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데스티니 15권 제1장 격전의 중심지로 제2장 죽은 자의 넋을 달래다 제3장 레닐과 셀리든 공장 제4장 힘과 기교의 충돌 제5장 연합군의 승리 제6장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남부 대륙 제7장 카빌리어 공작과 암살왕 레프너 제8장 보물은 쉽게 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제9장 마이드 제국의 보급선을 끊다 제10장 8서클 마검사 플라톤 대공과의 조우 제1장 격전의 중심지로 심상치 않은 기세를 동반한 레닐의 기세는 너무나 강렬 하였다. 그 모습올 보는 순간 투이드 국왕은 한순간 레닐에게 압도되어 아무 말도 못할 뻔하였다. 그만큼 레닐의 기세는 강렬하였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 금 기가 눌리게 만드는 기세를 발산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국의 국왕이라는 차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 니다. 이내 루이드 국왕은 본색을 되찾고는 레닐에게 왕궁을 난입한이유를 물었다. 왕궁에 무단으로 난입한 것은 중죄 중 중죄였다. .그 죄 질은 역모에 버금갈 청도로 왕궁 난입은 범해서는 안 되 는 큰죄였다. 노한 표정으로 레닐을 다그쳤지만 그의 표정에는 변함 이 없었다. 오히려 여태껏 드러나지 않았던 무표정에 균열이 일 어나면서 강렬한 분노가 그의 얼굴을 뒤덮어 가기 시작 했다. 그와 함께 흘러나오는 레닐의 말. "카온이 죽었습니다. 아니, 프로미스 자작이 죽었습니 다.알고계십니까?" ".........." 한순간 투이드 국왕은 자신이 말을 잘못 들은 것이 아 닐까 싶었다. 지금 레닐의 말이 무엇올 뜻하는 것이란 말인가. 프로 미스 자작이 죽었다고? 현재 튀니르 왕국에서 전해진 소식은 마이드 제국군이 북부 지방 전부와 서부 일대를 점령하였으며, 왕도 혹은 남부 지방을 공략할 예정이라 하였다. 그런데 프로미스 자작이 죽었다는 소식이라니. 왕궁으로 전해진 소식이 아니었기에 루이드 국왕으로 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루이드 국왕은 먼저 자신의 분노를 다스려야만 했다. 레닐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결코 쉽사리 넘길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 프로미스 자작이 누군가?추후 마스터에 올라설 확률 이 기장 높은 카르미안 왕국의 신성이었다 이십 대 초반의 나이에 오러 나이트의 경지에 오른 것 은 현시대를 통틀어 레닐을 제외하고 아무도 없다. 게다가 프로미스 자작은 레닐과 형 동생 하는 절친한 사이 즉, 레날의 도움을 받으면서 성장하는 그는 훗날 마스 터에 오를 확률이 가장 높은 인재 중 인재였다. "프로미스 자작이 죽었다니,그게 무슨 말인가,카르미 언스 공작.”’ 왕궁으로 전해진 소식이 아니었기에 루이드 국왕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에 레닐은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그것을 곧장 루이드 국왕에게 날렸다. 피잇!팟! 꼿꼿하게 날을 세우고 날아간 것은 그대로 루이드 국왕 의 앞에 꽂혀 들었다. 루이드 국왕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서 멈춘 것이다, 그것올 본 루이드 국왕은 순간 가슴이 서늘해지는 걸 느꼈다. 레닐의 무위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던 것이다. 레닐에게 제압을 당했던 근위기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카르미언스 공작이 왕궁에 난입했디는 소식에 근위기 사들이 곧장 출동을 한 상황이었고, 그들은 대전에 서 있 는 레닐을 넓게 포위하고 있었다. 손을 뼏어 자신이 던졌던 것을 가리키며며 레닐이 입을 열었다 “읽어 보십시오.” "..........." 레닐의 말에 루이드 국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 종이를 뽑아 눈으로 읽어 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차 그의 눈이 커지가 시작하였다. 그것은 다름 아닌 튀니르 왕국에서 전해져 온 소식이었 던것이다, 거기에는 카온의 사망소식이 적혀 있었고, 어떤 연유 로 죽음을 당했는지 상세하게 쓰여 있었다. 군데군데 눈물 자국 때문에 읽기 난감한 것들이 있었지 만 그것들을 제외하더라도 편지 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어 려움이 없었다. 루이드 국왕이 편지를 다 읽은 둣하자 레닐이 그와 시 선을 마주하며 말한다. "그 편지는 제파이드 자작가의 안젤리나 양이 보낸 것 입나다. 카온과 곧 결혼할 사이의 여인지요.” "으음........." 루이드 국왕의 입에서 절로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 말 이 사실이라면 카온의 죽음은 확실한 정보였다. 곧이어 래닐의 날카로운 말이 흘러나왔다. "저는 분명허 말했었습니다. 쉘리든 공작을 이대로 놔 두다가는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이라고요. 조 금이라도 빨랐더라면, 상황을 냉정하게 볼 수 있는 눈이 있었더라면 이런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카온의 죽음은 레닐에게 있어 너누나 큰 충격이었다. 마스터를 제외하면 그를 죽일 수 있는 인물은 거의 없 다고 해도 무방했다., 하지만 지금 전쟁터에는 마조터가 득실거리는 상황. 연합군의 패가 모두 소진되었다면 당연히 카온이 마스 터를 맞이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추측이 아 닌가? 하지만 루이드 국왕온 칼로원 공작을 믿으라는 식으로 말을 하면서 레닐의 출전 요청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런 일이 발생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루이드 국왕이 무어라 말을 할 수 있단 말 인가, 레닐의 말은 모두 사실이었고, 분노에 휩싸인 그는 무 슨 짓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다 국왕 전하 때문입니다. 카온의 죽음은. 어떻게 하 실겁니까!” 이윽고 레닐은 국왕의 면전에서 할 수 없는 독설을 하 기 시작했다. 급기야 루이드 국왕에게 카온와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 기 시작한 것이다. 무시무시함 기세가 실린 레닐의 외침은 그대로 루이드 국왕에게 전달되었다. 순간 그 기세를 정면으로 받게된 루이드 국왕온 전신 의 자유가 사라지는 듯한 충격을 받아야만 했다. 그가 검을 수련했다고 하나 레닐의 기세를 정면으로 받 아내는 것은불능했던 것이다. 레닐은 검으로서 대륙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마 스터였지만 루이드 국왕은 그저 교양으로 검을 익힌 수준 에 불과하였다. 제아무리 일국의 국왕이라 하여도 감당할 수 있는 기세 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크윽!" 입에서 답답한 신음을 흘린 루이드 국왕은 입술을 질끈 깨물며 레닐의 기세에 맞섰다. 그러나 레닐에게서 발산되는 기세는 수그러들기는커녕 더욱강해질 기미를 보이고 있었다. 그때 레닐의 기세를차단하고 나선 인물이 있었다. 바로 근위기사단장 트로비넨 후작이었다. 그는 루이드 국왕에게 전해지는 기세를 자신이 고스란 히 감당하고 나서면서 레닐에게 외쳤다. "정신을 차리시오, 카르미언스 공작! 프로미스 자작의 죽음이 어찌 국왕 전하의 책임이란 말이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트로비넨 후작은 카온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 수 었었다. 그것은 트로비넨 후작으로서 큰 충격이었다. 내전 당시 그는 카온과 검을 겪어 보았고, 그 후로도 종 종 대련을 하면서 제법 두터운 친분을 다졌던 것이다. 아직 나이가 어리지만 카온은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실 력과 넓은 마음을 가진 호탕한 위인이었다. 나이는 어리지만 거의 친구와도 같이 생각하던 그의 죽 음은 트로비넨 후작으로서도 매우 큰 충격을 선사하고 있 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듣다보니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 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나 카온의 죽음을 루이드 국왕의 탓으로 물고 가는 것은 무척이나 위험했다. 카온올 죽인 것은 셀리든 공작이지 루이드 국왕이 아 니다. 이 사실을 분명허 해야 할 것 같아 트로비넨 후작이 나 선 것이다. 그러나 레닐의 정신은 그리 쉽게 차릴 만한 상황이 아 니었다. 친동생과도 다름이 없던 카온의 죽음은 한순간 레닐의 이성을 잃게 만들 정도로 어마어마한 충격을 주었기에 그 렇다 이성이 강한 마스터지만 레닐은 카온의 죽음이 어쩔 수 없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합리화 시킬 수 없었다. 자신이 조금만 더 루이드 국왕을 닦달했더라면. 그리고 루이드 국왕이 출전 요청을 받아 주었더라면. 카온이 그런 죽음을 당할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을 애써 억누르며 레닐은 그 모든 책임을 루이드 국왕에게 전가시키려고 하고 있었 던 것이다. 그는 트로비넨 후작을 노려보면서 입을 연다. “트로비덴 후작은 이번 일에 빠져 주었으면 좋겠습니 다. 저는…… 같은 왕국의 인물들을 베고 싶지 않습니다.” 레닐의 각오는대단하였다. 지금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모든 인물들올 벨 기세였던 것이다. 콰콰콰콰콰! 그와 동시에 레닐의 전신에서 기세가 뿜어져 나오기 시 작한다 전력을발휘할 수 있게 된 이상 카르미안 왕국에서 그 를 막을 수 있는 인물은 아무도 없다. 한순간 레닐의 기세는 대전 전체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 그 모습을 보면서 근위기사들은 잔뜩 긴장한 표정을 지 었다. 마스터인 레닐은.그들에게 있어 언제나 든든한 수호자 와도 같은 인물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 상항이 틀어져 그를 막아야 하는 입장 에 처하게 되었다. 레닐의 기세는 정말 대단하였다. 단 일인이 뿜어내는 기세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기세는 대전 전체를 장악하며 당장이라도 자신들을 덮쳐 올 것처 럼 보였의 말이다. 그만큼 레닐의 치세는 살벌하였다. 특히 자신들을 벨 수 있다는말. 왕궁 난입을 한 이상 순순히 넘어가는 것은 무척 힘 들다. 그런 만큼 레닐의 말에는 어느 정도 진실성이 부여된다 는 뜻이다. 초조한 안색을 한 근위기사들의 시선이 트로비넨 후작 에게 향했다. 어떻게든 이번 일을 잘 무마시켜 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안고서. 그러나 트로비넨 후작은 쉽게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 친동생과도같은 인물을 잃은 레닐의 심정은 충분히 이 해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이곳에서 일을 일으키는 것은 옳지가 못하다. 이곳은 신성한 왕궁. 누구의 침입도 허용하지 않는 그 런 곳이었다. 담담하다 못해 비장한 느낌마저 드는 트로비넨 후작이 검을 들어 방어를 하는듯한 자세를 취하며 말한다. "같은 왕국이라고 히면 베겠다고 하건 내게 중요하지 않소. 중요한 것은 카르미언스 공작이 왕궁을 난입했다는 것이오. 지금이라도 순순히 체포되시오. 그렇게 하면 국 왕 전하께서도 일을 심각하게 만드시지 않을 것이오.” 트로비넨 후작의 말이 떨어지자 근위기사들도 일제히 검을 뽑아 들 준비를 한다. 근위기사단장의 의사는 곳 자신들의 의사다. 레닐과 맞서야 한디는 생각에 근위기사들은 강렬한 기 세를 발산하면서 경계의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그러자 대전을 장악하고 있던 레닐의 기세와 맞서 팽팽 한 접전을 벌이기 시작한다. 그 모습올 보면서 레닐은 피식 웃음을 지었다. "누가 누구에게 용서를 빌어야 하는데 참 웃기는군요.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만큼 트로비덴 후작에게 할 이야기 는 아니니 제 뜻을 관철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을 한 레닐은 자신의 뜻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 카온의 죽음을 접한 자신은 지금 왕궁에 와서 난동을 피우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당장 심마에 빠져들어 마나 폭 주에 휩싸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카온의 죽음이 레닐에게 주는 충격은 상상을 초 월한디는 것이었다. 지금 레닐의 뜻은 무엇일까. 솔직히 자신도 잘 모르고 있었지만 이것은 분명하다. 자선은 루이드 국왕에게 단단히 실망을 하였으며 , 감정 의 골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깊어졌다는 것이다. 결국 자신에게 했던 말들은 보두 가식에 불과하다. 애초에 아버지라 하여 그를 믿으려던 자신이 실수를 한 것이다. “공격하라!제압하기 힘들면 목숨을 취해도 좋다!” 레닐이 검을 든 손을 움직이려 하는 순간 트호비넨 후 작이먼저 명령을 내렸다. 그와 함께 근위기사들이 일제히 레닐에게 달려들기 시 작하였다. 무려 오십여 개의 검이 푸른색 오러를 머금은 채 레닐 의 전신을 베어 가고 있던 것이다. 평소 마스터가 왕궁에 난입할 경우 그들을 어떻게 막을 지에 대해 훈련을 병행하고 있었기에 기사들의 합공은 신 속하게 이루어졌다. 그러나그들에게 결정적으로 부족한 것은 다름 아닌 경 험이었다. 실제로 마스터와대련을 한 적이 있는가? 없다. 레닐이 그들의 훈련에 몇 빈 참여한 적이 있지만 그때 마다 전력을 다한 적이 없었다. 그들의 자존심에 금이 갈 법한 행동이었기에 그렇다, "쓰러져라.” 그 말과 함께 레닐의 검에서 열 가닥 오러 블레이드가 뿜어졌다, 그것은 근위기시들을 덮쳐 나갔다. 콰콰콰쾅! 변환계 속성의 일격들은 정확한 움직임으로 근위기사 들에게 쇄도했다. "커억!” “큭!" 레닐의 오러 블레이드를 정면으로 받게 된 기사들은 답 답한 신음을 흘리며 뒤로 주르록 밀려났다가 피를 토하며 그대로 쓰러진다. 분노가 가득 실린 오러 블래이드를 막아 낼 힘은 그들 에게 없었다. 순식간에 십여 명의 기사를 쓰러뜨린 레닐은 뒤이어 공 격해 오는 기사들에게 오러를 뿜어냈다. 그 이후의 전개는 방금 전과 다를 바가 없었다: 오러 블레이브의 힘을 견뎌 내지 못한 근위기사들이 피 를 흘리며 그대로 무릎 꿇기 시작한 것이다. 근위기사들 모두 심각한 내상을 입을 정도로 레닐의 일 격에는 자비가 깃들지 않았다. 오십 명에 달하는 근위가사들이 순식간에 쓰러졌고,레 닐의 빈틈을 노리고 있던 트로비넨 후작은 움직임을 보이 지 못하고 있었다. 레닐이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연다. “이렇게 될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왜 공격 명령을 내 린 것입니까.” ".........." 트로비넨 후작은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의 신경은 현재 레닐에게 쏠려 있는 상황. 어떻게든 빈틈을 비집고자 했지만 레닐은 빈틈을 보여 주지않았다. '빈틈이 없다.’ 그러자 다시 한 번 레닐과 자신의 실력 차이를 깨닫게 되는 트로비넨 후작이었다. 근위기사들을 희생양 삼아 빈틈을 노렸음에도 불구하 고 레닐에게 일격도 가하지 못했던 것이다. 희생양이 된 근위기사들에게 애석한 순간이 아닐 수 없 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트로비넨 후작을 보면서 레닐이 한숨을 내쉰다. "후우……“ 그것은 .복잡한 심사에서 오는 한숨이었다. 자신의 행동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애꿎은 희생자인 트로비넨 후작과 근위기사들에게 미안한 감정 도 있었다. 하지만 이미 상황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상태. 후회는 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하여 자신의 행동이 잘 못되었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았다. 레닐의 시선이 트로비덴 후작에게 향했다. 그는 그에게 검을 까딱이며 말했다. “오시지요.” "카르미언스공작!” 레닐의 말이 흘러나옴과 동시에 트로비넨 후작이 소리 를 지르며 레닐에게 일격을 뿜어냈다. 그는 레닐이 선공을 취하게 되면 자신에게 올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에 레닐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곧장 공세를 취한 것 이다. 트로비넨 후작의 일격에는 여태까지 그가 체득한 모든 깨달음이 집약되어 있었다. 그 일격의 위력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낀 레닐은 검 을 튕기둣이 휘두르며 동시에 자신의 깨달음을 발휘하 였다. 마스터의 힘을 발휘한 것이다. 두 사람의 검이 허공에서 맞부딪쳤다. 얼핏 보면 트로비넨 후작의 검에 서린 힘이 훨씬 강해 보였다. 그의 검에 서려 있는 오러는 화려하게 타오르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에 반해 레닐의 검에는 마치 소드 엑스퍼트급 검사가 오러를 일으킨 듯 미미한 양의 오러가 일렁이고 있을 뿐 이었다. 제삼자가 보면 트로비넨 후작의 승리를 점칠 정도였으 니 말이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래닐의 검과 충돌하는 순간 트로비넨 후작의 검에 서려 있던 오러가 그대로부서져 나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파사사사! 마치 유리처럼 부서져 나가는오러였다. 그 보습올 보면서 트로비넨 후작은 경악한 표정을 지은 채 황급히검을 틀었다. 지금 자신의 눈에 보이는 기이한 현상이 현실인지 꿈인 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우웃!” 필사적으로 검을 다른 곳으로 움직이려 하였지만 레닐 의 손에 벗어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트로비넨 후작이 검을 움직인 만큼 레닐도 검을 움직이 더니 그대로 그의 검과 충돌했던 것이다 "크윽!" 쩌엉! 하는 소리와 함께 트로비넨 후작의 오러가 그대 로 부서져 나갔고, 레닐의 오러에 그대로 노출된 트로비 넨 후작이 신음을 흘리며 뒤로 주르륵 밀려났다. 그리고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그의 내부로 침입한 레닐의 일격이 사정없이 뒤흔들었 던 것이다 너무나 간단하게 트로비넨 후작을 제압한 레닐의 시선 이 루이드 국왕에게 향했다. 더 이상 그와의 사이를 방해할 인물은 없는 상황이 었다. 과연 그는 어떤 반웅을 보일 것인가. 검을 늘어뜨린 채 오연한 자세로 서 있던 레닐이 루이 드 국왕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제 어찌할것입니까.” 그 물음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었다. 그를 지켜 줄 모든 방어막이 사라졌다. 그러니 이제 어떤 말로 자신을 설득할 것이냐는 뜻이 담겨 있기도했고,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는 의 문도 담겨 있었다. 여러가지 뜻이 함축된 물음이었다. ".........." 레닐의 물음에 루이드 국왕은 잠시 침묵을 하였다. 잠시 후,무언가 생각을 정리한 돗 루이드 국왕은 레닐 을 바라보며 말한다. "튀니르 왕국으로 지원군을 파견하도록 하겠다. 아울 러 이번 일을 모두 백지화시키도록 하겠다.” 이번 일을 없던 일로 하겠다는 것. 그것은레닐이 두려워서가아니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이 사과의 의미로 이것밖에 할 수 없 기에 그러는 것이다. 어쩌면 레닐은 처음부터 이런 사태를 염려한 것일지도 모른다. 카온을 잃고 나서 느낄 수 있었지만 이미 상황은 어쩔 수 없을 정도로 흘러 간 상태였다. 여기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 여 마이드 제국의 침공군에 맞서는 것뿐이다. 루이드 국왕의 말은 레닐로서도 확실히 의외였다. 그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루이드 국왕에게 말한다. "하! 지금 그것으로 모든 일이 해결되리라 생각하는 것 입니까?" 레닐의 눈에는 지금 저것으로 자신의 분노를 달래려는 수작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 말에 루이드 국왕이 고개를 저었다. “지금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이것밖에 없기에 그렇 다. 프로미스 자작이 죽음을 당한 것은 확실히 나의 실책 이다. 당연히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 한 것은 마이드 제국에게 복수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 기에 이 말을하는것이다" "........." 길게 늘어놓는 루이드 국왕의 말에 레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쳤다. 루이드 국왕은 담담한 안색을 한 채 뚜겁게 타오르는 레닐의 눈빛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레닐은 맥이 탁 풀리는 것을 느꼈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이상적인 대답이 바로 이것이었다. 이미 키온은 죽었고 그를 살려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기에서 무엇이 더 필요하단 말인가. 맥이 풀려 버린 레닐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 만약 이것이 국왕 전하의 계산 하에 이루어진 것 이라면 정말 대단한 것입니다. 제 가슴에 충만하던 전의 를 한순간에 흩어 버린 것이니 말입니다. 어찌 보면 마스 터의 검보다 더 무서운 심계를 지닌 것알수도 있고요” 그렇게 말을 한 레닐이 검을 거두었다, 불꽃처럼 타오르던 전의가 사라진 이상 여기에 있어 봤 자 불필요한 분노만 자극될 뿐이 었다. 검을 갈무리한 레닐은 루이드 국왕을 바라보며 말한다. "이대로 물러나겠습니다. 이번 일을 공론화시키든 묻 어 버리든 저는 신경 쓰지 않겠습니다. 제가. 저지른 일에 책임을 져야 하니까요. 하지만 카온에 대한 사죄는 반드 시 하기 바랍니다. 화풀이하듯 이곳에 왔지만 앞날이 찬 란한 그의 죽음은 국왕 전하의 책임도 있기 때문입니다.” 말을 그렇게 끝맺은 레닐은 그대로 발걸음을 돌려 대전 을 벗어났다. 루이드 국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 모습을 바라 보고 있었다. 지금 자신이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어떤 말을 하던 간에 자신의 말은 레닐의 분노를 자극 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있는 것이 최선일뿐. 대전을 벗어나고, 이내 시야에서 레닐의 모습이 사리지 자 루이드 국왕은 길게 한숨을 내쉰다. “후우! 나의 업보다. 이런 실수를 하게 될 줄이야.…” 두 번 다시 레닐과 사이를 좁히기 힘들 정도로 틀어졌 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루이드 국왕이었다. 제2장 죽은자의 넋을 달래다 왕궁을 벗어난 레닐은 곧장 저택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카온이 죽은 이상 튀니르 왕국으로 반드시 자신이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전쟁터로 떠나야 할 터. 그 사실을 아이실라에게 알려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었다. 천천히 알릴수도 있지만 레닐은 당장 아이실라에게 알 리고자 하였다. 만약 루이드 국왕이 오늘 일을 문제 삼을 경우 마음을 단단히 먹고 움직여야 했기에 그렇다. 왕궁을 향할때와 마찬가지로 신체의 모든 능력을 끌어 올린 레닐은 빠른 속도로 저택에 돌아올 수 있었다. 아무렇지 않은 기색으로 저택 안에 들어선 레닐은 곧장 몸을 씻었다. 자신은 아무런 부상을 입지 않았지만 기사 들을 상대하면서 피가 튀었기에 피 냄새를 없애야 했던 것이다 목욕을 한 레닐은 깨끗한 느낌이 드는 가벼운 평상복을 입고는 그대로 아이실라에게 발걸음을 옮겼다. 레닐이 차신을 찾았다는 말에 독서를 하고 있던 아이실 라가 반가운 얼굴로 례닐을 맞이하였다. "어서 오세요, 공자님.” 언제나 자신을 웃는 얼굴로 반겨 주는 아이실라가 좋 았다. 왕궁에서는 시종일관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던 레닐이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내가 방해한 건 아니지?" “그럴 리가요. 전혀 방해가 아나니 앉으세요.” 자신을 웃으면서 반겨 주는 아이실라의 모습에 레닐은 안도의 감정이 들었다. 아이실라는 자신에게 있어서 뭐랄까. 마치 마음의 안식 처와도 같았다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자신을 반갑게 맞이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 통제하기 힘들었던 분노가 서서히 옅어지는 것 을 느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하여 지금의 분노를 다 풀어 버릴 생각은 없 었다. 가슴속 깊이 고이 간직하여 이것을 발산해야 한다. 억울하게 죽은 카온의 넋을 달래야 하지 않겠는가. 아마 카온이라면 본인의 죽음이 억울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적어도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죽 은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레닐에게 있어서는 카온의 죽음은 억울한 것이 었다. 앞으로 찬란한 미래가 그를 기다리고 있는데, 전쟁터에 서 죽었다는 것은 결국 그것들을 누리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 였으나 말이다. 자신이 더욱더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분노에 휩싸 여 있는 것이 좋았다.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면서 마음을 다잡은 레닐이 차를 따라주는 아이실라를 보며 웃음을 지었다. "고마워" "고말긴요. 그런데 공자님,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세요? 안색이 좋지 않으세요.” 레닐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바로 아이 실라이리라 그녀는 래닐에게 무슨 안 좋은 일이 발생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외 근심거리는 곧 자신의 근심거리.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기에 아이실라는 레닐의 걱정거리 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하였다. 제삼자가 보기에는 그저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말 이다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꿰뚫어 보는 아이실라의 모습 에 레닐은 속으로 대단하다고 생각을 하면서 나직이 고개 를 끄덕이고는 말한다. "걱정거리는 무슨. 부상도 다나았는데?오늘 할아버지 에게 완치 판정을 받았어" 카온의 죽음을 알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여졌다. 의외로 강한 면모를 보이는 아이실라이긴 하지만 카온 의 죽음은 분명 충격적일 것임이 분명했다. 그렇기에 그녀에게 카온의 사망 소식을 알려야할지 말 아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일단 그것이 고민거리였기에 언급하지 않은 채 자신의 부상 완치 사실부터 알려주는 레닐이었다, 레닐의 말을 들은 아아실라가 밝은 표정을 지으며 말 한다. "부상이 다 나오셨다고요? 정말 축하드려요.” “고마워. 아이실라가 타이브리안을 구해 줘서.훨씬 빨 리 나을 수 있었어.” 이 말은 사실이었다. 아이실라가 구해 준 타이브리안 덕분에 내상이 급속도 로 회복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고마움의 인사를 표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었다. 레닐의 인사에 아이실라가 양손을 저었다. “고맙긴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요. 그러 니 고마워하실 필요가 없어요. 저로서는 당연한 일을 했 을 뿐이니까요.” 자신의 공을 내세우지 않은 채 약간의 겸양을 보이는 모습이더욱 마음에 든다. 그녀가 말을 할 때마다 레닐은 아닌 걸 알면서도 아이 실라가 많은 남자를 사귀어 보았나? 라고 생각올 하고는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남자 마음에 쏙 드는 행동을 골 라서 할수 없지 않은가? 정말 하는 행동마다 사랑스러운 아이실라를 보면 레닐 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당연한 일아라니. 자신의 공은 조금이라도 인정하는 모습이 보기 좋은데 아이실라는 너무 겸손해.” 레닐의 말에 아이실라가 조심스럽게 그를 보면서 묻 는다. “그래요?공자님은이런모습이 싫으신건가요?" 그럴 리가 있겠는가. 보는 것만으르도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워 죽겠 는데. 입가에 미소를 지은 레닐이 고개를 짓는다, "전혀 그렇지 않아, 지금이 딱 좋으니 앞으로도.그래 주었으면 좋겠어.” 걱정하는 표정을 짓고 있던 레닐은 그 말을 듣고는 표 정을 활짝 피며 웃음을 짓는다. “호호! 공자님을 위해서도 그렇게 하도록 할게요.” “그래, 앞으로도 그 모습을 영원히 간직해 줬으면 좋겠 어. 아름다운 외모도 같이" 살짝 농담을 던지는 레닐의 말에 아이실라가 웃던 표정 에서 입술을 삐죽 내민다. "피! 그게 쉽게 되나요, 그리고 공자님이 그런 말을 하 니 너무 속물같이 느껴져요.” 그렇게 말을 하지만 진심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레닐이 그 말에 어깨를 으쓱하며 묻는다. "그래서싫어?" 방금 전 아이실라가 했던 물음과 비슷한 것이었다. 그에 아이실라가 고개를 젓는다. "그럴 리가요! 저는 공자님의 속물적인 모습도 좋답니 다,.오히려 그런 면이 있어야 사람같이 느껴지죠. 호호!” 말도 참 예쁘게 하는 아이실라였다. 레닐도 마음이 살짝 풀리는 걸 느끼며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한마디로 나의 모든 모습이 좋다는 거네, 그건 좋다.” "네,그런 거죠. 아참,그럼 오늘 할아버님도 같이 초대 하셔서 저녁 식사를 하는 건 어때요? 그동안 공자님을 치 료해 주시느라 고생하셨잖아요. 맛있게 함께 저녁 식사를 대접하면서 감사의 시를 전하고 싶어요.” 아이실라다운 착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그 말에 레닐도 그게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불현듯 레드 티어즈를 연구하고 싶다고 생떼를 쓰던 다르만의 모습을 떠올리고는 약간 부정적으로 말한다. "감사는 무슨, 할아버지도 충분히 대가를 받아 갔는 데 뭐.” 치료라는 명목 하에 자신을 실험체로 사용했으니 말을 다한 것이다. 레닐의 말에 아이실라가 펄쩍 뛰며 말한다. "그럴 리가요. 설령.받았다고 해두 공자님의 몸이 치료 되신 것은 할아버님 덕분이잖아요? 당연히 감사의 인사 를 해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요.” 아런 면에 있어서는강경한면을 보이는 아이실라였다. 그도 그럴 것이 네이미언 대공이 아이실라를 어릴 적부 터 가리키면서 가장 중요시한 것아 바로 은혜는 열 배로 갚으라는 것이었다. 자신과 다른 사람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았지만 자신이 느끼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보다 크면 그것은 은혜를 입 은 탓이란 뜻이었다. 다르만이 레닐에게 부상을 회복시켜 준 대가로 무언가 를 받았을 테지만 그것이 레닐의 부상 회복보다 더 나은 대가는 아닐것이 분명했다. 그녀가 알기로 레닐은 한때 내상이 치료 불가능할 정 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렇다. 그런 만큼 레닐이 다르만에게 밤은 은혜는 상상을 초월 한다. 아이실라와 제법 오랜 시간 알고 자낸 레닐로서도 이런 그녀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는 한순간 아이실라의 모습에 압도되는 것을 느끼고 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자.” 레닐의 승낙에 아이실라가 활짝 웃음을 짓는다 "네! 제 말을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공자님.” “고맙긴. 오히려 이이실라의 말에 깨닫는 것이 있는데” 그 말은 사실이었다. 아이실라의 말을 들음으로써 레닐 은 자신이 무엇을 간과하고 있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자신이 받은 것이 크다고 느끼면 그것은 은혜다. 서로 가 무언가를 주고받았다고 하여 그것을 합리화시키는 것 은 아나었던 것이다. 이는 분명 중요한 사실이었다. "그럼 저는 저녁 메뉴를준비하도록 할게요.” 말이 정해진 이상행동으로옮기는 것이 좋았기에 아이 실라가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였다. 그때 레닐이 손을 뻗어 아이실라를 제지하였다. 아이실라가 무슨 일이냐는 식의 시선으로 바라보자, 레 닐이 입을 연다. “이제부터 내 말 잘 들어.” 말을 하는 레닐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그것을 본 아이실라는 무언가 심상치 않은 말이 흘러나 올 것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만큼 레닐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던 것이다. "무슨 일인데 그러시는 건가요?" 자리에 앉은 아이실라가 침착하려고 하며 레닐에게 조 용히 물었다. 무언가 불안한 느낌이 풍겼기에 그녀는 내심 마음의 각 오를 다지고 있었다그런 아이실라에게 레닐이 조용히 말한다. "우선 내 말에 충격을 받으면 안 돼. 알겠지?“ "……그렇게 하도록 노력을 해 볼게요.” 무슨 말인지 모르지만 레닐이 이렇게 말할 정도라면 보 통 심긱한 일이 아니리라. 아이실라의 다짐을 받은 레닐이 잠시 심호흡을 하더니 입을 연다. "카온이 죽었어.” 짧은 레닐외 말. 그것을 들은 아이실라는 순간 무슨 의 미인지 알아차리지 못하여 반문을 하였다. 지금 레닐이 무슨 말을 하는 것이란 말인가,카온이 죽 었다고?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듯한 아이실라의 모습에 레닐이 한숨을 내쉬면서 이를 악물더니 다시 말한다. "카온이 죽었다고. 프로미스 지작이자 내 동생과도 같 았던 카온이.” 말을 하니 서서히 가라앉고 있던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끼는 레닐이었다. 가리앉은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나보다. 레닐의 말을 들은 아이실라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 고있었다. 그녀는 지금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싶었다. 카온이 죽다니? 레닐의 친동생과도 같았던 그가 죽었 다고?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한 아이실라가 한참 동안 침묵 을 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카온 경이 목숨을 잃으셨다고요? " 거짓이기를 바라는듯 그녀의 목소리는 사정없이 떨리 고 있었다. 하지만 레닐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래.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었어. 그것토 마스터인 셀 리든공작에 의해.” "어, 어떻게…“ 말을 잇지 못하는 아아실라였다. 그녀는 아직도 믿을 수 없었다. 카온이 죽다니. 오러 나 이트에 이른 그를 위협할 수 있는 인물이 얼마나 된다고 전쟁터에서 죽는단 말인가. 아이실라의 뇌리에 종종 저택에 놀러 와 툴툴대면서도 레닐에 대한 걱정을 감추지 못하던 카온의 모습이 떠올 랐다. 다소 무뚝뚝한 편인 레닐이 친동생처럼 아끼는 이가 바 로 카온이었는데 크가 목숨을 잃다니....... 슬픔에 잠기려던 아이실라는 분득 멈칫하였다. 자신이 이 정도라면 그와 친형제처럼 지내던 레닐이 느 끼는 감정은 어찌하겠는가. 그녀는 레닐의 눈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슬픔 을 겉으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깊게 가라앉은 레닐의 눈은 한없이 슬퍼 보였던 것 이다. 그것은 아이실라가 아니라면 결코 알아볼 수 없는 작은 변화였다. 하지만 그 작은 변화로도 그녀는 레닐이 얼마나 큰 슬 픔을 느끼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아이실라가 손을 뻗어 레닐의 볼을 매만졌다. 그리고는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슬퍼하지 마세요, 카온 경도 이렇게 자신을 걱정해 주 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면 행복할 거예요 그러니 공자 님은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레닐이 아파하는 모습을 본 아이실라는 자신이 한 단계 성숙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아픔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서 타인의 아픔을 돌 봐줄수 있는경지에 도달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따뜻한 아이실라의 목소리에 레닐이 저도 모르게 목소 리를 흘린다. “그렇게 죽을 녀석이 아니었어. 