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SF & FANTASY (go SF)』 13730번 제 목:[AGRA] D&D 1부 환동 자료실에... ^^ 올린이:광황 (신충 ) 98/11/17 20:52 읽음:947 관련자료 없음 ----------------------------------------------------------------------------- 데로드 엔 데블랑 환동 자료실에 올렸어요. ^^ 1부 전체요. ^^ 지난번에 서장에서 95화 까지인가 올렸었지요. ^^ 음냐냐.... 2부는 내일(수요일) 시작해요. ^^ 수험생들!!! 셤 잘보세여!!! 꼭 꼭 잘보시길!!!! 전 오늘 별똥별 보려고 밤새야 겠네요...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3760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서장 올린이:광황 (신충 ) 98/11/18 03:45 읽음:2339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여기 한 사내가 있다. 백색에 가까운 푸른색의 머리칼을 길게 길러 아무렇게나 흩트리며, 그는 머리칼만큼이나 푸르고 제멋 대로인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파도는 지금 미칠 지경이었다. 겨우 인간 따위가 자신을 바라보며 태 연스레 있지 않은가? 온 힘을 다해 몸을 휘몰아 쳐가도, 그 사내의 몸 에는 물방울 하나 튀어 들어가지 않는다. 파도는 더더욱 성을 내었다. 휜 거품을 내뿜으며 10휴리하(1휴리하=1미터) 높이의 거대한 파도가 쉴새없이 바위 절벽을 부숴 버릴 듯한 기세로 내려치는 이곳에 서있는 그 사내는 멍한 표정으로 정좌해 앉아 있다. 아니, 멍하지 만은 않다. 다만 무어랄까 허탈감? 무언가를 이룬대서 오는, 그래서 더 이상은 할 일이 없다라는 느낌에서 오는 허탈감, 아 쉬움 같은 것이 스며있는 멍한 눈동자였다. 그의 나이는 적게 보면 25,6세 그리고 조금 많게 보면 28세쯤 되어 보였다. 두 뺨은 오랜 고생이 묻어나 있는 듯 약간 헬쓱해 있었고, 입 고 있는 옷 역시 거친 생활을 말해주는 듯 많이 더러워져 있었다. 날카로운 턱선을 따라 조금 위를 살펴보면, 오른쪽에 나있는 선홍색 의 흉터가 눈에 들어온다. 상당히 오래된 흉터인 듯 완전히 아물어 있 었으나, 약간 붉은 색을 띄는 가는 선의 자취만은 사라지지 않고 있었 다. 상처 조금 위에는 그의 붉은 눈이 있다. 막, 그의 눈을 들여다보면, 탁하기 그지없는 살기와 광기에 가득 찬 핏빛의 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두렵고도 불쾌한 느낌이 온몸을 뒤흔들 어 놓을 것 같은 붉은 눈동자다. 하지만, 그러한 기분을 떨쳐버리며 한참을 응시하고 나면, 그의 눈동자 깊은 곳에 가득히 출렁이는 슬픔 을 발견하 수 있다. 한참동안 파도 속에 앉아 먼곳을 응시하던 그는 이윽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바위 위에 널브러져 있던 그의 긴 머리칼이 한올 한올 그를 따라 일으켰고, 이내 엷은 물색의 폭포를 이루어 내었다. 조금은 탁 한, 그래서 청백보다는 청회색 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머리칼이다. 그의 허리에는 검이 한 자루 매여 있었다. 평범하기 이를 때 없는 장 검이었다. 이 사내가 예전에 쓰던 검은 무슨 일인가로 잃고 그 후에 구한 그리 값이 나가지 않는 검이었다. 복장은 용병들이 흔히 입은 두터운 재질의 바지에 정강이까지 올라오 는 가죽 구두를 신고 있었다. 웃옷은 암회색의 얇은 면옷으로 가슴 부 분이 갈려져 가슴이 반쯤 드러나 있었다. 검을 보니 용병이나 기사 비 슷한 사람인 듯 한데, 갑옷은 입지 않고 있었다. 사내는 가슴 부분에 움직이는 무언가에 반응하여 고개를 아래로 떨구 었다. 그리고 그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은빛과 금빛이 적절히 섞인 꼭 같은 모양의 두 개의 펜던트였다. 그는 잠시 그 펜던트를 바라보다 다시 시선을 앞으로 향했다. 자신이 서 있는 커다란 너럭바위로 또다시 거대한 파도가 휘몰아쳐 왔고, 사 내는 전혀 무방비 상태로 그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쿠앙.... 파도는 굉음과 함께 사내가 있는 곳을 때렸으나, 사내는 머리칼 하나 젖지 않은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실로 놀라운 광경이었다. 그의 몸 주위에 둘러쳐져 있는 것.... 그것은 분명 엔클레이브였다. 비록 상급 마족들이 친 그것에 비해서 는 형편없는 것이지만, 분명 그것은 엔클레이브였다. 실드와는 다르다. 실드는 아무리 미약한 것이라 해도, 공간의 굴절이 일어나고, 미묘한 색의 변화를 나타낸다. 하지만 그의 몸 둘레에는 아 무것도 없는 듯한 무색의 막이 쳐져 있는 것이다. 엔클레이브이다. 그러나, 사내는 이러한 엄청난 일을 해 내고도, 조금도 기쁜 표정이 아니었다. 그는 한차례 상심 어린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후.... 인간으로써는.... 이것이 한계인가?.... 후,...." 그는 동시에 푸른빛과 함께 모습을 감추었다. 파도는, 자신을 화나게 한 상대가 이렇게 사라지자 애꿎은 바위만을 화려한 기세로 내려쳤다. ----------------------------------------------------------------- 우게게게~~~~ ^^;; 하루동안의 휴식을 꿰뚫고!!! 제가 돌아왔습니다!!! ^^(왜 왔냐~~~ 퍼어억!! --; ^^;;) 음냐냐.... 2부... 사실 조금 걱정되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온힘을 다해 휘갈겨 댔으니.... 재밌게 봐 주시면 감사드리겠네요~~~ 2부 전체 내용은 전에도 말씀드렸듯 마왕죽이기입니다. ^^ (어떤분 말씀 : 나크젤리온, 지 무덤을 팠어~~ ^^) 일단, 란테르트의 정체도...(정체랄것도 없지만...)밝혀지고.... 음야... 내용은 워낙 뻔하니까 밝히지 않겠습니다. (큰내용 뻔하고, 작은 이벤트 까지 공개하면 뭐가남나~~~ ^^;;) 2부 등장 캐릭터 거의 전부가 3부에 재등장합니다. ^^ 암튼.... 시작 합니다.^^ 양은 1부랑 비슷할것으로... ^^ 그럼, 재밌게 봐 주세요.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3761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 올린이:광황 (신충 ) 98/11/18 03:47 읽음:2295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1. 강해져야만 하는 이유. 두 꼬마. 한 명은 6세가량? 그리고 다른 한 아이는 7세쯤 되어 보였다. 어린아이는 남자, 그리고 더 나이가 많은 아이는 여자였다. "봐. 내말이 맞지?" "응.... 와!!! 대단하다!!" 아이들은 지금 해안 가의 절벽 위에 엎드려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이 해안 가의 절벽의 이름은 스톤커터이다. 일곱 개 대륙을 통틀어 이마만큼 규모 있는 해안절벽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스톤커터는 두 가지로 굉장히 유명하다. 하나는 칼로 베어진 듯 한 줄로 늘어선 절벽이 100휴하(1휴하=약 1킬로)나 이어져 있다는 점 에서이고, 다른 하나는 100휴리하나 되는 높이의 중간까지나 물거품이 튀어 올라올 정도로 바다가 사납다는 것이다. 이 근처에 살고있는 두 꼬마중 작은아이가 우연히 이곳을 지나다 한 사람이 그 절벽 아래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 자신의 누나를 불러왔다. "사람 맞아?" 여자아이가 이렇게 물었고, 남자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봐, 이거." 남자아이는 이렇게 말하며 손을 한쪽으로 가리켰고, 그곳에는 망토인 듯한 물건과 곁으로 매는 가방이 하나 놓여 있었다. 아마도 저 아래에 있는 사람의 물건인 모양이었다. "뭐가 들어있을까?" 소녀가 물었고, 남자아이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몰라.... 그보다 저 사람 저기서 무엇 하는 거지?"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호기심은 그 궤를 달리하였다. 남자아이는 저 러한 파도 속에서도 멀쩡히 서 있을 수 있는 사람에게 호기심이 생겼 고, 여자아이는 가방 속에 무엇이 들어있을지가 궁금했다. 여자아이는 조심스레 가방으로 다가갔다. 가방은 그저 평범한 가죽 가방이었다. 다만 유다른 점이 있다면, 가 방 덮개에 매달려있는 조그마한 브로치로, 녹색 보석이 박힌 나비모양 의 물건이었다. 보석도 몇 개 빠져 버렸고, 색도 많이 바랬으나 아이 는 그 브로치가 탐났다. "누나, 뭐해?" 남자아이는 절벽에 엎드린 채 절벽 아래의 사람을 바라보다가 여자아 이가 자기 곁에서 사라진 것을 알고는 이렇게 물었고, 여자아이는 막 그 가방으로 가져가던 손을 멈추며 화들짝 놀랐다. "아, 아니야. 절대 이 브로치 가지려고 하지 않았어. 그냥 이뻐서 보 려고만 했어. 정말이야." 여자아이의 말에 남자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렇구나. 그보다, 브로치라니?" 남자아이도 호기심이 부쩍 당긴다는 듯 그 가방으로 다가왔고, 이내 투박한 가방 위에 어울리지 않게 매달려있는, 여자아이들이나 좋아할 듯한 나비모양 브로치를 발견했다. "저 사람 여자인가 봐?" 남자아이는 그 브로치를 보고는 이렇게 말했고, 여자아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모르겠는걸.... 너무 멀리 있어서.... 한 번 가방을 열어보자. 그럼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 수 있을 꺼야!" 여자아이는 아까부터 하고 싶었던 일을 기어코 입밖에 내었고, 남자 아이는 잠시 머뭇거리는 표정을 지었다. "안돼.... 그건...." 하지만, 여자아이는 그런 그의 말은 무시한 채 벌써 가방의 덮개를 열어 젖혔다. 남자아이는 화들짝 놀라며 시선을 절벽 아래로 보냈는데, 그 사람은 아직 절벽 아래 서 있었다. "그만 둬!! 주인한테 들키면 혼날 꺼야!" "괜찮아. 절벽 아래에서 이곳까지 오는데 적어도 30분 이상은 걸릴 꺼야. 그러니까 어서 살펴보고 닫아두면 되." 여자아이의 말에 남자아이는 크게 마음이 동하였고, 여자아이는 더 이상 동생이 말리지 않자 가방 안을 살피기 시작했다. "에.... 이게 뭐야...." 가방 안에는 두 개의 주머니가 달랑 들어 있었다. 하나는 별로 달갑 지 않은 이런 저런 옷가지가 들은 것이었기에, 여자아이는 실망의 말 을 내뱉었다. 하지만, 다른 주머니를 열어보는 순간.... "와!!...." 남자아이도, 여자아이도 동시에 소리를 지르며 입을 쫙 벌렸다. 금화. 그 주머니에 가득 들어있는 것은 금화였다. 언뜻 보아도 7,8백 개 이상 되어 보이는 금화가 화려한 금빛을 발하고 있었고, 아이들은 입을 벌린 채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의외였다. 더럽기 짝이 없는 허름한 가죽 가방 안에 이러한 것이 들 어 있을 줄은, 두 아이들로써는 상상도 하지 못하였다. 꿀꺽, 침이 넘 어가는 소리가 스톤커터 아래에 휘몰아치는 파도소리를 뚫고 두 아이 의 귓전에 들려왔다. "어.... 어서 덮어.... 주인 오면 큰일나...." 남자아이는 본능적으로, 이 물건을 열어본 자신들이 위험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느꼈고, 여자아이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황급히, 하지만 당황에 떨려 느리기 짝이 없는 손놀림으로 자신이 벌 인 행동을 수습하고 있었다. 그때, 돌연 아이들의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제 가방입니다." 아이들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몸을 일으키며 달아났다. 앞도 뒤도 안 보고 달리는 아이들은 그쪽이 절벽인지도 모른 채 무작정 달렸고, 이 내 허공을 밟으며 아래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 아이들이 절벽 쪽으로 달리자, 그 목소리의 주인 역시 달리기 시작했 고, 막 절벽으로 떨어지며 비명을 질러대는 아이들의 옷 뒷덜미를 움 켜쥐는데 성공했다. 비명을 질러대며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 추락할뻔 한 덕에, 여자아이 는 기절해 버렸고, 남자아이는 그 사람의 손에 데롱데롱 매달린 채 조 심스레 자신을 붙잡은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아이의 눈에 들어온 것은 피처럼 붉은 눈을 가진 사내였다. 그의 오 른쪽 뺨에는 가느다란 흉터가 있었고, 은청색의 머리칼을 여자처럼 길 게 기르고 있었다. 약간 초췌한 모습이었으나, 아이의 눈에도 꽤 잘생 겼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준수한 외모를 가진 20대 중후반의 남자였 다. "잘.... 잘못했어요.... 무얼 훔치려고 했던 건 아니에요.... 그냥 궁금해서...." 아이는 벌벌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중얼거렸으나, 사내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아이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열려있는 가방을 닫아 어깨에 가 로로 걸치고, 그 위에 망토를 둘렀다. 짙은 회색 빛의 망토였는데, 무 언지 모를 검은 얼룩이 져 있었다. 아이는 그가 망토를 펼치자 순간 비릿한 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으나 그것이 무엇인지는 잘 몰랐다. "용.... 용서해 주세요...." 남자에게서 대답이 업자 아이는 다시 한 번 사과를 했다. 그때, 기절 했던 여자아이가 으응, 하는 신음을 내뱉으며 눈을 떴다. "앗!!.... 붙잡힌 거야? 칼, 어서 달아나!! 이 남자는 내가 막고 있 을 테니까." 여자아이는 발딱 몸을 일으키며 남자아이 앞에 두 팔을 벌리고 섰다. 아마도 남자아이의 이름이 칼인 모양이었다. "로라 누나...." 로라라고 불리운 여자아이는 여전히 두 팔을 벌려 칼이라는 이름의 남자아이를 막아서며 그 청회색 머리칼의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한참 이나 위에 있는 그의 얼굴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내가 보자고 한 거니까, 칼은 건드리지 말아요!!" 그 사내는 관심 없다는 듯 아이들을 잠시 더 바라보다가 그대로 몸을 돌렸다. 돌연 우수수 불어온 바람에, 늦은 여름 무릎까지 자란 풀들이 한 방향으로 연둣빛을 내며 누웠고, 사내의 머리칼도 올올이 휘날렸 다. 아이들은 아무런 말도 없이 몸을 돌리는 그 사내가 몹시 이상하면서 도 재미있게 느껴졌다. 둘은 서로 한차례 눈을 맞추더니 재빠른 걸음 으로 그 사내의 뒤를 쫓았다. "아저씨.... 어디로 가세요? 저 절벽 아래서 무얼 하고 있었던 거예 요? 아참.... 어떻게 그렇게 빨리 절벽을 올라올 수 있었죠? 아.... 아닌가? 아저씨 저 절벽아래 있던 사람 맞아요? 칼 한 번 보고 와." 꽤나 수다스러운 아이였다. 로라의 말에 칼은 쪼르르 달려 절벽 아래 를 한차례 내려다보았고, 이내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는 다시 로라에 게 달려왔다. "없어. 맞아 저 아저씨야!! 머리카락 색도 비슷했던 것 같고...." 절벽 위에서 아래까지는 100휴리하 가까이 되었기에, 아이들은 간신 히 절벽 아래 있던 사람의 머리칼의 색을 알 수 있을 정도였던 모양이 다. 그 사내는 시선을 멀리로 향했다. 먼 곳에 마을이 하나 눈에 들어왔 다. "저 마을의 아이들인가요?" 어째서인지 이 사내는 한참이나 어린아이들에게 경어를 사용했고, 아 이들은 그런 그의 말투에 키득키득 웃으며 답했다. "히히.... 맞아요. 그런데 왜 존댓말을 써요? 우린 아이잖아요." 로라가 이렇게 물었으나, 사내는 여전 무표정한 얼굴로 대꾸하지 않 았다. 그때였다, 그리 멀지 않은 마을 쪽에서 사람이 마을 밖으로 나와 아 이들의 이름을 외쳐 불렀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여자인 모양이었다. "카알!!.... 로오라!!...." 길게 길게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여자는 이내 푸른 머리칼의 남자와 두 아이들이 까마득한 곳에서 다가오는 것을 발 견하고는 그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오래지 않아 여자는 그 남자와 아이들의 앞에 섰고, 화난 표정으로 외쳤다. "이 말썽꾸러기 녀석들!! 또 절벽 쪽으로 갔구나. 위험하다고 했지 않니? 잘못해 벌이라도 헛디디면 영영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간단 말 이다. 으이구.... 이거 원 보초를 한명 세우던지 해야지...."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이 여자의 눈에는 두 아이들밖에 들어오지 않 는 모양이었다. 이렇게 외치며 그 여자는 아이들의 귀를 붙잡아 마을 로 향했고, 사내는 그런 그네들의 모습에 슬쩍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 만, 그리 큰 표정의 변화는 아니었다. 그는 펜던트에 손을 가져가 그것들을 살짝 움켜쥐며 이렇게 중얼거렸 다. "피엘.... 라브에.... 너희들도 저럴 때가 있었겠지?...." 란테르트.... 이 사내의 이름이다. ----------------------------------------------------------------- 음.... 2부 연재속도는 1부와 비슷할 것입니다. (물론 생각만... ^^) 곧 기말시험이고... 12월 14일 부터던가? 그때는 거의 쓰지 못할것 같으니.... 미리 미리 비축분을.... (중간 시험 버렸으면 기말이라도 보는것 처럼 봐야죠... --;;) 시험 전까지.... 60화까지 써놔야 되는데....--;; 꾸에... 제목 바꿨습니다. ^^ 한글로... ^^ 돌발 이벤트!!!! 캐러 인기투표!!!! ^^ 이 글에 등장하는 캐러중 맘에 드는 3인과 싫은 3인을 각각 전자 메일에 적어 사서함 광황 으로 보내 주십시요~~~ ^^ 참가자 전원에게 답장 쪽지 보내드림!!!! 이유까지 적어 보내주시면 답장메일 보내드립니다.!!! ^^ 선물 전혀 없음!!! (퍼억~~~!! 뻔뻔스럽군!!! ^^;;) 바보수룡 아그라가.... ^^ 추신... 내게 별을 보여줘~~~ --;; 어째 별이 않보이네요.... 난 이시간까지 뭐한거야...--; 『게시판-SF & FANTASY (go SF)』 13848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2 올린이:광황 (신충 ) 98/11/19 05:44 읽음:2287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파모로아력 665년. 세상은 많이 변했다. 레냐는 10여 개월 전쯤 멸망해 위다에 합병되었고, 그 덕에 위다의 군사력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대해져 있었다. 이에 위협 을 느낀 에노사와 노마티아, 그리고 소피카, 마곡 등은 동맹을 모색하 고 있었으나, 각자의 이해타산이 아직 끝나지 않아 일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한편 위다 역시 국내 사정이 썩 좋지 만은 않았다. 우선, 왕의 나이 가 너무 많았다. 이미 70을 넘긴 왕은 몇 년 전부터 침상에 누워 오늘 이니 내일이니 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 결코 죽지는 않았 다. 그 때문에 다섯 명이나 되는 왕자들 사이에 적지 않은 냉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첫 번째 왕위 계승자는 물론 아이실트 였다. 하지만, 그의 눈먼 누이 와의 괴상스런 관계를 트집잡아 그를 미친 사람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 이 지금의 상황이었고, 그 때문에 왕위계승을 둘러싼 신경전은 날로 첨예해져 갔다. 소피카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올해 27살이 된 현 왕 켈치온은 원래부터 인덕이 없는 사람으로, 왕위에 오른지 3년이나 흘렀건만 믿 을만한 중신 하나 만들지 못한 상황이었다. 차라리, 그 밑으로 12살 어린 동생 루실리스 쪽이 평은 더 좋았으나, 그 왕자 역시 괴벽이 하 나 있어 한편에서는 많은 욕을 먹고 있었다. 에노사는 별다른 국내사정의 변화는 없었으나, 그 점이 문제였다. 여 전 군사력은 별볼일 없었고, 위다, 노마티아, 소피카 등의 군사강국들 과 국경을 맞댄 채 전전긍긍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최근 소 피카와 동맹을 맺으려 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나, 소문뿐이다. 노마티아는 지금 초 긴장상태였다. 레냐를 합병한 위다가 전통적으로 불편한 관계인 자신들을 노리고 있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이것도 꽤 나 설득력이 있는 것이, 위다가 노마티아를 점령하게 되면, 레냐-위다 -노마티아에 이르는 안정적인 거대 국가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노 마티아 역시 위다와 유일이 대적할 수 있는 소피카에 손을 뻗치고 있 으나, 소피카 내부의 사정으로 이렇다할 도움은 주지 못하고 있었다. 