드리고, 체온계가 있으면 가져오도록.” 시녀들은 일사분란하게 공작의 지시에 따랐다. 헬루나는 이런 일이나 해야 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푸념했지만 그런 소리를 들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으, 으으.” 현진은 왕자의 입에 체온계를 물렸다. 39도. 확실한 감기였다. 이마에 손을 대자, 안 그래도 더운데 뜨거운 감이 느껴졌다. 열이 불덩이 같다. “해열제 따위가 있는가?” “아 있습니다.” 시녀는 곧장 달려가 구급약 상자를 들고 왔다. 그리고는 해열제랍시고 무언 가를 건넸다. “물을 가져와라.” “저기……물은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공작 각하.” “응?” 현진은 시녀들과 공주의 반응에 뭔가 이상한 점을 느끼고 자신의 손에 들린 약을 보았다. 그리고는 말문이 막혀 할 말을 잠시 잊었다. 이건……. ‘좌, 좌약이잖앗!!!’ “어이 이거 말고 다른 건 없나?” “없습니다.” - 루시페리아 R 에서의 질병 치료제의 대부분은 좌약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작진의 고마운 배려라고 생각하시고 사용하시죠. 해열제의 경우에는 좌약 밖에 없습니다. “…….” 그래 좌약이 해열제이긴 하니 이 상황에서 나온 것도 이해는 간다만 좌약은 어린애들한테나 넣는 것이 아니었던가? 이것은 제작사인 SD소프트 제작진들이 의도적으로 구성한 H씬일 공산이 컸다. 좌약 삽입 H씬은 그 용도가 어린아이에게 한정되어 있는 만큼 주로 로리물의 특성 중 하나라고 불리는 H씬이었다. 그런데……루시페리아란 엄연히 로리모드도 발동하지 않은 게임에서의 좌약 삽입이라니……. 엘리넬이 갑자기 왜 사라졌는지 이해가 갔다. 게임 시나리오 상 그녀가 있을 경우 이 좌약 삽입 이벤트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H한 장면이라고 해도 XX쪽의 성감도를 가장 싫어하는 아제룬 왕자에게 좌약을 넣으라는 것은 호감도를 깎아먹을 수 있는 일이다. 때문에 현진은 그다지 이 좌약 이벤트를 실행하고 싶지 않았다. ‘시녀들한테 하라고 하면 되지 않나?’ 다른 시녀라면 몰라도 왕자의 성별을 간파하고 있는 헬루나 같은 경우에는 별 상관이 없을 것이다. 남자가 여자한테 좌약을 넣기란 이상한 눈초리를 받게 되는 일이지만 여자가 남자에게 좌약을 넣는 것은 그다지 허물이 되지 않았다. 물론 이 경우에는 아제룬이 여자이니 여자가 여자에게 좌약을 넣는 것이 되겠다. “저기……아무래도 같은 남자이신 레이드란 공작께서 하셔야 할 일 같네요. 우린 나가도록 해요.” ‘어이 이봐!’ 헬루나에게 대리를 맞기려 했던 현진. 그러나 그 전에 퓨리나 공주가 미리 선수를 쳐 시녀들을 데리고 나가 버렸다. “으으으…….” 그렇게 방 안에는 앓고 있는 아제룬과 좌약을 든 채 어찌할 줄 몰라 굳어버린 레이드란 공작만이 남았다. 하필이면 XX 수치 최악인 아제룬에게 좌약을 넣으라니. - 뛰어난 조교와 애무 실력을 가지고 있으신 분 같은 경우, 음 그러니 공략집 제작자 섬마을김씨 같은 경우에는 아제룬 왕자의 낮은 XX 수치를 테크닉으로 높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진에게는 그런 테크닉이 없었다. TITLE ▶35173 :: 43. 비인외도에 들어서다. 섬마을김씨(lastride) 05-02-04 :: :: 9947 “에라 모르겠다!!!” 왕자의 호감도 수치가 깎일 것을 각오하고 현진은 팔을 걷어붙인 채 앓고 있는 아제룬에게로 다가갔다. 두텁게 두른 이불을 걷고서 현진은 아제룬의 몸체를 거꾸로 돌렸다. 정면에서는 좌약을 넣을 수가 없었다. 그런 다음 파자마를 벗겼다. 그러자 남장을 하고 있는 주제에 언제나 변함없는 여성용 팬티를 입고 있는 왕자의 하반신이 드러났다. 만약 왕자가 남자라고만 믿고 있는 누군가가 보았다면 왕자를 변태로 착각할 수밖에 없다. 거기다 엘리넬이 넣어 준 남성형 성기 모형. 참으로 잘 만들어 붙여 놓은 것이……진짜 같기도 했다. 자주 본 알몸이라 그다지 두근거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랬으면 진작에 해식 동굴에서 비오그라로 정력을 되찾았을 때 덮쳤을 것이다. 뭐 지금 상황은 알몸이라기보다는 특수부위의 노출이라고 하는 게 맞겠지만. “어, 어떻게 집어넣는다?” 손가락 끝에다 붙이고 밀어 넣어야 하나 아니면 벌리고 집어넣어야 하나? 둘 다 난감하긴 마찬가지였다. XX수치 최악인 아제룬은 그 주변에 뭔가가 닿자마자, 신음으로 싫다는 의사 표현을 했다. 테크닉으로 굴복시키지 못하는 이상은 질질 끌지 않고 잽싸게 쑥 집어넣어 끝내야 했다. 푸욱! 움푹한 소리와 함께 손가락이 들어갔다. “아흑! 뭐, 뭐하는 겁니까 공작!!!” 삐비빅! 호감도가 급하락 하는 소리가 들렸다. 현진은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 생각하며 바로 손가락을 뺐다. 호감도의 하락 폭이 적은 때에서 그럭저럭 끝낼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흡사 샴페인 뚜껑이 열리듯이, 분명히 들어갔던 좌약이 튀어나오면서 레이드란 공작의 얼굴을 강타했다. 잘 안 들어가고 밀어낸 것이다. 현진은 자신의 얼굴을 맞춘 좌약을 다시 집어 들고 말했다. “저 왕자님……약을 집어넣어야 낫습니다.” “하, 하지 마시오. 그래도 그것만은 싫소!” 여자들이 벌레를 보고 경악하는 것처럼 두려움과 경멸에 가득 찬 눈에 병을 앓으면서 애처로움이 가미된 왕자의 표정. 확 그만 둬 버릴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만약 자신이 약을 넣지 않겠다고 한다면 다른 여자들이 좌약을 넣으면서 왕자의 정체를 눈치 채 버릴 공산이 컸다. 그러니 별 수가 없었다. 호감도가 떨어질 것을 각오하고 강행하는 수밖에!!! “왕자님 가만히 계십시오.” “시, 싫소옷!!!” 아프다면서 아제룬은 팔팔하게 발길질을 해 대었다. 이전 박수경을 납치 감금했을 때 맞았던 발버둥보다는 레벨이 적용되는 게임이다 보니 덜 아팠지만 발길질 스킬로 인해 몸이 밀쳐지는 것은 별 도리가 없었다. 현진은 잽싸게 왕자의 양 쪽 다리를 잡았다. 그렇지만 양 다리를 잡자, 이제는 좌약을 집어넣을 수가 없었다. “쳇!” 현진은 발길질을 하기 위해 몸을 정면으로 돌린 아제룬을 무게로 찍어 눌렀다. 그러자 확실히 무게에 눌린 아제룬은 더 이상 발버둥을 치지 못했다. 현진은 몸을 서서히 아래로 이동하여 엉덩이가 손에 잡히는 위치로 갔다. 그런 다음 오른손으로는 엉덩이를 까고, 왼손으로는 좌약을 집어넣으려 용을 썼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제룬이 다리를 붙인 채 벌리려고를 하지 않았다. 무게로 찍어 누른 상태라 레이드란 공작의 힘까지 합쳐져 정말 잘 벌려지지 않았다. ‘젠장 이건 무슨 성추행을 하는 것 같잖아!’ 아랫도리를 벗겨 놓은 채 다리를 벌리려 하는 모습은 성추행 현장의 그것과 별 반 다를 바가 없었다. 더구나 간신히 발악을 잠재워도 호감도 떨어지는 소리에 쉽사리 손을 대기가 뭐했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도 손가락으로 넣으면 금방 토해내 버려서 골머리를 아프게 했다. - 도구를 이용해 보십시오. 호감도가 떨어지는 폭은 약간 크겠지만 확실하게 끝맺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래도 도우미랍시고 이런 상황에서 도움을 주는 미사였다. 그렇지만 도구는 또 어디서 구하남? 가능하면 부드럽고 길쭉한 것으로 찾아야 했다. 까칠까칠한 것이나 끝이 뾰족한 것 따위는 안 된다. 허나 방 안 여러 곳을 뒤져 보아도 그런 것은 보이지 않았다. 체온계는 하녀들이 이미 가지고 나간 상태였고, 한켠에 놓여진 빗자루는……써서는 안 될 아이템에 속했다. ‘흐미 짜증나 죽겄네! 확 그냥 로드나 해 버릴까나?’ 아제룬 왕자의 호감도는 매우 높은 상태였기에 여기서 깎인 것이 큰 타격을 주지는 못했다. 다만 앞으로도 계속 현진이 좌약을 가지고 삽질을 지속한다면 크게 깎일 수 있는 것은 물론이오. 그렇다고 포기할 경우 아제룬의 정체가 탄로나게 된다. 어차피 현진이 잘 만 대응하면 이 괴상쩍은 시나리오로는 가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은가? 기왕 이제는 넣었다고 NPC들에게는 거짓말을 해 버려? - 그리 하면 열이 안 내립니다. 마스터께서 우기면서 밀어 붙인다면야 모르겠으나, 그럴 경우에는 여성들의 호감도가 떨어집니다. 자유도가 높다고는 하나, 그 자유도에 충실하여 본 시나리오를 무시한다면 입는 타격이 큰 게 루시페리아였다. 그러니 쉬이 튀는 플레이를 하기가 뭐했다. 그러던 현진은 문득 아주 좋은 막대기가 하나 있는 것을 발견했다. 조금 굵고 앞부분이 뭉특하여 잘 들어갈 지는 의문이었지만 길이는 확실했고, 부드러움의 강도 역시 확실했다. ‘뭐 상관없으려나?’ 약을 넣는 것 외에는 그 이상의 행동은 아제룬 왕자의 낮은 XX수치라는 금제가 걸리겠지만 이 막대기라면 남녀의 합일을 경험하게 해 줄 수 있었다. ‘좋아! 그럼 실행해 볼까?’ 현진은 좌약을 고정시킨 뒤 허리를 움직여 막대기로 밀어 넣으려 했다. “크로미룸!” 거기에 매끈한 미역 몬스터 펫 크로미룸을 소환하여 막대기에 덮어씌우자 미끄러 지듯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현진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저기 아직 안 끝나셨나…….” 때마침 문이 열리고 퓨리나 공주가 신관인 메르피와 얼음주머니를 만들어 온 에이디아와 함께 들어오면서 이 광경을 목격하고야 말았다. 레이드란 공작이 주군인 아제룬 왕자를 범하려는 장면이 말이다. 다행히도 레이드란 공작의 몸체에 가려져 왕자의 밋밋한 아랫도리는 공주 일행의 눈에 들어가지 않았는데……그것은 결코 다행이라고 할 수 없었다. 왕자의 성별은 들키지 않았으나 오히려 들키는 것만 못한 상황에 직면해 버린 것이다. 현진은 문이 열리는 순간 그녀들을 바라보며 굳어 버렸다. 이런 완전 베리 나이스 타이밍에 들어닥치다니……왜 하필이면. “고, 고 공작님……그, 그런 취향이셨을 줄은.” “그, 그랬군요. 공작님과 왕자님은 서로 그런 사이 이셨나 봐요.” “저……무얼 하시는 건가요? 공작님?” 그런 거 아냐! 난 단지 약을 넣으려 했을 뿐이라고!!! 그렇게 마음속으로 항변해 봐야 그녀들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삐비비빅 - 퓨리나 공주와 에이디아의 호감도가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OH! NO!!!' 현진의 억울함을 아는 지 모르는지 여자들은 각자의 망상에 땅을 팠다. “저, 저, 저 그래도 왕자님은 아프시니까 지금 그러시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 그, 그만…….” 퓨리나 공주는 눈에 약간의 눈물이 맺힌 것을 닦아내며 달려 나갔다. 미사 말하길 호감이 가던 남자들끼리 저런 짓을 한다는 게 믿을 수 없다는 상태라고 한다. “저……이, 이거 받으시고요……수, 수고하시길 바랍니다.” 에이디아도 얼음주머니를 건넨 채 잽싸게 빠져나갔다. “공작님? 뭐에요? 네? 가르쳐 주세요?” 옆에서 어린 메르피만이 호감도도 안 떨어진 채 굳어 붙은 현진의 팔을 잡아끌며 이 상황의 설명을 원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찌 설명하랴, 이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을……. 문 밖에서는 시녀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머머머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였단 말이야?” “어머 어쩜 그림된다. 그런 두 미소년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니…….” 그녀들은 미사와 같은 동인녀 부류로 취급되는 모양이다. “난 게이가 아니라구우우우우!!!!!!” 억울함을 못 이긴 현진은 처절한 절규를 토해냈지만 이미 이 곳 안에서 그 말을 믿는 이는 한 명도 없었다. - 여성들의 인식. ‘게이’ 가 되셨습니다. 그것을 결정타로 현진은 로드를 실행했다. 밤이었다. 폐인 시절의 밤새기 내공을 이용해 모두가 잠들 때까지 기다리던 현진은 살금살금 걸어서 어딘가로 향했다. 누군가의 방이었다.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간 현진. 어두웠지만 제 3의 눈 스킬을 통해 그는 이미 어둠 속에 적응이 된 상태였다. 아주 잘 보이지는 않지만 누구의 방이라고 팻말을 걸어 놓은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침상을 박차고 일어나 나간 모습이 보였다. 도둑 클래스의 추적 기술 따위는 없지만 기를 감지할 수 있는 레이드란 공작의 캐릭터였기 때문에 현진은 그 뒤를 쉽게 밟을 수 있었다. 해변가. 누군가의 기합 소리와 병장기 소리가 들려왔다. 현진은 조용히 그의 뒤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그를 나꿔채어 입을 막았다. “읍?” 현진은 그런 그를 질질 끌고 다시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발버둥이 심했지만 레벨 90의 레이드란 공작의 힘을 이겨낼 수 있을 턱이 없다. 그렇게 그가 원래 있어야 할 방으로 그를 데려온 현진은 그를 침대에 던져 넣고서는 미리 준비해 둔 밧줄과 크로미룸을 이용해 그를 침대 위에 묶었다. “뭐, 뭐 하시는 겁니까! 공작 각하!!!” 엘리넬은 갑작스런 공작의 습격에 당황한 듯 몸을 이리저리 비틀었다. 이미 그녀의 머릿속에는 레이드란 공작이 자신을 범하기 위해 이렇게 했다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았다. 현진이 침대 위로 올라가 엘리넬의 위를 점거했다. 그리고는 얼굴과 얼굴을 맞대며 속삭였다. “……내일 나가면 자네는 내 손에 죽을 걸세.” “예?” 이게 무슨 아닌 밤중에 지랄 옆차기를 하는 소리인가? 상관인 공작이 검 수련을 장려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방해질을 해 도로 방 안으로 끌고 들어오다니……. 엘리넬은 갑작스런 레이드란 공작의 돌발 행동을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레이드란 공작과 함께 나가서 단 이틀 만에 몰라보게 강해진 아제룬 왕자를 보고 그녀를 호위하기 위해서는 더욱 강해져야 겠다는 자각이 들어 밤중 수련을 했던 것인데 어째서인지 레이드란 공작이 자신을 다시 방안에다 데려와 놓고는 이렇게 꽁꽁 묶어놓은 것이다. “알아들었나? 오늘은 그냥 여기서 처박혀서 잠이나 자도록. 헛짓거리를 한다면 용서하지 않겠네.” 공작의 살기에 눌려 엘리넬은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그럼 좋은 꿈 꾸게. 내일 일찍 일어나서 자네를 풀어주도록 하겠네.” 좌약을 집어넣을 사람이니 당연히 일찍 와서 풀어줘야지. 그렇게 현진은 로드를 통한 모든 뒷공작을 마치고 제 방으로 돌아와 편하게 잠들었다. 두번째 맞는 내일 아침에는 좌약 따위는 잊고 편히 바다에 나가 놀 수 있으리라. /////////////////////////////// 헉 늦을 뻔 했다. 제기럴...컴퓨터 책상에서 엎드려 자기 스킬 덕분에 자다가 늦었습니다요. 덕분에 용량도 골드에는 못 맞춰버렸고 딱 끊어야 할 부분도 앞당겨져 버렸습니다. 일어나 보니 시간은 11시 43분. 미쳐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간신히 그래도 약 4kb가량을 10여분 안에 다 써버렸군요. 덕분에 날림이 많습니다. 그건 이해해 주시길. 자다가 죽었으면 그 무슨 쪽...드워 라이브 배틀로얄 에피소드에 가장 얼빠진 죽음으로 기록되었을 지도... TITLE ▶35181 :: 매뉴얼 2 섬마을김씨(lastride) 05-02-05 :: :: 9470 루시페리아 R의 플레이 모드 기존의 미연시의 문제점이었던 한 성별에의 치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시스템. 그동안 단순히 어여쁜 소녀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만 어필했던 미연시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녀평등. 인권 평등사상에 의거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취향에 맞게 만들어 졌으며 제 3세계 등에 맞춘 흑인녀 모드와 정말 희귀한 속성인 수간 모드, 시간 모드 까지 제작되었으나 위의 모드들은 경제성과 도덕성 문제가 제기되어 폐기되었다. 현재는 동성애자와 여성, 비이상 성욕자들까지 대부분 만족시킬 수 있는 모드들을 선택할 수 있다. 일반 모드 : 말 그대로 일반적인 모드로서 노말인 남성분들의 다양한 타입 섭렵을 위한 모드. 기본 모드로 설정되어 있다. 로리 모드 : 어린 여자 아이를 좋아하는 성향의 남성들을 위한 모드. 공략 대상 캐릭터들의 체형이 모두 어린아이로 변하며 일부는 정신연령까지 낮아진다. 폭유 모드 : 거대한 가슴을 좋아하는 성향의 남자들을 위한 모드. 공략 대상 캐릭터들의 가슴이 상당히 거대해진다. 동인 모드 : 남성 동성애자, 및 양성애자들을 위한 모드. 여성 캐릭터들은 모두 양성인으로 변하며, 남성 캐릭터를 공략 가능해진다. 여성 플레이 모드 : 여성 플레이어를 위한 모드로서 주인공이 여자로 변함과 동시에 공략 대상 캐릭터들이 모두 남자로 변한다. 백합 모드 : 여성 동성애자들을 위한 모드. 주인공만 여자로 변하며 공략 캐릭터들은 모두 여성이다. 안경녀 모드 : 공략 대상 캐릭터들이 전부 안경을 쓰고 나온다. 주인공 수비 모드 : 동성애자들 중에서도 수비 성향의 남성들을 위한 모드로 자신이 직접 당한다. 패치버전에서는 동인모드와 합쳐졌다. 쇼타 모드 : 여성 플레이 모드로 1회 이상 엔딩을 보았을 경우 생기는 모드로서 공략 대상 캐릭터들이 모두 어린 남자아이로 변한다. 단 쇼타들의 경우 능력이 없기에 관계를 나눌 수가 없다. 촉수 모드 : 나오는 몬스터들이 모두들 촉수를 날린다. 흑인 모드 : 위의 모드들과 중복으로 켤 수 있다. 제 3세계의 수출용 본에 집어넣을 계획이었으나, 현재 경제성 문제로 인하여 폐기되었다. 수간 모드 : 몬스터 등 동물들을 범할 수 있으나, 변태성이 너무 심하다는 지적으로 인하여 폐기되었다. 시간 모드 : 시체를 범할 수 있다. 이 역시 변태성이 심하고 충격적이라는 면 덕분에 출시 전 폐기되었다. 루시페리아 R의 세계관. 동대륙 ‘제’ 와 서대륙 아스테니아로 나뉘어져 있는 두 개의 대륙. 이 중 아스테니아 대륙에서 주 이야기가 진행된다. 루시페리아 왕국 : 대륙 3강 중 하나, 유일 강대국으로 군림하다가 내전으로 인하여 국력이 많이 소실되었지만 그래도 대륙 3강의 면모를 잃지 않는 강국이다. 소드, 메이지 투 마스터인 카론 레이드란 공작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아제룬 1왕자파와 크라에룬 2왕자파의 내전 상태이다. 포트키 중립국 : 루시페리아 왕국과 크론셀레리아의 경계선에 위치한 중립국가, 루시페리아나 유노테스 같은 강국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저력을 지닌 국가다.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 왕자를 데리고 잠시 피신하였다가 이곳의 사건에 말려든다. 크론셀레리아 왕국 : 대륙 3강 중 하나였다. 루시페리아 왕국과의 치열한 전쟁을 벌였던 적이 있다. 당시 수도까지 함락당하고 멸망의 위기에 놓였으나 구국의 영웅이라 칭송받는 크랙시아 마르스에 의하여 간신히 영토의 일부분을 수복하고 강화협정을 맺는 데 성공했다. 현재 대륙 3강의 자리에서는 밀려났지만 국력은 여전히 강성하다. 유노테스 제국 : 대륙 3강 중 하나. 엄청난 아스테니아 대륙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광대한 영토를 지녔지만 대부분이 산지와 황무지로 국력은 그다지 강하지 못하다고 평가받는다. 포트키와 루시페리아의 옥토를 항상 노리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산악인다운 흉폭한 기질로서 군대가 강해 딸리는 국력을 메꾸고 있다. 도란 제국 : 해상왕조로서 여러 섬 국가들을 병합하여 제국으로 거듭났지만 왕국이라 불리는 루시페리아의 국력보다 약간 떨어진 국력을 갖추었다. 해양국가라는 이점으로 많은 부를 축척했지만 인구가 그다지 많지 않다. 현재는 대륙 3강의 자리에 들어 강대국 취급을 받고 있다. 센티온 왕국 : 루시페리아 내전 제 2왕자 파를 돕는 루시페리아 왕국의 종속국. 1왕자의 레이드란 공작의 공격을 받아 멸망한다. 왕국의 두 공주는 미모로서 전 대륙에 유명하다. 제나라 : 한 반도를 제외한 동대륙의 전역을 차지한 거대국가. 서대륙 사람들에게는 신비의 나라라 불리고 있다. 한민국 : 동대륙의 한 반도를 차지한 독립국가. 동대륙에서 유일하게 제에게 복속하지 않고 평등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침략적인 전쟁보다는 험악한 지형을 이용한 수성으로 지금까지 제의 위협에서 나라를 지켜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동 서 대륙을 합쳐 최고의 무인들이 지키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인물소개 2 로제닌 제르난드 후작 : 제 2 왕자파의 가장 핵심적인 인물. 더블 마스터인 레이드란 공작에 약간 못 미치지만 루시페리아 왕국의 최고위급 무인 중 한 명이다. 라그나시아 기사단이라는 정예부대를 지니고 있어 크라에룬 제 2 왕자를 돕는다. 리엘란, 리엘르 : 라그나시아 기사단의 홍일점인 쌍둥이 여기사. 원래 신관이었으나 검사로 전환한 클래스이다. 제르난드 후작 다음가는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으며 둘의 연환합격은 레이드란 공작과 맞서 싸울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하다. 16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하다. 언니인 리엘란이 쾌활한 성격이라면 리엘르는 정 반대의 음침한 성격이다. 뛰어난 무력을 지녔지만 신분이 천하고 미모가 뛰어나다 보니 밤에는 크라에룬 2왕자와 제르난드 후작의 노리갯감이 되고 있다. 크라에룬 드카시안 제 2왕자 : 힘의 논리를 주장하는 호전적인 왕자. 크랙시아 마르스가 사라진 크론셀레리아 왕국을 호시탐탐 노렸다. 유약한 형보다 자신이 더욱 왕좌에 걸맞다고 생각하여 정식 황태자 즉위식에서 아제룬 왕자를 급습했다. 현재 그는 루시페리아 왕국의 왕인 펠가룬 드카시안 국왕을 옹립하고 도망친 아제룬 왕자를 핍박하고 있다. 아모트 파이로스 백작 : 원작 루시페리아에서 아제룬 왕자와 공작이 도망치는 파이로스 백작령의 영주. 무력은 그다지 강하지 않지만 수성과 공성의 명수인 지휘관으로서 크론셀레리아 전쟁에서 활약했다. 아제룬 왕자파의 핵심인물이다. 하르몬 랭카르터 자작 : 1왕자 파의 일원인 랭카르터 백작의 아들. 능글능글한 성격이지만 정의를 신봉할 줄 아는 1왕자 파의 실력자다. 다만 남녀 상관할 것 없이 건드리고 다니는 위험한 성격을 지녔다. 미나렌 : 센티온 왕국의 첫째 공주. 매우 총명하며 자상한데다가 뛰어난 미모를 지녀 왕국의 성녀라 칭송받으며 백성들의 존경을 받았다. 왕국 내전시 포트키에서 귀환한 레이드란 공작의 공격을 받아 나라 멸망 후 레이드란 공작의 노예가 된다. 아나렌 : 센티온 왕국의 둘째 공주. 뛰어난 미모에 검을 다룰 줄 아는 터프한 공주. 섹시한 갑옷을 입고 다니며 기사단의 선봉에 서서 싸울 정도의 무력을 지녔다. 왕국 내전 시 포트키에서 귀환한 레이드란 공작의 공격을 받아 포로가 된다. 현 루시페리아R 캐릭터들의 호감도 및 능력치. 아제룬 드카시안. 호감도 : 140 (최고 수치는 200) 성향 : 신뢰, 존경 욕구불만도 : 54 (최고 수치 100 호감도 제외 모든 수치는 100이 최고) 취약 성감대 : 아날 민감 성감대 : 손가락, 발가락 노출수치 : 21 SM수치 : S 12 M 14 삽입기구 선호도 : 남근>도구>손가락>촉수 쓰리사이즈 : 78-53-77 레벨 : 33 속성 : 공기계열. 흥분도 수치 상승도 : 높음 플레이 스타일 선호도 : 후배위 처녀 엘리넬 파키론 호감도 : 148 성향 : 존경, 선망, 경외 욕구불만도 : 10 취약 성감대 : 목 부근 민감 성감대 : 성기 부근 노출수치 : 0 SM수치 : S 15 M 23 기구 선호도 : 도구>남근>손가락>촉수 쓰리사이즈 : 85-56-83 레벨 : 38 속성 : 정신계열 흥분도 수치 상승도 : 중간 플레이 스타일 선호도 : 좌위 처녀 에이디아 호감도 : 100 성향 : 호감. 욕구불만도 : 0 취약 성감대 : 엉덩이 부근 민감 성감대 : 가슴 노출수치 : 40 SM수치 : S 43 M 39 기구 선호도 : 손가락>촉수>도구>남근 쓰리사이즈 : 83-52-81 레벨 : 30 속성 : 빙한계열 흥분도 수치 상승도 : 낮음 플레이 스타일 선호도 : 특별히 없음 관계횟수 : 0 퓨리나 볼프레인 호감도 : 160 성향 : 사모, 호감 욕구불만도 : 61 취약 성감대 : 자궁 끝 민감 성감대 : 아날 노출수치 : 71 SM수치 S 65 M 11 기구 선호도 : 남근>촉수>도구>손가락 쓰리 사이즈 : 77-50-79 레벨 : 45 속성 : 암흑계열 흥분도 수치 상승도 : 매우 높음 플레이 스타일 선호도 : 정상위 관게횟수 : 처녀 리즈엘 밀라시아. 호감도 : 20 성향 : 증오, 살의 욕구불만도 : 50 취약 성감대 : 없음 민감 성감대 : 없음 노출수치 : 40 SM수치 S 12 M 43 기구 선호도 : 도구>남근>손가락>촉수 쓰리 사이즈 88-54-86 레벨 : 30 속성 : 화염계열 흥분도 수치 상승도 : 중간 플레이 스타일 선호도 : 후배위 관계횟수 : 없으나 처녀막 상실 메르피 호감도 : 150 성향 : 사랑, 사모 욕구불만도 : 12 취약 성감대 : 없음 민감 성감대 : 성기부근 노출수치 : 85 SM수치 : S 23 M 19 기구 선호도 : 손가락>도구>남근>촉수 쓰리 사이즈 : ……할말 없음 레벨 : 44 속성 : 신성계열 흥분도 수치 상승도 : 높음 플레이 스타일 선호도 : 정상위 관계횟수 : 없음 헬루나 호감도 : 100 성향 : 보통. 호적수 욕구불만도 : 89 취약 성감대 : 입 민감 성감대 : 전부 노출수치 : 75 SM수치 : 전부 섭렵 가능 기구 선호도 : 다 필요 없음 쓰리 사이즈 : 수시로 변함 레벨 : 44 속성 : 암흑계열 흥분도 수치 상승도 : 매우 낮음 플레이 스타일 선호도 : 전부 관계횟수 : 약 1300회. 하지만 처녀. ........라고는 하지만 주인공은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고 함. 카론 레이드란 공작 호감도 : 있을 리가 없음 성향 : 역시 마찬가지 욕구 불만도 : 1000000000000000000000!!! 취약 성감대 : 그저 해주기만 하면 만족 민감 성감대 : 그딴 것 없음 그냥 해주기만 하면 만족 노출 수치 : 그딴 것 안 키움. 하지만 해주기만 한다면 바바리맨이라도 당장 함 SM수치 : 이건 양보 못함. 기구 선호도 : 다 때려 치워!!! 내 손만 아니면 돼!!! 흥분도 수치 상승도 : 숫총각이라 처음에는 매우 심할 듯 플레이 스타일 선호도 : 그러니까 그냥 해주기만 하면 된다니깐? 관계횟수 : 전무 선호성향 : 로리, 남자 제외 전부 하지만 로리도 시켜만 주면 할 준비가 되어 있음 현진 : 어이 변태 야설 작가 김작가 섬마을김군 : 왜? 현진 : 시켜 주기나 하면서 위에 거 써 놓은 거야? 섬마을김군 : 당연히 아니지. 현진 : 언제까지 나 괴롭힐래? 섬마을김군 : 권수로 약 4권까지는 괴롭혀아 되지 않겠어? 현진 : (이런 개쇼끼...) 섬마을김군 : 얼마 안 있어 이번에는 내가 등장해 네놈을 괴롭혀 줄 차례니까 기대하라고. 현진 : (이런 씹쇼끼...) 이것은 본편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2월 5일자 본편은 이따가 올라올 듯. TITLE ▶35258 :: 44. 불타오르는 레이드란 공작 섬마을김씨(lastride) 05-02-05 :: :: 11685 그렇게 엘리넬을 포박해 겪어야 할 이벤트 좌약삽입을 얼렁뚱땅 넘어간 현진. 수치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엘리넬도 여간 고생을 한 것이 아니었는지 좌약을 넣고 나오는 엘리넬의 안면은 며칠 굶은 사람 마냥 핼쑥했다. 그리고 왕자가 아픈데 자기들끼리만 놀러 나갈 수 없다는 착한 공주 일행의 제안에 바닷가에 나가는 이벤트는 날짜가 또 하루가 밀려버렸다. 시간이야 남아돈다지만 어쩐지 초조해 지는 건 별 도리가 없었다. 루시페리아R의 대부분 플레이어들이 이 휴양지 이벤트에서만큼은 꼭 한 번 하고 간다는 경험. 미사와 섬마을김씨의 공략집에 의하면 이 이벤트까지 H 씬을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능욕 루트로는 가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더군다나, 승자의 포효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왕국내전에서 쌍둥이 자매 여기사나, 센티온 왕국의 두 공주 등을 포획하여 능욕하기 전 충분한 연습이 필요했는데 그 마지막 단계가 바로 이 휴양지 이벤트다. ‘그래 오늘은 한다. 오늘은! 기필코! 기어코! 절대로!’ 그렇게 다짐하는 현진. 그런 그의 몸을 잡아 흔드는 사람이 있었다. “공작! 일어나시오! 공작!” 현진을 그냥 공작이라고 부르며 깨우는 사람이라면 당연 아제룬 왕자뿐이 없다. 바닷가 이벤트 4일차의 아침을 맞게 해 주는 목소리는 아제룬 왕자였다. 이미 잠에서 깨어난 채 눈을 감고 작전(?) 구상 중이었던 현진은 왕자의 깨움에 바로 눈을 떴다. 어제만 해도 복날 만난 개 마냥 축 처져서 비글비글 거리더니 이제는 눈 만난 강아지 마냥 팔팔해 지셨구만 그래. “…….” 일어나서 기분 좋게 아침 인사를 건네려던 현진은 왕자의 복장을 보고서는 할말을 잊었다. “저기 왕자님…….” “왜 그러시오?” 섹시한 비키니 따위는 아니다. 원피스 형에 하얀 색의 평범한 원피스 형 수영복. 거기에 치렁치렁 늘어트리고 다니던 찬란하게 빛나는 금발 머리를 양갈래로 묶어 귀여움을 한껏 발산하고 있다. 그래 솔직히 이쁘고 귀엽다. 항상 남장이던 아제룬의 이런 여장 모습을 보자, 메인 히로인 답게 예뻤다. 그런데……왕자인 놈이 어째서 이 따위로 입고 다니는 거여! 들키고 싶어 환장했냐!!! 아니 그건 그렇다 치자, 도대체 누가 저런 코디를 해 줬다는 말인가? 엘리넬이 저렇게 할 리는 없을 테고 기타 여성들도 여자란 걸 모르니 저리 해 주었을 리가 없고……. “저 그 복장은 누가 해 준 겁니까?” “루나라는 시녀가 해 주었소. 항상 가슴이 쳐져서 뭔가 받쳐주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 했는데 용케도 이런 것도 구해다 주더구려.” 왕자는 환하게 웃으며 브래지어를 가지고서는 레이드란 공작 앞에서 흔들었다. 헬루나 이 망할 것이 어디서 좋은 거는 가르쳐 가지고는!!! ‘으이구 골치아파!!!’ 이놈의 왕자는 제가 여자라는 게 들키면 어떻게 될 지나 알고 이러는 거냐? “……!” 그때 레이드란 공작의 예민한 청력에 무언가의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져 오는 것이 느껴졌다. 현진은 곧바로 아제룬의 팔을 잡아끌어 자신의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는 잽싸게 이불로 덮은 채 자신도 누워 아제룬이 반항을 못하도록 다리와 팔로 그녀를 압박했다. 똑똑. “들어갈게요. 아직 안 깨셨나요?” 퓨리나 공주였다. 현진은 그녀에게 여자 수영복 입은 아제룬을 들키지 않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했다. “아 무슨 일이십니까? 공주님.” 이불 밖으로 나온 레이드란 공작의 표정은 잠에서 막 깨어 아침의 상쾌함을 느끼는 편안하고도 부드러운 표정이었다. 물론 그 안의 몸체는 발버둥치는 아제룬을 속박하느랴 개고생을 하고 있었지만. “저기 발은 왜 그러시나요?” 이불이 들썩거리는 것을 본 퓨리나 공주가 물었다. 공작이 덮고 있던 이불의 아래쪽 부분이 자꾸만 흔들리고 뭔가가 자꾸 튀어나왔다. 들어갔다 하기 때문이었다.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바로 레이드란 공작의 얼굴이 나 뭔가 숨기고 있소 로 변해버렸다. 그렇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공주가 공작의 미움을 살까 지레짐작한 덕분에 더 이상 캐지 않고 제 스스로 나가 주는 게 아닌가. 쾅. “휴우~.” 현진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 아침부터 정말 진땀을 뺐다. 하여간 골칫덩이 왕자라니깐. “왜 그러시오 공작!” 속박에서 풀려난 아제룬이 뭔가 억울하다는 듯이 항의했다. 어이 그러니까 너 그 옷 입지 말라는 소리다. 이놈……이년아아아!!! 지금이라도 빨리 다른 옷으로 갈아입혀야 했다. 혹시라도 퓨리나나 다른 여자 캐릭터가 또 들어온다면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만다. 현진은 즉시 아제룬 왕자의 수영복을 벗겼다. 왕자는 처음에는 팔을 몇 번 흔들거나, 왜 이러느냐고 묻는 등의 반항을 했지만 현진의 막간 성교육에 그런대로 납득하고 순순히 수영복을 벗었다. 왕자의 그다지 크지 않은 가슴이 노출되고, 현진은 그녀를 일으켜 나머지도 모두 벗기려 했다. 그러고 보면 아제룬의 나체는 자주 본다. 쾅! “공작 각하! 혹시 왕자님…….” 난폭한 문 여는 소리와 함께 엘리넬과 현진은 눈이 맞앗다. “아 엘리넬 경!” “아 왕자님 여기 계셨…….” 머리를 양갈래로 묶은 채 옅은 화장을 하고서 자신을 맞는 아제룬. 그 밑으로 허리까지 벗겨진 수영복. 그 벗겨진 수영복에 잡혀져 있는 레이드란 공작의 손. 노상방뇨하다가 들킨 것 마냥 황당한 표정으로 자신을 보는 뻘쭘한 레이드란 공작의 표정. 스르릉. 엘리넬의 앞머리가 이마를 가린 뒤 열화검 레기우스가 검집에서 뽑혔다. “저, 저, 저 엘리넬 경 이 이건…….” 변명을 하려고는 했으나 엘리넬의 귀에는 들려오지 않았다. 변명이 필요 없다. 이 광경이 모든 상황을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레이드란 공작이 아제룬 왕자를 감언이설로 꼬신 뒤 여장을 시키고 왕자의 그곳을 뚫으려고 하고 있지 않은가? “한때나마 존경 했습니다……안녕히 가십시오. 공작 각하.” 퍼버버벙!!! 열화검의 폭발이 그대로 작렬했다. 엘리넬의 레이드란 공작에 대한 공격은 어떠한 경우에서든 크리티컬이 뜨게 되어 있었다. 이번 역시 크리티컬에 플러스로 열화검의 속성 타격치가 그대로 전해져 현진은 게임 오버 직전까지 갈 뻔한 상처를 입었다. 그나마 이전에 레벨을 90까지 올려놓지 않았더라면 그 공격을 받았을 때 곧바로 사망했을 것이다. “죄송합니다. 전 그런 것도 모르고…….” “아야 괘, 괘아나(아냐 괜찮아)” 호감도를 의식해서 말은 그렇게 했다만……생각 같아선 때려죽이고 싶다. 가엾게도 현진은 전신 화상의 상태로 지금 완전 붕대를 둘러 싼 채 병상에 누워 있었다. 어제는 아제룬이 감기로 난리더니 이번에는 현진이 엘리넬의 공격에 엄청난 데미지와 함께 눕는 신세로 전락하고야 말았다. 워낙 많은 생명력을 지니고 있었던 터라 침대 밑에 생명의 대지 마법을 발동시켜서 치유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쉽사리 일어 날 수가 없었다. 결국 불에 의한 공격에서의 치유력을 극대화 시키는 붕대 아이템을 전신에 두른 채 이렇게 병상에 누울 수밖에 없었는데 결과적으로 4일차의 하루도 그냥 흘려보내야만 할 것 같았다. 그렇게 미이라가 되어서 누워 있을 때. 주변을 둘러 싸고 앉은 동료들 중 누군가가 엘리넬에게 말을 꺼냈다. “저기 엘리넬 경. 어째서 공작을 다짜고짜 공격한 것이오?” 네년은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냐! 너 때문이잖아! 너 때문!!! 엘리넬의 표정도 붕대에 가려져서 보이지는 않았지만 레이드란 공작의 표정과 비슷했다. 이게 다 누구 때문인가? 비록 성 정체성은 여자가 맞지만 여자로 행동해서는 결코 아니 되는 아제룬이 여장을 하고 설치는 바람에 이렇게 되지 않았던가? 여하튼 몸을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은 참으로 끔찍한 일이다. 발기부전 저주에 걸렸을 때 거시기 하나 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어서 얼마나 제작진을 원망했던가? 하물며 전신을 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으니 답답함이 더한 것이다. 사실 이렇게 되었을 때 현진은 바로 로드를 실행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미사의 조언은 현진에게 로드를 머뭇거리게 하게 했다. 초인 캐릭터인 레이드란 공작이 이렇게 심하게 다칠 일은 거의 없다. 그러므로 여성들의 간병 이벤트가 벌어질 지도 모른다. 란 조언과 하루면 다 낫는다는 이야기에 현진은 혹했다. “자 아 하세요. 공작님.” 아직 아침이었던 지라 아침 식사도 하지 못한 현진에게 퓨리나 공주는 스프를 떠서 먹여 주었다. 입을 벌리기가 조금 곤란하긴 했지만 그래도 미소녀가 떠먹여 주는 것인데 거절할 이유는 없다. “어머 흘리셨네요. 닦아드릴게요.” 입을 크게 벌릴 수 없어, 스프가 입가에 묻자, 공주는 즉각 손수건을 꺼내어 현진의 입가를 닦아 주었다. ‘이거 의외로 나쁘진 않은 걸?’ - NPC 여성들의 성향이 어지간한 건 다 어리광으로 받아 들여 주자로 바뀌었습니다. ‘정말?’ - 네. 성교 등의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겠지만 적어도 애무 요구라든지 탈의 요구 정도는 약간의 호감도가 떨어지긴 해도 충분히 마스터의 요구에 응할 겁니다. 헤벌레 궁시렁 거리며 신세한탄 하던 것이 언제인데 대번에 입이 헤벌쭉 벌어지는 현진이었다. 역시 단순한 놈이다. “저……물이 마시고 싶습니다…….” “아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얼마 안 가 시녀가 물병을 들고 오자 공주는 물병의 물을 컵에 따른 뒤 레이드란 공작의 입에 넣어 주었다. 현진은 고의적으로 그 물들을 뱉어내며 흘렸다. 그의 미연시 경험으로는 이렇게 할 경우 아주 기분 좋은 경험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마우스 투 마우스! 입으로 물 먹여주기! 였다. “저……잘 안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못 삼킬 것 같아요.” “어머 이걸 어쩌죠?” ‘어쩌긴 뭘 어째? 입으로…….’ “잠시만요 공주님.” 무표정한 얼굴로 공주 옆에 앉아 있던 리즈엘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물병을 공주의 손에서 빼앗았다. 그리고서는 물병 째로 현진의 입에다 퍼부었다. “푸헉!!!” 물이 폭포수처럼 떨어지며 콧구멍으로도 들어갔다. 이건 완전히 물고문……웁! “아직도 부족하십니까?” 그래도 물병의 물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 침대나 그런 것이 젖기는 했지만 현진은 버틸 수 있었다. 간병 받기 이벤트의 하나라 할 수 있는 마우스 투 마우스 물 넘기기 경험을 하기 전까진 결코 일어 날 수 없다!!! “몇 모금 마시지도 못했소. 무식하게 그게 무엇이오?” 빠직 이가는 소리와 함께 호감도 하락의 소리가 들려왔다. 안 그래도 낮은 호감도가 자꾸만 깍인다. “기다리시지요. 제가 물을 가져오지요.” 리즈엘은 그렇게 말하며 뛰어나갔다. 어이 어째 불안……. ‘허걱!’ 곧이어 나타난 리즈엘의 손에는 주전자가 들려 있었다. ‘저, 저 여자가 날 죽일 셈이냐!!!’ 방금 전 물병의 공격으로도 코가 매워 죽을 것만 같았는데 물병의 대 여섯 배는 더 많은 물을 담을 수 있는 주전자라니! “자, 잠깐 그렇게 많은 물은 필요……!” 채 말하기도 전에 엄청난 물들이 현진의 콧구멍과 입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불로 지져진 뒤 물고문 한 번 제대로 당하는 현진이었다. “쿠어어어어억!!!!” 현진은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 콧구멍으로 들어간 물이 입으로 역류해서 나왔다. 이것은 완벽한 물고문이었다. 역시 사람은 원한지고 살아서는 안 되는 법이라는 진리를 가르쳐 주는 사례라 할 수 있겠다. 고문이긴 했지만 물을 잔뜩 마셨더니 오줌도 자주 마려워졌다. “저기……화장실이 가고 싶소만…….” 현진은 리즈엘이 있는가 살핀 뒤 그녀가 없음을 확인하고 말했다. 그 여자만 있으면 기어이 뭔가 부탁한 것을 제가 한다고 나선 뒤 현진을 괴롭혔던 것이다. 평소 레벨이 높은 공작에게 개길 수 없어 차마 풀지 못한 화를, 다친 현진에게는 마음껏 발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 망할 것 나중에 기필코 죽여 놓는다!!! 나중에 그냥 확 XX에 삼지창을, XX에 다이너마이트를 꽂아 줄 테다!!’ 이제는 여자라고 안 봐준다! 끔찍하게 얻어맞았던 기억이 있었는지라, 현진은 여자라고 안 때리고 안 팬다는 신념 따위는 버렸다. 마침 대기하고 있는 사람은 에이디아였다. 그녀는 자상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 말했다. “왜 그러시나요?” “저기 화장실이 가고 싶습니다. 에이디아 씨.” “못 움직이시죠?” “아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얼음덩이 엘프라는 별명에 무색하게 에이디아는 자상하게 레이드란 공작을 대했다. 비록 반쪽짜리이긴 해도 부부의 연으로 맺어져서인지. 호감도는 보통임에도 대하는 태도는 남편이 따로 없었다. ‘헤에.’ 그렇게 나가는 에이디아를 보며 현진은 곧이어 벌어질 광경을 상상했다. 아마도 오줌 못 가리는 어린 아들의 고추를 요구르트 병에다 꽂아주며 방뇨를 유도하는 등의 뭔가가 있을 것이다. 아제룬이나 메르피 같으면 모르는 게 많으니 은근슬쩍 애무를 시킨 뒤 그녀들에게 부끄러운 것을 시킬 수도 있었지만 교대로 들어와 레이드란 공작을 간병하기에 곧 그런 이벤트도 겪을 수 있을 것이다. 에이디아는 레이드란 공작의 방뇨를 받을 만한 물건을 가지고 들어왔다. “자 이제 시원하게 내보내세요.” “…….” 그 전혀 예상치 못한 물건에 현진은 할말을 잊고 말았다. TITLE ▶35385 :: 45. 휴양지 이벤트 섬마을김씨(lastride) 05-02-06 :: :: 10939 “저, 저기 그건…….” “네?” “저기…… 그걸 하라고요?” 에이디아는 방긋 웃었다. “물론이에요. 흡수가 아주 잘되더라구요.” 아니 도대체 저걸 어떻게 차란 말인가? 차라리 기저귀가 낫겠다! 어렸을 때라도 차 봤으니. 그리고 왜 판타지 세계관에 저딴 게 있냐는 말이다!!! “……차라리 기저귀는 없습니까?” “이런 데에 어린아이가 올 이유가 없잖아요? 기저귀가 있을 리가요.” 하긴 어린아이는 없고 여자들만 있으니 저런 아이템이 나온 것일 수밖에……. 그래도 생?리?대는 좀 심하잖앗! 아까 그 물병 같은 거 가져다 대 주면 얼마나 좋아!!! 거기다 남녀 생식기의 구조상 저걸 찰 수나 있을지 의문스럽다. “걱정 마세요. 흡수도 잘 되고 부드럽답니다.” “아니 그래도 저건……그 뭐시기……아무리…….” 급구 생리대 착용을 거부하던 현진은 문득 에이디아가 가져오는 생리대에 미세한 혈흔이 하나 찍혀있는 것을 발견했다. “……저기 그 중간에……?” “아 이거요? 소변 한 번 보시는 데에 새 걸로 꺼내 쓰기는 아깝잖아요? 걱정 마세요.……조금 밖에는 안 흘렸답니다.” 왼손을 붉어진 뺨에 대며 웃음짓는 에이디아. 현진은 그 말의 뜻을 알아듣고는 입이 짝 벌어졌다. ‘뭐, 뭐 뭣! 조, 조금밖에 안 흘려?’ “저 설마 그거 에이디아 씨가…….” “제가 방금 전까지……쓰던 거예요.” …… ‘방금 전? 방금 전? 방금 전? 방금 전?’ 그렇다는 것은 방금 전까지는 에이디아의 그 뭐시기에 채워져 있었다는 소리??? 헤벌쭉 현진의 표정이 완전히 풀려버렸다. 입은 양쪽으로 쫙 벌어졌으며 눈은 기쁨의 눈……. 흔히들 이성의 입술에 닿은 음료 등을 마실 때 간접키스를 한다고 말한다. 그럼 이것은 무어라 말해야 할까? ‘헤, 헤헤헤헤헤헤.’ 변태스러운 웃음이 절로 흘러나왔다. 그런 현진에게 다가온 에이디아는 입과 눈과 동시에 유일하게 붕대에서 노출이 된 허리에 걸쳐져 있는 바지를 벗기고서는 그 안에 있는 무언가를 꺼냈다. 그리고서는 조심스럽게 생리대를 레이드란 공작의 소변배출구(뭐시기 배출구이기도 하다)를 감쌌다. 그 부드러운 느낌이라니!!! “자 이제 됐지요? 시원하게 하세요.” 생리대로 그곳을 감싼 에이디아의 얼굴이 그곳과 너무나도 가까운 곳에 있었다. 흡사 XXXX를 하는 듯한 그런 위치였다. 그런 모습을 보니 어찌 흥분이 아니 될 수 있으랴? “어라?” 새싹이 자라나는 모습을 담은 카메라 화면을 빠르게 돌리는 것처럼 우쑥우쑥 솟는 그 뭐시기. 생리대가 감싸고 있던 면적을 초과하자, 생리대는 저절로 풀려버렸다. 그리고 풀려서 툭 떨어진 생리대를 쥐고 있던 에이디아의 손이 그 뭐시기에 닿아버렸다. “어맛!” 징그러운 벌레를 보듯 급히 손을 뗀 에이디아.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대, 대단하시네요.” 칭찬은 고맙다만 여간 뻘쭘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여자 앞에서 이렇게 빨딱 XX X 까놓고 있다는 것이……. 그때였다.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주인공 괴롭히기의 모 작가의 화신이라 생각되는 붉은 머리의 리즈엘이었다. “에이디아 뭐해?” “아 으응 공작님이 화장실이 가고 싶다고 하셔서.” “흐음 그래……내가 대신 해도 될까?”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에이디아에게 건의하는 리즈엘. 뒤에서 현진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에이디아에게 제발 가지 말아달라고 애원하고 있었지만 리즈엘에게 가려져 그녀에겐 현진의 모습이 보이질 않았다. “으응 그, 그럴까?” ‘안 돼 가지마!!!’ 현진은 속으로 그렇게 외쳤다. 그러는 새 이미 에이디아는 ‘저 그럼 잠시 쉬다 올게요.’ 라고 말하며 문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공작님. 화장실 가고프시다고 하셨죠?” 간악스런 미소를 짓는 리즈엘. 이번엔 또 무슨 짓을! 리즈엘이 대타로 들어오면서 다시 작아진 뭐시기. 리즈엘은 그곳에 정상적으로 소변을 비울 수 있게 만들어진 주둥이가 좁은 병을 가져다 대 주었다. “시원하게 비우세요.” ‘어라?’ 의외로 리즈엘은 별 행동에 들어가지 않았다. 오히려 이 누운 상황에서 가장 쉽게 소변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까지 가져와서 대 준 것이다. 뭐시기가 들어갈 입구가 좀 작은 듯 하기도 했지만 생리대에 감긴 채 방뇨하는 것보다는 덜 부끄러웠다. 현진은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참았던 것을 시원하게 배출했다. “아 감사합니다. 리즈엘 씨. 저기 이제……좀 빼 주시죠?” 손도 붕대에 감긴 터라 현진은 자기의 손으로 병을 뺄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리즈엘에게 부탁하려는 찰나. “……저, 저, 저 지, 지금 뭐 하고 계신 겁니까?” “아뇨 갑자기 더워서요. 호호호.” 리즈엘이 갑자기 옷을 벗어제치고 있지 않은가? 치마 사이로 스르륵 하고 무언가가 떨어져 내렸다. 그 뒤 치마마져 미끄러져 내려갔다. “커허헉!!!” 심한 자극이다. 뭐시기를 까고 있는 상황에서 섹시한 몸매의 여성이 하반신 누드가 되다니. 당연 뭐시기가 부풀어 올랐다. 그 러 나 현진은 엄청난 압박감을 느껴야만 했다. 부풀어 오르려고 하는 곳에 유리병이 떡하니 끼어줘 있어 더 이상 부풀어 오르지를 못하고 있지 않은가? “으허어어억!!!” “어머머 이젠 빼지도 못하겠네요?” 리즈엘은 사악하게 웃으며 말했다. 말투는 비롯 걱정하는 듯했지만 입가와 눈가가 절로 쪼개졌다. 남자 앞에서 보여주고도 부끄러워하는 기색보다는 오히려 레이드란 공작이 압박감으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더욱 즐기는 듯 했다. ‘무념무상! 무념무상! 무념무상!’ 음마선사는 비록 만나기는 매우 힘들지만 그에게는 여러 색공기술들을 배울 수 있었다. 열화를 불러일으키는 기술이라거나, 크기를 더욱 크게 만들게 하는 기술이라거나 발사를 조정하는 능력, 자극을 받아도 안 서게 참을 수 있는 방법 등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만나기 힘든 음마선사를 기껏 만나서 발기부전 치유 외에는 한 적이 없는 현진의 경우. 그런 기술을 알 턱이 있을 리가 없기에 자극을 받아도 안 서게 되돌릴 능력이 없었다. 리즈엘은 어느새 공작의 다리에 올라 탄 채 뒤에서 엉덩이를 흔들고 있었다. 보통 쑥쓰러움을 잘 타는 여성이라면 이렇게 할 수는 없었겠지만 이미 그녀에게는 공작에 대한 복수심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 ‘큭, 크윽 크아아아아악!!!’ 저절로 막힌 팽창. 하지만 레이드란 공작의 그 강성한 정력에는 유리병이 버텨내질 못했다. 유리병에 절로 금이 가기 시작했다. “으랴아아앗!!!” 쨍그랑!“ 유리병이 결국은 레이드란 공작의 힘을 못 이기고 박살나 폭발해 버리고 말았다. 실로 대단한 정력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깨진 유리조각 중 일부가 가엾게도 뭐시기의 일부를 베었다. 잘리거나 박히지는 않았지만 그것만으로도 고통은 충분했다. “끄아아아아악!!!” 현진의 고통에 찬 비명소리가 하늘을 찔렀다. 쾅! 레이드란 공작의 손에서는 불꽃이 일어나고 있었다. 암흑마왕 드라이어스의 12방향에서 얻었던 파이어 글러브다. 화염속성 데미지를 가할 수 있게 해 주는 아이템이었다. 메르피의 회복마법과 자신의 생명의 대지 마법 덕분에 하루 만에 다 나은 화상과 뭐시기 부위의 부상. 그는 지금 복수심에 가득 차 있었다. 누워 있을 때 자신을 주야장창 괴롭혔던 망할 기집. 그 계집을 보내버리려는 살의가 그의 주먹에 몰렸다. “두고 보자 기필코 네 년을 내 똘똘이의 노예로 만들어주마.” 그렇게 5일차의 아침이 다가오고 있었다. 바다에는 왔으면서도 정작 한 번도 나오지 못한 해수욕장에 드디어 나오게 된 현진. 그에게는 감격의 눈물이 절로 흘러나왔다. ‘드디어, 드디어 본격적인 휴양지 이벤트로구나!!!’ 시녀들과 호위기사들은 바쁘게 파라솔을 꽂는 등. 휴양을 즐기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레이드란 공작 현진은 이른 아침 시녀들 외에는 나오지 않은 바닷가에서 준비운동을 하고 있었다. 화상으로 누워 있는 동안 잠만 잔 탓에 일찍 일어날 수 있었다. “웃차! 웃차!” 그 운동이라는 것은 팔굽혀펴기였는데 팔을 충분히 굽히면서 해도 수백회를 할 수 있는 레이드란 공작의 체력임에도 주로 움직이는 것은 허리와 엉덩이였다. 아마 팔을 단련시키는 팔굽혀펴기 운동의 본 목적보다는 해보지도 못한 거시기에 대한 준비운동일 공산이 컸다. “공작님.” “응 뭔가?” 루나라는 시녀로 변신해 있던 헬루나가 파라솔을 든 채 다가왔다. “전 언제까지 이런 시중만 들고 살아야 하나요?” “……곧 왕국내전에 휩싸이게 되면 자네는 아주 유용하게 사용될 거야. 그러니 지금은 불만 말고 열심히 일하도록 하게나.” “…….” 확실히 헬루나는 쓸 데가 많았다. 상대방 적군의 지휘관들을 미인계를 써서 없앨 수 있는 보스급 킬러 캐릭터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휴양지 이벤트. 특히 어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신성계 인사들이 많은 만큼 그녀를 노출시켜서는 아니 되었다. ‘제길 어쩌지? 미인계에도 안 넘어가는 인간인데.’ 헬루나는 레이드란 공작이라는 새 주인에 대해서 심각히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드라이어스도 그랬지만 이 새 주인도 자신의 치마폭에 두를 수가 없었다. 그렇게 투덜거리며 다시 일하러 가는 헬루나였다. 다시 한 번 미인계를 걸면 넘어올 거란 것도 모른 채……. 현진은 계속해서 팔굽혀펴기를 가장한 허리운동을 지속했다. 이른 아침에 나온 터라 아직도 여자들은 자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마땅히 할만한 일도 없으니 언제 할지 모를 것의 준비운동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아침에서 해가 조금씩 중천으로 갈 무렵 즈음에 한 호위기사가 현진에게 다가왔다. “역시 공작님의 체력은 대단하시군요. 팔굽혀 펴기를 몇 천 번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아? 그런가?” “그 정도 체력이시라면 허리놀림은 여자가 미쳐서 죽어버릴 때까지 해도 무리가 없겠군요.” ‘엥? 이건 또 무슨 소리래?’ 갑자기 다가와서는 헛소리를 하는 포트키의 기사. 현진은 도대체 그가 하는 말이 무엇인지를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그런 좋은 허리놀림을 가지고도 흥분을 못 참는다면 말짱 도루묵! 그러기에 제가 공작님께 좋은 것을 드리지요.” 기사는 안주머니를 뒤지더니 곧 이상한 약을 하나 꺼내어 레이드란 공작에게 주었다. 흡사 건전지처럼 +극이 톡 튀어나와 있는 괴상 쩍은 약이었다. “이게……뭡니까?” “조루 예방제. 에노자이저 입니다. 유용하게 쓰시길.” 그러고 보니 그런 이벤트가 있었다. 포트키 기사단에서 팔굽혀펴기 1천 번을 할 경우. 얻을 수 있다는 필수 아이템 중 하나 에노자이저. 현진은 황당하긴 했지만 기왕 얻은 아이템 꿀꺽 삼켰다. 이제 발기부전도, 조루도 자신을 괴롭힐 수 없다. “에휴.” 그런데 그럼 뭐하나? 쓸 데가 없는데. ‘포기하지마! 언젠가는! 아니, 오늘이라도 당장 하게 될 수 있을지도 몰라! 미연시의 휴양지 이벤트는 가장 많은 썸씽과 함께 H씬이 벌어지는 이벤트이기도 하지! 기필코 한다!’ 그렇게 자신을 다잡는 현진이었다. “공작니임! 벌써 나와 있으셨네요!” 성벽으로 가려진 성 같은 별장에서 공략 대상 여성들이 튀어나왔다. “아 나오셨습니까?” ‘앗싸 좋구나!’ 여자들의 수영복 입은 모습을 해안가에서 보게 되다니, 가상현실이긴 해도 어쩐지 모르게 기뻤다. “나와 계셨군요. 공작 각하.” “음 엘리넬 경은 수영복 입지 않는가?” “수영 따위 별로 하고 싶지 않습니다.” 엘리넬은 변함없는 두껍고 무거워 보이는 갑옷을 입은 채 나와 있었다. 남자로 위장을 하니 당연한 것인가? “엘리넬 경도 하면 좋겠지만 극구 반대하더구려.” 가장 걱정이 되었던 아제룬 왕자는 다행스럽게도 찰싹 달라붙는 검은색 타이즈 바지의 수영복에 엘리넬이 주로 차던 남성 위장용 인공성기를 달았는지 중간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어색하게 튀어나와 있었다. 위에는 배꼽이 나오는 짧으면서도 헐렁거리는 반팔 티셔츠를 입었는데 작은 가슴은 잘 동여매서 보이질 않았다. 문제는 여성스런 몸의 굴곡에 아리땁고 연약해 보이는 외모였던지라 여자로 볼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중간에 인공성기로 인해 툭 튀어나온 것 때문에 남자로 아리따운 미소년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었다. TITLE ▶35420 :: 46. 신은 그를 버렸다. 섬마을김씨(lastride) 05-02-07 :: :: 12110 퓨리나 공주는 예의 그 아슬아슬하게 가릴 곳만 가린 아찔한 수영복이었다. 역시 노출도 수치와 비례하는 옷 답다. 리즈엘과 에이디아의 경우에는 각자 비키니와 원피스형으로 평범한 수영복이었다. 노출수치가 가장 낮은 엘리넬 혼자만 갑옷이다. 어디 그럼 노출도 수치가 가장 높은 메르피는……. 현진은 메르피를 보고선 할 말을 잊고 말았다. 다 제가 알게 모르게 노출수치를 올려서 저렇게 된 거라지만……. “저기 메르피. 수영복 안 입니?” “저야 가릴 데도 없잖아요!” “…….” 그야 가릴 데가 없기는 했다. 가슴이 나왔니……아래가 여물었니? 하지만 세상에는 말이다 그런 걸 좋아하는 변태들이 참 많단다. 노출도 85답게 메르피는 아주 자연스럽게 수영복을 입지 않았다. 원래 노출도가 90 이상이 되기 이전까지는 그래도 옷을 이렇게 아주 벗어버리지는 않았지만 성향이 로리인 메르피의 경우에는 별 거리낌이 없는 듯 했다. 현진이야 로리 성향은 아니었다만 최근에는 로리든 뭐든 해주기만 해! 라는 성향으로 바뀐 만큼 저런 메르피의 모습에 은근히 끌리기도 했다. ‘앗! 이런 내가 무슨 생각을!’ 로리는 범죄다! 라는 생각을 골수에 뿌리 깊게 박고 있던 현진은 메르피에게 끌렸던 신피질계 정보처리 결과를 강력히 부인하며 머리를 흔들었다. 로리는 역시 ‘그’ 에게나 어울린다. 항상 합법적인 길으로 어린아이를 데리고 살겠다고 말했던 그놈. ‘……그러고 보니 치한소아과의 스토리와 비슷하긴 하군. 합법적인 길로 어린아이를 데리고 살겠다라…….’ 사라진 미폐모의 창시자. 로리콘 대마왕. 이제 놈의 정체가 파헤쳐질 날도 머지않았다. 며칠 안 있어 미폐모의 모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섬마을김씨! 네놈의 정체를 까발려주지!’ - 너무 그 동영상을 믿으시는 게 아닙니까? 캐릭터 메이킹에서 우연히 그렇게 나온 것일수도 있지 않습니까?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닮았어. 놈이 확실하다고.’ 미폐모의 숙원. 그것이 풀릴 날도 머지않았다. “왕자님은 뭐랄까? 너무 예쁘시네요.” “아하하 그런 소리는 어릴 적부터 자주 들었소.” “죄송스런 말씀이지만 여자인 줄 알았다니깐요.” “여자? 그게……웁!” 여자와 레이디도 구분 못하는 바보왕자님 좀 닥쳐주시지요. 엘리넬이 급히 왕자의 입을 막았기에 망정이지 자칫 잘못했으면 여자가 뭔지도 모르는 왕자의 모습을 들켜 버릴 뻔 했다. ‘이거 저 놈의 바보왕자 때문에 맘 놓고 수영도 못하겠구만.’ 현진은 어쩐지 모를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며 여자들과 같이 바닷가 쪽으로 달려갔다. “와! 공작님 수영 잘하시네요. 가르쳐 주실 수 있으세요?” “아하, 아하하 그다지 잘 하는 것도 아닌데요. 뭘.” 사실 수영을 가르쳐 주며 여성에게 접근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물에서의 여자 꼬시는 법이었지만 문제는 레이드란 공작. 김현진이 수영을 못한다는 점에 있었다. 대지계열의 마법을 다스릴 줄 아는 그였기에 현진은 고작 물속에 작용하는 중력을 없애 물에 자신의 몸을 띄운 뒤 폼만 좋게 수영을 하는 것이지 결코 수영을 할 수 있었던 건 아닌 것이다. 그런데도 퓨리나 공주는 귀찮게 자꾸만 현진을 따라다니며 수영 교습을 부탁했다. 사실 현진도 시켜 주고는 싶었다. 수영에 익숙치않아 물에 빠지는 것을 잡아 주기도 하면서 친밀도를 높여 밤에 일을 하는 것까지 진행을 하고는 싶었다. “그러시나요. 그래도 조금이나마 배워 볼까 하는데…….” ‘이보라고 아가씨! 저기 에이디아 수영 아주 잘 하잖아! 근데 왜 자꾸 나한테 매달려!’ 호감도가 높아서 란 것은 알고 있지만 여하튼 퓨리나 공주와은 엮어져서 그다지 좋을 것이 없었다. 공략은 쉽지만 초반부터 어우러졌다가는 스토리 모드를 보기가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한 번 하는 순간 바로 결혼으로 이어지게 되므로 거시기를 했을 경우. 하룻밤의 좋은 추억이 아닌 결혼으로 얽매여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진은 매우 굶주렸다. 그래서 차라리 초반은 퓨리나 엔딩을 보면서 테크닉을 높인 뒤 다른 여성 캐릭터 공략을 해도 되지 않을까? 란 생각 중이었다. ‘에이 일단은 보류해 두자! 포기할 때 쯤 되면 항상 기다리는 캐릭터니까.’ 현진은 일단 퓨리나 시나리오는 보류해 두었다. 아직 초중반인 데다가 대표적인 능욕시나리오로 들어갈 수 있는 제르난드 후작의 쌍둥이 여기사나, 센티온 왕국의 미녀 공주들이 남아 있으니 그 때까지는 한 번 건드리면 다시는 걸을 수 없는 길을 가야만 하는 퓨리나는 남겨 두자. 그러나 현진은 자꾸만 까먹고 있었다. 이 게임은 세이브 로드가 자유로운 게임이라는 것을. 세이브를 하고 한 번 그렇게 해 봤다가 수틀리면 로드하면 된다는 것을. 레이드란 공작에 생각에 잠겨 자신의 말을 무시하자, 퓨리나 공주는 약간 심통이 났다. 뭔가 작업을 걸어서 조금 더 친밀해 지고 싶었는데 당연히 가르쳐 줄 거라고 생각했던 수영을 가르쳐 달라는 것이 먹히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공주는 다른 방향으로 현진을 유혹했다. “저기 공작님. 그럼 오일이라도 발라주시지 않으시겠어요?” “아 그럴까요?” 이번 것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던지라 현진은 흔쾌히 승낙했다. 오일 발라주기야 쉬운 일인데다가, 여성의 몸에 손을 댈 수 있는 기회이지 않은가? 현진은 물에서 나와 아침부터 시녀들이 마련해 놓던 파라솔 자리로 옮겼다. 그 밑에 깔아놓은 돗자리에 공주는 몸을 눕혔다. 옆에는 마침 고급스런 썬탠오일이 놓여져 있었다. 공주가 자리를 잡고 눕자, 현진은 오일을 손에다 바른 뒤 공주의 등에 바르기 시작했다. “자국이 남는 건 싫어요. 저기 끈 좀 풀러주실래요?” “아 그러도록 하죠.” 이런 오일 유혹은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해 익숙해졌다. 덕분에 현진은 별 감흥이 없었다. 그저 여자의 몸을 마음껏 비비고 만질 수 있다는 것에 조금 흥분했을 뿐이다. 그래서인지 퓨리나 공주가 아래 수영복 끈까지 풀렀음에도 크게 반응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끈으로 거기만 아슬하게 가리는 수영복이라서, 풀린 것이 그다지 아쉽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곧 현진의 눈은 튀어나왔다. “앞에도 좀 칠해주시겠어요?” 푸웁! 뒤에를 칠할 때는 그저 일하는 기분이었지만 퓨리나 공주가 앞으로 돌아눕자, 이건 그냥 오일 바르기가 아니게 되어버렸다. “저, 저, 저 공주님이 하실 수도 있지 않으십니까?” 좋으면서 튕기긴. “아뇨. 항상 받기만 해왔던 지라 익숙치가 않아서요. 좀 부탁드려요.” “…….” “후훗. 새삼 쑥스러우세요? 마왕을 잡으러 갈 때는 자주 보셨잖아요?” ‘그래 자주 보긴 봤지. 그런데 손까지 대 본 적은 없거들랑요?’ 그냥 몇 번 튕겨는 보았는데 공주에게는 씨도 안 먹히는 모양이었다. 결국 현진은 그녀가 원하는 대로(지놈도 원하고 있다)오일을 앞면에도 발라주었다. ‘에헤헤헤헤헤 조오타~~’ 가슴이고 뭐고 손에 다 닿았다. 민감한 곳이 손에 닿을 때마다 공주는 서비스조로 신음소리를 내뱉어 주었으니 흥분도는 더했다. “다 발랐습니다. 공주님.” 미끈한 여성의 감촉을 더 이상 이 손에 느낄 수 없음에 아쉬워하면서 현진은 몸을 일으켰다. 다 바른 이상 마땅히 다른 목적으로 손을 댈 수는 없었다. “안 발라진 곳이 있어요. 공작님.” “예? 어디?” “……여기요.” 공주는 얼굴을 붉히며 벌린 다리 사이를 가리켰다. “……,” 확실한 유혹이었다. 지난 번 발기부전 저주에 걸렸을 때에도 공주는 이런 식으로 레이드란 공작을 유혹했었다. 하지만 그때는 발기부전 저주로 인하여 아무 짓도 할 수 없었고 지금이라면, 그것도 이렇게 노골적인 유혹이라면 머리로는 공주를 공략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현진이라도 버텨낼 도리가 없었다. 그는 지금 발정난 개나 다름없는 욕구불만 상태였기 때문이다. 현진은 자신도 모르게 수영복으로 손이 갔다. 지금 당장이라도! “공작! 뭐하시오?” “공작님!” 진흙에 철벅이 된 아제룬과 메르피가 뒤에서 공작을 부르고 있었다. 아까부터 둘이서 놀러댕기더만 아주 죽이 잘 맞는다. 정신연령 높은 아제룬이 어째 메르피랑 저래 죽이 잘 맞는지 몰랐다. 허나 그건 그렇다 치고 왜 꼭 할만한 때에 이놈들이 방해를 놓는 거냐!!! 그것도 베리 나이스 타이밍에! - 바닷가에서 그것도 이 사람 저 사람 다 보고 있는 데에서 애정행각을 하니 방해가 있는 게 당연하지요. 하기야 말은 맞는 말이다. 인간 사회에선 사람들의 보는 눈이 있으니 아무데서나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게 아니다. 옷을 벗으면 부끄럽다. 란 감정을 느끼는 인간의 심리상태와, 각지에 존재하는 솔로부대의 존재가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저기 공주. 홀라당 벗고 뭐 하는 거요?” 아제룬이 반짝이는 눈으로 물었다. 그러자 퓨리나는 얼굴을 붉히며 급히 수영복을 주워 입었다. 그녀의 시각으로는 아제룬도 일단은 남자였다. “아, 아뇨.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러면서 공주는 도망치듯이 파라솔 밖으로 나갔다. 현진은 그런 그녀를 약간은 안타깝게 보며 좋은 타이밍을 망쳐놓은 이 둘에게 원망의 시선을 보냈다. ‘아아! 기어이 신은 정녕 나를 버리시나이까!’ 현진의 절규만 처절할 뿐이다. 머엉. “공작 아까부터 왜 그러시오?” 머엉. “저기 왕자님. 공작님을 그만 건드리시는 게 좋으실 겁니다.” 엘리넬은 붉어진 얼굴로 왕자를 말렸다. 머엉. 현진은 현재 상태이상 패닉에 걸린 채 움직이지 않았다. 그들이 있는 곳은 욕탕. 남녀 혼탕이었지만 엘리넬의 급구 반대로 남녀가 같이 목욕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럼 무엇 하는가? 남녀로 나뉘어져 목욕을 한다고는 해도, 남자 쪽에 어디 남자들만 있던가? 엘리넬과 아제룬을 남자라는 분류로 집어 넣을 수 있던가? “아핫! 여기서도 수영이 되는구려. 엘리넬 경. 하루 종일 땡볕에서 갑옷만 입고 있었으니 덥지 않소? 여기서라도.” “왕자님 체통을 지켜주십시오. 왕자님은 대국 루시페리아의 왕자님이십니다. 체통 없이 그 무슨…….” “그놈의 체통! 체통! 제발 그만 좀 하시오! 군주에게 어느 정도 위엄이 있어야 한다는 말에는 인정하오! 허나 그 따위 허례허식에 얽매이고 싶지는 않소! 내 군주관은 크라에룬처럼 무조건적인 충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 아니오!” 오랜만에 아제룬에게서 왕자다운 위엄과 기품, 기세가 나왔다. 다만…… 레이드란 공작은 지금 맛이 간 상태라 뭐가 뭔지 하나도 알아듣질 못했지만. 머엉. “휴우 미안하오 엘리넬 경. 내가 너무 흥분한 것 같구려. 내게도 다 생각이 있으니 너무 나무라진 말아주시오.” 머엉. “저기 그런데 도대체 공작은 왜 이러는 것이오?” “잘 모르겠습니다. 왕자님.” 헤…… ‘지난번에도 이랬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아제룬은 문득 이전번에도 레이드란 공작이 이렇게 멍 한 채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작한테 가슴을 허용했었나? 무슨 기억이지? 하지만 곧 그런 기억은 씻은 듯이 사라지고, 레이드란 공작의 이상한 상태에 대한 의문만이 남았다. “헌데 엘리넬 경. 어째서 공주 일행과 우리가 나눠서 목욕을 해야 하는 것이오?” “그럴 경우에는 공작님이 돌아가실지도 모릅니다.” “에엣? 정말이오.” 거짓이란 없었다. 만약 그렇게 되었다가는 진짜 레이드란 공작이 코피를 과다하게 쏟고 죽을 지도 몰랐다. “정말입니다.” “그렇구려. 음?” 왕자는 뭔가 신기한 것을 발견한 눈치였다. “엘리넬 경. 이것 보시오.” “…….” 엘리넬은 왕자가 가리킨 것을 보고 급히 눈을 돌렸다. 정신이 나간 듯한 레이드란 공작의 뭐시기……여하튼 엄청난 크기였다. 그런 것을 보고 얼굴이 안 붉어지는 여자는 이 옆의 바보왕자 뿐이 없으리라. 부끄러워서 얼굴을 바로 돌렸지만 평소 존경하며 호감을 가지고 있는 기사의 표본인 더블 마스터 레이드란 공작의 몸이 문득 궁금해 진 엘리넬은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레이드란 공작에게 두었다. 그러다 엘리넬은 엄청난 광경을 보고야 말았다. 아제룬 왕자가 레이드란 공작의 그것을 손으로 XXX 있었던 것이다. “왕자님! 이게 무슨 짓이십니까!” “아 엘리넬 경. 이전에 공작이 가르쳐 주었소. 내…….” 이 이후로 왕자가 말한 내용은 심의 상 잠시 생략하고 본론으로 넘어가도록 하자. “저, 정말이십니까? 왕자님? 공작각하께서 여, 여, 여길 만지고 핥았다고요?” “그렇소. 그러더니 공작의 말대로 XX X이 나오더구려.” “호, 혹시 지금 이 걸 왕자님…….” 이 역시 짤릴 위험이 있으니 말줄임표 뒷내용은 생략하겠다. 엘리넬은 이 다음에 이어질 왕자의 대답을 기다렸다. 혹시라도 정말 그 짓을 했다면 공작은 척살대상에 올라가는 것이다. “아니 그러지는 않았소. 손가락도 넣지 말라고 하더이다.” 휴우 엘리넬은 간신히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 모를 왕자가 임신한다거나 할 짓은 하지 않은 모양이다. 역시 공작. 조금은 양심이 남아……아니 이게 아니라! 왜 그런 것은 가르쳐 준 거야 도대체! 레이드란 공작은 쉬이 죽여서는 아니 될 인물이며 자신의 검에 죽어 줄 만큼 약한 인물도 아니다. 그렇지만 그녀에게는 왕으로부터 부여받은 절대적인 임무가 있었다. 아제룬 왕자를 끝까지 지킬 것. 물론 왕자가 모든 것을 알고 난 이후에는 상관이 없다고 하긴 하였지만 어찌 되었든 위험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내가 공작각하의 밤시중을 드는 한이 있더라 하더라도 왕자님만큼은 안 돼!’ 엘리넬은 공작을 위험한 눈초리와 부끄러움으로 보기 시작했다. 왕자를 덮치려 할 때 대신 자기가 나서서 몸으로 막아 시중을 드는 상상을 한 탓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패닉 상태에 빠진 현진은 그저 멍 하니 천장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TITLE ▶35612 :: 47. 한 가닥 희망 섬마을김씨(lastride) 05-02-08 :: :: 12283 능욕 루트로 가지 못해 하지 않았다. 발기부전으로 인하여 하지 못했다. 그러나 더 이상은 이 농간에 놀아날 수 없다. 밤. 드디어 현진은 행동을 개시했다. 퓨리나 공주의 유혹. 그리고 두 여성과의 같이 한 목욕이 더 이상 현진의 이성을 가만히 놔 두지 않았던 것이다. 목표는 에이디아였다. 퓨리나 공주는 건드렸다간 즉각 결혼이니 빼고, 아제룬 왕자는 이상한 소리가 들리면 즉각 엘리넬이 뛰쳐나오니 패스. 리즈엘의 경우 가봤자. 강제로 하는 스토리므로 패스, 메르피는 로리니 패스, 엘리넬은……남장을 잘 해놔서 어쩐지 덮치고 싶지 않으니 패스, 남은 것은 다쳤을 때 자상하게 대해 주었으며 명목 상 첩이 된 에이디아 뿐이었다. “흠흠.” 여자 앞에서 다짜고짜 뭐뭐 해 주세요! 라고 말하기란 여간 쪽팔리고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처음에는 미연시의 기본이자 기초인 대화로서 뭔가 논점을 맞추고서……하자! 똑똑 “누구시죠?” 안에서 에이디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딘지 모르게 경계심이 가득 한 목소리다. ‘경계심 가득이라……? 서, 설마?’ 비록 가상현실에서는 헤매고 있다지만 현진은 마우스 미연시의 경험은 풍부했다. 경험이 많다 보니 일어를 모르고도 그림이나 음성만 들어도 대략 어떠한 상황인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그러다 보니 영어과목에서 다른 건 몰라도 듣기평가만은 좋은 점수가 나오지 않았던가? 현진의 망상으로는 아마 이런 경계심 가득 찬 목소리가 나온다. 하면 이런 19금 게임에서의 여성의 행동 패턴이야 뻔했다. 마음이 불안하거나, 뭔가 보이고 싶지 않은 일을 할 때. 마음이 불안한 패턴이야 대략 적진 한 가운데에 납치되었다거나 할 때에나 나오는 것이고, 뭔가 보이고 싶지 않은 일을 할 때. 일 가능성이 높았다. 거기에 목소리 투를 더욱 파고 들어가서 살펴 보면 단순 경계와 뭔가 희욕에 찬 경계의 목소리도 구별해 낼 수 있는데 미연시 11년 내공의 현진은 저것이 희욕의 감정이 약간 섞인 경계임을 알았다. 곧이어 이어지는 망상 현진의 입이 쫙 벌여졌다. ‘으흐흐흐.’ 주로 동거류 미연시(아리따운 여성들과 한 집에 사는 류. 주로 여동생물이 많고, 완전동거류가 아니더라도 메인 히로인이나, 여동생, 친누나 타입의 캐릭터와는 같이 산다. 미연시 장르 중의 점유율이 매우 높다.)에서 볼 수 있는 미소녀 캐릭터의 탈의장면 보기나 목욕장면 보기등에 속하는 사생활에서의 므흣한 장면. 그 중 고급인 것이 바로 이 XX장면 훔쳐보기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마냥 눈이 크고 귀여운 목소리의 여자들이지만 그들도 남자들이 하는 것처럼 욕정을 분출할 곳이 없을 때는 할 줄 안다. 그런 장면을 훔쳐본다. 얼마나 그 흥분되는 일이던가? 더욱이 그런 장면 뒤에는 주인공이 먼저 가서 ‘내가 대신 해줄까?’ 라는 대사와 함께 응응으로 들어가던지, 아니면 여성 쪽에서 주인공의 방으로 찾아와 ‘못 참겠어. XX의 XXX X.' 등의 므흣하고 모에하고 엣찌한 스토리 전개가 기다리고 있지 않던가? “누구시냐고요?” “레이드란입니다. 문 좀 열어 주시겠습니까?” “공작님?” 에이디아는 곧바로 문을 열었다. 현진은 문이 열리자마자 흥분도 수치가 상승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에이디아는 이불로 몸을 감싼 채 한 손으로는 그 이불이 흘러내리지 않게 고정하고 있었는데 이불로 가려지지 않은 다리와 어깨가 뽀얀 맨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저 이불 안에는? “아 죄송해요. 문 여는 게 늦었죠? 물의 정령들과의 친화력을 높이려다 보니 옷을 벗어야 해서 좀 늦었네요.” “아 예…….” “저 그럼 들어오시고요. 잠시 다른 곳 좀 봐주시겠어요?” “그러죠.” 아니 그냥 그러고 있어도 되는 데 말야. 라는 생각을 말로는 옮기지 못한 채 현진은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사각이나 시야를 저지 당할 때를 대비하여 만들어 진 스킬 제 3의 눈이 있는 이상. 아쉬울 건 없었다. 그래도 완전 사각을 볼 수 있게 해 주는 기술은 아니었던지라 현진은 약간 고개를 틀었다. 그리고 에이디아에게서 느껴지는 빙한의 기운을 포착했다. 그러자 곧이어 에이디아의 탈의장면이 눈 앞 바로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보였다. ‘오호 의외인데. 상당히 귀여운 팬티를 입어?’ 분홍색 바탕에 중간에는 고양이가 그려져 있는 어린아이 형 속옷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어울리는 옷이다. “이제 뒤돌아 보셔도 되요.” 어이! 아직 속옷밖에 안 걸쳤잖아! 뭐 좋긴 하다만. 아래 위 속옷밖에 갖춰 입지 않은 에이디아. 현진은 좋았지만 그래도 예의 상 한 마디 했다. “아니 저 나머지 옷들은……?” “정령들은 자기들처럼 소환사도 최대한 자연에 가깝게 입는 것을 좋아한답니다. 그래서 방금 전에는 다 벗은 채 있었던 거고. 지금은 공작님이 보고 계시니 최소한의 복장만 갖춘 것이죠.” 덮치려고 왔는데 저렇게 속옷만 입고 있으면 완전히 날 잡아 잡수 아닌가? “그런데 이 야심한 시각에 무슨 일이신가요?” 이유야 뭐 말할 것 있나? 딱지 떼러 왔지. 하지만 초장부터 그렇게 말할 수는 없는 노릇. 그렇기에 현진은 준비해 온 대사가 있었다. “아 그냥 에이디아의 얼굴이 보고 싶더군요. 오면 안 되는 거였습니까?” “아, 아뇨. 여기 앉으시겠어요?” 에이디아는 침대의 모서리 부분을 툭툭 내리쳤다. 이쪽으로 앉으라는 소리. “그러죠.” 현진은 그녀의 말대로 침대에 앉았다. 손님맞이로 서 있던 에이디아도 현진의 옆에 앉았다. 묘한 자세와 분위기였다. 속옷 차림의 여자와 같은 침대에 앉아 있다. 어깨를 잡아서 천천히 눕히기만 해도 바로 거시기 모드로 돌입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정말 제 얼굴만 보러 오셨어요?” “아 그런 건 아니죠. 진지한 대화라도 나눠 볼까 하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진지한 대화요?” 현진은 미리 계획해 왔던 정령에 대한 이야기라든지, 엘프족에 대한 이야기라든지를 꺼냈다. 하지만 정령에 대한 이야기나 엘프족에 대한 이야기 모두 에이디아는 어쩐지 꺼내기 싫어하는 화제 같았다. 그렇게 한동안의 침묵이 계속되었다. ‘이런 게 아닌데! 시뷁! 빌어먹을 미연시 제작회사놈들! 단순히 대화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웃기지맛! 대화도 뭐가 맞아야 하지!’ 현진은 사실도 높은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을 하면서 또 한 가지 마우스 미연시 게임의 단점을 알아차렸다. 말로만 대화 어쩌고 나오면서 이 이야기 저 이야기 다 하는 주인공. 하지만 대화도 잦으면 화젯거리가 없어지고 하는 법. 그럴 때마다 미연시에서는 ‘그렇게 나와 히로인은 대화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 한 마디로 얼버무리는 경우가 많았다. 허나 이 가상현실 미연시에서는 특별히 대화할 만한 거리를 찾을 수가 없었다. 기본적으로 현실세계의 인간인 현진이 판타지 세계관의 논점에 대해서 알 게 무언가? 친구도 미연시에 대해서만 통하는 미폐모 인간들밖에 없는 놈인데. 어색함. 결국 현진은 더 이상의 대화시도는 포기하고 애초에 들어왔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저기 에이디아 씨.” “네?” “지난번에 에이디아 씨께서 제 첩이 되겠다고 하셨죠?” 에이디아의 얼굴이 빨개졌다. “아 네. 그, 그랬습니다.” “저기 그럼 우린 아마도 부부겠죠.” “예…….” “그럼 조금 더 부부 같은 일을 해 보는 게 어떨까요?” 이 말을 하고 나자 레이드란 공작의 얼굴도 원숭이 엉덩이 마냥 변했다. 이런 대사 해보기가 어디 쉬운가? “저 부부 같은 일이라면?” “그, 그게 음 뭐시냐……예를 들면……생명을 하나 만드는 작업……뭐 그런 거라고 할까요? 하하하하.” 제 입으로 말해 놓고도 쑥쓰러웠는지 현진은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저, 생명을 만드는 일이라 하시면……그, 그거 말씀이세요?” “아, 아마도……아 싫으시면 아니 하셔도…….” “후훗.” 에이디아는 얼빠진 듯한 레이드란 공작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밀치며 말했다. “사실 처음부터 그게 목적으로 오셨던 거죠?” “아, 아니 그, 그 뭐시냐…….” 정곡을 찔려버린 현진은 말을 제대로 잇지를 못했다. “사실대로 얘기해 보세요.” “시, 싫은……그럴 지도 모르오.” “솔직하지 못하시네요. 뭐 괜찮아요. 사실 레이드란 공작님 같으신 분이 시녀를 한 명도 대동하지 않고서 공작령을 잃었을 때부터 참아오시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도……레이드란 공작님에게 딸린 이상. 이 정도는 각오를 하고 있었답니다.” 말투가 흡사 레이드란 공작을 발정난 수캐처럼 보는 듯 했다. 시녀를 한 명도 대동하지 않았다? 이보쇼. 레이드란 공작은 동정이고, 게임 상 시나리오로도 완벽한 동정남이얏! “저기…… 난 아직까지 동정이오.” “어맛! 정말이세요?” 역시 못 믿겠다는 듯한 행동이다. 하지만 확실하다. 이전에 헬루나한테 잠시 먹혔던 적은 있어도 끝까지 가 보진 못했으니 정말이다. “죄송해요. 공작이라는 작위에 계시다 보니. 당연히 있었을 줄 알았네요.” “……아뇨 됐습니다. 사실 남자들의 세계에서 동정이라는 것은 자랑할 만한 게 못 되죠.” “하지만……저는 공작님이 경험이 있으실 줄 알고……이제 어떡하죠?” 그러고 보니 둘 다 순진무구한 이들이다. 누군가는 리드를 해야 하는데 현진이나 에이디아 둘 모두 그것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뭐, 뭐 그, 그럼 일단 누워 보시겠어요?” “아 네, 넷.” 그동안의 미연시 경험으로 현진은 H씬에서는 여자가 리드를 하는 것보다는 남자 측에서 리드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능욕으로 인해 성욕에 미친 여자나 조금 싼 여자들이 주로 여자 측에서 리드를 한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일단 에이디아를 눕힌 현진은 먼저 없어져야 에이디아의 브래지어를 풀었다. 아니 풀려고 했다. 하지만 어떻게 푸는 줄 몰랐다. 한참 생노가다를 하던 현진은 결국 브래지어를 푸는 것을 포기해 버렸다. 에이디아의 가장 민감한 성감대가 가슴이라는 것도 모른 채. 아니 하다 못해 에이디아에게 풀어달라고라도 하면 되었을 텐데 말이다. 현진은 결국 아랫도리 집중 공략을 결정했다. “저기 키스도 한 번 안 해주실 건가요?” “아, 아 예.” 하긴 어딘가에서 주워들은 이야기로는 여자는 단순 육체적인 관계보다는 사랑을 확인해 보려고 관계를 갖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이러는 것일 수도. 현진은 에이디아가 말한 대로 입을 맞추어 준 뒤. 아랫도리 집중 공략을 시작했다. ‘미연시 경력 11년! 야동 경력 10년! 이 김현진이가 그동안 익혀 둔 테크닉으로 얼음덩이 엘프라 불리는 에이디아를 함락시키겠다!’ - XX 모드 입니다. 제한 시간 내에 흥분도를 올려 주세요. 흥분도 수치가 성에 차지 않거나 할 경우 여성 측에서 대신 관계를 거부하게 됩니다. 여성 측에서의 요구로 할 때는 이런 페널티가 없습니다만 마스터께서 요구하신 모든 관계에서는 강제 추행 시스템이 아닌 이상은 모두 이렇게 퀘스트가 뜹니다. 역시 게임답다. 능욕 루트나, 강제 추행 시스템, 그리고 여성 측에서의 요구한 관계가 아닐 경우에는 욕구불만 수치와 흥분도 상승도에 대한 제약을 받는다. 몇 분 내에 여성을 흥분시켜라 라는 퀘스트가 되는 것이다. 현진은 여러 견문을 통해(주로 성인물)얻은 정보를 통한 애무를 시작했다. 퀘스트란 것에 주목하여 세이브를 해 둔 채. 하지만 퀘스트이든 뭐든 간에 이렇게 여자를 만지고 핥고 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현진은 엄청나게 흥분했다. - 마스터 흥분도 수치가 너무 올라갔습니다. 조금은 진정하시길 바랍니다. 흥분도 수치가 과하면 상태이상 흥분에 걸리게 됩니다. ‘괜찮아 이놈아야! 난 그 유명한 조루증 치료제! 에노자이저를 복용했다고!’ 흥분 수치는 조루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현진은 조루증 예방 및 치료제 에노자이저 덕분에 그것에 상관을 받지 않을 수 있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애무를 계속하던 현진. 하지만 에이디아는 신음소리 한 번을 흘리지 않았다. 뭔가 이상하다는 점을 느낀 현진은 흥분도 수치를 조회했다. 웬걸 100의 수치 중 오른 것은 고작 10밖에 되지 않았다. ‘어랍쇼?’ 시간은 상당히 많이 지나 반절뿐이 남지 않았다. 그럼에도 에이디아의 수치는 거의 오르지 않았다. 일차적 퀘스트는 10분 내로 에이디아의 흥분도(성감도)수치를 30까지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고작 10이라니. ‘이런 이럴 수는 없어!’ 현진은 당황하여 삽입 애무를 시작하는 등의 강한 행동으로 나섰다. 하지만 에이디아는 아파만 할 뿐 성감도 수치는 거의 오르지 않았다. “저……공작님. 아무래도 그다지 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요. 죄송하지만 이쯤 해주시지 않으시겠어요?” 그리고 제한시간이 되자, 끝내 현진은 이 대사를 들어버리고야 말았다. ‘미사 로드.’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 이대로는 절대! 세이브 로드 노가다는 이럴 때 하라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현진은 로드를 실행했다. ‘왜! 왜! 왜!!!! 왜냐구우우웃!!!’ 현진은 처절하게 절규했다. - 퀘스트로 무너뜨려야 하는 루트로 오셨으니 별 수가 없습니다. 마스터께서 먼저 요구하셨으니 말이죠. 더구나 마스터께서 건드리신 에이디아 양은 성감도가 오르는 수치가 낮은데다가 욕구불만도 수치가 매우 낮기 때문에 잘 오르지도 않습니다. 한 마디로 최강 난이도의 여성을 건드리신 셈이 되는데 미연시 게임 공략자 섬마을김씨의 경우에는 5분 만에 끝내셨다고 합니다. ‘……그놈 얘긴 고만햇!!!!!!’ 현진은 정신적인 충격을 크게 받은 상태였다. 에이디아의 실망에 찬 소리를 들은 탓이다. - 저기 마스터. ‘왜엣!!!’ - 테크닉이 딸리신다면 그 강성한 정력으로 밀어붙이시는 건 어떻습니까? ‘응?’ - 간혹 강력한 정력을 통한 왕복운동 만으로도 여성을 무너뜨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 설날 일자 2월 9일 새벽 쯤에 하나 더 올라갑니다요. 그럼 전 설 쇠러. TITLE ▶35662 :: 48. 신은 정말로 그를 버렸다 섬마을김씨(lastride) 05-02-09 :: :: 12146 ‘정말?’ 현진은 귀가 솔깃해졌다. - 한 번 그렇게 해 보시지요. 레이드란 공작의 강력한 정력이라면 굳이 애무가 필요 없을 지도 모릅니다. ‘흐음…….’ 하지만 선택의 기로는 없다. 안 그래도 꼴린 것을 참지 못해 현진은 에이디아의 실 패 이후 여러 여성을 돌아 다녀 보았는데 모두들 일찍 곯아떨어져서 강제 추행 시스템 외에는 뜨지 않았다. ‘좋아 한 번 해 보자!’ 그래서 현진은 또 다시 로드를 실행했다. “고, 공작님. 그, 그래도. 조금은 몸이 달아올라야…….” 확실히 여성의 몸을 달아오르게 하지 못하면 무작정 정력으로 밀어 붙이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왜냐? XX의 분비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분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여성의 X은 XXX를 치느니만 못하다. 그렇지만 현진은 바빴다. 테크닉 승부를 못하면 정력승부! 라는 단어가 자꾸만 머릿 속에 감돌았다. “그럼!” 그렇게 현진은 동정을 뗄 마지막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었다. 현진은 허리를 손으로 거시기를 잡고 구멍에 맞춘 다음 허리를 밀었다. 채쟁챙! “으허억???” “고, 공작님? 아, 아차!” “끄아아아아아아아악!!!” 현진의 끔찍스런 비명이 들려왔다. 거시기가 순결 보호 마법의 작동으로 인하여 얼어붙어 버린 것이다. 음마선사의 순식간에 열화를 끓어올리게 기술을 익히고 있었다면 안전했겠지만 현진은 불쌍하게도 비오그라를 받음으로서 그 기술을 익힐 수가 없었다. - 어맛! 죄송합니다! 마스터. 깜박했어요. 에이디아에게는 얼음의 정령들이 자동적으로 원치 않는 성관계 때 남성의 거시기를 얼려버리는 기술을 가지고 있단 걸 ‘너 이 자식! 일부러 그랬지! 죽을래!!! 아니 초기화 당할래!!!’ - 음마선사의 열화신공을 익히셨다면 그럴 일은 없었을 겁니다. 음마선사의 열화신공은 열렬한 애무와 함께 에이디아 양의 순결 방지 동결 마법을 유일하게 막을 수 있는 기술입니다. “으아아아아아아악!!!” “무슨 일이에요?” 레이드란 공작의 처절한 비명에 여성들이 달려오기 시작했다. “어맛!!!” “저, 저, 저 이것 좀 녹여.” “예 녹여 드릴게요.” “……아, 아니 굳이 안 그래도…….” 가장 빨리 달려온 리즈엘 그녀는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뇨 빨리 녹여야죠. 잘못하면 잘라내야 할 지도 몰라요.” ‘해동마법?’ 해동마법 멜트라면 크게 상관이 없을지도. “프레임 버스트!!” “뭣!!!” 화염계열의 마법은 상태이상 동결을 푸는 특수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화염기술은 너무 강력하다고!!! 그날밤 레이드란 공작의 거시기는 얼었다가 불에 탔다가를 반복하는 고문을 당했다. “으아악 나 그냥 로드할래!!!!” 헤벌레. “헤헤헤헤헤헤.” 휴양지 이벤트가 하루 남은 6일차의 바닷가. 죽이 잘 맞아 아주 잘 노는 아제룬과 메르피. 그리고 혹시라도 모를 돌발상황에 대비하여 왕자를 지켜보는 엘리넬. 에이디아에게서 수영 교습을 받는 퓨리나, 썬탠 중인 리즈엘. 마지막으로 쪼그려 앉은 채 나무조각으로 모래사장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레이드란 공작 김현진 군. 그의 입가에는 풀어진 미소가 걸려 있었다. “공작! 뭐하고 계시……?” 레이드란 공작에게 다가온 아제룬. 그녀는 오늘도 레이드란 공작이 이상하게 노는 것을 보았다. 어제 목욕할 때도 이상하더니 자꾸 이상하다. 아제룬 왕자를 따라 온 엘리넬 역시 오늘은 공작이 너무도 이상하다고 느꼈다. 어제야 여자들하고 목욕을 하니 그랬다지만 오늘은 또 왜 이러지? 슬슬 걱정이 된다. 정말로 공작이 미쳐버렸다면 아제룬 왕자는 가장 큰 우군을 잃는 것이다. 내전 당시 호전적인 크라에룬 왕자에게 대부분의 군 세력이 붙었고, 귀족들은 대부분 중립을 선포했다. 그 때 만약 레이드란 공작이 공식적으로 아제룬 왕자의 지지를 선포하지 않았더라면 전쟁을 주장하는 군부 세력을 양분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라는 시나리오다. “꺄아아아앗!!!” 그 때 퓨리나 공주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공주의 호위기사들이 검을 뽑는 소리도 들려왔다. 스릉 스르릉! 엘리넬과 아제룬, 메르피는 뒤를 돌아보았다. 바다에는 거대한 게 괴수 킹크라이와 머매너들의 왕이라 불리는 인어괴수 스트라스가 출현해 있었다. 그러고 보면 7일로 이루어진 휴가에는 1일차와 6일차에 각각 5마리 남부 해안 보스급 괴물 중 2마리가 나타나게 되어 있었는데 아마도 첫 날 나왔던 킹크라이를 쓰러뜨리지 못하자 현재 이렇게 2마리가 동시에 나타난 게 아닐까 싶었다. 물론 NPC인 그녀들이 그런 것을 알 리가 없었지만. 레이드란 공작은 지금 싸울 의욕이 없었다. 그냥 게임을 접을 까도 생각 중이었다. 19금 미연시의 꽃인 관계 한 번 못해보는 한심한 인간. 살아서 뭣하나라는 생각마저 든다. ‘니기미 될 대로 되라지. 여차 하면 로드하지 뭐. 에휴. 인생 참.’ “공작! 리즈엘 양과 퓨리나 공주가 위험하오!!!” 아제룬은 멍청한 표정으로 멍 있는 현진을 흔들었다. 꽃게군단과 인어괴수 군단이 밀려오고 있다. 보스 급 괴수 한 마리 정도라면 나머지 동료들만으로도 쉽게 잡을 수 있었지만 나머지 괴수들은 레이드란 공작 없이는 결코 상대할 수 없었다. “공주님! 별장 안으로 도망치십시오!!” 공주의 호위로 딸려 온 호위기사 3명이 달려가 괴수들을 막았다. 레벨은 40대로 쓸만했지만 많은 몬스터들의 적수는 되지 못했다. 금방 한 명이 킹크라이의 집게발 어택에 맞고서는 먼지로 화해 사라져 버렸다. 그 모습을 보자 다급해진 왕자는 더욱 더 현진의 팔을 잡아끌었다. “공자악!! 공작이 나서지 않으면 모두 죽소!” 현진은 짜증이 났다. 죽든 말든 뭔 상관인가? 자신의 입장에서는 단순한 로드 한 번으로 이 상황을 모두 끝낼 수 있다. “왕자. 자신의 힘으로는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나? 언제까지 내게 의지만 하며 살 셈인가? 루시페리아의 왕이 될 사람은 내가 아니라 너다. 이제 좀 자립심을 길러라.” “그 무슨…….” “이 정도 병법서도 꿰뚫지 못했나? 상황이 불리할 때는 퇴각하는 것이 제일이다. 무턱대고 싸우려고 하는가? 몬스터와의 전투에서도 기본적인 병과에 대한 기억은 해 두어라.” “하지만! 공주와 리즈엘이 위험하지 않소! 저 상황에서 어떻게 도망을!” “때로는 희생도 필요한 법이지.” ‘리즈엘은 죽어줘도 좋고.’ “하지만 이런 희생은!” 귀찮아 죽겠군. 현진은 마지못해 카이나드 세이버를 들고 나섰다. 그런 다음 무장이 없는 왕자에게 청홍을 건넸다. “왕자도 나가 싸우도록.” “아 알았소.” 현진은 즉각 달려가, 인어괴수들의 중앙을 돌파했다. 황금창을 들고 있는 온몸에 비늘이 난 왕관을 쓴 괴수 인어괴수들의 보스 스트라스를 처리하러 간 것이다. 인어는 전설 속 인어공주와는 다르게 전혀 아름답게 생기지 않았다. 물론 가상현실 속 세계관이니 제작진의 의도로 만들어진 인어들이지만. 하지만 일단은 다른 캐릭터들의 레벨을 올리는 데에 목적이 있었으니, 현진은 대지계열 전투보조마법을 사용했다. “전체 중력 증가!” “전체 중력 감소!” “저주의 대지!” “축복의 대지!” “넝쿨의 속박!” “나와라 크로미룸!” 대지계열 전체마법 수십 개를 써 대어도 남아도는 MP. 공격 스킬에 써먹기는 아까웠다. 레이드란 공작이 나섰지만 전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특히 장비가 거의 없다는 것이 치명적이었다. 엘리넬을 제외하고는 복장이나 무기를 제대로 갖춘 이는 한 명도 없었다. “으아아악!” 호위기사들은 멋도 모르고 달려들다가 모두 먼지가 되었다. 가엾게도 공주만도 못한 레벨들의 그들이다. 가장 위험한 이들은 해안가에 가장 가까이 있었던 퓨리나 공주와 리즈엘. 공주는 바다에 있어도 전격펀치를 이용하여 몬스터들을 효과적으로 제압하는 반면. 리즈엘은 계열이 화염계열인데다가 레벨도 높은 편이 아니라 고전하고 있었다. ‘구해줄까?’ 구해주면 호감도를 높일 수 있고 놔두면 방해꾼이 사라진다. 어지간히 고민이 되는 게 아니었다. “꺄앗!” 창을 든 머맨에게 공격 당한 리즈엘의 옷가지가 찢어져 사라졌다. 루시페리아R 의 전투 시스템은 참으로 고맙게도 옷의 내구도가 따로이 존재했다. 한 방에 죽어버린다면야 몸체가 사라지지만 어지간한 공격은 옷이 타격을 절감해 준다. 그러다가 옷의 내구도가 모두 사라질 경우 여성 캐릭터에 한하여(동인 모드 등에서는 남성 캐릭터도 가능)옷가지가 사라져 버리는 므흣한 전투시스템이 적용이 된 것이다. 석화의 경우가 그랬다. 석화기술의 경우 몸체를 굳게 함과 동시에 옷의 내구도를 완벽히 다운 시키는 기술로서 풀리고 나면 옷은 사라지게 되어 있었다. 기왕 옷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아이템 ‘옷’을 살펴보면 여성 캐릭터들에게는 온갖 코스프레 복장 등을 입힐 수 있었다. 치렁치렁 드레스부터 무녀복, 강아지 옷 까지. 이런 옷들은 이유는 모르지만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갑옷보다 방어력이 높은 것들이 많았다. 공격시 사라지는 소모품이기도 하다지만 여성 캐릭터에 한해서는 다양한 코스튬을 즐길 수 있게 한 제작사의 배려이리라. ‘제작사의 배려는 지랄! 여자나 좀 쉽게 따먹게 해 주지.’ 이놈아 쉬운 게임을 말아먹는 네놈이 멍청한 거다. ‘뭐 저년은 귀찮으니 그냥 죽게 내버려 둬야 겠군.’ - 리즈엘 양이 죽을 경우. 공주 일행의 호감도가 급감합니다. 유념하시길. ‘별 수 없나?’ 현진은 눈앞을 막고 있는 크랩커들을 대지 가르기로 밀어 버리고 시야가 닿자마자 리즈엘이 있는 장소에 생명의 대지를 걸었다. 하지만 그 때 킹크라이의 집게발 어택이 리즈엘에게 작렬하려 하고 있었다. 레벨 차를 감안해 볼 때 맞으면 즉사하는 기술이었다. 에이디아 덮치기 실패 후 의욕상실에 걸린 현진이었지만 어차피 나선 거 싸움이나 열심히 하기로 했다. 원작 루시페리아를 어떤 맛에 했던가? 바로 이 실제와 비슷한 액션을 펼칠 수 있는 전투장면이 아니었던가? 텔레포트와 같은 효과를 내는 대지의 이동 마법으로 순식간에 리즈엘에게 다가간 현진은 그녀를 밀쳐내고 대신 킹크라이의 집게발을 맞았다. 체력이 많이 깎이지는 않았지만 그 반동으로 날아가 버린 현진. 그에게는 띠링 소리가 아닌 띠리리링! 하는 의외로 긴 호감도 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뭐야?’ - 리즈엘 양의 호감도가 상당히 많이 올랐습니다. 하지만 그래봐야 성향은 바뀌질 않았군요. 20에서 40으로 올랐으니 많이 오르긴 한 거겠지만요. “넌 화염계열이라 별 쓸모가 없으니 뒤로 물러서라.” 현진은 리즈엘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눈 앞을 가로막는 약한 몬스터들을 원 샷 원 킬로 베어가며 킹크라이에게 다가갔다. 지속적으로 MP를 소모하는 기술 오러 블레이드의 한 단계 위인 소드 오러가 초록 빛의 검기를 길게 뿜어내고 있었다. 검신이 녹색인 카이나드 세이버와 아주 잘 어우러진 검기는 흡사 광선검을 보는 듯 했다. “썬더 소드!!” “전격 펀치!” “삼연격!” 단연 레이드란 공작의 활약이 돋보였지만 빙한계열에 잘 먹히는 공기계 속성의 아제룬과 전격계 기술 전격 펀치를 사용할 수 있는 고레벨의 퓨리나 공주. 수속성이라 몬스터들의 공격에 큰 타격을 받지 않는 에이디아, 그리고 내구도가 다해도 부숴지지 않으며 장비를 다 갖춘 엘리넬은 나름대로 활약하고 있었다. “우힛! 우힛! 저, 인간 남자를 잡아랏! 계집들은 나중에 잡아도 상관없다!” 스트라스는 머맨들을 뒤에서 지휘했다. 여성들도 잘 싸우고 있었지만 가장 무서운 적은 역시나 레이드란 공작이었다. 하지만 그는 뒤에 더 무서운 이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 스트라스의 그림자 뒤에서 뭔가가 솟아올랐다. 전투형 모드로 돌입한 서큐버스 헬루나였다. “암살!” 푸욱! 레벨 40대의 헬루나의 암살 스킬에 레벨 70대인 스트라스의 체력이 반 이상 닳았다. 그런 다음 헬루나는 그림자 숨기로 몸을 피했다. 스트라스가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보자, 현진은 즉각 스트라스의 밑에서 어스 스파이크를 시전했다. 쿠콰콰콰! 체력이 상당히 많이 줄은 것 같았다. 현진은 아제룬에게 외쳤다. “저 보스급 몬스터를 날려버리십시오 왕자님!” 의욕상실에 걸려 있었을 때 하던 반말이 어느새 사라졌다. “알겠소. 공작! 낙뢰!!” 파지지지직! 아제룬의 낙뢰가 스트라스의 창을 타고 바닷가에 있던 머맨들을 덮쳤다. 1인 타격 마법이 연속타로 먹힌 것이다. 아제룬은 재미를 붙였는지 엄호를 엘리넬에게 맡기고 뒤로 물러서서 낙뢰를 날려대었다. 아제룬은 볼 수 없었지만 현진은 아제룬의 레벨이 급상승 하는 모습을 보았다. “전격 펀치!” 아제룬에 의해 바다에 있는 몬스터가 청소되고 스트라스의 엄호 머맨들이 비자, 공주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전격 펀치를 날렸다. 파지지지직! 그리고 타이밍 좋게 아제룬의 낙뢰가 떨어지자, 스트라스의 몸체가 쓰러졌다. 저레벨 때 고레벨 몬스터들을 잡으니 레벨이 쑥쑥 오른다. 특히 1인 타격 마법으로 전체타격을 주는 아제룬의 경우 상승폭이 무서울 정도였다. ‘이, 이거 완전히 밸런스 붕괴 아냐?’ 순식간에 10레벨이 넘게 올랐다. 그렇게 강해진 만큼 아제룬의 살상력도 점점 굉장해져서 더욱 빠른 경험치의 획득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다른 여성 캐릭터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저러다 죽기라도 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결국 현진은 결단을 내렸다. “대지 폭발!!!” 외침 그대로 해안가의 대지는 연속적인 폭발을 일으켰다. ///////////////////////////////// 신은 그를 버렸지만 다시금 신은 그의 분신과도 같은 사제를 보내 그대를 구원하리라. 다음 편 섬마을김씨 등장의 '49화 미폐모의 숙원' 많이 기대해 주시길!(...뭐냐?) TITLE ▶35759 :: 49. 미폐모의 숙원 섬마을김씨(lastride) 05-02-10 :: :: 12052 - 그럼 마스터 안녕히 계십시오. 현진은 해안가 전투가 끝나자마자 저장하고 게임을 종료시켰다. 그다지 더 이상 플레이 하고픈 의욕도 생기지 않았고 제한 시간도 다 되었으며 오늘은 미폐모의 존속을 결정할 매우 중요한 미폐모 모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미폐모 사상 처음 있는 바깥 모임에, 미폐모의 창시자 ‘ 그’를 다시 만나게 될 지도 몰랐기에 그 의미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었다. “흐아아아암.” 졸리지도 않는데 하품이 거나하게 나온다. 오랜만에 맛보는 바깥 공기란 매우 탁했다. SD사의 공기청정화 사업으로 많이 깨끗해진 대기라고는 하지만 공기조차 매우 맑게 느껴지는 가상현실 속에서의 쉬는 숨과 같을 리는 없다. 카페에 레스토랑까지 겸한 카페 프리데이. 이름이야 그냥 가져다 갖다 붙인 테가 역력한 곳이지만 분위기가 좋은 것이 현진을 짜증나게 만드는 커플들이 많을 듯 하다. 띠링. 문에다 달아놓은 알림벨이 울렸다. 흡사 루시페리아에서 호감도 오르는 소리와 유사하다. 분위기 좋은 카페에 한 곳에서 암흑의 오오라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 암흑의 오오라의 발산지는 역시 폐인들이 모인 미폐모 군단. 그 암흑의 오오라는 주변에 커플로 보이는 커플부대에서 뿜어내는 빛의 오오라를 이겨내고서 카페 안 전체를 장악하고 있었다. 어째 무서울 정도다. 담배연기와 썩은 남자 냄새가 진동을 한다. 외양부터가 무섭다. ‘내가 저런 놈들과 어울려 다녔단 말이지?’ 웃기고 있군. 네놈도 저런 오오라를 발산하고 있어 이놈아!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는 속담은 역시나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어 여기여.” 안경을 끼지 않아 전형적인 안경돼지의 패턴을 답습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거대한 몸체로 6명이 족히 앉을 테이블의 반절을 차지하고 있는 점털 한진석 군. 그리고 그에게 끼어서 창문에 찰싹 달라붙을 수밖에 없는 자그마하고 순진해 보이는 얼굴이지만 속은 시커먼 김성재 군. 그나마 현진과 같이 조금은 정상적이며 옷을 말끔하게 차려 입었지만 수북한 수염과 지속적인 담배질로 마찬가지로 암흑의 오오라를 발산하는 이종원 군. 마지막으로 여드름 투성이의 학생같은 얼굴의 정진 군. 이 네 명이서 테이블 하나를 차지한 채 재떨이에 담뱃재를 떨어뜨리며 현진을 불렀다. ‘왠지 아는 체를 하고 싶지가 않군.’ 복장은 집에서 입던 것 그대로 입고 나왔다지만 그래도 정상인의 범주(자신만의 생각)에 속한다고 생각하던 현진은 왠지 놈들의 부름에 답해주고 싶지가 않았다. 아 정말 모른 채 하고 싶네 저놈들. 꼬라지가 저게 뭐여! “그, 그려. 오랜만이다. 이 폐인들아.” 현진은 그나마 자리가 남은 종원과 정진 옆에 앉았다. 성재가 가엾게도 완전히 짓눌려 보이지도 않게 된 것을 발견한 탓이다. 그래도 좁긴 좁다. “저기 주문하시겠습니까?” 현진까지 오자, 웨이트리스가 와 다시 한 번 메뉴표를 내밀었다. 짧고 귀여운 유니폼을 입은 여성이었는데 아마도 얼굴마담인 듯 했다. 그런데 이놈들은 여자가 앞에 와서 메뉴표를 내밀어도 본 체 만 체 하지도 않은 채 지들끼리의 대화에 치중했다. “흠 이럴 때의 공략 포인트는 아마도 그거겠지.” “그거라면?” “웨이트리스의 실수를 가장해서 음료를 옷에다 흘린 뒤 닦아주는 이벤트가 존재한다 이 말씀.” “흠 그것 보다는 말야 가슴을 컵으로 삼은 뒤 그 흘러내리는 음료를 마시는 거지.” “이봐, 이봐 허벅지가 더 좋다고 가슴에서 받아먹기는 가슴이 큰 여자들에게만 해당하는데 가슴이 큰 여자들한테 가슴컵은 받아먹기가 매우 힘들다고. 뭐 그것뿐만이 아니더라도 고작 모성본능에 의거한 젖의 분비의 역할 뿐이 없었던 가슴보다는 생식기능을 담당하는 부위가 더욱 꼴리는 건 당연한 거야.”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역시 3차원은 그다지 영 끌리지가 않는군.” 웨이트리스의 얼굴에 별꼴이야 라는 표정이 어렸다. 그녀가 접대해 본 많은 손님들 중에서도 이런 반응을 보이는 남자들은 처음이었던 것이다. 마치 품평회를 하듯. 하지만 그 품평회라는 것이 워낙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었으니…… 삼차원이 어떻고 웨이트리스의 실수가 어떻다니 사람 앞에 불러 두고 할 소리인가? 그래도 웨이트리스는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이 폐인들을 접대했다. “저기 주문은?” “아직 물주가 안 와서 특별히 시킬 만한 게 없수다. 환영받지 못할 3차원의 소녀여.” 물주라 함은 재경을 가리키는 말이다. 미폐모인들은 이렇게 모여서 자신들이 먹을 것을 사 본 적이 거의 없다. 양이 푸짐한 재경이 항상 달고 오는 것이 먹을 것이며, 부자인 그가 달고 오는 것이 항상 돈이었기 때문이다. “손님 한 명 더 오면 시키신다고 하셨잖아요?” “그때는 이 녀석인 줄 몰랐시다. 오사지게 뚱뚱한 놈이 비싼 양복에 명품옷 쫙 빼 입고 올 텐데 그놈 기다리소.” 짜증을 내는 웨이트리스를 물리친 미폐모인들. 그들은 미폐모의 오랜 숙원을 풀어 줄 인물을 실제로 목격하여 이곳으로 불러냈다는 현진에게 질문했다. “어이 김현진. 정말 그 놈이 맞기는 하는 거냐? 괜히 헛수고 하는 거 아냐? 이런 밝은 데는 영 체질에 안 맞는다고.” “확실해. 증거동영상을 저장해 왔으니 한 번 보라고.” 현진은 휴대폰을 꺼내 날개 캡처 동영상을 저장해 둔 것을 실행하여 섬마을김씨라고 추정되는 인물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여주인공에게 달려가 스피어를 먹이는 동영상 속의 남자. 그의 모습을 본 미폐모 친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저, 정말이었잖아!” “이 자식 살아 있었던 거냐?” “아니 웬 미친놈이 이런 미소녀한테 스피어를 먹이고 지랄이얏!” 어떤 놈에게서 논점에 어긋난 이야기가 나온 것 같지만 그런 건 일단 무시하자. “아마 이 놈이 그놈으로 예상되는 일명 ‘섬마을김씨’ 다.” “아! 그 미연시 공략사이트에서 유명한 새끼? 그 자식 요새 정식 공략집이라고 책까지 냈다고 하던데?” “책까지?” “그래. SD사에서 공식 공략집으로 지정까지 해 줬댄다.” “그럼 이야기가 쉽군. 그 정도의 내공을 지닐 만한 사람이 그 자식 말고 또 있을까? 거기다가 아무리 편집을 해서 바꿀 수 있는 얼굴이라고는 해도 우리가 아는 그놈과 완벽하게 똑같은 이 얼굴은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까?” “……정말일지도 모르겠군.” 아니 정말이길 빌어야 했다. 특히 러브 머신 업소에 맛을 들려 버린 종원 같은 경우 더더욱 그랬다. 놈이 와야만이 그들의 오랜 숙원이 풀린다. 그러던 차에 카페 문이 또다시 띠링 거렸다. 문이 열리고 하얀 양복에 백구두, 거기에 명품 선글라스를 치장한 명품 오렌지족의 복장이긴 하나 몸에 디룩디룩 붙은 살 덕분에 돼지 목에 진주라는 고사가 참으로 잘 어울리는 부르조아 재경이었다. 그가 오기도 고대하고 있었지만 미폐모원들은 사실 저 재경이 놈이 오기를 더욱 더 고대하고 있었다. 간단한 식사도 할 수 있는 카페에서 물 만 시켜 놓고 있기란 게 여간 뻘쭘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여 친구들 오랜만이군.” “어이 백돼지 왔냐? 노란 돼지에, 붉은 돼지, 흑돼지 참 스타일이 자주 바뀌는구만.” 돈 많다고 부러워하면서도 벗겨먹는 맛이 있는 재경. 그가 오자마자 진석은 각종 식사류와 음료류를 시켰다. 돈 많다고 맨날 뜯겨먹는 우리의 물주님이 오신 것이다. “저, 저 이걸 다요?” 오랜만의 주문 폭주. 무려 수십만원 상당이다. 이 양을 다 먹을 수 있을까란 의문과, 이 돈을 낼 수나 있을까? 란 의문이 든 웨이트리스가 정녕 의심스럽다는 목소리로 물었다. 하지만 등빨이 받쳐주는 인간만 해도 셋이요. 뱃속에 거지가 나앉은 인간도 둘이니 못 먹을 것도 없거니와, 재경이 놈이 항시 들고 다니는 카드결제만 한다면 끝날 일이다. “어이 누가 이 돈 내?” “이 새끼가 모른척하기는 네놈이 내는 거잖어!” 재경이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에 약간 놀란 듯이 말하자, 나머지 친구들은 그를 몰아붙였다. 아무리 돈이 많다지만 이런 비싼 음식점(겸 카페)에서 온갖 비싼 것들을 다 시키다니! “이 자식들이 어지간히 뜯어먹어야지! 내가 좀 쩐이 있다지만 내가 봉이냐?” “어.” 이구동성으로 대답하는 친구들을 보며 할 말을 잊었던 재경은 기필코 올해 안으로 해외로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야 넌 누진세도 모르냐? 많이 버는 놈한테는 많은 세금을 거두는 건 당연한 거야. 임마. 새끼가 부모덕 잘 봐서 돈이 많으면 많이 사회에 환원해 자식아.” “젠장. 그런데 왜 오늘은 여기야? 아무 집에서나 하면 배달음식 몇 가지면 되잖아?” “얘기했지. 놈이 나올 지도 모른다고. 그런데 그 자식이 혹시 그걸 완전히 무시하고 도주를 실행할 우려가 있어서 이곳으로 정했다. 누구누구네 집으로 와라 라고 했을 때 놈이 안 올 경우가 높으니까.” “훗! 가난한 서민 녀석들. 숙원이라는 명목 하에 아직도 그깟 것에 얽매이고 있는 거냐?” “……이 돼지 새끼 밟아.” 서민의 애환을 무시하는 부르조아에게 단죄의 철퇴를 내리는 친구들이다. 심지어는 얌전한 성재까지 재경을 마구 구타했다. 가게 바닥에 돼지 한 마리가 만신창이가 된 채 쓰러진 뒤 친구들은 대화를 지속했다. “그나저나 이 새끼는 오는 거야 마는 거야?” “모르지. 죽치고 그냥 한 번 기다려 보는 수밖에. 음식도 몽땅 시켰는데 차마 내쫓겠어?” ‘내쫓고 싶다고!’ 카운터를 보던 카페 주인은 있는 것 만으로도 가게 안을 암흑의 오오라로 가득 채운 폐인 일행들에게 매서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다. 거대한 몸체의 뚱뚱이들 셋으로 가게 안이 왠지 꽉 차는 느낌에, 수상쩍은 암내발출, 야시꾸리하고도 음흉스런 대화내역, 거기다 분위기를 무섭게 하는 무자비한 동료구타까지, 매상을 많이 올려 준 것은 좋다만 그들 덕분에 손님들은 하나 하나 자리를 피하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딱히 명분이 없어 속만 태우는 가게 주인이었다. 끼이이익! 카페 겸 음식점 간판 프리데이 앞에 하얀 색의 자동차가 미리 주차되어 있는 스포츠카 뒤에 세워졌다. 차의 창문이 저절로 열리고 가게를 자세히 살핀 남자가 앞에서 운전하는 기사에게 말했다. “이곳인가 보군. 차 세우게.” “예 김 상무님.” 후우~ 하얀 색의 샤프펜슬을 입에 물고서 마치 담배를 피우듯이 입김을 내뿜는 스포티한 정장 차림의 남자. “저…… 담배 필요하십니까?” 그와 같이 내린 운전수는 자신보다 20살은 어려 보이는 상무라 불린 젊은 남자에게 안주머니에서 꺼낸 담배를 내밀며 라이터를 꺼냈다. “아니 됐네. 이건 항시 펜을 가지고 다니는 작가로서, 이 펜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함일 뿐이지. 담배 따위 몸에도 안 좋은 것 피우고 싶진 않네.” “알겠습니다. 상무님.” “그럼 박 기사는 미리 돌아가게.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이니 시간이 제법 오래 걸릴 듯 싶구만.” 남자는 운전기사를 돌려보낸 뒤. 투명한 유리창의 가게 안을 보았다. 안에는 안경에 하얀 양복을 차려 입은 뚱뚱한 남자가 복날 돼지 잡듯이 두들겨 맞고 있었고, 그 광경에 쫄아붙은 손님들이 은근슬쩍 자리를 피하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며 남자는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안주머니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여전하군. 이 변태들.” 그런 그의 눈동자에는 약간의 은빛이 섞여 있었다. 저벅 저벅. “오랜만이다. 미변폐모.” “너, 너, 너…….” 마른 오징어를 씹는 듯 샤프를 입에 물고 오물거리는 꼬라지는 영 아니다만 여하튼 온몸에서 귀티가 나는 그를 보고서 미폐모 일원들은 할 말을 잊었다. “너, 너 이 자식! 김새식 맞냐?” “물론이다. 능욕마 김현진.” “저, 정말인 거 같은데?” 분명 알고 있는 얼굴이다. 분위기가 너무 달라져 못 알아보기는 했지만 이 미폐모의 창시자 미폐지존 김새식이 확실했다. “야 이 자식! 진짜 오랜만이다!” “하따 시8 아주 그냥 스타일이 확 변했구만.” “오랜만이야.” “훗 그래. 내가 만들어 낸 사회악들아. 잘 있었냐?” 그런 새식의 인사에 현진은 슬슬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오른 손을 내밀었다. 새식은 당연히 악수를 청하는 줄 알고 자신도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퍽! “욱! 뭐, 뭐야?” “얘들아.” 새식의 배때기에 정권을 먹인 현진은 나머지 폐인 친구들에게 말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나머지 친구들은 숨겨 두었던 각종 흉기를 꺼내들었다. 야구방망이, 곡괭이자루, 쇠파이프, 사시미는 기본이오 심지어는 채찍에 심히 용도가 의심스럽다고 볼 수밖에 없는 진동기구(……주로 여성들에게 쓰는 그 뭐시기 기구)까지 있었다. “저, 저 뭐, 뭐야 이건?” “너 이 새끼 오늘 잘 걸렸다. 죽을 줄도 모르고 제 발로 기어들어 왔구나!” “무, 무슨!” 현진은 사악하게 웃으며 쇠파이프를 혓바닥으로 핥았다. “우린 아직 잊지 않았어.” “무얼 말이냐!” “2년. 아니 정확히 2년 6개월 전. 그날을 벌써 잊은 거냐?” 그 험악한 살기에 새식은 식은땀을 흘리며 뒷걸음질 쳤다. “무,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잖아!” “별 수 없군. 성재 너부터 불어라.” “난 80만원.” “난 100만원.” “난 50만원.” “내가 120만원. 네놈이 서울로 상경할 때 빌려간 돈이다.” “…….” “이자도 안 친다. 만원당 한 대씩 만 맞아라.” 만원당 한 대씩만 쳐도 무려 350대다. 퉤! 현진은 손에 침을 뱉고 양손을 비볐다. 그리고 구타가 시작되었다. “으. 으아아아아아악!!!!” 채권자들의 분노와 함께 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 김새식이란 이름은. 제 처녀작 섬마을김씨의 주인공 김씨의 이름입니다요. TITLE ▶35961 :: 50. 능욕신마의 명성은 이미 더럽혀졌다 섬마을김씨(lastride) 05-02-11 :: :: 11997 정장을 차려 입은 분위기 있는 모습은 다 어디 가고, 친구들의 무자비한 구타로 인하여 새식은 완벽히 스타일을 구겼다. “야 너.” 그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진석에게 꽂혔다. “왜?” “이 10새끼가! 넌 나한테 빌려 준 돈도 없으면서 왜 깠냐? 뒈지고 싶냐 엉?” “재경이 대신이지.” 그 말에 현진은 뭔가 생각났다는 듯 왼손 손바닥을 주먹으로 쳤다. “맞어. 오재경. 너는 300만원이나 빌려줬다면서? 왜 안 때렸냐?” 그 물음에 재경은 앞머리를 뒤로 젖히며 말했다. “훗 그까짓. 300만원 친구를 위해 주는 것도 나쁘진 않지. 그! 까! 짓!” “……저 새끼 죽여버려.” “꾸에에에엑!!!” 한동안의 구타가 이어진 뒤 축 늘어진 재경은 다시 가게 바닥에 쓰러졌다. 그렇게 땅바닥에 누운 재경의 몸체에서는 피가 흘러 나왔다. ‘저, 저 사람들 조폭이었나?’ 가게 주인과 종업원들은 저 무자비한 집단 구타에 두려움에 떨었다. 조폭이란 착각까지 들었다. “자 이제 빌려간 돈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해 보자고. 2년 6개월간의 이자? 솔직히 이자 받는 건 포기했다. 원금상환은 언제 할 거냐?” “음……김현진 네놈에게 줄 돈은 없다.” “뭣! 이 새끼가! 뒤질려고!” “하지만 나머지 녀석들 너희들한테는 내 어떤 물건으로 대신 돈을 갚기로 하지.” “무슨 물건?” 돈을 안 갚겠다는 말에 발광하는 현진이 뒤로 밀린 채 쓰러진 재경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자들이 물었다. “후우~ 너희들 SD폴더 2 가 가지고 싶지 않냐?” “SD폴더!” “그래 가상현실 접속기 SD폴더 2. 여기에 집 주소만 써 봐. 그 즉시 SD폴더가 미연시 타이틀 몇 개를 가지고 날아갈 거다.” “저, 정말이냐?” 빚쟁이의 돈 갚는다는 말은 의심부터 해봐야 정상이겠지만 SD폴더란 이 미연시 폐인들이 항상 바라마지 않던 고대하던 것이 아니던가? 실제로 미폐모의 오랜 숙원이라는 것도 바로 빚을 지고 달아난 새식이 놈을 잡아서 돈을 받아 낸 후 SD폴더를 구입하는 것이었다. 그들에게 밀려 돈을 받아 낼 명분을 잃어버린 현진은 삽을 들고 농성했다. “이봐 어째서 난 안 주냐고?” “그럼 네놈은 그 어리버리한 아이디어가 진짜로 제작사의 마음에 들어서 그게 온 줄 아냐?” “뭐?” 현진은 새식의 의미심장한 말을 듣고는 한 동안 움직이질 못했다. 이 자식 이거 무슨 소리야? 응모한 게 당첨 되서 SD폴더 받은 걸. 아는 건가? “어이 그런데 그 눈깔은 뭐냐? 눈동자에 웬 은빛?” “아? 이거. 렌즈다. 김석진 회장도 이거하고 비슷한 걸 하고 있지. 서울에선 유행이야 임마.” 지방에 사는 미폐모 회원들은 서울에서 유행 이란 말에 그러려니 했다. SD회장 김석진 회장의 그 은안(銀眼)은 그를 나타내는 하나의 별명이었다. 새식은 갑자기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가게 주인이 보고 있는 카운터로 저벅 저벅 걸어갔다. “저, 이 가게 주인이십니까?” “아 예 그렇습니다만.” 새식은 안주머니에 손을 집어넣더니 봉투를 꺼내어 그 안에 있던 그림을 꺼내어 주인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는 서빙일을 잠시 쉬고 있는 웨이트리스를 가리키며 말했다. “너무 시대에 동 떨어진 평범하고도 어리석은 복장입니다. 저런 아리따운 여성을 고용할 정도라면 얼굴마담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 아시는 분이라고 생각이 되는군요. 그러한데 저런 여성분의 섹스어필을 제대로 하시지 못하고 계십니다. 감히 건의하건데 이대로 한다면 정녕 대박이 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하지만 이건……!” 새식은 주머니에서 또 무언가를 하나 꺼내어 가게 주인에게 보였다. “……!” 크게 놀라는 가게 주인. “전 이런 사람입니다. 아직 이 내용은 극비이죠. 출시 때마다 꼬박 꼬박 전 세계적으로 700만 카피 이상. 한국에만 150만 카피 하는 미연시 타이틀의 특성 상. 아마 이 작도 그 정도. 아니 그 이상 팔릴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 그런.” “그런 게임 캐릭터의 복장을 저작권료도 거의 물지 않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것의 저작권은 제게 있기 때문이죠. 어쩌시렵니까?” “하, 한 번 그렇게 해 보겠습니다.” “좋은 선택을 하셨습니다.” 새식은 그에게 씨익 하는 미소를 한 번 지어 보인 뒤 그림을 넘기고 다시 폐인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뭐 또 시켰냐?” “아니 뭐 사업 상 이야기를 좀 할 일이 있어서.” 원거리에 있었던 터라 미폐모인들은 그 대화를 듣지 못한 모양이었다. “이제 내가 복귀했으니 이 미폐모도 다시금 전성기를 맞겠군. 이 몸이 친히 너희들을 이끌어 주도록 하마.” 얻어맞는 꼴이 전혀 리더답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그가 돌아오니 뭔가 활력이 돌고 막혔던 미폐모의 혈액순환이 정상화 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정모였다. “그럼 잘 들 가라.” 오랜만의 모임이 끝나고 미폐모의 폐인들을 제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어이. 김현진. 그런데 너는 왜 자꾸만 따라오냐?” 서울로 돌아가야 하는 새식이 가고 있는 곳은 기차역. 그런데 현진은 집이 역 방향이지도 않으면서 자꾸만 새식을 따라오고 있었다. “돈 못 받은 게 그렇게 불만이냐? 재경이는 300…… 아니지 그놈은 뭐 그 정도 돈이라면 밑 닦을 휴지로 아는 놈이니 그렇다 치고, 넌 이미 SD폴더까지 있잖아? 그것도 공짜로 받은 걸로 말야.” “너 이 자식. 그걸 공짜로 받은 걸 네놈이 어떻게 아냐고?” “……피식. 내가 그걸 공짜로 줄 만한 위치에 있다고만 얘기해 주지.” 애매모호하고 미심쩍은 대답이었다. 하지만 지금 놈을 따라온 것은 그게 목적이 아니었다. 자신보다 내공이 높은, 아니 가상현실에서는 자신은 도저히 따라 갈 수 없는 신적인 위치의 그에게 부탁하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 “야. 오늘 꼭 가야 하냐?” “글쎄. 급한 일로 부르거나 하지는 않으니 여기에 오기도 온 거겠지만 상급자로서 일을 빼먹으면 후배 사원들에게 모범이 안 되는 것만큼은 확실하지.” 기차표를 끊고 새식은 기차 안에서 먹을 만한 것 여러 가지를 역내 매점에서 고르고 있었다. 그 중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현진에게 건넨 새식은 작별 인사를 건넨 뒤 역 내에 내려놓았던 가방을 들고 기차 타는 곳 출구로 걸어갔다. “사요나라.” ‘젠장 저 자식 잡아야 하는데!’ 새식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찬 현진. 허나 수많이 접해본 일본 미연시의 영향 때문일까? ‘사요나라’ 라는 인사 소리를 들은 현진은 자기도 모르게 한 순애물 미연시의 명대사라고 생각하던 주인공의 대사를 날려버리고야 말았다. “가지 마! 나와 함께 있자! 다시 한 번 내 집에 와……웁!” 급히 입을 막았지만 주변의 반응은 이미 어머머 쟤 그건가 봐! 로 바뀌었다. “아, 아닙니다. 그게 뭐시냐! 괜한 헛소리가!” 현진은 곧바로 엎지른 물 주워 담는 데에 열중했지만 이미 파문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더군다나. 그 말을 들은 새식의 반응이 더 죽여준다. “알았다. 가 줄게.” 마치 정말 사랑하는 연인을 보는 듯한 눈빛이 아니던가! 그러고 보니 이 놈은 고교시절부터 쪽팔림이란 것을 모르기로 유명했다. 그토록 유명한 XX고교 교장실 앞 1인 농성 및 단식투쟁사건. 모 코미디 프로그램에 사연이 제공되기도 했고, 심지어 신문의 사회면 한켠에 실리기도 했던 현진이 다니던 고교 초유의 사태인 그 교장실 데모사건 역시 그가 저지른 것이 아니던가? 뿐만 아니다 컴퓨터실 미연시 플레이 사건 등 도저히 보통 사람들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한 엽기적인 행각을 별 부끄러움 없이 진행하던 그 깡다구라면 지금 헛소리를 내뱉고는 주어 담지 못하는 현진을 완벽한 동성애자로 만들어 버리는 것도 가능하다. “붙잡아 줘서 고마워.” 그리고 새식은 그런 현진의 불안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 이 자식 왜 갑자기 껴안고 지랄이얏! “어머머 정말인가봐!” “그림 된다.” “으이그 쯧쯧 요새 젊은 것들은 하여간…….” “으아아악! 아니라니깐!!!” 절규해봐야 이미 때는 늦었다. 바보 같은 놈. “흠 그래서 아직 한 번도 못 해봤다? 가상현실 속에서도.” “뭐 그렇지.”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어차피 맨 처음 하는 초보들을 그렇게 헤메이기 마련이야. 루시페리아 어디까지 진행했냐?” “해안가 이벤트 7일차.” “…….” 새식은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무섭도록 고요한 침묵이 계속되었다. “한 가지 말해주지. 기본 캐릭터 능욕 루트는 이미 지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뭣?” “이제 남은 거라고는 승자의 포효 시스템으로 포획할 수 있는 왕궁마법사 카리스, 센티온 왕국의 공주 미나렌, 아나렌 그리고 시녀 애니, 마지막으로 제르난드 후작의 쌍둥이 여기사 리엘란 리엘르 뿐이지. 하지만 얘기해 두건데 그녀들을 범할 때는 매우 심각한 저항을 받게 되어 있지. 기존 캐릭터들의 급격한 호감도 하락에다가 잦은 전투가 벌어지는 중후반부이기 때문에 시간도 없어.” “…….” “네가 이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네 가지다. 들어보겠냐?” “뭔데?” “첫 번째는 완벽 해탈을 한 뒤 그냥 순애루트로 가는 거다. 순애루트에는 성관계 시의 저항이란 것이 거의 없어. 비록 후반부에서나 그렇게 되지만 후반부 시간 약 두 달 가량을 그것에 푹 빠진 채 보낼 수 있지. 거기다 스토리는 순애루트과 확실히 좋아. 순애와 능욕을 동반해서 갈 수도 있는 건 이미 늦었다.” “…….” “두 번째는 기존의 캐릭터들을 포기하는 것이다. 