내가 전쟁터로 갔더라 면 카온은 죽지 않았을 거야.” 그런 레닐의 말에 아이실라가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말 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요. 그러니 자책하실 필요 없어 요. 공자님의 탓이 아니니 너무 자해하지 마세요" "내가 전쟁터로 나가서 카온의 넋을 달래 줘야 해. 이 점을 이해해줘,아이실라.” 전쟁터로 나가겠다는 레닐의 말. 그것을 들은 아이실라가 잠시 멈첫거렸다. 전쟁터에 나 가서 부상을 입었던 레닐의 모습이 떠올랐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자신이 말린다고 해도 레닐은 전 쟁터로 나갈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그가 부담을 갖지 않 게 하는것이다. 그녀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레닐의 의견에 찬성을 해 즌다. “……네. 기다리도록 할게요. 이번에는 부상당하지 않 게 조심하세요.” "고마워." 레닐은 아이실라가 자신을 배려해 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진심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그에 아이실라는 입가에 웃음을 지어 보일 뿐이었다. 그것만으로도 레닐은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졌다. “아이실라가 나를 이렇게 이해해 주니 어두운 모습을 보일 수가 없네. 오늘은 할아버지를 불러서 맛있게 식사 를 하자?" "네,제가 노력하도록 할게요.” 레닐이 밝은 표정을 짓자 아이실라도 입가에 웃음을 지 을 수있었다. "나도 돕도록 하마.” 그날 저녁 식사에서 레닐은 다르만에게도 카온의 죽음 을 알렸다. 그 말에 다르만도 전쟁에 참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카온의 죽음은 다르만에게도 충격적이었다. 비록 만난 적은 별로 없지만 제법 툴툴거리는 성격에 자주 충돌하면 서 정이 들었던 탓이다. 그래서 내심 걱정이 되던 차였는데 그 걱정을 하기 무 섭게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상대가 셀리든 공작이란 말에 뭐라 말할 여지도 완전히 사라졌다. 셀리든 공작이 상대였다며 살아남는 것은 불가 능한 것과 다름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다르만은 전쟁터에 참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기 싫어 왕도에 머무로고 있었지 만 자신의 힘을 아낄수록 지인들이 죽어 간다. 그렇다는 건 결국 피를 묻히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였다. "왕도에 오래 머물다 보니 따분하더군. 나의 힘이 대륙 평화에 한 팔 보탤 수 있다면 기꺼이 보태도록 하지.” 8서클 마법사인 다르만의 참전은 레닐의 사기를 북돋 아 주기에 부족함이없었다. "할아버지의 참전은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다르만의 참전도 정해지면서 본격적인 전쟁 준 비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다. 레닐이 왕도에 다녀간 뒤 왕궁에서도 추가 파병에 대한 준비를 갖추기 시작한다, 그에 귀족파 귀족들이 들고 일어나 격렬히 반대를 하 였다. 가뜩이나 튀니르 왕국에서 보낸 자신들의 군대가 연전 연패를 거듭하면서 큰 피해를 입고 있었는데 거기에 추가 파병을 하다니. 그들은 인정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추가 파병은 레닐과 왕가에서 하겠다는 말에 그 들은 인정하고 넘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래닐과 왕가가 튀니르 왕국에서 힘을 깎아 먹는다면 그 것은 곧 국왕파의 힘이 약해진다는 이야기니 그들로서는 반길 만한 일이었다. 추가 지원군의 규모는그리 많지 않았다. 이미 카르미안 왕국은 모본 국력을 끌어내고 있는 실정 이었기에 그렇다. 왕가에서 조직한 지원군은 백 명의 기사와 만 명의 병 사가 다였다. 거기에 카르미언스 공작가에서 정비한 오천 명의 기마 병 이 뒤이어 합류할 것이다. 군대는 불과 열흘 만에 편제가 완료되었다. 이미 대대 적인 소집령을 내린 탓에 군대를 소집하는 것에는 시간이 거의 들지 않고 점검히는 시간만 든 것이다. 총사령관은 레닐이 맡았다. 아직 그가 부상을 회복했다는 소식을 공표하자 않았기 에 사람들은 레닐이 부상을 회복하지 않은 채 출전을 한 다고 수군거렸다. 대회의에서 건재한.모습을 보였지만 대다수 귀족들은 레닐이 부상을 완치 못했다고 알고 있었다. 레닐이 워낙 튀니르 왕국으로 빨리 출전을 하고 싶었기 에 군대 조직에서부터 출전까지 번개 불에 콩 구워 먹듯 모든 일이 처리되었다. 왕궁 소란 이후 레닐과 루이드 국왕은 한 번도 마주치 지 않았다. 왕궁 내부에서 레닐이 무언가 소란을 일으켰다는 것올 귀족들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레닐과 루이드 국왕이 서로 보려고 하지 않는 것 을 보고 무언가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을 뿐이었다. 사실 근위기사 단장인 트로비넨 후작은 레닐의 강력 처 벌을 주장하였다. 무단으로 왕궁에 난입하여 소동을 피운 것은 일국의 공 작이라 하여도 피해 갈수 없는 중죄였던 것이다. 하지한 루이드 국왕은 그런 레닐의 잘묵을 덮어 주 었다. 이는 카온의 죽음이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 정하는 바였다. 레닐이 키온을 얼마나 아끼는지도 알고 있었고 말이다 그렇게 레닐은 군대를 이끌고 튀니르 왕국으로 향하게 되었다. 한시라도 빠르게 튀니르 왕국으로 가고 싶었기에 레닐 은 강행군에 강행군을 거듭하고 있었다. 거듭되는 강행군에 병사들의 불만은 대단했지만 레닐 은 병사들의 불만을 철저히 무시했다. 오히려 강행군에서 뒤처지는 병사들은 따로 떨어뜨리 고 하루에 한 꺼밖에 주지 않는 혹독한 조치를 취할 정도 였다. 그래도 강행군을 하면서 세끼를 모두 공급했기에 병 사들은 불만을 가지면서도 그것을 외부로 표출하지는 않았다. 레닐의 기세가 워낙 험악했기에 뭐라 말을 할 수 없었 던 것이다. 그렇게 카르미안 왕도를 벗어난 지원군은 불과 열흘 만 에 제파이드 자작령에 들어설 수 있었다. 제파이트 자작은 레닐의 방문 소식에 직접 나와 그를 맞이하였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지요.” 예전 같으면 마주 예의를 취하며 말했을 레닐이자만 카 온이 죽었다는 장소에 도착한 탓일까. 그의 목소리는 차 가웠다. 처음 보는 레닐의 이러한 모습에 제파이드 자작은 움찔 하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레닐을 안으로 안내하였다. 저택 안으로 들어선 레닐은 제파이드 자작을 보면서 말 한다. "안젤리나 양을 만나고 싶습나다.” “안젤리나른 방에 있습니다. 하지만.........” 말끝을 흐리는 제파이드자작. 레닐은 그가 왜 말을 흐리는지 알 수 있었다 연인을 잃게 된 안젤리나가 받은 충격은 대단했을 것 이다. 그렇다면 침식을 잊은 채 방 안에 머물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그만큼 연인을 잃은 충격은 대단한 것이었다. 살짝 고개를 끄덕인 레닐이 말한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제가 가 보도록 하지요. 너무 걱정하자 마시고요.” “예,공작님만 믿겠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고개를 숙인 제파이드 자작이 발걸음을 옮겼다. 그 모습올 조용히 바라보면서 레닐이 입을 열었다. "진즉에 왔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을. 미안한 것은 다름 아닌 저입니다.” 그렇게 말을 해 봤자 제파이드 자작이 인정할 리가 없었기에 이것은 어디까지나 레닐의 중얼거림에 불과하 였다‘ 앞서 안내를 하는 하인을 따라 레닐이 도착한 곳은 안 젤리나의 방이었다. 안내를 하는 것만이 자신의 임무였기에 하인은 방 앞까 지 안내를 한 뒤 고개를 숙이고는 그대로 돌아간다, 그러자 남은 것은 레닐뿐이었다. 레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방문을 조용히 바라보 았다. 문이라는 장애물이 가로막고 있지만 레닐은 건너편 상 황을 눈에 보는 것처럼 훤하게 알수 있었다. 음울하게 전해져 오는 기운은 주변 사람들마저도 축 처 지게 만드는 마이너스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었다. “후우! 랜입니다,안젤러나 양.” 가볍게 한숨을 몰아쉰 레닐은 건너편을 향해 입을 열 었다. 래닐이 말을 했음에도 건너편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없 었다. 그것을 레닐 또한 느끼고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 은 채 반응을 기다리고만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렸을까. 차한잔 마실정도의 시간이 흘렸을무렵,굳게 닫혀있 던 안젤리나의 방이 스르륵! 하고 열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방 안에서 안젤리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레닐은 모습을 드러낸 안젤리나의 얼굴을 보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될까. 말 그대로 몰골이 말이 아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모습을 트러낸 안젤리나는 행한 눈과 뼈가 드러나는 앙 상한 모습을 하고있었다. 일견하기에도 몸을 가누기에 벅찬 모습임이 분명하 였다. 그 모습에 레닐은 다시 한 번 한숨을 폭 내쉬면서 말 한다. “후! 이런 모습은 뭡니까. 설마 카온이 이런 모습을 보 면 기뻐할 것아라 생각한 것입니까?" ".........." 레닐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안젤리나였다. 입 조차 열기 힘든 상항이었지만 자신의 이런 모습이 카온에 게 어떻게 비춰질지 생각하니 뭐라 말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 안젤라나의 모습에 레닐은 한숨밖에 쉴 수 없 었다. 그녀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도 있고, 카온을 잃음으로 인하여 큰 슬픔을 느끼고 있을 것이 분명한데 이렇게 다그치듯 말하는 자신이 싫었다. 래닐은 안젤리나에게 시선을 주면서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카온이… 묻혀 있는 곳을 알고 싶습니다. 가르쳐 주 시겠습니까?" 제파이드 자작에게 물을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레닐은 안젤리나의 입에서 직접 듣고 싶었다. 그것이 그녀에 대 한 예의라 생각한 것이다. “."…가 안.......해드..." 그에 안젤라나가 무어라 말을 하려고 했지만 워낙 수분 섭취를 하지 않은 탓에 목이 말라 버려 제대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레닐이 방 안으로 들어가 물을 한 잔그녀 에게 따라주면서 말을 한다. “천천히 마시십시오. 천천히…….” 안젤리나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물을 마시기 시작하 였다. 천천히 물이 넘어가는소리가 들려왔고, 물을 다마 신 안젤리나는 컵을 내려놓고는 레닐에게 말한다.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 절 따라오세요.” 레닐은 그러한 안젤리나의 말을 거절할 수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레닐은 안젤리나의 뒤를 따라 카온이 묻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제대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한 안젤리나의 걸음걸이는 위태로웠고, 느렸다. 보는 사람이 답답해 할 정도로 느린 걸음이었자만 레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그 녀의 뒤를 따를뿐이었다. 안젤리나의 뒤를 따라 얼마나 걸었을까. 마침내 레닐이 도착한곳은 작은 무덤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 었다. 무덤 앞에는 거대한 대검과 함께 작은 비석이 자리하고 있었다. 비석께는 '투사카온, 이곳에 잠들다,'라고쓰여 있었다. "......." 그곳을 보며 레닐과 안젤리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레닐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무덤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카온의 무덤에 시선을 준다. 매일 관리를 한듯 잡초가 자라지 않았고,비석에는 먼 지 한 톨 존재하지 않고 있었다. 누가 봐도 매일같이 관리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안젤리나가 매일 관리를 했을 것이라, 무덤 앞에 다가간 레닐은 입을 열지 않은 채 묵묵히 무 덤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친동생 같이 생각하던 카온의 죽음. 어찌 슬프지 아나 할까. 하지만 레닐은 겉으로 그 슬품을 드러낼 수 없었다. 자신마저 슬품을 드러내면 옆에 있는 안젤리나는 그 슬 픔을 견더 내지 못하고 무너져 내릴 것이란 느낌이 들었 던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레닐이 슬퍼하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카온의 죽음에 속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친동생과도 같던 그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하며 저세 상에서는 조금이나마 더 행복한 삶을 살길 기원할 뿐이 었다. 대륙에는 이러한 말이 있다. 영웅은 겉으로 눈물을 홀리지 않고 속으로 눈물을 흘 린다. 만인의 슬픔을 겉으로 드러내며, 개인의 슬픔은 속으로 묻어둔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올 위해서는 기꺼이 겉으로 그 슬 픔을 드러내지만 자신의 슬픔은 속으로 묻어 두어야 하는 숙명과도 같은 이야기 인 것이다. 그그긍! 한동안 무덤을 조용히 바라보던 레닐이 손을 뻗여 카온 의 검을 뽑아 들었다. 그는 양손으로 카온의 검을 받쳐 들며 안젤리나에게 그 것을 보여 준다. "타고난 힘이 워낙 장사였기에 키온에게 맞춰 특별히 제작한 검입니다. 그의 육체는 이곳에서 잠들었지만 그의 혼은 카르미안 왕국으로 향할 것입니다. 그리곤 그의 죽 음이 헛되지 않도록 저의 모든 힘을 바칠 것입니다.” 그것이 레닐의 선언이었다. 어깨에 짊어진 짐이 많은 그에게 있어 한 사람을 위해 너무나 많은 것을 희생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레닐 또한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안젤리나에게 이와 같 은 말을 하는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이것이라는 것밖에. 안젤리나가 레닐을 바라보면서 물었다. “그의 죽음은 헛되지 않은 건가요? " "그것은 말 수 없습니다.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있 습니다. 제가 그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만들 것입니다. 이 것은 저 스스로와의 약속입니다.” 그의 굳은 다짐이었다. 마지막까지 셀리든 공작을 붙잡고 늘어짐으로 인하여 제파이드 자작령은 마이드 제국군의 마수에서 무사할 수 있었다. 그런 만큼 카온은 연합군 이만의 병력과 제파이드 자작 령의 주민들을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날 이후 부상을 입은 셀리든 공작은 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마이드 제국의 파상공세가 이어졌지만 카온의 분전에 가슴속 깊이 타오르는 분노를 느낀 연합군 이 필사적으로 마이드 제국군을 막아 냈기에 그렇다. 카온 벌어 준 귀중한 시간에 레닐이 무사히 합류를 할수 있었다. 그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제파이드 자작 령을 지켜 내고 셀리든 공작의 목을 베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카온의 죽음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적어 도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는 할 수 있으리라. “믿겠어요. 공작님이 그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해 주리 라는 것을요" 레닐이 굳은 결의가 흐르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믿으십시오. 반드시 그렇게 만들 것입니다." 무사히 제파이드 자작령으로 합류한 레닐의 각오는 나 직한 목소리로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것은 마이드 제국군의 총사령관 셀리든 공작과 레닐 의 대결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었다. 제3장 레닐과 셀리든 공작 카온의 무덤을 갔다 온 직후,안젤리나는 최소한의 음 식과 물을 섭취하던 상황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위해 움직 임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침식을 잊은 채 방 안에만 틀어박혀 있다가 오로지 카 온의 무덤 관리에만 신경을 쓰던 안젤리나가 회복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자 제파이드 지작은 크게 기뻐하였다. 그와 함께 레닐은 제파이드 자작을 찾아 상황 보고를 듣기 시작하였다. 마이드 제국군을 감시하기 위해 보낸 정찰병들이 셀리든 공작의 부상이 완치되어 간다는 소식 을 보고해 온 것이다. 본격적으로 셀리든 공작과 대결을 해야 했고,그와 별 개로 마이드 제국군의 전력을 파악해 둘 필요가 있었다. 제파이드 지작은 레닐에게 자세한 보고를 하기 시작하 였다. "현재 마이드 제국군의 일만 군대 중 정상적으로 움직 일 수 있는 숫자는 채 오천에서 육천 사이로 파악되고 있 습니다. 약 이천여 명의 병사들이 공성전에서 죽음을 당 하였으며, 천오백에서 이천 사이의 병사들이 부상을 당한 상황입니다. 그 병력을 보충하기 위해 일만의 병사들이 더 지원을 온 상황입니다. 그에 비해 연합군은 일만오천 이 넘는 전력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작님의 일 만오천 군대를 합치면 총 삼만,두 배에 달하는 전력을 보 유하고있는 상황입니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을 하면 연합군의 피해가 더 크 다고 할 수 있지만 마이드 제국군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아낸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 할수 있다. 게다가 레닐의 합류로 인해 연합군의 사기는 하늘을 찌 를 듯 치솟아 있는 상황이었다. 두 명의 마스터를 연달아 격파한 셀리든 공작의 검에 맞설 수 있는 인물은 레날밖에 없다고 대두되고 있는 상 황이었으니 말이다. 셀리든 공작은 마이드 제국 내에 있어서도 무척 상징적 인 인물이었다. 자국의 자존심이던 로셀린 공작이 레닐에게 패배하고, 데칸 공작이 네이미언 대공의 검에 막혀 이렇다 할 성과 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데칸 공작보다 한 수 아래라 평가 받던 셀리든 공작이 요멘 공작과 칼로윈 공작을 연달아 격파한 것은 무척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때문에 현재 마이드 제국 내에서 셀리든 공작의 이름은 데칸 공작을 뛰어넘을 조짐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었다. 제파이드 자작의 보고를 듣고있던 레닐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군대는 숫자가 중요한것이 아니죠. 셀리든 공작이 가 장 중요합니다. 그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두 배의 숫자 차이라지만 얼마든지 충원이 가능한 숫자 였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셀리든 공작의 몸 상 태 였다. 카온에 의해 부상을 입은 그가 한동안 거동을 하지 못 할 정도였다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으니 말 이다. 무엇보다 레닐은 셀리든 공작과 직접 검을 맞댈 생각이 었기에 그의 몸 상태가 중요했다. 레닐의 물음에 제파이드 자작은 근심스러운 표정을 지 으며 말한다, "유감스럽게도 셀리든 공작의 부상이 다 회복되었다고 합니다.” 제파이드 자작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 었다. 만약 셀리든 공작이 부상을 회복하지 못했더라면 마이 드 제국군을 상대로 승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말이다.. 숫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만약 레닐이 셀리듣 공작 에게 패하기라도 한다면 전세는 단번에 뒤집어질 것 이다. 염려 섞인 제파이드 자작의 모습에 레닐이 미소를 지으 며 말한다. “후후! 그렇습니끼? 자작님에게는 아쉽겠지만 저에게 는 다행이로군요. 카온의 넋을 달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조심하셔야 합니다. 셀리든 공작읍 정말 강합니다" 이렇게 말을 해도 결국 대결이 성사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제파이드 자작이다 마음 같아서는 뒤로 물러난 채 조용히 군대의 숫자 우 위를 이용한 전술을 펼치는 것이 좋다고 말을 하고 싶었 지만 레닐이 그 말을 들을 리가 없다. 평범한 상황이었어도 희박한 확률인데 셀리든 공작의 검에 카온이 목숨을 잃지 않았던가? 동생의 원수와도 같은 그를 앞에 두고 물러날 인물은 극히 소수일 것임이 분명하다. "물론 압니다. 셀리든 공작은 현 대륙의 마스터들 중 최강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라는 것을요" 솔직하게 인정을 하는 레닐이었다. 그는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이 최고라는 자만심에 빠져 있는 다른 마스터들과는 다르다. 대륙을 돌아다나면서 자신보다 강하던 웨이던 후작과 아키예프를 보지 않았던가? 그런 만큼 상대방의 실력을 인정하는 면모를 얼마든지 보일 수 있다. "저는 다른 마스터들과 다릅니다. 상황이 불리하면 무 승부라도 만들 수 있지요. 제파이드 자작님은 제가 로셀 린 공작보다 강할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그, 그건…....” 순간 말을 잇지 못하는 제파이도 자작이었다. 선뜻 레닐이 더 강하다고 말을 하기에는 로쉘린 공작의 이름이 워낙 높았던 까닭이다. 전대 마스터인 로셀린 공작은 당장 마스터들 사이에 놓 아 도 대륙 최고의 신위를 발휘할 인물임이 분명하다. 셀리든 공작과 비교를 해도 한 수 위인 인물이 바로 로 셀린 공작이다. 그리고 래닐은 그런 로셀린 공작과 무승부를 기록한 인 물이다. 아니,로셀린 공작은 완치 불가능의 내상을 얻었고, 레 닐은 완치를 했으니 레닐의 승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히 비교를 하면 레닐이 셀리든 공작에게 패할 가능 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제파이드 자작이 선뜻 대답을 못하자 레닐의 입가에 웃 음이 맺힌다. "그것입니다,바로. 상황이 불리해지면 이기지 못하더 라도 무승부는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저를 믿으십 시오,제파이드 자작님.” 믿어 달라는 레닐의 말을 믿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 었다. 게다가 그는 여태껏 사람들을 단 한 차례도 실망시키지 않은 인물이지 않은가! 나직이, 힘이 담긴 모습으로 제파이드 자작이 고개를 끄덕인다. "물론입니다. 저는 공작님을 믿습니다. 셀리든 공작을 꺾어 주십시오.” 믿음이 담긴 제파이드 자작의 말에 레닐이 미소를 지 었다.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저를 믿으시지요.” 본격적으로 전쟁의 상황이 진행되기 시작하였다. 레닐의 합류 소식은 곧장 셀리든 공작의 귓가에도 들어 갔다. 부상 치료에 힘쓰고 있던 셀리든 공작은 입가에 묘한 미소를 지었다. "아쉽군. 이런 때에 도착을 하다니.” 아직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자신은 부상을 말끔히 회복한 상황이었다. 버러지 같은 진드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부상을 입어 얼마나 고생을 했는가. 게다가 그 녀석 때문에 수립해 놓았던 계획이 대대적으 로 틀어진 상황이었다. 그로 인해 연합군이 분전을 하여 마이드 제국군을 막아 냈다고 하지만 그것은 셀리든 공작이 염려하는 바가 아니 었다. 그는 당장 레닐이 도착하기 전 자신이 부상을 완치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겼다. "어린 나이에 여우 같은 꾀를 지닌 녀석이지. 조금이라 도 늦었으면 곤란할 뻔했군.” 셀리든 공작이 이렇게 말을 하는 까닭은 아미 한 차례 레닐을 겪어 보았기에 하는 것이었다. 그가 레닐을 본 것은 마스터 대전에서였다. 당시 레닐은 마이드. 제국의 포섭 대상으로서 그 임무를 받은 것이 바로 셀리든 공작이었다. 그러나 셀리든 공작은 결과적으로 레닐을 포섭할 수 없 었다. 아니, 포섭할 기회 자체가 없었다는 것이 옳다고 할 수 있다. 영리하게도 레닐은 대외적인 활동을 최대한 자제한 채 마스터와 자리만 차지하고는 자취를 감추었던 것이다. 그 후에 황도 낡은 집에서 다시 한 번 레닐을 마주한 셀 리든 공작은 레닐이 충분히 위협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느 낄수 있었다. 다만 그때 레닐을 보내 주었던 것은 이렇게 성장할 것 이라는 걸 예상하자 못했기에 그렇다. 설마 운이라고 해도 로셀린 공작을 꺾을 정도로 성장할 줄이야, 그 이야기를 들은 셀리른 공작은 레닐이 정맡 강해졌다 는 것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레닐을 꺾음으로써 자신의 강함 을 대륙에 널리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레닐을 꺾으면 부가적으로 로셀린 공작보다 강하다는 평가를 자신에게 가지고 올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때 나의. 선택은 틀리면서 한편으로는 옳았다 그 선 택을 옳게 만들기 위해서는 레닐을 꺾어야겠지.” 나이답지 않게 여우 같은 면모를 지닌 레닐은 마이드 제국의 제거 일순위에 올라 있는 인물이다. 그때 레닐을 죽였더라면 이런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 이다. 백여 년 동안 대계를 세워 왔던 마이드 제국에게 있어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셀리든 공작에게 있어서 이것은 하나의 기회 였다. 데칸 공작의 그늘에 가려져 이렇다 할 두각을 보이지 못했던 자신이 단번에 마이드 제국의 중추에 올라설 수 있는 기회였으니 말이다. 그것도 모두 레닐을 꺾었을 때의 이야기다. 레닐을 꺾으면 마이드 제국의 권력이 자신에게 집중될 것임이 분명했다. 그렇기에 셀리든 공작의 각오는 대단하였다. “레닐의 목을 베고 튀니르 왕국 전역을 정벌한다. 그리 고 게르안 왕국까지 정벌하게 되면 마이드 제국의 제일 권력자가 될 수 있을것이다.” 이젠 단순한 야망이 아닌 실현이 가능한 목표가 되었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레닐의 목을 베어야 한다는 전 제가 있다. 셀리든 공작에게 있어 그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 니다. "아무리 그 녀석이 뛰어나다고 하나 나이의 한계는 분 명히 존재할 터. 로셀린 공작이 당한 것은 방심을 하고 있 다가 그 녀석의 마지막 일격에 당해서 그런 것이다.” 척하면 척이다. 로셀린 공작의 실력은 분명 뛰아나지만 너무 뛰어나서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분명 일방적인 대결이 전개되었을 것이고, 로셀린 공작 은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한 레닐의 모습에 방심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틈을 노린 레닐의 일격에 당했을 테지. 제스테리언 대공도 그렇고 로셀린 공작도 그렇다. 두 마스터 모두 실력은 뛰어나지만 결국 자신의 실력에 발목을 잡힌 케이스였다 "그러나 나는 다르지.” 이것이 셀리든 공작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항상 주변을 밑도 끝도 없이 깔아뭉개지만 대결에 있어 서 셀리든 공작은 냉철함 그 자체로 무장되어 있다고 해 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셀리든 공작이 실력적 우위에 있는 이상 레닐에게 패할 가능성은 없다 레닐은 이미 두 자례 자폭 공격의 성공으로 자신과 최 소한 무승부를 기록할 수 있으리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말 이다. "세상은 네 녀석 뜻대로만 돌아가지 않는 법이지.” 입가에 미소를 지은 철리든 공작이 몸을 일으켰다. 이제 귀족들과 회의를 한 뒤 레닐의 목을 꺾어 주기만 하면 된다. 셀리든 공작이 회의장으로 사용되는 막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회의장으로 발걸음올 했을 땐 이미 대다수의 귀족들이 모인 상황이었다. 셀리든 공작은 가장 상석에 앉으면서 주변을 둘러보더 니 입을 연다. "렌이 왔다고 들었다.” ".........." 레닐의 방문 소식에 귀족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마이드 제국에게 있어 불편함을 상징하는 인물과 도 같았기에 그렇다. 라페리온 후작을 시작으로 제스테리언 대공과 로셀린 공작이 그의 검에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이곳에 있는 이들은 제스테리언 대공의 존재를 모르고 있지만 라페리온 후작과 로셀린 공작의 패배 소식만으로 도 마이드 제국 기사들의 자긍심에 파문을 일으키기에 부 족함이 없었다. 아무도 입을 열지 않는 상황이 불편했는지 셀리든 공작 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입을 열었다. “왜 입을 열지 않는 거지? 설마 망측한 상상을 하고 있 는 것은 아닐테지?" 콰콰콰콰! 그 말과 함께 셀리든 공작의 전신에서 강렬한 기세가 발산되었다. 발산된 셀리든 공작의 기세는 삽시간에 회의장 전역을 집어삼키기 시작하였다. “으헉!” "허어억!" 마스터가 발산하는 기세에 완전히 압도된 귀족들은 헛 바람을 집어삼키며 셀리든 공작의 기세를 받아 내기에 급 급했다. 그중 지스트 후작만이 평온한 기색을 띤 채 셀리튼 공 작에게 밀한다. "그럴리가있겠습니까. 다만 카르미언스공작이 연합 군에 끼치는 영향력을 감안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이번 전쟁에서 그 지략을 널리 알린 지스트 후작이지만 그는 마이드 제국 내 오러 나이트 서열 1위로 올라선 인물 이었다. 즉, 마스터에 가장 가까운 인물 중 하나였다. 게다가 셀리든 공작이 전력을 다해 기세를 뿜어낸 것이 아니었기에 그 기세를 받아 내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지스트 후작의 말에 셀리든 공작이 기세를 거두어 들 였다. "호오........그렇단말이지.말해보라.” 셀리든 공작의 말에 지스트 후작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 더니 입을 열기시작한다. "우선 카르미언스 공작은 연합군에 남은 마지막 희망 입니다.이 점을 숙지하셔야 합니다.” “왜 숙지를 해야 한다는 거지?어차피 목을 베어 버리 면 되는 것 아닌가?" 레닐을 높게 평가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일까. 표정을 찡그리며 지스트 후작에게 말하는 셀리든 공작 이다. 그에 지스트 후작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 었다. “그런 뜻이 아닙니다. 공작님께서는 카르미언스 공작 의 목을 베시면 됩니다. 다만 카르미언스 공작이 엽합군 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말일 뿐입니다.” “그래서?" 레닐의 비중이 크다는 것은 셀리든 공작도 알고 있는 바였다. 그를 처리하게 되면 더 이상 연합군에서 기용할 수 있 는 마스터는 없었으니 말이다. "이번 대결은 무척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카르미언스 공작을 꺾으면 본 제국은 튀니르 왕국은 물론이고 게르 안 왕국과 카르미안 왕국의 일부까지 점령할 수 있는 기 회가 생기게 됩니다. 그되고 그 공은 고스란히 공작님의 것이 될 것입니다.” 지스트 후작의 말에 회의장에 모인 귀족들이 들뜬 표정 을 짓는다. 그도 그렇지 않은가! 튀니르 왕국과 게르안 왕국의 영토만 해도 결코 적은 크기가 아니다. 거기에다가 카르미안 왕국의 북부까지 차 지한다는 것은 마이드 제국의 완전한 자립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공을 고스란히 셀리든 공작이 차지하겠지만 함께 전 쟁에 참전한 귀족들도 만만치 않은 포상을 받게 될 것임 이 분명하다. "하지만 여기에는 카르미언스 공작을 꺾어야 한다는 점이 있습니다.” 들뜬 귀족들을 다소 진정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낀 지스 트 후작이 현실 상황을 인지 시켰다. 그 말을 듣던 셀리든 공작이 지스트 후작에게 말했다. "나보고 한결 더 신중하게 임하라는 이야기로군?" “그렇습니다, 만에 하나의 가능성이지만 공작님께서 카르미언스 공작을 얕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서 그렇습 니다.”. “흐음!” 지스트 후작의 말에 심기가 불편한 표정을 짓는다. 이 말은 즉, 자신의 패배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여 언급을 하는 것이지만 심기가 불편한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 셀리든 공작의 기색을 눈치챈 지스트 후작이 섣불 리 말을 덧붙인다. “분명 공작님이 카르미언스 공작을 압도하는 상항입니 다. 하지만 라페리은후작님과 로셀린 공작님의 경우도 생각을 해야 합니다, 어리지만 카르미언스 공작은 얕볼 수 없는 인물입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다. 그러니 그 말은 그만 했으면 좋 겠군.” 지스트 후작의 말을 제지하는 셀리든 공작이었다. 대결을 함에 있어 그는 한 치도 방심을 해 본 적이 없 고, 레닐과의 대결에서도 그럴 것이다. 자신의 패배 가능성을 염두에 둔 채 방심하지 말라고 충고하는 지스트 후작의 말은 더 이상 듣고 싶지가 않 았다. 지스트 후작의 말을 끊은 채 자리에서 일어선 셀리든 공작이 주변을 둘러보며 말한다. "긴 이야기는 필요가 없을 것 같군. 렌 녀석의 목을 베 겠다. 그리고 그 다음 전개에 대해 완벽한 계획을 수립하 라. 기한은 내일까지. 계획이 모두 수립되면 렌의 목을 베 겠다.” 그 말과 함께 셀리든 공작이 그대로 회의장을 벗어 났다. 그러자 남은 귀족들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총사령관인 셀리론 공작이 그대로 자리에서 벗어나리 라고는 생각도 못한 것미다. "후!” 지스트 후작도 그런 셀리든 공작의 모습을 보며 나직이 숨을 내 쉬었다. 뛰어난 실력으로 인해 의지가 되지만 함께하기에 너무 나 힘든 인물이었다. 하지만어쩌랴. 그는 총사령관이고 자신은 참모일뿐. 셀리든 공작의 실력을 믿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 었다. ‘승리하리라 믿는 수밖에.’ 그렇게 생각을 한 지스트 후작은 주변을 둘러보며 입을 열기 시작하였다. “그렇다면 우선 이후의 계획에 대해 정하도록 합시다, 총사령관님의 명령 아닙니까?" 귀족들을 진정 시킨 지스트 후작은 귀족들의 의견을 수 렴하며 추후 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하였다. 제파이드 자작령을 넘어선 이후 남부 지방을 장악한 뒤 혹시 모를 카르미안 왕국의 북진에 경계를 하며 게르안 왕국을 공격하는 방향으로 계힉이 수립되었다 이 모든 계획은 셀리든 공작이 레닐을 꺾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마이드 제국 귀족들 중 셀리든 공작의 패배를 의심하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연달아 두 명의 마스터를 격파한 셀리든 공작의 신위는 귀족들로 하여금 굳건한 믿음을 갖게끔 했던 것이다. 레닐과 셀리든 공작이 재결할 순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먼저 움직이지 않는군요.” 마이드 제국군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고 있던 레닐은 성벽 앞에 진을 치고 있는 마이드 제국군을 보면 서 나직이 말한다. 그에 제파이드 자작도 의아한 안색을 띠며 대답을 한다. "셀리든 공작이 움직일 시간이 지났음에도 움직이 지 않고 있습나다. 혹시 부상이 다 회복되지 않은 것 일까요?” 제파이드 자작의 말에 레닐이 고개를 젓는다. 셀리든 공작의 부상 완치 소식을 들은 시점에서 그러한 추측은 믿을것이 못 된다. "그건 아닐 겁니다. 셀리든 공작은 자신의 실력을 굳게 믿는 인물 어느 정도의 머리는 있지만 머리보다는 실력 으로 모든 것을 부숴 버리는 인물입니다.” 몇 년 전 셀리든 공작을 만났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 른다. 마스터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사정없이 깔아 뭉개던 셀리든 공작의 모습. 