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독재자 [1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2-19 2094 25 1. 죽음 - 1 2150년 01월 01일 : 제3차 대전 2150년 05월 03일 : 전세계 무정부 채택 2150년 09월 12일 : 새로운 신생국가 생성 2152년 05월 05일 : 기계인간을 이용한 제4차 대전 2160년 12월 04일 : 인조인간 첫 탄생 2172년 11월 28일 : 인조인간 법령 제정 2200년 03월 05일 : 생체관련 DNA 조작 법령 제정 .......... 현재 3000년 1월 1일 일류는 많은 역사를 거치며 지금까지의 생활을 영위해 오고있다. 수많은 발전중에 기계문명의 발달은 인간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다. 특히 21세기의 컴퓨터 발전에 힘입어 가장 큰 발달을 이룬것은 대한민국이다. 그렇다고 대한민국이 사회, 경제, 문화 등과 같은 것들까지 모두 발달한 것이 아니었다. 대한민국은 컴퓨터 기술, 전자기술, 통신기술 등의 전자기술이 특히 발달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대한민국의 무기체제도 상당히 다른 성격을 띠고 있다. 물리적인 특성을 최대한 강력하게 발휘하는 중국, 소련, 미국, 러시아, 일본의 무기와 상당히 다른 성격을 띠고 있다. 대한민국의 무기는 각종 전기적 신호를 사용한 무기를 군에 지급하고 있다. 대한민국 이외에도 이런 무기들을 대량 보유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전자기적인 무기는 인공위성에 의한 강력한 전파차단으로 인해 무기력해 질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발전의 가장 큰 역활을 했던 전자기술 발달은 인공위성의 전파차단에도 어느정도 대항할수 있었기에 계속적인 전자기술의 무기체계를 이룩하였다. .......... 옷은 의사처럼 흰까운을 두르고 머리가 희끗한 노인이 컴퓨터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 뒤에는 평범하게 생기고 추리닝 차림의 소년이 불안한 표정으로 노인을 쳐다보고 있었다. "할아버지 무리하는거 아닐까요?" 할아버지는 나의 말을 듣고 잠시 불안한 표정을 보이더니 다시 원래의 무표정으로 돌아갔다. 뒤의 서있는 나를 지그시 쳐다보시며 말씀하셨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고서는 죽기전에 이것을 완성할 수가 없단다." 나는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컴퓨터 너머에 있는 것을 쳐다보고 있었다. 컴퓨터 너머에는 진공유리관 내부에 어떤 알수없는 생물체가 꿈틀거리고 있다. 생물체가 꿈틀거릴 때마다 컴퓨터에는 생물체의 온갖 정보를 모니터상에 출력하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계속해서 컴퓨터와 컴퓨터 너머에 있는 생물체의 움직임을 유의깊게 살펴보고 계시면서 무엇인가를 계속 체크하셨다. 할아버지의 모습이 나에게 불안감을 알려주고 있는것을 알았는지 말씀을 하시기 시작하셨다. "민철아" 할아버지의 말씀에 나는 얼른 대답했다. "예.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나의 대답을 들으시고 바로 말씀하시지 않고 천천히 말씀하고 계셨다. "이번에는 실험이 완성될까?" 할아버지는 실험의 완성결과를 내게 대답을 원하시는 것이다. 실험에 대해서 내가 잘 모른다는 것을 아시는 할아버지가 그런 질문을 했다는 것에 나는 의아했다. 할아버지의 대답에 나는 할아버지의 기분전환을 위해 힘차게 대답했다. "그럼요! 저번에 잘못된 부분을 이번에 다른방법을 이용해서 하니까 될거에요." 할아버지는 나의 대답을 들으시고 다시 생각에 잠기셨다. 할아버지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도 할아버지의 옛모습을 회상했다. ...... "아버지, 제정신이에요? 인조인간에 대한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있다구요!"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실험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그것은 당연한 것이다. 인조인간 관련법은 오래전 그 폐단으로 인해 금지된 것이다. 영구적인 삶에 대한 인간의 욕구로 인한 인조인간의 모습. 전쟁을 하기위해 전투적인 인조인간의 모습. 신체불구를 없애기 위해 보조적인 인조인간의 모습. 오래전 장애자에게는 인조인간의 허가가 가능했지만, 현재는 신체 복제기술로 인하여 신체와 기계삽입은 불법이다. 25세기 이전에는 기계로 만든 인공 장기가 인간의 삶을 지속시켰지만, 현재는 불필요한 기술이다. 간단히 복제하기만 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아버지의 말류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를 설득하려고 하였다. "애비야, 이것은 몸에 기계를 삽입하고 그런 것이 아니란다."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바로 반박하고 나섰다. "컴퓨터를 사람몸속에 집어넣는다니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에요? 그러면 이곳에서 어떻게 생활할 건가요? 온갖 센서들에 의해 감지되면 이곳에서 어떻게 돌아다니냐구요? 아버지는 미쳤어요." 아버지는 할아버지에게 욕까지 하고 계시다. 사실상 아버지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아버지의 말을 듣고 나도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이곳에서 돌아다니려면 각종 운송기간을 타야만 한다. 25세기 이후부터는 모든 운송수단이 자기장의 발달로 접촉하지 않았다. 일단 바퀴달린 운송수단은 자기장의 발달로 일정높이로 바닥면과 떠 있었으며, 그 속도 또한 5배 가량 증가하였다. 속도에 관련해서는 더 발전을 이루었지만 인간에게 1,000 km/s 이상의 속도는 육체에 무리를 주었기 때문에 물건을 운송할 대는 1,000 km/s의 속도를 내었지만 인간의 운송수단은 그 속도가 현저히 느리다. 운송수단을 이용하려면 운송수단에 탈 때 감지되는 센스로 인해 전신이 스캔되어진다. 이것은 여러가지 방법을 이용하기 때문에 인간의 내부에 불필요한 물체가 있을수가 없게 되었다. 운송수단 이외에도 물건을 사고팔기 위해서 쇼핑센터나 무엇인가를 구입할 때 각종 사기범죄를 방지하기 위하여 인간의 모든 신체를 스캔하기도 했다. 특정 회사나 국가에서 인간의 신체를 스켄하기 때문에 사람의 내부에 컴퓨터를 장착한다는 것은 국가의 허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국가에서는 이것을 금지하고 있다. 예전에는 이런것을 허가했지만 26세기 이후부터 통제불능으로 인해 불법화 되었다. 나는 아버지와 할아버지 즉, 부자지간의 진지한 대화(?)를 지켜보았다. 초등학교 교육을 곧 마친 내게는 두분의 대화가 이해는 갔지만 싸우는 이유를 모른다. 그저 할아버지가 하고싶은 것을 아버지는 왜 말리는지 몰랐다. 그것이 위험했고 또한 불법인 것을 알았다면 나는 아버지를 선택하였을 것이다. 결국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불법실험을 철저히 말리셨고, 할아버지는 어떻게든 연구를 계속해 나가셨다. 내가 중등학교 교육수준을 마쳤을 때 결국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갈라스셨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따로 살기위해 집을 나가셨던 것이다. 그렇다고 가출한 것은 아니고 다른곳으로 이사를 간 것이다. 나의 부모님은 바쁜 회사를 다니셨기에 나는 부모님과 친하지 않았다. 친한 가족을 꼽자면 항상 집에서 연구만을 하시는 할아버지가 더 친숙하였다. 나의 할머니는 내가 태어나기 전에 일찍 돌아가셨기에 나는 할머니 얼굴은 모른다. 부모님이 나가시고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때 나는 너무 기뻤다. 이제 중등교육을 마치고 사춘기 접어든 나에겐 너무나도 커다란 자유이다. 부모님의 간섭도 없었고, 할아버지의 약간의 실험만 도와주면 용돈도 많다. 내가 고등교육을 마칠 때까지 이런 생활이 지속되었다. .......... 이제와 느끼는 것이었지만 내가 그때 생각한 것은 바보같은 생각이었다. 나는 단순히 할아버지가 컴퓨터를 사람몸속에 집어넣는 것을 연구하시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일반컴퓨터가 아닌 생체 컴퓨터 연구였다. 할아버지의 연구는 솔직히 인조인간과 거리가 멀다 하겠다. 생체컴퓨터가 기계가 아니었기에 이 실험이 성공한다 해도 그것을 인조인간이라 부르기에도 좀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연구를 아직도 마땅히 생각하지 않는다. 얼마전에는 이것으로 인해 벌금까지 냈지만 할아버지의 연구가 인조인간 탄생과 상관없었기에 불법연구가 아닌것을 국가에서 인정해 주었기 때문이다. 내가 수많은 생각으로 머리를 갸웃갸웃 하고 있을때 할아버지는 한숨을 내쉬었다. "에휴.. 아까운 것." 나는 할아버지의 한숨소리를 듣고 실험이 또 실패한 것을 알았다. 이번 실험은 생쥐에게 생체컴퓨터를 이식하는 것이다. 생체컴퓨터를 이식해서 생체컴퓨터와 대화를 시도하려고 하는 것이다. 나중에 안 것이었지만 생쥐는 대화를 하는 생물이 아니라 수신호로 대화를 하는 동물이었기에 생체컴퓨터가 현재 할아버지의 컴퓨터와 대화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었다. "할아버지, 뭐가 잘못된 것이에요?" 할아버지는 나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하더니 컴퓨터를 계속해서 쳐다보셨다. "아무래도 나도 모르겠다. 벌써 이게 3년째 이곳에서 진척이 없으니 큰일이다. 생체컴퓨터를 완성시켰지만 이것이 생물과 결합은 되지만 활성화가 되질 않으니 말이다." 할아버지는 잠시 생각하시더니 말씀을 계속 하셨다. "생체컴퓨터가 이식되면 세포가 활성화되어 세포 하나하나가 두뇌의 신호에 따라 마음대로 컴퓨터처럼 수많은 정보를 처리해야 되는데 말이다. 동물로는 무리인가..." 나는 할아버지가 고민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할아버지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가를 알았다. 할아버지의 목표는 인간에게 생체컴퓨터를 이식하여 인간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알고 싶으신 것이다. 만약 인체실험을 할 수 있다면 더욱더 좋겠지만 26세기 이후에 이런 인체실험은 슈퍼컴퓨터에 의해 대신 치루어지고 계산되어져왔다. 이미 할아버지의 실험은 슈퍼컴퓨터에 의해 에뮬레이터 실험을 거쳤지만 슈퍼컴퓨터는 그 결과를 "알수없다"라고 출력할 뿐이었다. 그것은 슈퍼컴퓨터가 멍청해서가 아니고 인체실험 관련한 슈퍼컴퓨터의 기록이 없기 때문이었다. 슈퍼컴퓨터는 수많은 인간육체 데이타가 존재하기에 모두 정확한 결과를 출력하여 현재는 모든 실험결과를 실험을 통해서가 아니라 슈퍼컴퓨터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연구는 슈퍼컴퓨터로도 어쩔수 없이 도움이 안되는 실험이었다. 나는 할아버지의 연구를 위해 나의 의견을 제시했다. "할아버지, 인체실험은 불법이니까 그럼 죽은 시체가지고 하면 안되요?" 할아버지는 나의 말씀을 들으시더니 씨익 웃으셨다. "민철아, 그것은 나도 생각해 본 일이란다. 하지만 그것은 별 소용이 없단다. 생체컴퓨터는 살아있는 생물에게 지배를 받아 생존해가는 컴퓨터이기 때문이란다. 말은 고맙다."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나도 피식 웃었다. 할아버지는 나를 아직도 어린아이로 아시나 보다. 나도 18살인 젊은 청년인데 말이다. 할아버지에겐 내가 영원히 어린애 같을 것 같다. 할아버지는 언젠가 내게 이런말씀을 하셨다. 생체컴퓨터는 인간을 위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동물실험은 하등 도움이 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그렇지만 생체실험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동물실험을 통해서라도 연구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할아버지의 말씀을 이해했다. 그나마 동물실험이라도 할 수 있으니 다행이다. 요즘은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단체도 많이 생겨서 이 실험도 어쩌면 못할지도 모른다. 사실상 슈퍼컴퓨터에 의해 실험 자체가 없어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요즘 나는 고등교육을 마치고 집에서 쉬고 있다. 28세기에는 수면시간에 인간의 뇌에 일정시간의 데이타를 삽입하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고등교육 까지의 교육은 뇌에 공부하지 않고도 집어넣을 수 있다. 하지만 개발된 기술은 실제로 쓰이질 못했다. 왜냐하면 간단한 시계모습의 컴퓨터를 손목에 차고다니면서 그것을 이용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컴퓨터가 최소화 되면서 가지고 다니며 이용하면 될 뿐인데 그것을 일일이 머리속에 집어넣어 알수없는 부작용의 스트레스에 시달릴 필요는 없다. 사실상 정보데이타를 뇌에 삽입하는 기술은 약간의 부작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심각하지는 않았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후에 쌓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는 고등교육까지는 실제로 공부해야했다. 고등교육의 점수가 좋지 않아도 현재는 아무런 불편이 없다. 왜냐하면 누구나 아주 뛰어난 성능의 컴퓨터를 몸에 가지고 다니기 때문이다. 손목에 차고 다니는 컴퓨터, 반지용 컴퓨터, 귀걸이용 컴퓨터 등 수없이 많다. 그중에 가장 이용되는 것이 반지, 시계, 귀걸이용 컴퓨터였다. 나도 시계와 비슷한 컴퓨터를 차고다니고 있다. 나는 할아버지의 연구를 약간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지금도 컴퓨터를 부착하고 다니고 있는데, 무엇하러 인체에 컴퓨터를 삽입하는 생체컴퓨터 기술을 개발하는지 말이다. 29세기의 생체컴퓨터는 소형컴퓨터 반도체칩을 뇌에 집어넣어 뇌와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하지만 이 기술을 개발했을 뿐 실험하는 것은 불법이었기 때문에 이론만으로 개발된 기술이다. 그리고 쓸데없는 기술에 속했다. .......... 내나이 20살이 되던 해 할아버지의 연구는 결국 성공하셨다. 할아버지의 연구가 5년동안 지속된데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연구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할아버지는 연구결과의 성공 이후 할아버지 자신의 좌측팔에 생체컴퓨터를 이식했다. 생체컴퓨터를 이식하면 그 이식된 세포는 뇌와 연결되어 상호 신호를 주고받으면 일시적으로 신체를 통제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수많은 정보의 저장이 가능하며 개인 사용자의 신체적인 결함과 단점으로 스스로 통제하고 고치기도 하였다. 한 예로 할아버지는 생체컴퓨터 이식후 코를 킁킁거리거나 하는 버릇이 없어졌으며. 또한 잠잘 때 무의식적인 팔의 움직임이나 뒤척임도 없다. 아무래도 수면을 할 때 생체컴퓨터가 인간의 수면의 최대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그런것 같다는 것이 할아버지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좋은지 나쁜지 별 관심이 없었다. 나는 현재 이렇게 발전한 과학으로 인해 부족한 것이 없는 시대에 무엇하러 위험할지도 모르는 것을 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저 할아버지가 결국 원하시던 것을 이루어내어 같이 기쁠 뿐이다. 할아버지는 요즘 항상 웃고 사신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생체컴퓨터 이식 이후에 단점은 발견되었다. 하루는 할아버지와 내가 식사를 하는데 할아버지께서 잠깐 멈칫 하시는 것이었다. "할아버지 왜그러세요?" 나는 할아버지가 생체컴퓨터 이식후에 불안해서 항상 할아버지는 지켜보고 있었다. 그래서 너무 불안해서 이렇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아... 아무래도 생체컴퓨터는 내가 이것을 먹으면 몸에 나쁘다고 판단했는지 신호를 보내고 있다. 생체컴퓨터에게 식생활 관련해서 내게 간섭하지 말라고 지금 명령했으니 앞으로는 이런일이 없을거야." 나는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할아버지, 그럼 생체컴퓨터에 할아버지 모든 생활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셋팅해야겠네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계속 할아버지 생활하는데 간섭하려 들테니 말이에요." 할아버지는 나의 말씀을 듣고 고민하시더니 말씀하셨다. "아무래도 그래야 할듯 싶구나. 나도 이점에 대해서는 생각도 못한 일이란다. 이런 단점이 존재하다니 말이야. 좀더 처리능력이 뛰어난 생체컴퓨터를 이식하면 이런 단점이 없으리라 생각한단다." 나는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할아버지의 왼팔에 이식된 컴퓨터는 뛰어나다고 말하기엔 좀 그런 생체컴퓨터이다. 생체컴퓨터는 살아있는 세포로 이루어진 컴퓨터로 세포에 컴퓨터기능을 첨가한 기술이다. 세포에 정보를 담아야하기 때문에 세포가 뛰어나지 않으면 생체컴퓨터는 많은 정보를 담을수가 없다. 하지만 뛰어나지 않은 생체컴퓨터를 이식함으로써 할아버지는 많은 것을 알게되었다고 했다. "민철아, 네게 부탁할 것이 있는데 좀 들어줄래?" 할아버지는 나를 이상한 표정으로 바라보셨다. 할아버지의 이런 표정은 무슨 어려운 부탁을 할 때나 지으시는 표정인 것을 알기에 나는 긴장하였다. 예전에 할아버지가 내게 부탁하는 것을 들어주기 위해 나는 고생한 경우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여러가지 알수없는 물품을 구입하기 위하여 돌아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요즘 시대에는 모든 구입물품이 배달되는 편리한 시대지만 할아버지가 원하시는 물품은 배달이 잘 되지않는 물품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 할아버지의 부탁은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네, 말씀하세요. 생체컴퓨터를 나한테 이식하라는 부탁만 아니면 모든지 들어드릴께요." 할아버지는 나의 말씀을 들으시더니 어의없는 표정을 지으셨다. "그게 말이다. 저 민철아. 그게 그러니까... " 할아버지는 계속해서 말씀을 하지 않으시고 계속 중얼거리셨다. 나는 할아버지를 지켜보며 최악의 모습을 떠올릴 수가 있었다. "할아버지 설마 생체컴퓨터를 나한테 이식하려구요? 난 싫어요. 죽어도 싫어요!" 이것은 당연한 나의 반응이다. 아무리 생체컴퓨터를 이식하면 불편함이 없어진다지만 너무 불결했다. 자신의 몸에 생물체 하나고 들어있다 생각한다면 누구나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 정상이다. 자신의 특정 부위가 다른 생물체가 들어있다고 생각해보라. 얼마나 끔찍한가? 나는 이 극단적인 상황에 대해 할아버지가 난생처음 미울수가 없었다. 솔직히 어려운 심부름 심켰을 때이도 이런 기분이 들었지만 지금은 그런 기분보다 수만배 더 난처할 수밖에 없다. 저 불결한 생물체(?)를 어떻게 죽을때까지 달고 산단 말인가하고 나는 생각했다. "얘야. 내 부탁이다. 내가 산다면 얼마나 살겠니?" 할아버지는 계속해서 나를 설득하려 하셨다. 할아버지가 식사중에 이런 말을 해서 나는 더욱더 징그러운 생각이 들었다. 현재 먹고있던 반찬들이 꿈틀꿈틀 거리며 내 몸속으로 들어올 것만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는 이때만큼 난생처음 부모님이 아닌 할아버지와 살게된 것을 후회했다. .......... "할아버지, 꼭 이렇게 해야해요? 다른 좋은곳도 있잖아요." 나는 할아버지에게 속고 말았다. 나는 할아버지의 부탁을 계속해서 거절했지만 할아버지는 여러 이유를 들며 장점을 나열했다. 사실상 장점이 있기도 했다. 별로 쓸모없어서 그렇지만. 예를들어 사고가 났을경우 모든 육체적 신체를 컴퓨터가 통제할 수도 있고, 기계적 컴퓨터가 아니라 모든 센스나 동작신호에 포착되지도 않으며, 모든 신체기관을 인위적으로 극대화 시킬수가 있다. 여러 기능중에서 내가 가장 마음에 든 것은 센서에 포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즘 시대에는 모든 전자기 물체는 센스에 포착되기 때문에 여러 장소가 기계적 물체인 전자기신호가 첨가된 것을 가지고 들어갈수 없는 곳이 많다. 왜냐하면 인간은 간섭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자신을 촬영할 수도 있으며 이럴 가능성들 때문에 일부 사람은 기계를 싫어하기도 한다. 하지만 생체컴퓨터라면 이런점을 장점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생체컴퓨터의 능력으로 일반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볼수도 있다. 요즘에는 이런 물체들이 많이 선보이긴 하지만 그런 물체들은 전부 센스에 감지된다는 것에 문제점이 있다. 아직 할아버지는 생체컴퓨터의 성공을 특허신청하지 않으셨다. 그 이유인즉 할아버지는 뭔가를 원해서 한 것이 아니고 그저 연구의 성공에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가 나를 설득하기 위한 장점들을 듣고 나는 마음이 동할 수밖에 없다. 이것만 이용한다면 나는 지금과 평범한 생활에서 벗어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에게 나는 생체커퓨터를 이식하는 것을 허락한 다음 이것을 절대 특허신청하지 말라고 조건을 걸었다. 할아버지도 요즘 이런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이 없기도 하기 쓸데없이 이것을 하려고 하는사람이 없다고 생각했기 허락했다. 하지만 할아버지와 이런 계약체결 이후 할아버지는 나에게 가장 좋은 생체컴퓨터를 이식하려고 하셨다. 이점은 나도 너무 기뻤다. 옆에서 할아버지가 생체컴퓨터로 인해 많은 제제를 받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식사 뿐만 아니라 모든 생활 관련해서 생체컴퓨터 스스로 간섭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일일이 할아버지가 생체컴퓨터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점점 없어지고 있었다. 할아버지와 할아버지 왼팔(생체컴퓨터)의 생활이 정상화 되기까지 무려 한 달이 걸렸다. 이제는 할아버지의 생체컴퓨터는 할아버지의 생활에 간섭하지 않았다. 이런 단점으로 인해 나는 할아버지가 최고의 생체컴퓨터를 이식한다기에 그저 기뻤다. 하지만 이런 좋은점에도 불구하고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할아버지는 생체컴퓨터를 나의 심장 뒤쪽에 이식하신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심장의 근처에 생체컴퓨터를 이식할 경우 나중 잘못될 경우 없앨수가 없기 때문이다. 요즘 기술로 인해서 그냥 신체에 생체컴퓨터를 이식하면 그 세포의 강력함 때문에 레이저라도 죽일 수가 없다. 최소한 그 주위 세포들을 같이 떼어내야 한다. 그래서 신체 중요기관에는 강력세포의 이식은 피하는 경우가 많다. 할아버지는 결국 심장뒤에 생체컴퓨터를 이식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내가 그것에 대해 극구 반대했고 싸우기까지 했지만 할아버지에게 지고말았다. 솔직히 생체컴퓨터가 갖는 그 장점이 나는 부러웠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내가 그것을 이용해 나쁜짓을 할 것을 알기도 했다. 사실 이것을 이용해서 나는 여러 적성검사를 통과해 뛰어난 인간이 되고 싶었다. 요즘은 컴퓨터 기술의 발달로 공부해서 그것을 뇌에 집어넣는 것은 29세기 이전의 채택방식이다. 요즘은 컴퓨터의 정보를 얼마나 더 잘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인간의 평가가 내려진다. 아무리 공부를 못하고 기억력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컴퓨터만 잘 이용하면 되는 것이다. 그중에 나는 중하의 활용력을 가졌다. 하지만 생체컴퓨터만 이식된다면 나도 상위권 평가를 받으며 생활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할아버지, 잘 해주셔야 되요." 나는 수술하려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바라보며 눈을 꼭 감았다. 수술은 할아버지가 하는 것이 아니고 컴퓨터가 알아서 하기 때문에 실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요즘은 소형 수술장비가 각 가정에 존재하기 때문에 이식에 별 어려움이 없었다. "걱정하지 말아라. 한숨 푹 쉬고나면 된다." 할아버지는 나에게 안정을 취하는 여러 말씀을 해주셨다. 나는 그런 할아버지의 말씀을 들으며 의식을 잃었다. .......... 제 목: 독재자 [2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2-19 1777 19 1. 죽음 - 2 나에게는 많이 일이 있었다. 1년 동안 할아버지의 연구를 도와 할아버지의 연구를 끝마쳤다. 실험도 사실상 할아버지의 왼팔과 나의 심장뒷편에 자리를 잡았다. 할아버지의 생체컴퓨터는 뛰어난 기능이 많진 않았지만 생활의 편리함을 추구했다. 하지만 나의 생체컴퓨터는 모든 분야에 다양한 실습이 이루어졌다. 운동이 부족한 내게 각 근육의 강화와 다양한 응용력이 생겼다. 또한 생체컴퓨터에 대해 명령내리는 습관이 나도 모르게 생겼다. 현재 나는 나도 모르게 주위 사람들에게 명령내리는 것이 습관화 되었다. 2년 동안에 나도 모르게 속으로 명령내리던 습관이 겉으로 표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이것을 고치려고 수도없이 노력하려다가 할아버지의 충고로 포기했다. 할아버지는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은 다른사람에게 믿음을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결국 할아버지의 충고대로 나는 속으로 생체컴퓨터에게 명령내리던 습관을 겉으로도 표출하기 시작했다. 내 친구들은 나의 이런 모습을 보고 처음엔 놀리더니 나중엔 피하고 있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봐도 나의 이런 모습은 누구나가 싫어할 것이라 생각했다. 지금은 그럭저럭 점점 고쳐지고 있지만 이것이 하루아침에 고쳐지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마음 가는대로 나둘 뿐이었다. 나의 할아버지는 1년동안 연구결과를 끝마치고 할아버지의 왼팔에 있던 생체컴퓨터까지 나의 왼팔에 이식하셨다. 할아버지는 자신이 돌아가실 것을 아시고 그러셨는지는 자세히는 모르겠다. 나중에 나의 왼팔에 이식된 생체컴퓨터로 인해 나는 할아버지의 생명은 1년 전에 끝났던 것을 알았다. 할아버지는 생체컴퓨터인 자신의 평생연구의 정리를 위하여 삶을 사셨던 것이다. 할아버지의 연구가 모두 정리되었을 때 할아버지는 내게 자신의 왼팔에 달린 생체컴퓨터까지 떼어내 내게 이식하고 그후 얼마후 돌아가셨다. 나는 부모님이 돌아가신다 하여도 그때처럼 울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나에게는 버릇이 생겨났다. 바로 할아버지가 생각나거나 힘든일이 있을 때마다 왼팔을 만지는 것이다. 지금 내게는 두 개의 생체컴퓨터가 존재한다. 어떻게 동작하는지는 몰라도 심장에 있는 생체컴퓨터가 알아서 왼팔에 있는 생체컴퓨터까지 통제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심장에 있는 컴퓨터가 통제권이 강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나의 인관관계는 정말 엉망이다. 친하던 친구들은 나를 모두 '독재자'라고 칭송(?)하며 피하고 있다. 친구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하여 노력을 했지만 조금만 성공했을 뿐이다. 이때 노력할 때 내 생체컴퓨터에게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속으로 명령내리던 것을 겉으로 표현할 때도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심장에 있는 생체컴퓨터는 다크로 이름지었고, 왼팔에 있는 생체컴퓨터는 핑크로 이름지었다. 현재의 나의 상태는 모든 정보수집 및 총괄은 다크가 하고 있으며 나의 일반적인 생활은 핑크가 처리하고 있다. 이것은 다크를 통해 알게된 사실이다. 다크의 말로는 서로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가장 에너지효율을 줄이며 컴퓨터의 운영을 극대화 하는 방법을 찾아 운용한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전체적인 총괄은 성능이 뛰어난 다크가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핑크가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리고 다크와 핑크가 많은 운용을 한다해도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지는 않는다. 다크와 핑크는 나의 신체에서 발생하는 체열, 전기적 신호 및 기타 여러가지를 이용해 에너지를 얻어 운용된다. 인간의 몸은 많은 에너지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크와 함께한 인생이 2년이고, 핑크와 함께한 인생이 1년이다. 나는 두 명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인해 대한민국 국민 한사람으로서 행성개발 연구에 참가하는 기회를 얻었다. 순전히 나의 능력(?)으로 인해 이루어진 결과이다. 하지만 부모님은 이런 나의 출세에도 불구하고 기뻐하시지 않았다. 나의 인간관계에 대한 것도 알고 계셨고, 나의 출세가 할아버지의 연구결과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또한 아버지는 원래부터 할아버지와의 안좋은 과거로 인해 현재에는 나까지 싫어하시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아버지가 나를 철저히 싫어하시는 것은 아니지만 그저 보통 아버지의 모습일 뿐이다. 요즘 나의 생활은 행성개발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나는 좀더 전문적인 분야로 행성개발 연구팀에 들어왔기 때문에 주로 전기적 기계만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다크와 핑크가 나를 대신해 원격조정을 하기 때문에 편안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을 따름이다. 행성개발 연구팀의 연구가 끝나면 나는 본격적으로 이 연구팀과 함께 우주로 나가 행성개발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 현재 3002년 1월 1일 행성개발 연구가 끝나고 우리가 속한 팀이 행성의 개발을 위해 우주여행을 해야만 했다. 그중에서 나는 정말 아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행성개발 연구팀에 문제가 있을 때마나 나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모든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이었다. 모두 나의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지만 다크와 핑크에 대해서 아무도 몰랐기에 그것은 모두 나의 능력으로 포함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행성개발 연구팀의 수백명의 사람들 중에서 전자기술 분야에 대해서는 가장 뛰어난 대우를 받았다. 또한 전자기술 분야에 대한 등급이 가장 높았다. 사람마다 자신의 능력이 아닌 컴퓨터를 이용한 연구와 생활이 이루어지므로 등급이 높다 하더라도 모두 다같이 컴퓨터를 이용하기 때문에 상관이 없었다. 그저 나이가 많으면 등급이 높아질 뿐이었다. 응용력이나 활용력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저 무엇인가 고장이 나면 컴퓨터가 고장난 부분을 설명하면 컴퓨터가 말하는데로 시키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등급이 높아야 별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나이대로 등급이 정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나의 등급은 현재 최고위 수준이다. 다크와 핑크의 영향으로 모든 일이 내가 가장 신속히 문제점을 해결하고 처리했기 때문이다. 나는 일부러 왼쪽 손목에 시계형 고급형 컴퓨터를 착용하고 다녔다. 이것은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흐리기 위해서일 뿐이었다. 또한 다크와 핑크를 통해 시계컴퓨터까지의 무선연결을 통해 다른사람들과는 다른 운용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 30세기까지 우주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은 화성을 꼽았다. 지구의 사막과 가장 흡사한 형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화성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태양을 통해 에너지원을 공급받기도 쉬었다. 아무리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다해도 태양열을 통한 에너지 보급이 가장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31세기인 현재에 와서는 수성과 금성이 가장 좋은 행성으로 꼽았다. 현재의 기술력으로 수성과 금성에 열차단을 통해 태양열을 흡수하여 그 에너지원으로 수성과 금성의 내부에 인간이 살수있는 환경을 인위로 생성할 수 있는 기술력이 있기 때문이었다. 예전에는 그런 기술이 많이 개발되지 않았지만 인구의 증가와 화성에 살고있던 사람들의 기술개발이 지금의 기술발전을 만들어 내었다. 우리 행성개발 연구팀은 현재 수성을 향하고 있었다. 수성은 태양계에서 태양과 가장 가깝지만 금성이 예전 연구개발팀에 의해 사람이 살수있는 환경을 조성했기 때문에 수성도 쉽게 바꿀 수 있으리라 생각해서였다. 단지 금성과 다르게 수성은 태양과 너무 가깝기 때문에 1년여 동안 그곳에서 환경을 조성하여 우리 연구개발팀인 수백명이 살면서 직접 느껴봐야했기 때문이다. 지금 나는 함장실에 앉아 있다. 함장실은 각 분야별 최고등급 사람만 들어올 수 있다. 함장실은 총 50여명이 위치하고 있으며 그중에 나는 50번째 의자에 앉아있다. 함장의 의자 앞에는 총10명의 사람이 앉아 우주선을 운용하고 있으며 그 뒤에 나를 포함한 38명은 그저 함장 뒤에 일렬로 놓인 38개의 의자에 앚아 있다. 한마디로 관객석 같았다. 이것은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여 있는 것이다. "5분 뒤에 착륙합니다. 착륙 이후에는 각 분야별로 여러분에게 모든 명령권이 주어집니다. 입체지도!" 함장이 '입체지도'라고 외치자 함장 옆에는 3차원 입체 수성지도가 펼쳐져 있었다. 함장이 그중에 특이한 건물형태를 가리키며 계속해서 말을했다. "이 건물로 들어가셔서 작동을 하면 이 수성에 모든 열차단이 시작되며 에너지원이 공급될 것입니다. 참고로 무슨 문제가 있을 경우 각 분야별 최고위 등급이 명령권을 쥐며 전투관련되지 않는한 더이상 저는 여러분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이것은 우주항법령에 의거한 것입니다." 함장은 아주 딱딱한 말로 여러말들을 주저리 주저리 떠들었다. 특히 나는 함장의 그 지겨운 말들을 듣기 싫었다. 우주선은 모두 지구의 군에서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저런것이 아닌가 싶다. 더욱이 나는 다른사람과 인간관계가 좋지 않은 관계로 별로 편한 마음이 아니다. 나는 동양인이다. 수성에 온 행성개발 연구팀은 각 유럽별 여러 나라에서 왔지만 거의 공통점이 있다. 일단 키가 190에 가깝고 등치도 상당하다. 이것은 유전기술 등 기타 운동기구 개발로 인해 자동 형성된 것이다. 하지만 원래 동양인은 키가 크지 않다. 하지만 그동안 세월이 흐르며 비슷해지긴 했다. 현재 나의 키는 183cm이다. 유럽인과 평균 7cm 차이나지만 별로 심하진 않다. 하지만 우등교육을 거친 사람만 연구개발팀에 오다보니 내 키가 작은키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사소한 문제도 그렇고 대한민국 사람인 내게는 다른사람에게 이상하게 비추어진다는 것이 내 판단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곳은 다른사람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관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 다들 행운을 빕니다." 함장의 마지막 말이 끝나마 각 분야별 최고등급 사람들은 각자 흩어져서 이동하기 시작했다. 함장이 가르킨 곳으로 이동한 후에 할일이 많은 것이다. 오늘 나의 할일은 정말 많다. 수많은 장비들이 함장이 가르킨 곳에 도착하면 모두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 분야가 전자분야인 것을 이렇게 한탄한 적은 없을 것이다. .......... 내가 맡은 분야는 열차단 방어막을 작동시키는 일이다. 열차단 방어막을 생성시키고 그 방어막의 보이지 않는 에너지벽을 통해 태양열을 흡수하여 그 에너지원이 저장되는 상태를 살펴보고 측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일은 전자기술 분야뿐 아니라 다른 분야의 최고등급 연구원들이 나와 함께 살펴보았는데 내가 살펴보기엔 아무 이상이 없었다. 다크가 내게 아무이상이 없다 했으니 아마 이상이 없을 것이다. 나는 이 일을 끝마치고 미 설치된 전자기기들의 설치를 돕고 있다. 현재 연구팀의 운용실적에 따라 각 돈의 지급이 달랐다. 그리고 최고등급일 수록 같은 일을 해도 돈을 많이 받았는데 가만히 앉아있어야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여러가지 돌아다니며 도와야 실적이 쌓이기 때문이다. 나도 실적을 위해 여러가지 기기설치를 도울 수밖에 없었다. 초기상태라 그런지 몰라도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생겨났다. 큰 사건은 없었지만 불편하기 그지없었다. 수백명이나 되는 연구원들이 이러저리 돌아다니며 열심히 작업하는 것을 보면 정신이 없다. "정박사, 이것좀 와서 봐바!" 누군가가 나를 부르고 있다. "예, 갈께요." 나는 대답을 하고 얼른 달려갔다. 목소리 톤으로 보아 급한 일인것 같았다. 도착 하자마자 바로 말을 건넸다. "무슨 일인데요?" 그러자 그 사람은 손가락으로 기계의 뒷편을 보여주었다. 내가 바라보니 정말 여러가지로 문제점이 심각했다. 솔직히 심각했는지 알수가 없다. 기계 뒤에 많은 전선들이 나란히 꼽혀있는데 어느것이 잘못된 것인지 몰랐다. 잠시후에 다크를 통해 문제점을 찾고 왼팔에 있는 시계컴퓨터를 통해 문제점을 음성으로 출력받아 잘못된 점을 수정해주었다. 문제점은 기기의 삽입 전선들이 잘못된 곳에 연결되어 있던 것이다. 나는 현재 다크가 문제점을 발견하고 시계컴퓨터를 통해 문제점을 알게된다. 이것은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다크를 통해 바로 알수도 있지만 이래야 내가 정상인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두들 나를 정상인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직도 다크와 핑크로 인해 혼자 중얼거리는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곳에서는 나의 성격인 명령식 말투가 많이 고쳐졌기 때문이다. 1년 동안의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 2개월 정도가 지나자 모든 것이 정상완료 되었고 안정화되기 시작했다. 그 동안 문제점이 되었던 것이 여러가지 있었지만 분야별로 스스로 다 해결해 나갔다. 이제는 우리가 남은 10개월을 살면서 여러 생활의 문제점을 발견하는 것이다. 행성개발 연구팀이 하는 것이 원래 목적은 행성을 개발하는 것이었으나 지금은 일부 자원분야로 일하는 사람들만 바쁠 뿐이다. 행성을 연구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수성에는 화성보다도 더욱 심한 자전과 공전으로 인해 인간의 육체에 무슨 특정한 질병이나 사건이 있을줄 알았지만 그런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연구팀의 30% 가량이 할 일이 없는 것이다. 특히 나는 더욱 심했다. 그저 취미생활을 영위하고 있을 뿐이다. 취미생활을 하는 동안 나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바로 22살인 내게 꽃다운 여자친구가 생긴 것이다. 여자친구라기 보다는 애인이 낳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우연의 만남이 아니라 거의 필연에 가까운 만남이었다. 행성개발 연구팀에 온 사람들은 300여명 가량이 되지만 모두들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이다. 각 분야별 뛰어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층이 지극히 부족했다. 하지만 연구원의 가족들까지 이곳으로 온 경우가 있기 때문에 많지는 않았다. 내가 만난 여자는 19세로 이제 막 고등교육을 마치고 연구원인 아버지를 따라 이곳에 온 미영이었다. 미영의 아버지는 광물분야에서 일하시는 분으로서 현재 아주 바쁘셨다. 미영의 어머니까지 연구원이었기 때문에 미영은 하루종일 집에서 지낼수가 없다.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지내다가 백수생활 비슷한 나를 보고 친근감을 표현했던 것이다. 미영과의 만남은 주로 공원에서 이루어졌다. 미영은 나를 계속해서 자신과 같이 연구원을 따라온 가족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나중에 내가 긴급호출을 받고 가는 것을 보고 미영은 자신이 착각한 것을 알았다. 내가 긴급호출을 받고 사건을 처리하고 왔을 때 미영은 나를 새롭게 평가했나보다. 이 때부터 미영은 나와 사귀기 시작했다. .......... "아버님, 허락해 주십시요." 나는 미영의 아버지를 쳐다보며 굳은 의지를 얼굴로 표현했다. 하지만 미영의 아버지는 절대로 그럴수 없다는 표정으로 날 대면하셨다. "아버지, 민철오빠가 어때서 그래요?" 옆에 같이 앉아있던 미영이가 나를 도와서 말을 했다. 하지만 미영의 아버지는 그 굳은 표정을 더욱 굳혔을 따름이다. 모두 미영과 내가 사귀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서였다. 미영은 나와 사귄다는 사실을 부모님에게 말씀드렸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미영의 아버님의 거센 반발로 인해 만남조차 거부되어 내가 이렇게 미영의 집까지 찾아온 것이다. "아버님, 왜 안된다는 것입니까? 제가 무엇인가 부족하면 고치도록 해보겠습니다." 솔직히 나는 내 자신이 부족한 것을 몰랐다. 현재의 직업도 상당히 고등직업에 속하기 때문이다. 돈도 많이 받으며 사회적으로 받는 평가도 높았기 때문이다. "미영이는 결혼 할 사람이 있네!" 미영의 아버님은 나에게 미영이의 결혼 할 사람이 있다고 하며 그 상대방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버지! 나는 민철 오빠하고 결혼할 거에요!" 미영이가 아버지를 향해 소리쳤지만 아버지는 끄떡도 하지 않으셨다. 나는 그러는 동안 다크가 보내오는 메시지를 받았다. 다크는 미영의 아버님이 말씀하신 미영과 결혼할 사람에 대해서 조사하여 그것을 나에게 전달해 준 것이었다. 나는 알 수 있었다. 미영의 아버님의 현재 위치는 미영과 결혼할 사람에 의하여 올라온 위치였던 것이다. 또한 미영은 그 사람과 알고는 있었던 것 같았다. 단지 나를 만나서 사랑에 빠진 것 같았다. 나는 약간의 배신감을 느꼈다. '진작 미영이가 말해주었다면 심적으로 대비하고 있었을 텐데...' "아버님, 제발 미영과 저의 결혼을 허락해 주십시요." 나는 미영과 결혼하고 싶었다. 약간의 배신감이야 미영측의 입장이 되면 그럴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아버님과의 오랜 대화에서 결국 지치고 지쳐 결국 임시거처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미영이는 나를 집까지 바래다 주었다. 아무래도 내가 오늘 자신의 아버지와 오랜동안 대화를 하며 지친것을 알았던 것이다. .......... 미영이는 나의 집에 들어와 나를 앉히고 뜨거운 차 한 잔을 만들었다. 그러더니 내 옆에 앉아 나를 살며시 안았다. "미안해요, 민철오빠!" 나는 미영의 말을 듣고 더욱더 슬퍼졌다. 그 동안 여자친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간절하지는 않았다. 더욱이 2년전부터 친구가 없어서 더욱 간절했다. "미영아, 사랑해!" 미영은 나의 말을 듣고 약간 움찔 하더니 나를 더욱더 끌어안았다. "저두요, 오빠." 미영의 말을 듣고 나는 미영의 이마에 키스를 하고 그녀의 잎술에 키스를 하였다. 미영은 나의 키스에 반항하고 않고 같이 키스를 즐겼다. 자주 이런 키스를 했지만 오늘처럼 이상한 기분이 들기에는 처음이었다. 미영의 아버님이 미영과 나와의 결혼 승낙을 하지 않아 내가 더욱 간절해져서 그런가보다. "아..." 미영은 나와 키스를 하며 간혹가다 신음을 내뱉었다. 그런 신음에 내가 더욱 흥분해서 나는 미영과 더욱더 키스에 몰입했다. 미영은 두 팔을 내 등뒤로 돌리고 나를 껴안았다. 나는 나의 손으로 미영의 가슴을 살짝 스치며 만졌다. 미영이 움찔하지 않기에 가슴을 계속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손을 미영의 배꼽에 집어넣어 미영의 상위를 한번에 위로 올려 벗겨내었다. 미영은 얇은 티를 입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미영의 브레지어까지 벗기고 봉긋 솟아오른 가슴에 입을 가져다 대었다. 가슴에 분홍빛 유두를 혀로 애무하자 미영의 허리가 약간 뒤로 휘어졌다. "아..." 그리고 내가 손을 이용해 미영의 바지까지 벗기려고 배꼽 아래에 손을 대자 미영은 깜짝 놀라며 나의 손을 붙잡았다. 미영은 아무래도 거기까지는 안되겠나 싶었나보다. "미영아, 사랑해. 내가 행복하게 해줄께." 미영은 나의 말을 듣더니 약간 웃었다. "미영아, 만약 아버님이 허락하지 않으시면 우리끼리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되잖아. 걱정말아. 내가 아버님 허락 꼭 맡도록 할께. 미영이 아버님도 너의 행복을 허락하실거야." 나는 사실 미영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여러 말들을 했다. 사실상 내 생각에도 미영의 아버님이 허락하기는 상당한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미영은 자신의 아버지가 현재의 연구원까지 되는것이 모두 실력으로 된 것으로 알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미영을 안심시키고, '사랑한다'라는 말을 계속 했다. 그리고 미영을 계속 애무하고 결국 미영의 하위까지 벗겨내었다. 미영의 살결은 매우 부드럽고 하얀 속살을 모두 드러내고 있다. 브레지어와 팬티에 있는 속살은 다른 피부와 색깔의 차이가 있었다. 미영의 모든 옷을 애무하며 벗기고 나도 모두 벗었다. 침대가 아닌 소파에서 하는 행위었기 때문에 약간은 불편했다. 침대로 미영을 옮기고 싶었지만 침대로 갈 때까지 미영의 기분이 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리를 옮기지도 못했다. "미영아, 사랑해!" 나는 미영과의 키스를 잠시 멈추고 말했다. "오빠, 사랑해!" 내 대답에 맞추어 미영도 감았던 눈을 뜨며 나를보며 말했다. 미영과 내가 하나가 되었고 그리고 우리는 소파에서 한 동안 같은일을 했다. 일을 끝내고 미영과 나는 피곤함이 몰려와 그곳에서 바로 잠에 들었다. .......... 나는 아침에 일어나 미영을 깨웠다. 미영은 집에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미영아, 아침이야. 미영아, 일어나!" 나는 조급한 마음에 미영이를 흔들어 깨웠다. "아이, 조금만 더 자구." 미영이는 현재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나보다. 아침에 집에 들어가면 미영이는 어디서 자고왔냐고 부모님의 추궁을 받을 것이 뻔했다. "미영아, 일어나라니까." 미영이는 겨우 내말을 듣고 나를 보더니 자신이 벌거벗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이불을 확 뒤집어 썼다. 아마도 지금까지 졸려워서 상황판단이 안되었나 보다. 미영은 머리를 살짝 내밀더니 말했다. "오빠, 옷좀 집어주세요." 미영이는 매우 수줍은 표정으로 볼을 빨갛게 물들이고 내게 말했다. 나는 미영이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살짝 키스해주고, 여기저기 널려져 있는 미영이의 옷을 찾아주었다. 그리고 미영이가 옷을 입을수 있도록 화장실로 갔다. 미영이는 옷을 갈아 입자마자 나를 찾아와 소란을 피웠다. "오빠, 나 집에 가볼께요. 오빠, 안녕!" 미영이는 빠르게 말을 하고서 신발도 후다닥 신고 바로 뛰쳐나갔다. 아무래도 어떻게든 집으로 일찍 가야만 될 것이기 때문에 그런것이다. 현재시간이면 이제 곧 모두들 일어날 시간이다. 조금 이르긴 하지만 어쩌면 집에 늦게 들어온 것을 방으로 들어가 있으면 얼버무릴수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는 지금 너무 기분이 좋다. 다크와 핑크가 내 신체를 통해 미영의 신체를 스캔하여 미영이 나와의 육체적 관계가 처음인 것을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미영이 직접 이야기 한 것하고는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미영이 설사 나와의 육체적 관계가 처음이었다 할지라도 말로했다면 나는 그것을 100% 믿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크와 핑크의 이야기라면 틀리다. 생체컴퓨터가 잘못된 정보를 줄 가능성은 하늘이 무너지는 경우보다 더 낮기 때문이다. 나는 행복한 기분으로 소파를 깨끗이 청소하고 즐거운 하루를 시작했다. 오늘 하루는 모든 일이 잘 풀릴 것 같았다. .......... 제 목: 독재자 [3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2-21 1665 18 1. 죽음 - 3 오늘 내가 작업할 곳은 특별히 없다. 여러 문제점 있는 사소한 것들을 고쳐나가야 한다. 매일 일이 없다고 해서 항상 일없이 노는 것은 아니다. 오전에는 일주일 동안 방어막이 흡수한 에너지를 측정하여 그동안 측정한 양과 비교 분석하였다. 컴퓨터가 자동으로 처리한 일이지만 그래도 명령을 입력해야 할 일들이다. 일을 하는동안 미영이의 모습이 눈앞에서 아르아른 거려서 나도 모르게 실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수성에 있던 연구원들이 200명밖에 있지 않으므로 모두들 내가 미영이와 나란히 다닌 것을 알기는 한다. 진지하게 사귀는 것을 모를 뿐이다. 솔직한 마음이 이왕이면 미영이 아버님이 연구하시는 광물쪽에서 내가 필요한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 아쉽게도 미영이 아버님의 분야가 나와는 별로 상관이 없어서 아쉬울 뿐이다. 살짝 미영이 아버님의 연구실을 찾았다. '아... 저기서 일하시는구나.' 나는 미영의 아버님이 아주 위험한 곳에서 연구하시는 것을 알았다. 아무래도 직접적으로 광물을 채석하고 그것을 바로 연구해야 하시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또한 광물이 수성에 골고루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분석해야 하므로 더욱더 일이 많으신 것이다. 일반적인 광석이야 컴퓨터의 측정 기기로 자동으로 어떤 광물인지 분석이 되지만 그 기기로는 아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직접 가져와 측정하는게 정확한 것이다. 내가 보기엔 어떤 것이든 정밀하다고 생각하지마 말이다. 미영의 아버님은 외부로 나가는 출입구 근처에서 일하고 계셨다. 그곳은 태양열 방어막의 일부를 해제시키기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왜냐하면 태양과 반대편에 위치한 곳이기 때문이다. 자전하기 때문에 태양열을 직각으로 받으면 태양열 방어막을 작동시킬 수밖에 없다. 전자동이라 크나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안녕하세요." 나는 미영의 아버님에 근처에 가서 꾸벅 인사를 드렸다. "..." 미영의 아버님은 나를 잠깐 보시다니 표정을 굳히시고 묵묵히 하시던 일을 계속 하셨다. 나는 어제 아버님의 모습을 비추어 이것도 다행이라 생각했다. "아버님, 안녕히 계세요." 나는 미영의 아버님에게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앞으로 계속 미영의 아버님 연구하시는 것을 지켜보며 매일 인사를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나의 사랑전선이 이어질 것이고 결혼까지 가능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 벌써 미영의 아버님을 계속해서 찾아뵌지가 100일 가까이 되었다. 아버님은 미영과 나와의 관계를 계속 금지시켰고, 미영과 나는 만날 시간이 줄 수밖에 없다. 또한 미영의 성격상 아버님과 크게 싸울수도 없는 노릇이라 나만 애가 타들어갔다. 미영은 반은 포기한 상태인 것 같았다. 나는 미영이를 만날 때마다 기분전환 시키고 계속 '잘 될거야'라는 말을 밥먹듯이 하며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 했지만 미영과 나의 만남은 계속해서 슬퍼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관계에 이어 몇일 후에는 더 큰 사건이 터졌다. 그것은 바로 미영의 아버님이 미영과 결혼할 것이라는 남자가 왔던 것이다. 그 남자는 군인이다. 내가 보기에도 잘 생겼고, 등치 또한 괜찮았으며 평판도 좋을 듯한 사람이다. 집안도 아주 부자 집안일 것이라 생각했다. 비관적인 생각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내가 너무 한심했다. 지금의 모습도 다크와 핑크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유지하고 있을 따름이니 말이다. 남들은 그렇게 보지 않겠지만 내가 나의 진실을 알기 때문에 더욱 비관적인 생각만 들었다. 미영의 아버님 몰래 미영과 내가 공원에서 데이트를 하고 있을 때 그 남자가 우리앞에 나타났다. "미영씨, 그만 일어나시죠. 아버님이 찾으십니다." 그 남자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미영이만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누구시죠?" 나는 누구일지 짐작은 했지만 미영이에게 말을 거는 그 남자에게 약간 건방진 모습으로 이야기를 했다. 그 남자는 나의 모습을 보더니 피식 웃더니 미영의 팔을 잡아 끄는 것이다. 나는 그 모습에 화가나서 그 남자를 말렸지만 아쉽게도 나는 그 남자보다 힘이 약했다. 그 남자의 힘에 나는 떠밀렸고 넘어졌다. "앗... 민철오빠!" 미영이는 그 남자를 뿌리치더니 내게 달려와 나를 부축했다. 하지만 나는 나의 이런 모습에 정말 회의가 들 뿐이었다. 정말 못난 모습이 따로 없을듯 싶었다. 그 남자는 나와 미영이를 쳐다보더니 화난 모습으로 순신간에 군인 특유의 걸음으로 사라져 버렸다. "오빠, 괜찮아요?" 미영이는 내가 걱정되는지 계속 안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질문했다. "괜찮아, 그냥 넘어졌을 뿐이데. 그런데 그 남자 힘 쎄더라." 내가 그런말을 하자 미영이는 어의가 없는지 나를 쳐다보더니 나의 팔을 꼬집었다. "으이구, 오빠는 좀 운동좀 해요!" 나는 미영이가 꼬집은 팔을 문지르며 나의 근육상태를 보았다. 사실 나는 다크와 핑크의 신체조절로 인해 근육이 발달되어 있었다. 단지 그 남자가 군인이고 또 키가 아주 컸기에 비교상 내가 약해 보일 따름이다. 사실상 나도 아시아인 치고는 키도 크고 근육도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말이다. "알았어, 앞으로 운동 열심히 해서 미영이를 지켜줄께." 나의 말에 미영이는 기쁜지 웃음을 얼굴에 간직한 채 팔짱을 끼고 같이 나의 집으로 갔다. 나는 미영이네 근처에 얼마전부터 갈 수가 없었다. 미영의 아버님이 말한 그 남자가 그곳에 있기도 했지만 미영의 식구들이 나만보면 인상을 쓰기 때문에 자주는 들려도 집앞 근처까진 가지 않았다. 그래서 미영이가 나를 바래다주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었다. "미영아, 잘가. 사랑해! 내일 연락할께!" 내가 집으로 들어가며 미영이에게 소리쳤다. 미영은 나의 말을 듣고 집으로 후다닥 뛰어갔다. 미영이가 집으로 빨리 들어가야 했던 이유는 일찍 귀가하면 그나마 가족에게 잔소리를 적게 듣기 때문이다. 나는 요즘들이 힘들어하는 미영이를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그것이 나로인해 그렇다고 생각하자 더욱 가슴이 아팠다. '미영아...' 마음속으로 나는 미영이를 불렀다. 나는 미영이를 생각하며 오늘도 잠이 들었다. .......... 나는 오늘도 미영이를 생각하며 하루를 즐겁게 지냈다. 아버님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아 그 생각만 하면 슬프지만 미영이는 꼭 나와 결혼할 것이라 생각했다. 단지 미영과 결혼할 것이라는 그 남자만은 생각하고 싶지가 않다. 괜히 그 남자만 보면 내가 움츠러들 뿐이다. 아마도 나의 자격지심일 것이다. 똑같은 사회적 능력이 있다해도 나는 다크와 핑크의 도움으로 이자리에 있는 것이고 그 남자는 집안이 좋다 하더라도 능력으로 그자리에 있을 확률이 높았다. 요즘같은 세상에는 능력이 없으면 집안 도움으로 사회 능력을 인정받는다 해도 자신의 능력이 아니면 더욱 무시당하는 경향이 높다. 나는 집으로 향하면서 오늘은 미영이를 만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늦었을 뿐만 아니라 매일 만나서 아버님의 신경을 거스릴 필요는 없다고 느꼈다. 나도 나 나름대로 미영의 아버님의 허락을 받아내기 위해 계획을 짜고 있다. 주기적으로 아버님과 마주치면 정이 들 것이고 언젠가는 허락을 해주시리라 믿는다. 집 앞에 다가왔을 때 내 뒤쪽으로 다가오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모두 등치가 커다란 사람들이다. 아마도 연구원이 아닌 외부 사람이 왔으리라 생각했다. "누구세요?" 내가 그 사람들을 향해 돌아서며 묻자 그 사람들중에 한 사람이 내게 다가오더니 무엇인가로 내 배를 찔렀다. "읔!" 내가 신음을 뱉으로 손으로 아랫배를 쥐어잡고 허리를 굽혔다. "으으으, 왜...?" 나는 신음을 뱉으며 나의 아랫배를 찌른 사람을 향해 조그만 목소리로 겨우겨우 '왜?'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었다. 내가 고개를 간신히 쳐들며 나를 찌른 남자와 그 뒤에있는 사람들을 살펴보자 모두들 표정이 불쌍하다는 표정이었다. "우리는 그저 돈 받고 일하는 사람들이라네. 쯧쯧." 나를 찌른 사람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탄식을 했다. "왜?" 나는 너무도 왜 내가 이렇게 되어야만 하는지 너무 슬퍼서 '왜?'라는 말만을 되풀이했다. "흠, 어차피 자네가 죽으면 알 사람도 없으니까 알려주겠네." 그 남자는 내가 무엇 때문에 죽는지 알고 죽으라는 식으로 차근차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자네가 정민철 맞지? 미영이와 결혼 승낙을 받으려고 했다고? 미영이란 여자가 누군가와 예전부터 결혼이 정해져있는지 몰랐나? 미영의 아버님이 연구원이 되기까지도 그 남자집안의 도움이 있었지." 그 남자가 하는 말을 듣고 나는 약간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미영이라는 여자와 결혼할 남자가 시켜서 자네를 이렇게 만들었네. 어차피 우리야 돈받고 일하는 것이니까 상관은 없지만 이번일은 좀 찜찜하네. 그나마 당신이 사랑한 여자의 아버님은 모르는 사실이니까 다행으로 알고 있으라구." 나에게 너무나 큰 슬픔이었다. 또한 지금의 아랫배의 고통도 너무 장난이 아니었다. 참을수 없는 고통이 계속 밀려오자 나는 의식을 잃었다. .......... 나는 서서히 의식이 되돌아오고 있음을 느꼈다. '너무 끔찍한 꿈을 꾸었군' 나는 내 스스로 생각을 하며 일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일어날 수가 없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나는 다크와 핑크에게 물었다. 그러자 다크와 핑크는 내게 그간 있었던 일을 순식간에 뇌로 보내왔다. 그제서야 나는 꿈에 겪은 일이 꿈이 아니라 실제 있었던 일이었던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를 만났던 킬러들은 나를 죽이고 나를 탈출용 캡슐에 집어넣고 우주 밖으로 방출한 것이다. 또한 탈출용 캡슐을 우주밖으로 쏘아올리며 모든 추친에너지를 소모하도록 프로그램화 시키고 자체적으로 파괴 프로그램까지 삽입해서 방출한 것이다. 이것은 증거를 없애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생명체에 대한 센서가 광대하게 스캔이 가능하므로 시체를 인위적으로 증발시킨다 해도 인간의 유전적 정보로 인해서 스캔되어지기 때문이다. 우주로 쏘아올리면 증거가 없을 것이다. 또한 캡슐을 찾는 것은 구조신호로 이루어지는데 그 모든것이 파괴되어 있었다. 나는 참 바보다. 이 모든 것은 다크와 핑크로 인해 막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다크와 핑크에게 가장 우선순위의 명령으로 '다크와 핑크의 존재를 숨길 것'을 가장 우선시 하고 그 다음으로 내 생명 보존을 두 번째의 명령으로 셋팅 했던 것이다. 아마도 다크와 핑크는 나를 살리기 위해서 연락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명령으로 그 자신들의 존재를 알릴 수 없으므로 실행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수성에 있는 광범위 센서로 인해 다크와 핑크가 나 이외의 전파기기에게 신호를 보내거나 제어할 경우 그것을 수성에 있는 인공지능 컴퓨터가 모를수가 없을 것이다. 내 생체 컴퓨터인 다크와 핑크도 그와 비슷한 능력을 가진 인공지능 슈퍼컴퓨터급이지만 내가 너무 많은 제약을 걸어 놓았던 것이다. 나는 나의 현재상황을 다크를 통해 계속해서 듣고 있었다. 현재 내가 탄 캡슐은 위험이 닥쳤을 때 탈출용으로 마든 것이다. 탈출용으로 만든 캡슐이라 내부는 세로 3미터 가로 1.5미터의 아주 작은 육면체 구조이다. 또한 모든 연락가능한 통신기기가 모드 존재하지도 않았다. 만약 킬러들이 통신기기를 박살냈더라면 다크를 이용해 고칠수도 있었지만 통신기기, 연료, 산소, 음식 등 탈출에 필요한 기본장비 같은 것들이 존재하지가 않았다. 다크의 계산으로 내가 최대한 버틴다면 15일에서 20일은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인간은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로 그 정도는 버틸 수 있는 것이다. 물이라도 있으면 2개월 까지도 버티겠지만 캡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다고 이곳에서 우주선을 만나기에는 하늘의 별따기이다. 31세기라고 하지만 아직 우주를 마음대로 떠도는 우주선은 없다. 에너지 효율의 최대화를 위해 우주선은 사람과 물건을 싫어나르는 우주선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전투를 위한 우주선은 23세기의 전쟁 이후에는 전투우주선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26세기 이후에는 에너지가 가장 우선하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사람이 살아갈 에너지도 부족한 것이 현실인데 그 에너지를 전투 우주선을 만드는 것에는 비 효율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는 전투우주선의 제작을 금지하자는 협약을 맺었다. 그래서 현재 우주에 다니는 우주선은 모두 가장 최소한의 레이저 무기만을 장착하고 있었다. 그리고 31세기인 현재에도 우주선은 많은 것이 아니다. 그것을 제작하는데 필요한 에너지가 많아서이기 때문이다. 다크의 계산 결과에 의하면 내가 살아날 확률은 '0%'였다. 나는 지금 미영이가 생각나긴 하지만 그렇게 많이 생각나지는 않는다. 내가 죽음의 위기에 봉착하자 미영의 생각보다는 내가 느끼는 죽음의 공포가 더욱 큰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이렇게 이기적인 것이라고 느꼈다. 설사 킬러가 미영과 나를 두고 한 명만 죽인다고 한 다면 나는 미영이를 버리고 살지도 모르리라 생각했다. 지금 느끼는 죽음의 공포는 그런 결정을 내릴 정도로 무서웠다. 이런 공포의 시간을 얼마나 보냈는지 모른다. 다크가 생명에 관련된 많은 정보들을 내 정신으로 직접 보내오고 있지만 나는 계속해서 무시하고 있었다. 공포의 시간은 끝이 없을 것 같았다. 그런 공포의 시간속에 나는 다시 의식을 잃었다. 의식을 잃었다가 찾기를 수십번 아니 수백 번 한 것 같다. 또한 시간도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죽는걸까?' '죽으면 어떻게 될까?' '미영이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왜 나는 죽어야만 했을까?' '미영의 아버님은 미영과 나의 결혼을 반대해야만 했을까?' 온갖 잡스러운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다크는 계속해서 나의 상태를 채크하더니 내 자신이 내가 부르지 않는한 조용히 있으라는 명령을 듣고 있었다.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한 인생의 전반적인 생각들이 뇌를 스쳐간다고 하는데 그것은 정말인 것 같았다. 나의 어릴적 생각들이 계속 떠올랐다. 대부분의 기억들이 할아버지가 연구하는 것을 도와드리는 모습이다. '부모님은 무엇을 하고 계실까?' 부모님의 기억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정말 보고싶다. '미영이는 내가 죽는다는 사실을 알까? 나를 지금 찾고 있을까?' 나는 미영이를 생각해 보았다. 미영이를 생각하자 나를 지금의 이 모습으로 만들어낸 남자가 생각났다. 미영과 결혼할 군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남자는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궁금했다. 아마도 이렇게 나를 이꼴로 만들어 냈으니 자신이 갖고 싶은 것은 그 어떤 방법을 이용해서라도 성취하는 성격일 것이다. 그 악마같은 놈의 성격으로 미영이가 행복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정신이 들었다. 난 지금의 죽음이 너무 억울했다. '살아야겠다! 어떻게든 살아야겠다! 하루라고 더 살고 말테다.' 나는 살고싶다는 의지가 생겼다. 정말 살고 싶었다. 어떻게 되든 살아서 미영이를 다시 한 번 보고 싶었다. '미영아! 보고싶어. 살아서 꼭 돌아갈께.' 나는 미영이를 꼭 보겠다는 다짐을 했다. .......... 제 목: 독재자 [4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2-25 1739 23 1. 죽음 - 4 나는 미영이를 보고 싶다는 생각에 살고싶은 욕망이 생겼다. 정말 다시 한 번 살고싶었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과거를 살펴보면 정말 너무 우유부단했다. 특별히 뭔가를 이룩해 보겠다는 목적도 없었다. 할아버지는 생체컴퓨터를 만들어 사람에게 이식하겠다는 연구목적이 있었지만 나는 그런 의식이 내 인생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남들이 하면 나도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만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미영의 생각으로 꽉 들어찼다. 어떻게든 미영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을 뿐이었다. 미영과 만났을 때부터 내 생활이 즐거웠던 것 같다 아니 즐거웠다. '어떻게든 미영이를 다시 만나야되겠다.' 나는 다크를 통해 나의 상태를 점검해보았다. 수성에서 지금의 탈출캡슐에 탑승되어 강제 탈출된 시간이 65시간이 되어간다. 또한 캡슐에 있던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그 어떤 장비도 없었다. 음식도 없었다. 제일중요한 산소도 몇일이 지나면 없어질 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나의 의식상태가 정상이 아닌 것이다. 이 틀이 지나도록 의식을 몇 번 읽었으니 큰일이다. 앞으로도 의식을 잃을 확률이 높은 것이다. 나는 다크를 통해 의식을 잃지 않을 방법과 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다크는 부정적인 결과를 내게 통보했다. 인간이 그 어떤것도 마시지 않으면 15일을 견디지 못할 것이며 또한 의식도 잃는다고 한다. 그리고 캡슐내에 있는 산소로는 10일 정도밖에 견디지 못한다고 한다.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일까?' 나는 내가 오래 살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만약 캡슐이 아니라 우주선이었다면 내 몸을 머리만 남기고 인조인간으로 개조시킬 수도 있지만 이 캡슐은 그 어떤 장비와 재료도 없으니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나는 인조인간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다가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내 스스로 컴퓨터가 된다면 어떨까?' 31세기인 현재 죽기 직전에 자신 스스로 컴퓨터속에 자신을 디지털 시뮬레이션화 하여 살아가는 사람이 몇몇 존재하기도 한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지만 영생이나 다름이 없었다. 너무 끔찍한 방법이긴 하지만 미영이를 다시 한 번 볼수 있다면 못할것도 없었다. 하지만 다크의 정보가 내게 절대 그럴수 없다고 알려왔다. 캡슐안에 존재하는 컴퓨터로는 캡슐을 통제하는 컴퓨터와 다크밖에 없었다. 다크는 인간인 내게 에너지를 얻어 살아가는 인공지능 컴퓨터이므로 다크에게 내 자신을 디지털화하여 살아갈 수는 없었다. 내가 죽으면 다크가 죽기 때문인 것이다. 그렇다고 캡슐안에 있는 컴퓨터에 나를 디지털화 하기위한 장비가 지금 현재는 구할수도 없는 일이었다. 나는 어떻게든 더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고 있었다. 내자신을 인조인간으로 혹은 디지털화하여 컴퓨터속에 저장되는 생각은 인공지능 컴퓨터도 생각해내지 못한 방법이었다. 이것이 컴퓨터와 인간의 차이점이 아닐까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지 살 수 있을까?' 결국 나는 여러가지 방법을 찾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꼭 살아야 하는 걸까? 그저 조금만 더 오래살면 안될까?' 나는 이제 생명에 대한 집착 보다는 하루를 더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수 있는 방법과 좀더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하늘과 천지차이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바로 다크가 내게 끔찍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인공지능 컴퓨터라 그런지 뭔가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다크의 결론은 이러했다. 먼저 내 자신의 육체중에 왼손 그리고 심장 윗부분만 살리는 것이다. 다크를 이용해 내 육체중에 필요한 부분만 운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의식을 현재와 같이 100% 깨어있지 않고 반 수면상태로 있는다는 생각이다. 이런 다크의 생각에 나는 너무 끔찍한 생각이 들었다. 우주 한 복판에서 외톨이가 되어 반수면상태로 머리와 왼팔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다크의 이 방법이라면 100일 정도는 더 살수 있을거라 결론지었다. 인간의 수면상태에서는 산소를 1/100배 까지 절약할 수 있으며, 수면상태에서의 에너지 소비량은 비수면상태의 1/1000배 같은 차이가 존재한다. 내가 수면이 들면 다크가 나의 산소소비량과 에너지소비량을 제어한다면 나는 깨어있는 상태에서 100일 정도는 살 수 있다고 했다. 나는 하루를 고민했다. 하루를 지내자 입도 바짝 말라오고 여러가지 육체에 대한 고통이 다가오고 있었다. 결국 나는 다크의 방법을 수락할 수 밖에 없다. 결국 나는 다크에게 나의 육체에 대한 제어를 맡겼다. 그리고 나는 반수면 상태로 들어갔다. 서서히 눈을 감았다. 이제 나는 육체는 죽은 상태에서 100일을 반수면 상태로 지내야 한다. 다행인 것은 반수면 상태에서는 의식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 이제 99일이 지나면 나는 죽을 것이다. 다크를 통해 우주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나의 현재 육체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다. 다크가 내 고통에 관련된 신호가 뇌로 가는것을 통제하였기 때문이다. 아마도 나는 심각한 갈증과 배고픔이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느끼지 못한다. 다크의 감지능력을 이용해 우주를 살펴보는 것이다. 나의 육체를 이용할 수 없는대신 다크를 이용하면 가능한 일이었다. 오늘 하루는 다크를 이용해서 우주를 살펴보는 일이었다. 다크는 캡슐 주위의 모습을 3차원으로 만들어 내게 보여주었다. 다크가 나의 의식으로 정보를 보내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다크의 능력으로 100일이나 더 살수 있게되어 나는 다크를 만든 할아버지가 정말 고맙게 느껴졌다. 나는 미영이가 보고싶었다. 미영을 보고 싶어서 이렇게 생명을 연장시키었지만 별로 기대하지는 않는다. 결국 죽을 운명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태양계의 모습은 정말 멋지다.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등등 15세기에 발견된 행성 이외에도 작은 행성이 현재에 이르러 서서히 밝혀진 경우가 있었다. 행성 자체가 관측기구나 레이더로 포착되지 않는 경우도 존재하였다. 나는 하루종일 내내 태양계인 우주모습을 지켜보았다. 하루가 지났다. 이제 98일만이 내 인생의 전부이다. 1년전에 행성개발 연구팀이 되기위해 전자기술 분야에 대한 적합성 여부를 판단시험을 치룬적이 있었다. 다크를 이용해 시험을 치뤘지만 그 시험치루는 내내 가슴이 조마조마함은 지금도 생각이 난다. 다크를 이용하여 시험치는 것을 걸리지는 않을까 불안했다. 지금의 기분이 그때의 기분과 비슷하다고 문듯 느꼈다. 나는 나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다크가 내 모습을 보여주었다. 끔찍해도 이런 끔찍한 모습은 없을 것이다. 내 죽어가는 모습을 본다는 것은 정말 악몽과 다름없었다. 특히 가슴 아래부분으로 몸의 색깔이 변색되어가고 있었다. 다크에게 그것을 질문하자 다크는 관련정보를 내 뇌에 심어주었다. 내 가슴 아랫부분의 피부변색은 내가 좀더 오래살 수 있는 에너지 덩어리인 것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물이다. 그 물을 가슴 아랫부분에서 가져오는 것이다. 아무리 다크가 내 몸을 통제한다고 해도 내 피부표면에서 캡슐내부의 공기로 증발하는 것은 어쩔수 없을 것이다. 그 수분을 충당하자면 가슴아랫부분에서 물을 끌어쓰는 것이다. 또한 심장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가슴아랫부분에게 피를 순환시키지 않아 가슴아랫부분은 부패까지도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부패에 필요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극히 미세하게 진행될 뿐이다. 나는 정말 끔찍한 인간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을 반으로 나누어 아랫부분의 영양분을 윗부분에 공급하여 살아가고 있는 것이니 말이다. 나는 내 모습을 더이상 다크를 통해서도 보지 말아야겠다고 느꼈다. 구역질이 날려해도 육체가 아닌 반수면 상태이므로 그저 생각만이 들뿐이다. 또 하루가 지나 97일이 남았다. 그저 하루하루가 이렇다면 정말 100일이란 것도 오래사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오늘은 내 어릴적 모습과 현재까지의 모습을 떠올려봤다. 많은 모습을 보이는 할아버지와 가장 최근에 사랑에 빠진 미영이 모습이 떠올랐다. 특히 최근의 기억이라서 그런지 미영이가 가장 많이 떠올랐다. 후회되는 일이 있다면 나는 왜 목적없이 그저 우유부단하게 살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더 무엇인가 목적을 가지고 살았다면 설사 죽는일이 생겼다하도 이렇게 비참한 기분이 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제 남은 시간은 96일이다. 나는 점점 외롭기 시작했다. 반수면 상태에서 이렇게 의식이 살아있으니 정말 할일이 없다. 그저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 공포스럽고 괴로울 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는 고통없이 죽을 것이다. 다크를 이용한다면 육체적 고통은 겪지 않으며 죽을 수 있었다. 공포, 괴로움, 슬픔 그리고 흘러간 과거의 회상들의 감정들이 내 마음속을 휘젓고 다녔다. 육체가 느끼는 것들이 없으니 그저 이런 마음만이 있을 뿐이었다. 나는 이런 마음을 회피하길 바랬다. 그저 다크의 도움을 받아 그냥 죽어버릴까도 했지만 어차피 죽을 것 96일은 마저 죽겠다고 생각 뿐이다. 처음에는 사랑하는 미영 그리고 부모님 등을 보고 죽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단 몇일 지나는 사이 또 마음이 바뀌었다. 내가 이렇게 변심이 심한 남자인 것을 이제 알았나 싶었다. 나는 항상 반수면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생각 또 생각 그저 생각하는 것 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처음 결심한 것들이 그저 회의적일 뿐이었다. 다크를 통해 나의 삶이 95일 남았다는 것을 또 느꼈다. '또 하루가 지났구나' 다크가 날짜를 알려줄 때마다 나는 정말 피가 말리는 기분이었다. 아마 지금 내 육체는 말 그대로 피가 마르고 미라처럼 변해가고 있을 것이다. 나는 요즘 느끼는 온갖 감정들 특히 공포감을 잊기 위해서 무엇인가 할일을 찾았다. 할 일이라봐야 생각하는 것 밖에 없었지만 그거라도 해봐야 공포라를 감정을 이길 것 같았다. 내가 공포감을 찾기 위해 찾은 것은 공부였다. 죽기전에 공부한다는 것도 엽기적인 발상이긴 하지만 생각밖에 할 수 없는 내가 할일은 몇가지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다크를 통해 태양계인 우주를 바라보고 있었다. 특히 내가 다크에게 부탁한 사항은 내 모습을 나에게 보내지 말라는 것이었다. 나는 나의 미라같은 현재 모습을 보고싶지 않았다. 다크가 내 뇌에게 보내오는 우주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내가 탑승한 캡슐 주위의 모습을 보며 나는 행성 하나하나에 대한 정보를 공부했다. 18세기에 정립된 태양계의 행성들 이외에도 23세기 이후에 발견된 수많은 작은 행성들의 정보는 상당했다. 태양계의 여러 행성들에 대해 공부하면서 나는 조금이나마 공포의 감정을 이기고 있었다. 태양계의 행성에 대해 공부한 시간도 몇일이 흘렀다. 얼마전까지는 내가 살수있는 시간을 다크로 통해 알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긴 했지만 지금은 그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결과는 죽음인데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공포감을 스스로 만드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앞으로 83일 남았습니다.' 다크는 나에게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짜를 또다시 가르쳐주었다. 뇌파를 통해 직접적으로 전해지는 다크의 신호는 예전에는 신비스러웠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죽음을 같이한다고 생각하니 더욱더 친밀감이 느껴졌다. 다크와 대화를 할 수도 있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다크는 인공지능 컴퓨터라 나와 대화를 하는것은 아주 쉬운 일이지만 감정이 없는 것과 대화를 하는 것에대해 나는 바보같은 생각이라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저 혼자가 아닌것에 만족을 따름이었다. 그것이 설사 살아있지 않은 다크라 할지라도 말이다. 태양계 행성에 대해 공부를 한지도 13일이 흘렀다. 이제는 더이상 궁금한 사항도 없었다. 공부를 하지 않으니 또다시 여러감정들이 나에게 몰려드는 것 같았다. 미영이도 다시 생각나고 공포감도 찾아오고 스트레스라면 스트레스가 아닐수 없었다. 그냥 죽을까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처음 결심한 사항을 어기는 것도 바보같은 생각이었다. 나는 생체컴퓨터인 다크의 수많은 기록중에서 과거에 신비스러운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내겐 너무나 슬픈 일이었다. 특히 행동이 아닌 생각만으로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다크가 31세기 이전의 모든 정보를 찾으면 생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특히 내가 죽음의 공포와 미영이를 잊을 수 있는 정보를 찾으라고 지시했다. 다크는 정보를 찾으며 내게 그 정보를 보내고 있었다. 생각만으로 할 수 있는 수많은 놀이문화가 있기도 했다. 특히 18세기와 22세기에는 인간들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수많은 놀이문화가 있었다. 특히 퀴즈와 같은 문화가 많았다. 다크와 여러 퀴즈를 한 것도 이제는 지쳤다. 15시간을 다크가 내게 퀴즈를 제시하면 내가 그것의 해답을 찾는 것이었다. 더이상은 재미있지도 않았다. 놀이문화 이외에도 여러가지 신비한 정보들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크는 내가 재미있어하는 것들의 리스트를 출력했다. 신비로운 정보로는 초능력이라는 것들도 있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18세기부터 존재해왔던 수많은 초능력들의 정보를 보여주었다. 예전 25세기에 유전자를 이용한 초능력적인 인간을 임의로 만들어 내려고 했던 사건이 있기도 했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유전자관련법은 아주 강하게 적용하고 있었고 그것은 31세기인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수많은 반대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유전적으로 태어나는 초능력이 아닌 인간이 스스로 개발할 수 있는 정신력 분야의 초능력을 살펴보았다. 인간이 공포를 이기기 위한 방법도 존재하기도 했다. 특히 아시아쪽에 정신적인 분야가 많았다. 나는 정신력을 강화시키고 심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정보를 찾아 그것을 수련했다. 중국에서 존재하는 수많은 정신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이 많았다. 대한민국인 우리나라에도 있었지만 나는 체계적인 중국의 정신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을 수련했다. 모두 마음의 수련을 하기 위한 것으로 불교문화 또는 도교문화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수련을 하기 위해선 기록된 정보를 내게 알려줘야 하지만 그것은 대한민국의 언어가 아닌 중국의 언어였기 때문에 다크가 하나하나 해석하는 것을 담당했다. 중국에 등장하는 정신력을 강화시키는 수련을 한가지만을 한 것이 아니었다. 수많은 방법이 존재하였기에 모두 실시하였다. 정신력을 강화시키면 공포감을 잊고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에 아주 열심히 수련하였다. 시간을 흐르는 것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수련하였다. 수련을 하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해당 종교를 믿고 의지해야 정신력이 강화된다는 부분에서는 참 난감함을 느꼈다. 하지만 나는 그 부분을 무시하고 수련했다. 불교관련 수많은 정신력 강화수련들과 도교를 위한 정신수양 서적들이 가장 많았고 희귀한 자연에 관련된 신을 숭배하는 정신수양 방법도 존재했다. 나는 정신력 수양과 관련된 부분만 다크를 통해 해석하고 분석하여 수련하였지 관련 종교는 과감히 무시하고 있었다. 그것이 정신수련에 방해가 되어 수련이 실패한다면 나는 아쉬울 것도 없었다. 죽기전에 공포감을 잊기위한 수련인데 이것을 함으로써 공포감을 잊는다면 그것 역시 이득이었기 때문이었다. 죽음의 공포와 잡생각을 잊기위한 나의 끊임없는 정신수양은 나에게 평온을 주기도 했다. 공포를 잊을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공포감을 스스로 느끼지 않다고 생각했을 때 시간은 상당히 흐른 뒤였다. 내가 수련을 한 시간이 한 달이 흘러갔다. 이제 나의 삶은 50일 남았다. 공포를 잊기위한 정신력 수련을 쌓다가 나는 새로운 것을 발견했다. 인간은 공포와 싸울 때 크나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나는 수련을 통해 나의 초능력을 발견했다. 그것은 다크를 통해 알게되었다. 내가 수련도중 캡슐의 방향을 움직였다는 것이었다. 아주 미세한 움직임이었지만 그것을 다크가 발견하고 내게 알려왔다. 공포를 이겨낸 내게 있어서 죽음을 기다리는 것 외에 할일이 없었다. 하지만 다크를 통해 내가 알게된 알수없는 나의 초능력의 실마리를 풀고 죽고 싶었다. 나는 나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하여 죽기전 남은시간을 이것에 모두 투자하리라 생각했다. 내가 탑승한 탈출용 캡슐이 움직인 시간을 다크를 통해 알아내고 그 시간에 내가 무엇을 생각했는지 나는 고민을 거듭했다. 보름을 가까이 고민한 끝에 나는 내가 알고싶은 호기심을 약간이나마 충족할 수 있었다. 그것은 정신수련 분야중 영혼을 강화시키는 부분에 대해서였다. 수많은 나라의 정신수련을 주로 기라는 것으로 대표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부분 외에도 영혼을 강화시키는 정신수련 분야가 있었는데 그 분야를 수련하다보면 탑출용 캡슐이 약간이나마 움직인다는 것이다. 다크를 통해서 그 움직임을 알 수 있었다. 탈출용 캡슐은 절대 움직일 수가 없었다. 처음 탈출용 캡슐이 수성으로부터 방출된 이후 관성의 법칙에 따라 한쪽 방향으로 영원히 움직여야만 한다. 우주에서의 마찰력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법칙을 깨고 움직였다는 것은 내가 움직이지 않고서는 불가능했다. 그런데 여기서 심각한 것은 나는 다크의 통제로 인해 반수명상태이기 때문에 육체적 움직임은 절대 있을수 없었다. 그저 심장이 약간 움직일 뿐이었다. 심장의 움직임이 캡슐의 움직임에 영향을 줄수 없는 것이다. 나는 정신수련을 더욱더 열심히 하기로 했다. 너무 궁금했던 것이다. 여러가지의 기수련을 내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그것은 아마도 우주이기 때문에 내 주위에 자연의 기가 존재하지 않아서일 거라고 다크가 알려줬다. 하지만 영혼분야의 정신수련은 기수련과 다르게 내게 큰 힘이 되는 것 같았다. 31세기에는 실제로 초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그것은 그 스스로가 원한 것이 아니라 컴퓨터를 통한 인위적인 지식주입에 의한 일시적인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나는 새로운 것을 알게되었다. 내가 만약 살수 있게 된다면 나는 정신수련 분야의 대발견을 발표할 수도 있을 것이었다. 나는 죽기전에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즐거웠지만 더욱더 수련해서 호기심을 충족하고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나의 삶은 40일이 남았다. 40일이 내게 호기심을 채워줄 충분한 시간일지는 나도 모르겠다. 죽음의 공포를 이겨낸 내게 이제는 그 어떤것도 상관할 것이 없었지만 영혼수련중에 간간히 미영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일단미영의 생각보다는 호기심 충족이 우선이었다. 시간은 무척 빠르게 흐르는 것을 요즘 새삼 느꼈다. 삶이 100일 가까이 남았을 때는 그냥 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은 하루하루가 너무 귀했다. 이제는 내가 스스로 캡슐의 방향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도 있었다. 만약 이곳이 우주가 아니었다면 나는 초능력자로 구분되었을 것이다. 초능력자 중에서도 특히 염력 부분을 행하는 것이었다. 요즘은 캡슐을 이리저리 방향을 움직이는 것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얼마 살지못할 목숨이었지만 반수면 상태에서 내가 외부에 어떤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정말 기뿐 일이었다. 처음에는 탈출용 캡슐을 수성의 방향으로 돌린후 조금씩 힘을 주어 돌아가려고 했지만 이미 지금까지 왔던 거리로 인해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나는 계속해서 영혼수련을 열심히 했다. 외부에 내가 무엇인가를 할수 있는 기쁨에 젖어 흘러가는 시간도 잊을수 있었다. 이제 내가 살아가야 할 날짜가 10일 남아있었다.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간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이제 영혼수련으로 인해 나의 염력은 알수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캡슐의 속도도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을 정도였다. 아마도 현재 나의 능력으로는 90여일을 수성에서 상당한 속도로 우주밖으로 방출되어 지금까지 왔지만 되돌아간다면 못할 것도 없었다. 단지 현재의 몸상태로 수성에 도착한다면 과연 누가 나를 되살릴 것인가가 의문이었다. 현재 나의 상태를 누군가가 본다면 죽음으로 단정지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하루전인 어제 다크를 통해 내 몸을 확인했다. 하반신은 마른 나무가지처럼 말리 비틀어져 있었다. 상반신에게 영양분을 모두 빨려들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상반신도 피부빛이 바랠정도로 안좋았지만 거의 끔찍한 모습이었다. 예전 과거의 영화를 본다면 좀비나 방금 시체가 일어난 모습이었다. 반수면 상태의 현재의 내모습을 보고난 후 나는 기절할 뻔했다. 만약 정신수련을 쌓지 않았다면 나는 놀라서 죽을 것이었다. 정신수련을 쌓았다는 것이 이렇게 내게 도움이 될지는 몰랐다. 죽음을 당연히 받아들이기 위해서 했던 수련이 진정으로 도움을 주고 있었다. 나는 남은 10일도 정신수련을 쌓는 것에 보냈다. 영혼수련도 마음껏 했다. 정신수련을 하면 순간이동이 가능하다는 기록이 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실시할 수 없었다. 실패하면 바로죽음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남은 10일을 아낌없이 보내다 죽고 싶었다. 수련에 수련을 하며 9일을 보냈다. 이제 나의 삶은 하루가 남았다. 나는 그동안 생가해왔던 것을 다시또 생각해보았다. 그저 나의 과거를 돌이켜보고 아마도 이것이 나의 마지막 회상일 것이라 느꼈다. 그동안 만나왔던 사람들과 미영의 모습 그리고 멋지게 펼쳐진 우주의 모습들이 내 가슴을 휘젓고 다녔다. 이렇게 평안한 느낌을 가져본적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행복한 느낌으로 오랜동안 있으며 그동안 내가 공포속에서 수련한 정신수련이 한 단계 발전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시험삼아서 캡슐을 내 임의대로 움직여보았다. 다크의 측정으로 정확히 900km 가까이 캡슐을 움직이기도 했다. 정말 엄청난 나의 염력이 아닐 수 없었다. 이렇게 뛰어난 정신수련으로 얻어진 염력이 내겐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이제 육체가 서서히 문제가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크를 통해 이제 심장이 버텨내지 못함을 스스로 알고 있었다. 지금 내가 살아있는 육체는 머리와 심장 그리고 왼팔 뿐이었다. 그 외의 육체는 모두 죽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했다. 심장도 이제는 거의 죽음에 다다르고 있었다. 아마 심장이 죽는다해도 뇌는 10여분 가까이 움직일 것이다. 하루 남은 삶은 그런대로 행복했다. 정신수련이 좀더 진보해서인지 아니면 죽음에 임박해서 그런지는 나도 모르겠다. 우주의 수많은 별들의 모습은 참 아름다웠다. 나는 죽기직전에 정신수련으로 얻어진 것들을 끝내 실험하고 싶었다. 염력은 이제 나의 손발이나 다름없이 움직였지만 몇개 실습하지 못한 것도 있었다. 남의 생각을 읽어내는 독심술, 다른사람의 육체를 제압하는 제압술, 육체는 그대로 둔채 영혼이 밖으로 떠도는 유체이탈 등 수많은 정신수련을 하지 못한 것이었다. 이제 몇시간도 채 남지않은 나의 생명을 느끼며 염력으로 나의 캡슐을 가장 최대의 빠르기로 진행시켰다. 캡슐의 속도는 거의 마하의 속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마하의 속도는 오래전부터 비행기나 미사일 등의 고속물체를 음속의 단위로 측정한 값으로 비행물체가 최소한으로 가져야할 속도였다. 캡슐은 나의 염력으로 인해 마하의 속도를 돌파하고 있었다. 나는 다크가 측정하는 캡슐의 속도를 애써 들으려하지 않았다. 나는 그저 죽기 직전에 나의 정신수련으로 쌓은 능력을 발휘하고 죽고 싶었다. 잔상을 남기며 엄청난 속도로 비행하는 캡슐속에 있는 나는 유체이탈을 시도했다. 그러자 나는 엄청난 속도로 흘러가는 나의 육체로부터 벗어났다. 캡슐속에 있는 나의 아주 끔찍한 모습을 나는 내려다보았다. 유체이탈이 성공한 것이었다. 나는 이 느낌을 몸으로 느꼈다. 영혼의 모습으로 이렇게 존재하는 것이 이렇게 힘든줄 몰랐다. 정신수련을 통해 영혼이 강화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영혼의 힘인 영혼력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나는 유체이탈을 통해서 나의 끔찍한 육체모습을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왠지 끔찍한 시체모습이 가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를 보고 불쌍하다고 느끼니 참 아이러니한 모습이라 스스로 느꼈다. 그렇게 지켜보며 나는 나의시체에서 이상한 부분을 바라볼 수 있었다. 현재 나는 유체이탈을 한 영혼이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바라볼 수도있었다. 이상한 부분은 바로 나의 끔찍한 육체의 심장과 왼팔이었다. 시간이 흐르자 나는 육체의 심장부근에서 뿌연 연기와 같은 모습의 무엇인가가 빠져나와 바로 나의 심장으로 스며드는 것을 느꼈다. 또한 육체의 왼팔에 있는 무엇인가가 나의 영혼의 왼팔에 스며드는 것을 바라보았다. 육체에서 두개의 무엇인가가 나의 심장과 나의 왼팔에 스며드는 그 짧은 순간 나는 어지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나의 기억속으로 다크의 정보가 내게 들어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몰라도 다크와 핑크가 나의 영혼에 포함되기 시작했다. 나는 깜짝 놀랬다. '다크와 핑크는 기계인 컴퓨터인데 어떻게 영혼이 될 수 있었을까?' '다크와 핑크는 살아있는 것일까?' 나는 짧은시간 동안 수많은 의문을 가졌다. 다크와 핑크가 살아있는 세포이긴 해도 원래의 이론은 기계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세포가 단지 컴퓨터와 같은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생체컴퓨터이기 때문이다. 나는 수많은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이런 나의 고민에 대한 궁금중은 다크와 핑크에 의해 풀어질 수 있었다. 그것은 다크와 핑크가 나의 정신수련으로 인해 영혼력을 가졌던 것이었다. 현재 다크와 핑크는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그것은 생체컴퓨터인 다크와 핑크가 나의 영혼력으로 인해 영혼화 되었고 그 영혼력이 내게 흡수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나의 영혼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화되었다. 다크와 핑크의 영혼력이 내게 흡수되자 나는 다크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정보를 가질 수 있었다. 또한 핑크가 가지고 있던 능력까지 흡수되었다. 31세기에 살면서 인간은 그 직접적인 수많은 정보들을 무시하며 살고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31세기에 존재하는 수많은 정보들인 다크가 가지고 있던 정보들이 내게는 너무나 생생하게 보여지고 있었다. 그것이 꼭 내 삶의 한 부분처럼 느껴졌다. 나는 내가 죽기전에 이런경험을 한다는 것에 너무 기뻤다. 나는 이것이 슈퍼인간이 아닐까 생각했다. 28세기에는 일부 엘리트들이 유전자 조작을 통해 다음세대에는 뛰어난 인간만이 태어나게 하자는 의견도 존재했었지만 인권관련 수많은 법규사항에 위배되어 실시하지 못했다. 그것은 31세기인 지금에 와서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때 유전자조작으로도 무시하는 슈퍼인간이 아닌가 싶다. 인간이 처리하는 능력의 수천 수만배인 생체컴퓨터의 처리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이 임의로 가질수 없다는 초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최소한 나는 지금의 상태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자화자찬이 될 수 있을수 있지만 이렇게 뛰어난 능력을 가진뒤 죽음을 맞이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나는 다크와 핑크를 흡수한 영혼의 상태에서 다시 육체로 돌아갔다. 끔찍한 육체이지만 최소한 영혼은 자신의 육체에서 죽는다는 것이 편안함을 느낄수 있을것 같아서였다. 나는 육체로 복귀한 후에 다크와 핑크가 통제하던 육체를 내 스스로 통제하기 시작했다. 다크와 핑크가 내게 흡수되었기에 내가 대신 해야했기 때문이다. 다크와 핑크의 능력이 이제는 내가 할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나는 몇시간도 버티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내가 살아야 할 시간은 한 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 나는 심장을 계속 뛰게하면서 내가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능력으로 캡슐을 최고의 속도로 우주를 비행하게 하였다. 마하의 속도라 가던 캡슐은 이제 마하보다 수천 수만배의 속도를 내고 있었다. 캡슐이 서서히 견뎌내지 못하고 부서지는 것을 나는 나의 영혼력으로 보호막을 두르기 시작했다. 영혼력으로 보호막을 두른 캡슐은 마하보다 수천 수만배의 속도내는 것을 보호해 주었다. 나는 내가 살아가야 할 시간이 몇분도 채 남지않을 때에 바로 앞에 다가오는 행성을 바로볼 수 있었다. 생체컴퓨터의 능력을 가진 나이기에 바라보는 행성이 내가 향하는 진로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현재 나의 영혼력으로는 그 행성을 피해 갈 수도 있었지만 이제 나의 삶은 몇분도 채 남지 않았기에 그렇게 하지 않았다.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행성에 존재할지도 모를 생명체를 생각하며 행성과 부딪쳐 죽기전에 바로 소멸할 생각으로 내가 견뎌내지 못할 영혼력을 현재의 캡슐보호막과 속도를 올리는데 집중했다. 현재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행성을 향해 캡슐이 나아갔지만 캡슐은 부서지지 않았다. 내가 나도 모르게 캡슐에 보호막에도 영혼력을 부여한 것이었다. 행성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 나는 문득 걱정이 되었다. 나는 어차피 죽지만 행성과 캡슐이 마주치면 행성이 파괴되는 경우도 있을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행성의 대기권이 통과되기 직전 모든 영혼력을 캡슐의 속도에 부여하였고 캡슐의 보호막을 해제하였다. 또한 육체의 통제권에 부여된 능력도 모두 풀어버렸다. 보호막이 없는 캡슐은 대기권을 통과하자마자 행성과 충돌하기 직전 소멸하여 없어져버렸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행성에 있던 그 어떤 생명체도 이런일이 있었는지 알수 없었다. 그것은 캡슐의 속도가 마하의 수천 수만배에 이르며 또한 절대 측정할 수 없는 짧은 시간에 모든것이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다. 행성에 충돌하기 직전 캡슐은 당연히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소멸하였으며 내 육체까지도 곧바로 소멸하여 버렸다. 하지만 나는 육체가 죽자 바로 영혼력으로 변해버렸다. 하지만 육체가 없는 영혼은 영혼력이 다하면 바로 죽어버린다. 나는 캡슐에 내가 가했던 속도로 인해 나의 영혼력은 행성의 대지를 뚫고 행성의 핵과같은 중심부와 충돌하고 말았다. 그렇게 나는 행복한 죽음을 맞이했다. .......... 제 목: 독재자 [5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2-25 1779 24 2. 드워프 마을 - 1 '어떻게 내가 고통을 느끼고 있을까? 나는 죽었을 텐데.' 나는 지금 엄청난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나의 육체는 행성의 대지와 만나기 전에 영혼력으로 보호되지 않은 캡슐과 함께 소멸되었던 것을 기억했다. 영혼력이 행성과 충돌하는 것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지금 기억하는 것도 정신수련으로 인해 영혼력이 느낀 것을 기억하는 것이었다. '으앗! 이거 너무 아프잖아. 도대체 내가 왜 고통을 느끼는 것이지?' 나는 너무나 큰 고통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도저히 참지못할 고통이 이어져왔다. 고통이 계속 느껴지자 나는 한 순간 평온해졌다. 우주에서 공포를 벗어나기 위한 정신수련을 해왔는데, 이런 알수없는 고통도 벗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공포도 영혼력을 이용하여 이겨냈는데 이까짓 고통쯤이야.' 나는 영혼력을 이용하여 고통을 느끼지 않으려고 했다. 어느정도 효과가 있긴 했지만 모든 고통이 느껴지지 않은것은 아니었다.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자 나는 일정하게 영혼력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일단 현재의 상황이 어떤 것인지를 느껴야 했다. '영혼력으로 내 영혼이 머물고 있는 곳의 환경을 파악해야 되겠군.' 나는 고통의 제어에 힘쓰는 영혼력을 일부분 떼어내 주변환경을 느끼는 곳에 써버렸다. 고통을 차단하던 영혼력이 일부분 사라지자 나는 더욱더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떼어낸 영혼력이 현재 내가 머물고 있는 영혼의 위치에서 주변 10m 가량의 환경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니 내 어릴적 모습이 왜 보이는 것이지?' 영혼력으로 살펴본 결과 어느 작은 침대에 나의 어릴적 모습을 한 아이가 잠들어 있었다. 나는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생물체라고 판단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럼 나의 영혼이 내 어릴적 모습으로 잠든 아이에게 머물러 있는 것인가?' 아이는 대략 10세 가량의 아이로 편안한 모습으로 잠을 자고 있었다. 또한 침대를 제외한 주변환경을 살펴보자 이상한 것을 발견하였다. 일단 침대가 아이의 침대로 작은 것은 이해가 갔으나 침대가 있는 집의 천장이 낮다는 것이었다. 작은 생물체가 살기에는 좋은 집인 것인 맞지만 이상한 것이었다. 이렇게 침대와 단순한 가구가 있다는 것은 이성이 있는 생물체가 사는 곳이라 판단되기 때문이다. 단순한 가구라야 작은 탁자와 침대 그리고 벽에걸린 알수없는 쇠뭉치들이 있었다. 현재의 모습은 예전에 중등교육을 받을 때 17세기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구조였다. '그런데 내 영혼은 살아있는데 내 영혼력이 왜이렇게 줄어들었지?' 나의 영혼력은 우주에서 2미터의 구조물인 캡슐을 마하속도는 간단하게 움직일 수 있는 힘인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겨우 고통을 참기위하기에도 부족한 힘인 것이다. 나는 영혼력으로 아이를 더욱 자세히 살펴보았다. 아이는 너무나도 나의 어릴적 모습과 비슷했다. '내 영혼이 왜 나의 어릴적 모습인 아이에 들어와 있을까?' 나는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나의 젊을적 모습을 한 아이에게 내 영혼이 들아와 있고 고통을 느끼며 육체를 움직일 수 없었다. 보통 영혼이 생물체에 있다면 그 영혼은 해당 생물을 제어하는게 정상이지만 나는 현재 나의 육체를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마도 영혼력이 강하여 영혼만 깨어났을 것이라 짐작하였다. 현재 나의 상황을 여러가지로 분석하는 도중에 나는 누군가가 내가 살펴보는 10m 범위안에 침입하는 것을 느꼈다.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다. 현재의 영혼력으로 나를 보호하려면 나 자신을 영혼력으로 보호막을 둘러야 하겠지만 지금의 영혼력을 보호막을 친다면 나는 엄청난 고통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현재 내가 머물고 있는 집으로 들어오는 침입자를 살펴보았다. 내가 머물고 있는 곳에 침입한 침입자는 키가 125cm 정도였으며 다부진 체격을 가지고 있었다. 턱에는 긴 턱수염이 있었고 피부는 갈색이었다. 머리카락도 피부와 비슷한 색이었으며 얼굴은 인간과 비슷한 형태를 취했다. 어찌 살펴보면 어린아이가 큰 병에걸려 크지 못해서 어린아이가 늙은 형태의 모습이었다. 생체컴퓨터인 다크와 핑크가 영혼력으로 변하여 나의 영혼력과 합쳐진 내가 저런 모습의 생물체를 모른다는 사실은 이곳이 태양계가 아닌 것을 뜻했다. 태양계에 저런 모습을 한 생명체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침입자는 어린모습을 한 나의 곁으로 오더니 알수 없는 말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 .......... ..... ..... ....... " 침입자는 나의 영혼이 있는 어릴적 내 모습을 한 나를 바라보며 계속 말하기 시작했다. 내가 생각하기에 침입자는 이곳이 집인 것 같았다. 나는 처음보는 모습을 한 생물체를 그냥 이종족이라 생각했다. 이종족은 아기모습의 나를 바라보며 중얼거리다가 다시 밖으로 나가버렸다. 나는 모든 것이 궁금했다.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해야할까? 지금의 영혼력으로는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다. 힘을 되찾아야겠다.' 내가 현재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선 힘이 필요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정신수련이었다. 정신수련을 통해 죽기전의 영혼력을 복구하려는 것이었다. 영혼력만 복귀한다면 여러 방법을 통해 현재 상황을 알수 있었다. '일단 고통을 느끼지 않아야 정신수련이 도움이 될테니 고통부터 느끼지 않도록 해야겠다.' 나는 일단 주변환경을 살펴보는 작은 영혼력까지 동원하여 고통을 참는데 투자하였다. 그래서 내가 외부를 살펴볼 수 있는 영역은 10m에서 2m 가량으로 줄어들었다. 대부분의 모든 영혼력을 고통을 참는데 쏟아붇자 어느정도 고통이 적게 느껴졌다. 그리고 계속해서 정신수련을 하기 시작했다. 만약 육체만 있었다면 영혼을 수련하는 것만 아니라 우주에서는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기라는 것도 수련하고 싶었지만 이상하게도 현재의 어린아이 육체는 내 몸이 아닌 것 같았다. " ..... ...... ....... ..... " 내가 정신수련을 하는동안 이종족이 다시 돌아와 무슨 말을 하더니 내게 알수없는 것을 먹였다. 젖병같이 생긴 것을 내 입으로 흘려넣어 주었다. 현재 나의 영혼이 들어있는 육체는 이종족이 흘려주는 액체를 먹고 살아있는 것 같았다. 이종족이 흘려주는 액체가 없어지자 다시 밖으로 없어졌다. 나의 하루는 이종족을 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이종족은 내가 배설한 대변과 소변을 씻겨주고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혀 주었다. 옷은 역사책에서나 볼수 있었던 실을 이용하여 제작된 것이었다. 현재의 상황으로 미루어보아 이들은 내가살던 곳의 18세기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예전에 벽에 걸어놓았던 쇠뭉치도 새로 살펴보니 공구로 판단되었다. 수많은 역사기록을 대입하며 현재 상황을 살펴보자 서서히 현재의 상황이 판단되었다. 이들은 인간이 아니며 또한 인간의 18세기의 과학문명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도 이들이 1,000천년을 더 지난다면 인간과 비슷한 문화를 가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종족은 아기다루듯이 나를 다루었다. 10살 모습을 한 나는 그저 아무것도 할수 없이 영혼만 존재하기 때문에 생체적인 것을 통제할 수 없었다. 이것이 내 육체였다면 대소변 정도는 제어할 수 있겠지만 내 영혼이 육체를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나의 10살 모습을 한 아기는 그저 먹고 대소변을 하며 숨만 쉬어 살아갈 뿐이었다. 이종족과의 생활이 1개월 정도 흐르자 나는 이종족의 언어를 모두 습득하였다. 이종족이 매일 하는 언어를 기억하고 그것을 연구하였다. 그것은 내가 생체컴퓨터의 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31세기의 컴퓨터 능력으로 언어연구 정도는 간단한 계산처리였다. "인간 아기야. 왜 깨어나지 않는거니?" 나는 이종족이 나를 '인간'으로 부르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마도 내 모습이 '인간'의 종족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이곳에 나처럼 생긴 이종족이 있다고 판단되자 나는 무척 궁금하였다. 한 달 동안 나는 예전의 모든 영혼력을 회복했다. 현재는 복구돈 영혼력으로 주변 1km만 살펴보았다. 이곳은 상당히 우거진 숲이었으며 이종족의 모습을 한 가구가 100가구 존재하였다. 또한 이들은 계속해서 광석을 이용하여 역사책에서나 볼수 있었던 도구를 만들어 내었다. 그런데 깜짝 놀란 사실은 이들이 만들어 내는 도구는 상당히 고급화된 광석분류 기술이었다. 생활의 문화와는 상당히 차이나는 발전된 기술이 아닐 수 없었다. 예전에 80%를 고통에 투자하여 고통을 잊었지만 지금은 영혼력이 회복되어 1% 가량의 영혼력으로도 고통을 극복할 수 있었다. '영혼력이 회복되었으니 나는 먼저 여기가 어딘지 살펴보아야겠다.' 나는 영혼력을 통하여 행성의 연구에 들어갔다. 영혼력을 이용하여 주변의 모든 물체에 대한 성분분석을 하였다. 나무, 흙, 공기 등 자연의 모든 물체를 특히 더욱더 분석하였다. 또한 유체이탈을 통해 영혼을 지상 2km까지 상승하여 살펴보기도 했다. 수많은 분석의 결과 나는 이곳이 내가 죽은 곳이 아님을 알았다. 내가 죽은 행성은 태양계의 외곽지역에 존재하는 행성이었으며 또한 나는 내가죽을 때 내가 죽은 행성을 모두 기록으로 가지고 있었다. 생체컴퓨터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나이기에 내가 죽은 행성의 기록에 대한 것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었다. 내가 죽은 행성의 기체상태의 성분정보, 행성의 크기와 공전 및 자전 정보, 생물체 정보 등 수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기에 이곳이 내가 죽은 곳이 아님을 판단했다. 또한 영혼력을 이용하여 나의 어릴적 모습을 한 육체의 DNA를 살펴본 결과 이것은 나와 똑같은 유전자 정보를 갖고 있음도 알게 되었다. 한 달 기간동안 이종족은 나를 아기 키우듯이 키우며 중얼거린 말들도 내 생황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아기야. 너는 내가 숲에서 주워 왔단다. 어떻게 살아 있었는지 궁금하단다." 이종족의 말을 생각하며 나는 모든 것을 결론지었다. 현재의 나는 행성과 충돌후에 영혼력이 무슨 알수없는 일로 인해 소멸되지 않고 새로운 육체를 재구성하여 현재의 행성에 존재했던 것이다. 현재의 행성으로는 어떻게 왔는지 밝혀내지 못했지만 꼭 밝혀내리라 다짐했다. 우주로 나가서 행성정보만 습득한다면 내가 속한 곳이 어느 태양계인지 알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곳 과학기술을 살펴본 결과 그것은 불가능한 것이라 판단하였다. '요즘들어 점점 고통이 줄어들고 있네.' 나는 요즘들어 고통이 줄고 있음을 느꼈다. 고통이 줄고 있으니 나는 기뿐 일이었다. 크나큰 변화는 아니었지만 현재의 상황에서 변화는 좋은 것이었다. '어라! 느껴지네. 육체가 느껴진다.' 나는 정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느끼는 고통이 조금씩 사라질수록 그만큼 육체를 내 자신이 느낄 수 있었다. 손가락도 조금씩 움직일 수 있었으며 눈도 움직일 수 있었다. 눈을 뜰 수는 없었지만 눈동자는 눈이 감긴상태에서 조금 움직일 수 있었다. 나는 육체를 더욱 느끼고 싶어 계속 손가락을 움직이려고 했다. "앗! 움직인다!" 나의 손가락 움직임을 이종족이 보더니 순식간에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얼마후에 이종족과 비슷한 종족들이 수도없이 밀려들어왔다. 조그만 방에 왜그리도 많이 밀려드는지 정말 집이 무너지지나 않을까 걱정되었다. "장로님, 저기 보세요! 손이 조금씩 움직여요." 나는 기디엔의 말을 들었다. 기디엔은 나를 발견하고 지금까지 나를 보살펴준 고마운 이종족이었다. "기디엔, 정말 인간이 움직이는구나. 죽을줄 알았는데 말이야." 기디엔이 장로라고 호칭한 이종족은 고개를 갸웃갸웃하고 있었다. 아마도 내가 계속 움직이지 않자 모두들 죽었을 것이라 판단했을지도 모른다. 기디엔의 수많은 혼자말을 들으며 나는 이종족들의 전통중에서 생물체를 발견하면 특이사항이 없는 이상은 발견한 이종족이 보살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기디엔은 지금까지 나를 보살핀 것이었다. 하지만 기디엔이라 불리는 이종족도 내가 살아서 움직일줄은 몰랐을 것이다. "기디엔, 잘 보살피도록 해라. 어린 인간이지만 움직일 수가 있게되면 추방하여야 한다." 장로는 기디엔에게 엄숙하게 말하고는 그대로 나가버렸다. 다른 이종족은 손가락을 약간 움직이는 나를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나를 살펴보더니 모두 나가 버렸다. "어린 인간아. 빨리 일어나길 바란다." 나는 기디엔이 자꾸 나를 '인간'으로 부르기에 정말 궁금했다. 이곳은 태양계도 아닌 다른 곳인데 '인간'과 비슷한 종족이 있나하는 궁금중이었다. 만약 말을 할 수 있으면 물어볼텐데 나의 호기심은 끝도 없었다. .......... 또다시 한 달이 흘렀다. 그동안 나는 나의 육체를 어느정도 움직일 수 있었다. 염력을 이용하여 몸을 움직일 수 있었지만 그것은 정교한 영혼력의 제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았다. 나는 이제 겨우 입을 통하여 말을 할 수 있었지만 제대로 된 말은 아니었다. "웅얼웅얼 으아으아 에오에오 오오이이 휴" 나는 육체에 아직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몸을 뒤척이는 것은 할 수 있었고 말을 하고 싶어도 입이 제대로 움직여주지 않아서 이종족 말을 알고 있어도 말을 할 수 없었다. 다행인 것은 내가 이종족의 말을 이해한다는 것을 기디엔이 알았던 것이다. 내가 소리를 지르면 기디엔은 내가 배고픈지 아니면 대소변을 저질렀는지 바로 파악했다. 또한 기디엔이 나를 보고 중얼거리면 내가 그것을 조금씩 알아듣는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이것은 이종족과 나의 상당한 발전이 아닐수 없었다. 나는 기디엔의 중얼거림을 한 달 더 듣고 나서야 이종족에 대해서 알수 있었다. 기디엔은 여자 종족으로서 남편과 아이가 있었다. 하지만 내가 알수없는 단어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한다. 기디엔이 자신의 남편과 아이가 살해된 것을 이야기 했다. 사실상 기디엔의 가족을 살해한 것이 사람의 이름인지 혹은 종족을 말하는 것인지 나는 알수가 없었다. 기디엔의 말에 내가 반응을 하기 시작하자 기디엔은 점점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내가 반응을 하기 시작하자 그것이 신기해서 그랬는지는 알수가 없었다. 나는 기디엔의 말을 계속 분석하고 있었다. 기디엔의 말을 통해 이종족은 다른 알수없는 누군가나 혹은 종족에게 자신들이 만든 도구를 팔며 그것의 대가로 알수없는 음식물 혹은 옷감 등을 얻어온다는 것을 파악했다. 특히 내가 영혼력으로 주변을 살펴본 결과 이종족 이외에도 다른 종족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이종족은 이성이 없는 포악한 종족인지 기디엔의 종족을 습격하기도 하였다. 기디엔과 내가 함께 지낸지도 무려 세 달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제 나는 조금씩 움직일 수 있었다. 가끔 침대에서 떨어지면 나는 나의 영혼력으로 다치는 것을 방지했다. 기디엔은 내가 침대 아래에 있는 것을 보고 소리를 지르며 뛰어와 나를 침대에 눕히고 일정 연설도 여러번 했다. 오늘은 내가 기디엔에게 말을 하기로 생각했다. 왜냐하면 내가 이제는 입을 내 마음대로 어느정도 움직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종족의 생활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파악하여 이들이 위험한 종족이 아님을 알수도 있어서 마음놓고 말을 하기로 했다. "기덴, 어디가?" 기디엔은 밖으로 나가려다가 나의 말을 듣더니 깜짝 놀랐다. "어? 인간아이가 우리말..." 기디엔의 눈동자가 더욱더 커지며 곧바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는 예전 내가 손가락을 움직였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때 보았던 이종족과 다른 이종족들을 데리고 왔다. 좁은 집에 많은 이종족이 들어오자 나는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사실 육체를 갖게된 후로 모든 감각을 느낄수 있었는데 지금은 특히 후각에 대한 민감한 반응이 온 것이다. 아주 이상한 냄새가 풍기는 것이었다. 기디엔에게도 이런 냄새가 나는데 주로 힘든 일을 했을 때 나는 냄새였다. 이 냄새는 이종족의 땀 냄새였다. "기디엔, 말을 하도록 해봐라!" 예전에 기디엔이 '장로'라고 불렀던 이종족이 나를 쳐다보며 엄숙하게 말했다. '장로'라 불리는 이종족은 이들의 대표임을 그동안 영혼력으로 이들을 살펴본 나는 알수가 있었다. "기루야, 아까처럼 말해볼래?" 기디엔의 죽은 아이의 이름은 기루였다. 예전에 내가 손가락을 움직인 이후부터 기디엔은 나를 기루라 불렀다. 마땅히 나를 부를 명칭도 없었고 나에게 그동안 정이들었던 것이다. "기덴, 하기시져!" 내가 조그맣게 말하자 나의 말을 들은 장로와 다른 이종족들은 깜짝놀라며 감탄사를 발했다. "세상에, 인간이 우리말을 하다니?" "정말이잖아?" "이럴수가 인간이..." 기디엔까지 내가 하는 말에 놀라며 계속 말을 걸어왔다. "기루야, 왜 싫으니?" 기디엔은 놀란 표정을 지우며 자애로운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나느 기덴하고만 얘끼 학꺼야." 내가 긴 문장을 얘기하자 모두들 또다시 놀랐다. 기디엔은 이제 놀라지 않았다. 그저 다시 질문할 뿐이었다. "기루는 왜 나하고만 얘기하려고 하니?" "기덴만 내게 자래 주었짜나. 다은 사라믄 누근지 몰라." 기디엔은 나의 말에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현재 나는 반쯤 누워있는 상태였다. 육체를 반정도 밖에 제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정도도 많은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장로는 나를 보더니 다시 기디엔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기디엔! 어린 인간이 움직일 수 있으면 추방해야하니 정이 들지는 않도록 해라." "네." 장로의 말에 기디엔에 대답하며 머리를 숙였다. 그러자 장로는 나를 다시 한 번 바라보며 집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러나 다른 이종족들은 나에게 계속 다가와 내게 말을 걸었다. "어린인간아, 말해봐." "..." "어린인간! 말해 보라니까." "..." 나는 다른 이종족들이 계속해서 말을 걸어도 내가 대답하지 않았지만 다들 조금전에 내가 말할줄 안다는 것을 알았는지 신기한 표정들이었다. "인간이 어떻게 드워프말을 할수 있지?" 나는 이종족이 하던 말중에 '드워프'란 말을 처음 들었다. 기디엔도 그런말은 한 번도 한적이 없었다. 나는 궁금하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기에 곧바로 질문했다. "드어프가 머야?" "야호, 드디어 말했다." 기디엔과 같이 있던 이종족은 나의 말을 듣더니 상당히 기뻐했다. "엥? 드워프가 뭐냐고?" 다른 이종족들도 표정이 상당히 이상한 표정들이었다. 기디엔은 실실 웃으며 내게 말했다. "기루야, 드워프는 우리처럼 생긴 종족들을 말한단다." 기디엔의 설명에 나는 이해할 수 있었다. 이들 이종족의 종족 명칭이 '드워프'라고 말이다. 나는 앞으로 이들을 마음속으로 이종족이라 칭하지 않고 드워프라 칭하기로 했다. .......... 내가 말하기 시작한 이후에 한 달이 지나자 나는 어느정도 움직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상 나의 움직임이 아니었다. 영혼력을 정교하게 움직인 것이었다. 지금의 내 모습은 10세 어린이가 한 두살 어린아이처럼 걷는 연습을 하는 것이었다. 다행인 점은 지금의 나는 말을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기디엔을 통해 물어보았다. 기디엔이 없을 때는 어린 드워프들이 찾아와 나의 말에 대답을 했다. 특히 나를 '어린 인간'으로 칭하며 구경하기 위해 찾아오는 경우가 더 많았다. 얼마전에는 다른 부족의 드워프까지 찾아와 나의 드워프하고 말하는 것을 보고 놀라서 돌아갔다. 기디엔을 통해 알게된 사실은 이곳에도 인간이 산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와같은 인간의 말은 다른 말이었다. 그것은 인간의 말을 한다는 드워프를 통해 알게된 사실이었다. 그 드워프는 인간도 인간부족마다 다른말을 한다는 것을 내게 알려주었다. 나는 나에대해 드워프들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드워프들도 내가 인간중에서 어느 특이한 부족의 인간으로 알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것 같지 않았다. 나는 기수련을 얼마전부터 시작하기 시작했다. 영혼력의 수련은 더이상 해봐야 진전도 없을 뿐더러 지금의 능력도 상당하기에 더이상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 지금의 영혼력을 1% 발휘하여 육체를 마음대로 이동시킬 수도 있으며 10%가량의 영혼력으로 염력을 사용할 경우에는 집채만한 바위도 가루로 만들수 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직접 실행해보지는 못했다. 나는 예전 생체컴퓨터가 가지고 있던 역사기록중에 기수련의 관련정보를 따로 분석한 적이 있었다. 정신수련을 하려고 우주에서 유영할 때 검색한 정보들은 모두 해석까지 완료한 상태였었다. 특히 기수련은 고대 중국의 역사기록에 많이 존재했으며 그외에도 인도와 아프리카의 멸종된 부족의 기록에 나타나 있었다. 내가 대한민국인이라 대한민국의 역사기록에서 기수련 관련을 찾았지만 대부분의 대한민국의 기수련 관련기록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내가 얼마전부터 기수련을 한 분야는 고대중국의 기수련과 인도의 심신관련 수련이었다. 아프리카의 기수련은 알수없는 동식물의 종교적 성향을 포함하고 있어서 포기했다. 또한 내가 발견한 사실은 원래 정신수련은 기수련과 영혼수련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영혼의 수련을 극에 이르렀기 때문에 기수련을 좀더 빠르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영혼력을 이용한 방법이었다. 나는 기수련을 하며 영혼력으로 기수련의 영향을 증폭하였다.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몰라도 하지 않는 것 보다는 하는것이 더 이로울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생체컴퓨터 능력을 가지고 있는 내게 영혼력이 기수련에 나쁜 영향을 끼칠수 없다는 것을 미리 예상하기도 했다. 이정도 예상하는 것은 내겐 쉬운 일이었다. 기수련을 한 달여 가까이 하게되자 나는 드디어 내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하지만 더욱더 육체를 강화시키기 위하여 계속 움직이면서도 조금씩 기수련을 하며 육체적응력을 키워나갔다. 영혼력의 수련을 더이상 진전이 없었다. 지금까지의 영혼수련은 죽음의 공포와 맞서서 지금의 영혼력을 얻은 것이기에 지금의 상황에서 죽을때까지 영혼수련을 해도 낳아지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 .......... 제 목: 독재자 [6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2-26 1682 26 2. 드워프 마을 - 2 내가 기수련을 하며 육체를 마음대로 움직이며 적응하기 시작하자 내겐 많은 친구들이 생겼다. 어린 드워프들은 나와 뛰어놀기를 자주했고 나또한 그것이 즐거웠다. 죽음을 겪은 후에 살아난 것이라 삶이 더 값진 것인지 이렇게 자연적인 숲에서 뛰어노는 것이 정말 좋았다. 이런 자연적인 숲은 31세기에는 상당한 고위등급의 인간들만 영휘할 수 있었다. 일반등급의 인간들은 인조자연에서 생활하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생활을 영위한다는 것이 정말 꿈만 같았다. 이런 자연이 존재하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었지만 이 모든것은 현실이었다. "기루야! 이쪽이야!" 어린 드워프가 내게 얼른 오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다른 어린 드워프들도 앞에서 손짓하는 어린 드워프를 쫓아가고 있었다. "알았어! 기달려!" 나는 어린 드워프에서 뛰어가려고 했다. 지금은 기수련으로 움직일 수 있을뿐만 아니라 기수련의 효과가 점점 증대되기 시작했다. 10세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큰 바위도 움직일 수도 있었다. 고대 중국의 역사기록에는 지금 내가 쓰는 힘은 신체의 힘인 신체력이 아니라 내공력이라 나와있었다. 내공력은 기수련을 통하여 인간의 몸속에 자연의 힘을 끌어들이는 것이라 정의되어 있었다. 생체컴퓨터 능력인 내게도 고대중국의 기수련 부분은 상당히 이해가 힘든 부분이었다. 이해는 되지만 실질적으로 기수련하는데 오류가 존재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은 31세기의 의료정보를 통해 정정하기도 했다. 원래 내공력은 기수련을 10년 가까이 수련해야 효과가 발휘하지만 나는 인위적으로 영혼력으로 기수련 통로를 모두 뚫어버렸던 것이다. 이것이 나쁜 결과를 미치지 않는다는 확실하다고 생각되기에 행한 결과였다. 고대중국의 기수련의 목적인 '생사혈관 타동'이란 부분도 영혼력으로 해결하였으니 나의 내공력은 상당한 수준이었다. "기루야, 빨리 오라니까!" 앞에서 또다시 어린 드워프가 부르자 나는 빨리 뛰어가기 시작했다. 나를 재촉하는 드워프는 장로의 아들이였고 어린 드워프중에서 대장격인 역활을 하며 놀았다. 항상 어린 드워프들을 이끌고 다녔다. 정보 습득을 위해 드워프들과 어울리려면 일단 어린 드워프들과 친해져야 했기에 같이 행동하였다. "푸르도, 같이가자!" 어린 드워프인 푸르도를 따라 뛰기만 했다. 내가 푸르도에 바로 뒤에까지 오자 푸르도는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내가 재밌는 것을 보여줄께." 푸르도는 웃으면서 내게 말했다. "이곳에서 멀리사는 엘프인데 우리 마을에 찾아왔어. 어쩌면 마법검을 만들지도 몰라!" 나는 푸르도의 말중에 '엘프'란 것을 몰랐기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엘프가 뭔데?" 나의 말에 푸르도와 푸르도의 친구들이 다들 어의없다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너는 엘프도 모르냐? 드워프는 엘프의 적이라고 생각하면 돼!" 푸르도는 엘프를 드워프의 적이라고 표현하며 더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엘프가 드워프의 적이면 우리가 구경해도 되는거야? 위험하지 않을까?" 나는 푸르도의 대답에 적을 만나는데 왜 이렇게 좋아하는지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아이쿠, 이 바보야. 드워프는 엘프하고 사이가 좋지 않지만 서로 헤치지는 않아. 사이가 좋지 않을 뿐이지 서로 물물교환도 하고 돕고 살고 있어." 푸르도는 답답하다는 듯이 가슴을 손으로 치면서 내게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엘프는 마법을 무지 잘한단 말이야. 마법이 얼마나 신기한데. 너도 한 번 보도록 해봐!" 나는 또다시 모르는 단어인 '마법'을 듣고서 또다시 물어보고 싶었지만 푸르도의 표정을 보고서는 바로 포기했다. 아마도 계속 질문하다가는 이중에서 나와 같이 다닐 어린 드워프는 없으리라 생각을 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나무가 없는 지름 30m 가량의 운동장 비슷한 장소를 볼 수 있었다. "이곳은 전사 드워프들이 도끼를 가지고 수련하는 곳이야. 어때, 넓지?" 수련장을 보자 나는 수련장 가운데 있는 인간을 볼 수 있었다. 인간과 드워프가 서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모르는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는 인간을 보자 너무나 기쁜 나머지 곧바로 뛰쳐나가 그 인간을 불렀다. "헬로우!" 나의 말에 그 인간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가까이서 인간을 살펴보니 여자였으며 상당히 특이한 녹색 계열의 옷을 입고 있었다. ".... .... ..." 그 여자는 나를 쳐다보더니 알수없는 말로 말을 하였다. "안녕하세요." 나는 내가 알고있는 전세계 언어로 인사말을 모두 건네봤지만 여자의 반응은 계속 괴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다. 생체컴퓨터에 의해 나는 전세계 언어를 할줄 아는데 그 어떤 인사말도 이 여자는 못알아듣는 것 같았다. "기루야, 왜 그러니?" 옆에 있던 장로님이 나의 헛소리(?)를 계속해서 듣다가 내가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있자 내게 질문하셨다. "이 여자가 나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요." 장로는 나의 말을 듣더니 어의없는 표정을 지으셨다. "엘프는 드워프의 말을 할 줄 모른단다." 나는 장로님의 입을 통해 또다시 '엘프'라는 말을 떠올렸다. 다시 한 번 여자를 살펴보니 나는 여자의 귀가 상당히 이상한 것을 느꼈다. 그 여성의 귀는 토끼의 귀처럼 상당히 길었다. 인간이라면 저렇게 기다란 귀를 가질수 없었다. 그제서야 나는 저 여성이 인간이 아님을 알아챌 수 있었다. "장로님, 죄송해요." 나는 장로님에게 사과를 하고 장로님의 말을 듣지도 않고 푸르도에게 달려갔다. 이곳에서의 생활을 아무리 오래 한다해도 이곳에 대해 알기는 힘들 것 같았다. 무슨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푸르도야, 미안해." 나는 푸르도에게 사과했다. 엘프를 보고 기뻐하는 모습으로 뛰어갔다가 돌아올 때는 슬픈 모습을 한 나를보며 푸르도는 나의 모습을 이해하는 듯 했다. 솔직히 어린 드워프가 뭘 알겠느냐 하겠지만 이렇게 어린 드워프라도 20년 가까이 살아온 드워프였다. 드워프는 350년 정도 산다는 것을 기디엔을 통해 알고 있었다. "아니 괜찮아. 기루야, 저 엘프가 인간인줄 알았지?" 푸르도는 안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푸르도와 함께 수련장을 벗어나 집으로 돌아왔다. .......... "푸러러, 장로님! 왜 인간이 이곳에 있지요?" 여성 엘프는 매우 경계하는 눈빛으로 장로를 바라보며 목소리의 톤을 높였다. "케시미, 그것은 저 어린인간이 얼마전에 이곳에 쓰러져 있었네. 처음에는 죽은줄 알았는데 숨을 쉬길래 발견한 여성 드워프가 보살피자 네 달정도 흐르자 지금처럼 낳았네." 드워프 장로는 엘프를 향해 낮은 톤의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장로님, 그러면 저 어린인간은 얼마후에 추방할 것인가요?" "지금 그것 때문에 고민이라네. 저 어린인간을 키운 드워프가 가족을 잃었던 여성 드워프인데 네 달을 보살피다 보니 정이 들어서 그것 때문에 조만간 회의로 결정할 것이네." 장로는 기디엔을 생각하며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기디엔을 생각하면 개인적으로 어린인간을 마을에 두었으면 좋겠는데.' 장로는 기디엔과 어린인간을 생각하며 조만간 있을 회의를 생각했다. "장로님, 그건 그렇고 어느 검에다 마법을 걸면 되는 것이죠?" 엘프는 바닥에 있는 수많은 검중에 어느것을 골라야할지 몰라 장로를 쳐다보며 물었다. "자네가 마음에 드는 검으로 3서클의 파이어볼을 그려주게." 엘프는 장로의 말을 듣고 마음에 드는 검을 집어 그림을 그리고 시작했다. 엘프가 검에다 그리는 그림은 수학적인 계산과 3서클의 마법이론과 마법을 마스터한 존재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검에다 수식으로 그린 그림을 마법적으로 활성화 시키려면 6서클의 마법사가 필요했다. "푸러러 장로님, 다 그렸어요. 여기있어요." 드워프 장로는 엘프가 넘겨주는 검을 받자마자 곧바로 검을 바닥에 있는 나무상자로 고정시키고 조각칼과 비슷한 도구로 엘프가 그린 그림을 검에 새기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에 검에 마법 수식이 새겨졌다. 그리고 장로는 금속이 깎여나간 부분이 새로운 금속을 덧씌어 마법 수식이 더욱더 눈에 띄었다. 장로의 작업이 끝나자 장로는 검을 다시 엘프에게 넘겨주었다. "케시미, 다 되었네. 이제 활성화좀 시켜주게나." 드워프 장로는 엘프에게 검을 건네주며 부탁했다. 엘프는 장로가 넘겨주는 검을 받았다. "컨틴젼시!" 엘프는 검에 새겨진 수식에 손을 대고 잠깐 눈을 감고서 조용히 있다가 외침을 터뜨렸다. 컨틴젼시는 6서클 마법으로 마법적 수식을 활성화 시키는데 사용하는 마법이었다. 어떤 특정조건이 발휘되면 발생하도록 하는 마법이었다. 엘프는 잠시 숨을 고르게 다듬었다. "장로님, 이제 이 검은 3서클 마법인 파이볼을 하루 두 번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법에 의해 마나가 채워지는 속도는 느리기 때문에 하루에 두 번 이상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엘프는 6서클인 컨틴젼시 마법을 하는 것이 힘들었는지 약간 힘든듯한 숨소리로 이야기했다. "고맙네! 자네가 부탁한 레이피어 6개는 여기 준비해 두었네. 그럼 이번의 거래는 끝난건가?" 장로는 마법이 걸린 검을 살펴보며 날을 쓰다듬으로 행복한 모습을 지었다. "장로님, 이번에 만든 마법검은 누구에게 선물할 것인가요? 숲을 해치지 않는 분에게 드렸으면 좋겠네요. 아무래도 엘프가 만든검이 숲을 해친다면 슬퍼질 것 같아서요." "걱정 말게. 이 검은 드워프가 몬스터를 잡는데 사용할 것이네. 요즘 광산이 깊어지자 몬스터들이 어둡고 따뜻한 광산으로 들어와서 드워프들이 많이 다치고 있네. 이것을 이용해서 쫓으려고 하는 것이지." 장로는 엘프에게 그동안의 있었던 광산을 침입하는 몬스터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장로의 이야기가 끝나자 엘프는 자신이 가지고 가야할 레이피어 6개와 물품을 챙기기 시작했다. "장로님, 그럼 안녕히 계세요. 다음에 필요하면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엘프가 인사를 하고는 숲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나야 언제든 환영하네!" 장로는 숲으로 뛰어가는 엘프에게 외치고 난 후 마법검이 마음에 드는지 계속해서 쓰다듬었다. .......... 내가 머물고 있는 드워프들은 카리보 부족으로서 200여 가구가 모여살고 있으며 상당히 보수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부족이다. 카리보 부족의 보수적 성향 때문에 인간과의 접촉에도 크나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었다. 현재 다른 드워프 부족들은 상당히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몇몇 드워프들은 인간의 마을에 대장간을 만들어 인간들에게 마음껏 능력을 뽐내고 있었다. 카리보 부족은 드워프의 뛰어난 능력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물품을 외부로 반출하지 않고 있었다. 그저 부족들에게 필요한 생필품을 마련하기 위해서만 적당히 거래할 뿐이었다. 그렇다고 카리보 부족의 드워프들이 다른 드워프들을 멸시하거나 그러진 않는다. 단지 부족의 성격인 것이다. 하지만 요즘들어 카리보 부족도 생각보다 많이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생필품 이외에도 자신들의 능력을 알아주는 엘프, 인간 등은 단골손님에 가깝다. 특히 인간들은 드워프들의 물품을 신인양 떠받들기도 했다. 단지 드워프들이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자신들의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종족에 대한 차별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드워프들이 종족에 대한 차별을 생각하는 것은 억울한 부분이 있었다. 드워프들의 물품, 특히 무기들은 인간사회에 크나큰 영향을 주며 고급으로 취급 받을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엘프의 경우는 인간의 사회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그저 아름다운 종족이라는 이유많으로 드워프보다 더 귀하게 대우받는 사실이었다. 카리보 부족의 200여 가구의 중앙에는 지름 100m 가량의 공터가 존재하는데 지금 그곳에는 수많은 드워프들이 몰려있었다. 외곽을 경비하는 전사 드워프를 제외하고는 모두 모인것이었다. 그리고 그 중앙에는 공터에 없었던 탁자와 발판이 있었다. 나는 기디엔의 손에 이끌려 공터의 중앙으로 오게 되었다. 그리고 기디엔은 나의 손을 푸러러 장로님에게 넘겨주었다. 장로님은 나를 자신의 옆에 세워두고서 팔을 들어 드워프들을 조용히 시켰다. "모두 조용히 하도록 하세요!" 장로님은 수다스러운 드워프들을 조용히 시키고 목소리를 다듬었다. "흠흠... 오늘 이렇게 모인 것은 모두 알고 있듯이 제 옆에있는 어린인간인 기루 때문에 모였습니다. 오늘 토의할 사항은 기루를 외부로 추방시키는 것과 관련해서입니다. 모두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지 말씀해 보세요." 장로님의 말씀이 끝나자 모두들 자신의 옆에 있는 드워프와 떠들고 있었다. 나는 장로님의 말씀을 듣고 약간 슬펐다. 추방당하게 되면 나는 갈곳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이 걱정하지는 않았다. 현재 나의 능력으로는 혼자 살아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단지 부모처럼 느껴지는 기디엔하고 헤어지는 것은 슬펐다. "장로님, 기루를 이곳에서 살수 있도록 해주세요. 제 아들과 같은 존재랍니다. 제발!" 기디엔은 장로님에게 애초로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기루는 10세의 인간이며 고아라서 인간의 마을에 가면 거지처럼 살아야 할텐데.' 나는 기디엔에게 고아라고 속였었다. 그것은 나의 상황을 모두 설명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간단히 설명했던 것이다. 특히 나는 어린모습을 하기 있어서 모두들 내 말들을 의심한 드워프는 없었다. "모두들 토의들을 했으니 발표해 주시기 바랍니다." 푸러러 장로가 큰 소리로 말하자 많은 드워프들이 대화를 끝내고 몇몇이 손을 들었다. 장로는 손가락으로 거수한 드워프중에서 한 명을 가리켰다. "말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로님. 저는 기루가 어린 드워프들과 재미있게 뛰어나는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것이 위험하다거나 불편하게 생각되진 않습니다. 하지만 인간과 함께 생활하게 되면 어린인간이 컸을 때 그 인간을 따로 특별히 취급해야만 되는 상황이 오게 됩니다. 또한 몇몇 드워프 부족은 인간을 싫어하기도 하니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좋겠습니다." 논리적인 드워프의 말이 끝나자 장로는 다른 드워프를 가리켰다. "저도 방금 발표를 한 센돌프와 같은 생각입니다. 어린인간을 추방시켰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어린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모든 인간을 친구로 받아들일수 있는 상황이 올지도 모릅니다." 발표가 끝나자 장로는 또다시 다른 발표 대상자를 가리켰다. "기디엔이 어린인간을 어떻게 보살폈는지는 제가 옆에서 보았기 때문에 자세히 알고있습니다. 기디엔에게는 아들같은 존재이긴 하지만 인간이기 때문에 어쩔수가 없습니다. 추방시켜야 합니다." 몇명이 다른 발표가 이루어졌지만 모두들 추방한다는 의견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제는 추방날짜만 정하면 모든것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어린인간을 추방한다는 것에 다들 불쌍하고 가련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것은 다수의 드워프들을 보호하기 위한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나도 드워프 마을에서 오랜동안 머물고 싶었지만 논리적으로 상황을 살펴보아도 추방하는 것은 올바른 결정이라 판단되었다. 나의 추방 날짜에 대한 것만 결정지으면 오늘의 모임은 끝을 맺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나의 추방날짜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이 분분했다. 내가 어린 인간이기 때문에 외부에 갔을경우 숲에있는 몬스터에게 죽을 확률이 높았다. 그렇다고 인간을 멀리있는 인간마을로 데려가기엔 인간마을이 너무나도 멀었다. 걸어서 10일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었다. 현재 나는 혼자서 살아갈 능력이 충분하지만 드워프들의 나의 능력을 모르니 결정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장로님 인간이 크면 그때 보내면 안될까요? 지금은 어려서 위험해요." 기디엔은 나를 좀더 오래 머므르도록 하려고 장로님을 설득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런 기디엔이 정말 고마웠다. "기디엔, 괜찮아요. 나는 혼자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요. 걱정 마세요." 나의 말에 기디엔은 더욱 슬픈 표정을 지었다. 장로님과 수많은 드워프들이 상의한 결과 나는 6개월 후에 드워프 마을에서 추방될 것이라고 하였다. 추방이라야 부족과 함께 살지 못하는 것을 뜻할 뿐이었다. 기디엔은 내가 추방당하게 되면 부족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집을 지어준다고 하였다. 부족과 함께 살지만 않으면 부족들에게 내가 피해줄 일은 없기 때문이다. 6개월의 시간을 내게 준 것은 기디엔이 내게 혼자 살아가돌 가르친 다음에 내보낸다는 뜻이었다. 드워프들은 내가 인간마을에 갈 것이라 다들 생각하지만 나는 절대 그럴 생각이 없었다. 나와 똑같은 모습을 한 인간이더라도 그곳에 사는 인간은 내가 알고있는 인간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31세기 인간이 아니면 지금 같이 생활하는 드워프나 인간들이나 내겐 마찬가지인 것이다. "어린인간 기루! 앞으로 나와라!" 장로님은 마을 드워프들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나는 장로님의 말을 듣고 장로님 앞에 섰다. "너는 앞으로 6개월 동안 기디엔과 생활한 후에 밖으로 추방될 것이다. 알겠느냐?" "예. 알겠습니다." 나는 장로님의 말씀에 씩씩하게 대답하였다. "우리들을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기 바란다. 이것은 우리 부족을 위한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단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어린 드워프들에게 인간에 대한 잘못된 견해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알겠니?" "예. 알겠습니다." 나는 장로님의 두 번째 질문에도 씩씩한 모습으로 대답하였다. 이런 나의 씩씩한 모습에 기디엔은 슬픈 표정을 거두지 못했다. 그저 억지로 미소를 내게 지어줄 뿐이었다. 나는 기디엔의 곁으로 갔다. "기디엔, 걱정 말아요. 저는 괜찮아요." 나의 대답에 기디엔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 제 목: 독재자 [7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2-27 1695 19 2. 드워프 마을 - 3 6개월은 긴 시간이 아니었다. 일단 나는 나의 계획을 기디엔에게 밝혔다. "기디엔, 나는 인간들에게 가지 않을 거에요." 나의 뜻을 밝히자 기디엔은 무척 놀란 표정을 지었다. "왜 가지 않으려하니? 드워프보다 인간들과 사는 것이 좋지 않겠니? 네가 고아라 아무도 없겠지만 일거리를 찾고 열심히 생활하면 될거 같은데." 나는 기디엔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고 있었다. 만약 인간들의 마을에 가지 않으면 나는 숲속에서 혼자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절대 혼자살지 못한다. 그러다 정신적으로 미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혼자 살아가는 인간은 괴팍한 대마도사와 같이 정상적이지 못하다. "나는 그냥 숲에서 혼자 살고 싶어요. 가끔 기디엔도 만나면서요." 나의 말에 기디엔은 정말 걱정스러운 표정과 행복한 웃음을 보였다. 아마도 나를 아들처럼 바로보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나는 혼자 살수 있는 능력이 있었지만 기디엔에게 혼자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다. "기루야, 그럼 열심히 배워야 한다!" 기디엔이 제일먼저 내게 가르친 것은 도끼 사용법이었다. 드워프 전사들은 도끼를 무기로 이용했다. 그것도 상당히 무거운 도끼를 이용한다. 기디엔은 어린인간인 내가 사용할 수 있도록 아주 작고 앙징맞은 도끼를 두 개 선물했다. '기디엔은 내가 큰 도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나보네. 후훗.' 나는 기디엔이 준 앙징맞은 도끼를 이용해 전투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살아가기 위해선 먼저 먹어야한다. 그러기 위해선 사냥을 해야하는데 작은 동물들은 드워프나 인간들보다 빨랐다. 특히 기루의 모습은 사냥하기엔 부적합한 몸이었다. 제일 먼저 배운 기술은 던지기였다. 단순한 던지기 기술이었지만 손목부분이나 관절의 각도를 세심히 기울여야 원하는 방향으로 도끼를 던질수 있었다. 특히 한 번 들으면 절대 실수를 번복하지 않는 나를보며 기디엔은 신기하듯 쳐다보았다. 두 개의 도끼는 내가 던질 때마다 목표를 절대 벗어나는 일이 없었다. 기디엔이 손으로 가리키는 토끼를 향해서 던졌을 때도 정확히 토끼의 머리통을 날려버렸다. 피냄새가 역하게 풍기긴 했지만 이제 내가 숲에서 굶을일은 절대 발생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도끼를 이용한 사냥법은 던지기 이외에도 많이 가르쳐 주었다. 도끼를 이용한 사냥법의 교육을 끝내고 기디엔이 가르친 것은 전투법이었다. 양손에 도끼를 두고 일정하게 원을 그리고 휘두루는 방법으로 한 손이 공격을 가하면 다른 한손이 바로 공격을 가하는 방법이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계속해서 끊임없이 공격하는 방법이었다. 육체적으로 뛰어난 드워프들에겐 아주 효율적인 수법이었지만 기루에게는 별로 적당하지 않은 방법이었다. '왜이렇게 부자연스럽지?' 도끼 던지기를 연습할 때와는 다르게 나는 부자연스럼움을 느꼈다. 아마도 내가 드워프가 아니라서 그런 것이다. 기디엔에게 나의 느낌을 이야기하자 기디엔은 앞으로 숲속에서 몬스터를 만나면 무조건 도망치라고 충고해주었다. 기디엔이 내게 혼자 생활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 기간은 한 달이었다. 기디엔에게 배운 것은 수많은 몬스터 정보와 함정을 만드는 방법, 사냥법, 독을 치료하는 방법, 여러가지 무기사용법 등 끝도없이 많았다. 기디엔은 내가 그것을 일일이 기억한다는 것을 정말 신기해했다. '이제 내가 살아갈 집을 찾아야 되겠구나' "기디엔, 이곳에 이 마을과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조용한 숲이 없나요?" 나는 기디엔에게 조용하면서 드워프들이 오지 않는 곳을 말해달라고 했다. 드워프들은 내가 숲에 혼자사는 것은 허락하겠지만 어린 드워프들의 눈에 안보이는 곳에서 살라고 충고하였다. 어린 드워프들은 상당히 멀리까지 돌아다니기 때문에 내가 살곳을 정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기디엔이 숲속을 소개할 때마다 고개를 가로지었다. 내가 혼자살고 싶은 곳은 약간의 시냇물이 흐르며 숲이 우거지고 산새소리가 들려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디엔은 조용한 숲에만 나를 인도해주었다. 아마도 몬스터의 위험 때문에 그렇게 한 것 같았다. 조용한 숲은 몬스터들도 먹이가 없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오지 않기 때문이었다. "기디엔, 몬스터가 있어도 상관없으니 시냇물이 흐르고 동물이 많은 곳에 데려다 주세요!" "기루야, 하지만 너무 위험하니 조용한 곳이 좋지 않겠니?" 나는 기디엔의 대답에 답답함을 느꼈다. 현재 나의 능력으로는 무서울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신체능력은 기수련을 통한 내공력으로 인간이 낼수 있는 수십배의 힘을 낼수 있으며 영혼력으로 인해 수많은 초능력까지 발휘할 수 있으니 걱정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기디엔에게 그런 사실을 말할 수는 없었다. 모든 생물체는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걱정 마세요. 소개시켜 주시면 그냥 어떤 곳인지 구경만 하고 다른곳에서 살께요." 기디엔은 결국 나의 말에 항복하시고, 내가 설명한 장소로 나를 데려다 주셨다. 그곳은 말 그대로 천국이었다. 동물들이 이리저리 뛰어놀고 시냇물이 흐리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런 곳은 사나운 맹수는 물론 몬스터가 존재하는 곳이었다. 몬스터의 식성상 이런곳이 아니고서는 몬스터가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런 몬스터의 습성은 한 달동안 기디엔에게 배워온 사실이엇다. "야호. 기디엔, 정말 좋은 곳이네요. 이런 곳에서 집짓고 혼자 살고 싶어요." "기루야, 이곳은 위험한 곳이란다. 절대 안돼!" 기디엔은 나의 말을 묵살했지만 나는 계속해서 이곳에서 살겠다고 우겼다. 이곳은 드워프 부족들이 오지 않는 곳이었다. 약간의 몬스터가 있지만 성인 드워프에게는 위험하지 않는 곳이다. 하지만 이런 명소에 드워프가 찾아오지 않는 이유는 시냇가 건너편부터가 엘프의 숲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드워프들의 지역과 엘프의 지역을 구분하진 않지만 서로 묵인하에 상대방의 숲에 들어가는 것은 되도록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기루가 집짓고 살 장소는 엘프의 숲과 드워프의 숲의 경계선쯤 되는 곳이었다. 기디엔은 그것을 내게 밝히며 엘프들을 마주치게 되면 너무 무례하지 말라고 충고해주었다. 기디엔에 내게 충고한 이유는 인간들이 엘프들을 사냥하여 노예로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나는 기디엔의 말을 듣고 약간 걱정이 되었다. 엘프들이 나를 공격하면 어쩌나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기디엔이 도움을 주었다. "기루야, 이곳에 어린인간이 산다고 엘프들에게 알려주마. 알았지?" 나는 기디엔의 도움에 정말 감사했다. 아들과 같이 대해주며 온갖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기디엔, 그런데 드워프는 책을 보지 않아? 한 번도 책을 본적이 없거든." 나는 드워프들이 책보는 것을 한 번도 본적이 없었다. 장로나 몇몇 드워프들이 펜으로 글씨를 쓰는 것을 보았지만 그걸로 미루어 책이 있을만도 한데도 집에 책이 한 권도 존재하지 않았다. 한 달 동안 기디엔이 내게 가르쳐 준 훈련에는 드워프의 글쓰는 것과 읽는 방버도 가르쳐주었다. 정보를 얻으려면 책이 필요했기 때문에 책에대하여 물어본 것이었다. "드워프는 책을 쓰지는 않는단다. 그저 복잡한 것을 편리하도록 사용하기 위해 단순하게 기록하는 것 이외에는 없단다. 책을 보고싶니?" "예, 책을 보고 싶어요. 어떤 책이라도 좋으니 책좀 보여주시면 안될까요?" "마을에 도서관이 있단다. 단지 굴속에 있기 때문에 네가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다. 내일 도서관을 가르쳐 주도록 하겠다. 오늘은 일단 돌아가도록 하자." 나는 기디엔의 말을 듣고 발걸음을 돌렸다. 뒤를 돌아보며 시냇가와 멋진 숲을 보며 아담한 집을 상상했다. 31세기가 무척 그리웠지만 나는 이상하게도 지금의 상황도 아주 즐거웠다. 이것은 죽음을 경험하고 모든 생활이 즐거운 나였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 "우와. 정말 크네요." 나는 기디엔과 함께 도서관을 가면서 별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카리보 부족의 가구는 200여 가구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200여 가구면 어린 드워프까지 합하여 총 1,000명이 채 될까말까한 숫자였다. 하지만 도서관을 접하고 나니 대단한 부족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도서관의 지하동굴에 있다하여 책이 1,000권 정도나 예상하고 있었다. 현재의 과학기술을 살펴볼 때 종이질이 일단 뛰어나지 않으며 펜도 깃털을 이용하여 사용하니 책이 존재한다 하여도 100년을 견딜 수 없을 것이다. 또한 드워프의 생명이 평균 350년이니 책이 많지 않으리라 단정했다. 하지만 이런 나의 기대를 무시하고 도서관은 지하동굴인데도 불구하고 그 웅장함을 들어냈다. 동굴의 벽은 아주 섬세하게 조각되어 있었으며 책꽂이는 돌로 이루어져 책장이 절대 넘어가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었다. 책장을 발로찬다 하여도 돌로된 책장이 부서지지 않는 한은 불가능했다. 지하동굴의 넓이는 지상에 있는 공터의 넓이와 비슷했다. 지름 100m의 운동장 크기만했다. 일정 간격으로 기둥이 있었는데 오래전에 이곳을 드워프들이 바위를 깎아내어 이곳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이 넓은 곳에 돌로된 책장에 수많은 책들을 보고 있노라니 엄청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31세기에는 모든 책들이 전자파일로 보관되기에 모든 관련정보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숫자로 판단되어질 뿐이었다. 하지만 수많은 책들을 이렇게 눈으로 보고 있노라니 대단함을 느꼈다. 31세기에서 부유층이면서 고등급의 인간들만이 이런 종이로 된 책으로 글을 보곤 했다. 이곳에는 문명이 미계하여 종이를 이용하여 정보를 기록한다고 생각했지만 수많은 책을 보며 놀라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는 200여 가구나 되지않는 드워프들이 이렇게 많은 책을 보존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했다. "기디엔, 이렇게 책이 많은 이유가 뭐에요? 어떻게 책이 이렇게 많을 수가 있지요?" 나는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하여 기디엔에게 물어보았다. 이렇게 많은 책을 보관할 수는 없었다. 일단 종이의 재질은 100년을 넘기면 삭기 시작하기 때문이었다. 500년을 견디기도 하지만 일부의 뛰어난 재질의 종이만 오랜기간을 버텨내지 일반 종이는 100년을 견디기도 벅차다. "그것은 선조부터 보관되어온 책이며 다른 종족에서 선물받은 것들도 있단다. 드워프들은 그것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단다. 모두 중요한 것들은 구전으로 전해지기 때문이지. 이곳에 있는 책의 50% 이상은 드워프글이 아닌 다른 종족의 언어로 적혀 있단다. 그런 책들은 선물받은 책이라 생각하면 된단다." "아니 선조때부터 보관된 책이면 2대만 거쳐도 700년이 흘렀을 텐데 선조면 얼마나... 허헉!" 나는 이런 책들이 오랜동안 보관된 자체를 믿을수가 없었다. "아니 지금까지 어떻게 보관된 것이죠?" "그것은 마법중에 보존마법을 사용해서 이렇게 보관될 수 있었단다. 이 돌로된 책장에는 그런 마법이 모두 걸려있단다." 나는 기디엔의 말중에 '마법'이란 단어를 듣고 고개를 갸우뚱 했다. 마법이란 말을 처음듣기 때문이었다. "마법이 뭔데요?" 나는 마법이 궁금해서 물었다. 그러자 기디엔은 말을 하지않고 잠시 고민하더니 나를 쳐다보았다. "마법에 대해서는 나도 모른단다. 그저 다른 종족들이 사용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하면 된단다." 도서관에는 도서관 동굴 입구의 드워프 이외에는 내부에 아무도 없었다. 이렇게 넓은 곳을 관리하는 사람도 없다니 정말 무책임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그것도 이렇게 귀한 도서관을 말이다. 드워프들의 과학기술이 이렇게 더디게 발전하는 데는 이런 이유가 포함되지 않을까 싶었다. "기루야, 이곳에서 책을 볼거니?" "네, 한 달 동안 기디엔이 혼자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쳤으니 이제는 괜찮아요. 이제부터는 걱정하지 마세요. 일단 공부부터 해야겠어요." 나는 기디엔을 안심시키는 말들을 했다. 솔직히 나의 마음은 이 모든 책을 빨리 보았으면 하는 마음 뿐이었다. 그동안 궁금했던 사항들이 여기있는 책들이 그것을 밝혀줄 것 같았다. .......... 나는 생체컴퓨터의 영혼력을 가지고 있어서 사물을 기억하거나 분석하는 능력이 인간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내가 드워프 마을에서 지내는 동안 적응하느라 별로 신경쓰지는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나의 능력을 다시금 생각나게 했다. '휴... 드워프들이 모아놓은 드워프글로 작성된 책을 모두다 보았네.' 나는 도서관으로 일주일 동안 출근을 했다. 그 일주일동안 드워프들이 선조들부터 작성한 모든 글과 문서를 볼 수 있었다. 그 모든 글들을 기억하며 이해했다. 드워프들의 기록에는 상당부분이 특정분야에 관련된 사항이 많았다. 드워프들의 선조들은 현재 마을에 살고있는 드워프들이 사용하는 글이 아닌 고대 드워프글을 사용하였다. 나는 그것을 해석하며 이해하였다. 고대의 드워프글을 읽은 사실은 다른 드워프들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마을에 있는 드워프들이 내가 그런 사실을 알고 있을거라 생각하면 배척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도서관의 50% 가량이 드워프의 책들과 문서라면 나머지는 드워프들이 선물받거나 모아놓은 책들이었다. 드워프글이 아닌 책들이 상당부분 알수없는 문자로 되어 있었다. 나는 2주일이란 시간을 더 투자하여 나머지 책들도 살펴볼 수 있었다. 알수없는 언어로 작성된 문서가 너무 많았다. 나는 드워프의 책들을 살펴보며 여러종족의 글을 살펴볼 수 있었다. 고대 드워프들 중에는 괴짜 드워프들이 종종 있었는데 그런 드워프들이 작성한 다른 종족의 언어문서는 내게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내게는 약간의 정보만 있으면 모르는 글을 해석하고 분석하는 것이야 내가 숨쉬는 것과 같은 당연한 능력이었다. 나에게 다른 종족의 언어기록은 단비와 같이 정말 소중한 정보였다. 그 정보를 통해 엘프어로 작성된 엘프들의 책과 이 행성에 살고있는 인간들의 언어책도 볼 수 있었다. 인간들의 책들은 별로 중요한 정보를 담고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가 나중에 이 행성의 인간을 만나게되면 겪어야 할 언어문제를 해결하게 되었다는 부분은 크나큰 소득이었다. 이 행성에 살고있는 종족의 특성, 언어, 문자, 문화, 전통 등 나의 머리에는 모든 정보들이 들어있게 되었다. 이것은 드워프들의 수명이 평균 350년을 살펴볼 때 엄청난 역사의 보물이 아닐 수 없었다. 드워프는 3대만 거쳐도 1천년의 기록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이 1천년의 기록을 가지고 있으려면 최소 12대는 거쳐야 했다. 이곳 행성에서 인간의 최대 수명은 80년이기 때문에 12번째 자손이라야 1천년 전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론이 돌출된다. 내가 도서관에서 얻은 이런 수많은 정보들도 중요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곳 행성에서의 힘을 발견한 것이다. 모든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권력인 힘이다. 이곳 행성에서의 마법이란 힘은 상당히 고급적인 힘에 속했다. 특히 인간이 마법을 사용하면 상당히 고등급의 취급을 받을 정도였다. 마법에 대한 수많은 기록들을 드워프의 책에서 발견했다. 특히 드워프들은 수많은 도구들에게 마법을 첨가하면 상당히 명품 취급을 받기도 하였다. 인간사회에서의 마법은 권력과 동일한 취급을 받았으며 그와는 반대로 엘프종족에서는 마법이 하나의 도구처럼 이용된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내가 이 행성에 살아가야하기 위해서는 마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도서관에도 마법을 익히는 책자들이 여러개 존재하였다. 모두 고대의 글들로 작성된 마법서였다. 드워프가 평균 350년의 수명을 가진다면 엘프들은 평균 1,200년을 산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그런 엘프들의 마법을 인간이 익힌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내가 분석한 것에 의하면 인간의 마법과 엘프의 마법은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였다. 인간의 마법은 많은 부분이 불완전한 상태인채로 효율성만을 고려하여 익히도록 되어있고, 엘프들의 마법은 효율성을 제외하고 가장 안전한 상태의 형태로 익히도록 되어 있었다. 인간이 엘프의 마법을 익히려면 아마도 인간은 다 익히기 전에 죽을것이었다. 아마도 짧은 인간의 수명으로 인해 인간의 마법은 효율성만 따지도록 작성된 결과였다. 인간의 마법이 효율성만 따지는 불완전한 마법이다보니 그것을 익히려면 상당히 제약이 따랐다. 마법의 힘인 마나에 대한 몸의 적응력이 필요했고 뛰어난 산술논리를 할 수 있는 처리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인간을 찾는다는 것은 인간사회에서 힘든 일이었다. 그러다보니 마법을 익힌 인간이 인간사회에서 상당한 고등급의 취급을 받는 이유였다. "탁탁.. 후후..." 나는 도서관에서 마지막으로 읽은 책을 내려놓았다. "이제 도서관에 있는 책을 모두 읽었네. 오늘로써 도서관 출입은 끝났다." 나는 도서관의 출입이 이제는 더이상 필요없다는 것을 중얼거리며 일어났다. 나는 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들의 정보를 입력하고 밖으로 나왔다. "현자 기루야, 오늘은 일찍 나오네?" 밖에서 도서관을 지키던 나크형은 나를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 도서관에 오지 않을거에요. 이제 필요한 것은 모두 읽었거든요." 나는 나의 능력을 모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그저 기디엔만이 나를 '머리가 똑똑하다'라고 생각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동안 도서관을 한 달 가까이 출입하면서 도서관을 경비하는 나크형은 내가 매일 책을보러 출입하는 것을 보고 '현자'라고 놀려댔다. "그러니? 아깝다. 한 달 동안 내가 경비서는 것에 대해 자긍심을 가졌는데 말이야." 나크형은 아마도 내가 출입하지 않으면 아무도 출입하지 않을 도서관을 지키는 것을 심심해 할 것이었다. 도서관의 경비는 마을 드워프들이 번갈아가며 일정하게 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드워프의 성격상 무엇인가 두들기고 만들어내는 것이 인생의 목표인 종족들에게 도서관 경비는 정말 고달픈 일이었다. "나크형! 나중에 또 책보러 올께요. 안녕히 계세요." 나는 나크형에게 인사하고 집으로 향했다. '이제부터 마법을 익혀야겠구나. 그래야 나도 이 행성에서 무엇인가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마법을 익히리라 다짐했다. 마법이란 힘이 있으면 이 행성에서 생활하는데 편리할 것 같아서였다. 또한 그 어떤 종족이라도 마법을 익히고 있으면 타 종족이라도 배척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였다. 집에 도착하여 안으로 들어가보니 아무도 없었다. '기디엔은 광산에 갔나보군.' 나는 엄마같은 기디엔을 생각하며 내가 해야할 일을 결정했다. 혼자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는데 한 달이 흘렀고 도서관을 출입한 것도 한 달이 흘렀다. 이제 드워프 마을에서 내가 지낼수 있는 기간은 네 달이 남았을 뿐이었다. 나는 네 달 동안 드워프들이 광산에서 일하며 도구만드는 것을 배울 생각이었다. 그리고 마법도 함께 익힐 생각이었다. 나는 도서관에서 인간의 마법서를 다른종이에 옮겨적어서 가지고 왔다. 하지만 나는 이 마법을 익힐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이런 불안전한 마법을 익힐 생각이 없었다. 생체컴퓨터의 능력이 있는 내가 엘프의 마법이 뛰어난 것으로 판단하였기에 엘프마법을 익힐 생각이었다. 하지만 나의 능력을 내보일 수 없으므로 인간의 마법서를 들고다니면 내가 인간의 마법을 익히리라 다들 생각하리라 판단했다. 특히 드워프들은 마법을 할 줄 모르는 종족이므로 더욱 속이기 쉽다고 생각했다. "기루야, 왠일로 도서관에서 일찍 돌아왔니?" 기디엔은 도서관에서 매일 늦게오던 기루가 집에 들어와있자 물어보았다. "기디엔, 나 이제는 도서관 가지 않을거에요. 그리고 나 인간의 마법서를 찾았어요." "기루야, 마법은 힘든 것이란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그만 두거라." 기디엔은 내가 걱정되는지 되도록 말리려고 하였다. "기디엔, 나는 꼭 배울거에요." 기디엔은 내가 한 번 결정하면 그것을 번복하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기디엔은 내가 무엇을 하더라도 참견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마법을 익혀야 할텐데, 인간의 글을 읽을줄 아니?" "예, 인간의 글을 배운적이 있어요." 드워프들은 내가 그동안 고아로 지내다가 이곳 숲속에 버려진줄 알고들 있었다. 그러므로 인간의 글을 내가 당연히 알고있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럼 이제부터 네 달동안 마법을 익히며 지낼거니?" 기디엔의 질문에 나는 부탁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했다. "기디엔, 드워프들이 하는것을 저도 배우면 안될까요?" 나는 내가 꼭 배우고 싶은 것을 말했다. 왠지 드워프들이 열심히 도구를 만드는 것을 보고 나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31세기에는 인간이 땀을 흘리며 운동하지 않는다. 의료기구가 자동으로 인간의 근육을 확장시켜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어린 드워프들가 뛰어놀면서 운동이 이렇게 좋은 것인지 몰랐다. 나는 31세기 못누린 이곳에서의 생활을 모두 누려보고 싶었다. "어떤 것을 말하는 거니?" 나는 기디엔이 어떤 것을 말하는지 내게 질문했다. "드워프가 검과 같은 도구들을 만들잖아요. 저도 그것을 배우고 싶어요." "기루야, 그것은 절대 배울수 없단다. 그것은 인간이 할 수 없을 뿐더러 아주 중요한 기술이란다. 앞으로 그런 말을 다른 드워프들에게 하지는 말아라!" 기디엔은 나의 부탁을 바로 거절했다. 그것은 드워프들의 전통이라 어쩔수 없다고 하였다. 도서관에서 본 기록에도 드워프들의 기술은 타종족에게 전수할 수도 없지만 전수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다. "그러면 혼자 만들어 봐도 되나요?" "그러면 괜찮겠구나. 하지만 절대 드워프들에게 가르쳐달라고 하지는 말아라!" 기디엔은 그렇게 대답을 하고, 기디엔의 집 옆에 있는 대장간을 이용하라고 했다. 드워프들은 수많은 도구들인 무기와 갑옷 그리고 장식품을 세공하고 만들 때 마을에 있는 공동작업소에서 일을 한다. 하지만 자신의 각자 집 옆에는 아주 조그맣게 간단한 대장간을 만들어 놓았다. 대장간이라 부르려면 최소한 해머가 있어야하며 불을 500도 이상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열화로가 있어야 했다. 모두들 집집마다 작은 대장간을 가지고 있었으나 아쉽게도 기디엔의 대장간은 가장 초라한 모습의 대장간이었다. 기디엔이 주로 하는 분야가 광산에서 광석채집이기 때문인 것이다. 기디엔은 130살 정도 되었는데 드워프 마을의 평균연령을 살펴보면 중간도 채 되지 않기 때문에 광석채집의 일만 하고 있었다. 최소한 평균연령은 되야 도구들을 자신 마음대로 만들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지금도 주어지긴 해도 나중에 주어질 기회에 비하면 적은 시간이었다. "기루야, 너무 무리하도록 하지 말아라. 특히 열화로는 조심하도록 해라. 잘못하면 죽을수도 있단다!" "네, 걱정 마세요." 나는 기디엔의 말에 씩씩하게 대답했다. 지금 나의 겉모습은 11세 이지만 드워프들과 비슷한 키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드워프들은 나를 '어린인간'이라고 부르면서도 어린 드워프들보다 약간 높은연령의 취급을 해주었다. 기디엔도 그래서 내가 무슨일을 하든지 간섭하지 않는 것이다. "기루야, 그럼 나는 광산으로 다시 일하러 가야겠다!" "네,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기디엔은 해머를 비롯한 무시무시한 공구들을 들더니 다시 광산으로 향했다. 그리고 혼자님은 나는 앞으로의 일을 다시 생각했다. 내가 할일은 마법공부와 드워프들이 만드는 무기제작의 실습이었다. 마법을 주로 공부하고 무기 제작은 순전히 취미와 같은 것이었다. 모든 드워프들이 하고 있으니 나도 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 제 목: 독재자 [8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2-27 1689 16 2. 드워프 마을 - 4 나는 엘프마법서에 있던 기록을 생각하며 마나를 느껴보려고 생각했다. 나의 현재상태는 엘프마법에 있는 9서클까지의 모든 마법이론을 마스터한 상태였다. 마법책을 읽을 때 모든 것을 이해하고 습득한 것이다. 하지만 마나란 것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무용지물이었다. '마나만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을텐데 정말 답답하네.' 나는 마나에 대한 것을 느껴보려고 하였다. 엘프의 마법서는 엘프들도 1서클을 익히는데 무려 10년이 걸린다. 그것은 마나에 대한 많은 수련과 경험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마나에 대한 것을 이론으로만 습득하였지 실제로 느껴보질 못했기 때문에 어떤 느낌인지 느끼려 노력하였다. 인간의 마법을 익히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인간의 마법을 익힌다면 6개월 내에 9서클까지 익힐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모든 산술논리연산이 컴퓨터보다 정확한 나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불완전한 인간의 마법이 싫었다. 더구나 이곳 행성의 인간은 내가 살던 31세기의 인간이 아니었기에 같은 종족이라 말하기에도 조금 오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엘프의 마법을 꼭 익히고 말테다.' 나는 계속해서 엘프마법서에 있는 대로 마나를 느껴보려고 노력하였다. 엘프에 나와있는 마나에 대한 정보는 인간의 마나와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인간의 마나는 주위의 분포된 자연에너지를 강제로 인간의 몸으로 흡입하여 주위에 분포시키는 것에 반해 엘프마법서에 나와있는 마나는 자연과 하나가 된 다음에나 가능한 일이었다. 숲속에 살고 온몸으로 느껴야 마나를 느낄수 있다는 이론이었다. 엘프마법과 인간마법의 공격적인 효율은 비슷하였다. 그것은 인간의 마법이 매우 실용적으로 발달되었기 가능한 것이었다. 하지만 엘프마법은 익히기 어려운만큼 무한한 능력이 있었다. 인간마법의 1서클 마법이 10여가지 효율성이 있는 마법종류가 존재한다면 엘프마법의 1서클은 23가지로서 각 속성별 특이능력이 상당히 많았다. '엘프는 10년을 열심히 수련해야 1서클에 진입한다고 하니 나는 얼마나 해야할까?' 나는 마나를 느끼기 위해 여러 이론들을 떠올리며 계속 엘프마법서에 나온대로 자연을 느끼도록 노력하였다. 나는 침대에 누워서 가만히 마나를 모으려고 노력하였다. 내가 캡슐에 탄채로 정신수련을 한 버릇때문인지 몰라도 나는 누워있는 것이 가장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을 갖고있기 때문이었다. 내가 마나를 느끼기 위해 계속해서 집에 누워있자 기디엔은 나를 무척이나 걱정했다. 하지만 나는 마법의 마나를 느끼기 위해서는 가장 편안한 자세로 있어야된다고 기디엔에게 알려주었다. 나는 마법을 익히기 위하여 누워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기디엔의 옆에있는 작은 대장간을 이용하여 나름대로 공부하였다. 대장간을 이용하여 무엇인가 만들고 싶었던 마음은 첫 날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대장간에 있는 열화로를 500도로 달구기 위해서는 석탄원료와 비슷한 연료를 구해야했다. 또한 정제된 금속까지 구해야하니 이만저만 어려운 일이 아닐수 없었다. 기디엔이 내게 열화로를 피울수 있는 연료를 기디엔이 구해다 주었지만 금속은 드워프 마을에서도 귀한 것이었다. 특히 내가 만들고 싶었던 것은 검인데 검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제된 철광석이 필요했다. 철광석은 드워프들에게도 귀한 금속이었다. 그래서 나는 광석에서 일하는 드워프를 설득하여 드워프들의 광석캐는 것을 도우면 검을 만들수 있는 양을 준다고 하였다. 나는 한 달 동안 광산에서 광석을 캐는 일을 하기로 했다. 정제된 철광석을 얻자면 어쩔수 없었다. 드워프들은 자급자족의 형태로 살아온 경험이 있으며 또한 모든일에 대하여 무조건 자비를 베푸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나는 인간으로 쓰러져있던 것을 데려와 지금까지 보살펴준것도 드워프들로서는 상당히 아량을 베푼것이다. 보통 드워프 마을에 인간이 쓰러져있다면 바로 쫓겨났을 것이다. 내가 어렸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있었던 것이다. 나는 하루 8시간을 광산에서 광석을 캤다. 어두컴컴한 곳에서 광석을 캐는 것은 상당히 어려웠지만 나는 요령이 생겨 두 번째 날부터는 힘들어하지 않았다. 이런 내가 드워프들은 상당히 신기했는지 나를 항상 주의깊게 바라보았다. 기디엔의 말로는 예전에 인간들하고 같이 광산에서 일한적이 있는데 어른인간도 나처럼 일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나는 첫날은 광석캐는데 많은 실수가 있었다. 드워프들은 컴컴해도 잘 볼수있는 종족특성을 가지고 있었고 나는 인간이라 어두운것에 약했다. 하지만 영혼력을 발휘하여 사물을 감지하고 시작하고 난 후로는 어두운 것도 어려움은 없었다. 광석을 캐고 옮기는 것은 내공력을 이용했다. 그동안 쌓아온 내공력을 이용하여 신체를 강화시키는 것에 신경을 썼다. 나는 어리지만 상당한 힘을 사용할 수 있었다. 어두운 것을 영혼력을 이용하여 움직이고 내공력으로 광석을 뾰족한 도구로 쪼개어 그것을 들고 다시 운반대에 옮기는 것은 대단한 인내력을 필요로 한 작업이었다. 이런 생활을 하면서 나는 어른 드워프들과 상당히 친해졌다. 사실상 일부 어른 드워프들은 나를 인간이라하여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부류도 있었는데 이번에 같이 일하면서 동지애를 쌓았다. 광산에서 일하면서 엘프마법을 익히는 것은 더욱더 힘들어졌다. 광산에서 대부분의 내공력을 모두 소모하고 나면 신체가 평범한 인간의 어린인간의 신체밖에 발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기수련을 통해 내공력을 더욱 높이려고 하였다. 그렇게 힘들게 한 달이 지나자 나는 그렇게 애타게 고대하던 철광석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생각지 못했던 일이 있었다. 바로 초보자인 내가 어떻게 철광석을 한 번에 검으로 만들수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처음에는 왜 이런점을 생각하지 못했는지 바보스러웠다. '생체컴퓨터의 능력을 가진 내가 이런 생각을 못하다니 정말 어의가 없군.' 나는 내 자신이 바보스럽게 느껴졌다. 이것은 내가 객관적이지 못해서 일어난 일이었다. 사실 사람이 흥분하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감정이 심하면 그것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광사네서 일하면서 나는 힘든일도 있었지만 내공력이 상당한 진보와 신체변화가 있었다. 일단 어린 내 몸에도 약간이나마 근육이 붙었다. 내공력과 영혼력을 사용하지 않아도 이제는 어느정도 어린아이적인 힘보다 좀더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엘프마법은 여전히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그렇다고 포기하지는 않는다. 더욱더 열심히 하여 1서클을 이룩하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계속해서 광산에서 일해야되겠군. 이제는 대장간을 이용해서 제련법을 익혀야겠군.' 나는 광산에서 일하면서 기디엔의 작은 대장간에서 광석 제련법을 익혔다. 광산에서 그냥 광석을 집어넣어 아주 미세한 가루라도 금속을 채취하는 것이다. 또한 해머로 일정시간동안 같은 힘으로 두드리는 것을 연습했는데 이것은 내공력을 이용하였기에 어렵진 않았다. 철광석을 제련하는 것으로 일정함 힘으로 계속 두드리는 것은 상당힌 기술에 속하였다. 이것은 오랜동안 이것을 연습해온 드워프만이 가능한 것이다. 인간이라면 계속해서 해머를 내려칠 때마다 그 강도가 아주 미세하게 다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드워프는 신체구조상 힘의 차이가 거의 없도록 하는것이 가능했다. 나의 이런 모습에 처음에는 어의없어하는 드워프들도 열심히 하는 내 모습을 보고는 아무도 놀리지 않았다. 또한 오랜동안 연습의 결과를 드워프들이 보고 정말 나를 대견스러워했다. 아마도 다른 인간들은 나처럼 광산에서 일하지도 않을 것이도 드워프처럼 대장간 기술을 익히려고 들지 않을 것이었다. 인간 사회에서 언제부터인가 인간이 운영하는 대장간은 농기구나 만드는 것으로 변형되었다. 처음에 인간의 대장간들도 모든 금속제품을 다루었지만 인간과 드워프의 문화가 교류되면서 인간들이 운영하는 대장간은 무기제품의 가공을 할 수 없게되자 없어지기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렀던 것이다. "기루야, 저쪽에 있는 볼록한 광석을 치우거라." "네, 첼토 아저씨!" 첼토 아저씨는 광산에서 내게 많은 도움을 주는 아저씨였다. 광산내부에서 책임자로서 250살의 늙은 드워프로서 광석캐는데는 가장 높은 기술을 가지고 계셨다. 특히 광석의 결을 눈으로 어떻게 찾아내는지 신기했다. 다른 드워프들이 광석의 결을 찾지 못하는 것을 보면 이것은 상당한 기간을 연습해야 생기는 노련미였다. " 쩡... 쩡... 쩡... " 나는 첼토 아저씨가 가르키는 부분을 공구를 이용해 쪼개기 시작했다. 드워프들이 웃을지 모르지만 나도 한 달 동안의 노하우가 쌓여서 이제는 이정도의 작업은 힘들지 않았다. 기수련으로 인한 나의 내공력이 높아져 빠르게 광산에서 적응되어가자 다른 드워프들이 나에게 관심이 많아졌다. "펠친,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첼토 아저씨가 같이 옆에서 일하고 있던 드워프에게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첼토 아저씨보다 나이가 100세 이상 적은 펠친 아저씨가 대답했다. 이곳 카리보 부족이 살고있는 칼루이 숲은 엘프와 드워프가 60% 가량의 숲의 영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카리보 부족에 있는 곳에는 많은 광산이 있었다. 아마도 카리보 부족이 1천년 이상을 이곳에 정착하고 살아도 충분한 광석을 캐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일하는 광산은 250세의 첼토 아저씨, 135세의 펠친 아저씨 그리고 제일 젊은 80세의 콜트 아저씨가 함께 일하고 있었다. 내가 철광석이 필요하자 드워프분들이 합의하에 내게 광산일을 주신것은 그것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지 않고 드워프의 의식상 모든 것은 공짜가 없고 그 대가가 필요한 것이라 시켰던 일이었다. 하지만 내가 광산의 일에 성인 드워프 만큼의 일을 하기 시작하자 이곳의 광산일은 일찍 끝날 수 밖에 없었다. 하루 광산량이 딱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광석의 축출량은 대략적으로 일정하였다. 그것은 드워프의 일하는 속도가 매일 비슷하였기 때문이었다. 인간이라면 날마다 컨디션의 차이에 따라 일하는 양이 다르겠지만 체력이 강한 드워프에겐 일정하게 일하는 것이 가능했다. "기루야, 마법은 잘 되가고 있니?" 첼토 아저씨가 나를 보며 말씀하셨다. 이곳 드워프들의 종족 특성상 마법을 익히지 못하기에 모두들 내가 마법을 익힌다고 하자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내가 한달이 넘도록 아무것도 하지 못하자 다들 '그러면 그렇지'하는 식이었다. 드워프들도 엘프들을 통해 마법의 어려움을 다들 알고 있었다. 1,200년을 사는 엘프들도 600년을 살아야 엘프마법을 5서클이나 6서클의 마법을 마스터하고, 인간은 40이나 50세가 되야 5서클을 마스터 하는 것이 일반상식이었다. "아니요, 멀었어요. 아무리해도 되질 않아요." "기루야, 걱정 말아라. 엘프들도 평생 익히는 것이니까 너도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익일수 있을거야." 나는 첼토 아저씨의 말에 웃음지으며 고개를 끄떡였지만 마나도 느끼지 못해 속으로는 속이탔다. 요즘은 인간의 마법서에 나온 마나를 느껴 마법을 익힐까하는 유혹에 빠져들고 있었다. 엘프마법의 9서클 까지의 수식을 이해하지만 엘프마법의 마나를 느끼지 못한다면 1서클도 시작하지 못할 것이다. "기루야 힘내!" "걱정마라." 옆에 같이 일하시던 펠친 아저씨와 콜트 아저씨도 내게 응원을 해주셨다. 나는 집으로 돌아와 내공력을 높이기위한 기수련과 엘프마법의 마나를 느끼려고 하였다. 또한 대장간에서 광석을 녹여 금속종류만 추출하였다. 내가 익히고 있는 것은 고대 드워프들의 제련술을 책으로 보며 연습하는 것이다. 드워프들의 기술을 내게 가르쳐 줄 수 없기에 혼자 도서관에서 본 책내용을 상기하며 익히는 것이다. .......... '이상하네. 뭔가 몸을 스쳐지난 것 같았는데.' 나는 기수련을 끝마치고 마나를 느끼기 위한 수련을 하려고 하는데 몸에 무엇인가 스쳐지나간 느낌을 받았다. 꼭 물에 손을 담긴 느낌이었다. 나는 계속해서 그 느낌을 몸으로 음미해보았다. 조용한 호수에 몸을 담근듯한 느낌이 온몸에 전해져왔다. '이게 뭐지?' 나는 호기심에 이끌려 계속해서 그 느낌을 느껴보도록 했다. 기수련을 할 때에는 온몸에 외부의 기가 들어와 배꼽 아래에 있는 단전에 아주 미세하고 쌓임을 느꼈다. 또한 각각의 몸에도 기가 쌓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기수련을 하지도 않았다. '이것이 혹시 엘프마법서에 나온 마나인가?' 내가 알고있는 마나는 엘프마법서의 마나에 대한 상식이었다. 하지만 지금 내 몸으로 느끼는 마나는 엘프마법서에 적혀있던 내용과는 너무도 다른 내용이었다. 인간마법서에도 마나가 이런 느낌을 준다고 적혀있지는 않았다. 생체컴퓨터의 능력을 가진 내게 마나에 대한 표현력을 잘못 해석할 수가 없었다. 나는 지금의 내가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총동원하여 내가 느낀 기운에 대해서 연구했다. 엘프마법서에 대한 마나에 대한 상식과 인간마법에 대한 마나에 대한 상식 그리고 종족 특성에 대한 것도 분석하였다. '혹시? 설마!' 나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결론을 도출해냈다. 나는 엘프마법을 익히면서 내가 인간이란 사실을 잊은 것이었다. 나는 죽은 후 영혼력에 의해 몸이 재구성되어 지금의 행성에 존재하고 있었다. 아무리 몸이 재구성 되었다해도 나는 인간이었다. 인간인 내가 엘프마법의 마나를 느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저 나는 완전한 마법을 익히려고 한 것이지만 나는 엘프가 가지고 있는 종족특성이 없었다. 엘프와 인간의 신체적 구조가 다른데도 불구한 내가 엘프마법의 마나를 느끼자 당연히 엘프들과 인간의 감각기관이 다르기에 마나의 표현법이 다른 것이었다. '하하하. 이렇게 된 것이었구나.' 나는 모든 것을 알게되자 너무나 기뻤다. 드디어 내가 마나를 느낀 것이었다. 엘프들이 마나에 대한 수많은 표현은 인간이 느낄 수 없는 감각기관을 통한 설명이었다. 내가 기수련으로 인해 신체구조가 다른 인간에 비해 10배 이상 뛰어났다 하더라도 엘프의 감각기관을 따라갈 수 없었다. 엘프들의 오감은 인간의 오감보다 100배 이상 뛰어나기 때문이다. 엘프가 표현하는 엘프마법의 마나에 대한 설명은 인간의 100배의 오감으로 설명된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그런 느낌을 몸으로 가져보려 노력하여도 그 느낌으로 마나를 느낄 수 없었던 것이었다. 나는 내 자신의 감각에 맞게 마나에 대한 분석을 하자 내가 지금 느끼는 것이 엘프의 마나임을 알 수 있었다. 이런 간단한 이치를 눈치채지 못한 내가 바보스러웠다. '이제는 나도 1서클의 마법을 익일 수 있겠구나!' 나는 엘프마법을 익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너무나 기뻤다. "기루야, 뭐가 그렇게 재밌네?" 침대에 누워 마나를 느끼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있자 집에 들어오던 기디엔은 내게 말했다. 오늘 마나를 느낀 것은 그동안 상당히 시간이 지난 후였다. 이제 광산에서 일한 시간도 세달이 넘었다. 이제 열흘 정도가 지나면 이곳 드워프 마을에서 추방된다. 사실상 추방이라 하여도 드워프들의 전통이기에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단일종족일 경우 타종족이 함께 살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했다. "기디엔, 나 드디어 마나를 느꼈어." "기루야, 정말이니? 마나를 느꼈어? 축하한다. 이제 마법을 익힐 수 있겠구나!" 기디엔은 내가 마나를 느낄 수 있게되자 정말 축하해 주었다. 자신과 6개월 이상을 같이 살며 아들과 같았던 기루의 성공은 자신의 성공처럼 느껴졌다. 마나를 느끼고부터 나는 1서클의 마나를 쌓으려고 노력했다. 몇일 지나지 않아 나는 1서클의 마나를 모두 모을 수 있었다. 영혼수련을 통한 영혼력은 나의 뇌에 주로 존재하며 온몸에 있었고, 기수련을 통한 내공력은 온몸 전체에도 있지만 특히 단전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이번에 느낀 엘프마법의 마나는 심장과 왼팔에 주로 쌓였고 희미하게 온몸에서도 느껴졌다. 내가 느낀 마나의 위치가 심장부근과 왼팔부근으로 모인 것은 나의 버릇 때문이었다. 원래 심장부근에 마나가 쌓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엘프나 인간의 마법이나 그것은 비슷하였지만 나같은 경우는 심장이 마나에 쌓이자 예전에 있던 생체컴퓨터인 다크가 떠올라 나도모르게 할아버지의 생체컴퓨터인 핑크를 떠올려 마음이 느끼는대로 마나가 왼팔에 밀집된 것이었다. 심장의 마나는 정상이지만 왼팔에 마나가 모인것은 나쁘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엘프마법의 마나는 신체 특정분야에 마나를 쌓는다고 해서 큰일날 것은 없었다. 인간마법의 마나는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효용이 매우 다양하고 완전한 엘프마법은 상관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왼팔에도 마나를 쌓아두었다. '이제는 1서클의 마법을 할 수 있겠구나.' 나는 쌓인 마나를 통해 계속해서 1서클의 마법을 실현시켜보았다. 술자의 전면에 투명한 방어막을 생성시키는 실드, 물건의 부서진 조각들을 이어붙이는 맨딩, 무기에 강화력을 주는 아머, 빛을 내게 하는 라이트 등을 실현시켜보았다. 1서클에 해당되는 마법의 수식을 계산하면서 실현시켜야 했지만 그것은 내게 숨쉬는 것보다 더욱 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많은 것들이 대상자가 필요한 마법이라 연습해보지는 못했다. 엘프마법은 인간마법에 비해 적은 마나로 수많은 마법을 실현시킬 수 있었다. 인간마법에 비해 엘프마법이 너무나도 뛰어나기에 자꾸 비교하는 버릇이 생겼다. 단지 단점이라면 엘프마법을 대성하기 위해선 엘프조차도 수백년이 세월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인간에겐 익히기 불가능한 마법이었다. 나는 추방되는 날짜가 다가오자 광산의 일은 그만두었다. 또한 대장간에서 익히던 광석 제련법을 익히려고 하였지만 시간이 없어서 익히지 못했다. 특히 그 많은 시간을 광석에서 일하여 철광석을 얻었는데도 불구하고 내 스스로 제련법을 익히지 못해 검을 가질수도 없었다. 사실 기디엔에게 검을 달라고 할수도 있었지만 드워프들의 무기는 모두 장로님의 허가를 통해 외부로 반출되는 형식을 가추고 있었다. 나는 기디엔에게 더이상 신세지기 싫어서 무기는 기디엔이 혼자 생활하는 방법을 가르칠 때 주던 작은 도끼 두개와 단검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만 있어도 살아가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내가 1서클의 마법을 익혔다는 것을 기디엔이 드워프 마을에 소문내는 바람에 많은 드워프가 찾아와 나의 마법을 보았다. 특히 어린 드워프들은 성인 드워프의 눈을 피해 나를 찾아왔다. 내가 추방되는 이유의 한가지가 어린 드워프들에게 영향이 미치는 것 때문이라는 것을 안 나는 어린 드워프들에게는 마법을 보여주지 않았다. 성인 드워프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빛을 내는 라이트 마법이나 나의 모습이 변하는(환상)는 체인지 셀프 마법을 주로 보여주었다. 특히 드워프들이 가장 좋아하는 마법은 무기나 방어력에 강화력을 주는 아머 마법이었다. 이것은 드워프들이 1년에 몇개 만들어내는 마법물품에 아머마법을 첨가하기 때문이었다. 검에 아머마법 수식을 그려놓은 후 6서클의 마법으로 아머마법을 활성화 시키면 그 무기는 상당한 강화력을 가지고 있어서 쉽게 손상이나 파괴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아쉽게도 나는 아머마법의 수식을 그릴 수 있었지만 6서클의 수식 활성화 마법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마법검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였다. 그래서 마법검 같은 대단한 무기들은 대마법사나 만들수 있었다. 6서클을 마스터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6서클을 마스터해도 마법사의 능력에 따라 마법무기가 1년이 채 가지 않았다. 최소한 8서클 마법사가 만든 마법무기라야 최소 10년은 유지된다. 그러니 마법무기가 소중한 것이다. "기디엔, 걱정하지 마세요." 기디엔은 내가 혼자사는 것이 많이 염려되는지 숲속에서 조심할 것을 많이 이야기해 주었다. 하지만 나는 도서관에서 모든 숲속에 대한 정보를 알기 때문에 내가 위험할 것은 없었다. 특히 내가 드워프 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고 민첩성 또한 뛰어난 것을 알기에 그나마 안심하고 있었다. "그래도 조심해야 한단다. 트롤같은 몬스터를 만나면 무조건 피해도록 해라. 오우거도 있을수 있으니 조심해야하고. 네가 지내는 곳은 엘프와 경계지역이라서 내가 얼마전에 엘프들에게 알려주었다. 그러니 엘프들을 보고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함부러 공격하지 말도록 해라." "네." 기디엔이 내게 여러가지 당부를 하고 있을 때 장로님이 찾아오셨다. "기루야, 그만 이제 떠나줘야겠다.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도록 해라." "네, 장로님. 그동안 저를 이곳에서 지내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나는 장로님에게 드워프식으로 감사인사를 했다. 그동안 이곳에서 너무 행복한 생활을 한 것 같았다. 이곳 생활이 너무 신기하여 태양계 수성에 있을 미영의 생각과 지구에 계실 부모님을 잊고 살 수 있었다.가끔 생각나긴 하지만 처음처럼 절박하게 생각나진 않았다. "기루야, 다음에 보도록 하자. 그리고 외로우면 인간 마을로 가도록 해라." "네, 그렇게 할께요." 나와 같은 광산에서 일하시던 첼토 아저씨, 펠친 아저씨 그리고 콜트 아저씨가 나에게 인사를 했고, 장로님이 옆에서 함께 있었다. "기루야, 조심하도록 해라." 기디엔은 나를 한 번 안겨주고, 눈물을 흘렸다. "기디엔, 울지 마세요. 잘 살도록 할께요." 나는 그동안 엄마처럼 나를 보살펴준 기디엔의 마음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제 혼자 살아야 된다. 드워프들은 마을에서 되도록 움직이지 않는 삶을 살아왔다. 그러니 숲속에서 살게 되겠지만 다시 볼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나의 추방을 마중나온 분들은 장로님과 기디엔 그리고 같이 일하던 세분이었지만 정말 내겐 고마운 분들이었다. 다른 분들은 아마도 자신의 일들을 하고 계실 터였다. 간간히 친한 분들이 내게 얼마전에 인사를 했기 때문이었다. 정말 고마운 드워프 분들이었다. '이제 나는 혼자가 되었구나.' 나는 내가 살아가야 할 정소로 떠나기 시작했다. 이제 혼자가 된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흘렀다. 나는 슬픔을 잊기 숲속을 향해서 뛰었다. 내공력을 이용해서 12시간을 넘게 뛰어와 내가 살아가야 할 곳으로 도착했다. 이제 나는 이곳에서 살아가야 한다. 내가 가진 것이라고는 작은 도끼 두개와 단검 뿐이었다. 나는 먼저 모닥불을 피웠다. 동물들은 불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집을 만들때까지는 불을 계속 피워두워야 했다. 모닥불을 피워놓고 작은 도끼로 토끼를 잡았다. 토끼의 가죽을 벗겨 내장을 시냇가에서 씻어내고 나뭇가지로 토끼를 꽂아 불에다 구웠다. 무식한 방법이었지만 기디엔이 이렇게 가르쳐주었다. '내일 일어나서 먼저 집을 지어야겠구나.' 나는 내일 할일을 생각하며 잠을 청했다. .......... 제 목: 독재자 [9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2-28 1768 23 3. 나의 영역 - 1 "뾰로롱. 뾰로롱. 짹짹. 스르르르" 나는 여러 벌레 울음소리를 들으며 일어났다. 어제 지펴놓았던 모닥불은 약간의 열기만 있을 뿐이었다. '이제 혼자만의 생활을 해야만 하는구나.' 나는 먼저 집을 어떻게 지을지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어제는 단순히 집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집을 지을 생각만 했지 어떻게 지을지는 한번도 생각해 보지를 않았다. '나는 이곳에서 오랜동안 살아야 한다. 그러니 단순하게 지을순 없겠다.' 나는 이곳에 오래 있어야만 했기에 창고도 있어야했고, 간단히 수리도 할 수 있는 대장간도 필요했다. 또한 마법을 익힐 수 있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처음부터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며 집을 지어야했다. '내가 필요한 것이 지금당장 집이 필요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지어야겠구나.' 나는 일단 필요한 집을 먼저 짓기로 했다. 어제는 불 때문에 몬스터가 접근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일단 나는 지금 50m 가량을 넓게 청소하기로 하였다. 집은 6m의 직사각 공터만 필요하면 되었지만 나중에 창고가 필요하고 또 어떤것이 필요할지도 몰랐다. 숲속에 지름 50m 크기의 공터는 상당히 크나큰 장소였다. 나는 넓은 공터를 만들기 위해 그곳에 있던 수많은 나무를 작은도끼를 이용해 쓰러뜨렸다. 그리고 그 나무를 이용해 통나무 집을 세웠다. 드워프들은 돌같은 것들을 이용해 집을 지었지만 나는 나무를 이용하기로 하였다. 나는 돌을 가공할 도구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50m의 크기의 공터를 만들면서 엘프들이 찾아오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 엘프들은 숲이 없어지는 것을 알면 바로 알수 있을 뿐더러 자신의 생명처럼 여기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내가살고있는 것을 알고서 숲이 피해보는 것이라 짐작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공터를 완성시키는데 일주일의 시간이 걸렸다. 이정도 공터를 만들기 위해서 일주일이라면 상당히 짧은 시간이었다. 그것은 내가 내공력을 이용하여 작은 도끼로 나무를 쓰러뜨리고 내공력이 떨어지면 다시 기수련을 하며 지냈기 때문이었다. 기수련과 함께 공터의 청소를 병행한 것이었다. 현재 나의 내공력은 계속해서 사용하면 2시간을 버틸수 있었다. 내가 검술을 익힌다면 아마도 2시간을 계속해서 검을 휘두룰수 있을 것이다. 나의 통나무집은 하루만에 완성되었다. 공터를 만들때 미리 통나무를 집을 지을 경우를 대비해 1cm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잘라놓았기 때문이었다. 생체컴퓨터의 능력이 있는 내게 그정도 계산은 쉬운 일이었다. 단지 통나무집을 완성할 때 통나무를 올리는 것이 힘들었다. 여러가지 기상천외한 방법을 이용해 통나무를 지붕까지 들어올려 완성시킨 것이다. 통나무집은 정확히 직육면체의 형태를 뛰고 있었고 굴뚝까지 존재하였다. 통나무집의 내부에 있는 아궁이는 돌을 이용해 만들었다. 그것까지 나무로 만든다면 불을 지피면 통나무집은 당연히 타기 때문이다. 멀리 숲속에 있는 바위를 가공하는 일은 무척 난감스러웠다. 바위의 가공은 마법을 이용했다. 1서클의 아머 마법을 이용하여 도끼를 강화시켜서 바위를 아궁이처럼 만들었다. 내가 가진 도구가 도끼와 단검밖에 없기 때문에 내겐 귀한 도끼였다. 그렇기 때문에 1서클의 아머 마법을 연속해서 사용하여 도끼가 손상되는 것을 막았다. 마나가 부족하여 여러번 쉬기를 반복했다. 통나무집에 불을 피울수 있는 굴뚝도 만들고, 필요한 도구들도 만들었다. 나무를 이용해서 수저와 젓가락을 만들고 탁자와 의자도 만들었다. 그외 옷을 걸어둘 수 있는 옷걸이도 간소하게 만들고 내가 잘수 있는 침대를 만들고 그 위에 숲속에서 아주 부드러우며 길죽한 식물을 말려서 나무침대위에 올려두었다. 하지만 그릇과 같은 것들이 모두 나무로 만들어져 있어서 앞으로 먹는 음식은 사냥해서 고기를 구워먹거나 숲속의 과일 혹은 풀을 먹으며 지내야 할 것 같았다. 통나무집이 완성되자 나는 내자신이 강해야된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나는 정말 혼자 살아가기에도 벅차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큰 몬스터가 지나가다 나의 냄새를 맡는다면 나는 도망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몬스터가 너무 걱정되어 울타리를 만들기로 하였다. 하지만 울타리를 만든다면 여러가지로 불편할 것 같았다. 일단 숲을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몬스터를 막을 정도의 울타리를 만들려면 바위도 가져다 쌓아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여러가지 고민끝에 나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마법을 이용하면 되겠구나. 1서클의 마법이 이럴때 쓸모도 있었네.' 나는 1서클중 23가지의 엘프마법중에 울타리를 만들수 있는 마법을 찾아내었다. 그리고 그 방법대로 울타리를 만들기로 작정했다. '먼저 몬스터의 괴력에도 견딜수 있는 묘목을 찾아야 되겠구나.' 나는 통나무집을 지은후 숲속에서 가장 강한 나무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이 넓은 숲속에는 정말 여러가지의 나무들이 존재했다. 모든 나무들의 공통점이라면 상당히 나무가 튼튼하다는 점이었다. 나는 그중에서 코노루라는 나무의 묘목을 찾았다. 코노루라는 나무는 흙속에서 광석종류의 성분을 흡수하는 나무로서 나무중에서 가장 강한 나무로 속했다. 이 나무는 너무 강해서 왠만한 도끼의 날까지도 상하게 하는 나무였다. 하지만 코노루 나무는 상당히 더디게 자라는 나무였다. 흙속의 광물질을 흡수하며 자랐기 때문이다. 나는 코노루 나무의 묘목을 200여개 구했다. 일주일 동안 숲속을 헤매인 결과였다. 코노루 나무는 아주 귀하지만 쓸모가 없는 나무였다. 코노루 나무의 근처에는 코노루 나무 때문에 다른 식물들이 자라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식물이라면 흙속의 영양분과 광합성을 충분히 해야하지만 코노루는 흙속의 특정 성분을 모조리 빨아들여 영양분의 불균형을 초래하기 때문이었다. 나는 코노루나무의 묘목과 함께 드워프숲의 폐쇠독 광산에서 큰광석 200여개를 구해왔다. 내가 갔던 광산은 드워프가 모두 광석을 캐난 광산으로 남은 광석은 소량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내게 중요한 재료였다. 일단 나는 광산에서 내 머리 반만한 광석 200여개를 일일이 나의 통나무집까지 운반했다. 이것을 운반하는데 시일도 상당히 소비되었다. 그동안 이렇게 지내는 동안에 작은 몬스터들이 내 집을 습격하기도 하였다. 이것은 내가 상당히 특이한 냄새를 풍기어 그렇게 된 일이다. 기디엔도 내가 숲속에서 살게되면 다른 동물들이 나의 냄새를 맡는다고 하였다. 나는 온몸이 땀이되면서 몇일동안 구해온 광석 200개와 코노루 나무를 나란히 정렬했다. 그리고 코노루 나무의 묘목 뿌리와 광석을 일치시킨 후에 1서클의 피더폴 마법을 실현시켰다. 피더폴 마법은 생물이나 물체를 합치는 마법이었다. 엘프마법에만 존재하는 마법이었다. 나는 피더폴 마법을 이용해서 코노루 뿌리와 광석을 하나로 만든후에 그것을 공텅 바깥쪽에 1m 간격으로 심었다. 그리고 시냇물 쪽으로는 3m 정도의 공간을 남겨두었다. 앞으로 코노루 나무가 광석의 성분을 흡수하면서 크면 200년 후쯤에는 멋진 울타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삶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마법과 기수련 또 영혼력이 강한 나이기에 수명은 200년이야 되겠지만 내가 죽을 때 울타리가 만들어진다면 그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을것이다. 이것을 위해서 나는 앞으로 할일이 있었다. 나는 코노루 나무를 심은 날부터 마나를 더욱더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나가 모이면 모든 마나를 코노루 나무에게 마법을 걸었다. 내가 걸은 마법은 1서클의 인라지 마법으로 식물의 성장속도를 빠르게 높이는 마법이었다. 하지만 이 마법은 하루밖에 지속되지 않았다. 나는 1서클의 마법을 마스터 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마나를 쌓이며 200여의 코노루 묘목에 매일같이 인라지 마법을 걸어주었다. 아마도 이렇게하면 조만간에 커져서 멋진 울타리가 만들어 질 것이다. 내게 필요한 것이 완성되자 나는 수련을 결심했다. 이 행성에서 살아가려면 어떤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다. 마법의 수련은 앞으로 2서클의 마나를 쌓을 때까지는 중단이었다. 내가 마법을 수련한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었다. 생체컴퓨터 능력으로 인해 모든 마법에 대한 이해가 완료된 상태이기 때문에 그저 엘프마법의 마나만 필요할 뿐이었다. 하지만 마나란 것은 빨리 쌓는다고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마나를 빨리 쌓기 위해선 마나를 집적시키는 마법진이 있으면 더욱 쉬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마법진을 그릴수 있지만 그 마법진을 활성화시킬수 없다. 왜냐하면 수식으로 그려진 모든 마법수식기호는 6서클의 마법을 마스터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기수련과 함께 검술을 익했다. 상당한 내공력을 갖추기 있기에 여러가지 검술을 익힐수 있었다. 마법과 다르게 검술은 이론으로 알고 있어도 몸에 익숙하도록 갖추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지금 익히는 검술은 18세기 중국에 유행했던 고대문서의 방법을 토대로 익혔다. 고대 검술에 관련된 것은 아시아쪽에 많았다. 나는 대한민국 사람이기 때문에 고대 대한민국의 검술을 익히고 싶었지만 그것은 살상을 위한 검술이 아니었기에 많이 익히지는 않았다. 중국 고대검술은 내공력을 바탕으로 한 심신안정의 정신수련과 살상능력을 함께 갖추고 있었다. 나는 얼마전 작은 몬스터로 인해 약간의 상처를 입었다. 작은 동물이라 너무 날쌔어 작은 상처를 입은 것이지만 앞으로 몬스터를 직접적으로 대면하긴 위해선 사냥할 때 사용하는 도끼로 아무것도 할수 없었다. 내가 지금 사용하는 검술을 이용해서 몬스터가 침입하면 물리치리라 생각했다. 내가 사용하는 검은 코노루 나무를 깎아서 만들었다. 코노루 나무를 깎는데 도끼를 이용해 바위를 쪼갤때와 마찬가지로 도끼에 아머 마법을 걸어 그것으로 숲속에 있는 다자란 코노루 나무에서 검을 만들기에 적당한 가지를 짤라 완성시켰다. 양쪽에 날을 세우고 싶었지만 너무 힘든 일이라 한쪽날만을 세우고 베는 것을 쉽게하기 위하여 검을 약간 휘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현재 나의 검은 1.2m 크기이며 검날은 약간 뭉툭하며 베기위해 멋지게 휘어져 있었다. 코노루 나무에 내공력을 주입하여 휘두르면 날카로움을 더할수 있기에 몬스터가 싸운다해도 검이 베지못할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나의 하루생활은 매우 바쁘다. 아침에 일어나 기수련을 하고 과일로 아침식사를 끝마친다. 그리고 엘프마법의 마나를 느끼며 몸에 마나가 충만해지면 200여개의 코노루 나무에 인라지 마법을 걸어준다. 200여개의 나무에 마법을 걸면 몸이 녹초가 되어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사냥을 하거나 다시 과일을 먹어 점심을 해결한다. 점심이 해결되면 오후에는 기수련을 통한 내공력의 강화와 검술을 연습한다. 이런 나의 생활은 끝도 없었으며 나는 절대 외롭지 않았다. 그것은 내가 행성과의 영혼력 충돌이 있은 후 죽음을 맞이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죽음을 겪는다면 하루하루 삶이 귀중이 생각되어질 것이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 사람들을 만나면 행복해지겠지만 이곳은 내가 살던 행성이 아니라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행복한 삶이 이런것일까? 언제까지나 이렇게 살고 싶다.' 나는 수련을 지내며 이렇게 혼자사는 것이 너무나 좋았다. 만약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예전에 사랑했던 미영이 생각나고 부모님도 생각나겠지만 현재의 내게는 그런 기분이 들지 않았다. 요즘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아마도 나는 행성과 영혼력이 충돌후에 평행우주 밖으로 밀려나간 것 같다. 평행우주란 또다른 우주라고도 불리며 이론으로만 존재하는 우주였다. 같은 시간대와 같은 장소에 또다른 시간과 장소가 존재한다는 이론이었다. 물론 형태는 달랐다. 아마도 지금의 이 행성은 나의 영혼력이 충돌한 행성이란 결론이었다. 사실 이곳에 혼자 지내며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해봤다. 하지만 판단결과 이곳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였다. 평행우주를 넘어왔다면 돌아가는 방법은 존재하였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일까 나는 이곳에서 행복한 삶을 살고 싶었다. 그리고 못할것도 없었다. 이런 생각들이 가득한 내게 혼자 수련이나 지내며 세월을 보내는 것은 행복 그 자체였다. 또한 현재 나의 모습은 행성충돌후 평행우주를 건너와 몸이 어린형태로 재구성하였다. 이제 육체의 나이는 11세였다. 아마도 나의 생명은 200년일 것이니 그 많은 세월을 행복하게 지낼수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좋았다. '내가 너무나 이기적일까?' 나는 원래의 태양계로 돌아갈 수 없다고 판단되자 평행우주 건너편에 있는 것을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이런 내가 이기적이지만 나는 내자신의 이기심을 당연시했다. 이것은 인간이면 누구나 그럴 것이다. 나의 행복한 삶은 그런 상태로 9년동안 이어졌다. .......... '후훗 어제 시끄럽더니 몬스터가 왔었나보군.' 나는 코노루 나무에 묻어있는 적색과 녹색 피를 보며 생각했다. 9년전에 심은 코노루 나무는 수많은 동물들이 내 공터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주었다. 코노루 나무는 통 길이가 크진 않지만 공터에 둘러심은 코나루 나무의 간격은 20cm 정도 되었다. 9년전에 1m 간격으로 심은 나무는 나의 끊임없는 인라지 마법으로 몬스터의 침입을 막을 정도로 자라주어 있었다. '지금 보니 나의 집은 참 넓구나.' 9년이 지난 지금의 나의집은 달라져 있었다. 통나무집도 상당히 멋지게 개선되어 있었고 그 옆으로 대장간과 창고가 있었다. 또한 동물을 키우는 우리와 비슷한 것도 있었는데 우리는 문이 없었다. 우리안에 있는 동물은 켈로피였다. 켈로피는 토끼과인데 몸집은 토끼보다 3배정도 컸다. '켈로피도 숫자가 많이 늘었네.' 내가 켈로피를 처음 발견한 5년전 숲속에 산책을 나갔을 때였다. 켈로피는 초식동물로 온순한 동물이지만 상당히 날쌘 동물이다. 나는 켈로피를 잡아서 배고픔을 달래려고 했지만 다른 사냥한 동물이 있어서 몇일 후에 먹기로 하고 나의 공터에 두었다. 하지만 몇일 지나자 정이들어서 잡아먹지 못했다. 켈로피가 나를 상당히 따랐기 때문이었다. 켈로피는 처음 공터를 벗어나기 위해 코노루 나무 사이로 빠져나가려 했지만 자신의 몸집 크기때문에 실패했다. 결국 몇일 지내더니 동물을 잡아 사육하려던 우리에 자신의 보금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자 유일하게 시냇가 쪽에 코노루 나무가 없는 입구를 알아내더니 숲속으로 들어가 풀을 뜯어먹은 후면 항상 집으로 돌아왔다. 켈로피의 그런 생활이 반복되면서 5년이 지난 지금은 켈로피의 식구가 늘어났다. 켈로피는 어느날 다른 켈로피를 데려와 함께 살았다. 그리고 2마리의 켈로피가 늘어났다. 켈로피가 늘어났을 때 나는 마법의 클래스가 3클래스 상승한 기간이라 3클래스 마법을 실현하느라 기쁜 나날을 지냈다. 3클래스의 마법을 마음대로 실현할 수 있고 마음의 여유가 생겼을 때는 이미 켈로피의 새끼 두 마리는 공터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나는 아직도 숲속에서 켈로피를 잡아먹고 있지만 공터에 돌아다니는 켈로피는 왠지 정이들어 잡아먹지 않았다. 그렇다고 켈로피에게 가족처럼 정을 주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혼자 생활하기엔 공터가 썰렁해서 그냥 방치하는 것이다. 나의 수련은 지금 정점을 달려가고 있었다. 기수련으로 인해 내공력은 고대 중국기록에 의하면 2갑자 정도 되었다. 중국의 고대인간들은 기수련을 평생하여도 2갑자를 얻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해냈다. 검술 또한 내공력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검기는 물론 검강까지 시전할 수 있었다. 이것을 이용하면 무엇이든 파괴할 수 있었다. 내공력을 이용한 수많은 중국 고대무술을 익히는 것은 물론 엘프마법은 5클래스까지 익히는데 성공하였다. 엘프가 5클래스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500살은 되어야 하지만 나는 그것을 9년만에 해낸 것이다. 5클래스에 돌입한 것은 작년이었지만 이제는 6클래스가 되기위해 노력중이었다. 나는 마나수련을 위해 공터의 한쪽에 있는 평평한 바위에 앉았다. 내가 있는 숲은 자연의 기운이 충만한 숲이었다. 내 공터의 한쪽에 바위를 가져다 놓은 것은 내가 마나를 수련하기 위한 장소로 9년째 같은 자리에서 마나를 수련하였다. 일반적으로 엘프들이 마법을 익히는데 오래걸리는 이유는 수많은 수식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마법을 직접 실험해야했기에 장시간이 필요한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론적으로 완벽하기 때문에 오직 마나만 수련했다. 나는 9년동안 마나만 쌓는데 전력으로 기울였다. 그래서 지금의 5클래스 마스터가 존재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간사회에서의 대마법사 칭호는 5클래스부터 주어진다. 4클래스까지는 노력으로 가능한 것이지만 5클래스부터는 노력으로도 불가능한 마법 등급이었다. 내가 인간사회에 발을 들여놓는다면 나는 대마법사란 칭호를 받을 것이다. 나는 9년동안 해온 마나수련을 바위위에서 실시하였다. '오늘은 왠지 기분이 너무 가라앉는게 평온하다.' 나는 마나를 몸 주위에 회전시키며 몸으로 받으들이고 있었다. 오랜동안 해온지라 너무 익숙한 기운이었다. 마나는 나의 온몸을 돌아다니다가 심장에 있는 마나와 공명으로 하며 결합을 하고 있었다. 아주 미세한 반응이었다. 또한 왼쪽 팔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9년전에는 심장에 있는 마나가 왼팔로 조금씩 이동하는 것이었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두 곳에서 마나를 집적하고 있어서 나의 심장이 두개처럼 느껴졌다. 두곳의 마나 축적은 나의 빠른 엘프마법 성취의 한 이유이기도 했다. '마음이 자꾸 가라앉네. 잠이 오네.' 나는 너무나 평온한 마음에 잠이 들었다. '에휴, 잠이 들었었나 보군.' 나는 평소에도 가끔 마나수련중에 잠을 자기도 했다. 혼자 생활하다보니 수면시간이 불규칙한 이유이기도 했지만 마나수련중에 가끔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앗, 마나가 많아졌다." 나는 나의 심장과 왼팔에 예전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난 마나를 느끼며 감동에 휩싸였다. 내가 드디어 6클래스에 돌입한 것이다. 1년여만의 성취라 너무도 기뻤다. 이제는 나도 마법수식과 관련된 마법을 펼칠수 있게 되었다. 마법수식을 그리고 6클래스의 컨틴젼시 마법을 사용한다면 마법무기도 만들수 있었으며 마법사가 아닌 일반인이 사용할 수 있는 스크롤도 만들수있었다. 종이에 마법수식을 계산하여 그린후 6클래스 마법인 컨틴젼시로 활성화시키면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것을 하기 위해선 그 마법보다 몇배 큰 마나가 필요하지만 평소에 남아도는 마나를 그렇게 둔다면 나중에 크게 쓸모가 있을 것이다. 나는 일단 6클래스의 마법을 시험해보고 싶었다. 나는 내가 마나를 수련하는 곳에 마나를 집적시키는 수식을 검으로 그렸다. 2갑자의 내공력으로 검기를 뿜어내 마법수식을 그리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원래 이런 마법수식은 상당한 계산이 필요한 것이다. 인간이라면 최소 2시간은 계산해야 할 것이지만 나는 구지 그럴 필요없이 바로 그려냈다. "컨틴젼시!" 나는 나의 거대한 마나가 30% 가량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내 몸속에 있는 마나는 5클래스 이하 마법들을 쉴세없이 계속 사용할 수 있는 마나인데도 불구하고 컨틴젼시 마법은 마나를 엄청나게 소모했다. 그것은 컨틴젼시 마법 자체가 상당하 마나가 많이 필요한 마나이기 때문이었다. 잠시 시간이 흐르자 나는 눈을 감고 마나를 몸에 쌓기 시작했다. '정말로 마나가 모이는 속도가 빠르다. 주변의 마나가 이쪽으로 모이고 있네.' 나는 내 공터 주변의 숲근처에서 마나가 아주 미세하게 내가 앉은 바위위로 모이는 것을 느꼈다. 방금 시전한 마법으로 30% 마나가 공백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금새 새로 채워졌다. 나는 6클래스를 마스터 했기 때문에 좀더 마나를 쌓아야했다. 그런 상태로 몇시간을 더 있었다. '이것이 6클래스가 쌓을 수 있는 마나의 한계인가보군.' 나는 6클래스가 쌓을 수 있는 마나의 한계를 느끼고 마나수련을 그만두었다. 이제 일정하게 계속해서 간다면 언젠가는 7클래스도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사실 지금의 마법진을 바위위에 3클래스 때 만들어주었다면 나의 엘프마법은 일찍 이루어질수도 있었다. 하지만 내게 그것을 해줄 사람은 없었다. 몇년 전에는 엘프들에게 찾아가 부탁하려고 마음먹었지만 왠지 남의 도움을 받는 것은 꺼려졌다. 가끔 엘프들이 나의 집을 기웃거리는 것을 본적은 있었다. 아마도 숲속을 경비하는 엘프 같았다. 하지만 인간인 내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기디엔의 말로는 내가 육식을 하기 때문에 엘프가 싫어하는 것이라 했다. 엘프들이 드워프를 미워하는 이유중에 하나가 육식이기 때문에 내게도 그렇게 말해주었다. 나는 그후로도 몇일간 계속해서 6클래스 마법을 연습했다. 특히 컨틴젼시 마법을 더욱 연습했는데 그것은 나중에 스크롤을 대량 만들기 위해서였다. 지금의 나는 안전하지만 사람일은 모르는 일이었다. 나는 6클래스 마법중에 컨틴젼시를 특히 더욱 연습하였다. 특히 나는 코노루로 만들어진 검에 1클래스부터 5클래스까지의 공격 마법을 검기를 이용해서 수식으로 아주 미세하게 그려넣었다. 1클래스부터 5클래스까지의 마법종류는 128종류가 되는데 그 중에서 공격종류의 마법수식을 계산해서 그려넣고 그것을 일일이 활성화시켰다. 6클래스 컨틴젼시 마법이 수십번 나의 검에 행해졌다. 일반적으로 검에 3가지 이상의 마법수식을 그리면 검이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파괴되어 버리고 만다. 3가지 이상의 마법수식을 그리려면 그것을 상호보완하는 수식을 새로 만들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체컴퓨터 능력이 있는 내게는 그런수식 계산정도야 너무 쉬었다. 검에 검기를 허공에 일으켜 미세하게 마법수식을 그려내는 것이 더욱 힘이 들었다. 나는 6클래스 컨틴젼시 마법이 익숙해지자 내가 살고있는 울타리 나무인 코노루에도 마법을 걸었다. 200여가지의 나무에 각 나무마다 5가지 이상의 방어마법을 걸어놓았다. 물체의 방어력과 강화력을 높여주는 아머 마법과 외부에서 타격이 오면 자동으로 실드마법을 전개하게도 해두었다. 또한 3클래스의 파이어볼, 바람의 방향을 우회시키는 게스트 오브 윈드 마법, 강력한 전기에너지를 발산하는 라이트닝 볼트 등 수많은 마법을 200개의 코노루 나무에 시험삼아 그려넣었다. 그날밤 몬스터가 쳐들어와 그 몬스터가 마법으로 인해 죽자 나는 자다가 깜짝 놀랐다. 바로 음향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다음날 마법이 일어날 때 소리까지 나지 않도록 여러가지 수정을 가했다. 6클래스의 마법을 익히고부터 나의 생활은 더욱더 행복해 주었다. 할일이 많은 것이었다. 마나수련도 마법진으로 인해 속도가 증가했고, 수많은 마법실험도 병행했다. 5클래스 이하로는 이렇다할 마법실험 같은 것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6클래스는 해보고 싶은 마법이 너무도 많았다. 나의 마법대상은 모두 내가 생활하는 공터와 집이었다. 내 집안에 있는 모든 물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마법수식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나의 마법실험의 결과물들이었다. 또한 내가 키우고 있는 켈로피에게도 실드와 아머마법을 몸에 문신으로 새겨 활성화시켜 주었다. 그렇게하면 원래는 동물의 마나를 빨아들여 마법을 실현시키지만 나는 자체적으로 마나를 주변환경에서 빨아들이도록 수식을 바꾸어 활성화시켜 주었다. 얼마후 켈로피는 피투성이가 된채 돌아오기도 했다. 이미지 형상으로 겪은 과거를 살펴보자 켈로피는 몬스터에게 잡혀 죽을 위험이었는데 내가 겪은 마법으로 인해 죽지않고 돌아온 것이었다. 나는 이렇게 엘프마법의 성공을 보고 기뻐했다. .......... 제 목: 독재자 [10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3-01 1753 25 3. 나의 영역 - 2 오늘 나는 엘프들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그동안 1년에 두세번씩 경비들이 내집을 바라보는 것을 목격한 것이 전부였다. 내가 엘프와 드워프 경계선에 자리를 잡은지 9년째인 것은 드워프들이 모두 알고 있었다. 그래서 드워프들은 이곳이 내 영역인 것 처럼 인정해주었다. 엘프들은 나를 모르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찾아가 허가 비슷한 것을 받으리라 생각했다. '엘프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나는 엘프의 숲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왼쪽 허리에는 내가 항상 검술을 연습하는 목검이 있었다. '우와, 이쪽은 숲이 무척 깨끗한 편이네. 내가 있는 곳은 어둡기도 한데 말이야.' 나는 속으로 내가 있는 숲과 이쪽 숲을 비교해 보았다. 엘프가 산다는 숲은 정말 깔끔한 것 같았다. 엘프들은 원래 이렇게 정화된 숲에서만 살고 있었다. 나는 엘프의 숲으로 계속 들어가면서 처음보는 동물을 유의깊게 바라보았다. 내가 사는 곳은 몬스터 때문에 저렇게 약한 동물은 살지 못한다. '우와, 꼭 원숭이처럼 생겼네.' 나는 나무 위에서 나를 바로보는 동물을 바라보았다. 이리저리 몸을 이용해 나무타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저런 동물이 내가 사는 숲에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몇마리 잡아서 집안에도 놓아둘까? 도망가지도 못할텐데.' 나는 이곳 숲이 탐이났다. 이사도 해볼까하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하지만 9년동안 정든 숲을 떠나기는 싫었다. 특히 내가 만든 집은 내가 너무도 신경을 썼고 너무 정이 들었다. '앗, 살기다. 엘프인가? 위협용인가보군.' "팍!" 갑자기 앞쪽에서 화살이 날아오더니 내 발앞에 화살이 꽂혔다. 나는 엘프들의 화살 명중률에 경의를 표했다. 이렇게 경고용으로 쏘는 화살을 정확하게 쏘는것이 신기했다. '엘프숲을 경비하는 엘프라 전투력이 뛰어난 것 같구나.' "엘프의 숲에 왜 침입하였는가?" 건너편에 보이지 않는 숲에서 인간의 언어가 들려왔다. 드워프의 도서관에서 이곳 행성의 대부분의 종족언어를 할 수 있는 나는 앞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이곳 행성의 인간언어인 것을 알았다. "엘프숲의 장로님을 만나러 왔습니다!" 나는 엘프어로 대답을 해주었다. "앗, 어떻게 엘프어를?" 나는 드워프 마을에 생활했을 때도 드워프 말 때문에 많은 관심을 갖었었다. 이렇게 엘프어로 말하니 그때와 비슷한 상황이 다시 찾아왔다. "저는 9년전부터 엘프숲과 드워프 지역 경계선에 사는 인간입니다. 그리고 엘프어는 드워프 마을에 있는 도서관의 책에서 배웠습니다!" "거기서 기다리도록 하세요. 통보하도록 할께요." 누군가가 숲의 내부로 빠른속도로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영혼력을 통하여 엘프의 위치를 확인하고 내공력으로 안력을 확대하여 엘프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가냘픈 몸에 섬세한 뾰족한 귀를 가지고 나무에 중심을 잡고 내게 화살을 겨누고 있었다. 화살을 겨냥한 동작으로 미세한 움직임조차 없는 것을 보면 엘프들은 대단한 정신력을 가진 것이 틀림없었다. '정말 이쁘게 생겼네. 미영이하고 비교하면 미영이는 시녀감도 안되겠네.' 나는 사랑했던 미영이를 생각했다. 내가 사랑했던 미영이보다 수십배 아니 수백배 아름다운 엘프였다. 평행우주를 통해 이곳에 현존하는 나이기에 갈수없는 사실을 알고난후 나는 미영이도 단념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9년이 지난 지금 돌아간다해도 그때의 상황이 아닌 것이다.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나는 한동안 기다려도 아무런 소식이 없고 여성엘프가 나를 화살을 겨냥한채로 있었다. 내가 움직여 엘프를 귀찮게 하기 싫어서 나도 가만히 있었다. "스르륵" 건너편에 있던 엘프의 옆에 또다른 엘프가 나타났다. 그리고 둘이 무슨 말인가를 주고받고 내게 다기오기 시작했다. "인간! 장로님이 만난다고 하신다. 가도록 하자." 두 명의 엘프가 내게 다가와 숲속으로 들어갈 것을 이야기했다. "예. 저는 기루라고 해요. 만나서 반가워요." "이럴수가, 어떻게?" 나는 나의 이름을 말해주었다. 나의 말을 듣고 나의 소식을 내부에 알려주었던 엘프는 감탄사를 터뜨렸다. "아미루, 이 인간은 엘프어를 한다고 하니 놀라지 말아요." 나의 엘프어에 놀랐었던 엘프가 소식을 가져온 엘프에게 말하며 우리는 숲속으로 걸어들어갔다. "숲속으로 얼마나 걸어가야 엘프들의 마을에 도착하나요?" "지금처럼 걷는다면 5시간은 걸릴것이다." 엘프의 말을 들은 나는 깜짝 놀랐다. 나의 지금 걷는 속도는 보통인간으로 따지면 빨리걷는 것이다. 이런 걸음으로 5시간이면 20km 정도의 거리이다. 이렇게 좋은 숲이 한쪽으로만 20km를 뻗어 있으니 숲의 모습을 상상하니 대략 지름 40km의 깨끗한 숲이 머리속에 떠올랐다. 내가 있는 숲과는 본질적으로 느낌이나 생동감이 다른 숲이었다. "그럼 빨리 가는게 낳지 않나요?" 나는 좀더 빨리 가고싶은 마음에 두 명의 엘프를 바라보았다. 두 명의 엘프에게 이름을 물어보고 싶었지만 나를 약간 적대시한다는 느낌이 들어 질문할 수가 없었다. 한 명의 엘프는 방금전 대화로 인해 '아미루'라는 이름을 간직한다는 것을 알아챘지만 다른 엘프는 처음 대면할 때의 대화 이외에는 한마디도 듣지를 못했다. "인간인 너만 빨리간다면 그렇겠지." 아미루라는 엘프는 빈정대며 내게 말했다. 나를 왜 싫어하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나는 그동안 엘프의숲에 한 번도 침입하지 않았고 그들을 만난 경우도 없었다. 그저 몇 번 나의집을 살펴보는 엘프는 9년동안 손가락으로 꼽을정도로 보았을 뿐이었다. "네가 최대한 빨리 간다면 우리가 마을에 도착하는 것이 단축된다." 아미루가 또다시 빈정댔다. 이번에는 나의 걸음걸이를 보며 말했다. 아마도 내가 걷는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듯 했다. 나는 엘프의 대답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만해라, 아미루!" 나와 아미루 엘프와의 대화를 바라보며 처음 나와 대면한 엘프가 아르미를 바라보며 낮은 중저음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죄송한데요, 이름이 어떻게 되시나요?" 나는 엘프의 이름이 궁금하여 말했다. "케시미입니다. 그리고 숲속에 빨리 도착하려면 좀더 빨리갔으면 좋겠네요." "네, 빨리 가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아미루보다 친절한 케시미의 말을 듣고 내공력을 몸에 두르며 빠르게 몸을 움직였다. 고대 중국무술의 보법과 경신술의 기술을 약간 가미시켰다. 아미루의 재촉에는 별로 몸을 움직이지 않는 내가 케시미의 말에 곧바로 움직인 것은 일단 케시미가 친절어린 얼굴로 부탁을 했고 모든 말에 존칭을 사용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예쁜 얼굴로 미소를 짓고 말하니 두말하면 잔소리였다. "휘리릭! 휘리릭!" 나의 경신술이 숲속의 나무가지나 수많은 방해물들을 피하며 빠른속도로 전진하였다. "인간치고는 상당히 빠르시네요." 나의 경신술을 보며 케시미는 상당히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흥! 그래봤자 인간이지." 케시미 엘프의 옆에있던 아미루 엘프는 나의 경신술이 못마땅한지 투덜거렸다. 그러더니 케시미는 나의 앞으로 나가더니 순식간에 숲의 앞쪽으로 사라져버렸다. "아미루!" 케시미 엘프는 앞으로 빠른속도로 뛰어간 아미루 엘프의 이름을 불렀다. "그럼 저희도 빨리 가도록 하죠." 나는 경신술에 좀더 많은 내공력을 발휘해 엄청난 속도로 나아갔다. 나를 따르던 케시미 엘프가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계속해서 속력을 빠르게 나아갔다. 잠깐의 시간이 흐르자 앞에가던 아르미 엘프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깜짝할 사이에 아르미 엘프의 곁으로 다가갔다. "얼마나 더 가야하나요?" "으악!" 아미루 엘프는 나의 말을 듣고 비명을 질렀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올수가 있지? 인간이 어떻게?" 아미루는 여러가지 엘프어의 감탄사를 터뜨렸다. "인간은 빨리 달리면 안되나요?" 나는 황당한 표정을 짓고있는 아미루 엘프의 말에 건방진 말로 대답했다. 아무런 이유없이 미움을 받는다고 생각하자 나 자신도 모르게 건방진 말투로 말했다. "케시미 언니! 이 인간이 어떻게 달렸지? 언니는 뒤에서 봤지?" 아미루 엘프는 케시미 엘프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계속해서 질문하고 있었다. 나는 내가 이렇게 빠르게 달리면 안되는 이유가 있었나하고 생각했다. "다리에 마나를 모아 사용하던데!" "아하, 그렇구나. 그런 방법이 있었구나." 케시미 엘프의 말을 들은 아미루 엘프는 고개를 끄덕이며 곰곰히 생각하는듯 했다. "언제 가실건가요?" 나는 엘프마을에 빨리가고 싶은 마음에 아미루 엘프와 케시미 엘프의 대화를 중단시켰다. 그리고 우리는 빠른 속도로 엘프의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엘프의 마을의 외부에서 속도를 늦추어 천천히 걸어들어갔다. '우와, 집들이 정말 멋지네. 동화에서나 보던 마을이네.' 나는 엘프마을을 보며 어릴때 보던 만화가 생각났다. 그 만화에는 숲의 마을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모습이었다. 엘프마을도 한편의 생동감있는 만화를 보는듯 했다. 이리저리 귀여운 산새들이 지저귀고 있었고 나무 줄기도 억세지 않은 부드러운 줄기였다. 나무는 겉에 있는 결이 일정하게 곧아 아름다움의 극치를 나타내고 있었다. "앗, 인간이다!" 엘프마을로 들어서자 나를 바라본 많은 엘프들이 모여들었다. 모여든 엘프들의 나이는 짐작할 순 없지만 대부분 10대 초반부터 20대 후반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적의어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인간을 우리마을에 데려오다니! 케시미, 어떻게 된 일이지?" "숲 외곽지역의 경계선에서 9년전부터 살던 그 인간입니다. 장로님이 초대하였습니다." 모여든 엘프중에 20대 초반의 모습을 한 엘프가 물어오자 케시미가 대답하였다. 20대의 모습의 엘프들은 적의의 눈빛을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어린 엘프들은 호기심과 공포감이 어울린 모습들이었다. "얼른 따라오세요." "네." 케시미가 재촉하며 아미루와 같이 마을의 엘프들의 길을 비켜주게하여 마을의 큰 나무가 있는 방향으로 안내해주었다. 걸어가는 동안 엘프들의 표정이 마음에 인상깊게 남게 되었다. '이들이 왜 나를 이렇게 적대하는 것일까?' 큰 나무가 있는 방향으로 5분 가량 걷다보니 어느새 엘프마을의 중앙이라 생각되는 곳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큰 나무의 위에는 얼기설기 줄기가 예쁘게 생긴 나무집을 감싸고 있었고 생각보다 안정감이 느껴지고 운치있는 집이었다. "장로님, 인간을 데려왔습니다!" 케시미가 큰 나무의 위를 향해 말하자 나무위의 집안에서 여성엘프의 고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올라가시면 됩니다." 나는 케시미의 말에따라 나무에 있는 계단처럼 생긴 나무를 밟으며 올라갔다. 나무에 있는 계단은 나무에 저절로 생긴것과 같이 홈이 패여져 있어서 나무집과 잘 어울렸다. 나는 계단을 모두 오르자 문이없는 나무집의 내부로 들어갔다. 나무집의 내부로 들어오자 바로 정면의 의자에는 20대 후반의 여성엘프가 자리에 앉아있었고 그 여성엘프의 좌측과 우측에는 검과 활을 착용한 엘프가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모습으로 보아 나는 여성엘프가장로이리라 짐작했다. "안녕하세요, 장로님! 처음뵙겠습니다." "앗, 엘프말을 하다니?" "아..." 나의 말을 듣고서 무장을 한 엘프 두명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나는 위와같은 일을 오늘 세번째로 겪다보니 지금은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앞에 아름다운 20대 후반의 여성엘프는 그저 표정만 약간 변할 뿐이다. "조용히..." 여성엘프가 낮게 중얼거리자 놀란 두명의 엘프는 다시 마음을 가라앉혔다. "말씀하세요." "저는 엘프마을과 드워프마을의 경계선 지역에 9년전부터 살고있는 기루라고 합니다." 나는 먼저 나의 소개를 엘프어로 이야기했다. "알고 있습니다. 저는 엘프마을의 장로직을 수행하는 메이시라고 합니다." "엘프분들 몇분은 알고있겠지만 저는 어릴때 이곳 숲에서 발견되어 드워프 마을에서 지냈습니다. 그리고 몸이 완쾌되자 인간마을로 돌아가지 않고 드워프와 엘프의 경계지역에서 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는데 어려움이 많아 주변환경에 신경쓰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나는 되도록이면 내 능력을 동원하여 조리있게 말을 하였다. 나의 말이 엘프로부터 잘못 뜻이 전달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었다. 나의 엘프말을 정확하지만 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나 또한 모르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살아가는데 아무련 어려움이 없자 주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드워프분들에게는 9년전에 숲에서 살아도 된다는 침묵적인 동의를 받아왔지만 엘프분들에게는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이렇게 동의를 얻으려고 찾아왔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기루님이 사시는 곳은 엘프마을의 경계지역으로 그곳은 몬스터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입니다. 그래서 숲을 경비하는 엘프들도 그곳은 상관하지 않는답니다. 기루님이 그곳에 산다고 하여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나는 엘프장로님의 말을 듣고 한숨을 돌렸다. 내가 이곳에서 지낸지도 무려 9년이므로 다른 곳으로 옮기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내가 자유스럽게 돌아다니려면 영역에 대한 것을 알기도 해야했기에 엘프장로님의 허가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엘프말을 어떻게 배우셨나요?" "드워프 마을에 있는 도서관에서 배웠습니다. 도서관에는 3천여전에 어느 드워프분이 엘프의 언어에 대한 연구를 하셔서 문서로 기록해 두셨습니다. 그리고 그 문서에는 아슈어라는 엘프가 그곳을 도왔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나는 도서관에서 배운 엘프언어에 대한 문서를 자세히 이야기 해 드렸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많은 책들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말했다. "아! 그렇습니까? 대단하네요. 아슈어님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아버님께 들은적이 있지요." 나는 장로님이 내게 존대어를 써주어 너무도 고마웠다. 아미루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나를 보니 마법을 익히셨나요?" "네, 드워프 마을의 도서관에서 엘프마법서를 찾아 익혔습니다. 이제 6서클입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놀람을 표현하지 않던 장로가 얼굴의 표정과 색깔이 갑자기 변했다. 또한 장로엘프님의 옆에 있던 전투엘프 두분도 손까지 떨고 있었다. '왜 이렇게 놀란 표정들이지? 아차! 나는 엘프마법이라 말했지.' 나는 내가 말해놓고 정말 후회했다. 드워프 도서관에서 크게 느낀 것이지만 이 행성은 능력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다른 누군가와 절대 공유하는 일이 없었다. 중요한 정보와 능력들은 자신과 관련된 친족 및 충성을 맹세한 이에게만 허가되는 것이다. "정말 엘프마법을 6서클까지 익혔나요? 정말인가요?" 엘프장로는 목소리까지 떨며 내가 재차 질문을 했다. 나는 어리둥절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습니다. 6서클까지 익히는데 거의 10년이 소비되었습니다." "세상에... 정말 대단하네요." 나는 엘프장로의 말에 기분이 좋으면서 쑥스러웠다. 9년동안 혼자 지내다보니 누군가가 나에게 호의적인 말을 하는 경우가 상당히 오랜만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들 엘프에게 나의 능력을 이해시켜 주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사람들은 적대감으로 나를 대할것이다. 나는 생체컴퓨터의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모든 종족이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너무나 알고 있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였지요? 신기하네요." "장로님, 저는 사실 몇번의 죽음을 느꼈습니다. 죽음을 100일 가까이 느껴보았지요. 그때 저는 엄청난 공포를 이기기 위하여 정신수량을 쌓았었습니다. 아마도 그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는 우주에서 겪은 공포스러운 그 느낌을 장로님에게 이야기하며 그런 공포를 이기기 위해 스스로 정신수련을 하며 이겨냈다고 했다. 아마도 장로님은 나의 말을 이해할 것이다. 또한 나는 드워프 마을에 오게된 동기도 숲속에 혼자 있었으니 내가말한 부분이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그런 일이 있었다니 정말 불행인지 행운인지 뭐라 말해드리지 못하겠네요. 사실 이곳에는 300여 가구의 엘프분들이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도 6서클 엘프마법을 익힌분은 열분도 채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놀란거랍니다." 나는 장로님의 말을 듣고 너무나 놀랐다. 300여 가구면 엘프의 수도 1,000명이 넘어갈텐데 그렇게 오랜수명을 가진 엘프가 6서클이 10명도 안된다니 이해되지 않았다. 더구나 엘프는 마법과 정령이 강하기로 정평이 과거의 기록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왜 6서클의 엘프마법사가 없는 것이죠?" "그것은 엘프마법이 엘프들에게도 상당히 어렵기도 하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보신 문서들은 잘못된 거랍니다. 저희 엘프들은 신체적으로 빠르고 민첩해서 마법의 필요성을 그다지 느끼지 않습니다. 그래서 6서클 마법사분들은 800년을 사신 엘프분들 뿐이랍니다. 엘프종족의 마법이 강하긴 하지만 그것은 외부에 비춰지는 엘프들은 안전을 위해 강한 엘프들만이 마을에서 벗어나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나는 장로님의 말을 듣고 이해할 수 있었다. 폐쇠적인 엘프들에게 마을밖은 위험이 넘치는 곳이다. 그런 곳을 마음대로 출입할 수 있는 엘프는 상당히 강력한 전투엘프만이 가능했던 것이다. "특히 엘프마법은 최소 600년을 열심히 익혀야 가능한 클래스입니다. 기루님은 대단하신 겁니다." "제가 엘프마법을 익혀도 되나요? 그것이 엘프분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까요?" 나는 솔직한 내 마음을 표현했다. 엘프마법은 엘프들의 전유물인데 내가 마음대로 익혀도 되는지 의문이 들었다. 설사 엘프마법의 수련을 금지시킨다하면 나는 다른곳으로 이사를 각오하고 말한 것이다. "네,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네." 장로님은 다시 내게 말을 청하셨다. "기루님은 이곳에서 어릴적부터 사셨으면 인간이 저희 엘프에게 어떻게 행동하는지 아시나요?" "무슨말씀이신지 모르겠네요. 인간이 엘프와 사이가 좋지 않나요?" 장로님은 나의 말을 듣고 약간 주춤하셨다. "기루님이 아실것이 있습니다. 400년전부터 인간들은 저희 엘프들을 잡아다가 노예로 쓰고 있답니다. 그리고 엘프들을 전문적으로 사냥하는 인간들도 있지요." "네? 뭐라구요?" 나는 정말 깜짝 놀랐다. 드워프 도서관에 담긴 문서들의 정보에 의하면 인간과 엘프는 서로 공존하며 사이좋게 지낸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너무 오래전의 기록들이구나. 인간들이 이렇게 추악하게 변했구나.' 나는 엘프마을에 들어올 때 엘프들이 나를 쳐다보는 눈빛을 기억했다. 그것에는 모든 이유가 존재한 것이다. 다행인 것인 엘프들이 원래 온화한 종족이라는 것이다. 나는 왠지 엘프들에게 미안해졌다. 이 행성의 인간들은 나와는 서로 다른종족이라 하더라도 맞는 말이다. 같은 인간이라는 이유 때문에 엘프들에게 죄책감이 들자 나는 이 자리가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죄송합니다." "기루님이 죄송할 것이 아니에요. 어릴때부터 이곳에서 지내셨으니 모르고 계시는 일일 뿐더러 기루님이 엘프들을 잡아간 것이 아니잖아요." 나는 장로님의 말씀이 너무나 고마웠다. "장로님! 제가 변변치 않아서 도움될 일은 없겠지만 저라도 도움되는 일이 있으면 꼭 연락주세요." 나는 장로님의 말씀에 감동받고 또한 미안한 마음에 아공간에서 주먹만한 돌맹이를 건네주었다. "장로님, 그것은 제가 살고있는 집과 연락할 수 있는 돌맹입니다. 제 이름을 부르면 돌맹이에 새겨진 마법이 작동해서 저와 대화하실 수 있습니다." "기루님은 대단하시네요. 6서클이시면서 이런 물품까지 만드셨으니 말이죠." 나는 장로님의 말에 기뻤다. 사실상 마법물품은 여러가지 문제로 만들기 힘든 것이다. 마법수식을 계산하는 것만해도 몇일 걸리는 일이며 마법수식을 마나를 다룰줄 아는 누군가가 그려야하기 때문이다. 만약 마법수식을 마법사가 아닌 다른이가 그린 것을 활성화시키려면 6서클의 마나로도 힘이 들었다. 일반인이 그린 마법수식을 활성화시키는데 필요한 마나는 6서클의 마법사가 마나가 충만할 때 실행하여 10% 이내로 성공률을 거둘 뿐이었다. 성공한다해도 그 마법물품은 채 3개월도 지속되지 않는다. 그러니 매우 위험하고 성공낮은 행동이었다. 마법수식을 마나가 가진 마법사가 그려야 하기 때문에 마법물품을 대량생산하듯이 찍어낼 수 없는 일인 것이다. 만약 전설로 내려오는 드래곤이 존재하다면 가능할까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엘프장로 또한 6서클의 마법사이지만 이런 마법물품을 만들기는 힘들일이다. 나는 마법수식의 계산이 필요없으며 설사 마나를 할줄 모르는 누구가가 그린 마법수식이라도 어렵지 않게 활성화시킬 능력이 있었다. 그걸 모르는 엘프장로는 나를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장로님, 저는 이제 인간나이로 20세입니다. 존대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나는 엘프장로의 나이는 모르지만 장로를 하실 정도면 상당히 나이가 많으실것이라 짐작하고 말을 건넸다. 나는 엘프장로라지만 20대 후반의 예쁜여성 모습을 하고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행복해했다. 내게는 예쁘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 나는 그후 오랜동안 엘프장로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장로님은 내가 많은것을 알고 있으며 대단하다고 여러분 칭찬해주셨다. 또한 나는 엘프들에게는 도서관 같은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엘프들은 상당히 똑똑하고 자연친화적인 성향이 있으며 오랜 삶을 살아가기 때문에 기록이 필요 없다고 하셨다. 이 행성에서 유일하게 정보를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은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신뢰인지 알면서도 장로님에게 엘프마을의 도서관을 보고싶다고 했지만 도서관이 없다는 말에 나는 너무나 실망하였다. 이렇게 지적이고 뛰어난 엘프들이 기록을 가지고 있지 않는다니 한편으로 무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로님의 대화가 끝난후 장로님은 나에대한 모든 전반적인 이야기를 1,000여명의 엘프마을 사람들에게 알려주었다. 또한 나를 밖에 사는 인간들과 차별되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셨다. 특히 내가 엘프마법을 6서클이나 익히고 있다는 이야기에 마을사람들이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내가 엘프들의 허공에 6서클의 미스리드 마법을 이용해서 허공에 나의 모습을 만들어내자 논란이 가라앉었다. 이 행성의 인간과 나라는 존재의 차별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장로님이 차분하게 마을사람들을 설득시켰다. 6서클의 엘프마법과 어릴적부터 이곳에서 자란것을 아는 엘프들이었기에 이해해주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일부분은 아직도 나를 적대시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이제 나의 얼굴을 모르는 엘프들을 없었다. 숲속에서 엘프들을 만나도 경계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편해졌다. 이제는 내가 살아가고 있는 드워프와 엘프의 경계지역은 나의 지역이나 다름이 없었다. 엘프장로님이 마을 엘프들을 대부분 설득시키고 나와 10시간을 더욱 이야기를 나누었다. 장로님과 나와의 대화를 일부 마을사람들은 옆에서 오랜동안 들어주었다. 이들이 이렇게 관심을 기울인 이유는 드워프 도서관에서 엘프들의 문서자료에 대한 이야기를 내가 들려주었기 때문이다. 엘프들은 한 번 들으면 잊지 않기 때문에 서로들 나의 이야기를 들으러하였다. 내가 드워프 도서관의 책에 간직된 엘프들의 이야기는 엘프들 자신조차도 모르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것은 엘프의 특성 때문에 그런 것인데 이들은 서로에 대한 배려가 극심하기 때문이다. 인간처럼 호기심이 많은 종족이 아니었기에 상대편의 많은 배려를 해주다보니 잘못알고 있는 부분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 알지못하던 이야기를 들려주니 관심갖지 않는 엘프들이 없는 것이다. 나는 장로님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책에서 보았던 엘프들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고 엘프 장로님은 내가 궁금해하는 현재 인간들의 행동을 알려주셨다. 장로님의 대화가 끝나고 나는 내가살던 집으로 돌아왔다. .......... 제 목: 독재자 [11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3-01 1722 26 3. 나의 영역 - 3 "푸프! 푸프!" 나는 공터에서 뛰놀고 있는 몇년째 듣고있는 켈로피의 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깼다. '어제 엘프마을 다녀오기를 잘한 것 같네. 마음이 편해졌다.' 이제 이곳이 나의 지역이란 생각이 들자 기쁨을 감출수 없었다. 드워프와 엘프가 인정해 준 곳이다. 단지 아쉬운 것은 내가 그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이다. 9년전에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드워프의 기디엔은 나를 살려준 은인이며 현재의 내가 있도록 도와준 분이다. 엘프 또한 인간들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니 두 종족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드워프와 엘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나는 미안한 마음을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었다. 드워프와 엘프들에게 도움을 준다면 그런 마음이 사라질 것 같았다. '도움이 될 일을 천천히 생각해 보아야지.' 나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기수련과 마나수련을 하는 바위로 걸어갔다. 아무리 6서클이 된지 한달이 흐르지도 않았는데 상당한 마나가 쌓였다. 이것은 바위위에 그려진 마나집적 마법수식에 의해서 가능해진 사실이다. 이 마법수식으로 내공력도 상당히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다. 불안할 정도로 빠르게 쌓이는 마나와 내공력은 내게 너무나 큰 기쁨을 주고 있다. '평소 하던대로 기수련을 오전에 하고나서 오후에 마나수련을 해야겠다.' 나는 상쾌한 아침의 공기를 마시며 바위에 있는 멋진마법수식위 위에서 기수련을 시작했다. 온몸으로 파고드는 자연의 힘은 내게 평온함을 가져다준다. '오늘은 평소와 다른 것 같네. 이상하네.' 나는 평소보다 많은 자연의 기운이 내게 파고드는 것을 느끼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많은 자연의 기운을 좀더 수용하기위해 평온상태를 계속 유지했다. 하지만 자연의 기운은 갈수록 점점더 나의 몸에 무리를 주고 있다. '왜이러지? 꼭 그때와 같은 기분이네.' 나는 지금의 기분이 예전에 느낀적이 있다. 그때는 화가난 상태에서 기수련을 하자 내공력이 온몸을 휘저으며 나의 몸을 강타했던 경우였다. 그 사건을 계기로 나는 감정기복이 있는 날은 기수련을 하지도 않았다. 오늘은 감정의 기복이 있는날도 아닌데 이런 기분이 들어 이상한 것이다. '점점더 심해지네.' 나는 서서히 증가하는 내공력을 가라앉히려 하였지만 더욱더 날뛰고 있었다. 생체컴퓨터의 능력이 있는 나는 기억되어 있는 고대 중국의 기수련에 관련자료를 생각하고 이와같은 기록을 떠올렸다. 이런 느낌은 내공력을 누군가에게 전해받을 때와 내공력의 확장을 불러일으킬 때 그리고 주화입마의 현상이었다. '내공력이 확장되는 경우인가? 아니면 주화입마?' 그 어떤 경우에든 이 기운을 몸에 가라앉힐수는 없었다. 나는 이 기운을 평온한 마음으로 더욱더 느끼려고 노력하였다. 어떻게든 제어를 해야 무슨 방법이 생길것이다. 나는 좀더 평온한 마음으로 기수련에 집중하였다. "읔!" 기수련을 집중하자 나도모르게 입으로 신음이 튀어나왔다. 너무 큰 고통에 나는 영혼력을 끌어올려 내 몸을 보호하며 고통을 가라앉혔다. 지금까지 기수련을 하며 영혼력을 끌어올린 경우는 없었다. 기수련만 하여서 내공력을 빨리 키우려는 의도였기 때문이다. 영혼력을 끌어올리자 모든 내공력이 나의 통제를 서서히 따랐다. '영혼력을 이용하여 내공력을 통제하여 제자리로 돌려야겠다.' 영혼력을 이용하여 내공력을 통제하기 시작하자 갑자기 내공력들이 영혼력에 의해 폭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내공력을 제어하려 끌어올린 영혼력이 내공력의 폭발을 가져오자 나는 고통을 줄이기 위한 영혼력을 제외하고 모두 회수했다. '내공력이 더욱 날뛰네. 이를 어쩌지? 영혼력도 도움이 되질 않네.' 나는 영혼력으로 인해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계속해서 기수련을 하며 내공력을 제어하려 끊임없이 노력하였다. 이제는 내공력과의 전쟁이다. 내공력이 원래상태로 돌아오느냐 아니면 내 몸이 폭발해 죽는 것이다. 그나마 영혼력으로 몸을 보호하며 고통을 줄이고 있어서 이렇게 버티고 있는 것이다. '제발좀 가라앉아라.' 내공력이 폭발상태로 계속해서 온몸을 휘젓고 다닌지도 5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고통은 느껴지지 않지만 만약 고통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쓰러져 죽었을 것이다. "퍽! 푹! 찌익. 턱! 뿌지직!" 나는 나의 몸이 살이 갈라지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오자 체념하기 시작했다. 이런 것은 캡슐에서 우주에서 떠돌며 너무도 많이 겪어본 죽음의 길이다. 다행인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정신수련을 통한 영혼력으로 고통을 완벽히 통제한다는 것이다. 고통을 느끼지 않으며 또한 한번 죽어본 경험이 있기에 공포도 없었다. 그저 한번더 죽을 뿐인 것이다. "팍! 푹! 턱!" 나는 나의 죽음을 또다시 느끼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이제는 전신의 뼈가 1cm 보다 잘게 부러져 버렸다. 육체에 뼈가 잘게잘게 부서지자 나의 몸은 바위위에 눕혀지고 말았다. '이제 마지막인가? 드워프와 엘프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나는 약간의 미련이 남았다. 이곳에 미련이라고는 기디엔에게 받은 은혜를 갚지 못한 것과 인간에게 많은 피해를 입은 엘프들은 도와주지 못한 것이다. '어? 왜이러지?'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영혼력으로 인해 고통을 느끼지 않아서 나의 상태를 느낄수 있었다. 뼈가 잘게잘게 부서져 가루가 되었는데 이제는 가루가 점점 뭉치져고 이었다. 그리고 갈라진 피부들도 서로 붙는 것을 생생히 온몸의 감각기관을 통해 전달받았다. '뼈가 생기고 있네. 피부까지 생성되다니.' 나는 고대 중국의 이와같은 기록을 알고있다. 이것은 탈태환골이다. 탈태환골은 고대에서도 전설로만 기록된 허무한 정보이다. 기록으로만 전해지지 실제로 겪은 사람이 없는 것이다. '후훗! 이런걸 경험하다니?' 나는 전후사정을 알수 있었다. 내가 겪은 것은 탈태환골이 정확하다. 탈태환골이 전설로만 내려오는 이유를 겪으면서 알게되었다. 내가 겪은 고통은 영혼력으로 없었지만 일반 사람이 뼈가 잘게 부서져 가루가 되는 것을 정신력으로 이겨낼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다. 아마 과거 고대중국에서도 이런 고통을 이겨내지 못해 탈태환골을 겪다가 모두 죽었을 것이다. '점점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네' 나는 서서히 육체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자 기쁨을 감출수 없었다. .......... "휘리릭" 나의 목검이 검기를 뿜어내며 공터를 날아다니다 나의 손에 잡혔다. 탈태환골을 겪은 후 나의 내공력은 3배 증가해 6갑자의 내공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제는 중국 고대기록에 전설로만 내려오는 어검술을 장난처럼 시전할 수도 있었다. "이론으로 이해는 되었지만 실제로 될줄은 몰랐군." 2갑자의 내공력으로 할 수 없었던 모든 검술을 펼쳐보았다. 탈태환골을 거쳐 6갑자를 갖게되자 중국 고대기록에 적혀있는 검술중에 잘못된 부분도 찾아냈다. 어검술과 같은 기록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도 느꼈지만 그 반대로 잘못된 부분도 적지않았다. 이것은 생체컴퓨터의 능력을 가진 나도 예측하지 못한 사실이다. 예를들어 평행우주의 이론을 생체컴퓨터의 능력을 통해 이해는 하지만 실현할 수는 없는 것이다. 또한 수많은 진보된 과학기술을 알고 있으며 실현불가능한 것이 지금의 나의 상태이다. '과학기술을 알고 있으면서 이렇게 지내고 있으니.' 나는 31세기의 모든 과학기술을 알고 있지만 실현이 불가능한 것이다. 과학기술을 실현하려고 하면 그에 관한 물질이 있어야 하는데 이곳에서는 그것을 구할수가 없다. "이곳 행성의 인간들과 접촉하기는 싫었지만 어쩔수가 없군." 나는 이곳 행성의 인간들에게 물품을 얻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나는 통나무집에 대장간을 통해 필요한 물품을 만들어내고 식량도 자급자족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무식한 생활은 이곳 행성의 인간들도 이처럼 지내지 않는 것이다. 서로 물물교환도 하며 지내는데 나는 옷까지 스스로 만들어 입고 있는 것이다. "31세기에 사는 내가 이렇게 살다니." 나는 나의 생활을 한탄했다. 지금까지는 행복하다고 느꼈는데 9년을 이렇게 지내다보니 과학문명이 부러웠다. 그동안은 31세기에 겪지 못했던 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했지만 이제는 약간의 과학문명도 누려보고 싶기도 하다. "드워프와 엘프에게 도움을 주고 시간내서 인간들에게 다녀와야겠군." 나는 이곳 행성의 인간들을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인간으로 생각하는 조건은 31세기에 살아가는 인간이어야 했다. 그저 이곳 행성의 인간은 지성높은 생물체란 것이다. '드워프들에게는 뭐가 중요할까.' 나는 드워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것을 생각했다. 마법물품을 생각해보기도 했다. '마법물품을 대량생산해서 선물해줄까?' 내가 6서클의 상태에서 기수련 도중에 탈태환골을 겪은 몇일 후 마나수련을 하자 마나도 엄청난 증폭을 가져왔다. 나의 탈태환골이 마나의 확장에도 엄청난 기여를 한 것이다. 몇일 수련으로 9서클의 마나까지 몸에 쌓을 수 있었다. 9서클의 마나가 심장에 모여있었고 또한 여유분의 마나는 왼팔에 모였다. 현재의 나는 아마도 이곳 행성에서 전후무후한 존재일 것이다. 이곳 행성의 종족인 드워프와 엘프가 말하는 드래곤이란 전설적인 존재도 말로들어보니 지금의 나와같지는 않다. 지금의 나는 죽음의 우주여행 도중에 공포를 이기기 위한 정신수련으로 생겨난 영혼력, 기수련을 통하여 탈태환골까지 겪은 6갑자의 내공력 그리고 다크(심장)와 핑크(왼팔)가 존재하던 자리인 심장과 왼팔에 9서클의 마나력이 존재하는 평행우주 저편의 31세기 인간인 것이다. '기디엔을 만나러 가봐야겠구나.' 나는 그동안 기디엔을 1년에 두번씩 계속해서 만나왔다. 하지만 다른 드워프들은 가끔 숲에서 마주치며 인사를 나눌뿐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다. '이번에는 내가 직접 찾아가봐야지.' 나는 아공간에 필요한 물건을 집어넣었다. 나의 아공간에는 내가 6서클이 된 이후부터 만들어온 마법물품이 여러가지 있었다. 이곳에서 종이는 내가 나무를 갈아 직접만들기 때문에 많지 않았다. 