미나렌 아나렌 공주, 리엘란 리엘르 자매, 등등 중후반부 등장 캐릭터들은 미나렌 공주를 제외하고 모두 승자의 포효 시스템으로 포획한 강제 추행이 가능한 포로 캐릭터들이다. 비 록 길들이기는 힘들지 모르겠지만 네가 풀고 싶은 욕정은 모두 풀어 버릴 수 있지.” “다음은?” “세 번째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강경책이다.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는 위에서 얘기한 첫 번째 방법과 두 번째 방법을 혼합한 것이지. 기본 캐릭터가 아니라 후반부 캐릭터들은 적절히 능욕해 주면서 기본 캐릭터들과는 순애루트 엔딩을 보는 그런 방법 말이야. 루시페리아 R은 기본 캐릭터와 엔딩을 보지 않으면 후반부 캐릭터들과는 순애 엔딩을 볼 수가 없으니까.” “…….” “어쩔 거냐?” “으음.” “솔직히 처음부터 다시 시작은 권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다시 할 거면 차라리 날림으로라도 엔딩을 본 뒤 다시 시작을 하는 게 나아. 그리고 네 이야기를 들어보니, 발기부전으로 헤매고, 이제는 테크닉 부족으로 헤맨다는데 혼합형도 그다지 권하지는 않아. 남은 두 가지는 모두 한 번 엔딩을 본 후에 할 다음 플레이에 대한 대비라고 할 수 있다. 순애루트에서 후반부의 육체적 관계와 완전 성실봉사 메이드나 다름없는 후반부 캐릭터들과의 뭐든지 할 수 있는 노예적 관계뿐이 네놈의 실전 경험을 늘려 줄 테니까 말야.” 한 마디로 그의 말은 이번 플레이에서의 능욕은 포기하란 말과 별 반 다를 바가 없었다. “그래도 그건…….”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현진. 그런 그에게 새식은 그의 따귀를 때렸다. “한 발자국 물러나는 것도 좋은 수가 된다. 그리고 네놈은 아직도 이 미연시란 장르를 단순한 성욕 욕구 대리 충족 그 따위 것으로 보고 있는 거냐? 물론 그런 것이 없다고는 말 못한다. 하지만 아직도 미연시를 단순한 DDR의 안주거리로 생각하거나, 욕구 불만 해소용 정액받이로 생각지 마라! 진정한 미연시인이라면 뽕빨물의 전초인 능욕보다는 엄연히 가슴 찡한 순애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더냐! 비록 미연시를 단순한 성욕구 충족의 것으로 보고 있는 이들의 무분별한 미연시계 난입으로 미연시계는 그동안의 순수함을 잃어버리고 타락해 가고 있지만! 본디 미연시의 주인공은 여성이 육체적 어택을 가해 온다고 하더라도 ‘너의 몸을 함부로 여기지 마’ 라고 말하며 여성을 그 자체로 좋아하고 신봉해 주는 인성을 가져야만 한단 말이다!” 과연 미폐모 회장다운 발언이다. 현진은 그런 그에게 감화되었다. “그, 그래 옳은 말이군! 좋아! 네 말을 듣고 깨달았다. 나도 이제 모든 걸 씻고서 순애의 길로…….” “하지만!” 왠 하지만? “그런 것만 해서 어디 재미가 있겠어? 만날 질리지도 않게 쏟아져 나오는 하렘형 주위에 여성 만빵의 그런 만화들. 그리고 그런 만화면 꼭 나오는 A모 전대 유가임 같은 차려준 밥상도 못 먹는 그런 멍청한 캐릭터들! 인간의 사랑은 결국엔 XXX로 직결되게 되어 있는 거야! 사랑은 열매다! 익으면 따먹는! 그것이야 말로 유성생식류 생물로 진화하면서 생긴 모든 생물의 목적이란 말이다! 알아서 먹어 달라고 껍질 까고 기다리는 그런 맛있게 익은 열매들을 맛있게 먹는 것! 어떻게 해도 괜찮아 라고 말하는 그녀들에게 자신의 성향과 취향대로 마음껏 욕구를 발산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능욕이다! 미능시!” 이런 미친 쉑이! 그럼 어느 장단에 춤을 추란 거야! 그때였다. 새식의 분노에 찬 주먹이 현진의 얼굴에 명중한 것은. 퍽! “큭! 뭐, 뭐야 이 자식!” “이런 한심한 새끼!” 퍽! 새식의 주먹에 맞고 나가떨어진 현진. 그의 코에서는 코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새식의 주먹에서는 말로만 듣던 권강의 마나(?)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멍청한 녀석! 내가 널 그렇게 가르쳤더냐? 네놈이 진정 삼고지례를 통해 미폐모로 맞아들인 능욕신마 김현진이 맞단 말이냐! 한심하고도 어리석은 놈. 내가 말한 것처럼 차려진 밥상을 마다할 수 있는 지고지순한 사랑도 쟁취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차려진 밥상도 먹지 못하는 차려진 밥상 잘 먹어 놓고 체해서 몽땅 토해내는 똥멍청이 같은 놈! 오늘 내가 네놈의 정신머리를 완벽히 다잡아 줘야겠다.” TITLE ▶36096 :: 51. Y에서 백합으로 섬마을김씨(lastride) 05-02-12 :: :: 12198 퍽! 퍽! 퍽! 퍽! 말로는 좋은 명분 가져다 붙이고 때린다지만 사실 이전에 돈 안 갚았다고 맞았을 때 가장 심하게 때린 인간이 현진이었으니 그것의 분풀이일 지도 몰랐다. “그, 그만 그, 그래서 어쩌라는 거냐고!” “양자택일. 그 뿐이다.” “흐으으음 정말 기본 캐릭터 순애와 후반부 캐릭터 능욕을 동시에 가는 건 아니 되는 건가?” “이전의 너였다면 가능 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넌 아니다.” “…….” “아직도 갈피를 못 잡았냐?” 솔직히 그랬다. 현진으로서는 후반부 캐릭터에 대한 능욕도, 기본 캐릭터와의 순애도 포기하기 힘든 요소였다. “하긴 둘 다 포기하고 싶진 않겠지. 노예와도 같은 후반부 캐릭터들에게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것과, 기본 캐릭터들과의 연애를 통한 가슴 찡한 순애 스토리 둘 모두 말이야. 그렇다고 네 처지가 둘 다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건 마치 누나와 여동생 타입의 두 메이드 중 하나만 선택하여야 한다는 것과 마찬가지일 거다.” “양쪽 혼합은 정말 안 돼?” “그러나! 그렇게 자원에 희소성이 없다면 세상에서 전쟁은 왜 일어나고 살인강도 등 온갖 흉악한 범죄들이 왜 일어나겠느냐! 인류가 가지고 싶어 하는 자원은 유한하고도 희소한 법! 경제원리로 따져 볼 때 그렇기에 한 것을 포기한 그 대가를 기회비용이라 하느니라! 너는 지금 그 두 가지를 모두 가질 수 있는 대가를 지불할 만한 능력이 없다. 한 가지 재화만을 골라 확실하게 뽕을 뽑아라.” “너 같으면 어쨌을 건데?” “나? 물론 둘 다 뽕을 뽑는다.” “이봐! 그러면서 왜 나한테…….” 퍽! 인신공격으로 상황을 타개해 보려고 하던 현진에게 역시 권기가 실린 주먹이 그대로 명중했다. “아구구구.” “어리석은 놈. 내가 네놈 따위와 같은 줄 아느냐? 훗. 마우스 미연시의 세상에서는 비록 네가 능욕신마라 불리며 나의 자리를 위협했음에는 틀림이 없지. 허나 지금 네놈이 능욕신마란 명성에 걸맞는 실력을 어디 갖추고 있더냐? 네놈은 미연시의 하수에도 못 미치는 미연시계열의 치욕이다.” “크으으으!” 그랬다. 비슷했던 실력의 격차는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의 출시로 벌어질 대로 벌어져 버렸다. 항상 같은 위치에서 보던 새식은 이제 범접할 수 없는 신성함과 동시에 저 하늘 높은 곳 구름 위에 받들어져 쳐다볼 수조차 없게 되었다. “후 좋다. 김현진. 그 포기하기 힘든 것들 무엇 하나를 손에서 떠내려 보내기가 힘들겠지. 지금 바로 선택하라고는 하지 않겠다. SD폴더 켜 봐.” “알았어.” “물론 2인용까지 되는 더블 캡슐류겠지? SD사에서 4인용까지 되는 걸로 주지는 않았을 테니까.” “너 이 자식 SD사에서 이거 준 건 어떻게 아냐니까?” 현진은 궁금했다. 확실히 새식이 이 놈은 자신이 SD소프트 기념행사때 당첨되어 받은 SD폴더2를 알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얘기했잖아. 내가 그걸 줄 만한 위치에 있어서 안다고.” “……서울 가서 SD소프트에 취직이라도 한 거냐?” “알아서 생각하고 빨랑 구동이나 시켜 임마.” 현진은 SD폴더2를 구동시키고 2인용 접속 안대를 처박아 두었던 박스 안에서 가지고 나와 SD폴더2 에 연결시켰다. 최대 4인용까지 가능하게 코드가 달려 있는 SD폴더이지만 어디까지나 경품으로 받은 현진의 SD폴더2에는 고작 2명 플레이까지가 다였다. “이봐 너 아직 도우미 인체화 프로그램 안 깔았지?” “어? 안 깔았어.” 새식은 들고 다니는 크고 무거워 보이는 시커먼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며 말했다. “잘 됐군. 시중가 108000원인 도우미 인체화 프로그램을 빚에서 20만원만 제해 준다면 공짜로 양도할 의향이 있다? 어쩔래?” 그가 꺼낸 것은 얼마 전 SD소프트에서 발매한 도우미 인격 인체화 프로그램이었다. “흐음……구입하지.” 현진은 별 망설임 없이 새식에게서 도우미 인격 인체화 프로그램을 구입했다. 그리고 그 CD를 집어넣고 SD폴더2를 실행시켰다. “야 네가 저거 써라.” “어이 이건 내가 주인인데?” “하수 따위에게는 헬멧이 아깝다. 그냥 안대를 차!” 현진은 새식의 강요로 2인용 플레이 시 착용하는 2P전용 접속 안대를 착용했다. 그런데 어째 하수라고 이 헬멧을 차야 하는지는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멍청한 놈 그러니 여태 가상현실에서도 딱지를 못 뗐지) - 새로운 사용자 분의 이름을 알려 주세요. “섬마을김씨.” - 예 섬마을김씨님. “현재 삽입된 CD를 읽어라. - 가상현실 접속 도우미 메이킹 프로그램이 설치되었습니다. 실행할까요? “그러도록.” “야 그러고 보니 이거 1인용 플레이어가 실행의지며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게 된 거잖아!” “임마. 가상현실에 익숙치 않은 네놈을 선도하기 위해 내가 직접 주도적인 위치에서 게임을 하겠다고 한 거잖아. 잔소리 말고 2인용으로나 하고 있어!” 곧이어 도우미 메이킹 프로그램이 실행되면서 눈 코 귀 머리카락도 없이 단순한 나체 인형 하나가 화면에 나타나 회전을 하기 시작했다. - 제 모습을 만들어 주세요. 현진은 뭔가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2인용으로 플레이 하고 있는 자신으로서는 미사의 몸체 형성에 관여할 수 없다는 걸 알아챈 것이다. 그래도 현진은 안일하게 생각했다. 2인용 플레이어로 1인용 플레이어인 새식에게 이러쿵 저러쿵 만들어 달라고 하면 제가 알아서 만들겠지. 라고. “야 눈은 어 저 붉은색 눈동자 좋다. 쌍커풀도 있는 것이 좋고, 눈은 어! 거기 조금 더 큰 사이즈. 입술은 핑크빛, 코는 오똑하니 어 그거, 그거 머리카락은 짙은 금발에 어! 양갈래로 조금 틀어서 묶은 것!” 새식은 현진의 말대로 미사의 캐릭터를 충실히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어 가슴은……그래 C컵 정도가 딱이지.” 그러나 현진의 말과는 다르게 C컵 정도로 요구한 이미지 캐릭터 미사의 가슴은 A컵. 아니 아예 브라가 필요 없을 정도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 때만 해도 현진은 새식이 잘못 지정해서 그렇게 된 줄 알았다. “야 그거 말고 가슴은 좀 크게 하라니깐? 아 C컵이 조금 커서 마음에 별로 안 드냐? 그럼 B정도로 해도 돼. 그리고 체형은 키는 한 162정도면 되고, 몸체는 조금 날씬한 걸로, 그리고……거기 음모 부위는……없는 건 이상하니까 머리색과 비슷한 걸로 약간만.” 허나 미사 캐릭터의 몸체는 그리 되지 않았다. 없는 건 이상하다고 집어넣으라고 한 부끄러운 부위 위에 난 털은 아예 없어져 버렸고, 가슴은 여전히 아예 없는 크기에서 커지질 않았다. 더군다나 결정적인 것은 미사 캐릭터의 몸체 크기가 쑥쑥 줄어들고 있었다는 것이다. ‘로리콘 대마왕!!!’ 그제야 현진은 새식의 이전 성향을 기억해냈다. 지독한 로리성향! 물론 남자 제외 전부류 섭렵이 가능하지 않으면 미연시계의 진정한 황제로 등극할 수 없었기에 다른 부류도 섭렵이 가능한 그였지만 다른 건 둘째치고서라도 놈의 로리성향은 매우 유명했다. 남자는 당연히 빼고 로리캐릭터 외에 모든 부류 섭렵 가능한 현진과는 반대 성향을 지닌 것이다. - 이대로 제 모습을 완성하시겠습니까? “안 돼에에에엣!!!” 현진은 즉각 2인용 안대를 벗어 버린 채 방 한 구석에 있는 삽자루를 들어 새식의 허리를 내리쳤다. “어이 이봐. 바꿀 수 있으니까 제발 내가 있는 동안만은 이렇게 만들자구.” “이 개쉑! 그래도 안 돼! 임마!” 현진은 즉각 1인용 헬멧을 차지하고 새식을 내쫓았다. 그러자 새식은 가방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며 말했다. “에휴~~고생하는 네놈에게 내가 지금까지 플레이 해 온 온갖 강력한 세이브 파일들을 무상은 아니더라도 빚의 약간을 깎는 저렴한 가격에 깔아 주고 싶었는데…….” 그 말을 듣자마자 현진은 새식의 손을 잡았다. 그런 그의 눈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하렴 친구야. 까짓 거 오랜만에 찾아 온 친구에게 내 어찌 그리 무정하게 대할 수 있겠니?” ‘역시 단순한 놈이라니깐.’ 새식은 속으로 웃으며 다시금 1인용 헬멧을 착용했다. - 제 캐릭터는 이걸로 완성입니까? “그래.” - 알겠습니다. 마스터. “이봐!” - 무슨? “마스터, 마스터 그 따위 소리 듣기 싫다.” - 그러시면? “앞으로 나를 부를 때는 오라버니라고 불러라. 아주 귀엽게 그리고 말투 이미지 메이킹을 안 했는데. 말투는 존댓말이다.” - 네 오라버니. 마침 다시 2인용 접속안대를 찬 현진은 이 오라버니라는 소리를 듣고서는 깜짝 놀랐다. “야, 야, 야 너, 너 이거 오라버니라고 네가 했냐?” “아니지. 미사양이 한 걸 왜 나한테 그러냐? 내가 미쳤다고 너한테 오라버니라고 부르겠냐?” “마, 맞아! 그러고 보니! 혹시 말인데 가상현실 도우미의 성향을 고치거나 할 수는 없어?” “성향?” “이 자식이 자꾸만 나한테 동인 모드 플레이를 강요한다고! 그리고 쭈욱 이어진 현진의 울분에 찬 이야기를 들은 새식이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미사 정말이냐?” - 네 오라버니. “나는 이 가상현실 접속기의 원주인을 위해서라도 너의 그 올바르지 못한 성향을 고쳐 잡아야 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그것은 남 남 성향을 좋아하는 너에게 일단은 암컷으로 태어난 진정한 기쁨을 알게 함에 있지.” “이봐! 설마. 가상현실 도우미 캐릭터와 응응응 이 가능하다는 거야?” “아니 그건 SD소프트 사에서 발매한 도우미와 응응응 프로그램을 구입해서 설치해야만 가능해. 거기다 아직 발매가 되지 않았거든 가격도 꽤나 쎄 20만원가량 할 거야.” ‘SD사 이 도둑놈들 같으니라고.’ “아아 걱정 마. 그것 말고도 이 녀석을 충분히 조교시켜 줄 수 있으니까.” “응?” “노예 교육 타이틀은 물론 있겠지? CD는 들어 있냐?” “어.” SD폴더2 에는 CD가 들어가는 CD-ROM이 5개가 달려 있었다. 때문에 5곳에 CD를 다 집어넣어 놓으면 5개의 프로그램을 굳이 CD를 아니 바꾸고 실행할 수 있었다. “노예 교육 실행. 그리고 미사 너는 무협 세계관의 팽은현을 맡아서 플레이해라.” - 알았어요. 오라버니. “잠깐 미사!” - 무슨 일이신지요. 2인용 사용자님. 2인용 사용자님!!! 현진은 어쩐지 모를 소외감을 느꼈다. 무뚝뚝한 말투이긴 하지만 가끔 야오이 스러운 상황이 나오면 꺅꺅 소리도 질러대던 미사의 마스터! 소리조차 듣지 못하고 고작해야 2인용 사용자님이라니! 미사 이 지조 없는 녀석! 안 본지 얼마나 되었다고 주인도 못 알아보고 저딴 녀석을 오라버니라 부르며 행세하고 있단 말이냐! 마누라가 다른 남자한테 아랫도리 돌리는 것만큼이나 비참한 생각이 드는 현진이었다. 한 마디로 바보 같은 놈이라 아니 할 수 없겠다. - 2인용 사용자님. 게임 내 NPC가 되어서 방관자의 입장에서 플레이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게임 내 새로운 NPC의 생성을 통한 참여를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단순 조언과 방관을 하시겠습니까? “저 마스터라고 불러 주면 안 될까?” - 알겠습니다. 마스터. 마스터 소리를 다시 듣자, 현진은 꿍했던 마음이 풀리는 것만 같았다……역시 바보다. - 그럼 노예 교육을 실행하겠습니다. 도우미 참여 플레이 때에는 저의 조언을 들으실 수 없답니다. 오라버니. 조언은 2인용 플레이어이신 일명 ‘마스터’에게만 들으실 수 있답니다. ‘젠장 진짜로 소외받는 느낌이야.’ 주인을 부를 때의 마스터가 아닌 단순 지칭의 마스터란다. 거기다 1인용을 차지한 새식이 놈한테는 꼬박꼬박 존대말에 오라버니. 2인용 방관자 입장에서 플레이를 하다 보니 별 수 없는 거라고 위안은 하고 있었지만 왠지 억울하다. “어이 잘 봐둬라. 백문이 불여일견. 아무리 말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소리를 들어도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거지. 내가 가상현실 게임을 마스터하면서 터득한 환상의 테크닉으로 어떻게 미사를 요리하는 지 잘 봐둬.” 그리고 방관자의 입장에서 새식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게임 플레이가 시작되었다. 신을 보았다. 방중술의 신을. 현진의 눈 밑. 천장, 아니 하늘에서 지켜보는 듯한 관점에서 보이는 두 여자의 덮밥. 한 번 찌를 때마다, 마치 물이 가득 담긴 대야를 주먹으로 치는 것처럼 물방울들이 튀어 그녀들이 누워 있는 천을 적신다. 아제룬 왕자에게서 채취할 때도 저렇게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 현진은 방금 전 그에게 했던 말이 생각났다. ‘야 왜 여자로 플레이 하는 거냐?’ ‘여자가 됨으로서 진정한 여성의 기쁨이 무엇인가를 깨달을 수 있었지. 비록 성향에 따라 여러 면에서 달라지긴 하지만 그래도 여성의 진정한 기쁨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데에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걸 안 이상 여성의 벽이란 것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거하곤 관계없잖아?’ ‘하지만 미사라는 야오이 캐릭터는 남녀의 관계에는 그다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 이런 경우 완벽한 백합(여+여 레즈비언을 나타내는 대명사)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오히려 낫지.’ 과연 책까지 낸 미연시 공략자이자 미연시계의 지존다웠다. 지금은 하북팽가의 팽은현이라는 캐릭터의 미사는 마교 음희궁을 이끄는 여장로 소진설이라는 캐릭터로 플레이하는 새식의 손가락과 기구만으로도 침상 위에서 몸을 이리저리 비틀면서 난리를 치고 있었다. 명가의 여식으로 충실히 연기해 오던 미사의 모습은 어디로 다 사라지고 지금은 하나의 음욕에 빠진 여성이 되었을 뿐이다. 바보이긴 했지만 현진도 어느 정도는 게임을 확실히 잡아가고픈 마음에 공유사이트에 올라온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 동영상들을 자주 다운받아 보곤 하였다. 하지만 노예 교육 동영상 중 저토록이나 여자를 완벽하게 미치게 만드는 것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다. 완전히 한 방을 축축하게 적셔 버린 XX의 양만해도 장난이 아니었다. 그는 정말 강했다. ///////////////////////////////// 배틀로얄 우승이야 뭐...(해탈...세뱃돈도 몽땅 받았겠다 피식) TITLE ▶36162 :: 52. 그는 지존이었다 섬마을김씨(lastride) 05-02-13 :: :: 12352 ‘어째 이거 묘하게 열받네?’ 이제는 귀여운 여자아이 모습이 된 미사는 자꾸만 가상현실 속 새식의 팔을 잡은 채 미소짓고 있었다. 한 번의 자꾸만 몸을 비벼대고 온갖 닭살스러운 대사를 날리는 미사, 그녀는 여성의 몸으로 태어난 기쁨을 알아 버렸다. “이제 다시는 남자+남자 따위 찾지 않는 거다?” - 네 오라버니 아니……저 진설 언니라고 불러도 될까요? “하핫 마음대로 하려무나.” 그 다정스러운 모습에 현진은 염통이 뒤집어 지는 것을 느꼈다. 제기랄 가상현실 속에서도 이런 염장질을 당하다니! “됐냐? 김현진. 이제 미사에게 더 이상 동인모드 종용 따위는 받지 않을 거다.” ‘아 그러세요? 대신 백합모드와 여자모드로 전환하라는 종용은 수시로 받겠지.’ “그건 그렇고 생각은 해 봤냐? 기본 캐릭터와의 순애냐? 후반부 캐릭터의 능욕이냐?” “그, 글쎄 아직…….” 그 말에 새식은 골치가 아픈 듯 이맛살을 찌푸리며 검지손가락을 이마에 가져다 대었다. “골머리 아프군. 정녕 두 가지 병행밖에 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냐?” “아무래도 그게…….” “후우.” 새식은 긴 한숨을 내쉰 뒤 입을 열었다. “그럼 별 수 없군. 지금부터 단기간 내로 나의 가상현실 미연시의 테크닉을 전수해 주도록 하지. 그것을 완벽히 익힐 수 있다면 두 가지 병행책으로 가도 상관없다.” “정말이냐?” 현진은 반색을 하며 물었다. 하지만 새식의 대답은 가차 없었다. “네놈이 익힐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만.” “…….” 새식은 갑자기 가상현실 접속을 일시중지한 뒤 들고 온 가방에서 CD를 꺼내어 SD폴더 2에 넣었다. 그리고 나서 다시 헬멧을 끼더니 하는 말이 이거였다. “세이브 파일을 옮겨라. 미사.” - 네 진설 언니. 남자한테 여자 이름 붙여서 언니라고 부르는 것이 참으로 뭐시기 하다만은 미사에게 가장 뿌리 깊게 남은 새식에 대한 이미지는 역시 방중술의 고수인 언니였다. - 저 이 세이브 파일 때문에 지워지는 세이브 파일이 있어요. 그래도 작업을 계속하실 거에요? “덮어씌워도 상관없어. 어차피 이놈이 플레이 한 것 별 쓸모도 없을 테니까.” 저 눔 자슥이! 그래도 상당히 이전의 세이브 파일이었기에 현진은 별 아쉬움 없이 그 파일을 포기했다. 다만 자꾸만 자신을 바보 취급(맞으면서)하는 새식이 아무래도 눈에 곱게 들어오지는 않았다. - 그럼 이 파일을 로드할까요? “물론.” - 네 그럼 실행하겠습니다. 2인용 플레이어인 마스터님은 어떠한 걸로? “당연히 그냥 방관자로 해 두도록.” -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새식이 플레이 했던 루시페리아R의 신세계가 열렸다. 유령인 몸체로 게임 속을 관찰하게 된 현진. 그는 1인용 플레이어인 새식이 볼 수 있는 스테이터스 창 등을 모두 열람할 수 있는 플레이어로서 게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면 그 어떤 것이든 할 수 있었다. 특히 이 옵저버 플레이어를 할 경우. 벽을 투과하고 다닐 수 있어, 여러 특수 이벤트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화장실에 들어간 여성 도촬, 목욕탕 도촬, 팬티 속 도촬 등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름대로 재미있는 맛이 있어 레이드란 공작의 캐릭터는 도우미 인격에게 맡겨 놓고서 이렇듯 유령으로 다니는 사람들도 꽤나 많다고 한다. 일단 시간대를 본 현진. 게임 내 아스테니아 대륙의 시간을 보니 자신이 플레이 하던 휴양지 이벤트 7일차에서 그다지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은 때였다. 레이드란 공작이 있는 곳은 웬 궁성. 화려하긴 했지만 곳곳에 불에 그을린 자국과 파괴된 흔적이 있는 괴상쩍은 왕궁이었다. 레이드란 공작은 그 궁성 왕의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웬 땅딸막한 신하 하나가 들어오더니 말했다. “레이드란 공작 각하. 그럼 통치를 시작해 주십시오.” “음 그래.” ‘어라 왠 통치?’ 현진이 묻자, 레이드란 공작. 그러니까 새식은 머릿속으로 답을 해 주었다. ‘SD소프트에서 이번에는 가상현실 삼국지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 시스템은 그 삼국지 게임 시스템 이전의 아직 비완성적인 시스템이야. 루시페리아R 에서는 원작이자 전작 루시페리아와는 다르게 한 나라를 멸망시키고 그 나라를 통치하게 되는 전략 및 경영 시뮬레이션 형 시나리오가 존재하지, 여기서는 원래 아제룬 왕자에게 통치를 잠시 위임할 수 있기도 해. 하지만 진정한 재미는 이 나라를 완벽한 하렘왕국으로 만들도록 통치를 하는 게 진짜 재미이지. 한 번 내가 어떻게 이 나라를 다스려 가는 지 보라고. 너도 얼마 안 가 플레이 하게 될 시나리오니까. 특히 여기서 후반부 캐릭터인 미나렌, 아나렌, 카리스, 애니 등이 나오게 되는데 그녀들을 어떻게 가지고 놀면서, 기본 캐릭터의 호감도를 떨어뜨리지 않는지 잘 봐 두라고.’ 레이드란 공작은 땅딸막한 신하를 따라 관청으로 향했다. 그리고 현진도 그를 따랐다. 공작을 따라간 관청에는 현진에게도 익숙한 전작의 1왕자파 캐릭터들 파이로스 백작, 랭카르터 백작, 레이드란 공작의 숙부인 쟈프 레이드란 후작, 호킹 자작 등 여러 귀족 중신들이 모여 있었다. “모두들 수고했소. 그대들이 있었기에 센티온 왕국을 별 피해 없이 병합할 수 있었소이다. 그래 센티온 왕국의 국왕과 왕자는 어찌 되었소?” “잡아서 지하 감옥에 가두어 두었습니다.” “잘 하셨소. 뭐 왕자께서 이 왕국의 반절은 내 공국으로 하사하셨으니 그렇다 치고 나머지 분할 문제는 이상이 없길 바라오.” “예 대공 전하.” ‘김현진 내 얘기를 잘 들어라.’ ‘응?’ ‘네놈이 끝까지 둘 다 포기하지 못하겠다고 해서 하는 말인데. 여기가 참으로 중요하다. 명령을 내려서 이 왕국 전체를 여자만 있는, 그것도 어떠한 연령대의 여자도 모조리 나체인 채 병사들에게 마음껏 취하게 할 수 있는 그런 시나리오로 가는 명령이나, 남자는 레이드란 공작 단 한 명만 남겨놓는 하렘왕국 시나리오로 가는 명령을 내려서는 절대 안 된다. 그럴 경우 능욕 루트 시나리오로 밖에는 갈 수 없기 때문이지.’ ‘음…….’ ‘계속 진행할 테니 잘 보고 배워둬라.’ 레이드란 공작. 새식은 조리 있게 회의를 잘 진행시켰다. 그런 뒤 그는 회의장에서 나가 어디론가 향했다. 지하로 향한 레이드란 공작은 옆에 서 있는 병사에게 말했다. “당장 미나렌 공주와 페런 왕자, 프링스 국왕을 데려와라. 공주 직속 시녀도 함께.” “예!” 그런 다음 다시 올라가는 레이드란 공작. 이제는 레이드란 공작의 침실이 되어버린 센티온 국왕의 침실. 그곳의 커텐이 쳐져 있는 창문 옆에는 가슴과 엉덩이 부근에만 강철의 갑옷으로 가려지고 나머지는 뽀얀 맨살인 무려 레벨 60의 여기사 아나렌 공주가 쇠사슬에 속박된 채 묶여 있었다. “아직도 마음을 고쳐먹지 못했나?” “네놈도 남자라면 더 이상 치욕을 주지 말고 나를 죽여라.” “죽는 건 네 마음이야. 비록 묶어놓기는 했지만 그 상황에서 네가 죽으려고 했다면 얼마든지 죽었어. 벽은 아주 단단하다고. 머리를 박으면 못 박을 것도 없어.” “비열한 놈! 네놈이 정녕 레이드란 공작이 맞는지 의심스럽군.” “영웅호색이라는 말도 듣지 못했나 보군. 멍청한 공주.” 레이드란 공작은 아나렌 공주에게 다가가서 쇠사슬을 잘랐다. 그리고 나서 단검 하나를 건넸다. “당장 그 칼로 목을 찔러 자결해라. 그럼 더 이상의 치욕은 당하지 않겠지.” “잇!” 아나렌 공주는 즉시 자신의 목을 찌르려 했다. 하지만 곧이어 이어진 광경에 차마 그러지 못했다. “아바마마……언니! 페런!” 병사들은 만신창이가 된 센티온 국왕과 아직은 어린 페런 왕자, 그리고 나신의 몸이 된 채 온몸에는 괴상쩍은 하얀 액체를 뒤집어 쓴 미나렌 공주와 그녀를 모시는 시녀 애니를 본 아나렌은 차마 단검을 움직일 수 없었다. “단 네년이 자살한다면 이 두 남자의 목숨은 없을뿐더러 미나렌 공주는 이대로 병사들에게 던져 주겠다. 그것만 잘 알아 두도록.” 레이드란 공작의 얼굴에는 전형적인 냉혈한 비열귀족의 표정이 아주 잘 나타나 있었다. 아나렌 공주는 비참한 표정을 지으며 땅바닥에 단검을 버렸다. 하지만 도저히 분을 풀지 못하겠는지 다시 단검을 잡고 잠시 뒤를 돌아 본 레이드란 공작에게 달려들었다. “공작님!” 푸슉! 아나렌 공주는 왕국을 멸망시키고 동료 기사들을 처참히 죽인 레이드란 공작을 용서할 수 없다는 듯 마구 단검을 휘둘렀다. 때때로 크리티컬 히트가 뜨기도 했다. 하지만 레이드란 공작은 멀쩡히 아나렌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 찌르셨나?” “……!” 아나렌 공주도 놀랐지만 옵저버가 되어 바라보고 있는 현진도 적잖이 놀랐다. 엘리넬의 왕자 보호 파워나, 아나렌 공주의 분노 파워로 나온 크리티컬 어택이라면 아무리 레벨이 높은 레이드란 공작도 날려버릴 수 있을 만한 강력함이 배어 있었다. 그런데 스테이터스 수치를 살펴보니 거의 멀쩡하다시피 한 것 아닌가! ‘훗! 놀랐냐? 하긴 엘리넬에게 만날 칼 맞아 죽었다는 한심한 놈이니 이런 것에 놀라지 않고는 못 배길 수밖에. 루시페리아R 기본 캐릭터들 순애루트 엔딩을 보면 얻을 수 있는 크리티컬 방지용 아이템이다. 결코 크리티컬이 뜨지 않지. 결과적으로 능욕을 쉽게 해 준다.’ 공략자 다운 발언이었다. ‘이봐 근데 내가 입력한 네 공략집에서는 그런 언급이 한 번도 안 나오던데?’ ‘너 바보냐? 베타버전에 심혈을 기울이게? 서점에서 10000원에 파는 섬마을김씨의 정말로 정확! 완벽 루시페리아R 공략법을 사서 봐! 부록으로 루시페리아 여성 캐릭터 브로마이드하고 팬시상품도 준다. 임마.’ ‘베타 버전이었냐…….’ ‘뭐 빚에서 까준다면 양도할 용의는 있다.’ ‘그건 나중에 얘기하고 플레이나 계속해 봐.’ 레이드란 공작은 아나렌의 목을 잡아 챈 뒤 그대로 번쩍 들었다. 그리고는 그녀를 이제는 올려다보며 말했다. “네 년이 발버둥을 계속 치겠다면 그때마다 저 놈들의 몸에서 신체 부위를 하나씩 떼어 주지? 어때?” “개 같은 새끼! 퉤!” “그래 마음껏 침도 뱉고 그래. 어이! 왕의 발을 잘라라!” “예!” 작두가 등장하고 묶여서 움직이지 못하는 센티온 국왕의 왼쪽 발이 그대로 잘려나갔다. “꺄아아아악!” 미나렌 공주와 그녀의 시녀 애니가 괴성을 질렀다. “아바마마!” “자꾸 앙탈 부려. 아주 좋은 구경 시켜 줄 테니까.” “……개소리 집어 쳐!” 하지만 여전히 아나렌 공주는 그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 “피식 별 수 없군. 어이! 지금 당장 가서 레온 기사단장을 데려와라.” “……!” 그제야 아나렌 공주의 표정이 흔들렸다. 현진 같이 어리버리한 레이드란 공작이었다면 이 상황에서 어찌할 바를 몰랐겠지만 새식이 플레이하는 레이드란 공작은 달랐다. 아나렌 공주의 약점이 무엇인지를 아주 잘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센티온 왕국 최고의 기사이자 후작인 레온 데트리히. 레벨 68의 센티온 왕국 최고수였지만 레이드란 공작에게는 상대가 되질 않았다. 센티온 왕국 최고의 선남이기도 했던 그는 비공식적으로 왕국 세 번째 고수이자 기사인 레벨 60의 아나렌과 썸씽이 있는 사이이기도 했다. 벌거벗겨진 채 온몸에 피딱지가 굳어 있는 레온을 데려오자, 아나렌 공주도 동요하기 시작했다. “자 다시 한 번 말해줄까? 벗어라.” “…….” “레온의 눈을 파내라!” “안 돼! 알았다! 벗겠어…….” 아나렌 공주가 입고 있던 갑옷이 쿵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왜 속옷은 벗지 않고 머뭇거리지?” “…….” “좋아. 일단 왼팔 하나 자르고 시작하지 검사에게 굳이 필요가 없을 테니!” 서걱! 레온의 왼팔이 잘려나가고 아나렌은 눈물을 머금으며 레이드란 공작에게 달려들었다. “이 나쁜 자식!” “패전국의 여성으로서 할 일이나 계속하시지. 아나렌 공주. 그리고 덤벼 든 대가로 이번에는 레온과 왕, 그리고 왕자의 귀와 코를 각각 떼겠다.” “안 돼에에엣!” “입이나 벌려라. 그리고 핥아라.” 아나렌은 눈물을 질질 흘리면서도 분노의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는 별 도리 없이 레이드란 공작의 거시기를 입에 물었다. 그리고는 이를 악물었다. 부디 잘려버렸으면 하는 염원을 담고서. “호오 깨물었나?” “……!” 원래대로라면 잘린다. 하지만 이 레이드란 공작은 음마선사로부터 강철의 남근술을 전수받아 그럴 위험 따위가 없었다. “별 수 없군. 남자 세 놈의 거시기를 똑같이 잘라 줘라.” ‘무서운 새끼.’ 현진은 새식이 정말 무섭다고 느껴졌다. 사실 현진이 이 상황에서 플레이를 했다면 결코 저렇게 나갈 수가 없었을 것이다. “어쩔 건가? 아나렌. 훗. 네가 이제 왕가의 핏줄은 이어지지도 않을 테고 네가 흠모하던 레온 데트리히 후작 역시 쓸모없는 인간이 되어버렸군. 뭐 더 이상 앙탈을 부린다면 이 다음에는 미나렌에게 불똥이 튀겠지만 말야.” “웃기지 마! 그런 것 따위 없어도 레온님과 내 사랑은 변치 않아!” 피식. 새식은 이 말이 나오기를 기대했다. 그래야만 진정한 능욕의 세계로 이 여성을 인도할 수 있었으니까. “그런 것 따위 없어도 된다? 후후 멋진 대사야. 어디 그럼 내 것 맛을 보여주기로 할까?” 레이드란 공작은 본격적으로 아나렌 공주를 겁탈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저 대사를 듣기 위해서 공주 마음대로 플레이 하게 놔두고 공주와 관계가 있는 NPC들만 괴롭혔지만 이 대사를 들은 이상 힘을 놔 둘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침대에 자신을 눕힌 채 위로 올라 탄 레이드란 공작을 보고 아나렌은 발버둥을 쳤지만 도저히 레이드란 공작의 힘을 이겨낼 수 없었다. “싫어어어어어엇!!!” 어두운 궁성의 밤에 여인의 처절한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 쌍둥이 엣찌 하다가 시간 놓칠 뻔했네... 아 치한소... 쓰기 힘들다... 그리고 당연한 것은 이 이후 공작의 아나렌 공주 겁탈씬 묘사는 없습니다요. (이거 엄연히 15금이라고요!) TITLE ▶36249 :: 53. 해탈의 경지 섬마을김씨(lastride) 05-02-14 :: :: 12061 “어떤가? 아나렌.” “…….” 아나렌은 고개를 돌려 붉어진 얼굴을 가렸다. “레온의 목이 달려 있다. 사실대로 말해라.” “조, 조금은…….” 피식. 현진은 레이드란 공작의 한판을 보고서는 할 말을 잊은 지 오래였다. 아나렌을 자신이 마우스 미연시 할 때의 반응처럼 완벽히 조교한 것은 물론이오. 미나렌, 시녀 애니, 그리고 심지어 기본 순애 공략 캐릭터 메르피와 리즈엘까지 아나렌 공주 능욕에 끼워 맞추어 범했던 것이다. 기구와 손가락, 그리고 기타 여성들을 잘 사용해서 했던 5대 1 밤샘정사. 더군다나 원래대로라면 후반부 캐릭터를 능욕함으로서 호감도가 떨어져야 하는 리즈엘과 메르피도 아나렌을 조교 하는데에 오히려 끼워 달라고 말할 만큼 호감도가 높았고 거기다 순애루트형으로 진행된 터였다. ‘어떠냐? 기본 캐릭터들은 순애 +능욕으로 후반부 순애 스토리를 볼 수 있게 함과 동시에 후반부 캐릭터들을 능욕해도 별 반 상관 하지 않는 질투성향 제로치의 이 여성들이? 네놈 어디 이렇게 해 볼 수 있겠느냐?’ 현진은 자만하고 있는 새식 앞에서 조용히 무릎을 꿇었다. ‘당신은 태양과도 같으신 미연시 만인지상의 지존이십니다. 그동안 못 알아 뵌 것을 송구스럽게 여기며 사죄드리겠습니다. 앞으로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미쳤냐?’ 갑자기 웬 쌩쇼야 라는 듯한 표정으로 보는 새식이었지만 현진은 정말로 그가 존경스러워 보였다. ‘기본 캐릭터들은 순애에 능욕을 합산한 공략을 해 줘야만 이렇게 후반부 캐릭터들을 능욕하더라도 호감도가 떨어지지 않아, 레이드란 공작은 정말 이 성합을 단순히 좋아하고 즐기는 것뿐이란 인식을 갖게 되거든. 진짜 그의 사랑은 자기뿐이란 걸. 아는 거지. 물론 응응응을 할 때마다 후반부 캐릭터와는 다르게 다정하게 대해 줘야 하고 말야…… 자 아직도 두 루트 동시로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 현진도 대략 눈치 챌 수 있었다. 새식이 이렇게 보여 준 것은 지금의 어리버리한 플레이 내역으로는 결코 순애 + 능욕 플러스로 갈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 준 것이었다. 크리티컬 방지 아이템도 없고, 무엇보다 이미 진행할 대로 진행을 해 버렸다. 이제 남은 것은 정말로 기본 캐릭터 순애루트와, 후반부 캐릭터 능욕루트 둘 뿐이었다. ‘어때 지금쯤이라면 선택의 기로에 설 수 있으리라고 본다. 왜? 이번에는 단순 순애로 여자 꼬시는 것을 보여줄까?’ ‘으음…….’ 솔직히 단순 순애로 여자 꼬시는 걸 봤다간 속이 터져 죽을 지도 몰랐다. 얼마나 보는 사람 염장을 지를 지……. 결국 현진은 오랜 시간동안의 고민 끝에 결론을 내렸다. ‘해탈……하겠다.’ ‘음……힘든 결정이었다. 하지만 잘 했어. 그런데 왜 그 결론을?’ ‘뭐 별 건 아니고 기본 캐릭터 순애엔딩을 봐야만 얻을 수 있다는 크리티컬 방지 아이템도 그렇고, 결정적인 건…… 네놈처럼 후반부 캐릭터들을 저토록 심하게 다루면서 능욕할 자신이 없다.’ 그랬다. 현진에게는 아무리 가상현실 속의 NPC에게라도 어젯밤 보았던 거와 같은 모진 행동을 할 수 있을 만큼 냉혹한 점이 없었다. 뭐 새식이 이놈은 저 상황이 실제였더라도 저렇게 할 놈이다만은……. ‘후 그래도 미나렌 공주나 쌍둥이 여기사들 같은 경우에는 조금 마음을 달래 주는 것만으로도 호감을 사서 자동적인 능욕을 할 수 있어. 지금 보여 준 아나렌 공주가 특별한 케이스일 뿐이지. 아나렌 공주 같은 경우도 이런 강경책을 쓰지 않아도 검사인 만큼 레이드란 공작에 대한 호감도는 애초에 매우 높고 말이야. 잘 만 하면 꼬실 수도 있을 거다.’ 그 말에 현진도 조금은 마음이 흔들리긴 했다. ‘순애루트로 가면서 그래도 몇 번 정도 후반부 캐릭터와 정사를 나눌 수는 있겠지? 한 두 번?’ ‘물론이야. 한두 번에서 네다섯 번 정도는 기본 캐릭터들의 눈에 안 띄는 곳에서 가질 수 있어. 뭐 네놈의 그 한심한 실력으로 그 타이밍을 잡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만.’ ‘좋아! 그럼 순애로 가겠다! 이전에도 한 번 이렇게 헤매면서 순애로 가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었는데. 이젠 바꾸지 않겠어!’ ‘훗. 잘 생각했다. 이제 진정한 해탈을 위한 내 수업을 약간의 시간을 할애해서 들어라.’ ‘수업?’ ‘그래. 기다려 보드라고.’ 얼마 안 가 현재의 화면이 사라졌다. 그리고 새로운 배경이 나타났는데 이번에는 현진이 레이드란 공작의 모습을 했고, 새식이 옵저버 캐릭터의 관찰을 하고 있었다. ‘불가는 해탈의 도를 닦는 종교이지, 모든 것이 인간의 욕심 등에서 온다고 생각하고 세속을 버린 채 모든 욕심에서 벗어나는 것이 불교다.’ “갑자기 무슨 불법강의냐?” ‘닥치고 들엇! 이 멍청아! 한 마디로 이 해탈을 하면 모든 강박관념과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소리다. 기필코 딱지를 떼기 위해 여성과 응응응을 하겠다는 강박관념. 그리고 그것으로 인하여 오는 고통과 괴로움. 모두 애초에 그런 욕심을 버린다면 아무 문제될 것이 없어. 나도 불가의 이치는 잘 모른다만.’ “뭔 개소리야?” ‘자아. 내가 백 번 얘기해 봐야 쇠귀에 경 읽기겠지. 이 맵은 내가 세이브 한 파일에 있는 건데. 아마 이제부터 여성들이 한 번 씩 들어와서 나를 범해달라며 유혹을 할 거야. 그것을 모두 해탈의 경지로 버텨보도록.’ “응?” 말이 끝남과 동시에 완벽한 여장을 한 아제룬이 그 긴 머리를 포니테일로 틀어 묶고서는 나타났다. “공작님.” ‘어라 아제룬 왕자 말투가 왜 이래?’ ‘순애루트 스토리를 말해 줄 수는 없다만 어쨌든 아제룬이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을 알아채고 공작과 사귀게 된다면 말투가 그 때까지의 게임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바뀌게 되지. 뭐 어색하게 생각하진 마. 그리고 아직 많이 남았어.’ 레이드란 공작의 뒤 그림자에서는 헬루나와 퓨리나 공주가 솟아 나왔고, 엘리넬과 메르피, 리즈엘 역시 옷가지를 거의 실오라기만 착용한 채 레이드란 공작이 있는 침실로 들어오고 있었다. ‘뭐, 뭐야? 이건?’ ‘최고 강력한 하렘형 엔딩. 기본 캐릭터 전체와 할 수 있는. 자 너의 퀘스트는 이거다. 옷을 벗고서 온갖 애무를 하며 달려드는 여성들을 부드럽게 거절하는 것! 알았냐? 그럼 시작한다!’ 꿀꺽. 침이 저절로 넘어갔다. 여성들은 모두 하나같이 미소짓는 얼굴로 레이드란 공작의 아랫도리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스르륵. 그다지 걸친 것도 없었다만 여자들의 옷가지는 순식간에 땅바닥으로 흘러 내렸고 현진의 얼굴 앞에는 갈라진 엉덩이 아래로 여성의 XX가 보이는 리즈엘의 엉덩이가 눈앞에까지 들어왔다. 레이드란 공작이 입고 있던 옷가지도 전부 벗겨졌다. 그리고 몇 명은 경쟁적으로 레이드란 공작의 그것에 붙었으며 나머지 밀려난 여성들은 서로 음란한 백합쇼를 보이며 레이드란 공작을 유혹했다. 여체의 지옥에 휩싸여 버린 현진. 그러나 맨살과 맨살이 닿는 그 감촉은 지옥이라고 하기 보다는 천국이라 하는 것이 옳았다. 이대로 그냥 여자들에게 몸을 맡기고 화끈한 정사를……! 헤벌쭉. 그렇게 현진은 자신에게 무작정 돌진해오는 여자들에게 몸을 던졌다. ‘컷! 이 멍청아! 계속 그러고 있으면 어쩌자는 거야!’ 허나 그런 것도 잠시 바로 게임 화면이 멈추고 현진은 회색으로 굳어 버린 가상현실 세상 속에서 그 어리버리한 표정을 잊지 않고 고개를 흔들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멍청한 놈! 통각수치 맥스로 해놓고 채찍으로 한 번 맞아 볼 테냐? 응? 내가 달려드는 여자들하고 응응응 하라고 했냐? 아님 거절하라고 했냐? 이 새끼가 하여간! 또 지랄하면 아주 그냥 SD폴더째 박살내 줄 테다!’ 새식의 으르렁대는 협박에 현진은 별 수 없이 찌그러졌다. ‘자 다시!’ 그렇게 현진의 해탈 특훈이 시작되었다. 퍽! “이 멍청한 새끼! 지금이 몇 번째냐! 앙! 남이 플레이 해 놓은 여자들이 달려드니 좋냐? 앙! 그래가지고서 어디 순애루트 갈 수 있겠어? 미나렌이나 아나렌이 하자고 덤벼들었다가 공략해 놓은 순애루트 캐릭터가 갑자기 들어와 그 장면을 보고 오해하면 어쩔 거야? 어지간하면 좀 하란 대로 하란 말야!” 맞고만 있기 억울했던지 현진도 벌떡 일어서서 외쳤다. “야 임마! 내가 너냐! 나는 아직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여자가 오면 도저히 뿌리칠 수가 없단 말이다!” “그런 자식이 왜 순애 루트는 간다고 해서 지랄이얏! 아니 능욕 루트도 나처럼 할 수 없으니 못 간다고 했지? 이런 병신 시뷁같은 자식! 너 그냥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 접고 이전처럼 DDR이나 X빠지게 해라 썅놈쉑아!” “크으!” “존말할 때 다시 해 멍청아! 또 헛짓거리만 해 봐라. 아주 그냥 죽여 줄 테니까.” 그렇게 맞고 터지고 깨지고……죽음의 특훈을 받는 현진이었다. 실패할수록 현진의 몸에는 상처가 늘어났다. 이전 노예 교육에서 그 지독한 여왕님의 채찍조교를 해 줬을 때의 그 끔찍한 기억이 새삼 다시 일어날 정도의 심각한 구타였다. “끄허어어억!” “다시 해!” 삽자루가 현진의 머리통을 내리쳤다. 뎅! “다시!” “쿠헉!” 상처가 하나 씩 늘어날수록 현진은 이를 악물고 여성들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누구 하나 미소녀 아닌 이 없는 가상현실의 미소녀들. 그런 그녀들의 나체어택 유혹을 막는 것은 어지간한 무림 고수더라도 힘들 수밖에 없겠지만 새식에 의해 죽음의 두려움과 구타의 고통을 맛봐야 했던 현진의 실력은 점점 나아져 가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왕자님. 오늘은 제가 조금 피곤하군요.” “리즈엘 씨 몸을 조금 더 소중히 여기도록 하세요.” “메르피. 넌 아직 어리단다. 굳이 지금 하려고 나설 필요는 없어.” “공주님. 제가 원하던 공주님의 모습은 이런 게 아니었습니다.” “당신답지 않아요. 에이디아 씨.” “헬루나 오늘은 그만 둬 주지 않겠어?” “엘리넬 경. 지나친 음욕은 기사의 정신에 피폐함을 가져온다네.” 하나, 하나 여성들을 뿌리치던 현진. 그러나 엘리넬은 오히려 공작에게 더더욱 달려들었다. “상관없어요. 공작님. 전 이미 기사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여자에요.” ‘웁스! 또 실패닷!’ 엘리넬의 집요함에 또 다시 한 번 실패해 버린 현진. 가상현실 속 세상이 다시 멈추고 현진은 또 다시 이어질 새식의 구타에 몸서리를 떨었다. “축하한다. 너는 이제 해탈의 경지에 반 정도 다다랐다.” 그러나 이어진 것은 새식의 축하였다. 비록 해탈의 경지에 반 정도 다다랐다는 애매모호한 축하였지만 구타가 아닌 축하임은 틀림없었다. “시, 실패했잖아?” “그래도 이 정도면 양호한 거야 임마. 10년 도를 닦은 지족선사가 고작 황진이란 한 기생에게 파훼된 사례도 있는데 20년 동정을 지켜온 네놈이 완벽한 미소녀들을 상대로 이 정도까지 버텨낼 경지에 이르렀다는 건…… 훗 어차피 네놈은 저런 완벽 하렘형 스토리로 갈 수는 없을 테니까. 일곱 중 여섯을 물리칠 경지라면야. 안심해도 되겠지.” 사람 너무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무시당할 만 하니까 라고 애써 위안하며 현진은 반색하며 물었다. “정말이냐?” “물론이야. 엘리넬 같은 경우는 순애루트 중에서도 후반부에서야 응응응을 하는 경우에 속하는 데 그때까지 금욕하고 살아와서 인지 꽤나 집요하다고. 그 정도 수치로 나타나지 않는 것 정도는 미리 알아둬. 도움이 되니까.” “흐음.” 새식은 가방에서 또 무언가를 꺼냈다. 꺼낼 때마다 별 게 다 쏟아져 나오는 가방. 현진은 이번에는 뭐가 나올까 기대되었다. “자 받아라.” 섬마을김씨의 루시페리아R 상세 명확 공략집이었다. “여기에 내 모든 노하우와 루시페리아R의 거의 모든 것들이 수록되어 있다. 물론 무궁무진한 엔딩이 존재하는 루시페리아R 이지만 이것을 독파한다면 아주 쌩뚱맞은 엔딩이 아닌 이상은 거의 모든 비밀등이 수록되어 있다. 조선시대 천자문을 독파하고 떼듯이 읽고 마스터 한다면 루시페리아R도 그다지 어렵지는 않을 거야.” “어 고맙다.” “빚에서 2만원만 까!” “…….” “후우! 뭐 난 이만 가 봐야 겠다. 네놈 집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소비했다. 잘 있어라.” 새식은 짐을 챙긴 뒤 어지간히 바쁜 듯 인사도 받지 않고서 나갔다. 현진은 돌아가는 그를 문 밖까지 배웅한 뒤 곧바로 돌아와 SD폴더를 다시 가동했다. “킥킥킥! 해탈? 지랄 옆차기를 해라! 나는 네놈이 주고 간 세이브 파일로 7대 1이나 하련다.” 현진은 그렇게 7대 1로 여성들에게 몸을 맡겼다. “후. 분명. 내가 준 세이브 파일로 7대 1이나 해 보고 있겠지.” 한참 역을 향해 걸어가던 새식은 현진의 집 쪽을 바라보고서는 웃음을 터뜨렸다. “멍청하긴……내가 조교해 놓은 여성 캐릭터들을 네놈이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지. 하긴 그런 그녀들을 능욕할 수 있다면야. 고생할 필요도 없었겠지만 큭큭큭!” 현진은 SD폴더2를 종료시키고 나서 방 한구석에 쪼그려 앉은 채 검지손가락으로 방바닥에 그림이 남지 않는 그림을 그렸다. ‘공작님? 공작님이 아니신 것 같아요.’ ‘저 공작님 이거 밖에 못 하세요?’ ‘왠지 오늘은 하기가 싫네요.’ 자꾸만 여성들의 대사가 머리를 쑤셨다. “…….” 지존 김새식이 길들여 놓은 여성들을 진짜로 상대하기란 여간 힘들고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의 막강 테크닉에 익숙해 진 그녀들은 덤벼 들 때는 언제고 하나 둘 씩 몸을 일으켜 레이드란 공작을 떠났고 각자 현진의 가슴 속을 쑤셔서 완전히 헤집어 놓는 결정타 대사를 한 방씩 날렸다. 새식의 해탈하라는 종용도 한 귀로 흘려보냈던 현진. 하지만 이토록 피폐하게 당하고 나니 정말로 정신을 차렸다. “그래……해탈하겠다. 이제…… 속세 따윈 정녕 버리겠다.” 주먹을 꽉 다 쥐며 천장을 바라보며 맹세하는 현진이었다. TITLE ▶36311 :: 54. 버그발발 섬마을김씨(lastride) 05-02-15 :: :: 13076 “이봐 무슨 일이야!” 다급한 목소리로 남자가 외치자, 입구에 모여서 남자가 오기만을 기다리던 직원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자아 보호 시스템에 심각한 결점이 발견되었습니다. 네트워크 망을 이용해 상당 부분 버그를 잡긴 했지만 말입니다. 지금 회장님이 내려오셔서 급히 찾으십니다. 김 상무님.” “으음 알았어.” 그는 직원들의 말을 듣자마자, 급히 뛰쳐나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 바로 옆 SD그룹의 본 그룹 빌딩으로 달렸다. SD그룹의 본사는 그 빌딩의 크기만큼이나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고 있었다. 그는 급히 엘리베이터를 잡아타고 최상층에서 바로 1층 아래인 71층의 버튼을 눌렀다. 곧바로 71층에 도착한 초고속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그는 비서의 안내에 곧바로 바로 윗층에 있는 회장실로 향했다. 자동으로 열리는 회장실 문에 열린 안으로 들어간 그는 벽면이 전부 강화 유리창으로 되어 있어 전망이 좋은 서울 시내를 바라보고 있는 김석진 회장을 만났다. “도착했습니다. 회장님.” “음 왔나?” 70세의 김석진 회장. 하지만 그는 스무살 시절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젊음을 자랑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그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은빛의 눈은 여전히 고혹스러웠다. 그치만 전 세계의 경제를 주름잡는 SD그룹의 회장답지 않게 그에게는 경호원 한 명도 없었으며 회장답지 않게 복장은 가벼운 츄리닝 복장을 입는 등 온갖 파격적인 모습을 마다하질 않았다. 하기야 김석진 회장은 경호원이 없이도 저격 및 암살시도 수십 차례에서 무사했던 강한 사람이었다. 이전에는 원 샷 원 킬의 저격총을 머리에 맞고도 일어섰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을 정도로. “저기 자아 보호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고…….” “그래. 루시페리아R에서 치명적인 버그가 하나 발견되었네. 자아 보호 시스템뿐만 아니라 일부에서는 NPC 정보 제어 시스템까지 훼손되었다고 하더군.” 보통 초거대 기업의 회장 같으면 계열사의 문제에까지는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 다른 일들만 해도 바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SD그룹이 가지고 있는 핵심 기술은 대부분 김석진 회장의 아이디어와 기술이 가미된 것들이었다. 가상현실 시스템 역시 그랬다. “SD폴더2의 문제입니까? 아니면 루시페리아R 프로그램 자체 이상입니까?” “SD폴더2의 문제였다면 가상현실 사업부를 찾지 왜 자네를 찾겠나?” “그럼 루시페리아R 프로그램의 이상이란 말씀이시군요.” “그렇다네 하지만 시중 출시본이 아닌 회사 내에 테스트용으로 보급한 타이틀 에만 존재하는 버그일세…… 자네를 부른 이유는 자네가 미연시 사이트에서 활약하면서 혹시라도 자네가 가진 루시페리아R 의 오마케 파일 등을 옮기거나 하지 않았느냐 란 것을 물어보려고 부른 거야. 만약 그게 널리 퍼졌다면 전면 리콜을 실시해야 할 정도로 사태가 커져.” 오마케 파일이란 단어를 아는 김석진 회장의 모습에 역시 그도 소싯적에 엄청난 게임 폐인이었다는 게 이해가 갔다. “동영상 파일이나 CG파일에도 그런 버그가 옮는다면 리콜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건 단순 캡처고. 자네는 미연시 게임 개발부 총괄하는 사람이 그런 것도 모르나?” “……그랬습니까?” “다른 파일로 버그가 옮는다면 그것은 오마케 파일 외에는 없네. 시스템 파일은 애초에 추출 못하게 락이 걸려있으니까. 혹시 오마케 파일 누구한테 전송한 적 있나?” “오마케 파일 전송은 한 적 없습니…….” 없다고 대답하려고 했지만 오늘 만나고 온 친구가 문득 생각났다. “왜 거기서 멈추나? 김 상무?” 말을 갑자기 끊는 모습에서 김석진 회장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리고 김석진 회장의 눈꼬리와 입꼬리가 말아져 올라갔다. 김석진 회장의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에 그는 얼떨결에 대답했다. 겉으로 보기엔 저게 미소지만 알고 보면 이것은 죽여버릴 수도 있다는 김석진 회장 특유의 협박의 표시다. “아! 그러고 보니까. 고교 동창 친구 한 명이 먹으라고 준 여자도 못 먹는 등 하도 멍청한 짓을 하길래. 갸한테 깔아주고는 왔습니다요. 아하, 아하하.” 뒤통수를 박박 긁으며 어색한 웃음을 짓는 김 상무. 김석진 회장의 얼굴이 무섭게 굳었다. “지금…… 짤리고 싶어 환장했나?” “아, 아뇨 그리고 어차피 오마케 파일 올렸으면 짤랐을 거 아닙니까?” “그건 그렇군. 하지만 그 친구가 그 오마케 파일을 다른 곳에 전송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솔직히……장담 못하죠.” 김석진 회장의 몸에서 몸이 얼어붙을 것만 같은 공포스러운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죽고 싶나?” 진짜 죽을 수도 있었다. 몇 년 전 한 간부가 김석진 회장의 이 살기를 정면으로 받았다가 심장마비를 일으킨 사건이 있었는데 이 이후로도 가끔 김석진 회장의 노기를 샀다가 심장마비로 쓰러졌던 직원들이 몇 있었다. 경찰 수사로도 단순 심장마비사로 단정지어졌지만 다른 이들도 김석진 회장의 살기를 정면으로 받으면 심장이 조이는 듯한 통증을 받은 적이 있기에 사내에는 이미 범인이 김석진 회장일 거라고 쑥덕대는 분위기였다. “아, 아뇨.” 잔뜩 겁먹은 그의 모습에 김석진 회장은 살기를 거두어 들였다. “후우 뭐 그럼 일단 민간에는 그 자네 친군가 하는 사람에게만 있다 이 말이겠지?” “아마도 그럴 겁니다.” “자네 총괄인 미연시 개발 사업부에서 철저히 더 이상 어디로 퍼지지 않았는지 조사하고 자네 루시페리아R에도 신 패치를 깔도록. 그리고 혹시 모르니 교묘하게 다른 패치에 집어넣어서 자아 보호 시스템 강화 패치를 집어넣어 인터넷에 유포시키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회장님. 그럼 그 친구는 어떻게 할까요?”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주지.” “예에?”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앤다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순식간에 굳은 그의 얼굴을 본 김석진 회장의 표정이 펴졌다. “농담이야.” “아하하하 역시 회장님은 재미있으신 분…….” “그런데 의외로 나쁘진 않은 작전이라고 생각 돼.” “저 회장님…….” 하여간 변덕스러운 인간이다. 한 기업을 이끄는 회장은 한 가지 일을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추진력이 있어야 하는 법인데 김석진 회장의 우유부단한 스타일은 가히 좋다고 볼 수는 없었다. “왜 그러나? 낙하산 김 상무.” “말은 바로 하시죠. 처음부터 제가 상무였습니까?” 그는 뛰어난 인재였다. 특히 미연시 업계 쪽에 발을 들여놓으려는 SD소프트에서는 최고로 평가받는. 실제 치한소아과와 루시페리아R은 그의 손에서 시나리오까지 모조리 제작되었으며 처음에는 낙하산으로 SD소프트에 취직했다면 그 낙하산의 신적인 능력을 인정받아 SD소프트 미연시 개발사업부를 총괄하는 직위에까지 올라선 보기 드문 젊은 인재였다. 최근 들어 미연시 개발사업부의 미연시 게임 수익이 다른 게임 순수익을 압도하기 시작하고 거기다 김석진 회장의 손자라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SD소프트를 물려받을 차기 주자로 우뚝 서고 있기도 했다. 특히 입사 전에는 손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미연시 게임 개발부 초창기에 미연시 시나리오 원고를 투고하여 발탁되었다는 일화는 사내에 유명했다. “그건 그렇고 아무래도 그놈한테도 패치를 깔라고 해야겠죠?” “아니. 그건 모른 척 하도록 하게.” “예? 왜요? 혹시라도 무슨 이상이라도 생겼다가는 온갖 비난이 SD로 쏟아진다고요.” “……하나쯤은 실험의 희생양이 되는 것도 나쁘진 않겠나? 언론이야 몇 푼 쥐어줘서 입을 틀어막으면 되는 거고 말야. 과연 자아보호와 NPC의 의식장벽이 무너진 가상현실에서 과연 어떻게 행동할지 궁금해지지 않나?” “버그가 안 옮겨졌을 가능성이나 발발을 안 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되면 그냥 일이 없는 척 하고 넘어가면 되지.” “속 편하십니다. 회장님.” 그는 김석진 회장을 비꼬는 투로 말하다가 문득 뭔가가 생각났는지 손바닥을 쳤다. “모기라도 나타났나?” “아뇨! 그러고 보니 아마 그 친구가 가지고 있는 건 SD소프트 미연시 출시기념 행사 때 평생 고객 등록으로 받은 게…… 회사 내에서 몇 개 보유하고 있는 타이틀을 보낸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이미 버그가 발발한 타이틀을 가지고 게임을 하고 있었을 수도…….” “그럼 이미 발발했을 수도 있겠다는 소리로군.” “그럴 테죠.” “김 상무. 그 자네 친구라는 놈을 항시 주시하도록. 가상현실 출시할 때 임상실험은 끊임없이 해 봤지만 별로 재미있는 반응이 나온 놈은 없었어. 여차해서 일이 터지면 언론의 입은 내가 막을 테니까.” “하지만 너무 위험하지 않습니까? 아무리 그래도 그건!” 그가 따졌지만 김석진 회장은 들은 척도 하지 않은 몸을 돌려 차창 너머를 바라보며 넌지시 말했다. “약간 위험할수록 인생은 재밌는 법이니까.” 완벽한 해탈의 도를 깨우치진 못했지만 어느 정도 해탈의 경지에 든 현진. “이제부터는 순애루트다!” 그동안 지지리도 사람을 괴롭혀왔던 해안가 휴양지 이벤트는 다 끝났다. 이제 루시페리아에서 온 전령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본격적인 왕국 내전으로의 돌입이 시작된다. 돌아갈 채비를 하며 짐을 싸고 있는 레이드란 공작 일행. 그러던 차 마차 앞에 올라타려는 공주와 말에 타려는 왕자 일행은 숲속에서 엄청난 먼지를 일으키고 달려오는 무언가를 볼 수 있었다. “뭐지?” 많은 레벨을 올린 검사 클래스의 아제룬 왕자와 엘리넬은 각각 검을 뽑아들고서 신경을 주시했다. 하지만 레이드란 공작 현진은 긴장감이 있을 턱이 없었다. ‘하암 빨리 오기나 하시지 전령 씨.’ 말을 타고 달려오던 전령은 레이드란 공작 일행을 보고서 말에서 멋지게 뛰어내렸다. 그 순간. 팟! “어라?” 갑작스런 튕김현상에 현진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리고는 대번에 그의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왔다. “이런 망할 SD! 버그가 없긴 개뿔이! 갑자기 튕기기나 하면서!” 가상현실 게임에서는 아직까지 버그가 발견된 적이 한번도 없었다. 하지만 SD폴더의 전원이 나가거나 한 것도 아니니 정전일 턱은 없을 테고, 아니면 뭔가 뇌파에 미칠 악영향을 게이머에게 끼치지 않기 위해 SD폴더 내 자체에서 종료를 시켰을 수도 있지만 현진은 대번에 버그이야기부터 튀어나온 것이다. 현진은 단순한 욕설을 내뱉으면서 다시금 루시페리아R을 실행했다. 그 갑작스런 튕김 이후 이렇게 바로 게임을 재실행하는 것이 그의 운명을 바꿔놓을 줄은 꿈에도 상상치 못한 채……. “큰일났습니다. 아제룬 왕자님! 레이드란 공작님!” 포트키의 병사 옷을 입은 전령은 말에서 뛰어내리자마자, 자기네 국가의 공주는 본체만체하고 레이드란 공작 앞에서 다급히 말했다. 현진이야 뭐 다 알고 있었다만 병사의 말에 뭔가 이상한 분위기라는 듯 장단을 맞춰주었다. “무슨 일이길래. 그리도 헐레벌떡 거리는 건가?” “센티온 왕국이 루시페리아와의 종속 관계를 파기하고 기사단장 레온 데트리히 후작을 필두로 군대를 총 동원하여 1왕자파의 랭카르터 백작령으로 밀고 들어오고 있다는 속보입니다. 아제룬 왕자님과 레이드란 공작님은 속히 루시페리아로 돌아와 달라는 파이로스 백작님의 전보입니다.” “센티온 왕국이? 외세의 침입이라면 아무리 내전이라지만 국내파들이 힘을 합쳐 막아내야 할 것이 아닌가? 제르난드 후작 측의 반응은?” “파이로스 백작령과 랭카르터 백작령 등 대표적인 1왕자 파의 영지가 뚫리지 않자, 외세의 힘까지 끌어들인 모양입니다.” “무엇이!” 아제룬은 그 누구보다도 노한 표정을 지었다. 엄연한 왕위싸움인 내전에 외세를 끌어들이다니! 비록 속국의 도움이기는 하였으나, 역사 상 얼마나 많은 나라들이 내전에 외세를 끌어들였다가 그 외세에게 뒤통수를 맞아 나라를 잃었던가? 그런 과오를 되풀이 하다니! “아무래도 그들을 막으려면 포트키가 아니라 여기서 바로 왕국으로 귀환하셔야 겠습니다. 왕자님. 왕자님이 돌아오시는 것만으로도 우두머리가 복귀한 군은 크게 사기가 오를 것입니다.” “음 그래야 할 것 같구려. 공주 그대가 왕께는 대접 고마웠다고 전해 주시구려.” “저!” “무어요? 공주.” “왕자님을……따라가면 안 될까요?” “무슨……. 아니 되오. 공주. 우리는 지금 전장으로 떠나야 할 판. 공주를 그런 곳으로 데려 가다니.” “저도 어느 정도 싸울 줄은 알아요. 그러니 어떻게 안 될까요? 네?” “공주님. 이건 저희 루시페리아 왕국의 문제입니다.” 엘리넬까지 나서서 공주 일행을 말렸다. “아니 됩니다. 연약하신 레이디들께서 전장에 나서시겠다니요. 왕께 허락도 받지 않은 일이시지 않습니까?” “그래도. 저기 정말 어떻게…….”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공주. 하지만 여기사들도 아닌 이들을 데리고 가 내전이 한창인 루시페리아 왕국 전장 앞에 내세울 수는 없는 노릇 (물론 상식적으로나 그런 것이지 실제는 아니다. 오히려 NPC 병사들보다 공주 일행이 훨씬 잘 싸우므로 전쟁에 확실한 도움을 준다) 아니던가? 아제룬은 곤란한 듯. 현진에게 물었다. “공작. 공작은 어찌 생각하시오?” 실제로는 아주 많은 도움을 주지만 형식상으로는 여성들에, 공주인지라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공주일행. 여기서 현진의 선택에 따라 여러 분기가 갈릴 수 있었다. 퓨리나 공주는 공략이 매우 쉬운 케이스로 순애 능욕 모두 수월했지만 그녀와 이어져 버릴 경우 다른 여성 캐릭터와의 동시 공략 등이 불가능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다고 그녀를 떼어 놓으면 공주의 호위인 나머지 캐릭터들이 주인공을 따라올 명분이 없어지므로 아제룬과 엘리넬 순애 루트와 후반부 캐릭터 능욕 루트로 가기는 매우 쉬워질지 몰라도 나머지 기본 캐릭터 공략은 불가능해 지는 것이다. 거기에 잘 키워 둔 동료들이 사라지므로 전투가 어려워진다는 단점도 있다. 반대로 공주 호위 일행의 레벨이 매우 낮다면 후반의 빡센 전투를 대비해 가지치기하는 심정으로 잘라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어디까지나 RPG미연시이기 때문에 아무리 연애를 잘 하고 이 여자 저 여자 잘 꼬셔 놓아도 전투에서 패배하면 답이 없었다. 아직 연애를 택할 대상을 찾지 못했고, 퓨리나와 메르피를 잘 키워 놓은 현진의 경우에는 데리고 가는 것이 훨씬 나았다. “데리고 가도록 하시지요. 왕자님.” “하지만 공작!” 그러나 아제룬 왕자는 여자들을 데리고 가는 것이 영 못마땅한 듯 했다. 현진은 새식이 주고 간 공략집 대로 왕자를 조금 으슥한 곳으로 데리고 가 말했다. “공주를 데리고 가면 유사시 포트키의 병력을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질로서의 가치도 매우 뛰어납니다. 그러니 그냥 데리고 가시지요.” “으음. 그렇구려. 알았소. 공작. 공주 일행도 함께 데리고 가겠소.” 역시 섬마을김씨 김새식의 정식 출판 공략집 다웠다. 왕자가 너무나도 쉽게 납득하지 않는가? 휴양과 초반부가 끝나고 이제 본격적인 왕국 내전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TITLE ▶36411 :: 55. 최강 수위복 섬마을김씨(lastride) 05-02-16 :: :: 13632 대학 내 캠퍼스 안경을 쓰고서 책에 몰두하고 있는 한 사내가 있었다. 그 남자 본래의 어딘가 지저분하고 어리버리한 인상이 모두 사라지고, 책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모습은 뒤에서 후광이 비치다 못해 반짝거렸다. 흡사 엘리트 법대생이 공부를 지속하는 장면이랄까? 몇몇 여자들은 다가가도 볼까? 하며 얼굴을 붉히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가 읽는 책의 겉표지를 본 여자들은 할 말을 잊었다. 섬마을김씨의 완벽 루시페리아R 공략집. 겉표지는 19금 게임의 공략집 답게 나신의 여성이 그려져 있어, 제목을 보지 못하면 플레이X이 나 펜X하우스, 선X이 서울, 허X러 등의 포르노 잡지로 오해할 소지가 다분했다. 그래도 책을 무릎 위에 눕히니 겉표지가 보이지 않아, 나중에 온 사람들도 그를 힐끗 힐끗 쳐다보았다. 안 그래도 그다지 나쁘게 생기지 않은 호감 가는 얼굴에 그 표정은 의지에 가득 차 있으니 약간 멋있게 보인다. 그렇게 한참 책을 보던 남자는 공부하던 것을 되새기려는 듯 책을 소리내어 읽기 시작했다. 무슨 내용일까? 귀를 기울이던 이들은 곧 얼굴의 반쪽이 명암으로 검어졌다. “리즈엘 붉은 팬티 속옷, 에이디아 파란 색 속옷, 메르피 노출수치 높을 경우 안 입혀 됨. 퓨리나 공주 동물 및 분홍색 팬티, 아제룬 남장인 주제에 고급스런 레이스 속옷. 엘리넬 의외의 끈이나 표범 무늬 등의 대담한 것을 좋아하는 편…….” ‘변태!’ ‘변태닷!’ ‘변태였어!’ 순식간에 남자의 인상은 변태로 박혀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책을 읽으면서 여성의 팬티 속옷 성향이나 외우고 있다니 저런 것이 변태가 아니고 무엇이라 하겠는가? 그러나 그러거나 말거나 남자는 지속해서 온갖 것들을 외우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의 입에서는 심지어 기구, 남근 등의 낯 뜨거운 말까지 튀어나왔다. 사람이 저렇게 여럿 꼬일 줄 모르고서 외우고 있는 거겠지만 어쨌든 제 무덤은 팔 대로 다 파는 현진이었다. 뚜둑! 뚜둑! 현진은 손가락을 뚜둑거렸다. 포트키 남부 루시페리아 국경도시 알벤에 도착한 일행들. 레이드란 공작령에서 도주했을 경우에는 몬스터들의 숲 살레드리안을 통과해야 했지만 포트키 최남단의 해안가에서 출발하여 현재의 목적지인 1왕자파의 우군 랭카르터 백작령에 가려 할 경우 이 알벤을 거쳐야 했다. 설정상 알벤은 루시페리아와 포트키 그리고 유노테스 제국. 이렇게 삼국을 연결하는 요충지로 포트키 왕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데다가 두 대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상주 병력도 매우 많았으며, 세 국가가 맞닿아 있다 보니 교역 또한 매우 활발하여 못 구하는 게 없다고 소문(공략집에 나옴)난 도시였다. 뭐 말은 그렇게 한다만은 본격적으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질 중반부에 대비한 장비를 맞추라고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만든 계획도시이다. 휴양을 어느 곳으로 가든 루시페리아로 되돌아가기 위해선 이 알벤 시를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알벤의 영주 관저에 묶게 된 레이드란 공작 일행. 그런 그들에게 포트키 국왕이 내린 자금 100골드(실버화로 10만 실버)가 내려졌다. 마음껏 사서 장비 맞추라는 소리다. 죽음의 평원에서 좀비의 납이빨 노가다를 하며 얻은 엄청난 자금만 해도 100만 실버에 육박하는 이 때에 10만 실버라는 엄청난 지원금은 그다지 눈에 받히지도 않았다. - 호감도가 높은 여성에게는 무엇이든 선물하면 잘 입고 씁니다. 머리 염색을 시키거나 헤어스타일 변환도 가능하지요. 마침 미용실, 의상실, 성인용품점, 무기점, 도구점 모두 이 알벤 시에 있고 알벤 시 야시장과 암시장에서는 구하기 힘든 희귀 아이템들도 얻을 수 있습니다. 희귀 아이템들을 얻는 것은 알고 있었다면 미용실, 의상실 등은 루시페리아R에서 처음 생긴 것으로 그다지 익숙치 못했다. 아직 섬마을김씨 놈이 지은 그 난해한 공략집도 다 못 외운 터라, 현진은 일단 미사의 설명에 충실하기로 했다. 여성 캐릭터들에게는 1골드 씩 쥐어주고 일단은 혼자서 나온 현진은 일단 은행부터 찾았다. 현실과 비슷한 게임인지라 수많은 아이템들을 전부 들고 다닐 수가 없는 노릇. 은행에 맡기고 대륙 전체 맵에 존재하는 보관함 상자에서 찾아서 써야 하는 한정적인 아이템 보관능력의 루시페리아R 그 중 도시에서는 은행을 이용해야만 맡긴 아이템을 찾을 수 있었다. “어디 보자.” 좀비의 납이빨 하나를 얻기 위해 죽음의 수련을 하며 얻은 온갖 언데드 몬스터들의 아이템들. 현진은 그 중 쓸만한 것들만 추렸다. “본 메일이라……이거 쓸만해 보이는데?” 데스 나이트에게서 떨어지는 사람의 갈비뼈 모양으로 생긴 외골격 뼈 갑옷. 찌르기 공격에 취약이라는 단점이 있긴 했지만 베기 공격과 마법 방어력에 탁월한 효과를 자랑하는 이 갑옷은 속에 속옷을 입을 수 없이 여기저기 구멍이 숭숭 빈 뼈 사이로 여성의 알몸이 보이는 레어 급 아이템이었다. 노출도 수치 일정치 이상인지라 암흑속성 퓨리나에게 알맞았다. “어디 다른 거…….” 뱀파이어릭 세이버 등 몇몇 레어와 유니크 아이템을 꺼낸 현진. 언데드 몬스터들을 잡아서 나온 것이라 그런지 무기나 기타 아이템은 좋았으나 옷과 장신구라고는 괴상쩍은 해골 투구와 사신의 복장 하나 뿐. ……저런 걸 입혀서 뭘 어쩌자는 거냐? 대충 쓸만한 검과 사신의 낫 한 자루씩만 들고 나선 현진은 다음 코스로 속옷 가게를 찾았다. 속옷은 최종 방어구이긴 하지만 방어능력이 형편없이 취약해서 그저 H씬 때 다양한 CG촬영용으로만 쓰였다. 그래도 선물용으로는 만점이었다. 속옷 가게에 들어간다는 것이 어쩐지 모르게 쑥스럽기도 했지만 해탈의 경지에 반 정도 오른 심신 정화 내공을 통해 현진은 별 반 떨지 않고 속옷 가게에 들어갔다. “어서 와유.” 푸짐해 보이는 아줌마가 현진을 맞이한다. - 강제 추행 시스템이 발동되었습니다. 미사의 메시지. 펑퍼짐 아줌마 취향의 놈들도 있나 보다 생각하던 현진은 곧이어 이어진 미사의 경고에 칼을 다잡아야 했다. - 공작님 쪽에서 발동된 게 아니라 저 NPC 아줌마 쪽에서 발동된 겁니다. “…….”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한 마디로 저 아줌마가 자길 덮친다는 소리 아닌가? NPC 정보를 통해 열람한 내용으로 보니 레벨은 매우 낮았지만 최강 스킬 펑퍼짐한 몸매로 깔아뭉개기에 당할 경우 결코 그녀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특이사항이 기재되어 있었다. “니미!” 갑자기 안으로 들어가던 아줌마가 갈아입고 나온 옷은 블라우스 형 속옷. 현진은 속옷 사기는 때려치고 바깥으로 나가야 하나 라고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렇지만 그런 현진에게 구원자가 나타났다. “어머 공작님!” “아 퓨리나 공주님!” 이 여자가 이리 반가워 보이기는 처음이었다. 세상 위에 네모난 표식에서 빨간 불이 반짝거리던 강제 추행 발동이 사그라들었다. “저 여긴 무슨 일이십니까?” - 바보신지……여성 속옷 가게에 여자가 왜 왔는지도 모르십니까? 미사 요건 새식이 놈을 만나고 난 이후부터는 연속해서 게임 플레이 중 한숨을 쉬는 등 주인에 대한 불만이 물씬 커졌다는 느낌이 들고 있었다. 그래 나 테크닉 없다! 어쩔래! 새식이 놈한테 가서 잘 먹고 잘 살아라! 망할 인공지능 같으니. “당연히 속옷 사려고 왔죠. 그치만 에이디아나 리즈엘 들을 데리고 오면 제 취향에는 안 맞게 이상한 것들만 골라서 주길래 오늘은 몰래 혼자 왔어요……저 혹시 레이드란 공작님께서 제 속옷을 골라주시지 않으시겠어요?” “아니 남자인 제가 어떻게 여성분이신 공주님의 속옷을…….” 공주는 얼굴을 몹시 붉히면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공작님의 마음에 드시는 것이라면 어느 것이라도 좋아요…….” “헹!” 쿵! 속옷 가게의 카운터를 보던 우리의 욕구불만 펑퍼짐 아줌마는 이런 염장질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었던지 남들 다 들리게 코를 오사지게 푼 뒤 가게 내실로 들어가 버렸다. 아줌마가 들어간 뒤 카운터는 주근깨가 조금 심한 갈색머리 아가씨가 맡았다. 레이드란 공작과 퓨리나 공주의 사랑파워로 막강 욕구불만 아줌마를 무찌른 것이다(?). ‘흠……외웠던 대로라면 동물 같은 게 그려진 귀여운 속옷과 분홍색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말야. 이 여자는 조금 호감도를 떨어뜨려 놓을 필요가 있으니 그래 어디 저거 한 번 입혀보자!’ 괜한 노출도를 더 높이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그래도 완벽 끈 팬티라면 꼭 한 번 쯤은 입혀 보고 싶었던 것이다. “저 이거…….” “어맛! 정말요?” “아 그냥 한 번 입어보시죠.” 그러자 공주는 얼굴을 붉히면서도 훌렁 훌렁 옷을 벗어 제쳤다. 아니 지금 뭐하는 거야! 탈의실 안 들어가고! 해탈의 경지가 아직 완벽하지 않단 말이다! 현진은 급히 카운터를 보는 주근깨의 아가씨에게 물었다. “저 탈의실 없나요?” “그게 뭐에요?” “그게 뭐냐니…….” 갑작스레 황당해진 현진. 아니 설마 이 세계관에는 탈의실 따윈 존재하지도 않는 건가? - 그렇습니다. 탈의실은 애초에 기획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이런 의상 갖추는 가게에서는 여성들이 마음껏 옷을 벗게 되어있습니다. 해탈을 위해 노력 정진 중인 현진에게 이 무슨 시련이란 말인가? 맨날 봐 온 알몸. 질릴 만도 하건……웃기는 소리! 새파랗게 젊고 아름다운 여성의 알몸이 질린다면 그게 남자냐! “저기 이 끈 좀 묶어주세요. 공작님.” 거기다 끈까지 묶어 달랜다. 진정 하늘은 해탈을 결심한 현진을 시험하는 게 맞았다. “혼자 하실 수도…….” “혼자 해 본 적이 없어서 익숙치가 못해요. 좀 부탁드려요.” 여자의 부탁을 어찌 거절할 수 있으리, 그래도 등 뒤에서 묶는 것이니 괜찮겠지 라고 생각하던 현진. 그렇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저 거기 아니에요. 요 앞가슴이에요.” “…….” 골라준 속옷도 아주 제 무덤을 파는 것만 가져다 준 현진. 끈이 뒤로 묶는 것이 아니라 두 가슴을 가리는 것 중앙을 리본처럼 매는 것이어서 현진은 두 눈 꼭 감고 공주의 가슴에 손이 닿지 않게 노력하며 속옷을 매어 주어야 했다. ‘제기랄! 유가임 같은 캐릭터로 연기해 먹기도 힘들구만.’ 차려진 밥상을 먹다가 체하는 게 무서워 이제는 숟가락을 뜨지 않는 선택을 했다지만 여전히 식욕에 대한 욕구가 떨어진 것은 아니다. 단지 ‘ 해탈’ 이라는 위선으로 치장하여 버티고 있을 뿐. 그 욕구가 언제쯤 발산될 지는 미지수였다. 사실 루시페리아R은 어느 정도 경험만 있다면야 순애가 능욕보다 더 어려운 케이스에 속했다. 지속적인 여성 캐릭터들의 육탄 공격을 버텨낼 만한 정신력을 지닌 이는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다만 순애 + 능욕이라는 게 있어서 커버가 된 것이지 이렇게 완벽 순애로 가겠다고 했을 경우에는 애초부터 육체적 관계는 그다지 밝히지 않는 듯 연기를 해서 이러한 육탄 공세가 없도록 해야 했다. 한 마디로 현진은 지금껏 게임을 말아먹어왔다는 이야기다. 일반 순애물의 온갖 유혹을 당하면서도 꿋꿋이 동정을 지켜내는 그 어리버리 캐릭터란 것이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어차피 말아먹은 게임이니 그냥 이건 순애루트로 가서 다음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때 아이템도 얻고, 경험도 쌓고 하려고 했는데 이건 또 무슨 부렉스런 경우야!’ 속옷이나 빨리 사서 나가자. 현진은 퓨리나 공주가 속옷을 벗었다 입었다. 스트립 쇼를 하든 말든 외워 이번엔 의상실로 향한 현진. 보통의 아니 루시페리아만 하더라도 무기점에서 방어구를 맞추는 것이 당연시 되어 왔지만 루시페리아 R은 달랐다. 옷이 오히려 방어력이 더 센 아이러니하면서도 어처구니없는 게임 내용 덕에 여성 캐릭터들에게 어떠한 이쁜 옷을 입히느냐를 몸소 고를 수 있게 되었다. 사이즈는 알아서 맞게 되어 있으니 고르기만 하면 되었다. 아제룬 왕자와 엘리넬은 맞출 필요가 없었다. 스포티한 남성형 복장과 정장을 하나 씩 구매해 놨다. 둘 다 여자라는 신분이 밝혀지지 않는 이상 여자 옷은 가져다 줘도 못 입는다. “어디 보자 공주는 뭘 입힌다……?” 본 메일을 입힐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뼈는 왠지 기괴스럽다. 여러 여성 옷이 눈에 띄었다. 고양이 귀 장식이 달린 고양이 복장 세트. 전투항목이 격투계인 퓨리나 공주의 경우 고양이 복장 세트를 착용하면 제 3의 눈 스킬에 고양이 장갑으로 할퀴기 공격 등을 쓸 수 있었고 점프력 증가, 민첩 증가등의 각종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또 그녀의 검은 머리와 잘 어울리는 미행 9 박수경이가 입었던 것과 비슷한 가죽옷. 특이하게도 이 가죽옷은 여성의 성기 부위에만 지퍼가 달려 있어 유사시 비밀스런 정사를 가능케 하는 옷이었다. 거기다 속옷 동시 착용 불가다. 수영복은 아주 싼 값에 판매가 되고 있었는데 일본의 학교 수영복이 제법 가격이 비쌌다. 여성용 파워 슈츠에 같이 붙이면 제법 괜찮을 듯싶기도 했다. “격투 소녀에게 입힐 만한 게 뭐 없나?” 체육복 부르마도 좋았다. 딸린 옵션이 온갖 체력적인 면을 보완해 주는데다가 민첩성도 많이 올려주는 아이템이었다. 특히 땀 흡수가 잘 된다는 옵션이 눈에 띄었다. 차이나 드레스 같은 경우는 특수기술 발경 습득이 있었다. 또한 기타 코스프레 용 아이템들은 그 만화나 게임,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들의 공격 스킬과 비슷한 것을 사용케 해주는 것도 있었다. 많아서 무얼 골라야 할지 몰랐다. 하나같이 고가인 방어구 옷들이지만 지금은 돈이 많다 못해 썩어나니 패스. 여하튼 간 보기에 좋고 성능 좋은 것으로 골라야 했다. 홀라당 나체가 드러나는 옷들은 현진의 순애루트 전선에도 좋지 않았지만 특수 스킬이 있었다. 바로 앞으로 벌어질 왕국내전에서 적들의 기사들에게 상태이상 흥분을 걸 수 있다는 점이다. 흥분이 걸린 기사들은 공격력이 조금 늘긴 하지만 방어력과 민첩도는 그것의 배 이상 줄어들어 죽음에 앞당기는 지름길이 되곤 한다. 거기에 노출이 심한 옷들은 방어력이 다른 옷보다 높은 경우가 많은 등 현실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요소들도 많았다. 현진은 유명한 몇몇 마우스 미연시 캐릭터들이 입는 복장에 눈길이 갔다. 판타지 세계관에 나오는 로브나, 드레스야 뭐 흔한 것이니 그렇다치고, 학교물 등에 나오는 온갖 교복 시리즈 메이드 물에 나오는 온갖 메이드 복 시리즈가 완비되어 있으니 할 말은 다했다. 더구나 세계 온갖 유명 항공사의 스튜어디스 제복도 곧이곧대로 다 있었다. 스튜어디스 제복의 경우 특수스킬 ‘공중부유’ 라는 어처구니없는 스킬을 배울 수도 있었다. 그렇게 수많은 옷들을 구경하며 고민하던 현진에게 정말 할말을 잃게 만드는 옷이 하나 나타났다. 남성복 코너에 있던 이 옷은 세트였는데 현진도 아주 잘 아는 마우스 미연시계의 귀축의 지존. X사쿠의 수위복이었다. 껄렁한 수위복에 낡은 메리야스. 그리고 결정적인 노란 수건……할 말이 없었다. 가격도 엄청나게 비쌌지만 옵션만큼은 화려했다. 여성의 성감도 40% 증가에 입고 있을 시 발기부전 저주를 막을 수 있으며, 은근한 페로몬 발출효과까지 각종 정력에 좋다는 것은 전부 걸려 있는 옵션. 현진은 왠지 모르게 이 옷에 지르고 싶다는 욕구가 엄청나게 상승했다. /////////////// 타이밍을 자꾸 못 맞추는군요...젠장...이 시간대가 아닌개벼... 뭐 질 거면 일찍 져 버리는 것이 앞으로 다가올 에볼루션 마감에는 훨씬 도움되겠지만 말입니다. 피식. 내일 지면 내일로 배틀로얄 휴식기에 들어가겠고, 모레까지 간다면 모레에 배틀로얄 휴식기로 들어가렵니다. 내일이라도 이기라는 응원 부탁.(이유. 내일 지면 다음 한 편 이후 마감까지 연중. 모레 지면 두 편 이후 마감까지 연중) TITLE ▶36508 :: 56. 지름신 강림 섬마을김씨(lastride) 05-02-17 :: :: 13810 가격은 엄청났다. 무려 250골드(250000실버) 지닌 재산의 4분의 1을 요구하는 초 유니크 옷 아이템이기 때문이었다. 보기에는 보통 시장표 싸구려 체육복으로 가격도 싸야 정상이지만 그에 딸린 옵션들은 대단하다는 말 외엔 나오지 않는 탐나는 옵션이었다. 특히 발기부전 저주에 내성을 가지고 있다는 옵션은 진작 여기 들러서 한 벌 살 걸. 이라는 후회를 낳게 했다. 질질 끈 발기부전 덕분에 놓친 능욕이벤트가 몇 개던가? “좋아! 지르자!” 구입목록에 올려놓은 뒤 현진은 쇼핑을 계속했다. 본디 포트키 왕국의 지원금만 가지고는 엄두도 못 낼 옷이었다만 좀비의 납이빨을 찾으며 노가다 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공주의 옷은 잠시 미루어 두고 현진은 에이디아나 리즈엘, 메르피가 입을 것들도 한 번씩 훑어 보았다. 메르피 같은 경우는 성직자용 누드 에이프런이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노출도 수치가 높으니 입혀도 별 무리가 없었다. 거기에 성직자이자 성녀 케이스인 메르피에게 여러 상승효과를 주는 천사복장도 나쁘진 않았다. 뒤에 날개가 달리고 옷은 하얀 천쪼가리로 가려지는 것. 하지만 진정한 천사이자, 신에 가까운 케이스의 여성이라면 당연 신이 맨 처음 창조한 그 순수한 모습 그대로 있어야 하는 법. 섬마을김씨 놈의 공략집에 따르면 놀랍게도 메르피의 신성력이 극대화 될 경우에는 정녕 메르피는 옷을 한 가닥도 걸치지 않고 땅에서 약간 뜬 채로 공중부양을 하고 다니는 등 신의 온갖 기적이 쏟아진다고 한다. 사슬갑옷도 눈에 띄었다. 본디 체인메일이라 불리는 이 갑옷은 어처구니없게도 정말 사슬로 아슬아슬하게 아래와 위, 이 두 부위만을 가리고 있는데 특수 스킬로는 사슬묶기 등의 기술을 쓸 수 있었다. 현진은 메르피용으로 성직자용 누드 에이프런과 천사복, 그리고 유치원복 노출도 A급의 옷을 샀다. 유치원복은 착용 시 남성 캐릭터들의 공격력이 낮아지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노출도가 높은데다가 로리라서 공략 대상에서 멀어진 메르피였기에 현진은 온갖 대담한 옷가지들을 다 샀다. 리즈엘은 뭐 호감도도 낮아 무얼 받을지는 몰랐지만 섬마을김씨의 공략집 인용을 해 보니 그래도 주면 몇 가지 입고 다니는 옷들이 있기에 선택한 것이 무녀복과 조금은 섹시해 보이는 마법사용 로브였다. 호감도 40의 성향 증오, 살의인 여자는 내버려두자. 에이디아는……아무 거나 가져다 줘도 입기에 현진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끝내는 교복형 옷가지 몇 개를 골라다 입히기로 결정하고 좀 싸다 싶은 옷가지들은 아무에게나 입힐 겸 몽땅 사들였다. 본격적으로 지름신께서 강림하신 모양이다. 하지만 역시 돈이 많아서인지 파산신께서 오시지는 않았고 마지막으로 현진은 퓨리나 공주에게 입힐 격투 능력에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할 옷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를 뒤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돈이 많은 현진도 차마 지를 수 없는 아이템도 있었다. 세트로 파는 한 아이템이었는데 참으로 우습게 생긴 검은 색 타이즈였다. 현진은 그것이 어릴 적 본 애니메이션 A모 전대의 전대원들이 입는 옷임을 눈치챘다. 오리하르콘으로 제작되었으며 마법의 정확도를 올려 주는 헬멧까지 동반되어 있는 등 엄청난 능력을 높여 주는 그 아이템들은 가격도 만만치가 않았다. 그렇지만 능력치는 좋아도 옷의 맵시가 나지 않아, 지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계속해서 구경하는 현진. 그러던 현진의 입에서 헛바람 소리가 튀어나왔다. “에잉?” 승복. 중들이 입는 옷까지 한켠에 마련되어 있었다. 격투 스킬 사용 시 무슨 소림승들이 쓰는 복잡한 권이나 각. 기술들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옷이었는데 동대륙 수입산이라 가격이 비싸고, 퓨리나 공주 같은 아리따운 여성들에게 입히기에는 탁한 회색 옷이 너무도 아니 어울렸다. 그렇지만 좋은 옵션이 하나 눈에 띄는 게 아닌가! ‘성욕 억제, 자동 억제력 생성(서큐버스 등의 노골적인 유혹이 사라짐), 그만큼의 정력이 쌓여 체력이 상승함.’ 스님들이 입는 옷이라서 인지 ‘성욕 억제’ 라는 문구가 유독 눈에 크게 들어왔다. 이것이 바로 새식의 공략집에 실린 순애루트로 가기 위한 여성들의 유혹을 뿌리치는 4대 성수 아이템들 중 하나란 말인가!!! 강철의 남성형 정조대, 발기부전 저주 등과 함께 순애루트로 가기 위한 피나는 노력에 꼭 필요한 필수 아이템 중 하나인 승복. 귀축마 X사쿠의 수위옷 이란 아이템을 구매했던 현진이지만 실제 그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승복이었다. 입고 다니기에는 조금 멋이 없는 옷이지만 꼭 필요하다 싶은 현진은 결국 이 비싼 승복도 질러버렸다. 이제 남은 자금은 어언 450여 골드 뿐. 퓨리나 공주에게도 이쁜 교복류를 입히기로 결심한 현진은 교복 이것저것을 다 뒤져 보았으나 특별한 격투 스킬에 도움이 될 만한 옷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찾으니 있기는 했다. 격투형 캐릭터가 입었을 경우 능력치가 전체적으로 상당히 많은 상승을 보이는 교복 세트를 하나 찾은 것이다. 하얀 와이셔츠에, 노란 조끼, 그리고 녹색의 주름치마로 이루어진 이 교복은 무려 세 번이나 리메이크 된 마우스 미연시계의 유명한 미연시 투 화투에 나오는 여고의 교복이었다. ‘앗! 그 캐릭터가 입던 옷? 맞아! 이거 그거였어!’ 현진도 그 오래전 미연시를 찾아 플레이 해 보았을 때 봤던 여성 캐릭터가 생각났다. 대재벌 집안의 아가씨인 주제에 격투기에 매우 능한. 그런 캐릭터였는데 그런 여성 캐릭터가 입는 옷이다 보니 격투에 도움되는 스킬이 여러 개가 딸려 있었으며 몸을 움직이는 데에 도움이 되는 수치인 방어력 등이 추가 스텟으로 달려 있었다. 현진이 찾던 퓨리나 공주에게 딱 맞는 그런 옷이었다. 역시 현진은 이것도 구매를 선택했다. 마지막으로 수위복과 승복 상반되고 촌스러운 옷 아이템 대신 레이드란 공작이 쓸만하게 입고 다닐 만한 동대륙의 장군갑옷을 맞춘 현진은 구매를 마치고 가게 바깥으로 나왔다. 구매한 것들을 맨 처음에 도구상점에서 비싼 돈을 주고 맞춘 암흑공간 속으로 집어넣은 현진. 돈이 많아서였는지 정말 엄청나게 질러버렸다. 게임 상 그가 지른 약 580골드면은 포트키 왕궁 같은 화려한 왕궁하나 짓는 데에 들어가는 예산과 맞먹었다. 현진 역시 돈을 좀 많이 썼나 싶어서 아이템으로만 얻었던 언데드 아이템들을 처분키 위하여 시장을 찾았다. 무기 같은 것 몇 가지는 무기상점 같은 곳에 팔면 되지만 필요 없는 아이템은 도구상이나 무기상에서 취급을 하지 않았다. 현진은 사냥해서 얻은 아이템을 산다고 하는 몇몇 상인을 돌아다니면서 몽땅 얻은 언데드 아이템들을 처분했다. 좀비의 생명력은 워낙 많아서 대량 구매를 꺼리는 상인들이 대부분이었다. 별 수 없이 돌아다니던 현진은 정말 대가리 박고 죽어버리고픈 욕구를 강하게 느꼈다. 한 여행자 NPC가 좀비의 납이빨을 50실버라는 저렴한 가격에 10개나 판매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포트키 수도 루페른의 잡화상엔 좀비의 납이빨이 없었다. 그래서 공동묘지에, 언데드 평원까지 가면서 좀비를 잡아놨는데 정작 엉뚱한 곳에서 팔고 있으니 열불이 안 터질 수가 없다. “끄아아아아악!!!” 시장 한 켠에서 좀비의 납이빨을 발견하고서는 지금까지 한 막대삽질에 후회하며 정신 이상의 난리 부르스를 춰 대는 현진이었다. 뇌전검 라이트닝 블링거. 불타는 공작령 이벤트에서 잃었던 레이드란 공작의 4대 명검 중 하나인 풍속성의 윈드 칼리버와 수속성의 스노우 화이트 등을 시장에서 구한 현진은 나름대로 잡친 기분을 삭이며 알벤 영지의 관청으로 돌아왔다. “어라?” 남자들이나 입는 거대 풀 플레이트 메일에 뒤에는 황금을 녹여 놓은 듯한 찬란한 금발을 묶어서 느러트린 기사. 하면 당연 아제룬 왕자와 그 옆에 서 있는 청색 머리의 미청년이라 함은 당연 엘리넬. 그리고 얇고 흰 천으로 된 원피스 한 장을 입고 뒤에는 성직자용 전투무기 몽둥이를 들고 있는 어린아이와 은발의 장신 엘프 당연 에이디아다. 그들은 많은 인파가 몰린 곳에서 모두 무언가를 측은한 듯 쯧쯧쯧 이란 말을 입에서 떼 놓을 줄을 모르며 어딘가를 보고 있었는데 현진도 궁금해져서 그게 무언지 그녀들 옆으로 이동해 보기로 했다. 웬걸. 어린 여자 아이 하나가 홀라당 벗긴 채 목과 손이 나무판자에 묶여 있었다. 중세 유럽의 처벌 중 하나였는데 저렇게 무방비 상태로 묶인 여성의 경우 성폭행에 무방비로 노출된다고 했다. 무지막지해 보이는 사내놈 둘이서 앞과 뒤에서 그 어린아이를 밀어제치고 있었다. 벌써 그 아이가 묶은 아랫부분에는 희끄무리한 액체가 가득했으며 허벅지 사이에서는 붉은 혈흔이 흘러나와 희끄무리한 액체와 섞였다. “세상에 저럴 수가…….” 어린아이의 성기능은 미약하기 짝이 없어서 남성의 큰 남근은 들어가기가 매우 힘들다. 어느 정도의 수축성을 갖춘 여성의 생식기라 하더라도 어린아이의 것은 기본적으로 한계가 있는 법이다. 레이드란 공작이 도착한 것을 본 아제룬 왕자는 그에게 외쳤다. “공작! 도대체 저게 무슨 형벌이오! 아니 어느 형벌이든간에 아이가 너무 불쌍하오! 어찌 저런 어린 아이가…….” 왕자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거기다 이 표정! 레이드란 공작인 자신에게 구해 달라고 눈빛으로 요청하고 있지 않은가! ‘야! 넌 손이 없냐? 발이 없냐? 아님 직위가 없냐! 넌 못 구해주냐!’ 라고 마음속으로 소리치는 현진이었다. 그러나 눈물이 그렁그렁한 표정을 보니 차마 현진은 저 눈빛 공격을 이겨 낼 수 없었다. 갑자기 가슴이 녹아내릴 정도로 따스한 봄이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고혹적인. ‘우이씨! 내가 무슨 생각을!’ 자아 보호 시스템으로 플레이어의 자아가 보호되고 있는 이상. 가상현실의 캐릭터에게는 이쁘다란 생각 이후의 사고는 들지 않았다. 귀엽다. 이쁘다 정도만 허용될 뿐 호감을 가질 수는 없는 것이다. 이상한 기분이 들어 머리를 흔든 뒤 현진은 아제룬에게 반문했다. “저 왕자님. 저 아이가 불쌍한 것 맞사옵니다. 하지만 저게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는 알고 계십니까?” “형벌 아니겠소. 저런 아이가 어찌 저런 형벌을…….” “형벌이긴 하오나 무슨 형벌을 저리 홀라당 벗고 한단 말인지요?” 그럴 수밖에 19금 게임이라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서는 저런 서브 이벤트가 꼭 필요한 법이다. 섬마을김씨의 정식 공략집에 나온 대로라면 저런 여자 죄수들은 모두 셋인데 루시페리아 수도에 간통죄 귀부인 한 명. 파이로스 백작령에 동생 살해죄 귀족 영애 한 명, 그리고 바로 이 알벤에 어린이 절도범 한 명까지 총 셋인데 저 꼬마가 바로 어린이 절도범인 듯 했다. 이런 캐릭터들의 경우는 별 다른 공략 대상이 아니었다. 스토리가 모두 준비되어 있는 기본 캐릭터들과 능욕과 순애가 병행된 후반부 캐릭터 스토리들을 제외하고 이 여성들은 단순히 레이드란 공작 캐릭터에게 금단의 열매로서 작용하는 캐릭터들로 범할 경우, 성병에 걸려 버리기 때문에 그저 저렇게 하고 있는 것을 구경하는 수 외에는 없었다. 엘리넬이 찌릿한 시선을 보내긴 했지만 현진은 그녀에겐 별 상관하지 않고 아제룬에게만 집중했다. “글쎄? 잘 모르겠소. 도대체 저게 무슨 벌이오?” 궁금하다는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 눈빛. 너무나도 귀엽고 깜찍했다. 마치 어린아이가 신기한 것을 발견한 호기심의 눈빛에 응해 주려던 현진. 그러나 엘리넬이 레이드란 공작이 해야 할 말을 가로챘다. “저것은 레이디가 아닌 한 부류들이 가지고 있는 신체 기관으로 레이디라 분류되는 이들의 몸을 찌르는 것입니다. 검으로 몸을 찌르면 통증을 느끼듯이 저것도 상당히 괴로울 듯 싶습니다. 보십시오. 아랫도리와 입가를 찌르고 있는데다가 피까지 흘렀지 않습니까?” “오호 그렇구려. 그렇지만 그것보다 저 아이가 너무 가엾소. 어찌.” 그러면서 또 현진을 쳐다본다. 뭔가를 갈망하는 듯한 눈빛. 만약 옆에 침대가 있는 단둘만이 있는 방이었다면 저 눈빛이 갈망하는 ‘뭔가’는 무엇인지 알기 쉽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아이가 가엾다고 말하면서 저 따위로 쳐다본다는 것은 자기보고 나서서 저 얼라를 구해달라는 이야기다. ‘어이 이봐!’ 로리 캐릭터를 이성으로 보지 않는(아니 최근 들어서는 로리에게도 반응할 정도로 굶주린)현진에게도 어린아이가 눈에는 눈물을 흘리면서 거대한 남근이 쌍방향으로 삽입된 모습은 동정을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하다 못해 넘처 흘렀다. 그러나 현진에게는 저 어린 소녀를 구해서는 안 될 의무가 있었다. 레이드란 공작이 나서지 않자, 왕자는 결국 그가 직접 나서려 했다. 현진은 뛰쳐 나가려고 하는 아제룬 왕자를 급하게 잡았다. “왜 이러시오!” 짜증 섞인 목소리의 아제룬. “아니 되십니다. 왕자님.” “하지만 저런 여린 아이가 저토록 심한 형벌을 받고 있는데도 가만히 보고만 있어야 하오?” “왕자님이 나서실 일이 아닙니다!” “공작! 약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기사라면 단연 이런 상황에서 나가 저 아이를 구해야 함이 마땅하오! 그런데 어찌하여 날 막는 것이오!” ‘그게……어유! 스벌 저 뇬을 구해다 놓으면 저 계집애가 고마워 할 줄도 모르고 파티의 돈과 중요 아이템을 싸그리 털어 도망친다는 것을 어찌 말해줘야 하누!’ 현진은 속만 태웠다. 공략집을 봐서 미리 알고 있는 사실 저 형벌을 받고 있는 NPC꼬마. 아무리 얼토당토않은 내용이 많은 루시페리아R 의 세계라지만 저런 꼬마가 저 정도의 심한 형벌을 받고 있다면 이야기는 뻔하다. 엄청난 악질 초딩 꼬마라는 것. 실제 다른 곳에서 저와 비슷한 형벌을 받고 있는 여성들도 죄질이 엄청 흉악했는데 하물며 저런 얼라는 어떻겠는가? 게임 내 스토리로 따지자면 엄청난 악질 도둑 꼬맹이로 남의 물건을 제 물건처럼 여기며 설전에서도 최강 스킬 즐(실제로 있다)과 반사(이 역시 실제 배울 수 있는 스킬이다)로 사람을 황당하고 분노케 만드는 소질을 지닌 계집애로, 전과가 100회가 넘자, 참다못한 알벤 영주가 더 이상 어린애라고 봐주지 않고 단단히 혼을 내기 위해 저리 보내 놓은 것이었다. 만약 저 가여움에 앞서 직위를 내세워 저 소녀를 구해 줄 경우. 저 꼬맹이의 ‘언니 언니’ 부르며 따르는 간 빼먹기 스킬에 뿅간 레이드란 공작의 동료 여성들이 묵고 있는 숙소에 같이 재우다가 몽땅 털리는 그런 웃지못할 이벤트가 존재하고 있었다. 새식이 놈의 경우 로리를 선호하는 타입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싸가지 없는 초딩과는 도저히 한 배를 탈 수 없다며 가차 없이 목을 베어버린 적이 있다고 나올 정도로 엄청난 분노가 공략집에 표출되어 있었다. 그런데 모르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이 바보왕자는 자꾸만 레이드란 공작의 그 넓은 선견지명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었다. “구해야 하오!” “아니 됩니다!” “구해야 하오!” “아니 된다니깐!” 결국 아제룬과 현진은 서로의 눈을 째려보는 눈싸움을 감행했다. 키가 안 맞아서 그런지 아제룬은 뒤꿈치를 세운 채 현진을 빳빳이 올려다보았다. “공작님 저 애를 구해주세요? 네?” 허나 메르피와 에이디아, 엘리넬까지 다가와서 말하자, 현진은 넘어갈…… 뻔도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돈과 호감도를 교환할 생각은 없었다. 누가 어린애가 저렇게 당하고 있는데 아니 불쌍하겠는가! 허나 겉면과 내면은 엄연히 틀린 법이다. 더구나 돈과 호감도를 교환한다손 쳐도 지금은 가지고 있는 돈이 너무 많았다. 포트키의 지원금 10만 실버뿐만 아니라 지닌 돈의 자산을 모두 따져 봐도 족히 120만 실버는 되는데 그걸 거의 다 털리면 어쩌란 말인가! 그 끔찍한 발기부전 저주가 딱 한 가지 안겨준 행운이 바로 이 돈인데! ////////////////////// 패배일듯... 타이밍 또 못 맞춤. 배틀로얄 역사서에는 장렬히 전사했다고 남겨 주시오... 1초의 차이...정말 끔찍하군...벌써 이걸로만 네 번째 패배... 내일부터 연재 쉽니다. 에볼루션 완결하고 돌아오죠. 훗. 배틀로얄의 반동. TITLE ▶40116 :: 57. 현진의 계략 섬마을김씨(lastride) 05-03-28 :: :: 12614 “안 된다면 안 되는 줄 아쇼잉!!!!” 더 이상 참지 못한 현진의 고함 소리가 울려 퍼졌다. - 아제룬 왕자의 호감도가 급감. 나머지 여성 캐릭터들의 호감도도 3씩 하락했습니다. 올릴 필요 없는 퓨리나나 리즈엘도 아닌 알짜 캐릭터들의 호감도 감소 메시지. 거기에 정말 실망한 듯 쳐다보는 원망의 눈초리는 더더욱 감당하기 힘들었다. 항상 한없는 신뢰의 표정을 보여주던 아제룬이 저렇게 꼴아보는 광경이라니! 허나 어쩔 수 없는 희생이었다. 호감도 잡자고 돈을 깎을 수는 없었기에. 그러나 타들어가는 현진의 속은 수십 년 골초 폐암 환자의 니코틴에 썩은 폐 그것과도 같았다. 새벽 나절이었다. “…….” 곤히 잠에 빠져 있는 아제룬과 엘리넬. 그들과 함께 방을 쓰던 현진은 몰래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천천히 아제룬이 자고 있는 침상으로 걸어갔다. 그런 다음 현진은 그녀의 잠옷을 살며시 벗긴 뒤 자신의 하반신을 전라로 노출시키고 반쯤 노출된 속옷마저 허벅지로 끌어 올린 뒤 강력하게 발기된 자신의 그것을 곧바로……이런 전개는 아니었다. “음…….” 현진은 일단 잠옷을 벗고서 외출복인 수위복으로 갈아입었다. 잠 잘 때에도 편히 입을 수 있는 옷이지만 다른 캐릭터들에게는 자연스레 외출복으로 인식된다. 한참 난리를 피우던 현진. 그러나 아제룬은 도무지 잠에서 깰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외출복으로 인식된다고는 해도 현실 세계에서 이런 편한 체육복은 주로 집에서나 입는 옷. 현진은 뭔가 좀 아니 어울린다고 생각하여 다른 옷을 챙겨 입었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소리를 냈는데 여전히 아니 일어난다. “…….” 현진은 옷을 반쯤 갈아입다 말고, 곤히 자고 있는 아제룬의 몸체를 흔들었다. 발바닥도 간질이고, 툭툭 때려도 보고 그래도 도저히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그였다. ‘이런 빌어먹을 것이! 빨랑 쳐 일어나야 뭔가 해도 하는데!’ 다른 캐릭터들은 3씩 떨어져 그다지 위험수준은 아니었다지만 낮의 꼬맹이 이벤트 때 왕창 떨어진 아제룬의 호감도를 되돌려 놓기 위해 현진은 수 시간 동안의 고민 끝에 최선의 방법 한 가지를 찾아내었다. 그래서 그 방법을 실행하려 하는데 일어나야 할 왕자가 잘 안 깨어나는 것이다. “어이! 이보쇼! 인나봐!” 너무 시끄럽지 않게 속삭이던 현진. 그러나 이 둔감의 제왕 아제룬은 잠귀도 더럽게 어두운지 몸을 뒤척이거나 하지도 않았다. “…….” 그런데 이제는 현진의 마음이 바뀌었다. 이렇게 완전 무방비 왕 둔감녀 아제룬. 그것도 엉덩이를 현진의 쪽으로 완전히 돌려서 자고 있지 않던가? 이런데나 슬슬 만져 봐? 그렇게 현진의 손이 아제룬의 엉덩이 쪽으로 가려뎐 찰나였다. “무슨 짓입니까. 공작님.” “헉!” 난리 발광을 피웠더니 잠귀가 얕은 엘리넬이 깨어났고, 마침 옷을 반쯤 갈아입다 보니 상체가 노출된 채 아제룬의 엉덩이에 손을 가져다 대려는 상황이 아주 절묘하게 포착되었다. 이건 두말할 필요 없는 때 아닌 새벽에 레이드란 공작이 왕자를 강제로 범하려는 장면이 아니던가? 엘리넬은 즉각 머리맡의 열화검을 빼어 들고 레이드란 공작에게 겨누었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아제룬 왕자님에게는 결코 손을 대지 말아달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분노와 실망감에 가득 찬 엘리넬의 호통과 호감도 급감의 삐비빅 소리. 그런 모습을 보며 현진은 생각했다. ‘이런 닝기미! 난 왜 이렇게 재수가 없……아니지. 나는 이제 당황하지 않는다!’ 현진의 목에 검을 겨누며 일어서는 엘리넬. 그러나 정말로 현진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았다. 여차해서 수틀리면? 로드하면 되지 않던가? 지금까지 멍청하게 온갖 삽질을 해 왔지만 이제는 다르다. 진정한 세이브 로드 신공의 진수를 보여주마! ‘미사 25번 슬롯을 로드해라.’ - 전투 모드 시 로드가 아니 된다는 것도 아직도 모르십니까? ‘…….’ 엘리넬이 검을 빼들었으니 당연히 전투 모드가 발동되었을진대 로드를 부른 현진. 딱히 매뉴얼 탓 뭐 탓 할 필요가 없다. 다 제가 멍청하고 무식한 것을 어디 게임 탓을 하고 제작자 탓을 하는가? “훗. 뭐 이제 그런 것에 연연해하지 않아.” 그래도 수십 번 시행착오 끝에 뭔가 발전한 것은 있었는지 현진은 가볍게 엘리넬을 제압하고 상황을 종결시킨 뒤 로드를 실행하는 여유로움을 보였다. 해탈의 경지라는 것이 참으로 무서웠다. 툭툭툭 “어이 이봐 아제룬 왕자님. 조금 일어나는 기색이라도 보여 주시죠오?” 현진은 로드를 실행한 뒤 다시금 아제룬을 깨웠다. 이미 권좌에서는 밀려났지만 한때나마 능욕신마의 명성을 자랑하던 그다. 조급해 하지 않고 기다림의 미학을 배우니 이토록이나 많은 해법이 보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방법대로 실행을 하려 하는데 정작 중요한 아제룬이 잘 안 일어나고 있지 않던가? 현진은 아제룬의 뽀얀 볼을 쿡쿡 찔렀다. 찌를 때마다 찡그려지는 모습이 묘하게 귀여웠다. 그러던 현진의 손가락에 뭔가 촉촉한 물기가 맺혔다. 아니 맺히던 물기는 흐르고 흘러 현진의 손을 타고 손목까지 적셨다. ‘……너 대국의 왕위를 이어받을 왕자 맞냐? 침 좀 어지간히 흘려라!’ 침을 좔좔 흘리며 세상모르게 자는 아제룬. 침에서 나는 고약스러운 냄새는 아니 났지만 그래도 어째 찝찝스러운 지라 현진은 아제룬의 옷에다 그의 침을 쓱쓱 닦았다. 어쩐지 모르게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정화되는 것만 같은 자는 모습이다. 현진은 수면 플레이 시에는 미사에게 대리 플레이를 맡기거나, 정말 꿀맛 같은 숙면을 취하는 타입이지 밤에 일어나서 남의 얼굴 보고 다니는 취향은 없었던지라 아제룬의 이런 모습은 처음 보았다. ‘아니 그건 그렇고 좀 일어나! 이 망할 지지배야!!!’ 현진은 누그러지는 듯한 마음을 독하게 먹고 아제룬의 콧구멍을 찔렀다. 움찔! 이제야 반응이 왔다. 제길 콧구멍까지 찔러야 해? 망할 것. 코딱지 같은 건 혐오감을 주기에 프로그래밍 되지 않았지만 어쩐지 찝찝한 감은 어쩔 수 없었다. 현진은 즉각 외출복을 제대로 갖춰 입고 방문에 서서 서성거렸다. 레이드란 공작이라는 초인캐릭터의 예민한 청각에 아제룬이 누워 있던 침상에서 부스슥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를 들은 현진은 즉각 세이브를 마치고 문을 열고 나갔다. 코의 통증에 눈을 비비며 일어난 아제룬은 마침 그 광경을 목격했다. “어……라? 공작?” 레이드란 공작이 새벽에 외출복을 단단히 챙겨 입고 검까지 들고 나가는 것을 보자, 아제룬은 잠의 유혹보다 호기심이 앞섰다. 뭐 코가 찔린 것이 아파서 잠이 제대로 오지는 않았지만. 현진을 몰래 따라 나선 아제룬. 저런 복장을 갖추고 화장실 갈 이유는 없었고, 아무도 없는 어두컴컴한 시가지로 나가는 것을 제 나름대로는 몰래 쫓아오고 있었다. ‘에라 이 등신아! 마나에 민감한 레이드란 공작인데 몸무게를 줄이는 마법을 쓰면 어쩌자는 거냐!’ 제 나름대로는 발소리를 줄이자고 한 것이겠다 만은 현진은 하도 바보같은 짓만 골라 하는 아제룬 왕자 캐릭터에게 자꾸만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게 과연 천재라 칭송받으며 루시페리아의 성군이 될 것이라고 현자들이 끈임 없이 칭찬을 아끼지 않던 왕국의 희망 아제룬 드카시안이 맞는 건가? 그냥 설정 상 그랬던 거야? 애초에 설정을 그 따위로 하질 말던가! 현진이 간 곳은 낮에 시장 한 복판에 있는 광장. 낮에 본 그 꼬마도적이 뽀얀 나신을 드러낸 채 묶인 곳이었다. 하루 종일 온갖 군상의 남자들에게 아랫도리를 허용했던 소녀는 축 처진 채 언제 지속될지 모를 형벌에 체력을 보존하기 위해 곤히 잠들어 있었다. 현진은 아제룬을 의식하며 들고 나온 뇌전검 라이트닝 블링거로 쇠사슬과 나무칼을 베어서 소녀를 속박에서 풀어 주었다. 그 해방감에 낮 동안 실컷 당하여 피곤해질 대로 피곤해져서 잠들던 소녀가 눈을 떴다. 현진은 그 소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체력 회복용 음식 아이템을 먹였다. 그러면서 최대한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설교를 시작했다. “약속 하는 거다?” “네에…….” 겉과 속이 다른 꼬마였지만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간빼먹기 스킬 특유의 기술이 나오자 현진은 소녀에게 약간의 동정심을 느꼈다. 그러면서 현진은 낮에는 널 구해 줄 수 없었던 이유 (섬마을김씨의 공략집에 수록되어 있는 이유)를 대며 소녀를 풀어 보내주었다. 띠링! - 아제룬의 호감도가 대폭 상승했습니다. 현진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혹시나 하고 실행해 본 작전인데 멋지게 들어 맞은 것이다. 거기에 아제룬의 호감도는 떨어졌던 것을 다시 채우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고 대폭 상승하여 오히려 낮에 이 꼬맹이를 구해 줬을 때 오르는 호감도보다 더 많이 올랐다. 섬마을김씨의 공략집대로 이 대사들을 낮에 할 수도 있었지만 그 때는 세이브를 한참 전에 했었기에 현진은 치밀한 작전을 세워 오히려 한 사람의 캐릭터에게는 더욱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아싸! 전략의 힘!’ 몰래 숨어서 현진을 따라 오던 아제룬이 현진이 도둑 소녀를 풀어주며 한 말에 오해를 풀었다. 그러면서 그는 ‘역시 공작’ 이라는 생각을 하며 소녀가 달려간 곳을 따스한 눈으로 바라보는 레이드란 공작에게로 다가섰다. “공작.” “앗! 왕자님!” 현진은 다리를 벌리고 치부를 보인 소녀와도 같은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보셨습니까?” “진작 말하지 그러셨소. 괜히 난 또 공작이 불쌍한 것을 보고도 모른 척 하는 몰인정하고 냉혈하며 간사한 사람인 줄 알았잖소.” ‘어이……보통은 그렇게 말 안한다고 몰인정? 냉혈? 간사? 하여간 SD 이놈들 게임 좀 제대로 만들어라.’ 그렇게 현진은 속으로 혀를 찼다. 어쨌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현진은 아제룬을 들여보내기 위해서 한 마디 했다. “들어가시죠. 밤바람이 찹니다.” “여름인데 무슨 소리요? 공작은 가끔가다 이상한 소리를 하는구려.” “…….” 젠장 이 자식은 이럴 때만 똑똑해. 현진은 그렇게 속으로 불평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뜨거운 햇볕 아래 바다를 만끽했던 휴양지 이벤트였다. 그리고 아무리 새벽이라 온도가 낮다고는 해도 추울 정도는 아니었던 것이다. “……어쨌든 들어가시죠.” “음 알았소.” 현진은 대충 아제룬의 궁금증을 얼버무린 채 그를 데리고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그렇게 말없이 걷는 도중에 아제룬은 뭔가가 떠올랐다는 듯 손바닥을 주먹으로 치며 말을 꺼냈다. “저기 그런데 공작.” “예? 뭡니까?” “혹시……내 가슴을 핥은 적이 있소?” “에?” 웬 쌩뚱 맞은 소리냐고 반문하려던 현진은 이전 세이브를 잘못 해 두고 왕자에게 엉겨붙어 그의 가슴을 탐했던 일이 떠올랐다. 물론 입에 대자마자 엘리넬의 저지로 그만두어야 했었지만 분명 그런 일이 있긴 있었다. ‘기억이 있는 건가?’ 분명 가상현실 도우미 인공지능의 임의 세이브를 불러내서 다시 플레이 했었다. 그러니 기억도 지워져야 정상일 텐데……? ‘헉! 그러고 보니 내가 그런 미친 짓을 했었지?’ 게임 속 캐릭터들에게 라지만 찌찌가 먹고 싶다느니 가슴을 비벼내느니 온갖 헛짓거리를 서슴없이 저질렀던 과거가 기억나자, 현진은 조금은 얼굴이 붉어졌다. “공작?” 그런 현진을 아제룬이 왜 답변을 주지 않느냐는 표정을 지으며 쳐다보았다. 현진은 그 말에 변명했다. “아, 아니 그런 적 없습니다. 아마 이전에 왕자님의 그 액체를 채취할 때 잠시 만져 보긴 했던 걸로 생각나는군요.” “아! 그거였었나 보구려. 난 또.” 아제룬은 해식동굴 조난사건 때 레이드란 공작이 자신에게 했던 일을 떠올리고는 마음속의 괜한 의심을 지웠다. 하긴 공작이 그런 짓을 할 리가 있나. 분명 자다가 꾼 꿈이었을 거야 라고. ‘그거 가지고 얘기 한 거였나? 참 싱겁기는.’ 현진도 음마선사에게 구해다 줘야 하던 처녀의 XX 채취 이벤트 때 아제룬을 애무하면서 했었나 보다. 라고 생각했다. “이런 빌어먹을! 크아아아악!!!!” “고, 공작?” 아침부터 현진은 난리 발광을 피웠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배은망덕한 초딩 꼬마 같으니라고! 내 돈! 내 돈 200골드! 라이트닝 블링거!!! 끄아아아아악!!!” 쾅쾅쾅! 벽에 머리를 들이박는 현진. 섬마을김씨의 공략집은 역시 정확했다. 어떤 짓거리를 하든 (심지어 은행에 모든 아이템을 맡기거나 할 경우에도)도적 소녀를 구해 줄 경우에는 무언가를 털린다는 것. 현진은 그것을 무시하고 오밤중에 별 짐을 들지 않고 도둑 소녀를 구해 주었지만 결국 뇌전검 라이트닝 블링거와 200골드라는 자금을 잃고야 마는 피해를 보았다. - 그래도 마스터의 경우는 많이 털린 정도가 아닙니다. 게다가 원체 돈도 많으시지 않으셨습니까? 큐피트의 화살 아이템을 샀다. 생각하시고 그만 화 푸십시오. “으으으으으으으으!!!” 현진은 애써 화를 삭였다. 이 도둑 소녀 이벤트는 아이템이냐 호감도냐 이 둘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하는 양자택일 이벤트로 소녀를 단호히 처단하고 호감도가 떨어지는 것 을 다르게 만회할 자신이 없는 이들의 경우는 최소한의 아이템만을 털리도록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야만 했다. 그래도 다른 플레이어들은 이 이벤트가 올 때까지 그렇게 많은 돈을 지니고 있지 않아서 약간의 호감도 감소를 감수하고서라도 도둑 소녀를 구해 주지 않은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현진의 경우 잃은 돈은 많아도 돈을 워낙 많이 벌어 둔 탓에 큰 타격으로 남지는 않았다. 레어 아이템 뇌전검을 잃은 것이 약간의 한으로 남는다만 그런 레어 아이템들은 나중에 어떠한 경로로든 다시 구할 수 있는 루시페리아의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있던 현진은 미사의 위로대로 그만 화를 삭였다. “후우~ 릴렉스~.” 현진은 치밀어 오르는 열화를 다스렸다. 난리 발광의 광인에서 정상적인 레이드란 공작으로 금방 그는 되돌아왔다. “공작. 어디 아프시오?” ////////////////////////////////////// 폐인대전으로 인한 복귀신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루시페리아를 순위권으로 뽑아주셨더군요... 유감스럽지만 전 비축이 많은 편도 아니고, 주로 라이브를 하는데 꾸준히 일정 용량을 쓸 수는 있어도 라이브 폭참을 할만한 능력이 없습니다. 뭐 그래도 룰을 최대한 이용해서 어느 정도 순위까지는 올라 보도록 하죠. 그럼. TITLE ▶40148 :: 58. 또다시 삽질하다 섬마을김씨(lastride) 05-03-29 :: :: 12800 “별 것 아닙니다. 자 그럼 이제 슬슬 출발하지요.” 현진은 아제룬을 안심시킨 뒤 문을 나섰다. 그곳에는 이미 준비를 끝낸 여성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들은 현진이 선물한 대로 옷을 입고 있었다. 퓨리나 공주는 예의 그 교복을 입었고 리즈엘은 모 미연시 마우스 미연시 게임에 나온 마법학교 교복을 입은 채였다. 거기에 메르피는 노출도 A급 유치원 옷을 입었으며 에이디아는 검은 가죽옷으로 된 스커트를 입었다. 세 명이나 유니폼 비슷한 것을 입어 놓으니 전쟁하러 가는 게 아니라 마치 소풍을 가는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러나 저 복장들은 아제룬과 엘리넬이 입고 있는 아니 아제룬의 경우 엄청 좋은 미스릴 갑옷이니 제외하고 엘리넬이 입고 있는 견고해 보이는 양철 갑옷보다 방어력이 훨씬 좋았다. 출발하기 이전 현진은 그녀들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이제부터는 목숨을 보장할 수 없는 전쟁입니다. 특히…… 공주님 일행 같은 경우는 남자들만 가득한 전쟁터에서 적의 손에 포로로 잡히기라도 한다면 운명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가시겠습니까?” “……물론이에요.” 사실 이런 위험한 전장에 공주가 뛰어들겠다고 하면 뒤의 호위인 에이디아나 리즈엘은 그녀를 말려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어차피 레이드란 공작이 없었다면 마왕에게 잡혀가 마신 강림의 제물이 되어 버렸을 공주이고, 레이드란 공작이나 아제룬 왕자와 같은 루시페리아의 최고위 귀족들과 연을 맺으면 유노테스 제국 등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녀들은 굳이 공주를 말리지 않았다. 하기야 레벨 2~30대인 포트키의 기사단을 동원해 루시페리아 왕국을 지원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특수기를 지닌 이 공주일행을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전쟁에는 매우 큰 도움을 주기 마련이다. 어차피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게임이니까. “축지술!” “대지의 축복!” 알벤 시를 나서며 현진은 레이드란 공작의 대지계열 보조마법을 사용하여 동료들의 이동속도를 극대화 시켰다. 필드를 돌아다니면서 몬스터들과의 전투를 펼치는 것도 좋긴 했지만 그것은 현재 공격받고 있는 1왕자군의 랭카르터 영지가 함락되기 이전까지이다. 그러니 이동속도만이라도 최대로 증가시켜야 할 필요가 있었다. 포트키 루시페리아 국경분계선이라는 팻말이 걸려 있는 관문을 지나서고 나자, 현진은 제 3의 눈 스킬에 뭔가가 잡힘을 느끼고 경계에 들어갔다. 공략집 상. 아니 그가 이전에 플레이했던 단순 롤플레잉 루시페리아에서 겪었던 2왕자 군의 습격이 예상되었다. 원래 이 국경 부근으로 랭카르터 백작의 아들 하르몬 랭카르터가 찾아와 왕자 일행을 호위하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사전에 그 정보를 입수한 2왕자군에서는 랭카르터 백작군으로 위장한 부대를 보내어 왕자 일행을 안심시킨 뒤 암습하는 시나리오가 예정되어 있었다. 만약 아무 대비 없이 그들을 맞을 경우 정말 힘든 전투가 예상되므로 주인공 플레이어는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라는 섬마을김씨의 공략을 머리에 새긴, 아니 굳이 그러지 않아도 전작에서 된통 당해 보았던 현진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곧이어 전방에서 모래먼지와 함께 한떼의 군사들이 나타났다. “……!” 스르릉! 엘리넬과 아제룬이 급히 칼을 뽑았고 에이디아가 어깨에 멘 활을 풀어놓고 화살을 챙겼으며 리즈엘과 메르피는 마법 주문을 외우기 시작하는 등 전투 준비를 서둘렀다. 그러나 군사들은 전투준비를 하려고 폼을 잡은 일행들 김빠지게끔 정중하게 다가와 금발의 아제룬 왕자 앞에서 부복하며 외쳤다. “돌아오셨군요. 왕자님! 저는 하르몬 랭카르터. 이 뒤에 군사들은 아버지가 보내신 부하들로 왕자님과 레이드란 공작님을 모시러 왔습니다. 자 어서 마차에 오르시죠.” “아!” 아제룬 왕자는 금세 의심을 풀고서 부복한 맨 앞의 기사를 일으켜 세웠다.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 많았소. 하르몬 경.” 자기가 이끌 군대가 오자 드디어 왕자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아제룬. - 포트키 공주 일행의 아제룬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했습니다. ‘얼씨구. 잘 논다.’ 아직 왕자가 여자라는 것을 모르니 저런 위엄있는 모습이 나오자 대번에 포트키 공주 일행의 호감도가 급등했다. 역시 가장 위험한 레이드란 공작의 라이벌 답다. 만약 아제룬 왕자에 대한 여성들의 호감도가 높아 질 경우. 왕자의 성향이 백합으로 바뀌어 화끈한 레즈 쇼 감상도 가능하다. “저 여성분들은?” “포트키의 공주 일행일세. 상당한 실력자들이지. 하지만 레이디들을 걷게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니 저분들을 마차 안으로 모시도록 하게. 나는 공작과 함께 걷든지 말을 타든지 하도록 하겠네.” “호오?” 자신을 하르몬이라 밝힌 금발 사내의 눈빛이 탐욕으로 물들었다. 하르몬 랭카르터라는 캐릭터는 루시페리아R 유일의 남성 동료 캐릭터로 레이드란 공작의 순애루트 전선을 방해하는 라이벌이나 다름없는 캐릭터였다. 남자 여자 손을 안 뻗치는 곳이 없어 호감도가 조금 올라 버리면 심지어 레이드란 공작에게까지 손길을 뻗치는 최강의 바람둥이 + 변태 캐릭터다. 하지만 이 앞에 놈들은 2왕자군의 가짜. 현진은 가짜가 참으로 연기가 탁월하다고 생각했다. ‘훗 변태성까지 다 파악하고 저런 연기를 펼친다 이거군.’ “레이드란 공작님도…….” 현진은 즉시 가짜 하르몬에게 카이나드 세이버를 겨눴다. “고, 공작님?” “공작!” 가짜 하르몬은 놀란 듯 두 눈을 부릅뜨고 레이드란 공작을 보았고 기타 여성 동료들도 하나같이 입을 가리며 레이드란 공작의 돌발행동에 그를 쳐다보았다. “행세는 그만해도 된다. 가짜.” “……!” 가짜라는 말에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이 나온 가짜 하르몬. 그러거나 말거나 현진은 제 할 말을 계속했다. “세르틴 오웬 자작일 테지 아마? 마차에 든 것은 궁정마법사 카리스일테고.” 현진은 익히 알고 있던 국경을 통과하는 왕자일행을 습격하는 2왕자파의 일원들 이름을 대었다. 라그나시아 기사단의 세르틴 오웬과 승자의 포효 시스템으로 포획할 수 있는 2왕자파의 천재마법사 카리스. 그러자 가짜 하르몬의 표정에 이채가 어렸다. “에?” “…….” 폐에 헛바람 들어가는 소리. 아주 어처구니가 없을 때 주로 나오는 표시이다. 가짜 하르몬은 말도 안 된다는 듯 반문했다. “그게 무슨 소리이십니까? 전 하르몬 랭카르터. 기사의 증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쭈 발뺌한다 이거냐?’ 얼토당토않다는 듯 두 손을 좌우로 내미는 가짜 하르몬. 그러나 현진은 그런 그의 행동이 가소로울 뿐이었다. 전작 루시페리아에서 한 번 당해 봤었다. 그때는 이들의 습격으로 당시 진짜 남자였던 아제룬이 사망하는 바람에 로드를 했었는데 그때도 이렇듯 가짜 하르몬이 끝까지 자신이 가짜라는 점에 대해 부인을 했었다. 그 당시 현진은 가짜 하르몬과 그 일행들을 가차 없이 베어 버리고 나중에 가서 진짜 하르몬이 나타났을 때 왕자 일행의 오해를 풀었다. “거짓말 하지 마라. 가짜.” “아니 정말이라니깐요. 공작각하! 자 보시지요. 국왕 폐하께 사사받은 기사의 증표입니다. 기사라면 결코 잊고 다녀서는 안 될!” 가짜 하르몬이 내세운 것은 진짜 하르몬의 기사의 증표였다. 레이드란 공작이 기본 필수품으로 지니고 다니는 아이템이기도 한 기사의 증표는 루시페리아 왕국 각 전역을 통과할 때 쓰는 통행증으로 필수 아이템 중 하나였다. 가짜가 내민 것은 진짜 증표였다. 허나 지문도 안 찍고 사진도 없는 증표가 무슨 의미가 있으리? 죽여서 그냥 빼앗든지 유일한 증거인 옥새가 찍힌 부분만 옹립된 왕에게 빼앗아 찍었다면 위조가 충분히 가능하지 않던가? “흐 진짜 하르몬을 죽이고 얻었던지. 아니면 국왕 폐하의 옥새를 크라에룬이 마음대로 사용해 만들어 낸 것일 테지. 날 속일 수는 없다.” “흐미! 미치고 환장하겠네! 마차를 열어 보십시오. 공작님이 말씀하신 카리스가 있는지 없는지.” “엘리넬. 열어봐라.” 갑작스런 공작의 칼질에 굳어 있던 엘리넬이 즉시 머리를 조아리며 마차로 다가갔다. 엘리넬의 자신의 옆에서 떠나 마차 쪽으로 향하자, 아제룬은 말을 떠듬거리며 공작에게 물었다. “공작! 저, 정말이오? 이들이 가짜라는 것이?” “아마 그럴 것입니다.” “아마……? 그럼 아닐 수도 있지 않겠소?” “그럴 리가 없습니다. 이들은 분명 가짜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가짜라는 마땅한 증거가 없잖소?” 주변에는 가짜 하르몬이 데려 온 군사들이 가짜 하르몬을 두둔하며 왕자와 공주 일행에게 자신들이 가짜가 아님을 어필하고 있었다. 아마 이 바보왕자는 거기에 혹했음이 틀림없다. ‘아따 그 자식 되게 딴지거네. 네가 공략집 봐 보고 전작 플레이 해 봐! 척이면 척이지! 한참 잘 가다가 칼 맞고 뒈져서 괜히 또 로드하게 만들지 말고 좀 닥치고 있어!’ 그러나 그런 현진의 생각을 정면으로 뒤엎는 엘리넬의 보고가 들려왔다. “저기 공작님. 마차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뭐? 그럴 리가? 분명 공략……아니지 마법사의 뭔가가 느껴졌었는데?” 분명 공략집에는 궁정마법사 카리스가 대기하고 있다가 왕자 일행을 공격한다고 되어 있었다. “맞지요? 공작님. 저 그만 이것 좀 치워주시죠. 무섭네요.” “엘리넬. 그 사이 텔레포트를 했었던 것일 수도 있다. 리즈엘. 당신이 한 번 마법의 흔적을 찾아보시오.” 마법사인 리즈엘에게 마법의 탐색을 시킨 현진. 그러나 리즈엘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런 흔적 없습니다.” ‘이 망할 년이! 찾아보지도 않고서 없다고 지랄이냐!!!’ 별 수 없이 현진은 레이드란 공작의 캐릭터로 직접 마차 안을 탐색했다. 텔레포트 마법을 썼다면 더블 마스터 레이드란 공작에게 아니 걸릴 수가 없다. 헌데 정말 아무 흔적도 없지 않은가? 거기에 미사의 조언도 들려왔다. - 전작 하르몬 랭카르터와 리메작 하르몬 랭카르터의 얼굴 생김새는 완전 똑같습니다. 한 번 기억해 내 보시죠. ‘어랍쇼? 이놈들 진짠가? 아니……그럴 리가 없는데…….’ 현진은 머리를 박박 긁으며 고민했다. 하지만 그 고민은 이내 사라졌다. - 36번 슬롯에 덮어쓰기 하겠습니다. 일단 죽여 놓고 보자! 어차피 아니면 세이브 한 것 로드하면 되지 않던가? 하르몬 랭카르터는 아제룬과 엘리넬 순애 시나리오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이기에 그가 시나리오 상으로 사망해 버린다면 잘못하면 게임 오버요. 잘 된다 해도 아제룬 엘리넬의 순애루트 공략이 상당히 난해해 진다는 단점이 있으니 신중해야 했다. “맞죠? 아무것도 없잖습니까? 공작님. 저희는 정말 랭카르터 영지에서 나온 이들입니다.” 스르릉. “잘 가라. 가짜.” “예……?” 현진은 빠르게 가짜 하르몬에게 쇄도했다. 가짜 하르몬의 경우 레벨이 상당할 터이기에 일격에 죽지는 않는다. 연속 공격을 해야 했다. 그때였다. “모두 피하시오!” 아제룬의 외침과 함께 후방에서 거대한 불덩이가 날아와 연쇄폭발을 일으켰다. 쿠콰콰콰콰콰콰콰! 레이드란 공작에게도 제법 큰 데미지를 줄 정도의 강력한 마법이었다. “윽? 뭐지?” - 정말 진짜들이 나타났습니다. 세르틴 오웬과 카리스가 이끄는 2왕자군입니다. 그 메시지에 현진은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그럼 정말 이놈들이 진짜였다는 말인가? - 마스터. 섬마을김씨의 공략집을 헛것으로 읽으셨군요. 