그리고 자신에게,패한 라페리온 후작을 사정없이 짓 밟는 모습도 떠올랐다. 그는 그런 인물이었다. 자신의 실력만을 믿으며 이 세상에서 자신이 최고라 생 각하는그런 인물. 레닐이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자 제파이드 자작이 궁금 중 서린 표정을 지으며 품는다. "그렇다면 무슨 의도일까요?" 그 물음에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레닐이 입을 연다. “아무래도 셀리든 공작은 제가 먼저 도전하길 원하는 가 봅니다,” "먼저 도전을?" 제파이드 자작이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한 표정을 짓 는다. 셀리든 공작은 요멘 공작에게 먼저 도전하는 모습을 보 였다 그렇기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조금 억측이리는 생각 이 든 것이다. 그러한 제파이드 자작의 모습에 레닐이 웃음을 지은 채 말한다. “아직 나이가 어린 저에게 먼저 도전을 하치 못하겠다 는 자존심의 발현이지요. 셀리든 공작은 생각보다 훨씬 오만한 인물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지요.” "그럼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은연중 레닐의 기세를 읽었기 때문일까. 제파이드 자작은 김장감 서린 얼굴로 레닐을 바라보 았다. 그에 레닐은 자신의 허리춤에 놓인 검을 툭 건드리며 말한다. "당연히 제가 도전을 해야지요. 여기서 셀리든 공작 의 기세를 반드시 꺾어 놓아야 전쟁의 흐름이 바뀔 것입 니다.” "쉽지 않겠지만…… 공작님을 믿겠습니다" 레닐이 셀리든 공작을 꺾지 못하면 제파이드 자작령은 무너지고 말 것이다. 병력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하나 의기만으로 버틸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마이드 제국군의 공세를 견뎌 내느라 연합군은 한계에 임박한 상황이 었다. 그렇기에 레닐의 숭리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다. “믿으십시오. 셀리든 공작은 적군의 사령탑입니다. 그 렇기에 그를 꺾으면 마이드 제국군의 전체적인 리듬이 흔 들릴 것입니다. 카온의 복수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그 말이 레닐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었다. 레닐의 눈이 푸르게 빛나며 마이드 제국군의 진영을 응 시 하고 있었다. 지스트 후작에게 이후의 계획을 모두 수립하라 명령을 내린 셀리든 공작은 레닐의 도전을 받았다. 그는 레닐의 도전 소식을 듣고는 코웃음을 치며 입을 열었다. "렌이 도전을 했다고?" "그렇습니다. 공작님께서 수락을 하신다면 당장이라도 대결에 임하겠다고 했습니다.” 연합군 측에서 전해 온 소식을 들은 셀리든 공작은 어 이가 없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웃음을 흘렸다. “후후후! 재미있군. 설마 나한테 먼저 도전을 할 줄이 야. 좋다.기를 꺾어 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내일 정오 에 대결을 하겠다고 일러라. 레닐의 목을 베겠다" 셀리든 공작의 명령에 도전 의사를 전달한 기사가 고개 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기사가 자리를 벗어났고,셀리든 공작은 묘한 표정을 지었다, "먼저 도전이라.. 내가 부상을 다 회복하지 않았으 리라 생각하는 건가?"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여우 같은 레닐이라면 그런 빈틈 을 비집고 들어오려 할수 있을 테니 말이다. 아마 은연중 흘렸던 자신의 완치 소식이 거짓이라 생각 을 했겠지. "하지만 부상은 완벽하게 치료가 되었지, 실수를 했군. 실수를 했어. 내일 죽을 날일지도 모르겠군. 그 사실을 제 대로 입력시켜 줘야겠어.” 입가에 미소를 지은 셀리든 공작은 눈을 감으며 명상에 잠겨 들기 시작했다. 나이가 어리하고 하나 레닐은 무시할 수 없는 강한 도 전자., 만전의 상태로 임해야 티끌의 손해도 보지 않을 것 이다. 자신의 패배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 행동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게 두 마스터의 대결이 공식적으로 성립되었다. "내일이군. 내일이야" 셀리든 공작에게서 승낙의 표시를 들은 레닐은 표정을 굳히고는 고개를 나직이 끄덕 인다. 상대는 현재 최고의 전성기를누리고 있는 셀리든 공작 이다. 현존하는 마스터 중에서 능히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만큼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상대였다. “로셀린 공작보다 강할 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셀리 든 공작에게는 아직 패기가 존재한다.” 이제 팔십을 넘긴 셀리든 공작은 엄청난 양의 마나를 체내에 축적하여 노화를 억제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 렇기에 그의 기량은 젊은이 못지않은 왕성함을 자랑하고 있다. 어찌 보면 지금이 가장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해니다. 체력적인 측면과 더불어 경험과 마나의 양이 극도에 다다른 셀리든 공작은 최강의 반열에 든 검 사이기에 그렇다. 냉정하게 판단을 내려도 셀리든 공작의 실력은 마스터 중 상위권에 속한다. 그에 반해 자신의 실력은 중위권과 상위권에서 애매 하다. 경험적인 측면에서도 약간 모자랄 뿐만 아니라,마나의 양도 부족하기에 그렇다. "내 모든 것을 가지고 임한다. 우선은 레드 티어즈의 힘을 사용하지 않고 대결에 임해야 해. 나의 실력을 최대 한 끌어내 보는 거야.” 목숨을 건 위험한 도박이었지만 레닐로서는 이렇게 밖 에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그는 위험한 순간마다 레드 티어즈에 의치하여 목숨을 부지하였다. 이는 든든한 한 수로 효용을 발휘할 수 있지만 반대로 레드 티어즈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 실제로 어려운 적수를 만날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레드 티어즈에 의지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했으니 말이다. 레드 티어즈에 자신의 목숨을 맡긴다는 것은 결국 거기 에 얽매여 자신의 실력을 증진시키지 않으려는 몸부림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레닐은 목숨이 위험하더라도 레드 티 어즈에 의지하지 않은 채 최대한 자신의실력을 발휘하 여 대결에 임할 생각이었다. “몸 상태를 최고의 상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군" 그렇게 중얼거린 레닐도 곧장 명상에 잠겨 들기 시작 한다. 최강의 적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 상태도 최선 으로 만들어놓는 것이 중요하다 부상 완치 후 넘치는 힘을 발산할 수 있는 최강의 적을 만났기에 레닐은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마침내 다음 날이 밝았다. "무운을 빌겠습니다,공작님.” 이른 아침에 일어난 레닐이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준비 를 끝마치고 있을 때, 제파이드 자작이 레닐에게 다가와 인사를 하였다. 오늘 레닐이 어떤 대결을 펼치느냐에 따라 전쟁의 흐름 이 정해질 것이다. 그렇기에 제파이드 자작은 불안함을 느끼면서 한편으 로 늘 그 불안한 마음을 드러내지 않은 채 레닐의 건투를 빌었다. "믿으십시우, 자작님.” ‘ 그런 제파이드 자작의 마음을 알았기에 레닐은 살짝 미 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잠시만요.” 레닐이 막 저택을 나서려 할 때 한 여성의 외침이 들려 왔다. 익숙한 목소리셨기에 레닐은 순간 멈첫하면서 뒤를 돌 아 보았다. 그곳에는 어는새 제 안색을 회복한 안젤리나가 서 있 었다. 그녀는 레닐에게 다가와 그의 팔에 수건을 묶어 주 었다.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레닐은 물론 제파이드 자작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에 반해 안젤리나는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연다. "그와 함께하는 것이기에 저는 공작님이 승리할 것이 라 믿어요. 부디 셀리든 공작의 목을 베어 그의 넋을 달래 주길 바라겠어요.”. ‘ 안젤리나의 말을 들은 레닐이 표정을 굳히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믿으십시오. 셀리든 공작의 목을 베어 카온의 무덤에 그의 목을 놓고 피를 뿌리겠습니다.” 믿음직한 말이 아닐수 없었다. 안젤리나는 레닐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 인다. "믿어요. 부탁드려요, 아주버님.” "아주버님이라....... 듣기 좋은 말이군요.후후!” 입가에 미소를 지은 레닐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면서 저 택을 나선다. 그의 발걸음은 곧장 성문을 향했다. 그곳에는 연합군의 기사들과 병사들이 도열해 있었다. 레닐이 셀리든 공작과 대결을 펼친다는 소식을 들었기 에 이렇게 모인 것이다, 그들은 레닐이 모습을 드러내자 일제히 그의 별명을 외 치기 사작한다. "마스터 렌!” 마스터 렌! 마스터 렌! 아이러니 하게도 레닐에게 이런 칭호를 하사한 인물이 다름 아닌 마이드 제국의 황제 칸 밀레이노 3세다. 그런 그와 마이드 제국의 마스터 셀리든 공작과 일전을 벌이게 되는 것이다. 수백 명의 기사와 수천 명의 병사들이 내지르는 소리에 레닐은 기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이 대결에 임히는 거창한 이유가 바로 이들이 있어 서이다. 이들을 지키고자 대결에 임하는 것이 아닌가? 수많은 이유가 망라되어 있지만 자신의 이름을 연신 외 치는 기사들과 병시들의 모습을 보면서 레닐은 자신의 검 으로 이들을 지켜 주겠다고 생각했다. 그 뜨거워진 미음을 레닐은 검집을 번쩍 들며 화답하 였다. “와아아아아아아!” 레닐의 행동에 거센 함성을 지르는 병사들이었다. 그들의 뜨거운 배웅 아래 레닐이 본격적으로 대결에 임 하기 위해 성을 나섰다. 그리고 마이드 제국과 성 중간 지점에 자리하자,마이 드 제국의 진영에서도 거센 함성 소리와 함께한 사람이 걸어 나온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었다. 셀리든 공작와 얼굴을 확인한 레닐은 입가에 슬쩍 미소 를 지으며 말한다. "오랜만입니다,셀리든 공작님.” 레닐에게 다가오던 셀리든 공작은 여유로운 안색으르 인사를 하는 레닐을 보며 눈을 좁히며 입을 열었다. “흐음! 그동한 실력이 많이 늘었군. 늘었어.” 갓 마스터에 올랐을 때는 이런 여유를 보이지 못했다. 그때 레닐은 무언가에 쫓기는 듯 여유가 없었고, 자신 의 기세가 그대로 드러나는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 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 갖지 못했던 여유를 지니고 있 었다. 이것은 자신의 실력에 믿음을 가짐과 동시에 상대방을 살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방심할수가 없다.. 진심이 담긴 셀리든 공작의 말에 레닐이 입가에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대답한다. "감사합니다. 셀리든 공작님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기 분이 좋군요.” "네놈이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 아니다. 내 진심을 이 야기했을 뿐이니.” 자기 중심적인 그가 레닐이 듣기 좋으라고 그런 말을 했 을리가 없다 그가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은 정말 레닐의 실력이 늘었 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애초에 이런 말을 꺼내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그때는 상대할 가치도 없던 애송이가 이렇게 자라다 니. 목을 베어도 부끄럽지 않겠어.”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유감스럽지만 셀리 든 공작님도 그 중간 지점에 불과하고요.” 셀리든 공작을 도발하는 레닐이었다. 그 말에 셀리든 공작은 코웃음을 쳤다. 레닐의 의도가 너무나 명백하게 보였던 것이다. "하! 나를 도발해 보려는 것이더냐? 그렇다면 아직 멀 었다.” "역시, 대결에서는 냉정한 모습을 보이는군요. 결국 실 력으로 누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까?" "........." 실력으로 눌러 주겠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셀리든 공작 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오만방자하게 입을 놀려 대는 레닐의 모습에 순간 할 말을 잃은 것이다. 자신을 실력으로 눌러주겠다? 정말 미치지 않으면 하기 힘든 말이 아닌가? "네 녀석이 제법 실력이 늘었다 하여 눈에 보이는 게 없나 보군.” “그 실력을 보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레닐도 한마디도 지지 않았다. "안.그래도 그럴 생각이었다.” 그 말과 함께 셀리든 공작이 검을 뽑아 들었다. 그러자 레닐도 검을 뽑아 들었다. 칸 밀레이노 3세가 하사한 화 이트글로라였다. 쿠구구구구! 두 마스터가 본격적인 대치를 하자 심상치 않은 기류가 그들을 중심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제4장 힘과 기교의 충돌 강렬한 기세가 휘몰아치는 가운데 레닐과 셀리든 공작 사이에 치열한 물밑 싸움이 벌어지기 시작하였다. 서로의 빈틈을 찾아내는 순간 적의 숨통을 끊을 실력을 지닌 두 사람이었기에 섣불리 움직이지 않은 채 빈틈을 살피기 바빴다. 그런 와중에 셀리든 공작은 레닐이 지닌 화이트 글로리 를 보면서 입을 열였다. "내 생에 화이트 글로리를 지닌 검사를 적으로 맞이하 게 될 줄이야. 참 웃기는 전개로군.” "............" 셀리든 공작의 빈틈을찾고 있던 레닐은 그가 아무렇지 도 않게 입을 열자 식은땀 한 방울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자신은 빈틈을 찾아내기 위해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 는데 셀리든 공작은 입을 연 것이다. 그에 반해 자신은 입 을 열 여유조차 없어 모든 신경을 집중시키고 있는 실정 이었다. 이것은 순수 실력에서 자신이 한 수 정도 뒤처진다는 이야기였다 레닐은 셀리든 공작의 실력을 인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헛소문이 아니었군.’ 자신보다 한 수 위라는 것을 자각했지만 먼저 움직일 수 없었다. 기회를 잡지 못한 채 무리하게 움직이는 것 자체가 셀 리든 공작에게 기회를 주는 행위인 것이다. 이럴 때는 치분하게 여유를 가지고 상대방의 빈틈을 노 리는 것이 좋다. 상대가 성급하다면 면저 움직일 확률이 높았으니 말 이다. 제아무리 강한 검사라 하여도 움직이는 순간 빈틈은 드 러나기 마련이다. 끈기를 가지고 셀리든 공작의 빈틈을 기다리는 것이 레 닐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수인 셈이다 경험이 많은 셀리든 공작이 그러한 레닐의 수를 읽지 못할리 없었다. 그는 담담한 안색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레닐을 보며 눈 살을 찌푸렸다. "여우같은 녀석, 좋다. 내가 먼저 움직이도록 하지.” 얄팍한 수를 써도 대세는 변하지 않으리라. 셀리든 공작의 검이 흐릿하게 변하더니 이내 빠른 속도 로 레닐에게 쇄도하기 시작한다. 쑤에엑! 공간을 가르며 오는 셀리든 공작의 검은 빨랐지만 피하 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쾌검을 쓰지는 않는다. 변환계는 아닌가?' 순간 레닐은 그가 속도를 중시히는 쾌검의 소유자가 아 니라는 것을 간파할 수 있었다. 숨겼을 확률도 있지만 셀리든 공작의 성미로 보아서는 그럴 확률은 극히 적었던 것이다 물론 이것을 맹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우선 그 의 스타일로 봐서는 아닐 확률이 컸다. 자신의 가슴올 쪼개듯 내리쳐 오는 셀리든 공작의 검을 맞이하여 레닐의 검이 움직 였다. 푸른 오러를 머금은 레닐의 검이 순간 흐릿한 진상을 보이 더니 그대로 셀리든 공작의 검과 부딫쳐 나간다. 꽈괴광! 밑에서부터 치고 올라가는 래닐의 검과 위에서 내리쳐 가는 셀리든공작의 검. "웃!” 검과 검이 충돌하는 순간 레닐은 자신의 손에서 느껴지 는 아릿한 충격에 신음을 흘리며 뒤로 두 걸음 물러났다. 셀리든 공작의 일격이 강력했던 것이다. 그에 반해 셀리든 공작은 한 걸음밖에 물러서지 않았다. 방금 전 충돌에서 셀리든 공작이 더 높은 고지를 점령 한 것이다. 체중을 실어 내리찍는 일격과 검을 올려서 막아 내는 것 에 힘이 실리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검이 충돌하는 순간 레닐이 검을 비켜 위로 치고 올라가는 게 아닌, 옆으로 검을 밀어내려 하였는데 사전에 그것을 간파한 셀리든 공작에 의해 차단 을 당한 것이다. ".........." 첫 충돌에서 득을 보았지만 셀리든 공작은 지금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이맛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자신이 한 걸음 물러선 상황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 던 것이다. 완벽하게 유리한 상황을 잡아 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 이 물러서다니. 순간적인 힘의 응집으로 자신이 이득을 보는 게 아닌 평수를 기록할 뻔했다는 것을 느낀 셀리든 공작이 이를 칼며 검을 다잡았다. "그동안 실력이 많이 늘었군.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쉬익! 자신에게 말하듯 작은 중얼거림과 함께 셀리든 공작이 재차 공격에 나섰다. 방금 전 충돌에서 그가 강력한 힘을 중심으로 검술을 구사한다는 것을 깨달은 레닐은 순간 고민에 빠졌다, 셀리든 공작의 검을 정면으로 받아 내야 할지아니면 흘리며 기회를 노려야 할지 고민이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고민도 길지 않았다. 화려한 왕도를 걸어왔다면 그의 검에 정면으로 맞선 자 도 드물 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현재 레닐에게는 정면으로 상대할 수도, 기습 공격 위 주로의 대결도 가능하다. 그의 검술이 폭 넓은 선택 폭을 선사하고 있었다. 막강한 힘을 바탕으로 밀어붙이는 셀리든 공작의 일격 을 받아 내기 위해서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했다. 레드 리어즈의 힘을 봉인하고 대결에 임하고 있는 이 상,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 했다. 검을 움켜쥔 레닐의 눈이 빛났다. '내가 할 수 있는모든 것들을 해 본다.’ 그러한 결심과 함께 자신을 향해 짓쳐 들어오는 셀리든 공작의 검과 정면으로 맞서 나갔다. 무모한 레닐의 선택에 셀리든 공작이 입가에 비웃음을 띠었다. 설마 이렇게 무모한 짓을 하리라고는 생각도 안했던 것 이다. '멍청한 녀석. 죽어라.’ 그러한 감정은 그대로 셀리든 공작의 얼굴에 드러났다. 스스슷! 셀리든 공작의 검에 서린 푸른색 기운이 한층 심유한 기색을 띠기 시작했다. ‘무언가 변화가 일어났다!' 그 변화를 레닐이 놓칠 리 없었다. 셀리든 공작의 검에 서린 오러의 색이 한층 깊어지는 것을 본 레닐은 자신의 힘을 한 껏 끌어올렸다. 그와 함께 두 검이 허공에서 충돌하였다. 파르르롱! 벼락이 내리치는 듯한 충격과 함께 레닐은 손아귀가 터 져 나갈 듯한 엄청난 압박을 느꼈다. '큭!'I 신음이 입 밖으로 흘러나올 것처럼 엄청난 압박이 전해 져 왔지만 레닐은 이를 악물고 참으면서 참아 냈다. 그리 고는 자신의 힘을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허공에서 팽팽하게 접전을 벌이고I 있던 것에 변 화가 일어났다. 강렬한 힘으로 레닐을 찍어 누르던 셀리든 공작의 오러 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보이지 않는 강렬한 힘이 그대로 셀리든 공작의 오러를 분쇄하기 시작했다. 파사사사! "이건...” 레닐의 검에 서린 힘이 자신의 오러를 흩어 버리자 셀 리든 공작은 경악한 표정을 지으면서 재빨리 검을 뒤로 물렸다. 그틈을 파고들고 레닐이 곧장 빈틈을 공략해 왔다. 꽈앙! 하는 소리와 함께 셀리든 공작과 레닐이 세 걸음 씩 뒤로 물러났다. 셀리든 공작의 자세가 흐트러졌지만 오러의 위력이 그 가 위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셀리든 공작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는 표정을 굳힌 채 레닐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대단하다. 설마 이런 식의 깨달음일 줄이야. 변환계의 극의에 가깝다.” 더 이상 레닐을 애송이라 치부할 수 없는 셀리든 공작 이었다. 방금 전 레닐의 일격은 그에게 그만큼 큰 충격을 선사 했던 것이다. 오러를 한순간 분쇄하는 깨달음이라니. 이러한 깨달음은 아무리 강력한 오러를 지니고 있다 하 더라도 방심하다가는 패배로 직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던가?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레닐의 오러가 그대로 자신의 오 러를 흩어 버려 큰 낭패를 볼수 있었다. 놀라움을 표하는 셀리든 공작과 달리 레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회심의 한 수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득을 취하지 못한 것이다. 게다가 셀리든 공작은 자신의 힘이 어떠한 것인지 알아 차린 듯했다. 자신 또한 알아차렸지만 상대방의 방심을 이끌어 낼 수 록 위력이 더욱 발휘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무척 속 쓰린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설마 강화계의 실력자일 줄이야. 모든 것을 찍어 누르 는 성향이 그것 때문이었군.’ 레닐이 변환계 속성의 실력자라는 것을 셀리든 공작이 눈 치 챈 것처럼 레닐 또한 셀리든 공작의 실력에 대해 눈 치를 챈 상황이었다. 한순간 모든 것을 파괴해 버릴 듯한 패도적인 기세를 발산하지 않았던가? 이러한 힘은 동급의 힘을 지니거나 그 힘을 효율적으 로 흩어 버릴 수 없다면 무척 고전할 수밖에 없는 스타일 이다. 요멘 공작과 칼로원 공작이 패할 수밖에 없었던 것에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풍부한 마나와 뛰어난 검술. 그리고 축적된 경험이 한 데 어우러진 셀리든 공작의 검술은 완벽함에 가까웠기에 그렇다. 게다가 상대방이 자신을 어떻게 공략할지에 대해 자세 히 꿰고 있는 셀리든 공작은 상대방의 반응을 훤하게 꿰 뚫어 보고 있다. 그렇기에 정상적인 방법으로 그를 상대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레닐도 자신이 만약 우회적인 방법으로 그의 힘을 흩어 버리려 했다면 엄청났 고전을 겪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것은 셀리든 공작의 예상 범주 내에 있었을 것이고, 그리되면 흐름을 빼앗겨 시종일관 끌려가는 형상을 취했 을 테니 말이다. 다행히 정면대결을 택했기에 셀리든 공작의 힘과 대응 방식을 어느 정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서로가 어느 정도의 실력을 드러낸 이상 지금부터 본격 적인 대결이라 볼 수 있었다. 상대방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리는 걸 알았기에 셀리든 공작도 더 이상 여유를 부리지 않았다. 그라고는 곧장 검을 찍어 내리며 레닐의 정수리를 갈라 왔다. 강화계의 실력자였지만 빠르게 검을 휘두른는 셀리든 공작의 검술에는 한 치의 군더더기도 존재하지 않았다. 콰아아앙! 그 일격을 막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한 레닐 이 받아치는 것보다 피하는 걸 택했다. 레닐이 피하는 것올 자각하는 순간 셀리든 공작이 곧장 검을 거두어 들였다. 그러나 그 힘의 여파는 그대로 지면을 강타했다. 꽈아아앙! 강렬한 힘이 담긴 오러가 지면에 거대한 크리에이터를 형성하며 요란한 폭음을 울렸다. 그 모습을 보면서 래닐은 셀리든 공작이 검을 회수하는 틈을 노려 검을 출수했다. 그것을 정확하게 본 셀리든 공작이 검을 틀자 두 검이 허공에서 얽히기 시작했다. 채앵!챙!푸캉! 검이 얽히고 얽히다가 튕겨 나가길 반복하면서 두 마스 터의 대결에 가속을 붙였다. ".........." 양측 진영에서 두 마스터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 들은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마스터들 간의 대결이 화려하다는 것은 이미 두 차례나 보았기에 알고 있다. 일격 일격 하나가 지면을 붕괴시키는 듯한 힘을 담아낸 마스터 간의 대결은 엄청난 힘을 담아내고 있던 것이다. 이것은 어느 정도 눈에 익은 광경이다. 요멘 공작 때도,칼로원 공작 때도 그러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양측 진영이 침묵하고 바라보는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다름 아닌 두 마스터 간의 대결 시간이 제법 길어졌기 에 그렇다 레닐과 셀리든 공작이 대결에 들어간 지 벌써 삼십여 분이 흘렸다. 요멘 공작과 칼로원 공작이 삼십 분이 채 흐르기도 전 에 셀리든 공작에게 패한 것을 감안하면 치열한 대결이 아닐 수 없었다. 마이드 제국 진영이나 연합군 진영이나 두 마스터의 대 결을 제대로 선별할 수 있는 안목을 지닌 사람은 거의 없 었다. 있다고 하면 마이드 제국의 진영에 있는 지스트 후작이 어느 정도 흐를을 볼 수 있다고 할까나? 그는 대결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표정이 굳어 가고 있 었다. "심상치 않아. 좋지 않군.” 눈으로 식별하는 것은 어려웠지만 마나의 흐름은 어느 정도 느낄 수있다. 그의 감각에 느껴지는 바에 의하면 대결은 그야말로 막 상막하 그 자체였다. 상대가 어리다고 하여 셀리든 공작이 대충 대충할 인물 이 아니다. 오히려 단칼에 목을 날려 버리며 조소를 할 인물이 바 로 셀리든 공작인 것이다. 그렇다는 건 그가 지금 대결에서 레닐을 뵈주고 있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즉, 레닐이 셀리든 공작과 막상막하의 대결을 벌이고 있다는 뜻이었다. "설마? 나이의 한계가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지스트 후작의 얼굴에 불안함이 서렸다. 셀리든 공작이 대결에 임하기 전 그의 승리를 의심치 않았지만 막상 대결이 벌어지자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 었다. 상대방에게 나이의 한계를 들먹였지만 레닐은 사람들 의 상식을 부수고 이십 대의 젊은 나이에 마스터에 오른 인물이었다. 그런 그에게 상식을 통용시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인 것이다. 이십 대의 나이로 어떻게 라페리온 후작을 꺾고 로셀린 공작과 무승부를 기록하겠는가? 애초에 나이의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은 자신의 아집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을 지스트 후작이 깨달았을 때 이미 두 마스터의 대결은 점점 치열함을 더해 가고 있었다. "셀리든 공작님이 패할 리가 없다. 한 치의 방심도 하 지 않는 그라면 카르미언스 공작의 목을 꺾을 것이다.” 셸리든 공작에 대한 믿음을 다시 굳히면서 불안한 마음 을 억누르는 지스트 후작이었다. 레닐과 셀리든 공작 사이의 대결이 벌어진 지 한 시간 이 흘렀다. 두 검사는 처음과는 다른 모습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 었다. 대결 전에는 화려하면서 견고한 갑옷들을 걸치고 있었 다면 지금은 이리저리 구겨지고 뜯겨 나가 형편없는 모습 을 하고 있었다. 셀리든 공작은 레닐을 바라보면서 웃음을 흘렸다. "후, 후후후!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정말 대단한 녀석이었다. 설마 자신을 이 정도로 몰아붙일 줄이야. 대결이 흐름에 따라 승세가 서서히 자신에게 기울고 있 었지만 결코 방심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 아니었다. 그만큼 레닐와 실력은 대단했던 것이다. "후우우! 그건 제가 할 말이군요. 마이드 제국의 마스 터가 이정도일 줄이야……" 레닐 또한 숨을 길게 내쉬면서 대답한다. 셀리든 공작은 강해도 너무 강했다. 그런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것은 고강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한 치도 허용하지 않는 철두철미함이었다. 한 시간 동안 대결이 지속되었음에도 레닐은 그가 방심 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제삼자가 보기에는 치열한 대결이었지만 대결의 흐름 은 레닐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자신이나 셀리든 공작이나 걸래 조가리와 같은 갑옷을 걸치고 있지만 자신의 갑옷은 8서클 마법사인 다르만이 제작한 헤르시온인 것을 감안하면 자신이 훨씬 많은 타격 을 입었다는 걸 뜻한다. 헤르시온이 아니었으면 여러 군데 자잘한 상처를 입어 원활한 대결을 이어 나갈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헤르시온의 도움이 있었기에 대결을 이 정도로 끌 어 나갈 수 있었다는 뜻이다. 셀리든 공작이 그러한 사실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는 더 이상 제구실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헤르 시온을 보면서 입을 연다. "이제 그 갑옷도 제 역할을 못하겠군.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지 않겠지?"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 겁니까?" 헤르시온을 가리키며 하는 셀리든 공작의 말을 들은 레 닐이 표정을 굳혔다. 그에 셀리든 공작의 입가에 미소가 살짝 걸린다. "이제 요행은 끝났다는 거지. 너의 실력은 정말 대단하 다. 네 녀석이 마스터 대전에서 마스터에 오른지 채 삼 년도 되자 않았는데 이 정도 발전이라니.십년이 더 지났 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도 하기가 두렵군. 하지만 여 기까지다. 오늘 너는 반드시 죽는다.” 자신의 의지를 강하게 실어 말하는 셀리든 공작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레닐을 반드시 죽이겠다고 다짐했다. 살려 두기에 그는 너무나 위험한 인물이었다. 다시 검을 치켜드는 셀리든 공작올 보면서 레닐이 검을 다잡았다. 그와 함께 셀리든 공작의 검이 다시 한 번 푸른색 빛으 로 서서히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며 레닐은 표정을 굳혔다. 치열한 대결을 한 시간 넘게 지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셀 리든 공작은 마치 마르지 않는 샘처럼 오러가 솟아나고 있었던 것이다. 적절한 체력 안배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레닐의 검에도 푸른색 오러가 서서히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레닐의 오러는 처음처럼 찬란한 빛을 발하지 못 하고 있었다. 셀리든 공작과 달리 체력이 상당 부분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밀어붙이는 셀리든 공작의 성 난 공격을 받아 내느라 체력의 상당 부분이 감소했던 것 이다. 그리고 다시 재개된 대결에서 레닐은 유감없이 고전하 는 면모를 보였다. 꽈이앙! 히는 강렬한 충돌음과 함께 레닐의 입에서 신 음이 절로 흘러나온 것이다. "크윽!“ 뒤로 주춤 물러선 레닐은 연이어 공격을 가하는 셀리든 공작의 공격을 막고자 균형을 잡아야 했다. 연이은 폭음과 함께 레닐은 정신없이 물러서는 가운데 셀리든 공작의 공격은 더욱 사납게 변하기 시작하였다. 단번에 밀어붙여 승부를 볼 생긱이었던 것이다. 그에 레닐은 이를 악물고는 수십 개의 변화를 검에 가 미하기 작하였다. 더 이상 셀리든 공작의 맹공을 받아 내기 힘들 것 같다 는 예감이 들어서이다. 그리고 셀리든 공작의 성격을 어느 정도 파악했기에 그 렇다. 파스스스| 레닐의 힘이 본격적으로 발휘되는 모습을 보자 셀리든 공작이 전진을 멈추고 뒤로 주춤 물러선다, 그가 대결에 있어 한 치의 손해도 보지 않은려는 심리 를 간파한 것이다. 만약 셀리든 공작이 억지로라도 밀어붙였다면 레닐은 작지만 부상을 입었을 것이다. 하지만 손해를 보기 싫어 하는그는 레닐의 공격에 뒤로 물러나는 보습을 보인 것 이다. 셀리든 공작이 뒤로 물러서자 레닐이 화이트 글로리를 갈무리한다. 그에 셀리든 공작이 순간 의아한 안색을 띠며 잠시 멈 칫했다가 곧장 레닐에게 달려든다. 그가 검을 갈무리하건 말건 대결 중에 일어난 일이다. 자신과는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은 레닐에게 큰 기회였다. 그 짧은 시간에 화이트 글로리를 갈무리하고 레드 티어 즈를 불러 올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레닐의 왼손에 붉은 빛이 일렁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한 자루의 검이 모습을 드러낸다. 파아앗! 손에 착 감기는 느낌과 함께 알 수 없는 미중유의 힘이 전신에 흘러들어 오는 것을 느끼며 레닐이 검을 휘둘러 곧장 셀리든 공작의 검을 쳐낸다. 쩌저정! 하는 소리와 함께 두 마스터의 오러가 산산이 부서져 나간다. ".......!" 방금 전과 다른 힘에 셀리든 공작의 눈이 순간 빛났다. 레닐의 검에 서린 힘이 더욱 강해진 것이다. 뭐라고 해야 될까. 레닐의 오러가 훨씬 응집력이 높아 졌다고 해야 할까. 그에 비해 별로 힘들어 하는 기색이 아 니었다. 셀리든 공작은 레닐이 들고 있는 검이 보통 검이 아니 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평범한 검이 아니군.” 검을 보며 말을 하는 셀리든 공작에게 레닐이 가볍게 레드 티어즈를 들어보였다. "단순히 평범한 검이 아니라는 것을 지금부터 알게 될 것입니다." 가급적 레드 리어즈를 사용하기 싫었지만 어쩔 수가 없다. 자신의 실력이 셀리든 공작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걸 안 이상 동원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 만약 셀리든 공작이 레드 리어즈에 대해 알았더라면 어 떻게든 레닐이 레드 티어즈를 소환하지 듯하게 했으리라. 그는 레드 티어즈의 위력을 믿는 듯한 레닐의 모습에 차갑게 말한다. "검에 의지히는 녀석의 실력은 뻔하지. 대결의 결과 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직접 겪어 보시지요.” 그 말과 함께 레닐이 래드 티어즈의 사 단계 힘을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파바바밧! 하는 소리와 함께 붉은색 기류가 레닐의 전 신을 휘감기 시작한다. 무언가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는 것을 느낀 셀리든 공작이 재빨리 검을 출수한다. 그 사이 붉은 기류는 하나의 원을 그려 내면서 강력한 힘의 응집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 힘이 그대로 레드 티어즈에 실려 셀리든 공 작의 검과 충돌한다. 과아아앙! 강렬한 힘이 담긴 일격! 변환계 본래의 힘과 레드 티어즈에 담긴 강화계의 힘을 적절히 활용한 레닐의 힘은 셀리든 공작의 힘에 결코 밀 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 정도 힘일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던 셀 리든 공작은 순간 비릿한 피 맛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크윽!" 뒤로 주르륵 밀려난 셀리든 공작은 순간 주저앉을 뻔한 것을 간신히 버텨 낸다. 이게 무슨 힘이란 말인가? 방금 전까지만 하여도 레닐의 일격에 담긴 힘은 자신의 힘을 뛰어넘지 못하는 성질임이 분명했다. 그런데 지금 그의 검에 담간 힘은 자신의 힘을 압도하 고도 남을 정도로 강렬했던 것이다. 뒤로 밀려나자 레닐은 그 틈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집 요하게 셀리든 공작을 쫓으며 일격을 뿌렸다. 그동안 부지런히 신체를 단련한 덕택에 레드 리어즈 사 단계의 힘을 오분 정도 사용할 수 있던 것을 이십분 정 도 사용할수 있게 늘릴 수 있었다. 내부를 뒤흔드는 듯한 레닐의 일격은 그대로 쉘리든 공 작을 덮쳐 왔다. 콰앙!쾅! “큭!크윽!" 충돌이 일어날 때마다 셀리든 공작은 신음을 흘리며 뒤 로 물러나기 바빴다. 그만큼 레닐의 검에 담긴 힘은 강력 했던 것이다 로셀린 공작과의 대결 이후 레닐온 레드 티어즈의 힘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데 많은 고민을 하였다. 자신이 잘못된 깨달음으로 임했던 것은 라페리은 후작 이 했던 것과 다를바가 없는 행동이었다. 변환계의 힘과 강화계의 힘을 동시에 사용한다는 것. 분명 엄청난 것임이 분명했지만 거기에서 장점을 추려 내려는 것이 문제였다. 결국 개성이 강한 두 힘은 서로를 잘 살려 주며 조화가 되는 것아 아니라 서로의 개성을 죽이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라페리온 후작도 잘 나가다가 잘못된 깨달음으로 레닐 에게 패배를 한 것이다. 그걸 알았기에 레닐은 두 가지 힘을 조화시키는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개성이 강한 두 힘은 서로의 장점을 살려 주지 않고 죽 인다. 