마곡의 레이니어 왕실은 현재 반 중립상태였다. 원래가 다른 여섯 개 대륙과는 조금 동떨어져 있었기에 그들은 소피카, 노마티아 모두와 선 린관계를 유지하면서 조심스레 동태를 살피고 있었다. 마곡은 전통적으로 다른 국가들이 공격을 꺼리는 땅이었다. 마곡을 처음 공격했던 230여 년전, 원정을 떠났던 위다의 3000여 용병들은 단 한사람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고, 그 후 200여년이 넘는 도안 벌어진 10여 차례의 크고 작은 전투 모두가 마곡의 승리로 끝났다. 모두 레이 니어가의 뛰어난 용병술 덕이었다. 세이아는 현재 위다에 복속되어 있다. 원래 세이아는 때에 따라 이곳 저곳에 복속되는 최약소국가로, 전력에는 그다지 커다란 영향을 미치 지 못한다. 물론, 세이아가 위치한 지리적 위치 때문에 위다-소피카 사이의 국지전이 적지 않게 벌어지고 있지만.... 일곱 대륙은 669년 끝을 맞게될 대통일 전쟁의 막바지로 향하는 힘찬 발걸음을 내딛으려고 하고 있었다. 그러한 665년의 여름. 벌써 8월이다. 시원한 나무그늘, 평소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 거뭇거뭇한 바닥의 무 늬인 그늘마저도 고맙다는 마음이 절로 드는 계절이다. 종종 바람이라 도 불어 이마에 맺힌 땀을 식혀주면 오, 하느님, 이라는 말이 자동적 으로 나오고, 한차례 먹장구름이 달구어진 바닥에 비라도 한차례 쏟아 주면 주신과 여섯 신들의 이름을 한차례씩 들먹일 정도로 덥다. 그런 여름, 한 사내가 소피카 남서부의 해안절벽 스톤커터를 벗어나 빠른 속도로 동편으로 향하고 있다. 옷차림은 지저분히 검은 얼룩이 가득한 망토를 뒤집어 쓴 채였으나, 조금은 초췌하지만, 말쑥한 얼굴과 긴 청회색의 머리칼 덕분에 더럽다 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걸음이 상당히 빠른 편으로, 바람이 불지 않 음에도 긴 머리칼이 뒤로 살짝 흩날렸다. 남자답지 않게 머리칼을 허벅지 중간까지 기른 이 사내는 눈동자가 유난히도 붉었다. 란테르트.... 그는 자신의 이름을 이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나이는 이제 28세에 접어들었으나, 타고난 동안으로 26세 이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았다. 얼굴에 드러나는 수심 어린 표정 덕에 그나마 28살 이라는 평을 들을 때가 가끔 이었으나, 어디까지나 가끔 이었다. 몇시간정도 그러한 빠른 걸음을 걷고 난 후, 란테르트는 한 도시에 도착했다. 이름은, 도시 입구에 크게 써 붙여 놓은 대로 쎄스트였다. 이 도시는 어째서 도시라고 불리울 만큼 커다란 규모가 되었는지, 도 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소피카의 교역로인, 아드 라르-피카-소에사-테일-수도 마기아 선상에 위치한 것도 아니었고, 그 렇다고 주위에 커다란 광산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뭐, 굳이 특별한 것을 찾으라면 서쪽으로 20휴하쯤 떨어진 곳에 있는 스톤커터라는 절 벽이 전부인 그런 별볼일 없는 도시이다. 200여 휴리하나 되는 도로를 따라 높게는 3층, 그리고 대부분은 1, 2 층 정도의 상점들이 늘어서 있었고, 그 도로 중간에는 나무들을 많이 심어 놓은 광장겸 공원이 하나 위치하고 있었다. 축 처지는 여름날답 게 도시에는 활기가 부족했고, 사람들은 흔들의자에 앉아 그늘의 시원 함을 즐기거나, 천천히 도시 안을 배회하고 있었다. 그나마 종종 바닷가 쪽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 덕에 사람들은 개 들처럼 혀를 내밀고 헐떡이지 않을 수 있었다. 란테르트는 이 축 처지는 마을에 들어서자 마자 퍼브로 향하였다. 딱 히 더워 시원한 것을 찾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언제나 도시나 마을에 들릴 때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향했다. 그 이유 는.... 진지한 사람들이라는 의미모를 이름이 붙은 주점 안은 절반쯤 사람들 로 차 있었다. 대낮이었으나, 날이 날이니 만큼 시원한 음료로 목을 축이려는 사람이 상당수 되었다. 이 진지한 사람들이라는 주점은 여름에 특히 장사가 잘 되었는데, 다 름 아닌 얼음 때문이었다. 주인이 용병 출신이었는데, 은퇴한 후 이곳 에 자리잡아 주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마법사로, 알고 있는 빙계 마법을 이용하여 여름에도 시원한 음료를 만들어 내고 있었고, 그 때 문에 여름날 저녁이면 이 주점은 발디딜 틈도 없이 붐볐다. 낮인데도 손님이 테이블의 절반을 채웠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주위의 주점들 역시 서둘러 마법사를 고용하려 했으나, 본래 빙계 마 법에 뛰어난 마법사가 그리 많지 않은데다가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마법사를 한명 고용하느니 그 한 여름철의 벌이를 포기하는 편이 수중 에 남는 돈이 더 많아 포기하고 말았다. 열성 주인들은 스스로 익히려 고 했으나, 마법이 그리 쉬운 것인가? "허허, 젊은 검사!! 어서 오시오." 바에 자리잡는 란테르트를 향해, 그 문제의 주점 주인은 온화한 웃음 을 지어 보였다. 이미 60을 훨씬 넘긴 이 노 마법사(?)는 자신이 아침 나절 만들어둔 얼음으로 차게 식힌 물을 한잔 내 놓았다. 란테르트는 자신에게 인사하는 노인을 한차례 바라보고는 그가 내미 는 물을 조금 들이켰다. "무얼 드시겠소?" "아무거나 주십시오." 란테르트는 감정 섞이지 않은 말투로 이렇게 답했고, 노인은 되게 쌀 쌀맞은 녀석이네, 하고 속으로 투덜거리며 말했다. "정말 아무거나?" 왠지 시비조의 그 말에, 란테르트는 붉은 눈으로 노인을 한차례 바라 보았고, 노인은 순간 흠칫하여 입을 꼭 다물었다. "이 물을 마시겠습니다. 값은, 맥주 한잔 값을 지불하지요."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마시던 물을 다시 한 모금 들이켰고, 노인 은 순간 느꼈던 섬뜩한 느낌에 몸서리를 한차례 쳤다. 당분간 시원한 것은 필요 없을 듯 했다. 그리 크지 않은 잔을 반쯤 비우며 란테르트가 입을 열었다. "혹시 이 근방에 무엇이라도 좋으니 무기 술에 능하거나, 마법을 잘 쓰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리고, 이름난 검이나 다른 병기들에 대한 소 문을 알고 계십니까?" 란테르트의 물음에 노인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모르네.... 이 근방이야 워낙 후미진 곳이어서.... 그런 시끄러운 것과는 거리가 멀지...." "그렇습니까?...." 란테르트는 조금은 실망한 듯 이렇게 중얼거리며 다시 물을 마시는데 집중했다. 주점 안의 사람들은 그런 그 둘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각자의 마실 것을 신나게 떠들어대며 마시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왠 아주머니 가, "이 왠수!! 대낮부터 술타령이야!!" 라고 외치며, "이 여편네가 대낮부터 바가지야!!!" 라고 대꾸하는 한 사내를 끌고 가는 것이 보였고, 다른 쪽에서는, 내 가 말이야, 라고 언성을 높이며 주정을 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역시 술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 음료였다. 그때였다. 돌연 주점의 문이 벌컥 열리며 한 여자가 안으로 들어왔 다. 30대 초반의 이 여자는 손에 여성용 소검을 든 채, 몸에 피를 잔 뜩 묻힌 채 거친 숨을 헐떡이고 있는 모습이 누군가에게 쫓겨 이곳으 로 달아난 모양이었다. 고운 에메랄드빛 머리칼도 피로 얼룩져 있었 고, 머리칼과 같은 색의 옷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여자의 돌연한 등장에 주점 안은 쥐죽은 듯 조용해 졌고, 여자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누군가를 찾는 듯 하고 있었다. 여자는 주점 안의 사람 한명 한명을 살피다가 돌연 란테르트와 눈이 마주쳤다. 왠지 무언가 있어 보이는 붉은 눈의 검사를 발견한 그녀는 서둘러 란테르트에게로 달려왔고, 이내 란테르트의 옆에 앉으며 두 손 을 오들오들 떨기 시작했다. "검사 신가요?" 여자는 다짜고짜 물었고, 란테르트는 뭐냐는 듯한 표정으로 그 여자 를 바라보았다. ----------------------------------------------------------------- 쿠에엑~~~~ --;; 2부 첫 이벤트 부터 이런 뻔한 구도라니.... 행인 A왈 : 앗, 용사님 도와주세요!! 용사 왈 : 예!!! 구해드리죠!! 악당 Z왈 : 네 녀석은 뭐냐?? 용사 왈 : 난 주신 테미시아님의 명으로 정의사회구현과 경제정의실천 그리고, 공정거래를 위해 노력하는 정의의 용사!!! 아임풀이다!!! 행인 A왈 : 아앗!! 용사님은 정말 멋있어요!!! 용사 아임풀왈 : 핫핫... 보통이죠.. ^^;; 라는.... 일까요?.... 음.... 암튼, 캐러 인기투표 중입니다. 좋아하는 캐러 셋과 싫어하는 캐러 셋을 이왕이면 이유까지^^ 메일로 보내주세요..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3889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3 올린이:광황 (신충 ) 98/11/19 20:22 읽음:2266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검사시냐구요? 실력은 어느 정도이지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며 자신의 머리에 꽂혀있던 장식을 내려놓았다. 녹색을 유난히 좋아하는 듯, 눈동자에서 머리칼은 물론이거니와 옷과 머리장식까지 에메랄드 빛으로 온통 물들이고 있었다. "만약 저를 도우실 실력이 된다면, 이 물건을 드리겠습니다. 1만 하 르 값어치는 되는 물건입니다." 여인은 떨리던 손을 어느 정도 진정시키며 이렇게 말했고, 이내 란테 르트의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인간이 전혀 반응이 없었다. 그때, 다시 한차례 문이 벌컥 열리며 세명의 사내들이 안으로 들어왔 다. 란테르트의 그것괴 비슷한 암회색 망토를 몸에 두른 그 사내들은 기다란 검을 망토 사이로 들어낸 채 주점 안 구석구석을 살피다 이내 그 녹색 머리칼의 여자를 쏘아보았다. "가만히 목숨을 내 놓을 것이지, 귀찮게 이곳까지 걸음을 하게 만들 다니...." 덥지도 않은지, 회색 망토로 몸을 가리고, 망토 끝의 모자로 머리까 지 가린 그 남자들중 한 사내가 대표로 이렇게 중얼거렸고, 그 연둣빛 머리칼의 여자는 다시 몸을 오들오들 떨며, 그러나 당당한 목소리로 외쳤다. "시끄럽다. 나 에디엘레 가의 여자가 한낱 너희 암살 자들 따위에게 쉽사리 당할 줄 아느냐?" 그녀의 말에 주점 안의 사람 모두가 놀랐다. 에디엘레, 그 가문을 알 고 있는 모양이었다. 에디엘레 가는 현재 에노사의 군무행료경을 지내고 있는 가문으로 작 위는 백작이었다. 210여 년전쯤 당시 에디엘레 가의 사람이었던 하넷 은 에노사 통일 전쟁 때의 화려한 무훈으로 에노사 본국으로부터 백작 의 작위를 하사 받았었고, 그 후로 215년간이나 에노사 본국에 충성해 오며 에디엘레 가는 그 위명을 7개 대륙에 떨쳤다. 게다가 그 가문은 하넷 이후로 이어져 내려오는 에디엘레 검술로도 매우 유명했다. 그때까지 그 여자에게 조금의 관심도 보이지 않던 란테르트 역시, 여 자의 입에서 나온 에디엘레라는 이름에 조그맣게 입을 열었다. "에디엘레라...." 한편, 여자의 말에 처음 말을 꺼냈던 회색 망토의 남자는 화를 벌컥 내며 검을 들어올렸다. "건방지긴.... 하지만, 너의 그 건방진 입도 여기서 끝이다!!" 그는 몸을 날려 란테르트의 옆에 앉은 그 여자를 향해 검을 휘둘렀 다. 마침, 여자가 있는 곳과 그 남자 사이에 란테르트가 앉아 있었기 에, 언뜻 보면 검은 란테르트를 공격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란테르 트도, 여자도, 그리고 검을 휘두른 사내도 그 공격에 란테르트는 조금 도 상처를 입지 않으리라는 것에 조금도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란테르트에게 그러한 것은 상관없었다. 그는 그 남자가 이미 꺼내든 검으로 여자를 공격해 오는 것 보다 배 는 빠른 속도로 그의 하르검을 뽑아 휘둘렀다. 팅, 하는 짧고 맑은 쇳소리가 울리며 검을 들고 달려오던 사내가 경 악스런 얼굴로 바에 앉아있는 란테르트를 내려다보았다. 이내, 들고 있던 검이 반으로 잘려 챙그렁 하는 쇳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졌고, 가슴에 커다란 검상이 생기며 사내는 그대로 뒤로 넘어갔다. 털썩, 하는 소리와 함께, 방금전 까지 온갖 멋을 부리며 시끄럽게 떠 들던 사내는 목숨을 잃은 채 바닥에 쓰러졌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에 게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물을 한 모금 다시 들이켰다. "검도, 검술도 쓰레기군요...." 란테르트는 잠시 후, 이렇게 한마디 중얼거렸다. "다.... 당신?...." 여자는 경악에 섞인 이 한마디를 간신히 내뱉었고, 순식간에 동료를 잃은 두 사내는 검을 높이 치켜들며 란테르트를 향해 소리쳤다. "이 자식!!! 감히...." "죽어랏!!!" 두 사내는 이렇게 외치며 몸을 달려 란테르트에게 접근했고, 란테르 트는 방금 묻은 피가 채 다 마르지도 않은 자신의 검을 다시 한차례 휘둘러 두 사람을 한 번에 베었다. 슥, 하는 섬뜩한 소리와 함께 두 남자중 한명은 목을 잃은 채, 그리 고 다른 사내는 목과 어깻죽지 한꺼번에 잃은 채 바닥을 뒹굴어야 했 고, 주점 안은 금새 피로 흥건히 젖어 버렸다. 손님중 절반은 먹던 것을 모조리 바닥에 쏟아냈고, 일부는 소리를 지 르며 밖으로 달아났으나, 란테르트는 다시 한 모금 차가운 물을 마실 뿐이었다. "둘 모두.... 전의 녀석 보다 나을 것은 없군요...." 란테르트는 흡사 옆에 앉은 채 입을 쩍 벌리고 있는 여성에게 말하는 듯 이렇게 중얼거렸고, 여자는 경악에 찬 시선을 거두지 못한 채 란테 르트와 바닥을 구르고 있는 세구의 시신을 보았다. "다.... 당신?...." 그다지 새로운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머리가 굳어 새로 운 말을 생각해 낼 수 없어서인지, 여자는 방금 전에 내뱉었던 말을 다시 한차례 중얼거렸고, 란테르트는 그런 여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 다. "에디엘레.... 당신의 성이 에디엘레입니까?" 란테르트의 물음에 여자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 아니요.... 제가 아니라 남편의 성이...." 여자의 대답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현 에디엘레 가의 가주인 디미온과는 무슨 관계이십니까?" 란테르트는 다시 물었고, 여자는 간신히 벌어진 입을 다물며 천천히 답했다. "제 남편이 바로 디미온 이십니다." 그녀의 말에 곁에서 듣고 있던 주점 주인인 노인이 놀라며 외쳤다. "당신이 그럼, 그 35세의 나이로 군무행료경이 되신 디미온님의 부인 이십니까?" 여자는 공손히, 그리고 기품 있게 노인의 말에 대꾸했다. "예. 제가 바로 그 디미온의 아내 되는, 제레미아 폰 이토샤 입니 다." 여자는 이렇게 말한 수 곧바로 란테르트에게 고개를 돌렸다. "제발.... 제발 저를 도와주십시오. 저희 아이가, 그리고 저희 남편 이 지금 위험에 처했습니다. 방금 전과 같은 녀석들 수십 명이 겹겹이 포위하고는.... 저는 간신히 도망을 나와서...." 란테르트는 한참을 주절거리는 제레미아를 잠시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에디엘레 가가 확실하다면.... 바람의 검 시클로네 또한 가지고 있겠군요." 란테르트의 말에 제레미아는 그가 말하려는 바를 확실히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드리겠어요. 만약 제 남편의 목숨을 구해 주신다면, 검이 아니라 무 엇이라도 드리겠어요!!" 제레미아의 말에 란테르트는 짤막한 웃음을 한차례 후후, 웃고는 몸 을 일으켰다. "안내하십시오...." 제레미아는 희색을 띄며 몸을 일으켜 주점 밖으로 향했고, 란테르트 는 품에서 은화 한 잎을 꺼내 바에 내려놓았다. "100하르나? 이렇게 많이 필요 없소. 당신이 마신 물은 그저...." 노인은 사양하며 이렇게 말했으나, 란테르트가 그의 말을 끊었다. "주점을 더럽힌대 대한 배상입니다. 그럼...." 란테르트는 곧바로 몸을 돌려 제레미아의 뒤를 쫓았고, 노인은 그런 란테르트의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란테르트는 제레미아를 따라 도시 북쪽으로 향했다. 제레미아는 처음 그를 간신히 고용하는데 성공했으나, 두 가지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었 다. 하나는 시간에 맞추지 못할까였고, 다른 하나는.... 과연 이 남자 를 믿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는 강했다. 자신의 남편조차도 약간은 버겁게 상대하던 회색망토의 사내 세사람을 흡사 여린 나뭇가지 잘라내듯 베어내는 그 솜씨는, 그다지 안목이 높지 않은 그녀의 눈에도 엄청나 보이는 것이 었다. 만약 그가 도와준다면 남편, 그리고 자신과 함께 그 암살자 무 리를 몰아내는 것이 그리 힘들지는 않을 듯 싶었다. 그러나, 처음 보는.... 그것도 이렇게나 강한 남자를 어느 정도나 믿 어야 할지는 약간 의심스러웠다. 제레미아는 본래 사람을 잘 믿지 않 는 성격이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기에, 제레미아는 그저 걸음을 빨리 할뿐이었다. 두 사람은 삼십여분 가량을 걸어 쎄스트시 북쪽의 큐시토라는 숲에 도착하였다. 이 숲은 그저 평범한 숲으로, 근처에 있는 몇 개 마을 덕 에 그다지 울창하지도 않았다. 막 숲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네사람의, 방금 전과 같은 복장을 한 사 내들이 두사람 앞을 막았다. 모두들 방금 전의 세 사내와 마찬가지로 모자 달린 암회색 망토를 두르고, 망토사이로 검을 뾰족이 내밀고 있 었다. 네명중 한 명이 앞으로 한 걸음 나서 입을 열었다. "흐흐흐.... 용케도...." 아마, 용케도 살아 원군을 끌고 돌아왔구나, 하지만, 여기서 끝이다, 라는 말을 하려 했던 모양이지만, 란테르트는 그리 한가한 사람이 아 니었다. 그대로 검을 뽑아 단칼에 상대의 몸을 두동강 내었고, 동시에 몸 주위에 불꽃을 만들어 세갈래로 쏘아 보냈다. "으악!!!" 이라는 구시대적이고 약간은 지루한 비명을 내지르며 네사람은 동시 에 시체로 화했고, 란테르트는 넷을 일 검과 마법으로 날려 버리고는 다시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한편 에메랄드빛 머리칼을 가진, 란테르트에게 도움을 청한 여자 제 레미아는 또다시 경악했다. 마법까지.... 마검사가 이 정도의 검술실 력에 마법실력 까지 갖추고 있다니, 제레미아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하 지 못한 광경이었다. 게다가 그 손속의 잔인함은 어느 정도 무기술을 연마한, 그리고 그 덕에 사람이 죽는 모습을 몇 차례 본 제레미아조차도 참기 힘든 것이 었다. "악마...." 이미 병기 부딪히는 소리가 숲속에서 은은히 들려오고 있기에, 란테 르트는 제레미아의 도움 없이 숲 안으로 달려들어갔고, 제레미아는 그 런 그의 뒷모습을 향해 이렇게 중얼거렸다. 차라리 자신들을 공격한 여러십명의 적이 덜 공포스럽게 느껴졌다. 한 구의 두 동강난 시체와 세구의 탄내를 풍기는 세구의 시체 곁에서 잠시 서있던 제레미아는 이내 정신을 퍼뜩 차리며 숲 안으로 달려들어 갔다. 숲은 그다지 울창하지 않았고, 마차 두 대가 너끈히 지나갈 만한 길 도 하나 나 있었다. 제레미아가 달려 도착한 곳에는 마차 한 대와 두 남자, 그리고, 그 남자중 한 명에게 매달린 제레미아와 같은 빛깔의 머리칼을 가진 10살 가량의 여자아이가 한 명 있었다. 두명의 남자 사이에는 열명 남짓한 남자들이 무기를 꼬나쥔채 반으로 갈려, 한패는 마차 곁에서 아이를 돌보는 남자를 향해, 그리고 다른 한패는 란테르트를 향해 검을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바닥에는 또다 시 10여구의 시체가 모두 다른 모습으로 뻗어 있었다. "디미온!!! 괜찮아요?" 제레미아는 남편이 아직 살아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기뻐 소리쳤고, 그 여자아이를 보살피고 있던 남자는 시선을 잠시 제레미아에게로 보 내어 싱긋 웃어 보였다. 그 남자는 37, 8세쯤 되어 보였는데, 화려한 금발을 점잖게 다듬고 있었고, 콧수염도 기르고 있어 실제보다 조금 나이가 들어 보였다. 몸 은 그다지 덩치가 있지 않았음에도, 그의 검에는 힘이 가득차 있었고, 한차례 휘두를 때마다 휭휭 하는 바람소리를 내며 상대의 갑주를 동강 내 버렸다. 키는 란테르트 정도로, 군인들 사이에서는 평범했으나, 일반인 중에 는 큰 키였다. 그는 몸에 아무런 갑옷도 입지 않았는데, 이미 몇 군데 옷이 베여있었고, 그렇게 생겨난 상처에서 배어 나온 피가 온 몸을 적 셨다. 란테르트는 천천히 검을 들어 올렸고, 검에는 이내 푸르스름한 기운 이 서렸다. 파지직 하는 방전 음이 들리는 것을 보니, 전격계 마법을 검에 건 듯 했다. 그리고, 란테르트는 춤을 추기 시작했다. 검무를.... 