그래서 나의 마법물품은 모두 돌맹이나 혹은 깎아만든 나무로 되어있었다. 스크롤은 주로 나뭇잎에 마법수식을 그려 만들었으며 만들때 나뭇잎의 약간의 강화를 주는 수식도 계산하여 첨가하였다. 나의 나뭇잎 스크롤은 나뭇잎을 반으로 접기만 하면 실행되는 것이다. 나는 집을 나와 드워프숲을 향해 내공력을 끌어올려 경신술을 발휘하였다. "휘리릭!" 나의 옆으로 숲의 나무들이 수없이 지나가고 있었다. 30분을 빠르게 달리자 나의 눈에 드워프 숲이 보이기 시작했다. "걸어야 되겠군." 나는 경신술을 사용하던 내공력을 줄이고 천천히 드워프 마을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천천히 9년전 지내던 드워프의 마을이 보이고 있었다. 드워프 마을에서는 여기저기서 철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인간이다!" 나를 처음 발견한 드워프가 소리를 지르자 여기저기 드워프들이 나타났다. 특히 나의 앞에는 여러명의 드워프들이 양손에 도끼를 들고 나를 노려보았다. "꼼짝마라! 어떻게 들어왔느냐?" "안녕하세요, 기디엔을 만나러 왔습니다." 나는 일단 인사를 하고 나의 목적을 알렸다. "숲의 경비병은 어떻게 했느냐?" "저는 숲의 경비병을 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달려와서 못봤나봅니다." 내가 경신술을 발휘해 들어와서 마을을 경비서는 드워프가 나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일이 생길줄 알았다면 경신술을 발휘하지 않고 외곽부터 천천히 걸어올 것이라는 후회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런 젠장! 망할놈의 쿠루자식. 경비서지 않고 자고 있나보군." 나를 막아서고 이야기하던 숲 외곽의 경비를 서고있을 드워프의 이름을 말하며 욕을 했다. 내가 이렇게 유창하게 드워프를 하자 다른 몇몇의 드워프들이 나를 알아챘다. 나는 탈태환골을 거친후 얼굴이 약간 변한 부분도 있지만 이들은 나를 9년전에 보고 지금까지 본적이 없어서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다. "카토루씨! 얘는 기루입니다. 9년전에 기억 안나세요?" 갑자기 모여든 드워프중에 기디엔이 나에게 다가와 나를 막아선 드워프에게 말했다. 나를 막아선 드워프는 마을의 경비를 담당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를 막아선 드워프중에 카토루 드워프만 이야기를 건넨 것이다. "흠! 드워프말을 할줄아는 것 보니 맞겠군. 미안하네." 카토루님은 내게 다가와 어깨위에 손을 얹더니 사과를 터프하게 했다. "다들 일들 보세요. 다들 알고 있겠지만 9년전의 인간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카토루님의 말을 듣고 일부분 흩어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나를 동물원 원숭이 보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아마도 인간을 오랜만에 보기 때문인 것이다. 폐쇠적인 생활을 하는 드워프이니 당연한 결과이다. 또한 나는 이런 생활이 오래전부터 겪여왔기에 어색하지도 않았다. "기디엔, 잘 있었어요? 6개월만이죠." "기루야, 여긴 어쩐일로 찾아왔니? 그동안 찾아갔을 때마다 집에서만 지내더니." 기디엔은 나를 보는것이 반가운듯 하면서 내가 찾아온 것이 불안해 하는 표정이었다. "걱정마세요. 이번에는 제가 기디엔에게 도움을 주려고 왔어요." "아니 무슨 말이니?" 기디엔이 나의 말에 상당히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드워프들에게는 필요한 것이 없는 종족이다. 웬만한 것은 자신들의 물품을 엄청난 가격으로 인간들이나 다른종족에게 판매하고 그 수입금으로 가질수 있는 모든 물품을 구입하여 풍족한 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기디엔, 저 8서클 마법을 마스터했어요. 기뻐해주세요." "기루야, 정말이니? 니가 마법을 8서클까지 마스터했다니?" 나는 나의 마법을 전부 밝히지 않았다. 그것은 이 행성의 마법을 부리는 종족들중에서도 9서클 마법은 손으로 꼽힐 정도밖에 익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나의 마법을 8서클로 단정하여 알려주었다. 6개월전에 집으로 찾아온 기디엔은 나의 마법이 6서클인 것을 알고 돌아갔었다. 내가 알고있는 드워프는 기디엔과 같이 광산해서 일했던 3명의 드워프들 그리고 도서관의 경비 드워프가 전부였다. "8서클 마법을 마스터했으니 드워프들이 그렇게 만들고 싶었던 고급 마법물품을 만들수 있어요." "정말이구나. 바로 장로님에게 가서 알려야겠다. 집에 가서 기다리도록 해라. 알았지?" 기디엔은 자신이 8서클 마법을 마스터를 한듯이 기뻐하며 장로님에게 뛰어갔다. "네!" 나는 9년만에 기디엔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드워프들의 꿈은 멋진 무기와 방어구 또는 공구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마법물품은 정말 귀중한 것으로 모두들 만들고 싶어했다. 하지만 6서클 이상의 마법사를 만난다는 것이 꿈일 뿐이다. 마법물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6서클 마법사가 필요하지만 마법사는 드워프가 만든 물품에 마법수식을 그릴수 없었다. 드워프가 만든 물품은 금속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마법수식을 마법사가 새기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 드워프의 물품에 마법사가 마법수식을 그리고 그 마법수식을 드워프가 자신의 물품에 새기는 것이다. 만나가 없는 존재가 그린 마법수식은 7서클의 마법사가 컨틴젼시 마법으로 활성화 시킨다해도 90% 이상이 실패작이다. 또한 성공한다 하더라도 1년이 채 유지되기도 전에 마법물품의 효능이 없어지고 마는 것이다. 드워프가 마법수식을 새기면 드워프들은 마나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마법수식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정확히 8클래스 마스터가 필요한 결론이다. 그래야 1년 이상을 유지하는 마법물품이 탄생하는 것이다. 엘프들에게는 9서클의 엘프가 없었다. 8서클을 마스터한 엘프가 한 명 존재할 뿐이었다. 그 귀한 엘프가 드워프의 초대에 오지도 않을 뿐더러 엘프들도 그 엘프를 밖으로 절대 보내주지 않는다. 그 엘프는 엘프들에게 큰 힘이기 때문이다. 마법물품에 대한 상식이 아주 뛰어난 엘프들에게 내가 8서클을 익혔다는 정보는 정말 엄청난 일이다. '9년전이나 변함이 없네.' 나는 천천히 걸어 기디엔의 집앞에 도착했다. "기루야, 거기 기다려!" 내가 기디엔의 집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저 멀리서 기디엔과 그 뒤로 여러명의 드워프들이 뛰어오고 있었다. 모든 드워프들이 경신술을 익힌 것처럼 대단히 빠른 속도였다. 잠깐의 시간이 지나자 기디엔과 드워프들이 수많은 먼지를 일으키며 내 앞에 멈추었다. "콜록! 콜록! 에취!" 나는 먼지를 들이켜서 목이 메였다. '젠장! 어라? 장로님까지 뛰어오셨네!' 나는 먼지가 가라앉길 기다렸다. 많은 드워프들이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드워프들이 오다니 정말 신기했다. "자네가 정말 8서클의 마법을 마스터했나?" "예, 장로님! 얼마전에 8서클을 마스터 했습니다." 나에게 질문을 한 드워프가 예전에 이곳의 장로님을 알고나자 공손하게 대답했다. 나의 말을 들은 장로님과 드워프들은 감격의 표정들이었고 일부는 눈물까지 보이는 드워프가 생겼다. "자네 우리좀 도와주게." "예? 도와달라니요? 갑자기 무슨말씀이신지?" 나는 장로님의 말씀에 어리둥절했다. "자네 우리 드워프들의 꿈이 뭔지 알지? 그것은 마법물품 만드는 것이네. 그동안 만든 것이라고는 3서클이나 좀더 무리하면 4서클의 마법물품이 전부였네. 그것도 7서클 마법사를 1년에 한번 초대해서 겨우겨우 만들었을 뿐이라네." 장로님의 말은 이해가 간다. 마법수식을 마법사가 그려주면 그것을 마나가 없는 자신들이 자신의 물품에 새겨야 했기 때문에 무조건 7서클 이상의 마스터가 필요했다. 그러고 보니 이들의 마법물품은 최고 고품질이라야 4서클의 마법물품을 10% 확률로 생산했을 뿐이고 기적적으로 5서클의 마법물품을 만들었을 뿐이다. 8서클의 마스터가 있다면 마법물품의 성공 확률이 90%이며 6서클의 마법물품도 어쩌면 탄생시킬 수 있는 것이다. 거의 꿈만 같은 마법물품을 만들수 있는 것이다. "푸러러, 장로님!" "말하게." 나는 내가 겪었던 일을 생각하며 천천히 이야기했다. "저는 9년전 기디엔이 없었다면 죽었을 것입니다. 기디엔이 저를 완쾌시킬 동안에 아들과 같이 대소변도 가려주시고 살려주었습니다. 그 고마움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드워프 마을에서도 제가 혼자 살아갈 수 있도록 충분히 가르쳐주신 후에 내보내 주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익힌 마법은 드워프 도서관에서 익힌 마법입니다. 열심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정말 고맙네." 나의 말을 듣고 기디엔, 장로 그리고 같이있던 드워프들도 모두 기뻐하였다. "하지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저는 마법물품을 다른종족이 사용할 수 없도록 할 것입니다." "무슨 말인가?" 나는 내가 생각한 것을 이야기하려고 했다. 그것은 내가 만든 물품이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되어서 사용되는 것을 막는 방법이다. 이것을 오래전부터 생각해 둔 것이다. "자신만이 사용할 수 있는 마법물품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절대 타인에게 양도되는 마법물품을 만들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 부분은 양해해 주세요." "무슨 이유에서 그런 것인가?" 나의 말에 장로님과 다른 이들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그런 조건을 다는것이 이상하다는 표정들이었다. "만약 만든 물품이 외부에 전해져 다른이들이 사용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런 것을 방지하고 이것은 내가 스스로 생각해 낸 것이니 이해해 주세요." "흠, 할수없지. 마법물품을 만들수 있다는 것도 기쁘다네. 그정도는 이해하네." 장로님은 약간 불만스런 표정을 지으시고 어쩔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하지만 나도 내가 만든 것이 어떻게 쓰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말한 것이다. "기루야, 들어가자." "네." 나는 기디엔과 오랜 이야기를 나누었다. 엘프마을에 갔던 이야기도 나누고 내가 앞으로 해야할 계획도 말씀드렸다. 기디엔은 이곳에서 만난 나의 소중한 부모와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는 드워프 마을에서 기디엔과 행복하게 지내며 드워프들의 마법물품을 만들어주었다. 내가 만든 마법물품은 단 한명의 드워프만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마법수식을 계산하여 그려주었다. 생체컴퓨터의 능력이 있는 내게 그것은 아주쉬운 계산이었다. 이들이 6서클 이상의 고위 마법에 대해 알았다면 나를 상당히 대단히 느꼈을 것이다. 지금도 대단히 느끼지만 말이다. 마법수식을 드워프가 만든 물품에 그려주면 드워프는 그 물건에 마법수식을 새겼다. 또한 단 한명의 드워프만이 그것을 사용할 수 있도록 탄생된 마법물품을 사용할 드워프의 팔과 같은 몸에 마법수식을 그려서 그 드워프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또한 각각의 마법물품에 분실염려를 고려하여 드워프가 자신의 마법물품을 텔로포트하여 자신의 앞에 나타나게도 하였으며 공격마법, 방어마법, 치료마법 등을 걸어주었다. 내가 만든 마법물품은 마법물품의 주인만이 사용할 수 있고 또한 그 드워프가 죽는다면 마법물품의 효능도 죽어버리는 물품이었다. 내가 드워프 마을에서 그렇게 마법물품을 만들며 지낸 기간은 200일이었다. 수많은 마법물품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나는 각 마법물품의 효능을 드워프들의 나이에 따라 차별을 두었다. 차별을 두지 않으면 나중에 큰 일이 벌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300살 이상의 드워프들에게는 6서클까지의 마법물품을 만들어주었고, 200살 이상의 드워프에게는 5서클까지의 마법물품을, 100살의 이상의 드워프에게는 4서클의 마법을 그리고 100살 이하의 드워프에게는 3서클의 마법물품을 만들어 주었다. 이것은 나이에 비례하여 그 생각하는 정신연령에 따른 것이다. 오래 살았으면 그 만큼의 힘에대한 제어력이 강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300살 이상의 드워프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도끼나 공구에 6서클의 공격마법은 물론 방어마법 등 자신들이 원하는 마법을 여러개 걸어주었다. 드워프들도 300살이나 살면 장로취급을 받으며 자신이 살면서 평소 만들고 싶었던 것을 만들며 지내다 가는것이 전통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그저 마법물품을 사용하는 것보다 자신의 내적인 풍요가 더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전투 엘프들은 내가 만들어준 마법물품으로 공격마법을 사용하지 못해 몸이 근질거려 간혹가다 사용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마법물품의 마나 속도로 인해 마나가 많이 필요한 마법을 사용하면 한동안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들 적절히 사용하였다. 마법물품의 탄생으로 인해 나는 드워프 마을의 최고의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 항상 근엄한 표정의 장로님까지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을 보자니 나도 즐거웠다. 장로님은 나와의 변치않는 관계를 요구하셨다. 하지만 나는 더이상의 마법물품을 만들수 없다고 장로님에게 양해를 구했다. 너무 위험스러웠기 때문이다. 나의 말에 장로님은 이해한다며 언젠가 세월이 흘러 새로운 드워프가 탄생하면 그 드워프에게도 이런 기회를 주었으면 한다고 내게 말씀하셨다. 8서클을 마스터하면 그 사람의 생명은 100년 정도 더 연장되기 때문에 장로님은 자신의 후손들에게도 이런 기회를 주었으면 하고 바라셨다. 하지만 나는 탈태환골을 하여 내공력과 마나력 그리고 영혼력에 의해 어느정도 살수 있을지는 나도 몰랐다. 아마도 최소 500년은 살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정확한 것은 나도 몰랐다. "아니 이게 무엇인가?" 나는 기디엔과 장로님에게 나와 연락할 수 있는 마법통신 구술이 아닌 돌맹이를 주었다. 돌맹이를 보자 얼마전에 다녀온 엘프마을이 생각났다. 엘프장로님도 나의 돌맹이를 받고 황당해 하셨는데 그것이 드워프 장로님과 다를것이 없었다. "마법통신 돌맹입니다. 구술로 만들어야 하지만 구술은 구할수가 없어서요." "허허허, 자네 정말 웃기는구만. 허허허." 장로님은 돌맹이를 이리저리 만지시더니 웃음을 계속해서 터뜨렸다. 웃음짓는 장로님에게 돌맹이 사용법을 알려주고 여러 대화를 나누었다. "장로님,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래. 조심해서 가도록 하게. 그리고 무슨 도움이 필요하면 꼭 찾아오게." 장로님은 내가 너무나도 고마운지 두손을 꼭잡고 말씀하셨다. "참! 장로님 저는 얼마후에 인간세상에 다녀오겠습니다." "그동안 혼자 지냈는데 이제 인간세상에서 살려는가?" 장로님은 나의 말을 듣고 갑자기 섭섭한 표정을 지으셨다. "아니 그것이 아니라 이제는 인간다운 생활을 해보려구요. 인간마을에서 가장 번잡한 곳으로 가서 인간들이 사용하는 온갖 물품을 구입해서 돌아올려고 합니다. 그리고 많은 책들도 사고 음식들도 먹어보고 올 생각입니다." "아하, 그렇구만. 9년을 그렇게 지냈으니 그럴만도 하겠군. 그럼 조심해서 다녀오게." 장로님은 굳은 표정에서 다시 미소지으셨다. '장로님은 나를 물주로 생각하시나?' 나는 장로님의 기분을 알 수 있었다. 내가 곁에 살면 드워프들은 평생 바라마지 않는 마법물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꿈은 내가 없으면 상당히 어려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엘프들에게 고개숙여 부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순수한 드워프들이기에 겉으로 그런 마음이 드러나고 있었다. 그런 아쉬운 부분도 나는 이 드워프 마을이 나를 따뜻하게 대해주는 기디엔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집과같이 느껴졌다. "기디엔, 그럼 저 가볼께요. 200일 동안 바빴지만 즐거웠어요." "그동안 고생했다. 모두들 너를 좋아한단다. 자신들의 꿈을 이뤄준 네가 아니냐." 나는 기디엔의 말을 듣고 기뻤다. 사실 기디엔은 130살이라 4서클의 마법물품을 만들어 주어야 했지만 장로님의 허가를 얻어 특별히 6서클의 마법물품을 만들어 주었다. 모두들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기디엔은 나를 아들과 같이 아껴준 분이니 다른 드워프들과 차별하여 만들어 줄수밖에 없었다. "기디엔, 그럼 안녕히 계세요. 또 찾아올께요." "그래라. 잘 지내도록 하고." 나는 기디엔과 헤어져 나의 집을 향해 경신술을 발휘했다. .......... 제 목: 독재자 [12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3-02 1736 22 3. 나의 영역 - 4 "푸프! 푸프!"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켈로피의 소리를 들어며 몸을 일으켰다. "하흠! 상쾌한 아침이군." 상쾌한 아침의 기운이 느껴졌다. 나는 발걸음을 9년째 행했던 수련의 바위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차! 이제는 할 필요가 없지. 버릇이 되어버렸네." 9년째 행했던 수련은 내게 더이상의 도움을 주지 않는다. 드워프 마을에서 마법물품을 만들며 지내고 돌아온지가 보름의 시간이 흘렀다. 15일의 기간동안 나는 더이상의 수련이 아무런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마도 이게 인간으로서의 한계가 아닐까.' 돌아온 이후로 수련의 성과가 아주 미세하게도 느껴지지 않자 나는 이것이 한계라고 느껴졌다. 이 한계를 극복하려면 무엇인가 계기가 필요한 것이다. "푸프! 푸프!" 켈로피가 공터에서 놀다가 수련바위로 가려고 했던 내게 달려왔다. 함께 생활하는 동물이라 가족같이 느껴진다. 손으로 푸프를 쓰다듬어 주었다. 작은동물인 토끼나 다람쥐의 3배나 큰 켈로피는 4마리이다. "푸프. 푸프. 푸프." 켈로피는 나의 쓰다듬는 손길을 느끼며 낮게 소리를 냈다. 나의 우리에 살고있는 켈로피 4마리는 몸에 나의 마법이 걸려있다. 그것은 몸을 강화시켜주는 1서클의 마법으로 왠만한 몬스터라도 캘로피를 잡아먹으려 한다면 이빨이 손상될 것이다. 예전에 피투성이가 된채 돌아온 캘로피를 보며 나는 웃음이 떠올랐다. 켈로피를 먹기위해서 몬스터가 얼마나 고생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집에 살고있는 켈로피는 천하무적인 켈로피였다. 아마도 나의 켈로피들은 특별한 사건이 없다면 늙어죽을 것이다. '엘프들에게도 도움을 주어야겠군.' 나는 드워프들에게 도움을 주었으니 엘프들에게도 마법물품을 만들어 주기로 하였다. 원래는 엘프들에게 도움을 주는 다른 방법을 찾으려 하였지만 특별히 엘프들이 원하는 것이 없기에 어쩔수가 없었다. "통신! 엘프장로님!" 나는 마법통신이 걸린 돌맹이를 아공간에서 꺼내어 마법통신이 가능하도록 통신돌맹이의 활성화 마법어를 외친 후 엘프장로님을 불렀다. "장로님! 저 기루입니다." 나는 공손한 엘프어로 장로님을 다시 불렀다. 머리속에 20대 후반의 엘프장로님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름다운 엘프장로님을 떠올리면 행복하다. 만약 이곳 행성의 인간이었다면 납치해서 데리고 살았을 것이다. 나는 내 자신을 착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특히나 죽음을 겪고 10세로 새로 태어난 것이고 이곳은 내가 살던 31세기도 아니니 내가 마음대로 살아도 그 누구도 나를 탓하지 못한다. 내 자신의 양심에 꺼리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메이시 장로님!" 나는 계속해서 메이시 엘프장로님을 불렀다. 아마도 나로 인해서 내가 엘프장로님에게 전달해준 돌맹이는 빛을 내며 진동하고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빛도 더욱 밝아지고 진동도 커지는 돌맹이다. "기루인가요?" "안녕하세요. 장로님! 말씀드릴 것이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 나는 엘프장로님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인사를 건넸다. "기루도 잘 지냈나요? 그런데 무슨일로 연락을 하셨나요?" "장로님, 제가 엘프마법을 8서클 마스터하였답니다." 나는 드워프들에게 말한 것처럼 엘프장로님에게도 9서클 마스터인 것을 숨기고 알려드렸다. "축하드려요. 드워프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어요." 엘프장로님은 아름다운 목소리로 축하해 주셨다. 나는 너무나 기쁘다. "그래서 제가 엘프님들에게 마법물품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제가 가장 뛰어난 부분이 마법물품을 만드는 것이에요. 드워프분들에게 말씀들 들으셨다면 드워프분들처럼 제가 마법물품을 선물로 드리고 싶습니다." "기루님이 마법물품을 만들어주신다니 정말 고맙습니다." 장로님은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하셨다. "장로님, 그런데 제가 마법물품을 드워프분들에게 들었듯이 선물로 드린분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재를 할 생각입니다. 엘프분들은 조화로운 종족분들이니 자신의 몸에 절대 마법수식 같은 것을 하지 않으시겠죠?" "네, 맞아요. 기루님의 말씀은 고맙지만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네요." 장로님은 약간 고민스런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엘프분중에서 8서클 마스터가 한분 계시죠? 그 엘프분과 상의하고 싶은데 만나뵐 수 있을까요?" "그건 걱정마세요. 8서클 마스터인 엘프분이 기루님을 더욱 궁금해 하십니다." 나는 장로님과의 대화를 통해 8서클 마스터인 엘프와 만남을 갖기로 하였다. 8서클 마스터의 엘프가 나를 더욱 궁금해 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이곳에서 8서클 마스터를 이룩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마법을 익힌 사람들조차 힘든 것이다. "장로님, 그럼 8서클 마스터인 엘프분을 기다리겠습니다." "네. 안녕히 계세요." 8서클 마스터인 엘프분이 직접 나의 집으로 방문한다고 장로님이 알려주셔서 나는 힘들여 엘프마을에 갈 필요가 없었다. 나도 8서클 마스터인 엘프가 너무도 궁금하였다. 엘프장로님은 5서클 마스터이다. 그것은 엘프장로님이 마법쪽에 관심을 갖기 보다는 여러가지의 다양한 것을 느끼시고 이해하시어 폭넓은 사고를 갖는 분이기 때문이다. 대개 어느 특정분야에 대하여 특별한 능력을 갖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대체적으로 현자라고 불리는 분들은 다양한 지식을 아주 깊게 파고들기 보다는 여러분야에 걸쳐서 다양한 연구와 정보를 얻기를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문제에 대하여 폭넓은 지식으로 인해 다양한 방법의 사건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쉽다. "언제쯤 8서클 마스터를 한 엘프분이 찾아오실까?" 나는 공터에 나무를 깎아만든 의자에 앉아 엘프를 기다렸다. 나의 생활은 모든 것이 느긋해지고 있다. 모든 수련이 극에 달하였기 때문에 더이상의 목표가 존재하지도 않을 뿐이다. 드워프 마을에서 생활하고 있을때는 드워프 기술을 호기심에 익히려고 마음먹었었다. 9년동안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드워프 기술을 취미생활로 익혔다. 주 목표는 내공력을 높이기 위한 기수련과 엘프마법의 수련이었지 드워프 기술이 주목적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취미생활으로도 드워프 기술정도는 가지고 있다. 그것은 내가 익힌 기술들이 고대 드워프들이 사용하던 기술이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오시는군." 땅이 울리는 아주 미세한 소리가 들려오자 몸을 일으키며 중얼거렸다. 나의 몸은 내공력을 끌어올리지 않은 상태에서도 엘프보다 뛰어난 오감을 발휘한다. "손님!" 코노루 나무가 없는 유일한 입구인 부분에 손을 들어 엘프가 들어올 수 있게 마법을 해지시켰다. 나의 집으로 드나들 수 있는 생물체는 켈로피 4마리와 나밖에 없었다. 입구의 마법수식 자체가 나와 켈로피란 동물을 드나들 수 있도록 마법이 걸려있기 때문에 마법어를 외쳐서 마법을 해지시켰다. "휘리릭! 탁!" 20대 후반의 엘프가 나의집 입구에 내려서고 빠르게 나에게 걸어왔다. "안녕하세요. 기루라고 합니다." "말로만 들었는데 정말 엘프어를 하는구만. 반갑네. 카티오라고 하네." 내게 다가온 엘프는 반가운듯한 목소리로 내게 빠르게 말하였다. 나를 방문한 엘프는 내가 엘프마을에 방문했을 때 나를 보지 못한 엘프이다. "8서클 마스터인 엘프분을 뵙게되어 반갑습니다." "하하, 고맙네. 나는 엘프마법을 인간이 8서클까지 이룩했다고 하기에 신기해서 오게 되었네." 카티오 엘프는 내게 말하고는 나의 집주변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을 살펴보았다. 엘프분들은 예의에 어긋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는데 그것도 아닌 모양이다. "오호, 대단하군." 카티오 엘프는 나의집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연실 감탄사를 터뜨렸다. 제일 큰 감탄사는 코노루 나무를 보고 난 후였는데 200개의 나무를 모두 돌아다니며 나의 마법수식을 만지고 다니셨다. 카티오 엘프가 코노루 나무에 있는 마법수식을 만질때마다 코노루 나무에 새겨진 마법이 발동하여 밖으로 온갖 마법이 난무하였다. "펑! 픽! 수우우-" "정말 대단하군. 마법수식을 나무에 그려서 자동으로 방어를 하게 만들다니 말이야." 나의 코노루 나무는 나의집이 있는 내부쪽에 마법수식이 그려져 있고 외부에서 충격같은 것이 전해오면 외부에 마법을 방출하는 마법나무이다. 코노루 나무는 광석을 빨아드려 크는 나무이기 때문에 흙속에 광석물질이 존재하여야 했지만 나는 오래전 코노루 나무에 큰 광석을 뿌리와 일치시키는 마법을 시전하여 묻어두었기 때문에 걱정이 없었다. "이렇게 복잡한 부분의 마법수식을 계산하다니 자네는 인간들이 부르는 천재인가 보군." "말씀만으로도 고맙습니다." 카티오 엘프는 나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200여개의 나무에 그려진 마법수식을 메모까지 해가면서 구경하기에 여념이 없다. 모든 나무를 구경하는데 무려 3시간이 소요되었고 나는 공터의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었다. "히야, 이것은 더욱 대단하군. 이렇게 복잡한 수식이 존재하다니!" 200여개의 나무를 구경한 카티오 엘프는 이제는 나의 수련바위를 손으로 만지며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다. 정말 엄청난 엘프가 아닐수 없다. 아마도 이런 탐구정신과 호기심은 엘프들에게 없을 것이다. 아마도 이런 정신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8서클 마스터가 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일반적으로 엘프들은 정령술의 편리함으로 인해 마법에 대한 적극적인 수련을 하지 않는다. 그렇다해도 그들은 뛰어난 세월로 인해 600살이 되어가면 5서클이나 6서클이 된다. 대부분의 엘프들은 6서클에서 7서클로 진입하지 못한다. 그것은 6서클 엘프마법은 마나가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더욱더 필요한 것은 깨달음이기 때문이다. 내겐 마나만 필요했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깨달음이 함께 요구된다. "그것은 제가 마나수련을 할 때 이용하던 마법수식입니다." "나도 마나를 빠르게 모으기 위해서 이런 마법진을 그리기 위해 마법수식을 계산하는데 얼마나 걸린줄 아나? 무려 한달이 걸렸네. 이런 복잡한 수식은 너무나 어렵거든. 주변 환경요건도 일치해야 하고 온갖 외부에 대한 것도 통달하고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지." 나는 카티오의 말을 이해했다. 마법을 빨리 익히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가 가지고 있다. 그런 것중에 하나가 마나를 모으는 속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이런 방법은 실제로 존재하기도 하는데 혼자서 하기에는 무리이다. 누군가가 계속해서 나의 수련바위와 같은 마법수식을 계산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달을 걸려 완성시켰지만 6개월이 지나가 무효화 되더군. 그것이 나의 한계이네." "정말 대단하시네요. 다른 8서클 마법사도 6개월을 지속시키진 못할 거에요." 나는 카티오를 칭찬해주었다. 아마도 8서클 마스터인 내가 이야기를 해주어야 좀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네는 엄청나군. 이거는 10년은 지속되겠는데?" "예, 그렇습니다. 저는 마법수식을 계산하는데 천재적인 능력이 있지요." 카티오 엘프와 나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히 카티오 엘프는 나의 마법수식의 뛰어난 계산능력을 매우 부러워했지만 탐내지는 않았다. 그런 조급한 마음은 대마법사들에게 존재하지 않는게 정설이다. 만약 그런 조급한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7서클도 마스터 달성이 불가능하다. "드워프 마을에서 제가 행한 일은 알고 계시죠?" "그렇네. 그런데 엘프들은 몸에 절대 마법수식을 그리지 않을 것이네." 나와 카티오 엘프는 마법물품의 한계에 대해 토론을 시작했다. 한명이 사용가능하고 그 엘프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마법물품의 효용이 없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했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흠, 천천히 생각해 보도록 하세." 카티오 엘프도 내가 마법물품을 엘프들에게 선물하는 것을 도와주려고 한다. 그것은 카티오 엘프가 아무리 마법물품을 만든다 하여도 한달 동안 고생하여 만들어도 한개를 겨우 만들 뿐이다. 그것도 영구적인 마법물품이 아닌 1년의 제한기간을 두는 마법물품이다. 8서클의 마법사라 할지라도 모든 것을 초월하는 존재는 아닌 것이다. '어떻게 저렇게 복잡한 마법수식을 계산할 수가 있는 것이지?' 카티오 엘프는 내가 신기한듯 쳐다보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다. 만약 내가 엘프들의 마법물품을 선물한다면 어마어마한 선물이 된다. 그것을 알고 있는지 드워프들의 조건을 머리속에 떠올린 카티오 엘프는 좋은 방법을 찾아내려고 하였다. 나와 카티오 엘프는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며 여러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토론했지만 아직까지 찾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아차! 내가 왜 그생각을 못했지?" 나는 문득 31세기에 사용하던 수많은 방법을 떠올렸다. 31세기에 살던 나는 그때 각 개인을 검색하던 수많은 정보를 찾아보았다. 개인을 인식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의 정보가 존재한다. 나는 가장 쉽고 가장 능률적인 방법을 떠올리려고 하였다. "생각해 냈나? 무슨 방법인가? 내게도 가르쳐주게." "네, 알겠습니다." 내가 무엇인가 생각해 낸것을 옆에서 본 카티오 엘프는 궁금하여 계속해서 나를 닥달했다. 그도 정말 궁금한 모양이다. 아마도 내가 생각해낸 방법은 이곳에서도 사용이 불가능하다. 오직 나같이 엄청난 수식계산을 할줄아는 능력자만이 가능한 방법이다. "그것은 인체 특성입니다. 인체의 정보기록을 마법수식에 담는 거에요!" "뭐라구?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인가?" 카티오 엘프는 나의 말에 어리둥절한 모습이다. "생명체를 구분하는 특성이 몇가지 있어요. 지문, 발열온도, 물체형태 등을 마법수식에 첨가하는 것이죠." "그것이 무슨 소리인가? 자세히 설명해 주게나." 나의 말을 듣고서도 카티오 엘프는 이해하지 못했다. "예를들어, 인간은 수만명이 존재해도 손가락의 지문형태가 다릅니다. 여기 보세요." 나는 나의 손가락 지문을 보여드렸다. 나의 손가락 지문은 상당히 특이한 번호를 가지고 있다. 31세기 나의 손가락 지문번호는 77788-88877이었다. 이것은 19세기부터 지금까지도 일부 사용하고 있는 개인인식 시스템의 한 종류로 유전적 특성에 의해 변동이 불가능한 부분이다. "인간의 지문은 타원형의 무늬가 수십개가 모여 손가락을 이루고 있지요. 그리고 타워형의 끝부분에 보면 타원형의 무늬가 손가락 위로 타고올라가는 교차점이 보일 것입니다. 이 교차점을 숫자로 환산해서 10자리의 고유번호를 표현하는 것이죠. 10개의 손가락의 지문형태가 일치하는 존재는 쌍둥이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답니다." "정말인가? 정말 신기하군." 나는 31세기에 사용하던 일부 개인인식 시스템에 대한 설명중 지문 부분에 대하여 알기쉽게 설명하였다. 나의 설명을 들은 카티오 엘프는 고개를 끄떡이고 다른 생각에 빠졌다. "그런데 이것의 마법수식을 계산할 수 있겠나?" "걱정마세요. 마법수식 계산은 제가 얼마나 뛰어난지 아까 보셨지 않습니까. 이정도 계산은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엘프들은 서로다른 특징 같은 것이 있을까요? 특히 손에요." 나는 엘프들 손가락의 지문이 각 개인마다 다른지를 모르고 있다. 당연히 카티오 엘프에게 질문으로 확인받고 싶었다. 카티오 엘프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갸우뚱했다. "생각해 보니까 나도 모르겠네. 한번도 생각해본 일이 없으니 말이야. 조금만 기다리게나. 내가 마을에 있는 엘프들과 상의하고 오겠네." "네, 그렇게 하세요." 나의 말을 들은 카티오 엘프는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졌다. "푸슝!" 카티오 엘프는 5서클의 텔레포트 마법으로 사라진 것이다. 8서클 마스터에게 5서클의 마법의 사용은 간단하다. 작은 중얼거림으로도 가능하다. 특히나 텔레포트 마법은 많이 사용한 장소이면 마법수식의 계산이 더욱 용이하니 마법어도 외치지 않고 사라진 것이다. "푸슝!" 두시간의 흐리고 나의 앞에 카티오 엘프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 아마도 직접 확인하고 오는 길일 것이다. "휴. 도착했군. 자네의 말이 맞네. 엘프들도 손가락의 지문이 모두 다르더군." "다행이네요. 마법물품을 손가락의 지문수식까지 계산하면 되겠네요." 나는 카티오 엘프의 닥달에 못이겨 손가락 지문의 수식계산을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지 설명해 드렸다. 카티오 엘프는 무척이나 궁금했을 것이다. 4시간의 시간이 흐르고 손가락 지문에 대한 마법수식 계산법을 설명해 드렸다. 하지만 이해하였을 뿐이지 자신이 만들고 싶은 마법수식에 손가락 지문수식까지 계산하려면 나와는 다르게 엄청난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이런 방법을 사용한다면 쌍둥이가 존재하지 않는 한은 다른 누군가가 절대 사용하지 못하겠군!" "네, 그렇죠." 카티오 엘프는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다. 너무 많은 칭찬을 해주셔서 이제는 부담스러울 정도이다. 그 외에 카티오 엘프는 나의 집에 대한 여러가지 질문을 하시고 배우려고 하셨다. 만약 인간이었다면 이렇게 순수한 마음으로 가르쳐 달라고 했을까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카티오 엘프와 내가 마법물품에 대한 여러가지 사항을 조율하였다. 여러가지 사항을 조율하지 않는다면 마법물품을 선물받은 이들끼리의 불화가 생길수도 있다. 아무리 조화로운 엘프라지만 이왕이면 평등한 절차를 밟는것이 중요하다. 1200년을 사는 엘프들에게 드워프들과 마찬가지로 나이별로 차등을 주기로 하였다. 원래의 계획은 드워프 마을처럼 엘프마을에 직접 방문하여 마법물품을 제작하려는 마음이었지만 카티오 엘프가 장로님에게 건의하여 엘프들을 한명씩 나의 집으로 초대하였다. 대부분의 엘프들은 활을 자신들의 신체일부로 생각하며 무기로 삼는다. 이런점을 감안하여 주로 활을 마법물품으로 제작하고 활에 각종 마법을 걸었다. 공격마법은 주로 2클래스 에로우 마법과 3클래스 파이어볼 마법을 걸어주었다. 당연히 1클래스의 마법도 여러가지 첨가한다. 엘프들의 활을 이용하여 화살을 날렸을 경우 마나가 적게 소비되는 1클래스의 아머마법이 걸려 화살이 금속으로 만든것처럼 되어 바위에도 꼽힐수 있는 강도가 되며 2클래스나 3클래스의 공격마법까지 병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마법물품의 활에 활을 사용할 대상자의 지문을 마법수식에 첨가하여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없도록 하였으며 일정한 마나를 소비하면 마법물품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다. 엘프들은 드워프와 달라서 마법종족이라 불리기 때문에 마법물품에 마나를 주입하면 그에 반응하게도 하였다. 이런점은 엘프들에게 상당히 좋았다. 마법물품이 마나가 충전되지만 많이 사용못하는 대신 자신들의 마나를 집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마법물품을 받은 엘프들은 감사인사를 잊지 않았다. 엘프들의 마법물품 제작에는 8클래스 마스터인 카티오 엘프가 도움을 주었다. 사실상 그렇게 큰 도움은 아니지만 그는 나에게 수많은 마법수식의 계산법을 익힌 결과를 낳았다. "그동안 정말 고마웠네. 기루, 자네는 정말 대단해." "아니에요, 카티오님이 도와주셨잖아요." 모든 엘프들이 번갈아가며 우리집을 방문했고 일부분의 엘프들에게 마법물품의 선물을 만들어 주었다. 엘프마을의 모든 엘프들에게 마법물품을 선물했던 것은 아니고 일정한 나이의 엘프들에게만 선물이 돌아갔다. "그럼 다음에 뵙도록 해요." "잘있게." 카티오 엘프님은 나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엘프의 숲으로 사라져 버렸다. 혼자남게 된 나는 아공간에서 통신 돌맹이를 꺼내어 엘프장로님은 불렀다. "장로님!" "기루님인가요?" 엘프장로님의 말소리가 들려온다. 저번 대화에서는 내게 존대말을 쓰실 필요가 없다고 설득하였지만 장로님은 존대가 편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예. 방금 카티오 엘프님이 떠나셨습니다." "기루님! 정말 고맙습니다. 선물받은 엘프들이 무척 좋아하고 있어요." 엘프장로님은 내게 엘프들을 대신해 다시한번 내게 감사인사를 드리고 있다. 요즘은 너무 많은 감사인사를 받아 몸둘바를 모르는 내가 좋다. "그럼 한동안 집에 머물다가 인간마을에 다녀오겠습니다." "네, 조심히 다녀오세요." 나는 엘프장로님과의 통신을 끊고 혼자만의 생활을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혼자가 되자 나의 여유있는 생활이 다시 시작된다. 항상 나의 위치는 공터에 있는 의자이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햇빛을 쬐려면 이곳이 가장 좋다. 코노루 나무로 인해 통나무집은 그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코노루 나무를 일정크기에서 잘라버리면 몬스터들이 귀찮게 한다. "인간 마을을 가서 많은 물건을 사야 될텐데. 어떻게 돈을 구하지?" 내게 돈이 없다는 생각을 들자 여러가지 방법이 머리속을 휘젓고 다닌다. 내게 가장 큰 재산이 되는 것은 마법이다. 특히 마법물품은 이곳 행성의 인간사회에서 상당히 고가품이다. 그렇다고 마법물품을 판매하는 것은 나의 자존심에 위배된다. 나의 생활을 도와준 이곳 칼루이숲의 드워프들과 엘프들을 제외하고 누구에게도 나의 물건을 주기는 싫다. 결국 나의 생각은 스크롤로 옮겨졌다. 스크롤은 일회용의 마법물품이기 때문이다. 나는 인간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스크롤을 생각해보았다. 결론은 내리지 못한다. 이곳 행성의 인간들에 대해서 내가 알고있는 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흠! 여러가지 스크롤을 많이 만들어서 인간사회에 필요한 것을 팔아야되겠군." 나의 생각이 정해지자 나는 숲에서 수많은 잎사귀를 따왔다. 5cm 가량의 입사귀로 입사귀 두께가 일정한 나뭇잎이다. 나는 수많은 나뭇잎에 1서클과 5서클까지의 마법의 스크롤을 3일동안 1만장 가량의 스크롤을 생산하였다. 나뭇잎에 내공력과 마나로 마법수식을 그려넣고 컨틴젼시 마법으로 스크롤을 활성화 시킨다. 나뭇잎의 스크롤은 나뭇잎을 찢거나 파손하면 작동된다. 나뭇잎은 원래 약하기에 마법수식 자체에 1서클의 아머마법을 이용하여 나무가지 정도의 강도를 추가하여 손쉽게 파손되는 경우에 대비하였다. 1만장의 나뭇잎 스크롤은 엄청난 분량이다. 이런 분량을 제작한 이유에는 내가 인간사회에 나가면 구입할 물건이 싼값이 아닌 이유다. 일단 이곳 행성의 문화수준을 생각할 때 책값이 싸게 먹히지 않을 것이다. 책은 물론 각종 생활장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음식이다. 음식은 5년치 정도를 예상한다. 그래야 번거로운 일을 피할수 있다. 1만장의 나뭇잎 스크롤이 아공간에 있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든든하다. 억만장자의 기분이 이럴까 싶었다. 이제 인간사회로 나갈 준비가 완료되었다. "이제 인간사회로 나가 스크롤을 팔고 책도 구입하고 돌아와야되겠다." 나는 아공간에 혹시 필요할 집안의 물건을 집어넣고 허리에 코노루로 만든 검을 착용한 모습으로 켈로피와 작별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 .......... 제 목: 독재자 [13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3-04 1741 30 4. 인간 - 1 '인간사회에 나가면 문화수준이 가장 발달한 중심지까지 가야할텐데.' 자금으로 사용할 1만장의 나뭇잎 스크롤이 있지만 이것은 인간사회의 중심지인 도시로 가야 판매할 수 있다. 나는 이곳 행성의 인간들이 가장 많이 살고있는 중심지로 가기위해서 약간의 자금이 필요했다. '인간사회에 대한 정보를 얻어야 할텐데. 걱정이군.' 현재 내가 알고있는 인간사회는 800년 전의 정보들이다. 드워프 마을의 도서관에 있는 인간문화에 대한 기록은 800년 전의 기록이 마지막 기록이었다. 그저 알고있는 거라고는 엘프와 드워프들에게 얻은 각 제국과 왕국 그리고 소국에 대한 정보뿐이다. 다행한 것은 인간언어를 안다는 것이다. 아마도 내가 지내던 31세기는 물론 이곳 인간들을 포함해 나보다 많은 언어를 알고있는 생물체는 없을 것이다. 생체컴퓨터에 저장되었던 31세기에 100여가지의 언어는 물론 이곳에서 얻은 30여가지 언어까지 말이다. 드워프, 엘프, 인간, 리자드맨 등 드워프의 도서관에서 얻은 언어정보는 내게 소중한 정보이다. 생체컴퓨터의 능력을 흡수한 후유중인지 몰라도 나는 자주 정보의 욕구를 느낀다. 책을 구하려는 마음도 이런 나를 통제하기 위한 방편이다. 800년 전의 인간문화의 기록만 알고있는 내가 수도까지 가면서 조용히 갈수 있을지는 나 자신도 의문이다. 하지만 나의 능력을 생각한다면 어떠한 순간에도 대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놓고 인간들이 사는 곳으로 향하는 것이다. 내가 지금 알고있는 정보는 드워프들과 엘프들에게 얻은 것이 전부이다. 이 행성은 5개의 제국과 8개의 왕국 그리고 4개의 소국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국, 왕국, 소국은 모두 각각 독립된 나라이지만 힘과 땅의 크기로 따지자면 상당히 다르다. 제국은 왕국의 5배가량 큰 땅덩이와 국민을 보유하고 있으며 왕국은 소국의 3배 크기만하다. 제국은 엄청난 힘으로 다른나라를 침략하여 소국만한 식민지를 소유하고 있다. 이곳 행성의 특이한 점은 엘프, 드워프는 나라로 인정하지 않지만 이들의 땅을 굳이 침략하지는 않는다. 다른 종족이라 서로 단절된 생활을 할 뿐이다. 인간들은 아름다운 엘프들을 잡아다 노예로 사용하기도 한다. 주로 여성엘프들이 성적 노리개로 많이 납치되어 치욕을 겪는다. 하지만 강간을 당한 엘프들은 100% 자살을 택한다. 그 이유는 엘프들의 여성은 성관계 상대자가 사랑하는 엘프가 아니면 블러드 프로즌이란 저주에 걸리기 때문이다. 블러드 프로즌은 피가 서서히 냉각되는 고통을 느끼게 되는 저주며 목숨을 끊지 않는 이상은 계속 생명이 유지되는 저주이다. 이런 이유로 인간들도 여성엘프를 노예로 부리면서도 절대 강간을 하지 않는다. 엘프 자체가 너무나 비싼 이유이다. 높은 계급의 인간이 아니라면 일회용 성적노리개로 사용하기엔 너무 비싼 값이다. 내가 지내던 드워프와 엘프들이 지내던 숲은 칼루이숲으로 앞으로는 카토루 제국이 위치해 있고 반대편으로는 그린레이트 제국이 맞닿아 있다. 사실 맞닿아 있는 것은 그 제국들의 식민지인 라이아 소국과 카키 소국이다. 라이아는 카토루 제국의 식민지이고, 카키는 그린레이트의 소국이다. 내가 가는 곳은 카토루 제국의 식민지인 라이아이다. 라이아의 수도로 도착하여 내가 구입하려던 것을 구입할 계획이다. 카토루 제국은 100년전부터 갑자기 국력이 약해진 제국이다. 다섯 제국중에서 두개의 식민지를 가진 나라중에 하나이지만 국력은 다섯 제국중에 가장 약하다. 그 이유는 권력싸움으로 기인한 결과이다. '멀리 마을이 보이는군.' 나는 경신술을 줄이며 천천한 걸음으로 마을을 향했다. 칼루이숲에서 지금까지 경신술을 이용하여 왔지만 엄청난 내공력으로 땀하나 흘리지 않는다. 내가 보고있는 마을은 제법 큰 마을이다. 마을 입구쪽에는 두 사람이 창을 든채로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처음보는 마을의 모습을 감상하며 걸었다. "처음보는군. 신분증을 제시해라!" 내가 마을 입구쪽에 다가오자 마을의 입구를 지키고 섰던 두 사람이 나를 막아서며 말했다. "칼루이숲에서 왔어요. 그곳에서 자라서 신분증이 없습니다." "칼루이숲? 수상하군!" 이곳의 경비가 수상하게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 칼루이숲에는 드워프와 엘프의 영역이라 건너편 소국인 카키에서도 칼루이숲을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칼루이숲으로 인간이 통과하여 왔다면 카키 소국의 스파이 이외에는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저는 어릴때부터 칼루이숲에서 자랐습니다." "거짓말 말아라. 수상하니 체포해라!" 갑자기 옆에 있던 마을의 경비가 나까지 체포하려고 했다. 나는 저항하지 않고 그냥 몸을 맡겼다. 나중에 빠져나가려고 마음먹으면 언제든지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일단 나는 나를 증명해줄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그래야 수도에 도착해 마음놓고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마을경비 두사람은 나를 꽁꽁 묶은후 마을중에 커다란 집으로 향했다. 이곳은 칼루이숲으로 인해 몬스터가 종종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마을에 비해 경비가 제대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에서 조용히 있어라." 경비는 나를 마을의 중앙에 있는 건물로 끌고간 후에 건물 내부의 한쪽 방안에 집어넣었다. '에휴, 한동안 이렇게 지내야되겠군.' 나는 나의 일이 빨리 끝내길 바랬다. 그것보다 나는 이곳에서 증명서를 발급받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야 편하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와라!" 내가 있는 방의 문이 열리며 창을 든 사람이 나를 향해 말했다. 나는 그 사람을 따라 어떤 곳으로 걸어갔다. 내가 도착한 곳은 넓은 곳이며 한쪽의 위에는 의자에 앉아서 나를 쳐다보는 사람이 있었고, 그 아래로는 무기를 든 여러 사람들이 줄마쳐 나열해 있었다. "칼루이숲에서 나왔느냐?" "예, 그렇습니다. 어릴적부터 그곳에서 살았습니다." 아마도 이들은 나의 정체를 밝히려 하고 있다. 나를 스파이로 의심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것이 말이 되느냐? 그들은 절대 인간들을 마을에 살게하지 않는다!" "아닙니다. 저는 드워프 마을과 엘프마을의 경계선에서 살았습니다." 내가 말을 마치자 나에게 질문한 사람에게 누군가가 다가섰다. 아마도 그의 부하쯤 되나 싶었다. "대장님! 칼루이숲에 인간이 한명 산다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저 사람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정말이냐? 신기하군. 인간들을 싫어하는 종족들인데." 나는 경비대장에게 말을 건넨 사람을 쳐다보았다. 그는 아마도 나에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나를 아는 드워프들이 인간들과 물품을 거래할 때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니가 칼루이숲에서 살았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이 있는냐?" "저는 어릴때부터 칼루이숲에서 드워프와 엘프들과 함께 자라서 드워프의 언어는 물론 엘프어까지 능숙하게 할 수 있습니다." 나는 나의 언어능력으로 증명을 하려 하였다. 만약 보통 인간이라면 어릴때부터 드워프나 엘프와 함께자라지 않고서 두 종족의 언어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말이냐? 대단하군." "제가 칼루이숲에서 자라나서 이번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도에 다녀올 생각인데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을까요?" 나는 나의 목적을 이야기했다. "일단 자네의 언어를 증명한 이후에 발급해 주겠네." "알겠습니다." 나는 마음속으로 다행이라 생각했다. "팔로! 자네 나의 엘프노예를 데리고 와라." "네, 알겠습니다." 경비대장이 자신의 부하에게 지시를 내리자 명령을 받은 부하는 얼른 뛰어나갔다. 경비대장이 나의 엘프어를 시험하려 한다는 것을 알았다. 경비대장은 상당히 실력있어 보이는 모습이다. 신체는 무슨 운동을 했는데 온몸에 근육이 붙어 있었고 덩치도 큰편이다. 잠시후 팔로라는 부하가 예쁘게 생긴 여성엘프를 데리고 왔다. "치니! 저 인간이 엘프어를 할줄 아는지 확인해라!" 경비대장은 치니라 불리는 여성엘프에게 지시했다. "네, 주인님! 어디서 오셨나요?" 여성엘프는 경비대장의 말은 인간의 언어로 대답한 이후에 엘프어로 내게 '어디서 오셨나요?'라는 질문을 하고 나를 바라보았다. "안녕하세요? 기루에요. 칼루이숲에서 드워프의 엘프의 경계지역에서 어릴때부터 살았습니다." 나의 말을 들은 여성엘프는 기가막힌 표정을 지었다. 설마 내가 엘프어를 할지는 짐작하지 못했나보다. "치니! 정신차리고 말해라. 저 사람이 엘프어를 하더냐?" "네, 주인님. 엘프어를 능숙하게 하고 있습니다." 엘프는 정중한 자세로 경비대장에게 대답을 했다. "대단하군. 드워프 언어까지 확인할 필요는 없겠군. 증명서를 발급하겠네." "네, 감사합니다." "감사할 필요는 없고, 잠시 잡아두어서 미안하네. 그곳에 인간이 한명 산다는 말은 듣긴했어도 정말로 살고 있을줄은 몰랐네. 몬스터가 있는 숲에서 살다니 대단하군." 경비대장은 나를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여러 말들을 했다. 하지만 나는 경비대장의 말보다는 옆에 서있는 치니라는 엘프에게 관심이 기울어졌다. "치니는 내가 5,000 포르를 주고 구입한 노예이네. 정말 이쁘지 않나?" "네, 그렇네요." 나는 속으로 엘프들이 약간 불쌍했다. 힘이 약해 이렇게 노예로 절락하니 말이다. "솔직히 돈만 있다면 강간하고 새로 살텐데 말이야. 예쁜데 건드리지 못하니 그림에 떡이네." "그렇군요." 나는 경비대장의 말을 맞짱구치며 여성엘프를 바라보았다. 엘프들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성관계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저주를 받는것은 다행인지도 모른다. 인간들이 그것을 알고 아무도 엘프들을 강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귀족은 돈이 많아 일회용의 욕정의 노리개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귀족에게도 일회용이라면 비싼 금액인 편이다. 그러니 여성엘프를 구입후에 과시용으로 데리고 다닐 뿐이다. 경비대장은 칼루이숲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아마도 이곳을 경비하는 책임을 맡아서 그럴 것이다. 사실 칼루이숲만 없다면 이곳은 적들과 마주한 전쟁이 언제 일어날 수 있을지 알수없는 전쟁구역이다. 특히 내게 제일 궁금해하는 것은 엘프들의 마을에 관한 것이다. 노예는 주로 전쟁에서 발생된다. 포로로 잡힌 병사들이 노예가 되기에 가장 적합하고 이종족의 노예는 주로 사냥을 해서 이루어진다. 가장 많은 사냥을 당하는 것이 엘프들인데 귀할 뿐더러 치욕을 당하면 바로 자살하기 때문이다. 또한 엘프들은 정령이나 마법에 강한 경우가 있어서 아무런 피해없이 사냥하기엔 불가능하다. 특히 칼루이숲의 엘프들은 강하기로 정평이 나있어 사냥이 거의 불가능으로 보여지고 있다. 칼루이숲의 엘프들은 그 지역특성상 몬스터가 항상 출현하여 전투를 어릴적부터 당연시 받아들이고 있으며 양쪽의 식민소국을 마주보고 있어 여러번의 전투도 경험하고 있다. "여기 증명서 있네. 이름을 기루라고 했다네." "감사합니다." 대화가 끝나자 경비대장은 나에게 증명서를 주었다. 증명서에는 나에 대한 기록이 적혀있었고 제일 하단에는 '칼루이 마을 경비대장'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안녕히 계세요." 나는 경비대장에게 인사를 하고 건물을 나왔다. 그곳은 범죄자를 잡아두는 건물로 별로 드나들고 싶어하지 않는 장소이다. 날이 저물어서 갈곳이 없었다. 일단 수도를 가기 위해서 길잡이를 구해야한다. 그러니 우선 오늘은 여관에서 신세를 져야한다. "어서오세요." 내가 여관을 들어오자 입구쪽에 놓은 탁자에서 손님을 반겼다. 여관 내부에는 탁자가 여러개 있고 탁자마다 사람들이 앉아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다. "오늘 머물고 싶소. 그리고 혹시 이곳에 동물의 가죽을 사는곳이 있소?" "네, 있습니다. 건너편에 있는 옷가게 옆에 있지요." 나는 여관주인의 말을 듣고 발걸음을 돌려 가죽상점으로 들어갔다. 가죽상점에 들어오자 여러 동물가죽의 나의 시선을 끌었다. 온갖 몬스터 가죽부터 동물가죽까지 종류가 여러가지 나열되어 있다. "무엇을 찾으시나요?" 가죽상점의 주인은 40대의 할아버지였다. 지금도 무엇인가 손질을 하다 나온것인지 손에 이상한 공구를 들고있었다. "몬스터 가죽을 팔고 싶은데 이곳에서 구입을 하나요?" "어떤 가죽이 있나요?" 상점주인은 갑자기 눈을 빛내며 나에게 대답을 요구했다. "각종 몬스터 가죽이요. 오우거 가죽과 트롤 가죽이 여러개 있어요. 지금은 가지고 있지 않고 조금후에 건너편에 여관으로 가지러 와주세요. 적당한 가격이면 팔겠습니다." "네, 알겠어요!" 내가 말을 끝마치자 상점주인은 작업하던 공구를 내팽개치고 당장 나를 따라나설 기세이다. 나는 상점주인을 진정시키고 10분 정도의 시간이 지난후에 여관으로 찾아오라고 전했다. 몬스터 가죽은 상당히 고가의 물품이다. 특히 오우거나 트롤의 가죽은 가볍고 부드러우면서 강해서 가죽자체가 상당한 갑옷만큼의 역활을 할수도 있다. 가죽을 가공하는 사람이라면 오우거나 트롤가죽은 금보다도 귀한 물건이다. 나의 말을 들은 가죽상점 주인은 내가 나가자 그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아마도 내가 다른사람에게 넘길까봐 불안한 마음도 있을 것이다. "하루 쉬고 가야겠으니 방을 주세요." "네, 저를 따라오세요." 여관주인은 나를 깨끗한 방으로 안내했다. 사실상 깨끗함의 기준은 내가살던 통나무집이다. 이곳의 청결수준은 31세기에 비한다면 돼지우리만도 못한 곳이다. "참, 건너편에 상점주인이 오면 제방을 가르쳐 드리세요." "네." 여관주인이 나가자 나는 아공간을 열어 여러가지 몬스터가족을 다양하게 꺼내놓았다. 오우거, 트롤, 오크, 켈로피, 늑대, 뱀 등 몬스터는 물론 동물의 가죽도 꺼내어 진열했다. 모두 꺼내어 놓지 않고 일부분만을 꺼내 놓았다. 지금 나는 등에 가방을 매고 다니는데, 그것은 아공간의 능력을 감추기 위한 수단이다. "똑! 똑!" "들어오세요." 방문을 노크하자 나는 상점주인이 왔다는 것을 알았다. 상점주인을 방문을 열고 들어와 자신의 앞에 진열된 몬스터 및 동물가죽을 보며 감동의 표정을 지었다. "제가 칼루이숲에서 살면서 잡은 것입니다. 수중에 돈이 없어서 팔려고 하는데요." "정말인가? 자네가 칼루이숲에서 살던 사람인가?" 상점주인은 내게 여러가지 질문을 끊임없이 해댔다. 나는 방금전에도 경비대장에게 이와같은 질문을 수도없이 받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똑같이 대답해주었다. 사실 나의 능력은 속이고 그저 드워프와 엘프들에게 섞여서 그곳에서 살아왔다고 전했다. 특히 나는 검술을 엘프들에게 배웠기 때문에 뛰어나다고 전했다. "정말 대단하군. 오우거를 사람이 혼자 잡다니 말이야." "제가 산속에서 살아와서 돈이 한푼도 없습니다. 빠른 시일안에 처분해주세요." 나는 나의 사정을 약간의 과장을 섞어가며 이야기했다. "이정도 물품이면 나혼자 감당하기에도 벅차다네. 자네가 칼루이숲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 많은 이속을 차리진 않겠네. 다른 가죽상점 주인에게도 넘겨서 내일 돈을 주겠네." "네, 그렇게 하세요." 내가 찾아간 동물가죽 상점은 평가가 좋은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내 복판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상인들은 자신들이 손해를 보지는 않지만 어느정도의 규율과 명예를 지킨다. 상점주인이 방에서 나가자 나는 식사를 하기위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무엇을 드시겠습니까?" 내가 방에서 내려와 식사를 하기위해 탁자에 앉자 여관주인이 내게 다가와 말했다. "이곳에서 잘하는 음식으로 1인분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기다리세요." 나는 내가먹을 음식을 시킨후 기대하며 기다렸다. 그동안 숲에서 혼자지내며 먹은 음식은 과일과 고기류 뿐이다. 처음에는 맛있게 먹었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자 서서히 질리기 시작했다. 생체컴퓨터 능력이 있는 나이기에 31세기에 알고있는 요리법으로 맛있게 먹었지만 그건 나만의 생각이다. 이곳의 음식을 기대하기 시작했다. "여기있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여관주인은 식탁에 음식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네, 감사합니다." 나는 음식의 냄새를 맡자 너무나 행복했다. 인간사회로 나온 이유중에 하나가 음식이다. 수많은 종류의 음식을 마법으로 시간정지 시킨후 아공간에 집어넣을 생각이다. 마법을 걸어 아공간에 넣어두면 10년 정도까지는 유지되기 때문이다. '아, 행복해라.' 나는 얼굴에 미소를 짓고 음식을 음미하며 맛있게 저녁식사를 시작했다. 음식에는 여러 양념들이 첨가되어 있었으며 그 맛또한 내가 먹던 음식하고 차원이 달랐다. 다른 식탁에서 이야기를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내겐 오직 미각만이 느껴졌다. "우르르. 팍! 척! 척! 척!" 나는 소란스런 소리에 식사를 중단하고 소란스런 곳을 쳐다보았다. 여관 입구에 산만한 등치의 사람들은 10명 가량 들어와 있었고 모두 검을 뽑아 식사를 하고있는 많은 사람들을 노려보았다. 소란스런 분위기를 만든 사람중에 한명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검을 내게 들이댔다. "이 도둑놈! 어서 내 가방을 내놓거라!" 나에게 소리친 사람 주위로 9명이 나에게 검을 들이밀었다. 나는 이들의 행동에 의아했다. 이곳에서는 나를 아는 사람도 몇명 없을뿐더러 내가 가방을 훔친적도 없다. "어서 내놓지 못하겠느냐? 이 도둑놈아!" "이 가방은 내거에요. 무슨 소리죠?" 나는 이들의 행동이 내 물건을 훔치려 한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귀중한 물건을 아는 사람은 없다. 아마도 내가 상점주인에게 몬스터 가죽들을 판것이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나는 너무도 화가났다. "내 가방이에요." "어서 내놓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 나를 협박하는 사람은 검을 내게 더욱 들이대며 소리쳤다. 나는 이곳 행성의 인간들에게 무슨 정도 느껴지지 않을 뿐더러 피해를 주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내게 피해를 준다면 나도 가만있지는 않을 것이다. "더이상 귀찮게 하지 마세요. 나도 참지 못합니다." "어서 당장 내놓지 못하겠느냐? 뭣들하느냐! 빼앗아라!" 험악한 분위기에 식사를 하던 손님들은 모두들 도망가고 있었다. 10명의 사람들이 내게 다가오자 나는 나의검을 뽑아 들었다. "하하, 목검이군! 죽으려고 발악을 하는구나." 나를 협박하던 사람은 목검을 빼든 나를 비웃으며 가방을 빼앗으려 검으로 위협하며 다가왔다. '어쩔수 없군.' 위협하며 다가오던 10명이 검으로 나를 향해 휘둘렀다. 나는 나의 검으로 검기를 일으켜 9명의 목을 쳐내고 나를 협박하는 사람의 왼팔을 잘라버렸다. "악! 사람살려... 사람살려..." 여관 내부에는 9명의 목없는 사람과 1명의 외팔이 남았을 뿐이다. 외팔이 된 사내는 연실 비명을 지르며 여관에 쓰러져 신음하고 있었다. 나는 나를 협박하던 사람에게 다가가 왼팔을 지혈시켜 주고는 식탁에 앉아 먹던 음식을 먹었다. '정말 맛있군. 역시 숲에서 사는 곳도 좋지만 이런 문화를 즐기는 것도 좋군.' 솔직히 나는 인간들과 만난지 얼마되지 않는다. 9년을 드워프와 엘프만을 이웃으로 생각하며 지내다가 이곳에서 어제 처음 인간을 본 것이다. 그러니 사람을 죽여놓고도 아무런 가책도 느껴지지 않았다. "왜 거짓말을 했지? 이 가방은 내것이다." 나는 먹던 식사를 마치고 바닥에서 아직까지 신음을 흘리고 있는 외팔이에게 물었다. "잔인한 놈! 니가 인간이냐?" "만약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면 나머지 사람과 똑같은 모습으로 만들겠다." 나는 조용한 목소리로 외팔이에게 말했다. 나의 말을 들은 외팔이는 잠시 무서운 표정을 짓더니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이놈아! 너는 그것도 모르냐? 훔치려고 그랬다." "그렇군. 이제 가보도록 해라." 아마도 이놈은 내가 판매한 가죽에 대한 정보를 얻고 내게 이런 닥달을 하는 것일 확률이 높다. 몬스터 가죽을 판매할 정도면 당연히 그보다 값진 것이 있으니 말이다. 나의 말을 들은 외팔이는 고통을 참으며 이를 갈았다. 팔이 잘리고도 저렇게 팔팔한 것을 보면 상당히 강인한 성격이 아닐수 없다. 외팔이와 나의 이야기가 이렇게 종결될 쯤에 마을 경비병들이 우루르 여관 내부로 밀려들어왔다. "우엨... 우엨... 우엨..." "허억!" "세상에..." 경비병들은 여관 내부로 들어와 모습을 보고는 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인상을 찡그리기만 하는 경비병, 낮에 먹은 음식을 토하는 경비병, 감탄사를 연발하는 경비병 등 여러가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잠시 시간이 난 후에는 나와 외팔이를 향해 창을 들이밀었다. "꼼짝마라! 너희를 체포하겠다." 나는 순순히 그들에게 끌려 다시금 낮에 들어갔던 건물에 갖혔다. '일이 잘못되면 다른 방법으로 물품을 구입해야겠군.' 나는 지금의 상황보다는 물품의 구입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이 더욱 신경쓰였다. 번잡스러운 것을 피하기 위해 이렇게 순순히 따르는 것 뿐이다. "나와라!" 내가 갖히고 몇시간이 흐르자 경비병은 나를 방에서 꺼내어 낮에 경비대장과 만났던 장소로 나를 끌고갔다. 한번 다녀갔던 곳이라 익숙한 모습이다. 한가지 다른점은 수많은 마을 사람들까지 있었다. "너는 누구냐?" "저는 칼루이숲에서 살다 이곳으로 내려온 기루라고 합니다." 경비대장의 대답에 내가 말했다. "낮에 신분증을 받았으니 그 부분은 넘어가겠다. 여관에서 왜 사람을 죽였느냐?" "그들이 내 가방을 빼앗으려고 했어요." 나는 여러가지 말을 하지 않고 단순한 대답으로 말했다. 사실 그 외에는 내가 아는 것이 없었다. "여관에 있던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니 네말은 맞다. 그리고 네가 죽은 사람들은 모두 수배된 자들이었지만 죽일정도의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아니다." 경비대장의 말을 듣고 나는 그가 내게 말하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마을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큰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너는 그들을 죽이지 않을수도 있지 않았느냐?"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게 잘못하는 사람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죽였습니다." 나의 말을 들은 경비대장은 흠칫했다. 마을 사람들도 일부분은 겁먹고 살벌한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좋다. 너는 정당방위라 죄가 없다. 모두 돌아가시오. 재판은 끝났소." 마을 사람들은 경비대장의 말을 듣고 모두 돌아섰다. 아마도 엄청난 살인사건이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러 모여든 것이다. 경비대장은 걸어서 내게 다가왔다. "검술이 대단하군. 상점주인의 말을 듣자니 오우거도 혼자 죽였다면서?" "예, 어릴때부터 전사엘프에게 배웠습니다. 또한 약간의 마법도 배웠습니다." 나는 앞으로 마법을 사용해야 했기에 마법에 관한부분을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야 생활이 편리해 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정말인가? 몇서클까지 익혔나?" "주로 검술로 싸우며 마법은 3서클 마스터입니다." 나의 말을 들은 경비대장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오우거를 잡을 정도면 엄청난 검술 실력이다. 그런 것에 마법까지 3서클이면 엄청난 것이다. 마법사는 3서클부터 인정해 준다. 그것은 3서클에 파이어볼 마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파이어볼 마법은 공격마법으로 전투시에 다수의 적에게 가장 강력한 타격을 줄수 있다. 마법사의 서클이 높아도 적에게 가장 많이 쓰이는 마법이 파이어볼 마법이다보니 마법사는 3서클 이상을 마법사라 부르기도 한다. "정말 대단하군. 자네 나와 한번 겨뤄보지 않겠나?" "네, 그러지요." 나는 굳이 경비대장의 대련신청을 거절하지 않았다. "지금 이곳에서 근무하는 모든 경비병들을 불러라. 좋은 구경거리가 될 것이다." 경비대장은 나를 수련장 비슷한 곳으로 안내해 주었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흐르자 수많은 마을 경비병들이 몰려들었고 간간히 마을사람들까지 끼어 있었다. 100여명의 사람들이 모이자 경비대장과 나는 공터에 마주서며 서로의 검을 뽑았다. "아니 자네 목검 아닌가?" "이것은 코노루 나무로 만든 것으로 철검만큼 강합니다. 그러면 이것을 보시죠." 나는 공터의 옆에 있는 바위로 다가가 목검으로 바위를 내리쳤다. "푹!" 나의 목검에 의해 바위가 파손되며 튀었다. 나는 경비대장을 바라보며 자세를 잡았다. "멋진 목검이군. 그럼 시작하지." 경비대장과 나는 서로 다가가며 검을 휘둘렀다. "쩡!" 나의 목검과 경비대장의 검이 부딪히며 괴상한 소리가 울렸다. 나의 목검이 특이하여 나는 소리이다. 내가 빠른속도로 회전하며 경비대장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쉬익!" 경비대장은 깜짝 놀라며 검을들어 방어하며 좌측으로 몸을 틀었다. 나는 그런 경비대장을 예측하고 같은 방향으로 몸을 틀며 또다시 검을 휘둘렀다. "쩡!" 또다시 검이 부딪히고 경비대장은 계속해서 방어를 취했다. 나는 좌측과 우측으로 엄청난 속도로 파고들며 검을 휘둘렀다. 경비대장은 틈을 만들어 내게 반격을 시도하려는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도저히 공격할 여유를 주지 않았다. '엄청난 속도라 공격할 여유도 없네.' 경비대장은 나의 공격을 방어만 하다가 결국 숨을 몰아쉬며 항복의 제스춰를 취했다. "정말 참담하군. 너무 속도가 빨라서 공격할 여유조차 없었네." 경비대장은 말하면서도 계속해서 숨을 헐떡였다. 경비대장과 나의 대련은 10여분 이상 이루어진 것이라 일반인이라면 숨을 헐떡여야 정상이다. 하지만 나는 아무런 숨소리도 내지않고 조용히 경비대장의 말을 들었다. "자네 숨도 차지 않는군. 대단해! 대단해!" "제가 숲에서 몬스터와 지금까지 생활해왔기 때문에 그럴 것입니다. 죽음의 고비를 수십번은 넘겨서 이룩한 것이죠." 나는 그럴듯한 핑계를 만들어 대답했다. 사실 몬스터에게 죽음의 고비를 9년동안 두번정도 겪긴 했다. 수십번은 순전히 경비대장을 이해시키기 위한 말이다. "그렇겠군. 하여튼 자네 검술실력이 대단하네. 지금이 자네의 실력 반도 아니겠지?" "네, 그렇습니다." 나의 말을 들은 경비대장은 한숨을 쉬었다. 마을 사람들도 나의 대결을 보고 놀란 표정이다. 경비대장과 나의 모습은 일반인이 보기에 엄청난 속도로 모두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저 두사람이 엄청난 속도로 검을 주고받은 형태만 보았을 뿐이다. 그래도 다들 놀란 표정이다. 이런 구경은 돈주고도 못하는 것이다. "그럼 저는 돌아가보겠습니다." "그렇게 하게. 참! 앞으로는 되도록 살인은 삼가도록 하게." 나는 경비대장의 충고를 듣고 다시 여관으로 돌아왔다. 마을 사람들은 나의 잔인함을 알고 피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관의 1층의 식사를 하는 곳에서 모두들 나의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주로 나의 잔인함과 내가 칼루이숲에 살던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다음날 나는 아침일찍 찾아온 가죽상점의 주인을 만날수 있었다. "자네 정말 대단하군. 어제 소식 들었네. 오우거 잡을 실력이니 무서울것이 없겠구만." 가죽상점의 주인은 가죽값인 500 포르를 주며 나를 피하는 마을사람과는 다르게 내게 많은 말을 해주었다. 또한 나의 가죽에 대한 칭찬을 하며 다음에도 이런 가죽이 있으면 자신에게 가지고 오라는 말을 수십번 되풀이 하였다. "그런데 물어볼 것이 있는데요." "말해 보게." 상점주인은 내가 무슨 질문을 할지 궁금한 표정이다. "라이라의 수도로 가려고 하는데 길잡이를 구할 수 있을까요?" "이곳에서 길잡이를 구할 수는 없을 걸세. 모두들 토박이거든." 나의 질문에 상점주인은 부정적인 대답을 했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상인들을 따라가면 된단네." 상점주인은 고민하더니 말했다. "상인들은 이곳에 보름에 한번씩 찾아온다네. 이곳에 물건을 판매하거나 구입하기에 오는 것이지. 이곳은 칼루이숲 때문에 몬스터의 가죽이 귀하게 거래되고 있고 우리들은 그외에 외부 물건들을 구입하지. 그들이 이곳에 올때 부탁을 해서 그들을 따라가면 된다네."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나는 상점주인의 말을 듣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길잡이를 구할 필요없이 그냥 상인들을 따라가면 되는 것이다. "내가 더 고맙지. 다음에도 몬스터 가죽이 생기면 내게 가져오게나." 상점주인은 가죽이 생기면 자신에게 가져오라는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더니 나가버렸다. 상점주인이 내게 준 500 포르는 상당한 금액이다. 여성 노예엘프가 5,000 포르인 것을 감안하면 거금이다. 아마도 지금 아공간에 남아있는 가죽을 모두팔면 나도 노예를 하나정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노예를 구입하면 상당한 세금을 국가에 제공해야 한다. 그 이유는 노예의 신체 특정부분에 마법으로 주인과 노예의 주종관계를 이루기 때문이다. 이런 제도적 장치가 없다면 노예가 주인을 살해하는 사건도 발생할 수 있으며 노예의 탈출이 빈번히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과거에 이런 사건이 빈번하여 발생하여 만들어진 법이며 조금씩 보완이 되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마법으로 인식된 노예는 주인이 죽을 경우 같이 죽게된다. 또한 마법사에게 찾아가 도망간 노예를 찾을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탈출해도 쉽게 찾을수 있고 죽일수 있으니 탈출을 꿈꾸는 노예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주인이 죽음을 맞이하면 노예 자신도 죽을수 있으니 위험할 때는 자신보다 주인을 보호한다. 이것이 노예의 일생이다. '나도 포르가 많이 생기면 노예를 구입해야겠군.' 나는 경비대장의 여성엘프가 생각이 났다. 명령을 하면 자신의 뜻에따라 행동하는 노예가 있다면 정말 편리할 것이다. 그것이 비인간적이지만 나는 그런 생각이 들진 않는다. 31세기라면 상상도 못하는 일이지만 이곳은 내가살던 곳이 아닌 평행우주의 건너편이다. 그러니 나는 이곳 행성인들에게 그 어떤 양심을 느낄 필요는 없다. 내가 가진 자금은 상당하다. 이곳 행성의 인간들이 사용하는 돈은 피에와 피르 그리고 포르가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음식점의 한끼 식사는 1피에이며 10피에는 1피르이다. 그리고 10피르는 1포르다. 이곳 행성의 인간들은 1포르로 10일은 생활할 수 있다. "이리좀 와보세요." "네." 내가 여관주인을 부르자 흠칫 놀라며 내게 다가왔다. "저기 물어볼 것이 있는데요." "무엇인가요? 말씀하세요." 여관주인은 나의 잔인한 살해장면을 구경한 사람중에 한 명이다. 그러니 내가 자신에게 존대어를 쓰며 말하자 자신도 공손히 대답하는 것이다. "이곳 칼루이 마을에 수도에서 오는 상인들이 언제 왔다가 돌아가나요?" "수도에서 온 상인들은 얼마전에 도착해서 거래중입니다. 아마도 3일후에 수도로 돌아갈겁니다." 여관주인이 나의 질문에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 여관주인과의 대화가 끝나자 나는 방으로 돌아와 여러가지 잡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다. .......... 제 목: 독재자 [14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3-05 1736 33 4. 인간 - 2 "내일은 상인들에게 찾아가야겠군." 나는 여관의 음식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 이틀 동안은 외출을 하지 않았다. 본래 상인들을 찾아가 수도로 가는 길에 동행을 할 수 있는가를 허가받으려 하였지만 나와같은 사람이 많아서 허가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수도에서 칼루이 마을까지는 상당히 머나먼 길이어서 많은 불상사들이 일어난다. 몬스터의 습격은 물론 상인들의 물건을 뺏기위한 산적까지 출현하기도 한다. 상인들은 그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많은 용병을 데리고 다니는데 그 안전성 때문에 많은 행인들이 상인들과 동행을 한다. 상인들도 사람이 모임으로 인해서 덕을 보기도 한다. "여관주인, 여기 1인분의 요리 주세요." "네." 여관주인은 이틀동안 많은 요리를 제공해 주었다. 나는 여관주인에게 숲속에서 혼자 살았던 이야기를 해주며 다양한 음식을 먹고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그러자 여관주인은 내게 여러가지의 음식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어제보다 많이들 모였군.' "웅성웅성... 웅성웅성... 웅성웅성" 이틀전에 나에의해 범죄자들 9명이 죽음을 맞이했으며 한명은 외팔이가 된 사건의 주범이 여관에 머문다는 마을의 사람들은 여관으로 찾아와 나를 구경하려 모여들었다. 이틀동안 내가 식사를 할 때면 다른이들이 나를 쳐다보며 자기들끼리의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었다. "저사람이 그렇게 잔인한 일을 했다며?" "한번 화를 내면 사람죽이기를 손쉽게 한데!" "가죽상점 주인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어릴때부터 오우거나 트롤을 잡으며 자라왔데." "사람들에게 존대를 하는것을 보니까 피해만 주지 않으면 착한 사람인가봐." 식탁에 앉아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많은 이야기들이 나의귀에 들려왔다. 조용히 이야기한다고 하지만 오감이 뛰어난 나에게는 큰소리다. 특히 똑같은 이야기를 이틀동안 식사때마다 들어와 적응이 되기도 한다. 나는 죽은이후 영혼력으로 인해 평행우주를 넘어 이곳 행성에서 어릴때의 모습으로 부활하였다. 부활을 시작으로 나의 생활은 모든이들의 집중적인 관심만을 받아왔다. 드워프 마을에서의 드워프들의 수많은 시선과 엘프마을에 갔던 엘프들의 적의어린 눈빛들 그리고 이제는 여러 인간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들이 내눈에 보인다. 이런 생활을 겪다보니 나는 여러사람의 관심어린 눈빛에 적응이 되어간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런 시선을 겪다보면 화가나거나 짜증이 날 것이다. "펠로나라는 음식입니다. 프치나라는 식물을 볶고 갖은 양념을 한 것이죠." "네, 고맙습니다. 잘먹겠습니다." 나는 주인장의 설명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아마도 오랜동안 이곳 행성들의 인간들이 이런 요리를 먹었으리라 생각했다. 나는 숲속에서 프치나라는 풀을 많이 보았지만 이렇게 요리까지 해먹는 것인지는 몰랐다. 많은 풀이 독이없다 하지만 먹는것인지 아닌지는 나도 알수가 없다. '음, 괜찮은 맛이군. 집에 돌아가면 이 식물을 재배해야지.' 나의 맛을 음미한 식사는 긴 시간이다. 그동안 마을 사람들은 나를 구경하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 내가 있지만 간혹 다른 이야기를 주제로 대화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기루군!" 식사를 끝마치고 방으로 돌아가려는 나는 누군가의 외침으로 몸을 돌려 소리난 곳을 쳐다봤다. 나의 이름을 부른 사람은 경비대장이다. 경비대장의 옆에는 18세 가량의 아가씨가 얌전히 있었다. "기루군, 아직 수도로 출발하지 않아 다행이군." "네, 수도에서 왔던 상인들을 따라갈 생각입니다." 나는 경비대장의 안심한 목소리를 듣고 내가 아직까지 머물고 있는 이유를 말해주었다. "하하, 그러면 더욱더 잘된 일이군." 경비대장은 나의 말을 듣고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네? 무슨 말씀이신가요?" "자네에게 부탁이 있네.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자네라면 안심할 것 같아서 말이네." 몇번 바라보지 않은 경비대장은 대단히 자신감 있는 표정이었으나 지금은 상당히 곤란한 표정을 얼굴에 나타내고 있었다. "무슨 부탁인데 그러신가요? 들어보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면 들어드리죠." "그게 정말인가? 일단 소개를 하겠네. 이쪽은 아리아라고 하네." 경비대장은 옆에 서있던 아가씨에게 인사하라는 손짓을 하였다. "안녕하세요? 아리아라고 합니다." "네, 안녕하세요. 기루라고 합니다." 아름다운 목소리의 인사에 나도 같은 방법으로 인사를 나누었다. "트로븐 오빠, 이분이 말하던 분인가요?" "그렇다. 이 사람이라면 걱정하지 않고 안심할 수 있을거야." 아리아라는 아가씨는 경비대장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생각해보니 나는 지금까지 경비대장의 이름을 모르고 있었다. "기루군, 부탁인데 내 사촌동생을 수도까지 바래다 줄수 있겠나?" "네? 제가요? 저는 길도 모르는데요." 나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을 했다. 수도의 길도 모르는 내게 이런 것을 부탁하는 경비대장이 내심 이해되지 않았다. "사실 아리아가 수도로 혼자 여행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네. 길도 멀고 앞에 어떤 사건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원래 내가 바래다주어야 하는데 나의 휴가는 앞으로 한참이나 남아서 이렇게 자네에게 부탁하는 것이네." "저기 그러시다면 용병들에게 호위를 요청해도 되지 않나요? 노예를 가지고 계신것을 보시니 재력이 많으신 것 같던데." 나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거절하기 위해 이와같은 말을 꺼냈다. 지금까지 혼자 지내왔고 귀찮은 일이니 거절한다는 말을 돌려서 말한 것이다. "저기 말일세. 사실상 용병들중에 간혹가다 아주 잔인한 사람들이 있다네. 용병으로 생활하다 보니 그런것이겠지. 모두 그런것은 아니지만 혹시라도 모르는 일이니 자네에게 부탁하는 것이네." "네, 그렇군요." 나는 경비대장의 말에 약간 곤란스런 표정을 지으며 거절할 수 없음을 느꼈다. "만약 자네가 해준다면 돈은 넉넉히 주겠네." "할수 없군요." 나는 어쩔수 없이 경비대장의 말을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옆에 있던 아리아 아가씨는 나의 허락의 말에 기뻐했다. "아리아!" "네, 트로븐 오빠!" "네가 들었듯이 이분이 너를 수도까지 데려다주실 거다. 겉보기에는 허약해 보여도 이 오빠보다 몇배 강한 사람이다. 어릴때부터 몬스터를 사냥하며 지냈기 때문에 가면서 몬스터를 만나도 걱정할 필요성이 없다. 또한 마법까지 한단다." "네." 나는 이곳 행성의 용병들보다 근육이 붙지는 않은 상태이다. 내공력을 이용하여 육체를 수련하였기에 가장 적당한 근육만이 붙어 있을 뿐이다. "기루군, 아리아의 호위에 필요한 물품을 내일 아침에 가지고 오겠네." "물품이요?" "아리아는 여자라 상인들을 따라갈 수 없네. 그래서 마차를 준비하겠네. 그리고 자네의 편위를 위해 용병패도 발급해서 주겠네." "용병패라니요?" 나는 경비대장의 용병패란 말을 듣고 어리둥절 했다. "용병패가 있다면 편한점이 있다네. 신분도 신분증보다 더욱 확실히 할수 있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다른 용병들에게 도움을 받을수도 있다네." "네,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경비대장과 아리아는 나와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 "주인장, 여기 계산좀 해주세요." "네, 5피르에요." 나는 돈을 지급하고 여관밖으로 걸어나왔다. 여관 밖에는 경비대장과 아리아가 나란히 서서 나를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 마차를 타고 가면 되네." "예, 알겠습니다. 수도까지 데려다주면 되는 거죠?" "그렇네! 그럼 부탁하네." 경비대장은 내게 아리아를 부탁하고 다시 돌아갔다. 아리아는 수도에서 사촌오빠에 집에 놀러왔다가 돌아가는 것이다. 올때는 다른 친척과 함께 왔지만 돌아갈 방법이 생기지 않아 계속 머물러서 따분함이 어린 아리아였다. "안녕하세요, 기루님." "하하, 그냥 편하게 부르세요." 나는 아리아에게 '기루님'이란 소리와 존칭을 듣자 어색함을 느꼈다. "그럼 오빠라고 불러드릴께요. 그래도 되나요?" "네, 그러세요." 나는 31세기에도 필요이상의 말은 하지 않았고 또한 이곳 9년의 생활은 혼자 지낸 시간이 대부분이라 대화를 이끌어 가기에 부적합하다. 그렇기 때문에 조용한 분위기에서 아리아가 마차에 오르자 나는 마석에 앉아 마차를 출발시켰다. 일단 마을의 입구로 가서 상인들의 마차가 떠나면 그 뒤를 따를 생각이다. '용병패란 것이 이렇게 생겼군.' 나는 경비대장이 주고간 용병패를 살펴보았다. 용병패에는 일반적으로 용병의 등급이 생겨져 있으며 A등급, B등급, C등급이 존재한다. 일반적인 용병은 C등급이며 오랜동안 실수없이 용병을 하게되면 B등급이 주어진다. 그리고 어려운 일도 척척 해내면 A급이 주어지는데 A등급이 되기 위해선 엄청난 능력을 필요로 한다. '내 용병패에는 S등급이라고 되어있군.' 경비대장이 출발직전 용병패에 관련된 설명중에 S등급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S등급은 대장급 몬스터와 일대일의 전투가 가능하며 A등급의 용병 10여명을 죽일 수 있는 능력이라 설명을 해주었다. 본래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용병등급을 심사하는데 이 마을에 있는 용병심사자는 나에 대해 여러가지를 알고있어 어렵지 않게 용병패를 준 것이다. 용병심사자는 내가 몬스터가 살고있는 숲에서 혼자 살아왔다는 것을 믿고 있었으며 내가 가죽상점에 몬스터 가죽까지 팔아 그 말의 신뢰성을 높였으니 믿지않으면 이상한 것이다. 또한 나와 경비대장의 대결모습을 지켜보았고 경비대장에게 내가 3서클 마스터라는 소리를 듣자 S등급을 주저없이 발급한 것이다. '이것을 갖고 있으면 언젠가 도움이 되겠지.' 나는 용병패를 다른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도록 아공간을 열어 집어넣었다. 물건을 아공간에 넣을때 가방을 사용하는데 그것은 여러사람의 이목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나의 마법을 일부러 알려 번잡스러운 일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3서클 정도의 마법은 부담없이 사용할 생각이다. 그정도도 사용하지 않는다면 불편한 생활이 되기 때문이다. "프르르! 프르르!" 내가 마을입구의 근처에서 마차를 세우자 말이 말울음을 터뜨렸다. 마을의 입구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많은 상인들의 마차와 용병들 그리고 그 행렬을 따르기 위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많은 사람이 모여야 행렬에 대한 위험이 적어지기 때문에 이렇게 사람들을 기다리는 것이다. "기루오빠, 저 상인들과 같이 가나요?" "그럴거야. 나도 길을 모르거든." 마차에 타기전에 '기루님'이란 말을 쓰지 않으라고 했지만 곧바로 이렇게 다른말을 할줄은 몰랐다. 하지만 나도 별생각 없이 편하게 대답해 주었다. 아리아가 나보다 어린 나이인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좀더 시간이 흐르자 마을에서 몇사람이 입구로 다가와 행렬에 어우러졌다. 행렬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누어져 가장 선두에는 용병이 여러명 있었고 용병들의 뒤로 상인들의 마차가 있는데 마차의 좌측과 우측에 용병들이 위치해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일 뒤에는 상인들의 마차를 따르기 위한 나와 마을 사람들이 있었다. "출발!" 선두에 섰던 용병중에 한 명이 소리치자 행렬은 서서히 출발하기 시작했다. 상인들의 마차는 총 다섯 대였고 마차의 바퀴자국이 땅에 깊숙히 새겨지는 것을보면 무엇인가 가득차 있었다. 다섯 대의 마차를 호위하기 위한 용병은 총 15명으로 9명이 선두에 섰으며 6명이 마차의 좌측과 우측에서 출발하였다. "아리아, 이제 출발한다." "네." 나는 아리아에게 출발한다는 것을 알리고 마차를 출발시켰다. 마차를 몰아본 적이 없지만 말에대해 정확히 알고있는 나에게는 그저 아는것을 실천하기만 하는 쉬운 일이었다. 상인들의 마차는 매우 천천히 움직인다. 그것은 마차에 가득차있는 물품으로 상인들은 자신들의 생명줄인 물품을 매우 소중히 보호한다. 일반적으로 마차의 속도는 빠른데 반해 상인들의 마차는 느린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걸어가는 사람들이 함께 행렬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마을 사람중에 아무도 내게 마차를 태워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것은 마을 사람들이 내가 살인사건의 주범이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의 마을 사람들은 나의 정당방위를 인정해 주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당방위를 인정하면서도 내심 잔인하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마차의 행렬이 이루어지면 서로 도와가며 사는 세상이기에 마차에 태워주기도 한다. 나에 대한 생각과 마차에 여자가 타고 있음을 알기에 부탁하지 않는 것이다. 나또한 누군가 귀찮게 하는 것이 싫기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휴식!" 상인의 행렬을 따른지 하루가 지나자 모든 사람들이 저녁때 술을 같이하며 친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대화를 통해 상인들이 계약한 용병들은 뛰어난 B급 용병들로 이루어진 용병대라는 것을 알았다. 용병대의 대장직을 맡고 있는 사람은 A급 용병이다. 그는 전쟁에도 참여한 경험까지 있는 사람이라 지휘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아리아, 괜찮니?" "예, 괜찮아요. 그런데 좀 피곤하네요." 아리아는 체력이 약해 마차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피곤한듯 하였다. 이곳 행성의 인간들중 여성들은 자신의 신체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데 마음대로 여행하지 못하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아리아와 같이 적당히 부유한 집안이라야만 용병을 계약하여 여행하거나 친척들의 도움을 받아 여행하는 방법 이외에는 없는 편이다. 이런 상황이라 여행경험이 없는 아리아는 피곤함을 느끼는 것이 당연한 결과이다. "아리아, 내 손을 잡도록 해봐." "오빠, 왜그래요?" 아리아에게 손을 내밀라고 말하자 아리아는 갑자기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피곤함을 느끼지 않게 하려고 그러는거야. 손 이리내봐." "앗!" 내가 손을 잡자 아리아가 깜짝 놀라며 작은 비명을 질렀다. 나는 손을 잡은채로 아리아의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약간의 내공력을 아리아의 몸에 순환시키고 영혼력으로 정신을 맑게 해주었다. 정신을 맑게 해주는 마법도 있었지만 영혼력의 이용이 더욱 효과적이기에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오빠, 신기하네요. 몸이 괜찮아졌어요. 어떻게 한 것이죠?" "별거 아니야. 단순히 나의 기운을 네게 주입한거야." 아리아는 자신이 괜찮아지자 신기한듯 나와 나의손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앞으로 이 방법을 이용해야겠구나.' 나는 아리아가 괜찮아지자 마음이 편해졌다. 아리아가 피곤한 상태로 있으면 조용해서 좋긴 하지만 마차 내에서 피곤한 얼굴로 찡그린 모습을 내게 보이니 불편한 마음이 든 것이다. "오빠, 어떻게 한거냐니까요?" "내가 칼루이숲에서 어릴때부터 혼자 자란것은 알고있니?" "네, 알고있어요." "내가 그곳에서 엘프들과 드워프들과 함께 지냈지. 그래서 엘프나 드워프의 여러 기술들을 알고 있지. 이것은 그중에 하나로 엘프들에게 배운거야. 힘들때 좋은 방법이야." 나는 귀찮은 변명을 하기 싫어서 엘프의 핑계를 만들어 말했다. 나의 능력을 설명하려면 상당히 복잡하고 말한다해도 믿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리아 어디가는 거야?" 나는 아리아가 숲으로 들어가려 하자 따라가며 말했다. "아, 오빠. 그게... 그러니까... 저기..." "왜그러니? 말을 해." "저기 어제하고 같아요." 나는 갑자기 어제의 상황이 떠올랐다. 어제 아리아가 숲으로 들어가자 따라 들어갔는데 그것이 알고보니 화장실을 가기위한 것이었다. '후훗' 나는 속으로 웃음지으며 다녀오라는 손짓을 하며 뒤를 따라갔다. "오빠 왜 따라와요?" "너를 지켜야지. 숲에서 몬스터가 나올수도 있고, 행렬들중에는 대부분이 남자야." 여자들은 여행중에 가장 곤란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생리욕구이다. 아리아는 생리욕구를 위해 가끔 숲에 들어갔는데 내가 쫓아갈 수밖에 없었다. 아리아는 내가 오는 것을 극구 말렸지만 사실 행렬들의 대부분은 남자이고 또한 온몸이 근육으로 이루어진 용병들이 많기에 혹시모를 사건을 위해 따라다니는 것이다. 사실 내가 아리아의 근처에 있지 않더라도 내 실력으로 아리아의 위험이 닥치면 순식간에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곳의 인간들과 다니려면 너무 뛰어난 사람은 온갖 귀찮은 일을 당해야 한다. 내가 이렇게 하는 행동들은 나중의 귀찮은 사건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인 것이다. "출발!" 일정시간이 흐르자 행렬은 다시 출발하기 시작하였고 나도 마차를 움직였다. "기루는 어릴때 어떻게 지냈어요?" "보통 혼자 통나무 집에서 살았어." "몇살때부터 살았는데요?" "10살이 되고나서 부터야." 하루동안 피곤한 모습을 보이길래 몸의 피로를 풀어주었더니 심심한지 아리아는 계속해서 내게 질문을 쉴세없이 던졌다. 특히 몬스터가 많은 칼루이숲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자세히 들으려고 했으며 노예 엘프가 아닌 자유스런 엘프의 생활을 궁금해 하였다. "진짜 오우거를 혼자 잡을수 있어요?" "그럼." 나는 마차를 몰면서 아리아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음에는 사실상 굉장히 귀찮은 것이 사실이었지만 어느정도 이야기를 하자 심심하지 않고 좋았다. "정지! 오늘은 이곳에서 하루밤을 지낸다!" 선두에 섰던 용병이 외치자 모두들 걷는 것을 멈추고 적당한 자리에 천막이나 잠자리를 만들기 시작한다. 나도 마차옆에 모닥불을 피우기 위한 땅을 파기 시작했다. 모닥불을 안전하게 피우기 위해서는 약간의 땅을 파야하고 그 주위에 불꽃이 튀지않게 흙으로 작은 언덕을 만들어야 한다. "아리아, 어제처럼 마차안에서 자면 돼. 저녁때는 절대 밖에 나오지 말아야 된다." "네." 나는 아리아에게 저녁때는 마차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전해주었다. 행렬의 대부분이 남자이라고 하더라도 위험한 사람들은 아니지만 저녁이면 술을 먹기 때문에 때론 위험할 수도 있다. .......... 제 목: 독재자 [15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3-05 1774 39 4. 인간 - 3 "팔로 대장, 저기에 있는 사람이 그사람 같은데요." "무슨 말이지?" 지금과 같이 마을과 떨어진 곳에서 숙소를 택하면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 몬스터의 습격이 자주 발생하므로 몬스터들이 가장 싫어하는 모닥불을 많이 피우게 된다. 모닥불을 보고 일부 몬스터들은 피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모두 그렇지는 않지만 덕을 보는 것은 사실이다. 모닥불의 주위에는 항상 사람이 모여 이야기를 하며 술을 곁들인다. 하루의 일과가 끝마치고 여유를 즐긴다는 모습들이다. 용병이나 상인과 같이 적응된 사람들은 여유겠지만 상인의 행렬을 따른 일반 사람들은 피곤하여 모닥불 근처에 일찍 잠이든다. 지금은 용병의 모닥불 근처에서 용병들이 대화중이다. "마을에서 소문난 사람 있잖아요." "아하, 오우거도 혼자 잡을수 있다는 사람 말인가?" "네, 그럼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로는 실력이 엄청나다고 하답니다. 그리고 자신을 괴롭히던 사람 10명중에 9명을 목을날려 죽이고 한명은 외팔이로 만들었답니다." "잔인하군. 지금은 예쁜 아가씨와 여행을 하나보군." 용병들의 모닥불에서 B급 용병인 치프와 용병대장은 좀더 떨어진 마차근처에 모닥불을 만들고 혼자서 잠을 청하는 기루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곳에 오기전에 용병길드에서 용병심사를 하는 사람이 저 사람에게 S급을 발급했답니다." "뭐라구? 그게 정말인가?" 치프라는 용병이 말하자 용병대장은 깜짝 놀랬다. S급의 용병패는 용병심사자들이 거의 발급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S급의 용병패가 실력이 되지 않을경우 용병패를 발급한 용병심사자가 용병길드의 규칙에 의거하여 신체 일부를 잘리는 벌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니 누구든 용병심사에 대해서 서로 속이는 짓은 하지 않는다. "젠장, 아마도 용병심사자가 잘못 발급한 것이 분명해요!" 모닥불을 함께 사용하는 어떤 용병이 벌떡 일어나 큰 소리로 말했다. "카터, 앉아라. 마을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니 어느정도 실력은 있는 것 같다." "아마 B등급의 용병이 용병심사자에게 뇌물을 먹여서 S등급을 받았을 겁니다. 분명해요!" 카터는 뭐가 불만인지 큰소리로 떠들며 멀리 떨어진 마차의 옆에있는 모닥불의 사람을 쬐려보았다. '아마도 A등급 정도는 되겠지.' 용병대장은 기루의 실력을 A등급으로 생각했다. 그것은 당연한 생각으로 전쟁에 참가해 살아돌아온 자신도 A등급으로 용병대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기사가 되었을 수도 있었는데 자유스러운 것이 좋아서 용병으로 남길 원했지.' A등급의 용병은 라이아 소국의 기사가 될수도 있지만 팔로 용병대장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용병중에도 A등급의 용병은 찾기 힘이든다. A등급의 용병들은 대부분이 나라의 기사가 되어 멋진 영광을 누리고 있으며 용병으로 남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부유하고 편리하게 살아가는 방법이 있는데 굳이 용병을 고집하는 것은 바보짓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카터, 흥분하지 말아라. 그리고 모두들 오늘은 이만 자도록 하자." 용병대장이 말을 하자 모두들 술을 먹으며 이야기하던 용병들이 잠을 청하려 움직이는 모습들이다. 용병대장의 말은 절대적이다. 이런 위계질서로 인해 용병들은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생활해왔다. 만약 용병대장의 말을 듣지않을 경우 그 용병은 용병길드에서 탈퇴되어 더이상의 일을 할 수가 없어 그저 나라의 군인으로 생활하거나 다른일을 찾아야 한다. .......... "쉬익! 식!" 나는 아침이 되자 신체 근육의 이완을 위해 운동삼아 목검을 휘둘렀다. 내공력을 목검에 집어넣지 않아 목검에서 부드러운 소리가 이어졌다. "기루오빠, 잘하시네요." 아리아가 나의 검술을 보며 칭찬을 했다. 용병들도 나의 검술을 보는 사람이 몇명 있었지만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밤새 죽어있던 신체의 기관을 활성화 시키는 운동이야. 갑작스런 몸의 움직임을 대비하는 거지." "아하, 네." 아리아는 마차안에서 요리도구를 꺼내 음식을 만들려고 준비하려고 했다. 첫날 내가 만든 음식을 먹고는 아리아는 자신이 요리를 해야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나의 요리실력이 높지 않음을 절실히 느끼며 내심 이곳 행성의 인간들이 만든 음식을 먹게되어 기뻤다. "기루오빠, 식사하세요." "알았어." 아리아가 요리의 끝남을 알리고 마차 안에서 아리아와 함께 식사를 했다. 이틀이 지나자 많은 사람들이 그룹을 형성하여 아침을 준비하며 움직이고 있다. 용병들과 상인들 그리고 행렬을 따르는 사람들이다. 그중에 아리아와 나는 별도로 다른 사람들과 많은 말을 하지는 않았다. "출발!" 아침식사가 끝날 쯤 용병대장의 말이 멀리까지 들려왔다. 나는 마석에 앉아 마차를 천천히 출발시키며 아리아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정지! 전투준비!" 아침부터 출발한 행렬은 두시간 가량 이어지다가 용병대장의 말에 멈추어섰다. 용병대장의 말이 끝나자 15명의 모든 용병들이 모두 무기를 뽑아들고 사방을 경계하고 상인들도 무기를 꺼내들었다. 일반적으로 이런 일에 익숙한 용병과 상인들은 가장 신속한 대응이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크르르 인간이다! 크르르 죽여라!" 30여 마리의 오크들이 큰 검이나 몽둥이를 손에 쥐고 마차로 달려오고 있었다. 선두의 마차는 상인들의 마차였기에 그곳에 오크들이 도착하기도 전에 3마리는 용병들의 화살에 맞아 바닥에 쓰러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오크들은 용병들과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퍽! 팍! 푸하" "척! 슉!" 오크들과 용병들이 마주치자 많은 피들이 바닥을 적시며 비명이 들려왔다. 대부분의 비명이 오크들의 비명이었으며 용병들의 칼이 오크들을 막아내고 있었다. 특히 제일 선두에 섰던 용병대장의 검이 휘둘러질 때마다 오크들이 쓰러졌다. "크르르 죽어라!" "크르르" 30여 마리의 오크들이 선두에 섰던 용병들에게 반정도가 정리되어 갈 때쯤에 20여 마리의 오크들이 좌측과 우측 그리고 뒤쪽에서 공격해오고 있었다. "퍽! 크엌! 살려줘!" 좌측과 우측에서 내려온 오크들은 상인들이 막아내었으며 그중에 한명의 상인은 오크가 휘두르는 몽둥이에 맞아 피투성이가 된채 바닥에 쓰러졌다. 오크들이 휘두르는 무기는 검, 몽둥이 등 가지각색이었으며 원시적인 무기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번에 쓰러진 상인은 엄청난 힘으로 휘둘린 몽둥이에 맞아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살려줘... 켁!" 오크가 다시 한번 몽둥이를 휘두르자 쓰러진 상인은 비명을 지르며 죽음을 맞이했다. 나는 뒤쪽에서 달려오는 오크들을 보며 목검을 손에 쥐고 가만히 기다렸다. 하지만 뒤쪽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칼루이 마을에서 수도를 향해 가려고 따라가는 행인들이라 무기를 가지고 있을 턱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가운데로 가기위해 필사적인 행동을 취하는 모습들이다. "아리아, 마차 안에서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 "네, 오빠." 아리아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하며 마차의 뒤쪽으로 걸어간 후 검을들고 가만히 있었다. 앞쪽은 용병들과 상인들로 인해 안전하기 때문에 뒤쪽만 지키면 아무런 위험이 없는 것이다. "쉬익!" 나는 오크 6마리가 다가오자 내공력으로 목검에 주입하여 검기를 일으켜 순식간에 오크들의 목을 베어버렸다. 목검에 잠시 동안 검기를 일으켰기 때문에 그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아아!" "으으으!" 나는 조용히 마차를 지키며 오크들이 처리되길 기다렸다. 잠시 시간이 흐르자 오크들의 비명소리가 작아지더니 적막이 흘렀다. "모두 정리해라!" 용병이 크게 외치자 모두들 장내를 정리하고 시작했다. 상인들은 마차에 있던 물품의 안전을 먼저 확인한 후에 자신들의 동료의 주검을 정리했다. 이번 오크들의 습격으로 상인 여러명이 다쳤으며 한명이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상인들은 이런 일을 여러번 겪어 대부분 무기를 소지하고 다녔지만 죽은 상인은 잠시 그런것에 소홀했는지 몸에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용병들은 대부분이 자잘한 부상이었으며 이런일이 익숙한지 여러가지 조사를 하고 다녔다. 일행중에 가장 안전한 부류는 행렬을 따라가던 행인들이다. 뒤쪽에서 6명의 오크들이 습격을 해왔지만 내가 아리아가 있는 마차를 지키기 위해 오크들의 목을 베었기 때문이다. '보기가 안좋군.' 나는 마차의 뒤쪽에 있는 오크들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오크들의 모습은 몸통과 목이 깔끔하게 이등분 된 상태로 다른 오크들의 시체보다 피가 적게 흘러나왔지만 더 끔찍한 모습이다. 피가 적게 흘러나오는 이유는 나의 목검에 있는데 목검에 새겨진 마법으로 인해 생겨난 현상으로 검기로 베어진 모습이다. "기루오빠, 괜찮은가요?" "이제 괜찮아." 아리아는 마차안에 있었기 때문에 밖의 상황을 모르고 있었지만 수많은 오크들의 비명과 소리를 들었으니 어느정도는 짐작할 것이다. "앗!" 아리아가 마차에서 나와 뒤쪽에 있는 오크들을 보고 소리를 질렀다. 장래를 정리하던 많은 사람들은 쳐다보자 아리아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괜찮아, 죽은거야." 나는 쓰러지려고 하는 아리아를 부축하며 옆에 있던 바위에 앉혔다. "너무 징그러워요." 아리아가 온몸을 부르르 떨며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자 나는 아리아의 손을 잡고 내공력을 약간 흘려보내며 영혼력으로 맑은 정신을 유지하도록 해주었다. 그러자 아리아는 잠시후 마음을 진정시키고 처참한 모습들을 천천히 지켜보았다. "아리아씨, 어디 다치지 않았나요?" 아리아와 내가 있는 곳으로 상인 한명이 다가와 말했다. 우리에게 말을 건넸던 사람은 상인중에 어느정도 중요한 인물인지 다른 상인들과는 다른 옷을 입고 있었다. "네, 괜찮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라푸터로 상인들의 관리를 맡고 있는 사람이에요." 귀찮은 것이 싫은 나는 아무말도 하지않고 라푸터의 말을 조용히 들었다. "무슨 어려운 일이 생기면 말씀하세요." "네." 라푸터라는 상인이 돌아가자 나는 아리아를 다시 마차 안에 있으라고 충고했다. 이런 모습을 오랜동안 보고있는 것은 심신이 단련되지 않은 사람에게 정신적 피해를 줄수도 있기에 취한 행동이다. "트로븐 대장, 이것좀 보세요." 용병들이 장내를 안정시키고 피해를 파악하기 위해 돌아다니다 용병 한명이 아리아가 탄 마차의 뒤쪽을 보고는 용병대장을 불렀다. "치프, 왜그러나?" "대단하군. 대단해." 용병대장은 치프라는 용병이 있던 곳으로 다가오더니 쓰러져 있는 오크들을 살펴보며 감탄을 연발했다. 그 소리를 듣고 다른 용병들도 마차의 뒤쪽으로 몰려들었다. "아주 깨끗하군." "피도 흐르지 않네." "6마리네." "혼자서 이것을 처리했나보군." "마을에서 들은 소문이 사실인가보네." 여러 용병들이 오크의 시체를 보며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 와중에 용병대장이 내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자네가 이것을 처리했나?" "네." 용병대장은 나의 20대 초반의 모습을 보며 이야기했다. 용병들은 대부분 20대 후반부터 40대까지 다양한 모습이다. 그리고 근육질의 신체를 가지고 있었다. "S등급의 용병이라 하더니 정말인가보군." "네." 나는 번거러움을 피해 많은 말을 하지 않고 단답형의 대답으로 말했다. "자네 용병이라면 혹시 속한 용병대가 있는가?" "아니요, 없습니다." "그러면 우리 용병대에 들어올 생각은 없는가? 우리 용병대는 대부분이 B등급의 용병들로 상당히 뛰어나다네. 전쟁에 참여한 용병들도 있어서 무서울 것이 없네." "죄송해요. 지금 하는일도 있고 혼자 지내는 것이 습관이라 힘들겠네요." 용병대장은 나의 말에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B등급의 용병들로 이루어진 용병대는 사실상 엄청난 용병대이다. 용병들은 한명의 전투력이 아무리 강해도 어느정도의 한계성을 나타내지만 B등급의 용병이 여러명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여러명의 B등급의 용병은 수십 마리의 몬스터가 몰려와도 틈만 주지 않는다면 절대 무너질 경우가 없는 용병대이다. "출발!" 다시 장내가 정리되자 행렬은 출발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은 몬스터와의 싸움으로 인해 도착할 예정이었던 마을에 도착하지 못해 하늘을 벗삼아 저녁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 "포토, 이리와바." "도련님, 무슨 일이신가요?" 모닥불에 앉아있던 상인중에 포토라는 상인이 대답했다. 원래 포토는 상인들의 실질적인 대표를 맡고 있었다. 원래의 대표는 폴로시라는 사람으로 상인들의 주인이고, 폴로시의 아들인 라푸터는 그저 아버지의 명령으로 인해 어쩔수 없이 상인들을 따라다니는 형편이었다. 상인들의 대표가 죽을경우 모든 재산이 그의 아들 라푸터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모든 상인들은 라푸터에게 공손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특히 상인들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포토는 라푸터의 행동에 불만이 많았지만 그 자신도 어쩔수 없는 일이다. "아리아라는 아가씨에게 저녁을 함께하자고 전해라." "예, 도련님." 포토는 속으로 불만을 품으며 심부름을 하려고 발걸음을 떼었다. 라푸터는 건방진 성격으로 마을마다 마을의 여자들에게 갖은 추태를 보였다. 무슨 일이 발생하여도 모든 것을 돈으로 무마하여 왔다. '아마 아리아라는 아가씨를 어떻게 해보려는 수작이겠지.' 포토는 라푸터를 속으로 욕하며 아리아라는 아가씨가 탄 마차를 향해 걸었다. "안녕하세요? 포토라고 합니다." 나는 마차의 옆에 잠자리를 마련하는 도중 상인이 찾아오자 일어나 맞이했다. "네. 안녕하세요. 기루입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시죠?" "저희 도련님이 아리아 아가씨를 저녁식사에 초대하고 싶답니다. 뵐수 있을까요?" 상인은 내게 말하며 마차 안을 지켜보았다. "죄송합니다. 안됩니다." "네? 어떻게 물어보지도 않고 거절하지요?" 상인은 내게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리아를 수도까지 데려다주기 위하여 나는 모든 책임을 그녀의 사촌오빠에게 인계받았다. 이런 정도의 간섭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이유는 내가 귀찮기 때문이다. "제가 아리아의 모든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제가 허락할 수 없으니 돌아가서 전하세요." "네, 죄송합니다." 나의 강경한 말에 포토라고 불리는 상인은 되돌아 가면서 나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나는 상인이 낮에 아리아와 내게 다가와 말을 건네던 사람에게 말을 건네는 모습을 보았다. '아리아에게 관심이 있어서 그런 것인가?' "뭐라구? 그녀에게 거절당한 것이 아니라 마차를 모는 놈이 자신의 책임이라며 거절했다고?" 포토상인의 말에 라푸터는 화가나서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라푸터가 화를 내며 씩씩거리자 상인들의 마차에서 어떤 사람이 내려와 라푸터가 있는 모닥불로 다가왔다. "라푸터, 무슨일이냐?" "아버지 아무것도 아닙니다. 쉬세요." 라푸터는 갑자기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얼른 대답했다. "라푸터! 사고치지 말아라. 네가 저번 마을에서 사고친 것을 나는 알고있다. 저번에는 넘어갔지만 앞으로 그런일이 또 있으면 너를 용서하지 않을테니 알고 있거라. 그리고 낮에 몬스터의 습격으로 상인 한명이 죽었으니 상인들을 최대한 배려해라. 알겠느냐?" "네, 아버지." 라푸터의 아버지는 라푸터에게 기나긴 연설을 끝마치고 다시 마차 안으로 들어갔다. "도련님,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무엇이냐?" 포토의 말에 라푸터는 포토를 쳐다보았다. "도련님이 말씀하신 아가씨를 책임지는 남자는 강하다고 그러던데요. 우리 뒤를 따르는 행인들의 말을 들어보니 오우거도 혼자서 잡는다고 한답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 집어쳐라. 망할놈! 오늘은 아버지 때문에 할수 없지만 다음 마을에 도착하면 두고보자." 라푸터는 화난 목소리로 중얼거리더니 잠자리에 들었다. '에휴, 아무일 없어야 할텐데.' 포토는 라푸터의 뒷처리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마을에서 몇번 벌어진 여자들과의 안좋은 사건 때문에 포토는 라푸터의 아버지 몰래 뒷처리를 해야만 했다. .......... "아리아, 드디어 첫 마을에 도착했다." "오늘은 여관에서 자겠군요." 우리가 칼루이 마을에서 출발한지 삼일만에 다음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몬스터의 습격은 한 번 뿐이었고 더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이제는 앞으로 마을과 마을과의 거리가 짧아진다. 칼루이 마을은 특별히 멀리 있는 것이다. 칼루이 마을과 도착한 이곳 마을과 먼 것은 칼루이 마을의 특성 때문이다. 그곳은 몬스터가 많이 출현하는 지역이며 칼루이 숲의 건너편에는 그린레이트 제국의 카키소국이 자리하고 있다. 나라의 경계지역은 언제 작은 전투가 일어날지도 모르는 지역이라 그곳과 가까이 하고싶지 않은 것 때문에 이렇게 마을이 머나먼 이유다. "아리아, 이제부터는 수도에 도착할 때까지 여관에서 계속 지낼수 있을 것 같다." "예, 알고 있어요." 아리아는 예전에 이곳으로 친척들과 함께 왔던 경험이 떠올랐다. "모두 휴식하고 내일 아침일찍 마을 입구에 다시 모이시요!" 용병대장이 상인들을 이끌고 마을로 들어가며 말했다. 아마도 그것은 행인들을 위한 말인것 같았다. 행인들은 상인들이 지내는 곳보다 값싼 여관에 투숙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용병들은 마을에 들어섰어도 상인들의 물품을 계속 호위했다. 커다란 여관에 도착하자 상인들은 마차를 여관옆의 공터에 세워두고 용병들 몇명이 상인들의 마차를 지키도록 하였다. 도난을 우려하여 그러는 것이다. "기루오빠, 우리도 이곳에서 머무나요?" "아무래도 그러는 것이 편리할 것 같다." 나는 아리아의 말에 대답하며 여관주인에게 방을 2개 달라고 하였다. "2층 제일 끝방과 그 옆방입니다. 그리고 여관비는 선불입니다." 나는 여관비를 지급하고 아리아를 방까지 데려다주었다. 그리고 나도 방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나는 먼저 목욕을 하고 저녁식사의 메뉴를 생각하며 행복한 상상에 빠졌다. 나는 이곳 행성의 음식이 너무나 좋은 것이다. 9년간이나 숲속에서 혼자서 생활하다보니 지금의 음식이 너무나 맛있는 것이다. "똑똑!" 누군가가 나의 방문을 두들겨 나의 행복한 음식 상상을 깨뜨렸다. "기루오빠, 식사하러 내려가요." "알았다." 나는 아리아의 대답을 듣고 밖으로 나갔다. 그동안 아리아의 요리를 계속 얻어먹어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더욱더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복도를 따라 식사를 할수 있는 1층에 내려오자 상인들과 용병들이 식사를 먼저 하고 있었다. "아리아씨 이쪽으로 오세요." 상인들이 식사하는 탁자에 있던 라푸터라는 사람이 아리아를 보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아리아는 그쪽을 향해 걸어갔고 나도 그들의 탁자에 합석을 하였다. "식사는 하셨나요?" "아니요, 아직 하지 못했어요." 라푸터라는 상인이 묻자 아리아가 대답을 했다. "이보시오, 주인장. 여기 주문받으시오." 잠시후에 여관에서 일하는 사람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아리아는 무엇을 먹을거니?" "핀치차이를 먹을래요." "핀치차이 1인분과 맛있는 음식으로 1인분 주세요." 나의 대답에 상인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아마도 음식 이름을 말하지 않고 그저 '맛있는 음식'이라고 대답했으니 웃을만한 것이다. 나는 이곳 행성의 음식을 맛보는 것이 행복하다. 아직까지는 칼루이 마을의 여관에서 여관주인이 추천한 음식밖에 먹어본 것이 전부이다. 그러니 나의 주문은 '맛있는 음식'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후훗!" 아리아도 결국 참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미안한지 얼굴까지 빨개져서 말이다. "괜찮아. 아리아도 알다시피 숲에서 지내서 음식 이름을 모르거든." "죄송해요, 기루오빠." 아리아는 내게 미안한지 사과를 했다. 나의 건너편에 앉은 라푸터는 비웃음어린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고 다른 상인들은 웃음을 지었다. "아리아씨 식사후에 저와 마을 구경을 하시겠습니까?" 라푸터는 아리아를 쳐다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기루오빠, 마을을 구경하고 와도 되나요?" "안돼!" 나는 아리아의 요청에 거절의 말을 전했다. 나의 말을 들은 라푸터는 인상을 찡그렸고 다른 상인들 역시 황당한 표정이다. 아리아도 나의 말을 듣고 실망스러운 표정을 드러냈다. "라푸터씨 죄송해요." 아리아는 라푸터에게 말을 했다. "아니 당신이 뭔데 아리아 아가씨에게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참견하는 것이요?" 라푸터는 화가나서 목소리를 높이며 내게 따지고 들었다. "나는 아리아의 사촌 오빠로부터 수도로 안전하게 데려다 달라는 부탁을 들었소. 이후 아리아의 모든 행동에 관해서 관섭할 권리가 있으니 당신은 참견하지 마시오!" "아니 이놈이..." 라푸터가 나의 말을 듣고 더욱 화가나서 욕을 하며 일어서자 같이 있던 상인들이 라푸터의 팔을 붙들고 진정시켰다. "도련님, 진정하세요." "이거 놔라! 용병들 당신들은 당장 저놈의 신체를 잘라 병신을 만들어 버리시오!" 라푸터는 옆에서 식사하는 용병들을 불러서 나를 손짓하며 큰 소리로 외쳤다. 그 소리를 들은 용병들이 나의 주위에 서며 검을 뽑아들었다. "그만둬라!" 용병들이 라푸터의 말에 나를 공격하려다가 다른 목소리를 듣고 멈추어섰다. 소리가 들린 쪽에는 용병대장이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는 계단을 걸어서 내려오며 말했다. "모두 검을 집어넣고 하던 식사를 해라!" 용병대장의 명령이 재차 이어지자 용병들은 검을 집어넣고 원래 자리하던 식탁으로 돌아갔다. "용병대장 당신 이게 무슨짓이야?" 용병대장의 말에 용병들이 나의 주위에서 사라지자 라푸터는 용병대장에게 항의를 했다. "우리는 당신들과 당신들의 물품을 호위하도록 계약을 했지 아무 죄도없는 사람을 공격하도록 고용된 것이 아니오." "이... 이...." 라푸터는 분함을 참지 못해 말을 더듬거렸다. "당신들 이번에 수도에 도착하면 재계약을 물건너갔어. 두고보자구!" 라푸터는 용병대장에게 큰 소리로 항의하며 소리치고는 일어나서 2층으로 올라갔다. 용병대장은 나와 아리아가 앉은 식탁의 맞은편에 앉았다. "식사들은 했는가?" "아니요, 지금 먹으려고 시켰습니다." 용병대장의 대답에 나는 조용히 대답했다. 방금전 험학한 분위기를 용병대장이 해결해 주었지만 별로 감사한 마음이 들지 않았다. 내가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기루오빠, 죄송해요." 아리아는 풀이죽어 내게 울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리아, 너가 미안할 것은 아니야. 사과할 필요 없어. 그리고 식사후에 마을을 구경하자." "네, 오빠!" 아리아는 나의 말에 웃음을 지었다. 내게 아리아는 18세라 그런지 어린아이처럼 보인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온 삶만 따져도 30세가 넘었다. 22세까지 수성에서 전자기술 분야의 연구원으로 생활하다가 평행우주 건너편인 이곳으로 오게되어 또다시 9년을 보낸 것이다. 우주에서 지낸 시간과 드워프 마을에서 움직이지 못한 기간까지 합한다면 정확히 나의 나이는 32세인 것이다. 하지만 이곳으로 올 때 영혼력으로 몸이 10세 가량의 어린아이의 신체로 재구성 되었으니 현재의 겉모습은 32세가 아닌 19세쯤 되는 것이다. 정신연령은 32세인 내가 18세인 아리아를 보니 귀엽게 느껴질 뿐이다. '칼루이 마을의 여관도 맛있는데 지금 먹는 음식도 맛있군.' 여관의 1층에서 일하는 사람이 음식을 가져오자 나는 음식을 음미하며 먹었다. 용병대장도 음식을 시키고 우리와 같이 식사를 함께했다. 그는 나에게 무슨 질문을 하려다 그만두었다. 아마도 자신이 고맙다는 말을 들을것을 짐작했지만 내가 하지 않으니 황당할 것이다. "라푸터는 좋지 않은 상인이네.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기 위해서 그저 따라다니는 것이지. 우리도 수도에 도착하여 이번 계약이 끝나면 저들 상인과 절대로 계약을 하지 않을걸세. 라푸터란 인간이 너무 말썽이거든." "네." 나는 음식을 음미하다 용병대장이 꺼낸 기나긴 이야기를 들었다. 라푸터에 대한 이야기로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일들을 말해주었다. "말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만 먼저 일어나야겠네요." 나는 아리아를 마을구경 시켜주기 위해서 용병대장이 식사를 끝나지 않았는데도 먼저 일어났다. 용병들은 세심한 예의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는 편이 아니라 다행이지만 다른 사람이었다면 화를 냈을 것이다. "아리아, 나가자!" "네, 기루오빠." 마을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구경할 것은 없었지만 아리아는 뭐가 신난지 여기저기 구경하며 나를 끌고 다녔다. 2시간이 조금 넘어서자 아리아와 나는 여관으로 돌아와 내일 출발을 위해 잠이 들었다. .......... 제 목: 독재자 [16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3-07 1663 31 4. 인간 - 4 "읍. 읍. 부스럭" 나는 행복한 꿈을 꾸며 잠자던 도중에 아리아의 방에서 미세하게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벌떡 일어나 아리아의 방으로 순식간에 뛰어 들어갔다. 아리아의 방에는 침대위에서 라푸토가 아리아의 입을 손으로 막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무엇을 하려고 한 행동인지 누구나 알 수 있는 모습이다. "라푸터 나와라!" 나는 큰 소리로 외쳤다. 라푸터는 나의 말을 듣고 벌떡 일어나 나를 제치고 밖으로 나가려 했지만 나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흑흑흑, 기루오빠." "아리아 괜찮으니까 진정하렴." 나는 아리아에게 다가가 안정하도록 영혼력을 이용해 마음을 진정시켰다. 아리아가 어느정도 진정되자 나는 넘어져있는 라푸터에게 다가갔다. "라푸터! 일어나라!" 내가 넘어져있는 라푸터에게 소리치자 라푸터는 움찔 거리며 서서히 일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용병들과 상인들이 아리아의 방문 앞에 모여들었다. "도련님!" 몇몇의 상인들이 쓰러져있는 라푸터를 부르며 들어오려고 했지만 나는 나의 목검을 빼어들어 들어오려는 그들을 막았다. 내가 목검을 뽑자 상인의 뒤에 있던 용병들도 덩달아 검을 뽑아들어 방의 입구는 묘한 대치상태를 이루었다. "라푸터! 당장 일어나!" 나는 쓰러져 있는 라푸터에게 소리치며 방의 입구에서 나를 향해 검을 뽑아든 용병들을 싸늘하게 노려보았다. 용병들의 뒤에는 용병대장도 검을 뽑아들고 있었다. "자네 무슨 짓인가?" 용병대장이 나에게 소리쳤다. "몰라서 묻는 거요? 저놈이 무슨짓을 하려고 했는지 알면 당신도 나처럼 행동할거요!" 나는 화가난 상태여서 큰 목소리로 외쳤다. "진정하게나. 대화로 해결하세." "그걸 말이라고 하시요?" 나는 나를 설득하려는 용병대장을 무시하고 검을 재빠르게 돌려 라푸터의 목에 목검을 가져갔다. "사... 살려... 살려줘!" 라푸터는 자신의 목에 검이 보이자 살려달라고 가련하게 외쳐댔다. 나는 라푸터를 용서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사실 이번 사건을 그냥 넘어가는 방법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하고싶지 않았다. "쉬익!" 나는 라푸터의 목에서 목검을 빼내고 라푸터의 왼팔을 즉시 베어버렸다. "아악! 살려줘!" 라푸터는 자신의 왼팔이 잘리자 바닥을 뒹굴며 소리쳤으며 상인들과 용병들도 그 모습에 당황한 모습이다. "꺄아악!" 아리아는 라푸터의 왼팔이 잘리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가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라푸터의 비명은 처절했으며 모든 여관들에 숙식하고 있던 사람들도 잠을 깨어 무슨소란인지 알려고 난리들이었다. "왼팔 하나로 용서한 것을 다행으로 알아!" 나는 큰소리로 왼팔이 잘린 라푸터에게 소리치고 놀라고 있는 아리아를 다시 진정시켜야 했다. "도련님, 정신차리세요." 상인들이 라푸터를 일으켜세우며 왼팔을 지혈시키려 했다. 그것은 굳이 필요한 일이 아니다. 나의 목검에 베이면 그 단면이 화상을 입은것처럼 변하기 때문에 출혈이 없다. "비켜주세요." 나는 아리아를 안아들고 방의 입구쪽을 지키고 있는 용병들을 피해 나의 방으로 돌아왔다. 내가 지나가는 동안 용병들도 나를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아리아 진정해라." "흑흑흑" 아리아는 나의 말을 듣고도 계속 울음을 터뜨렸다. 그동안 몬스터를 잡는 모습을 몇번 봤긴 하지만 바로 코앞에서 사람의 팔이 잘리는 모습을 보았으니 대단히 놀랐을 것이다. .......... "포토,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상인들이 라푸터를 방안으로 옮겨 치료를 하는동안 라푸터의 아버지가 소란스러움을 뒤늦게 알고 포토에게 물었다. "저기... 그게..." "무엇을 우물쭈물 거리느냐! 얼른 대답해라!" 포토는 라푸터의 아버지인 폴로시의 목소리를 듣고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도련님이 행렬을 따르는 아가씨를 폭행 하려다가 같이 있던 남자에게 팔이 잘렸습니다." "뭐... 뭐... 그게 정말이냐?" 폴로시는 포토의 말을 듣고는 너무나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도련님은 지금 상인들에게 치료받고 있습니다." "외팔이가 되다니. 당장 그놈을 용병에게 시켜 죽여라." 포토는 폴로시의 말을 듣고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저기 그것이 좀 곤란하게 되었습니다. 용병들이 그런 일들은 하지 않겠답니다." "뭣이 그것이 정말이냐? 내 당장 이놈들을..." 폴로시는 자신의 아들이 다쳤기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큰소리로 계속해서 말했다. 여관의 안에는 여러 사람들이 잠이 깨어 소란스런 분위기를 점점 고조시켜갔다. "꼼짝마라. 무기를 버리고 밖으로 나와라!" 나는 방안에서 울고있는 아리아를 진정시키며 앉아 있다가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었다. "무슨 일인가요?" "나는 포니아 마을의 경비대장이다. 당장 무기를 버리고 나와라!" 나는 경비대장의 소리를 듣고 또다시 귀찮은 일에 휩싸였음을 실감했다. '그냥 아리아를 데리고 수도로 가버릴까?' 나는 그냥 도망갈까도 생각했지만 이내 생각을 고쳤다. 내가 구입해야 할 물건들은 내가 5년동안 사용할 물건들로 책, 음식, 생활용품 등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그러니 신분이 확실하지 못한다면 내가 필요한 물품확보에 어려움을 겪을수 있다. 그리고 스크롤을 팔아 자금을 마련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신분이 확실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왜 그러세요?" "네가 이곳에서 사람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당장 무기를 버려라!" 나는 나의 목검을 허리에 차며 말했다. "나와 같이있는 여자도 데려가야해요. 그렇지 않으면 가지 않겠습니다." 나의 말을 들은 경비대장은 물론 다른 경비들도 어의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말도안되는 말은 하지 말아라!" "나는 용병이요. 이 여자를 수도까지 데려가야 한단 말이오. 만약 그렇지 않으면 나를 죽여야 할 것이요." 나는 나의 결심을 똑똑히 알려주었다. "알겠다. 당장 검을 풀어라!" "이 검은 나 이외에는 절대 만질수 없어요. 그러니 그냥 갑시다!" 나의 검은 마법검으로 나 이외에는 절대 만질수 없도록 마법수식으로 만들었다. 만약 다른 사람이 만진다면 자체적으로 마법을 일으켜 만진 사람에게 피해를 주도록 되어있으며 내가 원하면 어디에 있든지 내 앞으소 소환할 수 있게 되어있다.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고 당장 무기를 바닥에 내려놓아라." "알았어요. 하지만 잘못되면 내탓으로 돌리지 마시오." 어쩔수 없이 내가 검을 바닥에 내려놓자 경비대장의 옆에있던 경비병이 바닥에 떨어진 검을 집으려고 하였다. "아악! 내손!" 나의 검을 집으려던 경비병은 오른손을 왼손으로 감싸며 비명을 질렀다. 나의 검으로 인해 화상을 약간 입은 것이다. 경비대장은 물론이고 그것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몇걸음 뒷걸음질 쳤다. "무슨 짓이냐?" "나는 분명히 말했어요. 나의 검은 다른사람이 집을 수 없다고 말이요." 나는 바닥에 떨어진 검을 집어들어 허리에 다시 차고 아리아를 일으켜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경비병들은 나에게 창을 들이대며 함께 움직였다. "나를 데려가야 한다면서요? 어디로 갈까요?" "따라와라!" 경비대장은 내가 앞장서자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이 길을 안내했다. '별 정신나간 놈을 다 보겠군.' 경비대장은 자신이 근무한 기간동안 이렇게 황당한 범죄자를 보기는 처음이다. 사람의 팔을 베었을 정도면 죽을때까지 반항하거나 도망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인데 각오하고 쳐들어갔다가 순순히 따라오니 이상한 일이라 느꼈다. 또한 자신과 함께 있던 여자까지 데려오는 것을 보면 정말로 여자를 보호하려 하는 것 같았다. 경비대장이 내게 안내한 곳은 마을에 우뚝선 큰 건물로 도착하자 지하실로 안내했다. 지하1층에는 감옥의 형태와 비슷한 건물 구조로서 입구근처에 3명의 경비병이 지키고 있었다. "이곳에 있어라!" 경비대장은 빈방을 찾아 문을 열고 내게 말했다. "빨리좀 처리해 주세요." 나는 경비대장에게 말을 한 후 아리아를 안으로 데리고 갔다. 아리아는 무척 불안해 했지만 내가 계속해서 영혼력으로 진정시키자 나의 곁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짐을 알고 자꾸만 내게 달라붙었다. "아리아, 걱정 말아라. 내게는 마법 스크롤이 있다. 만약 큰일이 벌어진다면 바로 도망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안전하게 일처리를 하기 위해 따라온 것이니 말이다." "네, 기루오빠" 아리아는 차분하고 작은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우리가 들어오게 된 감옥같은 방은 너무나 더러운 장소이다. 벽은 날짜를 헤아린 듯한 낙서가 있었고 한쪽에는 무엇인가를 알수 없는 쓰레기까지 있다. "조금만 참고 기다려." "네, 오빠." 빨리 처리될 것이라 생각했던 일은 나의 예상을 벗어나고 그날 저녁을 감옥에서 지내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범죄 사건이 마을에서 일어나면 경비대장이 즉시 출동해 시시비비를 가려 해결하거나 큰 사건이라면 일단 감금한 뒤에 사건내용을 조사하고 범죄자를 심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나와라!" 다음날 아침이 되자 경비 한명이 문을 열고 우리에게 말했다. 나는 아리아를 손으로 잡아끌며 경비를 따라갔다. 하루를 감옥에서 보내니 어려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나는 아리아를 보호하기 위해서 같이 있었던 것이지만 남녀가 한방에서 지내면 일어나야 할 사건을 생각 못한 것이다. 새벽에 아리아의 생리현상으로 인해 곤란한 지경에 처했지만 내가 마법으로 탈출했다가 잠시후 다시 감옥으로 돌아온 일을 하기도 했다. 내가 없는 동안 아리아는 생리현상을 해결한 것이다. 경비는 우리를 여러 사람이 모여있는 공터에 데려다 주었다. 공터의 좌측과 우측에는 마을 경비병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창을들고 있었으며 그 뒤로는 상인들과 상인들을 호위하던 용병까지 있었다. 특히 상인들중에는 외팔이가 된 라푸터가 적의의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부터 사건에 대하여 취조하겠다." 모든 범죄사건에 대해서는 마을의 경비대장이 조사하는 것인데 지금 말하고 있는 사람은 나도 누군지 알수 없었다. 보통 직책은 사람의 옷과 무기를 보고 판단하는데 지금 말하는 사람은 일반 사람이 입을수 없는 고급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니 마을의 중요한 사람 같았다. "먼저 사건을 일으킨 사람이 누구냐?" "저는 기루라고 합니다. 사건을 경비대장이 조사하는 것이 아닌가요?" 나는 무엇인가 이상함을 느끼고 사건을 왜 다른사람이 조사하는지 질문했다. "저런 발칙한! 이분은 마을의 크로프 영주님이시다!" 의자에 앉아 나에게 말하는 영주의 옆에 있던 사람이 내게 말했다. "그만! 이번 사건은 내가 조사하게 되었다. 상인들중에 누가 사건에 대해서 말해라" "안녕하세요. 영주님. 저는 상인들의 관리를 맡고 있는 라푸터라고 합니다. 제가 여관에서 지내는데 저놈이 나를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나의 팔을 잘라버렸습니다." 라푸터는 나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영주에게 큰소리로 말했다. "라푸터! 너의 팔을 자른 무기가 어떤 것이냐?" "지금 저놈이 차고 있는 검입니다." 라푸터가 내가 허리에 찬 목검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경비병! 당장 저놈의 검을 이리 가져와라!" '후후, 이제 마법검은 나의 것이다.' 영주는 속으로 마법검이 자신에게 돌아옴을 알고 웃음지었다. 범죄 사건을 일반적으로 경비대장이 처리하지만 오늘과 같은 중요한 사건은 영주가 처리하기도 한다. 그것은 영주가 마을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로프 영주가 지금 사건을 처리하는 이유는 현재의 사건을 부하들로부터 보고를 받았는데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가 마법검을 소지한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나의 검은 그 누구에게도 줄 수 없습니다." 경비병은 내게서 검을 가져가려다 나의 말을 듣고 한발짝 물러났다. "저런 미친놈! 경비병은 뭐하냐, 당장 증거물을 회수해라!" 영주의 옆에 있던 간사하게 생긴 남자가 소리를 쳤다. 나는 어쩔수 없이 나의 목검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아악! 내손... 내손!" 내가 검을 내려놓자 검을 집었던 경비병은 비명을 지르며 자신의 손을 움켜쥐었다. 나의 목검을 쥐려고 하는 사람은 그 누구를 막론하고 피해를 보도록 되도록 내가 만든 것이다. "영주님, 저 검은 저사람 이외에는 만질수 없습니다." 경비대장은 영주에게 말했다. 경비대장은 이런 사건이 있을 때마다 영주가 역겹기 그지없었다. 그동안 자잘한 사건들을 열심히 처리하며 마을을 경비하다 귀족이나 상인들이 걸리면 영주가 직접나서서 약간의 뇌물을 받고 사건을 무마시키는 것이었다. '마법검을 빼앗기 위해서 증거물로 압수하는군. 욕심쟁이 영주 같으니라구.' 경비대장은 속으로 영주를 마음껏 비웃으며 나를 바라보고는 혀를 찼다. "당장 무기를 내려놓아라." 내가 나의 검을 줍고 다시 허리에 착용하자 경비병들은 나에게 창을 들이밀며 소리를 쳤다. 나는 경비병들을 비롯해 지금의 나를 지켜보는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상인들은 고소한 표정이었고 용병들은 무표정이며 영주와 영주의 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누가 보아도 무엇인가 행복한 모습이었다. '사건하고 상관이 없는 것이군. 마법검을 빼앗으려고 하는 것이었군.' 나는 드디어 사건의 본질을 이해했다. 지금 이 재판은 상인들의 복수와 영주의 욕심이 들어맞아 이루어진 사건이다. 나의 목검은 능력도 뛰어나지만 애착이 가는 물품이다. 지금의 목검과 같은 마법검은 다시 만들수 있는 일이다. "네이놈! 너는 마법검의 주인이니 당장 누구나 검을 집을 수 있도록 해라!" 영주는 나의 마법검을 빼앗으려고 이제는 대놓고 말하고 있었다. 영주를 지켜보던 여러 사람들도 드디어 눈치를 채고 어의없는 표정이다. 상인들은 그저 나에게 복수하려고 했지만 영주의 모습을 보자 몇명은 당황한 표정이고 용병들도 같은 표정을 보였다. 이곳 행성에서 떠도는 마법물품중에 가장 귀한 것으로 취급받는 것이 사용자를 인식하는 물품이다. 그런 것들은 절대 분실할 염려도 없을 뿐더러 다른 이들도 절대 빼앗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대놓고 마법물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마법물품이 있는데도 숨기며 사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포니아 마을의 영주는 귀족으로 이런 마법물품에 상식이 아주 뛰어나다. 그렇기 때문에 내게 마법검을 누구나 잡을수 있도록 하라고 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마법물품을 사용해 본 귀족이 아니고서는 알수 없는 것이다. '줘버려야겠군. 하지만 그냥 줄수는 없지.' 나는 6서클의 캔슬레이션 마법을 살짝 나의 목검에 주입했다. 마법검의 수식도 손톱에 검기를 일으켜 파괴시켜 버렸다. 이제 나의 목검은 한달가량 사용 가능하다가 어느순간 마법검의 효용이 없어지고 말 것이다. 나의 검술은 모두 나의 목검으로 완성했던 것이었기 때문에 애착이 많았다. 똑같은 검을 다시 만들기는 쉬운 일이지만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나는 목검을 마법으로 한달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는 그것을 경비병에게 내밀었다. "이제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니 가져가요." 경비병은 나의 말을 듣고도 겁을 내며 집어려하지 않았다. "경비병 이놈! 당장 가져오지 못하느냐!" 영주는 경비병이 나의 마법검을 집으려 하지 않자 크게 소리치며 말했다. 경비병은 영주의 말을 듣고 어쩔수 없이 눈을 찔끔 감으며 나의 목검을 잡았다. 아무일도 이러나지 않자 경비병은 한숨을 몰아쉬었고 영주는 더욱더 기쁜 표정을 지었다. '흐흐흐 드디어 내게 마법검이 들어왔구나.' 경비병이 영주에게 나의 목검을 전해주자 영주는 검을 이리저리 한번씩 휘두르는 것이다. 또한 옆에 있는 사람에게 다른 철검을 받아들고 나의 목검과 부딪쳐 보았다. 당연히 철검은 몇번 부딪치고 난후 잘라졌으며 나의 목검은 멀쩡했다. 마법검의 뛰어남을 느낀 영주는 잠시 눈을 감았다. '마법검을 완전히 가지려면 저놈을 죽이는 것은 좋겠지만 모두 알고 있으니 좋지 않아. 상인들에게 뇌물 받는 것보다는 이것만을 가지는 것이 좋겠군.' 원래 영주는 라푸터라는 상인에게 나를 처리해주고 뇌물을 받기로 하였지만 마법검에 관련된 이야기를 부하들에게 듣고는 지금과 같이 마법검만을 가지려는 생각이다. "사건을 일으킨 네놈이 변명을 해봐라!" 영주는 나의 목검을 구경하고는 내게 사건에 대한 진실을 요구했다. "라푸터라는 상인이 내가 책임지고 있는 아리아라는 아가씨를 강간하려고 해서 그의 팔을 잘랐습니다. 그를 죽이지 않은 것을 다행이로 여겨야 합니다." 나는 영주에게 존칭으로 사건의 진실을 이야기했다. 성질 같아서는 모두 죽여버리고 가버릴 수도 있지만 되도록 조용히 지내는 것을 원하는 내게는 조용한 결과를 원했다. "거짓말 말아라! 영주님 저것은 거짓말입니다." 나의 말을 들은 라푸터는 얼굴이 시뻘겋게 변해서 나를 향해 소리쳤다. 라푸터의 아버지는 나의 말을 듣고는 약간은 체념한 표정이다. 아마도 자신의 아들의 죄를 그는 알 것이다. '잘 되었군. 마법검을 얻었으니 감옥에 넣는것 보다는 당장 쫓아내야겠다!' "경비대장! 상인들과 기루라는 놈을 내일까지 모두 추방시켜라!" 영주는 나의 범죄사실을 판결낸다기 보다는 나와 상인들을 모두 추방시키라는 명령을 경비대장에게 내리고 나의 목검을 들고 자리에서 떠났다. 영주의 뒤로는 그의 부하들이 줄줄이 아첨을 하며 따랐다. "기루오빠 해결되어서 다행이에요. 그런데.." "괘찮아." 아리아는 나를 어색한 모습으로 바라보았다. "죄송해요, 오빠. 집에 돌아가면 어떻게든 보상해 드릴께요." "아니 괜찮아." 마법검이 얼마나 귀한 것이며 내가 아끼는 것을 알고있는 아리아로서는 자신의 일로인해 이런 일이 일어났기 때문에 무척이나 미안한 표정이다. 칼루이 마을의 트로븐 경비대장이 아리아를 책임지고 수도까지 보호해 달라는 의미로 내게 준 돈을 따져볼 때 아리아의 집안은 상당히 부자라고 생각된다. 그러니 마법물품의 가치를 알면서도 내게 보상해 준다는 말을 한 것이다. 하지만 나의 목검에 걸렸던 마법들을 아리아가 알고 있었다면 그런 말을 절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의 목검에는 1서클과 6서클까지의 모든 공격마법 및 방어마법 그리고 치료마법이 마법어를 외침으로 동작하게 되어 있으며 다른 마법검과는 다르게 마나의 집적도가 높아 하루에도 여러번 사용할 수 있다. 그런 마법검은 이곳에서 존재하지도 않을 것이다. 방금전에 영주에게 모든 마법수식을 파괴하고 일부분만 한달 가량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었으니 나의 목검은 한달뒤 사라질 것이다. 나는 마법검의 능력보다는 손에 익은 무엇인가 없어진 것같은 허전한 느낌이다. "미안하네." 경비대장은 처음에 나를 그저 사람의 팔을 이유없이 자른 흉악한 범죄자로 생각했지만 나중에 사건의 내용을 알게되자 나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마법검까지 빼앗기는 모습을 보았으니 아마도 죄를 지은것 같은 느낌일 것이다. "아니 괜찮아요. 저 마법검은 어짜피 한달뒤 파괴될 것이었어요." "자네 정말인가? 그나마 다행이군. 욕심쟁이 영주가 나중에 펄펄 뛰겠군. 하하하!" 아리아와 경비대장이 내가 마법검을 빼앗긴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자 나는 마법검이 한달의 수명이 남았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사실 원래는 내가 죽을때까지 멀쩡할 검이지만 내가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이니 맞는 말이기도 하다. "네놈! 두고보자." 라푸터는 나를 노려보며 상인들과 함께 밖으로 빠져나갔다. 아마도 얼른 짐을 챙겨 마을을 벗어나려는 것 같았다. 마을 사람들이 라푸터가 저지른 사건을 알게되면 상인들이 피곤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아리아, 이만 돌아가자." "네, 기루오빠." "그럼 다음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경비대장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다음에 올때는 조심하도록 하게. 영주가 자네에게 마법검에 대한 복수를 할지도 모르니 말이네." "네. 그럼 갈께요." 나는 영주에게 감사인사를 하고는 아리아를 데리고 여관으로 돌아왔다. 여관에는 상인들이 벌써 떠나고 없었다. 아마도 사건 내용을 마을사람들이 알게되면 상인들을 괴롭힐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마을에는 누군가가 범죄를 저지르면 마을 사람들 모두가 그 사람을 비난하고 마을에서 추방하도록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는 범죄자의 재산을 모두 마을 사람들이 빼앗아 가는 경우도 있다. "아리아, 우리도 일찍 떠나도록 하자. 영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까 말이야." "네, 기루오빠." 나는 영주가 다시 괴롭힐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귀찮은 사건을 다시 만들고 싶지 않아 아리아와 당장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하하 정말 대단한 놈이군." 아리아는 자신의 방에서 조그만 자신의 짐을 들고 나의 방으로 들어왔다. 나의 방에는 내가 항상 메고 다니던 가방이 없어졌다. 나의 가방을 찾기위해 역행 이미지 마법을 사용하자 라푸터가 나의 가방을 들고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오빠 무슨 일이에요?" 아리아는 나의 말을 듣고는 움찔하며 내게 물었다. "라푸터가 나의 가방을 들고 사라졌다." "네, 정말인가요?" 아리아는 라푸터라면 깜짝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인다. 아마도 한밤중에 라푸터가 자신을 덥치려고 하였으니 그것을 상기하는 것일 것이다. "응, 그래. 하지만 그 가방에는 별로 중요한 물건이 들어있지 않았으니 상관없어." "그래요? 다행이네요." 나의 가방은 그저 아공간 마법을 사용하기 위한 장식품에 불과했다. 항상 물건을 꺼낼때는 손을 가방으로 집어넣어 아공간 마법을 사용해 아공간에서 나의 물품을 꺼내 사용했다. 가방에 든 물건에는 그저 쓸데없는 물품을 집어넣은 것이다. "아리아 그만 마을을 떠나자." 나는 아리아를 데리고 여관비를 계산하고는 마차를 타고 여관을 떠났다. 사실 그동안 수도로 가는 길을 몰라서 상인행렬을 따른 것이지만 이제부터는 하루정도 마차를 몰면 저녁이 되기전에 다음 마을에 도착할 수 있다. 상인행렬을 따르지 않아도 수도로 갈수 있는 것이다. 마을에 들려 수도로 가는 길을 계속 물어서 가면 되는 것이다. 지도를 보는 방법도 있겠지만 칼루이 마을에서 포니아 마을로 가는 길처럼 복잡하지 않고 길이 잘되어 있어서 길잃을 염려는 없었다. .......... 제 목: 독재자 [17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3-09 1564 43 5. 거래 - 1 나는 포니아 마을을 떠난 이후로 많은 고생을 하였다. 혼자있기를 좋아하고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내게 아리아는 정말 애물단지 그 자체였다. 포니아 마을을 출발해 다음날 마을에 도착했을 때 아리아는 여관에서 밤에 잠들지 못했다. 밤이되면 라푸터가 덥치는 꿈을 꾼다고 하였다. 내가 만약 수도를 갔던 경험이 있다면 텔레포트 마법으로 순간이동을 하였겠지만 가본 경험이 없는 곳에는 마법으로도 갈수 없는 것이다. 또한 경신술을 이용해 상당히 먼 거리라도 빠르게 갈수 있는데도 아리아의 신체에 무리가지 않도록 가다보니 수도에 도착할 때 쯤이면 늙어죽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나는 포니아 마을에서 좋지않은 사건을 겪은 이후로는 항상 다른 사람들을 경계하며 수도까지 가려고 하였다. 마을의 여관에 들려 식사를 하면 아리아를 보고 다른 남자들이 말을 걸어왔고 내가 쫓아내었던 일은 매일 벌어지는 사건이다. 이런 조그만 사건을 계속 처리하다보니 아리아는 내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만능인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런 생활이 2주일간이나 지속되자 결국 우리는 라이아의 수도인 라이딘에 도착하였다. "기루오빠 드디어 라이딘이 보여요!" "정말 크구나." 나는 저 멀리 보이는 커다란 도시를 감상하며 마차를 몰았다. 포니아 마을을 떠나 2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자잘한 사건밖에 없었다. 일부러 귀찮은 일들을 피한 결과이기도 하다. 라이딘까지 오면서 라푸터가 있는 상인들을 만날까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상인들은 빠르게 수도까지 이동했다. 우리가 마을에 들리면 몇일전에 라푸터가 있는 상인이 떠난것을 알수 있었다. "기루오빠 저기가 황궁이에요." 아리아는 시내 중심지에 있는 건물을 가리키며 기뻐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자신이 알지못하던 곳을 헤매다가 자신이 지내던 수도에 오자 그동안 겪었던 고난을 잊고 즐거워 하고 있었다. '사람들하고 지내는 것은 귀찮은 일이군. 빨리 물품을 구입해서 돌아가야겠어.' 나는 아리아와 지내면서 내 성격상 이곳 행성에 살고있는 인간들과 즐겁게 지내는 것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혼자 있을때는 심심하긴 하였지만 지금처럼 스트레스 받거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리아와 지내면서 인간들의 모든 행동이 내게는 정신적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것이다.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을까?' 이곳 행성에서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31세기의 초고속화된 문명속에서 지내던 내가 이곳 사람들과 어울려 지낸다는 것은 내게는 크나큰 아픔이다. 아리아에게 나에 대한 모든 것을 설명해 준다해도 아리아가 믿지 못할 사실들이다. "기루오빠 빨리 가요!" "응." 아리아는 마차 안에서 라이딘을 바라보며 재촉했다. 라이딘의 수많은 건물들은 다양한 양식으로 건설되어 있었고 길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일을 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을 보자 31세기에서 지내던 생각이 떠오르기도 했다. "아리아 이곳에서 집까지 얼마나 가야되니?" "조금만 가면 되요." 아리아는 웃음지으며 내게 말했다. 아리아가 내게 마차가 가야할 곳을 알려주며 지나가는 곳곳을 소개시켜 주었다. 드워프 도서관에서 보았던 과거 역사에도 지금의 라이딘 모습을 제대로 묘사해 주지는 못했다. 이곳 행성들의 인간들은 짧은 세월동안에 많이 변했던 것이다. "오빠 이제 오른쪽으로 가세요." "알았다." 나는 아리아가 계속 가르쳐주는 방향으로 마차를 몰며 지나가는 사람들이 내가 몰고있는 마차에 부딪치지 않도록 신경써줘야 했다. 수많은 사람이 지나가다 보니 마차를 천천히 몰 수밖에 없었다. 결국 3시간을 걸쳐 라이딘의 한쪽 외곽쪽으로 마차를 몰아갔다. "오빠 저기에요. 저기가 우리집이에요." 아리아는 갑자기 마차에서 내려 자신이 가르킨 건물로 뛰어갔다. 한동안 집을 떠나 사촌오빠의 집에서 지내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니 가족들을 만나고 싶은 것이다. "기루오빠 얼른 오세요." 아리아는 건물로 뛰어가다가 잠시 멈추고 나를 향해 손짓하며 소리쳤다. 나는 마차를 천천히 몰아 아리아가 가르킨 건물 앞으로 도착하자 어리둥절 했다. 아리아의 집은 상당히 큰 저택으로 문을 지키는 사람까지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카리포 가문의 집사 찰리입니다." 아리아는 건물 안으로 내가 도착하기 전에 들어갔고 나를 맞이하는 것은 저택의 문에 있었던 사람이었다. "예, 아리아를 책임지고 호위한 용병 기루입니다." "아리아 아가씨가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집사는 나를 건물 안으로 안내해 주었다. 건물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으며 행복한 분위기였다. 집을 떠났던 가족이 돌아왔으니 즐거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리아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도 평행 우주의 건너에 있을 부모님과 미영이가 생각났다. 지금쯤 부모님은 나를 걱정하고 계시고 있을 것이며 미영이는 결혼하여 행복한 생활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행복한 모습이네. 고생한 보람이 있군.' 나는 아리아를 무사히 데려다 준 보상을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 아리아를 데리고 다니며 칼루이 마을의 경비대장인 트로븐이 그렇게 미울수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눈으로 보고있는 것으로 보상받을 수 있었다. '나는 외롭게 혼자살고 싶지는 않지만 누군가와 같이 산다면 그사람을 배려해야 하니 귀찮을텐데.' 나는 모순적인 생각을 하며 가족의 품에서 행복해하는 아리아를 바라보았다. 나도 저렇게 살고 싶지만 이곳에서 나를 이해해 줄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나는 나를 이해하진 못해도 나와 함께 살아야만 하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기루오빠 이리로 오세요." 나는 아라아가 가족들과 이야기를 하도록 지켜보다가 나를 부르는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아리아가 나를 손짓으로 가리키며 가족들에게 무엇인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버지 저기 있는 오빠가 저를 이곳으로 무사히 데려다주었어요." "그러니? 참 고마운 사람이구나." "안녕하세요? 용병 기루라고 합니다." "반갑네. 나는 브리도 카리포라고 하네." 나는 아리아 아버지의 말을 듣고 아리아 아버지가 귀족인 것을 알았다. 이만한 저택에 살고 있으면 귀족이 당연한 것이다. "칼루이 마을의 트로븐 경비대장님의 계약대로 이렇게 아리아를 데리고 왔습니다." "허허, 정말 고맙구만." 아리아의 아버지는 내게 고맙다는 말을 하며 웃음지었다. 하지만 다른 가족들은 별로 감사하다는 표정이 아니었다. 내가 용병이라 그런 것이다. 일반적으로 용병은 성격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으며 평판 또한 좋지 않았다. 하지만 아리아 아버지는 그런것에 별로 상관하지 않는 모습이다. '휴, 이제 모든 것이 끝났군. 내 볼일을 보면 되겠구나.' 나는 트로븐 경비대장의 부탁을 끝내자 내 볼일을 보려고 마음먹었다. 일단 이곳에서 나가면 할일이 많다. "기루군! 이렇게 왔으니 오늘 저녁을 함께 하세!" "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나는 아리아 아버지의 저녁초대에 생각없이 바로 대답했다. 내가 라이딘까지 오는 2주일 동안 마을마다 들려 맛나는 음식은 모두다 맛보며 이곳에 도착하였다. 하지만 이곳 행성의 인간들이 먹는 음식은 무척 다양해서 각 마을마다 같은 음식이라도 맛이 다르고 요리 종류도 수도와 가까워 질수록 음식의 질도 더욱 높아졌다. '귀족들이 먹는 음식이니까 더 맛있겠군.' 나는 벌써부터 저녁식사가 궁금했다. 하지만 아리아의 아버지가 저녁식사를 초대한다는 말을 내게 꺼내자 가족들은 인상을 찡그리는 분위기였다. 귀족들의 식사에 용병이 낀다는 것은 사실상 이곳의 계급사회를 살펴볼 때 특별한 일이 아니고서는 있을수 없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것을 평민이 제안을 받으면 거절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나는 그런것에 구애받지 않는 인간이다. "기루오빠 제가 쉴 곳을 안내해 줄께요." "응, 그래." 아리아가 나를 안내하려 들자 가족들은 더욱더 인상을 찡그렸다. 아마도 무식한 용병에게 자신의 피붙이가 친근하게 대하니 누구나 기분이 나쁠 것이다. "그런데 아리아는 왜 내게 성을 이야기해 주지 않았지?" "예? 그것이..." 나는 별 생각없이 한 질문인데 아리아는 말을 더듬으며 당황한 얼굴이었다. "곤란한 질문이니? 미안해. 대답하지 않아도 돼." "사실 어머니가 평민이시거든요. 제가 반쪽 귀족이라 성을 이야기하고 다니지 않아요." 카리포 가문의 가장인 브리도 카리포는 평민의 여성과 사랑에 빠져 수많은 친인척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하였다. 현재 카리포 가문은 다른 귀족들과 왕래가 거의 없는 편이며 몰락하고 있는 귀족에 속한다. 그것은 카리포 가문의 가장인 브리도가 평민과 결혼한 사건 때문이다. '사랑에 성공한 결과치고는 너무 대가가 비싸군.' 나는 아리아 아버지의 선택에 속으로 찬사를 보내며 몰락하고 있는 가문에 대해서는 씁쓸함을 느꼈다. 아리아는 나를 저택의 우측에 있는 곳으로 안내하였다. 저택의 우측으로 가자 그곳에는 저택과 따로 떨어진 건물이 한채 있었는데 넓은 화단에 아름다운 꽃이 피어있었다. "기루오빠 이곳이에요. 집안에 중요한 손님이 오시면 머무는 곳이에요." "고마워. 하루만 지내면 될텐데 너무 신경쓰지 않아도 돼." 나는 아리아가 내게 신경써주는 것이 고마웠다. 아리아는 나를 방까지 안내해 주고는 가족들에게 돌아갔다. 가족들과 이야기 할 것이 많을 것이다. 내가 머무는 방의 한쪽 벽에는 책이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그림이 그려진 종이가 벽에 붙어 있었다. "책을 읽어봐야겠군." 나는 책을 보자 너무나 반가웠다. 이곳 행성의 인간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곤란한 경우를 당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2주일 동안 수도인 라이딘까지 온 것도 신기할 정도이다. "스르륵, 스르륵" 생체컴퓨터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내게 한쪽 벽에 가득찬 책들을 읽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책을 순식간에 넘기는 것만으로도 그 내용을 읽고 이해하며 기억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한쪽 벽에 가득찬 책들을 모두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총 5분도 소요되지 않았다. 책들의 내용 절반이 쓸모없는 책들이며 나머지 것들은 카리포 가문에 관련된 기록들이었다. 대부분의 평민들은 먹고살기도 힘들어 자신의 선조들에 대해 많은 신경을 쓰지 않지만 귀족들은 이렇게 가문의 기록을 계속해서 남겨 보관하는 것이다. 귀족이라 그런지 내가 지내는 손님방의 물건들은 모두 귀한 물품이다. 나는 저녁때가 될때까지 방에서 여러가지 물건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 "아리아 여기까지 오는데 무슨일은 없었니?" 아리아의 아버지는 아리아가 걱정되어 그동안의 일을 물었다. "아버지, 사실은 좋지 않은 일이 있었어요." "그게 정말이니? 무슨 일이니? 얘기해 보렴." 브리도 카리포는 자신의 딸이 고개를 숙이고 눈물까지 보이며 말을 하자 당황하여 무슨일인지 물었다. 자신의 딸이 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연히 집에 아리아의 사촌오빠인 트로븐이 방문하였기에 그에게 마음놓고 여행을 다녀오라고 보낸 것이다. 사실상 여행이라기 보다는 친척을 따라다니는 것이니 안전할 것이라 예상하고 보냈던 것이다. "아버지 사실은..." 아리아는 칼루이 마을을 기루와 함께 출발하여 그동안 겪은 이야기를 모두다 꺼내놓았다. 특히 포니아 마을에서 상인인 라푸터에게 당했던 이야기를 할 때에는 눈물을 한없이 쏟아내었다. 옆에서 듣는 가족들은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 그런 기막힌 사건이 있었다니 말이다. "내 이놈을!" 브리도 카리포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자신의 두 주먹을 쥐고서 얼굴이 달아올랐다. 사실 아리아가 그런 사건을 겪은 것은 아리아의 계급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귀족과 평민이 결혼하여 탄생된 아리아는 평민에 가까운 취급을 받고 있었다. 집안에서야 한가족이기 때문에 귀족대우를 받지만 밖으로 나가면 다른 귀족에게 놀림감이 되곤 한다. 사실 귀족이면 그 누구도 평민들이 감히 시비를 걸지도 못한다. 하지만 아리아는 자신의 신분을 밝힐 수 없는 아주 애매한 신분이다. 그러니 브리도 카리포는 자신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아 울분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이것은 그 누구의 탓도 아니니 정말 억울하지 않을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기루라는 용병이 모든 사건을 원만히 해결해 주어 이렇게 아리아를 볼수 있다는 것이다. "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기루오빠가 모두 처리 했어요. 라푸터를 외팔이까지 만들었거든요." "휴 용병인 기루군을 저녁식사때 만나면 고맙다는 인사를 다시 해야겠구나." 브리도 카리포는 기루라는 용병이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일반적인 용병이라면 그런 일이 생기면 자신의 안전만 생각하고는 피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목숨이 중요한 것을 안다는 사람이면 누구나 비난할 수 없는 행동이다. "요나 저녁을 좀더 신경써서 준비해 주시오." "네, 걱정마세요. 저도 아까 용병이 그런 고마운 사람인지 몰랐네요." 아리아의 이야기를 함께 들었던 가족들은 낮에 만났던 용병이 고맙게 느껴졌다. 특히 아리아의 어머니인 요나는 자신의 딸이 낮에 만났던 젊은 용병이 없었다면 지금의 만남도 없었다고 생각되자 눈앞이 캄캄하였다. 낮에 용병을 눈빛으로 비난했던 몇명의 가족들도 자신의 가족인 아리아가 그 용병에게 구함받았던 사실을 알자 생각이 바뀌었다. .......... 나는 카리포 가문의 손님방을 오랜동안 구경했다. 속으로 저녁식사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한순간도 자리에 앉아있지 못하고 방안을 계속해서 맴돌았다. "기루오빠 저녁식사 시간이에요. 나오세요." "응, 알았어." 나는 저녁때가 되자 아리아의 목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왔다. 내가 머물던 방문 앞에 아리아는 예쁜 드레스 차림으로 서 있었다. "기루오빠 저 어때요?" "우와! 이쁘네." 아리아는 나의 말을 듣고는 그 자리에서 한바퀴 돌며 기뻐했다. 아리아는 나를 저택의 중앙에 있는 곳의 안으로 안내하였다. "기루군, 이리로 앉게." 내가 도착하자 아리아의 아버지는 나를 반겨주었다. 아리아의 가족들이 모두 앉아있다가 나를 보고는 일어서 반겨주자 지금의 상황이 이해되질 않았다. "아리아가 겪은 이야기를 들었네. 정말 고맙네." "아, 네." 아리아가 가족들에게 모두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하자 나는 지금의 가족들의 태도가 이해되었다. 모두 자리에 앉아 넓은 식탁에 놓여져 있는 수많은 음식을 보며 군침을 흘렸다. '무슨 음식인줄은 몰라도 정말 대단히 많군.' 나는 내 앞에 놓여진 음식을 맛보고 감동했다. 정말 여관에서 맛보던 맛하고는 차원이 다른 맛이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것이 음식인지 의심이 갈 정도였다. "아리아에게 들었는데 자네가 마법검을 빼앗겼다니 정말 미안하네." "아닙니다. 새로 구하면 되니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리아의 아버지가 내게 마법검 이야기를 꺼내자 나는 다시금 목검이 생각났다. 코노루 나무로 만든 나의 목검이 없자 허전한 마음은 문득 들었다. "마법검이라면 권력있는 귀족들이나 가지고 있기에 나같은 몰락귀족은 구할수가 없다네." "아닙니다. 제가 알고있는 마법사가 있으니 부탁하면 될겁니다." 나는 아리아의 아버지가 안심하도록 거짓말을 보태며 이야기했다. "아버지, 기루오빠는 검사이면서 3서클의 마스터에요. 대단하죠?" "그게 정말이니?" 아리아의 아버지는 자신의 딸의 말을 듣고 놀라며 나를 쳐다보았다. 마법사는 3서클부터 상당한 대접을 받는다. 3서클만 마스터 했다고 해도 여러가지로 도움을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 전투를 할 때는 파이어볼과 같은 여러명에게 피해를 줄수도 있는 마법도 구사할 수도 있다. "그럼요. 마법 아니더라도 오우거를 혼자서 잡기도 하고 오크 6마리를 처리하기도 했었거든요." "뭐라구?" 아리아의 말을 듣는 가족들은 또다시 놀라며 먹던 식사를 중지하였다. 마법사는 허약한 것이 단점으로 작용하지만 만약 지금 들은대로 상상한다면 나는 거의 무적이나 다름없는 용병이다. 몬스터 여러마리가 와도 마법으로 처리할 수도 있고 마법을 사용할 수 없더라도 검술로 처리하면 되기 때문이다. "기루군은 정말 대단하군. 정말 대단해!" 나는 아리아의 아버지인 브리도 카리포씨의 말을 듣자 미소를 지으며 내앞에 놓여진 음식을 들었다. 나는 숲속에서 9년 동안 살았기 때문에 음식에 광적인 애착이 간다. 특히 2주일 동안 나와 함께했던 아리아는 나를 이해할 것이다. "아버지 사실은 말씀드리지 않은 것이 있는데요. 기루오빠는 숲속에서 10살 때부터 몬스터를 잡으며 살아왔데요. 그래서 이렇게 강한거에요. 정말 대단하지 않아요?" "허허, 나는 정말 오늘 여러번 놀라는군." 식사도중에 나에 대한 모든것이 아리아로 인해 밝혀지자 가족들의 시선은 이제 나를 자신들과 동급으로 취급하는 모습들이다. 능력이 있으면 대우를 받는 것이 어느곳이나 같다. 특히 이곳 행성에서 마법사는 상당히 희귀한 사람들로 나라의 정치적 권력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나라의 국력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고위 마법사가 많은 나라가 있으면 적국이 함부러 전쟁을 일으키지도 않기 때문이다. 아리아는 결국 자신이 알고있는 나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했으며 나의 음식에 대한 광적인 집착도 밝혀지고 말았다. 그러자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든말든 상관하지 않고 계속해서 식사에 열중하는 나의 모습을 바라보며 어의없는 표정을 보이기도 하였다. 식사는 아리아의 끝없는 이야기가 끝을 맺으면서 함께 끝났다. 아리아의 가족들은 아리아의 이야기에 열중해서 식사를 모두 끝마치지 못했지만 자신들도 그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아리아의 이야기는 흥미가 있었으며 재미있었다. 자신들이 평생 겪지 못할 일들이니 당연한 것이다. 식사가 모두 끝나자 나와 아리아의 가족들은 거실로 이야기의 장소를 옮겼다. 거실의 한쪽에는 벽난로가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카리포 가문으로 연상되는 자화상이 벽에 걸려 있었다. "나의 할아버지이네." 내가 벽에 걸린 자화상을 쳐다보자 브리도씨는 내게 누구인지 알려주었다. "첼로드 카리포님이시군요." "아니 자네가 그걸 어떻게 아나?" 내가 벽에 걸린 자화상의 주인이자 브리도씨의 할아버지의 이름을 말하자 놀라며 말했다. 내가 벽에 걸린 자화상의 주인을 알고있는 것은 손님방에서 카리포 가문에 대해서 읽었기 때문이다. "제가 책을 좋아해서 손님방에 있는 카리포 가문에 대한 기록을 보았습니다." "아하 그렇군." "그건 그렇고 아리아에게 듣기로는 수도에서 볼일이 있다고 하던데 그게 무엇인가?" "지금까지 숲에서 살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인간생활을 하기위해 여러가지 생활용품을 구입하러 왔습니다 이곳에서는 좋은 물건을 많이 구할수 있을 것 같아서요." 나는 수도에서 해야할 일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중요한 이야기도 아니고 그저 여러가지 생활용품을 살 것이기 때문이다. 사야할 물품들은 상당한데 책은 당연하고 기록할 종이, 펜, 식기, 의류, 각종 음식 및 조리도구 등 이야기하자면 끝도 없을 것이다. "뭔가 도움을 주고 싶은데 어떤가 물품을 구입할 자금은 있는가?" "네, 자금은 마련할 수 있어요." 브리도씨는 내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다. 자신의 딸인 아리아를 무사히 데려와 준것도 있고 나의 능력을 알았기에 나중에 어떠한 도움을 받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귀족들은 대인관계가 아주 좋은데 그것은 능력있는 사람을 많이 사귀어 두면 언젠가는 쓰임새가 있기 때문이다. 귀족들은 자신들끼리 힘을 합쳐 더욱더 자신들의 힘을 강화시키는데 아마도 그런 마음이 조금 있었기에 내게 잘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저기 그러면 이곳 수도를 잘 알고있는 사람을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아하 그거라면 걱정말게. 들어주고 말고. 그리고 지낼곳은 있는가?" 나는 저녁식사를 마치면 라이딘 어느곳의 여관에 지내야 한다. 나는 이곳에서 지내면 여러가지 이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가장 중요한 이득중에 하나가 귀족들의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니 여관에서 지낼 생각입니다." "여관에서 지내지 말고 손님방에서 마음대로 머물도록 하게나." "정말입니까? 그렇게 해도 됩니까? 정말 고맙습니다." 나는 브리도씨의 초대로 인해서 카리포 가문의 손님방에 머물수 있게 되었다. 아리아도 자신의 저택에 내가 머물수 있게 되자 기뻐했다. 나는 물품구입에 여러가지 난점중에 두가지를 이곳에서 해결하게 되어 기뻤다. 라이딘을 잘 알고있는 사람을 소개받게 되었으며 숙박할 장소도 구했으니 말이다. 추가로 맛있는 음식까지 먹을수 있게 되었으니 큰 행운이다. .......... 제 목: 독재자 [18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3-09 1393 50 5. 거래 - 2 손님방에서 하루를 지내고 카리포 가문의 노예가 가져다주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방에서 아무일도 하지않은채 오전을 보냈다. 브리도씨가 소개시켜 준다던 라이딘에 대해 잘아는 사람을 만나야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루님 찰리입니다." 오전을 보내고 점심때가 되어가자 카리포 가문의 집사를 보고있는 찰리가 찾아왔다. "네, 들어오세요." 찰리가 방문을 열고 들어오자 그의 뒤로는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소년이 따라서 들어왔다. "기루님 제 아들입니다. 이곳 라이딘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답니다." "안녕하세요? 코토리입니다." 코토리는 나에게 인사를 하였다. 사실상 나의 실제나이는 30세가 넘어섰지만 겉모습은 20대 초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찰리가 생각하기에 코토리와 나의 인사는 소년이 소년에게 인사받는 아주 괴상하게 모습으로 보여졌다. "라이딘을 안내해 줄 사람이 코토리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모르는 곳이 없으니 도움이 될 겁니다." "어린 안내자를 소개받아 기쁘네요. 나이가 많은 안내자이면 어쩌나하고 걱정했거든요." 나는 코토리를 바라보며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라이아의 수도인 라이딘을 속속들이 알고있는 사람이라면 나이가 많은 사람을 소개받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고 나름대로 안내자의 나이가 많으면 불편할 것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찰리씨 감사합니다." "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찰리씨는 자신의 일을 하기 위하여 다시 방을 나갔고 방안에는 코토리와 나만이 남았다. "안녕! 말을 들었듯이 나는 기루라고 한다. 그냥 기루형이라 불러라!" "네? 그렇게 불러도 되나요?" "그래 괜찮아. 앞으로 네게 신세를 많이 져야되니 친하게 지내자." "하하 네 걱정마세요. 라이딘에서 제가 모르는 곳은 없어요." 코토리는 내가 편하게 말을 건네자 움츠러 들었던 몸을 피고 방을 돌아다녔다. 자신의 아버지가 카리포 가문의 집사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조심히 집을 돌아다녀야 한다. 집안에 노예들이 많기 때문에 평민인 자신이 편하게 지낼수도 있지만 집사인 아버지를 생각해서 모든 행동에 조심을 해야만 되었다. 하지만 나는 이곳에 잠시 머무는 사람이라 크게 조심할 이유도 없다. "코토리 나가자! 시내에 볼일이 많다." "네, 기루형!" 나는 코토리를 데리고 카리포 저택을 나와 라이딘의 중심지로 걸었다. 카리포 저택은 수도의 약간 외곽지에 위치하고 있었지만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다. 신흥 귀족이나 권력이 탄탄한 귀족들은 수도의 중심지에 저택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가문은 이렇게 수도의 외곽지에서 살아간다. "코토리 마법협회가 어디있는지 아니?" "그럼요. 그곳에 볼일이 있으세요?" "마법협회에 팔아야 될 물건이 있거든." "기루형, 마법상점으로 가는것이 좋지 않을까요? 마법협회는 거래같은 것을 하지 않아요. 마법협회에서 운영하는 마법상점에서 거래를 하거든요." 코토리는 나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내가 팔아야 될 물건은 나뭇잎 스크롤로 마법상점에서 보여야 할 물건이 아니다. 사실상 마법상점에 거래해도 상관은 없지만 결국 마법협회의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가 전달되어 귀찮은 일을 당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마법협회의 최고위 마법사와 거래를 하는 것이 내게 번거로움을 없애는 방법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나뭇잎 스크롤은 일반 인간들이 사용하는 마법으로 작성된 스크롤이 아니라 엘프마법에 의하여 생성된 것이라 마법수식이 인간들의 마법보다 수십배나 복잡하고 9서클 마스터인 내가 작성했기 때문에 스크롤의 성공률과 파워가 상당하다. 인간이 만든 스크롤은 영구적이지 못할 뿐더러 일정 확률로 실패율도 존재하기에 약간의 위험성이 존재한다. 그렇다고 모든 인간마법으로 만들어진 스크롤이 그런것은 아니다. 인간마법을 상당한 경지까지 마스터한 존재라면 실패율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코토리 상관없으니까 마법협회로 가도록 해라." 코토리는 나의 말을 듣고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얼굴에 보이며 앞서서 걷기 시작했다. 걷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라이딘의 중심지에 도착하자 수많은 사람들이 길에서 오가고 있었으며 나는 그것을 구경하며 코토리의 뒤를 계속해서 따랐다. "기루형, 여기에요. 정말 크죠?" "이곳이 마법협회니? 정말 크구나." 코토리가 마법협회라고 가르킨 건물은 주위 건물보다 두 배나 큰 건물로 입구에는 두 명이 지키고 있는 모습이다. "마법사들이 평소에 이곳에서 마법을 익히는 곳이에요. 실험실도 많다고 들었어요." "그러니? 여러명이 마법을 익힌다면 서로 도움을 주며 좋겠구나." 마법협회는 일반적으로 각 나라마다 모두 있었고 식민소국이지만 라이아에도 있었다. 이곳 행성에서 힘이라 칭하는 것에는 검사들이 검기를 다루는 것과 마법사의 힘 그리고 군사력이 존재한다. 특히 마법사는 검사보다 더욱 귀하게 취급하는 만큼 익히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힘이다. 그러니 마법사란 존재는 나라에서 여러가지 혜택을 준다. 마법을 익히도록 마법협회에 들어가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지만 나라의 전쟁이 발생되면 참가해야 된다는 단점이 있다. "멈춰라! 무슨일로 왔느냐?" 내가 마법협회로 들어가기 위해 걸어가는데 입구를 지키고 있는 경비가 나에게 검집에서 검을 뽑지않은 검집채로 나를 겨눈채 가로막았다. "마법협회에 중요한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뭐라구? 이런 미친놈이 있나! 마법물품은 마법협회에서 운영하는 마법상점에 가봐라!" 마법협회의 입구를 막고있는 경비는 나를 그것도 모르느냐는 눈빛으로 쳐다보며 귀찮다는 듯이 돌아가라는 손짓을 하였다. "기루형 우리 돌아가요. 이곳은 마법사가 아니면 못들어간다구요." "아차 내가 왜 그런생각을 못했지? 하하하!" 나는 코토리의 말을 듣고 문득 내가 9서클 마스터이지만 카리포 가문에서 3서클로 소개한 것이 생각되었다. 마법협회는 마법사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니 내가 들어가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이놈이 정말 마법상점으로 가라니까 저리 꺼져!" "하하 저도 마법사입니다. 그러니 안으로 들여보내 주세요." 나는 당당한 목소리로 나의 할말을 전했다. "이런 정신나간 놈을 봤나! 마법사는 아무나 하는줄 아나보지? 니가 마법사면 나는 기사다!" "정말이라니까요. 들여보내 주세요." 나는 내가 마법사라고 계속 말을 하였지만 경비는 그래도 나를 들여보내려 하지 않았다. "파이어볼! 이것보세요. 저 마법사 맞지요?" "으아아! 세상에... 어이구 어쩌나... 아이구 죄송합니다!" 내가 마법사임을 믿지 않던 경비는 나의 오른손에 들린 동그란 불꽃을 보자 어쩔줄 모르며 감탄사를 연발하더니 결국 바닥에 업드려 내게 사죄의 말을 했다. 코토리도 내가 만든 마법을 보고는 놀람을 금치 못했다. "아버지에게 마법도 할줄 안다는 말을 들었지만 진짜 할수 있는지는 몰랐네요. 기루형 정말 대단해요!" 코토리는 내가 마법을 보이자 광대쳐다 보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모든 곳에서 마법사는 아주 특별한 존재이며 일반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는다. 마법물품이 마법사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과 전쟁이 일어나면 수백명의 사람들을 한꺼번에 죽일 수 있는 능력자들이라 단순히 생각한다. "그만 일어나요. 괜찮으니까 일어나세요." "아이구 정말 죄송합니다. 앞으로 이런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경비들은 마법사들을 무서워 한다. 건물 내부에서 온갖 실험이 자행되는 것을 눈으로 보진 못했지만 짐작은 할 수 있는 일이다. 모르는 것에 대해 공포를 갖는 것은 인간으로서는 당연한 결과이다. "코토리 그만 저택에서 돌아가거라. 오늘은 이것만 처리하고 내일부터는 다른 할일이 있다." "네, 기루형." "이것은 나의 선물이다. 아버지에게 말하지 않을테니 마음껏 써라." 나는 코토리에게 3피르를 주었다. 3피르면 30인분의 음식을 시킬수 있는 돈이다. 내일 다시 안내받아야 하는 나로서는 코토리가 기분이 좋아야 내게 여러 도움을 주기 때문에 넉넉히 준 돈이다. 코토리를 생각해서 준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 준 것이다. "고위 마법사가 머물고 있는 곳이 어디죠?" 나는 마법협회의 건물로 들어온 이후로 어디로 갈지 몰라서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고 말을 걸었다. "당신 이곳에 있는 것을 보니 마법사이면서 그것도 모른단 말이요?" "아예, 이곳에 처음 왔거든요." "저쪽 건물로 가보시오." 내가 말을 걸었던 마법사는 자신의 할일이 바쁜 것인지 아니면 원래부터 저런 태도로 생활하는지 알수는 없지만 기분이 상당히 나빴다. 나는 지나가던 마법사가 가르킨 건물로 걸어갔다. 고위 마법사가 있다는 건물에는 지키는 사람도 없어서 그냥 내부로 걸어 들어갔다. 내부는 건물의 겉보기와는 다르게 탄탄한 돌로 조각되어진 건물이다. 계속해서 사람이 나타나지 않자 나는 사람의 인기척을 느끼려고 내공력을 끌어올렸다. 내공력을 끌어올리면 신체능력이 수십배 강화되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의 숨소리가 나의 귀에 들려오자 나는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나이가 지긋한 마법사들이 나를 쳐다보았다. "자네는 누군가?" "안녕하세요, 기루라고 합니다." "이곳은 6서클 이상의 마법사들만이 오는 곳이니 자네는 다른 건물로 가도록 하게." "하하 저는 8서클 마스터입니다. 마법협회에 볼일이 있어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나는 이곳에서 스크롤을 판매하러 왔기 때문에 여러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기 위해서 나의 능력을 대부분 드러내었다. 이런 나의 말을 듣고 여러 마법사들이 어의없는 표정을 지었다. "하하하 자네 농담도 잘하는구만." "정신나간 놈을 다 보겠군." "이곳은 바쁘니 다른 곳으로 가게." 이곳에 모인 마법사들은 대부분이 6서클 마스터로 한 명이 7서클 마스터였다. 그것은 내가 9서클 마스터이기 때문에 이들의 마법실력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큰 수도에 고위급 마스터는 마법협회의 대표만 제외하고는 지금 내가 보고있는 이들이 전부이다. 모두들 나의 말을 믿지 않는 모습들이었고 귀찮게 생각하는 것인지 밖에서 마법협회의 입구를 들어오기 위한 경비들과 비슷한 행동을 취하는 모습이다. "심볼" 나는 오른쪽에 있는 돌로된 벽면에 두 손을 들어 벽을 향하고 8서클 마스터만이 펼칠수 있는 심볼마법을 전개하였다. 그러자 벽면에는 내가 원하는 '8서클 마스터 기루'라는 글자가 고대어 새겨졌다. 특정 물건에 글자를 새기는 것은 8서클 마법인 심볼만 가능한 일이다. 만약 하위 마법사라면 이미지 마법으로 속임수를 썼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들은 그런 것들까지 속속들이 알고있는 고위 마법사들이다. "세상에! 마법협회에 모르는 8서클 마스터가 있다니." "카토루 제국의 마법사인가?" "저거 진짜 8서클 마법인 심볼마법이잖아." "어떻게 저렇게 젊은 나이에 8서클의 마법을 익혔지?" "라이아에도 8서클 마법사는 블러드님 한 분 뿐인데." 나의 마법을 본 고위 마법사들은 벽면에 새겨진 심볼마법과 나를 찬찬히 살펴보며 나의 말을 들어보려 생각하지도 않고 자신들끼리 여러 말들을 주고받았다. "안녕하세요? 라이아에서 살고 있는 기루라고 합니다." "자네 정말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인가? 정말이야?" 내가 라이아에서 살고있다고 말하자 마법사 한명이 내게 말했다. "네, 칼루이 숲에서 어릴때부터 마법을 익히며 살아왔습니다." "아니 그게 정말인가? 칼루이 숲은 카키 제국과의 경계선에 있는 것으로 알고있는데." "네, 맞습니다. 칼루이 숲은 몬스터가 많고 드워프와 엘프가 살기 때문에 인간들은 그곳에 절대 들어가지 못합니다. 하지만 저는 어릴때부터 그곳에서 살아서 마음대로 출입할 수 있습니다." "정말인가? 인간인 자네가 그곳에서 살았다니 대단하군." 여러 마법사들은 나의 말을 듣고 놀람을 금치 못했다. 칼루이 숲은 여러 마법사들도 알고 있는 곳으로 카키 소국과 라이아 소국이 맞닿아 있는 곳이다. 카키 소국은 그린레이트 제국의 식민지로 어마어마한 국력을 가진 나라이다. 라이아도 카토루 제국의 식민지에 속하지만 그린레이트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카토루 제국은 예전보다 많이 약해져 국력이 왕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런데 어떻게 젊은 나이에 8서클을 마스터 했는가?" "그것이 저는 10살 때부터 몬스터가 나오는 곳에서 혼자 살아야 했습니다. 몇번의 어려움을 겪으며 엘프 마법사를 만나 그분에게 배웠습니다. 마법을 배우는 동안 숲에서 살고있는 몬스터들에게 죽을 고비를 수십번 겪었습니다." 나는 나의 이야기를 마법사들이 이해하도록 꾸며서 이야기 했다. 어린 나이에 8서클 마스터를 익힐 수 있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 죽을 고비에 대한 이야기를 더욱 생생하게 꾸몄고 나의 거짓속에서 나의 스승이 된 사람은 엘프마을에 살고 있는 카티오씨로 함께 엘프들에게 마법물품을 만든 분이다. "그 엘프 마법사분을 만나고 싶군." "엘프를 잡아다 노예로 쓰는 인간을 만나고 싶어 할까?" 8서클 마스터인 카티오 엘프분의 이야기를 해드리자 고위 마법사들은 만나고 싶은 생각을 털어놓으며 한 편으로 엘프들이 인간들을 싫어하는 것을 알고 있어서 기대하지는 않은 모습이다. "하하 이렇게 젊은데 8서클 마스터라니..." 고위 마법사들은 나에 대한 것을 여러가지 물으며 끊임없는 답변을 요구했다. 어느정도 고위 마법사들의 의문이 풀리자 서로의 이름을 말하기 시작했다. "하하 말하다 보니 서로 이름도 말하지 않았구만." "정말 그렇군. 너무 신기한 일이라 예의에 어긋난 행동을 했군. 미안하네 기루군!" "나는 7서클 마스터인 데리언이네." "나는 6서클 마스터인 시드포라고 하네." "나는 6서클 마스터인 크로라고 하네. 만나서 반갑네." 고위급의 마법사들 7명이 나와 인사를 나누었다. 7서클 마스터 한명과 6서클 마스터 6명이다. 라이아에는 8서클 마스터 1명과 7서클 마스터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있었고 6서클은 20명 안팎이었다. 마법협회에 7서클 마스터가 한명인 이유는 나머지 마법사들이 황국과 국경 지역에 나눠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고위 마법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옆에서 마나의 파동이 느껴지며 누군가가 내부로 텔레포트 마법으로 나타났다. "누가 마법을 사용했지?" 텔레포트로 나타난 나이많은 마법사는 갑자기 마법사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블러드님 오셨군요. 바로 이 청년이 사용했답니다." "그런 말도 안되는..." 갑자기 나타난 마법사는 나와 마법사를 번갈아보며 어의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7서클 마스터라고 이야기 했던 데리언씨가 나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데리언씨가 나에대한 이야기를 갑자기 나타난 마법사에게 오랜동안 설명했다. "허허 라이아에 이런 젊은 고위급 마법사가 있었다니. 기루라고 하였나? 나는 마법협회의 대표를 맡고 있는 8서클의 블러드라고 하네." "안녕하세요. 칼루이 숲에서 살고있는 기루라고 합니다." 블러드씨는 방금전 고위 마법사들과 이야기하며 나누었던 대화내용을 내게 또다시 질문하여 나는 했던 이야기를 또다시 할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대화가 오고가자 허기짐을 느끼고 점심때 저택을 나섰던 생각이 떠올랐다. 점심때부터 지금까지 굶었으니 허기진 것은 당연하다. 오늘은 아무래도 이곳에서의 대화 때문에 카리포 가문의 맛있는 저녁을 먹기는 불가능 할 것 같았다. "기루군,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 저녁을 함께 들며 이야기 하세." "네, 블러드씨!" 평소에 함께 식사하지 않던 고위 마법사들도 나에 대한 무한한 관심을 표명하며 함께 식사하기를 원했다. 그렇게 하여 8명이나 되는 고위 마법사들이 모여 식사를 하며 또다시 대화를 이어갔다. 식사를 하며 궁금한 점들이 모두 해소되자 블러드씨는 문득 내가 찾아온 본래의 이유를 물었다. "기루군이 이곳에 온 이유가 있을텐데, 이야기 해 보게나." "사실은 돈이 없어서 제가 만든 마법물품을 팔려고 왔습니다." 나는 솔직히 돈이 절실히 필요하다. 숲 속에서 인간적인 문화생활을 즐기려면 구입해야 할 물건들이 산더미 같이 많다. 모든 사회가 그렇듯이 돈이 있어야 사람은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하하 자네 정말 재밌군." "하하하" "후훗... 8서클 마스터가 돈이 없다니..." 같이 대화를 나누던 고위 마법사들은 나를 보며 웃음을 참지 않았다. 사실상 마법사라는 존재는 나라에서 공짜에 가까운 돈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마법사가 국력을 대표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자신의 나라의 마법사를 웃돈을 주어 데려갈까봐 걱정을 하기도 한다. 나라에서 마법사들에게 눈치를 살피고 있는 상황에서 돈이 궁한 마법사는 존재하지도 않는다. 마법사에게 돈이 없다면 나라에서는 무상으로 돈을 빌려주기도 한다. 사실상 그 돈을 갚아도 그만 갚지 않아도 상관없는 돈이다. 이런 대우는 3서클 마스터의 마법사부터 주어지는데 고위급 마법사는 그보다 더하니 말이 필요없는 상황이다. 마법사들은 대부분이 마법공부에 미친 경우이고 또한 재산에 큰 욕심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나라에서는 어느정도 다행이라 생각되는 부분이다. "왜 웃으세요?" "자네는 마법협회에 등록이 되지 않는 마법사이니 잘 모르는군. 후훗" 8서클 마스터이며 마법협회의 대표인 블러드씨는 내게 마법사들의 자금력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는 그제서야 이해하였고 이들이 웃은 이유를 알았다. 함께 있던 마법사들은 내가 블러드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해하자 웃음꽃을 피웠다. "자네가 마법협회에 등록만 하면 돈을 얼마든지 가져다 쓸수가 있네. 그리고 자네는 8서클 마스터라서 더욱 많은 대우를 받을 걸세. 라이아는 소국이지만 8서클 마스터가 나 하나뿐이 없다네." "사실 저는 나라에 구애받고 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니 제 물품을 사주셨으면 하네요. 그리고 칼루이 숲에서 그냥 죽을때까지 살고 싶어요. 라이아에 전쟁이 일어나도 참여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블러드씨를 비롯해 다른 고위 마법사들은 나의 말을 듣고 실망을 금치 못했다. 8서클 마스터라면 마법공부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뿐더러 마법사들의 힘을 더욱 강화시켜줄 희망이기 때문이다. 데리언, 시드포, 크로씨가 계속해서 나를 설득하였지만 나는 마법협회의 등록을 거부하였다. "그러면 마지막 제안을 해주겠네. 마법협회에 등록을 하고 아무 의무도 지우지 않겠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나는 블러드씨의 제안이 이해되지 않았다. "라이아의 마법협회에 등록하고 우리들의 명령이나 제안을 절대 따를 필요가 없다네. 단지 우리가 필요한 것은 자네의 이름 뿐이네. 사실 8서클 마스터가 한명이라도 더 있다고 밝혀지면 외부에서 우리나라의 국력 평가가 상당히 달라진다네." "국력의 평가가 달라지다니요?" "라이아는 카토루 제국의 식민지이네. 카토루 제국의 8서클 마스터는 세 명이 있다네. 그것도 나를 포함해서이지. 그러니 자네가 우리나라인 라이아 소국의 마법사로 등록된다면 식민소국에 8서클 마스터가 두명이나 생기는 것이지. 다른 소국들은 대부분 8서클 마법사가 존재하지도 않는다네. 자네의 이름 하나가 라이아의 큰 국력의 힘이 되는 것이지." "그럼 제가 해야할 일이 생기는 것 아닌가요?" 나는 귀찮은 것은 딱히 질색이다. 그래서 마법협회에 등록하지 않으려는 이유가 그것이다. 하지만 의무가 없다면 등록해도 아무상관이 없을 듯 했다.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네. 그저 자네는 자네 마음대로 살아가면 되는 것이지." "그러면 등록하도록 하지요." 내가 마법협회의 등록을 한다고 하자 다른 고위 마법사들도 기뻐해 주었다. 사실 8서클 마법사가 조그만 식민소국의 두명이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마법협회의 다른 마법사들까지 지금보다 좋은 대우를 받을수 있다. "마법협회의 등록한 이후에 8서클 마법을 사람들 앞에서 한번 펼쳐보여야 한다네. 그래야 마법협회의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 주거든. 8서클 마스터가 흔하지 않기 때문에 증명을 거치는 일이라네." "그건 걱정 마세요. 내일 아침에 이곳에서 마법을 펼쳐 보이겠습니다." "그렇게 해주겠나? 하하 정말 고맙네." "그런데 제가 돈이 필요해서 그런데 제 물건좀 사주시겠어요?" 내가 또다시 돈 이야기를 꺼내자 블러드씨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는 걱정말게나. 내가 내일 필요한 만큼 줄테니 그 부분은 생각하지 말게." "제가 신세지는 것이 싫거든요. 부탁드려요." 내가 자꾸 나의 물품을 구입하라고 강요하자 블러드씨는 어쩔수 없다는 듯이 허락을 하였다. "어떤 것인지 몰라도 지금 보여주게." "여기 있습니다." 나는 아공간을 열어 1서클부터 6서클 까지의 나뭇잎 스크롤을 각각 탁자위에 내려놓았다. "아니 쓸데없이 왜 나뭇잎을 탁자에 내려놓고 그러는가?" "제가 팔 물건이 그 나뭇잎인데요." 내가 판매할 물건이 나뭇잎이라 말하자 블러드씨는 나뭇잎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마법실험을 할때 필요한 귀한 재료에 속한 식물의 잎사귀가 아닌지 찬찬히 살펴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살펴보아도 이렇게 생긴 마법실험 재료는 없었다. "1서클의 디텍트 마법을 사용해서 살펴보세요." "디텍트!" "디텍트!" 나의 말을 듣고 무엇인가 궁금한 고위 마법사들이 각자 나뭇잎을 하나씩 잡고서 1서클의 디텍트 마법을 사용하여 살펴보기 시작했다. 디텍트 마법은 마나의 기운을 감지하는 마법으로 마법사라면 누구나 가능한 마법이다. 디텍트 마법이 펼쳐지자 나뭇잎의 잎사귀에 새겨져 있는 복잡한 마법수식의 그림이 마법사들의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허허 정말 대단하군. 이런걸 나뭇잎에 새길 수 있다니 말이야." "이런 마법수식을 어떻게 계산했는지 정말 의아하군." "무엇인지 몰라도 복잡한 마법수식이군." 블러드씨와 고위 마법사들은 한번 들여다 보더니 다른 나뭇잎도 디텍트 마법을 이용하여 살펴보며 감탄을 터뜨렸다. "그것은 나뭇잎 스크롤입니다. 제가 만든 것으로 나뭇잎을 반으로 접으면 마법어를 외치지 않아도 마법이 구현되는 스크롤입니다." 일반적인 스크롤은 종이에 만들어지며 종이를 찢으며 해당 마법어를 외쳐야 마법이 발동된다. 하지만 내가 만든 마법 스크롤은 그저 나뭇잎을 반으로 접으면 발동되는 것으로 상당히 고급 스크롤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엘프마법을 이용한 것이라 나뭇잎의 손상도 있을수 없고 약간의 강도를 첨가하고 손상될 수 있는 경우가 없도록 하였다. "정말 대단하군. 이런 스크롤이 얼마나 있나?" "총 1만장이 있으며 1서클부터 6서클까지 공격마법, 방어마법 그리고 치료마법까지 다양하게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마법수식에 재능이 많아서 실패율도 거의 없습니다. 그건 제가 보장하지요." "허걱! 그렇게나 많다니... 전쟁을 일으켜도 되는 분량이군." 나의 말을 듣고 고위 마법사들은 놀람을 금치 못했다. 내가 말한 분량이면 작은 소국을 휩쓸 정도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마법사들은 마법을 어느정도 사용하면 마나가 부족해 더이상의 마법실현을 불가능하다. 하지만 스크롤이 있다면 일반인들의 마법사용이 가능하다. 스크롤은 만들기가 하늘에 별따기 만큼이나 힘들지만 가끔 한장을 성공하여 만들면 나중에 유용하게 쓰이는 경우가 많다. "제가 만든 스크롤을 모두 구입하실 수 있나요?" "허허 이렇게 많은 것은 구입할 수가 없다네. 내가 내일 라이아 황궁에 들려 라이아의 재상과 상의를 해봐야겠네. 재상도 이렇게 많은 스크롤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 당장 달려올 것이네." "다행이네요. 제가 지금 돈이 없어서 사고싶은 물건들을 사지 못하고 있거든요." "자네는 이제부터 라이아 소국의 큰 부자가 될걸세." 나는 블러드씨의 말을 듣고 기쁨을 금치 못했다. 스크롤이 이렇게나 비싸게 거래되는지 몰랐었다. 내가 만든 분량이 소국이라지만 엄청나게 큰 나라의 재상과 상의할 분량이라니 말이다. "그런데 기루군! 자네 우리와 연락을 취해야 할텐데 지금 어디에서 지내고 있나?" "지금 귀족인 카리포 가문에 묻고 있습니다." "내일 아침에 다시 들려서 8서클 마법협회에 등록을 하고 마법협회 사람들 앞에서 마법을 보여주면 된다네. 그리고 라이아의 재상하고 내일 상의해서 필요한 만큼 자네의 스크롤을 구입하도록 하겠네." "네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뵙도록 할께요." 나는 블러드씨와 고위 마법사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마법협회를 나섰다. 그리고 수도를 구경하며 카리포 저택으로 향했다. 내가 마법협회를 나선 시간은 저녁시간이 한참 지난 후였기 때문에 저택에 도착하여 손님방에서 조용히 잠을 청했다. .......... "기루오빠 아침 식사 드세요." "알았어." 아침이 되자 아리아는 방에 찾아와 아침시간을 알렸고 나는 얼른 준비를 마치고 아리아의 가족들이 식사를 하는 곳으로 향했다. 저택에는 여러명의 노예가 자신들의 할일을 하느라 분주하게 보내고 있었다. "브리도씨! 안녕히 주무셨나요?" "네. 기루군도 잘 잤나요? 어제는 늦게 들어온 것 같던데." "마법협회에서 볼일이 늦게 끝나서 늦어졌습니다." "3서클 마스터이니 자네도 마법사로서 할일이 있었나보군." 브리도씨는 나의 말을 들으며 맛있는 아침식사를 시작했다. 식탁에는 간단하게 샐러드와 빵 그리고 정체를 알수없는 맛있는 스프가 있었다. 귀족의 아침식사 치고는 검소한 수준에 속했다. '마법협회에서 8서클이라고 소개되면 이들도 알게 될테니 밝혀야 되겠군.' 내가 오늘 아침에 마법협회 사람들 앞에서 등록을 하게되면 라이아의 전체국민이 알게 될 것이니 이들에게 먼저 말하는 것이 오해의 소지가 없을거라 생각했다. "브리도씨 할말이 있습니다." "기루군 말해 보게나. 부탁이 있다면 어려워 말고 말하게." 아침 식사를 하는 도중에 내가 낮은 목소리로 할말이 있다고 말하자 브리도씨는 내가 무슨 부탁할 것이라 생각했는지 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사실 저는 3서클 마스터가 아닙니다." "그게 무슨말인가? 아리아 말로는 자네가 마법을 펼치는 것을 보았다고 했는데." "마법사라는 말은 맞습니다. 단지 3서클이 아닐 뿐입니다. 8서클 마스터입니다." 나의 말을 듣던 브리도씨와 그 가족들은 갑자기 식사를 멈추고는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지금 장난하나? 우리나라에 8서클 마스터는 한 분 뿐이네. 자네 나이가 몇인데 그런 말을 하는 것인가?" "저는 칼루이 숲에서 10살 때부터 몬스터에게 죽음의 고비를 수없이 넘기며 지금까지 마법을 익혔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정식으로 8서클 마스터인 것을 증명하고 마법협회에 등록하기로 하였습니다." 내가 차분하게 나의 마법의 수련환경의 거짓말을 덧붙여 설명하자 기가막힌 표정을 지었다. 8서클 마스터라면 라이아 소국의 국력이 재평가 될 정도로 중요한 일이다. 국력이 높으면 외교문제라든지 외교거래 이점은 물론 자국민의 안정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귀족이라면 이런 일들을 더욱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나를 광대 쳐다보듯이 바라보았다. "자네가 그렇게 대단한 인물이라니!" "하하 아닙니다. 이렇게 머물게 해주시는 것도 고마운데요." 브리도씨는 내가 꺼낸 말을 믿자 나에게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8서클 마스터라면 귀족보다 계급은 비슷할 지라도 나라에서 대하는 대우가 달라진다. 고위 마법사가 중범죄를 일으키면 국가에서 마법사에게 사면권을 주기도 한다. 8서클 마스터는 고위 마법사중에서도 최고의 마법실력을 가지고 있으니 반역을 하지 않는 이상은 나라에서 죽이지도 못하는 인간이다. "기루군! 자네 무슨 부탁할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말하도록 하게나."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침 식사를 끝내고 브리도씨와 나는 여러가지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라기 보다는 브리도씨가 내게 여러가지 궁금한 사항들을 물어보고 친하게 지내려는 말뿐이었지만 그렇게 기분나쁘지는 않았다. 일반적으로 내가 아는 사람이 더 특별하고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있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남자가 이쁜 여자에게 관심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나는 브리도씨와 이야기를 끝내고 저택을 나왔다. 아침에 마법협회에서 정식으로 8서클 마법을 보이며 등록을 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어제 갔던 길은 복잡하지도 않았고 마법협회의 건물이 상당히 독특해서 약속한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하지만 내가 마법협회로 들어가자 100명 가량의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기루군! 이쪽으로 오게!" 100명 가량의 마법사가 건물의 앞쪽 공터에 모여서 대화를 하고 있었지만 블러드씨가 나를 보고 소리치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았다. "우와! 정말 젊은 사람이네." "20대 초반도 안될 것 같은데?" "거짓말 아니야?" "어려서부터 몬스터가 나오는 곳에서 죽을고비를 수백번이나 넘겼다고 고위 마법사님들이 그러더군." "8서클 마스터가 맞긴 맞는거야?"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주제삼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100명 가량의 마법사들은 20여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3서클에서 5서클의 마법사들이다. 3서클 마스터도 되지 못한다면 이 자리에서 감히 있을 자격도 없기 때문이다. 마법협회에서 인정하는 회의에 참석하거나 혹은 마법협회에 누군가가 등록하려는 행사에 참여하려면 최소한 3서클은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마법사들이 이렇게 한자리에 많이 모인 것은 근래들어 처음 있는 일로 8서클 마스터가 등록한다는 소식을 듣고 불참하는 마법사가 거의 없었다. "모두 조용! 기루군 인사하게!" 블러드씨는 공터에 모인 마법사들을 조용히 시키고 내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8서클 마스터인 기루입니다. 그럼 심볼!" 나는 나의 이름만을 밝히고 8서클의 심볼 마법을 바닥에 놓여진 바위를 향해서 펼쳤다. 그 바위에는 방금전까지 없었던 '8서클 마스터 기루!'라고 글자가 새겨졌다. 몇명의 마법사들이 디텍트 마법을 실현해 바위에 새겨진 마법에 대해 확인 검증을 하기도 했다. "8서클 마스터는 나를 제외하고는 기루군이 처음이니 라이아 소국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오늘부터 라이아 소국의 8서클 마법사는 두 명입니다! 모두들 마법협회에 새로운 마법사를 축하하기 바랍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고위 마법사분들에게 듣기 바랍니다. 이만 마법협회 등록에 대한 것을 마치겠습니다." 블러드씨의 말을 들은 수많은 마법사들은 나에게 환영의 뜻을 비추었다. 8서클 마스터가 마법협회에 생겨났기 때문에 오늘부터 마법사들의 힘이 강화될 것이다. 사실 몇명은 젊은 사람이 8서클 마스터란 것에 불만의 표정을 보였지만 나로인해 여러 마법사들에게 이득을 주기 때문에 별다른 불만사항을 표출하는 마법사는 없었다. "8서클 마스터라니 정말 대단하군." "마법협회에 등록한 것을 축하하네. 후회하지 않을 것이네." "기루라고 했던가? 칼루이 숲에 나중에 나좀 데려다 줬으면 좋겠구만." "젊은 사람이 정말 대단해!" 100여명의 마법사들은 나에게 다가와 자신들의 생각을 내게 전달해 주었다. 여러명의 관심을 받게 되자 귀찮기도 했지만 기쁘기도 하였다. 아침에 시작한 행사는 점심때가 되자 모든 마법사들이 자신들의 일을 보기 위해서 흩어지자 공터에는 고위 마법사들만이 남았다. "기루군! 마법협회에 등록해 주어서 다시 한번 감사하네." "하하 제가 고마운걸요." 블러드씨는 내게 고마움의 말을 하였다. 고위 마법사들도 내게 다가와 감사의 뜻을 표명했다. "기루군 안에 라이아의 재상님이 와계시네." "네? 재상님이요?" "자네의 스크롤을 직접 구입하기 위해서 오셨네." "정말인가요?" 사실 스크롤은 하나하나가 엄청나게 귀한 것이다. 특히 공격마법이 담긴 스크롤은 그 가치가 상당하다. 공격마법 스크롤 하나가 실현되면 기사들이나 병사들 수십명이 죽거나 다친다. 그러니 그만한 가치의 금액을 받는 것이 당연하므로 1만장이나 되는 스크롤은 나라에서 구입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내게 있는 1만장의 스크롤은 모두 공격마법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30% 가량만 공격마법의 스크롤이다. 그렇다 하여도 그만한 분량이면 소국 정도는 쓸어버릴 분량이다. "어제 식사하던 곳에서 기다리고 계시네." "네, 가시죠." 고위 마법사들도 나와 함께 라이아의 재상을 만나보러 함께 걸었다. 한 나라의 재상은 상당히 보기힘든 사람으로 권력도 상당한 사람에 속한다. 특히 라이아의 황제와 밀접한 관련된 사람이 재상을 맡는 것이 보통이다. 라이아는 카토루 제국에게 침입당해 식민지가 되었지만 관례상 황제와 귀족들은 죽이지 않는 것이 침략의 기본 예의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이다. 어제 고위 마법사들과 식사를 했던 장소에는 어느 나이가 많은 노인이 안절부절한 모습으로 방안을 오락가락 하다가 들어오는 우리를 보고는 갑자기 우리앞으로 달려왔다. "블러드씨! 기루라는 마법사가 누군가?" "이 젊은 청년입니다." 노인은 나를 바라보며 손을 잡아끌어 의자에 앉히고 자신도 반대편에 앉았다. "나는 케디네 프리미엄으로 라이아의 재상자리를 맡고 있네." "안녕하세요? 기루입니다. 만나뵈서 정말 영광입니다." 한 나라의 재상이면 상당히 높은 사람이며 황제와 인척일 가능성도 상당히 높았다. 또한 나의 스크롤을 구입할 분이기 때문에 기분좋도록 웃으며 말했다. "자네가 만든 스크롤 전부 자네것인가?" "네, 그렇습니다. 마법사분들께 죄송하지만 저의 마법수식 실력은 다른 마법사분들보다 수십배 뛰어난 능력이 있어서 그만큼의 스크롤을 만들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뭇잎을 이용한 것은 숲에서 종이를 만들기가 상당히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급히 돈이 필요해서 그동안 만들어 놓았던 것을 팔게 되었습니다." 나의 말을 들은 재상은 모든 스크롤이 나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 많은 스크롤을 한명의 인간이 만들기에는 평생 가도 모자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한 개의 스크롤을 만들기 위해서 마법수식을 계산하려면 일주일은 밤샐 각오로 임해야 한다. 또한 제작에 성공할 확률도 높지 않은 편이다. 8서클 마스터인 블러드씨도 일주일에 한 장을 만들면 많이 만든 것에 속한다. 아무리 8서클 마법사라 하여도 마법수식의 계산은 마법실력과 똑같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네가 가진 나뭇잎 스크롤에 대해서 소개해 주겠나?" "공격마법 스크롤은 약 3천개 가량이 있습니다. 1서클부터 6서클 까지의 공격마법이 종류별로 담아져 있으며 실패율은 자신하는데 1%도 존재하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각 서클별로 500장 정도의 스크롤이 각각 존재하죠." "정말 대단한 분량이군! 기루군 부탁이 있는데 그게 사실은 말일세..." "편하게 말씀하세요." 케디네씨는 내게 말을 떠듬거리기 시작했다. 그 많은 분량의 스크롤을 구입하기란 불가능하다. 돈도 없을 뿐더러 그렇다고 나를 죽이고 훔칠수도 없는 노릇이다. 마법사들과 정치권력은 서로 분리되어 있어서 서로 간섭하지 않는 것이 그동안의 전통이다. 마법사들에게 대우해 주지 않아 불신이 싹트면 나라의 국력의 50% 가량은 없어지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실은 자네의 스크롤을 모두 구입할 수가 없네. 그만한 돈도 없구 말이네. 아마도 공격마법 스크롤 2,000장을 구입하려 한다면 라이아 소국의 재정이 흔들릴 걸세." "네? 정말인가요?" 나는 케디네씨의 말을 듣고는 황당했다. 스크롤 2,000장 구입하는데 그렇게나 많은 돈이 드나 싶었다. 사실 라이아는 카토루 제국의 식민지라 상당한 분량의 세금을 보내야 한다. 한 나라가 국민들에게 세금을 걷어서 운영하기도 힘든 판국에 제국에게 반 이상을 세금으로 보내니 라이아 소국은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다. "사실은 라이아 소국의 재정은 말일세..." 케디네씨는 내가 알기 쉽도록 라이아 소국의 재정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았다. 같이 있던 고위 마법사들도 그런 말을 처음 듣는지라 관심있게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케디네씨의 말은 근 한시간이 지나서야 대략적인 이야기를 마쳤다. "결국 그래서 말인데 자네 스크롤 값을 토지로 받으면 안되겠나?" "네? 토지요?" "라이아는 계급별로 토지의 보유량이 한정되어 있다네. 누군가 돈이 많아도 토지를 많이 사들여 백성들을 괴롭히지 못하도록 하기위해 생겨난 것이라네. 사실 계급별 특권을 구분하기 위해서라는 것도 있고 말이야. 자네에게 토지의 제한권을 파괴하고 스크롤 값으로 토지를 주었으면 한다네. 황제가 허가한다면 가능한 일이지." "그런가요?" "자네가 스크롤의 값 대부분을 토지로 받는다면 라이아 재정에 타격도 없이 거래가 되는 것일세. 어떻게 안되겠나?" "잠깐 생각할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여기서 기다릴테니 천천히 생각해보게." .......... 제 목: 독재자 [19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3-11 939 24 5. 거래 - 3 나는 솔직히 이렇게 스크롤이 비싼줄 알았다면 조금만 팔아서 돈으로 환산할까도 생각해 보았다. 재상은 스크롤만 있다면 라이아에 어떠한 일이 생겨도 지킬수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또한 스크롤 자체가 큰 힘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너무나도 욕심나는 것이다. 특히 공격마법 스크롤은 그 가치가 무한하다. 나머지 것은 대부분 치료 스크롤과 방어 스크롤이기 때문에 전쟁에서 크게 효용 가치가 없는 것이다. "재상님! 토지를 받게 된다면 그 토지에 대해서 제가 어느정도의 권한을 행세할 수 있는 것인가요?" 나는 내가 토지를 얻게 된다면 그 땅에 얼마만큼 나의 자유대로 운용할 수 있는가를 케디네씨에게 물었다. "자네가 토지를 갖는다면 그곳에서 나라에 내던 세금을 제외하고는 자네 마음대로 해도 상관하지 않겠네. 또한 자네가 많은 토지를 갖게되는 만큼 특별 영지권한도 주도록 하겠네" "영지권한이 뭔가요?" "영지권한은 귀족이 아니면서 영주의 권한을 갖게 되는 것일세. 자네가 귀족이 아니기 때문에 부여해야 하는 것이지. 스크롤 만큼 토지를 주게되면 영주정도는 되어야 하기 때문이지." 나는 케디네씨의 말을 듣고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의 원래 계획은 라이딘에서 생활용품을 구입한 후에 칼루이 숲으로 돌아가 혼자서 나의 생명이 다하도록 혼자 살아갈 생각이었다. 나를 이해해 주지 않는 이곳에서 사람들과 지내는 것이 무의미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잘못된 생각이 아닌가 싶었다. 나의 생명은 최소한 500년의 수명을 가지고 있다. 나도 정확히 알수 없는 것이지만 우주공간에서 이곳으로 평행우주를 건너오면서 재배열된 나의 신체가 탈태환골까지 겪었으니 이보다 완벽한 신체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 혼자 살아갈 생각이지만 아리아를 만나고 이곳 마법사들도 만나면서 나의 생각은 약간 변하였다. 원래 포니아 마을에서 라푸터를 만났기 때문에 이곳 행성의 인간들에게 더욱더 좋지 않게 생각했던 나의 마음이 어느정도 변화된 것이다. 나는 좋은 해결방법을 찾으려 노력하면서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고민했다. 이런 고민을 끝없이 하는동안 블러드씨와 고위 마법사들 그리고 라이아 소국의 재상인 케디네씨가 안절부절한 모습으로 나의 결정을 기다렸다. "케디네 재상님!" "기루군 결정했는가?" 내가 오랜동안의 침묵을 깨고 재상님을 부르자 모두들 나를 바라보았고 재상님은 내게 얼른 다가와 결정의 가부를 물었다. "재상님의 뜻에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저도 조건이 있습니다." "정말인가? 정말 토지로 스크롤 값을 받겠다는 것인가?" 케디네 재상은 나의 말을 듣고는 얼굴에 기쁨이 넘쳐 흘렀다. "토지로 받겠습니다. 그런데 어느정도의 토지를 제게 주실 겁니까?" "그것이 말일세 다른 공작, 백작, 귀족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지역은 힘드네. 그러니 라이아의 외곽지에 위치한 땅일 것일세." "그럼 어떤 지역을 제게 주실수 있나요?" "그것이 말일세..." 케디네 재상은 자신의 품에서 라이아의 지도를 꺼내더니 귀족 이상의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지역을 설명해 주었다. 칼루이 마을도 반발이 없을 지역에 포함되어 있었다. 재상이 지도에서 가리킨 지역을 살펴보니 마을도 대부분 없을 뿐더러 라이아에 속한 땅이지만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재상님 모두 쓸모없는 땅이 아닙니까?" "그게 말일세 귀족 계층 이상의 사람이 없는 곳이 그곳밖에는 없다네. 어떻게 안되겠나?" 케디네 재상은 목소리의 톤을 낮추며 나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나는 재상의 모습을 보니 왠지 가련한 생각이 들긴 했지만 나도 착한 사람이 아니기에 나의 이속을 차려야만 했다. "제가 칼루이 숲에서 살았다는 것을 아시죠? 그럼 그곳에서 포니아 마을까지의 지역을 주세요!" "잠시 살펴볼테니 기다리게." 내가 라이딘까지 오면서 마을과 마을의 거리가 대부분 하루에 걸어서 도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유일하게 그렇지 않은 곳이 칼루이 마을과 포니아 마을이다. 칼루이 마을에서 포니아 마을까지는 걸어서 3일이 걸렸고 가는동안 주변에는 사람이 살수 없는 지역이라 조용한 곳이다. "흠. 이곳은 국경지역이라 사람이 많지는 않은 지역이고 귀족 이상의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네. 다른 안전한 외곽지도 있는데 굳이 카키 소국과 맞닿은 국경지역인데 괜찮겠나?" "네, 괜찮습니다. 그곳이면 조용히 살기에 좋을 것 같네요." "내일 영주가 아니면서 영지권한을 행세할 수 있는 황제 허가를 받아오겠네. 그리고 자네가 가진 영지에 대해서는 1년에 500,000포르의 세금을 내야 될 걸세." "예? 그렇게 많이 내야 하나요?" 칼루이 숲에서 포니아의 마을까지는 50km가량의 거리이고 그 영지에 속한 마을은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런 곳에서 500,000포르는 많은 세금이다. 노예 한명의 가격이 5,000포르인 것을 생각하면 노예 100명의 값이라는 계산이다. "기루군 다른 곳도 그만큼의 세금을 낸다네." "그런가요? 제가 잘 몰라서요." 나는 세금을 매년 낸다고 하자 귀찮은 마음이 들었다. 괜히 스크롤 값을 토지로 받기로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을 돌리기엔 늦었고 다른 편리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한 번 숲에 들어가면 몇년은 그저 혼자서 지내는 것이 나의 생활이다. "재상님이 제게 구입할 스크롤이 공격마법 스크롤 2,000장이죠?" "공격마법 스크롤의 나머지도 모두 구입하고 싶지만 더이상의 토지를 한 사람에게 넘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네. 그리고 그만한 재력이 라이아에는 없네." 케디네 재상의 말을 듣고 나는 갑자기 좋은 방법이 생각났다. 라이아에 매년마다 세금을 받치는 것의 귀찮음에서 해방될 수 있는 방법은 세금을 면제받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수십년의 세금을 한 번에 받치면 된다. "케디네 재상님! 제가 세금을 미리 내면 안될까요?" "기루군 그게 무슨 말인가요?" "사실 제가 칼루이 숲에서 살기 때문에 자주 밖으로 나가기가 싫답니다. 그래서 미리 세금을 내고 싶답니다." "자네 돈이 없지 않나? 어떻게 세금을 미리 낸다는 것인가?" 케디네 재상은 나의 말을 듣고는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스크롤을 팔게된 최초의 이유가 돈이 없다는 이유였으니 당연한 것이다. "제가 세금대신 공격마법 스크롤 1,000장과 나머지 방어마법 그리고 치료마법 스크롤들 6,000장을 모두 드리겠습니다. 재상님께서 그만큼의 갑어치 만큼 세금면제를 해주시면 안될까요?" "나머지 스크롤로 세금을 대신해 나라에 받친다는 것인가? 허허!" "네, 재상님!" 케디네 재상은 나의 말을 듣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재상은 나라의 재력이 없어서 토지로 나의 스크롤 값을 지불하려 하였다. 그것도 모두 구입할 수가 없어서 나라의 국력에 가장 도움이 될 공격마법 스크롤 2,000장을 구입하려 마음먹었다. 하지만 나머지 스크롤이 욕심나는 것은 어쩔수 없었다. 나의 생각으로 재상은 잘만 하면 1만장의 강력한 마법 스크롤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좋은 생각이군. 좋은 생각이야." "그런 방법도 있구만." "후후 그런 생각을 하다니." 옆에서 재상과 나의 대화를 듣고있던 고위 마법사들도 기가막히다는 표정을 짓고 나의 생각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재상은 탁자에 놓여진 나의 스크롤을 쳐다보며 고민을 거듭했다. "기루군! 좋네. 자네 생각대로 해주겠네." "정말 고맙습니다. 그런데 세금 면제는 몇년이나 해주실 건가요?" "5년이네. 1,000장의 스크롤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많은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이네. 공격 스크롤만이 필요하지만 나머지도 나름대로 필요한 곳이 있긴 하다네." "그러면 저는 칼루이 마을에서 50km 가량인 포니아 마을 외곽지까지 저의 영지군요. 맞지요?" 나는 그렇게 많은 땅이 나의 것이라 생각하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너무 많은 땅을 소유하는 것이라 영주가 가지고 있는 영지라 불러도 손색이 없었다. 그리고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라지만 그저 소유한 것만으로 기쁜 마음이 들었다. "기루군 내일 다시 이곳에서 만나기로 하세. 황제의 영지소유 허가권, 영지권한 허가권 그리고 영지소유 증명서 등 준비할 것이 많아서 이만 가보겠네." "조심해서 가세요. 내일 뵙겠습니다." "기루군 내일 보세." 케디네 재상은 나에게 얼른 작별을 고하고 마법협회에서 사라졌다. 마법협회는 마법진으로 인해 황궁까지 텔레포트가 가능하지만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약간의 어지러움을 선사하는 것이라 재상은 텔레포트를 이용하지 않고 마차를 타고 황궁으로 돌아갔다. "기루군 정말 잘 선택했네." "아닙니다. 저도 영지를 갖게되니 기쁘네요." 블러드씨는 내가 선택한 일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나로 인해 마법협회의 8서클 마법사가 한명 증가했고 재상이 나의 스크롤을 구입함으로 인해서 나라의 국력이 두배나 증가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블러드님 부탁할 것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말해보게나." "저는 혼자 사는 것을 즐기는 편입니다. 아마도 돌아가게 되면 칼루이 숲에서 혼자 지내겠지만 되도록 제게 연락을 자제해 주셨으면 해서요. 특별한 일이 생겼을 때만 연락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걱정 말게나. 자넨 마법협회에 등록되지만 의무가 없기 때문에 마법협회가 실시하는 모든 행사에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네." 나는 블러드씨의 말을 듣고 안심했다. 마법협회에 등록한 이유가 의무를 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때문에 가입했던 것이다. 나는 아공간을 열어 통신 돌맹이를 하나 꺼냈다. "블러드님 무슨 급히 연락할 일이 생기면 이것으로 연락주세요." "이게 무엇인가? 마법수식이 복잡하게 그려져 있구만." "통신구술을 구할 수가 없어서 돌맹이로 통신이 가능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허허 자네 정말 황당하군. 나뭇잎 스크롤에 이제는 통신이 가능한 돌맹이라... 허허!" 블러드씨는 나의 통신 돌맹이를 이리저리 살피며 감탄을 하였다. "오늘 정말 고마웠습니다. 내일 다시 뵙도록 하지요." 나는 블러드씨와 고위 마법사들에게 인사를 하고 카리포 가문의 저택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저택을 가는 동안 라이딘의 시내 구경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내일 스크롤의 값으로 돈과 영지를 받으면 내가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겠구나.' 나의 원래 목적은 생활용품의 구입이었다. 하지만 마법협회 등록과 스크롤 판매로 인해 라이딘에 도착하여 이틀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물품을 구입하지도 못했다. 또한 지금의 나에게는 검도 없어서 매우 어색함을 느꼈다. 마법사이긴 하지만 코노루 나무로 만든 목검을 오랜동안 사용하다가 검이 없자 몸이 무엇인가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생활용품을 구입하고 난 후에는 검을 다시 만들어야 되겠군.' 내게 필요한 물품과 검에 대한 생각을 하는 동안 나는 저택에 도착하였다. 저택에 도착하는 순간 아리아는 내게 수많은 이야기를 건넸다. 오늘하루 내가 어떻게 지냈는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이것저것을 물어왔지만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나는 건성건성 대답하였다. 그날 저녁의 식사는 아침보다 훨씬 맛있는 음식을 대접받을 수 있었다. 내가 8서클 마스터인 것을 아침에 밝히자 가뜩이나 고마운 마음을 가진 내게 더욱 잘 대우해주는 것이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나와 친분을 유지하기 위한 이유도 있겠지만 나는 그런것에 상관하지 않는다. 카리포 가문의 맛있는 저녁식사를 끝내고 가족들과 예의상 대화를 하며 대충 오늘일을 설명해 주었다. 카리포 가문의 가족들과의 대화를 마치고 나는 코토리에게 내일 라이딘의 안내를 부탁하고는 손님방에 돌아와 잠을 청했다. "기루형 저 왔어요." 나는 밖에서 들려오는 코토리의 목소리를 듣고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코토리가 아침 일찍 찾아온 것은 어제 내가 부탁했기 때문이다. 아직 아침이 되기엔 이른 시간이지만 오늘 할일을 생각하면 미리 마법협회로 가야한다. "코토리. 오늘 오전에는 마법협회에서 볼일을 마치는 동안 밖에서 기다려야 하는데 괜찮겠니?" "기루형 괜찮아요." 나는 코토리를 데리고 아침도 먹지 않은채 마법협회를 향해 걸었다. 카리포 가문에 생활하는 모든 사람들은 나에게 모든 편의를 봐주고 있다. 나도 이런 대접을 거부할 생각은 없다. 인간이란 보다 낳은 사람을 만나면 끌리고 관심을 표명하거나 부러워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코토리 미안하지만 이 근처에서 기다리겠니?" "네, 기루형!" 나는 약간의 용돈을 코토리에게 쥐어주고 마법협회의 안으로 들어갔다. 마법협회의 안에는 어제와 다르게 적막이 흐르고 있었다. 나는 숨을 몰아쉬고 어제 케디네 재상과 대화를 나누었던 곳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어서오게 기루군!" "일찍왔군." "또 보는군." 내가 방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문을 열자 방안에는 어제 함께 자리를 했던 블러드씨, 고위 마법사들 그리고 케디네 재상이 앉아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가 내게 아침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재상님과 마법사님들!" "기루군 이리 와서 확인해 보게." 케디네 재상은 탁자위에 놓여진 종이들을 가리키며 내게 살펴볼 것을 권했다. 나는 여러 종이들을 살펴보고 그곳에 쓰여진 것들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어제 재상이 말했던 영지소유 증명서가 있었다. "왜 이것만 있는 거죠?" 탁자위에는 영지소유 증명서 이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었다. 어제 케디네 재상은 영지소유 허가권과 영지권한 허가권 두가지까지 황제의 허가를 맡아 내게 준다고 해놓고 탁자위에는 그런 문서는 아무리 찾아봐도 존재하지 않았다. 케디네 재상은 나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은채 바라보았다. "이것을 보게나." 케디네 재상은 새로운 문서를 내게 들이밀었다. 같이 지켜보던 고위 마법사들도 내게 미소를 짓고 내 앞에 놓여진 문서를 바라보았다. 나는 문서를 받아들고 읽어보았다. 재상이 내게 들이민 문서는 평민을 귀족으로 승급시킨다는 라이아 황제의 증명서였다. 증명서에는 나의 이름이 들어가 있었다. "이것이 뭐죠?" "라이아 황제님이 자네를 귀족으로 만들어 주었네. 원래는 영지소유 허가권과 영지권한 허가권 두가지를 발급하려 했지만 자네에게 줄 토지가 너무 많아 복잡한 절차라서 이런 방법을 택했네. 사실 황제라도 평민을 귀족으로 마음대로 승급시킬 수는 없다네. 하지만 자네는 8서클 마스터이고 나라의 국력에 큰 도움을 주었기에 황제의 특권으로 귀족으로 승급시켰네." 사실상 내가 가져야 할 토지가 너무 많아 영지급인 것도 문제이고 영주도 아니면서 영지의 관리를 해야하기 때문에 절차상의 잘못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세금결산도 나의 이름으로 하기엔 문제가 있다. 세금결산은 귀족만이 할 수 있게 되어 있으니 평민인 내 이름을 올릴 수도 없다. 결국 재상이 생각한 방법은 나를 귀족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귀족이 영주가 되면 모든 권한이 허가를 받지 않는 귀족의 당연한 권리들이기 때문이다. 재상은 황제와 상의하여 내게 여러가지 타당한 이유를 만들어 귀족으로 승급시킨 것이다. 다른 귀족들이 반발한다 하여도 문제가 되지 않도록 처리한 것이다. "제가 귀족이 되면 그런 증명서들이 필요 없는 것인가요?" "물론이네. 자네는 이제부터 영주이네. 마을 몇개밖에 없지만 그래도 영주는 틀림없지." 내가 평민에서 귀족으로 승급된다는 증명서에는 '기루 칼루이'라는 이름으로 적혀 있었다. 새로운 귀족이 탄생할 경우 황제가 그 성을 만들도록 되어 있다. 나를 귀족으로 만든 현 황제가 누군지는 몰라도 이름 하나는 멋지게 짓는 황제가 틀림없다. 나는 나의 성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귀족이 된 것을 축하하네." "정말 축하하네." 함께 자리를 하던 블러드씨와 고위 마법사분들이 나를 축하해 주었다. 사실상 마법사들은 귀족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니다. 마법사들은 자신의 능력대로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몸에 베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나의 뛰어난 능력으로 이렇게 귀족이 되었으니 모두들 축하해 주는 것이다. "그럼 제 스크롤을 드리겠습니다." 나는 아공간을 열어 1만장의 나뭇잎 스크롤을 탁자위에 올려놓았다. 여러명이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는 탁자라서 큰 부피인데도 불구하고 모두 올려놓을 수 있었다. 나는 1만장의 나뭇잎 스크롤을 구분하기 쉽도록 분류하였다. "나뭇잎을 반으로 접으면 마법이 실현됩니다. 구분하는 방법은 나뭇잎 뒷쪽의 하단을 살펴보시면 됩니다. 이런 모양을 가진 것은..." 나는 한참 동안이나 나뭇잎 스크롤에 대해서 케디네 재상에게 설명해 주었다. 이런 일에 익숙한 것인지 모든 문양을 메모하며 나의 말을 경청해 주었다. 재상은 황제와 가까운 인척이고 귀족이기 때문에 마법에 관한 지식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마법을 익히지는 못했어도 각각의 서클별 마법종류는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설명하는 시간은 오래걸리지 않았다. 스크롤의 문양별 구분방법만을 설명해 주는 일이었다. 케디네 재상은 나에게 나뭇잎 스크롤의 구분방법을 알게되자 탁자에 놓인 스크롤을 바라보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정도의 분량이면 누구든 라이아에 침략해도 기사들이 스크롤을 가지고 적에게 마법을 실현시킨다면 그 어떤 적이라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기루군 이제 끝났군. 라이아의 재상이라는 자리에 앉아서 처음으로 뿌듯한 거래를 한 듯 싶네. 자네 영지는 5년 동안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 잊지 말게나. 자네의 영지에서 자네가 어떤 일을 하든 되도록 참견하지 않을 것이네." 케디네 재상은 내게 다시 한번 나의 영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어 주지시켰다. 그리고는 탁자에 수북히 쌓여있는 나뭇잎 스크롤을 조그만 주머니에 쓸어담았다. 조그만 주머니는 마법주머니인지 그 많은 스크롤이 모두 들어갔다. "그럼 기루군 나중에 보세!" "재상님! 그럼 나중에 뵙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케디네 재상은 내게 짧은 인사말을 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귀족이 된 것을 축하하네." "자네가 이제 영주가 되었구만." "황제가 칼루이라는 성을 만들어 주었으니 이제 자네 토지는 칼루이 영지가 되겠구만." 케디네 재상이 나가자 블러드씨와 고위 마법사들이 내게 축하인사를 해주었다. 자신들이 귀족이 된 것처럼 기뻐해 주자 나도 기분이 좋았다. 칼루이 숲에서 혼자 살아가는 나지만 나와 몇일 만나지도 않은 사람들이 나를 위해 축하해 주자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아마도 혼자 살아간다면 이런 기분은 절대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혼자 숲에서 사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 나는 지금까지 계속 혼자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이틀전부터는 나의 생각에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여러 사람들과 기쁨을 즐기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축하해 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다음에 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블러드씨와 고위 마법사들에게 인사를 하고 나는 마법협회를 나왔다. 마법협회의 입구에는 코토리가 나를 기다리며 서 있었다. "기루형!" "코토리 늦게 나와 미안하다." "아니에요." 케디네 재상과의 대화가 길어져서 생각보다 코토리가 많은 시간을 기다렸던 것이다. 나는 코토리에게 라이딘에서 가장 큰 도서관을 안내해 달라고 하였다. 그곳에서 이곳 행성의 정확한 정보를 얻을 생각이다. 지금까지 얻은 정보는 대부분이 사람들의 입을 통해 얻은 것들이다. 도서관에서 이곳 행성의 인간들의 모든 정보를 얻어야 한다. 케디네 재상과의 대화에서 내가 몰랐던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지금 생활하고 있는 라이아가 정확히 어떻게 식민지가 되었는지도 궁금하고 귀족들이 행해야 하는 여러 규칙들도 모르는 것이 많았다. 그저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드워프들이 인간들에 대해서 쓴 500년 전의 정보들이다. 500년 전의 인간에 대해 기술한 것들이 지금과 차이를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인간은 짧은 시간에 많이 변화되기 때문이다. 코토리가 나를 안내한 곳은 라이딘의 중심에 해당하는 곳으로 주위에 도서관보다 큰 건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도서관 건물을 드나드는 사람들을 주위깊게 살펴보니 모두 상당한 계급의 사람들 같았다. 입고 있는 옷의 종류가 주변 사람들과 다를 뿐더러 걷는 모습도 여유가 있었다. "기루형! 이곳은 라이딘에서 가장 큰 도서관이에요. 정말 크죠?" "그래 정말 크구나. 그런데 귀족만 드나들 수 있니?" 도서관의 입구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모두 부유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코토리에게 물었다. "평민이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데 너무 비싸서 귀족들이 대부분 이용해요." "그래서 그렇구나." 나는 코토리의 말을 듣고 이해할 수 있었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책이나 보려고 도서관을 출입하는 것은 평민들에게 부담되는 일이다. 아무리 책을 좋아해도 굶으면서까지 책을 볼수는 없는 일이다. 내게는 지금 케디네 재상이 준 상당한 금액이 있다. 대부분의 스크롤 값을 토지로 받았지만 일부분은 돈으로 받았다. 일부분이라 해도 상당한 금액으로 노예 수십명을 사고도 부족함이 없는 돈이다. "코토리 이제 너의 볼일은 끝났단다. 저택으로 돌아가도 된다." "네, 기루형." 코토리는 나의 말을 듣고는 저택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코토리의 요즘 생활은 나로 인해 즐거움 그 자체다. 내가 주는 돈으로 자신이 그동안 하지 못했던 여러가지 일들을 하기 때문이다. 코토리의 아버지인 찰리는 카리포 가문의 집사이기 때문에 자신의 아들에게 항상 훈계를 하는데 그중에 항상 말하는 것이 돈에 관한 부분이다. 찰리는 자신의 아들에게 많은 용돈을 주지 않는다. 그런 코토리가 내게 받는 용돈은 코토리에게는 많은 금액의 돈으로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모두 할수 있게 해준다. "처음와서 그러는데 어떻게 도서관을 이용하죠?" 코토리가 돌아가자 도서관 입구로 걸어가 도서관 직원으로 생각되는 사람에게 말했다. "이곳에 1피르를 내시면 도서관 안에서 마음껏 책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리고 책을 사시려면 미리 책제목을 말씀하시고 다음날 찾아가셔야 합니다." "네." 이곳 행성의 책 판매는 대부분 직접 필사하는 것이다. 그래서 구입할 책을 말하면 그 다음날까지 필사하는 사람이 책의 원본을 보고 직접 글을 써서 제본하는 것이다. 원래 나의 목적은 수많은 책을 구입하는 것이었지만 이런 식으로 책을 구입한다면 평생가도 이곳에 있는 책을 얻기란 불가능하다. 나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된다는 생각을 했다. '차차 생각해 봐야겠군.' 나는 도서관에 있는 수많은 책들의 목록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사회분야와 라이아의 역사에 관련된 책들을 보기 시작했다. 나는 한권의 책을 읽는데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생체컴퓨터 능력이 있어서 종이를 넘기는 순간 모두 읽고 이해하며 기억한다. 단지 5분이 걸리는 이유는 책의 종이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천천히 넘기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라이아가 식민지가 되어버렸군.' 나는 점심도 굶은채 5시간에 걸쳐 도서관에서 사회분야의 책들을 읽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라이아에 관련된 부분이며 귀족생활에 대한 정보이다. 5시간 동안 읽은 책은 60여권이며 대부분 라이아의 역사를 자세히 기술하고 있었다. 사람마다 바라보는 시각이 달랐지만 정확한 기록이다. 역사책에 기록된 라이아의 식민지는 강국의 단순한 영토 싸움이었다. 특정 나라가 강해지면 그 국력으로 인해 맞닿은 나라를 침범하는 것이 당연한 결과이다. 그로 인해 귀족들의 배를 불리고 그것에 맛이 들면 귀족들은 전쟁광이 되어버린다. 한 번 전쟁광이 되어버리면 모든 나라가 전쟁터가 되어버리고 그 결과로 생겨난 것들이 식민지다. 단지 라이아는 국력이 약했던 것이 지금의 식민지가 되어버린 이유다. 나는 영주가 영지를 다스리는데 필요한 방법이나 여러 규칙들을 살펴보았다. 별달리 지침은 없었다. 그저 영주가 되면 그 영주에게 모든 권한이 주어진다. 귀족들에게 불리한 것은 그 어떤 것들도 없었다. 모든 범죄도 귀족에게도 해당사항이 없는 것이다. 귀족이란 계급 그 자체가 왕이나 다름 없었다. '드워프 도서관에서 인간의 귀족들을 보았지만 세월이 흘러도 이 부분은 변하지 않았군.' 드워프의 도서관에서 드워프가 인간들의 귀족에 대하여 기록한 것들이 지금의 귀족들과도 별다른 것이 없었다. 귀족이면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단지 다행인 것은 귀족은 아주 소수의 사람들이란 것이다. 수도에서도 길에서 귀족을 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천명의 인간들을 무작위로 모아 놓으면 그중에 한 명의 귀족이 있기도 힘든 확률이다. 내가 필요한 정보를 모두 얻고 도서관에서 나왔을 때는 라이딘에 서서히 어둠이 몰려오고 있었다. 아침은 물론 점심까지 거른 나는 허기진 상태로 카리포 가문의 저택을 향해 걸었다. 오늘 가장 큰 일은 귀족이 된 사건이다. 귀족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에서 나에 대한 것이 밝혀지면 귀족들이 한바탕 놀랄 것이다. 황제가 직접 행한 사건이고 자신들에게 피해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크게 반발은 없을 것이다. "늦게 들어오시네요." "그렇게 되었습니다." 내가 저택으로 돌아오자 찰리가 나를 보고는 말을 건넸다. "지금 주인님께서 식사하고 계시는데 함께 하시겠습니까?"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보통 때였으면 거절했을 것이지만 오늘은 아침부터 지금까지 굶주렸기에 찰리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찰리가 내게 예의에 어긋나면서도 식사에 대하여 말한 것은 브리도씨가 나를 자신의 가족들보다 우선시 하라는 명령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루군 어서오게." 브리도씨는 식사도중에 내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일어서서 맞아주었다. "예의에 어긋나는데도 불구하고 식사도중에 이렇게 왔습니다. 아침부터 굶었거든요." "아니 괜찮네. 아침부터 굶었다니 어서 식사를 하게." 브리도씨는 식당에서 심부름을 하는 노예에게 나의 식사를 가져오도록 말하였다. "아침부터 굶었다니 오늘은 바쁜 일이 있었나?" "네, 사실은 오늘..." 나는 오늘 있었던 일중에 황제가 나를 귀족으로 승급시켜 주었으며 영지를 받았다는 이야기만 말했다. 나뭇잎 스크롤을 판매한 것은 재상이 내게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스크롤에 관련된 사항은 라이아의 국력에 관련된 비밀사항이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는 물론 귀족들도 알아서는 안될 일이다. "그게 정말인가?" 카리포 가족들은 나의 말을 듣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평민이 귀족으로 승급되는 일은 귀족들의 동의가 있어야 하거나 혹은 황제가 직접 성을 하사하는 경우이다. 황제가 직접 성을 하사하는 것도 그 이유가 타당해야 가능한 것이다. 카리포 가족들은 내가 8서클 마스터이며 젊기 때문에 귀족으로 승급시켜 준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마법협회의 6서클 이상의 고위 마법사들은 귀족이 되려하질 않는다. 사실 귀족이 많은 특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귀족 나름대로의 의무가 존재한다. 일정한 세금을 내야하고 영지를 다스려야 하며 국가가 외적인 침입을 받으면 자신의 모든 병사를 데리고 전쟁터에 나가서 싸워야 한다. 보통 귀족들은 이런 일들을 직접 하지 않고 누군가를 시켜서 하지만 고위 마법사들은 평생 마법공부만을 해왔기 때문에 귀족들이 하는 일을 소화해 내기는 힘들다. 또한 고위 마법사들은 귀족들과 다르게 고생하며 마법을 익혔기 때문에 그 자부심 또한 강했다. 위와같은 이유로 마법사는 귀족이 되려고 하지는 않는다. 귀족이면서 고위 마법사가 존재하기도 하는데 바로 황궁을 지키는 마법사이다. 황궁에서는 마법협회를 통해 황궁에서 일할 고위 마법사를 추천받는데 그 마법사는 바로 귀족의 작위가 주어지며 황궁에서 마법사로서 일을 하게 된다. "어디 영지를 받았는가?" 브리도씨는 내가 영지까지 하사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어느 곳인지 궁금하여 내게 물었다. "칼루이 마을에서 포니아 마을의 외곽지까지 입니다. 50km 정도 거리이고 마을은 거의 없습니다." "귀족들이 좋은 지역을 모두 차지하고 있어서 자네가 그곳을 가질 수밖에 없었겠군." 브리도씨는 나의 말을 듣고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사실 나의 영지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 몬스터가 출현하기도 하며 숲도 많으며 제대로 된 마을은 칼루이 마을이 유일하다. 나머지 마을들은 발달자체가 불가능한 마을 뿐이다. "내가 가진 영지도 자네하고 비슷하다네. 귀족이 되었는데 정말 안됐군." "하하 괜찮습니다. 귀족이 된 것으로도 만족 하니까요." 카리포 가문은 몰락하는 귀족으로 나와 비슷한 지역의 영지를 가지고 있다. 귀족들은 일반적으로 자신들의 영지에서 살아가지 않는다. 그저 수도에서 생활하며 자신의 영지관리는 자신들의 인척들에게 맡겨둔다. 같은 귀족이라도 정통이 아니면 권리가 약한 것이다. 그런 약한 귀족들을 시켜 자신들의 영지 관리를 맡긴다. "저녁 잘 먹었습니다. 앞으로 몇일만 신세지고 칼루이 숲으로 돌아가도록 하지요." "하하 신세 질것도 없네. 이제 자네도 귀족이니 나를 편하게 대하도록 하게." "네." "오늘 많은 일이 있었을텐데. 일찍 쉬도록 하게." 브리도씨는 내가 편안하도록 여러가지 배려를 해주었다. 내가 8서클 마스터라서 그런 것이겠지만 이런 배려를 마다할 이유도 없었다. "그럼 먼저 방으로 가겠습니다." 나는 브리도씨와 많은 말을 나누고 손님방으로 향했다. "기루오빠 쉬세요." 뒤에서 아리아가 손님방으로 돌아가는 나에게 말했다. 아리아는 그동안 내게 많은 관심을 표명하다 이틀이 지나자 더이상 내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아리아는 포니아 마을에서 라푸터를 만난 사건 이후로 주위에 믿을 사람이 나밖에 없었기에 내게 의지했던 것 뿐이다. 자신의 집으로 돌아오고 심신이 안정되자 더이상 나는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나의 외모는 보통일 뿐이고 그동안의 여행을 통해 아리아는 내가 말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귀족들의 남자와 비교할 때 여자를 배려해 주지도 않으니 내게 관심을 표명할 일도 없다. 그동안 내게 친근하게 대한 것은 나와 고난을 함께 겪었기 때문일 뿐이다. 뒤에서 아리아가 말하는 말에 섭섭함을 느끼긴 했지만 이것이 인간생활이다. .......... 제 목: 독재자 [20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3-12 1056 36 5. 거래 - 1 '어제 귀족이 되었지.' 나는 아침에 일어나 어제 있었던 일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귀족이 되었고 나의 영지가 생겼다. 라이딘에 도착한지도 벌써 4일째다. 내가 원했던 물품은 아직도 구입하지 못했지만 어제 케디네 재상에게 돈을 받았으니 물품 구입에 아무런 차질도 없다. "주인님께서 아침식사를 하시랍니다." 일찍 일어나 생각에 잠겨있다 밖에서 들려오는 노예의 목소리를 듣고 정신을 차렸다. "알았다." 노예가 전한 말을 듣고는 간단한 세면을 하고 아침을 먹기위해 식당을 향해 걸어갔다. 지금까지 귀족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았지만 어제 귀족이 된 이후로는 귀족생활에 대한 나의 관심도는 높아졌다. 카리포 가문은 몰락해가는 귀족이지만 나름대로 정통성이 있으니 여러가지 배울것이 있다. 귀족 가문에는 노예도 있고 집사도 있다. 나도 칼루이 영지에 돌아가면 집사나 노예가 필요할까 싶었다. 하지만 칼루이 영지는 영주성도 없을 뿐더러 내가 통제할 사람도 없다. 그저 칼루이 마을과 발전이 불가능한 마을 몇개만 덩그러니 있을 뿐이다. 영주가 통제하는 영지민들은 최소 수천명이 보통이지만 칼루이 영지는 모든 사람들을 합쳐서 1천명도 채 되지 않을 듯 싶었다. 식당으로 가는 동안 카리포 가문에서 자신들의 할일을 하는 노예들과 하인들을 관심있게 바라보았다. 저런 사람들이 내게도 언젠가 필요할 것이다. 지금은 아무것도 없지만 말이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브리도씨!" "잘잤나 기루군." 나는 브리도씨가 아침을 먹기위해 식당으로 가다 나와 마주치고 서로 인사를 주고받았다. 식탁에 도착해서는 가족들에게 간단히 고개만을 숙였다. "브리도씨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말해보게." 나는 브리도씨에게 아침에 생각났던 궁금한 점이 있어서 말을 하였다. "카리포 가문의 노예는 누구와 주인과의 관계를 맺었나요?" "우리 가문에서 일하고 있는 노예들은 귀속관계를 맺지 않았다네." "예? 노예들은 귀속관계를 맺도록 되어있지 않나요?" 노예들은 나라에서 정하는 주인과의 관계인 귀속관계를 맺도록 되어있다. 노예들이 주인을 죽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노예의 몸에 마법수식을 그려 주인이 죽으면 노예도 죽도록 마법을 거는 것이다. 하지만 노예가 죽으면 노예의 주인에게 피해가 가지는 않는다. 내가 궁금한 사항은 귀족들에게는 노예가 수십명에서 수백명에 이르기도 하는데 그 모든것이 한 사람에게 귀속된다면 그 귀족이 죽으면 그 많던 노예가 죽을수도 있기에 물어본 것이다. "후후 자네는 노예에 대해 그것만큼은 잘 알고 있구만. 자네의 말이 맞다네. 노예들은 귀속관계를 맺지 않으면 주인을 죽이는 경우도 가끔 생기지. 특히 노예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평민이 가진 노예들이 그것이 심하지. 귀족이 가지고 있는 노예들은 대부분 노예교육을 마친 우수한 노예들이네. 그리고 귀족에 속한 수많은 노예들이 죽는다면 가문에도 엄청난 피해가 생기기 때문에 귀속관계를 맺지 않는다네." "귀속관계를 맺지 않아도 상관없는 것인가요?" "평민이 가진 노예는 그런 것을 지켜야 하지만 귀족은 상관이 없다네." "그렇군요." 나는 아침식사를 하며 노예에 대한 궁금중을 풀었다. 카리포 가문에 있던 모든 노예들은 귀속관계가 없으니 다른 노예들과는 다르게 주인이 죽음으로 인해 자신이 죽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또한 귀족의 노예들은 식생활을 확실히 보장해 주고 있으니 편한 생활이다. "기루군 오늘 할일이 많나?" "예, 여러가지 물품들을 구입할 생각입니다." 나는 브리도씨와 대화를 하며 식사를 마쳤다. 다른 가족들은 나와 브리도씨의 말을 듣기만 할 뿐이었다. 브리도씨의 이야기가 있어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첫날의 분위기와는 상당히 달랐다. 처음 나의 신분이 용병이었고 그저 고마운 사람이라 편하게 대했지만 이제는 같은 귀족이니 대우를 해주어야 했기에 브리도씨와의 대화에 참견하지 않은 것이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코토리가 손님방 건물의 앞에 있었다. "코토리 아침은 먹었니? 오늘은 돌아볼 곳이 많다." "예, 먹었어요." 코토리는 내게 씩씩한 목소리로 대답하고 내게 다가왔다. "그럼 나가자." "예, 오늘은 어디로 가실건가요?" "도서관에 잠깐 들렸다가 볼일을 봐야겠다." "네." 나는 어제 도서관에서 구경했던 수많은 책들을 구입할 생각이다. 방법은 미리 생각해 놓았다. 도서관에 있는 수많은 책을 필사하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몇년이 걸릴수도 있는 일이지만 최소 500년을 살아가야 할 나에게 몇년은 빠르게 지나갈 것이다. "어서오세요." 도서관에 도착하자 도서관의 입구에서 출입료를 받는 사람이 내게 인사를 건넸다. "도서관을 관리하는 최고 책임자를 뵐수 있을까요?" "네? 무슨 일로 그러십니까?" "저는 칼루이 영지의 영주인데 많은 책을 구입하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예? 잠...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도서관의 입구 담당자는 내가 영주란 말에 놀라더니 어디론가 뛰어갔다. 도서관의 입구를 담당하던 사람은 영지도 없는 귀족중에 한명이다. 도서관에서 일을 하려면 최소한 어느정도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에 평민은 이곳에서 일을 할 수도 없다. 일반적으로 영지를 가진 귀족은 존대말을 하지 않는다. 나와 대화를 하던 사람은 나의 말투를 보고 그저 자신과 같은 이름뿐인 귀족이라 생각했지만 영지를 가진 영주라고 말하자 놀란 것이다. "안녕하십니까? 라이딘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포나드 페이런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칼루이 영지의 기루입니다." "무슨일로 찾아오셨나요?" "책을 구입하려고 왔습니다." 포나드씨는 나의 말을 듣고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책을 구입하려면 단순히 다른 사람처럼 그냥 담당자에게 지시하여 구입하면 될 일을 자신까지 부르니 황당한 것이다. 포나드 페이런씨는 영지가 없는 귀족으로 살아갈 길을 찾기 위해 자신과 같은 귀족 여러명을 모아 지금의 도서관을 만든 것이다. 일반적으로 귀족들은 황궁에 있는 도서관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다. 그곳은 이곳보다 책도 많으며 귀족들의 출입이 자유로운 곳이다. 포나드 페이런씨는 평민들도 책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서관을 만들고 운영했지만 책값이 너무나 비싼탓에 아무도 이용해 주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귀족들을 주 고객으로 바꾸어 운영을 해왔던 것이다. 자신이 영지가 없는 귀족이라 이것을 운영하는 동안 높은 귀족들에게 갖은 멸시와 박해까지 받아왔다. '이 귀족도 나를 멸시하러 온 것인가?' 포나드씨는 자신의 판단이 맞을 것이라 생각하며 나를 좋은 눈빛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책을 구입하기 위해 자신을 부른 귀족은 그동안 많이 있었다. 부르고서는 그저 도서관에 대한 불편사항을 늘어놓기 일수였다. 황궁보다 도서관이 작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금의 도서관도 황궁을 영지없는 수많은 귀족들이 들락거리며 필사한 것들이다. 노력의 결과라 할 수가 있지만 높은 귀족들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어떤 책을 구입하려 오셨습니까?" 포나드씨는 속으로 화를 참고는 내게 어떤 책이 필요한 것인지 물었다. "이곳에 있는 모든 책의 필사를 원합니다. 언제까지 되겠습니까?" "지금 장난 하십니까?" 포나드씨는 결국 내가 자신을 조롱한다고 생각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포나드씨의 소리가 도서관에 울리며 여러 귀족들이 우리들의 대화를 지켜보았다. "저기 그것이... 저의 영지에 도서관이 없어서 도서관을 만들려고 책을 구하려는 거에요." "예? 정말입니까?" 포나드씨는 나의 말을 듣고는 나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파악을 하지 못했다. 귀족들은 자신의 영지에 도서관을 만들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성 한쪽에 방 몇개를 지어 책을 보관할 뿐이다. 자신의 영지에 도서관을 지으려는 나같은 귀족은 지금껏 있지도 않았다. 책을 보아야 할 사람이라야 영주의 가족들 뿐인데 그나마 대부분의 귀족의 가족들은 수도인 라이딘에서 지내는 경우가 많다. "자금이 얼마나 필요하고 모두 필사하는데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그것이 계산해 보아야 합니다." 포나드씨는 종이를 꺼내어 필기를 해가며 계산하는 것에 열중하였다. 포나드씨는 잠시 후에 계산을 마치고 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이곳에 있는 책을 모두 필사하는 것은 40,000 포르 정도의 돈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큰 문제가 있는데 그것은 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곳 행성에서 사용하는 종이의 질은 좋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일정기간이 지나면 종이가 푸석해지며 썩어서 책이 쓸모없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을 계속해서 보수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라이딘 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을 필사해 간다해도 몇년 후에는 모두 종이가 푸석해져서 쓸모없이 되어버릴 것이다. "포나드씨 그건 걱정마세요. 나름대로 방법이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언제까지 필사를 원하시는 거죠?" "제가 지금 40,000 포르를 지급해 드리겠습니다. 모두 필사해 놓으시면 찾아가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포나드씨는 나의 말을 듣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라이딘 도서관은 영지도 없는 몰락 귀족들이 운영하는 곳이다.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운영하고 있지만 재정이 넉넉한 편은 아니다. 황궁까지 가기 귀찮은 귀족들만이 이용하고 있거나 책을 구입하기 보다는 모두 입장료만 내고 책을 읽고 가는 것이다. 라이딘의 도서관에는 40,000권 가량의 책이 있는데 황궁의 도서관의 절반만한 크기이다. 보통 책을 한권 필사하는데 1포르 정도이다. 1포르는 평민의 한 달 생활비이다. 31세기에 살던 내게 책 40,000권이면 작은 분량이지만 이곳 행성에서는 거의 천문학적인 숫자이다. "모두 필사가 되면 꼭 마법협회를 통해서 제게 연락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포나드씨는 내게 허리숙여 감사의 인사를 하였다. 포나드씨와 인사를 나누고 밖으로 나오자 코토리가 나를 반겼다. "기루형 일이 끝났나요?" "그렇단다. 코토리 그럼 나를 옷을 판매하는 상점으로 안내하거라." "네." 코토리는 도서관에서 남쪽으로 나를 안내해 주었다. 코토리를 따라 길을 걷자 길의 양쪽에 수많은 옷 상점들이 모습을 보였다. 고급 옷부터 평민들이 입는 일반 옷까지 다양한 옷이 상점에 진열되어 있고 그것을 많은 사람들이 살펴보며 구경하고 있었다. "코토리 이곳은 모두 옷을 판매하는 상점만 있는 곳이니?" "네. 다른곳에도 있긴 하지만 이곳이 가장 유명한 곳이에요. 정말 많죠?" "그렇구나." 나는 여러 상점에 들려 여러가지 옷들을 살피며 필요한 것들을 구입하였다. 주로 편리함을 추구하는 옷들 위주로 구입하였으며 나중을 위하여 귀족차림의 옷도 구입하였다. 구입한 옷은 아공간을 열어 그곳에 집어넣었다. "코토리 이제는 잡화상으로 안내해라." "네." 나는 점심때가 되도록 여러 잡화상을 들러 수많은 물품들을 구입하였다. 잡화상에 있던 여러 물품들이 나의 아공간에 들어가자 주인은 놀람을 금치 못했다. 내가 마법사라는 말을 듣고서야 마음을 진정하였다. 그동안 가방을 등에 매고 손을 가방안에 집어넣어 아공간을 열어 이용했지만 오늘은 가방을 가져오지 않아 사람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는 것이다. 옷상점과 잡화상 이외에도 라이딘에 있는 대부분의 상점을 모두 들러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였다. 필요하지 않은 물품이더라도 나중을 위하여 상당히 많은 분량을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나는 9서클 마스터라서 아공간의 크기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모두 구입한 물건들을 집어넣는 것이 가능했다. "코토리 이만 돌아가자. 내일 하루만 고생하면 나도 내가 살던 곳으로 돌아가야겠다." "네, 기루형." 코토리는 오늘 하루 나에게 너무 많이 시달린듯 피곤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코토리 이리 손을 내밀어봐!" "네? 네." 코토리는 나의 말을 듣고는 손을 내밀었다. 나는 내공력을 이용해 코토리의 피로를 풀어주었고 영혼력으로 정신을 맑게 해주었다. "어라? 기루형 어떻게 한거에요?" "마법이야." 코토리는 피곤함이 풀리고 정신이 맑아지자 신기한 듯 나를 쳐다보았다. 마법에 피곤함을 풀어주고 정신을 맑게 해주는 것이 있기는 하지만 내가 한 것처럼 완벽한 피로를 풀어주지는 못한다. "코토리 내일은 무기를 잘 만든다는 대장간에 안내해 주렴." "네." 나는 코토리에게 내일 안내해 줄 곳을 미리 말해주었다. 포니아 마을의 영주에게 목검을 빼앗긴 이후로 어색함을 감출 수 없었다. 9년 동안이나 검을 만지며 생활했던 나이기에 검이 절실히 필요했다. 검이 없어도 손에 검기를 일으키거나 마법으로도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지만 사람의 버릇이 무서운 것인지 항상 몸에 존재하던 검이 없자 무엇인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대장간에 가서 직접 검을 만들 생각이다. 9년 동안 취미생활로 드워프의 기술을 익히며 지냈기 때문에 드워프보다 잘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인간들보다는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기루형 내일 아침에 뵙겠습니다." "그래 쉬어라." 카리포 가문의 저택에 도착하자 코토리는 내게 인사를 하고는 쏜살같이 사라졌다. 나는 손님방에 들어가 낮에 구입하여 아공간에 넣었던 물건들을 일일이 살펴보며 시간을 보냈다. 저녁시간이 되자 카리포 가문의 사람들과 식사를 하고는 별다른 일 없이 방으로 돌아와 잠이 들었다. .......... "기루형 이곳이에요." 코토리가 안내해준 대장간의 벽면에는 수많은 무기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우측에는 검의 종류가 다양하게 있었고 갑옷 종류도 있었다. 대장간 안에서는 계속해서 무엇인가 두드리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었으며 그 소리는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소리였다. 9년 동안 혼자 지내면서 드워프의 기술을 취미삼아 익혀온 나는 이 소리를 듣고 반가움이 들었다. "어서오세요. 무엇을 찾으시나요?" "대장간의 주인을 만날수 있을까요?" 대장간의 밖에서 물건들을 판매하는 사람은 나의 말을 듣고는 나를 안으로 안내하였다. 이 사람은 나를 물품을 수리하러 온 것으로 판단하고 내부로 안내하는 것이었다. 대장간은 주로 물품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온갖 물품을 수리도 하기 때문이다. 대장간의 내부에는 10여명의 사람들이 바쁘게 일을 하고 있었다. 한 사람이 쇠를 집게로 집고 있었고 양쪽에 두 사람이 해머를 들고 그것을 일정하게 내리치고 있었다. 나머지 사람들도 무엇인가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작은 장신구를 수리하고 있었다. 일하는 사람들은 온몸에 땀을 흘리고 있었으며 내가 안내를 받고 들어오자 누군가가 나를 향해 다가왔다. "이곳 주인을 만나러 왔는데요. 만날 수 있을까요?"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죠?" "제가 검을 직접 만들려고 하는데 대장간을 몇일만 사용하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네?" 나의 말을 들은 사람은 나를 머리에서 발끝까지 훑어보더니 이상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제가 예전에 대장간에서 9년 동안 기술을 배운적이 있습니다." "아하 그렇습니까? 기다리세요." 드워프의 기술을 취미삼아 혼자서 실습해 보았으니 배운 것은 맞다. 내 말을 듣고 그제서야 어느정도 이해한 대장간의 직원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내가 대장간에서 기술을 배운적이 있다고 하자 그 직원의 얼굴이 환해지는 느낄 수 있었는데 그것은 동질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원래 대장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물품에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한다. 대장간의 물품들은 그 종류가 다양하다. 장신구, 검, 방어구, 농기구 등 금속제품으로 만들어야 할 것들은 모두 대장간에서 만들어지는게 일반적이다. 그중에 검은 대장간에서도 가장 만들기 힘든 것으로 여러 사람이 도와가며 만들어야 가능한 것이다. 검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정한 크기의 광석에서 철이나 동과 같은 금속의 재료를 분류한 다음에 그것을 일정하게 계속 두드려야 한다. 또한 두드리면서 자체의 열이 낮아지면 다시 뜨거운 화로속에 집어넣어 그 열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절대 혼자서는 할수 없는 일에 속한다. "안녕하세요. 대장간의 주인 한도입니다." "안녕하세요. 칼루이 영주인 기루입니다." "예? 귀족이십니까?" "네, 그렇습니다." 대장간의 주인인 한도씨와 한도씨를 모셔왔던 직원은 나의 말을 듣고는 깜짝 놀랬다. 대장간 직원은 한도씨에게 9년 동안 대장간의 기술을 배운 사람이 검을 만든다고 하기에 기술있는 직원이 일자리를 구하러 온 것인줄 알아서 불러온 것이다. 내가 검을 만든다는 소리를 이곳 대장간에서 일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것이다. "정말로 검을 직접 만드시겠습니까?" "네, 혼자 만들려고 합니다. 