그렇다는 것은 두 힘을 조화하지 않은 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는 뜻이 된다. 이것은 천부적인 감각과 풍부한 경험이 있어야만 가능 한 일이다. 전혀 성질이 다른 두 가치 힘을 활용한다는 것은 자칫 잘못 판단을 하다가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행동이었으나 말이다. 하지만 레닐은 그것을 잘 해내고 있었다. 강화계의 압도적인 힘으로 샐리든 공작의 발목을 붙잡 는다 그사이 변환계의 힘으로 그의 힘을 흩어 버리며 먼저 쏘아 낸 강화계의 힘이 더욱 큰 위력을 발휘하개끔 한다. 두 가지 힘을 활용히는 레닐의 검에 셀리든 공작은 속 수무책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당장 레드 티어즈의 강화계 힘은 레닐이 경지를 높임에 따라 그 위력이 더욱 강해지고 있었다. 레드 티어즈를 소환하고 대결이 지속된 지 채 오 분도 되지 않아 레닐은 완벽한 승기를 붙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오 분이 더 흐르자 셀리든 공작을 압도하며 그 를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꽝! 히는 소리와 함께 셀리든 공작이 다섯 걸음이나 뒤 로 물러서더니 그대로 주저앉는다. "우웨웩!" 붉은 피를 토해 내며 셀리든 공작이 거칠게 기침을 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래닐이 말한다. "당신의 기장 큰 실수는 이 검을 소환할 수 있는 틈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하아!그런 것 같군. 검 따위가 아무리 강해 봤자 결국 한날 무기일 뿐이라 생각했는데 그 검에 무너지다 니.평범한 검은 아니겠지? 오대신검이나 삼대보검 중 하 나인 것 같군.” 마스터의 신위에 버금가는 위력을 발휘하는 검의 능력 을 보아 전설로 내려오는 여덟 자루의 검 중 하나라 생각 하는 셀리든 공작이다. 그 말에 레닐이 담담하게 대답한다. "마도시대 삼대보검 중 하나인 레드 티어즈입니다 이 제 죽으십시오.” 레드 티어즈를 겨누는 레닐의 모습을 보면서 셀리든 공 작이 비틀거리며 자리에 일어서고는 검을 고쳐 쥐며 마지 막 힘을 끌어올린다. "비록 대결에서 패배를 했지만 실력에서 패한 것이 아 니다. 마이드 제국을 위하여 반드시 너를 죽이겠다.” 콰콰콰콰! 죽음을 각오한 셀리든 공작의 기세는 대기를 어그러뜨 릴 만큼 암청난 파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래닐은 검을 다시 한 번 움켜쥐고는 레드 티어즈의 힘을 한계치까지 끌어 올린다. 그러자 붉은색 기운이 응집된 구가 더욱 또렷한 색을 띠며 레드 티어즈에 뭉치기 시작한다. 그와 함께 두 사람이 서로에게 달려들기 시작한다. 필 살의 의지를 담은 그들의 검이 그대로 충돌한다. 콰직!콰지직! 레닐의 검과 충돌한 순간 셀리든 공작의 검에 서린 오 러가 잘게 부서져 나간다. 그리고 그 틈을 파고들며 붉은 색 검신이 그대로 셀리든 공작의 가슴을 향해 파고든다. 푸욱! 자신의 심장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는 레드 티어즈를 바 라보면서 셀리든 공작이 천천히 손을 들어 올린다. 그리 고는 레드 티어즈의 붉은 검신을 손으로 쥐면서 말한다. ".......놓아준 미꾸라지에게 내가 당할 줄이야 이,이래 서 세상일은 알 수 없는것이라고 히는 것이군…….” 그 말과 함께 그대로 무너져 내리는 셀리든 공작이었다. 두 명의 마스터를 격파하고 튀니르 왕국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은 마이드 제국 출신 마스터의 최후였다. 레닐은 셀리든 공작의 가슴 깊이 박혀 있는 레드 티어 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당신의 죽음으로 카온의 넋을 달렐 것입니다. 그의 죽 음이 헛된 것이 아니게 만들기 위하여.” 와아아아이아! 대결의 승패가 가려지자 제파이드 자작령에서 거센 함 성이 터져 나온다. 적의 수괴이자 마이드 제국의 마스터인 셀리든 공직이 죽음을 당했다! 이것은 일방적이게 마이드 제국으로 흐르던 전쟁의 흐 름이 새로운 흐름을 맞이하는 순간이었다. 제5장 연합군의 승리 셀리든 공작이 마스터 랜에게 패배하여 목숨을 잃었다! 셀라든 공작은 마스터 랜의 동생 카온을 죽였다. 그리 고 마스터 랜은그 동생의 복수를 하였다! 셀리든 공작의 죽음과 함께 그의 손에 카온이 죽었다는 사실도 대륙에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이 소식은 대륙을 들썩이게 만들기에.부족함이 없었다, 요맨 공작과 칼로원 공작을 연이어 격파한 셀리든 공작 은 대륙 최강의 마스터에 가장 가까운 위치에 섰던 인물 이었던 것이다. 그런 그가 레닐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이것은 엄청난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더 이상 레닐의 실력을 의심히는 사람은 없었다. 라페리온 후작과 로셀린 공작, 그리고 셀리든 공작까지. 모두 대륙 마스터들 중 상위권에 꼽히던 강작 중 강자 였다. 그런 마스터들을 꺾은 레닐의 실력을 더 이상 의심할 간 큰 인물은 없었다. 레닐의 이름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기 시작하였다. 셀리든공작의 죽음은 곧 튀니르 왕국을 침공한 마이드 제국군의 총사령관의 죽음을 의미했기에 더욱 그렇다. 튀니르 왕국을 침공할 때부터 셀리든 공작을 내세워 파 죽지세 와도 같은 기세를 발산했기에 그 의존도는 무척 높 다고 볼 수 있다. 당장 셀리든 공작이 없는 마이드 제군군은 무서울 것이 없다는 의견이 연합군 내에서 흘러나오고 있을 정도였으 니 말이다. 셀리든 공작이 패배하자 지스트 후작은 곧장 군대를 이 끌고 제파이드 자작령에서 후퇴를 하였다. 이대로 있다기는 성난 연합군에개 잡아먹힐 수도 있다 는 생각을 해서이다. 우선 플레온 후작이 이끄는 본대와 합류를 한 다음에 향후 움직임을 결정할 생각이었다. 대륙이 시끄럽든 뭘 히든 그것은 레닐의 관심사가 아니 었다. 그에게 있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셀리든 공 작을 죽였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친동생과도 같은 카온을 죽인 인물이다. 레닐은 카은의 무덤 앞에서 했던 맹세를 지켰다 정말 카온의 무덤 앞에 셀리든 공작의 목을 놓고, 그의 피를 키온의 무덤에 뿌렸던 것이다. 그리고는 하늘을 바라보면서 나직이 입을 열었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너의 복수는 여기까지다. 이것으 로 네가 조금이나마 편안해지길 빈다.” "..........." 나직이 중얼거리는 레닐의 모습을 안젤리나는 아무 말 도 하지 않은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안젤리나에게 시선을 옮기면서 레닐이 입을 열 었다.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카온의 복수를 한 이상 레닐이 안젤리나에게 더해 줄 것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니,더해 줄 수 있는 것이 있긴 하지만 그것을 안젤리나가 원할지 의문이었다. "저는......" 레닐의 물음에 안젤리나가 입을 열다가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는 레닐을 바라보다가 말을 하기 시작한다. “아직은생각할 시간이 필요해요. 생각할 시간이“ “그렇군요.” 나직이 고개를 끄덕이는 레닐이었다. 안젤리나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것도 아니었다. 그더의 나이가 이제 스물셋. 아직 꽃다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미망인이 되었다. 주변 사람들온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했으나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듯했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안젤리나의 말에 레닐은 더 말을 하지않았다.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충격이 얼마나 클지 생각도 하기 힘들었다. 자신 또한 친동생과 같은 카온의 죽음에 극도의 분노를 느끼지 않았던가? 안젤리나가 느낀 분노와 슬픔은 자신보다 컸으면 컸지 결코 작지않을 것이다. 레닐이 안젤리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힘드실 땐 언제든지 카르미안 왕국을 방문하여 저를 찾아 주십시오. 제 힘이 닿는 한 최선을 다해 도와 드리도 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주버님.” 고개를 숙이는 안젤리나와의 대화는 그것이 끝이었다. 더 이상 레닐이 뭐라 위로의 말을 하기가 힘들었고, 안 젤리나도 이 정도만으로 충분하다 생각하고 있었다. 셀리든 공작을 꺾은 레닐은 일주일 간 제파이드 자작 령을 머물다가 연합군을 이끌고 본대가 있는 곳으로 향 했다. 아직 전쟁은 다 끝난 것이 아니다. 군대를 이끌고 본대에 합류한 레닐은 곧장 클레디온 공 작과 만남을 가졌다. 전전대에 활동하던 인물이란 말을 듣고는 레닐이 클레 디온공작에게 먼저 인사를 하였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클레디온공작님" "클레디온 공작입니다. 대륙에 위명이 자자한 마스터 렌을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 자신보다 거의 백 살 정도 어린 인물이었지만 클레디온 공작은 예의를 갖추어 레닐을 맞이하였다. 나이가 어린 공작이라 하여 그를 결코 얕볼 수 없던 것 이다. 절친한 동생인 요맨 공작도 막지 못하고, 칼로윈 공작 조차 막지 못한 셀리든 공작을 꺾은 인물이다. 클테디온 공작은 찬찬히 레닐을 살피면서 속으로 감탄 을 금치 못했다. '이십 대 초반에 불과한데 저런 기도라니? 허어! 저것 은 마치 세상을 겪을 대로 겪은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기 도가 아니던가?' 카이드도 나이에 비해 뛰에난 지략을 지녔지만 세월을 뛰어넘는 연륜을 지닌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클레디온 공작은 레닐에게서 세월을 뛰어넘는 연륜을 볼 수 있었다. 가볍지 않은 모습부터 시작하여 주변 사람들을 은연중 억누르는 듯한 기도는 그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수 있게끔 하였다. 간단하게 인사를 주고받은 뒤 클레디온 공작은 레닐에 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우선 카르미언스 공작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바입니다.” 그로서는 그렇게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한창 마이드 제국과 전쟁을 하고 있는 카르미안 왕국에 서 지원군을 파견한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상황인데 지 원군까지 파견해 주고, 거기에 마스터인 레닐까지 와 주 었으니 말이다. 결국 그로 인해 튀니르 왕국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 지 않았던가? 물론 게르안 왕국도 고맙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칼로원 공작의 고집으로 인하여 상황이 많이 틀어진 감이 있었기 에 레닐에게 느끼는 고마움이 더욱 컸다. 클레디온 공작의 인사에 레닐이고개를 젓는다. "아닙니다. 저는 동생의 복수를 했을 뿐입니다.그리고 마이드 제국은 공동의 적이 아닙니까?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허헤 그래도 고마운 건 고마운 겁니다. 너무 거부하 지 않으셔도 됩니다.” 셀리든 공작을 벤 이상 전쟁의 승패는 정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일하개 마스터에서 우위를 빼앗기고 있는 상항이었 는데 레닐의 둥장으로 그 우위를 연합군 측에서 쥐게 되 었으니 말이다. 마이드 제국측에 플레온 후작이 있긴 하지만 그는 아 직 검중이 되지 않은 마스터다. 그런 그가 셀리든 공작을 꺾은 레닐과 상대가 될 리는 만무하였다. "그보다 향후의 행보가 중요하지 않겠습니까?그에 대 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클레디온 공작이 연신 칭찬을 해 주어도 레닐은 담담하 기만할뿐이었다. 그 모습올 보면서 클레디온 공작은 레닐이 쉬운 인물이 아니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게 귀족들은 칭친을 해 주면 살짝 풀어지는 모습을 보이고는 하는데 레닐은 아무리 칭친을 해도 한 점 흐트 러짐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던 것이다. '하기야, 칭찬에 좌지우지되는 인물이었으면 마스터에 오르지도 못했겠지. 게다가 교만에 빠져 있었을지도.’ 레닐의 상항을 단번에 파악한 클레디은 공작은 더 설 득하길 멈추고는 레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물론입니다, 허헤. 잠시 후면 바르테즈 백작이 올 것 입니다." 카이드의 이름이 언급되자 레닐이 반응을 보인다. 그는 클레디온 공작올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바르테즈 백작? 제법 친한 사이가 되셨나 봅니다.” "젊은 청년인데 그 지략은 대단하더군요. 단단히 반해 서 대화를 자주 나누다 보니 제법 친해졌습니다.” "그렇군요. 클레디온 공작님깨서 보는 눈이 있으신 듯 합니다.” 순간 묘한 표정이 레닐의 얼굴에 스쳐 지나갔으나 클레 디온 공작은 그것을 보지 못했다. 잠시 후, 클레디온 공작의 부름을 받은 카이드가 막사 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인사를 하다가 레닐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주군을 뵙습니다. 오랜만입니다" "오랜만이군. 반갑긴 하지만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웃 을 수가없다.” 레닐의 말에 카이드가 표정을 굳히더니 이내 레닐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한다. "…카온 경의 일은 애석하게 생각합니다. 설마 셀리 든 공작이 직접 움직이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제 불찰입니다." "알지 못했다면 그것은 카온의 운명이겠지. 잘못 여부 를 따질 일은 아니다.” 레닐의 말에도 불구하고 카이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 을뿐이었다. 그의 죽음에는 자신의 책임이 컸다. "아닙니다. 제가 실수를 했습니다. 그저 죄송할 뿐입 니다." 제파이드 자작령이 지니는 가치를 생각했을 때 셀리든 공작이 직접 움직일 것도 염두에 두어야 했다. 하지만 카온이 워낙 다급하게 재촉을 하기에 카이드는 이것저것 가능성을 계산할 겨를도 없이 지원군을 조직하 게 되었다. 결국 그것이 셀리든 공작의 움직임을 놓치는 결과를 초 래하였고, 미래에 찬란하게 빛날 인재를 죽음으로 몰아넣 게 되었다, 게다가 카온과 함께 알고 지내면서 그의 화통한 성격을 잘 알고 있는 카이드로서는 막역지우를 잃은 것마냥 마음 이 우울한 상태였다. 그러한 카이드의 상태를 알아차린 클레디온 공작이 위로를 해 주었기에 망정이었지,그렇지 않았으면 우울증에 걸릴 뻔하였다. "너의 책임이 아니다. 그러니 자책하지 마라.” 설사 셀리든 공작이 온다는 걸 알고 있었어도 카온은 제파이드 자작령으로 갔을 것이다. 안젤리나를 지키기 위해사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그걸 알았기에 레닐은 카이드를 탓하지 않는 것이다. 만약 다른 대안이 있었음에도 그랬다면 화를 냈을 테지 만 말이다. 더 이상 카온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히는 것이 싫었다. 제삼자인 클레디온 공작이 있었기에 그렇다. 레닐은 슬쩍 말을 우회하여 다른 용건을 꺼내 들었다. "클레디온 공작님과 향후 행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 는 중이었다. 그에 대한 생각을 알고 싶은데.” 카이드는 레닐의 의보가 무엇인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리고는 더 이상 그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채 나직 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셀리든 공작을 잃은 이상 마이드 제국이 선택할 수 있 는 것은 단 한가지뿐입니다.” "뭐지?" "후퇴입니다.” 레닐의 물음에 거침없이 대답하는 카이드였다, 그 말에 클래디온 공작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후퇴라고? 힘들게 점령한 영토를 그대로 두고?" "그렇습니다. 현재 마이드 제국에서 주군을 가로막을 인물이 없는 상황입니다. 마스터가 전장에서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시는지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카이드의 말에 순간 말문이 막힌 클레디온 공작이다. 셀리든 공작의 존재로 인하여 얼마나 고생을 했던가. 단순하 마스터가 선봉에 서는 것임께도 불구하고 한껏 치솟은 마이드 제국군의 성난 기세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 로대단하였다. 두 배에 달하는 군대를 보유하고서도 연전연패를 당한 것을 생각하면 말이 나오질 않았다. 침묵하고 있던 클레디온 공작은 무언가 떠오른 듯 카이 드에게 말한다. "마이드 제국에 마스터가 있다고 하지 않았나? 플레온 후작이라고."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플레온 후작이 마스터의 자리에 올랐다는 소식을 접한 상황이었다. 마스터 늘 마스터로 막을 수 있다. 플레온 후작은 마이드 제국의 마스터가 아난가? 제국 출신인 만큼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유하고 있을 것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것은 정보를 제대로 접하지 못했기에 나오는 말이었다. 카이드는 침착한 어조로 클레디온 공작에게 말했다. “공작님. 플레온 후작은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마스터 입니다. 그가 마스터 대전에서 우승한 것은 분명하나 그 가 지명한 상대는 다름 아닌 주군입니다. 당시 부상을 입 은 주군은 그 대결에 응하지 못하여 플레온 후작이 마스 터 자리를 차지한것입니다.” "으음! 그렇군…" 이 정도로 말해 주었는데 어떤 상황인지 알아차리지 못 하면 바보일 것이다. 플레온 후작이 검증 받지 않은 마스터란 말에 모든 것 을 깨달은 클레디온 공작이다 그런 그라면 결코 레닐의 상대가되지 못하리라. 클레디온 공작이 납득한 듯하자 카이드가 말을 이어 나 갔다. “여기에서 연합군의 행보를 정해야 합니다. 후퇴하는 마이트 제국군을 추격하느냐, 아니면 영토에서 몰아내는 것으로 만족하느냐에 대해서 말입니다.” "으음!" 고민 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마이드 제국이 침공할 당시 튀니르 왕국이 바라던 것은 영토를 수호히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본래 간사한 것이 아니 던가? 마이드 제국군을 물리치는 것이 사실화 되자 슬그머니 욕심이 들었다. 만약 마이드 제국군올 몰아내고 그들의 영토에 침공을 하여 성과를 거둔다면? 대륙에서 연합군의 위상이 달라질 것임이 분명했다. 언제나 제국의 공격에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아 닌,공격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는 것을 알릴 수 있고 말 이다. 그러나 이 점에는 많은 취약점이 존재한다. 바로 마이드 제국에 또 다른 마스터가 존재할 가능성의 여부 때문이다. 클레디온 공작은 마이드 제국에 카빌리어 공작이 생존 해 있을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자신이 막 은퇴를 할 시점에 카빌리어 공작은 마이드 제국의 전대 스터로 그 이름이 대륙 전역에 위명이 자 자한 상황이었다. 마스터 중에서도 가장 신비한 축에 속하는 카빌리어 공작은 그 무위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신비의 인물이 었다. 전대 마스터 중 가장 나이가 어리면서 그 잠재적인 가 능성은 제스테리언 대공이나 로셀린 공작보다 높다고 평 가되었으니 그 실력이 어느 정도일지 감히 상상도 하기가 힘들다. 그렇다는건 레닐이 카빌리어 공작올 이길확률이 희박 하다는 걸 뜻한다. 결정적잎 건 마이드 제국 내에 도사리고 있는 정규군 이다, 튀니르 왕국을 침공한 것은 십만에 불과하지만 아직 삼 십만이 넘는 정규군을 동원할 수 있다. 그 군대가 남진하게 되면 제 아무리 연합군이라도 물러 설 수밖에 없다. 하나같이 사납고 용맹한 마이드 제국의 군대는 사기만 으로 극복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생각에 잠긴 클레디온 공작을 바라보다가 카이드가 레 닐에게 물였다. "주군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마이드 제국과는 어떠한 형태로든 승부를 보아야 한 다. 그 이유는 마이드 제국을 몰아낸다 하더라도 다시 침 공할 곳이기 때문이지.” 웨이던 후작이 휴전 협정을‘채결하기 위해 방문했을 때 레닐은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중 하나가 마이드 제국에 관한 이야기였다. 식량이 부족하여 자립을 하기가 힘든 곳이 바로 마이드 제국이다. 그렇기에 식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전쟁의 악순환 은 반복될 것임이 분명했다. 그 말을 들은 클레디온 공작이 깜짝 놀라면서 말한다. "하지만 마이드 제국에는 삼십만이 넘는 정규군이 있 습니다. 영지의 사병들까지 합치면 근 백만에 가까을 텐데…“ 백만. 말이 백만이지 정말 상상도 안 되는 까마득한 숫 자가 아닐수 없다. 그런 마이드 제국올 이십만도 되지 않는 연합군이 어찌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클레디온 공작의 말에 레닐이 빙긋 웃음을 지으며 말 한다. "말이 그렇다는 겁니다. 당장 중요한 것은 마이드 제국 을 몰아내는 것이 아닙니까? 그 점에 주안점을 두었으면 합니다. 마이드 제국이 물러난다고 하여 모든 것이 끝나 는 것이 아나지 않습니까.” 레닐의 말은 현실적이었다. 마이드 제국이 물러간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가? 절대 아니다. 북부 지방과 서부 지방은 마이드 제국군의 침공으로 인 해 반쯤 초토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곳들을 제대로 정비하려면 몇 년의 시간을 필요로 할 지 까마득했다. 물러난다고 마냥 좋아할 상황이 아닌 것이다. “음!그것도그렇군요.” 클레디온 공작도 현실을 직시하고는 표정을 굳히며 고 개를 끄덕인다. 일단 마이드 제국군을 무찌를 편제를 짰으면 합니 다. 게르안 왕국 진영으로 제가 방문을 하도록 하겠습니 다. 그곳에서 칼로원 공작님을 설득하도록 하겠습니다.” 궂은일을 레닐이 다 처리해 주겠다고 하는 것이니 클레 디온 공작으로서는 나쁠 것 없는 제안이었다. 그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허헤. 그러십시오. 그럼 곧장 군대를 정비하도록 하겠 습니다" 그것으로 대화는 끝이었다. 레닐은 자리에서 일어나고는 클례디온 공작을 향해 고 개를 살짝 숙이고는 막사를 나섰고,카이드 또한 살짝 인 사를 하고는 막사를 벗어났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클레디온 공작은 입맛을 다셔야 했다. "믿음이 저리 확고하니 힘들겠군, 힘들겠어.” 카이드가 레닐을 바라보는 눈을 본 클레디온 공작은 고 개를 저어야만 했다. 레닐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확고한 믿음이 서려 있던 것이다. 그 믿음을 저버리고 자신 측으로 끌어들인다는 것 자체 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쉽게 포기할 수는 없지.”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면서도 카이드를 포기할 수 없다 고 생각하는 클레디온 공작이었다. 막사를 나선 카이드는 레닐의 뒤에 바짝 따라붙으며 물 었다. “주군, 정말 칼로원 공작올 만나 보실 생각입나까?" "그렇지 않으면? 게르안 왕국에는 아직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는 레닐에게 카이드는 염려스 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하지만 칼로원 공작을 찾아가는 것은 자칫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셀리든 공작에게 패한 이후 칼로윈 공작은 적어도 반년 이상 요양을 요하는 중상을 입었다. 그 후 칼로원 공작은 부상을 핑계로 대외적인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실 정이었다. 자신의 고집으로 인해 연합군의 상황이 극도로 어려워 졌으니 자숙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던 것이다. “그걸 뜻하는 말이었군.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지" 흐름을 읽는데 탁월한 눈을 지닌 레닐이 카이드가 무엇 을 염려하는지 모를리가 없다. 이것은 무척 민감한 사항이었다. 자칫 칼로원 공작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행동을 하였다가는 게르안 왕국의 도 움을 받을 수 없게 될지도 몰랐으니 말이다. "하지만 만나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자존심 문제만으로 모든 일을 그르칠 수 없는 것 아닌가? " "그건 그렇지만… 제가 설득을 하면 안 되겠습니까?" 레닐이 게르안 왕국의 진영을 방문했을 경우 미칠 파장 을 생각하니 그를 쉽게 보내줄수 없는 카어드였다. 안절부절 못히는 그의 모습에 레닐은 피식 웃음을 지으 며 말한다. “그럼 같이 가는 게 좋겠군. 내가 도를 넘는 말을 할 수 도 있으니 그것을 제지해 주고, 조언을 해 주는 형식으로 말이야.”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이 레닐이 제안히는 한계점이라는 걸 알았기에 흔 쾌히 승낙한다. "그럼 가도록 하지.” 카이드가 자신의 제안을 승낙하자 곧장 왕국의 진영으 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 전쟁에서 다시 한 번 영웅의 위치에 선 레닐의 방 문은 큰 영향을 끼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레닐이 방문하자 부산스러운 움직임과 함께 잠시 후, 게르안 왕국 측에서 그를 정중히 맞이하는 모습을 보였다. "거절할 수도 있다 생각했는데 용케도 내 방문올 허락 했군." 레닐의 중얼거림에 카이드가 살짝 놀란 표정으로 물 었다. "거절당할 수도 있다 생각하신 겁니까?" "부끄럽다면 거절할 수도 있는 노릇이지.” "........." 너무나 당연한 레닐의 말에 순간할 말을 잃은 카이드 였다. 오늘따라 유난히 평정심을 자주 잃는 것 같았다. 기사들의 안내를 받으면서 막사로 향하던 레닐이 카이 드에게 슬찍 입을 열었다. "그래, 클레디온 공작이 무슨 제인을 했지?“ "그, 그건….” 갑자가 레닐이 이런 것을 물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 기에 카이드는 눈에 띄게 움찔하면서 순간 말을 잇지 못 한다. 그러자 레닐이 설명을 살짝 덧붙여 준다. “클레디온 공작이 너를 탐내고 있는 것 같던데? 물밑 공작이 들어오지 않았나?" "그러니까…" 순간 버벅거리는 카이드였다. 조금전부터 평정심을 곧잘 잃곤 했던 이유. 그것은 다름 아닌 클레디온 공작의 거듭되는 회유 때문 이었다. 카이드를 탐낸 클레디온 공작은 혼인을 통해 그에게 달 콤한 유혹의 손길을 건네고 있었다. 처음에는 눈치채지 못했더라도 두 번 세 번 그러니 카 이드가 눈치를 못 챌 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그가 단번에 쳐내지 못했던 것은 연합군이라 는 틀을 형성하고 있기에 그렇다. 자신이 클레디온 공작과 사이가 틀어지면 연합군 내에 서의 위치가 상당히 복잡해질 것이란 생각이 들었던 것 이다, 그래서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자신은 클 레디온 공작의 사람으로 분류되고 있었다. 카이드는 레닐이 이 사실을 알까 두려웠다. 주군이었기에,인간적으로 존경하는 사람이었기에 그 는 레닐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자신처럼 세세하게, 완벽한 계략을 짜내지 못해도 그 흐름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레닐을 따라갈 언물은 거의 없 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릴적 목숨을 위협받던 환경에서 자라온 만큼 특유 의 감각은 대단했던 것이다. 그가 알게 되면 자신에 대한 신뢰가 깨질까 두려웠다. 그래서 노심초사하여 전전긍긍하였는데 레닐은 이미 그 흐름을 눈치채고 있었던 것이다. 카이드로서는 가슴을 졸이던 것이 허탈하게 되는 순간 이었다. 그런 그를 보며 레닐이 입을 연다. “클레디온 공작이 그렇게 티를 내는데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지. 어쨌든 그대를 믿기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던 것인데 불안해 하는 것 같아 언급을 한 것이다. 그러니 그 런 반응을 보일 필요 없다.” 자신을 이해해 주는 레닐의 말에 카이드는 가슴이 뭉클 해지는 걸 느꼈다. “예, 죄송합니다. 제가 자기 관리가 부족했습니다.” "부족하긴. 전혀 부족하지 않다.” 살짝 웃음을 지음으로써 대답을 대신한 레닐은 입을 다 물었다. 카이드도 더 입을 열지 않은채 묵묵히 레닐의 뒤를 따 를 뿐아었다. 그사이 두 사람은 칼로원 공작의 막사에 도착할 수 있 었다. 연합군이지만 제법 민감한 관계였기에 레닐은 검을 맡 기고나서야 막사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막사 안 침대에 걸터앉아 있던 칼로원 공작은 레닐이 들어오자 그를 반겼다. "어서오게,카르미언스공작.” 부상을 회벅하지 못했다는 말이 사실인 듯 칼로원 공작 의 안색에 핏기가 돌지 않고 있었다. 레닐은 그를 보면서 살짝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 였다. "오랜만입니다,칼로원공작님.” 뒤에 서 있던 카이드도 인사를 하였다. "칼로원 공작님을 뵙습니다.” "그래, 셀리든 공작을 꺾었다고 들었네. 정말 대단하 군" 그 말에 레닐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셀리든 공작은 정말 강했던 것이다. 순수 설력이었다면 그에게 패하는 것은 자신이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강적이었습니다. 제국의 마스터라는 것이 허명이 아 니더군요.” "그렇지. 그런 제국의 마스터를 꺾은 그대는 영웅이 되 었고.” "공작님도。아쉽게 패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러니 자책 하지 마십시오.” 평범한 사람에게는 위로의 뜻으로 들릴 테지만 마스터 에게는 전혀 위로라고 할수 없는 말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칼로원 공작은 그 말을 담담하게 듣고 있었다. 그는 살짝 고개를 저으며 부인의 뜻을 보였다. "그것은 아니었네. 셀리든 공작은 정말 강했지. 그의 실력은 내가 뛰어넘을수 없는 성질이었네.” 그 말을 하는 칼로윈 공작의 일굴은 십 년 정도 더 늙어보였다. 이번에는 레닐이 고개를 저으며 부인의 뜻을 보였다. "그건 아닙니다. 실력적인 측면에서는 셀리든 공작이 나 칼로원 공작님이나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 다. 다만 셀라든 공작은 마스터와의 대결 경험이 풍부합 니다. 이것이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경험이란 말인가? “그렇습니다. 마스터에 오르면 개인적인 수련도 중요 하지만 경험도 중요하지요.” 왕국의 마스터가 제국의 마스터보다 한수 아래 소리를 듣는 것이 바르 이 경험의 부재 때문이다. 마스터와 대결을 벌인 적이 없으니 어찌 제국의 마스터 를 이길 수 있겠는가? 괜히 제국의 마스터가 더 강하다는 말이 나도는 것이 아니었다. 칼로원 공작도 레닐의 말에서 무언가 깨닫는 면이 있는 듯했다. "경험이라, 경험..... 그렇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나도 더욱 강해질 수 있겠군?" 어느 정도 기운을 차린 듯한 칼로윈 공작의 모습에 레 닐이 슬쩍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면저 부상을 회복하셔야 하지 않겠 습니까?" "그렇지. 카르미언스 공작에게 위로를 들으니 한결 괜 찮군. 그래, 무슨일로 찾아온거지?" "제가 찾아온 이유는…” 레닐은 칼로원 공작에게 자신이 찾아온 이유에 대해 설 명을 하기 시작했다. 우선 설명을 한 것은 마이드 제국의 움직임에 관한 것 이었고, 연합군이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그 속에서 게르 안 왕국이 움직여야 할 방향에 대해 설명을 하였다. 칼로원 공작은 그 이야기를 묵묵히 듣고 있었고,이야 기를 다 듣자 수락의 의미를 보였다. 연합군의 진군 방향이 확실하게 결정되었다. 제6장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남부 대륙 연전연승 연합군에게 가장 잘 어올리는 말이 아닐 수 없었다. 셀리든 공작을 잃은 마이드 제국은 아니나 다를까, 군 대의 대대적인 철수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총사령관인 셀리든 공작이 죽고, 새로이 사령관이 된 플레온 후작은 지스트 후작의 의견을 받아들여 군대를 뒤 로 물리기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여태까지 점령한 영토가 아깝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 여 군대를 모두 잃을 수는 없는 노룻이 아닌가. 이것은 플레온 후작이 은연중 레닐보다 한 수 아래라는 사실을 언정한 것과 다름이 없었기에 연합군의 사기는 하 늘을 찌를듯 상승해 있었다. 군대를 철수시키자 연합군에서도 곧장 움직임을 보이 기 시작했다. 셀리든 공작을 꺾음으로써 마이드 제국에게 있어 공포 의 상징이 된 레닐이 선봉으로 무려 삼만에 달하는 추격 대가 편성된 것이다. 전원이 기마병으로 이루어졌기에 연합군이 마이트 제 국군을 추격하는 것은 너무나 간단한 일이었다. 마이드 제국군의 뒤로 들이닥친 연합군은 사정없이 마 이드 계국군을 베어 버리기 시작했다. 지스트 후작은 어떻게든 전략을 짜내어 레닐을 막아 보 고자 했자만 그를 막을 인물이 없었기에 막아 낸다는 것 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플레온 후작에게 나서보라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의 실 력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오러 나이트인데 마스터의 자리에 오른 그가 레닐을 막 아섰다가는 단번에 무너질 것임이 분명했다. 결국 국경까지 도달한 마이드 제국군의 숫자는 팔만에 서 오만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무려 한 달여에 걸친 추격전 끝에 심만의 군대를 잃은 것이다. 국경 에 도달한 지스트 후작은 가끼스로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미리 제국에 보고를 한 탓에 오만에 달하는 지원군이 국경 근처로 남하하고 있었던 것이다. 연합군의 본대도 뒤따라오고 있지만 제국의 국경이 워 낙 튼튼했고, 병사들의 숫자도 많았기에 염려가 없었다. 성벽에 의지하여 수비를 한다면 플레온 후작으로도 충 분히 레닐을 막아 낼 수 있다는 계산이 있었기에 그렇다. 오러 나이트 중에서 최강이라 할 수 있는 플레온 후작 은 마스터와 정면으로 대결을 하여도 최소 십여 번의 공 방을 펼칠 수는 있다. 물론 이것은 하위권 마스터를 기준으로 한 것이지만 말 이다. 그렇게 마이드 제국군을 국경으로 몰아내는데 성공하 자 연합군은 가까스로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마이드 제국을 몰아냈으니 최악의 상항은 면한 셈이었 던 것이다. 여기에서 각국의 반응이 엇갈렸다. 북부와 서부가 초토화되었다고 하지만 튀니르 왕국 자 체가 부국이었기에 마이드 제국에게서 보상금올 받아 내 는 것보다 자체적인 복구를 시도하기로 결정을 내린 것 이이다. 게르안 왕국 또한 칼로원 공작의 부상을 핑계로 퇴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이렇게 되자 카르미안 왕국의 입장이 묘해졌다. 이대로 돌아갈 것이냐 아니면 전쟁을 지속할 것이냐에 대해 의견 대립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왕국으로 귀환하길 주장하는 인물은 다름 아닌 텔바이 후작이었다. 귀족파인 그는 더 이상 전쟁이 지속되길 원하지 않았다. 성과라면 이미 충분히 얻어 냈다. 마이드 제국군을 추격 하면서 전리품도 얻어 냈으니, 이 정도면 충분히 밑지는 장사를 한 것은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전쟁을 이어 나가는 것은 쓸데없는 행위다. 그러나 레닐의 생각은 달랐다. 마이드 제국군을 물리친 카르미안 왕국의 병사들은 그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 높았다. 이 여세를 몰아서 본국의 병사들이 대치하고 있는 마이 드 제국의 뒤를 찌를 수만 있다면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텔바이 후작은 연신 후퇴를 주장했지만 주도권은 이미 레닐에게 넘어가 있었다. 카르미안 왕국은 튀니르 욍국 서부로 움직여 보햄 지방 을 공격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목적은 마이드 제국의 보급을 끊는 것! 대륙의 정세가 급속도로 변하고 있었다, 대륙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마이드 제국과 연합군 측에 쏠려 있을 때, 남부 대륙도 대대적으로 변화를 일으키고 있었다. 