붉은 꽃잎이 사위에 흩뿌려지며 그의 검무를 칭송했고, 회색 망토를 입은 사내들은 곁에서 지켜보며 그의 검무가 자신의 목과 심장에 와 닿는 순간에 희열에 찬 비명을 질러댔다. 혈우.... 비라고 불리울 만큼의 피가 공중으로, 그리고 바닥으로 뿌 려졌다. 란테르트에게 당한 사람중 절반은, 몸이 동강나며 피를 공중 으로 뿌렸고, 나머지 절반은 검에 직격당해 전기력에 의한 폭발을 일 으켰다. 둘 모두 끔찍하기는 마찬가지였으나, 후자의 경우에는 살이 튀는 부수 효과(?) 때문에 더더욱 잔혹했다. 여자아이를 지키고 있던 디미온마저도 그런 그의 모습에 넋을 잃었으 니, 제레미아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디미온은 서둘러 망토로 여자아이의 눈을 가려 주었다. 하지만, 아이 는 이미 입을 벌린 채 공중으로 피가 흩날리는 모습을 본 후였다. 란테르트의 검무는 그리 오래지 않았다. 단번에, 겨우 일고여덟 걸음 을 옮길 시간만에 10명 남짓하던 회색빛 사내들을 바닥에 눕혀 버렸 고, 그는 검을 한차례 슥 닦고서는 검집에 넣음으로 일을 마쳤다. 바닥은, 피로 흥건했다. 붉은 색의 피는 강이 되어 사방으로 흘렀고, 이내 사위는 쥐죽은듯한 정막에 감싸여 버렸다. 그리고 그 정막을 깬 것은 제레미아였다. "아.... 악마.... 내가.... 내가.... 누구에게.... 도움을 청한 거 지?...." 그녀는 자신의 이러한 발언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는 생각하지 않았 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란테르트의 섬뜩한 모습, 사람을 그렇게 죽이 면서도 표정하나 변하지 않는 란테르트의 섬뜩한 모습에 받은 충격으 로 온통 악마라는 말만 떠돌고 있었고, 그것을 입밖으로 내뱉지 않으 면 미칠 것만 같았다. 란테르트는 자신을 부르는 그 소리에는 관심도 가지지 않은 채 천천 히 자신이 쓰러뜨린 시체로 향하였고, 이내 각각의 시체의 상처부위 들을 유심히 살폈다. 흡사, 장인이 자신이 만든 물건을 세심히 살피는 듯한, 그런 표정을 지으며.... "...." 제레미아와 디미온은 멍한 표정으로 란테르트를, 그리고 서로를 바라 보며 서 있었다. 한참동안 형체가 온전(?)한 여섯 구의 시체를 살피던 란테르트가, 음, 하는 짤막한 신음을 내뱉고는 고개를 돌려 디미온에게 입을 열었 다. "여기서 이야기를 할까요? 아니면 자리를 옮길까요?" 란테르트의 물음에 디미온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마차에 묶여있 는 말의 고삐를 잡아들며 북쪽으로 향했다. 제레미아와 란테르트도 묵묵히 그 뒤를 쫓았다. ----------------------------------------------------------------- 에잇, 눈도 오고, 독촉도 있고.... 기분이닷!!! ^^ 인기투표중!!!! ^^ 많은 참가 부탁드려요..^^ 2부 시작도 시작이고.... 언제나 시작은 내용전개가 더디고 조금 지루하기 마련입니다. ^^;; 어떤 글들은 처음부터 거대 이벤트 팡팡 터트리며 사건 전개를 시작하는데....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 (뭐 그렇다고... 제 방법이 옳다는 뜻은 아니랍니다. ^^;;) 시작은 천천히.... 완만하게.... 그리고 충분히.... 음... 이러다가... 전개도 완만하고 천천히.... 절정도 완만하고 천천히... 결말도.... 으악... 이러면 안돼는데....--;; 음야....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393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4 올린이:광황 (신충 ) 98/11/20 05:48 읽음:2339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30여분 가량을 걸어 이들은 조금전의 피비린내 나는 곳과 한참 떨어 진 숲속의 공터에 설 수 있었다. 어느샌가 살아남은 그의 부하인 듯한 사내 하나가 헐레벌떡 뛰어왔고, 디미온과 제레미아는 반가운 표정으 로 외쳤다. "셀트. 정말 운이 좋았군.... 자네...." 셀트라는 사내는 품에 보자기로 싼 식료품들을 잔뜩 안고 있었는데, 아마 마을로 먹을 것을 사러 간 덕에 이 흉살을 피할 수 있었던 듯 했 다. 머리칼은 수수한 붉은 머리칼을 적당히 다듬었고, 생긴 것은 기사 단 소속이라기 보다는 나무꾼으로 보아도 될 정도였다. 덩치는 상당했 고, 키는 디미온보다도 조금 컸다. 나이는 32, 3세쯤으로 보였다. "오.... 디미온님.... 무사하셨군요.... 멀리서 병기소리가 들려 부 리나케 달려왔는데...." 셀트라는 사람은 이렇게 말하며 디미온의 앞으로 달려와 무릎을 꿇었 다. 하지만 여전 먹을 것들은 품에 꼭 안은 채였다. 급하면 먹을 것을 버리고 달려왔어야 했는데, 그는 그것까지는 생각할 수 없었던 모양이 다. 그마만큼 상황이 급박하기도 했으나, 정신나간 녀석이라고 욕을 먹어도 싼 모습이다. 사실, 이 셀트라는 사람은 그리 머리가 좋지 못 해 동료들로부터 꽤나 놀림을 받는 사내였다. 하지만, 충성심 하나는 대쪽같아, 벌써 디미온에게 10년간이나 충성을 바쳐왔다. 셀트는 무릎을 꿇고 디미온의 발에 입을 맞추다가 몸을 일으키던 도 중 곁에 있는 낯선 사람을 발견했다. 냉막한 붉은 눈동자를 한 사내는 망토에 온통 피칠을 하고 있었는데, 디미온과는 달리 망토 이외에는 피가 거의 묻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란테르트는 싸우는 도중 자 신의 몸에 상대의 피가 튀지 않도록 몸을 놀렸다. 결벽증 따위가 아 닌, 눈이나 입에 피가 튀기라도 하면 마음이 흐트러지기에 그러한 것 을 미연에 방지하는 행동이었다. "디미온님, 이 녀석은 누구입니까?" 셀트의 말에 디미온이 그의 말을 막았다. "녀석이라니.... 우리들의 생명을 구해주신 분이네." 셀트는 자신의 주인의 말에 금새 안색을 바꾸었다. "아, 저는 에디엘레 가의 사병, 하프 기사단의 단원 셀트 라미롤 이 라 합니다. 방금 전의 무례,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는 성실과 근후가 팍팍 베어나는 인사를 란테르트에게 건네었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의 인사에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다. "란테르트입니다." 디미온이 이어 입을 열었다. "란테르트씨, 우선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디미온은 사실 처음 이 란테르트라는 남자가 그 10여명의 암살자들을 잔인하게 도륙하는 모습에 반감이 일었었으나, 원래가 사람됨이 담대 하고, 게다가 자신들을 구하기 위한 일이기에 개의치 않기로 했다. 마 음을 이렇게 먹고 나니, 오히려 란테르트의 실력에 크게 경외심이 일 었고, 자신보다 나이도, 지위도 낮을 듯 한 남자에게 이런 경어를 사 용했다. "저는 디미온 폰 에디엘레로, 현 에노사의 군무행료경의 자리에 있습 니다. 그리고 이 사람은 제레미아 폰 이토샤로 저의 아내입니다. 이 아이는 이시테로 저희들의 딸입니다." 곧바로 디미온은 가족을 소개했고, 란테르트는 모두에게 고개를 끄덕 여 인사했다. 그리고는 막 디미온의 소개가 끝난 순간 입을 열었다. "고마워 할 것은 없습니다. 저는 계약에 따른 일을 했을 뿐이니까 요." 란테르트의 말은 여전 음성의 높낮이가 없었고, 감정이 섞이지 않았 다. 란테르트의 말에 제레미아는 남편의 귀에 계약의 내용을 속삭여 주었 고, 디미온은 크게 당황하는 눈빛을 띄었으나, 이내 고개를 천천히 끄 덕였다. 한편, 꼬마 이시테는 아버지의 뒤에 숨어 그 무서운 검사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린데도 상당히 차분한 인상을 주는 아이였는데, 커다란 두 눈은 흰, 푸른 머리의 검사에 대한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시클로네를 원하신다구요?.... 음.... 이 검은 우리 에디엘레 검술 의 조종이시며 백작의 작위를 처음으로 받으신 하넷공의 애검입니다. 그 후로, 무능한 후생들이 검의 이름을 더럽히고 있었지요.... 여기 드리겠습니다." 벌써 220년이나 가문에 머물러 있던 검이니, 어찌 아깝지 않겠는냐만 은, 계약은 계약이었기에 그는 주저 않고 검을 란테르트에게 내밀었 다. 엷은 하늘색의 꽤나 아름다운 검이었다. 보통의 장검보다 폭이 약 간 좁은 것이 속도를 중시하는 모양이었다. 란테르트는 그에게서 검을 받아들어 날을 뽑았다. 챙 하는 소리와 함 께 시퍼런 한광이 주위에 퍼졌고, 은은한 바람소리마저 들리는 듯 했 다. 란테르트는 검을 사람들이 없는 쪽으로 향하더니, 입으로 조그맣게 주문을 외웠다. "데스틴 더 비...." 나직한 목소리는 이러한 주문을 외웠고, 이내 그의 손으로부터 엄청 난 흑기가 뿜어져 검을 휘감았다. 주위에서 그의 모습을 바라보던 사람들은 놀라 소리를 질렀고, 이시 테는 빼곰이 내밀었던 고개를 디미온의 뒤로 숨겼다. 란테르트의 손에서 뻗어 나온 마법은 곧 검의 전체를 휘감았으나, 무 언가에 의한 반발로 사방으로 흩어졌다. 검은 우웅, 거리는 소리와 함 께 심하게 요동했고, 란테르트는 훗, 하는 짧은 웃음소리를 내며 마법 을 거두었다. 흑기는 사방으로 흩어져 버렸고, 검은 본래의 모습 그대 로 그 자리에 있었다. "쓸모 없군요...."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검을 다시 집에 넣어 디미온에게로 돌려주 었고, 디미온은 망연한 표정으로 있다 그에게서 검을 받아 쥐었다. "도대체...." 제레미아도, 셀트도 이런 광경에 넋을 잃고 있을 뿐이었다. 마법을 처음 본 것은 결코 아니었으나, 지금까지와는 느낌이라는 것이 완전히 달랐다. 란테르트는 언제나 이런 식이었다. 훌륭한 검이 있으면, 그 검을 구 입하던지 빼앗던지 하여 그 위에 데스틴 더 비를 걸었고, 그 결과가 마음에 들면 검을 소유하고, 아니면 주저 않고 버렸다. 그의 목표.... 그것은 나크젤리온이다. 나크젤리온에게 인간의 물리 력이라는 것은 거의 소용되는 바가 없었고, 그 덕에 란테르트는 자신 이 알고 있는 최강의 마법인 데스틴 더 비의 효용가치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마법력을 늘리기 위한 공부는 물론이고, 그 외에도 마법의 촉매 역할을 하는 뛰어난 검을 찾는 노력 역시 게을 리 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보통의 하르검 이상 가는 효과를 가 진 검을 찾지 못하였고, 그래서 지금 차고 있는 검도 평범한 하르검이 었다. 일전의 검은 나크젤리온에게 망가진 후, 에라브레와 함께 묻었 고, 그때 에라브레의 검 역시 함께 묻어 주었다. "꽤 훌륭한 검입니다.... 저의 마법을 견뎌낼 정도인 것을 보니...." 란테르트는 건네 받은 검을 허리에 차는 디미온을 향해 이렇게 말했 고, 디미온은, 으음 하는 신음을 내뱉었다. 그때, 제레미아가 곁에서 입을 열었다. "자, 그럼 계약은 이제 끝난 거죠? 어서 떠나 주세요...." 그녀는 이 공포스러운 검사가 몹시 싫었다. 생긴 거야 별 문제 없었 으나, 그 풍기는 분위기에서 말투까지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디미온은 자신의 아내와는 반대로 이 검사에게 꽤나 마음이 끌리고 있었다. "제레미아, 그게 무슨 말이요? 미안합니다. 란테르트씨. 우선 점심이 나 함께 하시지요. 아직 아무것도 계약의 대가로 지불하지 못했으니, 그에 대한 이야기를 천천히 하도록 합시다." "디미온...." 제레미아는 못마땅한 듯한 표정으로 남편을 불렀으나, 디미온은 짐짓 그녀의 말을 무시했다.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한차례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리고 계약의 대가는 이미 결정되었습니다." "결정 되었다니요?" 디미온이 물었고, 란테르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에디엘레 검술." "예? 아, 농담도.... 하핫.... 보아하니, 저보다 열 배는 강해 보이 시는데.... 무슨 에디엘레 가의 검술이.... 용병들 열에 하나는 우리 가문의 검술을 쓸 줄 압니다." 디미온은, 내심으로 란테르트가 자신을 조롱하고 있다고 생각되어 조 금 불쾌했으나, 란테르트는 진심이었다. "농담이 아닙니다. 저는 용병들이 사용하는 왜곡된 검술이 아닌 에디 엘레 본가의 검술을 배우고 싶은 것입니다." 란테르트는 여기까지 말한 후, 잠시 쉬었다 다시 입을 열었다. "사람의 강약과 검술의 고저와는 상관없습니다. 가장 낡고 쉬운 레언 검술과 당금 제일이라고 일컬어지는 레카르도 가의 검술중, 딱히 어느 것이 낫다고 말할 수 없다는 뜻이지요."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천천히 한쪽으로 가 나무 앞에 주저앉았 다. 식사에 초대했으니, 여기서 기다리고 있겠다는 뜻이었다. 디미온은 그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멍하니 있다가 이내 아내와 셀트를 돌아다보며 말했다. "제레미아, 식사를 준비해 줘요. 셀트, 자네는 땔감을 좀 모아오게. 마차에도 약간은 남아있을거야." 그의 말에 제레미아와 셀트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레미아는 불만스 러운 표정이 미간 사이에 가득했으나, 남편의 말에는 순종했다. 워낙 가풍이 엄격한 곳에서 자란 현숙한 부인이기에 그녀의 모든 행동에는 기품이 넘쳤다. 이시테는 여전히 디미온의 뒤에 숨어 란테르트를 살피고 있었다. 모 습을 보니 당장이라도 란테르트에게 다가가고 싶은 듯 했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들의 모습과는 상관없이 시선을 멀리 숲속으로 던 지고 있었다. 종종 펜던트를 만지작거리고, 가방의 브로치를 바라보았 으나, 그 시간을 그리 길지 않았다. 이윽고, 이시테는 용기를 내어 란테르트에게로 다가갔고, 제레미아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놀라 외쳤다. "이시테!!" 하지만, 이시테는 엄마의 말을 무시한 채 란테르트에게 다가갔고,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눈앞에 얼굴을 들이댔다. 그러나 입은 열지 않았다. 란테르트는 갑자기 자신 앞에 디밀어진 이시테의 모습에 잠시 시선을 흩트렸다. 자신에게 다가서는 것은 느꼈으나, 10살이나 먹은 귀족 집 의 여자애가 이렇게 담대하게 자신의 얼굴 앞에 머리를 들이밀지는 상 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에디엘레 가는 전통적인 무가였고, 그 때문에 어느 정도 예법에 물렀다. 란테르트는 자신을 바라본 채 입을 꼭 다물고 있는 이시테의 모습에 잠시 당황했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3987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5 올린이:광황 (신충 ) 98/11/21 00:15 읽음:2239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이시테는 말을 하지 못합니다." 멀리서 디미온이 그 모습에 이렇게 말했다. 왠지 서글픈 그런 목소리 였다. 란테르트는 그런 디미온을 잠시 바라보고는 다시 시선을 이시테에게 로 향했다. 그리고는 싱긋 한차례 웃어주었다. 그리 큰 표정의 변화는 아니었으나, 이시테는 그런 란테르트의 응대가 몹시 기쁜 듯 예쁜 미 소를 지었다. 그녀는 란테르트가 자신에게 미소를 보이자, 그의 옆에 털썩 주저앉 았다. 그리고는, 란테르트의 손을 끌어당겨 그의 손위에다 글씨를 적 기 시작했다. [마검사 시군요....] 이시테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무가 출신의 아 이여서 인지 어린 여자아이면서 마검사라는 말도 알고 있었다. 란테르트는 처음 보는 여자아이가 자신의 손을 잡아당기자 조금 놀랐 으나, 이것이 그녀의 대화방법이라는 것을 알고는 잠자코 자신의 손에 글자를 쓰게 놔두었다. 손바닥이 그녀의 조그마한 손가락이 스치는 느 낌에 간질간질 했다. 이시테는 자신의 아버지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거친 그의 손바 닥에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으나, 글을 쓰는 데에는 별 지장이 없었 다. [손바닥에 굳은살이 많아요.] 란테르트는 이시테의 말에 쓴웃음을 지었다. 웬일인지 란테르트는 오 늘 지난 5년간의 금기를 상당히 어기고 있었다. 미소는, 지난 5년간 거의 짓지 않았었고, 한 사람과 이런 소모적인 잡담을 나눈 횟수는 더 더욱 적었었다. 이시테는 다시 손가락을 움직였다. [몇 살이세요?] 제레미아는 멀리서 이시테의 모습에 처음에는 안절부절을 못했으나, 이내 고개를 가로 저으며 요리에 열중했다. 근 보름간의 미친 듯한 추 격전 끝에 많이 힘들었을 가엾은 딸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막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스물 여덟 입니다...." 란테르트의 대답에 이시테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말이 없어서인지 조금은 단조로운 반응이었으나, 왠지 그마만큼 더 예뻐 보였다. [정말이요? 그렇게 많이는 않보이는데....] 그녀의 대답에 란테르트는 다시 한차례 미소지어 보였다. 그동안, 란테르트를 대한 수많은 사람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처음 에는 살기 어린 붉은 눈동자에 두려움을 표했고, 그가 검이라도 한차 례 휘두르고 나면 방금 전의 제레미아와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이었 다. 그렇기에, 란테르트는 굳이 대화를 피하지 않았음에도 자연스레 대화가 줄어들었고, 그 덕에 감정의 동요가 적게 되었다. 원래 말은 감정과 직결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이시테라는 아이는, 아이답게 천진한 눈동자로 란테르트를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이런 저런 것들을 물어왔고, 란테르트는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편해짐을 느꼈다. 한편, 이시테 역시 란테르트에게 꽤 좋은 첫인상을 받았다. 뭐 잘생 겼다 따위의 이유는 아니었다. 지금의 란테르트는 꾸미지 않아, 이시 테가 보아온 다른 귀공자들에 비해서 오히려 미모가 조금 떨어지는 편 이었다. 게다가 얼굴에 난 흉터 때문에 그러한 느낌은 더했다. 그녀가 란테르트에게 호감을 느낀 이유는 다름 아닌 그의 첫 반응, 이시테 본인이 벙어리라는 말을 들은 이후의 란테르트의 첫반응 때문 이었다. 그는 여섯 살 때 어떠한 일로 실어증에 걸렸는데, 그 이후로 아직까지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4년이나 흘러 불안했던 심리상태 는 모두 치유가 되어 보통의 아이들과 다를 것은 없었으나, 목소리는 영영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벙어리가 된 후, 그녀는 언제나 주위로부터 두 가지 대접을 받았다. 그녀와 첫대면을 한 모든 사람들은, 언제나 불쌍하다라는 동정의 표정 을 지어 보였고, 조금 더 그녀와 친분을 쌓은 사람들은, 그쪽에서 이 시테를 피했다. 이유는 손바닥에 글을 쓰는 이러한 대화 방법이 번거 로웠고, 또 답답했기 때문이었다. 친구도 없었고, 긴 대화를 나누어주 는 사람은 겨우 자신의 어머니 정도였으나, 사교계의 일로 이시테와는 그리 오래 놀아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오늘 처음으로 본 이 푸른 머리칼의 검사는 자신이 벙어리라 는 것을 알았음에도, 동정의 눈길이 아닌 한차례의 짧은 미소를 보내 주었고, 어린 이시테에게 그런 그의 반응은 신선하면서도 좋은 느낌을 주었다. [그럼.... 오빠라고 부를 수 없게 되었네요.... 아저씨라고 해야 하 나요?] 이시테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한차례 훗, 웃어 보였다. "마음 데로 하십시오." 이시테도 따라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왜 높임말을 사용하세요? 평민인가요? 하지만, 그런 건 상관 없어요. 아빠가 그랬는데.... 경어라는 것은 공경하는 사람에게 사용 하는 것이래요.] 이시테는 이렇게 말했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들어 디미온을 바라보았 다. 백작이나 되는 사람의 사상치고는 상당히 진보적이었기에, 란테르 트는 저 디미온이라는 남자가 새롭게 보였다. "음.... 그렇군요.... 훌륭한 아버지입니다. 제가 경어를 사용하는 것은, 그쪽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평민이기도 하구요." 이시테는 란테르트가 자기 아버지를 칭찬하자 기분이 좋아져 또다시 한차례 미소를 지었다. [그렇군요.... 고마워요.] 이시테는 한 손으로는 란테르트의 네 손가락을 쥐고, 다른 한 손으로 는 흡사 흑판을 두드리듯 란테르트의 손을 톡톡 두들기며 할 말을 생 각하는 듯 했다. 하지만, 처음으로 만난 이름밖에 모르는 남자에게 물 을 것이 많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녀는 한참동안 생각에 잠겨 있다가 시야에 들어온 한 쌍의 목걸이에 흥미가 생겼다. [그 목걸이 뭐지요? 왜 똑같은 목걸이를 두 개나 목에 걸고 있는.... 거예요?] 이시테는 질문을 채 마치기도 전에 표정이 돌변하는 란테르트를 발견 하였다. 슬픈 것 같기도, 화가난 것 같기도 한 그의 표정에 이시테는 놀라 잡았던 그의 손을 놓았다. 