예전에도 혼자서 만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한도씨는 나의 말을 듣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대장간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검을 혼자 만들수 있는 사람은 없다. 검을 혼자 만들기 위해서는 무한한 체력과 정신력 그리고 인내력이 필요하다. 검을 만드는 것중에 중요한 것이 강하지도 않고 약하지도 않게 검날을 수백에서 수천번 두드리는 것이 대장간 기술중에 고난이도에 속한다. 귀족이 사용할 검이라면 최소한 수천번은 두드려야 하는데 혼자서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여기 있습니다. 이것은 대장간을 이용하는 이용료입니다." 나는 주머니에서 손을 넣은채 아공간을 열어 10포르를 꺼내고는 한도씨에서 주었다. 10포르면 많은 금액이었지만 한도씨는 당연한 듯 나의 돈을 받았다. 한도씨는 대장간의 주인으로 그동안 무기를 구입하러 왔던 수많은 귀족들을 만나본 경험이 있었다. 특히 이곳이 라이딘에서 유명한 대장간이다 보니 좋은 물품을 구입하기 위해 이곳을 많이 찾는 편이다. 평민들은 비싸서 오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모두 그만해라! 내일까지 이분을 도와드리도록 해라!" 한도씨는 열심히 일하고 있는 10여명의 직원들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대장간에는 항상 쇠 두드리는 소리와 화로가 훨훨 타오르는 소리로 인해 말을 전달할 때는 큰 소리가 아니고서는 전달이 안되기 때문에 한도씨가 크게 소리친 것이다. "예? 이것은 어떻게 합니까?" "그것은 포기하고 다음에 처음부터 다시 해라." 해머를 들고 있던 두 사람은 한도씨를 바라보며 물었다. 두 사람이 하던 일은 검을 만들던 일로서 검날을 일정하게 수천번 쳐야 하는 일이다. 그것이 나로 인해 중단되자 이제는 쓸모없는 금속 조각이 되어버린 것이니 섭섭한 것이다. "다시 말하겠지만 내일까지 이분이 검을 만드는 것을 돕기 바란다. 나도 도울테니 그렇게 알도록." "한도씨 고맙습니다." 나는 대장간의 주인 한도씨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한도씨는 그 자신이 고마울 뿐이다. 10포르면 많은 이익금이기 때문이다. 한도씨의 말을 들은 직원들은 자신들이 하던 일을 마무리 짓고는 대장간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화로를 다시 집히고 단금질하던 물도 다시 버려 새로운 깨끗한 물로 채워 넣으며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검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제가 혼자 할 생각입니다." 한도씨는 나의 말을 듣고는 이상한 듯이 나를 쳐다보았다. 검날을 만들 때는 여러명이 일정하게 해머로 두드리는데 그것을 혼자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가장 뛰어난 검은 일정한 강도로 검날을 수천번 내려치는 것으로 완성된다. 그래서 명검이라 칭하는 검은 한 사람에 의해 탄성된다. 한 사람이 검날을 해머로 내리치면 그 강도가 일정하기 때문이다. '그냥 애착을 갖기 위한 것일까?' 한도씨는 검날을 나 혼자서 만든다고 하자 생각에 잠겼다. 일부 귀족들은 뛰어난 검보다는 자신이 만든 것에 애착을 가지고 사랑을 하기도 한다. 평민들이 보기에 멋에 흠뻑 젖어 있는 귀족들보다야 이런 생각을 가진 귀족들이 그나마 낳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그런 귀족들은 자신이 사용할 물품을 만드는 것에 참여하여 땀까지 흘리니 말이다. "철광석을 주시겠습니까?" "네, 여기있습니다." 석탄가루와 철 그리고 다른 금속들이 섞인 철광석을 받자 나는 그것을 화로속에 집어넣었다. 대장간의 직원들은 그저 나를 바라볼 뿐이다. 아직 자신들이 도와줄 일이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도씨도 나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귀족이면서 어디서 저런 것을 배웠을까?' 한도씨는 내가 철광석을 화로에 집어넣고 불순물을 걸러내는 것을 보며 다른 것은 몰라도 시작하는 부분은 제대로 배웠다고 생각했다. 화로속에서 어느정도 지나자 철광석의 불순물이 빠졌다. "푸시식! 시시!" 나는 불순물이 빠진 철광석을 물속에 집어넣어 식히고는 다시 화로속에 집어넣었다. 불순물이 빠진 철광석은 주먹만한 철조각으로 변해 있었으며 그 부피도 반이나 줄었다. 철조각을 화로속에서 높은 온도로 달군 후에 이제부터 길쭉하게 만들어야 한다. "균형이 제대로 잡힌 해머를 주시겠습니까?" "네, 이것입니다. 제가 가끔 사용하는 것이죠." 한도씨는 나의 말을 듣고는 직원들이 사용하던 해머가 아닌 한쪽에 세워져 있던 해머를 내게 건내주었다. 나는 해머를 한손에 들고 몸에 익숙하도록 하였다. 내공력을 온몸에 순환시키며 오른손에 든 해머에 약간 주입해 보았다. 왼손으로 집게를 이용해 검날을 잡고 오른손으로 해머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우와!" "엄청난 힘이네요." 내가 오른손으로 가볍게 해머를 휘두르며 그 감각을 익숙히 하자 주위에서 보고있던 대장간 직원들이 감탄을 하였다. 해머는 두 손으로 들기에는 어렵지 않지만 한손으로 들고 자신이 마음대로 휘두르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못하는 것도 아니지만 등치도 크지 않은 내가 그러니 모두들 놀란 것이다. "쩡! 쩡! 쩡!" 내가 화로에 있던 철조각을 왼손에 든 집게를 이용해 꺼내고 해머의 받침대에 올려놓은 후에 오른손에 든 해머리 내리치기 시작했다. 이제부터는 정신력 그리고 인내력의 싸움이다. 물론 체력도 중요하지만 내게는 6갑자의 내공력이 있기에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는 계속해서 오른손에 일정량의 내공력을 흐르도록 조정하였다. "쩡! 쩡! 쩡!" 10분 가량이 지나자 대장간의 직원들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무거운 해머를 한 손으로 10분이나 내려칠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그 속도와 강도를 옆에서 지켜본 한도씨의 놀람은 더했다. "쩡! 쩡! 쩡!" 나는 영혼력을 이용해 정신을 계속해서 바로잡았다. 내공력을 이용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한 번 만들기로 한 검이니 명검이라 불릴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명검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 한번이라도 다른 강도로 철조각을 내려쳐서는 안된다. 철조각을 내려친 시간이 30분이 흐르자 철조각은 1m의 길이로 길어졌다. 철조각이 길어지자 나는 그것을 반으로 접기 시작했다. 철조각을 일정하게 두드리다가 가운데만 계속해서 두드리자 철조각이 반으로 접히기 시작했다. 어느정도 철조각이 접히자 나는 화로속에 다시 집어넣어 달구었다. "쩡! 쩡! 쩡!" 화로속에서 뜨거워진 철조각을 재차 꺼내어 반으로 확실히 접고는 다시 일정하게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철조각이 아닌 검날에 가까워져 있었다. 길이는 50cm이지만 계속 내려칠 수록 조금씩 길어지고 있었다. 검날을 내려치는 강도와 시간또한 일정해서 바라보는 대장간의 직원들을 감탄시켰다. "명검이 탄생하겠구나." "정말 대단한 검이 될거야." "쉬지도 않고 어떻게 저럴수가 있지?" 대장간의 직원들은 나를 바라보며 자신들끼리 잡담을 나누었다. 처음에는 그저 귀족이 검을 직접 만드니 대단하다라고 단순히 생각할 뿐이었다. 귀족들의 취미는 너무나 다양해서 마법을 익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러가지 획기적인 것을 개발하는 귀족들도 있다. 하지만 대장간에서 일하는 자신들보다 검을 잘 만드는 귀족은 처음이다. 그것도 단순히 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하고는 비교조차 할 수 없으니 할말을 잃었다. "어? 또 접는다!" "우와!" 한 시간이 흐르자 검날은 다시 1m 가량으로 길어졌다. 보통 명검이라 불리는 검날은 한 번만 접는데 그것은 검날을 두 번 접은 후에도 똑같은 강도로 그것을 내려칠 사람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은 아무리 체력이 강해도 두 시간 이상의 강한 운동을 하면 체력이 모두 떨어진다. 하지만 나는 6갑자의 내공력을 이용했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많지 않았다. "쩡! 쩡! 쩡!" 두 번 접혀진 검날에 처음과 똑같은 강도로 검날을 내리쳤다. 검날을 접고나서 다시 세 시간이 흐르자 검날은 다시 처음과 마찬가지로 1m의 길이로 변했다. 검날을 자세히 살펴보자 비가 오는듯한 무늬가 희미하게 새겨져 있었으며 그 빛또한 회색빛을 보였다. "어어? 세 번째다!" "저거 저러다 부서지는거 아니야?" "재수없는 소리 하자마라." "잘되면 명검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하지만 두 번 접는것도 무리인데 세 번은..." 대장간에서 일하고 있는 10여명의 직원들은 내가 검날을 세 번째 접자 놀란것도 잊은채 대화를 나누었다. 대장간에서 많은 기술을 익힌 그들은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 검날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물 모양의 무늬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세하게 보인다. 원래 검날을 두 번 접지 않는 것은 한 번 접는 검보다 두 번 접는 검날이 약하기 때문이다. 무늬가 새겨진 검은 그 무늬대로 힘을 받으면 검이 깨져 버린다. 하지만 세 번 검날을 접으면 양쪽에 무늬가 새겨져 그 어떤 충격에도 수십배 강한 검날이 탄생하는 것이다. 충격또한 스스로 검날이 흡수하는 것이다. 그리고 검날을 네 번 접게되면 검날 자체가 유연성까지 가지게되어 휘어지기 까지 한다. "한도씨 숯물을 준비해 주시겠어요?" "아, 네!" "모두 잘 들어라. 너희들이 보아서 알겠지만 저분이 만드는 검은 명검이다. 그러니 최고의 숯이 필요하다. 창고에 가서 우리가 쓰던 숯중에서 가장 좋은 것으로 골라와라. 지금 당장 가져와!" "네!" 대장간 주인인 한도씨의 말을 듣고 대장간에서 일하던 직원 세 명이 어디론가 뛰어갔다. 한도씨는 저 정도의 명검이면 모든 것을 최고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원래 검날을 두드리고 난 후에는 그것을 식히기 위해 숯물을 이용한다. 그것은 숯물 자체가 소독 작용도 있고 또한 숯에 의해 검날에 윤이 흐르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당장 저 물을 버리고 우리가 사용할 식수로 가져다 놓아라." "알겠습니다." 대장간에서 사용하던 물은 깨끗한 물이라 하지만 바닥에 흙이 섞인 물이다. 대장간에서 물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 비가 올때 미리 받아놓은 물이기 때문이다. 한도씨는 자신이 우물에서 힘들게 가져온 자신들이 식수로 사용할 물이라도 아깝지 않은 생각이 들었다. 명검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모두 준비되었습니다." 20분이 흐르자 가장 질이 좋은 숯과 식수로 사용할 물이 준비되었다. 한도씨는 직접 숯물을 만들었다. 숯물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은 작업이지만 명검을 식히려면 아주 작은 미세한 불순물이 들어가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한도씨는 대장간을 아버지에게 물려받아 지금까지 운영해오면서 지금처럼 자신이 긴장하기는 오랜만이다. "기루님 숯물이 준비되었습니다." 나는 한도씨의 말을 듣고 거의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 1m의 길이로 검날을 만드는 시간은 30분 가량이었고 첫 번째 검날을 접고 다시 1m가 되는데 한 시간이 소모된다. 검날을 접고난 이후 원래의 검날로 돌리는 시간은 두 배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나는 내공력을 이용했기 때문에 아주 미세한 오차만이 존재해서 정확히 두 배의 시간이 걸린 것이다. "푸시식! 시식! 스스스!" 나는 검날이 1m의 길이가 되자 검날을 들어 숯물에 천천히 집어넣었다. 검날이 숯물에 들어가자 수많은 수증기를 일으키며 부글부글 끓었다. 철조각을 두드려 검날을 만들고 세 번을 접기까지 세 시간 반이나 걸린 것이다. 대장간 직원들도 그동안 자리를 한 번도 이탈하지 않고 내가 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지금이 마지막이라 생각되기에 모두들 감동의 눈빛을 하고 있었다. "스스스" 검날이 숯물에 들어간지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자 나는 검날을 꺼내보았다. 검날은 다른 검들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두께를 유지하고 있지만 광택이 흐르고 있었으며 보통 사람이 보면 볼수 없는 무늬가 그물처럼 새겨져 있었다. 내가 숯물에서 검날을 꺼내보자 대장간 직원들도 가까이 다가와 검날을 바라보았다. "우와 희미하게 그물처럼 무늬가 있네." "예전 대장간의 주인님이 명검에 무늬가 새겨진다고 했는데 그것이 이런 것을 말한걸까?" "검날이 거울처럼 투명하네." "저게 명검인가?" 대장간의 직원들과 한도씨는 검날의 무늬를 바라보며 감탄을 하였다. 일반 사람들은 보지 못하겠지만 검날을 만들어 왔던 이들이기에 쉽게 발견할 수 있던 것이었다. "한도씨 일반 장검 한자루 주시겠습니까? 나중에 계산하겠습니다." "플로 가서 검 한자루 가져오너라." 한도씨는 검날을 감상하다 나의 말을 듣고 정신을 차리고는 직원 한 명을 바라보고는 말했다. 잠시 시간이 흐르자 플로는 멋진 장검 한자루를 거져와 건넸다. "기루님 여기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한도씨는 처음 내가 귀족이란 말을 들었을 때 예의상 인사를 하였다. 하지만 지금의 인사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인사였다. 지금의 모습을 평생 잊기란 불가능 할 것이다. 나는 내가 숯물에 식힌 검날을 집게로 집어들었다. 검의 손잡이는 검날과 따로 제작하여 홈을 파서 일치시키기 때문이다. 집게로 집은 검날을 가져온 장검의 검날과 약간의 충돌을 일으켰다. "픽!" 한도씨가 직원에게 건네받은 장검은 가벼운 소리를 일으키고는 두동강이 나버렸다. 크게 힘을 가하지 않았는데도 반토막이 난 것이다. "장검이..." "세상에..." 한도씨가 건넨 장검이 나의 검날에 가볍게 부딪힌 것으로 반토막이 나자 모두들 깜짝 놀랬다. 하지만 나는 내가 만든 검날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만약 드워프 도서관에서 읽었던 고대 기록에 의하면 완벽하게 검날을 세 번 접을 경우 소리없이 돌이나 금속을 자를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좀 쉬었다가 마지막 작업을 해야겠군.' 나는 검날을 네 번 접을 생각이다. 그래야 검에 유연성이 새겨지기 때문이다. 지금의 검날에는 그물모양의 무늬가 새겨져 있어서 수많은 마름모의 무늬가 보인다. 하지만 검날을 네 번 접으면 그 가운데 수많은 직선의 무늬가 생겨 결국 수많은 삼각형의 무늬가 검날에 새겨지는데 이때는 검에 유연성이 생겨나 검이 나무가지 휘어지듯이 구부릴 수 있다. 원래 검날을 네 번 접으려면 곧바로 접어야 해지만 내가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마법검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마법검을 만들기 위해서는 검날에 수많은 마법수식을 그려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만든 검날은 마법검을 만들기가 불가능한 것에 가깝다. 세 번 접은 검날에 마법수식을 그려서 활성화 시킨다면 검날을 다시 가공할 수 없다. 마법검을 만든 후 가공한다면 마법수식이 모두 파괴되기 때문이다. 또한 반대로 검날을 네 번 접은 후에 마법수식을 그린다는 것도 힘들 뿐더러 설사 그린다해도 검날이 파손될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미리 변화될 것을 예상하고 마법수식을 그려넣어야 되겠군.' 여러가지 생각끝에 내가 생각한 것은 검날에 마법수식만을 미리 그려넣고 네 번 접은후 원래의 길이로 검날이 길어지면 그 때 길어질 것을 예상하여 그려놓았던 마법수식을 활성화 시켜 마법검을 만드는 방법이다. 이것은 거의 모험에 가까운 것으로 설사 실패한다고 해도 검은 손상될 염려가 없다. 마법수식을 검날에 새기고 그것을 반으로 접으면 마법수식의 모양이 검날의 길어짐에 따라 변화된다. 이것을 예상하고 마법수식을 그려야하니 복잡한 마법수식의 계산이 필요하다. 다행인 것은 나에게 생체컴퓨터의 능력이 있어 마법수식의 계산이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한도씨 저와 함께왔던 코토리는 아직도 밖에 있나요?" "제가 오래걸릴듯 해서 돌려보냈습니다." 대장간의 직원 한명이 내게 말을 하였다.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이렇게 오래 걸릴줄은 몰랐네요." "기루님 명검의 완성을 축하드립니다." 한도씨는 내게 명검을 만든 것을 축하해 주었다.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에요." "네? 완성되지 않았다니요? 손잡이 때문에 그런 것인가요?" 한도씨는 나의 말을 듣고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세 시간 반이나 걸리면서 검날을 세 번 접고 더이상의 가공은 불가능에 가까워서 전한 말이다. "손잡이 때문이 아니라 검날을 네 번 접을 생각입니다." "뭐라구요? 하지만 지금까지도 어렵게 세 번을 접은 것이 아닙니까?" "사실 제가 사용한 기술은..." 나는 내가 사용한 기술이 드워프들이 사용하는 기술이라 전해주었다. 그리고 검날을 몇 번 접느냐에 따라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모두 설명해 주었다. 드워프 기술이라 하지만 이것은 인간이 배우기에 거의 불가능한 방법이란 것을 설명해 주었다. 그 이유까지 말해 주었는데 드워프는 인간들보다 작으면서 통통한 체격을 유지하기 때문에 어른 드워프가 되면 반나절을 해머로 내리쳐도 그만한 체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아무리 체력이 좋아도 두 시간 이상의 체력유지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기루님은 가능하지 않았습니까?" 한도씨는 내게 인간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고는 나에게 질문을 하였다. "저는 방금전 내 몸에 마법을 이용해서 지금까지 버텨온 것입니다. 저는 마법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죠. 누군가가 한도씨에게 마법을 계속 시전하고 당신이 나처럼 검을 만든다면 가능한 일이겠죠." 나는 내공력에 대해 설명하기가 어려워 그냥 마법이라 말해주었다. "마법사신가요?" "네, 그렇습니다. 8서클 마스터이고 얼마전 귀족이 된 것이죠." "아하 그렇군요. 어쩐지 세 시간 반을 무거운 해머를 똑같은 강도로 내려친다고 했더니..." 한도씨는 나의 말을 듣고는 아쉬움을 느끼며 이해했다. 나는 한도씨의 말을 듣고는 나의 기술을 약간 전수하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이들은 내가 8서클이라 말해도 놀라지 않은 이유는 일반 평민들은 마법사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마법사라는 존재는 그저 무엇이든 할 수 있으며 수백명을 한 번에 죽일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저와 같이 만들기는 힘들지만 노력한다면 이것과 비슷하게 만들수 있는 방법이 있기도 합니다." "네? 정말입니까?" 한도씨는 나의 말을 듣고는 기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보았다. "저의 검을 완성시키고 하루 머물면서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정말입니까?"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흑흑흑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한도씨는 갑자기 바닥에 엎드려 내게 인사를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다른 직원들도 바닥에 엎드려 인사를 하며 내게 고마움을 전했다. 나는 이들을 진정시키고 내가 할일을 말하였다. 검날에 마법수식을 그린 후에 검날을 접어 원래의 길이로 만드는 것이다. 검날이 완성되고 난 후에 마법수식은 검날의 내부에 존재할 것이다. 그것을 활성화 시키면 마법검이 되는 것이고 설사 실패하더라도 검으로서도 최상의 검이니 아쉬운 점은 없을 것이다. "한도씨 식사좀 준비해 주시겠습니까? 목욕도 해야겠습니다. 이번에 검날을 접으면 네 번째라서 계산대로라면 일곱 시간동안 검날을 두드려야 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이들은 내가 마법으로 체력을 유지한 다는 것을 알고는 일곱 시간도 문제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들이 마법사였다면 그런 생각은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법으로도 한 시간의 이상을 체력유지하는 마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많은 마나의 필요로 인해 사람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카리포 가문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지금까지 점심식사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를 지켜본 한도씨 그리고 대장간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였다. 한도씨와 대장간 직원들은 영광스럽다는 듯이 식사를 함께 하였고 식사를 마치자 목욕물도 준비해 주었다. 우습게도 대장간 직원들이 목욕통을 대장간에 준비해 주었기 때문에 모두들 있는 곳에서 목욕을 하며 땀을 씻어 냈다. 대장간 직원들은 그동안 귀족들이 무기나 방어구를 수리 또는 구입하러 올 때마다 심부름을 시켜서 비난했다. 하지만 내가 목욕물을 준비해 달라고 했을 때 이들은 정말 기뻐하였다. 내가 부탁한 것을 심부름이기 보다는 검날을 완성시키기 위한 과정의 하나로 생각해 주었기 때문이다. 세 시간 반이나 검날을 해머로 두드리면서 나의 몸은 전체가 땀으로 범벅 투성이었다. "심볼!" "심볼!" 나는 8서클의 심볼마법을 이용해 반으로 접혀 두드릴 것을 예상하며 마법수식을 일부러 찌그러지게 그려 넣었다. 마법수식은 검날이 반으로 접혀 완전히 펴지게 되면 제대로 된 마법수식이 될 것이다. 그것도 외부가 아닌 검날 내부에 그려지게 되는 것이니 잘못된다 하더라도 검에는 아무런 피해가 없다. 검날에 새겨넣은 마법은 상당히 많았다. 나만이 사용할 수 있도록 나의 지문정보를 마법수식에 모두 첨가하였으며 마나의 집적을 가능하는 마법수식은 물론 8서클 까지의 다양한 마법을 걸어 넣었다. 이것은 내가 9서클 마스터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심볼!" 8서클 까지의 수많은 마법수식을 그려넣느라 심볼마법을 수없이 시전하였다. 검날에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마법수식이 새겨졌고 검날이 접히는 부분에는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았다. 검날의 중앙은 접히는 부분이라 마법수식의 그림이 파손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후루루" 내가 마법수식이 새겨진 검날을 화로속에 집어넣자 불길이 치솟으며 소리를 내었다. "쩡! 쩡! 쩡!" 1분 가량이 지나자 검날은 시뻘겋게 달아올랐고 나는 검날을 꺼내서 검날의 중앙을 계속 내리쳤다. 그러자 검날의 양 끝이 위로 솟치더니 반으로 접을 수 있도록 되었다. 나는 화로속에 다시 검날을 집어넣었다가 꺼내어 반으로 접고는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검날을 원래의 크기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검날이 원래의 크기로 되는 시간을 일곱 시간으로 예측하지만 정확한 것은 알수가 없는 일이다. "쩡! 쩡! 쩡!" 내가 검날을 해머로 내리치는 동안 한도씨는 물론 대장간 직원이 모두 나를 지켜보았다. 한도씨는 직원에게 시켜 대장간의 문을 걸어 잠그도록 지시했다. 손님이 와서 지금의 작업에 영향을 미치게 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장간에서 일을 하는 동안 이런 모습을 보기란 평생이 가도 힘든 것이다. 그것을 알고 있는 한도씨는 대장간을 쉬기로 하고 모든 직원이 나를 지켜보도록 하였다. "쩡! 쩡! 쩡!" 시간이 지날 수록 나의 몸에는 땀이 젖어 들었다. 땀을 씻어내고 시작했는데도 불구하고 내공력을 일으켜 계속해서 검날을 내리치자 육체도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무리 내공이 6갑자라지만 내공력과 체력은 다른 것이다. 내공력에 의해서 힘은 무한으로 지원할 수 있지만 그것을 운용하는 체력이 문제인 것이다. 일곱 시간이 흐르자 나의 검날은 원래의 길이로 복원되어 있었다. "한도씨!" "준비 되었습니다." 내가 한도씨를 부르자 그는 자신을 부르는 이유를 안다는 듯이 알아서 식수를 이용한 깨끗한 숯물을 대기시켜 놓았다. "푸시식! 스스스! 부글부글" 내가 검날을 숯물에 담그자 수많은 수증기가 발생하였고 숯물은 부글부글 끓었다. 나는 검날을 빙빙 돌려가며 숯불에서 식혔고 수증기가 잠잠해지자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다. 그리고는 검날을 쥐고 있던 집게까지 놓쳐 버렸다. "기루님!" 내가 자리에 주저앉자 한도씨는 내게 다가와 나를 부축 하였다. "이제 완성되었습니다. 좀 테스트좀 해주시겠습니까?" "그럼요. 걱정말고 지켜보세요." 한도씨는 나의 부탁을 허락하며 직원에게 장검 다섯 자루를 가져오라고 시켰다. 직원이 멋진 장검 다섯 자루를 가져오자 한도씨는 집게를 이용해 내가 만든 검날을 집고는 장검과 부딪혀 보았다. "휘이익" "쨍그랑" 내가 만든 검날은 장검과 부딪히자 그저 바람소리만을 낼 뿐이다. 하지만 검날에 부딪힌 장검은 반토막이 되어 바닥에 떨어졌다. "쨍그랑" "쨍그랑" 네 자루의 검들도 내가 만든 검날에 반토막이 되어 나뒹굴렀다. 한도씨도 나의 검날을 살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제 검날 내부에 있는 마법수식을 활성화 시켜야 하겠지만 아직 손잡이와 검집이 완성되지 않아 그것은 불가능했다. 마법을 활성화 시키면 나 이외에는 검날을 만질 사람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도씨 쓸만한 검의 손잡이가 있습니까?" "네, 있긴 있습니다만 그렇게 좋은 것이 아닙니다." 한도씨는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한도씨가 가지고 있는 검의 손잡이는 꽤 다양하고 나름대로 멋지다고 생각되지만 내가 만든 검을 보고는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며 말을 하였다. "그렇다면 제가 직접 만들어야 되겠군요. 그럼 내일부터 제가 한도씨에게 아까 말해던 기술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그러면서 손잡이하고 검집을 만들어야 되겠군요." "그렇게 해주시면 이 은혜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한도씨는 내게 감사의 인사를 하며 말했다. 나는 한도씨가 마음에 들어 기술을 전수하리라 마음 먹은 것이다. 나는 검날을 가져오지 않고 대장간에 두고 카리포 가문의 저택에 돌아왔다. 그것은 한도씨가 그것을 보고 마음가짐을 깨끗히 하라는 뜻에서 두고 온 것이다. 카리포 가문의 저택에 도착하여 흘린 땀을 씻어내고는 저녁을 먹었다. 너무 피곤한 하루를 보낸 탓에 내공력을 운기하여 몸의 피로를 풀었고 영혼력으로 정신을 맑도록 하였다. 아침에 저택을 나가 대장간에서 10시간 동안 해머를 들고 검날을 두드렸으니 피곤하지 않다면 잘못된 것이다. "기루형 일어나세요. 해가 중천이에요." 나는 너무 피곤한 관계로 다음날 늦잠을 잤다. 아침식사를 하라고 말하는 노예의 말도 무시하였고 결국 아침이 지나 점심때가 되어가는 시간에 코토리가 부르는 소리에 잠을 깼다. "알았다. 코토리 이제는 나의 방에 올 필요가 없단다. 이제 라이딘에서의 볼일은 모두 끝났거든." "예. 그러면 조만간 돌아가시겠네요?" 코토리는 아쉬운 듯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아마도 이틀은 머물다가 돌아갈 것 같구나." "네, 기루형. 저는 그럼 가볼께요." 코토리가 돌아가자 나는 세면을 하고는 노예에게 간단한 식사를 갖다달라고 하였다. 그리고 식사후에 대장간을 향해 걸었다. 대장간에는 문이 닫혀 있었다. "누구시요?" 내가 대장간의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문을 닫은 것이죠?" "기루님이십니까? 어서 들어오세요." 나의 목소리를 들은 직원은 얼른 물을 열고는 다시 문을 닫고 어제 작업하던 장소로 나를 안내하였다. "기루님 어서오십시요." "네, 그런데 왜 대장간의 문을 닫으셨나요?" 나는 대장간의 문을 왜 닫았는지 궁금하였다. "기루님께서 기술을 가르쳐 주신다기에 방해받지 않으려고 문을 닫았습니다." "아하 그렇군요." 나는 한도씨가 가리키는 곳에 앉아 내가 알고있는 검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내가 검을 만든 것처럼 검을 계속해서 접는 방법이 아닌 검을 접지 않으면서 해머를 이용해서 검 자체에 충격이나 강도를 높이는 무늬를 만드는 방법이다. "이렇게 해머를 사용하면 됩니다." 나는 해머를 들고 쇠조각을 여러번 특이한 방법으로 내리쳤다. 그리고는 그 쇠조각을 한도씨는 물론 직원들에게 보여주었다. 쇠조각에는 한쪽 방향으로 비가 내린듯한 부늬가 새겨져 있었다. "반대 방향으로 하면 반대쪽에서 무늬가 생깁니다." 나는 검날을 만들 때 무늬를 검날 겉에만 새기는 것이 아니라 검날 자체가 무늬가 생기도록 가르쳤으며 이론적인 부분은 모두 이해하였지만 직원 10여명이 모두 따라했지만 그중 한 명만이 나의 엇비슷한 무늬를 만들어 내었다. "연습하면 됩니다. 6개월 정도만 연습한다면 저번처럼 검날을 수천번 두드리지 않아도 그것과 비슷한 강도를 가진 검을 만들수 있을 겁니다." "기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한도씨는 나의 말을 듣고는 대부분 이해한 듯 싶었다. 단지 처음 해보는 것이라 성공하진 않았지만 자신의 직원이 한 명 비슷하게 성공하는 것을 보자 연습하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한도씨의 인사를 듣고 검의 손잡이를 만들기 시작했다. "쾅! 쾅! 쾅!" 검의 손잡이는 많은 강도를 가지고 있으면 오히려 위험하다. 사람이 직접 만져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검날의 충격을 흡수해 주고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좋은 검을 사용하는 용병들이나 기사들은 5년 정도가 지나면 검날을 바꾸어 준다. 시간이 지나면 손잡이가 파손될 염려도 있고 또한 충격을 흡수하는 정도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심볼!" 나는 손잡이에 손바닥으로 잡았을 때 미끄러지지 않는 문양을 새기고 이름을 적었다. '기루 칼루이'라는 이름을 새기고 마법수식도 함께 새겨 손잡이가 파손되지 않도록 하였으며 충격까지 흡수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오직 나만 만질수 있도록 지문의 정보를 인식하는 마법수식을 그려 넣었다. 검날 내부에도 나를 인식하는 지문정보를 그려 넣었지만 그것은 검날이지 손잡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검날을 네 번째 접기전에 그려 넣었던 마법수식이 활성화 되지 않는다면 손잡이에라도 몇개의 마법을 또다시 첨가해야 한다. "컨틴젼시!" 나는 손잡이가 완성되자 일단 검날에 대고 컨틴젼시 마법을 시전하였다. 수많은 마나가 나의 왼팔로 빠져나가면서 마법수식이 검날에 약간 비추더니 사라졌다. 다행스럽게도 내부에 그려진 수많은 마법수식이 제대로 활성화 되었다. 검날 내부에는 1서클부터 8서클 까지의 수많은 마법수식이 그려져 있어서 마나의 집적도 또한 대단해서 하루에 여러번 사용할 수 있다. "컨틴젼시!" 나는 손잡이에 있는 마법수식도 활성화 시켰다. 내가 만든 검에는 나를 인식하는 부분이 두 가지나 생겼다. 검날 내부의 마법수식과 손잡이 부분의 마법 수식이다. 내가 만든 검은 이제 나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만질수 없다. 나는 검이 완성되자 기쁨을 감출수 없었다. "휴우" 검이 완성되자 크게 숨을 쉬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9년 동안이나 사용했던 목검을 대신할 나의 검이 완성된 것이다. 얼마동안 사용할 지는 미지수이지만 별다른 일이 없다면 내가 죽을 때까지 사용하리라 마음 먹었다. "한도씨! 검집 하나만 주세요." "아니 이왕이면 검집도 만드시죠?" 한도씨는 내가 손잡이를 만드는 것을 지켜봤기 때문에 검집도 직접 제작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검집까지 만들 생각은 없다. 나의 검은 상당히 독특했지만 내가 손잡이에 마법수식을 첨가하여 검의 광택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막아놓았다. 지금 나의 검은 광택이 사라진 것이다. 내가 마법사란 것을 알고있는 한도씨는 내가 미리 검의 광택을 마법으로 없앤다고 말했기에 놀라지 않았다. "저는 그저 평범한 모습의 검집이 좋습니다." "그러시다면 제가 평범한 검집을 가져오지요." 한도씨가 잠깐 어디론가 가더니 잠시 후에 검집을 들고 나타났다. 그가 가져온 검집은 흑색의 검집으로 아무런 문양도 없었다. 평범한 검집이지만 왠지 끌리는 검집이었다. 한도씨는 내게 검집을 내밀고는 받으라는 눈짓을 하였다. "무슨 검집이 이렇게 흑색이죠? "광택이 없긴 하지만 의외로 강도가 높습니다. 예전에 어떤 기사가 사람을 죽이지 않기 위해서 검집으로 사람을 공격한다고 하기에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 것이죠." 한도씨는 검집을 살펴보며 옛 회상에 잠시 잠겼다. 오래전 그 기사는 너무도 착해서 적을 죽이지 않았다. 결국 검집이 완성되기 전에 적에게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아무리 실력이 좋은 기사라 하여도 적을 죽이지 않는다면 결론은 항상 같다. 한도씨가 검집을 일찍 만들어 주었다면 그 기사는 얼마 동안 더 살았을 지도 몰랐다. "그런데 그 기사는 왜 검집을 찾아가지 않았죠?" "검집을 찾아가기 전에 싸움에서 적에게 죽임을 당했죠. 적을 제압하고는 결국 죽이지 못했고 적은 그것을 이용해서 기사를 죽였지요. 제가 일찍 전해줬어도 얼마 동안은 더 살수 있었을텐데." 한도씨의 말을 듣고는 나는 검집을 새삼스럽게 바라보았다. 사람을 죽이지 않고 검집을 이용해 적을 공격하려고 생각했던 기사라니 상상이 가지 않는다. 대장간의 직원들은 모두 내가 가르쳐 준 기술을 해본다고 철광석을 녹여서 실습하고 있었다. 어느정도 연습하면 성공할 수 있는 일이기에 특별히 가르쳐 줄 것도 없었다. "한도씨 정말 고마웠습니다. 언제 시간나면 칼루이 영지에 찾아주세요. 가보겠습니다." "아니 저야말로 고마웠습니다. 나중에 꼭 찾아뵙도록 하지요. 안녕히 가세요." 나는 한도씨에게 인사를 하고는 검을 들고 카리포 가문의 저택으로 돌아왔다. 나는 목검이 아닌 철검에 익숙하기 위해 오른손으로 검을 들었다. 나의 신체는 심장과 왼팔에 마나가 모여서 왼손으로 마법을 펼치기 편했고 오른손으로는 내공력을 일으키기 편리했다. "브리도씨 저는 내일 칼루이 영지로 떠날 생각입니다." "그런가? 정말 아쉽구만." 그날 저녁 식사를 하며 브리도씨에게 돌아간다고 전했다. 그동안 지내면서 나의 볼일은 끝났기 때문이다. 구입하려고 마음 먹었던 책은 당장 구입하지는 못했지만 필사해 놓기로 하였으니 나중에 찾아가면 된다. 나머지 물품들은 코토리가 수많은 상점을 안내해 주어서 아공간에 모두 집어넣었다. 또한 빼앗긴 목검을 대신할 검도 얻게 되었으니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나중에 어려운 일 있으면 연락주세요. 꼭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래주겠나? 말로만도 고맙군." 브리도씨는 나의 말을 듣고는 기뻐해 주었다. 그동안 나를 위해준 것은 이 말을 듣기 위해서일 것이다. 귀족들이 가장 귀중히 여기는 것중에 하나가 귀족들끼리의 약속이다. 이 약속을 꼭 지킬 필요는 없지만 대부분 자신의 명예를 위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킨다. 명예스럽지 못한 귀족도 귀족끼리의 약속은 지키는 편이다. 그래서 브리도씨는 나의 말을 듣고 기뻐한 것이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브리도씨를 비롯해 그의 가족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의 주제는 여러가지 였지만 별로 중요한 것은 없었다. 그저 서로의 친목을 위해 항상 이야기하는 것 뿐이었다. .......... 제 목: 독재자 [21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3-13 969 60 6. 노예 - 1 '이제 라이딘을 떠나는 구나.' 뒤돌아 멀리 보이는 카리포 가문의 저택을 바라보았다. 아침에 떠나려고 했지만 브리도씨와 이야기가 길어지다 보니 늦은 오후에 저택을 나올 수 있었다. 라이딘을 벗어나면 바로 어두워지겠지만 혼자 돌아가는 것이라 라이딘에 올 때처럼 천천히 움직일 필요는 없다. 그저 경신술을 발휘해서 빨리가도 다음 마을에 도착하는 것에는 얼마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 텔레포트 마법으로 칼루이 숲까지 곧바로 갈수도 있다. 나는 아리아에게 약간의 섭섭한 점이 있었다. 칼루이 마을에서 카리포 가문의 저택까지 무사히 데려다 주면서 무엇인가 바란것은 아니지만 속으로 그녀가 나를 좋아했으면 하고 바란적은 있었다. 아리아는 내게 생겼던 감정이 어려움을 같이 겪어서 잠시 의지했던 것이라 판단했던 모양이다. 나는 카리포 저택을 나서고 라이딘의 중심을 지나고 있었다. 그동안 저택에서 지내면서 라이딘에 있는 여관에서 한 번도 지내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며 여관과 술집을 겸하는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아차 술을 구입하지 않았구나.' 모든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면서 술을 잊은 것이다. 겸사겸사 여관겸 술집을 향해 걸어가며 하루만 라이딘에서 머무리라 생각했다. "어서오세요." 모든 일과가 끝나는 오후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탁자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 "오늘 하루 쉴 수 있을까요?" "네, 그럼요." 나는 혼자 지낼 방을 예약하고는 탁자에 가서 맥주를 시켰다. 이곳 행성의 인간들이 먹는 술의 종류는 많지 않은 편이다. 그저 여러 곡류를 섞어 발효시켜 만들 뿐이다. 아리아와 함께 라이딘에 오는 동안 각 마을의 여관에서 술을 먹는 다른 사람들을 살펴보고 알았던 사실이다. 각 지방에 따라 맥주를 만드는 재료가 다른 것이다. "여기 있습니다." 나는 술집에서 일하는 직원이 가져다주는 맥주를 들여다보았다. 나는 평행우주 건너편의 31세기에서도 음주를 하지는 않았다.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뿐더러 주위에 음주를 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갈색빛을 띄고있는 맥주를 바라보며 이왕 시킨거 맛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루룩" 나의 목구멍으로 약간의 맥주가 목을 타고 들어갔다. 31세기의 탄산음료를 먹었을 때와 비슷하게 목에 따끔한 느낌을 주었으며 식도를 타고 들어간 맥주가 신체의 내부 기관들을 느껴지도록 하는 것 같았다. 약간을 마셨는데도 온몸을 나른하게 만들었다. "후와 이것이 술인가?" 내가 살았던 곳에서 술은 줄거움을 주는 대상물이 아니었다. 모든 것은 현실처럼 느껴지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수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은 물론 시뮬레이션 안에서 자신이 만들어낸 여성과 성관계도 가능한 최첨단 기술이었다. 모든 기술이 부작용을 유발하듯이 시뮬레이션도 현실과 가상을 구분못하는 일부 사람들에게 정신이상이라는 판단을 부여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자신의 꿈과 이상을 실현하는 것이 즐거움이었다. "진짜와 가상이 이렇게 다른 것인가?" 내가 살았던 곳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술을 먹어본 경험이 있었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호기심에서 먹어봤지만 그저 어지러움과 구토증세만 일으켰기에 다시는 시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먹어본 맥주는 오래전 가상에서 느낀 기분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이었다. 어쩌면 이곳이 내가 살던 행성과는 술의 느낌이 다르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꿀꺽! 꿀꺽!" 맥주를 마셨기에 기분은 상당히 묘했지만 모든 신체는 정상에 가까웠다. 탈태환골을 거치고 6갑자의 내공력까지 가지고 있는 나의 신체는 그저 술의 느낌만을 전달해 줄 뿐이다. 나는 한 컵의 맥주를 마시고 탁자에 앉아 묘한 기분을 즐겼다. "이봐 이만 가보도록 하지. 이러다 늦겠어." "벌써 이렇게 되었나? 얼른 일어나야겠군." 술을 마시던 옆의 탁자에서 일행들이 일어나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갔다. 급한 볼일이 있는 것 같았다. "우리도 가세나." "그럼세." 조금 시간이 흐르자 술을 마시던 많은 사람들이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고 빠져나가자 나는 어리둥절했다. 이곳 라이딘에 무슨 통금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술집이 문을 닫을 시간도 아닌 것 같았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많은 사람들이 같은 이유 때문에 밖으로 나간 것 같았다. "저기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나는 탁자를 치우고 있던 여직원에게 말을 건넸다. 술을 먹던 손님이 빠져나가자 계속해서 탁자를 깨끗히 치우던 여직원이었다. 이쁘게 생기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못생기지도 않은 직원이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저기 술을 먹던 사람들이 다들 어디로 가는 거죠?" 나는 술을 먹던 사람들이 빠져나간 이유를 알고 싶어서 말했다. "라이딘에 사시는 분이 아니신가보죠?" "네, 다른 곳에서 얼마전에 왔습니다." "오늘은 노예경매를 하는 날입니다. 소매로 판매하는 노예하고는 다르게 수십명에서 수백명의 노예를 판매하고 있지요. 그것을 구경하러 간 거에요. 노예들을 판매할 때 하자가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서 모든 옷을 벗겨서 거래하는데 여자 노예도 모두 벗기거든요."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나는 직원에게 감사인사를 하고는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지금 나의 수중에는 노예를 수십명 살 돈은 가지고 있었다. 이것은 재상이 내게 준 돈으로 대부분 영지로 받았지만 일부는 돈으로 받았다.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느라 반을 써버렸지만 남은 반으로도 노예 수십명은 살 수 있었다. "카리포 가문처럼 노예를 사서 심부름을 시키면 편할텐데." 나는 카리포 가문에 있는 수많은 노예들을 생각하며 생각에 잠겼다. 귀족의 저택에서 지내면서 숲속에서 혼자 자급자족하며 9년 동안 지낸 생활은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미계인에 가까운 생활이었다. 그 생활이 싫어서 라이딘까지 와서 많은 문화적인 물품을 구입해 돌아가지만 내가 직접 모든 것을 설치하고 사용한다는 그것도 문제는 있다. '노예들을 사서 그들을 부려 먹을까?' 나는 라이딘에서 내가 혼자먹을 식량 5년치를 구입하였다. 그리고 수많은 요리기구까지 구입하였지만 내가 직접 요리를 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노예가 있다면 노예에게 요리도 시킬 수 있고 모든 귀찮음에서 탈출할 수 있는 것이다. '나도 가서 노예들을 구입해야겠다. 그래야 나도 편하게 지내지.' 나는 술집에서 일하는 직원이 가르쳐 주는 노예경매의 장소를 향해 걸어갔다. 노예경매를 하는 장소는 황궁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는 공터에서 한다. 노예에 관련된 사항은 국가에서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노예경매시 많은 경비병이 지키고 있는다. 또한 평민이 노예를 구입할 경우 그들에게 귀속관계의 마법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마법사까지 지키고 있다. "웅성웅성... 웅성웅성" 라이딘의 중심을 지나 황궁 근처로 가자 넓은 공터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공터의 한쪽에는 마차가 수십대 늘어서 있고 마차 위에는 벌거벗은 노예들이 타고 있었다. 마차의 옆에는 나무로 된 단상이 임시로 만들어져 있고 그 위에는 어떤 남자가 무엇인가 지시를 하고 있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가 단상의 뒤쪽에서 100여명의 경비병이 나와 공터를 감싸고 일부분은 노예들의 마차를 지켰다. 공터에는 약 500여명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노예들을 보며 옆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라이아의 재상부 소속의 코보러입니다. 지금부터 노예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 단상에 올라선 사람은 소리가 크게 울리는 마법물품을 가지고 있었는지 목소리가 공터에 크게 울렸다. 노예경매를 시작하는 말을 한 후에 경매하는 방법과 주의할 사항들을 길게 늘어놓았다. 여러번 경매를 해왔는지 모든 말들이 빠르게 이어졌다. "정말 죽이는구만. 자네도 저것을 구경하러 왔나?" 나는 경매에 대한 사항을 주의깊게 듣다가 옆의 사람이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 사람은 벌거벗은 노예들을 가리키고 있었는데 그곳에는 여성의 노예들만이 타고 있는 마차였다. 노예들을 판매하기 위해 모두 옷을 벗겨놓아 일부의 노예들은 가슴은 물론 하위의 중요한 부위까지 모두 노출되어 있었다. "내 마누라 모습이 아니고서야 언제 저런 것을 구경하겠나? 자주좀 했으면 좋겠는데 요즘은 전쟁도 일어나지 않아서 노예가 새로 생기질 않으니..." 내게 말을 건넨 사람은 노예경매가 자주 있지 않다는 것을 한탄하며 여성 노예들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아마도 이곳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구경하기 위해서 온 것 같았다. "저 노예들이 어디서 온 것이죠?" "자네 모르나? 저 노예들은 카토루 제국에서 우리 라이아 소국에 강제로 비싸게 판매한 노예들이라네. 우리나라가 카토루 제국의 식민지니 이런꼴을 당하는 거지." 라이아는 오래전 카토루 제국에게 점령당해 식민지가 된 나라다. 매년 라이아의 세금을 빼앗아가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자신들이 전쟁을 하여 획득한 노예를 라이아에 강제로 넘겨 돈을 받아가는 것이다. 라이아가 발전을 이루어도 그만큼 카토루 제국에서 빼앗아가니 나라꼴이 엉망인 것이 현실이다. 라이아는 식민지가 되기전에 소국이었다. 라이아에 살고있는 수많은 백성들이야 라이아 소국이라 지칭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카토루 제국의 식민지라 불릴 뿐이다. 반란을 일으키려 하여도 제국은 소국의 15배 가량의 국력을 가지고 있어서 반란이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저 노예들은 그럼 어느 나라의 사람들이죠?" "카토루 제국이 하도 많은 나라를 침략해서 나도 모르겠네. 여러나라 사람들이 골고루 있겠지. 저런 노예들은 상당히 위험한 것들이야. 재수없으면 주인에게 덤벼 같이 죽자는 놈들도 있으니 말이야. 그래서 귀족들도 저런 노예들은 함부로 구입하지 않아. 영지없는 귀족이나 돈 많은 평민들이 일꾼으로 쓰려고 구입할 뿐이지." 카토루 제국은 라이아 소국 이외에도 수이 소국의 식민지를 가지고 있으며 영토의 크기가 너무 넓은 관계로 제국의 경계선에서는 수십년 동안이나 잦은 전쟁이 항상 있어왔다. 지금의 노예들도 그런 잦은 전쟁으로 인해 생긴 노예들이다. "여보게 저 노예의 가슴을 보게나 정말 크지 않나? 그리고 허리는..." 내가 묻는 질문에 대답을 한 사람은 결국 자신이 목적했던 것에 눈을 돌리고는 입가에 침을 흘리며 더욱 자세히 감상하기 위해 노예들의 마차를 향해 걸었다. 공터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앞으로 가는 것이 불가능한데도 불구하고 그 사람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 필사적으로 사람들을 밀치며 전진하다가 결국 노예의 마차앞까지 가더니 실컷 감상을 즐겼다. "그럼 노예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 나는 단상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실질적인 노예경매가 시작된 것을 알아챘다. 나도 노예를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들려오는 소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하였다. "먼저 힘좋은 노예들부터 시작하겠습니다." 황궁의 재상부 소속인 코보러씨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많은 사람들리 차례차례 올라오는 노예들을 살펴 보았다. 모두 남자이고 근육이 많이 붙어 있었다. 카토루 제국의 경계선에서 일어나는 전쟁터에서 잡혀왔으니 병사였을 확률이 높았다. 노예들이 올라오자 얼마 되지도 않은 시간에 노예들이 모두 판매되어 버렸다. 힘좋은 노예들은 평민들에게 상당히 인기가 있었다. 힘좋은 노예의 다음부터는 쓸모없는 노예들이 계속해서 올라왔다. 어린아이는 물론 노인까지 올라왔지만 모두 판매되었다. 내게는 그런 노예들이 생각보다 불쌍하게 보이진 않았다. 나 자신도 이런 것에 놀랐다. 평행우주 건너편의 31세기에서 보았다면 불쌍하게 여기고 도와주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곳 행성에서 혼자 생활하면서 나의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나는 나를 도와줄 20대나 30대의 노예를 원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노예는 등장하지 않았다. 한 시간 가량이나 노예경매는 이어졌다. 노예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도 매우 여러가지였다. 검술을 알고 있는 노예, 농사꾼, 장사꾼 등 각각의 노예에 대한 능력을 코보러씨가 계속해서 말해 주었다. "그럼 이제부터 여러분이 기다리는 여자 노예경매입니다." 공터에 주저앉았던 사람들이 코보러씨의 말을 듣자 자리에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다. 조금 시간이 흐르자 여자 노예들이 단상위에 나란히 섰다. 모두 누드차림의 모습으로 손으로 가릴 생각조차 없는 모습이다. 노예를 판매하기 전에 미리 노예교육을 마치기 때문이다. 특히 여자들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남자에 비해 약해서 쉽게 노예교육이 이루어진다. 여자 노예들은 여러 사람들의 치열한 경쟁끝에 판매되었다. 대부분 높은 값에 판매되었다. 노예를 구입한 사람들은 한쪽에 마련된 여러명의 마법사들에게 노예의 귀속마법을 받았다. 그래야만 노예가 주인을 보호하고 말을 듣기 때문이다. 귀속마법을 받은 노예는 자신의 주인이 죽는다면 함께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노예가 필요한데 돈이 없는 분들은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노예들은 카토루 제국에 대항했던 마법사들이 인간을 이용해 마법을 시행하다 잘못된 사람들입니다." 나는 코보러씨의 말을 듣고는 단상을 향해 올라가는 노예들을 주의깊게 바라보았다. 마법사가 인간에게 실험을 자행하다니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저 몸에 간단히 마법수식을 그리는 것은 마법실험에 속하지 않는다. 마법실험이라 함은 인간의 몸에 직접 마나를 주입하는 실험을 말하는 것으로 마나를 가지고 있지 않는 인간이 실험을 당한다면 대부분 죽음을 맞이한다. "읔!" "세상에!" "저게 인간이야?" 단상을 향해 올라오는 노예들을 살펴보며 공터에 남아있던 사람들은 그 끔찍함에 치를 떨었다. 대부분의 노예들 피부가 수포나 화상을 입은 것 같았다. 주름진 피부에 특정한 모양의 문신이 새겨진 경우도 있었고 신체가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도 여럿 있었다. "모두 조용히 하시오!" 공터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소란을 피우자 단상에 있던 코보러씨가 큰 소리를 질러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기 있는 노예들은 마법사의 지하실에서 우연히 발견된 사람들이오. 우리 라이아 소국의 마법협회의 마법사들이 실험을 한 것이 아니니 오해없기를 바라오. 그 마법사는 카토루 제국에 대항하던 마법사였소." 단상에 누드차림으로 서 있는 노예들의 몸을 바라보면 누구나 마법실험으로 저런 처참한 모습을 한 것을 알수 있었다. 몸에는 온갖 마법수식이 그려져 있었고 모든 신체가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다. "그럼 마법실험을 당했던 노예들을 경매하겠소." 코보러씨가 노예경매를 다시 시작하자 많은 사람들이 옆사람과 대화를 나누었다. "으... 누가 저런 노예들을 살까?" "너무 징그럽네 그려. 그냥 가져가라도 싫네." "처참하군 그래." "그냥 전쟁터에서 죽이지 왜 데리고 왔는지 모르겠네." "카토루 제국이 우리 라이아 소국에게 돈을 뜯어가려는 속셈으로 넘긴 거겠지." "라이아가 독립을 해야 이런 일을 당하지 않지." 마법실험을 당했던 노예들의 경매가 시작되었지만 아무도 구입하려는 사람이 없었다. 공터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은 노예에 대한 이야기로 시끌벅적 하였다. 단상에 있는 끔찍한 노예들은 여자가 6명이었고 남자가 15명이었다. 어떤 마법사인지는 몰라도 21명에게 마법실험을 마음껏 자행한 것이다. "100 포르" 공터에 있던 누군가가 단상에 있던 노예를 가리키며 경매에 참가하였다. 처음에는 아무도 구입하지 않을 것 같았지만 좀더 시간이 지나자 노예들은 하나둘 팔려나갔다. 일반 노예들보다 몇배 저렴하게 팔렸다. 팔려간 노예들은 모두 남자 노예들로 마법실험에 의해 신체의 피부가 정상이 아니지만 일을 시키는 것에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나도 노예가 생겼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노예가 생겼다고 좋아하기도 하였다. 징그러운 모습의 노예지만 일부 농민이나 평민들에게는 모두 쓸모가 있기 때문이다. 라이딘과 같이 사람이 많은 곳에서 저런 노예를 데리고 다닐수는 없겠지만 시골 한적한 곳에서 일을 시킨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너무 조잡한 마법수식이군.' 나는 노예들의 몸에 새겨진 마법수식을 보며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어떤 마법사인지는 몰라도 노예들의 피부에 3클래스 헤이스트, 2클래스 스트랭스 등 전투에 쓸모있도록 마법수식을 그려 활성화 시키려다 실패한 것이다. 내가 실험했다면 완벽하게 성공했을 것이다. 우주에서 생체컴퓨터의 능력이 나의 영혼력에 흡수된 이후로는 내게 저런 마법에 쓰이는 논리 및 산술관련 정보의 계산은 숨쉬는 것보다 쉬운 일이다. "모두 쓸모가 있을테니 구입하세요. 시간을 더 드리겠습니다." 단상에 있던 21명의 노예들중에 13명이 팔려갔다. 13명의 노예들은 모두 끔찍한 모습이었지만 정상적으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남은 8명의 노예들은 마법실험의 피해가 심각해 일도 시키지 못할 것 같아 아무도 구입하지 않았던 것이다. '나도 노예를 구입해야 할텐데 이들이 마지막 노예들이네.' 나는 단상에 있는 8명의 노예들을 쳐다보며 고민에 빠졌다. 무슨 경매이든지 가장 중요한 물품은 가장 처음에 나오거나 나중에 공개한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로 판단하기에 마법실험을 당한 노예들을 판매하면 노예경매는 한동안 없을 것 같았다. '어떤 노예를 구입할까?' 나는 단상에 있는 마법실험을 당한 노예를 구입해야 할지를 계속해서 고민하였다. 구입한도 해도 내가 9서클 마스터이기 때문에 마법실험에 실패한 것을 원상복귀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또한 실패한다 하더라도 신체부위를 잘라내고 부활마법으로 재생시키면 간단한 것이다. "저 두 명의 노예를 마법협회에서 구입하고 싶소." 노예와 주인과의 귀속관계를 맺어주던 마법사 한 명이 일어나 단상을 향해 큰 소리로 말했다. 그가 손을 들어 가리킨 두 명의 노예는 8명의 노예들 중에 유일한 남자 노예였으며 체력도 좋아보였지만 온 몸에 너무 많은 마법수식이 그려져 있어서 너무나 징그러웠다. "예, 알겠습니다." 코보러씨는 마법사가 두 명의 남자 노예를 구입하겠다고 밝히자 약간은 떫더름한 표정을 지었다. 재상부에서는 마법협회에 두 명의 노예를 증정하는 형식으로 노예를 지급할 것이다. 왜냐하면 마법사들에게는 자금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 황궁의 재상부에서 지급되는 돈으로 마법협회가 운영되기 때문이다. 마법사가 노예를 구입하고자 마음먹은 이유는 다른 노예들보다 마법수식이 많이 새겨진 노예였기 때문이다. '남은 노예는 여자 노예들 뿐이네.' 마법사가 여자 노예들에게도 많은 마법수식이 그려져 있는데도 구입하지 않은 것은 여자는 일반적으로 체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마법수식을 연구하는 도중에 노예가 죽는다면 얼마못가 자신의 연구를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지.' 나는 노예를 구입하고 마음먹고 난 이후로 고민의 연속이었다. 앞서 미리 등장했던 일반적인 노예를 구입했어야 했지만 노예경매를 처음 구경했기 때문에 쓸모있는 노예들을 귀족이나 평민들이 모두 구입해 가는 것을 구경만 했던 것이다. 나는 너무나 후회가 들었다. '진작 구입했어야 했는데. 우이씨!' 끔찍한 노예들 21명도 모두 팔리고 이제는 6명의 쓸모없는 노예들만 남았다. 6명의 노예들이 끔찍한 마법실험의 흔적이 남아있어서 팔리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여자이기 때문이다. 노예라면 신체적 조건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6명의 노예는 멀쩡하지 않을 뿐더러 힘든 일을 해낼수 없는 여자인 것이다. 차라리 남자 노예라면 팔 하나가 없더라도 팔릴 것이겠으나 끔찍하게 생겼고 체력이 약한 여자인 노예를 구입하려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었다. "이제 6명의 노예들을 판매합니다. 저렴하게 팔테니 노예 장만하세요!" 황궁의 재상부 소속의 코보러씨는 어떻게든 노예를 판매하려고 단상에서 소리치고 있었다. 이들 6명만 팔리면 노예경매가 모두 끝나는데 아무도 구입할 의사를 비추지 않는 것이다. 일반 노예의 몇배나 싼 가격을 제시해도 마찬가지였다. "저걸 구입해 가도 쓸모가 없는데 누가 구입하겠어?" "맞는 말이야. 아마도 구입해가도 시민들이 죽이겠다." 나는 주위에서 노예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었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저런 끔찍한 노예를 구입하여 시내에서 누군가가 저들을 본다면 가만두지 않고 놀리고는 죽이려고 할 것이다. 사람들이란 자신과 다른 이들에게 심한 멸시를 행세하기 때문이다. 자기자신에 대한 본능에 가까운 것이니 누구를 탓할 일도 아니다. '나도 노예가 필요하니 그냥 구입해서 고쳐 일이나 시켜야지. 고치기는 쉬우니까.' 나는 단상위에 팔리지 않은 노예 6명을 구입하기로 마음먹었다. 6명의 노예상태를 살펴보니 약간의 손만 본다면 정상으로 돌릴수 있을 것 같았다. 신체를 정상으로 돌리는 것에는 자신있지만 정신적 부분을 정상으로 돌리는 것은 자신이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구입에 망설였던 것이다. "제가 구입하겠습니다!" 나는 단상을 향해 소리쳤다. 내가 소리를 지르자 일시에 공터가 조용해 지더니 모두들 나를 쳐다보았다. "드디어 미친놈이 나왔군." "싼값에 저들을 사가서 무엇을 하려는지 모르겠군." "제정신이 아닌가보네." 많은 사람들이 나의 말을 듣고는 자신들의 의견을 말했다. "앞으로 나와주시겠습니까?" 코보러씨는 나를 앞으로 나오도록 불렀다. 사람들이 여섯 명의 노예들에게 많은 관심이 쏠렸기 때문에 제대로 노예경매를 진행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노예경매는 단순히 여러사람이 돈을 제시하여 많은 돈을 제시한 사람이 노예를 데리고 간다. 하지만 노예를 구입할 사람이 나 혼자라서 가격을 맞춰야 했기 때문에 부른 것이다. "어느 노예를 구입하시겠어요?" 내가 단상의 가까이 다가오자 코보러씨는 내게 물었다. 어느 노예를 선택할 것이지 묻는 것이다. "가격만 맞다면 모두 구입하겠습니다." "네? 정말입니까?" 코보러씨는 나의 말을 듣고는 갑자기 나의 손을 잡고 말했다. 계속해서 6명의 노예가 팔리지 않아 코보러씨가 단상에서 소리치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마음을 이해하였다. 이런 끔찍한 노예를 누가 사려고 한다면 그 사람은 제정신이 아니다. 물론 나는 이들을 고칠 자신이 있기 때문에 구입하는 것이다. "6명 모두를 3,000 포르에 구입하겠습니다." "흠..." 코보러씨는 나의 말을 듣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일반 노예가 5,000 포르에 거래되니 6명의 노예 모두를 3,000 포르에 구입해가는 것은 잘못된 계산이다. 하지만 노예들을 살펴보면 한 명당 500 포르면 내 나름대로 후하게 인심쓴 값이다. "3,000 포르 아니면 구입하지 않겠습니다!" 코보러씨가 내게 허리를 굽히며 이야기하려 들자 나는 '3,000 포르'를 외치고는 더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아쉬울 것이 없는 사람이다. 노예가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그만이다. 더욱이 모두 정상적이지 않아 내가 일을 시키려면 한참이나 가르쳐야 할 것 같았다. "할 수 없군요. 알겠습니다. 모두 데려가십시요." "여기 3,000 포르 받으세요." 나는 코보러씨에게 3,000 포르를 지급하였다. 그러자 코보러씨의 뒤에 있던 경비병들이 6명의 노예를 단상에서 끌어내려 마법사들에게 데리고 갔다. "저리로 가시면 됩니다." 코보러씨는 나를 6명의 노예가 끌려간 곳으로 안내하였다. 그곳에는 마법사 6명이 노예들의 손목에 무엇인가를 그리려고 하였다. 그것은 귀속관계를 맺기위한 마법수식으로 한 번 맺으면 수십년 지속되는 것이며 주인이 죽으면 노예도 죽게되는 수식이다. 마법사들이 돈버는 방법중에 하나가 귀속관계 마법식을 익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마법협회의 마법사들은 귀속관계 마법수식을 1년여 동안 공부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마법서클이 낮아도 어렵지 않게 귀속관계를 맺게 할 수 있다. "그만 멈춰요!" 마법사들이 나의 노예 여섯 명의 손목에 마법수식을 그리려하자 나는 소리를 질러 말렸다. "아니 기루님!" "안녕하십니까?" 두 명의 마법사들은 나를 알아보고 인사를 하였다. 3서클 이상의 마법사들은 모두들 나를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알아보고 인사를 한 것이다. "안녕하세요. 제가 누구인지 아시죠?" "예, 물론이고 말고요." "저는 귀속관계를 맺지 않겠습니다. 그래도 상관없다는 것 아시죠?" "예, 알겠습니다." 나의 말을 들은 마법사들은 이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8서클 마스터인 마법사가 귀속관계 마법을 실현하기는 쉬울 것이다. 더구나 내가 귀족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있는 그들은 설사 귀속관계를 하지 않고 돌아다녀도 상관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원래 귀속관계를 맺지않고 노예를 데리고 다니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불법이다. 하지만 내가 귀족이라 상관이 없는 것이다. "그럼 나중에 뵙겠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요." 나는 끔찍한 모습을 한 여섯 명의 여자 노예들을 데리고 술집으로 걸었다. 노예들을 구입할 때 모두 옷을 벗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도 그 모습이었다. 나를 따라오는 첫 번째 노예는 왼팔이 휘어져 뒤틀려 있었고 두 번째 노예는 다른 노예들보다 피부에 수포나 화상의 흉터가 더욱 심했다. 세 번째 노예는 온 몸에 마법수식이 빈틈없이 그려져 있어 팔이 뒤틀린 노예보다 더욱 끔찍했다. 네 번째 노예는 신체의 여러 부분이 비대칭이었는데 손가락의 길이가 모두 달랐고 왼팔과 오른팔의 크기도 달랐다. 다섯 번째 노예는 팔 한쪽이 아예 움직이지도 않았으며 마지막 노예는 가장 어린 모습으로 걷는 것이 부자연스러웠다. '정말 끔찍하군.' 모든 노예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신체의 피부가 끔찍하도록 주름지거나 화상 그리고 수포의 자국이 있었으며 마법수식이 피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얼굴의 표정이 비슷한 것도 공통점이다. "악!" "으악! 세상에 저게 뭐야!" 여관겸 술집을 향해 걸어가는데 사람들이 나의 노예들을 보며 소리를 질렀다. 서서히 어두워지는데 이런 끔찍한 모습을 보았으니 놀라지 않는다면 비정상인 것이다. "빨리 따라와라." 나는 처음으로 여섯 명의 노예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내가 말을하자 노예들은 깜짝 놀라며 나를 바짝 따라왔다. 나를 무척이나 무서워하는 것 같았다. "저게 사람이야? 괴물이야?"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의 노예들을 보고 자기들끼리 웅성대었지만 나는 걸음을 빨리했다. 사람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이들이 너무 끔찍하다보니 같이 있는 나도 같이 취급받을까 걱정되기도 하였다. "아아악!" "켁... 푸..." "콰당!" 내가 머물던 여관겸 술집으로 도착하고 안으로 들어오자 나의 뒤를 쳐다본 많은 사람들이 술을 먹는 도중에 여러가지 반응을 보였다.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의자에서 넘어진 사람도 있었고 술을 뱉고 토하는 사람도 있었다. "주인장 나갈테니 계산해주시요!" 나는 여관겸 술집에서 방까지 잡았고 맥주까지 먹었다. 방을 예약했지만 더이상 머무를 수 없기 때문에 계산을 하고 내가 머물던 칼루이 숲으로 돌아갈 결심을 한 것이다. 노예들 때문에 어쩔수 없이 라이딘에서 머물기는 불가능하다. "5피에입니다." 주인장은 나와 노예들이 빨리 나가기를 바라는지 얼른 계산해주었다. 주위 사람들이 끔찍한 모습의 노예들을 바라보며 말들이 많자 나는 노예를 괜히 구입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그저 칼루이 숲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내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자 짜증까지 나려고 하였다. "이리와!" 나는 노예들에게 소리치고는 라이딘을 가장빨리 벗어날 수 있는 길을 향해 빠르게 걸었다. 여섯 명의 노예들은 나의 걸음을 따라오기 힘든지 숨을 몰아쉬었다. "철푸덕" 내가 빠르게 걷자 결국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하던 노예가 쓰러지고 말았다. 나는 나의 행동으로 인해 생겨난 일인 것을 알지만 아무말도 하지않고 걸음을 멈추고 노예가 일어나길 기다렸다. 쓰러진 노예는 얼른 다시 일어나더니 발걸음을 옮겼다. '모두들 몸이 약해서 걷기도 힘들어 하는구나.' 나는 노예들이 걷기도 힘들어하자 정말 어의가 없었다. 마법실험을 얼마나 했기에 이정도의 체력이 없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마법사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마법실험을 할 때는 마법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최상의 것으로 구입하여 사용한다. 마법실험을 한 마법사가 누군지는 몰라도 정말 황당한 마법사가 아닐 수 없다. 정말로 인간에게 마법실험을 해야했다면 건강하고 튼튼한 사람에게 마법실험을 해야 그 결과를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저곳이면 되겠군.' 나는 두 시간을 걸어 라이아의 수도인 라이딘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었다. 앞쪽에 약간의 숲이 보였는데 크게 우거지진 않았다. 내가 숲쪽을 향해 걸어가자 노예들도 나를 뒤따라왔다. 넘어졌던 노예가 비실대며 쫓아왔지만 도와주지 않았다. "이곳에서 잠시 쉬어라!" 나는 노예들이 힘들어하자 휴식을 취하도록 명령하였다. 노예들은 자리에 앉아서 자신의 발을 주무르고 있었다. 나는 노예들을 잠시 바라보고는 바닥에 텔레포트 마법진을 그렸다. 칼루이 숲인 나의 집으로 노예들과 함께 텔레포트 마법을 이용하여 이동하려는 것이다. "모두 일어나서 이리로 오도록." 노예들에게 짧게 명령조로 이야기하자 모두 일어나 내가 만든 마법진 안으로 들어왔다. "텔레포트" 내가 마법어를 외치자 마법진에서 빛이 흘러나오더니 나와 노예들의 몸을 감쌌다. "엄마!" "꺄아!" 나와 노예들은 칼루이 숲인 나의 집으로 모습을 들어냈다. 그리고 노예들중 두 명이 비명을 질렀다. 텔레포트 마법 때문에 놀란 것이다.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집 안으로 들어갔다. '어떻게 해야할까?' 나는 통나무집의 안으로 들어와 의자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의자위에 앉아 노예들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노예들은 내가 아무말도 하지않자 이곳으로 텔레포트 되어진 이후 가만히 바닥에 앉아 있었다. '일단 저것들을 어디에 재우지?' 나의 통나무집은 나 혼자서 살기위한 구조이다. 공터 내부에는 더이상 집을 짓기엔 고칠수 없는 구조이다. 그것은 수많은 마법이 걸린 코노루 나무가 나의 집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을 새로 지으려면 내가 정성들여 키웠던 코노루 나무를 일부 죽이고 새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하기는 싫다. '함께 살아야 하는 걸까?' 나는 노예들에게 귀찮은 일들을 대신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구입한 것이다. 평행우주 건너편에서는 같은 인간에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수많은 법들이 존재하지만 이곳은 그런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9년 동안 이곳에서 혼자 지내오면서 다짐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나만을 위해 살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죽음까지 겪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나는 나의 삶이 이 세상 어떤 것보다 중요한 것을 알고있다. 모든 인간이 그렇듯 나도 내 자신을 가장 아끼고 사랑한다. '하는수 없지. 나의 통나무집에서 함께 지내는 수밖에.' 나는 의자에 앉아 세 시간 동안 노예들과 관련된 사항들을 결정하였다. 노예들이 해야할 일들과 지내야 할 곳 그리고 내가 가르쳐야 할 것들이다. 모든 것을 결정하자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노예들에게 다가갔다. "일어나서 날 따라와라!" 내가 명령하자 노예들이 모두 일어나서 나를 따라왔다. 유일하게 코노루 나무가 없는 입구를 지나서 30m 가량을 걷자 시냇물이 있었다. 나는 시냇물의 근처로 가서 노예들을 쳐다봤다. "몸을 씻어라." 나의 말을 듣고는 모두 얌전히 시냇물 근처에 앉아 몸을 씻었다. 노예생활에 익숙한지 모두들 나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없이 그대로 행동했다. 일반 노예들은 주인이 시키면 대답을 한 후에 행동을 취하는데 나의 노예들은 이상하게도 대답없이 바로 행동을 취한다. "여기 이 옷들을 아무거나 입어라." 나는 아공간에서 여섯 벌의 옷을 꺼내어 놓았다. 이들은 여자 노예들이지만 내게는 여자옷은 없다. 많은 옷들을 구입하였지만 모두 남자옷 뿐이다. 노예들이 모든 옷을 입자 나는 다시 이들을 나의 통나무집으로 데리고 갔다. "바닥에 누워 자라." 나의 말을 들은 노예들은 통나무집의 바닥에 누워 곧바로 잠이 들었다. 나는 바닥에서 일찍 잠이든 노예들을 살펴보며 절로 한 숨이 나왔다. 일반 사람이라면 끔찍한 모습을 한 나의 노예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기절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죽음의 고통을 이기기 위해 끊임없는 정신수련을 거쳤기에 이정도로 절대 놀라지는 않는다. '내일은 침대를 만들어 주어야겠군.' 바닥에 누워자는 노예들이 불쌍한 생각이 들진 않지만 왠지 보기에 좋지는 않다. 내일은 할일이 많다. 노예들의 과거도 알아봐야 하고 침대도 여섯 개나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나의 집에서 조심해야 할 것을 노예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카리포 가문의 저택을 벗어날 때만 하여도 나의 계획은 나의 영지에 성을 멋지게 세우고 그곳에서 편히 책이나 읽으며 사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허허벌판의 성을 짓는 행동은 미친 짓이다. 차라리 정든 나의 통나무집에서 예전처럼 지내는 것이 더욱 편할 것이다. '일단 노예들이 모두 정상이 된다면 나의 영지를 돌아다니며 새롭게 영지에 대한 생각을 해봐야겠군.' 나는 나의 영지를 멋지게 발전시키고 꾸며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의 생명이 얼마인지는 몰라도 최소 500년을 살아갈텐데 취미생활로 영지를 발전시키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나는 특별한 목적이 없었다. 이제부터 나의 목적은 영지의 발전이 될 것이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며 나는 결국 잠이 들었다. .......... 제 목: 독재자 [22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3-14 1107 31 6. 노예 - 1 "푸프! 푸프!" 오랜만에 들어보는 켈로피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여섯 명의 노예들이 바닥에 앉아 있다가 내가 일어나자 자신들도 일어났다. "후우" 나는 노예들의 끔찍한 모습을 보며 한 숨을 내쉬었다. 어제 노예들을 구입해서 집까지 오는동안 겪은 일이 생각났다. '일단 무슨 일인지 알아보는 것이 순서겠지.' 어떤 마법실험이 자행되었는가는 노예들의 모습이나 마법수식을 보고 알아차릴 수 있지만 이들이 무엇을 잘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래야 노예들을 제대로 부려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리를 못하는 노예에게 식사준비를 시킨다면 바보짓이니 말이다. "너 이리와라!" 가장 나이들어 보이며 왼팔이 뒤틀린 노예를 손짓으로 가리키며 불렀다. "네, 주인님" "이름이 뭐야?" 나는 일단 노예들의 이름을 알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여섯 명의 노예를 손가락질을 이용해 부를 수는 없는 일이다. "피엔입니다." "그래? 그럼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지내온 이야기를 모두 해봐라!" 나는 지금까지의 피엔의 삶이 궁금하였다. 지금의 끔찍한 모습이 되기까지 수많은 사건들을 들어보고 싶었다.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어릴 때 마법사님의 지하실에 갖혀 지금까지 마법실험을 도왔습니다." "뭐? 그게 끝이야?" 피엔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자신의 삶을 간단히 정리해서 내게 전했다. 너무 간단해서 내가 당황했다. 피엔은 어릴 때 마법사에게 붙잡혀 온갖 실험을 당해왔다. 자신의 자아에 대한 정체성을 가지기도 전에 마법사의 여러가지 실험에 당했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저 자신의 주인은 마법사야 하며 자신은 마법실험을 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일 어렸을 때의 기억을 말해봐." "네, 주인님. 마법사님의 지하실에서 벗어난 적이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마법사님이 죽고 주인님에게 온 것입니다." 나는 피엔의 말을 듣고는 어의가 없었다. 어릴 때부터 마법실험을 당해왔다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글도 읽을줄 모를 것이고 요리와 빨래 같은 것은 더욱더 불가능 하다. 나는 편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노예를 구입하였는데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것이 없다면 공터에서 뛰어다니는 켈리피보다 못한 존재이다. 최소한 켈로피는 노예들과는 다르게 혼자 사냥해서 살아가니 말이다. '설마 가르쳐서 부려먹어야 하는 건가?' 나는 피엔의 무능력에 대해 확실하게 파악하고는 그 옆에있는 노예를 바라보았다. "너는 이름이 뭐냐?" "네, 주인님. 지니입니다." 지니는 신체의 모든 피부에 화상과 수포자국이 너무 심했다. 다른 노예들도 피부가 엉망이지만 지니는 그 정도가 더 심했다. 다행인 것은 다른 노예들과는 다르게 모든 신체가 정상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피엔이 대답했듯이 너도 지금까지 지내온 이야기를 해봐라." "네, 주인님. 저도 마법사님의 지하실 이외에는 기억나는 것이 없습니다. 그곳을 벗어난 기억이 없습니다." 나는 피엔에 이어 지니도 똑같은 대답을 하자 기가막혔다. 이건 노예들이 아니라 짐덩이들이다. 두 명의 노예에게 대답을 들었으니 나머지도 마찬가지 일 것 같았다. "내 말을 잘 들어라. 너희들중에 마법사의 지하실에서 벗어난 기억이 있는 사람은 대답해라!" 나는 나머지 네 명에게 무엇인가 기대를 하고 말했다. 하지만 나의 말에 대답을 하는 노예는 없었다. 내가 구입한 노예들은 어릴 때부터 마법사들에게 마법실험만 당해왔을 뿐이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그저 먹고 자는 것 이외에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들이다. "아휴! 젠장! 젠장! 젠장! 뭐 이런 재수없는 일이 다 있지?" 나는 결국 화가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폭발하고 말았다. 누구에게 화풀이를 할 수도 없는 일이다. 편히 지내려고 하다가 끔찍한 괴물들 여섯 명과 생활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 깨끗하고 청결한 나의 통나무집에서 말이다. "그냥 모두 죽여버릴까?" 나는 너무 화가난 나머지 노예들을 죽여버릴까라는 말을 중얼거렸다. 잔인한 생각이지만 못할 것도 없다. 한 번 죽음을 겪은 이후에 나는 그 어떤 존재보다 나를 소중히 여긴다. 노예들은 내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흑흑흑" "엉엉" "주인님. 살려주세요." 내가 중얼거린 소리를 들었는지 피부에 징그럽게 마법수식이 그려진 울음을 터뜨렸다. 그 옆에 있던 노예도 눈물을 흘렸다. 대부분의 노예들이 울음을 터뜨렸지만 왼팔이 뒤틀린 피엔이라는 노예와 신체가 화상으로 뒤덮인 지니라는 노예는 그저 가만히 있을 따름이었다. "모두 조용히." 노예들이 시끄럽게 굴자 나는 조용히 시키고 생각에 잠겼다. 이들을 고쳐서 부려먹으려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잘못된 생각이었다. 노예들은 고쳐도 제대로 일을 해내지 못할 것이다. 일단 정신구조 상태가 정상이 아니고 신체가 불균형한 상태로 너무 오랜동안 지내왔기 때문에 정상이 된다면 적응하지 못하고 정신이상이 될 확률이 높았다. 인간이 40년을 장님으로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눈이 보이게 된다면 그 장님은 얼마가지 않아 세상에 대한 공포와 우울증 증세를 갖게 된다. 어떤 특정한 생활에 익숙하면 인간은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오직 자신이 그것에 벗어나려는 의지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내가 구입한 노예들은 마법실험에 의한 신체에 너무나도 길들여져 있어서 내가 고쳐놓는 것이 더욱 위험할 가능성이 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노예들을 죽여버리자니 찜찜한 마음이 들고 고쳐서 교육시켜 부려먹자니 귀찮았다. 나는 많은 고민끝에 결론을 내렸다. 교육시키는 것은 힘들고 귀찮겠지만 한 번 교육시키면 죽을 때까지 부려먹을 수 있을 것이다. "죽이지 않을테니 조용히 해라." 조용히 하라고 명령했는데도 몇몇 노예들이 작은 소리로 흐느끼자 내가 말했다. 방금전 두 명의 노예의 이름만 알고있고 나머지 네 명의 노예들에게 이름을 물어보지 못했다는 것을 생각해내고 이름을 모르는 노예를 쳐다보며 말했다. "너는 이름이 뭐냐?" "네, 주인님. 저는 레이니입니다." 나의 물음에 모든 피부에 마법수식이 가득찬 노예가 대답했다. "너는?" "네, 주인님. 메이입니다." 메이는 왼팔과 오른팔의 길이가 달랐으며 손가락의 크기도 달랐다. 신체의 각 부위가 비대칭인 모습으로 상당히 특이한 모습의 노예이다. "너는?" "네, 주인님. 베이지입니다." 베이지는 왼팔이 아예 움직이지도 않았고 피엔과 비슷하게 팔에 약간의 뒤틀림이 있었다. "제일 조그만 너는?" "..." "야! 너 이름 뭐냐고?" 나는 제일 어려보이고 다리가 불편한 노예에게 소리를 질렀다. 아무리 물어도 대답이 없자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주인님, 뷰티는 제 친동생입니다. 그리고 벙어리에요." 마지막으로 내게 대답했던 베이지란 노예가 내게 말했다. 다리가 불편한 노예의 이름은 뷰티로 베이지의 친동생이다. 어릴 때부터 마법사의 지하실에서 마법실험을 당했지만 그 마법사가 항상 자신의 입으로 베이지와 뷰티가 친자매라고 알려 준 사실이다. "흠" 나는 여섯 노예들의 이름을 묻고 다음에는 나이를 물어보았다. 가장 나이가 많은 피엔은 자신이 30세라 대답했고 지니는 27세, 레이니는 20세, 메이와 베이지는 17세 그리고 뷰티는 15세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름과 나이 이외에도 노예들의 신체적 특징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노예들의 신체를 갑자기 정상으로 고치기 이전에 정상이 된 이후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내말 잘 들어라. 너희들은 마법에 대해서 어느정도는 알 것이다. 마법실험을 수없이 겪었으니 대충이나마 알고 있겠지. 나는 대마법사이기 때문에 너희들에게 마법실험을 해서 마법실력을 늘릴 이유가 없다. 그리고 너희들에게 마법실험을 하지도 않을 것이다." 마법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말에 노예들은 갑자기 나를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노예들은 모든 마법사가 마법실험을 하는줄 알았다. 특히 자신들이 내게 팔렸을 때 귀속마법을 펼치던 마법사들이 내게 인사하는 것을 보고 노예들은 나를 마법사로 알고 있었다. 그러니 당연히 자신들이 또다시 마법실험을 당할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는다고 하자 이해가 되질 않는 것이다. "그런 눈빛으로 볼 필요가 없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대마법사다. 그런 실험은 약한 마법사들이 마법을 익히기 위해 하는 것이다. 나는 편히 살기위해 너희들은 구입한 것이다. 하지만 너희들이 할줄 아는 것이 하나도 없으니 일일이 내가 가르칠테니 그렇게 알고 있어라. 알겠느냐?" "네, 주인님." 나의 질문에 다섯 노예들이 대답을 하였다. 제일 꼬맹이 노예는 고개만 끄덕거렸다. "그리고 지금 너희들은 정상이 아니니 내가 나름대로 고칠 것이다." 나는 노예들에게 내가 하려고 하는 일을 말해주었다. 그래야 나의 뜻이 어떤 것인지 알고서 움직일 것이며 공포도 갖지 않을 것이다. 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어차피 상관없다. 노예들은 그저 내가 시키는데로 하기만 하면 된다. "이제 아침을 먹자. 아침먹고 알려줄 일이 많다." 나는 아공간에서 라이딘에서 구입했던 5년치 식량의 일부분을 꺼내었다. 아공간에 보관해 두었던 음식들은 아주 다양하였고 모두 시간마법이 걸려있어 아무런 영향없이 보존된다. 오늘부터는 해야할 일이 많기 때문에 요리가 가능한 음식을 꺼내지 않고 그냥 손에들고 먹을 수 있는 빵을 꺼내었다. "모두 하나씩 집고 먹어라. 물은 저곳에 있다." 나는 노예들에게 빵 하나씩을 주었고 물이 있는 곳을 가르켜주었다. 나의 통나무집에는 여러 마법물품이 존재한다. 내가 6서클을 마스터 한 이후로 신이나서 만들어 냈던 것들이다. 그중에 하나가 방금전에 내가 가리켰던 물통이다. 그 물통은 시냇가와 연결되어 있다. 물통 바닥에 텔레포트 마법수식을 그려 넣었고 시냇가의 돌맹이에 마법수식을 그려넣어 물통 바닥과 돌맹이를 매개체로 연결된 것이다. 그래서 마음껏 물통에서 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아그작 아그작" "냠냠." "푸석 푸석" 여섯 명의 노예들이 마구잡이로 빵을 뜯어먹었다. 생각해보니 이들은 어제 저녁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식사를 하지 않은 것이다. 노예경매를 하기 전에도 아마 식사는 못했을 것이다. 사람들이 노예들에게 많은 음식을 줄리가 없다. 결국 이들이 지금 먹는 것은 오랜만에 먹는 식사인 것이다. "모두 나를 따라와라." 노예들이 식사를 마치자 나는 의자를 가지고 공터로 나갔다. 의자를 공터에 놓은 후 그곳에 앉고 노예들에게는 바닥에 앉으라고 하였다. "이곳은 칼루이 숲이라는 곳이다. 몬스터가 많은 곳이지. 하지만 주위에 높다란 나무 안으로 절대 들어오지 못하게 마법이 걸려있으니 안심하도록 해라. 입구는 오직 나무가 없는 저곳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싶으면 모두 저곳을 통해 시냇가로 가서 씻도록 해라." 나는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한 시간이나 떠들었다. 무식한 노예들이 알아들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자신들끼리 나름대로 조심해서 행동할 것이다. "모두 따라와." 나는 칼루이 숲을 보여주기로 마음먹고 노예들을 데리고 나의 코노루 나무로 만들어진 울타리를 한 바퀴 돌았다. 노예들은 숲을 처음 보는 것인지 두리번 두리번 거렸다. 특히 가장 어리고 다리가 불편한 뷰티는 그중에서 가장 깊은 호기심을 보였다. 다른 노예들은 그저 두리번 거렸지만 뷰티는 언니인 베이지의 손을 잡아끌며 이것 저것을 만지려고 하였다. "이제 모두 들어가자. 아직도 가르쳐야 할 것이 많다." "네, 주인님." 노예들을 데리고 공터로 다시 돌아와 또다시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하루종일 교육시켰다. 그러나 노예들이 나의 말을 대부분 기억하지 못하자 나는 극단적인 방법을 취하였다. 영혼력을 이용해 노예들의 정신을 맑게 한 후에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계속해서 말한 것이다. 그러자 모두들 빠른 시간에 내가 말한 것들을 기억했다. 일주일이란 시간을 노예의 교육에 투자하였다. 특히 나는 노예들에게 나름대로의 자유를 부여해 주었다. 먹을 것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도록 일주일의 식량치를 미리 아공간에서 꺼내어 두었다. 처음에는 노예들이 식량을 배터지게 먹어 배탈이 나기도 했지만 식량을 마음대로 먹게 해준다는 것을 알고는 더이상 그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공터만 벗어나지 않는다면 무엇을 하든 상관하지 않겠다고 말해주었다. 특별히 내가 시키지 않을 때는 이곳에서 마음대로 돌아다니라고 말해주었다. 일주일 동안 노예들은 나와의 생활을 적응해 나갔다. 나의 침대 옆에 여섯 개의 침대를 만들어 놓아주었고 의자도 여섯 개를 만들었다. 또한 수많은 생활용품을 여섯 개씩 장만해 주었다. 노예들은 이곳에서 지내면서 가장 나이가 많은 피엔을 중심으로 나름대로 가족처럼 생활하고 있었다. 약간 불편했던 점은 옷과 관련된 것인데 나는 라이딘까지 텔레포트하여 옷상점에서 여자옷을 구입하러 다녀왔다는 것이다. 정말 귀찮은 일이 아닐수 없었지만 노예들이 여자옷을 입자 그나마 낳은 모습이었다. 괴물같은 신체와 얼굴에 여자옷 입어놓은 모습이지만 말이다. "모두 이리로 와라!" 나는 공터에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노예들을 불렀다. 공터는 생각외로 제법 넓다. 노예들은 자유를 주었지만 일주일 동안 별다르게 한 일은 없다. 아직까지 자신들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마법사의 지하실에서 어릴 때부터 그저 주는 밥을 먹고 마법사가 실험하면 가만히 있었으며 고통이 오면 참기만 하였다. 그런 생활에서 벗어나자 자신들이 혼자 있을 때는 무엇을 해야하는지 모르는 것이다. "이제 너희들의 몸을 고치겠다. 피엔 앞으로 나와라." "네, 주인님." 피엔은 나의 말을 듣고는 내게 다가와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노예들의 변화가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 자신들만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먼저 마음이 편안하다는 것과 고통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햇볕도 마음대로 쬘 수 있고 자신을 괴롭히던 마법사도 없다. 새로운 주인이 마법사이긴 하지만 마법실험을 하지 않는 마법사라 모두들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 "휘이익" 나는 아공간에서 검을 꺼내어 피엔의 왼팔을 잘라버렸다. "퍼덕" 피엔의 왼팔이 바닥에 떨어져 소리를 내었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피엔은 고통을 느끼지도 못했다. 나는 피엔이 고통을 느끼기 전에 슬립마법을 걸어 잠재워 버렸고 그 몸을 안아들고 마나수련을 하던 바위에 피엔을 눕혔다. "아아악" "까아악" "으아" 잠시 시간이 흐르자 나머지 노예들이 비명을 지르며 난리를 피웠다. 나는 나머지 노예들이 소리를 지르던 울음을 터뜨리던 상관하지 않고 피엔의 옷을 모두 벗겨버렸다. 그리고는 왼손을 피엔의 가슴에 대고 마나를 끌어올려 피엔의 몸으로 주입하였다. 피엔의 몸으로 들어간 마나는 순식간에 난동을 부렸지만 내가 제어하자 서서히 피엔의 몸에서 안정적으로 순환하였다. 가끔씩 피엔의 피부에 새겨진 마법 수식에 의해 주입된 마나가 피엔의 몸에서 제멋대로 움직이려고 하였지만 큰 위험은 없었다. '이제 마무리를 지어야지.' 오랜동안 나의 마나가 피엔의 몸에 새겨진 마법수식에 영향을 받지 않자 피엔의 가슴에서 손을 떼었다. 그리고 9서클의 재생마법을 피엔의 잘려나간 왼팔 어깨쪽에 실현시켰다. 나의 몸에서 대부분의 마나가 빠져나가면서 피엔의 왼팔이 새로 재생되었다. 계속해서 재생마법을 실현시키자 피엔의 온몸에 있던 마법수식도 없어졌으며 수많은 화상자국도 없어졌다. '9서클 마법은 마나소비가 너무 심각하군. 그래도 마무리는 지어야겠지.' 나는 정상적인 인간이 된 피엔의 왼팔에 노예의 귀속관계 마법수식과 2서클 스트랭스, 3서클 파이어볼과 헤이스트 그리고 5서클의 텔레포트 마법수식을 크게 그려넣었다. 어렵게 고쳐서 교육시켜 놓은 노예가 잘못 된다면 큰일이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노예들에게 힘을 주는 것이다. 내가 9서클 마스터라 하더라도 수면을 취할 때는 위험하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피엔에게 노예의 귀속마법을 걸었다. 마법수식을 왼팔에 크게 그린 이유는 나중을 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노예들이 혼자 돌아다녀도 그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노예를 함부로 취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휴우 너무 힘든 일이네. 9서클 마법이라 하루에 한 번 이상은 못하겠다." 나는 신체에 마나가 거의 남지 않자 마나를 모아야했다. 바위에서 마나수련을 해야하기 때문에 피엔을 옆으로 밀어버리고 바위에 앉아 마나를 모았다. 잠시 시간이 흐르고 마나가 충만하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옆에 벌거벗은채 누워있는 피엔을 안아서 집안으로 들어가 피엔의 침대에 눕혀주었다. 피엔은 잠에서 깨면 자신의 신체를 보고 한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할 것이다. "지니 피엔의 왼팔을 멀리 갖다 버려라." 나는 지니에게 말하고는 의자에 앉아 공터에서 햇볕을 쬐였다. 지니는 피엔의 잘려진 왼팔을 버리러 밖으로 나갔고 나머지 노예들은 집안으로 들어가 피엔을 보살폈다. 피엔은 노예들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았고 내게 가장 순종적인 노예였다. 아마도 오랜동안 노예생활을 했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다가와도 놀라거나 감정의 변화가 없다. 그래서 그나마 가장 마음에 들은 노예가 피엔이다. "피엔언니" "레이니언니 왜 피엔언니가 일어나지 않아?" 나는 공터에 앉아 햇볕을 쬐며 집안에서 베이지가 레이니에게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자기들끼리 피엔이 깨어나지 않자 걱정인 모양이다. 자신들의 주인인 내게 감히 물어보지 못하고 저러는 것이다. 내가 구입한 노예들은 모두 마법사에게 마법실험을 당하며 주인과 노예의 관계에 대한 것은 철저히 교육 받았다. 단지 노예로서 해야할 기본적인 생활을 모를 뿐이다. "피엔은 내일 깨어나니까 모두들 조용히 하라고 해라." "네, 주인님." 지니가 피엔의 왼팔을 어디엔가 버리고 들어오자 말해주었다. 피엔은 안정을 취해야 한다. 신체가 어느정도 적응도 해야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신체는 잠이 들었을 때 무의식적으로 새로운 신체에 대하여 적응을 한다. 하지만 깨어있으면 자신 스스로 재생된 신체부분을 거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이 어떻게 된 일이지? 설마 그말이 정말이었던가?' 다음날 피엔은 아침에 일어나 자신의 신체를 보고 놀람을 금치 못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든 것이 정상인이 되었다. 피부 전체에 새겨진 마법수식과 화상자국도 없었으며 뒤틀린 왼팔은 정상인처럼 마음대로 움직여주었다. 단지 왼팔에는 복잡한 마법수식이 그려져 있었다. "정상이네. 정상이야." 나는 피엔이 말하는 소리에 잠을 깼다. 자신의 신체에 대하여 빠르게 적응하는 것 같았다. 피엔은 운명에 순응하는 스타일이라 생각했었다. 그동안 다른 노예들에 비해서 놀라는 일도 없었고 제일 똑똑한 것같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저 아침에 일어나면 놀라지 않고 당연한 듯이 받아들일줄 알았다. 하지만 저렇게 소리치고 소란스러운 것을 보자 나의 생각은 잘못된 판단이었나보다. "조용히 해라." 피엔이 자꾸 시끄럽게 소란피우자 한마디 건넸다. "주인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알았으니 조용히 해." 나는 피엔을 조용히 시키고 피엔을 바라보았다. 피엔은 어제 내가 벌거벗은 차림으로 침대에 눕혔기 때문에 지금도 벌거벗은 모습이다. 그동안 노예들의 벌거벗은 모습을 보며 성욕이 자극된 적은 없었다. 왜냐하면 신체가 모두 괴물보다 징그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상인이 된 피엔의 벌거벗은 모습은 20대의 신체를 가지고 있는 나의 성욕을 자극시켰다. 피엔의 피부는 새로 재생되어 모두 깨끗하고 새하얗다. "피엔언니 정말 예뻐요." "언니 부러워요." 피엔이 정상인이 된 것을 여러 노예들이 축하해 주었다. 피엔은 벌거벗은 채로 다른 노예들의 인사를 받으며 기뻐하고 있었다. 나는 피엔을 바라보며 여러 생각에 잠겼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가장 사랑하고 아낀다. 특히 나는 죽음을 겪은 이후로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졌다. '뭐 어때? 나의 노예인데.' 나는 마음을 결심하자 머리가 맑아졌다. "피엔을 제외하고 모두 나가있어라. 내가 말하기 전까지 절대 들어오지 마라." 나는 피엔을 제외하고 모두 집안에서 쫓아보냈다. 노예들은 내가 왜 그러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주인의 명령이니 아무런 대꾸를 하지도 않은채 모두 나갔다. "피엔 이리 와서 나의 침대에 누워라." "네, 주인님." 나는 피엔을 대상으로 성욕을 풀었고 그것에 대한 아무런 양심이나 죄책감은 없었다. 피엔은 어려서부터 30세가 되기까지 마법실험을 당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남자와의 경험이 없었다. 어느 누가 몬스터보다 징그러운 여자를 상대하려 하겠는가 말이다. '오늘은 지니를 고쳐야겠군.' 이른아침을 피엔과 즐겁게 보내고 아침식사를 노예들과 함께 하였다. 그리고는 오늘 할일을 생각하였다. 지니는 피엔과 다르게 특정 부위를 잘라낼 필요는 없다. 피부 전체가 화상이 다른 노예들보다 심각한 것 뿐이라 생각보다 적은 마나가 소비될 것이다. "지니 오늘은 너를 고쳐야하니 따라와라." 나는 지니를 마나수련을 하던 바위에 눕혔다. 마나수련을 하던 바위에서 치료하는 이유는 이곳에 마나가 모여들어 신체의 마나순환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피엔에게 시행했던 9서클의 재생마법을 똑같이 지니에게도 실현시켰다. 다음날 이른아침이 되자 지니에게도 피엔과 행했던 일을 하였다. 만약 평행우주 건너편의 31세기였다면 있을수도 없는 일이지만 이곳 행성은 그런 사회적 기본개념이 존재하지도 않는 곳이다. 이 세상 누군가가 나를 욕한다면 나는 내 자신에게 떳떳하다고 말할 수 있다. 나 자신을 사랑했다고 말이다. 일주일 동안 모든 노예들이 치료되었고 이른 아침마다 똑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오늘부터는 노예들에게 사용법을 알려주어야겠군.' 나는 힘들게 고치고 교육시킨 노예를 잃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모든 노예들에게 왼팔에 네 가지의 마법수식을 그려넣었다. 2서클의 스트랭스, 3서클의 파이어볼과 헤이스트 그리고 5서클의 텔레포트 마법이다. 텔레포트 마법은 최후의 수단으로 위험할 때 도주를 위한 것이고 파이어볼은 노예들이 약한 몬스터를 만나면 도망가기 보다는 간단히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헤이스트는 나와 함께 움직이는 일이 생겼을 때 내게 뒤쳐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스트랭스는 앞으로 무거운 물건을 옮길 때를 대비한 것이다. "모두 공터에 모여봐라." 내 말에 여섯 명의 노예들은 공터에 모였다. 여섯 명 모두 이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못생긴 얼굴들은 아니다. 모두들 평범한 모습의 여자들이다. 베이지의 경우는 비대칭적인 신체로 살아오다 균형적인 신체를 갖자 제대로 균형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뷰티의 경우는 벙어리였지만 이제는 소리를 낼 줄 안다. 단지 더듬더듬 말을해서 답답할 뿐이다. 노예들 모두가 나의 손을 거쳐 정상이 되자 나는 이제서야 노예를 갖게된 것을 실감했다. "모두 자신의 왼팔을 봐라. 그곳에 새겨진 마법수식은 노예 귀속마법을 비롯해 스트랭스, 파이어볼, 헤이스트, 텔레포트 마법이다. 자신이 의지를 갖고 마법어를 외치면 실현된다. 특별히 여러번 사용해도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강력한 마법수식을 그려넣었으니 모두 익숙할 때까지 익힌다. 그 사용법은..." 나는 노예들에게 네 가지의 마법을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피엔과 지니는 마법사에게 마법실험을 많이 당했기 때문에 다른 노예들보다 마법을 잘 사용하기도 하였다. 이런 생활이 15일이나 지속되자 나의 노예들은 네 가지 마법을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이제 숲에서 몬스터를 만나도 절대 위험한 일은 없을 것이다. 노예들은 이제 나를 많이 따랐다. 특히 뷰티는 나이가 어려서 사리분별을 하지못해 얼마전에는 나와 한 번 경험한 것을 또다시 하려고 벌거벗은 채로 나의 침대로 기어오르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이런 황당한 사건은 나이많은 피엔이 처리하였다. 피엔은 이제 노예들을 스스로 통솔하고 그녀의 말을 모든 노예들이 잘 따르고 있었다. .......... 제 목: 독재자 [23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3-16 1273 32 6. 노예 - 1 "주인님 식사하세요." 레이니가 내게 다가와 말했다. 아침마다 나에게 식사를 알리는 노예들은 바뀌었다. 노예들은 자신들이 할 일을 누가 말하지 않아도 서로 상의해서 결정하고 행동한다. 그것도 나의 편의를 최우선상에 두고 말이다. "알겠다." 나는 대답하고 식탁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식탁에는 레이니를 제외한 다섯 명의 노예가 일어서 있었다. 식사시간이 되면 항상 모두 모여서 식사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노예들에게 지시한 사항이다. 혼자 지낼 때는 몰랐는데 노예들과 지내다보니 혼자 식사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모두 모여서 식사하는 것이 좋았다. 노예들은 불편해 하는 것 같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적응하고 있었다. "후르륵" "냠냠" 나와 노예들의 식사는 조용히 이루어졌다. 주인과 노예들은 일반적으로 대화가 불가능한 관계이다. 대화란 특정 주제에 대해서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노예들은 오직 대답만을 하고 특별한 일이 아니면 질문을 하지 않는다. 자신이 해야할 일을 모를 때나 질문하니 말이다. "피엔 오늘부터 여행을 할 것이니 간단한 물품을 챙기도록 해라." "네, 주인님." 나는 피엔에게 오늘 할 일을 말해주었다. 노예들이 생기자 나는 아침마다 해야 할 일들을 미리 말해주었다. 미리 말해야 모든 일들이 쉽게 풀리기 때문이다. 특히 피엔은 조용하면서 순종적인 성격이라 혼자 일처리를 잘한다. 피엔을 제외한 노예들은 가끔 무슨 일을 시키면 당황하고 놀라는 경우가 있는데 피엔에게는 그런일이 없었다. "주인님 오늘 켈로피를 데리고 가도 되나요?" 식사도중에 제일 어린 뷰티가 내게 말했다. 그동안 뷰티는 매일 켈로피들과 놀며 지냈다. 네 마리의 켈로피들은 털도 있고 온순해서 뷰티가 항상 쫓아다니면 공터를 이리저리 도망다녔다. 메이와 베이지도 켈로피들과 자주 놀았는데 아직 순수하고 어려서 그런 것이다. "뷰티야!" 베이지는 갑자기 뷰티의 말을 듣고는 소리를 높여 말했다. 베이지는 요즘 뷰티 때문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신의 친동생이 처지도 모른체 천방지축으로 제멋대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어느 노예가 감히 주인에게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 허가받고 하려고 들겠는가 말이다. "켈로피는 밖에 데리고 나가면 죽는다." "네, 주인님." 뷰티는 나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숙이고 실망스런 표정을 지었다. 뷰티는 노예이면서 노예같지 않은 행동을 많이 보여준다. 그동안 폐쇠적으로 행동하며 지내다가 그것이 풀어지자 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노예들은 감정을 제어하는데 뛰어난 능력이 있다. 특히 욕심과 고통에 대한 것은 인내로 극복한다. '내게 피해주는 것도 없는데 어느정도 마음껏 지내도록 말해줘야겠군.' "모두 내 말을 듣도록 해라. 너희들은 노예이지만 나와 함께 있을 때는 뷰티처럼 자신의 의사를 밝혀도 된다. 주인인 내가 허락하는 것이니 앞으로 자유스럽게 행동하고, 뷰티에게 일부러 그런 것을 인내하라고 교육시킬 필요도 없다." "네, 주인님." 노예들은 모두 대답하였다. 뷰티만이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저 언니들이 대답하자 자신도 따라 대답했다. 아침식사가 끝나자 노예들은 여러가지 물품을 챙겼다. 나는 노예들에게 여섯 개의 마법주머니를 얼마전에 만들어 주었다. 여행이나 물품을 옮길 때 편리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주인님 준비되었습니다." 노예들이 자신들에게 필요한 옷, 조리기구 등 개인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품을 마법주머니에 챙기자 피엔이 내게 와서 말했다. "가자."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의 집을 떠났다. 내가 여행을 하는 것은 나의 영지를 알고 싶기 때문이다. 나의 영지가 정확히 어떤 마을이 있는지 궁금하다. 내가 직접 일일이 돌아다니며 구경하려고 하는 것이다. 칼루이 숲에서 포니아 마을까지의 길이는 약 50km로 파악하고 있다. 둥그런 원의 형태를 가진 나의 영지 안에는 다섯 개의 마을이 존재한다. 그중에 칼루이 마을이 가장 큰 것이다. "길을 잘 기억하도록 해라. 나중에 길을 잃으면 혼자서 찾아와야하니 말이야." "네, 주인님." 내가 걸으며 숲을 빠져나가는 이유중에 하나가 노예들 때문이다. 노예들은 라이딘에서 직접 내가 사는 칼루이 숲으로 텔레포트 되었기 때문에 이곳이 어떤 형태인지 모른다. 왼팔에 새겨진 마법수식에 의해 텔레포트 하여 나의 집으로 언제든 이동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니 이렇게 걸으면서 길을 알려주는 것이다. "크르 크르 크르르" 칼루이 숲을 빠져나가려 하는데 갑자기 우리의 앞에서 야생동물이 나타났다. 1m의 크기에 네 발을 가진 짐승으로 커다란 입을 벌리고 있는데 날카로운 송곳니가 보였다. 그 야생동물은 우리를 향해 울부짖으며 우리의 길을 가로막았다. "으악" "엄마" 야생동물이 나타나 울부짖자 메이, 베이지 그리고 뷰티가 소리를 지르며 나의 뒤로 몸을 숨겼다. 본래 노예는 주인을 보호해야 하지만 공포에 젖어 자신들도 모르게 행동한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많은 피엔, 지니 그리고 레이니는 나의 앞을 가로막고 나를 보호했다. "크르르" 야생동물이 울부짖으며 우리들에게 더욱 다가오자 나는 문득 노예들의 행동이 궁금하였다. '어떻게 행동할까?' 나는 노예들이 어떻게 행동할지가 궁금해졌다. 영혼력을 이용해 모든 노예들의 감정을 들여다 보았지만 어린 세 명의 노예들만 공포의 감정이 보일 뿐이다. 나의 앞을 가로막은 나이가 좀더 많은 노예들은 감정이 제대로 보여지지가 않았다. 나는 영혼력을 이용해 인간의 감정을 엿볼수 있다. 하지만 이런 능력도 노예생활로 오랜동안 지낸 피엔이나 지니에게는 별 효용이 없었다. 자신의 감정을 너무나 철저히 제어하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는다. "크앙" 야생동물이 갑자기 뭉쳐있는 우리에게 입을 벌리며 달려들었다. "파이어볼" 피엔이 달려드는 야생동물에게 마법을 날렸다. 옆에 있던 지니도 피엔이 하는 행동을 알아채고는 내가 가르쳐 주었던 파이어볼 마법을 펼쳤다. 야생동물은 마법에 맞아 신음을 흘리더니 지니의 마법을 또다시 맞고는 쓰러져 버렸다. 털과 고기 타는 냄새가 진동을 하였고 야생동물의 살갛이 벗겨져 약간 징그러웠다. 하지만 노예들은 아무렇지도 않은채 지켜보았다. 마법실험을 당하는 동안 자신들의 모습이 이것보다 더 징그러웠기 때문이다. "이만 가자." 나는 죽은 야생동물을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요리를 한다면 맛있는 음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몬스터도 아니고 그저 야생동물이라 먹어도 상관이 없다. "짹짹 찍찍 삐르르" 숲을 걸아가는데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내가 살아가는 집 근처에는 몬스터가 자주 출몰하기 때문에 새소리나 풀벌레 소리를 듣기가 쉽지않다. 집을 나서고 한 시간을 걷자 깨끗한 숲이 펼치지는 것이다. 노예들도 숲이 신기한지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내가 사는 숲은 열대우림과 같이 모든 것이 거대한 편이지만 우리가 걸어가며 만난 숲은 아기자기한 모습이다. "모두 쉬도록 해라. 잠시 쉬어간다." 나의 말을 듣고는 노예들은 자리에 앉아 숨을 몰아쉬었다. 많은 체력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힘든 것이다. 더욱이 방금전에 야생동물을 만나서 놀랐기 때문에 또다시 그런 동물이 나올까봐 겁을 먹고 주의를 경계하며 움직였기에 피곤함이 더욱 심한 것이다. "피엔 내 앞으로 와라." "네, 주인님." 피엔은 방금전에 야생동물이 우리들에게 달려들자 마법으로 죽여버렸다. 지니도 마법을 날렸지만 피엔의 행동을 보고 따라한 것이다. "피엔 지금 기분이 어떻지?"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피엔이 나의 질문에 고개를 갸우뚱하며 대답했다. "피엔 앞으로 무슨 일을 할때는 네가 느낀 감정을 많이 느껴보도록 해라." "네, 주인님." 처음 노예들을 구입해오고 지금처럼 정상이 되기까지 많은 것들을 가르켰다. 이제는 일반노예와 거의 차이점이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피엔이었다. 27살인 지니도 자신의 상황을 인식하는 반면에 피엔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절대 표현하지를 않는다. 어려서부터 너무 많은 마법실험을 당한 것이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아무리 노예라도 자신의 감정이 어느정도 드러난다. 나는 피엔이 자신의 생각과 주관을 내게 말해주길 바랬다. 하지만 노예들과 함께 지낸 이후로 지금까지 피엔의 생각을 들어보질 못했다. 다른 노예들은 생각이나 주관을 물으면 대답했었다. '언젠가는 좋아지겠지.' 처음 피엔이 나의 말을 너무나도 충실히 따르기에 좋아했지만 모든 노예들과 정이들자 피엔의 순종적인 행동이 내게는 부담이 되어왔다. 다른 노예들은 자유를 주면 나름대로 혼자서 지내지만 유일하게 피엔만 아무런 행동도 하지않고 조용히 지내는 것이다. "파이어볼" 메이의 작은 손에서 파이어볼 마법이 실현되며 앞쪽에 있는 작은 코볼트라는 몬스터에게 명중되었다. 코볼트는 몽둥이를 들고 다니는 키가 1m 정도 크기의 몬스터이다. 메이는 야생동물이 나타났을 때 나의 뒤로 숨은 것을 후회하였다. 노예는 주인을 보호하는 것이 당연한데 그것을 실행하지 않은 것이다. 메이와 베이지는 작은 몬스터라도 나타나면 나를 보호하였다. '정말 재미있군.' 나는 메이와 베이지가 작은 몬스터에도 반응하며 나를 보호하자 웃음이 나왔다. 약한 노예들이 나를 보호한다며 하는 행동들이 내게는 너무 재미있기 때문이다. 나의 노예들은 모두 여자라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 있다. 여자가 남자를 보호하는 모습은 이곳 행성이 아니고서는 구경할 수도 없을 것이다. "오늘은 이곳에서 자도록 하고 내일 다시 떠나자." 칼루이 숲을 벗어나고 조금 더 걷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노예들은 쉬기로 한 장소에 땅을 파고 그곳에 구해온 나무를 올려놓아 불을 붙였다. 모닥불이 완성되자 조리기구를 꺼내 간단한 요리를 하였고 저녁식사를 함께 하였다. "주인님 이곳은 어디인가요?" 지니가 내게 말했다. "칼루이 숲에서 나오면 바로 이곳이지. 그리고 저 방향으로 가면 칼루이 마을이 나온단다." 나는 손가락으로 칼루이 마을을 가리키며 말해주었다. 저녁식사를 하는 동안 노예들은 자신들끼리 작은 이야기로 대화를 나누었다. 노예들은 내가 그 말들을 모두 들으리라 상상도 못한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내공력을 귀에 집중시켜 노예들의 대화를 들었다. "지니언니 나는 주인님이 나중에 우리를 팔지 않았으면 좋겠어." "메이야. 우리는 노예야. 그런 것은 생각하지 않는게 좋아." 메이와 지니의 목소리가 나의 귀에 들렸다. 지니는 다른 노예들의 대화를 많이 들어준다. 피엔은 너무 순종적이었고 그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지니는 조용하면서도 다른 노예들을 아끼고 사랑해주었다. "나는 주인님하고만 살거야." 메이와 지니의 대화를 듣고 있던 뷰티가 조용히 말했다. 뷰티의 활발한 성격으로 다른 노예들이 나의 눈치를 여러번 본다. 혹시나 뷰티의 생각없는 행동으로 무슨 처벌을 받을까 무서운 것이다. 세 달 동안이나 함께 지내면서 노예들을 구타하거나 괴롭힌 적은 없지만 자신들이 어떤 처지인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뷰티야 제발좀 주인님에게 말을 함부로 하지마. 다른 주인님 같았으면 너를 죽였을거야." 베이지는 자신의 친동생인 뷰티를 항상 타이르고 설득시키지만 항상 내게 할말을 모두 해버린다. "언니 알았어. 안그럴께." 뷰티는 언니의 말을 듣고는 말했다. 나는 오랜동안 노예들의 대화를 들으며 웃음지었다. 너무 늦게까지 노예들디 잡담을 하자 나는 노예들을 재우려고 말했다. "피곤할테니 모두 자도록 해라." "네, 주인님." 잠을 자라는 나의 말에 노예들은 피곤한지 곧바로 잠이 들었다. 하지만 레이니는 잠을 자지 않고 일어나 옷을 모두 벗고는 나의 침낭으로 들어왔다. 오늘은 레이니의 순서이기 때문이다. 본래 숲속에서 잠을 자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대부분의 몬스터나 야생동물은 불을 보고 무서워서 접근하지 않지만 모두 그런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내가 그냥 자는 이유는 모닥불 주위로 알람마법과 보호마법을 몇개 실현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뾰로록 삑삑 우루루" 새 울음소리와 풀벌레 소리를 들어며 나는 잠이깼다. 나의 침낭에 함께 잠들었던 레이니는 얼른 옷을 입고는 다른 노예들에게 돌아갔다. 나와 잠자리를 같이하는 노예는 아침에 항상 나보다 일찍 일어나지 않는다. 자신으로 인해 내가 잠에서 일찍 깨어날까봐 그러는 것이다. 나는 아공간에서 세면해야 할 도구들을 꺼내어 노예들과 함께 씻었다. 노예들이 가지고 다니는 마법주머니는 무한적 공간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큰 물건들은 나의 아공간에 대부분 보관되어 있다. 이런 여행을 대비해 나는 나의 아공간에 큰 물통을 집어넣어 물을 가득 채워두었다. 지금 그것을 꺼내 사용하는 것이다. "앞으로 세 시간만 더 걸으면 칼루이 마을에 도착할 수 있다. 그럼 가자." 나는 노예들과 아침식사를 하고 다시 출발하였다. "뷰티야 이리로 오렴." "네, 주인님." 나는 뷰티를 나의 옆으로 불렀다. 뷰티는 활발한 성격이라 항상 웃음지으며 생활을 하기 때문에 너무나 귀엽다. "왜 그렇게 풀이죽어 있니?" "주인님..." 뷰티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말해도 괜찮단다." "베이지 언니가 주인님을 귀찮게 하지 말래요. 난 주인님이 좋은데." 뷰티는 다섯 명의 노예들에게 여러번 꾸지람을 받았다. 그것은 그녀가 노예같지 않기 때문이다. 노예라면 순종적이어야 한다. 다른 노예들은 뷰티가 자신을 노예로서 인식하지 못할까 걱정하는 것이다. "뷰티야. 언니들은 너를 걱정하는 거야. 뷰티는 노예이니까 그에 맞게 생활하는 거라고 하는거야. 하지만 나는 뷰티 너를 절대 다른 사람한테 팔지 않을거란다. 그러니 언니들이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말고 마음껏 지내라. 알았지?" "주인님 정말이에요? 나 하고싶은 것 마음대로 해도 되나요?" "그럼. 언니들이 혼내면 내가 그렇게 하도록 했다고 그려렴." "네, 주인님. 야호" 뷰티는 나의 말을 듣고는 너무 기뻐서 제자리에서 팔짝 뛰었다. 그러더니 걷지 않고 앞쪽으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피엔." "네, 주인님." "뷰티는 너무 어리니까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하도록 놔둬. 내게 어떻게 대해도 상관 없으니까 말이야. 아직 어려서 그러니 나이가 들면 바뀔거야." "네, 알겠습니다." 나는 피엔에게 뷰티의 행동에 간섭하지 말도록 말했다. 뷰티는 나의 말을 들은 이후부터 마음껏 뛰어다녔다. 그동안 언니들이 내 앞에서는 절대 뛰지 말도록 했지만 이제 나까지 허락했으니 무서울 것이 없었다. 자신을 괴롭히던 언니들도 나의 말에 뷰티를 쳐다만 보았다. "언니 저것좀 봐. 이쁜 새야." "그렇네." 뷰티는 메이의 손을 잡고서 다른손으로 나무위에 앉아있는 새를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다. 조용한 우리의 일행이 뷰티로 인해 소란스러운 분위기로 바뀌었다. 내게도 익숙하진 않은 분위기지만 겉보기에는 가족같은 분위기가 이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켁 크악" "아악" 노예들과 함께 칼루이 마을을 향해 걷는 도중에 어디선가 비명소리가 들렸다. 노예들에게는 들리지 않았지만 오감이 뛰어난 내게는 큰 소리로 들려왔다. "모두 헤이스트를 사용해서 나를 따라와라." 나는 노예들에게 갑자기 말하고는 경신술을 이용해 비명이 들리는 곳으로 달렸다. 비명소리의 근처에 도착하자 나는 바닥에 쓰러진 오크와 코볼트의 시체를 볼 수 있었다. 방금전까지 이곳에서 누군가가 몬스터와 싸운 흔적이 남아있었다. "휘이익" 내가 몬스터의 시체를 보고있는 도중에 헤이스트를 사용하여 달려온 노예들이 도착하였다. 나는 몬스터가 쓰러진 흔적을 따라 또다시 달렸다. 몬스터의 시체는 무엇인가 알수없는 날카로운 무기에 난도질 당해 있었다. 칼루이 숲의 근처로 다가오는 사람이 없었기에 누군지 궁금하였다. 지금 내가 있는 위치는 칼루이 숲과 칼루이 마을의 중간지점으로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곳이다. 칼루이 마을로 갈려면 안전한 다른 길이 있기 때문이다. "휘이익 퍽퍽" 흔적을 따라가자 몬스터들과 힘겹게 전투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10여명의 사람들이 검을 들고 마차를 둥글게 감싼채로 몰려오는 몬스터를 죽이고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모든 사람들이 마차를 보호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모두 흩어지지 말고 자리를 지켜라." 10여명의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 큰 소리로 외쳤다. 모두들 몬스터와 전투를 벌이느라 내가 지켜보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 벌이는 전투는 끝도 없을 것이다. 몬스터들의 피가 바닥을 적셔 피냄새에 의해 수많은 몬스터들이 끝도 없이 밀려올 것이기 때문이다. '칼루이 숲은 몬스터가 많아서 피냄새를 맡으면 더욱 많은 몬스터들이 몰려올텐데.' 나는 이들이 하는 전투를 보며 한심함을 느꼈다. 기사인지 용병인지는 몰라도 검술 실력은 아주 수준급이다. 그중에 소리친 사람은 간간히 약한 검기를 뿜어내어 소드마스터의 초입임을 밝히고 있었지만 몰려오는 몬스터들은 그들의 한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크르르 크르 크르르" 또다시 몬스터들이 나타나 마차를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피냄새가 계속해서 풍기는 한 이것은 끝없는 전투이다. 이들도 이곳을 벗어나려고 했겠지만 마차를 보호하기 위해서 떠나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 계속해서 나타는 몬스터들은 강력하지는 않았다. 코볼트는 1m의 크기인 몬스터로 몽둥이를 들고다니는 아주 지능지수가 낮은 동물이다. 오크도 어린아이의 지능을 가지고 있어 C급 용병도 어렵지 않게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피냄새를 맡고 계속해서 밀려오는 오크와 코볼트로 인해 체력이 모두 바닥난 상태이다. "피엔, 지니, 레이니" "네, 주인님" 나는 몬스터와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돕기로 하였다. 하지만 직접 돕기는 귀찮아 노예 세 명을 불렀다. 내가 몬스터와 싸우고 있는 일행들을 지켜보는 동안 노예들이 도착하여 내 주위에 있었다. "마법을 써서 저들을 돕도록 해라. 위험하면 텔레포트 마법을 쓰도록 하면 된다." "네, 주인님" 나는 세 명의 나이많은 노예들을 시켜 돕도록 시켰다. 어린 노예들을 시키지 않는 이유는 어제 야생동물을 만났을 때 이들이 겁을 집어먹고 나의 등뒤로 숨었기 때문이다. "파이어볼" "파이어볼" 나의 노예들 세 명이 헤이스트 마법을 사용하여 빠르게 움직이며 파이어볼 마법으로 몬스터를 물리치고 있었다. 파이어볼 마법은 30cm 가량의 불덩어리가 날아가며 해당 지역의 반경 5m 가량을 불로 휘감았다. 파이어볼 마법이 여러 몬스터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자 여기저기 비명소리가 난무하였다. 몬스터들은 계속해서 파이어볼 마법이 자신들에게 날아오자 흩어져 모두들 도망가버렸다. "주인님 몬스터들이 도망갔습니다." "모두 잘했다." 나는 세 명의 노예들을 칭찬하고 마차일행을 향해 걸었다. 몬스터와 싸운 사람들은 온몸에 피로 목욕을 한듯한 모습이었으며 지친 나머지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하지만 그 중에 검기를 뽑아내며 몬스터를 물리친 사람은 마차의 안에있는 사람과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기루 칼루이입니다." "안녕하세요? 용병 페이논입니다." 마차 안에 있던 사람과 대화를 나누던 용병은 내가 인사를 하자 뒤를돌아 내게 다가와 말을 하였다. 아마도 마차에 중요한 사람이 있는 것 같았다. 자신이 휴식하는 것 보다 신경을 더욱 쓰니 말이다. "아가씨들이 도와주셔서 겨우 살았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페이논씨는 내게 인사를 하고 다시 나의 노예들을 쳐다보며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하지만 나의 노예들은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가만히 있었다. "저기..." 노예들은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이 말을 걸면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는다. 특히 주인이 옆에 있으면 더욱 그렇다. 노예들은 자신의 주인의 말만 듣기 때문이다. 페이논씨는 자신이 인사를 하였는데 아가씨들이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자 당황하였다. "페이논씨 이들은 제 노예들입니다." "네? 뭐라구요? 노예가 마법을 사용합니까?" 페이논씨는 나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노예들은 평생 무엇인가 배울 일이 없었다. 가끔 귀족에서 교육을 받은 노예들이 글을 읽고 쓰지만 마법을 사용한 노예라는 말을 처음 들었던 것이다. "네, 제가 가르쳤습니다. 제 노예들 모두가 간단한 마법은 사용합니다." "세상에..." "마법을 사용하는 노예라니..." "대단하네." 페이논씨는 물론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던 다른 사람들도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왜 이곳에 있는 것이죠?" "저는 마차안에 있는 아가씨를 칼루이 마을까지 호위하기로 계약한 용병입니다. 제가 칼루이 마을까지의 길을 몰라서 이런 일을 당한 것이죠." 페이논씨가 내게 말했다. "이곳은 칼루이 마을까지 가는 길은 맞지만 이곳은 아주 위험해서 아무도 이용하지 않습니다." "그렇습니까? 어쩐지 너무 많은 몬스터들이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칼루이 마을을 방문하는 길이니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정말입니까? 정말 감사합니다." 나는 페이논씨의 동료들과 휴식을 취한 후에 칼루이 마을을 향해 걸었다. 페이논씨와 대화 도중에 나는 페이논씨가 S등급의 용병인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의 동료들은 A등급의 뛰어난 용병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나는 페이논씨에게 마법사임을 밝혔다. 마법사의 서클은 말하지 않았다. 페이논씨도 내게 마법 서클을 묻지 않았는데 그것은 마법사에게 예의에 어긋나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주인님 배고파요." 뷰티는 다른 사람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내게 달라붙어 배고픔을 하소연 하였다. 아침을 먹었지만 모두들 너무 많은 체력소모가 있었다. 마차일행을 찾느라 헤이스트 마법을 연속으로 사용하였고 세 명의 노예들은 몬스터와 싸우기까지 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단지 표현을 하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뷰티는 내게 자유스러움에 대한 허락을 받아 이렇게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것이다. "기루님 그만 쉬었다 가지요." 페이논씨는 내게 휴식하자고 권했다. 페이논씨가 내게 존대말을 쓰는 이유는 내가 마법사이며 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논씨는 용병으로 생활하며 많은 몰락귀족을 만났다. 귀족 자체가 많지는 않지만 몰락 귀족은 가끔 마을의 서점이나 지식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점심을 준비해라." "네, 주인님." 나는 노예들을 시켜 점심을 준비하도록 시켰다. 페이논씨 일행도 자신들이 직접 점심을 준비하고 있었다. 땅을 약간 파고 나뭇가지를 모아다 불을 피우며 조리기구를 꺼내 모닥불 위에 얹어넣고 음식물을 집어넣어 끓였다. "주인님 식사하세요." "알았다." 나는 노예들과 식사를 시작했다. 페이논씨 일행과는 약간 떨어진 자리에서 식사를 한 것이다. 페이논씨 일행은 아직도 요리를 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그들이 요리하는데 챙길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법주머니와 나의 아공간을 이용하여 물건들을 가지고 다니는 반면 용병들은 마차에서 짐을 내려 요리를 하였기 때문에 오래 걸린 것이다. "에이미 아가씨 식사하세요." 페이논씨의 일행도 식사준비가 끝나자 마차의 안을 향해 말했다. 나는 마차일행을 만나 몇 시간을 함께 걸었지만 마차안에 있는 사람을 한 번도 보지 못하였다. 페이논씨가 몰락귀족의 아가씨라고 말했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네, 페이논씨" 마차 안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리며 어여쁜 아가씨가 마차에서 내렸다. 나는 마차에서 내리는 아가씨를 쳐다보았다. '정말 이쁘게 생겼구나. 정말 예뻐.' 나는 마차에서 내리는 에이미라 불리는 여자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나의 노예들과는 차원이 다른 모습이다. 나의 노예들이 못생긴 것은 아니지만 평범한 것보다는 조금 낳은 편이다. 귀여운 모습이란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하지만 마차에서 내리는 아가씨는 평행우주 건너편에 있을 때 텔렌트의 모습 만큼이나 아름다웠다. "페이논씨 잘 먹을께요." 에이미라 불리는 아가씨는 용병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일반적으로 몰락귀족은 능력있는 평민들과 잘 어울렸다. 에이미라는 아가씨도 그런 몰락귀족일 것이라 생각되었다. 그렇지 않다면 절대 용병들과 점심을 같이 먹지 않을 것이다. "주인님 이거 내가 만든 거에요." 노예들과 함께 식사를 하던 뷰티가 음식을 가리키며 내게 말했다. 뷰티는 자신이 한 행동을 항상 남들에게 알리고 있다. 자신의 존재를 남들이 인식하길 바라는 모습이다. 아직 어려서 자신이 여러사람의 사랑을 받길 원하는 것이다. 자신이 노예인 처지와 사랑받길 원하는 부분이 서로 마음속에서 충돌하여 고민일 것이다. "그러니? 맛있구나." "야호 신난다. 베이지 언니. 주인님이 맛있다고 했어." 뷰티는 나의 말을 듣고는 옆에 있던 베이지를 붙잡고 신나게 말을 하였다. 조용히 식사를 하던 베이지는 뷰티의 행동을 본 후에 나의 눈치를 살폈다. 뷰티를 제외하고는 모든 노예들이 자신의 처지를 알고 있다. 더욱이 나를 만난 것을 행복해하며 자신들이 영원히 지금과 같이 살았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얼마전 내가 절대 노예들을 팔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피엔과 뷰티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믿는 것 같지 않았다. "뷰티야 그만 식사를 하렴." "네, 주인님" 뷰티는 나의 말을 듣고는 점심을 계속 먹었다. 페이논씨 일행은 우리의 식사모습을 계속해서 힐끔 쳐다보며 식사를 하였다. 아마도 노예들과 친근하게 지내는 몰락귀족을 처음 볼 것이다. 페이논씨를 처음 만나고 인사를 나누며 나는 내가 마법사라는 것 이외에는 특별히 밝히지 않았다. 물어보지도 않아 대답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에이미 포르난도입니다." 노예들과의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 페이논씨와 식사를 함께하던 에이미라는 아가씨가 내게 다가와 말을 하였다. "예. 안녕하세요? 저는 기루 칼루이입니다. 그런데 저기 무슨일이신가요?" "아하 그것이 저희들을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페이논씨가 기루씨 아니었으면 큰일날 것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저는 마차안에 있어서 보지는 못했지만 너무 무서웠거든요." 에이미씨는 나를 칭찬하며 자신이 마차안에서 얼마나 공포에 떨었는지 말해주었다. "아하 그렇군요." "그런데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페이논씨가 그러던데 기루씨의 노예들이 마법을 할수 있다고 하더군요. 정말인가요?" 에이미씨는 나의 노예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에이미씨가 평범한 마법사인 나를 보기위해 온 것이 아니라 마법을 사용하는 노예들이 궁금하여 다가온 것이다. "스트랭스, 파이어볼, 헤이스트 그리고 텔레포트 마법을 언제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요." "정말인가요? 정말 대단하네요. 노예들이 마법을 사용하다니 말이에요." 에이미씨는 내가 말한 마법들을 전부 알고 있다. 마법이 고급지식이라 귀족들은 대부분 배우기 때문이다. 더구나 5서클의 텔레포트 마법을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는 더욱 놀라는 것이다. "제가 말한 네 가지 이외에는 사용을 못합니다. 그것이 단점이지요." "아쉽네요. 5서클 마스터의 노예들인줄 알았는데." 에이미씨는 나의 노예들이 네 가지의 마법밖에 사용할 수 없다고 하자 약간 실망했다. 하지만 네 가지의 마법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에이미씨는 마음속으로 대단한 노예라고 생각하였다. 자신이 지금까지 많은 노예들을 보았지만 마법을 사용하는 노예는 처음 보는 것이다. "기루씨 마차에 같이 타고 가시겠습니까? 저희를 도와준 것도 있고 해서요." "정말인가요? 아하 그러면 고맙습니다." 나는 에이미씨가 마차를 같이 타고 권하자 얼른 대답하였다. 이쁜 여자가 함께 마차를 타고 가자고 하는데 거절할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의 대한 관심보다는 나의 노예들에게 더욱 관심을 보이는 에이미씨이지만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 "정리하고 마차를 따라오도록 해라." "네, 주인님." 나는 노예들에게 말하고는 에이미씨와 마차를 함께 타고 칼루이 마을을 향해 출발하였다. 페이논씨도 내가 마차에 오르는 것을 보고는 별로 기분나빠 하지는 않았다. 몬스터들에게 어려움에 빠졌을 때 도와줬기 때문일 것이다. "주인님 마을이 보여요. 야호 드디어 다왔다." 나는 마차안에서 편하게 있었지만 나의 노예들은 밖에서 힘들게 마차를 따라왔다. 나의 솔직한 마음은 노예들까지 마차에 태우고 싶었지만 용병들도 마차에 타지 않는데 노예들을 태우는 것은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용병들이 계약을 하고 마차호위를 맡았지만 노예들하고 비교할 대상이 아니다. 그만큼 노예의 신분은 인간이라기 보다는 물품이나 재산이다. "뷰티야 얼마나 멀리 보이니?" 나는 뷰티에게 마을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 물었다. 내가 직접 마차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볼 수도 있지만 나는 귀찮은 것은 싫다. "한 시간만 가면 될 것 같아요. 저기 보여요. 주인님 커다란 마을이에요." "알았다." 뷰티는 칼루이 마을을 바라보고 놀란 것이다. 라이딘에 있을 때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자각이 없었기 때문에 주의깊게 바라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나와 지내면서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갖은 뷰티는 모든게 신기하고 재미있어 한다. "저기 실례되는 질문인데 에이미씨는 칼루이 마을에 왜 가시는 거지요?" 나는 에이미씨가 왜 칼루이 마을로 가려고 하는지 물었다. 칼루이 마을에는 세금을 걷는 몰락귀족 한 명밖에 없다. 귀족인 에이미씨가 칼루이 마을에 올 이유가 하나도 없다. 그래서 나는 질문한 것인데 에이미씨는 나를 바라보며 약간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은 라이딘에서 소문을 듣고 이곳에 온 거에요. 이곳의 주변 모두가 라이아의 땅이었는데 8서클 마스터가 탄생하여 그를 귀족으로 승격시켜주고 이곳을 영지로 하사하였다고 하더군요. 저는 이곳 영주님을 만나러 가는 거에요." '어라? 나를 말하고 있네.' 나는 에이미씨의 말을 듣고는 황당했다. 분명히 나는 나의 이름을 밝혔는데 에이미씨가 나를 알아채지 못하는 것이다. 나의 이름을 들었으면 내가 이곳 영주인 것을 알아야 정상인 것이다. "에이미씨 그런데 영주의 이름은 알고 있나요?" "사실 그것이 라이딘에 이름은 소문이 나지 않았어요. 그저 8서클 마스터라고 그러더군요. 이곳에 칼루이 마을이 제일 크다고 하니 그곳에 가면 만날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 이렇게 가는 것이죠." 에이미씨의 말을 듣자 나는 이해가 되었다. 이름도 모른체 나를 만나러 가는 것이니 말이다.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정말 우연도 이런 우연이 없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이곳의 영주를 만나러 가는 거죠?" "그게 사실은..." 에이미씨는 나의 질문에 표정을 굳히며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려다 중간에 그만두었다. "곤란한 질문이었나요?" "사실은 이곳 영주가 되는 분께 부탁할 것이 있어서 찾아가는 것이거든요." 나는 에이미씨의 말을 듣고는 황당했다. 처음 보는 여자가 부탁할 것이 있어서 나를 찾아오다니 말이다. '내가 영주인 것을 밝혀야 되겠구나. 나중에 오해할지도 모르니 말이야.' "에이미씨 사실 저도 말씀드릴 것이 있네요." "네? 무슨 말씀을요?" 내가 말할 것이 있다고 하자 에이미씨는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칼루이 마을이 다가오는데 마차 안에서 에이미씨와 나는 진지한 이야기만 계속 나누고 있었다. 밖에서는 뷰티가 마을이 점점 가까워지자 더욱더 큰 소리로 언니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사실 에이미씨가 말한 사람이 접니다. 다시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칼루이 영지의 영주인 기루 칼루이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어머. 영주님이라구요?" 에이미씨는 나의 목소리를 듣고는 놀라며 말했다. "네, 제가 칼루이 영지의 영주가 맞습니다." 에이미씨는 또다시 나의 말을 듣고는 입만 벌린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에이미씨가 놀란 이유는 나의 모습에 있었다. 내가 너무나 젊은 모습인 것이다. 8서클 마스터라면 최소한 머리가 희끗한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정상인데 나의 모습은 20대 초반의 모습이니 놀라는 것도 당연하다. 그렇다고 믿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에이미씨가 몰락귀족이라 하지만 귀족에게 감히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없다. "페이논씨 마차를 세워주세요. 그리고 잠시 쉬도록 하세요." "에이미 아가씨 이제 칼루이 마을이 코앞인데 왜 그러십니까?" 페이논씨는 갑자기 마차안에서 에이미 아가씨가 마차를 세우라고 말하자 그 이유를 물었다. 조금만 더 간다면 칼루이 마을에 도착할 것이고 에이미 아가씨가 만나려는 영주도 그곳에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페이논씨에게는 당연한 질문이었다. "그럴 이유가 있어서 그럽니다." "네, 알겠습니다." 페이논씨는 용병이라 자신을 고용한 귀족 아가씨가 말하자 어쩔수 없었다. "피엔 너희들도 쉬도록 해라." "네, 주인님." 마차가 멈추자 나는 노예들에게 휴식을 하라고 말했다. 혹시라도 노예들이 쉬지않고 그대로 서 있을까봐 말해준 것이다. 가끔 내가 아무말도 하지 않으면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 제 목: 독재자 [24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3-17 1354 34 6. 노예 - 1 "저기 죄송한데 에이미씨는 저를 알고 계시나요?" "네? 저도 처음 뵙는 거랍니다." 나는 에이미씨의 말을 듣고는 이해하지 못했다. 방금 전에는 내게 부탁을 하려고 칼루이 마을을 간다고 말했으면서 나를 모른다니 말이다. 나는 에이미씨가 나와 어떻게 연관된 줄 알았다. 그래서 내게 무엇인가 부탁하러 오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귀족들은 자존심 때문에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다른 귀족에게 부탁이란 말을 꺼내지도 않는다. 수치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까는 제게 무슨 부탁할 것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것이... 사실은... 맞습니다." 에이미씨는 입술을 꼭 깨물고 귀엽게 생긴 두 손을 꽉 쥐고는 말했다. 너무 힘을 주어서 말했는지 말을 더듬기까지 하였다. "무슨 일인지 몰라도 말씀은 해보세요. 어려운 일이 아니면 들어드리도록 하죠." "그것이 정말인가요? 아니 제 부탁이 사실은 영주님에게는 어려운 일이라..." 에이미씨는 나의 말을 듣고 잠시 기뻐하다가 '어려운 일이 아니면'이라는 말을 상기했는지 다시 풀이 죽었다. 결국 내가 한 말은 일단 들어보고 나의 마음대로 결정한다는 소리였다. 부탁을 들어준다는 소리는 아니었던 것이다. "영주님 저희 포르난도 가문은 영지도 없는 몰락귀족입니다. 라이딘 근처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다른 귀족들은 저희를 무시하고 이제는 저희들이 할 일도 줄어들어 더이상 그곳에서 살수가 없습니다." "왜 일자리가 없지요? 나라에서는 몰락귀족들을 많이 고용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에이미씨는 자신의 가문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몰락귀족들은 대체적으로 일자리를 가지고 있다. 아무리 못난 귀족이라 하여도 옷이나 음식은 최고급으로 소비하려면 일자리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모든 귀족들이 일자리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능력을 인정받은 귀족만이 나라에서 고용한다. "저희 포르난도 가문은 귀족들에 대한 인지도가 없어요. 그래서 일자리도 구하지 못합니다. 저희 가문의 사람들은 그동안 라이딘에서 다른 귀족들에게 멸시를 자주 당했고 이제는 눈치나 보며 살아가는 것이 저희들입니다. 그래서 결국 라이딘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라이딘을 떠나요? 떠나는 것보다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낳지 않을까요?" 에이미씨는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에이미씨의 가문이 얼마나 수모를 당했는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말하는 동안 내내 눈물을 흘렸고 이쁜 두 손을 강하게 쥐고 있었다. "저희 가문의 분들은 라이딘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하였습니다. 나라에서 주어지는 일자리도 구하려고 노력하였고 영지가 있는 귀족들의 밑에서 일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들 저희들을 멸시하는 것은 변하지 않더군요." "그럼 떠나기로 하였다면 어디로 가실려고 합니까?" '설마 나의 영지에서 살아가고 싶다고 하려고?' 나는 설마하는 생각으로 에이미씨에게 말했다. 나의 영지는 넓지만 사람이 살아가기에는 좋지 않은 곳이다. 더욱이 몬스터는 물론 영지 전체가 숲이나 마찬가지이다. 라이딘에 살던 귀족들이 이곳에 와서 산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하지만 에이미씨의 분위기로는 그런 말을 할 듯 보였다. "영주님 제발 저희 가문을 이곳에 정착하도록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네?" 에이미씨는 내가 상상한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 설마했지만 정말로 나의 영지에서 살아가려고 한다니 정말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분명하다. "에이미씨 그건 불가능한 일이에요. 포르난도 가문이 어떠한 생활을 했는지 몰라도 이런 곳에서는 살아기가 힘이 듭니다. 에이미씨의 가문의 분들이 그것을 견뎌낼 수 있을까요?" "그건 걱정 마세요. 저희 가문은 이곳과 비슷한 곳에서 일한 적이 있습니다." 에이미씨는 걱정 없다는 듯이 말했다. 사실 포르난도 가문은 다른 귀족의 밑에서 여러 일들을 처리하면서 칼루이 숲과 비슷한 곳에서 지낸 적이 있었다. 그래서 자신있게 말한 것이다. "에이미씨의 가문 분들은 모두 몇분인가요?" "다섯 가구이고 40여명입니다. 저희 가문에 소속된 노예 100여명도 있습니다." 에이미씨가 내게 말했다. 40여명의 귀족에게 100여명의 노예는 많지 않은 것이다. 귀족 가문은 보통 수백에서 수천의 노예들이 있기 때문이다. 100여명의 노예들이라야 40여명의 귀족이면 한 사람당 두 노예가 배당된다는 결론이다. '나의 영지에 쓸데없이 귀족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을까?' 나는 에이미씨의 말을 듣고는 고민에 빠졌다. 나의 영지민은 많지도 않고 특별히 귀족이 필요할 일도 없다. 이곳에는 책방도 없으며 귀족들이 할만한 일도 없는 것이다. 칼루이 마을에 정착해야 할텐데 그렇게 된다면 평민들과 불화가 생길 확률이 크다. 칼루이 마을 사람들은 귀족이 살도록 허가한 나를 싫어하게 될 것이다. '내가 계획한 곳에 살도록 할까?' 나는 칼루이숲을 나오면서 영지의 발전에 대해 여러번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나에게는 돈이 없기 때문에 영지 발전은 꿈도 꾸지 못한다. 나에게 돈이 되는 나뭇잎 스크롤 제작도 라이아의 케디네 재상의 부탁으로 다른 곳에 가서 팔지도 못한다. 영지를 발전시키려면 영지 중심에 큰 도시가 생겨나야 하지만 그저 꿈일 뿐이다. 돈이 무엇인지. "에이미씨 140여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이곳에서 살도록 할 수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나는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이 칼루이 마을에 정착하게 되면 발생할 수많은 부정적인 이야기를 해주었다. 칼루이 영지민이 받을 고통도 상세히 말해주었다. "영주님 그럼 조용한 곳으로 살수 있도록 해주세요. 이곳 영지민들과는 절대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에이미씨에게 불가의 뜻을 밝혔지만 에이미씨는 사람들이 살지 않는 곳이라도 지내도록 허가해 달라고 하였다. 이곳의 수많은 몬스터에 대한 이야기를 하여도 마찬가지다. 결국 나는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도 공짜로 허락할 수는 없는 일이다. "좋습니다. 그럼 허락하도록 하지요. 단 조건이 있습니다." "네? 정말입니까?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에이미씨는 허락한다는 말을 듣고 좋아하였다. "좋아할 필요는 없습니다. 조건을 듣지 않았습니다." "조건이 무엇인가요?" 에이미씨는 좋아하다가 내가 꺼낸 조건이란 말에 움찔하며 말했다. "노예가 100여명이나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제게 50여명의 노예를 팔아주시겠습니까? 그만큼의 돈은 충분히 드리도록 하지요." "네? 노예를요?" 나는 이곳 영지를 발전시키려면 수많은 노예가 필요했다. 귀족들은 일반적으로 자신들의 노예를 판매하지 않는다. 그것은 노예들이 그 가문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효율적으로 일을 하기 때문이다. 어리버리한 노예들 보다는 똑똑한 노예 한 명이 귀족들에게는 편리한 것이다. "저는 영주이면서 지금 밖에 있는 노예 여섯 명이 전부입니다. 영주성도 없지요. 그래서 전재산을 털어 노예를 구입하고 싶습니다. 다른 귀족들이 노예를 팔지 않을 것이 분명하니 이렇게라도 노예를 구해야 하겠지요. 제게 50여명의 노예를 판다면 제 영지에서 살수 있도록 허락해 주지요." "잠시만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에이미씨는 내가 한 말을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포르난도 가문에 100여명의 노예들은 가문에서 오랜동안 지내온 노예들이다. 하지만 칼루이 영지에서 살아가려면 팔아야만 한다. 에이미씨는 여러가지 이해득실을 생각하며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였다. 에이미씨의 아버지는 더이상 라이딘에서 멸시를 받으며 살수 없다고 하면서 죽는 한이 있어도 마음이 편한 곳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었다. 어차피 영주가 노예값도 줄 것이니 손해 볼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결정 하셨습니까?" 에이미씨가 너무 오랜동안 고민을 하자 내가 말했다. "영주님 노예들을 심하게 부릴 것인가요?" "아니 그렇지 않습니다." 에이미씨는 자신의 가문에서 지내온 노예들을 팔지만 고생하도록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이런 에이미씨의 생각은 노예들의 인격을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이 아니라 단지 자신이 사용한 물품이 다른 곳에서 험하게 사용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일 뿐이다. "영주님 노예들을 50여명 팔도록 하지요. 그럼 영주님도 저희 가문이 이곳에서 살아가는 것을 허가하는 것이죠?" "네, 그렇습니다. 단지 사는 곳은 제가 알려드리지요." 에이미씨가 내게 노예에 대한 것을 결정하자 나도 내가 생각한 것을 일부분 이야기해 주었다. 영지의 중심에 큰 도시를 건설할 원대한 꿈을 말하였다. "그럼 발길을 돌려야 되겠군요. 이곳에서 하루 정도 가면 영지의 중심이 나타나는데 그곳에 정착하시면 됩니다. 그곳을 제가 보여드리고 마법으로 라이딘까지 보내드리지요." "그러면 되겠네요. 고위 마법사분들은 텔레포트 마법을 쉽게 사용할 수 있으니 말이죠." 에이미씨는 나와 자잘한 것들을 상의하고 결정하였다. 마차 주위에서는 페이논씨의 용병들과 나의 노예들이 따로 떨어져 휴식을 하고 있었다. "이제 출발할까요?" 오랜동안 마차안에서 대화를 나누던 에이미씨가 마차 밖으로 고개를 내밀자 페이논씨가 말했다. "페이논씨 할말이 있습니다." "에이미 아가씨 말씀하세요." "사실 제가 칼루이 마을로 가려던 이유는..." 에이미씨는 자신의 이야기와 나의 정체를 모두 말해주었다. 중요한 사항도 아니었고 있을수 있는 일이니 상관없는 것이다. "그러셨군요. 그럼 이제 마차를 돌려서 영지의 중심으로 가야되겠군요." 용병 페이논씨는 모든 사실을 알게되자 칼루이 마을을 코앞에 두고 마차를 돌려야 했다. 마을에 들어가 편히 쉴수 있다고 생각한 용병들이 불평을 하였지만 자신들은 용병이기 때문에 대놓고 화를 낼수도 없는 일이었다. "네, 칼루이 영지의 중심으로 가야죠." 페이논씨가 마차의 방향을 돌렸고 나는 영지의 중심으로 가는 방향을 알려주었다. 내가 쉽게 길을 알수 있는 이유는 칼루이 숲에 있을 때 플라이 마법으로 하늘높이 올라가 영지를 바라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영주님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마차에 단둘이 타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에이미씨가 내게 말했다. "말씀하세요." "영주님의 노예들은 왜 네 가지 마법밖에 사용하지 못하지요?" 에이미씨는 자신이 목적하던 것을 모두 이루자 자신이 궁금하게 생각되었던 노예들에 대한 것을 물었다. "혹시 마법수식을 이용해서 신체를 강하게 하는 것을 본적이 있나요?" "네, 있습니다. 라이아 기사들이 그렇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에이미씨는 자신이 알고있는 라이아 기사들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라이아의 뛰어난 기사들 몇명은 자신들의 몸에 마법수식을 새겨 그것을 이용한다. 2서클 이상의 마법은 불가능에 가깝고 위험하지만 1서클 마법수식을 신체에 새기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7서클 마스터가 신체에 맞게 마법수식을 계산하고 활성화 시켜서 성공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사람의 신체에 따라 마법수식의 계산이 다르기 때문에 계산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한 달 가까이 소비된다. 인간의 신체에 대한 마법실험은 너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네, 맞습니다. 7서클 마스터가 한 달 정도 고생한다면 1서클을 실현시킬 수 있지요. 그러면 기사는 위험할 때 간단한 마법 한 가지는 사용할 수 있게 되겠지요." 7서클 마스터를 한 달간 고용하는 일이라 기사라고 하여도 가문이 좋아야 자신의 몸에 1서클의 마법수식을 만들수 있다. 그것도 한 가지 마법을 말이다. 라이아에는 7서클 마스터가 10여명 밖에 없기 때문에 그들을 고용하는 것은 귀족이라 할지라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기사들이 1서클 마법을 사용하면 모두들 부러워하는 추세이다. "마법협회에 가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다른것은 몰라도 마법수식에 대한 것 만큼은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밖에 여섯 명의 노예들은 카토루 제국의 전쟁지역에서 발견된 노예들로 마법사에 의해 어릴때부터 마구잡이로 마법실험을 당하였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카토루 제국에서 식민지인 라이아에게 돈을 뜯어내기 위해 쓸모없는 마법실험을 당하던 노예들을 보낸 것이죠. 저는 마법실험을 당했던 노예들을 구입해서 말짱하게 고쳐 놓은 것이구요." "정말 대단하시네요. 그렇다면 저들은 마법실험물인가요?" 에이미씨는 나의 말을 듣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어릴 때부터 마법실험을 당했다고 하다니 겉보기에는 일반 노예들과 다를 것이 없었다. 나는 처음 봤을 때의 노예들 모습을 말해주었다. 나의 묘사가 적절했는지 에이미씨는 인상을 찡그렸다. "노예들의 왼손에 귀속마법은 물론 네 가지 마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다른 수식을 첨가하였죠. 그리고 첨가한 것중에 마나를 계속해서 끌어모으는 수식도 있어서 마나가 부족할 일은 없습니다. 계속 사용하고 싶어도 마법은 많은 체력을 소비하거든요." "정말 대단하시네요." 마법에 대해 어느정도 지식이 있는 에이미씨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무리 마법수식에 뛰어나도 저런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엄청난 작업을 해야만 한다. 8서클 마스터란 것만으로도 마법사의 기질이 최고란 것은 당연한 일인데 저런 복잡한 것들도 계산할 수 있다니 놀라는 것이다. 마법사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마법수식에 대한 계산이다. 아쉽게도 마법수식을 계산하는 일은 고위 마법사나 하위 마법사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저 계산 또 계산 그러다보면 아주 약간 남들보다 빠르게 계산할 수 있을 뿐이다. "네 가지 마법을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니 정말 엄청난 능력이네요. 저도 저런 노예를 가져봤으면 소원이 없겠어요." "네." 에이미씨는 내게 노예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누구나 나의 노예의 능력을 알게된다면 저런 반응은 당연한 것이다. "저기 영주님 저 노예 한 명만 팔수 없을까요? 정말 갖고 싶은데." "죄송합니다. 제가 아끼는 노예들이라 그럴 수가 없네요." 에이미씨의 노예 구입에 대한 말에 나는 거절하였다. "아쉽네요." 마차가 칼루이 영지의 중심을 향해 나가는 동안 에이미씨는 밖으로 고개를 살짝 내밀어 나의 노예들을 조심스럽게 살펴보았다. 뷰티가 쉴세없이 재잘거리고 있었고 뷰티가 하는 말을 듣는 레이니가 귀엽게 뷰티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영주님의 노예들중에 한 명은 정말 엉망이네요. 저렇게 행동하니 말이에요." 에이미씨는 자유스럽게 뛰다니는 뷰티를 보고 내게 말했다. "제가 마음껏 하도록 놔뒀습니다. 노예중에서 제일 어리거든요." "아무리 그러셔도 그렇지 노예를 저렇게 하면 나중에 큰일나요." 에이미씨는 자신의 생각을 내게 말해주었다. 노예들을 나처럼 부리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철저히 순응하도록 교육시켜야 정상이다. 그렇게 하지 않아 나중에 잘못되는 경우를 에이미씨는 지켜본 적이 있었다. "에이미 아가씨 어두워져서 오늘은 이곳에서 지내야겠습니다." "네, 페이논씨." 칼루이 마을 근처에서 방향을 돌린지 세 시간만에 어두워진 것이다. 밤을 이곳에서 지내고 내일 두 시간이나 세 시간을 더 간다면 도착할 것이다. "오늘은 이곳에서 지낼테니 어제처럼 준비하거라." "네, 주인님" 나는 나의 노예들에게 말하고는 가만히 앉아 있었다. 노예들이 모든 일을 알아서 척척 진행하기 때문이다. 여행을 처음 경험했던 것이라 곤란할 줄 알았는데 노예들은 생각보다 내가 시켰던 일을 척척 해냈다. 지금도 어제 내가 가르켜 주었던 것을 그대로 행하고 있었다. 모닥불을 피우고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모습이 보였다. "주인님 식사하세요." 근처에 편히 앉아있는 내게 지니가 다가와 말했다. "에이미씨 식사를 같이 하시겠습니까?" 나는 함께 있던 에이미씨에게 말했다. 에이미씨는 노예들과 다르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며 대화를 나눈다. 그것이 좋아서 에이미씨에게 식사를 권한 것이다. "그래도 됩니까?" "그럼요." 나는 나의 노예들이 있는 곳으로 에이미씨를 데려왔다. 그리고 에이미씨와 대화를 하며 저녁시사를 하였다. 노예들은 나와 에이미씨 앞에서 조용히 식사를 하였고 말하는 사람은 나와 에이미씨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끄럽던 뷰티도 에이미씨가 옆에 있자 아무말도 하지 않은체 조용히 식사를 하였다. 식사가 끝나자 모두들 일찍 잠이 들었다. 용병들은 오전에 있었던 몬스터와의 싸움으로 지쳐 있었고 노예들도 마차를 따라오느라 피곤하였다. 본래 용병들은 몬스터의 습격에 대비하여 불침번을 서려고 하였지만 내가 알람마법을 주위에 펼치고 불침번이 필요없다고 알려주었다. "에이미씨 이곳이 칼루이 영지의 중심이에요." 다음날 아침식사를 마치고 두 시간을 걸어 내가 말하던 영지의 중심에 모든 일행이 도착하였다. "숲밖에 없군요." "예, 그렇지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곳에 큰 마을이 생길 것입니다. 제가 그렇게 만들 것이거든요. 오래 걸리겠지만 말이죠." 나는 에이미씨에게 이곳에서부터 영지의 발전을 꾀할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에이미씨는 이곳에서 포르난도 가문의 분들이 조용히 지낼 수 있다고 생각되었다. 힘든 생활이겠지만 멸시를 받고 지내는 것보다 낳을 것 같았다. "페이논씨를 이곳에서 기다리도록 하세요." "네, 아가씨" 페이논씨는 에이미씨의 말을 듣고는 대답하였다. 나는 에이미씨 그리고 나의 노예들과 함께 주변을 둘러보았다. 나도 처음 둘러 보는 것이었지만 이곳으로 오는 동안 보았던 숲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에이미씨 직접 보니까 어떤가요? 이곳에 정착 하시겠어요?" 나는 에이미씨에게 다시 한 번 물었다. 나무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곳에 귀족들이 정착한 다는 것은 미친짓에 가까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 물어본 것이다. "네, 그럼요. 만약 적응하지 못한다면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하겠지요." "그러면 되겠군요." 한 시간 가량을 영지의 중심을 돌아보고 난 후 용병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이곳은 칼루이 숲과 떨어져 있어서 몬스터가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끔 출현하는 곳이라 안전한 곳은 아니다. 에이미씨에게 그런 사항들을 말해주었다. "그럼 라이딘으로 돌아가도록 하지요." "네, 영주님." 나는 마차도 들어갈 만한 커다란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마차를 비롯해 용병들과 노예들까지 라이딘으로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제 에이미씨가 라이딘으로 돌아가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에게 나와 결정한 사항들을 말할 것이다. 나는 에이미씨와 함께 포르난도 가문에 방문하기로 하였다. 포르난도 가문에서 나의 영지에 정착할 것을 확실히 결정한다면 라이딘에서 준비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 "에이미씨 그리고 페이논씨 마법진 위에 서주세요. 너희들도 이리로 오렴." 나는 마법진이 완성되자 모두를 불렀다. 커다란 마법진이라 마차까지도 텔레포트 시킬 수 있었다. "텔레포트" 마법어를 외치자 모든 사람들이 라이딘의 근처에 있는 숲속에 도착하였다. 라이딘에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텔레포트하여 나타나면 놀랄 것 같아 조용한 숲속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곳은 두 달전 노예들을 구입하고는 칼루이 숲인 나의 집으로 이동하려고 할 때 왔었던 장소이다. "기분 정말 묘하네." "꺄아악" "휴우" 라이딘 근처의 숲에 도착하자 텔레포트를 경험한 일행들이 비명을 질렀다. 용병들은 소리를 지르지 않았지만 한숨을 쉬었고 에이미씨는 간드러지는 비명을 질렀다. 텔레포트는 5서클의 고위 마법이라 용병들은 처음 경험한 것이다. "우와 정말 라이딘이네" 숲에서 잠깐 걷자 라이딘이 보였고 그것을 보고 페이논씨가 감탄을 하였다. "이래서 귀족들이 많은 돈을 주고서 고위 마법사들을 구하는구만." "정말 멋지네. 이런 경험을 하다니 말이야." "다른 용병들을 만나면 자랑해야겠어. 노예들은 놀라는 것에 익숙치 않아 조용히 있었지만 용병들은 자신들이 10여일이나 걸쳐서 칼루이 숲까지 갔다가 순식간에 라이딘으로 돌아오자 놀랬다. 영지있는 귀족들이 어마어마한 돈을 쓰면서까지 마법사들을 대동하고 다닌다는 말을 들어도 별로 신경쓰지 않았는데 이렇게 편리하다면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제 포르난도 가문까지 에이미 아가씨를 모시면 계약이 끝나니까 얼른 출발을 하세" 페이논씨는 라이딘을 바라보며 감탄하고 있는 용병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원래의 계약은 한 달을 호위해주기로 하였지만 일찍 돌아왔기 때문에 용병들에게는 상당히 이득이 많은 일이다. "가문의 분들에게 결정된 사항을 알려주고 답변을 들어야하니 내일 아침까지 저희 저택에 머무시길 부탁드려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저희 포르난도 가문은 영주님의 영지에서 정착할 거에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신세좀 지겠습니다." 마차 안에서 에이미씨와 나는 영지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었다. 에이미씨가 나의 영지에 정착하는 대가로 노예 50여명을 판매하기로 하였지만 가문의 귀족들과도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 마차는 라이딘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향했다. "칼루이 영주님 저곳입니다." 에이미씨가 마차에서 손가락으로 밖을 가리키며 내게 말했다. 그곳에는 약간 작은 저택이 있는데 예전 카리포 가문의 저택과 비교해서는 너무도 초라한 저택이었다. 저런 저택에서 살아가는 귀족들이라면 라이딘에서 귀족이라 말할 수조차 없는 것이 당연했다. 라이딘에서는 돈이 많은 평민도 에이미씨가 가리킨 저택 크기만한 집에서 살기도 하기 때문이다. "에이미 아가씨 도착했습니다." 페이논씨가 마차를 세이고 말했다. "페이논씨 고마웠어요. 다음에 일이 있으면 또 부탁해요." "아닙니다. 저희가 고마웠습니다." 에이미씨는 페이논씨와 다른 용병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였다. 귀족이 평민에게 이렇게 인사를 하는 것은 드문일이다. 페이논씨가 몬스터들이 몰려드는 위험에도 끝까지 에이미씨를 호위하였기에 인사를 한 것이다. 아무리 용병이라도 목숨이 위험하면 도망가는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이다. "칼루이 영주님 들어가세요." 용병들이 작별인사를 하고 떠나자 에이미씨는 나를 저택으로 안내하였다. "너희들도 따라와라." "네, 주인님" 에이미씨와 노예들과 함께 저택으로 들어가자 마당에서 청소를 하고 있던 노예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에이미 주인님 돌아오셨군요." "너는 가서 아버지에게 내가 돌아왔음을 알려라." 말을 들은 노예는 곧바로 어디론가 뛰어갔다. 그리고 에이미씨는 나를 다른 곳으로 안내하였다. "칼루이 영주님 쉴 곳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일단 쉬고 계시면 칼루이 영지에 정착해야되는 문제들을 가문의 분들과 상의하고 그 결정을 내일 아침에 알려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노예 50여명을 파는 것은 꼭 잊지 마시고 전해주세요. 그 조건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협의한 내용은 무효입니다. 아시겠죠?" 나는 내가 하고싶은 말을 하였다. 솔직히 포르난도 가문의 귀족들이 나의 영지에 사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여러 계급이 살지않는 칼루이 영지에 귀족, 평민, 노예 등 여러 계층이 살게 된다면 부정적인 일들이 많이 생길 것이다. 노예들을 내게 팔지 않는다면 나만 손해보는 일이니 절대 정착시키지 않을 생각이다. "네, 영주님." 에이미씨는 내가 내건 조건을 상기하고는 대답하였다. "그럼 영주님 내일 아침에 뵙겠습니다." 어느 건물에 도착하자 에이미씨는 인사를 하고는 떠나갔다. 포르난도 가문의 노예가 우리를 건물의 안으로 자세히 안내해 주었고 필요한 기본 물품들을 가져다주었다. "주인님 오늘은 여기서 지내나요?" 뷰티는 포르난도 가문의 노예가 나가자 내게 질문했다. "한 동안 이곳에서 지내야 할 것 같구나." "신난다! 이틀 동안 모닥불 피워놓고 자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뷰티는 내게 불평을 늘어놓았다. 에이미씨와 용병들이 있을 때는 그런 말을 하지 않다가 자신이 아는 사람들만 있자 더욱더 모습이 밝아지는 것이다. 뷰티의 밝은 모습을 보자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일찍 쉬도록 해라. 오늘 마차를 따라오느라 피곤할테니 말이다." "네, 주인님." 나는 나의 노예들을 위해서 일찍 쉬라고 명령했다. 나는 에이미씨와 편하게 마차안에서 지내면서 왔지만 노예들은 마차를 따라 자신의 두 발로 이틀 동안이나 걸었던 것이다. 또한 여자이니 남자들에 비해 더욱 체력소모가 컸을 것이다. '오늘은 누구 차례더라?' 침대에 누워 오늘 나와 지낼 노예가 누구인지 생각하는데 베이지가 침대로 올라와 나의 옆에 누웠다. .......... "방금 말한 것들이 전부니?" 포르난도 저택의 좁은 방안에 가문의 사람들이 모두 모여 에이미를 쳐다보고 있었다. "네 아버지" 에이미는 가문의 사람들이 짓고 있는 회의적인 표정을 바라보았다. "나무밖에 없는 숲인 영지의 중심에 우리를 살게 한다니 정말 너무하는군요." 방안의 누군가가 작은 목소리로 한숨을 쉬며 말했다. "사실 칼루이 영주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닙니다. 귀족인 우리가 칼루이 마을에 살게되면 마을 사람들이 우리를 싫어하겠지요. 영주도 그걸 알고서 숲에서 살라고 말했을 겁니다." "그래도 우리 가문의 노예 50여명을 팔라는 조건을 내걸다니 정말 너무하네요." "노예에 대한 값을 쳐준다고 하니 그것도 나쁜 조건은 아니지요." "흠" 방안에 있던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이 모두들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였다. 칼루이 영주가 너무한다고 생각한다는 부류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부류로 나누어졌다. "에이미 너는 칼루이 영주를 보았으니 네가 좀더 너의 생각을 말해주었으면 좋겠구나." 에이미의 아버지가 에이미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버지 저는 라이딘에서 수많은 귀족들에게 멸시와 수모를 받았습니다. 칼루이 영주가 우리를 쫓아내지만 않는다면 차라리 숲에서 단절된 생활을 하는 것이 수모를 겪는 일도 없고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평민들까지 저희 가문을 우습게 보고 있습니다." "그건 그렇구나. 혹시 숲에서 살아가는 것에 반대하는 분들이 계시나요?" 에이미의 아버지는 방안에 모인 인척들에게 마지막으로 말을 건넸다. 포르난도 가문의 대표이나 마찬가지인 에이미의 아버지는 인척들이 반대하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했다. "저는 찬성입니다. 힘들더라도 마음 편하게 살고 싶어요." 포르난도 가문의 한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저도 찬성입니다." "숲에서 무엇을 하고 지낼지는 모르겠지만 견뎌보도록 하지요." 모두들 찬성한다는 이야기를 꺼냈고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이 모두 칼루이 영지에 정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 제 목: 독재자 [25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3-19 1127 34 7. 포르난도 가문 - 1 "칼루이 영주님 일어나세요." 나는 밖에서 들려오는 에이미씨의 목소리를 듣고는 옆에서 나를 꼭 끌어앉고 있는 베이지를 옆으로 밀어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슨 일인가요?" 옷을 입으며 밖을 향해 말했다. "아버지가 영주님을 만나보고 싶답니다. 저희들이 칼루이 영지에 정착할 것인가를 두고 결정한 것을 말씀드리겠답니다." "씻고 바로 나가겠습니다." 나는 이른 아침에 찾아온 에이미씨가 반갑지 않았다. 좀더 늦잠을 자고 싶었는데 말이다. 내 침대에는 베이지가 벌거벗은 모습으로 몸을 웅크리고 잠을 자고 있었다. 주인인 나도 일어났는데 노예가 감히 자고 있다니 괴씸한 생각이 들었지만 참았다. 베이지가 일어나지 못하는 것은 지난 이틀 동안 마차를 따라다니느라 누적된 피곤함이 한꺼번에 몰려왔기 때문이다. 포르난도 가문의 노예가 씻을 수 있는 준비를 해주자 나는 씻을 수 있었다. 씻는 소리를 듣고 베이지가 침대에서 일어나 나를 바로보고 어쩔줄 몰라했다. 노예가 주인보다 늦게 일어나는 것은 보기 힘든 대형 사건인 것이다. 자신도 그것을 알고는 얼굴이 벌겋게 변하여 나의 눈치를 살폈다. "베이지 괜찮으니까 내가 돌아올 때까지 쉬도록 해라." "죄송합니다. 주인님" 베이지가 나의 말을 듣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용소한다고 해도 베이지는 오늘 하루종일 시무룩해서 다닐 것이 분명하다. 노예의 잘못된 행동으로 노예의 주인이 피해를 본다는 것은 이곳 행성의 사회에서는 있을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일중에 하나이다. 에이미씨는 내가 씻는 동안에 밖에서 나를 계속 기달려 주었다. 나와 베이지의 목소리를 듣고는 밤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수 있을 것이다. 여자 노예가 주인에게 어떤 취급을 받는지는 귀족인 에이미씨가 더욱 잘 알고 있다. "안녕하세요. 클러스 포르난도입니다. 저희 가문을 대표해서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기루 칼루이입니다." 에이미씨는 나를 저택의 가장 큰 건물로 안내해 주었고 그 방안에서 에이미씨의 아버지인 클러스 포르난도씨를 만날 수 있었다. 방안에는 클러스씨 이외에도 여러 사람들이 있었는데 모두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이다. "안녕하세요. 포카드 포르난도입니다." "안녕하세요. 구엔 포르난도입니다." 포르난도 가문의 다른 사람들과도 인사를 나누었다. "먼저 영주님을 이곳까지 오시게 하여 죄송합니다. 에이미가 돌아와 결정된 사항을 알려주기로 되어 있는데 직접 오실줄은 몰랐습니다." "괜찮습니다. 그것보다 어떻게 하시기로 하셨는지 듣고 싶습니다." 클러스씨의 서두가 길어지자 나는 본론을 이야기하자고 말했다. 클러스씨도 이런 인사치례보다 밤새도록 가문의 사람들과 결정한 사항들을 빨리 전달하고 싶었다. "영주님께서 저희들을 영지에 머물도록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영주님께서 허락한 장소가 저희 가문의 사람들이 살기에는 힘든 장소더군요. 어떻게 다른 곳은 안되겠습니까?" "에이미씨에게 밝혔듯이 귀족들이 저희 영지에 있는 마을에 살게되면 불란이 생길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어쩔수 없습니다." 클러스씨가 정착할 장소에 대해 불만사항을 이야기하자 나는 거절의 뜻을 밝혔다. 에이미씨를 통해 모두들 알고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나의 입을 통해 직접듣자 방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실망을 했다. 나의 영지에 있는 마을에 정착하게 되면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에게는 편할 것이겠지만 나의 영지민들에게는 악몽이 될 것이다. "형님 저는 절대 숲속에서 살지 않겠습니다. 차라리 이곳에서 멸시를 당하며 살겠습니다." 클러스씨 옆에 있던 사람이 일어나 자신의 뜻을 밝혔다. 그는 숲속에서 사느니 차라리 이곳에서 멸시를 당하며 사는 것을 택했다. 가문의 사람들이 밤새도록 결정한 사항을 그 혼자서 반대하는 것이다. "포카드 진정해라. 가문의 사람들이 결정한 것에 따르도록 해라." 클러스씨가 자신의 친동생인 포카드씨에게 말했다. 클러스씨도 마음 한편으로 동생의 말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숲속에서의 생활이 어떤지 약간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얼마나 힘든 생활인지 알고있다. 노예들이 있어서 육체적으로 힘들진 않겠지만 아무것도 할 것이 없을 것이다. "포카드씨 왜 저희 영지에서 사는 것을 반대하시는 것이죠?" 나는 포카드씨가 나의 영지에 살기를 거부하고 있자 말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나의 영지에 살기로 결정한 것 같았다. 단지 장소를 옮겼으면 하고 바랬겠지만 그건 나도 어쩔수 없는 것이다. 귀족들을 나의 영지로 옮기면서 원래 있던 영지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걸 몰라서 묻는 건가요? 마을도 아닌 영지의 중심인 숲속에서 살면 문화생활이 가능하기나 하겠습니까? 그리고 온갖 필요한 물품을 어떻게 구입하죠? 평민들이 쓰는 것을 쓸까요? 몰락했지만 저희도 귀족입니다. 귀족에게 필요한 각종 물품은 라이딘 이외에서 구할수가 없어요. 아시겠어요?" 포카드씨는 자신의 불만사항을 내게 큰 소리로 말했다. 포카드씨의 말은 모두 맞는 말이다. 귀족들이 라이딘에서 생활하는 이유는 온갖 귀족물품이 라이딘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작은 마을에서 귀족들이 쓰는 물건을 판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나의 영지에 정착하게 된다면 귀족물품을 구하기가 힘들게 될 것이다. '그런 문제가 있었군.' 나는 포카드씨의 말을 듣고는 잘못된 것들을 알게 되었다. 귀족들이 영지의 중심인 숲속에서 머물게 된다면 그들은 가족끼리 살게 될텐데 여러 사람들을 만나지도 못할 것이고 귀족들이 쓰는 물품을 구입한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포카드씨 제게 해결 방안이 있습니다." "해결방안이요? 그것이 무엇인가요?" 나의 말을 듣고 포카드씨는 갑자기 물어왔다. 내게 생각이 있다고 하자 궁금해서 말한 것이다. "텔레포트 마법진을 만들면 됩니다." "에휴 그것을 말이라고 하나요? 저희 가문에게는 불가능한 소리에요." "아니 그것이 왜 안된다는 것이죠?" "8서클 마스터라고 하시는 영주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 어의가 없네요. 텔레포트 마법진을 만들면 두 지점을 3서클 마스터 이상의 마법사가 관리해야 하는데 그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지요? 우리같은 몰락 귀족들에게 3서클 마스터를 평생 고용할 자금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나는 포카드씨의 말을 듣고는 이해가 되었다. 권력층의 귀족들은 자신의 영지와 라이딘을 텔레포트 마법진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두 지점에 3서클 마스터를 항상 상주시켜 언제든지 이동될 수 있도록 말이다. 하지만 3서클 마스터를 고용한다는 것은 엄청난 자금이 필요하다. 포르난도 가문은 그런 비용을 충당할 여력이 없다. 만약 그런 자금이 있었다면 이렇게 라이딘을 떠나게 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3서클 마법사를 고용하는데 그렇게 돈이 많이 들다니.' 나는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끼리 의견을 나누는 모습을 직접 바라보았다. 클러스씨를 따르는 사람들과 포카드씨를 따르는 일부분의 사람들로 나뉘어 계속해서 토론을 벌렸다. 밤새도록 이것을 가지고 토론하여 어쩔수 없이 나의 영지에 정착한다고 결정했지만 너무도 암담한 생활을 하게 될 것이 두려운 것이다. "포카드씨!" 나는 끊임없이 토론을 하고 있는 포카드씨를 불렀다. "네, 영주님." "만약 제가 포르난도 가문이 정착할 장소와 라이딘에 텔레포트 마법진을 만들어주고 마법진을 운용하는 비용까지 제가 부담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나는 포르난도 가문의 노예 50여명이 꼭 필요했기 때문에 내가 직접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텔레포트 마법진을 운용할 3서클 마법사 두 명을 구할 자신이 있었기에 꺼낸 말이다. "정말입니까? 그렇다면 저희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즐겁게 그곳에 정착할 것입니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언제든 라이딘으로 올 수 있으니 말이죠. 정말 꿈만 같은 생활이 되겠지요." "그럼 제가 텔레포트 마법진을 만들어 언제든지 라이딘에 올 수 있도록 할테니 걱정마세요." 내가 텔레포트 마법진을 만들어 운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하자 방안에 있던 가문의 사람들이 뜻밖의 행운에 어쩔줄 몰라했다. 텔레포트 마법진의 운용은 최고 권력층의 귀족만이 운용하는 것이다. 그런 것을 자신들이 운용하여 지낼수 있다니 꿈만 같았다. 더구나 이제 조용한 칼루이 영지에 지내게 되니 라이딘에서 다른 귀족들에게 멸시받을 일도 없을 것이다. "칼루이 영주님 정말 가능한 일인가요?" 에이미씨도 나의 말을 듣고는 놀라며 내게 말했다. "네 그렇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저희 가문의 분들이 모두 기뻐할 거에요." 에이미씨는 눈물까지 흘리며 내게 감사의 말을 하였다. 에이미씨가 그동안 포르난도 가문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 클러스씨가 가문의 대표이지만 클러스씨의 딸인 에이미도 그에 못지않게 가문을 위해 결혼까지도 포기하고 살아왔다. 지금은 무려 25살이나 되어 시집을 가고 싶어도 가기 힘든 나이다. 귀족들은 평민들과 달라서 20살이 되기전에 시집을 가기 때문이다. 귀족은 귀족과 결혼해야 하는데 귀족이 많지도 않을 뿐더러 아무런 힘도없는 포르난도 가문의 여자를 데려갈 귀족가문의 남자 찾기는 어려운 일이다. "저기 그런데 제가 제시한 것은 어떻게 되었지요?" "무슨 말씀이신지?" 클러스씨가 나의 말을 듣고 반문했다. 텔레포트 마법진으로 인해 모두들 들뜬 분위기에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 이렇게 고생하는 이유의 주된 목적이 노예를 얻기 위해서인데 아직까지 아무런 말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지에서 정착하게 허락한다면 노예 50여명을 제게 팔아야 된다는 조건을 말합니다." "그건 걱정마세요. 영지에 저희들이 머물 저택만 완성된다면 50여명을 팔도록 하지요." 나는 클러스씨의 시원한 대답을 듣고 기뻤다. 포르난도 가문이 영지 중심에 정착한다면 내게도 노예 50여명이 생긴다. 다른 영주들에 비해 한심하기 그지없는 노예의 숫자이지만 이들에게 내가 하고싶은 일들을 시킬 수 있을 것이다. 노예들에게는 돈도 지급할 필요가 없으며 불만도 없을 것이니 말이다. "그럼 당장 내일부터 포르난도의 새로운 저택을 짓도록 하지요. 저택을 짓는데 필요한 것들을 내일까지 모두 준비해 주세요. 내일 그곳으로 모두 텔레포트 시켜 드리지요." "하하 알겠습니다. 8서클 마스터 영주님이 도와주시니 그곳까지 텔레포트로 갈수도 있군요." 나는 노예 50여명이 생긴다고 생각되자 빠르게 일처리를 하였다. 내일까지 저택을 짓는데 필요한 인력이나 장비를 모두 텔레포트로 이동하면 15일 정도면 모두 완성될 것이다. 자금이 많은 귀족이면 모를까 포르난도 가문의 저택을 짓는데 필요한 것은 값비싼 것들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짧은 시간으로 예측한 것이다. "칼루이 영주님 그럼 저희들은 빨리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그러세요. 저도 그동안 계속 이곳에 머물도록 하지요." 나는 클러스씨를 비롯한 포르난도의 귀족들에게 인사를 하고는 손님방으로 돌아왔다. 이야기가 길어졌기 때문에 노예들은 아침도 굶은채 방안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포르난도 가문의 노예에게 가서 아침을 준비해 달라고 해라. 너희들것도 말이야." "네, 주인님."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해도 되겠지만 그들은 지금 당장부터 무척 바쁠 것이다. 일단 가문의 사람들에게 방금 결정된 사항을 알릴 것이고 저택을 짓기 위한 기술자와 장비를 구할 것이다. 인력이야 노예들이 있으니 걱정은 없지만 저택을 짓는 기술자는 꼭 필요했다. "너희들은 이곳에 머무는 동안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 앞으로 나만 따라다니면 된다." "네, 주인님." 이곳은 포르난도 가문이라 나의 노예들이 할일은 많지 않다. 그저 나만 시중들면 되는 것이다. 나는 노예들과 아침을 먹고 라이딘에서 가장 큰 도서관을 찾아갔다. 두 달 전에 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을 필사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쯤 완성되었을 것 같아 찾아가는 것이다. "어서오세요." 도서관에 들어가자 카운터에 있던 사람이 내게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포나드 페이런씨를 만나러 왔습니다. 칼루이 영주가 왔다고 전해주세요." 나는 필사를 부탁했던 도서관 주인이나 다름없는 포나드 페이런씨를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나의 말을 들은 사람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리고 조금 후에 포나드 페이런씨가 도서관 입구에 있는 나를 향해 뛰어왔다. "아이구 칼루이 영주님 정말 오랜만에 뵙는군요." "네, 오랜만에 뵙네요. 제가 부탁한 책들은 필사가 끝났나요?" "그렇습니다. 몇일전에 끝나서 마법협회에 찾아가려고 했었는데 직접 오셨네요. 이리로 오시죠." "네." 포나드 페이런씨는 나를 도서관의 내부로 안내해 주었다. 도서관 내부는 수많은 책들로 들어차 있어 장관을 연출했다. 좀더 걷자 포나드씨는 지하로 걸어갔다. "여기 있는 것이 칼루이 영주님이 부탁한 것들입니다." "우와" 나는 지하에 들어차있는 수많은 책들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커다란 지하에 빈 공간도 없이 수많은 책들이 들어차 있었다. 나의 눈앞에 보이는 40,000권의 책을 보자 감동의 눈물이 흘렀다. 그동안 이곳 행성에서 정보를 얻기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생체컴퓨터의 능력이 있는 내게 정보는 꿀물보다 진한 유혹 덩어리 자체이다. 이제 이 책들을 틈틈이 취미삼아 읽을 것이다. 생체컴퓨터 능력으로 마음만 먹으면 보름도 걸리지 않아 모두 읽겠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칼루이 영주님 이것을 어떻게 보관하실 것이죠? 몇년이 지나면 모두 썩어버릴 것입니다. 계속해서 보수하지 않으면 이렇게 많은 책도 모두 쓸모없게 될 것입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8서클 마법사라는 것을 잊어셨나보네요. 마법으로 아공간에 집어넣어 평생 두고서 볼 것입니다. 아공간은 나의 임의대로 외부의 어떤 물질과도 차단시킬 수가 있으니 절대 종이가 변질되거나 할 일은 없습니다."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마법사가 아니라면 절대 보관할 수 없는 방법이네요." "그렇지요. 그럼" 나는 포나드 페이런씨가 보는 앞에서 아공간을 열었다. 그리고 노예들을 시켜 나의 아공간에 모든 책들을 옮기도록 하였다. 노예들은 2서클 스트랭스 마법을 이용해서 산더미같은 책을 순식간에 옮겨버렸다. "세상에 어떻게?" 나의 노예들이 한 번에 수십권의 책을 한 손으로 번쩍 들어올려 나의 아공간으로 옮기자 포나드 페이런씨가 입을 벌리고 닫을줄을 몰랐다. "저들은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노예지요. 2서클 스트랭스 마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노예가 마법을 사용할 줄 알다니 칼루이 영주님이 가르치셨나보죠? 정말 대단하십니다." 포나드 페이런씨는 나에 대해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귀족이 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을 필사해 가지를 않나 마법을 사용하는 노예를 부리기까지 하는 것이다. 더구나 내가 라이아 소국의 두 명밖에 없는 8서클 마법사이니 놀라는 것은 당연하다. "주인님 모두 옮겼습니다." "그래 수고했다." 눈앞에 보이던 수많은 책들이 나의 아공간 한쪽에 쌓여졌다. 8서클 마스터의 아공간은 집채만하다. 하지만 나의 본래 마법 서클은 9서클이기도 하고 인간마법이 아닌 엘프마법을 익힌 것이라 아공간의 크기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 하지만 포나드 페이런씨는 8서클 마스터의 능력을 자세히 알지 못하기에 그저 놀라고 있을 뿐이었다. "포나드씨 정말 고맙습니다." "아니 제가 고맙지요. 칼루이 영주님 때문에 자금 사정이 좋아졌어요." 포나드씨가 나를 보며 즐겁게 말했다. 내가 필사를 너무 많이 의뢰하였기 때문에 많은 귀족들이 필사를 하며 돈을 받을 수 있었다. 사실 귀족들이 도서관에서 일하며 많은 돈을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필사는 한 권이 1포르의 값을 받는 좋은 일거리다. 1포르면 평민 한 달 생활비와 맞먹는 가치이고 몰락귀족에게도 큰 돈이다. 그런 일을 도서관에서 일하는 몰락귀족들이 끊임없이 매달려 몇일전에 끝마쳤다. 그리고 필사된 책은 나의 아공간에 쌓여지게 된 것이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 또 뵙도록 하지요." "칼루이 영주님 다음에도 저희 도서관에 들리세요. 안녕히 가세요." 포나드씨와 작별 인사를 나누고 노예와 함께 도서관을 나왔다. 나의 노예들은 2서클 마법을 오랜동안 사용했기 때문에 약간 피곤에 젖은 모습들이다. 네 가지의 마법을 무한정 사용할 수 있는 노예들이지만 체력이 강하지 못해 오랜동안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마법을 사용하면 체력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아까는 수고했다. 피곤하겠지만 오늘 할일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따라와라." 나는 노예들을 데리고 마법협회를 향해 걸었다.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과 텔레포트 마법진을 라이딘과 연결해 준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3서클 이상의 마법사가 두 명 필요했다. 그것은 두 지점에 마법진을 그리고 활성화 시킨다고 언제나 텔레포트 마법이 실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두 지점에 마법사가 항상 텔레포트의 위험을 대비하며 직접 텔레포트 마나를 부여하여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가능한 일이다. 이런 것 때문에 돈이 많은 귀족만이 엄청난 비용을 주고 3서클 마스터 두 명을 고용하여 텔레포트 마법진을 운용하고 있다. "무슨 일이십니까?" 마법협회의 입구에 들어가려 하자 경비들이 나를 가로막았다. 나는 품에서 마법협회에서 발급한 등록증을 꺼내서 보여주었다. 칼루이 영지로 떠나기 전에 8서클 마법사이신 블러드씨가 준 것이다. "죄송합니다. 들어가십시요." "그럼 수고하게." 나는 경비병에게 말하고는 마법협회의 건물로 들어갔다. 예전 고위 마법사들이 항상 머무는 장소로 걸어갔다. 그곳에 가면 예전 만났던 고위 마법사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였다. "이거 칼루이 영주님이 아니신가?" 7서클 마스터인 데리언씨가 나를 먼저 발견하고는 소리쳤다. 데리언씨가 내게 존대말을 쓰자 나는 웃음이 나왔다. 고위 마법사들은 귀족에게 존대말을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마법사라는 자체가 귀족과 맞먹는 위치의 존재이다. 이런데도 데리언씨가 내게 존대말을 쓰는 이유는 반가운 기분에 나를 놀리는 것이었다. "데리언씨 안녕하셨어요?" "그럼 나야 잘 있었지. 나무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영지는 잘 운영하고 있나?" "그것 때문에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블러드씨를 만나서 부탁드릴 것이 있어서요." "그럼 내가 안내해주지." 데리언씨와 함께 있던 시드포, 크로 등 예전에 만났던 고위 마법사분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데리언씨가 안내해 주어 블러드씨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거 정말 오랜만이군. 두 달 만인가 기루군." 블러드씨는 나를 보더니 반가워하였다. 블러드씨가 8서클 마스터가 라이아 소국에 자신 이외에도 한 명 있다는 발표를 하고 많은 일들이 있었다. 마법협회에 한 달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하였었고 나를 만나기 위해 마법협회로 많은 사람들이 왔었다. 두 달이 지난 지금은 나의 소문이 조용한 상태다. "안녕하세요? 블러드씨." "기루군은 이곳에 들리지 않을 것 같더니 들리게 되는구만. 허허" 블러드씨가 내게 말했다. 예전 나는 칼루이 숲에서 혼자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생각이 조금은 바뀌어 여러 사람들을 만나 사귀고 있다. 나와 만나게 될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 블러드씨는 내가 찾아들자 반가운 것이다. "사실 부탁이 있어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기루군 말해보게나. 무리한 것만 아니라면 들어주도록 하지." 블러드씨는 내 말을 듣고는 자신있게 대답했다. "사실 3서클 마스터인 마법사가 네 분 필요해서 찾아왔습니다." 텔레포트 마법진에 필요한 마법사는 3서클 이상의 마법사 두 명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텔레포트 마법진을 사용하려면 네 명의 마법사가 필요하기에 네 명이라고 말한 것이다. "어려운 부탁이 아니구만. 걱정말게 들어줄테니 말일세." 블러드씨는 나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말했다. 3서클 마법사가 하위 마법사라 하지만 사람들이 마법사를 고용하려면 비용이 상당하다. 그런데도 블러드씨가 이야기를 끝까지 듣지도 않고 허락하는 이유는 내가 마법협회의 8서클 마스터인 마법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절대 공짜로 도움을 받고 싶지는 않다. "사실 저는 칼루이 영지와 라이딘에 텔레포트 마법진을 설치해서 운용하기 위해 3서클 마법사가 네 분이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대가없이 누군가에게 도움받고 싶지는 않아요. 그래서 제가 따로 생각한 것이 있습니다." "그런가? 저번에는 돈을 그냥 준다고 해도 결국 스크롤을 팔아 돈을 가져갔었지. 그래 어떤 방법인가?" 블러드씨는 예전에 자신이 돈을 주어도 내가 받지 않았던 모습이 떠올랐다. 8서클 마법사가 귀하기 때문에 그정도 배려는 당연한 것이라 받아들일 줄 알았는데 나는 그것이 싫어서 끝까지 돈을 받지 않았었다. "하위 마법사중에 재능이 없어서 평생 2서클 마법밖에 머물지 못할 사람이 있을 겁니다. 혹은 마법적 재능은 뛰어난데 마나가 모이지 않아 2서클 마법 이외에는 펼치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그런 분들 네 분을 제게 보내주십시요. 제가 저의 능력으로 3서클을 만들어 주겠습니다. 단, 1년 동안 텔레포트 마법진을 운용해 준다는 조건입니다." "아니 자네에게 그런 능력이 있었나? 그게 가능한 일인가?" 블러드씨는 물론 함께 있던 7서클 마스터인 데리언씨도 놀랐다. 나는 인간마법을 익힌 것이 아니라 엘프마법을 익힌 것이라 인간보다 수십가지의 다양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 그중에 특이한 능력이 있는데 자연적인 마나를 강제로 특정지역에 가둘수 있다. 이 방법으로 사람의 몸에 마나를 강제로 24시간 가두면 마나가 그 사람에게 동화되어 버린다. 결국 마나를 몸에 가둔 사람은 마나가 많아진 결과가 되는 것이다. "제가 예전에 말했었지요. 저는 칼루이 숲에서 어릴때부터 자라면서 엘프에게 마법을 배웠다고 말이지요. 저는 인간과 다른 마법 몇가지를 구사할 수 있습니다. 인간마법이 아닌 엘프마법이지요. 그것중에 하나가 인간의 신체에 마나를 임의로 가둘수 있는 능력이 있지요." 나는 예전에 블러드씨에게 거짓말한 사실을 떠올리며 다시 말해주었다. 블러드씨와 데리언씨는 엘프마법이라는 말을 듣고 어느정도 수긍했다. 고위 마법사라 엘프마법에 대해 어느정도 알기 때문이다.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엘프마법을 수백년 수련해야 고위 마법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정말 대단하군. 그렇다면 자네는 아무 사람에게 마나를 가두어버려 마법사로 만들수 있겠구만." "그렇지 않습니다. 마나를 어느정도 다룰수 있는 사람이어야만 가능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강제로 가둔 마나가 인간과 동화되지 못하게 되어 생명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2서클 마법사면서 재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마나가 부족해 서클을 올리지 못하는 분을 찾는겁니다. 그리고 이 능력은 6서클 마스터 이상인 분들께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고위 마법사들은 몸속 마나의 응집력이 높아 강제로 마나를 가두는 것 자체가 위험하거든요." 블러드씨와 데리언씨는 나의 말을 듣고 기뻐하였다. 기뻐한 이유는 내게 들은 말들이 새로운 마법 정보이기 때문이다. 고위 마법사들은 여러가지 마법정보를 듣다보면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내가 말한 사실은 고위 마법사들도 모르는 사실들이다. 엘프마법을 익힌 사람만이 이런 사실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대단하구만. 사람의 몸은 마나를 강제로 24시간만 가두면 동화되는데 자네가 그렇게만 해준다면 지금 마법협회의 모든 하위 마법사들이 모두 3서클이 될수도 있겠구만. 그렇지 않은가?" "그렇긴 합니다만 나중을 위해 좋지 않습니다. 블러드씨도 아시다시피 마법사가 5서클이 되면 그 이후부터는 깨달음이 있어야 하는데 강제로 서클이 올라가면 6서클 마법사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니까요. 그래서 제가 블러드씨에게 2서클 마법사이면서 재능이 있어도 3서클이 되지 못하는 마법사를 소개시켜 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나는 블러드씨에게 자세히 이야기해 주었다. 블러드씨와 나는 마법이론에 대해 견해차이가 있다. 엘프마법과 인간마법의 견해차이라는 것이 맞을 것이다. 블러드씨는 내가 하위 마법사들을 3서클로 끌어올리길 바라겠지만 그건 나중을 위해서 좋지 않은 것이다. 하위 마법사들을 강제로 마나를 동화시켜 서클을 올리면 더이상 서클 올리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언제나 위를 바라보고 살아가는 동물인데 더이상 올라갈 곳이 없다면 어떻게 변할지도 미지수다. "흠 그렇구만. 자네가 말한 조건에 해당하는 2서클 마법사를 찾는 이유가 있었군. 자네가 말한 2서클 마법사를 꼭 구해주겠네. 아마도 자네 이야기를 들으면 그들은 좋아할 것이네. 재능이 있어도 마나 때문에 3서클을 달성하지 못했는데 가능한 방법이 열렸으니 말일세." "그 분들에게 제가 말한 사실도 전해주세요. 강제로 마나와 동화시켜 3서클이 된다면 4서클 마스터가 되는길이 어렵다고 말이지요. 부탁드려요." "걱정말게나. 2서클 마법사와 3서클 마법사는 대우가 다르네. 열심히 노력하였는데도 2서클에 머물렀던 마법사를 꼭 보내주겠네." "네, 알겠습니다." 나는 블러드씨에게 지금 머물고 있는 장소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마법사분들을 일찍 보내달라고 말했다. 텔레포트 마법진을 빨리 설치하고 운용해야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이 나를 더욱 신뢰하고 신속히 나의 영지로 정착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법진이 완성된다면 언제든 라이딘을 오갈수 있으니 나의 영지에 정착해도 그들에게는 아무런 손해가 없을 것이다. 처음에는 텔레포트 마법진에 두 명의 마법사를 고용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두 지점의 마법진에 한 사람씩만 있다면 마법사의 부재중에 텔레포트 마법진 운용이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네 명을 보내달라고 한 것이다. 두 지점에 각각 두 명의 3서클 마법사가 있다면 언제든 운용이 가능할 것이다. "블러드씨 데리언씨 그럼 안녕히 계세요. 다음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기루군도 잘가게. 2서클 마법사들은 빠른 시일안에 보내주겠네." 나는 노예들을 데리고 마법협회를 나왔다. 포르난도 가문의 저택으로 돌아가면서 나는 노예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마법협회에서 너무 오랜동안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점심식사를 놓친 것이다. 오늘 한 일은 정말로 뿌듯한 일이다. 네 명의 2서클 마법사를 얻게되었으며 예전 맡겨놓았던 필사한 책도 얻었다. 이제 2서클 마법사가 오면 마법사들의 몸에 마나를 응집시켜 24시간 두면 자동으로 3서클 마법사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1년 동안 나에게 봉사할 것이다. 2서클 마법사에게도 좋은 일이고 내게도 좋은 일이다. "칼루이 영주님 어디 다녀오시는 길이신가요?" 포르난도 저택에 도착하자 에이미씨가 내게 다가와 말했다. "마법협회에 다녀왔습니다. 텔레포트 마법진을 운용할 마법사를 구했습니다. 조만간 이곳으로 올 겁니다." "그것이 정말인가요?" "정말이고 말고요. 몇일 기다리면 됩니다. 그리고 에이미씨의 아버님을 만나서 부탁드릴 것이 있는데 뵐수 있을까요?" "네, 그럼요. 안내해 드리죠." 에이미씨는 나를 아침에 안내했던 방으로 안내하였다. 방안으로 들어가자 에이미씨의 아버지인 클러스씨 이외에도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이 몇명 있었다. "칼루이 영주님 무슨일로?" 클러스씨는 나의 방문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가문의 사람들과 칼루이 영지의 정착에 대한 여러가지 사항들을 결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품에 관련한 것부터 시작해서 사소하게 결정할 것들이 많았다. "저는 포르난도 저택을 구입하고 싶습니다. 제게 이 저택을 파시겠습니까?" "영주님 무엇 때문에 그러시죠? 이 저택은 비싸지도 않을 뿐더러 가치도 없습니다." 클러스씨는 나의 말에 이해하지 못했다. 창피한 것이지만 포르난도 저택은 멋지지도 않은 그저 평범한 저택이기 때문이다. "사실 텔레포트 마법진을 라이딘과 설치해 주기로 말했는데 그 마법진을 이 저택으로 연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얼마 후에 라이딘에서 장사를 할 생각인데 마땅한 지역이 없어서 이곳에서 할 생각입니다. 어려운 일이 아니면 제게 팔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장사를 하신다구요?" 클러스씨를 비롯 방안에 있는 사람들은 나의 말을 듣고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장사는 평민들이나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습니다. 장사를 할 마땅한 장소가 없어서 그러는데 이곳에서 하려구요." "포르난도 저택은 라이딘의 외곽이라 장사에 적합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장사는 평민들이나 하는 것인데 영주님이 하시려고 하다니." "저는 제가 하고싶은 일이면 무엇이든 합니다. 평민들이 하는 일이라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하여간 제게 저택을 파실건가요?" "텔레포트 마법진도 저희 가문을 위해서 운용해 주신다고 했으니 저택을 그냥 드리도록 하지요. 창피하지만 이 저택은 비싸지도 않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군요." 클러스씨는 저택을 그냥 나에게 넘겼다. 포르난도 저택은 좋지 않기 때문에 비싸진 않다. 클러스씨가 저택을 거저 내놓는 것은 텔레포트 마법진 때문이다. 텔레포트 마법진을 운용하기 위해선 3서클 마법사가 두 명 필요하다. 쉴세없이 사용하려면 네 명이 필요하다. 두 지점의 마법진에 마법사가 항상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이런 엄청난 마법사의 고용비를 내가 모두 부담하니 고마울 것이다. "클러스씨 감사합니다. 그럼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칼루이 영주님 내일 뵙도록 하지요. 저녁먹을 시간도 없이 내일까지 칼루이 영지에 저택을 짓기위하여 준비할 것이 많거든요. 식사나 시중은 가문의 노예들을 시켜 불편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클러스씨가 있는 방을 나서고 손님방에 도착하여 노예들과 함께 늦은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까지 심심한 나머지 노예들에게 내가 칼루이 영지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모든 계획을 상세히 이야기해 주었다. 노예들은 나의 계획을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말한 기본지식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노예들에게 영지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동안 저녁이 되었다. 저녁식사가 끝나고 나는 뷰티와 잠이 들었고 꿈에서 칼루이 영지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았다. .......... 제 목: 독재자 [26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3-20 704 20 7. 포르난도 가문 - 1 "주인님 일어나세요." 나는 뷰티가 말하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났다. 칼루이 숲에서 혼자 지낼때는 일찍 일어나더니 노예들과 함께 지내기 시작한 이후로 아침이 왜이렇게 싫은지 모르겠다. 나는 뷰티의 말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천방지축인 뷰티라 하더라도 노예신분이기 때문에 이유없이 나를 깨울 이유가 없었다. "아흠. 무슨 일이니?" 나는 하픔을 하고는 침대에서 일어나 뷰티에게 말했다. "에이미 아가씨께서 준비가 끝났다고 알려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알았다. 가서 즉시 가겠다고 전해라." 나는 뷰티에게 심부름을 시키고는 포르난도 가문의 노예가 준비해 놓은 물로 세면을 하고 밖으로 나갔다. 앞마당에는 100여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 있고 그 사람들이 등에 많은 짐을 짊어진 상태였다. 모두 포르난도 저택을 짓기위해 출발할 사람들인 것이다. "칼루이 영주님 어서오세요. 저희는 준비가 모두 끝났습니다." 에이미씨가 나를 발견하고 내게 다가와 말하였다. "여기 있는 모든 분들이 가실 것인가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네요." "가문의 노예들과 저택을 짓기위해 고용한 기술자이지요. 이정도 인원이 저택을 짓는다면 15일 정도면 완성될 것 같습니다." "15일만에 짓는다면 너무 빠르게 짓는 것이 아닐까요?" 나는 에이미씨의 말을 듣고는 놀랐다. 큰 저택을 15일만에 짓는다니 말이다. 칼루이 영지에서 오래 지내려면 당연히 튼튼하게 지어야 정상인 것이다. 짧은 기간에 짓는다면 나중에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이 불편함을 초래할 수도 있어서 물어본 것이다. "화려하게 짓기 보다는 저희들이 지내기에 편리하도록 짓도록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 모두 끝마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곳이 숲이라 가능한 목재를 이용할 것이구요." "그렇군요." 나는 에이미씨의 말을 듣고는 이해되었다.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이 나의 영지에 지내게 된다면 이제는 그나마 찾아올 사람들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화려하게 짓는다 하여도 숲 한가운데 있는 저택을 누가 봐줄 것인가 말이다. "칼루이 영주님. 준비가 끝났으니 부탁드립니다." 에이미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포카드씨가 내게 다가와 말했다. 포카드씨는 나의 영지에 정착하는 것을 반대하던 사람이었지만 내가 텔레포트 마법진을 설치해 준다는 말을 듣고난 이후부터 모든 일을 앞장서서 처리하고 있었다. "모두 앞마당에서 비켜달라고 해주시겠습니까?" "알겠습니다." 포카드씨는 나의 말을 듣고는 포르난도 가문의 앞마당에 모여있는 100여명의 사람들을 이동시켜 주었다. 나는 아공간에서 검을 꺼내어 검에 마나를 주입하고 앞마당의 바닥에 텔레포트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마법진의 크기는 사람이 40여명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그렸다. "포카드씨 이제 사람들을 제가 그려놓은 마법진 위에 이동시켜 주세요. 두 번 정도를 반복하면 모두 이동시킬 수 있을 겁니다." "네, 영주님" 포카드씨는 나의 말을 듣고 저택을 짓기위해 모여든 기술자와 노예들 40여명을 마법진이 그려진 앞마당에 서도록 하였다. 마법진 위에 있는 사람중에 몇명은 얼굴이 창백한 것이 겁을 먹은 모습이다. 마법사에 대한 두려움이 분명할 것이다. 평민들에게 마법은 공포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그럼 이들을 모두 옮기고 바로 오겠습니다." 나는 40여명과 함께 마법진에 서고 나를 지켜보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텔레포트" 마법어를 외치는 순간 40여명의 사람들의 모습이 몇일전 에이미씨와 둘러보았던 장소로 이동되어 나타났다. "아아악" "살려줘" "흑흑흑 엄마" 40여명의 사람들이 나타내는 반응은 참으로 다양했다. 바닥에 주저앉아 우는 사람과 비명을 지르는 사람 그리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람 등 재미있는 모습이다. "이곳이 저택을 짓게될 장소입니다. 그럼 나머지 사람을 데리고 오지요." 잠깐 시간이 흐르자 모두들 마음을 진정하였다. 나는 사람들에게 이곳의 위치를 말해주고 다른 사람들을 데려온다고 전해주었다. "텔레포트" "영주님 모두 무사히 도착하였습니까?" 내가 포르난도 가문의 앞마당에 나타나자 포카드씨가 내게 다가와 말했다. "그렇습니다. 다음 사람들을 이곳에 부탁드려요." 포카드씨는 나머지 사람들을 앞마당에 그려진 마법진 위에 서도록 하였으며 자신도 그 위에 섰다. 나는 또다시 텔레포트 마법을 사용하여 나의 영지의 숲으로 이동하였다. 포카드씨는 숲을 바라보고는 놀람을 금치 못했다. "정말 울창한 숲이네요." "이곳이 칼루이 영지의 중심이지요. 제가 이곳에 큰 상업도시를 건설할 계획입니다." 포카드씨는 나의 말을 듣고 한귀로 흘렸다. 포카드씨에게 나의 말은 당연히 말도 안되는 꿈과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숲 한가운데 어떻게 상업도시를 건설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일단 영지민도 없으며 지금 있는 것이라고는 나무밖에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천년이 흘러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상이다. "영주님 그럼 저녁때 다시 부탁드립니다." "네, 그러죠." 포카드씨는 내게 하루에 두 번 아침과 저녁에 사람들을 이동시켜 달라고 부탁하였다. 이들이 이제부터 해야하는 일은 저택을 짓는 일이다. 하루종일 숲에서 저택을 짓는 공사를 하고 저녁이 되면 저택으로 돌아와 휴식을 하는 것이다. 저택을 짓는 곳에서 지내도 상관은 없지만 몬스터가 출몰할 수도 있고 숲에서 지내게 된다면 많은 스트레스로 인해 능률이 저하된다. "텔레포트" 내가 포르난도 저택으로 다시 돌아오자 나를 바라보는 가문의 사람들이 내게 다가왔다. "영주님 어떻게 되었지요?" "모두 무사히 도착해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녁이 되면 제가 모두 데리고 돌아올 것입니다." 나는 클러스씨에게 말하고는 내가 머무는 곳으로 돌아와 노예들과 아침을 먹었다. 저택을 짓기위한 사람을 나의 영지로 텔레포트 시키느라 아침을 먹지 못한 것이다. 아침을 먹고 난 이후부터 나의 생활은 여유 그 자체였다. 아공간에 있는 책을 한 권 꺼내 정독으로 읽는 것이다. 생체컴퓨터 능력으로 빠르게 읽을 수 있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내가 여유스러운 생활을 하는 동안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은 바쁜 하루를 보냈다. 저택이 완성되는데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것은 물론 15일 후면 이곳을 떠나야하니 자신의 짐을 챙겨야 했다. 대부분의 노예들이 저택 짓는데 투입되었기 때문에 귀족들이 직접 해야만 했다. 노예들이 저녁때 돌아오면 시켜도 되지만 저택을 짓는데 하루종일 일을 한 노예를 부려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저녁이 되자 포르난도 저택을 짓는 숲으로 텔레포트 하였다. 아침에 있던 수많은 나무들이 모두 없어지고 30m 크기의 공터가 만들어져 있었다. "오셨습니까?" 포카드씨가 나를 발견하고는 내게 다가와 말했다. "정말 빠르게 일이 진행되네요. 이런 공터가 하루만에 생기다니 말이에요." "100여명이 일하니 빨리 진척되는 것이죠. 100m 길이만큼 공터를 만들고 외곽에 울타리를 지어 몬스터나 야생동물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포카드씨는 저택에 대하여 내게 많은 이야기를 말해주었다. 저택을 짓고 울타리를 만들면 안전할 것이다. 또한 텔레포트 마법진이 설치될테니 언제든 라이딘에 갈수도 있으니 이렇게 좋은 곳도 없을 것이다. 이제는 다른 귀족들이 찾아오는 경우도 없게 된다. "포카드씨 이제 돌아갈테니 준비해 주세요." "영주님 잠시 기다려주세요." 포카드씨는 저택을 짓기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100여명의 기술자와 노예들에게 돌아간다고 전했다. 나는 텔레포트 마법진을 그렸고 많은 사람들을 두 번에 걸쳐 포르난도 저택으로 이동시켰다. 포르난도 가문으로 돌아온 노예들과 저택을 짓기위해 고용된 기술자들은 식사후에 곧바로 휴식을 취하였다. 한동안 이런 생활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휴식은 필수이다. .......... "안녕하세요? 푸러러 장로님." 나는 드워프들과 인사를 나누고 장로님을 만나 인사를 하였다. "귀족이 되었다니 축하하네." 푸러러 장로님은 내가 귀족이 된 것을 축하해 주셨다. 장로님이 내가 귀족이 된 사실을 알고 있는 이유는 내가 귀족이 되었을 때 통신 돌맹이를 통해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엘프 장로님이신 메이시 장로님에게도 마찬가지로 알려주었었다. "장로님은 잘 지내셨나요?" "나야 아무일도 없지. 자네 기디엔은 만나고 왔나?" "네, 만났습니다. 저를 키워주신 분이나 다름없으니까요." "그렇지. 기디엔에겐 자네가 아들이나 마찬가지니 말이야." 장로님과 나는 여러가지 드워프 소식들을 전해주었다. 내가 알고있는 드워프는 많지 않지만 모든 드워프들은 나를 기억하고 있다. 드워프 모두에게 마법물품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내가 만든 물품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장로님 사실은 제가 어려운 일이 있어서 도움을 얻고싶어 찾아뵈었습니다." 장로님은 나의 말을 듣고는 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장로님은 언제나 내가 부탁할 일이 있으면 찾아오라고 말을 했었다. 장로님으로서는 나와 깊은 친분을 맺어 나중에 어린 드워프들에게 마법물품을 만들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드워프에게 마법물품을 만들수 있는 기회는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것이 현실이다. 마법을 익히지 못하는 드워프들에게 6서클 마법을 마스터한 마법사를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엘프들과는 사이가 좋지 않기 때문에 거래를 할 때만 가능하고 인간들의 마법사는 만나기조차 힘들다. "무슨 일인데 그러는가? 일단 말해보게." "이것을 봐주시겠습니까?" 나는 품속에서 어제 하루종일 그린 설계도를 보여주었다. "아니 우리 드워프 기술법으로 그려진 설계도구만. 자네 드워프 기술법도 익혔나?" 내가 그린 설계도는 드워프들만이 사용하는 기술법이다. 드워프 이외에는 알 수 없는 방법이기 때문에 장로님이 놀라는 것이다. 드워프가 설계도를 그릴 때 사용하는 기술법을 내가 알고 있는 이유는 드워프 도서관에서 그것에 관련된 책을 보았기 때문이다. "예전에 드워프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익혔습니다." "그렇구만. 그런데 이거 내가 봐도 엄청나게 큰 물품이구만. 이게 뭐하는건가?" 장로님은 내가 건네준 설계도를 10여분을 바라보고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내게 말했다. 장로님은 평생 드워프 기술을 이용해서 수많은 물품을 만들었기에 설계도만 보아도 그것이 무엇인지 바로 알수 있다. 하지만 지금 내가 건네준 설계도를 보고는 고개를 갸우뚱 하시는 것이다. "종이를 만드는 기계입니다. 제가 종이를 만들어 장사를 해볼까 해서요." "종이? 파치를 재배하려고 그러나? 그런데 왜 이런 것이 필요하지?" 장로님은 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바라만 보았다. 나는 생체컴퓨터의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평행우주 건너편의 31세기 정보를 가지고 있다. 종이는 여러가지 섬유를 가지고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곳 행성에서는 오직 파치라 불리는 식물을 재배하여 그것을 끓인 후 말려 종이를 만들어 낸다. 식물을 이용해 만든 종이라 썩기도 쉽고 값또한 비싸 귀족들이 주로 사용한다. "저는 설계도에 그려진 것을 이용해서 나무로 종이를 만들려고 합니다." "그건 말도 안되네. 나무로는 종이를 만들수가 없네." 장로님은 나의 말을 듣고는 말도 안된다는 소리를 하였다. 내가 살았던 평행우주 건너편의 31세기에는 종이란 것이 역사 박물관에만 있을 정도로 귀했지만 25세기까지만 해도 종이는 많이 사용되었었다. "그럼 직접 보여드리도록 하지요." 나는 장로님의 방에서 아공간을 열어 여러가지 물품들을 꺼내었다. 아공간에서 꺼낸 물품은 대장간에서 흔히 쓰이는 간단한 물품들이었다. "나무조각을 주시겠습니까?" "여기있네." 나는 장로님이 내밀어 주는 나무를 받고는 가루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끓여 평행우주 건너편의 20세기에 사용하던 방법을 이용하여 천연섬유를 뽑아내었다. 그리고 그것을 작은 평평한 틀에 부었다. 1분의 시간이 흐르자 천연섬유는 굳어버렸고 나는 그것을 장로님에게 보여드렸다. "세상에 이렇게 반질반질한 종이가 만들어지다니?" 장로님은 내가 건네준 종이를 바라보고는 놀람을 금치 못했다. 내가 종이를 만드는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파치라는 식물을 이용해서 단순하게 종이를 만드는 것 보다는 여러과정을 거쳤지만 나무로 만들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내가 종이를 만든 방법은 평행우주 건너편의 20세기에 많이 이용하던 목재펄프를 이용한 종이 생산법이었다. "나무로 종이를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그것은..." 나는 나무를 이용해 종이를 만든 방법을 하나하나 차근히 설명하였다. 장로님을 이해시키기 위해 드워프들이 알고있는 지식내에서 설명하려고 노력하였다. 모든 것을 정확히 설명한다 하여도 장로님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네 대단하군. 정말 대단해. 이런 방법이 있었다니 말이야. 하지만 종이를 이렇게 만들려면 너무 많은 과정이 필요하겠구만. 차라리 파치를 키우는 것이 낳을 것 같은데 말이야." "그래서 제가 장로님에게 부탁하는 것입니다. 방금 전해드린 설계도에 그려진 것이 나무를 이용해서 종이를 쉽게 만다는 물품입니다. 정밀함을 요구하기 때문에 드워프분들이 만들어 주셨으면 해서요. 그리고 설계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크기가 엄청나거든요." 나의 말을 듣고는 장로님은 다시 설계도를 바라보았다. 설계도에 의하면 종이만드는 물품은 집채만한 크기였다. 하지만 설계도를 보아도 그것이 어떻게 동작하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할 것 같았다. "내가 아무리 보아도 모르겠군. 이대로 설계만 해주면 되는건가?" "네, 그렇습니다. 설계도에 대한 것은 제가 내일 다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미안하지만 마을 공터에서 아까 나무로 종이만든 방법을 드워프들에게 보여주어야겠네. 그래야 자네 부탁을 다른 드워프들이 이해하니까 말일세." "알겠습니다." 나는 장로님과 대화를 마치고 드워프들이 모여있는 마을 공터에서 나무로 종이를 만드는 것을 보여주었다. 몇명의 드워프는 말도 안되다고 소리쳤지만 내가 그들에게 내가 행했던 과정을 일일이 설명해 주었다. 그러자 드워프들이 직접 나무를 가루로 만들고 나와 같은 방법으로 종이를 만들어 내었다. 종이 한 장을 만들기 위해 너무 복잡한 과정을 거쳤지만 나무로 종이를 만든 것은 사실이었다. 자신들이 직접 종이를 만들어 내자 드워프들은 그제서야 내 말을 믿어주었다. "장로님 내일 다시와서 설계도에 대한 것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통신 돌맹이를 통해서 말한 그 포르난도 귀족들 때문에 가는 것인가?" "네, 그렇습니다." "그럼 내일와서 설계도에 대해서 설명해 주게나." 나는 텔레포트 마법을 사용해서 다시 포르난도 저택으로 돌아왔다. 내가 지금 계획하고 있는 것은 종이공장을 만드는 일이다. 칼루이 영지 중심에 포르난도 가문의 저택을 짓기 시작한지 8일이 흘렀다. 나는 포르난도 가문과 200m 정도 떨어진 곳에 종이공장을 만들 생각이다. 그래서 드워프들에게 나무펄프를 이용한 종이생산 기계를 만들어 달라고 한 것이다. 기계는 복잡한 부분을 모두 제외시켰다. 20세기에 사용하던 기계는 이곳에서 만드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고 그저 기계가 필요하지 않은 부분은 손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50여명의 노예만 생기면 종이를 생산할 수 있겠구나.' 나는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이 나의 영지로 떠나면 이곳을 종이상점으로 만들 생각이다. 라이아에서는 평민들이 종이를 사용하지 않는다. 사용하고 싶지만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무를 이용해서 값싸고 많은 종이를 만들어 판매하기로 한 것이다. 나는 아직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에게 종이생산에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저 그들이 정착할 저택의 200m 지점에 큰 건물을 세울 것이라 말해두었다. 포카드씨는 나의 말을 듣고는 그저 노예들을 시켜 무엇인가 할 생각인가보다 하고 단순히 넘어갔다. 나중에 알면 기가막히겠지만 말이다. 저녁이 되자 나는 포르난도 저택을 짓기 위하여 일하는 사람들을 라이딘으로 이동시켜 주었다. 이런 생활을 한지도 8일이 흘러 이제는 저택의 대부분 완성되었다. 포르난도 귀족의 일부와 노예는 저택이 어느정도 완성되자 머물기 시작했다. 숲속에 건설된 포르난도 저택은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그 멋을 풍기고 있었다. .......... "칼루이 영주님 전할 말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나는 방안에서 책을 읽다가 클러스씨의 말소리를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들어오세요."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이제 저희 포르난도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이틀 후에 칼루이 영지에 새로 지은 저택으로 옮길 것입니다." 저택은 이틀 후면 모두 완성이 된다. 그래서 클러스씨는 그것을 내게 알리는 것이다. 이틀 후면 이 저택에 머물게 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텔레포트 마법진은 제가 저번에 말씀드린 제가 지을 건물과 포르난도 저택의 중심에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마법협회에서 마법사를 보내주는 즉시 만들어 드리도록 하지요." "네. 그럼 저는 바뻐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클러스씨는 내게 인사를 하고는 빠른 걸음으로 나갔다. 클러스씨의 동생인 포카드씨는 새로 지어진 저택에서 한참 정리하느라 바쁘고 클러스씨는 이곳에서 마지막 마무리를 하고 있다. 이틀 후면 이제 나도 50여명의 노예가 생길 것이고 내가 하고싶은 일을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주인님 마법사 분들이 찾아오셨습니다." 클러스씨가 나가자 지니가 나의 방에 들어와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텔레포트 마법진을 운용할 마법사들이 방문한 것이다. 아직 2서클이겠지만 내가 강제로 마나를 몸에 가둔다면 3서클을 하루만에 이룰수 있다. 평생 4서클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말이다. 블러드씨에게 마나로 인해 평생 3서클이 되지 못하는 마법사를 보내달라고 했는데 제대로 보냈는지 만나보고 싶었다. "모두 방안으로 모셔오도록 해라." 나는 지니에게 말했다. 지니가 밖으로 나가고 잠시 후에 네 명의 마법사들이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8서클 마스터인 기루 칼루이입니다." 나는 들어오는 사람들이 마법사라 나의 서클과 이름을 말했다. 진실된 마법서클은 9서클이지만 마법협회에 알려진 서클로 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세상에" "정말이네." "얼굴이..." 네 명의 마법사는 나를 보고 놀람을 금치 못했다. 이들은 나에 대해 어리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정말로 이렇게 어린 모습일줄은 몰랐던 것이다. 이들이 나를 보지 못한 이유는 2서클의 마법사라 내가 마법협회에 가입하는 행사에 참석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마법협회의 행사에 참석하려면 3서클 마스터 이상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8서클 마스터가 20대 초반의 모습을 하고 있으니 자신들로서는 기가 막힌 것이다. "정말로 기루님입니까?" 나이 많은 마법사가 내게 말했다. 네 명의 마법사들도 나를 보고 놀랐겠지만 나도 마찬가지로 놀랬다. 네 명의 마법사중에 두 명이 너무 늙은 모습인 것이다. "네, 맞습니다." "정말 가능한 일입니까? 기루님 제발 정확한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마법사중에 20대 초반의 모습을 한 사람이 갑자기 내게 말했다. 무척이나 간절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마법협회의 8서클 마스터이신 블러드씨에게 3서클이 될 수 있다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 찾아가 보라고 한 것이다. 그래서 한 사람이 내게 무턱대로 질문을 한 것이다. "블러드씨가 여러분들에게 무슨 설명을 해주셨습니까?" "기루님을 찾아가면 3서클로 되는 방법을 가르쳐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제발 말씀을 해주세요." 2서클 마법사가 3서클 마법사로 되기위한 방법을 내가 알고 있다고 하자 이들은 이렇게 매달리는 것이다. 블러드씨는 이들에게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은 것이다. "말하기 전에 저는 여러분의 이름도 모릅니다. 이름이 어떻게 되시는지?" 나는 마법사들의 이름을 모르기에 질문했다. "아이구 이거 죄송합니다. 저는 페이그입니다." "저는 피드미입니다." "토플러 이그지아입니다." "카이란입니다." 나는 네 명의 2서클 마법사의 소개를 바라보며 네 명의 신체를 마나를 이용해 체크해 보았다. "그럼 말씀해 드리지요. 저는 엘프에게 마법을 배웠습니다. 그중에 마나를 특정지역에 강제로 가두는 능력이 있습니다. 만약 마나를 인간의 신체에 가두어 하루가 지나면 그 마나가 인간의 신체와 적응하게 되고 결국 마나가 불어난 결과를 초래하지요. 만약 2서클 마법사에게 시전하면 3서클 마법사가 될수도 있지요." "그것이 정말이니까? 그것이 가능한 일인가요?" 나의 말을 듣고 네 명의 마법사들이 놀라서 소리쳤다. 내 말이 사실이라면 이들은 하루만 지나면 3서클 마법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장점이 있는 반면에 단점이 있지요. 그렇게 마법 서클을 올리면 다시는 더이상 서클을 올릴수 없게 되어버리죠. 자신의 능력이 아닌 강제로 그렇게 되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죠." 나는 마나를 몸에 가두게 되면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중에 다시는 상위로 마법서클을 올리지 못한다는 소리는 그들에게는 엄청난 소식이었다. "기루님 저의 나이가 50살입니다. 평생 수련했는데도 2서클이 고작이지요. 항상 사람들이 광대라고 놀리기까지 합니다. 제 소원은 죽기전에 저도 마법사로서 생활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기루님 저도 나이가 35살이나 됩니다. 카이란씨처럼 평생을 익힌 것은 아니지만 20여년을 마법만 익혔는데 2서클이지요. 부탁드립니다." "저는 카이란씨나 피드미씨처럼 평생 마법을 익히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고위 마법사분들이 저는 마나를 2서클 이상은 쌓을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2서클이 된 이후로 마법협회에서 항상 관리직만을 맡아왔습니다. 제 꿈은 마법사이지 마법협회의 마법상점이나 운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17살인 토플러 이그지아입니다. 몰락귀족이고 가족이 모두 죽고 없습니다." 나는 네 명의 2서클 마법사들의 간절한 말을 듣고는 가슴이 찡했다. 특히 카이란씨는 50살의 나이이면서 평생 마법을 익혔는데도 2서클이라니 정말 가슴이 아팠다. 블러드씨가 보낸 네 명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 보내온 것 같았다. 정말로 내게 필요한 사람들이다. "지금부터 하는 말을 잘 들어주세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3서클이 된다면 다시는 4서클이 되지 못합니다. 카이란씨를 제외하고 후회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생길 것 같은 분은 지금 돌아가세요." "절대 그런일은 없습니다." 나는 네 명이 동시에 말하는 소리를 듣고는 안심이 되었다.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르지만 당장은 내게 필요한 네 명의 마법사가 생긴 것이다. "저는 이곳과 칼루이 영지에 텔레포트 마법진을 만들어 연결할 생각입니다. 아시다시피 텔레포트 마법진을 운용하려면 3서클 마법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여러분을 부른 것이죠. 만약 제가 엘프마법을 써서 3서클 마법사가 된다면 1년 동안 텔레포트 마법진을 운용해 주셔야 합니다." "3서클 마법사로 만들어 준다는데 그정도는 상관없습니다." 의외로 네 명이 모두 나의 말에 아무런 이의를 달지 않았다. 마법서클을 한 단계 올려준다는데 당연한 것이다. 마법사가 1서클을 올리기 위한 노력은 마법사만이 알고 있다. 1년 정도의 대가로 서클을 올린다면 가벼운 대가이다. "토플러 당신은 귀족인데 괜찮겠습니까? 텔레포트 마법진을 평민도 많이 이용할 것입니다." 나는 성을 가지고 있는 마법사에게 물었다. 몰락귀족이지만 평민들이 텔레포트 마법진을 사용하게 될텐데 여러가지 수모를 당할 경우도 생긴다. 그것을 참지 못한다면 여러가지 문제가 생길 것이다. "기루님 절대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시전해 드리겠습니다. 하루가 지나면 3서클의 마나가 생성됩니다." 나는 네 명의 마법사에게 1년을 텔레포트 마법진을 운용해 준다는 조건으로 결국 마나를 가두는 엘프마법을 시전해 주었다. 곧바로 마법을 걸어주자 마법사들은 자신의 몸에 평소보다 네 배에 해당하는 마나가 몸에서 떠나지 않고 몸의 내부를 헤집고 다니자 고통의 신음을 흘렸다. 내가 고통을 없애는 마법을 시전해 줄수도 있겠지만 어떤 힘의 대가에는 어느정도의 노력과 결과가 주어져야 한다. 이들은 노력도 없이 3서클이 되는 것이므로 이정도의 고통은 겪어도 상관없겠다 싶어서 그냥 두었다. '내일이 되면 3서클 마법사가 되겠군.' 나는 나의 방에서 고통받고 있는 네 명의 마법사를 그냥 두고서 밖으로 나왔다. 오늘 드워프 마을에 찾아가 종이공장 설계도에 대한 것을 설명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노예들에게 마법사들이 나의 방에서 비명소리를 질러도 상관하지 말라고 하였다. "텔레포트" 내가 텔레포트 마법으로 드워프 마을에 나타나자 기다리고 있던 많은 드워프들이 나를 반겼다. 나는 내가 설계한 종이를 생산하는 기계를 설명해 주었다. 20세기처럼 수많은 기계가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수동식으로 아주 간단하게 설계된 기계이다. 나에겐 간단하지만 드워프에겐 엄청나게 복잡한 설계도라 이렇게 직접 설명해 주어야 한다. "이제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구만. 정말 대단하군." 오랜동안 설계도를 설명한 것이 도움이 되었는지 뛰어난 드워프들이 감탄의 말을 하였다. "기루군 그러면 저 기계를 어디다 만들어야 하나?" "칼루이 영지의 중심에 있는 곳에 만들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번에 새로 정착한 귀족가문의 근처에 만들 생각입니다." 나는 종이생산 공장이 들어설 위치를 자세히 말해주었다. 포르난도 가문에서 50여명의 노예들을 인수받으면 노예들을 이용해 종이생산 공장을 운영할 생각이다. 그리고 생산된 종이를 원래 포르난도 저택이 있던 장소에 종이상점을 만들어 판매할 것이다. 이것이 나의 계획이다. 이것으로 인해 어느정도 자금이 생기면 다른 일에 투자해야 한다. 칼루이 영지는 지금 90% 이상이 숲으로 되어있다. 엘프들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영지가 발전하기 위해선 숲은 필요없는 존재다. 영지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야 발전도 할 수 있다. 나는 그러기 위해서 칼루이 숲을 제외한 모든 영지의 숲을 제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기 위한 방편으로 일석이조의 이득을 주는 종이생산 공장의 건설을 추진한 것이다. 생체컴퓨터의 능력이 있는 내가 생각한 영지발전 계획은 정확한 방법이지만 이론이 현실에서 이루어질지는 모르는 일이다. 이론과 현실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일어날 일이 내가 예상한 일이 아니라면 나도 어쩔수 없다. "알겠네. 기루군의 부탁인데 우리가 모두 도와주어야지. 우리가 밤낮으로 3일을 일한다면 종이생산 공장을 만들수 있을 걸세. 내일 준비하고 있을테니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을 한 것처럼 우리를 모두 이동시켜 주게나. 걸어간다면 하루를 가야 도착하는 곳이라서 말일세." "알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30년 후쯤에 새로운 어린 드워프에게 마법물품을 만들수 있는 기회를 드리도록 하지요." 나는 장로님이 내게 잘해주는 이유를 알고서 그것을 들어주기로 하였다. 장로님이 가장 원하는 것은 어린 드워프들에게 마법물품을 만들 기회를 주는 것이다. 드워프들이 나의 부탁을 들어주니 나도 나중에 들어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말 고맙네. 내일 뵙도록 하세. 우리는 이 설계도를 좀더 살펴봐야겠네." 드워프들은 내가 건네준 종이생산 공장의 설계도를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자신들끼리 의견을 주고 받으며 토론도 하였다. 나는 드워프들의 모습을 바라보고는 텔레포트 마법으로 라이딘에 있는 포르난도 저택으로 돌아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의 영지에 새로지은 저택으로 옮겼기에 썰렁한 분위기였다. .......... "기루님 정말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제 마법사로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네 명의 2서클 마법사는 아침에 일어나 자신들의 상태를 보고 놀람을 금치 못했다. 내게 마나를 몸에 가두는 마법을 받고서 그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기절까지 하였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마나를 확인하니 2서클에 비해 마나가 4배나 증가한 것이다. 이제는 3서클 마법도 무리없이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평생 꿈에 그리던 3서클 마법사가 된 것이니 그 기쁨은 이루 말할수 없었다. "이제 3서클 마법을 틈틈히 익히신다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받으세요." 나는 아공간에서 통신 돌맹이 네 개를 주었다. 텔레포트 마법진을 만들게 되면 네 명은 언제나 통신이 가능해야 했다. 일반적인 통신구술은 엄청난 가격의 물품이다. 구술을 통해 상대방의 모습까지 볼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통신 돌맹이는 오직 음성만이 전달되는 기능밖에 없지만 언제나 연락이 가능하고 휴대가 간편한 장점이 있다. "이것이 무엇인가요?" "그것은 통신 돌맹이입니다. 제가 만든 것이고 상대방의 얼굴은 모르겠지만 네 분이 언제나 연락을 주고받아야 텔레포트 마법진을 운용하기 편리하기에 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나는 마법사들에게 이곳 저택에 종이상점을 운영할 것이라 말해주었다. 그리고 그것을 마법사 두 분이 평민들을 고용하여 운영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마법협회에서 이런 일들을 해봤기 때문에 제가 운영해 보도록 하지요." 제일 나이가 많은 카이란씨가 종이상점을 운영해 준다고 하였다. 카이란씨는 50세가 되도록 많은 일들을 겪어 보았다. 2서클 마법사로 지내면서 쓸만한 것은 뛰어난 수식계산법이나 관리능력 밖에는 없었다. 그런 것을 써먹을 곳은 무슨 일을 관리하거나 상업을 할 때 뿐이다. 카이란씨는 상점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었고 또한 자신이 3서클이 되도록 도와준 내가 고마워 맡아 준 것이다. "기루님 그럼 저희는 3서클이 되었으니 마법협회에 정식으로 등록을 하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모두들 안녕히 다녀오세요. 오실 때는 가족분들도 모셔오는 것 잊지 마시구요." 네 명의 마법사들이 떠난 후부터 하루하루가 빠르게 지나갔다. 드워프들이 포르난도 저택의 200m 지점에 건물을 세우기 시작하자 3일만에 종이생산 공장이 완성되었고 포르난도 저택의 모든 사람들이 라이딘의 저택을 깨끗히 비우고 나의 영지에 새로 지은 저택으로 옮겨갔다. 드워프들이 새로운 포르난도 가문의 저택 근처에 건물을 짓기 시작하자 모두들 놀랬다. 내가 드워프들을 시켜서 건물 짓는다는 것이 기막힌 것이다. 드워프는 절대 인간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여유시간에 커다란 바위를 두 개를 가져다 텔레포트 마법진을 바위에 깊숙히 그려넣었으며 마나가 계속 공급되도록 마법수식을 첨가하였다. 그리고 그 두 개의 바위를 하나는 포르난도 저택과 100m 가량 떨어진 곳과 다른 하나는 라이딘의 포르난도 저택의 앞마당에 놓았다. 이제 마법사가 텔레포트 마법진을 운용하기만 한다면 누구나 마음껏 라이딘과 칼루이 영지를 오갈수 있게 된 것이다. 라이딘의 포르난도 저택은 네 명의 마법사들이 돌아오면 종이상점으로 변모할 것이다. 두 명의 마법사는 종이상점을 운영하면서 텔레포트 마법진도 운용할 것이고 나머지 두 명은 칼루이 영지에 있는 마법진을 운용할 것이다. 종이상점을 운영하기로 한 마법사는 카이란씨와 피드미씨였다. 두 명 모두 나이가 많았기 때문에 훌륭히 운영해 나갈 것이다. .......... 제 목: 독재자 [27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3-21 3858 69 8. 종이 - 1 "기루님 돌아왔습니다." 나이가 많은 카이란이 내게 말했다. 네 명의 마법사는 이틀이 지나서 돌아왔고 카이란은 가족들을 데리고 왔다. 그는 한 집안의 가장이었기 때문이다. "카이란씨와 피드미씨는 앞으로 이곳에서 지내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종이를 판매하려고 하니 그것을 맡아주시기 바랍니다." "기루님 종이는 귀족들만이 구입할텐데 장사가 제대로 될까요?" 카이란씨가 내게 말했다. 카이란씨는 내가 종이장사를 한다고 하자 여러가지 의문을 표명했다. 영주가 되어 장사를 한다는 것도 이상한 것이고 종이는 생각보다 수요가 적다. 귀족들만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카이란씨 얼마후에 제가 보내주는 종이를 받으면 놀라지나 마세요. 제가 텔레포트 마법진으로 생산되는 종이를 계속해서 보낼테니 주로 평민들에게 팔아주세요. 첫날 보내는 것은 여러 사람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것 잊지 마시구요." "네, 기루님." 나는 카이란씨에게 종이상점에 관련된 모든 사항을 알려주었다. 내가 생산된 종이가 평민들에게 판매되도록 하였으며 가격은 싸게 책정하였다. 종이상점의 운영권은 카이란씨가 맡도록 하였다. 그리고 텔레포트 마법진의 관리에 대한 것도 알려주었다. "페이그와 토플러는 조금 후에 칼루이 영지로 돌아갈테니 준비하도록 하게." 나는 페이그와 토플러에게는 존대를 하지 않았다. 페이그는 21살이었고 토플러는 17살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이란씨와 피드미씨는 나보다 한참이나 나이가 많아 존대를 하는 것이다. "네, 기루님." 이제 내가 칼루이 영지로 가면 포르난도 저택이었던 장소에는 카이란씨와 피드미씨만 남게 되어 종이상점을 차리기 위하여 분주하게 생활할 것이다. "피엔" 나는 마법사들과의 대화를 끝마치고 밖에 있는 피엔을 불렀다. "네, 주인님." "이제 이곳을 떠나서 영지로 돌아갈테니 모두들 앞마당으로 모이도록 해라." 노예들은 잠시 후에 필요한 물건을 모두 챙기고 내게 돌아왔고 마법사 두 명과 함께 영지로 돌아왔다. 나의 영지에는 새롭게 정착한 포르난도 저택이 있었다. 그리고 좀더 떨어진 곳에는 나의 종이생산 공장이 들어서 있었다. 어제 드워프들이 종이생산 공장을 완성하였고 나는 드워프들을 마을로 이동시켜 주었다. "기루님 텔레포트 마법진을 어느 장소에 만드셨나요?" 페이그가 내게 마법진의 위치를 물었다. "저기 보이는 것이 포르난도 저택이야. 그리고 반대쪽에 있는 건물이 종이생산 공장이지. 이곳에 종이생산 공장이 왜 세워졌는지는 나중에 알게 될 거야. 양쪽에 있는 중앙에 평평한 바위가 있는데 그곳에 텔레포트 마법진을 설치해 두었어." "알겠습니다." 나는 페이그와 토플러에게 텔레포트 마법진의 자세한 위치와 사용법을 알려주었다. 두 명의 마법사에게 조만간 마법진 근처에 집을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다. 당분간은 종이생산 공장에서 지내야하니 불편할 것이다. 나는 마법사 두 명을 데리고 새로운 포르난도 저택을 찾아갔다. "영주님 어서 오십시요." 포르난도 저택의 입구에 들어서자 포카드씨가 나를 발견하고 다가왔다. 포카드씨는 마당에서 노예들에게 여러가지를 지시하고 있었다. 저택은 완성되었지만 일부분 미흡한 부분을 직접 노예들에게 지시해서 고치고 있는 것이다. "안녕하세요. 포카드씨." "형님을 만나러 오셨군요.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포카드씨는 나를 클러스씨에게 안내해 주었다. 포카드씨를 따라 클러스씨가 머무는 곳에 도착하니 여러사람이 한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영주님 어서 오십시요." "안녕하세요. 클러스씨." 나는 클러스씨 이외에도 옆에 있는 에이미씨와 그녀의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포르난도의 가문 사람들은 새로운 저택에 아주 만족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나는 클러스씨와 여러가지 자잘한 일들을 이야기했다. "영주님 그런데 얼마전에 드워프들이 건너편에 큰 건물을 짓더군요. 라이아에서 드워프를 가끔 보긴 했지만 그렇게 많은 드워프들은 처음 보더군요. 그중에 인간의 말을 조금 하는 드워프가 그러는데 영주님이 그곳에 건물을 짓도록 지시했다고 하더군요. 어떻게 된 것이죠?" "저번에 말씀드렸듯이 제가 종이장사를 하기위한 건물입니다. 건물은 종이생산 공장입니다. 앞으로 나무를 가지고 종이를 만들어 라이아에서 판매할 것이지요." 클러스씨는 나무로 종이를 만든다는 소리를 듣고는 이해하지 못했다. "나무로 종이를요? 종이는 파치로 만드는데 이곳에서 파치를 재배할 것인가요?" "그것이 아니라..." 나는 드워프들에게 설명했듯이 나무를 이용해 종이를 만든다는 것을 이해시켜야 했다. 정말 만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설명하는 것도 귀찮은 일이다. 나무로 종이를 만든다는 것을 이해시키고 난 후 약속한 노예에 관련된 이야기를 말했다. "노예 50여명은 내일 드리겠습니다." "정말입니까?" 나는 클러스씨의 말을 듣고 정말 기뻤다. 드디어 내게 50여명의 노예가 생기는 것이다. 노예들이 지낼 곳은 이미 준비되어 있다. 종이생산 공장에는 100여명의 사람들이 지낼수 있도록 크게 건설하였고 그곳에서 노예들이 지내게 할 계획이다. "아직 저택의 정리가 미흡해서 오늘은 힘들 것 같군요." "감사합니다. 제게도 노예들이 생기게 되었군요. 그리고 텔레포트 마법진을 운용할 마법사들이 밖에 있으니 인사를 나누세요." 클러스씨는 나의 말을 듣고 밖에 있던 페이그와 토플러를 불러들였다. "안녕하세요? 클러스 포르난도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클러스씨는 두 명의 젊은 마법사에게 말했다. 앞으로 라이딘을 주기적으로 다녀와야하기 때문에 친분이 있어야 좀더 편하게 지낼수 있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 페이그입니다." "안녕하세요. 토플러 이그지아입니다." 두 명의 마법사는 클러스씨와 인사를 나누었고 앞으로의 일을 부탁하였다. 클러스씨는 마법사의 거취문제라든지 여러가지 궁금한 사항을 물어보았다. 이제부터 포르난도 가문은 외부와 절대적으로 단절되었고 유일한 통로는 텔레포트 마법진이기 때문에 마법사에게 관심이 높은 것이다. 라이딘까지 마차를 타고 여행하며 갈수는 있지만 무려 15일이나 되는 거리인 것이다. 나는 포르난도 저택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고 저녁이 되어 칼루이 숲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여행을 떠나 집으로 돌아오는데 한 달이나 걸린 것이다. 칼루이 마을로 가는도중 에이미씨를 만나고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을 영지에 정착시켰다. 이제는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다. 영지의 발전을 위해 해야할 일들이 널려 있는 것이다. "야호 드디어 돌아왔다." 뷰티는 집에 돌아오자 소리를 지르며 좋아했다. 다른 노예들도 어느정도 비슷한 표정이다. 그들은 나의 집에서 끔찍한 모습에서 정상이 되었으며 이곳에서 네 가지의 마법도 익혔고 내게 많은 것들을 배운 장소이다. "켈로피야 잘 있었니?" 뷰티는 공터에서 놀고있는 켈로피 가족에게 다가갔다. 켈로피는 뷰티에게 장난감이나 마찬가지였다. 이곳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같이 놀아주었기 때문이다. 뷰티를 제외한 노예들은 얼른 집안으로 들어가 침대를 정리하고 청소를 시작했다. 한 달이나 사용하지 않아 약간의 먼지가 쌓여있었다. 물론 내 침대를 가장 먼저 청소하였다. 나는 공터에 있는 의자에 앉아 아공간에서 책을 꺼내 읽었다. 도서관에서 필사된 책들은 여러 분야에 관련된 정보가 담겨 있었다. 문화, 종교, 사회, 정치 등 최신 정보가 담겨져 있어 나의 지적욕구를 만족시켰다. 내가 알고있는 이곳 행성의 정보는 드워프 도서관에 있었던 오래된 책들에서 얻은 것들이라 지금에 와서는 상당히 변화된 것이 많았다. "주인님 식사하세요." 메이가 책을 읽던 내게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알았다." 나는 읽던 책을 다시 아공간에 집어넣고 집으로 들어갔다. 식탁에 노예들이 모두 일어서 있었다. 노예들과 이렇게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한 것도 오랜만이다. "먹자." 내가 의자에 앉아 음식을 먹기 시작하자 노예들도 조용히 식사를 하였다. 지금의 내 속마음은 모순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노예들이 자유스럽게 생활하면서도 나의 명령에는 철저히 지켜주기를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자신들의 신분과 나의 명령 그 자체가 자유를 억압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는 새로 짓게된 건물에서 많은 생활을 할 것이니 그렇게 알도록 해라. 그리고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이곳에서 생활하여라." 나는 식사중인 노예들에게 앞으로의 일을 말해주었다. 당장 내일부터 50여명의 노예들을 데리고 해야 할일이 많았다. 여섯 명의 노예들이 나의 뒤만 졸졸 따라다니는 것은 아무런 짝에도 쓸모가 없다. 간단한 심부름을 시킬 노예 한 명만이 필요하다. "네, 주인님. 그런데 누가 따라나설까요?" 피엔은 항상 자신이 나서 노예들의 의사를 내게 물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것이지만 은연중에 나머지 노예들도 그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것은 자신들 모두가 함께 마법사에게 마법실험을 당하며 생겨난 서열과 비슷한 것이다. "나는 상관없으니 네가 알아서 하도록 해라." "네, 주인님." 나는 피엔에게 사소한 것들은 위임할 생각이다. 그래서 방금전과 마찬가지로 피엔이 선택하도록 말한 것이다. 앞으로 일일이 노예들에게 명령하며 지내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기 때문이다. 노예들과의 식사를 끝내고 나는 늦게까지 아공간에서 책을 꺼내 읽었다.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노예들과 대화를 나눌수도 없었고 혼자서 해야할 일이란 것이 내게는 없었다. 죽음을 겪는다면 누구나 나와 같은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특별한 삶의 목적이 없어서 영지의 발전이란 것을 취미생활로 삼은 것인지도 모른다. 다음날 나는 피엔과 함게 포르난도 저택을 찾아갔다. 피엔이 나를 따라나선 것은 나를 따라다니며 간단한 심부름같은 것을 하기 위해서이다. 피엔은 오랜동안 나와 지냈기 때문에 내가 어떤 것을 싫어하고 좋아하는지는 어느정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영주님 모두 준비되었습니다." 내가 포르난도 가문을 방문하자 클러스씨가 내게 다가와 말했다. 앞마당에는 50여명의 노예들이 정렬해 있었다. 성비의 비율도 비슷하였고 어린노예부터 어른노예까지 다양하였다. "감사합니다. 이들이 나의 노예들이라니. 그런데 등에 메고있는 짐들은 뭔가요?" 노예들은 등에 모두들 짐을 가지고 있었다. 무거운 물건은 아닌 것 같았지만 50여명의 노예들이 모두 그런 것이라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노예들이 저희 가문에서 어릴적부터 생활하면서 사용하던 물품들이지요. 옷이나 신발같은 것들은 꼭 필요한 것이니까요." "그렇군요. 사소한 것까지 신경써 주시다니 고맙습니다." 나는 클러스씨가 고마웠다. 노예들을 넘길 때 보통 몸둥이만 넘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나도 노예들을 위해서 수백벌의 옷과 간단한 생필품을 아공간에 구입해 두었지만 자신들이 사용하는 것보다는 못할 것이다. 나는 50여명의 노예들을 나의 종이생산 공장으로 데려왔다. 종이생산 공장에도 저택과 같이 몬스터나 야생동물을 대비해 울타리가 쳐져 있었다. 나는 노예 50여명을 그들이 지낼 곳으로 안내해 주었다. 종이생산 공장의 내부에는 두 개의 건물이 있는데 하나는 종이생산 기계가 들어있으며 다른 한 곳은 사람들이 지내야 할 장소이다. 노예들이 지낼 곳은 가족단위로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된 건물이다. 100여명 이상이 지낼수 있도록 설계된 건물이라 노예들은 자신들이 지내고 싶어하는 곳에 짐을 풀었다. 자신들의 주인이 나로 바뀌었음을 모두 알고 있으니 새로운 생활에 빠르게 적응하려고 하는 것이다. "모두 모이도록 해라." 노예들이 자신들의 짐을 어느정도 풀자 나는 공장의 넓은 공터에 모이도록 하였다. 공장의 공터가 넓은 이유는 이곳에 나무를 쌓아둘 장소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종이를 생산하려면 나무를 미리 베어다 쌓아두어야 한다. "앞으로 너희들이 해야 할 일은 종이를 만드는 것이다. 방법은 내가 모두 가르칠 것이고 일은 힘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내가 주는 생필품들이니 모두 받아가도록 해라." 나는 아공간에서 산더미같이 쌓여진 생필품을 공터의 바닥에 놓아두었다. 수백벌의 옷, 신발, 조리기구, 음식 등이었다. "음식은 너희들이 생활하는 장소에 쌓아두고 마음껏 먹도록 허락한다. 알겠나?" 나의 말을 들은 노예들은 다들 놀란 표정들이다. 노예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육체적인 고통과 음식에 대한 것이다. 그동안 노예들은 자신들이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어보지 못했다. 굶주려서 생활한 것은 아니지만 음식을 이런식으로 노예들에게 지급하지는 않는다. 노예를 담당하는 사람이 하루씩 일정량을 배급하는 것이 정상이다. "네, 알겠습니다." 노예들이 나의 말을 듣고 모두들 움직이기 시작했다. 먼저 공터에 내려놓은 산더미같은 음식과 생필품을 자신들이 생활할 건물로 옮기기 시작했다. 첫날은 노예들이 새로운 생활에 익숙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다음날 노예들에게 시킨 일은 간단한 일이었다. 종이생산 공장과 포르난도 저택의 중간에 조그만 집을 짓는 것이었다. 두 명의 마법사가 지낼 집이기 때문에 특별하게 만들 필요도 없었기에 금방 만들수 있었다. 50여명의 노예들이 달려들어 집 한채를 짓는 것은 쉬운 일이다. 마법사인 페이그와 토플러는 50여명의 노예들이 짓는 집을 바라보고는 미소지었다. 이제 이곳에서 텔레포트 마법진을 1년 동안 운용한다면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다. 더욱이 이제는 3서클 마법사이기 때문에 고용기간이 끝나면 용병으로 생활해도 엄청난 대우를 받을 것이 분명했다. 텔레포트 마법진과 마법사들이 지낼 장소가 마련되자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이 마법사를 찾아왔다. 그리고 직접 시험을 한다는 명목으로 여러번 텔레포트 마법진을 이용해 얼마전까지 자신들이 지냈던 나의 종이상점으로 이동하였다. 텔레포트 마법진이 완성되자 포르난도 가문에서는 간단한 축하 파티가 이루어졌다. 텔레포트 마법진이 완성된 이후부터 나는 50여명의 노예들을 시켜 주변의 나무를 베기 시작했다. 노예들의 몸을 생각해서 일정시간 이상은 일을 시키지 않았다. 공장에 나무가 어느정도 쌓이자 나는 노예들에게 종이생산 기계가 어떻게 해서 사용되는지 알려주었다. 모두 수작업을 이용해 종이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노예들에게 직접 가르칠 수밖에 없었다. 단순한 작업이라 노예들이 이해하지 못할 부분은 없었다. 50여명의 노예들은 각자 하는 일이 달랐다. 공터에 쌓여진 나무를 가루로 만드는 작업, 톱밥을 끓이는 작업, 섬유를 뽑아내는 작업, 가공처리를 하는 작업 등 여러단계로 이루어져 있지만 노예들 각각 팀을 맺어 일을 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직접 일을 하는것이 아니라 드워프가 만들어진 기계가 중요한 일들을 처리하고 보조적인 단순한 일만을 하기에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나무를 가루로 만드는 방법은 그저 쪼갠 통나무를 기계입구에 밀어넣으면 알아서 가루가 되었고, 가루가 된 톱밥을 커다란 입구에 집어넣으면 섬유조각이 자동으로 배출되었다. 그리고 노예들은 배출된 섬유를 옮겨 가공처리 하는 기계에 집어넣기만 하면 되었다. 노예들에게 이런 일들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각자 자신들이 할일만 하면 되는 것이다. 종이생산 공장에서 노예들이 일을 시작하자 처음에는 곤란한 문제도 일어났었다. 톱밥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하는 노예가 손을 다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그 문제는 간단히 나의 마법으로 처리되었다. 마법을 걸어 노예의 손을 간단히 치료했다. 처음 종이생산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하자 노예들은 각자 내가 지시한 내용을 그대로 시행했다. 모두 단순한 일이라 특별히 어려운 일이 없었다. 종이생산 기계가 대부분의 일을 처리하고 노예들이 하는 일은 순전히 보조적인 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노예들에게 종이생산 공장의 일을 익숙히 가르치는데 걸린 시간은 10일이나 걸렸다. 10일 동안 만들어낸 종이는 공장의 창고에 어마어마하게 쌓여 있었다. 파치라는 식물을 이용해 종이를 만든다면 절대 이렇게 많이 만들어내지는 못할 것이다. 나는 시험삼아 만든 종이를 모두 라이딘에 있는 나의 종이상점으로 이동시켰다. 노예들을 시켜 텔레포트 마법진을 이용해서 옮겼다. 내가 직접 공장에서 마법진을 그려 옮길수도 있었지만 계속해서 그런 방법을 이용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해 낸 방법은 나무바퀴가 달린 수레의 제작이었다. 나는 노예들 몇명에게 나무를 이용해 수레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물건을 옮길 때 직접 운반하는 것은 무식한 방법이다. 수레를 이용한다면 쉽게 이동시킬 수 있다. 산더미같이 쌓인 수많은 종이가 나의 종이상점으로 이동되어졌다. 내가 종이상점을 운영하는 카이란씨에게 라이아의 재상인 케디네씨와 마법협회의 블러드씨에게 상당한 분량의 종이를 선물하라고 지시했다. 그 외에도 라이딘에 살고있는 귀족들에게도 종이를 선물하였다. 목재를 이용하여 생산된 종이는 현재 이곳 행성에서 사용하는 종이와는 비교도 하지못할 만큼의 고급 종이였다. 카이란씨는 종이상점에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싼값에 종이를 판매하기 시작하였다. 이곳 행성에서 사용하는 종이와는 상대적으로 비교조차 되지 않는 종이는 평민들이 사용할 수 있을 만큼의 저렴한 값에 판매하고 있었다. 내가 생산한 종이는 라이딘의 모든 곳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많은 수요가 있는데도 종이가 부족하지 않은 이유는 생산비율에 있었다. 주먹만한 나무조각에서 얻어지는 종이의 양이 이곳 행성의 책 10여권에 해당하는 분량이었기 때문이다. 종이의 수요가 어느정도 증가하더니 안정되기 시작했다. 라이딘에서 사용되던 파치로 된 종이는 내가 생산된 종이로 인해 없어지기 시작하였다. 질도 좋지않고 비싼 종이보다는 싸면서 질좋은 나의 종이가 귀족은 물론 평민들의 생활을 파고들었다. 나의 종이가 라이딘에서 안정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하자 평민들은 나를 종이영주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라이아의 수도인 라이딘의 모든 곳에서 나의 종이가 쓰여질 만큼 많은 종이가 필요했지만 노예들이 하는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루 6시간을 종이생산 공장에서 일을 하면 자유를 보장해주었다. 노예들은 오전에 3시간과 오후에 3시간을 일하며 7일에 하루는 휴식하도록 하였다. 50여명의 노예들은 종이생산 공장에서의 일이 끝나면 모두들 자신들이 하고싶은 것을 하며 지냈다. 카이란씨는 수십명의 평민들을 고용하고 종이상점을 훌륭하게 운영해 나갔다. 종이상점의 위치는 원래 라이딘의 외곽지였지만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되었다. 종이상점 근처에는 종이와 관련된 다른 상점들이 만들어졌고 운영되기 시작했다. 종이상점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면서 저절로 형성된 것이다. 종이상점의 운영으로 내게 어느정도의 자금이 생기자 나는 나의 영지의 각 마을에서 세금을 걷는 몰락귀족을 불러들였다. 칼루이 영지에는 각 마을마다 한 명의 몰락귀족이 있었다. 이들은 라이아의 재상부에서 세금을 걷기위해 파견한 사람들이다. 이제는 영지가 되었기 때문에 이들은 각 마을에서 세금을 걷어 나에게 바쳐야한다. "칼루이 영주입니다." 나는 다섯 명의 몰락귀족에게 인사를 건넸다. 칼루이 영지에 있는 마을의 몰락귀족들을 내가 종이생산 공장으로 불러들인 것이다. "칼루이 마을을 책임지고 있는 케피시 카이지입니다." "보니드 마을을 책임지고 있는 커치 메이논입니다." "콜렉터 마을을 책임지고 있는 드러큰 파테이시입니다." "페이시 마을을 책임지고 있는 페니스 크라이시이니다." "그렉터 포치나입니다. 제가 세금을 걷던 마을은 마을의 이름이 없습니다." 