그의 공략집 서두에는 ‘루시페리아R' 은 대략의 사건들이 동일하다고는 해도 이전의 행동으로 인하여 모든 스토리가 흩트려 질 수 있다. 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 이 망할 놈의 SD는 언제까지 전작 플레이어들을 우롱하는 거냐? “2왕자군의 깃발입니다!” “것 보십시오! 아니지 않습니까!” ‘……제기랄.’ 원래 먼저 나타나야 할 놈들이 오히려 늦게 나타나는 바람에 온갖 원망의 눈초리가 현진에게 쏟아졌다. “화살을 조심하시오!” 마법 한 방을 맞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제는 본격적인 화살 공격들이 쏟아졌다. 일반 병사들의 공격이라서 맞는다고 닳는 데미지는 별 것 아니었지만 이대로 맞고만 있기는 위험했다. 스킬 발동 에이디아의 머리 위에서 전투 모드에만 뜨는 특별한 표시가 떠올랐다. 그녀가 특수 스킬을 사용한다는 표시인데 만약 이 상황에서 공격을 당하면 스킬 시전이 취소되므로 그녀에 대한 보호가 필요했다. NPC들은 다른 때는 몰라도 이 전투 상황에서만큼은 매우 탁월한 인공지능을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퓨리나 공주가 즉각 화살로부터 에이디아를 지켰다. 호위와 공주가 뒤바뀐 상황이라지만 상성상 엘프 궁수보다는 격투가 클래스가 방어력과 체력이 탁월했다. “빙결화살!” 에이디아의 손에서 화살이 날아가고 전방에 보이는 레벨 20 일반병사에게 닿자, 그의 주위로 대 여섯의 병사 캐릭터가 얼어붙었다. “적들을 섬멸하라!” 하르몬은 자신이 데려온 호위병들을 진군시켰다. 적병과 똑같은 레벨 20의 일반병사들은 그저 무식하게 달려 나갔다. 2왕자군의 적 NPC들도 기사들을 앞세워 아군의 진형으로 진격해왔다. 수는 역시 적인 2왕자군이 우월했다. 하지만 각각 윈드 칼리버와 열화검 레기우스라는 명검을 든 아제룬과 엘리넬이 합세하고 뒤에서는 메르피 등의 신성 보조 마법이 펼쳐지자 수적 우위는 쉽게 무너졌다. 현진은 특별히 할 일 없이 보조마법을 거는 데에 집중했다. 어차피 레이드란 공작 캐릭터는 정 위험한 경우가 아니면 앞에 나가서 싸우면 안 되는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 그도 할일이 생겼다. 2왕자군의 후방에서 거대한 마나의 흐름이 포착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자 현진은 즉각 그 강력한 캐릭터들로 앞을 가로막는 레벨 45에서 50 가량의 기사 캐릭터들을 작살내고 그 뒤에 있던 레벨 20의 궁병들은 그냥 무시하고 밟은 뒤, 최후방의 마법사 부대에게 덤벼들었다. 1왕자를 지지하던 궁정마법사 스승을 죽이고 지금은 자신이 왕국 최고의 마법사가 된 요마법사 카리스를 처리해야 했다. “캐스팅 캔슬!” 그렇지만 루시페리아 왕국에는 죽어버린 전 궁정마법사 바룬과 쌍벽을 이루는 대단한 마법사가 한 명 더 있었다. 비록 대지계열에 치중되긴 했으나 오히려 마력으로만 따지면 궁정마법사를 능가하는 더블 마스터 카론 레이드란이. 로브를 깊게 뒤집어쓰고 다른 마법사들보다 길쭉한 지팡이를 쥔 주제에 몸집은 왜소한 카리스에게 현진은 어느새 다가와 있었다. - 승자의 포효 시스템이 발동되었습니다. 대상은 요마법사 카리스 르미넨. 루시페리아 R의 후반부 공략 캐릭터로 여기서 죽이신다면 그녀의 스토리는 진행되지 않습니다. NPC 정보를 보시겠습니까? TITLE ▶40211 :: 59. 승자여 포효하라! 섬마을김씨(lastride) 05-03-30 :: :: 13269 “물론!” NPC 정보 이름 : 카리스 르미넨 직업 : 루시페리아 왕국 궁정최고마법사. 백작 레벨 : 70 속성 : 화염계 특징 : 2왕자 편에 선 왕국 궁정 최고마법사. 내전 발발 당시 스승인 바룬을 죽이고 왕국 최고의 마법사로 거듭났다. 중년의 나이이지만 강한 마력으로 싱싱한 젊음을 유지하고 있다. 요마법사라 불리는 사악함을 타고 나 듣기에는 마치 아무에게나 몸을 주는 그런 여성으로 인식되나 아직 남자 경험 한 번 없는 숫처녀이다. 후반부 캐릭터로 승자의 포효 시스템으로 포획 조교, 능욕 할 수 있다. 초필살기는 플레임 스트라이크. ‘젠장 처녀면 뭐하냐 먹을 수도 없는데.’ 어차피 후반부 캐릭터 능욕으로는 가지 않기로 해탈한 현진으로서는 별로 탐스러운 존재는 아니었다. 그래도 저 정도 강력한 캐릭터라면 적의 편에 있는 것보다는 이쪽으로 끌어들이는 편이 훨씬 낳았다. 더구나 카리스의 경우 욕구불만 수치가 상당했기에 쉽게 끌어들일 수 있었다. 조교만 잘하면. 레이드란 공작이 후방에 난입하자, 마법사 캐릭터들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현진은 나중에 떨거지들을 청소할 다른 동료 캐릭터들을 위해 그들의 발만 넝쿨의 속박으로 묶고 카리스에게로 즉시 돌격했다. “반월검기!” 루시페리아의 고위급 기사들이라면 누구든 배울 수 있는 반월검기가 현진이 돌격하고 있는 쪽 부근에서 뿜어져 나왔다. 달리는 가속이 붙었기에 여러 방향으로 나오는 검기를 현진은 막을 수 없었다. “윽!” 머리 위로 붉은 색의 데미지 표시가 뜬다. 제법 큰 데미지다. “덤벼라! 카론 레이드란! 이 세르틴 오웬이 상대해 주마!” 왕자 일행을 암살하는 임무를 맡고 온 세르틴 오웬이 외쳤다. 그러나 현진은 그와 부딪혀 줄 이유가 전혀 없었다. 레벨 60의 대지계열. 방어형 몸빵기사 세르틴. 레벨 90의 상대로는 부족했지만 그를 상대하며 시간을 보내다가는 레이드란 공작에게 상성이 불리한 화염계열의 고위급 마법을 맞아 버릴 우려가 컸다. “커스 오브 어스!(저주의 대지)” 한글이 영어의 위치를 위협하는 세계적 언어로 부상하여 마법 이름들도 대부분 한글 키워드로 발동되는데도 현진은 무슨 폼을 잡는지 영문 시동어로 세르틴 오웬을 일정 부근에 묶어 놓았다. 뭐 그것은 둘째치고 저주가 한참 갈 판이니 나중에 덤빌 동료들이 잘 처리해 줄 것이다. 지금은 저 여마법사를 척살할 때다. 세르틴을 제치고 나자, 이미 캐스팅이 끝난 수십 개의 불덩이들이 현진을 향해 날아왔다. 고작 1서클의 파이어 볼이다만은 마력이 강한 마법사의 공격인지라 하나 하나가 리즈엘의 분노파워 화염마법만큼이나 막강했다. 그것들을 피해 좌우로 스텝을 밟으며 피하던 현진. 그러는 새에 레이드란 공작의 이동을 방해하는 불꽃의 장벽과 불꽃의 기둥들이 온갖 곳에 솟아 있었다. “안녕히 가시길. 레이드란 공작.” 그러면서 카리스는 그녀의 초필살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전체마법이긴 하지만 일인 타격 데미지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화염계열 최고위급 마법 플레임 스트라이크. 그것이 시전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진은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다른 건 몰라도 가상현실 상에서의 전투 만큼에는 숙련된 고수의 노하우가 있는 그다. 1인칭 액션에서는 미사와 함께 단 둘로 한 개의 사단을 전멸시킨 경력이 있고, 루시페리아에서도 유노테스 제국의 10만 대군이나 그때 당시만 해도 극강이던 암흑마왕 드라이어스를 일격에 척살한 경력도 있다. 현진은 즉시 몇 개 보관할 수 없는 무형공간의 창고를 열어 아이템들을 꺼냈다. 그리고는 그 아이템들을 즉각 걸쳤다. 죽음의 평원에서 얻은 수많은 어둠의 아이템 중 하나인 마족의 망토와 사신의 낫. 그리고 마왕의 외골격 건틀릿, 마족의 망토는 착용자를 암흑계열 속성으로 만들어 주는 기능을, 사신의 낫은 각종 어둠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을, 마왕의 외골격 건틀릿은 암흑계열 초필살기 마계광폭탄을 쓸 수 있게 해 주었다. 암흑계열의 경우. 지니고 있는 이가 헬루나와 퓨리나 뿐이 없는데 헬루나는 암살형 어쌔신 스타일 캐릭터이고 퓨리나는 격투형 캐릭터이다 보니 암흑마법을 배운 건 있어도 마력이 크지 않아 그런 류의 마법을 쓰기가 힘들다. 하지만 레이드란 공작이 암흑계열로 탈바꿈하여 스킬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면, 상태이상 마법이 가득하며 하나같이 파괴력이 강력한 암흑마법들은 그야 말로 최고의 기술이었다. 거기다 가히 마왕급에 필적하는 레벨 덕에 진짜 마왕이나 쓸법한 고위급 마법들이 사용 스킬 창에 넘쳐났다. “가라! 크로미룸!” 그런 뒤 현진은 귀여운(?) 미역 펫 크로미룸을 소환시켰다. 미꾸라지만큼이나 미끄러운 몸체에 수속성을 지닌 녀석이다보니 불꽃의 방해 따위는 금방 뚫고 지나갔다. 그 뒤를 따라 현진도 불꽃의 방어벽들을 그냥 몸으로 뚫고 달려갔다. 대지계열이었을 때는 가까이만 있어도 체력이 줄었지만 암흑계열 속성으로 전환하니 별 반 데미지 표시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괜히 대국의 궁정마법사라고 불리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빠른 캐스팅을 통해 현진이 다가설 즈음에는 이미 플레임 스트라이크가 날아오고 있었다. 물론 현진은 그냥 당하지 않았다. 마왕의 외골격 건틀릿에 마나를 최대한 집중시킨 다음 마치 브레스처럼 날아오는 플레임 스트라이크들을 향해 팔을 뻗었다. “마계광폭탄!!!” 곧이어 기괴하게 생긴 외골격 건틀릿의 손아귀 부근에서 보랏빛의 덩어리들이 무섭게 쏘아져 나가더니 플레임 스트라이크의 화염과 충돌해 그 데미지를 상쇄시키고 오히려 적진에 떨어졌다. 다행인 것은 그래도 데미지가 줄어들어서 2왕자군을 단 번에 전멸시키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덕분에 기타 동료들이 레벨 업 하기가 더욱 쉬워졌다. 이제 남은 건 마력의 거의 대부분을 소진하고 별 반 방해요소도 없는 카리스를 포획하는 일만 남았다. “백작!” 그러자 방금 전 마침 저주의 대지 지속시간이 풀린 세르틴이 현진을 막기 위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는 곳 크로미룸에 의하여 속박된 채 크로미룸의 스킬 미이라 굴리기로 청록의 미역줄기 미이라가 된 채 전장을 굴러다녀야 했다. 그러는 사이 현진은 빠르게 캐스팅해서 날릴 수 있는 온갖 상태이상 마법을 써서 날리는 카리스에게 한 발자국 씩 다가갔다. 어느새 손짓 한 방에 사신의 낫이 닿을 거리까지 오자, 카리스는 다가오는 현진에게 손을 뻗어 그를 제지시킨 뒤 말했다. “큭! 암흑마법도 쓰실 줄 알고 계셨군요. 레이드란 공작.” “……발기부전이 내게 준 유일한 선물이다.” 카리스는 뭔가 더 말을 하여 시간을 끌려 했지만 현진은 그 틈을 주지 않았다. 사신의 낫이 그녀를 공격했다. 하지만 카리스는 의외로 재빠른 발놀림으로 그 반경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사신의 낫이 꽂인 땅바닥에서 암흑의 기운이 솟아나오며 그녀를 강타했다. “끼아아아아악!” 암흑의 불꽃에 의해 카리스의 로브가 단번에 불타 없어졌다. 옷의 내구도가 다 해버린 것이다. 남성 캐릭터라면 동인 모드나 여성 플레이 모드 등을 켜지 않을 경우. 즉각 죽지만 여성 캐릭터의 경우에는 옷이 이렇듯 한 벌씩 사라지게 된다. 로브가 사라지자, 중년의 나이임에도 그 엄청난 마력으로 10대의 젊음을 유지하는 카리스의 모습이 드러났다. 뭐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미연시 게임 캐릭터인 만큼 이쁠 수밖에 없다. 약간 짙은 연두색 머리를 붉은 방울이 달린 머리끈으로 양쪽으로 귀엽게 묶었다. ‘휴유~ 그래봐야 그림의 떡……CG나 모으자.’ 능욕신마로서의 자신감을 잃은 현진은 별 감흥이 들지 않았다. 어차피 후반부 캐릭터는 한 번 엔딩을 보지 않으면 순애루트로는 절대 연결이 되지 않는다. 이미 레이드란 공작이 카리스에게 할 일을 저지할 수 있는 이는 없었다. 2왕자군은 동료들에 의해 발이 묶여 있었으니, 바로 능욕을 통한 길들이기를 해도 된다. 다만 로브가 내구력 상실로 찢겨진 뒤 그 안에 입고 있던 옷가지들이 남아 있었으니 그것을 마저 제거해야 했다. 현진은 다시 한 번 낫을 휘둘렀다. 찌이익! ‘호오 내구도가 높은 옷인가보군.’ 이번에는 옷이 단번에 사라지지 않고서 일부분만 찢겨져 나갔다. 그 사이로 은근슬쩍 보이는 뽀얀 살갗. 안 그래도 강성한 정력의 레이드란 공작의 캐릭터는 참기가 힘든 유혹이었다. 찌이익! 두 번째 공격으로 스커트가 사라졌다. 그 덕에 노출된 뽀얀 다리와 하의에는 속옷을 입고 있을 텐데……. “푸우우웁!!!~!” 현진은 욕구불만 수치를 다스리지 못하고 또다시 코피를 정면으로 뿜었다. 카리스가 아랫도리에 착용한 아이템 그것은……전혀 상상치도 못했던 최강의 속옷 아이템이 아니던가? 가장 노출도가 심하지만 그러면서도 아이러니하게 방어력 면에서는 가히 최강인 그 속옷 아이템은 바로 상처 날 때 붙이는 밴드……였다. 자주 나오는 장면은 아니지만 주로 어린이를 소재로 다룬 로리물. 특히 치한소아과에서 자주 보던 CG인데 변태 로리콘 의사가 아이의 성기에 주로 붙여서 카메라 등으로 찍어 저장하는 이 벤트에서 많이 나오는 아이템이었다. 이런 게 로리물에 있는 이유는 바로 발육의 정도 때문인데 내부가 돌출되지 않은 어린아이들의 경우 저런 밴드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그 부위를 커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카리스의 경우 결정적으로 그 밴드가 그곳에 딱 맞았다. 그 밴드가 붙여진 위를 보니 털도 하나도 안 난 모습이다. 아무리 노화가 멈추었다지만 이건 좀! 심하잖은가? 적어도 고교생은 되어 보이는 키와 체형인데 어찌 여기만 이렇게 맨들맨들 하단 말인가? 거기에 이 엽기스런 아이템은 또 뭐고! - 상태이상 패닉, 흥분에 동시에 걸리셨습니다. 위험합니다. ‘뭣?’ 그러고 보니 레이드란 공작이 현진의 의도와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나름대로 자제하고 있던 성욕이 마구 끓어오르고, 손이 저절로 카리스의 아랫도리와 가슴으로 가고 있었다만 현진은 방관자의 입장에서 그것을 바라보아야만 했다. ‘이, 이게 왜 이래?’ - 이 밴드 아이템은 도구점에서 파는 방어구 아이템으로 특수효능으로 남성 캐릭터에게 패닉과 흥분을 거는 효과가 존재합니다. 지난 번 옷가게에서 매우 야한 옷들에 걸려 있었던 옵션처럼요. 그렇다. 우리 편의 여자들이 입는 옷이 야해서 상대방에게 상태이상을 걸 수 있다면 당연히 상대방 여성들의 옷이 야해서 아군에게 상태이상을 걸 수도 있는 법. 비록 기본 동료들이 모두 여자인 1왕자군에 비해 대부분의 적이 남자로 구성된 2왕자군에게 쥐약인 야한 옷가지들이라지만 승자의 포효로 획득할 수 있는 후반부 캐릭터들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상태이상을 유발하는 속옷 등을 착용했다. - 승자의 포효 시스템을 우습게보시면 안 됩니다. 레이드란 공작의 레벨이 높아 쉽게 포획할 수 있겠거니 생각하시는 것은 버리시는 게 좋습니다. 이전에 헬루나 양도 그랬듯이 여성들은 다 그 포획시스템에서 공작에게 치명타를 줄 수 있는 기술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조심하십시오. 그리고 알벤 시에서 구입한 승복을 항시 입고 다니신다면 이런 상태이상을 미리 막으실 수 있습니다. ‘이런 부렉! 야 레이드란 너 뭐하냐 이 망할 자식아!’ - 지금의 레이드란 공작은 기본적으로 설정된 캐릭터가 아니라 마스터의 성향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공작으로서 지금껏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하여 흥분과 패닉에서 벗어나기가 매우 힘듭니다. 다만 에노자이저를 복용했기에 조루 증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때였다. 뭔가가 터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온 것은. 콰직! “크허어어억!” ‘……패닉에 걸리길 잘 한 것 같군.’ 현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패닉+흥분 상태에 빠진 레이드란 공작의 빈틈을 노려 카리스가 승자의 포효로 성노로 잡힐 수 있는 여성들이 모두 가지고 있는 기술. 남근 차기 혹은 남근 깨물기 등의 기술 중 남근 무릎찍기로 레이드란 공작을 공격했던 것이다. 나름대로 리얼한 게임을 즐기기 위해 통각수치를 어느 정도는 잡아놓고 하던 현진으로서는 저 몸의 제어권이 없어진 상황이 약간은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그러나 인생만사 새옹지마라고 어디 현진에게 좋은 일만 생길까? “바람이여! 한 줄기 검이 되어 나의 뜻에 반하는 자들에게 죽음의 철퇴를 내려라! 윈드 소드 스톰!” 어느새 레벨 50이라는 경지에 다다른 아제룬 왕자는 윈드 칼리버를 들고 전장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몸 주위로는 무형이긴 해도 확연히 눈에 보일 정도로 선명한 바람의 기운들이 모여들었고, 그것들 곧 날카로운 칼날처럼 변하여 온갖 2왕자군의 군사들에게 직격했다. 레벨이 낮아서 그런지 죽는 적들도 많았지만 체력만 깎인 적들이 더 많았다. 하지만 곧 그들은 나머지 동료들에 의하여 척살되었다. 그러는 사이 패닉과 흥분에 동시에 걸려 버린 레이드란 공작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남근 무릎찍기의 데미지는 역시 강력했다. 한참동안 바닥을 뒹굴던 레이드란 공작. 그리고 그런 그의 거시기를 완전히 못 쓰게 만들려고 작정한 듯 지속해서 그 부위를 노려대는 카리스. 그러나 그의 충실한 펫 크로미룸은 세르틴 오웬을 저세상으로 보낸 뒤 그녀의 몸을 칭칭 감았다. 그리고 레이드란 공작은 자연수복력을 통해 아픔을 해소하고 그대로 카리스에게 달려들었다. 찌이이이익! “윽!” 이번에는 윗옷이 잘려나갔다. 유감스럽지만 카리스의 자그마한 젖꼭지를 가리는 것 역시 상태이상 유발의 밴드 아이템이었다. 그러니 레이드란 공작이 더욱 아니 미칠 수가 없다. “우오오오오오오!!!” ‘뭐야 저건! 고릴라냐!’ 발정난 코뿔소마냥 카리스를 밀어서 넘어뜨린 레이드란 공작. 그렇지만 카리스도 그냥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스톤 커스!” 대지계열 속성을 지니고 있었으면 아니 걸렸을 석화마법. 그러나 암흑속성에 현재 상태이상에 걸려서 상태이상에 대한 저항력이 반 이상 떨어진 레이드란 공작은 그대로 그 기술에 당해 돌이 되었다. 그렇게 되자 카리스는 당장 도주하려 했지만 크로미룸은 그녀를 놔주지 않았다. 크로미룸은 전주인 음마선사에게 배운 대로 그녀의 온몸을 자극시켰다. 얼마 안 가 흥분의 표시들이 그녀 몸에서 나타났다. 유두 부근을 가린 밴드는 발기에 의해 저절로 해제되었고……나머지 묘사는 검열로 인한 삭제. 뭐 그런 몸이 되어 버린 채 음욕에 신음하던 카리스. 그리고 때마침 석화마법이 풀린 레이드란 공작. ‘커허억! 어, 어라?’ 석화마법은 솔직히 마비와 별 차이가 없는 상태이상이다. 오히려 석화시에는 방어력이 극대화 되는 등의 이점이 있었다. 그러나 석화가 무서운 점은 풀릴 시에 옷의 내구도를 완벽히 낮추어 옷가지들을 완벽히 해제시킨다는 점이다. 당연 석화가 풀린 레이드란 공작이 나신이 아니 될 수가 없다. 거기에 석화 류의 저주에서 내구도가 떨어지지 않는 옵션이 걸린 마족의 망토 덕에 마치 무슨 여고 앞의 변태 바바리 코트맨처럼 되어버렸다. 국경 평원에서 아제룬이 불러낸 바람 덕분에 펄럭이는 망토와 그 망토 하나만을 쥔 채 홀라당 벗고서 중간에 것만 하늘 높이 치켜세우며 침을 좔좔 흘리는 레이드란 공작과 그 밑에 오묘한 페로몬을 흘리며 역시 뽀얀 나신을 드러내며 중앙에 밴드 하나만으로 몸을 가리고 있는 카리스. 그 다음은 무슨 일이 벌어질까? TITLE ▶40326 :: 60. 레이드란 공작 '만'의 첫경험 섬마을김씨(lastride) 05-03-31 :: :: 11279 ‘이, 이런 제기랄! 망할 닝기리! 왜 하필이면 패닉에 걸려서!!!’ - 말씀이 달라지셨네요. 마스터. 아니 달라질 수 있겠는가? 이 상황에? 아무리 해탈을 했다지만 저렇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의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현진은 충분히 세이브 로드 노가다를 감수할 의향이 있었다. 비록 남근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는 점은 좋았으나 몸의 제어권을 찾을 수 없으니 느끼질 못하는 것이다. 다만 방관자의 입장에 있어야 할 뿐……. 그렇게 발만 동동 구르던 현진은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패닉과 흥분에 동시에 걸렸었던 적이 이전에도 있었다. 아제룬 왕자 첫 번째 능욕루트 분기점 같이 목욕하는 그 이벤트 때. 분명 걸렸었다. 그런데……그때는 두 개의 상태이상에 동시에 걸렸어도 단지 정신을 잃고 본능대로 행동했을 뿐. 이렇듯 방관자의 입장에서 바라보아야 하지는 않았다. 어떻게 된 거지? 이건. - 아 그건 패치 되었습니다. 그 당시는 1.01 버전이었다면 지금은 1.03 버전으로 플레이 하고 계시잖습니까? SD소프트 측에서는 그렇게 완전히 레이드란 공작의 캐릭터의 정신이 동화되었을 경우. 심각한 사태 시 게이머가 게임 속 가상현실에서 깨어나지 못할 부작용을 우려. 이토록 패닉에 걸릴 경우에는 제어권을 잃은 레이드란 공작의 육신을 방관자의 입장에서 바라 볼 수 있도록 패치가 되었습니다. 어째 작가가 설정오류를 덮기 위해 괜한 핑계를 집어넣은 것 같은데……. “흐, 흐아아앗!” 전투가 2왕자군의 패배로 거의 끝나갈 무렵. 지휘관을 잃은 몇몇 병사 NPC들은 도주를 선택했다. 보통 RPG게임에서는 적들은 전투상황에서 도주하지 않지만 루시페리아는 틀리다. 그들의 각기 자아로 도망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나 그런 이들에게도 가차 없는 철퇴가 내려졌다. 에이디아가 스킬 트리플 스트레이핑 등을 이용하여 한 번에 세 명의 적을 척살하기도 했고, 리즈엘이 화염 마법으로 태워버리기도 했다. “벼락이여! 나의 부름에 따라 내가 지정한 곳에만 연속된 전격을 가하라! 피뢰침!” NPC레벨 45 경갑 검 기사에게 사용된 아제룬의 피뢰침 스킬이 사용되자, 나머지 NPC 병사들을 수습해서 도망치던 기사 캐릭터에게 계속해서 벼락이 떨어졌다. 그리고 얼마 안 가 그 기사 캐릭터는 벼락이 떨어진 자리에서 데미지 표시만을 남기고 사라졌다. - 전투 승리입니다! ‘아 그래?’ 한 명의 적. 카리스가 남아 있었지만 그녀는 전투 불능 상태. 사망하지 않았지만 전투를 할 수는 없는 상태인지라 전투는 이미 종료되었다. 전투가 끝나고 각기 떨어져서 전투를 벌이던 동료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각자 메르피의 회복마법 등을 시전 받아 체력을 채웠다. “후우! 어디 다친 데는 없습니까? 모두들?” “아 네 그런 것 같군요.” “고맙소. 하르몬 경. 그대가 구원군을 이끌고 왔기에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소.” 아제룬은 하르몬에게 고맙다는 눈초리를 보내며 그를 칭찬했다. 아제룬의 하르몬에 대한 호감도도 약간 상승한 듯 보였다. 그걸 방관자의 입장에서 보고 있던 현진은 약간 심기가 불편했다. ‘놀고 있네. 나 혼자만 나가서 싸웠어도 다 밀어 버릴 수 있었다.’ - 지금 저기서 여자와 이상한 짓이나 하고 있으신 분이 말이 많으십니다. ‘……! 맞아!’ 잠시 전투 구경을 하느라 깜박하고 있었던 현진은 2왕자군들이 떨군 갑옷과 무기들 맨 뒤에 후방에서 나체로 무언가를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관찰을 시작했다. 음욕을 이기지 못하고 카리스를 덮친 패닉+흥분에 걸린 본능의 레이드란 공작은 카리스의 알몸을 마구 주무르다가 이제야 막 무언가를 하려하고 있었다. 크로미룸이 대부분 함락시켜 놓았지만 레이드란 공작은 현진일 때의 본능적으로 성감도 수치를 최대한으로 올려 둔 것이다. - 호오 본능만 남으신 레이드란 공작은 정말 능욕신마 다워 보입니다. ‘…….’ 마치 자신이 출연한 에로비디오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실제 이 레이드란 공작은 현진의 본판 얼굴에서 피부의 잡티를 없애고 다크 서클을 지우며 턱선을 약간 깎는 등. 뭐 원판의 현진이 못 생긴 얼굴은 아니다만 그가 가진 몇 가지 단점을 완벽히 커버한 캐릭터였다. 그러기에 현진과 거의 동일인물처럼 보이는데 그런 캐릭터가 지금 여자를 막 범하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빌어먹을 상태이상은 현진을 단순히 참여자가 아닌 방관자로 만들어 그의 속을 태워먹고 있었다. 밴드라는 아이템으로 가려진 최후의 보루. 하지만 레이드란 공작은 밴드 아이템을 해제시키지 않고서 그냥 막무가내로 밀어 넣었다. “아아아악!” 카리스의 비명과 함께 하혈이 터졌다. 그리고 레이드란 공작의 왕복운동이 시작되고……이 이후의 묘사는 자체검열 상 삭제하겠다. 뭐 대략 왕복을 하면서 카리스의 속 안으로 말려들어간 밴드 아이템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무슨 액체가 분비되었다느니, 카리스의 신음과 레이드란 공작의 콧김이 마구 나왔다느니 그런 뻔하고 뻔한 내용이니 후커가 잘 먹히는 미연시 H씬을 플레이 하던지 모 성인사이트에 돌아다니는 성인 소설을 열람하기 바란다. 이 글은 엄연히 15세!!!(누가 믿을까? 누가……) 빨리 싸질러버리게 만드는 상태이상 ‘흥분’ 에 걸려 있는 레이드란 공작이었지만 포트키의 기사에게 얻어먹은 느리고 오래 가는 조루 치료+예방제 에노자이저를 복용한 레이드란 공작인지라 그는 제법 긴 시간 동안 카리스를 밀어 붙였다. 정신을 잃고 본능만 남은 놈 치고는 제법 다양한 체위법들을 구사하기까지 한다. ‘크아아아아악! 졸라 부러워! 내 아바타는 저렇게 하고 있는데! 나는 뭐야 지금?’ 허나 그것은 레이드란 공작의 몸체일 뿐. 현진의 정신은 그 레이드란 공작에게 관여를 할 수가 없기에 현진은 그런 감촉 따위를 느낄 수가 없었다. 그러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일 수밖에……. - 마스터. 해탈을 하겠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한데 어찌 저런 상황을……. ‘그게 그 해탈이냣! 난 분명히 순애루트에 영향을 주지 않는 한에서의 한두 번 정도의 후반부 캐릭터와의 관계는 원했다고! 빌어먹을! 야 이 자식아 너만 재미 보지 말란 말이닷!’ 자기 자신에게 그렇게 외쳐야 하다니……참으로 비참하지 아니할 수 없겠다. 하지만 더 큰 비극이 그에게 닥쳐오고 있었다. 막간의 휴식을 즐기고 있는 일행. 그때 하르몬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던 아제룬이 뭔가 이상한 점을 느끼고 물었다. “저기 공작은?” “……?” 그랬다. 다른 이들은 다 있었는데 레이드란 공작이 보이질 않았다. “그러고 보니 적진 후반부로 뛰어드셔서 전체마법을 날려대는 마법사와 싸우고 계신 것을 보았던 것 같습니다.” 시체 없이 아이템들만을 남기고 경험치가 되어 소거된 2왕자군들의 후방을 눈으로 찾는 동료들. 제법 멀리 떨어진 거리였기에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 부근에서 몸을 흔들고 있는 남자를 볼 수는 있었다. “저기 계신 모양인데요?” “공작! 뭐 하고 계시오?” 아제룬은 레이드란 공작을 불렀지만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공작……?” 아제룬이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레이드란 공작이 있는 후방으로 걸어갔다. 당연 호위기사 엘리넬도 따라갔고, 뭔가 궁금해진 하르몬과 퓨리나 공주 일행도 그들을 따라갔다. 그리고 그들은 한 발자국 발자국씩 걸을 때마다 점점 선명해지는 광경에 할 말을 잇지 못했다. “고, 공작님…….” 에이디아는 왼손으로는 입을 가리고 오른손으로는 메르피의 눈을 가렸다. “왜, 왜 그래요? 에이디아?” “메르피는 아직 보면 안 될 장면이에요.” “호오……공작각하 역시 더블 마스터답게 대단하신데요?” 하르몬과 눈이 가려진 메르피, 그리고 뭘 하는 건지 모르는 아제룬을 제외하고 모든 여성들의 볼이 붉어졌다. “응? 왜들 그러시오? 공작. 뭘 하고 있소?” 아제룬만 뭐가 뭔지 몰라서 레이드란 공작의 등에 손을 댔다. 레이드란 공작이야 미친 것이나 다름없으니 그렇다고 치고 밑에 깔려 있는 카리스는 어떨까? 그녀는 오히려 다른 이들이 쳐다보는 것에 더욱 큰 흥분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늠름한(?) 아제룬 왕자가 보고 있으니 더더욱 부끄러우면서도 흥분되었다. 캐릭터 설정 상 카리스는 초절정 미소년 아제룬에게 왠지 모를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레이드란 공작을 거부하지 않았다. 뭐 거부하려고 해 봐야 이제는 그 맛을 깨달은 레이드란 공작 덕에 별 수 없었겠지만. 아제룬은 레이드란 공작과 카리스를 관찰하다가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조금은 깨달은 것이 있었다. 이전에 바로 도적 소녀와 험악해 보이는 남자들이 하던 짓과 동일했던 것이다. ‘연약한 레이디를 괴롭히는 짓을 하다니!……하지만 크라에룬 쪽의 적이고…… 나의 스승님을 죽인 계집이니 이런 것이 당연할지도……아! 그렇군. 지금 레이드란 공작은 카리스 르미넨 백작을 저 돌출부위로 공격해서 체력을 깎고 있는 것인 거야!’ ‘얼씨구 잘 논다. 망상의 삽질 한 번 잘 하시네. 우리 왕자님.’ 할 짓이 없어서 NPC 심리정보를 보고 있던 현진은 아제룬 왕자를 향해 조소를 날렸다. 아니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이 다 나온다. “저 왕자님……그만 보시지요.” 너무 가까이서 호기심에 가득 찬 눈빛으로 정사장면을 관찰하는 왕자를 엘리넬은 에이디아가 메르피의 눈을 가린 것처럼 차마 눈을 가릴 수는 없고 궁여지책으로 그를 접합부분 같은 것이 보이지라도 않게 하기 위하여 그를 약간 떼어놓았다. 하지만 아제룬은 그런 엘리넬을 뿌리치며 더욱 가까이서 둘을 관찰했다. ‘아! 저게 바로 남자가 흥분하면 나온다는 XX로구나! 그런데 레이디는 괴로워해도 남자는 어째 즐거워하는 것 같군. 하긴 그러지 아니하면 어째 그때 그 어린 소녀를 남자들이 웃어가면서 이 짓을 했겠나?’ 아주 심도 있는 이해력으로 좋은 학습을 하는 아제룬이었다. 역시 레이드란 공작의 정력은 강성했다. 벌써 몇 번째 했는지 몰랐다. 그럼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아제룬의 백치짓거리에 웃음짓던 현진. 그러나 다른 캐릭터들의 심리정보를 열람해 본 결과 그는 결코 이렇게 여유롭게 성인동영상을 가까이서 관찰하듯 볼 수가 없었다. ‘발정난 개 같아…….’ ‘공작님이 저런…….’ ‘흥……변태 같으니.’ - 큰일났습니다. 에이디아의 호감도가 30이나 급하락. 성향은 경멸로 바뀌었으며 퓨리나 공주의 호감도도 40이나 하락 성향은 짐승으로 바뀌었습니다. 리즈엘의 호감도에는 별 변동이 없습니다만 역시 성향이 ‘짐승’ 으로 바뀌었고, 엘리넬의 호감도는 무려 54나 급하락. 성향은 ‘위험인물 1호’ 로 바뀌었습니다. ‘커허어어어어억!!!!’ 목에서 괜시리 가래가 끓어오르는 현진이었다. 안일하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전면적인 호감도의 엄청난 하락이 이어지고 있었다. - 지금도 시간이 지날 때마다 자꾸만 하락 중입니다. 아! 헬루나의 호감도는 반등했습니다. 성향은 ‘최상급 먹이’ 입니다. ‘……최상급 먹이?’ 하기야 현진이 보아도 자신과 판박이인 미청년 레이드란은 눈은 반쯤 뒤집어지고 입에서는 침을 좔좔좔 흘리면서 혓바닥을 내민 모습이 마치 발정 난 코뿔소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는데 여성들의 관점에서야 어떻겠는가? 여자들이 눈 뻘겋게 뜨고 보고 있는데 벌건 대로에서 홀라당 벗고 하는 짓거리. 그것도 봤을 때 급히 옷이라도 입고 딴청이라도 피우면 이 사람도 남자구나 하는 정도로 넘어가지, 여자들이 계속 보고 있는데도 전혀 멈출 생각을 안 하는데다가 아주 이제는 표정마저 미쳐가고 있으니 어찌 호감도가 급하락 하지 않겠는가? - 아 하르몬 랭카르터의 호감도도 약간 상승했습니다. 남자나 여자나 안 건드리는 이가 없는 천하의 바람둥이 캐릭터 하르몬의 호감도까지 상승했다. 다행인 것은 현 플레이 모드가 일반모드라는 것 뿐. ‘으아아아악! 그만 좀 싸질러 이 망할 자식아!’ 레이드란 공작의 왕복운동이 계속될수록 여성들의 호감도는 급감했다. 하지만 강성한 정력의 레이드란 공작은 허리의 움직임을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 폐인대전 전선에 암운이 드리워졌습니다. 3월 30일 모의고사에서 별 다른 성적의 증강은 커녕 오히려 언어영역 점수가 하락하는 비상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언외사만 보는 것으로 선택했다지만...수리 점수는 충격적입니다. 한 자리수의 점수대...끔찍하더군요. 본인의 담임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4월 13일 모의고사에서 이걸 만회+성적상승이 되지 않을 경우 제가 지금까지 모아 온 동영상들을 모두 압류하고 부모님에게 통보하겠다는...;;;; 뭐 루시페리아라는 수위 높은 글을 쓰시는 건 알고 계시지만 나머지 사항들이 부모님에게 통보되었을 경우... 전 살아남지 못할 지도 모릅니다. 여러분...부디 그 다음 모의고사에서 제가 높은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응원의 힘을 보태 주십시오. 아니 그때까지 집중력 200% 이상 부여하여 공부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TITLE ▶40351 :: 61. 왕자의 카리스마(?) 섬마을김씨(lastride) 05-04-01 :: :: 15267 “저기……!” “흥!” “저질.” “짐승.” 손을 뻗어 보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냉랭하고 싸늘했다. 언제나 친절했던 에이디아와 퓨리나는 물론 가끔 불신하긴 해도 대부분은 신뢰의 표정으로 보던 엘리넬마저. ‘이게 대체 뭐란 말이냐고오오오!’ 현진은 정말로 억울해 미칠 지경이었다. 그놈의 망할 밴드 아이템 때문에 패닉에 걸려가지고는 레이드란 공작을 조종할 수 없는 상황에서 레이드란 공작이 벌인 일을 이제는 자신이 다 덤터기 쓴 채 감당해야 했기 때문이다. 호감도는 아제룬, 메르피를 제외하고 대부분 하락. 그것도 평소의 하락치인 3~5에서 가끔 몽땅 떨어지는 10정도도 아니고 무려 3~50. 마왕을 물리칠 때 퓨리나 공주의 호감도가 단번에 100이 오르는 경우도 있긴 하나 정말 이건 뭐라 다시 채우기 힘들 만큼 팍삭 하락했다. 후반부 능욕루트를 잘못하면 지금까지 끌어온 순애루트를 망가뜨린다는 것이 이런 뜻에서 였던 것이었다는 것을 정말 뼛속 깊숙이 깨달을 정도로. 돈은 딴놈이 훔쳤는데 쇠고랑 차는 그 기분이라니……. “공작? 도대체 아까 했던 것이 뭔지 좀 자세히 알려 주구려.” “저도요? 뭐 하셨던 거에요?” 안 그래도 비참한 현진에게 아제룬 메르피 이 두 얼라는 자꾸만 방금 전 뭘 했는지 알려 달라고 양쪽에서 조르고 있다. - 이제 순애루트는 아제룬과 메르피 양만 남았습니다. 그리고 잘하면 여기서 아제룬과 메르피의 능욕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무얼 했는지 직접 몸으로 깨닫게 해 주는 겁니다. ‘시끄러…….’ 아제룬 능욕은 이제 방해요소가 많아서 할 수 없다. 왕국으로 돌아가 다른 여러 기사들과 함께 있게 되는데 그때는 능욕을 하고 싶어도 보는 눈이 많아서 못한다. 거기에 메르피 능욕은 로리캐릭터는 최후의 보루로만 남겨 둔 현진으로서는 결코 손대고 싶지 않은 금단의 열매였고……. 순애루트도 마찬가지로 로리캐릭터는 일단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고, 나머지 남은 이는 아제룬 뿐. 게임 상 메인 히로인이니 스토리는 좋을 것 같긴 한데……그냥 이 녀석 순애루트나 진행 시켜 봐? 그렇지만……역시 그냥 로드하는 게 제일이었다. 전투한 시간 등은 아깝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전투를 거치고 파티는 센티온 왕국과의 국경지대. 랭카르터 백작령에 도착했다. “왕자님이시다!” “레이드란 공작 각하도 계셔!” 레이드란 공작령이 함락된 뒤 연락이 두절되었던 두 지도자가 귀환하자 랭카르터 성의 병사와 기사들은 거리에 모여 아제룬 왕자와 레이드란 공작에게 만세를 부르며 그들을 환영했다. ‘……저것들은 내가 레이드란인 걸 알기는 하나?’ 현진의 의심. 그도 그럴 것이, 아제룬이야 최고급 미스릴 갑옷을 입은 채 준수한 백마에 타고서 맨 앞에 나와 손을 흔들어 못 알아 볼 수가 없었지만 레이드란 공작. 현진은 성욕억제 방어구인 회색 빛깔의 탁한 승복을 입은 다음 마치 시종처럼 말 옆에서 걸어가고 있어 눈에 띄지도 않았는데도 그들은 레이드란 공작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환호하고 있었다. 매스컴도 없는 시대. 사진 따위가 널리 퍼져 유명한 것도 아니고……원 래 레이드란 공작도 명마에 탄 채 늠름한 갑옷을 입고 왕자의 바로 옆을 따르며 길거리를 지나가는 등의 모션이 있어야 저런 환호가 쏟아져야 했지만 인공지능이 뛰어나지 못한 바보 NPC들은 하인 차림이나 다름없는 레이드란 공작을 알아보며 만세를 불렀다. 아무리 엑스트라 NPC여서 단순 만세를 부르며 환호만 하는 역할을 맡았다지만 레이드란 공작이 도저히 알아 볼 수 없을 만큼 허름한 행색이면 뭔가 행동패턴에 약간의 변화를 줄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어차피 아무리 세계관이 크고 넓은 루시페리아R 에서도 자체 생각하여 모든 일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자아인격 NPC는 1000명이 채 안 되었고, 기타 NPC들은 단순히 인간의 다양한 행동패턴과 반응을 입력해 놓은 것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 중 몇몇은 이벤트에 맞게 하기 위해 저렇게 완전히 무뇌아로 만들어 둔 이도 있었다. 더구나 자아인격 NPC들도 엄격하게 몇 가지 의문을 통제받고 있기에 정말 자유로이 생각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NPC는 없다고 봐야 옳았다. 만약 자아인격 NPC들이 그 통제를 받지 않는다면 게이머가 진행해야 할 이벤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세상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품는 등의 게임 속 세계의 파탄이 날 가능성이 농후했다. “왕자님! 그리고……아! 공작 각하셨군요.” 전작에서 봤던 노기사 랭카르터 백작이 나와 왕자와 레이드란 공작을 맞이했다. 랭카르터 백작은 자아인격을 가져서인지 승복이라는 허름한 옷을 입고 말을 타지 않은 채 도보로 걷고 있는 레이드란 공작을 잠시 알아보지 못했다. “왕자님과 공작 각하가 친히 이 변방 영지까지 왕림해 주시다니! 천군만마를 얻은 것보다 더욱 든든합니다. 자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포트키 공주님 일행 분들도 대접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안에서 여독을…….” 아제룬과 레이드란 공작을 편히 쉴 곳으로 데려가려던 랭카르터 백작의 말을 끊는 아제룬. “아니. 랭카르터 백작. 지금 당장 군사회의를 소집하시오.” “예?” “국경 부근 네 개의 도시가 이미 센티온의 손아귀에 들어갔다고 들었소. 내 어찌 그런 국가의 중대사를 놔두고 편히 쉴 수 있다는 말이오. 쟈프 레이드란 후작이 원병을 이끌고 왔다 들었는데 어서 그쪽으로 안내하시오.” ‘어쭈? 이 자식 봐라? 여기 오니까 완전히 분위기가 틀려지는데?’ 현진은 진짜 왕자답게 변모한 아제룬의 모습에 약간은 놀랐다. 전작의 아제룬이야 정말로 쓸만한 사내였지만 미소녀 게임 리메작의 아제룬은 메르피와 같은 정신 레벨의 백치+철부지 인 것처럼만 행동해 왔는데 이렇게 진짜 부하들을 이끌 만한 곳에 오자 대번에 전작의 아제룬과 같은 위엄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센티온 왕국의 침공을 막기 위해 모인 1왕자파의 우군들. NPC인 아제룬은 당연히 그들과 면식이 있었고, 전작의 플레이어인 현진으로서도 반가운 얼굴들이 여럿 있었다. “공작각하!” “오랜만입니다. 숙부님.” 온라인이 아닌 패키지 가상현실 게임에서의 주목적은 게임 속 주인공의 역할을 맞아 그에 맞는 연기를 하는 것. 단순 스포츠나 1인칭 액션 등은 몰라도 RPG의 경우에는 더욱 그런 점이 강조되어 이런 설정 상으로 레이드란 공작을 아는 이들에 대해서는 사전에 대비가 필요했다. 그리하여 이런 점을 돕기 위해 가상현실 도우미 인격이 많은 도움을 주지만 현진은 워낙 익숙한 얼굴들인지라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었다. 카론 레이드란의 숙부인 쟈프 레이드란 후작과, 파이로스 백작, 랭카르터 백작, 호킹 자작 등 전작의 주 동료 캐릭터들 조금 나이가 든 중년의 기사들이지만 그들 덕에 진짜 중세의 전쟁다운 게임을 즐겼었던 현진이었다. 원래 궁정최고마법사 바룬 엘가이언과 홍일점 마검사인 셀렌 네리어드 백작까지 있어야 완벽했지만 바룬 엘가이언의 경우 리메이크 작에서 전작에서는 잠시 얼굴만 비추었던 카리스에 의해 살해당한 시나리오고, 셀렌 네리어드 백작은 현재 엘리넬의 모습으로(엘리넬의 여장 모습이 셀렌 네리어드이다)아제룬 왕자의 호위기사로 나오고 있다. 덕분에 원래 아제룬 왕자의 호위기사였던 랠프라는 NPC 역시 보직이 변경되어 레이드란 공작령의 기사 들 중 한 명의 실력자가 되었다. 그렇지만 현재는 아니다. 전작에서는 별 비중 없었던 포트키의 공주 일행이 메인 동료로 부상했고, 여기 이 전작 동료들은 단순히 몇 가지 이벤트에서 군단을 이끌고 아제룬 일행을 돕는 캐릭터로 전락했으니 미소녀 게임과 단순 RPG의 갭이 새삼 크다는 게 느껴졌다. “환영인사는 나중에 하도록 합시다. 나는 센티온 왕국군을 격파할 묘안이 듣고 싶소.” 묘안이라 할 것까지가 어디있나? 작전회의 시스템이 있긴 했지만 게임이다 보니 전투의 승리를 거머쥐기만 한다면 모든 것이 만사 OK인 것을. 물론 작전회의에 따라 상대해야 할 적의 숫자나 그런 것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런 요행을 바라며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후반부의 레벨 60대 이상 적들의 떼거지로 덤비기 전투(후반부로 가면 전쟁의 승기를 잡아가는 마당인지라 적군의 병력이 부족해야 정상인데 아이러니하게도 갈수록 병력이 쏟아져 나온다.)에서 살아남을지 의문이다. 루시페리아 보다 루시페리아R에서 여성 캐릭터들과의 스토리 진행을 위하여 난이도가 약간 하락했다고는 하지만후반부는 만만치 않았다. 지루한 전투 얘기만 지속되던 작전회의는 검열 상 삭제할 필요는 없지만 생략하겠다. “공작. 데려오시오.” ‘왜 데려오면 네가 레즈쇼로 능욕하려고?’ 이런 의문이 들었다. 왜 승자의 포효로 획득한 카리스를 아제룬이 보자고 하는 거야? 어쨌거나 현진은 잘 묶어서 퓨리나 공주 일행에게 맡겨 둔 카리스를 끌고 왔다. “무릎을 꿇려주시오.” “알겠습니다.” 현진은 데려 온 카리스를 아제룬의 말대로 손으로 짓눌러 바닥에 무릎 꿇렸다. “큭!” 전라의 모습인 채 묶여 있는 카리스. 현진의 피나는 로드의 산물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승복 아이템을 이용하여 어렵지 않았다. 승복 아이템. 비싸긴 했지만 역시 제 값을 했다. 옷이 찢겨질 당시 밴드 아이템을 보고도 별 흥분이 되지 않아 쉽게 카리스를 포획할 수 있었다. 현진은 완전 나신이 된 카리스를 승자의 포효로 잡아 포로로 잡아, 밧줄로 묶었다. 가슴이 속박되어 터질 듯이 튀어나오고 하반신의 사이에도 줄이 묶여 엉덩이와 그 아랫부분을 강하게 조였다. “레이디를 이렇게 험하게 다뤄도 되는 건가요? 아제룬 왕자님?” 나체로 묶인 채 1왕자 파의 대장인 1왕자 아제룬 앞에 무릎 꿇려진 카리스는 독기에 가득 찬 눈으로 아제룬을 노려보았다. 평소에 그 좋은 매너와 그런 것들에 호감이 있었는데 이제 보니 저런 소녀 같은 얼굴과는 다르게 변태스러운 놈이었다. 라고 생각하며. 그러나 아제룬 왕자가 무슨 죄가 있겠는가? 아제룬은 여자를 저렇게 묶어 놓은 모습을 즐기는 취미 따위는 키우지 않았다. 그저 레이드란 공작이 묶어서 온 것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뿐이다. 그리고 현진에게도 별 죄는 없었다. 그저 승자의 포효 시스템에 충실해서 방어구인 옷 아이템들을 전부 해제한 뒤 묶은 것 외엔 별 사심 없었으니까(진짜다) “나의 스승인 바룬 경을 해치고도 말이 많군. 이보다 더 험하게 당하고 싶은가?” 아제룬 왕자의 마법 스승이자 1왕자의 강력한 지지자로 마법사들의 의견을 통일하던 바룬을 죽인 이가 바로 카리스. 리메작인 이 루시페리아R 에서는 클로디어슨가 뭔가 하는 인간이 아제룬을 이렇게 완벽한 성에 대한 백치상태로 교육시키지만 전작에서의 아제룬의 모든 것을 가르친 스승은 바로 궁정마법사 바룬 엘가이언 후작이었다. 원작 루시페리아의 후반부에서 엘가이언 후작이 아제룬 왕자를 위해 희생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보여줬던 애절함을 생각한다면 이런 반응도 이상하진 않았다. ‘허 그나저나 우리 바보왕자님. 벼락이라도 맞았나?’ 전작의 그 아제룬이라면 몰라도 백치끼 넘치던 바보 여자 왕자 아제룬이 전작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자, 현진은 감회가 새로웠다. 캐릭터의 매치가 잘 맞지는 않았지만 근본은 같은 게임이지 않던가? 아제룬은 무서운 말투와 표정을 지으며 카리스를 심문했다. 가끔 그의 공기계열 전격 기술을 사용해 전기 고문을 가하는 것도 잊지 않으며. 뭐 딴에는 분노에 가득 찬 표정이었다고 하지만 원판이 워낙 귀여운지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말해라. 궁정마법사가 왕의 행방을 모른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아버님은 어떻게 되셨나?” 아제룬은 계속해서 현 국왕 펠가룬의 행방을 물었다. 국왕의 생존여부가 어느 왕자에게 정통성을 부여하는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모른다. 차라리 날 죽여라.” 스르릉! 아제룬의 검집에서 윈드칼리버가 뽑히고 회의실 내부에는 윈드칼리버가 부른 칼날 같은 바람이 서늘하게 불어 레이드란 공작을 제외한 주위의 사람들에게 압박감을 주었다. 아제룬은 가장 높은 자리에서 걸어 나와 카리스의 목에 검을 겨눴다. “그렇게 죽는 게 소원이라면 사지를 찢어 주지. 눈앞에서 몸이 분해 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잘 한 번 생각해 보라고. 난……내 스승님을 죽인 너를 결코 용서할 생각이 없다.” 아제룬은 검을 들어 올린 뒤 카리스의 어깨부터 팔뚝을 베어 버릴 심산으로 검을 내리쳤다. 하지만 카리스의 몸은 베어지지 않았다. 아제룬의 윈드 칼리버는 강철과도 같은 레이드란 공작의 오른팔에 막혀 더 이상 아무것도 베지 못했다. 아제룬은 현진이 자신을 방해하자, 화가 난 듯 소리쳤다. “뭐하는 짓이요! 공작!” ‘야 임마. 그럼 내가 그렇게 용 써서 애써 능욕포로로 잡아 놓은 계집을 갖다가 그 따위로 죽여 버리고 병신을 만들면 내가 가만히 보고 있겠냐?’ 후반부 캐릭터 카리스의 능욕을 하기 위해서는 아제룬 왕자의 분노를 잠재우고 그녀에 대한 관리를 레이드란 공작이 맡아야 한다고 공략집에 나온 대로 충실히 이행하는 현진이었다. 아니 굳이 공략집에 그렇게 나와 있지 않더라도 애써 호감도 하락과 무시까지 겪어 가며 귀중한 시간 소비해서 잡은 카리스를 쉬이 죽게 놔둘 수는 없었다. “국왕 폐하의 행방 역시 중요하긴 하지만 아직 죽여 버리기엔 너무 이른 듯 합니다. 스승님을 잃으신 분노는 이해합니다만 따지고 보면 르미넨 백작은 왕자님과는 동대륙에서 흔히 말하는 사형제지간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이 계집을 용서해 주자는 것이오?” 아제룬의 입에서 또다시 여성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나오자 현진은 기가 막혔다. ‘계집은 또 어떻게 알고 있냐? 어이고~ 레이디하고 여자하고 계집도 구분 못하면서 잘 논다.’ “그런 건 아닙니다. 다만 조금 더 살려 두어서 마음을 돌리게 하거나, 지속적으로 고문해서 2왕자군의 기밀을 알아 낼 수 있다면 그것이 더욱 이득이 되지 않을까 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크으으으음! ……알겠소. 공작. 단 고문과 심문은 내가 직접 하겠소.” “……예?” 현진은 뭔가 잘못 들은 듯이 반문했다. 스토리가 왜 이쪽으로 가지? 원래대로라면 처형을 말리는 레이드란 공작에게 아제룬 왕자가 카리스를 고문하도록 시켜 레이드란 공작은 철저한 조교+능욕을 통해 완벽히 카리스를 사육하여 2왕자군의 기밀을 빼내어 왕국탈환 시나리오를 더욱 쉽게 진행시키는 것이 후반부 캐릭터 카리스 능욕 루트의 중점이었다. 물론 현진은 그 루트로 갈 생각은 없었지만 갑작스레 왜 왕자가 하겠다고 나서는 것인지는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이건 섬마을김씨의 루시페리아 완벽 공략집에도 없고, 거기에 없는 이벤트를 수록한 특별부록에도 없는 스토린데? ‘아……나처럼 발기부전으로 삽질하면서 게임을 말아오는 선택형으로 왔을 경우. 이벤트 몇 가지가 바뀌는 일도 있나 보구나. 하기야 새식이 녀석이 그렇게 비실비실 헤매면서 아직까지 완전 금욕으로 루시페리아를 해 오지는 않았을 테지. 그럼 이건…… 새로운 신 시나리오이자 이벤트가 아니던가!’ 그 누구도 겪어 보지 못한 것에 새로이 발을 내딛는다는 탐험가의 마음과 아침에 새하얗게 쌓인 눈에 첫 발자국을 남긴다는 것, 그리고 숫처녀의 처녀성을 맨 처음으로 탐한다는 것과 같은 흥분이…… 들지는 않았다. 루시페리아R의 전세계 카피량은 무려 800만 카피. 최소 800만 명 이상이 게임을 해 봤다는 소리인데 현진처럼 발기부전에 걸리고 이리 헤매고 저리 헤매는 조금은 멍청한 사람이 없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어쨌든 아제룬이 강하게 원하고 있으니 호감도를 위해서라도 들어줘야겠지. “아 그러시도록 하시지요. 왕자님.” “좋소. 끌고 가라!” 아제룬이 카리스를 고문한다라…….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물씬 드는 현진이었다. 찌릿! 엘리넬이 공작을 노려보았다. “왜 그러나 엘리넬 경?” “왕자님한테 도대체 무엇을 가르치신 겁니까! 공작 각하!” “응?” ‘뭔 소리야?’ 뜬금없이 와서는 노려보면서 따지는 엘리넬. 호감도 하락의 삐비빅 소리까지 들렸다.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들어 현진은 책을 덮고 침상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방금 전 엘리넬이 갔다 온 랭카르터 백작 관저의 심문실로 걸음을 옮겼다. “왕자님 대단하시던데?” “정말 안 그렇게 생기신 분이……역시 사람은 겉만 보고는 모르는 거야.” 가는 길에 만난 시종들과 기사들. 왕자 다음으로 신분이 높은 레이드란 공작에게 그들은 인사를 건네며 지나갔다. 그런데 청력 좋은 레이드란 공작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아제룬이……조교를?’ 사실 아제룬이 카리스를 데려 갔을 때에는 기껏해야 몽둥이 찜질을 하거나 아제룬 특유의 전격기술로 전기고문 따위나 하려는 줄 알았다. 그런데……오면서 이야기들을 듣다 보니 아제룬이 조교를 하고 있다지 않은가? “아 공작각하.” “아 파이로스 백작. 어딜 가는 길이오?” 별 비중 없는 NPC들만 지나치다가 만난 비중 있는 NPC 파이로스 백작. 비중 있는 캐릭터이기에 현진은 단순 목례가 아닌 대화를 걸었다. 파이로스 백작은 현진이 묻는 말에 대답하진 않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허허허…….” “기분이 좋으신가 보오?” “드디어 우리 왕자님께서 여체의 신비에 눈을 뜨신 듯 합니다.” “왕자가?” “그렇습니다. 여태껏 첩은커녕 하녀도 한 번 안 건드리신 분이라. 후사가 걱정되었었는데 저 정도이실 줄은 미처 몰랐군요. 아마…… 이번 여행에서 공작에게 많은 걸 배우셨나 봅니다.” ‘지랄. 배우긴 뭘 배워! 그나저나 도대체 뭔 짓을 하고 있기에 반응들이 이러는 거야?’ TITLE ▶40455 :: 62. 왕자의 조교와 진정한 해탈의 도 섬마을김씨(lastride) 05-04-02 :: :: 13698 19세가 다 되어가도록 왕궁의 하녀 한 번 건드리지 않은 금욕적이던 아제룬 왕자(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모르기도 몰랐거니와 할 수도 없다. 여자니까)가 무얼 하고 있길래? 궁금증이 더해진 현진의 발걸음은 더더욱 빨라졌고 어느 새 심문실에 도착해 있었다. 심문실 바깥에는 어둠의 존재라 숨겨 두었던 헬루나가 시녀 복장 차림으로 서 있었다. “어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냐?” “……아제룬 왕자님이 카리스를 범하고 계십니다.” “장난? 저거 가짜 왕자라는 거 네가 더 잘 알고 있잖아?” 훗! 헬루나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맺혔다. “위대한 아이템의 승리라고나 할까요? 호홋. 아마 주인님의 제 3의 스킬이라면 확연히 알아 볼 수 있을 겁니다. 제 3의 눈으로 볼 때와 제 3의 눈을 감았을 때를 비교해 보시면 재미있을 거예요.” “……?” 극에 달한 궁금을 참지 못하고 현진은 심문실을 열어 젖혔다. 그 뒤를 헬루나가 따라 들어왔다. “아! 공작. 오시었소?” 그러자 뭔가를 아주 열심히 하면서 공작을 맞이하는 아제룬. ] 그 모습을 보고서 현진은 잠시 할 말을 잊었다. 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잘하면 패닉 상태에 빠질 뻔하기도 했지만 곧 속을 가라앉히고 지금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서 심각한 고찰을 시작했다. 아제룬의 하반신은 검은 속옷 하나를 입은 걸 제외하면 뽀얀 다리를 드러낸 탈의상황. 하지만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심문실 천장에 나신의 몸으로 쇠사슬로 묶인 채 엉덩이를 아제룬의 방향으로 돌리고 있는 카리스. 그녀의 입에서는 연신 쾌락에 가득 찬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왜냐? 아제룬이 뒤에서 그 어떤 부위에 마구 무언가를 쑤셔 넣고 있었다고나 할까? 참고로 그 쑤셔 넣는 것은 아제룬의 하반신 검은 속옷에 달린 핑크빛의 주름진 막대기로 주로 레즈비언 쇼나, 2대 1 류의 미연시에서 나오는 여+여 의 필수 아이템이라 할 수 있는 것이었다. 한 명의 여성이 완벽히 남성의 역할을 맡고 마치 허리운동을 통해 다른 여성을 만족시키는, 백합 모드 플레이 동영상에서 자주 보았던 장면이다. 현진은 헬루나의 말대로 패시브 스킬인 제 3의 눈 스킬을 잠시 해제시키고 다시금 그녀들의 결합을 보았다. 웬걸. 하반신 검은 속옷과 그 중간에 돌출된 그 기구는 어딜 가고 아제룬의 하반신은 완벽한 남자의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일종의 환영마법이었다. “저걸로 엘리넬 경을 안심시키고 나머지 사람들을 속였습니다. 잘했죠?” 어이고 그래 잘했다. 잘했어. 성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었던 아제룬은 이렇게 사람들이 보는 데에서 하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을 몰랐다. 더군다나 자기가 하는 것이 레이디들에게는 괴로운 고문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었다. 처음 정복당해 선혈을 흘리는 것을 보고, 정말 효과가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그는 지속해서 허리놀림을 하고 있었는데 만약 누군가가 저런 괴상한 기구를 착용하고 하는 것을 보았을 경우 왕자의 성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품을 가능성이 농후하기에 평소에는 다른 세계에 주둔하던 헬루나가 그녀의 특기인 환영으로 저 기구를 마치 왕자의 몸에 달린 신체기관처럼 보이게 했던 것이다. “이……기구는 어디서 난 건가?” “제가 훔쳐다 드렸습니다. 하르몬 자작이 기구를 이용해 손으로만 카리스를 능욕하시는 왕자님에게 자꾸 직접 거시기 사용을 권하시기에 잽싸게 가서 훔쳐와 왕자님의 아랫도리에 착용시켜 드렸습니다. 잘했죠?” 헬루나는 크로미룸과 비슷하게 펫 류로 구분된다. 때문에 말끝마다 잘했죠? 를 붙이는 모습이었다. “이래도 불 생각을 못하겠나?” “으으윽! 아흑!” “정말 지독하군!” 아제룬은 허리의 움직임을 더욱 빨리했다. 그럴수록 카리스는 정말 무슨 애를 낳는 것처럼 큰 비명을 질렀다. 좋다는 듯한 신음이었지만 아제룬이 그게 무슨 뜻인지 알 턱이 있나? ‘에휴 부럽다……여자인 너도 하는데 나는 이게 뭐냐?’ 약간은 자신의 신세가 처량해 보이기도 했다. 아제룬으로서는 별 감각 없이 그저 고문이랍시고 하는 거라지만 부럽다. “아버님은 어떻게 되었냐고!!!” “으으윽! 모, 몰라!!” “이 때쯤이면 불 때도 되지 않았나? 더 고통을 받아야 정신을 차리겠어?” ‘어이 이보세요. 고통이 아니라 쾌락을 느끼고 있는 것 같은데?’ 현진은 왠지 아제룬에게 조언을 해 주고 싶어졌다. 그도 한때는 능욕신마라 불리던 미연시계의 지존급 인물이다. 그러니 여성을 제대로 조교할 줄 모르는 아제룬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머릿속에 감돌았다. “왕자님 그럴 때는 너무 밀어 붙이지 마시고, 잠시 허리 움직임을 쉬십시오. 그 기구를 빼셔도 좋습니다.” “하르몬 자작은 강하게 할수록 더 좋다고 하던데?” 하르몬은 아제룬이 하는 것이 고문이 아니라 성욕충족을 위한 변태 능욕인 줄 알고 최대한 카리스를 뿅 가게 할 만한 테크닉들만을 간언했지만 자신은 끝끝내 고문을 하고 있는 줄 아는 아제룬에게는 오히려 카리스만 좋게 하는 결과를 낳고 있었다. “아닙니다. 저도 제법 경험이 있는 편인데 너무 그것을 오래 하다보면 오히려 이상한 쾌감을 느끼는 부류가 있다고 합니다. 일단 넣은 것을 빼 보도록 하시지요.” 아제룬은 현진의 말대로 따라 했다. “에 그런 다음 그 끝을 그 주위에 슬슬 비비기만 하십시오.” 애 태우기 작전이다. 아제룬이 현진의 말대로 하자, 현진은 자신이 카리스를 심문했다. 나머지 것들도 얘기해 줄 수 있지만 자신이 얘기를 한다고 해서 효과가 떨어지는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국왕 폐하께서는 살아 계시는가?” “모, 모른다!” - 완벽히 조교되지 않았습니다. 성감도 수치가 아직은 낮습니다. 이런 류 의 방중술에 능한 헬루나 양이나, 펫인 크로미룸을 사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저기 있는 도구로 나머지 구멍을 공략하는 것도 좋은 수입니다. 현진은 미사의 말이 옳다고 생각하여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왕자님은 거기 그 도구를 이 계집의 XX에 꽂아주십시오. 그리고 헬루나. 그대도 이 여성을 애무하도록. 나와라! 크로미룸!” 헬루나와 크로미룸이 붙자, 성감도 수치가 급등하는 카리스였다. 헬루나의 경우 남성에게 가장 큰 성적 만족도를 주기 위해 만들어 진 생물이지만 남과 여 모두 어차피 인간. 그런 인간들의 성감대에 대해서는 빠삭하고, 또한 테크닉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녀였다. 거기에 미끈미끈 촉촉한 최고의 능욕펫 크로미룸이 활개를 치니 금방 카리스는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성감도 수치가 여자를 완벽하게 미치게 만들어 뭐든 노예처럼 시킬 수 있는 맥스 수치에 다다른 것이다. 그러자 현진은 아제룬의 귀에 대고 소곤거렸다. “이제 대충 될 것 같습니다. 일단 다시 시작하시고 한 두 번 허리를 움직인 다음. 그래도 말하지 않으면 이걸 넣어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으십시오. 순순히 불수도 있을 겁니다.” 순진한 아제룬은 그대로 따라했다. “어서 국왕 폐하가 있는 곳을 불어라! 그렇지 않으면 더 이상 이걸 주지 않겠다.” 순간 카리스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리고 그녀의 입에서는 애원이 쏟아졌다. 그리고 그 애원들 중에서는 1왕자군이 원하던 정보도 몇 가지 섞여 있었다. 원래 정말 정신력이 센 여성이라면 아무리 저런 상황일지라도 쉬이 기밀을 이야기 하지 않겠지만 성감도 수치 맥스라는 수치에 따라 결과가 틀려지는 루시페리아라는 게임 속인 만큼 카리스는 쉽게 넘어왔다. 어쨌든 조금 황당하긴 했지만 그래도 현진은 백합 모드에서나 나올 만한 이벤트 성 CG가 등장했기에 캡처를 해 두었다. 굳이 말릴 필요는 없었다. 뭐 왜곡된 성지식이 어디서 유입되었는가가 문제지만. 레이드란 공작 현진은 평소 단 한 번도 루시페리아에서 저런 것을 해 본 일이 없기에 저런 아제룬의 행동은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서 배웠다는 것이 된다. 그게 궁금해진 현진이 물었다. “왕자님. 그런 것은 어디서 배우셨습니까?” “하르몬 자작이 자세히 가르쳐 주더구려.” 그놈이 가르친 거였군. 하긴. 루시페리아 내에서는 음마선사와 포르노이 교주 다음으로 음란하다고 알려진 캐릭터이니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벌써 아제룬에게 제 사상을 퍼뜨렸을 수도 있었다. 고개를 끄덕이는 현진. 그런데 아제룬이 뭔가가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아! 그런데 이 고문법은 공작이 하는 걸 보고 영감을 받았소.” “에?” ‘나를 보고 영감을 받아? 뭔 소리야? 도대체?’ 현진은 한 적도 없거니와, 아제룬에게 보인 것도 없었다. 이전에 패닉 상태에 빠진 레이드란 공작이 본능적으로 카리스를 덮친 적이야 있다지만……. 그건 그렇고 저런 찐한 능욕장면을 보고 있으니 레이드란 공작의 강성한 정력이 반응을 안 할 수가 없……진 않았다. 현재 승복을 입어서 아무런 감흥이 오질 않는 것이다. ‘음……? 잠깐 그러고 보니 지금은 굳이 내가 해탈을 풀고 즐긴다 해도 별 피해가 없잖아?’ 심문실. 그것도 왕자가 찐한 관계 중이라는 사실이 퍼져 쉽게 누군가가 오지도 않는 곳. 거기에 보는 이라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바보왕자님과 최고의 전문가 헬루나 뿐. 순애루트로의 전개를 다짐한 현진. 그러나 순애루트 전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의 후반부 캐릭터 능욕 한 두 번 쯤은 해보려고도 생각 중인데 지금이 딱 좋을 때가 아니던가? 어떠한 캐릭터이든 성에 대해 알게 되면 레이드란 공작의 후반부 캐릭터와의 관계를 보게 되었을 때, 호감도가 떨어지고 오해를 하게 되어 그것을 만회하고 설득해서 정상으로 돌려놓기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래서 순애+능욕으로 초반부부터 길들여 왔다거나 들키지 않을 만한 곳에서 후반부 캐릭터를 능욕해야 하는데 꼭 한적한 곳으로 가도 그때마다 프로그래밍이 참 엿 같이 된 기본 캐릭터들이 레이드란 공작님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게 되어 있어, 참으로 두 가지를 동시에 하기가 난해했다. 물론 성에 대해 모르는 메르피나 아제룬의 앞에서는 별 관계가 없었다. 하지만 아제룬 메르피 이 두 백치 콤비도 나중에 성에 대해 눈을 뜨게 되면 이전의 레이드란 공작의 후반부 캐릭터와의 관계가 마음속에 각인되어 호감도가 조금 낮게 시작하기 마련이다. ‘제길 이 기회에 메르피나 아제룬만 공략하면서 후반부 캐릭터도 능욕할까?’ 그래도 메르피나 아제룬은 그 저항이 조금은 약했다. 그러니 아제룬이 보는 앞에서 해도 크게 무리는 없었다. 그 생각이 든 현진은 승복을 벗어 던졌다. 그러자 즉각 아래쪽에서 반응이 온다. 레이드란 공작 캐릭터는 속옷 아이템을 내구도가 좋은 걸로 사서 입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찢어지거나 구멍이 나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구도가 강한 속옷을 입었더니 그것이 구부러져서 통증이 몰려온다. “공작?” “왕자님. 허리가 슬슬 뻐근하실 텐데. 이만 저에게 고문과 심문을 맡겨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그러자 아제룬은 흔쾌히 허락했다. “음……아! 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요. 교대합시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조금 오래 하니 허리가 다 저리는 구려. 남자는 허리가 생명이라고들 얘기하던데…….‘ ‘어디서 주워들은 건 많아가지고……네가 남자냐?’ 아제룬은 카리스와의 합체를 마쳤다. 그리고 레이드란 공작에게 카리스를 양도했다. 꿀꺽. 입안 가득히 모인 침이 꿀꺼덕 넘어간다. ‘드, 드, 드 드디어 할 수 있게 된 건가?’ 눈앞에 여성의 하반신이 벌려진 채 그 무언가를 원하듯이 끈적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런 완벽한 찬스라니! 레이드란 공작의 속옷이 밑으로 스르르 흘러 내려갔다. 이제 결합에 걸리적거리는 것들은 모두 사라졌다. 이게 얼마나 염원해 오던 꿈이란 말인가? 자 이제! 현실세계에서도 한 번 못한 것을 가상현실에서나마 체험해 볼 때가 왔다. ‘간다아아아앗!!!’ “……후우우우~.” 담배는 피우지 않지만 정말 이럴 때는 담배라도 태우고 싶어진다. 곧바로 승복을 입어서 욕구가 생각나지는 않았지만 씁쓸함은 어쩔 수가 없다. “왜 하필이면 이 시간에 쳐들어 오십니까요들?” 얼마 안 가 맞부딪힐 것이라고는 예상하고 있었지만 센티온 왕국군은 2왕자군과 합세하여 랭카르터 성을 총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시발탄인 상대편 마법의 폭음과 시종이 들이닥침은 현진이 막 결합을 시도하려던 때였다. 처음에는 짜증이 극도로 달하여 일단 한 판 하고 전투에 뛰어들든지, 아니면 이 시간대에 쳐들어 온 이 망할 자식들을 동료들한테 안 맡기고 그냥 쓸어버릴까 하다가 스님 옷을 입자 마자 그 생각은 싹 가셨다. 그래서 이제는 뭐 아깝지도 않다. 어차피 순애루트로 갈 예정인데 지금 해서 무엇하리? 정말 해탈하기에는 그만인 아이템이다. ‘그려, 그려 어차피 내가 본격적으로 활약하기 시작하면 수위가 너무 올라가, 쩝 내가 좀 희생하지 뭐.’ 누군가에게 하는 건지 모를 생각을 마친 현진이었다. 해탈을 하다 보니 가끔 명상할 때마다 뭔가 아주 성스럽고 위대한 존재가 보이는데 그 분께서는 만날 때마다 현진에게 순수사랑을 통한 결합을 가르쳐 주셨다. 그 분께서는 현진 그대가 진정으로 활약하기 시작한다면 세계 자체가 무너진다고 하셨다. ‘그래 다 때가 아닌 거겠지. 그저 나는 겸허히 기다릴 뿐이니라. 언젠가는 오겠지. 언젠가는. 설마 엔딩 볼 때까지 한 번도 못하겠느냐?’ 랭카르터 백작령 마법 상점에서 산 스님의 지팡이와 염주는 승복과 세 트로 현진의 온갖 추잡한 음욕들을 제거해 주고 있었다. NPC처럼 애초에 그런 생각 자체를 막아주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명상을 시작하던 현진은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염불을 외웠다. “마하빈다 바라문……옴니기니 마타라 오살카니 아하 가라미 하세베 하공양 …….” 센티온 왕국+2왕자군의 합동 공격을 받고 있는 랭카르터 성. 그 성벽에 의지하여 공성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전장. 공성의 귀재인 파이로스 백작이 맡은 센티온 왕국군 방면의 남쪽 성문과, 최강의 무인과 아제룬 왕자가 맡은 2왕자군 방면의 북쪽 성문. 그 북쪽 성문에서는 한 사내의 염불이 외워지고 있었다. “공작각하! 지금 뭐 하고 계시는 겁니까!!!” 하르몬 랭카르터는 옆에서 한가하게 염주를 굴리면서 한 손은 마치 수도를 닦는 도인마냥 중간에 세우고 염불을 외우는 레이드란 공작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병사들이 죽어나가는 마당에 최강의 무인이 후방에서 지금 뭐 하는 짓거리란 말인가? “허허……조급함은 화를 낳는 법이네.” “윽!” 하르몬은 현진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성스러운 기운에 차마 눈을 똑바로 뜨지 못하였다. 그리고 왠지 정녕 자신의 조급한 마음이 가라앉는 것이 느껴졌다. 저건 정녕 불상에 그어져 있는 부처의 미소가 아니던가! 실제로 현진은 스님 세트 아이템을 모두 구해서 착용하고서 더블 그랜드 마스터라는 칭호가 보살로 바뀌었다. 그리하여 현재 레이드란 공작의 속성은 신성계열 이었으며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은 온갖 불가의 스킬들 뿐이었다. “자 모든 욕심을 버리고 야차의 길에서 벗어나도록 하게나.” 딱딱딱딱딱딱 현진이 목탁을 꺼내 두드리자, 전장에서 칼 소리 등이 멈추었다. 상대방에게 살심을 완벽히 제거하는 스킬로서 범위가 넓지는 않지만 2왕자군의 앞 열의 군사들은 모두 제자리에서 걸음을 멈추고 멀뚱히 서 있었다. “어허……피해 반경이 좀 좁구나.” 그래도 후미에 있던 NPC들에게는 살심제거 스킬이 먹히지 않자, 현진은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참선의 자세를 취했다. 왼손은 양반다리로 앉은 곳에 가지런히 두고 오른손으로는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만들고서. 그러자, 현진의 밑에서는 웬 연꽃이 생겨나더니 그를 태우고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 요새 리플이 적소오오옷!!!! TITLE ▶40599 :: 63. 현진보살의 대활약 섬마을김씨(lastride) 05-04-03 :: :: 13277 하르몬과 에이디아 등. 성벽에서 원거리 공격을 담당하던 동료들은 그 모습에 입을 차마 다물지 못하였다. 레벨이 높은 만큼 발휘하는 신성력이 정녕 보살과도 같은 레이드란 공작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현진은 연꽃 위에 참선을 한 체 염불을 외울 뿐이었다. “화엄상종, 화엄상종, 화엄상종, 화엄상종…….” “큭!” “크아아아아악!!!” 2왕자군의 병력들이 갑자기 머리를 쥐어뜯으며 제 자리에서 쓰러졌다. 체력이 닳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지니던 MP는 급속도로 줄기 시작했으며 전방의 살심을 잃은 이들처럼 전투 능력을 거의 상실해갔다. 서유기에서 삼장법사가 말 안 듣는 손오공의 머리에 금고아를 씌우고 외우던 긴고주. 물론 그 긴고주의 내용을 그대로 외우는 것은 아니고 단순히 화엄상종을 반복할 뿐이지만 효과는 매우 컸다. 그렇게 전투불능이 된 사이 아제룬이 이끄는 NPC군단들이 2왕자군을 척살하면서 동료 캐릭터들의 레벨이 매우 착실하게 올랐다. 적들 대부분이 살심을 잃고 멍하니 서 있거나, 긴고주에 머리를 쥐어뜯자, 엘리넬은 그 때를 틈타, 상당한 캐스팅 시간이 걸리는 열화검 레기우스의 초필살기술 프레임 메테오를 사용했다. 유성낙하 기술 메테오 스트라이크는 엄연히 다른 마법이고 기술이다. 하지만 이 열화검 레기우스는 그 메테오 스트라이크로 소환하는 유성들을 초열의 불꽃으로 모두 소거, 하늘에서 불덩이만이 떨어져 전장을 녹여버린다. 초필살기 기술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정녕 최강의 화염계 스킬이었다. 하늘에서 불덩이들이 내려와 전장을 쓸었다. 정신계열의 엘리넬이 사용한 화염계열 기술인지라 위력은 크지 않았지만 레벨 20대의 NPC들을 쓸어버리기엔 이만한 기술이 없다. “나무아미타불 극락왕생 하거라…….” 현진은 그렇게 연기가 되어 사라지는 NPC들에게 명복을 빌어 주었다. 겉으로 보기에 이러한 현진의 행동은 단순 삽질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명복 빌어주기 스킬은 나중에 저 NPC들이 암흑마법에 반응했을 때에 좀비나 스켈레톤의 생성을 막는 효과를 지니고 있었다. 검열로 인하여 죽을 때 잔혹한 면이 완전 삭제되고 연기가 되어 날아가는 루시페리아. 설정 상으로도 신이 그렇게 데려간다고 한다. 그러나 시체가 남지 않아도 암흑신의 꼬임에 넘어간 영혼은 그 육체가 완벽히 썩은 채로 부활하게 되는데 그것이 좀비며 언데드라고 한다. 억지스러운 설정. 그러나 결과적으로 보면 영등위 덕분에 애써 내용을 뜯어고쳐야 했던 원작자의 처절한 눈물이 숨어 있었다. 어쨌든 현진의 명복빌기 스킬 덕분에 이렇게 많은 이들이 전사한 전투 후 언데드 몬스터는 생성되지 않을 터였다. ‘의외로 재밌는 걸?’ 그저 조금 전의 짜증을 잊기 위하여 옷 아이템을 이용. 클래스를 보살로 바꾼 것뿐인데 지난 번 어둠의 아이템 세트를 입고 전투를 할 때처럼 색다른 게임의 재미가 느껴졌다. 더구나 적을 직접 죽이는 기술이 없이 체력을 깎고, 아군을 지원하는 주 보조스킬의 클래스인지라 레이드란 공작의 역을 맡은 이라면 누구든 고민하는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동료들을 키우는 데에 매우 유용했다. “썬더 스톰!!!” 레벨 50대를 돌파한 아제룬은 본격적으로 전격과 바람의 최고위급 마법을 사용하여 2왕자군의 중앙에서 많은 적들을 쓸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 아직 특별한 전체기가 없는 에이디아나 퓨리나 공주. 전체기가 있긴 하나 계열이 맞지 않아 한 번 이상 쓰기 힘든 엘리넬 등에 비해 레벨업이 쉬웠다. 아제룬의 썬더 스톰을 끝으로 랭카르터 북쪽 성벽을 두드리던 2왕자군이 전멸했다. - 전투 승리입니다! 총 143590의 경험치 중 아제룬 왕자에게 23420이 집중되어 아제룬 왕자의 레벨이 3계단 상승했습니다……. 전투 모드가 끝날 때마다 나오는 미사의 보고가 끝나고, 자동적으로 이벤트가 발생하면서 전투의 여운이 끝나기도 전에 남쪽 성문을 두드리는 센티온 왕국군에 대한 총공격이 시작되었다. 루시페리아 왕국의 속국 센티온 왕국. 유노테스 제국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루시페리아의 종속국이 되는 길을 택했던 왕국은 크라에룬의 협박과 회유에 넘어가 현재 1왕자파 귀족들의 영지 몇 곳과 대등한 관계의 동맹을 약속받고 2왕자군에 서서 아제룬 왕자 측을 공격하고 있었다. 이용당하는 것은 그들도 알고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근위대를 지니고 레이드란 공작의 듀크 나이츠들을 무너뜨린 2왕자 크라에룬을 거스를 힘은 그들로서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열세인 아제룬 왕자 측을 공격하여 루시페리아의 옥토를 은근슬쩍 차지할 속셈으로 이미 루시페리아에게 이를 갈고 있는 크론셀레리아, 유노테스 등지와 비밀 동맹을 맺는 등의 배신행위를 하고 있었다. 루시페리아의 옥토를 그들이 내전으로 자신의 힘을 소진시키고 있을 때 세계의 열강들은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수성전의 명수. 크론셀레리아 전쟁에서 자신의 성을 삼 년이 넘도록 지켜 결국 전세를 역전시키는 발판을 마련해 낸 명장 파이로스 백작과 레이드란 공작의 숙부인 쟈프 레이드란이 이끄는 남문 성벽 방어선. 그러나 그 따위 수성의 명수며 뭐며가 다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파이로스 백작의 레벨은 고작 35. 일반 기사들보다 낮아서 초반 집중 공격을 당해 체력이 닳아, 그 신기의 용병술을 보여 주지 못했고, 거기에 성벽이라는 수비의 이점을 안고 있으면 뭘 하나 쓸만한 레벨의 캐릭터라고는 쟈프 레이드란 후작(레벨 60)뿐으로 레벨 70대 기사 하나에 60대 기사 둘 그리고 그 밖에도 레벨 4, 50대의 NPC들이 줄줄이 있는 센티온 왕국군의 총 공격을 막아낼 만한 이가 없었다. 그래서 시나리오 상으로도 레이드란 공작과 아제룬 왕자가 맡은 쪽의 전투가 끝나면 성문이 뚫려 시가전으로 돌입하게 되어 있었다. “이렇게나 루시페리아 군이 약했을 줄이야.” 금발의 일부가 한쪽 눈을 가린 센티온 왕국군 기사단 제복에서도 가장 화려한 옷과 갑옷을 착용한 센티온의 레온 데트리히 후작. 그는 파이로스 백작이 밀리고 너무 쉽게 뚫리는 랭카르터 성의 성벽을 보고서는 짤막한 감상을 내뱉었다. “그러게요. 아무리 세력이 미약한 1왕자 군이라고는 하지만 너무한데요?” 그런 그의 옆에는 배꼽과 허벅지를 드러내고 은발의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은 여기사가 있었는데 그녀가 바로 후반부 캐릭터 중 하나인 센티온 왕국의 아나렌 공주였다. 센티온 왕국의 세 번째 고수이자 레온 데트리히 후작의 연인이라 알려진. 상당히 까다로운 능욕시나리오를 지니고 있는 공주로 약점은 역시나 연인인 옆의 레온 데트리히. 이전 김새식이처럼 레온을 괴롭히면 알아서 벗는다만 레벨이 상당히 높아 위험한 캐릭터이므로 항시 조심해야 한다. “이런 1왕자군이 어떻게 지금까지 버텨왔는지가 궁금할 정도로군요. 공주님.” “카론 레이드란과 레이드란 공작가가 그의 손을 들어주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레이드란 공작은 그의 최정예인 듀크 나이츠를 지난 번 공작령 전투 때 많이 상실했잖아요?” 듀크 나이츠는 레이드란 공작의 친위기사단으로 제르난드 후작의 라그나시아 기사단과 비슷한 개념의 기사단이다. 다만 두 영지가 동시에 공격받을 당시 나누어 파견하고 공작령이 함락당하면서 많은 수를 잃었다. 현재는 영지를 비운 쟈프 레이드란 후작의 영지에 대부분이 모여 있으며 레이드란 공작이 이끌 수 있는 최고의 군단이다. “음……레이드란 공작이 이곳에 있다고 하던가요?” “그렇다고 들었어요. 그리고……레온 님. 이런 곳에서는 그렇게 딱딱하게 말고 친근하게 불러달라고 말씀드렸잖아요.” 레온의 팔짱을 끼는 아나렌. 그러자 레온은 얼굴을 붉혔다. “아, 아무리 그래도 어찌 공주님을…….” “지금은 한 사람의 여자일 뿐이에요.” 그렇게 눈이 맞은 그들. 수많은 병사들은 각자 전투를 하느라 정신이 없고 서로를 바라보는 이들은 없었다. 둘은 서로의 입을 향해 조금씩 얼굴을 맞닿아 갔다. 그때였다. 똑똑똑똑똑똑똑똑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탁소리와 염불소리. “옴니기니 마타라 오살카니 아하 가라미 하세베 하공양 하세베 하공양. 옴미기미 기야 기미기 사바하~~.” 그리고 레온과 아나렌의 머리 위에는 마치 벚꽃이 지듯 연꽃잎들이 떨어졌다. 갑작스런 꽃비에 허공을 쳐다 본 아나렌과 레온. 그곳에는 차마 성스러워 쳐다 볼 수 없는 존재가 은은하지만 약간은 분노한 듯한 눈빛으로 자신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염장질은 살심을 불러일으키는 죄악이니라…….” 북쪽 성문 전투가 빠르게 끝남으로서 시가전도 하지 않고 센티온 왕국군을 크게 무찌르고 있는 1왕자군. 검과 마법을 앞세우며 적진을 돌파 지휘부를 무너뜨리고 한 방에 수백 명씩을 날리는 초필살기술을 난무하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그렇게 싸워 주는 것보다 더욱 큰 활약을 보여주었다. 전투 내내 연꽃을 타고 날아다니며 적들 전체를 무력화시킨 레이드란 공작. 그의 신성력 그윽한 상태이상 기술에는 신성계열과 암흑계열을 지니지 않은 모든 적들을 완전 무력화시켰다. 그 때 궁수 중 한 명이 신성계열의 속성을 지니고 있었는지 화살이 날아와 현진이 쓰고 있던 회색 빛 스님모자를 맞추어 연꽃으로 떨어뜨렸다. 반짝! 순간 뭔가가 반짝이며 레이드란 공작을 적대시하는 센티온 왕국군의 병사들의 눈이 멀었다. “큭!” “으아아아악! 누, 눈이!” “풋! 고, 공작! 그게 뭐요?” 태양빛을 받아 빤닥거리는 레이드란 공작의 머리는 놀랍게도 대머리였다. 진짜 대머리는 아니고 대머리 가발이지만 그것 역시 스님세트 아이템에 속하며 전체 눈멀게 하기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특수 스킬 부여 아이템이었다. 어쨌든 그 기술로 인하여 센티온 왕국군 대부분의 병사가 눈이 멀어 움직이지 못했음은 물론이다. “으으으윽! 레이드란 공작! 이상한 짓 하지 말고 나와라!” 센티온 왕국의 최고의 기사. 레온 데트리히 후작이 끝내 참지 못하고 뛰쳐나와 외쳤다. 레이드란 공작이 이상한 짓을 할 때마다 아군의 병사들이 전투를 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루시페리아군에 당하지 않고 있던가? 차라리 레이드란 공작이 검을 들고서 마법을 써대며 설치면 모르겠는데 웬 괴상한 폼을 잡고서 병사들에게만 이상한 술법을 걸고있지 않던가? 결국 레이드란 공작을 맞상대하기에는 레벨이 딸림에도 참지 못한 그가 직접 나섰다. 레이드란 공작에 못지않은 늠름한 모습과 수려한 외모를 지닌 레온 데트리히. 허나 유감스럽게도 루시페리아에 남자로 출연한 대가로 아나렌 공주 능욕 시나리오 때 사지육신을 못 쓰게 되거나 출연도 얼마 하지 못하고 죽어버리거나, 심지어 동인 모드 때에는 레이드란 공작에게 겁탈까지 당하게 되는 불쌍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레온은 연꽃을 타고 있는 현진에게 다가와 검을 겨누었다. 하지만 현진은 천하태평이었다. “어허……살심을 버리거라.” “개소리 집어치워라! 레이드란 공작! 정정당당히 검을 들란 말이다.” “……어찌 그런 사람을 죽이는 무기를 들라고 하느냐?” 완벽한 스님의 연기를 하는 현진이었다. 여러 차례의 가상현실 게임을 하면서 게임 속 캐릭터에 대한 연기는 이미 익숙해졌다. 아니 그러고 보니 스님세트를 입고 있다 보니까 정말로 전투의욕 따위가 들지 않았다. 말투나 행동까지도 한 번 해 본적 없는 참선의 자세를 잡아가기도 했고. 현진은 레온의 살심을 제거했다. 하지만 레벨이 높은 놈이라서 그런지 잘 먹히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그러는 사이 레온은 스킬 오러 블레이드를 사용해서 현진을 맹렬히 공격했다. “살인은 업보를 낳느니라…….” 하지만 그럼 뭐하나 연꽃 비행기를 탄 현진이야 그냥 하늘 높이 날아오르면 되는데. 검이 닿는 범위에서 높이 올라간 현진. 그렇지만 바람계열의 속성을 지닌 레온에게는 그런 현진을 공격할 수단이 제법 많았다. 검에서 강기가 쏟아져 나오고 그것들은 죄다 현진에게 명중했다. DEX 스텟이 제법 높은 모양이다. ‘이거 제법 닳는데?’ 본래의 속성인 대지계열이라면야 별로 바람계열인 레온의 공격은 별 반 피해를 줄 수 없었겠지만 현재의 현진은 신성계열의 속성을 부여해 주는 세트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주는 대로 데미지를 고스란히 입고 있었다. 슬슬 닳는 것에 짜증이 일어나던 현진은 스님 세트가 부여해주고 레벨 90대에 이르러서야 받을 수 있는 칭호 보살. 최고의 필살기 부처님 손바닥을 사용했다. 양반다리로 앉은 채 손바닥을 한 번 끄덕이자 하늘에서 금빛의 거대한 손바닥이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쿵!!! 마치 거인이 파리를 잡듯이 떨어진 금빛의 손바닥. 엄청나 보이는 이펙트였다. 그런데 의외로 대미지가 그다지 크지가 않은 것 아닌가? 거기다 죽은 적들도 하나 없었다. ‘이, 이거 뭐야?’ - 부처님 파리잡기. 살생을 할 수 없는 보살 클래스의 특성 상 엄청난 대미지를 주지만 단점이자 장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체력을 1까지 닳게 할 수는 있어도 죽일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최, 최곤데???’ 루시페리아의 최대 맹점은 바로 주인공 혼자의 엄청난 레벨. 그 덕분에 적들의 레벨은 초장부터 제법 강하고 그리하여 전투에 익숙하지 못한 이들은 레이드란 공작만을 이용해서 전투를 하기 마련인지라 가면 갈수록 나머지 중요 캐릭터들의 레벨이 딸려 전투가 무진장 힘들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레이드란 공작이라는 캐릭터는 후반부 외에는 그 강력한 힘을 써먹을 일도 없거니와 써먹어서도 안 된다는 것. 그리고 온갖 보조 마법으로 다른 캐릭터들을 보호하고 키워주며 몸빵해 주어야 하는 역할이라는 것. 헌데 이 부처님 파리잡기 초필살기가 그런 루시페리아 전투의 취약점을 완벽히 보완해 주고 있지 않던가? 이 필살기로 체력을 최소로 깎아 놓고 그런 다음 나머지 캐릭터들로 적들을 한 대만 치게 한다면? 최고의 레벨 업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부처님 파리잡기의 진동이 지나가고 난 뒤, 전장에는 센티온 왕국군 NPC들의 비명소리가 가득 메웠다. 체력이 1만 남은 적들의 경우 본능적으로 전투하기보다는 도주를 택하기에 궁수대를 이끄는 캐릭터나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캐릭터들의 레벨 업이 컸다. “크윽! 역시……레이드란 공작인가…….” 레온은 가슴팍을 움켜쥐면서 퇴각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서는 그 역시도 몸을 빼서 달아났다. 그리고 그 때였다. “커허어어억!!!” 몸을 돌리던 그의 배에는 윈드 칼리버의 칼날이 튀어나왔다. 앞장서서 군 선두에서 싸우던 아제룬이 바람계열에게 주어진 그 빠른 민첩성을 이용하여 체력 저하로 제대로 도망칠 수 없는 레온에게 마지막 공격을 먹인 것이다. “레온님!!!” 칼에 찔려 몸을 숙이는 레온. 몇몇 중요 캐릭터들의 경우에는 저렇듯 죽음을 맞고도 뭔가 임팩트 있는 모습을 남기기 위해 연기로 바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한동안은 시체로 남아 여운을 남기는 것이다. “오지 마시오! 아나렌!!! 어서 공주님만이라도 도망치십시오!!!” 아니 거기에 어차피 죽을 것이 최후까지 대사를 남긴다. “루시페리아는 너희들 같은 놈들이 넘볼 곳이 아니다!” 아제룬은 멋진 대사를 날리며 그의 배에 꽂힌 윈드칼리버를 다시 뽑아냈다. 피가 분수처럼 솟아오른다. TITLE ▶40726 :: 64. 아나렌 공주 포획 섬마을김씨(lastride) 05-04-04 :: :: 12216 ‘제기랄 잘 생긴 새끼들은 죽을 때도 저렇게 똥폼을 잡네.’ 아제룬의 몸에서 스르르 흘러져 바닥에 처박힌 레온의 사체. ' 아나렌 공주 능욕 루트로 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죽어버렸지만 해탈의 도를 깨달은 현진에게는 별 아쉬움이 없었다. 다만 본래 마땅히 죽일 만한 이가 없어 레이드란 공작이 직접 상대해야 하는 레온을 아제룬이 죽였다는 것이 조금 신기할 뿐이다. 레온의 오지말라던 유언에도 불구하고 아나렌은 달려와 레온의 시체를 껴안아들었다. 주변에 있던 센티온 왕국 병사들은 모두 죽었음에도 아나렌 공주와 일부 몇몇은 아직도 살아서 싸우고 있었다. 왜냐? 남은 그들은 모두 아나렌 공주와 같은 여성. 부처님 파리잡기 필살기를 맞아도 그들은 옷의 내구도만 1이 되었을 뿐 보통의 체력이 닳거나 기타의 속옷 아이템들이 그대로 내구력을 발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레온의 시체를 안고 한참을 흐느끼던 아나렌에게 다가온 현진. “나무아미타불……분명 좋은 곳으로 갔을 것일세. 생자필멸 회자정리이니 살아있는 것은 언젠가는 죽고,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는 법. 너무 그리 슬퍼하시지는 마시오.” “으으윽!” 그러나 어디 죽은 사람 놔두고 죽인 놈이 저 따위로 말하면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이 가만히 있겠는가? 그녀는 대검을 휘두르며 레이드란 공작에게 덤벼들었다. 하지만 현진은 지팡이로 그것을 가볍게 막아냈다. 허나 마땅한 공격무기는 없는 보살 클래스였던지라 현진의 앞은 아제룬이 막아섰다. “레온 님의 원수!!!” “흥! 나에게는 나의 백성들의 원수가 너희들일 뿐이다.” ‘이봐 그런 미소녀 얼굴로 그런 말 해봐야 안 어울린다고.’ 멋있는 대사는 참 많이 하는데 역시 얼굴이 소녀 얼굴이고 짓는 미소나 분노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는 않았기에 전혀 위엄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어느새 루시페리아 군이 전투를 거의 승리하고 마지막 아나렌 공주와 아제룬 왕자의 왕족 대결이 랭카르터 수성전의 마지막 전투로 남았다. 아나렌의 레벨은 60. 그리고 아제룬의 레벨은 56. 조금 딸리는 면이 없잖아 있었지만 아제룬은 바람계열 속성이고, 아나렌은 빙한계열 속성이다. 때문에 속성에서 유리한 아제룬이 못 이길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공격이 한 방 제대로 먹히자, 내구도가 이미 다 해있던 아나렌의 갑옷이 박살나고 그녀는 속옷 차림이 되었다. “휘유! 역시 센티온의 미모로 유명한 공주다운데요? 몸매도 아주 그냥!” “자네도 해탈하게나. 모든 욕심을 버리고 비우면 세상의 모든 번뇌가 사라진다네.” “뇌전검!!!” 파지지직! 속성을 잘 이용하는 아제룬. 아나렌 공주의 속옷내구도가 하락했다. “이얏!” 아제룬의 갑옷을 약간 파고 든 아나렌의 검. 하지만 밀축된 오러가 그곳에서 폭발을 일으켰다. ‘허걱! 저 비싼 미스릴 갑옷이!!! 아차차!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대장간을 한 번도 안 갔구나.’ 지금 박살난 갑옷은 아제룬이 맨 처음부터 입고 있었던 레어 급 갑옷. 그러나 지금까지 한 번도 수리를 한 적이 없었기에 너무도 쉽게 아나렌의 갑옷 파손 기술에 작살나 버렸다. “……!” 엘리넬의 얼굴 표정이 마치 혼이 빠져나간 스크림 가면처럼 변했다. 현진이야 스님세트로 인한 해탈로 급할 것은 없었다만 그에게도 위기의식이란 것이 찾아왔다. 저 옷은 분명……아나렌의 속옷보다 내구도가 떨어진다. 만약 저게 찢겨져 나가면. situation 아나렌의 검이 수직으로 그어졌다. 그러자 아제룬이 안에 입었던 귀족 복장이 내구도가 다해 세로로 찢어졌다. 결국 그 안에 아제룬이 입고 있는 옷가지들이 드러난다. 아제룬이 맨 처음부터 입었던 최고급 실크 팬티와 크진 않지만 나 름대로 한 손바닥에서 조금 넘칠 정도로 큰 왕자의 가슴이 그대로 드러나게 된다. 파이로스 백작, 쟈프 레이드란 후작, 포트키 공주 일행, 하르몬 랭카르터 자작 등이 그 광경을 목격한다. 결론 : 1왕자군 파탄 + 아제룬 가치관의 혼란 아제룬 순애루트로 진행하면 아제룬이 후반부에는 결국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알고 1왕자 군이 와해될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가장 난이도 높은 후반부 시나리오 중 하나로 메인 히로인인 아제룬이 선택지 상으로나 게임 내 전투 상으로나 아제룬의 순애루트를 달성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느 정도 동료들의 레벨이 레이드란 공작처럼 일기당천이 가능할 정도로 상승한 경지일 때인 후반부에서 알려져야 할 사실이지 지금 파탄 나 버리면 이도저도 안 된다. 보살스킬 대지폭발 스킬도 한계가 있다. 일반 병사들이나 쓸기에 적합하지 앞으로 떼거리로 몰려 다닐 라그나시아 기사단 멤버나 크라에룬에게 옹립되어 살아있을 지도 모를 왕이 칙명으로 내려 움직일 근위 기사단들과 싸우려면 레이드란 혼자로는 안 된다. 지금이야 전쟁이 크게 벌어지니 전체마법 멤버가 중요할지 모르나 갈수록 퓨리나 공주같은 1인타격 캐릭터의 중요성이 한층 강화되어 그들에 대한 레벨업도 등한시 할 수 없다. 한 마디로 저기서 더 아제룬의 옷이 찢겨나가면 안 된다! 거기에 만약 저렇게 싸우다 아나렌이 죽어버리면 또 안 된다. 아무리 능욕시나리오는 가지 않겠다고 해탈했다지만 저런 미소녀의 각본 비 참여는 슬프다. 동료는 많으면 많을 수록 좋기 때문. 레벨이 높아서 살심 제거도 잘 안 먹히니 어쩔 수 없다. ‘왕자님의 몸은 너무 호리호리하군. 외모도 그렇고 말야……뭐 지난번에는 분명 그건 있는 것 같았으니 모르겠는데……어째 가슴이 튀어나와 보인다고? 혹시 양성?’ 하르몬은 가벼운 복장이 된 왕자를 보며 생각했다. 남녀 가리지 않는 그의 성향은 묘하게 엘리넬이나 아제룬 같은 중성적인 타입을 선호했다. 현진은 급히 승복을 벗어젖혔다. 승복을 입고 있을 경우에는 공격이 불가능해 아나렌을 아제룬에게서 떼어 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고, 공작님…….” “어머머머머머…….” 발그레 갑작스레 옷을 벗어 제치는 공작을 보며 여성들은 얼굴을 붉혔다. 남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얼굴이 붉어지지는 않았지만 레이드란 공작의 돌발행동에 의문을 표했다. 찌이익! 이번에는 아나렌의 브라가 찢겨져 나가며 풀렸다. 큼지막한 가슴이 그대로 노출되었다. “오오오!!!” 주변 루시페리아 병사들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레온의 죽음으로 분노파워로 눈에 뵈는 것이 없던 아나렌은 가슴이 출렁거리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서 아제룬을 죽이는 데에 전념했다. “삼연격!!!” “십자베기!” “검기폭!!” - 내구도가 다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런 젠장할!” 현진은 즉시 엘리넬의 협찬으로 받은 망토를 두르고 마지막 남은 승복 바지를 벗었다. 그런데……고무줄 바지처럼 편하게 입을 수 있던 승복의 허리를 조이는 부분이 팬티의 그것에 걸리면서 레이드란 공작은 전라가 되었다. “허거걱!” “어머!” 얼굴을 붉히며 다른 곳을 쳐다보는 퓨리나와 에이디아. “음 역시……더블 마스터 답습니다.” 파이로스 백작. “우리 가문의 미래는 밝겠군.” 쟈프 레이드란 후작 “크, 크다. 부럽습니다! 공작 각하!” 하르몬 랭카르터 자작. 각기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는 가운데 완전히 스트립쇼를 한 셈이 된 현진은 쪽팔려서 바로 속옷을 올리려다가 막 내구도가 다 해서 찢겨져 나가는 아제룬의 옷을 보고서는 뒤도 안 돌아보고 그대로 달렸다. 마침 그때는 아나렌의 마지막 속옷도 찢겨져 나가는 판이었다. 축지술과 축복의 대지를 이용한 빠른 달리기. 현진은 두 어깨로 아나렌과 아제룬 두 명의 허리를 동시에 끼고 스피어를 날렸다. 그러면서 최대한 자신의 몸으로 아제룬을 가릴 수 있도록 몸을 뒹굴었다. 망토가 덮어지면서 세 사람의 모습은 완벽히 가려졌다. 다만. ‘무념무상! 무념무상! 무념무상! 화엄상종 나무아미타불!!!’ 유감스럽게도 승복을 벗을 때 속옷마저 모두 벗겨져 버린 레이드란 공작과 옷이 모두 찢어진 아나렌과 속옷만 남은 아제룬. 그 두 여성의 몸체 위에 몸을 올려 둔 현진은 스님 세트도 모두 해제한 터라 맨살의 감촉에서 오는 그 느낌을 이겨내기 매우 힘들었다. “이게 무슨 짓이요! 공작!” 아제룬이 밑에서 발버둥쳤다. 갑자기 홀라당 벗고 잘 싸우고 있는데 덮치다니 이건 무슨! 망토로 햇빛이 가려져 약간의 빛만 틈을 타고 들어오는 깜깜한 망토 속. 현진은 여기서 또 고민해야만 했다. 어떻게 왕자의 몸을 가리는 데에는 성공을 했지만 이렇게만 있는 것도 NPC들의 의심을 사게 된다. 레이드란 공작의 몸체로 아제룬을 꽉 껴안으면 어떻게 가릴 만한 데는 다 가릴 수 있다. 그러나 공작이 왜 왕자를 그 따위로 껴안는가? 에 대해서 논쟁이 붙으면 현진은 다른 NPC들 인식체계에 ‘이상성욕자’로 기록될 가능성이 컸다. ‘그, 그래! 그건 나중에 생각하고 이놈의 거시기 좀 어떻게 해 봐!!!’ 누군가의 허벅지 속에 파묻혀버린 거시기. 양쪽에서 조여 오는 살갗의 감촉. 지금 당장이라도 이 안에서 이 두 여성을 동시에 범해 버릴 수도 있는 레이드란 공작. 세이브라도 할 수 있으면 모르는데 아나렌이 아직 패배한 것도 포획된 것도 아니기에 전투 모드가 끝나지 않았다. 때문에 세이브 로드 노가다는 불가. 그렇다고 땅바닥 담요와 망토 이불 안에서 두 여자와 짝짜꿍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고……정말 사람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이것 놓지 못해!!!” 아나렌은 자꾸 발버둥을 쳐 대었다. 언제 그녀의 고귀한 몸에 털이 숭숭난 남성의 몸체가 닿는 것을 느껴보았겠는가? 거기에 허벅지 사이에 파묻힌 그 무언가의 뜨거운 감각. “나! 나가겠소! 공작! 뭐 하고 있는 거요?” 아제룬이 화를 냈다. 그러자 현진은 마지막 선택을 해야만 했다. 아제룬은 제가 나가면 모든 일이 파탄 날 줄 모른다. 그러니 몸을 가릴 수 있는 유일한 이 검은 망토는 그냥 아제룬에게 줘 버리고 자신은 나체인 채로 아나렌을 확실히 포획한다. 비록 수많은 병사들과 귀족들 여자들 앞에서 홀라당 벗고 여자랑 싸우는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별 수가 없었다. “왕자님! 이 망토를 드릴 테니 꼭 몸을 감싸고 나가십시오. 만약 제 말을 제대로 듣지 않으신다면 저는 이 전쟁에서 손을 떼겠습니다. 아시겠습니까? 자 그럼.” 아제룬에게 망토를 넘긴 현진. 아제룬은 공작의 말대로 망토를 몸에 잘 두르고 몸을 가린 채 윈드 칼리버를 주워 들고 본진으로 돌아갔다. 엘리넬이 급하게 뛰어나와 뭔가를 또 건넸다. 남은 것은 전투모드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의 홀라당 벗고 있는 레이드란 공작과 아나렌. 승자의 포효 시스템이 발동되었다. 하지만 발동이고 뭐고 없었다. 이렇게 누운 상태에서 허리를 꽉 감싸 쥐고서 절대 놔주지 않으면 그냥 잡히는 것이다. “이것 놓지 못해!” 워낙 반항이 심하다. 결국 현진은 아나렌의 겨드랑이 사이로 양 손을 집어넣고서 그 손들을 뒷목으로 빼서 깍지를 꼈다. 발버둥치는 아나렌. 그녀가 그럴 때마다 솟아 오른 레이드란 공작의 거시기는 엉덩이 사이의 굴곡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가슴은 출렁거려 팔에 닿았다. ‘에라 모르겠다!’ 하도 반항이 심한 아나렌. 현진은 팔과 목을 속박했던 손을 풀어 아나렌 공주의 가슴 돌출부위를 강하게 꼬집었다. “꺄아아아아아아악!” 제법 큰 데미지와 가슴을 가리고 바닥에 주저앉은 아나렌. 한 번도 남자의 손길을 타지 못했고 고귀하게만 자라 온 그녀에게 성감대의 침탈은 저항력 약화로 다가왔다. 효과가 있자, 현진은 그가 능욕신마 시절 3D 그래픽 안의 소저들에게 마우스를 이용해서 사용하던 능욕신공을 발휘하고 크로미룸을 이용해서 그녀를 묶었다. - 승자의 포효 시스템. 아나렌 공주의 포획에 성공하셨습니다. “가임……우리는 친구지?” TV 앞에서 현진은 눈물을 훔쳤다. “아 제기랄 졸라 슬프잖아!‘ 감수성이 풍부하여 슬픈 것을 보면 눈물이 나오는 것은 당연할진대 사회적으로 뿌리 깊은 남자는 강해야 한다는 관점이 현진의 입에서 험한 말이 튀어나오게 하고 있었다. 아나렌 공주 포획 후 가상현실 한계 시간이 다 되고 현실로 나온 현진은 어렸을 때 방영해서 기억이 가물가물한 A모 전대 애니를 다운받아 독파 중이었다. 따르르르르르르르르! “뭐야?” 한참 애니 감상 중에 들려 온 핸드폰 소리. 현진은 짜증을 내며 핸드폰 덮개를 열었다. “여보세요?” [아 김현진? 나다.] “나다가 누구야 어떤 신발 샛길이 장난전화질을 하고 있어!” [너……바보냐? 번호 찍힌 거 있잖아! 나 김새식이다!] “야 이 미친 새꺄 왜 오밤중에 전화질이야!” 루시페리아R을 끝내고 났을 때는 어둑어둑해지는 저녁. 거기에 애니 몇 편을 돌파하다 보니 시간은 어언 자정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어라? 너 울었냐? 목소리가 왜 그 따위야? 전화 받는 말투를 보니 아마 뭐 땜시 처 울고서 그 목소리를 감추기 위해 애써 욕을 하며 강한 척을 하는 것 같은데……?] 뜨끔! 정곡을 찔린 현진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뭐 짜식. 되게 감동스런 미연시라도 하고 있었나 보구만. 뭐 괜찮아. 그런 가슴 찡한 시나리오를 보면 남자라도 눈물을 흘려주는 것은 당연한 거라고. 뭘 쪽팔려 해고 있어] “그나저나 이 시간에 무슨 전화질이냐?” [아 그게 실은……널 좋아해. 가슴이 터지도록. 너만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파] “……뒈질래?” [농담도 못하냐 새꺄. 아 그건 그렇고 너 방송출연 해 볼 생각 없냐?] “뭐……방송출연?” 뜻밖의 얘기에 현진은 놀라 되물었다. 아니 웬 방송출연? [어쩔래? 나올래 말래?] 현진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숫기 있는 성격은 아니었던지라 전파를 타고 전국으로 나갈 텔레비전에 출연한다는 것이 왠지 모르게 꺼림칙했다. “아니. 별로……나가고 싶은 생각 없어.” [출연료가 상당히 짭짤하던데 얼마더라……?] “……무슨 프로그램이냐!” TITLE ▶40834 :: 65. 김석진 회장과 만나다 섬마을김씨(lastride) 05-04-05 :: :: 13316 이 시대의 가난한 소시민 현진은 출연료라는 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 요새 지르고 싶었던 온갖 아이템들이 한 둘이 아니었는데 고향의 짠돌이 부모님이 보내준 돈을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아 그 화요일 날 밤에 하는 심야토론이라고 시청률이 그다지 높지는 않은 프로그램이니까 얼굴 팔릴 걱정은 안 해도 돼.] “심야토론???” 심야토론이라니……그 뭐 국회의원들 나오고 경제계 인사들 나와서 서로 싸우고 하는 그거 말이던가? 대통령 후보라도 나오지 않는 이상은 그 시청률이 한 자리수 대나 유지하면 다행인? 현진과는 전혀 안 맞는 배합이지 않던가? “……거기에 왜 내가?” [아 나도 나가는 거야. 원래 가기로 했던 우리 쪽 패널 한 명이 사정상 빠져야겠다고 연락이 와서 급히 연락한 거다. 갈 거지?] “아니 그러니까. 왜 우리가 거기에 나가야 하냐고?” [나와 보면 알게 돼. 뭐 어려운 건 아냐. 모레 기차 타고 3시까지 용산역으로 나와라. 토론에 필요한 자료는 그 때 줄 테니까 그것만 외우면 돼. 알았지?] “야, 야 임마!” 딸깍. 출연료라는 말을 듣고 대번에 출연을 결정하기는 했지만. 심 야토론이라는 조금은 황당한 프로그램 이름에 현진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했다. 도대체 자기가 심야토론에 출연해서 뭘 할 수 있다는 거지? 기차를 타고 약 1시간 반 만에 서울의 용산역에 도착한 현진. 방송에 나온다니 평소에는 입지도 않던 정장 옷까지 꺼내 입고 오랜만에 목욕탕에서 목욕 까지 마쳤다. 비록 심야 토론이라는 프로그램이라지만 어찌 되었든 얼굴이 전국에 팔린다고 하지 않던가? 많은 이들이 오가는 넓은 역사 내에서 현진은 핸드폰을 꺼내어 새식에게 연락을 넣으려다가 곧 그만두었다. 굳이 연락을 넣지 않아도 기차 시간에 맞추어서 새식이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여! 아주 쫙 빼입었는데? 미폐모 폐인 김현진이가 맞기는 하는 거냐?” “아아 네놈도. 서울로 올라가더니 아주 신수가 환해졌구나.” 때깔나는 양복을 입고 현진을 맞는 새식. 그런 그의 옆에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를 찬 두꺼운 외투의 남자가 서 있었다. “이 분은 누구냐?” “아……뭐 곧 알게 될 거야. 각자 패널로 이쪽에 세 명, 저 쪽에 세 명인데 이렇게 우리 셋이 토론을 하게 되지. 자 받아라. 오늘 네가 준비해야 할 것들이다.” 현진은 새식이 건넨 A4용지 프린트물을 받아 든 현진. “……가상현실 미연시가 끼치는 영향. 긍정적 입장과 부정적 입장……에엑?” “이제 뭔지 알겠냐? 왜 네놈과 내가 나가야 하는지?” 이번 현진과 새식이 출연하는 심야토론의 주제는 사회적으로 문제점으로 부각한 가상현실 미연시에 대한 토론회였다. 미연시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것만으로도 부족해 미폐지존과 능욕신마로 불리는 이들이니 찬성 측에 참가하는 데에 별 이견이 없었던 것이다. 다만. ‘제길 난 반대 측이야! 가상현실 미연시가 뭔데? 가상의 여자들한테 마음껏 손을 댈 수 있다는 거잖아? 이제는 아주 그냥 해탈까지 하면서 버텨야 하는 사람한테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라니! 뭐하자는 거야 지금.’ “자 일단 방송국으로 가자. 나와.” 현진은 새식과 얼굴을 가린 남자를 따라 역을 나섰다. 역을 나서자 택시들과 차량들이 나오는 사람들을 태우기 위해 나란히 서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그 차들을 세 대는 합쳐놓은 것 만한 길쭉한 검은 리무진이 한 대 대기하고 있었다. “이야 차 좋다. 저런 거 타고 댕기는 새끼들은 얼마나 돈이 썩어날까? 재경이 놈도 저런 거는 못 타고 다니던데.” 현진은 리무진을 보고서 한 마디 했다. 그러자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자의 눈썹이 잠깐 꿈틀했다. 검은 리무진에서 각각 검은 옷과 선글라스를 낀 두 명의 남녀가 내렸다. 그리고 그들은 현진 일행에게 와서 말했다. “타십시오. 회장님.” “음.” 얼굴을 가리던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들이 열어 준 문을 통해 남자는 리무진 안에 탑승했다. 곧이어 새식도 리무진에 탑승했다. “어, 어라???” 현진은 잠시 얼이 빠졌다. 지금 자신의 일행들이 전부 아주 자연스럽게 저 리무진에 올라타지 않았던가? 얼떨결에 거리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하던 현진. 그에게 근육질의 남자가 말을 걸었다. “그쪽 분도 타시지요.” “예? 아, 예 예.” 문을 열어 주고 타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가 되자 현진도 리무진에 탑승했다. 마치 하나의 생활공간처럼 생긴 리무진 안의 분위기에 쫄아붙은 현진은 옆에 앉은 새식의 옆구리를 찔렀다. “얌마. 도대체 뭐야……헉!” 현진은 맞은 편 의자에 앉아 모자와 마스크를 벗는 남자를 보고서는 놀라움을 금하지 못하였다. 어지간한 연예인 뺨치는 초절정 외모에 고혹적인 은빛의 눈동자의 청년…… 전 세계의 경제계를 주름잡고 실질적으로 통일한국을 이끌어 간다고 할 수 있는 전 세계 최고 부자 최강의 CEO 전 세계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의 약 15%를 담당하는 초거대 일류그룹 실버 드래곤의 회장. 일흔이 다 되어 가는 나이임에도 뭇 여성들의 결혼하고 싶은 남자 1위의 김석진 회장이 아니던가! 현진은 벌어진 입을 다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런 최고의 유명인사가 바로 눈앞에 서 있다. 이것이 꿈인가 생시인가? “김 상무. 저 친구 왜 저러나?” “야! 얌마! 정신차려봐!” 새식이 현진의 뺨을 여러 차례 세차게 갈기자 그제야 현진은 정신을 차렸다. “저, 저, 저 정말 김석진 회장님이십니까?” “TV 안 보나?” “기, 김석진 회장님이 어떻게…….” “이번 심야토론 때 참석하니까 여기에 있지. 이보게 김 상무. 설명 안 해줬나?” “하하 이렇게 놀라는 꼴을 한 번 보고 싶어서 일부로 함구했습니다.” 현진은 또다시 놀랐다. 김 상무? 상무라 함은 사장 다음에 전무 다음 직위인 기업의 최고위직 중 하나가 아니던가? 새식이 놈이 상무??? 그런 현진에게 새식이 결정타를 날렸다. “자.” (주) SD소프트 김 새 식 상무. 미연시 게임개발사업부 총무 전화) XXX-XXXX-XXXX 새식이 내민 명함에 다시금 할말을 잇지 못하는 현진. “너, 너 SD소프트에 취직했었냐?” “내가 이전에 말했지? 네 아이디어가 당첨되어서 SD폴더2 가 공짜로 온 게 아니라고? 다 네 이름을 보고 임의대로 선출한 거라고.” “어허…….” 현진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이 황당한 사태라니…… 고교시절 미폐모 친구놈은 서울로 상경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그 미연시에 대해서만큼은 신적인 능력으로 SD라는 국내 굴지의 최고기업의 상무가 되어 있고, 또 심야토론으로 최고 인기인이자 명물인 김석진 회장을 만나게 될 줄이야. 그러던 현진은 문득 묻고 싶은 것이 생겼다. “야. 너 미연시 게임 개발 사업부 총무라며?” “어.” “혹시 루시페리아R 시나리오 작가가 누구인지 알고 있냐?” “그건 왜?” 루시페리아R의 시나리오 작가는 바로 새식이었지만 새식은 바로 답변을 하지 않았다. 현진의 말투에서 왠지 모를 한기를 느꼈다고나 할까? “모르냐? 에이 제기랄 그 망할 자식 만나기만 하면 그냥 아주 조져버릴려고, 스토리를 뭐 그 따위로 만들어 놨는지 이치에 맞는 것이 하나도 없잖아? 거기다 할만 하면 무슨 발기부전 저주며 다른 캐릭터들의 난입이며 갑작스런 적의 습격이며 그 딴 것이 이루어지냐고? 나 참 아직 스토리는 정확히 모르지만 그것도 개판이어 봐라. 아주 그냥! 콱! 거시기를 발로 밟은 다음에 딜도로 구녕을 막은 다음. 락스물을 먹여 버릴 테다.” “…….” 새식의 뒷머리에 식은땀이 떨어졌다. 그 모습을 보자 김석진 회장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알고 있네. 말해 줄까?” 찌릿! 그 말에 새식이 김석진 회장에게 눈을 흘겼다. “호오 김 상무 많이 컸구만. 감히 나한테 눈까지 부라리고 말야.” 김석진 회장의 목소리가 음산하게 깔리자, 김석진 회장의 경호를 맡은 이부터 운전을 맡은 운전기사까지 크게 놀랐다. “저, 저 회장님! 오늘은 다른 분도 계시는데…….” “음 아 현진군이 있었군. 좋아 지금은 자제하지. 다만 이따가 토론 때는 어떻게 될지 모르네.” 그들은 안심하면서도 김석진 회장의 토론 상대로 나올 사람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만에 하나 운이 나쁘면 토론 상대들은 김석진 회장에 의해 의문사 당할 수도 있었다. 그러던 차에 어느새 리무진은 방송국에 도착해 있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심야토론 담당 PD의 지시와 함께 녹화 테이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한 주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심야 토론 시간입니다. 오늘은 이미 우리의 생활 한 가운데에 뿌리 깊이 자리잡은 가상현실과 가상현실의 성생활에 대한 것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반대 측 패널에는 여성부 차관 임양숙 님 나와주셨고, 그 밑으로는 양성평등운동단체의 회장이신 조윤영 님, 그리고 XX여대 사회학 교수이신 김성희 님 나와 주셨습니다.” 카메라가 한 명 한 명의 여성운동가들을 비추며 사회자는 그 때에 맞춰 여 성들을 소개했다. 그런 다음 사회자는 왼쪽에 앉은 남성들을 소개했다. “찬성 측 패널로는 먼저 실버 드래곤 그룹의 총수이신 김석진 회장께서 이 자리에 나와 주셨습니다. 그리고 중앙에는 SD소프트 사의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 개발사업부의 상무이신 김새식 상무님. 마지막으로 미연시를 사랑하는 폐인들의 모임의 ‘능욕신마’ 김현진 님께서 자리하셨습니다.” ‘큭!’ 현진은 얼굴이 붉어졌다. 나온 사람들을 보면 초거대기업의 총수에, 젊은 나이에 상무가 된 유능한 인재. 정부에 직함을 둔 사람과 거대 시민연대를 이끌고 있는 회장에 유명 여자 대학교 교수까지 있다. 그런데 유독 자신만 고작 7명으로 이루어진 미연시 폐인 모임의 그것도 닉네임 능욕신마로 그대로 나와 버린 것이다. 사실 심야토론이라는 지루한 이야기로 시청률이 매우 낮았지만 오늘은 특별히 김석진 회장이 자청하여 패널로 참여함으로서 팬카페 회원만 해도 200만이 넘는 그의 네임 파워 덕에 아마 방송 당시의 시청률은 10% 이상 되지 않을까 생각되는 방송이었다. “현재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이 SD소프트 사에서 출시가 되고 있습니다. 이 미연시 게임은 가상현실 속에서 실제처럼 느껴지는 여성들과의 다양한 성적 행위를 즐길 수 있어 많은 남성들로부터 평소 그들이 생각해 오던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현재 나온 타이틀 6개가 약 5000만 카피가 팔리는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SD사에서 출시한 러브 머신의 경우. 고가의 미연시 게임을 능가하는 수요를 보이며 성매매업소와 모텔업계를 무너뜨리기도 하였습니다. 가상현실 속의 성. 과연 이것이 우리에게 어떤 효과를 가져올까요? 먼저 찬성 측 발언해 주십시오.” “음, 음.” 새식은 샤프를 입에 물고 안경을 낀 채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선 경제성 문제를 들 수 있겠습니다. 가상현실 기술은 현재 우리나라. 그리고 우리 SD에서 독점한 기술로서 해외 수출로 수많은 부가가치를 낳고 있는 SD의 주력기술입니다. 특히 이를 이용한 게임의 경우. 마치 실제처럼 느낄 수 있기에 전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주제인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의 경우 앞서 사회자께서 말씀하신 대로 성적 유희의 제공이라는 자손을 남기고자 하는 욕구가 존재하는 인간이라면 환장을 할 수밖에 없는 점을 노린 SD소프트의 최고 수익 상품으로 현재 겨우 6개가 출시되었을 뿐인데도 5000만 카피가 넘었고 지속해서 수요 물량이 폭주하여 가히 1억 카피 가까이 이를 만합니다. 그럴 경우 시장 상황을 보았을 때. 가상현실 미연시는 무려 3조원 가까이 되는 이익과 사회적으로 그것을 통한 수만 개의 일자리 창출 및 사회 복지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을 벌어들일 수 있습니다. 이런 국익신장에 매우 큰 도움을 주는 상품에 대해 규제를 가하려는 영등위와 여성부의 정책을 현재 저희로서는 인정하기가 힘듭니다.” 그러자 대번에 여성부 차관 임양숙이 이의를 요청했다. “예 반대측 발언해 주십시오.” “경제성 문제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요. 아무리 기업이 이윤을 남기기 위한 활동에 눈에 불을 켜고 덤빈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것은 좀 심하군요. 돈을 버는 건 좋습니다. 하지만 그런 강간을 장려하고, 일부다처를 당연하게 여기며, 특히 루시페리아R과 같은 게임의 경우 여성을 단순한 전쟁의 포로로 인한 주인공의 노예 정도로만 여기는 내용의 게임은 플레이어들에게 여자는 남자의 노예다. 라는 아주 못된 사상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그런 내용의 게임을 팔아 돈을 벌겠다는 것은 기업가로서 지켜야 할 사회적 책임과 윤리성과 도덕성을 무시하는 파렴치한 행위라 볼 수 있습니다.” “흥 개소리를 지껄이고 있군.” “네?” 김석진 회장의 조소가 흘러나왔다. 이런 토론회장에서 그와 같은 상대방에 대한 비하 및 반말을 사용해서는 아니 되었지만 PD를 비롯한 방송인들은 그러려니 했다. 김석진 회장은 이전에 국회의원을 한 번 해먹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이런 프로그램에 여러 차례 등장했고 그 외에도 세계 최고의 기업가로 잦은 인터뷰를 가졌다. 그럴 때마다 김석진 회장은 다른 이들을 깔보는 듯한 그런 말투로 큰 인기를 얻었다. 정쟁이 벌어졌을 때는 아주 제대로 된 초딩욕설로 다른 말 잘하는 국회의원들을 제압할 정도로. 그리하여 제작진은 심야토론에 김석진 회장이 나온다고 허가했을 때부터 이런 사태에 대해서는 묵과하기로 합의를 마친 터였다. 사회자가 발언권을 주지도 않았지만 김석진 회장은 제 할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대들이 루시페리아R을 예로 들었으니 한 마디 하지. 루시페리아R은 엄연히 서양 중세를 토대로 한 게임. 그때 당시 여자들의 지위가 지금처럼 높았을 거라고 생각하나? 일부다처? 그 시대 상황으로 보면 당연한 것이다. 구석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원시 미연시나, 우리나라 고구려 시대 같은 형사취수제가 만연한 여성이 부족하여 떠받들려 지던 배경의 미연시를 만들어주랴? 그때라면 모계 중심 사회로 한 여자에게 수많은 남자들이 거쳐 갔으니 말야. 흥! 그런 게임 만들면 자네들이 또 그대로 가만히 있겠나? 당연히 윤간 장려라느니, 여성을 매매의 대상으로 생각했다고 뭐라고 딴지를 걸겠지. 유감스럽게도 몇백년 전만 해도 여성에 대한 비하는 아주 당연하게 이루어졌다. 그렇다고 그런 과거를 바꿀 수 있는가? 그렇게 여성에 대한 비하가 이루어졌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게임이나 글은 쓰면 안 되는가? 지금 그대들은 그 이전 국어교과서에 여성 비하의 내용이 조금 들어 있던 고전 소설들을 싸그리 교체해 버렸던 교과서 파동 때와 마찬가지의 멍청한 소리를 하고 있다. 그대들 덕분에 현대의 청소년들은 평범한 여자애 한 명에게 온갖 얼짱과 연예계 스타들이 달라붙는 천편일률적 여성형 하렘물 소설로 우리나라 문학을 배우고 있지 않던가! 그러고서도 아직도 그런 한심한 소리나 하는 건가? 지금 우리나라 국어 교과서에 문학사 적으로 의미가 매우 큰 김만중의 구운몽이 실린 교과서가 있기는 하냔 말이네! 거기에 박씨전은 이제 매년 수능 언어영역에 나와 이제는 낼 문제도 고갈되었다 하더군! 과거를 바꿀 능력이 없다면 더 이상 그것에 대해서는 물고 늘어주지 않아 주었으면 좋겠네.” //////////////////////////// 네. 루시페리아R의 정확한 장르는 섹스 코미디입니다. TITLE ▶40945 :: 66. 깽판 방송 섬마을김씨(lastride) 05-04-06 :: :: 14644 할말 없게 밀어붙이는 김석진 회장. 그러나 괜히 교수고 정부 부처 중요인사던가? 그들도 말 하나는 청산유수다. “하지만 그것이 무의식적으로 여학생들에게는 열등감을 남학생들에게는 우월…….” 그러나 김석진 회장은 가래 끓는 소리를 내며 곧바로 임양숙의 말을 끊었다. “칵! 지랄! 그러면 교육부에 요청해서 쓸데없이 괜한 국어교과서 뜯어고치지 말고 사회교과서에나 평등교육을 더 많이 집어넣으시지? 요새 그런 고전들 본다고 남자애들이 여자 깔보고 여자애들은 주눅드는 세상이오? 그동안 해온 쓸데없는 정책으로 이미 남녀평등은 물론 여성상위가 된 이 나라에서 아직도 그 따위로 주장하시오? 이거 나한테 밉보이면 안 될 텐데 말야…….” 그제야 여성부 차관 임양숙은 상대가 김석진 회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실질적인 통일한국의 지배자나 다름없는 최고의 CEO. 만약 그가 국회의원들을 움직여 여성부 폐지를 입법화 하거나 대통령에게 압박을 넣는다면 자기들 모가지 날아가는 것은 순식간이 될 것이다. 정계에는 크게 간섭을 하지 않는 그라지만 SD의 이익에 맞지 않는 정책을 실행하거나 규제를 가할 때면 그가 들고 일어서 초토화 시킨 전례가 수없이 많지 않던가? 지난 번 등급논란 때에도 영등위가 그에게 완전히 박살난 전례가 있었고 그에 동조한 여성부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던 전례가 있던지라 만약 이번에 밉보인다면 정말 알게 모르게 작살날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결국 뭔가 더 말하려던 임양숙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그렇지만 아직 물리쳐야 할 패널들은 남아 있었다. 여성단체 회장과 대학교수. 그들이야 뭐 굳이 김석진 회장에게 피해 볼 것이 없었으니. 당당하게 나오는 것이 가능했다. “자자 토론회장에서는 서로 상대를 존중하며 자신만의 의견을 고집하는 일이 없어야 겠습니……윽!” 지금까지 완전 인신공격식으로 이루어진 토론을 바로잡으려던 사회자는 갑자기 가슴을 움켜쥐었다. ‘헉! 무슨 데스노트의 그 장면이었던가?’ 아주 유명한 마우스 미연시 ‘섹X노트’ 의 원작으로 알려진 상당히 오래된 만화 ‘데스노트’의 한 장면처럼 심장을 쥐고 쓰러지는 사회자. 그 모습을 본 현진은 갑자기 잘 말하다가 갑자기 심장을 움켜쥐고 죽는 그런 장면이 떠올랐다. 뭐 다행스럽게도 사회자는 심장마비를 일으켜 죽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통증이 사라졌을 때 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혀 있었다. “아 네. 다음은 반대 측에서 반론해 주십시오.” 아픔을 겪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자는 손수건으로 이마를 닦고 투철한 프로의식으로 계속해서 토론을 진행시켰다. 이번에는 양 옆에 여성부 차관 아줌마와 교수 아줌마를 낀 유일하게 현진이나 새식과 동갑으로 보이는 제법 괜찮은 미모의 여성단체 회장 조윤영이 발언했다. “네 김석진 회장님의 말은 잘 알겠습니다. 시대적 배경 상 여성이 차별받던 시대를 했다면야 오히려 이전의 그런 여성이 천대받던 것들에 대해 끈임 없이 되새기고 그와 같은 과오를 다시는 범하지 않도록 해야겠지요. 다만 무분별한 강간이 가능한 루시페리아 R 이나 어린아이를 성적인 소재로 본 치한 소아과…….” “잠깐! 치한 소아…….” “김새식 님께서는 아직 반대 측 논지가 전개되고 있는 중이므로 잠시 함구해 주십시오.” 사회자는 조윤영의 말을 중간에서 끊으려는 새식을 단호히 저지시켰다. 상대방을 서로 존중하고 그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아내는 민주주의의 전통 행사에 무분별한 자기주장만을 내세우는 것을 옳지 못하다. 라는 원칙에 입각하여. “네. 그럼 계속하겠습니다. 또 여성을 스토킹하고 사진을 찍어 협박을 한다는 내용의 미행 9, 특히 여성을 완전히 하나의 성적인 상품으로 밖에 보지 않는 노예조교, 이 게임들에 대해서는 규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의 게임들은 게임을 플레이 하는 남성분들에게 실제 이렇게 해보고픈 욕망을 불러일으키거나 이런 범죄 행위들에 대하여 무감각 해질 수 있는 소지를 충분히 제공할 용의가 있습니다. 이런 데도 SD 측에서는 선생. 그것도 어린이 선생과 여학생들과의 성교라는 부도덕적인 게임을 리메이크 해 출시할 계획 등을 지니고 있어 참으로 문제가 아니랄 수 없습니…….” “잠깐! 잠깐! 잠깐…….” “김새식 씨. 아직 상대편의 말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사회자는 자꾸 개입하려는 새식을 저지했다. 새식은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다시 입을 다물어야 했다. “그리하여 가상현실 미연시 덕분에 여성들에 대한 인식 비하로 성범죄 사건이 증가하거나 여성들에 대한 보호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조윤영의 말이 끝나자, 새식이 즉각 이의를 걸었다. “이의 있습니다.” “네. 김새식 씨 발언해 주십시오.” 사회자는 이제야 새식에게 발언을 할 기회를 주었다. “지금 조윤영 씨는 가상현실 미연시가 실제 사람들의 인식에 영향을 끼쳐 여성에 대한 성범죄율 증가와 여성들에 대한 남성들의 인식이 비하된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맞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혹시 SD소프트의 가상현실 미연시를 한 편이라도 해 보셨는지? 아니. 날개와 여동생을 제외하고 위에서 윤영씨가 언급한 것들 중에서 한 개라도 제대로 해 보고 스토리를 보신 적이 있으신지 묻고 싶군요.” “일단은 듣기만 했습니다.” “그럼 결과적으로 알지도 못하면서 잘 아는 척 이야기를 하셨다. 