다름 아닌 반란의 징조가 곳곳에서 보이고 있던 것이다. 벤자이어 제국의 황궁에서는 급박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바로 레이폴드 대제의 건강이 극도로 위태로워지고 있 던 것이다. 이미 나이가 구십이 다되어 가는 레이폴드대제였다. 한평생 전쟁터에서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레이폴드 대제는 전쟁터에서 수많은 상처를 입었고, 다른 황제들 처럼 이렇다 할 관리를 받으며 세월을 누려 온 것이 아니 었다. 급격한 노환으로 인해 젊은 시절 입었던 부상들이 도지 기 시작했고, 지금에 와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흐 르고 있었다. 침상에 누운 레이폴드 대제는 거칠게 숨을 몰아쉰다. “클럭클럭! 커어…… 웨이던 후작… 짐은 여기까지 인 듯하네.” 그답지 않은 약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미 생명의 불이 사그라지고 있는 레이폴드 대 제는 한마디 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폐하.....” "제국의 미래를 맡길 인물은…… 경밖에 남지 않았다. 아니, 어찌 보면 제국이 아난 일개 왕국으로 남을지 도....” 레이폴드 대재가 남부 대륙 곳곳에 일어나는 징조를 모 를 리가 없었다. 정보를 최대한 틀어막고 있다 해도 정보는 서서히 밖으 로 흘러가고 있었다. 세빌리어 공작의 부재와 빌라드 후작의 죽음은 이미 알 만한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 세 명의 마스터가 존재하였기에 벤자이어 제국이 존속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들 중 두 명이 사라진 이상 이 광활한 영토를 유지하 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리라. "힘을 내셔야 합니다. 부디 건강한 모습으로 일어나십 시요, 페하.” 그렇게 말을 하지만 웨이던 후작도 가능성이 희박하다 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신검을 잃은 레이폴드 대제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강 을 건너고 있었기에 그렇다. 웨이던 후작의 위로에도 불구하고 레이폴드 대제는 고 개를 젓는다. "짐은 이미 틀렸다. 잠시 후 해신의 곁으로 돌아갈 테 니.웨이던 후작".” 말을 하는 레이폴드 대제의 목소리가 점점 힘을 잃어 가고 있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웨이던 후작은 레이폴드 대제의 임종 이 가까워 온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입을 악 다물며 대 답을 했다. "예, 폐하' "수많은 신하들을 거느렸지만... 지금 내곁에 남은 것은 그대뿐이지. 짐이 이렇게 죽을 때 곁을 지켜 주는 신 하가 한 사람이라도 있다는 것은 결코 실패한 삶이 아니 라는 뜻. 짐에게 후회는 없다" "..........."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묵묵히 말을 듣고 있는 웨이던 후작이다. 그 사이 레이폴드 대제의 말이 이어졌다. "남자로 태어나 배고픔에 굶주려 있는 벤자이어 군도 사람들에게 제국을 선사하였으며, 수많은 여인들을 거느 렸다. 그리고…… 끝까지 나의 곁을 지켜 주는 그대가 있 다. 결코 후회되는 삶이 아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 웨이던 후작 이다. 자신을 보며 말끝을 흐리는 웨이던 후작의 행동에 레이 폴드 대제가 시선을 옮긴다. 진물이 줄줄 흐르는 눈으로 웨이던 후작을 바라보던 레 이폴드 대제가 미소를 짓는다. "허허! 그런 표정으로 바라보지 말라. 세월의 흐름에 따라갈 뿐이니. 이렇게 후회 없는 삶을 살았지만 남겨진 자에 대한 걱정을 거들 수가 없구나. 웨이던 후작,마지막 명을 내리고자 한다.” “예. 폐하, 하명하시옵소서.” 이를 악물며 고개를 숙이는 웨이던 후작이었다. 그에 레이폴드 대제가 가쁘게 숨올 몰아쉬더니 웨이던 후작에게 말한다. "다섯째의 아들 테오르가 현명한 모습을 보이더군. 그 를 황제로 옹립하길 바란다. 그리고 제국을 부탁하겠다. 그대의 검만이 황실을 지킬 수 있다.” "반드시 지키겠나이다,” 귀족들에게 있어 철혈의 사나이라 불리던 웨이던 후작 의 음성에 물기가 묻어나 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레이폴드 대제가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마지막인 듯 힘을 쥐어짜 내며 입을 연다. "후회 없는 삶이었다. 그 끝이 아름답지 못했지은... 나의 곁을 지켜 주는 이가 있어 외롭지는 않구나. 고맙다, 웨이던 후작. 나의 곁에 남아주어서. 나의 평생을 함께한 친구여......." 그 말과 함께 사르르 눈을 감는 레이폴드 대제였다. 벤자이어 제국이라는 거대한 제국을 세우고 카리스마 로 대륙의 패권을 노리던 레이폴드 대제의 마지막이었다. ".........." 잠에 빠져들 듯 눈을 감은 레이폴드 대제를 보면서 웨 이던 후작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마스터에 오른 뒤 이렇게 거세게 일렁이는 감정을 느껴 본 적이 없다. 이러한 감정은 카빌리어 공작의 배신에서도 느껴 보지 못한 감정이다. 웨이던 후작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숨을 거둔 레이폴드 대제를 바라보며 그는 허리춤에 찬 검을 양손 위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한쪽 무릎을 끓으며 맹세를 한다. "폐하께서 이 하사하신 검에 맹세를 하겠습니다. 신의 남은 목숨은 오로지 새로운 황제 폐하를 위해 쓸 것이며, 벤자이어 제국의 영광을 위해 모든 사력을 다하겠습니다. 드넓은 바다 아래 해신의 가호로 저희를 지켜 주십시오.” 벤자이어 군도 출신인 벤자이어 제국은 해신을 숭상 한다. 스스로에게 맹세를 한 웨이던 후작이 자리에서 일어 선다. 이제 해야 할 일이 많다. 제5황자의 두 번째 아들인 테오르 황자는 황제 계승 서 열 37위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그를 황제로 옹립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를 필요로 한다. 많은 진통이 예상되었지만 그것을 모두 이겨 내야 한다. 왜냐하면 이것이 레이폴드 대제의 마지막 명령이었으 니까. 웨이던 후작이 주먹을 꽉 움켜쥐며 스스로의 결심을 되 새긴다. "폐하의 마지막 명을 이행하기 위하여.” 해적왕 레이폴드 대제가 죽었다. 레이플드 대제가 세상을 떴을 때, 아키예프는 남부 대 륙에서 은밀한 회동을 하고 있었다. 벤자이어 제국에 위치한 탈라스 백작병은 구 아모스 왕 국 탈라스 후작가 출신의 귀족가였다. 아모스 왕국에 충성을 바치던 탈라스 후작가였지만 욱 일승천하며 대륙에 그 영향력을 확대하던 밴자이어 제국 의 기세에 무릎을 끓었고, 남부 대륙이 통일된 지금까지 그 성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탈라스 백작령으로 십여 명의 귀족들아 모여들고 있 었다. 정기적으로 비밀회동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이 모인 이 유는 사뭇 달랐다. 비밀 회의실에서는 십여 명의 귀족들이 자리하고 있 었다. 대부분이 나이가 지긋한 인물들로서, 젊은 축에 속하는 귀족은 사십 대였지만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하는 귀족은 그 나이를 함부로 추측하기가 힘들었다. 귀족들이 모두 모이자 오늘의 만남을 주도한 탈라스 백 작이 입을 연다. "오늘 왜 여러분을 소집한것인지 이유를 대략 알고 있 으리라 믿습니다.” "황도의 상황과 연관이 있는것인가?" 탈라스 백작의 말에 입을 연 것은 흰머리가 성성한 늙 은 노인이었다. 나이를 짐작하기 힘들 정도로 주름이 진 그를 향해 탈 라스 백작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대답했다. “그렇습니다.델카스틴 후작님.” 델카스틴 후작은 구 델카스틴 공작가로서, 현재 남은 아모스 왕국의 귀족가 출신 중 가장 강대한 힘을 지닌 영 주였다. 레이폴드 대제가 건강을 회복하고 본격적으로 주변을 숙청하기 시작할 때,강대한 힘을 지닌 가문 중에서 유일 하게 살아남은 가문이 기도 하였다. "그렇군. 역시 그에 관련된 것이었어.” 탈라스 백작의 수긍에 델카스틴 후작도 고개를 끄덕 인다. 그에 관련하여 탈라스 백작이 입을 연다. "현재 정보부에서 정보를 제한하고 있지만 원만한 정 보망을 갖춘 분들은 다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황도 에 큰 변고가 생겼습니다. 세빌리어 공작은 사라졌고,빌 라드 후작은 죽었습니다. 즉, 웨이던 후작밖에 남지 않았 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아모스 왕국을 부흥시키기라도 할 것인가?"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묻는 델카스틴 후작이 었다. 아모스 왕국의 부흥이라, 한때는 그런 꿈을 꿨지만 허 황된 꿈이라는 것을 알아챈 이상 한날 꿈으로밖에 남지 않게 된 빛바랜 꿈이었다. 부정적인 의미가 담긴 델카스틴 후작의 말에 탈라스 백 작이 미소를 짓는다. “그렇습니다. 아모스 왕국의 부홍을 꿈꾸고 있습니다“ "........" 탈라스 백작의 말에 델카스틴 후작은 물론이고 회의장 에 모인 다른 귀족들도 깜짝 놀란 표정을 짓는다. 지금 그가 무슨 말을 한 것이란 말인가? 아모스 왕국의 부흥이라니? 이 말이 자칫 밖으로 새어 나가다가는 오늘 모인 가문 들 중 살아남을 가문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만큼 벤자이어 제국은 반란에 있어서 잔혹한 면모를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허황된 꿈이군. 유감스럽지만 아모스 왕국의 부흥은 힘들다고 보네.” 델라스틴 후작이 표정을 굳히고는 말했다. 이 자리에 모인 귀족들 모두 한때 아모스 왕국의 출신 이었지만 지금 벤자이어 제국의 장악력이 얼마나 대단한 지 알고 있었다. 반란의 싹만 보여도 가차 없이 역도로 규정하는 벤자이 어 제국이다. 그 틈에서 최대한 숨올죽이고 살아왔기에 여태까지 버 틴 것이다. 이러한 모임도 처음에는 아모스 왕국의 부흥을 위하여 조직되었지만 지금은 각 귀족들의 친목 모임으로 변한 지 오래였다. 물론 왕국의 부흥을 꿈꾸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꿈이 많이 무너졌을 뿐이었다. 탈라스 백작이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말한다. "허황된 꿈이 아님니다. 방법은 존재하고 있습니다.” "방법이라.......도대체 무슨 방법이기에 그런 말을 하 는 건지 궁금하군.” 델카스틴 후작은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그의 나이가 어느덧 팔십이 훌쩍 넘었다. 검술을 익히고 건강관리를 철저하게 한 탓에 아직까지 정정한 면모를 보였지만 그는 아모스 왕국의 멸망을 직접 본 산증인이다. 그런 만큼 벤자이어 제국의 힘이 얼마나 강대한지 잘 알고 있다. 어설픈 마음으로 부흥 운동을 했다가는 모두 개죽음을 면하기 힘들 것이다. 델카스틴 후작의 허락이 떨어지자 탈라스 백작이 입을 연다. "전쟁 당시 아모스 왕국에는 한 명의 마스터가 존재하 고 있었습니다.” "............" 그것은 다른 귀족들도 다 알고 있는 바였다. 아모스 왕국의 마지막 국왕의 친동생으로서 웨이던 후 작과 대등한 대결을 벌이던 인물이 아닌가? 그러나 또 다른 마스터의 가세로 인하여 결국 목숨을 잃고 만다. 그 이야기가 갑자기 왜 나온단 말인가? 귀족들의 이목이 집중되자 탈라스 백작이 말한다. "그 당시 그분이 살아 계신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그게 정말인가?" 델카스틴 후작이 경악한 표정으로 묻는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아모스 왕국의 부홍은 꿈만이 아 니었다. 현재 그들이 기장 두려워하는 것이 다름 아닌 마스터의 존재였다. 셰빌리어 공작과 빌라드 후작이 없어지면 무엇 하는가? 마스터 전체가 없어진 것이 아닌 일부가 없어졌을 뿐인 데 말이다. 자신들이 왕국의 부흥을 위해 움직인다 하여도 웨이던 후작이 직접 나서면 모든 것이 무너지게 된다. 그렇지만 마스터가 있다면 상항이 달라지게 된다. 자신들이 그 시발점을 끊게 된다면 곳곳에서 기회를 보 고 있던 귀족들이 일제히 봉기를 하게 될 것임이 분명했 던 것이다. 작은 균열이 일어나면 그 균열은 전체로 번져 나가기 마련이다. 그 균열의 시작을 자신들이 일으키게 되면 정세는 급속 도로 달라지는 것이다. 경악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귀족들의 시선을 즐 기며 탈라스 백작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습니다. 사실입니다. 아모스 왕실의 생존자인 그 분께서 살아 계십니다.” "이런 홍복이…… 그분께서 아직까지 마스터의 무위를 지니고 있으시다면 왕국의 부홍은 꿈이 아닐세.” 가장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던 델카스틴 후작이 흥분한 안색으로 말한다. 이 중에서 기장 아모스 왕국의 부흥을 바라는 것이 바 로 그였다. 다른 귀족들이 각 소속 왕국의 부홍을 위해 은밀히 전 력을 증강 시킬 때, 델카스틴 후작은 다른 방법을 사용하 였다. 군대를 늘리다가는 레이폴드 대제의 철퇴에 사라질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은 것이다. 그래서 델카스틴 후작은 군대의 숫자보다 질 향상에 힘 을 쓰면서 풍부한 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상업을 독려하 기 시작하였다. 무려 이십 년 동안 힘 쓴 결과 델카스틴 후작령은 벤자 이어 제국에서 손에 꼽히는 부를 거머쥘 수 있게 되었다. 그뿐인가? 와부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델카스틴 후작령의 병사들 은 근위병에 비견 되는 정예 중 정예였다. 이것이 다 아모스 왕국의 부흥을 위해 부지런히 준비하 고 있는 것이었다. "진정하십시오. 아직 놀라기에는 이르니까요." 탈라스 백작은 흉분한 델카스틴 후작을 달래며 밀한다. 아모스 왕국의 부흥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해 줄 존재 가 바로 델카스틴 후작이 었다. 비록 벤자이어 제국에 항복을 했지만 그의 충성심은 의 심할 나위가 없었으니 말이다. "허허! 무언가가 더 있단 말인가?" 기대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탈라스 백작을 바라보는 델 카스틴 후작이다 그가 알고 있는 탈라스 백작은 결코 허언을 하는 인물 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탈라스 백작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그분께서는 혼자의 몸이 아님니다. 거대한 세력을 이 끌고계십니다 " "거대한 세력?도대체 어느정도이기에?" 델카스틴 후작의 질문과 함께 귀족들의 시선이 탈라스 백작에게 모여든다. 그가 거대 세력이라 언급할 정도라면 제법 대단한 수준 일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기에 그렇다. 그에 탈라스 백작은 입에 진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그분께서는 근위병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상위권에 속 해 있는 병사 삼만 명과 소드 엑스퍼트 급 실력자 삼천 명, 그리고 오러 나이트 급 실력자 스무 명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 한순간 회의장은 침묵에 잠겼다. 그들은 지금 자신이 들은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닐까 의 심하고 있었다. 오러나이느 스무 명? 카르미만 왕국 정도 되는 강력한 왕국이나 보유할 수 있는 숫자가 아닌가. 소드 엑스퍼트 삼천 명도 그렇다. 원만한 왕국이 보유 하기 힘든 숫자였다. 게다가 근위병에 버금가는 병력 삼만 명이라니. 이는 지난 세월 기반을 다지는데 힘을 쓴 델카스틴 후 작의 몇 배에 달하는 군대가 아닐 수 없었다. "그개 참말인가? 그 정도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그렇습니다.”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탈라스 백작 이다. 그에 델카스틴 후작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허탈한 표정 을 지었다. "도대체 어떻게? 그 정도 규모의 세력을 암중에서 기른 다는 건 불가능한데.......” "혹시........." 놀란 표정을 짓는 델카스틴 후작의 다음으로 끼어든 인 물은 사십 대 초반의 준수한 외모를 지닌 귀족이었다. 그는 아모스 왕국 출신의 세이트 백작으로, 전전대 세 이트 백작은 아모스 왕국의 군대를 이끄는 군단장으로 서 벤자이어 제국을 집요하게 괴롭힌 책사출신의 가문 이었다. 레이폴드 대제는 세이트 백작의 재능을 대단하게 여겨 그의 가문을 존속시켜 주었다. 그리고 현 세이트 백작 또한 상당한 지략을 지닌 인물 이었다. 게다가 델카스틴 후작에게 군대를 늘리는 것보다 재물 을 모으고 병사의 질올 높이는걸 조언한 인물이기도 하 였다. 지금 이 자리에 모인 귀족들중 가장 젊은축에 속하는 세이트 백작은 자체적인 정보망을 구축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탈라스 백작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설마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맞습니까?" 무언가를 짐작하고 말하는 듯했다. 그에 탈라스 백작이 묘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말을 해 주어야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거대한 세력을 거느린 인물을 누군지 알고 있는 듯한 세어트 백작의 모습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었다. 그러자 세이트 백작은 자신이 생각한 바를 털어놓았다. "탈라스 백작님의 말과 제 추측, 그리고 시기상을 모두 겹쳐 보았을 때… 아모스 왕국 출신의 마스터는 아무래 보 아키예프 님 같습니다.” 세이트 백작의 말은 큰 파장올 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 었다. 아키예프의 이름을 들은 귀족들이 술렁이기 시작한 것 이다. "아키예프? 프리 나이트 길드의?" "설마 마스터의?" 그들이 어찌 프리 나이트 길드 총 길드장인 아키예프를 모르겠는가. 마스터의 일인이자 한 왕국보다 거대한 세력으로 알려 진 프리 나이트 길드 총 길드장. 가장 모습올 보기 힘들다 알려진 그가 설마 아모스 왕 국의 왕족 출신이란 말인가? 무언가 반론을 제기하려던 귀족들은 차마 입을 열지 못 했다. 그도 그럴것이 세이트 백작이 말한 면면이 모두 들어 맞은것이다. 아키예프가 모습을 드러냈던 것이 아모스 왕국의 멸망 직후였고, 현재 프리 나이트 길드에 소속된 골든 나이트 가 스무 명이 넘는 걸로 알려져 있다. 실버 나이트 숫자도 그 정도이며, 마나 나이트도 수만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 져 있으니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말이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탈리스 백작에게 향했다. 세이트 백작이 자신와 생각을 말했으니 이제 그가 사실 을 말해 줄 차례였다. 자신에게 집중되는 시선에 세이트 백작이 미소를 지으 며 말한다. "맞습니다. 우리들을 앞으로 이끌어 줄 분은 바로 프리 나이트 총 길드장인 아키예프 님이십니다.” "허어......." 놀라움에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히는 귀족들이었다. 그때, 회의장 한구석에서 한 줄기 목소리가 울려 퍼 졌다 "흐음! 열네 명이 전부인가?" "........."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귀족들이 퍼뜩 놀라며 시선을 옮긴다. 그들 중에는 검을 수련한 귀족들도 있었다. 당장 델카스틴 후작만 하여도 오러 나이트에 오른 인물 이며, 소드 엑스퍼트 최상급에 도달한 귀족들도 있었다. 그들의 시선이 닿은 곳에는 초로에 접어드는 듯,머리 가 희끗한 중년인과 삼십 대 후반에서 사십 대 초반으로 보이는 장년인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들중 초로인이 앞으로 나섰다. 그러자 탈라스 백작이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입을 연다. “모두 인사하십시오,아모스 왕국의 마지막 국왕 전하 의 아우이시자, 우리들을 이끌어 주실 아키예프 님이십 니다.” 귀족들은 더 이상 놀랄 여지도 없었다. 설마 이곳에 아키예프가 모습을 드러내리라고는 상상 도 못한것이다. 항상 마이드 제국에 위치한 프리 나이트 길도 본부에 있다고 알려진 그가 이곳에 모습을 드러낼 줄이야. 자신에게 집중되는 시선을 느끼며 아키예프가 입을 열 었다. “아모스 왕국의 아키예프다. 옛 이름은 버린 자 오래니 굳이 언급할 이유는 없겠지.” 그들 중 델카스틴 후작이 놀란 표정을 지은 채 아키예 프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저, 정말..... 예리프 왕자님이십니까?" 자신의 옛 이름을 언급하는 델카스틴와 모습에 야키예 프가 살짝 놀란 시선으로 그를 바라본다. "내 이름올 알고 있는 인물이 있군. 그대의 이름은?" "델카스틴 후작입니다. 아모스 왕국 시절 델카스틴 공 작가를 이끌고 있었습니다.” 아키예프가 델카스틴 공작가를 모를 리 없다. 아모스 왕국을 되찾기 위해 중추적 역할을 해 줄 곳이 바로 델카스틴 후작가였으나말이다 "아아, 기억나는군. 델카스틴 공작가라면 끝까지 충성 을 바치던 충신가였지.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군.” "다시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래, 자세한 정보를 알지 모르지만 셰빌리어 공작은 모습을 감추었고, 빌라드 후작은 죽었다. 현재 벤자이어 제국에는 웨이던 후작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아키예프는 자세한 정보를 전달하기 시작하였다. 귀족들은 그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있었다. 프리 나이트 길드의 정보력은 웬만한 왕국에 버금갈 정 도로 대단하디는 것을 알고 었던 것이다. 그런 만큼 그가 히는 말은 거짓이 아닌 사실일 확률이 높았다.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듯하자 아키예프의 말이 계 속되었다. "웨이던 후작은 충분히 내가 감당할 수 있다. 그리고 탈라스 후작에게 현재 내가 거느린 전력을 들었을 터. 그 대들과 힘을 합친다면 아모스 왕국의 재건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분명 전력은 대단하지만 힘듣 것도 사실입니다. 복안 이 있으십니까?" 세이트 백작의 질문에 아키예프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좋은 질문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않아도 좋다. 너희들이 본격적으로 봉기를 하면 타 왕국 출신의 귀족들을 충동질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버티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들은 봉기할 것이다. 벤자이어 제국의 전역에서 반란의 물결이 일어나는 거지.” 벤자이어 제국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게다가 압도적인 힘으로 찍어 누르듯 통일을 이룬 만큼 귀족들의 충성심이 깊을리 없다 아직까지 자신이 벤자이어 제국 출신 이라기보다는 구 왕국 출신이라는 인식이 깊었으니 말이다 강력한 군대를 거느린 대영주들을 쳐내기는 했지만 아 직까지 기라성 같은 영주들이 존재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들을 움직이게만 할 수 있다면 벤자이어 제국을 쪼개 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아키에프의 말은 그들에게 신뢰를 심어 주기에 부족함 이 없었다. 델카스틴 후작이 가장 먼저 아키예프를 향해 허리를 숙 이며 말했다. "신은 예리프 왕자 전하를 따르겠습니다. 다시 아모스 왕국의 옛 영광을 구현할 수 있다면 이 노구라도 바치겠 나이다.” 자발적으로 나서는 델카스틴 후작의 모습에 아키예프 가 미소 짓는다. "좋은 각오다, 델카스틴 후작. 그대의 합류를 반기는 바이다." 그리고는 주변을 둘러보면서 아키예프가 입을 연다. "그대들도 결정을 내려라. 어떻게 할 것인가?" "........." 아키예프의 말을 들으면서 귀족들은 깊은 생각에 잠 겼다. 이것은 무척 중대한 사항이다. 자신들의 결정으로 가문 의 미래가 결정되니 말이다. 만약 여기에서 참여한다고 한 뒤 아모스 왕국의 부흥 을 이뤄 낸다면 자신들이 얻올 권력과 명예는 엄청날 것 이다. 하지만 실패할 경우 가문은 몰락할 것이다. 일종의 도박인 셈이다. 이미 아키예프가 지닌 패를 보았지만 그들은 섣불리 결 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 이유는 이 자리에 모인 귀촉들의 숫자 때문이다. 델카스틴 후작은 벤자이어 제국 내에서 손꼽히는 영주 지만 자선들은 평범한 축에 속한다. 그런 귀족들이 십여 명 연합한다고 해 봤자 그 힘은 그 리 크지 않다. 당장 자신들 모두가 연합한다 하여도 구 아모스 왕국의 영토에 삼분의 일밖에 되지 않는 크기니 말이다. 벤자이어 제국의 전력이 이곳에 집중된다고 하면 답이 없는 것과 디를 바가 없다. 귀족들의 고민이 길어지는 듯하자 아키예프가 인상을 찌푸렸다. 그 모습을 본 세이트 백작이 바로 결정을 내렸다. 프리 나이트 길드의 전력이 진입하기만 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적은 계획이다. "참여하겠습니다. 왕자 전하의 휘하에서 벤자이어 제 국에게 일침을 가하겠습니다.” 세이트 백작의 합류가 흐름을 기울게 만들었다. 고민에 잠겨 있던 귀족들도 앞을 다투어 참가 의사를 박히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의 결정에 아키예프가 미소를 지었다. "좋은 결정이다. 그대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하지.” 모두가 한 배에 타는 상황이 만들어지자 델카스틴 후작 은 예민하다고 할수 있는 부분을 집었다. "국왕의 자리에는 왕자 전하께서 오르실 생각이십니 까?" "............." 그 물음에 회의장에 숨막히는 긴장감이 자리하였다. 아키예프의 나이는 적어도 칠십에서 많게는 팔십 사이 일 것이다. 마스터의 경지에 올랐다고 하나 인간의 수명이 유한한 만큼 그가 국왕의 자리에 몇 년이나 머물지 관건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기껏 왕국을 세웠는데 그가 국왕의 입 지를탄탄하게 다지지 않은채 다음대 국왕에게 자리를 물려준다면 왕국은 모래성마냥 쉽사리 무너질 수도 있었 던것이다. 무척 중요한 사항이었기에 그들의 시선이 일제히 아키 예프에게 집중되었다. 그러자 아키예프가 입가에 미소를 짓더니 말한다. “국왕의 자리라… 국왕의 자리에는 내가 오르지 않 을 것이다.” "하지만 왕자 전하를 제외하고 적합한 인물은 없습니 다" 왕족인 아키예프가 칼을 뽑아 들어야 명분이 서는 법 이다. 델카스틴 후작욱 그 점을 언급하는 것이다. 그에 아키예프가 고개를 젓는다. "아니다. 나를 제외하고 다른 왕족도 살아 있다.” "전쟁에서 왕족들이 모두 전사한 걸로 알고 있는 데…… 설마?" 혹시나 히는 표정과 함께 델카스틴 후작의 시선이 아키 예프 뒤에 서 있는 프리디스에게 향했다. 그에 아키예프가 정답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 고는 프리디스를 귀족들에게 소개하였다. "정답이다. 소개를 하도록 하지. 나의 형님이자 전대 국왕 전하의 마지막 혈육인 프리디스다.” 프리디스가 앞으로 나서면서 자신의 소개를 하였다. "한때 아모스 왕국의 제3왕자였던 프리디스라고 하 오" 충격적인 말이 아닐 수 없었다. “ 아모스 왕국의 왕족들은 전쟁에서 패배한 뒤 몰락했다 고 알려졌기에 그렇다. 그런 그것이 사실이 아니었다니. 귀족들에게 있어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경악에 빠져 있는 귀족들올 보면서 아키예프가 말한다. "아모스 왕국의 국왕 자리는 프리디스가 잇는다. 이제 본격적인 계획을 이야기하도록 하지.” 그 말과 함께 아키예프가 프리디스에게 눈짓을 하자 그 가 세워 둔 계획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한다. 프리디스의 이야기를 듣는 귀족들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하기 시작한다. 때로는 놀라움에서 때로는 경악으로, 그리고 그의 이야기가 모두 끝났을 무렵 귀족들의 입가에 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이대로 진행되기만 하면 절대 실패할 리가 없다고 생각 한 것이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아키예프는 진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전쟁의 시작이다. 제7장 카빌리어 공직과 암살왕 레프네 셀리든공작이 레닐에게 패하여 죽음을 당하고, 튀니르 왕국에서 연일 치열한 전쟁이 전개되고 있을 무렵, 카빌 리어 공작은 한가로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전쟁의 결말은 그에게 있어서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 었다. 당연히 셀리든 공작의 죽음도 충격이 아니었다. 실력이 없으면 죽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레닐의 실력이 위건 아니건 어쨌든 승자는 그라는 점이 중요했다. "어린 녀석이 대단하군. 셀리든 공작을 죽이다니." 그의 음성에는 나직한 놀라움이 서려있었다. 어찌 그러지 않겠는가? 그의 손에 마이드 제국의 마스터 네 명이 목숨올 잃거 나 회복할 수 없는 중상을 입었다. 개인이 이 정도 피해를 입혔다는 것은 그야말로 경악할 만한사실이 아닐 수 없었다. 그만큼 레닐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걸 뜻하기도 하였다. “그러고 보니 이계 마스터가 얼마 남지도 않았군? 이러 다가 내가 나서야 할 일이 생길지도" 그 많던 마이드 제국와 마스터도 이제 얼마 남지 않 았다. 자신과 플리톤 대공, 그리고 데칸 공작밖에 남지 않았 으니 말이다, 라페리온 후작까지 도합 일곱 명의 마스터가 있던 걸 감안하면 처참한 숫자가 아닐수 없었다. 그 사실을 자각하게 되자 카빌리어 공작의 인상이 찌푸 려졌다. "이러다가 자칫 내가나서야 할 상황이 오겠군" 세명밖에 남지 않은 마스터. 그중에서 플리톤 대공은 자신보다 한 세대 전의 인물 이다 게다가 데칸 공작은 현재 네이미언 대공과 첨예하게 대 립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움직일 마스터는 자신밖에 남지 않는다는뜻 이었다. 현재 카빌리어 공작은 황도를 벗어나 마이드 제국을 유 량하고 있었다. 벤자이어 제국에서 세빌리어 공작의 흉내를 낼 때 밴 습관 때문이다. 셰빌리아 공작 시절 카빌리어 공작은 곧잘 남부 대륙을 여행하고는 하였다. 그러면서 이 기름진 옥토들을 반드시 정복하겠다고 결 심을 하고는 하였는데, 마이드 제국의 영토를 여행하면서 그가 느낀 것은감출수 없는 '황량함'이었다. 곳곳에 식량이 자라나고 있는 남부 대륙과 달리 북부 대륙은 척박해도 너무 척박했다. 오래된 유적들이 많지만 사람이 자립하기에는 적합하 지 않은 환경을 하고 있던 것이다. "하기야,그렇기에 지금의 마이드 제국이 있을 수 있게 된 것일테지만.” 슬쩍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리는 카빌리어 공작 이었다. 그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마이드 제국이 지금의 대제국으로 성장할 수 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척박한 환경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던 것 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항상 굶주림과 싸워야 했던 마이드 제 국인들은 누군가의 식량들올 약탈해야만 했다. 대륙 북부 지방 작은 소왕국이던 마이드 제국은 식량을 빼앗기 위해 남진에 남진을 거듭하였다. 굶주림에 눈이 뒤집힌 마이드 제국의 전사들을 막을 자 들은 없었다. 결국 인근 국가 하나하나가 흡수되기 시작하였고, 지금 의 대제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굶주림이 없었다면 그렇게 용맹한 신위를 발휘하지 못 했을것이다. 식량을 차지 못하면 자신의 가족들은 물론 자산 또한 굶어 죽을 처지였기 때문에 그렇다. "여행은 슬슬 끝내야겠군. 황제 폐하가 찾으실지도 모 르니"칸 밀레이노 3세의 모습을 떠올리며 카빌리어 공작이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전대 황제보다 더욱 상대하기가 까다로운 인물이 었던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하면 믿지 못할 테지만 카빌리어 공작은 게으르다. 검을 수련하는 것을 제외하고 모든 면에서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던 것이다. 그는 세상과 얽히기 싫었다. 벤자이어 제국에 갔던 것도 전대 황제의 명령이 있었기 에 그랬던 것이지, 실제로는 자신을 강하게 옥죄는 제국 의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나중에는 자신도 즐기기는 했지만 그 이면에는 이런 이 유가숨어 있었다. 전대 황제도 만만치 않은 인물이었지만 칸 밀레어노 3 세는 그보다 더 뛰어난 인물이다, 다음 대까지 철저하게 구축해야 본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 대계를 자신의 대에서 완성 시켰으니 말이다. 뛰어난 인물인 만큼 자신의 효용성에 대해 모를 리가 없다. 그렇다는 건 자신을 편안하게 두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 와 다를 바가 없었다. "마스터. 렌이란 녀석에게 흥미가 동하기는 하니 그 녀 석과 관련된 일을 맡이야겠군.” 마스터에 오르고, 카빌리어 공작은 세상에 뜻을 잃어버 렸다. 이제 갓 마스터에 올랐을 시절, 그의 실력은 자신보다 먼저 마스터에 올랐던 제스테리언 대공과 로셀린공작, 두 사람과 비슷했던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당시 최강의 검사였던 플리톤 대공도 오 년 안에 뛰어 넘을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십 년이 더 홀렸을 무렵, 카빌리어 공작은 자신 이 최강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자신과 다른 마스터들이 그릇 자채가 다르다고 생 각했다. 그룻의 크기는 다르더라도 맨 처음 담을 수 있는 양은 같다. 어느 정도의 용량이 받쳐 주니 말이다. 하지만 점점 그 양이 증가함에 따라 누군기는 가득 차 게 된다. 그룻의 크기 자체가 다르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카빌리아 공작은 그룻의 크기가 다른 마스터들보다 훨 씬 컸다. 그래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신을 이길 수 있는 자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은연중 자신이 대륙제일검사의 자 리를 차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너무나 허망한 결과였다. 그가 열정을 가지고 검술에 매진할 때 목표는 당연히 대륙제일 검사였다. 라이벌들과 치열한 경쟁 끝에 힘들게 오르는 대륙제일 검사의 자리. 그러나 현실은 너무나 달랐던 것이다. 너무나 뛰어난 재능. 그것이 그의 발목올 잡았던 것 이다. 마스터에 오르기까지 당연히 치열함이 존재하기는 하 였다. 허나 카빌리어 공작이 진정 바란 것인 마스터에 오른 후 마스터들 간의 치열한 경쟁이었다. 그것이 존재하지 않으니 맥이 빠져 버린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결정적인 치열함이 결여되었기에 그는 칩거 아닌 칩거 를 하게되었다. 자신이 최강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었으니 얼마나 허무 하겠는가? 한동안 숨겨진 강자들을, 전대 마스터들을 찾아 여행을 했지만 수확은 거의 없었다. 그러던 차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소소한 여행을 하는 맛으로 시간을 보낼 때 레닐이 나타난 것이다. 이십 대 초반의 나이에 무려 네 명의 마스터를 꺾은 강자. 카빌리어 공작은 레닐에게서 참을수 없는 호승심을 느 껴야만 했다. 이것은 자신이 마스터에 오른 후 느껴본 적이 없는 감 정이었다. 참을 수 없는 호송심. 당장 달려가 그와 검을 부딪쳐 보고 그와 실력을 나누 고 싶었다. 도대체 얼마나 강하기에 네 명의 마스터를 꺾올 수 있 던 것일까? 너무나 궁금했지만 카빌리어 공작은 그 호기심을 억눌 러야만했다. 자신에게 이런 감정을 느끼개 해 준 레닐이 이대로 사 라 지는 걸 원하지 않았기에 그렇다. 그래서 셀리든 공작이 레닐과 충돌할 때도 내심 기대를 하면서 걱정을 했다. 이대로 꺾이지 않길 바라는 마음과 셀리든 공작이 이기 길 바라는 마음 말이다. 생애 처음으로 발견한 인물이 아니던가? 그런 만큼 쉽게 꺾이지 않길 바라는 것은 당연할 것 이다. 결과적으로 레닐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련을 모두 넘어 섰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반열에 서 있던 마스터 두 명을 꺾 고,현 마스터 두명을 꺾었다. 충분히 자신의 가슴을 떨리게 만들 적수로 성장한 것 이다. "재미있겠군, 재미있겠어.” ㄹ[닐과 대결을 벌일 것올 떠올리니 피가 뜨거워지는 기 분이었다. 입가에 미소를 지은 카빌리어 공작이 자신도 모르는 사 이 검에 손을 가져갈 때였다. 갑자기 대기에서 흐릿한 존재감이 느껴지는 걸 느꼈다. 순간 카빌리어 공작의 입가에 서린 미소가 사라졌다. 기척의 주인이 누구인지 간파한 것이다. 카빌리어 공작이 시선을 오른쪽으로 옮기며 말한다. "모습을 드러내도록 하지, 래프네?" 스스슷!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검은 복장을 하고 있는 레프네가 모습올 드러냈다. 