나는 다섯 명의 마을 책임자들의 소개를 차례로 받았다. 이들은 그동안 각 마을에서 세금을 걷었던 몰락귀족들이다. "반갑습니다. 제가 라이아에서 이곳을 영지로 받은 기루 칼루이입니다. 모두들 제가 누군지 라이아의 재상님께 연락을 받았으리라 생각되는군요." "네, 그렇습니다. 케디네 재상님으로부터 통보받았습니다." 칼루이 마을을 책임지고 있는 케피시씨가 내게 말했다. 그가 먼저 대답을 한 이유는 이곳에서 가장 큰 마을이 칼루이 마을이기 때문이다. 다른 마을은 칼루이 마을 크기와 상대도 되지않는 작은 마을이다. "나는 나의 영지민들에게 5년 동안 세금을 받지 않을 생각이요." 나는 앞으로의 영지 발전을 위해 생각해 두었던 것중에 하나인 세금에 관련된 이야기를 꺼냈다. "그것이 정말입니까?" "영주님" "어떻게 그런 결정을 하셨습니까?" 다섯 명의 마을 책임자들은 놀라며 말을 하였다. 그들이 각 마을의 책임자로 있는 것은 세금을 걷어 라이아에 받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이곳이 영지가 되었기에 라이아에 받치는 세금을 영주에게 받치기만 하면 되었다. 자신들의 입지가 변동되어진 것이 없으니 큰 불만은 없었다. 하지만 세금을 걷지 않는다 함은 자신들의 일자리가 없어짐을 의미한다. 몰락귀족이 일자리가 없다면 지금까지 지내던 귀족으로서의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니 큰일이 아닐수 없었다. "나는 케디네 재상에게 세금 5년치를 미리 지급하였습니다. 그리고 라이딘에서 종이상점을 운영하고 있으니 1,000여명도 되지않는 영지민의 세금을 필요가 없게 되었지요." "그러면 저희들은 어떻게 되는 것이죠?" 다섯 명의 몰락귀족들은 자신들의 처지를 생각하고는 내게 따지듯 말했다. "그래서 제가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저는 이곳에 종이생산 공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커다란 마을을 건설할 계획이지만 저를 도와줄 분들이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제 일을 도와주신다면 귀족으로서 생활을 영위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지요." "그것이 정말인가요?" 다섯 명의 귀족들은 나의 말을 듣고 자신들끼리 상의를 하였다. 라이아에 돌아가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귀족들이라 새로운 일자리를 구할지도 의문이다. 그러니 나와 함께 지내는 것이 낳을지도 모른다. "영주님께서 저희들에게 시킬 일은 무엇인가요?" "지금 종이생산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예들이 50여명입니다. 그들은 하루에 6시간을 종이생산 공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라이딘에서 필요한 것을 모두 충족시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사용하고 있는 종이를 다른 나라에도 판매하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일꾼들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나의 종이생산 공장의 관리를 맡아주길 바라는 것이죠." 나는 나무로 종이를 만든다는 것을 몰락귀족들에게 이해시켜 주어야 했다. 다행히 이곳이 종이생산 공장이라 귀족들을 종이생산 공장의 내부로 직접 데려다 보여주자 그들은 기절할듯 놀랐다. 공장의 내부에 있는 커다란 기계에서 50여명의 노예들이 각자 자신이 맡고 있는 일들을 하고 있었고 한 쪽 끝에서는 계속해서 종이가 빠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귀족들은 항상 종이를 사용하기 때문에 종이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자세히 알고 있는 그들에게 충격이나 다름없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저를 도와주시겠습니까?" 종이가 생산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다섯 명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두 시간 동안을 상의를 한 끝에 나를 돕는다고 결정하였다.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다섯 명의 몰락귀족들이 나를 돕는다고 하자 정말로 기뻤다. 지금까지 50여명의 노예들에게 종이생산에 대한 것을 가르치며 고생을 하였기 때문이다. 사소한 것까지 내가 직접 관리하였기 때문에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그럼 당장 해야할 일을 말하겠습니다. 먼저 마을로 돌아가서 5년 동안의 세금을 면제한다고 알려주시고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모집해서 돌아와주세요. 이곳에서 해야할 일이 많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다섯 명의 몰락귀족들에게 해야할 일들을 말해주었다. 앞으로 종이생산에 관련된 사건들을 이들에게 맡길 생각이다. 나에게 여러가지 지시사항을 들은 귀족들은 각 마을로 돌아갔고 영주인 내가 지시한 내용을 각 마을의 주민들에게 알려주었다. 각 마을사람들은 내가 세금을 5년 동안이나 걷지 않겠다고 하자 기뻐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귀족들은 각 마을에서 일할 사람들을 모집하였다. 영주가 돈을 주고 사람들을 모집하자 여러 사람들이 지원하였다. 이곳 마을은 폐쇠적인 곳이라 일반적으로 자급자족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화폐보다는 물품이 많이 거래되다보니 세금도 물품으로 대신하는 편이다. 귀한 몬스터의 가죽이라든지 이곳에서만 생산되는 특산물로 말이다. 귀족들이 종이생산 공장으로 마을에서 모집한 영지민들을 데려오자 나는 그들에게 나무를 베도록 시켰다. 일당은 하루에 5피에로 일이 끝나는 저녁에 계산해 주었다. 일한 대가를 그날 저녁에 바로 지급하는 이유는 이들이 귀족들을 불신하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귀족들은 평민들에게 일을 시킨 후에 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태반이다. 더욱이 나는 영주기 때문에 이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종이생산 공장에서 일하는 노예의 일은 내가 고용한 평민들로 인해 줄어들었다. 더이상 나무를 벨 필요없이 공장 내부에서 일을 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하루에 4시간만 일해도 충분한 종이를 생산하였다. 종이생산 공장에서 4시간만을 일해도 종이가 창고전체를 가득 메웠기 때문에 더이상 종이를 생산해도 저장할 장소가 없는 것이 이유였다. 라이딘에 있는 나의 종이상점에서 종이가 계속해서 판매되자 일부 상인들이 종이를 대량으로 가져다 다른 나라에 판매된 사실이 뒤늦게 내게 알려졌다. 상인들이 카토르 제국까지 다녀오는데만 한 달이 걸리기 때문에 늦게 알았던 것이다. 종이가 계속해서 판매되는 동안 나의 영지의 숲은 약간씩 줄어들고 있었다. 그리고 종이생산 공장의 주위로 몇개의 집도 들어섰다. 나무를 베는 사람들이 이곳에 정착하길 원했기 때문이다. 또한 내게 고용되는 마을 사람들이 약간씩 늘어가면서 다섯 군데의 마을 사람들이 점점 칼루이 영지의 중심으로 이동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종이생산 공장에 고용된 칼루이 영지민들이 무려 100여명에 이르자 서서히 마을의 형태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생활 필수품이 필요했기 때문에 대표를 뽑아 소수의 사람을 텔레포트 마법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노예들은 공장 내에서 지냈지만 고용된 영지민들은 공장 밖에서 집을 짓고 생활했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종이수요가 늘어나 하루 4시간을 일하던 노예가 다시금 하루에 6시간을 일할 수밖에 없었다. 종이생산 공장의 내부에서 일하는 것은 노예뿐이기 때문이다. 종이생산 기계를 구경한 사람은 노예들과 관리를 맡은 귀족들 뿐이다. 내가 고용된 영지민들을 노예와 함께 일을 시키면 여러모로 귀찮은 사건이 발생될 염려가 있기 때문에 격리한 것이다. 내가 생산된 종이는 라이아의 전체에 모두 사용되고 있었다. 그만큼 하루에 생산되는 종이는 엄청난 양이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나의 영지에 있는 모든 숲을 없애려면 최소한 10년은 예상하고 있었다. 그만큼 나무에서 만들어내는 종이의 생산량이 많았다. 그러나 10년이라 생각된 것은 일찍 단축될 것 같은 사건이 일어났다. 그것은 다른나라로의 종이 수출이었다. 종이를 일부 상인들이 카토루 제국에 판매하더니 이제는 다른 상인들까지 카토루 제국으로 종이를 거래하기 시작한 것이다. 확실한 성공률을 자랑하는 장사라 누구나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라이아는 소국이라 수요가 많지 않지만 제국이라면 이야기가 틀리다. 제국은 소국의 15배나 큰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모든 상인들이 너도나도 카토루 제국으로 종이를 대량 구입해서 운반하는 것이다. 종이의 판매로 인해 내게 돈이 계속해서 들어오자 나는 200여명의 영지민들을 고용하여 땅을 개간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숲속에 살던 영지민들은 숲에서 생산되는 야생동물이나 몬스터의 가죽을 팔아 3일을 걸어야 있는 포니아 마을로 가서 식량으로 바꿔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곳에는 숲밖에 없기 때문에 농사를 짓는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나는 나무가 베인 자리를 끊임없이 논과 밭으로 만들었다. 칼루이 영지는 숲이 너무 많아 그동안 그 누구도 농사를 짓는다고 상상해 본적이 없었다. 영지민들은 모두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들은 내가 주는 돈을 노리고 열심히 일해주었다. 논과 밭을 계속해서 만들어나갔다. 반 년이 흐르는 동안 종이생산 공장의 주위에는 엄청난 크기의 마을이 생겨났다. 나의 영지에서 제일 컸던 칼루이 마을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마을들은 모든 사람들이 이곳으로 이주해 왔다. 칼루이 마을은 카키 제국과 맞닿은 곳이라 라이아에서 파견한 기사들과 병사들이 주둔해 있기 때문에 그나마 지금까지 버텨오고 있지만 하나둘 마을 사람들이 이곳으로 이주해오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었다. 내게 고용되면 많은 일을 하지 않아도 편하게 생활할 수 있었다. 나에게 고용되어 편하게 나무나 베면서 생활하면 불편한 일도 없고 일하다 잘못되면 마법으로 상처를 치료해 준다는 소문도 이주에 한 몫을 하였다. 처음에는 이주한 사람들과 이주하지 않은 사람들의 반목이 생겼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해결되어졌다. 편한 생활을 마다할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칼루이 영지의 중심에 생겨난 마을은 많은 사건들을 만들어내었다. 생겨난지 얼마되지 않아 불편한 점이 계속해서 생겨났지만 나는 문제점들을 해결해주지 않았다. 마을에 생겨나는 문제점들은 저절로 해결되야 발전한다. 인위적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언젠가는 더욱 큰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 제 목: 독재자 [28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3-23 3268 42 8. 종이 - 2 "언니 이거 답이 뭐야?" 뷰티는 탁자에 앉아 종이에 무엇인가 끄적이다가 인상을 찡그리고는 반대편에 앉아있는 베이지에게 말했다. "주인님이 혼자서 해야 된다고 했으니까 가르쳐 줄수 없어." "언니 가르쳐주라. 언니는 동생이 불쌍하지도 않아?" 뷰티는 베이지의 말을 듣고도 계속해서 답을 가르쳐 달라고 말했다. "나중에 주인님이 검사하다가 들키면 나까지 혼난단 말이야. 혼자 하라니까." "아이참. 주인님은 왜 매일 이런걸 하라고 하는지 모르겠어. 이것 때문에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말이야. 언니 우리 나가놀자. 응?" 뷰티는 베이지의 공부를 계속해서 방해하였다. "뷰티야 너 그러다 저번처럼 주인님한테 혼난다. 난 몰라." "우씨 치사해서 혼자 한다." 뷰티는 계속해서 중얼거리며 내가 나눠준 문제를 풀고 있었다. 종이생산 공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각 마을을 책임지던 몰락귀족들이 처리하면서 내게는 많은 시간이 생겼다. 그 시간을 이용해 노예들에게 마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나의 노예들은 마법실험에 의해 어릴적부터 많은 피해를 입었기에 그 원인이 되는 마법을 배운다면 자신들의 정체성을 제대로 찾을 것 같아서였다. '뷰티 때문에 베이지까지 물드는 것 아닌지 모르겠네.' 나는 공터에서 책을 꺼내 읽으면서 귀로 들려오는 뷰티와 베이지의 대화내용을 들었다. 노예들은 마나를 느낄 필요가 없었다. 네 가지 마법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노예들은 뷰티를 제외하고는 2서클을 마스터 하였다. 하지만 신체에는 2서클의 마나가 존재하지 않았다. 1서클의 마나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마법을 펼칠수 있는 이유는 왼팔에 그려진 마법수식의 의해서였다. 마법사가 되기 위해서는 1서클과 2서클의 수많은 마법을 익혀야 한다. 쓸모없는 마법들이지만 1서클의 마법 22가지와 2서클의 마법 25가지의 마법수식 계산은 나중을 위해 익혀야만 하는 과정이다. 생체컴퓨터의 능력이 있는 나는 마법수식의 계산을 가장 손쉽게 하는 방법을 가르쳤더니 어렵지 않게 2서클 마법을 배울수 있었다. 뷰티만 집중력이 약해 다른 이들보다 교육의 진전이 느렸지만 나는 뷰티가 따라올 때까지 다음 과정을 가르치지 않았다. 지금 뷰티는 탁자에서 2서클 관련된 마법수식을 계산하고 있었다. 뷰티가 2서클의 마법수식을 모두 배워야 다른 노예들과 함께 다음 과정을 가르칠 수 있기에 집중 교육을 시키고 있다. "주인님 모두 끝냈어요." 뷰티가 공터에 있는 내게 쪼르르 달려와 말했다. "알았다. 곧 가마." 나는 읽고 있던 책을 아공간에 다시 집어넣고 집안의 식사를 하는 탁자를 향했다. 뷰티는 종이를 집어들고 나를 불안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탁자에서 뷰티의 앞에 놓여진 종이를 집어들고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종이에는 2서클의 25가지 마법수식의 풀이가 담겨져 있었다. "레비테이트, 스케어, 위자드록 마법의 수식이 틀렸으니 내일 다시하자." "네." 뷰티는 내가 다시 전해주는 종이를 받아들고는 한숨을 쉬었다. 내가 이렇게 일정한 시간내에 2서클의 모든 마법수식을 계산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은 나중을 위해서이다. 3서클을 마스터하면 그 이후부터는 하위서클에 사용된 마법수식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기초가 튼튼하면 좀더 마법의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들이 이렇게 빨리 마법수식을 배울수 있는 것은 내가 마법수식의 계산법을 평행우주 건너편의 수학적인 원리로 가르쳤기 때문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마법수식을 간단한 공식으로 변환해서 풀수 있도록 말이다. "뷰티야 언니들을 모두 공터로 모이도록 하렴." "네, 주인님." 나는 뷰티를 시켜 모든 노예를 공터에 모이도록 시켰다. 노예들이 모두 모이는데 한참이나 걸렸다. 노예들은 이제 집안에서만 지내지 않고 주위를 많이 돌아다니는 편이다. 네 가지 마법을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어 위험도 없는데다 이제는 2서클 마법까지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정상적이라면 마법을 모두 익혔다해도 마나부족으로 마법의 실패율이 높겠지만 왼팔에 새겨졌던 네 가지 마법을 지원하는 마나가 다른 마법을 사용해도 마나를 지원하는 것이다. "모두 내 말에 대답하도록 해라. 뷰티를 제외하고 2서클 마법중에 실현 안되는 것이 있니?" 여섯 명의 노예들중에 아무런 대답이 없자 나는 말을 계속하였다. "너희들은 지금 2서클 마법을 모두 펼칠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너희들이 가진 마나가 아니다. 내가 왼팔에 그려준 마법수식이 마나를 지원해서 가능한 것이다. 강제로 마나가 지원되는 마법은 반쪽이나 다름이 없다. 그래서 나는 너희들의 왼팔에 그려진 마법수식을 다시 고쳐서 스트랭스, 파이어볼, 헤이스트, 텔레포트 이외에는 절대 마나가 지원되지 않도록 고칠 것이다. 알겠니?" "네, 주인님." 나는 노예들의 마법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왼팔에 그려준 마법수식을 고칠 수밖에 없었다. 마법수식에는 마법을 펼치면 무조건 마나를 지원하는 기능이 첨가되어 있었다. 하지만 노예들이 마법을 배우기 시작해 마법을 실현시키자 마나를 지원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빨리 이해시키기 위해서 그냥 두었지만 3서클의 마법을 익히기 위해선 그런 방법을 사용할 수 없었다. "피엔 왼손을 내밀어라." 나는 피엔의 왼손을 붙잡고 활성화된 마법수식을 해제하여 수정하고는 다시 활성화시켰다. "피엔 2서클 마법중에 포그클루드 마법을 펼쳐보거라." "네, 주인님. 포그클루드!" 피엔이 2서클 포그클루드 마법을 펼치자 마법이 실패하고 말았다. 왼팔에서 마나가 지원되지 않아 실패한 것이다. 자신의 몸에 가지고 있던 마나로는 실현 불가능한 일이었다. 피엔은 마법이 실현되지 않아 당황했지만 나의 말을 생각하고는 진정하였다. "그럼 스트랭스 마법을 펼쳐보거라." "스트랭스" 피엔의 왼팔에서 마나가 지원되더니 마법이 실현되어 온몸에 힘이 강해졌다. 스트랭스 마법은 신체의 힘을 강하게 해주는 마법이라서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다. "너희들의 왼팔에 새겨진 마법수식은 네 가지 마법 이외에는 마나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2서클 마법을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마나를 꾸준히 쌓도록 해라. 공터의 바위에 그려진 마법진 위에서 마나를 쌓는다면 더욱 빠를테니 그것을 이용해라." "네, 주인님." 나는 노예들의 마법이 빨리 3서클이 되길 바랬다. 바위에 그려진 마법진을 이용한다면 노예들은 한 달이 되지도 않아 2서클을 모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3서클 마법까지 배운다면 그 다음부터는 혼자서도 마법을 익히는 것이 가능하다. "지니야 다음은 네 차례다." "네, 주인님." 나는 지니, 레이니, 메이, 베이지, 뷰티까지 왼팔에 그려진 마법수식을 모두 고쳐주었다. 피엔은 벌써 바위에 앉아 마나를 쌓기 시작했다. 노예들이 집에서 하는 일은 크게 없었다. 반년 동안 그저 집에서 내게 마법을 배워왔고 남는 시간에는 자신들끼리 대화를 나누며 지냈었다. '카이란씨는 바쁘게 지내고 있겠군.' 나는 라이딘에서 종이를 열심히 팔고있을 50세의 카이란씨를 생각했다. 3서클의 마법사가 되는 조건으로 1년간 나의 밑에서 일을 하기로 계약했지만 지금은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라이딘에서 판매되는 모든 종이가 나의 종이상점에서 판매되다니 엄청난 일이다. 이제 라이딘에서 3서클 마법사인 카이란씨를 모르는 사람들은 없었다. 얼마전 종이상점을 방문하여 판매된 실적이 기록된 것을 살펴보았다. 생체컴퓨터의 능력이 있는 내게 책 한권에 기록된 것을 살펴보는 시간은 잠깐이었다. 카이란씨는 그져 단순히 쳐다본다고 느꼈겠지만 나는 그것들을 보고 모두 기억하였다. 카이란씨가 기록한 것들은 꼼꼼하였고 빈틈이 없었다. 또한 내가 지시한데로 비싼값에 판매하지도 않았다. 나는 종이가 판매된 기록들을 살펴보고 앞으로 8년 동안은 계속해서 종이를 생산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였다. 아직도 나의 영지는 숲으로 뒤덮여 있었다. 영지민들이 나무를 베어 종이생산 공장에 쌓으면 노예들이 그 모든 것을 종이로 만들었다. 영지민들과 노예들이 하루 일하는 시간은 6시간밖에 되지 않아 모두들 만족하는 모습들이었다. 나는 좀더 숲이 없어지면 무슨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영지민을 늘릴 생각이다. 지금은 모든 영지민이 내게 고용되어 생활하고 있지만 이런 방법으로 계속해서 살아갈 수는 없다. 내게 다른 방책이 있다 하여도 지금은 돈이 없어 실현할 수 없었다. 종이가 계속 판매되고 있어서 돈이 누적되고 있긴 하지만 영지를 단번에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좀더 돈을 모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 '엘프네. 무슨일이지?' 영지에 대한 생각에 빠져있는데 나의 집 근처에서 엘프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뛰어난 오감으로 인해 저절로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주인님 엘프분이 찾아오셨습니다." 메이는 시냇가에 있다가 엘프를 발견하고는 내게 빠르게 달려와 말했다. 노예들은 가끔 숲에서 엘프와 드워프를 가끔 만나면 그저 인사만 하고는 헤이지는 경우가 있었다. 보통 인간들이라면 놀라겠지만 신분이 노예이다보니 위험에 대한 것에는 놀라지 않고 사소한 것에 더 놀라는 경우가 많다. "모두 집안에 들어가 있도록 해라." 나는 노예들에게 모두 집안에 들어가 있도록 시켰다. 엘프들이 내가 노예와 함께 살고있다는 것을 알지만 인간들의 삶을 크게 방해하지는 않는다. 더욱이 나는 엘프들이 인정한 인간이었고 엘프들에게 마법물품까지 선물한 인간이니 말이다. "안녕하세요. 카티오님." "잘 있었나? 기루군. 정말 오랜만이군." 나를 찾아온 엘프는 8서클 마법을 마스터한 카티오님이었다. 예전 엘프들에게 마법물품을 만들어 주었을 때 많은 도움을 주신 분으로 좋은 분이셨다. "이곳은 변한 것이 없군. 그런데 자네 저들에게 마법을 가르치고 있나?" 카티오님은 나의 집의 입구를 쳐다보시며 말했다. 집의 입구에는 뷰티가 고개를 내밀고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가 우리의 시선을 느끼고는 숨어 버렸다. "마법실험을 당했던 노예들을 구입해 치료해 주었지요. 그리고 마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나는 노예들에 관련된 사실을 모두 말해주었다. 나의 말을 듣고 카티오님은 놀라더니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노예들의 삶이 너무 끔찍했기에 그런 것이다. "인간들은 너무 끔찍하군. 정말 너무했어." "그렇지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으니 말이지요." 나는 카티오님의 말에 대답하였다. 마법사의 욕심에 의해 생겨난 일이라 마법을 익히고 있는 카티오님도 착찹한 느낌이다. 카티오님은 잠시 슬퍼하더니 이곳에 온 목적을 생각하고는 나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자네 숲을 모두 없앨 생각인가?" "저번에 메이시 장로님에게 통신 돌맹이를 통해 말씀드린 것과 똑같은 대답입니다. 영지민들이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많은 농경지가 필요합니다." 오래전부터 엘프장로님은 내게 숲의 파괴를 그만두라는 권유를 하였다. 거절의 뜻을 밝혔지만 엘프장로님은 이제 카티오님을 내게 보내 설득하려고 하는 것이다. "엘프들에게는 숲이 필요하다네. 그것은 자네도 알지 않나?" "엘프분들에겐 죄송하지만 칼루이 숲만 있어도 가능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이곳에 있는 인간들은 그동안 숲 때문에 몬스터와 야생동물의 무서움에 떨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숲이 없다면 인간들은 농사를 짓고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나는 카티오님에게 인간들의 입장을 설명해 주었다. 엘프들의 입장에서는 숲의 파괴가 가슴아픈 일이겠지만 나의 영지민들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다. 풍요로운 삶이 있는데 고통의 삶을 자초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어떻게 다른 방법이 없겠는가? 엘프들에게 숲의 파괴는 많은 슬픔을 가져온다네." "저는 그만둘 생각이 없습니다. 숲을 파괴하고 그곳에 농경지를 만들어 영지민들이 편안한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카티오님은 다른 엘프들과 다르게 인간들의 입장을 아시지 않습니까? 엘프의 눈에는 인간이 악의 근원으로 보이겠지만 저희들에게는 이것이 삶입니다." 카티오님은 슬픈 표정을 지으며 내게 말을 하였지만 나는 뜻을 바꿀수 없었다. 이곳은 다른 지역에 반해서 숲도 많았고 지금 파괴하고 있는 숲에는 엘프들도 살지 않는 곳이다. "그동안 장로님이 자네를 설득하려는데 실패한 것을 알고있네. 장로님이 나를 보낸 것은 아마도 작별의 뜻일 것일세. 앞으로 자네를 보게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네. 만난다면 적이 될테니 말일세." "정말 죄송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결국 나는 카티오님의 대화를 통해 내가 엘프들과의 관계가 끊어졌음을 느꼈다. 엘프장로님은 계속해서 내게 숲을 파괴하지 말라고 권유하였지만 내가 거절했었다. 반년이나 계속된 권유가 카티오님이 직접 방문한 것이 마지막이 된 것이다. 엘프들은 조화로운 종족이라 자신들의 뜻을 강제로 실현시키지는 않지만 설득하는데 실패하면 결국 적이 되고 만다. 드워프와 사이가 좋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엘프의 종족 특성상 내게 피해를 입히려고 시도하진 않겠지만 아마도 나와는 더이상 친분관계를 맺지 않을 것이다. 엘프들은 자신들을 공격하지 않는 이상은 절대 다른 이들을 공격하는 경우가 없다. '결국 엘프들과의 인연이 끊기고 말았구나.' 나는 이곳 행성에 처음으로 드워프들과 친분을 맺었고 그 다음으로 엘프들과 친해졌다. 두 종족과 사이가 좋았지만 이제는 엘프들과 만나는 것을 포기해야만 한다. '엘프와 인간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니 어쩔수 없는 일이지.' 엘프와 인간은 너무나 다르다. 조화로운 엘프는 자연의 순리에 따르지만 인간은 절대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경우가 없다. 죽음을 맞이해도 끝까지 아둥바둥 살려고 기를 쓰고 끝없는 욕심으로 인해 주위의 모든 것을 파괴해 버린다. 그렇지 않은 인간도 있겠지만 엘프의 눈에는 인간이 곧 악마나 다름없었다. "주인님 식사하세요." 피엔이 내게 다가와 말했다. 엘프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에 잠겨 있었기 때문에 식사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나는 먹지 않을테니 너희들끼리 먹도록 해라." "네, 주인님." 피엔은 나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감지하고 조용히 물러갔다. 잠시후에 집안에서 노예들이 대화를 하며 식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아공간에서 술을 꺼내 먹기 시작했다. 사실 엘프와 인간이 공존하는 방법이 있기도 하지만 모두 편법에 불과하다. 나는 죽음을 겪은 이후로 감정대로 행동하며 굳이 나의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엘프들의 눈치를 보아 숲을 조금만 파괴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내게는 농경지로 인한 영지민들의 풍요로운 삶이 엘프들의 슬픔보다 더욱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역시 악마나 다름이 없군. 후후' 나는 인간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에 잠겼다. 생체컴퓨터 능력을 발휘해 인간에 대한 여러가지 객관적인 사실들을 살펴보아도 아무런 해답을 찾을 수 없었다. '오랜만에 어지러움을 느껴보는구나.' 너무 많은 술로 인해 현기증이 일어났다. 일부러 신체능력을 제어하고 술을 먹었기 때문에 어지러움은 물론 구토까지 일어나려고 하고 있었다. 탈태환골을 겪었기 때문에 신체능력을 제어하지 않고 마시면 아무런 기분을 느끼지 못한다. 나는 술을 너무많이 먹어 결국 의자에 누워버렸다. "주인님" 피엔을 식사를 마치고 조용히 누워있는 내게 다가와 말했다. 술기운이 온몸에 퍼져 움직일 수가 없었다. 너무나 큰 슬픔이 몰려와 나를 덮칠 것 같아서 신체능력을 극대화시켜 술에서 깨고싶지 않았다. "지니 빨리 이리와봐." "알았어요. 언니." 지니는 피엔의 소리에 대답하고 집안에서 얼른 나왔다. "주인님의 몸을 들어서 옮길 거니까 너도 좀 도와줘. 알았지?" "네, 언니. 제가 다리를 잡을테니 언니가 반대쪽을 잡으세요." 피엔과 지니는 나를 들어올려 집안에 있는 침대에 나를 눕혔다. 술기운에 정신을 차릴 수는 없었지만 피엔과 지니가 대화를 하며 나를 옮기는 것이 느껴졌다. 나중에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잠에 빠져들었다. .......... 연재중단 : 2003년 3월 30일까지 (2003년 4월 1일에 3권 연재 시작) 중단사유 : 지금까지 연재한 분량(1권과 2권)을 출판사에 정리해서 넘겨야 합니다. 추 신 : 일주일만 참아주세요. 제 목: 독재자 [29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4-01 3592 72 9. 욕심 - 1 '어제 너무 많은 술을 마셨나보네. 엘프들과는 어쩔수 없는 것일까?' 영지를 발전시키기로 했기 때문에 내게는 숲이 없는 영지가 필요하다. 숲의 파괴가 엘프들에게는 마음아픈 일이지만 타협이 될만한 것이 아니다. 숲을 파괴하지 않고 영지를 발전시키는 것은 정말 소설에서나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엘프들에게는 정말 미안한 일이네.' 나의 이익을 위해서 엘프들에게 피해를 주었다고 생각되자 마음이 아팠다. 이런 마음 때문에 어제 그토록 술을 마셨건만 잊혀지지는 않았다. 나는 아침에 잠이 깨어서도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고 엘프들과 영지발전에 대한 생각만을 하고 있었다. "주인님 어디 아파요?" 뷰티가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는 나를 보고 말했다. 뷰티는 항상 아침이면 나를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바라본다. 뷰티가 언제나 나를 바라보는 이유는 사춘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마법실험을 당하면서 억눌러왔던 정신적인 성장이 이제 찾아오는 것이다. 뷰티의 사춘기로 인해 나는 동물원의 동물처럼 관찰당하고 지낸다. 그저 뷰티의 사춘기가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 뿐이다. "아프지 않아. 다들 뭐하고 있지?" "피엔언니와 지니언니는 아침식사 준비하고 있구요, 베이지언니는 숲속에 산책나갔고, 메이언니는 켈로피하고 놀고 있어요." 뷰티는 잠시 생각하더니 노예들의 동태를 말하기 시작했다. 나는 뷰티의 행동에 웃음지을 수밖에 없었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허공을 쳐다보고는 언니들이 뭐하고 있는지 생각하면서 말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웠다. "그러니? 그런데 뷰티는 왜 여기있지?" "앗! 맞다! 피엔언니가 주인님이 깨어나면 알려달라고 했는데 깜빡 했네." 뷰티는 자신이 왜 이곳에 있었는지 생각하고는 후다닥 식사준비를 하는 피엔에게로 달려갔다. 정말 동작하나는 엄청나게 빠르다. 작은 다람쥐가 나무를 타는 모습을 연상케한다. '숲의 파괴에 대한 엘프들의 마음을 풀어줘야 할텐데 걱정이네.' 엘프들이 나와의 관계를 끊기로 하였지만 나는 숲의 파괴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있기 때문에 나중에 그것에 대한 보상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조화로운 엘프들에게는 인간이 도움줄 일이 없다는 것이 가슴아픈 일이다. '영지가 발전되면 엘프들에게 다른 방법으로 도움을 주도록 해야지.' 나는 엘프에 관련된 사항은 일단 미루기로 하였다. 지금당장 엘프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제는 나도 이곳 행성들의 인간취급을 받게 되어 엘프들에게 접근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 뷰티는 피엔에게 내가 일어난 사실을 알리고 물을 담은 큰 그릇을 내게 가져왔다. 그리고 그것을 내 앞에 내려놓고 말했다. "주인님 씻으세요." 노예들은 내가 편하도록 여러가지 시중을 들어준다. 나의 노예들은 예전에 끔찍한 외모 때문에 다른 사람의 시중을 들어준 경험이 없었지만 주변 환경에 의해 노예의 기본적인 생활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정상적인 외모가 되자 자신들이 알고있는 것을 내게 실습하듯이 행하는 것이다. 항상 이렇게 내가 씻을 물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거절하지는 않는다. "피엔이 시킨거니?" "앗... 어떻게 아셨어요?" 뷰티는 나의 말에 깜짝 놀라며 대답했다.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지만 뷰티는 내가 알고있다는 것이 신기한가보다. 폐쇠적인 생활로 인해 정신적인 부분이 늦게 성장하니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정신적인 부분이 느리게 성장하여 노예들이 바보라는 취급을 받지만 그것은 주변환경으로 생긴 어쩔수 없는 상황인데도 아무도 그것을 이해하려 들지를 않는다. 노예의 기분을 이해하려고 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후후 아침식사는 준비가 끝났니?" "조금만 있으면 돼요." 뷰티는 말하면서 내가 씻는 모습을 쪼그리고 앉아 턱을괴고 지켜보았다. "뷰티야 오늘은 2서클 마법수식을 확실히 끝내도록 해라. 모르는 것이 있으면 언니들에게 물어보고 말이야. 모두들 2서클 마법수식에 대한 것을 끝냈는데 너 혼자만이 못했잖아." "네, 주인님." 뷰티는 풀이 죽은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나는 뷰티에게 오늘 할일을 지시하고 세면을 끝냈다. 옆에서 나를 지켜보던 뷰티가 내게 수건을 건네주자 얼굴과 손을 닦고 아침식사를 하기위해 부엌으로 향했다. 집의 내부 한편에 탁자와 6개의 의자 그리고 요리도구가 있을 뿐이지만 부엌이라 불리기에는 충분한 모습이다. "모두들 앉아라." 모두들 자신들이 할일을 하다 내가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고서 모두 모여든 것이다. 노예들은 원래 주인이 식사를 해야 자신들도 식사를 하기 때문에 이렇게 기다린 것이다. "오늘은 레이니와 메이를 데리고 외출하도록 할 것이니 그렇게 알고들 있어라. 집에 있으면서 쉬지말고 2서클의 마법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마나를 쌓도록 하는 것도 잊지 말도록." "네, 주인님" 나는 노예들과 즐거운 식사를 하였다. 노예들이 여자라서 그런지 요리 솜씨가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식사를 끝마치고 레이니와 메이를 데리고 종이공장으로 텔레포트 하였다. "영주님 어서오세요." 종이공장중의 내부에 나의 모습을 보고서 케피시씨가 인사를 하였다. 내가 이동한 공장의 내부는 종이생산 기계가 있는 곳이 아닌 공장에 관련된 일처리를 하는 사무실 같은 곳이었다. 이곳에서 귀족들 다섯 명이 모여 모든 일을 지시하고 운영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케피시씨. 저번에 지시한 것은 어떻게 되었나요??" "영주님이 지시한데로 노예들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필요한 물품들들을 라이딘에서 구입하여 지급했습니다." 내가 노예들을 철저리 관리하는 이유는 그들이 종이생산 공장에서 가장 중요한 일들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 6시간의 일을 시키고 다른 사람들과 철저히 격리시키며 나름대로 공장 내부에서 자유를 주고 있었다. 사용하는 음식, 의류 등의 생활용품도 고급으로 지급하는 이유도 일의 능률을 위해서이다. 그들도 포르난도 가문에서 일할 때와는 다르게 힘든 노동이 필요하지 않아 좋아하고 있다. 노예들은 일반적으로 힘든 육체적 일을 하는데 공장의 일은 그저 기계가 돌아가면 수레를 이용해 간단히 운반하여 쌓거나 기계를 항상 조심스럽게 청소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가끔 고장이 나면 내가 직접 고쳐야하는 문제점이 있긴 하지만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노예들이 공장에서 일한지도 6개월이 지났으니 이제 적응이 끝났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좀더 여유가 생긴다면 노예들에게 교육을 시킬 예정이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인적 자원이다. 내가 명령하는 일을 스스로 알아서 처리해야 하지만 노예들은 그렇지 못하다. 나중에는 노예들에게 종이공장을 모두 맡길 수 있도록 하는것이 나의 생각이다. 지금은 어쩔수 없이 귀족들이 관리하고 있지만 말이다. "공장을 운영하는데 무슨 어려운 점은 없나요?" "사실은 그것이 귀찮은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케피시씨는 목소리를 낮추며 말하였다. "귀찮다니요? 무슨 일인데 그러시나요?" "영주님의 지시대로 매일 저녁이 되면 고용한 일꾼들에게 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일을 시키는 영지민들이 너무많다 보니 저녁에 돈을 지급하는 것이 상당한 시간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무슨 대책이 필요합니다." 내가 영지민들을 고용한 인원이 200명이 넘어가자 일어나는 문제이다. 영지민들에게 신뢰를 주기위해 일한 대가를 일당으로 그날 저녁에 곧바로 지급하고 있는데 그것이 시간의 낭비를 초래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영지민의 고용이 늘어나면서 생겨난 일이다. 그렇다고 고용의 대가를 당일 지급하지 않는다면 다른 영지의 귀족들처럼 일만 시키고 돈을 지급하지 않을 것이라 단정짓는 영지민들이 생길 것이다. 평민들에게 귀족이란 존재는 항상 그런 존재였던 것이다. "영지민들에게 지금의 문제점을 설명해주고 7일을 일하면 그 대가를 모아서 지급한다고 하세요. 똑똑한 영지민들은 이해할테니 시행하도록 하세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케피시씨는 나의 말을 듣고 종이에 메모하기 시작했다. 케피시씨가 사용하는 종이는 이곳에서 생산된 깨끗한 종이다. 라이아에서 소비하는 종이의 대부분이 이곳에서 생산되었다고 생각되자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다들 어디를 가셨지요?" 나는 공장을 관리하는 다섯 귀족중에 케피시씨를 제외하고 모두 자리에 없자 말했다. "커치씨는 종이상점에 종이를 운반하기 위해 나갔고, 드러큰씨는 나무를 베는 영지민들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드러큰씨, 페니스씨 그리고 그렉터씨는 포르난도 가문에 찾아갔습니다." "포르난도 가문에요?" "포르난도 가문에서는 종이공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자주 공장에 방문하더니 이것저것 물어보더군요. 특히 종이공장 생산기계를 보고싶다고 하더군요. 영주님께서 노예들을 제외하고 저희들까지 종이생산 기계가 있는 곳에 출입하지 못하도록 한 것을 알려주었더니 아쉬워 하더군요." 나는 종이생산 공장에서 일하는 50여명의 노예들을 제외하고 종이생산 기계가 있는 곳에 출입을 엄금하였다. 특히 똑똑한 노예에게 통신 돌맹이를 지급하여 문제가 있을 때 나를 호출하도록 지시하였다. 생산된 종이는 곧바로 창고로 쌓기 때문에 다섯 명의 귀족들은 항상 창고에 쌓여있는 종이만 볼 뿐이었다. '포르난도 가문에서 나의 종이공장에 왜 관심을 갖는 것이지?' 나는 포르난도 가문에서 행하는 행동이 단순한 호기심인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지 궁금하였다.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은 이곳에 정착되어 매우 안전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종이공장 때문에 수많은 영지민들이 모여살게 되면서 마을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6개월만에 만들어진 마을이라 아직은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조금만 시간이 흐른다면 안정될 것이다. "케피시씨 약속한데로 지금처럼만 운영해 주신다면 이곳에서 오랜동안 즐겁게 지낼수 있을 것입니다. 보수도 넉넉히 드리겠으니 부탁드립니다. 가족들도 모두 데려와 정착하셔도 텔레포트 마법진이 있으니 귀족생활을 영위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겁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지금 사람을 고용하여 제가 머물 저택을 짓고 있습니다. 함께 일하는 커치씨, 드러큰씨, 페니스씨 그리고 그렉터씨도 가족들을 데리고 이곳에 정착할 생각으로 저택을 짓고 있습니다. 영주님의 배려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다섯 명의 몰락귀족은 나의 종이생산 공장에서 일하며 가족들을 데려와 정착하기로 하였다. 나의 영지는 라이아의 외곽이지만 텔레포트 마법진이 있어 몰락귀족들에겐 천국이나 다름이 없었다. 더욱이 자신들과 비슷한 처지의 몰락귀족인 포르난도 가문이 정착을 하자 자신들도 정착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수도인 라이딘에서 다른 귀족들에게 멸시를 당하는 것보다 이곳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좋았다. 더욱이 이곳에서 종이공장을 관리하면서 평민들에게 상당한 인심을 얻었다. 영주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았고 돈을 많이 지급하는 일자리도 있으니 이곳보다 좋은 곳이 또 있을까 싶다. "그럼 이곳에 다섯 귀족가문의 저택이 생기겠군요. 그건 그렇고 앞으로 영지의 발전을 위해서 여러가지 일들을 처리할 생각입니다. 케피시씨와 다른 네분들은 그저 종이생산 공장만을 관리하시면 됩니다. 다른 일들은 필요한 사람을 제가 데려와 시킬 생각입니다. 알겠지요?" "네, 영주님. 나중에 통보만 해주시면 됩니다." 나는 케피시씨에게 종이생산 공장과 영지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의 영지의 숲이 모두 없어지려면 앞으로 5년은 소요된다. 하루 24시간을 종이만 생산한다면 더욱 빠르게 숲이 없어지겠지만 많이 생산다고 해서 모두 판매되는 것은 아니다. 라이아에서 소비되는 종이의 양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영지에 필요한 것은 각 종류별 기술직 사람들이다. 나의 영지민들은 이곳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들이라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없다. 지금 숲이 없어지고 농경지를 만들어야하는데 농사의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니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그리고 각종 기술직의 사람들이 없다. 나의 영지는 숲이 발달되어 있어서 몬스터나 야생동물을 사냥하며 살아왔으니 다른 기술이 발전될 이유가 없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영지민들을 교육시켜야 하기 때문에 교육시설도 필요하다. 간단히 글이라도 배워야 좀더 낳은 생활을 영위하는데 도움이 된다. 나는 마지막으로 종이공장의 관리일지를 살펴보았다. 책 두권이나 되는 관리일지라지만 생체컴퓨터의 능력이 있는 내게 그것을 살펴보는데는 숨 한번 내쉬는 시간이면 충분하다. 케피시씨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관리일지에는 매일 고용된 영지민들에게 지급된 돈과 나의 종이상점에 보낸 종이의 수량 그리고 생산된 종이를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내가 항상 이렇게 체크하는 이유는 이들을 믿을수 없기 때문이다. 항상 이렇게 불시에 일지를 관리하면 내 눈을 피할길이 없을 것이다. "케피시씨 그럼 가보겠습니다. 계속 종이공장의 운영 부탁드립니다." "영주님 조심해서 가십시요." 케피시씨의 배웅을 받으며 나는 종이공장을 나왔다. 종이생산 기계가 있는 건물에 방문하지 않은 것은 얼마전 텔레포트로 방문했었기 때문이다. 종이생산 기계는 귀족들이 관리하지 않고 노예들 스스로가 관리하고 있다. 내가 그렇게 지시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노에들에게 편하다. 노예들은 하루 6시간의 일만 하면 자유가 보장되니 이처럼 좋은 일이 없다. 노예들은 하루 일과가 끝나면 자신들의 넓은 공장의 공터에서 즐겁게 지낸다. 외출은 아직까지 자재하는 편이지만 좀더 시간이 지나면 외출도 허용할 생각이다. 종이공장은 상당히 크기 때문에 노예들이 지내는 곳과 다섯 명의 몰락귀족들이 지내는 장소는 상당히 떨어져있다. 같은 공장의 울타리 내부이지만 나의 지시로 귀족은 노예들이 지내는 곳에 되도록 발걸음을 삼가고 있다. 종이생산 기계가 있는 건물에는 아예 출입을 엄금하고 말이다. 나는 레이니와 메이를 데리고 텔레포트 마법진을 향해 걸었다. 걸어가는 도중에 새로 생겨난 집을 살펴보았다. 6개월이 지난 800여명이 살고있는 나의 영지마을이다. 내가 고용한 영지민은 200명이 전부이지만 그 가족들과 다른 일을하고 있는 사람들까지 몰려온 것이다. 간단하게 대장간도 생겨났고 작지만 아담한 식당도 존재한다. 영지민들이 나무를 베고 일의 대가로 인해 생활이 나름대로 풍족하고 있었다. 삶이 윤택하게 되면 여러가지 발전을 이룩하게 된다. 그런 모습들을 내 눈으로 직접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레이니와 메이도 종이생산 공장의 근처에 생겨난 마을을 신기한듯 바라보고 있었다. 6개월 전에 자신들이 이곳에 있을 때는 숲이 전부였는데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마을이 들어선 것이니 신기하게 쳐다보는 것이 정상이다. 마을을 구경하며 잠깐을 걷자 돌로 울타리가 만들어진 집이 나왔다. 다른 집들은 모두 울타리가 나무로 이루어졌는데 유독 이 집은 돌로 울타리가 만들어져 있어서 상당히 눈에 띄였다. "기루님 어서오세요." 돌로된 울타리 근처에 다가서자 토플러와 페이그가 집안에서 나와 인사를 하였다. 돌로 울타리가 만들어진 집은 텔레포트 마법진이 있는 장소였던 것이다. 예전에 처음 지었던 건물의 형태가 약간 변형된 모습이다. "마법연습은 잘 되어가고 있나?" "이제는 3서클 마법을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루님 덕분입니다." 토플러와 페이그는 지난 6개월 동안에 수도인 라이딘으로 많은 사람들을 텔레포트 시켜주었다. 그리고 시간의 여유가 생기면 3서클 마법을 연습하였다. 그 결과 지금에 이르러서는 3서클 마법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 4서클이 되기는 불가능 하겠지만 두 명 모두 만족하고 있었다. "그런데 울타리가 바뀌었군. 직접 한 것인가?" "아닙니다. 마을 사람 몇명이 다친것을 치료해 주었더니 돌을 옮겨서 직접 울타리를 만들어주더군요." 토플러는 내게 울타리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였다. 토플러와 페이그는 항상 마법연습을 하며 지낸다. 3서클의 마나가 신체에 존재하지만 자신의 뜻대로 제어하기가 힘이 들었다. 강제로 3서클의 마나가 신체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영지민들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은 텔레포트 마법진이 있는 건물의 근처에 가기를 꺼려하였다. 아무리 무식한 영지민들이라지만 마법사란 존재가 얼마나 괴짜이고 무서운지 알기 때문이다. 포르난도 가문의 귀족들은 가끔 라이딘을 다녀오기 때문에 토플러와 페이그를 자세히 알고 있었다. 친분또한 있기에 토플러와 페이그를 가끔은 포르난도 가문에 초대를 하였다. 하지만 평민들은 마을의 대표만이 텔레포트 마법진을 이용할 뿐이다. 라이딘에서 생활 필수품을 구입하기 위해서이다. 예전에는 생활 필수품을 3일을 걸어 포니아 마을에서 구입하였지만 텔레포트 마법진이 생긴 이후로 영주인 내가 마을 대표에게 마법진의 사용을 허락했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마을이 커지면서 마을에 식당이 생겼고 그것을 토플러와 페이그는 기뻐하였다. 남자인 자신들이 요리를 하는 실력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다. 식당이 있으면 돈주고 사먹으면 되니 맛있는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것이다. 토플러와 페이그는 마을의 중심에 있는 식당에서 요리를 먹는 도중에 마을 사람들이 어디론가 뛰어가는 것을 보았다. 호기심에 따라갔고 사람이 피흘리며 쓰러진 것을 보고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가 마법으로 치료하였다. 아무런 생각없이 행한 것이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 사건 이후로 토플러와 페이그에게 친절히 대하였다. 마을 사람들은 보답으로 텔레포트 마법진의 초라한 집을 약간 멋지게 개조시켜 주었고 나무로 만들어진 울타리도 튼튼하게 돌로 만들었다. "마법사보다 치료사를 하는 것이 어떤가? 후훗" "아이쿠 영주님 저는 3서클 마법을 사용할 수 있으니 이제는 마법사라고 불러주십시요." 나의 놀리는 말을 듣고 옆에 있던 페이그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이들의 평생 꿈이 마법사가 되는 것이었는데 나로 인해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친근하게 대하는 것이다. 사실 마법사들이 치료사가 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것은 마법사들이 마나를 배우며 신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배우기도 하며 마법실험을 할 때는 동물들에게 실습하며 치료의 기본적인 사항을 저절로 익히는 것이다. 마법을 배우다 마나의 깨달음이 없어 포기하는 경우 치료사가 되거나 배운 지식으로 관리직을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무슨 어려운 점이 있으면 말해보게. 큰일이 있으면 통신을 하는 것 잊지 말고 말이야." "어려운 점은 없습니다. 마법진을 이용하는 사람도 많지 않고 그저 종이를 이동시키는 것이 하루일과일 뿐이지요." "나의 노예들과 함께 종이상점으로 갈테니 준비해주게." "네, 기루님." 토플러와 페이그는 마법진의 활성화를 준비하였고 나와 노예들은 마법진 위에 섰다. "텔레포트" 토플러와 페이그는 마법진에 약간의 마나를 주입하여 나와 노예들을 텔레포트 시켰다. 한 명의 마법사도 마법진의 활성화가 가능하지만 두 명이 하면 아무리 많은 텔레포트를 시켜도 무리를 주지 않는다. 레이니와 메이는 텔레포트가 되는 순간에 놀라지 않았다. 나의 노예들은 5서클의 텔레포트 마법을 스스로 사용할 수 있기에 그동안 여러번 사용해서 익숙한 느낌이기 때문이다. "기루님 어서오세요." 내가 나타나자 마법진위에 나타나자 피드미씨가 내게 말했다. 피드미씨의 나이가 35살이나 되기 때문에 나는 조심스럽게 대했다. 나의 영지에 있는 마법진을 운영하는 페이그와 토플러는 나보다 어리지만 종이상점을 운영하는 카이란씨와 피드미씨는 나보다 나이가 많으니 당연한 행동이다. "그동안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어떻게 되어가나 궁금해서 들렸습니다." "종이상점의 운영을 대부분 카이란씨가 맡고 있습니다. 안내해 드리지요. 이쪽으로 오세요." 피드미씨는 나를 종이상점의 가장 큰 건물로 안내하였다. 원래 이곳은 포르난도 가문의 저택을 개조해서 종이상점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겉모습은 저택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카이란 형님 피드미입니다. 기루님이 방문하셨습니다." "아니? 뭐라고? 얼른 모시게." 종이상점의 운영을 카이란씨가 대부분 맡고 있었고 피드미씨는 텔레포트 마법진을 운영하기 때문에 카이란씨는 내가 도착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카이란씨는 내가 방문할 것을 알았다면 마법진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었을 것이다. "카이란씨 잘 지내고 계셨나요?" "아이구 물론입니다. 기루님의 덕택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카이란의 가족들은 모두 종이상점에 머물고 있었다. 내가 고용조건으로 주는 돈이 많기 때문에 풍족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마법을 3서클로 올려주었으니 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지만 카이란과 피드미씨는 나이가 많기 때문에 지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꾸려가는 가족이 있으니 당연한 것이다. 물론 형평성 때문에 페이그와 토플러에게도 지급하고 있다. "카이란씨는 제게 너무나 고마운 분입니다. 종이상점을 이렇게 완벽하게 운영해 주시니 말입니다. 다른 분이었다면 이렇게 번창시키지 못했을 것입니다. 앞으로 계속 부탁드립니다." 나는 카이란씨가 넘겨주는 종이상점의 기록들을 빠른 속도로 살펴보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종이상점의 판매 기록들만 종이 다섯 묶음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만큼 여러 사람에게 판매된 실적이다. 나의 추측대로 낮은 값에 판매하자 처음에는 종이를 많이 구입하여 이득을 취하는 사람이 생겼지만 모두들 이곳에서 싼값에 종이를 계속 판매하는 것을 알게되자 몰상식한 상인들은 없어져 버렸다. 단지 몇몇의 대상인들이 다른 나라로 다량의 종이를 운송하여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특이할 만한 사항이다. 내가 판매하는 종이로 인해 라이딘에 있는 도서관도 많은 이득을 취하고 있었다. 포나드 페이런씨가 운영하는 라이딘의 도서관은 귀족들만이 이용하고 있었지만 내가 질좋은 종이를 낮은 값에 판매하자 도서관의 이용료도 줄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도서관의 이용료가 줄어들자 일부 똑똑한 평민들이 도서관을 자주 출입하게 되었고 이것은 라이딘의 평민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어내고 있었다.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 평민들의 지적 수준도 높아질 것이다. "기루님 다른 나라로 종이를 판매하는 상인들에게도 거래를 계속 할까요? 상인들이 카토루 제국에 종이를 다량으로 운반해 고가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이것은 큰 문제가 될수도 있습니다." "상인들에게 제 이름으로 경고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너무 고가에 판매하지 말라고 전해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카토루 제국의 상인들과 마찰이 벌어지면 저희가 피해를 볼수도 있으니까 조심해야 될 문제입니다." 내가 카이란씨에게 상인들에게 경고할 때 이름을 거론하도록 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귀족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명예 때문에 함부로 이름을 걸고 약속을 하지 않는다. 귀족이 이름을 걸고 약속할 때는 목숨을 내놓고라도 지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다른 귀족들에게 죽임을 당하거나 멸시 당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기루님의 말씀을 상인들에게 꼭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상인들에게 기루님의 말씀을 전하면 앞으로 너무 많은 이득을 챙기진 않을 것입니다." "사소한 문제는 카이란씨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부탁드립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요." "그럼 저는 라이딘을 구경하다 곧바로 돌아가겠습니다." 나는 카이란씨와 헤어지고 라이딘을 구경하기 위해서 나섰다. 레이니와 메이가 나를 졸졸 따라다니며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라이딘에 몇번 와보긴 했지만 그때는 가슴조리며 주위를 두리번 거렸고 지금은 여유롭게 구경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점심을 먹지 않았으니 식사를 하도록 하자." "네, 주인님." 나는 레이니와 메이를 데리고 여관겸 식당을 하는 곳으로 들어갔다. 한 동안 칼루이 숲에서 지냈기 때문에 노예들이 요리하는 음식만을 먹었다. 노예들이 점점 요리솜씨가 좋아지긴 하였지만 식당에서 해주는 음식보다야 못한 것이 사실이다. 아공간에 저장한 5년치의 맛있는 음식들은 노예들 때문에 모두 동나고 말았다. 혼자서 5년 동안 먹을 음식이었지만 노예들과 함께 사용하는 바람에 노예들의 배속으로 나의 5년치 식량이 소멸되어진 것이다. "무엇을 드시겠습니까?" 내가 식당에 들어와 의자에 앉자마자 점원이 다가와 말했다. "자네가 추천해서 3인분으로 부탁하네." "네, 알겠습니다. 잠시 기다리세요." 점원은 나의 말을 듣고 쏜살같이 사라졌다. 식당에는 많은 손님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 손님이 많은 곳으로 보아 요리실력이 좋은 곳이 분명하다. 라이딘의 중심지의 위치한 식당이라는 이유 때문에 손님이 많을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너희들은 통신으로 집에있는 피엔에게 필요한 것이 있는지 물어보도록 해라. 라이딘에 온김에 필요한 물건을 구입해서 돌아가야겠다." "네, 주인님." 레이니는 나의 말을 듣고 자신의 마법주머니에서 통신 돌맹이를 꺼냈다. 나는 여섯 명의 노예들에게 마법주머니와 통신 돌맹이 등 여러가지 필요한 물품을 주었다. 특히 마법주머니는 노예들이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물론 지문인식을 첨가하여 만든 마법물품이라 나의 노예들 이외에는 사용할 수가 없다. "주인님 피엔언니가 속옷좀 구입해 달라고 하는데요." "그러니? 식사를 마치고 가도록 해보자." 노예들은 대부분 속옷을 걸치지 않는다. 상의같은 경우는 속옷 자체가 매우 귀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평민들은 가슴을 그저 천으로 둘러서 가린다. 특별히 가슴가리개라고 할만한 것이 없다. '생각해보니 속옷을 사주지 않았군.'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수 있는 일이었지만 노예들은 그동안 불편함을 참았던 것이다. 그저 옷을 입기전에 긴 천으로 가슴을 두를 뿐이다. 귀족들이야 가슴가래개를 착용하지만 노예들이 그런 것을 착용하기란 불가능하다. 내가 노예들의 속옷을 생각하지 못한 이유가 또 있었다. 노예들이 돌아가며 나와 잠자리를 할 때 항상 옷을 하나도 걸치지 않고 침대위로 올라왔다. 직접 옷을 벗겨본 적이 없으니 그런 사소한 것을 몰랐던 것이다. 나를 위해 요리도 하고 심부름도 하며 시중까지 드는데 이런 사소한 것도 챙겨주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약간 죄책감이 들었다. "정말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군. 너희들도 필요한 것이 있으면 지금 말하도록 해라. 언제 이곳에 다시 올지 모르는 일이니 말이야." "주인님 화장품을 구입해도 될까요?" 조용히 있던 메이가 내게 말했다. 메이는 노예들중에 가장 우유부단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사람의 결정을 따르는 편인데 왠일로 내게 말을 건넨 것이다. 레이니도 메이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동안 내게 자주 말을 걸었던 노예들은 피엔, 레이니, 베이지 그리고 뷰티 뿐이다. 지니와 메이는 항상 조용히 지냈는데 메이가 내게 화장품의 구입에 대해서 말했다.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넉넉하게 구입하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주인님." 메이가 내게 감사의 말을 건네자 주위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았다. 아마도 나와 함께 식사하는 여자들이 노예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분위기였다. 일반적으로 노예를 거느린 귀족이나 평민들은 노예들과 함께 식사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저 여자 평민인줄 알았는데 노예인가보네." "여자들의 왼손의 손등을 보게나. 마법수식 보이지? 저것이 노예들 표식이라네." "나도 알고있는데 주인이 죽으면 노예들은 마법이 걸려 죽는다며?" "내게도 저런 노예가 있으면 일도 시키고 편할텐데 말이야." "꿈도 꾸지 말게나. 노예가 얼마인지 알고 있나? 자네가 평생 일을해도 구경하지도 못할걸세." 메이가 큰 소리로 내게 감사의 말을 하는 바람에 식당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우리들의 관계를 알고 즐거운 식사를 하였다. 식사를 할 때 흥미로운 주제가 있으면 언제나 시간가는줄 모르는게 인간들이다. 레이니와 메이는 식당에 있는 평민들이 모두들 자신들을 주제삼아 이야기하자 어쩔줄 몰라했다. 더욱이 자신들의 신분이 노예이다보니 주인인 나의 눈치까지 보게 되었다. "메이야 기죽지 말고 식사를 마치렴. 내가 예전에 약속한 것처럼 나는 너희들이 다른 사람에게 절대 다치지 않도록 보호할테니 말이야." "네, 주인님." 나의 말에 메이는 안심을 하였다. 자신 때문에 식당이 소란스러워졌으니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에서 나와 나는 옷을 판매하는 상점으로 향했다. 여성 물품을 파는 곳에는 아마도 화장품도 있을 것이다. 이곳 행성에서 인간들이 하는 화장품은 31세기처럼 요란하지 않고 순수하다. 자연적인 재료로 가공한 화장품이라 신선하기도 하였다. 라이딘에 지나가는 평민들도 종종 화장을 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서오세요." 내가 레이니와 메이를 끌고 옷 상점으로 들어가자 상점주인이 나를 무시하고 레이니와 메이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마도 여성옷을 취급하는 상점이라 여자들에게 인사를 하였으리라. "주인장 속옷을 사려고 하니 알아서 챙겨주시오." "네? 속옷이요?" 상점주인은 나의 말을 듣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인사를 건넨 여자들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않고 멀쩡히 서있기만 하고 제일 먼저 상점에 들어온 남자는 창피한 것도 모르고 여자속옷을 달라고 하니 말이다. "여자 여섯 명이 입을 속옷을 챙기시오." "어떤 크기를 원하시나요? 사이즈를 알아야 하는데요." 상점주인의 말을 듣고 나는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노예들의 신체 사이즈야 밤마다 겪으니 알수가 있긴 하지만 이곳 행성의 인간들이 입는 속옷 사이즈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것이 문제다. "일단 내 뒤에 있는 여자의 속옷을 여러개 챙겨주시오. 그리고 나머지 네 명의 신체크기는..." 나는 노예들의 신체사이즈를 나름대로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가슴크기, 허리둘래, 엉덩이크기 등 노예들의 신체적 특징을 나만큼 자세히 알고있는 사람도 드물다. 매일 밤마다 만지니 눈을 감고도 묘사할 수가 있는 수준이다. 상점주인이야 입을 크게 벌리고 기가막힌 표정을 짓고 있지만 장사하는 상인들이 그렇듯이 많이 주문하니 입이 쏙 들어가버렸다. "안녕히 가세요. 또 오세요." 노예들의 속옷을 잔뜩 구입하고 상점을 나오자 상점주인이 밖에까지 배웅을 나와 다시 찾아오라는 말을 전했다. 나같이 많은 물건을 팔아주는 손님을 다시 만나기 힘들 것이다. 그것도 속옷으로만 말이다. 속옷은 고가이다보니 만들어 놓고도 가끔 판매하지 못할 때도 있으니 상점주인으로서는 내가 천사로 보일 것이다. "얼른 따라와라." 솔직한 마음으로 노예들에게 물품 구입을 시키고 싶었지만 불가능한 일이다. 노예들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상점에서 물품을 구입한 경험이 없다. 또한 돈이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들의 주인이 음식을 주면 먹을 뿐이고 주지 않으면 굶는 것이 노예의 생활인 것이다. 주인이 만들어놓는 테두리안에서 살아가니 무식한 것은 당연하다. 그나마 나의 노예들은 내가 여러가지를 가르치기 때문에 무식한 것을 약간 벗었을 따름이다. "으이구 이게 뭔고생인지 시간 날때마다 가르쳐서 직접 구입하도록 해야겠군." 처량한 내신세를 한탄하며 화장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향했다. 옷상점 주인이 추천한 곳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내가 계속해서 한숨을 쉬자 레이니와 메이는 그것이 자신들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고 그저 속옷을 구입한 것이 기쁜지 마법주머니를 자꾸 만지작 거렸다. 구입한 모든 속옷을 나의 아공간이 아닌 레이니와 메이의 마법주머니에 집어 넣었기 때문이다. 몰론 옷상점 주인이 놀란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어서오세요. 무엇이 필요한가요?" 화장품을 판매하는 상점은 잡화점이었다. 옷상점 주인이 추천한 곳은 다른 잡화점들과는 특이하게 여자들이 사용하는 여러 장신구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여섯 명의 여자들이 사용할 화장품이 필요합니다. 고급품으로 주셨으면 좋겠군요." "누가 사용할 것인지 알려주시겠습니까?" "여섯 명의 노예들이 사용할 화장품입니다." 나의 말을 듣고 잡화점 주인은 나의 뒤에있는 노예를 바라보았다. 눈썰미가 있는지 레이니와 메이의 손등에 그려진 마법수식을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귀족의 시중을 들어야되는 노예인가 보군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이곳 행성에서 화장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중에 노예라는 신분이 화장품을 사용하는 용도는 단 한가지 뿐이다. 바로 주인과 관련된 사람과 잠자리를 같이 할 때이다. 잡화점 주인의 오해는 당연한 것이다. 단지 내가 귀족이라는 사실을 몰라볼 뿐이지만 말이다. 숲에서 노예들과 살아가며 생활했기 때문에 겉모습은 평민과 너무나도 비슷하다. 귀족들은 특유의 건방진 행동과 말투가 있지만 내게는 그런 습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잡화점 주인이 나를 귀족의 노예를 관리하는 사람으로 착각한 것은 당연하다. '정말 오늘 여러가지로 오해받는군.' 오전은 내가 6개월 동안 이룩한 종이공장과 종이상점을 방문하며 뿌듯함을 느꼈지만 점심을 먹은 오후에 옷상점과 잡화점을 들르면서 나의 오늘 하루는 끔찍하다고 생각되었다. 상점주인이 오해한 것을 일일이 설명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니 말이다. "여기 있습니다. 모두 12피르이지만 많이 구입하시는 만큼 11피르만 내세요." 잡화점 주인은 큰 인심이라도 쓰는 것처럼 1피르를 덜 받았다. 물론 상인들이 손해보면서 장사할 이유는 없고 다음을 위해 밑지며 장사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수법이다. 나는 여섯 개의 화장품 셋트를 집어들고 잡화점 밖으로 나왔다. 화장품 세트가 생각보다 커서 레이니와 메이의 마법주머니에 집어넣을 수가 없어서 나의 아공간에 넣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도록 하자." "네, 주인님." 원래 노예들이 원하는 물품인 속옷과 화장품을 구입하고 라이딘에서 큰 식당에 들어가 수많은 요리를 시켜 그것을 아공간에 넣으려고 했지만 오늘은 그럴 기분이 아니다. 그저 집에 돌아가 빨리 책이나 읽으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옷상점에서 속옷을 구입하며 겪었던 기분과 잡화점에서 화장품을 구입하며 겪었던 기분은 뭐라 표현하기 묘하다. 다시는 이런 창피한 일을 겪지 않으려면 나의 노예들에게 상점 이용법을 확실히 교육시켜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텔레포트" 나는 바닥에 마법진을 그리지 않고 레이니와 메이를 데리고 곧바로 텔레포트 마법을 시전하였다. 다섯 명 이상이라면 마법진을 그려서 안전하게 이동 하겠지만 두 명 뿐이라 마법진도 그리지 않은채 텔레포트 마법을 시전하여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 제 목: 독재자 [30 회] 글쓴이: 정민철 2003-04-02 1992 39 9. 욕심 - 2 "언니 나랑 바꾸자." 뷰티는 베이지가 손에들고 있는 것을 바라보며 말했다. "안돼. 이건 너한테 맞지 않는단 말이야." "언니 내가 내것 줄께. 바꾸자. 응? 제발좀 바꿔달란 말이야." 뷰티는 칭얼대며 베이지에게 달라붙어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레이니와 메이는 돌아오자마자 마법주머니에서 속옷과 화장품을 꺼내놓고 나눠주었다. 화장품의 경우는 여섯 개의 세트가 모두 같아서 각자 사이좋게 분배되었지만 속옷의 경우는 그렇지가 않았다. 피엔과 지니 그리고 레이니는 서로의 나이차도 있었고 신체 사이즈가 달라서 자신에게 맞는 속옷만을 골랐다. 하지만 메이와 베이지는 같은 나이에 신체 사이즈도 비슷해서 속옷을 두고 치열한 눈싸움을 하며 속옷을 나눴다. 모든 속옷과 화장품이 분배되었지만 가장 불만이 많은 것은 뷰티였다. 뷰티는 아직 열 다섯살이고 작은 체형이라 속옷도 작았다. 뷰티에게는 피엔, 지니 그리고 레이니와 마찬가지로 선택권이 없다. 사이즈별로 속옷을 구입했기 때문에 뷰티가 가장 작은 사이즈의 속옷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뷰티는 무엇이 불만인지 자신의 친언니가 가지고 있는 속옷을 탐을 내는 것이다. 베이지에게 달라붙어 자꾸만 속옷을 달라고 칭얼대니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고 웃음이 나왔다. "아휴... 뷰티야 창피하게 자꾸 이럴거야?" "창피해도 좋아. 하나만 바꿔주라. 이거 줄테니까 얼렁 그거 내놔." 뷰티는 자신의 품에 한가득 끌어안고 있는 속옷중에 하나를 베이지에게 내밀며 말했다. "하나만이다. 다시는 이러지 말아. 친동생이니까 주는거야." "야호 고마워 언니. 역시 언니밖에 없어." 뷰티는 베이지의 말을 듣고는 너무나 기뻐서 집안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내 생각으로는 아마 입어보고는 불편한 것을 알고 얼마후에 돌려줄 것이다. 옷상점에서 오해까지 받으며 노예들의 정확한 사이즈로 구입했기 때문이다. "에휴" 나는 공터에서 의자에 앉자 책을 읽으려 했지만 노예들의 속옷 쟁탈전 때문에 제대로 독서를 할 수가 없었다. 라이딘의 도서관에서 구입한 40,000권의 책들중에 대부분을 읽었고 이제는 얼마 남지 않았다. 나름대로 천천히 읽었지만 6개월 동안에 나도 모르게 빠르게 읽은 것이다. 예전에는 영혼력을 끌어올려야 생체컴퓨터 능력이 발휘되었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영혼력의 사용이 이루어지고 있어 독서의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고의로 책을 늦게 읽는 것이 내게는 점점 힘들어진다. "주인님 나 이뻐요?" 뷰티는 창피한 것을 모르는지 내앞에 속옷만을 입고서 나타났다. 다른 노예들도 나름대로 집안에서 속옷을 입어보고 있었지만 뷰티처럼 설치며 돌아다니지는 않았다. 그나마 이곳이라 다행이지 다른 곳이었다면 정말 황당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래 이쁘구나." "그런데 주인님 피엔언니가 속옷을 입으면 편하다고 했는데 하나도 편하지 않아요." 뷰티는 자신의 가슴가리개를 만지며 말했다. 노예들중에 뷰티가 가장 어리기 때문에 볼륨감이 없는 편이다. 볼륨감이 없는데 가슴 가리개를 착용하니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노예들이야 가슴살이 많아 처치 곤란하지만 뷰티는 그런 고민을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다. 이제 서서히 볼륨이 나타나지만 좀더 시간이 지나야 한다. "뷰티야 너도 조금만 지나면 언니들처럼 될테니까 걱정마." "네, 주인님." 뷰티는 나의 말을 듣고 다시 집안으로 들어갔다. 아마도 다른 속옷을 입어 보고 언니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며 자랑할 것이다. 피엔까지 속옷을 입고서 좋아하는 것을 보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서른 살인 피엔은 항상 어머니같은 행동을 하며 노예들을 보살폈는데 오늘은 어린아이처럼 미소를 짓고 좋아하고 있었다. 노예들은 날이 어두울 때까지 계속해서 속옷을 하나하나 입어보고 있었다. 내가 식사를 준비하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다음날 아침까지 정신차리지 못했을 것이다. 노예생활을 했기 때문에 음식에 대한 것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편인데 그것마저 잊어먹고 있었으니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수 있었다 이런 생활이 좀더 반복된다면 나의 노예들은 빠르게 주체성을 찾게 될 것이다. 지금은 오직 나의 명령에 움직이고 생활하지만 혼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많아질수록 변화될 것이다. "오늘처럼 필요한 것이 있으면 내게 말해라. 어려워 할 필요 없다." 나는 저녁식사를 하며 노예들에게 말했다. 내가 구입해준 물품 때문에 노예들이 행복한 표정으로 식사를 하고있자 나까지도 기분이 좋아졌다. "네, 주인님." 여섯 명의 노예들이 평소보다 큰 목소리로 내게 대답했다. 노예들에게 주체성을 찾아주려는 이유가 지금의 상황처럼 개성을 찾아주려는데 목적이 있다. 즉, 나의 명령에 철저히 따르면서 개성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노예들에게 내가 바라는 점이다. "주인님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녁식사가 끝날 쯤에 피엔이 내게 말했다. 지금까지 생활하면서 노예들이 내게 중요한 말을 할 때는 피엔을 통해 말한다. "말해봐." "몇일 지나면 창고에 있던 육류가 떨어질 것 같습니다. 다른 음식재료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피엔은 내게 가장 중요한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오늘 라이딘에서 음식재료를 구입할 생각이었지만 기분을 망쳐서 돌아오고 말았다. 조만간 다시 라이딘에 들려 구입해야 한다. "재료가 떨어지기 전에 구입하도록 하지. 그리고 마법수련을 어떻게 되어가고 있지?" "오늘 공터에 있는 바위에서 마나수련을 하였더니 상당한 효과를 보았습니다. 레이니와 메이는 주인님을 따라갔기 때문에 수련하지 못했습니다." 나와 함께 외출했던 레이니와 메이를 제외하고 모두들 오전내내 마나수련을 하였던 것이다. 바위에서 번갈아가며 마나수련을 하였기 때문에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아마도 10일 정도가 흐르면 모두들 2서클 마법을 스스로 펼칠 수 있는 마나량을 신체에 보유하게 될 것이다. 공터의 바위는 오래전 내가 기수련과 마나수련을 위해 마법진을 그려넣은 것으로 자연의 기운을 무한정 집중시킨다. 현재의 나는 이곳 행성에서 표현하는 검술의 경지로 말하자면 그랜드 마스터였고, 마법은 9서클 마스터였다. 이곳 행성에는 9서클 마스터가 세 명이 존재하고 있다. 마법협회의 블러드씨가 알려준 사실이지만 블러드씨 자신도 내게 말하면서 몇 명이 더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내가 앞으로 이곳 행성에서 지내면서 목숨의 위험을 당할 확률이 어느정도 존재한다. 그런 위험성 때문에 나는 노예들에게 어느정도 실력을 쌓게 하여 스스로 내가 위험에 처하면 돕도록 하려는 것이다. 물론 귀찮고 자잘한 심부름을 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 "내일은 너희들을 모두 데리고 영지를 둘러볼 생각이니 일찍 자도록 해라." "네, 주인님" 노예들이 나의 말에 대답했다. 영지를 둘러보려는 이유는 지금까지 나무를 베어낸 땅을 농경지로 개간하기 위해서이다. 나무가 베어진 모든 땅을 농경지로 만들 생각은 아니다. 일단은 영지민들 1천명의 식량을 생산할 수 있을 만큼만 농경지로 만들 계획인 것이다. 이런 계획을 확실히 하려면 지금까지 나무를 베어낸 곳에 토질상태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 영혼력을 이용하여 토질의 상태가 농경지에 얼마나 적합한지 혹은 어떤 농작물을 재배해야 효율적인지 계산하기 위해서이다. 나의 영혼력은 생체컴퓨터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토질상태의 측정은 간단한 일에 속한다. 노예들은 내일의 일을 대비해 일찍 잠이 들었고 지니만은 나의 침대에 알몸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영지의 발전을 위해 일을 하면서 노예들을 데리고 다니는 이유는 여러가지를 가르치기 위해서이다. 앞으로 영지의 발전을 위해 해야할 일들이 산더미 같이 쌓여 있는데 모든 일을 내가 처리할 수는 없다. 노예들이 좀더 똑똑해지면 일을 맡길 생각인 것이다. 나는 지니와 사랑을 나누고 잠이 들었다. "푸프 푸프 푸프" 나는 언제나 들려오는 공터에서 뛰노는 켈로피의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났다. 탈태환골을 경험하기 전에는 아침을 알리는 켈로피의 울음소리가 끔찍했지만 탈태환골 경험 이후에는 친근한 소리로 들렸다. 탈태환골 이후로 수면을 취하면 심신이 안정되어 버렸다. 신체가 피로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강해졌고 그와 함께 정신력도 상승하였다. "베이지 그쪽으로 가고 있으니 잡아." "메이 다시 그리로 간다." 공터에서 메이와 베이지가 켈로피와 놀고있는 소리다. 메이와 베이지는 나이가 같은 17살이라 함께 어울리는 경우가 많다. 켈로피는 지난 6개월 동안 많은 수난을 겪었다. 처음에는 뷰티가 못살게 굴더니 이제는 메이와 베이지까지 귀엽다고 따라다니고 있으니 말이다. "푸프 푸프 푸프" "거기서" "이리로 오너라." 나는 메이와 베이지가 켈로피와 즐겁게 지내는 소리를 듣고 문득 이곳 행성에서는 고기류가 다른 음식에 비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저녁식사를 하며 피엔이 음식 재료가 떨어졌다고 하였었고 그 생각을 하다가 켈로피의 울음소리를 듣고 영지를 좀더 효과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 생각난 것이다. '영지의 외곽지역은 농경지보다 초지를 만들어 육류에 쓰이는 동물을 키워봐야겠군.' 켈로피는 숲에서 온순한 동물에 속한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켈로피를 키워서 잡아먹는 경우가 있다. 켈로피는 풀을 뜯어먹으며 크기 때문에 집안의 식량도 축내지 않고 아무런 노력없이 크게 된다. 보살피기 위해서 노력할 필요가 없는 동물이다. 켈로피 말고도 이곳 행성에서 식용으로 키우는 동물은 여러가지이다. 하지만 대부분 귀족용이거나 돈이 많은 평민들만이 육류를 섭취한다. 내가 하고싶은 일은 많은데 나의 영지민이 1천명 뿐이라 고용할 일꾼이 없어 걱정이다. 영지민의 일꾼들 대부분을 종이공장에서 고용하여 일을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종이공장에서 일하지 않는 영지민들은 다른 일을 하고 있거나 일을 할수 없는 노인과 아이들이다. 영지 발전을 위해서는 영지민이 내게는 절실히 필요하다. 아니면 어디서 노예를 싼값에 수백명을 구입할 수 있으면 더욱 좋겠지만 그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전쟁이 크게 터지지 않고서는 노예를 그렇게 많이 판매할 이유가 없다. 더욱이 노예는 나라에서 철저히 관리하니 더욱 그렇다. "주인님 씻으세요." 내가 일어나 있자 피엔이 세면에 필요한 물을 가져다 주었다. 그리고 수건을 들고 나의 앞에서 내가 세면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피엔 수건" 세면을 끝내고는 피엔에게 수건을 건네받아 물기를 닦았다. 내가 세면을 하는 동안 노예들은 모두 부엌으로 모여들었다. 노예들의 생활은 당연히 주인을 위주로 이루어진다. 내가 식사를 하기전에 모든 노예들이 부엌에 모여서 나를 기다리는 것이다. "아침 식사를 끝마치고 바로 떠나려고 하는데 모두 준비가 끝났느냐?" "네, 주인님. 어제 말씀하신대로 여행에 필요한 것을 준비했습니다." 피엔이 나의 질문에 대답했다. 피엔은 지난 6개월 동안 변한것이 많지 않았다. 다른 노예들은 개인적인 생각이나 의견을 내게 전달하려고 노력하는데 피엔은 그렇지가 않았다. 6개월 전보다는 표정이 조금 밝아진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나는 노예들과 아침식사를 마치고 칼루이 숲을 벗어나 나무가 없는 허허벌판을 걸어다녔다. 숲의 모든 나무가 베어진 곳은 이제 숲이 아닌 벌판에 가까웠다. 농경지로 만들기 위해서는 나무뿌리를 뽑아야 하는데 그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다. 숲속에 있던 나무들은 모두 나이가 많아서 뿌리를 땅속 깊숙히 박고 있다. "피엔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할테니 준비해줘." "네, 주인님" 피엔이 다른 노예들과 점심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노예들이 가장 먼저 한 것은 마법주머니에서 요리도구와 음식재료를 꺼내는 일이었다. 나는 아공간을 열어 탁자와 의자를 꺼내어 놓았다.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하는 모습을 연상케한다. 노예들도 짧은 여행에 익숙한지 힘들어 하지는 않았다. 예전에 칼루이 마을을 가기위해 여행할 때는 힘들어 했지만 지금은 편안한 분위기로 나를 오전 내내 따라다녔다. "어디 아프거나 하면 마법으로 고쳐줄테니까 즉시 말해라. 숲에는 벌레들에게 물리기 쉬우니까 각별히 조심하도록 하고 알았지?" 나는 식사하고 있는 노예들에게 말했다. 노예들은 작은 상처를 입으면 내게 알리지 않고 인내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숲에서는 여러가지 벌레들로 인해 피부병이나 두드러기에 걸리기 쉽다. "주인님 벌레가 많나요? 난 벌레 싫은데." 뷰티는 갑자기 벌레에 대한 이야기를 내게 듣자 끔찍한 표정을 지었다. 숲에서 지내면서 그동안 벌레에게 여러번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노예들이 여자이다보니 피부가 약해 벌레에게 물리면 곧바로 피부질환에 걸리는 것이다. "뷰티야 내가 마법으로 치료해 줄테니 벌레에게 물리면 내게 말해라." "네, 주인님" 식사를 마치고 노예들과 또다시 나무가 베어진 곳을 걸었다. 나의 지시로 나무가 베어진 자리는 영지의 중심으로 원의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영지의 대부분이 숲이었는데 이제는 10%가 나무가 없는 초지로 변했다. 6개월 동안 숲의 10%를 없앴으니 빠른 속도로 없어진 것이다. 저녁이 되어서야 나무가 베어진 장소를 모두 돌아다녔고 토질상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토질의 상태는 숲의 자연적인 순환으로 인해 양호한 상태이다. 만약 농작물을 재배한다면 많은 수확을 거둘수 있을 것이다. 어두워지자 나는 노예들과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포르난도 가문으로 향했다. 포르난도 가문에 해야할 말도 있었고 그곳에서 하루 지내기로 하였다. "어서오십시요. 영주님" 내가 포르난도 가문을 방문하자 클러스씨가 직접 마중나왔다. 클러스씨는 가문을 대표하여 여러가지 일들을 처리하고 있으며 얼마전 가문이 나의 영지에 정착하는데 가장 앞장선 사람이다. 가문을 대표하였기 때문에 라이딘에서 귀족들에게 멸시도 많이 받았었다. "안녕하세요. 클러스씨."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안그래도 제가 찾아뵈려고 했었습니다." 포르난도 저택은 큰 것은 아니었지만 클러스씨는 그나마 가장 중앙에 있는 곳으로 나를 안내하였다. 방안에 들어서자 벽에는 많은 책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중앙에는 책상과 의자가 놓여 있었다. 가문의 사람들이 사무적인 일을 하는 곳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제가 노예들을 50여명이나 구입해서 생활에 지장이 많으시겠네요." "아닙니다. 그동안 영주님이 노예값으로 준 돈으로 수소문해서 30여명을 구입했지요. 한 명씩 구입하다보니 그동안 30여명을 구입한 것이 성과의 전부랍니다." 클러스씨가 저택을 운영하면서 곤란했던 점은 노예 부족이었다. 노예 50여명을 내가 구입하자 저택에 중요한 일에 노예를 마음놓고 부릴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동안의 노력으로 30여명을 구한 것도 클러스씨의 수완이다. "노예를 구하기 어렵다는데 30여명을 구하시다니 대단하시네요. 이제 저도 종이공장에서 돈을 벌어서 노예를 많이 구입하고 싶은데 불가능한 일이죠." "종이공장의 성공을 축하드립니다. 사실 영주님에게 죄송하지만 처음에 종이공장이 운영될 때는 라이아의 모든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을만큼의 종이를 생산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작은 나무에서 그렇게 많은 종이가 생산되다니 말이지요." 클러스씨는 종이공장의 성공을 축하해 주었다. 지금까지 종이를 판매하여 얻은 이득을 합치면 200만 포르이다. 200만 포르면 고등급의 노예 400명을 구입할 수 있는 자금이다. 6개월 동안을 라이아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나의 종이를 사용했으니 당연한 결과이다. 500만 포르까지 순수익을 챙길 수 있었지만 나는 고용한 귀족, 평민에게 많은 고용비를 지급하였다. 또한 노예들에게는 최고품의 음식과 생활 필수품을 무제한으로 보급하고 있다. "제가 종이공장에 마법을 사용해서 빠르게 생산할 수 있도록 하였지요. 저만의 비법이랍니다. 그런데 클러스씨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노예를 대량으로 판매하는 상인들은 없나요? 300명 정도의 노예를 구입하려고 하고 있거든요." 내가 클러스씨에게 노예의 구입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것은 몰락 귀족이라지만 노예를 취급하니 대량으로 판매하는 사람을 알수 있으리라 생각해서 물어본 것이다. "예? 300명이요? 세상에" 클러스씨는 나의 말을 듣고 입을 벌리며 자신도 모르게 놀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본래 영지의 발전을 위해 영지민들을 다른 곳에서 이주하도록 하고 싶지만 영지민들은 영주의 허락이 없으면 이주가 불가능하다. 어느 누가 자신의 밥줄인 영지민의 이주를 허락하겠는가 말이다. 그래서 생각한 대처방안이 노예를 많이 구입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자금만 된다면 영지민보다 더욱 효과적이다. 돈도 지급할 필요없이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기만 하면 부려먹기 좋은 일꾼이다. "영주님 300명이나 되는 노예를 구입할 자금이 가능한가요?" "우리나라가 소국이지만 라이아의 전체 백성들이 내가 생산한 종이를 사용한다고 가정하고 계산해보세요. 얼마나 제가 돈을 벌었는지 계산될 겁니다." 나는 직접적으로 내가 벌어들인 돈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저 클러스씨가 계산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었을 뿐이다. "그렇군요. 영주님이 생산한 종이를 사용하지 않을 사람들이 없었겠군요. 값도 싸고 질도 좋으니 말이죠. 저희 가문에서도 영주님이 판매하시는 종이를 모두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좀 보세요." 클러스씨가 앉아있는 책상에는 종이가 가득 쌓여있었다. 21세기에 사용하던 종이처럼 깨끗하지만 거의 흰색에 가까운 용지였다. 내가 살던 31세기에는 종이가 없었고 모든 초소형컴퓨터가 모든 기록을 저장했기 때문에 역사 박물관에서나 종이를 구경할 수 있었다. 나도 처음에는 종이를 생산해 놓고서 신기해 했으니 이곳 행성의 사람들은 더욱 놀랐을 것이다. "하하 클러스씨도 제가 돈을 벌어들이는데 도움을 주셨네요. 그건 그렇고 노예는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요?" "흠. 영주님 300명이나 되는 노에들을 구입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몇가지 방법이 있긴 하지만 불가능에 가깝지요." 나는 클러스씨의 말을 듣고 기뻤다. 혹시나 해서 물어본 것이었는데 의외의 대답이 나왔으니 말이다. "방법이 있나요? 좀 말씀해 주시겠어요?" "귀족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방법이지요. 첫 번째로 다른 대귀족에게 찾아가 노예의 거래를 하는 것이지요. 대귀족들은 노예들이 1천명 가까이 있으니까요. 라이아의 대귀족은 다섯 명도 채 되지 않는데 라이아 전체 노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두 번째로는 카토루 제국에서 넘어오는 많은 노예를 독식하는 방법이지요. 카토루 제국에서는 자신들이 점령한 식민지에 노예들을 떠넘겨 그 돈을 가져가버리죠. 우리나라가 식민소국이라 그런 식으로 항상 돈을 갈취당합니다. 그 노예들이 상당히 많아서 모두 구입한다면 300명을 채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겁니다. 단지 카토루 제국에서 넘어오는 노예들은 대부분 대귀족에게 싼값이 넘어가버리지요. 나라의 세금으로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 나쁜 놈들이죠." 클러스씨는 내게 노예를 한 번에 많이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물론 두 가지의 방법 모두 실현 불가능하지만 해결책을 찾는다면 가능할 것도 같았다. 하지만 클러스씨는 내게 유능한 노예상인과 계약하여 노예를 2년 정도의 시간을 두고 계속해서 구입하라고 충고하였다. 그 이유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가장 안전하게 노예를 확보하는 방법이라 말해주었다. 하지만 내게는 영지민이든 노예든 일을 할수 있는 사람이 당장 필요했다. 영지 발전을 위해서 해야할 일들이 산더미 같이 쌓여있고 자금까지 마련되어 있는데 일을 부려먹을 사람이 없으니 정말 웃기는 일이 아닐수 없었다. 나는 클러스씨가 추천한 방법으로 해결하지 않고 대귀족을 찾아가거나 라이아의 재상부로 직접 찾아가 해결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클러스씨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고민하던 문제를 쉽게 해결해 주네요." "영주님 오늘은 저희 저택에서 하루 쉬도록 하세요. 술과 음식을 최고로 대접해 드리지요." 클러스씨는 나를 저녁에 초대하였다. 음식에 대해서는 광적으로 집착하는 나였기에 승낙하는 것은 당연했다. 일반적으로 귀족의 초대를 거절하는 것은 그 귀족을 멸시하는 것이라 확실한 이유가 있지않는 한은 함부로 거절하지 못한다. 라이딘의 도서관에서 가져온 책에는 귀족들의 생활사에 대해서 자세히 적었지만 가장 중요한 귀족들이 해야하는 일과 부정적으로 행한 것들은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귀족들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많았다. 글을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 귀족들이고 귀족에 대한 평가의 글을 자신들이 적어 놓았으니 모순적인 글들이 많았다. "정말 고맙습니다. 저를 대접하는 곳은 역시 이곳밖에 없군요." "별말씀을 하십니다." 내가 귀족에게 초대되는 경우는 포르난도 가문 뿐이다. 얼마전에는 라이딘의 유명한 귀족의 가문들이 나를 고발했던 사건이 있었는데 그 이유가 귀족이 장사를 하여 명예를 더럽힌다는 것이다. 귀족들은 나를 몰아내기 위해 황궁에 고발장을 제출하였다. 하지만 황궁에서는 나를 위해 군대까지 파견하여 고발장을 제출한 귀족들에게 겁을주어 다시는 그러지 못하도록 하였다. 항상 귀족들의 건의를 수용하며 관대한 처리를 하는 황궁에서 그렇게 한 것을 지켜보며 다른 귀족들은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다시는 나의 일을 가지고 왈가불가 하지 않았다. 사실 내가 판매한 나뭇잎 스크롤 때문에 황궁에서 나의 편을 들어주었지만 다른 귀족들은 모두들 황궁에서 강하게 나오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고발장 사건 이후로 종이장사를 하며 부를 축적하는 내게 욕을 하는 귀족은 없었다. 하지만 귀족들의 대부분은 내가 장사하는 것에 대해서 싫어하고 있었으며 아무도 나를 귀족들의 행사에 초대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나와같이 귀족으로 신분이 상승되어 영지를 운영하여 성공하면 친분을 위해 여기저기 초청이 들어와야 정상이지만 내가 성공한 이유가 장사에 있기 때문에 친해지려는 귀족이 없었다. 나의 영지에 생활하는 귀족들은 제외하고 말이다. 저녁식사는 매우 크게 치루어졌다. 클러스씨의 가족들이 모인 식사가 아니라 포르난도 가문의 중요한 사람들만이 모여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나의 종이공장에 대한 주제로 이루어져 내가 주로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다보니 식사는 매우 길어졌고 밤늦게 포르난도 가문의 손님건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노예들은 내가 식사하는 사실을 통보받고 자신들도 스스로 식사를 해결하였다. 스스로 판단하고 식사까지 하는 것을보니 그 동안에 교육한 보람이 있다. 만약 예전 같았으면 노예들은 나를 기다리며 쫄쫄 굶고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 이런 경우가 생기면 오늘처럼 식사해결을 하도록 해라. 그리고 모두 기다릴 필요없이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자고 있었으면 더욱 좋았을텐데 말이야. 기억하고 있도록 해." "알겠습니다. 주인님. 다음부터는 그렇게 하겠습니다." 피엔이 내게 대답하고 다른 노예들은 마법주머니에서 이불을 꺼내 바닥에 자리를 마련하였다. 노예들은 자신의 마법주머니에 여행을 대비해 충분한 옷과 음식 그리고 이불까지 가지고 다녔다. 방에는 나를 위한 큰 침대가 있었고 노예들을 위한 자리는 없었다. 그래서 노예들은 바닥에서 자려고 잠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나는 노예들의 분주한 모습을 무시하고 넓고 아늑한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잠시후에 레이니가 옷을 벗고 침대로 올라왔다. .......... "형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포카드는 자신의 형인 클러스에게 말했다. 이곳은 가문의 대표인 클러스가 일하는 서재이다. 하지만 지금은 포르난도 가문에 발언권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중대한 회의를 하고 있었다. "불가능한 일이야. 다른 방법을 찾아야 되겠어." "형님 저희 가문이 종이를 생산하는 기술만 알게되면 지금처럼 초라하게 살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니 어떻게든 알아내야 합니다." 포카드는 모여있는 포르난도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포카드는 라이딘에서 칼루이 영지로 정착하는 것을 가장 앞장서서 반대하던 사람이었다. 후에 텔레포트 마법진을 설치한다는 것 때문에 다시금 정착하는 일을 빠르게 추진한 사람이다. 항상 모든 일에 앞장서서 밀고나가는 성격이라 포르난도 사람들은 포카드를 상당히 인정하고 있다. 포르난도 가문의 모든 중대한 일들은 클러스가 결정하고 동생인 포카드가 앞장서서 해결하고 처리해왔다. "너도 알다시피 종이를 직접적으로 생산하는 곳은 노예들만이 출입하도록 했더구나. 노예들도 영주의 지시로 다른 사람을 절대 들여보내지 않는다. 나름대로 조사해 보니 종이를 생산하는 것은 노예들만이 다룰수 있도록 가르친 것 같다. 그러니 그 어떤 방법도 없으니 포기해야 될 듯 싶다." "하지만 형님 너무 억울합니다. 우리 가문이 크게 발전할 수 있는 것이 눈앞에 있는데 손도 못대고 있으니 말이죠. 8서클 마법사만 아니라면 죽이고 훔쳐버리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포카드는 주먹을 불끈쥐고 강인한 표정을 떠올렸다. "포카드! 그런 소리는 하지도 말아라. 말조심해라. 설사 영주를 죽인다고 해도 다른 귀족들이 가만히 있을것 같으냐? 라이아에 있는 모든 귀족들이 영주의 종이공장을 빼앗으려 할 것이다. 어쩌면 황궁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겠지. 너도 알다시피 얼마전 칼루이 영주를 혼내주려던 사람들이 반역죄로 크게 당할번 하지 않았느냐. 함부로 행동하지 말도록 해라. 알겠느냐?" "죄송합니다. 형님. 하지만 너무나도 기회가 아까워서 그렇습니다." 서재에 모인 모든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은 클러스와 포카드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동조하였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일이지만 가문을 위해서라면 그정도는 희생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들이다. 만약 영주가 8서클 마법사가 아닌 일반 귀족이었다면 큰일도 저지를 사람들인 것이다. 아마도 라이아에 어느 귀족도 종이공장을 눈앞에 두고 생활한다면 한 번쯤 가져볼 생각들이다. 어느누가 욕심이 들지 않겠느냔 말이다. "제게 좋은 생각이 있는데 들어보시겠습니까?" 포르난도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아쉬움을 표명하며 한탄하고 있을 때 구엔 포르난도가 말했다. 구엔은 클러스의 사촌 여동생으로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나지 못해 지금까지 혼자서 지내왔다. 몰락 귀족이라 다른 귀족들이 구엔을 원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고 평민과 결혼할 수 없기에 서른 여섯살이 되도록 혼자 지내왔다. 그런 안타까움 때문인지 몰라도 구엔의 발언권은 강한 편이다. "무슨 방법이 있느냐?" "구엔 어서 말해보거라." 클러스와 포카드가 구엔의 말을 듣고 재촉했다. 구엔은 언제나 조용하지만 말 한마디를 하면 좋은 해결책을 제시하는 동생이다. 시집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구엔이 서른살을 넘기면서 가문에서도 포기한 일이다. "그 어떤 방법을 사용해도 영주의 종이공장을 빼앗기는 불가능합니다. 영주를 죽이려는 방법도 정당하지 못할 뿐더러 잘못하면 반역죄로 포르난도 가문이 라이아에서 사라질 수도 있지요. 정당한 방법으로 황궁이나 다른 귀족들의 눈치볼 필요없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니 그게 정말이냐? 얼른 말해보거라." 포카드가 느린 구엔의 말을 답답하게 느꼈는지 큰 목소리로 재촉했다.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구엔의 말에 집중하였다. 구엔은 가문의 사람들을 둘러보고는 말을 하였다. "결혼이지요." "결혼이라니? 그게 다냐? 무슨 말이냐?" 구엔의 말에 클러스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반문했다.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구엔의 말을 집중하였는데 정작 구엔의 말은 간단했다. 가문의 사람들중에 항상 냉정함을 유지하던 나이많은 분들도 어의없어 하였다. "제 말을 끝까지 들어보세요. 칼루이 영주는 여자 노예 여섯 명과 칼루이 숲에서 살고 있습니다. 항상 텔레포트로 이동하기 때문에 습격하여 죽이는 것조차 불가능하죠. 하지만 저희 가문의 여자와 결혼시키면 그것이 가능하죠. 설사 죽이지 않는다해도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다면 그 가문은 저희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다음 대에서 저희 가문은 라이아에서 가장 큰 귀족가문이 되는 것이죠." "아니 그런 방법이 있었다니..." "정말 그렇군." "구엔 정말 대단해." 가문의 사람들은 구엔의 말을 듣고 그 뜻에 동조하였다. 영주를 죽이지 않고도 결혼만 시킨다면 다음대에서 영주의 종이공장을 비롯해 모든 재산은 포르난도 가문으로 귀속될 것이다. 그리고 영주가 전쟁이나 귀족의 권력들에 의해서 휘둘려지면 일찍 죽는 경우도 상상할 수 있다. 영주를 죽이는 것에 찜찜해 하던 가문의 사람들도 구엔의 말을 듣고 즐거워 하였다. 포르난도 가문은 몰락 귀족의 가문이라 종이공장의 가치를 자세히 알고있다. 다른 귀족들은 넓은 영지의 농경지를 평민들이나 노예들을 시켜 경작하고 그것에서 대부분 돈을 벌고 있다. 하지만 온갖 고생을 경험한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은 상인계층이 얼마나 부자인지 알고 있다. 다른 귀족들은 그저 종이 생산으로 얼마나 돈을 벌까하고 생각하며 무시하지만 이들은 다른 귀족들과 생각하는 차원이 다르다. "우리 가문의 여자가 영주와 결혼한다면 여러가지로 도와주겠지. 더욱이 2세까지 태어난다면 이곳은 우리의 영지나 다름이 없을거야." 포카드는 벌써부터 행복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가장 큰 문제점을 모르는군요. 이것도 쉬운 일이 아님을 알아야 해요." 구엔은 즐거워하는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에게 말했다. 또다시 사람들은 구엔을 쳐다보며 이야기를 집중하였다. 언제나 말을 아끼는 구엔이 말을 꺼낼 때마다 엄청난 말이 튀어나오니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가문에는 칼루이 영주가 좋아할 만한 여자가 없는게 문제에요. 늙은 제가 시집을 갈까요? 그나마 가장 낳은 인물이 에이미지만 그 애는 25살이 되어 결혼시기가 늦은 여자에요." "정말 그렇군. 우리 가문에는 결혼에 적합한 여자가 없었어." "아쉽군. 정말 아쉬워. 정당한 방법을 찾았는데 허허" 모두들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 구엔의 말에 온갖 희망에 부풀었다가 이제는 풀이죽어 곧 죽을 것만 같은 사람들이다. 차라리 몰랐다면 이런 기분이 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문의 사람들은 그런 좋은생각을 말했던 구엔이 얄미웠다. 해결책도 말했다면 좋았을텐데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포르난도 가문에서 영주에게 결혼신청을 할만한 여자는 없었다. "똑똑똑" 중대한 회의중에 에이미 포르난도가 서재로 들어왔다. 스물 다섯살인 그녀는 결혼시기를 놓친 여자이다. 더욱이 아름답기까지 해서 사람들은 속으로 그녀가 다섯 살만 적었으면 하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에이미 포르난도를 칼루이 영주에게 결혼신청이라도 했을 것이다. 결혼시기를 지난 여자로 결혼신청을 한다면 그것은 귀족에 대한 멸시에 속하기 때문에 누구도 사용하지 않는다. 가끔 권력이 막강한 가문에서 권력이 약한 가문에 시기지난 여자를 시집보낼 때 사용하긴 했다. "아버지 밖에서 회의내용을 들었습니다." 에이미가 구엔을 쳐다보자 구엔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에이미는 자신의 아버지인 클러스에게 말을 꺼냈다. "가문의 중대한 일을 결정하는 자리이니 너는 밖에 나가있거라." 가문의 회의는 최소한 가문에 중대한 역할을 했거나 나이가 어느정도 되어야 참가할 수 있다. 에이미가 가문을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그렇다고 이런 회의에 참석하여 의견을 내놓을 정도는 아닌 것이다. "제게 해결책이 있으니 제 말을 들어주세요." "그것이 정말이냐? 어서 말해보아라." 에이미를 쫓아내려던 클러스는 자신의 딸이 방법이 있다고 말하자 기뻐하였다. 갑자기 이야기의 중심이 구엔에서 에이미로 바뀌었다. 하지만 구엔만은 에이미를 다른사람과는 다르게 슬픈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제가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영주와 결혼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 그렇게 알고 계세요. 제가 지금까지 내 입으로 말한 것을 실패한 적이 없음을 생각해 주세요. 다른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게 무슨말이냐?" 클러스씨가 자신의 딸에게 다그쳤지만 에이미는 그저 뒤돌아서서 서재를 나가버렸다. 포카드가 에이미를 붙잡으려고 했지만 구엔이 그것을 말렸다. "아직도 모르시겠어요?" 에이미의 말을 듣고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자 구엔이 말을 꺼냈다. 구엔은 슬픈 눈빛으로 사람들을 둘러보며 계속 말을 이었다. "에이미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생각해 보세요. 클러스 오빠나 포카드 오빠처럼 큰일을 한 것은 아니지만 에이미는 가문을 위해서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모든 것을 받쳐 일해왔습니다. 그것 때문에 시집까지 가지 못했구요. 그런 아이가 방금 회의내용을 듣고 이곳에 들어와 말했던 이야기를 생각해 보세요. 그 아이가 과연 어떻게 행동할까요?" 구엔의 말을 듣고 사람들은 에이미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언제나 가문을 위해 일했던 귀엽고 아름다운 에이미였다. 지금은 성숙해서 스물 다섯이 되었지만 예전에는 언제나 밝은 웃으며 가문을 빛내던 아이였다. "에이미야" 클러스씨는 갑자기 밖으로 자신의 딸을 부르며 뛰쳐나갔다. 가문의 사람들도 에이미에 대해서 천천히 생각하자 의문이 풀렸다. 에이미는 가문을 위해서 생활해왔고 이제는 자신까지 희생하려는 것이다. 가능성은 희박하겠지만 그 작은 희망에라도 매달리려는 것이다. 중대한 회의를 하는 포르난도 가문의 서재 분위기는 슬퍼졌고 하나 둘 서재를 떠났다. 하지만 구엔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채 생각에 빠졌다. '나는 에이미가 들어오는 시간을 이용해서 말을 꺼냈다. 에이미도 내 뜻을 알고 그런 결정을 내렸으니 이 모든 책임이 내게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가문의 사람들도 정말 이중적이군. 방금전까지는 영주를 죽이겠다고 하더니 이제는 에이미를 생각하며 슬퍼하지를 않나. 후훗 이중에서 내가 가장 나쁜 사람이겠지?' 구엔은 서재에 혼자남아 여러가지 생각을 하였다. 방금전까지 이곳에서 영주의 살인공모를 했었고 방법을 찾지 못해 포기했다. 그리고 가문의 이득을 위해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 없이 여러가지 방법들을 모색하였다. 실행하지 못했지만 저지른 것과 마찬가지다. 구엔은 저녁을 먹고 오랜동안 회의에 참석하였고 이제는 홀로 남아 날이 밝아오도록 서재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결국 아침햇살이 서재에 들어오는 것을 느끼고 휴식을 하기 위해 자신의 거처로 돌아갔다. 포르난도 가문의 밤샘 회의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칼루이 영주의 수명이 최소 500년이고 영주 자신도 과연 죽는 것이 가능한지 고민하는 것을 알았다면 과연 어떻게 행동했을까. 이 시간에 칼루이 영주는 레이니와 침대에서 행복한 잠을 자고 있었다. .......... "주인님 일어나세요." 뷰티가 나의 몸을 정신없이 흔들고 있다. 주인을 이런 식으로 깨우는 노예는 라이아에 있는 모든 노예를 찾아봐도 뷰티가 유일할 것이다. "뷰티야! 그만좀 흔들어. 무슨일인데 깨우고 그래?" 나는 침대에 누운채로 말했다. 노예들이 나를 깨울 때는 항상 그만한 이유가 있긴 하지만 행복한 아침을 자의가 아닌 타의로 시작한다는 것은 좋은 기분이 아니다. 더구나 단잠에 빠져 행복한 꿈을 꾸고 있을 때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포르난도 가문의 분들이 주인님과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어요." "뷰티야 예전에 말했었잖아. 내가 아침에 늦잠자면 식사초대 같은 것은 거절해야지." 나는 단잠을 깨운 뷰티가 얄미워 큰소리로 말했다. 노예들을 좀더 효율적으로 부려먹기 위해서 어떤 상황이 생겼을 때 그때마다 지시해 두었었다. 그중에 하나가 늦잠자고 있을 때 내게 용건이 있어 찾아오는 사람에게 나의 상황을 말해주어 거절하라고 가르쳤는데 지금의 상황은 무엇이란 말인가. "주인님 아아앙 잘못했어요." 뷰티는 나의 큰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더니 어깨를 움츠리고 울음을 터뜨렸다. 나의 잠을 깨워도 확실히 깨우는 뷰티가 정말 대단하게 생각되었다. "뷰티야 그만 울어." 나는 일단 시끄러운 뷰티를 진정시키기 위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훌쩍 훌쩍" 나의 말을 듣고 뷰티는 울음을 그치려고 노력하였다. 어느정도 울음이 그치자 밖에서 노예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왔다. 칼루이 숲에서 맹수를 마주쳐도 냉정했던 노예들이 이렇게 놀란듯이 방에 들어오는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6개월 동안 나와 지내면서 노예들이 울음을 터뜨린 경우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갑자기 몰려들어온 다섯 명의 노예들과 울고있는 뷰티를 바라보았다. 노예들은 나 때문에 눈치를 보며 뷰티를 함부로 위로해주거나 눈물을 닦아줄 수도 없었다. 주인이 하는 행동을 노예들이 저지한다는 것은 절대 있을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저 상황이 끝나면 뷰티를 데려가 진정시키려고 들어온 것이다. "딸꾹 딸꾹" 뷰티는 언니들과 내가 자신을 바라본다는 것을 알아채고 딸꾹질을 하기 시작했다. 딸국질은 평소 자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이 발생하면 저절로 나오는 신체현상이다. 노예들은 신분상 절대 놀라는 일이 없었지만 뷰티가 놀라는데는 이유가 있다. 그동안 자신이 의지하고 좋아하던 주인이 의외의 행동을 하였기 때문이다. 좀더 실질적인 원인은 뷰티가 노예의식이 부족해서 발생한 일이다. "혹시 뷰티가 포르난도 가문의 노예에게 말을 전할 때 들었던 사람 있어?" "제가 들었습니다." 지니가 내게 말했다. "무슨 말을 했었지?" "포르난도 가문의 분들이 아침식사를 주인님과 함께 하고 싶다고 전달했습니다. 그래서 뷰티는 주인님이 잠들었다고 말하고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그 노예가 가문의 분들이 주인님과 식사를 함께 하신다고 늦게까지도 기다린다고 하였습니다." 지니는 뷰티와 포르난도 가문의 노예와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하나도 빠짐없이 말했다. 지니의 말대로라면 내가 뷰티에게 큰 실수를 한 것이다. 뷰티는 예전에 내가 했던 말을 기억하고 나의 단잠을 깨우지 않기 위해 거절했는데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이 계속 기다린다고 했기 때문에 나를 깨운 것이다. '으이구 내가 잘못한 일이네.' 나는 뷰티에게 큰 소리로 말했던 것을 후회하였다. 지금까지 노예들과 지내오면서 가족같은 분위기가 이루어진 것은 대부분 뷰티의 활발한 성격 때문이었다. 감히 주인에게 의견을 건네지도 못했던 노예들이 이제는 자신이 하고싶은 말을 하기도 한다.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뷰티의 친언니인 베이지와 메이는 나를 불안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오래전 마법사에게 마법실험을 당하던 때를 생각하며 노예생활의 비참함이 다시 떠올랐을 것이다. 그때는 그것을 당연한 듯이 받아들였지만 6개월 지난 지금은 그때의 생활이 악몽같이 느껴진다. "뷰티는 여기 있고 모두 밖으로 나가 있어." "네, 주인님" 노예들은 밖으로 나갔고 방안에는 나와 뷰티만이 남았다. 뷰티의 딸꾹질 소리가 조용한 방안에 울리고 있었고 뷰티는 딸국질을 멈추려고 입을 틀어 막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딸꾹 딸꾹" "후후후" 나는 뷰티를 어떻게 달래야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계속해서 뷰티가 딸꾹질을 하고 있자 웃음이 나왔다. 뷰티의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되었고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지만 딸꾹질은 멈추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웃음을 참는 일은 보통이 아니다. "앗! 멈췄네" 내가 딸꾹질 하는 뷰티를 바라보고 웃음을 터뜨리자 딸꾹질 소리가 멈췄다. 내가 웃자 뷰티의 심신이 안정되어 딸꾹질이 멈춘 것이다. 뷰티가 진정되자 나는 하고싶은 말을 하였다. "뷰티야. 미안해. 지니의 말을 듣고보니..." "주인님. 엉엉엉" 뷰티는 나의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내게 안겨 또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노예들이 처음에는 기계나 다름이 행동했지만 나와 지내면서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는데 뷰티의 변화는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감을 잡을수가 없다. 그저 뷰티의 정신연령이 높아져 다른 노예들처럼 변하길 바랄 뿐이다. 나는 뷰티를 진정시키고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이 식사하는 곳으로 향했다. 아마도 기다리지 못하고 모두들 식사를 하고 있을 것이다. 뷰티를 진정시키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흐른 것이다. "영주님 밤새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클러스씨가 배려해준 덕분에 편안했습니다." 나는 클러스씨의 인사에 답례하고는 의자에 앉았다. 식탁에는 음식이 차려져 있었지만 아무도 식사를 하지 않고 나를 기다렸던 것이다. "이거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식사를 하지 않으셨다니 말입니다." "별말씀을요. 어서 드세요." 클러스씨의 말에 나는 사양하지 않고 식사를 하였다. 칼루이 숲에서 노예들과 지내다보니 이런 다양한 음식을 먹기가 힘들다. 보통 아공간에 보관해둔 음식은 노예들이 요리가 실패하여 맛없을 때 꺼내어 먹는다. 나의 아공간에는 음식재료도 많지만 요리를 해둔 음식도 있다. 요리를 해둔 음식을 타임스탑(time stop) 마법을 사용하여 그 상태를 영원히 보존시킨 것이다. 타임스탑 마법이 9서클 마법이라 나만이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얼마전 아공간에 타임스탑으로 보존한 음식이 떨어졌기 때문에 음식을 귀하게 여기고 있다. "정말 맛있군요. 요리는 누가 하지요?" 나는 음식이 맛있어서 요리를 누가 했는지 궁금했다. "저희 가문에서 오랜동안 요리만을 해온 노예가 있지요. 특별히 노예들 몇명에게 대대로 요리방법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요리는 하루이틀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10년 이상을 배워야 하는 것이니까요." "그렇군요. 노예가 많으니까 가능한 일이겠네요. 제게도 요리를 잘하는 노예가 있으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제 노예들은 모두들 요리를 못하거든요." 솔직한 마음은 포르난도 가문에서 요리를 하는 노예를 구입하고만 싶었다. 하지만 아무리 욕심을 위해 남을 배려하지 않는 나지만 몰상식한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방법으로도 해결방법은 있으니 말이다. 라이딘의 큰 식당에 가서 하루동안 모든 요리를 아공간에 마법을 걸고 집어넣으면 엄청난 분량이 될 것이다. 수도인 라이딘에는 하루에 300명 이상의 손님을 받는 식당이 여러곳 있다. "라이딘으로 거처를 옮기시면 쉽게 해결될 것 같은데요. 종이상점 운영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라이딘에서 지내시면 그곳에 있는 귀족들의 전용 식당을 이용할 수도 있구요. 굳이 숲속에서 쓸쓸히 지내실 필요가 있을까요?" 클러스씨가 내게 라이딘에서 생활할 것을 부축였다. 클러스씨는 내가 노예들과 숲속에서 지내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나같은 경우는 포르난도 가문처럼 식구가 많아서 대화상대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귀족들은 무식한 노예들과 대화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숲속에서 노예들과 지낸다 하여도 혼자 지내는 것이나 다름없다. "마법을 수련하기 위해서 숲속에서 혼자 지내는 것이지 별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그렇군요. 마법사분들에게는 마법수련 보다도 중요한 것은 없으니까요." 클러스씨가 나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마법사에게 마법수련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나는 식사를 하면서 클러스씨와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어디 아프신가요? 다들 안색이 좋지를 않네요." 식사를 마쳤을 때에 나는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이 일어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무척 피곤한 모습이었고 눈은 충혈되어 있었다. 한 사람이 아닌 식사를 했던 모든 사람들의 증세가 비슷하자 클러스씨에게 말한 것이다. "아... 아닙니다. 그것이... 밤늦게까지 가문의 중대한 사항을 논의했거든요." 클러스씨는 나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말을 더듬었다. "그래서 그런 것이군요. 난 모두들 안색이 좋지 않아보여 병에 걸렸는줄 알았습니다." "하하 걱정해주시니 고맙습니다." 클러스씨는 어색한 표정으로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클러스씨가 매우 피곤해 보여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지 못하였다. '이상하네' 곰곰히 생각해보니 오늘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이 무엇인가 이상했다. 클러스씨를 비롯해 모든 사람들이 식사를 하며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곤란한 질문 같아서 직접적으로 물어보진 못했지만 클러스씨가 말까지 더듬는 것을 보니 내가 참견할 사항은 아닌 것 같았다. '나중에 무슨일이었는지 물어봐야지.' 나는 포르난도 가문을 난처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나중에 물어보리라 생각했다. 귀족들은 명예를 중시하기 때문에 곤란한 일이 발생해도 함부러 참견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 내가 아침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오니 노예들은 방안에 앉아 이야기를하고 있었다. "주인님 준비되었습니다." 피엔이 가장 먼저 일어나 내게 말했다. 피엔은 다른 노예들과 다르게 무슨 일을 하고있던지 그것에 빠져있지 않는다. 노예생활을 오래하여 그 습관이 몸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다. 피엔의 습관으로 인해 내가 여러가지 편하게 지내고 있지만 피엔 본인으로서는 슬픈 일이다. 서른 살이면 가치관과 습관을 고치기엔 늦은 시기이니 내가 도와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집이 아니라 라이딘으로 갈테니 그렇게 알고 있어라. 라이딘에서는 잠시 머무르면서 할일이 있다." "알겠습니다. 주인님." 나는 노예들에게 행선지를 알리고 방을 나섰다. 어제부터 노예들과 함께 다니자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났다. 처음에는 끔찍한 모습을 한 노예들이 나의 뒤를 따라왔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상적인 모습으로 나의 뒤를 따르고 있으니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영주님 잠시만요." 내가 포르난도 가문을 나가려고 하자 저택의 안쪽에서 에이미씨가 내게 달려오며 소리쳤다.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에이미씨가 가까이 다가오길 기다렸다. "후우 후우 후우 실례되지 않는다면 어디로 가시는지 물어도 될까요?" 에이미씨는 내 앞으로 다가와 거침 숨소리를 내며 말했다. "라이딘으로 가서 잠시 머무르려고 합니다. 해결할 일이 있거든요." 라이딘으로 가는게 중요한 사항은 아니었기에 곧바로 대답해주었다. "잘되었네요. 저도 라이딘에 볼일이 있어서 그러는데 같이 따라가도 될까요?" "불편할텐데 괜찮으시겠어요?" 에이미씨가 나를 따라온다고 하자 나는 허락하였다.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이 나의 영지에 정착한 것은 서로 이득을 위해서 거래한 사항이다. 그 대가로 나는 노예 50여명을 쉽게 구입할 수 있었다. 포르난도 가문도 이득을 위해서 거래를 했겠지만 나는 약간 빚진 기분이다. 그래서 에이미씨를 돕기로 생각하고 동행에 허락한 것이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제 노예가 짐을 가지고 올 것입니다." 에이미씨의 말이 끝나자마자 여자 노예가 등에 짐을 메고서 다가왔다. 여자로서는 상당히 큰 신체를 가지고 있는 노예였다. "제가 특별히 아끼는 노예인 시연이지요. 여자치고 힘도 강해서 여러모로 유용하지요." "그런가요? 대단하네요." 에이미씨는 자신의 노예인 시연을 자랑했다. 내가 보아도 시연은 노예로서는 상당히 좋은 신체이다. 힘도 강해 보이고 얼굴도 그럭저럭 괜찮았다. 귀족들은 언제나 자신의 시종을 데리고 다닌다. 에이미씨도 시연을 데리고 나를 따라올 생각인 것이다. '여자들밖에 없군.' 나의 일행의 성비는 상당히 불균형하다. 남자 한 명과 여자 여덟 명이 일행이니 사람들에게 구경거리가 되기엔 안성맞춤이다. 더욱이 나는 귀족인데도 불구하고 옷차림이 평민과 비슷하였고 귀족 특유의 자존심이 담긴 눈빛도 아니다. 그러니 누군가 바라본다면 귀족 아가씨를 남자 한 명과 여자 일곱이 시중드는 것으로 착각할 것이다. "그럼 앞장서지요." 나는 앞으로 걸으면서 텔레포트 마법진의 건물로 향했다. 주위의 건물이나 집들과 다르게 울타리가 멋지게 돌로 이루어져 있어 누구나 찾아가기 쉬운 건물이다. 텔레포트 마법진을 내가 그린후 곧바로 라이딘으로 갈수도 있지만 코앞에 텔레포트 마법진을 두고서 그러기가 싫어서 온 것이다. "어서오십시요. 기루님." 페이그와 토플러가 나를 보고 반가워하며 말했다. 페이그와 토플러는 마법사로서 나를 생각하기 때문에 영주라고 부르지 않는다. "얼마 전에도 다녀가시더니 또 오셨군요. 요즘 자주 뵙네요." "하하 그때 라이딘에 가서 볼일을 끝까지 보지 못했거든. 그리고 새로운 볼일이 있어서 말이야." 나는 페이그와 토플러에게 말하고 뒤에 있는 에이미씨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페이그와 토플러는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과 많이 알고지내는 편인데 서로 모르는 것 같아서였다. "이분이 에이미씨인가 보군요. 클러스씨에게 따님이 계신다는 말은 들었는데 처음 뵙는군요. 6개월 라이딘에 가보시지 않으셨죠?" "네, 오랜만에 가보려고 합니다. 페이그씨와 토플러씨 이야기는 아버지에게 많이 들었습니다. 저희 가문의 분들이 라이딘에 자주 외출하다보니 항상 만나보시겠군요." 에이미씨는 페이그와 토플러에게 감사의 말을 하였다.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은 라이딘으로 언제나 외출할 수 있어서 페이그와 토플러를 매우 친근하게 대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내게 감사해야 하지만 텔레포트 마법진을 운영하는 것은 페이그와 토플러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언제나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하는 것에 더욱 민감한 법이다. "그럼 모두 마법진에 서주세요." 페이그와 토플러는 우리 일행을 모두 마법진 위로 안내하였다. "텔레포트" 페이그와 토플러가 마법진에 마나를 주입하며 마법어를 외치자 우리 일행들은 나의 종이상점에 있는 마법진으로 이동되어 왔다. "기루님 어서오세요." 피드미씨가 마법진에 서있는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뒤에있는 에이미씨를 바라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동안 종이상점의 마법진을 통해 포르난도 귀족들이 많이 드나들었다. 그런데 한 번도 본적이 없는 귀족 차림의 아가씨를 보자 놀랐던 것이다. "피드미씨 자주 뵙게 되네요. 그리고 이분은 포르난도 가문의 에이미 포르난도입니다." 나는 피드미씨가 에이미씨를 보고 놀라자 소개해 주었다. 여자가 자신의 이름을 밝히는 것은 좀 무리라 생각하여 나서서 말해준 것이다. "이거 반갑습니다. 포르난도 가문의 분들에게 이름은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 피드미씨는 에이미씨에게 반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은 텔레포트 마법진을 이용할 때마다 마법사에게 매우 고마워했다. 그냥 이용해도 될텐데 굳이 고마움까지 표시하니 친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기루님 무슨일로 방문하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오늘은 종이상점을 찾아온 것이 아니라 다른 볼일이 있어 라이딘에 오려고 마법진을 이용한 거에요. 라이딘에 있는 여관겸 식당에서 한 동안 머물면서 해야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런데 카이란씨는 어디 가셨나요?" 나는 종이상점을 위해 항상 헌신적인 카이란씨의 안부를 물었다. "형님은 종이상점의 중요한 처리사항이 있어 외출하셨기 때문에 오후에나 들어오십니다. 그런데 이곳에 머물지 않으시고 여관에서 지내실 필요가 있나요?" "라이딘에 있는 여관겸 식당에서 꼭 해결할 일이 있어서 어쩔수 없네요. 카이란씨에게는 안부좀 전해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형님께서 상당히 섭섭하게 생각할텐데요." 피드미씨는 카이란씨가 어떻게 반응할지 내게 말해 주었다. 하지만 내가 종이상점을 방문한 것은 마법진이 이곳으로 연결되어 있어서일 뿐이다. "카이란씨에게 다음에 찾아뵙겠다고 전해주세요." "네, 기루님" 나는 피드미씨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종이상점에서 나왔다. 에이미씨는 자신이 살던 저택이 모두 고쳐져 종이상점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신기한지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다른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들 알고 있지만 에이미씨는 지난 6개월 동안 한 번도 라이딘을 오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 구경하는 것이다. 에이미씨는 포르난도 가문이 나의 영지에 정착하면서 저택에서 조용히 지냈었다. "에이미씨는 라이딘에 어떤 볼일이 있으신거죠?" "아... 그것이... 그러니까..." 에이미씨는 나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고 허둥대었다. 아무생각 없이 던진 말이었는데 에이미씨가 말까지 더듬는 반응을 보이자 나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아침식사 시간에도 포르난도 사람들이 이상했는데 에이미씨까지 그러니 말이다. "저는 한동안 머무를 것이기 때문에 여관으로 갈 생각입니다. 에이미씨는 어떻게 하실건가요?" "영주님의 영지에 정착하고 처음 오는 라이딘이라 저도 머무르면서 마음껏 구경해야겠네요. 저도 영주님과 같은 곳에 머무르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저 혼자뿐이라 위험할 것 같아서요." 에이미씨가 나와 같은 곳에 머무른다고 말했다. 라이딘이라 해도 여관은 귀족이 혼자 머무르기에는 위험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생각하였다. 귀족들은 외출시에 언제나 기사들을 대동하고 다니는 것이 보통인데 포르난도 가문에는 기사를 보유할 재력과 능력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평민들이 귀족들을 함부로 하지는 않는다. 귀족들에게 약간의 죄만 저지르면 자신의 생명이 죽음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라이딘까지 오셨는데 제가 여관에 있을 때 만큼은 곤란한 일을 겪지 않도록 도와드리지요. 어려운 일이 있으면 말씀만 하세요." "괜찮습니다. 같은 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될 것 같네요." 에이미씨는 내게 고맙다는 말을 하였다. 나는 일행들을 데리고 라이딘에서 큰 식당을 찾아다녔다. 라이딘은 크기에 비해 마차가 다니는 길을 매우 크게 만들어 놓았다. 마차가 나란히 세대가 지나가도 충분한 크기다. 이런 장점 때문에 식민지가 된 소국인데도 수도가 계속해서 발전하는 것이다. 교통이 원할하면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져 상업이 발달되고 여러가지 이득을 창출한다. 남자는 나 하나에 여자가 여덟이나 되는 우리 일행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주위에서 소근대는 소리가 귀로 들려왔지만 아무도 우리 일행을 직접적으로 쳐다보지 않았다. 그것은 에이미씨가 귀족 옷차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기 귀족 여자좀 봐. 귀족이 기사들도 없이 노예들만 데리고 다니네." "정말 그렇군. 기사가 없는 몰락귀족인가? 몰락귀족이라면 저렇게 노예들을 줄줄이 데리고 다니지 않는데 이상해." 지나가는 사람들이 소근대는 대화소리가 내게 들려왔다. 나는 환골탈태 이후부터 오감이 발달되어 여러가지 신체적 능력이 개방된 상태이다. 에이미씨도 처음에는 모르다가 사람들의 시선을 느꼈는지 부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하 우리가 특이한가 보군요." 나는 에이미씨의 당황스런 표정을 보고는 기분전환을 위해 말했다. "영주님의 옷차림이 평범하니 그렇지요. 지금 우리 모습은 내가 봐도 이상해요. 영주님을 제외하고 모두 여자이니 말이에요." "그렇군요. 빨리 쉴 곳을 찾아야겠네요." 나는 에이미씨와 노예들을 데리고 여관을 찾아 헤맸다. 곤란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조용한 여관을 찾아야 한다. 특별 계층만 이용하는 곳이 아닌 곳으로 말이다. 평민들만 이용하거나 아니면 귀족들만 이용하는 곳은 내게 곤란하다. 특히 귀족들만 이용하는 여관에서 지낸다면 불편한 사항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귀족들이 상업행위를 하는 나를 싫어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 곳이 좋겠군요." 나는 한 시간을 헤매고 적당한 곳을 찾아내었다. 라이딘의 외곽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적은 곳도 아니다. "라이딘에도 이렇게 조용한 곳이 있다니 좋은 곳이네요." "에이미씨도 마음에 드셨다니 그럼 함께 이곳에서 머물도록 하지요." 나는 노예들을 데리고 먼저 여관 안으로 들어갔다. 여관의 1층은 식당인지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대체적으로 라이아에 있는 여관은 두 가지의 유형이다. 여관과 주점을 하는 곳과 여관과 식당을 하는 곳이다. 주점을 겸하면 용병이나 상인들이 자주 드나들고 식당을 겸하면 평민들을 위주로 손님을 받는다. 내가 식당업을 겸하는 곳으로 들어온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어서오세요. 무슨 일로 오셨나요?" 여관에 들어가자 입구의 카운터에 있던 점원이 내게 인사를 하였다. 그리고 내 뒤에있는 노예들을 바라보았다. 여관의 카운터에 있는 점원은 대체적으로 눈썰미가 높아야만 한다. 적은 인원이면 식사만 하고 나가겠지만 나처럼 일행이 많으면 점원이 상당히 편의를 봐줘는게 보통이다. "이곳에서 몇일 머무르려고 하는데." "그러시군요. 방을 어떻게 배정해 드릴까요?" 점원은 나의 말을 듣고 빙그레 미소지었다. 일반적으로 여관겸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많은 봉급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오랜동안 머물면서 돈이 많다싶은 손님들은 약간의 돈을 찔러주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나와 노예 여섯 명이 한 방에서 머물렀으면 좋겠는데 그런 방이 있나?" "예? 노예요?" 점원은 나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하고는 시선을 아래로 옮겨 노예들의 손목을 바라보았다. 노예들의 왼손등에는 마법수식이 그려져 있어 주의깊게 바라보면 누구나 알아보기 쉽다. 점원은 나를 돈많은 상인으로 판단했는데 자신의 예상이 틀리자 놀란 것이다. 노예를 데리고 다니면서 이런 곳에 머무르는 사람은 몰락귀족밖에 없다. 몰락 귀족이 아니라면 기사를 대동하고 좋은 여관으로 갈테니 말이다. 가끔 상인이 노예 한 두명을 데리고 다니지만 여섯 명이라면 대상인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 "뭘 그렇게 쳐다보나? 일곱 명이 머무를 방이 있나? 없나?" "있습니다. 그런 방이 있긴 하지만 침대가 네 개 뿐이라서 말입니다." 점원은 나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그동안 카운터 점원은 경력이 많아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 겪은 일들로 치자면 지금 겪고 있는 상황은 놀랄 일도 아니다. "그냥 그곳을 쓰도록 하겠네." "알겠습니다. 3층의 오른쪽 끝방입니다." 나는 점원이 넘겨주는 커다란 열쇠를 받아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에이미씨도 두 명이 머무를 수 있는 곳으로 방을 잡았다. "에이미씨 그럼 라이딘에서 좋은 구경 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다른 볼일이 많아서 뵙기가 힘들 것 같네요." "그런가요? 실례되지 않는다면 무슨 볼일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나는 에이미씨의 말을 듣고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 말해주었다. "종이상점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노예를 구입하려고 합니다. 어렵겠지만 방법을 찾아봐야죠. 에이미씨의 아버지님인 클러스씨가 알려준 방법도 있지만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렇군요. 잘 되길 바래요. 그럼 저녁때 뵙도록 하죠." 에이미씨는 시연을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나도 노예들을 데리고 3층의 오른쪽 끝방으로 향했다. 방안으로 들어오자 약간 눈쌀이 찌푸려졌다. 깨끗할 줄 알았는데 약간의 먼지가 쌓여 있었다. 먼지만 없앤다면 상당히 넓고 아늑한 편이다. 아무래도 이곳은 평민들이 예약하기엔 무리가 있는 방이라 한 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 "이곳에서 머물러야 하니 깨끗히 치우도록 해라. 나는 볼일이 있어 잠시 후에 돌아오겠다." "네, 주인님" 나는 방에 쌓여있는 먼지가 마음에 들지않아 노예들에게 청소를 시키고 1층으로 내려왔다. 1층에는 25개의 탁자가 있는 아주 큰 식당이다. 아직 점심식사를 하기엔 이르기 때문에 손님이 없었다. "여관 주인을 만나고 싶은데 전해주겠니?" 여관 입구에서 나를 맞이했던 점원에게 다가가 말했다. 주인을 만나 부탁을 해야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기에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곳 주인이 몰락귀족이라면 함부로 말을 잘못하면 곤란한 일이 생길수도 있다. 이런 큰 여관을 운영하려면 몰락귀족 정도의 권력을 가지고 있거나 그것이 아니면 많은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평민 혹은 상인이라야 가능하다. "무슨 일로 그러십니까?" "네가 결정할 일이 아니니 주인에게 가서 기루 칼루이란 귀족이 찾아왔다고 전해라." 나의 말을 듣고 점원은 눈을 동그랗게 치켜뜨고 나를 쳐다보았다. "영...영주님이신가요? 저기...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당장 알리겠습니다." 점원은 말을 더듬으면서도 내게 할말을 모두 하고서 밖으로 나갔다. 여관 주인에게 알리기 위해서 뛰쳐나갔던 것이다. 여관에는 영지가 있는 귀족이 찾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부분 몰락 귀족이나 대상인만 찾아든다. 점원은 눈치가 빠른 것인지 내가 누군지 짐작한 것이다. 잠시 시간이 흐른뒤에 점원은 누군가를 데리고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이 여관을 운영하고 있는 부시라고 합니다." "반갑소. 조용히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시간을 내줄수 있겠오?" 나는 여관주인의 이름으로 그가 평민인 것을 알았다. 성이 없으면서 이렇게 여관까지 운영할 수 있는 계층은 평민이 유일하다. 나는 굳이 존칭을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어 편하게 말했다. "이쪽으로 가시지요. 제 방으로 안내하겠습니다." "고맙소." 부시는 나를 2층에 있는 큰 방으로 안내해 주었다. 방안은 먼지하나 없이 깨끗하고 누군가 매일 생활하는 방처럼 느껴졌다. "이곳은 제가 지내는 곳으로 조용합니다." "귀찮게 하여 미안하오. 점원에게 들어겠지만 나의 이름은 기루 칼루이라네." 나는 부시에게 이름을 말했다. 8서클의 마법사로 라이아에 이름이 알려졌고 종이를 판매하는 것으로도 내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부시는 점원의 말에 긴가민가 했다가 나의 입을 통해서 직접 확인하자 놀람을 감출 수 없었다. "아니 정말로 칼루이 영주님이십니까?" "내가 기루 칼루이가 맞네. 부탁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찾았네." 놀라고 있는 부시에게 내가 조용하게 말했다. 부시는 멍한 표정으로 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영지까지 있는 귀족이 자신에게 부탁할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말씀만 하십시요. 제가 할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돕겠습니다." 부시가 내게 말했다. 여관을 운영하면서 부시는 여러가지 고난을 겪었다. 평민이라 자신보다 높은 계층의 사람들이 여관에서 생활하고 돈을 지급하지도 않고 떠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고, 자신을 불러 별의별 것을 다 시키기도 한다. 그 때마다 꿋꿋히 참아내고 여관을 운영해 왔다. 만약 참지 못하고 귀족에게 대항했다면 아마도 자신은 여관을 운영하기는 커녕 살아있지도 못했을 것이다. 부시는 귀족인 내가 자신에게 부탁이라는 말을 꺼내자 또 무슨 일을 당할지 몰라 불안한 것이다. "이곳은 1층에 식당을 운영하더군. 이렇게 큰 곳이라면 뛰어난 요리사가 음식을 만들겠지?" "하하 물론입니다. 값비싼 음식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자부심이 있습니다." 부시는 약간 불안한 표정이면서도 자신의 여관 이야기를 꺼내자 어느정도 안정하며 말을 하였다. "자네도 알다시피 나는 영지는 숲밖에 없네. 그곳은 영지민이 많지 않기 때문에 뛰어난 요리사도 없을 뿐더러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이 없지. 그래서 자네 식당에서 음식을 구입해 갈 생각이네." "아니 음식을요?" 부시는 나의 말을 듣고 황당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의 생각은 요리된 음식을 아공간에 9서클의 타임스탑 마법을 이용해서 영구히 보관할 생각이다. 하지만 이것을 알수 없는 부시로서는 황당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다. "내가 마법사라는 것을 모르는가? 마법사는 음식을 얼려 계속 보관할 수도 있다네. 그리고 고위마법사는 아공간까지 가지고 있어 물건을 보관할 수도 있다네." "저도 들어보긴 했습니다. 그런 방법이면 되겠군요." 나는 부시가 마법에 대하여 모르지는 않을까 생각되어 자세히 설명하였다. 그리고 보관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음식을 마법으로 얼려버린다고 말했다. 내가 대외적으로는 8서클 마법사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9서클 마법인 타임스탑을 사용한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 좀더 자세히 이야기 하겠네. 내가 필요한 것은 일곱 사람이 최소 6개월 동안 먹을 음식이라네. 이곳 식당을 보니 하루에 300명의 손님까지도 받을 것 같은데 10일 고생하면 충분할 것 같군." "세상에... 그렇게나 많은 음식을 말입니까?" 부시는 내가 한말을 기억하며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10일 동안 계속해서 음식을 만든다면 3,000명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부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돈을 사용해도 그만큼의 음식재료를 구입할 수도 없다. 부시가 이런 걱정을 하는 것은 귀족들이 대부분 물품값에 대하여 후불로 지급하기 때문이다. 잘못되면 자신의 여관이 망하는 지름길인 것이다. "돈은 여기 미리 지급하겠네. 500포르니 세어보면 돼네. 부족하면 내게 말하게." 나는 아공간에서 500포르가 담긴 주머니를 꺼내어 부시의 앞에 내밀었다. 부시는 주머니를 받아들고 주머니를 열어 그 안을 들여다보았다. "허억..." 부시는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이 진짜인지 의심이 들었다. 자신이 라이딘에서 큰 여관업을 하고 있지만 500포르란 돈은 엄청난 거금이다. 1포르면 평민 150여명이 한끼를 해결한다. 여관업의 하루 매상이 3피르인 것을 감안한다면 거의 5년동안 고생하여 볼수 있는 돈이다. "음식에 필요한 재료비와 고용하는 점원들을 마음껏 쓰도록 하게. 그리고 10일 동안의 작업이 끝나면 자네에게 100포르를 지급하도록 하겠네." "그것이 정말이십니까?" 부시는 긴장하며 나의 이야기에 집중하였다. 100포르면 자신이 1년동안 여관을 열심히 운영했을 때 벌어들이는 이득이다.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는 가장 최고로 사용해 주게나. 돈 걱정은 말고 말일세. 일단 100포르는 자네가 갖고 나머지로 음식을 만들다가 부족하면 내게 다시 말하게나. 어떻게 하겠나?" "하겠습니다. 하고 말고요. 걱정 마십시요." 부시는 이것이 꿈이 아닌가 생각하며 이 기회를 놓치기 싫어 큰 소리로 대답했다. 선불로 지급하는 귀족이라 손해볼 이유가 없었다. 더욱이 부시는 내가 돈이 많은 귀족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종이의 판매에 대해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 말고 다른 부탁이 있네." "더 있습니까?" 부시는 내가 다른 부탁이 있다고 말하자 입만 벌리고 나를 쳐다보았다. 크게 놀랐는지 감탄사도 입에서 튀어나오지 않았다. 부시는 계속해서 식은땀을 흘리며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내게 여섯 명의 노예들이 있는데 음식 솜씨가 좋지가 않은 편이네. 제일 어린 노예를 제외하고 다른 다섯 노예들에게 요리를 가르쳐 주었으면 하네. 내가 아끼는 노예들이라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하고 말일세. 만약 노예들이 잘못 된다면 내가 가만있지는 않을 걸세." "예, 알겠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식당은 큰 편이라 요리사가 여러명 있으니 어렵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10일 동안에 요리실력을 높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부시는 나의 부탁을 듣고 약간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10일 동안 요리를 배운다고 해도 당장 실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요리실력이 높아지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조금이라도 낳아질까 싶어서 그러네." "걱정하지 마십시요. 최대한 많이 가르치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부시에게 여러가지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방을 나와 내가 예약했던 3층 끝방으로 향했다. 부시와 대화한 시간이 오래되어 점심때가 된 것이다. 방에 들어가자 노예들이 침대에 걸터앉아 있다가 나를 보고 일어났다. 먼지가 가득했던 방은 마법을 부린 것처럼 깨끗하게 변해 있었다. "깨끗히 청소했구나. 수고했다. 모두 따라오도록 해라." 나는 노예들을 데리고 1층으로 내려와 식탁에 앉았다. "할말이 있으니까 모두 앉아라." 노예들은 의자에 얌전히 앉아서 나를 바라보았다. 방안을 청소하는게 힘들었는지 간간히 얼굴에 땀이 보였다. "이곳에서 10일 정도 머무를 생각이다. 알다시피 너희들 요리솜씨가 좋지 않아 여관주인에게 요리를 가르쳐달라고 부탁해 두었다. 10일 동안 요리를 배울 테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라. 그리고 너희들의 신상을 부탁해 두었으니 아무도 함부로 대하지 않을것이다. 내말 알아듣겠니?" "알겠습니다. 주인님." "그리고 뷰티는 요리를 배울 필요 없다. 너는 그 시간에 방에서 2서클 마법수식을 공부하도록 해라. 다른 노예들은 잘하는데 너만 제일 뒤쳐졌으니 말이야. 알겠니?" "네, 주인님" 뷰티는 나의 말에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뷰티를 제외한 다섯 노예들은 10일 동안 힘든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요리를 배우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나는 점원에게 점심식사를 시키고 노예들과 함께 식사를하였다. 식당에 식사를 하러왔던 많은 사람들이 나와 노예들을 구경하였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영주님 이제 끝난 것인가요?" 부시는 바닥에 그려진 작은 마법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활성화만 시키면 완성이오. 이곳에 음식을 올려놓으면 나의 아공간으로 곧바로 이동되는 거요. 음식 이외의 것이 이동되지 않도록 조심하시오." "알겠습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군요. 이런 것을 처음 구경하는 거라서요." 나는 요리한 음식을 곧바로 나의 아공간으로 옮기는 번거로운 절차를 피하기 위해서 식당 바닥에 작은 텔레포트 마법진을 그렸다. 작은 텔레포트 마법진은 그 계산이 까다로워 만드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나는 영혼력에 깃든 생체컴퓨터 능력을 이용해 쉽게 만들수 있었다. "이제 마지막 단계를 해야하니 비키시오. 컨틴젼시!" "으악" 내가 6서클 컨틴젼시 마법으로 마법진을 활성화 시키자 부시를 비롯해 함께있던 요리사들까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엎드렸다. 마법을 실현할 때는 언제나 화려한 빛이 연출되는데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모두 일어나시오. 원래 약간의 빛은 발생하는 거요." "휴우 마법을 처음 경험하는 거라서 놀랐습니다." 부시가 가장 먼저 진정을 하고 일어나자 요리사들도 따라서 일어났다. "당신 저기에 접시를 가져오시오." "네, 알겠습니다." 나는 옆에서 지켜보던 요리사에게 심부름을 시켰다. 요리사는 내가 가르킨 접시를 가져왔고 접시에는 약간의 음식이 담겨져 있었다. 나는 접시를 바닥에 그려진 작은 마법진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3초도 지나지 않아 접시는 약간의 빛을 내며 사라졌다. "없어졌다!" "앗" 접시가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던 부시를 비롯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뒤로 한발짝 물러나며 신기해 하였다. 내가 설계한 텔레포트 마법진은 물체가 존재하면 자동으로 이동시켜준다. 잘못 사용하면 나의 아공간으로 엉뚱한 물건이 들어오겠지만 관리만 잘하면 아무문제 없다. "영주님의 아공간으로 이동된 것인가요?" 부시는 마법진을 그리기 전에 내가 했던 말을 기억하며 말했다. "그런 것이지. 모두들 음식 이외에는 올려놓지 않도록 조심해 주시요." "제가 철저히 교육시키겠습니다. 염려 놓으십시요." 부시가 나를 바라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부시로서는 100포르라는 거금이 달려있는 아주 중요한 일이다. 부시는 나에게 최고의 음식을 만들어주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였다. 음식을 만드는데 동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추가로 돈을 지급한다고 발표하여 요리사와 점원들의 사기를 높였고, 식당에 10일 동안 손님을 받지 않겠다고 하였다. 여관에 머물던 손님들에게는 숙식비를 모두 돌려주고 다른 곳으로 내쫓았다. 일부 손님들을 제외하고는 자신들이 사용한 돈을 돌려주어 기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럼 10일 동안 부탁하겠오." "걱정 마십시요." 나는 식당을 빠져나와 방으로 올라갔다. 방에서 노예들이 자신들의 마법주머니에서 물품을 꺼내고 있었다. 이불, 옷, 신발, 간식, 세면도구 등을 탁자에 올려놓고 사용하기 쉽도록 정리하고 있었다. '내일부터 해야겠군.' 노예들과 점심을 먹고 라이딘에서 볼일을 보려 했지만 식당에 음식을 이동시킬 작은 텔레포트 마법진을 만들고 사용방법을 설명하느라 시간이 많이 흘렀다. 사용법이라야 마법진위에 그냥 올려놓으면 되지만 그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한 것이다. 마법이라면 겁부터 먹는 평민들이기 때문이다. '케디네 재상님을 만나 노예를 대량으로 구입할 수 있는 것인지 상의하고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라이딘에 머무르는 귀족이나 노예상인들을 만나야겠군.' 나는 라이딘에 머무르면서 해야 할 일들을 정리했다. 가장 큰 목적은 노예를 구입하는 것이고 부차적인 것으로 영지민들 특히 농노를 구하는 것이다. 농업에 익숙한 농노라면 그곳 영주에게 부탁해서 나의 영지로 이주시켜 달라고 해야겠다. 물론 그만한 대가를 영주에게 지급해야겠지만 말이다. "모두들 쉬도록 해라. 뷰티 너는 이리 와라." 뷰티가 다가오자 나는 아공간에서 종이와 펜을 꺼내어 내밀었다. 뷰티는 종이와 펜을 받아들고 나를 바라보았다. "시간이 있으니 2서클 마법수식을 가르쳐 줄께. 여기 앉아." "네, 주인님" 나는 방에서 할일이 없어서 뷰티에게 마법수식을 가르치기로 하였다. 칼루이 숲의 집이었다면 의자에 앉아 책을 읽거나 공상을 하고 하겠지만 이곳은 숲처럼 편안함이 없다. 그렇다고 휴식을 하기 위해서 칼루이 숲의 집까지 텔레포트 하는 것도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어 결정한 것이다. "2서클 마법수식을 계산해 봐라.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지적할테니." 뷰티는 종이에 마법수식을 계산하기 시작했다. 노예들은 내가 가르쳐준 공식으로 마법수식을 배웠기 때문에 다른 마법사들보다 유리하게 마법을 배우고 있다. 특히 마법수식의 계산이 다른 마법사들보다 빨라 실력의 향상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마법사들에게 중요한 것은 마나의 양과 캐스팅 속도인데 앞으로 나의 노예들의 캐스팅 속도는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것이다. "뷰티야 계산하는 것을 모두 쓸 필요는 없어. 암산하면서 필요한 것만을 적으면서 계산해봐." 나는 뷰티에게 좀더 암산을 많이 하도록 주문했다. 2서클의 마법수식은 25가지인데 계속해서 계산하게 되면 나중에는 생각만으로도 마법수식의 결과가 떠오르게 된다. 그렇게 되면 간단한 마법어만 외쳐도 마법을 펼칠수가 있는 것이다. 뷰티에게 2서클 마법수식을 가르치는 동안 다른 노예들은 앉아서 마나수련을 하며 마나를 쌓고 있었다. 노예들은 2서클 마법수식을 완벽히 계산할 수는 있지만 마나 부족으로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언제나 마나수련을 틈틈히 하고 있다. 나는 노예들을 돕기위해 방안에 마나의 비율이 매우 높도록 하였다. 주위 마나를 끌어오면 문제가 생길 것 같아서 나의 신체에 있는 정제된 마나를 방안에 분포시킨 것이다. 이런 방법은 마나를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는 8서클 이상의 마법사만이 가능하다. "주인님 끝냈어요. 여기 확인해 주세요." 뷰티는 자신이 열심히 필기했던 종이를 내밀었다. 25가지의 마법수식을 계산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0분이었다. 나는 뷰티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뷰티가 계산한 마법수식을 살펴보았다. 생체컴퓨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혼력을 사용하여 뷰티가 계산한 마법수식을 종이를 받자마자 한 번 보는 것만으로 체크할 수 있었다. "녹(knock) 마법수식이 틀렸잖아. 나머지는 모두 맞았으니 잘한거야." "헤헤" 뷰티는 나의 말을 듣고 실실 웃어댔다. 얼마 전까지 항상 네 개 정도 틀렸지만 오늘은 한 개만 틀린 것이다. "뷰티야 잘했어. 좀더 연습하면 언니들처럼 생각만으로 계산할 수 있을거야." "네, 주인님. 열심히 할께요. 꼭 언니들처럼 할거에요." 뷰티는 나의 칭찬에 우쭐해져 말했다. 뷰티가 다른 노예들을 따라가기엔 무리가 많다. 정신집중도 떨어지는 편이고 정신연령도 낮으니 말이다. 물론 노력하면 언니들을 따라가겠지만 언니들은 뷰티보다 언제나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영원히 불가능할 것 같다. "너도 언니들처럼 마나수련을 해라." 나는 뷰티에게 마나수련을 지시하고 침대에 누워 노예들을 바라보았다. 언제나 나의 명령에 충실히 따르며 불만이 없다. 이곳 행성에서 혼자 지내는 것이 싫기도 하고 편안히 지내기 위해 노예를 구입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나와 대화를 즐길수 있는 사람도 필요한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노예들은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마나수련을 계속 하였다. 저녁시간이 되자 에이미씨가 놀란 모습으로 방으로 찾아왔다. 그녀는 6개월만에 라이딘을 방문하는 것이라 여자에게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느라 바쁘게 돌아다녔다. 장신구, 옷, 화장품 등 귀족의 여자들에게는 필요한 것이 많다. 여관에 방을 잡고 저녁이 되도록 라이딘에서 볼일을 보고 돌아오니 손님의 대부분이 없어진 것이다. 점원에게 물어 대략적인 설명을 듣고 내게 찾아온 것이다. "영주님 어떻게 된 일이죠? 왜 여관의 손님들을 내쫓으셨죠?" 에이미씨는 그 작은 입으로 빠르게 말했다. 그녀로서는 점원의 두서없는 이야기를 듣고는 대충 짐작을 했지만 자세한 것은 모른다. "후후 에이미씨 진정하세요. 사실은..." 나는 오늘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였다. 수많은 음식을 구입하기로 여관주인인 부시와 계약을 했고, 부시는 음식을 장만하기 위해 여관에 투숙한 대부분의 손님을 쫓아낸 것이다. 물론 투숙비를 돌려졌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 외에도 마법으로 음식을 보관한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모든 사실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었다. '에이미씨가 왜 이렇게 관심을 갖는 것이지?' 나는 내가 벌려놓은 일을 가지고 에이미씨가 너무나 자세히 묻자 그녀를 바라보았다. 내가 하려던 일은 그녀에게 이곳에 오기전에 미리 언질을 주었던 내용이다. 에이미씨는 똑똑하기 때문에 조금만 생각하면 알아차릴 수 있을텐데 요즘은 정신을 다른데 두고 다니는지 자주 허둥대는 모습을 내게 보인다. "그렇군요. 저는 여관에 들어오자 식당에 아무도 없어서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영주님 식사는 하셨나요?" "아직 못했습니다. 방금 노예들과 내려가서 먹으려고 했는데 에이미씨가 찾아온 거에요." 나는 에이미씨에게 오늘 벌어졌던 일을 설명하느라 제시간에 저녁식사를 하지 못해 너무나 배가 고팠다. 더구나 1층에서는 음식을 계속해서 만들고 있기 때문에 그 냄새가 여관 전체에 퍼지고 있다. 음식을 계속해서 만들어 텔레포트 마법진을 이용해 나의 아공간에 계속해서 음식을 보내오고 있다. 지금 식당은 전쟁터나 다름이 없다. 마나의 흐름을 느끼는 것으로도 아공간에 음식이 계속 이동되어 쌓이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아공간의 음식이 놓여질 장소에 미리 9서클의 타임스탑 마법을 실현시켜 놓았기 때문에 요리는 그 상태를 영구히 보존할 것이다. "저도 아직까지 저녁식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내려가서 함께 드시지요." "그럼 내려가죠." 나는 에이미씨와 1층에 내려와 점원을 불러 식사를 시켰다. 나의 노예 여섯 명과 에이미씨의 노예 시연은 다른 탁자에 앉도록 하였다. 나는 에이미씨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저녁을 들었다. 그녀는 내게 오늘 있었던 일을 재미있게 말해주어 나를 즐겁게 해주었다. 그동안 식사를 하며 이렇게 말을 많이 한 적은 없었다. 노예들은 나와 대화가 이어지지 않아 언제나 일방적인 나의 이야기로 변했기 때문이다. "영주님 실례되지 않는다면 물어볼 것이 있는데요." 에이미씨는 즐겁게 이야기를 하다 내게 말했다. "말씀해 보세요." "영주님은 왜 혼자 지내세요?" 에이미씨는 진지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나는 그동안 혼자 지내는 것에 고민을 한 적이 없다. 그것은 이곳 행성이 내가 살던 곳이 아니라 나를 이해해 줄 사람이 없는 것을 알고있기 때문이다. 평행우주 건너편의 31세기에 대해서 이해할 사람이 이곳에 존재할 가능성은 없다. 신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모를까 누가 나를 이해할 수 있을까 싶어서 혼자 지내는 것이다. 하지만 에이미씨에게 그렇게 말할 수는 없었다. "아직까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어요." "그렇군요. 영주님의 사랑이 빨리 찾아오길 바랄께요. 그런데 영주님은 어떤 여자를 좋아하세요?" 에이미씨는 나에게 생각하고 있는 이상형을 말해달라고 하였다. "별다른 것은 없고 저를 사랑해 주는 여자면 좋겠지요." "후훗" 에이미씨는 나의 단순한 말을 듣고 웃음을 터뜨렸다. 여러가지 원하는 여자의 이미지를 설명할 줄 알았는데 너무 평범하게 대답했기 때문이다. 내게 사랑하는 여인이 생기면 좋겠지만 없다해서 아쉬울 것도 없다. 어차피 나를 이해해줄 여자는 이 행성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신체적 욕망은 노예들로 해결하면 된다. "실례되는 질문이지만 에이미씨는 어떤 남자가 좋은가요?" "영주님도 아시다시피 저는 가문에 도움을 주려고 많은 노력을 했지요. 저를 사랑하는 사람은 있었지만 그 남자의 가문에서 결혼을 반대하더군요. 제가 마음은 없었지만 몰락귀족이라는 것 때문에 시집도 가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화가 나더군요. 가문의 가족분들이 모두 나서서 가문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영주님의 영지로 도피한 것이지요. 저는 저희 가문을 부흥시켜 주는 남자라면 누구라도 사랑해 주겠어요." 에이미씨는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자신의 가문을 부흥시켜주는 남자가 누구든 사랑해 주겠다니 무서운 이야기가 아닐수 없다. 가문의 대한 희생정신이 대단하여 그렇게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데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은 쉽지않은 일이다. "이런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네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시면 좋은 사랑이 나타날 거에요." "그럴까요?" 나름대로 좋은 말을 해주었지만 에이미씨는 시큰둥한 표정이었다. "그럼요." 나는 에이미씨와 늦게까지 대화를 나누고 헤어졌다. 에이미씨는 시연을 데리고 방으로 올라갔고 나도 노예들과 올라갔다. 내가 머무는 방에는 침대가 네 개라서 노예들과 자는데는 문제가 없다. 노예 한 명과 내가 한 침대를 사용하고 나머지 침대에서 두 명씩 자면 된다. 물론 하나의 침대에는 노예가 혼자 자게 되겠지만 말이다. "내일 아침부터 저녁 때까지 요리를 배우게 되겠지만 힘들어도 10일만 참으면 되니까 열심히 배우도록 해라. 알겠지?" "네, 주인님" 나는 노예들의 요리실력이 낳아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말했다. 노예들이 지금은 씩씩하게 대답은 했지만 하루만 지나면 그 고통을 철저히 느낄 것이다. 식당에서 일하는 요리사들이 남자인 이유는 요리 자체가 엄청난 노동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나의 노예들이 얼마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부시에게 나의 노예들이 요리 배우는 것을 견뎌내지 못한다면 알려달라고 했으니 걱정하지는 않는다. 부시는 나의 일에 모든 정성을 쏟고 있으니 나의 노예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보이며 보살필 것이다. "베이지 내려가라. 오늘은 피엔하고 지낼거야." 나는 베이지가 나의 침대로 올라오는 것을 밀어내고 피엔을 불렀다. 노예들 중에서 피엔하고 잠자리를 하는 것이 가장 마음이 편하고 안정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칼루이 숲이 아니라 편안하게 잠들고 싶었다. 나는 피엔과 깊은 사랑을 나누며 꿈에 나라로 향했다. ------ 나는 에이미씨와 아침식사를 하고 노예를 구입하기 위해 라이딘을 하루종일 헤매고 다녔다. 누군가 정보를 취급한다는 도둘길드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어 수소문하여 방문하기도 하였다. 도둑길드에서 오해를 받아 귀찮은 일에 휩싸일뻔 했지만 신분 때문에 사과도 받고 노예상인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도둑길드에서 내게 알려준 노예상인에 대한 정보는 다양했다. 귀족들에게만 노예를 파는 상인이 있는가하면 반대로 평민들이나 상인들과 거래하는 노예상인도 있다. 하지만 모두들 대량으로 노예를 거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대량으로 노예를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 뚜렷히 없자 나는 일단 노예상인들을 만나기로 하였다. "무슨 일이냐?" 나는 도둑길드에서 가르쳐준 노예상인의 집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입구에 서있던 경비가 나를 막아섰다. 집을 지키는 경비이지만 모습을 보아서는 용병인 것 같았다. "이곳에 볼일이 있어서 들어가는 것이니 비켜주시요." "허허 이놈아 이곳은 너같은 놈이 오는 것이 아니다. 노예를 판매하는 곳이란 말이다." 경비는 나의 말을 듣고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경비로서는 나의 옷차림을 보고 어의없어 하였다. 자신이 지키는 집은 노예를 판매하는 곳이며 귀족이거나 돈이 많은 평민이라야 출입할 수 있다. 괜히 노예를 구입하지도 않을 것이면서 구경하러 오는 놈들을 막는 것이 경비의 임무이다. 더욱이 경비라 하지만 이곳은 고용비를 많이 주는 곳이라 근무서다가 실수라도 하면 자신은 좋은 직업을 잃게 되는 것이다. "나는 노예를 구입하려는 사람이니 비켜 주시요." "야 이놈아. 지금의 네 모습을 봐라. 네가 돈이 있을 것 같으냐? 내가 바보인줄 아느냐?" 경비는 나름대로 조리있게 나의 모습을 설명하였다. 경비의 말은 조리있고 틀린 말이 아니다. 평민의 옷차림을 하고 노예를 구입하려고 들어오니 경비로서는 막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나는 주머니를 손에 넣고 아공간에서 포르동전을 한 주먹 쥐어서 꺼냈다. 그리고 주먹을 경비의 눈앞에 보여주었다. "이래도 못 믿겠나요?" "허억" 경비는 내 손에 놓인 포르동전을 보며 눈을 부릅떴다. 1포르면 자신이 30일을 일해야 받는 고용비에 해당한다. 손에 가득히 올려져있는 포르동전을 보자 경비는 몸이 동상처럼 굳어져 움직일 줄을 몰랐다. "그럼 열심히 하시요." 나는 경비의 어깨를 손으로 살짝 치고는 집으로 들어갔다. 집안은 다른 집들에 비해 깨끗하고 정리되어 있을 뿐 아니라 활력이 넘치는 모습이다. 사람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짐을 옮기고 있었고 그것을 지시하는 사람의 모습도 보였다. 나는 일하는 사람들을 한쪽에서 구경하는 사람에게 다가가 말했다. "실례하지만 말좀 물읍시다. 시얀이란 노예상인을 만나러 왔는데 어디로 가야하는지 아시나요?" "저기 보이는 건물로 들어가면 될거요." 나는 가르쳐 준 곳으로 걸어갔다.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게 많은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어서 시끌벅적 하였다. 시얀이란 노예상인의 집에 많은 상인들이 활기차게 움직이는 것을 보니 그 사람의 상술이 얼마나 높은지 알수 있었다. "무슨 일이요?" 내가 시얀이란 노예상인이 있다는 건물로 들어가자 검을 찬 경비가 나를 막아섰다. 두 명의 사람이 검을 차고 입구의 좌측과 우측을 막아선채로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었다. 사실 이곳은 시얀이 머무는 곳이라 경비가 항시 지키고 있는 장소이다. "노예를 구입하려고 찾아왔습니다." "잠시 기다려 주시요." 나와 대화를 하던 경비는 방안으로 들어갔다. 잠시후에 경비가 나와 나를 방안으로 안내해 주고는 나가버렸다. 방안에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 의자에 앉아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시얀이라고 합니다. 노예를 구입하려고 찾아왔다고 하였는데 맞나요?" "네, 그렇습니다. 저는 기루 칼루이라고 합니다." 나는 시얀에게 인사말을 하였다. 노예를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스럽게 말하였다. "혹시 종이상점을 운영하신다는 칼루이 영주님이십니까?" "맞습니다." 시얀은 내게 종이상점의 이야기를 꺼내며 나의 신분을 재차 물었다. 그로서는 평범한 옷차림으로 찾아온 사람이 귀족도 보통 귀족이 아닌 종이상점을 운영하는 영주라 놀란 것이다. 시얀은 노예를 거래하면서 자주 귀족들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상인들을 대접해주지 않는다. 단지 필요악인 존재라고 생각할 뿐이다. 상인들도 귀족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유일하게 상인들이 좋아하는 귀족이 있는데 그것이 나인 것이다. 귀족이 귀족이란 명예에 아랑곳 하지 않고 라이딘에서 큰 종이상점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칼루이 영주님을 뵙다니 영광입니다. 영주님이 운영하시는 종이상점을 모르는 상인들은 아무도 없을 거에요. 짧은 시간에 라이아 전체는 물론 카토루 제국에까지 종이를 판매하신 분을 뵙다니 말입니다." "영광이랄 것 까지야 아무튼 고맙습니다." 시얀은 나의 이름을 듣고 감격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지금까지 상인들이 나를 존경하는 것을 몰랐다. 하지만 상인들로서는 자신들이 하고있는 일들을 귀족도 하고있다는 생각을 하며 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더욱이 나의 종이상점 운영은 너무나 유명하여 라이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종이를 그렇게 깨끗하게 만들어 내시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곳 상인들중에 영주님의 종이를 구입하고 운반하여 다른 곳에서 판매하지 않아본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렇군요." 시얀은 종이상점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말했다. 나의 종이상점 이야기는 상인들에게 꿈을 현실로 바꾼 본보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의 영지가 숲 이외에는 쓸모없어 살기힘든 곳이란 것을 알고 있다. 그런 귀족이 종이상점을 열고 6개월이 지난 지금은 라이아 전체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없다. 귀족이긴 하지만 내가 벌인 사건은 상인들에게 꿈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인 것이다. "이런 제가 너무 들떠서 영주님의 말은 듣지도 않았네요. 죄송합니다." "아니 괜찮습니다. 상인분들이 저를 그렇게 생각하는지 몰랐네요. 그건 그렇고 제가 시얀씨를 찾은 것은 노예를 구입하기 위해서입니다." 나는 시얀씨에게 내가 들린 목적을 말하였다. 내가 영주이면서 노예가 50여명 밖에 없다는 이야기와 많은 노예들을 구입하고 싶다는 말을 하였다. 시얀씨는 나의 말을 듣고 곰곰히 생각하였다. 노예의 거래는 시얀씨로도 상당히 힘든 일이다. 시얀씨가 아무리 대상인이지만 노예를 수십명 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수십명의 노예를 구입할 자금도 없을 뿐더러 매우 위험한 일이다. 구입도중에 노예가 죽는다면 그 손해를 보상받을 곳도 없다. "영주님 노예를 상인들에게 하나씩 구입하는 것은 너무 많은 비용이 듭니다. 대량으로 구입하려고 해도 노예를 대량으로 판매하는 곳은 없습니다." "저는 노예를 꼭 구입해야 합니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나는 시얀씨에게 나의 절박한 상황을 이야기했다. 영지를 발전시켜야 하는데 일꾼이 없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대상인인 시얀씨에게도 뾰족한 대책이 없으면 다른 노예상인들도 방법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얼마전 포르난도 귀족들이 남은 노예들을 모두 구입해 갔습니다. 대상인이라 하여도 노예를 많이 구입할 여건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상인들은 그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노예를 한 두명씩 꼭 구입해서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포르난도 귀족들이 구입해 갔기 때문에 대부분의 노예상인들은 노예가 없습니다." "그럼 노예를 구입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인가요?" 나는 시얀씨의 말을 듣고 한숨이 나왔다. 혹시나 해서 마지막으로 구입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돈을 두 배로 지급하면 모를까 하늘이 무너져도 불가능합니다." "아니 돈을 두 배로 지급하면 노예를 구입할 수도 있는 것인가요?" 나는 시얀씨의 말을 듣고 한가닥 희망을 가졌다. 어차피 가지고 있어봐야 쓸모도 없는 돈이지만 노예를 구입할 수만 있다면 두 배라도 지급할 의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야 하죠. 하지만 그런 미친짓을 누가 하겠습니까?" "제가 하겠습니다. 돈을 두 배로 지급할테니 노예를 구해 주시겠습니까?" 나는 시얀씨에게 큰 소리로 말해주었다. 두 배의 돈을 지급해야 하겠지만 노예를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을 조금 찾은 것이다. "영주님 방금 뭐라고 말씀하셨습니까? 노예값을 두 배로 지급하신다고요? 그건 말도안됩니다. 영주님이 너무 많은 손해를 보는 거에요. 차라리 그 돈으로 용병을 고용해서 일을 시키면 되지 않습니까?" "아니요. 제겐 노예가 필요합니다. 두 배로 노예대금을 지급할테니 되도록 많이 모아주세요." 나는 시얀씨에게 노예의 구입을 부탁하였다. 물론 시얀씨도 공짜로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수고비를 받기로 하고 말이다. 시얀씨는 내게 자신들에게서 노예를 구입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노예들을 다시 구입해 올 것이라 말해주었다. 두 배의 값을 쳐준다면 노예를 팔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일단 선금으로 여기 10만 포르를 드리지요. 10명이 모이면 연락주세요." 나는 내가 머물고 있는 여관을 가르쳐주며 돈을 시얀씨에게 드렸다. 시얀씨는 돈을 만지며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대상인이라 하지만 10만 포르라는 거금을 구경해 본 경험은 처음인 것이다. 나는 좀더 많은 돈을 지급할 수도 있었지만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10만 포르만 지급하였다. 노예 10명을 구입하면 또다시 같은 금액을 지금하여 계속해서 노예를 구입할 생각이다. "걱정하지 마세요. 노예 10명이 모이면 노예들을 데리고 찾아뵙겠습니다." "그럼 저는 가보지요." 시얀씨는 나를 밖에까지 마중나와 주었다. 나는 비싼 돈을 지급하게 되었지만 노예를 구입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시얀씨가 앞으로 얼마나 많은 노예를 구입할지 기대가 될 뿐이다. '시얀씨가 많은 노예를 구입하길 바래야겠군. 좋은 결과가 있어야 될텐데.' 나는 시얀씨가 많은 노예를 구입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랬다. 하지만 아무리 시얀씨가 노예를 많이 구입한다고 해도 100여명 이상은 불가능 하리라 짐작하고 있다. 내겐 200만 포르라면 거금이 있기에 케디네 재상에게도 찾아가 부탁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황궁에 찾아가 케디네 재상을 만날 것을 요청하였다. 의외로 황궁은 귀족들이 편하게 드나들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었다. 내가 칼루이 영주라는 것이 확인되자 나를 케디네 재상에게 곧바로 안내해 주었다. "아니 자네를 오랜만에 보는구만."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케디네씨는 나를 반갑게 맞이하여 주셨다. "자네를 만나고 싶었는데 직접 찾아와 주다니 고맙구만. 되도록 연락하지 말라고 자네가 부탁하지만 않았다면 내가 자주 자네를 불렀을텐데 말일세." "하하 그러셨나요?" 나는 반갑게 맞이해주는 케디네씨가 고마웠다. 처음 만남이 서로의 이득을 위해서 만났지만 지금은 어느정도 자유롭게 만나는 것이다. 물론 나는 부탁을 하러 찾아왔지만 말이다. "자네 정말 대단하더군. 어떻게 했는지는 몰라도 종이를 그렇게 대량으로 생산하다니 말일세. 라이아에서 자네가 판매하는 종이를 쓰지 않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걸세." "말씀 고맙습니다." 케디네씨는 내가 생산한 종이에 상당한 관심을 표명했다. 나는 케디네씨에게 나무로 종이만드는 것을 설명 하였지만 고개를 갸우뚱 하실 뿐이다. 사실 나무로 종이를 생산하는 기술은 말로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드워프나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도 나무로 종이를 만드는 것을 직접 보고서야 믿었었다. 나와 케디네씨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주고 받았다. 황궁에는 특별한 일이 없었기 때문에 주로 나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나는 종이상점으로 인해 다른 귀족들의 미움을 받아 벌어졌던 사건에 대하여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귀족들이 황궁에 고발장을 제출했을 때 그것을 막아준 것은 케디네 재상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나의 짐작이지만 나뭇잎 스크롤의 거래를 생각해 볼때 분명하다. "그건 나의 뜻이 아니라 황제의 뜻이었다네." "황제께서 말입니까?"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케디네씨에게 말했다. 여러명의 귀족들의 미움을 사면서까지 나를 구해줄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자네는 정말 똑똑하면서도 한 편으로 단순하군. 자네가 나와 거래했던 스크롤이 얼마나 강력한 힘이 되는줄 모르는가? 황제는 언제나 귀족들의 권력투쟁의 중심에 있다네. 언제나 불안한 것이 황제의 자리라는 것이지. 언제 귀족들이 자신을 밀어내고 다른 황제를 추대할까 걱정으로 살아가며 누군가 자객을 보내 죽임을 당할까봐 공포에도 떨지. 더구나 카토루 제국에서는 황제가 바뀌면 더욱 좋아할 걸세. 황제가 바뀐다면 그걸 핑계로 세금도 올리고 수탈을 일삼을 걸세. 내가 자네에게 구입한 구입한 스크롤을 전해주자 황제는 그날부터 발뻗고 주무신다네. 이제는 귀족들이 무서울 것이 없는 것이지. 1만장이나 되는 스크롤이면 설사 귀족들이 전부 반란을 일으켜도 막아낼 수 있으니 말일세." "스크롤이 그렇게 도움이 된다니 몰랐네요. 저는 라이아에 적국이 쳐들어오면 방어용으로 사용될 줄 알았는데 말이죠." 나는 스크롤의 목적이 황제의 심신 안정에 쓰인다고 듣자 웃음이 나왔다. 황제라는 자리가 그렇게 불안한 자리라면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원하고 있는지 웃음이 나왔다. 만약 나라면 황제가 되라고 해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적국이 쳐들어 온다면 그렇게도 쓰일걸세. 예전에도 말했지만 자네에게 구입한 나뭇잎 스크롤은 나와 황제만이 알고 있으니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게나. 부탁하네." "네, 알겠습니다." 케디네 재상은 스크롤에 대한 이야기에 대한 비밀을 엄수해 달라고 내게 간곡해 부탁했다. 그것은 황제의 비밀무기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역대 라이아 황제들이 그렇듯이 최고 권력자는 언제나 불안한 것이 당연하지만 지금의 황제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그런 고마움 때문에 황제는 귀족들의 고발에도 나를 도와준 것이다. "아이구 이거 정말 미안하구만. 자네가 내게 무슨 볼일이 있어서 찾아온 것 같은데 엉뚱한 말만 했군. 무슨 일 때문에 찾아온 것인가?" "사실 어려운 부탁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이런 부탁을 드려도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말해보게나. 곤란한 것을 빼고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모든 돕겠네." 케디네씨는 나의 말을 듣고 돕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나는 이곳에 큰 기대를 하고 오지는 않았지만 적극적인 케디네씨의 말을 듣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곳을 찾아오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나는 노예구입에 대한 말을 하였다. "케디네씨도 알다시피 저는 돈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종이를 판매해서 상당한 돈을 갖게 되었지요. 쓸모없는 영지이지만 그동안 지내오면서 나름대로 애착이 가더군요. 영지를 발전시키고 싶은데 제게는 노예가 없어서 대량으로 노예를 구입하고 싶어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무슨 방법이 없겠습니까?" 케디네씨는 나의 말을 듣더니 생각에 빠져들었다. 황궁에서 거래하는 노예는 대부분 대귀족이 싼값이 구입해가는 실정이다. 그것을 내게 넘긴다면 다른 귀족들이 또다시 황제에게 불만을 표시할 것은 명확하다. 케디네씨는 나름대로 내게 많은 노예를 넘길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얼마나 필요하는데 그러는가?" "제가 노예를 구입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노예상인에게도 부탁해 두었습니다. 두 배의 값을 주기로 했으니 아마도 100여명은 모으지 않을까 싶네요. 그 값을 제하면 100만포르 정도의 여유가 있으니 그 만큼의 노예를 구입했으면 합니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재산을 케디네씨에게 말해 주었다. 노예상인에 대한 이야기도 꺼내어 솔직히 말씀드렸다. 재상이라는 직책이라면 무슨 뾰족한 방법이 있을듯 싶었기 때문이다. "노예가 급했나보군. 이것은 나 혼자 결정하기가 힘든 일이네. 황제와 상의해야 하는 중요한 내용이네. 황제와 상의하고 결정하면 내가 연락하겠으니 기다리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그럼 부탁드립니다." 케디네씨가 노예를 내게 판매하는 것을 황제와 상의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만약 내게 노예를 대량으로 판매한다면 귀족들이 불만을 황제에게 표시하게 된다. 모든 것이 황제가 감당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황제가 결정할 사항인 것이다. 나는 케디네씨와 헤어져 여관으로 돌아왔다. 이제부터는 노예상인 시얀과 케디네 재상의 연락만을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영지민도 구해야 하겠지만 이제부터는 외출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 노예의 구입이 영지민을 구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라이딘에 도착한지 이틀째 되는 날부터 여관에서만 생활하자 에이미씨도 더이상 외출을 줄이면서 나의 대화상대가 되어주었다. 노예들은 매일 요리를 배우느라 피곤에 지쳐있었고, 나는 여관의 1층 식당에서 만들어지는 수많은 음식들이 나의 아공간에 쌓이는 것을 바라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칼루이 숲으로 돌아가면 이제는 노예들이 하는 맛없는 음식을 먹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에이미는 자신의 노예인 시연과 라이딘을 돌아다니며 많은 구경을 하였다. 실질적인 목적은 칼루이 영주와 결혼하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다. 아름다운 옷과 장신구를 구입하여 칼루이 영주가 말했던 취향대로 자신을 꾸미려는 것이다. 포르난도 가문을 위해서 모든 것을 아끼지 않는 에이미로서는 칼루이 영주와 결혼해야만 한다. 결혼 시기도 늦어버려 매력이 줄어든 자신이지만 작은 희망을 가지고 칼루이 영주의 주위를 계속해서 맴돌아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계획이다. "시연아 이것 이쁘지 않니?" 에이미는 장신구가 나열된 곳에서 하나를 집어 자신의 머리에 꽂았다. "주인님 잘 어울려요." "정말이니? 영주님이 좋아하실까?" 에이미는 예쁜 장신구를 만지는 것으로도 좋았다. 칼루이 영주의 취향대로 자신을 꾸미기 위해서 잡화점의 장신구를 구경하고 있지만 이것이 이렇게 즐거운 줄은 몰랐다. 다른 귀족의 여성들이 장신구를 장만하기 위해 상점앞에 있는 모습을 보아도 꼴사납다고 생각했었다. "그럼요. 주인님은 정말 아름다워요." 시연이 에이미에게 말했다. 잡화점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에이미를 주의깊게 바라보고 있었다. 에이미의 모습은 천사와 같은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다. 평소에는 미소를 짓고 있지 않지만 장신구가 마음에 들어 자신도 모르게 미소짓는 것이다. '칼루이 영주님의 마음에 들어야 할텐데.' 에이미는 칼루이 영주와 친해지기 위해 지금까지 매일 식사를 함께함은 물론 좋아하는 성향까지 파악하는데 노력했다. 그 결과 많이 친해지긴 했지만 에이미로서는 너무나 느린 진도였다. 칼루이 영주가 몇일만 지나면 칼루이 숲으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가문을 위해서 영주님과 어떻게든 결혼해야 해.' 에이미는 장신구를 구입하며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자신의 희생으로 포르난도 가문이 예전의 영광을 찾는다면 자신 하나쯤의 희생은 아까울 것이 없다. 칼루이 영주에게는 미안하지만 어쩔수 없는 선택이다. "주인님 이제 돌아갈 시간이에요. 어두워 지려고 합니다." "그렇구나. 돌아가자." 에이미는 시연의 말을 듣고 발걸음을 돌렸다. 하루종일 상점을 돌아다니며 자신에게 어울리는 장신구와 옷을 구입하였다. 내일 아침에 자신의 새로운 모습이 칼루이 영주의 마음에 들었으면 하는 것이 에이미의 바램이다. 장신구와 옷은 칼루이 영주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에이미와 시연은 자신들이 머물고 있는 여관을 향해 걸었다. 라이딘의 거리에서 에이미를 바라본 사람들은 지나가면서 그녀를 다시 돌아보았다. 에이미가 귀족차림만 아니었다면 누구나 말을 걸어 관심을 표했을 것이다. "비켜라!" 에이미와 시연이 걸어가는데 멀리서 마차에 앉은 마부가 소리를 치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이 피할 수 있도록 소리를 치는 것이다. 마차는 길 가운데로 빠르게 지나갔다. 라이딘에서 마차를 빨리 모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사람이 다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귀족들에게 평민들이 다치는 것은 아무 문제도 아니었다. '누구지?' 에이미는 마차가 자신의 옆을 지나가면서 마차의 창문을 통해 누군가를 어렴풋이 보았다. 마차를 따르는 말탄 기사들이 10여명이나 되는 것을 보아서는 상당한 신분의 인물이 분명하다. 빠르게 달리던 마차는 갑자기 멈추었다. 그리고 마차의 내부에 있던 누군가가 내려서 에이미의 곁으로 다가왔다. "아가씨 아름답군요. 저는 카토루 제국의 캠블 나도이라고 합니다." 마차에서 내렸던 남자가 에이미에게 말했다. 에이미는 귀족의 말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카토루 제국에서는 식민지를 감시하기 위해서 귀족들을 파견하는데 현재 라이아를 감시하는 귀족중에 가장 권력이 강한 것이 나도이 가문이다. 카토루 제국에서도 상당한 지위의 가문에 속하고 있다. "무슨 일이시죠?" "식사에 초대하고 싶습니다. 함께 가시겠습니까?" 캠블은 미소짓는 얼굴로 에이미에게 말했다. 캠블은 라이아에 와서 오랜만에 자신의 마음에 드는 미모의 여자를 만나게 되어 즐거웠다. "제가 급한 일로 시간이 없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에이미는 캠블 나도이의 명예가 회손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실 귀족의 초대를 거절하는 것 자체가 실례되는 일이지만 길에서 귀족을 초대하는 것도 실례이다. 에이미가 캠블의 초대를 거절한 가장 큰 이유는 카토루 제국의 귀족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나라를 식민지로 만들어버린 귀족을 좋아할 라이아 사람은 없다. "뭐라고 했느냐? 네가 죽고 싶은 게로구나!" 캠블을 호위하던 기사가 에이미를 향해 검을 뽑아들고 소리쳤다. 기사는 자신이 모시는 귀족이 멸시당했다고 생각되어 취한 행동이다. 캠블도 기사 만큼이나 황당하였다. 그저 마차에서 밖을 바라보다가 아름다운 여자가 있기에 데리고 가서 즐기려고 생각 했었다. 하지만 감히 카토루 제국의 귀족인 자신의 초대를 거절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정말 명랑한 아가씨로군. 감히 나도이 가문의 초대를 거절하다니!" 캠블은 흥분한 호위기사를 제지하고 에이미에게 소리쳤다. "그것이 아니라..." "자이 저 계집은 감히 우리 가문의 명예를 회손했다. 끌고가서 처벌을 해야겠으니 알아서 해라." 캠블은 에이미가 말할 기회를 주지 않고 호위기사에게 말했다. 그리고는 마차안으로 들어가 버렸고 마부는 마차를 출발시켰다. "이것 놓아라. 앗!" 마차가 사라지자 호위기사 자이는 에이미의 뒷목을 쳐서 기절시키고 안아들었다. 그리고 에이미를 안아든채 말에 올라타 마차가 향한 방향으로 사라졌다. "주인님" 시연은 에이미가 잡혀가는 것을 바라보며 소리쳤지만 자이의 말은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었다. 잠시 시간이 흐르자 시연이 서있는 자리에 평민들이 몰려들었다. 혹시나 무슨 불똥이 튀지 않을까 피해 있었던 사람들이다. "카토루 제국의 귀족은 나쁜짓만 골라서 하는군." "잡혀간 여자도 귀족 같은데 정말 불쌍하군." "불쌍하긴 뭐가 불쌍해. 귀족놈들은 모두 똑같은 놈들이야." 평민들이 모여들어 마차가 지나간 방향을 바라보며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았다. 항상 귀족들의 피해를 몸으로 겪은 사람들이라 입에서는 험한 말들이 튀어나왔다. 시연은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으며 자신의 주인이 걱정되었다. '어떻게 해야하지?' 시연은 노예이지만 자신의 주인님인 에이미가 얼마나 친절한 사람인지 알고 있다. 더욱이 잡혀간 주인님이 캠블이란 귀족이게 무슨 일을 당할 것인지 눈앞에 선했다. 특히 여자가 당할 일은 한 가지 밖에 없다. '그래 그분이라면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시연은 좋은 생각이 났는지 에이미가 끌려간 방향이 아닌 여관으로 뛰어갔다. ------ 나는 노예상인 시얀씨와 케디네 재상님의 연락을 마냥 기다릴 수가 없어서 나름대로 준비를 하였다. 칼루이 영지의 종이공장을 관리하는 케피시씨에게 새로운 노예의 보금자리를 만들라고 지시하는 것은 물론 라이딘을 직접 돌아다니며 노예들의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 외의 시간에는 에이미씨와 대화를 하거나 뷰티의 마법공부를 도와주었다. 여관에서 지낸지 4일이 지났을 때 시얀씨가 노예 10명을 데리고 찾아왔다. 시얀씨가 데려온 노예들은 평민들에게 구입한 것이라 영양상태가 좋지 않았다. 원래 노예를 매매하는 것은 나라의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새로운 노예의 주인에게 귀속관계를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입하려는 주인이 귀족이고 또한 8서클 마스터라서 절차가 쉽게 이루어졌다. "노예들의 신상입니다." 시얀씨는 내게 노예문서를 내밀었다. 노예문서에는 노예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담겨져 있었다. "모두 평민들에게서 구입한 것인가요?" "그렇습니다. 라이딘에서 부유한 측에 속하는 평민이라 노예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는 평민의 밑에서 생활한 노예들이라 마음에 들었다. 평민을 주인으로 모신 노예들은 일반 생활상식을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귀족을 주인으로 모신 노예들은 나의 노예들처럼 물건 거래하나 제대로 못한다. "그럼 또 부탁드립니다." 나는 시얀씨에게 10만 포르를 지급하여 주었다. 시얀씨의 능력으로 보아서 또다시 노예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제가 두 배의 돈을 주고서 노예를 구입했다는 소문이 났으니 직접 노예를 판매한다는 사람이 찾아들 겁니다. 저만 믿으시고 걱정하지 마십시요. 10명의 노예를 구입하면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가세요." 시얀씨는 노예의 구입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 같았다. 매우 피곤한 표정이었고 내게서 돈을 받아들고 곧바로 돌아간 것을 보니 말이다. 시얀씨가 지금처럼만 한다면 몇일 후면 100명의 노예가 생기는 것도 문제가 없다. 단지 아직까지 케디네 재상에게 연락이 오질 않아 걱정이 되고 있다. "모두 의자에 앉아라." 나는 멀뚱히 서있는 10명의 노예들에게 말했다. 노예들은 나의 말을 듣더니 식탁에 있는 의자에 찾아서 앉았다. 일부 노예는 나의 말을 듣자 벌벌 떨고 있었다. 노예가 공포에 질린 이유는 거래전 주인이 자신을 마법사라는 귀족에게 판매한 것을 알고있기 때문이다. 노예는 평소 마법사에 대한 무서움을 많이 듣고 지냈다. "나는 너희들을 구입한 주인이다. 라이딘에 있는 평민이 너희들의 주인이었으니 나에 대해서 들어봤을 것이다. 칼루이 영지의 영주이고 8서클의 마법사다. 귀속관계를 맺을테니 너부터 이리 와라." 나는 노예중 한 명을 불러 나의 앞으로 불렀다. 그리고 새롭게 나와 귀속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귀족들은 노예들과 귀속관계를 맺지 않는다. 왜냐하면 귀족 한 명이 죽음으로 인해 노예들이 죽는다면 가족들은 노예라는 귀중한 재산을 잃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같은 경우는 영혼력의 힘과 내공력으로 생명이 무한하다. "따라와라. 너희들이 생활할 곳으로 데려다 주겠다." 나는 노예들을 여관의 뒷마당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마당에 마법진을 그리고 노예들과 함께 나의 종이공장으로 텔레포트 하였다. 10명이나 되는 노예들이라 마법진을 그려야만 했다. 나는 종이공장의 바깥쪽에 새로 생긴 건물로 노예들을 데려갔다. "어서오세요. 영주님." 새롭게 생긴 건물에서 커치씨가 나를 맞이하였다. "어떻게 된 일이죠?" "케피시 형님이 종이공장 관리에 바빠서 이곳 관리는 제가 맡기로 하였습니다." 케피시씨와 네 명의 귀족들은 모두 종이공장 관리를 도맡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종이공장의 업무가 안정되자 케피시씨를 제외한 다른 네 명의 귀족들은 할일이 없었다. 내가 몇일전에 새로운 지시를 내리자 커치씨가 직접 나서서 모든 일을 추진한 것이다. 나는 커치씨에게 상황을 설명받고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정말 잘되었군요. 그럼 다른 세 분도 이제는 할일이 없나요?" "그렇습니다. 영주님이 맡기실 일이 있으면 그들에게 말하면 됩니다." 나는 커치씨의 말을 듣고 즐거웠다. 내게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종이공장의 업무가 생각외로 한 명의 귀족이 운영할 수 있다니 말이다. 사실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처음에는 종이가 판매되는 루트가 형성되지 않아 많은 문제점이 생겼지만 그것이 안정되자 매일 업무가 똑같이 되었던 것이다. 규칙적인 업무는 쉽게 처리되는 법이다. "그럼 커치씨 노예들에게 신경좀 써주세요. 앞으로 얼마나 노예들을 구입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소 100여명 이상일 거에요." "정말입니까? 제가 하는 일이 중요하겠군요. 걱정 마시고 맡겨 주십시요." 커치씨의 말을 듣고 나는 가슴이 뿌듯했다. 사실 커치씨가 이렇게 즐거운 분위기에서 일하는 것은 그만한 대접을 받기 때문이다. 나는 종이공장에서 일하는 다섯 명의 귀족들에게 상당한 보수를 지급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이곳 영지민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다. 다른 곳에서는 몰락귀족이라 불리지만 이곳에서는 귀족 못지 않게 생활하고 있다. 가족까지 이사와 정착해서 마을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더욱이 이들은 종이공장을 처음 관리할 때부터 있었기 때문에 공장 주변으로 형성된 마을에 애착을 가지게 된 것이다. "커치씨 그럼 이곳으로 구입한 노예들을 계속 보내겠습니다. 다른 세 분에게는 조만간 새로운 일을 맡긴다고 전해주세요." "알겠습니다." 나는 노예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아공간에서 꺼내어 새롭게 지은 건물 내부에 쏟아냈다. 구입한 물품들은 생활용품을 비롯해 음식까지 다양하였다. 예전 포르난도 가문의 노예들을 구입할 때의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고민할 것 없이 필요한 물품만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럼 다시 오겠습니다. 텔레포트!" 나는 커치씨에게 10명의 노예를 맡기고 여관으로 돌아왔다. 한 가지의 일이 마무리 되자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제는 케디네 재상님에게 부탁한 노예건만 해결하면 된다. 계속해서 두 배의 값을 주고 노예들을 구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100명 정도는 가능하겠지만 모든 돈으로 그럴 수는 없다. 나의 노예들이 피곤한 몸으로 식탁에 앉아 있었다. 저녁식사는 항상 에이미씨와 내가 함께하고 옆의 탁자에서 나의 노예들과 에이미씨의 노예가 식사를 한다. "오늘 수고했다. 그런데 에이미씨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니?" "네, 주인님" 나의 질문에 피엔이 대답했다. 에이미씨를 기다려 함께 식사를 하고 싶었지만 노예들의 피곤한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그럴 수가 없었다. 나는 점원에게 식사를 주문하였다. 여관에 손님을 몇일째 받지 않았기 때문에 식사는 빠르게 나왔다. 요리사들이 계속해서 쉬지않고 음식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가져오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식사를 마치면 바로 올라가서 쉬도록 해라." 나는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 노예들에게 말했다. 하루종일 요리를 배우느라 음식 냄새가 역하게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식사는 해야 체력이 유지된다. 노예들의 피곤함을 생각해서 먼저 올라가서 쉬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몇일 되지는 않았지만 에이미씨와 대화를 하며 식사를 하다가 오늘은 혼자서 조용히 식사를 하려고 하니 뭔가 어색한 기분이다. 노예들이 함께 식사를 하지만 벙어리나 다름이 없으니 말이다. 그렇게 조용한 식사를 하고 있는 여관의 입구에 누군가가 갑자기 뛰어들어왔다. "영주님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여관으로 뛰어들어온 사람은 시연이었다. 무엇인가 급박한 일이 있는지 온몸에 땀으로 범벅이 된채로 내게 다가와 소리쳤다. "시연아 진정하고 무슨 소리니?" "주인님이... 주인님... 잡혀갔어요. 주인님을 살려주세요." 시연은 숨을 헐떡이며 나에게 말했다. 얼마나 놀란 것인지 눈에서는 눈물이 코에서는 콧물이 그리고 온몸에서는 땀으로 번벅된 상태이다. "시연아 진정하고 무슨 일일야?" "주인님... 주인님..." 시연은 진정이 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내게 무엇인가 말하려고 하는데 자꾸만 살려달라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다. 나는 노예들이 평소에 많은 말을 하지 않아 표현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고는 다른 방법으로 시연에게 말을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빔(eyebeam)" 나는 시연에게 8서클 아이빔 마법을 펼쳤다. 인간에게 사용한다면 약간의 부작용을 일으키는 마법이지만 이것을 사용하면 해당 물체와 접촉된 이미지를 24시간 전까지 살펴볼 수 있다. 나는 머리속에 들어오는 시연이 겪었던 24시간 동안의 영상들을 살펴보았다. "아니 이럴수가" 시연의 근처에 생겼던 영상중에 여관으로 돌아오다가 에이미씨가 귀족에게 잡혀간 모습이 있었다. 아이빔 마법으로는 단순하게 시연의 주변 영상을 살펴볼 수 있을 뿐이라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를 알수가 없었다. 나는 아이빔 마법으로 기절 직전인 시연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서 내공력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영혼력으로는 시연의 뇌를 보호하였다. 부작용이 발생할 것을 알면서도 아이빔 마법을 걸었던 것은 내공력과 영혼력으로 부작용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주인님을... 주인님을..." "시연아 에이미씨를 끌고간 사람이 누군지만 말하면 된다. 누군지 알고 있니?" 나는 시연이 에이미씨를 잡아간 사람을 말하길 바랬다. 그래야만 찾기가 쉽기 때문이다. 영혼력을 라이딘에 퍼뜨려 찾을 수도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에이미씨의 미모를 살펴볼 때 귀족이 한 번의 노리개 상대로 사용하기 위해서 잡혀갔을 확률이 높았다. "캠블... 나도이..." "캠블 나도이?" 시연은 나의 말에 고개를 계속해서 끄덕거렸다. "너희들은 시연을 데리고 방에 올라가서 꼼짝말고 있어라." "네, 주인님" 나는 노예들에게 시연을 넘겨주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캠블 나도이란 이름은 나도 들어서 알고 있었다. 라이아를 감시하기 위해서 카토루 제국에서 파견한 귀족으로 온갖 만행을 저지르고 다닌다. 귀족이 원래 그렇다지만 캠블은 지나친 감이 없잖아 있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심한 만행을 저질러도 그를 탓할 사람이 이곳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에이미씨 잠시만 기다려요.' 나는 에이미씨가 걱정되어 캠블 나도이가 머물고 있는 저택으로 경신술을 발휘해 달렸다. 캠블 나도이가 머물고 있는 저택은 황궁의 근처에 있기 때문에 텔레포트로 갈수가 없다. 날이 어두워 내가 경신술을 펼치는 모습을 볼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낮이라 하여도 빠르게 달리는 나를 볼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빠른 경신술로 캠블 나도이가 머물고 있는 저택에 빨리 도착할 수 있었다. 일의 급박함으로 인해 마법으로 저택의 대문을 날려버리고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저택의 입구를 지키던 사람들까지 마법으로 날려갔다. 죽지는 않았겠지만 크게 부상을 입었을 것이다. "에이미씨를 당장 데려와라!" 나는 저택에 들어오자 내공력을 이용하여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저택에 있는 사람들이 나의 목소리를 모두 들었을 것이다.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고 해도 대문이 부서지는 소리에 모두들 밖으로 나왔다. 특히 무장한 기사와 병사들이 모여 정렬하였다. "네놈이 미쳤구나. 이곳이 어딘줄이나 아느냐?" 나의 앞에 많은 병사들이 모이자 기사가 나에게 검을 뽑아들고 소리쳤다. "당장 에이미씨를 데리고 와라. 너희들이 에이미씨를 데리고 간 것을 알고 있다. 죽고싶지 않으면 당장 데려오지 못하겠느냐?" 나는 흥분된 목소리로 소리쳤다. 나와 관련된 사람이 지금 무슨일을 당하고 있을지 몰랐다. "저놈이 제정신이 아니구나. 저놈을 당장 쳐죽여라." "라이트닝 볼트(Lightning Bolt)" 나는 병사들이 내게 창과 검을 들이대며 다가오자 마법을 펼쳤다. 아무리 흥분되었다 하지만 무고한 사람을 죽이기 싫어 강력한 마법이 아닌 기절시킬 수 있는 낮은 서클의 마법을 펼쳤다. 나의 마법에 달려들던 수십명의 병사들이 전기에 감전된듯 온몸을 떨며 쓰러졌다. "죽어라" 일부 기사들은 라이트닝 볼트에 맞고도 견뎌내고 내게 달려들었다. 라이트닝 볼트에 맞고도 견딜수 있는 기사들은 오러를 사용할 수 있는 기사축에 속한다. 또한 그들은 마법저항이 담긴 갑옷이나 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법사들이 상대하긴 무리가 있다. '아무리 급박해도 마법만 사용해야 한다.' 나는 대외적으로 8서클 마법사라고 알려졌기 때문에 검술을 펼칠수 없었다. 아공간에서 나의 검을 꺼내어 사용한다면 기사들을 순식간에 기절시킬 수도 있겠지만 나중에 그들은 나의 능력을 알릴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려면 8서클의 마법만을 사용하여 처리해야 한다. "슬립(Sleep)" 1서클의 슬립 마법에 또다시 기사들 몇명이 쓰러졌다.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들은 본래 마법에 대한 저항이 있지만 8서클 마법사의 슬립 마법은 그 강력함의 차이가 다르다. 나의 마법으로 인해 오러를 사용할 수 있는 기사들이 대부분 쓰러지고 세 명만이 남게 되었다. 그들의 검에서는 하얀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며 검에 불투명한 기운이 서려 있었다. "받아라" 세 개의 검이 나를 향해 가까이 다가왔을 때 나는 텔레포트 마법으로 뒤쪽으로 피했다. 기사들과 마법사의 싸움은 거리에 있다. 근접해서 싸울수록 마법사에게는 손해다. 하지만 그것은 하위 마법사에게나 통하는 공식이다. 고위 마법사에게는 캐스팅 속도로 인해 거리가 가깝다고 하여도 방심할 수가 없다. "텔레포트" 내가 기사들의 뒤쪽에 나타나자 기사들은 재빨리 방향을 바꿔 뒤쪽에 있는 내게 검을 휘둘렀다. 그들은 오러유저이기 때문에 검이 직접 닿지 않아도 피해를 줄수도 있는 사람들이다. 모든 기사들이 오러를 사용할 수는 없지만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명문있는 귀족들의 가문에는 오러를 사용하는 수법이 비밀리에 전수되어 자신들의 가문에 충성하는 기사에게만 그것을 전수한다. 나를 공격하는 기사들도 나도이 가문에서 오러 사용법을 전수 받았기에 그 충성심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죽어라" "라이트닝 볼트" 나는 실수를 번복하지 않기 위하여 좀더 강력한 라이트닝 볼트를 펼쳤다. 같은 마법이라도 강약의 조절이 가능하다. 라이트닝 볼트의 마법을 계속 사용한 이유는 기사들을 죽이기 싫어서였다. 나는 당장 에이미씨를 급하는 것이 우선이다. "으악" 기사들은 나의 세 번의 라이트닝 볼트를 맞고 쓰러졌다. 아무리 오러로 몸을 보호한다 하여도 그것에는 한계가 있다. 마법저항이 담긴 마법물품을 몸에 지니고 있어도 8서클의 마법사가 펼치는 마법을 견뎌내기에는 무리다. 기사들이 쓰러지자 나는 저택에서 가장 큰 건물로 들어갔다. 귀족들의 저택은 일반적으로 신분의 등급에 따라 건물의 크기가 다르다. 귀족은 저택의 중앙 큰건물이고 기사는 중간 크기의 건물에서 생활한다. 그리고 나머지 건물은 작은 크기로 저택에서 일하는 평민, 노예들이 생활하거나 창고로 쓰인다. "자이 밖에 왜 이렇게 소란스러우냐?" "제가 알아보고 오겠습니다." 내가 큰 건물로 들어오자 방안에서 대화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방문이 열리고 기사와 내가 마주쳤다. "아니 누구냐?" "아니 너는?" 자이가 나를 보고 소리쳤고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나와 마주친 자이는 시연의 영상속에 남아있던 인물로 에이미씨를 기절시켜서 데려간 인물이다. 자이는 호위기사로 중요한 일이 아니고서는 절대 캠블의 주변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밖에서 소란을 피우고 들어왔어도 모르고 있는 것이다. "네놈은 누군데 이곳에 함부로 들어오느냐?" "나는 에이미씨를 찾으러 왔다." 나는 나의 용건만을 말했다. 자이가 흥분된 목소리로 소리치며 검을 뽑아들었지만 겁날것도 없었다. "슬립" 자이는 나의 슬립마법에 바닥에 쓰러졌다.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들중에 뛰어난 자이였지만 내가 고위 마법사란 것을 짐작하지 못했기에 대비가 늦어 당한 것이다. 약한 서클의 경우 기사들은 강한 정신력 혹은 오러를 이용해 마법을 방어할 수 있다. "에이미씨를 데려가겠다." 나는 한 손에 위협용으로 3서클의 파이어볼 마법을 실현시키고 말했다. 방의 바닥에는 에이미씨가 기절한채 누워 있었다. 에이미씨는 다행히 수치스러운 일을 당하지는 않았다. 시연에게 무리해서 아이빔 마법까지 사용한 것을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네놈이 미친 마법사인가 보구나. 내가 누군줄 아느냐?" "입닥쳐라. 한 번만 지껄이면 네놈을 죽여버리겠다." 나는 캠블의 말을 무시하고 바닥에 누워있는 에이미씨를 팔에 안았다. "당장 그년을 내려놓지 못하겠느냐!" 내가 에이미씨를 데리고 나가려하자 캠블이 소리쳤다. 나는 캠블의 험한 말에 참았던 감정을 터뜨리며 내공력을 발에 일으켰다. 그리고는 캠블의 가슴을 발로 차고는 온몸을 밟아 주었다. 왼팔과 오른팔이 부러지는 것은 물론 다리도 마찬가지가 되어 버렸다. 뛰어난 치료술사가 있다해도 당분간은 꼼짝도 하지 못할 것이다. 기분 같아서는 죽이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다. 당장이라도 캠블이 죽으면 라이아는 그것을 감당조차 하지 못한다. 그것이 식민지인 라이아 소국의 아픔이다. 에이미씨를 안아들고 밖으로 나오자 약간의 사람들이 정신차리고 일어나 나를 포위하였다. 하지만 감히 덤벼들지는 못하고 바라볼 뿐이었다. 기사의 경우에는 고위 마법사가 얼마나 공포적인 사람인지 알고 있었고 병사들의 경우는 방금전에 당했던 것을 또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캠블 나도이가 머무는 저택에서 나오자 곧바로 텔레포트 마법으로 여관앞에 이동하였다. 에이미씨를 머물던 방에까지 데려가 침대에 눕히고 몸에 내공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리고 영혼력으로 정신을 맑게한 후에 흔들어 깨웠다. 나중에 깨어나 자신에게 무슨일이 있었는지 모른다면 더욱 놀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에이미씨" 나는 조용한 목소리로 에이미씨를 흔들며 불렀다. "꺄아악 살려...?" "안심하세요." 에이미씨는 비명을 지르다가 나의 목소리를 듣고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분명히 카토루 제국의 귀족에게 잡혀 몹쓸짓을 당할 뻔 했는데 지금은 자신이 머물렀던 여관방인 것이다. "어떻게 된 거죠?" "여기 물좀 드세요. 제가 말씀드릴테니 진정하세요." 에이미씨는 내가 건네주는 물을 하나도 남긴없이 마시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지금까지 내가 했던 일들을 말해주었다. 저택에 쳐들어가 문을 부수고 병사들과 기사들을 마법으로 기절시키는 것은 물론 캠블이 한동안 돌아다니지 못하게 만든 사실도 말했다. "이를 어쩌지... 어쩌면 좋지..." 에이미씨는 나의 말을 듣더니 안절부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에이미씨의 허둥대는 모습에 나는 그녀가 왜 그러는지 알수 있었다. 카토루 제국의 귀족을 건드렸으니 이제 포르난도 가문은 물론 나까지 멀쩡하게 지내기는 틀린 것이다. 나의 경우는 마법사이기 때문에 어디로든 도망가도 대접받고 살아갈 수 있지만 에이미씨의 경우는 가족이 있어서 그럴 수가 없다. 자신의 가문 걱정에 에이미씨가 안절부절 하는 것이다. 그녀로서는 가문을 위해서 자기하나 희생할 생각도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녀 때문에 가문의 사람들이 모두 죽을 위기에 놓여진 것이다. "에이미씨 제가 모두 해결할테니 걱정 마세요. 포르난도 가문에 피해가 생기는 일은 절대 없을거에요." 나는 에이미씨가 걱정하는 것을 짐작하고는 마음을 덜어주었다. "무슨 말씀이신지?" "에이미씨 제가 모두 해결하겠습니다. 걱정말고 쉬세요." 나는 에이미씨가 쉴수 있도록 영혼력을 이용해 잠들게 하였다. 많은 것을 궁굼해 하겠지만 심신이 놀란 것에는 아무리 내가 영혼력이나 내공력으로 심신을 안정시킨다 하여도 잠을 자는 것보다 좋은 것은 없다. 나는 에이미씨의 잠자는 모습을 살펴보았다. 아름다운 모습이며 내게는 언제나 미소짓고 말을 걸어온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얼마전에 그녀가 내게 접근하는 이유를 알았다는 것이다. 그것을 알고는 화가나서 그녀는 물론 포르난도 가문을 영지에서 내쫓으려고 했지만 영혼력으로 마음을 엿본 순간 그럴수가 없었다. 그녀는 나에게 아무런 나쁜 감정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가문의 사람들을 위한 마음만이 자리잡고 있었다. 내가 영혼력을 자유자재로 사용하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엿보는데 사용하지는 않는다. 사람의 마음을 볼수 있다는 것은 공포스러운 일이다. 상대방이 내게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것을 알고 있으면 살아가는 것이 슬프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이면 영혼력으로 사람의 마음을 훔쳐보지는 않는다. 내가 에이미씨를 오랜동안 지켜보고 방으로 돌아왔을 때는 노예들이 뭉쳐서 잠들어 있었다. 나의 노예들이 시연을 중심으로 모여서 잠들어 있었다. 시연은 자신의 주인이 걱정되어 안절부절하다가 결국 잠들었을 것이다. "일어나라." 나의 소리에 모든 노예들이 깜짝 놀라며 일어났다. 나는 시연이 에이미씨의 걱정하는 마음을 알고는 귀찮은 것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일을 모두 이야기해 주었다. 나의 말을 들으며 시연은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시연은 내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노예에게는 그런 말할 자격조차 없기 때문이다. 시연이 방으로 돌아가자 나도 침대에 누웠다. 이제 내일부터 당장 무슨일이 일어날지 알수가 없다. '어떻게 해야 하지?' 에이미는 아침에 일어나 어제의 끔찍했던 상황을 생각했다. 카토루 제국의 귀족인 캠블 나도이에게 붙들려 여자로서는 상상하지도 못할 일을 당할 위기였다.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였고 말로도 여러번 들어왔었다. 하지만 직접 당해보니 이렇게 치욕스러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한 편으로 자신의 가문이 걱정되었다. '내가 왜 치욕스럽게 생각했을까?' 에이미는 가문을 위해서 칼루이 영주와 결혼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은 자신의 오만이었다. 가문을 위해서였다면 어제 상황이 더욱 유리했을 것이다. 캠블 나도이의 영향력이 칼루이 영주보다는 수십배 아니 수백배나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나도 다른 귀족 여자들과 다를것이 없었구나.' 에이미는 그동안 가문을 위해 했었던 일들을 떠올렸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자신이 한 일을 객관적으로 차분히 생각하자 모든 일들은 가문을 위해서가 아니었던 것이다. 바로 자신을 위한 삶이었고 생활이었다. 자신은 특별하고 다른 얼빠진 귀족들과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자신도 마찬가지의 삶을 살았다. 에이미가 행했던 모든 일은 가문을 부흥시켜 자신의 신분도 함께 올려보자는 것이었다. '나 하나로 주위 모든 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되었구나.' 에이미는 자신의 삶이 이기적인 것을 느끼고 후회하였지만 모든 것이 끝나버렸다. 캠블 나도이는 포르난도 가문은 물론 영주님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나는 이중적인 모습으로 살았던 것이었구나.' 에이미는 가문을 위해서 칼루이 영주와 결혼하려고 했지만 그것은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을 스스로 위안받고 싶었던 마음이었다. 차라리 가문을 위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스스로 정당성을 주장하겠지만 가문을 위한 마음은 조금도 없었고 자신만을 위한 행동인 것을 스스로 알고 있었다. "주인님 슬퍼하지 마세요." 시연은 에이미가 일어나 멍한 모습으로 앉아있다가 눈물을 흘리자 말을 하였다. 주인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면 슬퍼하는 것이 분명하였다. "시연아 이제 끝났어." "주인님 무엇이 끝났어요?" 시연은 에이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했다. 무엇이 끝났다는 것일까? 에이미는 시연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앉아있을 뿐이었다. 에이미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했다. 지금 가문에 어제 있었던 상황을 말한다 하여도 뾰족한 해결책이 없을 것이다. 카토루 제국의 귀족이 그런 일을 당했으니 라이아 황제가 도와준다 하여도 방법이 없다. '캠블 나도이에게 잡혀가면 처참하게 죽게 될 것이 분명하다." 에이미는 자신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잡혀가서 온갖 고문은 물론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 자신은 귀족이라 다른 나라로 망명한다 하여도 그 나라에서 보호해줄 이유가 없다. 자신의 나라를 배신한 귀족은 다른 나라에서도 받아주지 않는것이 일반적인데 예외가 있다면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은 고위 마법사, 기사 그리고 기술을 가진 평민의 경우가 이에 속한다. '그래 죽음이 해결책이야. 스스로 죽는 길이 고통스런 삶을 사는 것보다 낳겠어.' 에이미는 오랜동안 방안에 앉아 해결책을 생각했지만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자살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런 결심을 한 이유는 어제밤 영주의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자신을 구하기 위해서 캠블 나도이가 머무는 저택에 쳐들어가 캠블의 신체가 불구자가 될 정도로 반병신을 만들었다니 타협이 불가능한 사건이다. 만약 자신만 구해왔다면 돌아가서 용서를 구하거나 다른 해결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 하고 싶었던 일은 끝내야 후회가 없겠어.' 에이미는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억울했다. 걱정되는 것이 한가지 있다면 가족이다. 캠블 나도이는 자신으로 인해서 벌어졌던 사건을 에이미에게 뒤집어 씌울 것이고 그것으로 인해 포르난도 가문의 모든 사람은 죽게 될 것이다. 이것은 직접 겪지 않아도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귀족들이 평민들에게 자주 사용하는 방법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시연아 영주님은 어디 계시니?" "아침 일찍 주인님이 주무시는 것을 살펴보고는 해결할 있다고 하시면서 외출하셨습니다." 시연은 에이미의 질문에 대답했다. 칼루이 영주는 에이미가 잠자는 동안에 아침일찍 들렸던 것이다. '해결방법이 없으실텐데 어디를 가셨을까?' 에이미는 아침에도 칼루이 영주가 들렸다고 하자 고마웠다. 그러나 어제 겪었던 사건은 해결이 불가능한 것인데 영주가 어디로 갔는지 걱정되었다. 이 모든 사건이 포르난도 가문을 부흥시키려던 것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라 죄책감이 들었다. 영주와 결혼할 계획으로 라이아에 오지만 않았어도 포르난도 가문은 최소한 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을 것이었지만 이제는 가문의 부흥은 고사하고 모두 죽게 생겼다. ------ "그것이 정말이요?" 라이아의 황제인 프라오 코도나드가 앉아있는 재상에게 말했다. 황제는 아침일찍 재상이 찾아와 면담을 요구했다. 황제와 재상이 인척이라 하지만 권력층에 있는 다른 귀족의 눈 때문에 일대일 면담은 피하는 편이다. 급한일이라 생각되어 재상을 만나주었는데 말을 들어보니 큰일도 보통 큰일이 아닌 것이다. "황제폐하 자이의 말을 들어보니 칼루이 영주가 맞는 것 같습니다." "이를 어쩐다... 하필이면 칼루이 영주가 관련되다니..." 프라오 코도나드는 재상의 말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어릴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귀족들의 이권다툼과 카토루 제국의 압박에 시달리는 것이 황제의 일이라 생각될 정도다. 하지만 6개월 전에 새로 등장한 8클래스 마법사에게 구입한 나뭇잎 스크롤을 가진 이후부터는 언제나 자심감이 넘쳤다. 이것만 가지고 있으면 무서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칼루이 영주와 관련된 여자를 건드리다니.' 황제는 캠블이란 카토루 제국의 귀족의 행동에 화가 났다. 지나가는 여자를 납치해 무슨짓을 해도 상관은 없다. 하지만 왜 하필 칼루이 영주를 건드려 자신의 입장을 곤란하게 만드느냔 말이다. "케디네 재상 무슨 방법이 없는가?" "캠블 나도이의 성격상 가만있지 않을 것입니다. 아마도 그 여자의 가문은 물론 칼루이 영주를 죽일 것이 뻔합니다. 그리고 범인이 칼루이 영주란 사실을 알려주지 않아도 호위기사인 자이 팬도이가 스스로 알아낼 것입니다. 칼루이 영주를 모두다 목격했으니까요." 케디네 재상은 황제의 질문에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하루밤에 일어난 일이라 생각되기엔 너무나 중대한 사건이다. 칼루이 영주의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서 도와주던 황제와 재상이라 하여도 지금의 사건은 그 범위를 벗어났다. 카토루 제국의 귀족이 죽을뻔한 위기까지 갔으니 라이아의 황제라도 칼루이 영주를 보호해주긴 틀린 일이다. "캠블 나도이가 잘못한 사건인데 다른 해결이 없겠는가?" "카토루 제국에 알린다해도 우리편을 들지 않을 것입니다. 카토루 제국놈들은 우리 라이아를 오크보다도 못나게 생각하니까요. 캠블 나도이의 잘못을 알리면 아마도 카토루 제국의 귀족 명예를 회손한다는 이유로 우리를 더욱 압박할 것입니다." 케디네 재상은 지금의 현실을 황제에게 말했다. 아무리 칼루이 영주가 행한 사건이 정당화 된다고 하여도 카토루 제국의 귀족에게는 어쩔수 없는 일이다. 황제와 케디네 재상은 끊임없이 칼루이 영주를 보호할 방법을 생각해 보았지만 해결책은 찾지 못했다. "재상 그러면 칼루이 영주를 숨기면 어떻겠는가? 8서클 마법사이니 숨는다고 한다면 그 누구도 찾지 못할 것이 아닌가." "만약 칼루이 영주가 숨어버린다면 그 책임을 황제에게 돌릴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까지 당한 것들을 생각해 보십시요. 카토루 제국놈들이라면 그러고도 남을 놈들입니다." 황제는 재상의 말을 듣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칼루이 영주는 젊은 8서클 마법사이기 때문에 30년 후에는 9서클 마법사가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9서클 마법사라면 라이아가 소국이라 할지라도 독립을 하려고 마음먹으면 그것을 반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9서클 마법사의 대단위 궁극마법은 산 하나쯤을 날릴수도 있기 때문이다. '라이아는 진정 독립이 찾아오지 않을 것인가.' 황제는 8서클 마법사인 칼루이 영주가 9서클 마법사가 될 때를 기다리려고 하였다. 9서클이 되면 무슨짓을 해서든 회유하여 독립을 도와달라고 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래서 귀족들이 칼루이 영주를 고발해도 자신이 직접 나서서 보호해 주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것이 카토루 제국의 귀족 때문에 물거품이 되었다. "케디네 재상 방법이 없다면 할 수 없지.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캠블 나도이의 호위기사에게 사실을 말해 주시요. 방법이 없지 않소?" 황제는 라이아의 백성을 위해서 칼루이 영주를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다 하여도 금새 알아낼 것이라는 이유도 있다. 만약 자신이 칼루이 영주를 끝까지 숨겨서 보호한다면 카토루 제국에서 식민지인 라이아를 더욱 탄압할 것이기 때문이다. 백성들을 위해서 어쩔수 없이 칼루이 영주를 넘겨주어야 하는 것이 황제를 슬프게 하였다. "알겠습니다. 황제폐하" 재상도 황제의 말에 대답을 하며 칼루이 영주에게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칼루이 영주의 잘못이 아니지만 식민지라는 이유 때문에 어쩔수 없는 일이다. 칼루이 영주 하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라이아 백성들까지 피해를 입을 수는 없다. 재상은 황제의 면담을 끝내고 밖으로 나왔다. 캠블 나도이의 호위기사인 자이 팬도이는 밖에서 기다리다가 재상이 나오는 것을 보고는 가까이 다가갔다. "케디네 재상 당장 그놈이 누군지 알려주시요!" 자이 팬도이는 라이아의 재상에게 화난 목소리로 소리쳤다. 자신이 충성을 맹세한 캠블 나도이가 알수없는 고위 마법사에 의해서 죽음의 경계선을 넘나들고 있다. 자신의 주군을 지켜내지 못한 자이로서는 불명예가 아닐수 없다. 그 모든것의 범인을 재상이 알고 있으면서도 황제와 면담할 사항이라며 지금까지 대답하지 않은 것이다. "자이 일단 진정하게나." 케디네 재상이 자이에게 말했다. 자이는 아침일찍 황궁에 찾아와 어제밤에 있었던 사건을 케디네 재상에게 이야기 했다. 하지만 재상은 범인이 누구라고 대답하기 보다는 황제와 면담후에 가르쳐 주기로 하였던 것이다. 자이가 재상을 찾아온 이유는 그 범인이 고위 마법사라는 것에 이유가 있다. 라이아의 재상이 고위 마법사가 누군지 모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마법사의 인상착의를 모두 알고있으니 쉽게 찾으리라 생각되었다. "빨리 누군지 이야기 하시요!" 자이 팬도이는 말을 질질 끌고있는 재상에게 화가났다. 이름 하나를 말하는 것이 무엇이 중요하단 말인가. 카토루 제국에 속해있는 자이로서는 식민지의 귀족들이 너무나 가소롭게 느껴졌다. "기루 칼루이" 케디네 재상은 어쩔수 없이 자이에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말하지 않는다면 카토루 제국의 귀족들이 모두다 라이아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재상은 지금의 상황이 분했다. ------ 나는 아침에 일어나 어제 벌렸던 엄청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하여 여관을 나섰다. 여관을 나서기 전에 에이미씨의 잠자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어쩌면 황궁은 어제부터 난리가 났을지도 모른다. 카토루 제국의 귀족인 캠블 나도이는 어쩌면 죽었을 가능성도 있다. 만약 치료사나 마법사를 구했다면 살아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걱정하지 않았다.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없기도 하지만 진정한 이유는 나의 능력을 믿기 때문이다. '최소한 포르난도 가문이 피해입지 않도록 해야겠군.' 내가 지금 해결하는 일은 에이미씨의 일이다. 나 혼자라면 그저 다른 나라로 도망가거나 숨어 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까지 모두 숨길수는 없는 일이다. 또다른 이유는 나의 취미생활 때문이다. 영지를 발전시키려는 취미생활을 하려고 하는데 어제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취미생활을 하기란 틀린 것이다. 다른 나라에 가서 다시 시작해도 되겠지만 그렇게 하기는 싫었다. 나는 황궁과 약간 떨어진 장소로 텔레포트 하였다. 황궁의 근처에는 텔레포트 마법을 펼칠수가 없다. 황궁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하여 마법협회에서 조치한 결과이다. 강제로 하려고 든다면 가능하겠지만 그렇게 한다면 귀찮은 일을 당하기 쉽다. 황궁의 근위병은 나의 신분을 확인하자 쉽게 들여보내 주었다. 이른 아침이라 황궁은 조용했다. 많은 귀족들이 드나드는 황궁이지만 아침에 귀족들이 방문할 이유가 없다. 더욱이 사람도 없기 때문에 경계를 하는 병사들도 많지 않았다. 그렇다고 황궁의 경비가 약한 것은 절대 아니다. 황궁은 마법사 이외에도 뛰어난 기사들이 안보이는 곳에서 지키고 있다. '케디네 재상을 먼저 찾아가야겠군.' 나는 케디네 재상을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황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 재상이다. 라이아의 세금을 관리하며 황제의 인척이기 때문이다. 케디네 재상이 어느 귀족에게 얼만큼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에 따라 그 가문이 흥하거나 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라?" 나는 케디네 재상을 만나러 가는 도중에 건너편에서 다가오는 사람을 보고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어제 카토루 제국의 귀족인 캠블 나도이의 방에 들어가기 전에 만났던 기사였다. "아니 네놈은?" 자이는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이 자신의 주군을 처참하게 만든 범인인 것을 알아채고 곧바로 검을 뽑아들었다. "내가 8서클 마법사란 것을 명심하시요. 당신이 덤비는 순간 나도 가만잊지는 않을 것이요." 나는 검을 뽑아든 자이에게 말로서 겁을 주었다. 아무리 주군을 위한 기사라지만 자신의 목숨을 가지고 위험한 도박을 하리라 생각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도망가지 않을테니 가서 당신의 주군인 캠블 나도이나 잘 보살피기 바라오. 후훗" 나는 자이에게 비꼬운 태도로 말했다. "네놈이 정말 죽고 싶은게냐?" "다시 말하지만 나는 무서울 것이 없는 사람이오. 한 번만 귀찮게 한다면 당신은 물론 캠블 나도이를 직접 찾아가 둘다 죽여버리는 수가 있으니 잘 행동하시기 바라오." 나는 자이에게 협박스런 말을 하였다. 어제 병사들이 당했던 모습을 보았을테니 내 말이 불가능한 것도 아닌 것을 느꼈을 것이다. 나는 자이를 뒤로한채 케디네 재상을 만나기 위해서 걸었다. 자이는 걸어가는 나를 뒤에서 검으로 공격하려고 하였지만 차마 그러지 못했다. 기사로서 행할 행동도 아닐 뿐더러 마법사가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른다. "케디네 재상님 또 뵙는군요." "아니 자네가!" 케디네 재상은 나를 보고 기가막힌 표정을 지었다. 자이를 통해 분명히 어제 대형 사고를 일으키고 다음날 아침인 오늘 이렇게 멀쩡한 모습으로 찾아왔으니 말이다. 재상은 최소한 칼루이 영주가 어디에 숨어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놀라실 필요 없습니다. 저도 상황은 짐작하고 있으니까요." "휴우" 케디네 재상은 나의 말에 한숨을 내리쉬었다. 재상은 처음 나를 만났을 때 내가 8서클 마법사란 사실에 놀랐고 두 번째로 1만장이나 되는 나뭇잎 스크롤을 보고 놀랐으며 세 번째로는 어제 일으킨 사고를 자이에게 들었을 때 놀랐다. "저를 카토루 제국의 귀족인 캠블 나도이에게 넘기기로 하셨나요?" "그것이 사실은 말일세..." 케디네 재상은 나의 말에 어쩔줄 모르며 말을 더듬었다. "제게 미안해 하실 필요 없습니다. 모두 이해하니까요. 아마 저라도 그랬을 겁니다." "그렇게 생각해 주다니 고맙네." 케디네 재상은 나의 말에 눈물을 흘렸다. 황제와 자신이 어쩔수 없이 결정한 일이지만 한편으로 가슴아픈 일이었다. 하지만 내가 그것을 이해하여 준다고 하자 가슴 한편이 시원스런 느낌이다. 마치 자신이 죄를 지었는데 죄를 용서받은 느낌과 비슷하였다. "재상님 황제폐하를 만나고 싶은데 부탁드립니다." "무슨일인지 모르겠지만 알겠네." 재상은 나를 황궁의 내부로 안내하였다. 원래 외부인이 황제를 만나기 위해서는 수많은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황제의 인척을 통한다면 그럴 필요가 없다. 황궁의 내부는 생각외로 소박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복도의 양쪽에는 황제의 가족이라 생각되는 초상화들이 걸려 있었고 천장과 벽면 그리고 바닥에는 예술적인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복도 중간에는 근위병들이 위엄있게 지키고 있어 그 누구도 침입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황제폐하 케디네 재상입니다." 케디네 재상은 근위병이 지키는 곳에서 안을 향해 말했다. "또 무슨 일인가?" "칼루이 영주가 황제폐하를 만나기를 청하기에 데려왔습니다." "칼루이 영주라고? 어서 들어오시요." 황제가 안에서 말했다. 케디네 재상과 나는 황제의 말을 듣고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황제의 모습을 보자마자 황궁의 예의에 어긋나지 않도록 무릎을 꿇고 인사를 올렸다. 내가 아공간에 가지고 있는 4만권의 책중에 황궁의 예법에 관한 책을 여러번 읽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황제폐하를 뵙습니다." "어서 일어나도록 하게나. 내가 성까지 내려놓고 처음 만나는구만." 황제는 내게 반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제게 성까지 내려주져서 감사합니다. 지금에서야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자네가 8서클 마법사라서 성을 준 것이니 신경쓸것이 없네." 황제는 나의 말에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제가 황제폐하를 찾아뵌 것은 어제 제가 벌인 사건 때문에 그렇습니다.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재상을 통해 들었다네. 내가 죄를 짓고 있는 것을 알지만 자네를 넘겨주기로 했네." 황제는 내게 말을 하며 사과의 말을 하였다. 황제로서는 카토루 제국의 눈치를 보는 입장에서 어쩔수 없는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기분이 좋을리 없었다. 내게 나뭇잎 스크롤을 구입할 때에는 온갖 방법으로 회유를 하더니 이제는 카토루 제국이라는 무력이 등장하자 꼬리를 내리는 것이다. '이해는 하지만 정말 너무하는군.' 나는 지금의 상황에 분노하지 않을수 없었다. 이해하는 것하고 느껴지는 감정하고는 언제나 같지는 않다. 황제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나를 카토루 제국에게 넘기려는 것이다. 황제라면 자신의 백성을 보호해 주어야 하겠지만 그런 능력이 없으니 당연하다. "이해는 하지만 좋은 기분은 아니네요." 나는 생각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황제에게 말했다. 어제의 사건을 해결하러 이곳에 왔지만 황제의 태도는 예상 밖이었다. 이렇게 결단력이 있는 황제일줄은 몰랐다. "자네의 기분 이해하네. 미안하게 되었네. 내게도 다른 방법이 없어서 결정한 사항이라네." "기루군 정말 미안하게 되었네." 황제에 이어 재상까지 내게 사과를 하였다. 영혼력을 이용해 황제와 재상의 마음속을 들여다보자 실재로 미안한 마음이 보였다. 하지만 듣는 나로서는 화나는 일이 아닐수 없다. "예상하고 왔지만 이런 기분일 줄이야..." 나로서는 지금의 마음상태가 좋지는 않았다. 카토루 제국의 귀족을 그렇게 만들었으니 누구도 나를 도와주지 않으리라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케디네 재상이라면 최소한 다른 방법으로 도와 준다거나 방법을 생각해 보자고 말할줄 알았다. "황제폐하 말씀은 잘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혼자서 해결해야겠군요. 최소한의 도움을 받을줄 알았는데 아쉽네요." "그게 무슨말인가?" 황제는 나의 말을 듣더니 내게 물었다. 사실 나는 해결할 방법이 여러가지 있었다. 상상하지도 못할 마법물품으로 보상해서 해결할 수도 있었고 무력을 동원할 수도 있다. 그 방법은 9서클 메테오 마법을 카토루 제국의 수도에 떨어뜨려 사람들의 이목을 다른데로 돌리는 것이다. "아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럼 저는 가보겠습니다. 절대 도망가는 일이 없으니 황제께서는 걱정 마십시요." 나는 황제에게 큰 소리로 말하고는 밖으로 나와버렸다. 황제의 입장에서는 황당한 일이겠지만 나는 약간의 배산감이 느껴졌다. 내가 라이아의 재상이나 황제에게 너무 큰 것을 바랬던 것이다. 황재와 재상은 그저 보통 사람일 뿐이다. 더욱이 지금의 상황은 재상이나 황제 모두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을 것이다. "자네 감히 황제 앞에서 그게 무슨 짓인가?" 내가 밖으로 나오자 잠시후에 재상도 따라나왔다. 재상은 나를 보더니 내게 소리쳤다. 사실 나의 행동은 있을수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감안하면 황제도 할말이 없을 것이다. "케디네씨는 자신의 목숨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도 그런 말씀을 하겠습니까?" "자네가 잘못한 것을 알지만 카토루 제국의 귀족이 관련된 일이라 우리도 어쩔수가 없네." 나는 재상의 말을 듣고 더욱더 화가 났다. 모든 라이아의 귀족과 백성들이 카토루 제국에 대해서 항의하지도 않고 당연하게 생활했기 때문에 지금의 사건도 해결을 못하는 것이다. 독립을 원하면서도 아무런 행동을 안하는 것은 라이아의 귀족이나 백성들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저 모두들 말로만 독립을 원할 뿐이다. "저를 카토루 제국의 귀족에게 넘기더라도 제게 시간을 주셨으면 합니다. 허락하시겠지요?" "알겠네. 만약 자네를 찾지못할 경우 수배할 것이니 그렇게 알고 있게나." 나의 요구에 케디네씨는 허락을 하였다. 사실 내가 도망가서 나타나지 않는다면 재상이나 황제는 곤란한 입장이겠지만 최소한 그들은 나의 상황처럼 목숨의 위협을 느낄 정도는 아닐 것이다. 내가 캠블 나도이에게 넘겨진다면 바로 처형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나의 진정한 능력을 모른다. 내공력, 영혼력 그리고 마법을 이용한다면 무서울 것이 없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자이가 자네를 기다리고 있으니 조심하게." 나는 케디네씨에게 인사를 하고는 황궁에서 나왔다. 그리고 발걸음을 여관이 아닌 캠블 나도이가 머무는 저택으로 향했다. 나는 지금의 일을 해결해야만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당사자와 직접적으로 거래하는 것이다. 서로 마음에 드는 조건을 제시한다면 캠블도 거절하지는 않을 것이다. "으악!" 내가 캠블 저택의 입구에 나타나자 나를 본 경비병이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어제 나의 마법으로 당했던 병사들은 나의 얼굴을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경비병으로서도 어제 만났던 악마같은 마법사가 다시금 아침에 나타났으니 놀라지 않을수 없었을 것이다. 저택의 안으로 들어가자 어제저녁과 마찬가지로 많은 병사들과 기사들이 각종 무기를 내게 겨누고 있었다. 어제와 다른 것이 있다면 모두들 공포에 물들어 손에든 무기가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오러를 사용할 수 있는 기사들까지 공포를 느끼니 어제의 전투가 얼마나 끔찍했는지 알만하다. 특히 라이트닝 볼트의 마법에 모두들 당한 것이다. 라이트닝 볼트의 마법에 맞으면 온몸에 강력한 전기가 흘러 정신을 잃도록 만든다. 전기가 흐를 때의 고통은 잠깐이지만 그 고통의 강도는 이루 말할수 없다. "나는 캠블 나도이를 만나러 왔으니 누가 안내하도록 해라." 내가 말을 했는데도 병사들은 아무도 꼼짝하지 않았다. 결국 그 상태로 나는 어제 캠블 나도이가 머물렀던 장소로 천천히 걸었다. 병사들도 나의 주위에 맴돌면서 감히 공격하지를 못했다. 어제의 공포가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다. 설사 공격한다고 하여도 먼저 공격한 사람이 당할 것이 뻔하기에 서로 이눈치 저눈치 보는 것이다. "아니 네놈이 또다시 오다니?" 자이 팬도이는 나를 보자마자 검을 뽑아들고 소리쳤다. 내가 다른 기사들이나 병사들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자이만큼은 인정하고 있다. 그것은 자이가 자신의 주군을 위하는 마음이 내 눈에는 보여지기 때문이다. 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벌벌 떨면서 자리를 피해주었을 것이다. "캠블 나도이하고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찾아왔다.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으니 비켜라." "네놈이 고위 마법사라고 자신만만 하는데 나도 준비를 했지. 네놈도 이것은 못당할 것이다!" "자이엔 저 마법사를 죽여라." 자이는 갑자기 방안을 바라보고 소리쳤다. 자이의 목소리가 끝나자마자 방안에서 웅웅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방안에서 많은 마나가 느껴지자 어리둥절 하였다. "파아앙" 방문이 부서지며 방안에서 골렘이 나왔다. 골렘은 3m 크기의 돌로 만들어진 인형같은 모습으로 한 발을 움직일 때마다 쿵쿵 소리가 들렸다. 골렘은 자이와 나의 중앙에 위치하더니 내게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돌로 만들어진 골렘이 생각외로 빠르게 움직이자 나는 텔레포트 마법을 사용하여 자이의 반대편에 나타났다. "죽어라!" 자이는 내가 나타나기라도 기다린듯 검에 오러를 두르고 내게 휘둘렀다. 나는 자이에게 간단한 마법은 통하지 않을 것을 알고는 이번에는 방안으로 텔레포트 하였다. 내가 대외적으로 8서클 마법사이기 때문에 그 이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만약 마음놓고 나의 능력을 발휘한다면 나는 여러가지 귀찮은 일을 당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의 급박한 상황에서도 8서클 마법사의 능력만큼만 발휘해야만 했다. "자이 움직이지 마라. 움직이면 캠블을 죽이겠다." 방안에는 캠블 나도이가 있었다. 나는 잠깐 피하려고 바로 방안으로 텔레포트 하였던 것인데 캠블은 그곳에 있었다. 나는 아공간에서 검을 꺼내 캠블의 목에 갖다 대었다. "자이엔 멈춰!" 내가 캠블을 인질로 잡고있자 자이는 전투골렘의 동작을 멈추도록 지시하였다. 전투골렘은 특정한 마나의 사용자에게 복종하도록 되어있다. 만약 자이가 전투골렘을 멈추지 않았다면 골렘은 곧바로 나를 공격하였을 것이고 그 피해로 캠블은 죽었을 것이다. "캠블 나도이 어제도 보고 또다시 보는구만. 반가워." "이런 미친 마법사놈이! 자이 당장 공격해서 이놈을 죽여라!" 캠블은 나의 놀리는 말을 듣고서 흥분하여 자이에게 소리쳤다. 캠블은 어제 나에게 다쳤던 처참함 모습이 아닌 대부분의 상처가 치료된 모습이다. 분명히 목숨이 위험할 정도의 상태로 만들었는데 고위 마법사에게 치료라도 받은듯 대부분 멀쩡한 모습이었다. "전투골렘까지 준비해 놓다니 어지간히 화가났나 보군." 나는 자이의 옆에 서있는 3m 크기의 전투골렘을 바라보며 말했다. 전투골렘의 경우는 고위 마법사 10여명이 최소 1년을 고생하여 만들수 있다. 물론 카토루 제국같이 전투골렘을 많이 만들면 나름대로 기술을 보유하게 되어 6개월로 줄일수도 있다. 그렇다고 마음대로 만들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골렘에는 값비싼 재료가 소비되기 때문이다. "당장 검을 치우지 못하겠느냐?" 자이는 캠블의 목에 위치한 나의 검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기사로서 주군을 지키지 못하고 다른 이에게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것은 치욕이었다. 주군을 지키기 위하여 카토루 제국에 있는 나도이 가문에 연락하여 전투골렘까지 준비시켰지만 불가항력이었다. 4서클 정도의 마법은 전투골렘에게 아무런 효과도 없기에 고위 마법사를 요리할 줄 알았는데 지금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캠블 내가 묻는 말에 똑똑히 대답하기 바란다. 만약 거짓을 말한다면 당신의 목을 베어버릴 것이다." "아...알았다." 캠블은 나의 질문에 겁에질려 벌벌 떨면서 말하였다. 처음에는 흥분하여 자이에게 당장 나를 죽이라고 명령하더니 어느정도 진정이 되자 자신이 죽을까봐 무서운 것이다. 더군다나 어제 내게 당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정말로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였다. "내가 어제 벌렸던 일을 카토루 제국의 누구에게 알렸지?" "아무...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오." 캠블의 나에 질문에 대답했다. "정말이냐?" "정말이다. 내가 당한 일을 말한다면 나는 카토루 제국에서 다른 귀족들의 놀림감이 될텐데 그걸 누구에게 알리겠나?" 나는 영혼력을 사용해 캠블의 진실여부를 판단하였다. 캠블의 말은 진실이였고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공포까지 엿볼수 있었다. "어제 당신이 납치한 여자는 나와 관련된 여자였다. 캠블 당신이 무슨 짓을 하려고 했는지 안다면 내가 행동한 이유를 알 것이다. 네놈이 카토루 제국의 귀족이 아니었다면 당장 내손에 죽었을 것이니 그렇게 알아라. 하지만 나도 이곳에서 지내야 하니 당신과 협상을 하려고 찾아온 것이다." "협상이라니 그게 무슨말이냐?" 캠블 나도이는 자신의 목에 검이 있는것도 잊은채 나의 말에 관심을 가졌다. "내가 지금 캠블 당신의 목에서 검을 떼도록 하겠으니 자이에게 공격하지 말라고 전해라. 공격한다고 해도 내가 도망가면 그만이겠지만 나는 대화를 하려고 온 것이니 말이다." "자이 말을 들었으니 마법사놈이 시킨대로 공격하지 말아라." 캠블이 자이에게 말했다. 하지만 자이는 검을 절대 검집에 집어넣지 않고 나를 지켜보았다. 나는 캠블의 목에 대었던 검을 치우고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네놈이 어제 내게 한일을 알고서도 협상을 하자고 한다니 그것이 가능한 일일것 같으냐?" 캠블은 나의 손에 검이 없자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방금전까지 공포에 벌벌 떨던 캠블은 어디가고 당당한 캠블만이 남아있었다. "그만한 대가를 지불할 것이니 흥분할 필요없다." "나에겐 대가가 필요없다. 네가 나를 죽인다면 카토루 제국에서 가만히 있을 것 같으냐? 라이아는 완전히 쑥대밭이 될 것이다. 네놈이 누굴 건드린 줄이나 알고 있느냐?" 캠블은 나도이 가문의 영향력을 내세우며 나를 협박하였다. "자이에게서 나에 대해서 들었겠지만 정식으로 소개하지. 나는 기루 칼루이로 카키 소국의 국경과 맞닿은 칼루이 숲 근처의 영지를 가지고 있는 귀족이다. 그리고 라이아 소국의 두 명밖에 없는 8서클 마법사중에 한 명이지." "허억" 캠블과 자이는 나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8서클 마법사는 카토루 제국에서도 10여명 밖에 안되는 귀한 존재이다. 더구나 자신의 앞에 있는 마법사는 젊은 모습이니 놀랄 수밖에 없다. 자이는 케디네 재상에게서 고위 마법사라는 말만 들었을 뿐이라 설마 8서클 마법사이라고는 짐작하지도 못했다. 8서클 마법사란 사실을 알았다면 전투골렘을 준비시키지도 않았다. 8서클 마법에 의해서 돈주고도 못구하는 값비싼 전투골렘을 잃을 뻔한 것이다. "특히 나는 마법물품을 만드는데 능력이 탁월하지. 캠블 당신 마법검 가지고 싶지 않나?" "겨우 마법검 가지고 협상하려고 했느냐? 후훗 우리 가문에도 마법검은 많다!" 캠블은 나의 말에 눈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카토루 제국에 있는 나도이 가문에는 고위 마법사도 있기 때문에 마법검과 같은 마법물품이 상당히 존재하였다. "후훗 겨우 좋아야 3서클 마법을 펼칠수 있는 마법검이겠지. 그런 싸구려 마법검을 내가 협상물품으로 제시할 것 같으냐?" 카토루 제국의 마법실력이 라이아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겠지만 어느정도 비슷할거라 예상하고 말했다. 마법협회의 8서클 마법사인 블러드씨도 상당한 시간을 소요하여 3서클 마법검을 겨우 만들수 있을 뿐이다. 3서클 마법이 걸려있는 검은 고급물품이다. 귀족에게도 귀하게 취급받는 마법물품이다. "아니 그럼 네놈은 4서클 마법검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냐?" 캠블 나도이는 나의 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3서클 마법검이 아니라고 했다면 분명히 4서클 마법검일텐데 그런 마법검은 카토루 제국에서 소드마스터에 근접한 기사들에게나 지급하는 검이다. 카토루 제국에서는 고급 마법검을 소드마스터에 근접한 기사들에게 지급하여 전투력을 상당히 높이고 있다. 항상 전쟁을 일으키는 제국이라 당연한 결과였다. "왜 관심이 있나? 하지만 4서클 마법검도 아니지. 5서클 마법검이라면 협상의 용의가 있나?" "5서클 마법검? 아니 이런 미친놈을 봤나? 네놈이 나를 속이려 드느냐?" 캠블은 내가 5서클 마법검이란 말을 꺼내자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5서클 마법검이라면 카토루 제국에서도 한 명밖에 존재하지 않는 9서클 마법사가 10여년 동안에 일곱 개를 만들어 내었을 뿐이다. 6서클 마법검도 두 개나 제작하여 카토루 제국에서는 존경의 대상이다. "내가 8서클 마법사가 된지도 오래되었지. 그동안에 성공한 것이 있다면 5서클 마법검을 제작한 것이다. 믿지 못하면 보여줄 수도 있지." 나는 아공간에서 예전에 취미삼아 만들었던 5서클 마법검을 꺼내었다. 나는 생체컴퓨터 능력이 있어서 마법검을 만드는데 필요한 수식계산이나 마나의 배열에 대해서는 숨쉬는 것 만큼이나 쉬운 일이다. "이 검으로는 5서클 텔레포트와 같은 위험성이 내포된 마법은 펼칠수 없지만 공격마법은 대부분 사용이 가능하지. 어때 내말이 거짓말 같나?" "네 말은 믿을수가 없다!" 캠블은 나의 말을 믿을 수 없다고 소리쳤다. 카토루 제국에서도 많지 않는 검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나는 캠블과 자이를 믿도록 해야만이 협상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였다. 이것이 진짜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협상은 쉽게 이루어질 것이다. 5서클 마법검에 욕심이 일어나지 않을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럼 내가 믿도록 해주지. 여기 검을 줄테니 받아라." 나는 캠블에게 5서클 마법검을 건네주었다. 그는 검을 받아보고 아무런 특이함도 발견할 수 없었다. 5서클 마법검이라고 한다면 마법진이 그려져 있거나 상당히 고급스럽게 생겨야 했지만 그렇지가 않았다. "겉만보고 판단하지 말아라.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이다." "5서클 마법검을 만진다고 내가 어떻게 확인할 수 있겠느냐?" 캠블은 내가 건네준 마법검을 계속 살펴보면서 말했다. 나는 5서클의 마법이 펼쳐지는 것을 실재로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신은 귀족이니 마법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고 있겠지? 5서클 홀드 마법을 머리속에 떠올리고 마법검을 자이에게 향하게 한 후에 마법어를 소리쳐봐라." 나는 캠블이 마법검을 자이에게 펼치도록 말했다. 귀족들은 교양으로 마법에 대한 것을 배운다. 그래서 일부 귀족들은 1서클 마법을 펼치는 경우도 많다. 캠블은 혹시나 해서 5서클 홀드마법을 머리속에 생각한 후에 자이에게 소리쳤다. "홀드" 캠블이 마법어를 외치자 검의 색깔이 바뀌더니 잠시후에 다시 원상태로 돌아왔다. "아니 이럴수가" 자이는 자신의 몸이 움직이지 않고 일부 신체만 움직이자 놀랐다. 자신이 이렇게 된 것은 자신의 주군이 들고있는 검에서 잠깐 마나가 느껴지더니 발생한 일이다. 캠블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로 5서클 마법이 펼쳐지다니 말이다. "아니 왜?" 캠블은 자신의 손에서 마법검이 없어지자 내게 말했다. 내가 캠블에게서 마법검을 빼앗아 아공간에 집어넣은 것이다. 캠블은 마법검에 대한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카토루 제국에서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귀한 마법물품이 자신의 손에서 머무르다가 없어졌으니 그 마음은 누구도 짐작하지 못한다. "이제는 믿겠지? 어떻게 생각하나? 협상을 하고 싶은가 아니면 나를 죽이고 싶은가?" 나는 캠블이 욕심이 나도록 부추길 수밖에 없다. 캠블은 지금 이순간 수만가지 생각이 머리속을 스쳐지나갈 것이다. 자신의 명예를 생각하자면 당장이라도 카토루 제국에 연락해서 8서클 마법사가 자신에게 행했던 모든 일을 말하는 것이고 실리를 추구하자면 협상을 하여 마법검을 쟁취하는 것이다. 만약 마법검의 거래를 한다면 앞으로 자신은 마법사에게 약점을 잡힌 것이나 다름없다. "좋아 협상을 하도록 하지." 캠블은 자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결정해 버렸다. 마법검에 대한 욕심을 떨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자이가 캠블에게 건넸던 말도 한몫을 하였다. 자이는 캠블에게 설사 골렘이 덤빈다 하여도 8서클 마법사라 도망간다면 그 누구도 잡지 못할 것이라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좋은 생각이요. 하지만 5서클 마법검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좀더 내게 베풀어야 하는것 아닌가?" "무슨 말인가?" 캠블은 협상의 조건을 단순히 어제 있었던 일을 없는 것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로서는 최대한의 이득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 그것으로도 만족하지 못했다. 내가 본래 라이아에 온 것은 노예를 구입하기 위해서인데 케디네 재상이 나를 넘기기로 했다는 것을 듣고 모든 것이 틀어졌다. 물론 재상도 어쩔수 없는 일이지만 기분좋은 일은 아니다. 그것을 보상받아야만 했다. "나의 영지민은 겨우 1천명이고 노예는 50여명이 전부다. 너도 알다시피 나는 그저 종이나 팔아서 작은 돈을 벌고 있을 뿐이지. 그래서 마법검에 대한 최소한의 값을 주어야지." "돈을 달라는 것인가?" 캠블은 나의 말을 듣고는 말했다. 캠블로서는 내가 아무리 많은 돈을 요구해도 지급할 생각이었다. "아니 노예들을 주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그정도야 쉽지. 다음에 카토루 제국에서 넘어오는 노예를 모두 주겠다. 조건은 이것이 전부인가?" 캠블은 나의 말을 듣고 아무것도 아닌듯 말했다. 라이아에서는 노예를 대량으로 구입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 말한 것인데 캠블은 쉽게 이야기했다. 나는 캠블이 준다는 노예에 대해서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내게 얼만큼의 노예를 줄수 있는가?" "다음에 카토루 제국에서 넘어오는 노예 500명을 모두 주겠네. 그러면 되는거 아닌가?" 나는 캠블의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500명의 노예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이야기하니 말이다. 하지만 캠블로서는 이것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5서클 마법검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있는 캠블로서는 당연한 반응이다. "그거면 되었네. 나를 넘겨달라고 라이아에 요청한 것을 취소하고 해결해 놓게. 그리고 노예가 도착하면 라이아에서 내가 운영하는 종이상점으로 보내주면 끝나는 일이지." "그럼 어서 마법검을 내놓게." 협상이 대충 이루어지자 캠블은 내게 마법검을 달라고 말했다. 그로서는 5서클 마법검을 당장 가지고 싶어하였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만약 마법검을 가진후에 협상한 것을 배신하면 나는 가만있지 않겠네. 지금의 이 거래가 카토루 제국의 귀족들에게 알려진다면 캠블 자네도 무사히진 못할 거야." "이런" 캠블은 나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찡그렸다. 내가 그런 말을 한 것은 캠블이 마법검만을 받고 배신할 것을 우려해서이다. 만약 지금의 거래가 카토루 제국에 알려진다면 캠블 나도이는 배신자로 낙인찍혀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을 캠블에게 주지시켜 나를 귀찮게 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나는 불만스런 표정인 캠블에게 마법검을 건네주었다. 건네주면서 마법수식에 지문인식 마법진을 첨가하여 캠블 이외에는 절대 만지지 못하도록 조치하였다. 지문인식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자 캠블은 더욱 좋아하였다. 마법검은 분실 위험이 많은데 지문인식 기능이 있다면 그럴 위험이 없다. 훔쳐갈 염려가 없는 것이다. 나는 자이에게도 2서클 마법검을 지급하였다. 자이도 나에게 지문인식된 마법검을 받자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마법검이라면 최소한 오러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황궁의 기사만이 보유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마법검 자체가 귀하다보니 마법검을 가진다는 것은 기사들의 꿈일 뿐이다. 자신은 오러를 어느정도 사용하지만 나도이 가문에서 마법검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 소드마스터가 된다면 나라에서 마법검을 지급하지만 소드마스터가 되기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다. "이제 볼일이 끝났으니 가봐야겠다. 캠블 다시는 보는 일이 없길 바란다." "마법검만 아니었으면 네놈은 죽을 목숨이었다. 내게 감사하기나 해라." 캠블은 마법검을 쓰다듬으며 내게 소리쳤다. 마법검이 욕심이 나서 거래를 했지만 그로서도 어제 당한 일을 생각하면 화가 풀리지 않는 것이다. 마법검만 취하고 나중에 나를 공격하고 싶어도 이제는 그럴수가 없다. 8서클 마법사라 도망간다면 잡기도 힘들 뿐더러 거래 비밀을 카토루 제국에 알린다면 자신은 배반자로 낙인찍혀 죽은 목숨이기 때문이다. 나는 마법검 한자루로 모든 것을 해결하였기 때문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나의 5서클 마법검을 소드마스터가 가진다면 정말 위험한 물건이 되겠지만 캠블이 갖는다면 쓸모없는 물품이다. 