이 말이군요.” “뭐라고요?” “똑바로 들으시죠. 가상현실 미연시가 실제 범죄율을 높이고 여성들에 대한 인식을 비하한다고 하셨지요. 하! 웃겨서 말이 안 나옵니다. 뭐 보통 일본에서나 나오는 마우스 미연시 게임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죠. 온갖 성의 군상들을 다룬 뽕빨물들이 쏟아지는 그쪽이니 거기의 마우스 게임을 하면서 손운동만 한 남성들이라면 그런 인식을 지닐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상현실은 다릅니다. 엄연히 가상이라고는 하지만 평소 남성들이 품어오던 성적 환상을 마치 실제처럼 풀어버릴 수 있는 게 가상현실입니다. 기껏해야 마우스로 가슴 부위에 가져다 대고 흔들어 대면서 성감도를 늘리던 뽕빨물 게임이 아닌 직접 손을 대는 것처럼 만지고 핥고 비비고 실제와 완벽히 똑같은 감도를 느끼면서 성적 욕구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것. 또한 실제라면 감옥에 갈 각오를 하지 않고서야 차마 손대기 힘든 지하철 치한 짓이라든지 납치 조교라든지 하는 것을 실제처럼 가상에서나마 풀기 때문에 오히려 범죄율이 낮아지면 낮아 졌지 높아질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실제로 가상현실 미연시와 러브 머신이 나오고 나서는 아직 한 분기가 지나지 않아 통계가 정확하진 않지만 우리 측에서 자체 조사해 본 결과 오히려 밤거리 성범죄율이 제법 많이 하락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슨 미연시를 뽕빨물로만 알고 계시는 모양인데. 치한소아과가 어린이를 능욕하는 파렴치한 게임이라고 말씀하셨습니까? 웃기지 마십시오. 비록 권장받을 일은 아니지만 그 게임의 주인공은 철저한 합법이나 아이의 마음을 사고 올바른 성교육을 통하여 성립된 관계를 추구합니다. 어린아이는 성적인 유희와 쾌락에서 배제되어야 한다는 것은 어느 시대 사고입니까? 오히려! 이런 조금은 불건전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게임들 덕분에 풀 수 없었던 남성들의 욕정의 분출구가 생겨 여자 어린아이나 기타 범죄에서 여성들이 자유로워 질 거라는 생각은 해보질 않으셨습니까?” “좋습니다. 그건 인정하죠. 제가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가상현실의 폐해가 어떻게 적용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조사 결과요? 있으면 제시해 보세요.” “자, 자. 토론이 너무 과열된 것 같습니다. 그 화제에 대해서는 그만 두도록 하고. 또 다른 문제점과 해결책을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반대 측. 찬성 측. 어느 쪽에서 먼저 발언을 하시겠습니까?” 사회자는 적절히 새식과 조윤영의 말싸움을 끊고 다음으로 넘어갔다. “제가 한 말씀드리겠습니다.” “예 반대측 패널 김성희 교수님. 말씀하시죠.” 차분한 목소리를 지닌 할머니 교수가 발언을 시작했다. “저는 뭐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제 옆 패널들이 말씀하신 것 들이 제 의견이기도 하니까요.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SD의 기업윤리에 대해 몇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방금 전 김석진 회장께서 경제적인 면을 들어 가상현실 미연시에 대한 규제를 완전 철폐하시겠다고 주장하고 계십니다. 예 확실히 가상현실 미연시가 우리나라 경제에 엄청난 이득을 가져온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이 가상현실 속에서의 성생활이라는 것은 남성의 성적 판타지를 정말 마음껏. 여성의 별다른 동의가 없어도 그야말로 마음껏 욕정을 풀 수 있고 가상의 육체에서 나오는 정력도 상당하여 욕구에 대한 것을 대부분 소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이러한 것들이 불러 올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생각을 해 봐야 할 것입니다. 안 그래도 사회가 극도로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이루어지는 전통적인 가족이란 사회 기본 구성 단위의 파탄이 심화되고 있는 마당에 성적 결합을 통하여 구성원들의 수를 불리고 인구 증강에 도움을 주는 실제 성관계보다 가상현실 속의 욕정을 푸는 것에 불과한 게임과 기계 속 세상에 빠진다는 것은 앞서 김새식 씨께서 말씀하셨던 것과 같이 실제의 성범죄가 주는 등의 긍정적 효과 외에도, 남성들이 가상현실과는 다르게 자신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실제의 여성들에 대한 욕구가 감소해 가족 공동체가 깨지고 출산율이 급감하는 등의 문제점을 야기시킬 수 있습니다.” ‘오 이제 나로군.’ 할머니 교수의 상대로 토론을 할 사람은 바로 현진이었다. 숫기는 없지만 가상현실 게임으로 다져진 연기력은 이런 곳에서도 쓸만했다. “찬성 측 이에 대한 반론 제기해 주십시오.” “아 예…….” “또 다시 개소리를 지껄이는군.” 현진이 막 손을 들고 외워 둔 반대 논지를 펼치려는 찰나에 벌떡 일어선 김석진 회장. “저 김석진 회장님. 상대방에 대한 비방은 자제를 해 주시고 자리에 앉아서 발언해 주십시오.” 그런 회장에게 또 다시 딴지를 거는 사회자. 그러자 김석진 회장은 그를 무섭게 노려보았다. “컥!!!” 그러자 얼마 안 가 사회자는 왼쪽 가슴을 움켜쥐고 입에 거품을 문 채 의자 채 뒤로 자빠졌다. “무슨 일이야!” 이런 뜻밖의 사태에 PD들이 놀라 녹화를 잠시 중단하고 뛰어들려는 새. 김석진 회장이 그들을 향해 무서운 눈초리를 보내며 말했다. “저놈은 멀쩡하니 헛짓거리 하지 말고 녹화에 집중해라. 안 그러면…….” “으으윽!” “커헉!” “끄윽!!!” 왼쪽 가슴을 움켜쥐며 바닥에 쓰러지는 PD들. 김석진 회장은 그런 황당한 모습에 얼이 빠져 있는 카메라에게 말했다. “뭘 하고 있나? 방송 계속해!” 다행히도 가슴을 쥐고 뒤로 넘어졌던 사회자는 옷가지 같은 것이 흐트러 지긴 했어도 멀쩡하게 살아서 일어났다. “기, 김석진 회장. 발언해 주세요.” 심장마비에 가까운 고통을 두 번이나 받으면서도 애써 회의를 진행시키는 사회자의 프로의식은 정말 눈물겨웠다. “방금 전. 러브 머신이 가족 공동체를 파탄나게 할 우려가 크다. 라고 했지?” “네 그렇습니다만.” “아주 그냥 지랄을 한다. 너 이전 정권 때 여성부 장관 해먹었었지? 하! 미친…….” “저 험한 말씀은 삼가…….” 사회자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는 김석진 회장이 고개를 돌리자마자 급히 사회자 책상 밑으로 숨어들어갔다. 그 모습을 보며 새식은 이마를 짓눌렀다. “후우~ 오늘 방송 파탄났다. 다음에 이거 방송하면 꼭 봐라. 심야토론이 아니라 무슨 코미디쇼로 제목이 바뀌어서 나갈 지도 몰라.” “…….” 하기야 고작 무섭게 노려 본 것만으로 저렇게 사람들이 쓰러지고 넘어지고 겁먹고 하는 것이 코미디가 아니라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 보인다. “가족이 파탄난다고? 이보셔? 지금 장난? 지금의 가족 파탄을 불러일으킨 게 어디 사는 어떤 부처였더라? 내가 SD 초기에 낸 세금이 다 어디로 간 줄 알아? 바로 인구 고령화 대책하고 출산율 증가 정책에 다 쏟아 부은 사람이야 내가! 출산휴가 꼬박꼬박 주고! 유아원 시설 대폭 확장시켜 주고 애 하나 낳을 때마다 허드렛일 월급보다 더 지원금 많이 주고 했는데도 뭐? 그렇게 여성의 사회진출! 사회진출 하면서 아주 그냥 무슨 여자는 애 낳으면 인생의 무덤으로 들어가는 것 마냥 광고를 하셨더만 그쪽 페미주의자 분들. 그래 사회진출 좋아. 좋다고 애 낳아 기를 시간 없다? 그래서 SD에서 공공사업도 몽땅 벌여서 지어 놓은 탁아소들 지금 50%가 망했어. 하이고 나 참 기가 막혀서. 임신하는 기간은 여성이 자아 발전을 할 수 없는 불리한 시간이라고? 낙태는 여성의 자유를 위해 인정되야 한다고? 그 결과가 지금의 우리나라 출산율 OECD최저에 두 번째로 늙은 고령화 사회다. 오죽하면 젊은 인재가 없어서 저런 놈이 상무를 해 먹겠냐?” “결과적으로 그런 일을 더욱 심화시키는 것을 그런 이유로 정당화……윽!!!” 뭔가 반론을 해 보려던 김성희 교수도 왼쪽 심장을 움켜쥐고 책상에 엎어졌다. 여성부 차관 임양숙과 조윤영도 그 엄청난 살기의 압박에 다리를 떨어야 했다. “그 따위 이기적으로 살지들 마. 지금 조선해방군이 언제 테러 일으킬지 모르는 무서운 세상이야. 군병력도 안 그래도 부족해 죽겠는데 그쪽 계집애들 가상현실로 두 달만 훈련 받으라니까 그것도 싫다고 반대했지 아마? 지금 왜 남자들이 50대까지 전투병력으로 뛰어야 하나? 그것도 몸에도 안 좋은 근력강화제, 각성제 먹어가며. 다 당신네들이 국민의 혈세로 사회 기본 구성 단위인 가족들 지키라고 안 하고 저 아랍쪽 여성들 인권은 생각도 안 한 채 이 나라에서만 헛짓하는 데 돈 써가며 여성의 권리를 지나치게 요구한 죄야. 알았어? 두고 봐! 빌어먹을! 가족 파탄? 지랄을 해라. 아주. 앞으로는 여자들한테 난자만 의무적으로 제공받아서 인공적으로 애들 만들고 인큐베이터에 키운 다음. SD육아센터 회사 하나 설립해서 거기서 키워낸다? 됐냐? 가족 파탄에 대해 물고 넘어지고 싶으면 당신네들이나 먼저 정신 차리지. 이미 여자들 사회적 지위도 올라갈 만큼 올라갔고, 아니지 오히려 이제는 남자들이 노예처럼 부려먹히고 있는 마당에 자꾸 그러지 말고 좀 하나 하나 양보할 줄도 좀 알아보시지? 에이 썅! 이제는 뭔 게임까지 들어가면서 개소릴 하고 앉아놨어. 뭐? 강간 조성? 지랄하고 있네. 호신용 무기에 정조 보호 속옷까지 입고 다니는 마당에 요새 누가 강간을 하냐!” 현대의 통일한국은 여성의 인권이 평등한 데서 그치지 않고 여존남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높아져 있었다. 50년 동안 쭈욱 이어진 일부 꼴통 페미주의자들의 지속된 권리주장으로 인하여 SD에서 그 벌어들인 엄청난 돈으로 복지정책을 대폭 강화하고 의무적으로 반절 가량의 여성 사원을 선발하는 풍토를 조성함에도 불구. 한국형 꼴통 페미주의자들은 신체적 여건에서 딸린다는 여성이라는 것을 내세워 온갖 의무에서는 제외되면서도 누릴 수 있는 권리는 십여 년 전 여성이 과반수가 넘었던 30대 국회에서 몽땅 날치기 상정을 하면서 더더욱 높아져 지금의 여성상위의 시대를 맞게 했다. 이러한 문제점은 여성들의 사회 지위 향상으로 여성들의 남성에 대한 성범죄율이 크게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에 대한 처벌은 여전히 미미한 데 반하여 남성들은 마치 발정난 개 취급을 받아야 하거나, 중국이 민주화의 바람을 타고 공산독재와의 내전이 벌어진 틈을 타 소수민족들의 독립 투쟁으로 불안한 국제 정세에 대비하기 위해 부족한 전투병력을 일부나마 메꾸기 위해 여성에게도 가상현실 속에서의 전투훈련을 하게 하려던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는 점 등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그들은 마치 자신들이 말하는 것이 여성들 전체의 의견인 것 마냥 여성들의 이름을 내세워 힘 센 남자들은 막노동, 총질이나 하라는 것처럼 몰아붙이고 선천적으로 힘이 약한 여성들은 앉아서 일할 수 있는 사무직을 해야 한다는 인식을 마구 불어넣는 등의 크나큰 병폐를 낳았다. 그 때문에 한국이 SD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표류하는 이유다. 김석진 회장이야 그런 것에 대해선 별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력 상품 가상현실 미연시와 러브 머신 등에 대해 딴지를 걸고, 사회적 차원에서 설립한 탁아소들이 그래도 애 안 낳는 이기주의 만연으로 50%가 문을 닫자. 도저히 참지 못하고 아주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이 사회악이 되어 버린 여성부를 폐지할 생각으로 토론을 방자한 선전포고를 하기 위해 친히 이 자리에 나온 것이다. “저기 회장님! 그만 해 두시죠…….” ////////////////////////////////////// 이번 편에는 개인적인 논지와 제 성향에 대한 편중된 경향이 강하므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가정 상. 여성부라는 단체가 약 50년이 지난 후에까지 존속하고 있음을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상상해 쓴 것이므로 이의를 받지 않겠습니다. TITLE ▶40977 :: 67. 야밤의 방문자 섬마을김씨(lastride) 05-04-07 :: :: 12606 김석진 회장을 말리는 새식. 김석진 회장의 살기발출 스킬은 역시 무서웠다. 여성들이 앉은 쪽 탁상이 폭탄이라도 터진 듯 박살나고 할머니 교수와 여성부 차관은 나이가 좀 있어서인지 그 살기발출을 이기지 못하고 거품을 물고 기절해 있었으며 여성단체 회장의 경우 눈물을 찔끔 머금은 채 김석진 회장에게서 최대한 떨어지도록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는데 그녀가 입고 나온 청바지는 어느새 짙은 남색이 되어 있었다. 소변을 지린 것이다. “저, 저, 저 노, 녹화 그만 마치겠습니다!!!” 방송 조명도 몇 개 터져있었고, 현진과 새식을 제외한 나머지 PD들도 상당한 압박감을 받았는지 달달달 떨면서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러는 새에 새식은 단체 윤간이라도 당한 듯 떨고 있는 윤영을 부축했다. 그렇게 완전 깽판난 방송 녹화가 끝났다. 녹화가 끝나고 리무진을 탄 채 집까지 데려주겠다는 김석진 회장의 말에 따라 고속도로를 타고 있는 현진. 새식은 할머니와 아줌마는 제쳐 두고 젊은 나이의 아가씨 하나를 부축해서 먼저 나갔다. 놈의 전언은 ‘이렇게 미연시의 첫 시나리오가 시작된다’ 였다. 과연 뭔 짓을 하려고? 그렇게 부축해 주면서 순애 시나리오가 시작된다면 모를까, 무슨 젖은 옷을 갈아입히면서 사진을 찍고 귀축+능욕 시나리오처럼 실제로 하려는 것은 아니겠지? 바깥의 풍경을 고혹적은 은빛의 눈으로 주시하며 최고급 와인을 마시는 김석진 회장에게 현진은 조심스레 질문을 던졌다. “……방송 될까요?” “물론 될 걸세.” ‘그게???’ 심야토론이 단순 토론뿐만 아니라 중간 중간 설문조사라든지 시민의 의견을 듣는 코너가 있어 토론 내용이 그리 길지 않아도 된다지만 이번 토론은 완전히 김석진 회장의 깽판이나 다름이 없었다. 토론은 무슨 개뿔. 토론하면서 욕하고 중간에 사람 말 끊고, 거기다가 어디 사회자가 심장을 움켜쥐고 두 번이나 고꾸라지던가? 무슨 ‘김석진 회장 초능력의 비밀!’ 이런 타이틀을 달고 나와야 조금은 맞을 것 같다. “그런데 문제가 그렇게 심각했었나요?” “나도 지금까지는 잘 몰랐지. 그런데 최근에 들어 보니 대부분 여성부에서 그렇게 무슨 주체사상교육처럼 한국형 페미들을 양성하고 있더구만. 해 외의 경우에는 페미주의자들이 왜 남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우리는 못 한다고 무시하느냐! 하면서 자진해서 군입대를 자청하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 온다면 우리나라의 페미주의자들은 여성 상위를 주장하며 의무는 힘이 약하다고 빠지면서 권리만을 주장하는 게 특징이지. 그런 이들의 경우. 국가에 하등에 도움이 안 된다네. 내가 거기에 대해 너무 무심했어. 사실 이번 토론회를 자청한 것도 은근슬쩍 이런 내용에 편승해서 그들을 비판하기 위해서지.” “그러셨군요.” “이거 받게나 현진 군.” 김석진 회장은 봉투와 하나의 CD를 내밀었다. “이게 뭡니까?” “이건 출연료고 이 CD는 루시페리아R 특별 제작 패치 프로그램이 담겨 있네. 김새식 상무한테 얘기 들었는데 아직도 못해봤다고 하더군?” “아하하하하…….” 현진은 어색하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이 CD에는 난이도 하락 및 기타 몇 가지 아이템 이벤트가 들어 있네. 그 게임 내에 청홍이라는 검이 있지?” “그 삼국지에 조자룡이 쓰던 칼 아닙니까?” “음. 그 청홍검이 있으면 이런 이벤트가 벌어진다네. 아제룬 왕자가 적진 한 가운데에 위험하게 떨어져 있게 되는데 그를 혼자서 구해 내야 하는 이벤트로 호감도가 제법 많이 오르는 이벤트지. ]뭐 다음 1.04 패치 때에 적용시킬 생각으로 만든 프로그램인데 자네에게 일단 주도록 하겠네. 루시페리아R의 주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까워서 특별히 내 주는 걸세.” “아! 예 감사합니다!” 현진은 고맙게 김석진 회장이 건넨 CD를 받았다. “자네 집이 여기라고 했나?” “네. 우와! 한 시간도 안 걸린 것 같은데 벌써…….” 차로 2~3시간 걸리는 거리인데 어느 새 서울에서 지방인 자신의 집까지 도착해 있는 것을 보자 현진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리무진이 속력이 제법 빠른가 보구나 하며. “만나서 반가웠네.” “아이고! 뭐 저야 말로 영광이죠! 오늘 하루 즐거웠습니다.” “그럼 잘 가도록 하게.” “예.” 현진이 리무진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가고 나자, 김석진 회장은 뭐라고 몇 마디를 중얼거렸다. 그러자 리무진은 하얀 빛무리에 휩싸인 채 곧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날 밤. 똑똑! “들어오게.” “예.” 으리으리한 자택이 있지만 SD본사 빌딩 회장실에서 생활하기를 즐기는 김석진 회장이 과자를 우물우물 씹으며 문을 직접 열어 주었다. “그래. 어떻게 됐나? 김 상무.” SD소프트의 미연시 게임개발부 총 책임자 김새식 상무는 어느 새 작성한 보고서를 읽었다. “예. 그럼 가상현실 자아 보호 시스템 버그와 NPC 자아 장벽 시스템 버그에 대한 실험의 중간 결과를 보고 드리겠습니다.” “음.” “실험 대상은 21살의 젊은 청년 김현진 군으로 현재 루시페리아 R의 중반부 이상 진행을 한 상태입니다. 오늘 회장님께서 그에게 준 해킹 툴을 바로 설치하여 정보를 입수하기가 쉬웠습니다.” 패치라 속였지만 김석진 회장이 현진에게 건넨 것은 현진이 플레이 하는 루시페리아R의 정보를 빼내 올 수 있는 해킹 툴로서 가상현실 도우미의 이목도 속일 수 있을 만큼 완벽한 프로그램이자, 만약 버그로 인한 피해가 크게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여, 한 번의 엔딩을 보았을 경우 연결된 컴퓨터로 그 SD폴더2의 데이터를 모두 발송한 뒤 버그를 치유한 다음 자체 소각되는 비밀성을 갖추고 있었다. 실험이 잘못되었을 경우. 섣부른 임상실험과 범법적인 행위를 숨기기 위함이었다. “에 현재 플레이어의 자아를 보호하여 가상현실에 동화되지 않게 하는 자아 보호 시스템 버그의 경우. 플레이어가 느껴서는 안 될 사랑의 이 전 단계의 감정을 두 차례인가 플레이어에게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아직 염려할 만한 수준으로 발전하지는 못하여 만약 플레이어가 정말로 게임 내 NPC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었을 경우에 대한 정보는 얻지 못했습니다.” “음. NPC 자아 장벽 시스템 오류는 어떻게 되었나?” “네 현재 그가 플레이 하는 루시페리아R에서 그 자아 장벽 시스템 오류가 난 캐릭터는 완벽한 자아를 지닌 캐릭터 들 중에서만 셋으로 NPC번호 1 아제룬 드카시안과, NPC 번호 78번 크랙시아 마르스, NPC 번호 139번 음마선사 아크가 있습니다. 이 중 크랙시아 마르스의 경우에는 이벤트 아이템의 요구에 관한 연산처리 과정의 문제가 생긴 케이스로 그 때부터 자신이란 존재에 대해 의문점을 갖기 시작했으나 1회 성 엑스트라 캐릭터로 큰 문제는 아닙니다. 또한 음마선사 아크의 캐릭터의 경우에는 자아장벽 시스템이 완벽하게 무너지고 캐릭터가 대략의 가상현실 세상의 이치를 꿰뚫고 있기는 하나, 그 역시 엑스트라 캐릭터인데다가 성향이 그러면 어떤가? 주위에 따먹을 여자만 있다면 그 따위 것 신경 안 쓴다 이기에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플레이어 캐릭터와 마주쳤을 때가 조금 문제이긴 한데 어차피 실험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니 만났을 경우의 변수를 측정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합니다.” “크흐 역시 그 캐릭터를 토대로 만든 놈답군.” “변태 기사 아크 말이로군요.” “그래. 쩝……뭐 아제룬 드카시안인가 하는 NPC는?” “에……솔직히 이 캐릭터가 가장 문제가 됩니다. 이 캐릭터는 아직 자아 장벽이 무너졌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만 문제는 이 캐릭터가 로드를 했을 때. 이전 진행해 놓은 것들을 마치 데자뷰처럼 어렴풋이 기억을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자아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세이브 로드라는 시스템적 요소에 의문점을 지닌 것 은 주목해야 할만 한 점으로 만약 버그가 더 심화될 경우. 세계의 진실을 인식하는 것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SD폴더2와 프로그램 자체의 버그까지 잡아낼 수 있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더구나 다른 자아를 인식하는 캐릭터들이야 로드를 했을 경우 다시금 세상이 바뀌거나 하지 않는데 반해. 주인공 플레이어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활약하는 메인 캐릭터이자 히로인 캐릭터인 아제룬 드카시안은 로드를 하면 이전에 기억나는 것과 결과가 달라져 버리기 때문에 더욱 각성을 하기가 쉬울 듯 합니다. 현재 나타난 버그 사례로는 카리스라는 여성 캐릭터를 아제룬 드카시안이 이전에 주인공 플레이어가 했던 성행위를 보고서 그것을 고문으로 착각. 자신이 직접 능욕을 하는 괴상쩍은 이벤트가 발생했습니다.” “그 외에는?” “흐음. 아직은 없었습니다만……게임이 진행 될수록 아제룬 드카시안의 캐릭터는 가상현실 속 세계에 대해 깨달을 것입니다. 특히 앞서 말씀드렸던 단순 자아가 무너지는 것이 아닌 SD폴더2의 시스템을 간파해 낸다면 사태는 더 커질 지도 모릅니다. 지금 깔아 놓은 해킹툴이 그 캐릭터에 의해서 들통 날 수 있다는 소리입니다. 그렇게 되면…….” “죽여서 입을 막아버리면 되지.” “그놈의 죽이겠다는 소리는 조금 그만 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그래도 제 절친한 친굽니다.” 김석진 회장의 죽이겠다는 말은 농담이 아니다. SD와 국민들의 뜻에 어긋나는 멍청한 법을 상정시키려던 국회의원과 SD의 해외진출 행보에 방해가 되는 외국의 독재자들이 김석진 회장과의 독대에서 영문 모를 이유로 죽은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현재 중국이 민주화 투쟁과 소수민족 독립으로 내전과 대혼란에 빠져 있는 이유도 김석진 회장과 중국 주석이 독대한 이후 주석이 의문사 함으로서 발발이 되었다. 거기에 유가를 상승시키는 중동 지역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던 미국 대통령 역시 김석진 회장과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망하는 등. 온갖 의문사에 그가 관여되어 있었다. “뭐 그럼 정 수틀어지면 기억 조작으로 끝내지. 손주의 부탁인데.” “아하하……거 눈물나게 감사하네요.” “그나저나 왜 중간에 그 여자는 데리고 나간 거냐?” “글쎄요……미연시의 내용이 현실 속의 여성에게 먹힐 수 있을까? 싶은 실험이라고나 할까요. 아무리 가상현실이라고는 해도 현실과 같은 리얼한 스토리가 되어야 하는데 말이죠. 특히 저런 여성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여자의 경우 어떨지 궁금해지더군요. 어떻게 망가질 지……. 후후후.” 새식의 입가에는 음흉스런 미소가 걸려 있었다. 루시페리아 1왕자군의 대승. 본디 시가전까지 들어가 승리를 거두기는 하나 한 번의 전투를 더 거쳐야 센티온 왕국을 공격할 수 있었는데 스님 세트 아이템을 이용한 레이드란 공작의 활약으로 2왕자군과 센티온 왕국군을 동시 괴멸시키는 쾌거를 이루었다. 현진은 새삼 코스튬 아이템의 중요성을 다시 느꼈다. 여성 캐릭터들이 다른 미연시 게임이나 애니 등에서 나온 복장을 착용하면 그 애니 캐릭터들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듯이 승복을 입은 현진은 온갖 불가의 술법등을 사용할 수 있었다. 레온 데트리히 후작의 목을 베고, 아나렌 공주를 포로로 잡은 뒤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1왕자군은 진격에 진격을 거듭. 산발적으로 저항하던 센티온 왕국의 영지들을 모두 제압하고 어느덧 센티온의 수도를 포위하고 있었다. 다른 귀족들이 모두 막사로 돌아가고 왕자가 머무는 대장 지휘부에는 레이드란 공작과 왕자 그리고 엘리넬이 남아 있었다. 그때 한 병사가 들어오더니 나지막하게 보고했다. “왕자님! 웬 여성분이 비밀리에 왕자님의 알현을 청하고 있습니다.” “음? 무슨……들여보내라.” 왕자의 허락이 떨어지자, 면사로 얼굴을 가리고 옅은 핑크빛 드레스를 입은 백금발 머리를 곱게 기른 여성이 막사 안으로 들어왔다. ‘저건……미나렌 공주잖아?’ 아제룬이나 엘리넬은 몰라도 현진은 즉각 그녀가 누군지 알아 볼 수 있었다. 포트키의 두 보석이라 불리는 미모로 유명한 두 자매 공주 중 언니인 미나렌 공주이다. 후반부 캐릭터 중 가장 포획이 쉽고 능욕 루트도 쉬운 캐릭터. “누구요?” “전 센티온의 공주. 미나렌입니다.” 면사를 걷어 그 고귀한 얼굴을 드러내는 미나렌 공주. 조금은 왈가닥 틱한 퓨리나 공주나 기사의 강인한 면이 돋보이는 아나렌 공주, 그리고 왕자인 줄 착각하고 있는 아제룬 공주(?)보다는 귀티 나고 기품이 넘치는 것이 정말 공주라 할 만 했다. 미나렌 공주가 신분을 밝히자 아제룬 왕자의 반응이 뚱 해졌다. “무슨 일로 왔소? 항복이라도 하겠다는 거요? 웃기는 소리는 집어치우시오. 루시페리아를 건드린 죄. 귀국은 멸망을 당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오. 내일 불타는 왕궁에서 뵙길 바라오. 그럼.” ‘아따 자식하고는……미녀가 울먹이고 있잖냐! 근데 이게 무슨 이벤트더라?’ 미나렌 공주의 방문. 생소한 이벤트였다. 대부분은 랭카르터 성 수성전에서 센티온 왕국군을 격파하더라도 레온 데트리히가 끝까지 살아서 도망치기에 수도 시가전이 제법 치열하게 벌어지게 되어 있다. 하지만 군대가 완전히 괴멸당한 상태였던지라 센티온은 이제 저항할 힘조차 없다. 그리하여 찾아온 건가? “잠시만! 잠시만 더 제 이야기를 들어 주세요! 아제룬 왕자님.” 미나렌은 냉정하게 돌아선 아제룬의 바짓가랑이를 붙들었다. 그러자 성격이 그렇게까지 모질지는 못한 아제룬이었던지라 못 이기는 척 돌아섰다. “뭐요? 용건만 빨리 말하시오.” “아무런 대가도 없이 하는 말은 아닙니다…….” 미나렌은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입술을 깨물고 드레스 자락을 잡더니 서서히 치맛단을 들어올렸다. 음료를 마시던 레이드란 공작. 김현진은 그 광경을 보고서는 힘차게 음료를 뿜었다. “푸우웁!” 옆에서 같이 뭔가를 마시던 엘리넬은 사레가 들린 듯 쿨럭거렸다. “콜록! 콜록! 쿨럭! 쿨럭!” 미나렌 공주의 얼굴이 완전히 홍당무가 된 상황. 그런 때에도 아제룬은 멀쩡했다. 역시 저런 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백치 왕자답다. “뭐하자는 거요. 지금?” ‘모르냐! 몰라? 이 멍청아!!!’ 아제룬 왕자가 표정 변화 없이 묻자, 미나렌은 떨리는 목소리로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부, 부디……제, 제 몸으로 그만……둬 주세요. 부, 부탁드리겠습니다.” 드레스를 걷어 올린 미나렌의 하반신에는 아무것도 입혀져 있지 않았다. /////////////////////////////////////////// 지난 인기투표에서는... 놀랍게도 초반에 지지부진하던 메르피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았습니다. 아마...조작이나 로리신봉단체의 집중 클릭이 있지 않았나 의심되는 부분입니다. 연재 게시판 위에 설문조사를 눌러 보시지요. 새로운 설문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TITLE ▶41053 :: 68. 나체 혈투 섬마을김씨(lastride) 05-04-08 :: :: 12610 약소국의 미녀 공주는 강대국 왕자나 국왕들의 첩실이 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녀들을 탐낼 만한 상국 루시페리아는 내전으로 정신이 없고, 유노테스 제국은 여제가 다스리고 있으며 도란 제국이나, 크론셀레리아는 루시페리아의 눈치를 보느라 미나렌과 아나렌 두 공주에 대해서는 관심을 둘 처지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의지에 반하는 일 없이 공주로서의 부귀를 누릴 수 있었던 미나렌. 하지만 지금은 자신이라도 노리개가 되어야 분노한 루시페리아의 화를 잠재울 수 있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미녀의 개체 수는 그렇게 많지 않지만 주인공 주변의 후반부 기본 캐릭터들은 대부분 미녀인 루시페리아R. 특히 미나렌은 마치 성녀와도 같은 그 청순미에 대한 정복욕을 불러 일으키는 타입이고, 아나렌은 잘 빠진 육감적인 섹시미를 자랑하는 타입으로 능욕시나리오에 걸맞는 전형적인 후반부 캐릭터다. 그런 미녀들이 저렇게 아랫도리를 까고서 애처롭게 나온다면 어지간한 남자들은 아니 넘어갈 수가 없겠지만……유감스럽게도 아제룬 왕자는 여자다. ‘으앗! 제길할! 이 군대를 내가 이끌고 있었으면!!!’ 어차피 게이머들에게는 센티온 왕국을 병합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그저 이 왕국을 치면서 미나렌, 아나렌이라는 공주(동료이자 노예)들을 얻어가느냐가 관건이다. 만약 현진이 조종하는 레이드란 공작이었다면 즉각 어느 정도 조건에서 타협하고 미나렌을 안았을 것이다. 허나 이 군대의 통솔권자는 우리의 바보왕자님이니 어찌 할 판인가? 아제룬은 그 광경을 보더니 한 마디 했다. “몸을 어떻게 하란 소리요?” “…….” ‘저 소리 나올 줄 알았다. 바보왕자.’ “가시오! 어차피 내일이면 모든 게 끝장이 날 것이오. 귀찮게 그런 걸로 물고 늘어지지 마시오. 지금 귀국이 조건을 걸어 협상할 처지라고 생각하시오? 엘리넬 경. 공주를 데려다 드리게.” “네.” 남자 앞에서 부끄러운 부위까지 보여가며 애원했는데도 먹히지 않자 미나렌은 수치심과 조국의 미래에 대한 걱정에 눈물을 흘리며 엘리넬에 의해 끌려 나갔다. 하기야 어차피 왕국이 루시페리아에 떨어질 터. 그녀의 눈물의 애원이 먹힐 리가 없다. 다음 날. 아침의 시가전을 끝으로 센티온 왕국은 루시페리아에 멸망했다. 아제룬 왕자는 프링스 국왕과 페런 왕자 및 기타 2왕자군에 협력할 것을 주장했던 귀족들을 모두 즉결처분하고, 가장 큰 공을 세운 레이드란 공작에게 센티온 왕국의 반절을 공국으로 하사했다. 이로서 레이드란 공작은 공작에서도 한 단계 높은 대공이 된 것이다. 그리고 원로 귀족들의 결의안에 따라 미나렌 공주는 아제룬의 첩실로 주어졌고 포로인 아나렌 공주는 레이드란 대공의 첩실로 주어졌다. 둘 다 아직 미혼인 젊은이들인 것을 감안하여 미녀들을 주자고 결정한 것이다. 본디 고귀한 신분의 여성들이니 그녀들을 통해 레이드란 공작가와 왕가를 이을 후세가 탄생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 소식은 현진에게는 엄청난 희소식이었다. ‘……그, 그럼 이제 완벽 합법?’ 기본 공략 대상 캐릭터인 퓨리나 공주 일행도 이해할 만한 내용으로 후반부 캐릭터 중 한 명이 노예로 주어졌다. 그러면 기본 캐릭터들의 호감도가 떨어지지 않을 만한 이유로 합법적인 후반부 캐릭터 능욕을 할 수 있지 않던가? 하지만 현진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 혹시라도 미나렌이 자기에게 떨어졌으면 모르는데 아나렌이라면 능욕하기 힘든 캐릭터 중 하나이지 않던가? 아나렌 공주 분노 파워 어택 공격은 엘리넬의 왕자 보호 스킬(왕자를 누군가가 능욕하려 할 경우 순간적으로 공격력이 다섯 배로 뛰어오른다.) 만큼이나 위력적이기 때문이다. “후우~ 목욕이나 할까.” 그래도 언제 써먹을지 모르니 현진은 레이드란 공작의 몸체를 깨끗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전에 센티온 왕국의 페런 왕자가 쓰던 방 안의 욕탕으로 들어갔다. 거울을 본 현진. 남자가 봐도 멋진 몸체의 레이드란 공작. 거기에 얼굴은 자기 얼굴의 미소년 버전. 볼수록 만족스럽다. 아래쪽으로 내려보니 보이는 게 거시기. 작은 편은 아니라고 자신하는 현진이지만 이 캐릭터에 비교해 보면 어쩐지 위축이 될 것만 같은 크기다. 현진은 비누를 손에 묻힌 뒤 그 부근을 깨끗하게 씻었다. 암내가 가장 심하게 날 지도 모르는 부위이니 나중에 여성 캐릭터의 입에 써먹을 때를 대비하여 항시 향기와 청결을 유지해야 했다. 그러나 그럼 뭐하나 할 수나 있긴 한 건가? ‘에이 불길한 생각은 즐! 언젠가는 반드시! 기필코! 이번 거 엔딩 보기 전에 확실히 한다!’ 애써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현진이었다. 왕국에 복귀해서 센티온 왕국까지 멸망시켰다. 이제 거의 루시페리아R의 반절 가량 온 셈이다. 주요 캐릭터들의 레벨은 전체적으로 50을 넘겼으며 60대를 넘은 캐릭들도 간혹 보인다. 이제 맨 처음에 불타 버렸던 레이드란 공작령을 수복하고 내전이 소강상태로 접어들 때부터 본격적인 순애루트 준비기간이자 공략기간. 이제 거기까지 가기 전에 미리 공략대상 캐릭터를 정해 놓아야 했다. 호감도가 너무 낮은 리즈엘은 1차적인 대상에서 제외다. 로리타입인 메르피도 제외……할까 생각해 봤지만 솔직히 이제 로리도 안 가리는 스타일이 되었으니 뒤로 미뤄 두긴 해도 공략대상에서 제외하지는 않았다. 퓨리나는 언제든 가능하니 그녀도 일단 뒤로 미루어 두고, 남은 이들은 아제룬과 엘리넬, 그리고 에이디아. 이 셋을 1차적 대상으로 해 둔 현진. 엘리넬은 전작의 유일 여성 동료였던 캐릭터의 남장형 모습. 전작 때에 고작 목욕씬 훔쳐보기로 끝내야 했던 캐릭터였고, 에이디아의 경우는 조금 힘들지는 몰라도 현재로서는 유일하게 능욕+순애 루트 동시에 갈 수 있는 기본 캐릭터여서 포기하기 힘들었다. 마지막으로 아제룬 왕자는 하는 짓이 매우 귀엽게 느껴지고 어쩐 지 모르게 마음 쪽으로 끌리고 있었다. ‘셋 중에 정할까?’ 그 중 호감도로 보면 아제룬 왕자가 150으로 가장 높고 엘리넬이 그 다음인 142 에이디아는 조금 떨어지지만 호감도보다 더욱 바꾸기 힘든 성향이 ‘이성에 대한 호감’ ‘부군에 대한 기대’ 형식이라 순애루트로 가기는 다른 캐릭터보다 쉬울 수 있었다. 아제룬과 엘리넬의 경우 성향이 ‘신뢰나 존경’ 이기에 연애를 하는 쪽으로 발전시키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게 고민하는 현진. 그때 미닫이 문인 욕실 문이 드르륵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목욕의자에 앉아 있던 현진은 그 소리에 반응하여 고개를 돌렸다. “뭐야?……헉!” 들어올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았던 인물의 등장이었다. “아나렌……공주?” 스르륵. 말없이 들어온 아나렌 공주는 몸에 둘렀던 수건을 벗었다. 유감스럽게도 모두 뽀샤시 한 나신은 아니었지만 아래에 속옷 한 장만 두르고 있는 것도 나름대로 섹시해 보인다. “무슨……일이요?” 아나렌은 말없이 그 큼지막한 가슴을 레이드란 공작의 등짝에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서는 한 손으로는 비누칠을 해 가슴에 문댄 뒤 레이드란 공작의 허리를 잡고서 가슴을 위 아래로 움직였다. ‘커헉! 이게 바로 가슴으로 등 밀어주기로군! 지금껏 마우스 미연시의 CG로만 봐 왔던!!’ 살갗과 살갗이 맞닿는 그 느낌에 성교를 하기에 아주 적합한 즉각 발딱! 의 몸체를 지닌 레이드란 공작의 중간의 그것이 막대기가 되어 솟아올랐다. ‘아나렌 공주가 이렇게 순종적으로 나올 줄이야! 이것도 다 내 어리버리한 플레이의 결실이 이렇게 맺어지는 건가?’ 아나렌 공주는 능욕시나리오의 경우 결코 순종적이지가 않았다. 아무리 김새식 같은 최고의 테크닉으로 길들여 놔 보았자, 레온을 살려두어 지속적으로 괴롭히지 않는 이상은 할 때마다 반항을 일삼는 난이도 높은 여성이다. 그런데 그런 아나렌 공주가 순순히 옷을 벗고 레이드란 공작의 등을 몸으로 밀어 주는 므흣스런 이벤트를 연출해 주다니! 현진은 마냥 좋아서 표정이 헤벌쭉 벌어졌다. 누군가 갑자기 들어와 봐야 아나렌이 레이드란 공작의 노예가 된 것을 아니 이 장면을 가지고 호감도가 떨어지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잠시만……멈추겠습니다. 양해해 주시고 뒤를 돌아 보지 말아 주십시오.” 아나렌 공주는 가슴으로 등 밀기를 그만 두더니 몸을 일으켜 한 장 남은 속옷을 벗기 시작했다. 현진은 그녀의 부탁대로 뒤를 돌아보지는 않 았지만 제 3의 눈 스킬 덕에 보고 싶다는 마음만 지녀도 그 영상이 절로 머리 속에 들어와 박혔다. 그러나 즐거운 마음도 잠시 현진은 가슴이 서늘해졌다. ‘저, 저건!’ “레온님의 원수! 죽어랏!” 아나렌은 허벅지 안 깊숙한 곳에 숨겨 둔 예리한 단검의 날을 꺼내고 레이드란 공작을 향해 검을 찔러왔다. “큭!” 현진은 가까스로 단검의 공격에서 몸을 피해 낼 수 있었다. 공주 분노 파워로 인한 크리티컬 어택이었던지라 빗겨 맞아도 데미지가 여간 적지 않았다. 제 3의 눈으로 잽싸게 피해내지 않았다면 즉각 사망했을 수도 있을 정도로. 현진은 즉시 욕탕에 가까이 풀어두었던 좀비의 생명력을 매어 둔 목걸이를 착용했다. 아나렌 공주의 분노 파워는 보통이 아니다. “동결!” “윽!” 몸을 빗겨 피하려던 현진은 목욕탕의 물들이 모두 얼어버림으로서 제로가 된 마찰력에 의하여 미끄러져 넘어졌다. “죽어!” 아나렌은 단검으로 레이드란 공작을 노렸다. 빙한계열 속성으로 미끄러움에 방해를 받지 않아, 모든 것이 얼어버린 욕실에서 활동하기에는 아나렌이 유리했다. 번쩍 뛰어서 검으로 치명타 부위인 레이드란 공작의 목을 노리는 아나렌. 현진은 즉각 발을 들어 그녀의 가슴을 차 버렸다. 여자를 때리지 않겠다는 신사적인 생각은 노예 조교 때 뒈지게 두들겨 맞고 난 이후 버렸다. “큭!” 간신히 공격에서 피한 현진은 가슴을 움켜쥐고 고통을 호소하는 아나렌에게 무릎을 날렸다. 퍽! 아나렌은 그대로 날아가 욕조에 허리를 부딪혔다. “아흑!” 레벨 90과 레벨 60의 격투. 당연 레벨 90의 레이드란 공작이 압도적으로 유리했지만 욕실이라는 전투맵 자체가 아나렌 공주의 수 속성에 걸맞았고, 또한 아나렌의 분노 파워에 대한 크리티컬 데미지를 감안한다면 그렇게까지 유리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몇 방 먹였을 때 즉각 제압해야 한다. 하지만 역시 분노파워로 무장한 아나렌은 고통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레이드란 공작에게 덤볐다. 욕실이 얼어붙어 피하기에 많은 제약이 있었던 레이드란 공작은 아슬아슬하게 아나렌의 단검에 체력이 깎였다. “제기랄!” 현진은 자신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얼음판을 차라리 역으로 이용하기로 결심하고 일부러 미끄러지며 발로는 아나렌의 다리를 걸었다. “어엇!” 현진이 넘어진 곳에 아나렌이 겹쳐 넘어져 또다시 살갗끼리가 맞닿았다. 아나렌이 레이드란 공작의 위에 올라 탄 상황이 되고, 아나렌은 단검을 즉각 레이드란 공작의 목에 꽂을 요량으로 내리 찍었다. 현진은 급히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아나렌은 두 손을 다 사용하며 강한 힘으로 레이드란 공작을 압박해왔다. 어느새 단검의 날이 목에 가까워졌다. 현진도 두 손을 이용하여 단검이 목을 찌르는 것을 막았다. 하지만. “레온 님의 원수!!!” - 아나렌 분노파워 스킬 발동! 푸슉! 크리티컬이 뜰 수밖에 없는 목에 단검을 맞은 레이드란 공작. 그의 시야는 곧 검어졌다. “헉, 헉, 헉, 헉.” 동공이 풀리고 몸은 싸늘해 졌으며 단검이 박힌 목에서는 피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듯 나오는 레이드란 공작의 시체. 아나렌은 레이드란 공작의 목에서 단검을 뽑아냈다. 그러자 일자로 난 구멍에서는 피가 콸콸콸 쏟아져 바닥을 적셨다. 비록 레온을 죽인 아제룬을 죽이지는 못했지만 그의 심복이자, 결과적으로 레온을 죽게 한 레이드란 공작을 죽인 그녀였다. 레이드란 공작의 시신을 연민의 눈빛으로 잠시 바라 본 아나렌. 한때나마 존경하던 기사의 표본이었던 사람이었던 지라 이렇게 허무하게 자신의 손에 죽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잠시 그를 보던 아나렌은 곧 몸을 돌리고 샤워기를 잡아 물을 틀고 자신의 몸에 튄 레이드란 공작의 피를 씻어냈다. 그러느라 그녀는 레이드란 공작의 목에 난 상처가 아물고 피가 멎어간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 으! 죽는 건 역시 별로 좋은 느낌이 아냐.’ 가상현실 게임에서의 죽음을 여러 차례 경험해 본 현진이지만 죽고 나서 새로 로드해서 시작하는 것도 아니고 좀비의 생명력을 이용해 되살아나는 기분은 그다지 좋지가 않았다. 한때 썩어나서 천시받긴 했지만 좀비의 생명력은 역시 꽤나 괜찮은 아이템이다. 현진은 조용히 일어나 물소리 덕에 눈치 채지 못한 아나렌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잽싸게 허리를 잡고 아마추어 레슬링을 하는 것처럼 바닥에 눕혔다. “억!” “방심은 금물일세나. 아나렌 경.” “어, 어떻게! 분명 죽었는데…….” 놀라는 아나렌. 그러는 새에 죽음으로 줄어들었던 레이드란 공작의 거시기는 다시금 커져서 뒤에서 깔아뭉개고 있는 아나렌의 엉덩이 사이로 들어갔다. “꺄아아앗!” ‘허걱! 그러고 보니 이대로 그냥! 밀어 넣기만 해도……?’ - 네 강제 추행 시스템의 발동입니다. 아나렌 공주의 체력을 닳게 하는 방법에는 성적인 애무가 있고, 아나렌 공주의 공격을 막기 위한 방법에도 성감도를 올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나렌 공주가 워낙 강력한 캐릭터이기에 미행 9의 박수경 공략 루트와 같은 수를 쓰셔야 합니다. ‘음 그래?’ 아나렌의 그 뭐한 구멍과 레이드란 공작의 구 구멍에 맞는 사이즈의 신체기관이 몇 센티 떨어지지도 않은 곳에서 서로를 애타게 바라보고만 있는 그런 오묘하고도 므흣스런 상황. 하지만 발버둥을 치는 아나렌 덕분에 그 둘은 서로를 바로 눈앞에 두고서도 떨어져야 했다. ‘큭! 레벨이 높으니 여자라 해도 힘이 제법인데?’ 아나렌이 현진을 떼놓기 위해 몸을 굴리자, 마치 아마추어 레슬링의 빠떼루 벌칙을 수행하는 것처럼 둘은 바닥을 뒹굴었다. ‘미사! 스샷 밑 영상 저장!’ - 네! 현진은 이 광경이 얼마나 므흣스러운 지 재빨리 계산하고 미사에게 스샷과 동영상 저장을 명령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정말 동물들이 짝짓기를 하듯 레이드란 공작이 아나렌의 등 위에 타고 아나렌은 깔린 채 방에서 뒹굴뒹굴 아주 누가 보면 에로비디오를 찍는다고 오해 받을 만한 짓을 하고 있다. 더구나 여성의 하반신 바로 밑에서 뒹굴다 보니 흔들흔들 출렁거리는 그 뭐시기……성인 동영상이 따로 없다. TITLE ▶41169 :: 69. 여자는 위기에 약하다 섬마을김씨(lastride) 05-04-09 :: :: 12366 아나렌은 레이드란 공작을 힘으로는 밀쳐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렇게 뒹굴면서 그녀는 잠시 놓쳤던 단검을 다시금 주워 들었다. “크윽!” 단검이 레이드란 공작의 팔꿈치를 쑤시자, 현진은 더 이상 그녀의 허리를 압박할 수 없었다. 그렇게 팔이 풀리고, 아나렌은 통증에 머뭇거리는 레이드란 공작의 몸에 올라 탄 다음 다시 한 번 목을 노렸다. 하지만 두 번 당해 줄 현진은 아니다. 현진은 목을 노리고 들어오는 칼을 왼손 주먹으로 쳐낸 다음. 아나렌의 팔목을 잡고서 그녀를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그런 다음 양다리를 아나렌의 가슴 위에 올리고 그대로 그녀의 팔을 꺾었다. 서브미션기술 암바. 기본 격투 스킬로 격투가 클래스들의 주종이지만 마법등을 제외하고 이런 몸으로 충분히 따라할 수 있는 기술(예 승마, 즐 스킬 등이 있다)인지라 아나렌은 고통에 몸부림쳤다. 그러나 현진은 얼마 안 가 그 발버둥에 아나렌 공주를 놓치고야 말았다. 부드러운 가슴이 종아리와 허벅지에 닿으니 그 감촉에 다리 힘이 풀려 버린 것이다. 간신히 몸을 일으킨 아나렌은 방금 전까지 암바를 거느라 다리를 벌리고 있던 레이드란 공작의 중앙 거시기를 향해 발뒤꿈치를 날렸다. ‘허걱!’ 현진은 즉각 다리를 모았다. 간신히 아나렌의 뒤꿈치가 거시기에 닿기 전에 그녀의 발을 양 허벅지 사이로 속박할 수 있었다. 허벅지 사이에서 빼꼼히 튀어나온 아나렌 공주의 발. 현진은 그 발을 그대로 잡아당겼다. 그러자 중심을 잃고 그대로 뒤로 미끄러진 아나렌은 뒤통수를 바닥에 찧고 데미지를 제법 크게 입었다. 그리고 그 때가 기회였다. “으라차!” 벌떡 몸을 일으킨 현진은 머리를 찧고 잠시 뇌진탕 상태 비슷한 것에 빠진 아나렌의 허벅지를 잡고 그녀의 엉덩이를 들어 올리고서는 그대로 허리부터 찍어 눌렀다. 마치 요가를 하는 듯 아나렌의 무릎은 바닥에 닿을 때까지 밀렸다. “으흑!” “이제 끝이군.” 완벽한 제압이었다. 허리를 짓눌러 완전히 꺾어 놓고 무게로 짓누르는. 특히 이전에 먹였던 데미지가 제법 심각하여 아나렌은 힘을 내지 못했다. 그렇게 되자 아나렌의 그곳에 레이드란 공작의 거시기는 완전히 맞닿았다. 현진이 잠시 아나렌을 풀어주었다가 곧바로 밀어넣으면 곧바로 그가 그토록이나 원하던 결합이 성공하게 되는 것이다. ‘이, 이제야 말로 성공이닷!’ 여유로운 상황. 현진은 손을 뻗어 아나렌 공주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현재까지 나온 여성 캐릭터들 중 마음대로 변환할 수 있는 헬루나를 제외하고는 90이 약간 넘는 큰 가슴이었던지라 손 안에 꽉 차는 것이 느껴진다. “이, 이 손 치워!” “노예가 할 소리는 아니라고 본다. 아나렌.” 현진은 손가락 안에 낀 아나렌 공주의 꼭지부분을 괴롭혔다. 아직 처녀이니 젖이 나오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그녀 역시 욕구불만도 수치가 제법 높아서인지 얼마 안 가 꼭지가 빳빳하게 솟아 올랐다. “놔! 놔! 놓으란 말야!” 아나렌은 유일하게 자유로운 두 손을 가지고 레이드란 공작의 잘생긴 얼굴을 때리려 했다. 하지만 현진은 여유롭게 고개를 빼면서 아나렌을 농락했다. 그러면서 집게손가락으로는 계속해서 그녀의 두 성감대를 애무했다. 마음 껏 해도 되는 여성을 제압하고 여체의 신비를 만끽하는 현진. 그의 마음속에는 새삼 파란 감동의 파도가 몰아쳤다. 아! 이제 하는구나. 이제. 하지만 이번의 현진은 그렇다고 해서 마냥 방심하지만은 않았다. 방금 전 가슴으로 등밀어주기에 깜박 속았던 전례도 있고,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온갖 주의를 기울였다. 그 덕에 처음 하게 될 지도 모를 상황에서도 그렇게까지 흥분이 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조금은 맥이 빠지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래도 상태이상 흥분에 걸려 아나렌의 뜻밖의 기습을 받게 되는 것보다는 나았다. 어쨌든 이 자세는 무게로 짓누를 수 있는 자세라 쉽사리 여성의 반격이 나올 수 없는 자세. 이제 여체를 가지고 노는 것과 결정타로 집어넣기가 남았다. 현진은 아나렌을 순종적으로 만들기 위해 성감도 수치를 높이려 애무를 계속했다. 오른손으로는 자꾸 가슴을 만지고, 왼손은 안쪽으로 집어넣어 아랫부위를 만졌다. “핫!” 손이 그 부위에 닿자, 아나렌의 눈이 동그랗게 커지고 입이 벌어졌다. “하지마! 하지 말라고! 이 망할 자식! 만지지 말란 말야!!!” 아나렌은 자꾸 앙탈을 부리며 레이드란 공작의 몸을 밀쳐내려 했다. 어떻게 가슴을 쥔 손은 그렇게 해서 일시적으로 떼게 만들 수 있었지만 아랫도리의 그 부분은 달랐다. 한 번도 누군가의 손을 타게 해 본적이 없는 항상 소중하게 다루던 그곳. 사모하던 레온에게라면 하고 상상하다가 얼굴이 닳아오른 적이 있던 그곳이 남자의 손에 탐해지고 있다는 사실. 또한 거기에 저항할 수 없다는 것. 그것이 자존심 강하던 여인의 눈에 눈물을 떨어뜨리게 했다. ‘……조금 불쌍한데?’ 입으로는 애써 험한 말들을 내고 하면서도 눈망울에서는 눈물을 흘리고 입에서는 차마 흐느낌을 내지 않게 하려는 아나렌을 보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는 현진이었다. 그러자 새식이 놈이 아나렌 공주를 능욕할 때 광경이 생각난다. 레온의 처절하고도 사랑하는 여인이 다른 남자의 품에서 신음을 흘리는 것을 보아야 하는 그 눈빛을 보고 흔들리는 아나렌의 눈물. 하지만 그것은 얼마 안 가 레이드란 공작의 여자를 미치게 하는 혀놀림과 살이 찢어지고 신체에 이물질이 들어오는 느낌에 동반하는 쾌락과 고통의 눈물로 바뀌었다. 새식이야 그런 광경을 무시하고도 넘어갈 수 있는 철면피와 대담함을 지닌 녀석이라지만 현진은 그런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약해지는 착한 면이 있다. 마우스 미연시야 2차원의 소녀에게 하는 것이었으니 온갖 대담한 행동을 할 수 있어 능욕신마로도 불렸으나 실제 여성을 앞에 둔 것과 같은 데에서의 여자의 마음을 짓밟는 행동은 차마 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성이 아무리 욕정을 짓누른다 하더라도 욕정이 쌓이면 쌓일수록 그 힘은 강해지는 법. 기왕 이렇게 잡은 기회를 현진은 놓칠 마음이 없었다. “미안하지만 아나렌 공주. 오늘은 나의 첫 상대가 되어 주셔야 겠소.” 현진은 고개를 숙여 아나렌의 귓불을 자그시 깨물고 뒷목을 핥았다. 그러면서도 주요 성감대라 할 수 있는 곳에 대한 공략도 멈추지 않았다. 투박하기 그지없는 어설픈 애무였지만 나름대로 여자를 배려해주려는 염려가 섞인 그의 손길은 아나렌 공주의 저항을 차츰 멈추게 했다. ‘레온님…….’ 아나렌은 이미 죽어 이 세상에 없는 레온에 대한 생각만이 가득했다. 지금 이렇게 나름대로 부드러이 다뤄 주는 남자가 레온이었으면 하는 그런……. 하반신을 애무하던 손가락에 찐득한 액체가 맺혔다. 난공불락일 줄만 알았던 아나렌이 서서히 풀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된 건가?’ 대략 윤활유로 충만해졌다고 판단이 되자, 현진은 애무를 지속하던 혀놀림과 손놀림을 멈춘 뒤 그녀의 몸에서 약간 떨어졌다. 무게로 짓누르는 것이 사라졌을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몰랐지만 어느 정도 흥분을 시켜 놓았으니 이제 그냥 해도 별 상관이 없으리라. 현진의 예상대로 무게로 속박하던 레이드란 공작이 몸체를 떼었음에도 아나렌은 발버둥을 치거나 하지 않았다. ‘이미 체념했음인가?……좋아. 그럼.’ 현진은 거시기를 제대로 잡아 장전한 뒤. 그것이 향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가 잘 맞춰지도록 좌표를 잡은 뒤 그대로 허리를 밀었다. 그때. 눈을 감고 자그마한 목소리로 신음하던 아나렌이 눈을 번쩍 떴다. 순간 아나렌의 두 다리가 높이 들어지며 레이드란 공작의 목을 그대로 조였다. “웁푸!” 얼굴 째로 그대로 아나렌 공주의 다리 사이에 파묻혀 버린 현진. 뜻밖의 습격에 매우 당황했지만 당황할 새도 없이 분비물 가득한 그곳에 얼굴이 완전히 파묻히자 황당함과 함께 엄청난 흥분을 느꼈다. 무게로 속박해야 하는 자세였기에 손은 가져다 대어도 혀는 가져다 대지 못했던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아나렌은 다리로 레이드란 공작의 머리를 속박한 뒤 다리를 틀어 레이드란 공작의 머리를 꺾었다. “윽!” 데미지를 입고 그 반동에 약간의 딜레이가 생긴 틈을 타 아나렌은 레이드란 공작을 뿌리치고 그대로 달려 떨어져 있던 단검을 주웠다. ‘제길! 정말 능욕하기 힘들다더니……방심하게 만들어 놓고 이런 타이밍을 노렸을 줄이야!’ 체력을 제법 남겨 둔 것이 실수였다. 체력이 거의 바닥이었으면 레이드란 공작이 삽입을 위해 잠시 틈을 보인 사이에 저렇게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능욕이벤트는 끝나지 않았다. 단검을 다시 재정비했다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나 이제 감 잡았다. 어떻게든 다시 잡아놓기만 하면! 현진은 미역줄기 펫인 크로미룸을 소환했다. “덩쿨의 속박!” 또한 바닥에서 식물의 줄기까지 소환해 내었다. 체력이 제법 많이 남아있어서 쉽게 묶이거나 할 지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이 부속 마법과 펫으로 묶어두기만 하면 이제 자동이다. “포기해라. 아나렌.” “…….” 자신을 노리고 있는 넝쿨들과 미역줄기를 잠시 주시하던 아나렌은 단검을 자신의 목에 겨눴다. “가까이 오지 마. 더 이상 오면 이대로 죽어버릴 거야.” ‘어랍쇼? 이런 젠장할!!!’ 이러니 공격하기가 상당히 뭐시기 해졌다. 차라리 저 단검을 가지고 휘두르면 제압하기 편하겠는데 제 목에 겨누고 있으니 여차하면 자살해 버릴 판이기에 쉽사리 공격할 수가 없었다. “어리석은 짓 하지 말고 그 칼 내려놔!” - 저기 마스터. 아나렌 공주의 입장으로 보았을 때는 저 칼을 내려놓는 것이 더 어리석은 짓 같습니다. 생각을 해 보십시오. 내려놓으면 겁탈인데 잘도 내려놓겠습니다. ‘넌 좀 비꼬지 말고! 좀 생산적인 조언이나 해 봐!’ - 별 수 없습니다. 그냥 죽는 꼴을 보시든지 가만히 놔두시든지요. 말빨로 설득하시든지 알아서 하세요. ‘무책임한 녀석 같으니라구…….’ 미사의 불성실한 조언에 입술을 빼꼼 내민 현진. 그나저나 정말로 이 상황에서 아나렌을 죽게 하지 않고 그녀를 제압할 만한 방법이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그러던 순간 현진은 신고 있던 슬리퍼에 눈이 갔다. 저 칼만 어떻게 뺄 수 있으면. 명중률과 집중력을 높이는 DEX수치. 90레벨에는 그다지 높은 덱스 수치가 아니었지만 레이드란 공작의 명중률은 결코 낮지 않았다. 조심히 슬리퍼를 집어 든 현진. 그리고 그 강력한 STR수치를 이용하여 힘껏 슬리퍼를 날렸다. 퍽! 그리고 그것은 울먹이던 아나렌의 얼굴에 그대로 먹혔다. “풋!” 현진은 그 광경을 보고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았다. 아나렌의 얼굴에 붉게 신발자국이 남은 탓이다. 하지만 칼은 제거되지 않았다. 현진은 나머지 슬리퍼를 들어 아나렌의 손을 노렸다. “윽!” 슬리퍼가 그대로 아나렌의 오른손 손목에 명중했고, 손목이 저려와 그녀는 더 이상 단검을 들고 있을 수 없었다. - 지금입니다. “좋아! 크로미룸! 너의 그 테크닉으로 저 여자를 묶어서 능욕해라!!!” 미사의 조언에 즉각 크로미룸에게 명령을 내리는 현진. 그러자 손목을 왼손으로 주무르고 있던 아나렌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그런 뒤 곧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레온 님……당신이 있는 곳으로 갈……게요.” 그러고는 아나렌은 옆에 있는 유리창문 밖으로 그대로 뛰어내렸다. “허걱!” 저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던 현진은 얼떨결에 뛰쳐나갔다. “중력 감소!!!” 실제 상황이라면 이미 아나렌은 땅바닥에 처박혀 처참한 고깃덩어리가 되어 있는 것을 현진이 보게 되는 것이 정석이지만 루시페리아R 이라는 가상현실 속에서도 마법과 레벨이 있는 조금은 비현실적인 상황이다. 보니 현진이 창문 밖을 내다 볼 때 아나렌은 얼마 낙하하지 않은 곳에 있었다. 뭐 레이드란 공작이 워낙 발걸음이 빨랐다곤 쳐도 역시 비정상적이다. 현진은 중력 감소로 아나렌의 추락 속도를 최대한 낮춘 뒤 자신도 뛰어내렸다. 그러면서 자신에게는 중력 증가를 걸어 낙하 속도를 빠르게 했다. - 조심하십시오! 마스터. 지금 상황이라면 추락 시 마스터는 사망입니다! ‘너는 전작의 나를 잊었냐?’ 미사의 다급한 조언에도 현진은 여유가 있었다. 전작에서도 절벽에서 떨어지는 아제룬을 이렇게 구해 본 사례가 있었다. 그때보다 더 높은 레벨과 방어력과 체력이 있는데 무엇이 걱정이랴! 마법으로 중력이 증가된 레이드란 공작은 어느덧 아나렌의 거의 옆에서 낙하를 하고 있었다. 현진은 그 자세에서 그대로 아나렌을 나꿔채어 껴안고는 외쳤다. “중력 감소! 대지의 은총! 대지의 방어막!!!” 좀비의 생명력 아이템이 좋은 이유는 속성을 일시적으로 암흑계열로 바꾸면서도 그 이전 속성의 스킬들을 고스란히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이다. 온갖 대지계열 방어마법과 보조마법을 건 현진. 그리고 그때 마침 둘은 땅바닥에 그대로 부딪혔다. “크으으윽!” 현진은 아나렌을 보호하며 자신의 등으로 떨어졌기에 타격이 매우 컸다. 다만 마지막에 사용한 마법들로 사망까지는 이르지 않았다. “왜……왜 날 이렇게까지 해서 살린 거죠?” 레이드란 공작이 체력이 얼마 남지 않은 처절한 상태라는 것은 외양 상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뻔했다. 하마터면 죽을 뻔한 상황에서 몸을 날리면서까지 자신을 구하다니. 자고로 위기에서 여성을 구해주는 것 만큼 호감도를 높이 올릴 수 있는 이벤트는 없는 법이다. 띠링 - 아나렌 공주의 호감도가 상당히 많이 올랐습니다. 후반부 캐릭터라 한 번 엔딩을 보지 않는 이상은 순애루트 진행이 불가능한 캐릭터의 호감도가 오른 것은 그다지 반갑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은 뭔가 달콤한 말로……. - 아무 말 하지 않고 부드러운 키스를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상현실 도우미의 게임 개입 강도를 높였더니 미사는 별 것에 다 충고를 해 주고 있었다. 평소에는 귀찮고, 또 하도 남자를 밝혀서 꺼 놨었는데 의외로 쓸만한 미사였다. 새식의 조교가 쓸모가 있긴 했던 모양이다. 현진은 미사의 충고대로 아무 말 하지 않고 아나렌의 입과 혀를 훔쳤다. 흠칫 하던 아나렌도 자신도 모르게 레이드란 공작에게 몸을 맡겼다. TITLE ▶41244 :: 70. 10만 대군을 뚫어라 섬마을김씨(lastride) 05-04-10 :: :: 14853 은근슬쩍 아나렌의 몸으로 손이 갔다. 아나렌은 충분히 방어하고 뿌리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차마 레이드란 공작을 떨쳐 낼 수가 없었다. 방금 전 제압당했을 때 성감도 수치가 워낙 많이 오른데다가 이번에 레이드란 공작이 몸을 던져서 자신을 구한 것 덕분에 호감도가 이런 상황에서 뿌리치지 않는 100이상까지 올랐다. 현진도 그런 기류를 느꼈다. 아나렌이 매우 순종적으로 나오며 자신을 뿌리치지 않는 다는 것. 입술을 떼고 강렬한 눈빛으로 쳐다봐 준 아나렌의 눈빛은 떨리고 있었다. 눈물을 약간 머금은 크고 맑은 눈망울 속은 마치 은하수가 펼쳐진 듯하다. - 예쁘다. 아름답다. 라는 말을 해 줘 보십시오. 완벽히 넘어올 것입니다. ‘음. 좋아.’ 오랜만에 성실한 조언을 해주는 미사. 현진은 그대로 따라했다. “예쁘다……눈망울도 하얀 몸도…….” - 그리고 연인을 잊지 못하는 그 아름다운 마음씨도. 그 마음을 조금만 나에게 할애해 주지 않겠나? 라고 해 보세요. 닭살 돋는 대사였지만 그대로 따라한 현진. 그러자 정말 효과가 있는지 아나렌은 얼굴을 붉히며 살포시 눈을 감았다. 뭐든지 해도 좋다. 그런 식으로 잠들어 있는 정말 예쁜 모습이다. 미사가 조언해 주는 대로 일이 풀리자 현진은 정말 오래간만에 미사를 칭찬했다. 이전에 가상현실 1인칭 액션 게임 때 혼자서 헬기를 박살내던 여성 파트너 캐릭터를 맡아 플레이 하던 미사를 칭찬한 이후 처음으로. ‘이야! 미사 너 쓸모있다?’ - 인터넷 로맨스 소설들과 마스터가 즐겨 하시던 게임들을 보고 배웠습니다. 뭐 이정도 쯤은. ‘……야오이는 접었겠지?’ - 물론입니다. 남+남. 으으……그 지저분한 것을 뭐 하러 제가 밝힙니까? 섬마을김씨 님게서 가르쳐 주고 가신 것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야오이를 밝혀대서 최하로 낮추어 두었던 도우미의 조언 개입도를 오랜만에 높여 본 것이 주효했다. 현진은 애무를 계속하면서도 미사와의 지속적인 대화를 나누며 NPC 심리정보를 출력했다. 결과는 이러했다. ‘……미안해요. 레온 님……이 남자……왠지 매몰차게 거부할 수가 없어요.’ 완벽히 넘어온 것이나 다름없는 심리상태였다. 현진은 드디어 이제는 할 수 있다는 묘한 감동에 빠졌다. 비록 엔딩을 한 번도 보지 못하여 아나렌 순애루트를 갈 수가 없어, 이대로 아나렌과의 관계를 깊게 진행시킨다면 흐지부지 엔딩을 보게 되겠지만 이렇게 한 두 번 쯤이야 괜찮지 않겠는가? 그렇게 이제야 할 수 있다고 감격하던 현진. 그런데 어쩐지 모르게 기분이 더러웠다. 뭔가 신체의 일부 부위가 반응이 오지 않고 있다. 왜 이러지? 아래를 보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올라야 할 고깃덩어리 창대가 축 쳐져 있다. 마치 발기부전 저주에라도 걸린 것 처럼. ‘뭐, 뭐야? 이거! 왜 안 서!’ - 아……유감스럽군요. 현재 레이드란 공작의 체력은 만피의 5%도 안 되고 있습니다. 성관계는 엄연히 체력을 소모하는 대사이기에 체력이 높을 수록 정력도 강해지는 법입니다. 그리하여 체력이 10% 이하 남았을 경우. 성교가 불가능해집니다. 얼굴의 반쪽에 검은 명암이 내렸다. 우르릉 쾅쾅!!! 쏴아아아아아아아아!!! 벼락이 내리치고 폭우가 내렸다. 목에 칼이 찔리고 좀비의 생명력으로 간신히 33%의 체력을 가지고 있을 수 있었지만 추락할 때 그나마 그 체력을 모조리 소진했다. 죽지나 않으면 다행일 체력을 가지고 성관계를 가진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어불성설. ‘크아아아아아악! 이런 망할!!!’ 마음 속 폭우가 몰아치고 벼락이 내리는 배경에서 현진은 고함을 질렀다. 뭔가 될 것 같았는데도 이번에도 역시 물 먹었다. 시스템 상의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 너무 상심하지 마십시오. 마스터. 이미 아나렌 공주 같은 경우는 대충 레이드란 공작에게 넘어 온 상태입니다. 다음 이벤트인 레이드란 공작령 수복 전투 이후 주어지는 긴 휴식시간 때에 다시 한 번 도전하실 수 있습니다. 어차피 노예로 주어 진 아나렌 공주이니 기본 캐릭터들이 보는 곳에서 해도 별 상관이 없고 말입니다. 비록 체력이 다 떨어져 발기가 안 되는 그 기분은 이해합니다만 그래도 이번의 희생으로 다음부터는 쉽게 아나렌 공주를 능욕하실 수 있습니다. 이제 이것이 마지막 초석이라고 생각하십시오. 미사의 위로에 현진은 귀가 번쩍 뜨였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란 말이지? “정말?” - 네 물론입니다. “진짜겠지?” - 제가 어디 거짓말 하는 거 보셨습니까? “좋아. 한 번 더 믿어보지.” 역시 단순한 현진은 너무도 쉽게 그 말을 믿었다. 지금까지 길고 긴 기다림을 가져 왔는데 그까짓 레이드란 공작령 수복 이벤트 정도야. 우습지 않은가? 그러나 정말 마지막일지는 미지수다. 루시페리아R은 시간적으로 세 가지 토막을 나눈다. 그 첫 번째가 초반부라 불리는 포트키에서의 일어나는 일들. 왕자와 함께 공작령을 탈출해, 공주 일행을 만나고 마왕을 잡아 영웅이 된 뒤 휴양지에서 휴식을 가지며 기본 캐릭터들과의 친밀을 다져 두다가 센티온 왕국군의 침공 소식을 듣고 왕국으로 되돌아 가는 것. 그리고 그 두 번째가 중반부로 랭카르터 성에서의 수성을 효과적으로 마치고, 센티온 왕국을 병합. 그 다음으로 레이드란 공작령을 탈환하고 공작령에서 산발적인 전투를 가지며 긴 휴식을 가지며 후반부 캐릭터라고 불리면서 중반부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을 만나 친밀을 다져 두고 기본 캐릭터들과의 사랑을 깊게 하는 것이 시나리오로 예정되어 있다. 마지막이 수도를 탈환 한 뒤, 제르난드 후작령을 급습하고, 내전을 종식시키는 후반부인데 이 후반부에서 어떤 여성 캐릭터를 공략했느냐에 따라 제국의 침입, 마신의 강림, 포르노이 교주의 음모 등 기타 여러 시나리오로 갈리게 된다. 초반에 공주일행을 만나지 않았다거나 기타 어떠한 여성을 공략했는지, 어떻게 공략했는지 등등에 따라 이리 꼬이고 저리 꼬이는 등 흐름을 타지 않고 제멋대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략의 스토리는 이렇게 잡혀 있다. 현재 현진이 진행한 곳은 센티온 왕국 병합시나리오까지. 이제 중반부는 레이드란 공작령 탈환과 공작령에서 약 한 달 가량의 재정비 기간 동안 연애를 끝마쳐야만 후반부에서 그 캐릭터에 맞게 스토리가 진행이 된다. 센티온을 떠나 랭카르터 백작령에서 잠시 멈춘 뒤, 다시금 파이로스 백작령에 모두 모인 다음 그 스토리를 진행시키기 위해 잃었던 레이드란 공작령으로 진군하는 1왕자 군. “하아~~.” 그 선두에 서 있던 현진은 크게 한숨을 내쉬고서 품 안의 청홍검을 다잡았다. 청홍검이 있을 경우 레이드란 공작령 수복 이벤트에서 원래는 계획에 없던, 아제룬 왕자가 선발대만을 이끌고 정찰을 나가는 이벤트가 벌어지는데 그때 레이드란 공작이 마치 이 검의 주인이었다는 동대륙의 장수처럼 혼자서 수만의 적진 사이로 뛰어들어가 아제룬 왕자를 구해오는 그런 이벤트가 존재하고 있었다. 동료 캐릭터들의 레벨을 위해서는 스님 세트를 착용하고 전장에 나서는 것이 가장 좋았지만 이 이벤트를 경험하기 위해서 현진은 청홍과 카이나드 세이버 두 자루만을 쥐고 전장에 나와 있었다. 이제 곧 수천이 넘는 적들을 혼자서 베고 뚫으며 아제룬을 구해야 한다. 중간부대를 이끄는 레이드란 공작 옆에는 동료 캐릭터들인 퓨리나, 에이디아, 메르피, 리즈엘 그리고 현진이 새로이 동료로 받아들인 아나렌 공주와 하르몬 랭카르터 자작을 비롯한 기타 NPC 장수 캐릭터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중 눈이 가장 좋은 에이디아가 손가락을 뻗으며 외쳤다. “공작님! 저기…….” “……!” 맞은편에서는 만신창이가 된 엘리넬이 검에 의지하여 몸을 질질 끌며 애처롭게 걸어오고 있었다. 레이드란 공작과 퓨리나 공주는 즉각 뛰쳐나가 그녀를 부축했다. “어떻게 된 건가?” “와, 왕자님이 위험합니다! 적의 함정이에요.” 그 말을 끝으로 엘리넬은 숨을 거두……지는 않고 그대로 쓰러졌다. 죽음과는 또 다른 의미의 전투불능 상태다. “파이로스 백작! 하르몬 경! 퓨리나 공주님. 이 중대를 맡아 주십시오. 저는 왕자님을 구하러 가겠습니다!” 현진은 그 말을 듣자마자 자신에게 있는 군대의 통수권을 다른 캐릭터들에게로 넘겼다. 총 지휘관에게 경험치를 주는 부대의 특성 상 파이로스 백작이나, 하르몬 보다는 동료 캐릭터들에게 넘겨 주는 것이 레벨 업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설정 상. 장군들에게 맡겨야 별 탈이 없다. ‘후우 이벤트 시작이로군.’ 공략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척 봐도 엄청난 난이도의 퀘스트임이 틀림없었다. 미연시 게임답지는 않아도 RPG 게임다운 고난이도 퀘스트. 1인칭 액션으로 초인이 되어 1개 사단을 미사와 함께 날린 적이 있던 전적을 되새기며 세이브를 마친 현진은 적진으로 빠르게 달려갔다. 레이드란 공작이 한 번 지나친 곳에는 비명과 수없이 많은 연기와 떨어지는 무기와 아이템 소리만이 들렸다. 두 칼을 앞세우고 스킬을 외치자 레이드란 공작의 몸체는 저절로 몸에서 빛을 뿜으며 순식간에 적진을 뚫었다. 그리고 그 뚫린 곳에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비명과 연기와 아이템만이 남았다. “뭣들 하나! 상대는 겨우 하나다!” 레벨 50대의 지휘관 기사가 병사들에게 외쳤지만 신위무용을 본 병사들은 누구 하나 섣불리 나서 레이드란 공작에게 덤벼 들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한 명이 기어이 지휘관의 칼에 목이 달아나서야 그들은 마지못해 창을 세우고 레이드란 공작을 향해 쇄도해 왔다. “대지의 장벽!” 그러나 그들이 돌격은 얼마 안 가 돌벽에 막혀 무산되었다. 그리고 그 돌벽은 알아서 박살나면서 수십 개의 짱돌로 분할. 가엾은 NPC 병사들을 주륙했다. “네놈들을 상대할 시간 없다!” 그저 귀찮았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런 화끈한 액션도 나쁘지는 않았다. 루시페리아에서 레이드란 공작의 역할은 후반에 가지 않는 이상은 총알받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벤트 덕분에 홀로 수많은 적들을 상대할 수 있게 된 현진은 액션게임을 하듯 신나게 적들을 베어갔다. 레벨 30대로 약간 업그레이드 된 병사들과 그들을 지휘하는 레벨 50대의 기사들은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 여유가 없습니다. 마스터. 아제룬 왕자의 사망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 알았다고!’ 미사가 시시각각 아제룬의 여유시간을 알렸다. 그야 말로 퀘스트이자 수행해야 하는 미션 다웠다. 현진은 그저 검을 앞세우고 무작정 달렸다. 레이드란 공작의 그 무서운 속도로 달리는 것에 부딪히기만 해도 NPC들은 충격파로 연기가 되었다. 기사 캐릭터들은 잘 죽지는 않아도 멀리 밀쳐져 튕겨나가, 방해가 되지 않았다. ‘이 피가 끓는 느낌도 오랜만이구만.’ 그저 검술이 필요가 없다. 게이머가 애초에 검술을 알리도 없고, 보통 인간보다 엄청나게 탁월한 신체적 능력으로 빈틈을 노리고, 공격을 피하고 공격을 맞아도 아프지 않다. 오히려 레이드란 공작에겐 회피라는 것이 공격의 속도를 줄이는 불필요한 행동이다. 레벨 30대의 병사들의 공격이래봐야 자동 회복되는 체력만으로도 충분히 메꿀 수 있었다. 현진은 발 한짝을 들었다. 그런 다음 땅을 강하게 밟았다. 그러자 대지가 진동하며 그 충격파가 레이드란 공작을 포위한 병사들을 덮쳤다. 그들은 그 진동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앞열은 대부분 연기가 되어 사라졌으며 뒷열은 살아남은 자들이 있어도 진동파에 넘어져 도미노처럼 대열이 와르르 무너졌다. 그 이후로도 현진은 계속해서 땅을 밟았다. 그러자 땅이 마치 파도처럼 솟아오르면서 병력들을 알아서 뒤로 쓸어주었다. 그리고 그 훤히 빈 곳을 아주 쉽게 달릴 수 있었다. “레이드란 공작이다!” “저자의 목을 베는 자에게 남작의 작위를 내리겠다!” 한참 안으로 더 파고들자, 방금 전의 신위무용을 보지 못한 지휘관들의 레이드란 공작 포박령이 내려졌다. 그 소리에 또 벌떼같이 달려드는 레벨 35의 일반 병사들. 조금 전에 상대했던 적들보다야 레벨은 높지만 역시 레이드란 공작의 상대는 되지 못했다. ‘하아~ 어째서 적의 군대와 접선을 하고 있는 전방에는 레벨 30짜리들 세워 놓고 중심부에는 35짜리들이 떼거리로 몰려나오는 거냐? 아무리 게임이라 단계적으로 어려워진다고는 해도 조금 너무하는 거 아냐?’ 1왕자군에 근접한 선발대에는 낮은 레벨에 중심부로 갈수록 높은 레벨이라니……역시 플레이어에게 단계적인 어려움을 제공하는 게임답다. 너무 많다 보니 베고 베고, 전체기로 상대해도 끝이 없다. 대지폭발 따위의 광범위 타격 기술로 작살을 낼 수도 있지만 혹시 모를 앞으로에 대비해 마나를 아껴 두어야 한다. - 아제룬 드카시안의 체력이 앞으로 2분 30초 이상 버틸 수 없도록 하락했습니다. 서두르십시오. ‘크흠!’ 청홍검으로 인한 주군 구하기 이벤트가 벌어지기 이전에 아제룬 왕자는 시스템의 영향을 받아, 자신도 모르게 지난번에 부서진 미스릴 갑옷 대신. 보통의 남성 캐릭터(그러니까 공격을 당해도 박살나지 않고 죽으면 떨구게 되는 방어구 아이템. 동인 모드 시에는 이런 남성형 아이템들도 내구도가 존재해 박살나게 된다.)들이 입는 내구도가 닳지 않고 방어력만을 제공하는 갑옷을 구해 입었다. 그 덕에 정체가 들통날 염려는 없지만 죽을 가능성은 더욱 상승했다. 체력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니 현진도 매우 다급해졌다. 포션 아이템을 몇 개 들고 오긴 했으나 체력이 거의 다한 상태에서 아제룬을 만나게 된다면. 그라는 짐을 짊어지고 나오기에는 너무도 벅차다. 지금이야 자기 혼자서 종횡무진 날뛰고 있다지만 그를 만나는 순간부터 아제룬에 대한 보호가 필수가 되기 때문이다. “왕자님!!!” 현진은 계속해서 적진을 돌파하며 아제룬 왕자를 찾았다. 레이드란 공작이 한 번 돌파할 때마다 빛과 함께 마치 지우개가 지우고 지나간 것처럼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지만 곧 그 자리는 수많은 적병들이 다시금 채웠다. 그러던 현진은 드디어 1왕자군의 복장을 하고 있는 병력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에게는 돌파 스킬이 먹히지 않았다. 적은 수에도 고군분투하며 분전중인 병사 하나를 잡고 현진은 물었다. “왕자님은 어디 계시냐!” “저쪽……커헉!” 병사는 손가락을 펴서 아제룬 왕자가 있는 곳을 가리켰다가 곧이어 날아온 화살에 체력이 다해 그만 사망하고 말았다. 나머지 병력들도 마찬가지였다. 현진이 딱 도착했을 때가 한계였는지 화살이 본격적으로 날아오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연기가 되어 사라져 갔다. - 레벨 42, 43대의 궁병에서 진화한 클래스인 석궁병입니다. 체력, 방어력은 낮지만 공격력이 매우 강합니다. 특히 특수스킬 불화살의 경우 레이드란 공작의 캐릭터도 한 발당 0.5%의 체력이 깎일 만큼 강력합니다. 0.5%의 체력. 미약한 수치이지만 적병의 수를 감안해 보았을 때 결코 적은 수치는 아니다. “아제룬 왕자가 저기있다!” “썬더 스톰!!!” 파지지지지지직! NPC들의 말소리에 이어진 대단위 전격계 마법으로 현진은 아제룬 왕자의 방향을 알아낼 수 있었다. 호위병사들이 모두 죽고나자, 아제룬은 최후의 발악으로 전체기술들을 사용해 대고 있었다. 그 덕에 주위 병사들이 쓸려 나가 2왕자군 가득한 적진 한 가운데에는 썬더 스톰의 반경만큼의 공터가 생겼다. 그리고 그 한 가운데에 아제룬이 헉헉거리며 서 있었다. 현진은 즉각 그 거리를 주파해 아제룬 왕자의 옆에 섰다. “왕자님! 괜찮으십니까! 구하러 왔습니다.” //////////////////////////////////////////// 결국 이번에도...물 건너 갔군요. 주인공의 동정이라는 것은 마치 다른 소설들의 주인공의 복수라든지 숙적과의 전투라든지 등의 최종적인 목표와 연결되어있기에 쉽게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러려면 왜 이따위 이벤트를 넣어서 아쉽게만 만드느냐...배경이 19세 게임을 소재로 하니 다양한 접촉이 이루어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완전 순애루트가 더 힘든 게임의 특성을 부각시킨다고나 할까요. 현진 : 어이 이제와서 불 끄려고 해봐야 이미 늦었다고. 남은 건 독자들의 사시미와 짱돌 러쉬 뿐. 나야 뭐...해탈에 거의 이르렀지만. 섬마을김씨 : ...... 현진 : 그런데 정말 시켜는 줄 거야? 섬마을김씨 : 떽! 지금 우리 세대로서는 꿈도 못 꿀 가상현실 미연시를 하는 네놈을 쉽게 신비의 세계로 보내 줄 것 같으냐!! 현진 : 그래도 말야...이 이상 끌면은 진짜 당신한테 테러 들어갈 지도 몰라. 섬마을김씨 : 음......크흐으으으음! 망할 자식 같으니라고. 조금만 더 참아라...설문조사를 왜 시작했겠니? 설문조사의 결과대로.... 현진 : (발끈!) 죽을래! 김석진 회장이나 평생 못한다가 나오면 어쩌라는 거야! 섬마을김씨 : 회장님이야...뭐 여자로도 변신하실 수 있으시니까...평생 못한다가 조금 문제가 되겠지. 어쨌든 기대하라고 아나렌 같은 경우 완벽히 능욕시나리오로 들여 놓았잖아 이번 레이드란 공작령 전투만 끝나면 결판이 날 거야. 현진 : 그거 사실이겠지? 섬마을김씨 : (말이 없다) 아 그럼 나는 일요일도 지속되는 지겨운 자율학습이나 하러 가봐야겠다.(도주한다) 현진 : 야! 야 임마!!! TITLE ▶41300 :: 71. 쌍둥이 성기사 섬마을김씨(lastride) 05-04-11 :: :: 12186 이미 체력이 닳을 대로 닳은 아제룬은 몹시 피골이 상접한 모습이었다. 현진은 즉각 아제룬 왕자가 서 있는 땅바닥에 생명의 대지를 발동시키고 아제룬에게 포션을 먹였으며 마지막으로 가져 온 좀비의 생명력으로 만든 귀걸이도 귀에 꽂아 주었다. “큭! 적병이 너무 많소! 난 상관하지 말고 공작이라도 어서 빠져나가시오.” “무슨 말씀이십니까! 약해지지 마십시오. 제가 지켜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 때 레이드란 공작에게로 수십 개의 불화살들이 쏟아졌다. 피하면 별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겠지만 문제는 그가 피할 경우 아제룬이 그 화살을 맞고 저세상으로 가버리신다는 문제가 있어. 현진은 재빨리 대지의 장벽을 가동시키고 적진 주위에 석병들을 소환했다. 하지만! 푹! 푸북! 푹! 푹! “크흑!” 일격에 무려 10% 가량의 HP가 닳아서 없어졌다. 거기에 석궁병들은 다시금 화살을 장전하여 레이드란 공작을 향해 날렸다. 화염공격에 대한 지속데미지로 인하여 2차 공격까지 무려 체력의 4분의 1이나 잃어버린 레이드란 공작 현진은 더 이상 간과하고 있을 수만은 없음을 깨달았다. 아껴 두었던 전체타격기술을 사용할 때다. 현진은 그대로 카이나드 세이버를 바닥에 꽂아 넣었다. “대지 폭발!!!” 쿠콰콰콰콰콰! 썬더 스톰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광범위한 범위의 대지가 마그마를 불러 일으키며 폭발을 일으켰다. 원거리에 있는 석궁병들도 마찬가지였다. “왕자님! 어서 이쪽으로!” 제 3의 눈 스킬 덕에 대지폭발로 인한 모래먼지에서도 시야가 자유로운 현진은 먼지에 콜록거리고 있는 아제룬의 손을 잡고 빈틈이 생긴 곳으로 달렸다. “비켜!” 아제룬의 손을 잡고 달리는 바람에 쌍칼을 쓰지 못하게 된 현진은 매우 제약이 심함에도 불구하고 먼지가 걷히기 전에 잽싸게 포위망의 한 쪽 면을 뚫었다. “대지의 파도!” 땅이 단계적으로 솟아오르면서 전방의 적들에게 부채꼴 모양으로 타격을 주었다. 그 휭하니 빈 곳을 연속해서 달려 나가는 현진. “더스트 익스플로전!” 대지계열 마법의 장점 중 하나라면 바로 먼지를 일으켜 적병의 시야를 가린다는 점. 물론 동료 캐릭터들에게도 먼지는 시야를 가리는 안 좋은 역할을 맡지만 레이드란 공작 같은 경우는 기본 스킬 제 3의 눈이 있기에 별 구애를 받지 않았다. 거기에 그 자그마한 먼지들을 폭발시키는 지계열 마법을 사용하여 병력의 진군을 더 늦추는 현진이었다. ‘으아……정말 많군.’ 그렇게 길을 뚫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떼같이 몰려오는 NPC들을 보며 현진은 카이나드 세이버를 다잡았다. 아무래도 전체기 몇 방이 더 필요할 듯 싶었다. “어스 퀘이크!” “대지 폭발!” 몇 개 챙겨 온 마나 포션을 마셔가며 현진은 자신들을 가로막는 적병들을 일소했다. 허나 설정 상 몇 만의 대군이고 정말로 그렇게 많은 병력이 존재하는 2왕자군의 포위망을 뚫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마나 포션을 모두 소모해 버리자, 현진은 대지폭발을 아꼈다. 현재 MP는 만피였지만 마나포션으로 회복을 시키지 못하니 대지폭발 사용한도횟수는 고작해야 다섯 번. 물론 다섯 번이 어디냐만은 몇 만의 대군이다. 레이드란 공작의 전체마법 쇼가 멈추자, 휑하니 비어있던 넓은 공터를 또다시 2왕자군의 병력들이 메꾸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기랄 원거리 공격을 또 하려나 보군.’ 접근전으로 달라 붙으면 일거에 수천의 적을 전체기로 소진시킬 수 있지만 저렇게 궁병들을 이용하여 원거리 공격을 퍼붓는다면 전체기로 원거리에서 공격해오는 궁병대들을 처리할 수는 있어도 반경이 멀다 보니 살상력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 레벨 46, 48의 엘븐 레인저와 레벨 50의 발리스타까지 있습니다. 조심하십시오. 거기다 갈수록 궁병들의 레벨도 높아진다. “순순히 항복 하시오. 레이드란 공작. 그리고 아제룬 왕자. 이미 당신들은 포위되었소. 아무리 레이드란 공작 당신이 벌써 수만의 피해를 입혔다지만 더 이상은 무리일 거요.” 크라에룬 2왕자군의 지지자 중 하나인 물약왕 안토니오 백작이 앞으로 나왔다. 제르난드 후작이 이끄는 라그나시아 기사단 소속으로 검실력은 그다지 좋지 않고 레벨도 높은 편은 아니지만 높은 체력과 별명대로 엄청난 물약을 들고 다니며 체력을 회복하면서 끈질기게 버티는 조금은 골치 아픈 상대다. 화살의 사거리 만큼 떨어진 채 원형으로 포위당한 아제룬과 현진. 이미 2왕자군의 궁수들은 화살의 장전을 마치고 아제룬과 레이드란 공작을 겨누고 있었다. 이 위기를 별 피해 없이 벗어날 방법은 역시 전체기를 이용한 궁병대의 일소. 그러나 궁병대들을 모두 소거한다고 해서 뒤에 있는 병력들도 결코 적은 것이 아니고 또 궁병대가 어디에 남아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니 난감하다. “크윽! 이제 끝까지 싸우다 죽는 것만이 남은 거요? 공작.” 아제룬은 체력이 다해간다는 표식인 한쪽 어깨에 손 올리기를 보여 주며 윈드 칼리버를 다잡았다. 그러고 보니 아제룬도 한 번 정도의 전체기를 날릴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아제룬 말대로 여기서 싸우면은 남은 것은 정말 죽음뿐이다. 레이드란 공작이야 기억의 대지 마법으로 혼자서 빠져나갈 수도 있다지만 아제룬은 다르다. 어디까지나 퀘스트의 목적은 아제룬 왕자의 보호와 구출이다. ‘차라리 애기면은 안고라도 가지. 어설프게 커 놔 가지고.’ 삼국지에서 보면 조운이 아두를 동여매고 탈출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제룬 같은 경우 등에 업고 갈 수도 없고, 동여매고 갈 수도 없으니 더욱 난해하다. 그래도 레어급인 사신의 망토 아이템을 차고 나온 터라 어떻게든 버틸 수는 있을지도 몰랐다. “왕자님.” 자신에게 안기라는 말을 하기 위해 왕자를 돌아 본 현진은 눈물을 글썽이며 각오를 다지는 아제룬을 보고서 할말을 잠시 잊었다. “……그동안 고마웠소. 레이드란 공작. 그대가 있었기에 이렇게나마 나의 생명이 이어질 수 있었소. 괜히 나를 지지해서 공작에게까지 피해가 가는 것이 한이구려.” ‘이보세요. 아직 나 말짱해. 회복 아이템만 다 떨어져서 이러는 거여. 아주 그냥 쇼를 해요.’ 여하튼 바보왕자라는 현진이 붙인 별명이 뭐 하나 틀린 것 없었다. ‘후우! 슬슬 돌파하자.’ 현진은 말없이 아제룬을 껴안아 들었다. “……공작?” “으랴아아아아아아압!!!” 현진은 아제룬을 짊어지고 나자마자 즉각 원형의 공터에서 한쪽 방향을 선택하고 그쪽으로 달렸다. 중앙에서 사방팔방의 공격을 받느니 차라리 한쪽으로 붙는 게 낫다. “도망친다!” “모두 쏴라!” “대지의 장벽!!!” 아제룬을 껴안아 든 것 덕분에 검을 사용할 수 없게 된 현진은 그나마 자유로운 입으로 대지의 장벽을 생성시키며 데미지를 최소화 했다. 하지만 엘븐 레인저들의 정령의 힘을 탄 화살과 발리스타에 의한 공격은 현진에게 억 소리가 나오게 할 정도로 강력했다. “프로텍트!” 앞에 쉴드와 프로텍트 마법등을 걸고 나서 현진은 그대로 몸통박치기 돌파를 시도했다. 검을 앞세우고 있을 때는 그래도 돌파가 쉬웠는데 검을 들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충격파로 입는 데미지가 제법 되었다. “어스 스파이크!” “록 버스트!” 오직 마법으로 뚫고 나가는 수밖에 없었기에 묘하게 불편했다. 현진은 급한 대로 대지의 장벽과 석병을 사방에 소환시켜 적들의 침입을 막은 뒤 아제룬을 잠시 내려놓았다. 뭔가 검을 들 수 있는 자세로 아제룬을 안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둘 다 죽는다. “공작 혼자서라도 도망치시구려……괜히 나 때문에 생명을 걸 필요는 없소. 내가 반항하지 않는다면 설마 죽이기야 하겠소. 그러니 어서 공작이라도.” 아제룬은 파리한 안색으로 말했다. 상당히 애처로워 보이는 모습이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 하늘 아래 이 레이드란은 없어도 되지만 아제룬 왕자님은 아니 계셔서는 안 될 분이십니다. 약한 소리는 그만 하시고 어서 제게 안기시지요.” 아제룬이 앞에서 양팔로 레이드란 공작의 목에 매달리고 한 손으로 아제룬의 무릎관절을 들어 올리면 어떻게 한 팔은 자유로이 검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워낙 불안정한 자세라 체력이 얼마 남지 않은 아제룬이 손이 풀리거나 할 경우가 문제였다. ‘아……이거 어떡한다.’ - 그럴 때는 저한테 물으시지요. 마스터. 아직도 생각이 안 나십니까? 지금 마스터에게는 마스터를 도울 수 있는 동료가 항시 대기하고 있습니다. ‘무슨 헛소리야! 동료라고 해 봐야 저 멀리서 싸우는 놈들이 다잖아?’ - ……그러니 맨날 잊어먹고 까먹고 해서 능욕이벤트를 실패하시는 거 아니겠습니까? 미역씨가 슬퍼하십니다. ‘아 맞아……!’ 현진은 그제야 미역줄기 펫인 크로미룸에게 생각이 미쳤다. 전투력은 1인 상대로 할 때만 강해서 별 쓸모가 없어 보이지만 줄처럼 생긴 펫. 그 녀석을 이용한다면 충분히 아제룬을 레이드란 공작의 몸에 고정시킬 수 있었다. “나와라 크로미룸!!” 현진은 크로미룸을 소환하여 아제룬의 몸과 자신의 몸을 칭칭 감아 밀착시켰다. 미끌미끌한 녀석이지만 의외로 조이는 힘이 강력하고 길어 여러 번 감자, 아제룬을 안정적으로 레이드란 공작과 하나가 되게 했다. 때마침 대지의 장벽이 무너지고 병력들이 뛰쳐나왔다. “반월검기!!!” 아제룬을 안정적으로 고정시키고 두 자루의 검을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된 현진은 즉각 반응하여 적병들을 상대했다. “크아아악!” “으아악!” 몸이 조금 둔해진 듯한 감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자유로운 움직임이었다. ‘좋아! 이제 돌파해서 나가기만 하면 된다!’ 현진은 적병들을 하나 하나 베어가며 전진했다. 카이나드 세이버의 대지계열 속성 공격력에 한 방에 죽지 않는 적들은 청홍으로 베었고, 적절히 마법까지 곁들어 가며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회피력이 떨어져서 공격하는 대로 다 맞긴 했지만 불화살 공격을 제외하고는 레이드란 공작에게 치명적인 데미지를 주는 공격은 없었다. 대신 레이드란 공작의 등에는 온갖 화살이 박혀 고슴도치를 방불케 했다. 간혹 돌출부분인 아제룬에게 검이 날아오기도 했지만 크로미룸의 미끌회피기술이 검이나 화살들을 빗나가게 하여 아제룬에게는 피해가 없었다. “대지 가르기!” 대지 가르기고 일직선을 뚫려 버린 길. 현진은 그곳을 달리며 두 검을 양팔 좌우로 나란히 벌리기로 쫙 펴서 그대로 달렸다. 하지만 어느새 또다시 메꿔지는 병력들. “……!” 그들은 말을 타거나 은빛의 플레이트를 입은 레벨 50대의 기사들. 쉽사리 돌파할 이들은 아니다. 현진은 양팔로 펴서 좌우의 적들을 척살했던 두 검을 곧바로 세웠다. 그리고는 외쳤다. “폭렬대쉬!!” 순간 레이드란 공작의 몸에서 초록빛의 오오라가 뿜어져 나오며 레이드란 공작의 몸을 하나의 빛덩어리로 감쌌다. 그리고 그 빛덩어리는 레이드란 공작의 달리는 속도를 비약적으로 강하게 했다. “뜨아아아악!” “끄아악!” 그 빛의 주변에 있던 것들은 흔적도 없이 녹아서 사라졌고 주변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 폭렬 대쉬의 지속시간이 끝나갑니다. “알았어!” 현진은 미사의 경고에 검을 좌우로 휘둘렀다. 마찬가지로 녹색의 빛을 띈 청홍과 카이나드 세이버가 한번 번쩍이자 레이드란 공작의 좌우로 원형의 폭발이 일어났다. 콰과광! 만약 공중에서 본다면 웬 숟가락이 땅바닥에 생겼나 싶게 전방은 동그랗고 후방에는 길다란 직선이 그려진 공격이었다. 체력을 조금 많이 깎아먹긴 하지만 폭렬 대쉬로 포위망을 뚫기는 쉬웠다. 세 번 정도 더 사용하자, 이제 눈앞에 보이는 적들은 몇 되지 않았다. 여유가 생기자 현진은 신음하고 있는 아제룬을 보았다. 조금 전부터 신음소리가 약간 이상해지길래 체력이 얼마 남지 않았나 하는 노파심이 든다. “으으으으응!” 뭔가 모르게 상당히 붉어진 아제룬의 얼굴. 그리고 고양이 같은 신음. ‘예쁘다.’ 엄지손가락을 입에 물고 잘근 씹는 모습. 현진은 왠지 모르게 자신도 얼굴이 붉어졌다. 보고만 있어도 어쩐지 마음이 뜨거운 온천에라도 들어간 듯 풀려온다. 그때 들려오는 미사의 메시지. - 아제룬 왕자의 성감도 수치가 오르고 있습니다. ‘엥? 왜?’ 현진은 어처구니가 없어 반문했다. 이 상태에서 무슨 성감도 수치가 오른단 말인가? 자기가 건드린 것도 아니고, 그것도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전장에서. - 밑을 보십시오. 이해가 가실 겁니다. 미사의 말대로 현진은 아래를 쳐다보았다. 웬걸. 우리 변태 미역 펫. 크로미룸군은 그 특유의 변태성을 여기서도 버리지 못하고 묶은 김에 아제룬의 그 다리사이에 몸을 비비고 있지 않던가? “…….” “고, 공작……기분이 이상하오.” 잔뜩 붉어진 얼굴로 아제룬이 자신을 올려다보자 현진은 심장이 뛰는 느낌에 흠칫 놀라 뒤로 물러섰다. 이상한 기분이 들어 현진은 애써 고개를 좌우로 흔든 뒤, 주위를 살폈다. “휴우~ 이제 거의 다 된 건가?” 이벤트대로 어느 정도 시간을 버티자, 1왕자군이 전면 공격을 시도하여 상대할 병력이 많이 줄었다. 물론 아직 적진 한가운데 이긴 했지만 적들이 모두 전방으로 싸우러 나간 터라 후방은 매우 한산했다. - 조심하십시오 마스터! 그런데 어쩐 일인지 미사의 경고가 들려오는 게 아닌가? “……큭! 뭐, 뭐지?” 그리고 경고가 뜬 뒤 바로 뭔가가 빠르게 스쳐 지나가나 했더니 체력이 닳아 있고, 크 로미룸이 잘린 채 꿈틀대고 있었다. 데미지도 제법 크다. 그리고 레이드란 공작의 좌우에서는 소녀의 미성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구원과 영광의 힘이란 모두 주의 것이니…….” “……그 심판은 진실로 모든 것이 옳도다.” 소리가 들린 양쪽을 고개를 돌리며 모두 본 현진. 그곳에는 바람결에 보랏빛의 긴 머리카락을 날리며 붉은 눈동자로 자신을 주시하는 꼭 닮은 두 명의 소녀가 있었다. TITLE ▶41372 :: 72. 분노 파워 섬마을김씨(lastride) 05-04-12 :: :: 11902 “크허어어억!” “고, 공작!” 현진은 피를 토하며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그런 그를 보며 아제룬이 절규했다. “조심하시오! 뒤쪽에서!” 아제룬의 외침에 현진은 숨 돌릴 틈도 없이 몸을 틀어야 했다. 허나 피하는 게 이번에도 늦었고, 데미지는 감소시켰지만 제법 큰 타격을 입어야 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신의 뜻을 거스르는 자에게는…….” “죽음의 심판을 내리리라.” 연보랏빛이 잠시 번쩍였나 싶더니 레이드란 공작의 몸체에는 X자로 혈선이 그어졌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이번엔 한자로 두 이(二)자로 혈선이 그어졌고 상당한 데미지 표시가 떴다. ‘가, 강하다…….’ 레이드란 공작 캐릭터를 하면서 이렇게 처참하게 당해보기는 처음이다. 현진은 그녀들의 강함을 인정해야 했다. 둘이 동시에 있으면 공격력이 수 배로 강해지는 쌍둥이 여기사 리엘란과 리엘르. 레벨은 언니 쪽이 72고 동생 쪽이 73이다. 현 레벨 90인 레이드란 공작에 비하면 낮은 수치이고 속성을 따져보아도 신성계열로 마땅히 레이드란 공작이 딸릴 이유는 없다. 그러나 신성계열 보조마법으로 뻥튀기 된 데다가 이 쌍둥이 에게만 내려졌다고 하는 주신의 축복 덕에 둘이 있으면 공격력이 비약적으로 강해지는 특성 덕에 레이드란 공작은 그녀들에게 맥을 못 추고 있었다. 물론 그래도 레이드란 공작의 강한 공격력이면 두 번에서 세 번 가량만 쳐도 쓰러지는 저레벨들이다. 허나 민첩도만을 극도로 올린 타입들의 캐릭터인지라 레벨 90이어서 높을 뿐 집중력 계열에는 투자가 거의 미미한 레이드란 공작의 캐릭터로서는 그녀들을 공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공격미스가 많았고 어쩌다 공격이 성공한다고 해도, 곧바로 치유마법을 시전하는 바람에 여전히 팔팔했다. 체력이 어느 새 20%도 남지 않았다. 죽으면 좀비의 생명력이 33%를 다시 부여해 준다고는 하나, 그 생명력까지 소모해도 이길 수 있을 지나 의문스럽다. ‘반격스킬을 생각해 내야 해. 반격스킬!’ 생각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 공격해 왔으며 레이드란 공작의 그 짧은 캐스팅마저 끊게 만드는 빠른 공격 덕에 현진은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미사가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 옷을 벗으십시오. ‘엥?’ 이게 무슨 헛소리래? 현진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내구도 좋은 옷을 가져다 입어 방어력을 높여도 무리가 있을 판국에 옷을 벗으라니. 혹시 몰랐다. 승복같은 걸로 갈아입으면 좋다고 할 지. 그러나 승복을 입을 시간도 없거니와, 세트는 가져오지도 않았다. - 그게 아닙니다. 마스터. 옷을 벗어야 발동되는 스킬 한 가지를 알려 드리려고 하는 겁니다. 옷을 벗고 아제룬 왕자를 덮치십시오. ‘……너 미쳤냐?’ 갈수록 하는 소리가 더더욱 이상해진다. 옷을 벗고 아제룬을 덮쳐? 지금 칼 들고 죽이려고 하는 레벨 70대가 둘인데 어디 홀라당 벗고 여자랑 그걸 해? - 빨리 하십시오. 이 이상 체력이 떨어지면 그나마도 못하게 됩니다. 그래도 현진은 마땅히 다른 수도 생각나지 않고, 요새 미사의 조언에 신빙성이 상당했기에 얼떨결에 그대로 따라했다. 그렇게 레이드란 공작이 갑자기 옷을 벗어제치자, 쌍둥이 여기사의 공격이 잠시 멈추었다. “고, 공작? 뭐 하는 겁니까?” ‘다, 다 벗어야 되냐?’ - 빨리요. ‘…….’ 아제룬의 모습을 보고서 잠시 머뭇거려졌던 현진은 결국 미사의 종용에 할 수 없이 전장에서 홀라당 다 벗었다. - 이제 됐습니다. 굳이 진짜 덮치지 않아도 상관이 없으니 아제룬 왕자의 몸에 손이라도 한 번 대십시오. ‘아, 알았다.’ “뭐하는 거지?” “뭐하는 거야?” 어느새 홀라당 벗은 레이드란 공작에게 가까이 다가온 리엘란과 리엘르는 고장난 시계처럼 같은 말을 반복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현진은 미사의 충고대로 아제룬의 몸을 만졌다. - 강제 추행 모드 발동했습니다. 마스터! 능욕 스킬 중 하나인 분신소환을 사용하십시오. ‘분신소환? 어이 그거 정신계열 고위급 마법 아냐? 그걸 내가 어떻게 써!’ - 공략집 좀 제대로 읽으십시오! 새식 오라버님은 저보다 훨씬 많은 걸 알고 계십니다. 거기에 나온 건데 왜 모르십니까! 능욕 스킬 분신소환. 강제추행 모드 및 성관계 모드 시 사용가능. 레이드란 공작의 꼭두각시 분신을 만들어 최대 2:1 이상의 플레이를 가능케 하는스킬! ‘어, 어어 그래?’ 그러고 보니 그런 스킬이 있긴 했다. 루시페리아R 의 경우 다른 남성 캐릭터를 능욕에 참가시키기가 힘들어 남자 쪽 2대 1이나 그 이상의 플레이 동영상을 보기가 매우 힘들었는데 그것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 바로 이런 성행위 모드 시 뜨는 분신소환 스킬이었다. 최대 네 명까지 만들 수 있는데 한쪽은 손, 한쪽은 성기, 한쪽은 입, 한쪽은 항문. 이렇게 네 명의 레이드란 공작을 만든 뒤, 정신만 이곳저곳 옮겨가며 느낄 수 있게 하는 시스템으로 이렇게도 느껴보다가 저렇게도 느끼고, 또한 하나의 여자를 다른 이와 공유하는 듯한 느낌에, 여성의 성감도 수치가 매우 가파르게 오르는 그런 기술이었다. 스킬트리를 잠시 열람해 보니 정말 그런 스킬이 생겨 있었다. 음약성분발출, 강철의 남근술, 팽창력 강화 등 성행위 모드 시에 사용할 수 있는 스킬들 중에 분신소환이 있었다. 그동안 이런 모드를 맞아 볼 기회도 다른 플레이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고, 그나마도 실패했던 현진이었던 지라 이런 스킬이 있는지는 꿈에도 몰랐다. 현진은 즉각 분신 네 명을 만들었다. 그러자 정말 리엘란과 리엘르는 어느 쪽을 공격할지 몰라 헤매었다. 분신들은 절정에 달하거나, 주인의 체력이 다하거나, 시간이 다 되기 이전에 없애려면 매우 높은 내구도를 지녀 한참을 때려야 했기에 정말로 유용했다. 홀라당 벗은 것은 쪽팔렸지만 혼란에 빠진 리엘란과 리엘르를 보며 현진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두 칼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즉각 두 쌍둥이에게 공격당해 체력을 잃었다. ‘어, 어라……?’ 미사가 한심하다는 투로 말했다. - ……대책 없군요. 정말 그 상태에서 검을 들면 저 쌍둥이들이 바보도 아닌데 진짜가 누군지 모르겠습니까? ‘아, 아하하하하하하하하…….’ 현진은 멋쩍게 웃었다. 미사가 기껏 알려 준 분신술로 쌍둥이들을 혼란시켜 기회를 잡았다 싶었는데 멍청하게도 칼을 들어 모든 것을 허사로 물리고 말았던 것이다. ‘이거 로드해야하나…….’ 마지막에 이 쌍둥이들이 나오니 퀘스트가 너무도 힘들어졌다. 다시 플레이를 하거나, 아니면 아예 청홍을 들지 않아 이 퀘스트를 보지 않고 넘어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체력은 이미 다 했다. 좀비의 생명력으로 되살아는 나겠지만 이제 이기기는 힘들다. 지금은 일단 당해주고 공략법을 찾아서 다시 도전하리라. 바람 소리와 함께 근접해 오는 것을 보며 현진은 체념하고 눈을 감았다. 죽는 기분은 영 아니지만 세이브 로드는 뻘로 있는 게 아니지 않은가? 푸슉! 쇠가 인간의 연약한 살갗을 꿰뚫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몸은 여전히 생생했다. 혹시 공격이 빗맞거나 해서 체력만 닳았는가도 했지만 그것도 아니다. 체력이 닳는 아픔이나 허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어 잘못 맞았다.” “다른 애가 찔렸다.” 쌍둥이들의 무메건조한 목소리가 들리자, 현진은 감았던 눈을 떴다. 때마침 뭔가가 레이드란 공작의 품속으로 털썩 무너졌다. “……!” 그것은 그 하얀 얼굴을 피로 붉게 물들인 채 쓰러진 아제룬이었다. “고, 공작……공작만이라도 도망치시오. 부탁…….” 최후의 순간 레이드란 공작의 앞을 가로막은 아제룬은 체력이 다 해 죽어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현진은 다급히 소리쳤다. “와, 왕자님! 왕자님! 정신차리십시오!” 잠시 고개를 떨구었던 아제룬은 희미하게 눈을 뜬 채 미소를 지었다. “부디……살아남으시오. 그동안 고마웠……소. 그럼…….” 아제룬은 그렇게 마지막 대사를 날리며 고개를 숙인 채 레이드란 공작의 품에서 축 늘어졌다. “와……왕자……님.” 아제룬이 자기 대신 칼을 맞고 죽었다. 아제룬이 피를 줄줄 흘리며 죽어가는 모습을 보자 현진은 왕자에게 좀비의 생명력을 착용시켜 주었다는 것도 잠시 잊고서 크나큰 분노와 허탈감. 절망에 휩싸였다. “으! 으! 으아아아아아아아악!!!!” 후루루룩! 뜨거운 김을 내뿜고 있는 붉은 강의 하얀 갯지렁이들이 두 개의 쇠막대기에 걸린 채 동굴로 흘러들어간다. “젠장. 오늘도 라면이나 먹어야 하나……아무리 손자라지만 보조수당도 안 주고 이런 추가노동을 시켜 먹다니……SD사원 복지정책도 참.” 궁시렁대며 면을 후루룩 거리며 먹던 새식. 젓가락으로 통 안의 김치를 집으려는 찰나, 새식의 앞 TV에서는 놀라운 장면이 떴다. “……!” 입으로 들어가던 라면이 도로 국물로 풍덩 빠진다. 그러면서 국물이 튀어 얼굴과 옷에 뻘건 자국을 남겼음에도 새식은 TV앞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아, 아하하하하하……미치겠군. 자아 보호가 무너지니 저런 게 가능하기도 한 거였나?” 라면이 불고 있는 것도 잊은 채 새식은 화면에 시선을 집중했다. 볼수록 놀라웠다. 패치로 속이고 현진에게 준 SD폴더2 내부에 깔린 비밀 해킹 툴로 전송되는 영상 속의 레이드란 공작은 현재 스킬 ‘분노 파워’ 가 발동된 상태였다. 분노 파워. 캐릭터들의 감정이 극도로 격해졌을 때 발휘되는 크리티컬+공격력 증강의 효과, 대표적인 것으로는 엘리넬의 아제룬 왕자 보호 파워와, 아나렌 공주의 분노가 있다. 그 외 기타의 상황에서도 목숨을 잃을 위기 등에서도 효과가 난다. 하지만 유일하게 분노 파워 따위가 발동되지 않는 캐릭터가 있었다. 바로 주인공 캐릭터인 레이드란 공작이다. 아직 가상현실 온라인 게임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온라인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아도 패키지에서는 문제가 되는 것이 있다. 온라인이야 여러 다른 게이머들과 접선하며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기에 자아 보호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지만 패키지는 게임 속의 캐릭터가 되어 일정한 스토리에 맞춰서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게이머의 자아에 대한 일정부분의 제어가 없으면 게임과 실제를 심각하게 혼동하거나 심한 경우 가상현실에 게이머가 동화되어 버리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한 위험성 때문에 게임 상에서 일정 부분 이상의 감정을 느낄 수 없게 하는 자아 보호 시스템이 도입되고, 일부러 게임 속에 도저히 현실이라면 가능할 수가 없는 얼토당토않은 내용들을 일부 집어넣는 수고로움을 마치고 나서야 가상현실 게임은 실제 시중에 출시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그 위험한 실험의 대상이 된 현진은 자아가 제대로 보호되지 못하여 실제 아제룬 왕자의 죽음을 감정상 격하게 느낌으로서 분노 파워를 통해 두 쌍둥이를 상대하고 있었다. 찌지지지직! 크리티컬의 경쾌한 소리와 함께 리엘란이 입은 갑옷과 속옷이 동시에 찢겨져 사라졌다. “아, 아파!” 레벨이 낮은 캐릭터도 분노 파워가 나오면 엄청나게 강해진다. 하물며 안 그래도 레벨이 90인 레이드란 공작은 어떻겠는가? 빠른 민첩도 덕에 낮은 방어력을 최고급 옷들로 보좌하던 리엘란의 옷이 모두 찢겨짐과 동시에 리엘란은 거의 죽기 직전의 상황에까지 몰렸다. “리엘란!” 동생인 리엘르가 쓰러진 언니를 부축하려 달려왔다. 현진은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촤아아아앗! “으흑!” 리엘르 역시 마찬가지로 레이드란 공작의 일격에 나체가 되어 흙바닥에 뒹굴어야 했다. - 승자의 포효 시스템 발동입니다. ‘잡아갈 손 부족해.’ “으으으……?” “왕자……살아……아 맞아! 좀비의 생명력 달아 줬었지!” 아제룬이 깨어나고, 미사의 메시지를 듣자 현진은 잃었던 이성을 어느 정도 되찾을 수 있었다. 어느새인가 자기의 발밑에는 리엘란과 리엘르가 전투불능 상황이 된 채 나신으로 쓰러져 있었다. 어떻게 그렇게 일방적으로 밀릴 때 이겼는지 잘 기억이 나지는 않았지만 왕자가 죽고 발악적으로 달려들었을 때 운 좋게도 절대 회피 불가인 크리티컬이 두 번이나 터졌던 것 같다. 눈을 뜬 아제룬은 레이드란 공작과 두 쌍둥이들을 보더니 크게 놀라며 외쳤다. “공작! 이쪽 세계로 오지 말라고 했잖소! 공작까지 죽어버리면 어쩌자는 거요!” “…….” 아직도 제가 죽은 줄 아는 모양이다. “허 별 수 없구려. 그래도 이 계집들과 어떻게 동귀어진이라도 성공은 한 모양이구려. 저승길 길동무가 생기는 것도 나쁘진 않긴 하군.” ‘바보…….’ 하지만 저런 바보 같은 점이 더욱 귀엽지 않은가? “가시지요. 왕자님.” “어딜 말이요? 이제 슬슬 사신이…….” 체력의 33%나마 회복이 되니 그래도 팔팔해 보이는 모습이다. “아, 아얏! 뭐 하는 거요! 공작!” 현진이 볼을 꼬집자, 아제룬은 발끈한 듯 소리쳤다. “아프시지요?” “그렇소만.” “왕자님 아직 돌아가신 것이 아니시니까. 헛소리는 그만 하셔도 됩니다.” “어라? 나 살아있었소?” ‘그래 이 멍청아!’ 아직 이벤트가 끝난 것이 아니다. 리엘란과 리엘르는 쓰러뜨렸지만 이 쌍둥이를 쓰러뜨리고 나니 본격적으로 다음 스테이지가 발동된 듯 모래먼지와 함께 수많은 적병들이 달려 오고 있었다. 크로미룸이 쌍둥이들에게 당해 강제 소환 당했으니 현진은 별 수 없이 왕자를 번쩍 안아들었다. 검을 사용할 수 없으니 이제 몸통박치기 기술로만 살아서 이곳을 빠져 나가야 한다. 그리고 현진은 수많은 적병이 우글거리는 2왕자군 진영으로 파고들었다. TITLE ▶41443 :: 73. 되찾은 레이드란 공작령 섬마을김씨(lastride) 05-04-13 :: :: 11860 “공작! 이걸……차라리 날 버리고 혼자서라도 도망치시오! 제발 부탁이오!” 왕자를 잠깐 내려 놓고 대지폭발을 날린 뒤 그 타이밍에 잠시 쉬고 있는 현진에게 아제룬이 울먹이면서 소리쳤다. 레이드란 공작의 모습은 지금 완전히 엉망이었다. 등에는 수십 개의 화살이 꽂혔고, 체력이 5%도 채 남지 않아 피폐해진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좀비의 생명력으로 이미 한 번 살아났는데도 체력은 급격히 줄었다. 검으로 앞을 가로막는 적들을 죽이지 못하고 그저 몸통으로 박치기를 하면서 가다 보니 체력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지 않던가? 결국 현진은 남은 MP로 모조리 대지폭발 등을 사용해서 시간을 벌며 체력을 채워야 했다. 이제 대지폭발을 쓸 수 있을 만한 마나도 고작 한 번 쓸 분량 밖에 남지 않았다. 죽자사자 달리는 수밖에.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전과는 다르게 포위망도 함몰된 구석이 많아 그쪽으로 가다 보면 화살공격을 맞을지는 몰라도 몸통박치기로 막무가내로 뚫을 때보다는 체력이 적게 닳는 다는 점이다. “자 안기시지요.” 다시 적병들이 몰려오기 시작하자 현진은 잠시 내려 둔 아제룬을 안아들기 위해 팔을 뻗쳤다. 그러나 아제룬은 그런 현진을 외면하며 칼집에 꽂아 둔 윈드칼리버를 뽑아 들고 앞으로 나섰다. “됐소. 나는 이곳을 막을 테니 먼저 도망가시오. 비록 내가 오래 버티지는 못 하겠지만 공작 혼자서라면 충분히 도망 칠 수 있으실 것이오. 기억의 대지 마법을 사용하면 간단하지 않소? 어차피 난…….” 순간 그 말을 들은 현진이 발끈했다. 짝! “시끄러! 넌 내가 지켜준다고 했다. 함부로 죽겠다느니 그딴 소리 내뱉지 마라.” “…….” 레이드란 공작에게 뺨을 얻어맞고서는 눈물을 글썽거리는 아제룬. ‘쳇 그딴 표정으로 보지 말라고.’ 현진은 아제룬의 싸대기를 한 방 날린 뒤 울먹이는 아제룬을 마치 돌쇠가 마님을 보쌈하듯 아제룬을 안아 들고 그대로 달렸다. 앞을 가로막는 적병들에게는 가차 없이 그의 대지계열 마법들이 작렬했다. 그렇지만 이제 정말 체력이 없다. 이 정도로 체력이 낮아지면 레이드란 공작의 몸놀림도 둔해진다. 거의 마지막 체력 하락의 순간. 현진은 아제룬을 한손으로 받아 들고 재빨리 카이나드 세이버를 꺼내어 땅바닥을 찍었다. “대지폭발!!” 그동안은 이렇듯 대지폭발을 쓴 뒤 모래먼지와 적병들이 달려 오는 딜레이 시간의 약간의 휴식으로 근근히 버텼다. 하지만 이제 그것도 끝이다. 채워지는 체력도 얼마 되지 않을뿐더러 이제는 대지폭발로 타이밍을 벌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 축하드립니다. 레벨 91이 되셨습니다. 허나 죽으란 법은 없는 모양이다. 이번 대지폭발로 드디어 레이드란 공작의 레벨이 1단계 상승했다. 루시페리아R 에는 레벨이 오르면 체력이 전부 회복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다만 체력과 마력의 한계치가 상승하면서 그 상승된 것만큼의 HP가 차오르는 장점이 있다. 그렇게 해서 남은 체력은 4% 그래도 90레벨 때와는 차이가 있어 91레벨의 4%는 90레벨의 6%와 거의 맞먹었다. 마력도 제법 많이 차올라, MP를 최대한 아낀다면 체력이 2% 이하로 떨어질 때까지 대지폭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틈이 남는다. “크아아아아!!!” 현진은 그렇게 괴성을 지르며 적진을 향해 또다시 달려들었다. 그리고 어느새 전장은 끝을 보이고 있었다. - 아제룬 왕자의 호감도 현재 185. 성향은 왠지 모를 호감과 가슴앓이 입니다. 아제룬 같은 경우는 레이드란 공작을 동성으로 생각하고, 또한 사랑이 뭔지도 모르기 때문에 ‘사랑’ 이런 성향은 쉽게 붙지 않지만 가슴앓이 성향만 해도 따내기 거창하게 힘든 것이기에 현진은 어느 정도 만족감이 들었다. 호감도 185. 160 이상에 대부분의 사랑 표시가 붙는 것을 감안해 볼 때 이 수치는 상당히 높았다. 이제 아제룬 순애루트 공략을 위해서는 아제룬에게 별 다른 이벤트나 데이트를 제안하지 않아도, 또 딱히 다른 여성 캐릭터의 순애루트를 진행시키려 애를 쓰지 않는 한은 아제룬의 스토리대로 진행이 되게 된다. ‘녀석……으로 정할까?’ 바보 같지만 때때로는 전작의 아제룬처럼 호탕한 성격과 의리를 보여 주는 귀여운 녀석. 현진은 어쩐지 모르게 그녀에게로 마음이 자꾸만 쏠리고 있었다. 어차피 마땅히 다른 캐릭터들의 순애루트를 고집해서 진행하려 하지 않으면 이제는 저절로 아제룬의 스토리가 진행되기 마련이다. “아니 공작각하! 어제 그렇게 무리를 하시고도 또 참전하실 생각이십니까?” “물론이오. 놀 수는 없지 않겠소.” “아무리 공작각하시더라도 오늘은 정녕 무리이십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십시오.” 적진 한 가운데에서 왕자를 구해옴과 동시에 수만의 대군을 혼자서 전멸시킨 레이드란 공작. 그 덕에 레이드란 공작령 수복 전투가 굉장히 쉬워졌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파이로스 백작을 비롯한 모든 동료들은 레이드란 공작에게 휴식을 취하는 것을 권했다. 하지만 현진은 할 일이 있었다. “아나렌. 이 옷들을 좀 입혀 주겠나?” “……네.” 어느 때부터인가 충실한 레이드란 공작의 종이 된 아나렌은 공작의 나신에 회색의 승복을 입혀 주고 있었다. 승복을 입고, 대머리가발을 쓰고 염주와 목탁을 챙기고 스님 지팡이까지 든 완벽한 중이 된 레이드란 공작은 천천히 바깥으로 나갔다. “아……공작.” 바깥에서 마주친 아제룬은 얼굴을 레이드란 공작에게 인사를 건넨 다음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 왠지 모르게 붉어진 얼굴을 보여 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귀엽기는.’ “오, 오늘도 전장에 나가시는 거요? 어제 굉장히 무리하시지 않으셨소?” “제 영지를 되찾는 일입니다. 가문 사상 처음으로 영지를 적의 손에 더럽혔던 제 스스로 나서지 않는다면 누가 제 영지를 되찾아 준다는 말입니까.” “아……그, 그렇소?” 말까지 더듬거린다. 전형적인 호감도 상승의 표시였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몸조심하시오. 공작.” 곧 현진의 다리 밑에서 연꽃이 생겨나고 그를 태운 채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마법과 화살들이 난무하는 전장. 곳곳에서 데미지 표시들과 비명 그리고 레벨 업의 표시가 떠오르는 가운데. 그 전장의 하늘에는 현진이 전망 좋게 연꽃에서 하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저절로 은은해진다. 최강 스님 세트. 마왕 세트 등과 함께 루시페리아R 최고의 전투복이지만 대부분 순애+능욕 루트로 플레이를 하는 여타 플레이어들에게는 그다지 각광받지 못하는 아이템이다. 그러나 현진은 그 특유의 바보짓으로 여태까지 한 번도 해 보지 못함으로서 해탈이라는 극단의 선택까지 해야 했기에 스님 세트 착용이 매우 자유로웠고, 또한 이전 좀비의 납이빨 노가다 당시 벌었던 엄청난 자산으로 다른 플레이어들이었다면 꿈도 못 꾸었을 이 비싼 스님 세트를 여유로이 구매하여 전투에 써먹는 행운을 누리고 있었다. 그래서 인생만사는 새옹지마라는 말이 나온 것이리라. 진정 루시페리아R을 현명하게 플레이 하는 캐릭터라면 적절한 횟수의 관계만큼을 적당히 가지고 전투에 신경을 써 최대한 레벨을 높이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 현진처럼 아예 못하고 돈이나 벌어서 전투에서 엄청난 이득을 보는 것도 좋은 플레이 방법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 여자에 빠져서 전투나 자금 노가다를 등한시하면 오히려 게임 플레이에 발목을 잡히게 된다. 지난 번 불타버린 레이드란 공작령의 성벽은 곳곳이 함몰되어 그다지 성벽으로서의 역할을 다 수행하지는 못했지만 지휘관 두 명이 빠진 1왕자군을 상대하기에는 별 무리가 없었다. ‘파이로스 백작……제발 레벨 좀 올려라. 이 망할 놈아.’ 명 지휘관이면 뭘 하나, 레벨이 일반병사 급인 35밖에 안 되어 도망다니기에 급급한 지휘관 파이로스 백작을 보며 현진은 한숨을 쉬었다. 그나마 랭카르터 자작은 군단을 이끌고 열심히 전투를 벌였고 퓨리나 공주일행 군단도 상당한 전공을 올리고 있었다. 밀리긴 하지만. 특히 퓨리나 공주일행의 실력자인 공주와 에이디아는 두 쌍둥이 성기사에 맞서 엄청나게 고전하고 있었다. 그동안의 전투로 레벨 60대가 되고 주변에 사용할 수 있는 군단들이 있음에도 레벨의 차이와 민첩도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고작 몇 번 공격받았을 뿐인데 체력이 간당간당하다. 현진은 연꽃 비행기 옆에 준비된 감로수를 버드나무가지에 적셔 전장에 뿌렸다. 그러자 감로수가 비가 되어 내렸고 그 사이로는 꽃잎의 비가 내렸다. “아!” 그 비를 맞은 이들의 감탄사가 쏟아졌다. 체력이 풀로 회복될뿐더러 공격력 등이 비약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소멸펀치!” “아야! 아파.” “저격!” “으읏!” 암흑계열로 신성계에 큰 타격을 주는 공주의 펀치와 높은 집중력으로 회피할 틈을 주지 않는 에이디아의 활 공격이 현진보살의 보조스킬로 인하여 정확히 명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두 쌍둥이는 다시금 연환합격으로 에이디아를 공격했다. “더블 트라이 어택!” “꺄아아아앗!” 그 빠른 몸놀림으로 서로 삼각으로 겹쳐진 채 하는 더블 트라이 어택. 순식간에 그 쌍둥이들이 지나가자 에이디아의 옷은 다비드의 별 모양의 자국이 남은 채 그대로 찢어졌다. “헉!” “쿨럭!” - 반경 100M 이내의 병사 캐릭터들이 흥분에 걸렸습니다. “어허……음욕은 화를 부르나니……옷이 찢어진 것이 조금은 아쉽구나.” 에이디아에게 입혀 주었던 그 비싼 옷이 단번에 찢겨져 나가고 에이디아가 나신이 되었음에도 승복을 입은 현진은 별 반응이 없었다. 물욕, 음욕을 초월한 진정한 성인으로서의 자세가 나온 것이다. 보조를 해 주기는 했지만 여전히 밀리고 있는 공주일행들. 그녀들을 도와주기로 결심한 현진은 염불을 외우기 시작했다. “이상한 소리.” “이상한 소리.” 그 소리에 반응한 병사들이 전투의욕을 잃고 검을 놓을 때, 두 쌍둥이는 멀쩡했다. 스님 세트의 살심제거 스킬에 단점 중 하나인 같은 신성계열이나 높은 레벨에는 먹히지 않는 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나는 사례였다. “어허 아직도 살욕을 버리지 못한 무리들이 있구나.” 현진은 스님세트가 부여하는 최강의 필살기 부처님 파리잡기를 사용했다. 쾅! 금빛의 거대한 부처님의 손바닥이 떨어지고 2왕자군 병력들은 쓸려나가기 시작했으며 레이드란 공작령의 성문이 금방 뚫리고 랭카르터가 이끄는 병력들이 시가지로 난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두 쌍둥이는 멀쩡한 모습이었다. 신성계열 방어스킬로 피해를 최소화 시킨 것이다. “난 안 아파.” “나도 안 아파.” “어제 저 사람이 그랬어.” “어제 저 사람이네.” 쌍둥이들은 이제야 먼저 없애야 할 상대가 누구란 것을 깨닫고는 두 팔을 벌렸다. 곧이어 날개가 솟아오르며 두 소녀는 레이드란 공작처럼 하늘로 날아올랐다. 신성계열이 극도에 달했을 때 사용하는 신의 부름 스킬에 천사의 날개 대여 스킬을 사용한 것이다. 스님 세트의 최대 단점이라 한다면 먼저 장점이기도 한 적을 죽일 수 없다는 것과 신성계열에는 전혀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있다. 그래서 검을 쥔 채 날아오르는 두 쌍둥이가 레이드란 공작에게는 매우 큰 위협이었지만 현진은 전혀 당황하거나 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에게는 이럴 상황에 대비한 최적의 스킬이 있었기 때문이다. 공중부양 시에는 조금 가감되지만 그래도 그 엄청난 스피드로 돌진해 오는 리엘란, 리엘르. 현진은 여전히 그 자비로운 미소를 지으며 참선을 하고 있을 뿐. 스킬 사용의 표시가 떠오르고 쌍둥이들은 외쳤다. “더블 트라이 어택!” “허허……뛰어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니라.” 순간 쌍둥이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만세!” “레이드란 대공 전하 만세!” “아제룬 왕자님 만세!” 한 나라의 수도보다 더욱 거대한 영지 레이드란 공작령을 되찾고 난 뒤 병사들은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1등공신은 단연 첫날 야전에서 왕자를 구해 내고 수만의 병사를 혼자서 학살했으며 공성전에서도 보살이 되어 적들을 척살했던 레이드란 공작이었다. 2왕자군의 세력은 이곳에서 크게 꺾였다.(스토리상)1왕자군은 센티온을 병합했을 뿐만 아니라 잃었던 영지들을 대부분 수복함으로서 이제 남은 것은 루시페리아 수도와 제르난드 후작령만을 공략하면 게임의 목적은 어떠한 여성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최종전투를 빼고는 얼마 남지 않았다. 물론 중간중간 짜잘한 적군의 영지들을 공격해야 하지만 대규모 전투라 함은 그것뿐이다. 병사들의 환호 속에 파이로스 백작과 랭카르터 자작 등과 뭔가 이야기를 나누던 아제룬이 현진에게 와서 말했다. “레이드란 대공. 승전 축하연을 열까 하는데 괜찮겠소?” “아 물론입니다. 이렇게 대승을 거두었으니 병사들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도 그런 이벤트를 하나쯤은 여는 것도 괜찮습니다.” ‘자동적으로 벌어지는 이벤트까지 막을 필요는 없지.’ 승전 축하연 이벤트. 각 여성 캐릭터들의 술을 마시고 망가진 모습을 볼 수 있는 그런 이벤트다. 나름대로 성인용 게임(가상현실 게임의 경우 정신적 성숙도를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므로 대부분 15세가 이상으로 이런 미연시적 요소가 포함되지 않았던 원작 루시페리아도 19세가였다.)이었던 전작 원작 루시페리아에서도 몇몇 여성 캐릭터들의 홀라당 벗어 제치는 등의 망가진 므흣한 장면을 볼 수 있었던 이벤트로 당시만 해도 성행위 시스템이 없었던 루시페리아에서 현진은 수십 번의 로드를 감행했던 전과가 있었다. TITLE ▶41562 :: 74. 인형놀이 하는 공작 섬마을김씨(lastride) 05-04-14 :: :: 11558 그때 마침 현진은 잠시 생각난 것이 있어. 불에 탔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복구가 된 자신의 저택으로 돌아갔다. 들어가자마자, 그 당시에는 어쩔 수 없이 버리고 갔어야 했던 하인들과 식솔들이 울음을 터뜨리며 레이드란 대공을 맞았다. 묘하게 감격적인 모습이지만 레이드란 대공의 정신만 차지하고 있을 뿐인 현진에게 별 감흥이 들 리가 없다. 집사의 안내로 다시 레이드란 대공의 침실로 돌아간 현진은 자신의 손을 강하게 흔들었다. 그러자 옷자락 속에서 뭔가가 튀어나왔다. 침대로 떨어진 그것들은 공장에서 찍어내기라도 한 듯 똑같이 생긴 보랏빛 머리를 한 소녀의 인형이었다. “어떻게 된 거지?” “나도 몰라.” 현진과 인형뿐이 없는 방에서는 누군지 모를 목소리가 자그마하게 들렸다. “손바닥 안을 맴돌다가…….” “소매자락으로 들어왔어.” “훗.” 현진은 웃음지었다. 부처님 손바닥 스킬로 그녀들을 작게 만든 다음 수리건곤법(袖裏乾坤法 소매자락 안에 세상 만물을 집어넣는 술법)스킬을 사용하여 소맷자락에 넣어 그녀들을 들고 다녔다. 현재 리엘란 리엘르 자매는 인형처럼 자그마해 져 있었는데 이것을 풀기 위해서는 술법을 건 레이드란 대공의 해제주문이 필요했다. “우와 거인이다.” “우와 정말이다.” 침대에 떨어진 리엘란과 리엘르는 레이드란 대공의 그 거대한 몸을 보고서 거인의 세계로 왔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그런 소녀들을 보고 현진은 음흉스런 미소를 지었다. 미니 사 이즈가 되었다는 것은? 비록 그가 그렇게 원하던 결합은 불가능하다고 해도 정말 마음껏 가지고 놀 수 있다. 또한 이 그 비싼 스님세트를 맞춰 입지 않으면 절대 쓸 수 없는 스킬. 수리건곤법으로 소녀들을 포획해서 찍은 동영상을 올린 이는 지금까지 한 명도 없었던 걸로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최근 A모 전대 애니를 통째로 다운받느라 사이버머니를 제법 많이 상실한 현진으로서는 뭔가 이런 획기적이고 자극적인 루시페리아R 동영상을 찍어 올려 다시금 포인트를 벌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딱 좋게 리엘란, 리엘르를 포획한 것이다. ‘소녀 인형 능욕! 이번에야 말로 대박 터뜨린다!’ 그런 각오를 하며 현진은 두 소녀를 손안에 잡았다. - 조심하십시오. 너무 꽉 쥐면 사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사의 경고대로 나름대로 느슨히 잡아서 들어올린 현진. 리엘란과 리엘르는 거인이 자신들의 몸체를 잡어서 들어올렸음에도 전혀 겁먹거나 한 표정을 짓지 않고 오히려 그 붉은 눈망울을 깜박거리며 정면으로 레이드란 대공의 눈을 바라보았다. “거인이 지난 번 그 변태다.” “아. 그 변태구나 싸우다가 홀라당 벗던.” “…….” 레이드란 대공의 얼굴 반쪽이 명암으로 물들었다. 미사가 알려 준 필살의 회피방법. 분신소환 스킬을 썼을 때의 그 이미지가 이 두 소녀들에게 완전히 박혀 버렸던 것이다. ‘미사. 동영상 저장할 때. 방금 전 거인이 변태다. 소리는 지워라.’ - 불가능합니다. “…….” 어차피 인터넷의 익명성을 감안한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아, 현진은 쌍둥이들이 자신을 변태라고 놀린 것은 무시하고 다음 동작으로 넘어갔다. 현진은 손에 잡힌 두 소녀의 치마형 전투복을 걷어올렸다. “꺄앗!” “정말 변태!” “설마 그걸로 여기에 넣거나 하지는 않겠지! 변태.” ‘거 말끝마다 변태 소리 어지간히 거슬리네.’ 적어도 난 정진이 놈이나 진석이 녀석처럼 그런 거 좋아하는 변태는 아니란 말이다! 이것들아! 라고 속으로 소리치는 현진이었다. “지랄하네.” 상사에게서 갑자기 험한 소리가 튀어나오자 옆을 지나가던 직원이 어리둥절한 듯 물었다. “예? 무슨 소리세요? 상무님.”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던 일 계속 하세요.” 젊은 상사는 자기보다 나이 많은 부하직원에게 존대말을 쓰며 어리버리 얼버무렸다. 지금 하는 일이 들켜서는 안 되기 때문. 그러나 그는 듣고 볼수록 어이가 없어 혀를 끌끌 차야 했다. “꺄앗!” “으흥!” 옷가지들이 차례로 벗겨지고 자그마한 두 인형소녀는 각자 하나의 옷가지만을 남겨 둔 채 전직 능욕신마의 손에서 능욕당하고 있었다. 노리갯감으로 희생당해 왔기 때문에 욕구불만도는 매우 낮았지만 두 소녀는 몸안에 남아 있는 음약성분은 큼지막하고 투박한 손가락의 능욕만으로도 몸을 이리 비틀고 저리 비틀게 했다. “너, 너무해! 