그녀의 모습올 본 카빌리어 공작이 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설마 이곳까지찾아율 줄 몰랐군. 날 찾는데 제법 고 생했겠어?" "....... 할 말이 있어서 찾아왔다.” 참 말을 정나미가지 않게 하는 레프네였다. 어찌 보면 그것이 레프네의 매력이기도 했기에 카빌리 어 공작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틱짓을 했다. “들어주도록하지.말해보라.” “블루 스카이를 넘겨주었으면 한다.” "........." 간 카빌리어 공작의 얼굴에 표정이 시라졌다. 마도시 대보검 중 하나인 블루 스카이. 값을 메길 수 없을 정도 로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닌 이 검을 레프네가 넘겨 달라 고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카빌리어 공작이 물었다. "레드 티어즈를 빼잇아 왔나?" "빼앗지 못했다. 하지만 곧 빼앗을 것이다.” “그럴 데지. 부상을 입었다고 알려진 마스터 렌이 부상 을.회복한 상황일 테니.” 빼앗지 못했던 말에 상황을 단번에 파악한 카빌리어 공 작이었다. 그에 레프네가 고개를 저었다. "그게 아니다. 마스터 렌의 저택에 8서클 마법사가 있 었다" "호오! 8서클 마법사라? 인맥도 제법이군;" 감탄이 절로 홀러나왔다. 8서클 마법사는 마스터보다 찾기 힘든 인물들이 아 닌가. 게다가 공간 이동 마법까지 사용하기에 평생을 살면서 한 번 마주칠까 말까한 인물이었다. 그런 인물과 친분을 쌓다니. 과연 대단한 인물이라 생 각되었다. 나직이 감탄을 하던 카빌리어 공작이 본론으로 돌아와 레프네에게 말했다. “그래, 블루 스카이는 레드 티어즈를 가져왔을 때 넘겨 준다고 하지 않았나? 레드 티어즈를 가지고 오지 못했다 면 약속에 위배되는 것도 아닌데?" 그 말에 잠시 침묵하고 있던 레프네가 입을 열었다. “블루 스카이를 받으면 레드 티어즈를 얻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레프네는 대륙에서 암살왕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그녀는 암살자라고 하기에는 약간 어폐가 있다. 그녀가 기를 쓰고 마도시대 삼대보검을 모으려는 이유 는 따로있다. 바로 그녀는 대대로 마도시대 삼대보검의 흔적을 쫓아 온 마도시대 마법사 가문의 후예였던 것이다. 마도시대 때부터 내려온 만큼 레프네의 가문은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가문의 힘 또한 대단했다. 여태껏 레프네의 가문은 암중에서 마도시대 삼대보검 을 찾으려 하였다. 삼대보검 중 하나인 그린 랜드는 이미 보유하고 있지만 레드 티어즈와 블루 스카이의 행방은 좀 처럼 찾을수가 없었다. 그래서 당대 가주가 된 레프네는 예정을 약간이나마 변 경하였다. 가문 최초로 여자의 몸으로 가주에 오른 레프네는 자신 의 모습을 일부분이나마 대륙에 드러내기로 결심을 한 것 이다. 그렇게 결정한 레프네는 가문의 비법으로 그린 랜드의 힘을 끌어내었고, 자신만의 암살 방법을 만들어 암살왕이 란 칭호를 얻게 된다. 그녀자 암살한 대부분의 인물들은 자신의 가문 행보에 방해가 되거나 막도시대 삼대보검을 탐내어 정보를 얻고 있던 이들이었다. 그들의 정보를 빼앗고 취합하면서 레프네는 암살왕 이라는 칭호를 얻고, 대륙 지하 세력을 일통하기 시작 하였다. 정보력에 있어서 타에 추종을 불허하는 것이 바로 지하 세력의 정보력이었다. 그렇게 지하 세력의 정보를 얻게 된 레프네는 오랜 시 간 동안 추격에 추격을 거듭하였고,마침내 블루 스카이 를 먼저 발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블루 스카이를 소유하고 있던 것이 바로 눈앞의 카빌리 어 공작이다. 그녀는 카빌리어 공작에게 블루 스카이를 넘겨주길 권 했다. 하지만 그러한 말로 순순히 보검을 넘겨줄 리가 없 었다. 아니, 블루 스카이가 분명 대단한 가치를 지닌 검이지 만 카빌리어 공작에게 있어서는 남들 만큼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진 않았다. 다만 그가 레프네에게 그런 반응을 보였던 것은 레프네 와 겨뤄 보기 위함이었다. 역시나 말이 통하질 않자 레프네는 카빌리어 공작을 암 살하고자 하였다. 마스터에 오르지 않았으면서 그녀의 암살방법은 마 스타조차 위협이 될 만큼 대단한 암살 기교를 지니고 있 었다. 결국 카빌리어 공작은 레프네와 접전을 벌였고,접전의 승자는 바로 카빌리어 공작이었다. 자신에게 패한 레프네에게 카빌리어 공작은 제안을 하 였다. 레드 티어즈를 먼저 찾고 자신에게 온다면 블루 스카이 를 넘겨주겠다고. 자신의 모든 명예를 걸고 맹세를 하겠 다고 말이다. 평범한 마스터도 아닌 대륙 제일울 다투는 미스터의 맹 세였다. 레프네는 그 말을 믿기로 하였고, 레드 티어즈의 행방 을 뒤쫓은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레드 티어즈를 찾는데 성공하였다. 비록 레드 티어즈를 취하지 못했지만 이계 그걸 얻어 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갑작스러운 8서클 마법사의 난입으로 인하여 전력을 다하지 못했던 것이다. 게다가 레닐의 검에서 발현되는 엄청난 힘의 크기가 무 척 컸기에 레드 리어즈를 얻어 내는 것은 조금 뒤로 미루 기로 하였다. 그리고는 카빌리어 공작을 찾아 먼저 블루 스카이를 받 아 내려고 한 것이다. 블루 스카이를 취하고,치밀한 계획을 세워 레드 티어 즈를 얻어 낸 뒤 조용히 세상에서 사라지기 위해 말이다. 하치만 카빌리어 공작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 듯 했다. 어깨를 으쓱한 그가 레프네에게 말한다. "어쨌든 약속은 약속이니 넘겨줄 생각은 없다. 레드 티 어즈를 가지고 오면 넘겨줄 테니 그리 알도록.” 이럴 때는 묘하게 꽉 막힌 모습을 보인다. 레프네는 손에 대거를 꽉 움켜쥐더니 카빌리어 공작에 게 겨누며 말한다. "넘겨주지 않으면 실력 행사를 할 것이다.” "......도전인가?" 약간 가벼운 모습올 보이던 카빌리어 공작의 표정이 순 간 변했다. 그와 함께 묵직한 그의 기세가 대기를 짓누르기 시작 했다. 이것이 그의 본모습이다. 평소에는 여행을 즐기는 하급 귀족 같은 모습이 었다면, 이 세상 모든 것을 베어 버릴 듯한 예리한 기세를 홀리는 지금 이 모습이 그의 본모습이다. 전신을 강렬하게 억누르는 그의 기세에 레프네가 겁먹 지 않은듯 대답한다. "블루 스카이를 원할뿐이었다.” "레드 티어즈를 가지고 오면 준다고 하였다.” 기사의 맹세까지 곁들인 자신의 맹세였다. 그런데 자신을 믿지 못하는 듯한 레프네의 언행은 카빌 리어 공작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었다. 하지만 레프네도 밀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 말로 날 얼마나 이용한지 알고 있나?" "........" 순간 말문이 막힌 카빌리어 공작이었다. 블루 스카이를 넘겨준다는 명목 하에 레프네를 얼마나 이용했는지 그 또한 잘 알고 있던 것이다. 칸밀레이노 3세가 대계를 앞당길 수 있었던 것은 레프 네의협력이 있었기에가능한 일이었다.. 마이드 제국의 이의에 방해되는 인물들을 레프네가 은 밀히 암살했던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대륙 중부 지방까지 아우르는 탄탄한 정보망은 레프네 의 도움이 있었기에 구축된 것이었다. 셀리든 공작 등은 레프네를 무사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 녀의 도움이 있었기에 마이도 제국은 상상도 못할 만큼의 이익을 얻었다. 이점 만큼은 인정해야 했다. 카빌리어 공작이 말을 못 이은 것에도 그 이유를 잘 알 고 있었기에 그렇다. “그 정도 값어치라면 블루 스카이를 충분히 구매하고 도 남는다,이제 지쳤다" 긴 세월 동안 마이드 제국의 주구로서 일을 해 왔다. 원치 않는 일을 한 만큼 레프네의 마음에 깊은 적대감 이 생성되었다. 그녀의 말에 순간 마음이 혼들리는 것을 느꼈지만 순순 히 들어줄 수 없는 일이었다. 비록 흥미를 잃고 있다고 해도 자신은 기사였다. 자신의 명예를 걸고 맹세한 것을 어길 수는 없는 노룻 이었다. "레드 티어즈를 가지고 오면 블루 스카이를 넘겨주 겠다.” 벽에 대고 말하는 것이 이런 기분일까? 복면을 쓴 레프네의 얼굴이 씰룩이더니 그녀의 대거에 서 싸늘한 기세가 풍겨왔다. "대화가 되지 않는다면 강제로 가져갈 수밖에 없다" “마스터에도 오르치 못한 네가 날 이길 수 있다고 생각 하다니. 가소롭군.” 레프네가 이렇게 나오는 이상 대화는 필요 없다고 생각 하는 카빌리어 공작이다. 츠츠츠! 서서히 검을 뽑아들자,시퍼런 기세가 유형화 된 채 그 의 주변에 넘실거리고 있었다. 주변에 위치한 모든 것들을 집어삼켜 버릴 것 같은 섬 뜩한 기세였다. "그때의 나로 알면 그것은 너의 실수다.” 그 말과 함께 레프네의 신형이 움직였다. 어둠에 내려앉은 주변 공간과 동화가 되기라도 한 듯, 그녀와 움직임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은밀 하였다. 기척마저도 홀리지 않았기에 카빌리어 공작의 인상이 찌푸려질 때,그의 가슴을 쓸어 오는 싸늘한 기세가 있 었다. 그것을 느끼는 순간 카빌리어 공작의 검이 즉각 반응하 여 움직였다. 콰광! 콰과광! 강렬한 폭음이 울려 퍼지면서 푸른색 오러가 어둠을 밝 혔다. 자신의 손아귀에서 느껴지는 시큰한 느낌에 카빌리어 공작이 눈살을 찌푸렸다. "제기랄.” 예상치 못한 일격이었다. 전보다 훨씬 강해졌을 것이라는 생각은 당연히 하고 있 었다. 그만큼 세월이 흘렸고, 자신 또한 그때와 비교가 불가 능할 정도로 강해졌으니까. 하지만 이정도는아니었다. 자신은 마스터였고, 레프네는 마스터가 아니었으니 말 이다. 애초에 그룻의 크기가 다른 만큼 실력 증진 속도도 차 원을 달리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이 빗나갔다. 레프네는 그때보다 훨씬 강해졌던 것이다. 기척을 죽이는 은밀함과 순간 자신의 목전에 도달하는 일격은 한 치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눈살을 찌푸린 카빌리어 공작이 오러를 뿌렸다.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 레프네의 위치를 정확히 꿰뚫 어 보기 위함이다. 전방을 뒤덮어 버리는 듯한 오러의 양에 어둠 속에서 모습을 숨기고 있던 레프네는 그것을 막아 낼 수밖에 없 었다. 파방! 파바바방! 카빌리어 공작의 오러 위력은 대륙 제일이라고 해도 과 언이 아니었다. 마스터 중에서 하위권에 속하는 자들이라면 일격도 견 뎌 내지 못하고 내상을 입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렇게 강렬한 위력을 지닌 오러를 레프네가 정면으로 받아낼 수 있을 리가 없다. 오러를 받아 내는 순간 그녀의 몸이 뒤로 튕겨 나갔다. 그리고는 절묘하게 중심을 잡으면서 다시 어둠 속으로 몸을 감추었다. 어둠이 있기에 그녀와 힘이 십분 발휘되고 있는 것 이다. 또다시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 그녀의 모습에 카빌리 어 공작은 검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확실히 그때와는 달라졌군. 상대하기가 더 까다로워 졌어.” 그도 그럴 것이 처음 검올 나눌 때는 자신의 일격을 받 아 내려던 레프네가 오러의 힘에 부상을 입었었다. 그런데 지금은 오러의 위력을 어렵지 않게 흘려버리는 모습올 보이는 것이다. 이것은 카빌리어 공작에게 있어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니 었다. 오러의 위력으로 득을 볼 수 없다면 다른 방법으로 대 결에 임해야 했기에 그렇다. 파바밧! 다시 한 번 오러를 뿌렸지만 레프네의 반응은 없었다. 짧은 사이 몸을 피한 것이다. 카빌리어 공작은 레프네가 자신에 대해 많이 연구했다 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동만 많이 연구해 왔다 이건가? 과연 대단하군. 방 심하지 못하겠어.’ 전방에 오러를 뿌리는 사이, 뒤로 접근한 레프네의 검 이 짓쳐 들어오고 있었다. 설마 자신이 검을 휘두르는 틈을 노릴 줄 몰랐기에 카 빌리어 공작은 빠르게 몸을 틀고는 검을 쥐지 않은 왼손 을 뼏었다. 꽈과광! "흐윽!" 격렬한 충격음과 함께 신음 소리가 홀러나왔다. 그것은 카빌리어 공작의 신음소리가 하니었다. 방금 전 충돌에서 신음을 홀리며 뒤로 물러난 것은 레 프네였다. 순간적으로 뻗은 카빌리어 공작의 왼손에 무지막지한 오러가 뭉치며 그녀에게 내상을 입혔던 것이다. 뒤로 밀려난 레프네는 다시 어둠 속으로 몸을 숨겼다. 그녀가 사라진 곳에는 그녀가 흘린 피가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카발리어 공작의 입가에 웃음이 맺혔다. "후후! 설마 검이 없다고 해서 무방비일 것이라 생각한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면 단단히 오산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자신은 검에 구애를 받는 경지를 벗어났으니 말 이다. 검만큼은 아니더라도 손으로 생성한 오러도 강력한 위 력을 발휘할 수 있다. 지난 시간 동안 레프네도 많이 발전했지만 이와 같은 성취는 그녀의 연구에도 없었을 것이다. 레프네에개 내상을 입힌 카빌리어 공작에게 한결 여유 가 생겼다. 굳이 자신이 움직일 필요도 없이 서서히 레프네를 옥죄 어 가면 되었으니 말이다. 무한대에 가까운 마나를 보유하고 있었기에 체력만 받 쳐 주면 며칠이고 싸울수 있다. 감각을 비짝 곤두세운 채 레프네의 기척을 파악하고 던 카빌리어 공작의 눈이 빛났다. “부상을 입긴 입었나 보군. 기척을 홀리는 것을 보니 말이야.” 눈으로 보이지 않았지만 한쪽에서 레프네의 기척이 느 껴졌다. 그걸 느낀 순간 카빌리어 공작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 이 검을 휘둘렀다. 검이 대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푸른색 오러가 쁨어 졌다.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저 오러가 허공을 가르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던 것 이다. 그와 동시에 그의 옆쪽으로 예리한 기세가 느껴지고 있 었다. 그 기세를 느낀 카빌리어 공작이 눈살을 찌푸렸다. 레프네가 의도적으로 기척을 흘려 자신의 공격을 유도 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방금 전과 같은 전개다. 자신이 말릴 이 유가 없었다. "같은 방법을 또 사용하다니.” 공교롭게도 레프네가 공격해 오는 방향은 왼쪽이었다. 카빌리어 작은 왼손에 오러를 힘껏 실어 레프네를 내 리쳤다. 꽈르릉! 벼락이 내리치는 듯한 소리와 함께 강렬한 폭음이 주변 을 뒤덮었다. ‘응?' 단숨에 레프네를 뭉개버리려던 자신의 손에 아무런 느 낌도 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때, 자신의 오른팔을 홅고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 순간, 카빌리어 공작은 저도 모르게 팔을 틀었다. 팟! 하는 소리와 함께 붉은 선혈이 허공에 뿌려졌다. 그와 함께 화끈한 느낌이 느껴지며 카빌리어 공작의 입 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큭!이건?" 전대 황제인 칸 밀레이노 2세가 특별히 하사한 대마법 갑옷올 스치고 붉은 피가 주르륵 흘러나오고 있었다. 레프네는 교활하게도 이중 함정을 파서 카빌리어 공작 에게 키어코 부상을 입힌 것이다. 설마 이런 식으로 당하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지 카빌 리어 공작의 표정이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졌다. 마스터에도 오르지 못한 레프네에개 부상을 입다니. 치 욕도 이런 치욕이 없었다. 그 분노는 그대로 검에 실려 나왔다. 상대방을 강하게 짓누르는 듯한 카빌리어 공작의 오러 가 무지막지하게 뿜어져 나왔다 콰광!콰과광! 주변 땅을 사정없이 뒤집어 놓았지만 그 성과는 극히 미미했다. 레프네는 그 어디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던 것 이다. 오른팔에 부상을 입혀 놓고 피해 다니는 것이 분명했다. 계속해서 피가 흘러나오는 이상 시간은 카빌리어 공작 의 편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런 레프네의 의도를 카빌리어 공작이 모를 리 없었기 에 그의 표정은 시간이 갈수록 일그러지고 있었다. "쥐새끼 같은. 어디까지 숨어 있나보자.” 자신은 팔에 부상을 입었고 레프네는 내상을 입었다. 무슨 부상이 더 크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내상이 더욱 크다고 할 수있다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한 이상 그 장단에 놀아날 수 없 는 일이었다. 검을 휘두르는 걸 멈춘 카빌리어 공작이 품에서 포션을 꺼내 들었다. 외상을 치료하기 위한 응급 약이았다. 이것은 일종의 미끼이기도 하다. 같은 부상을 입었을 경우 더욱 필사적으로 되는 것은 레프네였다. 포션을 뿌리게 되면 상처가 단번에 낫는 것이 아니지만 외상이 어드 정도 아물기는 한다. 지금상황보다 훨씬 나 아진다는 의미다. 그 틈을 레프네가 놓칠 리 없다. 분명 모습을 드러낼 것 이란 것이 카빌리어 공작의 계산이었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도 상관이 없다. 모습올 드러내 지 않으면 자신은 포션으로 상처를 치료할 수 있으니 말 이다. 그가 막 포션을 개봉하여 상처에 뿌리려고 할 때였다. 한쪽에서 레프네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와 동사에 그녀가 시동어를 외쳤다. "리커버리.” 파아앗! 시동어와 함께 마법이 시전되면서 그녀의 팔목이 새하 얀 빛을 발했다. 그리고 생성된 빛은 그대로 레프네에게 빨려들 듯 사라졌다. 그걸 보면서 카빌리어 공작은 인상올 찌푸리고는 상처 에 포션올 부으면서 말했다. “설마 마법아이템이란 말인가?" 그럴 확률이 높았다. 그렇지 않으면 단순한 시동어에 마법이 발현될 리 없을 테니 말이다. 설마 마법 아이템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 이것 또한 예전 대결에서 보지 못했던 점이다. 게다가 리커버리는 6서클에 해당하는 고위 마법이다. 심각한 내상은 힘들지만 가벼운 내상은 단번에 완치 시킬 수 있는 고위급 마법인 것이다. 이것으로 상황은 다시 동등해졌다. 더 이상 피가 홀러나오지 않고 움직여도 고통이 느껴지 지 않자 카빌리아 공작이 다시 검을 움켜쥐며 말한다. “설마 마법 아이템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 하지만 이제 끝이라는 걸 알고 있겠지.” 위협적인 그의 말에도 불구하고 레프네는 아무 말도 하 지 않은채 어둠속에 몸을 숨긴 채 서서히 그에게 접근할 뿐이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기척을 느끼면서 카빌리어 공작이 검끝으로 꽈배기를 그려나갔다. "가랏!" 그러자 순식간에 세 개의 오러 서클이 생겨나면서 앞과 좌측, 우측을 향해 쏘아졌다. 순식간에 세 방위를 점하면 서 레프네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던 것이다. 카빌리어 공작이 방금 전과 다른 방법으로 대결에 임하 자 레프네도 본격적으로 대결에 임하기 시작했다. 까강! 하는 소리와 함께 카빌리아 공작의 좌측에서 모 습을 드러낸 레프네가 손을 범으며 시동어를 외쳤다. "엔드리스 플레임시드.” 타다닷! 시동어와 함께 콩같이 작은 붉은색 구가 생겨나며 레프 네의 손짓에 따라 카벌리어 공작의 주변 대지에 박혀 들 었다 그리고는 레프네가 손가락을 위로 치켜들자 강렬한 마 나 반응과 함께 그대로 거센 폭발을 일으켰다. 콰광!콰과과광! 마도시대 숨겨진 7서클 마법인 엔드리스 플레임 시드 는 불꽃의 씨앗을 대지에 심어 놓고 시전자와 의지에 따 라 폭발시키는 최강의 대인 마법 중 하나였다. 긴 세월 동안 숨겨졌던 마도시대의 마법이 레프네의 손 끝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쿠구구구! 순수한 위력으로는 7서클 중 최강을 달리는 앤드리스 플레임 시드가 엄청난 기세로 카빌리어 공작을 집어삼 켰다. 제8장 보물은 쉽게 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화르륵! 거센 화염은 카빌리어 공작을 그대로 집어삼킨 상태 였다. 제아무리 그가 대마법 갑옷을 착용하고 있다 하나 부상 을 면하게 하기 힘들 정도로 강렬한 마법이었다. 이 정도면 카빌리어 공작도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리라 생각하는 레프네였다. 아니, 제대로 적중했다면 죽었을지 도 모른다. 잘 활용하기만 한다면 엔드리스 플레임 시드는 수백 명 이상을 살상할 수 있는 마법이었으니 말이다. 시신조차 온전하지 못하여도 마도시대 보검인 블루 스 카이는 타격을 받을 리 없을 테니 레프네에게 있어 완벽 한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그것은 카빌리어 공작의 진정한 실력을 몰랐을 때의 이야기다. 붉은 화염에 휩싸여 있던 곳에 일순간 푸른빛이 번뜩 였다. 그와 함께 공간 전체를 뒤덮고 있던 화염이 그대로 반 으로 갈라졌다. 그 사이로 한 사람이 걸어 나왔다. 마법에 당하기 전과 한치도 다를 바 없는 모양새를 하 고 있는 인물은 다름 아닌 카빌리어 공작이었다. 그의 전신에는 은은한 푸른색이 서려 있었다. 화염 밖으로 걸어 나오니 전신에 서려 있던 푸른빛이 서서히 옅어지기 시작하였다. "설마 마법을 사용할 줄이야. 내가 마나 실드를 사용할 줄은 몰랐다.” 말을 히는 카빌리어 공작의 어조에는 은은한 놀라움이 서려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마나 실드는 여태까지 실전에서 단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 기술이었다. 전신에 마나를 발산하여 하나의 방어막을 형성하는 마 나 실드는 엄청난 마나를 소모시키는 단점 때문에 자주 사용하기에는 힘들다. 하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사용할 수만 있다면 방금 전같 이 위기에 대비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된다. 7서클 마법을 적중 당하면 마스터인 카빌리어 공작도 무사하기가 힘드니 말이다. 그런 만큼 지금 상황에서의 마나 실드는 적절하다 볼 수 있다. 그는 경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레프네를 보며 웃음을 지었다. 복면을 쓰고 있다고 하나 그녀의 표정을 꿰뚫어 보지 못할 카빌리어 공작이 아닌 것이다. "놀랐나? 하지만 내 놀라음보다 더 클까. 설마 마법을 사용할 줄은 몰랐다.” ".........." 카빌리어 공작의 말에도 불구하고 아무 말도 못하는 레 프네였다. 그 모습을 보며 카빌리어 공작이 검올 치켜들었다. "이재 슬슬 끝을 내야겠지? 드잡이질을 제법 오래했 으니“ ".......아직 끝이 아니다.” 자신에게 강렬한 기세를 발산하자 레프네가 정신을 되 찾고는 말한다. 엔드리스 플레엄 시드가 실패했다고 하나 그녀에게 아 직 다른수가 남아 있었다. 마도시대에서부터 내려온 가문의 가주인 그녀다. 인챈트 마법을 익힌 만큼 그녀의 가문에는 수많은 마법 아이템이 존재한다. 마도시대부터 내려온 마법 아이템인 만큼 그 위력은 현 시대의 것들과 비교를 거부할 정도로 대단하다. 그녀가 마스터가 아니면서 마스터를 암살할 수 있던 것 은 마법 아이템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리커버리가 걸린 팔찌와 앤드리스 플래임 시드가 걸린 마법 아이템을 사용하지 못한다 하여도 아직 다른 수가 남은 만큼 위축될 필요가 없다. 다만 아쉽다면 카빌리어 공작이 경각심을 가졌다는 점 이다. 한 번 경계심을 가진 이상 쉽게 그를 제거하기가 힘들 것이란 게 레프네의 생각이다. “끝이 아니더라도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 생각하는 건 가? 결과는 이미 정해졌는데.” 피식 웃음을 지으며 말을 하는 카빌리어 공작의 모습에 대거를 쥔 손에 힘을 주는 래프네였다. 스스슷! 대답 대신 그녀는 다시 한 번 어둠에 몸을 맡겼다. 그리고는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카빌리어 공작에게 쇄 도하였다. "이젠 통하지 않아.” 눈을 가늘게 뜬 카빌리어 공작이 그대로 검을 휘두른다. 푸른색 오러가 길게 뿜어져 나오면서 그대로 한곳을 향 해 뿜어진다. 꽈과광! 하는 소리와 함께 강렬한 충격음이 들려온다. 그와 동시에 답답한 신음이 흘러나온다. "제법인데? 설마 그걸 막아 낼 줄이야.” 카빌리어 공작이 오러를 날린 곳에는 몸을 비틀거리는 레프네가 있었다. 그녀의 앞에는 반투명한 막이 자리하고 있었다. "순간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여 오러를 날리자 황급히 마 법 아이템을 사용한 듯하다. “운은 한번뿐이라고" 입가에 미소를 지은 카빌리어 공작이 본격적으로 움직 이기 시작한다. 잔상을 남기듯이 빠르게 움직이는 그의 신형은 육안으 르 식별올 하기 힘들 정도로 빨랐다. 레프네는 다시 한 번 어둠 속으로 몸을 맡기려 할 때 였다. 흐릿해졌던 카빌리어 공작의 신형이 어느새 레프네의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무심하게 레프네를 내려다보며 검을 휘둘렀다. 어느새 자신 앞에 자리하고 있는 카빌리어 공작의 모습 을 본 레프네가 경악하며 황급히 그의 공격을 받아 냈다. 하지만 순간적이었기에 완벽히 막아 내는 건 불가능하 였다. 꽝! 하는 소리와 함께 레프네가 뒤로 물러나다가 주저 앉는다. "쿨럭!쿨럭!" 기침을 하자 피가 한 모금씩 뿜어져 나왔다. 극도의 오러가 응집된 카빌리어 공작의 오러에 심각한 내상을 입은것이다 기력을 잃은 채 비를거리는 레프네에 반해 카빌리어 공 작은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설마 그것까지 막아 낼 줄은 몰랐는데. 제법이군" ".........."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레프네였다. 아니,말할 기력이 없다는 것이 옳은 것이리라. 말을 하지 않는 레프네를 보며 카빌리어 공작이 피식 웃음을 지었다. “하기야, 곧 죽을 상대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웃기 는군.” 그 말과함께 카빌리어 공작이 검을 치켜들 때였다. 비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던 레프네의 신형이 순간 흐릿해졌다. 서 있던 자리에서 사라졌다고 느낀 순간,어느덧 레프 네의 신형은 카빌리어 공작의 품을 파고들고 있었다. 푸른색 오러가 서린 예리한 일격이 심장을 노리고 있 었다. 강!카강!카앙! 얕볼 수 없는 레프네의 공격을 막아 내자, 순식간에 십 여번의 공격이 펼쳐졌다. 워낙 빠른 순간에 공격을 한 것이기에 제대로 방비하지 못하고 있던 카빌리어 공작은 그대로 오러를 실어 레프네 를 튕겨냈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레프네가 뒤로 물러선다. 효과적으로 피했지만 내상 때문인지 뒤로 물러나다가 비틀거린다. 그 모습을 보며 카빌리어 공작이 혀를 찼다. "그 몸으로 나에게 대작한다는 건가? 포기하고 다시 제 국의 대계를 따르겠다고 하면 사정을 봐주겠다.” 카빌리어 공작으로서는 참 큰 배포를 가지고 하는 제안 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래프네는 냉담하게 그 제안을 거절하였다. "제국의 개가 되느니 죽음을 택할 것이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을 하자 카빌리어 공작이 인상을 찌푸렸다. “유감이군. 그렇다면 죽어야겠지.”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레프네가 검을 휘둘렀다. 그녀가 깨닫고 있는 것은 카빌리어 공작이 선제공격을 하게 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막강한 오러로 밀어붙이는 카빌리어 공작은 대적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던 것이다. 순식간에 세 번의 공격을 펼쳤지만 카빌리어 공작이 효 과적으로 막아 내고, 역공올 가하려 하자 레프네가 어둠 에 몸을 숨기려 하였다. 하지만 이미 그 수법은 카빌리어 공작에게 발각된 지 오래였다. 카빌리어 공작은 정확히 어느 한 지점을 바라보면서 검 을 휘둘렀다. 푸캉! "흐윽!" 푸른빛이 번득임과 동시에 레프네가 그대로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카빌리어 공작의 막강한 오러가 그대로 내부를 뒤흔든 것이다. 자신 바로 확에 주저앉은 레프네를 보면서 카빌리어 공 작이 웃음을 지었다. "승부가 났군. 마지막으로 제안하겠다. 제국의 대계에 협조하라. 그렇다면 목숨은 살려 주겠다.” ”…따르지 않는다면?" "이 자리에서 죽겠지.” 망설임 없이 냉담하게 말하는 카빌리어 공작이었다. 그 말에 레프네가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자신을 답답하게 만드는 복면을 그대로 벗 었다. 화악! 복면이 벗겨지면서 드러난 것은 이제 갓 삼십 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갈색 머리의 매혹적인 여성의 모습이었다. 암살왕 레프네의 나이가 최소 오십이 넘은 걸 감안하면 무척 젊어 보인다고 할 수 있다. 복면을 벗음으로써 호흡이 한결 편안해지자 레프네가 카빌리어 공작을 바라보며 말했다. "가문의 유훈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삼대보검올 모아야 한다. 죽는 것은 카빌리어 공작,바로 당신이다.” 콰콰콰콰! 돌연 레프네의 전신에서 엄청난 양의 마나가 폭사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마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ᅳ갑작스러운 마나의 유동이 이루어지자 카빌리어 공작 이 순간 멈칫했다. 그 틈을 파고들고 레프네가 양손을 뻗으며 외쳤다. "헬파이어?" 쿠아아아아! 그녀의 외침과 함께 엄청난 양의 마나가 한순간 양팔에 쪽 빨려 들어가는가 싶더니 이내 엄청난 크기의 붉은 구 를 만들어냈다. 마치 태양을 축소한 듯한 붉은색 구는 다름 아닌 8서클 최강의 공격 마법 헬 파이어였다. 그녀가 유난히 카빌리어 공작에게 고전하던 것은 내상 을 입었기도 했지만 헬 파이어를 캐스팅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함이기도 했다. 작은 태양과도 같은 헬 파이어가 그녀의 의지를 따라 그대로 카빌리어 공작에게 쇄도하였다. 처음 보는 8서클 헬 파이어를 목격하게 되자 카빌리어 공작이 이를 꽉 물었다. "헬 파이어라니!” 백 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온 그조차도 처음 보는 것이 바로 헬 파이어였다. 어느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음에도 느껴지는 열기라니! 게다가 그 속에 내재된 마나의 양은 그가 백 년 동안 축 적한 마나의 양과 버금가는 것이었다. 카빌리어 공작은 블루 스카이를 소환했다. 자신의 혼자 힘만으로 헬 파이어를 막을 자신이 없던 것이다. 그라고는 자신의 전력과 블루 스카이의 힘을 끌어 올리 기 시작했다. 쿠구구구구구! 지축을 뒤흔드는 소리와 함께 카빌리어 공작올 중심으 로 엄청난 양의 마나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자신 특유의 범위계 힘과 블루 스카이의 변환 계 힘을 응축시키기 시작했다. 압축에 압축을 거듭한 힘은 충돌할 경우 엄청난 폭발을 일으킨다. 헬 파이어가 자신에게 도착했을 무렵, 카빌리어 공작은 자신의 전력을 응축 시킨 일검을 휘둘렀다. 푸른색 오러와 붉은 태양이 그대로 충돌하였다. 사아악! 극도의 예기가 응측된 카빌리어 공작의 일검은 그대로 헬 파이어를 갈랐다. 그러자 반으로 갈라진 헬 파이어는 점점 하얀빛을 띠기 시작했다. 그것이 폭발의 징조라는 것을 간파한 카빌리어 공작과 레프네는 곧장 몸을 뒤로 물렸다. 그때,헬 파이어가 그대로 폭발을 일으켰다. 콰아아아앙! 구구구구구!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지축이 뒤흔들렸다. 지진이 아닐 까 의심될 정도로 엄청난 진동이었다. 폭발이 일어난 곳에는 검은색 연기와 함께 뒤집어진 홁 이 그대욱 지면을 강타하기 시작했다. 투둑! 투두둑! 흙이 지면을 강타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서서히 걷히 고 폭발했던 공간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곳에는 지름 오십 미터 정도의 크리에이터가 생성되 어 있었다, 도저히 인간의 힘으로 이룬 것이라 보기 힘든 엄청난 대폭발이었다. 연기가 걷히자 카빌리어 공작과 래프네의 모습도 드러 났다. 은은한 푸른빛에 휩싸여 있는 카빌리어 공작의 표정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순간적으로 마나 실드를 시전한 카빌리어 공작은 폭발 의 여파를 그대로 뒤집어써야만 했던 것이다. 전력을 끌어 을려 마나 실드를 시전했지만 폭발의 여파 를 완전히 막아낼수 없었다. 덕분에 과도한 마나를 사용하게 되어 약간이지만 내상 을 입게 되었다. 레프내도 정상이 아니기는 마찬가지였다. 폭발의 여파 때문이 하니라 카빌리어 공작에 의해 입은 부상이지만 말이다. 헬 파이어가 폭발하는 순간 그뇨는 블링크 마법을 이용 하여 뒤로 물러났다. 덕분에 헬 파이어 폭발에서 한 걸음 떨어져 있을 수 있었다. 마나 실드를 해제한 카빌리어 공작이 레프네를 바라보 며 분노를 표출하였다. "더 이상의 자비는 없다.죽어라.” 콰콰콰콰! 상처 입은 맹수가 날뛰는 것처럼 엄청난 양의 기세를 발산하며 카빌리어 공작이 레프네에게 검을 휘둘러 왔다. 그 기세에 놀란 레프네가 그대로 어둠 속에 몸을 숨겼 지만 카빌리어 공작에게 그것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쾅! 히는 소리와 함께 카빌리어 공작의 검이 정확히 레 프네가 있는 지점을 강타하였다. 그 소리와 함께 레프네가 피를 토하며 모습을 드러 냈다. “우웩! 허억! 하아! 하아!" 분노가 실린 카빌리어 공작의 일격은 너무나 강렬하 였다.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주저앉은 레프네의 모습은 너무나 처량해 보였다. 피가 덕지덕지 묻은 긴 갈색 머리와 가쁘게 숨을 몰아 쉬는 고혹적인 미인의 모습. 남자라면 충분히 욕정이 일어날 수 있는 모습이지만 카 빌리어공작은 담담했다. 이미 여색에 초월했거니와 성욕보다는 분노가 더욱 컸 기에 그렇다. 느릿하게 레프네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던 그가 바로 앞 에서 멈춰 섰다. 그리고는 레프네를 보며 물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카빌리어 공작의 물음에 숨을 몰아쉬던 레프네가 입을 열었다. "…어둠 속에 있는 내 모습을 어떻게 본 거지?" 그린 랜드의 힘을 활용한 레프네의 은신술올 간파한 인 물은 아무도 없다. 감각이 비정상적으로 발달된 마스터들만이 근처에 다 가서면 알아차릴 뿐이 었다. 그런데 카빌리어 공작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 달 려들었다. 이것은 애초에 자신이 있는 위치를 알고 있다는 걸 뜻 했다. 도대체 어떻게? 그린 랜드의 범위계 힘을 끌어 들여 대기에 자신의 존 재감을 흩어 버리는 레프네의 은신술은 누구도 간파할 수 없는 은밀함을 자랑하는데. 레프네로서는 당연히 궁금할 수밖에 없는 사항이었다. 그 물음에 카빌리어 공작이 웃음을 지으면서 말한다. "그리 어렵지 않은 질문이군. 검사들은 깨달음을 얻 고 마스터에 오르게 되면 자신만의 깨달음을 구축하게 된다.” 마스터에 오르면 강화계, 범위계, 변환계 둥 세 가지 속 성으로 나뉘지만 그것은 성질에 따라 분류한 것일 뿐, 실 제로는 각기 깨달음이 다르다. "..........." 레프네가 그걸 모를 리 없었다. 다만 자세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기에 조용히 듣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러자 카빌리어 공작이 피식 웃음을 짓더니 말한다. "나의 깨달음은 대륙에서 가장 높다고 자부할 수 있지. 그리고 너와의 대결에서 한 가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 고,분명 존재하는데 왜 사람들은 너의 기척과 존재감을 파악할 수 없는 것일까?" 그것을 파익한 사람은 대륙에 존재하지 않는다. 여태까지 레프네의 암습올 받고 살아남은 인물은 단 세 명뿐이다. 바로 카빌라이 공작과 네이미언 공작, 그리고 레닐이 었다. 하지만 그들 중에서 레프네의 은신술에 대해 알고 있는 자들은 없었다. 카빌리어 공작을 제외하고 네이미언 대공과 레닐은 레 프네의 암습을 막기에 급급했던 것이다. 자신의 목숨을 간수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그것을 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것이다. 그런데 카빌리어 공작은 그 비기를 간파했다고 언급하 는 것이다. 입가에 미소를 지은 카빌리어 공작이 말한다. "간단하다. 그린 랜드의 힘을 빌린 너는 자신의 존재감 을 대기에 동화시키기 때문이지. 거기에서 나는 눈을 뜰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람의 이목을 흐리고 그 틈을 파고드 는 너의 은신술의 정체를.” 충격적인 말이었다. 지금 카빌리어 공작의 말은. 레프네가 있었기에 은신술 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혼들리는 레프네의 눈을 보며 카빌리어 공작이 그에 대 해 말한다. "나는 이것을 마음의 눈이라 이름 붙였다. 사물의 본질 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을 지닌 이상 너의 은신술은 힘을 발휘할 수 없는거지.” ".........." 아무 말도 못하는 레프네였다. 설마 자신의 은신술이 카빌리어 공작에게 깨달음을 안 겨다 줄 줄이야. 말을 잇지 못하는 레프네를 보며 카빌리어 공작이 검을 들었다. 이제 잡담을 나눌 시간은 끝났다. "이제 의문이 풀렸나? 그럼 잘 가도록.” 그 말과 함께 그의 검에 푸른빛이 감돌 때였다. 돌연 레프네의 눈이 번득이더니 카빌리어 공작을 향해 검을 출수하였다.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며 그를 죽일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레프네의 행동은 끝을 보지 못했다.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검을 출수하는 순간,그보다 빠르게 그녀의 가슴올 파고드는 검이 있었던 것이다. 폭! 하는 소리와 함께 카빌리어 공작의 검이 정확히 레 프네의 가슴을 꿰뚫었다. 철컹! 은은한 푸른빛을 띠고 있던 레프네의 대거가 바닥에 떨 어졌다. 카빌리어 공작은 그녀를 바라보며 입가에 웃음을 지 었다. "마지막 기습이 내게 먹히리라 생각한 것인가? 착각도 유분수군. 