그는 검술도 제대로 펼치지 못하니 그저 몬스터를 만나면 5서클의 공격마법을 펼치는 것이 전부일 것이다. 그것도 마나의 제약이 있어서 5서클 마법을 하루에 10회 이상으 펼칠수가 없다. 하지만 하위 마법은 여러번 펼칠수 있어서 상당히 뛰어난 마법검이다. 나는 여관을 향해 걸으며 노예에 대한 생각에 빠졌다. 캠블이 조만간 500여명의 노예를 보낸다면 영지를 위해서 하고싶은 일을 마음껏 시킬 수 있다. 시얀씨가 100여명의 노예를 구입할 수 있다고 하였으니 모두 600여명의 노예를 영지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여관을 향해 걸었다. 여관에 도착하자 나는 입구에서 맛있는 음식의 냄새를 맡을수 있었다. 4일 동안이나 계속해서 맡아본 냄새였지만 질리지가 않았다. 지금쯤 주방에서는 나의 노예들이 요리를 배우느라 땀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오셨습니까? 에이미 아가씨가 영주님을 계속해서 찾으셨습니다." 여관에 들어서자 부시가 내게 말했다. 요즘 여관주인 부시는 식당을 한 순간도 떠나지 않는다. 완벽히 일을 처리해야 내게 100포르라는 엄청난 이익금을 갖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이미씨가 나를 찾는 이유는 한 가지밖에 없다. 에이미씨는 지금 걱정하고 있겠지만 모든 것이 해결되었으니 그럴 필요가 없다. 그리고 나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 에이미씨의 방으로 향했다. "똑똑" "누구세요?" 방을 노크를 하자 안에서 에이미씨가 말했다. 노예인 시연이 문을 열어주는 것이라야 하는데 에이미씨가 직접 대답하는 것을 보아서는 혼자 있는 것이다. "저에요." "영주님 어서 들어오세요." 에이미씨는 나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큰 소리로 말했다. 나를 무척이나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에이미씨는 아름답게 드레스까지 입고서 자리에 앉아 있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옷은 물론이거니와 장신구도 눈에 띄였다. 얼굴에는 화장을 했는지 표정이 굳은 것을 빼자면 정말 아름다운 여인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곳 행성의 결혼연령을 비교할 때 노처녀나 다름이 없었다. "오늘은 아름다워 보이네요." "고맙습니다. 영주님." 나는 에이미씨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말해주었다. 에이미씨는 한숨을 쉬더니 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영주님 어제 사건은 아마도 신이 저에게 벌을 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영주님께서 저희 포르난도 가문을 영지에 정착하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저희 가문의 욕심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죄드려요. 용서받지 못할 일이지만 지금 말씀드리지 못하면 영원히 그럴 기회가 없을 것 같네요." "에이미씨 무슨 말씀을 그렇게 제가 지금 캠블..." 나는 어제의 사건은 해결을 보았다고 말해주려고 했지만 에이미씨가 눈물을 흘릴 것 같은 분위기로 나의 말을 중간에 끊고서 말을 하였다. 눈물까지 흘리며 말하려고 하기에 차마 말릴수도 없었다. 꼭 말을 해야겠다는 의지로 똘똘뭉친 모습이었다. "저희 포르난도 가문은 영주님의 은혜를 잊은채 영주님을 죽이려는 음모를 펼치는 것도 모자라 제가 영주님과 결혼하여 영주님의 모든 재산을 차지하려고 하였습니다. 영주님의 곁에서 계속 맴돈 것도 그것 때문입니다." "그것이 정말인가요?" 나는 에이미씨의 말을 듣고는 마음이 아팠다. 짐작하고는 있었지만 나를 죽이려고 했을줄은 꿈에도 몰랐다. 물론 나의 능력으로 볼 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배신감이 느껴졌다. "영주님 정말 죄송합니다. 이런 상황까지 왔으니 모든 진실을 밝히고 싶었어요." 에이미씨는 내게 용서를 빌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녀로서는 자신의 삶이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에 최소한 자신의 잘못을 용서받고 떳떳하게 죽음을 맞이하려는 것이다. 카토루 귀족에게 끌려간다면 스스로 죽지도 못하고 끊임없는 치욕을 당한다. '어떻게 해야하지?' 에이미씨가 의자에 앉은채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에이미씨의 미모는 나의 노예들과 차원이 다르다. 미인과 평범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인 것이다. 나는 어제 일으킨 사건을 수습했다고 지금 말해야 할지를 고민했다. "영주님에게 큰 잘못을 저질렀지만 마지막으로 부탁드릴 것이 있어요. 저는 지금까지 제대로 남자하나 사귈 기회조차 없었어요. 결혼을 해보지도 못하고 죽기는 싫어요." "아니 지금 뭐하는 거에요?" 에이미씨가 일어나 부탁한다고 하면서 옷을 하나씩 벗자 내가 말했다. 그녀가 하려는 행동은 마지막 죽기전에 그동안 마음속에 간직한 마음이었다. 사람은 죽기전에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것을 꼭 하고 싶어한다. 에이미씨는 결혼을 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지금 말해야 할까?' 나는 에이미씨가 행하는 극단적인 행동을 바라보며 어떻게 해야할지를 고민했다. 죽음을 겪고 이곳 행성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이후로 내가 결심한 것이 있다면 나만을 위해서 살아간다고 다짐했었다. 이곳에는 나를 이해해줄 사람도 없을 것이며 죽음을 경험하면서 모든 삶을 후회스럽지 않도록 살아가려고 한 것이다. '나는 에이미씨와 계속해서 지내고 싶은데.' 내가 여관에서 에이미씨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생각한 것이 있다면 그녀와 오랜동안 함께 지내고 싶다는 것이다. 에이미씨는 노예들과 다르게 나와 대화가 가능한 사람이다. 에이미씨는 언제나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그대로 내게 전했다. 노예들과 조용한 대화에 익숙한 내게는 너무나 상큼하고 즐거운 느낌이었다. '그래 절대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행동하자.' 결국 내가 선택한 길은 나의 욕심을 채우는 길이다. 나는 에이미씨의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며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하였다. 그리고 그녀와 점심시간이 되도록 침대위에서 함께 지냈다. ------ "에이미 할말이 있어." 나는 에이미의 벌거벗을 몸을 안은채로 말하였다. 이곳 행성은 언제나 남자가 우대받는 사회에 속한다. 지금의 상황에서 옆에 누운 여자에게 예의를 갖춘다는 것도 웃기는 일이라 반말로 말하였다. 모든 역사가 그렇듯 남자는 여자보다 언제나 우월감에 젖어서 살아간다. 평행우주 건너편의 31세기의 살았던 나도 그건 마찬가지다. "영주님 무슨 말씀인데요?" "영주님이라 부를 필요없어. 나도 에이미라고 부르는데 말이야. 그냥 기루라고 부르도록 해." 나는 에이미의 칭호에 웃음이 나왔다. "아니에요. 전 이것이 편해요." "에이미는 만약 어제의 사건이 무사히 해결된다면 어떻게 할거야?" 나는 에이미에게 진실을 말하기 이전에 어떤 생각을 하고있는지 물었다. 영혼력으로 그녀의 마음을 들여다 볼수도 있지만 대부분 감정만을 엿볼 뿐이지 그 자세한 것까지 알수가 없기에 직접 물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행복한 상상이네요. 만약 그렇다면 하고싶은 것을 모두 해보고 싶어요. 다른 몰락귀족들 중에도 나같은 여자가 있을 거에요. 그런 여자들과 만나 수다도 떨어보고 아까 영주님이 보았던 그런 옷들도 많이 입어보고 싶어요. 저는 지금까지 그렇게 지내지 못했거든요." "그렇구나." 에이미가 말한 사실이 진실인 것을 영혼력으로 알수 있었다. 지금까지 다른 여자귀족들이 행하는 모습을 무척이나 부러워했을 것이다. 그것을 참고 가문을 위해서 헌신했으니 대단한 여자다. "저희 아버지는 물론 가문의 사람들이 지금 모습을 보면 좋아할 거에요. 후훗! 제가 영주님에게 가까이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모두들 생각했거든요. 물론 이제는 모두 죽게 되겠지만 말이에요. 흑흑흑" 에이미는 지금 상황을 생각하며 웃더니 다시 자신의 가문생각을 하자 울음을 터뜨렸다. 여자들의 감정변화가 심각하다고 했지만 정말 옆에서 겪고나니 대책이 서지 않는다. 웃다가 곧바로 울다니 옆에 누워있는 나로서는 그저 에이미를 안아줄 수밖에 없었다. "에이미 울지말고 내 말을 들어봐. 사실은 오늘아침에 황궁에 들려서 황제를 만났어." "예? 황제를요?" 에이미는 나의 품에서 울고 있다가 내말을 듣고 고개를 쳐들고 나를 바라보았다. "어제 사건을 해결하려고 말이야. 물론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사건을 일으킨 나를 캠블에게 넘긴다고 말하더군. 재상도 어쩔수 없다고 말하는데 예상은 한 일이지만 기분이 좋지는 않더라구." "카토루 제국의 귀족 일은 황제도 어쩔수 없어요." 에이미는 나의 말을 듣고 한숨을 쉬었다. 카토루 제국의 귀족중에서도 나도이 가문은 무서울 것이 없다. 카토루 제국이 라이아의 열 다섯배의 크기의 땅이지만 국력은 스무배가 넘도록 차이가 난다. 카토루 제국의 식민지가 라이아 이외에도 수이 소국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며 많은 전쟁을 치루면서 모든 기술분야가 발달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캠블에게 찾아가서..." 나는 5서클 마법검 한 자루로 모든 것을 해결한 사실을 약간의 거짓말을 보태어 알려주었다. 에이미가 모든 것을 알아야 좋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정말인가요? 그것이 정말이에요?" 에이미는 나의 말을 듣고서 너무 기뻐서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지도 않고 침대에 벌떡 일어섰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리라 다짐했다가 내가 모든 것을 해결했다는 것을 알고서 너무나 기쁜 것이다. "어머나" 그녀는 벌거벗은 채로 침대에서 벌떡 일어선 것을 느끼고 다시 이불을 감싸고 주저앉았다. 즐거운 분위기에 취해 나의 앞에서 누드쇼를 한 것이다. "정말이야. 모든 것을 해결했으니 걱정할 필요 없어." "그런데 어째서..." 그녀는 좀더 생각하더니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생각에 빠졌다. 내가 진작 말했다면 함께 침대에 누워있는 상황이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에이미는 내게 가문의 치욕이라 생각되는 모든 사실을 말했다. 에이미는 방금전까지 카토루 제국의 귀족인 캠블로부터 자신의 가문을 걱정하였지만 이제는 공포의 대상이 나로 바뀌었다. 내가 포르난도 가문의 치욕적인 사실을 알았으니 보복을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흑흑흑" 에이미는 캠블로부터 해방되었다고 생각되어서 기뻤는데 또다시 슬픔에 빠졌다. 나는 에이미의 슬픈 모습을 바라보며 사람이 너무 똑똑해도 문제라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여자란 정말 알수없는 존재라고 단정지었다. 그 짧은 시간에 감정변화가 저렇게도 다채롭게 변하니 말이다. "에이미 울지마." "영주님 저희 가문을 어떻게 할 것인가요?" 에이미는 내게 가문의 계획을 발설한 것을 후회하며 울음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어떤 처벌을 받든지 죽음을 면하기는 힘들다. 만약 황궁에 이 사실을 알리고 밝혀지면 포르난도 가문은 나의 처벌에 맡겨진다. 실재로 이런 경우 잘못을 저지른 귀족은 피해자의 노예가 되기도 하며 선택에 따라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어떤 것이 최선의 길일까?' 나는 포르난도 가문을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했다. 포르난도 가문을 고발하여 나의 노예로 모두 소유시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아마도 그렇게 된다면 포르난도 가문의 귀족들 대부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이다. 귀족이 노예가 된다면 치욕 때문에 자살할 것이기 때문이다. "에이미 울음 그치고 내말을 들어봐. 나는 앞으로 영지를 발전시키려고 하고 있지만 나의 밑에서 일하고 있는 귀족은 다섯 명이 전부야. 영지에 있던 작은 마을에서 세금을 걷던 귀족이지. 나에게는 명령에 따라서 일을 도와줄 귀족들이 필요해. 당신의 가문이 계획한 일을 용서해 주는 대가로 포르난도 가문이 나를 5년 동안 도와준다면 모든걸 용서해 줄께. 나의 조건이 싫으면 나는 포르난도 가문을 고발할 수밖에 없어. 몰랐다면 넘어갔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을 알고있는데 그럴수는 없어." "네, 영주님." 에이미는 나의 말에 작은 목소리로 말하고는 계속 훌쩍거렸다. 그녀의 가문은 이제 나의 결정에 생과사가 결정되는 것이다. "당장 가문으로 돌아가서 내말을 알리고 결정한 것을 알려줘. 5일만 머무를테니 빨리 돌아오도록 해." "알겠습니다. 영주님" 나는 에이미에게 말하고는 벗어놓은 옷을 입고 방에서 나왔다. 이제 에이미는 가문에 돌아가 나의 말을 전하고 명예스럽게 모두 죽음을 택하는 방법과 치욕스럽게 노예가 되어서도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가지고 논의할 것이다. 그러나 결국 마지막 방법인 내가 제시한 5년 동안의 일을 돕는 것으로 결정할 것이 분명하다. 격렬한 운동을 해서인지 아니면 점심시간이 되었기 때문인지 출출하여 1층으로 내려와 점심식사를 노예들과 하였다. 노예들은 언제나 내가 식사하길 기다려 함께 한다. 그래서 점심시간에 나를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아 식사를 늦게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인님 이제 2서클 마법수식 틀리지 않고 계산할 수 있어요." 뷰티가 식사도중에 내게 말했다. 2서클 마법수식을 완벽히 해내는 것을 자랑하고 싶었나보다. 4일이 지났을 뿐이지만 뷰티는 언제나 2서클 마법수식의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언니들이 땀을 흘리며 요리를 배우고 있기 때문에 자신도 그만큼의 노력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는 2서클 마법을 마음대로 펼칠수 있도록 마나수련에 집중해." "네, 주인님" 나는 뷰티에게 마나수련을 지시하였다. 다섯 노예들은 요리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하지는 못하지만 언제나 저녁에 조금씩은 하고 있다. 노예들이 2서클 마법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으면 3서클 마법을 가르칠 생각이다. 나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방에 올라가 명상에 잠겼다. 수련을 위한 명상이 아니라 내가 앞으로 해야할 일들을 정리하는 것이다. 영혼력을 끌어올리면 생체컴퓨터 능력으로 인해서 어떤 어려운 일이 생겨도 쉽게 해결방법을 찾게 된다. 생체컴퓨터의 능력이 내게 많은 이로움을 주지만 혹시 모를 위험성을 대비하여 감정조절을 위해 명상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내가 영지를 발전시키기 위해 할일은 여러가지다. 먼저 외부의 물리적인 침입에 대비하여야 하고, 나무가 베어진 곳을 일정부분 농사를 지을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며, 사람들이 왕래하기 쉽도록 길을 정비해야 한다. 또한 종이생산 이외에도 다른 사업을 찾아야만 한다. 생각해 둔 일이 있지만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이루고 싶은 것이 나의 심정이다. "똑똑똑 영주님 에이미입니다." 명상을 하는데 에이미가 나의 방에 방문하였다. "무슨 일이지?" "가문에 돌아가 영주님의 말씀을 알려주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나는 에이미에게 더이상의 예의를 차리지 않고 말했다. 반말을 듣는 에이미가 속으로 어떤 감정인지 궁금하긴 하였지만 영혼력으로 마음속을 들여다보지는 않았다. 그런 사소한 것에 영혼력을 낭비할 마음도 없을 뿐더러 나를 나쁘게 생각해도 아쉬울 것도 없다. 에이미가 영지로 돌아가고, 계속해서 명상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저녁이 되자 노예상인 시얀이 10명의 노예를 데리고 찾아왔다. 캠블에게 받을 500여명의 노예에 비하면 적은 숫자지만 내게는 귀한 노예이다. 나는 또다시 시얀에게 10만 포르를 주었다. 나는 곧바로 10명의 노예들과 함께 종이공장 옆에 세워진 곳으로 텔레포트 하였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커치 메이논을 찾아 노예들을 건네주고 종이공장을 관리하는 곳으로 향했다. 다섯 명의 귀족들이 모두 모이자 나는 하고싶은 말을 꺼냈다. "케피시씨, 커치씨, 드러큰씨, 페니스씨, 그렉터씨 앞으로 말을 편하게 하겠습니다." 나는 에이미와의 일을 계기로 사람들을 편하게 대하기로 마음먹었다. 일일이 존대를 하며 서로의 관계에 거리를 둘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포르난도 가문의 배신감을 겪으며 결정한 일이다. "영주님 잘 생각하셨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내가 그동안 다섯 명의 귀족들에게 말을 높인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나는 20대 초반의 모습을 하고 있으니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함께 지낸지도 6개월이나 흘렀고 이들은 나의 덕택에 지금 이곳에 가족들까지 데려와 정착했으니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서로에 대해서 알만큼 알기 때문이다. "내가 지시한 일을 잘만 한다면 앞으로 여러분 귀족가문을 누구도 무시하지 못하게 될거요. 조만간 이곳에 500여명의 노예가 올 것이니 그렇게 알고 있으시요." "네? 500명이나요?" "세상에" 나의 말에 다섯 명의 귀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대귀족이 3천여명의 노예를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하여는 얼마되지 않지만 이곳 영지를 비교해서는 엄청난 노예들이다. 더구나 나의 재력을 파악하고 있는 귀족들은 500여명의 노예구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있다. "케피시는 종이공장의 노예 50명과 종이공장의 관리를 계속 맡으시요. 커치는 100명, 드러큰은 50명, 페니스는 50명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렉터는 300명의 노예를 관리하게 될거요." "영주님 불편하게 따로 관리하실 필요가 있을까요?" 케피시 카이지가 내게 말했다. 그로서는 이렇게 노예들을 분리하여 관리하는 이유가 궁굼하였다. "커치의 노예는 농경지 관리, 드러큰의 노예는 초원관리, 페니스의 노예는 도로관리 그리고 그렉터의 노예들은 나중에 말할 것이니 노예의 관리에 힘써주시요. 아마도 몇일 후에 텔레포트 마법진으로 노예들이 도착할 거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노예들이 지낼 곳은 어떻게 할까요?" 이번에는 그렉터가 말했다. 가장 많은 노예를 담당하게 될 것이니 그로서는 중요한 일이었다. "관리하게 될 노예의 숫자에 맞게 건물을 짓도록 하고 노예들이 쓸 물건은 되도록 좋은 걸로 라이딘에 가서 직접 구입하도록 하시요. 그리고 노예들의 구입비는 종이를 판매한 이득금을 사용하시요. 내가 말한 것은 당신들만 알고 다른 사람에겐 절대 알려주지는 마시요." "알겠습니다. 영주님. 저희들도 할일이 생겨 무척 기쁩니다. 그동안 일자리를 잃게 될까봐 걱정이었습니다. 영주님이 지금처럼 계속 고용비를 지급하면 이곳에 죽을 때까지 정착할 생각입니다." 그렉터는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밝혔다. 그렉터는 내가 오기 전에는 다섯 개의 마을중에서 가장 작은 곳에서 세금을 걷으며 생활한 귀족이다. 예전과 비교해서 많은 고용비를 내게 지급받으니 고마워하는 것이 당연하다. 더욱이 가족까지 모여살게 되어 그 기쁨은 이루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 모두들 부탁하겠오." "영주님 조심해서 가십시요." 나는 다섯 명의 귀족들에게 노예관리에 대한 것을 세세히 지시하고는 여관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여관에 머물 이유가 오직 음식 때문이지만 원래 계획한 10일은 채우고 칼루이 숲의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 에이미가 돌아와 전한 내용에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귀족들에게 가장 위험한 처벌이 내려지는 것중에 하나가 다른 귀족을 시해하려는 음모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자면 칼루이 영주는 복수를 원할 것이 분명하였다. "칼루이 영주가 제시한 조건을 따르는 방법밖에는 없을 것 같네요." 구엔 포르난도가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모두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서로의 눈치를 살피며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 언제나 해결책을 제시하던 구엔까지 부정적인 말을 꺼내자 방안의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았다. "칼루이 영주가 그 조건만 수용한다면 우리를 가만둘까요?" "다른 것은 몰라도 약속하나만은 확실히 지킵니다. 8서클 마법사니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겠죠." 불안한 듯한 물음에 에이미가 대답했다. 귀족이 명예에 목숨을 건다면 마법사의 경우는 자신이 한말에 책임을 진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목숨보다는 자존심을 우선시하는 마법사가 많다. "에이미가 성공만 했으면..." 포카드가 에이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녀가 칼루이 영주와 결혼에 성공하길 간절히 원했다. 하지만 결과는 수습하기에도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 포르난도 가문의 모든 목숨이 칼루이 영주에게 달린 것이다. "죄송해요. 흑흑흑" "에이미 네가 미안할 필요는 없어. 너는 최선을 다했으니 말이다." 클러스는 자신의 딸을 바라보며 말했다. 에이미를 바라보는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도 가엾은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이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면 단결심이다. 만약 다른 몰락귀족이었다면 에이미를 다그치고 책임을 전가시켰을 것이다. 하지만 포르난도 가문은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흑흑흑" 에이미에게는 꾸지람보다 위로가 더욱더 가슴을 아프게 하였다. 자신이 성공하였다면 모두가 행복하였을 것이다. 칼루이 영주에게는 미안한 일이겠지만 에이미에게는 가족의 행복이 더욱 중요하다. "에이미 진정하렴." 구엔은 울고있는 에이미를 진정시켰다. 지금의 모든 일은 구엔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이나 다름없다. 구엔이 결혼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에이미가 실천하려고 했었다. 실패하긴 하였지만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이다. 자신의 일로 이렇게 되자 구엔은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야했다. "에이미 칼루이 영주가 우리에게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 거니?" "저도 모르겠어요. 영지의 발전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많은 일을 시킬 것 같아요." 에이미의 말에 구엔은 곰곰히 생각하였다. 구엔은 칼루이 영지로 인해 지금도 상당히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있다. 영지민들은 지금의 풍요로운 삶이 영주로 인한 것을 느끼고 있다. 세금을 5년 동안이나 면제함은 물론 좋은 일자리도 주었다. "칼루이 영주가 노예를 얼마나 구입하고 있니?" "600명을 구입했어요. 구입한 곳은..." 에이미는 칼루이 영주의 노예상인 시얀과 캠블과의 거래내용을 알려주었다. 캠블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모두 분노를 하고 있었다. 캠블로 인해 에이미의 계획이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가문의 입장에서는 에이미의 계획이 실패하여도 손해볼 것 없는 일이었지만 계획자체가 들통나 위험에 처한 것이다. "망할놈의 카토루 제국의 귀족놈. 캠블 나도이!" 포카드가 에이미의 말을 듣고 흥분하여 소리쳤다.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들 똑같은 생각이다. 자신들의 죄는 인정하면서도 에이미나 칼루이 영주가 아닌 제3자인 캠블 나도이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다. 캠블 나도이는 카토루 제국의 귀족이란 사실만으로도 용서되지 않는다. 포르난도 가문은 지금의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 이틀에 걸쳐 논의를 하였다. 클러스, 포카드 그리고 구엔이 중심이 되어 가문의 생존을 위해 모든 방법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칼루이 영주의 손아귀에 벗어날 길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모두들 자포자기에 이르렀다. 에이미는 결국 가문에 돌아온지 이틀만에 칼루이 영주를 만나러 가야만 했다. 가문이 내린 결정은 칼루이 영주의 제시한 조건을 따르는 것 뿐이다. 명예로운 죽음 보다는 비참하지만 살아가는 것이 낳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12. 취미 "안녕하셨어요?" 나는 라이아에서 유일하게 8서클 마법사인 블러드씨에게 말했다. 마법협회를 찾은 것은 내가 알고싶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블러드씨는 언제나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셔서 기쁘다.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니 기쁘네. 몇일전에 카토루 제국의 귀족과 좋지않은 일이 있었다며?" "예, 그렇습니다. 하지만 잘 해결되었습니다." 블러드씨는 몇일전 내가 겪었던 이야기를 꺼냈다. 현재 라이딘에는 내가 카토루 제국의 캠블에게 잘못을 저질렀지만 캠블이 아량으로 나를 용서하였다는 소문이 퍼졌다. 아마도 캠블이 자신의 명예 때문에 그렇게 소문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나는 굳이 블러드씨에게 캠블과의 사건을 말하지 않고 얼버무렸다. 블러드씨 또한 나에게 자세히 물어보지 않았다. "정말 반갑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를 나눠보세나." "하하 저도 블러드씨가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네요." 블러드씨와 나는 그동안의 생활을 이야기했다. 블러드씨는 주로 마법에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 내게 답변을 원했다. 블러드씨가 나와 많은 대화를 나누는 이유는 그의 마법공부 때문이다. 서로의 마법정보를 교환하고 마법실력을 늘리자는 것이다. 9서클 마법사인 내게는 필요없는 일이지만 블러드씨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블러드씨 그런데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말해보게나." "제가 얼마전 카토루 귀족이 가지고 있는 전투골렘을 보았는데 정말 멋지더군요. 골렘에 대한 것을 알고 싶은데요." 얼마전 캠블을 찾아갔을 때 전투골렘을 보고 약간 놀랐었다. 나는 6서클을 마스터 했을때 실험삼아 여러종류의 마법물품을 만들어 보았다. 칼루이 숲의 집이 온통 마법으로 도배된 이유도 6서클을 마스터한 기쁨 때문이다. 하지만 캠블의 기사인 자이가 전투골렘에게 명령내리는 것을 보았을 때 상당한 충격을 맛보았다. "아니 자네 8서클 마법사나 되면서 골렘에 대한 것을 모르나?" "제가 엘프에게 마법을 배웠다는 것을 말씀드렸을 겁니다. 엘프는 조화로운 종족이라 생명이 없는 생물체를 탄생시키는 골렘제작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골렘제작에 대한 기술을 이론으로 배웠지 실질적으로 만들어보지는 못했습니다." 블러드씨는 나의 말을 듣더니 고개를 끄덕거렸다. 사실 나는 골렘제작에 관한 기술을 자세히 알고있다. 단지 직접 만들어보지 못했을 뿐이다. 마법실력이 상승하는 것중에 하나가 마법실험이다. 엘프마법의 골렘제작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만 직접 만들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블러드씨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라이아에는 골렘이 거의 없다네. 그 이유를 알고있나?" "왜 골렘이 없는 거죠?" 나는 라이아에 골렘이 없는 이유가 궁금했다. 골렘은 만들기는 힘들지만 그 유용성은 상당하다. 특히 전쟁에서는 무서운 무기나 다름없다. "라이아가 카토루 제국의 식민지가 되면서 골렘기술을 제국에서 모두 가져갔을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전투용 골렘을 제작하지 못하도록 하였네. 지금에 이르러 카토루 제국에서도 우리에게 골렘을 마음대로 만들라고 하지만 이제는 전투골렘의 기술을 상당부분 분실하였기에 생산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 되었지. 일반골렘은 만들수 있겠지만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 "그럼 제가 골렘을 만들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나요?" 내가 골렘을 만들려고 하는 이유는 나의 영지 때문이다. 영지가 무척이나 넓은 반면에 영지민이 1천명 뿐이다. 영지가 빠르게 발전하려면 사람이 많아야 한다. 결국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조치로 골렘을 생산하려는 것이다. "전투골렘만 아니라면 누구도 상관하지 않을걸세. 그런데 골렘을 만들 자신은 있는가?" "전투골렘은 불가능하지만 일반골렘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블러드씨는 나의 골렘에 대한 이야기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지금에 이르러 골렘을 제작하려는 마법사는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나의 나뭇잎 스크롤을 보았던 블러드씨는 골렘의 생산이 꼭 성공하리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기루군 부탁하고 싶은게 있는데 들어주었으면 좋겠네." "무슨 부탁인가요?" "자네가 골렘을 생산하는데 성공하면 그 기술을 우리 마법협회에 나눠줄수도 있겠는가?" 블러드씨가 나를 간절히 바라보며 말했다. 라이아의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염원하고 있는 것은 라이아의 독립이다. 블러드씨는 전투골렘을 생산하는 것이 독립의 지름길이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연구비도 만만치 않을 뿐더러 다른 마법사들이 이것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골렘생산은 상상조차 못했다. 하지만 확실한 골렘기술이 유포된다면 많은 마법사들이 이것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물론 라이아의 재상부에서도 상당한 자금을 지원해 줄 것이다.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고맙네. 고마워." 블러드씨는 나의 말에 감사를 표했다. 마법사들은 서로 자신의 기술을 함부로 전해주는 편이 아니다. 마법사는 새로운 마법수식을 개발하여도 동료 마법사들과 공유하지 않는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마법의 중요한 기술은 절대 공개하지 않는다. "블러드씨 저에게 예전 골렘생산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정보를 얻을수 있을까요?" "물론이네. 그것 뿐만이 아니고 마법협회에 있는 골렘생산에 관련된 정보를 모두 주겠네." 블러드씨는 나의 요청을 허락하였다. 내게 필요한 사람은 마법사가 아닌 골렘의 제작에 참여했던 기술자이다. 골렘에 마법수식을 그려넣어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돌을 골렘모양으로 조각하는 일은 내가 직접 하기엔 귀찮은 일이다. 특히 골렘을 만드는데 가장 어려운 난점중에 하나가 골렘의 관절이다. 골렘에서 마법부분을 제외하면 돌로 만들어진 인형일 뿐이다. 돌로 만들어진 인형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마법이고 그 결과물이 골렘이다. 결국 골렘이 제대로 움직이려면 움직임을 우연하게 하도록 뛰어난 조각가가 돌을 이용해 골렘을 조각해야 한다. 무게중심을 감안하는 것은 물론 부드러운 움직임을 위해서 관절부분은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골렘의 모형이 완성되면 마법사가 골렘을 움직일 수 있도록 마무리짓는 것이다. 내가 지금 원하는 것은 돌을 이용해 골렘의 외형을 나의 설계도대로 만들어줄 기술자이다. "제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게 조심해서 가게나. 골렘과 관련된 모든 정보는 자네가 머물고 있는 여관으로 보내주겠네." 나는 블러드씨에게 작별인사를 하고는 마법협회를 나왔다. 이제 영지로 돌아갈 날도 몇일 남지 않았다. 나는 여관으로 돌아가면서 골렘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았다. 영혼력을 사용해 골렘의 효율정도를 측정해 보았는데 너무나 비효율적이었다. 사람과 비슷하게 생긴 골렘이지만 무거운 물건을 나르는 것 이외에는 쓸모가 없다. '가장 효율적인 골렘의 형태는 어떤 것일까?' 나는 영혼력을 사용해 골렘의 가장 효율적인 모습을 계산하자 곧바로 해답이 머리속에 떠올랐다. 가장 효율적인 형태의 골렘은 아쉽게도 너무나 엉뚱한 모습이었다. 그것은 바로 평행우주 건너편 20세기에 사용하였던 중장비의 모습과 닮았다. 내가 살았던 지구의 역사기록중에 20세기 가장 효율적인 중장비는 굴착기, 불도저, 굴진기, 그레이더, 다짐기계 등 여러가지였다. 특히 그중에 굴착기(포크레인)와 불도저는 그 사용하는 용도가 너무나 다양하여 만능 기계라고도 불리울 정도였다. 내가 생각해낸 골렘의 가장 효율적인 모습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하체가 골렘의 모습에 상체는 20세기 중장비의 굴착기의 팔을 접착한 모습이다. 다른 하나는 하체가 골렘의 모습에 상체는 20세기 중장비의 불도저 팔을 접착한 모습이다. 만약 내가 생각한대로 골렘을 만들어 낸다면 사람과 똑같이 생긴 골렘보다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설계하려는 골렘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 동안 여관에 도착하였다. "영주님 황궁의 재상부 사람이 영주님을 기다리다가 돌아갔습니다." "그렇습니까? 알려주어서 고맙습니다." 여관주인 부시가 내게 말했다. 내가 이틀전 캠블과 협상한 이후로 케디네 재상은 내게 사람을 보내어 만남을 요청하였다. 하지만 나는 케디네 재상을 만나고 싶지 않아서 피하고 있다. 아마도 케디네 재상은 캠블과 나 사이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더이상 황제는 물론 케디네 재상을 만나기가 싫다. "영주님 내일이면 3천인분의 요리가 모두 완성됩니다." 부시가 내게 말했다. 내가 부시에게 요구한 음식은 3천인분의 요리로 대부분 나의 아공간에 보관되어 있다. 원래 10일이나 걸려 3천인분을 만들어야 했지만 부시가 요리사와 점원들을 닥달해 3일이나 앞당긴 것이다. "정말 수고하셨오. 3천인분이 채워지면 그만 하도록 하시요." "네, 알겠습니다." 부시가 나의 말에 대답했다. 내일 하루만 지나면 요리사와 점원들은 약간의 돈과 휴가를 받게된다. 부시는 요리사와 점원들에게 약속한 것을 지킬 것이다. 무려 100포르나 되는 순수익을 얻게 해준 요리사와 점원들이기 때문이다. 내가 주문한 음식을 모두 만들게 되면 노예들의 요리 배우는 것도 끝이난다. 노예들은 뷰티를 제외하고 식당에서 요리를 배우느라 피곤한 나날을 보냈다. 가엾게 생각되긴 하지만 내가 앞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다. "부시 점심을 먹을테니 준비 해주시요." "영주님 잠시 기다려주세요." 나는 점심을 먹기 위해서 항상 앉던 의자에 앉았다. 잠시 후에 노예들이 나와 식사를 함께하기 위해서 나타났다. 부시가 요리를 배우고 있던 노예들을 내게 보낸 것이다. 나는 혼자서 식사하기를 싫어해 내가 식사를 하려고 하면 노예들을 불러 함께 음식을 먹는다. 물론 노예들로서는 불편하겠지만 말이다. 음식이 차려지자 나는 노예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노예들이 요리를 배우는 시간도 내일이면 끝나게 된다. 내가 부시에게 주문한 음식이 모두 완성되기 때문이다. "피엔 내일이 요리를 배우게 되는 마지막 날이 될거야." "알겠습니다. 주인님" 노예들은 나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노예들에게 요리는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마법실험을 당했기 때문에 생활상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요리에 필요한 기본적인 재료의 이름도 모르고 요리사와 맛을 느끼는 것도 차이가 많은 것이다. "뷰티야 마나수련은 잘 되어가고 있니?" "이곳은 잘 안돼요. 집에서 하면 좋을텐데." 뷰티가 나의 질문에 대답했다. 뷰티는 나의 도움으로 2서클 마법수식을 완벽히 계산할 수 있게되자 이틀 전부터 나의 지시로 마나수련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곳에서 마나수련을 해도 효과가 아주 미세하여 집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칼루이 숲의 집에는 마나가 충만할 뿐더러 마나를 모으는 마법진이 그려진 바위까지 있다. "뷰티야 몇일 후에는 집으로 돌아갈테니 그 때에는 열심히 해야된다. 알았지?" "네, 주인님. 열심히 마나수련을 해서 2서클의 마법을 마음껏 펼칠 거에요." 뷰티가 자신있는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나는 노예들에게 약간의 질문을 하며 식사를 마쳤다. 그리고 뷰티와 함께 방으로 올라갔다. 다른 노예들은 요리를 배워야 하기 때문에 식당으로 돌아갔다. "뷰티야 언니들이 힘들게 요리를 배우고 있다고 해서 너까지 그럴 필요는 없단다. 알았지?" "네" 나는 방으로 돌아와 뷰티가 마나수련 하려는 것을 말렸다. 이곳에서 일주일을 마나수련을 하는 것보다 마나수련 바위에서 몇시간 하는 것이 훨씬 낳기 때문이다. 뷰티는 언니들이 힘들게 요리를 배우는데 자신은 편안하게 마법이나 배우고 있는 것이 미안한지 마나수련을 열심히 하려고 한다. "뷰티야 노예의 신분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니?" "주인님 무슨 말씀이세요?" 나의 말에 뷰티가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이곳 행성에 모든 사회는 계급적인 요소가 언제나 지속되어 왔다. 나도 처음에는 모든 사람들을 평등하게 대하려고 하였지만 그럴 필요성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누구도 그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다. 노예들에게 아무리 자유를 준다고 하여도 그 자신이 그것을 누리지 못한다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이다. "평민이 되어서 하고싶은 것을 마음대로 하고싶지 않니?" "주인님 어떻게 노예가 평민이 되겠어요?" 뷰티는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내게 말했다. 뷰티로서는 평민이 된다는 것이 말도안된다는 듯이 말했다. 노예들에게는 고정관념이 박혀 있어서 자신들의 고정관념을 벗어나는 일은 상상조차 하지를 않는 것이다. "그냥 마음속으로 상상을 해봐. 뷰티가 평민이 되어 마음껏 사는 모습을 말이야." "상상이 안되는데요." "눈을 감고 노예의 신분에서 벗어나는 생각을 마음속으로 해봐." 나는 뷰티의 고정관념을 깨뜨리기 위해서 많은 설명을 하였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인간의 존엄성에 대하여 가르치고 이해시켜 주지를 않는 이상은 불가능한 일이다. 나는 노예들을 구입하면서 마음속으로 다짐한 것이 있다. 나의 편리함을 위해서 구입한 노예들이지만 그들 스스로 자신들의 가치나 존엄성 혹은 자유에 대한 것을 원할 때 신분에서 벗어나게 해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노예들이 그것을 평생 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다. 뷰티와의 대화가 끝나고 나는 명상에 잠겼다. 요즘은 특별히 할일이 없으면 명상에 잠겨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예전처럼 마나수련 혹은 정신수련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저 편안함을 느끼기 위해서이다. 두 시간을 그렇게 명상에 잠겨있는 동안에 뷰티는 1층 식당으로 내려갔다. 혼자 지내기가 심심하여 요리를 배우고 있는 언니들을 구경하러 갔을 것이다. 저녁식사를 하기 전까지 명상을 하려고 했지만 에이미의 방문으로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영주님 다녀왔습니다." "힘들었겠구나. 어떻게 결정하였지?" 나는 어깨에 힘이 없는 에이미를 바라보며 말했다. 에이미는 죄책감으로 이틀 동안 제대로 잠을 자지도 못했을 것이다. "저희 포르난도 가문은 영주님이 요구하신 조건을 따르기로 하였습니다." "정말 잘되었군. 잘 되었어." 나는 포르난도 가문의 선택에 기뻤다. 이제 글을 읽고쓰는 것이 가능한 고급인력을 구하게 된 것이다. 영지에는 할일이 산더미 같이 쌓여있는데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을 이용해 많은 일들을 시킬 수 있게 되었다. 이곳 행성에서는 고급인력을 구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에이미 당신은 앞으로 내곁에서 생활하도록 하시요. 시킬 일이 많을테니 말이요." "알겠습니다. 영주님." 에이미는 나의 말에 고개를 푹 숙였다. 이제 그녀는 앞으로 5년 동안의 자유를 박탈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내가 시키는 일을 5년 동안이나 해야만 자유가 주어지게 된 것이다. "가문의 사람들이 모두 불만스러워 하고 있겠지?" "그렇지 않습니다. 영주님이 저희 가문 사람들의 목숨을 살려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에이미가 내게 말했다. "나를 따라다니려면 각오를 단단히 해야할거야. 알겠지?" "네, 영주님" "그럼 돌아가서 쉬도록" 에이미는 나의 말을 듣고 방에서 나갔다. 에이미가 나가고 얼마되지 않아 마법협회에서 누군가가 나를 찾아왔다. 블러드씨는 내가 부탁한 골렘에 대한 정보를 사람을 통해 곧바로 보낸 것이다. 골렘에 대한 정보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굵은 책자로 20권이 전부였다. 세 권이 골렘에 대한 기술적 정보가 담겨있다면 나머지 책자들은 골렘의 역사와 골렘생산에 참여했던 사람들에 관련된 정보였다. 책자에 기록된 것에 의하면 골렘의 제작에 참여했던 대부분 사람들의 나이를 감안할 때 지금까지 살아있을 가능성이 적었다. 또한 라이아가 식민지화 되었을 당시에 죽었을 가능성도 많을 것이다. '블러드씨가 나를 말렸던 이유를 알겠군.' 골렘에 대한 정보는 그 어떤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블러드씨가 넘겨준 것은 골렘에 대한 극히 일부분의 기술적 정보였을 뿐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블러드씨는 내가 골렘 만드는 것을 적극적으로 반대하였던 것이다. 나는 골렘의 정보가 담긴 책을 모두 읽은후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생각해 두었던 골렘의 형태를 설계해 두어야지.' 나는 아공간에서 펜과 종이를 꺼내고 골렘의 설계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내가 만들려고 하는 골렘은 20세기의 중장비인 굴착기와 불도저 모습이다. 하체는 골렘과 똑같이 만들고 상체는 중장비의 모습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골렘을 20세기 중장비의 모습으로 설계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가 기술적인 문제 때문이다. 골렘은 사람이 지시하는 명령을 말하면 그대로 따른다. 하지만 골렘에게 어린아이 수준의 명령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엘프마법에 존재하지 않는다. 엘프는 조화로운 종족이라 생명이 없는 물체를 생물체처럼 반응하도록 만드는 마법자체가 없다. 그래서 엘프의 골렘은 대부분 엘프들이 직접 조종하도록 되어 있다. 인간의 골렘은 주인이 명령을 내리면 스스로 움직이지만 엘프의 골렘은 움직움 전체를 마법으로 계속해서 통제해 주어야 한다. 인간의 골렘이 당연히 편리하다고 생각되겠지만 나름대로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엘프의 골렘은 계속해서 사용자가 움직임을 통제해야 하지만 아주 정밀한 움직임을 표현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곳의 사람들이 보면 괴물이라 생각하겠군.' 나는 종이에 그려넣은 설계도를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다. 내가 설계한 골렘은 이곳 행성의 인간들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흉축한 모습이다. 골렘의 튼튼한 다리는 몬스터인 오우거의 다리를 연상시키고 굴착기의 손은 괴물의 입을 연상시킬 것이다. 미적 감각을 발휘해서 설계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아마도 완성품을 보게 된다면 그 모습에 모두들 놀랄 것이다. 나는 골렘에 대한 설계도를 이곳 행성의 인간들이 사용하는 방법으로 그렸다. 왜냐하면 골렘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설계도를 누구나 보고 이해를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골렘을 만들기만 한다면 내가 골렘의 몸체에 수많은 마법수식을 그려넣어 움직이도록 만들기만 하면 된다. 만약 골렘을 잘못 조각하면 내가 마법으로 골렘을 동작시켜도 제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특히 골렘의 관절부분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 아주 치명적이다. 골렘의 생산에 가장 힘든 부분이 골렘의 관절분야다. 그것은 마법으로 골렘을 완성시키는 것만큼이나 힘들다. 관절 부분을 나의 설계도대로 만들어줄 사람이 내겐 꼭 필요하다. 골렘을 만들기 위해서 수십명의 다양한 기술자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날이 어두워 지기 시작할 때쯤에는 골렘의 설계도에 주석까지 달수 있었다. 좀더 완벽하게 골렘을 만들기 위해서는 설계도가 정확해야 한다. 골렘 제작하면서 의문점이 들었을 때 설계도를 보고 바로 잘못된 부분을 알수 있어야만 한다. 물론 나는 머리속에 모두 알고 있으니 상관은 없지만 골렘을 만들 기술자들이 설계도를 보고 이해하여야 한다. 내가 블러드씨에게 골렘의 정보를 원한 가장 큰 이유가 기술자들을 찾기 위해서이다. 블러드씨는 내가 골렘기술을 얻기 위해서라 알고 있겠지만 그것은 아니다. 내가 필요한 것은 골렘의 외형을 만들어줄 조각가가 필요한 것이다. 돌을 조각하여 골렘을 만들고 관절도 돌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돌로 만든 골렘에 수많은 마법을 걸어 절대 부서지지 않으며 강력한 힘을 발휘하도록 완성시키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골렘의 외형만 완성시킨다면 나는 쉽게 골렘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본래 골렘에 수많은 마법을 부여해야하는 일은 많은 마법수식의 계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10여명의 마법사가 한 달 정도의 계산이 필요하다. 물론 골렘을 많이 생산한 경험이 있다면 빠르게 끝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생체컴퓨터 능력이 있기 때문에 10여명의 마법사가 한 달 가까이 계산할 마법수식을 눈 깜짝할 시간에 계산할 수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골렘에 대한 정보를 종이에 모두 기록하느라 날이 어두워졌다. 나는 완성된 골렘 설계도의 종이다발을 아공간에 집어넣고 1층으로 내려와 에이미와 나의 노예들을 불렀다. "앞으로 연락할 일이 있으면 이것을 사용해." 나는 에이미에게 통신 돌맹이를 건넸다. 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통신 돌맹이를 주어서 언제나 연락할 수 있도록 하였다. 지금까지 통신 돌맹이를 주었던 사람들에게 연락을 자제하도록 하였기 때문에 나를 귀찮게 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 영지에 많은 일들이 생기면 내게 많은 사람들이 연락을 할 것이다. "영주님 이것이 무엇이죠?" "그것은 통신 돌맹이라고 하는데,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통신구와 비슷한거야. 단지 모습이 보이질 않을 뿐이지." 나는 에이미에게 통신 돌맹이의 사용법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노예들에게 지급한 마법주머니와 똑같은 것을 아공간에서 꺼내어 주었다. 라이아에서 마법주머니는 아주 귀한 물품이다. 라이아에 고위 마법사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에이미는 나에게 마법주머니를 받자 좋아하였다. "에이미 혹시 마법을 배우고 싶지 않아?" "마법이요?" 에이미는 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나는 마법을 엘프에게 배웠기 때문에 특별한 능력이 있는데 그중에 한 가지가 마나를 인간의 신체에 강제로 가둘수 있도록 하는 능력이야. 내가 이것을 걸어주면 누구든 1서클 마나를 신체에 가질수 있게 되는거야. 단지 문제가 있다면 2서클 마법을 익히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어버리지. 어떻게 생각해?" "그것이 정말인가요? 그런 방법이 있나요?" 에이미는 나의 말에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 에이미는 귀족이기 때문에 교양으로 마법에 대한 것을 배운다. 에이미는 1서클의 마법들을 대부분 알고 있다. 1서클 공격마법은 매직 미사일(magic missile) 마법 한 가지 뿐이지만 그 외에 유용한 마법이 20여가지나 존재한다. 빛을 밝혀주는 라이트(light), 생물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인라지(enlarge), 자신의 신체나 다른 물체를 단단하게 하는 아머(armor), 보호막을 생성시키는 실드(shield), 마법생물을 조종하는 서번트(servant), 물체의 부서진 것을 수선하는 맨딩(mending) 등 다양한 마법이 존재한다. "에이미는 1서클 마법정도는 배웠으니 마나만 존재한다면 사용할 수 있겠지?" "그럼요. 1서클의 마나만 있다면 사용할 수 있고 말고요." 에이미는 나의 말에 대단한 관심을 보였다. 사실 나의 이런 능력은 상당히 놀라울 만한 능력이다. 엘프마법중에 이런 것이 존재하지만 엘프들은 절대 이것을 사용하지 않는다. 많은 세월을 살기 때문에 마법실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마나가 늘어나면서 좋아질텐데 억지로 마나클래스를 높여 더이상 클래스가 높아지지 못하도록 제약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엘프와 다르게 삶이 짧은 뿐만 아니라 마나를 깨닫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인간은 1000명에 한 명꼴로 마나를 깨달을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그것을 개발하지 않는다면 죽을 때까지 그것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마나에 대해서 재능이 없는 인간이 마나에 대해서 깨달으려면 최소 100년은 수련해야 하는데 인간으로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엘프의 경우는 마나의 재능이 없어도 긴 생명력으로 그것을 대신하기 때문에 엘프 모두가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에이미 지금부터 내가 하는말을 놀라지 말고 잘 듣도록 해. 나는 영지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1서클 마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거야." "세상에" 노예들은 나의 마법실력을 그동안 지켜봤기 때문에 놀라지 않고 조용히 나를 바라보았지만 에이미는 얼굴의 표정을 굳히고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내가 모두 가르칠 수는 없는거야. 그래서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에게 1서클 마법을 모두에게 가르치도록 시킬거야. 기간은 5년으로 잡고서 말이야. 더욱 일찍 끝낸다면 포르난도 가문과 거래한 조건을 끝내는 것이지. 물론 포르난도 가문의 모든 사람에게 1서클 마법을 내가 직접 가르칠 것이고 말이야. 교양으로 마법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으니까 10일이면 될거야." 에이미는 나의 말에 너무도 놀란 나머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내가 1서클의 마법을 모두에게 강제로 익히려고 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골렘을 대량생산하면 그것을 영지민이나 노예가 움직이도록 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골렘 자체가 마법물품이기 때문에 마나가 존재하는 인간에게만 반응한다. 자아가 있는 골렘은 대량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렇게 1서클 마법을 모두에게 익히려는 생각을 한 것이다. 내가 대량생산 할 골렘은 일대일로 사용자가 직접 1서클 서번트 마법으로 계속해서 명령을 주어야 움직인다. 일반골렘의 경우는 자아가 존재하기 때문에 앞으로 걷도록 명령하면 골렘이 알아서 움직여준다. 하지만 내가 설계한 골렘은 1서클 서번트 마법으로 계속해서 골렘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명령하여야 한다. 즉, 수동으로 움직이는 골렘인 것이다. 내가 일반골렘을 대량생산 하지 않는것은 골렘을 운영할 인력이 없는데서 비롯한다. 전투골렘을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나 마법사가 사용하는데는 큰 이유가 있다. 전투골렘은 전투를 할 때에 스스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자아가 꼭 필요하다. 그런 골렘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강력한 오러나 마나가 필요하다. 골렘이 사용자의 오러나 마나의 힘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단지 제어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인 것이다. 에이미는 놀란 기분을 한참이 지나서야 진정시키고 말을 하였다. "영주님 정말 그것이 가능한 것인가요?" "지금 나의 영지와 종이상점의 텔레포트 마법진을 운영하는 마법사들도 2서클 마법사인데 내가 3서클로 만들어 주었지. 물론 그 대가로 1년 동안 마법진을 운영하기로 말이야." "믿지 않는 것 같은데 내일 아침이면 믿을수 있을거야. 오늘밤 그 마법을 에이미 당신에게 사용할 것이니까." "정말인가요?" 나는 에이미에게 마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며 저녁식사를 하였다. 노예들은 요리를 배우느라 피곤한지 조용히 식사만을 하였다. 저녁식사가 끝나자 노예들은 방으로 올라갔고 나는 에이미의 방으로 향했다. 인간의 신체에 마나를 강제로 가두면 상당한 고통이 뒤따른다. 내가 밤새도록 에이미의 곁에서 고통이 없도록 할 수 있겠지만 얻는 것이 있으면 그만한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나는 에이미에게 고통에 대한 것을 말해주고 나의 신체에 있는 마나를 에이미의 신체에 강제로 주입하여 가두었다. 그리고 에이미의 노예인 시연을 시켜 밤새도록 지키라고 하였다. 이제 에이미는 내일 일어나면 1서클의 마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에이미의 방에서 나와 방으로 돌아왔다. 방으로 돌아와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에게 1클래스의 마법을 교육시킬 책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사실 1서클의 마법책은 귀족가문마다 모두 가지고 있다. 교양서적으로 사회, 문화, 마법, 경제, 기술 등 다양한 책을 가지고 있다. 내가 만든 마법 책자에는 한 가지의 마법의 설명만을 담았다. 그것은 1서클 서번트 마법으로 골렘을 움직이는데 필요한 마법이다. 1서클 마법책은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내가 만들 필요가 없는 것이다.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에게 1서클 마법을 모든 영지민 1천명에게 교육시키는 것은 물론 노예들에게도 그렇게 할 것이다. 물론 최우선으로 1서클 서번트 마법을 위주로 가르킨다. 그래야 대량 생산할 골렘을 조정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12. 취미 나는 1층 식당에서 노예들과 앉아 아침식사를 하며 에이미를 기다렸다. 에이미는 밤새도록 신체에 강제로 가두어진 마나로 인해서 고통스럽게 지냈다. 하지만 일어났을 때 자신의 신체에서 마나를 느끼고는 매우 혼란스러워 하고 있을 것이다. "탁 탁 탁" 조용히 식사를 하는데 계단에서 사람이 내려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계단을 바라보자 에이미가 멍한 표정으로 바닥에 시선을 고정하고 식사를 하고있는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에이미는 내 앞까지 다가와 고개를 쳐들고 나를 바라보았다. "영주님 제가 지금 느끼는 것이 마나인가요?" "그래 맞아. 그것이 1서클에 해당하는 마나야." 에이미는 나의 대답을 듣고 조용히 생각에 빠졌다. 에이미는 오래전 어렸을 때 마법사가 되고 싶어했다. 물론 마법사나 기사가 되고싶은 꿈은 귀족은 물론 평민들 누구나 원한다. 단지 그런 재능이 없다는 것을 나중에 알고 꿈을 포기한다. 에이미는 문득 어릴 때 마법사를 꿈꾸던 기억을 떠올리며 마나를 계속해서 느꼈다. 에이미가 마나에 대해서 예민한 이유는 처음 접했기 때문이다. 마법사들은 누구나 마나를 느꼈을 때 그 느낌을 잊지 못한다. 그 느낌은 새로운 감각 기관이 생긴 것 같으며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마나를 느껴 익숙해지면 자신의 신체 일부처럼 생각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마나의 느낌에 익숙해 질거야." "영주님 저는 이제 1서클 마법을 펼칠수가 있나요?" 에이미는 자신이 마법을 펼칠수 있다고 생각이 되자 꿈만 같았다. "1서클을 사용할 수 있는 마법수식에 대한 공부를 마치면 가능한 일이야. 마법을 펼치기 위해서는 마법의 마법수식의 계산을 머리속에 떠올리는 것이 기본이거든. 물론 그것이 익숙해지면 간단히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가능하지." "정말 가능한 일일까요?" 에이미는 나의 말을 듣고도 마법을 펼치는 것에 회의를 가졌다. 자신이 신체에서 느끼는 것이 마나라고 확신하지 못하는 것이다. 나는 어쩔수 없이 에이미가 마법을 펼칠수 있도록 한 가지 간단한 마법수식을 가르쳐 주었다. 그것은 1서클 라이트 마법으로 마법사가 가장 기초적으로 배우는 마법이다. 내가 1서클 라이트 마법에 대한 설명을 해주자 쉽게 이해하였다. 에이미가 쉽게 이해한 것은 그녀가 1서클 마법공부를 예전에 했었기 때문이다. "그럼 여기서 한 번 라이트 마법을 사용해 봐." "정말 마법이 될까요?" 에이미는 마법이 과연 펼쳐질 것인가 아닌가룰 두고 고민하였다. "라이트 마법의 마법수식 계산을 머리속에 떠올려봐. 그리고 마법어를 외치면 되는거야." "라이트" 에이미는 나의 말을 듣고 마음을 진정시키고 손을 펼치며 마법어를 외쳤다. 에이미의 외침과 동시에 에이미의 앞에 잠깐동안 빛이 반짝이더니 사라져버렸다. 라이트 마법이 지속되지 못하고 잠깐 빛이 생겼다가 소멸된 것이다. "정말 잘했어. 조금만 연습하면 되겠는데." "영주님 정말로 가능하네요. 멋져요." 에이미는 자신이 라이트 마법을 펼친 것에 대단해 놀랐다. 잠시 불빛이 반짝였다가 사라졌지만 좀더 연습한다면 계속해서 빛을 내도록 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에이미는 내게 마법을 펼쳤을 때의 느낌을 흥분한 채로 설명하였다. 나도 에이미에게 마나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어 마법을 이해하기 쉽도록 하였다. "이것을 받아. 1서클 서번트 마법이 적혀있는 종이니까 제대로 간직해. 포르난도 가문이 그 마법을 나의 영지민과 노예들에게 집중적으로 가르쳐야 할 마법이야. 알겠어?" "네, 영주님." 노예들은 식사를 마치고 요리를 배우기 위해 요리하고 있는 요리사에게로 가버렸다. 식당에는 나와 에이미만 남아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주로 대화내용은 마나에 대한 것이다. 에이미는 라이트 마법을 잠깐동안 성공시킨 것을 잊지 못하고 또다시 마법을 펼치려고 하였다. 나는 에이미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많은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영주님 그런데 왜 서번트 마법을 가장먼저 가르키려고 하는 것이죠?" 에이미는 자신의 마음이 진정되자 의문점이 느껴지는 부분을 내게 물었다. "그것은 앞으로 내가 만들어낼 골렘 때문이야. 내가 만들어낸 골렘을 영지민이나 노예들을 시켜 움직이게 할 생각이거든. 내가 만든 골렘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서번트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지." "골렘이요? 골렘을 만드실 건가요? 그것이 가능한 일인가요?" 에이미는 내가 골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호기심에 눈을 번뜩였다. 라이아에서는 골렘 구경하기가 마법사를 만나는 것보다 힘들다. 식민지가 되기 이전에는 기사나 마법사들이 데리고 다니는 전투골렘을 종종 구경하였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나는 에이미에게 내가 계획하고 있는 골렘에 대한 것을 말해주었다.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이 영지민과 나의 노예들에게 1서클 마법을 가르키려는 사람들이라 자세한 내용을 알고 있어야 했다. 아침식사를 마치자 나는 에이미와 함께 여관을 나와 골렘 기술자를 찾기 위해서 라이딘을 돌아다녔다. 블러드씨가 건네준 책자에는 100여명에 가까운 골렘 기술자들의 이름과 살고있는 위치까지 나타나 있어 방문은 어렵지 않았지만 대부분 헛고생에 불과하였다. "영주님 그냥 돌아가도록 해요." "아니 이곳이 분명해. 저쪽으로 가면 될거야." 에이미는 오전부터 나를 하루종일 따라다니며 피곤하였지만 지금은 더욱더 곤란함을 겪고 있다. 내가 책자에 적힌대로 골렘 기술자가 머무는 장소를 찾아가자 그곳은 매우 더럽고 지저분한 장소였다. 아주 빈곤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으로 냄새까지 지독해서 걷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저쪽으로 조금만 가면 될 것 같으니까 좀더 참도록 해봐." 나는 에이미에게 말하고는 계속해서 걸었다. 걷는 동안에 굶주린 어린아이는 물론 어른들을 길에서 볼 수 있었다. 5분 가량을 계속해서 걸어서야 나는 원하는 곳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이곳이 책자에 적혀있는 곳으로 골렘 기술자가 산다고 기록되어 있다. "아무도 없나요?" 허름한 집의 문앞에서 크게 말했다. 아무런 대답이 없자 나는 영혼력을 이용해 집안을 살펴보았다. 집안에 한 사람이 누워 있었다. 불러도 대답이 없자 나는 에이미와 함께 집안으로 들어갔다. 집은 무너질것 같은 허름하였고 냄새 또한 지독하게 풍기고 있었다. "콜록! 메티야 돌아왔니?" 집안으로 들어오며 에이미와 내가 말하는 소리를 듣고 방안에 누워있던 사람이 말했다. 매우 작은 목소리로 기침까지 하는 것을 보아 병에 시달리는 듯 하였다. 집밖에서 내가 소리치던 목소리를 듣지 못하다가 지금에야 힘을 모아 간신히 말하는 것 같았다. "안녕하세요. 저는 기루라고 합니다." "무슨일이시죠? 메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요?" 방안에 누워있는 노인이 흥분하여 소리쳤다. 노인에게는 내가 방문한 것이 대단히 큰일이라 생각하는 것 같았다. 방안에 누워있는 노인은 나이가 많은 편이었고 신체가 건강하지 못해 매우 마른 편이며 질병에 걸린 것 같았다. "메티라는 분이 누군지 모르지만 그것 때문에 찾아온 것이 아닙니다. 저는 마법사로 라이아가 식민지가 되기 전에 골렘을 만들었던 기술자를 찾고 있습니다. 특히 골렘의 외형을 직접 조각한 분을 찾고 있지요. 마법협회에 기록을 보고 찾아왔습니다. 그 분을 만날 수 있을까요?" "휴우" 노인은 나의 말을 듣고서 안심을 하고 흥분된 감정을 가라앉혔다. "메티는 제 손자에요. 저를 먹여살리려고 고생하고 있어서 그 걱정에 제가 실례를 하였네요. 저는 레이크 에티온이라고 합니다." "귀족이신가요?" 레이크씨의 말을 듣고있던 에이미가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앞에서 누워있어 병치례를 하고있는 노인이 이름만이 아니고 성까지 말하자 호기심에 물었다. "저를 왜 찾아왔는지 모르겠네요. 제가 예전에 골렘의 외형 제작에 참여했던 사람이 맞습니다. 성은 그때 마법사님들이 골렘 제작을 도와줘 고맙다고 황궁에 직접 건의해서 선물한 것이지요." "지금 라이아에는 골렘이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제가 한 번 골렘을 제작하려고 하는데 도와달라는 부탁을 드리려고 찾아왔습니다." 나는 레이크씨에게 정중히 말했다. 골렘의 제작에 참여했던 사람을 드디어 찾아낸 것이다. 대부분 나이가 많아 죽었지만 그래도 지금 내앞에 누워있는 노인은 그때 상당히 젊었던 것이다. "지금 제 모습을 보세요. 저는 걷지도 못하는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돕겠습니까? 힘들게 찾아뵈었는데 차도 대접해 드리지 못하고 죄송합니다." "만약 몸이 멀쩡하시다면 도와주실 겁니까?" 레이크씨는 나의 말에 잠시 회상에 잠기며 말했다. "몸만 멀쩡하다면 어떤 마법사라도 골렘을 만든다고 도와달라고 하면 발벗고 도와드릴 겁니다. 예전에 마법사님들은 언제나 저를 친근하게 대해주셨죠. 물론 저만이 아니고 골렘 제작에 참여했던 모든 기술자들에게 그렇게 하였습니다. 마법사님들은 절대 신분의 차별로 사람을 대하지 않고 능력이 뛰어난 사람에게는 스스로 낮추어 저희를 존경까지 하지요. 저의 기술을 매우 높게 평가하는 마법사님들이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때의 기분을 다시 한 번 느껴보는 것이 소원이랍니다." 레이크씨는 오래전 마법사들과 지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말했다. 레이크씨에게는 누워서 기침까지 하며 힘겹게 내게 말했다. 그에게 오래전 마법사와 일하던 기억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던 기억이었다. "레이크씨는 이곳에서 혼자 살고 계시나요?" "제 손자와 함께 살고 있어요. 손자가 나로 인해서 많은 고생을 하며 살고 있어서 이런 몸이 되어서도 죽지 못하고 있지요." 레이크씨는 자신의 불운한 이야기를 꺼냈다. 골렘을 만드느라 마법사와 함께 지낼때는 많은 사람들이 레이크씨의 가족과 친하게 지내려는 사람이 많았지만 레이크씨가 골렘을 만들지 않을 때부터 사람들은 그의 가족들에게서 떠나갔다. 그리고 어려움이 겹치고 겹쳐서 아들 내외가 죽었고 남은 것은 손자인 메티 뿐인 것이다. "레이크씨 예전처럼 골렘을 만들면서 사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만약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손자분은 이곳에서 지내지 않고 풍족한 생활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면 제 모습을 보시면서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 이해할 수 없네요. 무엇 때문에 그러시는 거죠?" 레이크씨는 얼마 살지도 못할 것 같은 자신에게 골렘의 제작을 도와달라는 말을 내가 자꾸만 반복하자 의문이 들었다. 다른 목적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레이크씨 저를 다시 소개할께요. 저는 기루 칼루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8클래스의 마법사로..." 나는 레이크씨에게 나의 소개를 다시 한 번 하였다. 방금 전에는 단지 이름만 말했을 뿐이다. 하지만 지금은 8클래스의 마법사란 것은 물론 작은 영지의 영주란 것부터 대외적인 신분을 모두 말해주었다. 그동안 오랜동안 아팠던 것인지 레이크씨는 내가 종이상점을 운영한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라이딘에 살고있는 사람들은 모두 나의 종이상점을 알고 있는데도 말이다. 처음에는 나에 대해서 믿지 않다가 마법협회의 증명서와 옆에서 에이미가 말을 거들어 주어 믿게 되었다. "레이크씨는 지금 몸속에 여러가지 합병증을 앓고 있는 겁니다. 어떤 신관 혹은 치료사라도 고치기가 힘든 병이지요. 하지만 저는 레이크씨를 완벽하게 치료할 자신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나는 레이크씨를 치료하지 않고 그저 치료할 수 있다는 말만 하였다. 내가 앞에서 골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것은 치료에 대한 조건을 말한 것이다. 레이크씨는 나의 제의에 조용히 생각하였다. "저를 확실히 치료하실 수 있습니까?" "물론이고 말고요." 레이크씨는 나의 확실한 대답을 듣고 얼굴에 웃음을 지었다. "저는 물론이고 제 손자인 메티의 장래까지 책임진다는 말씀을 마법사의 명예를 걸고 약속해 주세요." "나 기루 칼루이는 레이크씨의 약속을 마법사로서의 명예를 걸고 지킨다!" 나는 레이크씨가 원하는 것을 하였다. 레이크씨는 예전에 마법사들과 함께 지내면서 마법사들이 명예를 얼마나 소중히 하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나에게 마법사의 명예를 걸고 약속을 원한 것이다. "에이미 지금 레이크씨를 치료해야 되니 방안으로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부탁해. 네 시간 정도는 걸리게 될거야." "네, 영주님" 나는 레이크씨를 당장 치료하기로 마음먹었다. 에이미에게 여러가지 주의사항을 알려주고 레이크씨에게도 내가 치료하려는 방법을 대충 설명하였다. 나는 내공력과 영혼력 그리고 마법력을 이용해 레이크씨를 치료하려고 하는 것이다. "레이크씨 고통이 심할테니 참으세요." 나는 레이크씨를 영혼력으로 가사상태로 만들었다. 그리고 영혼력으로 그의 신체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며 내공력으로 몸속 질병의 원인이었던 부분의 장기를 태우기 시작했다. 내공력에 의해서 장기들이 파괴되어 그 즉시 가루만을 남겼다. 나는 마법으로 가루만 남은 내장기관을 밖으로 끄집어내고 내부에 완벽한 장기를 만들어 주었다. 레이크씨의 신체 내부는 새로운 장기들로 대부분 교체되었다. 레이크씨의 장기를 계속해서 교체한 이유는 그의 신체 내부가 병으로 인해 제대로 움직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체한 장기는 레이크씨의 병든 장기를 기초로 하여 8서클 클론(Clone) 마법을 이용해서 복제한 것들이다. 또한 복제한 장기들이 제대로 움직여주기 위해서는 약간의 만나가 필요했다. 그것을 위해 레이크씨의 신체 내부에 나의 마나를 주입하여 가두어주었다. 이제 레이크씨도 에이미와 마찬가지로 1서클의 마나를 신체에 가지게 된 것이다. 장기의 교체는 물론 내공력을 이용해서 레이크씨의 신체를 자극하여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였다. 내가 하는 일은 9서클 마법사라고 하더라도 불가능한 일이다. 이런 정신력을 유지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생체컴퓨터 능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네 시간이 흐르자 나는 레이크씨의 치료를 마칠 수 있었다. 내가 레이크씨를 치료를 하는동안 밖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치료중이라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에이미가 누군가에게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설명하자 조용해 졌다. 내가 방안에서 나오자 에이미와 어떤 소년이 나를 바라보았다. 아마도 소년은 레이크씨의 손자일 것이다. "영주님 치료가 끝이 났나요?" "그래. 몇일만 지나시면 돌아다니실 수 있을거야." 나는 에이미가 아닌 소년을 바라보며 말했다. 소년이 더욱 간절히 나의 대답을 들으려 하였기 때문이다. "그것이 정말인가요?" 나는 레이크씨의 손자인 메티의 얼굴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자 메티는 방안으로 뛰어들어 가려고 하였다. 나는 메티의 손을 붙잡아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였다. "들어가면 안돼. 내일 아침이 되면 나와함께 들어가자." 나는 메티를 진정시켰다. 레이크씨는 신체에 강제로 가두어진 마나로 인해서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다. 그 마나가 새로 만들어진 신체 장기들을 빠르게 적응시킬 것이다. 사실 레이크씨의 신체에 마나를 가두지 않아도 장기들이 적응되기는 마찬가지다. 단지 적응기간이 느릴 뿐이지만 말이다. 레이크씨에게 굳이 1서클의 마나를 신체에 가둔 것은 내가 설계한 골렘을 제작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직접 골렘을 움직이며 설계도에 대한 것을 자세히 이해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안녕. 나는 기루 칼루이라고 한다." "안녕하세요. 메티라고 합니다." 메티가 나의 말에 대답했다. 메티는 자신의 할아버지 걱정에 어쩔줄 몰라하더니 시간이 흐르자 마음을 진정시켰다. 나는 내일 아침까지 메티와 함께 있어야했다. 사실 그럴 필요까진 없지만 메티는 우리들을 믿지 않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레이크씨는 골렘 대량생산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하루정도 그의 손자와 있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게 내가 공을 드리는 이유는 레이크씨가 골렘의 외형을 만들었던 경험자 중에서 유일하게 챚아낸 사람이기 때문이다. 좀더 찾아보면 한 명 정도는 더 찾을 수 있겠지만 오전부터 찾아봤던 상황을 살펴보면 레이크씨첢 살아있을 확률이 극히 낮았다. 나는 에이미에게 여관으로 돌아가라고 하였다. 그리고 나는 내일 아침에 간다고 전하고는 메티와 아침이 되도록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메티는 할아버지와 겪었던 힘든 생활을 눈물까지 흘리며 말해주었다. 슬픈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별로 슬프지가 않았다. 나도 그런 경험을 겪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메티의 말을 들으며 문득 우주에서 겪은 100일 동안의 공포스런 기억이 떠올랐다. 나는 메티에게 레이크씨와 거래한 내용을 말해주었다. 하지만 메티는 골렘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했다. 그것은 메티가 지금까지 골렘을 한 번도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라이아에 살고있는 대부분의 어린아이들은 골렘을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라이아의 식민지화를 경험한 사람들만 골렘에 대해서 알고 있을 뿐이다. 메티에게 레이크씨가 예전에 골렘이란 마법물품을 만든 이야기를 말해주었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주지시켰다. 메티로서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그런 일을 했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단지 오래전 자신의 가족이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 대상이었다는 것만을 알고 있다. 레이크씨의 집은 방이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메티와 나는 밖에서 아침이 되도록 많은 말을 주고받았다. 물론 이제부터 일을 하러 나갈 필요가 없다. 메티는 그동안 아침부터 저녁이 되도록 여러가지 잡일을 하고 받은 돈으로 레이크씨와 생계를 꾸며왔던 것이다. 아침이 되자 나와 메티는 방안으로 들어가 레이크씨를 바라보았다. 밤새 신체에 마나로 인해서 많은 고통을 겪었을 것이다. 메티는 할아버지를 보고 곧바로 땀으로 젖은 옷을 갈아입혔다. 레이크씨의 병생활이 오랫동안 계속되었기 때문에 메티는 아주 익숙하게 행동하였다. "메티야." 레이크씨는 메티가 옷을 갈아입히는 도중에 깨어났다. 온 몸이 땀으로 젖어 있었지만 얼굴에는 어제와는 다르게 밝은 모습이었다. "할아버지 쉬세요. 칼루이 영주님에게 모든 이야기를 들었어요." "영주님 고맙습니다." 레이크씨는 내게 감사인사를 하였다. 그 자신이 느끼기에도 지금은 적응이 되지않아 몸이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지만 느낌이 다른 것이다. 아마도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제가 레이크씨에게 부탁할 말씀을 드리지요. 좀더 몸이 자유로워지면 말해야 하지만 제가 바빠서 지금 말해야겠네요." "저는 괜찮습니다. 말씀하세요." "이것을 보아 주시겠습니까? 제가 설계한 골렘의 모습입니다. 두 가지의 골렘으로..." 나는 레이크씨에게 두 가지의 골렘 설계도를 보여주었다. 설계도는 각 부위별 설명과 주석이 많아 누구든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굴삭기 모습의 골렘과 불도저 모습의 골렘이 어떤 용도로 쓰이고 그것의 효율을 설명해주었다. 레이크씨는 무려 두 시간 동안이나 나의 골렘 설계도를 살펴보았다. "생각은 매우 획기적이고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불가능할 것 같은데요." "불가능해요? 뭔가 잘못되었나요?" 레이크씨는 나의 설계도를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골렘에서 가장 중요한 관절부분을 이렇게 만들 생각을 하시다니 대단하네요. 하지만 골렘의 무게중심도 맞지 않을 뿐더러 영주님이 설계한 관절은 그 힘을 견뎌내지 못하고 부서질 것입니다. 또한 골렘의 상체에 붙은 손모양과 넓찍한 벽 때문에 균형잡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골렘의 다리도 면적이 넓지 않아 걸을 때 땅에 빠지는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 레이크씨는 나의 골렘 설계도를 보며 수십가지의 지적을 하였다. 그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생각인 것이다. 단지 레이크씨가 감탄한 것은 나의 골렘의 다리관절이다. 내가 설계한 골렘의 관절부위는 인간과 아주 흡사한 관절을 나름대로 표현한 것이다. 이곳 행성의 골렘도 나름대로 인간과 비슷하게 움직이려고 관절에 많은 신경을 쓰지만 내가 생각해낸 방법을 따라올 수는 없었다. "레이크씨 옛날의 솜씨가 녹슬지 않았군요. 제가 그렇게 설계한 것은 그것을 극복할 방법이 있기 때문이지요. 골렘의 상체에 설계된 손모양과 넓찍한 벽 때문에 무게중심이 상위에 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골렘의 다리에 상체보다 10배 가량의 무게를 마법으로 유지시킬 것입니다. 그리고 골렘의 무게로 인해서 다리가 땅속에 박히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골렘의 다리에 그리스 마법을 계속해서 유지하도록 합니다. 또한 관절이 모든 하중을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그 부분도 마찬가지로 강력한 마법을 첨가해서 그런 일이 없을 겁니다." "그것이 모두 마법으로 가능한 일입니까?" 레이크씨는 자신이 지적한 모든 것을 마법으로 보완한다고 하자 놀람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설계도를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설계도에는 골렘의 외형만을 나타낸 것이라 내가 말한 마법에 관한 것들이 적혀있지 않았다. 누구나 나의 설계도를 보면 황당할 것이다. 하지만 레이크씨는 나의 설명을 듣자 설계도가 아주 정밀하고 꼼꼼하게 만들어졌으며 매우 훌륭한 것이라고 느꼈다.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레이크씨가 설계된 모양으로만 만들어 주신다면 저는 마법으로 곧바로 완성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 영지에 사람이 많지 않아 선택한 방법이지요." "정말 대단한 방법이네요. 이런 골렘 하나만 있어도 100명의 노예보다 낳을테니 말이에요." 레이크씨는 설계도를 계속 바라보며 나와 대화를 하였다. 나는 나의 영지에 대하여 모든 것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골렘을 만드는 이유부터 시작해서 내가 겪고 있는 일들을 말이다. 또한 레이크씨의 몸에 1서클 마나를 강제로 주입한 것도 말해 주었다. "레이크씨 아마도 몇일만 지나면 움직이실 수 있을 겁니다. 몸이 완쾌되시면 골렘의 외형을 만들수 있는 분들을 모집해서 함께 종이상점의 카이란씨를 찾아가시면 됩니다. 그러면 제 영지에서 지금보다 낳은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함께 모셔오는 분들도 그만한 대접을 해드리겠습니다." "영주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받으세요." 나는 아공간에서 통신 돌맹이를 꺼내어 레이크씨에게 건네주었다. 레이크씨와 메티는 내가 아공간에서 통신 돌맹이를 꺼내는 모습을 보고 놀랬다. 하지만 내가 마법사인 것을 생각하고는 마음을 진정시켰다. 나는 통신 돌맹이의 사용법을 설명하고는 약간의 돈을 내밀었다. 내게는 약간의 돈이었지만 레이크씨에게는 엄청난 거금이었다. "골렘을 완벽하게 만들 사람들을 모집해 주세요. 레이크씨가 주로 만들겠지만 혼자 만들수는 없는일 아니겠어요? 옆에서 레이크씨를 확실히 도와줄 분을 찾아보세요." "알겠습니다. 완쾌되면 곧바로 사람들을 데리고 칼루이 영지로 가겠습니다." "작은 문제라도 생기면 통신 돌맹이를 통해 연락주세요.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나는 레이크씨에게 작별 인사를 마치고 여관으로 돌아왔다. 레이크씨와 메티는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을 것이다. 특히 메티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예전에 무엇을 했었는지 말해달라고 하며 즐겁게 보낼 것이다. 그동안 메티는 할아버지의 병수발로 인해 너무나 고생하였다. 메티는 레이크씨와 다르게 성이 없다. 레이크씨는 골렘의 제작에 참여하여 그 대가로 성까지 받았지만 그것은 되물림 되는 것이 아니다. 신분에 따라 할수 있는 일에는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메티가 많은 고생이 많았다.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할아버지와 생활한 메티는 대단한 것이다. "돌아오셨습니까? 영주님" 내가 돌아오자 가장 먼저 부시가 나를 반겼다. 식당에는 에이미를 비롯해 노예들까지 앉아 있었다. 노예들은 어제가 요리를 배우는 마지막 날이었다. 여관에 내내 머물면서 음식 냄새가 진동을 하였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았다. 그것은 부시가 그동안 고생한 점원들과 요리사를 대부분 휴가를 주었기 때문이다. "내일 아침에 돌아갈 것이니 그렇게 알고 있으시요." "알겠습니다." 부시는 나의 대답에 공손히 대답했다. 원래 머물기로 한 날짜보다 하루 앞당겨 돌아가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떠날 수 있지만 아직 노예상인에게 모든 노예들을 받지 못했다. 더욱이 어제는 레이크씨의 집에 있었기 때문에 노예상인 시얀이 여관에 들렸다가 다시 돌아갔을 것이다. "영주님 레이크씨와 잘 해결되었나요?" "그래. 레이크씨가 골렘의 외형을 대량으로 만들어 주기로 했어. 몇일 후에 사람들을 모아서 영지로 오라고 했으니 조만간 골렘을 생산할 수 있을거야." 내가 에이미에게 말했다. 그녀는 내가 하려는 일들이 생각보다 획기적이고 신기하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지금 내가 하려는 일들은 예전 종이공장 만들때와는 상당히 신기한 것에 속한다. 나무로 종이 만드는 것도 모두들 놀랐지만 골렘을 만드는 일은 더욱더 놀라운 일이다. 마법협회의 마법사들이 라이아가 식민지가 된 이후로 그 누구도 골렘의 제작에 나서지 않았던 일을 내가 시작하는 것이다. 손님이 없는 여관에서 에이미와 나는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에이미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것이 포르난도 가문을 위한 일인지 아니면 정말 호기심에 의한 것인지 굳이 물어보지는 않았다. 노예들도 그동안 고생한 것이 끝난 것을 느끼고 나름대로 자유를 만끽했다. 자유라야 여관 안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거나 아니면 방에서 쉬는 것이 전부였지만 말이다. 저녁이 되자 노예상인 시얀이 여관으로 노예들을 잔뜩 데리고 들어왔다. 시얀으로부터 오늘까지 받은 노예들의 수를 계산하면 정확히 100명이었다. 약속하기로 한 돈을 시얀에게 지급하고 나중에 다시 찾을 것이라 말해주었다. 나는 시얀이 데려온 노예를 영지로 텔레포트하여 드러큰에게 넘겨주고 돌아왔다. 노예들은 방에서 잠이 들었고 에이미와 나는 늦게까지 많은 대화를 나눴다. 에이미로서는 이제 내일이면 영지로 돌아가는데 내가 어떻게 행동할지 불안한 것이다. "영주님 정말로 5년 동안 1서클 마법을 가르치기만 하면 되는 거지요?" "그래. 그것 말고는 강제로 시키는 일은 없을거야. 약속해." 에이미는 자꾸만 했던 질문을 계속하여 귀찮게 굴었다. 사실 1서클 마법을 가르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영지민들 대부분이 글을 모르기 때문이다. 1서클 마법을 익히기 위해선 간단한 수식을 계산하여야 하는데 영지민들은 물론 노예들도 글을 모른다. 결국 1서클 마법을 가르치기 위해선 최소한 1서클 마법을 익히기 위한 글을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에이미는 1서클 마법에 필요한 글이 많지 않은 것을 생각하고는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나는 늦도록 에이미와 대화를 하고는 에이미의 방에서 함께 잠을 청했다. 그녀와의 육체적 관계는 처음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도 없었고, 그녀로서도 나와 가까운 것이 자신의 가문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기 때문에 아무런 거부도 하지 않았다. ------ "케디네 재상 어떻게 처리해야 좋을 것 같소?" 라이아의 황제인 프라오는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재상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칼루이 영주가 직접 캠블을 찾아가 일을 해결한 것 같습니다." "무슨 방법으로 해결했단 말이요? 분명히 캠블은 칼루이 영주를 죽일듯 하더니 하루만에 마음을 바꾸다니 말이요. 이게 무슨 꼴이요?" 황제는 자신의 처지가 한심하였다. 자신이 직접 성을 하사한 귀족을 카토루 제국의 귀족에게 넘기려고 하였고, 그것을 결국 당사자가 해결한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칼루이 영주에게 무슨 부탁을 하려고 하여도 체면이 서지 않았다. 명령을 내리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8클래스 마법사인 칼루이 영주는 마음먹으면 다른 나라로 가도 그만큼 대우를 받으며 생활할 수도 있는 존재였다. "당분간은 칼루이 영주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 좋을듯 싶습니다." "알겠오. 그럼 특별히 중대한 일이 아니고서는 칼루이 영주가 하는일에 방해되지 않도록 하시요." 케디네 재상은 황제의 말을 듣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좀더 시간이 흐르면 부탁해야겠구나.' 황제는 칼루이 영주에 대한 생각을 하였다. 칼루이 영주가 지금은 8서클 마스터이지만 아마도 좀더 시간이 흐른다면 9서클 마스터가 될 확률이 높았다. 대부분 늙어서 죽을 때쯤이나 7서클이나 8서클에 도달하는 것에 비해서 너무나 빠르게 8서클 마스터가 된 사람이다. '라이아의 독립을 위해서리만 나의 자존심쯤이야.' 프라오 황제는 자신의 자존심 쯤이야 라이아 독립을 위해서 충분히 버릴 각오가 되어 있었다. 더욱이 칼루이 영주는 황제가 생각하기에도 그만한 대우를 받을만한 사람이었다. 8서클 마스터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는 것이다. 13. 골렘 나는 자꾸만 누군가 건드리는 느낌에 잠에서 깨어났다. "왜그래?" "일어나려구요." 에이미는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하였지만 나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나의 손과 다리가 에이미의 신체 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손은 그녀의 가슴쪽에 머물고 있었고 다리는 그녀의 다리위에 한 다리가 걸쳐져 있었다. 내가 노예와 잠이 들었을 때 노예는 아침에 잠이 깨어도 내가 깨어날까봐 절대 움직이지 않았지만 에이미는 일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려고 했던 것이다. 에이미는 내가 바라보는 것이 부담스러운지 후다닥 옷을 입었다. 그리고 방안에 준비된 물로 얼굴을 씻고는 방에서 나갔다. 잠시 후에 지니가 방으로 들어와 나를 시중들었다. 에이미가 나의 노예들에게 내가 일어난 것을 알렸기 때문에 지니가 들어온 것이다. 나는 일어날 때 언제나 노예들의 시중을 받았다. 시중을 받는다고 해서 특별한 것은 없고 옆에서 옷을 잡아주거나 씻을 때는 수건을 들고 있는 것이 전부다. "지니야 한 시간 후에 영지로 돌아가야 되니까 모두에게 알리도록 해." "네, 주인님" 지니는 나의 말을 듣고 밖으로 나갔다. 나도 옷을 입고 세면까지 마치자 여관의 1층 식당으로 내려왔다. 나는 아침을 먹기위해서 음식을 시키려고 하다가 그만두었다. 여관주인 부시가 대부분의 요리사와 점원들을 휴가보냈기 때문이다. "영주님 아침식사를 준비할까요?" "오늘 아침을 먹을수가 있나? 요리사도 없을텐데." 나는 부시의 말에 대답했다. "요리사 한 명이 남아있습니다. 혼자 요리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되도록 빨리 올리겠습니다." "그럼 간단히 아침을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노예들 것도 부탁해." 부시는 나의 말을 듣고 요리사에게 말하기 위해서 주방으로 가버렸다. 점원이 없는 바람에 직접 주문을 받는 것이 불편할 텐데도 얼굴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부시에게 주문한 아침식사가 나오기 전에 에이미와 에이미의 노예인 시연 그리고 나의 노예들이 모두 내려왔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떠날 것이라고 지니가 전달했기 때문에 모두들 편한 옷차림이 아닌 외출복이었다. 나의 노예들은 특별히 외출복은 없지만 에이미의 경우는 상황에 따라 옷이 바뀐다. "피엔 짐은 모두 챙겼니?" "네, 주인님. 마법 주머니에 모두 챙겨 넣었습니다." 피엔이 나의 질문에 대답했다. 나는 시선을 에이미의 노예인 시연에게로 옮겼다. 그녀의 옆에는 에이미의 짐들이 들어있는 가방에 있었다. 에이미의 짐가방은 대부분 옷으로 가득차 있는 것이다. "에이미 내가 주었던 마법 주머니는 가지고 있어?" "그럼요. 마법물품이라 소중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에이미는 자신의 허리춤에서 마법 주머니를 꺼내어 내게 보여주었다. "그건 장식으로 준 것이 아니야. 시연이 가지고 있는 가방에 있는 물건들을 모두 그곳에 넣어 가지고 다니면 편할텐데 왜 사용하지 않지?" "어머나! 그러면 되겠군요." 에이미는 나의 말을 듣더니 손뼉을 치며 자신이 왜 그런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후회하였다. 에이미는 나의 말을 듣더니 시연이 가지고 있던 가방의 물건들을 마법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마법 주머니는 생각보다 많은 물건이 들어간다. 큰 부피의 물건이라도 마법 주머니의 입구에 가져다 대면 신기하게도 물건이 주머니 속으로 들어간다. "영주님 음식이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십시요." "부시 고맙소." 부시는 먼저 에이미와 내가 아침식사를 할 수 있도록 음식을 가져왔다. 노예들의 아침식사는 조금 후에 가져올 것이다. 부시는 나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 때문에 평민인데도 불구하고 지금의 큰 여관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아침식사를 하는 동안 이곳에서 머물며 일어났던 사건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다.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엄청난 일을 여러번 겪었다. 특히 에이미가 경험한 것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캠블에게 붙잡혀 갔던 사건, 나와 맺은 육체적 관계 그리고 나와 가문과의 거래까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일들이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의 일행들은 여관을 떠나 종이상점으로 향했다. 나는 종이상점에 도착하자 카이란을 불러 영지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말해주었다. 그리고 마법진을 이용해 영지에 도착했다. 페이그와 토플러는 돌아온 나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나는 카이란과 마찬가지로 페이그와 토플러에게도 영지에 대한 많은 것을 이야기해 주었고 앞으로 관심을 가져보라고 말했다. "영주님 어서오세요." 포르난도 가문에 도착하자 나는 열렬한 환영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환영하는 그들의 표정은 웃고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두렵고도 울쌍짓는 표정이 여실히 드러나 있었다. 그들이 벌이려고 했던 모든 것을 내가 알고 있으니 모두들 불안해 하고 있는 것이다. "반갑게 맞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탁드릴 것이 있어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부탁이라니 말씀만 하시며 모두 들어드리도록 하지요." 클러스씨가 나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겉으로는 웃고 있겠지만 아마도 속으로는 울화가 속구치지 못해 새까맣게 탔을 것이다. 나의 옆에서 에이미도 상당히 어색한 표정으로 가문의 사람들을 슬픈 눈빛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나는 클러스씨가 안내해 주는 곳으로 걸어갔다. 나의 노예들은 나를 따라오지 않고 손님건물로 향했다. 이곳에 처음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들이 머물러야 할 장소를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다. 클러스씨가 나를 안내한 곳은 가문의 사람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는 큰 방이었다. "에이미에게 말을 들었으니 제 입으로 다시 말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굳이 포르난도 가문이 저질르려 했던 사건을 말하지 않았다. 지금 이야기를 꺼낸다면 그들로서도 매우 수치스럽게 느낄 것이다.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을 이용해야 할 나로서는 그들의 마음을 어느정도 맞춰주어야 한다. "제가 하려는 일을 에이미에게 모두 말했으니 그녀가 설명할 겁니다. 모두 들어주세요." 사람들은 나의 말을 듣더니 시선을 에이미에게로 돌렸다. 그녀는 나를 쳐다본 후에 다시 가문의 사람들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녀의 입에서 내가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에게 부탁하려는 것을 말해주었다. 영지민과 나의 노예들에게 1서클의 마법을 가르치라는 것을 말이다. 에이미의 대화가 끝나자 가문의 사람들은 아무말도 하지 않다가 한 명이 말을 꺼내자 서로 큰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세상에 그것이 가능한 것인가?" "그런 마법도 있었나?" 에이미로부터 마법에 관련된 이야기를 듣자 사람들이 의문을 가졌다. 처음에 에이미도 나에게 들었을 때는 이와같은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나에겐 지금 당장 보여줄 증거물이 있다. "에이미 한 번 보여줘봐." "네, 영주님." 에이미는 나의 대답에 조용히 눈을 감으며 두 손을 모아 마음속으로 마법수식을 떠올렸다. 에이미의 모습을 바라보며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이 조용히 하였다. "라이트!" 30초 가량의 시간동안 조용히 있던 에이미가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에이미의 외침과 함께 방의 중앙 허공에 둥그런 빛이 생겨나더니 2초 후에 사라져버렸다. "으악" "피해" 에이미의 라이트 마법에 사람들이 눈이 부셔서 손으로 빛을 가렸다. 몇몇 사람은 큰일이라도 난 것으로 착각하기도 하여 방안을 어수선하게 만들었다. 에이미는 방안에 자신이 만들어낸 빛을 바라보며 숨을 몰아쉬었다. 2초 동안의 빛이었지만 처음 펼쳤을 때보다 많이 낳아진 결과이다. "제가 에이미에게 설명드린 마법을 시전하였습니다. 지금 에이미의 몸에는 1서클의 마나가 존재하며 계속해서 연습한다면 1서클을 짧은 시간에 마스터 할 수 있습니다." "대단하군. 대단해." 포카드는 자신의 조카인 에이미를 바라보며 감탄을 하였다. 귀족들이라면 누구나 교양으로 마법에 대해서 어느정도 배우지만 직접 눈앞에서 보았을 때의 감동은 엄청나다. 순식간에 방안의 모든 사람들이 에이미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하였다.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은 세 시간이나 에이미에게 질문을 퍼부었다. 부족한 것은 내게 질문하여 호기심을 충족했다. 결국 궁극적으로 1서클 마법을 배우는 것이 골렘을 조정하기 위해서인 것을 깨달았을 때는 실망 반 호기심 반으로 느끼고 있었다. 라이아에서 골렘을 구경한지가 그들로서도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오늘밤 모두 준비해 주시요.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지는 에이미에게 들으면 될거요." 나는 필요한 말만을 하고 방을 나와 손님건물로 향했다. 그리고 노예들의 마나수련을 도왔다. 노예들에게 마나수련을 시키고 방안에 마나의 비율이 매우 높도록 만들었다. 여관에서 저녁때마다 약간씩 마나수련을 하여 도움이 되었는지 피엔과 지니의 경우에는 2서클의 마나가 모두 채워졌다. 이제는 마나로 따진다면 거의 3서클 초입을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저녁이 되자 나는 노예들과 식사를 마치고 낮에 모였던 방으로 향했다. 방안으로 들어가자 포르난도 가문의 대부분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낮에 회의할 때는 10명이었지만 지금 모여있는 사람은 40명이나 되었다. 낮에는 남자들만 모였지만 지금은 부인과 어린아이들까지 모여있는 것이다. "왜 어린아이들까지 모여있는 것이죠?" "마법사님 저도 마법을 배울래요. 쫓아내지 마세요." 일곱 살이나 되었을까 짐작되는 어린아이가 내게 소리치고는 옆에 있던 여자의 뒤로 숨어버렸다. 아마도 그녀의 아들이 아닐까 싶었다. 다른 아이들이 소리친 아이에게 잘했다고 몰래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는 모습도 보였다. "에이미 어떻게 된 일이지?" "그것이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모두 배우고 싶다고 해서..." 에이미는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모여있자 자신도 어쩔수 없었다고 변명하였다. 사실 그녀는 1서클의 마나가 생겨나기 위해서는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한다고 말해주었지만 모두들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생각했다. 1서클 마법을 펼칠수 있다면 하루정도 고통이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지금 방에있는 모든 분들에게 1서클의 마나가 생성되도록 마법을 시전하겠습니다." 나는 주의사항을 다시 한 번 일러주고는 에이미를 제외하고 모두 영혼력으로 기절시켜 버렸다. 모든 사람을 한 번에 마나를 가둘수는 없는 노릇이다. 더욱이 한 명씩 마나를 가두어준다면 뒤에 그것을 바라본 사람이 두려움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모두 기절시킨 것이다. "에이미 방으로 옮겨드려." 나는 기절한 사람중에 한 명에게 마나를 신체에 가두어주고 에이미에게 말했다. 에이미는 가문의 노예들을 시켜 옮기도록 하였다. 내가 한 명씩 신체에 마나를 가두면 노예들이 정신없이 사람을 나르기 시작했다. 신체에 마나가 강제로 가두어지자 여기저기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도 고통이 찾아와 지르는 비명이었다. 나는 여자는 물론 어린아이들에게도 신체에 마나를 가두어주었다. 내일 아침이 되면 서로들 마나를 느끼고 각가지 반응을 보일 것이다. "영주님 모두들 시전받았습니다." "에이미 수고했어. 그리고 내일 사람들이 깨어나면 혼란스럽지 않도록 잘 말하도록 해." "네, 영주님" 에이미는 나의 말에 공손히 대답하고 물러갔다.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중 오늘밤에 제대로 정신이 온전한 사람은 에이미가 유일하다. 가문 사람들이 지르는 고통의 비명에 에이미는 잠들지 못할 것이다. 나는 손님건물로 돌아와 노예들과 잡담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저녁 늦게 잠이 들었다. ------ 나는 향긋한 음식냄새에 잠에서 깨어났다. 내가 깨어나자 옆에 누워있던 나의 노예인 레이니가 일어나 얼른 옷을 입었다. 노예들이 가장 주의하는 것중에 하나가 나의 잠을 깨우는 것이다. 특히 나와 함께 잠자리에 드는 노예는 평소대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도 나 때문에 일어나지 못하고 내가 깨어나길 기다려야 한다. 6개월 전에는 이것 때문에 노예들이 고생했지만 지금은 어느정도 적응된 상태들이다. "주인님 아침식사가 준비되었어요. 그만 일어나셔서 씻으세요." 침대에 누워있는데 베이지가 내게 다가와 말했다. 나는 베이지가 가져다주는 물로 세면을 마치고 아침식사를 하였다. 오늘은 특별히 나의 노예들이 차려준 아침을 먹고 기분이 좋았다. 노예들의 음식 솜씨가 많이 좋아진 탓이다. 원래 포르난도 가문의 노예들이 아침을 준비해야 했지만 지금 포르난도 가문의 노예들이 움직일 틈도없이 바쁘다. 밤새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으니 노예들이 안절부절하는 것은 당연지사였고 에이미가 밤새도록 노예들에게 이것저것 지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당분간 칼루이 숲으로 돌아가서 지내도록 해. 나는 이곳에서 할일이 많으니까 말이야." "모두 돌아가나요?" 피엔이 내게 물었다. "모두 돌아가서 마나수련을 하면서 지내도록 해. 포르난도 가문에서 지내다가 돌아갈테니 말이야." "네, 주인님" 나는 노예들에게 집으로 돌아갈 것을 말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노예들이 어떤 방법으로 돌아갈지는 직접 말하지 않았으니 스스로 선택해서 돌아갈 것이다. 텔레포트 마법으로 돌아가거나 직접 걸어서 돌아갈 수도 있다. 나중을 대비해서 노예들에게 선택권을 넘겨준 것이다. 작은 선택이지만 시간이 흐른다면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밖으로 나오자 나는 에이미가 노예들에게 지시하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었다. "영주님 나오셨습니까?" "에이미가 밤새 고생이 많았구나. 사람들에게 모이라고 전달좀 해줘." "네, 영주님. 들어가서 기다리세요." 나는 에이미의 말에 따라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이 모여서 회의하는 방으로 걸어갔다. 방에서 기다린지 얼마 되지도 않아 어제저녁에 모였던 사람들이 들어왔다. 이제부터 사람들에게 1서클 마법을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가문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마법을 가르킬 것이기 때문이다. "에이미를 제외하고 여자와 어린아이는 모두 나가세요." "마법사님 저도 마법을 배울래요. 남아서 배울거에요." 나의 말에 여자들은 순순히 방에서 나갔지만 어린아이들이 떼를 쓰며 나가려고 하지를 않았다. 어린아이들은 마법사에 대한 열망이 가득한 것이다. 아마도 무슨 영웅적인 내용의 책을 보았거나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 분명하다. 누구나 어릴 때는 기사나 마법사가 되어 마왕을 물리치겠다는 환상에 사로잡힌다. "나중에 어른들에게 배우도록 해라. 내게 굳이 배울 필요는 없다. 알겠니?" 어린아이들은 나와 어른들의 눈초리 때문에 방에서 쫓겨났다. 결국 방에는 포르난도 가문을 대표하는 남자들만 모였다. 여자는 에이미와 구엔이 유일하였다. 구엔은 여자이지만 가문의 중요한 선택의 길목에 있을 때 언제나 도움을 주었던 인재였다. "에이미 모두에게 마법책을 주도록 해." "네, 영주님." 에이미는 방안에 모여든 사람에게 1서클의 마법책을 건네주었다. 마법책은 아주 얇아서 몇장 되지도 않았다. 사람들이 에이미가 건네준 얇은 책자를 받자마자 펼쳐보았다. 그 책자에는 두 가지의 마법이 서술되어 있었다. "영주님 마법책에 왜 두가지 마법밖에 적혀있지 않나요?" 성질급한 포카드가 책을 펼쳐보고는 바로 소리쳤다. 모두 1서클 마법을 배운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겨우 두 가지의 마법만이 적힌 것을 보고 황당한 것이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1서클 마법을 배우는 이유를 어제 에이미가 설명해 드렸을텐데요. 그 책자에는 1서클 마법중에서 가장 펼치기 쉬운 라이트 마법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가지는 골렘을 조정하기 위한 서번트 마법이지요. 나머지 마법은 라이딘에 도서관이나 다른 곳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으니 직접 혼자서 익히세요. 저는 두 가지만 가르킵니다." 나는 방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마법을 배우는 이유를 주지시켰다. 그러자 포카드가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혔다. 나는 먼저 마나에 대한 것을 설명해 주었다. 마나를 처음 느끼는 것이라 모두들 어색해 하였다. 만약 마법을 펼치게 된다면 그 느낌이 아주 친근하게 느껴질 것이다. 하루종일 방안에서 라이트 마법을 가르쳤다. 점심도 사람들과 함께 먹고는 수식에 대한 것을 설명해주고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 주었다. 의외로 성과가 있어서 저녁이 되었을 때 클러스, 포카드 그리고 구엔은 라이트 마법을 10초 가까이 펼칠 수가 있었다. 나머지 사람들도 짧은 시간이나마 라이트 마법을 펼치고는 그 감동을 잊지 못하였다. 다음날 아침 또다시 10명에게 마법을 가르쳤다. 이제는 마법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마나를 좀더 적게 소모하면서 라이트 마법을 오랜동안 유지시키도록 연습시켰다. 내가 가르치려는 목적이 골렘 조정이기 때문에 서번트 마법을 오랜동안 지속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적은 마나로 오랜동안 마법을 펼쳐내야만 한다. 귀족이라 그런지 마나를 매우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었고 이틀이 지나자 10명 대부분이 라이트 마법을 실현하면 그 불빛이 두 시간 동안이나 반짝였다. 물론 불빛이 아주 약했지만 마나를 매우 적절하게 분배하는 것이다. 라이트 마법을 어느정도 익숙하게 펼칠수 있게되자 나는 서번트 마법을 가르쳤다. 서번트 마법도 매우 간단한 마법이라 마법수식을 가르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이 마법을 쉽게 이해하는 이유는 그들이 교양으로 1서클 마법을 배운 이유도 있지만 마법수식에 들어가는 수학적 원리를 빠르게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귀족으로 태어나서 불편한 점이 있다면 어느정도의 기본적인 공부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제대로 배우지 못한 귀족이면 가문 내에서도 사람 취급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손바닥 만한 판자 10개를 준비해 주겠어?" 나는 마법을 연습하고 있는 에이미에게 말했다. 나의 말을 듣고 에이미는 밖으로 나가 가문의 노예들을 시켜 곧바로 판자를 가지고 들어왔다. 서번트 마법은 마법적인 생물이나 물품을 조정하는데 쓰인다. 그런데 서번트 마법을 펼칠 대상이 없으니 마법을 연습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방법이 판자를 이용하는 것이다. "심벌" 나는 판자를 둥그렇게 만든 후에 8클래스 심벌 마법으로 판자에 마법수식을 새겼다. "컨틴젼시" 새겨준 마법수식을 6클래스 컨틴젼시로 활성화 시키고 판자를 에이미에게 내밀었다. 그리고 똑같은 방법으로 10여개를 더 만들어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서번트 마법으로 골렘을 움직여야 합니다. 하지만 당장 골렘이 없으니 앞에 판자를 이용해서 연습을 해보세요. 서번트 마법이 마법물품을 조정하는 마법이니까 앞에 판자도 마법에 의해서 움직일 것입니다. 모두 판자에다가 서번트 마법을 시전해 보세요." 나의 지시에 사람들이 둥그런 판자를 움직이려 서번트 마법을 시전하였다. "서번트" "서번트" 여기저기서 서번트 마법을 계속해서 유지시키려고 노력하면서 판자를 움직였다. 하지만 판자는 약간만 움직일 뿐 제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마나를 주입하여 서번트 마법을 시전하면 잘도 움직여주지만 마나를 적게 주입하면 꿈쩍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마법을 계속해서 연습하여 마나가 바닥나면 나의 마나를 직접 주입해 주는 것도 서슴치 않았다. 사실 이것은 위험한 일이지만 내가 마나를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마나를 주입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다음날 서번트 마법을 가문의 사람들에게 연습시키는 도중에 통신 돌맹이를 통해서 마법진을 담당하는 페이그에게 연락이 왔다. 캠블 나도이가 보낸 500여명의 노예들이 도착한 것이다. 나는 통신으로 페니스와 그렉터를 마법진으로 불러들였다. 얼마전 시얀에게 구입한 노예들을 데려다 주면서 페니스와 그럭터에게 각각 100명과 400명의 노예를 담당하라고 지시하였기 때문이다. 나는 도착하는 모든 500명의 노예들과 귀속관계를 맺었다. 이제 나에게 귀속된 노예는 650명에 이르고 있다. 모두 내가 죽으면 함께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노예들이다. 노예들은 페니스와 그렉터의 지시에 따라 자신들이 머물게 될 곳으로 옮겨갔다. 모두들 교육을 마친 노예들이라 지시하는데로 잘 따라주어 아무런 불상사가 없었다. 이제 노예들의 관리는 페니스와 그렉터의 손에 달렸다. 노예들의 관리를 넘겨주고 나는 포르난도 가문으로 다시 돌아왔다. 모두들 서번트 마법을 연습하다가 마나가 부족하여 쉬고 있었다. 내가 마나를 주입하여 도와주지 않으면 얼마 연습하지도 못하는 것이다. 나는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에게 서번트 마법의 연습을 끊임없이 시켰다. 이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법을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마법을 시전할 수 있어야만 한다. 포르난도 가문에서 서번트 마법을 연습시킨지도 8일이 지나는 날 또다시 마법진을 담당하는 페이그에게 연락이 왔다. 이번에 도착한 사람은 레이크씨와 그의 손자인 메티 그리고 20여명의 사람들이었다. 모두 옷차림이 꼬질꼬질 한 것이 빈곤한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영주님 이제 준비가 끝났습니다. 언제라도 만들수 있습니다." 나는 레이크씨의 건강한 모습을 바라보자 완벽하게 치료된 것을 알았다. 나는 레이크씨로부터 함께 온 사람들을 소개받았다. 모두들 레이크씨와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이었다. 레이크씨는 골렘을 제작하는데 필요한 기술자들을 데려온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에게 은혜를 베풀었던 사람을 데려온 것 같았다. "제가 가르치면 됩니다. 영주님 걱정하지 마세요." 레이크씨는 나의 눈초리를 짐작하고는 내게 말했다. 레이크씨도 데려온 사람들이 골렘의 제작과 상관없는 사람들이라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지내시게 될 곳을 안내해 드리지요." 나는 레이크씨를 종이공장 옆에 새롭게 지어진 건물로 안내하였다. 종이공장의 주변에는 무려 다섯 개의 크고작은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그것은 노예들이 생활하는 건물로 다섯 명의 귀족이 관리하고 있다. 레이크씨에게 종이공장의 주변에 있는 건물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레이크씨가 지내게 될 건물은 레이크씨가 직접 관리할 것이라는 것을 말해주었다. 레이크씨에게 큰 건물에 지내도록 한 것은 이제 이곳이 골렘을 제작하게 될 곳이기 때문이다. 나는 레이크씨에게 필요한 모든 물품의 비용은 종이공장을 관리하는 케피시에게 받아서 사용하라고 말해주었다. 영지에 필요한 모든 비용은 종이를 판매해서 벌어들이는 수입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내가 계속해서 돈을 지출하여도 흑자를 기록하는 이유는 특별히 큰 비용이 소모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노예들의 관리에 필요한 돈도 많이 소비되지 않는다. "영주님 설계하신 골렘의 이름을 지으셨나요?" "아직 짓지 않았는데요." 나는 레이크씨의 물음에 대답하였다. 골렘을 설계하면서 이름을 지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지만 레이크씨에게는 중대한 일인 것 같았다. "영주님 제가 이름을 지어도 될까요?" "그렇게 하세요." 나는 골렘의 이름이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그것을 레이크씨에게 위임하였다. "맡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멋진 이름을 붙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무슨 불편한 점이 있으면 연락하세요." "알겠습니다. 그럼 당장 내일부터 일을 시작하도록 하지요." 레이크씨는 당장 골렘을 만들고 싶은듯 말했다. 나는 레이크씨를 뒤로하고 포르난도 가문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계속해서 서번트 마법의 연습을 시켰다. 8일째가 흐르는 지금 마법을 연습하고 있는 사람들은 상당한 발전이 있었다. 이제는 서번트 마법을 무려 네 시간이나 유지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제어도 상당히 뛰어나 둥그런 판자를 세워서 굴리기도 하였다. 처음에는 그저 좌우로 판자를 움직이는 것이 전부였지만 지금은 신체 일부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였다. ------ "모두 모여봐. 어서!" 레이크는 큰 건물을 청소하고 있는 사람들을 불렀다. 레이크는 영주의 지시에 따라 기술자를 모집해서 데려온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은혜를 베푼 사람과 함께 왔다. 자신이 병생활을 할 때 이들이 아니었으면 지금까지 살아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은혜는 영주겠지만 자신을 도와준 사람을 잊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다. 먹을 것이 없을 때 굶으면서까지 자신에게 음식을 나눠주던 사람들이다. 건물의 내부는 상당히 넓었다. 그리고 건물 바깥쪽에 이들이 머물 장소도 만들어져 있었다. 레이크와 함께 온 사람들이 머물 작은 건물에는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들이 갖추어져 있었다. 특히 한쪽에는 음식이 가득 들어있었고 마법이 걸려있는 것인지 매우 차가운 상태였다. 레이크는 영주가 마법사인 것을 생각하고는 이렇게 신경써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였다. 첫날 영주로부터 이곳을 안내받고 레이크를 제외한 사람들은 난리법석을 떨었다. 그것은 바로 음식 때문이다. 음식이 가득찬 작은 창고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눈알이 휘둥그래졌다. 항상 음식이 부족한 곳에서 생활하다 이렇게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보자마자 모두들 달려들었다. 그렇게 어수선하게 하루가 지나고 다음날이 되자 모두들 레이크의 지시에 따라 건물을 청소하였다. "이곳에서는 음식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 하지만 영주가 언제 이곳에서 쫓아낼지도 모르는 일이야. 오래전 내가 마법사들과 만들었던 골렘을 다시 만들려고 하는 것이지. 모두들 내가 하는 일을 배워야만 할거야. 그렇지 않으면 이곳에서 살아갈 수 없을테니 말이야." 레이크는 자신이 데려온 사람들에게 약간 겁을 주었다. 그리고 자신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었다. 대부분 골렘에 대해서 이해를 못해서 그저 돌을 조각하여 인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만 설명해 주었다. 사실 돌을 조각하여 인형을 만드는 것이 골렘이긴 하다. 단지 완성을 한 후에 마법으로 그것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빼면 말이다. "이곳에서 글을 아는 사람은 카미도 뿐인가?" "네, 할아버지" 메티가 레이크의 물음에 대답했다. 레이크와 함께온 사람들은 대부분 어렸을 때부터 빈곤한 생활을 하던 사람들이라 글을 알지 못했다. 카미도의 경우는 상인들의 일을 도와준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그들에게서 배웠던 것이다. "카미도 당장 라이딘으로 가서 암석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곳을 찾아보고 돌아와. 만약 암석을 판매하는 곳이 여러곳이면 내가 비교할 수 있도록 샘플을 얻어오게나." 카미도는 레이크의 말을 듣고 밖으로 나갔다. "오늘은 암석을 구하고 내일부터 일을 할테니 모두들 각오 단단히 하고 있어. 우리가 한몫을 제대로 해내야 이곳에 확실히 정착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내가 지시한데로 따르기만 한다면 아무런 걱정이 없어. 모두 알겠지?" "네, 그럼요. 메티 할아버지 걱정 마세요." 모여든 사람들이 레이크에게 다같이 대답했다. 이곳에 모여든 모든 사람들이 대부분 레이크보다 나이가 적었다. 암석을 알아보러 간 카미도가 44살이었고, 메티와 친하게 지내던 모리는 20살이었다. 그외 대부분의 사람들이 30대 초반의 가족들이었다. 먹고살기 힘든 생활을 영위하다가 어느날 멀쩡하게 일어난 레이크가 설득하여 이곳으로 데려온 것이다. 모두 이곳에서 하루 지내자 천국이나 다름없음을 느꼈다. 먹을 음식이 한쪽에 가득 쌓여 있으니 이것보다 행복한 생활이 있을 수 없다. 레이크는 몇명의 어린아이를 제외하고 나머지 사람들에게 건물의 청소를 시켰다. 그리고 자신은 종이공장을 담당하고 있는 케피시를 만나기 위해서 외출하였다. 레이크는 종이공장을 관리하는 곳을 어떻게 찾을까 고민하였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관리실의 위치가 공장 입구에 표시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누구신가요?" "안녕하세요. 레이크 에티온이라고 합니다." 레이크는 처음보는 사람의 질문에 자신의 이름을 말해주었다. "어서오세요. 영주님에게 말씀 들었습니다. 저는 종이공장을 담당하고 있는 케피시 카이지입니다." "영주님이 이곳에서 필요한 자금을 가져다 쓰라고 해서 찾아왔습니다." "얼마나 필요한 것인가요?" "암석을 꾸준히 구입하여 제가 머무는 건물로 배달이 되어야 합니다." 레이크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케피시에게 말했다. 골렘을 만들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암석을 지원받아야만 한다. 그래야 골렘을 끊임없이 만들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레이크를 따라온 사람들에게도 골렘을 조각하는 것을 연습시켜야 한다. "구입할 곳은 정하셨나요?" "방금 사람을 보냈으니 저녁 때면 알수 있습니다. 암석을 구입할 곳을 결정하면 알려드리지요." "그럼 레이크씨가 암석의 구입처를 알려주심녀 제가 직접 그곳에 사람을 보내서 거래하도록 하지요. 그리고 암석이 도착하면 노예들을 시켜 레이크씨가 머무는 건물로 암석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레이크는 케피시의 말에 감사인사를 하고는 자신이 머무는 건물로 돌아왔다. 이제 레이크가 머무는 곳은 골렘공장이 될 것이다. 자신을 비롯에 20명이 전부이지만 이들이 기술을 익힌다면 대량생산이 가능할 것이다. 대량생산이라고 해봐야 하루에 고작 다섯 대의 골렘을 만드는 것이 전부겠지만 그것도 레이크의 기술을 나머지 사람들이 배워야 가능한 일이다. 저녁 때가 되자 골렘공장의 건물은 먼지하나 없이 깨끗해 졌다. 카미도는 저녁이 되어서야 등에 무엇인가를 짊어지고 도착하였다.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었다. "여기 암석을 가져왔습니다." 카미도는 라이딘에 있는 암석을 판매하는 곳을 들려 레이크가 지시한 샘플을 가져왔다. 레이크는 암석을 꺼내고 자신이 이곳에 오기전에 구입한 공구로 암석을 일일이 부셔가면서 살펴보았다. 골렘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단하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골렘을 단단하게 만드는 일은 영주의 마법으로도 충분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골렘의 외형이 영주의 설계도대로 조각되는 암석이라야 한다. "이것이 좋겠군. 이것은 어디서 구해온 것이지?" "라그나 채석장에서 구입한 암석입니다. 그런데 그곳의 암석은 매우 값비싸더군요." 카미도는 레이크의 질문에 대답했다. 레이크는 자신의 손에 들려진 암석이 매우 마음에 드는지 자꾸만 만지작 거렸다. 오래전 골렘을 만들 때를 회상하며 지금의 감각을 느껴보는 것이다. 레이크는 카미도에게 종이공장의 케피시에게 찾아가 채석장의 이름을 알려주라고 지시하였다. 케피시는 내일 채석장에 찾아가 거래를 할 것이고 이곳으로 암석을 운반해 줄 것이다. 레이크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영지로 오기전에 구입한 조각 공구들을 꺼내라고 지시하였다. 레이크는 암석을 조각하면서 조심해야 할 것을 알려주었다. 암석을 조각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공구는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경험자가 아니면 다칠 위험히 상당하다. 레이크는 밤늦게까지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쳤다. 다음날 맛있는 아침식사를 마치고 또다시 레이크의 교육이 시작되었다. 공구를 쥐는 자세와 사용법의 교육은 끝이 없었다. 더욱이 공구를 익숙하게 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손에서 공구를 떼놓지 말라고 지시하였다. 레이크는 어쩔수 없이 이런 편법으로 사람들을 가르쳤다. 당장 암석이 도착하면 골렘의 외형을 조각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종이공장의 관리자 케피시에게 채석장의 이름을 알려주고 4일이 지나서야 암석이 도착하였다. 레이크는 도착한 암석을 건물의 한쪽에 쌓아두었다. 그리고 설계도를 살펴보며 골렘의 외형을 조각하기 시작했다. 골렘을 조각하면서 20명의 사람들에게 조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레이크를 따라왔던 사람들은 자신들이 앞으로 이곳에서 계속 지내야하는 방법이 골렘 조각을 배우는 것이라 생각하고는 최선을 다해 배우려고 하였다. 그들로서는 먹을걱정 없는 이곳이 천국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13. 골렘 "이제 더이상 서번트 마법의 수련을 하지 마세요." 나는 서번트 마법을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10명의 포르난도 사람들에게 말했다. 서번트 마법만큼은 이들보다 훌륭히 시전할 수 있는 마법사는 없을 것이다. 그동안의 연습 결과로 서번트 마법을 다섯 시간이나 지속할 수 있었다. "오늘 연습은 끝인가요?" "아니 이제 더이상 연습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야." 나는 에이미의 질문에 대답했다. "그럼 다른 마법을 가르쳐 주실 것인가요?" "다시 말하지만 나는 서번트 마법 이외에는 가르치지 않아. 나머지 마법은 스스로 책을 보고 배우던지 알아서 하고, 이제 영지민들에게 마법을 가르쳐야 할거야." 나의 말을 듣고 서번트 마법을 연습하던 사람들은 미소를 지었다. 그동안 마법을 연습하느라 너무 고생하였기 때문이다. 이제 마법을 가르쳐야 하겠지만 더이상 연습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모두들 기뻐하였다. "클러스씨 내일부터 영지민들에게 마법을 가르치기 위한 계획을 실시할 테니 그렇게 알고 계세요." "네, 영주님. 저희들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클러스씨에게 말하고는 포르난도 가문을 나섰다. 이제 더이상 마법을 가르쳐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케피시를 찾아가 이틀 동안 종이공장을 운영하지 말라고 지시하였다. 그리고 다음날 영지민들을 모두 종이공장의 앞 공터에 모이도록 하였다. "모두 모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바로 칼루이 영주입니다." 1천여명의 영지민들이 나의 인사를 듣고 자신들끼리 대화를 하였다. 대부분 나에 대해서 호의적으로 대화가 오고갔다. 내가 세금을 면제하는 것은 물론 종이공장에 고용하여 많은 임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모든 영지민은 종이공장에서 일하면서 안정적이고 풍요롭게 생활하는 것이 나의 덕이라고 생각한다. "모두들 아시다시피 저는 8클래스 마법사입니다. 이곳에는 영지민이 많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골렘이라는 마법물품을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골렘을 대부분 처음 들어봤을 테니 설명해 드리죠. 골렘이란..." 나는 골렘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쉽도록 말해 주었다. 영지민들이 나에 대해서 신뢰성이 높기 때문에 진지하게 경청해 주었다. 종이공장 앞의 공터에 마나가 실린 나의 목소리는 두 시간이나 지속되었다. 나는 영지민들에게 모두 1서클 마법을 배운다는 것까지 말하였다. 영지민은 라이아가 식민지 되기 이전에도 골렘을 구경하지 못했다. 대체적으로 전투골렘은 최전방에 배치되기 마련인데 이곳은 그럴 가치도 없었을 뿐더러 칼루이 숲에 있는 드워프와 엘프의 이종족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이곳으로 침입해 들어올 염려가 적었기 때문이다. 마법을 배워야 한다는 말을 듣고 영지민들은 어리둥절한 표정들이었다. 그것은 영지민들이 마법을 매우 특별하게 인식하기 때문이다. 마법사라는 존재를 말로만 들었을 뿐이고 마법은 구경조차 못해본 존재들이었다. "영주님 저희들은 마법이 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배우나요?" "마법은 저희같이 무지렁이가 배우지 못하는 것 아닌가요?" 영지민중에 몇명이 자신의 뜻을 내게 알려왔다. 그들로서는 내 말들이 모두 황당할 것이다. "걱정하지 마세요. 모두 내가 지시하는 것만 따르면 됩니다. 저를 믿어주세요." 나의 말소리가 마나를 타고 공터에 널리 울려퍼졌다. 누구나 들을 수 있도록 마나를 실어서 말한 것이다. 또다시 영지민들이 옆에 있는 사람들과의 진지한 토론이 이어졌다. 잠시 후에 나는 마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마나를 모아서 몸에 가두어야 하는데 하루동안 많은 고통이 뒤따른 다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이 마법을 가르친다는 말도 덧붙였다. "영주님 아케도입니다. 어떻게 해야하나요?" 영지민을 대표하는 아케도가 내게 다가와 말했다. 영지민들이 1천여명이나 모였지만 그중에 반은 여인, 어린아이 그리고 노인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집안의 가장을 맡고 있는 사람만 따로 모아주세요." "네, 영주님" 아케도는 나의 말에 따라 영지민을 분류하기 시작했다. 영지민중에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은 400명이 전부였다. 나의 종이공장에 고용되어 나무를 베는 일을 하는 영지민이 300명이고 나머지 사람들은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일부 사람들이 숲에서 사냥을 해서 몬스터를 잡거나 혹은 상점이나 잡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영지에는 다양한 상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영지민들 대부분이 종이공장에서 일해 많은 소득을 벌고 있기에 많은 지출이 따르고 있었다. 영지민들은 반으로 갈렸다. 한쪽은 남자들 400명이 모여있었고, 다른 한쪽은 그들의 부인 혹은 자식들이었다. 나는 남자들 400명을 영혼력으로 모두 가사상태로 만들었다. 그러자 그것을 바라본 나머지 영지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난리였다. "앗! 여보..." "아버지!" "우리 아버지 살려내!" 나는 흥분한 영지민들을 영혼력으로 안정시키고 그들이 죽지 않았음을 알려주었다. 영지민들을 조용히 시키고 나는 쓰러진 영지민에게 다가가 몸에 마나를 강제로 가두어주기 시작했다.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은 내가 마나를 강제로 주입하면 영지민들중에 그 사람의 가족을 찾아 데려가라고 말해주었다. 400명의 영지민들에게 마나를 가두어주는 일은 세 시간이나 소비되었다. 영지민들이 모두 공포에 떨고있는 동안에 아케도는 조용히 내가 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영지민을 대표하는 사람으로 언제나 침착함을 유지하고 올바른 판단을 한다고 해서 존경받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에게 내일 아침에 사람들을 또다시 모아줄 것을 말하였다. 다음날이 되자 모든 영지민들이 또다시 종이공장 앞의 넓은 공터에 모여들었다. 모두들 표정들이 굳어 있었고 밤새 고생하였음을 알수 있었다. 자신의 가장들이 모두 몸에 가두어진 마나로 인해서 고통에 시달렸으니 당현한 일이었다. "어제 기절했던 사람들은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 몸속의 이상한 기운이 느껴질 것이요. 그것은 마법사들이 마법을 펼치기 위한 힘이요. 그것을 이용해서 마법을 펼칠수가 있는데 이제 당신들도 마법을 배우기만 한다면 사용할 수 있을 것이요." 나는 영지민들에게 마나에 대해서 나름대로 쉽게 알려주었다. 어제 기절했던 400명의 영지민들은 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나는 곧바로 1서클 라이트 마법에 대해서 가르쳤다. 라이트 마법의 수식을 설명하는데 무려 다섯 시간이나 소비되었다. 물론 대부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400명 중에 단 한명이라도 성공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래야 영지민들이 마법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저녁이 되기까지 오직 라이트 마법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나는 1천명의 영지민들을 절대 떠나지 못하게 하고 나의 말을 듣도록 하였다. 날이 어두워지자 나는 1서클의 마나를 가지고 있는 400명의 영지민들을 가운데로 모이게 하였다. "400명 모두 내가 가르쳐 준대로 라이트 마법을 시전하세요. 성공하든 실패하든 상관하지 않을테니 집중해서 가르쳐 준대로만 하세요." "라이트" "라이트" 400명이 모여서 모두들 '라이트'라는 말을 외쳤다. 그 모습을 나머지 영지민들도 지켜보았다. 하지만 내가 가르쳐준 마법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모두 실망하였다. 하지만 30초 정도가 지나자 끊기있게 마법수식을 머리속에 떠올렸던 영지민이 있었는지 그때도 '라이트'라고 외치는 사람이 종종 있었다. "으악! 마법이다." "치토의 아버지 토나가 성공했어." "앗! 저기도 성공했어. 누구야? 저기 누구지?" 30초 정도가 지나자 라이트 마법에 성공한 사람이 두 명이나 나왔다. 400명이 라이트 마법을 시전하여 두 명밖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들이 글도 모르는 평민들인 것을 감안할 때 엄청난 일이었다. 라이트 마법이 1초밖에 유지되지 못했지만 그것을 보지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더욱이 어두웠기 때문에 1초라지만 그것이 내게도 길게 느껴진 시간이었다. "이제부터 저녁이면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이 마법을 가르쳐줄테니 그렇게 알도록 하시요." 나는 영지민들에게 소리치고, 아케도에게 매일 오후가 되면 영지민들을 모아달라고 하였다. 이제부터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이 영지민들에게 마법을 가르쳐야 한다. 이번에 운이 좋아 두 명이 성공했지만 계속 가르치다 보면 모두들 마법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날부터 영지민들의 하루일과는 모두 변경되었다. 종이공장의 일은 언제나 일찍 끝나기 때문에 영지민들은 자유롭게 지냈지만 이제 오후 늦은시간에 모두들 모여서 마법을 배워야했다. 소수를 제외하고 모두 마법을 실패하였기 때문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날이 지날수록 라이트 마법을 성공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서로 경쟁까지 하기도 하였다. 5일이 지나자 400명중 100명이나 되는 영지민이 라이트 마법을 시전할 수 있었다. 배움의 속도가 느린 이유는 영지민들이 글을 모르기도 하지만 연습중 마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에게 마법을 가르칠 때는 마나가 부족하면 내가 주입시켜 마법을 계속해서 연습할 수 있도록 하였지만 영지민들은 어느정도 연습하면 마나를 모두 사용해 버려 더이상 연습을 할 수가 없었다. 영지민들이 마법을 배우기 시작한지 10일이 지나자 200명이나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 이제는 400명이 아닌 나머지 영지민들도 마법을 배우고 싶어하였다. 특히 어린아이들은 자신의 아버지가 배우는 마법을 배우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 400명 이외의 영지민들에게도 모두 마나를 가두어 1서클 마나가 존재하도록 하였다. 노인, 여자 그리고 어린아이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시전하였다. 같은 공통점이 존재한다면 영지민들이 단결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과감히 행한 일이다. 모든 영지민들은 오후가 되면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에게 라이트 마법을 끊임없이 배웠다. 10명의 포르난도 사람은 마법을 가르치기 위해 간단한 글도 가르쳐야 했다. 또한 마법수식을 계산하기 위한 방법을 나름대로 영지민들에게 쉽게 가르치기 위해서 노력하였다. 그들이 마법을 모두 배워야 나와의 거래가 끝나기 때문이다. 물론 나의 노예들에게도 마법을 가르쳐야 하지만 말이다. 30일이 흐르자 400명중 380명 가량이 라이트 마법을 시전할 수 있었고 몇명은 오랜동안 마법을 유지시킬 수 있었다. 그래서 다음 단계로 서번트 마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서번트 마법의 연습을 위해서 나는 400개나 되는 둥그런 판자를 만들어 주었다. 그것은 서번트 마법을 연습하기 위한 판자이다. 판자에는 서번트 마법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마법수식이 담겨진 것이다. 영지민들이 서번트 마법을 배우기 시작할 때 나는 650명의 노예들에게도 1서클 마나가 존재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에게 나의 노예들에게도 마법을 가르치라고 하였다. 노예들은 대부분 단순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평민들보다 가르치기가 더욱 힘들었다. 포르난도 사람 10명은 오전에는 나의 노예들에게 마법을 가르치고 오후에는 영지민들에게 마법을 가르쳤다. 영지민들이 라이트 마법을 대부분 시전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나는 칼루이 영지를 외부로부터 폐쇠시켰다. 영지를 외부로부터 차단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였다. 칼루이 영지로 들어올 수 있는 유일한 교통로인 포니아 마을에서 사람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되는 일이었다. 포니아 마을의 영주는 나의 부탁을 불만없이 들어주었다. 포니아 마을의 영주인 크로프는 오래전 칼루이 숲에서 라이딘으로 아리아와 함께 여행하는 도중에 나의 마법검을 빼앗은 아주 악덕한 영주였다. 나의 영지는 경비대가 없기 때문에 직접 외부에서 들어오는 사람을 막을 수 없었다. 포니아 마을의 경비대를 이용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에 크로프에게 부탁한 것이다. 1천명의 영지민밖에 없는데 경비대를 운영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다. 더욱이 영지민들 사이에 불상사가 생기면 대부분 스스로 해결한다. ------ 나는 평소에 칼루이 숲의 집에서 지냈다. 모든 일처리는 영지에 각 담당자를 정해두었기 때문에 특별한 사건이 생기지 않는 이상은 내게 연락이 올 이유가 없었다.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은 영지민들과 나의 노예들에게 마법을 가르치는데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짬짬이 시간을 내서 다른 1서클 마법을 스스로 익히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베이지 이곳이 잘못되었어." 나는 베이지가 계산하는 3서클의 마법수식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노예들에게 3서클의 마법을 가르치고 있다. 노예들이 집으로 돌아와 10일이 지나자 3서클 초입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보통 깨달음을 겪기 위해서 많은 고생이 따르지만 내가 가르쳐준 것이 많은 도움이 되어 깨달음이 쉽게 찾아온 것이다. 3서클의 마법은 2서클 마법수식의 경우보다 배우기가 힘들었다. 3서클의 마법은 마법사들에게 아주 중요한 과정이고 매우 공격적인 마법이 많았다. 특히 파이어볼과 라이트닝 볼트는 마법사라면 누구나 익숙하게 시전하는 공격마법이다. 하지만 나의 노예들에게는 파이어볼 마법이 매우 친숙하기 때문에 따로 가르칠 필요가 없었다. 그것은 노예들의 왼팔에 그려진 마법진으로 인해서 파이어볼 마법을 오래전부터 자유자재로 사용해왔기 때문이다. 나는 베이지가 계산하는 마법수식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제대로 계산할 수 있도록 도왔다. 요즘 노예들에게 3서클의 마법수식을 가르치는 시간은 재미있다. 노예들은 마법수식의 공부가 끝나면 마나수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 3서클의 마법을 시전하려면 많은 마나가 소모되기 때문이다. "1서클 서번트 마법도 꾸준히 연습하도록 해. 알겠니?" "네, 주인님" 베이지가 내말에 공손히 대답했다. 나의 노예들이 1서클 서번트 마법에 익숙해지는 일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처럼 마나가 부족하거나 신체와 부자연스럽지도 않았다. 나의 여섯 명의 노예들은 마법실험을 어릴 때부터 당해서 마나가 친숙하고 또한 마나부족 현상을 겪을 이유도 없었다. 더욱이 얼마전 3서클의 초입에 들어섰기 때문에 아주 미세한 마나까지도 통제가 가능하였다. "주인님이 말씀하신 골렘은 언제 완성되는 거에요?" 뷰티가 나의 말을 듣더니 말했다. 뷰티는 항상 내가 다른 노예들과 대화를 할 때에 중간에 껴드는 경우가 많았다. "뷰티야 조금만 기달려." "주인님이 약속하신대로 완성되면 내게도 골렘을 주셔야 해요." 뷰티가 내게 말했다. 나는 노예들에게 내가 만든 골렘의 일부를 맡길 생각이다. "모두들 서번트 마법을 좀더 연습해야 할거야. 너희들에게 선물할 골렘은 특별하게 만들 생각이니까 말이야. 알았지?" "네, 주인님" 여섯 명의 노예들이 대답했다. 피엔과 지니는 내가 지시한 서번트 마법을 꾸준히 연습하고 있었고 다른 노예들은 3서클의 마법수식을 익히는 중이다. 노예들이라 하더라도 한 가지를 계속하는 것은 지겨운 일이다. 마나수련, 마법수식 그리고 서번트 마법의 연습을 돌아가면서 하고 있다. 노예들의 마법실력이 갈수록 빠르게 낳아지고 있다. 이제 스스로 마법공부를 하고 있을 정도였다. 3서클만 마스터하면 마법책을 주어 혼자서 틈틈히 공부하도록 시킬 예정이다. 하지만 3서클은 최소한 내가 직접 가르칠 생각이다. 기초가 튼튼해야 고위마법사가 되는 길이 쉽게 열리기 때문이다. 내가 노예들과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아공간에 넣어둔 통신 돌맹이가 이상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누군가 내게 통신 돌맹이를 통해 연락을 취하려고 할 때 나타나는 반응이었다. 나는 아공간에서 통신 돌맹이를 꺼내 손에 쥐었다. "누구지?" "영주님 레이크입니다." 통신 돌맹이로부터 레이크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은 레이크씨가 나의 영지에 정착하여 골렘을 만들기 시작한지 20일째의 날이다. "무슨 일이지요?" "영주님이 설계하신 골렘 10대가 완성되었습니다." 레이크씨의 뿌듯한 목소리가 통신 돌맹이로부터 들려왔다. 나는 레이크씨에게 골렘을 10대 정도가 완성되면 알려달라고 말했었다. 그 이유는 내가 설계한 골렘은 굴삭기 골렘과 불도저 골렘으로 두 종류의 골렘이 짝이 되어 일할 때 더욱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마법을 가르치는 포르난도 10명의 사람과 영지민을 종이공장의 공터에 모이도록 조치해 주세요. 잠시 후에 제가 가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영주님" 나는 레이크씨에게 모두 모이도록 지시하고 통신 돌맹이를 아공간에 다시 넣었다. 골렘이 처음으로 선보이게 된 것이다. 골렘을 마법으로 움직이도록 활성화 시키는 작업은 내게 간단한 일이다. 8서클 심벌 마법으로 수식을 새겨넣고 6서클 컨틴젼시 마법으로 활성화 시키면 된다. 단지 그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주어 곧바로 그들이 골렘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모두 외출준비를 하도록 해라. 골렘공장으로 가야 할테니까 말이야." "네, 주인님" 노예들은 집에서 활동이 편한 옷을 입고 돌아다니기 때문에 곧바로 외출할 수가 없었다. 특히 메이, 베이지 그리고 뷰티는 낮에도 속옷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집에 외부인이 출입한 경우도 없을 뿐더러 집안 사람들 대부분 서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예들은 자신들이 공부하던 종이를 모두 치우고 외출복으로 갈아입었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나는 노예들과 함께 골렘공장의 앞으로 텔레포트 하였다. 골렘공장의 주변은 항상 조용하였다. 그것은 건물에 소리를 차단하는 마법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영주님 어서 오십시요." "레이크씨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골렘공장의 입구에서 나를 맞이하는 레이크씨를 만날수 있었다. 요즘 레이크씨는 영지민들과 함께 1서클의 마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골렘을 만들기 때문에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배우지 못하고 있다. 영지민들 대부분이 서번트 마법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는데 반해 레이크씨는 이제 겨우 라이트 마법을 겨우 성공시킬 따름이다. 레이크씨의 안내를 받으며 골렘공장의 건물 내부로 들어왔다. 건물 내부의 한쪽에는 육면체 모양의 암석 덩어리들이 쌓여 있었고 다른 한쪽에서 20명의 사람들이 암석을 조각하여 골렘을 만들고 있었다. 그들이 조각하고 있는 것은 굴삭기나 불도저의 상체부분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설계도에서 가장 단순한 부분은 저들에게 가르쳐 조각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좀더 실력이 좋아지면 골렘의 다른 부분도 조각시킬 생각입니다." "그렇군요." 내가 설계한 골렘이 단순하기 때문에 암석을 조각하는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조각할 수 있다. 단지 관절부분 만큼은 최소한 경험이 있는 기술자라야 가능하다. 레이크씨는 나를 암석이 쌓여있는 쪽으로 안내하였다. 큰 암석들은 대부분 천으로 가려진 상태였다. "모두들 이리와서 천을 걷어봐!" 레이크씨는 조각하는 사람들을 모두 불러 암석이 쌓여진 곳에 덮여진 천을 걷도록 하였다. 20명이 천을 걷어내자 골렘의 외형이 조각된 암석들이 나타났다. 나는 분리되어 있는 골렘의 외형이 설계도와 얼마나 비슷하게 완성되었는지 살펴보았다. 골렘의 다리는 20개, 굴삭기 손모양 10개, 불도저 손모양 10개 등 모두 분리되어 있는 상태였다. 특히 골렘의 다리와 굴삭기 손은 관절이 여러개 있어서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이것을 붙이려면 상당한 고생이 따를 것이다. "레이크씨 수고하셨어요. 제가 마법으로 사람들이 모인 공터에 옮기도록 하지요." 나는 엄청나게 많은 골렘의 조각들을 나의 노예들을 시켜 아공간에 넣었다. 나의 노예들은 2서클 스트랭스 마법을 몸에 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무거운 암석을 쉽게 옮길수 있었다. 그리고 레이크씨에게 골렘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종이공장의 공터로 걸어갔다. 종이공장의 공터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영주인 내가 모이라고 지시하였기 때문에 한명도 빠짐없이 모인 것이다. 영지에서 풍요롭게 생활하는 것이 세금도 면제하고 일자리를 제공한 나의 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내말을 거역하는 영지민은 없다. "그동안 1서클 서번트 마법을 배우느라 수고하셨어요." "우와" 영지민들이 나의 말에 소리를 질렀다. 광신도들 같은 모습이지만 모두들 내게 고마워하고 있다. 영지민들 대부분이 서번트 마법에 익숙해 지자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은 취미삼아 1서클의 다른 마법을 가르치기도 하였다. 책을 보고 자신들이 익힌 다른 1서클 마법을 영지민들에게 가르친 것이다. 마법을 가르치는 포르난도 가문의 10명은 라이트와 서번트 마법 이외에도 무려 10여가지 이상의 1서클 마법을 책을 보고 익힌 것이다. 1서클 마법을 쉽게 익힐 수 있었던 이유는 마법책이 흔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설명했듯이 서번트 마법을 가르친 것은 골렘을 조정하고 위해서 입니다. 오늘 골렘 10대가 완성되었습니다. 그것을 완성시킨 분이 제 옆에있는 레이크 에티온씨입니다." 나는 레이크씨를 영지민들에게 소개시켜 주고는 아공간에서 골렘의 조각들을 공터에 쏟아내었다. 아직은 분리된 골렘들의 조각들이지만 이어 붙여 활성화 시키면 서번트 마법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심벌" 나는 암석으로 조각된 골렘의 각 외형에 마법수식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8서클의 심벌 마법을 이용하여 내가 원하는 마법수식을 쉽게 새길수 있었다. 나는 수많은 골렘의 부품조각에 마법수식을 일일이 새기는 과정을 반복하였다. 골렘의 부품조각은 상당히 많았다. 골렘다리만 해도 여섯 조각으로 분리된 상태였다. 나는 마법수식이 그려진 골렘의 외형을 영지민에게 시켜 바닥에 눕힌채로 조각대로 맞추기 시작했다. 잠시 후에 공터의 바닥에는 눕혀진 골렘 10대가 만들어져 있었다. 모두 조각난 상태로 말이다. 내가 살던 곳에서 고고학자들이 오래된 사람이나 동물의 뼈를 발견하면 하나씩 맞춰보는데 골렘의 모습이 그것을 연상시킨다. "클러스씨와 포카드씨 서번트 마법을 가장 오래 유지하는 영지민 여뎗명만 내게 데려오세요." "네? 무엇 때문에..." 클러스씨와 포카드씨는 나의 말에 의문을 표하다가 내가 대답을 하지 않자 내말에 따라 영지민 여덟 명을 데려왔다.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은 마법을 가르치기 때문에 영지민중에 누가 실력이 뛰어난지 알고 있었다. "모두 손을 내밀어요." 나는 영지민 여덟 명을 비롯해 클러스씨와 포카드씨의 손가락 지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바닥에 외형이 맞춰진 골렘에게 다가갔다. "컨틴젼시" 나는 손가락 지문인식을 첨가하며 골렘의 10대 모두를 활성화시켰다. 활성화되는 순간이 골렘이 완성 마지막 단계이다. 이제 10대의 골렘은 지문이 첨가된 사람만 움직일 수 있도록 완성된 것이다. 컨틴젼시 마법이 펼쳐지자 골렘의 조각들이 각각 맞춰져 붙어버렸다. 영지민들은 골렘의 외형 조각들이 맞춰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놀라워 하였다. "모두 들으세요. 10대의 골렘은 여기 있는 10명만이 움직일 수 있습니다." 나는 완성된 골렘에 대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자세히 알려주었다. 오직 한 명만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서번트 마법을 지속시키는 만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말하였다. 그 외에도 골렘에 어떤 능력이 있는지 설명하였다. 원래 골렘에는 마나석이 박히도록 되어있다. 왜냐하면 골렘 자체가 엄청난 마나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리 9서클 마법사라고 하지만 마나석을 만들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다고 골렘에 마나를 계속 모으는 마법수식을 첨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골렘을 대량생산 해야하는데 그런식으로 만든다면 언젠가 이곳 영지의 마나가 불균형하게 되어 엄청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내가 선택한 방법은 낮은 서클의 마법을 골렘에 수없이 첨가하는 방법이었다. 골렘에는 외형을 단단하게 하는 1서클의 아머 마법, 부서져도 복구시킬 수 있는 1서클의 맨딩 마법, 무게에 의해서 다리가 지면에 빠지지 않도록 1서클의 그리스 마법, 강력한 힘을 유지하도록 2서클의 스트랭스 마법, 느린 이동속도를 위해 3서클의 헤이스트 마법 등이 걸려 있다. 전투골렘 혹은 일반골렘의 경우 자아가 존재하여 말로 간단히 명령을 시킬수 있지만 내가 제작한 골렘은 1서클의 서번트 마법으로 계속 명령을 주어야 한다. 값비싼 마나석이 첨가되지 않아 어쩔수 없이 선택한 방법이었다. "움직인다. 움직여!" "일어난다!" 나의 설명을 모두 듣고나서 10명의 골렘주인이 서번트 마법으로 골렘을 움직이려고 하였다. 하지만 골렘은 제대로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엉뚱하게 움직일 따름이었다. 하지만 그 모습으로도 영지민들은 소리를 지르며 환호성에 빠졌다. 모두들 자신들이 골렘을 움직이려고 하는 것처럼 흥분하고 있었다. "모두들 골렘을 일으키세요." 10명의 골렘주인들이 골렘을 일으키지 못하자 나는 영지민들을 시켜 골렘을 세웠다. 골렘은 상당히 괴상한 모습이었다. 굴삭기 모습과 불도저 모습이 영지민들에게 아주 생소하였다. 나는 영지민들에게 두 가지의 골렘이 어떤 곳에 쓰이는 것인지 알려주었다. 굴삭기 모습의 골렘은 땅의 흙을 파낼 때 유용하고 불도저 모습의 골렘은 바닥의 흙을 밀어낼 때 유용하다. "클러스씨 한 번 걷도록 움직여 보세요." 세워진 골렘을 클러스씨가 서번트 마법으로 움직이려고 하였다. 골렘이 어설픈 걸음으로 한 발짝 앞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골렘이 균형을 잡으며 앞으로 천천히 걷자 영지민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골렘의 겉모습은 상당히 균형잡기가 힘들 것이라 모두들 생각하겠지만 그렇지가 않다. 내가 마법으로 골렘다리의 하중이 상체보다 10배나 높도록 하였기 때문에 균형을 유지하기가 아주 쉬웠다. 클러스씨가 골렘을 걷도록 하자 다른 아홉 명의 골렘주인들도 골렘을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걷는 것이 아주 어설펐지만 그런대로 나를 만족시켰다. 나는 골렘이 움직이는 모습을 살펴보며 레이크씨를 바라보았다. 레이크씨는 자신이 만들어낸 골렘이 움직이자 눈물까지 흘리며 감상을 하였다. 라이딘에서 빈곤한 생활을 하던 레이크씨와 함께 왔던 사람들도 골렘이 움직이는 것을 보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레이크씨 앞으로 부탁드려요." "영주님 앞으로는 더욱 빨리 만들수 있을 겁니다. 다음부터 간단한 골렘의 외형은 이 사람들도 조각할 수 있거든요." 레이크씨는 자신의 뒤에 서있는 사람들을 가르키며 말했다. 레이크씨가 20일이나 골렘을 조각한 이유는 자신이 데려온 사람들에게 골렘을 조각하는 기술을 전수하느라 시간을 많이 소비하였기 때문이다. 이제 골렘의 생산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레이크씨 골렘의 이름은 어떻게 부르기로 하였죠?" "마우스(mouth) 골렘과 스톰(storm) 골렘이라고 부르기로 하였습니다. 마우스 골렘은 상체가 대형 몬스터의 입처럼 무섭게 생겼고, 스톰 골렘은 지나간 자리가 폭풍이 지나간 것 처럼 모두 쓸어버리며 지나가기 때문이지요." "정말 멋진 이름이네요." 나는 레이크씨와 골렘이 움직이는 것을 바라보며 오랜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영지민들은 자신들이 서번트 마법을 배운 이유가 자신들의 눈앞에 움직이는 거대한 골렘을 조정하기 위해서인 것을 알았다. 골렘을 처음 바라본 영지민들은 매우 호기심 어린 눈빛이었다. 영지민들은 모두들 골렘을 조정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골렘주인들은 모두 골렘을 멈추고 내 말을 들으세요. 마을의 주변에 있는 곳을 모두 농경지로 만들 생각이니까 나무가 베어진 나무밑둥을 모두 뽑아버리세요. 농경지의 크기는 내가 지시할테니 지시하는 것만을 기다리시면 됩니다. 앞으로 골렘이 완성되면 모두 지급할테니 기다리세요." 나는 영지민들에게 앞으로 해야할 일을 알렸다. 그리고 포르난도 가문의 10명에게 서번트 마법을 600명의 노예들에게도 가르치도록 하였다. 영지민들 대부분이 서번트 마법을 사용할 수 있지만 600명의 노예들은 마법을 배우는 속도가 매우 느려 아직까지 좋은 결과가 없었다. 골렘에 대한 것을 모두 해결짓자 나는 여섯 명의 노예들과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이제서야 영지 발전의 기초가 마련된 것을 기뻐하였다. 영지민이 많아야 영지가 발전되는데 내게는 영지민이 많지가 않다. 그 대안으로 골렘을 생산하기로 한 것이 이제 결실을 맺은 것이다. 13. 골렘 프라오 코도나드 황제는 라이아의 실권을 가지고 있는 귀족들을 바라보았다. 오늘은 매우 중대한 사항에 대하여 의논을 하기 위해서 모였다. 카토루 제국에 파견된 첩자로부터 상상할 수도 없는 정보가 입수된 것이 원인이다. "모두들 의견을 말해 보시요." "카토루 제국에 내전이 일어나도 저희들과는 상관이 없을것 같습니다." 황제의 말에 기사단장 데이몬 세이게르가 말했다. 데이몬은 오러 마스터로 라이아에서 가장 강력한 검술을 구사하는 기사이다. 오러는 기사들이 사용하는 특이한 마나의 형태를 말하는 것으로 피나는 수련을 쌓으면 사용할 수 있는 힘이다. 오러를 오랜동안 사용하면 신체에 존재하는 오러를 자신이 뜻하는 대로 사용하는데 이때를 사람들이 오러 마스터라고 부른다. 또한 오러 마스터에서 깨달음을 얻게 되면 기사들이 꿈꾸는 경지인 소드 마스터가 된다. "카토루 제국에 내전이 일어나면 온갖 이유를 만들어 우리들에게 세금을 걷어갈 것이 분명합니다." 케디네 재상의 말을 듣고 귀족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지금 회의가 벌어진 이유는 카토루 제국에 파견된 첩자로부터 내전이 일어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였기 때문이다. 라이아가 카토루 제국의 중요한 정보를 쉽게 얻을수 있는 이유는 라이아가 식민지이며 소국이라는 것도 있지만 제국의 자신감에 원인이 있다. "내전이 일어나면 우리에게도 좋지 않겠군. 다른 분들도 말씀을 하시요." 황제는 이권에 관련된 일이면 먼저 말하려고 나서려던 대귀족들이 조용하자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어려운 일이 발생하면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생각하기는 커녕 어떻게 빠져나갈까 고민하는 귀족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저희들은 중립을 지키는 것이 좋을듯 싶습니다. 나중에 내전이 종식되면 그때 선택을 하는 것이..." "그걸 말이라고 하는거요? 내전이 종식되기 전에 우리들이 받게될 압력을 어떻게 견디냔 말이요!" 안톤 케이지비의 말에 파블로 베럭스가 강하게 반박했다. 대귀족들이 이처럼 강력히 싸우는 이유는 앞으로 다가올 걱정 때문이다. 황제를 앞에두고 귀족들은 오랜동안 토론을 하였다. 라이아의 중대한 사항은 언제나 황제가 참가하고 귀족들이 결정권을 갖는다. 라이아가 식민지 된 이후로는 황제의 권한이 대폭 축소되었기 때문이다. "황제폐하! 오늘 회의에 칼루이 영주가 참가하지 않은 이유를 알수 있겠습니까?" 토론이 한참이나 진행되다가 조용해지자 이틈에 기사단장 데이몬이 황제에게 말했다. 오늘 회의는 라이아에 중요한 귀족들이 모두 참가한 회의였다. 칼루이 영주는 황제가 직접 성까지 하사한 8서클의 마법사인 동시에 귀족이기 때문이다. 마법사라는 신분만 가졌다면 회의에 참가할 이유가 없지만 그가 귀족이기 때문에 참여해야 정상이다. 또한 데이몬은 카토루 제국의 귀족인 캠블 나도이가 칼루이 영주에게 노예를 500명이나 넘겨준 사실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칼루이 영주에게는 내가 알리지 않았오. 앞으로 칼루이 영주의 일은 아무도 관여하지 마시요." 프라오 황제는 데이몬의 말에 간단히 대답했다. 귀족들은 황제가 칼루이 영주를 보호하려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오늘은 이만하고 내일 다시 의논하도록 합시다." "알겠습니다. 황제폐하" 황제가 회의를 내일로 미루자 귀족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나갔다. 데이몬이 칼루이 영주에 관련된 말을 꺼내서 회의 분위기를 망친 것이다. 황제에게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해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주기 마련인데 데이몬은 그렇지 않았다. 그것은 데이몬의 성격상 어쩔수 없는 일이다. 어려서부터 검술만을 익혀 오러 마스터가 되었기 때문에 무슨 일이든 탁상공론 보다는 직접 해결하는 성격인 것이다. "황제폐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모든 귀족들이 나가고 케디네 재상만이 남았다. "말해 보시요." "요즘 마법협회에서 특이한 골렘을 만들고 있습니다." 황제는 재상의 말에 깜짝 놀랐다. "아니 골렘을 어떻게 만들었단 말이요? 골렘에 필요한 마나석은 라이아에 없는 것으로 알고있는데." "마법협회에서 만든 골렘은 마나석이 필요하지 않은 골렘이랍니다." "전투골렘이요? 아니면 일반골렘이요? 골렘만 만들수 있다면 라이아도 독립에 한걸음 다가가는 일이란 말이요." 황제는 재상이 꺼낸 골렘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황제는 전투골렘을 여러번 본적이 있고 그것이 얼만큼의 위력을 발휘하는지 알고 있다. "그것이 전투골렘도 아니고 일반골렘도 아니랍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말로는 상당히 유용하게 쓰이는 골렘으로 소문이 자자합니다." "혹시 그 기술로 전투골렘도 만들수 있는지 알수 있겠오?" 황제는 전투골렘을 제작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만 관심을 보였다. "마법사들의 말로는 전투골렘으로는 만들수 없답니다. 마나석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강한 힘을 발휘하긴 하여도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하답니다. 또한 마법사들의 이야기로는 골렘을 제작한 기술이 칼루이 영주에게 받은 것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칼루이 영주라..." 황제는 케디네 재상의 말을 듣고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칼루이 영주가 지금까지 벌렸던 일을 살펴보면 평범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나뭇잎 스크롤를 판매한 것도 그렇고 질좋은 종이를 대량으로 생산하여 판매한 것도 있다. "케디네 재상은 내일 칼루이 영주를 직접 찾아가서 전투골렘을 만들수 있는지 물어보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황제는 케디네 재상에게 전투골렘에 대해서 말하고는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라이아의 독립을 위해 황제인 자신은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귀족들은 자신들의 권력과 재력을 유지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투골렘만 비밀리에 만들수 있다면 라이아가 독립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생산된 골렘이 제대로 움직여지자 나는 골렘의 설계도는 물론 골렘에 새겨진 마법수식을 모두 블러드씨에게 전해주었다. 그리고 마우스 골렘과 스톰 골렘이 어떤 곳에 쓰여야 유용한지도 알려주었다. 마법협회는 한동안 골렘을 제작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레이크씨가 골렘을 만들기 시작한지 6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레이크씨는 무려 350대의 골렘을 만들어 영지민들에게 보급하였다. 짧은 시간에 그렇게 많은 골렘을 만들수 있었던 것은 그가 데려온 사람들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들은 레이크씨에게 골렘을 조각하는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였고 이제는 정밀이 요구되는 부분을 제외하고 모두 만들수 있었다. 나는 골렘을 보유한 영지민들에게 도로건설과 농경지를 만들도록 지시하였다. 영지민의 대표인 아케도의 통제에 따라 영지민은 6개월 동안 골렘을 이용해서 넓은 농경지를 만들수 있었다. 그리고 도로는 포니아 마을의 입구 근처까지 완성시켰다. 골렘에 의해서 만들어진 농경지에는 타루라고 불리는 씨앗을 구해 뿌려두었다. 타루는 라이아에서 사용하는 주식으로 빵이나 술을 빚을때 필요한 재료이다. 노예들은 타루를 키워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전문성을 요구하기는 힘들었다. 포르난도 가문의 10명은 650명의 노예들에게 6개월 동안 꾸준이 마법을 가르친 결과 노예들이 서번트 마법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영지민들이 서번트 마법을 익히는데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지만 노예들은 무려 5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나는 나의 영지에 나무가 베어진 장소를 초지로 꾸미기 시작했다. 마우스 골렘은 나무밑둥을 모두 없애는데 탁원할 능력을 발휘하였다. 그리고 노예들을 시켜 튼튾나 울타리를 만들도록 하였다. 만들어진 울타리 안에는 식용으로 쓰으게 될 켈로피를 대량으로 구입하여 풀어주었다. 울타리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매우 넓었으며 몬스터들이 울타리 때문에 침입할 수 없을 것이다. 영지에 많은 골렘이 생기게 되자 시키지도 않은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먼저 마을의 외곽에 흙으로 만들어진 벽이 만들어졌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성으로 착각할 정도로 잘 만들었다. 또한 무거운 짐을 옮길 때는 언제나 스톰 골렘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영지민 스스로 골렘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골렘을 지급한 영지민에게는 계속해서 고용비가 지급되었고 다른 영지민들도 레이크씨가 빨리 골렘을 완성하길 기다렸다. 이제 영지민들이 하는 일은 골렘을 이용하여 모든 일을 해결하는 것이었다. 골렘에게 일을 시키는 것은 서번트 마법이 익숙해지자 쉬운 일이었다. 6개월이 흐르는 동안 골렘을 움직이는 것도 상당히 능숙해져 정밀한 움직임도 가능하게 되었다. 물론 영지민마다 골렘을 움직이는 능력이 약간씩은 달랐다. "모두 보고하시요." 나는 주기적으로 영지에 관련해서 보고를 받는다. 하지만 요즘은 골렘으로 인해서 영지의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자주 보고받고 있다. "영주님 종이공장은 앞으로 1년 정도만 지나면 더이상 나무를 구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종이공장을 담당하고 있는 케피시가 말했다. 처음 종이공장을 시작할 때는 5년 정도를 운영할 수 있었지만 종이가 제국에까지 판매되기 시작하자 생산을 늘리게 되었고 결국 이런 상태가 유지되면 1년이 지나면 나무를 구할 수가 없게된다. "초지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죠?" "초지에 풀어준 켈로피는 잘 자라고 있습니다. 좀더 시간만 지난다면 라이딘에 종이를 판매하듯이 켈로피도 그렇게 판매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드러큰의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다. 사실 숲이 없어진 자리에 타루를 모두 심어 많은 식량을 만들고 싶었지만 그것을 감당할 인력이 부족하기에 결정한 것이다. 숲이 없어진 곳에 넓은 초지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초식동물을 방목하여 키우기는 쉬운 일이다. "도로는 어떻게 되었나요?" "몇일 전에 포니아 마을까지 직선으로 도로가 완성되었습니다. 모든 골렘을 이용했기 때문에 빠르게 끝낼 수 있었습니다." 페니스가 나의 질문에 대답했다. 페니스는 100명의 노예들과 도로의 관리를 맡고 있었다. 나의 영지에서 어떤 일을 하든지 노예들이 부족할 이유가 없었다. 650명의 노예들은 매우 여유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특히 노예들이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배고픔은 이곳에서 절대 일어나지 않았다. 종이공장에서 벌어들이는 돈으로 식량을 외부에서 구입해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심어놓은 타루를 수확하기 시작한다면 외부에서 식량을 구입할 필요도 없게 된다. 나는 골렘이 영지민은 물론 나의 노예들에게도 한대씩 지급될 때까지 다른 일을 시행할 수 없었다. 영지가 안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영지민들은 영지가 갑자기 변하는 모습에 적응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워 하는 분위기였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금 일어나는 일들에 적응하고 있지만 영지민의 안정을 위해 영지의 발전을 늦출 필요성이 있었다. 나는 영지민들에게 영지의 경계선에 성벽을 쌓도록 하였다. 칼루이 숲을 제외한 영지의 경계선에 높은 흙담을 만들어 외부의 침입을 대비하려는 것이다. 사실 성벽을 쌓기 위해서는 수천명의 인력이 필요하지만 마우스 골렘과 스톰 골렘이 투입되자 수만명이 일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었다. 350대에 달하는 골렘이 성벽을 쌓는 일은 장관이었다. 14. 라이아의 변화 영지의 경계선에 성벽을 쌓는 일은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영지민들은 누구도 불평을 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들이 하루에 일하는 시간이 매우 짧았기 때문이다. 영지민들이 골렘을 하루에 움직이는 시간은 고작 네 시간에서 다섯 시간이 고작이었다. 그것은 그들이 서번트 마법을 운용할 수 있는 최대한의 시간이다. 골렘이 움직이는 원동력은 스스로 마나를 집적시키는 것으로 충당되지만 그것을 조종하는 것은 사람이다. 영지민들중에 서번트 마법을 여섯 시간을 운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은 소수에 불과했다. 영지민들이 골렘을 이용하여 성벽을 쌓는동안 나는 라이아에서 수많은 켈로피를 구입하여 초지에 풀어주었다. 켈로피는 온순한 동물이라 야생동물이나 몬스터들에게 쉽게 죽음을 당하는 동물이다. 이곳 행성에서 식용으로 쓰이는 육류중에 켈로피는 가장 일순위로 뽑히지만 귀하게 취급되는 만큼 가격이 상당히 높아서 귀족들이나 먹을 수 있다. 켈로피의 육류가 값비싼 이유는 이곳 행성에서 초식동물이 살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켈로피의 번식력을 믿고 넓은 초지에 울타리를 만들어 켈로피를 방목(放牧)하기 시작했다. 초지의 크기는 숲이 없어지는 만큼 계속해서 늘고 있었기 때문에 걱정이 없었다. 또한 켈로피를 죽음으로 모는 원인이 울타리로 인해 제한되어 켈로피들에겐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켈로피의 방목은 드러큰이 담당하였다. 초지를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작업이었다. 숲이 없어진 자리에 새롭게 나무가 자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나무의 뿌리를 모두 뽑아내야만 했다. 또한 울타리를 계속해서 건설하는 것이 문제였다. 이런 문제들은 노예들에게 골렘이 지급되면서 해결되기 시작했다. 다행인 것이 있다면 켈로피는 아무런 보살핌 없이 초지에서 풀을 뜯어먹으며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었다. 영지민들에게 50대의 골렘을 추가 지급함으로써 영지민 400명이 골렘을 운용할 수 있었다. 내가 모든 영지민에게 1서클의 마나를 부여했기 때문에 여자와 어린아이까지 골렘의 조종이 가능하지만 더이상의 골렘지급은 문제를 야기시킬 가능성이 있어서 지급하지 않았다. 영지민들에게 골렘이 모두 지급되자 나는 노예들에게 골렘을 지급하여 초지조성에 투입하였다. 내가 대량으로 켈로피를 구입하여 영지에 방목하는 동안에 라이아에는 엄청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것은 마법협회에서 그동안 쓰레기로 취급받던 1서클의 마법사들을 대량 모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서클의 마법사는 광대라고 불리며 천대받는 사람들중에 속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외면을 받는 사람들이다. 1서클 마법을 사용하는 사람은 귀족이나 평민을 비롯해 아주 다양하였다. 그들은 마법을 익히기 위해서 투신했다가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고 포기한 사람들이었다. 마법협회에서 1서클의 마법사를 모집하는 것은 골렘 때문이었다. 내가 건네준 자세한 설계도에 따라서 골렘을 완성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지문인식을 첨가하진 않았지만 1서클 마법사라면 골렘을 누구나 조종이 가능했다. 하지만 3서클 이상의 마법사가 골렘을 조종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 판단하고 낮은 서클의 마법사들에게 골렘을 맡기려는 것이었다. 마법협회에서 1서클의 마법사를 모집하자 귀족들에게 골렘에 대한 정보가 입수되었고 귀족들도 함께 1서클의 마법사들을 모집하였다. 골렘에 대한 많은 정보다 더욱 유출되자 귀족들은 1서클의 마법사를 구하는데 더욱 열을 올렸다. 이제는 1서클의 마법사를 누구도 광대라고 부르지 않았다. 골렘 한대의 능력은 사람 100명의 인력이 하는일을 거뜬히 해내고도 남았다. 처음에는 서번트 마법이 익숙하지 않아 골렘의 조종에 많은 애를 먹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이득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많은 사람들이 골렘에 관심을 기울였다. 마법협회에서 골렘을 생산했지만 의외로 1서클 마법사들은 귀족들이 대부분 보유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되었다. 마법협회에서는 1서클 마법사가 귀족들에게 귀속되어도 아무런 제지를 가할 수 없었다. 그것은 그들이 협회에 정식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는 하위 마법사들이었기 때문이다. 귀족들은 1서클의 마법사에게 상당한 대우를 해주기로 약속했지만 마법협회는 아무런 것을 보장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하위 마법사들을 사람취급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다. 모든 1서클의 마법사가 귀족에게 귀속되자 마법협회에서 생산한 골렘은 결국 귀족들에게 팔리는 일이 발생하였다. 마법협회는 골렘을 생산하여 마법사들의 부흥에 사용하려고 했지만 하위 마법사들의 이탈로 계획이 틀어졌다. 결국 마법협회는 골렘을 생산하여 귀족들에게 판매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골렘의 가격은 상당히 높은 가격으로 책정되어 판매되었고 하위 마법사들의 몸값도 계속해서 치솟았다. 내가 마법협회에 골렘 설계도를 넘겨준지 정확히 두달이 지나자 라이아에서 골렘을 보는 일은 매우 익숙한 일이 되어버렸다. 갑작스럽게 골렘이 대량으로 생산된 이유는 많은 인력과 자금력이 동원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법협회는 많은 인원의 마법사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런 인력이 동원될 수 있도록 황궁에서 무한정 지원하여 짧은 시간에 수백대의 골렘이 생산될 수 있었다. 황궁에서도 1서클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평민들을 대거 등용하기 시작했다. 일부 1서클 마법사들은 귀족들에게 귀속하는 것보다 황궁에 귀속하여 안전하게 살기를 꾀하기도 하였다. 세금 면제는 물론 많은 혜택을 황궁에서 약속하였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라이아에 살고있는 1서클의 마법사들은 매우 많았다. 마법협회에서 파악하고 있는 1서클의 마법사보다 무려 10배나 많은 인력이었다. 마법협회는 골렘의 생산이 많은 돈을 창출한다고 생각되자 계속해서 골렘을 생산하였다. 또한 내가 건네준 설계도를 연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8서클 마법사인 블러드씨가 마법진에 대해서 설명을 요구했지만 나는 말해주지 않았다. 마법진의 계산법을 설명하기 위해선 평행우주 건너편의 31세기 수학에 대한 기본지식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골렘의 등장으로 인해 라이아에는 상당한 변화가 이루어졌다. 그중에 하나가 운송형태의 변화다. 라이아에서 골렘이 집채만한 수레를 끌고가는 장면은 쉽게 목격되었다. 당나귀 혹은 말 수십마리가 끌어야 가능한 수레가 골렘 하나로 가능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골렘이 수레를 끌게하는 아이디어는 운송을 위주로 먹고사는 대상인들이 생각해 낸 방법이다. 골렘은 동물과 다르게 먹지도 않고 쉬지도 않는다. 단지 단점이 있다면 골렘이 다섯 시간밖에 움직여주지 않아 문제이긴 하지만 이것은 1서클 마법사 두 명을 데리고 다니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골렘은 1서클 마법사 누구든지 조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황궁에서는 골렘을 이용해 라이딘을 보호하기 위한 성벽을 쌓기 시작했다. 예전부터 성벽을 짓고 싶었지만 황궁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았고 또한 인력이 부족해 포기한 일이었다. 하지만 마법협회에서 생산된 일부의 골렘이 황궁으로 꾸준히 유입되면서 시작된 일이다. 이런 성벽을 쌓는 일은 라이딘 뿐만이 아니라 골렘을 보유하게 된 다른 영지들도 마찬가지였다. 골렘은 라이아의 수도인 라이딘 뿐만 아니라 각 지방에서도 골렘을 어렵사리 구입해 많은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마차나 수레가 다닐수 있는 도로를 만드는 일은 그저 스톰 골렘이 몇번 왕복만 하면 쉽게 만들어졌고 농노들에게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물은 마우스 골렘이 거대한 입으로 하루만 작업하면 수백미터에 이르는 물고랑이 생겨났다. 골렘은 지금까지 개간하지 못했던 농경지를 단 하루만에 만들어 내기도 하였고 수십대를 동원하면 작은 언덕정도를 사라지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였다. 마법협회에서 생산된 골렘이 라이아를 변화시키는 동안 카토루 제국은 내전으로 인해 라이아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다. 또한 라이아는 1서클의 마법을 배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마법협회로 몰려들기 시작하기도 하였다. 라이아의 변화가 계속되는 2개월 동안 나는 대량의 켈로피를 방목하는데 성공하였다. 켈로피가 살게될 울타리를 만들고 계속해서 울타리 면적을 넓혀갔다. 숲이 파괴된 모든 공간이 켈로피의 울타리가 되었고 그 넓이는 인간의 눈으로 끝을 살펴볼수 없을 만큼의 넓은 지역이었다. 영지의 크기가 지름 50km인 것을 감안할 때 너무나 넓은 지역이었다. 나는 켈로피를 구입하는데 지금까지 축적된 자금의 대부분을 지출하였다. 하지만 초지에서 돌아다니는 수천마리의 켈로피를 보는 순간 지출된 돈이 아깝지 않았다. 켈로피는 구입하는 동안에도 꾸준히 번식하고 있었다. 대체적으로 동물은 일정한 발정기간이 있지만 켈로피는 그렇지 않았다. 약한 만큼 번식력이 뛰어난 것이다. 켈로피 방목이 성공하자 나는 외곽지에 도축공장을 건설하였다. 앞으로 방목한 켈로피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직접 도축을 해야 많은 이득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나는 도축을 노예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했다. 물론 내가 가르친 것은 아니고 영지민을 고용하여 노예들에게 가르치도록 지시하였다. 영지민들 대부분 본래 직업이 사냥꾼이라 도축은 누구나 할 수 있었다. 50명의 노예가 도축하는 기술을 배우는데 걸리는 기간은 매우 길었다. 켈로피를 부위별로 구분해야 판매하는데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까지 가르치다 보니 오래 걸린 것이다. 켈로피 도축공장의 한쪽에 4서클 월오브아이스(Wall of Ice) 마법으로 냉장고와 비슷한 장소를 만들어 육류를 보관하기 쉽도록 하였다. 도축공장이 완성되자 나는 라이딘의 종이상점 근처에 육류상점을 개설하였다. 오직 켈로피 육류를 부위별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상점의 책임자는 라이딘에서 육류상점을 하고있는 카이로스라는 사람을 웃돈을 주고 고용하였다. 육류의 판매는 상당한 기술을 요하기 때문이다. 육류를 보는 순간 어느 부위인지 판단이 가능한 것은 경험자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했다. 육류상점은 라이딘에서 처음부터 인기를 누렸다. 인기의 비결은 종이공장과 마찬가지로 값이 비싸지 않은 이유였다. 라이딘에서 평민이지만 어느정도 생활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상점을 찾아들었고 그들은 케롤피의 육류 맛과는 별도로 싸다는 것에 만족하였다. 또한 생활에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켈로피의 내장을 구입하였다. 켈로피의 부위별 육류의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특히 내장은 가장 싼값으로 돈이 많지않은 평민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육류상점의 인기는 값싼 이유 외에도 특이한 포장방식에 있었다. 라이딘에서 판매하고 있는 대부분의 켈로피 육류는 대부분 도축하고 나서 말린다. 보관에 상당히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육류상점에서는 얼음장벽을 만들어 그 내부에 육류를 보관하니 말릴 필요가 없었다. 꽁꽁 얼어버린 육류는 구입한 후에 시간이 흐르면 얼음으 녹아내려 피가 철철 흐르는 싱싱한 육류가 되어버려 많은 호응을 얻었다. 육류상점을 맡게된 카이로스는 내가 설명한 육류의 보관방식에 놀람을 금치 못했다. 10년을 넘게 육류의 보관은 건조 이외에는 생각해 본적이 없었던 카이로스였다. 싱싱한 육류가 있으면 48시간 동안을 판매하고 상하기 전에 건조한다. 그리고 건조한 것을 판매하는 것이 육류판매의 기본이다. 카이로스가 나와같은 생각을 하지 못한 이유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라이딘의 모든 음식점에는 켈로피의 육류가 첨가되는 요리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켈로피의 요리가 일정한 분량이 계속 공급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지만 나의 도축공장에서는 하루에 일정분량씩 켈로피의 도축이 가능하다. 또한 냉동으로 육류를 보관하기 때문에 공급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켈로피 또한 넓은 초지에서 자기들이 알아서 번식하고 빠르게 크고 있었다. 도축하는 켈로피의 양을 번식력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다. 이 모든것이 초지위에 만들어진 울타리 때문이라 방목의 책임자인 드러큰은 노예를 시켜 언제나 울타리의 점검에 열을 올렸다. 한 명의 노예가 울타리를 한 바퀴 돌아오는 시간은 이틀이나 소요된다. 그렇기 때문에 울타리를 점검하는 노예는 두 명씩 짝을지어 숙식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짊어지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나마 100명의 노예가 초지를 관리하기 때문에 이들이 순번을 정해놓고 끊임없이 울타리를 점검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영지에서 켈로피의 육류가 상점에 도착하면 얼마 되지도 않아 품절되어 버렸다. 카이로스는 내게 가격을 올리자고 건의했지만 나는 종이의 판매와 마찬가지로 지금과 같은 가격을 유지시켰다. 음식값이 일정하게 유지되면 라이아의 물가안정에도 상당히 도움을 준다. 그렇다고 내가 그런 거창한 일 때문에 일정한 값으로 육류를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영지의 발전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유지되는 수입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감당하기 위해서 내린 결정이다. 나는 도축공장이 건설되고 육류상점에서 상당한 수입이 이루어지자 곧바로 피륙공장을 건설하였다. 피륙은 흔히 천이라고 부르며 실로 만들어진 필을 통틀어 말한다. 옷을 만들기 위해선 피륙이 필요한데 그것을 대량생산 하려는 것이다. 실을 만들기 위해서는 식물에서 채취하거나 동물의 털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나에겐 수천마리의 켈로피기 있기 때문에 털이 부족할 이유는 없었다. 나는 평행우주 건너편의 모든 기록중에 피륙을 대량으로 만들기 위한 기술을 떠올리고 대량생산 기계를 설계하였다. 드워프들을 찾아가 피륙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한 설계도를 보여주고 설명하였다. 드워프들은 종이기계에 대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나의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 드워프들은 짧은 시간에 피륙기계를 만들어 주었고 장로는 내가 죽기전에 어린 드워프들에게 마법물품을 만들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다시 다짐받았다. 종이기계를 만들어 줄때 약속했지만 내가 인간이라 믿을수 없는지 재다짐을 받은 것이다. 나는 종이공장과 마찬가지로 피륙공장에 50명의 노예가 공장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그리고 피륙기계의 사용법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였다. 피륙기계는 종이기계보다 더욱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그저 털뭉치를 기계의 입구에 집어넣으면 실이 만들어지고 만들어진 실이 기계를 통과하여 직물을 만들어 기계 마지막에서는 피륙이 끊임없이 나온다. 가끔 중간에 실이 꼬이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을 잘라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또한 피륙기계도 종이기계와 마찬가지로 기계가 손상되면 그 부분이 마법진으로 인해서 복구가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큰 파손은 복구가 불가능하겠지만 그런 일이 발생할 확률은 매우 낮았다. 나는 영지에서 생활하는 노예들에게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 관리하였다. 노예들이 일을 끝내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을 허가하는 것은 물론 다섯 종류의 등급을 만들어 노예마다 차별대우를 하였다. 제일 윗등급의 노예는 영지내에서 아무런 일도하지 않는 자유를 주었다. 물론 아직까지는 나의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여섯 명의 노예들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다. 나머지 노예들중에 뛰어난 소수를 뽑아 관리를 맡기고 등급을 상향조정 하였다. 영지민들이 모두 영지 경계선에서 성벽을 쌓고 있기 때문에 고급인력이 부족한 형편이라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노예들의 하는 일들이 상당히 분산되자 나는 식품관리소를 만들었다. 식품관리소 건물에 엄청난 음식을 저장하고 노예들이 원하는 음식을 계속해서 지급하는 것이다. 노예들은 큰 그룹별로 공동식사를 하였지만 각자 조리해서 먹는 것을 허가하였다. 그리고 노예들은 식품관리소에만 가면 언제나 먹을수 있는 음식재료를 얻을수 있게 되었다. 식품관리소에는 언제나 노예들이 붐비게 되었다. 많은 분량을 한꺼번에 배급받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매일 찾아와 가져가는 사람도 있었고 다양하였다. 식품관리소에서 일하는 노예는 50명이나 되었다. 처음에는 인력 낭비겠지만 시간이 흐른다면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다. 노예들은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에게 언제나 1서클 마법교육을 받았다. 물론 서번트 마법 위주로 배웠지만 그 외에도 약간의 글을 배울수도 있었다. 더욱이 노예들에게 골렘이 계속해서 꾸준히 지급되고 있었기 때문에 이제는 교육을 받는 사람이 차차 줄어들고 있었다.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도 평민들과 다르게 반년이 흐르자 성과가 나타나는 노예들을 보면서 정말 뿌듯함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노예들에게 일정한 노동이 끝나면 자유를 허가하였다. 일부 노예들은 가정을 꾸미려고 하는 노예까지 생겨나기 시작했다. 모든 노예들이 무식한 것은 아니다. 일부 노예들은 전쟁중에 포로가 되어 노예가 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지식인층도 있었다. 지금까지 모진 생활에 다른 노예들과 다른점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안정된 생활을 이어지자 너무 쉽게 구분되었다. 어릴 때부터 노예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모든 행동이 수동적으로 이루어지지만 간혹 어떤 노예는 능동적으로 행동하고 있었다. 능동적인 노예들이 나머지 노예들을 이끌며 저절로 노예들 나름대로의 생활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라이딘에 칼루이 영주의 육류상점이 생긴지 얼마되지 않아 그 옆에 또다시 새로운 상점이 생겼다. 새롭게 들어선 상점은 의류의 제작에 꼭 필요한 피륙을 판매하는 상점이었다. 일반적으로 평민들이 입는 옷은 잡화점에서 피륙을 구입하여 직접 만들어 입는다. 라이딘에 있는 의류상점은 대부분 귀족들이 드나드는 곳으로 질좋은 피륙으로 만들어진 의류만 취급한다. 하지만 나의 피륙상점에서는 귀족들이나 입을수 있는 뛰어난 질감의 피륙을 평민들이 구입하는 피륙보다 약간 비싼 금액에 불과했다. 피륙상점을 운영하는 것은 카이로스의 사촌인 헤이우드에게 맡겼다. 한 종류의 피륙만 판매하기 때문에 육류처럼 특정한 기술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카이로스가 적극 추천하는 인물인 헤이우드에게 맡겨 버렸다. 사실 이런 일을 주변 인물에게 맡기면 비리가 발생하는 빈도수가 많아지게 된다. 물건을 빼돌리거나 뒷거래가 오가는 경우가 비일비재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장부를 살펴보게 된다면 그런 것을 쉽게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만약 그런일이 발생한다면 다시는 그런짓을 할 수 없도록 손을 봐줄 생각이다. 생체컴퓨터의 능력이 있는 나를 속일수 있는 사람은 이 행성에 많지 않다. 단지 나의 눈앞에서 발생하지 않는 일들에 대해서는 나도 어쩔수 없지만 말이다. 내가 피륙을 판매하기 시작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라이딘의 모든 피륙상점이 하나둘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라이딘의 피륙 수요량 70% 가량이 나의 피륙으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내가 판매하는 모든 물품들은 언제나 라이아의 변화를 가져왔고 그것은 변화라기 보다 혁명에 가까웠다. 모든 물품이 잠깐 생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공급되기 때문에 매우 안정적이었다. 상인들이 대부분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서 특별한 물품을 대량 구입해서 판매하고는 다른 물품에 손을대는 것과는 매우 대비대는 모습이었다. 마법협회에서 골렘의 생산으로 라이아 여기저기서 많은 변화가 이루어지는 동안 내가 내놓은 물품들도 라이아를 변화시켰다. 특히 육류 판매는 어려운 평민들의 생활을 안정시키는데 많은 기여를 하였다. 라이아에서 나의 영지에 대한 소문은 사람들의 입을 오르내리면서 여러가지 추측을 난무하게 만들었다. 평민들은 주로 나의 영지를 신이내린 지역이라 단정하였고, 귀족들에게는 금광과 같은 보물이 있을거라는 생각을 만들게 하였으며, 마법사들에게는 나의 영지에서 마법을 익히면 1서클까지 쉽게 오른다고 소문이 났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레이크씨가 만든 골렘이 끊임없이 노예들에게 지급되어 이제는 300명의 노예들이 골렘을 보유하게 되었다. 노예들이 여러가지 일을 하기 때문에 골렘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노예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모든 노예들이 골렘을 운용한다면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 프라오 코도나드 황제는 자신에게 불만을 터뜨리는 귀족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의 배를 불리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구입하던 노예들을 자신에게 떠넘기려는 이들이 한심스러웠다. '골렘이 생겨서 라이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는데 이런 문제가 생기다니' 마법협회에서 마나석이 필요없는 수동식 골렘이 등장하면서 라이아에 여러가지 발전을 가져왔다. 하지만 많은 골렘이 귀족들에게 귀속되자 그들이 보유하고 있던 노예들이 필요가 없게 되었다. 골렘 한대가 100명의 노예들이 하는 일을 해내자 귀족들은 노예를 판매하고 그 자금으로 골렘을 구입하길 원했다. 하지만 수많은 노예를 구입할 사람은 라이아에 존재하지 않았고 결국 만만한 황제에게 떠맡기려는 것이다. "파블로 그걸 말이라고 하는거요? 그렇게 많은 노예들을 어떻게 황궁에서 감당한단 말이요?" 라이아의 재상인 케디네는 파블로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우리도 방법이 없으니 하는 말이요. 골렘이 모든 일을 하는데 음식만 축내는 많은 노예들을 어디다 쓴단 말이요? 황궁에서 판매한 것이니 황궁에서 다시 구입해 가시요." "황궁의 재정상태를 알면서 그런 소리를 하는거요? 지금 라이아가 골렘 때문에 변화되는 것이 안보이시요?" 케디네 재상은 파블로를 비롯한 다른 귀족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도 황궁의 재정상태를 알기에 반을 양보한 것이요." "지금 그것을 양보라고 하는 것이요?" 케디네 재상은 파블로에 이어 안톤까지 말도 안되는 억축을 말하자 어의가 없었다. 귀족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들이 황궁에서 구입했던 노예들 50% 가량을 다시 반납한다는 것이었다. 대귀족들의 경우 보유하고 있는 노예가 수천에 이르는 것을 생각할 때 모두 합산하면 엄청난 노예이다. 만약 노예들을 황궁에서 돌려받고 귀족들에게 노예값을 지급하면 황궁은 빈털털이가 될 것이다. "다른 방법이 없는 거요?" 황제는 재상과 여러 귀족들이 서로 죽일듯이 싸우는 것을 지켜보다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말했다. 아무런 힘도 없는 황제로서는 자신을 위해 일하는 귀족이라고는 재상밖에 없었다. 황궁의 힘은 돈에서 비롯되는데 노예들을 모두 구입하면 황제는 앞으로 어떤일도 할수가 없게된다. "황제폐하! 저희들도 많은 노예들을 먹여줄 여건이 되지 않습니다. 부디 선처를 바랍니다." "노예들이 하루에 먹는 음식만 하여도 감당이 되질 않습니다." 황제는 베럭스 가문의 파블로와 케이지비 가문의 안톤의 말을 들으며 생각에 빠졌다. 두 가문은 대귀족으로 엄청난 재력을 가진 집안인데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자신에게 억지를 부리는 것이다. 황제로서는 억지인 것을 알면서도 다른 방법이 없었다. '내게 힘만 있다면 저런 쓰레기 같은 귀족들을...' 황제는 모든 것이 원망스러웠다. 카토루 제국의 귀족들보다 라이아를 좀먹고 있는 앞에 앉아있는 라이아 귀족들이 더욱 미웠다. "당신들 생각대로 조치할테니 모두 돌아가시요." "감사합니다. 황제폐하!" 황제의 허락이 떨어지자 대귀족들이 황제에게 인사를 하고 물러가기 시작했다. 웃음짓는 얼굴로 돌아가는 대귀족을 바라보는 케디네 재상은 억울한 표정이 얼굴에 여실히 드러났다. 모든 귀족들이 사라지자 회의장에는 한숨을 쉬는 황제와 케디네 재상만이 남았다. "황제폐하 황궁은 그렇게 많은 노예를 감당할 여력이 안됩니다." "재상 미안하오. 하지만 대귀족들이 건의하는 일을 내가 무슨 힘으로 반대한단 말이요?" 재상은 황제의 말을 듣고 같이 우울함에 젖어들었다. 마법협회에서 골렘을 대량 생산되면서 라이아 전체에 엄청난 변화가 찾아오고 있었다. 라이아의 변화는 재상이 그토록 꿈꾸던 변화였다. 라이아 전국에서 상업의 발달로 황궁에 들어오는 세금도 많아져 궁핍한 재정을 벗어나게 되었다. 또한 평민들의 생활이 좋아지면서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런데 이렇게 즐거운 시점에서 대귀족들이 황궁에 많은 노예들을 떠넘기고 가버린 것이다. "칼루이 영주에게 도움을 청하면 어떻겠습니까?" "지금 라이아가 발전하는 것도 모두 칼루이 영주의 공이나 다름없는데 가능하겠소? 더욱이 예전에 실수한 일도 있는데 말이요." 황제는 재상의 말에 반문을 하였다. 칼루이 영주가 운영하는 상점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종이상점, 육류상점 그리고 피륙상점은 라이딘의 명물이 되어버린지 오래였다. 이것을 구입하기 위해 카토루 제국의 상인들까지 오는 시점이다. 육류는 보관 문제로 거래가 불가능하지만 피륙은 값이 싸고 질이 좋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칼루이 영주와 만난 때가 반년이 흘렀으니 그때 일은 잊혀졌을 겁니다. 만나서 도움을 청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되도록이면 칼루이 영주의 감정을 자극하지 마시요. 그마저 라이아에서 떠난다면 우리는 끝장이요." 황제는 재상에게 조심하라고 일러주었다. 라이아에 변화를 가져온 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예전의 상태로 만들수도 있는 것이다. 간단히 그가 상점을 모두 폐쇠하면 당장 라이아는 혼란에 휩싸일 것이다. 라이딘의 상업이 모두 칼루이 영주가 운영하는 상점을 기반으로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카토루 제국의 내전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실정이요?" 황제는 재상에게 카토루 제국의 소식을 물었다. 카토루 제국에서는 두 달이 넘게 일어나는 내전으로 라이아가 변화되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아마도 보고가 되었어도 누구도 신경쓰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조만간 마나석이 필요없는 골렘에 대해서 알고 곧바로 기술이전을 하라고 압박할 것이다. "한 달만 지난다면 내전이 끝날 것입니다." "좀더 내전이 흐르길 바랬는데 아쉽군. 카토루 제국에서 우리가 변한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 같은가?" 황제는 매우 넓은 사고를 하는 재상에게 의견을 물었다. 재상은 한 가지의 사건에 대해서 여러가지 의견을 내놓아 황제로 하여금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도록 하였다. 더욱이 유일하게 황제의 힘이되는 사람이다. "아마도 골렘을 몰수하려고 하겠지만 대놓고 약탈을 못하니 다른 방법을 찾을 것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마법협회가 보유한 골렘에 대한 기술을 요구할 것이 분명합니다." "골렘기술을 전해주지 않는 방법은 없겠소?" 황제가 재상에게 아쉬운 듯 말했다. 골렘으로 인해서 발전하는 라이아를 바라보는 황제로서는 이것이 카토루 제국에서도 일어날 것을 생각하니 억울하였다. 카토루 제국은 전쟁을 거치면서 모든 것이 발전되었다. 거기에 마나석이 필요없는 골렘까지 가세한다면 그 발전속도는 엄청날 것이다. 결국 라이아는 영원히 독립할 기회가 없게 될 것이 자명하다. "카토루 제국에서 지금까지 조용히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입니다." "내전이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군. 하지만 조만간 찾아와 압박할텐데." 황제는 귀족들의 노예를 대량으로 반납하려는 사건과 카토루 제국에 시달릴 생각 때문에 머리가 아파왔다. 지금의 고민은 그나마 예전에 비하면 행복한 고민이지만 모든 것이 불만이었다. 황제의 머리속에는 언제나 독립이 자리잡고 있었다. '라이아가 식민지만 아니라면...' 라이아가 카토루 제국의 식민지만 아니라면 이런 문제로 고민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프라오 황제는 식민지가 되어서 나라를 넘겨준 아버지를 찾아가 따지고 싶었다. 하지만 프라오 황제의 아버지인 전대 황제는 카토루 제국의 수많은 병사들을 막기위해 전정터에 참가하였고 그곳에서 최후를 맞았다. 아버지가 죽고 나서야 황제에 자리에 올랐던 프라오로서는 죽은 아버지가 원망스러웠다. "라이딘의 외곽에 성벽을 쌓는 일을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골렘을 이용하니까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만간 완성됩니다." 재상은 황제의 질문에 대답했다. 마법협회가 골렘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은 모두 황궁에서 자금을 지원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상당부분의 골렘이 황궁으로 유입된다. 황궁에서는 1클래스 마법사들을 모집하여 세금면제나 특혜를 주어 고용을 하는 실정이다. "라이딘의 외곽에 성벽이 완성되면 오래전 카토루 제국에서 라이아로 침입했던 경로에 성벽을 쌓도록 해주시요."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재상은 황제의 지시가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황제는 나중에 독립할 기회를 찾기위해 벌이는 일이지만 이렇게 드러나게 일을 처리하면 카토루 제국에서 말도안되는 핑계를 잡고 괴롭힐 것이 분명하다. "어차피 카토루 제국에서는 우리가 성벽을 쌓고 병사들을 키워도 눈하나 깜짝하는 사람들이요. 제국에서 이렇게 작은 소국에 겁을 먹을것 같소?" "그렇기야 하지만..." 재상은 황제의 말에 인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카토루 제국에서는 라이아처럼 작은 소국에 눈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분야에서 카토루 제국을 따라잡을 여건이 불가능하다. "재상은 칼루이 영주에게 조심스럽게 도움을 말해보시요. 설사 들어주지 않는다해도 그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도록 하는 것을 잊지 마시요. 그는 나의 유일한 희망이요." "알겠습니다. 황졔폐하" 재상은 황제의 말을 듣고 조용히 회의실에서 나갔다. 황제는 재상이 나가자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라이아의 변화가 상당히 흡족하게 생각되지만 그로인해 더욱 신경쓸 일이 많아졌다. 모든 것이 칼루이 영주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일이라 그에게 많은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다. 칼루이 영지에 대한 소문은 여러가지가 흘러 들어오고 있었다. 칼루이 영주의 지시로 영지가 폐쇠되어 영지에 살고있는 사람을 제외하고 누구도 출입이 불가능하다. 본래 영주는 자신의 영지에서 반역을 제외하고 무슨 짓을 하든지 타인이 관여할 수 없도록 되어있따. 칼루이 영지의 폐쇠를 두고 많은 귀족들이 황제에게 많은 건의를 해왔지만 황제로서는 칼루이 영주에게 뭐라고 할 입장이 아니었다. 캠블 나도이와 문제가 생겼을 당시에 황제의 결정으로 칼루이 영주를 넘겨주려고 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모르는 일부 귀족들은 칼루이 영주가 행하는 일들이 황제의 지시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 "영주님 그렇게 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종이공장을 관리하는 케피시가 내게 말했다. 나의 앞에는 영지에서 중요한 책임을 한 가지 이상을 맡고있는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이런 자리에서 발언권이 가장 강력한 것은 언제나 케피시였다. 그것은 그가 영지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사업이었던 종이공장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결정한 사항이니 모두들 따라주시요." "영지민에게 골렘을 준다는 것은 너무나 큰 대가입니다." 케피시가 나의 말에 반박하였다. 케피시를 비롯해 영지의 중요한 일들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케피시의 말에 호응을 하였다. 내가 이들과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이유는 영지민 때문이다. 영지민이 나무를 베어다 종이공장에 공급하던 일은 노예가 대신하고 있다. 또한 여러가지 사업들이 노예들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나는 영지민이 쓸모가 없다고 판단하고 영지민 모두를 추방시키기로 결정하였다. "그들이 추방되면서 받을 돈으로도 엄청난 갑부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골렘까지 지급한다는 것은 무리입니다." 가장 많은 노예를 관리하고 있는 그렉터까지 나의 의견에 반대하였다. 현재 영지민은 영지의 외곽지에서 성벽을 쌓고 있었다. 영지민들이 성벽을 쌓는 동안에 영지에서 두 가지의 사업이 펼쳐졌다. 앞으로 영지가 더욱 발전하려면 영지민들이 장애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들은 내가 하려는 일을 받아들이지 않을수도 있는 사람들이다. 노예들은 나의 말에 절대적으로 복종하겠지만 영지민은 알수가 없는 것이다. "나도 생각이 있어서 그런 것이니 모두들 따르도록 하시요." "알겠습니다. 영주님" 케피시를 비롯해서 모두들 나의 결정에 어쩔수 없음을 깨닫고 흩어져 버렸다. 나는 앞으로 영지를 끝없이 발전시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명령에 무조건 따르는 노예만이 필요하지 영지민은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평화적으로 영지를 개발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은 너무나 많은 시간을 요구한다. 노예들만을 이용하여 영지의 발전을 꿰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란 판단이 내려져 결정한 사항이다. '노예들을 계속 구입해야겠군. 이제는 자금도 넉넉하니 문제가 없겠어.' 내가 라이딘에 육류상점과 피륙상점을 차린 이후로 많은 자금이 축적되고 있었다. 현재 축적된 자금으로도 상당한 노예를 구입할 수 있다. "영주님 영지민에게 정말로 골렘을 지급한 후에 내쫓을 생각이신가요?" "그럴거야." 모든 사람들이 모두 흩어졌지만 에이미는 나의 곁에 남아있었다. 에이미는 그동안 나의 옆에 있으면서 많은 심부름을 하고 있다. 가끔씩 함께 잠자리를 하기도 하지만 주로 영지에 중요한 일이 있으면 그녀에게 시키고 있다. 그녀는 모든 일처리를 깔끔하게 처리하여 나를 만족시키고 있다. "노예들에게 서번트 마법을 가르치는 것은 잘 되어가고 있는거야?" "예, 그렇습니다. 이제 서번트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노예는 없습니다. 단지 오랜시간 동안 마법을 펼치지 못하고 있기에 그것을 돕고 있습니다." 나는 에이미의 대답에 마음이 흡족하였다. 이제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이 아니더라도 서번트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노예에게 다른 노예들을 가르치게 할 수도 있었다. 서번트 마법 한 가지만 익히면 되는 일이기 때문에 많은 것을 알 필요가 없다. "클러스씨에게 이제 노예들에게 마법을 가르칠 필요가 없다고 전해." "영주님 그러면 저희 가문은 이제 자유인가요?" 에이미는 내게 질문하였다.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은 나를 죽이려고 했었다. 그것을 빌미로 영지민과 노예들의 1서클 마법을 계속 가르쳐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마법을 가르칠 영지민과 노예가 없기 때문에 약속이 이루어 진 것이나 다름없다. 원래 5년 동안 가르치기로 하였지만 1년도 채 되지않아 모든 것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래 자유야." "감사합니다. 영주님" 에이미는 나의 말에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을 대표해 인사를 하였다. "하지만 에이미 당신은 나의 일을 5년 동안 돕기로 했으니까 자유가 아니야. 당신 가문의 사람들은 마법을 가르치기로 약속했지만 당신은 나의 일을 돕기는 것이 약속이었으니 말이야." "네, 영주님" 에이미는 나의 말에 풀이 죽어버렸다. 하지만 내게는 에이미와 같은 똑똑한 사람이 한 명이라도 아쉬운 때였다. 어차피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에겐 정이 뚝 떨어졌지만 에이미의 경우에는 이용할 가치가 많았다. 가문의 부흥을 위해서 다양한 일을 배웠고 지식도 상당하다. 그리고 내가 심심할 때 편하게 대화를 하기엔 좋은 상대다. 물론 잠자리 상대로도 좋은 편이다. "에이미 나가서 영지민의 대표인 아케도를 데려오도록 해." "네, 영주님" 에이미는 나의 대답에 인사를 하고 나갔다. 에이미는 마을에 가서 아케도를 데려올 것이다. 현실적으로 내가 영지민을 내쫓는다고 하여도 그들은 어디를 가든 행복하게 살수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그들이 지금까지 받은 고용비만 하여도 상당하고 또한 골렘까지 지급할 것이기 때문에 어딜가든 상당한 대접을 받을 것이다. 더욱이 그들이 소유한 골렘은 지문인식이 첨가되어 있어서 절대 다른 사람이 조종하는 것은 물론 훔치는 것도 불가능하다. 또한 그들 가족들은 1서클의 마법을 배울수 있는 신체를 가지고 있다. 내가 여자와 아이들까지 마나를 가두는 마법을 펼쳐주었었기 때문이다. "영주님 아케도를 데려왔습니다." "들여보내." 시간이 흐르고 에이미가 영지민의 대표를 맡고있는 아케도를 데려왔다. 언제나 공정하게 일처리를 하여 영지민들에게 존경을 받는 아케도는 나의 부름에 긴장하여 이곳까지 왔다. 내가 그를 찾았을 때는 항상 엄청난 것을 요구한 경우였기 때문이다. 에이미가 아케도를 빨리 데려온 이유는 이곳이 영지민이 거주하는 마을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영지민이 머무는 마을은 종이공장과 가깝게 형성되어 있다. 1천여명이나 거주하기 때문에 큰 마을에 속하지만 집을 건설할 당시에 중앙은 필요에 의해 공터로 비워두었었다. 그곳에 나는 중요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건물을 지었다. 6개월 전에 지은 건물이라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이곳에서 가끔씩 내가 머무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영주님 찾으셨습니까?" 아케도는 들어오자 곧바로 나를 알아보고 인사를 올렸다. 만약 이곳이 평행우주 건너편 31세기였다면 상당히 우수꽝스런 모습일 것이다. 50살이 넘은 노인이 20대 초반의 모습을 하고있는 내게 인사를 하니 말이다. 하지만 이곳은 내가 있던 장소도 아닐 뿐더러 계급사회가 오래전부터 철저히 정착된 행성이다. "아케도 영지민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지?" "영주님의 지시로 영지 경계선에서 성벽을 쌓고 있습니다. 400대의 골렘이 쌓고 있기 때문에 빨리 진행되고 있어서 일단 포니아 마을의 인접한 곳은 대부분 완성되었습니다." 아케도는 나의 질문에 알고있는 사실을 상세히 말해주었다. 나는 아케도의 말을 듣고 잠시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목소리를 낮추고 조용히 말했다. "내가 영지민들과 약속한 것을 지키지 못하게 되어 유감스럽소."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케도는 나의 말에 놀라더니 신분상 큰 소리로 말하지 못하고 조용히 물었다. "말 그대로요. 내가 약속한 것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오." "그렇다면 세금을 내야 하나요?" 아케도는 나의 말에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칼루이 영주가 부임한 이후로 모든 영지민들의 생활이 낳아졌고 그 결과 위험한 야생동물이나 몬스터를 사냥해서 살아갈 필요가 없었다. 그저 나무나 베면서 편안히 생활하게 되었는데 세금을 부과하게 된다면 지금처럼 생활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다. 어느 지역이나 세금은 어마어마하다. 나는 영지민들에게 5년 동안의 세금 면제하나고 분명히 약속했었다. "세금에 대한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요. 영지민들 모두 다른 곳에서 살아갔으면 좋겠소." "영주님 그게 무슨 말씀인가요?" 아케도는 세금보다 더 황당한 말을 듣고는 멀뚱히 나를 쳐다보았다. 아케도는 한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않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늙어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아케도를 바라보는 나도 별로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영지민들에게 그렇게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아케도는 자신의 신분을 비관하며 말했다. 아케도의 입장으로서는 내가 영지민을 내쫓는 것을 항의할 힘도 없었고 신분도 아니다. 영지에 살고있는 평민이라면 누구나 겪는 자연스런 일이다. "한 가지 더 있소. 영지민을 추방하는 대가로 지금 조종하는 골렘을 모두 주도록 하겠소." "방금 말씀하신 것도 전하겠습니다." 아케도는 나의 말에 놀라지도 않고 대답했다. 모든 영지민이 추방 당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내가 말하는 것을 심각하게 듣지 않은 것이다. 아케도는 내게 인사를 하고는 밖으로 힘겨운 발걸음을 떼며 나가버렸다. '골렘을 가지고 나간다면 어디에서건 좋은 대우를 받겠지.' 나는 골렘을 지급하는 것이 그들에게 충분한 대가라고 생각한다. 골렘을 보유한 사람이라면 라이아 어디를 가든 거의 기사와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영지민들은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했기 때문에 라이아의 변화에 대해서 자세히 모르고 있다. 또한 골렘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인 여자와 어린아이도 1서클의 마법을 조금만 배워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지금보다 낳은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영지민들이 거주하는 중심에는 칼루의 영주가 영지의 업무를 처리하는 건물이 있다. 종이공장 이외에 다른 공장들이 들어서면서 업무처리를 위해서 모두들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장소에 지어진 것이다. 영지민들은 마을의 중심에 위치한 작은 건물을 영주성이라 부른다. 성이 아닌 건물 하나를 영주성이라 부르는 것이 이상하긴 하지만 영지민들은 영주가 머무는 곳을 무조건 영주성이라 부르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어서 생긴 일이다. 영지민들이 영주성이라 잘못 부르는 건물에서 누군가가 힘없이 어깨를 움츠리고 나오고 있었다. 영주가 머무는 곳이라 영지에 무엇인가 관리를 하는 사람만이 출입할 수 있는 곳이다. '추방이라니...' 아케도는 칼루이 영주의 엄청난 통보를 받고 나오며 생각했다. 태어나서 이곳에서 살아오며 많은 일들을 경험하였다. 영주가 지시한 일이라 아케도로서는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없었다. 함께 생활했던 사람들에게 이것을 전할 것을 생각하니 암담하였다. '어떻게 알려야 할까?' 아케도는 칼루이 영주의 말을 되새기며 추방에 대해서 알려줄 것이 암담하였다. "앗! 골렘!" 아케도는 사람들에게 추방에 대해서 알려주기 위해 영주가 했던 말을 떠올리던 중에 마지막으로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영주는 분명히 추방하는 대가로 골렘을 준다고 분명히 말했던 것이다. "세상에 골렘을 준다니!" 아케도는 문뜩 걷다가 그 자리에 서서 자신이 영주에게 들었던 말이 정말인지 의심스러웠다. 영지민들에게는 두 종류의 골렘이 지급되어 있다. 마우스 고렘과 스톰 골렘이 어떤 일에 쓰이고 그것이 얼마나 많은 곳에 쓰일수 있는지 아케도는 자세히 알고있다. 지금은 성벽을 쌓고 있지만 얼마 전에는 골렘으로 타루를 심을 수 있는 농경지를 만들기도 하였다. 머리만 잘만 쓴다면 골렘을 사용할 곳은 무궁무진하다. 설사 추방당한다 하더라도 골렘만 있다면 어디를 가든지 좋은 대우를 받을 것이다. 아케도는 라이아에 골렘으로 인해서 많은 변화가 있는 것을 모르고 있지만 골렘이 효용가치가 크다는 것을 알고는 있다. 영지민들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아케도는 영지의 발전에 영지민이 왜 방해되는지 모른다. 단지 영주가 그렇게 말했기 때문에 그것이 추방의 원인이라 생각할 뿐이다. '골렘을 준다고 했으니 그나마 다행이군. 세금도 그동안 면제받은 것으로도 고맙게 생각해야겠지.' 아케도는 문득 세금에 대한 것이 떠올랐다. 영주가 지금까지 혜택을 준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기는 것이 마음이 편했다. 아케도는 사람들에게 영주의 말을 전하기 위해서 저녁까지 기다려야 했다. 낮에는 주로 모든 사람들이 성벽을 쌓는 일을 한다. 하지만 저녁이 되면 마을로 모여든다. 영지의 경계선까지 걷는데만 이틀이 걸리는 거리인데 일을 끝내면 마을의 중심까지 짧은 시간에 올수 있었던 것은 도로의 건설 때문이다. 영지의 경계선까지 걸어서 이틀이지만 스톰 골렘으로 도로가 만들어지자 말을타고 반나절만에 갈수있는 거리였다. 영지의 중심에서 경계선까지 30km였고 그 거리는 골렘을 이용한다면 더욱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골렘에는 10여가지 이상의 1서클 마법들이 첨가되어 있다. 그리고 2서클 이상의 마법은 두 가지 뿐이다. 그중에 한 가지가 3서클 헤이스트 마법이다. 하지만 골렘으로 3서클 헤이스트를 전개하면 단 한 시간만이 조종될 뿐이다. 영지민들은 성벽을 쌓는 일을 할 때는 언제나 30여대 정도의 골렘에게 일을 시키지 않는다. 그 골렘들은 영지민들이 탑승한 수레를 끌고 마을까지 헤이스트 마법을 전개하여 달리는 것이다. 그렇게 영지민들의 하루 일과가 끝나는 것이다. 저녁이 되자 마을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였다. 마을의 일을 처리하는 아케도가 중대한 발표를 한다고 했기 때문에 모이지 않던 사람들도 모두 모였다. 아케도는 중앙에 서서 1천여명의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모두 조용히 하시요. 그럼 영주의 말을 전하겠소." 아케도는 많은 사람들이 조용해 주길 기다렸다. 여기저기서 떠들고 있는 어린아이들이 신경에 거슬리긴 하였지만 무시하고 말을 하였다. "칼루이 영주님께서 우리들을 모두 추방시킨다고 하였소." 아케도가 말을 마치자 잠시 적막이 흘렀다. 1천여명이나 되던 사람들이 그렇게 조용히 할수가 없었다. 어린아이들까지 분위기가 이상한 것을 느꼈는지 떠들던 입을 다물었다. "흑흑흑" "우리는 어떻게 살라고" "이럴수는 없어!" 적막은 사람들의 흐느낌으로 깨어졌다. 일부 사람들은 아케도의 말이 이해되지 않는지 옆사람에게 어떻게 된 일이라 묻고 있었다. 충격을 받은 사람들을 바라보는 아케도로서는 위로의 말을 할수가 없었다. 영주가 결정한 것을 어쩐단 말인가. 귀족에게 잘못 대들었다간 바로 죽음의 사신을 만나는 길이다. "전할말이 있으니 모두 들으시요." "아케도님은 억울하지도 않으십니까?" 누군가가 아케도를 향해 말했다. "아마 지금 내말을 듣는다면 슬퍼하지 않아도 될거요. 영주님은 여러분들이 조종하고 있는 골렘을 모두 추방을 대가로 주겠답니다. 추방이지만 골렘을 가지고 가도 상관없다고 하셨소." "아니 그것이 정말입니까?" 아케도가 골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많은 사람들의 표정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골렘을 직접 조종한 남자들은 환호성을 질렀으며, 여자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고, 어린아이들은 어른들의 모습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영지민들은 밤이 늦도록 추방에 대한 토론을 거듭하였다. 다른 곳에서 골렘을 이용해 잘먹고 잘살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태어난 곳에서 죽을 때까지 살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추방의 대가로 골렘을 받는다면 슬퍼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더욱이 골렘은 지문인식이 첨가되어 그들이 아니고서 누구도 조종할 수가 없었다. 또한 지금까지 영주가 고용비로 지급한 돈도 상당해서 어디를 가든 마음편히 살수 있었다. 설사 세금이 높다 하더라도 지금의 자금이라면 상점도 낼수 있고 땅을 구입해서 농사를 짓는 것도 가능했다. 나는 공터에서 마법을 열심히 수련하고 있는 노예들을 바라보며 뿌듯함을 느꼈다. 오랜 마법실험으로 인해 인간보다는 몬스터의 모습에 가까운 노예를 구입하여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외형적인 모습은 구입하는 즉시 고쳐주었지만 정신적인 부분은 오랜동안 인내가 필요한 일이었다. 노예들은 공터에서 내가 만들어준 5서클 마법서를 가지고 마법수련을 하고 있다. 짧은 시간에 5서클 마스터의 달성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마나수련을 수십배 높이는 마법진과 마법수식의 이해를 높이는 평행우주 건너편의 31세기 수학이 있었다. "홀드" "푸프! 푸프! 푸프!" 뷰티가 공터에 뛰어놀고 있는 켈로피에게 5서클 홀드 마법을 시전하였다. 홀드 마법은 어떤 물체의 움직임을 정지시킨다. 켈로피는 자신의 몸이 움직여주지를 않자 고음으로 울고 있었다. "뷰티 시끄러우니까 장난좀 그만해." "네, 주인님" 나는 켈로피의 울음소리가 자꾸 들려오자 뷰티에게 말했다. 요즘 뷰티는 나의 경고에도 여러가지 말썽을 부려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다. "지니 점심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거야?"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나는 집안에서 들려오는 지니의 목소리에 점심식사를 기대하였다. 노예들의 요리실력은 오래전 라이딘에 방문하였을 때 10일 동안 배운것을 바탕으로 꾸준히 상승되고 있다. 이제는 읽고쓰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요리책을 보면서 직접 실습을 하며 실력을 꾸준히 상승시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어린 메이, 베이지 그리고 뷰티는 요리를 시키면 사고치는 경우가 많아 되도록 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공터의 의자에 앉아 휴식을 보내는 것은 나의 오랜 습관이다. 나는 언제나 햇살을 맞으며 노예들의 마법수련을 바라보며 지내고 있다. 시간을 가장 쉽게 보내는 것중에 하나가 명상이다. 명상의 시간동안 평행우주 건너편 31세기를 회상하기도 하고 앞으로 해야할 일을 계획하기도 한다. "주인님 완성되었어요. 빨리 들어오세요." "알았어. 모두들 들어가자." 나는 지니의 소리를 듣고 마법수련을 하고있는 노예들과 함께 집안으로 들어가 부엌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지니가 직접 요리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떠놓고 있었다. 냄새는 한 시간 전부터 향기롭게 풍기고 있었기 때문에 당장 맛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함부로 먹어서는 안된다. 노예들의 요리실력이 좋긴 하여도 가끔 실수를 해서 나를 놀라게 만들기 때문이다. "후르륵" 나는 수저로 지니가 만든 음식을 한 수픈 떠서 맛을 보았다. 여러가지 야채가 둥둥 떠있는 스프를 먹는 순간 달콤한 맛이 느껴지고 목구멍으로 시원스럽게 흘러 들어갔다. "맛있어. 지니 성공이야." "성공이다!" 지니는 나의 말에 신나서 어쩔줄을 몰랐다. "언니 축하해. 정말 맛있어." "내일 가르쳐 주어야 해. 알았지?" 노예들이 지니에게 축하의 말을 전했다. 그녀들이 이렇게 축하를 해주는 이유는 요리가 생각외로 성공을 거두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지니의 지금 요리도 그녀가 무려 세 시간을 요리책과 씨름한 결과였다. 물론 지금 먹고있는 요리를 한 번에 성공시킨 것은 아니다. 얼마 전에 시도했다가 실패해서 결국 재도전하여 성공한 것이다. "피엔 조만간 칼루이 숲을 떠나게 될거야." "주인님 이곳을 떠나다니요?" 피엔을 비롯해 노예들이 식사중에 나의 말을 듣고 놀랐다. "영지에서 영지민들을 모두 추방하기로 했어. 영지의 발전을 위해서 노예들만이 생활할 수 있도록 할거야. 그리고 노예들이 일을 하지않는 시간에는 자유를 줄 생각이야." "정말 잘 되었네요." 피엔은 나의 말에 즐거워 하였다. 여섯 명의 노예들은 이제 자유가 무엇이고 어떤 것인지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있다. 그동안 내가 노예들에게 자유를 선사했고 또한 자유에 대한 정의를 오랜 시간동안 설명해 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알고있는 자유와 노예들이 생각하는 자유는 다르겠지만 말이다. "주인님 정말 마을에서 살게되는 건가요?" 옆에 조용히 있던 뷰티가 내게 물었다. "물론이야. 영지민들이 떠나면 곧바로 이사할거야. 마을 중심에 살게될 집도 있고 말이야." "야호!" 뷰티는 나의 말을 듣고서 신나서 외쳤다. 뷰티는 활동성이 강해서 시간이 흐를수록 칼루이 숲에서 언니들하고만 지내는 것을 답답해 하고 있었다. 스스로 드러내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그것을 모르는 노예는 아무도 없다. 뷰티는 무슨 생각을 하면 그것이 표정이 여실히 드러나고 만다. "뷰티는 이곳에서 생활하는 것이 싫으니?" "아니 좋아요. 하지만 그곳은 신기한 것이 많고 사람도 많아서 좋아요." 나는 뷰티의 말을 듣고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뷰티가 다른 노예들의 답답함을 알게 된다면 실망할 것이다. 650명의 노예들이 나에게 귀속되면서 모두들 정신적으로 서서히 해방되고 있다. 노예들마다 일을 하지않는 시간에 스스로 할일을 찾기도 하고 취미생활을 한다. 원래 다른 곳에서는 노예들이 서로 대화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나는 650명의 노예들이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 "뷰티야 너도 이해하겠지만 모두들 언니들과 같은 생각을 하지는 않아. 그곳에서 살게되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해야한다. 알겠니?" "주인님 저도 그런것은 알아요. 예전에 우리들이 그들과 비슷한 것이죠?" "그래" 나는 뷰티의 말에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짧은 시간에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해진 것이 대견스러웠다. 뷰티의 정신적 성숙은 피엔을 비롯해 노예들이 많이 가르쳤기 때문이다. "모두들 마법수련을 하는데 어려움은 없지?" "뷰티까지 5서클을 마스터 했어요. 주인님 그런데 6서클 마법서는 언제 만들어 줄거에요?" 메이가 나의 말에 대답을 하였다. 나는 노예들이 익히는 마법을 평행우주 건너편 31세기의 수학을 이용해 지금까지 가르쳐왔다. 그렇기 때문에 노예들은 다른 마법서를 가지고 공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내가 만들어준 마법서로 공부해야 제대로 마법을 펼칠수 있다. "메이야 조만간 만들어 줄테니 보채지 말아라." "네, 주인님" 나는 귀여운 메이의 목소리를 듣고 웃음을 지었다. 노예들은 나와 보낸 시간이 많았다. 얼마전 영지에 갑작스럽게 많은 공장을 세우는 때에는 바빴지만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안정되어 노예들과 이렇게 여유로운 생활을 하는 것이다. 취미생활로 영지를 발전시키고 있는데 이제 점점 영지의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즐겁다. "주인님 저도 빨리 6서클 마법을 배우고 싶어요." 뷰티는 메이의 소리를 듣고 무엇인가 생각이 났는지 식사를 하다말고 나를 바라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알았어 뷰티야." "마법물품을 만들어 보고 싶단 말이에요. 주인님 빨리 마법서를 만들어 주세요." 뷰티가 나에게 말했다. 뷰티가 6서클의 마법서를 원하는 것은 마법물품을 제작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마법을 배우면서 5서클에 이르자 뷰티는 무엇인가 만들어 보고 싶어한다. 그것은 다른 노예들도 마찬가지 심정이다. 마법을 배우는 마법사들이라면 누구나 겪는 과정중에 하나이다. 나도 6서클을 마스터 했을 때 얼마나 많은 마법물품을 제작하였는지 과거를 돌이켜보면 노예들의 반응이 이해되었다. 나의 노예들이 마법물품을 제작한다면 엄청난 것들을 만들어 낼 것이 분명하다. 그것은 노예들이 배운 마법수식 계산법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곳 행성에서 나를 제외하고 그녀들의 마법수식 계산법을 따라올 마법사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1서클의 마법부터 모든 수식계산을 평행우주 건너편 31세기의 수학개념을 바탕으로 계산해왔기 때문이다. "이제 모두 옷차람에 주의를 하도록 해. 조만간 마을에서 살아갈텐데 지금처럼 옷을 입으면 안되니까 말이야." "네, 주인님" 나는 노예들에게 옷차림에 대해서 주의를 주었다. 이곳에서야 할거 다하는 나하고 지내니 옷을 어떻게 입어도 상관없지만 마을에는 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노예들은 평소 마법수련 때문에 편한 옷을 즐겨 입는다. 대체적으로 편한 옷이 헐렁하기 때문에 속이 비치는 경우가 많다. 점심식사가 끝나자 노예들은 마법수련을 하기 보다는 수다를 떠는데 시간을 보냈다. 5서클 마법을 모두 수련하여 더이상 익힐 마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전에는 어떤일이 있어도 나의 지시 때문에 마법수련을 하고 있다. 노예들이 마법을 익히는 속도는 예전 나의 마법수련 속도보다 빠르다. 그 이유는 노예들의 마나축적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내가 예전에 마나수련이 빨라진 것은 6서클에 도달하여 마나를 집적시키는 마법진을 만들수 있던 시기부터였다. 하지만 노예들은 1서클 때부터 마나를 집적시키는 마법진이 있는 바위에서 수련을 했기 때문에 나보다 빠른 것이다. 하지만 6서클 이후부터는 아무리 마나수련이 도움이 된다 하여도 마법을 빠르게 익힐 수 없을 것이다. 6서클 이후부터는 엄청난 깨달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에겐 생체컴퓨터 능력이 있기 때문에 9서클까지의 깨달음이 쉽게 찾아왔지만 노예들에겐 불가능한 일이다. 나는 노예들의 수다를 들으며 공터에서 오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칼루이 숲의 생활이 어찌보면 늙어서 죽음만을 기다리는 노인의 삶과 비슷하다. 처음 죽음을 겪고 이곳 행성에서 새로운 삶을 얻었을 때는 여러가지 생각들이 나를 뒤흔들었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 특별한 목적없이 영지를 발전시키는 취미를 가지고 삶을 이어갈 뿐이다. 내가 이렇게 여유롭게 살아가는 이유는 나의 생명력 때문이다. 나의 신체는 환골탈태로도 500년은 살아갈 것이고 그 외에도 마법력과 영혼력을 사용한다면 얼마나 살게될지 모르는 일이다. 공터에서 햇빛을 받으며 여유롭게 보내는 시간이 에이미로 인해 방해되었다. 통신 돌맹이를 통해서 에이미가 내게 손님이 찾아왔다는 것을 알려왔기 때문이다. "에이미 무슨일이야?" 나는 통신 돌맹이를 통해서 에이미에게 말했다. "영주님 케디네 재상께서 만나자는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아니 또야? 얼마전에도 그러지 않았었나?" 캠블 나도이와 있었던 사건을 이후로 케디네 재상은 별로 만나고 싶지 않았다. 케디네 재상으로서는 그럴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라지만 기분이 나쁘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가슴으로는 화가 나는 것이다. "영주님 이번에는 만나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번에 만남을 요청한 때보다 더욱 간절히 말하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할까요?" "예의에 어긋나지 않도록 모시도록 해. 저녁식사를 함께 하면서 얘기할테니 준비좀 해둬." "네, 영주님" 나는 에이미에게 케디네 재상을 만난다고 전했다. 아마도 케디네 재상은 나의 영지에 오랜만에 들어오는 손님을 것이다. 그동안 나의 영지를 방문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내가 영지를 폐쇠하였기 때문이다. 에이미와의 대화를 끝내고 나는 의자에 앉아 케디네 재상이 무엇 때문에 찾아오는지 생각해 보았다. "피엔 오늘 저녁식사는 영지마을에서 해결할거야." 무슨일을 하던지 노예들에게 내가 할일을 말해둔다. 그래야 노예들이 나를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말하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노예들이 처음에는 바보같이 행동했기 때문에 내가 앞으로 할일을 항상 말해두어야만 했었다. 그것이 현재에 이르러 노예들에게도 당연한 일인듯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햇살이 몸에서 비켜나고 어둠이 몰려오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케디네 재상을 저녁식사를 하며 만나야만 한다. 나는 편한 옷에서 귀족들이 입는 옷으로 갈아입고 영지민들이 영주성이라 잘못 부르는 건물로 텔레포트 하였다. "영주님 케디네 재상님이 안에서 기다리십니다. 식사도 준비해 두었습니다." "고마워." 나는 에이미의 말을 듣고 케디네 재상이 기다리고 있는 회의실로 들어갔다. 건물이 본래 영지의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만들었기 때문에 매우 편안하게 꾸며져 있다. 화려한 부분은 하나도 없고 그저 귀족들의 서재를 연상시킨다. "칼루이 영주 정말 반갑군." "안녕하셨습니까? 재상님" 내가 영지의 업무를 처리하는 회의실로 들어가자 재상이 나를 맞이하였다. 나는 케디네 재상에게 공손하게 인사를 하였다. 케디네 재상의 신분은 소국이지만 나라의 중요한 직책을 맡고있는 관리이기 때문에 나와는 비교조차 불가능한 신분이다. "그동안 잘 지내고 있었나?" "물론입니다." 케디네 재상은 나와의 만남이 아주 어색하였다. 재상은 자신의 허물이 있기 때문에 제대로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고 나또한 기분이 좋지는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어정쩡한 분위기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저녁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하도록 하지요." "출출했는데 잘됐군." 에이미가 식탁에 맛있는 요리를 준비해 주었다. 그녀가 직접 요리한 것은 아니고 그녀의 노예인 시연이 준비한 것이다. 단지 에이미는 요리된 음식을 식탁에 차렸을 뿐이다. "영지가 정말 멋지더군." "직접 살펴보시니 어떻던가요?" 나는 케디네 재상의 말에 기분이 좋아졌다. 숲밖에 없는 이곳에 이만큼의 영지가 된 것에는 자부심이 생기는 것은 어쩔수 없다. 내가 아니고서는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만들기는 힘들 것이다. "에이미 포르난도양이 영지를 구경시켜 주었는데 정말 엄청나더군. 종이공장은 구경할 수 없다고 하기에 볼수 없었지만 방목하는 켈로피를 보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오더군. 초지를 만들기가 매우 힘들텐데 말이야. 숲을 없애만 그곳에 나무가 다시 빠르게 자랄텐데 골렘으로 모두 나무뿌리를 제거하다니 대단하네." "감사합니다." 케디네 재상의 말에 나는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그의 말을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노예들 대부분이 골렘을 보유하고 있는 것에는 더욱 놀랐네. 마법협회의 8서클 마스터인 블러드씨에게 자네가 인위적으로 1서클의 마나를 사람의 몸에 만들어 낼수 있다고 하더니 노예들에게 그것을 시전했나 보군. 정말 대단해. 공장들도 구경하고 싶었지만 에이미양이 절대 안된다고 하기에 그것은 구경하지 못했네." "공장은 중요한 기계들이 있어서 보여드릴수 없습니다." 나는 케디네 재상에게 영지에 관련된 말을 오랜동안 하였다. 케디네씨가 영지에 관련해서 여러가지 질문을 하였다. 처음 영지를 구경했을 때 내가 그의 놀라는 표정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다. 하지만 지금 놀라고 있는 것으로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것이 정말인가?"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모든 노예들과 귀속관계를 맺었습니다." 케디네 재상은 나의 말에 믿을수가 없는지 몇번이고 계속 물어서 확인을 하였다. 영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재상은 놀라운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것은 650명이나 되는 많은 노예들과 내가 귀속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이다. 내가 죽으면 노예들 650명이나 되는 인원이 모두다 죽게되는 것이다. 보통 귀족들은 가문의 노예가 재산이기 때문에 노예를 보호하기 위해 귀속관계를 맺지 않는다. 주로 자신을 시중드는 노예와 귀속관계를 맺을 뿐이다. "자네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고서 그러는가?"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제겐 재산을 물려줄 가족도 없으니까요." 케디네 재상은 나의 말에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아무리 노예라지만 650명이 죽게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0명 정도야 그럴수 있다치지만 무려 650명인 것이다. 나쁘게 말하면 지금 당장 내가 죽는다면 라이아에는 엄청난 혼란이 닥쳐올 것이다. 케디네 재상은 그것이 걱정스러운 것이다. "정말 자네는 대책이 안서는군. 나로서는 할말이 없네." "그런데 이곳에는 무슨 일로 찾아오신 건가요?" 나와 재상이 영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느라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하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질문을 내가 던지자 재상은 잠시 가슴을 진정시키고 차분히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사실은 라이아의 귀족들이 골렘을 보유하게 되자..." 케디네 재상은 황궁에서 겪고있는 일을 자세히 알려주었다. 특히 귀족들이 노예를 반납하려는 이야기를 꺼내며 도와줄 방법이 없느냐고 내게 말했다. 재상으로서는 나의 자금력을 믿고 내게 부탁을 하러 왔던 것이다. 라이아의 대귀족들이 악마보다 더한 놈들인 것은 나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할줄은 몰랐다. 그들에 비하면 황제나 케디네 재상은 정말 천사나 다름없다. '내게 이런 기회가 찾아오다니.' 나는 재상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며 웃고 싶었다. 내게는 영지를 발전시킬 엄청난 노예들이 당장 필요하다. 노예들을 구입하기 위해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골렘이 마법협회에서 대량 생산되고 그것이 귀족들에게 유입되어 이런 결과를 초래할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그와 비슷한 것을 예상을 했지만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고 더욱이 귀족들의 이런 처방은 어의가 없는 일이었다. "노예들을 제가 구입하도록 하지요." 나는 어려운 선택을 하는 것처럼 오랜동안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말을 꺼냈다. 재상은 나의 말을 듣자마자 나의 손을 잡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얼만큼의 노예를 구입해 줄 생각인가?" 케디네 재상은 내게 감사를 표현하면서도 할말을 잊지 않았다. 어느정도 도와줄 것인지 다짐을 받아야 뒷처리가 깔끔한 것이다. 노예 한명을 내가 구입해도 도와준 것이다. 이런 황당한 경우를 외교를 통해 케디네 재상은 몇번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에 노예의 구입 인원을 묻는 것이다. "재상님도 아시다시피 저는 100%에 가깝게 성공하는 나뭇잎 스크롤을 제작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지금 라이딘에 자리잡은 상점에서도 엄청난 자금이 모이고 있습니다. 제가 시간만 좀더 있다면 얼마나 많은 자금력을 동원할 수 있는지 상상하실 수 있을 겁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가?" 케디네 재상은 나의 긴 말에 참지 못하고 중간에 말을 끊고는 내게 말했다. "귀족들이 반납하려는 모든 노예들을 구입하겠습니다." "자네 지금 뭐라고 했는가?" 케디네 재상은 나의 말을 듣고는 잘못 들은 것으로 알고는 내게 말했다. "귀족들이 반납하려는 모든 노에들을 구입한다구요." "아니 그것이..." 케디네 재상은 자신이 들었던 말이 진실인 것을 알고는 나의 얼굴을 멀뚱히 바라보았다. 라이아의 대귀족의 한 가문이 보유한 노예는 대체적으로 5,000명 정도이다. 50%의 노예를 반납하면 무려 2,500명의 노예가 반납된다. 라이아에는 대귀족이 무려 열 명이나 존재한다. 다행인 것은 대귀족중 다섯 명은 황궁에 강한 힘을 행사하지 못하는 가문이기 때문에 황궁의 압력으로도 노예의 반납을 막을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 다섯 가문의 노예반납은 막을수 없다. 결국 황궁이 떠맡게 되는 노예는 12,500명인 것이다. "한 번에 노예값을 지불하지는 못하겠지만 최대한 짧은 이내에 드리겠습니다. 만약 지불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나뭇잎 스크롤을 제작해서라도 지불해 드리지요." "정말 고맙네. 정말 고마워." 케디네 재상은 나의 말이 신의 계시라도 되는양 나를 끌어앉고 고마워하였다. 그로서는 이곳에 와서 나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은 것을 속으로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나로서도 이것은 매우 잘된 일이다. 영지의 발전을 위해서는 엄청난 영지민이 있어야 하거나 혹은 노예가 있어야 하는데 도대체가 라이아에는 영지민을 구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영주에게 영지민들은 하나의 세금을 내는 재산 덩어리이기 때문에 이주를 막고 있는 것이다. 에이미는 나와 재상의 기분이 좋은 것을 눈치채고 어디서 구했는지 오래된 술까지 가져다주었다. 맛있게 요리된 뜨거운 음식을 앞에두고 이야기가 길어지는 바람에 식사를 반밖에 먹지 못했다. 재상으로서는 분위기 탓인지 식어버린 음식이지만 맛있게 끝까지 먹어치웠다. 식사를 끝내고 재상과 나는 영지의 업무를 처리하는 회의실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케디네 재상은 얼마전 내게 만남을 요청했던 이유를 말해주었다. 마나석이 첨가되지 않은 골렘을 전투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물었다. "골렘을 정말로 전투용으로 사용할 방법이 없겠는가? 그것만 가능하다면 당장 라이아의 독립을 추진할텐데 정말 아쉽군." "아시다시피 마나석이 없는 골렘은 짧은 시간에 많은 마나의 공급이 불가능합니다. 전투를 요하는 골렘은 계속해서 엄청난 마나를 소비해야 합니다. 그것은 이동에 필요한 3서클 헤이스트, 공격에 필요한 힘을 지원하는 2서클 스트랭스 그리고 하위 마법정도는 간단히 튕기는 마법진에도 엄청난 마나가 소비됩니다. 하지만 제가 설계한 골렘은 겨우 3서클 헤이스트를 한 시간 유지시킬 정도지요. 이것으로 어느정도 전투는 가능하겠지만 큰 쓸모는 없습니다.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나 마법 한방이면 박살이 날테니까요." 케디네 재상은 나의 기나긴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아쉬움을 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골렘이 라이아의 병력을 대체하여 제국의 공격을 방어할 수만 있다면 독립이 가능하다. 나머지 문제들은 외교적으로 해결하여 독립된 소국으로 자리잡는 것이다. "말해 주어서 정말 고맙네. 나에게 부탁할 것은 없는가?" 재상은 내가 노예들을 구입해주어 고마움의 표시로 말을 꺼냈다.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긴 하지만." "무엇인가 말만 하게나. 불가능하지만 않다면 도와주겠네." 케디네 재상은 내가 말을 흐리자 나의 말을 중간에 가로채고 빨리 말하라고 독촉하였다. "제가 저희 영지에 살고있는 영지민을 추방하기로 하였습니다. 1천명 정도 되는데 재상님께서 다른 곳에 정착하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무슨 일인데 그러나?" "사실은 영지의 발전을 위해서 영지민을..." 나는 영지민을 추방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또한 영지민중 400명이 각각 한대의 골렘을 보유한 사실과 400명 이외에 여인과 어린아이들이 신체에 1서클의 마나를 보유한 사실도 말해주었다. 재상은 모든 영지민이 신체에 1서클 마나를 보유한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나의 말을 끝까지 들은 재상은 머리속에서 황궁을 위한 기가막힌 계획이 떠올랐다. "400대의 골렘이라니 정말 엄청나군. 그것이라면..." 나는 재상의 미소띈 얼굴을 바라보며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치채었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상관할 것이 아니다. 영지민들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재상에게 영지민의 대표를 맡고있는 아케도를 만나라고 주선까지 해주었다. 재상은 아케도에게 온갖 약속을 하며 황궁으로 끌어들이려 할 것이다. 영지민들이 다른 지역에 가면 영주에 귀속이 되어 상당한 대접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황궁에 속하는 것이 좀더 안정적인 생활이 영위될 것이라 생각되어 재상에게 영지민에 대한 것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나는 에이미에게 케디네 재상을 아케도와 만나도록 안내하라고 지시하였다. 에이미도 내가 무엇을 위해서 재상을 아케도에게 만나도록 주선했는지 짐작하고 있었다. 내가 하는 일들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에이미는 대부분의 일들을 이해하고 있어서 편하다. ------ 에이미는 케디네 재상을 영지민의 대표인 아케도를 만나게 해주었다. 재상은 아케도와 많은 시간을 이야기했고 그 결과는 양측이 모두 만족하였다. 에이미는 케디네 재상의 부탁에 영지를 한 번더 구경시켜 주고, 라이딘으로 텔레포트 할 수 있는 마법진까지 배웅해 주었다. "에이미양 늦은 시간까지 안내해 주어서 고마웠네. 아케도와는 좀더 상의할 것이 있어서 또 찾아오겠네." "저도 만나서 영광이었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에이미는 재상의 말에 공손히 인사를 하였다. 에이미에게 재상의 신분은 하늘과 땅차이라 조심히 행동해야만 했다. 재상이 돌아가는데 칼루이 영주가 배웅하지 않은 것은 상당히 실례되는 일이었지만 재상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에이미는 재상을 배웅하는 것으로 하루가 지났음을 그제서야 인식했다. 오늘은 재상이 방문하여 긴장한 하루였다. 시연에게 맛있게 요리를 하도록 지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재상에게 영지를 소개하느라 말도 많이했다. 신분차이 때문에 조심하느라 긴장의 연속으로 지냈더니 갑자기 몸이 나른해지는 느낌이었다. 에이미는 가문에 돌아와서도 제대로 쉴수가 없었다. 가문 사람들에게 오늘 있었던 일들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보고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요즘들어 가문의 사람들은 회의가 많아지고 있다. 그것은 영주와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과 약속한 것이 모두 끝났기 때문이다. 이제는 영지민이나 영주의 노예들에게 마법을 가르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에이미가 가문의 중심에 있는 건물로 들어갔다. 그 건물에는 많은 서적을 볼수 있는 방이 있는데 가문의 중대한 일을 처리하는 회의실로도 사용된다. 회의실에는 에이미의 아버지인 클러스를 비롯해 가문의 중요한 사람들은 모두 있었다. "오늘 수고했다. 케디네 재상님이 찾아왔었다고?" "예, 아버님. 재상님이 영지에 방문하셔서..." 에이미는 오늘 하루에 있었던 모든 일들을 빠짐없이 말했다. "에이미야 네게 미안한 일이지만 우리는 칼루이 영지를 떠나기로 했다." 에이미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결국 포른나도 가문은 칼루이 영지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다. 칼루이 영지에 남아있을 이유가 더이상은 없었다. 있어봐야 칼루이 영주의 눈치나 보며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어디로 가실 생각인가요?" "아직 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 정착하게 되는 곳에서 가문을 부흥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을거야." 에이미의 아버지인 클러스 포르난도는 회의실에 앉아있는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포르난도 가문이 영지를 떠나기로 결정된 배경에는 30대의 골렘이 있기 때문이다. 포르난도 가문은 마법을 가르치는 대가로 골렘을 영주에게 받았다. 칼루이 영주는 10대만 주려고 했지만 클러스의 부탁으로 20대가 추가로 지급된 것이다. 또한 골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지문인식도 없애줄 것을 부탁하기도 하였다. 골렘을 훔쳐가는 경우도 없을 뿐더러 훔쳐간다 하여도 골렘에 특유의 표식이 있어 함부로 사용하지 못한다. 포르난도 가문은 30대의 지문인식이 첨가되지 않은 골렘을 보유하게 되었다. 골렘의 값어치만 따져도 어마어마 하며 포르난도 가문에는 조종이 가능한 인력까지 있다. 단지 골렘의 조종을 귀족이 해야한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30대의 골렘은 노예의 인력으로 환산해도 무려 3천명의 노예인력과 맞먹는다. 포르난도 가문의 사람들은 마법을 가르치는 열명 이외에도 여자와 어린아이까지 1서클의 마나를 신체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골렘을 운용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칼루이 영주가 가문의 모든 사람에게 1서클의 마나를 선사했기 때문이다. 골렘이 30대나 되고 나서야 1서클의 마나를 가진 것이 가문에 엄청난 힘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설사 골렘이 없다해도 이제는 포르난도 가문을 무시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문의 모든 사람이 골렘을 조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어린아이와 여자는 좀더 서번트 마법을 배워야 하겠지만 말이다. "칼루이 영주에게 저희 가문이 떠나는 것을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에이미야 네겐 미안하다." 클러스는 자신의 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에이미는 아버지의 모습을 바라보며 편안함을 느꼈다. 어릴 때부터 그토록 가문의 부흥을 노력했지만 실패했는데 결국 가문이 부흥할 수 있는 힘은 엉뚱한 곳에서 얻은 것이다.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가문이 부흥하게 되었으니 축하할 일이다. "아버지 걱정 마세요. 가문이 부흥하게 되었으니 저도 기뻐요. 저희 가문이 그동안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버지도 아시잖아요. 저 하나 때문에 슬퍼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아버지도 알다시피 칼루이 영주가 제게 많은 일을 시키는 것도 아니에요. 그저 가끔씩 찾아와 부탁할 뿐이에요." "에이미 그렇게 말해주어 고맙다." 에이미는 내내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클러스와 에이미의 대화를 듣는 가문의 사람들까지 눈물을 흘렸다. 포르난도 가문은 정말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처절하게 생활했으며 지금에 이르러서는 노예들에게 마법을 가르치기까지 했다. 어쩌먼 그런 어려운 생활이 지금의 행운을 가져다 준 것일지도 모른다. 슬픈 감정이 가라앉자 가문의 사람들은 다른 곳에 정착하기 위한 회의를 하였다. 골렘이 30대나 있으니 어딜가든 상관없지만 역시 가장 좋은 곳은 라이아의 수도 라이딘이다. 문제가 있다면 포르난도 가문은 재산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골렘이 있으니 자금을 빌릴수 있다고 생각이 들자 걱정하지 않았다. 여러가지 의견이 나왔지만 일단 라이딘으로 돌아가서 생각해 보자고 했다. 포르난도 가문이 라이딘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저택이 필요했다. 칼루이 영지로 정착하면서 쓰던 저택은 영주의 종이상점으로 탈바꿈 되었기 때문이다. 가문의 사람들이 서로 할일을 나누며 늦게까지 회의가 지속되었다. 에이미는 더이상 자신이 필요없다는 것을 느끼고 회의실에서 빠져나왔다. 에이미는 칼루이 영지에 일어나는 일을 내게 문서를 통해 보고하고 있다. 산더미 같이 쌓여진 문서라도 나는 슬쩍 훑어보는 것 만으로도 금새 읽고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잘못된 부분은 곧바로 통신 돌맹이를 통해 책임자에게 수정할 것을 구두로 지시한다. 얼마전 케디네 재상과 노예구입에 대한 것을 해결한 후의 생활은 그저 집에서 여섯 명의 귀여운 노예들과 지내고 있다. 노예들의 마법적 욕구가 극심하게 일어나고 있어서 결국 6서클 마법서를 만들어 주었다. 마법서를 주자마자 노예들은 6서클의 컨틴젼시 마법을 익히려고 마법서를 펼쳤지만 실망하고 말았다. 