우리 쪽에서 보내 버릴 수가 없어!” “크, 크게 만들어 줘!” 남자를 빠르게 보내버리는 최고의 방중술을 익혀 제르난드 후작이나 크라에룬 왕자같은 정력가들을 물리쳐 몸을 지켜왔던 그녀들이지만 자그마해진 상태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미안하지만 별로 크게 해 줄 생각은 없다고. 오랜만에 돈 좀 벌어보자.’ 음심을 품지 않고 이렇게 능욕하는 것이 하다가 안 돼도 그만이고 하다가 되면 좋다. 그런 해탈의 경지에 이르러 버린 현진이다. 굳이 승복을 입 지 않아도 그에게 이제 거칠 것이란 없다. 진정한 순애루트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장렬한 전사 앞에 장애물은 존재치 않는다. 현진은 집게손가락으로 리엘란과 리엘르의 어린아이들이나 입을 법한 조그마한 속옷을 끄집어 내렸다. 그런 다음 그녀들의 팔을 자기 멋대로 움직여 각자 서로를 능욕하게 했다. 그렇게 하자 신음소리를 내던 소녀들은 각자 볼멘소리를 내뱉었다. “투박해.” “너무 멍청하게 시키는 거 같아.” “그냥 이 손 떼. 우리들이 더 잘해.” “맞아 우리들이 더 잘해. 그냥 놔 둬 봐.” 소녀들의 불만에 현진은 그녀들 말대로 가만히 놔 둬 보았다. 그러자 리엘란과 리엘르는 능숙하게 레즈비언 쇼를 시작했다. 현진은 그런 둘을 연민이 느껴지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섬마을김씨의 공략집에서도 네타(만화 게임 애니 등의 마지막 내용이나 반전을 포함하고 있는 내용의 것에는 이 문화적 저작물을 접해보지 않은 이들은 접근하지 말라는 뜻)라면서 공략법만 나오고 스토리는 언급되지 않은 순애루트의 스토리 들 중. 유일하게 나오지 않아도 현진이 알고 있는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이 바로 후반부 캐릭터 쌍둥이 성기사 리엘란, 리엘르. 전작 루시페리아에서 출현했던 그녀들은 매우 슬픈 과거와 깊은 트라우마를 지녔고, 동료로 만들기 위해 그녀들의 마음을 달랠 때의 그 가슴 찡한 내용을 현진은 아직 잊지 않았다. 유일하게 전작의 순애 시나리오가 그대로 계승된 타입인 것이다. 달라진 것이라면 그때는 성행위 시스템이 없기에 뭔가 손을 대려고 하면 가상현실 도우미의 제지를 받았지만 성행위 시스템이 완벽히 구현된 루시페리아R 에서는 실제 그 소녀들을 손댈 수 있다는 점이랄까? 또 루시페리아R에서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비처녀 캐릭터이기에 방중술의 달인이라는 점도 끌리는 이유 중 하나였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레즈 쇼만 하는 것도 서서히 질려질 무렵에 현진은 그녀들을 다시 손아귀에 쥐고서 얼마 튀어나오지 않은 조그마한 가슴을 만지작거리는 등. 정말 인형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그녀들을 대했다. “아앙! 손톱! 손톱! 그거 아파.” “나도!” 손 안의 작은 인간들. 그것도 미소녀들이 홀라당 벗고 있는 모습. 은근한 변태의 끼를 불러일으킨다. “공작님!” 쾅! 그리고 그 때 한 무리의 여성들이 무례하게끔 레이드란 대공의 방에 노크도 하지 않고 들어왔다. 퓨리나 공주와 메르피, 에이디아다. “…….” ‘닝기리 좃됐다!!!!’ 현진은 속으로 그렇게 외쳤다. 그 대단한 무용을 지닌 전장의 귀신이자 마왕을 처단한 영웅이자, 진정한 기사, 모든 여성들의 이상향이자 백마 탄 왕자와도 같은 레이드란 대공이 미소녀 인형을, 그것도 홀라당 벗겨놓은 채 만지고 비비고 있다. ……변태 취급을 아니 당할 수 없지 않던가? “저 공작……아니 대공님……지금 뭐하시고 계신 거에요?” 할 말이 있을 리가 없다. ‘휴우 로드해야겠네…….’ 저장해 놓은 것이 있었기에 그나마 현진은 마음 편하게 로드를 실행할 수 있었……지만 갑작스런 메르피와 퓨리나의 행동에 로드를 멈추어야 했다. “우와! 귀여운 인형이에요.” “어머! 어쩜 실제 같네요. 얘네들은 지난 번 그 기사들 인형인가요?” “예? 아, 아! 예 그, 그렇습니다. 그 쌍둥이 자매 인형이지요.” “정말인가요?” 이제는 에이디아까지 관심을 보이고 다가왔다. 레이드란 대공이 방금 전까지만 해도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는 듯했다. 하기야 문이 열리자마자 능욕질은 멈추었으니 그녀들의 시선에서는 레이드란 대공이 인형을 가지고 노는 게 아니라 단지 인형을 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여기도 똑같아요!” 메르피가 어느 부위를 지칭하며 말하자, 퓨리나와 에이디아. 그리고 현진과 빼도박도 못하고 인형인 척 하고 있는 리엘란 리엘르도 얼굴이 빨개졌다. “감촉도 정말 실제 사람 같네요. 동화책에 나오던 엄지공주? 그런 것 아닐까……응?” 리엘란을 쓰다듬어 보던 에이디아는 메르피가 지칭했던 그 부위에서 뭔가 축축한 것을 느꼈다. “어머 이게 뭐지?” 현진은 가슴이 철렁했다. 저거 분명……. 지금 생각해보니 그냥 들켜서 변태 취급당하는 것을 못 참고 로드하는 것보다 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빠져 버렸다. 만약 리엘란 리엘르가 인간이라는 것이 들키기라도 하는 날에는 소녀를 인형처럼 만들어 놓고 만지기를 즐기는 변태 공작으로 소문 날 지도 모른다. 다행인 것은 리엘란과 리엘르도 알아서 인형인 척 입을 다물어 주었다는 것이다. 아까처럼 변태, 변태 했으면 더욱 난감했을 판인데 불행 중 다행이었다. 에이디아는 손가락에 묻은 그 축축한 무언가를 만졌다. 마치 면을 늘이듯이 지익 늘어난다. “꺄흣!” “응?” 퓨리나 공주가 만지던 리엘르 인형(?)에서 뭔가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게 무슨 소리죠?” “……아하하 어디서 고양이가 우나 보군요. 집사가 고양이를 키우던데…….” 그러나 엘프이자 귀 좋은 에이디아가 그런 핑계에 속을 리가 없다. “아니에요. 이건 사람의 목소리……그리고 여기서 난 것 같은데?” 에이디아가 리엘르를 보며 말했다. 그리고 그때 더 난감 스러운 사태가 터졌다. “어? 저기 이거 무슨 액체인가요?” 레이드란 대공이 홀라당 벗기고 다니며 잘못 키워둔 탓에 어린 나이에 잘못된 성지식을 유입받고, 또한 그쪽에 대해서 민감해진 메르피는 자꾸 리엘란의 그것을 만지다가 끝내 리엘란의 근육을 풀리게 만들어 방뇨를 시키게 하고야 말았다. “공작, 아니 대공님 이게 도대체 무슨 인형인가요?” 슬슬 의심이 드는지 에이디아와 퓨리나가 인상을 쓰며 현진을 압박했다. “아, 아하하 이, 이거 말이죠? 자 보시죠.” 현진은 어설프게 리엘르를 만졌다(아니 정확히 말하면 꼬집었다.) “꺅!” “어머!” “이 인형은 여기를 만져 주면 소리를 내는 인형이고요. 메르피 그거 줘 볼래?” 메르피는 순순히 리엘란을 넘겼다. “자 이 인형은 말이죠……음 최대한 인간 여성과 비슷하게 만들어 진 인형으로 여성분들 앞에서 말하기는 뭐하지만……그거 엇비슷한 것을 분비하는 인형입니다. 자 보세요. 미끌미끌한 게 진짜 같지 않습니까?” “저기 그런데 어째서 이런 인형을…….” ‘헉!’ 현진은 숨이 넘어갈 뻔했다. 이제야 퓨리나 공주가 이 인형들과 레이드란 대공의 맹점을 정확히 꼬집어 낸 것이다. ‘젠장 변태 취급은 이제 싫다! 그냥 로드해야겠군.’ “혹시 대공님…….” ‘변태 아니에요? 라고 하겠지 뭐. 이제 척보면 척이다.’ 현진은 체념했다. 그러다 보니 어차피 로드할 거 지난 번처럼 막나가 보자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인형 좋아하세요?” “그래요 나 변태……아니 예?” 체념하고 그래 나 변태다! 라고 하려던 현진은 전혀 뜻밖의 질문에 말을 더듬어야 했다. “네? 변태요?” “아, 아, 아니 그게 저 아니고 인형 좋아하냐고 물으셨습니까? 공주님?” “네.” 그런데 이 질문이 또 뭔가 대답하기가 그렇다. 인형 좋아한다고 말했다가 진짜 변태 취급 받을 것 같은 분위기이지 않은가? 그렇지만 미연시 10년 경력의 현진은 이 질문의 답이 의외로 나올 수 있다는 것에 착안점을 두고 세이브를 시도한 뒤 정상적인 답변(별로요. 안 좋아합니다. 등의 보통 남성들이 해야 하는 답변)이 아닌 좋아한다고 대답해 보기로 했다. “아 예. 좀 좋아하는 편입니다.” “어머 의외시네요. 대공 전하 같으신 분이……저도 이런 인형 모으는 거 참 좋아하는데. 그치 메르피? 어렸을 때는 에이디아하고도 가끔 인형놀이를 하고 그랬어요. 그때 시녀들한테 인형 옷 만들어 달라고 한 다음에 벗겼다가 이것도 입혀보고 저것도 입혀보고……보통 남성분들이 이런 여성적인 놀이는 꺼려하시는 면이 있으신 데 솔직하시네요.” “아, 그, 그렇습니까?” - 퓨리나 공주, 메르피 에이디아의 호감도가 동반 상승했습니다. ‘뭐 야 이 게…….’ 꼼짝없이 변태로 찍혀 호감도 하락에 성향 변태로 바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오히려 반등하는 호감도. TITLE ▶41587 :: 75. 트로트는 군가? 섬마을김씨(lastride) 05-04-15 :: :: 12261 - 퓨리나 공주 캐릭터는 자신의 역할에 불만을 가지는 평등적 사고의 캐릭터입니다. 그리하여 격투라는 공주라는 직위로는 하기 힘든 전공을 지니는 등의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지요. 아마 이것도 그와 비슷한 맥락일 것 같습니다. 또한 그런 공주의 모습을 보고 자랐던 메르피나 그런 공주가 자라는 것을 보았던 에이디아의 성향도 그녀와 비슷한 면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을 텐데요……. ‘허 참나. 얼토당토않은 내용이지만 묘하게 뼈가 있단 말씀이야? 물론 그냥 설정이겠지만. 잘 만들어놨네. 김새식이.’ 지금 생각해 보니 이 루시페리아R을 만드는 것의 총괄을 김새식이가 했다는 것이 조금 걸린다. 아무리 미연시의 지존이라 불리는 급수의 강력한 놈이라지만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공략집을 만들어 뽑아 내나 했더니……비리가 있었군. 후루룩 ‘이제 알았냐……하여간 멍청하기는.’ “엥?” 어디선가 환청이 들리는 것 같은데……? 갑작스레 귀가 간지러운 듯한 느낌을 받은 현진이었다. 슬슬 바깥이 시끄러워졌다. 그러자 공주가 레이드란 대공의 팔을 잡아 끌었다. “아! 연회가 시작할 것 같은데. 대공 전하. 같이 나가세요.” “음 그럴까요?” 더 이상 인형가지고 있다가는 조금 힘들 것 같아 현진도 빠르게 공주의 의견에 동조했다. 동영상을 조금 더 길게 찍지 못한 것이 아쉽긴 했지만 어차피 기회는 충분하다. 현진은 수리건곤법으로 다시금 두 소녀를 잡아 둔 뒤. 공주일행을 따라 바깥으로 나갔다. ‘생각할 때마다 좀 웃기는 것이 말이야……어째 전작부터 이놈의 술자리는 판타지 중세풍이 아니라 완전 한국이냐?’ - 대한사람 대한으로. SD소프트의 신조는 그동안 일본에서만 만들어져 일본 문화의 한국 문화 침탈에 공헌을 했던 미연시를 이제 한국적인 문화의 향기가 풍기게 만들어 세계에 자랑스런 통일한국의 위상을 알리자 입니다. 미연시 시나리오 작가가 되겠다고 상경하던 새식이 하던 말과 완전 똑같았다. 한국형 미연시를 만들어 미연시의 본고장 일본에 역수출. 한국의 자랑스러운 문화와 위상을 드높이고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하던 그 말이 지금 SD소프트의 신조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말야.’ - 네 마스터.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파이로스 백작이 도대체 트로트는 왜 부르고 난리야?’ - 저게 군가라는데요? ‘…….’ 음성증폭마법과 뒤에서 악단의 연주. 그래 그것까진 그렇다치자, 그런데 우리의 노장 파이로스 백작은 현재 숟가락(배경은 중세이나 소품은 한국적이다)을 입에 댄 채 머리에는 넥타이를 매달고 빙빙 돌리면서 1990년대 트로트 가요를 멋들어지게 한 곡 뽑고 있었다. “누운~이라도오 마아 주 쳐야 지~~~.” 할아버지가 자주 부르시던 노래인지라 현진도 가사는 기억이 난다. 그래 저것도 그냥 인기가요면 괜찮다. 저게 군가란다. 무슨 프로야구 응원가도 아니고 왜 트로트를 군가로 써먹냐 도대체? 이놈의 NPC들은 정신이 제대로 박혀 있기는 한 건가? 아니지 저 NPC를 만든 김새식이는 도대체 제정신이기는 한 건가? ‘도대체 왜 저런 가요들을 이 사람들이 부르는 거냐고!’ - 어차피 이곳의 캐릭터들은 전부 한국어를 쓰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캐릭터들이 이상한 중세풍 요들송이나 부르면 재미있으실 것 같습니까? ‘그래도……그래도 이건 뭔가 아니다.’ - 애국심 고양 목적……. ‘정확한 목적은 노래 만들어서 집어넣기 귀찮았던 거겠지.’ - ……정답이십니다. 마침 파이로스 백작의 트로트가 끝나고 다음에는 퓨리나 공주가 드레스를 우아하게 차려 입고서 조촐한 무대 위로 올라갔다. “퓨리나 볼프레인. 노래 시작하겠습니다.” 술이 취해 약간 상기된 얼굴로 악단들의 앞에 선 퓨리나 공주. 루시페리아의 귀족들과 장군들 앞에서 공주다운 공손한 인사를 건네며 마이크(숟가락이다)를 잡는 모습을 보니 우아한 여성형 발라드나 부를까 하는 기대가 든다. 그러나 웬걸. “풉!” 현진은 마시던 술(참고로 소주)를 돌고래처럼 뿜었다. 얌전한 옷 입고 나가서 머리를 흔들며, 터프한 여성형 락을 불러대며 헤드뱅잉을 해대는 퓨리나 공주님. 그 검은 머리고 완전히 흐트러져 귀신이 따로 없다. 공주로서 정말 품위 있는 모습이라 말 할 수 없었다. “브라보!” “공주님 멋져요!” “퓨리나 공주는 대담하구려.” 그런데 저런 거 보면 꼬박꼬박 따져가면서 딴지를 걸어야 할 보수노년층 귀족들은 오히려 못 말리는 변태 할아범 마냥 휘파람을 불어대며 환호중이니 이 어찌 어처구니가 하늘로 날아가지 않을 수 있으리. 저 노인네들이 평소부터 저러면 또 모른다. 전쟁하거나 할 때는 정말 귀족답게 엄격한 금욕주의를 보여주면서 연회한다고 이렇게 나오니까 지금 뭐하자는 것인가? 락을 하나 부른 다음에는 격렬한 댄스곡. 역시 한국 대중가요다. 공주는 그렇게 노래를 부르며 레이드란 대공의 앞에 서서 섹시 댄스를 추어댔다. 가만 여기서부터 벗어제치기 시작하던가? 역시 현진의 예상대로 한 번 드레스 자락이 찢어지자 공주는 아예 그런 것 없이 춤추려는 듯 격투가 다운 힘으로 옷을 찢어내기 시작했고, 말릴 것이라 생각했던 공주 호위 에이디아나 리즈엘도 오히려 그것을 부추겼다. “자 피박에…….” “아 쌌다!” “올커니! 고!” “…….” 잠시 병사들이 있는 뒤를 쳐다 본 현진은 역시 말을 잇지 못했다. 노래 그렇다치자, 서양 중세 노래면은 뭐가 얼마나 있고 연회에 분위기 띄울 만한 노래가 몇 개나 있겠는가? 더구나 한국어를 쓰는 캐릭터들이니 저런 노래가 어울릴 수도 있고 공주같은 경우 워낙 파격적인 것을 좋아하니 저럴 수도 있다고 치고, 보수 귀족들도 이런 날 만큼은 죽도록 퍼마시고 놀아보자! 라고 생각했다고 치자. 그런데 엄연히 포커라는 카드놀음도 있는데 뒤의 병사들은 어째 고스톱을 치고 앉았느냔 말이다. - 똑같은 맥락에서 생각하십시오. 한민국이라는 곳에서 비롯된 언어와 문화 풍습이 고스란히 이 아스테니아 대륙의 루시페리아에도 퍼졌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게임 상 엄연히 한민국이라는 대한민국을 본 딴 나라가 있었다. SD에서 나온 매뉴얼을 읽어보면 게임 상 언어가 한국어라는 것과 한국적 문화색이 짙은 이유는 세계관에서 가장 먼저 문명이 발달한 한민국에서 서대륙인들을 개화시키고 문명을 전파했다고 핑계를 대고 있는데…… 그러니 이러한 것들이 이상한 것이 아닌 지도 모른다. ‘에휴우~ 그래 나도 모르겠다. 포기하자 포기해. 나름대로 이런 파격적인 게임 스토리도 나쁘진 않은 것 같으니까.’ 현진은 한숨을 크게 한 번 내쉰 뒤 게임이니까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생각했다. 자아 보호 시스템을 위해 일부러 이렇듯 세계관에 안 맞는 초월적인 내용도 나온다고 하니 맘 편히 먹자. “자 다음은 레이드란 대공 전하!” “……뭐? 나???” 그저 맘을 편히 먹고 식탐과 술의 음미에 열중하던 현진은 자신을 지목하는 동료들과 귀족들의 가리킴에 깜짝 놀랐다. ‘커헉! 나 노래 같은 거 하나도 모른다고!’ 떠밀림에 밀려 나온 현진. 어떻게 숟가락을 잡고 앞에 서긴 했는데 현진은 현대 가요나 그런 것에 대해서는 전혀 지식이 없었다. 음악이야 자주 듣지만 그가 주로 듣는 음악이라고는 애니 음악과, 미연시 게임 음악들. 솔직히 정 궁하면 그런 걸 부를 수도 있겠지만…… 요새는 생각조차 가물가물하다. 이 자리 최고의 영웅이자, 주인공 레이드란 대공이 무대(는 아니고 멍석)에 서자 고스톱에 정신이 없던 병사들까지 전부 그를 쳐다보았다. 등에서 식은땀이 좔좔 흐른다. 그치만 안 부를 수는 없는 노릇. ‘체 별 수 없군. 애니 음악이라도 불러야 겠어. 음악 틀어라.’ - 혹시 마스터가 지금 부르시려고 생각하시는 게 그 애니메이션 오프닝입니까? ‘최근에 본 것은 그것밖에 없잖아?’ - 불가능합니다. ‘아니 왜?’ - 시대 상황에 안 맞는 단어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노래들 같은 경우는 가사를 바꾸어 예를 들어 20C의 유행가였던 남행기차의 경우 남행마차로 바꾸는 등이 있지만 메카닉 과학류 애니메이션의 경우. 바꾸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합니다. ‘……이룬 썅. 그럼 미연시 노래를…….’ - 일어노래도 안 됩니다. 왜냐하면 이 세계에는 일본어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 되는 건?’ - 죄송하지만 잠시 마스터의 기억을 읽어도 되겠습니까? ‘흠 읽어 봐.’ 현진의 머릿 속 노래에 대한 기억을 읽어내던 미사는 한참 후 다시 말을 꺼냈다. - 마스터의 기억을 잘 보았습니다. 마스터가 부르실 수 있는 노래는 애국가, 학교종, 울밑에선 봉선화야 가 있습니다. ‘…….’ 모두 불렀다가는 분위기 깨는 노래밖에 없다. ‘이런 젠장! 울밑에 선 봉선화야 틀어!’ - 혹시 모르니 제가 임의로 세이브를 해 두겠습니다. 정말 부르시겠습니까? 호감도 하락 밑 각종 안 좋은 일들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현진은 그 말에 심각하게 고민해야만 했다. 그렇다고 저 초롱초롱한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을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때 미사가 말했다. - 정히 아무것도 모르시다면 루시페리아의 세계관에서 써먹는 노래들을 몇 가지 가르쳐 드릴 수도 있습니다. 들으시겠습니까? ‘그래? 얌마 그런 게 있으면 진작 얘길 해야지! 뭐 있냐?’ - 먼저 국경도시 알벤 송이 있습니다. 가사를 들으시겠습니까? ‘음. 한 번 들어보자.’ 곧이어 현진의 귀로는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익숙한 멜로디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루시페리아와 포트키를 가로지르는 센즈강 줄기따라 알벤장터엔 아랫마을 리시펜 사람 윗마을 로웬 사람. 모두모여……이상 생략하자. 부글부글부글 ‘SD……이런 병신같은 놈들을 보았나? 아주 개작을 한 것을 갔다가 몽땅 집어다 붙이는구만!’ 국경도시 알벤 송이라는 노래는 정말 어처구니없게도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에 위치한 그 이름도 유명한 화개장터라는 곳을 소재로 한 노래에서 비롯된 표절곡이었다. 저작권이야 정당하게 사오긴 했다지만 어이가 없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다. - 그럼 무엇을 부르시려고요? 마땅히 노래가. ‘에휴……그냥 울밑에선 봉선화야 틀어라.’ 그날 아제룬과 콩깍지가 씐 몇 명의 여성을 제외하고 전체적인 캐릭터들의 호감도가 대폭 하락했다고 한다. 특히 병사들과 남성들의 호감도를 낮추어 현진은 동인모드의 위협에서 한층 더 멀리 달아날 수 있는 특별한 행운(?)을 얻었다 한다. ‘으아 졸라 피곤하다……제기럴.’ 기대했던 이벤트인데 쪽팔림은 쪽팔림대로 당하고 이게 뭐람? 전작에서야 평소 보기 힘든 여성캐릭터들의 나신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수십 번의 로드를 감행했던 현진이지만 루시페리아R에서는 이미 감상만 수 차례 한 지라 별 감흥이 들지 않는다. 아니 그것도 술에 취해서 벗을 만한 사람이 벗으면 좋다. 퓨리나 공주는 노출도 수치가 높아서 벗어제치려는 것을 술에 취하지 않은 에이디아가 극구 말렸고, 엘리넬과 아제룬은 현진이 말려야 했고, 메르피는……볼 게 없고, 리즈엘은 이쪽으로는 안 오니 정체를 들켜서는 안 될 엘리넬과 아제룬을 말리느라 온갖 고생만 했다. “고옹자악~ 화장실 가고 싶소…….” 레이드란 대공에게 달라붙어서 인사불성이 된 채 몸을 비비는 아제룬. ‘……그래 뭐든지 좋으니까. 제발 내 옷에다 토하지나 마라.’ 현진은 아제룬을 부축해 일으켜 세우며 공작령을 살폈다. 모두들 술이 떡이 되어 뻗은 놈들 아직도 마시는 놈들 죽도록 마시는 놈들. 고스톱으로 밤샘하는 놈들 등 갖가지 인간군상들이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다. 이러다 2왕자군이라도 들이닥치면 금방 전멸이다. 레이드란 대공이라는 초인캐릭터가 혼자서 상대할 수 있는 난이도여서 그렇지, 그가 없으면 이런 헤이한 자세로는 금방 작살난다. ‘뭐 이런 놈들이 군대라고 있는지 원…….’ 겉으로 보기에는 정말 실제와 다른 바가 없으리만치 똑같지만 이런 어처구니없는 내용을 보면 그래도 역시 게임 속이라는 자각이 든다. 현진은 아제룬을 짊어지고 공작의 저택의 안 보이는 뒤쪽으로 데려갔다. 보통 이런 행위가 나올 경우 엘리넬의 저지가 동반되어야 했지만 엘리넬은 술이 떡이 되어 뻗은 상태인지라 특별한 방해나 그런 것이 있지는 않았다. ‘가만? 이 자식 앉아서 일보나? 서서 일보나?’ 새삼 현진은 남자로서 행세하는 아제룬이 어떻게 작은 것을 해결하나 궁금해졌다. 바지춤을 풀고 속옷을 내리는 아제룬. 그리고는 선 채로 한 줄기의 물줄기를 갈긴다. 묘하게 에로틱한 광경이지만 현진은 아제룬의 그 오묘한 각도를 잡고 정확히 흘리지 않고 벽에다 소변을 갈기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 ‘이야……내공이 쌓였구만. 내공이 쌓였어.’ 하기야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만큼 저렇게 해 왔을 테고 어렸을 때는 훈련도 받았을 것이니 저런 것이 이상하지는 않아 보인다. 탈탈탈 털기까지 한다. 누가 보면 미친X 소리가 나올 법한 광경이지만 현진은 그런 아제룬이 왠지 모르게 사랑스럽게만 느껴졌다. 아까 토했을 때 신경질 내던 것이 미안해 질 정도로. “공작. 아니 대공.” 아제룬이 혀 꼬부라진 목소리로 현진을 불렀다. 쪼그려 앉아서 아제룬의 방뇨장면을 관찰하던 현진은 즉각 대답했다. “예 왕자님.” 극도로 붉어진 얼굴의 아제룬이 입을 열었다. “지난번에 나한테 한 것……돌려드리겠소.” “웁!!!” 뭔가 부드럽고 시큼한 것이 입안에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 아제룬 왕자 순애루트 이벤트 중 하나를 완수하셨습니다. 앞으로 약 30일 간 딱히 다른 여성을 공략하지 않으신다면 이대로 게임이 진행됩니다. 미사의 메시지는 들리지 않았다. 머릿속이 새하얬다. 성적 교접과는 달리 이전에 경험한 전력이 있는 것이라지만. 시큼한 위액의 맛이 나는 조금은 지저분한 것이라지만, 그 무엇보다도 그를 황홀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TITLE ▶41627 :: 76. 들켜버린 왕자의 정체 섬마을김씨(lastride) 05-04-16 :: :: 12305 부스럭. “……어라?” 화장실을 찾아서 비틀거리며 오던 하르몬 랭카르터는 사탕을 빠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자 고개를 돌렸다. 그가 본 광경은 실로 놀라웠다. 레이드란 대공과 아제룬 왕자가 진한 입맞춤을 나누는 장면. 한 명은 술이 떡이 되고 한 명은 패닉 상태나 다름없는 상태에 빠져 수풀 뒤쪽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랭카르터를 인식하지 못했다. ‘저런 금단의 사랑이라니……미나렌 공주를 그냥 잠만 재웠다는 소리가 왜 나왔나 했……어? 어? 어어?’ 노예로 주어진 미나렌 아나렌 공주를 가만히 놔 뒀다는 이야기에 대공과 왕자가 금단의 사랑을 나눈다고 착각하던 그는 달빛에 반사된 아제룬 왕자의 팬티가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는 엉덩이를 보고서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 없어?’ 혹시 자신도 술에 떡이 되어 헛것을 보고 있나 싶은 생각도 들긴 했지만 바람둥이 캐릭터인 그는 지금까지 한 번도 술을 못 이기고 필름이 끊긴 채 실수하거나 헛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럼 저건 도대체 뭐란 말인가? 계속해서 눈을 비볐지만 동공에 들어오는 것은 말끔한 아랫도리다. ‘지난번에는 분명 있었다. 이건 도대체…….’ 아제룬이 카리스를 능욕(아제룬은 고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던 때 옆에서 아제룬에게 강의를 하던 그는 분명 아제룬의 아랫도리에 달린 것을 확인했었다. 그러나 저 아제룬은 그게 없다. 그의 마음속에는 의심의 씨앗이 싹트고 있었다. “대공전하 가십니까.” “그래 수고들 하도록.” 레이드란 대공의 친위기사단 듀크 나이츠가 새로이 레이드란 대공의 군단으로 편입되었다. 후반부 루시페리아 근위병대와 라그나시아 기사단. 혹은 포르노이 교주의 신전기사단이나 마신의 발록 등의 암흑계열 고위급 몬스터, 유노테스의 철갑기마대, 근위단 등의 소수 정예의 빡센 전투를 대비하여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게임을 풀어나가게 할 수 있도록 주어지는 최강의 기사단이다. 군단 전투 시스템은 대규모 공성전 등이 주를 이루는 루시페리아에서 매우 중요한 것으로 캐릭터에게 NPC군단을 편성해 주면 그 NPC군단들이 자동적으로 전투를 통해 벌어들이는 경 험치의 50%씩을 군단장이 받는 전투 시스템이다. 어쩐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파이로스 백작에게는 적용되지 않지만 어쨌든 상당히 유용한 전투 시스템이다. 초반 보고하던 류크 마이어드도 다시 볼 수 있었다. 그때 당시 23레벨이던 그는 어느새 60대의 고레벨 기사로 성장해 있었다. 아제룬 왕자의 순애 스토리로 가기로 결심한 현진은 굳이 여성들을 만나거나 하는 데에 시간을 소비하지 않고 각종 판타지 소설들을 오늘도 서적을 하나 구입해서 저택으로 돌아온 현진. “캬~ 참나 이런 책도 팔고 있었구나.” 다양한 스킬들을 배울 수 있는 독서활동을 통해 다양한 교양과 지식을 터득(?)하던 현진은 이번에는 정말 대물을 하나 건질 수 있었다. ‘KSS의 예언.’ 이란 책인데 내용을 보면 약자 이름 KSS(본명은 나오지 않는다)라는 고명한 예언가가 루시페리아 내전에서 있을 일들을 예언해 놓은 예언서인데 자세히 읽어보니 완전히 섬마을김씨의 공략집과 똑같지 않던가? 물론 다른 책들에서 충분히 열람할 수 있는 마법의 종류와 정보, 아이템의 종류와 정보, 대륙의 역사, 지리, 생활환경 등의 세부사항은 없었지만 전체적인 스토리의 흐름을 기입해 놓은 책이었다. 가격이 비싸고 또 레이드란 공작령에서도 골목길에 위치한 작은 서점의 구석진 곳에 꽂혀있었기에 일반 플레이어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게임 내에 버젓이 공략집이 존재한다는 사실. 일반에 알려지면 제법 파문이 클 듯 싶었다. 대략 읽어서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현진은 다시 한 번 KSS의 예언록을 펼쳐 들고 밖에서 들려오는 늠름한 병사들의 함성소리를 안주삼아 정독을 시작했다. 똑똑. “음 들어 오거라.” 한참 책을 읽다가 들리는 노크 소리에 현진은 승낙의 명령을 내렸다. 아마 하녀들이 대공에게 줄 간식거리나 음료를 가지고 들어오는 것일 가능성이 농후했다. 하녀들은 능욕하기가 매우 쉬운 대상에 속했다. 그렇지만 그다지 어여쁜 미모라고 볼 수 있을 만한 여성은 없어서 그다지 안고 싶거나 하지는 않았다. 순애루트 진행을 위해서 몸과 마음을 모두 떳떳하게 먹기로 마음을 먹었던지라 듀크 나이츠 레이드란 대공의 군단으로 편성된 아나렌이나 쌍둥이 자매에게도 손을 대지 않은 현진인데 하물며 미모도 딸리고 별 스토리도 준비되지 않은 하녀들과 원 나잇 섹스를 하겠는가? 또한 이제 왕궁만 되찾으면 대략 순애루트의 쫑을 보는 거고 그때는 아제룬과 실컷 즐길 수 있는데 무엇이 그리 다급하랴? 예상대로 하녀가 들어와 책상 위에 다과와 음료를 놔두고 나갔다. 참고로 과자와 음료는 제과업계의 광고전략으로 시중에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그런 과자류와 음료수류를 놔둔 것으로 제법 괜찮다고 생각되는 아이디어였다. 막 문을 닫고 나가려는 하녀. 그런데 그녀의 뒤에는 갑옷을 챙겨 입은 기사가 서 있었다. “저 엘리넬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딱히 거절할 이유는 없어, 현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서 있지 말고 들어오도록.” “예. 감사합니다.” 현진은 다과접시를 엘리넬 쪽으로 밀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받지 않은 채 용건만을 간략히 말했다. “저기 대공전하. 왕자님 어디 계신 지 보셨습니까?” “왕자? 모르겠는데? 왜 안 보이나?” “예.” “그거 이상하군. 왕자가 안 보이는데 어째서 나에게 물으러 왔나? 나보다는 바깥의 하인들이나 병사들에게 묻는 것이 더욱 현명하지 않은가?” “그건…….” ‘뭐? 젠장. 혹시 당신이 따먹으려고 몰래 데려가서 숨겨 둔 거 아냐? 라고? 성향이 신뢰인데 어째서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는 거여?’ NPC 심리정보를 호출한 현진은 엘리넬이 무슨 생각을 품고 있는 지 알 수 있었는데 그녀의 속내라는 것이 해탈한 사람 기분 나쁘게 하는 내용이었다. “아아. 제 3의 눈과 대지의 기억을 이용해서 나도 한 번 찾아보도록 하지. 용건은 그걸로 끝인가?” “예? 아 네.” “그럼 나가보도록.” 엘리넬을 내보낸 뒤 현진은 몸을 일으켰다. 아마 순애루트 이벤트 중 갑자기 보이지 않는 아제룬을 찾는 이벤트가 있었던 것도 같다. 물론 스토리는 네타랍시고 밝히지 않았지만. 적어도 이러이러한 이벤트가 있으니 대비하라. 라는 섬마을김씨의 공략집 조언이 있었다. “흐음.” 현진은 과자 몇 개를 집어 들고 매어 둔 검을 다시 찬 뒤 자신의 방을 나섰다. 그가 나간 뒤 열린 창문을 통해 바람이 들어와 놓여진 KSS의 예언서를 뒷장으로 넘겼다. 잠시 바람이 그치고 멈춰진 페이지에 쓰여진 단어는 이것이었다. ‘아제룬과 레이드란 공작. 서로 간의 불화로 인하여 결별. 그로 인해 1왕자군 괴멸.’ 현진은 대지에 남은 아제룬 왕자의 기척을 토대로 그를 추적했다. “음……여기서 누군가와 접선. 대화를 나눴다.” - 마스터. 그냥 잠시 동안 옵저버 플레이를 하시거나 하면 쉽게……. ‘허허 게임이 재미없게 무슨 소리를 하느냐. 마땅히 이런 때에 이런 방법으로 찾는 스킬이 있으니 스킬을 써야 하지 않겠더냐?’ - 말투가 괴상해 지셨군요. ‘허허허 해탈의 도라는 것이 깨우치면 깨우칠수록 깊은 맛이 있나니. 너도 남남이니 여여니 하는 욕구의 도에서 벗어나 나와 함께 참선을 해보지 않겠느냐?’ - 즐하시지요……. 현진은 발자국이 네 개가 된 길을 따라 아제룬의 흔적을 추적했다. ‘음? 어째 은밀스런 곳으로 가고 있는 것 같은데?’ 왕자와 웬 남자의 것으로 보이는 발자국의 흔적은 공작령에 존재하는 외딴 탑으로 이어져 있었다. 밤에 언데드 몬스터들이 나와 NPC주민들이 자주 오지 않는 곳. ‘탑 안으로 이어져 있군.’ 아제룬으로 추정되는 이와 웬 남성의 발자국이 동시에 탑 안으로 이어져 있었다. ‘남자의 발자국이라……이거 수상한데?’ 무슨 이벤트일까? 하고 머리를 굴리던 현진. 어느새 그의 발걸음은 탑 안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방문 앞까지 도착해 있었다. 희미하게 들리는 누군가의 목소리. 아제룬과 조금은 익숙한 듯 하기도 한 남자의 목소리. 그리고 그들이 나누는 대화의 뜻을 알아들은 현진. “……!” 카이나드 세이버를 잡은 그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왜 이런 곳까지 오는 것이오? 그냥 바깥에서 해도……?” “아무리 그래도 왕자님이나 되시는 분이 밖에서 놀음을 하시면 안 되지요. 병사들의 사기나 품위등을 감안해 볼 때 말입니다. 그렇다고 대공전하의 저택에서 하기에는 노인네들이 신경쓰이고 말입니다.” “음 하긴 그렇소.” “자 그럼 판을 벌려 봅시다.” 아제룬을 외딴 탑으로 끌고 온 하르몬은 투박한 녹색의 장판을 깔고 뒷면이 붉고 갖가지 그림들이 그려져 있는 화투장을 꺼냈다. 그리고 곧 판이 벌어진다. 어처구니 없지만 루시페리아 R의 세계에서 대중적인 도박인 고스톱. 최근 들어 상류층 중에서도 최상류층으로 속하는 왕족인 아제룬이 레이드란 공작령의 술집에 들어갔다가 병사들과 어울리며 배운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지난 번 승전 축하연으로 술판이 벌어질 때는 자기들도 좋다고 치던 주제에 평상시에는 이런 것을 금기시하던 노귀족들 덕에 아제룬은 아무 데에서나 대놓고 이것을 칠 수 없었고, 그때 마침 그런 아제룬의 낌새를 눈치 챈 하르몬은 항상 아제룬에게 붙어 있는 엘리넬을 따돌린 뒤 그를 데리고 아무도 없는 조용한 탑으로 왔다. 그의 목적은 왕자의 정체를 알아내는 것. 지난 번 술판에서 그는 놀랍게도 아제룬 왕자의 하반신에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두 눈을 똑바로 뜨고 확인했었다. 하지만 그 이전의 아제룬에게는 분명 그것이 있었다(물론 헬루나가 만들어서 달아 준 것을 그가 착각한 것이지만) 이것은 확실히 문제가 컸다. 만약 왕자가 랭카르터 백작령 수호 전투, 센티온 왕국 공격전, 레이드란 공작령 전투 등에서 성기를 상실했다거나 할 경우 크라에룬 2왕자를 끌어내리는 1왕자군의 목적을 달성하면 루시페리아 왕가의 핏줄이 그대로 끊겨버리고 만다. 만약 아제룬이 진짜 여자라면? 그렇다면 지금까지 자신들은 속아왔거나, 왕자가 성전환의 저주를 받았을 경우를 감안해 볼 수 있지만. 어떠한 경우더라도 이 사실이 충격적이고 앞으로의 내전 국면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리라는 것을 쉬이 짐작해 볼 수 있다. “내가 또 이겼소.” “아하 제가 또 졌군요.” 왕자라고 생각하기 힘들 만큼 이런 도박에 관심을 보이는 아제룬. 하지만 원래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하르몬이었기에 그가 여자로 뒤바뀐 왕자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랬다면 뭔가 틈이 보여야 했을 텐데. 아제룬은 평소와 다른 바가 전혀 없었다. “저기 왕자님?” “응? 뭐요?” “이거 아무것도 안 걸고 하는 게 너무 심심하고 삼삼하지 않습니까?” “……음 그렇기도 하구려. 그렇지만 명색이 군 지휘관들인 우리가 군자금을 가 지고 도박을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오?” “그럼 게임을 하나 하도록 하죠. 지는 사람이 페널티를 하나 씩 가지는 거 말이지요.” “그게 뭐요?” “지는 사람이 옷을 하나씩 벗는 겁니다. 그리고…….” “그리고?” 하르몬의 입가가 씨익 하고 벌어졌다. “옷을 다 벗게 된 사람이 지게 되면 이긴 사람의 소원을 한 가지 들어주는 걸로 말이지요.” “흐음. 그거 괜찮을 것 같구려.” “자아 그럼 시작할까요?” 왕자의 흥을 띄워주기 위해 잠시 지는 척 해주었을 뿐인 하르몬은 그의 평소의 실력을 동원하여 고스톱을 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제룬의 승률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가끔 이기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하르몬은 아제룬처럼 겉옷을 벗는 것이 아니라. 바지와 속옷부터 벗어내렸다. ‘……정말 여자였군. 가슴이 있는 걸 보아하니 전투 중 잘린 것은 아닌 것 같고 저주나 애초부터 여자였다는 게 되겠어. 흐음 그때 어떻게 그 달랑거리는 게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야. 그거야 물어 보면 되겠지.’ 속옷 차림이 된 아제룬의 가슴과 튀어나오지 않은 아래 속옷의 중간지점을 보자 일은 확실해졌다. 이제 남은 것은 자초지종을 듣는 것이다. “하하! 또 지셨군요. 나머지 한 장까지 벗어주시죠.” “흐으으음. 엘리넬 경이 함부로 남 앞에서는 벗지 말라고 했는데……뭐 남자끼리니 상관없겠지?” ‘남자???’ 설마 자기가 남자인 줄 아는 건가? 그렇지만 곧이어 매끈한 아랫도리가 노출된 아제룬의 나신을 본 그는 할 말을 잊었다. ‘최, 최상의 여자다. 가슴이 조금 더 컸으면 좋았겠지만 이 정도만 해도 가히……!’ 수많은 여성을 접해 본(설정 상)그 조차도 쉽게 마음이 흔들릴 정도의 미모와 몸매가 아닌가! 하르몬은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똑바로 차린 뒤, 마지막 한 판까지 내리 이기고 아제룬에게 자초지종을 캐물었다. 백치끼 있는 순진한 아제룬은 그의 질문에 순순히 답해 주었다. “저 왕자님. 이거 이전에는 있었던 것 같은데? 어째서 지금은 없는 겁니까?” “이전이라 함은 무엇을 얘기하는 것이오?” “그 카리스 르미넨 백작을 생포했을 때 말입니다. 묶어 놓으신 뒤 능욕…… 아니 고문을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때는 분명 왕자님의 허리춤에 지금 보고 계신 제 이 것과 비슷한 게 달려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아아 그거 말이요.” “예.” “그건 어떤 시녀가 달아 주더이다. 어 허리에 벨트같이 차고 중간이 튀어나온 거 말이오.” ‘아아~그 여+여 일 때 사용하는 아이템 말이었군. 하 그걸 보고 착각한 거였다니 나도 참.’ 모든 수수께끼는 풀렸다! /////////////////////////////////// 김전일이냐... 소설의 5단계 진행의 위기 부분으로 접어들고 있는 루시페리아입니다. //////////////////////////////////// 연금술사의 은시계와, 얼짱 마법 소녀의 엽기 영단어를 질렀습니다. 흐흐 좋군요. TITLE ▶41723 :: 77. 결별 섬마을김씨(lastride) 05-04-17 :: :: 11777 백치끼 넘치는 아제룬에게 진실을 듣기란 쉬웠다. 지금까지 1왕자군과 2왕자군은 의미 없는 소요 사태를 벌여 온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비록 외가 쪽 등의 배경이나 군왕에 걸맞는 인망과 자질은 아제룬이 더욱 뛰어날지 모르나 그에게는 있어야 할 것이 하나 부족하다. 그렇다고 크라에룬 2왕자가 아주 모자란 것도 아니다. 단지 루시페리아의 권력층인 보수귀족들의 입맛에 맞지 않게 매일 전쟁만 주장하는 호전적인 성격일 뿐. 유노테스 제국의 엘리자베스 여황제가 최근 등극한 예가 있기는 하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왕위를 물려받을 남자가 없을 때 이야기다. 하르몬에게 남은 결론은 하나였다. ‘후후……레이드란 대공……이 반역자!’ 레이드란 대공의 어머니는 공주였고, 또한 지금 아제룬을 낳은 왕비는 레이드란 공작가에서 들어간 여식이었다. 서로 겹사돈을 맺은 것이나 다름없었는데. 아마 오래 전부터 레이드란 가문은 뒤에서 왕비를 조종. 아제룬을 남자로 키우고 공작가를 물려받을 후계자를 붙여 어쨌든 왕가의 피를 이은 레이드란 가문으로 하여금 루시페리아의 왕위를 잇게 하려 하였음이 틀림없었다. 지난 번 보았던 그 광경도 그 일환일 것이다. 레이드란 대공이 왕자를 꼬셔서 쓰러뜨렸던 그 광경이. 생각해 보면 오히려 제르난드 후작과 크라에룬 왕자 쪽이 먼저 그 사실을 간파하고 난을 일으켰던 것일런지도 모른다. 그건 그렇고……. “응? 뭘 그리 빤히 쳐다보시오?” 정말 탐스러운 뽀얀 나신. 그 모습에 지금까지 생각해 오던 루시페리아의 미래에 대한 상상을 청소기가 밀고 지나간 듯 사라진다. 남은 건 오직 육욕과 성욕 뿐. 현진은 이놈들이 하는 소리를 듣고는 왠지 모를 화가 치밀었다. 이전 첫 능욕시나리오로 들어갈 뻔한 아제룬 왕자와의 목욕씬에서 자기가 했던 소리를 비슷하게 따라 하는 것도 조금 거슬렸지만 무엇보다 아제룬에게 다른 남자가 붙었다는 사실이 그의 심기를 상하게 했다. “이거 고문이지 않소!” “아프시면 바로 빼겠습니다. 고문일 수도 있지만 사실 이것을 하면 왕자님 기분도 상당히 좋아지실 것입니다.” ‘크으으으!!!’ 그동안 해탈이랍시고 위선을 벌였던 외면이 모두 사라졌다. 해탈은 무슨 개뿔이! 현진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문을 단번에 박살내고 난입했다. 쾅! “지금 뭐 하는 건가!!!” “아 대공!” 자기가 뭔 짓을 하고 있는 지 모르는 아제룬은 난입한 그를 반가이 맞았다. 막 아제룬의 아랫도리 부근에 접합부분을 가져다 대려던 하르몬은 고개를 돌려 레이드란 대공을 보았다. 묘하게 반항적인 눈초리. 아마 레이드란 공작을 반역자로 생각하고 저런 불퉁스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리라. “호오 오셨습니까? 대공 전…….” 하지만 하르몬의 말은 이어지지 않았다. 촤아아아악! 하르몬의 건장한 상체에는 대각선의 혈선이 그어졌다. 그동안 전장에서 앞서 싸우며 레벨을 70까지 올려놓은 그에게서 빠지는 체력은 수만의 데미지 표시를 뜨게 했다. 중요 캐릭터 시체 보존의 원칙에 따라 하르몬의 시신은 몸의 반절이 잘리고 내장이 튀어나오는 등의 참혹한 모습 그대로 위쪽의 반절이 아제룬에게로 엎어졌다. 본디 레벨 70의 정신계열 캐릭터라면 아무리 방어구를 차지 않아 방어력이 하락한 상태라 하더라도 레이드란 대공이 칼질 한 번으로 죽일 수는 없다. 그러나 NPC들에게만 발동되어야 옳은 분노 파워가 발동된 이상.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눈앞의 살육극과 시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아제룬. 피가 뚝뚝 떨어지는 카이나드 세이버를 들고서 그런 광경을 무심하게 바라보는 레이드란 대공. 긴 침묵이 한동안 이어지고 현진이 아제룬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가시죠.” 피를 잔뜩 뒤집어 쓴. 그래서 무표정이 더욱 무서워 보이는 레이드란 대공. 아제룬은 그런 그의 손을 잡으려 하지 않았다. 그런 그녀를 현진은 강제로 일으켜 세웠다. 속옷을 입히기는 상황 상 귀찮고 자신의 망토를 벗어 덮어 주었다. 그리고 다시 손을 내밀었다. 탁. 아제룬은 레이드란 대공의 손을 매몰차게 내리쳤다. 그러자 현진은 그녀의 손을 강제로 잡고 잡아끌었다. “이 손 놓으시오!” 여자 목소리만 아니면 참으로 위엄있을 아제룬의 분노에 찬 호통이 튀어나왔다. 아제룬은 레이드란 대공의 손아귀를 뿌리치려다.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땀만 뻘뻘 흘렸다. 아무리 레벨이 올랐어도 아직 차이는 상당하여 아제룬이 건드릴 정도가 아니다. 묘하게 우스운 장면이지만 미소는 지어지지 않는다. 결국 아제룬은 레이드란 대공의 손을 뿌리치는 것을 포기하고 물었다. “왜 죽였소?” “…….” 대답할 수 있을 턱이 없다. 네가 여자니까 라는 식으로 얘기해 보아야 지금까지의 행동패턴으로 봐서는 납득할 지나 의문스럽다. “왜 죽였냐 이 말이오! 내 말이 들리지 않소! 내 말이 말 같지가 않다? 이거요?” “나중에 알게 되실 겁니다. 지금은 그냥 나오시지요.” “물음에 대답이나 하시오!” 상당히 골치가 아팠다. 엘리넬이 아제룬을 능욕하려는 레이드란 대공을 죽인 뒤에 받는 시선과 추궁이나 비슷했다. “왕자님의 그곳은 함부로 아무 거나 집어 넣어서는 안 될 곳입니다. 만약 엘리넬 경이 이 광경을 보았더라도 즉각 칼을 휘둘렀을 것입니다.” “지금 장난치시오? 그딴 식으로 얘기하지 말고 왜 하르몬 자작을 이렇게 다짜고짜 죽였는지 그 이유를 내가 알아듣도록 설명하시오.” 대답하기 골머리가 아픈 것도 그랬지만 저렇게 나오자 어쩐지 울화가 치밀고 서운했다. 자신은 분명 아제룬을 위해서 비밀을 알게 된 하르몬을 죽였다. 왜 자기가 미쳤다고 레벨 70대에 육박하여 레이드란 공작의 4대 속성검 아무 거나 들어도 초필살기술을 발동 시킬 수 있는 좋은 동료 캐릭터를 함부로 죽이겠는가? 다 아제룬을 위해서가 아니던가? 권위적이지 않은 군주인 아제룬. 남녀가 유별하고 마땅히 취미가 맞거나 하지 않은 여성들과 화제가 맞지도 않고, 보수적인 노귀족들과 어울리지도 않고, 레이드란 대공의 경우 깍듯이 대할 지고지순한 직위의 인물이기에 대하는 것이 조금은 껄끄러울 때. 남자라서 붙어 있을 시간이 맞고 역시 권위적인 인물이 아니라 마음이 잘 맞는 동료 캐릭터이자 레이드란 대공과 엘리넬 다음으로 아제룬의 호감도가 높은 인물이 이렇게 죽어버리자, 격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머리로는 이해가 가도 마음속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런 심리가 현진에게서 삐딱한 말이 나오게 했다. “죽일 만 해서 죽였습니다.” “……뭐요?” “죽일 만 해서 죽였다고 했습니다. 제 말이 잘못되었습니까?”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시오!” - 아제룬 왕자의 호감도가 급감했습니다. ‘제기랄!!!’ 미사의 호감도 하락의 메시지가 현진을 더욱 열 받게 만들었다. 딴 놈하고 놀아난 것부터 몹쓸 짓을 하려고 한 그 딴 놈을 옹호하는 것까지 정말 참으며 듣기 힘들었다. “하……그래서. 제가 왜 죽였는지 설명드리면 왕자님이 알아들으실 수나 있으십니까?” “뭐라고?” “웃기는군요. 왕자님이 제가 왜 하르몬 자작을 죽였는지 설명하면 알아들으실 수 있으면서 저한테 물어보시는 거냐고 묻고 있습니다.” 성에 대해 완전 백치. 교육이 쉬이 먹히지 않는 아제룬. 확실히 그에게 성에 대한 것을 가르치기란 난해하고도 고달픈 작업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내가 뭘 못 알아듣는단 말이오!” “하하? 그러십니까? 잘도 잘 알아듣겠습니다. 왕자님. 지금까지 해 오신 행적을 보면 제가 설명을 드려도 전혀 알 것 같지가 않던데요?” 자신을 바보로 몰아세우자 아제룬도 비꼬는 투로 말했다. “허! 지금 날 바보취급 하시는 구려……공작. 당신이 잘났다고 너무 사람 무시하지 마시오. 아주 그냥 혼자서 적병 몇 만 즈음 상대할 수 있다고 자만이 하늘에 뻗쳤구려.” “뭡니까?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왕자님.” “자만하지 말라고 했소이다. 공작.” “뭐요? 지금까지 누구 덕에 당신이 이 상황에 와 있는지 알고나 그런 소리를 하는 건가? 철썩 같이 믿던 그 동생한테 뒤통수 맞고 이제 잡혀가 고문이라도 당해 봐야 정신을 차릴 건가? 아제룬?” 본디 하르몬을 죽인 것으로 발발한 싸움이 이제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닥치시오! 당신이란 사람 정말 실망이오. 온갖 정이 다 떨어지는군. 쪼잔하게 질투나 해서 사람을 죽이질 않나, 잘났다고 자만하질 않나. 꼴도 보기 싫소!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지시오!! 당신 같은 사람 이제 필요 없소!” 내 눈앞에서 사라지시오, 필요 없소, 필요 없소……. 그 말을 듣자 현진은 끝내 울화통이 폭발했다. 현진은 아제룬의 호감도를 올리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검 청홍의 검신을 손으로 잡아 부러뜨리고 그대로 집어 던졌다. “씨이발! 그래! 네 꼴리는 대로 하고 살아라. 내가 가라면 못 갈 줄 알지? 허! 망할 자식. 더러워서 꺼져준다. 제르난드하고 크라에룬한테 X지가 헐리도록 한 번 따먹혀 보고서 질질 쳐 울어봐라. 씨발. 니기미 X또 잘 먹고 잘살아라.” “하! 갈 테면 가시오. 누가 잡을 줄 아나 보군. 나한테 빌붙어서 내전을 이기고 난 뒤에는 정권을 잡고 날 휘두르려고 하는 당신 같은 귀족 따위 내겐 필요없소. 어서 꺼지시오.” “그래 주지.” 쾅! 주먹을 벽에 박아 넣은 현진은 그대로 아제룬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 탑을 내려갔다. 하르몬 랭카르터 자작의 급사와 레이드란 대공의 영문 모를 실종. 1왕자군의 지휘부는 그것을 최대한 감추고 쉬쉬하려 했으나 전장의 신이자 수만의 병력을 혼자서 상대하던 레이드란 대공과 젊은 차세대 지휘관으로서 이름값을 날리던 랭카르터 자작이 없어지자, 그 동요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그리고 그 소문은 어느덧 2왕자군을 통솔하는 제르난드 후작과 크라에룬 2왕자의 귀에 들어가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최고수급 캐릭터들 여럿을 잃고 병력도 몽땅 잃은 채 루시페리아 수도 리큐리스에 견고한 성벽과 듀크 나이츠나 라그나시아 기사단을 능가하는 최고의 기사단 근위 기사단과 근위대를 이용해 수성으로 나서려던 2왕자 군에게 레이드란 대공이라는 혼자서 수만의 병력을 쓸어버릴 수 있고, 나머지 1왕자군에게 정신적인 지주로 자리잡고 있는 극강의 초고수의 실종은 다시없을 호재였다. 전세는 밀리는 쪽으로 반전되었고, 이제 병력도 부족했지만 이럴 기회를 놓칠 수는 없는 노릇. 수성의 명수 파이로스 백작이 아직 건재하다고는 하나 수 번의 전투로 아직 보수가 완벽하지 못한 레이드란 공작령을 다시 차지하지 못할 것은 없었다. 그렇게 크라에룬은 수도 농성 계획을 접고 근위단의 도움도 받지 않은 채 나머지 병력으로 다시금 1왕자군에 총 공격을 실시하기에 이르렀다. 적이 약할 때를 노려 공격한다. 병법의 기본이다. “크으 술 맛 조오타아~” 현진은 소주 한잔을 가볍게 비우고 테이블에 놓았다. 그런 그의 등 뒤에서 한심하다는 말투의 목소리가 들렸다. “한심해.” “맞아 한심해.” “에이 시끄러 이것들아! 크게 만들어 줬으면 좀 닥치고 있어!” 현진은 뒤에서 속을 더 긁는 쌍둥이들을 윽박지른 뒤 다시 술잔으로 고개를 돌렸다. “따라라. 아나렌.” 현진은 빈 술잔을 옆에 있는 아나렌에게 내밀었다. “저기 술이 모두 떨어졌습니다만…….” “주인장! 여기 술 좀 더!” “그만 드시는 게…….” “걱정 말도록. 아나렌. 이 정도로는 끄떡도 없으니까.” “아니 그치만 이쪽에 제 언니가…….” 현진은 아나렌이 가리키는 쪽을 보았다. 그곳에는 그 얌전한 미나렌 공주가 완전 술에 취한 채 인사불성이 되어서 헬루나와 쌍둥이들에게 온갖 하소연을 늘어놓으며 난리를 피우고 있었다. “술! 술 더 줘!” “…….” 19세 게임의 캐릭터들이다. 저기서 더 퍼먹였다가는 미나렌 공주라는 캐릭터의 이미지에 안 맞게 바에서 스트립쇼를 할지도 모른다. 현진이 쌍둥이들에게 눈짓을 하자 그녀들은 손날로 단번에 미나렌 공주의 목을 내리쳐 테이블 위에 쓰러지게 했다. “아!” 아나렌이 그런 모습에 잠시 깜짝 놀랐으나, 별 탈 없을 거라는 현진의 저지에 다시 의자에 앉았다. 웨이터가 술병을 내오고 마개를 따 주자, 아나렌은 다시 레이드란 대공의 앞에 놓은 술잔에 술을 채워 주었다. 거기에 안주들이 딸려 나오고, 쌍둥이들이 갑자기 아나렌과 현진이 앉은 테이블에 달라붙었다. “나 저거!” “나도!” 쌍둥이들은 안주에 놓인 새우튀김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제법 맛있는 음식류로 속하는 것이었지만 현진은 그것을 굳이 먹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가져가라.” - 리엘란, 리엘르의 호감도가 상승했습니다. 애들처럼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저것들이 정말 17살들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유아 체형 스럽기는 해도 어른스러울 줄 알았는데……. 루시페리아R 초반부 종결부분인 휴양지 이벤트에서 갈 수 있는 세 곳 중에서 온천과 산속 계곡 등이 포함되어 있는 별장에 가까운 마을의 한 주점에는 실종된 레이드란 대공과 레이드란 대공에게 편성된 기사인 망국 센티온의 아나렌 공주와, 수리건곤법으로 잡은 두 쌍둥이, 그리고 애초부터 주인으로 섬겨야 할 신세였던 헬루나와 아나렌이 데려 온 미나렌 공주등. 온갖 미녀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TITLE ▶41762 :: 78. 순결상실위기 섬마을김씨(lastride) 05-04-18 :: :: 15069 헬루나를 제외하면 후반부 캐릭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크으으 조오타아~!” 현진은 또 다시 소주 한 잔을 들이키며 쓰린 속을 달랬다. 그러자 옆에서 레이드란 대공의 술시중을 맡은 아나렌이 걱정스러운 투로 말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시기에……마스터답지 않으십니다.” 그 말이 튀어나오자 대번에 뒤에서 들려오는 외침들. “여자한테 차였어!!” “맞아 차였어!!” 레이드란 대공의 소매 속에서 아제룬과의 다툼을 보았던 그녀들인지라 확실히 현재 현진의 심산을 파악하고 있었다. 빠직! 그치만 안 그래도 진짜 그것 때문에 마음이 심란스러운데 저것들까지……. “이것들이!” “메롱!” “바보! 바보! 바보!” 직접 저것들을 잡아서 혼을 내기에는 기분이 안 내키고 그렇다고 마땅히 시켜서 저 녀석들을 잠재울 만한 동료 캐릭터도 지금은 없다. 헬루나, 아나렌이 있지만 그녀들은 각각 66, 68 레벨로 70레벨이 넘는 쌍둥이들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어이 이봐. 혼자서 이렇게 많은 미녀들을 차지하면 다른 남자들한테 조금 미안하지 않아?” 화를 삭이고 술이나 마시려 하던 현진에게 이번에는 제법 떡대가 있어 보이는 사내들이 시비를 걸었다. 각종 병장기를 갖춘 것을 보니 용병인 모양이다. 하지만 레벨을 보면 정말 같잖아서 상대하기 조차 귀찮다. 현진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뒤의 쌍둥이들에게 말했다. “야. 니들. 알아서 처리해.” “정말?” “진짜? 죽여도 돼?” “죽인 다음에 파묻어버려.” “응!!” 시비를 걸던 이들은 순식간에 쌍둥이들에 의해 소멸되어 사라졌다. 참으로 싱겁다. 저럴 놈들이 왜 시비는 걸어서……. “쩝.” 왜 이렇게 기분이 심난한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가상현실 패키지 게임에서 고작 그런 NPC에게 정말 그토록 심한 분노와 배신감을 느끼는 게 가능키나 한 소리인가? 자아보호시스템은 뭐 때문에 있는데! 테이블 위의 빈 술병은 자꾸만 늘어나고 있었다. “우와!” “경치 좋다!” 쌍둥이들의 탄성이 말해 주지 않아도 세 곳의 휴양지 이벤트가 벌어지는 곳 중 한 곳인 산지는 경관이 매우 뛰어났다. 별장의 규모는 조금 작았다. 게임 시나리오 설정 상. 다른 곳은 왕성에서 직접 설립한 것이지만 이곳 별장의 경우. 그런 대규모 성채와 같은 별장을 건설할 수 있을 만한 부지도 없고 해서 한 귀족이 지은 곳을 매입해 쓰고 있다. 그렇지만 해안가에 위치한 완전히 성채 같은 별장보다는 이런 수수하고도 조그마한 곳이 낫다. 1왕자군을 버리고 떠나왔을 때 마땅히 갈 곳이 생각나질 않았다. 그래서 그냥 이곳저곳을 떠돌면서 술이나 마시고 놀았는데 생각해 보니, 이제 어떻게 게임을 진행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쪽팔림과 구박 받을 것을 무릅쓰고 게임 제작자이자 공략자인 새식이 놈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의외로 뜻밖의 이야기가 들려왔다. 그렇게 대판 싸우고 난 뒤 레이드란 대공이 진짜로 갈라서 버리면 게임 진행이 엉망이 될 줄 알았는데, 새식이 놈이 까발린 아제룬 순애 루트 경로와 스토리를 들어 보니 그건 또 아닌 모양이다. 아제룬의 호감도가 일정 수치 이상 오르면 연회 이벤트에서 아제룬의 기습 키스를 당하게 되는데, 그때 그것을 본 하르몬이 아제룬을 옷벗기기 게임으로 벗기고 먹으려 하는 것을 저지하여 아제룬 왕자와 반목이 생길 때. 그대로 남아서 왕자를 위해 싸우는 것보다는 현진처럼 분노해서 레이드란 대공에게 종속된 후반부 캐릭터들을 모두 데리고 떠나, 단기 코스로 그녀들을 육성한 뒤. 그 몇몇의 동료로 수만의 병력과 맞붙어 왕성을 되찾아 레이드란 대공을 떠나보낸 뒤 자신의 진짜 정체를 알게 되고, 공작을 보낸 것을 후회하고 있는 아제룬을 보듬어 주는 것이 키포인트라고 한다. 이 시나리오는 현진처럼 단 한 번도 아제룬을 능욕한 적이 없을 때 가능했다. 만약 다른 사람들처럼 능욕 순애를 병행했을 때에 이렇게 떠나버리면 하르몬이나 레이드란이나 결국은 똑같다며 아제룬이 하르몬을 죽인 레이드란 대공을 더욱 미워하게 된다는 것이다. 확실히 메인 히로인 답게 공략법이 어려운 이유는 바로 위의 능욕 순애 병행 시에는 순애루트로 가는 길이 상당히 험난해지고, 그 어렵게 완전 순애 루트로 간다고 하더라도 주위 NPC들 없이 고작 5~6명의 동료로 두터운 왕성을 공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현진에게 있었다. ‘쳇! 그딴 배은망덕한 자식! 누가 도와준대?’ 현진의 경우 자아보호시스템의 이상으로 다른 이들은 느끼지 않는 왕자에 대한 진짜 배신감을 느꼈기에 아제룬에게 심통이 난 소위 말해 삐져 있는 상태였다. “저기 대공전하. 이곳에 온 이유가 무엇이죠?” “음……아!……흐음. 수련을 쌓기 위해서네.” 그러면서 수련을 쌓는다고 말하는 것을 보니 아주 아제룬과 등질 생각은 아닌 모양이다. ‘두고 봐. 망할 시키. 순애루트로 공략해 놓은 다음. 냉정하게 차 주마!’ 확실히 순애루트로 공략할 만큼 공략해 놓고 사랑을 구걸하는 여성 캐릭터들을 농락하는 방향의 플레이를 할 수도 있었다. 이럴 경우 여성들이 거의 노예 수준으로 전락하는 등의 귀축플레이를 해도 불평 불만 없이 ‘공작님이 원하니까. 이런 거라도 할 수 있다면 만족해’ 등의 대사를 들을 수 있는 변태적인 능욕 루트 엔딩을 볼 수 있다. 어쨌든 산지형 몬스터들이 많이 서식하는 이쪽에 수련 합숙지를 잡고 수련을 시작하는 현진이었다. 장비와 아이템은 대충 맞춰 왔다. 하지만 이 후반부 캐릭터들 중 딱 한 명 전혀 쓸모없는 캐릭터가 한 명 있었다. “저, 전 어떻게 하죠?” 레벨 5의 미나렌 공주. 딱히 전투 스킬도 없고 몸도 너무 유약한. 전투에는 정말 쓸모없는 캐릭터. 공작령을 등지고 떠날 때 따라온 아나렌이 데려오긴 했지만 마땅히 쓸만한 데가 없는 캐릭터다. - 속성이 정신계열이고 마나량은 다른 것에 비해 제법 뛰어나니 그쪽으로 육성하시면 도움이 될 지도 모릅니다. ‘으음 그럴라나?’ 정신계열 속성은 모든 속성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전천후 속성. 고위급 기술을 배울 수 없거나 타 속성 기술을 사용시에는 페널티가 있지만 만능형 캐릭터라는 것은 매우 매력적이다. 특히 다른 속성들에 구애받지 않는 평상데미지의 정신계열 속성에 여타 다른 속성마법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정신계열의 장점이었다. “그대도 따라 오도록.” “저기! 마스터. 제 언니는…….” “그럼 아무리 집 한 채가 있다지만 언제 몬스터들이 들이닥칠지 모를 이곳에 그냥 두고 떠나는 게 낫겠다는 건가? 오히려 이곳보다는 우리들이 데려 가는 것이 자네 언니의 신변에도 도움이 될 거야.” “……으음. 알겠습니다.” 그렇게 미나렌까지 파티로 해서 현진은 사냥을 떠났다. 산지형에 몬스터들은 대부분 대지계열의 속성. 유감스럽게도 화염계열의 속성 공격을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는 한 명도 없었지만 대지계열에 약한 바람계열의 속성을 지닌 이도 없어, 사냥에 크게 무리가 가는 것은 아니었다. 평균 레벨이 대략 6~70인 파티. 미나렌이 끼지 않았다면 몬스터들의 수준은 더욱 높아졌겠지만 미나렌이 있음으로서 몬스터들도 그다지 강하게 나오지는 않았다. 초반 나오는 몬스터들은 나무 몬스터인 트렌트. 아나렌의 수분 말리기 스킬을 이용해서 쉽게 잡을 수 있는 놈들이었다. 그 외 숲 속에 사는 드라이어드나, 숲 속 종족인 오크들이 튀어나와 일행을 건드렸다. “어스 스파이크!!!” 미나렌에게 유일하게 하나 가르친 대지계열 초보 마법 어스 스파이크가 대지계열이 아닌 암흑계열의 속성을 지닌 님프 등을 공격했다. 비록 데미지는 미약했으나 미나렌의 레벨로서는 엄청난 몬스터들을 상대하다 보니 그녀의 레벨업은 무척이나 빨랐다. 어느새 레벨 10이 되어 소울 슬래쉬 등의 정신계열 마법을 사용하고 있지 않던가? ‘음 키울 만 하겠는데?’ 고레벨 사냥터에서 죽지만 않게 도와준다면야 50대 레벨 정도 돌파하는 것은 크게 힘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정도 되면 전투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은 자명했다. 나무들과 오크들이 주로 나오던 구역을 돌파하고 나자, 라플레시아, 만드라고라 등의 식물계열 몬스터들이 나오는 구역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런 식물류 몬스터들의 경우. 공격력이 매우 낮지만 골치 아픈 상태 이상 마법들을 걸어대는 녀석들로 자리에서 쉽게 움직이지 못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불기둥을 솟게 만들거나 하는 등의 땅에다 타격을 주는 기술을 쓰면 쉽게 잡을 수 있다. “우와! 그거 같다.” “정말이네.” 그리고……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놈들은 남성의 그것과 비슷한 줄기들을 날리는 전형적인 촉수형 몬스터다. 그러다 보니 저것에 익숙한 세 명의 여인네들의 재미있는 반응이 쏟아진다. “소드 클론." 헬루나가 손에 끼우고 있던 단검을 던지며 외치자, 식물형 몬스터 플로라들이 날린 촉수들의 숫자에 맞게 단검이 늘어나 촉수들을 찢어버렸다. 그런 다음 그 촉수를 날린 플로라에게 날아가 박힌 뒤 검은 연기를 남기며 폭발하면서 데미지를 입혔다. 하지만 워낙 촉수들이 많았던지라 헬루나의 스킬로도 모두 처리가 되지 않았다. 원래 이런 촉수들은 화염계열 마법. 파이어 월을 깔아 자동적으로 소거하게 하는 것이 가장 처리하기가 쉽다. “꺄아아아앗!” 다른 캐릭터들은 촉수들의 공격에서 여유롭게 벗어날 수 있었지만 한 명의 캐릭터는 달랐다. 어느새 촉수들에게 몸을 구속당한 뒤, 드레스 속으로 촉수들이 파고 드는 미나렌이었다. 촉수들은 미나렌의 사지를 묶은 뒤 나머지 촉수들을 통해 옷의 틈새 여기저기로 비집어 들어가 미나렌을 능욕하기 시작했다. “언니!” 그 모습을 동생인 아나렌이 보다 못해 달려 나가다가, 그녀 역시 방심을 틈타, 레이드란 공작의 4대 명검 중 빙한계열 화이트 스노우가 촉수에 의해 묶여 버리고 그 검을 빼내려는 틈을 타 나머지 촉수들이 그녀를 묶었다. 몬스터들이 여기저기서 늘어나고, 아나렌 공주의 몸안에도 촉수들이 파고들자, 결국 현진이 땅바닥에 검을 꽂았다. “대지 폭발!!!” 같은 대지계열이라 데미지는 가감될지 몰라도 위력적인 그의 필살기는 순식간에 플로라, 라플레시아, 만드라고라 등의 촉수를 날려 대던 식물형 몬스터들을 모조리 날려버렸다. 덕분에 촉수들도 모조리 사라지고 미나렌과 아나렌도 촉수들에서 몸이 자유로워졌다. “둘 다 괜찮은가?” “아. 네 덕분에…….” “어리석은 짓을 했군. 아나렌.” “……죄송합……!!!”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뜨는 아나렌. “우와 크다.” “댑따 크다! 지난 번 변태 거인보다 더 커!” 자그마한 입을 벌릴 대로 벌린 채 다물지 못하고 있는 쌍둥이들. ‘어느 놈들이 나의 친구들을 해치느냐!!!’ 나타난 것은 무슨 5층 아파트 정도 되어 보이는 거대 나무괴물. 엔트였다. 휴양지 이벤트 몬스터 습격 이벤트에서, 해조류 몬스터의 왕 크로미룸이나 갑각류 몬스터들의 왕 킹크라이처럼 나오는 보스급 몬스터. 산속식물들의 가디언 엔트. 그의 매섭고도 날카로운 나뭇가지들의 공격이 순식간에 쏟아졌다. “모두 피해!” 이전 식물 몬스터들의 끝이 둥그스레한 촉수와는 다르다. 날카롭고 예리한 나뭇가지들이고 묶고 능욕이 목적이 아닌 살상을 목적으로 날아오는 것들이기에 엄청난 데미지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현진은 보호대상인 미나렌을 몸으로 감싸 보호하며 한쪽 구석에다, 석병과 대지의 장벽을 세운 바리케이트를 만들고 그 안에 미나렌을 놔두었다. 한동안은 안전할 것이다. 엔트는 그 엄청나게 많은 나뭇가지들을 이용하여 채찍처럼 동료들을 공격했다. “꺄핫! 느려!” “바보! 느려!” 최고의 민첩도를 지닌 리엘란 리엘르 자매의 경우에는 전혀 피해를 보지 않고 있었지만 헬루나와 아나렌의 피해는 만만치가 않았다. “이봐! 너희들 아나렌에게 치유 마법이라도 좀 써 주라고!” “귀찮아!” “알았어.” 이번만큼은 쌍둥이들의 대사도 서로 맞지 않는다. 힐링 마법으로 체력이 어느 정도 차오르자 아나렌은 스노우 화이트를 똑바로 세우고 외쳤다. “설혼난무!” 스노우 화이트의 검신과 손잡이의 중간에 있던 투명한 다이아몬드에서 얼음의 결정모양인 육각형들이 회오리처럼 퍼져 나가, 각각의 체력을 가지고 있던 나무줄기들을 공격했다. 나무줄기들이 모두 작살나서 떨구어지자, 그 뒤로는 나머지 캐릭터들의 주특기 스킬들이 작렬하기 시작했다. “홀리 크로스!” 쌍둥이들이 서로 종과 횡으로 교차해서 지나가며 십자 모양의 공격을 가하자, 그곳에서는 신성력의 십자가가 만들어져 엔트를 타격했다. ‘우우우우우!’ “암살!” 그런 엔트의 뒤통수에서는 헬루나가 단검으로 암살 스킬을 사용하여 엔트의 체력을 급하락시켰다. 거기에 마지막으로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굳이 동료들 레벨만 올리느라 희생할 필요가 없어진 레이드란 대공. 현진의 마지막 공격까지 작렬했다. “무한 난자.” 서거거, 서거거거, 서거걱, 쓱삭! 위잉 위이이이잉!!! 엄청난 체력을 지닌 엔트였지만 그는 무한난자의 공격에 순식간에 거의 모든 체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본디 레이드란 대공의 무한난자 스킬은 적은 데미지로 정말 무한정 공격을 가하는 스타일의 스킬이다. 하지만 현재 현진이 들고 있는 무기는 카이나드 세이버가 아니었다. 죽음의 평원에서 전기톱 제이슨을 없애고 얻은 나무형 몬스터에게 300% 추가 데미지를 주는 최강의 무기. 전기톱을 들고 있는 것이다. 애초에 이런 몬스터들이 뜰 것을 예상하고 미리 챙겨 온 RPG에서만큼은 확실한 활약을 보이는 현진이었다. ‘우어어어어!!!’ 나무의 정령들의 비명소리와 함께 엔트의 나무에 새겨져 있던 표정이 스크림 가면으로 변하고 그는 경험치를 남기고 사라졌다. 아니 경험치 뿐만 아니라 노란 화분까지 남기고 사라졌다. 엔트가 사라지고 전장에 퍼지는 노란 꽃가루들. “콜록! 콜록!” “에취!” “에쵸!” 캐릭터들은 각자 심하게 재채기와 기침을 해 대었다. 그 중 유일하게 아무 느낌도 받지 않은 듯. 손을 펴고 떨어지는 꽃가루를 보던 헬루나의 표정이 굳어졌다. “주인님!” “콜록! 콜록! 왜 그래?” 한참을 쿨럭거리던 현진. 그리고 어느새 꽃가루들은 모두 땅바닥으로 가라앉았다. 그러자, 헬루나가 레이드란 대공에게 다가와 귓속말로 말했다. “이거……최음가루인데요?” 현진은 놀란 듯 반문했다. “뭐……?” “제가 이런 거에는 좀 빠삭하지 않습니까? 확실합니다. 그리고 이전부터 듣던 바로는 나무 몬스터들은 죽을 때, 마지막 씨앗을 남기기 위해 꽃가루를 남기는 데 그것이 매우 강하게 여성이 남성을 찾도록 되어 있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고 합니다.” 현진은 그제야 공략집의 내용이 생각났다. 하계마왕 드라이어스가 죽을 때 남기는 발기부전의 저주처럼 나무들의 가디언 거대나무괴물 엔트가 죽을 때는 50% 확률로 걸리는 최음가루를 남기고 죽는다는 내용. 남녀 캐릭터 모두에게 걸린다고 하던데, 아마 지금의 자신에게는 걸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이런 데에는 본디 내성이 있는 헬루나 역시 걸리지 않았다. 그 순간. 현진은 아랫도리가 순식간에 서늘해짐을 느껴야만 했다. “어, 어느새!” 민첩도 최강인 두 쌍둥이들이 어느 새인가 레이드란 대공의 하의를 벗겨 내린 것이다. 그리고 그녀들은 그 붉은 빛이 감도는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 무언가를 잡고서는 레이드란 대공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나 이거 줘.” “나도.” 전주인 제르난드 후작에 의하여 성에 대해서는 너무도 자유스럽게 육성된 두 쌍둥이들은 최음가루로 인한 욕정을 느끼자마자 거침없이 행동하고 있었다. ‘하, 하지만 이, 이, 이건 너무나 갑작스럽잖아!!!’ “으흣!” 그리고 들려오는 비명과도 같은 신음소리. 그 소리가 들린 방향에서는 아나렌 공주가 검에 몸을 간신히 지탱한 채 바닥에 털썩 앉아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었다. 아나렌은 눈에 눈물방울을 머금고 말했다. “저, 저, 저 이, 이거 어떻게 해야……하는 건가요?” 그녀가 입고 있던 하의의 바지는 이미 무언가로 축축이 젖어있는 것처럼 보였다. 또한 바로 눈앞의 쌍둥이들은 거칠 것 없이 옷을 벗어제치는 중이다. 지금 현진에게는 아무것도 거칠 것이 없었다. 이 어택을 방해할 순애루트 쪽 기본 캐릭터들도 없고, 숲속이라 방해할 인간들도 없고, 있다면 고작 몬스터들 뿐인데 몬스터는 레이드란 대공의 대지계열 마법 중 일정한 구역을 침범하지 못하게 하는 기술이 있는데 그것을 사용하면 간단히 처리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지금까지 집요하게 그를 괴롭혀왔던 방해요소들이 아무것도 없다는 소리. 그렇게 현진의 순결(?)에 최대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 과연...될까요??? 그리고 이 부분과 다음 편 앞부분으로 루시페리아R의 3권 분량이 마무리 될 것 같습니다. 허 벌써 3번째 권까지 진도가 나갔군요. 뭐 이번만큼은 기대하셔도 좋습니다!(섬마을김씨 = 남원고 교내 비공인 종교단체 구라신교의 교원. 구라대제 구라신공 박구라 여사를 섬기는 중) TITLE ▶41813 :: 79. 능욕신마의 귀환 섬마을김씨(lastride) 05-04-19 :: :: 13360 곳곳에서 불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서방 아스테니아 대륙에서도 10손가락 안에 꼽히는 거대도시이자, 새로이 생긴 레이드란 공국의 중심지이자 수도라 할 수 있는 도시가 또다시 불타고 있었다. 레이드란 공작가라는 거대 무력 세력의 비호 아래 평화로이 살던 NPC 주민들에게는 이만저만한 피해가 아닐 수 없다. 그 공작령을 지켜 주던 성벽은 보수되기도 전에 또다시 무너져 수많은 병력들의 침입을 멀뚱히 서서, 보고만 있었다. 레이드란 대공이란 최고의 무력을 갖춘 이가 사라지자, 1왕자군은 왕국 제 2고수라 불리는 로제닌 제르난드 후작을 선봉으로 1왕자군들을 가차 없이 베어가며 최후의 방법으로 택한 시가전에서도 어느덧 승산을 잡았다. “멸광파!!!” 제르난드가 검을 내리치자, 그 주위로 검은 색의 액체처럼 보이는 빛이 솟아오르며 주위를 모두 뒤덮었다. 곳곳이 불타며 훤하게 비추고 있음에도 제르난드의 주위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오직 어둠뿐이 있을 뿐이다. 빛을 멸한다는 뜻의 제르난드 후작의 전체기술 멸광파. 그것이 작렬한 주위에는 1왕자군의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그를 묶어둘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1왕자군의 잔존세력들은 각 성문에 뿔뿔이 흩어져 제 힘을 펼칠 수가 없었다. 이미 주 침투로였던 서문은 2왕자군들이 차지했고, 파이로스 백작과 쟈프 레이드란 후작이 이끄는 북, 동문도 이제 뚫리기 일보 직전이었다. “어서요! 왕자님 이쪽으로!” 마지막. 아제룬 왕자가 직접 이끄는 부대는 남문 쪽으로 밀렸는데 이쪽은 맨 처음 공작령이 뚫렸을 때 포트키 쪽으로 도망치는 방향이었다. 퓨리나 공주일행은 패주한 아제룬 왕자를 이쪽으로 데려왔다. 거의 대부분의 1왕자군 측의 손을 들어주던 병력이 궤주하긴 했지만 아직 우군인 포트키 중립국이 남아 있다. 그곳에서 다시금 기회를 엿보라는 공주의 배려였다. 그러나 다시금 기회를 잡는다고 해도 레이드란 대공이라는 극강의 고수를 제 발로 차버린 아제룬에게 새로이 도약할 기회란 많지 않았다. 어느덧 주위에는 병사 NPC들도 하나 보이지 않고, 아제룬과 엘리넬. 그리고 공주 일행만이 남았다. 퓨리나 공주를 따라 도망치던 아제룬. 한참을 헐레벌떡 달리던 그는 갑자기 그 자리에서 멈춰 섰다. “왕자……님?” “먼저들 가시오.” “예?” 레이드란 공작의 4대 명검. 윈드 칼리버를 뽑아 든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소리쳤다. “추격이 급박하오. 여기서 내가 저들을 막겠소. 그러니 어서 공주들이라도 도망치시오. 나 때문에 포트키에 혈겁을 일으킬 수 없소. 지금까지 도와 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은혜를 입었소. 그럼.” “그건……안 될 말이에요! 어서 같이 가요.” “왕자님! 비록 지금은 밀리더라도 포트키의 도움과 레이드란 대공 전하의 도움을 받는다면 우리는 충분히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여기서 포기하셔서는 안 됩니다.” 엘리넬과 퓨리나 공주가 아제룬을 설득했다. “어서! 가시오! 공주. 나는 남자이고 그래도 크라에룬의 형이니 죽이거나 하지는 않을 거요. 하지만 공주. 당신이 사로잡힌다면 무슨 험한 꼴을 당할지 모르오. 에이디아 경, 리즈엘 경. 그대들의 본디 목적은 공주의 안위가 아니었소? 나는 개의치 말고 공주를 모시고 도망치시오.” 어이 너도 여잔데 무슨 헛소리야? “가시죠. 공주님.” “무슨 소리야! 에이디아!” “저희는 공주님을 지키는 게 사명입니다.” 아제룬의 외침에 자신들의 본디 목적이 아제룬의 패업이 아닌 공주의 보호에 있음을 새삼 다시 깨달은 에이디아와 리즈엘은 왕자의 말을 듣고서 공주를 보쌈하듯이 들쳐메고 자기들끼리 달려나갔다. “이, 이거 놔!” “죄송합니다. 공주님.” 리즈엘이 마법으로 공주를 잠재웠다. 그런 다음 아제룬과 엘리넬을 향해 가벼이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한 뒤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그대로 사라졌다. “아!” 엘리넬은 정녕 아쉬운 듯. 사라져가는 그녀들을 보았다. “미안하다. 엘리넬. 네 뜻에 부응해 주지 못해서.” “……아닙니다. 왕자님.” 이미 포트키 도주도 물 건너가고, 엘리넬도 체념한 듯 레이드란 공작의 4대 명검 열화검 레기우스를 뽑아 들고 추격해 오는 적들을 향해 겨누었다. 하지만 못내 아쉬운 듯 엘리넬은 중얼거렸다. “대공 전하가 계셨더라면…….” “…….” 분명 이렇게 지지는, 아니 지금쯤 루시페리아 수도 리큐리스에서 지금과는 반대로 2왕자군을 이렇게 몰아붙이고 있을 지도 모른다. “저기 왕자가 있다!” 몰려오는 2왕자군. 밀집해 있는 그들에게 윈드 칼리버와 레기우스가 부여하는 필살기술을 사용하면 조금은 더 시간을 벌 수 있었겠지만 이미 수성을 하며 모든 마력을 소비한 아제룬과 엘리넬이다. 그래도 육탄전을 하기에는 체력이 충분했기에 아제룬과 엘리넬은 서로 등을 맞대고 2왕자군에게 맞섰다. 그것도 잠시. “엇!” 아제룬과 엘리넬이 각각 착용 중이던 레기우스와 윈드 칼리버가 둘의 손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아제룬과 엘리넬의 허리에는 검은 색의 밧줄이 생겨나 둘을 휘감았다. “유감이로군요. 아제룬 왕자님.” 2왕자군이 들이닥치면서 포로로 잡혀 있다가 풀려난 궁정마법사 카리스가 웃으며 나왔다. 거의 벗은 거나 다름없게 묶어놓았었는데 어느새 로브까지 맞춰 입은 모습이다. “오랜만입니다. 형님.” 카리스의 뒤에서 누군가가 걸어 나왔다. 가장 화려한 갑옷을 입고 있는 확실히 눈에 띄는 금발의 미남자. 하지만 아직 소년의 티를 벗지 못한 제 2왕자 크라에룬 드카시안이었다. 승리감과 성취감에 가득 차 있는 크라에룬의 자신만만한 표정. “크흑!” 그 모습을 본 아제룬은 입술을 깨물며 패배의 쓴맛을 맛보아야 했다. 그렇게 약 2년 간 루시페리아의 국력을 야금야금 갉아먹었던 왕국내전이 종결을 맺었다. 몸에 괴상쩍은 하얀 액체를 묻히고 있는 리엘르와 리엘란. “리엘란, 리엘란.” “응?” “이것 봐. 또 커져.” “우와! 정말이네. 대단해. 제르난드랑 크라에룬은 이렇게까지는 못했는데.” 여성들에게 상태이상 ‘최음’ 이 걸렸을 경우. 그녀들의 성감도 수치는 특별한 애무가 없이도 극도로 오른다. 그 덕에 이 상태이상 ‘최음’은 능욕실력이 부족한 초보들이나, 현진 같은 가상현실 속에서 헤매는 부류에게 아주 유용한 상태이상이었는데 자리 잡았다. 특히 포트키 비뇨기과에서 받을 수 있는 음약성분발출 수술은 능욕루트로 가려는 이들의 거의 필수적인 수술로 각광받았다. 어찌 되었든 다시금 커진 그것을 보고 리엘르는 다리를 벌렸다. “그럼 다시 해 볼까?” “이번엔 나야!” “너 저기 서큐버스랑 신나게 했잖아!” “진짜배기가 좋단 말야!” 서로 자기가 하겠다고 티격태격 싸우는 쌍둥이들. 그러는 새에 한쪽에 쓰러져 있던 아나렌이 다가와 레이드란 대공의 몸을 차지했다. “이번엔……제가 부탁드리겠습니다.” “아앗! 치사해!” “맞아! 치사해!” 뒤늦게서야 아나렌이 어부지리를 챙기는 모습을 발견한 리엘란과 리엘르는 서로 그녀를 떼어내려 했다. 그런 쌍둥이들의 뒷덜미를 잡는 헬루나. “자아~. 아나렌 양은 한 번 밖에 못했으니까. 여러분들이 양보해 줘야죠?” “으응……. 다음엔 나야!” “아냐 내가 할 거야!” 헬루나가 간신히 떼어내나 했더니 또 싸움박질이다. “괜찮겠습니까? 마스터.” “아아……물론이다.” “그, 그럼.” 아나렌은 레이드란 대공의 배에 손을 올리고서는 그 손을 디딤삼아 엉덩이를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으흐……죽인다! 이 조임과 질펀한 느낌이라니!’ 경험이 적어 리엘란 리엘르 쌍둥이들보다는 능숙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색다른 맛이 느껴졌다. 그토록이나 염원해 오던 가상현실 속 여성들과의 관계. 그렇게까지 갈망해 오던 것 치고는 허무하다 싶을 정도로 쉽게 기회가 찾아왔고, 또 쉽게 이루어졌다. 엔트가 남기고 간 최음가루. 하나로 그 높아 보이던 벽이 와르르 무너졌다. 쾌감은 가히 끝내주는 수준이다. 최근 SD사에서 가상현실 속에서 즐김으로서 현실 상의 성관계의 감소와 그에 따른 결혼율 감소. 출생율 감소를 우려해 가상현실 속에서의 쾌감도를 현실보다 약간 낮추긴 했지만 루시페리아R은 초기 미연시 작들 중 하나였던지라 현실을 상회하는 쾌감이 느껴지도록 되어 있고, 또한 레이드란 대공이라는 캐릭터의 육신이 워낙 정력이 강하고 에노자이저라는 조루 치료제를 먹어 그 쾌감을 상당히 오랫동안 느낄 수 있게 함으로서 그야말로 황홀경에 빠질 수 있게 했다. 거기에 상대들은 헬루나, 리엘란, 리엘르라는 게임 내 비처녀 캐릭터들로 상당한 방중술을 지니고 있었기에 더더욱 강했다. 이렇게 쉽게 가상현실 속의 동정이 떨어질 줄은 예상도 하지 못하여 얼떨결에 당했던 현진이지만 몇 번을 거치면서 현진은 서서히 이것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위에서 혼자만 움직이던 아나렌. 현진은 그런 그녀에게 손짓을 보내 그녀를 옆으로 눕게 했다. 그리고 나서는 그녀의 뒤로 가서 자신이 허리를 움직여 밀어붙였다. 고양이처럼 작은 소리만 내던 아나렌의 신음소리가 점점 격렬해진다. 엔트의 최음가루에 맞아 상태이상에 걸린 여성들은 쌍둥이자매와 아나렌. 헬루나야 전천 후 캐릭터이니 제외하고 50% 확률에 걸리지 않은 남성 캐릭터 레이드란 대공을 제외한다면 남아 있는 멀쩡한 캐릭터. 미나렌 공주. 최음에 걸리고도 언니가 있는 곳에서 차마 어찌 할 수가 없었던 아나렌은 상태이상을 버텨내지 못하고 결국은 미나렌에게 자신의 신음소리를 들리게 하고 말았다. “아나렌…….” 엔트로부터 보호받기 위해서 솟아오른 대지의 장벽이 이제는 방해가 되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미나렌은 석병들의 틈새로 남자에게 범해지고 있는 동생을 바라보며 입을 가린 채 흐느꼈다. 사모하는 남자와 이어지지 못하고 끝내는 적국의 공작에게 범해지는 모습을 보자 새삼 망국의 슬픔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언니…….’ 아나렌 역시 그런 미나렌을 보고서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말초신경에서 보내오는 신호에 얼굴이 풀어지고 자동적으로 신음소리가 나오는 것을 어찌 막을 도리가 없었다. 신음이 비명으로 바뀌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아학! 큭! 아흑!” 비명소리와 함께 감도가 높아지기 시작했고 ‘크오오오옷! 주 죽인다!’ - 발사 5초전. 5, 4, 3, 2, 1. 제로. 질외사정의 타이밍을 주기 위한 가상현실 도우미의 타이밍. 하지만 현진은 굳이 뽑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점점 달아오르는 고기의 화산이 끝내 폭발했다. - 아나렌 공주의 임신확률이 3%가 되었습니다. 쌍둥이들과는 다르게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능력이 있는 아나렌 공주에게는 미사의 임신 가능성에 대한 것이 확률로서 나타났다. 다행히 안전일이라는 표시가 뜨면서 확률은 그다지 높게 나타나지 않았다. 게임 상. 여성 캐릭터의 배란일에만 맞추어 안에다 하고서는 무인도 등지에서 새로운 왕국(?)을 건설하는 괴상쩍은 게임 엔딩도 있다지만 현진은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비록 지금은 3%의 확률에 안심하고 그대로 발사를 했다지만 능욕신마의 그는 안에다 그대로 쏘는 것보다는 그 액체로 범벅이 되는 CG를 선호했다. ‘이렇게 좋은 것을……해탈? 피식. 이제 그따위 것 필요없어! 크크크!’ 이번 정사로 인해 현진은 능욕신마로서의 자신감이 다시금 생겨났다. 어떠한 여자든 발밑에 무릎 꿀리고 제발, 제발 해 주세요! 라며 애원시킬 수 있는 그러한 자신감이. 이전에는 실제로 여자를 상대해 본 경험이 없다보니 정말 정통 하렘 순애물의 육탄 어택을 멍청하게 받아넘기는 주인공처럼 당해만 왔던 것이 사실인데 한 번 이렇게 쓰러뜨리고 보니 자신감이 붙는다. 능욕의 첫 단계는 바로 여성 캐릭터에게 가엾다는 측은지심을 버려야 하는 것인데 자신감이 붙으면 일단 그 첫 단계를 밟기가 매우 쉬워진다. “끝났으면 나!” 대충 끝난 듯이 보이자, 달라붙으려는 리엘란. 하지만 현진은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 단호히 거절했다. 리엘란과 리엘르는 대충 여러 번의 정사로 최음효과가 풀렸지만 아나렌은 아니다. 거기에 쌍둥이들은 워낙 방중술이 뛰어나 능욕이 아니라 자기가 능욕당하는 것처럼 되는 것 같아 찝찝하다. ‘좋아. 이번에야 말로 내 역량을 다시 한 번 시험해 보겠다!’ “아흣!” 현진은 아나렌과의 결합을 풀지 않은 채 그녀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지금에 와서야 생각나는 거지만 이게 또 별 것 아닌 것이 마우스나 실제 손이나 혀나 거기서 거기 아니던가? 또한 가상에서 신음하는 그녀나, 실제 감촉이 느껴지는 그녀나 여자인 것은 똑같다. 특히 실제 여성과는 다르게 가상현실 속 여성들은 어디까지나 충실히 미연시라는 게임에 맞게 만들어진 여성이므로 보통 여성들처럼이 아니라 화면 속 여성들처럼 대해도 효과가 온다는 사실. 그것을 지금에서야 깨달은 현진이었다. 능욕의 도에는 왕좌가 없나니! 그렇게 현진은 마우스 게임을 할 때의 칭호 능욕신마의 그것처럼 아나렌을 능욕하기 시작했다. “깨달았군. 다시 능욕신마로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 그런 그를 화면으로 관찰하던 새식은 진심어린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되찾았다. 되찾았어! 내 감!’ 정녕 현진은 되찾았다. 어느 타이밍에 어디를 공략할 것인지, 어떤 강도로 할 것인지 어느 타이밍에 삽입을 해제하고 꼽태우기를 시도하면 여자가 가장 미치려고 하는지를. 비록 미폐지존 김새식 만큼은 아니더라도 분명 그 이전의 바보 같은 자신에게서 벗어났음에는 틀림이 없었다. “크하하하하하하하!!!” 현진은 완벽히 보내 버린 아나렌을 보면서 호쾌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해탈이고 순애고 뭐고 없다. ‘흥! 아제룬 순애루트 공략? 웃기는 소리 집어치워! 크하하하!’ 현진은 마우스로 정확한 능욕포인트를 찾아내고, 또한 지금까지 욕정해소의 유일한 분출구였던 자신의 오른손을 바라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두고봐라. 아제룬. 지금까지 네가 내 머리 위에서 놀았겠지만 이제 내가 돌아오면 너는 내 아랫도리를 붙들고 개처럼 하소연하는 노예가 될 것이다.’ 애써 떠나오고도 능욕+귀축 시나리오로 들어갈 자신이 없어 여전히 순애루트를 고집해야 했던 현진. 그러나 이젠 다르다. 아직 완벽치는 않지만 이곳에서 후반부 캐릭터들과 틈틈이 연마하여 기필코 완벽하게 마우스 미연시를 할 때의 실력을 되찾고 캐릭터들의 레벨을 극도로 올린 다음. 레이드란 대공의 이름으로, 내전을 종식시켰다고 방심할 2왕자군을 격파하고 왕이 되어 여자들 위에, 그리고 지금까지 자신을 수족으로 부려먹었고 부하로 따라야 했던, 바보왕자의 위에 서서 능욕해 주겠다. 2왕자군에게 편입하여 아제룬을 능욕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배신자인 레이드란 대공에 대한 아제룬의 호감도가 떨어져 순애루트에서는 벗어난 상태일 터. 레이드란 대공의 소중함과 하르몬을 죽인 것이 자신을 위한 것이었음을 깨닫고 레이드란 대공을 간절히 원할 아제룬을 매몰차게 대하며 노예로 만들겠다. 현진은 그렇게 다짐했다. ///////////////////////////////////// 의외의 반전이 되어버렸네요...예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쨌든...축하는 해 줍시다. TITLE ▶41874 :: 80. 유명인사 섬마을김씨(lastride) 05-04-20 :: :: 12056 심야토론이 방송되었다. 놀랍게도 김석진 회장의 깽판에 무슨 코미디쇼를 보는 듯한 그 심야토론이, 편집 하나도 안 된 채 그대로 방송에 나왔다. 통일한국의 최고 인기인인 김석진 회장이 나온 심야토론은 애초에 평상 시청률을 훨씬 상회하는 10% 이상이 나올 것이라 예상은 되어졌었지만 초반부 보다 중반부 이후 시청률이 갑자기 급등하면서 심야 오락 프로그램을 제치고 무려 30%대를 달성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 주었다. 하기야 그 자체가 하나의 코미디쇼 같았다는 것은 부인하지 못하겠다. 갑자기 사회자가 가슴을 쥐고 쓰러졌다가 김석진 회장이 한 번 노려보기만 해도 허억! 소리를 내면서 고개를 돌리던 그런 리얼 코미디 쇼가 연예인들이 의도적으로 몸부림치며 억지스럽게 웃음을 자아내는 것보다야 재미있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아니……이게 도대체 왜 방송된 거야?” 방송분은 당연히 방송 안 할 줄 알고 안 봤지만 나중에서 인터넷 뉴스와 신문등으로 이 소식을 접한 현진은 어이가 없었다. 설마 그게 방송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현재 그 방송에 대한 토론까지 진행중이었다. 남성들의 통쾌하다는 의견과 중도를 지키는 남녀들의 그래도 조금 심했지 않았느냐 하는 의견들까지, 특히 심야토론에 떴어도 잘 화제거리로 부양하지 않던 토론 내역이 이번만큼은 높은 시청률을 등에 업고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만나면 대화를 나누는 그런 화제거리가 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런 젠장할…….” 현진은 인터넷 서핑을 하다 차마 더 이상 밑으로 스크롤바를 내리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의 얼굴은 목까지 시뻘개져 있었다. 왜 이렇게 현진이 민감하게 반응할까? 심야토론과 관련된 뉴스 중에서도 제법 많은 조회수와 리플 수를 지닌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심야토론에 김석진 회장과 함께 패널로 출연한 ‘능욕신마 김현진 군의 어리버리한 매력’이라는 게시물이었다. 그 게시물 안의 사진에는 김석진 회장의 살기발출 스킬에서 자유로웠기에 유일하게 멍청한 표정으로 가슴을 쥐고 쓰러지고 조명이 터지는 것을 보고 있는 현진의 모습이 있었다. 그리고 엄청나게 많은 리플이 달려 있었는데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하겠다. ‘꺄하하하! 미폐모의 능욕신마래.’ ‘다른 사람들 전부 배경 짱짱한데 바보같다.’ ‘능욕신마? 바보 아냐? 뭐 그딴 닉…….’ ‘푸하핫 캡처된 사진 예술이다. 김석진 회장 저렇게 난리 칠 때 어리버리하게 멀뚱히 쳐다보고 있는 모습.’ ‘졸라 불쌍해. 이제 뭔가 좀 말하려다가 끊겼어.’ 뭐 대략 이런 리플들. 매스컴을 타긴 탔는데……마치 수십 년 전쯤의 악플러 싱하형 같은 걸로 매스컴을 타 버렸으니 완전히 개쪽이 팔리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게 한참을 고개를 푹 숙인 채 있던 현진은 들려오는 전화벨 소리에 반응하여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현진아.] “누구……신지?” [애비다.] “헉!!!! 아, 아버지!!!” 현진은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었다. 세상에서 야오이 동영상 다음으로 무서운 그의 아버지의 전화였기 때문이다. [TV랑 인터넷 봤다.] “보, 보셨습니까요?” [김씨 가문에 대패질을 해도 모자라 아주 똥칠을 해 놨더구나.] “…….” [방학 때 보자] “자, 잠깐만요! 그, 그…….” 방학 때 보자 한 마디만 남기고 전화를 끊자 오히려 더 큰 공포감에 사로잡힌 현진이었다. 차라리 뭐 이러저러해서 좀 맞자. 뭐 이런 용건이면 모른다. 그냥 보자 라니……. “흐아……미치겠다아아아아!!!!” 뜻하지 않게 유명인사가 되어 버린 현진은 끝내 머리통을 붙잡고 절규해야 했다. 아제룬은 포로가 된 기타 파이로스 백작이나 쟈프 레이드란 후작 등과는 다르게 감옥으로 가거나 별 다른 제제가 가해지지 않은 채 리큐리스의 왕성의 1왕자의 침실로 돌려보내졌다. 다만 그의 주위에는 수많은 병사들이 경계 보초를 서 한치도 아제룬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무료하게 침대에 앉아서 책이나 읽으며 시간을 때우는 아제룬과 그런 아제룬에게 유일하게 배속이 허락된 엘리넬. “왕자님……이대로 주저앉으실 겁니까?” “부하 하나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내가 무얼 더 할 수 있겠나? 거기다 전쟁에서 패배하기까지 했으면서 크라에룬이 날 죽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나는 다행으로 여겨야 할 판이야. 지금은 그저 알아서 근신을 해주는 것밖에는…….” 쾅! 루시페리아의 왕자가 묶고 있는 들어오기 껄끄러운 방에 노크 한 마디 없이 아 주 자연스레 들어오는 크라에룬 제 2왕자. 그는 침대에 누운 채 독서중인 아제룬에게 말했다. “호오. 형님 오늘도 가만히 들어앉아서 책이나 읽고 계신 겁니까?” “잘왔다. 크라에룬.” “형님이 절 기다리셨습니까? 의외로군요.” “왜 날 죽이지 않는 거냐?” “아버지가 죽기도 전에 형님이 돌아가시는 것은 크나큰 불효이지요.” 능글맞게 대답하는 크라에룬. 그때 아제룬은 그의 말에서 자신이 알고 있던 정보와 다른 이야기가 나온 것에 놀랐다. “뭐? 아버님이 살아 계신 것이냐?” “이런, 이런 제가 친아버지와 형님을 죽일 정도의 천하에 둘도 없을 패륜아로 보이십니까? 아버님은 무사하십니다. 다만……아직도 형님을 후계로 하시겠다는 뜻을 철회하지 않으셔서 조금 손 봐 드린 것 외에는 말이죠.” “크라에룬! 이놈!” 발끈해 뛰쳐나가려는 아제룬. 그러나 크라에룬의 뒤에 있는 호위기사들을 의식한 엘리넬이 그를 감싸안으며 말렸다. 아제룬은 간신히 화를 가라앉히며 말했다. “어서 꺼져라. 네 녀석과는 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형님은 지금 저한테 축객령을 내리실 처지가 아니 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형님과 제가 동일한 위치라고 생각하시고 계신 것은 아니시겠죠? 제 한 마디면 형님의 목이 리큐리스 성에 걸리는 것은 순식간일 것입니다. 물론 레이드란 후작이나, 여기 어릴적부터 붙어 다니던 호위기사며 충실한 추종자인 파이로스 백작도 같이 목이 떨어지겠죠. 아니 그렇습니까? 여러분.” “크으윽! 그럼 무엇하러 온 것이냐?” “오랜만에 형님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나 나눠 볼까 해서 왔습니다만 너무 이 아우를 서운하게 만드시는군요. 식사와 목욕이라도 같이 하지 않으시겠습니까? 형님? 사실 우리 사이에 왕래가 너무 없었던 것도 사실이지요. 어떻습니까?” 크라에룬이 의외로 저자세로 옳은말을 하고 나오자 아제룬은 조금은 마음이 풀어졌다. 하지만 옆에 있던 엘리넬은 사색이 되었다. 친목을 다지자는 말은 좋았다. 그런데 뭘 같이 하자고? 지금 목욕을 같이 하자고 했어? “정말 그런 이유에서였더냐?” “맞습니다. 좀 더 안으로 파고 들어가면 형님을 잘 설득해서 스스로 왕위를 버리게 만들려는 거지만요. 솔직히 형님도 이런 상황까지 전락하셨는데 왕위를 더욱 고집하고 계셔봐야 쥐도 새도 모르게 암살당하는 일만 남아 있게 될 것입니다.” “솔직하군.” “그게 제 장점이죠.” 크라에룬의 성격은 누구나 친해지기 쉬운 다정다감하고 유머 많은 조금은 능청스러운 성격으로 많은 이들의 호감을 얻고 있었다. 전장에서는 야비해지고 야심이 많아서 그렇지 마땅히 성격에 이상이 있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능청스레 농담을 건네는 크라에룬을 보며 아제룬은 자기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이런 일로 싸움만 벌어지지 않았더라면 정말 좋은 형제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좋아. 독살을 당하더라도 지금은 네 형으로 행동하마.” “옳으신 생각이십니다. 그럼 먼저 밥이라도 한 끼 하시겠습니까?” “그러지.” “저, 저기! 목욕은 나중으로 미루면 안 되겠습니까?” 엘리넬이 다급하게 나가려는 아제룬과 크라에룬을 불러 세웠다. 그 묘하게 뭐 마려운 강아지 스러운 표정에 크라에룬은 흥미를 느끼고 대꾸했다. “왜지?” 엘리넬은 말문이 막혔다. 막상 반문이 들어오자 어떻게 핑계를 대야 할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고 게임 플레이 하는 레이드란 대공처럼 잠시 게임을 멈추고 가상현실 도우미와 함께 해결점을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을 잘못하면 다시 로드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더욱 그랬다. “아, 아 그게……왕자님은 방금 전에 목욕을 마치셨…….” “시녀들은 형님이 돌아오신 이후로 통 목욕을 하지 않았다고 하던데? 그럼 그 시녀들이 거짓을 고한 것이냐? 이런……당장 그년들을 이리 끌고…….” 이번에는 자칫하면 시녀들이 죄를 뒤집어쓰게 생겼기에 엘리넬은 안 돌아가는 머리로 애써 다음 변명을 내보려 했지만 그 속을 떠보고 있는 크라에룬을 더 이상 속이기란 무리였다. ‘이, 이를 어쩐다!’ 발을 동동 굴렀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나오는 것은 아니었다. 이전 레이드란 대공이라도 있었다면 그가 같이 왕자의 정체를 숨기는 데에 도움을 줄 터였지만 지금은 도와줄 사람도 없다. “엘리넬 경. 왜 그러는 건가? 도대체?” “형님이 목욕을 하면 안 될 이유라도 있는 건가?” ‘왕자니임! 좀 자각을 가지고 자기 쪽에서 반대를 좀 하라고요!’ 엘리넬의 속이 타들어갔다. 누구는 정체를 지켜 줄려고 온갖 용을 다 쓰고 있는데 정작 당사자라는 인간이 도대체 하는 짓이 뭔가? 맞장구를 쳐 주지는 못할망정 불난 집에 부채질 하지는 말아야 할 것 아닌가? 온갖 산해진미의 만찬이 차려진 식탁으로 온 크라에룬과 아제룬. 두 왕자는 서로 싸운 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마치 정말 친한 형제들처럼 대화를 나누었다. 하지만 겉으로일 뿐이다. 만찬이 슬슬 끝나 갈 무렵이 되자, 엘리넬의 똥줄이 타는 가운데. 왕족들이 식사하는 곳으로 한 전령이 뛰어왔다. “크라에룬 왕자님께 보내는 제르난드 후작님의 전보입니다.” “음? 그래. 이리 줘 봐.” 막 욕탕으로 가려 일어나던 크라에룬은 전령이 보낸 전보를 읽어보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전보의 내용은 간략했다. ‘포트키 쪽으로 도주한 퓨리나 공주를 사로잡음. 텔레포트로 왕성으로 곧 압송할 예정.’ 소년같은 외모에 안 어울리게 호색함을 자랑하는 크라에룬. 그가 가장 탐하고 싶었던 여인 중 하나인 여인이 잡혀왔다는 소리. “이거 더욱 깨끗이 씻어야 겠군. 훗. 형님 가십시다.” “그건 무슨 전보냐?” “아? 이거 말입니까? 알려줘야 할 의무도 없고 형님이 알아봐야 좋을 것은 없는 거지만 알려는 드리지요. 제르난드 후작이 포트키로 도주하던 퓨리나 공주를 사로잡아 압송중이라고 합니다. 뭐 전쟁이 다 그렇듯이 패전측의 여성은 승리자의 노예가 되는 것이 마땅하겠지요. 평소부터 노려 오던 계집인데 이렇게 쉽게 얻게 되니 기쁘군요. 뭐 형님이나 레이드란 대공이 먼저 건드렸다면야 풋풋한 맛은 없겠지만 말이죠. 하하하.” ‘크으윽!’ 아제룬은 애써 화를 삭였다. 그런 낌새를 눈치챘는지 크라에룬이 웃으며 말했다. “뭘 그리 화가 나십니까? 형님과 레이드란 공작이 센티온의 미나렌 아나렌 공주들을 노예로 삼고 능욕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포트키가 센티온보다는 국력이 세다고는 하지만 그래봐야 이제 하나로 통합된 루시페리아가 못 이길 나라는 없지요. 훗. 그러고 보니 레이드란 대공이 사라지면서 미나렌과 아나렌 공주도 사라졌다고 하던데……레이드란 대공. 그자가 여자 맛을 보더니 형님까지 버리고 도망칠 정도로 맛이 갔나 보군요.” 현재 살이 붙고 붙어 퍼진 이야기는 레이드란 대공이 미나렌 공주를 놓고 아제룬과 대립을 벌이다 여자들을 데리고 튀어버렸다는 소문이 되어 퍼지고 있었다. 물론 평소의 레이드란 대공이라는 인격자를 잘 알던 이들에게는 단순 한 귀로 듣고 흘리는 소문이었지만 사람을 놀리고 씹는 데에 사용하기에는 제격인 소문이다. “…….” 그 말을 들은 아제룬의 표정이 약간 흔들렸다. “자, 자 형님. 오랜만에 살과 살을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들이나 나눠 보도록 하죠.” 크라에룬은 병 주고 약 주는 식으로 아제룬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 나서 그를 데리고 욕탕으로 향했다. 그렇게 가던 도중. 베일로 얼굴을 교묘히 가린 한 시녀가 나타나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현재 왕궁에 있는 목욕탕 전체가 급수가 안 되고…….” 크라에룬과 아제룬은 동시에 시녀의 말을 끊었다. “엘리넬 경. 왜 여장을 했는가?” “엘리넬. 지금 뭐하나?” “……쿨럭! 무, 무, 무슨 말씀을. 제, 제 이름은 엘리나…….” “헛짓 그만하고 어서 돌아가게.” 여자 옷까지 입어가며 왕자를 정체를 숨기려 했던 엘리넬의 발악은 참으로 애처로웠지만 결국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유는 메이드 복. 안에다 갑옷을 껴입고 있었다랄까……. 현진이 이 광경을 보았다면 ‘무슨 이런 바보 캐릭터가 다 있어! SD이 병신들!’ 이랬을 지도 모르겠다. 엘리넬의 허보와는 전혀 다르게 욕탕에는 물이 펑펑 넘쳐나고 있었다. “시중을 들까요? 왕자님들?” 아주 간편한 타올만 두른 두 시녀가 공손히 고개를 조아렸다. “아아. 물론. 아무래도 남자들끼리만 있는 것보다는 귀여운 계집아이들이 있는 것이 보기에도 좋지.” 크라에룬이 승낙하자, 그녀들은 각자 아제룬과 크라에룬의 뒤에 붙어 따라다녔다. 그리고 탈의장에 도착한 아제룬과 크라에룬. 크라에룬은 매끈한 근육질의 매력적인 몸을 자랑이라도 하듯 옷을 벗어버리고 수건 한 장만 아래에 걸쳤다. “어맛!” 그때 시녀의 놀란 듯한 탄성이 들려왔다. “무슨 일이냐?” 조건 반사적으로 그 소리에 반응해 고개를 돌린 크라에룬은 눈앞에 왠 여자를 보고 할 말을 잊었다. “당신……누구야?” “……네 형이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말하는 나신의 여성. 크라에룬은 할말을 잊었다. TITLE ▶41948 :: 81. 금단의 열매 섬마을김씨(lastride) 05-04-21 :: :: 13171 현진은 주변에 있는 아이템 상자에서 맡겨 두었던 그 궁극의 아이템. ‘X사쿠의 수위복’을 꺼내 입었다. “오옷? 오오오오옷?” 느낌이 벌써부터 달라진다. 정력이 강성해지고 마구 성욕이 솟구치는 느낌이다. 거기에 마지막 소품인 노란 수건을 걸치자, 생긴 여러 스킬들. 음마선사에게나 배울 수 있는 그런 스킬들이 성관계 모드에 몽땅 추가되었다. 한 번 맛을 본 이후로는 그야말로 주지육림에 빠져 쾌락을 즐기던 현진. 그러다 보니 이제는 슬슬 이런 아이템의 도움까지 필요하기에 이르렀다. “수련하러 안 가?” “응. 맞아 수련하러 안 가?” 요새는 솔직히 수련하기도 귀찮아졌다. 아제룬 순애루트를 어느 정도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레벨이라는 요소가 필수인데 이제 그럴 필요가 있기나 하냐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대로 시간을 보내면 후반부 캐릭터 능욕 시나리오를 클리어 한 채로 엔딩을 볼 수 있다. 그저 보통 미연시처럼 이 별장에서 미소녀들과의 므흣하고 모에하고 에로틱한 일들이나 벌이면서 편히 쉬고 싶다. 쌍둥이들이 그 큰 눈을 깜박거리면서 현진을 보고 있었다. 그것도 뽀얀 나신에 엉덩이 쪽에 수건 하나를 덮은 모습으로. 현진은 그녀들을 대번에 양손에 끼고 안아들었다. “어맛!” “우와! 힘 쎄다!” 수건이 떨어지고 전신이 나신이 된 소녀들. 실제 나이는 고등학생 이상이지만 발육부진인 리엘란 리엘르. 현진은 그녀들을 들고서 별장 주위에 있는 계곡으로 향했다. 전형적인 로리 스타일이지만 몸체는 발육이 지지부진하면서도 가슴은 어느 정도 수준이 되는데다가 마냥 어려보이면서도 은근한 성숙미가 느껴지는 소녀들인지라 현진은 그다지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아니 하도 못하다보니 이제는 로리한테도 반응이 온다) ‘미사……네가 원하는 장면이다 잘 봐둬라.’ - 넵!!! 기대에 찬 미사의 대답. 쌍둥이들을 물 속에 집어넣은 채, 현진은 애써 갈아입었던 X사쿠의 수위복을 벗었다. X사쿠의 수위복은 성교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아이템이었던지라 홀라당 벗어도 그 효과는 지속된다(다만 그 노란 수건은 계속 걸쳐야 한다는 전제하에) 때문에 벗는데에 망설임은 없었다. 능욕신마의 그는 미연시를 플레이 할 때 주인공 캐릭터가 거시기만 내놓고 하는 CG보다는 여성과 함께 전라가 되든지, 아니면 여성은 그곳만 은근히 노출시켜놓아도 자신은 홀라당 벗는 등의 플레이를 선호했다. 물론 이 루시페리아R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옷으로 가려진 것보다 맨살과 맨살이 맞닿는 그 부드러운 느낌 덕에 현진은 주인공 캐릭터가 옷을 입고 있는 CG나 회상모드는 거의 만들지 않았다. 현진은 오른 손에 쥐고 있는 아이템을 꺼냈다. 산 속에서 사냥을 하다가 우연찮게 발견한 나무에서 채집한(사실 미사가 그쪽으로 가라고 은근슬쩍 종용하여 우연을 가장하여 얻게 만들었다)금단의 열매라 불리는 성전환 열매. 처음 게임을 플레이 할 때 모드를 선택해서 할 수 있지만 그 이후로는 가상현실 도우미의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 타당하다고 인정 되는 경우에만 모드를 전환할 수 있었다. 단. 주인공 캐릭터에게만 영향을 받는 특수 아이템이기에 이것으로 아제룬이나 엘리넬의 성전환 핑계를 댈 수는 없다. 왕국 내전에서 아제룬이 이전까지만 해도 남자였다는 증거를 날조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성전환 수술과, 암흑마왕 드라이어스가 날리는(아제룬이나 엘리넬이 마왕의 숨통을 끊었을 때만 적용)성전환의 저주 핑계로만 댈 수 있다. 다만 이렇게 게임 내에서 얻을 수 있는 몇 가지 아이템들을 이용한다면 전환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능욕신마로의 자신감을 되찾았다고는 하지만 진짜 능욕신마의 명성에 걸맞는 플레이는 아직까지 불가능했던 현진이다. 그럴 때 들려오는 미폐지존 김새식의 조언. ‘적을 알고 나를 알면 100전 100승이니라.’ 그렇다. 병법의 가장 중요한 기본 사항. 적을 제대로 알고 그것에 맞게 약점을 노리고 대책을 세우면 필승한다는 전쟁의 기본으로서 정보전의 중요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그것은 능욕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여성 캐릭터의 가장 민감한 포인트를 찾아내어, 공략함으로서 능욕효과의 극대화를 노릴 수 있는, 실제 어떠한 타이밍이 좋고…… 뭐 기타 등등(다룰 수도 있으나 수위문제로 이대로 얼버무리겠다)의 정보. 그것은 실제 여성을 상대하면서 얻을 수도 있지만 백딸이 불여일콩(백문이 불여일견 이라는 고사의 현대어. 즉 한 번 여자와 하는 것이 백 번 혼자 하는 것보다 낫다는 소리)이라 하듯이 직접 여자가 되어 보는 것보다 더 정보를 수집하는 데에 좋은 것은 없다. 진정한 능욕신마. 아니 이제 능욕마제로 거듭나기 위하여! 그렇게 하여 지금까지 헤매오고 당해왔던 멍청함을 능욕류 미연시등에서 마음껏 풀기 위하여! 현진은 별 망설임 없이 금단의 열매를 입에 물었다. ‘크으……시다. 셔!’ 식초를 마시는 듯 엄청난 신맛이 느껴진다. “어?” “우와!” 현진이 열매를 다 먹자, 쌍둥이들이 갑자기 탄성을 질렀다. 레이드란 대공이 여자가 되어서 그러겠거니 하던 현진. 그런데 몸을 살펴보니 전혀 변화가 없질 않은가? 아니 그런데 맑고 푸른 시골의 풍경이 갑자기 분홍빛의 색깔들이 감도는 괴상쩍은 배경으로 바뀌더니 하늘에서는 하얀 빛이 레이드란 대공을 감쌌다. “어, 어랍쇼?” 그리고 떠오르는 레이드란 대공의 몸. 곧이어 레이드란 대공의 몸은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아가기 시작했다. 분홍빛의 붕대가 줄줄이 감기더니,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반대 방향으로 빙글빙글 돌면서 분홍빛의 붕대가 풀린다. 상당히 왜소해지고 나올 데는 나오고 들어갈 데는 들어간 몸체가 된 몸은 살색이 아니라 이상한 별빛과 무지개빛 프리즘이 가득 차 있다. 이러한 아이러니한 광경을 직접 겪으며 현진은 속으로 소리쳤다. ‘……이게 무슨 마법소녀냐!!!!!!! 이따구로 변하게!!!’ 정확하게 말하면 어떠한 복장으로 갈아입는 것이 아니라 몸체가 변하는 것이므로, 마법소녀 전대물 비슷한 것으로 보기 보다는 어린 여자 아이가 매직 스틱을 통해 큼지막하게 변하는 이 소설의 배경인 미래 사회가 아닌 현재 우리 세대의 관점에서 보는 소위 ‘빨간망토 챠챠’, 조금 오래 된 ‘요술공주 밍키’ 나 마법소녀물이라고는 보기가 조금 힘든 ‘달빛 천사’ 그런 것 비슷하게 봐야겠다. 주로 어린 여자아이들의 어른을 동경하는 심리를 파고든 그런 류의 애니메이션들을 말이다. 현진이야 이런 마법소녀물을 어릴 때 보지는 않았다. 주로 좀 커서 ‘야’ 자가 앞에 붙는 애니와, 미연시로 경험했다. 특이한 제복을 갖춰 입고, 괴상한 괴물들(촉수가 섞여 있는 경우가 다반사이다)을 상대하며, 변신 도중에는 나체가 되거나, 어린아이에서 몸이 커지는 등의 마법소녀물 미연시. 현재 가상현실로 나온 것은 없고 오직 루시페리아R에서 애니 등에 나온 마법소녀 복장을 구입했을 때만 마법소녀물의 대리 플레이가 가능했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현재의 현진은 대번에 성전환물 미연시가 되어 버린 루시페리아R을 플레이 하게 되었다. 몸을 가리던 무지개빛 프리즘도 모두 사라지고 선녀가 하강하듯이 내려 온 레이드란 대공. 현진. 현재는 금단의 열매를 먹고서 여성으로 성전환이 된 상태이다. 먼저 느껴지는 것은 가슴에 느껴지는 무게감과 아랫도리의 허전함. 엉덩이까지 닿는 머리카락의 감촉이었다. 그 모습을 넋놓고 쳐다보던 리엘란과 리엘르의 감상평이 대번에 쏟아진다. “귀엽다!” “이뻐!” “아, 아 그……아, 아 그래?” 현진은 자기의 입에서 나오는 고운 미성에 다시 한 번 크게 놀랐다. 그리고 이제야 보게 된 계곡물에 비춰지는 레이드란 대공 캐릭터의 모습. 자신의 모습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레이드란 대공의 캐릭터가 미소녀로 바뀐 모습은 정녕 자기의 것이 아닌 것만 같았다. 현진은 그 다음으로 아래를 보았다. ‘커헉! 그동안 사내로 살아온 내게 이런 것이 달리다니!!!’ 원해서 변한 거라지만 정말 익숙해지기 힘든 모습이다. 그렇지만 남성들이 평소에 한 번쯤은 되고 싶어하는 것들 중 하나인 여자(다른 것들로는 투명인간이 대표적)가 되자 어쩐지 모르게 얼굴이 붉어진다. “우웨에에에엑!!!!” 상무라는 높은 직책에도 불구하고 김석진 회장의 특별명령을 받고 자아 보호 시스템과 NPC자아 제한 시스템 버그로 인한 실험을 항시 주시하던 새식의 헛구역질이 나온 것도 그 때였다. ‘저, 저 자식 얼굴로 여자라니! 못 봐주겠구만! 도대체가 원!!!’ 모르던 사람이었으면 미소녀로 봐 주겠지만 생각해보라. 잘 알고 지내던 사내놈이 갑자기 그 모습 그대로 여자가 되어 나타났다? 대번에 면상에 주먹을 날리고 싶어지는 것이 정상적인 인간의 심리일 것이다. 새식은 컴퓨터를 조작해 현진의 SD폴더2 에 깔린 해킹툴을 통해 자아 보호 강도를 일시적으로 높였다. 여자 모드나, 여성이 남자로 플레이 할 시에는 자아 보호의 강도가 한층 높아지는다. 이유는 성 정체성을 훼손할 우려가 매우 컸기 때문이다. 사실적으로 실험결과를 적는 것도 좋지만……새식은 현진이 성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것을 결코 원치 않았다. “어디 보자……요새 이 자식 하는 짓거리가 영 마음에 안 드는데…….” 거기에 새식은 몇 가지 조작을 더 가했다. 능욕신마의 감을 되찾은 것은 축하할 만한 일이긴 한데 자꾸 현진이 놈이 이런 식으로 나오면 그와 김석진 회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게임을 진행시킬 수 없다. 김석진 회장이 현진에게 원하는 것은 완벽한 실험용 마루타이다. 비록 그 일을 담당하고 있는 새식은 친구라는 이유 덕분에 개인적으로 극단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자제를 하고 있지만 그도 어느 정도는 이 흥미로운 실험의 결과가 무엇을 낳을 것인가에 대해서 궁금해 하고 있었다. 현진의 루시페리아R은 외부의 개입에 의하여 의도적으로 조절당하고 있었다. “에잉?” 그렇게 버그 실험에 입각. 몇 가지를 조작하던 새식은 굳이 자신이 조작까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 다시 보니……가상현실 도우미 양이 알아서 현진을 제어하려 하고 있지 않던가? “호오~ 미사라고 했었지?” 한편으로 보면 이런 가상현실 도우미의 플레이어를 기만하는 내용도 버그의 일종이라 볼 수 있었다. 가상현실 도우미는 가상현실 속에서 플레이어와 함께 게임을 하고 조언을 해 주는 친구와 같은 존재. 그렇기에 가상현실 도우미는 패키지 게임 속 NPC들과는 다르게 인격 자체가 인간과 거의 동일하도록 제재가 걸려 있지 않다. 그러다 보니 가상현실 게임을 같이 플레이하는 친구처럼 친하게 대해 주고 여러 매체들과의 접선을 갖게 해 줄 경우. 도우미가 의무와 권리를 초월하는 버그가 가끔 생기는데 재미있는 것은 이런 버그가 생겨도 사용자들은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끝까지 도우미의 인격을 초기화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재택근무와 가상현실 근무 등으로 점점 다른 이와의 왕래가 줄어들고, 가상현실이 삶의 일부로 떠오른 현대 사회에서 점점 외톨이가 되어가는 현대인들이 얼마나 가상현실 속의 인격을 친하게 여겼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가끔 너무 기어오른다고 초기화를 시키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한 이들도 많았는데 그들은 곧 크게 후회한다. 다시는 초기화 이전 당시의 친구 같은 인격을 마주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미연시 게임들이 출시가 되면서 도우미 인격을 여성 캐릭터로 플레이를 하게 만든 다음. 연애를 즐기거나, 메이드처럼 섬기게 하는 플레이도 인기를 끌고 있다. 어찌 되었든 이 부분은 SD폴더 2의 문제로 SD 가상현실 사업부에서 책임지는 것이기에 새식과는 별 연관이 없었다. 있다면 이전에 야오이 성향으로 기운 미사를 다잡아 주었다는 것이랄까? “능욕신마로 돌아오는 것도 나쁘진 않다만……역시 넌 바보 현진이 어울려. 크크크.” ‘이, 이런 게 여자였나?’ 레즈비언 쇼의 대표주자라고 볼 수 있는 리엘란, 리엘르에게 몸을 맡겼던 현진은 난생 처음 느낄 수밖에 없는 여성의 감촉에 감탄했다. 남자로서의 자존심이 괴상쩍은 물건의 삽입은 막았지만 한때 그대로 당할 뻔한 황홀경에 빠지기도 했었다. ‘좋아! 이 정도면 확실해! 정녕 실습을 해 본 것이 주효했군. 백문이 불여일견,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과연 이런 것을 놓고 이야기한 것이로군.’ 현진은 여자로 변해 보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며 이제 슬슬 달아오른 리엘란과 리엘르를 보내 버리기 위하여 미사가 알려 준 주문을 외우며 남성으로의 재전환을 시도했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재밌는 것은 루시페리아R의 몇몇 주문들은 한국의 시구절들이 포함된 것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 역시 우리 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SD의 정책…… 이라기보다는 단순히 주문내용 만들어 내기가 귀찮거나 제작자가 영어에 거의 문외한이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잠시간의 침묵. 현진은 방금 전 보았던 빛들이 내리쬐는 데에 걸리는 딜레이가 있을 것이라고 한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제법 많은 시간이 지나도 전혀 여자가 된 레이드란 대공의 몸은 변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뭐, 뭐야? 이거. 왜 안 바뀌어? 미사! 어떻게 된 거야? 주문 틀린 거 아냐?” - ……. “야 내 말 듣고 있는 거냐?” - 죄, 죄송합니다! 마스터 그 주문이 그게 아니네요. 그 주문은 일시적으로 여성으로 보이게 하는 환각을 생성하는 마법의 해제 주문입니다. 금단의 열매를 먹었을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나면 풀리게 되어 있습니다. “일정 시간?” 하기야 생각해보니 열매를 먹어서 변한 것인데 열매의 효과가 다해야 변신이 풀리지 무슨 놈의 주문을 외워야 여자의 모습이 풀리겠는가? 현진은 미사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음……그래? 그럼 언제 쯤 풀릴까?” - ……길어야 몇 시간 정도겠지요. “그러겠지? 설마 게임 끝날 때까지 여자로 변하게야 하겠어?” - ……. 여자 모드로의 완전 전환 방법에는 성전환 수술 외에는 없다. 한 마디로 이 열매의 효능은 언젠가는 풀리게 되어 있다는 소리. 현진은 낙관적으로 생각했다. 여자로 몇 시간 정도 보내는 것이야 뭐. 어렵지는 않은 일이다. 오히려 색다른 재미가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때론 낙관론은 끝에 가서 더욱 비참한 결과를 몰고 오는 법이다. 아제룬이 여전히 뻥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러니까……내가 여자라는 거라고?” “그렇다니까요!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습니까!!! 당신 정말 그 총명하다는 아제룬 왕자 맞아!!!!” 크라에룬은 발광을 하다 끝내 제 성질을 못 이기고 벽에 머리를 들이받았다 지금까지 설명을 몇 차례나 했는데 알아 듣지를 못하니 발광을 아니 할 수가 없다. 그런 모습을 보며 아제룬이 말했다. “크라에룬. 그렇게 추상적인 설명 말고 뭔가 확실하게 내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해 다오.” ‘어이 그렇게나 말했는데 못 알아듣는 당신이 바보라고!!!’ 크라에룬은 그렇게 속으로 외치며 말했다. “좋습니다. 형님. 뭐 딱히 실험대상을 부르기도 뭣하니 여기 이 시녀들과 저를 잘 비교해 보십시오.” TITLE ▶41999 :: 82. 공주의 위기 섬마을김씨(lastride) 05-04-22 :: :: 12238 분명 눈앞의 여자는 아제룬이 맞다. 지금까지 그토록이나 형이라고 생각해 왔던 이가 실은 누나였다 바로 이것이다. 솔직히 지금까지 싸워왔던 것이 허무해진다. 아제룬이 여자라는 것이 처음부터 알려졌었더라면 내전 없이 자신이 왕위를 물려받거나 적어도 내전이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 어째서……아버지는 나에게 왕위를 물려주려 하지 않은 거지?’ 그런 의문 밑 여러 가지 궁금증이 들기는 했지만 지금 크라에룬에게 닥친 당면과제는 이 누님을 어떻게 조교시키느냐다. (이상하게 알아듣지 말자. 단순히 가르친다는 뜻이다) 그가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이해시키고 저절로 왕위를 포기하게 만들면 현 국왕이 아제룬에게 주었던 왕위계승권이 자신에게로 넘어오게 된다. 그리하면 명분까지 완벽히 얻을 수 있다. “자 설명드릴테니 잘 보십시오. 뭐 형……아니 누님도 벗고 계신 판국이니 쉽게 이해를 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크라에룬은 목욕시중을 들러 따라온 시녀의 가운을 벗겼다. 안에 아무 것도 입지 않아 바로 뽀얀 속살이 드러난다. “자자, 집중하세요. 자 먼저 이 어깨를 보십시오.” 마치 무슨 홈쇼핑처럼 크라에룬은 자기의 어깨와 옆 시녀의 어깨를 비교했다. “제가 이 어깨가 상당히 넓지요?” “그렇구나.” “누님은 어떻습니까? 어깨가? 저처럼 널찍합니까? 아니면 이 아이처럼 자그만합니까?” “작군.” “이것이 누님이 여자라는 증거 중 하나입니다. 물론 떡대가 큰 여자도 있을 수 있고 어깨가 좁은 남자도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그렇지요.” “그럼 명확한 증거로는 내세울 수가 없는 거 아니냐? 예외성이 인정된다면 그건 증거가 아니지.” “아…….” 아제룬의 뜻밖의 일격에 크라에룬은 잠시 할말을 잊었다. 하지만 여전히 댈 것들은 쌔고 넘쳤다. “예, 예 알겠습니다. 그럼 다른 것들을 대지요. 자 이 털.” “없잖느냐?” 수염이 나는 인중을 가리키던 크라에룬은 갑자기 뻘쭘해졌다. 그랬다. 크라에룬은 아직 수염이 많이 난 편이 아니었다. “아하하하……뭐 그럼 이것도 그냥 넘어가죠. 자, 자 다음 거 이걸 보시죠.” 크라에룬은 시녀의 가슴을 검지손가락으로 눌렀다. 시녀의 얼굴이 대번에 붉어지는 것과는 상관없이 크라에룬은 말을 지속했다. “저와 비교를 해 보십시오. 가슴이 매우 크지 않습니까? 이것이 바로 여성에게만 있는 것으로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기관…….” “남자라는 이에게 있는 것을 보았다.” “예?” “그리고 여자라고 하는 몇몇 이들에게는 없더군. 나도 그리 큰 편이 아닌지라 이전에 본 남자에게 있는 것과 거의 만만했다. 쿨로네스 자작이던가?” “…….” 크라에룬은 아제룬의 딴지에 자꾸만 말이 끊겼다. ‘쿨로네스 자작이라 함은 그 뚱뚱한 놈 말이로군. 젠장! 그거야 설명할 수 있다지만 가슴 작은 여자며 어린 여자며 그런 것까지 다 설명하려면 죽어놨군!’ 끝내 크라에룬은 시녀의 마지막 부위를 거칠게 까서(?) 아제룬에게 보여주었다. “이거 보이시죠?” “그래.” “이거야 말로 발뺌할 수 없는 증거입니다. 저한테 이 돌출된 것이 있듯이 여자는 이것이 있는데…….” 열심히 설명하는 크라에룬. 아제룬은 그런 그를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하 그만해 두거라 크라에룬.” “아니 뭔가 아신 다음에…….” 여전히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안 믿고서 이번에는 결정적인 부위의 설명을 끊으려 하는 아제룬. 곧이어 그의 입에서 충격적인 대사가 나왔다. “대충 알고 있었다.” “예에?” “대략 짐작은 하고 있었다. 이 말이다. 내가 여자라는 걸.” “……!” “애써 쇼하게 해서 미안하다.” “그럼 알고 계셨다 이 소리 아닙니까?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니, 그럼 대체! 아제룬이 입을 열었다. “처음부터는 아니었다. 이번 내전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내가 남자라고 믿고 있었으니까, 그렇지만 레이드란 대공의 몸을 처음 보면서 나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고, 그 이후로 포트키 공주 일행들과 다니면서 그녀들의 몸이 나와 유사하다는 것을 느꼈으며 카리스를 벗겨 보았을 때는 내가 여자일 수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해왔다. 지금 와서 네 설명을 들으니 내가 여자라는 것은 확실해 보이는구나. 내가 바보도 아니고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알몸들을 접해왔음에도 내 정체성 하나를 모를 것으로 보이더냐?” 어라 바보 아니었나? 아제룬의 이야기를 들은 크라에룬. 그의 머릿속에서는 대략의 정리가 끝났다. “……후 그럼 이야기가 쉽군요. 누님. 자신의 정체를 정확히 아셨다니 다행입니다. 그럼 순순히 이 남동생에게 왕위계승권을 물려 주시죠? 한때 누님에게 독을 먹이거나 하는 극단적인 방법도 생각해 보았습니다만 이제 누님이 여자라는 사실만 밝히고, 누님이 왕위계승권을 포기하기만 하신다면 누님의 신변은 철저히 보호해 드리겠습니다. 물론 누님을 따랐던 귀족들에 대한 대대적인 사면을…….” “싫다.” “예?” 당연히 긍정의 답변이 나올 줄 알았던 크라에룬은 의외의 답변에 놀라 물었다. “이 왕위계승권은 아바마마께서 허락하지 않는 이상은 너에게 줄 수 없다. 솔직히 나도 내가 여자라면 어째서 이 것을 아바마마께서 나에게 주었는지 고심해 보았다. 나에 비해 능력이 딸리는 것도 아니오. 성품이 더러운 것도 아니오. 제르난드 후작가를 등에 업었으니 배경이 모자란 것도 아닌데 어째서 사내인 너에게 이 것이 가지 않고 나에게 왔는지. 결론은 하나. 너에게 뭔가 내가 모르는 군왕으로서의 결격 사유가 있다는 것이다. 네가 그것을 극복하거나 아바마마께서 너에게 왕위를 양도할 것을 요구하시지 않는다면 나는 계승권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맞는 말이다. 딸자식이 아무리 예뻐도 게임 상 시대 상황으로 보았을 때에는 여왕은 왕위를 물려 받을만한 남성이 없을 때만 태어난다. 