디미온 역시 멀리서 그 괴검사의 이상한 표정을 눈치채며 몸을 일으 켜 이시테에게로 향하려 했으나, 이내 덤덤히 돌아온 란테르트의 표정 에 어색히 웃으며 반쯤 일으켰던 몸을 다시 주저앉혔다. "가장.... 사랑하는 두 사람의 유품입니다...." 란테르트의 쓸쓸한 목소리에, 이시테는 순간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지금까지 나이에 비해 험한 꼴은 꽤 보았으나, 이처럼 슬프게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은 없었다. 모든 고통을 가슴에 쌓아둔 채, 그것들을 슬 픔으로 화해 스며내듯 내뱉는 그의 한마디는 어린 이시테에게도 몹시 슬프게 들렸다. 이시테는 다시 손을 뻗어 그의 손을 들었다. [죄송해요.... 쓸데없는 것을 물어서....] 란테르트는 그런 이시테에게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였고, 이내 시선 을 멀리 숲속으로 돌렸다. 이시테는 그런 그에게 다시 말을 걸지 못한 채, 그의 곁에서 자신의 무릎을 당겨 끌어안았다. 담청색의 원피스에 자근자근한 주름이 잡혔다. 그리 오래지 않아 제레미아가 식사가 다 되었음을 알렸고, 덩치큰 셀 트와 란테르트, 디미온, 제레미아, 거기에 조그마한 이시테까지 가세 해 사람들은 불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아침에 비해 서 배나 줄어버린 일행에, 디미온은 걱정이 태산이었다. 하지만, 일단 란테르트라는 이 남자를 섭외 하기만 하면 어떻게든 될 것 같아 한편 으로는 마음이 놓이기도 했다. 자신이 데리고 온 10명의 수행원보다 이 란테르트라는 한 사람이, 아니 열 세명에 이르던 자신의 일행 전체 보다 이 남자가 훨씬 강할 것 같았다. 하지만, 란테르트라는 남자는 그가 상상하는 그런 정도의 인간이 아 니었다. 이미 3년전 이카르트 등과 함께 여행을 다닐 때만 해도, 그의 힘은 어지간한 크기의 성 하나의 무력과 맞먹을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가 또다시 5년동안 미친 듯이 수련을 쌓았고, 스스로 의 입으로 한계다, 라고 내 뱉을 정도의 힘을 갖추게 되었으니.... 이 카르트는 몰라도, 그의 힘 절반 정도는 얻었다고도 할 수 있는 경지였 다. 걸어다니는 국가급 무력.... 말 그대로인 것이다. 오죽하면 용병 길드와 마법사 길드의 적으로 낙인찍혀, 현재 용사 지망생들 사이에 없애야할 마왕 1순위 인물인 붉은 눈의 광마검사, 크림슨 아이즈라는 이름을 얻었겠는가? 식사를 하는 도중 일행 사이는 어색한 침묵이 내려앉았고, 딸그락거 리는 밥그릇과 포크가 부딪히는 소리만이 조용한 숲 속에 울려 퍼졌 다. 종종, 탁, 하는 나무꾼이 나무를 두들기는 듯 한 소리가 들리기도 했지만.... 식사를 거의 마칠 무렵, 디미온이 그제까지 정리한 생각을 토대로 입 을 열었다. "란테르트씨. 혹시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있으십니까?" 디미온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있지 않은가? 에라브레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크젤리온을 쓰러뜨린다는 일이.... 디미온은 약간 실망하는 기색을 띄었으나, 용기를 내어 다시 물었다. "혹시, 당분간만이라도 저희를 위해 시간을 내어 주실 수 있으십니 까?" 그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들어 디미온을 바라보았고, 제레미 아 역시 소스라치게 놀라며 남편의 이름을 불렀다. "디미온...." 셀트는 반쯤 입에 음식을 넣은 채로 이 세사람을 바라보았고, 이시테 역시, 물론 입에 있는 음식은 모두 삼킨 채 고개를 들어 세사람의 기 색을 번갈아 살폈다. "무슨 말씀이신지...." 란테르트는 그가 자신에게 그들의 호위를 부탁한다는 것을 알 수 있 었으나, 짐짓 모르는 척을 하며 이렇게 물었다. 하지만, 이런 순간까 지 그의 표정은 무덤덤 했고, 몰라서 묻는 것인지, 그냥 확인할 겸 묻 는 것인지 디미온은 상당히 고민을 해야 했다. "저희들을 수행하여 주십시오. 이곳에서 소피카의 수도 마기아까지, 그리고 마기아에서 에노사의 수도 고아성 까지." 그 정도 거리라면 마차가 있다 하더라도, 그리고 달리기만 한다 하더 라도 35일 이상 걸리는 대 장정이었다. 이런 저런 상황을 가만해 볼 때, 40일은 충분히 넘게 걸릴 것이다. 란테르트는 잠시 주저했고, 제레미아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남편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녀로써도, 이 악마가, 물론 확실히 자신들의 편이라는 전제가 붙어야 했지만, 자신들과 함께 가기만 한다면 적들의 습격을 그리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았기에, 대놓고 반대를 할 수는 없었다. 한마디로, 필요는 하되 마음은 들지 않는다, 뭐 이런 것이었다. 디미온은 란테르트가 주저하는 눈빛을 보이자 다시 입을 열었다. "보수는, 금화 100닢. 100만 하르입니다. 한달 보름 정도의 경호 비 로는 파격...." 란테르트가 그의 말을 끊었다. "돈 따위는 필요 없습니다. 좋습니다. 어차피, 에디엘레 가의 검술을 배우려면 그 정도 시간은 필요할 듯 하니.... 보수는 검술로 받겠습니 다." 란테르트의 말에 디미온은 희색을 띄었다. 우선, 든든한 원군을 얻은 데 대한 기쁨이었고, 게다가 란테르트라는 인간의 시원시원하고 비세 속적인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디미온은 계약의 의미로 손을 내밀었고, 란테르트도 손을 내밀어 그 의 손을 마주 잡았다. 곁에서 이 두 남자의 악수를 지켜보는 이시테의 입가에는 어린아이다 운 미소가 피어났다. ---------------------------------------------------------------- 호호... 이시테짱.... ^^;; 우리들의 10살짜리 히로~~~인~~~ 호호.. ^^ (퍼어어어억!!! 웃을 일이냐? 로리로리 변태야!! --;;;) 원래 이시테는 3부의 세 히로인중 한명.... ^^;; 이시테 - 모라이티나 - 오이니아 제 2차 슈퍼 히로인 대전.... 과연 그 승자는?? 샤이닝 핑거의 이시테인가, 갇 에로우의 모라이티나인가, 아니면, 초전자 스핀의 오이니아인가!!! (1차는, 에라브레-모라이티나-트레시아-이카르트(--;;)였죠... ^^) 3부는 10년 후. 그러니까 이시테의 나이 20세. 우하하하.... 이래서 로리는 아니라네~~~ (퍼억... 로리다!! ^^;;) 흠흠. 여기서 우리들의 변태 히로~~~~ 에이그라는 무슨 생각으로 이시테를 등장시켰는가!!!?? 에이그라 왈 "음야... 현대사회의 장애인 문제와 해체 직전의 가정문제를 다루고자 했당께요... 디미온 부부는 맞벌이 라네~~~ ^^ " 곁에있던 시온 왈 "짖어라 짖어~~~ 단지 어린 여자 아이가 필요했지?? --;;" 음냐냐.... 마음데로 생각~~~ 하세요.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3988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6 올린이:광황 (신충 ) 98/11/21 00:16 읽음:2219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늦은 밤. 한여름이어서 그리 쓸모가 없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일행이 잠들 어 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모닥불이 화르르 타오르고 있었다. 여자들은 마차 안에서, 그리고 셀트와 디미온은 마차밖에 누워 잠이 들어 있었고, 란테르트는 나무 등걸에 몸을 기댄 채 잠을 청하고 있었 다. 기습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편히 누워 잘 수 없었다. 물론, 누워 잔다 해도 깊이 잠들리 없었고, 또 잠들었다 해도 그에게 기척을 숨길 수 있는 존재는 그리 많았지 않았으니 이런 그의 행동은 기우에 불과 했으나, 그는 조그마한 일에도 최선을 다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조그마한 실수는, 죽음을 부른다.... 영원한 이별을.... 이제, 란테르트에게 의미를 주는 사람은 다섯 손가락 안으로 줄어들 었다. 1년에 한차례쯤 찾아가는 누이 클라렌스.... 에라브레가 죽었다는 말 에, 그녀는 조용히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았다. 그리고는, 말없이 란테 르트를 꼭 안아 주어 어깨 위에 눈물을 흘리는 그의 등을 토닥여 주었 다. 그녀는 3년쯤 전에 보았던 바겔 제울란이라는 남자와 재혼했다. 그때 의 그 사건을 계기로 2년간 교제를 한 끝의 일이었다. 상당히 친해졌 을 때, 그리고 바겔이 그녀에게 청혼했을 때, 클라린스는, 자신의 깨 끗하지 못했던 과거를 이야기하며 그의 청혼을 거절했었으나, 순박한 이 용병출신의 남자는 그런 그녀를, 그리고 그녀의 과거를 신경 쓰지 않겠다고 말했었다고, 후에 클라린스가 울먹이며 란테르트에게 이야기 해 주었었다. 그리고, 칼슨과 엘라 부부. 그네들의 집은 란테르트가 가장 자주 찾 아가는 특정한 장소였다. 언제나 사피엘라와 에라브레의 묘 앞에서 슬 픔을 곱씹으며 몇 시간을 보내고, 칼슨과 엘라와 더불어 이런 저런 이 야기를 나눈 후 그곳을 떠나왔다. 칼슨과 엘라는 이제 어느 정도 슬픔 을 떨쳐 버릴 수 있었으나, 여전 마음 한구석은 훵 비어있는 듯 했다. 2년전 쯤, 그들은 열 세살 짜리의 전쟁 고아 한 명을 입양했다. 시나 크리미아라는 이름을 가시고 있는 이 소녀는 꽤나 귀여운 여자아이로, 처음에는 마음을 잘 열지 않았으나 지금은 그럭저럭 적응해 나가고 있 었다. 그녀는 란테르트를 삼촌이라고 불렀는데, 꽤나 어려워하는 듯 했다. 모라이티나에게서는 연락이 없었다. 아마 가엘프로부터 꽤나 큰 벌을 받은 모양이었다. 란테르트는 속으로, 아마 5년간 신전청소를 하라는 벌을 받았겠지, 라고 중얼거렸었는데, 실재 그럴런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었다. 이카르트 역시 소식은 없었다. 이카르트와 그렇게 에라브레의 무덤 앞에서 헤어진 후, 란테르트는 그의 모습을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보 지 못하였다. 트레시아만은 그 후로 한차례 찾아와 에라브레의 무덤 앞에서 펑펑 울었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를 진정시키는데 꽤나 애를 먹었었다. 트레시아 역시 그 이후 다시는 란테르트 앞에 모습을 드러 내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한 손에 꼽기는 아직 힘들었다. "후우...." 란테르트는 돌연 밀려오는 외로운 마음에 한숨을 내 쉬었다. 돌연, 사르륵, 자연적이지 못한 무언가가 나뭇잎에 쓸리는 소리가 들 렸고, 란테르트는 천천히 눈을 뜨며 검을 뽑아들었다. 소리는 사방에서 조금씩 조여들고 있었으나, 이쪽을 의식해서 인지 상당히 조심스러운 움직임 이였다. 란테르트는 더 이상 주저치 않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그중 한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굉장한 속도였으나, 발이 땅에 닿아 있지 않아 소리가 전혀 나지 않았다. 공중에 떠 미끄러지듯 한 방향으로 달려간 것이다. 오래지 않아 그는 한 명의 사내를 발견했고, 검을 들어 단번에 목을 날렸다. 슥 하는 무언가 베이는 소리 이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 고, 상대는 왜 자신이 죽어야 하는지도 알지 못한 채 목과 몸이 분리 되었다. 란테르트는 또다시 다른 쪽으로 몸을 날렸다. 아무리 상대가 전문적 으로 암살 교육을 받은 살수들이라 하더라도, 란테르트에게까지 기색 을 숨길 수는 없었다. 그들중 몇 명은 투명 마법을 건 망토를 입고 있 는 녀석들도 있었으나, 오히려 란테르트는 그런 녀석들이 더 상대하기 쉬웠다. 인비져빌러티 마법이 걸린 망토를 입은 녀석들은 마음가짐이 느슨했고, 그것은 암살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기색을 감추는 대 는 오히려 역효과였다. 이쪽 숲에서 일곱, 그리고 길 반대편 숲에서 여섯을 간단히 처리한 란테르트는 그럼에도 숨하나 헐떡이지 않았으니, 죽은 사람 입장에서 는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죽는 방법중 가장 행 복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목숨을 잃었다는 점이었으나, 죽고싶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해당도 되지 않는 말이었다. 란테르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자리로 돌아와 누군가의 피 로 모퉁이가 약간 축축해진 망토로 자신의 몸을 감았다. 한여름이지만 숲안의 새벽은 약간 선선하기 때문이다. 쓸데없이 병에 걸려 좋을 것 은 없다. 막 눈을 감으려는 순간, 란테르트의 귀에 말소리가 들려왔다. "몇 사람이었습니까?" 목소리의 주인은 디미온이었다. 역시 대단한 경지에 이른 검사답게, 암살자들의 기척이 느껴짐과 동시에 눈을 떴고, 막 몸을 날리기 시작 하는 란테르트의 뒷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열 세명 입니다." 란테르트는 간단히 답했고, 디미온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자리에 앉 으며 입을 열었다. "편히 주무십시오. 오늘밤에는 더 이상의 습격은 없을 겁니다." "괜찮습니다." 란테르트는 또다시 간단히 입을 열었고, 디미온은 고개를 한차례 끄 덕였다. 더 이상 권하는 것은 상대를 무시하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그였다. "역시.... 상상 이상의 실력입니다." 디미온은 잠이 잘 안 와서인지 앉은 채로 란테르트에게 말을 걸었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의 말에 조금도 얼굴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그리 고 대꾸도 하지 않았다. "전 지금 소피카의 수도로 에노사 왕실의 밀서를 가져가고 있습니다. 워낙 중요한 일이기에, 군무행료경인 제가 직접 나서는 것이지요." 디미온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란테르트에게 말했다. 이것은 완전 히 그를 신용하겠다는 뜻이었다. 처음에는, 란테르트가 위다나 다른 나라의 첩자가 아닐까 의심도 해 보았으나, 이제 보니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사실, 빼앗으려고 든다면, 10초도 되지 않아 여기 있는 네 사 람의 목을 날리고 밀서를 빼앗을 수 있을 듯 싶었으니 말이다. 군무행료경은 군 관료 최고의 자리였다. 무관 최고자리인 동시에, 한 나라의 군권을 장악하고 있는, 그래서 전시인 지금은 재상보다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존재였다. 그런 그가 친히 편지를 가지고 다른 나 라의 왕을 찾아간다는 것은, 그가 단순히, 워낙 중요하다, 라고 한 그 말보다 몇 배는 중요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란테르트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그는 이미 인간사의 일에 는 관심을 끊었다. 디미온은 그가 의외로 무덤덤하게 나오자 스스로 무안해졌고, 콧수염 을 한차례 만졌다. 꽤 날렵한 턱선 때문에 콧수염이 잘 어울리지는 않 았으나, 그는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당하는 것이 싫어 이렇게 수염을 길렀다. "에디엘레 가의 검술을 배우신다고 했는데.... 제가 보기에 당신보다 강한 사람은 없을 것 같소만.... 무슨 이유로 저희 가문의 검술을 배 우려 하시는 겁니까?" 디미온은 다시 이렇게 물었고, 란테르트는 그의 물음에 천천히 고개 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촘촘히 박혀있는 보석들이 하나같이 반짝 이고 있었으나, 란테르트의 눈에는 그런 것들은 잘 들어오지 않았다. 차라리, 그 사이 드리워진 밤의 어두운 휘장이.... 란테르트는 다시 고개를 내려 숙이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동시에 천 천히 입을 열었다. "훨씬 더 강해져야 할 이유가 있으니까요...." 디미온은 더 묻지 못했다. 잠시동안 란테르트를 바라보다, 그는 다시 자리에 누워 잠을 청했다. 하지만, 마지막의 그 란테르트의 말, 비애 가, 그리고 이를 악무는 듯한 분노가 가득 서린 그 말이 귓가에서 끊 임없이 맴돌았고, 이런 저런 생각에 새벽녘에나 잠이 들었다. ----------------------------------------------------------------- 음냐.... ^^ 캐러 인기투표중입니다. (좋3싫3 ^^) 호호...^^ 밑에꺼는, 책속부록....^^;; (본편이 조금 짧죠... ^^) 아르 네남매가 어떻게 첫째 둘째 셋째 넷째가 되었는지에 대한 비화가...^^ (이카르트가 말했잖아요... 동시에 창조해 놨더니, 지들 맘대로 서열 정했다고... ^^) 절대로 기대 비슷한 것도 하지 마시고, 시간 없으시면 보지 마세요. 욕메일 사절!!! (이건 욕먹어도 싸지만....^^) 장난으로 써 본거에요. 내용은 믿거나 말거나.... ^^ 바보수룡 아그라가~~~~ ^^ ..... . . . . . . . . . . . 여기 귀엽고 천진스러운 네 아이가 있었다. 겉모습은 13세. 첫 번째 아이. 여자다. 탐스러운 붉은, 치렁한, 그리고 허리까지 내려오는 머리칼. 붉은색을 좋아하는 듯,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붉은색의 정장을 입고 있었다. 붉은색의 커다란 눈동자가 유난이도 반짝이는 총명해 보이는 아이였다. "너희들!!! 날 누님으로 섬겨!!!" 첫 번째아이가 말을 했다. 두 번째 아이. 여자다. 엷은 하늘색의 길고 부드러워 보이는 머리칼. 단발로 다듬고 있었다. 푸른색과 흰색을 좋아하는 듯, 흰색과 하늘색이 적당히 섞인 원피스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푸른색의 눈동자가 꽤나 발랄해 보이는 귀여운 아이였다. "싫다!! 뭐. 내가 어째서 너를 누나로 섬겨야 하지?" 두 번째 아이가 반발했다. 세 번째 아이. 남자다. 진한 갈색의 수수한 머리칼을 단정하게 다듬었다. 갈색을 좋아하는 듯, 갈색 계열의 화려한 정장을 입고 있었다. 갈색의 눈동자가 초롱초롱 빛나는 순해 보이는 아이였다. "우리 싸우지 말아요. 그냥 친구처럼 지네요." 세 번째 아이가 앞선 두 아이를 향해 말했다. 네 번째 아이. 남자다. 칠흑색의 반짝이는 머리칼이 막 귀를 뒤덮고 있었다. 검정색을 좋아하는 듯, 검정색의 단순한 디자인의 바지와 웃옷을 입고 있었 다. 검정색의 눈동자가 섬세하게 빛나는 조용한 아이였다. "...." 네 번째 아이는 말하지 않았다. 첫째 아이의 인상은, 활달하고 거친 듯 했고, 어린 나이에도, 벌써 몸의 굴곡 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두 팔을 엇갈려 꼬은채 모두를 내려다 보듯 바라보고 있다. 키 역시 넷중 가장 컸다. "시끄러!!! 서열이라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모든 점을 보아 내가 맏 이를 해야해!!!" 첫째 아이의 외치는 소리이다. 둘째 아이의 인상은, 발랄하며 깜찍했고, 몸은 간신히 여자임을 알아볼 수 있 을 정도였다. 두 팔을 허리에 짚은채 도발적으로 첫째 아이를 바라보고 있다. 키는 두 번째로 컸다. "싫어!!! 난 그런 논리 결여의 이야기에 수긍할 수 없어!!!" 둘째 아이의 외치는 소리이다. 셋째 아이의 인상은, 왠지 평범하면서도 조용했고, 약간 마른듯한 몸을 가지 고 있었다. 두 팔을 단정히 내린채 싸우고 있는 두 아이를 바라보고 있다. "그만들 해 둬. 그분께서 오시면 크게 혼나!!!" 셋째 아이의 외치는 소리이다. 넷째 아이의 인상은, 조용하면서도 서글했고, 매우 마른 몸을 가지고 있었다. 두 팔은 다소곳이 앞으로 모으고 있다. "....." 넷째 아이는 이때까지도 입을 다물고 있다. 첫째 아이가 외쳤다. "좋아 그럼, 우리 힘으로 결정하자!!!" 첫째 아이의 말에 아이들은 우르르 달려 근력 측정기로 향했다. 둥근, 부드러 운 제질의 원판이 하나 놓여있고, 그 뒤로 문자판이 하나 있다. 첫째 아이가 그 조그맣고 귀여운 주먹을 휘둘렀다. 팍. 문자판에 273 이라는 숫자가 세겨졌다. "오호호호호!!! 난 강해!!" 참고로 100이 이곳 주민의 평균이 평균이다. 둘째 아이가 그 가냘프고 섬세한 주먹을 휘둘렀다. 픽. 문자판에 82 라는 숫자가 세겨졌다. 얼굴이 슬프게 일그러졌다. ".... 이건 엉터리야!!!" 셋째 아이가 동글동글하고 깜찍한 주먹을 휘둘렀다. 팍. 문자판에 212 라는 숫자가 세겨졌다. 미덥지 못하다는 표정이다. "엇.... 이럴수가...." 넷째 아이가 희고 가녀린 주먹을 휘둘렀다. 픽. 문자판에 179 라는 숫자가 세겨졌다. "음...." "내가 맏이야!! 알겠지?" 기고만장의 첫째 아이가 가슴을 활짝 펴며 모두에게 말했으나, 모두들 기꺼워 하는 표정이 아니다. 첫째 아이의 귀여운 미간에 살짝 주름이 잡혔다. 둘째 아이가 외쳤다. "맏이는 머리가 좋아야 하는거야!!!" 둘째 아이의 말에 아이들은 우르르 두뇌능력 측장기로 달려갔다. 헬맷 같은 기구에 이런 저런 알 수 없는 장치가 덕지 덕지 붙어있고, 곁에 조금전과 마찬 가지로 문자판이 붙어 있다. 첫째 아이가, 예쁜 머리가 망가질까 조심스레 그 기구 안으로 머리를 들이밀 었다. 문자판에 85 라는 글자가 세겨졌다. 첫째 아이는 사색이 됐다. "이, 이, 이럴수가!!!" 