그것은 내가 컨틴젼시 마법을 적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노예들에게 6서클 마법을 모두 익히면 컨틴젼시 마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하였다. 케디네 재상은 노예구입에 대한 것을 마무리 짓고서도 계속해서 찾아왔다. 나와의 친분을 유지하기 위한 것과 영지민들을 회유하기 위해서였다. 재상은 영지민들이 새롭게 머물수 있도록 수십 아니 수백가지의 혜택을 약속하였다. 그중에 영지민들이 가장 선호한 것은 세금면제였다. 라이아가 식민소국이다 보니 다른 나라보다 세금이 많다. 세금이 많은 생활을 어렸을 때부터 경험했기 때문에 이들은 세금면제만 된다면 어디에서든 잘 살수 있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하지만 이들이 라이딘에 가서 골렘에 대한 실질적인 가치를 알게된다면 과연 재상의 곁에 계속 남아있을지 의문이 든다. 재상이 영지민들에게 손길을 뻗치는 동시에 포르난도 가문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들은 가문의 부흥을 위해 골렘 30대와 함께 영지를 떠나려고 준비중이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이란 것은 그 끝을 알수없게 만든다. 포르난도 가문은 영지민들이 추방당한다는 소식을 에이미로부터 전해듣자 영지민에게 접근하여 재상과 비슷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영지민들은 포르난도 가문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였다. 다른 귀족처럼 신분으로 남을 헐뜯는 경우도 없었고 그들이 1서클 마법을 익힐수 있도록 가르쳐준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포르난도 가문과 재상과의 영지민을 회유하기 위한 싸움은 짧은 시간에 끝을 맺었다. 포르난도 가문이 라이딘으로 일찍 떠났기 때문이다. 포르난도 가문은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 포르난도 가문이 영지를 떠나는데 영지민 50여명도 함께 하였다. 영지민 1천여명 중에서 50여명은 아주 미세한 숫자이지만 포르난도 가문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도움이 되는 숫자였다. 50여명중에 일부는 골렘을 조종할 수 있었고 설사 골렘을 조종하지 못하더라도 1서클 마나를 신체가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영지민 1천여명 중에서 400명이 골렘을 실질적으로 조종할 수 있었고 600여명은 노인이나 어린아이 그리고 여자들이다. 그들도 배우기만 한다면 골렘을 조종할 수 있는 것이다. 포르난도 가문이 떠나게 되자 에이미는 혼자가 되었다. 다행인 것이 있다면 에이미에게 많은 일이 주어지는 바람에 그녀는 슬픔이란 감정을 가지게 될 시간도 없었다. 영지에 많은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케디네 재상은 영지민들을 조금씩 나누어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기 시작했다. 나는 에이미에게 새롭게 받아들일 12,500명의 노예의 주거지를 확보하라고 지시하였다. 노예들은 대부분 단체생활에 익숙하지만 나는 노예들에게 행동의 제약을 주지 않는 체제를 만들려고 하였다. 식품관리소에서 음식재료를 배급받아 직접 요리하도록 하였고 원하는 노예는 영지민들이 떠난 집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조치하였다. 생각외로 노예들은 영지민들이 떠난 집을 매우 좋아하였다. 그들은 종이공장 주변에 지은 커다른 건물에서 단체생활을 했었다. 1천여명의 영지민들이 떠난 집들은 노예들이 모두 차지하였다. 노예들에겐 많은 생활용품이 필요했기 때문에 에이미는 라이딘에서 엄청난 생활용품을 구입하였다. 구입양이 너무도 많아 라이딘에서는 혼란이 야기되기도 하였다. 영지민들이 떠난 집에 노예들로 채워지자 종이공장 주변에 있던 노예들이 머물던 큰 건물이 텅텅 비게 되었다. 12,500의 노예들이 머물 집들을 짓는 작업은 엄청난 공사였다. 처음 600여명의 노예를 관리한 것처럼 1만명이 넘는 노예들을 단체생활 하도록 할수는 없었다. 그렇게 할 경우 위생상 좋지않아 건강상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었고 영지의 모든 공장이 잠시 공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이곳에 적응된 노예들을 12,500명의 노예들 사이에 끼워넣어 변화를 추구하는 일이다. 그들은 이곳에 있던 노예들을 따라하며 적응해 나갈 것이다. 에이미는 새로운 노예들을 맞이하기 위해서 서류더미 속에서 파묻혀 살았다. 그와 반대로 나는 집에서 편안하게 노예들의 마법수련을 지켜보며 지냈다. 가끔 심심하면 내공수련과 마나수련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나는 더이상의 수련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알지만 수련을 하는동안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에 가끔씩은 해주고 있다. "주인님 이만큼이면 되요?" 베이지는 자신의 가슴에 한가득 나무묘목을 품고서 내게 다가와 말했다. 베이지가 들고있는 나무묘목은 코노루라 불리며 광석을 흡수하여 크는 나무이다. 나무의 강도가 마음에 들어 집 주변에 울타리 대용으로 심어놓기도 하였다. "코누루 묘목은 그정도면 충분할거야. 그리고 광석도 챙기는 것을 잊으면 안돼." "네, 주인님" 베이지는 나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묘목을 들고 쏜살같이 나가버렸다. 코노루 나무가 빠르게 자라기 위해서는 인위적으로 광석을 뿌리와 결합하도록 마법을 걸어주어야 한다. "주인님 이것도 가져가나요?" 뷰티가 이번에는 공터에 있는 의자를 내게 들고와 말했다. "당연하지. 그건 꼭 필요하니까 옮기는 것 잊으면 안돼." 뷰티는 내게 대답도 하지않고 의자를 들고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노예들이 정신없이 집의 물건들을 들고서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이사 때문이다. 오늘이 칼루이 숲의 집에서 영지의 중심에 있는 건물로 이사하는 날이다. 노예들이 모두들 바쁘게 이삿짐을 챙기는데 나는 편하게 앉아 지켜보고만 있을 뿐이다. 노예들이 6서클 초입이라 각자 텔레포트를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특히 텔레포트의 경우는 노예 귀속마법과 함께 왼쪽 팔목에 새겨진 마법진의 도움으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가능하다. 노예들은 마법으로 새롭게 살아야 하는 영지의 중심에 있는 건물로 텔레포트를 반복하며 물건을 옮기고 있었다. 노예들이 모든 물건들을 옮기자 나는 10년 동안이나 생활했던 집을 둘러보았다. 나에게 많은 추억들이 담겨있는 집이다. 나는 집을 보존하기 위해서 주변에 결계를 만들어 폐쇠하였다. 누군가가 결계를 파괴하지 않는 이상은 오랜동안 보존될 것이다. "텔레포트" 나는 결계를 완성하고 텔레포트 마법으로 새롭게 지낼 장소로 이동하였다. 큰 건물은 아니지만 숲에 있던 집보다는 약간 크다. 포르난도 가문의 저택보다도 작은 건물이지만 영지의 중심에 있으며 아홉 명이 살기엔 안성맞춤이다. 노예들과 나를 합치면 일곱명이지만 이곳에 에이미와 에이미의 노예도 함께 살기로 한 것이다. 에이미의 가족들이 모두 라이딘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영주님 어서 오세요." 에이미는 내가 도착한 것을 마나의 변화로 알아채고 다가왔다. 그녀는 1서클 마스터이기 때문에 마나변동을 약간이나마 알아챌 수 있다. 물론 내가 의식하고 마나를 통제한다면 그녀가 알아채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녀 뿐만이 아니라 9서클 마스터가 아니고서는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에이미의 방은 어디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에이미는 나를 방으로 안내해 주었다. 에이미의 방은 매우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향기로운 냄새가 풍겼다. 그녀도 이사온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방의 한쪽에 정리되지 않은 것들이 있었다. "아직까지 짐을 모두 정리하지 못했어?" "제가 이곳으로 이사온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나는 에이미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사실 그녀가 짐을 정리하지 못한 것은 많은 업무처리 때문이다. 내가 그것을 알고있기 때문에 더이상 물어볼 수 없었다. 영지에는 그녀의 업무를 대신해줄 능력있는 사람이 없다. 다섯 명의 귀족이 있지만 그들은 책임지고 있는 공장을 관리하기도 벅찬 사람들이다. 에이미는 나를 안내하며 많은 방의 용도를 설명해 주었다. 그동안 내가 업무처리 때문에 이곳에서 지낸적이 있지만 이렇게 직접 돌아다니진 않았다. 그저 영지의 책임자들을 만나 처리할 일들을 지시하거나 업무에 관련된 것을 보고받을 뿐이었다. 그러니 회의실과 식사를 하는 식당을 제외한 장소는 들어간적이 없다. 나의 여섯 명의 노예들은 각자 독방을 쓰게 되었다. 칼루이 숲의 집에서는 일곱 명이 함께 지냈지만 이곳은 방이 여러개라 함께 지낼 필요가 없는 것이다. 노예들은 먼저 내방의 물건들을 정리한 후에 자신들의 방으로 돌아가 짐을 정리하였다. 정리라고 해봐야 노예들이 가진 물건은 옷을 제외하고 많지 않았다. '엄청나게 넓군' 나는 집안을 모두 돌아보고 넓다고 생각되었다. 귀족들이 본다면 아주 작은 저택이라고 생각되겠지만 내겐 넓은 장소이다. 내가 집을 모두 둘러보고 에이미에게 담을 부수라고 지시하였다. 그리고 여섯 명의 노예들에게 작은 코노루 묘목을 담이 부서진 자리에 심도록 하고 1서클 인라지 마법을 시전하여 하루만에 사람크기 만하게 만들도록 하였다. 왠지 코노루 나무로 만들어진 울타리는 내게 편안함을 준다. 짐정리가 완료되자 에이미는 회의실로 나를 불렀다. 그녀로서는 영지에 관련된 일을 보고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영주님 어떤 것부터 보고할까요?" "포르난도 가문에 대해서부터 했으면 좋겠어." 에이미는 많은 기록이 담긴 종이에서 어느 한 부분을 손으로 집더니 나를 보았다. 자신 가문의 일을 내게 보고해야만 하는 것이다. "영지민 50여명과 함께 라이딘 외곽지에 큰 땅을 구입하고는 골렘을 대여하는 상업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라이딘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래? 잘 되었군." 나는 포르난도 가문이 잘되자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순전히 에이미의 얼굴이 밝아져서 좋은 것이지 그들이 좋아서 그런 것은 아니다. 에이미는 자신의 가문에 대한 이야기를 좀더 하였다. 포르난도 가문은 그들이 보유한 30대의 골렘과 50여명의 영지민이 보유한 20대의 골렘으로 대여장사를 하고 있었다. 50여명의 영지민 중에서 20명만이 골렘을 보유하고 있었고 30여명은 그들의 가족일 뿐이었다. 총 50대의 골렘으로 하루 혹은 일정기간 골렘을 대여해주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라이딘에는 골렘의 등장으로 필요한 작업이 많아졌지만 골렘을 보유한 곳은 황궁이거나 귀족들 뿐이다. 대상인들이 골렘을 보유한 경우도 있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일에만 골렘을 사용할 뿐이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돈을 지급하고 필요한 기간만큼 골렘을 대여해 주는 곳이 생겨났다. 노동자 100명을 구하는 것보다 골렘 한대를 빌리는 것이 남는 장사가 되어버린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인기를 누리는 것은 당연하였다. 골렘의 등장으로 라이아 전국에서 노예나 노동자가 필요없게 되자 노예의 가치가 하락하는 한편 노동자들은 상인으로 탈바꿈하였다. 이제는 라이아에서 힘들게 농노로서 생활하는 것보다 상인이 되어 장사를 하는 것이 먹고살기 좋은 세상이 되어버렸다. 골렘을 이용하여 모든 것이 대량생산에 성공하자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포르난도 가문에서 대여해주는 골렘은 인기절정이었다. 특히 골렘을 구입할 여건이 되지 않지만 골렘을 사용해야 하는 사람들에겐 더할나위 없이 좋은 것이었다. 필요한 기간만큼 대여하여 사용하면 된다. 포르난도 가문에서는 골렘 뿐만 아니라 골렘을 조종할 수 있는 1서클의 마법사까지 상당수 보유하고 있어서 라이딘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없게 되었다. 골렘을 대여하기 시작한지 열흘도 지나지 않아 많은 곳에서 대여해 달라는 주문이 줄을 지었다. 골렘을 대여하는 고용비가 만만치 않았지만 한번 대여한 사람들은 그 편리함에 필요한 때마다 이용하기 시작했다. 에이미는 포르난도 가문이 벌이고 있는 골렘 대여사업을 자세히 설명하였다. 에이미의 말이 모두 끝나자 나는 웃음을 지었다. 생각보다 포르난도 가문이 골렘을 매우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골렘을 만든 이유도 포르난도 가문이 벌이는 사업처럼 효율적으로 많은 곳에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포르난도 가문이 잘 되었다니 다행이군." "모두 영주님 덕택입니다." 에이미는 내게 감사의 말을 하였다. "가문을 부흥시키기 위해서 부단히도 노력한 결과니까 내게 감사할 필요는 없어. 다른 귀족들에 비한다면 포르난도 가문은 최소한 노력은 열심히 하니까 말이야." "영주님 개인적으로 부탁을 드려도 될까요?" 내가 포르난도 가문을 칭찬하자 에이미가 내게 말했다. "무슨 부탁인데?" "저희 가문이 자금을 좀더 모은다면 골렘을 판매해 주시겠습니까? 마법협회에서는 골렘을 너무 비싸게 판매하기 때문에 구입하기가 힘이 들어서요." 나는 에이미이 말을 듣고 한숨을 쉬었다. 얼굴도 이쁘고 마음씨도 착하며 어디 흠잡을데 없는 사랑스러운 여자가 가문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돌보지도 않는 것이다. 나로서는 저렇게 부탁하는데 들어주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에이미가 영지의 업무를 실수없이 잘 해주면 대가만큼 골렘을 가문에 주도록 하지." "영주님 고맙습니다. 열심히 할께요." 에이미는 나의 말에 눈물까지 흘리며 감사의 인사를 하였다. 나는 계속해서 영지의 업무를 보고받기 위해서 그녀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에이미는 무려 10분간이나 계속해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영지민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말해봐." "영지민들은 케디네 재상이 소개해준 곳으로 모두 떠났습니다. 일부 나이많은 영지민들은 다른 곳에 가서도 할일이 없다고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들을 어떻게 할까요?" 에이미는 떠나지 않은 영지민들에 대해 말했다. 1천여명의 영지민들 중에서 떠나지 않은 영지민은 몇십명에 불과하였다. 모두 나이가 많으며 홀로사는 노인들이었다. 케디네 재상은 노인들에게 일을 하지 않아도 먹고사는데 문제가 없게 해준다고 하였지만 그들은 떠나지 않았다. 이곳은 그들이 평생 지내온 숲이었던 곳이라 고향을 버리고 떠날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곳에서 떠나지 않았다니 할 수 없지. 그들에게 이곳에서 마음대로 지내도 된다고 말해줘. 음식은 식품관리소에서 타가도록 전하고 말이야." "알겠습니다. 그리고 영지민이 떠난 자리에는 노예들이 모두 지내고 있습니다. 또한 노예 12,500명을 받아들이기 위한 작업도 모두 끝냈습니다." 나는 에이미의 일처리가 마음에 들었다. 모든 일들이 내가 지시한데로 그대로 처리된 것이다. "케디네 재상은 영지민들을 어디로 옮겼지?" "라이딘 근처에 황궁의 속한 땅에 정착시켰습니다. 그리고 라이딘 주변에 높은 성벽을 쌓도록 모든 영지민들의 골렘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영지민이 잘 지내고 있다는 보고를 듣자 어느정도 안심이 되었다. 추방시켰기 때문에 마음 한편으로 편한 기분은 아니었다. 에이미가 영지민들 모두가 나를 원망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고 말해주어 안심이 되긴 했다. 에이미의 말로는 그들이 나를 큰 은혜를 주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에이미는 영지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일을 보고하자 이제는 작은 사건들을 말해주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영지에 관련된 보고는 그 끝이 헤아릴수 없으리만치 많았다. 그것을 모두 정리한 에이미가 대단하게 보인다. 만약 내가 우주에서 생체컴퓨터 능력을 영혼력에 흡수하지 않았다면 그때의 나로서도 해내지 못할 일들이었다. "이상입니다." 나는 에이미의 입에서 더이상의 보고가 이어지지 않자 한숨을 쉬었다. 그녀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상상하지 않아도 알수 있었다. 그녀의 앞에 쌓여진 종이만 해도 책 수십권을 만들수 있는 분량인 것이다. "에이미 당장 방으로 돌아가서 쉬도록 해." "네, 영주님" 에이미는 나의 말에 사양하지 않고 방으로 돌아갔다. 이제 영지의 발전을 위해서 직접적으로 내가 업무를 처리해야만 한다. 그래야 내가 예상하는 방향으로 영지가 발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에이미를 통하는 것보다 직접 하는 것이 아무래도 확실하다. 에이미의 노예인 시연은 에이미가 저녁시간이 되어도 잠을 잔다고 알려왔다. 나는 시연에게 그녀를 깨우지 말도록 지시하고 여섯 명의 노예들과 오곳하게 식사를 하였다. 이번에는 이사온 기념으로 아공간에 아껴둔 요리를 꺼내어 자축을 벌였다. 물론 소음이 에이미의 방까지 퍼지지 않도록 마법으로 소리를 차단하고 말이다. "푸프! 푸프! 푸프!" 우리와 함께 이사를 왔던 네 마리의 켈로피 가족까지 이리저리 식당에서 뛰어다녔다. 축하가 끝나자 나는 노예들에게 당분간 밖으로 돌아다니지 말것을 얘기했다. "뷰티야 켈로피는 이제 초지에 풀어주도록 할테니 그렇게 알아라." "주인님 그냥 여기서 키우면 안될까요?" 뷰티를 비록해서 다른 노예까지 나를 간절히 바라보았다. 하지만 야생에서 살던 켈로피가 숲이 아닌 이곳에서 산다면 매우 불행할 것이다. 나의 집에서 살던 켈로피들은 지금까지 숲에서 직접 풀을 먹으며 자라왔다. 또한 몸에 내가 그려진 마법진 때문에 지금까지 몬스터나 야생동물에게 잡혀먹지 않고 살아있는 것이다. "케로피는 숲에서 사는데 이곳에서 살면 매우 혼란스러울거야." 나는 노예들에게 켈로피가 이곳에서 살면 안되는 것을 이해시켰다. 하지만 그렇다고 칼루이 숲의 장소에 데려갈 수도 없는 것이다. 내가 살던 집은 결계로 폐쇠하였기 때문이다. 결국 켈로피 네 마리를 초지에 풀어주었다. 식용으로 초지에 켈로피를 수천마리나 키우고 있기 때문에 그곳에 함께 어울리며 살도록 하는 것이 낳을 것이다. 물론 내가 키우던 켈로피를 도축하지 못하도록 지시해야겠지만 말이다. 내가 켈로피를 마법으로 초지에 보내버리는 것을 끝으로 자축시간은 끝이 나버렸다. 각자 새롭게 생겨난 자신의 방에서 첫날밤을 보냈다. 하지만 피엔은 자신의 방에서의 첫날밤을 다음날로 미루어야 했다. 나의 방에서 함께 침대를 써야만 했기 때문이다. 나는 밤새도록은 아니지만 길게 느껴질 정도로 피엔과 사랑을 나누었다. 피엔에게는 아주 색다른 기분이었다. 그동안 노예들은 언제나 나와 사랑을 나눌 때 옆에서 다른 노예들이 지켜보고 있거나 잠들어 있었다. 집에 노예들 여섯이 함께 지냈기 때문이다. 이렇게 단둘이 방에서 사랑을 나누는 것이 처음인 것이다. ------ 아무리 피곤해도 낯선 곳에서 잠드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노예들은 잠이 오지를 않자 서로 이야기 상대를 찾다보니 다섯 명 전부가 한방에 모이게 되었다. "언니 피엔언니는 주인님하고 같이 있겠지?" "너는 왜 당연한 것을 말하고 그러니." 뷰티의 말에 베이지가 대답했다. 뷰티로서는 여섯 명이 함께 지내다가 한 명이 없자 무엇인가 매우 허전하였다. 언제나 여섯 명은 함께였지만 오늘부터는 아닌 것이다. 방도 각자 쓰게 되었다. "나는 다같이 지내는 것이 좋은데. 언니는 안그래?" 뷰티의 말에 모두들 공감하였다. 이제 뷰티 뿐만이 아니라 노예들 모두가 상당히 많은 말을 한다. "이곳은 우리만 지내는 곳이 아니잖아. 에이미 아가씨도 있으니까 그러면 안돼." 지니가 다섯 명을 바라보며 말했다. "쳇! 난 에이미 아가씨가 주인님하고 지내는 것 싫어." "너 그러다 주인님한테 혼난다!" 뷰티의 투정에 베이지가 큰 소리로 말했다. 뷰티의 친언니인 베이지로서는 언제나 뷰티가 말하는 것에 트집을 잡고 훈계를 하였다. 두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생각하는 자체가 다른 것이다. 뷰티에게 베이지가 없었다면 뷰티가 어떻게 변했을지 모르는 일이다. 뷰티가 지금 잠잠한 것도 친언니인 베이지가 지금까지 조심할 것을 주지시켰기 때문이다. "주인님도 언젠가 결혼해야 할거야. 그러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니?" 레이니는 조용히 있다가 뷰티에게 충격적인 말을 하였다. "결혼하지 않고 우리하고 계속 살면 안되는거야?" "으이구 언제 철이 들려고 그러니?" 레이니는 뷰티의 투정에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말해도 남녀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저 예전처럼 무턱대고 주인님 침대로 올라가려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 속편했다. "오늘은 오래도 하네." 뷰티는 마법으로 주인님의 방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중얼거렸다. "뷰티야! 너 자꾸 그럴래?" "아이참 이거 놔. 어제까지만 해도 옆에서 들었던 것인데 그거 가지고 왜그래?" 베이지는 도저히 뷰티가 하는 행동이 극을 치다르자 장난으로 목을 팔로 꽉 끌어안았다. 뷰티는 자신의 언니의 팔 때문에 숨까지 막히자 기침까지 하였다. "켁켁! 언니 이거놔. 하나뿐인 동생을 죽이려고 그래?" "꺄아악" 뷰티는 베이지의 옆구리를 손으로 간질러서 간신히 풀려놨다. 베이지가 간지럼 때문에 잠시 비명을 지르자 방안은 적막이 흘렀다. "에휴 너희 자매는 모이기만 하면 싸우니?" 메이는 베이지와 뷰티의 싸움을 보면서 자신도 저런 동생이 있었으면 하고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노예들은 보통 가족보다도 친하게 지낸다. 어릴 때부터 마법실험이란 힘든 과정을 함께 겪어 왔으며 지금의 주인님을 만나 행복하게 지내게 되었다. 하지만 뷰티와 베이지는 원래 친자매라 더욱더 친한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정말 오래하네" 조용한 레이니가 또다시 말을 하였다. 레이니는 말을 많이하지는 않지만 말할 때마다 핵폭탄 같은 말만을 하고있다. 레이니의 말에 모두 조각상처럼 온몸이 굳어졌다. 모두들 레이니의 말이 진실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마법을 사용하여 주인님의 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었다. 다섯 명의 노예들은 주인님과 피엔언니가 내는 사랑의 소리를 끝날 때까지 듣고난 후에야 졸음이 쏟아져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 잠이 들었다. 정말이지 누군가가 보았다면 한심한 모습이 아닐수 없었다. ------ 새로운 곳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것은 상쾌한 일이다. 나는 일어나자 피엔의 몸에 올려놓았던 다리와 손을 풀었다. 정말이지 나의 잠버릇 하나중에 다리 올려놓는 것은 나조차도 대책이 안서는 일이다. 피엔은 자신의 몸에 올려진 나의 다리가 내려가자 얼른 일어나 아침을 맞이했다. 내가 일어났으니 세면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을 챙겨야 했다. 나는 피엔의 시중을 들으며 세면을 끝냈지만 아침식사를 할수 없었다. 보통 나와 잠자리를 하지 않는 나머지 노예중에 누군가가 아침을 준비해야 했지만 노예들 모두가 늦잠을 잤던 것이다. 정말 어의가 없는일이 아닐수 없었다. 어제 무슨일을 했기에 늦게 일어나는지 피엔이 깨우자 시뻘건 눈으로 아침을 맞이하였다. 아공간에서 아껴둔 음식을 꺼내어 아침을 끝내자 노예들은 어제 심어놓은 코노루 나무의 근처로 갔다. 집을 기준으로 입구를 제외하고 모두 코노루 묘목이 심어져 있었다. 어제는 인라지 마법으로 사람만하게 키워놨지만 그것이 울타리 기능을 하기엔 아직 모자랐다. 좀더 키워야 했기 때문에 인라지 마법을 좀더 시전해 주어야 한다. 노예들은 모든 코노루 나무에 골고루 1서클 인라지(Enlarge) 마법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1서클 마법이라 많은 마나를 소요하진 않지만 골고루 시전해 주느라 나무 하나당 2회에서 3회밖가 전부였다. 코노루 나무는 마법에 의해 뿌리에 있는 광석의 성분을 흡수하여 1m가 순식간에 자랐다. 나는 노예들에게 내일 한 번만 인라지 마법을 시전하고 더이상 나무를 키우지 말라고 지시하였다. 코노루 나무가 너무 커지면 영지가 보이지 않을 뿐더러 햇빛까지 가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집의 입구에 '칼루이 저택'이라고 새겨넣었다. 정말이지 무식한 영지민들 때문에 영주성이라 불리기도 하였으니 이렇게 해야만 그런일이 다시 생기진 않는다. 이제는 영지민이 없지만 앞으로 누군가가 이곳을 방문하면 칼루이 저택이라 부를 것이다. 칼루이라는 성을 가진 사람이 나 하나이기 때문에 저택이라 부르기엔 뭔가 이상하지만 말이다. 노예들은 마법수련을 위해 방으로 들어갔고 나는 어제 에이미로부터 보고받은 내용중에 할일이 있다는 것을 떠올리고 골렘공장으로 향했다. 가까운 곳이라 텔레포트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 걸어서 공장까지 도착하였다. "영주님 어서 오십시요." "레이크씨도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나는 레이크씨에게 안부인사를 하였다. 인생을 살아온 삶의 깊이로 존경받을 가치가 있는 분이다. "통신 돌맹이를 통해서 말하려고 했는데 직접 오셨군요." "칼루이 숲에서 회의하던 곳으로 여섯 명의 노예들과 이사했으니 이제는 자주 볼수 있습니다." 나는 레이크씨에게 이사한 사실을 알려주었다. "정말 잘 되었네요. 모두들 영주님이 이곳에서 지내시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조각이 끝난 골렘은 어디있지요?" 나는 레이크씨에게 골렘이 어디있는지 물었다. 내가 골렘공장을 찾아온 것은 조각된 골렘을 완성시키기 위해서이다. 이제 나의 영지에 있는 대부분의 노예들에게 골렘이 지급되었다. 지급되지 않은 노예들은 종이공장과 도축공장 그리고 피륙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예들이다. 그들은 골렘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기 바닥에 놓여진 50대 전부입니다." 레이크씨가 안내한 장소의 바닥에 골렘이 부위별로 누워 있었다. 마법으로 붙여야하기 때문에 완성되지 않은 골렘은 보기가 흉했다. 나는 누워있는 골렘에게 다가갔다. "심벌" 8서클의 마법을 사용하여 골렘의 외형에 마법진이 새겨졌다. 마법협회에서는 아마도 골렘에 마법진을 새기기 위해서 기술자들이나 마법사들이 직접 마법진을 공구를 이용해서 새길 것이다. 하지만 나는 고위 마법을 마음대로 전개하여 원하는 마법진을 쉽게 새길수 있었다. "컨틴젼시" 마법진을 활성화 시키는 6서클 컨틴젼시 마법이 전개되자 누워있던 골렘의 몸체가 달라붙었다. 그리고 마법진에서 잠깐 빛이 발생하더니 누워있는 상태에서 골렘이 완성되었다. "항상 보지만 정말 신기한 장면이에요." 레이크씨가 내게 다가와 말했다. 자신이 조각한 골렘이 하나의 움직이는 마법물품으로 탄생하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기쁘지 않을리 없었다. 레이크씨 이외에도 20명의 사람들이 나의 마법으로 완성 되어가는 골렘을 바라보며 뿌듯해 하였다. 이제는 레이크씨의 도움이 아니고서도 골렘을 조각할 수 있는 20명의 기술자들이다. "영주님 수고하셨습니다." 내가 50대의 골렘을 전부 완성시키자 레이크씨가 말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왜 노예들과 함께 오시지 않았습니까?" "이제는 아무나 조종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저것들은 누구나 조종할 수 있는 골렘이지요." 나는 레이크씨의 물음에 답해주었다. 지금까지 나는 영지민들 그리고 노예들의 골렘을 지급하는데 지문인식을 첨가하였다. 골렘의 효율성도 높이며 혼란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미세하게나마 골렘마다 차이가 존재한다. 그래서 같은 사람이 조종해야만 효율적이다. 골렘을 조각한 것이 인간인 이상 똑같은 골렘은 존재할 수가 없다. 1cm 아니 1mm라도 차이가 존재하게 되어있는 것이다. 이제 대부분의 노예들이 골렘을 각자 보유하게 되었으니 지문인식을 구태여 사용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이제는 지문인식을 첨가하지 않는 것이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인 것이다. 또한 앞으로 새로운 노예들이 12,500명이나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그들을 위해서 골렘을 계속 생산해 내야만 한다. "정말인가요? 저도 나중에 골렘 조종연습이나 해봐야겠네요." "하하하 그거 재미있겠군요." 나는 레이크씨의 말에 웃음이 나왔다. 레이크씨는 1서클의 서번트 마법을 사용하지만 그동안 골렘을 제작하느라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그래서 레이크씨가 골렘을 조종하면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쓰러지기 일수였다. 대부분 골렘을 운반할 때는 스톰 골렘을 보유한 노예가 골렘을 조종해서 다른 골렘을 번쩍 들어올려 옮긴다. "레이크씨 20명과 일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나요?" "아직까지는 괜찮습니다." 골렘공장에서 지금까지 무려 1천대의 골렘을 생산하였다. 총21명이 만들었기 때문에 개인당 50대라는 계산이 산출되지만 실질적으로 레이크씨가 만든 골렘이 200여대이다. 지금에 이르러 레이크씨의 기술을 전수받아 라이딘을 떠나왔던 사람들도 이제는 골렘 전문가나 다름없다. "오늘부터는 골렘을 천천히 만들도록 하세요. 어차피 다음에 오는 노예들은 골렘을 조종하지도 못합니다. 1서클의 서번트 마법을 익히는데 최소 6개월은 소요되니 말이에요. 그리고 그 많은 노예들에게 골렘을 지급할 것도 아니에요. 영지에 필요한 골렘은 1천대면 충분합니다. 앞으로 400대만 시간을 두고 천천히 생산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영주님" 나의 말에 레이크씨의 뒤에있던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지금까지 상당히 고생하여 20명 모두가 초보를 탈피하고 골렘 기술자가 되었다. 모르는 것을 배우기 위해서 그동안 노력을 기울인 것은 피눈물을 자아내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그만큼의 대우도 이루어졌다. 먹는 음식은 최고급이었고 입는 옷도 상당히 좋은 옷감이었다. "레이크씨 저들 20명에게 1서클의 마나를 신체에 만들어 주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러면 골렘을 만드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나의 제안에 레이크씨가 좋아하였다. 골렘을 만드는 사람들이 골렘을 직접 조종해 본다면 상당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서 결정한 것이다. "그럼 지금 당장 하도록 하지요. 어떤 반응이 오는지 아시죠?" "모두들 알고 있습니다. 1서클 마나를 얻기 위해선 하루정도 고통을 겪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레이크씨가 나의 질문에 대답하였다. 그리고는 뒤에 있는 20명의 사람들에게 내가 1서클의 마나를 만들어 준다고 전하였다. 20명의 사람들은 기뻐하면서 몇명은 겁을 집어먹고 있었다. 그들은 노예들이 1서클의 마나를 부여받을 때 심한 고통에 휩싸인 것을 눈으로 직접 보았었다. 20명의 사람들은 여러가지 준비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나름대로 고통을 줄이기 위한 약을 미리 먹기도 하였으며 기도를 하기도 하였다. 무슨 신에게 기도를 하는지 몰라도 1서클의 마나를 신체에 가두면 어떤 약도 그 고통이 감해지지 않는다. 레이크씨를 제외하고 20명의 골렘 기술자들은 나를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슬립(Sleep)" 나는 1서클 마법으로 20명을 모두 수면상태에 빠뜨렸다. 그리고 또다시 라이트닝 마법을 전개하여 건드려도 깨어나지 않도록 하였다. 사람은 수면상태에 빠지면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지만 가끔 강한 의지가 있는 사람은 깨어나기도 한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라이트닝 마법으로 신체가 경직되도록 한 것이다. 한 사람씩 1서클의 마나를 신체에 가두어 주는 것을 레이크씨는 옆에서 바라보았다. 신체에 마나가 강제적으로 갖히게 되자 신체의 주인인 당사자는 엄청난 고통에 휩싸이며 비명을 질렀다. "으악 살려줘" 비명의 소리가 골렘공장을 뒤흔들었지만 아무도 그것에 반응하지 않았다. 레이크씨도 노예들이 저러는 모습을 보았었다. 아무리 간호해 주어도 깨어나면 기억하지도 못한다. 고통이 매우 극심하기 때문이다. 20명의 사람에게 마나를 가두어주는 작업은 빠르게 끝나버렸다. "영주님 수고하셨습니다." "제겐 어려운 일이 아닌데요. 뭘" 레이크씨의 대화를 하면서도 골렘공장 내부에서는 20명이 흘리는 고통의 비명이 울렸다. 모두들 의식이 없는 자체에서 저절로 입에서 나오는 비명소리였다. "영주님 그런데 저 골렘들은 어떻게 처리하지요?" 레이크씨는 50대의 골렘을 가르키며 말했다. 지금까지는 노예에게 하나씩 지급되었지만 지금 완성된 것은 누구나 조종이 가능한 골렘이라 조종할 사람이 없는 것이다. "일단 건물 외곽에 진열해 놓으세요. 자체 복구능력이 있으니 관리를 하지 않고 세워두어도 상관없으니까요." "네, 영주님" 나는 50대의 골렘에 대한 처리를 지시하고 나의 저택으로 돌아왔다. 영주가 성이 아니라 작은 저택에 산다는 것이 약간 이상하지만 나는 지금이 좋다. 큰 성에서 산다고 하여 명예가 높아지는 것도 아니고 순전히 자기만족일 뿐이다. 집에 돌아오자 역시 나를 가장 반기는 것은 뷰티이다. 오전에 마법수련을 하고 오후부터 밖으로 나가지 못하니 활달한 뷰티로서는 심심해 죽고싶었을 것이다. 나는 케디네 재상으로부터 급박한 소식을 듣게 되었다. 대귀족들이 노예들을 생각보다 일찍 반납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다른 대귀족이 반납하게되면 자신들의 노예들을 받아주지 않을까 걱정하여 서로 경쟁하듯이 반납한다는 것이다. 정말인지 인간의 추악한 면모를 보여주는 사실이 아닐수 없다. 영지에 12,500명의 노예들을 받아들이기 위한 것이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곧바로 받아 주었다. 황궁에서는 대귀족들에게 노예의 값을 70%만 지불하였다. 케디네 재상의 거래실력이 단번에 드러나는 부분이다. 노예들의 상태와 대량 반납이라는 등 온갖 이유를 대고 값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황궁은 대귀족들에게 12,500명의 노예값을 지불하였고, 황궁의 재정은 파산지경에 이르렀다. 나는 황궁으로부터 노예를 인수받자 노예값 50%를 즉시 지급하여 재상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머지 금액은 빠른 시일안에 지급하겠다고 말하였다. 황궁의 재상부에서는 노예값 나머지를 받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태도였다. 1만여명이 넘는 노예들이 유입되자 영지는 온통 혼란에 휩싸였다. 다행인 것은 모두 노예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어서 명령에 절대 복종한다는 것이다. 나는 12,500명의 노예들과 모두 귀속관계를 맺는 한편 신체에 1서클의 마나를 가두어 주었다. 원래 있었던 노예들은 당연히 거처야하는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새롭게 들어온 수많은 노예들은 그렇지가 않았다. 나의 손을 거치기만 하면 고통에 휩싸이니 나를 악마와 동급 취급하여 지나가기만 해도 옷에 실례하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났다. 12,500명의 노예들 전부가 나의 손을 거치는데 무려 10일이나 소비되었다. 하루에 1천여명이 넘는 노예들에게 1서클의 마나를 가두어 준 것이다. 1천여명에 가까운 노예들이 하루동안 고통의 비명를 지르자 정말이지 공포스러웠다. 그런 하루하루가 10일이나 지속되니 일부 노예들은 이곳이 마계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하였다. 노예들은 영지에 도착하여 어느정도 안정이 되자 매우 신기해 하였다. 영지에서 귀족들 보다도 평민들 구경하기가 힘든 것이며 자신들을 통제하는 것이 자신과 같은 노예인 것이다. 또한 먹는 것과 입는 것은 매우 고급스럽게 지급되었다. 몸에 걸치는 옷은 평민들의 수준이었고 먹는 것은 평민들보다 낳은 것 같았다. 나는 노예들에게 일부러 자유시간을 주어서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드는 한편 가정을 꾸미도록 적극 권장하였다. 생각보다 많은 노예가족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일부 노예들은 생각없이 그저 원초적인 본능에 따라 가족을 이루었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공장을 관리하는 책임자들은 마음에 드는 노예를 차출하여 교육을 시켰다. 공장의 가동시간이 자꾸만 길어지고 있어서 낮에만 가동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노예들이 많이 있으니 데려다 교육시키고 3교대나 4교대로 공장을 24시간 가동하는 것이었다. 종이공장의 경우는 노예들을 추가로 배정시킬 이유가 없었지만, 도축공장에서는 도축하는 켈로피의 양이 번식력을 따라잡지 못해서 도축공장의 운영시간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 켈로피들의 양이 많아지자 연쇠적으로 피륙공장도 바빠지는 상황이 발생하여 대체적으로 영지내의 모든 공장들이 많은 이득을 창출하였다. 영지에서 라이딘으로 반출하는 물량이 두 배로 많아지자 의외로 좋은 반응이 발생하였다. 경제원칙에 따르면 많은 공급은 값어치의 하락이 발생하는게 정상이지만 카토루 제국의 상인들이 대거 라이딘까지 원정을 와서 물량을 구입해 가는 것이었다. 상인들은 라이아에 오자마자 놀람을 금치 못했다. 괴상하게 생긴 두 종류의 골렘의 모습은 물론이고 엄청난 상인들이 라이딘을 메우고 있었다. 소국의 수도가 제국의 수도처럼 매우 활발한 것이다. 상인들은 라이딘의 모습에 놀라는 한편 자신들에게 가장 많은 이득이 될만한 것들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주로 구입한 것은 피륙이었다. 다른 것들은 보관상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지의 혼란이 가라앉자 나는 즉시 노예들에게 1서클의 서번트 마법을 가르치도록 지시하였다. 마법은 1서클 서번트 마법을 시전할 수 있는 노예들이 가르쳤다. 노예가 노예를 가르치는 것이 약간은 이상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영지에 살고있는 인원이 그 수를 헤아리기도 힘들 정도가 되었지만 그들이 해야하는 일은 많지 않았다. 내가 영지의 발전을 위해서 벌이는 사업들이 모두 적은 인원으로도 감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1만여명이 넘는 노예를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 사업이 필요했다. 가장 현명한 방법은 그들 모두를 병사로 키우는 일이었다. 나는 앞으로 영지의 안전을 위해서도 병사가 필요했고 그것을 조달할 방법은 노예 이외에는 없었다. 나는 마법협회에 요청하여 1서클의 마법사들을 보내줄 것을 말했다. 요즘 1서클의 마법사들이 골렘의 등장으로 귀하게 취급받고 있어서 쉽지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마법협회의 마법사들은 골렘의 설계도가 내게서 건네진 것을 알고있기 때문에 그 보답으로 요청을 받아들여 주었다. 영지에 도착한 마법협회의 마법사들은 1서클의 마법사 이외에도 2서클과 3서클의 마법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나는 하위 마법사들에게 1서클의 공격마법을 노예들에게 가르치라고 부탁하였다. 처음에는 어의없는 표정을 지었지만 내가 그 대가로 골렘을 한대씩 지급한다고 하자 무엇이든 가르치겠다는 자세로 나왔다. 영지의 모든 노예들은 1서클의 공격마법을 배우기 시작하였다. 골렘을 조종하던 노예들은 공격마법을 쉽게 배워나가기 시작했지만 새롭게 적응하던 노예들은 상당히 고생하였다. 노예들의 하루생활은 매우 일정하였다. 자신들에게 주어진 일이 있는 사람들은 일터로 나갔고 그렇지 않은 노예들은 영지의 넓은 공터에서 오전에는 하위 마법사에게 공격마법을, 오후에는 자신들과 같은 신분인 노예들에게 서번트 마법을 배웠다. 나의 계획은 노예들에게 공격마법을 가르쳐 그들을 특이한 병사로 키우는 것이었다. 1서클의 공격마법을 사용할 수 있으며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마법무기를 지급하려는 생각이다. 노예들이 아무리 전투적인 기술을 익힌다고 해도 전투경험이 많은 병사를 이길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원거리 공격무기를 갖게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별히 전투경험이 필요치도 않을 뿐더러 멀리서 공격하기 때문에 살인에 대한 심적 부담이 적어지는 장점이 있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무기를 노예들이 사용한다면 엄청난 힘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노예들이 1서클의 공격마법을 습득해야만 했다. 공장의 운영시간을 늘리기 위해 무려 2,500여명의 노예들이 투입되어 공격마법을 배우는 노예들은 1만여명이 전부였다. 하지만 일하는 노예들도 저녁이 되면 틈틈히 마법을 배우려고 들었다. 더욱이 하위 마법사들은 골렘에 눈이멀어 노예들을 빠르게 가르치려고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었다. 마법협회에서는 하위 마법사들에게 골렘을 빌려줄 뿐이지 절대 지급하지 않으니 자신들이 골렘만 생긴다면 편하게 먹고살 길이 열리는 것이다. 나는 마음속으로 노예들이 1서클의 모든 마법을 익히는 날까지 아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랬다. 나의 영지는 경비병 하나없는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기 때문에 누군가 마음먹고 말썽을 부리면 그것을 대처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내가 신이아닌 이상 이렇게 커다란 영지를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나쁜 의도로 공장을 파괴하려고 마음 먹으면 내겐 방어할 수단이 없는 것이다. ------ "안녕하십니까? 프라오 황제폐하!" 라이아의 황제는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인사를 올리는 카토루 제국의 귀족을 바라보았다. 정말이지 그토록 걱정하던 일이 찾아온 것이다. 내전에 휩싸운 카토루 제국에서는 결국 라이아의 소문을 듣고 압박을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마르티 알리스 오랜만이요." "저를 알고 계시다니 영광입니다." 황제는 제국의 나도이 가문과 적대관계를 맺고있는 알리스 가문의 마르티를 바라보았다. 내전으로 인해 두 가문은 더욱더 적대적인 분위기였다. 나도이 가문의 캠블이 라이아 변화를 문서로 보고했지만 그동안 제국에서는 내전 때문에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하지만 엉뚱하게 알리스 가문에서 관심을 보이며 방문한 것이다. 제국에서 권력이 강한 가문이 라이아에 압박을 가한다면 그것을 제지할 존재는 아무도 없었다. 제국의 대귀족은 소국 정도의 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슨일로 방문하였는지 말해주겠소?" "그것은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오늘 방문하니 라이아에 신기한 것들이 많더군요." 황제의 질문에 마르티는 다른 말을 늘어놓았다. "라이딘에 들어오자 상인들이 많은 것을 물론이고 마나석이 없는 골렘까지 있더군요. 제국에서 상인들을 통해서 들어는 보았지만 눈으로 보니 엄청나더군요." "라이딘이 조금 변하긴 했지." 황제는 마르티가 골렘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당황하며 대답했다. 황제로서는 정말이지 골렘의 기술을 제국에 넘기기 싫었다. 어차피 건네주지 않아도 첩자를 심어서 언젠가 훔쳐가겠지만 스스로 건네주긴 죽어도 싫었다. 황제는 마음속으로 마르티가 골렘에 대한 이야기만은 더이상 하지 않기를 바랬으나 바램은 너무나 쉽게 무너졌다. "라이아의 마법협회에서는 마나석이 없는 골렘을 대량으로 생산하더군요. 우리 제국에서도 그럴수만 있다면 좋을텐데 말이죠. 식민지에서 본국을 도와주는 것은 당연하니 기술을 이전해 주시겠죠?" 마르티는 미소지으며 황제를 바라보며 말했다. 황제는 자신의 심장소리가 느껴지며 결국 올것이 왔다고 생각하였다. 이제는 골렘에 대한 기술을 최대한 늦게 전해주느냐에 힘을 쏟아야 할 때인 것이다. "아직은 초기단계로 문제점이 있을수 있으니 완벽해지면 제국에 기술을 이전시킬 계획이요." "그렇습니까? 황제폐하 이것은 알아두십시요. 만약 기술이전이 늦어진다면 아마도 제국의 다른 귀족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어 황제폐하의 심신을 어지럽힐 것입니다. 빠른 결정을 기다리겠습니다." 마르티는 얼굴색 변하지 않은채로 무서운 말들을 뱉어내었다. 프라오 황제로서는 마르티의 말이 비수가 되어 가슴을 찔렀다. 마르티의 말대로 좀더 시간이 흐른다면 제국의 다른 귀족들까지 몰려와 행패를 부릴 것이 자명하였다. 아직은 단지 알리스 가문만 라이아에 보낸 것 뿐이다. 나도이 가문은 캠블이 알렸는데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무시하는 분위기인 것이 다행이다. 황제로서는 라이아의 앞날이 어떻게 변할지 캄캄한 것이다. 마르티 알리스가 나가자 곧바로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라이아의 대신들이 들어왔다. 그들은 밖에서 황제와 마르티의 대화를 모두 들었기 때문에 아무런 말도 할수 없었다. 식민지이니 제국에 대해서 아무런 제지도 가할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해결책이 없는 것을 가지고 해결책을 찾으려고 회의를 해봐야 탁상공론이 되어 황제의 심기만 어지럽힐 것을 알고 있기에 대신들은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밖에서 들었으니 무슨 말들좀 해보시요." 황제는 마르티가 물러가고 대신들이 들어온 후에 아무런 말도 하지않자 말했다. "황제폐하 저희들로서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어차피 제국에서 무슨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골렘에 대한 것을 손에 넣을 것입니다. 차라리 결과가 그렇게 될 것이라면 당장 가져다 주어서 신임을 쌓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니 그것을 의견이라도 말하는거요?" 황제는 어느 한 대신의 말에 어의가 없어하며 소리쳤다. 자신의 재산을 빼앗으면 피눈물을 흘리는 족속들이 이런 때에는 하나도 아까워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이 살고있는 나라의 중요한 기술을 빼앗기게 새겼는데도 그저 어쩔수없다는 표정들이었다. '이들에게 말해야 입만 아프지.' 황제는 언제나 무능력한 대신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황제는 대신들을 물리고 혼자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하였다. 어떻게 해서든 골렘의 기술을 늦게 전파시키는 것이 황제로서는 라이아를 발전시키는 방법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케디네 재상을 부를까도 생각했지만 그가 얼마나 바쁜지 알고있어 그럴수도 없었다. ------ 하위 마법사들은 마나를 느끼는 노예들에게 1서클 마법을 가르치는 것이 이렇게 힘들줄은 몰랐다. 자신들은 마나를 느끼자마자 그 기쁨에 힘든줄도 모르고 마나수식을 공부하고 마법연습을 하였다. 하지만 노예들은 그런 열정이 아니라 시켜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600여명의 노예들은 공격마법을 대부분 성공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원래부터 1서클 서번트 마법에 익숙한 노예들이었다. 노예들이 배우는 1서클의 마법들은 다양하였다. 공격마법을 배우기 위해선 반대로 방어용 마법도 배워야만 한다. 방어용 마법을 숙달시킨 후에 어려운 공격마법을 배우는 것이 빠르기 때문이다. 걷지도 못하는 사람을 뛰도록 할수는 없는 것이다. 1서클의 공격마법과 방어용 마법은 생각외로 많았지만 모두 쓸모없거나 인명을 살상하기엔 약한 마법이었다. 인명을 살상하려면 최소 2서클의 마법부터 존재한다. 이런 현실 때문에 그동안 1서클의 마법사들이 외면받으며 광대라고 놀림받은 것이었다. 1서클의 가장 강력한 공격마법은 버닝핸즈(Burning Hands)와 칠터치(Chill Touch) 마법이었다. 버닝핸즈의 경우는 손바닥에서 화염이 방출되며 칠터치는 냉기를 방출한다. 하지만 이 마법들은 근접용이라 마법사들이 익혀도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차라리 검을 들고 싸우는 것이 낳은 것이다. 유일하게 장거리용으로 미사일(Missile) 마법이 있지만 파괴력이 너무나도 약했다. 활을 사용하는 병사들보다 못하니 전투에 아무런 쓸모가 없는 마법인 것이다. 이렇게 쓸모없는 공격마법과 방어마법을 노예들이 계속해서 배우는 실정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있다면 일반 마법사들이 체력이 약한 반면에 이들은 마나가 강제로 생겨난 것이라 체력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에이미를 통해서 직접 영지의 업무를 처리하며 생활하였다. 켈로피의 숫자가 늘어나 울타리를 늘리도록 하였으며 식품관리소도 확장하였다. 그리고 노예들의 관리에 많은 신경을 써서 노예들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지급하도록 하였다. 일부 노예는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서 나를 기쁘게 하였다. "영주님 보고할 것이 있습니다." "뭐야, 아직도 남았단 말이야?" 방에서 명상을 하려고 하는데 에이미가 찾아왔다. 정말이지 영지의 일은 끝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렇게 바쁜 이유는 인재를 등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곳에서 인재를 데려오려고 하여도 내가 벌려놓은 사업에 대해서 알고있을 사람이 많지 않으니 적당한 사람이 있을수 없었다. 누가 종이의 생산법을 제대로 이해할 것이며, 피륙의 생산방법 그리고 도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식을 쌓았을 사람이 있는가 말이다. "황궁에서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어떤 내용인데 그래?" 나는 에이미에게 편지의 내용을 물었다. 갈수록 외부에서 내게 들어오는 편지가 많아지자 나는 에이미를 통해서 편지의 내용을 전해듣고 있다. 내가 아무리 글을 빨리 읽는다 하여도 수많은 편지를 귀찮게 훑어볼 수는 없는 일이다. "제국에서 골렘의 기술을 가져가기 위해 귀족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 귀족이 황궁에 머물면서 골렘기술을 이전받으려 하는데 황제가 반대하고 있답니다." "어차피 빼앗길텐데 그냥 줘버리지 참내." 나는 황제의 고집이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골렘기술이야 나에겐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말을 함부로 하였지만 에이미는 내말을 듣고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에이미의 입장에서 골렘의 기술은 가문의 부흥에 가장 큰 역할을 했으며 나아가 라이아가 발전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하고있기 때문이다. "골렘은 영주님이 설계한 것인데 억울한 생각이 들지 않나요?" "아니 별로 상관없어." 에이미는 나의 말을 듣고서 한숨을 쉬었다. 그녀로서는 내가 무슨생각을 하는지 도저히 짐작이 되지도 않을 뿐더러 앞으로 무슨일을 계획하는지 모르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벌여온 일을 살펴본다면 도저히 상상하지도 못할 것들 뿐이다. "골렘의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요즘 포르난도 가문은 어떻게 되어가나?" "골렘을 대여하려는 사람이 너무많아 바쁘게 보내고 있답니다. 그리고 요즘 라이아에 골렘이 너무 많아져 더이상 골렘을 조종할 마법사들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골렘은 있는데 조종할 사람이 없어서 놀고있는 골렘이 생겨나고 있어서 큰 문제라고 합니다." 에이미는 자신의 가문 이야기를 자세히 말해주었다. 포르난도 가문은 영지를 떠나 라이딘에 정착하여 골렘 대여사업을 시작으로 가문을 부흥시키고 있으니 에이미로서는 기쁘지 않을수 없었다. "마법협회에서 골렘을 조종할 하위 마법사들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계속 생산하는거지?" "조만간 제국에서 골렘기술을 가져가 선보여 소문이 퍼지면 그때부터 골렘을 제국에 판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답니다. 그리고 지금 일부 제국의 대상인들이 마법협회에 드나드는 실정이랍니다." 나는 에이미의 말을 듣고서 마법협회의 결정을 알수 있었다. "어차피 건너갈 기술이라면 제국에 골렘을 판매하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은 일이야. 아참, 골렘공장에 있는 완성된 골렘 50대를 포르난도 가문으로 보내도록 해." "영주님 방금 뭐라고 말씀하셨어요?" 에이미는 놀라며 내게 말했다. 나는 포르난도 가문의 골렘 대여사업이 잘 되어간다고 보고받자 골렘을 당장 지급하기로 결정하였다. 에이미가 나의 곁에서 일하는 대가로 약속한 것이었고 포르난도 가문이야 어차피 내게 약점을 잡힌 가문이니 그들에게 큰 권력이 생겨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되었다. "약속한 것을 지키는 것 뿐이야. 에이미가 앞으로 내 곁에서 열심히 일할 것이라 믿고서 주는 거야." "감사합니다. 영주님" 에이미는 얼마나 기쁜지 눈물까지 흘렸다. 그녀는 라이딘에서 포르난도 가문이 유명세를 타며 빠르게 성장하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즐거워 하였다. 이제는 그녀의 가문에 50대에 이르는 골렘이 추가로 생기게 되었으니 라이아에서 대귀족과 엇비슷한 전력인 것이다. "골렘이 남아 돈다면 큰 돈벌이가 되겠군. 에이미 당장 내가 노예들에게 시전하는 마법에 대해서 소문을 내줘." "마법협회의 마법사들은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왜 소문을 내라는 것이죠?" 에이미는 나의 지시에 어리둥절 하였다. 방금전까지 눈물까지 흘려서 눈이 퉁퉁 부었는데 이제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신체에 1서클의 마나를 가두어 줄 생각이야."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영주님에겐 쉬운 일일테니." 에이미는 내가 시전하는 마법이 쉬운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절대 그렇지가 않았다. 그토록 많은 노예들에게 그것을 시전했으니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1서클의 마나를 신체에 가두기 위해서는 엘프마법을 9서클까지 익혀야만 가능한 일이다. 엘프들도 세월을 이용해 엘프마법을 9서클까지 익히기 어렵다는 것을 감안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이런 복잡한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 소문을 퍼뜨리는 것은 물론이고 라이딘에 마나판매소를 열어 시전받을 사람을 모집하라고 지시하였다. 물론 그 대가로는 어마어마한 가격을 책정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내가 생각한 가격은 10만 포르이다. 에이미는 나의 결정에 상당히 반대하였다. 하루에 1천명까지 시전할 수 있으면서 그렇게 비싼 가격을 받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였다. 10만 포르면 노예 20명을 사고도 남을 금액인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높은 가격을 책정하지 않는다면 귀찮아 질것 같아서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또한 무분별하게 시전한다면 사회적 문제가 될수도 있는 일이었다. "영주님 사람들이 10만 포르나 되는 돈을 주면서까지 찾아올까요?" "두고보면 알겠지." 에이미는 나의 말을 듣고서도 확신을 하지 못했다. 너무나 엄청난 금액이라 아무도 찾아오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럼 나가보겠습니다." 에이미는 모든 보고를 마치자 방에서 나갔고 나는 명상의 시간을 또다시 방해 받았다. 귀여운 여섯 명의 노예들이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에이미가 나오자 우르르 방으로 몰려들어온 것이다. "무슨 일이야?" "주인님 피엔언니가 6서클의 마법을 모두 익혔어요." 뷰티가 당당하게 나를향해 말했다. 저택으로 이사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모두 익힌것을 보면 얼마나 열심히 마법수련을 하였는지 알수 있다. "너희들도 모두 익힌거야?" "아니요. 저는 반의반도 익히지 못했는데요" 나의 질문에 뷰티가 기어들어가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노예들 모두에게 6서클의 마법을 어느정도 익혔는지 직접적으로 묻자 어찌된 현실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나이값을 하는지 나이순으로 마법의 수련정도가 진척되어 있는 것이다. 나이가 가장많은 피엔은 마법서의 모든 마법을 익혔고 그 다음으로 지니, 레이니, 메이, 베이지 마지막으로 뷰티의 순이었다. "뷰티는 몇개 익히지도 못했네?" 뷰티는 나의 말에 고개를 푹 숙이고는 시무룩해 버렸다. 활달한 성격이긴 하지만 삐지기도 잘삐지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겨우 그거 말하려고 온거야?" "주인님이 6서클의 마법을 모두 익히면 컨틴젼시 마법도 가르쳐 준다고 하셨잖아요!" 뷰티는 숙인 고개를 번쩍 쳐들고 내게 말했다. 노예들은 컨틴젼시 마법을 배우고 싶어서 이렇게 찾아온 것이다. 피엔만이 자격에 해당되지만 함께 있으면 자신들고 배울수 있지 않을까해서 즐거운 기분으로 찾아온 것이다. "그걸 참지 못하고 이렇게 몰려온거야? 어차피 피엔에게 주면 모두 알게될테니 모두에게 주도록 하지." "주인님 감사합니다." 내가 아공간에서 6개의 종이뭉치를 꺼내서 건네주자 눈물까지 글썽이며 감동하였다. 마법을 배우게 되면 누구나 겪게되는 마법물품에 대한 열의가 생기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컨틴젼시 마법을 익히게 되면 아무 곳에다 장난하지 말아. 알았지?" "네, 주인님" 나는 노예들에게 조심하라고 일러두었다. 컨틴젼시 마법은 마법수식을 활성화 시키며 마법물품을 만들 때 자주 사용되는 마법이다. 익히기는 어렵지 않지만 의외로 위험한 마법에 속한다. 잘못 그려진 마법수식을 활성화 시키면 무슨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것으로 인해 죽는 마법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의 노예들은 마법수식 만큼은 뛰어나니 그럴 확률이 높지않은 것이 다행이다. 나는 다음날부터 노예들의 엽기적인 모습을 바라보아야만 했다. 지니는 코노루 나무에 마법수식을 그린 후에 그것을 활성화하여 전에 살았던 집의 코노루 나무처럼 만들려고 하였다. 하지만 지니는 시도조차 못하고 포기하고 말았다. 코노루 나무가 광석을 흡수하여 자라기 때문에 그 단단함으로 인해 마법수식을 새겨 넣을수가 없었던 것이다. 내가 한다면 8서클의 심벌 마법으로 수식을 새겨넣겠지만 지니는 6서클이니 그렇게 할수도 없었고 직접 새겨야 하는데 나무가 너무 단단해서 불가능한 일이었다. 단단하고 뾰족한 공구에 1서클 아머마법으로 강화시키고 일일이 새기려는 시도까지 했으니 열정하나는 대단하였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다. 지니의 시도는 뷰티가 하는 것에 비하면 애교로 봐줄수 있는 편이다. 뷰티는 저택으로 이사온 이후에 언니들의 방에 찾아가는 것이 불편하였다. 그동안 볼것 안볼것 다 보고 살았는데 혼자 지내려니 심심하기 그지없는 것이다. 그것에 창안해 모든 방의 바닥에 텔레포트 마법진을 설치하는 시도를 하였다. 마법진이 제대로 동작은 하였지만 아쉽게도 모든 방의 마법진이 똑같아서 랜덤으로 텔레포트가 작동된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방이 아니라 나머지 다섯 개의 방중에 아무 곳으로 가버리는 것이다. 이럴 것이면 차라리 텔레포트 마법으로 가거나 걸어가는 것이 속편했다. 레이니는 자신의 가진 물품들에 아머마법을 첨가하였다. 1서클의 마법수식이 간단한 것을 감안할 때 실패할 확률도 없었다. 레이니는 자신의 물건을 매우 아끼는 성격이라 자신이 사용하는 모든 물건을 오랜동안 사용하고 싶어서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레이니는 그 즉시 마법을 해제할 수밖에 없었다. 머리카락을 빗는데 쓰는 빗이 유연성이 없어서 너무나 단단해 빗질을 할수가 없었던 것이다. 빗 뿐만이 아니고 단단하지 말아야 할 물품들까지 단단해져 쓸모없게 되어버렸다. 다섯 명의 노예들이 마법물품을 만듭답시고 사고를 치는데 유일하게 피엔은 그렇지가 않았다. 착실하게 간단한 마법물품부터 만들어보고 고차원으로 접근하기 시작한 것이다. 피엔은 뷰티가 잘못 그려넣은 텔레포트 마법진을 수정하여 원하는 방으로 갈수 있도록 고쳤다. 나중에 뷰티가 자신이 완성했다고 우기는 해프닝이 있었지만 그것을 믿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피엔에 이어서 다른 노예들도 실수가 반복되면서 점점 낳아지기 시작했다. 노예들의 마법물품의 제작에 대한 실수가 적어지자 정말이지 위험한 사태가 종종 발생하기 시작했다. 간단한 마법수식을 완벽히 활성화 시키자 고차원의 마법수식을 그려서 활성화 시키기 시작했고 고차원의 마법수식은 그 피해의 심각성이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로 엄청났다. 마법사들이 왜 지하실에서 마법실험을 하는지 그 이유를 뼈져리게 느끼게 된 것이다. 내가 6서클이 되어 마법물품을 만들었을 때는 마법수식 하나만큼은 절대 실수가 없었지만 노예들은 그렇지가 않은 것이다. 나는 결국 저택에 실험실을 만드는 공사를 벌여야만 했다. 골렘을 동원해 저택의 지하에 엄청난 넓이의 마법실험실을 만든 것이다. 실험실의 벽면에는 내가 직접 수많은 보호와 관련된 마법수식을 새겨넣고 활성화 시켰다. 9서클의 메테오 마법이 떨어져도 실험실이 안전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노예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저택과 저택에 머무는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지하에 실험실이 완성되자 노예들은 그곳에 하루종일 머물면서 마법물품에 대한 열의를 불태웠다. '이런 기회가 자주 찾아오는 것은 아니긴 한데.' 미토스 아페론 황제는 귀족들이 건의한 내용을 생각하였다. 대체적으로 이권을 챙기려는 귀족들이 단결하는 모습을 볼수 있다는 것은 흔치않은 일이다. 그린레이트 제국의 황제로서 귀족들이 지금처럼 단결하는 모습을 본 것은 한 번 뿐이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을 황제로 앉혀 세웠을 때이다. 자신들의 이득이 확실하다는 결론이 있어야만 행동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세르몬 이들의 말이 확실한 것이요?" "미토스 황제폐하! 카토루 제국이 내전에 휩싸인 것은 사실입니다. 아마도 지금 기회를 엿본다면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한은 승리가 확실합니다." 미토스 황제는 재상의 말을 듣고 결정을 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세르몬 슈우 재상은 나이는 어리지만 능력이 인정되어 많은 귀족들의 추천으로 재상의 자리에 올랐다. 귀족들이 재상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일치단결하여 세르몬 슈우를 추천한 것은 그가 언제나 자기할일만 하는 보수적인 경향이 강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즉,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않는 강한 중립적인 성격인 것이다. "아리스터 기사대장" "네, 황제폐하" 미토스 황제는 딱딱한 자세로 서있는 아리스터 기사대장을 불렀다. 그는 평민이지만 소드 마스터에 버금가는 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황궁의 기사대장이란 막중한 직책을 가지고 있다. 황궁의 기사대장이면 소드 마스터가 차지하고 있어야 하지만 특정 가문에서 황궁의 기사대장 자리를 맡으면 이권다툼이 벌어질 것을 염려하여 평민신분을 가지고 있는 아리스터가 운좋게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보고하도록 하게." "첩자에 의하면 내전의 원인은 황제의 자리를 두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가문끼리의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것이랍니다. 이 사실은 첩자 이외에도 상인들을 통해서도 쉽게 알수 있었습니다. 내전을 벌이는 가문은 나도이, 아비토 그리고 티라미슈 가문 이렇게 세 가문이 하나의 세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다른 하나는 알리, 테일 그리고 파시스 가문입니다. 내전에 방관하는 가문들은 카토루 제국에서 실세가 없는 가문들로서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미토스 황제는 기사단장의 보고를 장시간 들으며 생각을 정리했다. 자신이 생각해도 이렇게 좋은 기회가 당분간 찾아오기 힘들 것 같았다. 하지만 황제로서는 고려해야 할 상황이 너무도 많았다. "사일런트 가문에서도 같은 생각이요?" 황제는 자신의 제국에서 강력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일런트 가문의 카르샤를 바라보며 말했다. "황제폐하 카토루 제국은 저희 그린레이트 제국에 가장 위협이 되는 존재입니다. 작은 소국에 전쟁을 일으키기를 밥먹듯이 치루며 국력을 키우는 나라입니다. 이번에 발생한 내전을 제대로 이용만 한다면 앞으로 그린레이트 제국에 위협이 될만한 존재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구만." 미토스 황제는 카르샤의 시원시원한 대답에 마음이 들었다. "황제폐하 제가 한 말씀 드려도 되겠습니까?" "말해보게." 황제는 말을 아끼는 세르몬 재상이 의견을 말하려고 하자 허락해 주었다. 대부분 황제와의 대화할 때에는 말을 할수 있도록 허락을 맡아야만 한다. 그것은 황권을 강화하려는 황궁의 체제에서 비롯된 사항이다. "카토루 제국에 속해있는 라이아 소국에서 신기한 것을 만들어 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나석이 없이도 움직이는 골렘이라고 하는데 존재 여부는 아직까지 확인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 외에도 라이아 소국에서는 저희 제국은 물론이고 다른 제국과의 상업적인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보고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파악이 되지 않았소?" 황제는 카토루 제국과 전쟁을 치루려는 찰라에 이상한 이야기를 꺼내는 재상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상인들의 말은 신뢰성이 없어서 직접 첩자를 파견하고 확인이 필요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럼 재상이 알아서 처리하시요. 작은 소국에서 일이 일어나봐야 중요한 일은 아닐 것이요." 황제는 소국에서 아무리 큰일이 발생하여도 중요한 것은 아닐것이라 판단하고 주제를 전쟁으로 다시 옮겼다. 전쟁이 결정되면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다. 제국이라면 최소한 언제나 전쟁을 치룰수 있는 만발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전쟁은 사일런트 가문에서 모두 처리하도록 하시요. 하지만 실패하면 책임이 매우 크다는 것을 잊으면 안될거요." "그린레이트 제국의 승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황제의 말에 카르샤는 힘차게 대답하였다. 제국의 중요한 일은 언제나 사일런트 가문이 도맡아 해왔기 때문에 이런 결정에 누구도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가문의 권력이 너무나 강력하여 왕국을 세워는 것도 가능한 가문인 것이다. 황제는 앞으로 벌어질 일을 상상하며 미소를 지었다. 카토루 제국과의 전쟁은 사일런트 가문이 알아서 처리할 것이고 황제는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카르샤는 전쟁준비를 빠르게 끝낸 후에 곧바로 카토루 제국에 쳐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대륙 전체는 혼란에 휩싸이게 될 것이 분명했다. 제국과 제국의 전쟁은 투입되는 병사들만 계산해도 수십만명이 될 것이고 마법사까지 동원된다면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은 자명하다. 어쩌면 고위 마법사들이 합심해서 펼치는 대단위 마법도 시전될 것이다. ------ "에이미 1만여명이나 되는 노예들의 마법수련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아직까지는 별로 기대할 수준은 아닙니다. 그래도 골렘을 조종하던 노예들이 도와주니까 생각보다 빠르게 배우고 있습니다." 에이미는 나의 질문에 공손히 대답하였다. 노예들이 1서클의 모든 마법을 배우기 위해선 엄청난 시간이 소비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글도 모르는 노예에게 마법을 가르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다. 마나를 느끼는데도 1서클의 마법을 배우는데 5개월이나 소비된다는 것은 정말 오랜 기간이다. 그나마 마법협회에서 보내준 하위 마법사들이 골렘에 눈이멀어 온몸을 받쳐 열심히 가르친다는 것이 다행이다. "참! 내가 지시한 대장간은 제대로 준비되고 있는거야?" "네, 거의 완성되었습니다. 이제는 대장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모집하기만 하면 됩니다." 나는 영지내에 대규모의 대장간을 만들라고 지시하였다. 1만여명의 노예들이 사용할 마법무구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드워프들에게 부탁하면 그들이 만들어 주겠지만 그렇게 하고싶지 않았다. 사람들을 고용하여 만들어도 되는데 굳이 드워프들에게 부탁하고 싶지가 않은 것이다. "많은 자금을 써도 되니까 대장간에서 최소한 5년 이상을 일했던 사람으로 찾아야만 해." "알겠습니다. 그런데 영주님 다시 말씀드리지만 무기를 대량으로 구입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에이미는 나의 지시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노예들이 사용할 무기들을 대량으로 구입하면 되는데 굳이 직접 대장간까지 만들어 제작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에이미의 말도 일리는 있지만 내가 만들려고 하는 것은 특별한 물건이야. 무기만 만들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야. 나중에 알게되면 놀라게 될거야." 나는 에이미에게 대장간에서 일할 사람들을 대거 모집하도록 지시하였다. 사실 대장간에서 일할 사람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많은 고용비와 높은 대우를 해준다고 약속하면 오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노예들에게 지급할 무기를 제작할 대장간을 준비하면서 나는 라이아에 사업을 벌려야만 했다. 나의 영지에서 벌어들이는 수익금은 그 금액을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불어나고 있었다. 종이공장, 피륙공장, 육류공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나판매소까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마나판매소의 경우는 에이미의 예상을 깨고 엄청난 수익금을 올리고 있었다. 귀족들이 그 수를 헤아릴수 없으리만치 많은 노예를 데려와 신청을 하였고, 대상인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모두들 확실히 이용하기 위해서 1서클의 마나를 자신들이 소유한 노예에게 베풀기를 원했다. 일부 그렇지 않은 특이한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노예들로 하여금 신청하였다. 마나판매소에 신청자가 100명이 되었을 때 나는 그 신청자들이 원하는 대상자들을 영지로 데려와 1서클의 마나를 가두어주고 곧바로 돌려주었다. 100명에게 1서클의 마나를 만들어 주었고 나는 그 대가로 무려 1000만 포르라는 거금을 얻게 되었다. 노예로 계산하여도 무려 2천명에 해당한다. 아니 지금은 노예의 가치가 하락했으니 2천명 보다도 더한 값어치였다. 귀족들이 골렘을 더욱더 보유하고 싶은 욕심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너무 많은 자금이 내게로 유입되자 나는 걱정이 되지 않을수 없었다. 본래 경제적 이론으로 따지만 자금이 한 곳에 몰리게 되면 그것은 위험을 초래한다. 결국 내가 벌어놓은 돈을 환원시키는 사업을 펼쳐야하는 해프닝을 벌려야만 했다. 마나판매소가 귀족들에게 너무 인기를 끌어들인 탓이다. 골렘의 가치를 생각할 때 당연히 예상한 일이었지만 그 예상을 벗어나서 발생한 일이다. 내가 라이아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환원시키는 일중에 가장 많이 투자한 것은 신전이다. 라이아에는 여러가지의 신전이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그 무엇도 사람들의 신임을 얻지 못했다. 좋은 일들을 많이 하였지만 먹고살기 힘든 사람들에게 마음을 얻기란 힘든 일이었다. 또한 신전은 자금사정으로 인해 예전부터 외면을 받았던 것이다. 신전이 사람들에게 봉사를 하려고 해도 자금이 없어서 그 규모가 작았던 것이다. 나는 라이아에서 봉사를 꾸준히 해왔던 신전을 찾아가 그들이 라이아에서 봉사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해 주었다. 물론 자금을 이용해 자신들의 배를 불린다면 처절히 응진한다는 협박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자금을 지원하는 신전에는 몰락 귀족을 등용하여 신전에서 엉뚱한 일을 하지 않도록 감시하게 하였다. 라이아에 여러 신전들은 봉사활동을 어떻게든 크게 벌이려고 노력하였다. 어차피 자금은 나에게서 나가는 것이었고 그들로서는 이럴 때 사람들이 자신들의 신전에 많이 찾아오도록 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신전들의 활동이 활발해지자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이 한층 낳아지기 시작했다. 최소한 이제는 사람들이 굶어죽을 정도의 비참한 생활이 되면 신전에 찾아가 도움을 청하는 것이었다. 신전에서는 그런 사람들은 내몰지 않고 나에게 받은 자금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신전의 믿음을 전파하였다. 신전을 이용해 자금을 환원하는 것도 내게로 몰리는 자금을 환원시키는데 역부족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벌이는 사업들을 축소시키면 그것이 더욱 혼란을 야기시킬 것이 분명했다. 나는 신전의 도움을 주는 것 이외에 좀더 많은 자금을 환원시키는 일을 해야만 했다. 나는 라이아 전체에 수많은 교육기관을 만들고 사람들을 무료로 배울수 있도록 조치하였다. 주로 평민들의 문맹을 탈출시키기 위해서 벌인 것이다. 의외로 많은 자금이 이것으로 환원되어서 나를 기쁘게 하였다. 사람들에게 글을 가르치기 위해선 그것을 가르칠 사람이 필요했고 글을 아는 사람들은 엄청난 돈을 주고 고용해야 했다. 또한 배울 장소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만들어야 했으니 많은 자금이 소요되었다. 교육기관이라고 하지만 단순히 글만을 가르치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평민들의 엄청난 호응이 뒤따랐다. 사람들은 자신이 글을 모르면 그 자식에게 배움의 길을 활짝 열어준다. 라이아의 전체 사람들중에서 문맹은 너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평민들은 읽고쓰는 사람을 단순히 많이 배운 사람으로 취급하고 있으니 얼마나 배움의 길이 어려운지 알수 있다. 평민들중에 글을 배우려고 오는 사람들은 그 수를 헤아리기도 힘들었다. 교육기관에 이어 나는 도서관을 무료로 운영하기도 하였다. 라이딘에는 포나드 페이런씨가 운영하는 하나뿐인 도서관이 있었는데 그것을 구입한 것이다. 포나드씨는 예전에 내가 책 4만권을 필사하기 위해서 만났었기 때문에 구면이었다. 포나드씨의 도서관 설립 목적은 신분에 제한없이 누구나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으나 형편상 지금까지 그렇게 해오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나의 제안을 피할 수 없었다. 내가 도서관의 운영자금을 마련해 주고 그는 무료로 도서관을 운영하는 것이다. 신전의 활성화, 수많은 교육기관의 설립 그리고 도서관의 무료운영 이외에도 크고작은 일들을 벌였다. 내게 너무 많은 자금이 유입되지 않기 위해서 벌여야만 하는 일이었다. 내가 행한 일들이 촉매가 되어 라이아의 발전이 더욱더 가속력이 붙기도 하였다. 이제는 상업의 발전이 폭발하는 지경에 이르러 많은 위험이 따르는 다른 나라와의 거래도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곳 행성은 5개의 제국과 8개의 왕국 그리고 11개의 소국으로 이루어져 있다. 11개의 소국중의 대부분은 제국의 식민지가 되어있는 상태이다. 식민지가 되지 않은 소국들은 그럴 가치가 없거나 어떤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라이아는 카토루 제국 이외에도 다른 제국이나 왕국에 상인들의 왕래가 시작한 것이다. 식민지 소국에서는 함부로 상인들이 다른나라에 드나들 수 없었지만 카토루 제국에 내전이 발생하여 식민지의 관리가 소홀한 것을 틈타서 이루어지는 현상이다. 황궁에서도 상인들의 그러한 행동을 막으려고 했지만 돈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쫓아가는 사람들이라 누구도 막을수 없었다. 라이아의 변화가 서서히 카토루 제국에 이어서 다른 제국과 왕국 그리고 소국에까지 소문이 퍼져나갔다. 결국 카토루 제국에서는 또다른 귀족들을 파견해 라이아의 황궁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라이아의 변화에 주축이 되었던 골렘의 기술을 이전받으려는 행동이었다. 또한 다른 나라의 첩자들까지 라이아에서 종종 발견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나는 라이아의 이런 변화를 막아야만 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나의 영지에게로 피해가 닥쳐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골렘 다음으로 벌어진 일들이 나에 대한 것들이다. 나를 만나고 싶다는 사람들이 줄을 지었다. 다른 제국이나 왕국의 귀족들은 물론이고 대상인들 또한 만나기를 원했다. 하지만 나는 그 모든 만남을 거절하였다. 나는 모든일을 내가 주도해야만 직성이 풀리지 누군가에 의해서 행동하는 것은 참을수 없는 일이다. 수많은 일들을 처리하는 동안 나의 여섯 명의 노예들은 지하 실험실에서 자주 시간을 보냈다. 마법물품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그곳에서 나올줄을 몰랐다. 그나마 식사시간은 제때에 맞춰서 나오는 것이 다행이었다. 뷰티는 가끔 언니들이 만든 마법물품을 가지고 내게 자랑하기도 한다. 노예들은 이제 간단한 마법물품을 어렵지 않게 만드는 실력을 가지게 되었다. "뷰티야 재미있니?" "앗, 주인님" 나는 노예들의 지하 실험실에 오랜만에 들어왔다. 여기저기 실험을 했던 흔적이 많이 보이고 있었다. "뷰티는 무엇을 만들려고 하는거야?" "마법검이요. 검에서 마법이 나갈수 있게 할거에요." 나의 질문에 뷰티가 결의에 찬 모습으로 대답했다. 뷰티의 오른손에는 조각칼이 들려 있었고 왼손에는 목검을 들고 있었다. 목검에는 조잡한 마법수식이 반쯤 새겨져 있었다. "그런데 목검이네?" "나무가 마법수식을 새기기 쉬워서요." 나는 뷰티의 대답에 어의가 없었다. 수식을 바라보니 뷰티의 말대로 검에서 마법이 시전될 것이다. 하지만 나무가 손상도지 않도록 하는 마법수식을 첨가하지 않았으니 한 번 마법이 시전되면 목검까지 파괴될 것이다. 아마도 그것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나보다. "뷰티야 목검으로 만드는 이유가 고작 새기기 쉬워서야?" "나무가 아닌 검들은 너무 단단해서 마법수식을 새기지 못하겠어요." 뷰티는 말을 하면서 옆에 세워진 검을 바라보았다. 뷰티는 마법검을 만들기 위해서 철검까지 구해왔는데 철검에 마법수식을 새길수가 없었다. 최소한 대장간에서 일하는 사람의 실력은 되야 검에 마법수식을 새길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나무에 마법수식을 새기는 중이었던 것이다. "뷰티야 나무로 마법검을 만들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이 무엇인줄 아니?" "모르겠어요. 무엇인데요?" 뷰티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검이 마법을 견뎌낼 수 있느냐하는 것이야. 네가 마법수식을 새기고 있는 검을 바라보렴. 마법이 전개되면 검이 견딜수 있겠니?" "아차!" 뷰티는 내말을 듣고서 이해했는지 자신의 머리에 꿀밤을 주고서 한숨을 쉬었다. "다시 해도록 해봐. 검을 보호하는 마법수식이 첨가되면 무서운 마법검이 탄생할거야." "네, 주인님" 뷰티는 어렵사리 새긴 마법수식이 물거품이 되자 힘이 빠졌다. 조각실력이 뛰어나지도 않은 뷰티가 목검에 마법수식을 새겨넣는 일은 매우 힘들었던 것이다. 하루종일 고생한 작업을 또다시 해야한다고 생각되니 암담할 뿐이다. "퓨티야 힘내." 뷰티는 나의 말을 듣고서도 목검만 뚤어지게 바라보았다. 노예들의 마법물품을 보면 나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수 있다. 통신 돌맹이를 만들겠다고 조각공구를 들고 돌맹이에 마법수식을 새기는 레이니, 종이에 열심히 적어가며 마법수식을 계산하는 뷰티, 바닥에 어설픈 텔레포트 마법진을 그리는 메이 등을 볼수 있었다. "모두들 자신이 만드는 것을 가져와." 나는 노예들이 열심히 계산하거나 만들고 있는 것을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잘못된 부분을 여러곳 발견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마법사들이 마법물품을 만들 때 가장 실수하는 부분은 마법수식을 계산하는 부분인데 나의 노예들을 그렇지가 않았다. 뷰티의 경우처럼 수식의 계산이 아니라 기본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아서 생기는 실수들이 대부분이었다. 노예들의 수식계산은 평행우주 건너편 31세기의 수학을 기초로 하였기 때문에 실수가 적었던 것이다. "좋아지고 있으니 조금만 연습을 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거야. 메이, 베이지 그리고 뷰티는 6서클의 마법을 모두 익히는 것을 잊으면 안돼. 알았지?" "네, 주인님" 메이, 베이지 그리고 뷰티가 씩씩하게 대답하였다. 나이가 어린 노예들은 아직도 6서클의 마법을 마스터하지 못햇던 것이다. "너무 오랜동안 실험실에서 보내는 것은 좋지 않아. 그러니 영지를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아." 노예들은 이곳으로 이사온지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컨틴젼시 마법을 익힌후에 마법물품을 만드는데 시간을 보내느라 영지를 구경하지 못했다. 영지에는 노예들이 많아지면서 여러가지 건물들이 들어섰기 때문에 많이 변해 있었다. 노예들의 실험실을 둘러보고 방으로 돌아와 명상의 시간을 보냈다. 만약 보통 인간이었다면 이곳 행성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살했을 것이 분명하다. 내가 그렇지 않은 이유는 수련을 통해서 강한 영혼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똑똑똑. 즐거운 명상의 시간은 에이미의 방해로 깨어졌다. 노크만으로 에이미란 사실을 아는 이유는 나의 노예들은 칼루이 숲의 집에서 나와 함께 생활했기 때문에 노크하고 들어오지 않는다. 자신의 방에 가는데 노크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말이다. 노크에 대한 개념은 알지만 나의 방에는 노크하고 들어오지 않는다. 즉, 저택에서 노크할 사람은 에이미 한 명 뿐인 것이다. "무슨 급한 일이길래 그렇게 헐떡이는 거야?" 에이미는 노크를 하자마자 곧바로 문을열고 들어왔다. 얼굴에는 땀까지 흘리며 안색까지 창백한 것을 보니 급하긴 했나보다. 에이미는 그동안 나의 영지의 업무를 처리하면서 저런 모습을 자주 보였다. 그녀로서는 내가 행하는 모든 일들이 놀라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영주님 큰일났어요!" 에이미는 자신이 낼수있는 최대한의 목소리로 소리치고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무슨일인데 그래?" "그린레이트 제국에서 카토루 제국을 침략했어요." 에이미는 할말을 다하고는 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영주님 전쟁이라니까요!" 에이미는 나의 시큰둥한 반응에 정말이지 답답한 마음을 금하지 못했다. 전쟁이 일어나면 수십만명이 죽는 것은 물론이고 주변 나라에까지 혼란이 생기기 때문에 관심을 갖어야 마땅하다. 더욱이 라이아는 카토루 제국의 식민지 소국이라 아주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많은 사람이 죽겠군." "영주님!" 나의 무관심한 태도에 에이미는 화가 치밀어 오르는지 자신의 가슴을 내리치며 말했다. "에이미는 걱정할 필요없이 자신이 하고있는 일만 열심히 하면 되는거야. 카토루 제국이 약해져서 잘만 이용한다면 라이아가 좋아질수도 있을거야." "카토루 제국에서 엄청난 병력을 우리나라에 요청할 것이 분명해요. 그런데 걱정이 안되겠어요?" 에이미는 자신의 생각과 반대되는 이야기를 내가 하자 앞으로의 일을 말해주었다. 카토루 제국에서 자신의 식민 소국에 전쟁을 빌미로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다. 많은 병력과 자금 등 라이아의 황궁에서는 지금쯤 귀족들을 모집하려고 난리가 났을 것이다. "황궁에서는 난리가 났겠군." "난리 뿐만이 아니라 모든 귀족을 불러들이고 있을 겁니다. 영주님도 당장 황궁에 가보셔야 해요. 영주님은 라이아에 두 분만이 존재하는 8서클 마법사이니까요. 또한 라이아에서 가장 많은 자금력을 동원할 수 있기도 하죠." 에이미는 내가 취해야 할 행동을 조리있게 말해주었다. "에이미도 나와 함께 가야할테니 준비해." "저까지 황궁에 따라갑니까?" 에이미는 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황궁에 들어가 돌아다닐 수 있는 신분도 아닐 뿐더러 가서 할일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엄청난 귀족들이 황궁에 많이 있을텐데 그 사이에서 에이미는 명함조차 내밀수 없을 것이다. "요즘 외부에 알려지기를 칼루이 영지 관리자가 에이미라고 소문이 났으니 모두들 에이미를 알아볼거야." "실질적으로 영주님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영지를 관리하셨잖아요." 에이미는 라이아에 소문이 왜 그렇게 났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사실상 에이미가 나의 지시로 모든 업무를 처리 하다보니 라이아에는 칼루이 영지의 관리를 에이미가 하는 것으로 소문이 났다. 실제적으로 영주가 영지의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는 매우 흔치 않은 일이다. 대부분 영지의 업무는 몰락귀족을 고용하거나 인척들을 이용해 관리하고 있다. "당장 오늘부터 에이미가 칼루이 영지의 관리자가 되는거야. 그럼 되는거지?" "영주님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에요? 저는 지금까지 영주님이 시킨 것만을 했잖아요." 에이미는 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앞으로도 그렇게 나를 도와주면 돼. 그냥 사람들에게는 에이미가 관리하는 것으로 하자는 거지. 사람들에게 시달리는 것은 귀찮거든. 에이미 알았지?" "지금까지 해왔듯 영주님이 시키는 것만을 하면 되는 거죠?" "그래. 지금처럼 내가 시키는 것만을 하면 되는거야." 에이미는 말을 하면서도 어리둥절 하였다. 나는 에이미를 재촉해 외출 준비를 하라고 시켰다. 그리고 실험실에 쳐박혀 있는 노예들을 불러 외출을 준비하였다. 외출준비를 하는데 필요한 것은 옷밖에 없었다. 하지만 황궁에 들어가기 위해선 귀족을 나타내는 옷을 입어야만 한다. 평소에 편리한 옷을 입다보니 평민차림이기 때문이다. 에이미와 단둘이 황궁의 근처로 텔레포트 하였다. 황궁의 안으로는 결계로 인해서 텔레포트 할수가 없기 때문에 근처에 도착해 걸을 수밖에 없었다. 라이딘은 평소와 다름이 없었지만 황궁의 근처에는 매우 복잡한 상황이었다. 전쟁소식이 아직까지 평민들에겐 알려지지 않았고 그저 귀족들에게만 알려진 것이다. 조만간 정세에 빠른 상인들이 눈치챌 것이고 그러면 평민들도 알게된다. "무슨 일이십니까?" 경비병은 에이미와 나의 옷차림을 보고 함부로 말하지는 못하지만 중요한 귀족도 아닌 것 같아 특이한 목소리 톤으로 말했다. 대부분의 귀족들은 마차를 끌고 들어갔지만 나의 경우는 노예까지 두고 에이미와 단둘이 왔으니 보기에 매우 처량했다. 옷차림은 귀족인데 마차 뿐만 아니라 시중드는 하인이나 노예까지 없는 모습인 것이다. "여기 확인하면 될 것이네." 나는 아공간에서 칼루이 영주를 뜻하는 증명서를 보여주었다. 황궁에 들어가기 위해서 항상 이런 절차를 겪어야 하는 신세가 짜증스러웠다. 다른 귀족들은 권력을 위해서 황궁에 수시로 들락거리니 구태여 확인절차를 겪지 않는다. 하지만 나처럼 황궁에 드나드는 일이 거의 없으면 이렇게 신분을 확인까지 받아야 하는 것이다. 특히 황궁은 이런 경비업무가 철저히 이루어지기 때문에 더욱 심하다. "아이구 영주님 죄송합니다. 들어가십시요." 경비병은 증명서를 받자 확인하고 바로 돌려주었다. 그로서는 사실 증명서가 가짜라 하더라도 감히 그것을 확인할 배짱이 없었다. 어차피 들어가서 또다시 확인을 거치니 여기서 귀족의 심기를 건드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감사합니다." 나는 그냥 뻣뻣히 걸어 들어가는데 에이미는 경비에게 인사를 하고 나를 따라왔다. 일반적이진 않지만 황궁의 경비중에 몰락귀족이 있기도 하다. 검술 실력이 좋아서 황궁에 소속되는 경우가 종종 존재하기 때문이다. 황제가 있는 곳으로 가기도 전에 수많은 귀족들을 볼수 있었다. 여기저기서 전쟁에 대해서 많은 말들을 하며 정보를 교환하고 있었다. 이런 중대한 일에는 귀족들의 신경이 곤두선다. 이럴 때 능력있는 귀족들은 엄청난 권력을 움켜잡기도 하며 반대로 권력에서 밀려나는 귀족도 생긴다. "무슨 얘기가 나오든 케디네 재상측을 따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게 무슨말인가? 그러다 잘못하면 다른 대귀족들에게 매장당하네. 재상측 보다는 케이지비 가문이나 베럭스 가문의 편에 서는것이 좀더 낳을 것이네." 나는 옆에서 두 귀족이 나누는 이야기를 들으며 한심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전쟁이 일어나 당장 라이아가 위협받게 생겼는데 이권다툼이나 하고 있으니 말이다. 간혹 주변에서 라이아를 걱정하는 귀족들이 있지만 그들은 대부분 아무런 권력도 없는 귀족들이었다. 황궁에서는 라이아의 정책결정에 어느정도 관여할 자격이 있는 사람만 회의실로 불러들였다. 그렇지 않은 귀족들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모두다 그것을 당연히 생각했다. 힘이 없으면 이런 중요한 회의에도 참석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회의실에 모인 귀족들은 무려 50여명에 가까운 인원이었다. 주위에는 황궁의 직속 근위대들이 무섭게 포진하고 있어서 평소의 회의와는 질적으로 달랐다. "급박한 사항이니 빨리 진행하도록 하겠소. 데이몬 기사단장!" 황제의 말에 데이몬 세이게르 기사단장이 황제가 앉아있는 근처로 다가가더니 멈춘 후 뒤돌아서서 귀족들을 바라보며 큰 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어제 밤늦게 그린레이트 제국의 엄청난 대군이 카토루 제국을 침략하여 사실상 전쟁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또한 카토루 제국에서는 저희 나라에 모든 병력들과 마법사들을 지원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카토루 제국에 파견되어 있는 마법사의 이야기로는 그린레이트 제국이 많은 준비를 한 후에 침략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린레이트 제국이 얼마나 많은 병력으로 카토루 제국을 침략했는지 파악이 안되고 있답니다." "오, 세상에" "정말이라니" "제국과 제국의 전쟁이라니 멸망이 일어나려고 그러나" 데이몬 기사단장의 말이 끝나자 50여명의 귀족들이 작은 입으로 많은 말들을 뱉어내었다. 귀족들은 작은 전쟁이라고 예상하며 찾아왔는데 기사단장의 말을 들어보니 예상과는 전혀 딴판인 것이다. 이것은 모두 멸망으로 갈수도 있는 전쟁인 것이다. 더욱이 카토루 제국과 그린레이트 제국에는 고위 마법사들이 상당히 있는데 잘못하면 대단위 마법이 수시로 펼쳐질 수도 있다. 평민들은 상상도 못하겠지만 귀족들은 교양으로 마법에 대해서 배우기 때문에 대단위 마법이 시전되면 어떤일이 발생하는지 자세히 알고있는 것이다. "카토루 제국에서는 모든 병력과 마법사들을 요청하는데 사실상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요. 좋은 해결책이 있는 사람은 말해보시요." 황제의 말이 끝나자 귀족들은 주위에 있는 다른 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오랜동안 대화가 이어졌고 황제가 귀족들의 행동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황제로서도 특별한 방법이 없는 것이다. 만약 라이아의 모든 병령과 마법사들을 카토루 제국에 보내게 되다면 제국에서는 라이아의 모든 병력과 마법사들을 그린레이트 제국과의 가장 치열한 전쟁터로 밀어넣을 것이다. 그리고 라이아의 모든 병력은 대부분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그렇게 된다면 라이아는 앞으로 소국이라도 부르지 못할 정도가 되어 경계선 하나 제대로 지킬 병력이 존재하지 않는 끔찍한 상황이 발생될 것이다. "황제폐하! 케이지비 가문의 안톤입니다. 만약 카토루 제국의 요청을 받아들이면 저희 나라는 살지도 못하는 곳이 되어버릴 것입니다. 카토루 제국과 협상하여 병력이나 마법사들을 반정도만 보내면 어떻겠습니까?" "안톤 미안한 일이지만 그것은 벌써 시도해 보았네. 내가 간절히 빌기까지 했지만 카토루 제국에서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우리의 병력과 마법사들을 희생해서 그린레이트 제국의 발을 묶어 시간을 벌려는 생각인 것 같네." 황제는 안톤 케이지비에게 말을 하면서 두 주먹을 움켜쥐었다. 통신구를 이용해 카토루 제국의 귀족과 협상을 하려 했지만 실패하였다. 황제가 라이아의 존망을 우려해 자존심까지 죽여가며 협상을 시도했던 것이다. 통신구 관리 마법사는 황제의 처절한 모습을 바라보며 눈물까지 흘리기도 하였다. "파블로 자네에게 좋은 해결책이 없겠는가?" 황제는 라이아에서 두 번째로 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베럭스 가문의 파블로에게 말했다. "제국과 제국이 전쟁을 벌이는 것이니 무사하긴 틀린 것 같습니다. 아마 아무런 상관도 없는 왕궁이나 제국까지 피해를 입을 것입니다. 제국 정도는 되어야 그린레이트 제국과 카토루 제국의 전쟁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라이아의 운명이 다한 것 같습니다." 파블로가 마지막으로 뱉은 말에 모든 귀족들이 약간 공포에 젖었다. 라이아가 카토루 제국의 식민지이니 조만간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이다. 당장 그린레이트 제국에서 암살자를 보내 귀족들을 살해하는 상황이 발생될 수도 있다. 라이아에는 부정적인 단체가 없지만 제국의 경우는 많은 암흑길드가 존재한다. 그중에 가장 무서운 것이 암살길드인데 전쟁이 일어날 때면 이들의 활동이 매우 활발해진다. 파블로의 말에 충격을 먹은 귀족들은 이제 자신들의 이권을 차리기보다 어떻게 하면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였다. 하지만 제국과 제국의 전쟁은 이미 발생된 일이었고 식민 소국이라는 라이아의 존재는 그것을 피할 방법이 없었다. '내가 나서야만 하는 것일까?' 나는 어쩔줄 모르는 귀족들과 프라오 황제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카토루 제국에서 요청한 것이면 나까지 제국과의 싸움에 참가해야만 하는 것이다. 나도 8서클 마법사로서 알려졌고 강한 전력이나 다름없으니 말이다. 나는 직접적으로 나의 손에 피를 묻히고 싶은 마음이 눈꼽만치도 없다. 더욱이 나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이들을 위해서 말이다. 특별히 나의 영지를 침범하지 않는 이상은 상관하고 싶은 생각이 없지만 지금의 상황이라면 나까지 휘말릴 것이 분명하다. '귀찮은 일을 피하려면 어쩔수 없겠군. 에휴' 나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피폐해진 황제와 귀족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황제폐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귀족들이 열심히 해결책을 찾기위해 부단하게 떠드는데 나의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 모든 시선이 내게 집중되었고 프라오 황제 또한 나를 바라보았다. "칼루이 영주 무슨 생각이 있는 것이요?" "제게 좋은 해결책이 있습니다." 황제는 다른 귀족들과 다르게 나에게 약간의 반존대어를 써주었다. 다른 귀족들보다 나를 좀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말로서 드러나는 것이다. 회의실에 있는 귀족들 모두가 그것을 당연시 생각하고 있었다. 그만큼 나의 존재는 귀족들에게 나름대로 인정을 받는 존재인 것이다. "어서 말해보시요." "라이아가 독립을 한다면 모든 것이 해결됩니다." 또박또박 울려퍼지는 나의 말에 황제를 비롯해 귀족들까지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다. "아니 그것이 말이 되는거요? 나중에 전쟁이 끝나면 우리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거요?" "어차피 라이아의 모든 병력과 마법사들이 카토루 제국에서 그린레이트 제국을 막기위해 죽음을 맞이하면 망하는 것은 피차일반입니다. 하지만 독립을 한 후에 그린레이트 제국이 압도적으로 승리한다면 우리가 안전할 기회도 생깁니다. 그리고 황제폐하에서 말씀드리지 않은 것이 있는데 저는 얼마전 마법사들이 그토록 열망하고 있는 9서클에 올라섰습니다." 나는 황제를 바라보며 하고싶은 말을 모두 꺼내놓았다. "칼루이 영주 그것이 정말이요? 마법사들이 꿈꾸면서도 불가능에 가깝다는 9서클을 마스터했다는 것이 정말이요?" "그렇습니다. 황제폐하!" 황제는 나의 말을 듣고서도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귀족들은 황제보다 더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황제는 재상을 통해서 내게 1만장의 스크롤을 구입하면서 마법사로서 아주 천재적인 능력을 알고는 있었지만 빠르게 9서클까지 오를줄은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자신이 늙었을 때나 칼루이 영주가 9서클이 되리라 짐작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세상에 이런 경사가 일어나다니." 황제의 중얼거리는 말소리는 회의실에서 듣지않은 사람이 없었다. 회의실은 전쟁으로 인해서 암울한 분위기를 탈피하고 나의 9서클의 달성 축하장소로 변하였다. 소국에서 9서클의 마법사가 등장하는 것은 라이아가 식민지라 하더라도 모든 곳에서 대단하게 생각할 것이 분명하였다. "황제의 말씀이 있겠습니다. 모두들 조용히 해주시요." 기사단장 데이몬이 나를 축하하는 귀족들을 조용히 시켰다. "칼루이 영주 진심으로 축하해요. 이것은 라이아의 영광이기도 한 중대한 일입니다. 칼루이 영주는 아마도 라이아의 모든 백성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황제폐하!" 프라오 황제는 내게 반존대어가 아닌 완전한 존대를 쓰면서 나의 위상을 드높였다. 어느 나라에서도 9서클 마법사는 그만한 대접이 있기 마련이다. 설사 제국의 황제라고 해도 9서클의 마법사는 황제에 버금가는 권력과 부가 따른다. 귀족이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모두들 나의 결정에 따랐으면 좋겠소. 칼루이 영주의 말마따나 우리가 카토루 제국에 병력을 파견한다면 라이아가 어떻게 변할지는 여러분이 알 것이요. 차라리 이틈에 라이아 백성이 모두 원하는 독립을 해보도록 합시다." 귀족들은 황제의 말에 깊은 감명을 받은 표정이었다. 모두들 라이아가 카토루 제국의 요청을 받아들이면 어떻게 될지는 상상만으로 알수 있었다. 어차피 식민지로 살고있는 것보다 더욱 패망할 것이라면 독립을 위해 마지막으로 발악하는 것도 괜찮은 것이라 생각하는 분위기였다. 귀족들의 용기에 나도 거들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 누군가가 라이아를 침공한다면 내가 직접 카토루 제국이든 그린레이트 제국이든 9서클의 메테오(Meteor) 마법으로 초토화를 시켜주겠다고 약속하겠소!" 귀족들은 나의 말을 듣고서 황제의 이름을 연호하며 마음가짐을 다졌다. 다른 나라의 누군가가 이 모습을 바라본다면 소국의 마지막 발악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황제나 귀족들이 내가 9서클 마법사란 것을 말만 했을 뿐인데 그대로 믿어준 것은 신분이라는 것 때문이다. 귀족은 그 어떤 경우가 있어도 이름과 명예를 걸고서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만약 귀족의 이름으로 거짓을 말한다면 라이아의 모든 귀족들이 용서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확실히 하기 위해서 황제와 귀족들의 앞에서 9서클의 마법사가 된 것을 증명해야만 했다. 내가 펼쳐보인 것은 타임스탑(Time Stop) 마법으로 일정한 공간의 시간을 멈추게 하는 마법이다. 나는 귀족중의 한 명에게 마법을 시전하였고 모든 사람이 움직이는 가운데 그 사람만의 시간이 멈추게 되었다. 회의실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신기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몇번 더 펼쳐보여야만 했다. 귀족들은 말로만 듣던 9서클의 마법을 보고서 감동에 취하였다. 타임스탑 마법은 9서클의 마법중에 가장 적은 마나를 소모하기 때문에 쉽게 펼칠수 있었다. 하지만 공격마법의 경우에는 혼자서 펼치기가 힘들 정도였다. 보통 9서클의 공격마법을 펼치기 위해서는 고위 마법사가 여러명 함께 보조해 주어야만 한다. 하지만 나같은 경우는 9서클의 복잡한 마법수식도 간단히 계산할 수 있기에 혼자서도 문제가 없었다. "모두들 라이아가 독립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을 말해보시요." "먼저 영주들의 모든 병력을 모아..." 내가 9서클의 마법사란 것이 증명되어 귀족들의 마음이 들떠있을 때 황제는 그토록 염원했던 독립을 위해서 여러가지 정책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귀족들도 독립을 위해 기꺼이 많은 것을 약속하였으며 나는 독립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귀족들도 피같이 여기는 돈을 황궁에 빌려주기로 하였다. 사실 돈 문제는 귀족들에게 민감한 사항이라 황궁과 조심스럽게 협상을 하였다. 독립을 하기 위해서 많은 것이 회의실에서 결정되었고 당분간 귀족들은 황궁에서 안전하게 지내기로 결정하였다. 전쟁이 일어나면 암설자들이나 첩자들이 드나들테고 황궁이라면 마법의 결계도 있으며 경비 또한 엄중하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곳이었다. 하지만 나는 황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영지에서 지내기로 하였다. 황궁에서는 라이아의 독립을 위해 모든 일들을 일사천리로 진행시키기 시작하였다. 라이아를 감시 및 관리하기 위해 머물고 있던 나도이 가문의 캠블과 골렘기술을 얻기 위해 황제를 압박하던 마르티 알리스 등을 비롯해 모든 카토루 제국의 귀족들이 추방되었다. 카토루 제국의 귀족들은 추방당하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려고 했지만 자신의 목숨이 위험해 질 것을 염려해 함부로 반항하지는 않았다. 라이아에 머물던 외부 귀족들이 모두 추방되어진 후에 황궁에서는 라이아의 독립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 카토루 제국에서 라이아 식민소국을 대상으로 그동안 행해왔던 부정적인 것들을 알리며, 더이상 제국의 행태를 묵과하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라이아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있는 칼루이 영주인 내가 9서클의 마법사가 되었다는 것도 함께 발표되었다. 라이아의 모든 백성들은 황궁에서 발표한 내용을 듣고 가슴이 시원해지는 기분을 느끼는 동시에 걱정스러운 생각을 하였다. 사실 라이아가 독립된다면 엄청난 세금이 줄어들 것은 당연하니 누구나가 원하고 있다. 하지만 독립을 하려면 그만한 힘이 따라줘야만 하는 것이다. 독립이 발표되면서 사람들은 무엇인가 믿고 의지할 것이 필요했다. 다행히 내가 지원한 신전의 활동이 라이아 백성들의 안정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라이아에서 일부 사람들이 특이하게도 나를 의지하려 들기도 하였다. 내가 9서클의 마법사란 것이 발표되면서 카토루 제국에서 나를 무서워하여 라이아로 침략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카토루 제국에도 한 명만이 존재하는 9서클의 마법사가 라이아에도 한 명이 있으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귀족들까지 9서클의 마법사가 얼마만큼의 파괴력을 내는지 대충이나마 짐작하고 있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카토루 제국에서 행했던 모든 부정적인 일들이 공개적으로 발표되면서 백성들의 사이에서 제국의 반감이 증폭되었다. 제국의 힘이 무서워 감히 말하지 못하던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비밀을 폭로하기 시작한 것이다. 제국의 반감이 생겨나자 라이아의 독립추진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기 시작했다. 백성들의 호응이 높으니 모든 일들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황궁에는 라이아의 중요한 귀족들이 지내고 있었으며 차츰 수도를 중심으로 엄청난 병력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소국이라 제국이 침략할 경우 그것을 대처하려면 모든 병력을 황궁에서 직접 관리해야만 했다. 병력을 분산 배치하면 약한 병력이 더욱 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결국 황궁의 근처에 모든 라이아의 병력이 대기하다가 무슨 일이 발생하면 출동하자는 계획을 수립하였다. 황궁과 귀족들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골렘들은 전쟁을 치루기 위하여 도로정비에 나섰다. 황궁의 병력이 라이아 어디든 곧바로 출발할 수 있으려면 넓은 도로가 필수적이다. 카토루 제국에서 당장은 그린레이트 제국과의 전쟁에 정신이 없겠지만 약간의 여유가 생기면 라이아에 쳐들어 올 것은 자명하다. 도로를 만들기 위해서 귀족들의 골렘이 모두 동원되었다. 생각외로 도로는 순식간에 완성될 수 있었다. 단지 스톰 골렘이 계속해서 밀고 지나가기만 하면 마차가 지나갈 수 있는 도로가 생겨나는 것이었다. 황궁에서 황제와 귀족들이 라이아의 독립을 위해서 수십 아니 수백가지의 정책을 펼치는 동안에 나도 영지를 위해 가만히 있을수는 없었다. 앞으로 라이아가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르는 상황이다. 라이아가 잘못되어도 나는 영지를 보호하기 위해서 특단 조치를 취해야 했다. 에이미는 내가 지시한대로 영지내에 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대장간을 준비하였다. 나는 에이미에게 대장간에서 일하기로 한 사람들을 모두 불러들였다. 대부분 엄청난 고용비에 현혹되어서 온 사람들이라 뛰어난 실력의 장인들은 아니었다. 뛰어난 장인들은 돈에 얽매여 이렇게 따라왔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게는 이들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나는 칼루이 영주요." 나는 돈에 현혹되어 앞에 늘어서있는 대장간의 장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만약 내가 이들이 필요하지만 않았다면 당장 영지 밖으로 쫓아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노예들에게 지급할 무기를 만들 사람이 필요하다. 이들이 나의 노예들에게 무기를 만들어 주어야만 한다. "안녕하십니까? 영주님" "처음뵙겠습니다. 영주님" 에이미가 어디선가 고용해 온 40명이 대장장이들이 나에게 머리를 숙이며 인사를 하였다. "나는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니 지금 여러분을 고용한 이유를 말하겠소. 당신들은 내가 설계한 것을 그대로 만들어 주기만 하면 될거요. 지금 나눠주는 것을 보고 의문점이 있으면 질문하시요." 나의 말이 끝나자 에이미는 나의 지시로 준비해 두었던 종이들을 40명 모두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종이에는 내가 1만여명의 노예들에게 지급할 공포스런 무기가 그려져 있었다. 1m 가량의 금속막대에 복잡한 마법수식이 그려진 모습이다. 외향만 보아서는 누구도 무기라고 생각하기 힘들겠지만 자세한 것을 알게된다면 모두들 깜짝 놀랄 것이다. "영주님 죄송합니다만 이것이 무엇인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대장장이중 한 명이 설계도에 대한 것을 물었다. "그것은 활이며 합성궁이라고 하는거요." "이것이 활이라구요? 단지 막대로 보일 뿐인데 활이라니 무슨 말씀이십니까?" 에이미를 비롯해 모든 대장장이들이 나의 입을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렸다. 대장장이들은 대부분 무기를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검, 도, 창, 활, 건틀릿, 방패, 갑옷 등 수많은 종류를 만들어 보았지만 자신들이 받아든 종이에 설계된 모습의 활은 처음 보는 것이라 궁금중이 일었다. "내가 완성된 합성궁을 보여줄테니 한 번 보도록 해보시요." 나는 아공간에서 완성된 마법무구의 합성궁을 꺼내었다. 1m 길이의 금속막대의 모습에 막대에는 복잡한 마법수식이 그려져 있었다. 나는 막대를 모두에게 보여주고는 아공간에서 줄을 꺼내어 막대의 끝에 줄을 묶고 반달 모양으로 막대를 휘게 만들었다. 그리고 묶은 줄은 반대편 끝에 팽팽하게 묶어서 활의 모양으로 완성시켰다. "어떻게 금속막대가 저렇게 휘어질 수가 있는거지?" "유연성이 대단한 금속이군." "무슨 재질인지 대단해." 대장장이들은 내가 들고있는 활을 바라보며 감탄을 하였다. 내가 들고있는 활은 합성궁으로 평행우주 건너편의 역사에 등장했던 활이다. 총이 나오기 이전까지는 장거리 무기중에 가장 강력한 능력을 발휘하며 유목민들이 사용하던 활이다. 합성궁의 특징은 평소에 막대처럼 가지고 다니다가 시위줄만 걸면 강력한 활이 되는 것이다. "영주님이 손에 들고계시는 합성궁이라는 것을 저희가 만들어야 하는 것인가요?" "그렇소." 나는 대장장이의 질문에 대답하였다. "영주님 죄송하지만 저희들로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영주님이 가지고 계신 활은 제 눈으로 보기에도 금속으로 보입니다. 금속에 유연성을 가지도록 하는 기술은 대장장이 사이에서도 배우기 어려운 것으로 저희들에겐 불가능한 일입니다." 대장장이들은 내가 들고있는 합성궁을 바라보며 만들지 못한다는 것을 피력하였다. "당신들은 설계된 그대로 주조 방법을 이용해 똑같은 모습으로 만들어 주기만 하면 되는거요. 알겠소?" "주조로 말씀입니까?" 나의 말에 대장장이들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주조는 대장장이 기술중에서 가장 하급으로 취급되며 굳이 대장간에서 수년동안 일하지 않은 사람들도 만들수 있는 방법이다. 주물형태를 만들어 금속을 녹인 액체를 채워넣으면 되는 간단한 기술이다. 주조로 만들어진 물품은 금속중에서 가장 강도가 약하여 무기로는 절대 만들지 않는다. "이해를 못하는 것 같은데 알아야 할 사항이니 말해주겠소. 설계도에 자세히 보게되면 막대 중앙에 그려진 이상한 그림이 있는데 그것은 마법사들이 마법물품을 만들 때 사용하는 것이요. 당신들이 설계도에 그려진 그림을 막대 중앙에 그려넣으면 마법으로 내가 들고있는 활처럼 유연성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특수한 기능까지 갖게되는 것이요." "이것이 마법무구입니까?" 대장장이들은 나의 말을 듣더니 깜짝 놀랐다. 대장간에서 일하는 대장장이의 원대한 꿈이 있다면 그것은 마법무구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그저 금속이 휘어져 활처럼 되는 것이 신기하게 생각되긴 하지만 특별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저런 신기한 무기쯤은 라이아에서 용병들이 종종 가지고 다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들고있는 단순한 활이 마법무구라고 생각하자 모두들 눈이 휘둥그래졌다. "합성궁이라 하는 거지. 1서클의 마법사가 사용할 수 있고, 화살이 1km까지는 거의 직선으로 날아가며 곡선을 이용한다면 최대 3km까지 날아갈 수도 있지. 또한 활에 1서클의 공격마법을 주입하면 마법이 화살에 전달되어 3km까지 곡선이 아닌 직선으로 날아가며 어떠한 것이라도 파괴되는 마법무구지." "세상에" "마법무구라니..." "단순한 막대모양일 뿐인데." 대장장이들은 자신들이 받아든 설계도와 내가 들고있는 합성궁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감탄하였다. 영주가 자신들에게 쓸데없이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을 뿐더러 이들은 영지에 왔을 때부터 영지의 모습에 놀라워 하였다. 하지만 지금에 비하면 그 놀라움은 비교할수 조차 없었다. "설계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막대 중앙에 자세히 그려진 그림이요. 그것이 마법무구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니 똑같이 만들어 주시요. 설사 금속이 질이 나쁘다거나 막대의 길이가 잘못 되어도 상관없으니 그렇게 알고 있으면 될거요." "주조 방법을 사용한다고 하셨으니 형틀만 완성되면 하루에 1천개를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대장장이들은 내가 요구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일이라 빠르게 만들어 줄 것을 약속하였다. 그들은 내게서 자신들이 만드는 것이 마법무구란 사실을 알고서 행운이 찾아왔음을 느꼈다. 대장장이들에게 마법무구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단지 단순한 막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말이다. "영주님 이것이 단순한 활이 아니고 마법무구였습니까?" 에이미는 자신이 대장장이들에게 나눠준 것이 마법무구의 설계도란 말을 듣고 어의가 없어졌다. 단순히 영주가 대장장이들에게 나눠주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들고 있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마법무구의 설계도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맞아. 강력한 마법무구지." "아니 그런 엄청난 마법무구의 설계도를 저런 사람들에게 보여줘도 되는 것입니까?" 에이미는 마법무구의 설계도가 외부로 유출되는 위험한 일이 초래될 것을 걱정하였다. 골렘의 경우처럼 라이아 전체는 물론 다른 곳에서 전파될 것이다. "에이미 걱정할 필요없어. 저 마법무구를 활성화 시킬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 하나뿐이야. 아무리 9서클의 마법사라 할지라도 절대 완성시킬 수 없어." 나는 에이미에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활의 중앙에 그려진 마법수식은 9서클의 엘프마법을 익힌 사람만이 활성화 시킬수 있는 수식이다. 이곳 행성에서 9서클의 엘프마법을 익힌 사람은 아마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몇백년의 시간이 흐른다면 칼루이 숲에서 살고있는 엘프마을의 카티오 엘프가 9서클이 될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그는 엘프마법으로 8서클까지 마스터 했기 때문이다. "그렇군요. 이것을 1서클의 공격마법을 익힌 노예들이 사용한다면 엄청나겠군요. 공격마법을 주입하여 3km까지 직선으로 날아가는 화살을 맞는다면 살아남지 못할 사람은 없겠군요. 마법을 주입하지 않아도 1km까지 직선으로 날아간다니 정말 대단한 활이네요. 이름이 합성궁이라 하셨나요?" "그래 맞아. 활의 장점만을 모아서 설계한 것이라 이런 특이한 형태가 되어버렸지. 평소에는 막대로 들고다니다가 시위만 걸면 무서운 활이 되는 거야." 에이미에게 내가 설계하였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평행우주 건너편의 역사기록을 참고하여 만든 것이다. 에이미는 합성궁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마법무구도 놀라운데 1서클의 마법사만이 사용할 수 있으니 설사 널리 알려진다고 해도 문제될 것이 없는 무구이다. "그런데 1서클의 마법사가 아니어도 사용할 수는 있나요?" "마법사의 경우는 1서클의 마법사만이 사용할 수가 있고, 그 외에도 대부분 사용할 수는 있겠지. 하지만 화살에 공격마법을 주입할 수가 없어서 단순히 멀리만 날아가는 활의 역할밖에 못할거야. 1서클의 마법사가 아니라도 1km의 거리까지는 직선으로 날아가니까 무서운 무기야." 에이미는 나의 말에 신기하게 생각하였다. 대부분의 마법무구는 오러를 사용하는 사람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오러가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마법무구를 사용하면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만든 합성궁은 마법사가 아니어도 뛰어난 활의 기능을 하는 것이다. "에이미 합성궁 말고도 노예들에게 하나 더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 있어." "무엇을 말입니까?" 에이미는 내게 대답하면서 궁금해 하였다. 노예들에게 마법무구를 지급하려고 하는 영주는 아마도 나밖에 없을 것이다. 에이미는 내가 무엇을 만들려고 생각하는지 호기심이 생긴 것이다. "합성궁과 마찬가지로 외부에 주문해서 이것과 똑같이 만들어 달라고 지시해." 나는 에이미에게 내가 노예들에게 지급하기 위해서 만든 두 번째의 마법무구 설계도를 건네주었다. 에이미는 설계도를 받자마자 한참이나 바라보았지만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저 눈의 시력이 좋지않은 사람이 책을 읽기 위해서 발명된 물품과 비슷할 뿐이었다. "영주님 이것은 눈이 나쁜 사람이 쓰는 안경 아닌가요?" "그래 맞아." 나는 에이미가 설계도를 제대로 보았다고 생각하였다. 라이아에는 시력이 나쁜 사람들이 안경이라는 것을 착용하여 생활에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안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귀족들이나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안경에 필요한 재료가 아주 값비싼 특정한 광석에서만 축출되기 때문이다. "노예들에게 안경을 왜 지급하려고 하십니까?" "그것은 안경이 아니야. 직접 써보면 어떤 기능이 있는지 알수 있을거야." 나는 아공간에서 내가 노예들에게 주기 위해서 샘플로 만들어본 안경을 꺼내어 건네주었다. 에이미는 안경을 쓰더니 그저 뚜렷하게 사물이 보인다는 것을 제외하고 특별한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영주님 약간 잘 보인다는 것을 제외하고 아무렇지도 않은데요." "한 번 저쪽에 보이는 산을 집중해서 보도록 해봐." 나는 에이미에게 너무 멀어서 희미하게 보이는 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나의 지시에 따라 에이미는 멀리 있는 산을 집중해서 바라보았다. 잠시 후 그녀는 기절할 정도의 놀라운 것을 겪어야만 했다. "꺄아악!" 에이미는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산을 바라보다가 비명을 질렀다. 나는 그녀가 소리를 지르던지 말던지 조용히 바라보았다. "어쩜 이럴수가" 에이미가 놀란 것은 자신이 바라보는 산이 갑자기 눈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시 진정하고 다시 바라보자 산이 다가온 것이 아니라 안경을 통해서 멀리있는 사물이 가까이 보인 것 뿐이다. "영주님 어떻게 이런 것이 가능한 거지요?" "안경의 기능을 수천배 아니 수만배 확대한 거야. 안경의 옆 부분을 자세히 보면 복잡한 마법수식을 볼수 있을거야. 마법을 이용했기 때문에 가능한 거지. 이것을 손에 들고 바라보면 더욱 놀라운 것을 경험할 수 있을거야." 나는 들고있던 합성궁을 에이미에게 건네주었다. 에이미는 노예들에게 지급될 두 종류의 마법무구를 착용하고 그 기분을 만끽하였다. "앗! 이것이 무엇이죠?" 에이미는 내게서 합성궁을 받자마자 질문을 하였다. 에이미가 합성궁을 받는 동시에 에이미가 바라보는 특정 부분에 십자 모양의 표시가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신전에서 사용하는 십자 모양이 합성궁을 옮길 때마다 표시의 위치가 계속 변하고 있었다. "합성궁에서 화살이 날아갈 방향을 계산하여 표시하는 거야. 단순히 안경을 착용하여 합성궁을 들기만 하면 자동으로 화살이 나아갈 거리와 방향까지 계산해서 표시하는 것이라서 화살이 도착할 부분을 정확하게 표시하지." "정말인가요?" 에이미는 나의 말을 듣더니 합성궁을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며 직접 테스트 하였다. 또한 특정 부분을 집중해서 바라보며 합성궁을 조금씩 방향을 움직여 자신이 원하는 곳에 조준해 보기도 하였다. "에이미가 사용하는 두 가지의 마법무구를 1만여명의 노예들에게 지급할 생각이야. 그것만 완성된다면 감히 나의 영지에 쳐들어올 놈들은 하나도 없을거야." "영주님 정말 대단해요. 제국의 암살자들도 이런 무기는 없을 거에요." 에이미가 문득 암살자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 내가 만든 무기는 암살자들이 사용하기에 적합한 마법무구나 다름없었다. 1km까지 직선으로 날아가는 합성궁이지만 공격마법까지 주입하면 3km까지 직선으로 날아가며 화살이 날아갈 지점을 특수한 안경을 통해서 목표지점까지 겨냥할 수 있으니 대단한 마법무구가 아닐 수 없었다. "에이미가 쓴 안경은 망원안경이라는 거야. 10km의 거리에 있는 사람의 얼굴까지 식별이 가능한 기능을 가지고 있어. 내가 건네준 설계도가 망원안경의 설계도니까 그것은 안경을 만드는 곳에 가서 1만개 정도를 주문하도록 해. 어차피 내가 마법으로 완성하지 않으면 아무런 쓸모도 없는 것이니까 맡겨도 상관없어. 대장간은 앞으로 화살도 꾸준히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만든 거야." "그래서 대장간을 그렇게 많이 만들라고 지시하신 거군요." 에이미는 나의 설명을 듣고서 그동안 대장간을 왜 그렇게 많이 만들려고 했는지 이해되었다. 무기를 만들기 위해서 대장간까지 준비시키는 나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에이미는 내가 영지의 업무를 처리하는 것중에 설명하지 않고 행하는 것들이 많아 호기심으로 똘똘 뭉쳐서 생활한다. 내가 설계한 합성궁과 망원안경은 영지를 보호하기 위한 나의 극약처방이었다. 사실상 지금 설계한 무기는 그 위력이 너무 강하여 잘못 사용하면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해 낸 방법이 지문인식과 같이 한 사람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합성궁의 경우 망원안경만 존재하지 않는다면 멀리 날아가는 것을 제외하고 다른 무구와 다를바가 없다. 1서클의 마법사가 그걸 갖는다고 하여도 3km의 거리에 있는 사람을 겨냥할 수 없으니 효용이 없는 것이다. 또한 고위 마법사가 이것을 사용할 염려가 되어 마법사는 오직 1서클의 마나를 보유한 사람만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마법수식을 첨가하여 설계하였다. 즉, 합성궁이 망원안경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것이 만나지 않도록 원천 봉쇄한 것이다. 나는 망원안경에 골렘의 지문인식을 첨가하듯이 새롭게 홍채인식 마법수식을 첨가하였다. 1만개의 망원안경이 주문되어 돌아오면 엘프마법으로 모두 활성화시키고 곧바로 노예들에게 지급하도록 할 생각이다. 망원안경을 활성화 시키면 처음 쓰는 사람의 홍채를 인식하여 나의 노예를 제외하고 누군가가 사용하거나 혹은 유출될 수 없도록 철저히 관리할 계획인 것이다. 에이미는 라이딘의 귀족들이 안경을 만드는 곳으로 찾아가 내가 설계한 안경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였다. 귀족의 안경을 취급하던 곳에서는 에이미의 주문량과 특이한 형태에 안경 설계도에 황당하고 어의없어 했지만 무려 열배에 해당하는 돈을 지급한다고 하자 되도록 빨리 만들어 준다고 하였다. 특히 에이미는 안경을 만들면서 마법수식을 가리키며 잘못 새긴다면 돈을 환불한다고 위협도 하였다. 그녀로서도 망원안경의 마법수식 부분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고있기 때문이다. 귀족의 안경을 만드는 곳에서는 특이한 문양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정교한 장인을 불러 똑같이 새겨줄 것을 약속하였다. 에이미는 영지의 대장간에도 자주들려 내가 만든 설계도대로 합성궁이 만들어 지는지 확인을 하였다. 그녀도 1서클의 마법사이기 때문에 복잡한 마법수식은 몰라도 기본 수식을 알고있다. 내가 그려진 설계도대로 마법수식이 새겨졌는지 확인하며 점검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녀가 그렇게 열심히 관심을 보이는 것은 내가 설계한 마법무구가 어떤 것인지 직접 겪어보았기 때문이다. 에이미가 열심히 마법무구의 생산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골치덩이 문제를 안겨준 것도 있었다. 그녀는 내가 설계한 마법무구의 이름을 자기 마음대로 바꿔서 부르고 다닌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름이 대장장이들의 입을 타고 소문이 나서 결국 이름이 그것으로 바뀌고 말았다. 에이미는 합성궁을 칼루이 보우라고 부르며 망원안경을 칼루이 아이라 칭하고 다녔다. 사실상 그 이름들은 이곳 행성의 귀족들이 무구에 이름을 붙일 때 자주 사용하는 단어였다. 단지 앞에 나의 성을 붙인 것 뿐이다. 결국 나도 에이미가 호칭하는 대로 부를 수밖에 없어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 "영주님 칼루이 아이 1천개가 도착했습니다. 돈을 선불로 지급하니까 시일보다 빨리 만들어서 보냈습니다." "그래? 그럼 좀더 돈을 지급해서 빨리 독촉하도록 해. 카토루 제국이 이제는 병력을 모아서 그린레이트 제국과 맞서고 있으니 일방적인 그린레이트 제국의 기세도 약간은 수그러들고 있잖아. 조금만 시간이 흐른다면 라이아를 가만두지 않을테니 우리도 준비를 단단히 해둬야 한단 말이야." 나는 에이미가 바쁜 것을 알면서도 재촉할 수밖에 없었다. 일방적인 그린레이트 제국의 침략이 약간 스그러둘 분위기를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카토루 제국이 약간의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면 라이아처럼 작은 소국에 병력을 파견하여 그린레이트 제국의 침략을 돕지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보복할 것이다. "칼루이 아이는 돈만 두배로 더 지급한다면 지금보다 더 빠르게 완성시킬 것이 분명합니다." "그럼 잘됐군. 지금 당장 마법사들에게 노예들 1천명을 준비시키라고 전해. 칼루이 보우와 칼루이 아이를 활성화 시켜서 곧바로 지급할 생각이니까 말이야. 그리고 대장장이들에게 칼루이 보우를 1천개만 준비하라고 전하는 것 잊으면 안돼." "알겠습니다. 영주님" 에이미는 나의 말을 듣더니 내가 지시한데로 빠르게 영지의 일을 처리해 나갔다. 대장장이들에게 주조로 완성된 1천개의 칼루이 보우를 준비하도록 지시하였다. 칼루이 보우는 내가 지시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1만개가 모두 준비되어 있었다. 주조는 주물의 형태만 완성되면 종이공장에서 종이를 뽑아내듯이 마음껏 만들수 있는 것이다. 대장장이들이 칼루이 보우를 만든 후부터는 계속해서 화살을 만들고 있다. 노예들까지 동원하여 화살을 만들어 창고에 어마어마한 분량을 쌓아두고 있는 실정이다. 영지의 중심에는 종이공장이 있고 그 앞에는 넓은 공터가 있다. 그곳의 한쪽에는 1m 크기의 막대가 쌓여 있었고 그 옆에는 시력이 좋지않은 귀족들이 사용하는 안경이 있었다. 공터에 모여든 대장장이들은 부픈 기대의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었고, 1천명의 노예들은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영주님의 지시대로 노예들 1만여명 중에서 실력이 낳은 1천명을 대기시켜 놓았습니다." 노예들에게 1서클의 마법을 가르치는 마법협회의 하위 마법사가 내게 공손히 말하였다. 내가 9서클의 마법사라 이제는 마법협회의 마법사라면 나를 신이라도 된듯이 공손히 대한다. 더욱이 하위 마법사라면 두말할 나위도 없는 것이다. "컨틴젼시" 나는 칼루이 보우가 1천개 쌓여진 곳으로 다가가 그곳에 두 손바닥을 향하고 6서클의 컨틴젼시 마법을 시전하였다. 귀찮은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한 번에 모든 것을 활성화 시키려는 것이다. 6서클의 컨틴젼시 마법이 1천번 가량 시전시키는 위력을 발휘해야 했기 때문에 나의 신체에 존재하는 모든 마나가 손바닥을 통해서 순식간에 빠져나가도록 하였다. 마법이 시전되자 나의 신체에는 아무것도 없는듯이 마나가 존재하지 않게 되었고 마나가 없는 신체에 내공력이 메꾸어져 일순간 마나를 대신하기도 하였다. 또한 마나와 내공력이 신체에서 특이현상을 일으켜 신체가 충격받지 않도록 영혼력으로 보호해야만 했다. 나의 마법으로 1천개의 쌓여진 칼루이 보우가 모두 활성화 되기를 바랬지만 아쉽게도 500여개만이 활성화 되었다. 나는 신체에 마나를 대신해서 채워진 내공력을 마나로 전환하여 또다시 6서클의 컨틴젼시 마법을 시전하였다. 내공과 마나는 모두 자연의 기운이지만 그 성질이 다르다. 하지만 어느정도 임의적으로 성질을 바꿀수 있어서 마나가 없을 때 편하기도 하다. 환골탈태를 겪었기 때문에 신체의 기운을 임의적으로 성질을 바꾸기 쉬운 것이다. 6서클의 컨틴젼시 마법을 시전하고 마나가 고갈되면 휴식하며 마나를 보충하고 또다시 마법을 시전하기를 반복하며 칼루이 보우와 칼루이 아이가 모두 활성화 시키는데 한 시간이나 소비되었다. 내가 칼루이 보우와 칼루이 아이를 활성화 시키는 모습을 바라본 사람들은 그저 멍한 표정만 짓고 있었다. 마나를 느끼지 못하는 대장장이들까지 공기의 흐름이 이상한 것이 느껴질 정도였으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쉽게 알수 있었다. 대장장이들에 비해 1서클의 마나를 가지고 있는 노예들 그리고 하위 마법사들은 엄청난 마나가 느껴져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고 몸이 마구 떨리는 현상까지 경험하였다. 공포스러우면서도 매우 친근한 기분을 느낀 것이다. "에이미 이제부터 조심해서 나눠주도록 해야돼. 칼루이 보우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지만 칼루이 아이는 처음 착용하는 사람만이 사용할 수 있으니까 노예들에게만 지급하도록 해. 노예들을 가르치는 마법사들에게 주어도 상관은 없지만 그들은 2서클의 마법사가 된다면 그것을 사용할 수 없게되어 주지 않는편이 좋을거야." "알겠습니다. 영주님" 에이미는 지금 눈앞에 쌓여진 1천개의 칼루이 보우와 칼루이 아이가 얼마나 귀중한 마법무구인 것을 알기 때문에 조심해서 노예들에게 착용하도록 하였다. 칼루이 보우는 그저 가지고만 있도록 하였고 칼루이 아이는 집은 즉시 한 번 착용하라고 지시하였다. 외부 유출이 절대 있으면 안되기 때문에 나까지도 노예들이 칼루이 아이를 제대로 착용하는지 감시하였다. 두 가지의 마법무구가 1천명의 노예들에게 모두 지급되자 에이미는 먼저 칼루이 아이의 사용법을 설명해 주었다. 별다른 사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칼루이 아이를 착용하고 보고싶은 곳을 집중해서 바라보면 확대가 되어지는 것이다. 집중을 하지 않으면 본래 상태로 돌아오니 적응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에이미는 칼루이 아이를 당분간 착용하며 생활할 것을 말하고 노예들을 새롭게 관리할 사람을 소개하여 주었다. 그는 에이미가 외부에서 용병 생활을 하며 활로 이름을 날리긴다고 하여 공용한 것이다. 그는 노예들에게 활의 사용법을 가르쳐 주기로 하고, 엄청난 대가를 약속 받았다. 먼저 10만 포르를 지급해야 받을 수 있는 1서클의 마나를 신체에 가두어 주기로 했으며 마법무구 두 가지를 주기로 한 것이다. 용병은 당연히 에이미의 제안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용병이라면 꿈에 그리는 마법무구를 얻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골렘을 조종할 수 있는 1서클의 마법사가 될수도 있는 것이다. "영주님 믿어 주십시요. 제가 모든 노예들을 사냥꾼 못지않게 활을 쏠수 있도록 가르치겠습니다." 나는 에이미가 고용한 지크라는 용병을 바라보았다. 그는 오래전에 영지를 도착해서 하위 마법사들에게 1서클의 마법을 배우고 있었다. 영지에 오자마자 내가 1서클의 마나를 신체에 가두어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그에게도 칼루이 보우와 칼루이 아이도 지급되었다. "그럼 믿고 맡기겠소. 만약 노예들의 실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마법무구는 회수할테니 그렇게 알도록 하시요." "걱정하지 마십시요." 나는 지크라는 용병이 최선을 다해 노예들을 가르치도록 강압적으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지크에게 1서클의 마나를 신체에 갖게 해준 것만으로도 충분한 대가이기 때문이다. 지크는 1천명의 노예들에게 시위줄을 배급하기 시작했다. 칼루이 보우는 시위줄을 걸어야 활의 형태로 만들어지는 무구이기 때문에 현재 노예들이 들고있는 것은 그저 1m 길이의 막대일 뿐이었다. "영주님 1천명의 노예들은 1서클의 마법실력이 가장 뛰어난 것들이니 지크의 활솜씨를 빠르게 배울 것입니다." 나와 지크의 대화가 끝나자 에이미가 다가와 말했다. "앞으로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노예들이 빨리 무구들의 사용법을 익혀야 할텐데 말이야. 지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으니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지. 참! 지크를 도와줄 사람은 어떻게 된거야?" "아직까지 찾지를 못했습니다. 활을 무기로 사용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요." 에이미가 나의 질문에 대답하였다. 라이아에서 활을 무기로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활이 아무리 강해도 사람이 기본적으로 입는 보호장구를 뚫지 못하기 때문이다. 용병들이나 병사들은 대부분 몬스터나 동물의 강한 가죽으로 만든 보호장구를 입는데 그 가죽을 화살이 뚫지 못하는 것이다. 활로 몬스터 사냥을 하려고 해도 몬스터의 피부를 화살이 뚫지 못해서 무기로 취급받지 못한다. 지크와 같은 활의 명사수만이 약점을 찾아 명중시켜 무기로 활용하는 것이다. "지크가 1만명의 노예를 가르치기는 벅찰테니까 되도록 빨리 조치시켜." "알겠습니다." 에이미가 나의 지시에 대답하였다. 나는 지크가 1천명의 노예들을 향해 마법무구의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을 바라보았다. 지크에게는 그의 주변 노예들에게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리는 마법 목걸이가 착용되어 있다. 목걸이는 내가 지크에게 만들어 지급한 것으로 노예들이 마법무구의 사용법을 빨리 배울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만들어 준 것이다. 지크는 칼루이 보우와 칼루이 아이의 사용법을 가르치면서 두 가지의 무구를 스나이퍼 무구라고 불렀다. 또한 스나이퍼 무구를 가지고 열심히 연습하는 노예들을 스나이퍼로 지칭하였다. 지크는 주로 칼루이 보우의 사용법을 가르쳤다. 칼루이 보우에 시위줄을 걸어서 막대형태에서 활의 형태로 만드는 방법, 칼루이 보우를 쥐는 방법, 시위에 화살을 거는 방법, 활과 화살의 부위별 명칭, 화살을 쏘기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들 등 지크와 같은 활의 전문가가 아니면 가르치지 못하는 것들이었다. 지크가 칼루이 보우의 사용법 중에서 가르치기 가장 힘든 방법은 마법무구로서의 사용이었다. 칼루이 보우 자체가 시위에 화살만 걸어 사용해도 3km까지 날아가지만 내가 원한 것은 그것이 아니다. 칼루이 아이를 함께 사용하여 원하는 목표지점을 화살로 맞추는 것이다. 지크는 무구를 사용하면서 정말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활을 무기로 사용하는 사람이 화살이 어디에 떨어질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은 획기적인 일이다. 지크가 지금까지 용병들 중에서 활을 가장 잘 쏘는 사람이라고 불린 것은 화살이 떨어질 위치를 계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람의 방향, 활의 강도, 현재의 위치 등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마법무구는 그 모든것을 계산하여 칼루이 아이를 통해 목표지점을 표시해 주는 것이니 활을 약간만 다룬 사람이 사용하면 암살자보다 더욱 뛰어난 살인을 할수도 있는 것이다. 칼루이 보우는 3km의 지점에 있는 목표물도 맞출수 있다는 장점 이외에도 다른 능력이 있었다. 화살을 쏘기 전에 양 손에 1서클의 공격마법을 주입하면 그 공격마법이 화살에 담겨져 머무른다는 것이다. 공격마법이 화살에 머문 상태에서 발사되면 그 화살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다. 일반적으로 1서클의 공격마법은 근접마법이라 아무런 소용이 없다. 하지만 그것이 화살에 담겨져 발사되면 무엇이든 뚫어버리고 만다. 지크는 무구의 테스트를 위해서 양손에 1서클 버닝핸즈 공격마법을 칼루이 보우에 주입하고 발사하자 화살은 붉은 기운을 가지고 바위를 뚫어버렸다. 바위를 뚫었으니 갑옷이나 방패도 충분히 뚫고도 남을 것이다. 지크는 마법무구에 대한 끝없는 욕심이 생겼다. 무구를 얻기 위해서는 노예들의 무구 사용법이 익숙해져야만 했다. 지크는 노예들에게 자신이 알고있는 모든 것을 끄집어 내서 하나하나 가르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자신도 칼루이 아이의 사용법을 익혀야 했다. 활의 사용법은 약간만 연습하여 바로 적응했지만 칼루이 아이는 그렇지가 않았다. 정신을 집중하여 바라보면 특정 물체가 확대되고 잠깐 딴생각을 하면 확대기능이 풀어지는 것이다. ------ 카토루 제국은 본래 내전을 겪는 상황에서 그린레이트 제국의 침략을 받았기 때문에 그 피해가 상상하기 힘든 정도였다. 황궁은 결계로 보호되는 것이 일반적이라 침략당하지 않았지만 주변의 대귀족 영주성이 초토화 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였다. 또한 그린레이트 제국의 침략이 내전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그 피해가 막심할 수밖에 없었다. 카토루 제국에서 그린레이트 제국의 침략을 알아챘을 때에는 손을 쓰기엔 늦은 상태였다. 결국 카토루 제국은 자신들의 돈줄이나 다름없는 식민소국을 희생으로 삼아서 시간을 벌기 위한 계획을 실행하였다. 카토루 제국의 시간지연 계획은 라이아의 독립으로 그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카토루 제국의 식민소국은 라이아 소국과 수이 소국이 있다. 그린레이트 제국의 시간을 벌어준 것은 수이 소국이었다. 하지만 라이아 소국이 병력을 보내주지 않아 생각만큼의 시간을 벌어주지를 못했다. 하지만 카토루 제국은 수이 소국이 시간을 벌어준 것으로 병력을 모아서 그린레이트 제국의 침략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그린레이트 제국 또한 카토루 제국의 상당한 지역을 접수하게 되자 무리하게 침략하지 않고 빼앗은 곳을 그린레이트의 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 이루어졌다. 카토루 제국의 중심부까지 침략한다면 그린레이트 제국 또한 전쟁을 치루기 위한 물자의 확보에 어려움이 벌어질 경우를 걱정한 것이다.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중 하나가 전쟁물자의 확보이기 때문이다. 그린레이트 제국에서 카토루 제국을 침략한지 한 달이 지났을 때 서로 대치상황이 이루어졌다. 당연히 그린레이트 제국의 입장에서는 전쟁 승리에 매우 흡족하는 분위기였고 이 상태로 전쟁을 중단하고 싶어했다. 더이상 전쟁을 치룬다면 여러모로 피곤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카토루 제국을 끝까지 말살하려 든다면 그린레이트 제국 또한 엄청난 피해를 감소해야만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토루 제국에서는 자신들의 땅을 빼앗기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끝없이 소모전의 전쟁이 동시다발적으로 넓게 퍼지고 있어서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었다. "황제폐하! 5만의 병력만 제게 주십시요. 당장 라이아 황제의 목을 베어 오겠습니다!" 카토루 황궁의 회의실에서 나도이 가문의 틸라크가 큰 소리로 말했다. "당신의 가문이 라이아를 제대로 감시했으면 이런일은 없었을 것이 아니요?" "뭐라고 했느냐?" 테일 가문의 파스키가 틸라크에게 항의했다. 나도이 가문은 식민 소국인 라이아를 감시하고 관리하는 것인데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틸라크는 파스키의 말에 화를 내고는 있었지만 맞는 말이기도 했기에 흥분만 할 뿐이다. 더욱이 나도이 가문의 캠블이 끊임없이 라이아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를 해왔지만 내전의 영향으로 신경쓰지 않았던 것이라 마음속으로 찔리는 감이 없잖아 있었다. "둘다 입닥치시요!" 카토루 제국의 황제인 게덴 하이드는 틸라크와 파스키의 말싸움을 저지시켰다. "지금 그린레이트 제국에 침략을 받아서 병력이 반이나 줄어들어 걱정인데 그런 별것도 아닌 일에 싸움을 해야겠소? 계속 그럴거면 당장 이곳에서 나가시요!" "자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황제폐하" 게덴 황제는 두 귀족을 조용히 시키고는 기사단장 라미에르를 바라보았다. 라미에르는 황제와 같은 성을 쓰는 인척으로 소드 마스터의 실력을 지녔다. 어릴 때부터 오러 마스터와 같은 기사들에게 배웠기 때문에 소드 마스터가 될수 있었다. 노력으로 되기 보다는 주위의 환경이 좋아서 쉽게 소드 마스터가 된 경우이다. "라미에르 보고해라!" "현재 그린레이트 제국에서는 침략한 지역에 눌러앉아 계속해서 소모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전쟁 물자에 미리 대비하고 있었는지 필요한 모든 물자가 원활히 지원되고 있습니다. 그린레이트 제국의 병력은 120만이었지만 지금은 90만으로 30만 가량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저희는 50만의 병력이 죽음을 맞이했으며 부가적인 것을 따져본다면 그린레이트 제국의 두 배에 해당하는 피해를 이었습니다. 병력의 경우 용병을 투입하거나 강제 징병한다면 문제는 없겠지만 그린레이트 제국에서 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 물러갈 생각은 절대 없는 것 같습니다." 라이에르 기사단장은 간단한 내용만을 말하였다. 귀족들의 경우 내전으로 인해 제국내의 여러곳에 첩자를 심어두었기 때문에 전쟁에 대한 내용을 대부분 파악하고 있으니 자세히 말할 필요가 없었다. "모두들 알다시피 내전을 틈타 제국이 침략했소. 내전이야 밥그릇 싸움이니 내가 상관할바는 아니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란 것을 여러분이 알고 있을거요. 제국의 병력이 무려 50만이나 잃게 되었으니 이것을 회복하려면 엄청난 시일이 요구될 거요. 더욱이 그린레이트 제국을 몰아내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요.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말들을 해보시요." 황제는 귀족들에게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물었다. "황제폐하! 당장 그린레이트 제국놈들을 몰아내야 합니다. 모든 병력을 총동원 한다면 몰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것을 말이라고 하는거요? 그렇게 된다면 그린레이트 제국이야 몰아낼 수야 있지만 우리의 병력도 대부분 잃게 될 것이요. 우리가 약해지면 그동안 우리가 압박하던 왕궁이 가만히 있으리라 생각하는 거요? 정말이지 그런 말도안되는 의견은 말하지도 마시요!" 황제는 파시스 가문의 그레이의 말에 화를 내었다. 게덴 황제의 속마음 또한 그레이의 생각처럼 당장 그린레이트 제국놈들을 몰아내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이다. 하지만 침략을 당했기 때문에 그 피해가 너무 큰 것이다. 병력은 둘째치고 각 지역에서 작은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었다. 카토루 제국이 50만의 병력을 회복하기 위해선 최소 1년은 족히 걸린다. 병사들을 모집하여 힘든 훈련의 과정을 거쳐야 제대로 된 병사라고 말할수 있기 때문이다. 그린레이트 제국을 몰아내기 위해서는 용병과 징병을 해야하는데 이 방법은 많은 문제점이 발생될 것이 분명하다. "황제폐하 제게 말할 기회를 주시겠습니까?" 황제의 언성으로 삭막한 분위기에서 티라미슈 가문의 지우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지우스는 회의실에 있는 귀족들중에 나이가 많은 편으로 말을 아끼는 편이다. 황제는 귀족들의 모습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지만 자신보다 나이가 많으며 수많은 경력을 가진 지우스에게 화를 낼수는 없었다. 지우스는 다른 귀족들과 다르게 오래전부터 자신이 직접 수많은 일들을 처리하여 전대 황제에게 인정을 받고 지금의 자리에 올라선 귀족이다. "지우스 좋은 생각이 있는거요? 있으면 말좀 해주시요." "황제폐하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들은 지금 침략한 그린레이트 제국을 방관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전면전을 펼치면 앞으로 상당한 타격을 받아 회복 불능에 빠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그린레이트 제국에게 끊임없이 소모전을 펼치면서 병력은 용병을 고용하거나 징병을 통하는 것으로 대체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 제국이 지금까지 펼치던 강경책에 비해서 약하긴 하지만 지금은 굳이 무리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희들의 식민지였던 수이 소국은 자신들의 5만 병력을 희생하여 시간을 벌어 주었지만 라이아 소국은 감히 독립따위를 한다고 발버둥 쳤으니 보복은 필수입니다. 하지만 당장은 그린레이트 제국의 일로도 벅차기 때문에 암살자를 파견하여 라이아 소국의 황제와 독립을 외치는 귀족들의 목숨을 모두 거두시어 여유를 갖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지우스의 말은 논리정연하고 모든 일을 연관시켜 해결책을 제시하였다. 그린레이트 제국은 당장 협상을 통해 침략한 땅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려고 하고있다. 하지만 카토루 제국은 이곳에서 당장 모든 병력과 물자를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전으로 들어간다면 그린레이트 제국도 부담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것을 노린 지우스의 계책은 황제는 물론이거니와 내전으로 싸웠던 상대편의 귀족들까지 훌륭한 생각이라 생각하였다. "소모전이라... 아주 좋은 방법이군. 티라미슈 영주 뛰어난 생각이요." 황제는 지우스의 말에 칭찬을 거듭하며 자잘한 세부정책을 논의하였다.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내전을 시작한 것이지만 모두들 한마음이 되어 이 난관을 헤쳐나가려는 모습은 열정적이다. 내전을 벌이며 서로 헐뜯던 귀족들이 머리를 서로 맞대고 의견일치를 보며 정책을 결정하리라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암살자를 보낸다는 생각을 하다니 지우스 당신은 계략의 천재요." 틸라크가 지우스의 방책이 마음에 든다는 말을 하였다. 캠블 나도이가 가문을 대표해 식민지인 라이아 소국을 열심히 관리해 주었건만 감히 식민소국 따위가 독립을 한다고 난리치니 미칠 노릇인 것이다. 더욱이 자신의 가문이 맡았던 소국이라 도저히 용서가 안되었다. 그나마 마음이 풀리는 것은 지우스의 의견에 따라 암살자가 라이아 소국에 파견되면 황제를 비롯하여 귀족들 모두가 죽을 모습을 상상하니 즐거울 수밖에 없었다. "잠시 참겠지만 그린레이트 제국놈들 두고보자." 게덴 황제는 그린레이트 제국을 상대하기 위해서 잠시 참으며 지우스의 방책대로 장기전을 펼치기로 하였다. 카토루 제국은 그동안 많은 병력을 이용해 힘으로 정책을 펼쳐나갔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병력이 없어졌기 때문에 다른 방도가 없었다. 그린레이트 제국의 미토스 황제는 갑작스러운 재상의 긴급한 요청에 어리둥절하였다. 전쟁도 이제는 방어전으로 전환하여 침략한 지역을 접수하기 위해서 많은 일들을 벌이며 모든 일이 순탄하게 돌아가는 상황이라 긴급할 일이 있을턱이 없었다. 더구나 카토루 제국의 병력 또한 첩자를 통해서 모두 파악하고 있는지라 같이 망하려는 분위기가 아니면 특별한 일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재상은 회의를 해야만 하는 중대한 사항이 있다며 황제의 허가도 받지않고 모든 귀족들을 긴급히 불러들였다. 만약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귀족들이 동의한다면 재상은 황제의 허가받지 않은 일처리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만 했다. "전투가 쉴세없이 벌어지는 곳에있는 나까지 불러들이다니 너무한 것이 아니요?" 기사단장 아리스터는 전쟁터에 있어야 할 자신이 황궁까지 왔다는 사실에 어의가 없었다. 크고 작은 전투를 계속해서 벌이는 중이라 매우 바쁜 나날이었다. 그런 와중에 황궁에서의 연락을 받고 마법사의 도움을 받아 곧바로 온 것이다. 전장에 익숙한 아리스터로서는 매우 화가난 상태였다. "아리스터 당신만 온것이 아니니 그렇게 티를 낼 필요는 없소. 전쟁에 필요한 물자를 지원하느라 눈코뜰세 없이 바쁜 사람도 왔으니 말이요." "흥!" 아리스터의 불만에 전쟁의 모든 것을 관리하는 사일런트 가문의 카르샤가 말했다. 그린레이트 제국은 상당히 체계적으로 전쟁이 수행되고 있었다. 사일런트 가문이 총체적인 것을 지휘하지만 전투만은 기사단장인 아리스터의 명령으로만 지휘되는 실정이다. 그러니 반목현상이 일어나지 않을수가 없었다. '전쟁터 가운데에 떨어트리면 무서워서 도망갈 놈 같으니라구.' 아리스터는 자신의 말에 불만을 표시하는 카르샤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은 평민의 신분으로 오직 실력을 갈고 닦아 이 자리에 올라섰지만 카르샤는 가문의 힘을 등에업고 지금의 자리에 올라선 것이다. 그렇다고 카르샤가 노력없이 지금의 자리에 올라선 것은 아니지만 직접적인 전투 지휘에 간섭하는 것에 분노하지 않을수 없었다. 아리스터와 카르샤의 신경전이 한 동안 계속되었고 그것을 말리는 귀족들은 아무도 없었다. 일단 두 사람은 제국에서 가장 큰일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이다. 바로 카토루 제국을 침략하고 쟁취한 지역을 그린레이트 제국의 지역으로 만드는 실력자들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에게 잘 보여야 나중에 전쟁이 마무리 되어 침략한 지역을 나누게 될 때에 유리한 입장이 될 확률이 높다. "두 사람 모두 그만두시요. 전쟁으로 인해 서로 피곤한 상태일테니 진정하고 재상을 기다리도록 합시다. 지금까지 재상이 나의 허가를 받지 않고 전쟁을 치루는 당신들까지 불렀으면 보통 일이 아닐 것이요." 결국 아리스터와 카르샤의 신경전은 황제의 간섭으로 멈추었다. 황제까지 재상을 기다리는데 귀족들이 왈가불가할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아주 묘한 대치상황이었다. 자신들을 불러들인 재상을 욕을해야 하지만 황제의 눈치를 보느라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황제폐하 이렇게 허가도 받지않고 이런 일을 벌여 죄송합니다. 여러분들에게도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조용한 분위기에 재상이 들어와 황제와 귀족들에게 용서를 빌었다. 재상은 너무도 바빠 황실의 예절은 모두 빼먹고 있었다. 먼저 황제에게 인사를 해야 했지만 너무도 중요한 일이라 생략하였다. 황제와 귀족들 일부가 눈살을 찌푸렸지만 재상의 뒤를 이어 대신들이 많은 종이뭉치를 가져오자 그것을 바라보았다. "모든 분들에게 나눠 드려라." "알겠습니다. 재상님" 재상의 뒤를 따라서 들어온 대신들이 재상의 지시에 따라 회의실에 있는 귀족들에게 종이들을 나눠주었다. 재상도 자신이 가지고 있던 종이를 황제에게 건네주었다. 재상이 들고있는 종이는 라이아 소국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제국이나 왕국에서 모두 사용하고 있다. 본래 라이아는 카토루 제국의 식민소국이라 상거래가 불가능하지만 일부 상인들이 돈되는 일이라면 뛰어들기 때문에 밀수를 통해 공급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라이아 소국에서 생산된 종이를 사용하는 것이 익숙하기 때문에 그것에 신경쓰는 사람이 없었다. "황제폐하 얼마전 카토루 제국을 침략하기 이전에 라이아 소국의 이상함을 보고한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황제폐하께서 라이아에 대한 것을 자세히 파악한 연유에 보고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 "내가 그랬었나?" 미토스 황제는 재상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황제는 아마도 소국 따위의 일이라 기억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라이아 소국에서 마나석이 없는 골렘을 상인들이 목격했다는 유언비어를 보고하자 폐하께서 그렇게 지시하셨습니다." "아니 그럼 소국 따위의 일을 보고하려고 우리를 모두 불렀단 말이요?" 아리스터는 재상의 말에 불만을 표시하였다. 재상이 오기 전부터 카르샤와 한바탕 했고 감정이 격해져 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기사단장 전쟁터에서 제국을 위해 열심히 싸운다는 것은 알고있소. 하지만 지금의 일도 그만큼이나 중대한 일이라 꼭 들어야만 하는 일이요. 그리고 우리가 침략할 당시 카토루 제국에서 식민소국의 병력을 불러들여 시간을 지연할 것을 예상했었소. 하지만 수이 소국만이 우리를 막아섰고 라이아 소국은 카토루 제국에 반기를 들고 독립을 한다고 말도 안되는 일을 벌인 것을 알 것이요." "소국놈들 따위야 무슨 일을 벌이든 우리가 상관할 이유가 없는데 왜그리도 관심을 갖는 거요?" 아리스터는 소국 따위의 이야기를 자꾸 꺼내는 재상이 이해되질 않았다. 사실 카토루 제국의 침략시에 라이아가 막질 않아서 모든 일이 쉽게 이루어진 경향도 없진 않았다. 예상한 것보다 쉽게 카토루 제국을 압박한 것이다. 대부분의 귀족들은 그 모든것이 아리스터의 능력으로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라이아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아리스터의 경력에 흠집이 되는 일이었다. 그러니 아리스터가 재상의 말에 화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우리가 그토록 무시하던 소국에서 9서클 마스터가 나왔다면 믿으시겠소?" "아니 그게 정말이요?" 재상의 말에 황제가 앉아있던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귀족들 또한 재상의 말에 얼굴 표정이 굳어버렸다. 지금의 자리에서 농담이 나올 자리가 아니니 진실일 것이다. "설마 그렇기야 하겠소? 8서클 마스터가 두 명이라 그럴 가능성은 없을텐데." "잘못 알고있는 것이 아니요?" 귀족들 몇명이 재상의 말에 토를 달았다. 사실 8서클 마스터가 9서클의 마스터가 되기 위해선 마법에 대한 정보를 많이 접해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선 8서클 마스터가 모여서 마법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 9서클로 가는 지름길인 것이다. 그래서 9서클 마스터는 제국에서 많이 등장하고 있다. 제국의 마법협회에서 마법수련을 하는 것이 고위 마법사로 가는 지름길인 것이다. 많은 마법정보를 접할수 있기 때문이다. "미안한 일이지만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믿었소. 하지만 라이아 소국의 황궁에 직접 파견되어 있는 첩자로 부터 얻은 정보이요. 라이아의 황제와 귀족들이 있는 자리에서 9서클의 마법을 보여주기까지 했소. 그러니 절대 거짓일 이유가 없는 거요." "그게 누구요? 소국 따위에 8서클 마법사가 두 명인 것도 놀라운 일인데." 아리스터가 재상에게 9서클의 마법사가 누군지 궁금하여 물었다. 소국에서는 대부분 7서클 마법사가 가장 강력한 마법사다. 소국에 있는 마법사의 수를 감안할 때 적당한 것이다. 하지만 라이아 소국에서 8서클의 마법사가 두 명을 보유한 것도 의외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놀랍지 않을수 없었다. "라이아 소국에서도 9서클 마스터의 진실한 나이를 모르고 있소. 이름은 기루 칼루이라고 하는데, 여러분이 지금 들고있는 종이를 만든 사람도 그 마법사라고 하더이다. 마법협회나 황궁에도 자세히 알려진 것이 없을 뿐더러 지금까지 황제에게 영지를 받고 그곳에서 나온 적이 거의 없다고 알려졌소." "혹시 다른 제국이나 왕국의 9서클 마법사가 라이아를 돕는 것이 아니요?" 아리스터는 재상의 말에 의구심이 들었다. 9서클의 마법사가 소국에서 나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모두들 알고 있듯이 9서클의 마법사는 모두 공개되어 있는 실정이요. 절대 그런일은 있을 수가 없소. 더욱이 첩자가 보내온 모습은 20대 초반의 모습이라고 했소." "늙은이가 아니란 말이요?" 아리스터는 자꾸만 재상의 말을 들을수록 농담이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재상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믿을수가 없는 것들일 뿐이다. 재상의 말을 듣고 있자면 인간세상에 절대 관여하지 않는 드래곤이 간섭하고 있거나 신전에서 말하는 신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였다. "모든 것을 분석했지만 새로운 9서클 마스터가 분명하오. 그것 보다도 더욱 중요한 일이 있으니 내가 말하는데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소." "미안하오." 재상은 자신의 말을 자꾸만 끊는 기사단장 아리스터에게 말했다. 아리스터도 자신이 계속해서 재상의 말을 끊었다는 것을 생각하고 사과를 하였다. 황제까지 있는데 자신이 많은 발언권을 행사한 것이다. 하지만 아리스터가 아니었다면 다른 사람이라도 질문할 사항이었기 때문에 적절히 질문을 했던 아리스터가 실수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저번에 말했던 마나석이 없는 골렘에 대한 이야기인데 알아보니 진실로 밝혀졌소. 방금 말했던 기루 칼루이라는 9서클의 마법사가 설계한 것이라고 발표되었소." "마나석이 존재하지 않는 골렘이라니..." "세상에 어떻게 그런 일이..." 재상의 말에 모두들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 전쟁터의 한 가운데에서 전투를 치루다 말고 불려온 아리스터와 전쟁물자를 보급하기 위해서 바쁘게 지내던 카르샤까지 재상이 회의실에 들어오기 전에 신경전을 벌였던 일이 매우 한심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세르몬 재상 그렇다면 라이아 소국이 우리보다 병력의 힘이 강하단 말이요?" 재상의 말에 미토스 황제는 전투골렘이 생각나서 소리쳤다. 마나석이 없는 골렘이라면 대량 생산을 하여 어마어마한 힘이 생기는 것이다. 그것이 진실이라면 라이아는 대륙의 모든 제국, 왕국 그리고 소국이 힘을 합쳐도 이기지 못할 강대국이나 다름없다. "미토스 황제폐하! 다행히 그 골렘은 전투로 사용되기엔 부적하답니다. 마나석이 있는 골렘과 다르게 마나를 모아서 움직이기 때문에 마나를 많이 소모하는 전투를 벌일수가 없답니다. 또한 전투골렘은 스스로 움직이지만 그 골렘은 1서클 이상의 마법사가 계속해서 수동으로 움직여 주어야만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정말 다행이군. 그런데 전투에 쓸모도 없다면 라이아 소국에서는 그것을 왜 만드는 것이요?" 황제는 물론이고 모든 귀족들이 재상의 말에 한시름 놓았다. 마나석이 없는 골렘이 전투적 가치까지 있었다면 그것은 상상하기도 끔찍한 일인 것이다. 이제는 마나석이 없는 골렘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재상을 바라보았다. "전투에는 쓸모 없으나 그 효용가치는 무한합니다. 기루 칼루이라는 9서클 마스터가 설계한 골렘은 두 종류인데 그 모습은 여러분에게 나눠준 종이에 그려져 있습니다." "이것이 골렘이란 말이요? 정말 끔찍한 모습이군." 황제는 물론이고 귀족들은 그제서야 대신들이 나눠준 종이에 그림이 그려진 부분을 바라보았다. 두 개의 골렘 그림에는 하체는 분명히 골렘인데 상체는 그렇지가 않았다. 하나는 기다란 막대의 끝에 그릇을 붙여놓은 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그저 넓직한 사각형 모양의 바위가 붙은 모습이었다. "라이아에서는 좌측의 그림을 마우스 골렘이라고 부르며, 우측에 있는 것을 스톰 골렘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그것은..." 세르몬 재상은 두 종류의 골렘이 어떻게 쓰이고 어느정도의 힘을 발휘하는지 설명하였다. 두 가지의 골렘이 무려 100명의 노예들보다 많은 일을 처리한다는 것을 듣는 황제와 귀족은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또한 라이아에 그런 골렘들이 넘쳐나 노예들을 대신하기 때문에 농노계층과 노예들이 필요없게 되었으며 계속해서 상인계층이 늘어나 라이아의 수도인 라이딘이 제국의 수도와 비슷한 크기로 발전하였다는 말에는 할말을 잃었다. 재상은 라이아에 대한 모든것을 대신들이 나눠준 종이에 적혀 있다고 말하며 그 모든 것을 포괄적으로 설명해 주었다. "소국 따위가 짧은 시간에 이렇게 변하다니."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하겠군." 라이아 소국의 변화에 대해서 재상이 말한 것은 극히 일부분이었다. 귀족들은 종이에 적힌 수많은 라이아에 대한 기록을 보고는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소국치고는 너무 발전이 빠르고 마나석이 없는 골렘도 문제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그린레이트 제국으로서는 카토루 제국에 모든 정책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일을 벌일 여유가 없었다. 만약 병력의 여유가 된다면 당장 라이아 소국으로 쳐들어가 모든 것을 빼앗겠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닌 것이다. "미리 조사를 했어야 됐는데." 미토스 황제도 라이아의 변화에 대한 재상의 말과 종이에 기록된 것을 읽고는 후회를 하였다. 미리 피할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식민소국이라 무시했던 결과가 지금 찾아온 것이다. 더구나 라이아 소국이 보유한 골렘기술이 다른 제국이나 왕국으로 넘어간다면 그린레이트 제국으로서도 위험한 일이다. 자신들이 갖지 못할 것이라면 남이 가져서도 안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미토스 황제폐하! 아직 말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더 있단 말이요?" 황제는 재상의 말에 혀를 찼다. 지금까지의 보고로도 뒤로 자빠질 일인데 더이상 무엇을 말한단 말인가. "라이아 소국에서는 독립을 스스로 밝힌 이후에 계속해서 황제를 만나고 싶다는 요청이 마법통신을 통해서 들어오고 있습니다. 연락을 취해온 귀족은 라이아의 재상 케디네라는 귀족입니다." "그것이 정말이요? 아니 그런 중요한 일을 왜 말하지 않았소?" 황제는 재상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황제는 자신이 말을 해놓고 멋쩍었는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재상은 라이아 소국의 내용을 계속해서 보고했지만 황제 스스로 무시한 것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사소한 문제를 야기할 상황이 아니라 그냥 넘어갔다. "어떻게 할까요?" "지금 당장 연락을 해서 만나준다고 하시요." 황제의 말에 재상은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황제는 문득 마법이 매우 편리하다고 생각되었다. 마법통신으로 어디서든 연락이 가능하며, 마법사의 도움을 받으면 못가는 곳이 없다. 단지 마법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존재가 귀족이라는 계층에게만 한정된 것이 심각한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황제와 귀족들은 재상이 라이아 소국의 재상을 데려올 것이라 생각하고 계속해서 기다렸다. 평소 다른 회의였다면 기다림에 지쳐 불만을 표시하거나 회의실을 박차고 나갔을 귀족들이었지만 지금은 절대 그럴수가 없었다. 라이아에 대한 엄청난 정보를 재상으로부터 들었으니 라이아으 재상을 통해서 직접 물어볼 것이 많은 것이다. 그동안 라이아가 카토루 제국을 돕지 않은 것에 신경쓰지도 않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라이아의 재상을 기다리면서 회의실에는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와 근위병이 배치되었다. 황궁의 내로 외부인이 들어올 경우 불상사를 대비하기 위한 조치이다. "황제폐하! 라이아의 재상과 귀족이 사신으로 도착하였습니다." 황제와 귀족들이 기다림에 지쳤을 때 재상이 회의실로 들어와 말했다. "당장 회의실로 들이도록 하시요." 재상은 황제의 지시에 밖에 대기하고 있던 대신들에게 황제의 지시를 알리고 기다렸다. 잠시 후에 라이아의 재상과 귀족 한명이 근위병에게 둘러쌓인 채로 회의실로 들어왔다. 제국의 황제가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외부인은 철저히 감시되어야 했기 때문에 약간은 험학한 분위기였다. 회의실에 근위병이 들고있는 무기는 매우 날카롭게 보이며 단번에 사람의 목을 칠것만 같은 창과 도가 적절히 혼합된 무기였다. "그린레이트 제국의 황제폐하께 라이아 소국의 케디네 재상이 인사올립니다." 미토스 황제는 케디네 재상의 예의바른 인사를 받았다. "그래 반갑소. 라이아가 독립을 하였다니 축하하오." "황제폐하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케디네 재상은 황제의 말에 공손히 대답하였다. "나를 만나고 싶어했다고 했으니 바로 말해주면 고맙겠소. 아시다시피 우리가 전쟁으로 매우 바쁜 것을 알고있으니 말이요." "예, 알겠습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린레이트 제국에서는 정보를 위해 각 나라에 첩자 정도는 있을줄로 압니다. 그러니 저희 라이아가 어떻게 변화되고 있었는지 모두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미토스 황제는 케디네 재상의 말을 듣고는 가슴이 찔렸다. 소국 따위라고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몇시간 전에 세르몬 재상의 보고를 듣고서 알아챘으니 말이다. "그렇지. 그린레이트 제국에서 모르는 것이 있을수가 없지. 라이아에서 마나석이 필요없는 골렘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소. 정말 축하할 일이요. 골렘에 대한 획기적인 발전이 아닐수 없소." "감사합니다. 황제폐하! 그럼 제가 이 자리를 요청한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라이아의 프라오 황제께서는 마나석이 필요없는 골렘기술을 가지고 그린레이트 제국과 협상을 벌이고 싶어합니다." 케디네 재상의 말에 미토스 황제는 물론이고 귀족들이 여러가지 반응을 보였다. 감히 제국의 황제 앞에서 자신의 황제를 높여 부르는 것도 그렇고 그까짓 기술을 가지고 협상을 부리려니 말이다. 그런 기술이야 첩자를 파견한다면 훔쳐오는 것은 어렵지 않은 기술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제국에는 라이아 소국보다 몇배나 많은 고위 마법사들이 있으니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케디네 재상의 말에 아리스터 기사대장이 말했다. "아마도 골렘기술은 그린레이트 제국의 고위 마법사분들이 시간을 두고 연구한다면 알아채는 것이 가능할 것입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니까요. 그것도 아니면 당장 라이아의 마법협회에서 훔치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그린레이트 제국의 고위 마법사들은 대부분은 카토루 제국의 침략을 위해 전쟁터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케디네 재상의 말을 이어지는 동안에 회의실에 분위기는 매우 험학하게 변했다. 너무 솔직하면 미움받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케디네 재상의 말대로 회의실에 있는 그린레이트 제국의 귀족들은 기술을 뺏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사신으로 케디네 재상과 함께 왔던 라이아의 대귀족 파블로는 죽을 맛이었다. 괜히 자원해서 재상을 따라왔나 싶은 생각이 머리속에 계속해서 떠올랐다. "허허 정말이지 날카로운 말이군. 우리가 거절할 것을 알면서도 왔다니 말이요.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오? 골렘기술을 다른 제국에서도 원할테니 말이요." "보나드 제국, 루이폰 제국 그리고 드레이얀 제국으로 가서 협상을 할 생각입니다." 케디네 재상의 대답에 미토스 황제는 속으로 당황함을 금치 못했다. 라이아의 골렘기술을 마법협회에서 연구해 알아내려면 많은 시간이 소비될 것이다. 훔치는 것 또한 마찬가지일테니 만약 그 이전에 다른 제국에 자신의 제국보다 골렘기술이 빨리 전달되면 큰일이 아닐수 없었다. 마나석이 없는 골렘이 작은 소국에 그렇게나 많은 변화를 가져왔는데 제국이야 두말할 나위도 없는 것이다. 미토스 황제는 급한 마음에 회의의 주도권을 잃고 먼저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골렘기술을 조건으로 무엇을 얻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요?" "라이아 소국의 독립을 그린레이트 제국에서 인정해 주시고, 저희를 다른 제국이나 왕국의 침략으로부터 보호해 줄 것을 약속해 주십시요. 또한 이전된 골렘기술로 만들어진 골렘을 다른 제국이나 왕국 그리고 소국에 판매하지 말것을 약속해 주십시요." 케디네 재상의 말을 듣고 황제는 곰곰히 생각하였다. 귀족들 또한 자신들끼리 토론을 하며 이해득실을 따지기 시작했다. 사실상 카토루 제국과 전쟁상황만 아니라면 라이아 소국 정도야 단번에 깔아 뭉기겠지만 지금은 그린레이트 제국의 처지가 그럴 상황이 아닌 것이다. 황제는 케디네 재상과 함께 온 파블로를 회의실에서 내보내고 귀족들과 상의를 하기 시작했다. "황제폐하! 골렘기술이 다른 제국에 넘어간다면 저희 제국이 위험할 수가 있습니다. 저희 제국은 지금 전쟁중이라 그 동안에 다른 제국이 발전된다면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 생깁니다." 세르몬 재상이 황제에게 말했다. "라이아 소국에서는 아마도 골렘기술을 저희 제국에 넘겨주어 카토루 제국이 망하길 기대하는가 봅니다. 그들로서는 카토루 제국에 약간의 여유만 생긴다면 상당히 위험하기 때문이지요. 당장 보복을 당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카토루 제국을 압박한다면 그런일이 생기지 않으니 말입니다." 카르샤 또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아리스터 당신도 의견을 말해보시요." "라이아 소국은 독립을 위해서 우리에게 접근한 것이 분명합니다. 당장 카토루 제국을 침략한 것이 우리이고 또한 우리가 강력해지면 그들로서도 좋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다른 제국도 무서워하기 때문에 우리와의 협상을 통해서 안전을 꾀하는 것입니다. 서로 좋은 일이니 협상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만약, 우리가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당장 다른 제국에 골렘기술이 전해져 우리가 위험해 집니다. 다른 제국에서도 골렘기술을 라이아에서 훔치거나 연구하겠지만 협상만 된다면 직접 기술을 이전받는 우리와 상당히 차이를 보이게되어 저희 제국의 발전이 빠를 것입니다." 황제는 기사단장의 의견까지 듣고서 생각에 잠겼다. 미토스 황제는 중요한 결정을 할 때면 언제나 눈을 감고서 조용히 생각에 잠긴다. 귀족들은 황제의 결정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일반적으로 정책결정은 황제와 귀족들의 상의해서 결정하는 편이지만 현재는 카토루 제국과 전쟁중이라 황권이 매우 강화된 상태라 황제가 결정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세르몬 재상 라이아의 재상과 귀족을 안으로 불러들이시요." "알겠습니다. 황제폐하" 세르몬 재상은 대신들에게 황제의 말을 전하였다. 잠시 후에 근위병들에게 둘러싸인 케디네 재상과 파블로가 또다시 회의실로 들어왔다. "라이아의 재상과 귀족은 들으시오. 라이아에서 원하는 협상에 응하기로 하였으니 오늘 당장 협상문서를 완성하고 자잘한 것을 결정하도록 합시다." "감사합니다. 황제폐하" 미토스 황제의 말에 케디네 재상은 기쁨을 감출수 없었다. 그동안 그린레이트 제국의 황제를 만나기 위하여 계속 요청을 하였지만 아무런 연락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오늘 만나게 되어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일이 처리된 것이다. 아마도 그린레이트 제국과 협상이 이루어진 것을 라이아의 황궁에 있는 황제와 귀족들이 알게된다면 기쁨의 함성을 지를 것이다. 카토루 제국과 그린레이트 제국의 전쟁이 끝난다 하여도 무사할 수 있는 가능성의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케디네 재상은 그린레이트 제국의 귀족들과 작은 일까지 협상을 벌였다.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라이아 소국의 독립을 인정하며 다른 제국이나 왕국이 침략하지 않다록 정치적 압박을 가하며 침략을 당하면 병력을 파견하여 도와줄 것을 약속하였다. 또한 협상에 대한 문서를 다른 제국과 왕국에 전달하는 것도 약속하였다. 그리고 라이아 소국은 다른 제국과 왕국에 골렘을 판매해도 되지만 그린레이트 제국은 절대 다른 제국이나 왕국에 골렘을 판매하지 말아야 하며, 생산된 골렘을 자국 내에서만 사용하기로 결정하였다. 즉, 골렘기술은 공동 소유하지만 외부에 대한 골렘의 판매는 라이아가 갖는 것이다. 그린레이트 제국도 다른 제국이나 왕국이 발전되기를 싫어하기 때문에 찬성한 것은 당연하다. 그린레이트 제국의 회의실에서 결정된 협상의 내용은 몇일 지나지 않아서 다른 제국과 왕국 그리고 소국에까지 전달되었다. 카토루 제국에서는 이 사실을 알고서 분개하였지만 전쟁을 치루기도 벅차 암살자를 라이아에 좀더 파견하는 것 말고는 다른 조치를 취할 여유가 없었다. ------ 라이아 소국과 그린레이트 제국과의 협상이 발표되면서 라이아는 대륙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였다. 작은 소국이 어떻게 제국과 협상을 벌였는가에 대한 의문도 함께 발표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동안 무관심했던 라이아에 많은 관심을 표명하였다. 마나석이 없는 골렘과 라이아의 상업이 대단하다는 정보들이 대륙의 모든 제국과 왕국에 흘러들어가면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상인들이 라이아로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물론 상인들은 모든 것을 믿지는 않았다. 단지 라이아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종이를 대량으로 구입하여 거래하려는 것이다. 그동안 라이아가 카토루 제국의 식민소국이라 밀거래를 해왔지만 이제는 독립이라고 했으니 안전하게 대량으로 물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라이아의 황궁에서 안전하게 지내던 귀족들은 자신들의 생각보다 일이 좋은 방향으로 처리되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귀족들은 골렘기술이 있어야만 라이아가 안전하리란 생각에 마법협회의 경비를 황궁과 비슷할 정도로 강화하였다. 라이아의 백성들 조차도 골렘기술로 협상을 벌여 그린레이트 제국으로부터 보호를 약속받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골렘만 바라보면 뿌듯함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칼루이 영주는 황제보다도 높은 존경을 받기에 이르렀다. 여러 제국과 왕국에서 라이아에 들려 대륙에 흘러다니는 정보가 사실임이 확인되자 라이아의 수도인 라이딘에 또다시 변화가 찾아왔다. 여러 계층의 이득을 위해서 길드가 우후죽순으로 창설되기 시작한 것이다. 라이아는 자체적으로 안전하기 때문에 많은 용병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다른 제국이나 왕국의 상인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그들을 호위할 용병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래서 다른 나라의 용병길드가 라이딘에도 분점을 개설한 것이다. 다른 나라의 상인길드 또한 생겨났다. 대륙의 용병들과 상인들이 모여든 것은 라이아에서 환영하는 입장이었다. 그들을 통해서 골렘에 대한 소문을 퍼뜨렸고 마법협회에서는 조금씩 골렘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상인들 또한 골렘에 대한 가치를 알아보고 구입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골렘을 대량으로 구입하려고 접근하는 나라도 있었지만 상인들 이외에는 거래하지 않았다. 마법협회에서는 여러 나라를 상대해야 했기 때문에 공정성을 유지해야 정치적인 문제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황궁에서 병력을 라이아 어디든 파견할 수 있도록 만든 교통로는 상인들이 이용하는 길이 되어버렸다. 라이아에 유입되는 사람들은 각계 각층으로 다양했지만 한 종류의 부류만은 특이한 취급을 받았다. 그것은 대륙의 1서클 마법사들이 대부분 라이딘으로 몰려든 것이다. 그들은 상인들이 골렘을 구입하면 그들과 계약하려고 찾아든 것이다. 1서클 마법사는 굳이 누군가에게 골렘 조종방법을 배울 필요가 없다. 그저 서번트 마법을 계속해서 시전하면 한 달이면 자유자재로 골렘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서클 마법사들은 라이딘에 와서 자신들이 광대취급을 받지 않는 사실이 감동을 받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들은 가슴을 펴고 자신만만하게 라이딘에서 지냈으며 골렘을 구입한 상인들은 하위 마법사를 고용하기 위해서 높은 대우를 약속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하위 마법사들은 라이아에 애착이 생기지 않을수 없었으며, 고위 마법사들 또한 골렘이 상당한 연구가치가 필요한 것이라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라이아의 새로운 변화에 황궁의 귀족들은 매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마법협회에서 꾸준히 생산되는 모든 골렘들이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기 시작했으며, 그것은 황궁의 재정확충에도 도움을 주었다. 골렘 이외에도 라이딘에 상인들이 모여들면서 상인들끼리의 정보교환 장소가 되었음은 물론이고 이곳에서 생산되지도 않는 물품인데도 상인들은 이곳에서 거래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라이딘이 팽창되면서 백성들은 생활이 윤택해지자 황궁의 귀족들은 존경을 받았다. 어느 나라든 귀족들이 존경받기는 매우 힘든 실정이다. 세금을 받아서 귀족들이 생활하니 관계가 원만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라이딘은 세금이 대폭적으로 줄어들었으며 수많은 신전이 활동을 벌이고 있어서 거지 또한 없었다. 이 모든것이 황궁에 머물고 있는 귀족들의 정책으로 이루어진 것이니 존경받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다. 라이딘에서는 귀족이 지나가면 일부 사람들은 고개까지 숙여 인사를 하는 모습을 쉽게 볼수 있었다. 귀족들은 사실상 자신의 밥그릇이 깨질 위험이라 독립을 택한 것이지만 모든 일이 이렇게 되어버리자 뿌듯하지 않을수 없었다. 라이아에 항상 좋은 일만이 발생되는 것은 아니다. 황궁에 많은 암살자들이 침투하여 귀족들과 대신들을 죽이는 엄청난 일이 발생되었다. 황궁에 마법결계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암살자들이 침투하여 대참사를 일으킨 것이다. 암살에 미리 대비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황궁에까지 암살자가 들어왔다는 사실에 모두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수십명의 암살자들이 황궁에 들어와 대부분 죽음을 맞이하고 몇명은 살아서 돌아갔다. 붙잡힌 암살자들은 끝까지 싸우다 죽었거나 자살을 택했다. 결국 단 한명도 사로잡지 못했지만 암살자들의 무기를 살펴본 사람들은 혀를 내둘렀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는 대부분 마법무구로 낮은 서클의 마법정도는 간단히 튕겨내는 대단한 것들이었다. 일부 마법무구는 고위 마법까지 방어할 수 있는 수준의 무구였다. 소수의 암살자들을 죽이기 위해서 황궁은 무려 100여명의 근위병이 죽었으며 일부 오러를 사용하는 황궁 소속의 기사들까지 죽음을 맞았다. 암살자들 일부도 오러를 사용하는 실력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라이아의 기사대장을 맡고있는 데이몬은 암살자들을 제압하는데 가장 큰 역활을 하였다. 오러 마스터의 실력이 마음껏 발휘된 것이다. 더구나 은신하지 못하는 암살자들이 아무리 강해도 인해전술에 당할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나마 암살자들이 위안을 갖는다면 많은 귀족들이 그들에게 죽었다는 사실이다. 황궁에 발생된 일은 라이딘에 거주하는 백성들의 분노를 갖게 만들었다. 그리고 황궁에 있었던 귀족들에 대해서도 많은 애도의 물결이 흘렀다. 와전된 사실이지만 백성들의 눈에는 황궁에 머무는 귀족들이 목숨을 받쳐 라이아를 지키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사실 황궁에 머무는 귀족들 대부분은 죽음이 무서워 머물고 있는 것이다. 독립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은 황제와 케디네 재상 그리고 대귀족 일부일 뿐이었다. 암살자들이 황궁에 난입한 사건 이후로 황궁에 목숨을 연명하기 위해서 머물던 귀족들은 생각을 고쳐먹었다. 수동적으로 독립을 위해 정책결정을 하던 귀족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이며 라이아의 발전에 상당한 도움을 주기 시작하는 것이다. 황궁에서 처리하는 일들은 손이 모자랄 지경이었지만 귀족들이 스스로 나서 도와주기 시작하자 상황이 변동되었다. 크고 작은 문제들이 하나둘 처리되며 라이딘에는 작은 일까지 안정을 찾았다. 다른 제국이나 왕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물밀듯이 몰려들어와 약간의 혼란함이 있었는데도 그것 마저 없어져 버렸다. 라이아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은 아주 이상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문제가 발생하면 황궁에 보고되고 그것은 곧바로 귀족들의 회의를 거쳐 빠르게 해결책이 제시되어 처리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일들은 귀족들의 능동적인 정책참여로 이루어진 일이다. 라이아가 독립하기 이전의 귀족들이라면 절대 이런일이 있을수 없겠지만 함께 지내면서 서로 유대감이 생겨 발생된 일이다. "황제폐하 시작하겠습니다." 케디네 재상은 황제와 귀족들을 바라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재상의 말에 귀족들이 대화를 멈추고 조용히 하였다. "먼저 암살자들로 죽은 귀족들의 영지는 인척이나 미리 선정된 사람으로 인계하였으며, 임명식은 생략하기로 귀족들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도주한 암살자들의 추적은 실패하였으며 중요한 귀족들은 대부분 황궁에서 지내기로 하였습니다." "오러를 사용하고 마법무구까지 가지고 있을테니 추적해서 잡을수는 없었겠지." 재상의 말에 황제는 한숨을 몰아쉬었다. 암살자들의 입장에서는 적은 수의 귀족들을 죽여서 억울하겠지만 라이아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엄청난 숫자의 귀족들이 죽은 것이다. "마법협회에도 암살자들이 침투하여 하위 마법사 몇명이 죽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마법협회는 골렘기술을 보호하기 위해서 항상 주의했기 때문에 피해가 적었습니다. 죽은 암살자들의 몸을 뒤져 조사하였지만 그들이 누구인지 알아내지는 못했지만 마법무구를 보유할 정도의 암살자들은 제국밖에 없는 것으로 판단되어집니다." "카토루 제국이군." 황제는 재상의 말에 당연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망할놈의 카토루 제국놈들 같으니라구. 오랜 세월동안 우리의 피를 갉아먹던 놈들이 이제는 죽이려고 들기까지 하다니. 그린레이트 제국에게 패망하였으면 좋겠군." "기사단장 오랜만에 시원한 말을 하는구려." 데이몬의 말에 케이지비 가문의 안톤이 맞짱구를 쳤다. 평소에 반목이 가장 심하던 귀족들이 요즘은 점점 친해지고 있으니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어리둥절할 정도였다. 라이아의 정책결정에 능독적으로 나서는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점점 유대감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케디네 재상! 암살자들이 판을 친다면 칼루이 영주도 위험하지 않겠소?" "칼루이 영주에게 황궁에서 지낼 것을 말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칼루이 영주는 영지내에 존재하는 노예들과 귀속관계를 모두 맺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그가 죽는다면 영지에 존재하는 공장이 모두 멈추게 되고, 그것은 라이아의 상업에 치명적인 문제를 가져올 것입니다. 결국 그가 암살자에게 죽는다면 9서클 마법사란 위명도 없어질 뿐더러 라이아의 상업중에 골렘부분을 제외하고 모두 위태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고집을 꺾을 사람도 없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을 뿐입니다. 빨리 라이아의 상업을 발전시켜 칼루이 영주가 운영하는 상점의 의존도를 낮추는 수밖에 없습니다." 프라오 황제의 말에 재상은 칼루이 영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이들이 칼루이 영주를 걱정하는 것은 아무리 9서클 마법사라 하여도 암살자들을 막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칼루이 영주가 걱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보유하고 있는 공장과 상점이 걱정되는 것이다. 황제와 귀족들은 칼루이 영주를 황궁에 머물도록 하여 그가 안전히 있어야 마음이 놓이는 것이다. 하지만 황제도 감히 명령을 내리지 못하는 9서클 마법사인 칼루이 영주가 영지에 있겠다고 하는데 누가 그를 설득한단 말인가. "칼루이 영주에 대한 것은 관여하지 말았으면 좋겠소. 우리가 그의 심기를 건드려 만약 그가 떠나기라도 한다면 매우 큰일이 아닐수 없소. 더욱이 요즘 다른 제국이나 왕국에서 높은 대우를 약속하며 칼루이 영주를 자신들의 마법협회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만나려고 하는 것 같지만 다행히 영지가 폐쇠되어 있어서 그러지 못하는 것 같소. 칼루이 영지의 근처에 있는 포니아 마을을 담당하고 있는 귀족에게 칼루이 영지로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도록 조치하시오. 칼루이 영주가 본래부터 영지를 폐쇠하고 있으니 그의 부탁을 우리가 들어주는 것 뿐이오." "알겠습니다. 영주님" 황제는 칼루이 영주의 일에 아무도 관여하지 못하도록 못박았다. 칼루이 영주 스스로도 영지를 폐쇠하고 조용히 지내고 있으니 굳이 귀찮게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더욱이 마법협회에 가입하기도 귀찮아서 거부하던 마법사이니 말이다. "칼루이 영주에 대한 것은 이것으로 마치고 제국의 전쟁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지?" "아무래도 카토루 제국이 예상을 뒤엎고 장기전을 펼치는 것 같습니다. 그린레이트 제국이 아무리 전쟁물자가 확보되었다고는 하지만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이 카토루 지역이니 아직은 카토루 제국이 불리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린레이트 제국이 불리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린레이트 제국의 승리로 이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벌써 그린레이트 제국에서는 저희들이 넘겨준 골렘기술을 가지고 골렘을 생산하여 1서클의 마법사들에게 조종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한 달만 지난다면 수많은 골렘들이 그린레이트 제국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고 그것은 카토루 제국에게 매우 좋지않게 작용할 것이 분명합니다." 재상의 말에 황제는 물론이고 귀족들까지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카토루 제국과 그린레이트 제국의 전쟁이 끝난다면 라이아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 되어버린다. 카토루 제국에서 약간의 병력을 파견하여 라이아를 침략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린레이트 제국에서 보호해 준다고 협상을 맺고 공표했지만 라이아가 쑥대밭이 된 후에 도와줄 가능성도 없잖아 있다. 하지만 그린레이트 제국이 골렘기술을 이어받았으니 라이아 처럼은 아니지만 비슷한 발전을 이루고 카토루 제국과의 싸움에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면 카토루 제국은 라이아를 괴롭힐 여유가 없게 될 것이다. "카토루 제국이 장기전이라... 정말이지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던 제국이 그럴 정도면 당분간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겠군. 그동안 우리는 다른 제국과 왕국에 골렘을 판매하면서 왕래도 자주하며 독립된 소국이라는 것을 계속해서 알려야겠어." "요즘 다른 제국에서는 저희 이야기로 난리인 모양입니다. 라이아가 독립된 것을 모르는 제국이나 왕국은 없습니다." 황제의 말에 재상이 말을 덧붙였다. 황제는 요즘 수많은 결정을 내려야했기 때문에 피곤이 얼굴에 드러날 정도이지만 얼굴에 미소를 달고 살았다. 평생 숙원하던 독립을 이루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황제폐하 죄송한 말씀이지만 칼루이 영주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한 번 했으면 좋겠습니다." "칼루이 영주에 관련된 말은 방금전에 끝내지 않았소?" 황제는 재상이 칼루이 영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대답했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칼루이 영주는 9서클 마스터이면서 골렘을 설계하였고, 라이아의 상업도 그가 운영하는 상점이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귀족들은 물론이고 황제께서도 그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이 아주 곤란하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런 말을 꼭 해야만 하는 것이요?" 황제는 재상의 말에 인상을 찌푸렸다. 칼루이 영주가 황제보다도 대단하는 것을 구태여 밝히니 심기가 좋을수는 없었다. 라이아의 독립을 위해서 가장 큰 역할을 했지만 재상이 꺼낸 말은 황제는 물론이고 귀족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이었다. "귀족들이 나름대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해결책은 아니지만 칼루이 영주의 행동을 간섭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그 방법이 황제폐하께 실례가 되는 일이라 말씀드리기가 난해한지라..." "일단 말을 꺼냈으니 끝까지 하시오." 황제는 재상이 말끝을 흐리자 궁금중이 일어나 말을 재촉하였다. "황제폐하께 이런 말을 하는 저를 용소하십시요. 황제폐하의 가족분중에 하란 아가씨가 계시지 않습니까?" "흠. 그 애는 카토루 제국의 나도이 가문에서 우리를 좀더 쉽게 관리하려고 데려가기로 했던 아이였지. 그런데 그 이야기를 왜 꺼내지?" 황제는 재상의 말에 사촌 여동생 하란 코도나드를 생각했다. 라이아를 위해서 카토루 제국 나도이 가문의 이름도 알지못하는 누군가와 결혼하기로 했지만 지금은 황궁에서 여유롭게 지내고 있다. 황제로서는 라이아가 식민지가 되는 도중에 대부분 가족을 잃어 버렸기 때문에 하란을 매우 아꼈다. 코도나드 가문은 황가이지만 다른 귀족들처럼 많은 인척을 가지고 있는 편이 아니었다. 황가의 가족들은 대부분 권력의 힘으로 많은 여자들을 거느리며 자손들 또한 많은 편이다. 물론 대부분이 깨끗한 혈통은 아니었지만 자식이 많은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코드나드 가문은 식민소국이라는 사정 때문에 매우 적은 수의 자손이 존재한다. "칼루이 영주가 황제폐하의 가족이 된다면 어떻겠습니까?" "그게 무슨 말인가?" 황제는 재상의 말이 문득 이해되지 않았다. 사촌 여동생인 하란의 이야기를 꺼내더니 이제는 칼루이 영주가 가족이 된다니 말이다. 황제는 재상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이야기 했음을 느끼고 재상의 말에 무슨 연관이 있나 생각해 보았다. "그것을 말하는 것이었군." 황제는 재상의 말을 생각하다가 결국 뜻을 알아채었다. 하지만 재상의 말은 씁쓸한 생각이 드는 방법이 아닐수 없었다. 하란을 카토루 제국이 아니라 칼루이 영주와 결혼시키는 방법이다. 결혼만 한다면 칼루이 영주가 다른 나라로 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 하지 않아도 되며, 칼루이 영주의 행동에 약간이나마 간섭할 수 있는 것이다. "죄송합니다. 황제폐하" "재상이 사과할 필요는 없는 일이지. 그것도 하나의 방책이니 말이야." 황제는 재상의 말에 약간의 섭섭함을 느꼈다. 황가를 아끼는 재상이 그런 말을 하였으니 기분이 좋을수가 없었다. 회의실에 있던 귀족들 또한 재상이 말했던 방책이 자신들에게 나왔으니 마찬가지로 양심의 가책을 받았다. "내가 하란에게 말은 해보겠지만 그애가 거절한다면 없었던 일로 할 것이요." "죄송합니다. 황제폐하" 황제의 결정에 양심의 가책을 받던 귀족들이 용서를 구했다. 황제는 귀족들이 라이아를 위해 이런 결정을 생각한 것이 대견스러운 반면에 우울하였다. 한마음 한뜻이 되어 라이아를 위해 황제에게 건의한 내용치고는 약간 치졸한 수법이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귀족들 모두가 칼루이 영주가 떠나지나 않을까 걱정되어 생각해 낸 방법임이 틀림없다. 케디네 재상이 굳이 황가중에서 하란 코도나드를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유가 있다. 첫째로 그녀는 카토루 제국의 나도이 가문과 결혼하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마음상태가 준비되어 있으며, 둘째로 그녀가 황가의 결혼할 수 있는 여자중에서 가장 인물이 좋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라이아 황가에는 하란과 같은 결혼 적령기의 여자가 귀하다. 황가에 여자로 태어나면 매우 폐쇠적인 생활을 강요받기 마련이다. 결국 그것으로 인해 황가의 여자들은 결혼하기도 전에 자살하는 경우가 많다. 황가에서 남자로 태어나면 부귀영화가 주어지지만 여자로 태어나면 노예에 버금가는 생활을 해야만 한다. 이런 사실은 황궁에 살고있는 황가 뿐만이 아니라 귀족집안에서도 다른 형태로 비슷하게 존재하는 슬픈 현실이다. '칼루이 영주라도 죽이지 못하면 우리가 살아갈 길은 없어.' 케타로는 카토루 제국으로 돌려보낸 라이아 황제의 암살에 실패한 동료들을 생각하며 약한 마음을 추수렸다. 케타로가 포니아 마을에 도착하여 여관에서 지낸지도 5일이나 흘렀다. 그가 포니아 마을까지 오게 된 것은 칼루이 영주를 암살하기 위해서이다. 암살을 위해 칼루이 영주와 영지에 대한 정보를 포니아 마을에서 얻고 있는 것이다. 카토루 제국에는 많은 암살길드가 생겨나고 없어지길 반복한다. 그것은 암살길드의 암살자로 인해서 귀족이 죽으면 어떤 일이 있어도 끝까지 추적을 받기 때문이다. 평민들이 죽는다면야 아무런 일도 발생하지 않겠지만 귀족은 경우가 다른 것이다. 그래서 암살길드는 전통이란 것이 있을수가 없다. 하지만 예외가 존재하는 암살길드가 있다. 케타로는 카토루 제국에서 유일하게 전통을 가지고 있는 암살길드의 가장 뛰어난 암살자이다. 암살자이면서도 오러 마스터의 경지였고 수많은 암살을 성공하여왔다. 카토루 제국의 황궁에서는 라이아 소국의 황제와 귀족들을 암살해 주는 조건으로 길드에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였다. 결국 길드에서는 황궁의 의뢰를 수락했고, 암살건은 가장 뛰어난 실력을 보유한 케타로에게 맡겨졌다. 케타로는 언제나 암살을 위해 많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계획하고 준비하여 완벽히 암살을 처리한다. 그것이 그를 지금의 자리까지 살아있는 이유이다. 하지만 카토루 제국의 황궁에서는 암살을 제시한 날짜에 암살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에 서둘러야만 했다. 케타로는 길드에서 가장 뛰어난 암살자 50여명을 데리고 라이아로 도착하여 황궁으로 곧바로 숨어들었다. 암살길드에세는 이번 의뢰의 성공을 위해 길드가 보유한 최고급 마법무구를 착용하게 허락하였다. 마법무구의 힘을 빌어 결계를 통과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케타로가 암살자를 데리고 황궁에 숨어들자 모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케타로를 제외한 모든 암살자들이 귀족들을 찾아내 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모든 일은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고 암살자들이 상당수 귀족을 죽였을 때까지 발견되지 못했다. 암살자들이 황궁에 머무는 귀족들을 죽이는 동안에 케타로는 라이아의 황제를 죽이기 위해서 황제의 처소를 찾아다녀야 했다. 어느 나라든 황제는 많은 암살의 위험을 안고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날마다 처소가 변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케타로가 황제의 처소중 절반가량을 뒤졌을 때 황궁에서는 암살자의 침입을 알아채버렸다. 라이아가 소국이라 할지라도 50여명의 암살자로 황제를 죽이기는 너무 벅찬 일이었다. 케타로도 그것을 알고 있었지만 길드에서 내려진 명령이었기에 어쩔수 없이 실행했던 것이다. 길드 또한 제국의 압박을 받아서 명령을 내렸기에 결국 암살실패의 최종 원인은 카토루 제국의 황궁이다. 케타로는 최대한 암살을 성공시키기 위해 황궁에서 자신과 동료를 찾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황제의 처소를 뒤지고 다녔다. 하지만 라이아의 황제를 찾아내는 것도 황궁 근위병이 강화되면서 어렵게 되었다. 황궁의 근위병들중 간간히 오러를 사용할 수 있는 실력자가 있었고 케타로 또한 다른 동료들처럼 쫓길 수밖에 없었다. 황궁에 침입된 암살자들은 종적이 발견되자 도주도 어렵게 되었고 결국 싸우다 죽을 수밖에 없었다. 암살자들이나 황궁의 근위병이나 처절한 싸움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근위병의 실력보다 암살자들의 실력이 뛰어나 근위병이 쉴세없이 죽어나갔지만 결국 인해전술에는 당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도주가 불가능한 암살자들의 대부분이 죽음을 맞이했고, 황궁을 벗어난 암살자들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 케타로는 살아남은 동료들을 이끌고 추적을 벗어나기 위해서 끝없는 도주를 선택하였다. 무려 5일 동안을 도주해서야 안전할 수 있었다. 케타로는 암살에 실패하였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카토루 제국의 황궁에서는 어떠한 경우가 있어도 암살을 성공시켜야 할 대상을 지적하였다. 그것은 라이아의 황제와 9서클 마법사가 되었다는 칼루이 영주였다. 황제를 실패하였으니 칼루이 영주라도 죽여야만 했다. 더욱이 칼루이 영주의 경우는 마법사이기 때문에 암살하기가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길드에서 착용을 허락한 마법무구는 웬만한 고위마법을 방어할 수 있으니 가까이면 접근할 수 있다면 암살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정말 철저히 폐쇄된 영지로군.' 케타로는 포니아 마을에서 칼루이 영지에서 확보한 정보에 황당했다. 칼루이 영지에 대한 것은 대부분 허무맹랑한 것이었다. 케타로가 라이아의 황궁을 침입할 때 대충이라도 사전 조사를 하지 않은 이유는 일반적으로 어느나라이든 황궁에 대한 정보만은 특별히 비밀취급하며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만약 케타로가 황궁에 대한 정보를 조사하려고 했다면 말썽의 소지가 발생될 위험이 생겼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칼루이 영주의 경우는 조사한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아서 조사에 착수했지만 생각보다 얻은 정보는 매우 미비하였다. '자신의 실력을 너무 맹신하는 마법사라니... 죽이기 쉽겠는데.' 케타로가 칼루이 영지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은 것은 아니지만 암살에 중요한 정보 몇가지는 얻을수 있었다. 칼루이 영지에는 군사적인 병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암살을 하기 위해서 침입하는 문제와 도주하는데도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모든 것이 결정되자 케타로는 여관비를 지급하고 칼루이 영지로 몰래 숨어들었다. 포니아 마을에서는 칼루이 영지로 향하는 길목에 병력을 배치하여 침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서 상당히 주의해야만 했다. 칼루이 영지로 들어와서 케타로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넓고 깨끗한 초지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초지에 구덩이 자국이 종종 있는 것으로 보아 인위적으로 초지를 만든 것을 알수 있었다. 초지에는 수많은 켈로피들이 돌아다니고 있었고 그들은 울타리로 인해 초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울타리라 하기에도 문제가 있었다. 울타리란 무엇인가 가두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인데, 이렇게 넓게 초지를 감싸고 있으니 엄청나게 생각될 뿐이었다. 암살자들이 암살을 위해 가장 선호하는 때는 당연히 밤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을 틈타 암살을 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케타로는 포니아 마을에서 낮에 출발하였다. 칼루이 영지의 중심에 도착할 때쯤이면 어두워져 누구도 자신을 발견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케타로의 예상대로 모든 것이 해결되었지만 엉뚱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하였다. '젠장...' 케타로는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성이 없는 것이다. 칼루이 영지에 대한 것은 라이아의 귀족들 또한 모르고 있었으니 케타로가 알수는 없었다. 당연히 영지로 들어오면 영주성이 있을줄 알았는데 아무리 둘러보아도 성이란 것은 존재하지가 않는 것이다. 케타로는 칼루이 영주를 찾기 위해 자신이 알고있는 방법을 사용 해야만 했다. 마을에는 많은 사람들이 말없이 돌아다니고, 케타로는 그중에 혼자서 다니는 사람을 뒤쫓았다. "읍" 케타로는 쫓은 사람의 뒤로 다가가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조용한 곳으로 끌고갔다. 의외로 잡힌 사람은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고 조용히 따라왔다. "조용히 하지 않으면 죽여버릴테니 꼼짝하지 말아라." 케타로는 붙잡은 사람이 공포를 가지도록 협박을 하며 손을 천천히 놓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겁내는 것이 있다면 검이다. 그래서 케타로는 자신이 붙잡은 사람의 목에 검을 들이대고 있었다. "묻는 말에 대답만 해준다면 조용히 놔주겠다. 영주성은 어디있느냐?" "영주성이라뇨?" 케타로에게 사로잡힌 사람은 케타로의 질문에 어리둥절하였다. "아니 이놈이. 칼루이 영주가 어디 있느냐니까?" "아하 영주님이요? 영주님은 저기에 계시는데요." 케타로에게 사로잡힌 사람은 영주란 말에 이해를 하더니 쉽게 가르쳐 주었다. 케타로는 사로잡은 사람이 쉽게 가르쳐주자 어리둥절하였다. 지금까지 자신이 납치한 사람은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았고 질문에도 순순히 대답한 것이다. 아무리 케타로가 겁을 주었다고 하지만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별로 깊게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해야할 일을 계속 진행하였다. '이놈을 어떻게 처리하지?' 케타로는 자신이 잠시 납치한 사람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되었다. 만약 반항하고 난리쳤다면 암살을 위해 간단히 죽이고 떠났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순순히 대답하는 정성을 보였으니 왠지 대가를 주고 싶었다. 케타로는 자신의 암살이 오래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납치한 사람의 뒷목을 쳐서 기절시켰다. '이놈이 깨어났을 때는 이곳에 내가 없을테니까 괜찮겠지.' 케타로는 이 사람을 죽이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기분이 좋았다. 납치된 사람은 매우 운이 좋은 것이나 다음없는 것이다. 반항하거나 대답을 하지 않았다면 고문을 해서라도 대답을 듣고 죽였을 것이니 말이다. 케타로는 칼루이 영주성이 없다는 것에 황당했지만 그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그저 칼루이 영주가 머무는 곳에 들어가 죽이고 카토루 제국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라이아의 황제를 죽이지 못했으니 칼루이 영주만이라도 죽여야 카토루 제국의 황궁에서 암살길드의 노력을 인정해 줄 것이다. 케타로는 곧바로 칼루이 영주가 살고있는 나무가 둥그렇게 둘려쳐진 곳을 향해 어둠속에 몸을 숨기고 접근하기 시작하였다. "으윽! 목이야." 케타로가 납치하여 칼루이 영주가 머무는 곳을 알아낸 후에 목을 가격당해 기절한 사람은 잠시 후에 스스로 깨어났다. 케타로의 예상대로라면 오랜동안 기절해 있어야 했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다. 그 이유는 케타로가 납치한 사람은 특이하게도 1서클의 마나를 신체에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인님의 거처를 왜 묻고 다니는 거지?" 납치당한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흙을 털며 중얼거렸다. 사실 납치당한 사람은 영지에 살고있는 칼루이 영주의 노예였던 것이다. 케타로는 영지의 마을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모두 평민이라고 착각했지만 실제로 칼루이 영지에는 대부분 노예들만이 살고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예가 빨리 깨어난 것은 신체에 1서클의 마나가 있어서 약간의 특이한 신체구조로 인해서이다. 외부에서 보기엔 그저 뒷목을 가격한 것이지만 신체적으로 오러 마스터의 손목에서 발생한 아주 미세한 오러가 노예의 신체 내에서 존재하던 마나로 인해 특이작용으로 상쇄되어진 것이다. 즉, 케타로가 노예를 기절시키려고 세게 가격했지만 결과적으로 노예에게 돌아온 충격은 크지 않아 케타로가 떠나자마자 깨어난 것이다. 케타로가 조금만 주의했다면 납치한 사람의 왼팔의 손등을 보았다면 노예라는 것을 쉽게 알아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두웠기 때문에 볼수 없었다. 또한 납치한 사람이 자신의 질문에도 순순히 대답한 것에도 의문을 가졌어야만 했다. 노예는 누군가가 질문하면 아무런 의문을 갖지 않고 순순히 대답을 해버린다. 바로 오랜동안 생활했던 노예근성 때문이다. 이것은 결국 케타로의 실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주인님의 친구분이신가..." 노예는 방금 자신을 기절시킨 사람이 주인님의 친구일 것이라고 단정하였고, 자신이 주인님의 친구를 만났다는 생각에 즐거웠다. 노예들은 칼루이 영주님 아니 주인님을 매우 좋아하고 신성시한다. 자신들을 소유했던 그 어떤 주인님보다도 노예를 위하고 대우해 주시는 위대한 분이니 말이다. ------ 똑똑똑. 에이미가 노크를 한 후에 나의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아무런 말도 없이 옷을 벗고 나의 침대로 올라와 옆에 누웠다. "노예들은 어디가고 저를 부르셨어요?" 에이미가 나의 귀에대고 말했다. 에이미가 말하려는 노예는 지하 실험실에서 열심히 마법물품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중인 여섯 명을 말한다. "실험실에서 마법공부를 하고 있어. 아마도 한 두달은 더 있어야 진정될 거야. 원래 마법에 빠져들면 당분간 저러겠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예전처럼 변할거야." "노예들이 저택에서 돌아다니질 않으니까 너무 조용해요." 에이미는 저택에 노예들이 돌아다니질 않는 것이 불만스러운듯 말했다. 사실 에이미의 노예인 시연도 나의 노예들이 실험실로 들어가서 지내자 이야기 할 대상이 없어서 여러모로 심심하다. 나의 경우야 조용한 것도 좋으니까 상관없지만 에이미와 그녀의 노예 시연은 그렇지가 않은 것이다. "마법물품을 만드는 것이 질리면 나올테니 그때까지만 참아봐." "네, 영주님" 에이미는 말을 하면서 나의 품으로 살며시 안겨왔다. 요즘 에이미의 성격은 매우 이상하게 변하되고 있다. 영지내에 살고있는 수많은 노예들은 자신들의 신분을 점점 탈피하고 있는 중이다. 노예들끼리 대화도 하고, 나름대로 문화도 형성하며 생활하고 있다. 성격도 밝아져 영지의 분위기도 한층 좋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처음에는 수많은 노예들로 인해 거지소굴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영지였지만 말이다. 노예들의 생활사가 좋아지고 있는 반면에 에이미의 생활사는 노예들과 정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예전에 에이미와 나는 대등한 관계에서 많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지냈다. 하지만 지금은 나의 말이라면 모두 믿고 따른다. 나의 능력이 뛰어난 것을 함께 지내며 알아챈 것도 있지만 포르난도 가문이 자신 때문에 피해를 입을까 두려워 나에게 무조건 복종하는 것이다. 그러니 거의 노예와 다름없이 생활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말이다. 그리고 그런 생활이 익숙해지자 본질적으로 노예도 아니고 귀족도 아닌 신분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 "영주님" 내가 몸을 더듬자 에이미가 나를 본능적으로 부르며 신음을 터뜨렸다. 노예들이 나와 지내는 것보다 실험실에서 지내는 것이 좋아지자 나는 자주 에이미를 밤마다 방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육체적인 즐거움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 상대방의 마음 따위는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에이미와 한바탕 열락의 시간을 가지고 조용히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영주님 떠나실 건가요?" 에이미가 나의 가슴에 안긴채로 말했다. "무슨 말이야?" "영주님이 9서클의 마법사란 것이 밝혀지자 다른 제국이나 왕궁에서 모셔가기 위해서 계속 만나려고 하고 있잖아요. 저는 영주님이 왜 거절하고 계신지 모르겠어요." 에이미가 나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요즘들어 라이딘에 있는 종이상점, 피륙상점 그리고 육류상점으로 나를 만나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대부분 다른 제국이나 왕국에서 나를 데려가기 위해서 파견된 사신들이 요청하고 있다. 황궁에서는 나름대로 나의 상점에 다른 제국이나 왕국의 사신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경비하고 있지만 모두 막을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누군가에게 간섭받기가 싫어. 다른 제국에 간다고 해도 간섭받는 것은 아니지만 이곳은 내가 태어난 곳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야. 그리고 저번에 내가 나의 어머니나 다름없는 기디엔에 대해서 말했잖아. 드워프지만 나를 살려주시고 키워주신 분이시거든." "저도 영주님이 떠나는 것이 싫어요. 그냥 이대로 계속해서 지냈으면 좋겠어요." 에이미는 나의 말을 듣고는 안심하였다. 만약 내가 떠난다면 라이아에서 에이미가 설 곳이 없음은 틀림없다. 에이미의 노력으로 포르난도 가문은 100대의 골렘으로 골렘 대여사업을 하고 있으며, 지금은 라이아는 물론이고 다른 제국이나 왕국에서까지 알아주는 가문이 되었다. 이제 포르난도 가문에는 에이미가 필요없게 되었고, 결국 칼루이 영지가 아니면 그녀가 있을 곳은 없게 된 것이다. "에이미로서는 내가 떠나면 좋을텐데 왜 싫어하는 거지?" "칼루이 영지가 아니면 저는 갈곳이 없어요. 얼마전 가문에 들렸더니 가문의 분들이 제게 더이상 찾아오지 말라고 했어요. 제가 영주님에게 몸을 받쳐서 골렘을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가문의 수치라고 하면서... 흑흑흑..." 에이미는 눈물을 흘리며 나의 질문에 대답했다. 포르난도 가문에서는 그녀의 존재가 부담스러워진 것이다. 가문의 총 100대의 골렘중에서 30대의 골렘은 그들 나름대로 열심히 나의 노예들에게 마법을 가르치고 받은 대가이고, 20대는 함께 대려간 영지민의 골렘이었지만 나머지 50대는 에이미가 내게 부탁해서 얻은 것이다. 하지만 가문에서는 단순히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에이미가 내게 몸을 받쳐서 얻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실 내가 50대의 골렘을 준 것은 에이미가 영지의 업무를 나의 지시대로 착실하게 처리하여서 준 것인데 말이다. "어처구니가 없군. 나도 인간이지만, 인간이란..." 나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옆에 알몸으로 내게 안긴채 눈물을 흘리는 에이미가 불쌍하게 느껴졌다. 그녀를 사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애초롭게 생각되는 것은 사실이다. "라이아를 떠나지도 않을 것이지만 만약 그렇다고 해도 에이미를 데려가도록 할께." "영주님 정말인가요?" "정말이구말구. 물론 나의 여섯 명의 노예들도 함께 말이지." 에이미가 나의 말에 웃음지었다. 에이미가 웃는 이유는 여섯 명의 노예들 때문이다. 에이미가 보기에도 여섯 명의 노예들은 능력있고 다양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더욱이 에이미가 생각하기에 내가 여러가지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명의 여자와 지내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흔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 귀족들은 일부 다처제로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가문에서 겪은 일은 잊도록 해. 그들도 에이미가 미워서 그러는 것은 아닐거야. 어쩔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일거야. 가문에 흉흉한 소문이 돌면 타격이 심하잖아." 나는 에이미를 위해서 포르난도 가문을 변호하는 말을 꺼내어 위로해 주었다. 만약 에이미와 같은 일을 내가 겪었다면 가족이고 뭐고 용서하지 않았을 것이다. 시집도 가지않고 나름대로 가문을 위해서 열심히 일했는데 결과가 이렇다면 너무 비참한 말로이기 때문이다. "저는 영주님만 믿어요." 에이미는 가문에서 버림받자 이제는 내게 의지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나는 위로하는 의미에서 또다시 에이미와 깊은 사랑을 나누었다. 만약 내방의 밖에 누군가가 있었다면 나의 숨소리와 에이미의 열락에 젖은 소리를 들을수 있었을 것이다. "펑펑펑" 나는 에이미와 열락에 빠져 있는 도중에 밖에서 들려오는 커다란 소리를 들었다. 에이미도 그 소리를 들었는지 고개를 쳐들고 문쪽을 바라보았다. "누굴까요?" "노예중 한 명이 저택에 접근하다가 코노루 나무에 새겨진 마법에 당한 것 같은데." 내가 정확하게 소리에 대한 것을 말했다. 나는 오감이 매우 뛰어나기에 코노루 나무에서 발생한 마법소리를 정확히 알아챌 수 있었던 것이다. 내가 저택을 감싼 코노루 나무에 약한 마법을 새겨 넣었었다. 칼루이 숲에 있던 집에는 강한 마법을 걸었지만 이곳은 노예들이 저택에 접근할 가능성도 많았기에 사람을 다치게 하는 마법을 코노루 나무에 새길수 없었다. 그래서 저택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낮은 서클로만 마법을 새겨 넣었었다. "저번에도 실수로 노예 한명이 코노루 나무로 다가오다가 마법에 당했지만 지금은 컴컴한 밤이잖아요." "노예들에게 일하는 시간 이외에는 자유를 주었으니 상관할 필요는 없어. 밤에 지나가던 노예가 컴컴해서 실수로 저택으로 다가왔나보지. 뭐." 에이미가 별것 아닌것에 신경을 쓰자 나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노예가 실수로 저택 근처로 다가오다가 마법에 당했을 것이라 판단되기 때문이다. 확인을 해보고 싶었지만 굳이 나가보기가 귀찮았다. 영혼력으로 저택 주변을 확인해도 되지만 그것도 싫었다. 더욱이 코노루 나무에 새겨진 마법이 약해서 저택의 근처로 다가온 노예가 마법에 맞았다고 해서 죽었거나 다쳤을 가능성도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에이미 하던거나 계속하자." "네, 영주님" 나는 밖에서 잠시 들려온 소리를 잊고 에이미와 계속하던 사랑을 다시 하려고 했지만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에이미는 내가 신체를 경직시키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자 나를 멀뚱히 쳐다보았다. 나의 오감에는 분명히 누군가가 근처에 있다고 느껴지고 있었다. "팍팍" 나의 방문이 순식간에 X자 형태로 자국이 나더니 부서져 버렸다. "꺄아악" 방문이 부서지자 에이미는 비명을 질렀고 나또한 당황스러웠다. 저택에는 절대 내가 알지못하는 누군가가 들어올 수가 없었다. 더욱이 영지 내에는 검술이 뛰어난 사람이 있을수가 없다. 나는 침대에 에이미와 누드 차림으로 있었기 때문에 움직일 수가 없었다. 방문을 부수고 들어온 사람은 침대에 있는 나와 에이미를 바라보고 눈 깜짝할 사이에 검을 치켜들고 침대로 엄청난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홀드" 나는 다가오는 침입자를 향해 가장 흔하게 쓰이는 5서클의 마법을 걸었다. 고위 마법사들이 기사들을 향해 가장 선호하는 마법은 역시나 가장 수식계산이 간단한 마법이거나 자주 사용하더 마법이다. 기사들을 향해 고위 마법사들이 즐겨쓰는 마법은 1서클의 슬립이나 3서클의 파이어볼과 라이트닝 볼트 그리고 5서클의 홀드이다. 나는 짧은시간에 침입자의 역량을 높게 감안하여 5서클의 홀드 마법을 시전하였다. 홀드 마법은 움직이는 생물체를 정지시키기 때문에 매우 유용하다. "읍. 이야야!" 어두움과 잘 어울리는 옷을 입은 침입자는 나의 마법에 잠깐 주춤하더니 소리를 지르며 나와 에이미의 1m 앞까지 다가오고 말았다. 나는 정말이지 당황스러웠다. 5서클의 홀드 마법을 침입자에게 아무런 효과를 발휘되지 못한 것이다. 더욱이 그의 검에서는 뿌연 기류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임이 틀림없으니 실패할 이유도 없었다. 오러 마스터들은 5서클 이상의 마법을 당하면 어느정도 충격을 동반하기 마련이지만 침입자는 간단히 기합을 터뜨리며 내게 다가오는 것이다. 나는 새롭게 마법을 시전하여 침입자에게 대응하는 것을 포기하였다. 텔레포트와 같이 공간이동 마법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공격마법이 또다시 통하지 않는다면 위험에 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9서클의 강력한 마법을 근접에서 사용하기에도 부적절한 상황이었다. 침입자의 검이 나의 신체를 두조각 내려는 순간에 오래전 라이딘의 어느 대장간에서 직접 제작한 검을 아공간에서 꺼내어 오른손에 쥐고 침입자의 검을 막아내었다. "챙" "꺄아악" 바로 나와 에이미의 코앞에서 침입자의 검이 나의 검과 교차하였다. 에이미는 눈앞에 펼쳐진 모습에 계속해서 비명을 질렀다. 정말이지 여자들의 비명 소리란 소음 그 자체이다. 더욱이 나에게 안겨서 내 귀에대로 소리쳤기 때문에 귀가 떨어져 나갈 것 같았다. "젠장" 침입자는 자신의 검이 막히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욕을 하고서는 다시금 검의 방향을 틀어 나를 공격하였다. 하지만 나또한 침입자의 검을 또다시 막아낼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나는 벌거벗고 있었기 때문에 덮은 이불을 걷어낼 수가 없었다. 아마도 걷어내고 싶어도 에이미가 내게 안겨서 이불을 꼭 틀어쥐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도 불편하였다. 인간들은 공포스러운 감정이 고조되면 손아귀의 힘이 매우 강하다. 에이미가 공포에 젖자 에이미 때문에 나또한 마음껏 움직일 수가 없는 것이다.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일이라 텔레포트 마법으로 다른 곳으로 가지 않는 이상은 이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챙 챙 챙" 침입자는 계속해서 나를 죽이려 들었지만 모두 막혀버렸다. 침입자는 오러까지 검에 주입하고서 공격하였지만 나를 죽이지 못하자 잠시 뒤로 물러서더니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 순간을 이용해 말을 하였다. "네놈은 누구냐?" "어떻게 오러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나의 검을 막을수 있었지?" 침입자는 나의 질문에 대답하기 보다는 자신의 검이 모두 막히자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나는 침입자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웃음이 나왔다. 이곳 행성에서 말하는 그랜드 소드마스터에 버금가는 나를 겨우 오러 마스터라는 경지의 침입자가 나를 죽이려 하다니 가소로웠다. "겨우 오러 마스터를 가지고 우쭐하다니 우습군." "네놈같은 마법사놈이 오러 마스터의 경지를 알턱이 있을리가 없지. 머리가 똑똑해서 고위 마법사가 되었겠지만 오러 마스터는 뼈나는 수련의 고통이 있어야만 올라서는 경지란 말이다." 침입자는 나의 말에 화가난듯 소리쳤다. 침입자는 오러를 사용해 나를 공격했지만 내가 그것을 모두 막아내자 잠시 오러를 회복하려고 시간을 끄는 것이었다. 기습하는 순간 무리한 오러를 소모하였기 때문이다. 침입자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랜드 소드마스터의 경지이기 때문에 오러 마스터의 신체에 일어나는 오러 회복의 변화정도는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오러를 회복하고 있군." "아니 어떻게?" 침입자는 나의 말에 깜짝 놀랐다. 침입자는 나를 죽이기 위해서 순간적으로 막대한 오러를 소모하였기 때문에 오러를 회복해야만 했다. 더욱이 내가 9서클의 마법사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도주할 수도 없었다. 도주하는 순간 곧바로 고위 마법에 당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암살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순간적으로 적이 당황하는 순간을 최대한 이용하여 가장 강력한 힘으로 죽이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오러가 주입된 검을 모두 막아내자 암살은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침입자는 그동안 암살시에 오러 마스터란 것을 믿고 암살자들이 흔히 가지고 다니던 암살용 무기또한 가지고 있지가 않았다. 침입자의 입장에서는 새롭게 암살을 시도하든 도주를 하든지간에 오러를 회복해야만 하느 상황이라 묘한 대치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름 정도는 알고 싶군. 말해줄 수 있나?" 나는 침입자의 이름을 물었다. 나는 이곳 행성에서 지내면서 처음으로 위험을 겪은 것이기 때문에 침입자의 존재에 대하여 호기심이 생겼다. 그동안 나에게 위험이란 것이 있을수가 없었다. 하지만 방금전에는 마법이 통하지 않아 순간적으로 당황하였던 것이다. 물론 최후의 순간에 텔레포트 마법으로 이동할 수도 있었고 영혼력을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평소 수련했던 검술을 이용해 막았던 것이다. "케타로" 침입자는 나의 물음에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오러를 회복하기 위해선 어떻게든 시간을 지연시켜야 했다. 물론 오러의 회복을 내가 알아챘지만 그로서도 다른 방도가 없었다. 하지만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최고위 마법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 분명하고 하위 마법의 경우는 자신이 착용한 마법무구가 모두 막아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나의 마법이 통하지 않은 것이지?" "마법사라면 쉽게 알아볼텐데." 나는 케타로의 말을 듣고서 어느정도 짐작이 갔다. 마음속으로 1서클의 디텍트(Detect) 마법을 시전하고 케타로를 바라보았다. 케타로의 전신에서 고급 마법무구가 탐색되었다. "정말 대단한 마법무구로군." 케타로는 나의 중얼거림에 놀라지 않았다. 9서클 마법사라면 그정도 눈치채는 것이야 어렵지 않은 일일 것이었다. 케타로는 오러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오러가 회복된다고 해도 나를 죽이는 것이 어렵긴 하지만 오러라도 회복되어야 무엇인가 할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암살자가 분명한데 어디에서 보낸 것이지? 그것만 말해주면 그냥 보내주도록 하지." "웃기지 말아라." 케타로는 나의 협박에 굴하지 않고 소리쳤다. 하지만 케타로의 마음속은 매우 공포에 젖어 있었다. 암살에도 실패하였고 도주하기에도 거의 불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가슴 속에 텔레포트 스크롤을 가지고 있지만 9서클 마법사인 나의 앞에서는 사용할 수가 없었다. 고위 마법사는 마나동결 마법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잘못 스크롤을 사용하다간 자신의 몸이 분해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케타로가 운이 좋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내가 에이미와 벌거벗은 채로 사랑을 나누는 도중이었다는 사실이다. 만약 내가 누드차림이 아니었다면 당장 때려눕혔을 것이다. 나는 지금의 상황을 곰곰히 생각하자 매우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웃음이 나오려고 하고 있었고 케타로는 긴장함이 더욱 고조되었다. "내가 9서클 마법사인 것을 알고 있을텐데 도망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나? 오러를 회복하면 나를 또다시 공격할 건가? 내게 모두 막혀버릴텐데 매우 난처한 상황이군 그래. 나를 공격하지도 못하고 도망가지도 못한다라... 나도 옷을 벗고 있어서 자네를 공격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매우 난처하다네. 후훗!" "네놈이 오러를 막아내는 마법검만 있으면 내게서 살아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느냐? 그것이 네놈같은 고위 마법사의 한계란 것을 알았으면 좋겠군." 케타로는 나의 놀림에 화끈하게 대답하였다. 자신도 나름대로 나를 화나게 하려고 마법사라는 족속을 모두 싸잡아 욕했다. 정말이지 웃음이 절로나는 상황이었다. "오러를 막아내는 검이라... 내가 들고있는 마법검이 오러를 막아내긴 하지만 이것이 아니었다고 해도 나는 자네의 검을 막았을 것야." "거짓말 말아라. 이 세상에 오러가 주입된 검을 막아내는 검은 마법검과 미스릴로 만든 검밖에 없다." 케타로는 나의 말에 반박하였다. 정말이지 그가 가장 화가나는 것은 암살의 실패 원인이 내가 들고있는 마법검 때문이었다. 마법검만 내게 없었다면 자신이 들고있는 검을 막을수 없었을테고 암살은 성공하였을 것이다. "내가 이 마법검이 아니어도 자네 검을 막을수 있다고 증명하도록 하지. 자네에게 단검이 있다면 내게 주지 않겠나? 그런다면 내가 이 마법검을 바닥에 내려놓도록 하지." 케타로는 나의 말에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케타로는 내가 마법을 너무 맹신하여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바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마법사들이 실력이 낮다기 보다는 맹신해서 죽은 경우가 의외로 많이 존재한다. 그렇게 때문에 케타로는 이 기회를 마음껏 이용하기로 했다.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지." 케타로는 자신의 가슴속에 숨겨두었던 암살용 단검을 꺼내서 내게 건네주려고 하였다. "죽어라!" 케타로는 내게 단검을 주려는 시늉을 하다가 곧바로 단검을 내게 던지고서는 자신이 들고있는 검에 오러를 주입하고 달려들었다. 그동안 오러를 반 이상을 회복하였기 때문에 이 기회에 나를 죽이려는 것이었다. 나는 암살자인 케타로가 약속을 어겼지만 내가 말한 것을 증명한다면 암살을 포기하리라 생각되어 들고있던 마법검을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단검이 나의 코앞까지 다가오자 단검의 손잡이를 잡고서 방향을 돌려 케타로의 검을 막아버렸다. 케타로의 검에는 오러가 주입되어 희미한 기운이 솟아나고 있었다. "챙 챙 챙" 또다시 케타로는 처음 암살때와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단지 바뀌어진 것이 있다면 나의 손에는 마법검이 아니고 케타로의 암살용 단검이 들려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럴수가" 케타로는 자신의 검이 모두 막혀버리자 어이가 없었다. 더구나 이번에는 마법검도 아니었고 자신이 던진 단검이었으니 말이다. "어떻게 된 것인지 궁금하겠지? 내가 더욱 놀라운 것을 보여주지." 나는 케타로의 모습이 재미있어 더욱 놀래주기로 하였다. 나는 단검에 내공력을 주입하여 검기를 형성하였다. 내공력은 오러와 매우 흡사하지만 질적으로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오러가 매우 순수해 진다면 내공력과 비슷해 질 것이다. "소드 마스터!" 케타로는 내가 들고있는 단검의 검날이 길어지는 모습에 소리를 질렀다. 자세히 살펴보면 검날이 길어진 것이 아니라 검날에 하얀 검날이 새롭게 생성되는 것이다. 내공력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검날이다. 오직 소드 마스터 이상의 경지만이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이 것이다. 오러 마스터의 경우는 희미한 기운을 나타내지만 소드 마스터는 확실한 검날 형태의 모습을 나타낸다. "이야야야!" 케타로는 내가 소드 마스터의 경지인 것을 알아채고 순식간에 방문을 향해 뛰쳐나갔다. 그리고는 저택을 벗어나자마자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는 스크롤을 찢었다. 그리고 케타로는 어딘가로 공간이동 되어져 영지에서 벗어나 버렸다. "황당한 놈이네." 나는 케타로라는 암살자가 소리를 지르고 곧바로 방에서 나가버리자 황당했다. 오랜만에 위험을 겪었기 때문에 화가 났다기 보다는 즐거웠다. 이런 감정을 겪은지가 매우 오랜만이었기 때문이다. 설사 잡았다고 해도 그저 놓아줄 생각인데 갑자기 내가 단검에 생성한 검기를 보고 도망치다니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에이미 그놈 도망갔어." 나는 갑작스런 일에 놀란 에이미를 진정시켰다. 그리고 나를 죽이려고 침입한 암살자를 쫓아가서 붙잡아 이야기를 나눠볼까하는 고민에 빠졌다. '어디까지 갔나 봐야겠군.' 나는 케타로를 찾기위해 디텍트 마법을 시전하는 동시에 영혼력까지 사용하여 영지에 있는 케타로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후에 영지의 외곽지에 케타로를 찾아낼 수 있었다. "우와! 정말 멀리도 갔군. 나의 영지에 피해를 준것이 없으니 살려줘야겠어." 나는 케타로를 찾아냄과 동시에 영지에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에 안심하였다. 케타로 이외에 다른 암살자가 침입하여 공장들을 모두 파괴나 하지 않았을까 걱정하였던 것이다. 만약 케타로가 공장을 침입하여 파괴하려고 마음 먹었다면 충분히 가능했던 일이다. 내가 귀찮아서 신경쓰지 않은 것이 많은 위험을 초래한 것이다. 처음 에이미와 내가 들었던 큰 소리는 케타로라는 암살자가 나의 저택에 침입하려다가 코노루 나무에 새겨진 마법이 발동되어서 났던 소리가 분명했다. 그러나 케타로는 마법무구를 착용했기 때문에 마법에 아무런 저항을 받지도 않고 순식간에 나의 방으로 침입했던 것이다. "영주님 어떻게 되었죠?" "도망갔으니 안심해." 에이미는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심장이 매우 빠르게 뛰고 있었다. 벌거벗고 살을 맞대고 있으니 에이미의 심장소리는 물론이고 몸이 떨리는 것도 느껴졌다. "그런데 시연은 왜 조용하지?" 나는 이렇게 큰 소리가 들렸는데도 에이미의 노예인 시연이 오지를 않자 물었다. 실험실에 있는 여섯 명의 노예는 당연이 그곳이 방음이 되니 모르고 있겠지만 시연이 지내는 방은 그렇지가 않았다. 각 방에는 내부에서 외부로 소리가 나지 않도록 방음이 되어 있지만 외부의 소리는 방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되어있는 마법이 설치되어 있다. "제가 시연이 심심할까봐 영주님의 노예들이 머무는 실험실에 놀라가도록 허락했습니다. 아마도 시연까지 실험실에서 있나 봅니다." "그래? 하기야 그곳은 조용한 곳이니까." 에이미의 말을 듣고서야 나는 시연이 오지 않았던 이유를 알았다. "영주님 암살자를 쫓지 않으실 것인가요?" "상관없어. 어디에서 보냈는지 궁금하긴 하지만 언젠가 알게되겠지." 나는 에이미의 말에 대답해 주었다. "영주님은 방금 죽을번 하였습니다. 암살자를 보낸 사람이 누군지 알아봐야 한다구요!" "내게도 생각이 있으니까 진정해." 에이미는 나보다도 더욱 화를 내었다. 방금전까지 공포에 젖어 울기까지 했으면서 나의 무덤덤한 말에 화를 내었다. 에이미로서는 내가 매우 걱정되었던 것이다. 또다시 암살자가 들어올지도 모를 일이었기 때문이다. "저택에 강력한 마법결계를 설치해야겠어. 공장에도 모두 말이야. 케타로와 같은 암살자들이 들어와 설치면 안되니까 말이야. 마법결계만 설치한다면 암살자를 걱정할 필요는 없을거야." "네, 영주님" 에이미는 나의 말에 안심을 하였다. 에이미가 생각하기에도 9서클 마법사가 설치한 마법결계를 뚫고 들어올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마음속으로 암살자인 케타로에 대항해서 검기를 보여준 사실에 후회가 되었다. 이곳 행성에서는 마나의 오러는 절대 혼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에이미는 내가 검기를 뿜어내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것에 암심이 되었다. 그녀는 머리를 쳐박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알수가 없었던 것이다. 암살자 케타로와의 만남은 내가 누운채로 모두 이루어졌으니 매우 특이한 만남이 아닐수 없었다. 아침이 밝자 평범한 날이 또다시 시작되었다. 에이미는 어제밤의 일이 꿈처럼 느껴졌다. 평생 느껴보지 못했던 공포스런 일이니 꿈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에이미는 저택에 9서클의 마법사인 나를 의지하기 시작해서 공포에 젖지 않았다. 만약 내가 없었다면 공포에 젖어서 우울하게 지냈을 가능성도 없잖아 있었다. "앗, 주인님 문이 어떻게 된 거에요?" 베이지는 내가 일어날 시간에 정확히 나의 방으로 들어왔다. 여섯 명의 노예들이 나의 아침시중을 들기위해 들어오는 시간은 정확하다.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에이미가 나가기도 전에 들어올 수가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할 사항이기 때문이다. 노예중 한 명이 나와 잠자리를 했다면 시간에 상관없이 들어와 시중을 들겠지만 귀족인 에이미는 신분이 다르니 함부로 들어올 수가 없는 것이다. "그냥 부서졌어. 베이지 네가 오늘 고쳐놓도록 해. 알았지?" "주인님 저는 목수가 아니에요." "잔말말고 고쳐놔." 베이지는 나의 말에 툴툴대었다. 정말이지 갈수록 반항이 심해지는 노예가 아닐수 없었다. 아마도 뷰티의 친언니로서 함께 지내다보니 성격이 옮을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뷰티를 단속하더니 이제는 노예들 반이 뷰티의 성격이 옮아서 이상한 성격이 되어버렸다. 그나마 나이가 많은 피엔, 지니 그리고 레이니는 그렇지 않아서 다행일 뿐이다. "주인님 아침이 준비되었어요." "알았어." 나는 메이의 말에 대답하였다. 식사시간은 노예들도 함께 식사를 하고있다. 에이미는 처음에 황당했지만 이렇게 식사를 한지가 오래되니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함께 식사를 하여도 암묵적인 경계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에이미와 나는 함께 식사를 하고 약간 떨어져서 노예들이 식사를 하는 것이다. 식탁이 넓직하다 보니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아침을 먹고서 여섯 명의 노예들은 다시금 실험실로 들어가버렸고 나는 노예들과 함께 제대로 어울리지 못하는 시연이 불쌍한 생각이 들어 1서클의 마나를 신체에 가두어주었다. 내게는 쉬운 일이었기에 베푼 것이다. 에이미도 자신의 노예인 시연이 1서클의 마나를 보유하게 되자 기뻐하였다. 아마 한동안 시연은 바쁠 것이다. 1서클의 마법을 배운다고 여섯 명의 노예들과 친하게 지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을 노리고 시연에게 1서클의 마나를 부여한 것이다. 에이미도 나의 행동을 눈치채고 시연까지 신경써 준다고 기뻐하였다. 오전에 내가 한일은 영지에 있는 종이공장, 골렘공장, 피륙공장 그리고 도축공장에 케타로와 같은 암살자가 절대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마법결계를 설치하였다. 모든 마법결계에는 오직 1서클의 마나를 보유한 사람만이 드나들수 있도록 하였다. 나의 영지에 있는 공장에 드나드는 사람이 모두 1서클의 마나를 보유한 노예나 귀족이기 때문이다. 물론 몇가지 추가적인 제한을 걸어서 1서클의 마나를 보유한 사람 이외에도 침입자라고 판단될 수 있는 공통적인 정보를 수식으로 계산하여 첨가하였다. 저택에도 마법결계를 설치하여 다시금 침입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오후에는 저택의 공터에서 햇살이나 받으며 조용히 지내려고 했지만 에이미로 인해서 그럴수가 없었다. 에이미는 수많은 영지의 업무를 취합하여 내게 보고하고, 나는 새로운 지시를 내린다. 한동안 귀찮아서 영지의 일을 보고받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오늘은 에이미가 작정을 했는지 종이뭉치를 많이 들고서 내게 다가왔다. "뭐가 그렇게 많아?" "영주님이 몇일동안 미뤄오셔서 그렇잖아요. 오늘은 꼭 처리해 주세요." "알았어. 이리 줘봐." 에이미는 나의 말에 얼른 자신이 취합한 영지에 대한 기록을 내게 건네주었다. 에이미가 들고온 종이는 책으로 몇권을 만들어도 될만한 분량이었다. 하지만 나는 종이를 아무것도 아닌듯이 한장의 종이를 1초 이상을 바라보지 않았다. 에이미가 나의 이런 모습을 본지도 오래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놀라지도 않았다. 처음의 상당한 분량은 다른 제국이나 왕국의 사신들이 나에게 상당한 대우를 해줄테니 오라고 하는 비밀스런 기록들이었다. 라이아 황궁에서도 상당히 신경을 써서 이런 사신들이 내게 접근하지 않도록 신경을 썼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문서들이 에이미에게 건너온 것이다. 나는 이런 사신들의 문서에 모두 거절의 뜻을 적어 보내라고 지시하였다. 라이아의 황궁에서는 내가 영지를 폐쇄한다는 것을 많이 도와주기 시작하였다. 아마도 내가 라이아를 떠날 것이 걱정되어서 그런 것 같았다. 나에게 좋은 일이나 다름 없었다. 조용히 지내고 싶었는데 황궁에서 이렇게 해준다면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 포니아 마을에서 더욱더 경비를 강화하여 나의 영지로 몰래 들어오는 사람들까지 막아주기 시작한 것이다. "벌써 이렇게 완성되었어?" 나는 에이미에게 영지의 경계선에 짓고있는 성벽에 관해 말했다. 성벽을 짓던 영지민들이 떠나고 그 일은 노예들이 도맡아 하고 있다. 그것이 상당한 기간이 지나자 영지의 경계선에 짓던 성벽이 대부분 완성된 것이다. 물론 칼루이 숲에는 드워프와 엘프가 살고있기 때문에 그쪽으로는 성벽을 짓지 않았다. 엘프와는 관계과 원만하지 않아서라는 이유로 성벽을 지을수 없었고, 드워프와는 친분이 있기 때문에 왕래를 위해 그럴수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완성될 거에요." "에이미 그동안 수고했어." 나는 에이미를 칭찬해 주고 계속해서 기록들을 살펴보았다. "헛참! 정말 바보짓을 했군." "영주님 무엇 때문에 그러시나요?" 에이미는 나의 한탄스런 말을 듣고 말했다. "그린레이트 제국에 골렘기술을 전해준다는 것 정말이야?" "물론이에요. 황궁의 케디네 재상님이 그린레이트 제국의 황제와 협상을 하고 공표를 했어요. 지금 그것 때문에 라이아 전체가 기뻐하고 있어요. 그린레이트 제국이 우리 독립을 도와준다고 했으니 이제 제국들의 전쟁이 끝나도 카토루 제국이 절대 우리를 침략하지는 않을 거에요. 더욱이 그린레이트 제국에 의해서 카토루 제국은 많이 약해졌어요." 나는 에이미의 소리에 웃음이 나왔다. 정말이지 바보같은 생각이 아닐수 없었다. 그린레이트 제국에서 라이아와 같은 소국을 그냥 두고볼 이유가 없는 것이다. 지금은 카토루 제국의 영토를 확보하기 위해서 그 난리인데 그것만 안정된다면 라이아를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결국 여우를 쫓아내려다 호랑이를 불러들인 경우나 다름 없었다. 그린레이트 제국이 카토루 제국과 마찬가지로 두 식민소국을 보유한 것만 보아도 충분히 알수있는 노릇을 라이아의 황궁에서는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고 바보같은 협상을 벌인 것이다. 지금이야 겉으로 보기에는 좋은 협상이지만 나중에 가서 골렘으로 인해 그린레이트 제국이 엄청난 발전을 이룬다면 라이아가 살아남기는 힘들 것이다. "그래? 그럼 그런가보지." 나는 머리 아프게 에이미에게 설명하지 않았다. 에이미를 이해시키기 위해서 이것은 이래서 저것은 저렇다라고 하나하나 설명하기가 귀찮은 것이다. 나중에 에이미는 내가 한숨쉰 이유를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영지에 대한 기록은 별것 없었다. 그저 1만여명의 노예들이 내게서 지급받은 칼루이 보우와 아이를 착용하고 지크에게 훈련을 받는다는 것인데, 아직까지는 훈련의 성과가 미비할 뿐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영지의 경계선 부근에 스나이퍼 무구를 착용한 노예를 계속해서 순찰시키도록 해." "무엇을 위한 순찰이지요?" 에이미가 내게 말했다. "혹시 모르니까 감시를 하라는 거야. 통신 돌맹이를 지급하는 것 잊지 말도록 하구." "네, 영주님" 나는 영지의 안전을 위해 일상적인 조치를 취하였다. 지금까지 영지의 안전에 신경쓰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특별히 이곳에 위협을 하려는 사람도 없었지만 이제는 그렇지가 않았다. 노예들이야 죽거나 말거나 상관 없지만 공장은 안전을 유지해야했다. 칼루이 아이를 사용한다면 상당히 멀리에 있는 곳까지 감시할 수 있으니 나의 영지를 침입하려면 노예들에게 들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마법사나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들은 쉽게 영지로 숨어 들어올 수 있겠지만 말이다. "라이아에 노예값이 상당히 하락했으니 조금씩 구입하도록 해." "또 노예를 구입하나요?" 에이미는 나의 지시에 반문을 하였다. "대량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구입하라는 거야. 영지에 노예들을 좀더 늘려야겠어." "휴우, 네." 에이미는 나의 지시에 한숨을 쉬었다. 주로 내가 지시하는 내용을 설명하지 않으니 에이미로서는 왜 노예를 구입하는지 모르니 절로 한숨이 나온 것이다. 지금 영지에 있는 노예들도 엄청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이미는 내가 지시하는 것들이 모두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내가 지시한 내용중에 잘못된 것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에이미에게 스나이퍼들을 빠르게 가르치도록 지시하는 것과 노예를 좀더 구입하라는 것을 제외하고 별다른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영지에서 벌이지는 일들이 모두 제대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지의 숲이 점점 없어지는 만큼 초지가 늘어나고 있으며 켈로피도 늘어나고 있다. 또한 도축공장의 도축양도 늘었고 피륙공장의 생산도 늘어나고 있다. 단지 문제가 있다면 종이공장은 앞으로 조금만 시일이 흐른다면 운영되지 못할 상황에 빠져있다. 파괴할 숲이 조금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칼루이 숲의 근처는 드워프와 엘프가 살기 때문에 파괴할 수 없었고 그 외의 지역은 대부분 초지로 만들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이것이 사는 것일까?' 디에나는 라이아의 황가에 태어난 것이 저주스러웠다. 어릴 때부터 폐쇄된 삶으로 산 것도 모자라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결혼까지 하게될 상황이었다. 결국 자살을 하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주변의 상황 때문에 그럴수도 없었다. 자신이 죽는다면 라이아에 살고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카토루 제국의 나도이 가문에 알지도 못하는 남자와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되다는 사실을 기뻐해야 할까?' 디에나는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기뻐해야 하는지 아니면 슬퍼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어차피 어느쪽이든 사는 것이 아니다. 디에나는 어려서 황가의 여자들이 사촌기를 지날때쯤에 왜 자살을 택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도 사촌기를 지나자 모든 것을 알수 있었다. '자유가 억압된 삶을 견디지 못했겠지.' 황가의 모든 여인들은 자유가 없는 삶을 포기하고 죽음을 택한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여인도 있었지만 대부분 결혼하여 비참한 삶을 살아가야만 한다. '지금처럼 사는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지도...' 디에나는 지금의 삶이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라이아가 독립하면서 결혼이 취소되었고 이제는 어느정도 자율성이 보장되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유라 생각되기엔 너무 작은 것이었지만 디에나에게는 너무도 큰 선물이었다. 라이아가 독립하기 전에는 정원과 몇개의 방을 제외하고 돌아다니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이제는 황궁을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수가 있는 것이다. 황가에 카토루 제국의 감시의 눈길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오빠가 오늘은 늦네.' 디에나는 정원을 거닐며 라이아의 황제인 사촌오빠를 기다렸다. 라이아의 황제라는 자리에 있지만 디에나에게는 얼마 있지도 않은 가족이다. 나이로 따진다면 오빠라기 보다는 아버지에 가까웠지만 디에나에게는 친오빠 못지 않았다. "디에나 미안해. 늦었지?" "아니에요. 프라오 오빠" 라이아의 황제인 프라오 코도나드가 정원에 있는 디에나에게 다가오며 인사를 건넸다. 라이아를 위해서 인생을 살아가는 황제이지만 유일하게 황제의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그것은 가족과 함께 있을 때이다. 프라오도 신분의 굴레를 잠시라도 벗어버리기 위해서 디에나를 만나 대화하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자주 만나고 있는 것이다. 가족이 아니라면 누가 황제에게 오빠라고 부를수 있을까. "뭐하고 있었어?" "그냥 꽃향기를 맡고 있었어요. 내방하고 정원이 유일하게 혼자 있어도 되는 장소니까요." 프라오는 디에나의 말에 가슴이 아팠다. 프라오 또한 몇군데를 제외하고 언제나 대신들이 함께 있기 때문이다. 여자와 사랑을 나눌때도 문밖에서 대신과 근위병들이 대기하고 있으니 어릴적부터 적응하지 않았다면 미쳐버렸을 것이다. "요즘은 무엇을 하고 지내니?" "책을 읽고 있어요. 책에는 바깥 세상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기록되어 있으니까요." 디에나는 프라오의 질문에 자신이 읽고있는 책에 대해서 말했다. 황궁에는 수많은 책이 존재하는데 그중에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책은 대부분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마법사, 용병, 음유시인, 상인, 농노 등의 신분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아무래도 그들은 자신들과 다르게 마음껏 자유스럽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는 낮은 신분으로 태어나면 얼마나 처절하게 살아가는지 그런 것들이 기록되어 있지 않아서 모순된 이야기일 뿐이다. "마법사가 그렇게 부럽니?" "그렇구 말구요. 뭐든지 마음껏 할수 있잖아요. 마법사가 되어서 하늘을 날아다니고 싶어요." 프라오는 디에나가 책에서 읽은 마법사를 동경한다고 하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디에나가 너무도 허황된 꿈을 꾸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다른 신분으로 살았으면 어땠을까하고 상상하기 마련이다. 디에나는 갖혀서 지내다보니 다른 사람보다 그것이 심각한 수준이다. "디에나 친구를 사귀는 것이 어떠니?" "오빠, 이곳에서 제대로 된 친구를 사귈수 있을 것 같은가요?" 디에나는 프라오의 질문에 웃음이 나왔다. 황가의 여자들은 특정한 귀족과 친분을 맺으면 다른 귀족들이 반발하기도 하고 정치적인 개입으로 매우 복잡하게 변모하게 된다. 그래서 황가의 여인들은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도 허락을 받아야만 한다. "미안하다. 디에나" "오빠가 미안할 필요는 없어요. 그래도 지금은 황궁에서 자유롭게 지내잖아요. 라이아가 독립하니까 이것 하나만은 좋네요." 프라오는 디에나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라이아가 독립한 것만은 프라오 스스로도 잘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독립으로 인해서 앞으로 어떤 문제가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 "무슨 어려운 일은 없니?" "어려운 일은 없어요. 그런데 오빠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프라오는 디에나의 말에 어리둥절 하였다. 갖혀 살지만 디에나가 물질적으로 부족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갖고 싶은 것이 있다면 대신들에게 명령만 내리면 당장 구해주었을테니 말이다. "무엇인데 그러니?" "라이딘에 마나판매소라고 있지요? 그곳에서는 돈을 주면 사람에게 1서클의 마나를 부여해 준다고 하더군요. 저도 1서클의 마나를 부여받고 제 손으로 마법을 펼쳐보이고 싶어요." 디에나는 프라오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디에나는 자신이 책에서 읽었던 마법사에 대한 것을 직접 느껴보고 싶었다. 1서클의 마법이라도 펼쳐서 어떤 느낌인지 직접 몸으로 겪어보고 싶은 것이다. "어렵지는 않은 일이니 내가 처리해줄께." "고마워요. 오빠" 프라오는 디에나의 말에 기분이 좋았다. 귀족들 몇명이 반대하겠지만 칼루이 영주가 운영하는 마나판매소에 돈을 주면 간단히 해결되는 일이다. 단지 디에나가 칼루이 영지로 가야하겠지만 요즘은 황권이 매우 강화되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은 프라오가 혼자서도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예전 같았으면 귀족들의 반대에 부딪혀 불가능한 일이었다. 디에나는 오랜만에 프라오와 많은 시간을 보내자 즐거웠다. 가족이 아니고서는 마음껏 이야기하며 지낼수가 없는 황궁이다. 디에나가 사촌오빠인 프라오를 좋아하는 이유는 아버지와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디에나의 부모님은 식민소국으로 지내면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죽음을 맞이하셨다. 라이아의 황궁에 살고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비참한 삶으로 끝을 맺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별한 일도 아니었다. "디에나 할말이 있어." 프라오는 결국 참고 있었던 이야기를 꺼내기로 하였다. 디에나에게 이야기를 하고 스스로 선택을 하라고 말할 생각이다. 만약 사촌동생이 거절한다면 원하는 대로 해줄 생각이다. "오빠두 참. 그냥 얘기하세요." 디에나는 사촌오빠가 우물쭈물하자 가족관계에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어 편하게 말하도록 하였다. 하지만 디에나는 자신이 말한 것을 크게 후회할 줄은 몰랐다. 듣지 않았으면 좋았을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를 네게 할수밖에 없는 나를 용서해라. 