하물며 연년생으로 태어난 왕자가 그것도 별 결격사유도 없이 후계자로 잘 자라났는데도 왕이 여전히 딸자식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고집한다는 것은 아들 쪽에 뭔가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그 말을 들은 크라에룬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대로 욕탕에 누웠다. “하긴 누님의 말씀에도 일리가 있군요……. 뭐 지금으로서는 누님을 핍박해서 왕위계승권을 얻어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한데……이 이야기는 나중으로 미루어 둡시다. 그런데 누님…….” “뭐냐? 크라에룬?” 크라에룬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쿡쿡거렸다. “아무리 동생이라고 하지만 엄연히 남자인데 제 앞에서 홀라당 벗고서는 다리까지 벌리고 계시는군요. 후후 이거 누님까지 덥치는 천하의 호색한이 되기는 싫은데 제 아랫도리는 그게 아닌가 본데요?” “이게 뭐가 어때서 그러느냐? 보일 수도 있지.” “에……?” 이제는 누나가 된 아제룬을 성희롱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한 말인데 당사자가 너무 뚱하게 반응하자 크라에룬은 황당했다. “아니 그래도 다 큰 남동생을 앞에 두고 좀……뭐하지 않습니까? 지금 덮쳐달라고 하는 것 같지 않냐? 이 말씀입니다.” “덮치다니? 덮쳐서 뭐하게?” 여전히 뚱한 반응. “저 누님……?” “아아! 그러고 보니 하나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구나.” “뭐죠?” “음 네가 가리키는 이 다리 사이에 이거 말이다.” “풉!!!!” “남자는 그 돌출된 거에서 소변이라도 본다고 하지만 이거는 가끔가다 피하고, 찐덕이는 것만 나오지 별 쓸모가 없는 부분 같더구나. 도대체 이걸 어디다 쓰는 것이냐?” “쿨럭! 쿨럭, 쿨럭! 에취, 푸에취!!!” 정신에 타격을 주는 아제룬의 막강한 대사를 연달아 들은 크라에룬은 연신 기침을 쿨럭였다. 크라에룬은 그제서야 깨달았다. 여자라는 것을 대략 짐작하고 있길래. 당연히 이런 쪽에도 민감할 거라 여겼었는데 아제룬은 이쪽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백치였다. “아하하……저는 남자라 잘 모르겠군요. 하지만 말입니다. 누님.” “……?” 크라에룬은 몸을 일으켜 아제룬에게 다가섰다. 그리고는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쉽게 보여주어서는 안 되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특히 남자! 라는 생물 앞에서는 더더욱 말이죠. 누님이 사모하는 남자라면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하하하하.” “사모하는 남자……?”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뜬 것은 레이드란 대공이었다. “중간보고. 하겠습니다.” “편히 얘기하도록. 김 상무.” ‘어이 상무라고 부르면서 그래봐야 설득력이 없다고.’ 회장의 명령이지만 여전히 새식은 딱딱한 말투로 보고했다. “자아 보호 시스템 버그가 정점에 다다랐습니다. 물론 버그로 인해 뜻하지 않게 스토리 상 진행이 수월하게 되긴 했지만 말입니다. 때문에 스토리상의 변화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뭐 나머지는 실험자의 의지에 달렸겠죠.” “NPC 프로그램 버그에 이상은?” “아 이번 중간보고에 가장 유의할 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NPC번호 1 아제룬 드카시안이 예상되는 행동패턴에서 크게 벗어났습니다. 본디 프로그램 상의 제약으로 순애루트로 갈 시에는 여자라는 것을 거의 끝에 가서야 인식하게 되는데 이미 인식하고 있는 것이 버그로 인하여 나타난 두 번째 변화입니다.” 그랬다. 본디 아제룬의 경우 끝까지 알려줘도 펠가룬 국왕이 직접 ‘너는 여자애란다’ 소리를 듣기 전까지는 자신의 성을 인정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런 이치에 맞지 않는 내용이 버그로 인하여 풀리고 그녀는 완전히 알지는 못해도 어느 정도는 자신이 여성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루시페리아R의 마지막에서야 밝혀지는 비밀 중 하나인 어째서 여자인 아제룬에게 왕위를 물려줬어야만 했느냐? 에 대한 문제점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뭐 대략 이런 내용들입니다.” 새식은 보고를 하면서도 문득 김석진 회장이 한가하게 이럴 시간이 있나 싶었다. 요새 들어서 김석진 회장은 그가 직접 자아 보호가 무너진 가상현실 실험을 직접 관찰하는 등의 본디 해야 하는 초거대그룹의 회장일보다 잡다한 소일거리에 더욱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 특히 지난 번 심야토론에 자처해서 출연한 것이라든지 하루 종일 SD본사 최종층에서 낮잠이나 잔다든지 하는 것들은 과연 그가 할일 많은 회장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저기 그런데 회장님. 이런 거 일일이 경과를 보고해야 합니까? 나중에 최종결과나 한 번 시간 내서 보시면 될 텐데 하시는 일도 많으신 분이 바쁘시지는 않으실런지…….” “허허 어렸을 때 내가 한 번 보여주지 않았나?”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닌자의 분신술. 그 덕분에 분신들이 알아서 여기저기서 활약해 주고 있지. 본체인 나는 여기서 잠이나 자면서 게임이나 좀 하고 그러면 되는 거라네. 편하지 않느냐? 새식아.” “……장난하십니까? 으휴……그럼 전 계속 일이나 하러 가겠습니다. 요새 이걸로 붙잡아 두시는 바람에 출시 예정이던 미연시들이 전부 미뤄지지 않았습니까? 뭐 분신술을 사용하실 수 있다면 회장님께서 자주 좀 이 실험 참관을 해 주시지요. 몸이 열 개라서 좋으시겠습니다.” 새식은 김석진 회장이 말한 분신술을 비꼰 뒤 SD소프트로 떠났다. 그런 새식을 보며 김석진 회장은 중얼거렸다. “역시……인간은 어리석다니까.” 두 손이 뒤로 묶인 채 바닥에 그대로 내동댕이 쳐 진 소녀가 있었다. “크흣!” “데려왔습니다. 왕자님.” “음. 수고했습니다. 제르난드 후작. 전승 축하연에도 참가하지 않으시고 살레드리안 숲까지 갔다 오셨을 줄은 상상도 못했군요.” “예. 전 그럼 먼저 나가보겠습니다.” “하아 쌍둥이들이 그립습니다. 녀석들이 참 강렬했었는데 말이죠.” “저도 그렇습니다.” 제르난드는 할말만 간략히 마치고 나갔다. 더 이상 있는 것을 크라에룬 왕자가 싫어하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묶인 채 바닥에 쓰러진 소녀와 단 둘이 남은 크라에룬은 윤기 있는 흑발을 지닌 소녀의 턱을 들어올렸다. “소문대로 아름답군요. 퓨리나 볼프레인 공주. 마왕이 노릴 만 한 미모에요.” 크라에룬은 퓨리나의 머리와 볼을 쓰다듬었다. 그런 다음은 목, 그렇게 서서히 내려가는 크라에룬의 손이 공주가 입고 있는 와이셔츠의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공주의 가슴의 윗부분이 만져진다. 크라에룬은 조끼와 와이셔츠를 단번에 찢어버리고 단추를 뜯어버릴 심산으로 아래로 강하게 힘을 주었다. 그러나 늘어나지도 않는 퓨리나 공주의 옷. 크라에룬은 그것을 찢으려고 한참을 발악을 하다가 끝내는 그만두었다. 격투 소녀의 교복이라는 옷 아이템을 쉽게 찢을 수 있다고 착각한 죄였다. 대신 크라에룬은 그 힘으로 그녀를 들어 침대에 내려놓았다. 그런 다음 손이 묶여서 벗기기 힘든 윗도리 보다는 단순히 끌어 내릴 수 있는 아랫도리 쪽을 공략하기에 이르렀다. 몸이 묶인 채 움직일 수 없던 퓨리나 공주는 반항하지 못하고 하반신이 허전해 지는 것을 느껴야 했다. “안 돼! 싫어!!!” “훗. 무엇이 그리도 싫은지요? 패배한 여성이 져야 할 당연한 의무인 것을? 제 충실한 부하인 카리스 양도, 센티온의 두 공주도 1왕자군에게 능욕당했습니다. 이 제 패배한 쪽은 당신들. 자, 순순히 말을 듣는 것이 신상에도 좋고……포트키에도 좋을 겁니다.” 발악을 하던 퓨리나는 포트키에 좋다는 말을 듣고 몸부림을 멈추어야 했다. “그래요. 좋은 판단을 하셨습니다. 센티온처럼 멸망당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에요.” “으으으으!!” “귀여운 것을 지녔군요. 아이의 것과 같아요. 이거 오래 참지 못할 것 같은데요?” 크라에룬은 퓨리나의 하반신을 쓰다듬다가 행동을 멈추고 자신도 바지와 속옷을 벗어 내렸다. “뭐 저도 위에는 입고 있도록 하죠. 어디 한 번 아래끼리만 결합해 볼까요? 혹시 처녀라면 말씀하시길. 증거로 남길 하얀 천을 준비해 드리죠.” 크라에룬은 부드럽게 퓨리나 공주의 발목을 잡고 그녀의 다리를 벌렸다. 그리고 곧 처절한 비명소리가 리큐리스의 왕성에 울려 퍼졌다. TITLE ▶42101 :: 83. 미사를 체벌하다 섬마을김씨(lastride) 05-04-23 :: :: 11734 “커어어어억.” 양손을 허벅지 아래에 집어넣은 채 입에는 거품을 물고 눈은 흰자로 풀어진 크라에룬. 낭심공격으로 위기에서 벗어난 채 거기다 묶은 밧줄까지 힘으로 풀어 버린 퓨리나 공주는 쓰러진 크라에룬을 보며 중얼거렸다. “맞아. 나……강했지.” 그렇다. 퓨리나 공주의 레벨은 무려 74에 격투가형 클래스로 별 다른 무기가 필요 없는 그야말로 인간흉기. 무장을 완전 해제한 레벨 60의 크라에룬이 분노 파워까지 실린 고레벨의 공격을 버텨낼 도리가 없었다. “무슨 소리야!” 경비병 둘이 급히 들이닥쳤다. 여자의 비명소리라면 모를까 남자의 비명소리…… 크라에룬 왕자가 마조히즘이 있는 변태일 가능성도 감안할 수 있겠지만 이 정도 비명소리는 절대로 좋아서 낸다고 보기는 힘든 비명이다. 문을 열고 들이닥친 두 병사. 하지만 퓨리나 공주가 가만있지는 않았다. 퍽! 빡! 오른편의 병사의 턱을 무릎으로 올려 찍은 다음. 당황하는 다른 병사에게는 휘돌려차기를 먹인다. 두 병사는 곧바로 피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전투 불능과 사망이 구분되어 있는지라 죽지는 않았고 전투 불능의 상태이다. 한 방 정도 더 때리면 죽을 수도 있겠지만 공주에게는 그럴 시간이 없었다. 퓨리나는 곧바로 병사의 허리춤의 단검을 빼낸 뒤, 기절한 크라에룬을 들고서 잽싸게 2왕자의 방을 탈출했다. 여차하면 인질극을 벌일 심산이었다. 크라에룬 왕자의 경우 2왕자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인물. ‘아니……여기서 죽여버릴까?’ 다시 골똘히 생각해보니 인질극을 벌이는 것보다 여기서 크라에룬을 죽이고 조금 위험할지 몰라도 탈출을 감행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몰랐다. 크라에룬이 죽게 된다면 루시페리아의 왕위 계승권자는 아제룬 왕자뿐. 크라에룬을 죽이고 자신이 항복해 사로잡힌다면 다시 권력을 잡은 아제룬이 자신을 구해줄 것이다. 퓨리나는 마음을 다잡았다. 이 자만 죽이면 모든 것이 끝이다. 그녀는 단검을 버리고 크라에룬의 멱살을 잡은 뒤 주먹에 마나를 집중했다. 보조 패시브 스킬이 하나도 없는 단검보다는 주먹이 사람을 죽이는 데에 유용했다. 푸른 빛이 감도는 공주의 주먹. 데미지는 마땅히 전투불능 기절상태로 무방비인 크라에룬을 일격에 보내 버릴 만했다. “안녕히.” 일국의 왕자에 대한 예의를 갖춰 인사를 건넨 뒤 공주의 주먹이 크라에룬의 머리에 작렬했다. “크으으으으으!!! 미사! 이 망할 녀석 같으니라고!!!!!!” 현진은 머리카락을 마구 쥐어뜯으며 이마를 벽에 들이박았다. 그리고 새삼 다시 떠오르는 미사의 만행. 금단의 열매를 먹고 가상현실 시간으로 약 5시간이 지났을 때. “어이 미사……왜 안 풀려? 이 시간이 다 되도록?” - 아직 시간이 안 되었는지 모르지요. 좀 더 기다려 보세요. 의외로 오래 갈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잖습니까? “음 그런가?” - 약효과도 그렇듯이 이런 것도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야 풀리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미사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현진.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기다려 보지.” 하루가 지나고. “야? 자고 일어났는데도 안 풀렸잖아? 거기다 시간도 먹은 시간이 지났다고.” - 그, 글쎄요? 그게 의외로 오래가네요? 그래도 설마 안 풀리기야 하겠습니까? 기다려 보세요. “흐으으음.” 현진. 의심스런 신음을 낸다. 하지만 마땅히 뾰족한 수도 없기에 마냥 기다려 보기로 한다. 가상현실 시간으로 5일이 지나고……. “야! 이거 풀리는 거 맞기는 해?” 불신의 목소리이다. - 분명히 풀립니다. 여자로 지속된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오직 성전환 수술과 여자모드 플레이 밖에는 없습니다. 제가 장담합니다. “근데 이건 언제 풀리냐고?” - 그건……저도 기약 못하죠. “장난? 몇 시간이면 된다며?” - 짐작해서 얘기해 본 거죠! 그것을 저한테 따지시면 어쩌라는 말씀이십니까! 오히려 화를 내는 미사. 화를 잘 내지 않던 미사가 화를 내자 현진은 약간은 기가 죽었다. 그렇지만 계속 이 모습으로 있을 수는 없는 노릇. 후반부 캐릭터들이 옷을 벗고 능욕해 달라고 기다리고 있는데 여자의 모습으로는 불가능하지 않은가! “후우 제기랄. 미사! 당장 인터넷 싹 뒤져서 이에 대한 정보를 찾아와 루시페리아R 금단의 열매 성전환 원래대로 되돌리는 법.” - 넵!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곧이어 미사가 난감스럽다는 말투로 말한다. - 죄송합니다. 마스터.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니라 푸는 방법이 따로 있었네요. “이런 씨뎅! 진작 좀 제대로 알고 조언 좀 하지!!! 그래 방법이 뭐라든?” - 간단합니다. 레이드란 대공의 여성의 부위에 아무 거나 집어넣으시면 됩니다. “……뭐?” 가상현실 시간으로 9일이 지난 시각. 현진은 지금 머리를 감싸 쥐고 처절한 고민을 하는 중이다. “해, 해야 되는 거야? 그래야 되는 거야?” 그것도 아니면 로드를 통해 시간을 되돌려야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금단의 열매를 먹기 전 세이브 파일은 전투에 전투를 거듭하다 보니 저장해 놓은 것이 한참 전의 아제룬에게 쫓겨난 이후 술집에서 저장한 것 하나 뿐. 거기까지 돌아가는 것은 다시 약 20일 가량의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것. 눈 딱 감고 손가락이라도 집어넣으면 그걸로 끝이다. 그러나 20여년을 남자로 살아온 현진의 자존심은 그것을 허용하려 하지 않았다. 여자로 변해 애무까지는 능욕마제로 거듭나기 위하여 감수를 했지만 삽입은 정말로 선택하기 힘든 방법이다. 미사에게 해결방법을 듣고서 벌써 4일째 이 모양 이꼴이다. “오오 신이시여! 어찌 저에게 이런 남자로서의 정체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퀘스트를 내리시나이까!!!” 미안하다. 수위를 지키려면 어쩔 수 없었어. 그리고 가상현실 시간으로 12일이 지나고 인터넷을 직접 뒤진 다음. 결국 다시 남성캐릭터로 돌아온 현진은 이빨을 갈고 있었다. 돌아오는 방법이 남근과 딜도(이것들의 경우에는 여자로서 즐기는 것이 되기에 불가능하다)를 제외한 다른 무언가를 집어넣는 것이기는 했다. 다만 다른 방법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을 제외하면. 그것을 알게 되자 현진은 깨달았다. 미사 이것이 기어이 백합쇼를 보려고 고난이도의 술수를 통하여 자신을 피폐하게 내몰았다는 것을. 은근슬쩍 속이고 비꼬아서 결과적으로 능욕시간 12일을 잡아먹게 했다는 것을. “크아아아아아아!!!” 현진의 몸에서는 노란 광선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현진의 머리는 뾰족한 노란머리로 변하였다. 현진의 눈에서도 붉은 광채가 반짝였다. “죽인다. 미사!!!” 물론 실체가 없는 미사에게 죽인다는 협박은 먹히지 않는다. 초기화 한다는 협박은 먹히나 미사를 잃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이 녀석을 체벌할 방법은 엄연히 존재한다. 뚜둑. 뚜두둑 “통각수치……맥스!!!” 현진은 가상현실 프로레슬링 게임을 실행시킨 뒤 아픔을 느끼게 하는 수치를 최고조로 올렸다. 게임 속의 NPC들이야 아픔을 실제로 느낀다지만 가상현실 도우미의 경우는 다르다.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게임을 하기에 통각수치를 높여 놓아야 고통을 받는다. “마스터……이렇게까지 하셔야 하나요?” 상대방 레슬링 선수가 되어 마주보는 링 가운데에 있는 미사. 그녀가 하고 있는 캐릭터는 정녕 별 볼일 없는 기믹으로 맨날 얻어터지는 역할을 맡은 약한 캐릭터. 그에 반해 현진이 맡은 레슬링 선수는 월드 타이틀 6회에 빛나는 메인이벤트 급의 강력한 이로 덩치에서부터 헤비급과 크루저급으로 비교 자체가 되질 않았다. “죽을 각오는 되었나? 미사.” “휴우……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겁니다.” “좋은 생각이다. 후후후 좀 더 발버둥치고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해라. 그것을 무참히 짓밟아주마.” 땡땡땡! 링 벨이 울리고, 무서운 기세로 미사에게 태클을 거는 현진. 그러나 미사는 잽싸게 로프를 통해 바깥으로 나갔다. “도망치려고 해 봐야 소용없다!” 현진은 카운트아웃이나 반칙패 등으로 어이없게 끝나도록 미사가 유도할 것에 대비하여 미리 심판을 죽도록 패서 관중석으로 던져버렸다. 그런 다음 링 밑에서 해머와 철제의자 등을 들고서 도망치는 미사를 따라갔다. 현진이 플레이하는 레슬러 캐릭터는 무게가 제법 있고 덩치도 큰 헤비급의 캐릭터지만 스피드도 미사가 하는 크루저급 캐릭터에 밀리지 않는다. 링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도망치는 미사를 현진은 잽싸게 나꿔채었다. 그런 다음 프로레슬링의 주공격기술인 해머링이 아닌 이종격투기와 같은 펀치와 팔꿈치 내려찍기, 발차기 등을 미사의 캐릭터에게 퍼부었다. “큭!” 기본적으로 소녀의 인격을 가진 미사이지만 외양은 현재 시퍼런 남자이니 현진의 주먹에는 전혀 봐주는 것이 없었다. “으랴아아압!” 현진은 미사를 고릴라 프레스로 들어서 링의 사각에 위치한 철기둥에다 던졌다. “꺄아아앗!” ‘……그냥 때리긴 좀 뭣해도 아줌마 캐릭터로 할 걸 그랬나?’ 소녀의 인격이 내는 비명소리인지라 남자의 목소리로 나오니 살인충동이 상승했다. 이어서 쓰러진 미사에게 가차 없는 채찍질과 해머질, 그리고 체어 러쉬가 계속되었다. 이가 나가고 피가 줄줄 떨어진다. 게임 상 잔혹성을 말리기 위하여 심판들이 뛰쳐나왔지만 헛수고였다. 가상현실 시간으로 12일 간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보내고 거기에 약 일주일가량은 남자로서의 정체성을 침해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으로 잠도 이루지 못한 고통을 감안한다면 아직은 멀었다. 현진은 링 아래에서 압정과 유리를 꺼내어 링에다 깨뜨려 놓았다. 그런 다음 쓰러져 있는 미사의 캐릭터를 들어서 링에다 던졌다. “너의 죄를 네가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다음에 또 이러면 박수경이가 되어서 죽도록 맞을 줄 알아라.” 현진은 미사를 한손으로 번쩍 들었다. 이제 이 자식을 링바닥에 내리쳐 죽음의 고통을 주겠다. 막 미사를 던지려는 현진. 그때였다. 미사의 캐릭터가 두 발로 현진의 캐릭터의 목을 감더니 그대로 헤드 시저스를 통해 현진의 캐릭터를 대신 넘어뜨린 것이다. 압정과 유리조각 가득한 링.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결정타 공격을 받아버린 현진은 처절한 비명을 질러야 했다. 소위 말하는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물었고 굼벵이도 밟으면 꿈틀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너, 너 이 자식 진짜 오늘 죽어볼래!!!” - 아니 그래서 바로 게임 긴급 종료도 시켜드렸지 않습니까? 그리고 저도 아팠다고요!!! 레슬링 게임을 통해 미사에게 육체적인 고통을 각인시키던 현진. 그러나 오히려 마지막 공격에서의 미사의 반격으로 가장 아픈 것은 자기가 당해버리는 꼴이 되고야 말았다. 그러다 보니 실컷 미사를 두들겨 팼음에도 화가 전혀 풀리질 않았다. 레슬링 게임은 이제 좀 위험하다. 또 저렇게 반격을 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행 9의 박수경 루트는 더더욱 위험하다. 박수경 캐릭터가 워낙 능력치가 좋아서 묶어놓고 팬다고 해도 만약 낭심이라도 차이는 날에는 끝장이다. - 제발……그냥 포기해 주시죠? 마땅히 할 만한 게임도 없지 않습니까? “……!” - 헉! 그때 현진이 떠올린 것을 본 미사가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었다. 총으로 쏘고 하는 게임들은 통각수치를 느낄 수가 애초에 없거나 나머지 게임들도 마땅히 미사의 반격으로 하기가 꺼려지는 것들이 대부분인데 지금 현진이 떠오른 것이야 말로 미사가 도저히 반항할 수가 없는 그런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미사. 치한 소아과 실행.” - 저, 저기 어지간하면 그냥……. “말로 할 때 실행해라……알긋냐?” 치한소아과야 말로 미사를 혼내기에 아주 제격이었다. 로리물이라 어린아이 캐릭터들을 맡아서 플레이해야 하는 만큼 성인인 주인공 플레이어에게 개길 수가 없으며 주인공 플레이어의 체벌 이벤트가 매우 다양하다는 점이 있었다. - 저, 저는 서정연 캐릭터로 게임을……. “지랄하지 말고, 윤나림으로 하세요. 미사 씨?” 미사가 그나마 저항해 본 것은 게임 내의 얼마 안 되는 성인 캐릭터 들 중 한 명이었다. 그렇지만 현진은 집요하게 저항할 수 없는 어린이 캐릭터를 미사에게 할당했다. 성인 남성의 손이 여아의 하반신에 닿았다. 그리고 대번에 엉덩이가 까여진다. “미사 너! 어디 하늘같은 마스터에게 그 개고생을 시켜!” “으아앙! 잘못 했어요!” “잘못했다면 다야! 그리고 혼나면 가만히 있어야지 어디서 발악을 해! 발악을 등짝에 유리조각 한 번 박혀 볼래?” 찰싹! 찰싹! “으아앙!!!” 게임의 내용과는 전혀 안 맞는 대사이지만 어찌 되었든 어린아이 캐 릭터로 변한 미사의 자그마하고도 탄력 있는 엉덩이를 현진은 손바닥으로 마구 때렸다. ‘이, 이거 빠져들면 안 되는데…….’ 때리면서 현진은 심각하게 마음 속 내면과 싸워야 했다. 탄력있게 튀어오르는 부 드러운 엉덩이와 그 밑에 노출된 아이의 그것. 거기에 눈을 비비며 울음을 터뜨리는 여린 소녀의 모습은 지금까지 현진에게는 별 위협이 되지 않았던 로리콘의 기질을 깨우고 있었다. ‘서, 설마 나도 로리콘으로의 각성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 로리는 범죄다. 특히 메르피 같은 적당히 어린아이도 아니고 치한소아과의 소녀들은 나이가 두 자리 수가 채 되지 못한 살벌스런 나이다. TITLE ▶42199 :: 84. 김새식의 로리학 섬마을김씨(lastride) 05-04-24 :: :: 13391 ‘서, 설마 나도 로리콘으로의 각성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 로리는 범죄다. 특히 메르피 같은 적당히 어린아이도 아니고 치한소아과의 소녀들은 나이가 두 자리 수가 채 되지 못한 살벌스런 나이다. 곧이어 현진의 머릿속에 침투되는 사상과 그 옛날의 기억. “수고하십시오!” 11월의 둘째 주 수요일. 악습이라 그렇게도 문제가 제기되었으면어도 마땅히 대체할 좋은 제도가 없어 몇 가지 수정만을 거친 채 마치 조선시대의 과거제 마냥 이어져 내려온 수능시험 날이다. 그리고 꼭 이날만 되면 입시한파니 뭐니 하여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밀려온다. 교문 앞에는 각 학교에서 선배들을 응원 나온 후배들과 그들을 노린 몇몇 장사치들이 모여 있다. 현진과 새식은 대부분의 수험생들과 응원단이 몰려 있는 정문에서 벗어나 이 학교를 다니는 선배들만이 들락거리는 후문에서 정신을 맑게 해 준다는 박하사탕과 기타 과일 맛 사탕을 들고서 수험생들에게 나누어주며 인사를 건넸다. 밤새 미연시 게임을 하다가 늦잠자고 제일 늦게 나온 형벌이었다. “아 스벌. 추워 뒈지겄네. 꼭 이렇게 오랜만에 쉬는 날에 애들 불러서 이 고생을 시켜야 하겠어? 저시키들 사탕 주는 거 별로 달가워하지도 않잖아?” 후문은 사람이 뜸한지라 새식은 방금 전만 해도 웃는 얼굴로 사탕을 건네주었던 선배들을 씹기 시작했다. 거기에서 더 발전해 선생들은 어떻다느니, 교육정책은 어떻다느니까지 별의 별 이야기가 다 튀어나온다. “야 저기.” 한참 새식의 불평을 듣던 현진은 검지손가락으로 등굣길을 가리켰다. 자전거를 몰고 오는 교복을 입은 수험생. 새식은 대번에 욕을 그만두고서는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현진에게 사탕을 넘겼다. “수고하십시오.” 현진은 새식에게 건네받은 사탕을 들고 가 자전거에서 막 내린 수험생에게 사탕 몇 개를 쥐어 주었다. 그런데 그 뒤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수능 만점!! 자랑스러운 우리 XXX인 들이여! 새로운 아침의 여명을 밝혀라!!!” 꼴값 떠네……. 그러나 꽹가리며 애들이며 전부 정문 쪽으로 투입되어 썰렁한 응원이 이어지는 후문에서는 저 정도 응원만도 감지덕지일 것이다. 후문에는 고사장인 학교에 다니는 수험생들이 주로 들락거리는 데에 반하여 지키고 있는 학생들이라고는 현진과 새식. 그리고 방금 전 화장실 간다고 떠난 채 그대로 도주하다가 마주오던 학년부장과 마주쳐 응원의 플랭카드 하나를 애처롭게 들고 있으면서 말 한자리 하지 못하는 가엾은 성재만이 남아 있었다. 응원도 부실하거니와 큰 거 두 봉지나 투입된 사탕은 남아돈다. “어이 유부녀 변태. 콜라 맛에 파인애플 맛에 포도 맛에 딸기 맛에 사과 맛에 박하 맛 사탕을 동시에 물고 있으니 맛있냐?” “…….” 조금은 괴팍한 성질의 학년부장이 두 번째로 도망치던 성재에게 내린 형벌은 형형색색의 사탕을 몽땅 입에 물고 있어야 하는 조금은 인권유린적인 처벌. 그 덕에 수고하십시오. 라고 말하는 것은 현진과 새식의 몫이다. 아니 정확히 말해 현진은 조금은 이런 데에서 빼는 성격인지라 전적으로 새식의 몫이었다. “제기럴. 목 쉬겠네. 저기는 확성기도 있고 개 쇼를 다 하더만은 되게 심심하구만. 저쪽은 우리학교 학생들도 그렇게 많이 없는데 왜 다 몰려가 있는 거여? 도대체.” “음……여고 쪽에서 오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 순간 새식의 얼굴은 영혼이 빠져 나간 듯 피폐해졌다. “이런 신발! 뭐야 그럼 지금!!! 우리들만 여기서 암내나는 사내놈들 상대하고 있었다? 이거 아냐? 거기다! 정문은 여고에서 온…….” “응원단도 있겠지.” “끄아아아아아악!!! 이런 제기랄! 망할! 신발!!! 그럼 뭐야? 저기에는 누님 클래스인 3학년에다, 동급생에다, 선배님~ 하는 소녀들이 있다는 소리 아냐? 우린 왜 지금 여기에 있어야 하는 거냐고!!! 그것도 저런 경멸스러운 유부녀 변태랑!!!” “어우 워! 우어!” 성재의 우물거리는 것을 보니 마치 왜 자기는 끌어들이냐고 따지는 것으로 보인다. “빌어먹을! 나 저리로 갈래!” 새식은 사탕봉지를 땅바닥에 내팽개쳤다. 그런 그의 손에서는 왠지 모를 푸른빛까지 감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원하는 대로 정문으로 가지는 못했다. 혼자 남기가 뭐했던 현진이 그를 붙들었던 것이다. “어차피 끝나 가냐. 그냥 참어라.” “아우! 제기랄!” 그랬다. 새벽 6시 즈음부터 시작된 응원은 이미 8시가 다 되어 가면서 서서히 종말을 고하고 있었다. 이제 가봐야 남아 있는 것은 응원도구 쓰레기 밖에는 없을 것이다. 스트레스가 쌓이는 모양인 듯. 새식은 성재처럼 사탕 여러 개를 입에다 구겨 넣으며 갖은 인상을 다 쓰기 시작했다. 입안에서 사탕을 녹일 생각도 하지 않고 우드득 우드득 씹어대니 심히 치아 건강이 걱정된다. 굳어진 표정으로 마냥 사탕을 우물거리던 새식. 그때 갑자기 그의 표정이 펴지는 것이 아닌가? “…….” 현진은 할 말을 잊었다. 새식의 눈이 간 곳은 이쪽 후문 부근을 통해서 시험장인 고등학교 옆쪽에 있는 초등학교로 등교하는 두 명의 여아들. ‘섬마을김씨’ 라는 여자애 둘을 납치해 조교한 다음 여자애들의 아버지 행세를 하며 외딴 섬에서 온갖 파렴치한 만행을 저지르는 문제소설을 썼던 전례가 있던 새식이 조금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여자아이들을 보고 있다. 순간 소설과 비슷하게 되어가는 상상. 소설 속 로리콘 변태 김씨는 새식이 되고 그에게 능욕당하는 여아들이 뒤에 빨간 가방 메고 서로 손 잡고서 사이좋게 학교 가는 여자애들이 되는 그런……. 친구를 그런 범죄자의 길로 들어서게 할 수는 없다!!! 마침 새식은 쭈그려 앉은 자세에서 몸을 일으키고 여자애들에게 다가서고 있었다. 현진은 즉시 뛰쳐나가 새식의 뒤통수를 갈기며 목을 졸랐다. “야 임마! 그건 범죄야! 범죄라고!!!” “케, 켁 이, 이거 놔! 새꺄!!!” 순간 현진은 트럭에 치인 것처럼 몸이 붕 뜨는 것을 느꼈다. ‘이, 이거 또!’ 새식의 목을 조르는 등의 장난을 칠 때마다 가끔씩 일어나는 이러한 기현상. 놀랍기는 했지만 새삼 이제는 익숙해져서 별 반 이상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야! 뭐해 이 미친새꺄! 가버렸잖아!!!” “애들은 안 돼! 임마!” 그러나 새식은 필사적으로 말리는 현진도 내팽개친 채 이미 멀어진 여자애들을 쫓아갔다. 그리고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현진과 성재는 새식을 쫓았다. 허나 의외로 100미터를 10초에 아슬아슬하게 돌파하는 체육대회의 계주 후보 1순위인 새식을 쫓기에는 체력 떨어지는 성재와 그다지 빠르지 못한 현진으로서는 무리가 있었다. 어느새 여자애들을 막아 선 새식. 현진은 뒤에서 보았기에 새식의 미묘한 미소 외에는 보지 못했지만 여자애들은 아마 지금 변태의 출현으로 겁을 집어먹고 있을 것이다. 새식은 여자애들의 앞을 가로막고 선 다음. 나눠주다가 남은 사탕들을 여자애들에게 내밀었다. 어린이 성추행 범죄 시나리오 중 가장 하급에 속하는 먹을 것으로 꼬시기이다. 가끔 시사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아저씨가요. 사탕 줄게 따라오라고 해서 갔는데 여기를 만졌어요.’ 등의 대사를 창출하는 그런 스킬이 아니던가! 요새 애들 영악한 것을 보면 안 먹힐 것도 같지만 현진이 보기엔 여자애들은 초등학교 1,2학년을 벗어나지 못한 정도로 보인다. 저 정도 정신용량이라면 여차할 경우 새식의 마수에 먹혀들어갈 수도 있다. “안 가도 될 것 같은데?” “어?” 옆에서 성재가 멈추고 손가락으로 새식이 여자애들을 가로 막은 뒤를 가리켰다. 그것을 보자 현진도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것 덕분에 여자애들은 별 위험 없이 넘어갈 수 있을 것만도 같다. 그렇지만 이제는 새식이 걱정된다. 현행범으로 검거되지나 않을지……. “학생. 뭐 하나?” 수능 시험 날 시험장 앞에는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하여 경찰들이 하나씩 배치되어 있다. 그리고 마침 새식과 여자애들이 있는 곳은 지루하게 마냥 학교를 살피던 경찰의 눈에 즉각 띄고 만 것이다. 현진과 성재는 넌 이제 죽었다. 라는 표정으로 새식을 애처롭게 보았다. 그래도 경찰한테 ‘사탕 나눠주는 게 남았는데 애들이 지나가길래 주려고 했습니다.’ 이 정도로 변명하면 충분히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해 ‘수학여행을 러시아 섹스관광으로!!!’를 연설했던 김새식은 아직 죽지 않았다. “애들 꼬시고 있는데요?” “……뭐?” 경찰도 어이가 없는지 되묻는다. 당연히 그냥 동생 같아서, 사탕이 남아서 라는 핑계를 대면 허튼 생각 갖지 말라고 성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이 학생에게 따끔히 훈계를 할 예정이었는데 어처구니없게도 너무 사실 그대로 얘기하지 않던가? 그러자 새식은 여전히 뻔뻔스레 대꾸한다. “애들 꼬시고 있다고요.” ‘……미쳤군. 미쳤어! 저 자식 미쳤어!!!!’ 제 무덤을 파는 수준에서 끝난 게 아니라 아주 향을 피우고 제사까지 지내고 있다. 그렇게 뒤에서는 현진과 성재가 경악하고 있을 무렵. 소녀들은 어느새 빠져나가고 자리에는 사탕을 든 새식과 경찰만이 남았다. “그게 범죄인 것은 알기나 하나? 어린애들 노리면 현행범으로 잡혀 갈 수도 있어.” “왜 그게 범죄입니까? 꼬신다고 하는 것에 의미를 너무 확대 해석하시는 거 아닙니까? 설마 제가 저런 어린애들 사탕으로 꼬셔서 응 이거 줄게 벗어봐! 착하지? 이런 짓이라도 하실 줄 아셨습니까? 그저 호감이라도 좀 사 볼까 해서 하는 것뿐인데요?” 경찰. 그 말을 듣자 할말이 없다. 솔직히 사람 머리통 속을 까서 볼 수도 없는 노릇. 새식이 사탕으로 꼬셔서 은밀한 곳으로 데려가 응 착하지 이거 빨아볼래? 등의 짓거리를 하려고 했는지 그저 호감을 사려고 한 일인지 어떻게 알 것인가? 어리둥절해 있는 경찰. 그런 그에게 새식이 말했다. “이런 말이 있죠……어렸을 때 알고 지내던 소녀 들 중 한둘은 분명 미인이 되어 있을 거라는 이야기. 오빠, 오빠 하다가 나중에 여보로도 발전하는 법. 그것을 위한 투자. 이것을 범죄라고 꼬집어서 이야기 하실 수 있습니까? 어린이 성추행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귀관의 노력은 가상하지만 헛다리짚으셨군요. 공무나 열심히 수행하시죠.” 마땅히 다음에 댈 말이 없던 경찰은 뒤통수를 긁적이며 돌아서서 세워 둔 경찰차로 돌아갔다. “제길. 놓쳤네.” 돌아서는 경찰을 보며 그 사이 학교로 가 버린 여자아이들을 아쉬워하며 그대로 화단 옆의 계단에 주저앉는 새식. 그 뒤로 같은 변태로 몰릴까 모른 척 흔히 말하는 쌩까고 있던 성재와 현진이 다가왔다. “으이그! 그런 삐쩍 마르고 쪼매마한 애들이 좋냐! 정신 좀 차려라! 자식아! 안 그래도 실제로 이루어지기 힘든 미연시 중에서도 로리 미연시는 실행할 경우 더더욱 죄질이 크고 무서운 법이다. 넌 그쪽 취향이 좀 짙을 뿐이지 완전 그쪽은 아니잖아. 좀 더 생산적으로 생각할 수 없냐?” “훗……풋풋한 어린 소녀의 매력을 모르는 네놈들의 이야기는 별로 듣고 싶지 않다. 로리야 말로 그 모든 미소녀 부류 중에서의 최고로 숭배 받고 우상시 되어야 할 그런 존재들일진대. 능욕신마 네놈은 유감스럽게도 이쪽에 만큼은 관심이 없고, 유부녀 변태 네놈은 말 그대로이니 이 어찌 내 주위에는 이렇듯 어리석은 중생들만 있냔 말이냐? 네 녀석들이 좋아하는 미소녀도 따지고 보면 모두 어릴 적 그런 귀여운 시절이 있었단 말이야! 그것이 내가 로리를 숭배하면서도 다른 쪽에도 관심을 갖는 이유다. 그녀들도 모두 어린 시절을 겪었을 테니 말이야.” “저기……로리도 나중에 다 아줌마 돼.” 성재가 예리하게 지적했지만 워낙 목소리가 작았던지라 새식의 그 큰 말소리에 모두 묻혀졌다. “서, 설마 너! 메이드 로봇류를 싫어하는 이유가……. 어렸을 적 모습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던가!” “정답이다.” “그렇지만. 역시 로리는 범죄야! 네놈의 그런 더러운 사상. 나는 인정할 수 없다.” 몇 년 후 로리에게 반응할 정도로 굶주리게 될 것을 그때의 현진은 몰랐다. “훗. 소위 말하는 누님 어쩌고 하는 반대파인 거냐……? 우습군. 우스워!” 수십여 년 전부터 인터넷상에서 벌여왔던 치열한 누님연방과 로리지온의 치열한 전쟁은 아직까지도 그 명맥을 이어 내려오고 있었다. 현재 그 두 단체의 직접적인 논쟁과 힘 대결은 김새식이가 포함된 로리지온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었지만 아마 세상의 미소녀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은 두 단체의 로리다! 누님이다 싸움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잘 들어라! 멍청한 놈들아. 미소녀의 근본은 바로 로리이며, 모든 미소녀의 진리는 로리로 통한다. 누님? 흐! 웃기는 소리! 지금이야 누님, 누님 좋겠지. 비슷하게 젊으니까! 하지만말야! 네놈들이 40살, 50살이 되었을 때를 생각해 봐라. 그때도 누님들이 지금과 같은 미소녀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을까?” “어. 그래도 괜찮던데?” “에이잉! 넌 좀 닥쳐! 유부녀 변태! 네가 좋아하는 유부녀는 하나같이 풍만하고 매혹적인 얼굴에 점 하나 씩은 가지고 있는 요부형에 기껏해야 20대 미시족 유부녀 아냐! 40대 이후로 넘어가는 거 버텨낼 수 있기나 해? 그에 비해 로리는 키워먹기를 시도한다고 하더라도 20대 싱싱함을 오랫동안 지니고 있을 뿐더러! 어릴 적부터 조금씩 성장해가며 업그레이드 되는 것을 지켜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축복이다! 누님은 기껏해야 늙은 누님으로밖에 스타일 변화가 되지 않지만 로리는 초등학생 저학년의 발육상태, 고학년의 발육상태, 중학생의 발육상태, 고교생의 발육상태 등 다양한 단계로 진화를 하게 되고, 이를 가만히 놔뒀다가 고교생의 발육상태가 되어서 짝짜꿍이 되는 것을 소위 말하는 키워먹기! 라고 하지.” “그래 키워먹기는 인정한다. 학년부장이 대표적인 예지. 그런데 넌 키워먹기가 아니라 진화하는 것을 전천후로 맛보기! 라는 위험한 사상을 지녔지 않느냐!” 그 당시만 해도 능욕신마로서 상당한 내공을 지녔던 현진은 기백에 있어 새식에게 전혀 밀림이 없었다. “……나는 그 사상만큼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꿈과 희망을 가지고 힘차게 뛰어놀아야 할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사탕으로 꼬시고 말로 꼬셔서 짓밟고, 설사 오빠를 사랑하는 마음! 뭐 이딴 것으로 치장하고 아이가 스스로 아랫도리를 벌린다고 해도 거절하는 자세야 말로 진정 로리를 숭배할 자격이 있다. 그러나 네놈은, 네놈은 무어냐! 네놈은 그저 어린아이를 보고 발정하는 변태의 부류일 뿐이지 않느냐!” 강하게 몰아붙이는 현진. 그러나 괜히 지존으로 불리는 새식이 아니다. “전천후로 맛보기. 그래. 그것이야 말로 진짜배기이지. 하지만 말야……나는 철저한 합법을 추구한다고. 뭐 물론 조기 임신의 가능성과 아이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남성의 것으로의 삽입은 정녕 아이를 위해서는 배제해야만 하지. 그런데 성에 대해 대부분의 것을 깨닫고, 상대방과의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이어져 있으며, 아이 역시 쾌락을 원한다면 어떻게 될까? 어린아이에게도 엄연히 성적 유희를 즐길 권리가 있단 말씀. 나는 지식, 사랑 그리고 열렬히 쾌락을 원하는 것이 단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을 경우에는 손 하나 댈 생각이 없다. 지금은 그저 훗날 성장할 소녀들에 대한 투자를 할 뿐이지. 내 말이 틀렸나? 반박해 봐! 네놈이 이 심오한 세계에 대해 뭘 알겠느냐만은 적어도 나의 사상에는 그릇됨이 없다.” ‘제기랄! 왜 그딴 게 지금 생각나냐고!!!!’ TITLE ▶42352 :: 85. 그냥 85화 섬마을김씨(lastride) 05-04-25 :: :: 13056 솔직히 새식의 사상에 반박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의 사상에 물들지 않았던 비 로리주의자 현진. 그러나 밥상을 앞에다 두고도 번번히 잿가루를 뿌려야 했던 처절한 인생역정과 극로리물 게임의 플레이로 인해 그의 머릿속에는 그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찼다. 범죄다, 범죄다 하고 생각하며 살았지만 새식의 이야기대로 3가지 조건이 충족되었을 경우라면 거기에선 결코 반론을 펼칠 수 없다. 무릎 위에 엎드려 눕힌 채 빨갛게 부어있는 엉덩이와 자그마한 다리 사이에 돌출된 일직선과 그 옆의 둔덕. 거기다 치한소아과 매뉴얼도 하나 떠오른다. [게임 스토리 상. 주인공이 성인여성에게는 반응하지 않으므로 게임 플레이 시 발기부전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음. 어린아이에게만 반응한다는 점을 유념. 특히 어린아이에게 별 욕정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라도 플레이어가 맡아서 연기해야 할 소아과 의사 곽진태가 아이에게 반응하는 몸이기에 어린아이에게 욕정을 강하게 느끼게 됨.] ‘허거걱!!!’ 그래서인지 어느새 치한소아과의 주인공 플레이어가 빙의된 캐릭터 곽진태의 아랫도리는 이미 하늘 높은 줄을 모르고 치솟아 있었다. 어린아이의 사이즈에 맞추기 위해, 여타 미연시처럼 남성들의 자신감을 증강시키기 위해 기본으로 크게 만들어진 성기 사이즈(캐릭터 메이킹 당시 조절가능)는 치한소아과에서 만큼은 조금은 작게 되어 있다. 그러나 작아도 튀어나온 그것은 옷에 가려 감촉이 완벽하진 않았지만 미사의 옆구리를 찌른다. 그런 상념 중에도 체벌의 목적으로 계속해서 소녀의 엉덩이를 때리던 손. 그 손이 잠시 풀리며 손가락 하나가 그 일직선의 사이를 파고든다. “으앙!” ‘큭?’ 당혹스럽다. 로리는 안 된다! 안 된다! 라고 끊임없이 머릿속에서 되뇌어도 본능은 해 버리라고 종용한다. 순간 현진의 머리 위에는 현진의 모습을 토대로 만들어진 천사와, 로리콘 대마왕 새식의 모습을 그대로 지닌 악마가 나타났다. “로리는 안 돼. 어린아이를 괴롭히는 짓이야.” 천사가 다소곳한 목소리로 욕정을 잠재운다. 그러나 단순한 논리로 어린아이는 안 된다고 말하는 천사보다는 말빨 강력한 악마의 권고가 더욱 매력적으로 들리고 있었다. “안 되긴 뭐가 안 돼! 미사가 애냐? 생성된 날짜는 적지만 엄연히 적당히 나이를 먹은 소녀의 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거기다 마스터에 대한 기본적인 애정이 있어 쉽게 거절하지도 않지. 자아. 질러라! 위선의 가면을 벗어! 지난 번 거시기 업체에서 로리하고도 진짜 하려고 했잖아? 그리고 메르피한테 반응한 것은 한 두 번이더냐? 자, 자 어차피 가상현실 속이야. 치한소아과는 김석진 회장이 영등위를 토벌해가면서 얻어낸 성인 이용가 등급이고 넌 어엿한 대한민국의 성인이야. 비록 플레이 시 변태 소리는 좀 듣겠지만. 어차피 넌 능욕신마 아냐? 다메(안 돼. 라는 뜻의 일어)수치가 로리와 맞먹는 근친물도 별 무리 없이 수행해 내는 그런 막강한 내공을 지닌 녀석이 고작 어린애 앞에서 망설이기냐!!! 그리고 솔직히 한 번 쯤 어린애를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자! 어서! 어서!! 너의 달아오른 그것을 저 일직선상의 중심에 꽂아 넣어!!!” ‘커허어어어억!!! 왜, 왜 악마놈이 더 논리정연한 거냐!!!’ 그것을 이겨내는 이의 마음가짐 문제로 봐야 맞겠지만 어찌되었든 현진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으려는 선택에 마음이 기울고야 말았다. 현진은 눕혀 둔 미사를 때리던 손을 멈추고 다정다감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프냐 미사?” “흑……네!” “안 아프게 해 줄까?” “네?” 가상현실 도우미도 게임을 플레이 할 때에는 플레이어의 생각을 읽을 수가 없다. 격투 게임이나 기타 전략 시뮬레이션 등에서 플레이어의 생각을 읽을 경우 너무 일방적으로 승부가 가상현실 도우미 쪽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사는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감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그녀는 ‘안 아프게 해 줄까?’에서 ‘자 이것 좀 핥아볼래?’ 나 ‘기분 좋은 거 하지 않을래?’ 등으로 넘어가는 어린이 꼬시기 시나리오의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아니다. 생성된 지는 몇 년 되지 않았지만 조작되긴 했어도 엄연히 성인에 필적하는 지식과 생각 그리고 인터넷 등을 자유롭게 접하며 만들어진 사상이 있었다. “저기……마스터? 설마……?” ‘알아차렸군. 뭐 반대하면 나도 할 생각은 없다고.’ 놀란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서 현진은 조금은 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체벌이랍시고 강제 겁탈을 할 수도 있지만 어린아이의 모습이라면 지금은 정신을 못 차리고 있긴 해도 빠져들지는 않는다. 시퍼렇게 질린 모습을 보니 십중팔구 반대의 의견일 것 같다. 그런데 웬걸. 미사는 현진의 무릎에서 일어난 뒤. 엎드려 절했다. “저, 저…… 부탁드리겠습니다. 마스터.” “……어?” 전혀 예상 외. 기본적으로 플레이어에 대해 약간의 호감을 지니고 친한 도우미이기는 해도 사상적으로 개화가 되어 쉽게 이렇게 나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이, 이봐? 괜찮겠어?” “어차피……마스터께서 중고로 팔아버리시지 않는 이상. 제가 만날 수 있는 남자라고는 마스터 뿐. 그런 마스터가 원하신다면야 기꺼이…….” 그러면서 뒤로 드러눕는 미사. 현진은 당혹스러웠다. 마스터라는 주인을 상징하는 영어로 불러대긴 했지만 미사와는 기본적으로 주종의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 새삼 예뻐할 것도 없었고, 오히려 야오이 플레이 등을 종용하여 구박해오고 피해왔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분위기가 묘해지자, 녀석은 무엇이든 주인님을 위해!를 구호로 외치는 메이드처럼 변해버렸다. 외양도 어린애라서 꺼려지거니와, 속도 친구처럼 지내왔던지라 꺼려진다. ‘그냥 덮쳐!!! 멍청아!’ 순간 현진의 귀에는 뭔가 환청이 들려왔다. “응?” “왜 그러시나요? 마스터.” “아, 아니 아무것도.” ‘요새 기가 허해졌나? 가상현실에서도 별 게 다 들린단 말야?’ 현진은 고개를 한 번 갸우뚱 한 다음 얌전히 누워 있는 미사를 바라보았다. 눈을 지그시 감고서 배에는 두 손을 깍지를 쥔 채 올리고 발목에 걸린 팬티 덕분에 묶인 것처럼 된 다리를 최대한 벌려 밋밋한 그곳을 노출시키고 있다. 로리매니아들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귀엽다고 생각할 만한 모습이다. 또한 어린아이에게만 반응하는 캐릭터 곽진태의 몸을 지니고 있으니 즉각 솟아오른다. 안 되는데, 안 되는데 라고 마음속으로만 생각을 할 뿐. 손은 자꾸만 그 밋밋한 아랫도리로 향한다. 그렇게 마음의 외침을 무시한 손이 그곳에 닿았을 때. 현진은 위선의 가면을 벗어버리고 결심했다. 그래 오늘은 이 녀석을 안아주기로. 현진은 소녀의 위를 가리고 있는 체육복 윗도리를 걷어 올린 채 얼마 튀어나오지 않은 가슴을 탐했다. 작아서 싫어하는 타입이지만 왠지 귀여워 보인다. “괜찮냐?” “가, 간지러워요.” 민감한 부분에 닿을 때마다 아이다운 웃음과 신음이 흘러나온다. 현진은 아랫도리를 속박하는 옷가지를 벗어 하반신을 노출시켰다. 의사의 가운에 안에는 남자의 나체가 되자, 마치 바바리맨 같다. 눈 안에 합쳐져야 할 두 개의 접합부분이 동시에 들어온다. 비록 아이의 몸체이지만 보통 흥분되는 것이 아니다. 이번에는 얼굴을 통째로 다리 밑에 집어넣어 혓바닥으로 탐한다. “으흥. 흐흥! 꺄핫!” 소녀는 간지러운 듯 발버둥을 친다. 그러면서 발목에 걸린 속옷이 아래로 흘러내리고, 두 손으로는 허벅지 사이로 파고 든 머리를 밀어내려고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그것은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한 행동일 뿐. 강하게 저지하지도 길게 저지하지도 않는다. 타액인지 모를 액체로 흥건해 진 소녀의 아랫도리. 그것을 원하는 듯. 잔뜩 붉어져 있는 XXX. 그때. 갑작스레 미사가 두 눈을 번쩍 뜬다. 그리고서는 벌떡 일어서서 말한다. “죄송합니다. 마스터. 가상현실 접속 한계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게임의 캐릭터가 되어 플레이를 하다 보니 접속 제한시간을 넘어 가상현실 도우미가 임의로 봐 줄 수 있는 시간까지 지나버렸군요.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아니 이게 웬 소린가! “뭐어??!!! 야, 야 임마! 잔뜩 기대에 차 놓게 해 놓고, 이게 무…….” 그러나 따지려는 현진의 의식은 더 이상 가상현실 속에 남아있지 않았다. 어쩔 것인가, 가상현실에의 동화를 우려하여 철저히 지켜야 하는 하루 8시간의 가상현실 접속 시간의 제한과 그것을 또 칼같이 지켜야 하는 도우미. 평소같았으면 도우미가 조언을 통해 끝나는 시간을 알려 세이브라도 하게 만들겠지만 유감스럽게도 게임을 같이 플레이하는 도우미의 경우에는 자발적인 메시지를 날릴 수가 없었으니……. “으아아아악! 제기라아아알!” 또다시 발광하는 현진. 미안하다. 수위를 지키려니 정말 어쩔 수가 없구나. 이 모든 원흉은 그저 애도와 함께 다음을 기약해주마. 찰싹! 찰싹! “아아악!” “그만. 그쯤 해 둬라. 그래도 일국의 공주인데 너무 심하게 다룬 것 같군.” 두 손과 발이 쇠사슬에 묶인 채. 채찍으로 인해 옷이 이곳저곳 찢어지고 그 찢어진 옷가지 속에 속살까지 찢어져 피에 범벅이 된 모습은 그녀의 청순한 외모에 어우러져 한층 가련함을 더했다. “죽여서는 안 되고, 또 처녀를 빼앗아도 안 된다. 왕자님이 기어코 첫 번째 개통식을 거치겠다고 하시니까. 단 가지고 노는 것까지는 뭐라고 하지 않겠다.” 퓨리나 공주는 유감스럽게도 크라에룬의 시해에 실패하고 곧이어 들이닥친 제르난드 후작에 의하여 연행되어 즉시 지하감옥으로 끌려와 모진 태형을 당했다. 본디 완벽히 보내 버릴 수 있는 일격이었으나 순간 왕자의 몸에 괴상쩍은 배리어가 생겨나면서 공격은 완화되었고, 그것을 맞은 크라에룬이 지른 두 번째 비명으로 인하여 공주는 피할 새도 없이 잡혀버리고야 말았다. 후작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병사들은 제각기 하반신을 노출하며 퓨리나 공주를 능욕했다. 처녀를 빼앗으면 안 된다는 명령 때문에 끝까지 건드릴 수는 없었지만 그것만 지킨다면 무엇이든 상관없다고 하질 않았던가? 여자를 돌릴 수 있는 방법에는 굳이 아랫도리가 아니더라도 많다. 거기에 온갖 수치스러운 짓을 가하여 안주거리로 삼는 방법도 있다. 사실 처녀를 훼손하지 말라는 명령은 제르난드 후작의 자의적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크라에룬이 여자를 밝힌다고는 하지만 굳이 처녀, 비처녀를 신경쓰지는 않는다. 그러나 제르난드에게는 처녀성이 꼭 필요했다. 제르난드는 무심한 표정으로 병사들에게 말한 뒤 지하감옥에서 나왔다. 사실 왕자 시해범 치고는 너무 잘 대해 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생각해 보건데. 아마 병사들 중 먼저 공주에게 달려 든 녀석들은 오늘 내로 모조리 고자가 되거나 할 것이다. 우득! “끄아아아아아악!!” 벌써부터 소리가 들려온다. “함부로 입에 넣거나 손에 잡게 하면 안 된다고 말해 줄 것을 깜박했군.” 가녀린 외양과는 전혀 안 어울리게 입에 넣으면 이빨로 끊어 버리고, 손에다 잡게 하면 으스러뜨려 버릴 힘을 가진 강력한 여자다. 병사들 수준으로 무릎 꿀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고작해야 므흣한 모습을 보면서 혼자서 플레이 하는 것 외에는. 그러나 어차피 별 신경 쓸 것 없는 종자들. 제르난드는 별 신경을 쓰지 않고 궁성으로 올라왔다. 지하감옥과의 연결부분에 시종이 대기하고 있었다. 제르난드는 나오자마자 그에게 말했다. “지금 당장. 중신회의를 소집시켜라. 중대한 발표가 있다.” 본디 일개 후작이 소집시킬 수 있는 중신회의는 아니다. 그러나 왕자는 현재 퓨리나 공주의 일격으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고, 2왕자군의 실세는 본디 그였다. 크라에룬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지금. 권력은 그의 손안에 있었다. “무슨!!!” “제르난드 후작! 그게 지금 사실이오? 그 말에 한치의 거짓도 없다고 맹세할 수 있소?” “어허…….” 중신회의장은 순식간에 패닉 상태에 빠졌다. 제르난드 후작이 소집한 이 회의의 가장 중요한 두 소식 중 하나. 크라에룬 왕자의 시해 사건과 그에 따른 왕자의 혼수상태. 그리고. 욕탕 시중 시녀를 통해 들은 놀라운 사실 하나. 후자의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중신들은 각자 떠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믿을 수 없다는 둥. 어째서 그럼 왕위 계승권을 받게 된 거냐는 둥. 기타 등등 여러 가지 논의가 제멋대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자, 자 모두들 조용히 하시오. 정확한 사건의 진상을 이야기 하도록 하겠소.” 그런 것을 제르난드가 그 큰 목소리와 기백으로 잠재웠다. “아제룬 왕자님 듭십니다!” 때마침 이야기의 당사자인 아제룬이 도착했다. 여전히 남자의 복장을 해제하지 않은 늠름한 모습으로 뒤에는 엘리넬을 대동하고서. 크라에룬은 아제룬의 의견인 ‘너에게 뭔가 결점이 있으니 여자인 나에게 왕위계승권이 온 것이다’ 에 입각하여 굳이 아제룬의 정체를 밝히려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을 같이 보고 있던 시녀의 입을 막는 것은 깜박했다. 시녀로 인하여 이미 궁성 내에는 공공연한 사실이 되었고, 평소 아제룬의 정체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던 제르난드 후작은 그것을 믿었다. 공석인 맨 앞의 자리로 당연하다는 듯이 걸어가는 아제룬. 비록 여자 같은 얼굴은 의심스럽지만 몸에서 풍기는 기백과 품위는 일국의 왕자와 답게 당당했다. “무슨 일이오? 제르난드 후작. 중신회의까지 소집할 정도라니.” 국왕이 유폐되고, 2왕자군의 수장인 2왕자가 혼수상태인 지금. 회의장의 가장 높은 좌석은 아제룬 왕자가 차지하는 게 맞았다. 다만 현재는 그의 권위를 인정해 줄 1왕자파는 거의 없다는 게 문제다. 그래도 왕족의 권위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 없이 아제룬은 가장 높은 좌석에 앉았다. 그런 그에게 제르난드가 말했다. “크라에룬 왕자님의 시해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범인은 포트키의 공주 퓨리나입니다.” “음!” 아제룬의 표정이 약간 어두워졌다. “현재 그녀는 지하감옥에 수감중이며 시해 동기와 자세한 사항은 심문중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안건이 하나 있습니다.” “무어요?” 아제룬이 묻자 제르난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서는 말했다. “왕자님. 잠시 이리로 내려 와 보시겠습니까?” “응?” 영문 모를 제안이었지만 아제룬은 순순히 따랐다. 제르난드 후작의 그림자 속에서 그의 검이 솟아나왔다. 제르난드는 그 검의 손잡이를 잡고서 왕자에게 겨눴다. 그리고는 그대로 일직선으로 휘둘렀다. 찌이이이익! 아제룬 왕자가 입고 있던 옷이 일직선으로 갈라지고 그의 속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 바로 야자하러 학교가야 하므로 제목 생각할 시간이 없었음. ...그리고 실탄사마의 소엄에 자극을 받아 오랜만에 수위를 넘겨버렸음. 그래도 삽입부분은 없으니 양해바람. TITLE ▶42463 :: 86. 반역자로 몰리다 섬마을김씨(lastride) 05-04-26 :: :: 12239 자리에 모인 귀족들은 하나같이 입을 벌리고 아제룬을 지켜보았다.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모습이다. “끄응.” 그 중 한 둘은 남몰래 아랫도리를 짓누른다. 이런 데에서도 이런 상황에서도 꼴리는 것을 보니 제법 강성한 정력을 지닌 이인 듯 하다. 옷의 중앙이 완전히 찢겨져 나가, 가슴은 어떻게 가려져도 중앙만큼은 완벽히 노출이 된 아제룬.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부끄러워하는 기색이라곤 쥐뿔도 없었다. 그저 조금 분노한 듯한 표정으로 싸늘하게 제르난드를 쳐다 볼 뿐이다. “이게 무슨 짓이지?” “……흥. 포로로 잡힌 왕자 주제에 너무 자만하는 거 아닌가? 크라에룬 왕자님의 명령 한 마디면 당신의 모가지 따위는 즉각 따 버릴 수도 있어…… 아니 뭐 이제는 공주이니 그럴 필요도 없겠군.” 그렇게 쏘아붙인 뒤 그는 아제룬에게는 더 이상 눈길 하나 주지 않은 채 귀족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모두 보셨소이까? 이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동족상잔을 벌여야 했던 어처구니없는 이유요.” “그, 그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오! 이것이!” “……본인에게 직접 듣는 것이 가장 좋지 않겠소?” 제르난드는 질문을 쏟아 내는 중신들을 제지시키고 아제룬을 보았다. “거기에 답해줘야 할 의무는 없군. 그리고 난 여자였다는 것을 여태껏 모르고 있었소.” “그럼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로군. 이제 순순히 왕위계승권을 크라에룬 왕자님에게 물려주시지 않으시겠소? 아제룬 공주?” “후. 어째서 내가 아버님에게서 물려받은 왕위계승권을 크라에룬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거지?” 아제룬은 코웃음을 치며 제르난드와 신경전을 벌였다. 어이 홀라당 노출된 아랫도리나 좀 가리고 말하세요!!! “당신이 공주라는 걸 알았다면 물려주지 않았겠지. 지금이라도 알았으면 순순히 내놓고 물러가는 것이 좋지 않나? 공주?” 펠가룬 국왕은 아제룬이 여자라는 것을 알고서도 왕위계승권을 물려주었다. 하지만 그런 비사를 제르난드가 알 턱이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해 제르난드는 알고 있었다. 왕이 여자라는 것을 알고도 아제룬에게 왕위를 물려 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왜냐하면 그는 크라에룬 자신도 모르는 2왕자의 비밀을 알고 있었으니까. 허나, 그의 목적인 2왕자를 왕위에 세우기 위해서는 그것을 철저히 부정하고 왜곡시켜야 했다. “아바마마께서는 내가 공주인 것을 알고…….” “웃기는 소리 마시지요. 공주. 어디 멀쩡한 왕자를 놔두고 계집아이에게 왕위를 물려 주는 나라가 이 세상 어디에 있다고 하더이까?” “분명한 사실입니다! 국왕 폐하께서는 제게…….” “어디 호위기사 따위가!!!” 엘리넬이야말로 국왕에게 직접 아제룬의 성별을 사수하라고 임무를 받은 산 증인. 그러나 제르난드는 그녀가 더 말을 꺼내기 이전에 비연격을 통해 엘리넬을 날려버렸다. “회의장에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제르난드!” “후. 공주가 중신회의장에도 드나들고 세상 참 좋아졌군 그래. 여러분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시오. 크라에룬 왕자님이 여기 이 공주님에 비해 뭐에가 그리 부족하오? 물론 총명함에서 앞서고 레이드란 공작에게 배운 무예가 출중하다는 것은 인정하지. 그러나 크라에룬 왕자님이 그런 것에서 어디 크게 딸리는 분도 아니고, 잔악한 성격을 지니신 폭군도 아니고, 신분이 천한 것도 아니오. 그런데 어느 나라 왕이 괜한 분란을 일으키려 딸자식에게 왕위를 물려주려고 하겠소?” “으으음…….” “아니오! 분명!” 아제룬이 무어라 변명해 보았으나, 그것은 왕위계승권을 놓기 싫어하는 공주의 철없음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설사 왕이 진짜로 알고 딸에게 왕위계승권을 물려주었다 하더라도 여자는 왕위 될 수 없다는 사고를 지닌 남존여비 사상의 귀족들이 인정할 리도 만무하다. 왕위를 물려받을 왕자가 멀쩡한데 여왕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공주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왕자는 찌질해도 대부분 왕자를 지지하는 판국에 왕자의 능력이 크게 뒤딸리는 것이 아니니……. 아제룬의 항변은 묻히고, 귀족들은 모두 아제룬을 성토하기 시작했다. 한때 중립을 선언하거나 아제룬 왕자파 쪽으로 기울었던 이들 역시도 하나가 되어 입을 모아 아제룬에게 왕위계승권의 포기를 주장했다. 그런 귀족들을 말린 것은 제르난드 후작이었다. “자, 자 진정들 하시오. 공주가 그토록이나 국왕께서 알고 물려줬다고 하시니 나중에 직접 대답을 듣도록 하지요. 그나저나 이제 지금껏 끌어왔던 내전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 같은데……. 뭐 아제룬 공주야 자기가 여자라는 것을 몰랐다고 하는데다가 공주의 주장대로라면 여자라는 것을 알고도 끝까지 내전을 끌고 온 것도 국왕 폐하께서 내리신 왕위계승권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라고 변명할 수도 있소. 그러니 논외로 치도록 하고……파이로스 백작, 칼리안 백작, 랭카르터 백작, 호킹 자작 등. 1왕자군의 귀족들은 특별 사면조치 하도록 하겠소. 어차피 그들도 공주인 줄을 알았다면 협력하지 않았을 것이오. 또한 아직도 간헐적으로 저항중인 1왕자군 영지에게도 전령을 보내 이 사실을 알리도록 하시오.” 사실 1왕자가 잡혔어도 여전히 저항세력은 남아 있었다. 지방 남작과 자작 등으로 이들 세력을 규합하고 1왕자가 우호관계를 다져 둔 포트키의 지원까지 받은 뒤, 대세력인 파이로스 백작 등의 잔존세력까지 규합하면 여전히 2왕자군에게 커다란 위협을 줄 수 있었다. 그러나 왕자가 공주였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저항세력은 이제 구심점을 잃고 파훼될 것이고, 중앙정부의 미움을 사지 않기 위하여 앞 다투어 지지를 철회할 것이다. 한 마디로 이제 아제룬의 패업을 도와 줄 세력은 아무도 없다고 봐도 무관했다. 그 때 중신 중 하나가 손을 들었다. “무엇이오?” “사면령 중에 아주 중요한 인물이 몇 빠진 것 같소이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제르난드는 자연스레 대답했다. “레이드란 공작, 쟈프 레이드란 후작. 베런 백작, 엠페른 남작을 이야기 하시는 거겠지요?” “그렇소. 레이드란 공작이야 다 아시겠지만 근위 기사단의 부단장이자 루시페리아 왕국의 대공작이며 대륙에 명성이 자자한 더블 마스터요. 거기에 쟈프 레이드란 후작은 드넓은 레이드란 영지를 다스리는 대영주이고, 베런 백작과 엠페른 남작은 그들의 가신이자 근위기사단의 뛰어난 용사들이 아니오? 그런 이들에 대한 사면령이 빠진 것은 이해가 기잘 않는구려.” “……그들은 반역자요. 주륙함이 마땅하오.” “반역자?? 다른 이들은 모두 사면하면서도 그들은 어찌……?” 중신들과 아제룬 모두 제르난드 후작의 입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어째서 다른 이들은 모두 사면을 해 주면서도 레이드란 공작가와 관련된 이들에 대해서는 이런 단호한 판단을 내린단 말인가. “아제룬 공주의 어머니가 누구였소이까? 쟈프 레이드란 후작의 여동생이자, 현 카론 레이드란 공작의 고모가 되오이다. 또한 아제룬 공주를 가르친 클로디어스 백작 역시 레이드란 공작의 가신 들 중 하나였소. 공주가 자신의 정체를 모르고 국왕폐하도 몰랐다는 것. 나는 여기서 한 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었소이다.” “그 무슨……?” “내가 왜 크라에룬 왕자님을 모시고 내전을 일으킨 줄 알고 계시오? 엄연히 1왕자가 계시는데?” “……?” “난 이미 아제룬 왕자가 사실 여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소. 그걸 알다 보니 새삼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더군.” 물론 알고 있지는 않았으나 자신의 논지를 납득시키게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거짓말이었다. “전 왕비는 딸을 왕자로서 속여 발표했고, 현 국왕이신 펠가룬 드카시안 폐하께서는 그 거짓에 속았소. 그 이유가 무엇이었겠소? 레이드란 공작가에서는 레이드란의 성을 가진 왕비가 낳은 공주를 남장시켜 왕자로서 왕위계승권을 획득시킨 뒤 다른 남자 형제들을 남몰래 제거하고 레이드란 가문의 후계자와 혼인시켜 왕가의 성을 레이드란으로 바꾸려 했음이 분명하오. 나는 그런 레이드란 가문의 크라에룬 왕자님에 대한 시해 음모를 알고 그분을 데리고 내전을 일으켰소. 하지만 결과적으로 내전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레이드란 공작가나 다름없다. 이 말이오.” “……!” 이전 하르몬 랭카르터가 계산한 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논지였다. 그만큼 이 논지가 신빙성이 있고 왜곡하기도 쉬웠다. 레이드란 공작가의 조작설. 그것은 제르난드 측에서 먼저 일으킨 내전의 원인을 떠넘기는 역할에 그의 최대 라이벌이자, 걸림길인 최강자 레이드란 공작을 고립시킬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다. “서, 설마! 대대로 왕국에 충성을 바쳐온 레이드란 공작가가 그럴 리가…….” 그들의 얼굴 표정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레이드란 공작가의 충성을 믿는 이들은 중간에 갑작스레 사라진 레이드란 공작을 믿고 그런 의견을 무시하는 이도 있긴 했으나 대세는 이미 레이드란 공작에게 반역자의 누명을 씌우고 있었다. “일단 포로로 잡힌 쟈프 레이드란 후작과, 근위 기사단의 듀크 나이츠 출신의 두 명을 본보기로 처형하겠소. 그리고……지금까지 공주를 속이는 데에 일조를 한 클로디어스 백작과 호위기사 엘리넬 파키론 역시 조만간 처형하도록 하겠소.” “……뭐? 차라리, 차라리 날 죽여라! 제르난드!” 아제룬은 레이드란 공작가가 자신을 속인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분명 국왕인 펠가룬이 직접 엘리넬에게 아제룬 왕자가 사실 여자인 것을 들키게 하지 말라고 직접 지시를 내린 명백한 증거도 있다. 그러나 여자인 아제룬의 말은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유일한 증인인 국왕도 어디에 유폐되었는지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자신을 충실히 따라온 부하들을 처형한다는 것. 특히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라온 엘리넬을 죽인다는 것에서 그녀는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와, 왕자님!” “엘리넬!” “뭐하나 당장 끌고 가 지하감옥에 쳐 넣은 뒤 다시는 국왕 폐하가 공주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는 등의 망발을 못 하도록 손 봐 주어라!” 비연격에 맞고 벽에 처박힌 채 체력저하로 헉헉거리던 엘리넬은 아제룬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 손은 잡히지 못하고 위병들에 의해 지하감옥으로 끌려갔다. “또한. 1왕자군을 도운 포트키에 대한 조공의 요구와 크라에룬 왕자님을 시해하려 한 포트키의 공주 퓨리나 볼프레인에 대해서도 조만간 사형을 집행하겠소.” “네, 네 이 노옴!!” 아제룬은 손에 뇌전을 형성시키고 제르난드에게 덤벼들었다. 아제룬의 레벨도 어언 70. 제르난드에게 밀릴 이유도 없고 분노파워가 터진 그의 공격은 제법 강력했다. 허나 무기도 없고 격투기 마스터리 패시브 스킬도 없는 아제룬의 공 격은 쉽사리 제르난드에게 막혔고, 그녀의 두 손은 제르난드에 의해 제압당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발표하겠소.” “이, 이거 놓지 못해!” 제르난드에 의해 양손이 묶인 채 발버둥치는 아제룬. 그런 그녀를 한 번 내려본 뒤 제르난드는 말했다. “루시페리아 왕국의 공주 아제룬 드카시안과 나 후작 로제닌 제르난드의 혼인을 저들의 처형식에 맞춰 거행하겠소. 그리 알고 시종장인 미리 준비를 마쳐주시오.” “……!” 회의장에는 고요한 침묵이 흘렀다. “흐아아아아아! 대지폭발!!!” 쿠콰콰콰콰콰!!! “엔젤 포스!” “암살!” “소울 썬더!!” “설혼난무!!” “무한난자!!” “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초대형 보스급 몬스터 기가스가 비명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본디 전체기술은 1인에게 최대의 타격을 주는 암살 스킬 따위보다 적은 숫자를 사용할 때에 써먹기에는 좋지 못했지만 워낙 거대한 몬스터의 몸체는 전체기술을 사용하여 상대하는 것이 더욱 유리했다. 경험치는 상당하다. 레벨은 80대의 몬스터지만 보스급 특별 경험치가 엄연히 주어졌기에 일반 병사 수백 명 가져다 베는 것보다 레벨 업의 효과가 크다. “후우~ 모두 무사한가?” “응!” “덕분에…….” “체력들이 많이 소진 된 것 같은데. 잠시 쉬도록 하지.” 후반부 캐릭터들과의 산속에서의 꿈같은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현진. 물론 중간에 미사의 농간으로 12일 가량 능욕을 쉬긴 했지만 그 사이 현진은 전투 쪽에 눈을 돌려, 루시페리아의 세계에 존재하는 온갖 사냥터들을 돌아다니면서 치열한 전투를 가지고 또한. 그를 통해 아이템을 수집했다. 미연시의 재미 뿐만 아니라 RPG게임의 재미도 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 두 쌍둥이들이 입고 있는 누드 에이프런과, 고양이 복장이 그것이다. 기타 더욱 더 찐하고 야한 옷가지들을 잔뜩 구했지만 유감스럽게도 헬루나를 제외하고는 아직 능욕수치가 부족하다. 특히 미나렌 공주의 경우는 건드려 보지도 않았다. 레벨은 레이드란 공작이 93으로 성장한 상태. 기타 캐릭터들도 모두 75의 벽을 넘었고 성장이 더뎠던 미나렌도 어언 54라는 수치로 상당히 쓸만한 캐릭터로 변모해 있었다. 그녀가 사용하는 정신계열(주로 초능력계의 사이코 키네시스)등과 정신계열에게 주어지는 모든 속성 마법 자유자재 사용은 그녀를 전투 공헌도 2위로 만들어 주고 있었다. ‘크으……전투공헌도에서 레이드란 공작 다음을 차지한 여자를 범해주겠다고 했는데 이건 뭐……계속 이 여자가 전투공헌도 2위를 차지하고 있으니…….’ 하지만 능욕 안 한 여자라고 차일피일 미룰 수는 없는 노릇. 아직까지도 헬루나는 현진의 머리 꼭대기에서 놀고 있지만 곧 미나렌도 아나렌이나 두 쌍둥이처럼 아래에 깔리게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현진이었다. - 마스터. 아제룬 왕자 쪽에서의 이벤트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보고를 받으시겠습니까? 때마침 미사가 이벤트 메시지를 보내왔다. 중요 캐릭터들이 주인공 캐릭터와 떨어져 있을 경우. 가상현실 도우미의 보고를 실시간으로 받거나, 옵저버 플레이로 전환하거나 기타 등등을 할 수 있었는데 마침 그런 이벤트가 생성된 모양이다. ‘동영상으로 띄워 줘.’ - 알겠습니다. 동영상으로 띄우면은 잠시 동안 레이드란 공작에 대한 지배권을 상실하게 됩니다. /////////////////////////////////////// 설문조사가 새로이 바뀌었습니다. 많은 참가를... TITLE ▶42525 :: 87. 꿩 대신 닭 섬마을김씨(lastride) 05-04-27 :: :: 12119 곧이어 멈춤 화면에는 세 가지 조각의 사각형 화면이 떠올랐다. - 지금까지 놓치신 이벤트들입니다. 첫 번째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중신회의이고 두 번째가 그 이전의 퓨리나 공주의 고문, 세 번째가 퓨리나 공주의 크라에룬 왕자 습격입니다.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시간 순서대로 틀어.’ - 네 알겠습니다. 현진은 영사되는 동영상들을 보고선 웃음을 참지 못했다. 공주의 예상 밖의 일격에 배꼽을 잡았고, 공주가 고문+병사들에게 능욕당할 때 으스러지고 부러지는 남성의 상징들을 보며 움찔했다. 그리고 실시간 영사되는 중신회의장에서 반역자로 몰리는 자기 자신 레이드란 공작과 처형당할 위기에 놓인 엘리넬과 퓨리나. 거기에 마지막으로 제르난드에게 신부감으로 지목된 채 입술을 빼앗기는 아제룬. 그 모습을 보자 현진은 왠지 모르게 짜증과 함께 화가 났다. ‘야 꺼!’ - 더 남았습니다만. ‘시끄러! 끄라면 끄지 잔말이 많아!’ 현진은 괜한 신경질을 내며 동영상을 종료시켰다. 히로인은 위기에 처하고 주인공과 만나지 못하는 전형적인 애태우기 상황. 어쩐지 모르게 보고 싶다는 감정이 들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는 배신감이 남았다. ‘체 어차피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 주기만 하면 된다고. 괜히 지금부터 그럴 필요는 없어.’ 지금은 그저 후반부에 대비해 레벨을 올리고 이 후반부 캐릭터들과 즐기면 되는 것이다. 순애루트 캐릭터인 아제룬은 굳이 생각해 봐야 골치 아프고 왠지 모르게 기분만 나빠진다. 물론 지금 당장 나서서 구해주는 방법도 있다. 이미 사형선고를 받고 스토리가 파국으로 치닫은 이상 이제, 은거했던 레이드란 공작이 언제 쯤 나서주는가가 관건이다. 좀 이른 감이 있지만 지금쯤 왕성을 급습해도 스토리는 진행된다. ‘골탕 좀 먹어보라고. 바보왕자……아니 공주. 내가 얼마나 절실한 지 몸으로 직접 체험해 보라고!’ 아직도 삐진 게 안 가시다니……하여간 속 좁은 녀석이다. 레이드란 공작의 제 2 본거지가 된 포트키의 숲 속 별장. 고대 유적지 사냥터에서 얻은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현진과 쌍둥이들, 헬루나. 고대의 유적지 사냥터는 원시시대 이계에서 왔다는 과학이 고도로 발달한 문명이 멸망한 터전이라는 설정인데 그런 곳답게 기계류 몬스터들과의 치열한 전투를 벌여야 했다. 아마 머루치와 사리오라는 두 첨단과학로봇 보스 몬스터들이 출연하기도 하는데 이 둘은 헬루나처럼 펫 형 동료 캐릭터로 삼을 수 있는 캐릭터들이었다. 다만 유감스럽게도 출연빈도가 매우 낮아 만날 수는 없었다. 그러고 보니 새식이 가장 싫어하는 타입인 어린시절이 없는 캐릭터들이기도 하다.(메카닉 메이드 로봇이라서) 고대의 유적지에서 상자를 열어 얻은 아이템인 텔레비전은 지금까지 나온 판타지 배경의 영화 등을 상영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가상현실에서 시간을 때우기에는 이만한 게 없었다. 그렇지만 현진은 가상현실에서 이런 것으로 시간을 때울 수가 없었다. 이 일회성 아이템(다 보면 폭발한다)을 사용한 것은 그저 이 두 쌍둥이와 헬루나의 주의를 돌리기 위한 연막전술. 미나렌을 능욕하기로 마음을 잡고 실행전선에 나서려는 이 때. 저 셋은 뭔가 낌새만 채면 지들이 먼저 달려들어 현진의 진을 완전히 쑥 빼놓았기에 뭔가 미끼를 통해 주의를 분산시킬 필요가 있었다. 저들과 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새로운 먹잇감이 있는데 놔두는 것은 크나큰 죄악이다. 아나렌 같은 경우 혼자서 수련하기를 즐기기 때문에 수련시켜 준다고 가서 해도 되었지만 미나렌은 아니다. 집 안에 있기를 즐기고 쌍둥이들과 잘 어울리다 보니 걸리기도 쉽다. 똑똑똑똑 도마에 칼날이 닿는 소리가 들린다. 미나렌의 특기는 요리. 일국의 공주라면 시녀들이 알아서 먹여 대접해 주기에 전혀 배울 필요가 없는 특기이지만 구민관 등에서 주로 굳은 일을 도맡아 하던 미나렌은 요리나 빨래 등도 어느 정도 할 줄 알아 여섯 식구의 식모 역할을 하고 있었다. 전형적인 모성본능형 캐릭터답다. 저기에 지난 번 얻은 누드 에이프런 아이템만 가져다 입히면 아주 그냥 그림이 될 것 같은데 유감스럽게도 아직까지 여기서 레이드란 공작과의 경험이 없는지라 그런 옷을 쉽게 입으려 들지 않는다. ‘자아~ 공략을 어떻게 해야 하나……다짜고짜 덤벼들면 호감도가 하락할 테고, 주종관계라는 것을 부각시켜서 저절로 벗게 만들어야 하나……?’ 삽질을 잘하긴 하지만 현진은 마우스 미연시 세계에서는 능욕신마라 불리는 지존급의 인물이었고 가상현실 속에서도 어느 정도는 그 실력을 되찾아 가고 있는 중이었다. 루시페리아R 이야 자동적으로 소녀들과의 H를 하게 만들어 주는 이벤트가 많지만 정작 이렇게 얌전한 캐릭터를 덮치려니 마땅한 명분이 생각나질 않는다. 그렇다고 능욕신마의 현진이 테크닉이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기에 테크닉에 빠져들어 다시는 잊지 못할 그런 시나리오로 가기도 뭐하고……. 허나 능욕신마의 명성은 헛된 것이 아니었다. 금방 현진은 쓸만한 시나리오를 찾아 낼 수 있었다. 그러자니 아이템 두 개가 필요하다. 현진은 오두막을 나가 아이템 상자 서비스를 이용하여 아이템 두 개를 꺼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미나렌이 한참 칼질 중인 부엌으로 들어가는 현진이었다. 화염마법으로 불꽃을 조종하는 가스렌지를 켜는 현진. 불꽃을 뿜는 가스렌지를 보다가 덩달아 옆에 서 있는 레이드란 공작까지 보게 된 미나렌이 입을 가리고 깜짝 놀랐다. “어머 공작님!” “왜 그러나? 미나렌?” “아니 부엌일은 제가…….” “아. 간식을 하나 만들어 먹을까 해서 말이야.” 앞치마를 두르고, 거기에 웬 봉지를 들고 온 레이드란 공작. 뭐 현진도 자취생활을 하면서 요리는 제법 여러 가지를 할 줄 알았지만 마땅히 재료를 구하기도 뭐하고 그것은 미나렌이 알아서 다 해주고 있었기에 그가 가지고 온 것은 역시 고대의 문명 사냥터에서 얻은 봉지라면. 물론 루시페리아R 스폰서의 업체의 상표 라면이다.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끓인 물에 라면을 집어넣고 젓가락으로 슬슬 젓는 현진. ‘음, 좋아. 좋아.’ 능욕신마의 현진의 계략은 바로 이러했다. 라면을 하나 끓이고 운반하는 도중 실수를 가장하여 미나렌에게 엎는다. 화상을 입을 것을 우려한다면 실제에서는 못할 일이지만 여기 캐릭터들이 어디 뜨거운 물 맞는다고 화상 입을 캐릭터들이던가? 그런 다음 붉은 국물이 묻어 어떡하냐면서 은근슬쩍 옷을 벗긴 다음 눈이 마주칠 때. 눕히고 입을 탐한 다음에 그 나중에는 일사천리로 진행을 시키면 된다. “냄새가 좋네요.” “맛도 좋지. 한 번 볼텐가?” “아뇨. 어찌 공작님이 드실 것을…….” “어차피 자네도 공주인데 날 그렇게 껄끄러워 할 필요까지는 없다……엇! 뜨거!” 현진은 맨손으로 냄비를 잡았다가 뜨겁다며 그대로 미나렌 공주에게 쏟아 부었다. “어맛!” ‘이겼다!……계획대로.’ 현진의 표정이 순간 음흉해졌다. “이, 이런 괜찮나?” “아, 예. 아이스 팩터 마법으로 데거나 하지는 않았네요. 조심하셨어야죠.” “으음. 미안하군. 하지만 이 뜨거운 것이 묻은 옷은 빨리 벗는 게 좋겠네.” “아, 아뇨 괜찮습니다. 세척!” 미나렌이 손가락을 까딱거리자, 그녀의 옷에 묻은 붉은 반점은 사그라 들었고, 화염마법류를 이용한 미나렌은 젖은 옷가지도 금방 말렸다. - 쯧쯔……마법사인 것을 깜박하셨군요. ‘…….’ 첫 번째는 실패였다. 그러나 포기할 줄 모르는 집념의 사나이 능욕신마는 여기서 끝내려 하지 않았다. 식사를 대강 끝내고, 씻고 잘 시간 즈음에 다가오자 미나렌이 욕탕 겸 화장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또 다시 세운 작전이다. ‘엄청나게 화장실이 급한 척 해서 씻고 있는 데에 들어 간 다음. 빳빳해져서 안 나오는 것의 이치를 설명해 주고, 이렇게 만들었으니 책임지라고 한 다음……크크크! 욕탕……조오치이이~~ 분비물 처리하기도 쉽고.’ - 그렇게 공부를 하셨으면 사법고시 패스도 문제없었겠습니다. ‘넌……좀 닥쳐라.’ 비꼬는 미사를 잠재운 뒤 현진은 그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먼저 아무것도 모른 척 문을 확 잡아당긴다. 욕탕에 도착한 현진은 그대로 실행했다. “어머! 누구세요?” 한참 샤워 중이던 미나렌은 본능적으로 몸을 돌리며 외쳤다. 그리고 들어온 사람이 레이드란 공작이란 것을 보자 얼굴이 절로 붉어졌다. “아! 이런 없는 줄 알았군. 미안하네 그럼.” 현진은 마치 몰랐던 척 연기하며 욕탕 문을 즉각 닫았다. 하지만 곧 문을 두들겼다. “저, 저 미안하지만 미나렌. 조금 빨리 나와 줄 수 없겠나? 본인이 지금 급하네…….” 쾅쾅쾅쾅! “저, 조금만 기다리세요.” “크윽! 부탁일세!!!” 얼굴이 안 보인다는 점을 노려 바깥에서는 멀쩡한 표정이면서도 현진은 목소리로만큼은 정말 오줌보가 터질 것 같다고 느껴질 정도로 절박한 목소리를 냈다. “빨리~~~!!” “잠시만요!!!” 쾅쾅쾅쾅! “아, 아무래도 안 되겠네. 미안하지만 잠시 화장실을 쓰도록 하지!” 현진은 그렇게 외치며 문을 세게 열어 제쳤다. “어머! 죄송해요! 자 빨리 쓰세요.” 그러나 현진은 변기로 갈 수가 없었다. 어느새 미나렌은 목욕을 대충 끝마치고 몸에 수건을 두른 채 욕탕에서 그대로 나왔기 때문이다. “…….” - 너무 심한 독촉을 하시면 안 되죠. 욕탕에서 서로의 몸을 보게 하면서 그런 상황을 유도해 내겠다는 두 번째 시도도 실패로 돌아갔다. 둘 다 전략은 좋았는데 전략을 실행하는 이의 삽질이 실패에 아주 큰 역할을 했던 것이다. - 힘내세요. 삼세판. 칠전팔기, 백전백승(?) 이란 말도 있잖습니까? 노력하면 될 거에요. ‘장난하냐…….’ 오늘은 포기. 오두막의 밤이 찾아왔다. 잠이나 기타 등등의 쓸모없는 시간은 가상현실 도우미에게 맡기고 쉬는 시간을 이용해도 된다. 하지만 가상현실 속에서의 수면은 현실 속에서의 수면과 거의 비슷한 효과를 보였고, 가상현실 속에서도 오래 있기 위해서는 수면이 꼭 필요했다. 그런데 유독 오늘밤은 현진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마 중간에 전투하다가 상태이상 수면에 걸려서 전장터에서 한잠 잔 것이 원인이 된 듯 하다. 현진은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다. 밤 수련이라도 몰래 나가든지 해야 지 원 이렇게 지루하게 누워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영 답답했다. 제 3의 눈 스킬을 지닌 그의 시력은 밤에서 더욱 빛이 났다. 거기에 엘프 뺨치는 청력까지 지녔던지라 고양이 우는 소리며 리엘란이 코고는 소리 등을 들을 수 있어 적막한 밤의 산책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던 현진은 괴상쩍은 신음을 들을 수 있었다. 소리의 진원지는 1층. 미나렌과 아나렌이 머무는 방. 여자들이 머무는 방에서의 괴상쩍은 신음소리면은 미연시 경력 10년이 넘는 현진에게 뻔한 일이다. ‘누가 XX하나?’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 간 아나렌과 미나렌의 방. 보통 사람들이라면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거나 밤에 시야가 적응이 되더라도 분간하기 힘들었을테고 사각이라 눈에도 띄지 않았을 테지만 레이드란 공작의 제 3의 눈은 그 모든 제약을 무시했다. 보이는 것은 예상대로 여성이 스스로를 달래고 있는 행위였다. 이불에 가려져 정확히는 보이지 않았지만 손이 다리 사이로 들어간 뒤 꼼지락거려지고 있다면 안 봐도 비디오다. ‘욕구불만 수치가 그렇게나 많이 쌓였냐?’ - 아 네 그렇습니다. 의외네요. 현진은 2층 침대인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소리를 최대한 죽이고 아래층 침대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자겠다. 아나렌. 신음소리 좀 안 내고 해 줄 수는 없나?‘ “……! 마, 마스터!” 인기척을 느끼지 못해 놀라는 아나렌. 현진은 그런 입을 막았다. “욕구가 많이 쌓였다면 진작에 날 찾아오지 그랬나? 어째 요새 혼자서 하는 수련의 빈도가 잦더라니…….” “죄, 죄송합니다…….” 아나렌은 자존심이 강한 여성으로 아무리 능욕신마에게 능욕당해 어느 정도는 그쪽에 눈을 떴다고는 해도 쌍둥이들이나 서큐버스인 헬루나처럼 노골적인 유혹을 건네오지 않았다. 물론 쌍둥이들과 헬루나가 레이드란 공작을 독점하는 것도 그 한 이유였지만. 한 번도 못한 여성들보다는 한 번이라도 남자를 안 여성의 욕구불만수치가 더욱 높게 오르기 마련이다. 현진은 밤에 잠도 안 왔는데 잘 되었다 싶었다. 다른 여성 캐릭터들에게 방해 안 받고 아나렌만을 상대로 해서 화끈한 밤을 보내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마침 어디다 쓰라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템을 찾을 수 있는 상자도 침대 옆에 놓여져 있다. 성인용품점에서 구매하지는 않았지만 역시 자연 사냥으로 얻은 온갖 아이템들이 즐비하다. “뭐 그럼 나랑 같이 해 볼텐가? 아나렌.” “저, 저 언니가…….” “들으라지. 어차피 자네 언니도 알 건 다 알테고. 잠을 깨우는 게 조금 미안하긴 하지만 눈치없이 내려와서 방해하지는 않을 걸세.” 이미 아랫도리는 반쯤 내려와 벗겨져 있었고, 젖을 만큼 젖어 있었다. 또한 어느 정도 자신 혼자서 성감도 수치를 많이 올려놓아서 그냥 바로 해도 상관이 없을 정도였다. “자네 혼자 많이 달아올랐군.” “죄, 죄송합니다.” “죄송할 것까지야……하지만 나도 어느 정도는 자네에게 맞출 필요가 있겠어. 뒤돌아 주지 않겠나?” 능욕신마로의 자각을 하니 잘도 이런 대사가 입에서 튀어나온다. X사쿠의 수위복이 내려가 아랫도리에 바람이 닿아 시원해졌다. 곧이어 촉촉한 뭔가도 아랫도리에 닿았다. 그 촉촉한 무언가는 부드럽게 그것을 핥았다. ‘아아~~ 조오타아아~~ 정말 아제룬이고 뭐고 이대로 후반부 캐릭터 전체 능욕루트로 끝내고 싶다니깐!’ TITLE ▶42613 :: 88. 아젤리안 섬마을김씨(lastride) 05-04-28 :: :: 14449 주지육림. 성기발랄한 남성들이라면 꼭 한 번쯤은 꿈꾸는 환상적인 유희. 수많은 미녀들을 이렇게도 안고, 저렇게도 안을 수 있다. 과거였다면은 부와 권력을 지닌 이들에게는 당연시 되던 유희.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민주주의의 바람이 불고 여성 인권의 대대적인 신장을 통하여 이제 그것은 부와 권력을 지닌 이들도 조금은 하기 힘든 것이 되었고 그리하여 사람들에게는 영상 매체 속의 각본으로 짜여진 에로(동영상, 그리고 비디오)나 컴퓨터를 조작시켜 할 수 있는 미연시로 대리체험을 하는 것만이 유일한 성적 유희로 남았다. 그러나 가상현실. 그것도 미연시 게임의 출범은 약 1세기 동안 금기시되었던 그런 성적 유희의 환상을 그대로 충족시켜 주었고, 그 덕에 만화나 미연시 등에서나 대리체험을 할 수 있던 그것들을 실제처럼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거기에 이러한 조건에 딱 한 가지 문제였던 정력의 부족도 가상현실이라는 배경이 저절로 해결해 주었다. 현진은 그러한 것을 공짜로 얻어 놓고서도 한동안 헤매었다. 하지만 이제 그 맛을 알아가고 있는 참이다. 미나렌은 아직 쓰러뜨리지 못했지만 넷이나 되는 미녀들을 차례대로 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 성적인 유희를 즐길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 게임 본연의 목적인 왕국 탈환에 대해서는 태도가 미지근해진다. 아제룬이 조금 마음에 걸리지만 솔직히 여기서 세이브를 해 놓고 그냥 후반부 캐릭터 하렘형 엔딩으로 진행시킨 뒤에, 다시 로드해서 아제룬 순애루트를 가거나, 능욕루트를 가거나를 결정해도 충분하다. 새식이 절대 할 수 없을 것이라 장담하던 동시공략이 실현되었기 때문이다. ‘쳇 그 자식 어떻게 되든 내가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게임 속 캐릭터. 나중에 와서 구해줘도 전혀 무리가 없다고. 세이브 로드는 뻘로 있어?’ 레이드란 공작의 몸체를 지니고 있지만 현진은 어디까지나 게임 플레이어이다. 어쩐지 모를 배신감을 느끼고 있기는 하다만은 어차피 게임 속 캐릭터. 처절한 상황에 빠진 것을 구해주러 가서 보듬어주며 따먹어도, 구해준 다음 매몰차게 대하면서 애를 태워도, 그냥 안 구해주고 제르난드한테 먹히든 말든 방관해도 아무 상관없다. “저기 죄송하지만 조금 더 저한테 신경 써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음? 아, 아! 미안하다. 아나렌.” 현진이 상념에 빠져 애무가 지지부진하자, 아나렌이 약간은 짜증이 난 투로 말했다. 현진은 그 소리를 듣고서 혀놀림을 지속했다. 아직 그에게는 음마선사의 주 스킬이라 할 수 있는 다른 일 하면서 느끼기 등의 기술이 없었다. 다른 스킬들이야 대충 지금 입고 있는 X사쿠의 수위복이 보완해 주었지만 그 스 킬만큼은 직접 음마선사에게 익혀야 했다. ‘제기랄 언제 한 번 해안가로 다시 가 봐야겠다. 스킬들이 이래 모자라서야 제대로 할 수 있을 만한 게 없네.’ 발기부전 저주를 풀 당시만 해도 저주가 풀린 것만 해도 어디냐! 하던 현진. 그러나 본격적인 능욕루트를 그것도 가장 자극시키기 힘든 쌍둥이 자매와 헬루나부터 시작하면서부터 딸리는 스킬들에 곤욕을 치러야 했다. 비오그라를 제조해 주고 난 이후에는 전혀 스킬 전수 같은 것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다. 루시페리아R에 완벽공략법이란 없는 법. 내일 사냥은 포트키 남부 해안가로 가야겠다고 다짐하는 현진이었다. 상념은 접어두고 육체의 탐미에 집중하던 현진은 아나렌의 애무가 멈추었음을 느끼고서는 그녀의 엉덩이를 살짝 내리쳤다. “어이 아나렌. 이번엔 자네가 부실하군.” 하지만 아나렌은 그런 현진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현진은 아나렌의 엉덩이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지만 아나렌은 누군가의 서글픈 눈빛을 볼 수 있었다. “……어, 언니!” 현진은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나렌이 부르는 호칭으로 봐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는 대충 알 수 있었다. “미나렌. 깼는가? 미안하지만 조금 모른 척 해 주지 않겠나? 눈치가 없군. 이런 상황이라는 것 정도는 대략 짐작할 수 있을 나이는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만 둬 주십시오. 공작 각하…….” “그만 둬 달라? 이건 아나렌이 혼자서 어쩔 줄을 몰라하고 있기에 내가 대신 해 주는 것이네만?” “……아나렌은 연인을 잃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혼란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그런 제 동생을 더 이상 건드리지 말아주십시오. 아직 상처가 낫지 않은 아이에요. 차라리, 차라리……제가 공작님의 시중을 들 테니…….” “무슨 소리야! 언니! 언니는……. 마스터! 언니는 안 돼요!” “아나렌……난 괜찮아.” “언니라도 좀 제대로 살아보라고!!! 남자의 노예가 되는 건 나 하나로 족하단 말야!!” “너 혼자서 짐을 짊어지려고 하지 마! 나보다 네가 수십 배는 더 힘들 거 아냐!” ‘눈물겹구만 자매애 란 게……참나.’ 아나렌과 미나렌의 말다툼. 허나 능욕신마의 현진은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잘 알고 있었다. ‘결국엔 자매덮밥이란 거잖아. 뭘 저렇게 싸워 싸우길?’ “공작 각하……저를 대신 안아주시겠어요?” “안 된다고 하잖아! 제발 부탁이야 언니!” 그래도 자매덮밥의 시나리오로 가는 타협점에 완벽히 다다르지는 않는 모양이다. 이럴 때는 주인공 플레이어의 결단이 필요하다. 현진은 옷을 벗고 있는 미나렌도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는 X사쿠의 수위복이 제공하는 능욕 스킬. 민감 성감대 부위 찾기로 취약부근을 알아낸 뒤 순간 감촉 증강으로 그곳을 강하게 애무했다. “꺄앗!” “부, 부탁입니다. 마스터! 제발 제 언니에게만……웁!” 아나렌에게는 생각을 잠시 멈추게 하는 한 마디로 그야 말로 뿅 가게 하는 정신몽롱 스킬을 이용해 기습적으로 혓바닥을 할짝거렸다. 그렇게 두 여자 모두 눕히는 데에 성공한 현진은 본격적인 자매덮밥 능욕에 들어갔다. 쌍둥이들에 비해서는 부족할지 몰랐지만 그 서투른 맛이 더욱 매혹적이었다. 현진은 점점 이러한 행위에 재미를 붙이고 있었다. “아젤리안 공주님……제발!” 그 소리를 들은 나신의 여성은 크게 화를 냈다. “그 이름으로 부르지 말라고 몇 번 이야기해야 알아듣겠느냐! 그리고 제발 그 따위 옷 나한테 입히지 마!” “하지만……공주님의 옷은 이것들……뿐입니다.” “빌어먹을……!” 쾅! 탁자를 강하게 내리치는 아제룬. 하는 행동은 영락없는 터프한 왕자이지만 이제는 더 이상 왕자로서 행세할 수 없는 신세였다. 제르난드와 중신들은 아제룬의 이름을 강제로 개명했다. ‘룬’ 이라는 돌림자는 본디 루시페리아 왕가의 중간 성. 하지만 동대륙에서부터 유행한 중간 성 없애기로 인해 ‘룬’이라는 왕가의 중간성은 대대로 루시페리아 왕자들의 이름에 꼭 붙는 단어가 되었다. 허나 공주들에게는 붙지 않았던 그 중간 성 때문에 그녀의 이름은 여자 이름인 아젤리안으로 바뀌었다. 본디 주인공 플레이어인 레이드란 공작이 지어주는 것으로 쓰기도 하지만 그가 애칭을 지어주지 않았을 경우에는 랜덤으로 여러 여성의 이름 중에 하나가 아제룬의 새 이름으로 낙찰된다. 물론 이 정해진 이름은 나중에 레이드란 공작이 다시 바꾸거나 아니면 그대로 가게 할 수 있었다. 아제룬. 아니 이제 아젤리안이 된 그녀는 별 수 없이 시녀들이 입혀 주는 속옷과 코르셋 거기에 드레스를 착용해야만 했다. “저……이것도.” “차라리 맨발로 다니겠다. 집어치워라!” 굽 높은 구두와 화장만큼은 그녀도 더 이상 허락하지 않았다. 아젤리안은 구두를 집어 던지고 나서 시녀들이 더 이상 종용하지 않자, 한층 누그러진 표정으로 물었다. “그보다 잘 만들었겠지?” “예. 공주님. 영양식으로만 꼭꼭 눌러 담았습니다.” “후우……가자.” 도시락. 동대륙의 한민국에서 이전 한 의사가 독립투쟁 의거용으로 사용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아젤리안(아제룬)공주는 지금 당장 제르난드를 향해 폭탄을 날려도 시원찮을 상태이긴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도시락에는 폭탄 따위는 들어있지 않았다. 그녀가 향한 곳은 왕성 지하에 위치한 지하감옥. 그 지하감옥에서도 1급 수감수들만을 가두는 구역. “여기서부턴 저희들이 따라가겠습니다. 양해하시길 바랍니다. 공주님. 그리고 잠시 검문을 갖겠습니다.” 공주의 몸에 차마 손을 대지는 않았지만 지키던 기사 둘은 도시락 안까지 살피는 등의 검사를 끝내고서야 아젤리안을 들여보냈다. 내전 종식 기념으로 대부분의 죄수들을 감면하거나 사면시켜 1급 수감수 구역은 텅텅 비어있었지만 아직 몇 명이 수감되어 있었다. 엠페른 남작, 베런 백작, 쟈프 레이드란 후작 등 레이드란 공작가와 인연이 깊은 기사들과 왕자 시해 현행범인 퓨리나 공주와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공주를 속여서 남자로 행세하게 한 혐의가 있다는 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엘리넬 등이었다. 아젤리안을 가르친 클로디어스 백작은 문관이다 보니 아직까지 버티고 있는 기사들과는 달리 모진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며칠 전 죽었다. 그렇게 국왕을 제외하고 진실을 알고 있는 또 다른 이가 죽어버린 것이다. 이대로 엘리넬이 처형당하고 국왕 펠가룬 드카시안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왕위계승권을 마지막 무기로 가지고 있는 아젤리안 역시 위험해 질지도 몰랐다. 근위기사단의 기사들과 쟈프 레이드란 후작은 오랜만에 편히 곯아떨어져 있어 깨우기가 뭣했다.(본디 특별히 이벤트가 없어, 아젤리안이 찾아오면 잠만 자게 되어 있다) 그리고 퓨리나 공주도 묶인 상태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아젤리안과의 이 “……!” 마지막 제일 깊숙이 있는 엘리넬을 본 아젤리안의 표정이 굳어졌다. 앞에서 보았던 근위 기사단의 기사들은 워낙 몸이 근육질인데다가 평온한 얼굴로 자고 있어 처참한 느낌이 들지 않았고, 퓨리나 공주는 아무도 건드릴 수가 없기에 비교적 멀쩡했는데……엘리넬의 경우에는 그 연약해 보이는 몸매가 드러난 데다가 두 눈을 똑바로 뜨고서 정녕 억울함이 가시지 않는 표정으로 있었기에 가장 참혹해 보였다. “엘리넬…….” “예뻐지셨네요. 왕자님.” 엘리넬은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러나 웃음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입이 벌어지자, 피가 주르르 쏟아진다. “엘리넬!” “괘, 괜찮습니다. ……후후 이제 공주님이라고 불러드릴까요?” “너도 허튼 소리 할 처지가 아닐텐데…….” 엘리넬이 상황에 안 맞게 아젤리안의 여장 모습을 가지고 놀리자, 아젤리안 역시 가만있지는 않았다. 어차피 둘 다 남장한 여자들이 아니었던가? 아젤리안은 곧바로 시녀가 싸 준 도시락을 꺼냈다. 면회시간은 짧다. 이렇게 농담 따먹기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닌 것이다. 아젤리안이 들고 온 진수성찬은 아니고 영양식들을 본 엘리넬이 지나가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죽을 때가 머지않았나 보군요.” 삶에 대한 욕구를 잃은 공허한 목소리. “……무슨 소리냐! 아직…….” “지금까지 면회 한 번 시켜주지 않다가 먹을 것까지 챙겨서 내려보내 준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지 않으셨습니까?” “……!” “죄송합니다. 왕자……아니 이제 공주님이시겠군요. 끝까지 지켜드리지 못해서.” “엘리……넬!” 아젤리안은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나온 구멍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엘리넬의 뺨과 얼굴을 만졌다. 그리고 흐느꼈다. 힘이 없고, 거시기(?)가 없고, ‘그’가 없는 설움. “우는 건 안 어울리십니다. 공주님.” “엘리넬……엘리넬…….” “하아~~~대공 전하께서 계셨더라면……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텐데, 왜 그 분이 갑자기 실종되신……아니 그런 분이 실종될 리가 없지……왜 그 분이 갑자기 사라지셨을까요?” “……미안하다. 엘리넬.” 지금 생각해 보니 레이드란 대공이 별 이유 없이 하르몬을 죽인 것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그때 폭언을 하는 게 아니었다. 아무리 눈앞에서 다른 부하를 죽였다고 해도 얼마나 자신을 위해 주던 이를, 그렇게 홧김에 폭언을 퍼부어 사라지게 만들고 나니 결과가 이꼴이다. 그래서 죽을 운명에 놓인 엘리넬에게 한없이 미안했다. 조금만 더 릴렉스 했으면은 지금의 이런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라고. 하지만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는 법이다. “면회시간 끝났습니다! 도시락은 놓고 가셔도 뭐라고 안 할 테니 어서 나가시지요!” 어느새 들어 온 기사 둘이 아젤리안의 팔을 잡아끌었다. 더 있으려 버텨보았지만 이 이상 있을 수 없었다. 그렇게 어쩌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를 면회가 끝을 고했다. “저……공주님은 주무시는……!” 서걱! “꺄아아아악!” 무언가 베이는 소리와 이어져 들리는 시녀들의 비명소리와 문짝이 박살나는 소리가 들렸다. “……?” 안 그래도 여러 가지 생각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던 아젤리안은 불이 켜지자 벌어진 광경에 할 말을 잊었다. 게임 내 설정 상. 육신까지 신이 데리고 간다고 하지만 이 설정은 그다지 널리 알려진 것이 아니다. 중요 이벤트나 중요 캐릭터들에 한해서는 죽은 이들의 시체가 남게 된다. 지금도 그랬다. NPC들에게는 게임 상에서 인간이 죽었을 경우 연기가 되어 날아가는 것이나 실제로 죽는 모습을 보이는 것 이 두 모습이 번갈아 나타나는 것을 당연스럽게 여긴다. 하지만 시체가 남을 때에 더욱 반응이 격한 것은 보통 플레이어들과 똑같다. 문이 열린 곳에는 제르난드가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검을 쥐고 있었으며 그의 발밑에는 몸이 반절로 분해된 시녀가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 있었고, 그 옆으로 다른 시녀들이 공포에 떨고 있었다. “이게 무슨 짓인가!!!” “귀족의 뜻에 따르지 않는 이에 대한 즉결처분이오. 뭐 잘못되었소?” “왕성에 소속된 시녀를 베었다는 것은 명백한 왕권에 대한 도전이라 볼 수 있을텐데?” “……마누라한테 소속된 시녀이니 내 맘대로 해도 상관없겠지.” “누가 마누라냐!” “이제 순순히 인정할 때도 되지 않았나? 아젤리안 공주?” 아젤리안은 더 이상 의미없는 대꾸를 하지 않고 제르난드를 노려보았다. “……무슨 일로 이 밤중에 찾아온 거냐?” “남자가 야심한 밤에 여자를 찾아왔다면 목적은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없지. 당연한 것 아닌가?” “당연……?” “이런 이런 몇 명의 강사를 붙여 가르쳐 줬는데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 건가?” “그래서 그걸 하면 재밌나? 네놈의 아이 따위 만들어 줄 생각 없다. 어서 꺼져라.” 매뉴얼 3 현진의 미폐모 친구들. 김새식 : 미폐모의 회장. 일명 미폐지존. 모든 류의 미연시를 마스터 한 최강자이자, 미연시 시나리오를 쓰는 데에 천부적인 능력을 지닌 SD소프트 미연시 게임개발사업부의 총괄을 맡고 있는 젊은 경영인. 로리 취향이 강하다. 섬마을김씨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상에서 활약하며 수많은 미연시의 공략과 완벽 오마케 파일을 남겼다.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SD김석진 회장의 하나 뿐인 손자이다. 본인은 모르고 있지만 어릴 적에 회장에게서 배운 사술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김성재 : 현진의 친구. 일명 유부녀 변태. 겉보기엔 얌전한 모범생 스타일이지만 모 연예인의 얼굴에 남성의 정액이 떡칠 된 합성사진을 가지고 다니다가 압수당한 전례 이후에 김새식이 미폐모로 맞이했다. 연예인을 신봉하지만 미연시와 동영상에서는 유부녀와 미시 족을 선호하는 타입. 한진석 : 미폐모의 일원이자, 고어물 마니아. 안경은 쓰지 않았지만 엄청나게 살이 찐 땅딸보. 점에 털이 나는 괴상한 피부를 지니고 있다. 상당히 심오한 사상으로 미폐모의 군사로서 활약한다. 이종원 : 미폐모의 일원이자, 근친물 마니아. 남자 형제만 셋으로 남매지간을 매우 부러워하는 가여운 이. 그런 사상이 그를 근친류 미연시의 세계로 불러들였다. 현진과 같은 대학에 다니고 있다. 오재경 : 땅투기로 돈을 번 졸부의 아들. 미폐모의 일원. 안경만 쓰면 완전 오타쿠로 보이지만 항상 비싼 양복을 맞춰 입고 다녀서 폐인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미폐모의 봉. 돈자랑과 돈지랄이 좀 심하지만 친구들을 위해서 돈을 쓸 줄 아는 괜찮은 녀석이다. 능욕신마라 불리는 현진과는 정 반대로 순애루트를 클리어 하는 데에 일가견이 있는 고수이다. 정진 : 아직도 소년의 티를 벗지 못하고 여드름이 잔뜩 난 새디스트. 폭력적이라 미폐모 친구들이 무서워한다. 힘이 상당히 세다. 김현아 : 현진의 여동생. 못 말리는 왈가닥. 오빠 뜯어먹기를 천직으로 안다. 귀여운 외모로 새식이 노리는 공략대상으로 현진은 여동생을 그 변태에게서 지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했으나 정작 동생은 그런 노력을 알아주지 않았다고 한다. TITLE ▶42673 :: 89. 주지육림에 빠지다 섬마을김씨(lastride) 05-04-29 :: :: 12223 제르난드는 지난 번 아젤리안의 옷을 찢어 놓았을 때 그가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을 보고 성에 대해 백치라는 것을 간파했다. 그리하여 이쪽 방면에 능한 온갖 방중술의 대가들과 귀부인들을 투입하여 그녀에 대한 사상교육을 실시했다. 뭐 아직도 맹한 감이 없잖아 있고, 여전히 몸을 내놓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아젤리안이었지만 이제 그것이 고문이 아닌 생명을 만드는 작업이라는 것쯤은 알게 되었다. “나도 그대에게 내 씨앗을 심을 생각은 없다.” “그럼 이야기는 끝났군. 꺼……이, 이것 놓지 못해!!” 제르난드는 아젤리안을 밀쳐 침대에 눕힌 뒤 무게로 짓누르고 치마 사이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의 손은 허벅지부터 올라가 여자의 가장 민감한 부위를 즉각 노렸다. 왼손은 치마를 걷어올렸고, 민감한 부위에 닿았던 오른손은 속옷의 안으로 들어가 밀려져 내려왔다. 아젤리안은 끈임없이 발버둥쳤지만 제르난드가 낮은 레벨도 아니었으며 무기라고는 없는 상황에서 덤벼들기도 힘들었다. “이거 놔! 놓으라고!” “훗…….” 이미 궁성 내에는 모두 제르난드를 따르는 2왕자파로 가득하다. 내전의 원인이 된 가짜 왕자 따위 신경 써 주는 이는 하나도 없다. 그래도 아젤리안의 반항은 상당히 거셌다. ‘이런 느낌 따위……싫어!’ 이전 레이드란 대공에게도 한 번 허락한 적이 있었지만 그때와는 달랐다. 강제이긴 하지만, 더 부드럽고 기술을 익힌 손길이지만 기분이 더럽다. 여자로 자각한 뒤의 인식의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것으로 따져 보면 호감도의 문제다. “이 손 치워!” “계속 그렇게 발악해 보도록.” “너 이 자시이이익!!” 퍽! 끝내는 아젤리안의 주먹이 제르난드의 턱에 한 방 명중했다. 격투기 마스터리 스킬 따위가 없어 데미지는 미약했지만 며칠 전만 해도 남자였던 그녀의 터프함이 그대로 배어 있는 무서운 공격이었다. 아젤리안도 레벨이 70이 넘는다. 비록 제르난드에게는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제르난드가 쉽게 볼 상대는 결코 아니다. 하지만 제르난드는 끈질겼다. 보통 한 대 맞으면 충격으로 약간 멈칫! 하는 딜레이가 생기기 마련인데 이 딜레이를 없애는 인듀어 스킬을 사용하여 체력이 떨어짐에도 열심히 아젤리안을 공략하고 있었다. 결국엔 아젤리안이 먼저 지쳤다. 제르난드가 가지고 있는 능욕스킬들을 이용하여 공략을 시작하자, 아랫도리 힘이 풀렸고, 아무리 세게 공격해도 떨어질 생각을 안 하니 제풀에 지쳐버리고 만 것이다. 아직 그렇게까지 중요하다고 느끼는 부위는 아니었지만 하반신이 그대로 노출된 채 공략당하고 있는 것은 그녀의 자존심에 커다란 상처를 남겼다. 정녕 이렇게 약한 존재로 저 남자의 씨앗을 받아들여 아이나 생산하는 그런 존재로의 전락. ‘공작……공작…….’ 체념하다시피 주먹질을 멈추고 눈을 감은 아젤리안의 어두워진 시야에는 누군가가 들어왔다. 흑발을 지닌 언제나 강하고 믿음직스러웠던 그의 얼굴이. 그는 끝까지 자신을 지켜 주었다. 영문을 몰랐었던 하르몬 자작의 주륙 역시 이유가 있었다. 멍청하게도 자신은 그런 것도 모르고 그에게 상처를 주고 제 손으로 쫓아 버렸다. 그가 필요했다. 전쟁에 패배할 때만 해도 그 필요성이란 것은 단순 전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지만 여자로 확실히 자각을 하고 난 뒤에는 그가 더욱 더 절실해졌다. 이제는 전력이 아니다. 하루 하루 그의 생각만 나고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저며온다. 그러나 자신이 잘못했다. 미안하고 그가 돌아온다고 쳤을 때. 그를 볼 낯이 없었다. ‘미안하오. 공작…….’ 그래서일까? 감겨져 있는 아젤리안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그것을 본 제르난드의 이마에 주름살이 어렸다. “우는 건가? 아젤리안.” “…….” 제르난드는 아젤리안이 더 이상 반항할 수 없음을 깨닫고 여자의 마지막 무기를 흘리는 것으로 착각했다. 본디 그녀의 매력을 끝까지 남자처럼 행세하는 그 터프함과 고집에 두었던 그는 아젤리안의 눈물을 보자. 그녀를 밀치고 일어섰다. “쳇. 흥이 가셨다.” 그리고서는 검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홀로 남은 아젤리안. 그녀의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보고 싶어…….” 있을 때 잘하지. 자, 그럼 그렇게 보고 싶어 하는 레이드란 대공 현진님께서는 무얼 하고 계실까? - 발사 5, 4, 3, 2, 1 제로. 여인네의 고성과 함께 남자의 몸에는 경련이 일어났다. 뱃속에 뜨거운 무언가가 가득 차는 것을 끝으로 쾌감의 절정에 달했는지 미나렌은 몸을 이리저리 비틀면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 미나렌 공주 임신확률이 60%로 상승했습니다. 비 안전일에 벌써 여러 번 안에다만 하셨으니 레이드란 공작의 아이가 생기는 것은 감수하셔야 합니다. ‘으음……이거 그대로 발사해 버리면 음식에 닿을 까봐 그랬는데……조금 불안하네?’ - 임신을 원하시지 않는다면 전투에 한 번도 빠짐없이 투입하여 유산을 시키거나, 아슈렐 산부인과의원에서 피임약을 얻어서 복용시켜야 합니다. 참고로 늦을 경우 낙태시술 외에는 방법이 없는데, 이 경우 여성의 호감도가 거의 바닥으로 하락하니 유의하십시오. 열심히 음식준비 중이던 미나렌을 뒤에서 치맛자락을 들어올린 뒤 곧바로 하체 완전 미착용 상태로 만들고 나서 범하던 레이드란 대공 현진. 수차례의 방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가 좋아하는 스타일인 외사정 CG를 한 장도 찍지 않고 임신의 가능성이 있는 위험한 행위를 지속했던 이유는 바로 레이드란 대공의 강력한 정력을 감안해 보았을 때에 그 분비물이 준비가 되어가고 있는 음식들에까지 튈 수 있는 기우에서였다. 거기에 완전 전라도 아니고 일정 부분만이 노출된 여성과의 관계에서, 옷에다 발사할 경우. 여성 캐릭터가 찝찝함 등을 느낀다는 점도 한몫 했다. “그만 하겠나? 미나렌.” 미나렌은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1대 1의 경우 여자가 먼저 지칠 정도로 강성한 력(力)을 지닌 레이드란의 캐릭터다. 상태이상 최음 따위가 걸리지 않는 이상은 적절한 수준에서 여자들이 거부를 하기 마련이다. “잉! 너무해!” “맞아! 너무해! 요새 공주하고만 놀아!! 우리도 놀아줘~~” 능욕을 하느라 떨어진 체력을 보충할까 해서 식탁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데 두 녀석이 쪼르르 달려온다. 머리색만 금발이면 병아리 같이 보일 것 같다. 체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음식 아이템을 섭취하면 도로 차오를 테고, 아직 끝장을 볼 만큼은 아니었던지라 현진은 리엘란과 리엘르. 이 두 소녀의 엉덩이를 들어 그대로 의자에 올렸다. “저기……오랜만에 저도 식사를 해 주게 하시지 않으시겠어요?” 양 옆에 쌍둥이를 꼈는데 뒤에서는 헬루나가 묘한 향기를 풍기며 레이드란 대공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서큐버스의 남자 유혹 스킬 중 하나인 페로몬 발출. 그 향기를 맡자, 다시금 아래가 튼튼해진다. 그렇지만 한 명을 오랫동안 상대하고 난 뒤 체력이 그다지 많지 않았던 지라 상대할 때 가장 많은 체력을 소모하게 만드는 헬루나까지 상대할 여력은 없었다. “으음. 자네는 너무 내 체력을 많이 소진시켜. 나중에 풀로 차 있을 때…….” “그 정도는 밥 먹으면 차지 않나요?” “그렇긴 하네만…….” 헬루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잠시만 기다리세요. 아! 미나렌 양. 저 좀 도와주시겠어요?” “네?” “집에 크림이랑 케이크 재료 있죠?” “네에…….” 헬루나는 미나렌에게 여러 음식과 재료들을 받아서 바깥으로 나갔다. 그리고 얼마 후에 이동침대 비슷한 것에 무언가를 담아서 가져왔는데 그것을 본 현진은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이, 이건 고위층들에서나 주로 한다는……!’ 그 들고 들어온 것도 놀랐지만 그것을 순순히 하고 있는 아나렌이 더욱 놀랍다. 하지만 다시 보니 아나렌은 헬루나의 현혹에 걸려 이런 부끄러운 일을 알아서 자처하고 있었다. 나체 접시. 아나렌은 알몸인 채로 몸의 부위 이곳저곳에 온갖 먹을 것들을 채워 넣고 있었다. “후후……이러면 체력도 채워가면서 하실 수 있겠죠?” 미나렌이 약간 놀랐지만 그녀도 이제는 아나렌을 나무라거나 하지는 않았으므로 그녀의 표정은 금세 풀렸다. 그리고 아나렌은 아주 정석으로 누워 있는 데에 반하여 헬루나는 나신의 몸체에 마치 목욕할 때 비누거품을 두른 듯 달콤한 크림을 전신에 바르고 있었다. 나체 접시에, 크림 속옷이라니!!! 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부유층들의 성적 유희란 말인가! “아핫! 헬루나! 너무해!” “우리도 할꺼야!” 리엘란과 리엘르는 옷을 벗어서 던졌다. 하지만 마땅히 그녀들이 바를 만한 크림이나 하는 것은 남아 있지 않은 상태. 그러자 리엘란은 방울토마토 등에 칼집을 낸 뒤 꼭지나 기타 부위에 끼웠고, 리엘르는 찬장에서 와인 등의 술을 꺼내 모은 허벅지 사이에 부어 컵으로 사용했다. ‘허, 허벅지 컵!!!’ 그런 그녀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한 마디. “자 마음껏 드세요!” 흔히들 성교를 뜻하는 은어로 ‘먹는다’란 동사를 사용한다. 과연 여기에서는 무엇을 먹으라는 것으로 알아들어야 할까……? “저, 저도 할까요? 공작님?” 미나렌까지 나선다. 그녀는 리엘르를 보며 자신의 가슴을 들어올렸다. 제법 빵빵한 가슴의 소유자인 그녀는 아마도 리엘르는 작아서 할 수 없는 컵을 하겠다는 듯한 모션이다. “소심하시네……입으로 직접 대고 드셔야죠?” 아나렌의 가슴의 꼭지점에 놓여진 딸기를 손으로 집어 먹자, 헬루나가 고혹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지만 손으로만 만져도 헬루나의 마법으로 달아오른 아나렌은 신음소리를 낸다. “자, 여긴 입으로.” 헬루나가 이끄는대로 현진은 그녀의 크림 수영복을 핥아가며 씻어냈다. 그때마다 들리는 헬루나의 음성 최음기술과 페로몬 향기에 점점 빠져드는 그였다. “물도 마셔.” 리엘르의 허벅지에서 마치 오줌처럼 흘러내려오는 와인을 그녀의 하반신이 그대로 보이는 위치에서 마시게 된 현진. “과일도 먹어.” 리엘란의 가슴에 꽂힌 방울토마토를 먹는 현진. “꺄앗! 세게 깨물지 마!!” ‘으, 으 천국이다! 천국! 여자천국!!!’ 그렇게 감격해 하고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있을 때에 찬물을 끼얹는 미사의 메시지가 들려왔다. - 마스터. 루시페리아 수도 리큐리스에서 이벤트가 벌어졌습니다. 보시겠습니까? 현진은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냐는 듯한 투로 되물었다. ‘지금 보게 생겼냐? 별로 보기 싫으니까 나중에……OK? 귀찮아.' 그렇게 현진은 여자에 정신이 팔려 아젤리안의 독백 따위는 듣지 못하였다. 덜컹. 쇠로 된 철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뒤로 들어 온 병사들은 엘리넬과 쟈프 레이드란 후작. 그리고 근위 기사단의 레이드란 가문의 가신인 두 명의 기사를 끌고 나갔다. ‘그 날인가 보군.’ 햇빛을 다시 보게 된 것만으로도 눈이 부시다. “끌고 가라!” 보통 멋있게 ‘놔라! 내 발로 걸어가겠다!’ 하는 대사를 날릴 수도 있겠지만 지금 끌려가는 이들에겐 그런 대사를 할 여유조차 없었다. 이미 다리를 못 쓸 정도로 심한 고문으로 폐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어이 잭슨! 이거 여자였었어?” “몰랐냐? 엉덩이 토실한 거 안 보여? 참 대단한 미모인데…… 이런 계집을 죽인다니 정말 아깝군.” 엘리넬의 하반신에는 아무것도 입혀져 있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의 엉덩이 부근에는 희끄무리한 액체가 말라붙은 흔적이 역력했다. 여성 캐릭터의 방어 스킬 중 하나로 허벅지를 최대한 조여 결코 벌어지지 않게 버티는 스킬 덕에 엘리넬은 병사들에게서 몸을 지켜 낼 수는 있었다. 그러나 사내들은 묶여 있는 나체여인을 보고도 참을 만큼 인내심이 강하진 않았다. 결국 엘리넬 역시 퓨리나 공주처럼 안주거리로 희생당해야 했다. 그러나 그 정도로 끝나진 않았다. 병사가 아닌 제르난드에게는 저항할 수 없었던 것이다. 크라에룬과 마찬가지로 상당한 호색가로 알려져 있는 제르난드는 몸소 감옥까지 찾아와 엘리넬을 범하였다. 엘리넬을 비롯한 네 명은 어느덧 군중이 웅집한 처형장에 보내졌다. 퓨리나 공주는 크라에룬이 깨어날 때까지는 형을 집행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크라에룬의 맘에 드는 첩이 된다면 아마 목숨을 건질 수도 있을 것이며, 포트키도 그다지 위협을 받지 않을 것이다. 그 말에 퓨리나 공주는 서서히 넘어가고 있었다. 그녀의 반항이 잠잠해진 것이 그 증거였다. 내전의 전범들이 나오고 가장 높은 좌석에서 꼴뵈기 싫은 제르난드의 옆에 앉았던 아젤리안의 표정이 흔들렸다. “……!” 어둑한 감옥에서 봤을 때는 몰랐는데 밝은 곳에서 엘리넬을 보니 새삼 처참한 모습이 더욱 애처로워 보인다. “어머! 저, 저기 엘리넬 경 아니야?” “……맞아. 저게 어떻게 된 거지? 저건……어디로 보나 여자잖아? 그리고 저기 상석에 앉은 여자분……아제룬 왕자님???” 군중들 속에 로브를 걸친 두 여성들은 형틀에 묶인 엘리넬과 제르난드의 옆에 앉아 있는 아젤리안을 보고서는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분명 남자들이라고 알고 있었던 이들이 지금 보아하니 완벽한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그녀들의 뒤에서 왜소한 체격의 로브를 걸친 이가 튀쳐나와 말했다. “에디, 리엘. 공주님은 오늘 처형 안 한데요. 그리고 만약 크라에룬 왕자님의 눈에 뜨여 사랑을 받는다면 아마 포트키도 별 위협이 없이 넘어갈 수 있다고들 하고 있어요.” “정말?” “다행이긴 한데…….” 두 로브를 쓴 에디와 리엘이라 불린 여성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여차하면 목숨을 걸고 퓨리나 공주를 빼내오려 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아직 공주를 처형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 아슬아슬...... 우리의 레이드란 대공 현진님은 아직도 주지육림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계십니다...쯧쯔쯔 TITLE ▶42751 :: 90. 운장을 잃고 공명을 되찾다 섬마을김씨(lastride) 05-04-30 :: :: 12778 제르난드가 1인으로 공주 일행을 추격했을 때. 공주와 그 일행들은 높아진 레벨으로 제르난드를 별 무리없이 상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제르난드는 그림자 기술을 사용하여 공주만을 나꿔챈 뒤 사라졌다. 그리하여 에이디아와 리즈엘, 그리고 메르피는 그들 본연의 임무인 공주를 구해내기 위해 리큐리스에 잠입했고, 경비가 삼엄한 왕성을 뚫는 것보다는 처형날을 맞추어 그녀를 구해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런데 다행히도 처형식은 미뤄졌고, 공주에게도 살길이 열려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녀들에게는 이전까지만 해도 동료였던 아젤리안 공주와 엘리넬이 자꾸만 걸렸다. “도대체 공작님은 왜 사라지신 걸까? 그만한 분이 암습에 당할 리도 없고 …….” “흥! 그딴 인간. 뻔하지. 센티온의 공주에다가 쌍둥이 여자애들도 동시에 사라진 것을 보면 걔네들 데리고 어디 혼자만 아는 곳에서 즐길 대로 즐기면서 전쟁 따윈 잊어버리고 있을 걸?” 정답이다. 딴에 리즈엘은 이죽거린다고 해 본 소리였지만 진짜로 레이드란 공작은 전쟁 따위는 잊어버리고 데리고 간 여자애들과 즐길 대로 즐겼다. “어떡해요? 엘리넬 오빠 죽을 것 같아요! 구해줘야 되지 않을까요?” 메르피는 묶여 있는 엘리넬을 보고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말했다. 그 말에 에이디아는 동조했다. 하지만 그녀들을 리즈엘이 말렸다. “아서! 한때 동료였지만……우리에게는 공주님의 무사 안위가 제일이야. 어쩔 수 없다고 안타깝지만 저대로 놔두는 수밖에…….” 어떻게 보면 싸가지 없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녀의 의견은 가장 현실적이다. 죽는 것을 보기엔 아까운 이들이지만 그녀들에게는 공주보다 중요한 것이란 있을 수 없다. (호감도가 극도로 높다면야 레이드란 공작을 위한 막가파 행동이 가능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럼. 지금까지 내전을 일으켜 국토를 피폐하게 만들고 백성들의 생활을 처참하게 한 전범들과 그 원인이 된 이들에 대한 처형식을 거행하겠소. 죄인 쟈프 레이드란. 마지막으로 묻겠다. 그대는 전 왕비를 뒤에서 조종하여 아젤리안 공주를 여자로 키우게 했다. 인정하는가?” “죽는 마당에 개소리하고 싶진 않다. 그냥 죽여라.” “편히 죽을 수 있는 길을 마다한 죗값을 치르길 바란다. 끌고 가!” 쟈프 레이드란 후작은 동대륙 최 동방에 위치한 제나라의 속국인 미개한 섬나라에서 온 회칼을 든 처형인들에게 넘겨졌다. “마지막으로 할 말은?” “나는 이렇게 죽지만 내 조카의 처절한 복수를 당하는 건 너희들이 될 것이다.” 그 조카가 복수나 제대로 할 지는 의문이지만. 곧이어 양팔과 손이 묶인 그의 배가 회칼에 난자당하기 시작했다. 설설 썰은 인간의 고깃덩이들은 즉시 밑에서 대기하던 개들에게 먹여졌다. 처절한 비명이 들린다. “으, 욱!” 너무도 끔찍하고 잔혹한 장면이었다. 곳곳에서 구경하던 이들의 구토가 이어졌다. 혼절하는 이도 몇 있었다. “메르!” 그 중에는 메르피도 끼어 있었다. 또 가장 그 장면을 전망 좋은 데에서 볼 수 있었던 아젤리안은 레이드란 후작의 처참하게 고깃덩어리가 되어 가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며 옆에 앉은 제르난드에게 울분을 터뜨렸다. “……저렇게까지 잔인하게 죽일 필요가 있었나!” “있었지. 그래야 본보기가 되거든. 국가에 반역한 이들의 최후가 어떤지…….” “반역은 누가 반역을 했다는 거냐! 저들은 나를 도운 것 외에는 죄가 없다!” “희생자는 필요한 법이다.” “개자식!” 아젤리안이 자리에서 일어나 제르난드에게 주먹을 날렸다. 하지만 제르난드는 그녀의 주먹을 여유롭게 흘려보낸 뒤 손을 잡아채고 어깨를 눌러 도로 의자에 앉혔다. 그러면서 묘한 눈빛으로 아젤리안을 놀렸다. “아무리 그래봐야 남자의 힘을 당해낼 수는 없지. 