참고로, 100이 이곳 주민들의 평균이다. 둘째 아이가 세침한 얼굴로 첫째 아이를 한차례 바라본 후, 기구 안으로 머리 를 들이밀었다. 문자판에 283 이라는 글자가 세겨졌다. 첫째아이는 더더욱 사색이 됐다. "호호." 둘째아이는 가벼히 웃었다. 셋째 아이가 약간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기구 안으로 머리를 들이밀었 다. 문자판에 152 라는 글자가 세겨졌다. "핫핫.... 역시...." 셋째 아이는 안심이라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넷째 아이는 무덤덤한 표정을 한 채, 기구 안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문자판에 193 이라는 숫자가 세겨졌다. "흐음...." 넷째 아이가 심드렁히 중얼거렸다. 아이들은 고민에 빠졌다. 힘도, 머리도, 맏이가 되는데에는 중요한 척도인 듯 싶었고, 결과가 이렇게 나와 버렸으니 누가 맏이를 해야 할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고, 보모를 찾아가 이 난제에 관해 물어 보려했다. 하지만, 보모는 자리에 없었고, 아이들은 다른 어른을 찾아갔다. 아이들이 조심스레 맏이를 어떻게 정해야 할까요? 라고 물었고, 어른은 심드 렁히 답했다. "윗 사람은 마음이 넓어야해...." 참고로, 그 어른의 능력은 근력 100에 두뇌 100의 평균치 였다. 아이들은 순진했고, 천진했기에, 그 어른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렇게 되어 아이들중, 붉은머리칼이 첫째가 되었고, 뒤이어 푸른 머리칼과 갈색 머리칼, 그리고 검정색의 순으로 각각 둘째, 셋째, 넷째가 되었다. 마음 이 넓은 순이다....(마음=가슴....--;;) 오래지 않아 아이들은 각성을 하게 되었고, 불행이 한 아이는 실종 되었다. 아이들의 기억 속에는 여전 첫째, 둘째 셋째라는 순서는 남아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해서 그 순서가 정해진 것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참고로, 첫째 아이의 이름은 아르트레스이고, 둘째 아이는 아르페오네 이며, 셋째 아이는 아르르망이다. 실종된 네째의 이름은 아르헬이다. 『게시판-SF & FANTASY (go SF)』 14068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7 올린이:광황 (신충 ) 98/11/22 00:02 읽음:2163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2. 핏빛 눈의 광마검사, 하지만.... 소피카대륙은 전체적으로 엘(L)자 모양을 하고 있었으나, 그 엘 이라 는 녀석은 꽤나 먹을 것을 밝히는지 꽤나 뚱뚱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살찐 엘 자의 중앙에는 높다란 산들의 무리가 있었는데, 세상사람 들은 미소우 산맥이라고 불렀다. 미소우 산맥을 중심으로, 북쪽에는 그 유명한 아드라르성과 아드라르 평야가 있었고, 북동쪽으로는 소코평야, 동편으로는 수도 마기아를 위 시한 소이스 평야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서남쪽으로는 현재 일 행이 움직이고 있는 피코 평야가 위치하고 있었다. 소피카의 평야는 유달리 언덕이 많다. 그렇다고, 성숙한 여자의 가슴 을 떠올릴 만큼의 봉긋한 그것은 아니었고, 완만하고 평평한 그래서 물결이라고 불리는 언덕들이었다. 8월도 10일을 갓 넘겨 12일 이다. 한창 풀들은 대지의 성스러운 기운 을 잔뜩 받아 사람들의 무릎을 너머 자라있었고, 짙푸른 빛을 띄는 그 네들은 바람에 맞춰 진 녹에서 연 녹으로 시시각각 빛깔을 바꾸며 흔 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초원을 뚫으며 쌍두의 백마가 끄는 지붕 있는 마차 한 대가 지나고 있었다. 마부 석에는 마부라고는 볼 수 없는 덩치의 한 사내가 두툼한 갑옷을 입은 채 땀을 삐질 삐질 흘리고 있었고, 그의 곁에는 청회색 장발을 늘어뜨린 역시 마부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외모와 복장을 하고 있는 사내가 앉아 있었다. 바로 셀트와 란테르트로, 성실하지만 조금은 둔한 셀트가 마차를 몰 고 있었고, 란테르트는 보조석에 앉아 담담한 눈빛으로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본래 같으면 새로 마부를 구해야 했으나, 일단 외지에서 구하는 사람 은 믿을 수 가 없었다. 게다가 말들이 다 어디론가 도망가 버렸고, 마 부에 셀트, 란테르트까지 태우고 가기에는 마차가 비좁았기에, 그냥 셀트가 마차를 몰기로 하였다. 종종 마끼라고 불리우는 장초의 풀숲이라도 시야에 잡히는 날이면, 셀트이라는 남자는 몹시 긴장했다. 마끼는 풀들이 거의 사람 키의 배 반 가량이나 자란, 그것도 매우 빽빽한 풀숲을 지칭하는 이 소피카 남 부 지방의 말로, 워낙에 빽빽하고 무성하게 풀이 자라 이렇게 암살자 들에게 쫓기는 일행에게는 더없이 위험한 곳이었다. 뭐, 연인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장소였지만.... 셀트 역시 이러한, 물론 후자가 아닌 전자의,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에 신경을 써서 마끼를 살피는 것이었으나, 란테르트는 그저 무덤덤할 뿐이었다. 혹시 상급 정령이나 마족이 끼기 전에는 그에게 기색을 숨 길 수 있는 존재는 없었다. 한편, 세명의 단란한 가족은 조금은 울렁거리는 마차 안에서 밖의 경 치를 바라보고 있었다. 원래 이시테와 그의 아내 제레미아는 이 임무에 끼일 예정이 없었다. 단지, 제레미아는 조금이라도 남편과 더 있고 싶어 친정에 들리겠다는 핑계로 그와 함께 에노사 남부까지 왔었고, 막 헤어지려는 무렵, 적들 의 공격을 받게 되어, 이래저래 이곳까지 함께 오게 되었다. 그리고 딸인 이시테 역시 같은 이유로 덩달아 이 위험천만한 여행을 함께 하 게 된 것이다. 어느덧 그들이 란테르트를 만난지도 3일이나 흘렀다. 여전 제레미아 는 란테르트를 향해 호의를 내보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점점 더 마음에 들지 않아졌다. 뭐 사실 그도 그럴 것이 첫인상이 워낙 나빴던 데다가, 란테르트의 무뚝뚝하고 싸늘한 태도가, 이 지체 높은 귀부인 의 마음에는 들지 않았다. 반면, 디미온은 란테르트를 점점 더 마음에 들어했다. 아니, 오히려 십분 공경하는 마음을 품게 되었다. 처음 그는 란테르트의 그 엄청난 힘에 놀랐고, 그가 자신에게 검술을 가르쳐 달라고 했을 때, 분명 자 신을 조롱하는 행동이라고 여겼었다. 하지만, 지난 2일간 그에게 검을 가르쳐 본 결과, 그는 진심으로 자신에게 검을 배웠고, 깍듯하고 성실 한 태도로 디미온의 검을 익혀나갔다. 사실 디미온의 검술은 굉장했다. 일찍이 이카르트가 이야기한 5대 검 가에 들어가는 가문의 가주이니 오죽 하겠는가? 검술만으로는 인간들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정도였다. 란테르트조차도 검술만 으로는 그보다 훨씬 낫다고 말할 수 없었다. 아니, 전통에서 오는 체 계성이란 면에서는 오히려 란테르트가 조금 떨어졌다. 배우는 사람이 온 정성을 다들이고, 가르치는 사람이 배우는 사람을 십분 공경하니, 세상에 이보다 나은 사제지간은 없었다. 그리고 이시테 역시 점점 란테르트와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4 년만에 만든 친구(?)였으니, 오죽 좋겠는가? 물론, 대부분은 이시테가 말을 하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어 대답해 주는 정 도였으나, 이시테는 조금도 싫증내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란테르트가 좋았다. 이시테는 지금 마차 앞쪽의 의자에 무릎을 꿇은 채 앞쪽의 창을 통해 란테르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원래 있던 유리는 일전의 싸움 으로 깨어져 버렸고, 그 때문인지 선선한 바람이 이시테의 긴 연둣빛 머리칼을 가볍게 흔들어 그녀의 얼굴에 간지럼을 태웠다. 제레미아는 그런 이시테에게 얌전히 앉아 가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할 수는 없었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이시테의 얼굴이 점점 밝아지는 이유가 모두 그 란테르트라는 마음에 들지 않는 악마 덕분이었으니 말 이다. 고마울 만도 하건만, 제레미아는 란테르트가 여전 싫었다. 셀트는 란테르트에게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 무뚝뚝한 그의 태도에 어느 정도 거리감을 느낄 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아직 란테 르트의 힘이라는 것을 보지 못하였기에, 인간 란테르트의 모습 이외에 는 그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어쩌면 이들중 란테르트라는 인간 그 자체를 가장 정확하게 읽고 있는 사람은 란테르트 자신을 제외하고는 셀트 그 사람일지도 몰랐다. 뭐, 사정이야 어떠하건, 다섯 명을 실은 마차는 걷는 것 보다 조금 빠른 속도로 때각때각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 2두의 말이 끌기에는 사 람이 조금 많았으나, 할 수 없었다. 누구보고 내려서 걸어 따라오라고 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 덕에 일행은 하루에 30휴하(1휴하=약 1킬 로)를 채 못 가고 있었다. 어느덧 멀리 꽤 규모 있는 성 한 채가 눈에 들어왔다. 아드라르 영지 와 소에사 영지를 가르는 국경에 위치한 요새성채 피카였다. 피카성의 크기는 중급 정도였다. 막 성안에 도달하자마자 눈에 띄게 넓은 중앙도로와 두껍게 지은 성벽 등으로 다른 성과는 무언가 다른 느낌을 풍기고 있었다. 일행은 천천히 마차를 몰아 성안으로 들어섰고, 성 문 근처에 있는 마차보관에 마차를 맡겼다. 성안은 혼잡을 이유로, 상업 이외의 마차 는 통행이 금지되어 있었다. 뭐, 성의 영주쯤 되면, 그런 것은 상관없 었으나.... 이 피카성에서 하룻밤을 묵은 일행은 다음날 아침 곧바로 다시 소피 카의 수도인 마기아로 향했다. 꽤나 바쁜 걸음이었으나, 이두마차의 한계 때문에 그다지 속도가 나지 않았다. 이날은, 이시테도 앞의 마부 석에 자리를 잡았다. 그렇게 앞에는 란 테르트와 이시테, 그리고 셀트이 조금은 빠듯하게 앉았고, 반대로 마 차 안은 사인용의 의자중 절반이 텅텅 비어있었다. 피카 성을 벗어난지 그리 오래지도 않아 풍경은 다시 지리한 소피카 의 구릉성 평야로 돌아왔다. 멀리 일행의 오른편으로 하늘을 향해 뾰 족이 솟아있는 미소우 산맥 역시 단조롭고 비슷비슷한 무늬를 권태로 운 하늘색 하늘에 그려냈다.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바로 옆에 앉아서 그의 손을 붙잡고 무어라 열 심히 쓰고 있었다. 평소에 그녀는 이렇게 글을 쓰는 방법 이외에 수화 비슷한 것을 사용하기도 했는데, 아직은 체계적인 수화가 개발되지 않 은 시대여서 그녀가 쓰는 수화는 오직 그녀의 뒤를 돌보아주는 나이든 유모만이 알아볼 수 있었다. 그 유모는 최근 건강이 몹시 좋지 않아 이렇게 이시테 혼자 여행을 하게 되었다. [저기 저 산맥의 이름이 뭐예요?] 이시테가 물었고, 란테르트는 자신의 손바닥에 써지는 글을 보며 입 을 열어 답했다. "미소우." 언제나 처럼 짧고 간결하며 무뚝뚝했으나, 결코 이시테의 귀에는 그 렇게 들리지 않았다. 두시간이고 세시간이고 이런 저런 것을 물어도 하나같이 답해주며 조금도 귀찮아하는 기색을 나타내지 않았으니 말이 다. 종종 셀트의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드는 마끼들이 곁을 스쳐 지나갔으 나, 점심 무렵이 되도록 적 비슷한 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소피카 경 내에 들어선 이후로 하루가 멀다하고 습격을 받은 것을 생각하면, 왠 지 기분 나쁜 정막이었다. 일의 중요성을 보아 포기했다기 보다는 새 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요 4일간 조 용했던 이유는 란테르트 때문일 것이다. [저 위에 올라가 보았나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만년설이라는 것이 높은 산 위에는 있다고 하던데....] "올라는 가 보았지만, 눈은 없었습니다. 만년설은, 에노사의 에아산 맥이나 노마티아의 게미아 산맥처럼 조금 더 북쪽에 가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란테르트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며 이시테는 다시 시선을 미소우 산 맥 정상부근으로 옮겼다. 멀어서인지 보랏빛으로 흐릿하게 보이는 산 이 아름다웠다. [다음에 한 번 데려다 줄래요?] 이시테가 이렇게 물었으나, 란테르트는 대답하지 않았고, 이시테는 시선을 산 정상 부에서 란테르트에게로 옮겼다. 막 이시테가 그를 바 라보자,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시테는 서운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왜요?]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다시 한차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시간이 없습니다.... 제게는...." [무슨 바쁜 일이라도 있나요?] 이시테가 물었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시테가 다시 물었다. [무슨 일이죠? 제게 말해줄 수 있나요?]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 저어 그녀의 말에 답했고, 이시테는 더 이상 그것에 대해 묻지 않았다. 보기보다 상당히 조숙한 아이인 듯 했다. 그때, 돌연 마끼에서 한 여자아이가 너덜너덜한 옷차림으로 뛰어나와 마차 앞을 가로막았다. 상처를 입은 듯 몸에는 피가 흥건히 묻어 있었 고, 입가에도 한줄기 붉은 선혈을 흘러내리고 있었다. 손에는 아담한 여성용 장검을 쥐고 있었는데, 옷차림은 여기 저기가 터지고 깨진 경 장갑옷을 하고 있었다. 이시테와는 전혀 다른 진한 녹색의 머리칼을 가진 이 소녀는 15, 6 세쯤 되어 보였는데, 마차를 막아서고는 팔을 늘어뜨린 채 헉헉거리는 숨을 내 쉬었다. 그리고는 오래지 않아 검을 바닥에 탕 떨어뜨렸다. "도.... 도와주세요...." ------------------------------------------------------------------ 어레~~~~ 도와주세요 벌써 두번째~~~~ --;; 나도 드디어 갈데가 됐군....--;; 음냐...^^ 바보수룡 아그라가...^ 『게시판-SF & FANTASY (go SF)』 14069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8 올린이:광황 (신충 ) 98/11/22 00:03 읽음:2128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셀트는 소녀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마차를 멈추며 바닥으로 뛰어내 렸고, 마차 뒤에 타고있던 디미온, 제레미아 부부도 서둘러 밖으로 나 왔다. 셀트가 그 상처 입은 소녀를 부축하며 디미온이 있는 곳으로 다가오 자, 디미온이 물었다. "무슨 일이지? 어떻게 그런 상처를.... 아, 그보다 어서 치료를.... 제레미아 약상자를 가져와요." 제레미아는 잠시 넋을 잃고 있다가 남편이 외치는 소리에 서둘러 마 차 뒤쪽으로 향했다. 어느덧 란테르트도 마차에서 내려와 어린 이시테 를 곁에 두고 그 소녀와 조금 떨어진 곳에 섰다. 녹색 머리칼의 소녀는 아픈 듯 숨을 헐떡이며 일행을 살피기 시작했 다. 그리고는 이시테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상처가 심해서 인지 띄엄띄엄 간신히 말을 이었다. "아.... 케라.... 아직 무사하구나...." 아마도 헛것이 보이는 것인지, 이시테를 향해 이렇게 말했고, 이시테 는 몸에 온통 피를 흘리고 있는 그런 소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케라.... 이리와 주렴.... 언니를.... 이 언니를 벌써 잊은 거 니?.... 흐윽...." 이윽고 제레미아가 약상자를 가지고 돌아왔고, 그녀는 조심스레 그 소녀의 상처부위를 살피려고 했다. 하지만, 워낙 그 소녀가 심하게 몸 을 비틀어 대는 통에 상처부위를 찾을 수가 없었다. "케라.... 마지막 부탁이란다.... 이 언니를.... 언니를 잊은 거 니?...." 흡사, 죽어 가는 사람의 마지막 절규와도 같은 소녀의 외침은 듣고 있는 제레미아와 디미온, 그리고,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셀트의 마음 을 크게 뒤흔들어 놓았고, 디미온은 자신의 딸 이시테를 불렀다. "어서 오렴, 이시테. 이 언니가 부르지 않니?" 이시테는 그제서야 천천히 걸음을 뗐다. 순간, 란테르트가 이시테보다 더 빠른 걸음을 성큼 성큼 내딛더니, 그 녹색 머리칼의 소녀의 얼굴을 한 손으로 쥐며 들어올렸고, 소녀는 란테르트가 들어올리자 바둥바둥 거리며 그의 손을 붙잡았다. "우.... 워...." 녹색 머리칼의 소녀는 란테르트에게 얼굴을 붙잡힌 채 알 수 없는 비 명을 질러댔으나, 란테르트는 여전 그녀의 얼굴을 붙잡은 손을 풀지 않았다. 디미온과 셀트는 그런 그의 행동에 크게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고, 제레미아는 란테르트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이, 악마!! 도대체 무얼 하는 거예요? 왜 이 가엾게 상처 입은 어린 소녀를 못살게 구는 거죠? 어서 놔주지 못해요? 그러다가 죽겠어요." 계속해서 제레미아는 이렇게 외치며 란테르트에게 소녀를 놓을 것을 종용했으나,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고, 제레미아는 성을 발끈 내며 허리에 매어져 있는 소검을 뽑아들었다. "제레미아 그만둬요!!" 디미온은 황급히 소리를 쳤고, 동시에 란테르트가 차가운 냉소를 흘 렸다. "전.... 제게 검을 들이댄 사람에게 꼭 일 검으로 보답합니다. 자신 있다면 저를 공격하십시오." 란테르트의 이 한마디에, 제레미아는 침을 꿀꺽 삼키며 망설였다. 란테르트는 제레미아가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자 다시 한차례 조소 어 린 미소를 지어 보인 후, 이내 자신의 손에서 바둥거리는 소녀를 향해 말했다. "셋을 셀 동안.... 당신의 무기를 뽑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이대로 죽이겠습니다.... 하나." 란테르트가 하나를 세는 동시에, 그 소녀는 바둥거리던 몸을 멈추며 두 팔을 등뒤로 가져갔고, 이내 날카로워 보이는 얇은 단검 두점을 꺼 내들었다. 그녀가 검을 꺼내들자 마자, 제레미아를 비롯한 일행 모두가 소리를 질렀고, 란테르트는 냉소를 터트리며 소녀의 얼굴을 잡았던 손을 놓았 다. "그 정도 실력으로 암살을 하다니.... 자만심인가요?" 란테르트는 손바닥에 묻은 소녀의 침을 망토에 한차례 슥 닦으며 이 렇게 말했고, 녹색 머리칼의 소녀는 바닥에 침을 탁 뱉으며 중얼거렸 다. "비러먹을.... 정보망에 의하면.... 네 녀석은 어린 여자아이에게는 친절하다고 했는데.... 순 엉터리군...." 아마도 란테르트가 이시테에게 보인 그간의 모습 때문에 이러한 생각 을 하게 된 모양이었으나, 그것은 말 그대로 엉터리였다. 란테르트가 친절한 것은 여자아이가 아닌 이시테인 것이다. "어디에서 온 암살자인가?" 디미온이 그제서야 조금은 진정된 얼굴로 그 소녀에게 소리치듯 위엄 있게 물었으나, 소녀는 시선 한차례 그에게로 옮기지 않았다. 디미온 은 순간 무시당한 듯한 기분에 사로잡혀 다시 한차례 소리쳤다. "바른 대로 답하라. 누가 보냈는가?" 하지만 소녀는 여전 묵묵 부답이었다. 디미온은 여자아이가 조금 이 상한 것을 느끼고는 자세히 그 소녀를 살폈다. 알고 보니 자신을 무시 한 것이 아니라, 지금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 두 팔중 하나는 앞으 로, 그리고 다른 하나는 뒤로 각각 뻗어있는 지금의 그녀의 자세는 공 격하기 직전의 그것이었고, 그 공격의 대상은 란테르트였다. 두 눈의 안력을 가득 돋워 란테르트의 숨쉬는 모습 하나까지도 살피고 있는 그 녀는 지금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란테르트의 허 점을 찾고 있었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재미있다는 듯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몸을 조금 움직였고, 동시에 그 여자는 몸을 튕기듯 날려 란테르트에 게 달려들었다. 빛이 두 번 번쩍였고, 소녀는 두 차례 검을 휘둘러 란테르트를 공격 했다. 하지만, 란테르트는 상대의 두 차례 공격을 모두 피해 버린 채 그녀의 목을 움켜쥐었다. 커헉 하는 괴성과 함께, 소녀는 란테르트의 손아귀에 축 늘어졌다. "기회를 한 번 가지겠습니까?" 란테르트가 천천히 물었고, 소녀는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란테르트 를 바라보았다. 목을 잡히자, 그전의 자신만만한 태도는 모두 사라져 버렸다. "제 일 검을 막을 기회를 가지시겠습니까?" 란테르트가 다시 물었고, 소녀는 그 기회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일단은 당장의 상황을 벗어나야 갰다며 고개를 몇 차례 끄덕였다. 