네가 아무리 라이아에 대한 것은 모르지만 칼루이 영주에 대해서는 들었을 거야." "물론이고 말구요. 라이아의 독립이 칼루이 영주 때문이라고 다들 말하던데요?" 프라오는 디에나의 말에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사실상 라이아의 독립을 결정한 것은 자신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칼루이 영주가 아니었으면 독립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이긴 하지만 직접 들으면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니다. "맞아. 칼루이 영주의 도움으로 독립을 했어. 그런데 만약 그가 없다면 라이아는 어떻게 될까?" "오빠는 그걸 말이라고 해요? 당연히 다른 제국의 식민소국이 되겠지요." 디에나는 프라오의 말에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칼루이 영주가 이곳에 남아있을 이유가 있을까?" 디에나는 사촌오빠이면서 라이아의 황제인 프라오의 말을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9서클 마법사라면 제국에서도 한 두명밖에 없는 희귀한 존재이다. 황제와 버금가는 대우를 받아야 하는 그가 귀족의 대우를 받으며 이곳에 남아있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없는 것 같은데요." "네 말대로 단 한가지도 없지. 더구나 칼루이 영주는 라이아에 친분이 있는 사람조차도 없어. 영지에만 살고 있기 때문이지. 요즘 다른 제국이나 왕국에서는 그를 데려가기 위해서 사신들을 수없이 보내고 있단다." 디에나는 프라오의 말을 듣고서 지금 상황이 매우 위험함을 몸소 느끼게 되었다. 칼루이 영주가 라이아를 떠난다면 결국 라이아는 또다시 식민지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칼루이 영주에게 높은 권력을 주면 안될까요?" "9서클 마법사에게 그런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단다. 아마도 그는 모든 것을 귀찮아 할거야. 지금 당장 떠나지 않은 것으로도 고맙게 생각될 정도니까 말이야." 디에나가 귀족들의 일에는 관심 갖지도 않지만 지금은 궁금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귀족들은 칼루이 영주를 어떻게 하기로 했나요?" "귀족들 조차도 방법은 없어. 그에게 돈이라도 주어서 남아달라고 하고 싶지만 그는 황궁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야. 그래서 귀족들도 나름대로 고민을 했는지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칼루이 영주를 떠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은 찾아냈어." 프라오는 디에나의 질문에 모두 말해주었다. 칼루이 영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것은 지금 하려던 말을 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귀족들이 어떤 해결책을 생각했죠?" "칼루이 영주가 나와 가족이 되면 최소한 라이아를 떠나지 않겠다고 하더군." 디에나는 사촌오빠인 프라오의 말을 듣자 가슴이 내려앉았다. 방금 프라오의 말은 1년 전에도 들었던 말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카토루 제국의 나도이 가문에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와 결혼하려고 했던 이유도 가족이 된다면 서로 이득을 얻을수 있었기 때문이다. 권력이 많은 귀족들끼리 힘을 합칠 때에도 서로 가문의 자식을 결혼시키는 경우가 많으니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그렇군요. 결국 저군요." "미안하다. 하지만 네가 거절한다면 없었던 일로 하겠다." 디에나는 자신이 원망할 사람이 없음을 생각했다. 1년 전에는 선택권이 없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선택권이 있는 것이다. "오빠, 제게 시간을 주세요. 마나판매소도 그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1서클의 마나를 부여받을 때 만나보고 결정하고 싶어요." "알았다. 천천히 생각해 보렴." 프라오는 디에나에게 시간을 주었지만 매우 급박한 상황이었다. 칼루이 영주가 운영하는 상점들에 사신들이 쉽게 목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신들은 늘어날 것이고 만약 칼루이 영주가 떠난다고 한다면 그것을 막을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 케타로는 자신이 겪은 일을 믿을수가 없었다. 9서클의 마법사가 소드 마스터의 경지라니 절대로 있을수 없는 일이었다. 오러 마스터였기 때문에 소드 마스터의 기운을 잘못 느꼈을 이유는 없었다. '소드 마스터라니...'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가 마법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하위 마법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한 가지를 높은 경지로 익히는 것도 힘든데 마법과 검술 두가지 모두를 익히는 것은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 더욱이 칼루이 영주는 젊기 때문에 믿을수 없었다. '마족이 분명해. 마족이 아니고서야...' 케타로가 알기로 마족은 자신이 태어나기 이전에 세상에 종종 나타났다. 마족 이외에도 드래곤도 모습을 드러내었다. 하지만 인간이 많아지면서 대륙에 존재하는 인간이 아닌 생물체는 외면받기 시작했다. 이때 드워프와 엘프는 인간에게 많은 피해를 입었다. 그래도 드워프의 경우는 인간에 적응하여 나름대로 변화되었지만 엘프는 인간을 이해하지 못했다. 인간은 욕심이 많은 종족인 것을 광고라도 하듯이 모든 이종족들을 침략하기 시작했다. 드래곤까지 죽인다고 설쳐댔으니 정말이지 끔찍한 종족이 아닐수 없었다. 드래곤은 인간을 말살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삶을 위해 인간세상에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무슨 이유에선지 몰라도 마족도 더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 상태가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꼭 알려야만 해.' 케타로는 암살을 실패했던 것보다 칼루이 영주에 대해 새롭게 알아낸 사실이 중요함을 알수 있었다. 그 누구도 칼루이 영주가 소드 마스터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없으니 이것으로도 암살길드는 암살의 실패에 대해서 변명까지 할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그곳에서 살아나오다니.' 케타로는 칼루이 영주의 암살에 실패하고 살아나온 것이 꿈만 같았다. 마족의 손길에서 벗어난 사람은 아마도 자신 이외에는 없을 것이다. 9서클의 마법과 소드 마스터의 경지는 사람에게서 절대로 나타날수 없다고 케타로는 믿고 있다. 위험이라는 검정을 겪게 해주어 그 보답으로 칼루이 영주가 살려 보낸 것을 케타로는 알수가 없었다. 케타로가 카토루 제국에 도착한 것은 칼루이 영주를 암살하려던 다음날이었다. 칼루이 영지를 벗어나서 곧바로 암살길드 소속의 마법사의 도움을 받아서 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암살길드에서는 뛰어난 암살자에게 이동마법이 가능한 마법사를 보조로 대기시킨다. 케타로는 오러 마스터의 경지에 이른 암살자이기 때문에 뛰어난 마법사가 배치됨은 당연한 것이다. 암살길드에 돌아오자 케타로는 자신이 취한 행동을 모두 보고하였다. 암살자로 키워질 때부터 모든 것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습관을 길렀기 때문에 보고내용은 매우 간결하였다. 하지만 그 내용은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암살길드에서는 케타로가 알린 사실을 재확인 하고서 기록을 의뢰한 황궁에 알렸다. 황궁에서는 암살의 실패에 대해서 매우 불만스러워 하였지만 길드에서도 실패에 대한 원인이 분명히 있었기 때문에 매우 당당하게 맞섰다. 라이아 황궁은 암살에 대비하고 있는 상태였고 칼루이 영주는 소드 마스터의 경지라는 이유 때문에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황궁에서는 길드에서 칼루이 영주가 소드 마스터라고 주장하자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치부하였다. 하지만 길드측의 주장이 너무 강해서 황궁에서도 진실을 확인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암살자 케타로는 결국 황궁까지 가야되는 수모를 겪었다. 암살자의 가장 큰 수모는 얼굴이 알려지는 것이다. 암살길드는 황궁에 진실을 전해야했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케타로의 진실을 확인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신전에 신내림을 받은 사제를 통해서 케타로가 말하는 진실여부를 판별할 수도 있었고, 정신계 마법을 통해서도 알수 있었다. 또한 케타로가 칼루이 영주를 암살시도한 기간이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통해서 영상을 재연할 수도 있었다. 황궁에서는 케타로를 통해서 칼루이 영주가 소드 마스터인 것을 여러번 확인하였다. 정말이지 믿을수 없는 사실이었다. 9서클 마법사이면서 소드 마스터인 것은 오직 마족밖에 없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마족이 출현하지 않은 기간이 너무 길었기 때문에 믿을수 없는 현실이었다. "정말이요?" "수십번을 확인한 결과입니다." 기사단장인 라미에르는 황제의 질문에 또다시 대답하였다. 카토루 제국의 황제인 게덴은 라미에르의 말을 믿을수가 없었다. 그린레이트 제국에 맞서기도 바쁜 시기라 따끔하게 혼내주려고 암살자를 파견했더니 암살은 실패하고 암살자가 가져온 정보는 게덴 황제를 너무나 놀라게 하고있는 것이다. "모두들 어떻게 생각하고 있소?" 게덴 황제는 회의실에 있는 귀족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들과 마법사들까지 이미지와 그 느낌을 직접 경험시켜주니 모두들 소드 마스터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암살길드에서는 마족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마족이 대륙에 등장한지가 너무 오래되었기 때문에 믿을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무엇이요?" 게덴 황제는 귀족들의 대답을 듣고 다시금 물었다. "인간이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 "엘프에게 마법을 배웠다고 하니 인간과 엘프 사이에서 태어난 하프엘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족이나 드래곤이라 생각됩니다." 귀족들은 황제의 질문에 정확한 대답을 하지 못하고 여러가지 의견을 말했다. 인간이 아닌 것은 모두들 동의하지만 정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귀족들의 대부분은 하프엘프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아무리 하프엘프라고 하여도 마법과 검술을 최고위까지 수련에 성공한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마족이라면 모든 것이 설명되어진다. "마족이나 드래곤이 대륙이 나타나지 않은지가 언제인데 그런 소리를 하는거요?" "하지만 하프엘프, 마족 그리고 드래곤 종족중에 하나가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입니다." 황제는 귀족들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이런 것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그린레이트 제국과 싸우기도 힘든 판국에 그것에는 그만 신경을 쓰도록 합시다." 황제는 당장 전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황제로서 라이아가 독립한 것에 화가나지만 암살도 실패하였고 이제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꺼야할 때라고 생각되었다. 제국에서 라이아를 통해 골렘기술을 얻었기 때문에 카토루 제국도 준비를 해야하는 것이다. "골렘기술을 빼내기 위해서 라이아에 파견되었던 첩자들은 어떻게 되었소?" "소국이지만 마법협회 만큼은 결계를 설치하여 철저히 보호하고 있어서 접근조차도 불가능하답니다." 황제의 질문에 라미에르가 대답했다. 황제를 비롯해 카토루 제국의 귀족들 모두가 라이아의 소국이 배신하고 독립을 했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닥쳐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자신들이 식민소국에 대해서 얼마나 무자비한 착취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도 않고 말이다. "게덴 황제폐하! 만약 지금 이대로 전쟁이 장기화 된다면 처음 예상과 다르게 저희들은 패망할 것입니다. 라이아가 그린레이트 제국에 골렘기술을 전했으니 다른 방도를 찾아야 합니다." 귀족중 나이가 많은 지우스가 황제에게 말했다. 황제와 귀족들의 대화를 조용히 듣고 있다가 말을 꺼낸 것이다. 수많은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해결책을 제시하던 제우스의 말이었기에 황제를 비롯해 귀족들의 관심이 쏠렸다. "무슨 방법이 있겠소?" "칼루이 영주를 이용하면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지우스의 간단한 말에 모두들 어리둥절 하였다. "칼루이 영주를 이용하다니 무슨 말이요?" "칼루이 영주를 마족이라고 소문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칼루이 영주가 그린레이트 제국에 건네준 골렘기술을 마족의 기술로 치부하여 그들이 골렘을 생산하지 못하게 한다면 그린레이트 제국은 라이아처럼 발전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전쟁의 장기전은 저희가 분명히 승리할 것입니다." 지우스는 칼루이 영주를 마족으로 몰자고 제안하였다. 사실상 칼루이 영주가 지금까지 행한 일은 인간이라면 해내지 못하는 일을 수없이 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20대 초반의 모습에 9서클 마법사, 1서클의 마나를 신체에 부여해주는 능력, 알수없는 기술로 만들어진 종이와 피륙과 같은 물품 등 생각해보면 이해되지 못하는 것들이 너무도 많았다. 인간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공포심을 갖기 때문에 이것을 이용한다면 칼루이 영주를 마족으로 몰기란 쉬운 일이다. 어쩌면 다른 제국이나 왕국에서 힘을 모아서 라이아를 멸망시키려고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칼루이 영주가 마족이라고 소문나면 라이아도 독립은 커녕 다른 제국이나 왕궁의 침략을 받겠군. 지우스 자네는 정말 천재야." "감사합니다. 황제폐하" 게덴 황제는 지우스의 의견이 정말이지 마음에 들었다. 직접 쳐들어가 라이아를 혼내고 싶지만 이런 방법을 통해서라도 소국을 멸망시켜 버려야 속이 시원할 것 같았다. 황제는 지우스가 제시한 의견대로 칼루이 영주를 마족으로 몰아서 라이아를 고립시키기로 결정하였다. 성공 가능성도 미지수이고 결과도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실행하는 일이 어렵지 않은 일이라 모두들 찬성하였다. "라이아에 대한 것은 지우스가 맡기로 하고, 그럼 그린레이트 제국과의 전쟁에 대해서..." 게덴 황제는 라이아에 대한 회의는 일단락 짓고, 그린레이트 제국과의 전쟁에 대해서 이야기하였다. 귀족들이 그리레이트 제국을 몰아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길 기대했지만 아무런 수확도 없었다. 지우스 조차도 전쟁에 대해서는 뾰족한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였다. 전쟁은 장기전이 될 수밖에 없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카토루 제국은 약해지고 있는 실정이었다. 결국 골렘기술을 그린레이트 제국에서 사용한다면 카토루 제국이 패망할 것이고, 반대의 경우라면 카토루 제국은 자신들의 영토에서 그린레이트 제국을 몰아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영지에 새로운 체제를 적용할 시기가 되었다고 판단하였다. 노예들을 통제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노예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외부에서 갑작스럽게 인재를 등용한다면 또다른 문제를 발생시킬 수가 있기에 그럴수도 없었다. 결국 이것은 인간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발생되는 문제인 것이다. 영지내에 노예의 인원만도 13,000여명이 넘으며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이다. 더욱이 가족을 구성하는 것도 허가했기 때문에 임신한 노예들까지도 발생한 것이다. 결국 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본주의 제도를 노예들에게도 적용하여 고용비를 지급하기로 결정하였다. 노예에게 고용비를 지급한다는 자체가 우수운 일이지만 주식으로 삼는 타루를 제외한 모든 보급품을 끊어버리고 타루 이외의 물품들은 모두 돈을받고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고용비는 하는 일에 따라 차별을 두고 지급하였지만 공장에서 일하는 노예들은 일단 특별 관리하였다. 공장이 운영되지 않으면 라이아의 상업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농후했기 때문이다. 많은 노예들이 새로운 체제에 아주 뛰어나게 적응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일하기를 포기한 것이다. 주식으로 삼는 타루를 매일 하루치씩 지급하기 때문에 굶어죽는 일이 없으니 일을 하려고 드는 노예가 비정상으로 취급받는 분위기였다. 많은 노예들이 일하지 않고 식품관리소에서 하루치 타루를 배급받는 것이 체제를 운영하자 곧바로 나타난 현상이었다. 다행히 공장의 노예들은 특별 관리되고 있었기 때문에 공장이 운영되지 않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노예들은 몇일이 지나자 마음이 바뀌어져 가기 시작했다. 타루 이외에 좋은 식량재료를 배급받다가 다른 것들을 배급받지 못하자 참지 못하는 것이다. 더욱이 노예신분이었기 때문에 먹는 것 만큼은 모두들 욕심이 많았다. 모든 물품들을 돈을주고 구입해야 했기 때문에 새롭게 생활 필수품도 지급받을 수가 없게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소유하고 있던 소비성 생활용품들이 떨어지자 일을 할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많은 노예들이 끝까지 식품관리소에서 타루를 배급받아 그것만 먹고 생활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탓하지 않았다. 영지에 살고있는 노예중 20%에 해당하는 노예들이 아무런 일도 하지를 않았다. 특히 스나이퍼 무구를 지급받고 지크에게서 훈련받는 노예들이 대거 훈련에 빠졌다. 노예들중에서 그들이 가장 힘든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에이미는 내가 실시한 새로운 노예들의 운영체제에 대해서 나를 미친 마법사 취급을 하였다. 그동안 내가 지시한 것중에서 가장 황당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과도 노예들 20%가 놀고있는 상황이 발생되었기에 더욱 그랬다. 나는 영지에 노예들이 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많은 상점들을 만들어 주었다. 노예들의 상당부분이 가족을 구성하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호응이 이루어졌다. 특히 영지에서 가족을 이룬 노예들은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추구한 것이다. 영지는 시간이 갈수록 돈이 없으면 생활하기가 힘들도록 체제를 정착시키려 하였다. 물론 노예들에게 지급하는 고용비는 매우 적을 수밖에 없었다. 고용비는 새로운 자금을 확충하여 지급한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지급할 생활용품의 자금이었기 때문에 내게는 아무런 손해도 있을수 없었다. 한 달이란 시간이 흘렀을 때 일을 하지않는 노예는 10% 미만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 노예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초라한 생활을 벗어나지 못했다. 일을 하지 않으면 생활이 절대 나아질수가 없는 것이다. 의외로 노예들에게 필요한 생활용품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노예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생활에 익숙해 지고 있었다. 내가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모든 노예들이 아직까지도 신분에 굴레를 벗지 못했기 때문에 큰 사고를 치는 경우가 없다는 사실이다. "주인님 다녀왔어요." 베이지와 뷰티가 외출했다가 저택을 들어오다 나를 발견하고 소리쳤다. 나는 칼루이 숲에서 지낸 버릇을 버리고 못하고 이곳에서도 저택의 마당에서 의자에 앉아 햇볕을 쬐고 있었다. "밖에 나갔었니?" "네, 주인님. 밖에서 놀다왔어요." 나의 질문에 뷰티가 대답했다. 요즘 뷰티는 베이지나 메이를 꼬득여 밖으로 자주 놀러다닌다. 수많은 노예들이 영지내에서 얼굴에 미소지은 채로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요즘은 어린 노예들까지 구입했기 때문에 같은 또래의 아이를 만나기도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더 놀다오지 그랬니?" "일을 해야된다며 가버렸어요." 뷰티는 아쉬운 듯이 말했다. 자신은 언제나 자유스럽게 돌아다닐 수 있는데 영지내의 노예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일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렇다고 타루만 먹고살수도 없는 일이다. "그런데 주인님 스크롤 그만 만들면 안될까요?" "뷰티야 모두 일하는데 너만 특별취급 받으면 안되잖아." 뷰티는 나의 말에 풀이 죽어서 친언니인 베이지와 함께 실험실을 향해 걸어갔다. 나는 노예들이 마법물품을 만드는 것에 어느정도 익숙해 졌다고 생각되자 스크롤을 만들도록 지시하였다. 여섯 명의 노예들이 하루에 생산하는 스크롤은 300장 가량이었다. 모두 공격마법과 공간이동 마법이 담긴 스크롤으로 95% 이상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평행우주 건너편의 31세기 수학이론을 가지고 스크롤의 수식계산을 하기 때문에 성공률이 높은 것이다. 더욱이 여섯 명의 노예들이 익힌 마법은 인간마법에 엘프마법이 약간씩 가미되어 인간마법에 비해서 매우 안정된 마법이다. 물론 엘프마법에 비교하면 매우 불안정하지만 말이다. "앗! 주인님" 뷰티가 실험실로 들어간지 얼마되지 않아서 메이가 들어왔다. 나와 지내는 것이 심심했는지 어린 노예들은 자주 돌아다닌다. 피엔과 지니 그리고 레이니는 밖으로 돌아다니지 않는다. 최소한 저택에 노예가 있어야 자잘한 심부름을 시킬수 있기 때문에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 "메이도 바쁘구나." "실험실에만 지내느라 영지가 어떻게 변했는지 몰라서 구경하고 왔어요." 메이는 대답하면서 내게로 다가왔다. "영지가 어떻게 변했는데?" "라이딘하고 비슷하게 변하는 것 같아요. 아주 작은 라이딘이요." 나는 대답을 하는 메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피엔은 식당에 있다." "네, 주인님" 나는 메이에게 피엔이 어디있는지 가르쳐 주었다. 메이는 피엔에게 요리도 배우면서 붙어 다니기 때문이다. 여섯 명의 노예들이 모두들 친하지만 특히나 유별나게 붙어다니는 경우가 있다. 친자매인 베이지와 뷰티가 그렇고, 피엔과 메이도 마찬가지다. "메이야 피엔이 만든 간식이 있다면 가져다 줄래?" "네." 나는 식당으로 뛰어가는 메이의 뒤에다 말했다. 피엔은 간식을 자주 만들어 노예들에게 주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자주 먹는다. 물론 처음에는 맛있지가 않아서 한 번 먹었다가 구역질까지 했지만 지금은 맛있게 만들고 있다. 아그작.아그작. 오늘 피엔이 만든 간식은 쿠키와 비슷한데 모양은 별로지만 맛은 괜찮았다. 쿠키의 모양이 무슨 길에 널려있는 돌맹이처럼 생긴 것이다. 노예라서 미적감각이 떨어져 그런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주님 뭐 드시고 계세요?" "피엔이 만들었는데 먹어봐." 에이미가 마당에 있는 내게 다가왔다. 나는 에이미에게 엉망으로 생긴 쿠키를 건넸다. 내가 맛있게 먹고 있어서 궁금했을 것이다. 나야 여섯 명의 노예들과 식생활을 자주 했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에이미는 식상이 까다로와서 시연이 따로 만드는 경우가 허다했다. 나는 에이미의 반응이 궁금해서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카악. 퉤!" 에이미는 내게서 받은 쿠키를 한 입 베어서 먹더니 곧바로 뱉어내었다. 노예의 식성과 에이미의 식성이 같을 이유가 없었다. 타루와 같은 기본음식을 제외하고는 입맛이 다르니 에이미의 반응은 당연하였다. "영주님 이것을 무슨 맛으로 드시는거에요?" "난 괜찮은데." 에이미는 나의 대답에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에이미가 느끼기에는 쿠키의 맛이 매우 씁쓸하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같은 재료를 써도 나의 노예는 특이한 맛을 낼까 의문이 들었을 것이다. 아마 에이미는 그녀의 노예인 시연이 없었다면 이 저택에서 굶어 죽었을 것이다. "너무 그러지 마. 아까운 내 쿠키" "쿠키가 그렇게 아까우세요?" 에이미는 내가 쿠키 준 것을 후회하자 두 눈을 치켜뜨고 째려보며 말했다. "쿠키 가지러 가기가 귀찮으니까 그렇지." "영주님 제발 이곳에서 계시지 마세요. 늙은이 같잖아요." 에이미는 내가 햇볕 쬐는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그녀가 내가 살던 세상에 간다면 햇볕 쬐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모를 것이다. 엄청난 부를 소유한 자만이 할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햇볕을 받으며 생활한다. "그런데 오른손에 들고있는 종이뭉치는 뭐야?" "마나판매소에 1서클의 마나를 부여받을 사람들의 기록인데 살펴보셔야 할 것 같아요." 나는 에이미에게서 종이를 받아들고 살펴보았다. 다른 제국이나 왕국의 사람들이 노예를 데려와서 신청한 경우가 많았다. 아마도 라이아에서 골렘도 구입하고 노예에게 1서클의 마나를 부여하고 마법을 가르쳐 계속해서 부려먹을 생각인 것이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 라이아의 귀족들도 이런 식으로 골렘을 운영하고 있어서 특별한 일도 아니었다. "이거 어떻게 된거야? 정말이야?" 나는 기록중에서 귀족이 1서클의 마나를 부여받기로 한 부분을 살펴보았다. 그곳에 귀족에 대한 인적사항이 간략히 적혀 있었는데 보통 귀족이 아니었다. 코도나드 가문, 즉 라이아의 현 황제의 가문에 속해있는 여자인 것이다. 황제와 사촌관계가 1서클의 마나를 얻자고 신청하다니 뭔가 이상했다. "저도 그것 때문에 영주님을 찾아온 거에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취급하면 안될 것 같아서요." "알았어. 일단 다른 신청자들은 영지로 오면 여섯 노예들중에 아무나 시켜서 모두 기절시켜 둔 후에 나를 불러. 그러면 평소때처럼 1서클의 마나를 부여해 줄테니까. 하지만 이 여자는 저택으로 데려와. 아무래도 황제의 가족이라면 단순한 이유 때문이 아닌 것 같으니까." 나는 에이미에게 많은 일을 지시하였다. 마나판매소를 운영하면서 항상 해왔던 일이라 어렵지 않게 처리할 것이다. 나는 영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밖으로 새어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마나를 부여받으러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곧바로 기절시킨다. 그리고 마나를 부여하는 것이다. 더욱이 마나를 부여받으러 오는 신분이 대부분 노예나 평민이기 때문에 불만이 있을 이유가 없었다. "에이미 새로 받아들인 노예들은 잘 적응하고 있어?" "네, 영주님. 이번에 받아들은 노예들중에 어린아이가 많은데도 모두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에이미가 나의 질문에 대답했다. "너무 어린 노예들에게는 일을 시키지 않도록 해." "영주님의 지시대로 15세가 되지않은 노예들은 일을 시키지 않는다고 하자 가족을 이룬 노예들도 좋아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낳은 아이가 어릴때부터 일할까 두려워 했나 봅니다. 그리고 이것 때문에 가족단위의 노예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나는 에이미의 말에 기분이 좋았다. 영지의 발전이 모두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노예라는 신분이 나의 영지내에서는 특별한 것이 아닌 것이다. 모든 노예들이 나와 귀속관계를 맺었지만 영지에서 만큼은 평민 부럽지 않은 생활이 되어가는 추세인 것이다. 짧은 시간에 이렇게 변화될 수 있는 이유는 나의 일방적인 지시가 그대로 영지에 적용되기 때문이다. 에이미는 여러가지 영지의 작은 일들을 내게 말했고 나는 해결방안을 지시하였다. 에이미는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영지에 대한 처리방식에 놀라고 있다. 생체컴퓨터 능력을 이용한 것이라 이론적으로는 한치의 실수도 존재하지 않지만 이론을 현실로 실현하는 것은 약간의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에이미는 가끔씩 내가 지시하는 내용을 에이미가 잘못 이해하여 엉뚱하게 일을 처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실수도 시간이 지날수록 적어지고 있어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 오늘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날이다. 라이딘에 있는 마나판매소에 접수한 사람들에게 1서클의 마나를 부여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귀찮은 일이 아닐수 없었다. 더욱이 이번에는 디에나 코도나드라는 황가의 여자가 저택에 방문한다. 에이미는 아침 일찍부터 나의 여섯 노예들까지 부려서 저택을 청소하는 난리를 피웠다. 에이미는 나의 여섯 노예들이 나와 어떤 관계인지 알기 때문에 함부로 일을 시키진 않지만 오늘만은 양해를 구하고 저택을 청소시키고 있었다. 영주가 영주성에서 살고있지 않은 것도 창피한 일인데, 그나마 살고있는 저택이라도 깨끗히 하여 나의 위상을 높이려는 것이다. 물론 나는 에이미를 극구 말렸지만 그녀 자신의 이미지도 달려있다며 나의 충고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청소할 것이 있기나 하나.' 나는 노예들이 이리저리 청소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저택은 매우 단촐해서 청소할 부분이 없다. 6서클을 마스터한 노예가 여섯 명이나 있는데 힘들여 청소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마법으로 깨끗히 했는데도 에이미는 만족하지를 못하고 열심히 청소를 하였다. "에이미 시간됐어." "아차!" 에이미는 나의 말에 놀라며 얼른 피엔을 잡아끌고 라이딘과 통하는 텔레포트 마법진이 설치된 곳으로 뛰어갔다. 1서클의 마나를 부여받기 위해서 사람들이 몰려오면 피엔이 모두 기절시킬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을 한 곳에 모으면 내가 그들에게 1서클의 마나를 부여해주면 끝이다. "텔레포트로 가면 될것을 뛰어가니." 피엔을 잡아끌고 가버린 에이미가 한심스러웠다. 피엔은 6서클 마스터이기 때문에 에이미와 함께 영지내의 어디든 텔레포트로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텔레포트" 내가 라이딘과 통하는 텔레포트 마법진에 나타나자 모두들 나를 바라보았다. 에이미와 피엔 그리고 에이미를 도와주는 영지의 노예들이 있었다. 바닥에는 100여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영지에 대한 정보를 흘리고 싶지 않아서 모두들 도착하는 즉시 피엔이 마법으로 기절시킨 것이다. "디에나라는 여자는 아직 오지를 않았어?" "이들을 돌려보낸 후에 보내라고 했습니다." 에이미가 나의 질문에 대답했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지금의 모습을 디에나 코도나드란 여자에게 보여주기에는 무리였다. 100여명이나 되는 사람을 죽인 것 같은 모습이기 때문이다. 도착하면 곧바로 기절시켰기 때문에 쓰러진 자세가 매우 가지각색인 것이다. 나는 쓰러진 사람들에게 1서클의 마나를 부여하고 텔레포트 마법진을 통해서 라이딘으로 모두 돌려보냈다. 라이딘의 텔레포트 마법진에서는 그들의 보호자들이 대기하고 있을 것이다. 보호자들은 1서클의 마나를 부여받으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마나판매소에서 설명을 들었기 때문에 알아서 처리할 것이다. "에이미 정리가 끝나면 디에나라는 여자 저택으로 데려와." "영주님 안돼요. 라이아의 황가인 코도나드 가문이란 말입니다." 에이미는 내가 저택으로 간다고 하자 말렸다. 디에나란 여자의 신분이 높으니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데 저택으로 가버리려고 하니 에이미의 반응이 이해 되었다. 하지만 아쉬운 것 없는 나의 입장에서는 구태여 그럴 필요가 없었다. 라이아의 황제야 그가 준 영토에서 내가 살고있으니 예의를 차리는 것이지만 황제를 제외한 사람들에게까지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다. "텔레포트" 나는 에이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저택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방에 들어가 명상으로 시간을 보냈다. 영혼력, 내공력 그리고 마나력이 증가되는 것이 멈춘지도 한참이나 되었다. 요즘들어 이것이 나에게 부여된 최대한의 힘이 아닐까 생각된다. 인간이란 그 잠재력이 끝이 없다고 하지만 나는 더이상 발휘될 잠재력이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생체컴퓨터의 능력을 통해 모든 잠재력이 나타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 똑똑똑. 에이미는 뭐가 급한지 노크를 하지마자 나의 방으로 들어왔다. "영주님 디에나 아가씨가 찾아오셨습니다." "들여보내." 나는 에이미에게 방으로 들일 것을 말했다. 에이미가 눈짓으로 지시의 철회를 요구했지만 디에나라는 아가씨가 들어오길 기다렸다. 사실 남자의 방에 처녀를 초대하는 것은 상당히 실례되는 일이다. 더구나 디에나가 황제와 가족인 신분이다 보니 이런 실례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에이미는 예의를 조금도 차리지 않는 나를 괴물 보듯이 바라보았다. "안녕하세요. 디에나 코도나드라고 해요." "안녕하세요. 기루 칼루이입니다." 디에나씨는 나의 방으로 들어오자 내게 인사를 건넸다. 디에나씨는 나의 방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둘러보았다. 칼루이 영주를 만나기 위해서 영주성에 들어오는 줄 알았는데 안내하는 에이미를 통해서 이곳에 영주성이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리고 영주가 작은 저택에 산다는 것도 괴상한 사실인데 그나마 있는 방도 너무 작은 것이다. "방이 매우 작지요?" "실례되는 말이지만 정말 작네요." 디에나씨가 나의 질문에 솔직하게 느낀점을 말했다. "좀더 둘러보세요." "감사합니다. 칼루이 영주님에 대해서 매우 궁금했거든요." 디에나씨가 나의 방에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둘러보기에 마음껏 살펴보도록 해주었다. 디에나씨 또한 나의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방의 여기저기 물품들을 만져보며 구경하였다. 아마도 사람들에게 나에 대해서 많은 이상한 소문들을 들었을테니 궁금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나의 방에 비치된 물건들은 대부분 나의 물건이 아니라 여섯 명의 노예들 물건이다. 노예들이 만들었던 마법물품이라든지 아끼던 물건인 것이다. 나의 물품이 방에 없는 이유는 아공간에 물품을 두고 편리하게 꺼내쓰기 때문이다. "죄송해요. 제가 너무 무례를 저질렀나요?" 디에나씨는 나의 방을 모두 둘러보고는 조용히 앉아있는 내게 말했다. "무례라니 절대 아닙니다. 그런데 1서클의 마나를 부여받으려고 하는 것이 정말인가요?" "네, 정말이에요. 저는 마법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재능이 없어서 포기했지요. 하지만 영주님은 마나에 대한 재능이 없는 사람에게도 1서클의 마법사가 되는 기회를 주실수 있다고 하더군요." 나의 질문에 디에나씨가 대답했다. "엄청난 고통이 따르지만 1서클의 마나를 부여하는 일은 가능하지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 때문이라면 이해하지 못하겠네요. 다른 이유가 있지는 않은가요?" "사실은 영주님이 어떤 분인가 직접 만나보고 싶기도 했어요." 나는 디에나씨의 대답에 웃음이 나왔다.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는줄 알았는데 단순히 만나보기 위해서라니 앞질러 생각한 내가 바보라고 생각되었다. 황제가 디에나씨를 통해서 나에게 무슨 일을 하려는줄 알았다. 하지만 영혼력을 통해서 디에나씨의 말에 대해서 진실여부를 판별하자 모든 말이 진실임을 알수 있었다. 디에나씨에게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되자 나는 안심하고 즐겁게 잡담을 나눴다. 디에나씨는 영지에 대해서 호기심을 갖고 여러가지 질문을 하였다. 나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질문을 하였지만 솔직하게 대답을 해주었다. 여자관계의 경우는 에이미와의 관계는 말하지 않았지만 노예들과의 관계는 말해주었다. 귀족들의 경우도 나와같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흠이되는 일도 아니라 숨길 이유도 없었다. 더욱이 나는 여섯 명의 노예들을 아끼기 때문에 솔직히 말한 것이다. "노예를 6서클의 마스터가 되도록 가르치셨다니 대단하시네요." "어릴 때부터 마법실험을 당했기 때문에 신체에 마나의 기운을 익숙히 받아들여 쉽게 6서클에 도달한 거지요. 물론 제가 가르쳤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디에나씨도 에이미와 같이 나의 여섯 명의 노예가 6서클 마스터란 사실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더욱이 디에나씨가 마법사에 관심을 갖고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노예 조차도 6서클 마스터인데 그녀는 재능이 없어서 인위적로 1서클의 마나를 내게서 부여받고, 1서클의 마법을 익히려고 하니 매우 상반되는 상황이 아닐수 없었다. 인간에게 아무리 마나에 대한 재능이 없어도 마법을 익히는 것은 가능하다. 신체를 마나에 적응할 수 있도록 고위 마법사가 꾸준히 마나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것을 행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최소한 6서클 마법사가 2년이 넘는 시간동안에 계속해서 한 명의 사람에게 마나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껏 성공한다고 해서 1서클의 마법사가 될 뿐이다. 물론 마나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는 방법이 나에게 1서클의 마나를 부여하는 방법 보다는 훨씬 좋다. 최소한 마나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는 방법은 2서클의 경지로 올라설 가능성이 일반 마법사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디에나씨 마법사가 되는 것이 꿈이시라면 굳이 제게 1서클의 마나를 강제로 부여받는 것 보다는 마나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는 것이 좋겠네요. 제가 데리고 있는 여섯 명의 노예들은 강제적으로 마법실험을 당하며 마나에 대한 적응력이 높아졌지만 그런 방법이 아니고서도 방법은 있어요. 마법협회의 고위 마법사들에게 마나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달라고 해보세요. 2년 정도의 시간동안 마나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려고 노력하여 1서클의 마법사가 된다면, 그 다음부터는 보통 마법사들과 비슷한 노력을 기울여서 서클을 올릴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꿈을 포기하는 것 보다는 나은 방법이 아닐까요?" 나는 디에나씨의 신분을 생각해서 마나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라고 권유하였다. 만약 일반 귀족이었다면 절대 말해주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마법협회의 고위 마법사들을 그렇게 이용하는 것은 귀족으로서도 상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에나씨는 황제와 인척관계이니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런 방법이 있었다니 알려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별말씀을요." 나는 마법협회의 고위 마법사들에게 미안하게 생각되었다. 마나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일은 상당히 귀찮은 일이고 오랜 시간을 요구하는 일이다. 디에나씨가 황제를 통해서 마법협회의 고위 마법사들을 동원하여 마나에 대한 적응력을 높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래야 자신이 꿈꾸는 마법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디에나씨는 마법사가 되기위한 나의 말을 듣고 계속해서 웃음꽃을 피웠다. 그녀가 얼마나 마법사가 되고 싶었는지 알수있는 부분이었다. 문제는 그녀 뿐만이 아니고 라이아에 살고있는 모든 사람들이 마법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것이다. 디에나씨는 나와 오랜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나의 여섯 명의 노예들과도 만남을 가졌다. 그리고 저녁식사를 함께 한 후에 돌아갔다. ------ "어떻게 된거니?" 라이아의 황제인 프라오는 밤이 되어서 돌아온 디에나에게 말했다. 예상하기로 기절한 채로 돌아왔어야 했는데 멀쩡히 걸어서 돌아온 것이다. 1서클의 마나를 부여받으면 어떤 현상이 발생하는지는 프라오도 알고있기 때문이다. "마법사가 되는 길을 찾았어요." "그게 무슨말이니?" 프라오 황제는 디에나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칼루이 영주가 마법사가 되는 길을 가르쳐 주었어요." "그러니? 9서클 마스터니까 방법이 있겠지." 디에나는 프라오 황제에게 칼루이 영주가 말한 마법사의 길을 설명해 주었다. 고위 마법사에게서 마나에 대한 적응력을 오랜동안 키우면서 마법을 익히는 것이다. 고위 마법사에게 도움을 오랜동안 받아야 하지만 디에나는 황가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런 방법이 있었다니 정말 의외로구나.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마법협회의 고위 마법사들은 요즘들어 매우 바쁘니 나중에 마법협회에 도움을 청하도록 했으면 좋겠구나." "네, 오빠. 저는 마법사가 되는 방법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뻐요." 황제는 디에나가 좋아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칼루이 영주를 만나보니까 어떠니?" "......" 디에나는 프라오의 질문을 듣고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디에나가 생각하기에도 칼루이 영주는 매우 위험한 인물임에 틀림없었다. 권력욕도 없고 마법사로서의 괴팍함도 존재하지 않는다. 대화를 나눠본 결과 칼루이 영주는 삶에 대해서 허무하게 느끼는 사람 같았다. "디에나 네게 미안하구나. 거절해도 너를 탓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단다." "칼루이 영주와 결혼하겠어요. 하지만 그의 성격상 저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 분명해요. 오늘 그와 대화를 나눠봤는데 모든 것을 귀찮아하는 성격이더군요. 저를 그에게 여러가지 조건을 달아서 떠맡기는 형식으로 하세요. 저는 괜찮아요." 프라오 황제는 디에나의 말을 듣고서 눈물을 흘렸다. 라이아를 위해 스스로 자신을 희생해서 칼루이 영주를 묶어두려는 것이다. 하지만 프라오 황제는 디에나의 속마음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 디에나는 칼루이 영주를 만나고 그의 성격이 매우 좋았다. 황궁에서는 모든 관심을 가졌지만 칼루이 영주는 만사를 귀찮아 하는 사람이라 그곳이라면 뭐든지 마음대로 지낼수 있을 것 같았다. 더욱이 칼루이 영지는 폐쇄된 곳이라 그곳에서 무엇을 하든지간에 황궁에서도 모를 것 같았다. 디에나는 황가로서의 자유를 벗어내고 싶어서 칼루이 영주와 결혼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것을 프라오 황제는 자신과 라이아를 위해서 결정한 것으로 착각하였다. 디에나는 칼루이 영지에서 누구의 간섭도 받지않고 생활하는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했다. 어느 귀족과 결혼을 하더라도 황궁에서와 마찬가지로 감옥과 같은 생활을 해야한다. 하지만 칼루이 영주와 결혼을 한다면 그렇지가 않을 것이다. 디에나는 프라오 황제에게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밤잠도 설치며 우울했지만 이제는 반대로 너무나 기뻤다. 이런 기회를 잃게 될까봐 프라오에게도 자신을 칼루이 영주에게 떠맡기는 방법을 취해도 괜찮다는 말까지 서슴없이 해버렸다. ------ "어머나 세상에" 에이미는 밤늦게 영지의 업무를 처리하는 도중에 황궁에서 보내온 서신을 뜯어보고 믿을수가 없었다. 본래 황궁의 인장까지 찍힌 서신은 당사자가 아니면 절대 개봉할 수 없지만 에이미는 당사자에게 직접 허락을 맡았기에 상관이 없었다. 에이미가 황궁에서 보내온 서신의 내용을 보고 복잡한 마음이 교차되었다. "영주님과 한 번 만났을 뿐인데." 에이미는 서신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고 계속해서 무엇인가 중얼거렸다. 믿기지 않는 일을 경험할 때 저절로 나오는 모든 감탄사가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에이미는 잠시 후에 정신을 차리고 생각에 잠겼다. 자신이 뜯은 서신은 낮에 영지에 도착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당장 영주에게 알려야만 했다. "영주님이 어떤 결정을 내리실까?" 에이미는 서신을 오른손에 들고 걸으면서 칼루이 영주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생각해 보았다. 서신의 내용은 에이미가 생각하기에 칼루이 영주가 혹시라도 다른 제국이나 왕국으로 떠날까 불안하여 황궁에서 조치한 결과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일이 발생할 까닭이 없었다. 에이미는 칼루이 영주의 방으로 향하며 이 사실을 어떻게 알려야 할지가 걱정이었다. 서신에 내용을 거절하는 것은 귀족 이상의 신분에게는 매우 커다란 모욕이다. 영주가 거절한다면 엄청난 파장이 라이아를 휩쓸 것이고 그렇다고 받아들여도 문제가 된다. 그나마 두 가지 선택중에서 한 가지를 결정해야 된다면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이다. 에이미는 지금까지 칼루이 영주의 방에 들어가기 위해서 노크를 하고 곧바로 들어갔다. 항상 낮이었으며 영주는 혼자서 지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이미는 서신의 내용에 신경쓰느라 지금이 밤인 것을 깜빡 잊고 말았다. 에이미는 영주의 방에 노크를 하고서 곧바로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 똑똑똑. "......" 나는 노크후에 곧바로 방문을 열고 들어온 에이미를 멀뚱히 바라보았다. 나의 밑에 있었던 벌거벗은 피엔도 문을 열고서 방으로 들어온 에이미를 함께 바라보았다. 에이미 또한 벌거벗은 피엔과 나를 바라보며 입을 벌리고 할말을 잊었다. 에이미는 너무 놀라서 소리를 지르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피엔은 나와 사랑을 나눌 때 옆에 다른 노예가 있는 경우가 많았었기에 놀라지 않았다. 칼루이 숲에서 지낼 때는 노예들 모두가 함께 지내면서도 밤만 되면 돌아가며 나와 잠자리를 가졌었기 때문이다. 나는 피엔의 몸에서 내려와 간단히 옷을 추수려서 입었다. "에이미" "네, 영주님" 에이미는 내가 부르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나와 잠자리를 했던 그녀이지만 여성 귀족의 경우는 성적인 부분에 대해서 매우 보수적이다. 에이미도 노예들이 나와 잠자리를 하는 것을 알았지만 직접 눈으로 목격하니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인데 그래?" "아참! 영주님 큰일났어요." 에이미가 나의 말을 듣고서 완전한 정신을 회복했는지 난리를 피웠다. 에이미가 큰일이라는 단어를 내게 사용한 경우가 너무도 많아서 이제는 믿을수도 없었다. 영지에 관련된 모든 일들이 에이미에게 큰일이기 때문이다. "큰일이라니... 또 아무것도 아닌일로 그러는 것 아니야?" "이번엔 아니에요! 이것을 보세요." 에이미는 나의 말에 두손을 가로저으며 부정했다. 그리고는 황궁에서 보내온 개봉된 서신을 내게 내밀었다. 나는 에이미에게 받은 서신을 읽어보았다. "정말 큰일이군." "정말이죠? 제말이 맞잖아요." 에이미의 말대로 서신의 내용은 큰일이었다. 황궁에서 보내온 서신에는 디에나 코도나드를 내게 결혼이라는 관계를 통해서 떠맡긴다는 내용이었다. 얼마전 방문했던 디에나씨를 내게 떠맡긴다니 황당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서신에는 디에나씨를 내게 떠맡기는 사유를 거창하게 적어놓고 있었다. 라이아가 카토루 제국의 식민소국일 때 제국과의 우호관계를 위해 나도이 가문의 누군가와 반강제로 결혼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독립이 되면서 자동적으로 결혼이 취소되었다. 결혼이 취소된 디에나씨는 황권에 위협이 되는 존재이기 때문에 황궁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그녀가 갈곳이 없다는 것이다. 디에나씨가 일반 귀족들과 친분이 생기면 황권에 위협이 되는 이유를 들어 내가 아니면 그녀가 생활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들로 디에나씨를 평생 맡아줄 것을 내게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모든 내용을 살펴보면 얼핏 맞는 말이기만 하지만 객관적으로 따지만 얼토당토 않는 말이었다. "황궁에서 디에나씨의 허락을 받지도 않고 벌인 일일까?" 나는 얼마전 만났던 디에나씨를 생각하며 중얼거렸다. "그렇지 않고서야 힘들죠." "그런가." 나의 중얼거림에 에이미가 대답했다. 황궁에서 디에나씨를 내게 맡기려는 이유는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알수 있었다. 내가 라이아를 떠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거나 아니면 이용해 먹기 위해서일 가능성도 크다. 물론 이용당할 내가 아니지만 말이다. 결국 나를 속박하기 위한 일이지만 황궁에서 이런식으로 부탁하는 일을 거절하는 것도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사실상 부탁이기는 하지만 황제의 인장까지 덧붙여 찍힌 것을 봐서는 명령이나 다름없어 거절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영주님 어떻게 하지요?" 서신에 대해서 에이미는 나보다 더욱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부탁은 들어주겠는데 결혼식은 하지 않을 거라고 황궁에 서신을 보내도록 해. 어차피 저택에 여자 한 명이 늘어난다고 해도 상관없으니까 말이야. 아참! 시중들 노예까지 딸려서 올테니 한 명이 아니구나. 서신에 노예 한 명만 데려오라는 것도 적어." "정말이에요?" 에이미는 나의 결정을 믿을수 없는지 다시금 물었다. 나의 말대로 서신이 황궁에 보내지게 된다면 황궁에서는 이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할 것이 분명하였다. 라이아와 나를 연결하여 떠나지 못하게 만들면서 황권도 나의 이름을 이용해 강화시키려 할 것이다. 나에게만 호감을 갖던 백성들의 수가 많았기에 디에나씨와 내가 결혼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황궁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황궁에 관련된 사람이 있으면 영지를 운영하는데 도움이 되겠지." "그렇지만..." 에이미는 나의 대답에 아무런 말도 하지를 못했다. 나의 결정에 반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결혼한다면 라이아를 떠나지 않으니 객관적으로 에이미에게도 좋기 때문이다. 에이미는 자신이 방금전에 왜 그렇게 감정이 격해졌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서신은 되도록 간결하게 써서 보내도록 해. 난 꾸미는 것을 싫어하니까." "네, 영주님" 에이미는 생각에 잠겨있다가 나의 말에 깜짝 놀라며 얼떨결에 대답하였다. "그럼 자리좀 비켜줄래?" "아차, 죄송합니다." 에이미는 그제서야 방금전에 내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생각하고는 붉힌 얼굴로 방을 나갔다. 피엔은 침대의 시트로 몸을 가린체로 나가는 에이미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였다. 피엔의 인사를 에이미가 보았지만 응답을 해주지 못하고 방문을 닫아주었다. "주인님 결혼해요?" "아니야. 그냥 에이미같은 여자가 한 명 늘었을 뿐이라고 생각해." 피엔은 에이미와 내가 대화한 내용을 듣고 나름대로 고민을 하였다. 여섯 명의 노예들은 에이미로도 상당히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되는데, 또 한 명이 늘어난다면 부담스러울 것이다. 더욱이 어린 노예들은 얼굴에 싫은 표정까지 드러날 가능성도 많았다. "피엔이 다른 노예들에게 전해줘. 알았지?" "네, 주인님" 나는 대답을 듣고 벌거벗은 피엔의 몸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에이미가 들어오기 전에 하려던 것을 계속하였다. ------ 19. 여자들 라이아의 마법협회에서는 그동안 골렘에 대한 연구가 끊임없이 진행되어 왔다. 칼루이 영주가 설계한 골렘을 생산하면서도 많은 마법사들이 마나석이 필요없는 골렘을 연구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수없이 많은 골렘을 만들어 판매하면서도 정작 그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니 답답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마나석이 없이 골렘을 움직이는 방법만 알아낸다면 다른 곳에 적용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연구는 계속되었다. 칼루이 영주는 마나를 모아 골렘을 움직이는 마법수식의 정보는 절대 가르쳐 주지를 않았다. 마나석을 대신하여 움직이는 마법수식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었지만 아무런 결과도 얻지를 못했다. 그런 와중에서 다른 연구가 마법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마법사들 모두가 마나석이 필요없는 마법수식의 연구를 하는 동안에 몇몇 사람들이 골렘을 좀더 효율적으로 운영시킬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그것은 골렘의 상체 변형이었다. 칼루이 영주가 설계한 골렘은 두 종류의 골렘인데 상체만 다른 것 뿐이다. 그것에 착안하여 상체의 골렘을 다르게 변형시킨 것이다. 마법사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서 공격마법을 주로 익히길 원한다. 골렘도 그 분위기에 맞춰 골렘의 상체에 뾰족한 길이의 금속을 박아넣어 공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물론 골렘의 이동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아무런 소용이 없겠지만 커다란 무엇인가를 부술때는 칼루이 영주가 설계한 두 종류의 골렘보다 효과적이었다. 마법협회에서는 공성을 위한 골렘이라는 거창한 이유를 들어 시험삼아서 한정적으로 생산하여 황궁에 주었다. 골렘의 상체가 변용된 골렘이 한 가지가 등장하자 마법협회에 소속한 5서클 이상의 마법사들이 기상천외한 것들을 줄지어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모두들 골렘의 상체만 변형된 것으로 그 종류만도 수십 종류에 달했다. 그중에 한 가지를 소개하자면 배에 탑승하여 노(櫓)를 젓는 골렘이 생산되었는데, 상체에 두개의 노를 부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노가 부착된 골렘 한대로 배를 젓게하면 그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빨랐다. 아쉽게도 라이아에는 바다가 없었고, 그저 큰 강밖에 없었기 때문에 해상력이 필요한 제국이나 왕국에 어마어마한 값에 판매되었음은 당연하였다. 그 외에도 골렘의 상체에 온갖 엉뚱한 물건을 부착하여 골렘의 힘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들이 마법협회에서 만들어졌다. 칼루이 영주도 어느정도 상상은 했지만 인간들의 탐구심 특히 마법사들의 탐구심은 그 극을 알수가 없을 정도였다. 황궁에서는 마법협회에서 이런 분위기에 적극적인 호응을 하며 자금을 무한정으로 지원하였다. 마법협회에서 끊임없이 생산되는 갖가지 골렘들은 다른 제국이나 왕국에 팔려 황궁의 자금력을 높여주었고, 그것이 라이아의 힘을 키우는 역활을 하고 있었다. 초창기 골렘들은 대부분 농지를 만드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 동안 개간(開墾)을 못하던 황무지가 하루아침에 농지로 바뀌었고, 어떤 경우는 넓은 숲이 하루아침에 농지로 변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렇게 라이아에 농지가 많아지자 타루를 심어 키울 인력이 부족하였다. 하지만 이것도 시간이 지나자 새로운 골렘이 생산되면서 해결되었다. 상체에 기다란 칼날과 집게가 부착된 골렘은 수없이 넓은 농지에 심어진 타루를 추수하는데 쓰였고, 상체에 바람개비처럼 돌아가는 골렘은 탈곡(脫穀)에 사용되었다. 또한 그동안 라이아 백성들이 주식으로 삼는 타루로 찧기 위해서는 물레방아를 이용하거나 인력을 이용했지만 이제는 골렘의 힘을 이용하였다.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 타루의 대량생산이 체계적으로 기틀이 마련되고 있었다. 많은 골렘들이 사용될 수 있는 배경에는 칼루이 영주의 마나판매소 때문에 가능하였다. 대부분 마나판매소를 찾아가는 사람들은 귀족밖에 없었다. 1서클의 마나를 부여받으려면 무려 10만 포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이 필요하지만 평민들에게 그런 돈이 있을수가 없다. 결국 일확천금을 노리는 평민들이 마나판매소로 찾아가 후불로 지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1서클의 마나를 부여받았다. 물론 칼루이 영주는 도주가 우려된다는 미명아래 돈을 갚아야 하는 기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마법수식을 신체에 함께 새겨주는 선행(?)을 베풀었다. 이외로 많은 사람들이 신청하였고 호응 또한 좋았다. 결국 라이아에 생산된 골렘이 모두 움직일 수 있게된 배경에는 칼루이 영주의 선행이 있었던 것이다. 마법협회에는 한 달에 한 번씩 변형된 골렘을 만들어 공개하는 것이 일반화 되었다. 물론 새롭게 만들어진 골렘의 대부분이 폐기되었지만 효용 가치가 인정된 골렘은 한정적으로 생산하였다. 그리고 그 골렘은 마법사의 이름이 새겨져 판매되기 때문에 명예를 드높이기도 하였다.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골렘이 라이아에 돌아다니면 얼마나 뿌듯하겠는가. 라이아의 변화가 끝이없는 가운데 황궁에서는 라이아의 발전이 가져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회의가 계속되고 있었다. 변화에는 아픔이 생기기 마련이었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귀족들의 회의도 끝이 없었다. 상인들이 서로의 이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살인을 하는 것은 가벼운 일에 속할 정도였다. 황제도 이런 일들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라이아의 안정에 힘썼다. "오늘도 회의할 내용이 많은것 같군." 라이아의 황제인 프라오는 케디네 재상이 들고있는 종이뭉치를 바라보며 말했다. 회의실 의자에 편하게 앉아있는 귀족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본래 황제와 회의를 할 때에는 귀족들이 감히 의자를 가져다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귀족들이 라이아의 발전을 위해 여러가지 정책들을 황제와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아야 했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예전에는 일주일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황제와의 회의가 현재에 이르러는 매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죄송합니다. 황제폐하" "재상이 미안할 것은 없지. 편하게 앉아서 보고하도록 하게." 황제의 말에 재상은 익숙한 듯이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자신이 보고할 내용이 적혀진 종이를 정리한 후에 귀족들을 바라보았다. 만약 귀족들이 회의실에 없으면 재상으로서는 두 번 말해야하는 번거로운 절차가 있기에 모든 보고는 황제와의 회의에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알려야 할 사항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먼저 모두들 알다시피 마법협회에서 골렘기술을 더욱 발전시켰습니다. 칼루이 영주가 극구 골렘에 대한 기술의 전수를 꺼려서 마법협회 스스로 연구한 결과입니다. 주로 골렘의 상체만을 변형하는 기술로 일부 유용한 것들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정말 잘 되었군. 이런 식으로 된다면 언젠가는 전투골렘을 만들수도 있겠는데." 재상의 말에 라이아의 기사단장 데이몬이 중얼거렸다. 기사단장 답게도 모든 것을 전투와 연관시키는 대답이었다. 황제와 귀족들 모두가 회의적이었지만 언젠가 시간이 지난다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는 있었다. "데이몬이 말에도 일리가 있구만." 황제도 데이몬의 말에 희망을 가지면서도 한숨이 나왔다. 황제가 라이아의 독립에 대하여 가장 염려하는 부분이 있다면 또다시 식민소국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이렇게 발전하는 라이아를 탐내지 않을 제국이나 왕국은 없을 것이다. 그린레이트 제국과 협상을 했지만 불안한 것은 어쩔수 없는 마음이다. 그 불안감을 떨치는 길은 오직 힘을 키우는 것인데 살고있는 백성이 적으니 당연히 실력있는 기사도 적을 수밖에 없다. 결국 그 부분은 마법으로 채워야 하는데 그것에 가장 적합한 것이 전투골렘이다. 전투골렘의 경우 오러 마스터와 막상막하로 싸우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오러 마스터가 좀더 강하겠지만 오러를 익숙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기사들은 충분히 죽일 수 있을 것이다. "황제폐하의 지시대로 많은 용병을 고용하였습니다. 고용비는 많이 지급하기 때문에 다른 제국이나 왕국의 용병들도 모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용병의 고용비도 마법협회에서 생산된 골렘을 판매한 자금이 많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이제 라이아는 예전보다 세배나 강해져 왕국의 전력과 비슷하게 되었습니다." "왕국이라..." 재상이 왕국과 비슷한 전력이라고 하자 황제와 귀족들은 뿌듯한 생각이 들었다. 소국, 왕국 그리고 제국의 전력은 대략적으로 왕국은 소국보다 세 배나 강하고, 제국은 왕국보다 다섯 배나 강하다. 그런데 라이아의 전력이 이전보다 세 배나 강해졌기 때문에 왕국이라 불려도 아무런 손색이 없었다. 단지 라이아의 영토가 왕국 보다도 세 배나 작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용병이 상당부분 차지한 전력이지만 뿌듯하군." 재상의 말에 기사단장 데이몬이 가장 기분이 좋았다. 라이아의 모든 병력을 통솔하고 있기 때문에 재상의 방금 말한 부분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다시 들으니 기분좋은 것은 어쩔수 없었다. "라이아에 그렇게나 많은 용병이 모여들었나..." 케이지비 가문의 안톤이 중얼거렸다. 귀족들 대부분이 암살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모두 황궁을 벗어난 경우가 많지 않아서 모르고 있었던 부분이다. 몇몇 귀족들이 황궁을 벗어나다가 암살을 당해 죽는 경우가 종종 발생되어 문제가 되는 중이다. 하지만 암살자 또한 근위병에게 잡혀서 죽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라이아에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황제폐하의 지시로 많은 용병을 고용하였지만 용병들이 많아지면 신분계층의 불균형이 발생될까 두려워 가족을 동반한 용병만을 받는 중입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용병이 많아져 발생하려는 원인을 작게 줄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족있는 용병을 계속 받아도 그들은 나라에 소속된 사람들이 아니라서 아무런 제제도 받지 않고서 이곳으로 이주해 왔습니다." "계속하게." 황제는 재상이 계속해서 말하도록 하였다. 그 많은 용병을 어떻게 통제하는지 혹은 얼마나 많은 고용비를 주는지 물어볼 것이 많았지만 평소에 재상이 보고하는 분량을 생각하면 이런 자잘한 내용은 넘어가야만 했다. 처음에 이런 식으로 회의를 진행하다가 다음날까지 이어진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귀족들 또한 궁금한 부분이 있었지만 같은 이유로 재상에게 질문하지는 못했다. "용병의 문제는 용병길드에서 모두 알아서 처리하고 있습니다. 고용된 수많은 용병에 관련된 내용은 기록하여 대신들이 나눠줄 것입니다. 다음 문제는 노예입니다. 라이아에는 실질적으로 노예가 귀족들에게 일부 소속된 경우를 제외하고 남아도는 실정입니다. 만약 이런 노예들이 상당부분 평민들에게 한 두명씩 소속된다면 상당한 문제를 야기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행히 칼루이 영주가 노예들을 계속해서 구입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라이아에 남아도는 노예들의 대부분을 황궁에서 구입하여 칼루이 영주에게 싼값에 판매하기로 하였습니다. 라이아의 발전을 상당히 저해하는 요인이기 때문에 조치한 것입니다." "칼루이 영주는 왜 노예들을 구입하는 것이지?" 재상의 말에 황제가 질문했다. 칼루이 영주가 지금 보유한 노예도 엄청난데 계속해서 노예를 구입한다고 해도 어디다 쓸 것인지 궁금한 것이다. 만약 다른 사람이 노예를 대량으로 구입하면 별로 신경쓰지 않았겠지만 칼루이 영주가 구입하니 모두들 어떤 곳에 사용할지 궁금하였다. "칼루이 영지를 관리하는 에이미라는 아가씨도 모르겠답니다. 자신은 영주가 지시한 내용을 따르는 것이라 말뿐입니다." "허참! 칼루이 영주는 도대체 속을 알수가 없군." 황제의 말에 모두들 동의하였다. 칼루이 영주가 영지에서 하는 일들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이 없었다. 지금까지 행해왔던 일들로 미루어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뿐이었다. "다음 보고할 내용은 칼루이 영주가 보내온 서신입니다. 예전에 디에나 아가씨의 결혼과 관련해서 보냈던 서신에 대한 답변이라고 생각됩니다." "어서 주게." 재상은 자신이 들고있는 둘둘말린 원통 모양의 종이뭉치를 프라오 황제에게 다가가 건네주었다. 귀족들은 중요한 내용을 전달받을 때 인장을 찍는다. 인장이 찢긴 경우는 위조된 것으로 판단하여 믿지를 않는다. 황제는 케디네 재상에게 받아든 서신에 인장이 찍혀있지 않아서 황당하였다. "왜 인장이 없지?" "칼루이 영지를 관리하는 에이미라는 아가씨의 말로는 지금까지 인장을 사용한 경우가 없답니다." 황제의 질문에 재상이 대답했다. 재상의 말에 귀족들 모두는 황당하다 못해 기가막힌 표정을 연출하였다. 귀족들은 자신들의 가문을 나타내는 인장을 모든 곳에 새겨넣고 있다. 저택에 존재하는 나무는 물론이고, 자신들이 입는 모든 옷과 평소에 타고다니던 말에도 인장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생각해 보니 칼루이 영주를 만났을 때 인장이 없었던 옷을 입었었군." 황제가 그동안 칼루이 영주를 만났던 경우를 회상하며 말했다. 대부분의 귀족들은 칼루이 영주를 만난 경우가 한 번이 전부였기 때문에 아무런 말을 못했다. 그저 처음 만났을 당시에 인장이 없는 옷을 입었을 뿐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인장을 사용하지 않았다니 귀족인지 의심스러웠다. "후훗" 프라오 황제는 재상이 건네준 서신의 내용을 읽고 웃음이 나왔다. 자신이 바라던 대로 해결되어진 것이라 보기에는 약간 이상했다. 디에나 코도나드와 칼루이 영주의 결혼식을 커다랗게 열어서 황제의 권위를 세우며, 칼루이 영주가 떠나지 않게 하면서 약간의 제제를 가하려는 것이 목적이었다. 서신에는 간단히 데리고 살테니 디에나를 그냥 보내라는 것만이 적혀 있었다. 다른 말은 하나도 없었다. "재상이 한 번 읽어보시오." 재상은 황제에게 서신을 받아서 읽어보았다. 재상도 서신을 읽고서 뭐라고 말해야 할지를 몰랐다. 자신들이 원한 것이 이루어진 것이 맞는데 약간은 이상했다.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칼루이 영주에게 선물 주듯이 주어버리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재상은 황제에게 양해를 구한 후에 귀족들에게 서신을 넘겨주었다. 황제의 인척과 관련된 일이라 함부로 말할 수 없는 내용이라 서신을 돌려가며 모든 귀족들이 읽었다. 모든 귀족들이 서신을 읽는데는 오랜 시간이 소비되었다. "모두 읽어서 알겠으니 다른말은 않겠소. 어떻게 했으면 좋겠소?" "황제폐하! 칼루이 영주가 아무래도 마음에 내키지 않는듯 합니다. 9서클 마스터인 그로서는 부족한 것이 없는데 굳이 황제폐하와 인연을 맺기 싫은 것입니다. 하지만 서신의 내용을 어기기도 힘들어 황제폐하의 사촌동생이신 디에나 아가씨를 보내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베럭스 가문의 파블로가 황제의 말에 대답하였다. 그의 지적에 모두들 동의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해결책을 말한 것이 아니라 칼루이 영주의 상황을 말했을 따름이었다. "재상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칼루이 영주는 결혼식을 올리지도 않고 디에나 아가씨를 보내라는 것은 어찌보면 거절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런 서신을 읽고 디에나 아가씨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 분명합니다. 결혼식이 올려지지 않으면 디에나 아가씨가 칼루이 영주에게 받쳐지는 것으로 백성들이 생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재상이 황제의 질문에 대답했다. 황제가 생각하기에도 결혼식 없이 디에나가 귀족에게 간다면 백성들의 생각은 안봐도 뻔했다. 실제로 이런 일들이 귀족들이나 평민들 사이에도 빈번히 일어나기 때문이다. 황제는 디에나가 이런 것을 예상하고 서신의 내용을 강압적으로 적으라고 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디에나는 칼루이 영주를 보고난 이후에 이렇게 될 것을 어느정도 짐작하였기 때문이다. 칼루이 영주의 성격상 결혼식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었기 때문이다. "흠. 할수없군. 디에나를 조만간 칼루이 영주에게 보내도록 할테니 준비해 주시오. 디에나가 혼자서 간다면 문제가 있을테니 수많은 물품을 보내서 칼루이 영지에서 결혼식을 하는 것처럼 백성들에게 보여주도록 하시오. 물론 소문도 함께 부탁하오." "황제폐하 걱정 마십시요. 디에나 아가씨의 명예가 손상되지 않도록 처리하겠습니다." 황제는 재상의 말이 고마웠지만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다. 아무리 좋게 꾸며도 디에나는 황가에 속한 여자이다. 그런 디에나가 칼루이 영지로 떠나니 아무리 소문을 내서 꾸며도 많은 사람들이 소문을 고지곧대로 믿지는 않을 것이다. 디에나를 칼루이 영주에게 보내는 일로 회의실은 약간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라이아를 위해 황가의 여인 한 명이 칼루이 영주에게 선물하는 도구처럼 이용되었기 때문이다. 황제가 귀족 한 명에게 쩔쩔 맨다는 것이 치욕적이지만, 대상이 9서클의 마법사였기 때문에 치욕스러운 감정이 크지 않았다는 것이 그나마 위로받는 부분이었다. "재상 다음 내용으로 넘어갑시다. 이러다 날을 새도 시간이 모자르겠소." 디에나의 일로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데이몬 기사단장이 말했다. 다른 귀족들과 다르게 기사단장 데이몬은 황제의 감정을 신경쓰지 않았다. 재상은 데이몬의 말에 인상을 찡그렸지만 계속 이렇게 있을수만 없었기에 다음으로 결정할 것을 말하기 사작했다. "이번에 골렘을 대량으로 아델 소국에서 구입해 갔습니다." "아델 소국에서 많은 자금력이 있다는 것이 의외지만 그것이 문제라도 되는 것이요?" 재상의 말에 황제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대륙에는 열 한개의 소국이 있지만 대부분 식민소국일 뿐이다. 소국이 식민지가 아닌 경우는 이용할 가치가 없는 경우거나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을 때였다. 아델 소국의 영토는 바다의 근처에 자리잡은 커다란 섬이다. 섬이 아무리 커다랗다 하더라도 많은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일단 섬에는 염분이 아주 미세하게 녹아 있어서 농지로 사용하기에도 무리가 있었다. 그러니 아델 소국은 가난에서 벗어날 길이 막막하다. 그저 바다에서 고기를 잡아서 생활하지는 것이 전부였다. 제국이나 왕국에서는 아델 소국을 점령하여도 얻을 것이 없다는 이유로 침략할 생각조차 않는다. 식민소국으로 삼는다고 해도 기껏 소금을 계속해서 지원받을 뿐이다. 침략하는 병력이 아깝게 생각될 가치조차 없는 곳이었다. 그런 곳에서 라이아까지 와서 골렘을 대량으로 구입해 갔다고 해도 황제로서는 크게 이상할 것이 없었다. 그저 필요하니 가져갔을 것이라 생각될 뿐이다. "문제는 없지만 그들이 골렘의 값을 엉뚱한 물건으로 지급하였습니다." "무엇인데 그러지?" 재상의 말에 황제가 궁금해서 물었다. 골렘을 지급하고 물건을 받았다면 받은 물건이 그만한 가치가 있었으니 받았을 것이다. 골렘의 값어치 만한 물건이라면 마법물품 혹은 귀중한 보석밖에 없었다. 귀족들도 궁금한지 재상을 바라보았다. "마나석 열 개를 지급하였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재상 그말이 정말이요?" 황제는 재상의 말에 벌떡 일어서서 외쳤다. "세상에 마나석이라니..." "마나석이라니 믿을수가 없군" 귀족들 또한 재상의 말에 놀랐다. 마나석이라면 그 효용가치가 상상을 불허한다. 마나석은 마나를 모아서 계속해서 축적하기 때문이다. 물론 마나의 축적이 한계가 존재하지만 사용되면 또다시 채워지니 가치를 따질수 없는 물건이었다. 더욱이 마나석에는 정보까지 집어넣어 자아를 생성하게도 할수 있다. 자연에 떠도는 마나를 모으는 것은 마나석이 아니더라도 마법수식을 통해서 가능하지만, 마나를 축적시키는 능력은 오직 마나석에만 벌어지는 일이다. 물론 마나를 모으는 양도 마법진을 이용하는 것보다 수십배나 강력하다. "보안을 위하는 일이라 마법협회의 8서클 마스터이신 블러드씨에게 확인을 받았습니다. 모든 마나석을 블러드씨가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것의 처리를 결정하였으면 좋겠습니다." "블러드씨는 뭐라고 하던가?" 황제는 재상이 마법협회를 책임지고 있는 블러드를 만났다고 하기에 물었다. 8서클 마스터인 블러드라면 마나석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블러드씨는 마나석을 가지고 무엇인가 만들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마나석을 다루는 기술이 없어서 아무것도 할수가 없답니다. 결국 마법협회에서 마나석을 이용한 물품을 만드는 것조차 불가능합니다." "마나석이 있는데도 사용을 못한다니..." 황제는 마나석이 얼마나 귀한지 알고있다. 돈을 주고도 구입하지 못하는 것이 마나석이다. 특히 마나석은 무한으로 지원하는 마나로 인해서 영구적인 마법물품에 효율적이다. 강력히 보호되는 영구적인 결계, 전투골렘, 영구적인 텔레포트 마법진 등 상상하지도 못할 무엇인가를 만들수 있다. "황제폐하! 블러드씨가 제게 마나석을 유용하게 사용할 방법을 한 가지 가르쳐 주었습니다." "뭣이? 당장 말해보시요!" 재상의 말에 황제가 재촉하였다. 황제는 마나석으로 골렘을 만들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마법협회에서 마나석 조차도 다루지 못하니 황제로서는 답답하기만 하였다. "블러드씨는 칼루이 영주가 마나석이 없는 골렘을 생산하였으니 전투골렘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전투골렘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면 황제폐하께서 원하시는 전투골렘을 만들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칼루이 영주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군. 하지만 부족한 것이 없는 칼루이 영주가 쓸데없이 전투골렘을 만들어 주겠소?" 재상의 말에 황제는 잠깐 좋아했다가 다른 문제가 생각나서 그것을 말했다. 귀족들 몇명도 칼루이 영주를 설득한다면 마나석을 이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은 했다. 하지만 칼루이 영주를 자극하면 그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함부로 말할수 없었다. "마나석을 탐내지 않는 마법사는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9서클 마법사인 칼루이 영주라지만 마나석을 보면 욕심을 낼 것이 자명합니다. 그러니 그에게 마나석을 일정부분 떼어서 준다면 전투골렘을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거절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방법이 있었군. 역시 재상이야." 황제는 재상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재상의 말은 그의 생각이라기 보다는 블러드씨에게 전해들은 이야기였다. 블러드씨를 비롯해 마법협회의 고위 마법사들 몇명이 마나석을 보고 거의 미친듯이 욕심을 냈었다. 8클래스 마스터인 블러드씨가 고위 마법사들을 설득하지 않았다면 큰일날 뻔했다. 블러드씨가 고위 마법사들을 설득한 이유중에 하나가 라이아의 마법협회 마법사들이 마나석을 다루는 기술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물론 책자를 보고 공부한 기본적인 마나석에 대한 정보는 알지만 실질적인 사용방법을 모르니 마나석을 이용해 무엇을 하든지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칼루이 영주에게 몇 개의 마나석을 조건으로 걸어야 할지 정해야 합니다." "흠" 재상의 말에 황제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편안한 자세로 생각에 빠졌다. 마나석에 대한 놀람으로 방금전까지 일어서서 재상과 대화를 하였기 때문에 피곤함이 몰려왔다. 황제는 칼루이 영주에 대한 성격을 생각하고 그를 만족시키려면 어느 정도의 마나석을 주어야 할지를 생각했다. "재상의 생각으로는 몇개의 마나석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시요?" 황제는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리고 혹시나 몰라서 재상에게 의견을 물었다. "최소한 열 개중에서 반은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재상은 칼루이 영주를 이번만 이용할 생각이요? 최소한 다음에도 이용하려면 그의 마음을 잡아야하니 더욱 써야하오. 칼루이 영주에게 일곱 개를 주도록 하시오. 그리고 나머지 세 개를 이용해서 전투골렘을 만들어 달라고 하시오." 황제는 재상의 의견이 자신과 일치하길 바랬지만 그렇지가 않았다. 결국 자신이 결정한 것을 말했다. 앞으로 칼루이 영주를 이용하려면 동등한 관계의 거래는 어렵다. 그러니 일단 황제가 손해보는 시점에서 거래를 하고 나중에 도움을 청하면 차마 거절하지는 못할 것이다. 더욱이 아직은 어려운 때가 아니니 황제가 손해보면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움을 청하려는 생각이다. "일곱 개의 마나석을 준다니..." "거의 다 주는 것이나 다름없군." "세 개의 마나석을 가지고 몇 대의 골렘이 완성될까나" 회의실에 앉은 귀족들은 마나석에 대해서 관심을 보였다. 특히나 세 개의 마나석으로 과연 세 대의 골렘을 만들수 있는지 많은 대화를 하였다. 대체적으로 다른 제국에서는 하나의 마나석을 가지고 한대의 전투골렘을 만들지만 언제나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전투골렘을 만들다가 마나석이 파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전투골렘의 기술이 취약한 왕국이 이런 경우를 많이 당한다. 소국은 전투골렘을 만들수 있는 고위 마법사가 많지 않으니 시도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이번 한 번으로 거래를 끝낼수는 없소. 칼루이 영주에게 이렇게 양보한다면 다음에 그의 도움을 받을수도 있을 것이요. 그리고 재상은 아델 소국과 연락해서 마나석이 있다면 모두 구입하도록 하시요." "알겠습니다. 황제폐하" 재상이 황제의 지시에 대답했다. 귀족들은 황제의 말에 이해를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칼루이 영주는 무한한 이용가치가 있다.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고 있으니 칼루이 영주가 기분이 나쁘지 않도록 그만한 대가를 주면서 이용해야만 하는 것이다. "아직도 남았소?" "아직 알려드릴 소식이 한가지 있습니다. 이번엔 좋지 않은 소식입니다." 재상은 마나석에 대한 이야기에 정신없는 귀족들을 조용히 시키고 말을 이었다. "다른 제국이나 왕국에서 칼루이 영주가 마족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요. 마족이 세상에 나타나지 않은 경우가 언제인데 그럴수가 있단 말이요. 아마도 라이아를 음해하려는 목적이 분명하오. 우리가 발전되자 배가아픈 모양이지." 재상의 말에 황제가 아닌 다혈질의 성격을 지닌 데이몬 기사단장이 흥분된 상태로 말했다. 칼루이 영주가 마족이라면 라이아 전체가 마족으로 취급당할 것이 분명하니 위험한 소문이었다. "저의 생각도 데이몬씨와 마찬가지입니다. 칼루이 영주가 마족이란 것은 불가능합니다. 아직은 제국이나 왕국의 귀족들에게만 소문이 퍼져있습니다. 칼루이 영주를 관리하는 에이미라는 아가씨에게 그것을 알렸더니 마구 화를 내면서 정 믿지를 못하겠다면 신전의 대표를 파견해서 직접 확인하랍니다." "그렇다면 소문이 금새 가라앉겠군. 당장 라이아에서 활동하는 신전에 알려서 칼루이 영주가 마족인지 직접 찾아가서 확인하라고 하시요. 칼루이 영주가 확인하는 것을 허락했다면 소문을 빨리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이렇게 조치해야겠소. 그리고 다른 제국이나 왕국에도 알려서 믿지않으면 신전의 대표를 파견해주면 칼루이 영지로 직접 보내준다고 전하시요." 황제는 재상의 말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칼루이 영주가 마족이라니 어처구니 없는 소문이었다. 더욱이 신전의 대표를 파견하면 금방 확인될 사항을 가지고 그렇게 소문이 나다니 말이다. 황제는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다른 제국과 왕국의 신전의 대표가 파견되면 칼루이 영지로 안내하겠다고 대외적으로 알리도록 하여 빠르게 소문을 잠재우려고 하였다. 이런 조치라면 칼루이 영주가 마족이라는 말도안되는 소문이 곧바로 가라앉을 것이다. 소문이긴 하지만 민감한 라이아로서는 사소한 모든 것에 조심해야 했다. 칼루이 영주에 대한 잘못된 소문을 막아낼 해결책을 결정하는 것으로 황제는 회의실에서 빠져나갔지만 귀족들은 나가지 않고 자리에 남았다. 이제부터는 재상과 귀족들이 라이아의 자잘한 문제를 해결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황제와 작은 문제들까지 함께 결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 "에이미 아가씨 모두 치웠습니다." 피엔이 영지의 업무를 처리중인 에이미에게 말했다. 저택에는 내일부터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게 된다. 물론 오게될지 안오게될지는 모르는 상황이지만 준비를 해야만 한다. "고마워. 피엔" 에이미는 피엔에게 감사의 말을 하였다. 피엔이 에이미의 말을 듣고 나가자 에이미는 또다시 영지의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회의실에는 에이미 혼자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의자에 앉아서 열심히 영지의 업무를 처리하는 에이미를 구경하고 있었다. 내가 회의실에 있는 이유는 에이미의 압력 때문이다. 영지의 업무를 처리하다가 잘못된 일이 있으면 내게 쪼르르 달려와 하나하나 물어보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녀가 해야하는 일이 많다보니 옆에 있으면서 궁금하면 곧바로 에이미가 질문할 수 있도록 함께 있는 것이다.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옆에 있으니 에이미로서는 아주 얄미운 영주겠지만 나로서는 크나큰 도움을 주고있는 중이다. "영주님 칼루이 가문은 인장이 없나요? 얼마전 황궁에 서신을 보냈는데 인장이 없어서 그냥 보냈잖아요." "인장이라... 그거 꼭 필요하지는 않잖아." 에이미는 나의 말에 한숨을 쉬었다. "다른 귀족들은 모두 있는데 영주님만 없으신 거에요." "나는 상관하지 않을테니 에이미가 마음대로 만들어." 에이미는 이런 나의 지시에 익숙하였다. 에이미는 시간을 내서 칼루이 가문의 인장을 만들어 낼 것이다. 가문의 인자이라고 하니까 정말 우숩다. 칼루이 가문이라고 해봐야 나 혼자이니 말이다. 에이미가 인장을 정하면 영지의 모든 곳에 인장이 새겨질 것이다. "영주님, 어제 케디네 재상님이 영주님께서 마족이라고 다른 제국이나 왕국에 소문이 났다고 전하더군요. 재상님의 말에 화가나서 신전의 대표를 파견해서 확인하라고 소리쳤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사과할 필요는 없어. 확인이 어려운 일도 아닌데. 신전 대표를 만나주면 되는거 아니야?" 에이미는 나의 말에 감동하였다. 영지를 나의 생각대로 운영하기 위해서 모든 업무는 나의 지시로 철저하게 이루어져 왔는데 사소한 것이지만 에이미가 일방적으로 그런 결정을 실수로 정했던 것이다. 또한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내가 신전의 대표까지 만나준다고 하니 감동하지 않으면 이상한 것이다. "감사합니다. 영주님" "자잘한 일은 에이미가 처리해도 괜찮아. 에이미는 영지의 관리 만큼은 뛰어나니까 말이야." 나는 에이미를 칭찬해 주었다. 솔직히 에이미는 처음에 내가 지시하는 그대로 영지의 업무를 처리했지만 이제는 익숙해져서 굳이 자잘한 일까지 나의 지시를 따를 필요는 없었다. "그런데 영주님 내일 정말로 디에나 아가씨가 오실까요?" "나도 모르겠어." 에이미의 물음에 내가 말했다. 황제가 나를 라이아에 붙잡아 두기 위해서 황가의 디에나라는 여자와 결혼할 것을 부탁하였지만 나는 거절의 뜻을 전했다. 황제의 부탁이라 감히 거절할 수가 없어서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그저 보내라고 서신을 보냈을 뿐이다. "저는 디에나 아가씨가 오게될 것이라 확신해요. 라이아에서 영주님을 붙잡아 두려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요?" "후훗" 에이미는 나름대로 자신 의견을 말했지만 솔직히 나로서도 알수가 없었다. 나와 만났던 디에나라는 아가씨는 마법사가 되고싶다고 말했었다. 만약 디에나라는 여자가 나의 저택에서 산다고 해도 문제될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디에나라는 아가씨가 황제와 연관된 사람이라고 해도 나는 누군가가 간섭한다고 해서 간섭을 받을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엉뚱한 데에 신경쓰지 말고 하던 일이나 해." "알았어요." 에이미는 나의 말에 삐죽거렸다. 디에나와 관련된 이야기만 나오면 에이미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얼마전까지 가문에서 버림받아 혼자가 되어버렸기에 가련하게 생각되어 많은 도움을 주었더니 이제는 내게 의지하는 것이다. 얼마전에는 에이미를 위로하느라 한동안 잠자리를 계속하였더니 의지하는 강도가 심해져 이제는 나를 편하게 대하고 있다. "영주님 이것좀 보세요." 에이미는 외부에서 나에게 전달된 수많은 서신들을 살펴보다가 황궁에서 보내온 서신을 건네주었다. 에이미가 서신을 내게 내밀었던 이유는 그곳에 중요한 표시가 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둘둘 말린 서신의 끝에 사람 머리만한 상자가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흠" 나는 서신을 읽어보고는 생각에 잠겼다. 서신에는 마나석 열 개를 보내니 세 개의 마나석으로 전투골렘을 만들어 주고, 나머지는 내가 가지라고 적혀 있었다. 서신에는 마나석에 대한 모든 내용이 적혀 있었다. 구입처와 마법협회의 블러드씨에게 마나석이라는 확인까지 받았다는 내용도 있다. 상자는 의외로 단단하게 봉인되어 있었다. 마법협회의 도움을 받았는지 상자를 봉인하는 온갖 마법으로 보호되어 있었다. 나는 간단히 상자를 보호하는 마법을 풀어버리고 상자를 열어보았다. 상지속에는 아무런 빛도 바라지 않는 검은색의 마나석이 담겨 있었다. '정말 마나석이군.' 나는 마나석을 살펴보며 감탄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내가 아무리 9서클 마법사라고 하지만 기록으로만 마나석에 대한 것을 알았을 뿐이지 직접 본것은 지금이 처음이었다. 마나석이 보유한 마나를 살펴보자 매우 상당하였다. 시험삼아 마나석을 오른손에 쥐고 마나를 조금 뽑아내자 마나석이 스스로 주변의 마나를 모아서 채웠다. 마나를 모으는 마법진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아마리 마법수식을 사용하여 마나를 모으는 마법진을 만든다고 하여도 불가능한 능력이다. "영주님 무엇인데 놀라세요?" "마나석이라고 하는군." 에이미는 왠만해선 놀라지 않는 내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마나석을 만지작 거리자 물었다. 나의 대답에 에이미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나석이 어떤 것이지 수없이 들어 보았기 때문이다. "정말인가요?" "만져봐. 쉽게 알수 있을거야." 에이미는 나의 말에 상자속에 있는 마나석을 하나 집더니 만져보았다. 그녀도 1서클의 마스터이기 때문에 마나에 대한 것을 느낄수가 있다. 만약 마법사가 마나석을 가지고 있다면 그는 무한정으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 단지 정신적 피로 때문에 불가능하겠지만 말이다. 아마도 정신적으로 강한 인간이 있는 사람에게 마나석이 주어진다면 그 능력이야 말하지 않아도 알수 있다. "이렇게 많은 마나가 존재한다니..." "에이미가 느끼는 것에 수십 아니 수백배는 되는 마나양이야." 나는 에이미에게 마나석에 존재하는 마나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그녀는 1서클의 마나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마나석의 마나양에 대해서 모르고 있는 것이다. 나의 설명을 들으며 에이미는 놀람을 금치 못했다. 마나석이 엄청난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는 그것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데 문제가 있다. 전투골렘 또한 마나석에 약간의 자아를 심어주고 마나를 뽑아서 골렘을 움직이는 단순한 기능을 할 뿐이다. "영주님 전투골렘을 만들어 주실 것인가요?" 에이미는 내가 전투골렘을 만들수 있다고 당연히 생각하였다. 나는 마나석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내가 마나석을 갖고싶은 이유는 칼루이 영지에 결계를 설치하고 싶어서였다. 지난번 케타로라는 암살자가 다녀간 이후로 영지를 보호하기 위해서 공장에 결계를 설치하였다. 결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결계의 마법진에 마나를 모으는 마법수식을 첨가할 수밖에 없었다. 영지의 전체에도 공장과 마찬가지로 결계를 설치하고 싶었지만, 넓은 지역을 유지하는 결계는 엄청난 마나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설치하지 못했다. 물론 강제로 설치하면 가능하겠지만 그렇다면 칼루이 영지에는 마나가 매우 불안정하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마나석을 이용한다면 영지의 전체에 결계를 설치하여도 문제없을 것이다. "일곱 개의 마나석이라... 어쩔수 없이 만들어 주어야겠군." "여기 서신에 보면 빨리 어떻게 결정했는지 서신을 보내라고 적혀있는데요." 에이미는 내게 건네받은 서신의 제일 하단을 가리키며 말했다. "에이미 네가 서신을 보내도록 해. 두 개의 마나석으로는 전투골렘을 만들어 주고 나머지 한 개로는 라이딘 전체를 보호할 수 있는 대결계를 설치해 주겠다고 말이야." "그것이 가능한가요?" 에이미는 나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하고서 말했다. 라이딘에 살고있는 사람중에 마법사가 설치한 결계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왜냐하면 라이딘의 중심에 있는 황궁에 마법결계가 둘러쳐져 있기 때문이다. 황궁의 근처로 작은 고양이나 쥐들이 다가가면 가끔 팅겨져 나오는 모습을 종종 볼수가 있다. 물론 귀족이 아니고서야 황궁의 근처도 갈수가 없지만 멀리서 사람들이 결계에 튕겨지는 동물을 목격되는 경우는 가끔씩 있다. "마나석을 사용한다면 라이아의 수도인 라이딘의 전체를 보호하는 것이 가능하지. 물론 고위 마법사라면 결계의 일부분을 파괴할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복구되어 버리지. 결국 대결계를 완성시키면 결계가 파괴되지 않는 이상은 라이딘은 안전하게 될 거야. 설사 라이딘을 침입할 수 있다고 해도 그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지. 마법사나 오러를 사용하지 않는 기사는 결계의 침입이 불가능 할테니 말이야." "정말 대단해요." 에이미는 나의 설명을 들으며 그것을 일일이 기록하였다. 서신을 보내면서 결계에 대한 것을 자세히 알려야 했기 때문이다. 모든 결계가 그렇듯이 실력이 좋은 마법사나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에게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로서도 결계를 통과하기 위해서 약간의 힘을 사용하여야 할 것이다. 그것 만으로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특히나 전쟁이 일어났을 때 특정 건물을 보호하는데 결계만큼 안전한 것이 없었다. 결계를 침입하려고 마법이나 오러를 사용하면 금새 발각되기 때문이다. "전투골렘을 두대 만들어 주는 것과 라이딘 전체를 보호하는 대결계를 설치해 준다고 알려줘. 그리고 결계를 완성하려면 라이딘의 중요한 출입하는 부분의 결계의 보호막이 생성되지 않도록 해야 하니까 그 부분들을 알려달라고 해." "네, 영주님" 에이미는 황궁에 보낼 서신을 정성들여 적었다. 내가 말한 내용이 매우 중요한 사실이라 하나도 빠짐없이 적었다. 아마도 황궁에서는 서신을 받자마자 회의를 소집하여 한바탕 즐거운 난리를 벌일 것이 분명하였다. 넓은 지역을 보호하는 대결계는 제국에서도 감히 시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수도의 주요 건물에만 결계를 만들어 보호하는 체제를 사용하고 있다. 나는 에이미가 서신을 적는 동안에 마나석을 열심히 관찰한 이후에 아공간에 고이 모셔두었다. 그리고 영혼력을 끌어올려 생체컴퓨터 능력으로 가장 효율적인 전투골렘을 머리속에서 설계하기 시작했다. 가장 효율적인 골렘의 모습은 인간에게 많은 거부감을 일으키는 모습이었다. 나는 고민끝에 최강의 골렘을 설계하는 것보다 인간의 모습을 한 골렘을 설계하기로 하였다. 너무나 강력한 골렘을 만들어 낸다면 악용될 소지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인간형으로 만들려는 골렘이 약한 것은 아니다. 나는 인간의 모습과 흡사한 전투골렘을 설계하였다. '역시 인간의 모습을 닮은 전투골렘이 낫겠어.' 나는 전투골렘을 생각만으로 설계한 이후에 에이미의 옆에 쌓여진 종이를 하나 가지고 설계도를 종이에 자세히 그리기 시작하였다. 전투골렘이라 관절이 매우 유연하게 움직여야 하며, 무기를 사용하도록 설계하였다. 다른 제국의 전투골렘은 주로 골렘의 몸체로 공격을 하지만 나도 그렇게 설계할 이유는 없었다. 인간처럼 무기를 사용하면 골렘이 파괴될 위험요소도 적을 뿐더러 더욱 강력할 것이다. 전투골렘의 마법적인 부분이야 마법수식으로 도배를 하면 될 일이었다. 사용할 무기도 최소한 마법무구는 되어야 전투하는데 유리할 것이다. 내가 설계하는 전투골렘은 골렘 자체의 능력보다도 자아능력을 극대화 시켜서 전투에 도움을 주려는 계획이다. 마나석에 내가 알고있는 전투능력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도로 주입하여 위험을 겪지 않도록 할 생각이다. 강력한 적을 만나면 도주하는 것도 가능하도록 말이다. 물론 그런만큼 악용되지 않도록 자아를 줄 때 나에게 귀속시킬 생각이다. "영주님 모두 적었어요." 내가 전투골렘의 설계도를 완성시켰을 때 에이미가 서신을 완성하고 내게 내밀었다. 서신에는 라이딘 전체를 보호할 수 있는 강력한 결계에 대한 내용이 하나도 빠짐없이 적혀 있었다. 전투골렘에 대해서는 그저 두 대를 만들어 준다는 말뿐이 없었다. 에이미가 전투골렘에 대해서 알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오늘 당장 보내도록 해." "그런데 영주님이 적으신 것은 뭐에요?" 에이미는 내게서 서신을 받은 후 둘둘 말면서 말했다. 나의 앞에는 내가 그려넣은 전투골렘의 설계도가 있었다. 직접 그렸다기 보다는 마법을 이용해서 머리속에서 설계한 모습을 옮긴 후에 일일이 주석을 적어가면서 완성시킨 것이다. "전투골렘의 설계도야. 이것을 골렘공장을 책임지고 있는 레이크씨에게 전해줘. 여덟 대를 똑같이 만들어 달라고 하면 돼." "전투골렘을 여덟 대나 만드나요?" 에이미는 전투골렘의 설계도를 나에게서 받아들며 말했다. "여섯 명의 노예들에게 선물하려고. 예전에 골렘을 만들어 주기로 약속 했었거든." "약속 때문에 마나석을 여섯 개나 소비해요?" 에이미는 마나석이 겨우 약속 따위에 소용된다고 하자 어이가 없었다. 에이미는 전투골렘의 설계도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전투골렘의 어떤 모습인지 구경한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궁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설계도를 보자마자 의문이 들었다. 골렘의 외형이 인간과 너무 흡사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리 설계도에 들어가는 기호 표시들이 어렵지만 크기에 대한 설계도의 표시만큼은 익숙하고 있었는데 표시가 잘못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전투골렘이 2m라니 이거 정말이에요?" "맞아." 에이미의 질문에 내가 간단히 대답했다. 내가 설계한 골렘은 2m 크기의 인간과 아주 흡사한 골렘이었다. 마나석이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되려면 골렘이 클수록 효율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골렘의 외형이 너무 작아도 문제가 된다. 그래서 인간의 크기보다 약간 크게 만들었다. 대륙에서 만들어지는 무슨 골렘이든지 3m 크기인 것을 감안할 때 매우 작은 것이다. "마법협회에서도 괴상한 골렘을 많이 만들어 내던데 영주님도 그러신 건가요?" "후훗" 나는 에이미의 말에 웃음이 나왔다. 에이미를 통해서 마법협회가 만들어내는 골렘에 대해서는 나도 괜찮은 생각이라 생각했다. 골렘을 잘만 이용한다면 그 편리함이야 끝도 없다. 마법협회에서 새롭게 만들어내는 골렘들은 상체만 변형시킨 것을 보아서는 아직까지 마나를 어떻게 모아서 골렘에 주입되는지 연구를 못했나보다. 아마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리 연구를 해도 알아내기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그 부분은 철저한 엘프마법과 나의 복잡한 마법수식 계산법이 적용된 부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천재적인 마법사가 연구하다가 발견할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 영주님 그러면 나머지 한 개의 마나석은 어디다 사용하실 거지요?" "당연히 나의 영지에도 마나석을 이용해서 결계를 설치해야지. 물론 나의 영지의 결계를 특별하게 만들 생각이야. 그리고 결계를 사용하는 마나석을 이용해서 라이딘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영구 텔레포트 마법진도 만들거야." 나는 에이미의 질문에 대답해 주었다. 한 개의 마나석으로 영지를 보호하는 것은 물론이고 라이딘을 연결하는 거대한 텔레포트 마법진을 만들려는 것이다. 현재 나의 영지에서 라이딘과 연결된 텔레포트 마법진이 무려 세 개나 존재한다. 왕복이 잦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방안으로 대형 텔레포트 마법진을 설치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마법진을 운영하는 마나는 마나석을 이용할 생각이다. 즉, 하나의 마나석으로 영지를 보호하는 결계에도 사용되고, 대형 텔레포트 마법진에도 사용되게 만들 계획인 것이다. 복잡한 마법수식의 계산이 필요하겠지만 내겐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에이미는 나의 생각에 영지가 안전하게 될 것이란 생각에 기뻐하였다. 에이미가 나와 잠자리 도중에 케타로 암살자를 만났을 때 매우 무서워하였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공포를 겪으면 작은 일에도 놀라게 되어 안전을 우선시하게 된다. "영주님, 종이공장은 어떻게 운영하지요?" "에이미가 나무가 많이 자란 숲을 구입하도록 해. 텔레포트 마법진을 공장과 연결시키면 간단한 일이니까 말이야." 나는 에이미의 질문에 간단히 대답했다. 영지의 숲이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에 종이공장의 운영에 큰 차질이 벌이지려는 상황이다. 이제는 종이공장의 수입이 영지의 주 수입원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운영할 필요가 없게 되었지만 수요가 계속 있는만큼 생산을 멈출수는 없는 생각으로 나무를 다른 곳에서 가져오기로 결정하였다. 이동시키는 것이야 텔레포트 마법진을 만들면 쉽게 해결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종이공장 이외에도 산재된 많은 영지의 업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결정하였다. 물론 매일 이처럼 영지의 업무가 많은 것은 아니다. 내가 귀찮아서 계속 일처리를 미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끝내자 나는 에이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였다. 저택에서 대화를 할 사람이 에이미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저녁이 되자 여섯 명의 노예들과 식사를 함께하고 다같이 나의 방에서 수다를 떨었다. 언제나 매일 반복되는 일과나 다름없다. 에이미는 처음에 노예들과 함께 나의 방에서 대화하는 것이 어색하였지만 시간이 지나자 익숙해졌다.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한 기간이 오래되었던 것이 계기가 아닐까 싶다.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되자 나와 잠자리를 해야할 여자만 남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버렸다. 나의 방에 남게된 에이미는 자연스럽게 옷을 모두 벗고는 나의 침대에 누웠다. 나또한 옷을 벗고는 침대에 올라가 에이미의 몸에 올라타서 움직이려는 순간 에이미가 질문을 하는 탓에 움직이지 못했다. "영주님 디에나씨가 오시면 계속해서 이렇게 지내실 것인가요?" "물론이야." 나는 에이미의 질문에 당연하게 대답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디에나씨가 나의 저택에 오게될지는 모르겠지만 온다고 하여도 나에겐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나와 친하게 지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별 문제가 있으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에이미는 나의 대답이 기뻤는지 나의 움직임에 평소와는 다르게 호응해 주었다. ------ "영주님 시간 되었어요." 에이미는 의자에 앉아 하늘에서 선사하는 햇볕을 받고있는 내게 말했다. "알았어. 그럼 다들 가도록 하지." "네" 모든 여자들이 나의 말에 대답하였다. 저택에 살고있는 남자는 나 하나였기 때문에 모든 대답이 여자 목소리 뿐이었다. "텔레포트" 나는 에이미와 노예들을 모두 라이딘과 통하는 텔레포트 마법진으로 이동하였다. 조금만 기다린다면 디에나씨가 마법진을 통해서 도착할 것이다. 내가 디에나씨에게 말하길 만약 오게된다면 노예 한 명만 데려오라고 못박았기 때문에 두 명만이 도착할 것이다. 어쩌면 디에나씨는 자신을 마중하는 인원이 나와 에이미를 비롯해 몇명의 노예들 밖에 없다는 사실에 화를 낼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것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마음에 안들면 쫓아내면 그만인 것이다. 나야 함께 산다고 찾아오는 여자를 거부할 생각은 없지만 귀찮게 군다면 쫓아내는 것이야 당연하다. "정말 이쁘다." 뷰티가 마법진을 통해서 들어오는 물건을 바라보고 소리쳤다. 디에나씨는 오지않고 마법진을 통해서 대량이 이사짐 물건들이 옮겨지는 상황인 것이다. 정말이지 황당하지 않을수 없었다. 저택이 작다는 것을 알면서 저렇게 많은 물건들을 가지고 오다니 정말이지 한숨이 절로 나왔다. "언니 이리와서 봐. 정말 이쁘다." "뷰티, 네 물건이 아니니까 다시 내려놓지 못해!" 뷰티가 마법진을 통해서 들어오는 물건을 이리저리 살펴보자 베이지가 소리쳤다. 저택에서 매일 일어나는 일이었지만 베이지로서는 불안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물건들의 주인은 저택에서 함께 살아야할 엄청난 신분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산더미 같이 한쪽에 물건들이 쌓이자 그제서야 마법진을 통해서 두 명의 사람이 나타났다. 한 명은 디에나씨였고 다른 한 사람은 노예로 짐작되는 여자였다. 디에나씨는 마법진에 익숙하지 않은듯 잠시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가 조금 시간이 지나자 나를 알아채고 내게 다가왔다. "칼루이 영주님 안녕하셨어요?" "다시 보게되니 반갑네요." 디에나씨는 나에게 많이 친근하게 말했다. "짐이 많지요? 에이미씨가 방을 두 개 쓰라고 하셨으니 충분히 들어갈 것 같아서 가져왔어요. 이 애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노예에요. 이름이 이플이에요." "안녕하세요? 영주님. 이플이에요." 디에나는 자신의 노예를 내게 소개해 주었다. 노예인 이플이 디에나씨와 함께 자랐다면 의외로 똑똑할 것이라 생각되었다. 입고있는 옷도 노예치고는 상당히 고급스러웠다. "반갑구나. 이플." 나는 귀엽게 생긴 이플에게 말했다. 이플과 나와의 대화가 끝나자 디에나가 나에게 말했다. "영주님 제게는 이제부터 말을 편하게 하세요. 앞으로 함께 살아갈텐데 불편할 것 같네요." "그러도록 하지. 나도 불편했는데 잘 되었군." 나는 디에나와 이플 그리고 에이미를 데리고 저택으로 걸어갔다. 이곳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굳이 마법으로 이동하지를 않았다. 나는 디에나가 라이아를 위해서 도구처럼 사용되어서 매우 슬퍼하거나 괴로워 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얼굴은 매우 자유스러운 분위기인 것이다. "디에나 한 가지 물어볼 것이 있는데 솔직히 말해주겠어?" "네, 말씀하세요." 디에나는 저택을 향해 걸으면서 나의 말에 약간 어색해 하였다. 말을 편하도록 허락은 하였지만 곧바로 그럴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을 진지하게 바라보며 질문을 던지니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기분 나쁠지 모르겠지만 내가 알고 있어야 될 것 같아서 묻는거야. 솔직하게 황제나 귀족들이 나를 라이아에 붙잡아 두려고 황가의 여인인 디에나를 내게 보낸 것 아니야? 만약 그렇다면 괴로워 해야 정상으로 알고있는데 말이야. 디에나는 왜 그렇지 않은거야? 자신이 원해서 그런것은 아닐테도 말이야." 나의 말에 디에나와 에이미가 걷다가 멈추고 나를 바라보았다. 앞으로 함께 지내려면 알아야 될 사항이었기에 직접적으로 물어본 것이다. 서로 숨기고 있으면 디에나를 대하는데 있어서 불편할 것 같았기에 시원하게 말했다. "제가 타의로 이곳에 온 것이라고 어떻게 장담하죠? 그리고 영주님은 황가의 여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모르시겠군요. 어릴 때부터 작은 방과 정원 이외에는 출입이 금지된 곳에서 살지요. 여인이 갖추어야 할 덕목부터 시작해서 배우는 것들이 상당히 많아요. 아는 사람이라고는 저를 가르치는 늙은 여자들밖에 없어요. 그런 생활을 하다가 황권을 강화하기 위해서 팔려가는 생활을 하지요. 보통 자살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지금까지 살아있어요. 여인으로서 가장 편안하게 살려면 훌륭한 가문의 여인으로 태어나는 것보다 차라리 몰락귀족의 여인으로 태어나는 것이 좋을수도 있다는 것이 제 생각이에요. 에이미씨 안그런가요?" "네?" 에이미는 디에나의 말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디에나의 말을 들으면 에이미는 행복한 생활을 한 것이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황궁에 갖혀 살았다면 에이미의 삶보다 몇배나 힘든 생활이나 다름없다. 정신적으로 압박을 받는 것이 육체적인 아픔바도 수십배나 고통스러운 경우가 많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저는 칼루이 영주님에게 오지 않았다면 다른 귀족의 누군가와 결혼해서 똑같은 생활을 했을 겁니다. 최소한 칼루이 영주님의 저택에서 생활한다면 마음껏 지낼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정도면 제겐 행복이죠. 에이미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렇겠네요." 에이미는 디에나의 힘찬 말에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왠지 그동안 가문에게 버림받고 혼자 끙끙대던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더욱이 여섯 살이나 어린 디에나에게 위로를 받고있는 느낌이라 매우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이미씨 죄송한데요. 그냥 언니라도 불러도 되죠? 저보다 나이가 많다고 들었거든요. 에이미씨도 제게 편하게 대해주세요. 앞으로 함께 살아가야 되잖아요." "그....래." 디에나는 에이미가 어떨결에 대답한 것을 가지고 즐거워하였다. 디에나는 나의 저택에 빨리 적응하고 즐겁게 지내려고 에이미와 친해지기 위해서 그러는 것이지만 나중에 에이미와 나와의 관계까지 모두 알게된다면 어떻게 될지는 나로서도 알수 없었다. 더군다나 디에나는 나와 결혼한다는 목적으로 내게 왔기 때문에 에이미를 어떻게 생각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태이다. 디에나와 에이미 그리고 디에나의 노예인 이플과 함께 나의 저택에 도착했을 때 마당에는 디에나의 이사짐이 모두 옮겨져 있었다. 여섯 명의 노예들이 텔레포트 마법을 반복하며 옮겼기 때문이다. 간단히 2서클 스트랭스 마법만을 사용해도 엄청난 양의 물건을 옮길 수 있으니 빠르게 옮겼을 것이다. 6서클 마스터라고 해도 마음대로 텔레포트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저택과 라이딘과 연결된 텔레포트 마법진의 장소는 자주 텔레포트를 사용하는 지역이라 이미지가 쉽게 연상되어서 많이 사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 디에나는 저택을 보더니 마음에 드는지 매우 좋아하였다. 하지만 나의 솔직한 마음에는 디에나의 그런 마음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디에나가 생활하기엔 환경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에이미는 디에나에게 저택의 모든 곳을 소개해 주었다. 저택에 별다른 위험한 것은 없지만 여섯 명의 노예들이 여러가지 마법실험을 했던 흔적이 있어서 주의를 주어야 했다. 에이미의 저택에 대한 소개가 끝나자 디에나는 이플과 지내게 될 방에 이사짐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여섯 명의 노예들이 돕자 매우 빠르게 정리될 수 있었다. 디에나의 작은 물품들까지 정리하는데는 좀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플이 내일부터 해야 할 일이었다. 디에나가 방의 정리를 대충 마치자 저녁시간이 되었다. 디에나와 에이미를 비롯해서 노예들까지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이 매우 이색적이었다. 이플의 경우는 노예신분이지만 디에나와 함께 자랐기 때문에 지금까지 함께 식사를 해왔던 것이었고, 나의 경우는 칼루이 숲에서 지낼 때부터 함께 식사를 해왔다. 물론 에이미의 노예 시연은 최근에 와서 나의 지시로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이다. "영주님도 노예와 식사를 함께 하시다니 특이하시네요." 디에나는 식사를 하다가 주위에 앉아있는 노예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의 여섯 명의 노예, 에이미의 노예 시연 그리고 디에나의 노예 이플이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에이미는 노예들과 식사하는 모습을 디에나가 보게되면 매우 화를 낼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 어리둥절 하였다. "디에나도 마찬가지 아니야?" "이플은 저와 어릴때부터 함께 자랐어요. 이플이 없었다면 아마 저도 다른 황가의 여인들처럼 자살했을 거에요. 노예라고 하지만 친자매나 다름없거든요." 에이미는 디에나의 말을 듣고서 조용히 식사를 하고있는 이플을 바라보았다. 이플이 식사하는 모습은 대체적으로 자연스러웠다. 아마도 황궁의 노예라 수많은 교육을 받아서 다른 노예들과는 다르게 알고있는 것이 많을 것이다. "디에나는 나를 언제까지 영주님이라고 부를거야?" "에이미 언니도 영주님이라 부르잖아요. 저도 그렇게 불러야 되는거 아닌가요?" 디에나가 나의 물음에 대답했다. "에이미는 나의 영지를 관리하는 사람이니 그렇지. 물론 다르게 불러도 상관없지만 에이미 스스로 그렇게 부르는 것이 편하다고 했어. 디에나의 경우는 에이미와는 다르잖아. 라이아의 백성들 모두가 디에나가 나와 결혼한 사이라고 생각할거야. 그렇다면 나중을 위해서 적당한 호칭으로 부르도록 해야지." "그럼 기루님이라 부를께요." 디에나는 앞으로 나를 이름으로 부르기로 하였다. 사실 영주라고 불러도 상관없지만 나의 주변사람 모두가 주인님 아니면 영주님이라 부르기 때문에 약간은 식상했다. 기루라는 이름은 내가 이곳에서 나를 살려준 드워프 종족인 기디엔이 지어준 친근한 이름이다. "디에나는 이곳에서 무엇을 하며 지낼거야?" 나는 디에나가 앞으로 무엇을 하며 지낼지 의문이 들었다. 저택에서는 특별히 할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제가 지금까지 황궁에서 하는 일은 없었어요. 그저 이플과 지내는 것이 유일한 생활이었어요. 이곳에서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것을 해보고 싶어요. 황궁과 비슷한 예쁜 정원을 만들기 위해서 흙도 직접 만지고 물도 주면서 지낼 거에요. 그리고 기루님이 도와주신다면 마나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보고 싶어요. 마나에 대한 적응력이 마법사들 만큼만 된다면 저도 마법을 익힐수 있다고 기루님이 말씀해 주셨잖아요. 또 읽지 못했던 책들도 너무나 많아요." 에이미는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수도없이 나열했다. 그중에 가장 하고싶은 것이 정원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방을 제외한 곳이라고는 황궁의 정원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황가의 여인이니 손으로 흙을 만져 볼수도 없었을 것이다. "이곳에서 지내면서 마음껏 지내도록 해봐. 필요한 것은 에이미에게 말하면 될거야." "네, 기루님. 에이미 언니가 많이 도와주기로 했어요." 디에나는 저택에서 할일이 많다며 흥분한 모습이었다. 나는 디에나가 오자마자 결혼이라는 문제를 가지고 심각한 모습일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보통 여자라면 자신이 결혼한 상대에 대해서 좋든 나쁘든 관심을 갖어야 정상이기 때문이다. "에이미 디에나가 저택에서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부탁해." "걱정하지 마세요." 나는 에이미에게 적응을 도와주라고 말했다. 왠지 황궁에서 열 아홉살이 되도록 갇혀지낸 디에나가 안쓰럽게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에이미도 가문을 위해서 생활했으니 비슷한 경우지만 에이미의 경우는 극복을 하였다. 하지만 디에나는 극복한 것이 아니라 나를 이용해 황궁을 탈출한 경우라 도움이 필요하다. 저녁식사가 끝나자 노예들 모두가 디에나의 방으로 가버렸다. 대충 정리한 짐들을 좀더 황궁에서 지내던 방과 비슷하게 만들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에이미, 디에나 그리고 내가 앉아서 할 이야기는 주로 과거사였다. 앞으로 함께 지내려면 서로의 과거사를 알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말 멋지네요." 디에나는 나의 과거사를 듣더니 매우 좋아하였다. 물론 진실이 아니라 약간의 과장을 섞고 내가 이곳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는 거짓말을 해야만 했다. 평행우주 건너편의 31세기 인간이란 사실을 이야기 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에이미 언니도 이야기 해 주세요." "흠. 나는 몰락귀족 가문에 태어났어. 그리고 가문을 위해서 지금까지..." 나에 이어서 에이미가 간단히 자신이 지내온 삶을 이야기했다. 간단히 정리해서 말했지만 듣는 디에나에게는 매우 복잡하고 힘들게 느껴진 삶이라 생각되었다. 에이미는 디에나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얼마전 가문에서 쫓겨난 이야기도 서슴치 않았다. 나에게 의지하면서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자신이 겪은 뼈아픈 이야기도 할수 있는 것이다. 물론 말하면서 나와 관련된 중요한 몇가지는 말하지 않았다. "정말 너무하네요. 가문을 위해서 지금까지 수많은 고생을 함께했는데." "걱정해 주어서 고맙지만 이제는 괜찮아. 영주님이 많이 도와주시고 있거든." 디에나가 걱정하자 에이미는 손을 내저으며 괜찮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디에나도 자신의 삶을 이야기를 했지만 특별한 것은 없었다. 태어나서 황궁을 벗어난 경우가 없으니 갇혀 지냈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할말이 없었다. "이제는 황궁이 아닌 이곳에서 마음껏 살아갈 수 있어서 좋아요. 감시하는 사람도 없구요." "이곳의 삶이 후회없기를 바래." 디에나의 말에 내가 대답했다. 디에나의 입을 통해서 황제나 귀족들의 등에 떠밀려 나에게 온 것이 아니라 그녀 스스로 자유스럽게 살아가기 위해서 왔기 때문에 후회가 없어야 했다. 더욱이 이제는 돌이킬 수도 없기 때문이다. "기루님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저는 황궁에서 벗어난 것으로도 만족해요." 디에나의 말에 나는 안심이 되었다. 나는 디에나와 에이미가 이야기를 나눌수 있도록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혼자 잔다는 것이 어색했지만 여섯 명의 노예들은 이플의 방정리를 돕고 있었고, 에이미는 디에나와 대화를 나누고 있으니 혼자 자야만 했다. 다음날 나는 마나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주는 마법진을 디에나의 방에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디에나에게 하루에 두 시간을 마법진에서 지낸다면 나중에 마나에 대한 적응력이 높아져 마법을 익힐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이런 방법을 사용한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강제로 1서클의 마나를 신체에 부여했을 때 발생하는 부작용이 없는 것이다. 디에나가 나의 저택에서 지낸지 며칠이 지나자 마당에 정원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평소 황궁의 정원을 구경하면서 직접 만들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내가 정원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극구 말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디에나가 먼저 한일은 마당의 가장자리에 꽃을 심기위하여 화단을 가꾸는 일이었다. 태어나서 열 아홉살이 되도록 육체적으로 힘든일을 하지않은 그녀가 화단을 만드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정원을 만들기 위한 작은 화단을 만드는데도 그것이 디에나에게는 엄청난 육체노동이었다. 디에나를 돕는 이플 또한 마찬가지로 매우 힘들어 하였다. 디에나는 꿈꾸던 이상과 현실이 매우 동떨어진 것임을 몸소 체험하였다. 평소에 하고싶어 하던 일이었지만 직접 하고나자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움을 필요로 하는지 느낀 것이다. 화단을 가꾸기 위해서 흙을 만져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손에서 물집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고 피를 보는 일까지 있었다. 평생 피 한방을 구경하지 못했던 디에나로서는 엄청난 사건이었다. "기루님 제가 한심하지요?" "아니 그렇지 않아. 누구나 처음에는 그런거야." 나는 디에나의 질문에 위로의 말을 건넸다. 나는 마당에 편하게 앉아 있었고, 디에나는 이플과 함께 화단을 만들고 있었다. "저는 정원을 만드는 일이 이렇게 힘들줄은 몰랐어요. 그저 화단을 만들고 꽃씨를 뿌리면 끝나는 줄 알았거든요. 나름대로 책을 보고서 연구한 것인데 직접 하려니까 작은 화단을 만드는데도 하루종일 걸리네요." "디에나가 황궁에서만 지내서 그래. 만약 황궁 밖에서 살았다면 정원을 만드는 일이 얼마나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지 알수 있었을 거야." 나는 디에나가 자신이 하는일에 회의적이자 힘을 내라고 말해주었다. "기루님은 이곳이 좋으세요?" "물론이야. 특히 저기 카키 소국과 맞닿은 칼루이 숲이 보이지? 저곳에서 10년 동안을 지내며 마법을 익혔어." 칼루이 숲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정말 울창한 숲이네요. 언젠가 제게 구경시켜 주시겠어요?" "칼루이 숲에는 이종족이 살기 때문에 함부로 들어가면 안돼. 특히 나같은 경우는 엘프들에게 미움까지 받고 있거든. 엘프들이 살인을 하지는 않겠지만 자신들이 살고있는 칼루이 숲이 직접적으로 파괴되면 공격적으로 변할거야." 나는 디에나에게 칼루이 숲의 위험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인간들이 칼루이 숲에 들어가지 않는 이유는 이종족도 있지만 몬스터도 출현하기 때문이다. 또한 라이아 소국과 카키 소국의 직접적인 경계선이 칼루이 숲이라 만약 누군가가 칼루이 숲을 파괴한다면 침략으로 판단하여 전쟁이 일어날 위험도 적잖이 있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가 겹쳐서 칼루이 숲은 인간들이 살지않는 특유의 장소가 되어버린 것이다. "윈드(Wind)" 나는 열심히 화단을 가꾸는 디에나와 이플을 위해서 1서클의 윈드 마법을 시전해 주었다. 약한 바람이 디에나와 이플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었다. "기루님 고마워요." "저두 고마워요." 디에나와 이플이 시원한 바람이 느끼며 내게 말했다. "별거 아니야. 디에나도 시간이 날때마다 방에다 만들어준 마법진을 이용해 마나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도록 해봐. 언젠가 마나를 깨닫게 되는 순간이 오면 이 마법도 가르쳐 주게 될거야." "며칠 하지는 않았지만 하루도 빠지지 않았어요. 저도 언젠가는 마법을 배우고 싶어요. 에이미 언니처럼 1서클만 배우지 않고 고위 마법사가 될 거에요." 디에나는 꼭 고위 마법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다. "디에나님 꽃씨하고 물을 가져올께요." 작은 화단이 완성되자 이플이 황궁에서 가져온 꽃씨를 가지러 방으로 가버렸다. 이플은 디에나와 함께 자랐기 때문에 친자매 이상으로 친하다. 노예라기 보다는 친구이기 때문에 이름도 마음껏 부른다. 단지 존칭을 쓰는 것 뿐이다. "벌써 꽃씨를 심을거야?" 나는 작은 화단을 보며 디에나에게 말했다. 디에나가 마당에 만들어 놓은 화단은 겨우 5m 길이였다. "꽃씨를 심으면 기루님의 노예들이 마법으로 키워주겠다고 약속했어요. 내일이면 꽃밭이 될 거에요." "그렇게 할거면 마법으로 화단을 만들어 달라고 하지 뭐하러 지금까지 손에 흙을 묻히며 화단을 만든거야?" "직접 만들어 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화단을 만들면서 느꼈지만 생각보다 무척 힘드네요. 그래서 나머지 일은 기루님의 노예들에게 부탁해서 만들 생각이에요." 나는 디에나의 말을 들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디에나는 자신의 손으로 정원 만들기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화단을 만들기 위해서 며칠 동안 고생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손에 흙을 묻히며 육체노동을 해본적이 없으니 힘들었을 것이다. "멋진 정원을 만들기 바래. 마법을 아무리 부려도 없는 꽃을 만들지는 못하니까 필요한 것이 많을거야. 나는 방에 들어가서 명상이나 해야겠어." 나는 방으로 돌아와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매일 일정시간을 쪼개서 명상을 하며 영혼력을 이용해 평행우주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었다. 가끔은 명상을 하며 평행우주 건너편 31세기로 돌아갈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도 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내가 가야만 할까라는 의문에 빠져들곤 한다. ------ 디에나가 저택에서 지내는 동안에 라이아에는 엄청난 소식이 전해지고 있었다. 황궁에서 칼루이 영주와 황제의 사촌여동생 디에나가 결혼했다는 소문이 라이아 전체에 퍼진 것이다. 칼루이 영주와 디에나의 결혼 발표로 인해서 강화된 황권은 또다시 강화되었다. 이제는 더이상 강화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정말 서신이 끝도 없구나." 에이미는 요즘들어 계속해서 들어오는 서신들로 정신이 없었다. 모두 결혼을 축하한다는 메시지가 대부분이었다. 온갖 미사여구가 붙은 결혼 축하서신을 살펴보며 에이미는 혼란스런 감정을 느꼈다. '디에나는 좋겠구나.' 어떻게 본다면 에이미는 영주의 여섯 명의 노예들과 다를바가 없었다. 영주에 의지해서 시키는 일이면 무엇이든 하고 있으니 말이다. 에이미는 라이아 전체에 결혼이 알려진 디에나가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었다. 에이미는 오늘 마당에서 디에나와 칼루이 영주가 대화 나누는 모습을 바라보며 너무나 화가났다. 예전에는 자신도 저렇게 대화를 하며 지냈지만 포르난도 가문에서 영주를 시해하려는 음모도 있었고, 본래부터 가문을 위해서 접근했기 때문에 예전처럼 당당할 입장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제 스물 여섯살이나 되는구나.' 에이미는 디에나와 자신을 비교해 보면서 가장먼저 떠오른 것이 나이였다. 귀족들의 평균 결혼연령이 스무살도 채 되지않는 것을 감안할 때 에이미는 노처녀였다. 칼루이 영주도 남자이니 어린 여자인 디에나를 좋아할 것이 분명했다. 당연한 일인데도 에이미는 화내고 있는 자신이 미웠다. 에이미는 얼마전 영주가 자신에게 한 말을 생각해 보았다. 언제까지고 자신에게 의지해도 괜찮다고 말했었다. 그래서 마음을 편안히 갖고 평생 영주의 곁에서 지내자고 결심했는데 디에나가 저택에서 지내자 온갖 잡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지금 상황으로는 디에나도 칼루이 영주와 평생을 함께 지내게 될 것 같았다. 디에나가 있으면 에이미의 자리는 작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에이미로서는 여섯 명의 노예들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존재였는데 디에나까지 함께 지내자 여러모러 신경이 쓰였다. 디에나가 지금까지 황궁에서 어떻게 지내왔는지를 생각하면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미웠지만 떨치기 힘든 마음이었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디에나에게 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이대로 지속된다면 에이미 자신이 참지 못하고 답답해서 죽을 것 같았다. 에이미는 며칠 동안을 외부에서 들어오는 온갖 결혼 축하서신을 정리하며 마음을 정리했다. 에이미가 회의실에서 그렇게 지내는 동안에 저택의 마당에는 멋진 정원이 탄생되었다. 작은 나무도 숲에서 캐와 심었고, 화단에 여러 종류의 꽃이 피었다. 꽃씨를 뿌리고 영주의 여섯 노예들이 마법으로 키운 것이다. 인위적인 정원이긴 하지만 디에나가 계획한 멋진 정원이었다. 저택에 어울리지 않은 정원이 만들어진 것을 보고서 가장 좋아한 것은 역시나 디에나였다. 자신이 만든 것은 오직 5m 길이의 화단이고 나머지 화단은 마법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나름대로 신경쓰지 않은 곳이 없었다. 얼마나 꽃을 키워야 하는지 일일이 지시해야 하는 일도 상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여섯 명의 노예들 모두가 6서클 마스터라 식물을 강제로 키우는 마법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정원이 완성되자 에이미는 디에나를 불러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이야기 하기로 하였다. 언제까지나 가슴속 마음을 숨기고 지낼수는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영주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디에나에게 말해 주어야 할 것 같았다. "우와. 정말이지 이곳은 너무나 복잡하네요." 디에나가 회의실로 들어오며 말했다. 회의실에는 온갖 영지의 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종이들이 산더미 같이 쌓여 있었다. 서신들까지 있으니 그 분량이 엄청났다. 서신들은 대부분 둥그렇게 말려있기 때문에 많은 부피를 차지하는 편이다. "정원을 만들다니 정말 대단해." "아니에요. 기루님의 노예들에게 도움을 받아서 만든건데요. 사실 직접 만들었으면 1년이 지나도 만들지 못했을 거에요." 디에나는 에이미의 말에 아쉬운듯 말했다. 디에나 본인이 마법을 사용해서 정원을 만들었으면 착찹한 마음이 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가 디에나를 부른 것은 할말이 있어서야. 디에나가 기분이 매우 나쁠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말을 할 수밖에 없는 나를 이해해 주기를 바래." "에이미 언니 무슨 이야기인데 그러세요?" 디에나는 에이미가 심각하게 말하자 궁금해서 물었다.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어떻게 지내왔는지 알지?" "저번에 말해 주셨잖아요." 디에나가 에이미의 말에 대답했다. "저번에 못한 말이 있어서 그래. 하고싶은 말을 간단히 말하자면 나는 칼루이 영주님의 곁에서 언제까지나 있을거야. 하지만 디에나가 오면서 여러가지로 신경이 쓰여. 짐작하고 있겠지만 가끔 영주님의 방에서 잘때도 있고 말이야.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하지?" "네, 그럼요. 이해하고 말구요. 저는 황궁을 벗어난 것으로 만족하고 있어요. 굳이 기루님과 가까이 지낼 생각은 없으니 걱정 마세요." 에이미는 디에나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자 다행이다 싶었다. "정말 고마워. 나는 디에나가 기분이 나쁠까봐 걱정했거든." "에이미 언니 쓸데없는 걱정이에요. 처음 프라오 오빠와 귀족들이 기루님을 붙잡아 두기 위해서 결혼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듣고 화가났지만 기루님을 보자 생각이 바뀌었지요. 기루님을 처음 만났을 때 나를 매우 평범하게 지켜봐 주셨거든요. 그래서 저를 자유스럽게 해줄 것이라 믿고 결혼을 허락하고 지금 이곳에 있는 거지요." 에이미는 디에나의 말이 너무나 고마웠다. "나는 디에나가 이곳에서 지내다 영주님과 사랑에 빠져도 상관하지 않아. 어차피 정식으로 영주님과 결혼한 것은 디에나 뿐이니까 말이야. 하지만 어떤 상황이 와도 나는 영주님 곁에서 떨어지지 않을거야." 에이미는 디에나에게 눈물까지 흘리며 말하자 스스로 감정이 북받쳤다. 에이미와 디에나는 서로의 마음을 털어놓으며 오랜 시간을 이야기 하였다. 에이미는 디에나에게 지금까지 칼루이 영주와 어떻게 만나고 지냈는지 자세히 이야기했다. 저번에 자신에 대해서 말했을 때는 몇가지 껄끄러운 문제는 숨겼었기 때문이다. 디에나도 자신이 숨겼던 몇가지의 이야기와 칼루이 영주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실대로 말해주어 에이미를 안심시켰다. 디에나는 아직까지 칼루이 영주에 대해서 특별한 감정이 없었고 그저 고마운 분이란 사실만을 감사할 뿐이었다. 디에나가 칼루이 영주를 남자로서 인식하지 않은 이유중에 하나는 잘못된 고정관념 때문이다. 디에나가 보아온 남자는 황궁의 기사들로 여자를 받들어 모시고 목숨까지 받치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칼루이 영주를 남자로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 "야호" 뷰티가 에이미와 디에나의 대화를 마법으로 엿듣다가 소리를 질렀다. 여섯 명의 노예들은 요즘들어 에이미에게서 이상한 것을 느끼고 여러가지로 신경을 쓰다가 그 원인을 방금전에 에이미와 디에나의 대화를 통해서 알았던 것이다. "디에나 아가씨가 주인님하고 지내면 에이미 아가씨가 쫓겨날 줄 알고 걱정했는데." "주인님이 에이미 아가씨를 쫓아내는 일은 없을거야." 베이지의 걱정에 메이가 그럴일 없다며 말했다. "언니들은 디에나 아가씨가 좋아?" 뷰티가 다섯 명의 노예들에게 물었다. 얼마 전부터 저택에 정원을 만드느라 여섯 명은 디에나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다. 여섯 명은 특별히 하는 일이 없어서 하루에 300장의 스크롤을 만들고, 그 외에는 지하 실험실에서 대화를 나누며 지낸다. "디에나 아가씨는 좋은 분이야. 이플이 노예인데도 잘해주잖아." 레이니가 뷰티의 질문에 대답했다. "그런데 이플은 노예같지가 않아." "황궁에서 디에나 아가씨와 함께 지냈을테니 배운것이 많아 그럴거야." 디에나의 노예 이플의 이야기가 나오자 메이와 베이지가 관심을 보였다. 이플의 나이가 메이나 베이지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친구를 사귈수 있는 기회가 메이와 베이지에게 온 것이다. 뷰티의 경우는 저택 밖으로 많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영지에 많은 친구들이 있다. 하지만 메이와 베이지는 그렇지가 않아서 저택에 함께 살게된 비슷한 나이의 이플에게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우리를 깔보지는 않을까?" "같은 노예인데 그럴리가 없어." 메이의 고민에 베이지가 대답했다. "모르는 일이야. 옷차림도 우리와 다르게 에이미 아가씨처럼 입고 있잖아." "우리도 주인님에게 예쁜 옷을 사달라고 할까?" 메이와 베이지의 대화는 끝이 없었다. "언니들은 별걸 가지고 고민하네. 친구하자고 했다가 거절당하면 그만이지." 뷰티가 메이와 베이지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하지만 뷰티는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고 간단히 말했다. "속편해서 좋겠다." "너는 친구들이 많으니까 그렇게 말할수 있는거야." 메이와 베이지가 뷰티에게 말했다. 뷰티는 아무리 생각해도 언니들이 왜그리도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자신처럼 아무에게 다가가 친구하자고 하면 될것을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활발한 뷰티의 생각이었다. 뷰티는 이플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다른 사건이 떠올랐다. "참! 방금전에 에이미 아가씨가 디에나 아가씨에게 모두 이야기 했으니까 이제 몰래 숨어서 주인님 방으로 가지 않아도 되는거야?" 뷰티는 에이미와 디에나의 엿들은 대화내용을 생각하고는 말했다. 에이미가 디에나에게 에이미 본인을 비롯해 여섯 명의 노예가 칼루이 영주와 어떻게 지내는지 진실을 모두 이야기 하였다. 지금까지 디에나가 저택에서 지내면서 칼루이 영주의 방에 출입하기 위해서 밤마다 조심을 해야만 했다. 방에 설치되어 있는 텔레포트 마법진을 통해서 디에나의 눈을 피했던 것이다. "그건 나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베이지가 뷰티의 질문에 어떻게 말해야 할지를 몰랐다. 그저 피엔에게 눈길을 돌려 피엔을 바라보았다. 이런 일은 피엔이 처리해왔기 때문이다. "라이아 전체에 디에나 아가씨가 주인님과 결혼한 것으로 되어있어. 그러니 예의상으로도 잠자리 때문에 주인님의 방에 찾아갈 때는 지금처럼 조심해야 할거야." 피엔이 뷰티를 비롯해 모두를 바라보며 말했다. 피엔이 특히나 뷰티를 바라보며 말한 이유는 가장 사고칠 위험이 많은 것이 뷰티이기 때문이다. "뷰티 조심해야돼." "왜 나만 가지고 그래? 내가 뭘 어쨌길래?" 뷰티는 친언니 베이지가 자신을 바라보며 꼭 다짐시키자 발악하며 말했다. "네가 지금까지 가장 많이 사고쳤잖아. 저번에는 주인님이 에이미 아가씨하고 잠자리 하는 날에도 들어가는 바람에 난리 났었던 기억안나?" "아씨! 정말 억울하네. 그날은 내가 들어갈 차례였단 말이야. 주인님이 에이미 아가씨를 위로 하느라고 함께 지낸다는 것을 나한테 얘기하지 않아서 모르고 들어갔던 거야." 베이지가 뷰티의 사고친 내용을 예로들어 말했지만 뷰티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바보야. 그런일 말고도 사고친거 많잖아. 그리고 주인님의 방에 들어갈 때에는 확인하고 들어가야지." "언니들도 주인님의 방에 들어갈 때 확인하지 않으면서 괜히 나만가지고 그래." 뷰티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그것을 인정해 주는 노예는 아무도 없었다. 그동안 너무많은 사고를 쳤기 때문이다. 뷰티의 입이 삐죽이 내밀어진 상태로 한참이나 지속되었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나는 에이미의 나이가 디에나 보다 많은 것에 감사했다. 디에나가 에이미를 언니라고 부르면서 여러가지 조언을 들으며 생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에이미의 나이가 적었다면 디에나와 많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다. 오늘 아침에 에이미는 대륙의 정세를 기록한 종이뭉치를 가득 안겨주었다. 기록에 의하면 카토루 제국과 그린레이트 제국의 전쟁이 아주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본래 전쟁이 장기전에 들어가면 침략한 측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해야 하는데 반대로 유리한 입장이 되어가는 추세인 것이다. 그 요인은 라이아에서 그린레이트 제국과 협상의 조건이었던 골렘기술에 있었다. 라이아에서 골렘기술을 가져간 이후로 그린레이트 제국의 마법협회에서는 모든 것을 골렘의 생산에 힘을 쏟았다. 라이아의 마법협회 보다도 통상적으로 열배 이상이나 강력하니 그 추진력이야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다. 생산된 골렘은 라이아처럼 우후죽순으로 귀족들에게 판매된 것이 아니라 황궁의 철저한 통제하에 적절히 필요한 곳에 배치되었다. 제국의 전쟁 이외에도 나에 대해서 많은 기록이 있었다. 대부분의 제국이나 왕국들이 나를 마족으로 칭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얼마전 신전에서 파견한 사람들에게 확인까지 받았는데 이런 소문이 가라앉지를 않는 이유를 알수가 없었다. 나는 다른 사람의 생각에 대해서 상관하지 않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다. 제국의 전쟁이 끝나면 나의 영지와 라이아가 침략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을 대비하기 위해서 지크가 열심히 스나이퍼 노예들을 육성하고 있으며, 여섯 명의 노예들을 시켜서 스크롤도 계속해서 만들고 있다. 물론 나또한 약간의 시간을 내서 나뭇잎 스크롤을 만들고 있다. 예전에는 칼루이 숲에서 살았기 때문에 종이가 없어서 어쩔수 없이 나뭇잎으로 스크롤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여섯 명의 노예들이 만드는 스크롤과 구분하기 위해서 나뭇잎으로 만들고 있다. 여섯 명의 노예들이 만드는 스크롤과 나의 스크롤의 성공률과 힘이 다르기 때문이다. 똑똑똑. 내가 앞으로 해야 할일을 마음속으로 정리하는데 누군가가 노크를 하였다. 저택에서 나의 방에 노크를 할 사람은 에이미 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디에나도 있기 때문에 누군지 알수가 없었다. "영주님 레이크씨에게 골렘이 완성되었다고 연락이 왔어요." 에이미가 살짝 문을 열고서 고개만 내밀고 말했다. "에이미 고마워." "그럼 할일이 있어서 가볼께요." 에이미는 나의 대답을 듣더니 곧바로 가버렸다. 아마도 회의실로 돌아갈 것이다. 영지의 일은 대부분 분업화 되어서 굳이 에이미가 바쁠일은 크게 없다. 하지만 얼마전 황궁에 전투골렘 두 대와 라이딘을 보호할 수 있는 대결계를 만들어 준다고 하자 하루도 되지않아 답장의 서신이 도착하면서 에이미의 과중한 업무가 시작되었다. 서신에는 전투골렘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고 라이딘 전체를 보호할 수 있는 대결계에 대한 내용 뿐이었다. 황궁에서 결계에 이렇게 신경쓰는 이유는 그것의 효과를 귀족들 두눈으로 지켜보며 생활하기 때문이다. 결계가 완성되면 오러나 마나가 신체에 없는 사람은 침입 자체가 어렵다. 사실 이론적으로 따지면 결계는 능력있는 사람에게는 소용이 없다. 하지만 결계에 약간의 조작을 가하면 누군가가 침입하면 그 사실을 곧바로 알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장점들 때문에 황궁이나 마법협회와 같은 강력한 보호가 필요한 곳에는 마법협회에서 결계를 설치하고 운영하고 있다. 결계에 대한 수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결계가 극히 제한된 곳에만 운영되는 이유는 결계를 유지하기 위한 문제점 때문이다. 결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마나가 필요한데 그것을 매일 마법사가 주입시켜 주어야 한다. 마법사는 매우 고급인력으로 쓰일곳이 한 두곳이 아니다. 그런 마법사를 결계나 유지시키는데 사용한다면 매우 비효율적인 것이다. 그런 이유로 결계의 설치는 극히 제한적이다. 나는 아공간에서 마나석을 하나 꺼내 살펴보았다. 이것 하나면 라이딘을 보호하는 결계를 완성시킬 수 있다. 완성만 된다면 마법협회에서 황궁에 설치해준 결계처럼 매일 마법사가 마나를 주입시킬 필요도 없다. 황궁에서는 마나석으로 결계의 설치가 가능하다는 나의 서신을 받고서 흥분의 도가니일 것이다. 그들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며칠 후에는 황궁에 가서 지내야 할 것 같았다. 에이미가 건네준 대륙의 정세 기록을 모두 읽고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골렘공장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가까운 곳이라 굳이 마법을 이용할 필요가 없었다. 골렘공장을 가면서 영지에서 생활하는 노예들을 바라보았다. 자유스럽게 돌아다니며 열심히 생활하는 노예들을 바라보며 뿌듯한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노예라는 굴레속에서도 행복을 찾아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 영주님" "오랜만이네요. 레이크씨" 레이크씨가 골렘공장으로 다가오는 나를 반겼다. 저택에서 별로 돌아다니지 않기 때문에 영지에서 운영되는 공장의 책임자를 만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물론 에이미는 영지의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 자주 만나지만 말이다. "이리 오세요. 에이미를 통해서 보내주신 골렘 설계도대로 만들었기는 한데 제대로 만들었는지 걱정되네요. 잘못된 부분을 말씀해 주시면 당장 고쳐 놓도록 하겠습니다." "요즘은 쉬시고 계시는데 죄송합니다." 나는 레이크씨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골렘의 조각기술을 함께 데려온 사람들에게 전수하여 이제는 레이크씨가 직접 골렘을 조각할 이유가 없다. 영지내에 더이상의 골렘이 필요하지 않아서 새롭게 생산되는 골렘은 영지 밖으로 판매될 뿐이다. 그런 이유로 골렘공장은 매우 여유롭게 운영되는 편이다. 그동안 영지에 골렘을 생산하여 지급하느라 바쁘게 지냈으니 여유롭게 지낼 권리가 있는 것이다. "영주님께서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빈민촌에서 생활하는 저희들을 데려와 이렇게까지 호강시켜 주셨으니 그런 말씀은 마십시요." "레이크씨도 아시다시피 제게 레이크씨는 꼭 필요했으니까 그런 거지요." 레이크씨와 나는 만날때면 항상 이런 이야기가 오고갔다. 레이크씨를 비롯해 골렘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복이 모두 나의 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주는 고용비가 많기 때문에 무엇이든 할수가 있다. 골렘공장의 일이 끝나면 라이딘으로 마음껏 다닐수도 있다. 텔레포트 마법진은 영지에 살고있는 노예들을 제외하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렘의 설계도를 에이미에게 전해받았을 때 영주님이 저를 빈민촌에 찾아오던 생각이 나더군요. 영주님이 찾아오셔서 마우스 골렘과 스톰 골렘의 설계도를 제게 보여주셨지요. 괴상하게 생긴 두 종류의 골렘을 말이죠. 이번에는 그때보다 더욱 황당하더군요. 2m밖에 안되는 크기에 인간과 비슷한 엄청난 숫자의 관절까지 있었으니까요. 관절이 그렇게 많으면 인간과 비슷하게 행동할 수는 있겠지만 수동으로 조종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영주님께서 골렘을 인간과 비슷하게 만든 이유가 무엇인지 무척 궁금하더군요. 그저 골렘을 인간처럼 만들어 보기위한 실험인가요?" "레이크씨는 역시 골렘의 전문가시네요. 관절이 많은 이유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것 때문입니다." 나는 아공간에서 마나석을 하나 꺼내서 레이크씨에게 건네주었다. "허억 그것이 무엇인데..." 내가 아공간에서 마나석을 꺼내자 곧바로 레이크씨가 놀라며 숨을 들이켰다. 공장의 내부에 있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1서클의 마나를 신체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나석의 마나를 느껴보고 놀라는 것이다. "마나석이라고 합니다. 레이크씨도 마나석에 대해서 아시죠?" "이것이 마나석인가요? 정말 무시무시 하군요." 레이크씨는 손을 떨면서 마나석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제가 부탁드린 골렘은 지금 가지고 계신 마나석을 이용해서 완성시킬 예정입니다. 마나석을 이용하면 인위적으로 자아를 만들수도 있기 때문에 관절이 많아도 스스로 통제할 수 있거든요. 또한 마나석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마나는 엄청나기 때문에 전투골렘으로서도 강한 위력을 발휘할 거에요." "제가 조각한 것이 전투골렘이었습니까? 세상에..." 레이크씨는 얼마나 놀랐는지 손에 쥐고있던 귀한 마나석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멍한 표정이 되었다. 골렘공장에서 나와 레이크씨의 대화를 듣던 사람들까지 놀랐다. 이들 모두가 골렘에 대해서 관심이 많기 때문에 전투골렘에 대해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투골렘은 최소 오러 마스터에 버금가는 무서운 병기다. 잘만 이용한다면 오러 마스터의 인간보다 더욱 효율적이다. 좋은 마나석을 이용해 완성하면 인간처럼 지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영주님 이것입니다. 제대로 만들었는지 확인해 주십시요." 레이크씨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여덟 대의 작은 골렘을 보여주었다. 관절이 많아서 모두 조각난 상태로 바닥에 놓여져 있었다. 완성시키려면 일일이 조각들을 모아서 끼워 맞춘후에 완성시켜야 한다. 인간과 비슷한 모습이라 3m 크기의 골렘보다 가벼울 것이다. 외형이 작아서 조각하는데 상당히 어려웠을텐데 레이크씨는 내게 아무런 말도 하지를 않았다. "설계도와 똑같이 만들어 주셨네요. 레이크씨가 아니면 이렇게 만들지 못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레이크씨가 나의 말에 웃음을 지었다. 아마도 내가 새롭게 설계한 것이라 더욱 신경을 썼으리라 생각했다. "전투골렘은 마나석 때문에 저택으로 옮겨서 완성시켜야 되겠습니다." "그렇습니까?" 레이크씨는 나의 말에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지금까지 골렘이 이곳에서 완성되는 모습을 바라볼 때마다 자식이 태어나는 듯한 뿌듯한 기분을 느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못한 것이다. 더욱이 방금전에 마나석을 만졌고 전투골렘이란 소리를 듣고 다른 때보다 몇배나 많은 기대를 했었다. "전투골렘이 완성되면 레이크씨에게 보여드리겠습니다." "정말입니까? 정말 감사합니다." 레이크씨는 나의 말에 기뻐하였다. 자신이 만든 전투골렘의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싶은 것은 당연하다. 특히 이번에 만들었던 골렘이 마나석이 들어가는 전투골렘이란 사실을 알았으니 레이크씨가 보지 못한다면 궁금중에 병이 들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는 골렘 조각들을 그대로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나는 텔레포트를 사용해서 저택의 지하 실험실로 이동했다. "앗! 주인님" 지하 실험실에 내가 나타나자 여섯 명의 노예들이 모여들었다. 나는 골렘을 완성하기 위해서 저택의 지하에 만든 마법실험실로 이동한 것이다. 마법실험을 목적으로 만든 곳이라 매우 조용하고 모든 벽들이 마법진으로 보호되어 있어서 안전하다. 또한 골렘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넓은 공간이 필요한데 이곳처럼 적당한 곳이 없다. "모두 이리와봐. 내가 예전에 특별한 골렘을 만들어 준다고 약속했었지?" "주인님 저희들에겐 골렘이 필요없는데요." 나의 말에 레이니가 대답했다. 노예들은 골렘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골렘을 만들기 위해선 어마어마한 마법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포기한 상태이다. 언젠가 지금보다 많은 마법지식을 가지게 되면 만들어 볼까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을 뿐이다. "레이니 특별한 골렘이라니까. 얼마전 에이미가 마나석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니?" "얼마전 에이미 아가씨가 열개의 골렘을 황궁에서 받았다고 했어요. 그것으로 황궁에 전투골렘을 만들어 준다고 하던데요. 그거 말씀하시는 건가요?" 레이니는 얼마전 에이미가 했던 말이 생각나서 말했다. "그래 맞아. 하지만 황궁에서는 세 개의 마나석을 사용해 전투골렘을 만들어 주고, 나머지는 전투골렘을 만들어 주는 대가로 내게 주기로 했지." "일곱 개의 마나석이 주인님 것인가요?" "물론이지." 레이니를 비롯해 노예들이 내게 일곱 개의 마나석이 있다고 하자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아공간에서 마나석을 꺼내 노예들에게 보여주었다. 여섯 명 모두가 마나석을 하나씩 잡고서 이러저리 돌려보며 살펴보았다. 노예들은 6서클 마스터라 마나석의 마나를 거의 대부분 느끼고 있었다. 엄청난 마나를 몸으로 느끼며 부들부들 떨기까지 하였다. 그만큼 마나석에서 꿈틀거리는 마나가 어마어마한 것이다. "주인님 정말 대단해요." "너무 멋져요." 역시 마나석을 진정하게 느끼는 것은 고위 마법사들이다. 노예들 또한 고위 마법사나 다름없으니 마나석을 보고 감탄하지 않는다면 이상한 것이다.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마나석으로 전투골렘을 만들어 줄 생각이다. 전투골렘이라 하지만 인간과 비슷하게 만들 것이니 무슨 일이든 시킬수 있을거야." "주인님 정말인가요?" 여섯 명의 노예들 모두가 일제히 소리쳤다. 아마도 믿기지가 않을 것이다. 마나석이 얼마나 귀중한지 스스로 알기 때문이다. 그런 마나석을 자신들에게 선물하기 위해서 사용한다니 말이다. 노예들은 나의 얼굴과 자신들이 들고있는 마나석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골렘을 완성시키려고 이곳으로 온거야. 나 혼자서는 오래 걸리니까 도와줘." "네, 주인님" 노예들이 나의 말에 큰 소리로 대답했다. 모두 신나지 않을수 없었다. 나는 먼저 실험실의 바닥에 전투골렘을 만들기 위한 마법진을 그렸다. 본래 수십명의 고위 마법사가 함께 완성시켜야 하지만 내가 9서클 마스터이고 6서클 마스터가 여섯 명이나 있기 때문에 완성시키는데 어려움은 없다. 실험실의 바닥에 마법진이 그려지자 그곳에 레이크씨가 조각한 골렘을 올려놓았다. "심벌" 수십개로 분리된 골렘 조각들을 모아서 끼워 맞춘후 8서클의 심벌 마법을 이용해서 골렘의 외형에 마법수식을 새겨넣기 시작했다. 수동으로 움직이는 마우스 골렘과 스톰 골렘에는 낮은 서클의 마법만을 새겨 넣었지만 지금 완성시키려는 골렘에는 고위 마법들을 가득 채워넣었다. 최소한 6서클 이상의 마법사가 시전하는 공격마법이라야 타격을 줄수 있을 것이다. 골렘의 외형에 수십가지의 마법수식이 빽빽히 그리고서야 나는 마법수식 새기는 것을 멈추었다. "피엔을 제외하고 모두 마법진에서 벗어나도록 해. 이제부터 골렘을 완성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야." 나의 말에 피엔이 나의 곁으로 다가왔다. 마법진에는 2m 크기의 인간과 비슷한 골렘이 누워 있었다. 골렘의 가슴부근에는 작은 구멍이 있는데 내가 마나석을 넣기 위해서 뚫은 것이다. 가슴 부근의 주위로 마법수식이 빽빽히 새겨져 있었다. 골렘에게 마나석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다른 부분보다 강력한 방어력을 지니도록 마법수식을 새긴 것이다. "피엔 구멍에 마나석을 넣도록 해." "이곳에요?" "그래." 피엔은 나의 지시대로 골렘의 가슴에 있는 작은 구멍에 마나석을 집어넣었다. "이제부터 내말 잘들어. 마나석이 들어가는 골렘은 당연히 자기 스스로 명령에 따라서 움직여야 해. 그러니 자아를 가지도록 하는거야. 물론 인간의 자아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자아는 상당히 틀려. 만약 골렘의 자아가 인간의 자아와 비슷하다면 골렘이 나중에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고 의심하면서 폭주할테니 말이야. 지금 만들려는 골렘은 피엔에게 선물할 거야. 그러니 피엔의 성격을 어느정도 담아야 해.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피엔이 명령하는 것을 골렘이 이해하지 못하거든." "네, 주인님. 저는 어떻게 하면 되지요?" 피엔은 나의 말을 이해하며 자신의 할일을 내게 물었다. 골렘의 자아를 마나석에 주입할 때는 대체적으로 기사들의 성격을 주입한다. 왜냐하면 기사의 성격을 골렘의 자아로 설정하면 전투를 벌일 때 빠르게 대처하기 때문이다. "손을 골렘의 가슴에 얹도록 해. 그리고 무슨일이 있어도 손을 떼면 안돼." 피엔이 오른손을 골렘의 가슴에 얹자 나는 골렘의 가슴에 왼손을 얹었다. 피엔의 손과 나의 왼손이 포개진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오른손을 피엔의 이마에 가져다 대었다. "아이빔" 나는 기억이미지를 재생시키는 마법을 펼쳤다. 본래 지나간 기억을 알아보는 마법이지만 골렘의 자아를 마나석에 주입할 때도 쓰이는 마법이다. 피엔의 수많은 기억들중 성격에 관련된 부분만을 마나석에 주입시키려는 것이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나는 피엔의 이마에서 오른손을 떼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나의 영혼력을 사용해 전투에 필요한 성격도 주입시켰다. 보통 마나석에는 하나의 성격을 주입시키면 다른 성격이 주입되는 것이 힘들지만 9서클 마스터라 가능한 일이었다. "피엔 이제 손을 떼고 물러나." 성격의 주입이 거의 마무리되자 마나석이 폭발하려는지 골렘 주변의 마나들이 마구 요동쳤다. 조용한 물결을 누군가가 건드리면 둥그런 원을 그리며 파동이 넓게 전달되는 것처럼 마나들이 실험실 내부에서 끓고 있었다. 나는 마나석의 마나들을 안정시키면서 골렘을 완성시키기 위한 마지막 작업을 시행했다. "컨틴젼시" 내가 골렘에 새겨진 수많은 마법수식들을 모두 활성화 시키자 골렘의 조각난 부분들이 모두 달라붙었으며 가슴의 구멍에 넣어진 마나석도 보이지 않도록 메꾸어져 버렸다. 나도 마나석에 자아를 주입하여 전투골렘을 처음 만들어보는 것이었기에 유의깊게 바라보았다. 골렘의 꿈틀거림은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멈추었고 노예들은 나를 바라보았다. 노예들로서는 이것이 완성된 것인지 실패한 것인지 알수가 없기 때문이다. "주인님 이게 완성된거에요?" "그래 완성된거야. 이름만 지어주면 되는 거야." 나는 피엔의 질문에 대답해 주었다. "주인님 어떻게요?" "골렘에게 다가가서 가슴에 손을 얹고 이름을 말해주고 일어나라고 해봐." 피엔은 나의 말대로 골렘에게 다가가 손을 얹고는 조용히 생각하더니 나를 바라보았다. "주인님이 선물하시는 거니까 골렘의 이름을 주인님께서 지어주세요." "그래? 흠... 그럼 피엔 슬레이브라고 부르자." 피엔이 내게 이름을 지어달라고 하기에 나는 아무생각 없이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을 말했다. 그저 피엔의 노예란 뜻을 가진 말이었다. 피엔도 내가 말한 이름이 좋다고 생각되는지 미소를 지었다. "이제 네 이름은 피엔 슬레이브란다." 피엔은 골렘의 가슴에 손을 얹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일어나라고 명령해봐." "피엔 슬레이브 일어나." 피엔의 말이 끝나자 누워있는 골렘이 자리에서 인간처럼 손을 짚고서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우와! 일어났다." "꺄아악 성공이야." "피엔언니 정말 멋지다." 피엔은 골렘이 자신의 말에 일어나자 깜짝 놀랐지만 다른 노예들은 골렘이 일어나자 기쁨의 소리를 질렀다. 사실 나의 명령에도 복종하는 골렘이지만 피엔이 말해서 일어나야 선물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기다렸다. 피엔은 골렘이 일어나자 다른 간단한 명령도 지시했다. 골렘이 스스로 움직이자 모두들 신기한 모습들이었다. "주인님 정말 고마워요." "전투골렘이지만 인간과 비슷하게 만들어서 다른 전투골렘과 다르게 인간이 사용하는 무기들을 사용할 수도 있을거야. 그리고 말은 하지 못하지만 메시지 마법으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거야." 나는 노예들에게 내가 완성시킨 전투골렘에 대해서 자세히 말해 주었다. 노예들도 전투골렘에 대해서 기본적인 것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설명은 쉽게 끝났다. 피엔의 골렘이 완성되자 나는 나머지 노예들의 골렘도 완성시켜 주었다. 피엔이 골렘의 이름을 내게서 얻었기 때문에 다른 노예들도 내게서 이름을 받길 원했다. 나는 골렘의 이름을 특별히 생각하지 않고 노예의 이름에 슬레이브란 단어만 붙여서 지어주었다. 사실 이렇게 지었던 이유중에 하나가 여섯 대의 골렘 모두가 얼굴이 똑같아서 구분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주인님 두 대의 골렘은 황궁에 보낼 것인가요?" 메이가 한쪽에 조용히 서있는 골렘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섯 명의 노예들 근처에는 한 대의 골렘이 각각 옆에 서 있었고, 그 외에도 두 대의 골렘이 더 있었다. 노예들에게 골렘을 만들어 주고서는 두 대의 골렘을 더 만들었다. 황궁에 보내주어야 할 골렘인 것이다. "그래 맞아." 나는 두 대의 골렘을 바라보았다. 황궁에 보낼 골렘은 악용될 우려가 있어서 성격을 주입할 때 여러가지 제한적인 요소를 추가하였다. 스스로 판단하여 인륜에 위배되거나 타당한 이유가 없는 명령은 따르지 않도록 하였다. 아직은 자아가 제대로 생성되지 않아서 내가 주입한 요소의 명령에만 거부하겠지만 인간과 접촉하면서 자아가 빠르게 성장하면 사소한 것에 대한 명령도 스스로 판단하여 실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타당하지 않는 명령에는 절대 움직이지 않도록 만들어진 골렘인 셈이다. "주인님 정말 고마워요. 말도 하는 골렘이니까 심심할 일은 없겠네요." "저두 고마워요." 나는 노예들의 인사를 받고 두 대의 골렘을 데리고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에이미를 불러서 골렘의 완성을 알리고 골렘에 대해서 한참 동안이나 설명했다. 황궁에 보낼 것이라 골렘의 능력에 대해서 자세히 서신에 적어야만 했다. 에이미는 서신을 적고는 자신이 만든 칼루이 가문의 인장을 멋지게 찍었다. 내가 보기엔 인장의 모습이 별로였지만 에이미에게는 멋지게 보이는 것 같았다. "에이미 황궁에서는 아마도 내가 보내준 전투골렘을 시험하겠지?" "당연히 그렇겠지요." 에이미는 나의 질문에 대답했다. "황제는 당연히 강한 전투골렘을 원했는데 이렇게 외형이 인간과 비슷한 골렘을 보고서는 위압감도 없으니 약하다고 생각할거야. 어쩌면 나에게 마나석을 준 것을 후회할지도 모르지. 나는 그꼴을 보고싶지가 않아. 나는 두 대의 골렘에게 황궁에 침입해서 황제의 회의실까지 침입하라고 명령할거야. 물론 사람을 죽이거나 심한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지시하고 말이야. 전투골렘이 황궁의 회의실까지 침입하면 모두들 능력을 인정하겠지. 안그래?" "영주님 너무 위험해요. 전투골렘의 능력을 보여주려고 하려고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요? 전투골렘이라지만 황궁에는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들과 근위병들 그리고 고위 마법사까지 있어요. 어쩌면 전투골렘이 파괴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에이미는 나의 말에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전투골렘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서 황궁에 침입하도록 시키는 짓은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에이미도 내가 만든 전투골렘이 약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외형적으로 이렇게 작은 전투골렘은 없으니까 말이야. 아마 전투골렘을 보내면 그들은 확인하기 전까지는 에이미처럼 생각할거야. 그리고 놀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으니 말이야. 나를 이용하기 위해서 디에나를 보낸 것도 그렇고 이렇게 깜짝 놀래주어야 앞으로도 내가 편할 것 같거든." "영주님이 그러시다면 어쩔수 없지요." 에이미는 나의 말에 서신을 내밀고 방에서 나갔다. 나는 두 대의 골렘에게 황궁의 회의실에 침입하도록 명령하였다. 물론 사람이 일정 수준까지 다치지 않도록 하나하나 말해주어야 했다. 자아를 만들 때 전투에 관련된 부분은 많이 주입해서 골렘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은 없었다. "텔레포트" 나는 두 대의 골렘을 데리고 라이딘으로 연결하는 마법진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마법진을 관리하는 마법사에게 골렘 두 대를 이동시키라고 말했다. 이제부터 골렘들은 스스로 황궁을 찾아갈 것이다. 골렘이라 말은 못하지만 메시지로 자신이 하고싶은 말의 전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황궁을 찾지 못하면 사람에게 길을 물어서라도 찾아갈 것이다. 골렘을 황궁에 보내고 나는 영지를 보호하기 위하여 결계를 만드는 일과 라이딘과 언제나 이동할 수 있는 대형 텔레포트 마법진을 완성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지금은 영지에서 라이딘과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져 세 개의 텔레포트 마법진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럴수는 없는 노릇이다. 앞으로 점점 왕래가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에 대한 방안으로 하나의 마나석으로 나의 영지를 보호하는 결계도 완성시키고, 라이딘과 통하는 대형 텔레포트 마법진도 설치하려는 것이다. 즉, 하나의 마나석으로 두 가지 마법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상당히 복잡한 작업이지만 나를 도와줄 사람이 없었기에 힘들게 혼자서 해야했다. 영지가 넓기 때문에 결계의 설치에 상당히 어려움이 있었다. 대형 텔레포트 마법진의 위치는 이전과 다른곳에 설치하였다. 영지의 중심이라 생각되는 나의 저택 근처에 마법진이 크게 만들어졌고 그것과 통하는 곳은 라이딘에서 내가 운영하는 상점들과 가까운 곳에 만들었다. 주입되는 마나가 크기 때문에 마법진의 크기는 무려 마차 세 대가 들어갈 수 있는 크기였다. 그리고 마법사가 굳이 운영할 필요성도 없도록 만들었다. 텔레포트 마법진의 경우 매우 위험해서 항상 조심해야 하지만 마나석에는 정보를 주입할 수 있기 때문에 마법진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텔레포트 마법진의 가장 큰 사고중에 하나가 이동될 때 겹치는 사건이다. 이런 부분이 마나석에 담긴 정보에 의해서 통제되니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없게 되는 것이다. 대형 텔레포트 마법진과 영지를 보호하는 결계가 완성되자 앞으로 제국의 전쟁이 끝나고 라이아가 침략받는다고 해도 나의 영지만큼은 안전하리라 생각했다. 적어도 대군이 나의 영지로 들어올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마나를 사용하는 마법사나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들이 영지내로 들어올 수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수백 아니 수천명이라 할지라도 나와 스나이퍼 무구를 착용한 노예들이 힘을 합쳐서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지크의 훈련으로 칼루이 보우와 아이를 착용한 지금의 노예들 실력만 가지고서도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황제를 비롯해 귀족들은 재상의 말을 두 시간이나 들었다. 재상이 매일 보고하는 내용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오늘의 주된 내용중 가장 중요했던 것은 얼마전 칼루이 영주에게 보냈던 각 신전의 대표들이 칼루이 영주를 만나고 그가 마족이라는 소문은 절대 사실이 아님을 증명했다는 것이다. 재상의 말이 끝났기 때문에 이제는 재상이 말한 내용을 가지고 질문을 하며 토론하는 시간이다. "칼루이 영주가 마족이 아님을 신전의 대표에게까지 확인받았다는 사실을 모든 제국과 왕국에 알렸소?" "그것이..." 황제의 물음에 재상이 말꼬리를 흐렸다. "왜 그러시요?" "사실은 중요한 내용이라 다른 제국과 왕국에 통신으로 직접 알렸는데도 믿지를 않고 있습니다. 직접 칼루이 영지로 가서 확인하라고 해도 거절 당했습니다." 재상이 죄송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어린아이도 알만한 사실을 도대체 왜 그러지? 직접 칼루이 영주를 만나고 확인하면 될것 아닌가." "황제폐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황제의 화난 목소리에 데이몬 기사단장이 발언권을 요청했다. "말해 보시요." "마족이 오랜동안 세상에 나타나지 않았지만 마족을 확인하는 방법은 마법협회에서 기록을 통해 쉽게 알아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들 그것을 피하고 있는 것이죠. 그러니 이것은 저희 라이아를 압박하거나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아마도 저희를 압박해서 이용해 먹겠다는 수작일 것입니다." 데이몬의 말에 황제를 비롯해 귀족들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대륙의 모든 제국과 왕국들이 칼루이 영주에 대해서 악마라고 규정짓는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었다. 소문이라 금새 가라앉을 것이라 판단했지만 잘못된 생각이었다. 해명을 해도 받아들이지 않으니 서로 계획하지 않고서는 이럴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군. 우리를 잡아먹으려고 하는군." 케이지비 가문의 안톤이 말했다. 안톤의 말을 들은 귀족들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되었다. 귀족들 모두가 그동안 라이아가 행했던 일들을 생각해 보았다. 작은 소국으로서 여러가지 큼지막한 일을 해냈으니 제국이나 왕국에서 마음에 들었을리가 없었다. 파악! 황제는 안톤의 말을 듣고서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그럴 확률이 높다고 생각되자 책상을 있는 힘껏 내리쳤다. 독립을 위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는 더욱 큰 문제에 봉착한 것이기 때문이다. 소국이 제국이나 왕국에 밉보이면 편안히 살아가긴 틀린 것이다. 제국이나 왕국이 힘을 모아 침략하여 나눠갖기에 적당한 것이 소국이기 때문이다. "이런 제길" 황제가 예의에 어긋나며 욕설까지 입에 담아냈지만 귀족들도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황제가 위엄이 없다며 귀찮게 굴었을 귀족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귀족들 조차도 입에서 욕설이 담기지 않을수가 없었다. 라이아를 침략하지 않고서 압박하는 것만으로 골렘을 싸게 구입하거나 골렘기술을 이전 받으려는 수단이 깔려있을 확률도 있었다. "재상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없는거요?" "죄송합니다. 황제폐하" 황제의 말에 재상은 아무런 말도 못했다. 귀족들도 당연히 할말이 없었다. 제국들과 왕국들이 라이아를 악마로 규정짓고 압박하는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없다. 결국 황제가 스스로 지금의 상황을 헤쳐나가야 한다. 사실 라이아는 외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이도 살수도 있다. 이제는 독립했고 라이아 백성들 모두가 안정된 생활을 하며 지낸다. 라이아에서 주식으로 삼는 타루도 대량생산이 되면서 다양한 발전이 이뤄진 상태다. "모두들 내말을 들으시요. 어차피 제국들과 왕국들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준다면 우리는 식민지 때에나 다름없소. 골렘을 더이상 판매하지 말도록 합시다. 그리고 이제부터 대륙의 제국들과 왕국들의 사신은 일체 라이아에 한발짝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시요." "황제폐하 너무 위험합니다. 제국들과 왕국들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습니다." 황제의 결정에 재상이 거부의 의사를 밝혔다. 라이아를 폐쇄시키면 그동안 상업적으로 거래를 하던 제국들과 왕국들이 가만히 있을리 만무했다. "그들이 우리를 이용하기 위해서 압박한다면 우리도 어쩔수 없소. 나의 말대로 따라주시요. 외부의 압박에 굴복한다면 식민지의 생활이나 다름없단 말이요. 내말 알겠소?" "네, 황제폐하" 재상을 비롯해 귀족들 모두가 황제의 명령을 거부하지 못했다. 라이아의 발전을 위해 황권이 강화되었기 때문에 황제의 명령을 거부할 귀족들이 없었다. 그리고 사실상 황제의 말도 대부분 타당성이 있기 때문이다. 단지 너무나 극단적인 처리방법이 문제일 뿐이다. 프라오 황제의 결정으로 이제 라이아는 엄청난 위험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독립을 했지만 대륙에 존재하는 모든 나라들이 라이아를 적으로 돌릴 가능성이 짖게 된 것이다. 물론 라이아가 원한 것이 아니라 다른 제국들과 왕국들이 그렇게 상황을 만들었다. 그리고 라이아가 독립하고 발전되면서 프라오 황제의 자신감이 강해져 극단적인 결정에 영향을 주었던 것도 사실이다. "아델 소국에서 골렘을 대신해 지급한 마나석에 대해서는 알아보았소?" 회의실의 분위기가 폐쇄정책 결정으로 어두워졌는데도 황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얼마전 지시한 내용을 재상에게 물었다. "아델 소국에서는 열개의 마나석을 발견하자 곧바로 처분하였답니다. 보유하다가 들통나면 제국이나 왕국의 나라에게 빼앗길 것이 분명하기에 그래도 자신들과 같은 소국이라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에 저희에게 처분한 것이랍니다. 더욱이 저희들이 만든 골렘이 매우 탐났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마나석이 발견될지도 상당히 모호한 상태군" 황제는 아델 소국에 마나석이 좀더 있었으면 했기 때문에 실망스러웠다. 마나석은 마법사들이라면 쉽게 알아보기 때문에 채광이 쉬울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것은 절대 그렇지가 않다. 마나석이 생성되기 위해서는 그 주변에 특이한 광물이 있어야 하는데 그 광물은 마나석이 생성되어도 마나가 새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발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아델 소국에서는 마나석이 발견되면 저희들에게 즉각 판매하겠답니다. 그리고 저희에게 구매했던 노(櫓)가 부착된 개량형 골렘을 배에 태우자 배의 속도가 상상할 수 없으리만치 빨라서 칭찬이 자자했습니다." 재상의 말에 황제는 물론이고 귀족들은 기분이 좋았다. 이제 골렘은 라이아에 살고있는 황제와 귀족들 그리고 모든 백성들의 자존심인 것이다. 더구나 노가 부착한 골렘은 배를 빠르게 하니 섬의 나라인 아델 소국에서는 보물이나 다름없다. "재상이 마법협회에 연락해서 아델 소국에 노가 부착된 개량형 골렘을 생산해서 선물로 넉넉히 주도록 하시요. 아델 소국에 하위 마법사가 많을테니 운영하는데는 문제가 없겠지. 지금은 우리에게 골렘이 남아 돌지만 그들에게는 보물처럼 생각될테니 우리의 은혜를 절대 잊지 않을거요. 운이 좋아서 마나석이 발견된다면 우리에게 또다시 비밀리에 판매할 가능성도 많겠지. 아델 소국의 일은 비밀에 붙이고 아무도 모르게 하시요." "황제폐하의 지시대로 처리하겠습니다." 황제의 지시에 재상이 대답했다. 아델 소국의 처리를 끝내자 남은 일들은 작은 자잘한 일들이었다. 황제로서는 회의가 끝났어도 함부로 회의실을 떠나지 못했다. 그동안 지속시켰던 라이아의 가장 많은 이득을 벌어 들였던 골렘판매를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대륙의 제국이나 왕국이 합작으로 라이아를 압박하며 무엇인가를 빼앗아가길 원하니 작은 복수라는 의미에서 골렘의 판매를 금지시킨 것이다. 어차피 라이아는 다른 제국이나 왕국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어려운 일이 없으니 아쉬울 것도 없었다. 귀족들은 황제가 회의실에서 나가지를 않자 여러모로 불편했다. 라이아에서 벌어지는 작은 정책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황제 앞에서는 마음놓고 토론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황제보고 회의실에서 떠나라고 할수 없는 묘한 상황이었다. "기사단장님 큰일났습니다." 조용한 분위기는 회의실로 갑자기 들어온 근위병으로 깨졌다. "이놈이 여기가 어딘데 함부로 소리를 지르며 들어오느냐!" "큰일났습니다." 회의실로 들어온 근위병은 데이몬의 호통에도 꿈쩍하지 않고 같은 말만을 반복하였다. 데이몬은 근위병이 말로 미루어 보통일이 아님을 알고는 호통치는 것을 그만두었다. "큰일이 아니면 용서하지 않겠다. 무슨일이냐?" "황궁에 침입자가 있습니다. 저희들로서는 감당을 못해서..." 데이몬의 말에 근위병은 숨을 헐떡거리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의 말을 들었던 황제와 귀족들은 낯빛이 어두워졌다. 황궁에 침입자 있다는 소리를 듣자 얼마전 암살자로 인해서 수많은 귀족들이 황궁에서 죽었던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장 근위병을 모두 불러서 이곳을 보호해라." 데이몬은 회의실을 지키고 있는 근위병에게 소리쳤다. 근위병은 데이몬의 말을 듣고는 빠르게 밖으로 나갔다. 침입자의 보고를 알려준 근위병의 말을 그도 들었기 때문이다. 황궁에 침입자가 생겼을 때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은 황제와 귀족들의 보호가 근위병의 첫번째 임무이다. 침입자의 처리는 황제와 귀족들이 안전한 다음에야 조치하는 사항이다. "황제폐하 이곳에 계십시요. 근위병이 이곳을 철저히 보호할 것입니다." 데이몬은 황제에게 말하고는 침입자의 보고를 알린 근위병을 끌고서 밖으로 나가버렸다. 침입자가 있다면 잡기 위해서 데이몬이 직접 지휘를 해야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저번에 암살자를 계기로 황궁은 탄탄한 경비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 데이몬이 황제의 곁을 떠나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움직였다. "으악" "퍽" 데이몬은 근위병이 침입자가 있다는 곳에 도착하자 놀라운 모습을 보고 말았다. 사람과 비슷한 골렘이 황궁의 기사들 그리고 근위병들과 싸우고 있었다. 간간히 황궁에서 결계를 운영하는 고위 마법사까지 골렘에게 마법을 사용하는데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골렘은 마법을 맞아도 아무런 피해도 없는 것처럼 움직였다. 휘이익. 두 대의 골렘이 갑자기 기사들과 근위병을 뛰어넘고 황제가 머무는 회의실로 향했다. 하지만 그곳에는 골렘을 지켜봤던 데이몬이 있었다. 데이몬은 오러 마스터이기 때문에 골렘에게 피해를 입히기 쉬었다. 물론 전투골렘이라면 비등한 실력이지만 데이몬의 주위에는 근위병까지 있어서 골렘을 저지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황당하군" 데이몬은 자신에게 달려온 골렘이 갑자기 뒤를 돌아서 쫓아오던 기사를 쓰러뜨리고 그의 검을 빼앗는 장면을 보고는 어이가 없었다. 골렘은 빼앗은 검을 들고서 데이몬의 방향으로 빠르게 접근하는 것이었다. 골렘의 검에서는 이상한 형태의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데이몬은 오러 마스터라 그것이 단순히 검에 마나를 강력하게 주입했다는 사실을 알수 있었다. 정말로 특이한 골렘이 아닐수 없었다. "챙" "이럴수가" 데이몬은 골렘을 파괴하기 위해서 오러를 주입하고 휘둘렀지만 골렘이 들고있는 검에 막혀버렸다. 오러 마스터가 골렘을 파괴하기 힘들지만 무기력하게 만들수는 있었다. 그것은 바로 오러를 사용하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이몬의 오러가 주입된 검이 골렘의 마나가 주입된 검에 막히자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다. 하지만 데이몬은 기사단장인 만큼 수많은 전투 경험이 있기 때문에 놀라지 않고 계속해서 골렘을 압박했다. "팡팡팡" 데이몬이 골렘과 싸우는 도중에도 골렘은 고위 마법사의 공격마법에 수없이 맞았다. 하지만 데이몬은 골렘과 싸우면서도 여러가지 생각에 잠겼다. 골렘은 이상하게도 주위에 있는 기사나 근위병을 죽일수 있었는데도 그저 쓰러뜨리기만 할 뿐이었다. 기사나 근위병을 죽인다면 벗어날 수 있있는데도 죽이지 않았기에 데이몬에게 붙잡혀 계속 싸우게 되는 상황이었다. "펑" 데이몬은 갑자기 뒤에서 받은 공격으로 기절하며 쓰러졌다. 골렘은 두 대였고 다른 골렘을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와 근위병이 막고 있었지만 결국 실패한 것이다. 두 골렘은 바닥에 기절한 데이몬을 지나치고 황궁의 회의실로 향했다. 골렘을 막고있는 모든 기사와 근위병 그리고 마법사들은 정말이지 황당한 모습이었다. 골렘이 쓰러진 기사와 근위병에게 무기를 빼앗아 사용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골렘이 무기를 사용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렇게 정교하게 사용하는 경우는 없다. 더욱이 골렘이라 부르기에는 외형이 매우 작은 형태이다. "으악 펑 퍽퍽" 황제와 귀족들은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공포스러웠다. 데이몬 기사단장이 나갔는데도 지금까지 전투를 벌이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많은 인원이 황궁의 결계를 뚫고 침입한 것이라 생각되었다. 황제와 귀족들은 회의실에서 근위병에게 둘러싸인 채로 점점 가깝게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하였다. "콰당! 읔" 좀더 시간이 지나자 회의실에 근위병 한 명이 문을 부스며 들어왔다. 스스로 부순것이 아니라 근위병을 누군가가 문으로 던진 것이다. 잠시 후에 작은 골렘 한 대가 회의실로 들어섰다. "저놈을 막아라." 골렘을 바라보고 귀족 한 명이 소리쳤다. 골렘이 특이하게 생겼지만 그것에 신경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저 침입자라는 판단아래 회의실의 근위병들이 무슨 조치를 취해주길 바랬다. 근위병들은 들고있던 무기에 오러를 주입하고 공격을 하였다. 하지만 골렘은 근위병들의 무기에 맞아도 단순히 흠집이 생겼고 그것은 다시 복구되었다. "앗!" 전투골렘 한 대가 회의실에 들어온 것도 큰일인데 또다시 전투골렘이 들어오자 귀족들이 소리를 질렀다. 근위병들 모두가 최소한 오러 마스터는 아니더라도 오러를 사용하는 병사들인데 골렘에게는 아무런 피해도 주지를 못했다. 설사 공격에 성공해도 금새 원상복구가 되어버리니 아무런 효과도 없는 것이다. '모두 공격을 멈춰주세요.' 갑자기 회의실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머리속에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회의실에 엄청난 근위병들이 두 대의 골렘을 공격하고 있었지만 그 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왔다. '공격을 멈춰주세요. 저희는 칼루이 영주님이 보낸 전투골렘입니다.' 또다시 회의실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제서야 이상한 소리가 골렘이 말한 소리임을 몇명이 알아챘지만 칼부림이 일어나는 상태라 어떻게 조치할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때 케디네 재상이 어찌된 일인지 골렘이 근위병들을 죽이지 않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근위병들 또한 그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우선적으로 황제의 보호가 목적이라 골렘을 공격하라는 명령을 어길수가 없었다. "모두 골렘에게서 물러서시요!" 재상은 근위병들에게 크게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일부 근위병들이 재상의 소리를 알아채고 한 두명씩 골렘에게서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두 대의 골렘도 자리를 지키며 조용히 근위병들을 바라보았다. '케디네 재상님이 누구입니까? 건네줄 서신이 있습니다.' 사람들의 머리속에 또다시 소리가 전달되었다. 이제서야 사람들은 골렘이 마법을 통해서 말한다는 사실을 알아채기 시작했다. 말을 하지못하는 전투골렘이 많은 편인데 지금 회의실에 있는 작은 전투골렘은 마법을 통해서 말까지 하고 있었다. "내가 케디네 재상이요." 재상이 두 대의 골렘 근처로 가서 말했다. 그러자 두 대의 전투골렘중에 한 대가 등에 묶어놓은 천을 풀었다. 천을 풀자 그 안에서 둥그렇게 말려진 서신이 나왔다. '읽어보시요.' 전투골렘은 서신을 재상의 근처로 집어 던졌다. 근위병들은 골렘이 던진 서신을 경계했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자 허리를 굽혀 서신을 집어서 재상에게 건네주었다. 재상은 받은 서신을 펼쳐보이며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회의실에 있던 황제와 귀족들 그리고 근위병들 모두가 재상을 바라보았다. "휴우 정말 대단하군." 재상은 서신을 읽고서 곧바로 전투골렘의 근처로 다가갔다. "재상님 위험합니다." "아니 괜찮네." 근위병이 재상의 행동을 막았지만 재상은 전투골렘의 근처로 다가가서 이리저리 구경했다. 직접 만져보기까지 하자 귀족들은 눈을 감으로 재상이 피투성이가 되어서 죽는 모습을 상상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근위병들과 특이한 모습으로 전투를 벌였던 전투골렘은 그저 조용히 있을 뿐이었다. "재상 이것이 어찌된 일이요?" 황제는 지금의 상황이 이해되질 않아서 재상을 불렀다. 갑자기 회의실로 침입한 전투골렘이 근위병과 무서운 전투를 벌이더니 이제는 재상이 만져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 지켜볼 따름인 것이다. "서신을 읽어보시는 것이 빠르실 겁니다." 재상은 전투골렘을 만지다 말고 서신을 황제에게 가져다 주었다. 황제는 재상이 건네준 서신을 읽으며 갖가지 표정을 연출하였다. 서신을 읽기전에는 궁금한 표정, 서신을 조금 읽자 한숨과 함께 다행이라는 표정 그리고 서신을 모두 읽었을 때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칼루이 영주는 정말 대단하군. 괜히 9서클 마스터가 아니야." 황제는 전투골렘을 바라보며 자신이 읽은 서신을 귀족에게 넘겨주었다. 회의실로 침입한 두 대의 골렘은 황제가 칼루이 영주에게 부탁한 전투골렘이었던 것이다. 서신에는 전투골렘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되어져 있었다. 전투 능력을 비롯해 칼루이 영주가 전투골렘에 제제를 했던 부분도 기록되어 있었다. "전투골렘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서 황궁을 침입하게 했다니 정말로 너무하군." "능력을 확실히 보여주었군 그래." 귀족들은 황제가 건네준 서신을 읽고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단순히 칼루이 영주가 전투골렘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서 침입하도록 지시한 것이다. 하지만 전투골렘의 테스트 치고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떨었다. 황제를 비롯해 귀족들이 공포에 젖었고, 데이몬 기사단장은 골렘에게 맞아서 기절까지 한 것이다. 일부 귀족들이 칼루이 영주에게 따끔하게 혼내야 된다고 주장했지만 전투골렘의 능력을 보고서 그런 생각을 하는 귀족은 극히 일부였을 뿐이다. 황제와 귀족들은 전투골렘이 안전하다고 판단되자 황궁의 기사들과 근위병을 내보내고 골렘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골렘과 대화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궁금한 것은 직접 질문하여 답변을 들었다. 귀족들은 예전에 카토루 제국의 귀족이 데려온 거대한 전투골렘을 보았지만 지금의 골렘은 왜소하면서도 능력은 뛰어난 것 같았다. 직접 오러를 사용하는 근위병들을 때려눕히는 모습을 보았기에 능력을 확인 할 필요도 없었다. 물론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그것은 전투골렘을 직접적으로 관리할 데이몬 기사단장이 몫이었다. "그런데 데이몬 기사단장은 어디갔지?" 황제와 귀족들이 전투골렘을 구경하고 있는데 케디네 재상이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침입자를 막겠다고 나간 데이몬이 아직까지 회의실로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회의실에 있는 사람들이 전투골렘에게 질문을 하고, 메시지 마법으로 골렘의 답변을 듣는 중이라 재상의 중얼거림에 신경쓰는 사람은 없었다. 마나석을 이용하여 영지를 보호하는 결계와 라이딘과 통하는 대형 텔레포트 마법진이 완성되자 황궁에서 서신이 도착하였다. 두 대의 전투골렘에 대해서 아주 만족하며 라이딘을 보호할 수 있는 결계도 빠른 시일안에 만들어 달라는 서신이었다.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어." 나는 인장이 찍힌 옷을 챙겨주는 에이미에게 말했다. 입곱 개의 마나석을 받은 대가로 라이딘을 보호하는 결계를 설치하기 위해 황궁에 가려는 것이다. "영주님 알고 있어요. 영지에 결계를 설치하시는 데도 오래 걸리셨잖아요." "마나석을 일곱 개나 받았으니 보답을 해야지." 에이미는 황궁으로 가려는 나를 걱정하고 있었다. "안녕히 다녀오세요." "텔레포트" 에이미의 인사를 받으며 나는 황궁과 약간 떨어진 곳으로 텔레포트 하였다. 그리고 걸어서 황제가 있는 황궁의 회의실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황궁에 들어오는 것이 예전처럼 번거로운 절차가 없었다. 경비병들이 나의 얼굴을 숙지하고 있었다. 중요시 되는 귀족들의 초상화가 황궁에 비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황제폐하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기루 칼루이입니다." 나는 회의실에 들어가 높은 상단의 의자에 앉아있는 황제를 향해 인사를 올렸다. 황제를 존경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곳에서 편히 살아가려면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했다. "칼루이 영주 정말로 오랜만이요." "영지의 일로 자주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황제와 만나는 것이 오랜만이라 매우 일상적인 대화가 오갔다. 회의실의 대부분 귀족들이 나의 모습을 처음 보고서 매우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내가 젊다는 것은 들었지만 20대 초반의 모습일 것이라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말 젊군. 9서클 마스터가 저렇게 젊다니." "마법으로 젊게 만들었을 것이 분명해. 그렇지 않나?" "젊어지기 위해서 끔찍한 실험을 하는 마법사들이 있다더니 칼루이 영주가 그런가보군." 내가 황제와 간단한 인사를 하는 동안에 귀족들이 속삭이는 말들이 나의 귀로 들려왔다. 귀족들의 말도 일리는 있었다. 실제로 일부 마법사들이 실험을 통해서 젊은 모습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마법사들의 실험은 살인을 제외하고 마법협회에서 따로 금지시키지는 않는다. 특히 남에게 피해를 주지도 않고 자기자신에게 마법실험을 하는 경우는 대부분 용인시킨다. "황제폐하 제가 보내드린 전투골렘은 보셨습니까?" "잘 받았네. 오러 마스터인 기사단장 보다도 뛰어난 실력이라니 정말 대단하더군." 황제가 나의 질문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황제폐하의 마음에 드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자네가 만든 전투골렘이 스무 대만 있어도 제국에 있는 황궁 기사단도 부럽지 않을텐데 말이야." 황제는 전투골렘이 두 대밖에 없다는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보통 제국에는 수십 명의 오러 마스터가 있으나 소국에서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라이아가 안정되기 위해서는 강력한 무엇인가가 있어야 했다. 물론 9서클 마스터인 내가 있다는 것으로도 대륙에 있는 모든 나라들이 라이아를 인정하고 있지만 높은 검술을 지닌 기사도 많아야 했다. "마나석을 가져오시면 좀더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자네도 알다시피 마나석을 구하기가 얼마나 힘들지 알고있지 않나. 이번에 운이 좋아서 구한 것이지만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네." 황제는 나의 말에 귀가 솔깃 하였지만 마나석에 대한 것만큼은 그로서도 어쩔수 없었다. 물론 속으로 내게 전투골렘을 만들어준 대가로 일곱 개의 마나석을 준 것을 후회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나의 입장에서도 손해보고 싶지는 않다. 황제의 뜻을 일일이 들어준다면 그 끝이 없으리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모두들 안녕하시요. 처음뵙는 분들이 많군요. 기루 칼루이입니다." 나는 황제와 간단히 대화를 마치고서야 귀족들에게 인사를 하였다. 구면인 귀족도 있지만 대부분 처음보는 귀족들이었다. 대부분 나에 대해서 소문만을 들었고 처음 만나는 상황이라 인사를 하는데 매우 어색하였다. "소문으로만 접하다가 이렇게 처음 뵙는군요." "영지에서만 생활하신다니 매우 갑갑하시겠군요." 귀족들은 자신의 이름을 밝히면서 간단히 나에 대해서 궁금하게 여기고 있었던 질문을 하였다. 나의 영지에 대한 질문이 많았지만 나는 영지에 대해서는 일체 말하지 않았다. 영지에 대해서 알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 오늘의 안건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모두 앉아주세요." 내가 귀족들과의 인사가 대충 끝나자 케디네 재상이 큰 소리로 말했다. 회의실에 있는 의자는 황제가 앉아있는 상단을 중심으로 11자 형태로 나란히 놓여져 있었다. 권력이 강한 귀족들이 황제와 가까운 자리에 의자가 위치해 있었는데 나의 의자는 황제와 가장 가까운 곳이었다. 의자에 귀족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기 때문에 알수 있었다. 아마도 귀족들의 의자 위치가 내가 왔다는 이유로 바뀌었을 것이다. "저희가 골렘의 판매를 멈추자 제국이나 왕국 그리고 소국에서까지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제국과 왕국에서 칼루이 영주가 마족이라고 선포했다고 합니다." 재상의 말은 골렘과 나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나는 재상의 말을 들으며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라이아가 이렇게 고립되리라는 것은 일찍이 내가 예상했던 것이라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내가 마족이라고 발표되다니 어이가 없었다. "아직까지 내가 마족이라는 소문이 나고있나요?" 나는 인상을 찡그리며 케디네 재상에게 말했다. "마법협회는 물론이고 신전에서까지 확인한 사실을 저들이 믿지 않으니 나로서도 별수가 없다네. 아무래도 저들은 자네를 핑계로 우리를 압박하려는 모양일세. 우리를 압박하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하는 이유가 필요했는데 우연히 자네가 마족이라는 소문이 났으니 그것을 이용하자는 것이 그들의 계획이라 생각하고 있네. 라이아의 백성들 모두가 자네가 마족이라는 소문은 거짓된 말이라고 다같이 외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게나." "제가 마족이란 소문은 둘째치고 저를 이용하다니 정말 화가나네요." 나는 재상의 말에도 위로가 되지를 않았다. 조용히 지내고 싶어하는 나를 왜그리도 못살게 두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칼루이 숲에서 혼자 처량하게 지내는 것에 회의가 생겨 문명을 접하려고 여행을 떠난 것이다. 그리고 구입할 것이 많아 돈을 얻기위해 나뭇잎 스크롤을 판매하려 했는데 그것이 꼬여서 지금의 영지를 얻게되었다. "사실 제 문제는 작은 일이겠네요. 그것보다 라이아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요?" "가장 강력한 두 제국이 전쟁중이니 나머지 제국들이 어떻게 행동할지는 우리로서도 알수가 없네. 그린레이트 제국에 골렘기술을 이전하고 보호를 약속 받았지만 전쟁중이니 당장 우리를 보호하진 못하겠지. 아니 어쩌면 우리를 도와주기는 커녕 멸망하길 바랄지도 모르지. 골렘기술이 다른 제국이나 왕국에 알려지지 않고 없어진다면 그린레이트 제국은 가장 강력한 나라가 될테니 말이야." 재상의 말에 모든 귀족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제국과 왕국들이 라이아에 여러가지 압력을 가해서 일단 황제가 골렘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쇄국정책을 지시했지만 앞으로 어떤 상황이 다가올지 모른다. 하지만 귀족들은 최악의 상황으로 제국들과 왕국들이 힘을 모아서 라이아를 침략하리라 생각하고 있다. "매우 위험한 상황이네요." "그렇지. 그래서 앞으로 다가올지도 모르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백성들에게 현재의 사실을 조금씩 알리고 있네. 다행히 라이아의 백성들 모두가 이해하고 있어서 다행이야. 독립이 되어서 세금도 적게 내고 있으니 살만한 세상인데 또다시 끔찍하게 예전처럼 식민지 생활이 찾아올까봐 걱정들을 하고있어. 아마도 누구든 라이아를 침략한다면 엄청난 희생을 각오해야 할걸세." 재상은 라이아의 백성들 생각을 말해주었다. 독립된 이후로 거리에서 굶어죽는 일도 없어졌고 돈이 없으면 일자리를 얻어 일하기 쉬운 사회가 되었다. 여러가지 일들로 황궁의 세입이 많아지면서 굳이 백성들의 세금을 높일 필요도 없게 되었으니 이처럼 살기좋은 곳도 없을 것이다. "따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 있나요?" "그저 라이아를 침략하려는 지역에 라이아 전체병력을 배치하고 있을 뿐이네." 나의 말에 재상이 대답했다. 본래 라이아의 병력은 각 영주가 보유한 병력과 황제가 보유한 병력으로 나뉜다. 그래서 라이아의 병력을 통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독립을 하는 과정에서 귀족들이 보유한 모든 병력이 데이몬 기사단장에게 넘어갔다. 그것이 장기화 되어 지금에 이르러서는 라이아의 모든 병력은 황제의 명령만 내려지면 쉽게 통제되는 상황이다. "칼루이 영주 물어볼 것이 있네." 내가 재상과 라이아의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중간에 황제가 끼어들었다. "황제폐하 말씀하십시요." "영주가 온 것은 결계를 설치하기 위해서 온 것으로 알고있네. 그런데 서신을 통해서가 아닌 자네의 입으로 직접 듣고싶어서 그러는데 정말로 라이딘의 전체에 결계를 설치할 수 있겠는가?" 황제는 내게 결계에 대한 것을 물었다. 황제와 귀족들 모두가 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라이딘이 매우 넓기 때문에 결계의 설치가 불가능하리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분히 설치할 수 있습니다. 황궁처럼 설치한다면 불가능하겠지만 마나석이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영주가 꼭 결계의 설치를 성공하리라 믿소. 부탁하겠소." 황제는 결계의 설치를 꼭 성공하라고 말해주었다. 실패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도 저렇게 말하는 것을 보면 마음의 한 부분에 내가 실패하리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걱정 마십시요." 나는 황제의 성공을 바라는 말에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케디네 재상에게 서신을 통해서 부탁했던 기록을 받아들었다. 라이딘의 결계를 설치하기 위해서 결계의 보호를 하지 않아야 할 곳을 알려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결계가 완성되어 라이딘을 들어오지도 못하고 나가지도 못한다면 낭패이기 때문이다. 결계가 완성되면 라이딘을 출입하는 입구나 출구 부분은 보호하는 지역에서 제외해야 한다. 라이딘에 살고있는 사람들은 매우 안전하다는 생각으로 살고있다. 황궁에서 엄청난 골렘을 동원하여 라이딘을 보호하는 성벽을 쌓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라이아을 침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성벽을 계속해서 쌓고 있다. "황제폐하 그럼 결계를 설치하기 위해서 나가보겠습니다. 며칠만 기다리시면 결계의 완성된 모습을 볼수 있으실 겁니다." "칼루이 영주 부탁하겠소." 나는 황제의 말을 듣고 회의실을 먼저 나왔다. 황제나 귀족들이 내게 바라는 것은 결계의 완성 뿐이라 회의실에서 귀족들과 함께 정책결정을 할 필요가 없다. 원래는 나도 회의에 참가해야겠지만 귀찮은 일이라 나와버렸다. '라이아가 언제나 이 상태를 유지시킬수 있을까.' 결계를 설치하기 위해서 황궁을 벗어나며 생각에 잠겼다. 쇄국정책이 시작되면서 외부에서 라이아에 정치적인 압박이 심각해지고 있다. 라이아에 생산되는 골렘과 상업적인 여러가지 물품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니까.' 라이아에 대해서 그만 고민하기로 하고 결계를 설치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본래 결계는 결계가 미치는 지역을 따라 마법진을 바닥에 그려 고리처럼 연결해 활성화 시킨다. 황궁의 벽을 따라서 땅속 깊이 파보면 마법진이 그려진 바위가 계속해서 나오는데 그것이 황궁을 보호하는 결계의 마법진인 것이다. 나는 바위가 많은 지역을 찾아가 엄청난 분량의 바위를 아공간에 집어넣고 라이딘의 외곽지를 돌면서 바위를 꺼내 결계의 마법진을 새겨 활성화 시킨후에 땅속 수십미터 지역으로 텔레포트 시켰다. 누군가가 결계를 파괴하지 않도록 무식하게 깊은 땅속에 묻은 것이다. 결계를 파괴하기 위해서 수십미터의 땅을 파려는 사람은 절대 없으리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이군." 아공간에서 마지막으로 제일 커다란 바위를 꺼내어 바라보며 말했다. 라이딘의 외곽을 돌면서 결계 마법진을 설치하는데 무려 이틀이나 걸렸던 것이다. "심벌" 8서클 심벌 마법을 시전하여 바위에 결계 마법진을 그렸다. 결계를 유지시키기 위해선 엄청난 마나가 계속해서 필요하게 되는데 지금 눈앞에 있는 바위에 새겨넣은 마법진이 그 역활을 하는 것이다. 즉, 마나석이 박힌 바위가 양 옆에있는 결계 마법진이 새겨진 바위에 마나를 전달하고 또 그 바위는 옆으로 마나를 계속 전달하면서 둥그런 마나의 띠가 땅속 지하에 생성되면 그것이 지상으로 표출되어 둥그런 결계의 보호막이 생성되는 것이다. 나는 아공간에서 마나석을 꺼내 바위에 구멍을 뚫고 넣었다. 만약 이 바위가 파괴된다면 라이딘을 보호하는 결계는 파괴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을 알고있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설사 안다고 해도 땅속 깊이 텔레포트 시킬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파헤칠 사람은 없으리라. 정확한 위치를 알아야면 바위를 마법으로 땅속에서 지면으로 옮길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컨틴젼시" 바위에 그려진 결계 마법진을 활성화 시키자 마나석이 빛을 뿜으며 엄청난 마나를 마법진으로 보내주기 시작했다. 나는 결계가 완성되려는 시점에서 얼른 바위를 땅속 깊이 텔레포트 시켰다. 잠시 후에 내가 있는 위치를 기점으로 보이지않는 투명한 마나의 보호막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수십미터 지하의 결계 마법진이 주변 결계 마법진으로 마나를 계속 공급하면서 보호막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마나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지금의 현상을 약간이나마 볼수 있을 것이다. "다시보는 거지만 정말 멋지군." 결계의 완성을 보는 것은 나의 영지가 첫 번째이고 라이딘이 두 번째이다. 나의 영지는 라이딘 보다 넓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뚜렷한 보호막이 생기진 않았다. 하지만 라이딘의 결계는 정말로 강력한 마나의 보호막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부터 라이아의 수도 라이딘을 침략하려면 결계가 보호하지 않는 통로만이 유일한 곳이다. 그리고 그곳은 황궁에서 철저히 보호할 것이다. ------ "오오 세상에" 8서클 마스터인 블러드는 순간적으로 마나가 꿈틀거리는 느낌을 받으며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블러드님 왜 그러세요?" "무슨 일이신가요?" 함께 마법실험을 하던 마법사들이 블러드를 향해 말했다. "지금 당장 밖으로 나와!" 블러드는 마법실험을 하던 마법사들에게 소리치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함께 있던 마법사들은 갑자기 뛰쳐나가는 블러드의 말에 어리둥절 하면서 밖으로 따라서 나왔다. '결계를 만든다고 하더니 성공했나보군.' 블러드는 자신이 지금 느끼는 마나의 파동에 대해서 짐작하면서 이 모습을 꼭 지켜보고 싶었다. 본래 칼루이 영주가 결계를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었지만 거절당했다. 예전부터 중요한 마법정보에 대해서는 칼루이 영주가 가르쳐 주지 않기에 블러드로서는 아쉬운 것이 많았다. "앗! 저게 뭐지?" "저거 혹시 결계에 생겨나는 보호막 아니야?" 블러드에 의해서 밖으로 나온 마법사들이 하늘에 천천히 생겨나고 있는 투명한 보호막을 바라보며 탄성을 질렀다. 일부 마법사들이 이 모습을 혼자보기 아까운지 다른 건물을 향해 밖으로 나오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혼자서만 보기엔 너무나 아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곳에 결계를 설치할 때와 비슷한 보호막이네" 누군가가 하늘에서 생겨나는 투명한 보호막을 바라보며 말했다. 얼마전 골렘기술의 안전을 위해서 마법협회에서 특별히 결계를 설치하였다. 그동안 라이딘에는 황궁에만 결계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마법협회는 마법사들이 있는 곳에 감히 누가 침입하겠는가라는 자만심에 빠져 결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암살자의 침입을 받은 이후에 소수의 마법사가 죽자 결국 안전과 보안을 위해 결계를 설치한 것이다. "저게 뭐야?" "엄청나게 커다란 마나의 띠잖아." "무슨 일이야?" 시끄러운 외침에 건물 밖으로 꾸준히 나온 마법사들이 하늘을 바라보며 잇따라 소리를 질렀다. 마법협회의 마당은 일순간에 혼란이 야기되고 있었다. "모두 조용히!" 블러드는 작은 입으로 계속해서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8서클의 마스터인 블러드의 목소리를 듣고 계속해서 떠드는 사람은 없었다. 블러드는 조용해지자 자신이 하고싶은 말을 하였다. "얼마전 말했다시피 9서클 마스터인 칼루이 영주님이 라이딘의 전체를 보호하는 대결계를 만든다고 했는데 그것이 완성되는 모습이다. 마나석을 이용하기 때문에 한 번 완성시키면 최소한 수십년은 보호되는 결계니까 이 모습을 조용히 감상하도록!" 블러드의 말을 듣고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 하위 마법사들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일부 마법사들은 이 모습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서 마법이미지로 담아내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다시보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마법사들은 대게 이름을 부르는데 기루 칼루이 만큼은 모두 칼루이 영주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가 라이아에 살고있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상업을 번창시킨 영주라고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 "재상님 큰일났습니다. 하늘에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황제와 귀족들이 회의를 하는 도중에 대신 한 명이 회의실로 들어와 소리쳤다. 대부분 중요한 사건은 재상이 처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신이 재상에게 말한 것이다. "무슨 일이냐?"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하늘에 무엇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재상의 외침에 대신이 말까지 더듬으며 겨우 말을 끝맺었다. 황제와 귀족들이 모두 대신을 바라보니 긴장해서 말을 제대로 할수가 없었던 것이다. "황제폐하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나도 궁금하니 밖으로 나가서 빨리 알아오시요." 재상이 황제에게 양해를 구하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황제가 말했다. 황제와 귀족들이 대신의 말에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 한 것이다. 하늘이 이상하다니 미치지 않고서야 그런 말을 할수가 없으니 말이다. "황제폐하 황궁의 결계를 유지하는 마법사가 급한 일이라며 알현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재상이 밖으로 나가 무슨 일인지 알아보려는 상황에서 대신이 밖에서 소리쳤다. 마법사는 자존심 때문에 황궁에서 귀족들과 마주치는 것을 싫어하고 있다. 그래서 황제나 귀족들을 보기 싫어하는데 회의실까지 찾아오자 회의실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의아해 하였다. "방금 대신이 말했던 사건과 관련된 일 같구료. 재상이 나갈 필요는 없을 것 같군." 황제는 재상에게 말하고 밖에 대기하던 대신에게 마법사의 알현을 허락하였다. 평소라면 마법사가 황제에게 무슨 일로 알현하는지 먼저 알아보고 만났겠지만 지금은 궁금중이 머리속을 휘저은 상태라 그럴수가 없었다. "황제폐하 황궁의 결계를 유지하고 있는 5서클 마스터인 하르엘이라고 합니다." "그래 무슨 급한 일이요?" 하르엘이라는 마법사가 회의실로 들어와 황제를 향해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마법사들은 자신을 소개할 때 언제나 자신의 마법서클을 말한다. 이것은 마법협회에서 굳이 규정짓는 것도 아닌데도 마법사들 모두가 소개할 때면 언제나 똑같다. 마법사의 모든 평가는 마법서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소개방식인 것이다. "지금 하늘에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그것은 결계 보호막이 생성되고 있는 현상입니다. 9서클 마스터이신 칼루이 영주님께서 라이딘의 전체를 감싸는 결계를 설치하는데 성공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그것이 정말인가?" 황제는 5서클 마스터인 하르엘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나며 다시 물었다. 사실 하르엘은 황제에게 말하면서 칼루이 영주를 칭할 때 높임말을 쓰는 어이없는 일을 저질렀지만 지금은 그런 사소한 일을 신경쓸 상황이 아니었다. 엄청난 경사가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칼루이 영주가 라이딘 전체를 보호하는 결계를 설치한다고 했을 때 모두들 그렇게 큰 믿음을 갖지 않았다. 아무리 9서클 마스터라도 대결계를 설치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대륙에 존재하는 칼루이 영주를 제외한 다른 9서클 마스터도 이렇게 커다란 결계를 완성시켰다는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확실합니다. 제가 황궁의 결계에 매일같이 마나를 주입하면서 그 느낌을 알기 때문입니다. 저보다 결계의 보호막을 제대로 느끼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하르엘은 황제의 질문에 자신의 가슴까지 두드리며 확실하다고 말했다. 마법협회에서 파견되어 황궁에 매일같이 결계를 유지시키기 위해서 마나를 주입하면서 보호막의 생성을 매일 바라보았으니 보호막의 느낌을 하르엘처럼 온몸으로 느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직접 내 눈으로 확인해야겠군." 황제는 하르엘의 말을 듣자 곧장 회의실에서 퇴장하였다. 황제가 회의실에서 밖으로 나가버리자 귀족들도 발걸음을 빨리하며 회의실에서 나가버렸다. "허허" 프라오 황제는 하늘에서 생겨나는 투명한 띠를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다. 저런 모습이 황궁에도 가끔씩 새벽에 일어난다. 황궁의 결계를 유지시키는 마나의 주입이 새벽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생성되는 보호막은 그 크기가 상상을 초월하는 상황이다. "칼루이 영주는 대단하군." "정말로 완성시키다니." 귀족들도 회의실을 빠져나와 하늘을 바라보며 탄성을 질렀다. 결계의 보호막은 무려 세 시간이나 지속되었기 때문에 라이딘에 살고있는 백성이라면 그것을 구경하지 못한 사람이 없었다. 귀족들은 대부분 어떻게 된 일인지 알고 있었지만 결계에 대해서 알지 못했던 백성들은 온갖 소문을 만들어 내었다. 다음날이 되어서야 라이딘에 살고있는 백성들이 결계에 대해서 알게되었고 라이딘은 하루동안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 라이아의 수도 라이딘 전체를 보호할 수 있는 대결계가 설치되자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다. 나는 결계가 성공적으로 설치될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기적적으로 성공했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었다. 복잡한 것을 싫어했기에 간단히 황궁에 결계에 대한 것을 알리고 영지로 돌아왔다. "영주님 칼루이 보우를 왜 계속해서 생산하시는 거죠?" 에이미가 내가 말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조만간 라이아를 침략하는 나라가 생길거야. 그걸 대비하기 위해서지." "아무리 전쟁이 일어난다고 해도 칼루이 보우가 유출된다면 위험하지 않을까요?" 에이미가 나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칼루이 보우는 보통 화살을 사용해도 무려 3km까지 날아가기 때문에 위험한 무구인 것이다. "칼루이 아이가 없으면 위험한 물건은 아니야. 그저 멀리 강하게 날아가는 활이라는 것 뿐이지." "그렇군요." 에이미가 나의 설명을 듣고 이해하였다. 지크가 가르치는 나의 노예들은 칼루이 보우와 아이를 사용하여 3km 밖에 있는 작은 돌맹이까지도 맞추는 실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또한 1서클의 공격마법까지 화살에 주입하는 것이 가능해서 그 위력이 대단하였다. 물론 1서클의 공격마법을 주입하는 화살을 100개 정도 날리면 더이상 불가능하지만 그것으로도 대단한 것이다. "지금까지 완성된 칼루이 보우를 황궁의 재상을 찾아가서 판매하도록 해. 알았지?" "네, 영주님" 나는 라이아가 안전해야 나의 영지도 안전하다는 생각에 황궁을 약간 지원하기로 하였다. 그 방안으로 칼루이 보우라는 장거리 무기를 지원하려는 생각이다. 영지에 있는 대장간에서 생산하여 내가 엘프마법으로 완성시키는 일이 간단하기 때문이다. 적은 노력으로 여러가지 이득을 취하는 방법은 역시나 내가 엘프마법을 이용하는 방법이 가장 쉽다. 에이미가 내가 지시한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 방에서 나가자 나는 마당으로 향했다. 따뜻하게 햇빛이나 쬐면서 명상을 갖기 위해서이다. 저택의 마당을 디에나가 예쁘게 가꾸어 놓아서 이제는 예전보다 마당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디에나 뭐하는 거야?" "꽃잎을 손질해 주는 거에요." 디에나는 노랗게 변질되는 꽃의 잎사귀를 잘라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떨어질텐데 일일이 손질할 필요가 있을까?" "기루님의 말도 맞아요. 하지만 황궁의 정원은 노랗게 죽어가는 꽃잎은 없었거든요." 나는 디에나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는 지금까지 황궁의 깨끗한 정원을 바라보며 자랐기 때문에 죽어가는 꽃잎이 매우 낯설었을 것이다. 황궁의 정원을 수십명이 관리하니 그 깨끗함이야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상상이 간다. 아마도 바닥에 노랗게 죽은 잎사귀 조차도 없었을 것이다. 디에나가 정원을 손질하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지하 실험실에서 누군가 올라오는 것을 느끼고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푸하하" 나는 지하 실험실에서 올라오고 있는 노예들에게 선물한 전투골렘을 바라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골렘이 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황당한 모습을 아닐수 없었다. 전투골렘은 암석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전신이 회색빛깔인데 옷을 입자 광대처럼 보였다. "주인님 옷이 어울리지 않은가요?" 베이지가 내게 다가와 자신을 따라다니는 전투골렘을 바라보며 말했다. "전투골렘에게 왜 옷을 입힌거야?" "그냥 친구처럼 지내려구요. 말을 많이 할수록 주인님 말씀대로 똑똑해 지고 있어요. 그리고 외형만 제외한다면 인간과 아주 비슷하잖아요. 밤에는 로브를 걸쳐서 변장시키면 인간인지 골렘인지 구분도 못할걸요." 베이지가 내게 전투골렘의 외형에 대해서 말했다. 자아를 지녔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약간의 학습 효과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스크롤은 매일 300장씩 만들고 있는거지?" "네, 주인님. 그런데 언제까지 스크롤을 만들어야 해요?" 사실 스크롤을 만드는 일은 너무나 힘든 작업이다. 6서클 이상의 마법사가 스크롤을 만들기 위해서 복잡한 수식을 끊임없이 계산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스크롤은 두 장 만든다고 가정하면 두 번째 스크롤을 만들 때는 계산할 필요가 없이 첫 번째 스크롤을 만들때 계산한 방법을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마법은 절대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나마 다행히 나의 노예들은 평행우주 건너편 31세기의 수학원리를 기초로 수식계산을 하기 때문에 쉽게 스크롤의 생산이 가능한 것이다. "조금만 참아. 그리고 스크롤 만드는 것이 힘들지는 않잖아." 베이지가 나의 말에 고개를 숙였다. 스크롤을 만드는 것이 힘들기 보다는 매일같이 일정시간을 소비하기 때문에 귀찮았을 것이다. 베이지는 골렘을 데리고 저택 밖으로 나가버렸다. "기루님 저는 언제나 마법을 배울수 있을까요?" "디에나 잠깐 내곁으로 와봐." 나는 디에나의 마나에 대한 적응력을 알아보기 위해 손을 잡고 마나를 느껴보았다. 방에 설치해준 마법진에서 매일같이 생활했기 때문에 마나에 대한 적응력이 높아졌지만 아직 마법을 배우는 것은 시기상조였다. "기루님 어때요?" "아직 안되겠는데. 좀더 시간을 갖고 기다려봐. 내가 그려준 마법진에서 지금처럼만 계속 시간을 보낸다면 조만간 마법을 배울수 있을거야." 디에나는 나의 말에 한숨을 내리쉬었다. 저택에서 지내는 모든 사람들이 마법을 사용하는데 디에나와 그녀의 노예인 이플만 사용하지 못한다. 얼마전에 에이미의 노예 시연에게도 1서클의 마나를 부여해서 나의 노예들을 통해 1서클의 마법을 배웠다. 디에나가 마법에 더욱더 집착하게 된 원인은 1서클의 인라지 마법 때문이다. 인라지 마법은 식물의 성장을 빠르게 하는 마법으로 정원을 가꾸는데 편리한 마법이다. 씨를 뿌린후 계속해서 인라지 마법을 사용하면 하루만에 꽃으로 성장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디에나로서는 당장이라도 마법을 배우고 싶은 심정이 간절하였다. "기루님 이쪽의 어린 꽃들에게 마법좀 걸어주세요." "인라지" 나는 디에나가 원하는 곳에 인라지 마법을 걸어주었다. 순식간에 작은 꽃들이 커다랗게 꽃망울을 터뜨리며 활짝 웃었다. 디에나는 조용히 햇빛이나 받으며 지내려는 내게 계속해서 정원의 꽃들에게 마법을 걸어줄 것을 부탁하였다. 디에나와 이플이 정원의 꽃들을 어느정도 정리하자 방으로 돌어갔다. 황궁에서 읽지 못했던 책을 읽기 위해서이다. 그동안 황궁에서 읽지 못하게 했던 금지된 책을 구해서 읽고 있는 것이다. 책이란 것이 그렇듯 금지된 책들이 대부분 재미있는 편에 속하기 때문에 디에나로서는 피할수 없는 일이었다. 금지된 책의 내용을 살펴보자면 귀족이 아닌 천한 신분의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영웅으로 재미있게 표현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영주님 큰일났어요. 전쟁이에요. 전쟁!" 디에나가 정원을 손질하고 들어가자 얼마 되지도 않아 에이미가 내게 달려와 소리쳤다. 정말이지 오늘은 편하게 내버려 두지를 않는다. "무슨 일인데 그래?" "황궁에서 마법을 통해서 알려왔어요. 제국들과 왕국들이 힘을 모아서 저희를 침략하러 온데요!" 에이미는 숨을 헐떡거리며 말했다.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창백한 표정이었다. "결국 올것이 왔군. 그린레이트 제국과 협상을 벌이지 말았어야 이런일이 없었을텐데." "영주님 전쟁이라니까요. 라이아는 이제 쑥대밭이 된다구요." 에이미는 내가 놀라지 않자 화를 내며 큰 목소리로 말했다. "에이미 얼마전 내가 이렇게 되리라고 말해줬잖아. 단지 생각보다 일찍 일어났을 뿐이야. 황궁에서는 뭐라고 그래?" "황궁에서는 벌써부터 전쟁을 발표하고 황궁에서 지내지 않았던 영지가 있는 귀족들을 전부 부르고 있습니다." 나는 에이미의 말을 듣고서 천천히 일어나 방으로 걸어갔다. 에이미는 안절부절하며 나의 방까지 따라와 내가 옷입는 것을 도와주었다. 이제 라이아가 어떻게 될지는 나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대한 라이아를 지키려고 노력하겠지만 내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 도망칠 수밖에 없다. 아무리 내가 강하다 하더라도 여러명의 고위 마법사들에게 공격받으면 뾰족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엘프마법이 불안전한 인간의 마법보다 강력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쉽게도 엘프마법은 조화를 추구하기 때문에 강력한 공격마법이 어느정도의 위력을 발휘할지는 나 자신도 알수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금까지 많은 인간을 대상으로 공격마법을 사용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에이미 지금부터 내가 말하는 것을 빨리 처리해줘." 나는 황궁을 가기 위해서 옷을 챙겨입고 에이미에게 말했다. "말씀하세요." "지금까지 생산된 칼루이 보우는..." 나는 에이미에게 라이아를 돕기위한 조치를 지시하였다. 지금까지 생산된 칼루이 보우만이라도 황궁에 지급하도록 하였으며, 지크가 가르치고 있는 스나이퍼라 칭하는 노예들을 언제나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도록 하였다. 또한 여섯 명의 노예들이 지금까지 만들었던 스크롤을 황궁에 모두 넘기기로 결정하였다. 여섯 명의 노예들이 그동안 하루에 300장씩의 스크롤을 만들었기 때문에 그 분량이 상상을 뛰어넘는다. 21. 전쟁 나는 영지를 나선후 황궁으로 가지 않았다. 라이아를 침략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병력들이 라이아를 향해서 오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황궁에서 침략을 알아챘을 정도면 벌써 병력들이 라이아를 향해서 오는 지점에 있을 것이다. 라이아를 침략하기 위해서는 남동쪽에 있는 카토루 제국의 영토를 지나쳐야 하기 때문에 그곳으로 텔레포트 하였다. "삐리리 푸드득" 숲속에 내가 갑자기 나타나자 새들이 놀라서 날아올랐다. 나는 영혼력을 사용해 인간들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장소를 알아내고 그곳에서 약간 떨어진 이곳으로 텔레포트 한 것이다. 이 지역의 대부분은 카토루 제국의 영토이지만 사람이 살수없는 곳이라 버려진 상태다. 라이아에서 이곳까지 걸어서 도착하려면 최소 15일의 시간이 필요한 거리며 라이아를 침략하려면 이곳을 꼭 지날 수밖에 없다. 다른 지역은 이종족이 살거나 늪지라 라이아를 향하는데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 "저곳인 것 같군." 나는 영혼력을 이용해 인간들이 많은 곳을 파악하고는 천천히 날아올랐다. 원하는 곳으로 가장 빠르게 이동하는 방법은 텔레포트를 사용하는 것이지만 지금은 그럴수가 없었다. 텔레포트 마법의 경우 약간의 마나파동이 생겨서 라이아를 침략하기 위한 적들의 고위 마법사에게 들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라이아를 침략하기 위한 병력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 왔기 때문에 들키지 않아야 한다. "점점 가까워지고 있군." 영혼력을 통해서 인간들이 모여있는 근처에 도착했다고 판단되자 나는 땅에 내려섰다. 내가 9서클의 마스터라 할지라도 고위 마법사들이 많다면 약간의 마나를 사용하는 것도 들킬 위험이 있었다. 그래서 마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기로 하였다. 휘이익. 나는 내공력 끌어올리고 경신술을 펼치며 인간들이 모인 곳을 향해서 달렸다. 최대한 고위 마법사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 순수한 내공력만을 이용했다. 내공력에 약간의 마나만 섞여도 위험하다. 라이아를 침략하기 위하여 고위 마법사들이 많이 동참했을테니 조심해야 했다. '정말 엄청나군.' 결국 라이아를 침략하기 위해 병사들이 모인 장소를 찾아낼 수 있었다. 넓은 분지에 수십만의 병사들이 줄지어 집결한 상태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분지 주위의 산에는 주변을 감시하는 병사들까지 있어서 매우 조심해야 했다. 영혼력을 이용해 병력의 수를 대충 파악하자 무려 90만이었다. '제국도 쓸어버릴 수 있겠군.' 나는 분지에 대기하고 있는 90만의 병력을 바라보며 감탄하였다. 90만이나 되는 병사들의 옷차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보나드 제국, 루이폰 제국 그리고 드라이얀 제국의 병사들인 것을 쉽게 알수 있었다. 대륙에는 다섯 개의 제국이 있는데 그린레이트 제국과 카토루 제국이 전쟁을 벌이는 중이라 나머지 세 제국이 힘을 모아서 라이아를 침략하려는 것이다. 왕국이 라이아의 침략에 참가하지 못한 이유는 세 제국이 힘을 모았기 때문일 것이다. 90만의 병력에는 기마병, 기사, 궁수, 마법사 그리고 용병까지 매우 다양하였다. 계층이 다양하고 나라까지 달라 통제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병력의 수를 따지자면 정말 엄청난 것이다. 디텍트 마법으로 살펴보니 고위 마법사들도 상당히 많았다. 라이아를 침략하기 위해서 정말이지 철저히 준비한 것이다. 라이아의 전체병력을 모아봐야 고작 30만이기 때문에 이들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일 것이다. '많이 도와줘야 하겠군.' 나는 분지에 집결하고 있는 90만의 제국 병력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세 제국이 파견한 병력들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내가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병력이 세 배나 차이가 나니 정상적으로 전쟁을 치룬다면 라이아가 또다시 예전처럼 식민지 되는 상황이 올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강력한 공격마법으로 피해를 주고 달아나고 싶지만 분위기를 보니 철저한 경계를 하고 있어서 어려울 것 같았다. 생각보다 고위 마법사들이 상당히 많아서 나의 9서클 마법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고위 마법사들이 다같이 힘을 모으면 충분히 막을수 있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나를 의식하고 세 제국에서 많은 고위 마법사들을 데려온 것이라 생각된다. '황제와 귀족들에게 이 모습을 보여주어야 겠군.' 나는 마법으로 분지에 있는 병력들의 모습을 저장하였다. 황제와 귀족들에게 보여주고 대책을 세우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아마도 황궁에서도 나름대로 첩자를 파견해서 알아보려 했겠지만 분지에 있는 고위 마법사들을 보아서는 대부분 마법사들에게 들켜 죽음을 맞이했을리라 생각된다. 나는 분지에 집결한 병력들의 모습을 마법으로 모두 저장하자 슬그머니 경신술을 이용해 빠져나왔다. 내공력을 사용하는 것이라 누구도 나를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소드마스터가 있었다면 우연히 알아낼 가능성도 있겠지만 나는 그랜드 소드마스터라 그것도 쉽지않은 일이다. "텔레포트" 분지에서 어느정도 벗어나자 나는 텔레포트 마법으로 황궁의 근처에 도착했다. 라이딘은 전쟁의 소식이 전해졌는데도 불구하고 매우 안정된 모습이었다. 평소 보다는 매우 한산했지만 이 정도면 폭동이 일어날 염려도 없을 것 같았다. 전쟁이 일어나면 제국이든 왕국이든 폭동이 함게 일어나 여러가지 문제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칼루이 영주 어서오게." "며칠전에 뵙고서 또다시 뵙는군요." 황궁의 회의실에 들어가자 곧바로 황제가 나를 반겼다. 전쟁이 일어났으니 이제부터는 나의 능력이 가장 필요한 시기이니 대우가 달라진 것이다. 전쟁상황에서는 고위 마법사나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들이 끊임없이 필요하다. "칼루이 영주도 왔으니 이제부터 상황을 설명드리겠습니다." 황제와 간단한 인사가 끝나자 곧바로 재상이 회의실을 조용히 시킨후 말했다. 전쟁이 일어났기 때문에 예의를 차릴 상황이 아니었다. 재상도 황제에게 발언권을 요청하지도 않고 곧바로 알려야 되는 사실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라이아를 침략하기 위해서 보나드 제국, 루이폰 제국 그리고 드레이얀 제국에서 각각 30만의 병력을 남동쪽의 카토루 제국에 속한 영토에 집결시켜 놓았다고 합니다. 첩자에 의하면 세 제국이 왕국들을 무시하고 저희를 침략하는 것이랍니다." "그렇다면 왕국이 우리편을 들고 있다는 것이요?" 재상의 말에 황제는 세 제국만 침략한다는 것에 의문이 생겼다. 90만의 병력만 오는 것으로 위안을 갖을수도 있겠지만 제국이 왕국들을 무시한 이유를 알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지가 않습니다. 세 제국이 왕국들과 힘을 모아서 점령하면 자신들의 전쟁 전유물이 줄어드니까 욕심을 내기 위해서 왕국들을 무시한 것입니다." "이거 해도 너무하는군. 라이아가 그렇게 우숩게 보였단 말인가." 재상의 말에 황제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전유물을 많이 얻기 위해서 힘이 강한 제국끼리 협상을 맺고 침략하려는 것이다. 황제는 어이없어 하면서도 마음 한편으로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90만의 병력이라면 라이아를 방어하는데 성공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병력이 세 배나 많지만 골렘을 이용해 쌓았던 성벽을 이용하고 황제가 그동안 비장의 카드로 준비한 것을 사용한다면 90만의 병력을 막아내는데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90만의 병력이라 우리의 세 배나 많은 병력이군." "과연 막아낼 수 있을까." 귀족들이 재상의 말에 조용히 중얼거렸다. 다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직접 듣고나니 병력의 수가 너무 많은 것이다. 다행인 것이 있다면 라이아가 식민지가 된다고 해도 귀족들은 죽지 않고 현재의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귀족들을 죽이면 식민지로 삼는다고 해도 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귀족들의 대부분은 그다지 공포는 없었다. 단지 지금까지 라이아를 이만큼 키워놨는데 식민지가 된다면 자신들이 소유한 많은 것들을 잃는다는 것이 슬픈 것이다. "이제 전쟁에 관련된 권한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결정하겠습니다. 예전부터 모든 전쟁의 권한은 기사단장이 맡아왔지만 이번같은 경우는 잘못된다면 라이아가 또다시 식민지가 되는 상황이라 협의해서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재상은 데이몬 기사단장에게 고개를 숙이며 양해를 구하고 말했다. 원칙대로라면 모든 것을 데이몬이 이끌어야 했지만 중대한 일이라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데이몬도 재상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솔직히 기사단장을 제외하고 전쟁에 대해서 우리들이 알고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 않소? 차라리 그에게 모두 맡깁시다." 케이지비 가문의 안톤이 말했다. 귀족들은 전쟁에 참여한 경험도 없기 때문에 방해만 될 것이라는 것이 안톤의 생각이었다. "제 생각은 안톤과 다릅니다. 우리에게는 9서클의 마스터인 칼루이 영주가 있소. 그가 적들에게 대단위 마법을 사용한다면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 자명하오. 그러니 그에게도 어느정도 힘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오. 그리고 마법협회에서도 대부분의 마법사들이 전쟁에 참여할텐데 그들을 지휘할 사람이 필요하지 않겠소?" 안톤의 말에 베럭스 가문의 파블로가 반박했다. 그는 나를 최대한 이용해서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9서클의 마스터이니 대단위 마법으로 적들에게 공포를 심어주고 안전하게 라이아를 지켜내자는 것이었다. "누가 또 다른 의견이 있는 분은 말씀해 보시요. 권한을 부여받으면 황제폐하도 번복하지 못하는 것은 여러분도 알고있을 거요." 안톤과 파블로를 제외하고 의견을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사실 전쟁의 권한을 부여받으면 그 이후부터 황제는 물론이고 모든 귀족은 간섭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 나라가 위험할 때는 항상 전쟁의 수행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황제보다도 높은 권한을 부여받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전쟁이 끝나면 황제와 귀족들의 전쟁수행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겠지만 말이다. "모두들 나중에 생길 책임 때문에 의견을 말하지 않는데 후회하지 않길 바라겠소." 재상은 귀족들을 한심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나라가 위험에 빠졌는데 아무런 의견을 제시하지 않으니 한심하지 않을수가 없는 것이다. 안톤과 파블로의 의견은 일치하기 때문에 상의할 필요도 없었다. 안톤은 데이몬 기사단장이 모든 권한을 행상하길 원하고, 파블로는 단지 마법사들만 칼루이 영주가 지휘하길 바랄 뿐이다. 어차피 마법사들은 기사단장이 지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안톤의 의견대로 모든 권한은 기사단장에게 주어질 것이다. 라이아가 위급한 상황이 오면 황제는 귀족들의 의견을 따르기 마련이다. 아무리 황권이 강화되었다고는 하지만 라이아의 수도를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들을 영지를 가진 귀족들이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라오 황제도 전쟁에 관련해서는 뾰족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를 않았다. "데이몬 기사단장 앞으로 나와주시요." 데이몬은 지금의 상황이 매우 부담스러웠다. 만약 세 제국들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라이아 전체가 또다시 식민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데이몬은 황제가 앉아있는 단상까지 다가가 무릅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 황제의 권한을 이어받는 의식을 거행하는 것이다. "라이아의 황제 프라오 코도나드는 데이몬 세이게르 기사단장에게 전쟁이 종결되는 순간까지 모든 권한을 위임한다." 황제는 데이몬 기사단장의 머리에 손을 얹고서 큰 소리로 말했다. 회의실이 매우 조용하여 황제의 목소리가 회의실에 울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사실 전대 황제는 라이아를 지키기 위해서 직접 전쟁터에 참여하여 죽음을 맞이했지만 프라오 황제는 그것이 꼭 좋다고만 볼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전쟁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황제가 나선다면 그것으로 인해 여러가지 문제점이 생길 것 같았기 때문이다. "데이몬 세이게르는 황제폐하의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모든 권한을 행세하며, 전쟁이 종결되면 권한을 행세한 모든 내용에 대해서 황제폐화와 귀족들의 심판을 받겠습니다." 프라오 황제의 말이 끝나자 데이몬의 말이 이어졌다. 전쟁이 종결되면 모든 책임은 데이몬 기사단장이 지게 될 것이다. 황제의 권한이 넘어가기 때문에 심판이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마법협회의 마법사들을 칼루이 영주가 지휘하는 것을 제외하고 전쟁에 관련된 권한은 지금부터 데이몬 기사단장이 맡을 것이니 모두들 그렇게 알고계시길 바라겠소." "알겠습니다. 황제폐하" 황제의 말에 재상과 귀족들이 일제히 허리를 숙이며 대답했다. "재상 준비한 것을 가져오시요." "알겠습니다." 황제가 재상에게 무엇인가 지시하자 재상은 회의실의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재상이 대신들을 대동하고 회의실로 들어왔다. 대신들이 모두 커다란 상자를 들고 있었다. 대신들은 회의실의 중심에 상자를 내려놓고 나가버렸다. "지금부터 여러분들에게 말할 것이 있소. 모두들 예전부터 내가 칼루이 영주를 비호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 이유를 말해주겠소." 황제의 말에 귀족들이 나를 바라보았다. 황제가 재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재상이 회의실에 중앙으로 다가가 상자를 모두다 열어 젖혔다. 한 개의 상자에는 나뭇잎이 가득했고 나머지 상자에는 깨끗한 종이가 담겨 있었다. "지금 상자에 담겨진 것이 칼루이 영주를 비호한 이유요." 황제는 상자를 가리키며 귀족들에게 말했다. 황제는 스스로 스크롤 때문에 나를 지금까지 비호했다고 귀족들에게 밝히고 있는 것이다. 아마 황제로서도 이것을 말하기 위해서 결심이 필요했을 것이다. 자신의 치부를 밝히는 일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보통사람이라면 자신이 이용당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기분이 나빠야 정상이지만 나는 이 모든 것을 알고있었고 특별히 내게 피해준 사실이 없었기에 화가 나거나 하지는 않았다. "황제폐하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고작 상자에 담긴 나뭇잎과 종이뭉치 때문에 칼루이 영주를 보호하셨습니까?" 황제의 말을 듣고서 나는 이해를 하였지만 귀족들은 상자안 백지의 종이를 바라보고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귀족들이 상자안의 종이를 스크롤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은 귀족들이 그동안 마법협회에서 만들었던 스크롤만 접해보았기 때문이다. 마법협회에서 만든 스크롤은 당연히 마법협회를 나타내는 표시와 제작한 마법사의 이름을 집어넣는다. 하지만 상자안에 있는 스크롤은 나의 여섯 명의 노예들이 만든 것이라 아무런 표시가 없었다. "황제폐하 혹시 이것이 마법 스크롤 아닙니까?" 상자를 유심히 지켜보던 데이몬 기사단장이 종이를 하나 꺼내서 직접 만져보더니 말했다. 데이몬은 오러 마스터이기 때문에 작은 마나의 기운까지 느낄수 있었던 것이다. 종이에는 보통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마나로 무엇인가 그려져 있다는 것을 느낀 데이몬이 스크롤이 아닐까 생각한 것이다. 자신이 말하면서도 설마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이다. "역시 기사단장이군. 상자에 들어있는 것이 모두 마법 스크롤이라네. 일반 스크롤처럼 실패율이 반이나 되는 것이 아니라 실패율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스크롤들이지." "세상에" "이것이 모두 스크롤입니까?" "허억! 이럴수가" 황제의 말에 귀족들이 앞다투어 상자에 놓여진 종이를 한 장씩 집어들고 탄성을 질렀다. 귀족들이 아무리 종이를 살펴보아도 스크롤인지 알수는 없었지만 황제가 거짓말을 했을 이유가 없으니 스크롤이라는 것을 모두 믿었다. 상자에 담긴 스크롤은 작은 소국을 쓸어버릴 정도의 분량이었으니 놀라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다. 귀족들이 너무 놀라 제정신을 차리는데 무려 한 시간이나 소비되었다. "모두들 짐작하고 있겠지만 이런 스크롤을 만들수 있는 사람은 9서클의 마스터 뿐이오. 상자안의 모든 스크롤은 칼루이 영주가 만들었소." "황제폐하 그것이 정말입니까?" 황제의 말에 귀족들이 한결같이 말했다. 한 사람이 만들기에는 스크롤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놀라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정말이네. 저기 보이는 나뭇잎이 담겨있는 상자도 모두 스크롤이 담겨있는 것이지. 나뭇잎으로 만든 스크롤을 보면 알겠지만 정말 멋지지 않나?" 황제는 자신이 스크롤을 만든 것처럼 말했다. 오래전 지금 생활하고 있는 영지를 받은 대가로 주었던 1만장의 나뭇잎 스크롤들이었다. 나뭇잎 스크롤이 아닌 종이로 만든 스크롤은 지금까지 내가 여섯 명의 노예들에게 만들라고 지시한 스크롤이었다. 여섯 명의 노예들이 만든 스크롤을 황제에게 전쟁이 종결된 이후에 받기로 하고 넘겨준 것이다. 그리고 스크롤의 제작은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서 내가 만들었다고 말했었다. "나뭇잎들도 스크롤이었습니까?" 귀족들은 사실 하나의 상자는 나뭇잎이 담겨있길래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스크롤이라고 하자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황제는 나뭇잎 스크롤에 새겨진 문양에 따라 그것이 무슨 마법이 담긴 스크롤인지 설명해 주었다. 황제가 이렇게 나뭇잎 스크롤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있는 이유는 황제가 나뭇잎 스크롤을 애물단지처럼 자신의 근처에 두고 보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황제는 귀족들에게 무시를 당할 때면 스크롤을 바라보며 위안을 삼았던 것이다. "칼루이 영주 정말 대단하오. 이렇게나 많은 마법 스크롤을 만들어 놨다니 말이요." "이 스크롤을 모두 사용한다면 30만의 병사들쯤이야 그냥 한 번에 쓸어버릴 수도 있겠군." 귀족들이 스크롤을 바라보며 라이아를 확실히 지킬수 있다는 결론을 지었다. 사실 세 제국의 90만 병력을 막기 위해서 성벽을 이용한 방어전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스크롤이 30만의 병력을 대신할 수 있으니 결국 침략의 병력 대결비율은 두 배일 뿐이다. 두 배의 병력이면 방어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리라는 생각이다. "마법사로서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스크롤을 이용한다고 해도 90만의 제국 병력을 막기엔 무리입니다. 물론 방어는 가능하겠지만 장기전에 들어간다면 라이아가 여러가지로 문제가 많지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스크롤 말고도 또다른 강력한 무기를 병사들에게 지급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데이몬 기사단장을 향해 말했다. 라이아를 지켜내기 위해서 그만한 힘이 필요한데 앞으로 방어전만 한다면 언젠가는 라이아가 식민지 되는 것을 피할길이 없기 때문이다. "강력한 무기라니 그런 무기가 있으면 진작 병사들에게 지급했지 이러고 있겠소?" "제게 강력한 무기가 있습니다. 그것을 빌려드리도록 하지요." 데이몬 기사단장의 말에 내가 대답했다. "그것이 정말이요? 어떤 검이길래 그러는거요?" "검이 아니고 활입니다." 데이몬은 나의 말에 지금 병사들이 가지고 있는 검보다 강한 검이 내게 많을 것이라고 짐작했는데 검이 아니고 활이라는 말을 듣자 실망했다. 활은 전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질 못하는 무기이다. 병사들 모두가 갑옷을 입고 있을테고 또한 접전이 벌어지면 아군에게도 피해를 줄수도 있는 무기이기 때문이다. "활이 무슨 도움이 된다고 그러시요!" "제 말을 끝까지 들어보고 판단하세요. 제가 지급하려는 활은..." 나는 데이몬 기사단장을 설득하기 위해서 칼루이 보우에 대한 성능을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무런 반응조차 보이지 않던 데이몬이 활에 대한 능력을 하나씩 들으면서 정말이냐는 질문을 몇번이고 계속 하였다. 화살이 갑옷까지 뚫을 위력이고 3km까지 날아간다고 하니 나라도 믿기 힘들 것이다. "칼루이 영주 정말로 그런 활이 있다는 말이요?" 내가 데이몬에게 활에 대해서 설명하는 동안에 황제도 나의 말을 듣고서 갑자기 말했다. "물론입니다. 내일 기사단장에게 1천개를 전해주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빌려드리는 것입니다." 나는 황제에게 빌려준다는 말을 강조하였다. 무조건 도와줄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단지 지금은 나의 영지에 피해가 우려되어 라이아가 식민지 되려는 것은 막아야하는 상황이라 어쩔수가 없다. 스크롤에 이어 내게 마법무구의 활이 있다는 소리에 귀족들은 얼굴에 웃음꽃을 피웠다. 나의 적극적인 도움에 황제는 물론이고 귀족들 모두가 즐거워 하였다. 9서클의 마법사가 전쟁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상당한 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데이몬 기사단장과 칼루이 영주만 믿겠소." "걱정 마십시요. 황제폐하" 데이몬은 황제의 말에 큰 소리로 대답했다. 사실 처음에는 데이몬도 상당히 부담되었지만 회의실의 중앙에 놓여진 엄청난 분량의 스크롤을 접하니 자신감이 생겼다. 데이몬의 입장에서는 황제와 귀족들 모두가 그저 90만의 병력과 전쟁을 벌여 물리치기 보다는 방어만을 성공하기 바라고 있어서 마음이 편했다. 또한 9서클의 마법사인 내가 적극적으로 스크롤과 마법무구까지 지원하니 자신감이 생기지 않는다면 이상한 일이다. 황제가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실에서 빠져 나가자 귀족들도 모두 나가버렸다. 이제는 특별한 일이 아니고서는 데이몬이 모든 것을 알아서 처리해야 한다. 물론 황제가 마법사들을 내게 맡겼지만 대부분 데이몬의 지시에 따라서 움직여야 한다. "칼루이 영주 잘해봅시다." 회의실에 나와 데이몬 둘만 남게되자 데이몬 기사단장이 네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최대한 돕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데이몬 기사단장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이제 전쟁은 데이몬과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결정이 될 것이다. 더욱이 전쟁에 마법사의 역할은 매우 비중이 높다. 수십 아니 수백명을 마법으로 처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황궁에 오기전 90만의 제국 병사들을 찍은 모습을 마법으로 데이몬 기사단장에게 보여주었다. 그것을 토대로 세 제국의 90만이나 되는 병력들을 막아내기 위한 방법을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다. 귀족들이 모여서 침략하려는 제국의 병사들을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 회의를 하지 않은 이유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10만 정도의 병력이라면 좋은 작전을 짜고 그것이 효과를 발휘하겠지만 90만이나 되는 대군이라면 어떤 작전을 펼쳐도 변수로 작용하기가 힘들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데이몬과 나는 전쟁에 대한 토론을 오랜동안 하였다. ------ 라이아의 남동쪽에 위치한 엄청난 크기의 분지에 수많은 모닥불이 피워져 있었다. 모든 병사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모닥불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정말 엄청나군. 소국을 침략하기 위해서 90만의 병력이라니 말이야." "자네는 아무것도 모르는군 그래. 라이아는 소국이지만 이제는 왕국에 버금가는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구. 이정도의 병력은 있어야 피해가 없을거리구. 그리고 많으면 우리가 죽을 위험도 적을테니 좋게 생각해야지." 모닥불에 앉아서 병사들이 라이아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전쟁이지만 모닥불에 둘러앉은 병사들 모두가 밝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분지 내에는 모닥불의 갯수가 너무 많아 하늘의 별처럼 그 끝을 헤이릴 수조차 없었다. "그런데 라이아의 귀족중에 마족이 있다는데 그것이 사실인가?" "그건 나도 모르겠네. 자네가 말한 마족을 쳐단하기 위해서 라이아 소국을 침략하는 것이지만 상인인 내 친구가 그러는데, 사실은 라이아에 있는 골렘들이 탐이나서 전쟁을 일으켰다고 하더군." 마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모두들 조용하게 대화를 나눴다. "자네 그런말 함부로 하지말게. 잘못하면 큰일날 수도 있어." "하여간 우리야 상관있나. 이번에 라이아를 침략하면 우리도 한몫 단단히 잡을수 있을걸세. 공을 세우면 라이아에서 잡아들이는 사람을 노예를 준다고 하더군." 병사들은 라이아에 들어가면 한몫 잡자고 서로 다짐을 하였다. 더욱이 90만의 병사들이 있으니 간단히 라이아가 항복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라이아에 주둔하게 된다면 병사들이 어떤 짓을 하든지간에 묵인하는 것이 관례이니 도둑질을 하더라도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것이다. "우리모두 힘내세. 90만의 병사들이라면 제국도 쓸어버릴 수 있다고 하잖아. 그런데 소국쯤이야 하루만에 항복하려고 할걸세. 후훗" "그렇지. 자네말이 옳아. 우리는 그저 라이아에 도착해서 할일만 생각하자구." 병사들은 모닥불에 둘러앉아 모두 행복한 상상에 빠졌다. 전쟁에 승리하면 병사들에게 돌아오는 전유물이 상당히 많았다. 운이 좋으면 집안을 뒤지다 보석을 발견해 챙길수도 있다. 무고한 사람을 죽여도 전쟁중이라면 아무런 처벌도 받지않을 것이다. ------ "언제 출발하면 좋겠소?" 보나드 제국의 기사 토치가 루이폰 제국의 책임자와 드레이얀 제국의 책임자를 차례로 바라보며 말했다. 토치는 보나드 제국에서 파견한 30만의 병력을 인솔하기 위한 책임자이다. 토치 이외에도 루이폰 제국의 책임자 켄돌과 드레이얀 제국의 책임자 히로우스가 앚아 있었다. "이제 모두 안정되었으니 내일부터 출발하면 될 것 같소." 루이폰 제국의 켄돌이 말했다. 각 제국의 책임자가 30만의 병력을 인솔하고 함께 라이아를 침략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사실 30만의 병력이라면 제국의 기사단장이 직접 와야했지만 이 자리를 모두 마다했다. 왜냐하면 재수가 없어 30만의 병력을 비효율적으로 운영하면 나중에 제국으로 돌아가 귀족들의 심판을 받을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능력있는 기사들은 이 자리를 마다하였고, 결국 평민으로 기사의 자리에 올랐던 사람들이 각 제국의 책임자들로 왔던 것이다. 우연인지 몰라도 세 책임자 모두 평민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서로 친하게 말하고 있었다. "나두 찬성하지." 드레이얀 제국의 책임자인 히로우스까지 의견을 같이 하였다. 당장 내일부터 라이아를 침략하기 위해서 기나긴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제국에서는 라이아쯤은 침략하기 쉽다고 판단하고 각 제국의 책임자만 파견했을 뿐 모든 병력을 통제하는 책임자를 선임하지 않았다. 서로 대등한 제국이라 어느 한 제국이 대표가 될수가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전쟁에 온 우리의 모습이 참 우습지 않나?" "그게 무슨 말인가?" 토치의 말에 켄돌이 대답했다. "아무리 소국이라지만 전쟁에 우리같은 평민 신분의 기사를 책임자를 보냈으니 말이요. 거기다가 함께 온 마법사들도 우리를 무시하고 있잖소." "귀족들이 와서 실수라도 하면 그것을 트집잡아 권력의 자리에서 밀려날 수가 있으니 힘없는 우리가 파견되었을 뿐이요. 아마 우리가 실수라도 하면 나중에 목숨 부지하기도 힘들거요. 그리고 마법사들은 라이아의 마법협회에서 개발한 골렘기술이 목적일테니 우리가 눈에 보이기나 하겠소?" 보나드 제국의 토치와 루이폰 제국의 켄돌이 탄식을 하며 대화를 하였다. 지금 일으키려는 전쟁은 승리한다고 해도 이들에게 주어지는 명예는 없다. 어쩌면 소국을 침략했다고 비난받을 가능성도 크다. 90만의 병력을 가지고 싸우는데 승리는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라이아의 침략 목적이 골렘기술이기 때문에 세 제국의 마법협회에서 많은 고위 마법사들을 참여시켜서 90만의 병력 이상의 힘이 주어진 상태이다. 세 제국에서 책임자로 파견된 토치, 켄돌 그리고 히로우스는 상대방의 처지가 자신과 비슷하자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오러 마스터의 경지가 되어 능력을 인정 받았지만 귀족들에게 미움받는 평민 신분인 것이다. 소국에서 오러 마스터라면 상당히 대접을 받겠지만 제국에서는 소드 마스터가 있으니 대접이 낮은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오러 마스터가 특정 가문에 소속되기엔 너무 부담스런 존재이다. 가문에 오러 마스터가 있으면 다른 가문에서 상당히 경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라이아에는 9서클의 마스터가 있다고 하던데 위험하지 않겠소?" 히로우스는 문득 대화중에 생각난 것을 말했다. "우리가 데려온 고위 마법사들을 합쳐도 100여명이 넘을거요. 아무리 9서클의 마스터가 나서도 위협이 되지는 못할거요. 10명의 고위 마법사들만 있어도 9서클의 마스터는 충분히 견제할 수 있다고 마법사들이 말해주었소." 켄돌이 히로우스의 말에 대답하였다. 90만의 병력이 있는데다 많은 고위 마법사들까지 참가하는 바람에 전쟁의 분위기를 느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책임자가 이럴진데 병사들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전쟁이라면 모든 병사들이 공포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순서이다. 하지만 세 제국이 힘을 합쳐서 작은 소국을 침략하니 병사들로서는 공포심을 갖기는 커녕 모두들 라이아를 점령해 그곳에서 지낼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하다. 