안 그런가? 공주우?” “이 손 놔라!” ‘검 한 자루만 있었으면!’ 레벨의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아 아젤리안이 힘껏 뿌리치자 제르난드는 아젤리안의 손목을 놓아야만 했다. 소드 마스터리 스킬을 마스터 레벨까지 올린 아젤리안이다. 그녀의 속성과 맞는 풍계 속성의 뇌전검, 아니 굳이 뇌전검이 아니라 일반 상점의 기본적인 검인 롱 소드만 한 자루 있었어도 제르난드에게 생명의 위협까지 느낄 수 있을 만한 공격을 할 수 있었을 터였다. 그러나 공주가 된 그녀에게 검이란 무기의 소지는 절대 허용되지 않았다. 강제로 눌려 앉혀진 아젤리안. 얼마 안 있어 쟈프 레이드란 후작이 숨을 거두고, 레이드란 공작가의 가신으로 근위 기사단의 기사가 된 두 기사에 대한 처형식이 이루어졌다. 그 둘의 경우에는 명목상의 죄 값이 조금은 낮아 비교적 평온한 죽음을 맞이했다. “마지막 죄인. 엘리넬 파키론. 그대는 레이드란 공작가와 연관되어 아젤리안 공주의 최측근에 있으면서 철저히 공주가 여자라는 사실을 숨겨 이 날의 내전을 있게 한 장본인이다. 인정하겠는가? 인정한다면 방금 전 두 기사들처럼 예를 갖추어 편히 죽게 해 주겠다.” “…….” “어서 대답해라.” “인정하지 않겠습니다. 본인은 분명 펠가룬 국왕 전하로부터 공주님의 성을 숨기라는 명을 받아 충실히 이행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레이드란 공작가에서의 로비로 인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끝까지 죄를 인정하지 못하는 군. 그대가 여자라는 것을 참작하여 쟈프 레이드란 후작보다는 약한 형벌을 내리겠으나, 고통은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끌고 가라!” 엘리넬에게 내려진 형벌은 사지분할. 즉 조선 시대의 역모를 꾸민 이들에게 내려지는 최고의 형벌 능지처참이었다. 방금 전 레이드란 후작이 당한 회치기 형벌보다야 나을지 모르지만 이 역시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형벌이다. 설정 상으로는 동대륙의 한민국에서 들여왔다고 하는 형벌이니 중세시대형 단두대 처형이나 기타의 것들이 나오지 않은 이유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할 말은?” “…….” 엘리넬은 잠시 머뭇거렸다. “빨리 얘기해라. 어차피 오늘 죽는 것은 마찬가지다.” “……행복하시길 빌겠습니다. 나의 주군이시여. 이 말을 공주님께 전해 주십시오.” 그런 다음 엘리넬은 평온한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그녀의 양 팔과 다리를 묶은 줄이 연결된 말들이 엄청난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평온한 표정의 엘리넬이었지만 그 고통에 절로 비명이 나온다. 말 하나가 힘이 아주 센 모양인지, 팔 하나가 어깨 째 찢겨져 나온다. 끔찍한 비명이 울려 퍼진다. “부탁! 부탁이다! 제발, 제발 엘리넬을 살려……아니 부디 저 형벌만이라도 받지 않게 해 다오. 제르난드!” 아젤리안은 그 끔찍한 모습을 보다 말고 제르난드 앞에서 무릎을 꿇고 빌었다. 엘리넬이 저렇게 고통 받으며 죽어가는 장면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애걸복걸하는 아젤리안의 모습을 즐기는 듯한 표정으로 보는 제르난드는 짖궂게 대꾸했다. “그럼. 여기서 옷을 벗고 날 받아들여라.” “……!” “뭐 난 답답할 것 없으니 싫으면 말고.” 군중들이 모인 곳에서 왕가의 핏줄이 부끄러운 행위를 한다. 이것만큼 완벽히 아젤리안을 묻어 버릴 수 있는 것도 없다. 아젤리안은 약간 망설이다가 곧 등에 지퍼를 내렸다. 엘리넬의 고통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그때. 엘리넬의 비명소리가 완전히 멈추었다. 지나친 고통으로 혼절할 때에도 그녀를 깨우는 마법사들이 항시 대기 중이었지만 이번에는 그녀를 깨울 수 없었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모를 한 대의 화살이 그녀의 목을 꿰뚫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본 망나니들이 급하게 외쳤다. “각하! 죄수가 화살에 맞아 숨졌습니다!” 그 말을 듣자 제르난드는 아젤리안을 밀치고 벌떡 일어섰다. “뭐? 이런……위병들! 이 주변을 샅샅이 뒤져 수상한 자들을 찾아내라. 반역의 무리가 이 중에 숨어있다……제길……형벌은 계속한다. 사지를 찢고 목을 베어 가져와라.” 몇 발의 화살이 더 날아와 위병들을 쓰러뜨렸다. 그러자 제르난드는 급박하게 기사들과 병사들을 지휘하여 혼란을 줄이고 범인 색출에 힘썼다. ‘차라리 이게 더 나았을 거에요. 엘리넬……부디 좋은 데로 가길 바래요.’ 에이디아는 마지막으로 죽은 이를 애도한 뒤에 그 빠른 발을 이용하여 군중들 사이로 파고들며 몸을 빼냈다. 그런 와중에 처형식은 끝났다. 사형 참관인들은 혼란 속에도 불구하고 본연의 임무인 처형자들의 머리를 부패 방지 마법을 걸어 고이 보관 하여 현 최고위의 왕족인 아젤리안에게로 가져왔다. 아젤리안은 그들에게서 엘리넬의 시신을 빼앗듯이 받아왔다. 그리고 나서는 그 수급만 남은 친구이자 충실했던 부하의 몸 일부를 껴안고서는 목 놓아 울었다. 그 모습은 실로 운장을 잃은 유비와 다름이 없었다. 황야를 질주하는 성난 코뿔소가 하나 있었다. 그 주위로는 희뿌연 모래먼지 바람이 일어난다. 인간의 속도라고는 보기 힘든 빠르기. 거기에 그 인간의 뒤를 바짝 따르는 소녀들만 해도 미칠 듯한 속도로 평원을 질주했다. ‘젠장! 왜 이렇게 먼 거야?’ 여성들과의 화려한 나날들 덕분에 정말 뒤늦게서야 아젤리안의 독백과 엘리넬 처형 소식을 들은 현진. 그가 수도의 스토리 진행 소식을 들었을 때. 이미 때는 늦을 대로 늦어 있었다. 엘리넬은 제르난드에게 범해진 뒤 그 이튿날 처형당했고, 그 다음으로 진행되는 것은 제르난드와 아젤리안의 혼인식 이벤트였다. 아제룬 왕자(현재는 아젤리안이지만 그 전 이름으로 완벽히 동일한 이름을 써서 서술한다)순애루트에서 돌아갈 시기는 보름 이상에 혼인식 이전이 되어야 한다. 그 안에는 언제 돌아가든 상관없지만 혼인식 이후에는 제르난드의 음모가 실현되어 이 이상 순애 스토리를 진행 시킬 수 없다. “젠장, 젠장, 젠장!” 그냥 숲속에서 주지육림을 즐기며 후반부 캐릭터 능욕엔딩을 봐도 좋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아젤리안의 독백과 엘리넬의 처참한 죽음을 보고 난 뒤에는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아젤리안을 능욕으로 따먹든 어찌되었든 일단은 막나가는 제르난드의 행보에 제동을 가하고 전작의 백작이었던 미소녀 엘리넬의 죽음을 보복해야 했다. 일반 플레이어들이었다면은 조금 격노하긴 하여도 현진처럼 극한의 반응은 나오지 않는다. 자아가 무너지니 엘리넬의 죽음과 아젤리안의 슬픔이 확실히 그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었다. “주인님! 너무 빠른 거 아니에요? 좀 쉬어요!” “그럴 시간 없어!” 그래도 근위기사단이 지키는 리큐리스의 왕성을 홀로 뚫기란 자살행위에 가깝다. 그리하여 현진은 능욕으로 길들인 후반부 캐릭터들 전체를 끌고 나왔다. 레이드란 공작의 발걸음을 따라서 달려오는 민첩도 높은 쌍둥이들과, 현진이 준 스님세트를 자기가 입고서 연꽃을 타고 날개를 펄럭거리며 날아오는 헬루나와 같이 리큐리스로 가는 미나렌. 그리고 가장 뒤쳐진 말 탄 아나렌이 있었다. 미나렌을 제외한 모든 캐릭터들이 70대 중 후반의 레벨. 굳이 레이드란 대공이 나서지 않아도 제르난드가 우스울 정도이다. 허나 근위기사단들은 대부분이 70대 이상에다 하나같이 초호화 레어급 아이템들을 걸치고 있다. 루시페리아란 대국에서 온갖 심혈과 돈을 들여 키운 근위기사단과 근위병대는 결코 만만하게 보아서는 아니 될 것들이다. “잠깐 통행…….” 관문마다 일행을 멈춰 세우려는 위병들이 순식간에 사망했다. 그리고 봉수대 등은 하늘을 날고 있는 헬루나와 연꽃에 탄 미나렌이 하나씩 처리해 주었다. 상당히 먼 거리였지만 어느덧 루시페리아 수도 리큐리스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관문의 위병들을 착실히 처리한 덕에 성문의 방위는 어설펐다. “폭렬……대쉬!” “뭐, 뭐냐!!!” 콰과광! 견고한 돌로 쌓은 성벽이 함몰되고 그 자리에는 인간 형체의 구멍만이 남았다. 워낙 빠른 속도였던지라 어처구니를 상실하고 그 구멍을 지켜 보던 위병들. 그들은 곧 단검과, 사이코 키네시스를 이용한 벽돌 공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사망했다. “잠시만 기다려.” 레이드란 대공이야 그 무식한 속도와 파괴력으로 성벽을 뚫고 그냥 지나갔지만 남은 그녀들에게는 그런 스킬도 레벨도 없다. 헬루나가 암흑의 그림자속으로 흘러 들어가 성문을 땄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전투마를 앞세우고 백색검 스노우 화이트를 휘두르는 아나렌이, 그 후미에는 보랏빛 머리를 휘날리는 어린 쌍둥이 여기사가 보조를 하며 성 내로 난입했다. 말에 탄 아나렌이 한 번 검을 휘두를 때마다 핏빛과 함께 스노우 화이트의 백색의 빛깔이 반짝이면서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진다. 병사들은 뭐가 자신의 몸을 스치고 지나갔는지 이해하지 못하며 그저 반절로 절단되는 허리와 목을 보아야만 했다. 최강의 스피드를 지닌 쌍둥이 여기사의 파상공격이다. “적들이 침입했다!” “적이 난입했다!” 남쪽 성문으로 위병들이 즉각 달려오기 시작했다. 군기가 잘 잡힌 근위대들이었던지라 소집 속도가 빨랐다. “하늘! 하늘을 조심해라!!!” 하늘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궁병대와 마법사단들도 추가된다. 공중에서 안정적으로 공격하던 헬루나와 미나렌. 헬루나는 큼지막한 날개로 몸을 감싼 다음 빠른 속도로 낙하하여 그림자 속으로 들어갔다. 그런 다음 근위대를 이끄는 근위 기사에게 암살 스킬을 발동시켰다. 지휘관이 무너지면 오합지졸이 될 줄 알았던 부대. 그러나 여전히 근위대들은 물러설 줄 모르는 투기로 그동안 레이드란 대공이 키운 후반부 캐릭터들에게 맞서고 있었다. “리엘르!” “응 리엘란.” 그 와중에 두 쌍둥이의 눈이 맞았다. 그녀들은 서로의 검을 전방으로 세워 겨누었다. 그리고는 외쳤다. “홀리 캐논!!” 두 검의 끝에서 빛의 구체가 생기고 그 구체에서 엄청난 광선파가 쏟아져 나갔다. 순식간에 전방은 초토화되고 캐릭터들은 잠시 여유를 되찾았다. 그리고 그 때. 쿠콰콰콰콰콰콰콰콰!!! 수도 한 가운데에서 마치 폭탄테러가 벌어진 것처럼 땅이 흔들리고 대지에서 용암이 흘러나왔다. 미친 듯이 돌파한 현진이 드디어 궁성 쪽 부근에 도착한 것이다. ////////////////////////////////////// 삼국지 10에 푹 빠졌더니...소제목도 이런 거 밖에 생각이 안 나네요...(공부할 놈이 지금 뭐하는 거냐! 이래가지고 교대 갈 수 있겠어!!) 폐인대전 종결! 자, 이제 1일연재는 당분간 보기 힘들겁니다. 약 34일간의 레이스.... 라이브 파인 본인은 단 한 편의 비축도 없이 성실연재 했습니다요... 그러니 연재주기가 아주 조금 늦어진다고 돌 던지지 마시길... 한 달 동안 버닝했으면 쉬는 기간도 있기 마련입니다. TITLE ▶43429 :: 91. 왕의 귀환 섬마을김씨(lastride) 05-05-08 :: :: 13786 레벨 60이 넘는 근위대 병사들이 몰려 있는 리큐리스의 수도. 비록 레벨이 95에 다다랐다고는 하지만 레이드란 공작 캐릭터도 근위대들에게는 칼 질 두, 세번을 해야 한 명을 잡을 수 있었다. 95에게 60은 속성치를 감안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 방. 그러나 근위대들이 레이드란 대공의 공격을 두 번 이상 버틸 수 있는 이유는 근위대 답게 방어구가 매우 훌륭한 것들을 차고 있기 때문이었다. 몇 골드 씩 하는 그런 갑옷들을 설정상 3만이나 되는 근위대에게 채우는 예산만 해도 천문학적이지만 게임이니 대충 넘어가자. 그런데 현재 레이드란 대공 캐릭터를 하고 있는 현진의 공격은 그런 근위대들을 한 방에 보내버리고 있었다. 게임 내에서 감정을 느끼는 게 가능해진 그에게서 조급증 파워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리큐리스 대성당 어디야!!!' 진짜 감정적으로 너무 다급했다. 제르난드와 아젤리안의 혼인식이 오늘 거행된다. 그리고 그 허술한 틈을 타 엘리넬과 레이드란 대공 등을 잃고 실의에 빠진 아젤리안이 제르난드를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소위 말하는 배드엔딩이다. 그걸 막아야 했다. 다행히도 좆빠지게 달려와 제 시간을 맞추긴 했는데 이전에 알았던 리큐리스 대성당이 어디있는지 까먹었다. - 이럴 땐 저를 부르셔야죠. 미니맵 모드 가동하고 길 표시해 드리겠습니다. 미사가 친절하게 미니맵을 표시해 주었다. 보통 이럴 땐 먼저 현진이 켜 놓으라고 명령하지만 괜히 그가 바보현진이라 불리겠는가? 당연히 까먹고 있었다. - 그럼 빨리 가보셔야죠? 훗. 그런데 어째 불안스럽게 뒤에 훗을 붙이는 거지? 미니맵에 빨갛게 표시된 리큐리스 대성당은 지금 있는 자리에서 얼마 되지 않았다. 그리고 현진은 자신이 지금껏 바로 옆에 두고 빙빙 돌았다는 것을 깨닫고는 제 머리를 쥐어박았다. “누구냐!” 리큐리스 대성당 앞으로 가자, 지금까지 현진을 막던 근위대는 사라지고 성당 기사인 템플러들이 그를 가로막았다. “비켜!” 템플러들은 적의를 드러내거나 하지 않고 그저 큰 십자가 타워실드로 성당 문 앞을 방어한 것뿐이지만 현진은 가차 없었다. 지금 시간도 없는데 별 것들이 다 걸리적 거린다. - 업보 수치가 늘어났습니다. 강도짓이나 아무 여자나 붙잡고 문란한 성생활을 가질 때나, 적의가 없는 이를 해칠 때, 그리고 신성계열을 지닌 이들을 죽일 때마다 상승하는 업보(카오틱)수치의 상승 메시지가 뜬다. 이 수치는 특별히 크게 게임 상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지만 너무 높을 경우 마신에게 빙의될 가능성과 숨겨진 여성 캐릭터인 서큐버스 퀸 등의 스토리는 준비되지 않은 마족 성교 대상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었다. 허나 그런 이점보다는 높을 경우 스토리가 엉망진창이 되기 때문에 낮으면 낮을수록 좋은 수치이다. 그러나 현진은 죽음의 평원에서 수많은 언데드와 암흑계열 몬스터들을 척살한 전례가 있어 수치가 없다시피 했으므로 템플러 몇 명을 죽이는 것은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 템플러들을 제치고 도달한 성당의 정문. 현진은 멋지게 그 문을 열어제치고 외쳤다. “그 결혼 멈춰!!!” “……?” 수많은 눈들이 성당의 정문을 향했다. “어라?” 현진은 문을 열고 펼쳐진 광경에 머리를 긁적였다. 성당에는 주교의 미사가 벌어질 뿐 마땅히 결혼식이라 할 만한 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러니 뻘쭘할 수밖에. 석상이 되어 굳어 있는 현진에게 옆에 있던 신관 하나가 다가와 물었다. “저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결혼식 어디서……?” “공주님과 후작님 결혼식 말입니까? 그거야 궁성에서 벌어지고 있죠.” “…….” 또 삽질했다. “블레이드 스톰!!!” 삽질의 충격을 이겨내고 곧바로 혈혈단신으로 궁성에 난입한 레이드란 대공 현진. 궁성은 근위대 병사들뿐만 아니라 근위기사단의 저항까지 강한 곳으로 현진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후반으로 갈수록 빡세지는 난이도에 따라, 근위기사단들은 스토리상으로는 결코 이길 수 없는 초반부의 암흑마왕 드라이어스를 가지고 놀 정도의 레벨을 자랑하며 레이드란 대공을 압박해왔다. 그러나 어리버리할 지는 몰라도 전투에서만큼은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는 현진이다. 예리하게 크리티컬 부위인 목과 심장을 노리는, 게임 상의 스테이터스와는 상관없는 순수 컨트롤 능력도 매우 뛰어난 그였던지라 그 강력하다는 근위 기사단들 역시 일격에 죽어나가는 이가 부지기수였다. -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압박주지 말라고! 안 그래도 급하니까!’ 제르난드와의 일전이 조금 문제가 되긴 하겠지만 자신의 실력을 믿고 있던 현진은 MP를 소모하여 큰 기술들을 사용해 근위기사단들을 밀쳐내고 궁성의 외벽을 뚫고 들어갔다. MP를 아끼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시간이 더 아까울 때였다. 결혼식장은 어디인지 알아내는 것은 쉬웠다. 사람들이 몰리는 시끄러운 곳. 그쪽 부근에서는 근위기사단이 아닌 귀족들이 데리고 다니는 개인 호위기사들이 출몰하여 더욱 뚫기가 쉬웠다. 그리고 어느샌가 그의 발걸음은 야외에 마련된 결혼식장에 다다라 있었다. 그러나 결혼식장에 있는 것들이라고는 귀족들이 앉도록 마련되어 있는 많은 의자와 장식들 뿐. 그 외에는 바람만이 불고 있었다. “뭐야……아무 것도 없……큭!” 현진은 순간적으로 일정 수준으로 설정된 통각수치가 보내오는 통증과 함께 엄청나게 빠져나간 HP를 발견했다. - 제르난드 후작의 어둠의 안개 스킬입니다! 생명체를 파악하지 못하게 하는 기술로 제 3의 눈 스킬로 파악할 수조차 없습니다. “뭐……?” 그러고 보니 시야가 회색빛에 가까웠다. 배경은 보이는데 혼인식장에 놓여진 의자 등에는 아무도 앉아 있지 않는다. 잠시 당황했지만 현진은 이 자기는 공격할 수 없고 적에게는 무방비 상태인 이 상황에서 몸빵계열 캐릭터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방어력 상승의 스킬과 방어스킬 등을 무작위로 사용했다. 제르난드의 공격이 상당히 매서웠지만 방어력을 최대한 띄워놓으니 버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허나 이대로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어, 현진은 카이나드 세이버를 땅바닥에 꽂으려 했다. - 그만 둬 주십시오! 현재 아젤리안 공주는 동료 캐릭터로 인식되지 않았습니다. 만약 대지폭발을 사용하실 경우 그녀까지 덩달아 죽게 됩니다. 다급한 미사의 저지에 현진은 검격을 멈추었다. 본디 무작위 전체기술 사용 시에도 아군 캐릭터로 인식이 된다면 폭발 속에서도 생존이 가능했지만 현재 아젤리안은 동료에서 이탈한 상태였기에 대지폭발의 타격을 그대로 받게 되었다. 레벨 70이 넘으니 버틸 가능성도 감안해 볼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그녀의 속성은 바람계열로 대지계열 필살기 대지폭발에는 몇 배의 타격을 그대로 입게 되어 있었다. ‘그럼 별 수 없군.’ 루시페리아 뿐만 아니라 여러 액션 및 롤플레잉 가상현실게임을 해 오면서 판타지스럽게 말하면 레벨이 오르고 무협스럽게 말하면 내공이 쌓일 대로 쌓인 현진이다. 이럴 때에 대비할만한 스킬도 오만가지를 기억해 두었고, 심지어 이런 위급상황에서 급한대로 소리만 듣고도 적을 공격할 줄도 안다. ‘정신 집중! 카운터 모드 발동!’ 안 보이는 적을 상대할 때. 최적한 상태로 정신을 통일하는 현진. 그러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 이후. 그의 시야는 훤히 밝아졌다. “공작!!!” 아젤리안의 바람계열 스킬이었다. 최음향이나 기타의 효과를 걷어주는 그런. 회색의 배경이 걷히고 현진은 결혼식장의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전투의 여파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자의 호위기사들 뒤에 선 채로 멀리 물러선 귀족들과 무서운 기세로 쇄도해 오는 턱시도 안에 갑옷을 껴입은 제르난드. 그리고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채 바람을 불러와 제르난드가 펼친 어둠의 안개의 효과를 상쇄시키는 아젤리안. ‘예, 예쁘…….’ 웨딩드레스에 시녀들의 온갖 메이크업을 마친 여장한 상태의 그녀는 실로 메인 히로인이자 콩깍지가 씌워진 여성이라고 할 만큼이나 아름다웠다. “어딜 보는 거냐!” 하지만 레벨 88의 제르난드의 일격에 현진은 시선을 거두고 제르난드의 검 다크 사이더와 카이나드 세이버를 맞대었다. 검 두 개가 맞닿은 채 힘겨루기를 하며 서로를 노려보는 두 명의 기사. 음악도 1:1 기사들의 결투에 걸맞는 장엄하고도 비장한 음악으로 바뀌었다. 거기에 배경도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겨루는 분위기인지라 더욱 어울린다. “무슨 일로 온 것이냐? 반역자 레이드란?” “글쎄…….” 둘의 공격은 서로에게 전혀 먹히지 않았다. 명중률 수치가 둘 다 보통이 아니다. “여자를 왕위에 세우고 나라를 먹어보려고 하셨나?” “그딴 거 귀찮아.” 검과 검끼리 맞대고 하는 언쟁. 그러나 언쟁은 묘하게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뭔가 주고받고 하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현진이 전혀 카론 레이드란 공작의 캐릭터에 맞는 대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왕이 되실 분은 크라에룬 왕자님뿐이시다. 저 따위 계집에게 이 나라를 맡길 수는 없다.” “……그래서 어쩌라고?” 대륙 최고의 기사들이 멋진 대사를 날리며 싸우는 것만큼 볼만한 것도 없겠지만 대사가 묘하게 빗나가고 있다. “의욕이 없군! 도대체 싸울 마음이 있기나 한 거냐!” 제르난드는 레이드란 대공에게 묘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로 설정되어 있다. 엄청난 실력을 지니고서도 항상 2인자의 자리에 밀려 있는, 그리하여 레이드란 대공을 질투하고 시기하며 기필코 쓰러뜨리고 싶어하는 호적수로 생각하고 있는 그런 캐릭터다. 그런데 그 호적수인 레이드란 대공이 싸움은 제대로 하면서도 내뱉는 대사들은 하나같이 뚱한 이야기뿐이니 제르난드가 열이 아니 받칠 수가 없다. “말을 좀 해 봐라! 레이드란!!! 나만 시끄럽게 떠들게 놔 둘 참이냐!” “……멍청하긴. 네놈의 패배다.” 순간 대공의 검격이 제르난드 후작의 옆구리를 깊게 파고들며 엄청난 대미지 표시를 뜨게 했다. “크헉!” “나를 상대로 하면서 말을 할 여유까지 보이는 것은 죽음과 직결된다. 강자들과 붙을 때의 수칙도 모르나? 제르난드?” 푸슉! “커허어어억!” 제르난드는 한 번의 크리티컬 어택과 또 한 번의 일반어택을 받고서는 뒤로 몸을 물렸다. 현진이 제르난드가 붙여오는 시비에 별 대꾸를 하지 않은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전작 루시페리아 등 전투 플레이 경험이 풍부한 현진은 레이드란 대공의 캐릭터와 제르난드 후작이라는 거의 막상막하급의 캐릭터들이 1대 1 승부를 붙었을 때. 전투가 상당한 장기전으로 돌입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어지간한 공격들은 서로가 흘려버리거나 막아내 버리고, 어쩌다 맞는다 해도 방어구가 탄탄하고 방어력이라는 수치가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에 일격에 죽지도 않는다. 실제의 전투였다면은 막상막하의 강자들이 싸우더라도 약간은 레벨이 딸리는 제르난드가 레이드란 공작의 일격을 맞기만 해도 큰 타격을 입고 승패가 단번에 결정되는 데에 반하여 게임 속의 여러 가지 스텟의 영향을 받는 전투는 어쩌다 공격이 성공해도 거기에 따른 이득을 누릴 수가 없다. 즉 한 마디로 정말 엄청난 시간동안 전투를 펼쳐야만이 간신히 승자가 판명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언쟁까지 섞인 전투라면 두말할 필요가 없다. 조금 더 상대방을 도발하고 평정심을 끝까지 유지하는 쪽이 먼저 빈틈과 기회를 잡는 것이다. 그렇게 잡은 기회를 현진은 게임을 하면서 쌓인 실력인 급소 노림으로 크리티컬 타격을 가함으로서 전투의 승기를 단번에 잡았다. 제르난드는 입에서 피를 흘리며 뒤로 물러섰다. 그런 그에게 가차 없는 일격이 쏟아진다. “후작각하를 지켜라!!!” 근위대와 귀족들의 호위기사들이 승기를 빼앗기고 레이드란 대공의 검에 농락당하는 제르난드를 위해 달려들었다. “기사들의 결투에 누가 끼어들라 하던가!!” “대지의 속박!” 그러나 제르난드의 호통과 현진의 저지에 그들은 발이 묶였다. 푸슉! “컥!” 서걱! “끄아아아악!” 공격을 당한 뒤의 고통으로 인한 딜레이의 시간에 현진은 제르난드를 피떡으로 만들었다. 실제라면 한두 번 찌르면 알아서 죽어주는 것이 정상이겠지만 게임이다보니 체력의 영향을 받는 제르난드는 쉽게 죽지 않았다. 하지만 체력의 하락과 타격에 따른 딜레이 덕분에 비틀거리며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면서 죽어가고 있다는 것에는 이견을 달수가 없다. “으아아아앗!!!” 제르난드는 체력이 반절 이하로 하락하자, 그림자 스킬을 이용하여 잠시 시간을 벌어 타격 딜레이를 없앤 뒤 심기일전하여 다시금 레이드란 대공에게 덤볐다. 타격 딜레이가 사라지고 전투에 최대한 집중해서 덤벼오자 전투가 치열해졌다. ‘이거 재밌는데?’ 현진은 정말 오래간만에 게임 내의 전투가 재미있다고 느꼈다. 혼자서 전체기를 사용해 수십명을 한 번에 날려버리는 호쾌한 액션도 좋고, 여러 여자들과 홀라당 벗고 뒹구는 것도 좋지만 이렇듯 쟁쟁한 호적수와 수십 차례의 검격을 나누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었다. 상대인 제르난드에게는 목숨을 건 일전이겠지만 플레이어인 현진에게는 이 상황이 재미로만 느껴질 뿐이다. 서로 단 하나의 일격도 허용하지 않는 결투에 식장의 모두는 숨을 죽였다. 수백 합을 겨뤄도 승부는 나지 않았다. 레벨 88과 레벨 95의 대결. 분명 95의 레이드란 대공이 유리하지만 제르난드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이유는 암흑계열을 지닌 제르난드가 4대 속성(불, 물, 바람, 대지)에게 약간의 이점을 지녔고, 또한 마법과 검 두 가지 모두에 투자가 된 레이드란 대공보다 전투 스킬 쪽에 더욱 중점을 두었으며 결정적으로 죽을 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잠재된 파워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마법을 쓰면 순식간에 승부가 날 수도 있었지만 레이드란 대공과 제르난드 후작은 서로 암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검으로만 승부를 내자고.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MP에서 앞서는 레이드란 대공의 카이나드 세이버는 여전히 녹색의 오러 블레이드 스킬이 지속되는데에 반하여 상대적으로 MP가 부족한 제르난드의 암흑의 오러는 어느새 사그라들고 있었다. “크헉!” 그러다 보니 제르난드는 드디어 일격을 당했다. “이얍!” 현진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한 방에 보내버릴 수 있는 스킬을 발동시켰다. 지속적으로 MP를 깎아먹는 오러 블레이드 스킬 때문에 MP가 먼저 바닥날까봐 조심스러웠는데 제르난드의 MP가 다 한 듯이 보이는 상황에서 안 쓰고 아껴 둘 이유가 없었다. “일격필살!!!” MP와 HP의 일부를 소모하여 인위적인 크리티컬 어택을 만들어내는 일격필살이 발동되었다. 제르난드는 가까스로 그 일격을 막아냈다. 하지만 오러 블레이드 스킬이 발동되지 않은 그의 다크 사이더는 오러 블레이드 스킬이 여전히 유지중인 카이나드 세이버에 의해 금이 가기 시작했다. 무기가 파손이 벌어지는 것이다. “둘 다 멈추시오!” 그때였다. 식장의 입구에서 누군가가 들어와 외친 것은. “크라에룬!” “왕자님!” “아, 아바마마까지?” “……구, 국왕 폐하!” 현진은 스킬 발동을 멈추고 제르난드와 함께 뒤를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머리에 붕대를 감은 크라에룬 왕자와 유폐된 것으로 알려진 현 루시페리아의 국왕 펠가룬 드카시안이 지팡이를 쥔 채 서 있었다. 왕실의 진짜 어른이 나타난 것이다. /////////////////////////////////////// 오랜만입니다. 폐인대전의 반동으로 며칠 쉬었더니 좋군요. 자 그럼 오늘부터 다시 일일연재......는 아니고 제가 사는 곳이 남원인데 이번 춘향제와 남원고 골든벨 덕분에 시험이 다른 분들과는 다르게 이제야 시작하더군요. 때문에 연재 주기는 여전히 늦을 것 같습니다. 양해를. TITLE ▶43705 :: 92. 모든 것이 해피하게? 섬마을김씨(lastride) 05-05-12 :: :: 12369 제르난드와 전작에서 접한 국왕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던 현진은 싸움을 그치고 국왕의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많이 쇠약해 보이는 펠가룬 드카시안 국왕은 그런 그들을 잠시 쳐다보며 말했다. “모두에게 알려야 할 두 가지 소식이 있소이다. 마침 대소신료들의 대부분이 모인 것 같으니 이 자리에서 이야기 하겠소.” 목소리도 잠긴 듯 했다. 아직 40대 후반의 정정한 나이이지만 그는 팍삭 삭아 있었다. 국왕. 펠가룬 드카시안은 한참동안 기침을 쿨럭거렸다. 그 덕에 시간이 지체되자, 옆에서 크라에룬이 그를 부축하며 대신 입을 열었다. “나쁜 소식과, 어떤 이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있소. 뭐 먼저 들으시려오?” “나쁜 소식부터 얘기해 보거라. 크라에룬.” 감히 누가 나서서 왕자의 질문에 답변하지 못하는 새에 드레스를 입은 아젤리안이 다가와 말했다. “훗 아름다운 신부가 되셨군요. 누님.” 농담을 건네는 크라에룬. 그러나 그의 표정은 창백했으며 전혀 웃음짓는 모양새가 아니었다. “나쁜 소식은……지금 유노테스 제국의 철갑기마대와, 40만의 대병력이 막 국경을 넘었다는 보고요.” “……!” ‘어라? 마지막이 유노테스 제국의 침공 시나리오인가보네?’ 어떤 여성 캐릭터를 공략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마지막 전투 시나리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유노테스 제국의 침공이었다. 제르난드의 암흑군단. 포르노이 교주의 음모. 암흑마왕의 세계정복. 동대륙 ‘제’ 의 침입, 마룡 아크라우스. 등 분기에 따라 여러 가지가 나뉘는데 아제룬의 시나리오는 딱히 정해진 것은 없지만 대체로 제르난드의 암흑군단 이라 해서 왕국내전이 재발발하는 시나리오가 발생하게 되어 있었다. 뭐 랜덤의 요소가 조금은 섞여 있고 일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아제룬(아젤리안)시나리오의 경우에는 딱히 하나의 시나리오가 정해져 있는 다른 기본 캐릭터들과는 달리 암흑마왕의 세계정복과 포르노이 교주의 음모를 제외하고 다른 시나리오가 나오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내전 재발발 시나리오가 발생된다고 공략집에도 나와 있고, 이전 전작 루시페리아에서도 겪었기 때문에 현진은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하지만 이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현진이 어디 보통 이상하게 플레이를 해 왔는가? 어차피 완전히 가능성이 없는 시나리오가 선택된 것도 아니고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시나리오가 걸린 것이다. 거기다 일부 플레이어들은 후반부 캐릭터 중 최강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유노테스 제국의 여제 엘리자베스를 한 번이라도 보기 위해 일부러 이 부분에서 세이브 로드 신공을 펼친다고도 하는데 오히려 한 번에 즉각 걸리니 잘 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이미 북방의 다섯 영지들을 침공해 빼앗았고 지금 스테인 영지의 아스타론 남작만이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하오. 그 중 철갑기마단은 스테인 영지를 지나쳐 수도로 곧바로 진격해 오고 있다고 하더군.” “그, 그런!” 모든 루시페리아 대소신료들의 표정에는 근심이 어렸다. 기나긴 내전으로 많은 것들이 소실된 루시페리아가 과연 수십 년간 힘을 비축해 온 흉폭한 유노테스를 막을 수 있을까 하고. “다음으로 어떤 이들에게는 좋은 소식을 발표하겠소.” “그럼……어떤 이들에게는 나쁜 소식이란 말이냐?” “그렇죠. 누님. 하지만 누님에게는 좋은 소식일 겁니다.” “……?” “모두 똑똑히 귀 담아 들으시오. 나 크라에룬 드카시안 루시페리아 왕국 제 2왕자는 그동안 탐내 온 왕위계승권을 포기하고 누님이신 아젤리안 드카시안을 승인하겠소.” “……!!!” 이 소식은 더욱 파문이 컸다. 유노테스 제국의 침공이야 충분히 예상되던 일이었지만 전혀 뜻밖의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무, 무슨 소리냐? 크라에룬.”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왕자님! 왕자님은 왕위를 이을…….” 아젤리안과 제르난드가 각각 놀라 소리쳤다. 하지만 그들의 입은 금새 쑥 들어갔다. 크라에룬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 곳에서 바지를 내렸다. 멀리 있는 이들에겐 잘 보이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아젤리안과 제르난드. 그리고 현진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 “보셨겠죠? 전 이제 누님보다도 못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저를 통해 왕가의 핏줄은 절대로 이어지지 않게 된 겁니다.” 이전. 퓨리나 공주를 범하려다가 강력한 일격을 맞고 쓰러졌던 크라에룬. 그때의 충격이 얼마나 강력했던지 크라에룬의 남성의 상징은 흉하게 박살이 나 버렸다. 아예 못 쓸 정도로. 대략의 스토리를 짐작하고 있던 현진을 제외하고 모두가 패닉 상태에 빠져 있을 때. 펠가룬 국왕이 힘겹게 입을 뗐다. “뿐만 아니라……크라에룬은 애초에 아이를 가질 수 없었지.” “예에?” 탁! ‘아아, 그랬군. 그랬었어. 이제야 이해가 간다. 가.’ 펠가룬 국왕이 이야기를 꺼내고 있었지만 전작의 플레이어인 현진은 저 말을 듣고 대략의 경위를 이해할 수 있었다. 전작의 스토리와 대략의 매치업을 시켜 보니 어째서 국왕이 여자인 아제룬 왕자에게 왕위계승권을 물려주었는지에 대한 스토리가 떠올랐고, 그것은 어디다 맞춰보아도 무섭도록 정확히 들어맞았다. 또한 제르난드의 암흑군단 시나리오나 제르난드의 음모 등의 스토리도 어떻게 풀어가는 지 알 수 있었으며, 암흑마왕 드라이어스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풀렸다. ‘헤……의외로 스토리 작가가 이야기를 잘 풀어내는데?’ 암흑마왕 드라이어스는 본디 루시페리아의 궁정마법사로 흑마법에 혹하여 흑마법사가 된 이래 마족의 힘을 얻어 하계에서는 절대적인 마왕으로 군림하게 되었다. 전작 루시페리아에서 암흑마왕과의 전투로 이어지는 스토리에서, 싸움을 하는 이유는 루시페리아R과는 달리 공주를 구하는 것 외에도 루시페리아와 아제룬을 가르친 바룬에 대한 마왕의 원한이 주제가 되었다. 그리고 마왕은 갖가지 성에 대한 제약마법을 쓰는 게 가능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결론은 암흑마왕이 크라에룬이라는 왕위를 이을 남자아이에게 무정자증 따위의 빌어먹을 저주를 걸었기에 선택한 것이 공주를 통한 왕위계승이었다. 국왕의 대사는 현진의 짐작대로였다. 아제룬이 태어나고 얼마 안 되어 2황비가 임신을 하고 그때 마침 나타난 드라이어스가 복수랍시고 크라에룬에게 저주를 걸었다는 그런 이야기들. 그런 대략의 이야기들이 끝나고 장내는 정리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새 대세는 공주였던 어머니로부터 왕가의 피를 이어받은 레이드란 대공과 국왕의 피를 이어받은 아젤리안. 그러니까 정확히는 외사촌의 관계인 레이드란 대공 현진과 아젤리안 공주에게로 이어졌다. 마왕으로 인해 끊어진 왕가의 핏줄을 잇게 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조합인 데다가 혈혈단신으로 수도의 근위단을 뚫고 결혼식을 방해하러 온 공주와 대공의 로맨스까지. “휘이이익!” “천상 배필감이오! 하하하.” 원래는 제르난드와 아젤리안의 혼인으로 펼쳐질 뻔했던 결혼식장의 주례용 탁자 앞. 거기서 현진은 키가 작은 아젤리안을 내려다보았다. 맑디 맑은 눈망울로 현진을 올려다보는 아젤리안. 그리고 이제는 이 둘에게 집중된 많은 관객들. 현진은 보통의 게이머들이라면 느낄 수 없는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으며 루시페리아R에서는 화가 날 때만 붉어지는 얼굴도 달아오름을 느꼈다. 두근! “공작……아니 대공.” 촉촉한 눈으로 무언가를 원하는 듯이 바라보고 있는 아젤리안. 그리고 그것을 원하는 듯이 주시하고 있는 여러 귀족들. ‘키, 키, 키스를 해야 하는 건가? 안아주면서?’ 가슴이 안 떨리는, 보통 플레이어들 같았으면 쉽게 하겠는데 지금은 심장이 너무 쿵쾅거려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머릿속이 새하얬다. 현진은 얼떨결에 손을 뻗었다. 그녀를 안으려는 심산에서였다. 그런데……. 쿵! 쿵! “커헉!!!” 갑자기 들어오는 가슴부위의 엄청난 데미지……. 쿵 쿵 쿵! 보통 찐한 스킨쉽이 이어질 거라 생각했는데 그것은 완전히 오산이었다. 아젤리안은 마치 머리를 벽에 박고 죽으려는 듯이 레이드란 대공의 가슴에 박치기를 가했다. 도저히 애교로 봐줄 수가 없었다. 대미지가 무슨 제르난드한테 공격당할 때보다 많이 빠진다. “왜, 왜! 왜 이렇게 늦게 온 거요!!!” “큭 누, 누구 잡을 일 있소!!!” “바보! 해삼! 말미잘! 뭐 하다가 인제 온 거요!” ‘네가 쫓아냈잖아! 이 망할 것아!!! 이것이 진짜 각성하기 시작한 나한테 능욕한 번 당해 보려고 환장을 했나!!!’ 폐에 타격이 가해져서 제대로 말이 안 나온다. 허나 그것도 잠시. 박치기가 그치더니 그녀의 얼굴은 그대로 가슴에 묻혔다. 그리고 축축하게 젖어가는 윗옷. “……!” “미안하오……정말 미안하오. 내가 잘못했소. 보고 싶었소……흑. 정말, 정말……. 미안하오 공작……으흑……으흐흐흑.” 당찬 폭력행위 이후 이어진 오열과 사과. 그런 그녀의 모습에 지금까지 뾰루퉁하게 삐져 있었던 현진의 마음은 절로 풀렸다. 아니 오히려 자꾸만 자기가 미안해졌다. 다른 여자들에게 빠져서 그녀를 너무 방치해두고 상처를 입게 만들었다. 현진은 두 팔로 그녀를 껴안았다. 그러면서 감미로운 목소리로 다독여주었다. 허나 그녀의 눈물은 그칠 줄을 몰랐다. ‘…….’ 그녀의 우는 모습에 가슴이 아프다. 분명 눈물 때문에 축축해야 하는데 축축한 느낌보다 아픈 감정이 더해졌다. 속이 미어졌다. 현진은 자기가 지금까지 왜 그랬는지 후회스러웠다. 좀 더 빨리, 빨리 와서 그녀를 보호해주고 그녀의 방패막이가 되어 주었어야 했었다.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어…….’ 현진은 이제야 엘리넬을 죽게 한 자신의 실책을 인정했다. 아무리 현진이 바보라지만 엘리넬의 죽음을 까먹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진은 엘리넬의 죽음을 방치했다. 어차피 그에겐 고작해야 NPC의 한 명으로 인식되는 캐릭터이고, 후반 아젤리안 능욕 시나리오에서 엘리넬이 집요하게 방해를 놓는다는 것. 그리고 게임에 몰두하다 보니 세이브를 잊어 로드를 할 경우 상당시간을 다시 플레이해야 하는 귀찮음에 현진은 ‘아젤리안 그거 능욕해 버릴 건데 방해자 죽었으니 잘 되었다’ 라고 생각하며 시간에만 맞춰 달려왔다. 그러나 그녀의 모습을 다시 마주친 순간 능욕에 대한 생각은 씻은 듯이 사라졌다. 자아 보호가 무너진 현진은 이미 아젤리안을 하나의 NPC가 아닌 연정을 주는 정인으로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그녀를 마음고생 시키는 능욕 따위는 이미 잊었다. 그녀가 아파하는 모습. 슬퍼하는 모습이 보기 싫었다. 그녀를 방치해두고 내버려두어 상처를 입히고 그것도 모자라 그녀를 성적 욕구의 대상으로 잠시나마 생각했던 자기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들었다. 항상 뭔가를 느낄 때면 자아 보호 시스템을 감안해 자신의 생각을 저지해오던 현진이었지만 지금은 이미 마음이 동화될 대로 동화되고야 말았다. 자아 보호 시스템의 오류가 어찌 보면 최악이라고 할 수 있는 버그를 생성해 낸 것이다. ‘휴우 로드해야겠다. 시간은 조금 아깝지만……. 엘리넬을 죽게 놔두는 게 아니었는데 그랬으면 이렇게까지 슬퍼하진 않았을텐데…….’ 오열을 멈추지 않는 그녀를 보며 현진은 로드를 다짐했다. 가상현실 속. 게임이라는 특수성이 있기에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실책을 저지르고 나서는 다시는 회복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곳은 엄연히 만들어진 가상의 게임 속. 그것도 패키지라는 일정 틀에 맞춰진 세이브 로드가 자유로운 게임 속에서의 실책은 언제든지 로드라는 것을 통하여 되돌릴 수 있다. 로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조금은 냉정하게 사태를 파악할 수 있게 되자, 현진은 이제야 덜컥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지금 아젤리안이라는 캐릭터한테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당혹스러웠다. 이런 경험을 겪어본 일은 20년 인생 동안 단 한 번도 없었다. 혹시나 사회를 이루는 가장 큰 감정 중 하나인 그 ‘감정’ 인가도 생각이 들었지만 다른 것은 몰라도 이 감정에 대해서만큼은 철저히 가상현실의 자아보호 시스템이 제재를 가하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마음속의 동요는 무엇이라고 설명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바보 현진은 버그라고까지 생각이 미치질 않았다. 매스컴에서 이러한 사례를 접해 본 적도 없거니와 가상현실기술 만큼은 엄격하게 관리해 온 통일한국 최고의 기업이자 신뢰성 1위의 SD를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날……용서해 주시겠소?” “……!” 가슴팍에 파묻어서 보이지 않던 아젤리안이 얼굴을 들어 정면으로 눈을 바라보자 현진은 묘한 부끄러움에 절로 얼굴이 새빨개졌다. 눈을 제대로 마주칠 수조차 없었다. 보통 다른 이들이 플레이 해 놓은 레이드란 공작의 순애루트를 보면은 공작은 이런 상황에서 완전 철면피로 자연스럽게 행동하기 마련이다. 허나 현진은 달랐다. 완전한 쑥맥. 온몸이 부끄러움으로 달아오름은 물론이오. 눈마저 제대로 쳐다 볼 수 없었다. - 빨리 대답하시는 게 좋습니다. 마스터 이전에 아젤리안의 아랫도리의 은밀한 부위를 만져서 액체를 추출하고 거기에 기습적인 키스까지 가했던 모습은 찾아 볼 수조차 없었다. “저, 저, 저, 저, 저……무, 물론입니다.” “고맙소…….” 아젤리안은 한참을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레이드란 대공을 쳐다보다가 이내 살포시 눈을 감았다. 무언가를 원하는 듯 그녀의 볼도 새빨개진다. 울어서 화장이 군데군데 지워진 모습이지만 메인 히로인 캐릭터인 그녀는 화장이 이상하게 망가져도, 화장이 아예 없어도 변함없이 예뻤다. - 뭐하는 겁니까! 저게 뭔지도 모르세요! 여자 쪽에서 먼저 행동을 보이기가 얼마나 힘든 데 멀뚱히 있지 말고! 미사가 떠밀 듯이 몰아붙이자 현진도 망설이다가 조금씩, 정말 조금씩 그녀의 입 에 다가섰다. 그 약간의 움직임에 아젤리안의 숨결이 느껴지면서 심장을 더욱 쿵쿵거리게 만들었다. “와우!” 누군가의 감탄사와 함께 식장의 중앙에서는 찐한 스킨쉽이 이어졌다. ///////////////////////////////////////////// 젠장... 순애스토리 쓰기 되게 힘드네요...글 속 캐릭터들에게 염장을 당하는 기분이란.....큭... 아 그리고 새로운 공지글을 읽어 주십시오. 중요합니다. TITLE ▶43879 :: 93. 사라지지 않는 기억 섬마을김씨(lastride) 05-05-14 :: :: 12035 늦은 저녁 무렵. 정식 왕위계승권자로 복귀한 아젤리안은 유노테스 제국의 침입에 대한 대책회의를 마치고 자신의 처소로 돌아왔다. “후우~.” 시녀들의 도움을 받아 곧바로 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누운 아젤리안. 그녀는 이 사실이 꿈만 같았다. 사랑하게 된 이를 다시는 못 볼 것이라고만 생각했고 오늘로서 자신의 이 구차한 인생도 끝이 날 줄만 알았다. 하지만 극적인 순간 그가 다시 나타났다. 거기다 놀랍게도 지금까지 유폐되어 볼 수 없었던 아버지까지 등장하여 모든 이들의 누명을 풀어주었다. 특히 자신의 무지함으로 쫓아내 버린 레이드란 대공을 다시 만나고 모든 것을 용서하겠다. 오히려 내가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는 그녀는 지금껏 슬퍼해오고 가슴아파했던 가슴 속의 응어리가 모두 날아가는 것을 느꼈다. 제국의 침입이 걱정되었지만 그와 함께라면 이러한 난국쯤은 쉽게 타개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에헷.” 낮에 일이 생각난 아젤리안은 애써 짓던 위엄있는 표정을 지워버리고 정말 평범한 보통의 19세 소녀처럼 베개를 안고 얼굴을 붉히며 혼자서 미소지었다. 하지만 곧 그녀의 눈에는 섬뜩하게 보관해 둔 엘리넬이 눈에 들어왔다. 시체는 심하게 훼손되어 달랑 목 하나만이 남아있게 된 아젤리안의 충실했던 부하이자 친구였던 엘리넬. 에이디아의 화살에 편안히 눈을 감은 모습이지만 제르난드의 명령으로 소녀틱하게 꾸며진 아젤리안 공주의 침실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시체의 목이다. 그런 엘리넬을 보자 아젤리안의 눈시울은 다시 붉어졌다. 그치만 왠지 들뜨고 기쁜 마음은 가라앉지 않았다. 영구보존마법으로 보존되어 있는 엘리넬의 목. 아젤리안은 유일하게 엘리넬이 남기고 간 그 목을 감싸안으며 말했다. “엘리넬……내가 이렇게 좋아해도 될 자격이 있을까? 자네 하나도 지키지 못한 내가 말이야.” 그러나 목만 남은 엘리넬은 말이 없었다. “…….” 유노테스 제국의 침략에 대비한 대책회의를 마치고 아젤리안의 침소로 향하던 현진은 미사를 통해 그 광경을 보았다. 저렇게 까지나 슬퍼하는 모습이라니. ‘미사 지금 로드해야겠다. 세이브 슬롯 불러와.’ 아젤리안과의 재회에, 기타 수많은 산재해 있던 이벤트들과 오늘 밤 아젤리안의 처소로 찾아가는 순애루트의 정점인 H이벤트 때문에 미루어 두었던 로드를 현진은 더 이상 미루지 않기로 했다. 엘리넬의 목을 안고서 흐느끼는 모습이 너무도 애처롭고 비수가 되어 가슴 속에 꽂혔기 때문이다. 그렇게 현진은 어쩌면 더욱 큰 비극을 낳을 지도 모를 로드를 실행했다. “응……?” 아젤리안은 고개를 좌우로 끄덕이며 주위를 살폈다. “정신을 잃었었나……?” 엘리넬의 목을 껴안고서 죽어버린 그녀에게 말을 건네던 아젤리안. 그러던 그녀는 갑작스레 시야가 검어지고 세상이 잠시 멈추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나서 깨어났다. “아침이네……대공은 안 온 건가?” 아젤리안은 자신이 깜박 졸았던 것이 아침까지 자 버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분명 저녁이었는데 지금은 차창 밖으로 햇빛이 비치는 아침이었다. 순간 아젤리안은 표정이 뾰루퉁해졌다. 생각해보면 이전부터 자신과 레이드란 대공 사이에는 많은 썸씽이 있어왔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레이드란 대공 그는 어떤 영문인지 그런 상황에서도 모두 참아내는 신기(사실 못한 거지만)를 보여 왔었다. “치……겁쟁이.” 어젯밤에 찾아온다가 언약이 되어 있었는데 자신이 지금까지 일어나지 못한 것을 보면 아마 오지도 않았거나 와 놓고 깨우지도 않은 모양이다. 어느 정도 마음의 각오를 마치고 있었는데 정작 당사자가 발뺌하고 오지 않으니 조금은 허무했다. 겉으로는 당당하고 위엄있는 모습을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아젤리안은 누구보다도 여성스런 성품을 지니고 있었다. 평소 남성으로 자라오며 눌러져 왔던 여성의 기질이 본래의 성을 되찾게 되면서부터 알게 모르게 조금씩 발휘가 되었던 것이다. (이전부터 여자 팬티를 입는 등의 행동 패턴을 보여주었다)물론 몸에 익숙해진 남자로서의 위엄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지만 자기 혼자나, 레이드란 대공 같은 편한 이의 옆에서는 새침한 표정을 짓는다거나, 정말 소녀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어?” 기지개를 피며 일어난 아젤리안. 그녀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 잠옷이 아니었을텐데……? 그리고……엘리넬? 엘리넬……어디다 뒀지?” 시녀들이 골라 준 조금은 야한 잠옷을 입고 있던 아젤리안이 깨어났을 때 입고 있는 옷은 평소 즐겨 입던 남성형이었다. 그리고 항시 놔두던 엘리넬의 머리가 사라져 있었다. “그렇게 치우지 말라니까!” 아젤리안은 아무리 찾아봐도 엘리넬의 머리가 보이지 않자, 시녀들에게 분노를 돌렸다. 그런 거 괴기스러우니 치우라고 종용하던 시녀들. 아마 그녀들의 자발적인 행동은 아니더라도 누군가 거부할 수 없는 자가 엘리넬의 머리를 치우라고 시켰을 공산이 컸다. 마침 시녀 몇이 아젤리안이 깨어난 것을 눈치채고 처소로 들어왔다. “일어나셨습니까? 공주마마.” “여기 있던 엘리넬의 머리를 어디다 치운 거냐! 내가 치우지 말라고 그토록이나 당부하지 않았느냐!”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시녀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아젤리안이 하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젤리안은 더 추궁할까 하다가 시녀들의 표정에서 정말 모르겠다는 것을 읽고서는 화를 삭였다. 시치미를 떼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주인의 분노를 살 경우 즉각 목이 날아가는 그녀들의 신세를 감안한다면 감히 그런 짓을 저지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성군으로 칭송받는 너그러운 성품을 지닌 아젤리안이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쉽게 화를 내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때 다른 시녀가 들어와 말했다. “저 공주님. 시키신 도시락 다 되었습니다.” “뭐? 도시락? 내가 언제?” “공주님. 오늘 엘리넬 경의 면회날이지 않습니까? 공주님께서 직접 영양식으로 만들어 담으라고…….” “뭐라고……? 지금 나를 우롱하는 것이냐! 엘리넬은 이미 죽었지 않느냐!” “저……공주님? 엘리넬 경은 아직 살아있습니다. 안 좋은 꿈이라도 꾸신 건가요?” “꿈……? 웃기는 소리 마라! 분명 엘리넬이 죽고…….” 한동안 아젤리안과 시녀들의 실갱이가 벌어졌다. 하지만 애초에 높은 신분의 아젤리안을 거역할 수 없었던 시녀들은 하나 둘 씩 그래 니 똥 굵다! 식으로 인정하며 뒤에서 아젤리안을 씹어대었다. 아무리 히스테리를 부린다지만 저렇게나 귀찮게 군다느니 어쩐다느니 라며. 레벨 70대가 넘은 아젤리안이 그 소리를 못 들을 리가 없었다. ‘이거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지금 이것들이 단체로 장난을 치는 건가?’ 아젤리안은 시녀들이 하는 이야기를 믿을 수가 없었다. 분명 엘리넬은 죽었다. 그런데 살아있다니? 사지가 여섯 조각으로 찢기고도 살아있다니 그게 가당키나 한 소리인가? “뭐 때문에 아침부터 이렇게 시끄러운 건가?” “아 제르난드 후작님.” 그리고 그 실랑이에 때마침 그 자리를 지나가던 제르난드가 아젤리안의 처소로 들어왔다. 아젤리안은 그런 제르난드를 보고 또다시 경악했다. 제국의 침략과 크라에룬의 고자선언으로 불경죄 및 거짓 반역 조작죄 등은 나중에 묻기로 하고 일단 레이드란 대공과의 일전에서 입은 상처를 치유하느라 정양하던 제르난드가 어째 멀쩡한 모습으로 들어온다는 말인가? “제르난드……다친 것 아니었나?” “응? 내가 왜?” “왜라니……레이드란 대공과의 일전에서 꽤나 큰 부상을 입은 걸로 아는데?” “뭐?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공주. 꿈이라도 꾸었나? 레이드란 대공이 언제 나한테 부상을 입혔다는 거지?” “네놈과 내 결혼식에서 난입하지 않았나!” “호오? 정말 흥미진진한 꿈을 꾼 모양이군. 백마 탄 기사님이 나타나서 깽판을 놓고 구해주는 그런 꿈 말야. 아니면……미친 건가? 아젤리안.” “오늘 날짜가 며칠이지……?” 계속해서 자신의 기억을 부정당하던 아젤리안은 달력을 찾았다. “오늘은 대륙력 9월 29일이다.” 아젤리안은 달력과 제르난드의 말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자신은 분명 대륙력 10월 11일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언제 그런 갭이 생겼다는 말인가? 그녀는 이 사실을 인정할 수가 없었다. 꿈? 너무 이야기가 잘 풀리는 것을 감안한다면 꿈일 수도 있다. 허나 그녀의 감각이 이야기 해 주고 있다. 그 기억들은 꿈이 아니라고.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그녀는 둔감하지 않았다. 그럼 지금 이 이야기는 무어란 말인가? 대륙력 9월 29일이라면 엘리넬이 죽기 사흘 전. 마지막 면회를 가던 날이다. 어째서 겪었던 과거를 반복해서 경험하게 되는 건지. 그녀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냐! 아니라고! 분명, 분명 엘리넬이 죽고 레이드란 대공이 돌아와…….” “이런, 이런 제대로 미쳤나 보군. 미친 여자를 안기는 싫은데 말이야. 궁정의를 불러다 줄 테니 진료나 한 번 받아보는 게 좋겠군. 아젤리안. 그럼.” 제르난드는 악을 쓰는 아젤리안을 비꼬아 놀린 뒤 라그나시아 기사단의 문양이 새겨진 자줏빛 망토를 휘날리며 그대로 그녀의 방에서 걸어나갔다. 그가 나간 뒤 아젤리안은 버선발로 급히 뛰쳐나갔다. 그리고 즉시 지하감옥으로 들어갔다. 모두가 짜고 자신을 놀리는 것일 수도 있다. 제르난드가 높은 서클의 치유마법을 받고 단번에 치유가 되어 크라에룬의 지시 따위로 시녀들과 함께 장난을 치는 걸 수도 있다. 아젤리안은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런 그녀에게 마지막 보루가 바로 엘리넬이다. 그녀가 죽었다면 자신의 기억이 옳은 것이다. “왕자……아니 공주님……예뻐지셨네요.” 그러나 뛰어 들어간 지하 감옥에서 엘리넬은 멀쩡히 살아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이게……분명, 분명……설마 모든 게 정말 꿈이었다는 거야?’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분명 생생하게 체험했던 것들이 그것도 무려 열흘이 넘는 오랜 기간동안 지속될 수가 없다. 그 이후의 스토리는 기억대로 진행되었다. 마지막 면회 후 사흘이 지난 지금 엘리넬의 처형식이 진행되려 하고 있었다. 아젤리안은 그 광장에 제르난드와 함께 나와 그때와 똑같이 앉아 있었다. 다만 지금은 남아있는 기억에 괴리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조금은 다를 뿐이다. “후 뭘 그리 식은땀을 흘리고 앉아있나? 전장에서 수많은 병사들의 죽음을 보았던 일군의 사령관답지 않게……역시 계집이라는 건가?” 제르난드의 모욕적인 발언에도 그녀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그러니 오히려 시비를 건 제르난드가 뻘쭘해져서 말을 거두었다. ‘젠장, 젠장! 젠장!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이 기억은 뭐고 지금 진행되는 상황은 또 뭐란 말이냐고! 정말 예지몽이라도 꾼 건가?’ 한치도 다를 바가 없이 진행되는 시간들. 그리고 또 처참히 죽어버릴 엘리넬. ‘정말 미쳤나?’ 제르난드는 스스로 자기의 머리를 쥐어박는 아젤리안을 보며 잠시 고민에 빠졌다. 너무 휘잡아 놨더니 이제 정말 미쳐버린 것은 아닐까 하고. 한참 고민하고 괴로워하던 아젤리안. 잠시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었다. 만약 정말로 남아있는 기억들이 경험했던 것들이라면 남은 다가올 시간동안 과거를 바꾸어 엘리넬도 죽지 않고 모든 것이 좋게 돌아가는 그런. 허나 그런 며칠간의 아젤리안의 노력은 모두 허사였다. 크라에룬의 방에는 레벨 70이 넘는 라그나시아 기사단의 세 명의 기사가 보초를 서고 있었고, 아버지인 펠가룬 국왕은 어디 있는지 찾을 수조차 없었다. 그들을 이용해 빠르게 진실을 밝혀 미래를 바꾸겠다는 그녀의 노력은 먹히질 않았다. 곧이어 지하감옥에서 죄수들이 바깥으로 나왔다. 오랜만에 보는 햇빛에 눈이 부실 만도 하건만 그들은 마지막으로 볼 지도 모를 햇빛을 하나같이 응시했다. ‘젠장! 젠장! 젠장!!!’ 또 다시 저들이 죽는 처참한 모습을 봐야 하는 건가! 한 명, 한 명이 형틀에 묶이고 기억 속에서도 맨 처음으로 사형당했던 쟈프 레이드란 후작에게 먼저 심문이 이어졌다. “임무 완료했습니다. 마스터.” “우리도!” “음……수고했다.” 헬루나와 두 쌍둥이는 각자의 전리품(?)을 내어 놓았다. 현진은 그 전리품들을 보며 말했다. “오랜만입니다. 국왕 폐하, 2왕자 전하.” 대공의 인사에 그들은 각자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오랜만이구려. 레이드란 대공.” “쿨럭, 쿨럭! 반갑소. 대공. 오랜만이오.” 전리품은 바로 모든 진실을 밝혀 줄 국왕과 2왕자 크라에룬. 김새식을 닦달해 얻어 낸 공략 정보들을 통해 현진은 국왕과 크라에룬을 가까스로 확보할 수 있었다. 사실 그들이 없이 쳐들어 가면은 저항도 클뿐더러 제르난드를 쓰러뜨리고 난 이후에 레이드란 대공의 반역자의 누명을 벗을 수도 없었다. 엘리넬이 죽은 이후에 쳐들어 가면은 저절로 출현하는 그들이지만 엘리넬도 살리고 누명도 벗으려 의도하고 있는 현진은 새식의 공략 정보대로 마룡 아크라우스를 찾아가 그가 찾는 아이템을 구해다주고, 펠가룬 국왕의 유폐 장소를 알아낸 다음. 헬루나를 보내 국왕을 구출해왔고, 두 쌍둥이를 다시 라그나시아 기사단에 합류시킨 뒤 크라에룬을 빼내오게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제법 걸렸고 구출 시간도 아슬아슬하다. 만약 전투가 조금만 늦으면 뒷북을 칠 수도 있다. 그 때문에 현진은 옷을 벗었다. 그리고 미나렌의 시중을 받아 회색 빛이 감도는 승복으로 갈아입었다. 능욕에 빠져서 최근에는 입을 일이 없었지만 이럴 때는 유용하다. 곧이어 세 개의 연꽃이 땅바닥에서 피어나더니 레이드란 대공과 국왕, 크라에룬 2왕자. 그리고 그 둘을 부축하는 미나렌과 아나렌을 태운 채 하늘로 날아올랐다. TITLE ▶43941 :: 94. 제르난드의 비밀 섬마을김씨(lastride) 05-05-15 :: :: 12694 공중 침투. 화살과 마법 외에는 그 어떤 견제 방법도 없이 쉽게 성을 돌파할 수 있는 작전. 스님 세트는 이런 곳에서도 효용성이 매우 컸다. “끄아아아아아아악!!!” 온 몸이 회칼에 난도질당하는 무서운 형벌을 받고 있는 쟈프 레이드란 후작. 하지만 아직까지는 비명을 지를 힘이 남아있는 그였다. “마하빈다 바라밀야 오살카니 아하…….” 그때 어디에선가 염불을 외는 소리와 함께 형벌을 내리던 회칼을 든 망나니들이 칼질을 멈추었다. 살심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리큐리스의 광장에는 연꽃잎들이 꽃비가 되어 내려졌다. “이, 이건!!!” “……!” 아젤리안과 제르난드는 꽃비가 내리는 것을 보고 즉각 자리에서 일어났다. 둘 다 이 뜻밖의 사태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고 특히 아젤리안은 기억과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지자 더욱 놀랐다. 꽃비 다음에는 세 개의 큰 연꽃들이 하강했다. 2왕자파의 귀족들이 처형식을 잘 볼 수 있게 놓여진 단상 부근에 떨어진 연꽃들. “국왕 전하!!” “크라에룬 왕자님!” “레이드란 대공!!!” 비록 머리에 우스꽝스러운 대머리가발을 착용했지만 그가 누구인지 알아보기는 쉬웠다. ‘대공…….’ 기억 속으로는 이미 만나게 된 존재. 하지만 며칠 간 못 본 것만으로도 가슴이 저며오게 만들었던 레이드란 대공. 그가 오자 그녀의 머릿속에서 자꾸 고민을 거듭하게 하던 기억이 잠시 동안 잠잠해졌다. 아니 오히려 자발적으로 그 기억을 잠재워 버렸다. 그 기억 속 처절한 상황에서 대공이 자신을 구하러 오는 것보다는 엘리넬도 살고 유노테스 제국의 침공도 충분히 대비할 시간이 있는 지금이 상황 상으로 보나 무엇으로 보나 훨씬 더 낫지 않은가? 뭔가 석연치는 않았지만 이런 상황이 나쁘지 않았다. 연꽃에서 내린 현진은 대머리 가발과 갑옷에 걸쳐 입었던 승복을 벗었다. 혹시라도 모를 전투에 대비한다면 승복은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니다. 그리고는 외쳤다. “처형식을 멈춰라!!” 그 위엄있는 모습과 고성에 병사들은 움찔했다. 하지만 곧이어 직속상관의 명령이 떨어졌다. “아니 계속해라!” “멈추래도!” “저런 반역자의 말 따위 들을 필요 없다! 속히 집행해라!” 제르난드와 레이드란 대공 사이에서 갈등하는 병사들. 그런 그들 사이에 크라에룬이 끼어들었다. “잠깐. 모두 들으시오. 누구에게는 좋고 누구에게는 나쁜 소식이 있소. 나는 그 이야기를 하러 왔소이다.” 유노테스 제국의 침공 시나리오는 아직 발발하지 않았기에 크라에룬 왕자의 대사는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아젤리안과 레이드란 대공. 현진이 알고 있는 이벤트가 벌어졌다. “보셨을 거요. 나는 이제 누님보다도 못한 몸이 되었소. 이래 가지고서는 왕가의 핏줄은 절대 이어지지 않는 법.” 여기서 반박할 거리 하나. 그렇다고는 해도 왕이 일단은 살아있다. 왕자가 고자가 되었으면 왕이 다시 아들 하나를 더 보면 되지 않는가? “쿨럭! 쿨럭!……나는 마왕 드라이어스의 저주를 받아 다시는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 되고 말았다. 루시페리아의 백성들은 들으라! 나 펠가룬 드카시안 국왕이 명령하노니 루시페리아의 다음 왕위는 아제룬…… 아니 아젤리안 드카시안 공주로 하여금 잇게 할 것이다! 이에 이의가 있는 자는 반역자로 몰아 처단하리라!” ‘오오 좋아, 좋게 끝났어.’ 시간이 상당시간 앞당겨 지긴 했지만 지난번에 벌어졌던 이벤트와 비슷하게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암흑마왕의 저주를 받아 무정자증에 걸려 버린 루시페리아 왕가의 비밀이 밝혀지고 그에 따라 다음 왕위를 물려받게 될 것으로 부각되는 아젤리안 드카시안 공주와 외가 쪽으로 왕가의 피를 이은 레이드란 대공의 결합설. 또 그로 인한 둘의 키스씬. “……꿀꺽.” 현진은 자기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왠지 아젤리안만 보면 심하게 두근거리는 마음을 주체하기가 힘들다. 이벤트가 그대로 잘 진행되어서 마치 그 부분을 로드하여 다시 플레이하거나 회상모드를 보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가슴이 뛴다. 하지만 어긋나는 게 하나 있었다. “웃기는 소리 마라! 왕위는 크라에룬 왕자님께서 받으셔야 한다고!!!” 제르난드는 검을 뽑아 옆에 있는 아젤리안의 목에 겨누었다. “헛!” “저런!” 이전 이벤트에서 제르난드와 레이드란 대공이 한참의 격투를 벌인 끝에 크라에룬과 국왕이 등장한 것을 감안해 보았을 때. 이번에는 전투가 없어 전혀 피해를 보지 않은 제르난드가 그 체력을 이용하여 아젤리안을 인질로 잡은 것이다. 순식간에 분위기는 요상해졌다. 레이드란 대공과 아젤리안의 염장질(흔히 러브씬이라고도 하지만 우리는 염장이라 부른다)이 이어져야 할 혼란스러우면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깨져 버렸다. “그 칼 치우지 못해!!!” 아젤리안의 안위가 위험해지자, 현진은 절로 분노파워가 일었다. 하지만 그의 뒤에서 크라에룬이 레이드란 대공의 어깨를 잡고서는 눈빛을 보냈다. “나한테 맡기고 화를 삭이시오 레이드란 대공.” 확실히 여기서 현진이 강경하게 나가면 아젤리안의 목숨이 더욱 위험해졌다. 이럴 때는 제르난드가 섬기던 직속상관인 크라에룬에게 맡겨 보는 것이 더 나았다. “그 칼 치워. 제르난드. 그 분은 이제 유일하게 왕가의 핏줄을 이으실 수 있는 분이다. 내 하나밖에 없는 누님이기도 하고.” “왕자님! 아무리 그렇다지만 그리 쉽게 왕위를 포기하시다니요! 핏줄만 조카를 세우고 왕자님이 왕위에 오르실 수도 있는 여러 방법이 있지 않습니까!” 제르난드는 필사적으로 외쳤다. 하지만 크라에룬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왕위에 올라 왕가의 핏줄을 이어야 하는 것도 왕의 의무다. 나는 그 의무를 다할 수가 없어. 의무를 다할 수 없는 왕은 차라리 오르지 않는 것이 낫지. 그러니 이제 그만 둬.” “그게 당신의 꿈이었습니까! 그렇게 쉽게 포기할 꿈이었느냔 말입니까! 그 때문에 얼마나 2왕자라는 직을 원망해 왔던 당신이, 힘을 원했던 당신이 어찌 그렇게 쉽게 그 꿈을 버리신다는 말입니까? 그렇게 따지자면 2왕자의 직위에 있을 때부터 그 꿈을 접으셨어야지요! 당신은 왕이 되셔야 합니다.” “그만둬라 제르난드. 그 동안 그런 나를 도와서 여기까지 오게 해 준 것에는 감사한다. 그렇지만……그 꿈 이제 버리겠다. 이제 더 이상 국가의 반역자가 되지 말고 루시페리아를 위해, 새 국왕이 될 아젤리안 공주를 위해 헌신해라.” “큭……젠장! 젠장! 제기라아알!” 제르난드는 검을 던지고 아젤리안을 풀어주었다. 그런 그녀를 현진이 감싸 안았다. “아!” 아젤리안은 얼굴을 붉혔다. 새로운 상황에서의 레이드란 대공의 반응이 어떨지 아직 확연히 짐작할 수는 없었지만 어쩌면 그 기억대로 지금의 레이드란 대공도……. 그렇지만 아젤리안도, 현진도, 크라에룬도 그 뒤에 지켜보는 수많은 리큐리스의 시민들과 그 사이에 끼어 있는 포트키 공주 일행도 그것보다는 제르난드에게 시선이 모아졌다. ‘지, 지금 저, 저거 뭐하는 거야?’ “제, 제르난드???” 크라에룬은 당황해 소리쳤다. 제르난드의 갑작스런 행동. 그것은 바로 크라에룬을 강하게 포옹한 뒤 입술을 빼앗는 것이었다. ‘커헉! 야, 야오이였냐!!! 저, 저 자식 그랬군. 그랬어!’ 루시페리아나 루시페리아R을 하다 보면은 플레이어들이 한 가지 느끼는 궁금증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제르난드의 맹목적인 크라에룬에 대한 충성이다. 사실 맨 초반에는 제르난드가 2왕자 쪽의 외척이라는 설명으로 권력을 탐내 2왕자를 돕는 것이라고만 플레이어들은 생각한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면 진행할수록 제르난드가 단순 권력욕이 아니란 것을 눈치 챌 수 있다. - 진엔딩 루트입니다. 모든 비밀이 밝혀지는. ‘지, 진엔딩 루트?’ 전작 루시페리아를 플레이 하면서 들었던 멀티 엔딩 중. 플레이어들이 스토리에 궁금증을 가지는 부분을 모조리 해결해주는 진엔딩 루트. 그것은 그대로 루시페리아R 에 이어져 내려왔다. 진엔딩 루트에는 두 가지가 존재하고 있었고 그것들을 보기 위해서 여성 캐릭터 공략이 없었던 원작에서는 단순히 일정 조건 충족만이 진엔딩으로 넘어가는 길이었지만 연애 요소가 추가된 루시페리아R에서는 아제룬이나, 동인 모드에서의 제르난드를 공략하면서 그 일정 조건을 더 충족해야 볼 수 있는 루시페리아 왕국 내전의 숨겨진 진실과 퓨리나 공주와 리엘란 리엘르 쌍둥이 쪽을 공략할 경우 마찬가지로 다른 일정한 조건을 충족시켜야 볼 수 있는 마신 강림의 진실. 그리고 리메이크 버전에서 추가된 진엔딩 하나가 더 존재했다. 이 진엔딩은 전작에서는 플레이어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줌과 동시에 플레이어들이 추구하는 최고의 엔딩이었지만 여성 캐릭터들과 따로 스토리가 준비된 루시페리아 R에서는 단순히 진엔딩 루트라 하여 카론 레이드란과 여성 캐릭터가 이어질 때의 배경 상황이 약간 달라지거나 후반부에 동료 캐릭터들의 변화가 있는 등의 몇 가지 변화와 이벤트 외에는 별 것이 없었다. 연애 스토리가 충족되어야 진행되지만 기본적으로 롤플레잉 게임 스토리에 맞추어 나오는 엔딩이었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건 현진은 무엇을 우연찮게 아젤리안 공략 루트에, 퓨리나 공주가 크라에룬의 거시기를 박살내는 것에다가 아젤리안을 구하러 올 때 제르난드와의 전투가 벌어지지 않았다는 충족조건 등을 맞추어 진엔딩 루트가 뜨게 되었다. 단순 롤플레잉 스토리의 모든 것이 밝혀지는 진엔딩 루트. 그렇지만 이것에는 상당한 메리트가 존재했다. - 공략 캐릭터 중 제르난드 후작이 추가되었습니다. ‘응? 뭐? 미쳤냐! 왜 갑자기 동인 모드…….’ 하지만 현진은 곧 말을 그쳤다. 제르난드는 목에 붙인 무언가를 떼었다. 그리고는 투구를 벗고 동대륙 한민국에서 들어온 머리 묶기 법 중 하나인 상투를 풀어 헤쳤다. 거기다 역시 마찬가지로 동대륙의 제나라에서 수입할 수 있는 비싼 아이템 인피면구를 얼굴에서 떼\어냈다. “제, 제르난드……?” “서, 설마……?” 남자답게 생긴 늠름한 기사는 사라지고 남은 것은 눈가에 물기를 머금은 미모의 초췌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미소녀. 제르난드라고 추정되는 그녀는 손을 뻗어 크라에룬의 볼을 쓰다듬었다. “내가 어떻게 당신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노력했는데……당신은 어쩌면 그렇게 쉽게 꿈을 버리는 건가요? 당신을 위해서 남장을 해서 가문의 수장이 되고 검술을 배우고, 심지어 암흑의 힘에까지 의존한 나는 뭐죠?” 지금까지 들려오던 제르난드의 탁한 목소리가 아니었다. 곱디 고운 미성. “제, 제르난드 경…….” 모두는 아젤리안이 여자라는 것이 밝혀질 때보다 더욱 크게 놀랐다. 아젤리안이야 평소부터 완전히 여자라는 것을 티내고 다니니 못 알아볼 수가 없지만 제르난드 후작에게서는 그러한 징후를 도저히 찾아 볼 수 없었기에 놀라움의 강도가 컸다. ‘뭐, 뭐야? 저, 저 자식이 여자였어?’ - 예 그렇습니다. 루시페리아 내전의 진실. 이란 진엔딩은 왕가에 내려진 저주와, 제르난드 후작이 어째서 크라에룬을 도왔는지에 대해 밝혀내면 완성됩니다. 그리고 이 조건을 달성했을 시에는 엔딩을 본 이후. 다시 게임을 시작할 때. 주인공 캐릭터를 공작이 아닌 떠돌이 검사로 할 수 있으며, 히든 캐릭터 로제닌 제르난드를 공략 하실 수 있습니다. 이 진엔딩의 경우 동인 모드에서 제르난드 후작을 공략할 때도 가능합니다. 히든 캐릭터! 공략 가능! 시큰둥. 보통 이런 소리를 들으면 공략집에도 없는 거 나왔다며 환호해야 할 현진이었지만 어쩐지 별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당신도 여자였소?” “…….” 말이 없는 제르난드. “그런데 어째서 나를 욕보이려고 한 거요?” “후. 크라에룬 왕자님을 위해서라면야 못할 것이 무에겠나? 아젤리안. 난……당신을 죽이지 못한 게 한이다.” “잠깐. 제르난드.” “뭔가? 레이드란 공작?” 아젤리안이 그에게 궁금한 것이 많듯이 현진도 제르난드에게 궁금한 점이 많았다. 그럼 도대체 리엘란, 리엘르는 어떻게 된 거란 말인가? “제르난드. 네 쌍둥이 자매는 지금 나한테 있다.” “훗……배신할 줄 알았지.” “그녀들은 어떻게 능욕한거지?” 현진은 이게 진짜 궁금했다. 전작에서 그에 비밀을 밝히지는 못했지만 전작에서도 여자였다는 설명을 미사로부터 들었다. 그럼? 쌍둥이들은 도대체 어째서……. 그렇게 묻자 제르난드는 말없이 바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더니 무언가를 꺼냈다. “사실 이게 없었다면 이 짓도 못할 뻔 했지.” ‘커헉!!! 저, 저건 성인용품점 최고가 아이템. 인공성기100% 잖아!!!’ 실제 남성의 거시기처럼 커졌다. 줄어 들었다도 가능하고 실제 피부 색깔과 완벽히 일치하는데다가 요도까지 이어지고 여성의 분비물을 남성의 그것과 비슷하게 처리해서 만들어 놓고, 결정적으로 여성도 남성처럼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 성인용품점 최고가 아이템. 인공성기 100% 양성 모드가 존재하지 않아서 맛 볼 수 없는 독특한 느낌을 보려고 변태들이 여자 모드로 실행한 뒤에 쓴다는 유명한 아이템이다. 이전 아제룬과 엘리넬이 차고 있던 코끼리형 가짜 인공성기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성능에 성능에 맞게 엄청난 고가(루시페리아 반년 예산이라고 한다)아이템이다. 아제룬 왕자에게 착용시키면 스토리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아이템이기도 했다. “남자인 척 하기 위해서는 위장이 필요했지. 특히 쌍둥이들은 여자로서의 나를 만족시켜주는데도 일가견이 있었으니까 말야.” “…….” 제르난드는 툭툭 털고 일어서며 크라에룬에게 말했다. “나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왕자님. 음마선사라는 이와, 드래곤이라면 왕자님의 절단된 그것과 저주를 풀어 낼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부디 당신의 그 꿈을 잃지 마십시오. 저는……언제나 기다리겠습니다.” 크라에룬보다 약간 더 큰 장신의 키. 크라에룬보다 다섯 살 더 많고, 레이드란 대공보다도 한 살 더 많은 전형적인 누님캐릭터 다웠다. 제르난드는 고개를 숙여 크라에룬의 이마에 입맞춤을 한 뒤 단상을 내려갔다. 그런 다음 현진에게 든 생각은 이거였다. ‘망할……저것들이 이벤트 다 망쳐놨다.’ ///////////////////////////////////////// 다음 편... 드디어 순애루트 엣찌씬 들어갑니다. 사랑 이라는 전제가 있는 엣찌씬은 결코 규정에 걸리지 않는 법!!! 크하하하하!!! 질러보겠습니다!!!!!...........만 전혀 그런 거 쓸 줄 모르다보니....별로일수도...(퍽퍽퍽퍽!!!!!) 기대하진 마세요...전 순진한 고딩이랍니다아아아~~~~(빡! 돌맞는 소리) TITLE ▶44439 :: 95. 의무방어전 섬마을김씨(lastride) 05-05-22 :: :: 19939 진엔딩 루트로 들어서서 다음 플레이 시에 여러 혜택이 주어진다는 것은 좋다. 제르난드의 정체가 밝혀진 것도 좋다. 그치만 저것들이 설치는 바람에 본디 현진이 봐야 할 아젤리안과의 키스 이벤트가 밀려버렸다. 현진으로서는 로드하기 이전의 아젤리안에게는 사과를 받았을지는 몰라도 지금은 그녀의 태도를 확실히 알 수가 없었다. 호감도는 높았지만 엘리넬이 죽어 아젤리안이 거의 죽음을 각오한 처절한 상태도 아니고 아젤리안이 이번에는 어떻게 나올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먼저 제르난드와 크라에룬이 찐한 애정행각을 나눠 놓으니 뒷북을 치기가 상당히 난감해졌다. 보는 이들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아젤리안도 뜻밖의 사태에 놀란 듯 이쪽은 쳐다보고 있지도 않았다. ‘제길 이거 어쩐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다. 곧이어 제르난드의 뒷모습이 사라지고 현진에게 다가온 아젤리안. 그녀는 모든 것이 좋게 끝나는 것 같아 기뻤다. 사라지지 않는 기억. 그것은 이제 그녀를 괴롭히지 못했다. 어찌 되었든 대공은 돌아왔고, 엘리넬과 추종자들도 죽지 않았으며 왕위계승권을 확실히 물려받았다. 이전 기억보다 좋으면 좋았지 나쁜 결과는 결코 아니다. “저기……레이드란 대공.” “아! 예……말씀하시지요. 공주님.” 처절한 상황에서의 구원이 아닌 들뜬 마음에서 다시 보게 된 연인. 아니 지금은 연인이 아니지만 기억 속에서는 연인이 되었던 그. 비록 지금 레이드란 대공이 어떻게 나올 지는 예상할 수 없었지만 그녀는 지금이 말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기억 속에서는 단순히 염장(키스지만 작가는 염장이라 부른다)질로서 마음을 표현했다면 지금은 말로써 전할 때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부끄러움에 절로 몸이 배배 꼬아진다. “대, 대공 나, 나…….” 이 이상의 묘사는 작가가 염장질을 버텨낼 내공이 워낙 짧은지라 생략했다고 한다. 자 독자 여러분.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세요~~~(제대로 안 쓰냐! 이 망할 인간아!!! 퍽퍽퍽!!!) 대략 모든 것이 해피해졌다. 내전은 평화스럽게 종결되었으며 동료 캐릭터에 제르난드가 추가되었고, 엘리넬도 살아남았고, 아젤리안은 이제 슬퍼하지 않게 되었다. 이제 엔딩까지 남은 것은 마지막 전투 시나리오와 주인공 캐릭터와 공략된 여성과의 화끈한 밤일을 포함한 연애스토리. 왕궁의 배정받은 방에서 므흣한 짓을 하고 있는 현진. 푸훗! 현진은 연신 웃음을 지어 보였다. 낮에 들었던 고백이 자꾸만 생각난다.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나’ 와 ‘사’ 라는 글자에서 생성되는 수많은 단어들. 나, 나……아! 저기 나비가! 아니 이게 아니라……나, 대공을 사, 사, 사실 제르난드 후작이 여자였다니 놀랍지……아 이게 아닌데……. 등의 삽질을 보면서 현진은 웃어서는 안 될 심각한 고백상황에서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바보 같긴 했지만 귀여웠다. 결과적으로 볼 때 실로 잘 어울리는 바보 커플 탄생이라 아니 할 수 없겠다. 자꾸만 헤실헤실 웃는 모습을 보며 레이드란 대공의 허벅지에 앉아서 허리를 위 아래로 움직이던 리엘란이 물었다. “왜 웃어?” “음 아니? 아무것도……그보다 좀 빨리 끝내주지 않겠나?” “으응 나, 나 곳 갈 것 같아……아응, 아, 아앗, 앗, 아흐으으으윽!!! 큭” “이런…….” 자신의 허리 위에 앉아 있던 리엘란이 절정에 다른 신음을 내뱉은 이후 뭔가 뜨거운 액체가 공작의 바지를 적셨다. ‘휴우 끝냈군.’ 능욕신마로서의 자각을 거친 현진은 자신의 에너지는 최대한 아끼면서 리엘란과 리엘르를 상대했다. 아젤리안과의 H 이벤트를 앞두고 그녀들을 상대한다는 것은 뭔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었지만 현진은 별 수가 없었다. 순애루트시 후반부 캐릭터 능욕을 병행했을 때에 생기는 문제점. 특히 이 두 쌍둥이는 순애루트 캐릭터와의 첫 H 장면에 난입하여 H 이벤트를 망쳐놓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미리 진을 빼놓아야 했다. 순애루트 캐릭터와 후반부 능욕루트 캐릭터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감행해야 하는 것. 이전의 바보 현진이라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겠지만 지금의 능욕신마 현진은 힘들긴 해도 세이브 로드 신공을 이용한 외줄타기가 가능했다. - 마스터 시간 다 되었습니다. “음. 알았어.” 미사의 메시지를 들은 현진은 리엘란을 내려놓은 뒤 지퍼를 올리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발걸음을 옮겼다. 얼마 안 가 도착한 곳은 아젤리안 공주의 방. 그 문 앞에 서 있던 여기사가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넸다. “어서 오시죠. 공주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자네……괜찮은가?” “괜찮습니다. 겨우 그런 것 가지고 엄살을 피우고픈 마음은 없습니다. 공주님을 지키는 게 제 사명이니까요.” 원래대로라면 목만 남아서 아젤리안의 방에 섬뜩하게 장식되어 있어야 할 엘리넬. 오늘에야 풀려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휴식도 마다하고 즉시 공주의 옆으로 되돌아갔다. 사명감은 투철하다 하겠지만 이런 날은 쉬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현진은 기사의 거수경례를 받은 뒤 아젤리안의 방으로 들어갔다. “정확히 오셨구려.” “아……예, 고, 공주님.” 속옷이 훤히 비치는 야한 잠옷을 입고 있는 아젤리안. 나신도 볼만큼 본 현진이었지만 저런 모습에 더욱 흥분되고 할 말을 잇지 못했다. 방금 전 즐기긴 즐기되 에너지 소모를 전혀 하지 않았던 경제적인 관계를 가졌었던 레이드란 대공 현진은 안 그래도 하다 만 듯이 찝찝했었던 지라 즉각 반응이 왔다. 그렇지만 다른 여자들을 대할 때와는 뭔가가 달랐다. 철면피를 뒤집어쓰고 온갖 변태적인 대사와 행동을 하던 후반부 능욕루트 캐릭터와는 달리 아젤리안에게는 다가가는 것조차가 두근거리고 설레였다. “앉지 뭘 그리 서서 그러시오?” “아, 아 그, 그러겠습니다.” 현진은 공주가 손을 잡아끌자, 엉거주춤 침대에 앉았다. 아젤리안은 대담한 행동은 보였지만 막상 가까운 데에 앉아서 얼굴을 마주하다 보니 채 고개를 들지 못했다. 현진도 마찬가지다. 어째 아젤리안에게는 후반부 캐릭터들에게 해왔던 철면피 플레이를 쉽게 하기가 뭐했다. 말을 꺼내는 것도 힘들었고, 손조차 쉬이 잡을 수가 없었다. ‘이래가지고 잘도 능욕한다고 해 왔었군……. 젠장 왜 손 하나 잡을 수가 없는 거냐고!’ 잠시 잊었던 쑥맥기가 다시 발동되고 있었다. 아무런 감정을 느낄 수 없었던, 단지 리얼 돌(Real Doll 단백질 인형이라고도 불리는 인간과 완벽히 똑같이 생긴 인형)의 진화형태나 같은 가상인격들을 상대하는 것과는 달랐다. - 으휴 바보! ‘에이이! 시끄러!’ - 천천히 대화를 하면서 상대방과 마스터의 긴장감을 푸십시오. 아니면 우연을 가장한 사고를 만든다던가 해서 일단 몸이라도 한 번 닿게 한다면 그 다음은 일사천리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넌 연애 한 번 해본 적 없으면서 어떻게 그렇게 잘 알고 있는 거냐?’ - 마스터도 해본 적도 없으시잖습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 하시죠. “저기 공작?” 아젤리안은 뭔가 위화감을 느꼈다. 공작이 자신에게 집중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누군가가 있나?’ 본디 도우미의 조언이 있을 때는 게임이 잠시 중단된다. 그렇지만 도우미의 개입이 끝나고 게임 중단이 풀린 것은 메시지가 표시가 되지 않으므로 잠시 정신을 팔고 있거나, 도우미의 개입이 끝난 줄 모르는 경우에는 이렇듯 게임 속 NPC들이 어디다 한눈을 파냐고 의문을 갖기도 한다. 단 그들은 아무리 공작이 수시로, 도우미와의 대화 따위로 멍하게 있거나 한다 해도 의문을 가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무언가 이 세상 속에 다른 존재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한다. 하지만 아젤리안은 미사라는 방관자의 존재를 어렴풋이나마 느끼고 있었다. “공작?” “아, 아아아아! 예……!” 쿵! 현진은 급히 머리를 돌리다가 얼굴 가까이에서 자신을 쳐다보는 아젤리안의 이마와 그대로 머리를 부딪혔다. 데미지 표시가 제법 크게 뜬다. 굉장히 아픈 모양이다. 하기야 완력 뿐만 아니라 속성에서도 아젤리안에 대해 우위를 점한 레이드란 대공의 박치기 공격이 아니 아플 리가 없다. “고, 공주님 괜찮으십니까?” 다급히 아젤리안의 앞머리를 쓸어 올린 현진. ‘귀, 귀여워!!!’ 이마가 빨갛게 달아오른 아젤리안. 그녀는 손바닥을 이마에 올리고 쓰다듬으며 눈물을 찔끔 머금었다. 그런 귀여운 모습이라니! 깨물어주고 싶다! 두근두근의 감정이 귀여움으로 바뀌자 현진은 아젤리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입김을 부는 대담한 행동이 가능해졌다. “……아!” 분위기가 묘해지고 아젤리안은 살포시 눈을 감았다. 어쩐지 건드리면 안 될 것 같은 고귀함이 느껴지는 그녀. 현진은 아젤리안에게 쉽게 손을 대고픈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직은 뭔가가 필요한 기분이 든다. 그렇지 않은가? 미연시의 순애루트를 보면은 주로 주인공과 히로인이 고백을 통한 마음을 확인하는 부근에서 즉시 H로 돌입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실제 사귀는 것은 그렇게 쉽게 진도가 나가지는 않는다. 고백이 이루어지면 손잡기부터 시작해서 단순 입맞춤에서 프렌치키스에 마지막 단계에서야 H로 돌입하는 것이 정석이다. 교제의 정도와 수준에 따라 친밀해지고 결국 맨 나중에 가서야 미연시에서와 같은 그러한 관계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게임 속 세상에서의 이 커플에게 그런 것이 가능할 리 없다. 고백이 이루어진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의무방어전인 H 이벤트로 넘어왔다. 보통 자아가 보호되는 플레이어들이라면 반기는 일이겠지만 자아가 보호되지 못한 현진에게는 뭔가 꺼림칙했다. - 자! 여기서 빼시면 호감도 급하락인 것 아시죠? 최악의 배드엔딩을 보기 싫으시다면 빨리 행동으로 옮기시는 게 좋을 겁니다. 이미 후반부 캐릭터들을 능욕하면서 이 밤일에 대해서는 굳이 밝힐 것이 없어진 현진이다. 허나 그런 것과는 관계없이 그저 어쩐지 모르게 아젤리안을 탐하기가 싫었다. 아직까지 현진은 자신이 게임 속에 동화되어 그러한 감정을 느껴서는 안 되는 NPC에게 마음을 품어버렸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하기야 사랑이라는 것으로 치장하면서 온갖 변태행위와 강제적인 것도 거스르지 않는 이들에 비하면 현진의 생각은 옳은 것일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게 어디 제 뜻대로 되는 것이던가? 순애루트 의무방어전은 필수 이벤트로 여기서 빼면은 메르피(특징 로리, 그리고 성직자)와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조리 호감도가 급감하며 순애루트를 망치게 된다. 결국 현진은 그에 굴복하고 아젤리안과 입을 맞추었다. ‘부드럽다…….’ 후반부 캐릭터들과는 입맞춤 애무를 해 본 적이 별로 없다. 루시페리아에서 혓바닥은 중요한 성감대도 아니었고, 다른 후반부 캐릭터들과 정을 통할 때도 굳이 이쪽을 써먹은 적은 없기에 조금은 기분이 좋았다. 한참 혀들이 뱀처럼 배배 꼬였다. 잠시 떨어진 혓바닥. 잠시 눈끼리 마주친 현진과 아젤리안은 다시금 입을 맞추고 입맞춤을 지속해나갔다. 희귀하긴 하지만 성인 미연시가 아닌 일반 미연시의 마지막 씬인 껴안은 채 하는 찐한 키스. 아주 어렵긴 해도 키스만 하고 끝내는 일반 미연시처럼 갈 수 있는 루시페리아R 그러나 그렇게 플레이 하는 사람은 매우 희귀할 뿐만 아니라 별로 하고 싶지는 않았던 현진도 손은 이미 스르르 내려가 가슴에 닿아 있었다. 레이드란 대공의 손 사이즈에 딱 맞는 아담한 가슴. 그런 그녀의 가슴을 한 번 주무른 손은 가차 없이 매우 짧은 스커트 형의 분홍색 잠옷을 걷어 올렸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남자 팬티처럼 생긴 옅은 하늘색의 반바지도 몇 번의 손짓에 밀려 내려갔다. 입은 여전히 떼지 않은 채, 레이드란 대공 현진도 착용했던 옷가지들을 벗었다. 쩝. 입맛을 다시는 소리와 비슷한 입을 떼는 소리. 서로가 떨어짐을 아쉬워하는 듯 서로의 혀에 묻은 타액은 잘 녹은 피자 치즈처럼 쭉 늘어졌다. “무, 무섭소…….” 아젤리안에게 자연스레 붙은 하오체. 귀여운 미소녀가 내는 말투와는 조금 거리가 멀었지만 그녀만의 색다른 매력이다. 강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여리고 순수한. 현진은 아무 말 없이 아젤리안의 가슴을 몇 번 주무르다가 대충 골반을 감싸던 것을 허벅지 쪽으로 밀어내기만 한 하늘색의 반바지를 두 손을 사용해 제대로 벗겨냈다. 그 안에 왕가에서나 입을 수 있는 최고급 향기 + 청결유지 등이 가능한 속옷이 드러났다. 핑크빛을 즐겨 입는 그녀지만 이전 아나렌과의 사투에서 찢어져 없어진 이후에는 흰 색 속옷을 입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아래 위 속옷이 짝이 맞질 않았다. 아래는 흰색인데 위에는 청색의 브래지어를 차고 있다. 속옷 CG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바꿀 수 있다지만 지금껏 한 가지 색상과 문양으로 통일되어 있던 것들만 봐 왔었는데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쯤에서 끝내봐?’ 아마 제대로 시작한다면 공작의 정력을 감안할 때 끝났을 경우 아젤리안은 온갖 그 액체 투성이에 처녀성의 상실인 혈흔까지 남은 지저분한 몰골이 될 것이다. 현진은 자꾸만 그녀가 그런 모습이 되는 것이 싫었다. 아직은, 아직까지는 절벽에 핀 한 떨기 고귀한 백합처럼 놓아두고 그것을 보기만 해도 심성이 정화될 것만 같은 그녀를 꺾고 싶다는 욕망이 들지 않는다. 진짜 진정한 순애루트의 해탈을 했나 싶을 정도로 현진은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게임 속의 캐릭터. 게임의 맡은 역할과 이벤트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 또 플레이어인 현진이 맡은 임무. 사건 진행을 위해서라도 오늘의 이벤트는 중요하다. 만약 실제 자신이 아젤리안에게 마음이 동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면 지니고 있는 소극적인 심성처럼 아마 중간에서 그만 두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진은 아직까지 그 감정을 알지 못하여 이벤트에 더욱 충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 그만 둘까요?” 현진은 넌지시 물어보았다. 아젤리안은 별 말이 없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어차피 부끄러운 감정에 아젤리안이 그만하라고 한다 해도 그것이 진심일 리 없다. 나중가면 분명 ‘겁쟁이!’ 라면서 호감도가 떨어질 게 뻔하다. 그럴 바에야! 미사에게 성행위 모드 수치를 물어 본 뒤 현진은 곧바로 결정부분 공략에 들어갔다. 키스로는 크게 달아오르지 않았으니 바로 본격적인 애무에 들어가기엔 무리가 있었다. 때문에 현진은 아젤리안 최대의 성감대인 손가락 끝을 능욕신마의 환상적인 혀놀림으로 핥았다. “읏!” 역시 아젤리안의 최대 성감대 답게 수치상으로의 표시와 그에 따른 신체 변화가 저절로 나타났다. 아젤리안의 엉덩이 밑의 침대에 물에 젖은 자국이 생겼다. 그것을 본 현진은 아젤리안의 다리를 벌렸다. 다리에 걸려 명암에서 어두운 부분에 속하는 그곳. 그러나 달빛이 비추고 제 3의 눈 스킬이 있는 레이드란 대공에게는 선명하게만 보였다. 흰 색 속옷 중앙의 얼룩과, 빛에 반짝거리는 액체를. “하아, 하아…….” 아젤리안의 신음소리를 들으며 현진은 그녀의 속옷 중앙의 축축해진 부분을 검지손가락으로 지그시 눌렀다. “핫!” 속옷이 가려진 부분의 구멍으로 잘 들어가지지는 않았다. 다리를 벌리고 있다 보니 속옷이 절로 쨍겨지기 마련. 그리하여 현진은 허벅지와 속옷의 경계선에 손을 집어넣고 속옷을 양쪽으로 구기며 아젤리안의 그 부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놓았다. 구겨진 속옷은 여성의 그 부위를 절묘하게 가렸다. 그리고 그 좌우에는 속옷에 가려졌던 몸 색깔보다 약간 짙고, 눈에 보일 정도의 털들이 드문드문 보이는 둔덕들이 먹혀들어간 그 부위 덕에 더욱 돌출되어 보였다. 현진은 검지를 펴 그 구겨져서 먹힌 속옷을 둔덕의 중앙 직선에 따라서 위 아래로 그어내렸다 올리기를 반복했다. 그러자 얼마 안 되어 약간 축축할 뿐이던 속옷이 질척질척 해 졌으며 그 옆의 둔덕에도 달빛에 반사되는 희끄무리한 액체가 조금씩 흘렀다. “꺄앗!” 현진이 구겨진 부분을 잡아당기고 그 안의 부위를 손가락으로 한 번 훑자, 아젤리안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소리를 질렀다. 한편 손으로 쓸어내리자, 하얀 액체는 담요를 적시고 현진의 손가락에 흥건히 묻었다. 현진은 그 손가락을 두 손으로 눈을 가린 아젤리안에게 보여 주며 말했다. “기억나십니까? 공주님? 이제 이게 뭔 지 아시겠지요?” 아젤리안은 대답하지 않았다. 새식의 공략집 대로라면 정확한 반응이었다 . 아젤리안은 남자로 오래 살아온 만큼 자존심이 강하여 어지간히 흥분시켜 놓고 애를 태우거나 하지 않는다면 ‘공작님의 그것이 들어오고 있어!’ ‘ 아앗! 조, 좋아!’ ‘하나가 되었네’ 등의 대사를 남발하지 않는다. 그저 침묵과 표정으로서 모든 것을 알아내야 했다. 얼굴을 가린 아젤리안의 손등에 액체를 묻혀 준 현진은 이번에는 머리를 그녀의 다리 사이에 파묻었다. 그런 다음 다시 한 번 구겨져서 라인에 맞춰져 있는 속옷을 들어 올린 다음 혓바닥을 할짝거렸다. “그, 그런……더, 더러운……아핫!” 성인용 미연시를 많이 플레이하며 수도 없이 들은 대사인데 아젤리안의 입에서 들으니 흥분이 배가 되는 것만 같다. 그런 대사에는 또 당연히 남자 쪽에서의 응수법이 존재한다. “공주님의 몸에 더러운 곳이란 없습니다.” 대번에 아젤리안의 얼굴의 붉어짐 강도가 더해진다. 사실 이런 여성의 경우 육체적인 관계 외에도 이런 사랑의 속삭임 등의 말이 오히려 더욱 성적으로 여성을 흥분시킬 수도 있다고 한다. 현진은 혀도 방금 전 손가락을 이용했던 것처럼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곰이 나무에 묻은 벌꿀을 핥듯이 속옷을 머금은 그 부위를 핥았다. “흐읏! 거, 거긴! 그, 그만 하시오!” 아래도 혓바닥을 내리다 보니 아마 아젤리안의 최고 취약한 성감대 부근을 건드린 모양이다. 거기에 닿을 듯 말 듯 하자 쾌감에 몸을 비트는 게 아닌, 신경질적으로 아젤리안은 몸을 틀었다. 이번엔 다시 그 부위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애액과 타액이 뒤섞이고 잔뜩 젖은 속옷과 그것에 아슬아슬하게 가려진 중요부위 덕에 손가락 끝이 진흙탕을 걷는 듯 질척질척하다. 현진은 벌려져 있던 아젤리안의 다리를 다시 모은 다음 그녀의 이미 젖을 대로 젖어 버린 속옷을 내렸다. 아젤리안이 잠시 대공의 손등에 손을 올려 저지의 의사를 밝혔지만 심각히 저항하지는 않았다. 팬티 속옷은 완전히 벗겨내지는 않고, 현진은 아젤리안의 발목 부근에 걸어두었다. 그런 다음 약간의 저항이 있었지만 오므라든 다리를 다시 벌렸다. 아젤리안의 것은 여러 번을 보아왔다. 하지만 이렇게 흥분되는 것은 처음이다. 액체로 인해 달빛을 반사하며 반짝거리는, 아직은 발육이 조금은 덜 되어 있는 그것을 바라보며 능욕신마의 혀놀림 스킬로 현진은 그 일자계곡에서 자꾸 흘러나오는 찐덕이는 액체를 핥았다. 마실 생각은 없으나 침과 섞이면서 저절로 목으로 넘어간다. “끄응……으흐응, 앗, 아흥…….” 아젤리안은 스스로 그녀의 최고 민감 성감대인 엄지손가락을 잘근 물었다. 그러면서 나오는 신음. 입이 닫혀져 크게 나오지는 않지만 쾌락에서 오는 부끄러움을 참는 듯한 느낌이 든다. - 너무 한 곳만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알고 있다고.’ 가장 효과를 보기 쉬운 곳이지만 너무 오래 건드리면 오르는 수치가 둔화되기 마련. 현진은 양 손으로 두 짝이 있는 가슴을 만졌다. 아래에서부터 위로 쓰다듬듯이, 그러다 지게 손가락에 마지막 최고점이 닿았다. 또다시 나오는 신음소리. 현진은 빳빳이 솟은 돌출부위의 핑크빛 가장자리에 혀를 대고 머리를 돌렸다. 그러면서 남는 이빨로는 솟은 부분을 살짝 깨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가슴 언저리에서 놀던 혓바닥은 능선을 타고 아래로 쭈르르 내려왔다. 샅샅이 몸 이곳저곳을 핥던 혓바닥은 다시 아랫도리로 내려왔다. 할짝! 한 번 자극해주자 나오는 액체의 양이 장난이 아니었다. 슬슬 남자의 그 무언가를 받아들일만한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여기서 잠시 머뭇거리는 현진. 그는 아무 말 없이 입고 있던 바지의 단추를 풀고 지퍼를 내렸다. 혈액이 엄청나게 몰렸는지 그것은 본디의 살색에서 조금 시커먼 색깔이 아닌 완연한 붉은 색을 띄고 있었다. 그것을 본 아젤리안도, 현진도 아무 말은 없었지만 서로의 눈빛 교환만으로도 무언의 대화가 나누어졌다. 보일 듯 말 듯 알아보기 힘들지만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 아젤리안. 현진은 그녀의 허벅지를 들어올리고 최대한 엉덩이를 가까이 붙였다. 그런 다음 그 끝을 아젤리안의 아랫도리에 가져다 대었다. 그것을 손으로 잡고 끝을 둔덕과 꽃잎에 비비는 현진. 그리고 그것은 살갗을 파고들고 서서히 안으로 삽입되었다. “꺄아아아앗! 아, 아파…….” 오랜만에 아젤리안이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현진은 상체를 숙이고 팔을 뻗어 그녀의 등을 감쌌다. 그런 다음 서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흠……이거 너무 조심스럽게 하는데? 정말 좋아한다는 건가?” 도둑 촬영하는 새식은 그동안 능욕신마의 현진이 후반부 캐릭터들에게 하는 것과는 전혀 딴판으로 아젤리안을 안자, 재미없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상대를 너무 배려해 주는 동영상은 별 재미가 없다. 남성이 품고 있는 평소의 환상에 그다지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새식은 곧 새파래진 얼굴로 컴퓨터를 두들겼다. “제, 젠장! 갑자기 이거 왜 이래!” 게임 내의 레이드란 대공 현진은 처음에는 그녀를 능욕하기 싫다는 생각을 가졌다가 삽입 이후 몇 번의 발사를 거치면서 다른 여자들보다 아젤리안과의 결합에서 쾌감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었다. 아무 감흥 없는 여자보다 마음이 있는 여자에게 소위 말해 더 꼴리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문제는 다른 데에 있었다. 그 덕에 쾌감과 아젤리안에 대한 감정이 더 높아져 현진의 가상현실에 대한 정신의 동화가 더욱 심각해졌다. 안 그래도 자 아 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아 가상현실로의 동화가 심했는데 지금은 자칫 잘못하면 완전히 게임 내 인격이 되어 버릴 정도로 가상으로의 인격 동화가 심해졌다. 원인은 역시 성교로 인한 인격 동화율 증가에 자아 보호가 되지 않았던 것. 인격이 동화된다는 것은 김현진이라는 인간의 인격이 김현진이라는 육신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게임 속의 레이드란 대공의 인격이 되어 버림을 뜻한다. 때문에 김현진의 정신은 더 이상 김현진의 육신에 존재치 않고 프로그램 내에만 존재하게 되고, 몸의 육신은 정신의 지배를 받지 못하고 식물인간화 되고 만다. 새식은 해킹툴을 이용하여 재빨리 게임 내에 간섭을 하기 시작했다. 가상현실의 자아 보호를 일시적으로 높여 놓으면 버그로 인한 위기는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 아...역시 너무 부족하다...엣찌씬이... 순진한 체리보이한테 엣찌씬은 너무도 어렵다는... 수위는 넘겨버렸지만...그래도 마지막 묘사와 노골적인 단어를 쓰지는 않았으니 양해를... TITLE ▶44863 :: 96. 미사의 실수 섬마을김씨(lastride) 05-05-29 :: :: 13625 미사도 크게 당황하고 있었다. - 마스터! 마스터! 인격의 동화가 심해지니 가상현실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해 주는 가상현실 도우미 미사의 경고도 들리지 않고 자꾸만 허리를 찔러넣는 현진. 정확히는 아젤리안이 레이드란 대공을 안은 채 그의 등에 깍지를 낀 뒤 엉덩이를 들썩거리는 거였지만 어찌되었든 그러면서 쾌락에서 오는 신음을 내는 현진에게 미사의 이야기는 전혀 인지되지 않았다. 게임 플레이 도중 일어나는 긴급사태 중 제일 중대한 사태. 미사는 이것을 기필코 막아야 할 의무가 있었다. 미사는 일단 인격 동화를 막기 위해 최대한 게임 내 인격의 동화율을 낮추었다. 하지만 자아 보호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는 현진에게는 헛수고였다. 몇 번 더 시도한 것도 허사로 돌아가자, 미사는 별 도리 없이 긴급종료를 실행하려 했다. 나중에 현진이 뭐라고 난리를 피우든 상관없다. 그녀는 기필코 마스터인 현진의 안위를 지켜야 했다. 그때였다. - 이건……뭐지? 갑자기 이상한 효과에 의해 현진의 인격동화율이 현저히 낮아졌다. 그리고 SD폴더2 전체를 관장하던 미사는 이런 효과를 내게 하는 프로그램을 추적했다. 엄청난 락이 걸려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새들이 지저귀는 아침의 햇빛이 아젤리안의 뽀얀 나신을 비추었다. 현진은 눈을 떴다. 아젤리안은 이불을 걷어 차 낸 뒤 자신의 품에 안긴 채 자고 있는 아젤리안을 바라보았다. 고이 눈을 감고 입가엔 미소를 지은 아리따운 모습. 흰 빛깔의 나신은 햇빛을 받아 더욱 밝아 보였다. 어제 성교를 통해 모조리 쏟아 부은 체력은 수면을 통해 100%로 차 있었다. 현진은 아젤리안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그런 다음 서서히 상체를 일으켰다. 아젤리안의 아래쪽 둔부에서는 어젯밤의 흔적인 피딱지와 여전히 여운이 남은 듯 맑은 액체가 조금씩 맺혀 있었다. 아젤리안이 한시라도 빠르게 후계자를 갖게 하기 위하여 중신들이 원하는 대로 한 번도 빠짐없이 안에다 쏟아 부었다. 그래서 굳어버린 흰 조각들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조금은 지저분한 모습도 너무도 사랑스러워 보인다. 또 나신을 보니 금새 다시 아래가 솟아오른다. “흠 오늘이 3일차였나? 내일 다시 해야겠군.” 현진은 시간 표시를 보았다. 가상현실 접속 한계 시간인 실제 시간 8시간에는 못 미쳤지만 오랜만의 미폐모 모임이 있었던지라 더 이상 게임을 플레이하면 시간이 늦어질 판국이다. “미사 게임 종료 시켜.” - 저기……마스터. “응?” - 잠시 나가실 동안 제가 플레이 하도록 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왜?……너 이 자식 설마! 또!” 도우미에게 맡겨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스킵 기능과 동시에 상당히 긴 내용인 루시페리아R을 빠르게 플레이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였다. 다만 현진의 경우 이전에 미사에게 맡겼다가 미사가 꼬셔 놓은 남성 캐릭터들의 대쉬를 받은 뼈아픈 전력이 있던 터라 어지간하면 미사에게 플레이를 맡기려 하지는 않았다. - 아뇨. 그런 짓은 하지 않겠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마스터. “음?” 미사가 진지한 투로 말하자 현진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까짓 거 승낙 못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뭣하면 지금 세이브 한 거 나중에 로드해도 되고 말이다. “좋아. 단 허튼 짓 하면 나중에 더 맞는다?” - 감사합니다.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현진은 미사에게 자신이 없을 때의 플레이를 맡기고 게임을 종료(정확히는 접속 해제가 맞았다. 게임은 미사에 의해 여전히 진행되기 때문이다)했다. 그렇게 현진이 나가고 난 뒤 레이드란 대공을 맡아 플레이 하게 된 미사는 그 누구도 방해하지 못할 만한 자리를 찾아 아젤리안의 방을 나섰다. 한참을 헤매던 미사는 아무도 없는 방을 하나 잡고 앉았다. “후우 도대체 이 락……뭐지?” 미사가 대리 플레이를 자청한 이유는 바로 지난 번 찾아 낸 해킹 툴을 조사하기 위함이었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하지 않으면 전원이 들어오지 않아 그녀가 활동할 수 없었고, 그렇다고 플레이어가 게임을 플레이 할 때에는 조언 및 게임 진행을 통괄하느라 개인적인 조사를 감행할 수도 없었다. 그리하여 미사는 아침 일찍 일어나 캐릭터의 방해를 받지 않을 만한 곳에 와서 레이드란 대공의 캐릭터는 그냥 그대로 놔 둔 뒤 개인적으로 해킹 툴을 조사했다. 엄청난 락이 걸려 있는 난해한 프로그램인지라 슈퍼컴퓨터와 맞먹는 지식능력을 갖춘 미사도 푸는 데에 상당한 시간이 들었다. 그나마 이 프로그램을 관망하고 있던 새식이 때마침 현진과 같이 미폐모 모임에 출석했기에 망정이지 아니 그랬더라면은 방해를 받아 조작 자체를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풀다가 나온 마지막 암호. 몇 초간 수백 개의 단어를 대입하는 미사. “김현진 바보……. 암호가 뭐 이래?” 암호는 의외로 쉽게 풀렸다. 그리고 그 암호로 인해 미사는 이 해킹툴 프로그램의 근원이 어디인지를 짐작 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이 열리고 미사는 해킹 프로그램을 조사했다. 이 프로그램은 사용자의 플레이를 어딘지 모를 경로로 전송하는 것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또 그 전송한 경로에서 게임 플레이에 일정한 영향을 끼치는 것도 가능했으며 도우미의 이목을 속이는 프로그램도 깔려 있었다. 기타 자동 삭제 기능이나 몇 가지가 더 있었지만 크게 중요한 건 아니었다. 어쨌든 그다지 좋지 않은 프로그램인 것만큼은 확실했기에 미사는 삭제를 시도하려고 했지만 곧 그만두었다. 임의삭제가 되지 않게 프로그래밍 되어 있을뿐더러 그것을 뚫고 임의삭제할 경우 도우미 인격의 초기화란 코드가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미사는 임의삭제에 걸려 있는 코드를 제거하는 작업에 들어감과 동시에 생각에 잠겼다.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미사는 지금까지 벌어진 현진의 플레이 내용과 대입하여 어째서 이 프로그램이 여기에 깔려서 현진의 플레이 내용을 전송하고 있었는지 유추해 보기 시작했다. “아 여기 계십니다!” “대공……여기서 지금 뭐하시는 거요!” 허나 방해하는 이들이 있었다. 어떻게 추적해 왔는지 모를 엘리넬과 아젤리안이었다. “아, 잠시 사색을 하느라…… 그런데 무슨 일이십니까?” 미사는 기본 데이터로 존재하는 NPC 카론 레이드란의 성격을 대입시켰다. 기본 플레이어인 현진과 이전에 플레이 했었던 김새식의 카론 레이드란의 성격을 대입시켜서 연기를 해도 되지만 어차피 NPC들은 바뀐 성격을 구별해 내지 못했다. 그럴 때 굳이 어렵게 마스터인 현진의 성격이 남아 있는 레이드란 공작을 연기해 내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기본 인격으로 설정된 카론 레이드란을 대입시키면 미사가 연기를 할 필요도 없이 잘 알아서 게임을 진행시켜 나간다. “……?” 그리고 아젤리안은 그런 레이드란 대공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크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아아아악!!!” “이런 개새끼!!! 미친 부르조아 새끼!!! 이런 사회악!! 죽어버려!!!” “커허어억!!! 사, 살려!!!” 미폐모인들은 땅바닥에 엎드린 재경을 무자비하게 구타했다. 이유는 단 하나. “메이드라니! 메이드라니!!! 메이드라니!!!!! 그것도 고양이귀!!!” 이번에 미폐모의 모임장소는 주택가 한 가운데에 학교마냥 세워져 있는 재경의 저택. 몇 번 와서 익숙한 곳이었다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이전에는 그저 가정부와 정말 일 만 하는 고용인들이 있었다면 이번에 온 그의 집에는 진짜 메이드복장을 곱게 차려 입고 귀에 고양이귀를 단 여성들이 재경의 접대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연 프롤레타리아 계급들의 폭력이 이어지지 않을 수가 없다. 현진은 메이드들과 경호원들을 모두 내보내놓고 재경을 죽기 직전까지 팼다. “어이, 어이 그쯤들 해둬. 그러다가 진짜 죽으면 어쩌려고 그래.” 노트북을 두드리며 여유있게 음료를 마시던 새식이 말렸지만 그래도 분노에 찬 미폐모 회원들은 구타를 멈추지 않았다. ‘하여간 졸부들이 저렇게 과시적인 소비를 하지. 쯧쯔’ 새식은 SD그룹의 회장이라는 배경을 지니고 있고 이보다 더 으리으리한 저택이 있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독립의 길을 택하고 혼자서 살아왔던지라 상류층의 오만함이라거나 하는 것은 몸에 배어 있지 않았다. 만약 그랬다면은 프롤레타리아 계급들의 주 타도 대상은 재경이 아니라 그가 되었을 것이다. 다행인 것은 그렇게 어렸을 적부터 회장일가와는 별 왕래 없이 모른 척 살아왔기에 매스컴이나 어디나 손자로 알려지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어지는 구타의 향연에서 빠져나온 이가 하나 있었다. 현진이었다. “야 김새식!!” “왜?” “빨랑 대저택에서 사는 귀공자와 메이드들 이야기 써서 가상현실 미연시로 출시하라고!! 왜 요새는 신작이 그렇게 뜸해?” 새식은 그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고 여전히 재경을 밟고 있는 나머지 친구들에게 말했다. 어차피 현진의 물음이야 뻔하지 않은가? 미연시 게임 개발 사업부의 가장 큰 인력이 누군가의 보호관찰에 묶여 있으니……. “이봐들! 정식 메이드 물은 출시한 적 없지만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SD폴더로도 어지간한 것은 충분히 다 해 볼 수 있잖아?” 그러자 종원이 고개를 돌려 말했다. “허 네 녀석이 정통 메이드 물의 묘미를 모른다니 이해가 가질 않는구만.” “아니 그래도. 루시페리아R에서 레이드란 공작으로 메이드는 충분히…….” “루시페리아R의 메이드 캐릭터는 시녀 애니 뿐. 거기에 기타 하녀들을 건드릴 경우 여성 캐릭터들의 호감도 대폭 하락. 그걸 무슨 재미로 하냐? 그리고……네가 루시페리아R 주기나 해 봤어!!! 덜렁 SD폴더2 하나만 줘 놓고 난 돈 없어서 미행 9만 하고 있다고!” 새식이 상경할 때 진 빚. 그것은 SD폴더 2로 다 갚았다지만 여전히 미폐모 친구들은 가상현실에서 빛을 못 보고 있었다. 가상현실 게임 접속기는 줬으면서 가상현실 게임을 안 줬으니 도대체 무엇을 하겠는가? 용돈 탈탈 털어 한 개나 두 개의 타이틀은 구해서 근근이 하고는 있다지만 그로 인해 쫄쫄 굶는 신세가 되어 버린 그들은 새식에 대한 악감정이 아직 남아있었다. 마녀사냥의 분위기가 자신에게 쏠리자 새식은 급한 전화가 온 척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어? 아 잠깐 전화 왔나 보다. 잠깐만.” 핸드폰을 꺼내 들고 재경의 방을 나선 새식. 잠시 전화만 받는 척 하려던 그는 핸드폰에 진동이 오는 것을 확인했다. ‘어라? 진짜 왔네?’ 새식은 별 생각 없이 핸드폰 덮개를 열었다. 덮개가 열리고 보이는 배경화면은 미연시에 나오는 아리따운 미소녀 캐릭터. 하지만 그 화면은 곧 한 남자로 바뀌었다. “회장님? 아니 무슨 일이십니까?” 곧이어 화면에 뜬 젊은 남자의 말이 쉼 없이 이어졌다. 그 말을 들은 새식의 표정에 당혹감이 어렸다. “아, 예 알겠습니다. 바로 가죠. 예, 그쪽에 있다고요? 예, 예. 그럼.” 새식은 핸드폰을 닫았다. 그리고는 방문을 다시 열었다. 한시가 다급했지만 말없이 사라지기는 뭐했기 때문이다. 구타는 대충 그쳤지만 새우꺾기로 재경을 묶어두고 있는 현진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미폐모 변태들. “야 나 가봐야겠다.” 새식이 말하자, 그제야 재경은 죽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현진은 재경을 묶어두었던 새우꺾기를 풀고 일어섰다. “뭐? 벌써? 넌 제일 늦게 왔잖아? 뭔 일인데 그래? 오자마자 갈 정도로 급한 거냐?” 친구들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서렸다. 안 그래도 새식은 평소 얼굴보기 힘들고, 모였을 때는 분위기를 띄워주는 분위기 메이커인지라 그가 빠지면 노는 게 재미없어진다. “김현진. 너 때문이다.” “……?” “그럼 간다. 배웅 나오지 말고 이전처럼 너희들끼리 잘 놀아봐.” 새식은 꺼내 놓은 노트북과 기타 CD들을 수습한 뒤 손을 들고 인사한 뒤 밖으로 나갔다. “뭐야 저 자식?” 현진은 몰랐다. 새식이 남긴 한 마디가 무엇이었는지 깨닫는 데에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라는 것을 ‘으으 골치 아픈데 이거?’ 뇌도 없는 주제에 골치가 아프다니, 맛이 약간 좀 간 모양이다. 현재 미사는 엘리넬과 아젤리안 상대하랴 해킹 프로그램 제거하랴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기본 인격으로 채택된 레이드란 대공이 아젤리안과 엘리넬은 잘 접대하고 있어,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지만 해킹 프로그램의 제거 시 받는 페널티 코드의 치료나, 그 데이터 전송처 추적 문제 등에 있어 엄청난 연산처리를 필요로 했기에 마치 마감을 눈앞에 둔 작가마냥 극도로 예민하고 피골이 상접한 상태였다. 그런 레이드란 대공을 묘한 눈빛으로 주시하던 아젤리안은 얼굴을 붉히며 엘리넬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저기 엘리넬…….” 그 한 마디만을 했지만 엘리넬은 대략의 분위기를 짐작했다. 아마 연인들끼리 둘이서만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모양이겠지. 라고. “아, 네 공주님. 방해꾼은 이만 사라져 드리겠습니다. 그럼 좋은 시간 보내십시오.” 미사 역시 그렇게 짐작했다. 아젤리안이 레이드란 대공을 바라보는 눈빛이나 분위기는 묘했지만 단순히 높은 호감도에서 나오는 무언의 어필이라고. 아마 곧 소위 말하는 H(변태를 뜻하는 일본말 헨타이의 이니셜. 야한, 성적인 이런 것을 표현할 때 주로 쓴다)이벤트가 발동될 것이다. 엘리넬이 사라지고 두 연인만 남았고, 거기에 여럿이 보는 야외도 아니고 궁성의 외딴 방이었으니 딱히 무엇을 하겠는가? “대공…….” 짐작대로 아젤리안은 스킨쉽을 요구해왔다. 레이드란 대공은 그것에 쉬이 응했다. 그리고 레이드란 대공이라는 NPC캐릭터의 특성대로 단계가 진행되어졌다. 입에서 가슴, 그리고 아래, 그리고 하나 둘 씩 벗겨지는 옷가지. 그 행동은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미사로서는 남성의 육체로서도, 실제로도 처음 겪게 되는 H이벤트였다. 보통 여성형 인격이니 여성으로 겪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녀의 마스터는 멍청하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에게 손을 댄 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미사는 이 이벤트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다. 가상현실과 현실의 시간의 갭이 상당하다지만은 이 해킹툴은 정말 제거하기 힘든 프로그램이었다. “아 대공. 잠시만.” 아젤리안은 브래지어 안에 손을 집어넣은 레이드란 대공을 잠시 밀쳐내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방 탈의실 쪽으로 들어갔다. 얼마 안 가 탈의실에서 다시 나온 아젤리안 그녀는 뒤에 무언가를 숨기고서 레이드란 대공에게로 다가왔다. 그리고 잠시 흰 빛이 번쩍했다. 뭔가의 살기를 느낀 레이드란 대공은 잽싸게 몸을 피했다. 하지만 바람계열 속성으로 매우 빠른 스피드를 지닌 아젤리안의 전혀 예상치 못한 기습적인 공격에 얼이 빠져 제대로 피하지 못했다. “……아젤리안! 이, 이게 무슨!” 아젤리안은 윈드 칼리버의 검신을 레이드란 대공의 목에 겨누었다. 그리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누구야?” “……!” ///////////////////////////////////////////// 시간이 없다 보니...가히 주간연재급이라는...;; 오늘 방송하는 남원고 골든벨. 저 나올지도 모릅니다. 튀는 것으로 나올 리는 8~90%없다고 믿고 있고, 어쩌다 카메라에 얼굴 한 번씩은 비출 텐데. 마스크에 빨간 머리띠 하고 있는 다크서클 짙은 인간 찾아보시면 됩니다. 31번까지 살아남았으니 몇 번은 비출 겁니다. 그리고...나올 확률은 아주 적겠지만 탈락자 석에서 보드판으로 얼굴은 가리고 서 있는. 보드판에 '로리만세' '건담만세' '백합만세. 동인지로 대동단결' 이란 문구를 써 놓고 있는 인간들도 찾아보십시오. 그들이 바로 미폐모인들입니다. TITLE ▶45106 :: 97. 개구리와 돼지로 남은 남자 섬마을김씨(lastride) 05-06-01 :: :: 15335 ‘이건 도대체 무슨 사태야! 또!’ 미사는 급히 레이드란 대공의 제어권을 완벽히 자신에게로 돌렸다. 설정된 레이드란 대공의 인격으로 돌발행동을 한 아젤리안을 상대하게 했다가는 뭔 일이 또 벌어질지 모른다. “누구라니……나 잖소? 카론 레이드란…….” “웃기지 말고 정체를 드러내라. 가짜. 적어도 당신은 내가 알던 레이드란 대공이 아니야. 누구냐? 도플갱어인가? 아니, 아니지 도플갱어라면 성격까지 완벽히 똑같게 나올 터. 도대체 정체가 뭐냐!” ‘젠장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어째서, 어째서 NPC가 성격변화를 알아챈 거냐고!’ 김현진이라는 인간이 연기해 낸 카론 레이드란 대공과, 기본값으로 설정된 레이드란 대공의 캐릭터에 엄연한 차이와 위화감이 느껴진다는 것은 충분히 납득이 간다. 그러나 루시페리아R의 특성상. 그 어떠한 NPC라도 이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다. 그런데 눈앞의 NPC 아젤리안은 그 위화감을 눈치 챈 듯 했다. ‘버그!’ 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었다. 아니면 저 해킹툴 프로그램이 뭔가에 손을 대었다는 것. 미사는 이 위기를 넘기기 위해 버그 자동 수정 프로그램을 가동시켰다. 그때였다. “큭! 크아아아악!!” 아젤리안의 손에서 검이 떨어지고 그녀는 엎드린 채 머리를 쥐고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이 돌발 상황에 미사는 버그 수정 프로그램 가동을 멈추었다. ‘버그를 수정할 시에 벌어지는 현상인가?……아니? 아냐 버그에 대한 치유를 이 해킹툴 프로그램이 교묘히 막고 있어!’ 어지간한 버그는 다 잡히도록 만들어진 수정 프로그램에 해킹툴 프로그램이 방해를 가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미사는 소기의 목적을 이루지 못한 채 일단 머리를 쥐어 누르던 아젤리안을 부축해 일으켰다. “괘, 괜찮소?” 아젤리안은 자신을 일으키는 미사의 손을 냉정하게 뿌리치며 외쳤다. “당신……확실히 내가 알던 레이드란 공작이 아냐. 도대체 당신 뭐야!” ‘이런……아무래도 일단은 임의로 로드를 하는 것이 낫겠군.’ 미사는 괴상한 버그가 발발한 아젤리안을 되돌리려면 일단은 로드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로 드해서 정상적이면 다행이고 아니면 또다시 로드해서 마스터인 김현진의 인격대로 플레이를 해보려는 심산이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겠지만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소방수로 올려보낸 마무리 투수가 불을 지르는 것이나 진배없었다. ‘후우 진땀 뺐다.’ 땀을 흘리는 것이 불가능한 미사이지만 어차피 현재의 육신은 레이드란 대공의 것. 그는 지금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로드한 부분은 처음 시작해서 해킹툴 프로그램을 잡기 위해 홀로 있던 방. 미사는 그곳에서 생각에 잠겼다. 아젤리안이란 NPC의 연산작용에 이상이 생겼음에는 틀림이 없었다. NPC로서는 도저히 눈치 챌 수 없는 게이머 플레이의 레이드란 대공과 게임 속 NPC 레이드란 대공의 차이점을 알아낸 것. 그것이 버그로 인한 것임을 아는 것도 쉬웠다. 그러나 해킹툴 프로그램은 그 버그를 도저히 치유할 수 없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어 버그를 건드릴 수가 없다. 쾅! 그렇게 한참을 생각하던 무렵. 문이 난폭하게 열리고 난입한 사람이 있었으니. 소리에 반응해 고개를 돌린 미사는 모든 것을 찢어버릴 기세로 이번에도 자신에게 칼날을 겨누는 아젤리안을 볼 수 있었다. ‘뭐, 뭐야? 이건…….’ 아젤리안의 표정은 너무도 창백했다. 그녀의 몸은 뭔가 흥분한 듯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아젤리안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한 거지……?” “무, 무엇을?” “시간을……어떻게 돌렸나? 그대는 정녕 악마인가? 대답하라!” ‘뭐,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로드했는데도 기억이 남아있어?’ “어서!!” 미사는 매우 당혹스러웠다. 로드를 하면 당연히 버그로 알아 챈 자신의 정체를 잊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오히려 로드를 했다가 사태가 더욱 심각해져 버렸다. ‘생각보다 버그가 심각하군. 마스터와의 상의를 통해 포맷을 권장하고 싶지만 이 프로그램은 포맷조차 할 수 없도록 막고 있어……정말 빼도 박도 못하겠군.’ 이제 남은 방법은 단 하나. 어떻게든 게임 시스템에 관한 것은 입도 뻥긋하지 않고 판타지적 세계관에 입각하여 아젤리안을 납득시키는 것뿐이었다. 미사는 그나마 루시페리아R에서 이런 버그가 터졌다는 것에 감사했다. 판타지 세계관이니 시간을 되돌리는 마법이라거나 마족의 빙의가 가능하다는 설정으로 밀어붙이면 아젤리안도 대충 납득할 수밖에 없고 그 다음부터는 연기를 해서 현진이 플레이하던 레이드란 대공의 인격을 대입하면 애초부터 딸리는 지능을 타고 태어난 NPC는 그랬었나 보다 하고 넘어갈 것이다. 그렇게 계산을 끝마친 미사는 미친 듯이 껄껄 웃었다. “크하하하하!!! 알아챘구나 너의 그 안목에는 찬사를 보내마!!! 나는 마계서열 3위의 마왕 타브라마한이다! 크캇캇캇!!!” “큿!” 아젤리안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정말로 그 말을 믿는 모양이다. “대공은! 대공은 어떻게 된 거냐! 마왕!” ‘풋! 속아 넘어갔나. 역시 NPC로군.’ “푸후후후 그건 알 바 없고 내 정체를 알게 된 이상. 네 년도 죽어줘야 겠다. 크하하하하!!” 미사는 사악하게 웃으며 손을 뻗었다. 잠시 기절시킨 뒤 현진의 인격을 흉내내어 이 상황을 종결시키려는 심산이었다. 그녀는 현진과는 다르게 어떻게 공격하면 아젤리안이 죽지 않고 단순 기절만 할 수 있는지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공격을 펼치려는 찰나. “지광파!!!” 폼을 잡고 마법을 썼지만 아무런 이펙트도 나타나지 않는다. ‘어라? 다시 한 번!’ “스톤 파이크!!” 그러나 여전히 아무 공격효과가 없었다. 아젤리안이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자. 그제야 미사는 뭔가를 떠올렸다. ‘아뿔싸!!!! 이런 간단한 원리를 깨우치지 못하다니!’ 