그리 새게 쥐지도 않았지만, 란테르트의 손에 의해 머리로 올라가는 피가 막혀 소녀의 얼굴이 벌게 졌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목을 놓았고, 소녀는 뒤로 몇 걸음을 달아나며 검 을 다시 추슬렀다. 이어, 란테르트가 검을 뽑아들자, 소녀는 신중한 발놀림으로 란테르 트에게 다가왔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검 을 휘둘렀다. 팅팅, 하는 연속된, 거의 동시에 들린 듯한 연속된 금속성 소리와 함 께, 그 소녀가 들고 있던 두자루의 단검은 이제 검자루만이 남아 있었 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소녀는 란테르트의 검이 자신의 몸에 닿기 직 전 몸을 뒤로 날릴 수 있었고, 란테르트는 자신의 검을 피해낸 그 소 녀를 향해 엷게 미소지었다. "검은 쓰레기인데.... 실력을 꽤 쓸만하군요. 돌아가십시오. 다만, 다시 제 눈에는 띄지 마십시오. 그때는, 죽습니다." 소녀는 경악했다. 비록 자신이 나이는 어리지만, 아주 어려서부터 암 살 교육을 받아왔고, 그렇기에 자신이 속한 부대 내에서 상급에 속하 는 실력이었다. 게다가 들고 있던 검 역시 굉장히 유명한 것이었다. 비록 이름은 알 수 없었지만, 암살에 적당한 크기의 쌍둥이 단검으로 이번 임무를 위해 특별히 하사 받은 물건이었다. 그런데, 상대는.... 그런 두자루의 검을 일 검에 동강내며 자신의 목숨까지 위협했다. 소 녀가 들고 있던 검이 조금만 더 형편없었더라면, 그녀는 란테르트의 검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며 바닥에 떨어진 두조각의 쇳덩이를 잠시 바라 보다가 그것을 주워 품에 품고는 자신이 튀어나온 마끼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무성한 장초들 덕에 소녀의 모습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란테르트는 검을 갈무리하며 천천히 몸을 돌렸다. 일행들은 아직도 정신이 없는 듯 한 표정으로 소녀가 사라진 자취를, 그리고 란테르트 의 모습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디미온은, 사실 실력에 비해 경험이 조금 부족한 편이었다. 보통의 검사들이 일정수준 이상 검을 익히면 수행을 떠나는데 반해, 그는 일 찍이 부모를 잃은 덕에 군 관료의 길을 걸었다. 다행이 선부의 검술을 거의 모두 이어 받았기에 에디엘레라는 성을 더럽힐 정도는 아니었으 나, 경험의 부족에서 오는 한계는 어찌할 수가 없었다. 방금전, 자신의 판단 실수로 하마터면 딸에게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뻔했던 디미온은, 한숨을 내쉬며 란테르트를 향해 입을 열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의 말에 란테르트가 간단히 대꾸했다. "지금은 고용중입니다. 제 할 일을 했을 뿐이지요." 제레미아는 비록 란테르트가 자신의 딸을 구해 준 셈이 되었으나, 고 맙다는 느낌은 그다지 들지 않았다. 차라리, 그 소녀를 막대하던 란테 르트의 모습에 그에 대한 혐오감만이 크게 늘었다. "어떻게 그렇게 소녀에게 그런 험한 짓을 할 수 있었던 것이죠? 설마 처음부터 그 소녀가 나쁜 마음을 먹고 우리에게 접근한 것을 안 것은 아니겠죠?" 제레미아는 따지듯 이렇게 외쳤고, 디미온이 곁에서 그녀를 말렸다. "제레미아, 그게 무슨 말이요? 어찌 되었건, 그 덕분에 우리 이시테 가 무사했지 않소?" 그러나 디미온 역시 궁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건 그렇고.... 정말 어떻게 그녀가 상처를 위장한 줄 안 거지요?" 디미온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무표정한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짐승의 피냄새 였습니다." 란테르트의 말에 디미온은, 아, 하는 조그마한 탄성을 질렀고, 제레 미아는 여전 수긍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사냥을 하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잖아요. 사나운 짐승에게 다쳐 짐승의 피를 뒤집어 쓴 소녀 였다면 어쩔뻔 했어요??" 제레미아의 말에 디미온도 한차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자신의 부인을 막는 것을 포기한 듯, 란테르트에게 따지는 듯 말하는 제레미 아에게 더 이상 무어라 말하지 않았다. "레이피어는 사냥용 검이 아닙니다." 란테르트의 대답에 제레미아는 다시 무어라 입을 열려고 했고, 디미 온은 그런 그녀를 말리며 마차로 향하였다. "이시테, 이제는 뒤에 타자. 위험할지도 모르니...." 제레미아는 이시테의 손을 잡으며 이렇게 말했으나, 이시테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엄마의 손에서 벗어나 란테르트에게로 향했다. 그리고는 제레미아를 향해 한차례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안심하라는 뜻인 듯 했다. 제레미아는 가여운 자신의 딸의 표정에 그저 고개를 끄덕여 그녀 마 음 데로 하게 내벼려 두었고, 이내 마차 뒤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시테는 란테르트가 그 소녀를 쫓아 보낼 때까지 잠자코 있다가 모 든 상황이 정리되고 나서야 란테르트에게로 다가와 그의 손을 붙잡았 고, 란테르트는 그런 이시테를 번쩍 들어 마차 위에 올려 준 후, 뒤따 라 마차에 올랐다. 셀트는 마지막까지 주위를 한차례 살펴 망을 보고는 마지막으로 마차 에 올랐다. 그는 아직도 란테르트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다만, 그는 마차에 오르며 란테르트에게 이렇게 한마디 건넸 을 뿐이다. "코가,.... 아니지, 후각이 매우 발달하셨군요." 란테르트는 그의 물음에 쓴웃음을 살짝 지었다. 이윽고 마차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어린 이시테는 다시 란테르 트의 손에 글을 적기 시작했다. [정말 확실히 알고 있었나요? 그녀가 나쁜 사람이라는 것을?]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이었지만, 그녀가 당신을 보았을 때 그녀에게서 살기가 흘러 나 왔습니다." 이시테는 그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글을 썼다. [엄마의 말에 화내지 마세요. 원래 좋으신 분이에요....]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놀라며 이시테를 잠시동안 응시했다. 도저히 열살 짜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조숙한 말투에 놀란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상한 점이 한가지 더 있었다. 이시테는 방금 전의 일 에 조금도 놀라지 않았었다. 차라리 제레미아 쪽이 놀라면 훨씬 많이 놀랐고, 이시테는 시종 란테르트의 등 뒤쪽에 숨어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도저히 어린 여자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태도였으 나, 란테르트는 그냥 마음속에 묻기로 했다. 더 이상 알아 보았자, 머 리만 복잡해질 뿐이다. [알았죠?] 이시테는 란테르트가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할 뿐 자신의 말에 대답을 해주지 않자 다시 이렇게 물었고,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보다.... 어떻게 그렇게 강할 수가 있죠? 전 지금까지 아빠보다 강한 사람은 처음이에요.] 이시테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쓰게 웃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시테는 그에게서 대답이 없자 약간 서운한 기색을 띄었으나, 이내 떨쳐버렸다. [검술은 몇 년동안 배웠죠?] "한 12년쯤 됩니다...." 이시테는 조금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12년이요?.... 제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검을 배웠네요.... 기분이 이상해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돌연 손을 뒤집어 그녀의 손바닥에 글자를 새겼다. [후훗....] 그의 이러한 장난에 이시테는 한차례 환한 미소를 지었다. ------------------------------------------------------------------ **************^^ 인기투표 중간 집계 입니다 ^^********************* (흑흑... 참가자수가 넘 적어요...--;; 역시 조금 무리였나봅니다...^^ 어떤분이 말씀하시길, 여지껏 나온 캐러가 너무 적다더군요... ^^) 일단, 매도 먼저 맞는다니까.... 싫어하는 캐러들 1위 나크젤리온 34점 (에라브레 죽였다. 란트&이카르트 괴롭혔다. 무개성. 그냥 싫다. 사악. 멍청. 시시껄렁. 재수없다. 미신으로 애잡는 쫌생이다.) 2위 에라브레 19점 (짜증난다. 하는 것 없이 멍하다. 열나게 짜증난다.) 3위 아왈트 16점 (느끼하다. 치사하다. 비겁하다. 그냥 싫다.) 4위 란테르트 14점 (하렘 메이커. 고자다. 우유부단) 아르페오네 14점 (짜증난다. 별 이상하다. 뒷다마 깐다.) 6위 사피엘라 11점 (행동이 마음에 안듬. 남의 혼삿길 막았다. 천사표. 왕단순. 바보멍청이다.) 7위 로위크니나 10점 (비열하다. 약자는 이용하고 강자앞에서는 벌벌 떤다.) 8위 아이실트 6점 (위선적이다. 시스콤. 여리여리하다.) 9위 모라이티나 5점 (미친X이다. 닭살 돋는다.) 에이그라(글장이) 5점 (오크다. 변태 로리다. 야오이(??)다. 연재가 느리다. 그냥. ---->이거 모두 한분이...ㅠ_ㅠ;;;) 11위 아피안 4점 (능글능글한 할아버지 같다. 단역인데 정말 밥맛없다.) 이카르트 4점 (강한척 한다.) 아르트레스 4점 (글래머 아줌마가 싫다.) 14위 로렌시아 3점 (얍쌉하다. 꿍꿍이가 있다. 교활하다.) 히톨트 3점 (란테르트와 에라브레 괴롭힘.) -->얘 누군지 생각하느라 애먹었습당..--;; 그담에 좋아하는 캐러들 1위 이카르트 59점 (잔인하게 인간을 죽인다. 용기있는 사랑(대 란테르트...--;;). 자기개발. 부드럽다. 순정적이다. 그냥 좋다. 멋있다. 마족의 이단아. 희생적이다. 인간을 하찮게 본다. 친구를 사랑!!할 줄 안다.) 2위 란테르트 43점 (잔인하게 인간을 죽인다. 강하다. 무모한 사랑. 절세미남. 인간족의 이단아. 카리스마. 고자다(유혹에 안넘어간다). 비인간적이다.) 3위 에라브레 17점 (잔인하게 인간을 죽인다. 싸늘하다. 히로인이다.) 4위 모라이티나 16점 (귀엽다. 친구하면 재밌을것 같다. 데리고 놀고 싶다. 그나마 밝다. 귀가 삐죽하다(엘프다). 순진무구.) 아르트레스 16점 (친구하면 재밌을것 같다. 매력적이다. 그나마 밝다. 헤벌쭉~~~. 않좋아하면 고자다.) 5위 에이그라(글장이) 9점 (소설공장이다. 빨리 올린다.) 6위 사피엘라 5점 (설명이 필요없다.) 7위 로위크니나 4점 (악당이 좋다.) 시온 4점 (왠일로 멋있다.) 에날트 4점 (가스터 같다.) 8위 나크젤리온 3점 (성격이 맘에든다.) 아그라(용) 3점 (얼빠졌지만 봐줄만 하다. --;;) 10위 아르페오네 1점 (1등 5점, 2등 4점, 3등 3점, 4등 1점입니다.) 음냐... 중간 집계니까, 간단히 마침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반드시 참가해야 합니다. 자신이 포기한 그 한표에 이 나라의 미래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 선거관리 위원회... --;; --- (투표란 투표는 모두 포기하는 내가 이런 닥살 돋는....--;;) 음냐...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4070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설정(3) 올린이:광황 (신충 ) 98/11/22 00:05 읽음:2022 관련자료 없음 ----------------------------------------------------------------------------- 이런 설정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 계시는 것 같더군요. ^^;; 시리어스버전 설정은 후에 올리겠습니다. (간단하게 정리 요약한 설정... ^^;;) 설정 제 3장!! 정리해고와 파견근로제.... ^^ "후후후...." 파란 머리칼을 거의 바닥에 닿을 정도로 기른 한 사내. 그의 허리에는 길게 곧바로 뻗은 푸른색 세검이 한자루 매어져 있고, 얇상한 턱선에 눈동자까지 파란 그의 입가에는 광기어린 미소가 배어 있다. 그는 조용히 허리에 매어져 있는 검을 뽑았다. 그리고는.... 눈앞에 있는 여자를 향해 기세등등히, 그리고 몹시 빠른 속도로 휘둘 렀다. 그러나.... 눈앞의 여자. 검정색의 머리를 짧게 쳐올린, 하지만 앞머리는 유달리 길어 가슴까 지 내려오는 푸른 눈동자를 가진 여자는 푸른 머리칼의 검 정도는 간 단히 피해낼 수 있다는 듯, 몸을 살짝 틀었다. "앗.... 조심 하였으면 좋겠어요!!!!" 또 다른 여자. 물색의 머리칼과 물과 같이 투명한 눈동자를 가진 차분한 외모의 여 자는, 허리까지 기른, 물결처럼 약간 구불구불한 머리칼을 자연스럽게 늘어뜨린채 이 둘의 싸움을 구경하고 있었다. 퍼어억!!! 이건, 검정 머리칼의 여자의 주먹이 푸른 머리칼의 남자의 복부에 직 격하는 소리이다. 동시에 푸른 머리칼의 남자는 그 충격에 공중으로 퉁겨 올라갔고, 검정머리칼의 여자는 공중에서 높은 굽의 구두로 그 사내의 명치를 한 대 찍어 내렸다. "커엌...." 남자는 비명을 질렀고, 올라갈때보다 10배는 빠른 속도로 땅에 처박 혔다. 쿠당.... 남자가 땅에 부딪히며 흙먼지가 공중으로 자욱이 퍼졌고, 핫팬츠에 러닝셔츠 차림의 검정머리의 여자는 팔장을 끼며 어느샌가 그 남자, 형편없이 널브러진 그 남자의 옆에 섰다. "어머, 아그라님께서 패배를 하셨군요." 뒤에있던, 소매가 긴 옷을 입고 있던 물색 머리칼의 여자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손으로 입을 가린채 이렇게 말했다. 땅에 널부러져 있던, 아그라라고 불렸던 남자는 한참동안 땅에 처박 혀 기절한 듯 널브러져 있다가 몸을 바들바들 떨며 두 팔로 땅을 잡고 일어섰다. 검정 머리칼의 여자는 아그라가 몸을 일으키자마자 그쪽으로 달려갔 다. 끝을 내려는 것일까? 그런데.... 여자는 몸을 날려 아그라를 덥치고는, 그의 위에 올라타며 목에 매달 렸다. "아그라~~~~ 오늘도 졌군요? 벌로 키스한번~~~~ 알죠?" 아그라는 그녀의 말에 쓴웃음을 지며 자신을 올라타고 있는 아가씨의 이마에 슬쩍 입술을 댔다 떼었다. "제길.... 이길 대련을 왜 매일 하자는거야?" 검정머리의 여자가 몸을 일으켰고, 아그라 역시 옷에 묻은 먼지를 툴 툴 털어내며 몸을 일으키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그라의 말에 검정 머리칼의 여자가 말했다. "매일 지면서 계속 대련을 하는 당신은 어떻구요?" 그 둘의 대화에 물색 여자가 끼어들었다. "맞습니다. 두분의 그러한 행위는 이 루플루시아로서는 결코 이해할 수가 없답니다." 가만히 듣다보니 말투가 꽤 이상한 여자였다. 그녀의 이름이 루플루 시아인 듯 했다. 아그라가 그녀의 물음에 투덜대듯 답했다. "쳇.... 대련 안해주었다가는 무슨 꼴을 당할려고.... 으.... 4000년 동안이나 한결같이 이 수모를 당하다니.... 젠장...." 검정머리칼의 여자가 어디선가 생겨난 수건으로 몸의 땀을 닦으며 그 의 말에 대꾸했다. "호호. 이제 습관이 될 만도 했을텐데요~~~~" 굴곡이 너무나도 확실한, 세칭 쭉쭉빵빵의 이 아가씨가 수건으로 몸 을 닦아내는 모습은 길가던 어떠한 수컷도 반응을 할 만 했으나, 그의 말데로 4000년이나 보아온 아그라에게는 별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였다. "으으.... 5000년 전만 해도.... 너 같은건 한방이었는데.... 크 흐.... 열받는다...." 아그라의 말에 검정색 머리칼의 여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렇죠~~~~ 12억년전 처음 만났을 때, 당신의 힘은 저의 10배 가 넘었섰으니까요. 호호... 지금은 딱 그 반대지만.... 호호호. 내일 은 토요일!! 토요일과 일요일은 두! 번! 알죠?" 그때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로 물색 머리칼의 루플루시아가 끼어들었 다. "전 70억년전에 아그라님과 만났답니다~. 물론, 이 행성의 역법으로 지만. 르제베르 동생님보다 58억년 빨라요. 제가 선배랍니다." 검정 머리칼의 아가씨의 이름이 르제베르인 모양이었다. 루플루시아 의 말에 르제베르는 아그라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 바보 언제 차버릴건가요?" 르제베르양의 말에 루플루시아가 끼어들었다. "전 바보가 아니랍니다. 수정령들의 왕인 루플루시아에요." 그때였다. 돌연 공간 한쪽이 일그러지며 두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 참고로 일행이 현재 있는곳은, 커다란, 아니 거대한 호수 한가운 데 있는 섬이였다. 숲이 우거지고, 공터도 적당히 있는데다가 이들이 사는듯한 집도 한채 있었다. 집이라기 보다는 신전에 가까운 것이었지 만.... 아무튼 공간이 일그러지며 두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명은 17, 8세쯤 되어보이는 발랄한 아가씨였고, 다른 한명은 검정 색 머리칼에 냉막한 하지만, 위엄있는 얼굴을한 사내였다. 아가씨는, 긴 붉은 머리를 허리까지 기르고 있었는데, 앞머리의 양쪽 끝부분의 흰색을 띄고 있었다. 그리고, 남자는 검정색 머리를 무릎까지 기르고 있었는데, 짙은 갈색의 눈동자를 하고 있었다. 루플루시아는 그 둘의 등장에 허리를 굽혔고, 르제베르는 살짝 몸을 옆으로 피하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아그라는 두 사람중 여자 앞에만 무릎을 꿇으며 붉은 머리칼의 아가씨의 손에 입을 맞추었다. "용신후龍神后 키티나님께, 미천한 수룡의 왕 아그라가 인사올립니 다." 이건 아그라가 아가씨의 손에 입을 맞추며 한 말이었고, 루플루시아 는, "용신과 용신후의 방문에 수정령의 왕 루플루시아가 인사 올리옵나이 다." 라고 인사했다. 용신과 용신후.... 아마도 모습을 드러낸 이 둘의 정체인 모양이었 다. 키티나라는 이름의 용신후는 아그라의 인사에 두 뺨을 살짝 밝히며 귀여운 미소를 지어보였고, 그네들의 인사에 대꾸했다. "아그라님, 루플루시아님, 르제베르님, 모두 안녕하셨어요?" 용신 델필라르역시 자신들에게 인사하는 르제베르와 루플루시아에게 인사했다. "두분 모두 건강해 보이시는군요." 그때 아그라가 입을 열었다. "겁장이 멍청이가 어디서 떠들어대? 여긴 내 땅이야!!!" 그의 말에 델필라르는 쓴웃음을 지을뿐 대꾸하지 않았다. 델필라르는 조용히 수정구슬 하나를 꺼내들었다. 곧바로 그 수정구슬 에는 흡사 에스카플로네에서 아이작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 처럼 콩알 만한 도트의 사람영상이 떠올랐다. "음하하하!! 난 이 세계의 창조주 에이그라다... 음하하하!!!" 동시에 델필라르는 얼굴에 세로주름이 자근자근 잡히며, 구슬을 땅바 닥에 던져 버렸고, 아그라는 가슴에 브이자 모양으로 브레스를 모아 수정구슬에 아쿠아 브레스를 한방 먹였다. 그 모습에 키티나는 환호하며, "언제봐도 멋있어요!!! 브레스트 아쿠아 브레스!!!" 라고 외쳤고, 델필라르와 르제베르는 입을 맞춰, "여전.... 그짓이냐?...." "아직도.... 그 버릇 못고친 거에요?" 라고 중얼거렸다. 반면 루플루시아는, "이런 현상은 목적이 수단과 바뀌어진 목적전치이라고 할수 있을 겁 니다. 브레스를 쏘아 상대를 파괴하겠다는 목적이 브레스의 모양이라 는 수단에 가리워져 목적보다는 수단에 신경을 쓰게되는 아주 괴이쩍 은 현상이라고 합니다." 라고 중얼거려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이 많이 어그러진 말을 남발했 다. 어찌되었건 아그라의 브레스는 수정구슬에 직격했다. 하지만, 수정구 슬은 13퍼센트의 강화 탄소 크리스탈과 17퍼센트의 오리하르콘, 그리 고 30퍼센트의 순수 하르 결정체가 뒤섞여 있었고, 거기에 덤으로 알 루미늄, 철, 칼륨, 칼슘 등의 원소들이 적절히 배합되어 단단하기 이 를대 없었다. 간단히 말해 브레스를 견뎌냈다는 말이다. 에이그라, 뭐 스스로는 창조주라 우기지만 어느 누구나 무시 하는 그 인간이 수정구슬에 모습을 드러내 중얼거렸다. "일전에 그 녀석들이 나온 설정집은 재미없다는 말을 들었기에, 그곳 에 나온 녀석들 전원을 해고해 버렸다. 음하하하!!! 그리고 너희들을 새로 캐스팅 한 것이니 똑바로 하도록 해라!!! 후후후후!!!! 너희가 설명 해야 할 것은 여러 종족들에 대한 설명과, 데로드 앤 데브랑에서 그 세계의 모습과 종족...." 돌연 파각 하는 소리가 들리며, 에이그라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 하였다. 용신의 손에는 흑색의 아름다운 검이 한자루 쥐어져 있었고, 그 검은 수정구슬의 정 중앙을 관통해 있었다. 역시 실트바안은 위대 한 검이었다. 델필라르는 자신의 애검 실트바안을 뽑아 검집에 갈무리했고, 아그라 및 르제베르, 루플루시아, 키티나등은 잘됐다는 표정으로 그 모습을 살폈다. 