너의 기술 공격 따위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그의 말에 대답할 여유가 없는지 레프네가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러다가 어느 한순간, 기력이 돌아왔는지 형형하게 빛 나는 눈으로 카빌리어 공작을 바라본다. ᅵ 마지막 생명의 불꽃을 열렬하게 태우고 있던 것아다. 레프네는 카빌리어 공작에게 한마디씩 또박또박 말 했다. "....내가 사라지더라도 나의 뒤를 잇는 암살왕은 또 다시 출연할 것이다.” 하지만 카빌리어 공작은 냉정하게 대답한다. "또다시 출연한다고 해도 상관없다. 출연한다면 내가 목을 베어 주도록 하지. 잘 가라, 암살왕. 오랜 시간 나의 종노릇을 했던 자여.” 푸하학! 강렬한 빛을 내뽑는 카빌리어 공작의 검과 함께 피분수 를 일으키며 그대로 쓰러지는 레프네였다. 카빌리어 공작이 생명을 잃은 채 축 늘어진 레프네의 몸을 바라보다가 검을 뽑아 들었다. 그러자 힘을 잃은 레프네의 시신이 바닥에 쓰러진다. 털썩!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카빌리어 공작이 레프네의 손 에 걸려 있는 녹빛 반지를 보고는 눈을 빛냈다. 그것의 정체는 다름 아닌 그린 랜드였던 것이다. 그가 반지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린 랜드는 내가 취하도록 하지.” 그러면서 반지를 막 빼려고 할 때였다. 갑자기 레프네의 시신에 새하얀 광채가 감돌기 시작하 는 것이 아닌가? 놀란 카빌리어 공작이 멈칫하여 뒤로물러설 때, 레프 네의 시신을 감싼 빛은 더욱 강렬해지고 있었다. 그와 함께 레프네의 시신이 사라졌다. 공간 이동 마법이 시전된 것이다. 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던 카빌리어 공작이 중얼거 렸다. "마도시대 가문이라는 건가? 착용자가 죽으면 마법 아 이템이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게 되어 있나 보군.” 추측일 뿐이지만 마법이 발달한 마도시대의 마법 아이 템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하얀 광채가 사라지고, 레프네의 사신이 있던 곳을 바라보던 카빌리머 공작의 눈에 한 가지 아이템이 보였 다. 그것만은 공간 이동이 되지 않았나 보다. “호오!공간 이동이 걸리지 않았나 보군?" 입가에 절로 미소가 걸리는 카빌리어 공작이었다. 그의 시선이 닿은곳에 자리한 것. 그것은 다를 아닌 녹 빛을 띠고 있는 반지였다. 마도시대 삼대보검 중 하나인 그린 랜드가 바닥에 자리 하고 있던 것이다. 눈을 빛낸 카빌리어 공작이 그대로 손을 뻗어 녹빛 반 지를 쥐었다. 그러자 녹 빛 반지에서 우우웅! 하는 소리와 함께 강렬 한 기세가 그의 전신을 잠식해 들어왔다. 블루 스카이의 주인인 카빌리어 공작에게 강렬한 거부 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기세에 밀릴 카빌리어 공작이 아니었다. 그는 블루 스카이를 길들일 때와 비슷한 반응이리는 것 을 떠올리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훗! 보검이라는 것들은 하나같이 앙탈이 심하군." 그러면서 카벌리어 공작 본인도 기세를 돋워 그린 랜드 를 제압하기 위해 신경전에 돌입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신경전을 벌였을까. 외부에는 보이지 않지만 속으로 엄청난 충돌에 충돌을 거듭하면서 그린 랜드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던 카빌리 어 공작은 어느 순간부턴가 그린 랜드가 제법 얌전해졌다 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카빌리어 공작의 기세를 이겨 내지 못한 그린 랜드가 잠잠해진 것이다. 블루 스카이와 어느 정도 교감을 할 수 있는 카빌리어 공작이었기에 그는 그린 랜드가 자신에게 굴복했다는 것 을 느낄 수 있었다. “홋! 블루 스카이에 이어 그린 랜드라. 운이 좋군. 나에 게 굴복을 하다니.” 우우옹! 굴복한 게 아니라는 듯 그린 랜드가 강렬한 진동을 일 으킨다 그것은 마치 굴복했다는 게 아니라는 듯 투정을 부리는 모습과 비슷하였다. “그래, 굴복한 게 아니라 잠시 지켜본다고 말을 했지.” 그런 투정에 카빌리어 공작이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굴복을 했건 잠시 지켜보건 그것은 카빌리어 공작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린 랜드가 자신의 소유가 되었다는 것이다. 변환계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블루 스카이에 이어 범 위계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그린 랜드까지. 마도시대 삼대보검 중 두 가지를 손에 넣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입가에 진한 미소를 지은 카빌리어 공작이 블루 스카이 와 그린 랜드에게 사선을 준다, "이제 한 가지만 남은 건가? 레드 티어즈라. 과연 얼마 나 앙탈이 심한 녀석일지 궁금하군" 본래는 욕심이 없었지만 블루 스카이와 그린 랜드가 자 신의 손에 들어오자 이미 이야기가 달라졌다. 레드 티어즈까지 손에 넣어 마도시대 삼대보검을 모두 손에 넣고 싶어진 것이다. 게다가 자신에게 신검까지 존재한다. 단숨에 신검의 힘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지만 신검의 활력을 몸으로 받아들여 서서히 젊어지고 있는 중이었다. 예전에는 사십 대의 모습이었다면 지금은 삼십 대 중후 반의 모습으로 보일 정도였으니까. "레닐과 한 번 만나 봐야 하는 만큼 당분간은 지루하지 않을 듯하군. 레드 티어즈라…… 곧 있으면 손에 넣을 수 있겠군“ 레닐이 있을 남부 지방을 바라보며 카빌리어 공작이 입 가에 미소를 지었다. 이제 곧 레드 티어즈를 차지하기 위해 갈 것이라. 제9장 마이드 제국의 보급선을 끊다 레닐이 이끄는 카르미안 왕국의 군대는 사만에 달하는 숫자였다. 텔바이 후작이 총사령관으로 임명되어 튀니르 왕국으 로 지원을 온 숫자가 삼만이었고, 레닐이 이끌고 온 숫자 가 만오천이었다. 그중에서 부상을 입거나 사망한 숫자가 오천 명이 넘 었다. 마이드 제국을 튀니르 왕국으로 몰아내는데 성공하자 레닐은 그들을 카르미안 왕국으로 복귀 시켰다. 그리고 는 남은 사만의 군대로 보햄 지방을 향해 진격하기 시작 했다. 보햄 지방과 경계를 맞대고 있는 튀니르 왕국의 지방은 얼마 전에 수복한 지역이었다. 셀리든 공작은 튀니르 왕국 서부 지방 중에서 가장 먼 저 점령한 곳이 바로 보햄 지방과 맞닿는 지역이다. 군대 숫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카르미안 왕국에게 서서히 밀리는 양상을 보이자 이곳을 지키는 군대를 데칸 공작의 군대와 합류시키기 위해 연계되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튀니르 왕국으로 들어선 마이드 제국군은 패배 하였고,서부 지방도 빼앗기게 되었다. 데칸 공작은 뒤늦게 국경을 지키기 위해 군대를 파견했 지만 레닐이 이끄는 군대를 막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국경에 도달한 일만 군대는 카르미안 왕국군을 맞아 분 전했지만 레닐의 압도적인 신위 아래 열흘도 안 되어 함 락 당하고만다. 그리고 파죽지세로 보햄 지방을 향해 진격하기 시작 했다. 보햄 지방으로 들어서는 관문을 점령한 레닐은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회의에 임하고 있었다. "가장 큰 난관이로군. 보햄 지방에 관련된 지도가 없 어" 본래 레닐의 의도는 보햄 지방에 있는 마이드 제국군의 보급소를 차단할 생각이었다. 그럼데 거기에는 한 가지 난관이 존재하였다. 바로 보햄 지방의 지리를 알 수 있는 지도가 없던 것 이다. 마이드 제국이 수십 년에 걸쳐서 제작한 것이 바로 보 햄 지방에 관련된 지도였다. 그런 만큼 가장 철저하게 관리가 되고 있는 실정이 었다. 보햄 지방에 설치된 수많은 보급소들도 당장 다음 보급 소 위치밖에 모를 정도로 보완에 보완을 거듭하고 있었으 니 말이다. 관문을 함락하면 보행 지방의 지도를 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레닐의 생각이 빗나가는 순간이었다. “설마 이렇게 철저하게 관리를 할 줄 몰랐습니다. 이거 힘들겠군요.” 카이드도 설마 마이드 제국이 이렇게 철저히 관리를 했 을 줄 몰랐다는 표정이었다. 하기야 수십 년 동안 준비한 끝에 임한 전쟁인 만큼 사 소한 것에도 철저할 것이라. "그렇다면 계획을 바뀌야겠군.” 레닐의 말을 들은 귀족들이 설마 하는 표정을 짓는다. 그가 바꿀 계획이 무엇인지 짐작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레닐은 그들의 생각에 부흥하기라도 하듯 말 한다. "보햄 지방의 보급소 끊는 것을 포기하고 마이드 제국 군의 뒤를 친다. "........." 귀족들이 역시나!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한편으로는 불 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얼마 전이었다면 상관하지 않았을 테지만 현재 마이드 제국군의 숫자는 무려 십오만에 이르렀던 것이다. 엄청나게 많은 군대의 숫자에 네이미언 대공조차 함부 로 움직이지 못한 채 경계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자만 데칸 공작이 뒤를 노리고 군대를 물린다면 힘 들지 않겠습니까?“ 간단하게 생각하면 앞에 네이미언 대공이 있으니 안전 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내막은 전혀 다르다. 네이미언대공이 이끄는 군대와 레닐이 이끄는 군대는 분리 되어있는 실정인 것이다. 게다가 데칸 공작의 뒤를 치기 위해서는 보햄 지방 안 으로 들어서야 한다는 점도 있다. 보햄 지방은 마이도 제국의 안방이 된 지 오래다. 만약 데칸 공작이 앞쪽의 군대를 유인하고 전력을 다해 이쪽을 공략하면 위기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군대의 숫자만 해도 거의 네 배가 차이 났으니 말이다. 귀족들이 염려하는 모습을 보이자 레닐이 손올 들며 말 한다. "그렇게 나온다면 네이미언 대공님에게 기회가 생긴 다. 서신을 작성하여 보낸다면 네이미언 대공님이 보조를 맞춰 줄 것이다.” 병법에 있어 둘째가라 하면 서러운 인물이 바로 네이미 언 대공이 아닌가? 전력 우위에 서 었는 마이드 제국군에게 밀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그의 전략은 이미 입증된 것이나 다름없다. "..........." 그렇게 말을 했지만 귀족들의 표정은 밝아질 줄 몰 랐다. 그도 그럴 것이 말은 그럴 듯했지만 결국 자신들은 미 끼 역할을 한다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레닐은 걱정이 산더미 같이 지고 있는 귀족들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정 불리하면 내가 기사 대결을 제안하도록 할 테니 걱 정하지 말도록.” "으음!" "하지만 데칸 공작이 응하겠습니까?" 전력의 우위가 뚜렷한 상황에서 데칸 공작이 기사 대결 에 응할지도 의문이었다. 그것은 귀족들도그렇고, 카이드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그에 레닐은 피식 웃음을 짓고는 말한다. "잘 모르는군. 마이드 제국의 기사들은 도전을 피하는 자들이 아니다. 내가 도전을 한다면 데칸 공작은 아마 좋 다고 응할것이다” “어째서입니까?" 미묘한 마이드 제국 마스터들 간의 신경전을 모르는 귀 족의 물음이다. 카이드는 레닐의 말이 무슨 뜻인지 대략 알아차린 듯하 지만 레닐이 대답할 듯한 모습이었기에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레닐은 귀족의 물음에 어깨를 으쓱하며 말한다. "마이드 제국 마스터들은 최강이라 불리지만 서로 간의 실력 차이를 드러내고 싶어 하지. 그들의 자존심이 최강이 라는 이름을 함께 사용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거야.” 원가 알듯하면서 알기 힘든말이 아닐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이 마스터가 아니지 않은가? 대략 짐작은 갔지만 완벽한 속사정을 알기는 힘들었다. 레닐이 말을 계속해서 이어 나갔다. “셀리든 공작은 요멘 공작과 칼로원 공작을 꺾음으로 써 자신의 무위를 증명했지 하지만 데칸 공작은 대공님을 제압하지 못했어. 그로 인해 셀리든 공작이 더 강한 게 아 니냐는 말이나오고 있지.” 본래 셀리든 작은 데칸 공작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 받고 있었다. 그가 데칸 공작보다 늦게 마스터 자리에 올라선 것도 있지만 성급하고 자기중심적인 성격도 한몫을 한 것이다. 그런데 두 마스터를 꺾음으로써 평가가 역전될 기미가 보였다. 그것은 데칸 공작에게 결코 유쾌한 경험이 아니었을 것 이다. "알게 모르게 데칸 공작은 그 점을 신경 쓰고 있을 테 지. 그러던 차에 내가 도전을 한다고 쳐 봐. 그대들은 어 떨 것 같나?" "아..........” 레닐의 말에 감탄사를 홀리는 귀족들이 었다. 그가 무슨 말을 히는 것인지 차린 것이다. 두 명의 미스터를 꺾고 위세를 자랑하던 셀리든 공작이 레닐의 검에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그런 레닐이 데칸 공작에게 대결 제안을 한 다면? 자신과 셀리든 공작 중 누가 위인지 명암을 가르고자 할 것이다. 그가.대결을 피한다면 자칫 평생 셀리든 공작보다 한 수 아래라는 평가를 들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것은 병력의 우위로 파악할 수 있는 사실이 아니 었다. 귀족들은 거기까지 꿰뚫어 보고 있는 레닐의 해안에 감 탄사를 터뜨려야만했다. 설마 거기까지 내다보고 있올 줄이야. 정말 감탄이 나 올 수밖에 없었다. 귀족들이 모두 이해를 한 듯하자 레닐이 슬찍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내 말뜻을 알겠지?분명 우리는 미끼지만 보통 미끼 가 아니지. 성급하게 먹다가는 체할 수 있는 큰 미끼다. 그것을 알도록.” "곧장 준비를 하도록 할까요?“ 카이드가 곧장 레닐의 말에 지원사격을 하자 귀족들은 흠칫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의 시선이 레닐에게 향했다. 레닐은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인다. "대공님에게 서신을 보내도록 하지. 대공님의 협력을 얻어 마이드 제국군의 뒤를 끊는다!” 본격적인 행보가 정해지는 순간이었다. 레프네를 죽인 카빌리어 공작은 그린 랜드를 회수하고 는 곧장 황도로 복귀하였다. 그의 예상대로 칸 밀레이노 3세가 그를 호출한 것이다. 셀리든 공작이 죽은 상황에서 움직일 수 있는 마스터가 플리톤 대공과 자신밖에 없으니 말이다. 게다가 칸 밀레이노 3세는 자신을 컨트롤하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그것올 알고 있었기에 카빌리어 공작은 순순히 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차피 레닐을 만나기로 결심을 한 이상 황제의 눈 밖 에 날 행동을 할 필요는 없던 것이다. 황궁 안으로 들어선 카빌리어 공작은 정중한 어조로 인 사를 하였다. "황제 폐하를 뵈옵니다. 신 카빌리아 공작 지금 귀환하 였습니다." "어서 오라, 카빌리어 공작. 오느라 고생을 하였다“ 평상시와 다를 것 없는 표정을 짓고 있늘 칸 밀레이노 3세였지만 그 속에 숨겨진 딱딱함은 감출 수가 없었다. 그 모습을 확인한 카빌리어 공작은 속으로 고개를 끄덕 였다. ‘역시, 혼들릴 수밖에 없겠지.’ 레닐로 인해 대계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항이었다. 현역 마스터라고는 데칸 공작밖에 남지 않은 실정이 었고, 전대 마스터 중에서도 자신만이 남았을 뿐이니 말 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핑정심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다.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당장 날 뛰면서 레닐을 죽이겠다 고 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마스터 전력층은 얇아졌지만 아직 마이드 제국에는 방 대한 전력이 존재한다. 튀니르 왕국 정벌을 실패하였다고 하나 피해가 큰 만큼 재침공할 경우 허무하게 무너질 확률이 높았다.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다름 아닌 카르미안 왕국 이다. 두 명의 마스터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마스터보다 상위권에 속하는 인물들이었으니 말이다. 카빌리어 공작이 칸 밀페이노 3세에게 고개를 숙이면 서 말한다. "근심이 많으시겠자만 아직 제국의 전력은방대합니 다. 폐하께서 넓은 시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자신을 위로하는 카빌리어 공작의 말을 듣는 칸 밀레이 노 3세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저 말을 하는 카빌리어 공작의 말이 진심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렇다. 그런 걱정을 하는 자가 이런 상황에서 여행이다 다니고 있단 말인가? 전대 황제가 언급을 했지만 그를 다루는 것은 특히 어 렵다는 걸 느끼고 있는 칼 밀레이노 3세였다. "경의 말을 받아들이노라. 대계가 어긋나긴 했지만 아 직 실망하기에는 이르지" 욕지기가 치미는 것을 참아 내며 대답하는 칸 밀레이노 3세였다. 그리고는 자신의 곁에 있는 플리톤 대공을 슬쩍 바라보 더니 입을 연다. “이번에 셀리든 공작을 죽인 마스터 렌이 서쪽으로 진 격하고 있다고 한다. 그곳에는 데칸 공작이 네이미언 대 공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 마스터 렌이 합류하게 되면 데 칸 공작이 위험해질 수 있다” 데칸 공작이 강하다 하여도 두 명의 마스터는 무리 였다. 게다가 칸밀레이노 3세가 자세히 조사한 결과 레닐은 일반 마스터와는 판이하게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그는 비겁하다는 말을 감수하고서 라도 네이미언 대공과 협공을 할 인물인 것이다. 셀리든 공작까지 잃은 상황에서 데칸 공작까지 잃을 수 없었다. 북부에서 중부까지 아우르는 대제국을 건국하기 위해 서는 기사들올 휘어잡을 수 있는 마스터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였으니 말이다. “그래서 십만의 지원군을 준비한 상황이다. 그리고 데 칸 공작과 합류하여야 한다.” “신이 가야 하는 것입니까?" 카빌리어 공작이 묘한 기대감 서린 표정으로 칸 밀레이 노 3세에게 묻는다. 레닐을 만나려고 했는데 상황이 그를 돕고 있던 것 이다. 하지만 카빌리어 공작의 생각은 어긋났다. 칸 밀레이노 3세가 고개를 저은 것이다. "아니다. 카빌리어 공작이 아닌,플리톤 대공이 군대를 이끌 것이다" 그 말에 카빌리어 공작이 경악한 표정으로 묻는다. "어찌하여…" 폴리톤 대공은 전전대 마스터다. 그나이가 벌써 백오십이 넘은것이다. 나이가 많은 만큼 전성기의 기량을 발휘하기가 힘들다. 과거에는 대륙 최강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었으나 지금 은 현 마스터인 데칸 공작이나 셀리든 공작과 비슷한 무 력올 가질까 말까였다. 레드 티어즈를 지닌 레닐에게 상대가 안 된다는 이야기 였다. 그런데 플리톤 대공을 보내겠다고 하다니? 도대체 칸 밀레이노 3세의 의도가 무엇이란 말인가? 아니, 그건 중요하지 않다. 플리톤 대공이 레닐에게 꺾 이기라도 하면 자신은 중역을 맡아야만 한다. 황궁에 적 어도 한 명의 마스터는 있어야 하니 말이다. 카빌리어 공작은 다소 다급한 어조로 말한다. "신을 보내 주십시오, 폐하. 마스터 렌의 목을 반드시 베어 오겠습니다" 강한 의지를 실어 말을 하는 카빌리어 공작이었다. 그 말에 칸 밀레이노 3세가 눈셉을 꿈를거리며 묻는다. "지금 짐의 의견에 반하는 것인가?" "그것이 아니오라..” 멈첫한 카빌리어 공작이 플리톤 대공에게 시선을 주 었다. 그가 의사를 표현한다면 자신이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그 시선을 받은 플리톤 대공이 주름진 얼굴에 살짝 미 소를 지으며 입을 연다. "걱정하지 말게, 카빌리어 공작. 내가 레닐의 목을 가 져오도록 할테니.” "........." 자신의 편을 들어주리라 생각했던 플리톤 대공의 기대 를 벗어난 말에 카빌리어 공작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자 칸 밀레이노 3세가 다시 한 번 쐐기를 박는다. "짐의 결정이다, 카빌리어 공작. 무슨 이유 때문에 그 대가 가겠다고 하는 거지?" "그러니까 그게…“ 말을 하지 못하는 카벌리어 공작이었다. 레닐에게 레드 티어즈가 있고,마도시대 삼대보검을 모 두 취하겠다는 말을 어찌할 수 있단 말인가? 당연히 할 말이 궁해지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무연가 생각이 난 듯 카빌리어 공작이 말 한다. "대공은 나이가 많지 않습니까? 조금이라도 더 어린 제가 움직이는 것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을 뿐이다.” 가장 그럴듯한 말이었다. 플리톤 대공의 나이가 나이인 만큼 조금이라도 어린 카빌리어 공작이 나서는 것은 제법 설득력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칸 밀레이노 3세를 설득하기에는 무리가따랐다. 그 말을 듣고는 입가에 슬찍 미소를 띤 것이다. “그래?나이때문인가?“ 카빌리어 공작은 무언가 찜찜한 느낌이 들었지만 고개 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그렇게 말하니 어쩔 수가 없군.” 플리톤 대공이 아닌 자신을 보내겠다는 식의 뉘앙스에 표정이 밝아진다. "현명한 판단이십니다,폐하.” 갑자기 감사를 표하는 카빌리어 공작의 모습에 칸 밀레 이노 3세가 피식 웃음을 짓는다. "무언가 착각을 하고 있군. 플리톤 대공을 보낸다는 짐 의 생각에는 변함이없다.” “예?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는 말은...."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묻는 카빌리어 공작의 말에 칸 밀레이노3세가 말한다. “숨겨졌던 비밀을 답해 주겠다는 이야기였지, 그대를 보내겠다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렇게 말을 하며 칸 밀래이노 3세가 플리톤 대공을 바 라 보며 그를 호명했다. "플리톤대공.” “예, 폐하." 백이십이 넘는 나이 차이가 있었지만 공손하게 예를 취 하며 대답하는 플리톤 대공이다. 그런 그를 믿음이 담긴 눈으로 보며 칸 밀레이노 3세가 명령한다. "카빌리오 공작에게 보여 줄 때가 된 듯하군. 이제 그 대의 본 모습올 보여라.” "알겠습니다,폐하.” 본모습이라니? 그렇다면 지금 모습은 가짜란 말인가? 의아함을 느낀 카발리어 공작이 플리톤 대공을 바라 본다. 어차피 플리톤 대공을 바라보면 의문이 풀릴 거란 생각 과 함께 말이다. 대답을 한 플리톤 대공은 곧장 기세를 개방하기 시작 했다. 그러자 강렬한 기세가 대전을 휘어 감기 시작했다. 콰콰콰콰! 갑작스러운 기세 개방에 카빌리어 공작이 한걸음 물러 난다. 그 한 걸음에는 많은 것이 숨어 있었다. 방금 전에는 플 리톤 대공의 기세에 노출되어 있었다면 지금은 만반의 대 비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걸 본 플리톤 대공이 피식 웃음을 지으면서 말한다. "그대를 해하려는 것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게.” '나를 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건가?' 이미 마스터 중에서 자신이 최강이라 생각하는 카빌리 어 공작의 자존심을 슬쩍 건드는 말이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기세를 개방한 풀리톤 대공은 그 대로 마나를 끌어 올리고는 시동어를 내밸는다. "트렌스포메이션" ".......!" 전혀 뜻밖의 말을 들은 카빌리어 공작의 눈이 부릅뜨 였다. 트랜스포메이션! 그것은 겉모습을 바꾸는 마법이 아니 었던가? 마스터인 풀리톤 대공이 어떻게 트랜스포메이션을 한 단 말인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는 사이 그에게서 변화가 일어 나기 시작했다. 파아아앗! 새하얀 광채가 그의 전신을 휘감기 시작하더니 겉모습 이 변해갔다. 자글자글하던 주름은 팽팽하게 당겨지기 시작하였고, 새하얗던 백발은 진한 다크 블루색을 띠기 시작했다. 굽었던 허리가 펴지기 시작했고, 왜소했던 체격이 건장 하게 변해 갔다. 그리고 변신을 마친 플리톤 대공은 지긋한 노인에서 삼 십 대 중후반의 장년인으로 변해 있었다. 카빌리어 공작과 비교를 해도 나이 차이가 들지 않아 보일 정로였다. "이래도 나이를 걸고 넘어질 것인가, 카빌리어 공작?" 칸 밀레이노 3세가 미소를 지은 채 카빌리어 공작에게 묻는다, 그 말에 카빌리어 공작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플리톤 대공이 트랜스포메이 션을 시전할 수 있었는지 의문을 품고 있었다.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던 카빌리어 공작이 힘 겹게 입을 열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물어보아도 되겠습니까?" 칸 밀레이노 3세가 고개를 젓는다. “짐이 대답할 문제가 아니다,그것은. 플리톤 대공에게 물어보도록.” "어떻게 된 것입니까?" 카빌리어 공작이 풀리톤 대공을 향해 시선을 옮기며 물 었다. 그러자 플리톤 대공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마법이지.” "그 대답을 원한것이아닙니다.” 냉정하게 말을 끊는 카빌리어 공작의 말에 플리톤 대공 이 어깨를 으쓱한다. "참 냉정하게 끊어버리는군.” “사실이 알고 싶을 뿐입니다.” 그러면서 강렬한 기세를 뿜어내는 카빌리어 공작이었 다. 자신을 자극하는 플리톤 대공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에 플리톤 대공도 웃음을 지우고는 카빌리어 공작에 게 말한다. "말하도록 할 테니 험악한 기세를 뿜어내지 말도록.” 근 말과 함께 카빌리어 공작이 기세를 거두어 들였다. 그러자 가볍게 숨을 몰아쉰 플리톤 대공이 입을 열 었다. "자네도 알겠지만 나이가 들면 기력이 떨어져서 검술 의 깊이는 더해지지만 체력이 받쳐 주지 않지. 이건 알고 있겠지?" "물론입니다." 제스테리언 대공과 로셀린 공작도 그런 케이스가 아 닌가? 검술의 깊이는 대륙 제일을 다투었으나 육신이 그것을 따라가지 못했다. 카빌리어 공작은 그와 별개로 육체도 젊었기에 완벽하 게 자가 실력을 발휘할수 있었다: 그가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자 플리톤 대공이 말을 잇 는다. "나도 기력이 떨어지면서 고민에 빠졌지. 어떻게 예전 기량을 회복할지 말이야. 체력이 떨어지니 검술의 발전도 더디더군. 그러던 중 한 가지 활로를 찾올 수 있었지.” "그것이 마법입니까?" 카빌리어 공작의 물음에 풀리톤 대공이 고개를 끄덕 인다. “그 활로가 바로 마법이었지. 그래서 뒤늦게 마법을 익 히기 시작했지.” “늦은 나이에 마법을 익혔는데 그갓이 가능한 것입 니까?” 검술과 마법을 동시에 익히는 것은 가능하다. 물론 이것은 이론일 뿐이다. 검술의 마나가 마법의 마나와 상충하지 않아야 하는데, 이것이 가능하려면 마스터나 8서클 마법사에 이르러야 가능하다. 플리톤 대공은 그 점을 파고든 것이다. "가능했지. 그리고 빠르게 마법을 익혔어. 게다가 깨달 음도 비슷하다 보니 자연히 습득이 빨라졌지, 그렇게 마 법을 익힌 지 삼십 년. 마침내 벽을 깨고 경지에 올라설 수 있었지.” 벽을 깨고 경지에 올랐다는 플리톤 대공의 말에 카빌리 어 공작은 가슴이 서늘해지는 걸 느꼈다. 그가 벽이라 말할 정도의 것이라면 분명 심상치 않은 것이라 생각되었던 것이다. "벽이라면?" "그래 마의 벽이라 불리는 8서클이지.” 맙소사! 경악성을 절로 터뜨릴 뻔한 카빌리어 공작이었다. 8서클이라니! 그렇다면 플리톤 대공이 8서클 마법사란 이야기가 아닌가? 게다가 검술은 마스타 급이면서? 겉으로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그의 기색은 분명 놀란 것이었다. 풀리톤 대공은 그런 카빌리어 공작의 반응에 웃음을 지 었다“8서클에 오르면서 7서클 마법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내 육신을 개조할 수 있게 되었지. 젊은 날 내 전성기의 육체로 말이야.” "정말 대단하군요.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습 나다.” 플리톤 대공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카빌리어 공작이 었다. 늦은 나이에 마법을 익히기 시작하여 설마 8서클에 오 를 줄이야. 마스터 급 검술과 8서클 대마법사의 경지를 동시에 이 룩하다니. 역사에도 전무후무한, 말 그대로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성취가아닌가? “후후! 고맙네. 어쨌든 그렇게 전성기의 육체를 되찾게 되었으니 그대보다 내가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지. 안 그 런가?" "그건......" 순간 말문이 막힌 카빌리어 공작이다. 전성기의 육체를 되찾은 이상 자신의 논리가 차단되었 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카빌리어 공작은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할 수밖에 없 었다. "후우! 그렇습니다. 맞는 말씀이지요. 더 이상 제가 반 대할 이유가 없군요.” "경은 황궁을 지키도록 하게. 내가 모든 상황을 종결시 키도록 할테니.” "어찌하실 계획이십니까?^ 그 물음에 플리톤 대공이 묘한 표정을 짓다가 대답 한다. "마법사로 참전할 것이라네. 그리고 레닐에게 헬 파이 어 한방을 적중시킨다면 모든 것이 해결될 테지.” 8서클 최강의 마법 헬 파이어에 적중당하면 마스터라 도 무사할 수 없다. 카빌리어 공작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군요. 그렇게 하면 확실히 마스터 렌은 죽을 수밖 에 없죠.” 완벽하게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는 카빌리어 공작이 었다. 그런 그에게 칸 밀레이노 3세가 입을 연다. “플리톤 대공은 전장의 안정을, 카빌리어 공작은 황궁 을 수호하라. 미꾸라지에 의해 대계가 흐트러진 걸 바로 잡아야한다.” 플리톤 대공과 카빌리어 공작은 동시에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예, 폐하.” 그렇게 마이드 제국의 방향이 결정되었다. 귀족들을 설득한 레닐은 곶장 방향을 카르미안 왕국 쪽 으로잡았다. 장장 보름에 걸쳐 충분한 보급 물자를 갖춘 카르미안 왕국군은 곧장 보햄 지방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는 사 막 지리에 어느 정도 빠삭한 병사들올 앞세워 진군하기 시작했다. 진군을 하다가 중간 중간에 위치한 보급소를 발견한 것 은 운이 작용해서였다. 국경으로 향하면서 무려 다섯 개의 보급소를 함락 시킨 카르미안 왕국군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 높았다. “소소한 성과지만기분은 좋군. 제법 잘하고 있어.” 레닐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자 카이드가 맞장구쳤다. "이 성과는 이롭게 작용할 것입니다" “문제는 마이드 제국군의 움직임이로군. 그들이 어떻 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대세가 달라질 터인데.” 그 점이 염려스러운 레닐이었다. 데칸 공작이 움직이는 것은 상관이 없지만 마이드 제국 내에서 군대가 조직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상태였다. 공식적으로 마이드 제국의 마스터는 더 이상 없는 상황 이었다. 하지만 레닐은 아직 숨겨진 마스터가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전대 마스터인 제스테리언 대공과 로셀린 공작이 살아 있는데 카빌리어 공작이 생존하지 않을 리가 없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었다. 게다가 그의 나이는 요맨 공작보다 조금 위가 아니던 가? 웅혼한 하나를 쌓았다면 반드시 생존해 있을 것이다. '전대 마스터 중 그 무위를 짐작하기가 힘들고 가장 행 적이 신비하다 알려진 카빌리어 공작을 과연 내가 이길 수 있을까?' 전대 마스터 두 명을 꺾은 레닐이 하는 말치고 자신감 이 담기지 않은 말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레닐은 잘알고 있었다. 제스테리언 대공이나 로셀린 공작을 꺾은 것은 순전이 운이 작용했다는 것을 말이다. 그 운이 언제까지 계속된다고 볼 수 없다. 그걸 알고 있기에 불안한 미음을 드러내고 있는 것 이다.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속으로는 불안했기에 그렇다. "후우! 마이드 제국의 움직임은 어떻지?" 레닐의 물음에 카이드는 정찰병들의 보고를 떠올리며 대답했다. "아무런 움직임도 없다고 합니다. 평상시처럼 묵묵히 대공님의 군대와 대치하고 있다 합니다.” “무슨 의도로 그러는 거지? "저도 잘……" 고개를 젓는 카이드를 보면서 레닐은 마이드 제국의 의 도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추세라면 곧장 국경 요새를 함락 시킬 수 있을 것 이다. 그렇게 되면 데칸 공작이 이끄는 마이드 제국군은 고립 된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라면? 만약 뒤에서 추가로 진군하는 마이드 제국군이 있다면 어찌하겠는가? 그리되면 데칸 공작이 이끄는 군대도 고립이 되지만 레 닐도 고립이 된다. 마이드 제국에게 큰 피해를 입힌 자신을 잡기 위한 계 략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렇군.그런거였어.' 어렴풋 짐작만 하고 있었는데 한 번 생각에 몰두하게 되자 뚜렷한 그림이 그려졌다. 순간 레닐의 표정이 팍 일그러졌다. 자신의 예상이 사실이라면 마이드 제국이 노리는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인 것이다. 그걸 알게 되자 기분이 가히 좋지 않았다. 카이드가 그걸 보고는 레닐이 무언가 알아차렸다는 것 을 느끼고는 물었다. "마이드 제국의 생각을 알아네신 겁니까?" 그의 물음에 레닐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카이드에게 물 었다. "지금 식량으로 병사들을 얼마나 먹일 수 있지?" 래닐의 물음에 카이드는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대답 한다. "아마 두 달 반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껴 먹 으면 세 달까지 능할 것 같습니다.” 엄청난 양의 식량이 아닐 수 없었다. 카르미안 왕국군이 보햄 지방으로 들어설 당시 두 달치 식량을 가지고 들어선 것을 감안하면 보급소에 저장된 식 량의 양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레닐이 카이드에게 명령을 내렸다. "반년이다.” "예?설마........" 무슨 말을 하는지 파악하지 못한 카이드가 순간 갸웃하 다가 그의 말을 알아듣고는 레닐을 바라본다. 그러자 레닐이 살짝 고개를 끄덕인다. "보급소를 습격한다. 그리고 반년을 버털 수 있는 식량 을비축한다"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마스터인 레닐의 입지가 군대 내에서 절대적이지만 부 하들에게 의문을 심어 주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결국 한계를 보이기 때문이다. 의문올 표하는 카이드를 바라보며 레닐이 자신의 생각 을 말한다. "마이드 제국은 내가 국경을 함락시키길 원한다.그들 의 목표는 바로 나야.” 레닐의 말을 들은 카이드는 바로 상황 파악을 할 수 있 었다. 데칸 공작이 군대를 물리지 않는 것과 마이드 제국의 준비. 그리고 갑작스러운 레닐의 말을 종합하면 상황이 그려 진다. 그제야 마이드 제국의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한 카이드 의 낯빛이 변한다. "그 말은…" "함정이지. 하지만 함정에 들어가도록 한다.” “위험합니다." 함정올 준비했다면 분명 위험할 것임이 분명했다. 앞으로 데칸 공작, 뒤로 마이드 제국의 대군이 자리한 다면? 자칫 식량 고갈로 맥없이 무너져 내릴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식량을 확보하라고 한 게 아닌가? 몰랐을 때 위험하지만 알고 있으면 위험하지가 않아. 곧장 정면 돌파를 한다.” 말을 하는 레닐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한편 데칸 공작은 황도에서 날아온 서신을 힘고 있 었다. 칸 밀레이노 3세가 내리는 명령서. "........." 그것을 읽은 데칸 공작은 한동안 침묵을 하였다. 회의실에 모인 귀족들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데칸 공작을 바라본다. 밖에서는 데칸 공작의 무능을 탓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 곳에 모인 자들은 데칸 공작이 얼마나 대단한 능력을 지 닌지 잘 알고 있다. 데칸공작이 과대평가가 되어 있던 게 아니라 네이미언 대공이 저평가 되어 있었다. 신출귀몰한 전략과 절묘한 지형 이용은 마이드 제국군 을 곤란에 빠뜨릴 뻔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데칸 공작은 적절한 대응으로 혼들림 없이 군 대를유지하였다. 무위뿐만 아니라 전략 면에서도 그는 최고의 경지에 다 다른 인물이었다. "좋은 계획이군" 침목하고 있던 데칸 공작이 꺼낸 말이다. 그가 입올 열자 귀족들의 시선이 모두 모여든다. 자신에게 시선이 집중되자 데칸 공작이 귀족들을 둘러 보며말했다. “국경에 어느 정도 군대가 주둔하고 있지?" 홀리프 자작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지스트 후작이 삼만 군대를 이끌고 방어하고 있습니 다" 셀리든 공작을 보좌하던 지스트 후작은 전쟁을 패배했 음에도 불구하고 그 지략을 인정받아 지원군의 사령관으 로 합류하게 되었다. 레닐이 사만 군대를 이끌고 국경으로 온다는 소식에 데 칸 공작은 삼만 군대를 지스트 후작에게 주어 국경을 지 키게 한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들은 데칸 공작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한다. “지스트후작에게 당장 소식을 알려라. 국경의 모든 군 대를 철수하라고.” 데칸 공작의 말은 놀라움을 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군대를 철수시키다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공작님?" “그렇게 되면 국경이 텅 비게 됩니다!" 