마왕의 빙의된 것이 아니라 마왕이 빙의된 척만 하는 레이드란 대공은 결코 동료캐릭터로 인식되는 아젤리안을 공격할 수 없었다. 바보 주인을 모시다보니 똑같이 바보가 된 것은 아닐까 하고 의심스러운 미사였다. 그렇게 바보짓하고 있는 미사를 향해 아젤리안은 검격을 날렸다. 레이드란 대공의 몸체를 지닌 마왕에게 공격하는 것은 꺼림칙했으나 그녀는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이길 수 없는 상대. 일단 공격을 하여 혼란케 한 다음 탈출. 공작에게 씌인 마왕의 빙의를 푸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러나 아젤리안의 공격도 성공하지 못했다. 당연한 것이 진짜 마족빙의된 레이드란 대공도 아닌 평상시의 레이드란 대공을 그것도 호감도가 극도로 높아 엘리넬의 왕자 보호 파워같은 것도 발동되지 않는 아젤리안이 공격할 수는 없었다. 그것도 마왕의 강력한 힘을 지닌 레이드란 대공에게 아젤리안의 공격이 통하지 않았다거나 하는 등의 연출이 되면 괜찮은데, 문제는 아젤리안에게 시스템 상으로 ‘해서는 안 될 공격’ 에 대한 금제가 가해졌다는 것이었다. 서로 대치하면서 주문을 외치는 데도 전혀 공격이 나가지 않는 우스운 상황. 아젤리안은 처음에는 마왕이 자신의 공격을 모조리 캔슬해내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이 아님을 곧 깨달았다. 이것은 공격에 대한 캔슬이 아니라 자신의 몸이 자신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주문을 취소하고 검격을 날리기 이전에 공격의사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아젤리안은 좌절한 듯 무릎을 꿇었다. 이러한 현상은 이전에 수련을 하며 겪어보았던 것이다. 그녀는 지금의 이 현상을 통해 마음속에 억눌러왔던 그 무언가가 터져나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는 미사를 향해 말했다. “당신……이 세계의 비밀을 알고 있지?” 움찔! 미사는 뭐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이미 버그가 상당부분 진척된 모양이다. 진작 알아냈어야 했는데……. “이 세상은 이상해……너무도 이상하다고! 어째서 가면 안 될 곳이 있고 가지지도 않는 곳도 있고…… 그리고 몇몇 사람들은 인형처럼 자기가 한 말을 몇 번씩 반복하기도 하며, 몇 명은 죽을 때 시체를 남기면서 일반 병사들은 그저 칼에 베어도 먼지가 되어 날아가 버리며 간단히 할 수 있는 십자베기 같은 것도 상당한 수련을 거쳐야 해……. 시간도 마음대로 돌아가서 죽은 사람이 살아오기도 하지. 도대체 어떻게 되어먹은 거야! 당신은 알고 있지? 알면 제발 가르쳐줘! 응? 가르쳐달라고!!!” NPC들 그들 중에서도 자아가 강한 주요 캐릭터들. 그들은 보통 인간과 똑같이 모든 것을 생각하고 판단해 낼 줄 아는 뛰어난 인공지능을 지녔다. 그러나 그 인공지능들에게는 플레이어의 동화작용을 막기 위해 도입된 게임과 같은 요소에 정체성을 고민하지 않도록 사고에 대한 심한 제약이 걸려 있었다. 그것이 버그로 인해 풀려버린 아젤리안. 그리하여 그녀는 이 세계에 대하여 엄청난 위화감을 느꼈다. 레벨 업 시스템부터 그저 인형처럼 자기가 해야 할 대사 몇 가지만을 반복적으로 늘어놓는 바보 NPC들에 몇몇 캐릭터들은 시체가 남으면서도 일반 병사들은 모두 연기가 되는 것 등. 자아가 완벽한 플레이어만이 느낄 수 있는 위화감을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는 여타 NPC들과 다르게. 최근의 시간이 되돌아가는 사건 등에서 본격적으로 자각했지만 이미 그녀는 게임 속 여러 방면에서 의심을 품고 있었던 것이었고 그것이 현재 레이드란 대공을 공격할 수 없도록 제약이 가해지는 시스템과 레이드란 대공의 변모한 인격으로 터져 나오고 말았다. 미사는 어설프게 숨길 수 없는 사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버그를 치유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해킹툴 프로그램을 제거하지 못하면 절대 버그를 치유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숨길 수만은 없는 노릇. 세계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 아젤리안 하나 만으로 게임 시스템의 폭주가 일어날 수도 있고, 나중에라도 그녀는 마스터 플레이어인 현진에게 직접 물어볼 공산이 크다. 그러므로 이미 게임 속세계를 자각해버린 아젤리안을 어설프게 속이거나 얼버무리기보다는 차라리 지금은 사실을 밝히는 게 나을 것 같았다. - 좋아요. 아젤리안. “……!” 아젤리안의 머릿속에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렸다. 귀여운 여자아이의 소리였다. “뭐, 뭐야?” 당황해 하는 아젤리안. 그러나 미사는 개의치 않고 말했다. - 당황해 하지 말아요. 레이드란 공작의 캐릭터인 채로 이야기하면 더 혼란스러울 까봐 이렇게 하는 거니까. 정 혼란스러우면 바꿔줄게요. “뭐냐니까!” - 이런 방금 전만 해도 알려달라고 큰소리쳤으면서. 이제 와서 모른 척 하기에요? 제가 당신의 의문을 풀어드리죠. “…….” - 먼저 소개부터 할까요? 내 이름은 카나자와 미사에. 줄여서 미사라고 부르죠. 마스터께서 지어 주신 이름이지요. 일본 미연시의 폐인이었던 현진이 미사에게 붙인 이름 역시 미연시 게임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의 이름. 물론 긴 이름은 게임 플레이 시 불편하기에 현진은 그녀를 미사로 지칭해 불렀고 그것이 미사의 이름처럼 변했을 뿐. 미사의 이름은 애초에 일본 여성의 이름이었다. - 일단 개념정리부터 시작하죠. 이 세계에는 중간계, 마계, 천계, 정령계, 카오스계 이 다섯 가지 세계가 나뉘어져 있죠? “그, 그렇소.” - 그럼 이 세계들은 누가 창조했을까요? “주신과 마신……그리고 혼돈.” - 아니에요. “그럼?” 아젤리안은 자신이 알고 있던 지식이 부정당하자, 곧바로 궁금증을 나타냈다. - 이 세계는……신이 아닌 당신과 비슷한 인간들이 만들어 낸 가상의 세계랍니다. “뭐? 인간이 세상을 만들어? 그런!” - 믿기 어렵겠지만 지금 제가 하는 말은 전부 사실이에요. 잠자코 들어주세요. 믿고 안 믿고는 자유지만 제 말 자체를 부정하진 말아주세요. “알겠소. 빨리 말해보시오.” 미사는 말할 거리들을 차분히 정리하고 다시 말했다. - 그리고 레이드란 대공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에요. “……!” 순간 아젤리안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칠성권 문곡!” “끄허어억!!” “아싸!!” 종원이 블루스의 권에 맞고 내장 섞인 피를 토하며 날아가자 구경하던 친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어 다음 나야.” 게임이 리셋되고 이번에는 성재가 날개의 유지나 구하기 이벤트를 실행했다. 끼이이이익! 콰직! 몸집이 왜소하고 몸무게가 적게 나가는 성재의 특징이 그대로 적용된 날개의 캐릭터 성재는 미니트럭에 부딪히자마자 멀리 날아가 슈퍼의 간판에 부딪힌 뒤 계란 판에 굴러 떨어진 다음 목이 콰직 부러진 처참한 모습으로 사망했다. “끼야후!!! 나이스!!” 실제 죽은 것은 아니라지만 저렇게 죽는 친구를 눈앞에 두고 할 말은 좀 아니다. 새식이 간 뒤 미폐모인들은 재경의 8인 동시 접속 SD폴더2에 접속하여 시합을 벌이고 있었다. 주최는 재경. 시합 내용은 날개 유지나 구하기 루트, 미행 9 송마리 공략 루트, 루시페리아R 아제룬 첫 능욕루트로 이 세 가지를 먼저 클리어 한 사람에게는 재경이 특별히 메이드를 일주일간 임시대여 해 준다고 하는 엄청난 상품이 걸린 경기였다. 사실 재경은 그 둔한 몸놀림과 순애루트 선호성향 덕에 바보 현진만큼은 아니더라도 게임 속에서 상당히 헤매는 경향이 컸다. 그리하여 그는 가상현실에서 충분한 재미를 보지 못하고 결국 메이드를 고용하는 초강수에, 친구들을 조종하여 넘어가지 못한 어려운 관문들을 클리어 하려 했다. 새식이었다면야 굳이 조건을 안 내걸어도 간단히 깨 줬겠지만 조금 실력이 딸린다고 보여지는 이들이었기에 재경은 충분한 경쟁으로 효율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누가 봐도 탐나는 푸짐한 상품을 내걸었다. “이번엔 나다!!!” 정진이 도전을 선택했다. 그가 맨 처음으로 클리어 하겠다고 나선 퀘스트는 루시페리아 아제룬 능욕루트. 게임이 실행되고 정진은 아제룬을 꼬셔서 물 속에서 레이드란 공작의 거시기를 잡게 만든 다음 애무를 시켰다. 그것을 보던 현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아제룬이 다른 남자에게 능욕당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더러웠다. ‘뒈져버려라 새끼!’ 그래서 현진은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공개적으로 해도 되는 분위기지만 장난식으로 실패해라! 따위의 저주가 아닌 진짜 죽어버려라 라는 뜻이 포함된 살벌한 말이었다. 정진은 그 애무에 빠져들더니 헤벌레 하는 모습이다. 그러던 새에 뒤에서 다가온 엘리넬이 가차없이 그의 목을 베어냈다. “푸하하하!!” “굿! 굿! 나이스 플레이!!! 꺄하하하!” 공작이 죽은 뒤 이어지는 아제룬의 엘리넬을 추궁하는 장면이 잠시 이어졌다. 현진은 무언가가 떠올라 이 장면과 이어졌다. 아제룬을 위해 랭카르터 자작을 죽일 때의 자신과 화면 속의 아제룬에게 추궁당하면서도 무릎꿇는 엘리넬이 묘하게 비교되었다. “야 이번엔 너다 김현진. 안 할 거야?” “아니. 당연히 해야지. 플레이 권한 5번째 플레이어에게 넘기도록!” 굳이 메이드가 탐나는 것은 아니지만 친구들과의 친목을 다지는 자리에서 뺄 생각도 없다. “실행! 날개!” 재경의 SD폴더2 도우미 로잔나가 현진의 음성에 따라 미연시 게임 날개를 실행시켰다. 뚜둑. 뚜둑 현진은 자신감이 넘쳤다. 이전에 봐 둔 ‘유지나에게 레슬링 기술 스피어’를 먹여라! 라는 섬마을김씨의 공략법대로 이전에 한 번 실험해 봤다가 정말로 성공한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걸어오는 유지나와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의 폭주. 미니트럭. 현진은 각도를 잘 잡고 레슬링 기술 스피어를 먹일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그리고 가장 좋을 타이밍에 발동을 걸고 발정난 코뿔소마냥 돌격했다. “으다다다다다다다다!!! 억!!” 기세 좋게 달리던 현진은 도로 위에 갑자기 나타난 어디서 나왔을지 모를 웬 돼지에 치여 그대로 넘어졌다. 그러면서 본능적으로 펴진 두 팔은 무언가를 잡았다. 허나 그 무언가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밑으로 스르륵 내려갔다. “커헉!!!” 현진이 넘어지면서 얼떨결에 손을 뻗어 잡은 것은 유지나의 치맛자락. 그 치맛자락에 걸린 속옷까지 그대로 벗겨진 채 그것들이 다리에 걸려 도로에 엎어진 유지나. 때마침 폭주하던 트럭은 유지나의 거의 지척에서 멈추었다. 그리고 그 안에선 대머리를 감추려는 듯 모자를 쓰고 선글라스를 착용했으며 머리에는 개구리를 얹은 불량해 보이는 청년이 내렸다. 마땅히 속옷을 벗기고 넘어진 현진과 뽀얀 엉덩이를 만천하에 노출하게 된 유지나에게 다가가야 하는 것이 정상이겠지만 어쩐 일에서인지 그 청년은 현진에게 차인 돼지에게 다가서서 말했다. “오 나폴레옹! 찾았잖아!” 개굴개굴. “그래 알렉산더. 나폴레옹도 찾았으니 이만 돌아가자고. 동생 씨한테 원고를 보여주러 가야하니까.” ‘뭐하자는 거야 지금?’ 혼자 원맨쇼만 하고서 트럭운전수는 돼지를 데리고 트럭에 탄 뒤. 차를 몰고 사라졌다. 현진은 황당했다. 이벤트가 왜 갑자기 이 따위로 일어나는 건지? 그에 대한 설명은 재경의 도우미인 로잔나가 해 주었다. - 2% 확률로 일어나는 랜덤 이벤트입니다. 랜덤 이벤트라니 할 말은 없다. 그런데……. 아랫도리가 시원해지게 만든 현진을 유지나는 가만히 놔 둘 생각이 없었다. “이, 이 변태에에에에!!!” 짝!!! 이빨이 날아가고 입술이 터지고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강한 싸대기 일격. 통각수치는 최저였지만 일시적인 이벤트로 인해 높아진 타격치. 그로 인해 뺨을 맞은 현진은 그 통증에 뇌가 울리는 것 같았다. 현진은 그 뺨을 맞고 한참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TITLE ▶45178 :: 98. Happy end Bad end 1(처절한 외침) 섬마을김씨(lastride) 05-06-02 :: :: 19015 “오오 첫 번째 스테이지 클리어! 드디어 나왔군. 역시 능욕신마 답다!” “운 좋은 놈.”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사는 현진. 그러나 이벤트를 통해 얻어맞은 뺨은 실제에서도 얼얼할 정도로 충격이 매우 컸다. 다음 스테이지는 제일 쉬운 루시페리아R. 아제룬 능욕루트. “하하하! 공작 남자끼리인데 뭘 그리 부끄러워하시오! 어서 들어오시구려.” “아. 그럼.” 이상하게 방금 전 정진이 아제룬을 능욕할 때는 묘하게 싫었는데 지금의 아제룬을 보니 별 반 감정이 들지 않았다. 리엘란이나 리엘르를 능욕할 때와 거의 비슷한 느낌. 그래서인지 능욕신마로서의 진정한 기술이 아제룬에게 모두 발산되고 있었다. 또 제 3의 눈에 걸리는 엘리넬. 이번에는 패닉도, 흥분도 걸리지 않았기에 현진은 엘리넬의 아제룬 보호파워 공격을 검지와 중지 두 손가락 사이에 잡으면서 막아냈다. “경도 같이 씻지 않겠는가?” “아, 아닙니…….” 그러나 현진은 거절하는 엘리넬을 강제로 호수로 끌어들였다. 일단 물에 한 번 젖으니 엘리넬 역시 옷을 아니 벗을 수 없었다. 현진은 그 뒤로 아주 자연스럽게 두 여자를 애무하며 능욕했다. 아젤리안과의 H 이벤트처럼 머뭇거리고 조심스러운 것이 아닌 거침없는 플레이였다. ‘이상하다. 별 느낌이 없어. 너무 자연스러워.’ 아젤리안을 상대로 할 때의 자신이 어떤가를 잘 알고 있는 현진이었다. 쑥맥. 그 한 마디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아젤리안은 상대하기가 껄끄럽다. 그런데 똑같은 아제룬의 능욕엔 머뭇거려지지 않았다. 외양이 같은 것에 잠시 현혹되어 정진의 플레이가 맘에 들지 않았었는데……이상했다. 현진은 아직까지 완벽히 눈치채지는 못했지만 답은 간단했다. 쌍둥이가 아무리 외모가 닮았다고 해도 둘 다 좋아하지 않는 이상은 외양만 같을 뿐. 결국 마음을 주게 되는 것은 하나뿐이고 그와 닮은 여성이 있다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서서히 안겨오는 아제룬을 보며 현진은 생각했다. ‘빨리 집에 가서 게임하고 싶다.’ “윽 배야……. 이거 가상현실 충격이 실제까지 이어지는 건가?” 두 가지 루트를 모두 성공시키고 마지막 도전한 미행 9 송마리 루트. 거기에서 현진은 송마리의 곁에 붙어 다니는 블루스의 칠성권 연환십팔격을 맞고 게임 오버를 당했었다. 그러고 게임을 끝낸 뒤 집에 돌아오려하니 묘하게 아랫배가 쑤시는 것이 아닌가? 현진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급하게 바지부터 내리고 시원하게 속을 비웠다. “하아~ 게임하고 싶다. 시간이 다 되서 오늘은 못하지?” 재경의 집에 있을 때부터 자꾸만 아젤리안이 보고 싶었다. 그렇지만 오늘의 허용 시간은 다 써버린 상태에서는 게임을 할 수 없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현진은 TV를 켰다. 오후 4시. 어린이용 프로그램들 때문에 별로 볼 것은 없는 시간이다. 하릴없이 채널만 돌리던 현진. 뉴스 채널에 잠시 멈춰진 TV브라운관. - 가상현실 게임을 하다 게이머가 숨을 거두는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했습니다. 21세의 존 브러시 씨는 오늘 새벽 가상현실 게임을 하던 도중 사망하여 있는 것을 뒤늦게서야 가족들이 알고 경찰에 신고…… 평소 가상현실 게임을 즐겨 하던 브러시 씨는……. “쳇. 또 저런 뉴스냐. 하여간 이놈의 언론들은 게임이 무조건적으로 살인이나 강간을 불러일으키는 것 마냥 자극적인 보도를 해댄다니깐. 미친새들. 게임 산업이 얼마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분야인데 아직까지 저런 보도를 하는구만. 하여간 우리나라 꼴통들은 알아줘야 해.” 현진은 가차없이 채널을 돌렸다. 저런 뉴스는 더 볼 필요도 없었다. 일부 언론들은 마치 게임을 하면 무조건 폐인이 되고, PC방에서 심장마비 걸려 죽고, 게임에 미쳐서 동생을 도끼로 살해한다는 식으로 자극적인 보도와 게임의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시켜 뉴스를 내보냈다. 사실 그 정도 부작용은 어느 사회 문화 현상에나 조금씩은 있는 것인데 무조건 애들이나 하는, 공부에 방해되는 안 좋은 쪽으로만 저렇게 몰아가니 게임 산업이 활성화 될 때 즈음에 태어난 지금의 기성세대들도 이전 그들의 부모들과 같이 여전히 자신의 아이들을 탄압하고 게임하는 이들에게 좋지 못한 시선을 보내는 것이 사실이었다. 특히 이번 가상현실 게임 부분은 여러 윤리단체나, 여성단체, 모텔업자, 기존 게임 및 컴퓨터 제작업자 등 많은 적을 두고 있었으니 더욱 중립적이지 못한 보도는 받아들일 필요가 없었다. 더 채널을 돌리던 현진은 TV를 보며 하루를 대충 때우고 잠자리에 들었다. 누웠는데 잠은 오지 않는다. 빨리 자고 내일이 되어야 다시 루시페리아를 할 수 있는데 시간은 가질 않았다. 머릿속에는 오직 누군가의 생각으로 가득했다. 왜 자꾸 아젤리안이 떠오르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루시페리아가 재밌어지면서 그 대표격인 캐릭터가 떠오르는 것이라고 치부했다. 하아~ 공연한 한숨이 나오는 것은 왜 일까? 그렇게 밤이 깊어갈 무렵. 낮에 그렇게도 붐비던 서울의 도심지역에 입지한 빌딩들의 불이 대부분 꺼진 가운데 거의 암흑만이 남아 있는 구역에 유일하게 빛을 비추는 한 층과 빌딩이 있었다. SD가상현실사업부. 그곳에서는 현재 긴급 대책회의가 벌어지는 중이었다. 쾅! 참다못한 김석진 회장이 책상을 내리치고 벌떡 일어나 무서운 눈빛으로 직원들을 노려보았다. “그만! 그만! 그만! 더 이상 떠들면…….” “큭!!” “커헉!! 회, 회장님 저, 저희들까지 죽이실 작정이십……큭!” 직원들은 각자 가슴을 움켜쥐고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한 이사가 거품을 물자. 그제야 김석진 회장은 눈빛을 거두었다. “지금 책임 추궁이나 하고 있을 때야! 원인분석과 대책을 세워야 할 거 아냐! 대책!” 그들은 미국에서 벌어진 게이머 사망 사건으로 인해 매우 분주했다. 자칫 잘못하면 회사의 이미지와 판매고에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상현실 게임들에 대한 규제가 이루어질 수도 있기에 가상현실 사업부와 SD소프트의 주요 직원들은 모두 모여 회의중이었다. 보통 국내에서 벌어진 사건이라면 김석진 회장이 빠른 발을 이용해 언론의 입을 막아버릴 수도 있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 벌어졌으며 또 시차가 워낙 심해 보도 당시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이미 보도된 지 한참 후에야 한국에 알려졌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는 언론들과 SD 덕분에 기를 못 펴는 미국 내 기업들이 이때다 하고 한국의 대표기업 SD를 까기 시작했고, 그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태였다. 그런데 가상현실 사업부와 SD소프트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싸우고 있으니 회장이 열이 아니 받을 수가 없다. 실제로 몇 명 죽여버릴까 하다가 손자도 그 기운에 당하고 있어 거둔 김석진 회장이었다. “화근은 미국지부 쪽에는 한국과 비슷한 시기 출시를 위해 미리 초판들을 보내 놓았었는데 그중 버그판들이 섞여 있지 않았습니까? 그것이 원인일 거라고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미국지부 쪽에는 버그판이 상당수 유출 된 모양입니다. 그렇지만 일단은 미 언론들의 입을 막는데에 주력해야 할 것이고 클레어 대통령을 움직여 미 일각에서 주장하는 안전세, 관세율 인상 법률의 제정을 막아야 합니다.” “그거라면 내가 조만간 클레어 대통령을 만나보도록 하지. 그렇지만 또 이런 사태가 터지면 재미없네. 최대한 위험성은 부각시키지 말고, 각종 떡고물이 쏟아지는 패치를 제작해서 전송토록 하게나. 생명이 위험할 지도 모른다는 식으로 해서 패치를 보급하면 보급률은 완벽해 질지 몰라도 판매량이 급감할 수 있어. 알았나?” “알겠습니다. 회장님.” “그리고 혹시 몰라. 미국뿐만 아니라 수입국가들은 전부 알아보고 패치 보급을 하도록. 미국이 가장 많이 퍼진 것 같으니 별 일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쪽 저 쪽 다 손보기는 힘드니까 말야.” “조치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SD 김 상무.” “예! 회장님.” “자네는……오늘부터 며칠 간 미국지부에서 일 좀 해 줘야겠어.” “예?” 전혀 뜻밖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일이 터진 이상 책임자인 김 상무가 가서 처리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렇지만 회장님. 그럼 그 실험은……?” “그거야 화면만 녹화해 놓았다가 나중에 다시 꺼내면 되잖은가? 그리고 정 급한 일이 생기면 내가 때우도록 하지. 되었나?” “음 그 정도라면…….” 최근 성교시 동화율이 너무 극도로 올라 생기는 것 때문에 제어를 위해서라도 지키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던 새식.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김석진 회장이 직접 때우겠다니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뭐 솔직히 만날 남의 플레이 하는 거나 지켜보는 게 지루하기도 했지만. “어때 가겠나?” 안 가면 그 무서운 눈빛으로 심장을 움츠러들게 만들 거면서 한다는 소리는 이라고 생각하며 새식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회장님. 그치만 그 실험 조심하셔야 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한국에서도 그 사태가 터질 수 있을 테니까요.” 한국의 유일한 버그체험자 역시 최근 가장 위험한 상태에 와 있었다. 그 대상이 절친한 친구라는 것이 자리를 비우는 데에 약간의 망설임을 갖게 했지만 프로그램 자체나, 가상현실 도우미는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도저히 막을 수 없는 불가항력적 상황만 아니라면 그것들이 알아서 잘 보호해 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안심도 보다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게 있었으니……. ‘흐흐 금발미녀~~ 기다려라! 러시아는 못 갔지만 미국이면 또 어떠리! 크캇캇캇!’ 훗날 뉴욕을 배경으로 했으며 이전 유명한 성인 시트콤을 패러디해 이름 붙이고 서양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미연시 게임의 첫 시초가 지금 막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 ……마스터. 현진은 미사의 힘없는 목소리에 뭔가 불안감을 느꼈다. ‘왜? 뭔 일 있어? 목소리 톤이 영 아닌데? 혹시 또 너 뭔 짓 했냐?’ - 했다면 한 거겠지요……어쨌든 죄송합니다. ‘죄송?’ 완전 풀이 죽은 듯한 미사의 목소리에 현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가 자신이 없는 새에 헛짓거리를 한 것 같기는 한데 미사의 반응이 영 아니었다. 이래서야 어디 화를 내고 혼을 내려고 하는 게 껄끄럽다. ‘도대체 뭔 짓을 했길래 그래? 쩝. 뭐 일단 뭔지 이야기나 해 봐.’ - 저 그게……사실은……. 길게 이어지는 미사의 말. 그것을 하나 하나 들을 때마다 현진은 SD에 대한 욕을 퍼부었다. 악성 해킹툴 프로그램에, 버그까지. 거기에 결정적인 것인 아젤리안이 게임 속세계에 대한 비밀을 알아버렸다는 것이다. ‘김새식. 이 자식이!!!’ 충격이었다. 들어 보니 은근슬쩍 자신을 실험용으로 썼다는 소리나 다름없지 않던가? 지금까지 뭔가 핀트가 조금씩 어긋난 스토리들도 버그의 영향이라고 한다. 게다가 어제 보다가 돌리긴 했지만 기억나는 미국 브러시 씨의 사망원인과 똑같은 일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는 것이 무서웠다. 현진은 잠시 접속 헬멧을 벗고서 즉시 항의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유일하게 알고 있는 새식의 연락처와 SD소프트 미연시 게임 개발 사업부 이 두 곳 모두에서 아무 기별도 듣지 못했다. 모두 이번 사태로 미국으로 출장을 갔고, 새식은 핸드폰이 여러 개였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별 소득 없이 다시 게임 속으로 들어온 현진. ‘하아 이거 어떡한다냐?’ 현진은 걱정이 들었다. 지금까지 자신이 알고 있던 그 모든 것을 부정당한 기분. 거짓된 세상의 만들어진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 아젤리안이 어떻게 나올지 너무도 걱정스러웠다. 또한 게임이 어떻게 진행될 지도 의문스러웠다. 맺어진 히로인이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패턴을 보인다는 것도 큰 문제다. ‘미사. 아젤리안의 호감도는?’ - 동요가 있긴 했습니다. 3포인트 가량 하락했군요. 뭐 이벤트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치는 아닙니다. 이미 200포인트를 돌파한지 오래이니 180이하로만 떨어뜨리지 않으시면 됩니다. 거기에 성교를 가지실 때마다 포인트는 올라갑니다. 아젤리안의 취약성감대인 XX쪽으로 관계를 가지시지만 않으신다면요. ‘음. 아젤리안은 어디있어?’ - 방에 계실 겁니다. 아마도. ‘가봐야 겠군.’ 현진은 착잡한 마음이 그대로 대입된 힘없는 발걸음으로 공주의 방으로 갔다. 미사가 연신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말을 해 댔지만 미사를 탓할 일이 아니다. 미사보다는 시스템 버그가 난 것을 경품이랍시고 증정한 SD와 목적이 분명치는 않았지만 해킹툴을 깔아 놓게 만든 회장에 대한 의심과 배신감이 더욱 컸다. 허나 어쩔 것인가? 이미 엎지른 물. 특히 개인으로서 SD라는 괴수에게 맞서기란 너무도 힘든 일. ‘체 경품으로 공짜로 플레이어 하는 이의 의무란 것인가? 완전 베타테스터 취급받은 것 같군. 그래, 버그 있는 베타버전 플레이 한 거라고 생각하자. 후우~ 그나저나 정말 아무 일 없을까? 혹시 자살 같은 극단적인 방법을 쓰지는 않겠지?’ 똑똑한 아젤리안이다. 진실을 들은 마당에 어차피 죽으면 시간을 돌려 되살릴 수 있다는 것을 아는 마당에 자살이라는 방법 따위는 쓰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꼭 그런 극단적인 사단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혹시라도 자신을 배척하거나 모른척하거나 하면 어떨지 그것이 너무도 걱정되었다. 그래서인지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들어가자마자 베개부터 날아올 것 같군…….’ 문 앞에 서자마자 채 생각할 시간도 주지 않고 시녀들이 단숨에 문을 열어준다. “공주님이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어서 들어가시죠.” 원래 누군가가 오면 허락을 받아야 하지만 아젤리안은 뭔가 단단히 마음을 먹은 듯 했다. 그렇지 아니했다면 미리 올 줄 알고 이렇게 명령을 내리진 않았을 것이다. “나 왔소. 공주…….” 뒤를 돌아보지 않고 있는 아젤리안. 그녀는 말했다. “얘들아. 문 걸어 잠그고 아무도 못 들어오도록 막아라.” 현진이 들어서자마자 시녀들은 문을 닫았다. 사방이 꽉 막히자 더 긴장되고 떨렸다. 과연 뭐라고 말할까? 아젤리안은 와이셔츠 하나와 속옷만을 입고 있었다. 등을 보이고서 오른손으로는 무언가를 하고 있었는데 커텐에 몸체까지 가려져 뭘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곧 레이드란 대공 캐릭터의 민감한 후각에는 자주 맡아 본 냄새가 포착되었다. “저, 저 아젤리안…….” 현진은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에 대었다. 그러자 아젤리안은 그제야 고개를 돌렸다. 매우 상기된. 그리고 약간은 풀린 눈동자. “대공…….” 곧 아젤리안의 어깨에 얹은 현진의 손등에 아젤리안이 손을 가져다 대었다. 그러자 손등에는 질척질척한 액체가 매우 축축하게 느껴졌다. “이건…….” 내음을 맡아보니 틀림없는 그것이다. 현진이 놀란 듯한 표정을 짓자, 아젤리안이 자리에서 일어나 공작을 향해 몸을 돌렸다. 그녀의 볼은 너무도 빨갛게 상기되어 있을뿐더러 눈빛마저 흔들리고 있었다. “나……대공을 생각하면 이상하게 되어버려서……그만 이렇게…….” 팬티 밑이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그리고 뽀얀 허벅지 사이로 물방울들이 흘렀다. 아젤리안의 손이 또 다시 팬티 속으로 들어간다. 엄지손가락을 물고 현진이 보는 앞에서 자꾸만 손을 움직인다. 현진은 할말을 잃고 그 광경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뭔가 묘하게 핀트가 안 맞는 느낌이다. 분명 실의에 빠져 있거나, 배신감에 몸서리를 치고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 아젤리안은 속옷을 무릎까지 끌어내렸다. 신체의 중요부위와는 분리가 되었지만 하얀 액체의 실이 여전히 속옷과 허벅지 사이의 균열을 연결해 주고 있다. 반질거리는 속살. 아젤리안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자신을 보고 있는 현진에게 다가갔다. 그 런 다음 튀어나온 아랫도리를 잡으며 고혹적인 눈빛을 보낸다. “XX XX XXX XXXX……(오랜만에 나온 검열삭제)” 에. 유감스럽지만 검열삭제로 인하여 중간의 부분이 생략되었습니다.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시길. - 무책임한 작가 배상. ‘안 돼! 설마! 설마! 미쳐버린 건 아니겠지? 아닐테지?’ 너무도 음란하게, 아젤리안은 원하고 있었다. 능욕 루트로 가서 욕구불만도 수치가 보통 이상일 때나 나오는 그러한 행동 패턴을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현진같이 순애루트로 진행했을 경우 절대 이런 반응이 나와서는 아니 된다. 여기서 현진은 한 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버그에다, 알아서는 안 될 것들을 알아 버린 대가로 시스템이 폭주. 결국 미쳐버린 것은 아닐까 하고. 그렇지만 아젤리안은 의외로 멀쩡해 보인다. 미쳤을 때 나오는 행동이 아니다. 지금은 그저 떼쓰는 어린아이 마냥 그것을 원하고 있을 뿐. 갑작스레 변한 행동 패턴에 크게 당황하던 현진. 하지만 생각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보니 뭔가가 떠올랐다. 비록 가상현실 게임으로 패턴은 조금 다르다 하나 루시페리아R은 엄연한 미연시. 현진은 떠올렸다. 50여 년 전 출시된 미연시 순애물 게임이자, 무려 40여 년 만에 현대에 맞게 리메이크 되어 지금은 또 구작이 되어 버린. 게임. 리크리프. 그 게임의 내용은 코믹스러운 학원물로 진행되는데 특이한 점이라면 주인공의 핸드폰이 여자아이가 되어 공략 대상으로 등장한다는 점. 유감스럽게도 핸드폰이 변신한 여자아이는 현진의 취향이 아닌 로리였기에 현진은 그녀의 공략은 맨 나중으로 미루었다. 그러다 나중에서야 공략을 했고, 마침내 나온 H장면에서 현진은 선택지를 겪게 되었다. 미연시 인생으로 살아오며 외운 몇 가지 안 되는 일어. 외사정, 내사정. 미연시 게임을 하다 보면 성행위 장면에서 그림의 변화(철벅을 만들거나, 흘러나오는 것 양자택일)에 영 향을 주는 선택지로 불완전한 피임법인 외사정을 하지 않을 경우 가끔 임신하는 경우도 생기는 그러한 선택지. 허나 그동안 플레이 해 온 리크리프의 여타 캐릭터들에게는 그런 선택지가 나오지 않고 그저 물 흐르는 것처럼 스토리가 진행될 뿐이었다. 헌데 이 마지막으로 공략한 핸드폰 아가씨한테서 이런 것이 나오자 현진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평소 선호하던 내사정을 선택했다. 그리고 나온 건 핸드폰 아가씨가 도로 핸드폰으로 돌아가 버리는 배드엔딩. 이유는 어처구니없게도 ‘이물질이 들어가서.’ 그 외에도 미연시를 해 올 때면은 갑작스레 이상한 이벤트가 벌어진다 싶을 때에 나오는 선택지는 당연한 것을 선택하기 보다는 정말 깨고, 쌩뚱맞은 선택을 해야 좋은 선택의 결과가 나오는. 미연시의 시스템에 빠삭한 현진은 지금의 상황이 어째 그런 것들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위의 리크리프의 예나 기타 미연시에서도 범했다가 갑자기 뒤에서 칼침을 맞는다거나 경찰에게 잡혀간다거나, 미행하다가 차에 치여 죽거나 하는 쌩뚱맞은 선택지 같은. 세상의 진실을 알고 혼란스러울 아젤리안이 갑자기 색녀가 되어 레이드란 대공의 그것을 원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현진이 그러한 생각으로 조용할 때 아젤리안은 그를 눕히고 자기 스스로 결합하려 하고 있었다. 능욕신마 현진. 그에게 은연중에 떠오르는 두 가지 선택지. ‘이대로 그녀에게 몸을 맡긴다.’ ‘뭔가 이상하다. 오늘은 그만두자.’ 물론 캐릭터의 몸체와 현진의 마음까지 아젤리안의 육신을 열렬히 갈망하고 있다. 허나 이상해도 너무 이상하다. 어차피 세이브 로드를 해 봐야 다시 알아차릴 터. 로드할 수 없는 선택지의 결단을 내려야 했다. 아니, 이젠 몸도 마음도 색욕에 끌려들어가고 있었다. 저항하기 조차 힘들다. 그녀의 살결의 부드러움과 뜨거운 숨결과 하반신의 조임으로의 유혹이 자꾸만 머릿속에 침투한다. 혼미해져가는 정신. 그렇지만 현진은 두 눈을 번쩍 뜨고 그가 익힌 최강의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흐아아앗! 무념무상! 색욕억제! 해탈신공!!!’ 현진은 두 손을 모았다. 그리고 그동안의 짜릿한 패배로 인한 불가항력적인 고자생활을 떠올리며, 스님일 때의 자세를 떠올리며, 김새식의 완전 하렘 세이브 파일로의 고된 수행을 떠올리며 깨달은 불가의 무공 해탈신공 (동대륙 제나라에서 온 소림승 혜정에게 배울 수 있다. 순애물로 가기 위한 필수 기술 중 하나. 허나 현진 같은 무한 삽질 플레이의 경우 스스로 터득할 수도 있다)을 사용했다. 그러자 아젤리안의 요구에 맞춰 뒹굴고 싶다는 욕구가 급감했다. 현진은 막 엉덩이를 들이대는 아젤리안의 허리를 잡고 그것을 저지했다. “공주님. 그만 두십시오.” “에? 대공……나, 나 대공의 그것이 너무…….” “지금의 공주님은 마음이 혼란하신 것 같습니다. 좀 더 마음을 가라앉히시고…….” “날……안아주지 않을 거요?” 눈물을 머금은 큰 눈으로 올려다보는 아젤리안. 현진은 하마터면 넘어갈 뻔 했지만 이전 수련을 통해 배운 대사를 충실히 이행했다. “제가 바라던 공주님의 모습은 이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 그 말이 떨어지자 아젤리안은 나신에 이불을 두르고 고개를 푹 숙였다. 앞머리가 눈을 가리고, 그녀의 눈에서는 한 줄기 눈물방울이 흘러 내려갔다. “정말 나를 범하지 않으실 거요?” “아마…….” “한 가지 묻겠소.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오? 정말, 정녕……미사 양이 말한대로인 거요? 대답해 주시오.” “무슨……?” 잠시 감을 잡지 못했던 현진은 되물었다. 그러자 아젤리안이 울부짖으며 외친다. “대공이……그대가 이 세계에 온 목적은 드래곤과 같은 유희를 즐기기 위해서…… 그리고 나는 그대가 이 세계에서 그대의 세계에서 풀 수 없는 성욕을 풀기 위한 정액받이에 불과하지 않소!” “……!” ///////////////////////////////////// 자...100화를 목표로 달려가는 루시페리아R. 루시페리아의 이야기는 이제 정말 100~101화에서 끝납니다. 다만...원제(가상현실 미연시 체험기)이다 보니 루시페리아R의 이야기에서 끝이 나지는 않습니다. 설문조사에 많은 참여를~~~(다만 설문조사는 참고용이라는군요. 꼭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는 말씀) TITLE ▶45281 :: 99. Happy end Bad end 2(마지막 전쟁의 서곡) 섬마을김씨(lastride) 05-06-04 :: :: 15071 아젤리안은 흐느끼며 말을 이었다. “대답해 주시오……그대는 다르다고 들었소. 그대만큼은……제발, 제발 나한테 말했던 속삭임이 거짓이 아니라고 말해주시오. 제발…….” 아젤리안은 현진의 옷자락을 잡고 거의 발광하듯이 외쳤다. 그녀는, 특히 이 세계가 거짓이라는 것보다 레이드란 대공이 단지 유희를 즐기러 전쟁을 하고 성욕을 풀기 위해 거짓 사랑을 고백한다는 것에 더욱 큰 충격을 받았다. 그래도 현진만큼은 버그로 인해 다르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어차피 시스템에 얽매인 자신은 레이드란 대공에 대한 호감을 자체적으로 버릴 수가 없다. 특히 200이 넘어버린 호감도 수치는 그를 위해서라면 죽음도 마다않는 극단적인 수치이다. 그리하여 시험했다. 만약 저급한 유혹에 넘어온다면 그녀는 로드를 한다 해도 지속적으로 목숨을 끊을 생각이었다. 그가 유혹에 넘어온다면 자신의 그에 대한 호감도는 일정부분 하락하게 되고 그가 말려도 자살이 가능했다. 이런 세상 따위에서 더 이상 노리갯감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운 좋게도 현진은 능욕신마의 경험을 살려 새로이 생성된 최악의 배드엔딩은 면했다. 현진은 한참 말이 없었다.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아젤리안의 말대로 현진이 처음 이 게임을 시작한 목적은 욕정해소였다. 처음엔 그것을 어리버리한 성격 탓에 전혀 이루지 못하다가 새식을 만나 방향을 전환했다. 현실에서는 즐기지 못했던 연애와 또 그것을 통한 욕정해소를 추구하기로 한 것이다. 헌데 어느새인가 발생한 버그는 단순히 게임을 게임의 범주로 받아들이지 않게 했다. 이미 자아 보호가 붕괴된 현진은 아젤리안이라는 가장 예쁘고 스토리가 좋으며 성격도 재밌어 많은 이들이 선호하는 메인 히로인. 꼬아서 말하자면 최고의 정액받이통인 그녀를 마음에 품게 되었다. 얼마 전까지는 버그를 몰랐다. 그래서 아닐 거라고 믿었다. 그녀에게 했던 속삭임은 연기에서 자연스레 나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방금 전 미사를 통해 그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들었다. 그럼 지금은? ‘나……정말로 좋아해 버린 건가? 이 여자를?’ 오열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저려온다. 아파서 견딜 수가 없다. 슬퍼하는 모습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저 강한 척 하면서도 한없이 여린 어깨를 보듬어주고 싶다. 영원히, 웃는 미소를 보고 싶다. 언제나 바보였던 그는 이제야 그것을 깨달았다. 현진은 고개를 숙였다. 그의 긴 앞머리가 눈 뿐만 아니라 코까지 내려온다. “울지 마세요……나는 그대의 우는 모습이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럼…… 전 당신에게 항상 미소만 보여야 하는 인형이었던 건가요?” “아뇨. 그건…….” 잠시 말을 더듬던 현진이 고개를 들어 아젤리안의 눈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그리고 입이 열렸다. “아마……제가 당신을 정말로……사랑하기 때문일 겁니다.” 쑥맥인 현진으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대사. 그에 이어지는 태클에 가까운 강렬한 포옹. 현진의 품에 최대한 파고든 아젤리안은 수도꼭지처럼 눈물을 쏟아냈다. “흑, 으흑, 으흐흑, 흐, 흐흐흐흐흑, 으아아아아앙!” 기쁨이 섞인 기묘한 울음에 현진은 그녀의 등을 보듬어주었다. 그리고 서서히 울음을 그쳐가는 그녀의 입술을 훔치며 딥 키스를 나눴다. 떨리는 몸과 눈에서 동그르르 떨어지는 눈물방울에는 어느새 저물어가는 석양의 붉은 빛이 굴절되는 무지개빛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팔베개를 한 아젤리안의 머리. 강력한 캐릭터 레이드란 대공의 팔에 오는 무게감은 없고 어딘지 간지럽고 미끈한 그녀의 머리카락에 대한 감각밖에는 느껴지지 않았다. “나이는요?” “음……아마 아젤리안 보다 한 살 많을걸요? 여기의 나이는 만으로 따지니까.” “가족은 있나요?” “부모님하고 형. 여동생 하나 씩 있죠.” “그쪽 세계에 애인 같은 거 있는 건 아니죠?” “그쪽에 애인이 있으면 왜 이 게임을 하겠어요?” “푸훗.” 아젤리안은 레이드란 대공의 가슴을 한 번 쓰다듬으며 말했다. “하아~ 이런 게 다 만들어진 거라니……어스 계도 정말 이렇게 똑같은가요?” “물론이죠. 그쪽 세계의 것들을 토대……아, 아니지 아스테니아 대륙은 어스 계의 천 년 전쯤을 배경으로 하고 있죠.” “그럼 그곳 배경은 어떤가요?” “음……나라마다 틀린데. 내가 사는 곳은 이 세계의 한민국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예요. 실제 내가 사는 나라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죠.” “왕은 좋은 분인가요?” “후후 그건 나중에 설명해 줄게요. 대한민국에는 왕이 없어요.” “아~ 황제가 있는 나라인가요? 그런데 제국이 아닌데요?” “나중에 설명해 줄게요. 이 세계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복잡한 개념일 수 있거든요.” “치…… 무시해요?” “글쎄요?” 아젤리안이 레이드란 대공을 대공이라는 캐릭터가 아닌 그 대공의 몸체를 빌려 쓰는 인격 현진으로 대접하면서 둘의 말투는 크게 달라졌다. 아젤리안과 현진 둘 다 모두 하오체와 딱딱한 존대어를 접으면서 한층 더 친밀해져 보였다. “그 세계에는 이 곳에는 없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음……전 세계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놓는 것도 있고, 사람들이 상자 안에 나오는 것도 있고, 말보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철차도 있고, 가서 보면 휘둥그레질 걸요?” “그래봐야 못 가잖아요……난.” “아아~ 걱정 말아요. 사람들이 상자 안에서 나오는 거하고 말보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철차는 이 세계 안에도 존재하니까. 몇 가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가지는 여기서도 체험해 볼 수 있어요.” “그런 가요?” 대화를 나누며 미소를 짓던 현진은 문득 뭔가가 떠올랐다. ‘참. 미사.’ - 예 마스터. 무슨 일로? ‘지금 엔딩이 가까워졌지? 유노테스 제국 전쟁 건만 끝나면?’ - 그렇습니다만……. ‘혹시 말인데 세이브 로드로는 아젤리안이 기억을 한단 말야. 그런데 엔딩을 보고 난 이후에도 아젤리안이 그걸 기억해줄까?’ - 흠……잘은 모르겠군요. 조사해 보겠습니다만. 설사 엔딩을 본 뒤라 한다고 해도 기억을 못한다면야 지금의 세이브 파일들이 건재하니 그것을 로드하면 되지 않을까요? ‘아아~맞아! 맞아.’ 현진은 안심했다는 듯 너털웃음을 지었다. 바보 같은 고민을 할 뻔했다. 가상의 연애라는 조금은 꺼림칙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경험을 하고 있는 현진. 그러나 이미 삶에 깊숙이 파고 든 가상현실. 거기에 이제 가상현실 통신망이 완비된다면 인류의 삶은 현실이 아닌 가상에서 대부분이 이루어질 터. 일이 벌어진 뒤의 합리화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현진은 오히려 버그가 터진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를 정말로 좋아하게 되었으며 플레이어와 NPC가 아닌 모든 것을 알고 있고 알게 된 동등한 입장에서의 관계를 나누고 있다. 이제는 게임의 플레이라는 가식을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녀는 게임 속 공략캐릭터가 아닌 엄연한 연인이다. “미사 씨랑 얘기했어요?” “그래요. 아젤리안. 그런데 이런 거 이상하게 생각되지 않아요? 쉽게 적응하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뭐 세상이 이런 걸 어쩌겠어요? 시간도 맘대로 돌아가고, 아군은 공격도 안 되고, 누구는 죽으면 연기가 되고 누구는 죽으면 시체가 되고……해탈했답니다. 해탈. 푸후! 바보 현진 씨가 최후로 선택한 거!” “에에?” “변태! 그러면서 나중에는 쌍둥이들도 건드리고 센티온의 공주들도 건드렸다면서요? 내가 모를 줄 알아요? 이제 왕국 정보부도 내 손에 있고……딴 눈 팔지 말아요. 알았어요?” “그러면 레이드란 대공으로 태어나 지니게 된 이 엄청난 정력은 누구한테 쏟아부을깝쇼? 여왕님?” 현진의 손이 스르르 밑으로 내려간다. “앗! 거긴! 뭐야……나 그런 걸로는 취급 안한다고 말했었잖아요!” 아젤리안은 천성이 활달하지만 목소리가 톡 쏘거나 하지는 않는다. 지금 하는 말도 억양에 고저가 없이 그저 표정만 약간 변했을 뿐 떨리는 목소리는 이전 그대로였다. 현진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 아예 하지 말까요?” “……바보.” 새침하게 고개를 돌리는 모습이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웠다. 그래도 차마 깨물진 못하겠고, 현진은 아젤리안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아아! 뭐에요! 당신이 하면 살짝 꼬집어도 되게 아프다구요!!” 아젤리안도 보복하려는 듯 몸 이곳저곳을 꼬집었다. “해봐야 소용없어요. 통각수치가 낮아서 하나도 안 아프답니다.” “칫!” “어유 귀여워라~~.” “바보!!” 아젤리안은 토라진 듯 몸을 돌아누웠다. 하지만 곧 목과 귀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입김과 찬 타액의 느낌에 몸서리쳤다. “그만 해……!” 그 묘한 기분에 그만두라고 소리를 지르려던 아젤리안. 입이 벌어지는 사이 기습적으로 무언가가 침투해왔고, 그녀의 미약한 저항은 얼마 안 가 끝났다. 곧이어 열락의 소리와 함께 현진을 지칭한 ‘바보’ 란 대사가 스무 번을 넘게 나왔다. ‘이, 이런! 안 돼! 이건……안 된다고! 외부 개입도 없고……어떻게든 내가 잡아야 해!’ 미사는 다시 이어지는 아젤리안과 현진의 정사장면을 보다가 또다시 급상승한 자아 동화 수치에 놀라지 아니할 수가 없었다. 이전엔 새식이 이렇게 급상승 할 때에 해킹툴 프로그램으로 적절히 조절해주어 위급한 상황은 막을 수 있었다. 그런데 현재 새식은 미국지부로 출장을 간 상황이고 이 프로그램을 관장하는 이는 이 장면을 녹화 중인 컴퓨터뿐이 없었다. ‘아 다행이다……멈췄어.’ 다급해 하던 미사는 일정 수준 오르다가 멈춰버린 자아 동화율을 보며 안도의 한숨(실제로 내쉴 수는 없다)을 내쉬었다. 여차하면 전원 차단을 생각할 만큼 급박했는데 다행이었다. 그렇지만 얼마 안 있어 미사는 오른 상태에서 내려가지 않는 자아 동화율을 보며 당황해 해야 했다. ‘이건……안 돼. 이대로는……이대로는 안 돼……어떡하지?’ 동화율 상승이 멈추면서 한 가닥 위기는 넘겼지만 이제는 더욱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되어버렸다. 상승된 자아 동화율이 하락하지 않고 높은 수치를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뭔가 대책이 필요했다. 게임 속 동화. 그것은 신체의 죽음을 의미함과 동시에, 가상현실로의 인격이 이어진다고도 볼 수 있었지만 꼭 그렇게만은 볼 수가 없었다. 지금의 마스터 현진은 너무도 행복해 보인다. 그렇지만 미사는 그 마스터의 목숨과 인격을 구해야 할 크나 큰 의무가 있었다. ‘유노테스 제국 전쟁 덕분에 당분간은 이 행위가 없을 거야……그리고 하루에 꼭 한 번 씩 사랑을 나눈다고 하면 변수만 생기지 않는다면 아슬아슬하게 맞출 수 있겠군……. 하아 그리고…….’ 미사는 아젤리안을 허공에서 내려다보았다. 그러면서 보이지 않는 들리지도 않는 한숨을 또 다시 내쉬었다. ‘내가 악역이 되어야 해…….’ - 아 국내 상황의 정리가 어수선 하므로 둘 다 전쟁터에 나가실 수는 없습니다. 만약 두 분 다 전쟁에 나가실 경우. 아직 남아 있는 2왕자파가 유노테스 제국과 합세하는 등의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유노테스의 기동력이 높은 철갑기마병단을 감안했을 때에 수도에 주 전력을 남겨두는 편이 좋습니다. 마지막 전투인 유노테스 제국의 침공을 두고 벌어진 작전회의. 현진은 자신과 아젤리안을 요격군세에 동시에 편성했다가 미사의 핀잔을 들었다. 마지막 전쟁이니 만큼 결코 쉽거나 만만한 전투가 아니었다. 작전을 잘못 세우기만 하면 즉각 수도가 최강의 기동력을 지닌 유노테스 제국 철갑기마병단에 함락 당하는 등의 이벤트가 벌어지고 그럴 경우 수십 번의 게임 오버로 세이브 로드 노가다를 반복해야 했다. “음……별 수 없군. 아직 국내에 공주님의 즉위에 반대하는 많은 불순분자가 있는 터. 공주님께서는 수도를 방어해 주십시오.” “알겠소. 수고해 주시오. 대공.” 사석에서야 이름에 친근하게 부르지만 공석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일 수는 없는 터. 그리하여 둘의 말투는 다시금 딱딱해져 있었다. 아젤리안은 조금은 아쉽다는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더 이상 내색하지는 않았다. “퓨리나 공주를 이용. 포트키의 구원병을 요청하여 유노테스의 측면을 공략하고, 나와 제르난드 후작은 듀크 나이츠와 라그나시아 기사단을 이끌고 레튼 백작령에서 농성중인 레튼 백작의 군세와 합류. 유노테스 제국군의 본진을 괴멸시킨다. 그리고 이곳에는 파이로스 백작과 아젤리안 공주님이 남아 근위병단으로 수도를 철저히 지켜주십시오.” 마지막 전투이기도 했지만 이번 전쟁은 정말 만만치 않았다. 일단 내전으로 인하여 병력에서부터 차이가 극심했고, 유노테스의 여왕을 포획하지 못한다면은 그녀의 천재적인 전략에 전투는 이기고도 전쟁은 패할(수도 함락. 아젤리안 포로 납치. 혹은 사망. 다른 캐릭터 루트일 경우에도 히로인 캐릭터 사망 시 게임 오버)수도 있었다. 아무리 수성이라고는 하지만 유노테스 측에는 레이드란 대공과 맞먹는 실력자가 둘이나 되는데다가, 평지에서 거의 무적인 철깁기마병단과 험준한 산지가 많은 산악국가로서 산악지형에도 익숙한 보병을 지닌 터라 쉽게 맞상대하기 힘들었다. 그나마 한 가지 나은 점이라고는 제르난드와 2왕자군의 전력을 고스란히 흡수하여 아주 최소의 군대로 엄청난 수와 싸울 상황에까지는 이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제르난드 후작과 라그나시아 기사단은 그랜드 마스터(레벨 90 이상에게 붙는 칭호)가 둘이나 되는 유노테스 제국의 두 기사와 홀로 맞상대 해야 할 뻔했던 레이드란 대공에게 큰 힘이 되었다. 이보다 더 최악인 동대륙의 침공보다야 낫다지만 어쨌든 힘든 전투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뭐 세이브 로드 신공이면 못할 것도 없다지만 만약 전투가 늘어지게 된다면 엔딩까지에 주어지는 연애를 즐길 시간이 팍 줄어드는 것이 또 문제다. 여하튼 이런 힘든 전투를 도와주는 섬마을김씨의 공략집에 보면은 제르난드의 라그나시아 기사단과 레이드란 대공의 듀크 나이츠가 힘을 합쳐 유노테스의 병력을 각개격파하고, 수도는 파이로스 백작과 최대한 많은 병력+높은 레벨의 NPC캐릭터나 동료 캐릭터+근위병단을 고스란히 남겨 둔 뒤. 퓨리나 공주로 하여금 포트키로 유노테스의 측면 공격을 감행하게 하고, 센티온의 독립을 보장해 준 뒤 센티온에 주둔한 군사들도 총 동원(어차피 세이브 로드로 게임이 진행되니 패전 뒤 예비군을 쓰는 것보다 단번에 밀어붙이는 게 좋다)하며 음마선사가 데리고 있는 라이온 공작가의 공녀를 미끼로 쓰며, 크론셀레리아나, 도란 제국의 외교 원조를 얻으며 최대한 전쟁 초기 유노테스의 여제가 이끌고 있는 군사를 격파하는 것이 최선의 공략법이라고 나와 있었다. 실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못하는 거라지만 현진은 자신이 있었다. 전작 루시페리아를 해본 것은 뻘이 아니다. 전쟁에서도 어느 정도 지휘는 할 줄 알고, 또 이전 삽질을 하면서 얻은 엄청난 아이템 빨이라면야 전투에서도 못 이길 이유가 없다. “좋습니다. 그럼 출전하도록 하지요! 공주님. 당신께 꼭 승전보를 바치겠습니다.” “자신감이 대단하구려. 좋소. 힘내시오.” 원래의 아젤리안이었다면야 여기서 대공을 크게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옳았지만 어차피 죽지 않는다는 것쯤은 그녀도 알고 있었다. 갑자기 시간이 돌아가는 것에 대한 대비도 이미 충실해 해 둔 터. 그래서 대공을 환송하는 그녀의 표정은 밝았다. 현진은 연병장으로 가 대기하고 있던 수많은 기사들과 병사들의 앞에 섰다. 그리고 선봉대가 출발한 뒤 대기하고 있던 제르난드와 함께 중군의 선봉에 서서 병사들을 이끌었다. 그 때 현진의 머릿속이 울렸다. - 저기 마스터. ‘어 왜?’ - 잠시 아무 캐릭터하고나 제 인격을 싱크로 하게 해 주십시오. 허락만 내리신다면야 제가 알아서 그 인격을 조종하지요. ‘으음? 왜? 전쟁 한 번 해보고 싶어? 오랜만에?’ 그러고 보니 현진은 이전 루시페리아에서 미사를 동료였던 호킨 자작에게 싱크로를 시켜 그로 하여금 내전에서의 어려운 전투를 승리로 이끌게 한 적이 있었다. 지능이 상당히 뛰어난 미사가 전략을 세워 쌓아올린 전공이었다. - 아무튼 부탁드립니다. ‘그래 이상한 짓만 안 한다면야 나야 반대할 이유는 없지. 전쟁이니 어차피 네 조언도 그다지 쓸모는 없고. 맘대로 해.’ - 감사합니다. 그럼. 그 말을 끝으로 미사의 도우미 활동이 해제되었다. 대신 프로그램들이 저절로 현진에게 도우미가 자잘하게 설명해주던 여러 것들에 대한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하기 시작했다. “후우~.” 미사는 엘리넬의 몸을 빌렸다. 그런 다음 작전회의를 마치고 이제부터 전투 지휘관으로서 갑옷, 아니 내구력 높은 여고 교복을 갖추어 입는 아젤리안의 등 뒤에 서서 말했다. “아젤리안 씨. 저 미사에요.” “음……? 아! 엘리넬한테 빌붙은 겁니까? 무슨 일로 굳이 그렇게……?” “제가 아주 뛰어난 지휘실력을 가지고 있어서 말이죠……. 뭐 그것보다 아젤리안 씨에게 아주 중요한 제안을 하나 할까 해서요.” “제안?” 아젤리안은 거울로 보고 얘기를 하던 것을 몸을 돌려 엘리넬의 몸을 빌린 미사를 마주보았다. “뭐 길래? 그러시는지?” “후우~~.” 미사는 한숨을 한 번 내쉰 뒤에 말했다. “아젤리안 씨……죽어주십시오.” TITLE ▶45728 :: 100. Happy end Bad end 3(죽음의 각오) 섬마을김씨(lastride) 05-06-11 :: :: 13231 “너무 많군요. 거기다 저 쪽에는 라이언 공작도 있고……. 이길 수나 있을지 의문스럽소이다. 아무래도 지금은 전투를 회피하는 것이…….” “근성이 없군. 제르난드 후작. 전쟁을 하러 나왔으면 이기는 것을 생각해야지.” “그렇다 해도 수성을 포기하고 굳이 우리가 먼저 본진을 칠 필요는 없지 않소? 난 그대의 용병술을 도저히 모르겠구려.” ‘마! 본진을 쳐서 단번에 괴멸시켜야 전쟁이 빨리 끝나지!’ 한 번 지면 모든 게 끝장이 아니다. 그런 마당에 굳이 안전한 방법을 택할 이유는 없었다. 여차해서 지면 로드하면 되는 거 아닌가? 그래도 아무 영문도 모르는 제르난드에게 그런 말을 해봐야 소용은 없다. “뭐……필살의 방안이 있으니까 말야.” “필살의 방안이라 하면? 또 연꽃 타고 하늘을 날아다닐 참이시오?” “알고 있었네……?” “모를 것 같았소? 뻔한 패턴인 것을…….” 하기야 제르난드가 2왕자군의 지휘를 맡으며 패배해 온 전형적인 패턴을 모를 리가 없다. 스님세트를 맞춰 입고 보살이 되어 하늘에서 테러를 가하는 최강의 전법. 벌써 몇 번을 그렇게 깨졌는지 모른다. 적이었을 때는 정말 사람 분통터지게 하는 것이었다만은 아군이니 조금은 믿음직스러웠다. “그런데 제르난드 후작. 왜 또 남장을?” “흠!!” 제르난드는 고개를 돌렸다. 인피면구이다 보니 붉어지는 얼굴 표정 같은 건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게 훨씬 편하오. 무시하는 놈들도 없고, 화장실 문제도 간편히 처리할 수 있으니까.” “그렇군……헌데 궁금한 게 하나 있소만.” “뭐요?” “거기와 얼굴에 목소리는 그렇다 칩시다. 헌데 가슴은?” “풉!!” 제르난드는 전형적인 누님캐릭터로 거유나 폭유 수준은 아니더라도 가슴이 상당히 큰 축에 속했다. 헌데 겉으로 보기에는 완전히 밋밋하다. 플레이트 메일이 가슴 부분이 약간 돌출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가르쳐 줄 의무는 없소. 뭐 내 가슴은 별로 작으니까…….” ‘구라치는 군. 쓰리 싸이즈가 인터넷에 몽땅 알려져 있는데 헛소리하기는.’ 현진은 조소를 던지며 스님세트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오늘의 작전은 단순돌파. 본디 제르난드 경 그대가 없었더라면 유노테스의 라이언 공작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내가 전투를 이끌어야 했겠지만 그대가 있어 다행스럽게도 적의 우리 군의 세 배에 달하는 병력을 무력화 시킬 수 있을 것 같소. 유노테스 놈들도 설마 루시페리아의 두 그랜드 마스터가 한 전장에 투입될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겠지. 그럼. 나는 먼저 날아가겠소.” 병력의 수가 상당히 많지만 사기 성 아이템 스님 세트는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곧이어 하늘에서 구름이 걷히듯 빛이 이곳저곳에 떨어지면서 유노테스 진영을 유린했다. 그러는 사이 제르난드도 검을 앞세우고 병사들에게 돌격 명령을 내렸다. 그렇게 마지막 전쟁은 시작되었다. “무, 무슨 말이오! 그게?” “말 그대로 죽어주셔야 겠습니다. 아니……정확히 말하자면 저에게 협력해 주셔야 겠습니다.” “……?” “제가 이전번에 이야기 해 드렸던 이 세상에 대해서는 대략 알고 계실 겁니다. 그렇죠?” 아젤리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세상은 가상의 세계, 그리고 레이드란 대공은 어스 계의 김현진으로 놀이를 즐기기 위해 이 세계로 왔습니다. 본디 성적 유희의 목적으로 진입하였던 분이시지만 버그로 인하여 현재는 아젤리안 씨에게 정을 주고 있습니다. 아젤리안 씨도 버그로 인하여 원칙대로라면 절대 인식할 수 없는 세상의 비밀들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또 보통의 아제룬 드카시안이라는 캐릭터의 패턴과는 다른 독특한 성격을 지니시게 되었습니다.” “들은 이야기요. 본론부터 이야기 하시오.” “아니 조금 더 심층적인 설명을 필요로 합니다. 버그가 발발한 것이야 시스템 상의 문제라고 보면 되는데 지금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이 세계를 만들어내고 있는 기계 SD폴더2와 이 세계의 기본 틀인 루시페리아 프로그램 내에 존재하는 한 해킹 프로그램입니다.” 루시페리아 프로그램과 SD폴더2가 상영해내는 가상현실은 알고 있는 아젤리안. 하지만 처음 듣는 개념이 하나 있었다. “해킹 프로그램?” “정확한 개념은 이해하려면 한참 걸리실 테니 이렇게만 말씀드리죠. 마스터인 현진님의 플레이대로 전개해 나가야 할 이 세상 시간의 흐름을 다른 세계에서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것으로 현재 이 게임은 그 해킹 툴 프로그램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어렵구려.” “어쨌든 그런 것이 있다는 것만 알아두십시오. 지금부터 말씀드리는 것에 대한 원흉이자 크게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만.” “알았소.” “이전에 설명 드렸었지요? 자아 보호 시스템.” “플레이어인 현진 씨에게 가해지는 기본 제어 시스템. 가상현실로의 인격 동화를 막기 위해 나와 같은 NPC들에게는 일정한 감정. 이상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이라고 알고 있소.” “예. 잘 알고 계시는군요. 물론 마스터는 버그로 인하여 그 시스템이 제대로 활 약을 못하고 있죠. 그리하여 게임 속 NPC인 아젤리안 씨를 사랑해 버리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음…….” “사실 여기서 끝났으면 별 탈 없었을 겁니다. 헌데 지금 까지 마스터와 세 차례의 관계를 나누셨죠? 이 세계의 비밀을 알기 전까지 합해서 말이죠.” “……그랬소.” 아젤리안은 목부터 머리 전체가 새빨개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개의치 않고 미사는 할 말을 계속했다. “그런데 그 때마다. 아니 이제는 그러지 않더라도 현재 마스터의 인격 동화율은 서서히 오르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게 무엇을 뜻할까요?” 미사는 질문식으로 물어보았다. 하지만 아젤리안은 답을 하지 못했다. “모르겠소.” “왜 게임 속에 자아 보호 시스템이라는 것을 만들어 놓았을까요? 이 세상을 만든 사람들이?” “…….” 여전히 대답을 하지 못하는 아젤리안. 대단히 뛰어난 두뇌를 지녔지만 아무래도 살아온 사고관에서 차이가 나다 보니 이해가 느렸다. “휴우~ 다시 설명해 드리죠. 자. 생각. 그러니 즉 두뇌의 인격만이 본래의 세상이 아닌 색다른 세상에서 새로운 몸을 통해 살아가고 있어요. 그런데 그 색다른 세상은 본래의 세상과 너무 비슷할 정도로 똑같죠. 그럴 경우 본래의 세상에 있던 두뇌는 이쪽의 색다른 세상과 카론 레이드란 공작이라는 색다른 몸체를 실제 자신의 것처럼 인식하게 되죠.” “음…….” “그렇다면 본래의 세상에 두고 온 육신은 어떻게 될까요? 뇌가 스스로가 자신을 색다른 세상의 존재라고 인식해 버린 뒤의 육신은? 더 이상 뇌의 명령을 받지 못하고 심장 혼자서 뛰다가 결국에는 사망하게 됩니다.” 그렇게 말하자 아젤리안은 뭔가 감을 잡았다는 듯 두 눈을 부릅뜨고 미사를 보았다. “……! 설마, 현진 씨가 그렇게 죽게 된다는……?” “그렇게 되면 본래의 육신은 죽게 되고 완벽한 카론 레이드란이 되어 이쪽 세계에서 살아가게 되겠죠. 아마……아젤리안 씨를 사랑하는 마음이 ] 보통이 아닌 것 같으니 그쪽을 택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나름대로 당분간은 행복하겠죠. 그런데……문제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그게 뭐요! 빨리 말해보시오!” “문제는……이 세계는 끝이 있습니다. 영원히 이어지는 세계가 아니라는 거죠. 이 게임 속세계에는 엔딩. 이라는 게임의 목적을 완수했을 때 성취감이라는 보상과 함께 세계가 끝나 버립니다. 즉. 이쪽 세계로 완벽히 동화된 마스터의 인격은 엔딩과 함께 사라져 버립니다. 쉽게 말해 죽음. 즉 김현진이라는 존재 자체가 소멸된다. 이런 이야기죠.” “……!” “당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엔딩이 되면 당신의 생성된 인격 역시 사라지게 됩니다. 아제룬 드카시안이라는 캐릭터의 몸체는 남아 있으나 정신이 소멸한다면 그것은 모든 것의 끝 죽음을 뜻하죠. 다만 당신은 세이브 파일이라는 기록이 남기에 엔딩을 보지 않는 한 마스터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다시 불러와서 당신을 만나는 것이 가능합니다. 즉 아젤리안 당신은 세이브 파일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은 영원하게 존재한다는 거죠.” “그, 그럼?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정리해서 설명해 주시지 않겠소?” “앞서 말한 해킹툴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설명드리죠. 그 프로그램은 당신이란 버그 인격을 엔딩을 보는 순간 치유해 버리는 기능을 가지고 있죠. 또 세이브 파일을 복사하는 방법으로 당신의 기록을 남기려고 해도 아제룬은 복사할망정 당신의 인격까지 복사하지는 않습니다. 즉 복사한 세이브 파일의 아젤리안은 단순히 게임 속 역할을 맡은 가짜로 변하게 되는 거죠. 현재 마스터의 인격 동화율은 자꾸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엔딩 때까지는 버틸 수 있겠습니다만 이 사실을 알고 당신을 잃지 않고자 엔딩을 보지 않고 세이브 파일을 로드하여 계속 다시 당신과의 생활을 영위한다면……그때는 정녕 이 세상에 동화되고, 더 이상 플레이어 캐릭터가 아닌 게임 속 캐릭터로 인식되어 세이브 파일을 로드할 권한이 사라지고 결국 엔딩을 보는 순간 그 인격은 영원히 사라지게 됩니다. 아니 저 스스로 전원을 유지할 수 없으니 사용자를 잃은 SD폴더 2는 잠시 임시정지를 했다가 얼마 안 가 자동종료 되겠죠. 그것이 마스터의 사망입니다.” “…….” “그리고 수치상으로 환산한 마스터의 당신에 대한 호감도는 200이 넘습니다. 어떠한 경우에서도 결코 당신을 버리지 않죠. 아마 이 이야기를 말한다 해도 당신을 버리지 않을 겁니다. 계속해서 로드를 감행하다……결국은 죽겠죠. 그리고 엔딩을 보지 않으면 해킹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않으므로 당신의 인격은 어떻게든 살아남을 겁니다. 영원히.” “…….” 쉽게 말해 엔딩을 보는 순간 아젤리안의 인격은 모두 소거된다. 그러나 그것을 현진이 알게 된다면 그렇게 놔두지 않고 지속적인 이 부근 세이브 파일의 로드를 통하여 아젤리안을 조금이나마 더 곁에 두려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럴 경우 자아 동화율이 더욱 높아지고 그렇게 되면은 현진은 미국의 존 브러시처럼 가상현실에 인격을 빼앗긴 채 죽게 될 것이다. “저는 마스터를 속일 겁니다. 지난 번 마스터가 저한테 엔딩을 볼 경우 당신이란 인격이 남아 있을 것인지에 대해 조사를 부탁했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숨기고 마스터를 안심시킬 겁니다. 사실 아무 말 않고 이대로 마스터와 당신을 속였다면은 일이 쉬웠겠지만 그래도 당신은 하나의 인격이기에 생명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생명이란 것을 지키기 위해 또 다른 생명을 희생할 권리는 없습니다. 어쩌시겠습니까? 당신이 입을 다물고 마스터를 조금만 냉정하게 대하는 등의 행동만 보여주시면 됩니다.” “……좋아요.” 아젤리안은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내 곧 눈망울이 촉촉해지고 눈망울에서 이슬을 흘러 보냈다. “그 사람을 위해서라면……제 인격 같은 건 상관없어요. 어차피 그 사람이 아니었다면 생성되지도 않았을 인격 없어져도 좋아요……. 그 사람이 죽는 것은 상상하기도 싫어요……하지만, 하지만 냉정하게 대할 수는 없어요……. 난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형이니까…….” 눈은 울고 있지만 그녀의 입가에는 여전히 미소가 걸려 있었다. 자신의 인격이 모두 사라지고 올 암흑의 시간이 너무나 두려웠다. 길고 긴, 그리고 너무도 외로울. 사후세계를 믿었지만 그것은 모두 거짓된 만들어진 것. 모든 것이 암흑이고 다시는 그 누구도 보지 못하고 볼 수도 없는 그것이 두려웠지만 그것이 현진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난 언제 쯤 죽을까요?” “전쟁이 종결되는 시간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쟁에 들어가는 시간을 제외한다면 대략 20일 정도라고 계산됩니다.” “너무 짧네요…….” 그렇게 엔딩까지는 아니 마지막 전쟁을 제외하고 이제 20일이 남았다. “……그거 언제까지 쓰고 계실 참이오?” “아아~ 언젠가는 벗게 되겠지…….” 제르난드는 레이드란 대공의 아랫도리를 한 번 쳐다 본 뒤 말했다. “꼴이 가관이시오. 참.” “아하하하하…….” 유노테스 제국의 침략은 정말 싱겁게 끝을 맺었다. 본디 보스전. 마지막 전투. 이렇게 나가면은 엄청나게 어려운 전투로서 지금까지 플레이를 해 오며 쌓인 게이머들의 노하우와 모아온 아이템들을 모조리 투자하여 덤벼야만 간신히 이길 수 있는, RPG의 꽃이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현진은 한시가 바쁘게 스님 세트를 갖춰 입고 적들을 초토화시켰다. 두 명의 강자들이 걸렸지만 그들은 제르난드라는 새로운 동료 캐릭터로 인하여 쉽게 소탕할 수 있었다. 그래도 마지막 최후의 전투는 결코 만만치 않았다. 그러자 현진은 그동안 모아 왔던 돈을 사용하여 무언가를 질렀고, 그 세트를 착용. 그 어렵디 어려운 전투를 단번에 끝마쳤다. 비싸고 강력한 만큼 그 세트에는 몇 가지 단점이 있었으니, 하나는 남성. 특히 대물인 레이드란 대공 착용 시 아래가 참으로 보기 민망하다는 점과, 또 하나는 한 번 입으면 얼마 간은 해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무슨 옷인지는 언급하지 않겠다. 군대는 어느새 루시페리아의 수도 리큐리스 성이 흐릿하게 보이는 곳에까지 와 있었다. “응?” 제 3의 눈 스킬의 시야로도 상당히 멀어 잘 보이지 않아야 할 성문 부근에 누군가가 무서운 기세로 뛰쳐나오는 것이 보였다. 현재 입고 있는 세트의 모 헬멧에 부착된 스킬로 보이긴 하는데 모래먼지가 시야를 가려 분간이 되지 않는다.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그 먼거리를 순식간에 달려온 모래 먼지. 현진은 적외선을 이용하려다가 그 모래먼지가 자신에게로 다가오자 기겁하여 몸을 틀어 피하려 했다. 그렇지만 그의 팔은 무언가에 낚였고, 상당히 강력한 힘 스텟을 지녀, 마음 먹고 버티면 코끼리 열 마리가 힘을 쓰지 않는 한은 쉽게 끌려가지 않는 레이드란 대공의 캐릭터가 모래 먼지와 함께 그야말로 날아갔다. “……저건 뭐야?” 순식간에 사라진 레이드란 대공을 보며 제르난드는 어이가 없다는 듯 모래먼지와 함께 사라져 간 대공을 바라보았다. 3황 4제...... 무림고교 남원고에는 4대 최강신공을 대성한 4천왕과 그들을 아우르는 암흑맹주 교장 교감이 군림하고 있었다. 그런 남원고 3학년 고수들 중 탄생한 조화경에 오른 초절정 고수 7인. 즉. 수위가 높은 장면에서만 필력이 급상승하는 3황 4제의 필두. 야설마황 김XX. 후장(항문)학에 조예가 깊은 50기가 바이트급의 후장변황 정XX 얼굴에 난 커다란 점이 특징이며 백합을 사랑하는 백합점황 한XX 미소녀 이야기만 나오면 그야말로 미치는. 매일 학교에서 책상에다 대고 허리운동을 하는 요다광제 박XX 어린아이에게 사탕을 주었다가 경찰에게 지적받은, 뛰어난 그림실력으로 직접 동인지를 그리는...동인마제 김XX 지갑에 보아 얼굴에 정액이 묻은 사진을 들고 다녔던, 유부녀 대마왕 유부탐제 김XX 그외 색골마제 유XX 이들이 바로 미폐모인들의 모태가 된 남원고 3황 4제입니다. ///////////////////////////////////////// 셔플. 애니화 된다더군요. 또한 더욱 기쁜 것은 셔플 한글패치가 나왔다는 것. 네리네 양이 스쿨 데이즈 처럼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잡쳤던 기분이 되살아나고 행복하군요. data= “그, 그래도 이렇게 끌고 올 필요는 없었잖습니까!” “그래도……보고 싶었다구요.” “윽!” 오랜만에 보니 더 귀엽게 보여 빨개지는 얼굴을 애써 감추려 현진은 발을 뒤로 뺐다. 리큐리스 왕성으로 복귀하는 총사령관을 납치한 자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뻔히 예상되는 아젤리안. 레벨도 70이 넘었겠다. 달리는 속도도 이제는 말에 못지않았으며 바람계열 캐릭터에게 주어지는 바람계열 스킬을 통해 레이드란 대공 캐릭터의 몸무게와 공기저항을 최대한 낮추어 끌고 오는 것도 가능했다. “아니 그래도……이런 방법으로 올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KSS의 예언서. 아제룬 드카시안 마지막 장. 모든 것이 정리된 뒤. 연애기간. 대공은 몰라도 왕위계승자인 아제룬 드럽게 바쁨. 고로 만나는 건 고작해야 리큐리스 근방에 그것도 짧은 시간. 엘리넬 생존시 그녀가 따라다니면서 아제룬의 의무를 자꾸 각인 시켜 줌. 이래도요?” “그것도 읽었습니까……?” “미사 양이 알려주던데요. 뭘.” “어차피 로드 몇 번이면 시간도 엄청 남는데 굳이 이럴 필요까지……아 맞아. 미사. 잠깐 시간 좀 멈출게요.” 아젤리안이 고개를 끄덕이자, 현진은 즉각 미사를 호출했다. ‘어이 싱크로 끝났냐?’ - 네. 들려오는 목소리. 미사가 아직까지 한 캐릭터를 조종하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닌 모양이다. ‘내가 지난번에 조사해 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냐?’ - 엔딩을 보고 나서 이어지는 가 물으셨죠? ‘그래.’ 미사는 잠시 말을 하지 않았다. 약간의 뜸을 들이는 듯한 느낌이었다. - 확실히. 엔딩을 본 이후에는 인격이 이어지지 않습니다만……현재 마스터는 진엔딩 루트로서 제르난드의 비밀을 밝혀내셨기 때문에 초기 시작 당시 방랑검사 시작을 선택하시면은 지금 인격의 아젤리안 씨를 만나 실 수 있을 겁니다. 그것은 새로 시작한다고 보기보다는 엔딩을 본 이후의 추가 시나리오 비슷하게 적용되기에 가능하지요. 그 외에 엔딩을 본 이후에도 로드하시면 아젤리안 씨의 인격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오? 그래? 정말이야? 엔딩을 보고 재시작 시 방랑검사 루트로 하면 다시 볼 수 있다고?’ - ……네. 말의 간격이 묘하게 길다. 하지만 현진은 그것이 이상하다고 생각지 못했다. 그저 미사의 말에 귀가 솔깃했다. 현진은 엔딩을 본 다음에 이전 세이브 파일을 로드하는 것은 될지 몰라도 엔딩 뒤 새로운 플레이에서도 아젤리안을 만날 수 있다는 것에는 회의적이었다. 그런데 지금 말을 들어보니 방랑검사 플레이를 할 경우에는 지금의 아젤리안의 인격을 만날 수 있다는 말 아니던가? 세이브 로드라고 해 봐야 약 20일의 시간 동안 이거 저거 다 해보고 다니기도 참 힘들다. 전쟁도 하고 다른 캐릭터들과 어울리기도 하면서 이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이벤트 체험을 할 수 있는 새로운 플레이로 이어지는 엔딩 뒤 새로운 플레이를 할 때에도 인격이 남아있다니 실로 기쁜 일이었다. 현진은 미사의 개입을 끊고 싱글벙글 웃음을 지으며 아젤리안에게 말했다. “잘 됐네요! 엔딩을 본 이후에 제가 플레이 방법을 약간만 다르게 하면 아젤리안의 인격이 새로운 플레이에도 남는다고 하는데요?” “…….” 기뻐할 줄 알았는데 아젤리안의 표정은 더욱 침울해졌다. “왜 그래요?” 고개를 내리고 얼굴을 정면으로 쳐다보자, 아젤리안은 몸을 돌렸다. “아, 아뇨. 그랬군요. 자, 잘 됐어요……저기 빨리 가죠?” “아젤리안……?” 눈치 꽝 둔감 현진은 아젤리안의 반응이 조금 이상하다는 것은 느꼈지만 뭔 일 있어요? 등의 물음을 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현진에게 등을 보이고 선 아젤리안이 말했다. “저기, 저기……현진 씨.” “왜요?” “엔딩 보기 전까지……여기저기 다 데려가 줄 수 있죠?” “그거야 물론이죠. 여차하면 시간을 돌려서라도 보고 싶은 거 다 보고 가고 싶은데 다 가고, 그러면 되는데요. 뭘.” “그건 안 돼요!” “아?” 갑자기 소리치는 아젤리안. 현진이 의외라는 듯한 반응을 보이자, 그녀는 곧바로 말을 바꿨다. “아니, 그, 그게……아무것도 아녜요. 그치만 로드는 엔딩을 본 뒤에나 해 주세요. 시간이 마음대로 돌아가서 세계에 위화감을 가지게 되는 건 싫어요.” “그, 그래요? 알았어요.” 현진이 머리를 긁적일 때. 아젤리안이 잽싸게 다가와 다시금 그의 손을 잡았다. “우리……동대륙 가요. 갈 수 있을까요?” “동대륙이라…….” 동대륙. ‘제’ 라는 중국을 토대로 한 나라와, 한민국이라는 한국을 토대로 한 나라가 있는 대륙. 그러나 본 스토리가 루시페리아 왕국이 존재하는 서대륙 아스테니아에서만 벌어지기에 동대륙 침략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는다면 동대륙 출신 캐릭터조차 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듣던 바로는 노예 교육의 무협시나리오가 바로 이 동대륙 ‘제’를 배경으로 한다고 하지만 어찌 되었던 여기에서는 가는 것이 불가능했다. “안 될 겁니다. 아마…….” “그래요……현진 씨가 산다는 그 한민국이란 곳 보고 싶었는데…….” “뭐……제가 전작을 플레이 해 봐서 아는데 더 볼만한 곳도 많아요. 아스테니아 대륙에도. 20일 가량 가지고는 턱 없이 부족할 정도로.” “헤헤……그래요?” “그리고 엔딩 전날 밤에는 리큐리스 축제에요. 전승 기념 및 국혼 축제.” “엔딩이……결혼식이라고 했었던가요?” “아마 그럴 겁니다. 후후. 그런 이후에는 정말 부부처럼 행동해 볼까요?” “……괜찮겠네요.” 왠지 모르게 아젤리안이 시무룩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현진이었다. “저기 아젤리안 무슨 일 있…….” “자! 그럼 갈까요? 시간 없어요. 오늘 갈 곳은, 음 크론셀레리아로 가볼까요?” “우왓!” 뭔가 물어보려고 했는데 아젤리안은 바로 현진의 손목을 잡고 다시 빠른 속도로 달려갔다. 쾌활한 듯한 목소리에 넘치는 생명력에 현진은 안도했다. ‘별 일 없겠지. 하여간 못 말린다니깐. 왜 말괄량이 비슷한 캐릭터가 된 거지?……음?’ 현진은 갑자기 볼에 닿은 서늘한 느낌에 볼을 닦았다. 물방울이었다. “비가 오려나?” 그러나 하늘은 맑고 푸르렀다. 20일이란 시간은 금방 지나가고. 어느 덧 엔딩을 하루 앞 둔 어느 저녁. 루시페리아 수도 리큐리스는 왁자지껄 시끄러웠다. 밤하늘을 수놓는 형형색색의 폭죽. 그것들이 터지며 NPC 200만의 초거대도시 리큐리스의 어두운 밤을 밝히고 있었다. 그 뿐만 아니라 일반 서민들은 쓰기 힘들다는 마법 전등 역시 곳곳에 밝혀져 판타지 세계관이라 밤이 되면 철저히 어두워지는 이전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전승 축하연과 그와 동시에 이루어지는 나라의 큰 행사인 국혼이 내일의 전야제. 그로 인해 이럴 때는 나와서 몇 가지 일들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 된 NPC들은 각자 야시장을 펴고, 술과 노래 그리고 춤을 추는 등의 흥겨운 축제를 벌이고 있었다. 리큐리스 시의 레이드란 대공가 저택. 거기에서는 누군가의 처절한 비명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끄아아아아아악!!!!” “커허 엄살하고는……대륙 최강자. 카론 레이드란 대공께서 이까짓 거에 맞고 그렇게 고통스러워하시면 아니 되시지 않소? 아니 그렇소?” 딱! “뜨아아아악!!!” “비명도 어지간히 좀 지르시지요. 참 이게 정말 그 더블 그랜드 마스터가 맞는지나 의심스러울 정도구만.” “야, 얌마! 네가 맞아 봐!!!” “본인은 평생 맞을 일이 없소이다. 레이드란 대공. 시끄러우니 그냥 좀 맞기나 하시지요.” “크아아아악!!!” 아이템. 북어. 공격형 무기. 공격력은 실로 형편없는 수준이지만 정말 멋진 추가 옵션들이 딸려 있다. 바로 새신랑에게 사용 시 공격력 400%25 추가, 발바닥 공격 시 데미지 1500%25가 추가되는 특정인 대상 막강 공격 아이템으로 맞을 시에는 게임 내 통각 제한 수치 조절 불가까지 되어 있어 그 고통을 고스란히 느껴야 했다. 레이드란 대공. 현진은 이제 내일로 다가온 국혼을 치를 새신랑이 되어 저택 내에 거꾸로 묶인 채. 이 북어 아이템으로 발바닥을 맞고 있었다. 그래도 때리는 사람이 어지간한 캐릭터라면은 버틸 만 하겠는데 지금 이 북어아이템을 장착하고 있는 사람은 로제닌 제르난드라는 막강 캐릭터였던지라 레이드란 대공의 체력은 급속히 깎여나가고 있었다. ‘미, 미안하다! 전작의 아제룬!!’ 여러 한국적인 이벤트가 섞여 있는 루시페리아 인만큼 이전 전작을 플레이 할 때. 아제룬(전작에서는 진짜 남자)왕자를 지금과 마찬가지로 북어 아이템으로 두들겨 팬 현진은 지금에서야 그 캐릭터에게 사과를 건네었다. 한때 적이었지만 본디 제르난드 후작과 레이드란 공작은 루시페리아 왕국을 이끌어가는 최강의 기사들로서 기사학교에서부터 친분을 쌓아 온 절친한 친구라는 설정이었다. 비록 섬기는 주군이 달라 서로를 죽이고자 하는 입장으로 갈라섰지만 현재 모든 내전이 종식된 진엔딩 루트. 때문에 마땅한 남성 캐릭터를 친구로 두지 못한 현진의 경우. 제르난드는 제외하더라도 신랑 측 함을 운반하는 이들도 여성 캐릭터들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제르난드도 남자는 아니니 논외로 쳐야 겠다. 그야 말로 죽도록 현진의 발바닥을 때리던 제르난드는 죽지 않을 선에서 북어 타격을 멈춘 다음. 부복하고 있는 쌍둥이들에게 말했다. “후우 리엘란, 리엘르!” “네!” “오징어랑 함은 준비 다 됐냐?” “다 됐어요!” “음……함진아비는 누가 할래?” “……? 당연히 후작님이 하셔야죠!” “윽!” 제르난드는 설레설레 뒷걸음질 쳤다. 함을 가지고 가면 아마 궁성으로 가야 할 텐데 그곳의 신부측에는……. 그런데 오징어를 쓰고서 추태를 부려야 한다고? “너, 너희들이 알아서 하면 아니 되느냐……?” 씨익. 씨익. 사악하게 웃는 리엘란, 리엘르 그 두 소녀들은 레이드란 대공으로 인하여 제르난드와의 주종관계가 끊어지면서 제르난드에게 덤빌 수도 있게 되었고, 그 뛰어난 실력을 감안한다면 제르난드가 한 수 밀렸다. 결국 제르난드는 오징어를 쓰고 말았다. data= 레이드란 대공의 저택에서 오징어를 쓴 함진아비와 그 뒤를 따르는 공작가의 기사들. 마지막으로 그 기사들에게 부축을 받으며 절뚝거리며 나오는 현진. 그들이 나오자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의 환호성이 쏟아졌다. “어이……보통 함 팔러 갈 때는 신랑까지 따라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말야……?” - 궁성에서 하는 결혼식 엔딩 이벤트입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판타지 세계관인 이곳에서 한국의 이벤트를 정확히 재현해 내기란 여러 가지 면에서 힘든 점이 있기 마련이지요. 그러다 보니 완벽히 똑같지는 않을 겁니다. ‘잘도 이전부터 그래왔구만. 얼씨구. 아주 막무가내로 여기저기에 집어넣을 때는 언제고.’ 불만이 좀 있긴 했지만 뭐 어떠랴. 이런 축제분위기 나쁘진 않았다. 발바닥이 아직까지 아프지만…… 또 오늘 있을 마지막 H 이벤트에 써먹어야 할 체력이 거의 바닥났지만 기분은 좋았다. 궁성까지 가면서 터지는 폭죽들과, 시민들의 축하 인사를 받으며 가는 신랑 일행. “하셔야죠?” “하셔야죠. 후작님?” “그래. 해야지? 제르난드.” “윽……!” 궁성에 가까워져 오자 쌍둥이들과 현진은 제르난드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지금까지는 그냥 왔지만 이제 그가 소리를 치고 신부측에 횡포를 부려야 하는 것이 정석이기에. 어리버리 넘어가려는 듯한 포즈를 보이는 제르난드였지만 세 측근의 종용과, 궁성 가까운 곳의 주민 NPC들의 기대에 가득 찬 시선을 보고서는 그만 고개를 팍 숙였다. 오징어 가면에다가 안에도 표정 변화가 전혀 드러나 보이지 않는 인피면구를 착용해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아마 똥파리를 삼킨 듯한 모습을 것이다. “하, 함 사시오.” “후작각하! 더 크게 하세요! 더!” “하, 하, 함 사, 사시오.” 제르난드는 상당히 심하게 말을 더듬었다. 본 얼굴을 드러내고 있으면 상당히 귀여워 보일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현진은 그런 제르난드의 어깨를 툭 쳤다. “어이 제르난드 그래가지고 어디 남자행세 하겠어?” 그 말을 듣고 발끈했는지 제르난드가 소리쳤다. “아 함 사라고!!” “푸훗!” “킥!” 그치만 그 모습이 어찌나 어색하던지 곳곳에서 웃음을 참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국의 후작이니 차마 대놓고 웃었다가 당할 보복이 두려워서였다. 허나 그것은 대공인 현진에게는 전혀 해당하지 않았다. “푸하하하하핫!! 좀 잘 해봐.” 빠득! 안 그래도 다 들리는 마당에 뒤에서 당사자까지 비웃으니 열이 치솟을 대로 치솟은 제르난드가 여전히 나오지 않는 신부측에 대해 분풀이를 퍼부었다. “아 함 사 라니께!” “함 안 사냐!” “아 X발! 말 피곤해 돌아가시겄다. 좋은 말로 할 때 처 나와!!!” “안 나오냐! 이 X벌!” 어이 그거 국왕 모독죄로 걸리는 거 아냐? 게임이 배경이랍시고 모든 게 대충 허용이 되는 모양이다. 제르난드가 갈군 탓인지 얼마 안 있어 신부측인 왕족들이 봉투에 수라상을 차려서 나왔다. 함 값이라고 내놓은 봉투. “자 봉투 하나 밟으시고…….” 제르난드는 그것을 주워서 펴 보더니 냅다 집어 던지며 바닥에 주저 앉았다. “어허? 이거 영 적잖아! 왕실 재산이 이거 밖에 안 돼? 어이고, 어이고 이거 허리 아프고 다리 아파서 말이 더 못 가겠네.” “자, 여기 술 한 잔…….” “어이고 뇌물? 이거 술 한 잔 가지고는 안 되지 빳빳한 배춧잎으로 채워 오시구랴?” ‘이봐……여기는 골드 실버 화폐라고……배춧잎이 왜 나와?’ 어처구니없지만 최대한 함팔이 이벤트를 사실적으로 기획해 삽입한 SD소프트 미연시 게임개발사업부 직원들의 노고를 생각하고 넘어가자. “그러지 마시고 자 일어나서…….” “아 이거 아가씨들도 없고, 돈도 없고 이거이래서야 어디 함 팔겠어?” ‘정석이다. 완전 정석……아까 빼면서 더듬거리던 놈 맞아?’ 정말 함팔이의 정석을 보여주는 제르난드였다. 앉아서 깽판치고 돈 적다고 투덜거리고 여자까지 찾는 꼬라지를 보니 방금 전 함 사라는 말 한 마디 제대로 못하고 머뭇거리던 인간이 맞는가 의심스럽다. 루시페리아R 시나리오 작가 및 기획 총무가 또다시 한심해지는 현진이었다. 왕성 측에서 나온 하인들이 상당히 고역을 겪었다. 제르난드의 깽판도 제대로였거니와 그 옆의 두 쌍둥이들의 횡포도 강력했다. 옆에 서서 구경하는 NPC들만 신났다. “어허허허허! 이거 이거 이거 이래가지고 되겠냐고? 어이 돌아가자! 훠이!” 앉아서 더는 못가겠다. 하던 제르난드가 뒷걸음질을 하며 애를 태우더니 이제는 두고 볼 것도 없다는 듯이 등을 돌린다. 방관자의 입장에 있는 현진으로서는 웃기기만 할 뿐이다. 그때 신부측인 왕성에서 뭔가 논의를 거친 다음. 곧바로 특급 작전이 전개되었다. 뛰쳐나온 건 엘리넬과 몇 명의 여성들. 엘리넬은 소리쳤다. “잠깐!” “뭐야? 봉투는 채웠수? 아가씨들은?” “아가씨 대령!!” “오오~ 그래 호박들로만 채워…….” 고개를 돌리던 제르난드는 할말을 잊었다. 그 아가씨 중. 아가씨가 아닌 사람이 한 명 섞여있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겠다. 오징어 가면에서 피가 줄줄 흘러나온다. “가, 갑니다!” “어, 어어?” 지금까지 치던 깽판은 다 어디로 갔는지 달려가는 제르난드. ‘……너 여자캐릭터 맞냐?’ 그런 제르난드의 밝힘증 짓거리에 현진은 혀를 찼다. 무슨 변태 아저씨도 아니고. 그렇게 독종 함진아비 제르난드가 무너져 내렸다. 궁성은 수많은 귀족들로 붐볐다. 특히 이제 루시페리아 왕국의 실질적인 왕위계승자라고 봐도 무관한 레이드란 대공의 대기실에는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경하드리오. 레이드란 대공.” “축하합니다. 대공!” “저기, 추, 축하드려요…….” 엔딩 모드 발동을 몇 분 남겨 두지 않을 시각. 현진은 신랑 대기실에서 수많은 귀족들과 기사들. 그리고 지금까지 만나왔던 여성 캐릭터들의 인사를 받았다. 그 중 호감도가 높았던 퓨리나 공주를 비롯하여 여러 캐릭터들은 순수한 축하뿐만 아니라 남몰래 눈물을 훔치는 이벤트까지 준비되어 있어. 양다리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사회 문화 정치 경제적으로 뼈저리게 느끼게 해 주었다. - 엔딩 모드 발동까지 이제 10분 남았습니다. 엔딩 모드는 마지막 엔딩 이벤트가 진행 될 때. 플레이어가 자유의지로 게임을 진행시킬 수 없도록 차단하는 시스템이었다. 한 마디로 엔딩 모드는 지금껏 플레이어가 카론 레이드란이 되어 스토리를 스스로 만들어 나갔다고 한다면 마지막 엔딩은 인과 법칙에 영향을 받게 하지 않기 위하여 레이드란 대공의 캐릭터를 마음대로 움직이게 할 수 없게 했다. 마지막 엔딩으로 더 이상 어떻게 분기점 시나리오도 없는데 주인공 캐릭터가 마음대로 돌아다니면서 결혼식 날 도망친다거나 등의 돌발행동을 하면 게임이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 “후아~ 이것도 상당히 중노동이구만.” 얼굴도 모르는 귀족 NPC들이 다 와서 악수를 청하고 인사를 건네니 차마 싫은 낯빛으로 쫓아낼 수도 없고 일일이 다 접대를 했더니 현진은 죽을 맛이었다. 그렇지만 즐거웠다. 아제룬 드카시안 순애 루트 해피 엔딩 결혼 이벤트. 어제는 하루 종일 축제 분위기인 왕성과 수도에서 즐겼으며 평소 근엄한 캐릭터로 소문이 난 제르난드가 망가지면서까지 코믹스런 분위기를 유도해냈으며 쌍둥이들의 재롱 등. 여러 이벤트가 기분을 띄워 주었다. 결혼식이 치러질 시간이 가까워 오고 엔딩 모드 발동도 얼마 남지 않을 때 즈음에서야 귀족들은 각자 식장으로 떠나고 신랑 대기실 쪽에는 친우인 제르난드 혼자 남아 냉소적인 말투로 귀족들을 비웃었다. “흠……권력을 잡게 되니 똥파리들이 자연 꼬이는군. 훗! 그러고 보니 똥에 똥파리들이 꼬이는 거라고 하는 게 옳은 건가?” “어째 말투가 좀 그렇다?” “당연한 말을 했을 뿐이오. 똥.” “……너 잘났다.” “아무튼 축하는 하겠소. 잘 살아보시오. 형님.” “……아주버님이 맞는 말이다. 바보야.” 제르난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렇군. 하도 이걸 오래 달고 살았다보니 내 정체성이 의문스러울 때가 가끔씩 있군. 그치만 솔직히 이 얼굴에 이 목소리로 아주버님 소리 듣고 싶나?” “그것도 그렇네.” “뭐 그럼 나도 이만 나가보겠소. 부케는 나한테 던지라고 말해두시구려.” “한 쪽 성을 좀 찾고 살아라! 임마!” “훗.” 제르난드는 묘한 웃음(웃음소리)만을 남긴 채 바깥으로 나갔다. 자아 보호가 무너져서인지 현진은 제르난드에게도 묘한 친근감이 들었다. 미폐모 친구들을 볼 때와 비슷한 반가움 등의 감정이. - 엔딩 모드. 곧 발동됩니다. 마스터께서는 몸이 제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해도 놀라지 않도록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르난드가 나가고 나자, 본격적인 엔딩 이벤트로 돌입함을 알리는 엔딩 모드가 발동되었다. - 엔딩 이벤트가 시작됩니다. 마스터의 레이드란 대공의 캐릭터에 대한 개입은 최소한으로 제한됩니다. 스킬 사용 전면 금지되며, 일정 반경 이상 벗어나실 수 없으며 세이브, 로드 불가에, 지정 범위를 벗어났을 경우 캐릭터가 저절로 움직이게 됩니다. 그렇게 루시페리아의 마지막 이벤트가 실행되려는 찰나였다. - 제 지시에 따라 이동해 주십시오. 그렇지 않을 경우 자동적인 제지를 받게 됩니다. 우선 약간의 시간을 소비한 뒤 바깥……. 미사의 말이 끊겼다. data= 에 조금 복잡한 이야기를 꺼낼까 합니다. 말 그대로 복잡하니 이해가 안 가는 분들은 몇 번 더 읽으셔서 제 글의 요점과 논점을 파악하십시오. 수능 언어영역 독해영역이라고 생각하시고……(퍽!!!) 루시페리아R 이 원제가 ‘가상현실 미연시 체험기’ 였다는 것을 모르시는 분은 책으로 보다가 연재분을 찾아온 분들을 제외하곤 없다. 라고 치겠습니다. 연재분과 넋두리에서 자주 말을 꺼냈으니까요. 루시페리아의 스토리 라인은 대략 구성을 이렇게 해 두었습니다. 1권~2권 주인공의 삽질로 인한 섹스 코미디. 3권 스토리 진행 4권 루시페리아R 이라는 게임의 종결. 5권(완결) 원제 가상현실 미연시 체험기대로 새로운 게임을 실행. 플레이, 그러면서 4권에서 조금 뭐 싸고 안 닦은 듯 하던 일단락되었던 엔딩의 진짜 엔딩으로의 접근. 즉. 5권의 분량은 루시페리아R 이라는 게임과는 별 관련이 없습니다. 쉽게 게임을 예로 들어 말하자면 이미 끝난 게임의 약간 석연치 않던 부분을 확장팩의 형식으로 관련없는 시나리오를 추가시키면 서 진짜 엔딩으로 접근하게 하는 그런 부분이라 볼 수 있죠. 되 바꿔 말하자면 4권에서 끝을 봐도 별 무리가 없는 스토리 라인이라는 겁니다. 현재 연재가 약 한 달간 질질 지연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제가 완전 놀았나? 아닙……니다 라고 똑부러지게 말하지는 못하겠군요……(퍽!!) 고 3이니 공부에 올인! 그렇……습니다 라고도 똑부러지게 말하지 못하겠군요……(죽엇!!!) 지금 저에게는 5권 마지막 권의 3분의 2 가량이 진행된 원고가 있습니다. 1권과 2권에서 잠시 이름만 등장했던 게임 ‘여동생’ 기억하시는 분! 손! 자 기억이 안 난다면 당장 인터넷 서점에서 주문하는 센스!!!(퍽퍽퍽!!!) 그것이 초기 시놉 계획 시. 주인공이나, 아님 또 다른 주인공이 5권에서 플레이 하게 될 게임의 이름이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5권에서 SD사에서 발매한 여동생 %2B 학원순애물 합본 확장팩이 그 주인공이 하게 될(김현진이 될지 누구인지는 알 수가 없음)게임이었죠. 학원순애물과 여동생 동거류를 섞은 내용. 그래서 대충 그걸로 진행을 시켰습니다. 헌데……쓰면 쓸수록 이야기가 계속해서 길어지더군요. 1권으로는 도저히 마무리를 못 시킬 정도로. 또한. 최근에 쏟아지기 시작한 다카포 세컨드 시즌, 이라거나 딸기 100%25의 완결. 셔플의 애니화 등에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본인의 학창시절의 이야기들이 대입되기 시작하면서 루시페리아R 5권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했어야 할 이야기가 결국 신작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현재 저는 이 시나리오를 가상현실 게임이라는 요소를 모두 바꾸어 현실물로 만드는 수정작업 중입니다. 여기서 고민이 생겨납니다. 대부분의 판타지, 무협은 대여점 시장을 노리기 때문에 출판계약을 할 당시에 보면 시리즈 물로 5권 이상을 출판해야 하며 특별한 사정(판매량 부진, 작가의 군입대 등등)이 있을 때만 출판사와 협의하여 책을 줄일 수 있다는 조항이 들어 있습니다. 때문에 판매량 부진 조기완결을 하더라도 대부분 5권 이상이 나오게 되었죠. 대여점 같은 데 보시면 5권 이하로 완결된 책들을 찾기 힘드실 겁니다. 최근에 들어 더욱 심화된 경기 침체로 4권 조기완결이 대세가 된 듯하지만 말입니다. 루시페리아R이라는 게임의 스토리는 4권에서 종결을 맺습니다. 그럼에도 왜 초반에 5권 분량을 잡았냐? 학교 게임 이야기로 한 권 정도 더 끌어서 출판분량에 맞출 생각이었던 거죠. 원제도 본 기획도 가상현실 미연시 체험기 였으니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헌데 그 학교 게임 이야기가 한 권 가지고는 포기할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거기에다 제 학창시절 이야기 몇 가지가 들어가다 보니 한이 없더군요. 또한 평일 11시, 토요일 7시, 일요일 1시부터 6시. 휴일? 추석 당일 하루. 인 빡센 타율학습에 살다 보니 이런 현실이 비꼬고 싶어졌습니다. 즉 그 이야기를 루시페리아와 가상현실 미연시 게임이라는 틀에서 빼내어 새로이 쓰고 싶어졌다. 이 말입니다. 그런 고로 제가 여기서 하고 싶은 논점과 요지는 루시페리아R 이라는 이름으로 쓰던 글이 신작으로 바뀌어 버렸다. 그래서 지금까지 연재가 늦었다. 란 변명과 루시페리아를 여기서 깔끔히 끝낼 지, 조금 더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추가해서 독자들이 원하는 엔딩(뭔가 암시한다)을 진행시킬지 고민 중입니다. 둘 다 4권에 압축시킬 수도 있지만...어휴 모르겠습니다... 일단 3권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판매량이 출판사에 손해를 끼칠 정도가 되면 4권을 분량만 조금 늘려서 마무리 하고 끝내고, 잘 나갔다. 그러니 대여점에서 반품 안 시키게 5권까지 계속 써라 하면 5권의 오리지널 루시페리아 시나리오를 진행 시키거나, 또 제가 시간이 안 되거나(이래뵈도 고3) 한다면은 오리지널은 전부 삭제하고 5권에 나올 진엔딩을 4권으로 당기는 등의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중입니다. 일단은 출판사와 이야기를 나눠 볼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독자들의 뜻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어서 이렇듯 글을 올리는 것입니다. 또한 엔딩에 대해서도 말씀을 드려야 겠습니다. 두 가지 엔딩으로 나뉘어 있는 엔딩. 4권 종결 엔딩은 그냥 엔딩, 5권 종결 엔딩은 시즈쿠 식의 마지막 선택지 이 사람도 피해자다! 뭐 이런 거……(일부만 아는 예를 들어서 죄송합니다)이어지는 그런 엔딩. 뭐 이런 비슷한 건데 말이죠. 5권에 쓸데없는 이야기들을 빼면 4권의 분량만 늘려서 4권의 마지막에 실을 수도 있습니다. 헌데 그 마지막 5권 종결 엔딩이라는 것이 더욱 애매모호해 졌습니다. 현재 남은 연재분은 4권 완결 시. 마지막 라스트 The end 편과 일부 진행되었으나 소재 고갈로 더 이상 손대지 못하는 오리지널 시나리오의 앞부분이 있습니다. 엔딩안이 현재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깔끔하게 끝낼 수 있는 대신 아쉽고, 하나는 어색하고 억지성이 있긴 하지만 복선이 모두 해결되고 결정적으로……예상 가능하고 조금 어이없지만 깨는 엔딩입니다. 지금 써 둔 마지막 편의 연재는 3권이 나오는 대로 출판삭제 공지와 함께 연재하겠습니다. 그러나 깨는 엔딩으로 가려면 이 마지막 편을 약간 손을 봐야 하는데……일단 그것은 나중에 결정되면 수정을 가하도록 하고, 하도 오래들 기다리셨으니 일단 연재부터 하겠습니다. 치한소아과에 대한 변. 잠정적 연재 중단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경험담입니다. 일단. 모 유료 웹하드는 음란물 단속을 강하게 합니다. 거기에 음란물을 올렸는데, 하루 만에 짤렸습니다. 그리고 경고를 먹게 되었습니다. 또 한 웹하드는 음란물 단속이 느슨합니다. 거기에 로리 동영상을 올렸는데, 하루 만에 짤리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아이디 자체가 삭제되고 그 주민번호는 다시 쓸 수 없는 것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시사하는 것이 뭘까요? 나름대로 15금을 지향해 왔습니다만……루시페리아와 치한소아과는 틀립니다. 거기다 스토리를 진행시키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엣찌씬이 나오는데 이것만 가지고도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어린이……어디까지나 범죄입니다. 그리고……지쳤습니다. 고딩새끼 공부는 안하고 어디서 동영상 쬐끔 본 거 가지고 이딴 거 쓰냐는 비난. 또……미친 로리타 새끼라는 비난도 이제는 싫습니다. 보시던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1년 3개월가량만 기다려 주십시오. 당당히 성인표시 달아놓고 돌아오겠습니다. 신작관련. 어찌되었든 루시페리아도 거의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저도 슬슬 새 작을 시작하려 합니다. 연재하려는 것은 분명 있습니다. 700매까지 완성된 앞서 말한 동거류 여동생 %2B 학원 순애물. 조금 더 모아서 연참하며 투베나 노려볼까 했습니다만……당분간 이것도 손을 대지 못할 것 같아, 2, 3일 분할연재를 하려 합니다……. 하향 안전선 대학에 지원 가능한 점수대는 확보를 했지만 원하는 대학에 가려면 모의고사 점수를 10점 가량 더 올려야 할 것 같군요. 아직도 정신 못 차린 몇몇들은 막판 30일 벼락이 최고라고 하는데……미친것들이죠. 그래가지고 잘도 대학들 가겠다. 밀린 EBS도 들어야 하고요. 대신 또 이런 거 봤다고 글 때려치고 공부나해!! 이딴 거 쓰지 말고! 라는 비난을 하신다면 짜증납니다. 제가 얼마 안 생기는 유일한 여가시간에 쓰는 것이 글인데 그것마저 못하게 한다면 아무리 고3이지만 그게 공부하는 기계지 사람입니까? 셔플 한글판도 하지 못하고 둥드도 못하고 프메4도 사놓기만 해놓고 봉인해 두고 있고 삼국지10 PK구매도 미루고 있고……매일 가던 책방도 끊은 지 한 달이 다 되어갑니다. 수시 1학기라도 붙으면 좋으련만……거기에 목매고 있을 여유는 없군요. 종합하자면 - 4권 완결, 5권 완결의 갈림길. 깔끔하게 끝내기엔 4권 적절. - 조금은 어이 없는 엔딩으로 가기엔 5권 적절. 분량이 증가되기 때문. 허나 무리한다면 4권에 못 집어넣을 것도 아니다. 단 연재 불투명. 스토리 잇기 힘듬 - 쓰던 본래의 5권 분량. 신작으로 탈바꿈. 준비중. - 치한소아과 삭제. 몇 년 후 성인란으로 복귀하겠음. - 미뤄 온 연재 조만간(여기에 문제 있다....조만간)재개. 허나 그것이 완결이 될 지 이어지는 스토리가 될 지는 장담할 수 없음. 이상입니다. data= 갑자기 등장한 한 캐릭터. 현진은 그녀를 보고서는 입을 다물줄을 몰랐다. 메이크업이 제대로 되어 있는데다가 순백의 드레스와 고작 그녀의 미모를 보조를 해 줄 뿐이지만 그래도 반짝이며 그 빛나는 백금발에 어우러진 보석이 박힌 머리의 관까지. 거기에 이틀 동안 보지 못하였던 시간의 텀이 생각나면서 반가움의 감정과, 본디 지니고 있는 콩깍지가 씌워져 현진의 눈에는 아젤리안이 마치 천상계에서 왕림한 여신처럼 보였다. 잠시 헤벌레 하던 현진. 하지만 이내 제정신을 차렸다. “무슨 일입니까?” 본디 이 마지막 엔딩에서는 먼저 식장에 있다가 나중에 국왕의 손을 잡고 들어오는 아젤리안을 보는 것이 정석. 그리고 그 이전까지는 드레스를 입은 아젤리안을 볼 수 없었다. 버그캐릭터이니 약간의 일탈행동은 당연하다고 생각되지만 어쨌든 현진은 식장에서나 만나게 될 아젤리안을 보고 물었다. 그러나 그녀의 눈은 현진을 보고 있지 않았다. 아무것도 응시하지 않는 눈빛. 끝없이 공허했다. “말해도 될까요?” “에? 뭘요?” - ……예. 하세요. “응? 하라니 뭘?” 현진은 어리둥절해 했다. 미사와 아젤리안은 캐릭터와 도우미의 관계로 자신을 거치지 않고서는 대화를 나눌 수가 없다. 그런데 마치 지금은 서로 자기들끼리 이야기하는 것 같지 않은가. - 마스터 전달해 주십시오. 이제는 굳이 숨길 필요가 없다고요. ‘뭐? 뭔 일인데 그래? 이전에 무슨 일 있었어?’ 미사의 말투와 아젤리안의 표정으로 봤을 때 무언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직감하는 현진이었다. - 곧 알게 되실 것입니다. 너무 무리해서 알려 하지 마십시오. ‘……?’ 분위기가 어째 이상했다. 그치만 현진은 일단은 미사가 말한 대로 아젤리안에게 말했다. “이제는 굳이 숨길 필요가 없다고 하는데요?” “그래, 그렇……군요.” “도대체 뭔 이야기들인데 그러는 거야? 어이 미사. 뭔 일인데 그래? 말해 봐.” - 뭐 그럼 제가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아젤리안이 머뭇거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미사가 말했다. 궁금해진 현진은 그녀를 자꾸만 재촉했다. “뭔데? 빨랑 얘기해봐. 얼마 안 있으면 결혼식 시작한다며?” - 음 이벤트 시작 시간이 얼마 안 남았군요. 좋습니다. 어차피 한 번은 겪을 일. 지금 말씀드리지요. “……?” - 속여서……죄송합니다. 마스터. “응? 뭘?” - 오늘부로. 아젤리안 드카시안의 인격은 영구 소거됩니다. “……! 뭐? 무슨 소리야 그게? 영구 소거? 아! 아 맞아. 그거 거짓말 한 거야? 엔딩을 본 이후에 인격이 계승된다는 거? 뭐 그거라면……어차피 세이브 파일을 로드하면 되는 거 아냐? 굳이 게임을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아도…….” - 아닙니다. 엔딩을 보게 되면 세이브 파일에 남아 있던 인격까지 모조리 소거됩니다. 남는 건……회상 모드 뿐. “……뭐?” 현진의 눈이 의심의 빛으로 물들어갔다. 미사의 설명을 다 듣고 난 뒤의 현진은 그야말로 크레이지 모드였다. 허나 엔딩 모드 발동으로 인하여 급격한 행동의 변화나 세이브 로드를 할 수가 없었다. 그저 표정을 험악하게 바꾸고 소리치는 것이 다였다. 하지만 유일하게 표현할 수 있는 그의 표정은 정녕 다급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무슨 그런 개X같은!!! 너, 너……당장 긴급 종료해. 어서!” - 안 됩니다. 가상현실 도우미의 인격은 어느 때에서나 마스터의 보호를 최우선시 합니다. “오호라 그럼 내가 못 끌 줄 알지? 지금 당장…….” 현진은 강제로 접속 헬멧을 벗으려 했다. 그러나 그의 뇌는 그러한 명령을 수행하지 못했다. 이미 상당 부분 게임 속에 동화된 터라 정상적인 종료로만 가상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어버렸던 것이다. 미사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말했다. - 벗을 수 없으시지요? “이것도……네가 수를 쓴 거냐?” - 아뇨. 그것이 바로 이미 마스터의 인격이 가상현실에 거의 동화되었다는 증거입니다. 죽기 싫으시면 제발 가만히 계십시오. 이게 다 마스터를 위해서 하는 일입니다. “그치만! 그렇다고! 너희들 맘대로 하기야! 충분히 다른 방법이 있을 거라고! 아니 김새식이! 그 자식만 어떻게 잡아 족쳐도 방법이 생길 거란 말야! 빨리! 빨리 긴급종료 시켜 안 그러면 네 녀석 반드시 초기화 시켜 버리겠어. 어서!” -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상태만 해도 충분히 위험합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대책을 찾는답시고 놔 둘 수는 없습니다. “크흑! 아젤리안! 미쳤어요? 왜? 왜? 어떻게든 방법이 있을 거라고요! 그런데 왜 그렇게 쉽게 포기하는 거예요? 말 좀 해봐요! 좀!” “…….” 현진은 몸을 일으켜 그녀의 어깨를 잡고 흔들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미 엔딩 이벤트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일정한 행동 이상에 대한 제지가 가해졌던 것이다. 발버둥을 치고 싶어도 발광을 하고 싶어도 레이드란 대공은 전혀 현진의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 또한 게임 시스템도, 본래 자신의 몸도 정상적으로 작동해 주지 않는다. 유일하게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입에서는 미사와 이 따위 버그로 자신을 실험한 S D에 대한 험한 욕설이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기껏해 봐야 발밑에 깔린 하찮은 벌레의 미동에 불과할 것이었다. - 받아들이시기 힘드실 것은 감안합니다. 그리고 아젤리안 본인이 선택한 길입니다. “개소리 집어치워!!! 뭐가 날 위한 건데? 뭐가! 나도 내 목숨 아까운 건 안다고! 나한테 미리 얘기를 했으면 뭔가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고!” - ……현재 마스터의 동화율은 거의 90%25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이 엔딩이 끝날 때까지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스럽습니다. “제발 부탁이니 긴급종료 시켜 줘! 끄라고! 제발!!!” 소리쳐 봐도 씨알도 안 먹히자 현진은 애원모드로 돌입했다. 그러나 미사는 여전히 냉정했다. 그리고 반응은 다른 곳에서 튀어나왔다. “그만, 그만해요!!!” “……!” “어리광 그만 부려요! 그렇게, 그렇게 나 따위 거짓된 인격에게 정 줘서 뭘 어쩌겠다는 거냐고요! 바보에요? 내가? 나 같은 게 목숨보다도 더 소중하냐고요? 대답해 봐요.” 현진은 뭔가 항변하려다가 더 이상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것 보라는 듯이 아젤리안은 현진을 몰아붙였다. “……바보 같아……정말 아무리 수치상으로 호감도가 높네 어쩌네 해도 결국 당신은 자신의 목숨이 우선이죠? 단지 나라는 연애대상을 잃기 싫었을 뿐. 그것을 목숨보다 우선에 두지 않죠? 잘했어요. 이제 그걸로 당신의 위선이 조금은 벗겨지는군요.” “그, 그건……그치만 난!” “시끄러워요!” 고개를 숙여 면사포 아래의 얼굴이 보이지 않던 아젤리안이 히스테리컬하게 소리쳤다. 그리고 들어진 그녀의 얼굴은 눈물로 메이크업이 완전 지워진 우스운 모습이었지만 차마 웃을 수 없는 모습이기도 했다. “제발……어차피, 어차피 난 거짓된 인격체 복사도 가능하고 복제도 가능한…… 거기다 나는 호감도가 내려가지 않는 이상은 결코, 결코 당신을 미워할 수도 잊을 수도 없다구요…… 그에 반해 당신은 어떤가요? 유희의 목적으로 와서 어쩌다가 나한테 끌렸다지만…… 어차피 안 보면 마음이 식고 다른 게임으로 옮겨가면 잊어버릴 존재에 불과하지 않아요? 그럴 바에야 차라리, 차라리 내가 사라지겠어요. 이기적이겠지요. 그치만 당신이 사라지는 것과 당신이 날 잊어버리는 것 모두 난 싫다구요!! 어차피 처음부터 나와 김현진이라는 인간은 맺어져서는 안 될 운명이었다구요! 차원을 넘은 사랑? 웃겨? 그래봐야 어차피 나는 시스템에 조종당해서 사랑을 바치기만 하는 인형이고 당신은 그 사랑에 약간의 반응만 보일 뿐 결국 다른 인간들과 똑같아요. 그러니, 그러니까…….” 미친 듯이 소리치더니 이제는 흐느끼며 말을 잇지 못한다. “이제 그만 날 놔줘요. 이런 거지같은 세상에서 더 이상 있고 싶지도 인형노릇 하고 싶지도 않아…… 당신은 당신의 세계로 돌아가요!!!” “아, 아젤리안!” 뛰쳐나가는 아젤리안. 현진은 그녀의 뒤를 따라가 잡으려 했지만 움직이지 않는 몸 덕분에 절망해야 했다. “크으으으윽!!!” 몸은 그러면서 저절로 움직인다. 타이머에 의한 이벤트 진행. 결코 몸을 통제할 수 없었다. “제길! 빌어먹을!” 메이크업이 몽땅 망가졌다. 면사포에 가려져 잘 보이지는 않지만 거기에다가 자꾸만 눈물을 흘리는 중이었다. 그러나 만나는 이들마다 축하한다. 너무 이쁘다. 란 말만 되풀이하고 있었다. 철저히 프로그래밍에 따라 움직이게 된 NPC들 심지어 이전에 어느 정도 자아를 지니고 있던 동료 캐릭터들도 마지막 엔딩 모드에서는 하는 말만 되풀이하는 바보 NPC로 변해 있었다. ‘나도……이들과 다를 바가 없는 꼭두각시…….’ 그래도 유일하게 아젤리안만은 이곳에서 움직일 수 있었다. 현진과 며칠 간 유람을 떠날 때만 해도 너무 사실 같아서 조금은 애착을 가지려 했던 이 세계도 이제는 지긋지긋하다. 이런 거짓된 환경 속에서 머리가 트여 버린 자신은 살아가기 힘들다. 차라리 정말로 인격 자체가 삭제되어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그치만 두렵고 무서웠다. 아무것도 없을 암흑의 시간. 그리고 이제 다시는 볼 수 없을 사랑하는 사람. 애써 냉정하게 대하긴 했지만 조금이나마 더 남은 시간이라도 그의 옆에 있고픈 게 그녀의 마음이었다. 하지만 타이머는 어느새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었다. 현진은 안 된다고 자꾸만 외쳤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외침. 허나 듣고 있을 미사는 전혀 반응이 없다. 마음속에서는 어떻든 겉모습은 싱글벙글 새신랑이다. 레이드란 대공의 듀크 나이츠 전우들. 이런 날 아니면 언제 또 놀려 보겠냐고 상관을 놀려먹는다. 사회자 제르난드도 은근히 비꼬고 있다. 서양계 인간들이 모여 있는 것 치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대취타 소리가 악단에서 흘러나오고, 병약한 국왕 대신 크라에룬이 공주의 손을 잡고 들어온다. 그 손을 건네 줄 때는 불량스런 표정으로 잘 하쇼! 퉁명스레 내뱉는다. 긴 금발 머리가 엉덩이 쪽에만 나온 면사포. 순백의 드레스. 울면서 뛰쳐나가 어색할 것만 같았던 손이 자연스레 잡아진다. 아니 잡으려고 생각도 안 했는데 저절로 잡아진다. 주례의 헛기침. 누군지 모를 귀족으로 정해진 주례가 코믹스러운 주례사를 읊는다. 즐거운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웃으라고 집어넣었지만 웃음 따위는 나오지 않는다. 게임 분위기에 안 맞게 인구 노령화 문제가 나오고 애를 셋이나 낳으란다. 하객이었어도, 신랑 신부의 입장에서 섰어도 길어서 지겨워야 할 주례는. 괜한 게임사의 배려로 장난스럽게, 일찍 끝난다. 좀 더 길게 더 지루하게 끌었으면 좋았을 것을. 지금까지 같이 싸워왔던 동료 캐릭터들이 뒤에 모인다, 다들 하나같이 웃고 있다. 판타지 세계관에서 있어선 안 되지만 이제는 웃기지도 않는 사진기. 플래시가 터지고 몇몇이 눈을 찡그린다. 시들어가는 생화. 어차피 생명이 없는 꽃. 그것을 받고자 여자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꽃이 날아간다. 힘이라곤 전혀 없다. 부케를 던지고 그림자 이동으로 넘어온 제르난드가 그것을 받고 웃음이 쏟아진다. 그 사이에도 시간을 부정하고 미사를 욕하고 김새식을 욕했다. 게임 속의 캐릭터들은 좋다고 웃었고, 아바타 레이드란 공작도 뭐가 좋은 지 제 멋대로 얼굴을 붉히고 소리를 지르고 미소를 지었다. 면사포를 쓴 아젤리안의 표정은 여전히 보이지 않은 채. 마지막 CG로 기록될 키스씬의 종용이 이어진다. NPC들은 공작을 놀렸고, 레이드란 공작은 얼굴이 달아오른다. 이대로 면사포를 벗기고 아젤리안과 입을 맞추면 모두가 끝이다. 미약한 발악이나마 몸을 움직이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헛수고일 뿐. 저절로 움직여서 면사포를 벗기는 손. 그 안에 눈물을 머금은 눈동자로 애처로이 바라보는 그녀. 화장이 망가지고 눈물자국으로 죽상이 되어 있다. 순백의 드레스에 어울리는 모습은 결코 아니다. 그런데도 어떤 바보 NPC는 공주님 좋아하는 거 봐! 라는 뇌 없는 대사를 날린다. 서서히 다가가는 두 얼굴. 순간 그녀의 팔이 눈을 스치고 지나간다. 그런 다음 그녀의 입가에는 미소가 맺힌다. 눈에는 여전히 물방울을 머금은 주제에. 울어서 쉰 목소리인 주제에. 삽입된 귀여운 성우의 목소리처럼. 말했다. “여기서는 웃어야 되는 거죠?” 웃는다면서 입술이 포개어지자, 눈물이 주르륵 떨어졌다. 순간 프로그램의 임의대로 움직여야 하는 레이드란 대공의 눈에서도 눈물이 떨어졌다. - ……! 이건!!! 인격 동화……. 미사는 크게 놀랐다. 플레이어가 간섭할 수 없어서 인격 동화에 대해서는 안전한 엔딩 모드에서 일어난 갑작스런 레이드란 대공의 변화. 눈물을 흘리고 아젤리안의 허리를 쓰다듬는. 그 뿐만 아니었다. 움직여서는 안 될 레이드란 대공이 손이 저절로 움직여 아젤리안을 껴안기 시작했다. 결코 간섭할 수 없는 마지막 엔딩 이벤트. 하지만 아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 방법은 바로 플레이어가 게임 캐릭터에 완벽히 동화되어 버리는 것. 그리고 그것은 아젤리안과 미사가 그렇게 막고자 했던 현진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 안 돼!!! 안 돼! 마스터! 제 말 듣고 계세요? 마스터! 미사의 절규가 울려퍼졌다. 그러나 더 이상 현진에게 미사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저 눈앞의 아젤리안을 숨결을 느끼고 쓰다듬을 뿐이었다. 몸의 육신은 죽는 것도 모른 채. 정신은 계속해서 그녀를 느끼고 있었다. 마지막 이벤트 키스씬. 그것은 유독 짧고도 길었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은 곧 암흑으로 물들었다. 정신도 눈앞도 모두 깜깜한 암흑이었다. 그리고 얼마 안 가 김새식이라는 이름을 필두로 스태프와 제작진. 이벤트 회상 CG와 함께 엔딩 음악이 울려 퍼졌다. data= “깨어났습니까?” “……!” 난생 처음 보는 배경이었다. 눈앞의 이종족의 남자도, 그리고 그 주위에 놓인 갖가지 기기들도. “여기는……?” 은빛의 고혹적인 눈을 반짝거리는 남자는 입에 물고 오물거리던 샤프펜슬을 담배를 쥐듯이 오른손에 쥔 뒤 대답했다. “당신이 그토록 와보고 싶어하던 그곳입니다……하지만 이 세계도 진실일지 아닐지 모르죠. 어쩌면 당신이 살던 그곳처럼 신이라는 누군가의 농간으로 만들어진 하위의 세계일지도 모릅니다.” “……?” 남자의 말에는 묘한 자조가 섞여 있었다. 사실 자신의 세상이 거짓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여태까지 해오지 않았다. 그러나 며칠 전 그는 알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어쩌면 정말 신이라는 존재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 결정적인 증거가 바로 눈앞. 금발의 나체 여성이다. 남자의 손에 은은히 피어오르는 그 무언가도 역시 그 증거들 중 하나였다. “누구……?” “아 제 소개가 늦었군요. 전……에 뭐. 알만한 이름으로 말하죠. 대현자 케이에스에스 입니다.” “대현자 케이에스에스? ……! 당신이?” 상황이 적응이 되지 않은 듯 하던 여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확실히 들어 본 적이 있는 이름이었다. 딸칵. 그 때 문이 열리고 또 다른 남자가 들어왔다. 이번에는 여자 쪽에서 먼저 입을 벌리고 손가락을 들어 남자를 가리켰다. “음……마선사?” “오호? 알아보는 건가? 분명 그 캐릭터와의 접촉은 없었던 걸로 아는데 말야.” 자신을 케이에스에스라는 대현자라고 소개한 남자는 음마선사라고 불린 청년에게 실눈을 뜨며 말했다. “그건……회장님이 삽입하신 거 아닙니까?” “어허? 이놈 보소 어디서 눈깔을 부라려?” “저기 일단 나가죠! 회장님 당신까지 있으면 더 골치 아파져!” 도망치듯이 나가는 두 남자. 금발의 여인은 그 둘을 등을 마냥 지켜보기만 하고 있었다. 무언가가 떠오를 듯 떠오르지 않았다. 이마 밑으로 짙은 명암이 서려 있다. 회장은 담배를, 새식은 샤프를 물고서 서로 담배를 피우며 연기를 내뱉듯이 한숨을 쉬며 서로를 노려본다. 김새식이 먼저 말을 꺼냈다. “당신……인간 맞습니까?” 불도 안 붙인 담배를……아니 사실 그냥 말은 종이를……입에서 떼며 회장이 말했다. 마치 한편의 마피아극을 보는 듯한 광경이었다. “그럼…… 네놈 눈에는 내가 개로 보이냐?” “크으윽! 아니 그게 그 소리가 아니잖습니까아아!!” “그러면?” “할아버님……묻죠. 당신 정말 정체가 뭡니까? 그래 내가 실제로 못봐서 믿은 적은 없지만 진짜 머리에 총맞고 살아났다는 것도 조금은 이해가 갈 정도입니다. 이젠. 그 째려보기만 하면 심장 터지는 거! 왜 그러나 했더니……뭐 그리고 절대 늙지 않는 신약? SD제약 서류 싹 뒤져봐도 만들었다는 증거가 없더군요.” 한참 말이 없던 회장. 그는 입맛을 다셨다. “쩝……들켰구나.” “……! 여, 역시 당신은!” 새식이 놀라 소리치자 회장이 웃으며 말했다. “훗 그래. 나는 저 이역만리 아스나코노카마키에반젤린 별에서 온 수타크래푸트프로토스드라군 종족의 외계인으로 천성적으로 쓸 수 있는 키라아스란루나마리아라크스 파워라 불리는 신비한 힘과 아스나코노카마키에반젤린 별 우리 국가인 셔프르둥드래곤내일유키…….” “……장난치지 말고.” “……에라 좀 믿어라 이놈아! 내가 아무리 헛소리를 한다고 하지만 네놈 볼 것 다 본 마당에 대략 믿기기는 할 것 아니냐! 내 정체는 알아서도 안 되고, 알아내게 된다면 네 녀석의 기억은 당장 지워지게 되어 있어! 그러니 그냥 신비한 능력을 지니신 회장님! 이 정도로만 알아 둬!” 더 이상 말해 줄 기미가 보이지 않기에 새식은 그만 입을 다물었다. “후우……그래 관둡시다. 당신 정체 알아봐야 뭐하겠습니까? 진짜 외계인이던 그리고 인간세계에 존재하는 마법사 사회의 뛰어난 마법사, 아니면 변태기사 아크 이야기에 나오는 실버 드래곤 뭐 그런 것들 중 하나겠죠. 체……어쨌든 간 재밌는 기술 주셔서 고맙습니다. 할아버지.” 손에 피어오른 불꽃을 진짜 담배에 불을 붙이듯 샤프 끝 뾰족한 부분을 데우던 새식이 비꼬며 말했다. 한참 침묵하는 노동자와 고용주이자, 조손지간. 그런 다음 입을 열었을 때 화제는 아젤리안의 이야기로 바뀌어 있었다. “……꼭 그런 방법을 쓰셔야 했습니까? 아니 그 방법밖에는 쓸 것이 없으셨습니까?” 새식이 물었다. 비탄에 찬 목소리와 약간의 물기를 머금은 눈이었다. 회장의 표정도 굳었다. “자네가 말하길 그것이 불가능하다 하지 않았나? 또……아무리 나라도 아무 신체나 가져다 쓸 수는 없는 노릇이고 말야. 게다가……선택은 그놈이 한 것이니 내가 뭐 별 수 있나.” “쳇!” 투덜거려봐야 정말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그것은……. “……병신 같은 놈.” 누구한테 하는 말인지는 그 자신도 몰랐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단 한 사람만이 남아 있었다. 이상한 세상 속에서 만난 사람들이나 괴상한 기구들 그 모두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생각할수록 가슴을 저며오게 하던 그 이름. 그 이름을 물었다. 샤프 펜슬을 입에 문 남자는 그것을 입에서 떼고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얘기한다. “예. 죽었습니다.” “……!” “이 세상에는 더 이상 그는 남아 있지 않습니다.” “…….” 가는 유리창이 와르르 깨져 나갔다. “…….” “남자로 살아왔으면서 눈물이 굉장히 많군요. 위엄 있는 모습을 조금 보여줘도 괜찮을 것 같은데 말이죠?” 장난스럽게 자신을 놀린다. 하지만 그런 목소리 따위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죽었다는 말만이 고장 난 녹음기에서 흘러나오는 반복처럼 들려올 뿐이다. 가슴 속이 피가 통하지 않는 것처럼 막힌다. 타오르는 듯한 속이 아파서 견딜 수가 없다. 시트가 젖고 옷이 젖었다. “……창문 좀 열어주시겠어요?” “직접 움직이는 게 새로운 몸에 적응하는 데에 더 좋을 텐데요?” 그가 남아있지 않다면 자신도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 한 번 각오했던 죽음을 다시 한 번 못할 이유도 없다. 새식은 직접 움직이라고 하면서도 창문을 활짝 열어 주었다. “날씨가 참 좋군요. 햇빛이라도 한 번 쐬는……!!” 새식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병석에 누워 있는 병자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빠르게 아젤리안이 창문 바깥으로 몸을 날렸기 때문이다. 채 말릴 새도, 저지할 새도 없이. “……!!! 이, 이런!!! 바보 같은!!!” 여긴 1층인데……. ///////////////////////////////////// 출판본과는 다른 엔딩 파트 시작합니다. 약 3~4편 정도로 끝을 맺을 것 같습니다. 소설란의 School life 여동생 절찬 연재중입니다. 많은 애용을 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