그도 그럴것이 본래도 그리 쾌치 못한 얼굴이 콩알만한 도트로 표현 됐으니.... 그 모습이야, 320*200의 그림을 10배로 확대해 놓은 것 만 큼이나 흉했고, 그런 그 모습을 좋아한다는 것은 세계 3대 성현급 쯤 되어야 했다. 루플루시아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여기 우리들이 모인 이유도, 그가 이미 언질한것과 크게 다 르지 않으니, 이제부터 우리는 우리의 목적인 그것들을 행하기 위해 서로의 사고방식을 하나로 뭉쳐야 할 필요가 있을 꺼에요." 어전히,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은 엉망이었으나, 그럭저럭 무슨 소리 인지는 알아 먹겠기에 일행들은 근처 공터에 둘러앉았다. "음.... 세계와 종족들에 대한 설명이라.... 흐음...." 델필라르가 중얼거렸고, 그의 말에 키티나가 대꾸했다. "오빠~~~~ 그때 해줬던 얘기 있잖아요." 결혼한지 100년이나 흘렀건만, 이 둘은 여전 오빠와 키티나라고 서로 를 호칭했다. 그 모습에 아그라는 키티나를 향해서는, "언제나 젊은 마음 간직하시 기 바랍니다. 용신후여...." 라고 말했고, 델필라르를 향해서는, "230 억살이나 먹은 늙은 놈이 주책이군...."이라고 말했었다라는 비화가 전해내려온다. 어쨌건, 델필라르는 키티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그러면 되겠군...." 델필라르는 천천히 운을 떼려다 아그라를 향해 한마디 했다. "음.... 마실 것...." 하지만, 아그라는 그가 할 말을 미리 눈치채며 말했다. "너한테 줄 음료수 따위는 없지.... 겁장이녀석.... 루플루시아, 키 티나님께 마실것좀 가져다 드려." 루플루시아는 생글 생글 웃으며 부엌으로 향했다. 분명, 조금전 섬의 공터에 모여 있다고 이야기 했지만, 어쨌던 부엌으로 향했다. 그냥, 응접실로 변했다고 생각하길 바랍니다. 델필라르는 순간 이마에 #표시가 불끈 솟았으나, 꾹 눌러 참았다. 마 음 같아서는, 108 콤보의 항마불진각降魔佛震却을 날려 버리고 싶었지 만, 그리고 18콤보의 금강제마권金剛除磨拳을 날리고 싶었지만.... 그 리고 64콤보의 육십사괘무극권六十四卦無極拳을 날리고 싶었지만.... 그냥 참았다. 그리고 검을 뽑아 9콤보의 구궁천지파사검九宮天地破邪 劍을 날린 후, 8콤보의 팔괘벽사검八卦劈邪劍을 사용하고 싶었지만, 또한 4콤보의 신제사상검伸除四像劍을 사용해 놈을 다섯조각으로 내고 싶었지만 참았다. 델필라르는 계속해 이런 저런 무공을 떠올리며 아그라를 도륙내는 생 각을 하고 있었다. 그 순간, 눈앞에 불숙 컵이 하나 내밀어지며 루플 루시아의 싱긋 웃는 얼굴이 보였다. "자 드세요. 델필라르님." 루플루시아는 다섯 개의 컵에 각각 마실만한 음료수를 담아와 모두에 게 나누어주었다. "왜 그랬어, 루플루시아.... 저런 겁장이 비겁자 녀석한테는 않줘도 되는데...." 아그라는 투덜거리듯 이렇게 중얼거렸고, 그의 곁에 앉던 루플루시아 가 그의 말에 대꾸했다. "하지만, 손님에게 마실 것 조차 드리지 않으면, 저의 고고한 도덕성 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 듯 들며, 다섯잔 의 음료수를 내어오는 것이 가장 훌륭한, 그리고 예의바른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았고, 그 때문에 이렇게 했을 것 같지 않나요?" 루플루시아의 어려운 문법에 아그라는 고개를 슬쩍 끄덕이며, "어, 어, 맞아...." 라고 대꾸해 주었다. "알아 들으셨다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저의 머릿속을 스치며 날아가고 있답니다." 델필라르는 이들의 이런 모습에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르제베르는 루플루시아와 아그라의 화기애애(?)한 대화에 돌연 화를 벌컥 냈다. "이 바보, 여전 버벅거리는구나!! 간단히, 그냥, 그렇게 하는게 예의 일 것 같아서요!! 하면 되잖아." 그녀의 말에 루플루시아가 대꾸했다. "아, 그렇게 말하는 간단 명료한 방법도 있었군요. 역시 사공이 많으 면 배가 산으로 올라가고, 어휘가 풍부하면 뜻의 전달이 명료하지 못 하는 걸까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속담까지 사용하는 루플루시아의 대답에, 르제베 르는 흥, 하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때, 델필라르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음.... 그럼 이야기를 시작 히지요." 순간 아그라는 두 손가락으로 귀를 틀어막으며, "아~~~~" 하는 소리 를 냈다. 듣기 싫다는 표시였다. 루플루시아는 그 모습이 재미있어 보 여 자신도 귀를 두 손가락으로 막으며, "아~~~~" 하는 소리를 냈고, 키티나는 그 모습이 재미 있다는 듯, 키킥거리며 웃었다. 아그라는 루플루시아가 자신을 따라하자 얼굴이 헬쓱헤졌고, 그 꼴사 나운 짓을 그만두며 루플루시아에게 말했다. "그만두어...." 하지만, 들리지 않는 루플루시아는 계속해 생글 생글 웃으며 "아 ~~~~" 라고 외쳤다. 아그라는 억지로 루플루시아의 두 손을 귀에서 떼네며 말했다. "그만 둬. 키티나님이 비웃으시잖아." 아그라의 말에 키티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했다. "비웃는거 아니에요. 두분 정말 재미있게 사시는 것 같아서...." 키티나의 두! 분!! 이라는 말에 르제베르가 발끈하며 두 손으로 귀를 막으며 "아~~~~" 하는 짓을 따라했다. 그 모습에 일행은 얼굴이 흙빛 이 되었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르제베르는 두 손을 귀에서 떼며 고 개를 푹 숙였다. 귀까지 빨게졌다. 델필라르는 잠시 이마에 땀을 흘리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흠흠... 이제 이야기를 시작하지요. 우선.... 이 세계의 구성에 관 한 이야기인데.... 처음 테미시아님이 이 세상을 연 것은 300억년 정 도 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처음으로 이 세상을 열며 26 개의 차원과 두 분의 신을 창조하셨지요. 그 두 분이 바로 시온님과 엘디마이아님 입니다." 그의 말에 루플루시아가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26개 차원이요? 그렇게나 많아요?" 델필라르는 그녀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예. 26개 차원이요. 열 개의 현실계 차원과, 5개의 혼돈의 바다, 그 리고 5개가 허무의 바다지요. 그리고 혼동의 바다와 현실계 사이에 3 개차원이, 허무의 바다와 현실계 사이에 3개차원이 각각 통로 역활을 하지요." 그는 이렇게 말하며 간단한 도표를 만들었다. 허무의 바다(5개차원)-통로(3개차원)-현실계(10개차원)-통로(3개차 원)-혼돈의 바다(5개차원)-----시간----허무의 바다.... 루플루시아는 이 표의 흐름선을 따라 빙글 빙글 몇차례 눈을 돌리더 니 입을 열었다. "와. 재활용 시스템이네요.... 재활용은 환경에도 아주 좋아요!!" 아그라는 그녀의 말에 루플루시아의 손을 꼭 잡으며, "...." 아무런 말도 못하였고, 델필라르는 그녀의 말에 살짝 억지 미소를 지 어주었다. "아무튼, 시온님은 허무의 바다와 그 통로의, 모두 8개 차원을, 그리 고 엘디마이어님은 5개 차원의 혼돈의 바다와 그 통로 3개차원을 관장 하셨습니다. 그리고, 현실계 10개 차원은 두분이 공동으로 관리 하셨 는데, 시온님은 창조를, 그리고 엘디마이어님은 파괴의 역할을 하셨 죠." 또 다시 루플루시아가 입을 열었다. "아, 공동관리!! 이 르제베르 동생님도, 저와 아그라님이 공동관리 하고 있어요." 그녀의 말에 르제베르가 발끈했다. "누가 9번째 땅의 바보 따위에게 관리를 받는다는 거냐?" 루플루시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르제베르 동생님은 지금 검에 봉인되어 있고, 그 검을 관리하고 계시는 분이 아그라님 이시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그 리고 아그라님과 저는 두몸이되 한몸이고, 또다시 한몸이되 두몸 인...." 약간은 야시러운 말을 하던 루플루시아가 돌연 말을 멈추며 얼굴을 붉히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아무튼 그러니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는 루플루시아의 모습에 르제베르는 화가 끝까지 났다. 불끈쥔 두 주먹은 파르르 떨기 시작했다. 그때 아그라가 입을 열었다. "싸우면 저녁 굶긴다." 이 말과 동시 두 아가씨들의 얼굴에 잠시 경악이 스쳤고, 이내 평온 한 듯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돌연 갑자기 어디선가 조그마한 목소리가 들렸다. "어디? 어디? 저녁? 어디?" 소리가 들려온 방향은 키티나의 허리 언저리로, 키티나는 허리에 매 고 있던 조그마한 가방의 뚜껑을 열어 더더욱 조그마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키티나는 그것을 응접실 탁자위에 올려 놓았다. 그것은 다름아닌, 황 색의 보드라워 보이는 털을 가진 쥐였다. 게다가 말까지 하는.... "안녕? 안녕? 저녁? 어디? 어디?" 그 모습에 돌연 루플루시아가 꺄악 하는 비명을 지르며 어디선가 꺼 내든 프라이팬으로 쥐를 내려치려 했다. 하지만, 다행이 아그라가 그 녀의 손을 잡아 쥐가 프라이팬에 깔려 쥐포가 되는 비운은 면하게 되 었다. "쥐!! 쥐에요..." 루플루시아는 이렇게 더듬거렸고, 아그라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한숨 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키티나님의 애완쥐잖아. 기억 안나? 일주일 전에 봐놓고는...." 아그라의 말에 루플루시아는 돌연 고개를 끄덕였다. "아, 맞아요.... 잊고 있었네요...." 이렇게 말하며 루플루시아는 그 황색의 쥐를 향해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르라프님?" "르라프, 안녕. 루플루시아, 안녕." 쥐는 조그마한 입을 달싹여 이렇게 중얼거렸다. 두뇌가 두뇌인 만큼, 두마디 이상의 어휘를 연결해 문장을 만드는 것은 이녀석에게 무리였 다. "저녁? 어디? 져녁, 어디?" 쥐는 끊임없이 이렇게 조잘거렸고, 키티나는 재미있다는 듯 그의 모 습을 바라보았으며, 르제베르는 팔짱을 낀채 고개를 가로저었다. 팔불 출 델필라르는 자신의 아내가 하는 일은 모든지 귀엽다 주위여서인지 싱글싱글 키티나의 그런 모습을 바라보았고, 루플루시아는 쥐가 내뱉 는 말에 끊임없이, "저녁은 아직 없어요." 라고 답해주었다. 그때 아그라가 입을 열었다. "그만하고, 하던거나 계속하지." 모두들 그의 말에 어느정도 진정을 하였으나, 르라프라는 이름의 쥐 만은 정신을 못차렸다. "저녁? 어디? 저녁? 어디?" 아, 루플루시아도 그것은 마찬가지였다. "저녁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어요. 저녁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어 요...." 아그라는 돌연 쥐를 향해 화를 벌컥 냈다. "그만하지 않으면, 브레스로 쥐포를 만들어 버린다!!" 그의 말에 르라프는 지지않고 대들었다. "브레스? 브레스? 르라프도, 브레스.... 르라프도 브레스...." 이렇게 말하며 르라프는 돌연 앞발을 들고 꽂꽂히 서더니 허공에 입 을 벌렸다. 동시에 한뼘이나 되는 프레임 브레스가 화르르 소리를 내 며 귀엽게 세어 나왔다. 그의 이런 모습에, 아그라 이하 세사람은 두 눈을 동그랗게 떴고, 팔 불출 델필라르는 대견스럽다는 모습으로 입을 열었다. "음.... 키티나 드디어 성공했구나. 르라프가 브레스를 쏠 수 있게 만든다더니...." 르라프라는 쥐는 이곳 저곳을 향해 계속해 마우스 브레스를 쏘아댔 고, 아그라와 르제베르는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 다만, 루플루시아만 이 즐겁다는 표정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키티나는 델필라르의 칭찬에 고개를 으쓱하며 화사히 웃었고, 쥐는 여전히 브레스를 쏘아대고 있었다. 한편, 델필라르는 계속 이어 입을 열었다. 그냥 키티나와 함께 이야 기를 하며 히히덕 거리고 싶었으나, 어쨌건 설정에 등장을 했으면, 설 정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차원은 그렇게 26개의 차원이 있고, 그 외에 두분의 초월신 들과 모두의 어머니가 기거하시던 초차원계가 있습니다. 보통의 신들 과 정령들은 현실계 10개차원 밖으로는 나갈 수 없죠. 그들은 그 10개 의 차원을 1차원에서 10차원까지, 첫 번째의 땅, 두 번째의 땅.... 등 으로 부르지요." 델필라르는 시선은 온통 키티나의 방긋 웃는 옆모습을 본채, 무성의 한 말투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도 델필라르의 이 말은 그다지 신경써 듣지 않았다. 루플루시아는 계속해 르라프의 마우 스 브레스에 손벽을 치며 즐거워 했다. 아그라는 보면 볼수록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르라프를 바라보다가 돌 연 르제베르를 바라보며 "너도 브레스 쓸 수 있게 만들어줄까?" 라고 물었고, 르제베르는 그의 말에, 흥, 하는 냉소를 터트렸다. 르라프는 두 앞발을 허리에 댄채 이곳 저곳을 향해 브레스를 쏘아대 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무한한 마력의 소유쥐(?) 인 모양이었다. 델필라르는 계속해 입을 열었다. "아무튼 그 현실계의 10개 차원중 세 번째가 바로 물질계, 인간들이 사는 곳이고, 9번째땅이 정령 및 마계, 10번째 땅이 신계이지요. 원래 마족들도 이 10번째 땅에 살고 있었는데, 압그랑이 죽으며 9번째 땅으 로 쫓겨났죠." 그의 설명에 루플루시아가 돌연 고개를 돌려 르제베르를 바라보았다. "르제베르 동생님. 동생님도 마족이죠? 어디살고 계셨었어요?" 루플루시아의 물음에 르제베르는 짜증난다는 듯 중얼거렸다. "이번에 이야기 하면 100번째다...." "아니요, 101번째에요. 저번에 분명 100번째라고 하셨었잖아요." 루플루시아는 이렇게 대꾸했고, 르제베르는 발끈해 외쳤다. "그건 기억하면서 왜 다른 것 들은 기억 못해?" "잘 모른답니다. 아마도, 이런 것은, 주간 마산이라고 하는 것일 겁 니다. 흘려 들었기 때문에 기억을 못한 것이 되는 것일지도 모르니까 요." "주마간산이다...." 르제베르는 이마에 손을 얹으며 이렇게 중얼거렸고, 이내 그녀의 물 음에 대답해 주었다. "난 10번째 땅의 디멘션 아설레이셔너이다. 디아라고 하지. 차원의 동요로 태어나는 어두운 속성의 생명체지. 마족과는 조금 달라. 참고 로 나는 중급신 정도의 힘을 가졌고, 후에 아그라님에게 붙잡혀 그분 의 검에 봉인되었다." 묻지도 않는 말을 설정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한 르제베르는 다시 입을 다물었고, 루플루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열번째 땅의 분이셨군요. 저는 9번째 땅의 정령들중 수계에 속 하는 수정령들의 왕인 루플루시아에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르제베르는 이미 이러한 루플루시아의 태도에는 반쯤 포기 상태가 되 어 있었다. 한편 델필라르는 계속해 입을 열었다. "그럼, 이제 종족들의 이야기를 해야겠군요. 일단 신들, 신들은 10번 째 땅에서 놀고 먹는 존재들로, 하급신과 중급신, 상급신, 그리고 6인 의 최고위신들로 계급이 분화되지요. 참고로, 저와 아그라는 중급신 출신이죠. 상급신들이 6인의 최고위신들의 혼에 속해있다는 점을 염두 해 두었을 때, 신계에서 6인의 최고위신을 제외하고는 중급신이 가장 강하지요. 참고로, 6인의 최고위신의 이름은, 프리시아, 아리시아, 나 투이시아의 세 선신계열 여신들과, 드리시온, 사에이시온, 켈리시온의 세 악신계열 남신들로 구성되어 있지요. 비록 선신계 악신계 라고 나 뉘었지만, 그것은 직업상의 구분일뿐, 모두들 중립입니다. 신들이 이 세상에 창조된 것은 230여억년전이죠. 수명의 제한은 없습니다. 그리 고 지금은 10번째 땅에 살고 있습니다." 델필라르는 루플루시아가 가져다 준 음료를 한잔 꿀꺽 들이켰다. 그 리고 다음 순간.... 표정이 약간 미묘하게 변했다. "이, 이게.... 뭐지요?...." 델필라르는 루플루시아에게 이렇게 물었고, 루플루시아는 생글 생글 웃으며 답했다. "마실만한 것입니다. 식초와 간장, 그리고 물과 오렌지 쥬스, 김치국 물, 맥주와 꼬냑, 콜라, 사이다.... 음.... 또 무얼 넣었더라.... 아 무튼 거의 모든, 마실수 있는 것을 넣었습니다." 델필라르는 그녀의 말에 마시던 것을 모두 토해낼 뻔 했다. 그러고 보니... 음료수의 색이..... 하수도의 그것과 매우 흡사했다. 그런 델필라르의 표정에, 모두들 마시지 않기를 잘했다는 표정을 지 었고, 루플루시아는 그런 사람들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앞에 놓인 잔의 음료를 한모금 꿀꺽 마셨다. 그녀 앞에 놓인 음료는 다른 사람들의 것과는 색이 조금 달랐기에, 아그라가 물었다. "네것은 뭐야?" 그의 물음에 루플루시아는 생긋 웃으며 답했다. "오렌지 쥬스요. 무지 좋아하거든요. 여러분들이 무얼 좋아하는지 알 수 없어 그렇게 섞어 드린 거에요." 만약, 루플루시아를 잘 모르는 사람이었더라면, 분명 루플루시아가 이곳의 인물 모두를 독살하려 했다고 생각 했겠으나, 모두는 그냥 이 해하고 고개를 설레설레 내 저을 뿐이었다. 반면, 쥐 르라프는 쪼르르 키티나의 컵으로 달려가 고개를 쳐밖고 음 료수를 들이켰다. "저녁? 저녁? 맛있다. 맛있다." 모두의 얼굴에 수심이 한층 더 드리워졌다. 델필라르는 계속해 하던 이야기를 했다. "그 다음에, 정령과 마족. 정령이 태어난 시기는 신들보다 약 160억 년쯤 늦죠. 지금으로 부터 70억년 전쯤이니까.... 그리고 차원의 동 요, 디아가 아닌 순수 마족의 경우에는 이제 겨우 4000년을 조금 넘겼 을 뿐이고.... 두 종족은 서로 상반되는 속성의 생명체들로, 서로의 구성성분만이 다를뿐 나머지는 거의 같습니다. 하지만, 나크젤리온 등 의 마왕의 혼급 이상의 마족은 신의 능력과 속성을 가지고 있지요. 나 크젤리온의 경우에는 상급신, 그리고 압그랑 같은 경우에는 최고위신 급의 힘을 가졌으니까요. 이들은 아홉번째 땅에서 살고 있습니다." 르라프는 이미 키티나의 음료를 모두 마신 후, 델필라르의 그것을 향 해 달려오고 있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델필라르에게 물었다. "안먹어요? 안먹어요?" 델필라르는 고개를 끄덕였고, 르라프는 신나라 음료를 마셔댔다. 델필라르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네번째, 다섯 번째, 여섯 번째, 일고, 여덟 번째 땅에는, 디아들 외 에는 살지 않죠. 그리고, 그것은 첫 번째와 두 번째 땅도 마찬가지입 니다. 원래는 이 세 번째 땅에도 생명 같은 것은 없었지만, 현세류의 왕이신 시온께서 한 번 생명체를 창조해 보고 싶다고 하셔서, 테미시 아님이 내준 땅입니다. 물론, 3번째 땅인 물질계의 한 조그마한 먼지 위에 말입니다. 한마디로 이 땅위의 존재들은, 장난으로 창조됐다는 말이죠." 아무도 듣지 않는 델필라르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델필라르 그마져 도 듣지 않으니 무슨 할말이 있겠는가? "세번째 땅에는 인간을 비롯한 여러 잡종들이 잔뜩 눌러붙어 앉아있 죠. 사실, 용도, 엘프도, 불새 카이버드도 이땅의 존재들은 아닙니다. 용은 엘디마이어님의 천사들이었고, 엘프는 시온님의 천사들, 그리고 카이버드는 테미시아님의 주천사였죠. 우리 용들은.... 그분의 소멸과 함께 이곳으로 왔고, 엘프들 역시 시온님의 소멸과 함께 스스로 이곳 으로 내려 왔습니다. 카이버드 또한 그 일로 책임을 지며 이땅으로 내 려왔죠. 아무튼, 이것이 이세계의 전체 모습과 종족들의 연원입니다." 대강대강 무성의 하게 설정을 마친 델필라르는 키티나를 향해 한차례 웃어보이며 말했다. "이제 끝났어." "잘됐어요, 오빠.... 봐요, 르라프가 마법을 쓰고 싶데요." 델필라르는 키티나의 말에 "호오, 그래?"라고 물으며 르라프를 보았 고, 아그라는 냉소하며, "쥐 따위가 마법을 쓸 수 있을리 없잖아...." 라고 중얼거렸다. 한편 루플루시아는, "르라프님 힘내세요." 라고 곁에서 응원했고, 르 제베르는, 이 바보들, 이라고 냉소했으나, 두 눈을 르라프에게서 떼지 못하였다. 그녀 또한 궁금했던 것이다.... 이렇게, 화기애애한 이들 일행은, 설정은 날림으로 설명해 놓고, 자 기들끼리 신나게 놀며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한편, 대륙 저편의 세미나실에 모인 이전 멤버들은 자신들이 명퇴당 했다는 소리에 충격을 먹고, 이윽고 노동단체를 조직하기에 이르렀는 데.... 그들은.... 붉은 완장과 머리띠를 두른채 **사원 앞에 주저앉아, "우리들의 실업수당을 지급하라!!!" "정리해고제와 파견 근로제를 철폐하라!!" "명퇴가 왠말이냐? 처자식(--;;)이 울고 있다." (이건 누구대사 지?... 내 매인캐러중 도대체 누가 처자식이 있단 말인가!!??) "노동악법 철폐하고, 고용안정법 제정하라!!" "악덕 글장이 에이그라를 구속하라!!" 라고 외치고 있었다고 한다. ----------------------------------------------------------------- 호호호.... 바보같네요.... 제가 봐도 재미없는.... ^^ 원래 안올리려고 했는데... 쓴게 아까워서리....^^ 어째 설정은 별루 없고 쓸때없는 얘기로만.... --;;; 르라프를 보고 있으면 왠지 보노보노 생각이 나네요.. ^^ 일욜날 아침에는 보노보노 보는 재미로.... ^^ 아참. 델필라르는 아그라 앞에 원래 안나타나요. 