귀족들이 데칸 공작의 말에 반발하였다. 그도 그럴 것머 국경을 빼앗기게 되면 제국군은 고립이 된다. 앞에는 네이미언 대공,뒤에는 레닐. 최악의 전개가 되는 것이다. 염려 섞인 귀족들의 말에 데칸 공작이 서신을 보여 주 며 말한다. "폐하의 명령이다. 국경을 비우고 마스터 렌이 그곳을 차지하게 놔두라 하셨다.” "하지만......." 귀족들은 여전히 미련이 남는 듯 쉽게 물러서지 않았 다. 지금 상황이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그런 귀족들의 반응에 데칸 공작이 한마디 덧붙인다. "지스트 후작이 물러설 때 식량을 모두 회수하라 하 여라.” "식량이라 함은......" 홀리프 지작이 조심스럽게 묻자, 데칸 공작이 담담하게 말한다. “군량과 말들이 먹을 풀을 말하는 것이다. 다 가지고 올 수 없다면 불을 지르라 하라" "알겠습니다." 일단 대답을 하는 홀리프 지작이지만 두 눈에는 의문이 섞여 있었다. 그것은 다른 귀족들도 다를 바가 없었기에 데칸 공작은 짧게 계획을 설명해 주었다. "마스터 렌이 성에 들어서면 지원군이 그 뒤를 칠 것이 다. 그리고 본군이 앞을 압박한다.” "아......!" "그런 방법이!" 데칸 공작의 말에 귀족들은 저도 모르게 박수를 짝! 치 며 감탄사를 터뜨렸다. 칸 밀레이노 3세가 일러둔 방법은 다름 아닌 마스터 렌 을 제거하기 위한 계획이었던 것이다. 이곳에 있는 본군의 숫자는 십일만이었고, 지원군의 규 모는 십만이다. 레닐이 사만의 군대를 이끌고 성에 들어 서게 되면 이십만이 넘는 군대가 앞뒤로 포위하게 되는 것이다. "네이미언 대공을 최대한 붙잡아 두고 레닐을 죽인다. 그것이 황궁에서 세워진 계획이다.” 문제는 네이미언 대공이 이 계획을 알고 있느냐였다. 알고 있다면 제법 세밀한 계획을 세워야 했기에 그 렇다. 황궁에서 내려온 명령에 의해 최우선으로 따라야 할 것 이 레닐의 제거지만 이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명제는 바뀌지 않는다. 자칫 잘못하다가 궁지에 몰리는 것은 레닐이 아니라 자 신이 될 수 있는 노룻이었다. "네이미언 대공이 과연 속겠습니까?" 귀족들이 염려스러운 얼굴로 데칸 공작을 바라보았다. 그들이 이렇게 불안해 하는 이유는 그둥안 네이미언 대 공에게 톡톡히 당해 봐서 그런 것이다. 그들이 알고 있는 네이미언 대공은 결코 쉬운 인물이 아니다. 아무리 신출귀몰한 계략이라도 단번에 파악하는 인물이 바로 네이미언 대공이었기에 그렇다. 데칸공작도 귀족들의 불안한 마음올 모르지 않았지만 그는 담담했다. 오히려 귀족들을 보며 물었다. "속지 않으면? 황궁에서 내려온 명령을 거절할 수 있으 리라 생각하나?" "..........." 순간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버리는 귀족들이다. 그말 그대로다. 이미 황궁에서 명령이 떨어진 상황. 자신들이 뭐라 하 건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네이미언 대공은 어찌 되든 좋다. 아니,군대를 약간 떼어서 주둔시키는 것이 좋겠군. 그리고 마법사들은 즉석 이동이 가능한 공간 이동 마법진을 설치하라. 네이미언 대공이 직접 나선다면 내가 나서서 그를 막을 것이다.” 데칸 공작의 계획은 간단하였다. 귀족들이 현재 걱정하는 것이 바로 네이미언 대공의 습 격이었다. 마스터인 네이미언 대공이 기습을 한다면 마이 드 제국군이라도 고전을 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미리 대비하는 모습을 갖춰 놓으면 이야기는 달 라진다. 약간의 군대를 남겨 두고 철저하게 방어에 임하라 명 한 뒤 국경을 공략하는 진영과 네이미언 대공을 막는 진 영을 오갈 수 있는 공간 이동 마법진을 설치해 놓을 생각 이었다. 마이드 제국의 마법 수준은 대륙 전체로 비교하면 중간 축이지만 공간 이동 마법만큼은 대륙에서 가장 발달된 국 가였다. 마스터 대전에서 공간 이동 마법으로 상대 국가의 마스 터를 데려오니 말이다. 만만치 않은 자금을 소요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이 방법이 최고였다. 데칸 공작의 명령어 떨어지자 귀족들이 일제히 자리에 서 일어나면서 고개를 숙였다. "명을 받듭니다." 본격적인 마이드 제국의 행보가 결정되었다 제10장 8서클 마검사 플리론 대공과의 조우 처음 계획했던 십만 군대에서 이만이 더 추가된 십이만 대군을 이끌고 플리톤 대공이 본격적으로 출진을 하였다. 오랜만에 전쟁터에 나가는 플리톤 대공은 가슴이 두근 거리는 것을 느꼈다. “이런 느낌은 거의 오십년만이군.” 말에 탑승하여 천천히 진군하던 플리톤 대공이 주변을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그가 은퇴한 지가 벌써 육십 년이 되어 가니, 그럴 수밖 에 없었다. 마이드 제국이 백여 년에 걸쳐 대계를 세웠지만 오십여 년 전부터 끊임없이 확장에 확장을 거듭해 왔다. 폴리톤 대공의 전대에서 대륙 북부가 피로 물들 정도로 전쟁에 전쟁을 거듭하던 전란의 시기였고, 그 시기를 종 식시키고 지금의 마이드 제국을 만든 것이 바로 플리톤 대공의 세대였다. 그렇기에 지금의 마이드 제국이 있게 한 공신이 바로 그였다. 그 당시 마이드 제국의 마스터는 단 두 명이었지만 한 사람은 과거에 입은 부상으로 목숨을 잃고 플리톤 대공만 남게 되었다. “과거에도 이랬는데 어느새 이렇게 나이를 먹게 되 었군.” 육체에 맞춰 정신도 어려진다고 했던가. 주변을 둘러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감상적인 모습을 보 이는 플리톤 대공이었다. 늙은 육신일 때는 어떠한 것들이라도 담담하게 바라 볼 수 었었는데 지금은 하나하나가 새롭게 느껴졌으니 말이다. 오랜만에 느껴 보는 이런 느낌이 결코 나쁘지 않다고 여기면서 플리톤 대공은 주변을 둘러보며 외친다. “오늘은 쉬도록 한다! 준비하도록" "예, 대공님.” 마이드 제국의 새로운 대공으로 등극한 플리톤 대공의 정체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하지만 그의 정체 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그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듯한 채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모습을 보였다. 찬란한 마이드 제국의 역사를 만들어 온 전설이 바로 플리톤 대공이었다. 그랬기에 형편없이 느린 진군 속도였지만 귀족들은 감 히 불만을 가지지 못했다. 병사들도 혹사당하지 않은 채 진군을 하게 되자 좋아했 지만 말이다. 마이드 제국군은 천천히, 빠르지 않은 진군 속도로 보 햄 지방에 들어서고 있었다. 보햄 지방에 들어선 플리톤 대공에게 전해진 소식은 카 르미안왕국의 진입이었다. 그리고 십여 개의 보급소가 습격당해 상당한 피해를 입 었다는 보고가 들어오자 플리톤 대공이 눈살을 찌푸렸다. "쥐새끼 같은 놈이군. 우리외 계획을 알고 있어.” 보급소를 습격하여 축적된 식량들을 모두 털어 갔다는 소식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세우고 있는 계획을 레닐이 알고 있다는 점 이다. 그렇지 않으면 갑자기 보급소를 습격할 이유가 없다. 자칫하면 앞뒤로 포위당할 수 있는 상황이기에 하루라 도 빨리 국경선을 넘는 게 더 이득이었으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급소를 습격했다는 것은 대략적으로 나마 자신들의 계획을 알고 있다는 것이 된다. 그래서 플리톤 대공이 쥐새끼 같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 이다. 보고 받기로 카르미안 왕국군은 약 두 달에서 세달 정 도 버틸 수 었는 식량이 있다고 하던데 보급소를 털어 더 많은 양의 식량을 손에 쥐게 되었으니 말이다. 국경에 가두고 아사하게 만들려던 계획이 삐끄덕거리 는 순간이었다. “상관없겠지. 아사를 시킨다는 것은 모든 것이 맞아떨 어졌울 때의 전개니까. 직접 마스터 랜을 제압하는 게 최 고겠지” 애초에 플리톤 대공은 레닐을 굶겨서 죽이라는 명령이 마음에 들지 않던 차였다. 마스터에 8서클 성취를 동시에 이룬 자신이다. 그 누가 감히두렵겠는가? 대륙에 존재하는 모든 마스터들을 통틀어도 자신을 이 길 자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그였다. 그것은 카빌리어 공작도 예외가 아니었다. 본인은 자신이 최고라 생각하겠지만 상황이 상항이 아 닌가? 마스터의 검술과 8서클의. 마법이 있는 자신이야말로 대륙 최강에 가장 가까운 존재였다. "후후후! 카빌리어 공작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지만" 마이드 제국의 마스터들은 대부분 자신이 최강이리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플리톤 대공도, 카빌리어 공작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데칸 공작도 그렇고, 셀리든 공작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엄격한 기준으로 실력을 나눈다면 이야기는 달 라진다. 늙은 육신으로 검을 다룬다면 자신은 데칸 공작도 상대 하기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검술의 깊이는 더하지만 육체적 능력이 부족하기에 그 렇다. 하지만 육채가 젊어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난 세월의 깨달음이 그대로 녹아 있는 막강한 검술은 기존의 마스터들을 억누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이다. "카빌리어 공작,그 녀석의 속내는 알기가 힘든데. 실 력도 그렇고.” 자신보다 한 세대 뒤의 인물이지만 플리톤 대공은 카 빌리어 공작이 가장 경계해야 할 인물이라 생각하고 있 었다. 고수는 고수를 알아보는 것처럼 그의 검술 깨달음이 자 신에 비해 크게 뒤처지치 않는타는 것을 느꼈던 것이다. 자신과 나이 차이가 무려 오십 살이 넘게 나는데 말 이다. 물론 나이가 모든 것을 대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따지면 레닐의 존재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 었다. 어쨌거나 불쾌한 사실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젊은 육체까지. 백십이 다 되어 가지만 카빌리어 공작의 겉모습은 삼십 대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점까지 있어 칸 밀레이노 3 세와 플리톤 대공에게 아주 골첫덩어리였다. "조금 가만히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지. 그 성격 때문 에 고생을하게 만드는군.” 딱히 고생한 점은 여태까지 없었지만 그래도 골치는 골 치였다. 레닐에 의해 마스터가 다수 사망한 지금 카빌리어 공작 의 힘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으니 말이다. 오죽하면 마지막 보루라 생각하던 자신까지 움직이겠 "일단 움직여서 압박을 해야겠군. 목을 베는 건 그 이 후로 해도 늦지 않을 테니." 마이드 제국군의 진격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들의 목표는 다름 아닌 레닐이 이끄는 카루미안 왕국 군이었다. "허어, 머리를 굴렸군.” 네이머언 대공은 레닐에게서 전해진 서신을 읽고는 나 직이 감탄사를 홀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마이드 제국의 계략이 서신에 상세히 적혀 있던 것이다. 그것을 읽은 네이미언 대공은 레닐이 위험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네이미언 대공은 곧장 귀족들을 소집하였다. 네이미언 대공에 의해 소집된 귀족들은 빠른 속도로 모 여들었다. 소식을 전한 지 삼십 분도 지나지 않아 수십 명의 귀족 들이 회의장에 모여든 것이다, 갑작스러운 네이미언 대공의 호출에 그들이 어리둥절 한 표정이었다. 그런 그들을 둘러보며 네이미 언 대공이 입을 열었다. "갑작스러운 부름에 당혹스러울 것이라 생각하오:” 네이미언 대공가는 카르미안 왕국에서 영웅의 가문이 지만 네이미언 대공은 귀족들올 편하게 대하지 않았다. 어찌 보면 네이미언 대공가는 카르미안 왕국이 아닌, 별 개의 국가와도 같았기에 그렇다. 그 점을 고려하여 편하게 말하는 것이 아닌,약간의 존 대를 하는 것이었다. “그대들을 소집한 이유는 다름 아닌 카르미언스 공작 의 서신이 도착했기 때문이오.” "............" 레닐을 언급하자, 귀족들의 눈이 번뜩였다. 이곳 전선에 나와 있는 귀족들은 대부분 국왕파 소속의 귀족들이었다. 그리고 그들 중 상당수는 젊은 귀족으로서 레닐을 열렬 하게 추종하는 사람들이기도 하였다. 그들에게 있어서 레닐은 영옹이었다. 어찌 그러하지 않겠는가! 자칫 연합군이 위태로워질 수 있는 상황에서 혜성같이 등장하여 셀리든 공작을 꺾지 않았는가. 자신의 친동생과도 같던 카온의 죽음에 분노하여 검을 휘두르며 움직이는 레닐의 행보는 그들이 상상하던 영웅 의 모습이 그대로담겨 있었다. 카온의 죽음은 국왕파 진영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십 대에 오러 나이트라는 높은 경지에 오르면서 괴 물, 신성 수많은 별명을 얻으며 막강한 위력을 끼치던 카 온은 국왕파 신진 세력의 중심이었던 것이다, 그런 그가 죽었다는 것은 국왕파 귀족들을 위축되게 만 들기 부족함이 없었다. 게다가 젊은 사람답지 않게 담대한 모습은 젊은 귀족들 의 호감을 샀던 것이다. 특히 튀니르 국에 동맹을 맺으러 함께 갔던 귀족들은 카온이 안젤리나에게 청혼하는 모습을 보고는 감동을 받 았던 터였다. 그런 그의 복수를 해 준 레닐은 국왕파의 열렬한 지지 를 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귀족들이 침묵하고 있을 때,귀족들 중 네이미언 대공 다음으로 작위가 높은 바르가스 공작이 질문을 하였다. "카르미언스 공작이 무슨 내용을 보낸 것입니까?" "음! 마이드 제국에서 술수를 부린다고 하오. 그리고 그 목표가 자신인 것 같다고 언급하더군.” 네이미언 대공의 말에 바르가스 공작이 화들짝 놀라 물 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마이드 제국의 표적이라니! 상상만해도 끔찍했다. 바르가스 공작의 질문에 네이미언 대공이 간략하게 설 명을 하기 시작했다. "카르미언스 공작이 이끄는 군대가 보햄 지방으로 들 어섰다는 것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오.” “물론입니다. 직접 서신까지 보내오지 않았습니까^ 보햄 지방으로 들어서기 전 레닐이 네이미언 대공에게 편지를 보냈다. 곧 있으면 보햄 지방으로 진입할 테니 앞뒤로 마이드 제국군을 포위하여 협공하지는 내용이었다.. 그걸 네이미연 대공이 귀족들에게 알려 주고, 만반의 준비를 하라 한 적이있 다, . 지금 네이미언 대공은 그것올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살짝 고개를 끄덕인 네이미언 대공이 바르가스 공작에 게 말한다. “그때 마이드 제국군을 협공하자고 했었지. 그런데 사 정이 달라졌소. 마이드 제국에서 추가로 파견된 지원군이 보햄 지방으로 들어선 것이오.” 네이미언 대공의 말에 바르가스공작의 표정이 다소 심 각해졌다. 옆에 있던 팬트레이 자작도 염려스러운 어조로 입을 열 었다. "그렇다면 빨리 국경을 함락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자칫 잘못하다가는 죽음의 사막이라 불리는 보햄 지방 에 고립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펜트테이 자작의 말에 네이미언 대공이 고개를 끄덕 인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만약 국경에 카르미언스 공 작이 들어선다면?" "........." 순간 네이미언 대공의 말이 무엇올 뜻히는지 알아차리 지 못한 펜트레이 자작이다. 하지만 눈치가 빠르고 수많은 전쟁을 경험해 본 바르가 스 공작은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감을 잡은 듯하다. 네이미언 대공이 힌트를 다 주었던 것이다. 놀란 표정을 짓는 바르가스 공작에게 네이미 언 대공이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 "그것이오,마이드 제국의 계획이.” “허에 마이드 제국에서 그런 계획을…….” 바르자스 공작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자 귀족들의 궁 금중이 한층 더 커졌다. 곁에 있던 펜트레이 자작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네이 미언 대공에게 물었다. “도대체 어떤것이기에?" "마이드 제국은 카르미언스 공작을 잡을 생각이다.” "예?" 원하던 대답이 네이미언 대공에게서가 아닌 바르가스 공작에게서 나오자 펜트레이 자작의 시선이 바르가스 공 작에게 옮겨간다, 귀족들의 시선도 바르가스 공작에게 집중되었다. 그것을 느낀 바르가스 공작은 자신이 파익한 바를 설명 하였다. "마아드 제국은 카르미언스 공작을 국경으로 진입하게 놔두려는 것이다." “어째서 말입니까?" 아직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듯한 펜트레이 자작의 모습 에 바르가스 공작이 속으로 혀를 찼다. “뒤에서는 마이드 제국군의 지원군이 몰려오고 있는 상황. 거기에 카르미언스 공작은 눈앞에 국경을 두고 있 다. 만약 데칸 공작이 카르미언스공작을 성으로 진입하 게 한 뒤 뒤에서 진격하는 지원군과 협력하여 카르미언스 공작을 성에 가둬버린다면?" "........" "그런 방법이....." 바르가스 공작의 설명을 이해한 귀족들이 모두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말대로라면 레닐은 앞뒤로 이십만이 넘는 대군에 포위를 당하는 셈이다. 고작 사만의 군대를 가지고서. 펜트레이 자작은 감탄사를 터뜨렸지만 이해가 되지 않 는 표정으로 묻는다. "하지만 뒤에서 본군이 습격을 하면 되지 않습니까? 카 르미언스 공작님이 포위당하지만 이쪽도 포위할 수 있다 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 말에 일리가 있어 다른 귀족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저쪽에서도 포위할 수 있다는 건 이쪽 에서도 포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귀족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네이미언 대공의 말 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던 것이다. 설마 마스터인 네이미언 대공을 그냥 놔들 수 있단 말 인가? 의문이 생기는 계략이 아닐 수 없었다. 마이드 제국이 바보가 아닌 이상 그 점을 고려하지 못 했을 리 없고 말이다,.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는 펜트레이 자작에게 바르가스 공작이 혀를 차며 말한다. “쯧!그건 둘은 모르고 하나를 아는 셈이다. 마이드 제 국하면 떠오르는것이 무엇이냐?" 팬트레이 자작올 보면서 물었지만 그것은 귀족들에게 도 묻는 질문이었다. 그 질문에 귀족들은 공통된 답을 떠올렸다. 그것은 팬트레이 자작도 마한가지였다. 그는망설임 없이 대답한다. "기사입니다. 마이드 제국은 기사의제국 아닙니까?" “그렇다면 마이드 제국에게밖에 없는 행사는 무엇인 가?" 마이드 제국에서 히는 행시는 단 하나뿐이다. 바로 위대한 기사를 선발하고자 매년 퀘이데룬에서 벌 어지는 것이 아닌가? "마스터 대전 아닙니까?" 정답에 거의 근접해가자 바르가스 공작이 고개를 끄덕 이고는 다시 묻는다. "마스터 대전 우승자가 기존의 마스터를 지목한다. 거 기에서 마이드 제국은 어떤 수로 기존의 마스터를 데려 오지?" "공간 이동 마법으로…아?" 공간 이동 마법을 언급한 펜트레이자작의 표정이 순간 크게 흔들렸다. 바르가스 공작이 무엇을 말하고자 했던 것인지 알아차 린 것이다. 펜트레이 자작이 정답을 말하자 바르가스 공작이 말 한다. "바로 그것이다. 공간 이동 마법. 마이드 제국하면 강 력한 검사들이 떠오르지만 대륙에서 기장 발달될 공간 이 동 마법을 가지고 있지. 만약 마이드 제국이 이곳에 병력 을 남겨둔 채 카르미언스 공작을 공격하면 우리는 어찌 하는 게 좋겠느냐?" "일단 이곳에 남아 있는 병력을 괴멸시키는 것이 최우 선입니다. 이쪽에는 마스터이신 네이미언 대공님이 계시 니까요.” 마스터 존재 여부가 얼마나 중요한 지 전쟁을 통해 절 실히 느끼고 있는 펜트레이 자작이었다. "네이미언 대공님이 앞장서시면 미이드 제국군은 무너 질 수밖에 없지. 하지만 카르미언스 공작을 포위하고 있 는 군대와 대치하고 있는 군대 사이에 공간 이동 마법진 을 설치한다면?" “그건......." 뭐라 말을" 할 수 없는 펜트레이 자작이었다. 설마 마이드 제국에서 그걸 생각하고 있을 줄 몰랐던 것이다. 귀족들도 그제야 바르가스 공작의 말을 이해하고는 혀 를 내둘렀다. 간단하지만 정말 엄청난 계획이었던 것이다.바르가스 공작이 네이미언 대공에게 시선을 옮기며 물었다. “이것이 제 생각입니다. 맞습니까,대공님?" "바르기스 공작이 정확하게 맞췄소. 카르미언스 공작 은 현재 그 계획을 간파한 상황이지.” "하지만 다른 대안이 없지 않습니까?" 펜트레이 자작은 레닐의 날카로운 직관력에 혀를 내두 르며 물었다. 같이 전쟁터에 나가 본 경험이 있는 만큼 레닐의 직관 력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대단하였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이렇다 할 계획이 없었다. 뒤에서 마이드 제국군이 몰려오고 앞에는 국경이 존재 하니 말이다. 그대로 진영을 구축한다 하여도 병력 규모가 세배 정 도 차이가난다. 게다가 자칫하면 보햄 지방에 고립될 수도 있는 상황. 다른 선택지가 없는 완벽한 계획이 아닐 수 없었다. 네이미언 대공이 펜트레이 자작의 물음에 답해 주었다. "일단 카르미언스 공작은 그 계획을 간파하고 마이드 제국의 보급소를 털었소. 그래서 최소 반년, 아끼면 두 달 정도 더 버틸 수 있는 식량올 확보했다고 하니 나머지는 우리들에 달린 셈이지.” 마이드 제국군은 최대한 빠르게 레닐을 제거하려고 할 것임이 분명했다. 그 시간 동안 본군이 할 일은 눈앞에서 버티는 마이드 제국군을 몰아내는 것이다. 힘들지만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이다. 바르가스 공작이 네이미언 대공에게 물었다. “그럼 어찌하실 생각이십니까?" 우선 레닐과 이야기를 니누었다는 것 자체가 나쁘지 않 았다. 상황에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할까나? 바르가스 공작의 물음에 네이미언 대공이 미소를 지으 며 말한다. “생각이랄 것도 필요 없지 않소? 모든 전력을 동원하여 마이드 제국군을 무너뜨리는 수밖에.” 공간 이동 마법으로 수작을 부려도 할 수 있는 것이 있 고 없는 것이있는 법이다. 데칸 공작의 공백을 어떻게든 채워 보려고 하는 것일 테지만 그것만으로는 무리였다. 입가에 미소를 짓는 네이미언 대공의 더없이 든든하게 보이는 귀족들이었다. 그렇다, 지금 상황에서 다른 번뜩이는 계략 따위는 필 요 없다. 압도적인 힘으로 밀어붙여 마이드 제국군을 밀어내고 레닐을 지원하는 수밖에. 카르미안 왕국 본군의 행보가 본격적으로 결정되었다. "저곳이 국경이군" 십여 곳의 보급소를 습격하여 막대한 양의 식량을 비축 하는데 성공한 레닐은 곧장 군대의 진군 방향올 국경으로 설정하였다. 마이드 제국의 계획을 알고 있지만 그 장단에 맞춰 줄 수 밖에 없는 것올 느낀 것이다. 그래서 최대한 버리기 위해 식링을 비축하고, 마이드 제국의 보급소를 망가뜨린 것이다. "알면서 당하는 것과 모르면서 당하는 것은 다른 법 이지”보급소를 습격하면서 단순히 식량만 약탈한 것이 아니 었다. 곳곳에 자리한 물건들을 모초리 끌어온 상황이었다. 이것들은 나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생각하면서 말 이다. 마이드 제국의 십이만 지원군이 진격하고 있다는 소식 에 레닐은 곧장 국경으로 진격하기 시작했다. 마음 같아서는 더 많은 보급소를 습격하고 싶었지만 그 러다가는 자칫 지원군에게 추격당할 위험이 있었다. 보급소를 습격하다 보니 점점 북진을 하게 되어서 그 렇다. 부지런히 행군을 한 끝에 국경에 위치한 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곳올 넘으면 바로 카르미안 왕국이었다. 몇 달 동안 전쟁터를 부지런히 돌아다녔더니 카르미안 왕국의 영토리는 것 하나만으로 가슴이 설레는 것올 느 꼈다. 그것은 병사들도 비슷한 듯하였다. 그들도 설레는 표정 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감정도 사치에 불과하다. 조급 있으면 큰 전쟁을 벌여야 하는데 풀어진 마음은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레닐은 카이드에게 시선을 주면서 명령을 내렸다. “오랜만에 고향으로 오게 되니 가슴이 떨리는군. 병사 들의 풀어진 마음을 다 잡도록 해.” "알겠습니다." 카이드도 오랜만에 카르미안 왕국올 보게 되자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 느꼈다. 그리고 레닐이 그 점을 정확하게 집어내자 움찔 놀라면 서 고개를 숙인다. 그는 레닐에게 감탄을 금치 못했다. 작은 것이라도 세세하게 신경 쓰시는구나. 만약 마음 을 다잡지 않았더라면 힘들었을 것이다 지금 저곳으로 진격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 함정에 뛰어 드는 것인 줄 아는 사람은 없다. 그저 다들 마이드 제국의 뒤를 끊고 전쟁의 끝을 향해 달려간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리라. 마침내 평범한 사람들의 육안으로도 확인이 될 만큼 성 에 접근하게 되었다. 그런데 성의 모습이 약간 이상했다. 성벽 곳곳이 파괴 되어 있었고,인기척이 없던 것이다. 그걸 보면서 레닐은 눈살을 찌푸렸다 어느 정도 예상을 하긴 했지만 마이드 제국이 제법 강 하게 수를 부려 놓은 것이다. “수를 제법 부려 놓았군. 일단 정찰병을 보내서 확인 한다. 그리고 안에 아무도 없다는 말에 곧장 성안으로 진격하 였다. 성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군대가 머물고 있던 막사들은 모두 파괴된 상태였고, 성박도 허물어져 있었다. 무혈입성을 한 건 좋지만 성이 파괴된 모습을 본 병사 들의 마음은 편하지 듯했다. “우선 부서진 성벽을 수리하도록 하라. 그리고 마법사 들은 복구된 성벽에 대마법 방어진을 새기도록 하고, 나 머지 병사들은 앞으로 머물 막사를 치기 시작하라.“ 마이드 제국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여서 그런지 할 게 많았다. 부선 공병들을 투입하여 무너진 성벽을 보수하가 시작 하였고, 복구된 성벽에 마법사들이 대마법진올 새기기 시작했다. 즉석에서 새기는 것이라 고서클 마법올 막아 내기는 힘들었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성벽올 완벽하게 보수하고 대마법진을 새기는데 걸린 시간이 무려 일주일이었다. 그러자 뒤에서 추격해 오던 마이드 제국군이 마침내 모 슴을 드러냈다. 그리고 앞에 있던 마이드 제국군도 성을 포위하기 시작 했다. 앞으로는 십만의 군대가,뒤로는 십이만의 군대가 포위 한 것이다. 무려 이십이만의 대군이 성을 포위한 셈이다, 레닐이 이끄는 카르미언스 왕국군은 다섯 배가 넘는 마 이드 제국군을 상대로 수성을 하게 되었다. “흐음,플리톤 대공님이라..." 데칸 공작은 지원군을 이끄는 사령관이 누구인지 알고 는 나직이 신음을 홀렸다. 그에게 있어서는 가히 하늘과도 같은 대선배가 마침내 몸을 움직인 것이다. 그가 전달 받은 소식에는 모든 공성전을 지원군이 도맡 아서 할 테니, 자신은 네이미언 대공을 견제하는데 심혈 을 기울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군대를 움직이는 순간 네이미언 대공이 군대를 움직일 기미를 보인 것이다. 방심을 하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기에 데칸 공 작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렇다고 플리톤 대공님까지 움직이실 줄은 몰랐 는데" 무려 전전대의 인물이 바로 플리톤 대공이다. 상식적으로 그가 움직인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전개인 것이다. 당연히 카빌리어 공작이 움직일 거라 생각한 데칸 공작 이었다. "많이 연로하셔서 힘드실 텐데, 걱정이 앞서는군.” 플리톤 대공은 나이가 너무 많지 않은가? ‘ 전성기의 기량을 발휘할 수 없다면 레닐을 당하기가 쉽 지 않을 것이다. 걱정이 되거는 했지만 더 이상 데칸 공작이 신경 쓸 틈 은 없었다. 설마 칸 밀레이노 3세가 그것도 모르고 플리톤 대공올 보냈을까? 다 자신이 알 수 없는 혜안이 있기에 플리톤 대공을 보 낸 것이리라. "내가 끼어들 문제는 아니겠지.” 간단하게 상황을 정리하는 것이 편했다. 자신의 일에 충실한다면 대계에 한 걸음씩 다가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자신에게 중요한 것은 레닐이 아닌 네이미언 대공을 견 제하는 일이다. "마음 편하게 저쪽 진영으로 움직이는 것이 낫겠군.” 네이미언 대공을 견제하기로 마음먹은 데칸 공작은 지 스트 후작에게 군대를 이끌게 하고는 자신은 네이미언 대 공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자신의 적은 네이미언 대공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되면서. 처음에는 느릿하게 진군했지만 카르미안 왕국군이 보 급소를 습격한다는 소식에 진군 속도를 높인 마이드 제국 군은 빠르게 국경에 도달할수 있었다. 플리톤 대공은 저 멀리 보이는 성을 보고는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너무 늦었군. 처음 여유를 부린 것이 이렇게 작용할 줄이야.” 데칸 공작이 보낸 소식에 의하면 성을 반파시켜 놓고 빠져 나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기에 그 틈을 노리면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말끔히 보수를 해 놓은 것이다. 플리톤 대공으로서는 아쉬을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그것이 딱히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닐 테니.” 성벽을 보수했다고 하나 바뀌는 것은 없다. 대마법진을 급조해 봤자 자신의 마법을 받아 낼 수 없 을 테니 말이다. 강력한 마법으로 성벽을 무너뜨린 뒤 곧장 성을 넘어서 레닐의 목을 벤다. 아주 간단하지만 무자막지한 계획이 수립된 상였다. 군대를 주둔 시킨 플리톤 대공은 우선 천천히 지켜볼 시간을 갖기로 하였다. "마나스캔!” ’ 우선 성벽에 설치된 대마법진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 탐색할 요량으로 마법을 시전학였다. 파아아앗! 그러자 푸른색 막이 플린톤 대공을 중심으로 광범위하 게 퍼져 나가면서 마나의 흐름이 포착되기 시작한다. 성벽에 새겨진 대마법진의 흐름이 느껴지자 플리톤 대 공의 눈이늘어졌다. “제법 단단하게 응축시켜 놓았는데? 카르미안 왕국의 마법사들 수준이 제법이군.” 분명 수준이 제법이기는 하지만 자신을 막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입가에 미소를 지은 플리톤 대공이 앞으로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마법사로서 참전했으니 강력한 한방을 보여 주어야 겠군. 적의 사기를 곤두박질치게 만들고 아군의 사기를 끌어 올리려면.” 앞으로 걸어가는풀리톤 대공의 몸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음?" 레닐과 함께 종군한 다르만은 갑작스레 느껴지는 대규 모 마나 유동을 느끼고는 반응을 하였다. 그의 경지는 대륙 마법사들 중 가장 높은 8서클의 경지. 그런 만큼 마나 유동에 있어서는 무척 예민한 감각을 가졌다. 방금 전 엄청난 양의 마나가 움직이는 걸 느꼈다. 다르만의 표정이 빠르게 굳어 갔다. "대규모 마나유동이 일어났다. 누구지?" 마스터가 이런 마나 유동을 일으킬 수 없다. 그들의 마 나는 체내에 극도로 응축된 모습을 보이니까. 그렇다고 마법사라고 하기에는 느낌이 이상했다. 마법사라면 광범위한 마나의 흐름을 보여야 하는데 응 축된 느낌이 강했던 것이다. 검사라기에도 마법사라기에도 조금 이상한 느낌이 었다. 느낌이 다르기는 했지만 다르만은 방금 전 마나흐름이 마법사의 것이라 생각했다. "단숨에 성 전체를 마나 스캔할 수 있는 경지라면 최소 한 7서클 이상의 경지여야 한다. 예감이 좋지 않군.” 대마법사의 예감이었다.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을 받자 다르만 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려고 할 때, 방금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마나 유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위험하다.” 그 말과 함께 다르만이 단숨에 성벽 위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그는 엄청난 마나위 흐름이 마나의 마법을 만 들어 내는 것을 느꼈다. 허공에 떠오른 플리톤 대공의 신형이 그대로 성벽을 향 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성벽 위에서 마이드 제국군의 동태를 감시하던 병사들 은 허공에서 한 사람이 날아 오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 은 채 바라보았다. "누,누구지?" "마법사다!” 땡땡땡땡! 적군의 마법사리는 것을 알아차린 병사들이 비상종을 울렸다. 그러자 성벽 위로 기사와 마법사들이 등장하기 시작 했다. 그 보습을 보며 플리톤 대공이 웃음을 지었다. “후후후!개미 떼처럼 몰려오는군.” 어차피 플리톤 대공에게 저런 피라미들은 안중에도 없 었다. 강력한 한 방을 보여 주기로 한 이상 제대로 된 것올 준 비할 생각이었다. "재미있겠군. 강력한 한방이라. 그게 좋겠군.” 8서클 최강의 범위 마법인 헬 파이어와 비견 되는 또 다른 마법을 떠올린 플리톤 대공이 캐스팅을 하기 시작 했다. 그러자 성벽 위에 올라온 마법사들이 엄청난 양의 마나 유동을 느끼고서는 마법을 캐스팅하여 풀리톤 대공에게 공격하기 시작했다. 체인 라이트닝. 파이어 버스터 등, 4서클에서 5서클에 해당하는 공격 마법들이 플리톤 대공에게 날아왔다. 하지만 그것들이 플리톤 대공에게 피해를 줄 수 없 었다. 허공에 떠 있는 풀리톤 대공에게 도달하면 힘이 떨어지 게 되고,그의 앞에 반투명한 막이 자리하고 있었기에 그 렇다. 자신에게 날아 오던 십여 개의 마법을 그대로 무효화 된 모습을 보면서 플리톤 대공이 미소를 지었다. “흐흐흐! 짜릿한 한 방을 준비해 주도록 하지.” 플리톤 대공이 준비하고 밌는 마법은 바로 8서클 뇌전 계 마법인 썬더 크래쉬였다. 8서클 최강의 범위 마법이 헬 파이어라면 씬더 크래쉬 는 최강의 대인 마법이다. 다른 사람들은 헬 파이어가 최강의 대인 마법이라 알고 있지만 썬더 크래쉬는 이미 수식이 소실되었기에 알고 있 는 마법사가 드물었다. 치직! 치지직! 강렬한 스파크가 플리톤 대공의 넘실거리면서 어마어 마한 양의 뇌전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의 주변에 서린 뇌전의 힘이 엄청나단 걸. 여긴 마법 사들이 어떻게든 그에게 타격을 주어 캐스팅을 멈추려 하 였지만 그것이 쉽지않았다. 플리톤 대공 앞에 자리하고 있는 반투명한 막을 부수지 못한 것이다. 약 오 분여가 흐르자, 플리톤 대공이 마침내 캐스팅을 끝냈다. 그는 괴이한 미소를 지으며 성벽을 향해 시동어를 외 쳤다. "크흐흐! 성벽을 단번에 무너뜨려라. 썬더 크래쉬! 치직!치지지직! 엄청난 양의 뇌전이 하늘로 솟구쳤다. 썬더 크래쉬는 위에서 아래로 내리치는 마법이다. 하늘 로 솟구친 금빛 뇌전은 그대로 성벽을 향해 내리치기 시 작하였다. 그대로 성벽이 무너지려던 찰나, 돌연 성벽 위로 신영 하나가 불쑥 튀어나오더니 씬더 크래쉬에게 달려드는 것 이아닌가? 그 모습을 보며 플리톤 대공이 비웃었다. "미쳤군.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어. 씬더 크래쉬는 결 코 멈추지 않는다.” 한 사람에게 적중 한다 하여 썬더 크래쉬의 기세를 누 그러뜨릴 수 없다. 지정된 목표를 완벽하게 파괴하는 마법이 바로 썬더 크 래쉬인것이다. 그랬기에 풀리톤 대공의 자신참은 대단하였다그러나 그의 예상은 빗나가기 시작했다. 허공으로 솟구친 인영은 그대로 검을 뽑아 들더니 엄청 난 양의 오러를 뿜어내며 그대로 썬더 크래쉬를 베어 버 리려한것이다. 오러와 썬더 크래쉬가 그대로 충돌하였다. 꽈릉! 꽈르릉! 꽈르르릉! 천둥이 연신 내려치는 듯한 소리와 함께 오러가 충돌하 면서 엄청난 폭발을 연쇄적으로 일으켰다. 푸른색 오러와 금빛 뇌전이 뒤섞이며 폭발하는 광경은 하나의 장관이었다. 더욱더 놀라운 것은 금빛 뇌전의 기세가 한결 약해졌다 는 점이다. 결국 성 위로 착지한 인영은 검을 들며 오러를 뿜어냈 지만 썬더 크래쉬에 그대로 적중되고 말았다. 파직!파지직! "크으........" 썬더 크래쉬에 적중 당한 인영미 괴로운 둣 신음을 흘 렸다. 하지만 쓰러지지는 않았다. 그 모습을 보며 플리톤 대공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설마 썬더 크래쉬를 견더 내다니, 그럼 저 녀석이?" 8서클 마법인 썬더 크래쉬의 기세를 꺾고 몸으로 받 아 낼 수 있는 사람은 카르미안 왕국 진영에서 단 한 명 뿐이다. 칸 밀레이노 3세가 반드시 제거하라고 했던 인물! 마스 터 렌이라 불리는 카르미언스 공작이었다. 아직까지 그 여파가 다 가시지 않았는지 스파크가 일어 나는 가운데 몸을 곧게 핀 레닐이 성벽을 박차고 점프를 하더니 그대로 검을 휘두르는 것이 아닌가? 그의 검에 푸른색 오러가 몽치더니 그대로 플리톤 대공 에게 쏘아졌다. 장거리 공격에 유용한 오러 서클이 시전된 것이다. 플리톤 대공은 그것올 보고는 왼손을 뻗었다. 그러자 마나가 유동하면서 세 겹의 반투명한 막이 생겨 났다. 오러 서클은 그대로 반투명한 막과 충돌하였다. 콰직!콰직!콰지지! 두 개의 막이 깨지고 마지막 막이 깨지다가 오러 서클 이 소멸되었다, 그 모습을 보며 플리톤 대공이 신음을 흘렸다. 그리고는 서서히 지면으로 내려왔다. 레닐도 이미 성 아래로 무사히 착지한 상항이었다. 아래로 내려온 플리톤 대공은 레닐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호오……" 풀리톤 대공의 입에서 흥미가 가득한 소리가 흘러나 왔다. 아직까지 스파크가 일어나고 있었지만 정작 레닐에게 는 큰타격이 없던 것이다. 그가 입고 했는 갑옷이 대단한 방어력을 지닌 대마법 갑옷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법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저런 갑옷을 착용하고 있올 정도라면 준비성이 제법이 란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런 플리론 대공의 모습과 달리 레닐은 딱딱하게 굳은 안색으로 폴리톤 대공에게 입을 열었다. "당신은 누구지?" 레닐과 플리톤 대공이 조우히는 순간이었다. (레드데스티니16권에서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