침략 전쟁은 병사들에게 많은 전유물을 얻을수 있도록 봐주기 때문이다. 점령하는 곳은 병사들의 무법천지가 될 것이다. 점령한 곳의 여자들은 병사들의 씨받이가 될 것이고 강탈은 당연시 된다. 무고한 사람을 죽여도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병사들 모두가 그런 것을 기대하고 있으니 책임자로 지정된 세 제국의 토치, 켄돌 그리고 히로우스는 앞으로 발생할 일을 예상하며 그저 한숨만 내쉴 뿐이다. 전쟁은 기사들의 꿈을 실현시키지만 일방적인 침략 전쟁은 어두운 장면만 나타나기 마련이다. 전쟁의 소식이 정식으로 발표되면 라이아의 활발했던 상업이 위축되리라 생각했던 황궁에서는 의외의 상황에 놀라고 있었다. 통상적으로 전쟁소식이 정식으로 발표되면 사제기 현상이 발생하여 상업이 마비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여파가 부정적으로 다른 곳에까지 미치게 된다. 그것은 왕국이나 소국같은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하지만 라이아의 경우 갑작스런 쇄국정책으로 상인들이 보유한 많은 물품들이 판매되지 않다가 전쟁으로 인해 사람들이 모든 물품에 대해서 많은 소비를 시작하자 상업이 보다 활발해졌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그동안 라이아의 대부분 생산이 대량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주식으로 삼는 타루는 각 가정마다 최소 1년치를 구입하였고, 생활필수품 또한 보유한 돈으로 될수록 많이 구입하는 상황이었다. 전쟁이 모든 문화를 발전시킨다는 것은 제국처럼 큰 나라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는데 그것이 라이아처럼 작은 소국에서도 발생되자 황궁에서는 이것을 최대한 이용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라이아의 상인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물품이 모두 판매되자 곧바로 돈이 될수있는 일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무기 사업이었다. 전쟁이 발생하면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무기 하나쯤은 구입할 것이기 때문이다. 라이아의 모든 백성들은 전쟁 이전의 생활이 계속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침략자들을 막아내기 위해 목숨을 받칠 30만 병사들이 마음놓고 싸울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특히 라이아가 발전하면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던 여러 길드에서 도움을 주는데, 그중에 상인길드가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30만의 병사들에게 필요한 음식과 생활필수품이 부족하지 않도록 공급하는 일이다. 물론 상인들이 무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고, 황궁의 재상부에게 어느정도의 자금을 지원받고 하는 일이었다. 라이아의 30만 병력들은 라이아를 침략하기 가장 손쉬운 남동쪽에 주둔하고 있었다. 라이아가 독립을 한 이후부터 모든 병사들은 그곳에서 지냈기 때문에 침략자들처럼 병력이 이동할 필요성도 없었고, 전쟁이 장기전이 된다고 해도 전쟁물자의 공급에 어려움도 없는 장소였다. 그리고 고위 마법에 의해서 성벽이 파괴될 것을 염려하여 상당히 많은 골렘까지 대기하고 있는 상태이다. 성벽이 파괴되면 곧바로 골렘을 동원하여 성벽을 복구하려는 것이다. 데이몬 기사단장은 전쟁에 대한 권한을 황제로부터 부여받자 곧바로 나와 함께 30만의 병사들이 모인 이곳으로 이동해왔다. 그리고 뛰어난 지휘관을 불러내 앞으로 전쟁에 대한 것을 토론하였다. 모두들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지휘관들이지만 이론만큼은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데이몬에게 90만의 병력을 물리칠 방법을 제시했지만 단지 적들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효과가 없는 방법들 뿐이었다. "칼루이 영주는 어떻게 생각하시요?" 데이몬은 병사들을 관리하는 지휘관들이 모두 나가자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좋은 방법이 여러가지 나왔지만 90만이나 되는 병력에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 같아요." "나와 생각이 같군." 데이몬은 지휘관들이 했던 말들을 생각했지만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90만의 병력들이 어제부터 이곳을 향해 다가오는 상황이라 대책이 필요했다. 물론 이곳을 지켜내려고만 한다면 굳이 여러가지 작전을 짜낼 필요가 없지만 데이몬은 적들에게 라이아가 무섭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지휘관들의 말처럼 일단은 병력의 이동을 최대한 저지해서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 세 제국의 병사들과 장기전에 들어갈 수 있고, 장기전에 돌입하면 우리에게 좀더 유리하게 될 것입니다." "별다른 방법이 없으니 그렇게 합시다. 참, 마법사는 얼마나 있는거요?" 결국 라이아를 침략하려는 90만의 병력을 막기위해 가장 원초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로 결정하였다. 적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장기전을 택한 것이다. 앞으로 세 제국의 90만의 병력과 라이아의 30만 병력이 만나는 시기는 15일 후이다. 하지만 세 제국의 병력을 이동을 최대한 늦추도록 하여 장기전에 돌입하려는 계획이다. 장기전에 돌입하면 90만이나 되는 병력에게 필요한 전쟁물자가 부족할 것이고, 결국 라이아는 지켜지게 된다. "마법협회에서 고위 마법사 20명을 지원하기로 약속했고 지금 이곳에 도착하여 저의 통제하에 있습니다. 그리고 하위 마법사들도 상당히 많이 왔는데 그들은 많은 도움이 되지를 않기 때문에 데이몬씨가 통제하는 병사들 사이사이에 넣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전력에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좋은 생각이오. 하위 마법사들은 영주의 뜻대로 하겠소. 전쟁을 장기전으로 이끌려면 먼저 90만이나 되는 병력이 이곳까지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연장시키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 거요. 지치게 하거나 공포심을 심어주려면 결국 기습을 쉴세없이 해야 되겠소." 데이몬은 어쩔수 없이 기습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전쟁이라면 기습은 당연한 방법이지만 전력이 너무 열세이니 효과가 많진 않을 것이다. "어떤 방법을 사용할 것입니까?" "영주는 마법사이니 기습을 해도 언제나 도망나올 수 있을거요. 그러니 영주가 밤마다 계속해서 기습을 해주었으면 좋겠소. 그저 마법을 밤마다 시전해서 병사들의 체력이나 공포심을 심어주기만 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소." 나의 물음에 데이몬이 대답했다. 데이몬은 사실 9서클의 마스터인 나를 믿고 그런말은 하는 것이겠지만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세 제국에서 고위 마법사를 무려 100여명이나 데려왔기 때문에 9서클 마스터인 나라도 빠져나오는 것이 어렵다. 더욱이 그들은 전쟁에 익숙한 마법사들이지만 나는 전쟁이 처음이라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 상태다. 그리고 100여명의 고위 마법사 이외에도 900여명의 하위 마법사들이 있으니 내가 신이아닌 이상 잘못하면 죽을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상황에서 데이몬이 말하는 기습을 하지 않을수도 없는 일이었다. 물론 내가 죽음이 두려워 그러는 것은 아니고 단지 허무하게 죽기는 싫기 때문이다. "데이몬씨의 뜻대로 밤마다 20명의 고위 마법사와 기습을 펼치겠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도록 하지요." "영주가 밤마다 기습한다면 낮에는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들에게 스크롤을 이용해서 기습하도록 할 것이요. 물론 공격 스크롤만 사용하고 곧바로 텔레포트 스크롤을 사용해 도주하는 방법으로 피해없이 계속해서 괴롭힐 생각이요. 아마 이곳까지 오는동안 상당히 지치게 될 것이요." 데이몬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말하였다. 데이몬의 계획은 아무런 피해없이 적을 괴롭히는 방법이다. 90만의 병력을 기습한다고 해도 효과는 없겠지만 최소한 체력이나 정신적인 부분에 상당히 큰 타격을 줄수 있을 것이다. "정말 좋은 계획이네요." "고맙소." 앞으로 90만의 병력이 도착하는 날까지 해야할 일이 결정된 것이다. 밤에는 마법사들이 기습을, 낮에는 기사들이 기습을 할 것이다. 물론 기사들이 검을 들고서 기습하는 것이 아니라 스크롤을 사용하여 기습하는 것이다. 적은 아마도 밤이고 낮이고 계속해서 수많은 마법사들이 공격하는 것으로 착각할 것이다. 물론 고위 마법사들은 스크롤로 공격당하는 것을 알겠지만 90만이나 되는 병사들이 마법사들의 말을 고지곧대로 믿을 확률은 적었다. 나는 데이몬 기사단장이 머무는 건물을 빠져나왔다. 밖에는 수많은 병사들이 줄지어 훈련중에 있었다. 검을 사용하는 병사와 창을 사용하는 병사 그리고 기다란 갈고리를 사용하는 병사들까지 다양하였다. 검은 접근전에 강한자가 어울리고, 창은 초보 병사들이 애용하는 무기이다. 그리고 기다란 갈고리는 기마병사와 싸울때 유리한 무기이다. 성벽과 약간 떨어진 곳에는 마법협회에서 개발한 괴상한 골렘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돌덩이를 성벽 밖으로 던지는 골렘으로 사거리가 매우 짧아 비효율적이지만 어쨌든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짓고 마법협회에서 대량 생산하여 배치한 것이다. 이렇게라도 해야 적은 병력의 수에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에서였다. 성벽 안에서 돌덩이를 던질수 있는 무기에 투석기란 것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병사들이 일일이 투석기에 달라붙어서 사용해야 하는 것이라 가뜩이나 부족한 병사들을 엉뚱한 곳에 낭비하는 현상을 초래한다. 그래서 사거리가 짧더라도 조종자만 있으면 혼자서 돌덩이를 집어들고 성벽 밖으로 던질수 있는 골렘을 배치한 것이다. 그리고 사거리의 단점을 보안하기 위해서 골렘이 사용할 돌덩이들을 최대한 동그랗게 깎고있는 작업이 한창이다. 돌덩이가 잘 굴러가면 적에게 많은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훈련중인 병사들중에 특이한 복장을 하고있는 병사들이 있는데 그들의 손에는 활이 들려져 있었다. 그동안 무기취급을 받아오지 못했던 활을 사용하는 병사들이 있는 것이다. 활은 내가 영지에서 가져온 칼루이 보우로 화살이 무려 3km까지 날아가며 그 파괴력 또한 갑옷을 뚫을 힘을 가지고 있다. 처음 데이몬이 병사들에게 궁수를 모집하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칼루이 보우로 사용한 화살이 바위에도 박히며 사거리가 무려 3km에 달하는 모습을 목격하자 지원병이 넘쳐났다. 지금은 1,000명의 궁수가 있을 뿐이지만 나의 영지에서 칼루이 보우를 계속 생산중에 있기 때문에 며칠 후에는 좀더 많은 궁수들이 생겨날 것이다. 나는 병사들의 훈련을 바라본 후에 데이몬이 머무는 건물의 옆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에는 두 개의 큰 건물이 나란히 있는데 각각 지휘관과 마법사들이 지내는 곳이다. 데이몬 기사단장이 머무는 곳은 지휘관들을 위한 건물이었고 이곳은 마법사들을 위한 건물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지휘관과 마법사의 안전이 가장 우선시 되기 때문에 마련되는 건물이다. 지휘관이나 고위 마법사 한 명의 안전이 100명의 병사들 안전보다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칼루이 영주님 어서오십시요." "편하게 앉아계세요." 내가 들어오자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맞이했다. 만약 이곳에 8서클 마스터인 블러드씨가 있었다면 내가 이들을 지휘할 이유가 없었다. 공식적으로만 대표가 되길 바랬는데 블러드씨가 오지않아 내가 직접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을 지휘하게 된 것이다. 블러드씨는 마법협회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블러드씨가 전투에서 죽기라도 한다면 앞으로 마법협회는 상당히 위축될 것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칼루이 영주님 저희들이 해야할 일이 결정되었나요?" 6서클 마스터인 시드포가 내게 말했다. 전쟁중에는 특별히 마법사들에게 비밀스런 정보까지 모두 알려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야만 마법사들의 능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드포는 그것을 알고서 내가 듣고온 내용들을 모두 말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적들이 이곳까지 오는동안 밤마다 계속해서 기습을 해달라고 하더군요. 낮에는 기사들이 기습을 시도하고, 밤에는 저희들이 기습을 쉴세없이 해서 적을 지치도록 하며 공포감을 심어줄 계획이랍니다. 물론 기습을 해서 피해를 주면 더욱 좋겠지만 말이죠." "매우 위험하겠군요." 나의 말에 7서클 마스터인 데리언이 대답했다. 적들에게는 전쟁에 익숙한 고위 마법사가 수없이 많고 이쪽은 겨우 20명일 뿐이라 기습을 시도해도 성과는 별로 없을 것이다. 내가 대단위 마법을 시전해도 고위 마법사들이 힘을 모아서 막아낼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단위 마법을 시전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대단위 마법을 준비하는 동안에 마나의 파동이 생길 것이고 그것을 알아채지 못할 고위 마법사는 없을 것이다. 만약 내가 대단위 마법을 준비하는 동안에 적들을 막아줄 마법사들이 있다면 좋겠지만 20명의 고위 마법사로는 나를 보호하기는 커녕 자기자신의 목숨도 지켜내지 못할 것이다. "최대한 안전하게 기습을 시도할 생각이니 잘 부탁드려요." "아닙니다. 저희들이 최선을 다해야지요."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은 나의 말을 듣더니 앞으로 할일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제 오늘밤부터 당장 기습을 해야하기 때문에 준비할 것이 많았다. 나야 준비할 것이 없지만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은 그렇지가 않았다.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스크롤도 챙기고 약초나 포션도 미리 사용할 것을 준비해야 했다. 마법주머니나 아공간을 이용해 각자 다른 방법으로 가지고 있지만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디에 두었는지 다시 한 번 숙지해야만 했다. ------ 90만의 병력이 움직이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 아닐수 없다. 세 부류로 나눠진 상태로 병사들이 움직이고 그 주위로는 경계병과 마법사들이 배치된 모습이었다. 병사들이 많다보니 이동속도가 생각보다 느렸고 이런 속도라면 최소 15일은 걸릴 것이다. 라이아를 향한 이동은 아침일찍 시작하여 날이 어두워질 때쯤이 되어서야 멈추었다. "마법사들을 배치했으니 기습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시요." 최고 지휘관들이 머무는 임시로 만들어진 천막에 판도라가 들어오며 말했다. 판도라는 보나드 제국의 8서클 마스터로 라이아의 침략을 위해서 파견된 마법사들의 대표였다. 판도라가 천막으로 들어오자 곧이어 루이폰 제국의 8서클 마스터 게렝과 드레이얀 제국의 8서클 마스터 페이스도 들어왔다. "수고하셨소. 앞으로 할일을 말해봅시다." 90만의 병력을 책임진 세 명의 기사가 일어나 마법사들을 맞이했다. 마법사들이 앉자 토치가 먼저 기침을 하고는 말을 꺼냈다. "라이아에서는 분명히 기습을 시도할 것입니다. 하지만 기습은 병력의 차이가 심하지 않을때나 가능하지 이렇게 많을 때는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마법사분들이 경계를 맡아주신다니 안심이네요." "마법사들이 경계를 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요. 적이 기습을 시도한다면 분명히 마법사들을 이용할테니 말이요." 토치의 말에 판도라가 말했다. 전쟁에 익숙한 8서클 마스터라 기습에 대한 정보도 자세히 알고 있었다. 언제나 기습은 강력한 공격마법이 시전된 후에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만약 기습을 하기전의 마법을 차단한다면 기습을 애초에 막아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라이아에 9서클의 마법사가 있다고 하는데 그가 대단위 마법이라도 시전하면 막아낼 수 있겠소?" "그걸 말이라고 하는거요. 이곳에는 무려 100여명의 고위 마법사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요. 9서클의 마스터가 강하긴 하지만 천하무적은 아니요. 그가 대단위 마법을 시전하면 마나의 파동이 생겨서 금새 알아챌 수 있으니 충분히 막아낼 수 있소. 그것은 당신일이 아니니 걱정하지 마시요." 루이폰 제국의 켄돌이 자신의 제국의 8서클 마스터 게랭에게 말했지만 대답은 매우 날카로웠다. 마법사들에게 서클에 관련된 이야기는 자존심이 관련된 것이라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게랭이 이렇게 말할수 있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9서클 마스터가 대단위 마법을 시전할 때는 엄청나게 강한 마나파동이 생겨나고 마법사라면 쉽게 눈치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단위 마법을 시전하는 장소도 쉽게 노출되어 적에게 마법을 시전하기 전에 방해받기 때문에 마법의 성공이 어렵게 된다. "걱정이 되어서 모르고 한 소리니 게랭씨가 참으시요." 드레이얀 제국의 8서클 마스터 페이스가 흥분된 게랭을 바라보며 말했다. "흥!" 게랭의 콧바람 소리가 천막 안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마법사들은 원래부터 기사들과는 사이가 좋지않다. 기사들이 대부분 귀족이고 그들은 세습으로 권력을 이어받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법사들은 모두들 피나는 노력으로 지금의 위치에 올라선 사람들이라 반목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다행히도 이번 라이아의 침략에는 평민의 기사들이 책임자로 왔기 때문에 마법사들도 어느정도 상대방을 인정하고 있어서 지금처럼 기분나쁜 말에도 참고있는 것이다. "정말 미안하오. 그리고 일단은 오늘 하려던 이야기를 끝마쳤으면 좋겠소. 라이아에서 쌓아놓은 성벽이 어떻게 부서질 것인가 알아야 우리도 지휘관들에게 앞으로 할일을 지시할 수 있지 않겠소??" 토치가 세 명의 마법사들에게 말했다. 오늘 라이아를 침략하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성벽의 파괴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로 했던 것이다. 당연히 성벽을 부수는 작업은 마법사가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강력한 공격마법을 이용한다면 성벽을 부수는 일이 짧은 시간에 간편히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성벽을 부수는 일을 처음 계획한대로 하기에는 무리일 것 같소." "지금 뭐라고 하셨소?" 판도라의 말을 듣고서 토치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라이아에서 쌓아놓은 성벽의 높이는 높지 않지만 그 두께가 너무 두꺼워서 마법으로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듯 싶소. 물론 그렇다고 성벽을 부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원래 계획한대로 모든 성벽을 한 번에 무너뜨린다는 것은 불가능하단 말이요." "허참" 판도라의 말에 토치를 비롯해 켄돌과 히로우스까지 혀를 찼다. 사실 라이아에서 성벽을 쌓았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고위 마법사들을 믿고 있었기 때문에 별로 걱정하지 않았는데 뒤통수를 맞은 꼴이었다. 고위 마법사들의 공격마법이라면 성벽은 간단히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이들은 목격하기도 했었다. "라이아에서 인력으로 성벽을 쌓은 것이 아니라 골렘을 이용한 것이라 높게 쌓기 보다는 두께만 강하게 한 것이기 때문에 어렵게 된 일이요. 그것은 우리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요. 어제가 되어서야 그것을 알게된 것이니 우리들 별수가 없잖소." "마법으로도 무너뜨리기 힘든 성벽이라니." 판도라의 말에 히로우스가 탄식을 하였다. 하지만 히로우스의 말을 듣고서 세 명의 마법사들은 무서운 눈초리를 히로우스에게 향했다. "언제 우리가 성벽을 마법으로 무너뜨맂 못한다고 했소? 단지 모든 성벽을 한 번에 파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했을 뿐이니 말을 조심하시요. 그리고 성벽은 꼭 부셔줄테니 당신일이나 똑바로 하시요!" "정말 미안하오. 난 단지 고위 마법사들이 전쟁이 일어날 때면 언제나 성벽을 마법으로 날려버리는 모습을 지켜봤던지라 이번에도 그럴수 있으리라 생각했을 뿐이오." 히로우스는 마법사들의 눈초리에 괜히 기가죽어 변명을 하였다. 좋지않은 분위기에서 마법사들과 기사들은 성벽을 파괴하기 위한 토론을 계속하였지만 별다른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다. 단지 다행인 것이라면 일부분이라도 성벽을 한 번에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법사들이 강력한 공격마법을 성벽을 파괴하는데 시전한다면 그만큼 전투중에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심각한 전력의 손실이 요구되는 방법이었다. 세 명의 기사들은 소속한 제국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마음이 일치하였다. 마법사들 또한 그러했는데 다른 제국이라는 것 보다도 같은 부류의 사람이라 마음이 서로 움직였던 것이다. 정말로 이상한 단결력이 아닐 수 없다. ------ "모두 준비가 끝나신 건가요?" "네, 칼루이 영주님" 데리언이 나의 말에 대답하였다. 고위 마법사들이 나보다 나이가 많기 때문에 나를 편하게 부르도록 말했지만 모두들 영주님이라고 깍듯이 호칭하기에 약간은 어색하였다. 더욱이 데리언의 경우는 오래전에 나를 기루라고 부르기도 했던 사람이다. "모두 준비하세요." 나는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의 중심에 서서 영혼력을 끌어올려 제국의 병사들이 머무는 곳보다 약간은 먼 장소를 탐색하였다. 너무 가까운 곳으로 텔레포트 한다면 마법사들에게 발각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적당한 장소를 찾아내자 곧바로 텔레포트를 하였다. 여러명을 데리고 함께 텔레포트를 하면서 마법진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이동하는 사람들이 모두 고위 마법사들이기 때문이다. "텔레포트" "푸드득 푸드득" 숲속에 나를 비롯해 20명이 나타나자 동물들이 놀라서 난리를 피웠다. 이제부터는 순전히 걸어서 90만의 병력들이 쉬고있는 장소로 이동해야 했다. 사실 나같은 경우는 약간의 마법을 사용해도 적들의 고위 마법사에게 들킬 위험이 없지만 나와 함께왔던 20명의 마법사들은 마나를 감추는데 많이 서툴렀다. 결국 튼튼한 두 다리로 걷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이곳을 잘 기억하고 계시다가 무슨일이 생기면 이곳으로 텔레포트 하세요." "알겠습니다."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며 정확한 이미지를 머리속에 담아두었다. 앞으로 무슨일이 생기면 이곳에서 집결해 도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20명 모두에게 텔레포트 스크롤이 있지만 정확한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선 텔레포트로 도착할 위치를 기억하고 있어야만 한다. 집결지를 이곳으로 정한 이유는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 텔레포트 하는 것이 마법이 빠르게 시전되기 때문이다. "그럼 갑시다." 내가 앞장서서 걷자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이 조용히 따라왔다. 적들이 모여있는 장소와 멀리 떨어져 있어서 한 시간은 족히 걸어서 움직여야 했다. 만약 기사들이었다면 체력이 강해서 잠깐이면 도착할 거리였지만 마법사들의 경우 체력이 약해 이동속도가 느린 편이었다. "저기 보이시죠? 저곳까지 움직여야 하니까 이제부터는 약간의 마나라도 사용하면 발각될 수 있으니까 조심하도록 하세요." 한 시간을 걸어서 겨우 적들이 있는 위치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제는 기습을 하기에 적당한 장소로 움직여야 했다. 굳이 병사들의 근처로 다가가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최대한 피해를 주면서 도주하는데 편한 장소로 움직이려는 것이다. 기습하기 좋은 장소로 움직이면서 90만의 병력을 보호하는 경계병을 살펴보았는데 상당부분 마법사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마법사를 보호하기 위해서 병사들의 중심에 마법사가 위치하기 마련인데 지금의 경우는 병사들의 사이사이에 넓게 분포되어 있었다. 고위 마법사만 100여명이나 있으니 굳이 마법사들을 보호할 필요성이 없을 것이다. 더욱이 고위 마법사가 100여명이라면 하위 마법사가 최소한 900여명은 될 것이다. 기습하려는 위치에 도착하자 나는 곧바로 바닥에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딜레이가 짧은 공격마법을 최대한 많이 시전하고 곧바로 텔레포트를 사용해 도주하려는 것이다. 마법진을 이용해야 갑작스런 위험에도 쉽게 텔레포트 할수가 있기 때문이다. 마법사가 많으니 적에게 피해를 주기는 어렵겠지만 원래의 목적이 기습을 통해 병사들의 체력을 저하시키고 공포감을 심어주기 위한 일이기 때문에 최대한 화려하게 해야만 했다. "모두들 준비 되었나요?" "네, 영주님" 도주하기 위한 텔레포트 마법진의 준비를 마치자 나는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에게 일제히 공격하라고 말하였다. 마법사들이 가장 자신있는 공격마법은 주로 3서클의 공격마법이다. 단지 마법사의 서클에 따라서 같은 3서클의 공격마법이라도 파괴력의 차이가 다를 뿐이다. 그리고 3서클의 공격마법은 오래 사용한 만큼 마법수식이 익숙하여 연속적으로 시전할 때 딜레이 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파이어볼" "라이트닝 볼트" 한 밤중에 두 가지의 3서클 공격마법이 연속으로 시전되는 모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파이어볼의 경우 모닥불만한 불덩어리 같았고, 라이트닝 볼트는 번개가 치는 모습을 연상시켰다. 두 가지의 공격마법이 내가 있는 지점에서 연속으로 90만의 병사들이 쉬고있는 장소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삐이익" 공격마법을 시전하는 찰나에 적들의 진영에서 기습을 알리는 신호가 터져나왔다. 많은 마법사들이 경계를 하고 있었기 마나의 이상현상을 쉽게 알아챈 것이다. 하지만 마법이 시전된 상황이라 병사들의 혼란은 시작되고 있었다. "펑펑펑" "찌지직" 혼란중인 병사들 사이로 파이어볼과 라이트닝 볼트의 마법이 떨어졌다. 파이어볼은 엄청난 굉음을 내고 있었고 라이트닝 볼트는 종이가 찢어지는 듯한 이상한 소리를 연출하였다. 수많은 병사들이 마법에 적중되어 불에 타거나 전기에 감전되어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이 나의 눈에 보였다. "으악" "살려줘" "기습이다!" 경계를 하고 있었던 마법사들은 일단 자신들이 살기위해 1서클의 프로텍션 마법 방어벽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프로텍션의 마법은 실드와 다르게 여러명을 보호할 수 있는 방어막을 생성시킬 수 있어서 편리하다. 하지만 1서클의 마법이라 3m 가량의 넓이밖에 보호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법사 주위에 있는 병사들밖에 보호할 수가 없었다. 나와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이 공격마법을 쉬지도 않고 연속으로 시전하는 동안에 상당수의 병사들이 죽음을 맞이했다. 공격마법을 시전하는 마법사들은 그저 불타는 모습만 보일 뿐이지만 나의 경우는 시력이 뛰어나 적들의 상황이 한 눈 가득히 보이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다른 한 편으로 마법을 이용해 저장하기 시작했다. 데이몬에게 기습의 성과를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공격마법을 시전한지 약 3분 후쯤에 전방에 강력한 마법 방어막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고위 마법사들이 기습을 알아채고 일단 피해를 막기 위해서 방어막을 생성시킨 것이다. 수십 명의 고위 마법사들이 마법 방어막을 생성시키자 우리의 공격은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 못했다. 더이상의 공격은 위험하다는 판단하에 나는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을 처음 도착한 장소로 이동시켜 주었다. 나는 혼자 남아서 기습의 증거를 없애기 위해서 텔레포트 마법진을 없애버렸다. 마법진을 보고서 추적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함께 도주하지 않고 남은 이유는 좀더 적들의 상황을 관찰하기 위해서이다. 일단 적들을 관찰하기 위해선 이곳에 머물수 없기 때문에 경신술을 사용해 300m 가량 옆으로 이동하였다. 내가 이동한 그 순간 곧바로 제국의 마법사들이 생성시킨 마법 방어벽이 없어지더니 400여개가 넘는 공격마법이 나와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이 기습을 시도했던 장소에 쏟아졌다. 하다못해 1서클의 미사일 공격마법까지 시전된 것을 살펴보니 모든 마법사들이 공격한 것이다. 100여명의 고위 마법사와 셀수도 없이 많은 하위마법사들의 공격마법이 합쳐지니 그 파괴력은 9서클 공격마법의 파괴력을 뛰어넘고 있었다. 인간마법의 경우 불완전한데도 불구하고 공격마법을 오랜 세월동안 발전시켰기 때문에 엄청난 파괴력을 보인다. 하지만 내가 익힌 엘프마법의 경우 인간들과 반대로 마법의 사용에 어려움이 없는 대신에 공격마법의 경우 인간들보다 파괴력이 낮다. 많은 차이는 아니지만 인간들이 공격마법에 발전을 거듭한 반면에 엘프마법은 조화로운 방향으로 발전되었기 때문인 것이다. "정말 엄청나군." 방금전까지 내가 있었던 장소를 바라보며 할말을 잊었다. 나는 마나를 사용하면 발견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영혼력으로 보호막을 두르고 내공력을 끌어올려 도주할 수 있는 준비를 하였다. 최대한 어떻게 적들이 반응을 보이는지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잠시 후 두 명의 고위 마법사가 기습을 시도했던 장소로 다가가 여러가지 흔적을 찾더니 주위를 둘러보다가 내려갔다. 나는 그 모습을 300m 떨어진 장소에서 하나도 빠짐없이 살펴보았다. 흔적을 찾던 마법사의 표정은 매우 찌푸런 얼굴로 돌아갔다. 아마도 기습을 시도했던 사람을 죽이지 못했다는 사실에 화가 난 것 같았다. 나는 적들을 마지막으로 놀리기 위해서 마나를 최대한 퍼뜨린채로 텔레포트를 시전하였다. 아마도 내가 이동된 이후에 이곳에 공격마법이 엄청나게 쏟아질 것이다. "텔레포트" 내가 처음 도착했던 장소에 나타나자 대기하고 있던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이 나를 맞이했다. "영주님 어떻게 되었나요?" "기습은 성공한 건가요?"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이 모두들 질문을 하였다. 마법사들이 질문을 하는 이유는 내가 지시한 순간부터 연속으로 공격마법을 시전했기 때문에 상황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알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얼마나 큰 성과를 이뤘는지 궁금한 것은 당연하다. "모두 진정하세요. 마법을 시전하는 순간부터 그 모습을 마법으로 저장했으니 돌아가서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나의 말을 듣고서야 마법사들은 진정하였다. 사실 고위 마법사라 하지만 이들이 전쟁에 참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상당히 긴장한 상태라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을수가 없었던 것이다. 만약 적에게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면 고위 마법사로서 상당히 창피한 일이기 때문이다. 마법사들이 대우받는 이유가 강력한 공격마법 때문인지라 자신의 실력이 낮다면 매우 창피한 노릇이다. 20명의 마법사들 모두가 사람을 죽이는 일에 익숙하지 않아 이상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지만 많은 세월을 살아왔던 마법사들이라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럼 오늘은 첫날이라 이만 돌아가도록 하지요." 마법사들이 나의 주변으로 모이고 텔레포트 준비를 하였다. 내가 텔레포트 마법을 시전하면 모두 도착할 장소에 대한 생각만으로 같은 장소로 이동된다. "텔레포트" 나를 비롯해 20명의 마법사들이 갑자기 나타나자 경비를 서고있던 병사가 깜짝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 잠시 후 병사 한 명의 실수 때문에 여러명의 병사들이 잠에서 깨어 혼란을 일으켰지만 마법사들에 대해서 지휘관들이 병사들에게 미리 말했었기 때문에 경비를 섰던 병사만 잠이깬 병사들에게 욕을 얻어먹고 혼란이 가라앉았다. "칼루이 영주 정말 수고하셨소." 데이몬 기사단장과 30명의 지휘관들이 기습을 시도한 우리를 기다렸는지 수고했다는 말을 전했다. 이곳에 도착해서야 고위 마법사들 몇명이 긴장이 풀려서 자리에 주저앉아 일어나지 못했다. 나도 약간 긴장했던 것이 풀렸는지 붕 뜨는 기분이 들었다. 데이몬은 우리의 모습을 어느정도 짐작하고는 잠시 기다려 주었다. 나는 데이몬 기사단장과 30명의 지휘관을 바라보며 이들에게 우리가 행했던 기습의 결과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실적인 것을 보여야만 앞으로 90만의 병력을 바라보아도 놀라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을 병사들이 직접 보게되면 이탈과 도주의 위험이 있지만 지휘관들이 본다면 상당히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방금 기습한 모습을 마법으로 저장했는데 보시겠습니까?" "아니 정말이요?" 데이몬이 나의 말에 깜짝 놀랐다. 데이몬도 마법이라면 기초적인 것들은 알고 있지만 영상을 저장하는 일이 고위 마법이라 생각조차 못했던 것이다. "물론입니다." 나의 말에 데이몬과 30명의 지휘관들 그리고 20명의 고위 마법사들까지 회의실로 모두 들어갔다. 나는 기습의 상황에 대해서 말하지 않고 먼저 마법으로 저장된 모습을 보여주기로 하였다. 이들이 그 모습을 보고 놀라야만 경각심을 가지고 얼마후 다가올 전투에 대해서 철저히 준비할 것이기 때문이다. 즉 간접적으로라도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해서 알려주려는 것이다. "베일(Veil)" "아이빔(Eyebeam)" 나는 기습을 펼치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두 가지의 마법을 시전하였다. 6서클의 베일 마법은 다른 사람에게 환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마법사들이 얼굴변장을 할 때 자주 사용한다. 베일 마법과 아이빔 마법을 함께 사용하면 내가 저장한 영상과 소리까지 모두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두 가지 마법을 동시에 시전해 회의실에 있는 모두에게 보여주었다. 영상은 자신이 같은 장소에 있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의 현실감을 나타냈다. "우엑" "세상에" 기습에 대한 영상이 끝나자 회의실은 엉망인 상태였다. 영상중에는 마법사들이 연속으로 시전했던 마법으로 병사들이 피를 토하며 죽어가는 모습이나 불타는 모습까지 실감나게 보았기 때문에 그 자리에 주저앉거나 낮에 먹었던 음식을 토하는 지휘관도 있었다. 지휘관의 위치가 냉철한 정신을 유지하도록 훈련 받았기 때문에 그나마 이정도로 그쳤던 것이다. "마법사들은 정말 무서운 존재군." 데이몬의 기사단장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기습은 성공적이었지만 영상으로 보니 피해를 입은 병사는 그 숫자가 300여명 가량이었다. 90만의 병사중에 300여명은 있으나 마나한 숫자이다. 그나마 위안을 가진것이 있다면 적들에게 공포심을 약간이나마 심어줄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100여명의 고위 마법사가 반격을 해오는 모습까지 보았기 때문에 일부 지휘관은 그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실례까지 하였다. "모두 예상한 일이 아닌가! 모두 정신들 똑바로 차려!" 데이몬 기사단장은 잠시 탄식을 하다가 꼴사나운 지휘관들을 바라보며 큰 소리로 호통을 쳤다. 이제 날이 밝으면 데이몬 기사단장이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들을 데리고 기습을 해야만 한다. 한 사람의 기사에게 10장의 공격마법 스크롤과 1장의 텔레포트 스크롤을 지급하고 최대한 가까이 접근하여 공격을 한 이후에 텔레포트 스크롤로 도주하는 것이다. 물론 고위 마법사에게 걸리면 텔레포트도 하기전에 죽을 위험도 있겠지만 밤에만 기습을 시도한다면 90만이나 되는 병력을 지치게 하거나 공포심을 주지 못한다. "그럼 저희들은 쉬도록 하지요." "정말 수고하셨소." 나는 고위 마법사들을 데리고 휴식을 취하기 위하여 회의실을 나왔다. 20명의 고위 마법사들도 영상을 보았던 지휘관들처럼 많은 공포감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들이 떠난 이후에 그 장소로 400여개의 공격마법이 쏟아지는 모습에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의외로 엄청난 병사들을 구워버렸다는 사실은 매우 끔찍했다. 나는 다음날의 기습을 위해서 고위 마법사들 모두에게 영혼력을 사용하여 안정시켰다. 엘프마법을 익힌 나의 경우는 한 시간이 지나면 마나가 새롭게 채워지지만 인간마법을 익힌 마법사들은 12시간 정도의 휴식이 없으면 마나가 회복하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안정된 상태의 휴식이 필수적이었다. 밤에 있었던 마법사들의 기습으로 인해 300여명이나 되는 병사들이 세상을 등지게 되었다. 객관적으로 따지면 고위 마법사들의 마법에 300여명만 다쳤다는 것은 적은 피해이다. 피해가 적었던 이유는 기습이 이루어진지 얼마 되지도 않아 마법사들에 의해서 차단되어졌기 때문이다. 기습이 끝난 직후에 병사들은 300여명이나 되는 끔찍한 시체를 보며 별다른 감정을 갖지 않았다. 제국의 병사들인 만큼 이런 경우를 종종 목격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병사들이 가장 싫어했던 것은 공기중에 퍼지는 피냄새를 계속해서 맡아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휴우 이제 정리가 되었군." 토치는 병사들이 시체를 처리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토치 그만보고 아침이나 같이 드세." "알겠네." 토치는 아침식사를 권하는 켄돌에게 대답했다. 아침식사를 마치면 또다시 라이아를 향해 진군해야 하기 때문에 식사전에 머물렀던 천막을 해체한 상태였다. 지휘관들은 밤에 일어났던 기습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이럴 때는 차라리 말단병사가 낫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라이아의 마법사들은 전쟁도 겪어보지 못해서 이런 기습을 예상하지 못했는데 정말 의외야." "우리에겐 다섯 배나 많은 마법사들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게. 병사들도 아무런 동요를 일으키지 않는 것을 보면 모르겠나?" "걱정하는 것은 아니네. 단지 이런 작은 실수를 가지고 나중에 귀족들이 뭐라고 할지 걱정될 뿐이지." 토치의 켄돌의 대화를 들으며 히로우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세 제국에서는 아마도 아무런 피해를 입지도 않고 라이아를 점령하길 바라고 있다. 제국의 귀족들은 90만의 병력이 라이아를 향해 진군하면 라이아에서 스스로 항복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습을 시도하는 것을 보아서는 절대 항복은 아니다. 이것의 책임은 결국 90만의 병력을 파견하기로 했던 귀족들이 아니고 병력을 총 지휘하는 기사가 질 것이다. "이제부터 밤에는 기습에 대비해서 경계를 강화할 생각이네. 마법사들도 경계를 강화한다고 했으니 걱정 없을거야. 더욱이 어제 자네들도 마법사들이 기습을 막아내는 모습을 보지 않았나. 정말 대답한 모습이더군." 히로우스가 어제의 기습을 막아내던 마법사들의 이야기를 꺼냈다. "자네 말대로 정말 대단했어. 밤에 기습을 시도했던 마법사들도 우리 마법사들의 힘을 느꼈을테니 또다시 기습을 하지 않을지도 모르지." "자네말은 틀렸어. 분명히 기습할 것이네." 토치와 켄돌이 기습에 대한 말을 하였다. 기습에 대한 말을 하면서 심각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지시로 인해 경계가 매우 강화될 것이기에 기습이 쉽게 이루어지리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체를 모두 파묻었군. 역시 마법사들의 도움을 받으니 금방 끝나는군 그래." 히로우스는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는 세 명의 8서클 마스터를 바라보며 말했다. 병사들이 한쪽에 쌓아둔 수많은 시체가 마법사의 간단한 마법에 땅속에 모두 묻혀버렸다. "수고하셨소." "밤새 회의하느라 식사도 못했을텐데 이리와서 식사좀 하시요." 토치와 켄돌이 세 명의 8서클 마스터를 향해 말했다. 판도라, 게랭 그리고 페이스는 아침식사를 하지 못했는지 켄돌이 내미는 빵을 받아들고 먹기 시작했다. 기습으로 인해 마법사들은 밤새 모여서 회의를 하였다. 원래 라이아의 영토에 발을 들여놓으면 회의를 하려는 계획이었지만 기습 때문에 미리 한 것이다. "회의를 한 내용을 말해주겠소. 어제 보아서 알겠지만 기습을 시도했던 사람은 30여명의 고위 마법사들로 추측하고 있소. 그리고 우리가 라이아로 다가가는 동안에 또다시 이런 일은 분명히 일어날 것 같기에 마법사들이 직접 경계를 강화시키도록 할테니 걱정하지 마시요." 판도라의 말에 세 명의 기사들은 인상을 찡그렸다. 기사와 마법사는 천적이나 다름없는데 마법사의 기습이 계속 일어난다면 전투는 오직 마법사들에게 맡기는 우스운 모습이 되어버린다. "혹시 모르니 경계를 서는 마법사에게는 오러를 조금이라도 사용할 수 있는 기사를 파트너로 붙이도록 하겠소." "그렇다면 마법사가 좀더 안전하겠군." 토치의 말에 페이스가 대답했다. 기사와 마법사가 천적이긴 하지만 둘이 파트너가 된다면 상당한 힘을 발휘한다. 기사가 전투를 벌이고 마법사가 보조해 준다면 막아내지 못할 적이 없는 것이다. "시간이 되었으니 이만 출발합시다." 히로우스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기지개를 펴며 말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군." "그럼 밤에 보세." 토치와 켄돌이 히로우스의 말에 대답하였다. 세 명의 기사는 각각 30만의 병사들을 이끌고 전진해야 하기 때문에 아침에 흩어지면 저녁이 되어서야 만날수 있다. 병사들이 많다보니 이동중에 발생하는 사건도 헤어릴 수 조차도 없을 정도로 많다. 토치, 켄돌, 히로우스가 지휘관들을 불러서 진군을 시키자 90만의 병력이 서서히 라이아를 향해 진군하기 시작했다. 본래 진군을 시작하면 웬만해서는 멈추는 경우가 없다. 어떤 경우에는 점심시간도 주지않고 그저 걷기만 할 뿐이다. 점심시간이 주어지지 않으면 빵을 걸으면서 먹어야 한다. 90만의 병력이 걷는 지역은 사람들이 살수없는 곳이다. 어떻게 본다면 초원지역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겠지만 땅이 너무 물러서 농사를 짓는 것이 불가능하다. 병사들은 따가운 햇볕을 맞으며 라이아를 향해 천천히 진군할 뿐이었다. 기사들이나 기마병들은 말을 타고 있어서 힘들지 않겠지만 일반 병사들은 체력을 많이 소모하는 진군이었다. 햇볕이 가장 강렬한 오후가 되자 병사들은 거의 녹초가 되었다. 주기적으로 휴식을 가지며 진군하고 있지만 몸에 갑옷을 입고 있어서 힘든 것이다. 하지만 모든 병사들은 제국에서 일정한 훈련을 거쳤었기 때문에 이정도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라이아를 향해 진군한지 하루가 지났을 뿐이라 체력적으로 문제가 생긴것이 아니고, 그저 오후가 되면 누구든지 발생하는 무기력감 때문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오후가 되면 누구나 그렇다. "적이다!" "기습이다!" 병사들이 가장 무기력한 시간에 경계를 하며 진군중인 경계병이 소리를 질렀다. 대군의 경우 체계적인 이동방법이 있다. 가장 앞에는 기마병들이 창을 하늘로 치솟은 형태로 잡고 이동하며 그 다음으로 기사들이 뒤를 따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반병사들이 튼튼한 두 다리로 이동한다. 하지만 이와는 별도로 자유스럽게 움직이는 병사들이 있는데 그들은 경계병들이다. 말을타고 사방을 경계하며 병사들과는 약간의 거리를 두기 마련이다. 그래야 적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으악" "살려줘" 이동중인 90만 병력의 외곽에서 경계병들의 비명이 사방에서 들렸다. 경계병들은 한 명씩 따로 떨어져서 움직이기 때문에 누구도 도와줄 수 없었다. 적들은 매우 소수였지만 경계병들이 죽은 것으로 보아서 최소한 뛰어난 검술을 보유했거나 오러를 사용하는 자들이 분명하였다. "펑펑펑" 경계병들이 비명이 끝나자 곧바로 엄청난 공격마법이 병사들을 향해 날아왔다. "마법사들의 기습이다!" 병사들은 날아오는 마법을 바라보며 소리를 질렀다. 다행히 병사들의 외침이 효과를 발휘했는지 수많은 마법사들이 자신들의 앞에 마법 방어막을 형성시켰다. "프로텍션" "프로텍션" 기습이 이루어진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방에서 마법 방어막이 생긴 시간은 순식간이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마법 방어막이 생성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공격마법에 의해 수십명이 죽음을 맞이했다. 공격마법이 성공한 지역은 낮은 서클의 마법사가 생성시킨 마법 방어막 때문이었다. 3서클의 공격마법을 감당하기엔 너무 약했던 것이다. 물론 낮은 서클의 마법사 여럿이 힘을 모아서 만든 방어막은 효과를 발휘했지만 말이다. "방패조 횡대로 정렬해!" 지휘관들은 방패를 착용한 병사들을 이용해 공격마법의 피해를 줄이려고 하였다. 방패를 착용한 병사들은 지휘관에 명령에 따라서 가장 앞에서 횡대로 정렬하기 시작했다. 세 번째의 공격마법이 병사들에게 작렬하자 어느정도 피해를 줄일수 있었다. "펑펑펑" 마법사들이 생성시킨 마법 방어막과 방패 병사들에 의해서 피해가 줄어든 것이다. 물론 직격으로 공격마법에 맞은 방패병사들은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했지만 대부분 힘이 분산되었기에 부상만 입을 뿐이었다. "지금이다!" 네 번째의 공격마법이 병사들에게 작렬한 후에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들이 자리에서 이탈해 마법이 날아온 지역으로 달려나갔다. 마법사에게 헤이스트까지 받은 기사들이라 그 속도는 상상을 불허했다. 사방에서 일어난 일이라 매우 장관이었다. 이것은 제국이 그동안 수많은 전쟁을 일으키며 스스로 훈련한 전술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휘관들이면 누구나 기습에 대비해 이런 조치를 취하기 마련이다. "펑펑펑" "펑펑펑" 열 번째의 공격마법이 작렬하는 순간 갑자기 조용해졌다. 병사들이 고개를 들고서 마법이 날아온 지역을 바라보자 그곳에는 방금전에 적을 처리하기 위해서 빠른 속도로 튀어나간 기사만 있을 뿐이었다. 공격마법을 사용하다가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가 접근하자 마법으로 도주한 것이다. 이것은 90만 병력의 외곽지 모든 곳에서 일어난 현상이었다. 여기저기서 죽은 병사를 땅속에 파묻으며 뒷처리를 하는 동안에 최고 지휘관들이 모여서 회의를 갖고 있었다. 지휘관들 이외에도 외곽지에서 경계를 담당했던 병사와 마법사까지 있었다. 기습에 대해서 자세한 상황을 파악해야 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된 일인지 소상히 말해봐라!" 토치는 적들을 가장 가까이서 목격한 병사에게 말했다. 병사는 아무런 계급도 갖고있지 않은 경계병으로 지휘관들이 사방에서 자신만을 바라보고 있자 기가 죽었다. "저는 경계병이라 병사들과 떨어진 곳에서 조용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숲에서 누군가가 튀어 나와서 제 앞에있는 병사를 죽이더군요.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제 앞에있던 병사가 언제 죽었는지도 모르겠더라구요. 저는 놀라서 도망가려고 했는데 말이 갑자기 껑충 뛰는 바람에 말에서 떨어졌습니다. 다행히 죽지 않고 다리만 다쳤지요." "빨리 말하지 못하겠느냐?" 토치는 병사가 다리다친 부분에서 말을 하지않고 자신의 다리만 보고 있자 재촉하였다. 보통 말에서 떨어지면 죽는 경우도 많은데 병사는 큰 행운이 따른 것이다. 말이 흥분하면 껑충 뛰는데 이 때에 말에게 접근하면 밟혀 죽기 쉽상이다. "그자는 말에 떨어진 제가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갑자기 가슴 속에서 종이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저희 병사들쪽을 향해서 찢었는데 마법이 날아간 것입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열 번 정도 종이를 찢은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자가 마지막 종이를 찢자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습니다." "스크롤이군." 병사의 말을 듣더니 루이폰 제국의 8서클 마스터 게랭이 말했다. 다리를 다친 병사의 말을 듣고서야 모두들 어떻게 된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이번의 기습으로 어제밤과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 병사들이 많이 죽지는 않았지만 부상자가 많이 생긴 끔찍한 결과를 만들었다. 병사가 죽는다면 그저 묻어주면 끝이지만 부상자가 많다면 치료도 해야하고 진군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그렇다고 다친 병사를 두고 간다면 사기에 막대한 영향을 받게된다. 마법으로 치료하면 마법사들의 전력이 떨어지게 되고 함께 이동하자면 전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진퇴양난이다. "그렇게 많은 스크롤을 사용하다니 정말 대단하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네." 드레이얀 제국의 8서클 마스터 페이스의 말에 게랭이 대답했다. 마법사로서 스크롤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스크롤중에 가장 만들기 쉬운 것은 공격마법과 텔레포트 스크롤이다. 위험을 대비해서 두 종류의 스크롤은 마법사들에 의해서 끊임없이 연구해왔기 때문이다. 물론 스크롤 만드는 것 자체가 고위 마법사들에게도 상당히 힘든 것이라 방금의 스크롤 분량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기 때문에 세 명의 8서클 마스터가 감탄한 것이다. "무슨 대책이 없겠습니까?" 토치는 기습을 마법으로만 당하자 결국 마법사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마법으로 공격하고 도주하는 적을 처리하자니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이다. "우리도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네. 공격하려고 하면 도주하니 말이야. 일단은 라이아에 가장 빨리 도착하는 것이 기습의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네. 그리고 이 사실을 본국에 알려서 쉬운 전쟁이 아님을 주지시켜야 겠어. 쉬운 일이라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라이아의 마법협회가 평범하지는 않은 것 같아." "저도 생각이 같습니다. 사실 골렘기술이 탐이나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려고 참여한 것이지만 생각해보니 골렘기술을 개발할 정도면 그것 말고도 다른 무엇인가 있을 것 같아요." 판도라의 말에 게랭이 대답했다. 세 명의 8서클 마스터는 스크롤을 생각하고는 여러가지 생각에 빠졌다. 스크롤은 매우 만들기 힘든 마법물품으로 소국의 마법협회에서 이렇게나 많은 스크롤을 제작했다고 생각하기에는 뭔가 이상했다. 그렇다고 대량으로 다른 곳에서 입수할 가능성도 적었다. 공격마법의 스크롤은 일반적으로 자국 내에서만 판매가 가능한 것이라 외부에서 구입할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되도록 라이아로 빨리 진군하는 수밖에 없겠군." "기습을 하는데 그 비싼 마법 스크롤을 사용하다니." 토치와 켄돌은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부터 피해를 줄이려면 오직 라이아를 향해 빨리 진군하는 방법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까지 입은 병력의 손실을 피해라고 하기엔 부족하지만 계속 이런일이 반복된다면 사기가 떨어질 것이다. 죽은 병사들의 시체는 땅속에 묻고, 부상자는 마차에 태우고 진군하기 시작했다. 진군하면서 경계를 강화했지만 저녁이 되도록 적은 나타나지 않았다. 긴장했던 병사들은 스스로 정신적인 피로만 가중시키는 꼴이 되었다. 날이 어두워지자 병사들의 진군은 멈추었고 다음날의 진군을 위해 휴식이 주어졌다. 마법사들은 기습에 대비해 철저히 오러를 조금이라도 사용하는 기사들과 짝을 이루어 경계근무를 시작했다. 기사는 오러를 사용하면 엄청난 속도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기습이 일어날 경우 빠르게 적에게 다가가 처리하는 효과를 거둘수 있다. 설사 기사가 적에게 죽는다고 하여도 일단은 기습을 저지하는 결과를 낳는다. 세 제국의 병사들은 밤중에 기습이 없길 바랬지만 아쉽게도 달이 구름에 가려지는 찰나에 어제와 같은 기습이 또다시 이루어졌다. "기습이다!" 병사들은 어제밤과 똑같은 방법에 의해서 기습을 당하였다. 공격마법이 연속으로 1분 동안에 쏟아지고 적들은 텔레포트 마법으로 도주해 버린 것이다. 마법사들의 빠른 대처로 인해서 어제밤보다는 피해가 적었지만 90만이나 되는 병사들은 부상자가 내는 신음소리를 밤새 들어야했다. 사실 90만의 병사가 이제는 약간이나마 줄었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줄었다는 표현을 쓰기에는 무리였다. 이같은 피해가 13일 동안 밤낮으로 발생한다고 해도 기껏해야 최대 7,000여명의 병사가 죽을 뿐이다. "빨리 수습하도록." "예, 알겠습니다." 보나드 제국의 토치는 지휘관들을 불러서 피해를 수습하라고 지시하였다. 토치는 칼부림이 일어나는 전투를 하고 싶은데 라이아의 마법사들이 기습을 하고는 재빠르게 도주하자 무척이나 얄미웠다. 마음 같아서는 100여명의 고위 마법사들이 똑같은 방법으로 라이아에 복수하길 바랬지만 이곳에서 마법사들이 자리를 비우면 병사들의 피해가 많아지게 되어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것이다. 소국 따위를 침략하면서 병사들 피해가 많아지면 제국으로서의 위상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다음날 낮에도 또다시 기습을 당하였다. 다행히 철저하게 준비한 덕분으로 기습을 시도한 적을 몇명 죽이는 쾌거를 이룩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네 번의 기습으로 인해서 새로운 것을 알수도 있었다. 밤에는 고위 마법사들이 기습을 시도하고, 낮에는 대략 10장의 공격마법 스크롤을 가진 기사들이 기습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피해를 줄이는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 낮과 밤에 두 번의 기습은 하루도 빠짐없이 찾아왔다. 사실상 밤에 기습하는 마법사들에게 단 한 번도 피해를 주지 못했지만 낮에는 상황이 달랐다. 준비하고 있다가 마법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마법사들이 공격마법을 시전하여 기습자들을 죽인 것이다. 물론 1분만에 10회의 공격마법을 시전하고 도주하기 때문에 빠른 대처가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낮의 기습자를 죽이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마법사들 모두가 알고 있었다. 스크롤의 경우 누구든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밤에 기습을 시도하는 적들을 잡아야 하는데, 그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점이었다. 마법 방어막을 해제하는 순간을 정확히 알고서 텔레포트 마법으로 도주하는 것이다. 정말이지 라이아의 어떤 마법사가 그것을 알아채는지 감탄할 정도였다. 매일같이 기습을 당하는데도 꾸준히 진군한 덕분으로 20일이 지나서야 라이아의 영토를 밟을 수 있었다. 하루만 지나면 라이아의 병사들이 탄탄히 쌓아놓은 성벽에 도착할 수 있는 지점까지 온 것이다. "라이아의 마법사들을 누가 지휘하는지 정말 대단하군." "나도 동감하네." 판도라의 말에 게랭이 대답했다. 8서클 마스터인 두 사람은 라이아의 마법사들이 기습을 통해서 90만이나 되는 병력을 원래 예정보다 5일이나 늦추었다는 것에 대해서 존경스런 마음이 생겼다. 마법사는 하루 공격마법을 시전하고 충분한 휴식을 가지지 못하면 다음날 마법을 시전하는데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기습을 했던 마법사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공격의 강도가 비슷했으니 누군가가 철저한 관리를 했다는 사실이다. "자네들 생각에 나도 동의하네. 하지만 이제 우리가 방어에 신경쓸 필요가 없게 되었으니 라이아의 마법사들은 단단히 각오해야 할거야." 드레이얀 제국의 8서클 마스터 페이스가 판도라와 게랭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모두들 라이아의 마법사들이 기습을 통해서 제국의 병력을 저지하는데 성공했지만 이제는 직접적인 전투가 벌어질 상황인 것이다. 반나절만 걷는다면 성벽이 보일 것이고 그 다음부터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결과는 뻔하다. "공격은 언제 할 생각인가?" "그동안 병사들이 이곳까지 오는 동안에 지쳤기 때문에 내일 하루는 휴식을 취하고 이틀 후에는 성벽을 마주하고 본격적인 전투를 벌일 생각입니다." 판도라의 질문에 토치가 대답했다. "오늘밤의 기습은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방어하고 내일은 철저히 힘을 아껴야되겠군." "이제 우리가 지금까지 당한 것을 몇십 몇백배로 갚아줄 기회이지." "제국의 마법사들이 어떤지 보여주지." 8서클의 세 마법사들은 토치, 켄돌 그리고 히로우스를 바라보며 한 마디씩 하였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에 마법사들은 상당히 자존심이 상한 상태였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제국의 마법사들이 소국 따위의 마법사들에게 당하는 모습만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은 병사들이 마법에 대해서 무지하기 때문에 퍼진 말이다. 마법은 공격보다 방어가 몇배나 힘들다. 그러니 20명의 기습적인 공격마법에 100여명의 고위 마법사들이 쩔쩔 맨것은 어쩔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전투가 벌어질 상황이라 방어가 아닌 공격마법을 마음껏 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병사들은 이틀 후에 있을 전투를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경험이 많은 병사들은 약간의 관절운동과 휴식을 취할 것이고 경험이 없는 병사는 이틀 후에 다가올 전투 때문에 긴장되어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전투를 위해서 준비하는 것은 담당하는 분야에 따라서 다르다. 대부분의 병사들이 휴식을 취하는 것은 아니다. 투석기를 담당한 병사들은 주변에서 엄청난 분량의 돌을 모아서 마차에 가득 채워야 했고, 목수의 재능이 있는 병사들은 근처의 숲에서 나무를 베어다가 엄청나게 많은 사다리를 만들어야했다. 또한 지휘관들은 성벽위에서 공격할 적들을 견제할 창병과 궁수병을 임시로 편성하는 고생을 하였다. 성벽을 공략하기 위해선 성벽에 기어오를 병사들을 견제할 창병이나 궁수병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위 마법사들이 성벽을 파괴하면 그 곳으로 쳐들어갈 기마병도 준비하고 있다. ------ "칼루이 영주 그동안 정말 수고했소. 마법사들의 도움으로 그나마 시간을 벌수 있었소." "아닙니다. 기사분들이 더욱 수고하였지요. 저희는 피해가 없었지만 낮에 기습을 시도하였던 기사분들 몇명은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으니까요." 나는 데이몬의 말을 듣고서 약간 미안한 감정이 생겼다. 데이몬이 아끼는 기사들 몇명이 기습을 하느라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나는 밤에 마법사들과 함께 기습을 주도했고, 낮에는 기사들을 제국의 병사들이 있는 근처까지 이동시켜 주었다. 물론 돌아오는 것은 각자 지급된 텔레포트 스크롤을 이용하였다. "그동안 제국의 병사들이 이곳까지 오느라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않았소. 이틀 후에 이곳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전투준비를 하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할것이 분명할테니 우리가 계획한대로 마지막 기습을 멋지게 성공시킵시다." "저희들도 이날을 위해서 철저히 준비하였습니다. 분명히 성공할 겁니다." 데이몬의 말에 내가 대답하였다. 그동안 제국의 병사들에게 기습을 시전하면서 별로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정신적인 피해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그동안 기습을 하루도 빠짐없이 시도했던 궁극적인 이유는 제국의 병사들이 이곳에 도착하여 하루 정도의 휴식을 취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만약 기습을 하지 않았다면 제국의 수많은 병사들이 성벽을 향해 곧장 달려왔을 것이다. "이것이 모두 영주 덕분이요. 기습이 설사 성공하지 못한다고 해도 영주의 도움을 누구도 잊지 못할거요." "라이아를 위해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데이몬의 말에 나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모두들 내가 전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 나는 그렇지가 않기 때문이다. 혹시나 허무하게 죽을까봐 그동안 안전하게 기습을 시도하였다. 마음만 굳게 먹었다면 지금의 몇배나 제국의 병사들에게 피해를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럼 나는 마지막으로 궁수들을 점검하고 오겠소." 데이몬이 내게 말하고는 회의실에서 나가버렸다. 제국의 병사들이 이곳까지 오는 기간은 무려 20일이나 걸렸다. 기습으로 인해 상당히 기간이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을 이용해 데이몬은 무려 1만여명에 달하는 궁수들을 편성하였다. 그것도 모두 나의 영지에서 생산한 칼루이 보우를 착용한 궁수들로 말이다. 칼루이 아이가 없어서 멀리있는 물체를 정확히 명중시키지는 못하겠지만 강력한 화살을 3km까지 날릴수는 있다. 데이몬은 1만여명의 궁수들을 이용해 마지막으로 기습을 하자는 계획이었다. 그동안 궁수들을 이용해 기습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수많은 궁수를 한 번에 텔레포트 시킬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일이면 궁수들이 기습을 펼친 이후에 직접 두발로 뛰어서 이곳 성벽까지 도주할 수가 있는 안전한 거리인 셈이다. 사실 궁수들의 기습은 고위 마법사들 때문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수많은 마법사들이 마법을 이용해 물리적인 방어막을 생성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와 라이아의 3서클 이상의 수많은 마법사들이 일제히 디스펠(Dispel) 마법을 시전한다면 궁수들의 기습은 성공할 것이다. 디스펠 마법은 3서클의 마법이라 마법사라면 누구든 쉽게 시전할 수 있다. 그리고 디스펠 마법이 담긴 스크롤까지 잔뜩 준비하고 있어서 제국의 마법사들이 생성시킬 방어막을 무력화 시키기 위해서 단단히 준비하였다. 적이 마법 방어막을 생성시키려고 한다면 곧바로 디스펠 마법으로 방해한다. 이때에 1만여명이나 되는 궁수들로 하여금 공격하자는 것이다. 최소한 제국의 병사들 10만여명 이상이 죽거나 부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궁수들의 기습 요건중에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 도주의 시간이다. 시간을 잘못 맞추면 궁수들이 적의 고위 마법사들의 공격마법에 떼죽음 당할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일정시간에 최대한 피해를 주고 성벽이 쌓아진 이곳으로 도주하는 것이 상책이다. 이것을 위해 그동안 궁수들을 혹독하게 훈련시켰다. 물론 활이라고는 만져보지도 못한 병사들을 데리고 20일 동안 칼루이 보우로 훈련시킨 결과가 좋게 나올지는 의문이지만 결과는 내일 기습의 결과를 봐야만 알수있다. 라이아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궁수들의 기습이 실패하여도 손해볼 것은 없었다. 왜냐하면 모든 궁수들이 이곳으로 도주하면 안전하기 때문이다. 데이몬은 내일 있을 기습이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에 실시한 기습에 관련된 내용만큼은 라이아의 황궁에 통보하였다. 성공하면 제국의 병사들은 라이아의 침략을 포기해야만 할 것이고 설사 기습이 실패하여도 라이아는 장기전에 돌입하면 그만일 뿐이다. 나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기습을 준비하는 병사들을 바라보았다. 데이몬 기사단장은 궁수병들에게 기습에 대한 것을 설명하고 있었다. 전투는 지휘관들의 명령에 따라 통제되지만 기습인 경우 돌발상황을 대비해 지휘관이 죽어도 병사들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이번 기습이 성공하면 여러분들의 가족들은 안전하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궁수병들이 데이몬의 외침에 큰 소리로 대답하였다. 병사들은 대답하면서 마음껏 소리치며 두려움을 없애고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기습을 준비하면서 병사들이 소리칠 수 있는 이유는 결계 때문이다. 강력하지는 않지만 모든 성벽에는 결계가 설치되어 있다. 내가 설치한 것으로 마법사가 마법을 이용해 이곳을 바라보지 못하게 하거나 소리를 외부로 나가지 않도록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물론 약간의 마법과 물리적인 공격에도 보호된다. 결계를 설치하고 10일이나 흘렀지만 그동안 적이 없었기 때문에 결계에 마나를 주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제국의 병사들이 언제 쳐들어 올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이틀 전부터 결계에 마나를 주입해 주고있는 실정이다. "그럼 한 시간 후에 기습을 실시한다." 데이몬의 지시로 1만여명의 궁수병들이 자리에 앉아서 최종적으로 칼루이 보우와 화살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이번 기습은 궁수병들이 얼마나 통제에 따르느냐에 따라서 성과가 달렸다. "칼루이 영주 마법사들은 준비가 끝났소?" 데이몬이 궁수병들의 최종정검을 마치고는 내게 다가와 말했다. "물론입니다. 마법사들 모두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디스펠 마법이 담긴 스크롤도 기사들에게 지급하였습니다." "정말 수고하였소." 데이몬은 마지막으로 기사들에게 다가가 기습에 대비하여 여러가지 일들을 지시하였다. 한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갔다. 나는 20명의 고위 마법사들만 통제하면 되기 때문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하위 마법사들이야 각자 재량껏 병사들 틈에서 통제받을 것이다. "칼루이 영주 부탁하겠소."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나는 데이몬의 말에 대답하고는 20명의 고위 마법사들과 성벽을 걸어서 나갔다. 나와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이 기습하기 위한 장소에 가서 궁수병들이 도착할 수 있도록 환각마법을 펼치려는 것이다. 환각마법을 펼치는 이유는 제국의 병사들에게 기습을 펼치기 위해 궁수병들의 움직임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이다. 1만여명이나 되는 궁수병들이 들키지 않고 움직이려면 어마어마한 크기로 환각마법을 시전해야 하기 때문에 고위 마법사들을 모두 동원하는 것이다. "이곳부터는 투명화 마법을 사용해서 움직이도록 하시요." 성벽을 나서고 얼마 걷지도 않아서 투명화 마법을 사용하여 걸어서 이동하기 시작했다. 성벽의 근처는 결계의 영향으로 제국의 마법사의 눈을 피할수 있지만 이곳부터는 나와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의 움직임이 들켜서는 안된다. 텔레포트로 이동하는 것이 쉬울수도 있지만 마나의 소비가 많은 마법을 사용되면 쉽게 들킬수 있다. 물론 내가 들킬 위험은 없지만 나와 함께 움직이는 마법사들은 그렇지가 못했다. 한 시간 정도를 빠르게 걸어서야 원하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3km 전방에 제국의 병사들이 어마어마한 진지(陣地)를 구축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끌고온 수백대의 마차를 둥그렇게 배치하여 어떤 기습이 있어도 안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마차를 저렇게 이용하다니 대단하군." "제국은 뭔가 달라도 다르군." 7서클 마스터 데리언과 6서클 마스터 시드포가 제국의 진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동안은 마차에 식량이나 투석기를 옮기느라 기습이 있어도 철저히 보호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라이아의 성벽이 눈앞에 보이기 때문이다. 이제 마차는 쓸모없어졌기 때문에 병사들의 안전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모두 6서클의 베일 마법을 준비하세요." 나는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에게 환각마법을 준비시키도록 말하고 바닥에 마나파동을 막아주는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마법을 시전하면 마나의 파동이 제국의 마법사들에게 감지될 것이 분명하기에 마법진을 이용해 막아보려는 것이다. 바닥에 마나파동을 막아주는 마법진을 완성시키자 나도 환각마법을 준비하였다. "정확히 성벽을 향한 쪽에 생성시켜야 합니다. 지금이요!" 나는 고위 마법사들에게 환각마법을 시전하라고 지시하였다. "베일" "베일" 20명의 마법사들이 6서클의 베일 마법을 시전하자 갑자기 우리가 있는 방향의 하늘에 안개가 생성되기 시작하였다. 맑은 하늘에 아무런 예고도 없이 생겨나는 안개는 실제 안개가 아니라 환각마법에 의해서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것이다. 안개가 생성되자 우리 뒤쪽에 있는 성벽이 차츰차츰 안개로 뒤덮여 사라져 가고 있었다. "준비되었습니다." 나는 통신 돌맹이를 통해서 데이몬에게 환각마법이 준비된 것을 알렸다. 이제 제국의 병사들이 눈치채기 전에 1만여명의 궁수들이 짧은 시간에 이곳까지 도착하는 것이 기습의 관건이다. ------ 내일이면 공략할 라이아의 성벽을 바라보던 경계병들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하늘도 맑은데 라이아의 성벽쪽에 짙은 안개가 생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날씨의 이상현상이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안개가 짙어지더니 얼마 되지도 않아 라이아의 성벽 자체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무슨일이요?" 히로우스는 짙게 생성된 안개를 가리키며 세 명의 8서클 마스터들에게 말했다. "저렇게 커다란 안개를 만들어 낼 정도면 엄청난 마나의 파동이 생겨야 하는데 그런일이 없었으니 정말 이상하군. 하지만 분명히 마법으로 생긴 안개가 틀림없소." "우리를 습격하려면 이곳에 안개를 생성시키지 왜 저곳에 생성시킨 거지?" 게랭의 말을 듣고서 히로우스는 라이아의 마법사들이 안개를 만든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안개를 사용하는 마법은 전투에서 흔하게 이루어진다.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할 때는 병력의 이동을 숨기거나 또는 혼잡스런 전투를 벌일 때 적의 집결을 피하기 위해서 사용한다. 하지만 라이아의 경우는 두 가지 모두 해당사항이 없다. 성벽이라는 장점이 있는데 굳이 밖에서 전투를 벌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라이아의 마법사들 행동으로 봐서는 저렇게 안개를 생성시킨 이유가 분명히 있을거요. 정확한 이유를 알려면 저놈의 안개를 당장 없애버렸으면 좋겠는데 세 분께서 좀 도와주시요." "그거야 어렵지 않지." 세 명의 8서클 마법사는 히로우스의 말을 듣고서 100여명의 고위 마법사들을 모두 집합시켰다. 병사들도 내일의 전투를 위해 휴식을 취하고 있다가 라이아의 성벽쪽에 짙은 안개가 생성되자 모두들 긴장하고 있었다. 병사들의 사기를 위해서도 빨리 안개를 없애야 했기 때문에 마법사들은 서둘렀다. "모두 준비되었으면 시작해라." 판도라의 지시에 100여명의 고위 마법사들이 일제히 안개가 생성된 곳에 디스펠 마법을 걸기 시작했다. 안개를 없애는 마법이 디스펠은 아니지만 라이아의 성벽쪽에 생겨난 안개는 마법에 의해서 강제로 만들어진 것이 분명하기에 디스펠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점점 없어지는군." 라이아의 성벽에 생성된 안개는 빠르게 없어지나 싶었더니 다시금 늦게 없어지고 있었다. 라이아의 마법사들이 안개가 사라지는 것을 막아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100여명의 고위 마법사들이 디스펠 마법을 시전하는데는 어쩔수가 없는지 안개는 조금씩 계속해서 사라지고 있었다. 10분이 지나자 판도라는 안개가 없어지는 속도가 더디자 100여명의 고위 마법사들은 디스펠 마법을 좀더 강하게 시전하였다. "디스펠" 수많은 디스펠 마법이 안개가 생성된 곳에 쏟아졌고 곧이어 안개는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원래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안개가 없어진 자리에 나타난 모습은 제국의 병사들 모두를 끔짝 놀라게 하였다. 무려 1만여명에 달하는 병사들이 열맞추어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뭐하자는 거지?" 토치는 고위 마법사들에 의해서 안개가 사라지고, 그곳에 드러난 라이아의 1만여명 가량의 병사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3km의 거리라 정확한 것은 모르지만 기마병도 아니었다. 기습을 노렸으면 당연히 기마병을 준비시켜야 했는데 일반 병사들이었던 것이다. "기습에 대비하라." 부지휘관들이 라이아의 병사들을 발견하고 기습에 대비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토치는 1만여명의 라이아 병사들을 바라보며 고민에 빠졌다. 현재의 상황은 토치의 경험으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라이아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성벽이라는 장점을 두고 굳이 병사들을 희생시키며 습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20일 동안 벌였던 마법을 이용한 기습이라면 이해되지만 병사들을 이용한 기습은 상당한 피해가 동반되기 마련이다. ------ 안개를 이용해 궁수병들이 빠르게 진군하고 있는 도중에 제국의 마법사들이 안개를 향해서 디스펠 마법을 쏟아내었다. 100여명의 고위 마법사가 시전했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안개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런 젠장" "아직 시간이 안됐는데." 안개가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모두들 자신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었다. 안개가 사라지면 궁수병들이 기습도 하지 못하고 이동중에 들킬 상황인 것이다. "어쩔수 없으니 지금부터 궁수병들이 도착할 때까지 최대한 환각마법을 시전하세요." "베일" "베일" 나와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은 계속해서 환각마법을 시전하였다. 하지만 우리가 계속해서 환각마법을 시전하는 만큼 제국의 마법사들도 마법으로 생겨난 안개를 없애려고 필사적이었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안개는 계속해서 사라지고 있었지만 다행히 안개가 없어지는 속도는 줄일수 있었다. "영주님 성공할 수 있을까요?" 6서클 마스터 크로가 환각마법을 계속 시전하면서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했다. 안개가 계속해서 사라지고 있는 것을 바라보는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은 매우 불안한 모습이었다. "지금의 속도로 안개가 사라진다면 궁수병들이 이곳에 도착할 때까지는 발각되지 않을거에요. 그러니 모두들 힘내세요. 여러분들의 손에 라이아의 미래가 달려있습니다." 나는 20명의 마법사들에게 힘이 솟는 말을 하였다. 사람은 무엇인가 지킬 것이 있으면 강해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라이아를 들먹였다. 안개가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마법사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엄청난 압박감에 시달리며 최선을 다해 마법을 시전하였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영지를 지키기 위해서 전쟁을 돕는 것이라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앗! 궁수병들이다!" "정말이네." 환각마법을 계속해서 시전하던 마법사들이 안개틈에서 흐릿하게 보여지는 궁수병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안개가 짙게 깔린 상황이라 마법사들에게 보일 정도라면 도착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마법사들이 궁수병들을 발견하고 안심하자 환각마법으로 생긴 안개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모두들 수고하셨소!" 데이몬이 말을 타고 나타나 나와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데이몬이 기습을 곧바로 실시하지 않고 이렇게 시간을 끄는 이유는 제국의 병사들에게 피해를 많이 주기 위해서이다. 제국의 병사들이 집결하면 1만여명의 궁수들이 쏘아대는 화살이 빗나갈 확률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제는 데이몬 기사단장님이 훈련시킨 궁수병들의 실력을 확인할 차례군요." "하하하, 옆에서 지켜봐 주시요." 나의 말에 데이몬은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데이몬은 그동안 궁수병들을 훈련시키면서 칼루이 보우의 강력함에 매료되었다. 데이몬이 직접 훈련시킨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명령에 의해서 만들어진 궁수병들이라 뿌듯한 것이다. "궁수병들 준비" 데이몬이 궁수병들을 향해 소리치자 그 말을 듣고서 부지휘관들이 데이몬의 말을 반복하였다. 그리고 말을 타고있던 어느 병사가 활에 시위를 건 그림이 그려진 깃발을 올리고 궁수병들의 앞을 지나갔다. 궁수병들은 깃발을 보고는 자신이 들고있는 활에 화살을 재고 시위를 있는힘껏 당겼다. "발사" 데이몬의 외침이 궁수병들에게 전해짐과 동시에 깃발을 들고있던 병사가 깃발을 내렸다. 1만여명의 궁수병들이 발사한 화살이 제국의 진형을 향해 곡선으로 날아갔다. 칼루이 보우는 1km까지만 직선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3km의 목표물을 맞추기 위해서는 곡선으로 날려야 했다. 화살은 파란 하늘을 시커멓게 물들이며 제국의 진형을 향해서 날아갔다. "디스펠" "디스펠" 화살이 발사된 동시에 궁수병들을 호위하고 있던 기사들이 품속에서 디스펠 마법이 담긴 스크롤을 꺼내어 제국의 진형쪽을 바라보며 일제히 찢었다. 제국의 고위 마법사들은 뒤늦게야 안개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나타난 라이아의 병사들이 궁수병인 것을 알아채고 마법 방어막을 형성하려 하였다. 하지만 디스펠 마법이 담긴 스크롤을 일제히 사용하여 제국의 진형에 생성된 마법 방어막이 70% 가량 파괴되었다. "재준비" 제국의 진형을 향해서 날아간 화살이 도착도 하기전에 데이몬의 명령이 울려퍼졌다. 흥분했는지 오러가 목에 깃들어 목소리가 매우 크게 울리고 있었다. 데이몬에 의해서 또다시 시위에 화살이 걸리고 궁수병들은 발사할 준비가 되었다. 간간히 이쪽을 향해서 제국의 진형에서 공격마법이 날아오고 있지만 너무 멀리있는 관계로 피해가 심각하진 않았다.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이 궁수병들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사" 제국의 진형에 첫 번째 발사한 화살이 떨어질 때쯤에 또다시 화살이 쏘아졌다. 첫 번째로 쏘아진 화살의 30% 가량이 마법 방어막에 튕겨졌지만 무려 70%의 화살이 제국 병사들의 머리에 떨어졌다. 나의 눈에는 제국의 진형에서 집결하고 있던 병사들이 죽는 모습이 똑똑히 보였다. 화살은 방패와 갑옷을 뚫고 사람을 꼬치 꿰듯이 꽂혔다. 첫 번째로 발사된 화살에 최소한 4천여명이 죽는 장면에 나의 눈에 목격되었다. 매우 밀집해 있었기 때문에 화살이 빗나가는 경우는 찾기 힘들 정도였다. "디스펠" "디스펠" 나와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은 제국의 진형에 마법 방어막이 생성되는 것을 어떻게든 막으려고 하였다. 첫 번째로 발사된 화살에 제국의 하위 마법사들이 일부 죽었는지 마법 방어막이 약간 약해지기도 하였다. 하위 마법사들은 병사들 틈에서 마법 방어막의 생성을 돕고있는 상황이라 죽음을 피할수가 없었다. 3km나 떨어진 거리라 서로 마법적인 피해를 주거나 입는 경우가 적었고 우리의 궁수병들의 화살만이 제국의 진형에 떨어지고 있었다. "시간이 없으니 각자 자신이 보유한 화살을 모두 날려라!" 데이몬은 제국의 진형에서 갑자기 뛰쳐나오는 5천여명의 기마병을 바라보고 소리쳤다. 아무런 은폐물도 없는 곳에서 기마병과 싸우는 것은 미친 짓이다. 기마병이 출동했으니 이제는 계획대로 성벽으로 도주하는 일만 남은 것이다. 적들이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확인하지 못했지만 눈으로 보기에도 최소한 10만여명이 죽거나 다쳤을 것이라 짐작될 뿐이다. "성벽으로 돌아가자!" 데이몬은 계획대로 제국의 기마병을 발견하자 곧바로 궁수병들을 도주시키기 시작하였다. 이곳까지 오는데는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한 시간이나 걸렸지만 돌아가는데는 안개가 없는 상황이라 반시간이면 충분히 도착하고도 남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성벽에 도착하기도 전에 5천여명의 기마병들은 궁수병들과 함께 도주하고 있는 우리 1km의 거리까지 따라잡았다. "기사단장님 1km 지점입니다!" "궁수병들 모두 제자리" 데이몬은 옆에서 함께 이동중인 병사의 말을 듣고서 궁수병들의 이동을 멈추게 하였다. 데이몬은 미리 칼루이 보우의 사거리를 확인하기 위해 거리를 눈대중으로 정확히 짐작할 수 있는 병사를 대기시켜 놓았던 것이다. 데이몬의 명령에 죽어라 성벽을 향해서 달리던 궁수병들이 일제히 제자리에 멈추고는 화살을 뽑아 시위를 걸었다. 직접적인 훈련을 하지 못했지만 수백번에 가깝게 궁수병들에게 주지시킨 계획이라 한치의 오차도 없었다. 화살의 방향은 방금전 제국의 진형에 화살을 날릴 때와는 다르게 일제히 기마병사들을 향해 직선에 가깝게 겨냥을 하고 있었다. 1만여명의 궁수병들이라 직선으로 화살을 날리기 위해서 성벽으로 달리며 넓게 횡으로 포진하였다. 만약 넓게 포진하지 않으면 앞사람 때문에 화살을 곡선으로 밖에 날릴수 없기 때문이다. "기마병들을 향해 발사" 궁수병들의 화살이 직선으로 기마병들을 향해 날아갔다. 그와 동시에 제국의 기마병들에게서 수십개의 공격마법이 궁수들에게 쏟아지고 있었다. "프로텍션" 나와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은 갑작스런 공격마법에 당황하며 급한 마음에 마법 방어막을 생성시켰지만 궁수병들이 넓게 포진한 관계로 모두 막아내는데 실패하였다. "펑펑펑" "으악! 살려줘!" 궁수병들의 앞에 생성된 마법 방어막에 기마병들에게서 날아온 공격마법이 맞으며 엄청난 굉음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마법 방어막이 생성되지 않은 곳에는 궁수병들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궁수병들의 비명이 울려퍼지는 상황에서 제국의 기마병사들은 50% 가량이 화살에 맞아서 처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런 젠장할! 기마병들 사이에 숨어있는 마법사부터 죽여라!" 데이몬이 궁수병들을 향해 있는 힘껏 소리쳤다. 적의 기마병들 사이에 엄청난 마법사들이 섞여있어서 공격마법으로 궁수병들 공격한 것이다. 만약 궁수병들이 밀집해 있었다면 나와 고위 마법사들이 생성시킨 마법 방어막에 모두 안전할 수 있었지만 기마병들을 처리하느라 직선으로 화살을 날리기 위해서 횡방향으로 넓게 포진한 것이 나쁘게 작용한 것이다. "파이어볼" "라이트닝 볼트" 나와 고위 마법사들이 남아있는 제국의 기마병들을 향해 되도록 넓게 피해를 입히는 마법을 날렸다. 기마병들의 주특기가 빠른 기습을 통한 공격이라 그것을 제지하기 위해서였다. 기마병들이 마법과 화살에 처참히 박살이 나는 도중에 제국의 진형에서 또다시 기마병들이 이쪽을 향해 출발했다. "성벽으로 달려!" 데이몬의 외침에 또다시 궁수병들의 도주가 시작되었다. 우리를 향해 다가오던 5천여명의 기마병들은 결국 1천여명도 채 남지 않아 우리를 쫓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뒤이어 제국의 진형에서 출발한 기마병사들은 복수라도 하려는 듯이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이제는 궁수병들의 화살도 얼마 남지않은 상황이고 성벽을 향한 뜀박질로 인해서 숨을 헐떡거리고 있어서 매우 힘든 상황이었다. 또한 적의 기마병들 사이에는 고위 마법사는 아니더라도 그에 버금가는 공격마법을 시전하는 마법사들이 섞인 기마병사들이라 넓게 포진한 궁수병들을 위험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넓게 횡으로 포진한 상태로 도주중인 궁수병들을 집결시키는 것도 불가능하다. "파이어볼" "라이트닝 볼트" 나와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은 성벽에 가까워지자 제국의 진형에서 두 번째로 출발한 기마병들에게 마법을 선물하였다. 첫 번째의 기마병들은 대부분 처참한 모습으로 들판에 버려져 있지만 누구도 신경쓰는 사람이 없었다. "모두 성벽에 붙어서 준비해!" 결국 성벽에 도착했지만 1만여명이나 되는 병사들이 안으로 들어갈 길은 없었다. 성벽은 안전을 위해서 출입하는 장소를 매우 제한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최대한 성벽에 붙어있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 믿고 구수병들은 성벽에 최대한 붙었다. 만약 성벽의 출입이 용이하게 만들었다면 달려오는 5천여명의 기마병사들을 단번에 처리할 수 있는 병사들이 성벽밖으로 나왔겠지만 아쉽게도 성벽은 오직 방어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5천여명의 기마병사들은 자신들의 동료가 떼죽음을 당하자 무서움도 모르고 달려오고 있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화살을 모두 사용해라!" 데이몬의 지시에 5천여명에 달하는 기마병들을 향해서 화살이 날아갔다. 궁수병들 모두가 죽어라 뛰었기 때문에 정확도가 상당히 떨어져 생각보다 많은 피해를 주지 못했다. 더군다가 일부 궁수병들은 화살이 떨어져 애만 태우고 있었다. 성벽위에 있던 병사들이 화살을 성벽 아래로 던져주었지만 그것이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골렘 투석기 준비" 데이몬은 성벽위를 향해 소리쳤다. 그러자 성벽 위에서 있던 병사들이 데이몬의 말을 성벽 안으로 전달하였다. 5천여명에 달하는 기마병들이 성벽의 근처까지 오자 그 수가 2천여명이나 줄어들었다. 궁수병들이 쉴세없이 화살을 날렸기 때문이다. 만약 궁수병들의 몸상태가 좋았다면 대부분의 기마병사들이 죽어야 했지만 궁수병들이 도주로 인해서 숨이 가쁜 상태라 명중률이 좋지가 않았다. 화살이 아무리 강력하게 날아간다고 해도 맞지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기마병사들이 2천여명이나 죽었는데도 성벽을 향해 다가오자 궁수병들은 공포에 떨었다. 이들이 지금까지 공포에 젖지 않았던 이유는 멀리서 화살만 날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번째의 기마병사들은 자신들이 모두 죽여버린 첫 번째의 기마병사들의 원한에 휩싸여 엄청난 속도로 다가오고 있기에 공포에 젖지 않을수가 없었다. 궁수병들은 인원이 너무 많아서 성벽 안으로 들어갈 수도 없어서 피할수 없는 상황이었다. "기사단장님 150m 지점입니다!" "투석기 발사" 데이몬은 거리측정에 뛰어난 능력이 있는 병사가 알려주는 소리에 성벽의 위를 향해서 소리쳤다. 데이몬은 오러 마스터이기 때문에 오러를 목에 집중하면 엄청난 소리를 낼수 있다. 그래서 혼란스런 상황속에서 데이몬의 말은 성벽 내에서 골렘 투석기를 조종하는 1서클의 마법사들 모두가 들을수 있었다. 데이몬이 외치고 난후 곧이어 마법협회에서 만들었던 골렘 투석기가 동그란 돌덩이를 성벽 밖으로 날리기 시작했다. "푸컥! 푸컥!" "퍼컥! 퍼컥!" 갑자기 성벽 안에서 엄청난 분량의 돌덩이들이 기마병들의 머리를 향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파이어볼" "라이트닝 볼트" 나와 20명의 고위 마법사들도 마지막으로 마법을 시전하였고 궁수병들은 뒤늦게 성벽위에서 던져주는 화살을 이용해 기마병사들을 공격할 수 있었다. 골렘 투석기와 궁수병들의 화살 그리고 마법이 어우러져 제국의 진형에서 두 번째로 다가온 기마병사들은 떼죽음을 당했다. 기마병사들중에 500여명 가량은 살아 남아서 도주하려고 발악을 하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데이몬과 궁수병사들을 보호하던 기사들이 기마병사들에게 달려나가 전투를 시작했다. 기마병사들의 특기는 말을 타고 달려서 적을 기습하는 것이지 이처럼 접근전에는 약하기 때문에 기사들의 먹이감에 불과했다. 500여명의 기마병사들을 죽이는 모습을 바라보니 처참함을 이루 말할수가 없었다. 기마병사들의 무기는 대부분 기다란 창류의 무기지만 기사들에게는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해서 일방적으로 도륙을 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잔인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두 대의 전투골렘이다. 이제는 라이아 30만의 병사들 모두가 알고있는 데이몬 기사단장이 데리고 다니는 두 대의 전투골렘인 것이다. 그동안 기사단장의 거처에 두고 있다가 이번 기습을 위해서 옷을 입히고 데려온 것이다. "큐어(Cure)" 나와 고위 마법사들은 심하게 다친 궁수병이나 기사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궁수병들의 피해가 있었지만 계획대로 제국의 병사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었다. 아마도 내일은 절대로 이곳을 공격하지 못할 것이다. "칼루이 영주 대성공이오." 데이몬이 두 대의 전투골렘과 함께 궁수병에게 치료마법을 거는 내게 다가오며 말했다. 500여명의 기마병사들은 짧은 시간에 모두 죽임을 당했다. 일부 도주하긴 했지만 적에게 엄청난 피해를 준 것이다. 기습을 시도한 궁수병사들을 잡기 위해서 마법사가 섞인 5천여명의 기마병사들이 두 차례에 걸쳐 다가왔고 대부분 죽임을 당했다. 제국의 병력중에 가장 강력함 힘을 발휘하는 기마병사들이 엄청난 피해를 본 것이다. "기사단장님의 지휘력이 발휘된 덕분이죠." "아니 마법사들의 도움이 컸소." 나는 이번 기습을 통해서 데이몬의 지휘력을 높게 평가하였다. 하지만 데이몬도 이번의 계기를 통해서 마법사를 바라보던 시각이 많이 변했다. 기습을 통해서 마법사들의 진가를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데이몬이 잘못 알고있는 사실이 있는데 고위 마법사란 매우 귀하기 때문에 이런 전쟁에 몸을 사리는 형편이다. 단지 라이아가 식민지가 될 상황이라 20명의 고위 마법사가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이지 일반 전투였다면 고위 마법사들이 도움을 줄리 만무하다. 보통 고위 마법사들은 실험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괴짜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성벽을 너무 안전하게 짓다보니 이런 불편함이 있군." 데이몬은 성벽안으로 들어가려고 줄지어 서있는 궁수병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성벽은 철저히 침략을 막기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라 많은 병사들의 출입이 용이하지가 않은 것이다. 출입구가 많으면 그만큼 성벽의 안전이 위협되기 때문이다. "불편한 만큼 안전하니 다행이지요." "그건 그렇지. 하지만 방금전에는 성벽을 이렇게 지은 것을 후회했었소." 데이몬과 나는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성벽 안으로 들어갔다. 기습도 성공했으니 이제는 이곳에서 장기전을 준비하며 제국의 병사들을 막아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병사들 사기는 하늘을 찌를듯 하고, 전쟁물자도 충분하다. 제국의 병사들은 전쟁물자 부족으로 한 달 이상을 버티지 못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라이아가 안전해질 확률이 높아지 것이다. "와와와와와" "와와와와와" 데이몬 기사단장이 들어서자 병사들이 일제히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성벽위에서 1만여명의 기마병사들이 처참하게 죽는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사실 실질적인 성과는 제국의 진형에 쏟아진 화살의 성과가 크지만 병사들은 제국의 기마병사들이 죽는 모습이 더욱 통쾌했던 것이다. 그리고 소리를 지르는 이유중에 하나가 병사들 스스로 두려움을 없애는 방법이다. "이곳을 지켜내는 것만이 라이아에 있는 가족들을 지키는 것이다. 모두 힘내자!" 데이몬은 마음속으로 궁수병들의 죽음을 병사들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사기 문제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500여명의 궁수병사들이 죽은 것을 주지시키면 분위기가 암울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제국의 병사들을 물리쳤다는 자신감에 휩싸인 것이 차라리 낫다. 나는 고위 마법사들을 쉬도록 조치시키고 곧바로 기마병사들과 전투를 벌였던 장소로 텔레포트 하였다. 사방에 수많은 궁수병들의 시체가 처참하게 널려져 있었다. 나는 재빨리 바닥에 흩어져있는 500여개의 칼루이 보우를 마법으로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칼루이 보우가 제국의 병사들에게 흘러간다면 성벽을 지키는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직접 회수하러 온 것이다. "저기 한놈이 있다. 잡아라!" 내가 칼루이 보우를 모두 회수하자 멀리서 제국의 병사들이 마차를 끌고서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기마병사들의 무구를 회수하려 오는 것이다. 기마병사들의 무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자금이 동원되기 때문에 죽은 기마병사들의 무구는 회수가 절실하다. 그리고 전투후에 무구를 수거하는 것은 그동안 당연시 되어왔고 대체적으로 피해를 많이 입은측에 우선권이 있다. 또한 수거중인 병사들을 공격하지 않는 것은 전쟁중에 암묵적으로 이루어지는 규칙과 같은 것이다. 나는 마법사들이 휴식을 취하는 건물로 돌아와 편한 침대에 누워서 오늘의 일을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얼마 후면 오늘의 일이 대륙에 퍼질 것이다. 이제 제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가 문제이다. 만약 또다시 병력을 보낸다면 라이아아는 식민지가 되고 말 것이다. 하지만 라이아를 침략하기 위해서 세 제국이 무리를 한다면 서로 상잔하는 꼴이 된다. "이제는 편하겠군." 나는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였다. 계획대로 세 제국이 파견한 병력과 장기전에 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마법사의 역할은 줄어들 것이다. 특별히 마법으로 공격받지 않는 이상은 계속해서 성벽내에서 대기하면 된다. "나를 죽여줘!" "내 다리... 내 다리" "으아아아아" 제국의 진형은 병사들이 고통을 참지 못하고 외치는 소리가 가득하여 마계의 모습을 연상케 하였다. 아니 마계도 이처럼 끔찍하지는 않을 것이다. 고통을 참아내지 못하고 죽여달라고 외치는 병사, 잘라진 다리를 바라보며 소리치는 병사, 그저 하염없이 소리를 지르는 병사 등 눈뜨고는 도저히 바라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지휘관 천막안에서 병사들의 비명소리를 듣고있는 세 명의 기사와 세 명의 마법사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멍하니 서로를 바라보았다. 라이아의 궁수병들에게 기습을 당한지도 하루가 지났건만 하나도 수습된 것이 없었다. "3km의 사거리를 가진 활이라니." 보나드 제국의 병력을 책임지고 있는 토치가 탄식섞인 말을 하였다. "마법사들을 대표하는 책임자로서 화살을 막아내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오." "라이아의 마법사들이 디스펠 마법이 담긴 스크롤까지 준비했는데 그게 왜 당신들 책임이오. 이건 누구의 책임도 아니오." 8서클 마스터 판도라가 사과의 말을 했지만 토치는 그것이 마법사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화살이 비처럼 쏟아지는 것을 발견하고 마법 방어막을 병사들의 머리위에 생성시켰지만 라이아의 마법사들에 의해서 대부분이 소멸되었다. 계속해서 마법 방어막을 생성시키려고 노력했지만 라이아의 마법사들에 의해서 극히 일부분만 생성되었을 뿐이었다. "10만여명의 병사들이 전투도 하기전에 죽어버리다니." 루이폰 제국의 병력을 책임지고 있는 켄돌이 밖에서 들려오는 병사들의 신음소리에 탄식했다. 어제의 기습으로 10만여명의 병사가 죽고 5만여명의 부상자가 생겨났다. "이러고 있을수만은 없소. 수습이 끝나면 곧바로 쳐들어가서 복수를 합시다!" "흥분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오. 저들은 우리가 쳐들어 올것을 단단히 준비하고 있단 말이오." 히로우스가 흥분하며 소리치자 토치가 진정시켰다. 지금 남아있는 모든 병사들을 이끌고 성벽으로 달려가 라이아의 병사들 30만여명을 모두 죽이고 싶지만 너무나 위험한 발상이다. 라이아는 지금까지 행동으로 미루어 보아 방어전도 단단히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라이아의 영토를 밟기만 하면 골렘기술이 절로 굴러들어올 줄 알았는데." "나도 그렇게 생각하였네. 세 제국 모두가 골렘기술에 욕심을 부려서 침략하려고 한 것이지만 라이아는 골렘기술 외에도 3km의 사거리를 가진 강력한 활도 가지고 있었다니 말이야. 미리 알았으면 이런 피해가 없었을텐데 세 제국이 소국이라고 무시했으니 실질적으로 우리 모두의 책임이지." 게랭이 골렘기술에 대해서 말하자 페이스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였다. 처음에는 사실상 본래의 목적을 쉬쉬하면서 숨겼지만 이제는 대놓고 말하는 것이다. 제국이 라이아에 마족이 살고있다는 거짓된 명분을 내세워 침략하려는 것을 믿는 귀족은 아무도 없다. 그저 무지한 평민들이나 속아 넘어갈 뿐이지 머리가 똑똑한 귀족들은 속내용을 모두 알고있는 것이다. "이제 지나간 일은 생각하지 맙시다. 그렇다고 잊자는 것이 아니고 우리도 라이아에 본때를 보여줘야 하지 않겠소? 성벽이 있다고 해도 마법사들의 도움을 받으면 우리에겐 어려울 것이 없을거요." 토치는 앞으로의 계획을 힘차게 말하였다. 지금까지 제국의 병사들은 제대로 된 싸움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하고 기습만을 당해왔다. 이제는 적이 눈앞에 보이니 제대로 된 전투를 벌이고 싶은 것이다. "나도 당당히 싸우고 싶소. 마법사들이야 제국으로 돌아가도 책임질 일이 없지만 우리 기사들은 오늘 일 때문에 돌아가면 죽음이나 다름없는 귀족들의 심판을 받을 거요. 어차피 그럴 것이면 신나게 전투라도 벌이고 싶소." 토치의 말에 켄돌도 같은 뜻을 비췄다. 10만여명의 병사들이 죽고, 5만여명의 부상자가 생겼지만 아직도 전투를 벌일수 있는 75만여명의 병사들이 대기중이다. 그들은 죽거나 다친 병사들의 복수를 하고 싶어서 흥분된 상태에 있기 때문에 이럴 때 전투를 벌이면 평소보다도 높은 성과를 보일 것이다. 침략하려는 나라가 소국이 아니라 제국이었다면 지금 입은 피해로 병사들이 공포에 떨었겠지만 병력이 반도 안되는 소국임을 병사들이 알고있기 때문에 공포에 젖지 않고 강한 복수심에 불타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10만여명의 병사들이 죽은 경우는 제국이 전쟁을 벌이며 가끔 경험한 일이라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었다. 단지 이번의 경우는 소국에게 당했기 때문에 부끄럽고 창피한 것이다. "최선을 다해 돕겠소." "성벽은 우리에게 맡기시오. 전투를 벌일수 있도록 해주겠소." 세 명의 8서클 마스터가 돕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실질적으로 어제의 기습에 대한 책임을 묻자면 누구의 책임도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굳이 끝까지 묻는다면 그것은 마법사들이다. 그래서 기사들의 주장에 아무런 반박을 하지 않았다. "고맙소. 부상당한 병사들만 수습된다면 곧바로 전투를 벌입시다." 토치가 마법사들의 말에 대답하였다. "마법사들도 상당히 죽었을텐데 뭐라고 할말이 없소." "병사들에 비하면 피해가 적은 것이니 신경쓰지 마시요." 히로우스가 마법사들을 바라보며 말했지만 대답은 간단했다. 병사들 사이에는 상당수의 하위 마법사들이 배치된 상황이었다. 그래야 전투가 벌어지면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어제의 기습으로 10만여명의 병사들 틈에 있었던 하위 마법사들도 함께 죽음을 맞이했다. 또한 기마병사들 사이에는 공격마법만 전문으로 익히던 마법사들이 배치되었던 상황이라 마법사의 손실은 큰 것이다. 병사들이 죽은 숫자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지만 전투능력으로 살펴보자면 마법사들이 죽은 피해는 엄청나다. "최대한 빠르게 수습하고 전투를 준비합시다." 토치는 마지막 말을 꺼내고 회의를 마쳤다. 더이상 궁수병사들이 기습하지 못하도록 마법사들의 경계가 강화하기로 하였고, 성벽을 공격하기 위한 투석기나 창병과 궁수병사들을 계속해서 준비하기로 결정하였다. 성벽을 5km 앞에 두고서 경계하기는 어렵지가 않았다. 예전에는 사방을 경계해야 했지만 이제는 라이아의 성벽쪽만 경계시키면 된다. 그렇다고 다른 부분을 신경쓰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라이아의 병사들이 기습을 펼치려면 오직 성벽이 있는 방향밖에 없는 것이다. 기습의 피해를 수습하면서 성벽을 공격하기 위한 수많은 준비가 이루어졌다. 병사들도 라이아의 병력을 모두 알고있어서 승리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라이아의 궁수병사들이 무섭다는 것을 제국의 병사들 모두가 알고는 있지만 직접적으로 성벽에서 혼전이 벌어지면 제국의 병사들이 보유한 투석기가 위력을 발휘할테니 서로 마찬가지로 피해를 입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에는 병사들이 많은 제국에게 승리가 돌아간다. ------ "진군하라!" 토치는 뒤에 정렬하고 있는 75만여명의 병사들을 바라보며 오러를 사용해 크게 외쳤다. 토치의 말이 끝나자 수백명의 지휘관들이 병사들에게 토치의 말을 전달하였다. 대체적으로 병사들을 통제하는데는 소리와 깃발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한 북소리나 나팔소리를 이용하여 진군을 알리거나 또는 여러개의 깃발을 이용하는 것이다. 제국에서는 두 가지를 모두 이용하기 때문에 토치의 진군명령은 곧바로 수행되었다. 저벅저벅. 선두에는 5천여명의 기마병사들, 기마병사들 뒤로는 기사들, 기사들 뒤로는 일반병사들이 라이아의 성벽을 향해서 진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투석기가 실려진 마차와 돌덩이들이 가득한 마차 등 온갖 성벽을 공략하기 위한 도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성벽과 3km의 거리가 된다면 알려주시요." "알겠소." 토치의 말에 판도라가 대답하였다. 판도라는 8서클 마스터이기 때문에 마법을 이용해서 정확한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거리를 측정하는 이유는 며칠전 기습을 통해 알게된 라이아 궁수병사의 사거리 때문이다. 3km 밖에서 마법사들이 공격마법으로 성벽을 파괴하는 동시에 라이아의 궁수병사들이나 마법사들이 공격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면, 그 순간을 이용해 병사들이 성벽을 향해서 공격하려는 계획이다. 이런 방법은 가장 고전적인 방법으로 병력이 강한 쪽이 이기는 것이다. 마법사들이 약간의 시간을 벌어주면 투석기가 설치될 것이고, 그 이후에는 성벽을 방어하는 일도 쉽지 않을 것이다. "여기부터 3km 지점이요." "모두 정지하라!" 토치는 판도라의 말을 듣자 뒤에있는 지휘관들에게 소리쳤다. 75만여명의 병사들은 일제히 멈추며 자신이 들고있는 무기를 꽉 쥐더니 마지막으로 다짐을 하였다. 이제 마법사들의 공격이 이루어는 혼란을 틈타 최대한 성벽을 공격해야만 한다. 일부 성벽이 마법사들에게 파괴되겠지만 전체적으로 모두 공격해야 성벽을 넘을수 있을 것이다. "그럼 부탁하겠소." 토치의 말을 듣고서 판도라는 말에서 내렸다. 마법사들이 말에서 마법을 펼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부터는 기사들의 보호를 받아야 되기 때문에 말이 필요없었다. 판도라는 마법을 시전하기 직전에 생겨나는 마나의 파동을 임의로 생성시켰다. 그러자 마나파동을 느낀 마법사들이 병사들 틈에서 판도라 근처로 다가와 줄을지어 정렬하였다. 마법사들은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서 일반병사의 복장을 하고 있어서 외형적으로는 마법사인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제국의 마법사들은 미리부터 마나파동을 이용해서 단순한 몇가지의 신호를 결정하였다. 혼전이 이루어지면 마법사들끼리 힘을 모아서 적에게 피해를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모여든 마법사들은 4서클 이상의 마법사들이었다. 최소한 4서클 마스터라야 3km 밖에있는 성벽에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수 있기 때문이다. "체인 라이트닝(Chain Lightning)" "파이어볼" "라이트닝 볼트" "월오브아이스" 6서클 마법이 판도라의 손에서 시전되는 것을 시작으로 마법사들의 공격이 라이아의 성벽을 향해 날아갔다. 마법이 라이아의 성벽에 도착하기도 전에 또다시 마법사들은 연속으로 공격마법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쉬지않고 끊임없이 공격마법이 날아가는 장면은 장관이 따로 없었다. "공격하라!" 공격마법이 라이아의 성벽에 부딪치는 순간 토치의 명령이 떨어졌다. 기마병사들은 말을 타고 앞으로 달려나갔고 곧이어 기사들이 따랐다. 일반병사들은 말이 없기 때문에 죽어라 뜀박질을 하고 있었다. 펑펑펑. 첫 번째로 날아간 공격마법이 엄청난 굉음을 내며 성벽에 도착하기도 전에 폭발하였다. "젠장 결계를 설치해 놓다니." 판도라는 첫 번째의 공격마법이 허공에서 폭발하자 인상을 찡그렸다. 폭발한 자리에는 투명한 보호막이 희미하게 비춰지고 있었다. 두 번째의 공격마법이 또다시 알수없는 막에 부딪치자 이번에는 무엇인가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흐흐흐 아무리 결계라도 수백명이 시전하는 공격마법에는 속수무책이지. 첫 번째의 공격마법에 부서지지 않은 것이 용하군." 판도라는 결계가 파괴되자 미소를 지었다. 세 번째의 공격마법이 성벽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성벽이 무식할 정도로 두껍기 때문에 파괴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여러군데의 성벽에서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마법사들이 멀리서 공격마법을 쉴세없이 성벽을 향해 날리고 있는 순간에 토치는 기마병사들 뒤에서 힘차게 달리고 있었다. 기마병사들은 전신을 무장했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그들이 앞서서 달리기 때문에 화살에 안전할 수 있으며 먼지를 일으켜 시야를 가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공격하라!" "성벽이 파괴된 부분을 노려라!" "사다리를 걸쳐라!" 성벽에 가까워지자 지휘관들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성벽의 공략은 실질적으로 마구잡이 형태로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후퇴의 명령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으악! 살려줘." "죽어라!" 여기저기서 전투를 벌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벽 위에서는 창과 검을 든 병사들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사다리를 밀어내고 있었고, 성벽이 파괴된 부분으로 병사들이 들어가려고 했지만 그곳에는 3m 크기의 고렘이 떡하니 자리를 메꾸어 버렸다. "젠장할 골렘들" 토치는 마법사들이 힘들여서 파괴시킨 성벽의 구멍에 라이아의 골렘들이 떡하니 막아서자 욕설을 내뱉었다. 파괴된 성벽은 많았지만 라이아는 수백대의 골렘이 있는지 계속해서 파괴하는 성벽 구멍을 골렘으로 메꾸어 버렸다. 더욱이 골렘은 성벽의 구멍을 메꾸고서는 상체에 매달린 팔이나 이상한 도구로 병사들을 아작내고 있었다. "하늘이다!" 갑자기 성벽 위에서 제국의 병사들이 올라오는 것을 막아내던 라이아의 병사들이 하늘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토치는 성벽과 200m 떨어진 지점에서 투석기를 책임지고 지휘하는 켄돌을 바라보았다. 루이폰 제국의 병력을 책임지는 켄돌은 성벽의 공략중에 투석기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책임을 맡은 것이다. "라이아 놈들아 네놈들도 당해봐라." 켄돌은 투석기를 담당하는 부지휘관을 닥달해 돌덩이를 날리라고 지시했다. 마차에는 거짓말 약간 보태서 라이아의 성벽 너머에 산을 만들 정도의 돌덩이들이 가득히 있었다. 투석기는 성벽과 150m 지점과 200m 지점 그리고 250m 지점에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었다. 투석기마다 사거리가 다른 이유도 있지만 몰려 있으면 마법사에 의해서 단번에 박살날 것이기 때문이다. 투석기 한 대에는 다섯 명의 하위 마법사들이 마법 방어막을 시전할 준비도 하고 있어서 약한 공격마법에 파괴될 염려도 없다. "푸하하 통쾌하군." 켄돌은 계속해서 돌덩이들이 라이아의 성벽으로 넘어가자 통쾌하게 웃었다. 켄돌은 잠시 기뻐하다가 성벽 아래서 성벽위의 라이아 병사들과 직접적으로 전투를 벌이고 있는 병사들을 바라보며 안쓰러운 감정이 생겼다. 자신도 성벽으로 달려가 싸우고 싶지만 투석기를 지휘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성벽 밑에서는 보나드 제국의 병력을 책임진 토치가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리며 성벽 위를 공격하고 있었지만 상황은 좋지 않았다. 켄돌은 성벽과 약간 떨어진 곳을 바라보자 그곳에는 드레이얀 제국의 책임자인 히로우스가 고생하고 있었다. 그는 궁수병사와 창병을 지휘하여 라이아의 병사들이 성벽 위에서 움직이지 못하도록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투석기의 뒤쪽에서는 쉬지도 않고 수백여명의 마법사들이 끊임없이 라이아의 성벽을 파괴하고 있지만 골렘이 파괴된 성벽의 자리를 메꾸고 있었다. "라이아놈들은 골렘이 왜 이렇게 많은거야." 켄돌은 라이아의 성벽을 바라보며 말했다. 라이아의 성벽 너머에서 수없이 많은 화살이 날아오고 있었지만 성벽 때문에 보지않고 쏘는 것이라 피해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물론 성벽 위에서 화살을 쏘는 궁수병사들도 있지만 대부분이 성벽위로 오르는 병사들을 견제해야 하기 때문에 성벽 위에는 궁수병들이 많지 않았다. 마법사의 경우는 제국의 마법사들이 강력한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서로 엉뚱한 곳에 마나를 소비하고 있었다. 결국 대체적으로는 제국의 병사들에게 유리한 입장이다. 하지만 켄돌은 그런 유리한 상황이 단 한 순간에 뒤집어 질줄은 몰랐다. "모두 피해!" 토치는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돌덩이들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성벽을 넘기 위해서 병사들을 지휘하는 도중에 갑작스럽게 그늘이 생겨서 하늘을 바라보았는데 돌덩이들이 보였던 것이다. "세상에 이럴수가" 토치는 라이아의 성벽 너무에서 갑작스럽게 돌덩이들이 날아오자 할말을 잊었다. 처음에 투석기가 당연히 있을 줄 예상하고 성벽을 공략했는데 돌덩이들이 날아오지 않자 투석기가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라이아에서는 병사들이 성벽에 가깝게 올 때까지 기다린 것이다. "후퇴하라!" 토치는 성벽 너머에서 끊임없이 돌덩이들이 날아오자 더이상의 공격이 무의미함을 느겼다. 무너진 성벽에는 골렘들이 메꿔서 병사들의 접근을 막고 있었고, 사다리를 걸치고 올라가는 병사들은 극히 일부였다. 설사 올라간다고 해도 곧바로 죽임을 당하니 공략은 실패한 것이다. 뒤에서 켄돌이 투석기를 이용해서 성벽 너머로 날려주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성벽을 넘기 위해선 성벽 위의 병사들을 처리해야 하는데 저항이 너무 심해서 서로 피해만 보는 상황이었다. 계속 죽여도 새로운 병사가 막아서는 상황에서 라이아의 투석기는 복병(伏兵)으로 등장했다. 토치에 의해서 후퇴가 결정되자 제국의 병사들은 일제히 후퇴를 하기 시작했다. 제국의 병사들이 후퇴를 하자 성벽 너머로 더이상의 돌덩이나 화살 그리고 마법이 날아오지 않았다. 토치는 좀더 피해를 줄수도 있는데 더이상 성벽 너머에서 공격하지 않자 약간 의아하게 생각하며 후퇴를 지휘하였다. 켄돌은 토치가 후퇴를 결정하자 아무런 말도 하지를 못했다. 자신이 보기에도 성벽을 공략해봐야 아무런 성과도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켄돌은 투석기를 이용해 라이아의 성벽 너머로 돌덩이를 수없이 날린 것으로 만족할 뿐이다. 제국의 병사들과 지휘관들은 후퇴를 하면서 뒤를 힐끗힐끗 바라보았다. 정말이지 탄탄한 성벽이 아닐수 없었다. 마법사들이 아무리 성벽을 파괴해도 그 자리에 골렘이 들어차니 할말을 잃은 것이다. 더욱이 마법사들이 아무리 강력한 힘을 발휘해도 그 끝이 있기 마련이다. 토치가 후퇴를 결정하였을 때는 제국의 모든 마법사들이 마나가 거의 고갈된 상태였던 것이다. 8서클 마스터 판도라의 말마따나 마법사들은 정말로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해서 공격을 했다. 자신들을 보호할 약간의 마나도 남기지 않고 말이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 "처참하군." 데이몬 기사단장은 자신의 눈앞에 가득히 쌓여있는 돌덩이를 바라보며 할말을 잊었다. 처음에 날아온 돌덩이에는 많은 병사들이 떼죽음을 맞았지만 곧바로 성벽 가까이 붙으라는 지시로 피해가 줄긴 하였다. 병사들이 얼마나 죽었는지 모를 정도로 한쪽에 시체의 산이 만들어져 있었다. 돌덩이에 맞아죽은 병사들 만큼이나 성벽 위에서 싸운 병사들도 많이 죽었다. 죽으면 뒤이어 대기하고 있던 병사가 자리 메우기를 끝없이 반복하였다. 성벽이 무너져 깔린 병사들도 상당히 많았다. 데이몬은 성벽이 제국의 마법사들에게 파괴되면 곧바로 3m 크기의 육중한 골렘으로 그 자리를 메꾸도록 하였다. 처음에는 골렘 투석기를 이용해서 적이 가까이오면 돌덩이들을 던져서 깡끄리 죽일 계획이었지만 성벽이 파괴되어 버리자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 데이몬은 당장 파괴된 성벽을 막기 위해서 골렘 투석기를 조종하려고 대기중인 1서클의 마법사들에게 본래 성벽을 축조(築造)한 이후에 한쪽에 버려져있던 골렘들을 조종하여 파괴된 성벽에 메우라고 지시하였다. 그러자 성벽이 파괴된 자리에 3m 크기의 골렘이 자리를 차지하자 적의 공격에 안전하게 되었지만 골렘 투석기를 조종할 1서클의 마법사들이 다른 일을 하게되어 골렘 투석기는 그냥 방치된 것이다.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성벽이 파괴되어 1서클의 마법사들은 골렘 투석기를 조종하기는 커녕 축조에 쓰였던 골렘으로 성벽 메우기에 바빴다. 나중에 제국의 마법사들이 마나가 고갈되었는지 성벽의 파괴가 적어지자 곧바로 1서클의 마법사들을 골렘 투석기를 조종하도록 하여 제국의 병사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준 것이다. 골렘 투석기를 조종하던 1서클의 마법사들은 체력이 강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성벽 축조에 쓰이던 골렘을 모두 조종해서 움직이느라 수없이 뛰어다녔다. 나중에 골렘 투석기를 조종할 때쯤에는 거의 반실신 지경에 이르른 것을 바라본 데이몬은 적이 후퇴하자 곧바로 골렘 투석기의 조정을 멈추도록 하였다. 적에게 피해를 주는 것 보다는 골렘 투석기를 조종하는 1서클의 마법사들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데이몬 기사단장이 뒤처리를 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제국의 투석기들이 날린 돌덩이들을 병사들에게 말해서 성벽이 파괴된 곳으로 모두 옮기도록 하였다. 제국의 투석기들이 날린 돌덩이들은 마법협회에서 만든 골렘 투석기가 날리기에는 크기가 적당하지 않았다. 더욱이 이번 전투에서는 그동안 준비한 골렘 투석기에 사용할 동그란 돌덩이들을 얼마 사용하지도 못했다. 골렘 투석기가 사용한 시간이 매우 짧았기 때문이다. 성벽이 파괴된 곳에는 골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끄집어내지 않고 그 자리에 병사들이 돌덩이들을 쌓고 있었다. 어차피 당장은 쓸모없는 골렘이기 때문에 성벽을 막는데 사용하려는 것이다. 나중에 꺼내도 골렘은 자체 복구능력이 있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심각하게 파손되면 자동 복구가 불가능하겠지만 말이다. "오늘 정말로 수고했소." "저보다는 병사들이 많이 고생했지요." 데이몬이 내게 다가와 말을 하자 대답을 하였다. 데이몬이 내게 감사의 말을 하는 이유는 처음에 유지되었던 결계 때문이다. 제국의 마법사들이 시전한 두 번째의 공격마법에 파괴되긴 하였지만 그 정도로도 엄청난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제국 마법사들의 마나를 상당히 소비시킨 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전투중에 20명의 고위 마법사와 기타 하위 마법사들도 상당한 고생을 하였다. "다음에도 결계를 부탁하겠소." "결계는 파괴된 것이 아니라서 마나만 주입하면 운영되니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는 데이몬의 말에 대답해 주었다. 데이몬은 시간이 지날수록 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지금 라이아를 막아내는 원인이 모두 내게 있었기 때문이다. 성벽을 축조한 것은 내가 설계한 골렘이고, 골렘 투석기도 마법협회에서 개발한 것인지만 그 원래의 기술이 내게서 나왔던 것이다. "들어가서 푹 쉬도록 하시요." "고맙습니다. 그럼." 나는 데이몬에게 인사를 건네고 마법사들이 머무는 건물로 향했다. 그동안 너무 많은 마법을 남발하여 마나가 고갈된 상태라 부상을 입은 병사들을 마법으로 치료해 주지도 못했다. 한 시간이 지나면 만나가 모두 채워지겠지만 지금 당장은 마법을 사용할 수가 없다. 만약 내공력이나 영혼력이 없었다면 나는 이 자리에서 탈진하였을 것이다. 아무리 9서클 마스터라도 마나가 한줌도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마법을 사용하면 마나역류로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 건물안으로 들어오자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이 녹초가 된 모습을 볼수 있었다. 모두들 고갈된 마나를 보충하기 위해서 명상에 잠겨 있었다. 평소때는 그저 휴식을 취하기만 해도 마나가 복구되기 마련이지만 오늘은 긴장한 상태에서 자신들이 낼수있는 최대한의 마나를 소비했기 때문에 명상은 필수적이었다. 만약 운이 좋다면 이들중 몇명은 마법 클래스를 높일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긴장된 상태에서 마법을 마나가 고갈될 정도의 상태까지 사용하면 깨달음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나는 한 시간 동안을 휴식하고 곧바로 밖으로 나와 부상당한 병사들을 치료했다. 그동안 제국의 병사들을 기습하면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지만 오늘 전투는 라이아가 정말로 식민지가 될수도 있었던 상황이라 어쩔수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마나를 모두 사용하였다. 평소라면 부상당한 병사들을 치료하지 않았겠지만 오늘은 똑같이 고생했다는 동질감이 생기자 치료하고픈 마음이 절로 생겼다. 22. 사랑 제국의 75만여명이나 되는 병사들에게 공격을 당한 다음날부터 라이아의 병사들은 끔찍한 나날을 보내야 했다. 제국의 마법사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성벽을 향해 공격마법을 난사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내가 설치한 결계가 강하긴 하지만 수많은 마법사들의 공격이 시작되면 두 번을 견뎌내지 못하고 파괴되어 버릴 뿐이었다. 제국의 마법사들은 정확히 칼루이 보우의 사거리인 3km 지점에서 공격마법을 매일같이 시전하였다. 제국의 마법사들에게 성벽이 파괴되면 다음날이 되기 이전에 성벽을 바위로 메워버려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곧바로 제국의 병사들이 공격을 하기 때문이다. 나는 성벽을 보호하기 위해 결계가 파괴되면 곧바로 결계에 마나를 주입하는 생활을 반복하였다. 기습은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었고 제국측에서도 매일같이 마법사들을 동원하여 성벽만을 파괴할 뿐 별다른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라이아의 입장에서 좋은점이 있다면 제국의 전쟁물자가 거의 위험수위까지 다가왔다는 것이다. 라이아의 영토까지 이동하는데 무려 20일이나 소비되었고 또한 성벽을 공략하며 시간만 보낸 것이 10일이 흐른 것이다. 산을 뒤엎으리만치 많은 병사들이 하루에 먹는 식량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 많은 식량은 마차를 이용해 운반하면서 소비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비상으로 마법사들의 마법주머니에도 식량을 가득 채워왔는데 그것 마져도 모두 바닥나 버렸다. "피곤한데 불러서 정말 미안하네." "아니 괜찮습니다." 데이몬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회의실에는 데이몬을 비롯해 지휘관들이 피곤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코앞에 머물고 있는 제국의 병사들이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이라 회의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루어지는 일일 행사이다. "모두들 변동된 사항을 보고하도록 하게." 데이몬은 각 지휘관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골렘 투석기의 지휘관, 궁수병사들의 지휘관, 성벽의 복구를 담당하는 지휘관, 정보를 담당하는 지휘관, 전쟁물자를 담당하는 지휘관 그리고 마법사들을 지휘하는 내가 있다. 그 외에도 취사 병사들을 담당하는 지휘관이나 세탁을 담당하는 지휘관까지 뒷자리에 앉아 있었다. "제국의 전쟁물자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국의 병사들은 어제부터 하루 두 끼의 식사가 지급되고 있으며 그중 한 끼는 약간의 건육을 지급하고 있어서 식량이 부족한 것을 한 눈에 알수 있었습니다. 식량부족을 제외하고 다른 전쟁물자에 대해서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하하하 기쁜 소식이군." 데이몬은 정보를 담당하는 지휘관의 말을 듣고서 웃음을 터뜨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라이아에 유리한 사항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회의실에 있는 지휘관들은 평민과 귀족이 섞여있는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즐거운 분위기로 진행되고 있었다. 10일 전에 회의를 할 때는 같은 지휘관이라도 신분에 따라서 마음속으로 상대방을 무시했지만 이제는 그렇지가 않았다. 매일같이 제국의 병사들에게 공격받으면서 함께 싸운다는 동질감이 생겨났으며 상대방의 뛰어난 능력을 인정하게 된 것이다. 물론 일부 능력이 부족한 지휘관들은 데이몬에 의해서 직위해제 당했다. "기사단장님 요즘들어 성벽을 복구하는 일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임시방편으로 만든 성벽은 이제 약한 마법에도 부서지고 있는 형편입니다." "조금만 참아주게. 자네도 알다시피 제국은 우리보다 심각한 상황이 아닌가. 내일부터는 모든 여유병력을 성벽복구에 투입하도록 하겠네." "알겠습니다." 데이몬은 성벽의 복구를 담당하는 지휘관의 말에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제국이 처음 성벽을 공격한 날부터 오늘까지 성벽의 복구는 끝이 보이질 않았다. 10일이 지난 지금은 성벽이라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정도이다. 파괴된 성벽에는 바위로 메워져 있어서 바위틈으로 성벽 밖이 보이기도 하였다. "더이상 할말이 없으면 각자 맡은일에 충실하도록!" 데이몬은 회의를 끝마쳤다. 성벽을 방어하는데는 특별한 명령이 필요없다. 각자 맡은 분야에만 충실한다면 제국의 병사들이 성벽을 넘게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칼루이 영주 오늘도 부탁하겠소." "걱정하지 마세요." 회의실을 빠져나가는 내게 데이몬이 말했다. 매일같이 제국의 고위 마법사들이 공격하기 때문에 마법사들은 마법 방어막을 성벽 위에서 만들어야 한다. 10일 동안에 가장 고생한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은 마법사들과 성벽을 복구하는 병사들이었다. 나는 회의실을 빠져나와 성벽을 보호하는 결계에 마나를 주입하고는 휴식을 취하였다. 요즘들어 휴식을 할 때마다 온갖 잡생각이 떠오른다. 죽음을 맞이하고 평행우주를 건너 이곳에서 새롭게 태어나 드워프인 기디엔을 만나게 되어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칼루이 숲에서 혼자 조용히 살아가길 원했지만 인간의 문화가 그리워 라이딘으로 오게된 것을 시작으로 지금은 이곳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내가 칼루이 숲을 떠나면서 예정된 일일까.' 칼루이 숲에서 혼자 지낼때는 수련의 재미에 요즘같은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람을 계속해서 죽이면서 정체성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게 된 것이다. "적이다!" "제국의 마법사들이 또 왔다!" 나는 밖에서 병사들이 외치는 소리를 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없으면 이곳은 제국의 병사들에 의해서 쑥대밭으로 변할 것이고, 결국 나의 영지도 침략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제국을 막아내야 한다. "텔레포트" 나는 성병위로 곧바로 텔레포트 하였다. 제국의 마법사들은 나타나자마자 곧바로 공격마법을 날려서 성벽을 파괴하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다. 성벽 위에서 바라보자 제국의 마법사들이 기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공격마법을 준비하는 것이 보였다. "프로텍션" 나는 마법 방어막을 생성시키는 1서클 프로텍션 마법을 사용하였다. 1서클의 마법이긴 하지만 마나를 얼마나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방어막의 보호능력이 달라진다. 즉, 많은 마나를 사용하면 고위 마법도 방어할 수 있는 것이다. "모두 엎드려!" "날아온다!" 성벽 위에서 제국의 마법사들을 바라보던 병사들이 큰 소리로 외쳤다. "펑펑펑" 제국의 마법사들이 날린 수많은 공격마법이 성벽의 근처에 생성되어 있는 투명한 방어막에 부디치고는 폭발하였다. 잠시 후에 두 번째의 공격마법이 결계에 부디쳐 방어막이 사라져 버렸고, 세 번째의 공격마법은 프로텍션 마법으로 생성된 방어막에 막혔다. "프로텍션" 나는 또다시 마법 방어막을 생성시켰다. 10일 동안에 매일같이 해온 일이라 마법 방어막을 생성시키는 일이 익숙해졌다. 내가 모든 성벽을 보호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일부 성벽은 공격마법에 의해서 파괴되고 있었다. 9서클 마스터이긴 하지만 제국의 마법사들이 다함께 공격하는 것을 모두 막을수는 없는 일이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6서클 마스터인 크로가 성벽 위에서 마법 방어막을 생성시키는 내 옆으로 다가와 말했다. 고위 마법사들은 지금까지 무려 30일 동안을 고생하였다. 20일 동안은 매일같이 기습을 실시하였고, 10일은 성벽 위에서 제국의 마법사들이 날리는 공격마법을 보호하였다. "프로텍션" 크로가 마법 보호막을 생성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뒤이어 다른 고위 마법사들이 나와 보호막의 생성을 도왔다. 마법의 경우 공격마법 보다는 방어가 더욱 어렵기 마련이다. 우리는 성벽이 파괴되는 것을 조금이라도 더 막아보려고 애를 썼다. "그만하세요!" 나는 성벽 위에서 마법 방어막을 생성시키는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에게 외쳤다. 제국의 마법사들이 마나가 부족했는지 더이상 공격하지 않고 돌아가고 있었다.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은 온몸이 녹초가 되어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나는 마나가 부족해도 내공력이나 영혼력을 이용하면 되지만 이들은 그렇지가 않았다. "잠시 참으세요." 나는 영혼력으로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의 정신을 안정시켜 주었다. 그동안 전쟁의 경험도 없던 고위 마법사들이 지금까지 버텨온 것은 내가 영혼력으로 이들을 안정시켰기 때문이다. 만약 이렇게 하지 않았다면 얼마 버티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나마 요즘은 영혼력으로 굳이 안정시키지 않아도 적응이 되어서 다행이라 생각된다. "고맙습니다. 엘프마법은 이런 장점이 있군요." 7서클 마스터 데리언이 마음을 진정시키고 내게 말했다. 고위 마법사들 중에서 가장 서클이 높기 때문에 안정되는 속도도 빠르다. 요즘들어 고위 마법사들은 내가 사용하는 엘프마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어떤 무리한 마법을 사용해도 절대적인 마나의 안정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엘프마법은 조화롭기 때문에 마나 고갈을 경험한 이후에도 신체에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마법은 마나를 부족할 때까지 사용한다면 신체에 엄청난 위험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아시다시피 엘프마법은 수련하기가 인간마법 보다도 어렵고 공격마법의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치료만큼은 탁월하네요." 데리언이 나의 말에 자신의 머리를 두드리며 대답했다. 마법을 시전하고 이후에 찾아오는 두통이 내가 영혼력을 사용함으로 인해 사라졌기 때문이다. 고위 마법사들은 내가 영혼력을 사용해 마나의 고갈로 인해 찾아오는 후유증을 막아주자 그것을 엘프마법을 사용해 치료했다고 착각한다. 나는 영혼력에 대해서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 엘프마법으로 착각하는 것을 방치하였다. "결계를 복구하기 위해서 가야겠네요." 나는 데리언에게 말하고는 성벽 너머로 내려갔다. 그리고는 성벽에 그려놓은 결계의 마법수식을 찾아다니며 일일이 마나를 주입하였다. 결계에 마나의 주입을 끝내고 난후 명상을 하며 휴식을 취하였다. 이제부터 또다시 제국의 마법사들이 공격하기를 기다려야 한다. 이런 나날이 얼마나 계속 될지는 모르지만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만은 라이아의 모든 병사들이 알고있다. ------ 피엔은 식사를 하면서 안색이 좋지않은 에이미를 계속해서 곁눈질로 살펴보았다. 에이미는 칼루이 영주가 떠난지 얼마 되지않아서 함께 식사하는 것을 그동안 피해왔다. 하지만 오늘은 전쟁에 대한 좋은 소식이 전해졌기에 자리를 함께 할수 있었던 것이다. "에이미 아가씨 정말로 우리가 승리했나요?" 뷰티는 웃는 얼굴로 에이미를 바라보며 말했다. 식사를 하기전에 에이미가 모두에게 전쟁의 소식을 전했기 때문에 밝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동안 가장 고생이 심한 것은 라이아의 황가인 디에나였다. 여섯 명의 노예들은 주인을 철저히 신봉하기 때문에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에이미도 노예들과 마찬가지로 걱정하지 않았다. "뷰티야. 그것은 승리한 것이 아니야. 단지 세 제국의 병력을 막아냈을 뿐이지. 아까 말했다시피 제국이 더이상은 전쟁물자 부족으로 침략하는 것이 사실상 힘들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거야." "세 배나 많은 병사들을 막아냈으니 승리한 거잖아요." 뷰티는 에이미의 말을 듣고서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싸워서 막아냈으면 막은 사람들이 이긴 것이 맞는데 남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뷰티가 전쟁에 대한 기본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뷰티야 그 얘긴 그만해. 어찌되었든 전쟁이 끝나면 주인님이 돌아오실거야." "네, 피엔언니" 뷰티는 피엔의 말을 듣고서 조용히 식사를 하였다. 여섯 명의 노예들은 전쟁에 관심이 없었다. 그저 전쟁이 끝난다면 주인이 돌아온다는 것에 기뻐하는 것이다. "에이미 언니 기루님은 언제 돌아오실 것 같아요?" 디에나 코도나드가 뷰티의 말이 끝나자 에이미에게 말했다. 칼루이 영주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오직 황가인 디에나 밖에 없다. "황궁에서 전해온 소식에 의하면 제국의 병사들은 요즘들어 계속 굶고 있다고 해. 그러니 전쟁은 한 달도 넘기지 못할거야. 아니 한 달이 아니고 10일도 넘기기 힘들지도 모르지. 아무리 용맹한 제국의 병사들이라도 굶주림에는 당할자가 없으니 말이야." "에이미 언니 정말 다행이에요. 라이아가 안전하게 되었으니 말이에요." 디에나는 에이미의 말을 듣고서 라이아가 독립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에 즐거웠다. 저택에서 유일하게 칼루이 영주보다 라이아를 걱정하는 사람이 디에나인 것이다. 그녀는 대외적으로 칼루이 영주와 결혼했지만 그녀 스스로 자유스럽게 지내기 위해 왔던 것이고, 칼루이 영주와 잠자리 한 번도 한적이 없기 때문에 정 마저도 없다. 그저 친구같은 사이일 뿐인 것이다. "그런데 에이미 언니는 왜 통신 돌맹이도 있는데 영주님에게 직접 연락하지 않죠?" "영주님이 귀찮아 하셔서 연락하지 않는거야. 디에나는 영주님과 얼마 지내지 않았지만 영주님의 성격을 어느정도 알고있지? 그리고 영주님은 뛰어나신 분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어." 에이미는 디에나의 질문에 대답해 주었다. 모두들 조만간 칼루이 영주가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에 즐거웠다. 그동안 저택은 칼루이 영주가 없어서 썰렁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여섯 명의 노예들은 더이상의 마법실험에 흥미를 잃고는 저택을 이리저리 돌아다녔고, 에이미는 영지의 업무에 빠져 헤어나오질 않았다. "그런데 에이미 아가씨는 얼굴색이 좋지 않으신데 아프신거 아닌가요? 요즘들어 식사를 따로 하시는 것 같고 이유를 알수 없나요?" "아니 그런거 없어. 걱정해 줘서 고마워." 에이미는 디에나의 노예인 이플의 질문에 당황스러워하며 대답했다. 에이미의 행동에 모두들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왜 그런지 질문하지 않았다. 에이미의 노예인 시연은 안타까운 눈빛으로 자신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영지의 업무가 밀려있어서 먼저 가볼께." "벌써 식사가 끝나신 거에요?" "약간 피곤하거든." 에이미는 이플의 질문을 받고부터 계속해서 허둥지둥 하였다. 그리고는 자리를 피하기 위해서 영지업무의 핑계를 대고서 방으로 돌아갔다. "피엔 요즘 에이미 언니가 이상하지 않아?" "안색이 좋지 않으신 것 같아요." 디에나의 질문에 피엔이 대답하였다. "우리를 피하는 것 같은데 시연은 왜 그런줄 알고있어?" "죄송합니다. 말씀드릴 수가 없네요." 디에나의 질문에 시연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노예인 주제에 감히 귀족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 것은 크나큰 결례이기 때문이다. "시연이 말하지 못한다면 할수 없지. 숨기는 것을 알려고 하는 것은 실례되는 일이니까. 내가 황궁에 갖혀 지내면서 뼈져리에 느낀 사실이야. 시연 그렇다면 한 가지만 말해 줄수 있어?" "곤란한 질문이 아니면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디에나는 에이미의 노예인 시연을 통해 에이미가 요즘들어 이상한 행동을 하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 "곤란한 질문은 아니야. 단지 에이미 언니가 아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문제 때문에 그런지 알고 싶은거야. 대답해 줄수 있어?" "그것은 대답해 드릴수 있겠네요. 주인님은 아픈 것이 아니에요. 단지 최근에 고민이 하나 생겼을 뿐이에요." 에이미의 노예 시연의 대답을 듣고서야 모두들 안심을 하였다. 요즘들어 에이미가 식사를 같이 하지도 않고 방에서 나오질 않자 걱정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건강상 문제가 아니라면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에이미 언니에게 무슨일이 생기면 시연이 우리에게 알려줘." "네, 디에나 아가씨." 시연은 디에나에게 대답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에이미의 방으로 향했다. 디에나, 이플 그리고 여섯 명의 노예들은 전쟁에 대해서 좀더 이야기를 하였다. 칼루이 영주가 떠난지 30일이 넘었기 때문에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에이미는 그동안 자신만이 아는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였다. 식사도 따로 하였고, 영지의 업무도 방에서 처리하고 있다. 조만간 모든 사실이 밝혀진다면 에이미 자신은 이것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걱정이 앞섰다. "주인님 괜찮으세요?" 시연이 방에 들어와 에이미를 바라보며 말했다. "괜찮아." "모두들 주인님을 걱정하는데 이제는 사실을 밝혀야 하지 않을까요?" 시연은 에이미의 말을 듣고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축하할 일인데 지금까지 모두를 속여온 것이다. "임신한 사실이 알려지면 모두 어떻게 생각할까?" "주인님 숨기지 말고 얘기하세요. 모두들 축하해 줄거에요." 시연은 에이미의 질문에 곧바로 대답해 주었다. 똑같은 질문을 수십 아니 수백번을 받아서 그런지 이제는 질문을 받자마자 곧바로 대답이 입에서 튀어나왔다. '디에나가 어떻게 생각할까?' '라이아에 모든 귀족들이 알게될텐데 나는 어떻게 살지?' 에이미는 자신이 임신한 사실이 밝혀진다면 그 파장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디에나가 자유스럽게 살아가기 위해서 칼루이 영주와 결혼했다지만 자신이 임신한 사실이 밝혀진다면 디에나가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내가 영주님의 노예였다면 이처럼 고민하지 않을텐데.' 에이미는 자신이 여섯 명의 노예중 한 명이었다면 이렇게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노예가 임신하면 모든 것이 주인의 명령에 의해서 처리되기 때문이다. 대부분 노예가 귀족의 아이를 임신하면 유산 시키거나 혹은 태어난 이후에 평민의 신분을 준다. "내가 임신한 것은 축복할 일이 아니니까 모두에게 비밀로 해야돼. 영주님이 돌아오시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실거야." 에이미는 영주가 돌아오면 모든 것이 해결되리라 생각했다. "주인님 이제는 배까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하시려구요?" "이제 영주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방에서 나가지 않을 거니까 상관없어. 하던 일들은 방에서 처리할거야." 에이미는 모든 일을 방에서 처리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제는 배까지 불러오는 상황이라 돌아다닐 상황이 아니다. 다행한 점은 자신이 임신한 것을 알게된 이후로 방에서만 생활했기 때문에 방에서 영지의 업무나 식사가 모두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에이미의 노예 시연이 그만큼 할일이 많아지게 된다. '영주님이 빨리 오셔야 될텐데.' 시연은 자신의 주인을 바라보며 영지에서 임신한 노예들을 생각했다. 칼루이 영지에는 수많은 노예들이 가족을 이루는 것이 정착화 되었다. 그리고 요즘들어 여자노예의 임신소식이 매일같이 들려오고 있다. 여자노예는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도 노예의 신분이기 때문에 임신을 피한다. 하지만 칼루이 영주는 모든 노예들에게 새롭게 태어나는 아이는 무조건 평민신분으로 약속했기 때문에 이처럼 노예들의 임신이 많아진 것이다. "주인님 식사를 준비할께요." "고마워." 에이미는 시연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였다. 에이미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노예인 시연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임신을 한 이후로 생각이 많이 바뀌어 고마운 마음이 자주 생긴다. 에이미는 지금 겪고있는 고민이 해결되면 시연을 저택 밖에 영주의 노예들과 함께 정착시키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칼루이 영지에 자유롭게 살아가는 다른 노예들처럼 생활할 수 있도록 말이다. "맛있겠다." 에이미는 시연이 들고오는 음식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임신한 이후로 식욕이 왕성해서 나날이 먹는 분량이 늘어가고 있다. 평소에 맛없는 음식이라고 생각했던 음식들도 요즘은 맛있게 먹고있는 것이다. "주인님 천천히 드세요." 시연은 자신이 가져온 음식을 에이미가 허겁지겁 먹자 한숨을 쉬었다. 요즘들어 시연은 임신한 여자가 얼마나 많은 음식을 먹는지 매일 목격하고 있다. 작은 몸에 산더미 같이 쌓인 음식이 어떻게 모두 들어갈 수 있는지 신기하였다. "입덧이 없어서 정말 다행이야. 임신한 여자들은 대부분 입덧을 한다는데 말이야." "축복받은 아이라서 그럴 거에요." 에이미는 임신한 아이가 축복받았다고 하자 자신의 배를 쓸어내렸다. 그리고는 또다시 음식을 입에다 끝도없이 집어넣었다. 잠시후 에이미는 깨끗하게 비워진 접시를 시연에게 건네주었다. 그냥 두면 치울텐데 이렇게 건네주는 이유는 아직도 부족하다는 뜻이었다. '어른이 되어서 나오려나.' 시연은 자신의 주인이 엄청난 분량을 먹어대자 아이가 태어나면 통통할 것이라 생각하였다. 좋은 영토에는 제국이나 왕국이 자연스럽게 세워지고, 척박한 곳이나 살기 힘든 곳은 소국이 세워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소국은 척박한 곳에 세워진 만큼 나름대로 뛰어난 방어수단이 저절로 생겨난다. 늪지라든지 몬스터 숲이 그것이다. 그중에 라이아에서 가장 강력한 몬스터 숲이 있다면 그것은 칼루이 숲이다. 그리고 그 숲에는 각종 몬스터 이외에도 드워프와 엘프라는 이종족이 살고 있어서 그곳으로는 침략이 불가능한 곳이었다. "모두 죽여라!" 비엔 왕국의 기사단장 디프 파페인은 병사들에게 소리쳤다. 사방에서 몬스터들이 피냄새를 맡고서 달려드는 상황이었지만 병사들이 많아서 무서울 것이 없었다. "진격하라!" 디프는 오러를 이용해 큰 소리로 외쳤다. "파이어볼" "라이트닝 볼트" 수많은 공격 마법들이 피냄새를 맡고 몰려오는 몬스터의 무리들에게 떨어졌다. 가끔씩 강한 몬스터가 튀어나오면 마법사들은 홀드 마법을 시전한다. 그러면 병사들은 움직이지 못하는 몬스터를 난도질 해버린다. 이런 방식으로 서로서로 합심하여 몬스터를 죽여나가고 있었다. "쿠엑" "크크크 인간...이다. 죽..어..라!" 몇몇 몬스터들은 병사들을 향해 달려오면서 말까지 하고 있었다. 몬스터들이 모두 말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중에 오크나 라이컨슬로프의 경우에는 약간의 말도 할줄은 안다. "라이아는 우리 왕국들이 차지할 것이다!" 디프의 말을 듣고서 많은 병사들이 힘을내어 몬스터를 죽이고 또 죽였다. 마법사들의 공격마법과 투석기까지 동원되는 상황이라 아무리 강력한 몬스터라도 죽음을 피할수는 없었다. 오우거도 나타나기만 하면 병사들의 창이 수십개가 박혀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였다. 디프는 병사들을 지휘하다가 잠깐 시간을 내서 뒤를 돌아보았다. 80만여명에 달하는 왕국의 병사들이 줄지어 정렬한 상태로 따르고 있었다. 보나드 제국, 루이폰 제국 그리고 드레이얀 제국의 세 제국이 90만여명의 병사들로 라이아를 식민지로 삼는다는 계획은 거의 물거품으로 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여덟 왕국들은 각각 10만여명의 병력을 모아 라이아를 침략하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강력한 세 제국이 라이아를 독식하려고 왕국을 소외하였기 때문에 불만이 많았는데 결국 세 제국이 라이아를 식민지로 삼는데 실패할 것 같자 그것을 이용하려는 계획이다. 가장 힘이 강한 두 제국이 전쟁중이고, 다른 세 제국은 라이아의 침략에 사실상 실패하였기 때문에 더이상 왕국들을 견제할 세력은 어느곳도 없는 것이다. 설사 세 제국이 왕국들을 협박해도 이제 여덟 왕국이 힘을 합치면 세 제국도 무서울 것이 없었다. 결국 왕국들은 힘을 모아서 그린레이트 제국의 식민지인 카키 소국의 허가를 받고 칼루이 숲으로 라이아를 침략하고 있는 것이다. 칼루이 숲의 반대쪽은 카키 소국의 영토라 허가를 받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리품의 분배란 말에 쉽게 허가받았다. 그동안 라이아는 칼루이 숲의 방향으로 침략받은 적이 없었다. 그래서 칼루이 숲만 통과한다면 라이아를 식민지로 삼기에는 너무나 쉽다. 여덟 왕국은 과감히 칼루이 숲의 몬스터를 죽이면서까지 라이아를 침략하기로 한 것이다. 물론 칼루이 숲을 통과하면서 수십만의 병사들이 죽겠지만 성공만 한다면 라이아의 모든 것을 손아귀에 넣고 여덟 등분을 해도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것이다. 그만큼 라이아는 먹음직스러운 보물단지이다. "모두들 힘을 내라. 이곳만 넘으면 우리는 갑부가 될 것이다!" "와와와" 디프는 계속해서 병사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병사들 틈에는 상당수의 용병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그들은 라이아를 침략하여 온갖 전리품을 얻고자 하는 목적 때문이다. 그리고 병사들의 뒤에는 상당수의 상인들이 마차를 이끌고 따르고 있어서 왕국의 병력은 80만여명이지만 그 모습은 200만여명이 넘는 행렬이었다. 병사들이 죽이고 지나간 몬스터의 잔유물은 그 모든 것이 돈덩어리였다. 몬스터들의 가죽은 질김 때문에 가죽갑옷을 만드는 재료가 된다. 하지만 몬스터 가죽은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동물가죽으로 만든다. 만약 몬스터 가죽으로 가죽갑옷을 만든다면 그 하나의 가격만 따져도 한 사람이 1년은 거뜬히 먹고살수 있는 돈이다. 상인들은 병사들이 지나간 자리에 남아있는 몬스터의 시체에서 가죽을 벗겨내고 있었다. 물론 상인들도 이것을 공짜로 얻는 것이 아니라 이익금의 일부분을 여덟 왕국에게 지급해야 한다. "마법사들은 이종족을 찾아내라! 이곳에는 엘프와 드워프가 살고있는 지역이다!" 디프는 마법사들에게 이종족을 찾아내라고 지시하였다. 라이아를 침략하는 원인이 한 마디로 전리품을 얻기 위한 전쟁이다. 설사 성공하지 못한다고 해도 최대한 전리품을 얻어가야만 자신에게 전권을 위임한 귀족들의 마음을 녹일수 있는 것이다. '엘프를 잡아가면 귀족들이 좋아하겠지. 후훗!' 디프는 비엔 왕국의 기사단장으로 고작 50만여병력을 움직여 본 경험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번에 여덟 왕국들이 10만여명씩 지원하여 80만의 병력을 지휘하게 되어 너무나 기뻤다. 자신의 출세길을 위해서는 침략에 성공하면 좋겠지만 실패해도 귀족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최대한의 전리품은 필수였다. 그래서 상인들을 대거 동원하여 몬스터의 시체를 두고서 거래까지 마친 상태이다. '상인놈들아 몬스터 시체를 열심히 줏어라. 하하하' 디프의 마음속에는 온갖 전리품 생각으로 가득찼다. 전리품을 얼마나 얻는냐에 따라서 자신의 출세길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사방에서 병사들이 몬스터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있지만 그들은 어차피 소모품이었다. 병사야 없으면 또다시 모집하면 그만인 것이다. "디프님 엘프 마을을 찾아냈습니다. 이곳에서 6km 정도만 진격하면 됩니다." "알았다. 마법사들을 준비시켜라." 디프는 엘프 마을을 찾아낸 병사의 말을 듣고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 엘프 마을에 쳐들어가 모두 잡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엘프들은 강력한 정령술과 활을 사용하지만 디프에게는 수백명의 마법사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태이다. 엘프 한 명이 인간 300여명의 역할을 한다고 해도 도저히 승산이 없는 싸움이다. 디프는 많은 병사들이 몬스터에게 죽음을 당하는데도 계속해서 진격하여 이곳까지 왔다. 엘프에게 병사들이 좀더 죽는다고 해도 디피는 상관하지 않을 생각인 것이다. "모두 준비되었습니다." "그럼 1만여명의 병사들을 엘프 마을로 밀어넣어라. 그리고 마법사들은 엘프를 사로잡는다. 설사 병사들이 죽는다고 해도 마법을 남발하지 말고 엘프를 사로잡는 것에만 신경써라. 알겠나? "알겠습니다. 마법사들에게 모두 일러두었으니 실패하지 않을 것입니다." 디프는 1만여명의 병사들을 그냥 소모하기로 하였다. 디프에게는 병사들의 목숨 보다도 엘프 한 명이 더욱 가치가 있다. 더욱이 칼루이 숲에서 살고있는 엘프들은 인간의 문화에 전혀 물들지 않았기 때문에 희귀성은 이루 말할수가 없다. "가자!" 디프는 마법사들과 1만여명의 병사들을 이끌고 엘프 마을을 향했다. 엘프 마을은 많아야 300여가구 이상은 살지않기 때문에 많은 병사가 필요가 없다. 엘프 마을에서 엘프를 사로잡은 후에 드워프 마을도 들려서 전리품을 얻은 이후에 마지막으로 칼루이 영지를 향하려는 것이다. 세 제국처럼 라이아 전체를 식민지로 만들려고 쳐들어 갈 필요는 없다. 가장 먹음직스러운 칼루이 영지를 빼앗자는 것이 디프의 계획인 것이다. ------ 칼루이 숲에서 정착을 한지 수천년이 지난 에시오 엘프 부족의 마을은 고요에 휩싸여 있었다. 수십만의 인간 병사들이 칼루이 숲으로 들어오더니 결국 오늘은 1만여명의 인간 병사들이 마을을 향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조용히 하세요." 메이시 장로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엘프들은 조용히 하며 장로의 다음말을 기다렸다. "드워프들은 모두 죽는다고 해도 인간 병사들과 싸우겠다고 합니다." "세상에" "인간 병사들이 그렇게나 많은데 모두 죽을텐데." 엘프들은 장로의 말을 듣자마자 탄식을 쏟아내었다. 카키 소국을 통해서 인간 병사들이 칼루이 숲으로 들어온 순간부터 엘프 장로 메이시와 드워프 장로 푸러러는 매일같이 정보를 교환하고 있었다. 그것은 칼루이 영주가 선물로 주었던 통신 돌맹이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의견을 말씀해 주세요." "인간들은 엘프의 적입니다. 우리의 터진을 침략했으니 싸워야 합니다!" 장로의 말에 전투엘프 아미루가 벌떡 일어나 외쳤다. 아미루는 엘프 영역을 침범하는 몬스터들을 쫓아내는 여성 전투엘프로 그 실력이 매우 뛰어난 전사에 속한다. 엘프들은 남자와 여자 모두가 신체적 조건이 비슷하기 때문에 인간처럼 여자라고 약하진 않다. "다른 분들도 말씀해 주세요." "인간 병사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싸우게 된다면 우리 엘프들은 모두 노예가 될것이 분명합니다. 그냥 피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에겐 어린 엘프들도 있는데 그들이 어떤 고통을 받게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장로님의 선처 부탁드립니다." 어린 엘프를 안고있는 여성 엘프가 장로님을 향해 애처로운 눈빛으로 말했다. 메이시 장로는 엘프들의 의견을 계속해서 들었다. 싸워서 인간들을 몰아내자는 의견과 잠깐 피하자는 의견이 충돌하는 상황이었다. 인간들을 몰아내자는 엘프들은 주로 정령술과 마법이 뛰어난 전투엘프였다. 전투엘프는 수가 적은데도 강력한 의견권이 있는 이유는 그들이 마을을 위해 많은 목숨을 바쳐 전투를 하였기 때문이다. "카티오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메이시 장로는 엘프마법을 8서클까지 익힌 카티오에게 말했다. 마을에서 마법으로는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엘프이기 때문에 그의 의견이 중시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인간 병사들과 싸운다면 모두 죽게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해서 싸우지 않는다는 것도 안된다고 생각입니다. 단 한 번만이라도 인간 병사들과 싸워보고 싶습니다." "카티오 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메이시 장로는 8서클 마스터인 카티오의 의견을 듣고서 잠시 생각에 빠졌다. 이런 중대한 일은 장로가 결정하기 마련이다. 상당히 부담스러운 결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메이시 장로가 한 시간이 넘도록 생각에 빠져있는 동안에 엘프들은 아무런 소리도 내지않았다. 그저 장로의 얼굴만 바라볼 뿐이었다. "우리들에겐 그들과 싸울 무기조차도 없습니다. 어쩔수없이 기루라는 인간에게 선물받은 무기의 사용을 허가하겠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인간 병사들과 싸우고 만약 이곳을 지켜내지 못할 상황이 오면 곧바로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장로님" 엘프들은 메이시 장로의 말을 듣고서 모두들 흩어졌다. 오래전 엘프들은 칼루이 숲에서 살던 기루라는 인간에게 강력한 마법무구를 선물받았다. 어른 엘프들은 모두 받았으니 마법무구의 수가 상당히 많았다. 하지만 선물을 했던 기루라는 인간은 칼루이 숲의 바깥쪽에 영지를 얻더니 모든 숲을 파괴해 버리고 초지로 만들어 버렸다. 엘프들은 그 인간에게 경고를 했지만 결국 말을 듣지 않아서 서로 등을 돌리고 말았다. 이들은 조화로운 엘프였기 때문에 기루라는 인간에게 어떤 제제도 가할수 없었다. 그리고 그후 엘프들은 회의를 거쳐 기루라는 인간이 선물한 마법무구의 사용을 금지시켰었다. "인간 병사들이 감히 우리의 터전을 침략하려 한다니 두고봐라!" 아미루는 그동안 방에 고이 간직했던 강력한 마법무구의 활을 집어들었다. 엘프들이 만든 활을 기루라는 인간이 강력한 마법무구로 만들어 준 것이다. 기루라는 인간을 싫어하는 아미루였지만 그가 선물한 무구만큼은 끔찍히 아끼고 있다. 화살을 그냥 쏘아도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것은 물론이고 약간의 마나만 집어넣어도 모든 것을 파괴시키는 활이다. "인간놈들 두고보자." "오랜만에 만져보니 감회가 새롭군." 전투엘프들은 그동안 꼭꼭 숨겨둔 마법무구를 꺼내들었다. 대부분 활이었지만 검이나 창을 들고있는 특이한 전투엘프도 있었다. 모든 엘프들이 활만을 무기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이 들고있는 무구는 모두 강력한 마법무구였다. 모든 엘프들이 마법무구를 손에 쥐고서 전투준비를 끝마치고 모여들었다. 메이시 장로는 자신의 선택이 잘한 것인지 알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해야 앞으로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았다. 메이시 장로는 엘프들이 손에 들고있는 오래전 기루라는 인간이 만들어준 마법무구를 바라보았다. 기루라는 인간과 그동안 연락하고 지내지 않은 것이 약간은 후회되었다. 인간이 숲을 파괴하며 살아가는 종족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기루라는 인간은 그러지 않을줄 알았는데 다른 인간들과 똑같이 숲을 파괴하자 실망스러웠던 것이다. "전투를 하지 않으실 분들과 어린 엘프들은 지금부터 이동해 주세요. 마을에서 전투가 벌어질 것이기 때문에 위험할 것입니다. 마을 바깥쪽에 드워프들이 만들어준 동굴로 들어가셔서 절대 나오지 말아주세요." 전투엘프들은 전투를 하지 못하는 엘프들을 모두 마을 바깥쪽에 만들어진 동굴로 이동시켰다. 마을에 위험이 생길 때를 대비해서 드워프에게 부탁하여 만든 동굴이다. 내부에는 동굴에서 오랜동안 지낼수 있는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었다. 사실 동굴은 몬스터들이 갑작스럽게 마을에 침략할 때를 대비해서 만들어 놓은 것이다. 물론 몬스터가 마을에 침략한 적은 몇백년 동안 없었지만 엘프들의 준비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장로님 저희에게 맡기세요. 위험하면 곧바로 피하겠습니다." "조심하세요." 카티오는 메이시 장로를 동굴까지 안내해 주고는 그곳을 빠져나왔다. 장로가 죽는다면 엘프 마을은 정신적으로 지탱하기 힘들다. 그래서 메이시 장로는 전투에 참가하지 않는다. 이번 전투는 8서클 마스터인 카티오가 지휘하게 되었다. 카티오는 동굴 입구에 결계를 설치하고 환각 마법으로 동굴을 숨겼다. 고위 마법사가 아니면 절대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엘프마법은 인간마법에 비해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굳이 설명하지 않겠네." "카티오님 걱정하지 마세요." 카티오는 마을로 돌아와 전투엘프들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엘프들의 특기가 나무위를 엄청난 속도로 뛰어다니며 화살을 쏘는 것이 주특기이기 때문에 지휘가 필요없는 것이다.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전투엘프들은 각자가 뛰어난 암살자이며 그 능력에 정령술과 마법까지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모두들 부탁하네." 카티오는 엘프들에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마을의 중심에 조용히 기다렸다. 인간들이 몰려오고 있다고 전투엘프들이 알려줬기 때문이다. 엘프들이 인간들과의 전투에서 이기려면 혼란한 틈타는 수밖에 없다. 인간들의 경우 단체적인 전투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지만 아쉽게도 이곳은 숲이다. 숲에서는 엘프들을 당할 종족은 드래곤을 제외하고 없다. "엘프마을이다!" "엘프들을 죽이자!" 엄청난 인간 병사들이 엘프 마을을 발견하고 다가오고 있었다. 카티오는 수많은 인간 병사들을 바라보며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 정말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인간들은 개개인이 약하지만 힘을 모으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기 마련이다. 검을 들고서 다가오는 인간들은 몬스터 보다도 무서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파이어볼" 인간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불이다. 카티오는 강력한 6서클의 공격마법을 사용하기 보다는 넓은 지역에 피해를 줄수도 있고 인간들이 보기에 두려움을 갖게되는 3서클의 파이어볼 마법을 시전하였다. 한 번만 사용하지 않고 계속해서 인간 병사들에게 시전하였다. "마법이다. 으악!" "피해" 선두에 섰던 수십명의 병사들이 죽음을 맞이했거나 화상을 입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처참하여 설명할 수가 없었다. 카티오도 마법을 날리다가 그 모습에 약간 주춤하였다. 그가 주춤하는 사이에 선두의 뒤에서 뒤따라오던 병사들이 갑자기 우루루 밀려들어왔다. 휘이익. 쉬이익. 인간 병사들이 상당수 마을에 들어서자 갑자기 숲속에서 화살이 날아와 병사들의 몸을 꿰뚫었다. 대부분의 화살들이 병사들의 몸을 뚫고도 힘이 남았는지 뒤에 있는 병사를 뚫고 지나갔다. 왕국의 병사들이 입고있는 갑옷은 화살을 막아내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질 못했다. "프로텍션" 병사들 앞에 갑자기 마법 방어막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인간 병사들 사이에 마법사들이 상당수 있었던 것이다. 탁탁탁. 마법 방어막이 생성되자 그곳에 강려한 화살들이 날아와 튕겨지기 시작했다. 화살이 자꾸만 튕겨지자 숲에서 날아오던 화살이 잠시동안 멈추었다. 그리고 곧이어 또다시 화살이 날아오기 시작했는데 이번에 날아오는 화살은 방금전에 날아오던 화살하고는 천지차이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휘이익. 쉬이익. 화살의 촉에서 희미한 무엇인가 반짝거리고 있었다. 그런 빛은 화살에 강력한 마나가 담겨져 있을 때만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왕국의 병사들은 화살의 촉에 반짝거리는 마나의 느낌을 눈치채지 못했다. "으악" 화살은 마법 방어막을 뚫고서 방금전 마법 방어막을 시전했던 마법사를 꿰둟어 버렸다. 마법 방어막을 뚫어버리는 화살이라니 믿지 않을수가 없었다. 마법 방어막을 생성시키던 마법사들은 엘프들이 날리는 화살에 모두 차례로 꼬치가 되고있었다. "인간놈들이 더럽게 우리가 살고있는 마을에 발을 들여놓다니." 나무위에 숨어서 화살을 날리던 아미루는 입에 욕설을 담았다. 인간에 대해서 적대적인 감정을 가진지라 아미루는 마법 방어막을 생성시키는 마법사를 귀신같이 찾아내어 마나를 활에 주입하여 계속해서 날렸다. 엘프들의 시력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아미루 잘 되어가고 있어?" "걱정하지 마." 아미루는 건너편 나무위에서 자신과 함께 인간 마법사들을 죽이는 케시미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인간들의 시력으로는 절대 알아챌 수 없지만 엘프들끼리는 쉽게 알아본다.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인간이 있을거야. 그놈을 죽여야 돼." 아미루는 인간에게 어떻게든 큰 피해를 주고 싶었다. 인간이라면 마계까지 쫓아가서라도 죽이고 싶은 것이 아미루였다. 아미루는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인간을 주의깊게 바라보았다. 병사들의 많이 움직여서 많은 먼지가 발생하였지만 엘프의 눈을 피할수는 없었다. "히히히 어떻게 되나 볼까?" 아미루는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인간을 주의깊게 바라보고 하나 둘씩 죽여나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병사들은 혼란에 빠지고 있었다. 몇명의 병사들이 엘프 마을에서 멀어져 가고 있는데 그들은 자신의 동족에게 죽임을 당하였다. 아미루는 계속해서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인간을 찾아 죽였다. 아미루 이외에도 많은 전투엘프들이 나름대로의 생각을 가지고 전투에 임했다. 강력한 마법을 구사하는 마법사 그리고 지휘관들은 엘프의 화살에 가장먼저 죽임을 당하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병사들은 혼란에 빠지더니 결국 후퇴하기 시작했다. 후퇴를 명령한 지휘관 조차도 모두 죽임을 당했기 때문에 매우 혼잡하였다. 마을의 입구쪽에는 인간 병사들의 시체가 산을 이루고 있었다. 카티오는 인간 병사들이 모두 물러간 것을 알고서 자신들이 입은 피해를 살펴보았다. 놀랍게도 그렇게 많은 인간 병사들이 마을에 들어왔는데도 엘프는 멀리서 화살만 날렸기 때문에 죽은 엘프가 하나도 없었다. 물론 다친 엘프는 많았지만 심한 정도는 아니었다. '기루가 만들어준 마법무구가 없었다면 해낼수 있었을까?' 8서클 마스터인 카티오는 전투엘프들이 사용한 마법무구를 바라보았다. 마법 보호막까지 뚫어 버리는 화살을 그 누가 막을수 있겠는가.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나 고위 마법사는 되어야 화살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카티오는 마법무구를 바라보며 예전에 기루가 엘프들에게 마법무구를 선물하는 일을 돕던 생각을 하였다. 그가 숲을 파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용서할 수 없지만 위험할 때 그가 선물한 마법무구가 도움이 되자 착찹한 심정이었다. "인간들은 또다시 올 것이네. 모두 휴식하고 다음 전투를 준비하세. 다음에는 인간 병사들도 단단히 준비하고 올 것이 분명하니 조금이라도 위험하게 된다면 도주하도록 해야겠네." "방금 보셨잖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아무리 많은 인간들이 몰려와도 숲에서는 엘프를 당할수는 없습니다." 카티오의 말에 아미루가 큰 소리로 외쳤다. 모두들 아미루의 말을 듣고서 자신감을 가졌다. 방금전 수많은 인간 병사들을 바라보며 두려움을 먹었지만 인간들이 쉽게 죽어나가자 모두들 자신감이 생겼다. 물론 자만심은 금물이겠지만 이곳은 숲이기 때문에 엘프들에게 당연히 생기는 감정이었다. ------ "모두들 칼루이 영지로!" 푸러러 장로는 모든 드워프들에게 소리쳤다. 인간 병사들이 너무나 많이 마을로 침략한 것이다. 드워프들에게는 기루가 만들어준 강력한 마법무구가 있었지만 그것은 전투를 위한 마법무구가 아니었다. 설사 사용한다고 해도 하루에 두 세번 밖에 사용할 수 없었다. 만약 엘프처럼 마나를 보유하고 있었다면 마법무구에 주입하여 인간 병사들을 공격할 수 있었겠지만 드워프의 신체에는 마나가 존재하지 않는다. "파이어볼" "라이트닝 볼트" 푸러러 장로는 마법무구를 사용해 두 가지의 공격마법을 날렸다. 기루는 장로에게 특별히 강력한 마법무구를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다른 드워프 보다도 여러번의 공격마법을 인간 병사들에게 날릴 수 있었다. 물론 드워프들이 가지고 있는 마법무구는 기루가 만든 것이 아니라 단지 마법을 심어주었을 뿐이다. 무구자체는 드워프들이 직접 만든 작품이다. "이런 젠장할 망할놈의 인간들!" 푸러러 장로는 마을을 침략한 인간 병사들을 바라보며 욕설을 퍼부었다. 상당수의 드워프들이 병사들에게 죽임을 당했다. 푸러러 장로는 드워프들과 함께 칼루이 영지를 향해서 도주하였다. 이들은 라이아 병사들이 아니고 칼루이 숲에서 건너온 병사들이다. 드워프 종족의 성격은 매우 호전적이라 전투를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계란으로 바위치기의 전투나 마찬가지였다. 인간 병사들과 싸운지 얼마 되지도 않아 드워프 전사들이 죽임을 당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드워프들이 도주하고 있었다. "그쪽이 아니라 칼루이 영지쪽이라니까!" 푸러러 장로는 엉뚱한 곳으로 도주하는 길치 드워프에게 소리쳤다. 몬스터와 싸울때는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던 드워프들이 인간 병사들과 싸울때는 도대체가 말을 들어먹지 않았다. 아마도 인간 마법사들이 날리는 마법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일 것이다. 몬스터는 대부분 힘만을 가지고 싸우지 마법을 날리지 않으니 말이다. "으악" "살려줘" 푸러러 장로는 뒤에서 인간 병사들에게 죽임을 당하는 드워프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쫓아가서 전투를 벌이고 싶지만 이제는 드워프들을 좀더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는 것이 중요했다. "칼루이 영지까지만 가자. 그곳에 있는 기루라면 우리를 도와줄 것이다." 푸러러 장로는 도주하는 드워프들이 힘을 내도록 외쳤다. 푸러러 장로는 기루가 영지까지 가지고 있으니 엄청난 병사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친분도 있으며 서로 거래한 사실도 있다. 하지만 푸러러 장로는 숲에서만 지냈기 때문에 라이아가 제국의 침략을 받고있는 상황을 몰랐다. 23. 대단위 마법 제국은 더이상의 공격을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전쟁물자가 보급되지 않아 병사들이 매일같이 굶주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위 마법사가 텔레포트로 이동하여 다녀온다고 해도 수십만명의 병사들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가져올 수는 없다. 이제는 라이아와 제국의 병사들이 성벽이 아닌 평지에서 싸운다고 해도 제국이 승리를 장담수 있는 상황이었다. 제국의 병사들이 아무리 많아도 대부분 영양실조로 탈진하거나 쓰러지는 수준까지 도달했기 때문이다. "영주님" "영주님 에이미에요." 나는 조용히 명상하는 도중에 아공간에서 들려오는 에이미의 목소리를 들었다. 아공간에 보관하던 통신 돌맹이를 통해서 에이미의 목소리가 들린 것이다. 나는 귀찮은 것을 싫어해서 그동안 어떤 누구라도 통신 돌맹이를 주면서 급하지 않으면 연락하지 말도록 신신당부를 하였다. 그런데 통신 돌맹이로 연락이 오는 것을 보아서는 상당히 급한 일이라 생각되었다. "무슨 일이야?" "영주님 큰일났어요. 수십만여명이나 되는 병사들이 칼루이 숲을 지나서 영지로 다가오고 있어요. 그리고 방금전에는 칼루이 숲에서 살고 계시던 드워프 종족과 엘프 종족분들이 그 병사들을 피해서 영지내로 피신해 왔어요." "뭐라고? 그게 정말이야?" 나는 에이미의 말을 듣고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갑작스럽게 나의 영지를 향해서 병사들이 쳐들어 온다니 믿을수가 없었다. 칼루이 숲을 건너올 정도면 상당한 전력을 가져야 하는데 그런 나라라면 최소한 제국은 되어야 한다. 하지만 대륙에 존재하는 다섯 제국은 모두 전쟁중이다. 두 제국은 서로 싸우고 있고 나머지 세 제국은 이곳에 있다. 물론 각 제국은 30만여명의 병사들을 제외하더라도 60만여명이나 남아 있겠지만 그들마저 전쟁에 내보낸다면 제국의 치안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영주님 어떻게 조치할까요?" "잠시 기다려. 내가 직접 가서 해결하지." 나는 에이미와의 대화를 마치고 곧바로 옆 건물을 향했다. 데이몬 기사단장을 만나 나의 영지로 돌아가기 위해서이다. 아무리 라이아를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지만 지금은 나의 영지가 위험한 상황이다. 돌아가지 않으면 영지에 무슨일이 생길수 알수가 없다. "데이몬 기사단장님 들어가겠습니다." "무슨 일인가?" 데이몬도 모처럼 휴식을 취하는 도중에 나를 맞이하며 인상을 찡그렸다. 날이 지날수록 라이아를 지켜내는 일이 편해지고 있다. 어쩌면 조만간 세 제국에서 라이아의 침략을 포기할 것이다. 더이상 전쟁물자도 없고 상당수의 병사들이 죽거나 부상당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영지로 돌아가겠습니다." "하하 자네 지금 농담하나?" 데이몬 기사단장은 나의 말을 듣고서 피식 웃었다. 이런 중요한 순간에 내가 없다면 라이아가 상당히 위험해 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내가 없어진다면 그동안 성벽의 보호에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결계도 유지하지 못할 것이다. "어느 나라인지는 알수 없지만 수십만의 병력이 칼루이 숲을 통과해서 저의 영지로 다가오고 있답니다." "그것이 정말인가?" 데이몬 기사단장은 나의 대답에 할말을 잃었다. 제국에 이어서 이제는 누가 라이아를 침략한 것인가. 세 제국은 바로 코앞에 있으니 제국은 아닐테고 그렇다면 왕국이란 말인가. 칼루이 숲을 통과할 정도의 병력이라면 최소한 50만여명 이상이어야 가능하니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영지를 지켜야겠기야 가야겠습니다." "아니 자네혼자 가서 무엇을 한다고 그러나? 그리고 자네가 가버리면 이곳은 어떡하라고?" 데이몬 기사단장은 자신도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랐다. 칼루이 영지에 수십만의 병사들이 다가온다니 분명 라이아를 침략한 것은 분명하지만 이곳은 어찌한단 말인가. "죄송합니다. 제겐 영지가 더욱 소중합니다." "이럴수가" 데이몬 기사단장은 자리에 주저앉으며 할말을 잊었다. 나를 보낼수도 그렇다고 보내지 않을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사단장님이 이곳만 지킨다면 라이아는 안전할 겁니다. 저의 영지는 제가 지킬테니까요." "아니 자네의 영지에 수십만의 병사들이 몰려온다고 해놓고 어떻게 그들을 막는다는 것인가?" 데이몬은 나의 말을 듣고서 어리둥절 하였다. 영지를 보호하는 병사가 아무리 많아도 수십만의 병사들을 막아낼 수는 없는 것이다. "대단위 마법을 사용해서라도 영지를 지킬 생각입니다." "자네 미쳤나? 대단위 마법을 사용하면 대륙의 모든 제국과 왕국들의 비난을 받을텐데. 그리고 대단위 마법을 사용하려면 수십명의 고위 마법사들이 자네를 도와야 할텐데 우리는 고작 20명의 고위 마법사밖에 없잖나." 데이몬은 나의 말에 기가막힌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대단위 마법을 사용하면 대륙에 존재하는 모든 나라에서 비난을 할 것이다. 그리고 대단위 마법을 사용하는 것 자체도 어려운 일이다. 대륙에 존재하는 다른 9서클 마스터도 대단위 마법만큼은 그 폐해(弊害)가 너무심해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다. 마법을 사용한 마법사의 신체에서 일부의 마나가 소멸되기 때문이다. 즉, 다른 마법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마나가 신체에 다시 복구되지만 대단위 마법은 신체에서 마나가 없어져 다음날이 되어도 마나가 채워지지 않는다. 결국 대단위 마법을 사용하면 마법 서클이 내려가는 일이 발생하니 누가 대단위 마법을 사용하겠는가. 대단위 마법을 시전할 때 고위 마법사들의 보조가 필요한 이유는 마나의 소멸을 여러명에게 분배시키기 위한 것이다. 대단위 마법의 부작용을 여러명이 나눈다면 피해가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나의 힘으로 영지를 지켜내고 싶다. "저의 영지에 침입한 나라의 황궁을 대단위 마법으로 날려버릴 생각입니다. 영지를 침략한 나라가 제국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자네 정말 미쳤군. 미쳤어!" 데이몬이 내게 외쳤다. 데이몬으로서도 현재의 상황에서 어찌해야 할지를 몰랐다. 코앞에는 제국의 병사들이 있고, 반대편에는 칼루이 숲을 통해서 어느 나라인지 몰라도 수십만의 병사들이 칼루이 영지를 향하고 있다. 어느 쪽이라도 막아내지 못한다면 결국 라이아는 식민지가 될 것이다. "어쩔수 없지 않습니까!" "하기야 그렇지. 라이아를 지켜내려면 그렇게라도 해야겠지." 데이몬은 한숨을 쉬었다. 지금 대륙에서는 라이아의 귀족 칼루이 영주가 마족이라고 소문이 퍼졌는데 그 사실을 진실로 믿게될 사람들이 많이 생길지도 모른다. 대단위 마법은 그만큼이나 공포스러운 마법이기 때문이다. 가끔 제국이 전쟁중에 멸망하기 직전까지 간다면 최후의 수단으로 대단위 마법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지금의 경우는 소국이 사용하는 것이라 엄청난 파문을 불러올 것이다. 강한 제국이 대단위 마법을 사용하는 것과 약한 소국이 대단위 마법을 사용하는 것은 같은 경우라도 주위에서 바라보는 평가가 다르기 마련이다. 즉, 강한자가 한다면 힘의 논리이고 약한자가 한다면 멸시의 대상이 되어버린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몸조심하게." 나는 데이몬 기사단장과 작별인사를 하고는 마법사들에게도 모든 사실을 알려주었다. 20명의 고위 마법사들은 나의 영지를 침략한 수십만의 병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하지만 곧이어 내가 대단위 마법으로 나의 영지를 침략한 나라에 대단위 마법을 시전한다고 하자 벌떡일어나 많은 관심을 보였다. 대단위 마법은 고위 마법사들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어떤 폐단이 발생할지를 자세히 알고있기 때문이다. "데리언 이곳을 부탁해요." "영주님 걱정마세요." 나는 7서클 마스터 데리언에게 고위 마법사들의 지휘를 인계하였다. 고위 마법사들은 눈물을 흘리며 나와 인사를 나누었다. 대단위 마법의 폐단을 나 혼자서 감당한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고위 마법사들은 지금의 헤어짐이 마지막이라 짐작하고 있다. 나같은 경우는 엘프마법을 익혔기 때문에 폐해가 어떻게 다가올지는 나 자신도 모르지만 최소한 인간마법의 경우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이럴수가." 나는 텔레포트로 영지에 도착하자 눈앞에 보이는 모습에 황당하였다. 마을 중심의 넓은 공터에는 부상당한 드워프들과 엘프들이 있었고, 그들은 영지에 살고있는 수많은 노예들에게 치료받고 있었다. 물론 노예들은 치료에 대해서 무지한 편이라 깨끗한 물과 천을 가져다 줬을 뿐이지만 그것으로도 이종족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고 있었다. "에이미를 직접 만나야되겠군." 걸어서 저택을 들어간다면 드워프들이나 엘프들과 인사를 나눠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 같아서 곧바로 에이미의 방으로 텔레포트 하였다. 내가 이렇게 서두른 이유는 영지를 향해 수십만의 병사들이 다가오고 있다는 소식을 통보받았고 또한 드워프들이 다친 모습을 목격하자 나를 키워준 기디엔이 혹시 다치지나 않았을까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어머나" "영주님 오셨군요." 내가 에이미의 방에 나타나자 에이미는 먹던 음식물을 떨어뜨리며 소리를 질렀고 그녀의 노예인 시연은 반갑게 나를 맞이하였다. 나는 에이미의 얼굴을 바라보고 미소를 지으려다 그녀의 전체적인 체형이 이상함을 느끼고 놀랐다. "에이미 배가... 배가... 왜?" 에이미는 내가 더듬거리며 말하자 눈물을 흘렸다. "영주님의 아이를 임신했어요. 어떡하면 좋을까요?" "정말 임신이야?" 에이미는 그동안 나를 만나면 가장 하고싶었던 말을 하였다. 내게 임신을 알리고 어떻게 해야할지 답변을 듣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에이미가 임신했다는 소리에 가슴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머리속에는 온갖 즐거운 상상의 나래가 펼쳐졌다. 무엇이라 표현할 수 없는 놀랍고 가슴벅찬 기분이다. "네, 정말로 임신이에요." "내 아이란 말이지? 하하하" 나는 에이미가 임신했다는 말을 듣고서 너무나 즐거웠다. 이곳 행성에 나와 피를 한 방울이라도 섞인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나의 피가섞인 아이가 에이미의 배속에서 자라고 있는 것이다. 왠지 평행우주 건너편에 계시는 부모님이 생각났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영주님..." 에이미가 울고있는 내게 다가와 눈물을 닦아주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이상 야릇한 즐거운 기분이 들었다. 마음속에 여러 감정들이 교차하며 에이미에게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나는 에이미가 임신한 이후로 겪은 이야기를 한 시간에 걸쳐서 들어주었다. 임신 사실을 내게 일찍 알렸으면 좀더 좋았을텐데 아쉬웠다. "에이미가 그런 일로 걱정할줄은 몰랐어. 이 세상에 누구라도 에이미를 비난할 귀족은 없어. 설사 그런일이 있다고 해도 내가 용서하지 않을거야." "영주님 고마워요." 에이미는 내게 살며시 안겨왔다. 에이미가 그동안 나의 아이를 임신하고 나름대로 고민을 가졌을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왠지 나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생각하니 많이 아껴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겼다. "아차! 영주님 이럴때가 아니에요!" 에이미는 내게 안겨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 갑자기 생각난 것이 있는지 탁자에 쌓여있는 종이뭉치를 마구 뒤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몇장을 고르더니 곧바로 내게 내밀었다. "읽어보세요. 방금전에 황궁에서 보내온 거에요." 나는 에이미가 내미는 종이를 받아들고 읽어보았다. 종이에는 여덟 왕국들의 최근 동향에 대해서 자세히 기록되어 있었다. "칼루이 숲을 통해서 나의 영지로 다가오는 놈들이 여덟 왕국의 병사들이란 말이야?" "네, 영주님" 나는 에이미의 임신 사실에 한 순간 즐거운 기분을 마음껏 누비다가 왕국들이 나의 영지를 노리고 진격해 온다는 사실에 분노하였다. "에이미 밖에 부상당한 드워프들과 엘프들이 보이던데 어떻게 된거야?" "왕국의 병사들이 드워프 마을과 엘프 마을을 차례로 침략하였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나름대로 반항했지만 병사들이 너무 많아서 어쩔수 없이 이곳으로 도망온 거랍니다. 그리고 드워프 장로님이 영주님을 만나면 가장먼저 기디엔은 무사하다고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나는 에이미가 기디엔의 소식을 꺼내자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에이미가 말하지 않았으면 곧바로 기디엔을 만날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디엔은 이곳 행성에서 나의 어머니나 다름없는 존재이다. 드워프 장로인 푸러러도 그런 것을 알고서 내게 기디엔의 소식을 가장먼저 전해준 것이다. "에이미는 이제부터 아이를 위해서라도 쉬도록 해. 내가 모든 것을 해결할테니." 에이미의 방을 나서서 내가 먼저 한 일은 영지의 책임자들을 모두 불러모으는 일이었다. 영지는 거의 책임자에 의해서 운영되기 때문에 특별히 만날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사태는 긴급한 상황이라 모두들 알고 있어야 했다. "영주님! 돌아오셨군요." 종이공장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케피시 카이지가 나를 보더니 말했다. 나로서도 케피시는 영지의 발전을 위해 처음 만들었던 종이공장을 맡긴 사람이라 반가웠다. 케피시의 인사가 끝나자 타루농사를 담당하는 커치 메이논, 초지관리를 하는 드러큰 파테이시, 노예를 관리하는 그렉터 포치나 그리고 골렘공장을 맡고있는 레이크 에티온과 인사를 나누었다. 이 사람들 외에도 영지를 관리하는 사람은 상당히 많았다. 영지가 발전하며 크기가 거대해졌기 때문이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저는 몇시간 전만 하더라도 제국의 병사들과 대치하는 전쟁터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지를 향해서 칼루이 숲을 통과한 여덟 왕국들의 수십만 병사들이 몰려오고 있는데 오지 않을수가 없더군요. 라이아의 병사들이 제국의 침략을 막을 수 있겠지만 지금 다가오는 여덟 왕국의 병사들까지 막아낼 여력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결국 우리의 힘으로 수십만의 왕국 병사들을 막아내야 하는데, 저도 어떻게 될지 장담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지금 떠나고 싶은 분들은 가족들과 함께 떠나세요. 이곳에 남아 있으라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나의 말을 듣고서 모두 눈치도 보지않고 서로들 의견을 나누었다. 목숨이 달린 일이니 이럴 때 눈치를 본다면 평생 후회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케피시 어떻게 할거야?" "나는 이곳 영지가 만들어 질 때부터 있었어. 그리고 종이공장을 영주님이 맡겨주셔서 지금에 이르러서는 라이아에서 나를 보르는 백성은 하나도 없어. 평생 몰락귀족으로 생활하다가 지금은 대귀족 부럽지 않은 존경을 받고있는데 떠날수는 없어!" 그렉터의 질문에 케피시가 대답하였다. 영지의 공장의 책임이나 관리직을 맡고있는 이들은 라이아의 백성들이나 귀족에게 알려져 존경을 받고있다. 그 이유는 나의 영지에서 생산하는 모든 물품들이 라이아 백성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영지를 떠나면 지금처럼 대우받지 못할거야. 어차피 왕국 병사들이 이곳을 통과한다면 라이아는 식민지가 될텐데 그럴 바에야 차라리 이곳에서 끝까지 지내는 편이 좋을 것 같아." "나도 페니스와 같은 생각이야." 페니스의 말에 드러큰이 맞짱구를 쳤다. 이들은 나의 영지에서 책임자로 일하면서 많은 고용비를 지급받았다. 고용비는 날이 갈수록 높아져 지금에 이르러서는 지금 보유한 돈으로 수십대의 골렘을 구입할 수 있는 거금이다. 하지만 이들은 나의 영지를 떠난다면 설사 돈이 있다해도 높은 대우를 받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몰락귀족이라고 하지만 이들도 귀족이라 남들에게 인정받는 것 즉, 명예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명예는 돈으로도 구입할 수 없는 것이다. "결정하였나요?" "모두 남아있기로 하였습니다. 영주님께서 선택의 기회까지 주시다니 감사합니다." 나는 영지의 책임자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들이 영지에 남으려는 이유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지만 그것에 대해 기분나쁘지 않았다. 인간이라면 모두들 욕심이 있기 마련이고 이들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이득을 챙기기 때문이다. 나는 영지의 책임자들에게 앞으로 발생할 일들을 모두 말해주었다. 지크가 훈련시킨 1만명의 스나이퍼 노예들을 이용해 왕국의 병사들을 저지시키고 그 시간을 이용해 여덟 왕국의 황궁에 대단위 마법을 사용한다는 엄청난 선언을 하였다. 나의 영지는 마나석을 이용한 결계로 보호되고 있기 때문에 1만명의 스나이퍼 노예들이라면 충분히 왕국의 병사들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내가 대단위 마법을 사용하려는 이유는 여러가지 효과 때문이다. 라이아는 현재 세 제국과 여덟 왕국에게서 침략을 받고있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대륙에 있는 모든 제국과 왕국이 소국 하나를 넘보려고 이빨을 들이민 상태이니 시간이 지난다면 라이아는 식민지가 될 수밖에 없는 상항이다. 이때 내가 대단위 마법으로 여덟 왕국의 황궁을 초토화 시킨다면 모두들 움찔할 것이다. 물론 대단위 마법을 사용후에 나 자신이 어떻게 될런지는 나 자신도 알수 없다. 하지만 내게는 마법 이외에도 영혼력과 내공력이 있으니 최소한 목숨이 위태로울 일은 없다. 그리고 대단위 마법의 폐해로 마나가 모두 소멸된다고 해도 그까짓 마나야 또다시 모으면 그만인 것이다. "영지의 보호는 스나이퍼 노예들을 가르친 지크씨에게 맡기려고 합니다. 그는 용병이었고 작은 전투라지만 경험이 많으니까요. 마지막으로 그가 아니면 스나이퍼 노예들을 통솔할 사람도 없습니다. 그를 많이 도와주세요." "영주님 걱정마세요." 책임자들은 각자 자신의 할일을 위해서 나갔다. 영지의 보호에 도움이 되는 사람은 골렘을 생산하는 레이크씨와 대장간 책임자가 고작이었다. 그 외에는 별로 도움이 되는 책임자들이 아니다. 영지가 순수하게 상업 위주로 발전하다 보니 전투에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이다. 영지를 운영하는 책임자들에게 모든 것을 알렸으니 이제는 영지를 보호하기 위한 계획을 실행해야 했다. 그래서 피엔에게 드워프 장로인 푸러러, 엘프 장로인 메이시, 스나이퍼 노예들을 가르치는 지크 그리고 나의 저택에 살고있는 식구들을 회의실로 불렀다. 원래 예의대로였다면 오자마자 드워프 장로나 엘프 장로를 만나야 했겠지만 지금은 시간을 잘못 소비하면 영지가 초토화 되게 생겨버려서 그럴수가 없었다. "푸러러 장로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기루군 면목이 없네." 푸러러 장로는 나를 보자마자 부끄러운 표정을 지었다. 용기로 살아가는 드워프 종족이 인간들을 피해서 이곳까지 도망온 것은 창피한 일이다. 만약 이곳에 10년이 넘는 친분을 가진 내가 없었다면 끝까지 싸우고 죽음으로 생을 마감했으리라. "메이시 장로님 안녕하세요."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유감이네만 자네가 우리들을 도와주었으면 하네." 엘프 장로인 메이시도 슬픈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수많은 동족들이 죽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는 수치스럽고 창피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더욱이 인간에게 침략을 받아서 다른 인간에게 도움을 받아야 되는 현실은 엘프에게는 죽음보다도 비참한 현실이다. "두 분 모두 쉬도록 하세요.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고맙네." 나는 푸러러 장로와 메이시 장로와의 대화를 마치고 지크에게 눈을 돌렸다. 지크는 영지에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고있기 때문에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라이아가 식민지가 되려는 상황이니 말이다. 지금쯤 라이아 황궁에서는 칼루이 숲을 통과하여 이곳으로 다가오는 수십만의 왕국 병사들 소식을 전해듣고 어떻게 처리할지를 몰라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현재 상황을 모두 알고있으니 굳이 설명하지 않겠네. 만약 이곳을 향해 다가오는 여덟 왕국의 수십만 병사들을 막지 못하면 라이아는 식민지가 될 것이 분명하지. 그래서 나는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영지를 지켜낼 생각이네." "극단적인 방법이라뇨?" 지크는 나의 말을 듣고서 고개를 갸우뚱 하였다. 영지로 다가오는 수십만의 병사들을 어떻게 막아낸다는 말인가. 극단적인 방법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수십만의 병사를 막아내는 방법은 있을수가 없다. "대단위 마법을 사용해서 여덟 왕국의 황궁을 파괴시킬 생각이네." "네? 정말인가요? 그것이 가능하긴 합니까?" 지크는 대단위 마법이란 말을 듣고서 깜짝 놀랬다. 제국에서 가끔 대단위 마법을 사용하긴 상당한 희생이 따르는 마법임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물론 사용후에 내가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르지만 영지를 지키기 위해선 다른 방법이 없지않나." "하지만 내일이면 당장 왕국 병사들이 이곳에 도착할텐데 그들은 어쩌구요?" 지크는 대단위 마법에 대해서 놀라긴 했지만 지금은 내일 벌어질 일이 더욱 걱정이다. 당장 수십만의 병사들이 영지를 공격할텐데 영지의 방어 수단이라고 해봐야 1만명의 스나이퍼 노예들과 마나석에 의해서 생성되는 결계 보호막이 전부이다. "자네에게 미안하지만 1만명의 스나이퍼 노예들을 지휘해서 하루만 시간을 지연시켜 주게나. 하루의 시간을 벌어준다면 그동안 내가 여덟 왕국의 황궁을 대단위 마법으로 초토화 시키겠네. 그러면 저들도 모두 물러갈 것이 아니겠나." "정말 그것이 가능한 일인가요?" 지크는 나의 말을 믿지 못했다. 대단위 마법을 하루에 여덟 번이나 사용한다는 소리는 대륙에서 들어보질 못했기 때문이다. "지크 자네가 나를 도와주면 안되겠나? 1만명의 스나이퍼 노예들은 자네가 훈련시켜서 다른 사람이 지휘도 못하는 상황일세. 만약 자네가 수십만의 왕국 병사들을 하루만 막아준다면 앞으로 평생 놀고먹을 수 있는 돈은 물론이고 스나이퍼 무구 이외에도 자네가 원하는 마법무구를 만들어 주겠네." "영주님 정말입니까?" 지크는 내가 또다시 마법무구를 만들어 준다는 소리에 귀가 솔깃하였다. 용병으로 생활해서 그런지 지크는 마법무구라면 목숨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기사나 용병과 같이 전투로 먹고사는 사람들에게는 마법무구가 돈 보다도 귀중한 보물이다. "내가 9서클 마스터 아닌가. 설사 대단위 마법으로 마법을 잃는다고 해도 내가 가진 돈이라면 자네가 원하는 어떤 마법무구라도 구해줄수 있네." "걱정말고 저만 믿으십시요!" 지크는 결국 마법무구의 욕심에 수십만의 왕국 병사들과 싸우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마법무구의 욕심 이외에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스나이퍼 무구를 사용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지크는 당장 내일이면 다가올 왕국 병사들을 막아내기 위해서 할일이 많다며 회의실을 나가버렸다. 하루동안 수십만의 왕국 병사들을 막아내려면 준비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1만명의 스나이퍼 노예들에게 전투 사실을 알리고 앞으로 할일을 일일이 설명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크가 잘 해줘야 할텐데." 나는 지크가 잘해주길 바랬다. 지크가 회의실에 나가자 나는 여섯 명의 노예들과 함께 여덟 왕국의 황궁에 대단위 마법을 사용하기 위한 준비를 하였다. 여섯 명의 노예들은 내가 대단위 마법을 시전하는 동안에 나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 역할이다. 6서클 마스터이기 때문에 나를 보호하는데 아무런 문제도 없다. 그리고 스크롤도 풍족하니 무서울 것도 없다. 여덟 왕국으로 출발할 준비를 마추자 나는 기디엔을 만나야 할지 고민되었다. 나를 키워주신 분이라 만나보고는 싶지만 지금 만난다면 마음이 약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곳 행성에 유일한 가족이라 생각되는 분이라 더욱 그렇다. '모든 일을 마무리 짓고 기디엔을 만나자.' 나는 기디엔을 생각하며 대단위 마법이 성공할 수 있기를 바랬다. 성공해야 영지가 보호될 것이고 왕국 병사들이 자신의 나라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나에 의해서 황궁이 초토화 되었다는 소식이 마법사에 의해서 전해진다면 곧바로 후퇴할 것은 분명하다. 나는 에이미에게 황궁에 내가 하려는 것을 모두 알리도록 지시하고, 여섯 명의 노예들과 함께 여덟 왕국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비엔 왕국으로 텔레포트 하였다. "이런 젠장" 여덟 왕국의 80만 병사들을 지휘하는 디프는 엘프 마을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욕설을 뱉어냈다. 1만여명의 병사들과 수백의 마법사들을 동반하고 작은 엘프 마을에 들어갔다가 죽을번 한 것이다. "숲속에서 엘프들을 당할자가 없다더니만 그것이 정말이었나." 디프의 계획은 1만여명의 병사들을 엘프 마을로 집어넣어 혼란을 야기한 이후에 마법사들이 그틈을 이용해 엘프들을 사로잡는 것이었다. 하지만 병사들이 엘프 마을로 들어서자 곧바로 공격마법이 날아오더니 그 다음부터는 상상할 수도 없는 파괴력을 지닌 화살에 병사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선두에 있던 병사가 화살에 맞으면 그 화살은 병사의 몸을 뚫고서 뒤에있던 병사의 몸까지도 꿰뚫어 버렸다. 마법사들이 임시로 병사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마법 보호막을 생성시켰지만 엘프들의 화살은 마법 보호막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엘프는 하나도 잡지 못하고 수많은 마법사와 지휘관들을 잃었다. 고작 300여 가구도 살지않는 엘프 마을을 습격하면서 입은 피해가 너무나 컸다. 피해를 수습하고 철저히 준비를 한 이후에 엘프 마을로 갔을 때는 엘프들과 막상막하의 전투를 벌였지만 결국 엘프들은 도주해 버렸다. 도주하는 엘프들을 병사들이 막을수는 없었다. 엘프가 달리는 속도를 인간이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투중에 몇명의 엘프를 죽였지만 병사들의 피해에 비한다면 너무나 미비한 결과였다. 디프가 원한 것은 엘프들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생포였기 때문이다. 디프가 가장 화가나는 것은 수십만의 병사들과 마법사가 있었지만 숲속에서는 이들을 모두 운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숲에는 1만여명의 병사들을 지휘하며 전투를 벌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병사들이 지휘관의 통제에 따를수가 없기 때문이다. 수십만의 병사들을 지휘하려면 소리나 깃발을 이용해야 하는데 숲속에서는 둘다 사용할 수 없다. 깃발은 당연히 사용하지 못하고, 소리는 숲에서 울려퍼지기 마련이다. "이종족들이 모두 칼루이 영지가 있는 방향으로 도주한 것이 잘된 일인가." 디프는 마법사에게서 이종족들이 모두 칼루이 영지의 방향으로 도주했다는 말을 들었다. 어차피 칼루이 영지가 원래의 목적이기 때문에 잘된 일이라 생각되었다. 영지를 차지하면서 엘프들도 사로잡으려는 것이다. "모두들 힘을내라. 칼루이 영지에는 수많은 노예와 전리품이 있다." 디프는 오러를 끌어올려 큰 소리로 외쳤다. "와와와와와와와" "디프 기사단장님 만세" 디프의 말을 듣고서 병사들은 내일이면 다가올 전투를 기대하였다. 라이아 소국의 상황을 모르는 병사들은 아무도 없다. 라이아의 모든 병력은 제국의 침략을 막아내느라 분주하다. 그러니 칼루이 영지를 공격한다고 해도 라이아의 황궁에서 보내올 병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칼루이 영지에 도대체 무엇이 있을까." 디프는 칼루이 영지에 대해서 생각하였다. 대륙에 살고있는 모든 나라들이 칼루이 영지에 대해서 많이 궁금해 한다. 대부분 엄청난 보물이 존재한다는 소문 뿐이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칼루이 영지에는 수많은 공장이 있고, 모든 것이 노예들로 운영된다는 정보 뿐이다. '칼루이 영지야 기다려라. 나 디프 파페인이 간다!' ------ "성공한다면 나의 미래는 보장되겠군." 지크는 칼루이 영주와의 거래를 생각하였다. 영지로 다가오는 수십만의 왕국 병사들을 하루만 막아준다는 조건으로 자신에게 많은 것을 약속해 주었다. 사실 지크는 떠나려고 했지만 이런 기회를 놓친다면 살아가면서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허락하였다. "이것만 있으면 최소한 죽지는 않을거야." 지크는 가슴속에 간직한 텔레포트 스크롤을 만져보았다. 영주의 저택에 살고있는 여섯 명의 노예가 고위 마법사란 사실을 알고서 남자로서의 체면을 구기고 조르고 졸라서 겨우 얻어낸 것이다. 마음 한 편으로 이것을 믿고서 영주와의 거래를 허락한 것도 약간 작용했다. 목숨이 위험하면 스크롤을 사용하여 도망갈 생각으로 말이다. "지크님 모두 모였습니다." "모두 알고 있겠지만 영지를 향해서 다가오는 수십만의 병사들은..." 지크는 1만명의 스나이퍼 노예들에게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였다. 특히 최소한 하루 동안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왕국 병사들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하여 말했다. 지크의 말이 끝나자 1만명의 노예들은 소문으로 나돌던 말들이 진실인 것에 슬픈 표정을 지었다. 노예들에게 칼루이 영지는 소중한 보금자리이기 때문이다. 지크는 1만명의 스나이퍼 노예들에게 왕국 병사들과의 전투에 대해서 많은 지시를 내렸다. 지휘관과 마법사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일순위로 화살을 날려 죽여야 하며, 공격마법을 주입하고 날리는 화살은 꼭 필요한 때에 사용하라고 전했다. 칼루이 보우로 화살을 날릴 때 1서클의 공격마법을 주입하면 그 화살은 파괴력이 상상할수 없으리만치 강하다. 하지만 그것은 많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중요한 사람을 죽일 때만 사용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결계를 최대한 이용하라고 말했다. 결계는 내부에서 외부로 발생하는 모든 것들을 통과시키지만 외부에서 내부로 발생되는 마법이나 물체는 통과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결계에도 큰 단점이 있는데 그것은 결계의 방어막이 견뎌낼 수 있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결계 방어막이 마법이나 물체에 타격을 받을 때마나 결계를 유지시키는 마나가 계속해서 소비되는데 그러다 마나석의 마나가 모두 소비되면 결계의 보호막은 사라진다. 물론 시간이 지나서 마나석에 마나가 채워지면 다시 결계가 생성되지만 그동안 영지는 왕국 병사들에게 쑥대밭이 될 것이다. "이곳은 여러분들의 보금자리이니 잘 지켜내리라 믿는다. 각자 지시한 곳에서 대기하라!" 스나이퍼 노예들이 각자 지시한 위치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아쉽게도 칼루이 숲의 방향에는 영지를 보호하는 성벽이 세워져 있지 않았다. 그 방향으로 설마 침략을 받을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왕국 병사들만 기다리면 된다. "너희들은 나를 따라다닐 필요없이 적들을 발견하면 알아서 행동하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지크님' 지크는 여섯 대의 골렘이 메시지 마법으로 대답을 하자 소름이 끼쳤다. 지크는 영주의 저택에 살고있는 여섯 명의 노예들이 골렘들을 맡기고 간 이유를 몰랐다. 전투골렘이라고 하지만 스스로 움직인다는 것을 제외하고 별로 큰 도움이 될 것 같지가 않았다. 차라리 노예 한 명이 화살을 날리면 골렘보다 적을 죽이는 속도가 빠르리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섯 대의 골렘이 자꾸만 따라다니자 적을 죽이라는 단순한 명령만을 내렸다. 하지만 지크는 자신이 한 말로 인해서 나중에 벌어질 일을 상상도 하지 못했다. ------ "저게 뭐지?" "디프님 결계 같습니다." 디프는 마법사의 대답에 인상을 찡그렸다. 고작 영지를 보호하기 위해서 결계를 설치해 둔 것은 희귀한 일이기 때문이다. 디프는 칼루이 영주가 9서클 마스터이니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다. "얼마의 시간이면 파괴시킬수 있는거지?" "결계의 보호막의 두께로 보아서는 최소한 두 시간은 걸릴 것 같습니다." 디프는 마법사의 대답에 어의가 없었다. 한 명의 마법사가 만든 결계를 수백여명의 마법사가 두 시간이 걸려야 파괴시킨다니 기가막힌 일이다. "뭐라고? 고작 결계 하나를 파괴시키는데 두 시간이나 걸리다니 무슨 소리야?" "디프님 저 결계가 특이해서 그렇습니다. 보통 결계의 보호막 두께는 얇은 편인데 저것처럼 두께가 굵은 보호막은 제 생전 처음입니다. 고위 마법사들이 결계에 계속해서 마나를 주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디프는 마법사의 말을 듣고서 어쩔수 없음을 느꼈다. 잠시후 왕국 병사들은 두 시간 이후에 벌어질 전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결계가 파괴되면 곧바로 진격할 기마병사들이 선두에 위치하고, 기마병사들 뒤에는 기사들, 기사들 뒤에는 일반병사들 그리고 마지막에는 투석기가 위치하였다. 디프는 칼루이 영지의 철저한 파괴를 위해 성벽의 공격에 유용히 쓰이는 투석기까지 가져온 것이다. "디프님 모두 준비되었습니다." "하하하! 칼루이 영지에서도 약간은 준비했나보군." 디프는 결계 안쪽에 숨어있는 궁수들을 발견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디프는 비엔 왕국의 기사단장인 만큼 소드 마스터의 경지라 시력이 밝아서 쉽게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가장먼저 결계의 보호막을 발견한 것도 디프였다. 소드 마스터라면 고위 마법사 보다도 마나에 대한 것을 예민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물론 마법사의 마나와 기사들이 사용하는 마나는 질적으로 다르지만 말이다. "시작해라!" 디프는 오러를 사용해 큰 소리로 공격시작을 알렸다. 디프의 목소리가 울려퍼지자 곧바로 마법사들의 공격마법이 칼루이 영지를 보호하는 결계를 향해서 날아갔다. 수백여명의 마법사들이 날리는 공격마법의 모습은 장관이었다. "펑펑펑" "쿠루룽" 결계에 수백여개의 공격마법이 부딪히자 온갖 굉음을 울려퍼졌다. "와와와와와" 병사들이 공격마법이 결계의 부딪히는 모습을 바라보고는 환호성을 질렀다. 결계만 파괴되면 병사들은 즐거운 전리품 쟁탈전을 시작할 것이다. 영지내에 있는 모든 여자들은 병사들의 욕구불만을 해결해 줄 것이며 집안에 있는 돈은 병사들의 전리품이다. 물론 값비싸고 중요한 물품은 귀족들의 차지겠지만 말이다. "저건 뭐지?" 디프는 결계 안쪽에서 갑자기 엄청난 화살이 날아오자 깜짝 놀랐다. 결계의 성질상 안에서 밖을 공격할 수도 있지만 분명히 내부에는 궁수들밖에 없었다. 물론 궁수들이 화살을 날린다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지만 지금의 거리는 무려 2km나 된다. 아무리 뛰어난 궁수라도 200m가 고작인데 이건 불가능한 일이다. "찡" 디프는 화살이 직선으로 자신을 향해 날아오자 검에 오러를 주입하여 막아냈다. 검과 화살이 부딪히는 동시에 커다란 굉음이 발생되었다. "우욱! 젠장" 디프는 화살을 막아냈지만 뒤로 두 발자국이나 밀렸다. 화살에는 강한 힘이 실려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화살은 정확히 디프의 심장을 향해서 날아온 관계로 막기가 어려웠다. "으악" "읔" 디프는 결계 안쪽에서 날아오는 화살에 맞아서 죽음을 맞이하는 마법사들과 지휘관들을 바라보았다. 화살은 정확히 특정한 사람에게만 계속해서 날아가고 있었고 어김없이 명중하여 죽음을 선사했다. 디프에게도 계속해서 엄청난 힘이 실린 화살이 쉴세없이 날아왔지만 모두 막아내었다. 소드 마스터의 경지라 처음에 당황했을 뿐이지 막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문제는 마법사들이다. 화살로부터 병사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마법 보호막을 사용하는 마법사도 화살에 맞아죽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 후퇴하라!" 디프는 계속해서 화살에 맞아죽는 마법사들과 지휘관들을 바라보며 어쩔수 없이 후퇴를 결정하였다. 디프는 비엔 왕국의 기사단장인 만큼 뛰어난 지휘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결정이 빨랐다. 만약 선택의 시간이 길어졌다면 피해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끔찍했을 것이다. "어떻게 된거야?" 디프는 후퇴하다가 더이상 화살이 날아오지 않는 곳까지 와서는 병사들을 정렬시키고, 마법사의 책임자를 불러서 물었다. 전술에 대해서는 기사들이 뛰어나지만 여러가지 많은 것을 알고있는 것이 대부분 마법사들이다. 그래서 마법사에게 현재의 상황을 물어본 것이다. "아무래도 엘프들이 칼루이 영지에 숨어서 공격하는 것 같습니다. 숲에서 엘프들이 공격한 화살을 보셨다시피 지금처럼 매우 강했지 않습니까." "아니야. 엘프들이 사용한 화살하고는 달라. 지금 칼루이 영지에서 날아온 화살은 내가 두눈으로 보았는데 분명히 인간이 날린거야. 더욱이 지금 날아온 화살들은 모두 한치의 오차도 없이 심장을 향해서 날아온 화살이야. 저기 죽은 시체들을 보면 알수있지 않나." 디프는 마법사도 자세한 것을 모르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정확히 날아오는 화살들이라니... 끔찍하군." 디프는 짧은 시간에 엄청난 마법사와 지휘관들을 잃자 기분이 좋지 않았다. 전리품을 얻어 출세를 보장받으려 하는 일이 틀어졌기 때문이다. 디프는 칼루이 영지에 병사들이 많지않음을 알고 있다. 제국의 침략으로 영지에 남아있는 병사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결국 최대의 관건은 결계가 문제이다. 결계만 파괴된다면 수십만의 병사들로 하여감 칼루이 영지를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 공격마법을 사용하여 결계를 파괴할 수 있겠나?" "문제 없습니다. 단지 하위 마법사의 공격마법이 결계에 미치지 못해서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최소한 네 시간은 소요될 것 같습니다." 디프는 마법사의 말을 듣고서 고민에 빠졌다. 칼루이 영지에서 날아오는 궁수의 사거리 밖에서 공격마법을 시전하여 결계를 파괴하느냐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느냐 말이다. 디프는 좀더 생각해 보더니 병사들의 사기문제도 있어서 결국 정면승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모든 마법사들에게 공격마법을 시전하여 결계를 파괴시키게 하고는 결계가 파괴되면 수십명의 병사를 칼루이 영지로 밀어넣는 것이다. "펑펑펑" "쿠루룽" 공격마법이 끊임없이 칼루이 영지의 결계 보호막에 부딪혀 굉음을 만들어냈다. 디프는 결계가 파괴되어야만 무엇이든 할수 있을리라 생각하였다. 칼루이 영지에서 아무리 뛰어난 무기를 가지고 있는다고 해도 수십만의 병사들을 막는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찌지직" 결계의 보호막에 네 시간에 걸쳐서 공격마법이 작렬하자 결국 이상한 소리를 내며 결계가 파괴되었다. 디프는 결계가 강했던 이유가 9서클 마스터인 칼루이 영주에게 있다고 생각하였다. 제국의 황궁에서도 이처럼 강한 결계는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모두들 잘 들어라! 적들이 어떤 신기한 무기를 사용한다고 해도 적들은 우리를 이길수 없다. 모두 진격하라!" "진격하자!" 디프의 말에 병사들이 따라 외쳤다. 디프는 마음속으로 칼루이 영지에서 날아올 화살이 걱정되었지만 우리에겐 수십만의 병사들이 있으니 승리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디프는 자신의 이런 결정이 앞으로 끔찍할 결과를 만들어 낼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펑펑펑" "으악! 마법사다!" 결계가 파괴되어 마음놓고 진격하던 병사들은 칼루이 영지에서 날아오는 마법에 깜짝 놀랐다. 휘이익. 쉬이익. 마법에 이어 화살이 지휘관이나 마법사를 향해서 날아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반병사들은 끊임없이 칼루이 영지를 향해 진격하였다. 일반병사들이 결계의 근처에 다가갔을 때 또다시 공격마법이 왕국 병사들에게 쏟아졌다. 고위 마법사 수십명이 공격마법을 시전하는 것 같았다. "망할놈의 궁수들!" 디프가 검을 뽑아들고 파괴된 결계의 근처까지 다가오자 화살이 그를 향해 계속해서 날아왔다. 하지만 그는 소드 마스터라 오러가 주입된 검으로 화살들을 모두 막아내었다. 화살을 자주 막다보니 이제는 요령까지 생겨서 쉽게 막아냈다. "괴물이다!" "살려줘!" "살인귀들이다!" 파괴된 결계까지 다가온 병사들이 궁수들을 죽이다가 갑자기 떼죽음을 당하기 시작했다. 인간만한 여섯 대의 전투골렘이 검을 들고서 왕국 병사들을 마구 죽이고 있었던 것이다. 특이하게도 골렘이 들고있는 검에는 마나가 줄기차게 뿜어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챙" 디프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화살을 막아내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화살이 계속 자신에게 집중적으로 날아와 움직일 틈을 주지않기 때문이다. 소드 마스터라 화살을 막고는 있지만 다른 사람이었다면 곧바로 죽었을 것이다. 화살과 마법이 난무하는 전투는 상상을 초월하였다. 일대일의 전투는 당연히 왕국 병사들이 승리하고 있지만 그와 반대로 화살이 날아오면 왕국 병사들은 떼죽음을 맞고 있었다. 화살이 너무 강력하여 선두가 맞으면 그것이 몸을 뚫고서 다음 사람도 죽음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젠장 또다시 후퇴해야 하는건가." 디프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화살을 오러가 주입된 검으로 막아내며 왕국 병사들을 도륙하고 있는 여섯 대의 전투골렘을 바라보았다. 왕국 병사들은 여섯 대의 전투골렘 이외에도 비처럼 쏟아지는 화살에 계속해서 죽음을 맞이하고 있었다. 칼루이 영주의 궁수들은 특정한 장소에 모여있지 않아서 그들을 모두 죽이는 동안에 왕국 병사들은 얼마나 화살에 맞아 죽을지 상상조차 힘들다. "1만명 정도의 궁수들에게 80만여명의 병사들이 후퇴를 해야하다니." 디프는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정말이지 칼루이 영지의 1만명 궁수들은 명사수인데다가 화살이 너무나 강력했다. 마법사와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들까지 죽어나가는 상황인 것이다. 오러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기사쯤은 되어야 화살을 모두 막아낼 수 있는 것이지 보통 병사들은 화살에 맞아서 죽을 수밖에 없었다. "후퇴하라!" 디프는 결국 후퇴명령을 내렸다. 무식하게 끝까지 결판을 내기 보다는 다른 방법을 사용해 칼루이 영지를 차지하는 것이 낳을 것 같았다. 이번 전투를 통해서 칼루이 영지의 병력이 오직 1만명의 궁수 뿐이란 것을 알았으니 손해는 아니다. 더욱이 1만명의 궁수들 중에서 1천여명 가량을 죽였으니 앞으로 칼루이 영지의 병력은 9천여명 가량의 궁수들 뿐이다. 나와 여섯 명의 노예들은 텔레포트 마법을 수차례 사용하고 나서야 비엔 왕국의 수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정확한 좌표를 알고있지 못해 찾는데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주인님 저기 보이네요." "우와! 정말 크다." 메이와 베이지가 비엔 왕국의 수도를 바라보며 말했다. 영지에서만 생활했기 때문에 복잡한 수도의 모습이 신기할 수밖에 없었다. 마법을 수련하는데 오랜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미안하지만 감상에 빠질때가 아니야." "죄송합니다. 주인님" 나의 말에 베이지가 어깨를 늘어뜨렸다. "사람도 죽여야 할테니 지금부터는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할거야. 그럼 적당한 장소를 찾아보도록 하지." 나는 여섯 명의 노예들과 함께 비엔 왕국의 황궁을 찾아내고는 대단위 마법을 사용하기 적당한 곳을 찾아보았다. 앞으로 내가 할일은 황궁에 대단위 마법을 사용하려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 대단위 마법을 사용하는 동안에 안전할 장소가 있어야 했다. 황궁에 있을 고위 마법사들이나 기사들에게 공격을 받게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단위 마법은 마나파동이 너무나 심해서 알아채지 못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저기가 좋겠군." 나는 비엔 왕국의 황궁을 내려다 볼수 있는 산 정상을 발견하고 대단위 마법을 사용할 장소로 결정하였다. 황궁을 내려다 보기 좋은 장소지만 그와 반대로 빨리 들통날 수 있는 장소이다. 하지만 어차피 마나파동이 생성되어 들통날 것이라면 차라리 위에서 공격하기 좋은 장소가 편하다. "이곳에서 시전할 거니까 모두 준비하도록 해." "네, 주인님" 여섯 명의 노예들은 각자의 마법 주머니에서 스크롤을 잔뜩 꺼내고는 바닥에 내려놓았다. 대단위 마법을 시전하는 동안 적이 나타나면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마법 스크롤은 마법을 직접 시전하는 것보다는 약하지만 정신력의 피로가 없어서 마구잡이로 마법을 시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노예들이 준비가 끝나자 나는 바닥에 마나파동을 숨겨주는 마법진을 그리고 활성화 시켰다. 대단위 마법의 마나파동이 너무나 강력해서 잠깐의 시간밖에 막아주지 못하겠지만 그것으로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떻게 되려나.' 나의 마음은 편치가 않았다. 대단위 마법을 사용한 이후에는 그 후유증으로 편리하게 사용해왔던 마법에 대해서 많은 제약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내게 안좋은 일이 생기면 피엔 네가 모든 것을 알아서 챙겨줘." "네, 주인님. 걱정하지 마세요." 나는 피엔의 목소리를 듣고 안심이 되었다. 여섯 명의 노예들은 손에 마법 스크롤을 잔뜩 쥐고서 나를 보호하기 위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메테오(Meteor)" 내가 9서클 마법 메테오를 시전하자 곧바로 나의 신체에서 엄청난 마나가 빠져나가기 시작하였다. 대단위 마법은 간단히 마법을 시전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마법이 끝까지 유지되도록 마나를 지원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운석이 떨어지려는 위치와 범위를 계산해 주어야 한다. '정말이지 끔찍한 기분이군.' 메테오 마법을 시전한지 5분이 지나도록 나의 신체에서는 꾸준하게 마나가 빠져나가고 있었다. 예상하기로는 최소한 10분은 이렇게 마나를 지원해야 메테오 마법의 시전이 끝나는 것이다. 메테오 마법을 시전하면 곧바로 하늘에서 운석이 지정한 위치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메테오 마법의 시전이 끝나고 최소 세 시간은 지나야 결과를 알수 있다. '젠장! 떼거지로 몰려오는군.' 신체에서 마나가 빠져나가고 있어서 움직일 수는 없지만 메테오 마법을 겨냥한 비엔 왕국의 황궁에서 수많은 기사들과 마법사들이 내가 위치한 산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아마도 강력한 마나파동을 느꼈을 것이다. "주인님 걱정마세요." "저희가 지켜드릴께요." 나는 지니와 레이니의 말을 들었지만 대답을 할수가 없었다. 신체에서 마나가 계속 빠져나가는 상황이라 약간만 움직여도 대단위 마법이 실패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대단위 마법을 시전하는데 왜 그렇게도 많은 고위 마법사들이 도와야 하는지 몸소 느끼고 있었다. '그만두고 싶군.' 메테오 마법을 시전하고서 움직이지도 못하는 신세는 참으로 처량하다. 마나가 빠져나가며 약간의 고통을 수반하기는 하지만 고통을 참아내는 것 만큼은 나의 주특기라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산 아래서 나를 향해서 다가오는 마법사와 기사들이다. "펑펑펑" 피엔이 산 아래서 다가오는 마법사들을 향해 스크롤을 찢었다. 피엔이 다가오는 사람들을 향해 스크롤을 사용하자 나머지 노예들도 스크롤을 찢었다. 여섯 명의 노예들은 스크롤을 잔뜩 가지고 있어서 사용하는데 부족함은 없었다. '조금만 조금만' 나는 여섯 명의 노예들이 열심히 사람들을 향해 공격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조급한 마음이었다. 노예들은 전투가 처음이라 그런지 스크롤을 사용하면서 엉뚱한 곳으로 마법을 날리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많은 스크롤을 사용하다보니 산으로 올라오는 사람들을 많이 저지시키고 있었다. '이제 조금만. 조금만.' 비엔 왕국의 황궁에서 나온 기사와 마법사들이 산 정상에 올라오고 여섯 명의 노예들과 대치상태가 이루어지는 찰나에 메테오 마법의 시전이 끝나버렸다. 예상한 것은 10분이지만 무려 20분이 넘도록 마나가 신체에서 빠져나갔고, 무리한 마나의 사용으로 신체에서 마나역류가 일어나려고 하고 있었다. 일단 영혼력으로 마나역류를 막았지만 이제는 마나역류 보다도 대단위 마법의 후유증을 걱정해야 한다. "주인님 괜찮으세요?" 내가 바닥에 쓰러지자 뷰티가 내게 다가와 몸을 일으켜 주며 말했다. 나의 신체는 완전히 엉망이 되어 버렸다. 마나역류와 탈진 그리고 대단위 마법의 사용후 후유증 등 시체라고 봐도 무방한 상태다. 만약 영혼력과 내공력이 없었다면 곧바로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 "네놈들은 누구고 무슨짓을 했느냐?" 우리와 대치하고 있는 사람들중에 마법사가 외쳤다. 대부분이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들이었고, 마법사들도 상당수 있었다. 이들은 황궁의 경비를 책임지고 있는 기사들과 마법사들이다. 마나파동을 발생한 곳을 알아채고 곧바로 다가온 것이다. 이곳까지 올라오는 동안에는 노예들의 마법 스크롤의 공격에 상당수가 죽거나 부상당하기도 했지만 우리를 완전히 포위한 상태이기 때문에 공격하지 않고 있었다. "물었으니 대답을 해주지. 나는 라이아 소국의 칼루이 영주다. 무슨짓을 했는지 물었느냐? 네놈들이 나의 영지를 침략하였으니 나도 보답을 하려고 몸소 행차한거다. 몇시간 후에는 나의 선물을 받아볼수 있을 것이다. 알겠느냐?" "아니 저놈이 미쳤나!" 나의 말을 듣고서 비엔 왕국의 기사들이 흥분하였다. 하지만 이들로서는 우리를 생포해야 하는 상황이라 함부러 공격하지 않았다. 그리고 함부로 공격하다가 여섯 명의 여자들이 이곳까지 올라올 때처럼 공격한다면 생포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우리가 스스로 항복하길 기다리는 것이다. "네놈들이 도망갈 곳은 없으니 당장 항복해라!" "후훗 오랜만에 몸을 풀수 있겠군." 나는 내공력을 끌어올려 신체에 순환시켰다. 메테오 마법을 시전하느라 마나가 없기 때문에 내공력을 사용해서 싸워야 했다. 텔레포트 마법으로 도주하고 싶지만 싸울 수 밖에 없는 두 가지의 이유가 있었다. 첫 째로 마법사들이 주위의 마나를 동결시키고 있었고, 둘 째로 내가 메테의 마법으로 신체에 마나라고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는 상황이라 마법을 사용할 수 없었다. '검을 미리 꺼내놓는 것을 잊었군.' 아공간에는 내가 제작한 강력한 마법검이 있는데 아쉽게도 마나가 없어서 아공간에서 검까지 꺼낼수가 없었다. 미리 꺼내두었어야 했는데 대단위 마법에 대한 생각만 하느라 깜빡 잊은 것이다. 어쩔수 없이 경신술을 사용해 가장 가까이에 있는 기사에게 다가가 검을 재빨리 빼앗고, 내공력을 검에 주입하여 휘둘렀다. 검에서 피어나는 검강이 주위에 있던 사람들의 허리를 모두 베어버렸다. "으악" "살려줘!" 검강에 맞은 사람들의 비명과 함께 피가 튀었다. 설마 포위된 상태에서 내가 공격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는지 모두들 당황한 모습이었다. "파이어볼" "라이트닝 볼트" 내가 공격을 하자 노예들도 공격마법을 시전하였다. 나는 비엔 왕국의 기사들을 끊임없이 죽여나갔다. 그동안 마법의 편리성 때문에 검술을 사용한 경우는 별로 없지만 나의 검술 경지도 상당히 높다. 이곳 행성에서 말하는 경지에 비교하자면 그랜드 소드 마스터와 동급이었다. 포위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내가 한 방향으로만 공격하자 노예들도 마법으로 나를 도왔다. 마법사들이 주위에서 공격마법을 날렸지만 나에겐 피해를 주지 못했다. 지금 대단위 마법을 사용한 후라 마나가 없어 마법을 사용할 수 없지만 내공력을 사용한다면 공격마법쯤은 간단히 튕겨낼 수도 있다. "일단 포위를 풀어라!" 나의 검에 기사들이 떼로 죽어나가자 결국 누군가가 도주할 수 있도록 조치하였다. 이들은 직접적으로 싸우기 보다는 아무런 피해없이 추적하여 잡으려는 것이다. 끝까지 나와 노예들을 막아선다면 피해가 많아지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노예들과 함께 경신술을 사용해 빠르게 달려가나갔다. 노예들은 헤이스트 마법으로 어렵지 않게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바로 뒤로는 비엔 왕국의 기사들과 마법사들에게 추적당하는 상황이었다. "피엔 텔레포트 스크롤을 한 장만 내게 줘봐." "네, 주인님" 도주하는 상황에서 나는 피엔에게 텔레포트 스크롤을 받아서 챙겼다.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이렇게 불편할 줄은 몰랐다. 아니 그것 보다도 간단한 마법 조차도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에 화가났다. "주인님 이러다가 붙잡히겠어요." 뷰티가 뒤를 바라보며 내게 말했다. 나는 뒤에서 쫓아오는 비엔 왕국의 마법사중에 고위 마법사가 많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수 있었다. "그럼 어쩔수 없지. 모두 텔레포트 마법을 준비해." "주인님 우리를 뒤쫓는 마법사들이 마나동결을 하고 있는 상태라 텔레포트는 위험하지 않나요?" 텔레포트 마법를 준비하자는 말에 지니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나와 여섯 명의 노예들을 뒤쫓는 마법사들은 우리가 텔레포트 마법으로 도주할 수 없도록 마나동결을 시키고 있었다. 텔레포트 마법을 사용하면 아마도 마나의 불안정으로 신체가 조각날 것이다. "걱정말고 준비해." 나는 지니에게 말하고, 들고있는 검에게 최대한의 내공력을 주입하고 우리를 쫓고있는 비엔 왕국의 기사들과 마법사들에게 힘껏 던졌다. 검이 내 손에서 떨어졌는데도 검날에는 검강이 맺힌채로 뒤로 날아가고 있었다. "모두 피해!" "엎드려!" 순간 뒤쪽에서 커다란 외침소리가 들리자 나는 곧바로 텔레포트 마법이 담긴 스크롤을 찢었고, 노예들도 텔레포트 마법을 시전하였다. "후훗 성공이군." 나는 스크롤이 성공적으로 사용되어 도주할 수 있게되자 기뻤다. 내가 웃음짓고 있을 때 곧이어 여섯 명의 노예들도 나타났다. 비엔 왕국의 수도를 찾으면서 처음 발견한 장소라소 텔레포트 하는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지금 시급한 문제는 대단위 마법을 사용한 이후에 찾아온 후유증이다. '한 번을 사용했을 뿐인데 마나가 모두 소멸되다니.' 나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 비엔 왕국의 황궁에 메테오 마법을 한 번 시전했을 뿐인데 신체에 존재하는 모든 마나가 없어진 것이다. 나는 엘프마법을 익혔기 때문에 한 시간이 채 흐르기도 전에 모든 마나가 복구되는데 지금은 그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여덟 왕국의 황궁에 대단위 마법을 사용하려고 찾아왔지만 결국 비엔 왕국에만 시전한 것이다. "주인님 괜찮으세요?" "아무래도 이대로 영지로 돌아가야 될 것 같아." "주인님 무슨 말씀이세요? 여덟 왕국을 모두 돌아다니며 대단위 마법으로 복수하시기로 하였잖아요." 여섯 명의 노예들은 나의 말을 듣고서 깜짝 놀랬다. 한 번 뱉어낸 말은 하늘이 무너져도 지키는 주인인데 지금은 했던 말을 번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런 일은 한 번도 없었다. "아무래도 모든 마나를 잃은 것 같아." "주인님 정말인가요? 노예들은 갑자기 울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사실상 노예들은 대단위 마법의 폐해를 자세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라면 그런 폐해를 감당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더구나 내가 여덟 왕국에 대단위 마법을 사용한다고 하자 그렇게 믿었었다. "그래. 그건 그렇고 비엔 왕국의 황궁에 몇시간 후면 떨어질 운석을 구경이나 할까." 나는 노예들과 비엔 왕국의 평화로운 수도 모습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평화는 잠시 후에 깨져 버렸다. 갑자기 비엔 왕국의 황궁에서 엄청난 사람들이 밖으로 뛰쳐나오더니 수도의 외곽지를 향해서 이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와 함께 비엔 왕국의 수도를 돌아다니며 계속해서 무엇인가 외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주인님 모두 도망가는 것 같은데요." "7서클 마스터 이상이라면 메테오 마법을 눈치챘을거야. 그래서 모두들 피해는 거지." 노예들과 비엔 왕국의 수도에 살고있는 사람들이 도망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몇몇이 기사들이 돌아다니는 외침에도 불구하고 떠나지 않고 있었다. 나는 지금의 모습을 마법으로 담아놓도록 여섯 명의 노예들에게 말하였다. "이제 시간이 되었으니 우리도 준비하자." "네, 주인님" "프로텍션" "프로텍션" 여섯 명의 노예들은 비엔 왕국의 황궁쪽을 향한 내 바로앞에 마법 보호막을 생성시켰다. 여섯 겹에 이르는 단단한 마법 보호막은 혹시라도 모를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다. 대단위 마법의 위력을 처음 목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엘프마법의 대단위 마법이라 인간마법과 어떻게 다른지 몰랐다. '엄청나군.' 나는 영혼력을 통해서 하늘에서 비엔 왕국의 황궁을 향해서 떨어지고 있는 운석을 바라보았다. 운석의 크기는 집채만할 뿐인데, 운석이 하강하면서 엄청난 열과 폭풍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황궁에 떨어진다면 피해가 비엔 왕국의 수도 전체에 미칠 것 같았다. "주인님" 노예들도 그제서야 운석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는지 내게 바짝 붙었다. 6서클 마스터라서 어떤 특정한 기운을 쉽게 느낀다. 나는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던 영혼력을 사용해 보호막을 넓게 생성시켰다. 영혼력의 보호막은 이곳 행성에서 새롭게 태어난 이후로 사용한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이다. "콰가광!" "쿠구궁!"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운석이 비엔 왕국의 황궁에 떨어져 내렸다. 하지만 그 운석은 황궁만 파괴하지 않고 황궁의 주변 1km 이상을 둥그런 모양으로 움푹 패어들었다. 그리고 운석의 피해가 직접적으로 닿지 않은 곳은 강력한 지진을 발생시켰다. 결국 비엔 왕국의 수도의 존재하던 건물이 대부분 파괴되었다. "꺄아악" "주인님" 노예들도 나를 붙들고 비명을 질렀다.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땅에 서있기도 힘들 정도로 흔들렸다. 곧이어 뜨거운 열풍이 몰라쳤고 조용해졌다. 열풍은 운석이 황궁까지 도달하는 도중에 마찰로 생긴 열 때문에 생긴 것이다. "이걸 어떻게 해야하지. 내가 원한건 이게 아닌데." "어머나" 나와 노예들은 비엔 왕국의 수도를 바라보며 할말을 잊었다. 수도 전체에 멀쩡한 집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었고, 땅은 모두 갈라져 있는 상태이다. 황궁이 위치한 곳에는 수십미터 깊이의 구멍이 패여져 있을 뿐이다. 어차피 황궁을 목표로 한 것이라 그것은 당연했지만 그 여파가 수도까지 피해를 줄지는 몰랐다. 나름대로 영혼력을 사용해 황궁에만 메테오 마법의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였는데 잘못된 것이다. "어쩐지 대단위 마법이라고 하지만 마나가 많이 빠져나가는 것 같더니만." 내가 신체에 가지고 있던 마나는 매우 많다. 내가 예상하기로 대륙에 존재하는 9서클 마스터들 보다도 최소한 세 배는 많으리라 짐작하고 있었다. 그것은 나의 신체가 환골탈태를 거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런 마나가 모두 소모되는 메테오 마법이니 비엔 왕국의 수도까지 파괴된 것은 당연했다. 문제는 수도에 살고있는 상당수의 사람이 죽었다는 것이다. '이것을 잘된거라고 해야하나.' 나는 어쩌면 이것이 잘된 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였다. 여덟 왕국의 황궁에 대단위 마법을 시전하는 것보다 한 왕국의 수도를 본보기 삼아서 초토화 시킨 것이 모두에게 공포심을 줄수도 있다. 물론 내가 원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는 비슷하다. "이제 영지로 돌아가도록 하자." "네, 주인님" 초토화가 된 비엔 왕국을 한참을 감상한 이후에 나는 영지로 돌아가기로 하였다. 나는 모든 마나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노예들에게 이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도록 하였다. 내가 마나를 잃었다는 소문이 퍼진다면 나의 영지가 또다시 위험해 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 내가 영지로 돌아오고 며칠이 지나자 여덟 왕국의 병력은 모두 칼루이 숲을 통해서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 버렸다. 처음에 나는 여덟 왕국이 모두 돌아가 버리자 황당했지만 나중에 어떻게 된 사실인지 알수가 있었다. 여덟 왕국의 병력을 총지휘하던 지휘관이 내가 메테오 마법을 시전한 나라인 비엔 왕국의 기사단장이었던 것이다. 라이아의 황궁에서는 내가 비엔 왕국에 사용한 메테오 마법에 대하여 응징이란 표현을 사용하여 대륙에 널리 알렸다. 여덟 왕국에 이어서 제국의 병력도 곧바로 돌아갔다. 또한 라이아의 소식을 전해들은 그린레이트 제국과 카토루 제국도 서로 협상을 맺고 전쟁을 종결했다. 그린레이트 제국은 골렘기술을 이용해 발전을 거듭하고 있었고 카토루 제국은 영토도 잃었고 국력도 떨어져 버려 피폐한 나라가 되었다. 대륙에 발생했던 전쟁이 모두 종결되자 나는 영지의 발전에 또다시 힘을 기울였다. 칼루이 숲의 중심으로 왕국의 병사들이 지나간 흔적이 크게 남았다. 커다란 산에 교통로가 생겨난 모습이다. 결국 칼루이 숲을 복구하기 위해서 영지의 노예들이 동원되었다. 나의 노예들은 대부분이 1서클 마스터라 식물을 키우는 인라지(Enlarge)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숲의 복구는 쉽게 이루어졌다. 칼루이 숲을 모두 복구시키는데 10일뿐이 소비되지 않았다. 전쟁이 종결된 이후에 나의 영지에도 좋은 일이 생겼다. 엘프 종족과의 교류가 발생한 것이다. 엘프들이 종종 영지에 들러서 마을에 나무도 심어 주었다. 나무만 심어주면 노예들이 무식하게 인라지 마법으로 다음날이 되면 수십년 자란 크기의 나무로 만들었다. 엘프 종족은 그런 재미에 노예들을 꼬득여 영지에 남아도는 땅의 곳곳에 모두 나무를 심어 키웠다. 엘프들에게는 척박한 지역에 나무를 심고 숲을 형성시키는 것이 즐거움이었다. 30일이 채 지나기도 전에 영지의 여러곳에 작은 숲이 형성되었다. 영지의 건물 사이사이에 수십년을 자란 것과 같은 나무가 즐비하게 들어서자 엘프들이 영지에 지내는 시간은 많아졌다. 폐쇄적인 삶을 지내던 엘프들도 영지로 내려와 생활하며 인간과의 교류를 넓힌 것이다. 물론 엘프와의 교류가 가능했던 이유는 영지에 살고있는 노예들 때문이다. 노예들은 지금까지 태어나서 자유로운 삶을 살아온 시간이 영지에서 지낸 1년이 전부였다. 그렇기 때문에 매우 순수했고 욕심이라야 가족을 가지고 자식을 갖는 것 뿐이었다. 그런 모습이 엘프들에게는 매우 좋게 비춰졌고 함께 생활이 가능했던 것이다. 드워프 종족도 인간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나의 영지에 살고있는 노예들 만큼은 다르다고 판단했다. 부상당한 채로 이곳에 도착하여 받은 도움도 한몫 하였다. 나는 푸러러 장로를 설득해 영지에서 지내달라고 부탁하였고 드워프들은 모두 영지에서 생활하기로 하였다. 물론 푸러러 장로가 나의 부탁을 허락한 것은 내가 드워프들이 마음껏 물품을 만들수 있도록 광석을 무한으로 지원해 준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드워프들은 대부분 인생의 반을 채광하는데 시간을 소비한다. 하지만 나는 골렘을 이용하여 채광을 할수 있기 때문에 드워프들이 자신이 하고싶은 물품 만드는 작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지원이 가능하다. 물론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일이다. 채광을 할수 있는 골렘을 설계하는 일은 내게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메테오 마법을 사용한 이후로 나의 마나는 천천히 회복되고 있었다. 이런 상태라면 최소한 1년은 지나야 정상으로 돌아오리라 예상하였다. 하지만 나는 조급한 마음이 하나도 없다. 비엔 왕국의 수도가 초토화 된 이후로 라이아는 더이상 단순한 소국이 아니었다. 황궁에서는 매일같이 나를 불렀지만 한 번도 찾아가지 않았다. 황궁에서 찾아오는 사신을 만났을 뿐이다. 더이상 라이아의 일에 간섭하기가 싫었기 때문이다. 물론 상업적인 문제 때문에 서신을 통해서는 많이 교류를 할 수밖에 없지만 말이다. 비엔 왕국은 내게 복수하기 위해서 대륙에 존재있는 제국, 왕국 그리고 소국에게 라이아의 침략을 설득시켰지만 어느 나라도 비엔 왕국의 뜻에 따르지 않았다. 자신의 나라에 대단위 마법이 시전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모든 백성들이 침략 반대를 부르짖는 상황이라 귀족들도 감히 결정할 수 없었다. 드워프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자 그들에 의해서 영지가 또다시 변모하게 되었다. 엘프 종족들은 영지에 나무를 계속해서 심어서 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였지만 드워프들은 건물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다. 부서진 건물을 깨끗히 고치고, 어설픈 건물은 아예 분해시켜 버렸다. 마을 중심의 공터에는 드워프의 동상이 세워지는 것을 목격하고는 이종족에게 두손 두발 다 들었다. 영지가 안정이 되자 획기적인 발전을 꿰하기 위해서 위험스런 일을 자행하였다. 내가 알고있는 평행우주 건너편의 31세기 기계문명을 약간씩 공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책을 통해서나 혹은 교육을 통해서 전파하고 싶었지만 그것은 너무나 오랜 시간을 요구하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영혼력을 이용한 지식의 주입이다. 당연히 부작용은 발생하지만 부작용이 적게 일어나는 신체를 보유한 사람에게 실시하기 시작하였다. 내가 원하는 것은 내 삶이 끝나기 이전에 이곳 행성이 평행우주 건너편의 31세기 기계문명의 문화를 따라잡는 것이다. 지식의 주입을 특정한 사람에게 계속해서 주입시킨다면 빠른 발전이 이뤄질 것이다. 물론 이곳 행성에는 매우 특이한 힘들이 존재하는 것이라 어떻게 발전할지는 나도 알수가 없다. 너무 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모든 일들은 나의 영지의 노예들에게 가장 먼저 시작되었다. 모든 노예들에게 기초교육을 시켰고 그중에 뛰어난 자들에게 평행우주 건너편의 31세기 지식을 약간 심어주기 시작한 것이다.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정한 분야의 지식만 주입하였다. 노예들은 많았기 때문에 나의 실험대상이 부족할 이유는 없었다. 에필로그 라이아의 황제 프라오 코도나드는 회의실에 있는 평민들을 바라보았다. 라이아가 전쟁을 겪은 후 능력위주로 변혁을 겪다보니 이제는 신분사회가 거의 붕괴된 상태였다. "황제폐하 며칠 후에는 라이아의 독립 5주년 행사가 있습니다. 칼루이 공국에 황제폐하의 인장이 찍힌 서신을 보내려고 합니다. 그리고 저도 이번 기회를 삼아서 재상의 자리를 내놓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케디네 재상 그게 무슨말이요?" "황제폐하도 아시다시피 저는 이제 늙고 힘없는 노인입니다." 케디네 재상의 말에 황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케디네 재상은 황제에게 아버지와 같은 존재나 다름없었다. 지금의 라이아를 꾸려나간 것도 모두 재상이다. "모든 백성들이 재상을 황제인 나보다도 존경한는데 그게 무슨 말이요?" "황제폐하 저는 이제 쉬고싶습니다. 저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십시요." "할수 없구료." 프라오 황제는 재상의 부탁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동안 고생시켜왔고 이제 라이아가 독립된지도 5년이 지났기 때문에 더이상 뛰어난 실력의 재상이 필요없는 것이다. 더욱이 그는 늙었기 때문에 자신만의 삶을 살아갈 필요성이 있다. "라이아의 독립 5주년 행사를 가장 멋지고 화려하게 장식하겠습니다." "재상이 알아서 처리해 주시요." 재상은 황제의 허락을 받고 눈물을 흘렸다. 재상은 지금이 있기까지의 자신의 삶을 돌아보았다. 황궁의 재상자리에 앉았을 때는 식민소국이었고 온갖 굴욕을 당하며 겨우겨우 나라의 재정을 꾸렸다. 그리고 우연히 칼루이 영주를 만나게 되어 라이아가 발전하고 독립이 되었지만 다른 나라의 욕심 때문에 전쟁이라는 아픔도 겪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칼루이 영주의 대단위 마법이 비엔 왕국에 시전되면서 모든 것이 반전되어 지금의 라이아가 존재하는 것이다. 황제도 재상과 마찬가지로 눈물을 흘렸다. 황제가 회의실을 빠져나가자 재상은 며칠 후에 있을 라이아의 독립 5주년 행사를 위한 회의를 하였다. 황궁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평민들이었고 그것은 라이아가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일이다. 오직 능력위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이다. "모두들 이번 기회를 통해 칼루이 공국의 사람을 최대한 설득하도록 하시요." "알겠습니다. 재상님" 재상의 말에 회의실에 있던 평민들이 대답했다. 간혹 귀족이 눈에 띄지면 그들도 얼마후면 퇴출될 것이다. 재상이 마지막으로 하는 일은 겉으로는 라이아의 독립 5주년 행사지만 실질적으로는 칼루이 공국의 사람을 회유하는 것이다. 칼루이 영지는 전쟁이 끝난 이후로 라이아의 황제와 귀족 그리고 백성들의 강력한 추천으로 공국이 되었다. 라이아에 포함되면서 그곳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은 라이아의 황제조차도 간섭을 거부하는 치외법권 지역으로 선포된 것이다. 칼루이 영지가 공국으로 되면서 그곳은 더욱 폐쇠적으로 변화되었고 얼마 전부터 약간씩 개방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그곳에서 라이아로 빠져나온 사람들은 일반 사람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지식을 갖추고 있었다. 라이아에서 흔히 현자로 취급되는 사람들도 칼루이 공국의 사람들에게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것이다. 더욱이 칼루이 공국의 사람은 각자 특정 분야의 지식 만큼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전이었다. 라이아의 황궁에서는 그 사실을 알게되자 곧바로 칼루이 공국에서 나오는 사람을 설득하는데 모든 것을 투자하였다. 한 명만 설득해서 라이아에서 살게하면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칼루이 공국에서 라이아의 수도 라이딘으로 이사와서 살고있는 사람은 100여명인데 그들이 하는 일들은 상상을 초월한다. 회의실은 금새 칼루이 공국의 사람들을 회유시키기 위한 회의를 하였다. 온갖 선물공세는 물론이고 높은 대우는 기본에 속한다. 칼루이 공국 한 사람이라도 설득시키는 사람의 출세길은 보장된다. 요즘은 모든 것이 능력위주로 사람을 평가되기 때문이다. 케디네 재상은 회의실을 빠져나와 라이딘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5년 전과는 특이한 형태로 건물이 들어서 있고 길도 새롭게 바뀌었다. 처음에는 백성들의 원성이 심했지만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원성은 황궁의 칭송으로 변화되었다. 모든 것은 칼루이 공국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지식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래서 이번 라이아의 5주년 독립기념일에 참석하는 칼루이 공국 사람의 회유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 지크는 아침에 일어나 즐거운 하루를 시작하였다. 요즘 새롭게 만나고 있는 여자만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흘렀다. 더구나 지크는 5년 전에 공국을 지켜낸 공로로 공국내에서의 모든 시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허가와 함께 모든 생활이 보장되었다. 큰 죄만 저지르지 않는다면 공국에서 쫓겨날 일도 없다. 뭐 쫓겨난다고 해도 이제는 무서울 것 없는게 지크이다. 강력한 마법무구에 평생 사용할 돈까지 있으니 말이다. "여보 뭐가 그렇게 즐거워요?" "아...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닌데 왜 말은 더듬어요?" 지크와 결혼한 티나는 요즘들어 남편의 행동이 수상함을 느꼈다. 결혼한 이후로 남편이 외도의 횟수를 따져도 손가락으로 표현해도 부족하다보니 이상한 쪽으로 눈치가 빨랐다. 티나는 지크의 행동을 수상하다고 생각되어 오늘은 몰래 뒤를 쫓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입에 뭐가 들어갔나봐. 콜록! 콜록!" "물 가져올께요. 기다리세요." 티나는 지크가 기침을 하자 물을 가지러 방에서 나갔다. "휴! 정말 눈치하나는 빠르단 말이야. 마누라야! 이번에는 당신도 어쩔수 없을걸. 이곳에 살고있는 여자가 아니라 라이아에 살고있는 여자거든. 히히히" 지크는 매일같이 텔레포트 마법진을 통해서 라이딘을 다녀오고 있다. 라이딘의 사람들은 지크의 이름은 알아도 얼굴을 알지 못해서 돌아다니는 것이 매우 즐겁다. 사실 공국을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칼루이 공국을 통제하는 한 사람만이 정할수 있다. 지크에게는 자신의 부인 티나가 텔레포트 마법진을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이 즐거웠다. 그녀는 공국에 살고있는 노예의 신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칼루이 공국에 살고있는 모든 사람이 노예지만 말이다. 하지만 지크는 며칠 후에 라이아의 독립 5주년 행사가 있을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결국 지크는 라이아의 독립 5주년 행사에 뒤덜미가 잡혀 티나에게 처절한 복수를 당하였다. 지크가 용병의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바람까지 피고 다니지만 티나와는 사랑해서 결혼했던 사이라 그로서도 눈치가 보이는 일이었다. 더구나 지크에게는 티나가 낳은 귀여운 딸 포미가 있기 때문에 헤어질수 없다. 티나도 바람피는 지크가 밉지만 나름대로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 지크가 언제나 바람피며 실없이 돌아다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간혹가다 의미있는 일도 하며 포미에게만은 아버지로서의 역할에 충실히다. ------ 칼루이 공국에는 공국을 통제하는 최고의 권력자가 살고있는 초라한 저택이 있다. 공국에 커다란 공장이 계속 들어서기도 하고 나무도 많아지는데 오직 저택 만큼은 공국의 중심에서 변화가 없다. "기루님 에이미가 불러요." 저택의 마당에서 햇볕을 쬐는데 함께 살고있는 엘프 아미루가 다가와 말했다. 아미루는 인간을 가장 싫어하는 전투엘프이다. 하지만 나와의 여러가지 인연이 겹쳐서 결국은 이곳에서 함께 살고있다. "알았어." "함께 가요." 아미루가 나의 손을 잡고서 끌었다. 엘프는 사랑하는 사람을 정하면 모든 것을 받친다고 하는데 그것은 진실인 것 같았다. 아미루가 내게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원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내게 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빠다!" 저택에 있는 회의실 겸 서재로 쓰이는 방에 들어서자 나와 비슷한 얼굴을 하고있는 소년이 다가와 내게 안겼다. 내게 안긴 소년은 나와 에이미의 행복한 결실인 차이 칼루이다. "차이야. 뭐하고 있었니?" "엄마가 읽는거 가르쳐 줬어." 나는 차이의 말하는 모습이 귀여워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엄마하고 해야될 이야기가 있는데 밖에서 놀다오겠니? "알았어." 차이는 쏜살같이 밖으로 나가버렸다. "에이미 차이에게 그렇게 교육을 시킬 필요는 없어. 내가 주입한 지식이 열 다섯 살이 되면 조금씩 개방될테니 말이야." "네, 기루님" 에이미가 나의 말에 대답하였다. 5년전에 에이미는 나를 영주님이라 불렀지만 영지가 공국으로 승격화 되자 결국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지금은 여섯 명의 노예들까지도 나를 기루님이라 부른다. 왜냐하면 여섯 명의 노예들이 나와 끊을수 없는 관계가 생겼기 때문이다. 단순한 주인과 노예관계가 아닌 것이다. 나는 차이가 태어난 이후부터 지금까지 매일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지식을 주입했다. 물론 최소한 열 다섯 살은 되어야 지식이 개방된다. 차이는 열 다섯 살이 되는 순간부터 자신의 두뇌를 100%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부작용은 절대 있을수 없다. "그런데 왜 나를 부른거야?" "기루님도 며칠 후에는 라이아 독립 5주년 행사를 아시죠? 행사라기 보다는 축제에 가깝지만 말이에요. 이번에도 황제님이 초대하셨어요." "아휴! 그 양반은 행사때마다 나를 초대하네. 저번에는 디에나가 보고싶다고 부르더니만." 나는 황제의 초대가 정말이지 귀찮았다. 라이아에 중요한 행사마다 참여하라고 초대장을 보내니 가지 않을수도 없고 환장할 일이었다. 가지 않으면 백성들이 실망을 한다나 뭐라나 정말이지 이짓을 언제까지 해야될지 모르겠다. "기루님 디에나는 벌써 라이아의 5주년 독립행사에 가려고 드레스까지 만들고 있으니 이번만큼은 즐겁게 다녀오세요." "에이미 저택에 임신한 여자가 여섯 명이나 있는데 어딜가!" 나는 갑자기 핑계거리가 생각나서 대답했다. 여섯 명의 노예들은 1년 전부터 차이를 보기만 하면 눈물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우울증에 빠졌다. 내가 노예들의 우울증 이유를 물었더니 자신들도 에이미와 같이 아이를 갖고 싶다는 것이다. 노예들은 어려서부터의 마법실험으로 신체적 장애 때문에 임신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노예들은 좀더 시간이 지나자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고, 결국 나는 여섯 명의 노예들의 신체를 변화시켜 주었다. 내가 가진 모든 내공력을 사용해 여섯 명의 노예들의 신체를 변화시켜 준 것이다. 물론 환골탈태와 같은 것은 불가능했지만 신체가 정상이 되도록 하는 일은 가능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 나는 막대한 내공력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내공력이 없는 신체다. 5년 전에는 메테오 마법을 사용하느라 마나를 모두 잃어버리더니 이제는 내공력을 잃어버렸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채워지겠지만 왠지 평소에 막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가 잃어버리면 뭔가 어색한 기분이 든다. "그걸 핑계라고 대세요?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모두 데려가시죠!" "뭐라구?" 에이미의 말에 나는 어이가 없었다. 에이미로서는 요즘들어 나의 여자관계에 대해서 상당한 불만을 표시한다. 물론 에이미는 저택에 있는 모든 여자들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만 나의 바람둥이 성격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다. 황궁에 갖혀 지내는 것을 피하기 위해 대외적으로 결혼한 디에나는 처음 2년 동안은 그대로 생활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나기 시작하자 나와 눈이 맞아서 결국 에이미와 같은 처지가 되었다. 디에나는 에이미와 마찬가지로 튼튼한 아들을 낳았다. 나는 디에나도 아들을 낳자 약간 이상함을 느끼고 그 이유를 찾아보았다. 결국 나는 에이미와 디에나가 둘다 아들을 낳게된 이유를 알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남아 선호사상이라는 주관적인 생각이 영혼력에 의해서 임신했던 에이미와 디에나 모두에게 영향을 끼친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것들을 에이미와 디에나에게 말하지 않았다. 사실 나로서도 이것은 어쩔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섯 명의 노예들도 모두 아들을 낳게 될 것이니 나로서도 고민스럽다. "어머! 말하고 보니 좋은 생각이네요. 우리 가족 모두가 축제에 참가하면 다들 놀라겠지요? 기루님의 아들이 두 명에 임신한 여자가 여섯 명 그리고 디에나와 저까지 있구요. 마지막으로 엘프인 아미루까지 가세하면 황제께서도 놀라 쓰러지겠네. 후훗!" "에휴" 나는 에이미의 말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날이 갈수록 자신만만한 에이미는 이제 내가 말릴수도 없는 경지에 들어서고 있다. "기루님 바쁘니 어서 나가세요. 계획을 세워봐야 되겠네요." "정말로 하는건 아니지?" "당연히 해야죠. 히히" 에이미는 나의 등을 떠밀어 쫓아냈다. 그런 어이없는 짓을 벌이려고 하다니 앞으로 라이아의 백성들이 나를 뭐라고 생각할까. 독립을 지켜준 영웅이 바람둥이라니. 정말이지 내 인생이 왜 이렇게 되가는지 알수가 없다. 여러명의 여자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이 죄인가. "기루님 우리 숲에 놀러가요." 에이미에게 쫓겨나자 곧바로 엘프인 아미루가 나의 팔짱을 끼더니 말했다. "숲은 왜 가는데?" "에이 알면서" 아미루가 온몸을 배배꼬며 말했다. 정말이지 아미루가 이럴 때면 머리가 아파온다. 아미루와 처음 나누었던 사랑의 장소가 숲이었다. 내 나름대로 아미루가 엘프 종족이라 여러가지를 감안해서 그런 것이다. 그런데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엘프들은 처음 사랑을 나눈 장소에서 또다시 사랑을 나누면 몇배의 기쁨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럴줄 알았으면 저택에 있는 방에서 사랑을 나누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미루가 몸을 배배 꼴 때마다 후회중이다. ------ 나는 평행우주 건너편의 31세기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었다. 취미삼아 수십년 동안 내가 이곳으로 오기전 죽음을 맞이할 당시의 상황을 영혼력으로 연구한 결과이다. 영혼력을 사용해 똑같은 상황을 재현하면 내가 이곳으로 오기전의 시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은 내게 큰 충격이었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가족이 생각났다. 나의 부모님과 지금은 사랑의 감정이 식었지만 보고싶은 미영이도 있다. 수성의 행성개발을 위해 일하던 때도 생각난다. 하지만 나는 돌아갈 수가 없다. 이곳 행성에는 새로운 나의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생명이 다하는 날 영혼력을 사용해 평행우주 건너편의 31세기로 돌아갈 것이다. 영혼력은 생명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나는 두 번째의 죽음을 기다린다. 그 죽음은 나의 또다른 삶의 시작이 될 것이다. - 칼루이 공국의 도서관에서 발견된 알수없는 문자로 기록된 종이 ------ 독재자가 완결되었습니다. 기말고사 시험이 끝나면 새로운 작품 < 패러렐 라이프(Parallel Life) >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