둘은 사이가 무지 않좋다는.... 키티나는 종종 아그라한테 놀러 오구요. ^^ 바보수룡 아그라가.... ^^ Agra, the WaterDragon of Ruflusia.... 『게시판-SF & FANTASY (go SF)』 14199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9 올린이:광황 (신충 ) 98/11/23 05:43 읽음:2283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이날 밤에는 이렇다할 마을을 만나지 못해 3일만에 야영을 하게 되었 다. 언제나 처럼, 란테르트는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있었고, 이시테와 제레미아는 마차 안에서, 그리고 다른 두 남자들은 마차 근처에 자리 를 잡았다. 란테르트는 모두가 잠이든 듯 하자, 천천히 두 눈을 감았다. 간단히 라도 자 두지 않으면 안된다. 피곤하면, 아무리 그라 하더라도 실수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돌연, 순간적인 분위기에 휩쓸려 자신의 목적을 잊지 않도록.... 그 는 조심스레 펜던트를 목에서 꺼내 들었다. 두 개의 꼭같은 모양의 펜 던트.... 이런 저런 이유로 펴 논 모닥불의 붉은 빛에 어른거리는 빛 을 내고 있었다. 지난.... 8년 가량의 시간.... 사피엘라와 에라브레를 만나고.... 그리고 헤어지고.... 에라브레의 죽음을 접한 후, 그는 나크젤리온에게로의 복수를 맹세했 다.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사피엘라가 죽었을 때에는 자괴심만 일었 는데.... 에라브레가 죽었을 때는 복수를 결심했으니 말이다. 두 번이 나 같은 일을 당한데서 오는 반발심리였을까? 아니면.... 이번에는 확 실한 적이 있었기 때문일까? 그렇게 지내온 5년.... 가만히 되돌아보면 조금은 허무했다. 강해지 기만을 위한 5년.... "휴...." 조용히 지난날을 생각해 보면 한숨 외에는 나오지도 않는다. 그때, 마차의 문이 딸깍 열리며 조심스레 밖으로 나오는 여자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달빛에, 뽀얀 얼굴이 파르스름하게 빛나는, 연둣빛 머 리칼을 가진 소녀.... 연두색 눈동자의 커다란 눈이 달과 그 크기를 겨루려는 듯, 초롱초롱 빛나고 있다. 그녀는 천천히 디미온과 셀트를 넘어 란테르트에게로 다가왔고, 란테 르트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쓴웃음을 지었다. 지나치게 살갑게 대해준 것에 대한 후회감이 조금 일었으나, 왠지 모르게 이 아이와 있으면 마 음이 편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왜 안 주무십니까?" 기다란 밝은 색의 담요를 질질 끌며 다가오는 이시테를 향해 란테르 트는 이렇게 물었고, 이시테는 그런 그의 물음에 방긋 한차례 웃었다. 그녀는 란테르트가 기대고 있는 나무 곁에 란테르트와 나란히 기대어 앉아 얇은 이불을 폭 덮었다. 여름이어서 이불이 굳이 필요는 없었으 나, 쪼그리고 앉아 이불을 덮고 있으면 꽤나 포근한 느낌이 든다.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손을 끌어 자신의 앞에 가져다 놓았고, 란테르 트는 조용히 그녀가 하는 데로 놔두었다. 이제 이러한 대화 방법이 꽤 익어 그리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잠이 않아요.] "왜일까요?" 란테르트는 잠이 오지 않는다는 이시테의 말에 이렇게 물었고, 이시 테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모르겠어요.... 앗...] 이시테는 감탄사까지도 란테르트의 손바닥에 적었다. 흡사 글을 쓰듯 대화를 하는 것이다. 아마 나이에 비해 조숙해진 것도, 글을 많이 썼 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아무래도 글을 쓰는 것은 말을 하는 것에 비해 서 훨씬 많은 논리가 필요하니 말이다. 이시테의 놀라는 표정에 란테르트는 무엇 때문이냐는 듯한 표정을 지 으며 그녀의 시선을 쫓았고, 이내 자신의 손위에 올려져 있는 펜던트 를 발견할 수 있었다. 방금전 풀었던 것을 아직 목에 걸지 않은 것이 다. [저.... 그 목걸이에.... 대해서.... 물어도 될까요?] 이시테는 일전에 란테르트가 목걸이 이야기를 하자 마자 이상한 표정 을 지었던 것을 기억해 내면서 이렇게 조심스럽게 물었고, 란테르트는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시테가 물었다. [가장 사랑하는 두 사람의 유품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맞지요?] "그렇습니다...." 란테르트의 간단한 대답에, 이시테는 잠시 그의 기색을 살폈다. 하지 만, 달빛이 너무 어두워서인지 그의 표정을 알 수가 없었다. [얘기해 주실 레요?] 이시테는 용기를 내어 조금 무리를 하였고, 란테르트는 그녀의 이러 한 물음에 한참동안이나 자신의 손바닥을, 그리고 손바닥에 아직 남아 있는 그녀의 손자국을 살폈다. "....글쎄요.... 무슨 이야기를...." 잠시 후 란테르트는 이렇게 천천히 말을 꺼냈고, 이시테는 다시 한차 례 그의 손바닥에 글자를 새겼다. [아무거나 괜찮아요.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 주세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돌려 10살 짜리의 깜찍한 소녀, 그러 면서도 이렇게 까지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조숙한 면을 가지고 있는 소 녀를 잠시 바라보았다. 이시테의 얼굴이 란테르트의 그런 시선에 막 붉어지려는 무렵, 란테 르트가 입을 열었다. "첫 번째.... 펜던트의 주인은 피엘.... 사피엘라입니다. 제 약혼자 이지요.... 당시 눈이 멀어...." 란테르트가 막 눈이 멀었다는 말을 했을 때, 이시테는 잠시 란테르트 를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주었으나, 란테르트가 그런 그녀의 행동에 조 금 놀라 자신을 바라보자, [아니에요.... 계속해 주세요.] 라고 그의 손바닥에 글자를 썼다. 란테르트는 한차례 엷은, 그러나 비애 어린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계 속해 입을 열었다. ".... 저는 당시 무슨 일로 눈이 보이지 않았고, 그 덕에 그녀의 얼 굴을.... 단 한차례도 보지 못했습니다." 막 란테르트가 여기쯤 이야기했을 때, 이시테의 손가락이 움직였다. [....눈이 보이기 전에.... 그녀와 헤어졌군요....] 란테르트는 씁쓸히 웃으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후에.... 그녀가 살던 집에 있던 초상화를 보았습니다. 담갈색의 긴 머리칼과 조용한 눈매를 가진.... 정말이지 아름다운 아가씨이더군 요.... 저 따위와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마지막 말에 다시 한차례 그의 손을 꼭 쥐었고, 란테르트는 무시한 채 이야기를 이었다. "이 두 번째 펜던트는.... 그녀의 동생인 라브에.... 에라브레의 것 입니다.... 그녀 역시.... 5년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언니와 꼭같 은 담갈색 머리칼에.... 언니보다 조금은 더 발랄한 눈을 가진.... 란 테르트라는.... 쓰레기 때문에 마지막 3년을 고통 속에서 허덕인.... 가엾은 아이지요...." [어째서.... 그런 말을....] 이시테는 곧바로 이렇게 썼고,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는 대꾸치 않 은 채 조용히 펜던트의 뚜껑을 열었다. 일전에는 눈이 멀어 잘 몰랐지 만, 펜던트에는 뚜껑이 있었고, 그 안에 각각 사피엘라와 에라브레의 어렸을 적의 그림이, 아주 세밀한 초상화가 들어 있었다. 란테르트는 에라브레가 죽은 후에 뚜껑 부분에 새로 두 아가씨의 큰 모습의 초상 화를 그려 넣었다. 겨우 손톱보다 조금 큰 크기여서 자세한 것을 기대 할 수는 없었으나, 이미지라는 것은 생전의 그녀들과 크게 다르지 않 았다. 란테르트는 뚜껑을 연 펜던트를 작은 이시테에게로 건네주었고, 이시 테는 그것을 조심스레 받아 쥐었다. 그의 말대로, 여신과도 같이 아름 다운 두 아가씨의 초상화가 그 안에 들어있었다. 이시테는 한참동안 넋을 잃고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다시 란테르트에 게 건네주었고, 란테르트는 조심스럽게 그것을 갈무리하여 다시 목에 걸었다. [정말.... 여신 같아요....] 이시테가 천천히 란테르트의 손바닥 위에 글을 써 주었다. ".... 고맙습니다...." 란테르트는 이시테의 말에 이렇게 말하며 그녀의 손을 꼭 잡아주었 고, 이시테는 고개를 숙이며 얼굴을 묽게 물들였다. 란테르트는 잠시 생각 속에 잠겨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고, 이내 천천히 다시 이야기를 꺼냈다. "정말.... 여신 같은 사람들이었지요.... 나 같은 녀석을.... 그렇게 나 사랑해 준.... 만약 신도 현신을 해 이 세상을 돌아다닌다면.... 아마도 그녀들이 그러할 것입니다.... 아니.... 신들보다는 그녀들이 훨씬 아름답지요.... 외모도, 그리고 마음도...." 란테르트의 이 그리움이 가득 깃들어있는 말에, 이시테의 눈에는 눈 물이 조금 어리었다. 자세한 사정은 전혀 알 수 가 없었으나, 란테르 트의, 달빛에 슬프게 빛나는 눈동자만으로도, 이 어린 이시테의 감정 을 움직이기에는 충분했다. [상심하지 마세요.... 프넨티아에 가면.... 모두 만나볼 수 있다고 하잖아요....] 이시테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녀의 커다란 눈동자에서 막 구슬 같은 눈물이 한 방울 볼을 타고 흘렀다. 란테르트는 손가락을 접어 그녀의 눈가를 닦아주며 말했다. "울지마십시오.... 그리고.... 정말 고맙습니다.... 아주 마음이 아 름다우신 분입니다...." 그때, 딸깍 하는 조그만 소리가 들리며 마차 문이 열렸다. 품에서 사 라진 이시테 때문에 놀라 잠에서 깬 제레미아가 서둘러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란테르트의 눈에 보였다. 그녀는 란테르트가 이시테와 함께 있는, 그것도 꽤나 다정한 모습으 로 함께 있는 것을 보고는 돌연 미간사이를 좁히며 거칠은 걸음으로 란테르트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막 눈물을 닦아주는 란 테르트에게서 이시테를 빼앗듯 데리고 오고는 란테르트의, 바닥에 앉 아있는 란테르트의 뺨을 한 대 세게 갈겼다. 짝, 하는 소리가 고요한 숲속 멀리 까지 반향을 일으키며 울려 퍼졌 고, 그 소리에 놀라 디미온과 셀트가 몸을 일으켰다. "형편없는 인간!!!" 제레미아는 이렇게 외쳤고, 란테르트는 그녀의 손바닥에 조금 움직 인, 그리고 약간 발그레해진 얼굴을 멀리 숲속으로 돌려 버렸다. 이시 테는 엄마의 손에 매달린 채 그녀의 손바닥에 계속해 글을 썼고, 두 시선은 란테르트에게로 향해 있었다. 한참동안 글을 써도 엄마에게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이시테는 제레미아의 손을 떨치며 란테르트에게 로 다가갔다. "오지 마십시오" 순간, 란테르트의 입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아니, 단지 차가울 뿐이 아니었다. 공포스럽고, 위엄있으며, 냉막하기 까지 한.... 도저히 인간의 입에서는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목소리였다. 막 잠에서 깬 디미온과 셀트는 그런 그의 목소리에 잠이 확 깨는 듯 한 느낌이 들었고, 제레미아조차도 무서운 마음에 한 걸음을 뒤로 물 러섰다. 이시테는 제레미아와 란테르트의 사이에서 이리가지도, 저리가지도 못한 채 한참을 서 있다가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며 마차 쪽으로 뛰 어갔고, 제레미아는 그런 이시테의 모습에는 신경도 쓸 겨를이 없이 란테르트의 뺨을 때렸던 손바닥을 바라보았다. 도대체.... 무슨 쓸모 없는 상상을 한 것인가?.... 디미온은 상황이 굉장히 심각해 보이자 중재를 하기 위해 입을 열었 다. "란테르트씨...." 디미온이 채 말을 꺼내기도 전에 란테르트가 음산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더이상 제게 말을 걸지 말아 주십시오. 그리고, 영애도, 제게 접근 하지 못하게 해 주십시오. 그럼...." 란테르트는 눈을 감아 버렸고, 디미온은 무안해져 더 이상 입을 열지 못하였다. 제레미아는 어전 자신의 오른손을 왼손으로 쥔 채 란테르트의 앞에 서 있었다. 그 동안, 란테르트에게 쌓여있던 불만스러운 감정이 순간 폭팔 하여 한 행동.... 그것에 그녀는 지금 수많은 후회를 하고 있었 다. "저...." 제레미아는 사과의 말이라도 하려고 입을 열었으나, 이내 입을 다물 며 몸을 돌렸다. 순간, 지체 높은, 백작 가의 여자인 자신이 저런 평 민에게 무엇이 아쉬워 고개를 숙여야 하나, 라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 이었다. 게다가, 피고용인 아닌가? 피고용인, 그것도 평민 따위가 귀 족 아이의 얼굴을 만지다니, 따귀가 아니라 손을 잘라도 할 말 없는 일이었다. 제레미아는 이렇게 생각하며 몸을 돌렸으나, 생각해 보니.... 꼭 그 렇지만도 않은 것 같아 다시 몸을 돌렸다. "저...." 제레미아는 란테르트를 향해 이렇게 말을 꺼내려 했으나, 란테르트는 두 눈을 감은 채 차갑게 한마디 내뱉었다. "에디엘레 부인, 늦었습니다." 사과할 타임을 놓쳤다는 말인지, 밤이 늦었다는 말인지 알 수 없는 란테르트의 말에 제레미아는 조그맣게 한숨을 내 쉬며 다시 몸을 돌렸 고, 란테르트는 여전 말이 없었다. 디미온은 조용히 제레미아를 손짓으로 불렀고, 그 둘은 함께 숲안쪽,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갔다. "도대체 무슨 일이요? 제레미아?" 디미온이 나지막한 소리로 물었고, 제레미아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으며 입을 열었다. "자다 일어나 보니.... 이시테가 없지 뭐예요?.... 그래서 밖으로 나 와 보니, 저 남자가 이시테의 얼굴을 더듬고 있어서...." 제레미아의 말에 디미온은 얼굴을 찡그렸고, 이내 다시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요?" 제레미아가 말했다. "생각해 보세요. 우리 이시테가 뭘 저 사람에게 특별히 잘해 주었다 고, 처음부터 그렇게 잘 대해주는 거예요? 다른 사람에게는 매일 무서 운 표정을 지어 보이며 이시테에게는 언제나 상냥히 대해 주잖아 요.... 뭐 그래 보았자지만..." 디미온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건 제레미아 당신의 오해일 꺼요.... 마음이 곧은 사람이요.... 저 남자는.... 비록 나가는 길이 우리들과는 다른.... 조금은 사악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는 자신만의 길을 확실히 가지고 있는 남자 요." 제레미아는 남편의 말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모르겠어요.... 하지만.... 전 처음부터 저 사람이 싫었어요...." 제레미아의 말에 디미온이 몸을 돌려 멀리 희미하게 모닥불이 빛을 내는 곳을 바라보았다. "좋고 싫고의 문제가 아니요.... 우리 모두의 목숨이 저 남자에 게.... 그에게 달렸단 말이오...." 이 말에는 제레미아도 반박을 할 수 없었다. 디미온은 천천히 그녀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 "자, 자 돌아가서 사과를 하도록 하오. 그와 사이가 벌어져 좋을 것 은 없소...." 그때였다. 막 디미온이 나직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할 무렵, 숲 저쪽 란테르트가 있는 방향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 계약은 지킵니다. 쓸모 없는 걱정은 필요 없습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모양이었다. 워낙 조용한 숲이였던데 다, 란테르트의 청력은 오랜 수행으로 보통의 사람들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었기에, 굳이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는데 들린 것이다. 그의 이 말에 제레미아의 얼굴은 흙빛이 되었고, 디미온 역시 무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 둘은 천천히 모닥불가로 돌아와, 제레미아는 마차 안으로, 디미온은 자신이 잠을 자던 곳으로 돌아왔다. 사과를 하고 싶 었으나,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마차 안으로 돌아온 제레미아는 울다 지쳐 잠이 들어있는 이시테를 안아 자리에 눕혔다. 얼굴에 가득 얼룩진 눈물을 손수건으로 깨끗이 닦아준 후, 그녀는 조금전 이시테가 자신의 손바닥에 새겼던 말들을 떠올렸다. [란테르트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분명 이것이었던 것 같다.... 제레미아는 혼란한 마음에 한차례 한숨을 내 쉬었다. ---------------------------------------------------------------- 호호호.... 용사학원 미놀라이아가 30화에 도달했군요....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 작품의 작가이신 로오나(return)님은 연재중단으로 유명하시답니다.^^ 이번 30화 도착은 지금 SF란에서 기적으로 통하고 있죠. 내면묘사 장면묘사들이 참신하고 꼼꼼합니다. 글 분위기는 장당히 진지한 편으로, 그런것 좋아하시는 분들 한번 보세요. ^^ 조회수가 너무 적어 로오나님이 괴로워 하시고 계신답니다. ^^ 내용으로 돌아와서~~~ ^^ 거의 모든 소설에서 말을 못하는 사람은 수화를 사용할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글자로 대화하기 입니다.... ^^ 사실 수화는 장애인에 대한 복지 개념이 생겨야만 만들어질 수 있는 언어체계죠.^^ 생각해 보세요. 하나의 의사소통 시스템을 새로 만들어 그것을 전 세계에 홍보하여 통일시킨다는 일이 좀 쉬운 일인가~~~ ^^ 뭐 어쨌건 간에... 이런 대화법이.... 이제와 생각해 보니 꽤 쓸만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 아님 말구요... ^^ 바보수룡 아그라가...^^ 『게시판-SF & FANTASY (go SF)』 14261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0 올린이:광황 (신충 ) 98/11/24 05:44 읽음:2268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이런.... 또 실패인가? 도대체 어떤 녀석이길레...." 숲 속의 한 작은 오두막집. 수수한데다가 허름하기 까지 한 이 오두 막집에, 그곳과는 어울리지 않는 인물들이 꽤나 모여 있었다. 여섯명. 모두들 복장은 한결같았다. 회색의 망토에 두건까지 푹 눌러 쓰고, 허리에는 검을 찬 듯 보였다. "상상할 수도 없는 실력입니다.... 비록 지금까지 암살에 참가한 것 이 2급 어세신들이었지만.... 저희들이 간다 하더라도 당해낼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한 남자가 처음에 말한 남자를 향해 이렇게 대구했고, 처음에 입을 열었던 남자는, 으음, 하는 신음을 내뱉었다. 목소리를 보아서는 그리 나이가 많은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지금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때,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일하게.... 지금까지 암살에 참가했다가 살아 돌아온 제 부하의 말에 의하면.... 아마도 상대는 크림슨 아이즈인 듯 합니다...." 그녀의 말이 끝나는 순간, 두세 명이 앗, 하며 조그맣게 탄성을 내질 렀고, 처음에 말을 한 대장인 듯한 사내가 물었다. "크림슨 아이즈?" 동시에, 또다른 한 사내가 물었다. "어떻게 알 수 있지요?" 그의 물음에 여자가 입을 열었다. "혹시, 크림슨 아이즈의 버릇을 알고 있습니까?" 그녀의 물음에 조금은 걸걸한 목소리의 사내가 입을 열었다. "흐으음.... 자신에게 검을 들이댄 자는 무조건 벤다.... 흐음.... 단 일 검만을 휘두르는데.... 크흐.... 막아내거나 피하면 다시 공격 하지 않는다.... 대신.... 그의 검을 막아낸 검은.... 그가 빼앗는 다.... 크흐...." 노인인 듯, 목에 가래 끓는 소리가 나는 그의 목소리는 썩 듣기 좋지 는 않았다. 대장인 듯한 사내가 무슨 말이냐는 듯 물었다. "그게.... 어쨌다는 거지?" 노인이 부연설명을 했다. "잘 모르시는 군요.... 크흐.... 그렇게 정보가 느려서야.... 흐...." 노인의 도발에 그 사내가 발끈했고, 그때 처음의 여자가 그 둘 사이 를 말리며 입을 열었다. "모르는 게 당연하십니다. 지금까지 수련을 하느라 산속 깊은 곳에만 계셨으니까요.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크림슨 아이즈는 대략 4년전 쯤 부터 세상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방금, 이분이 말씀 하 신 데로, 그와 같은 방법으로 수많은 사람을 죽였지요. 아마 4년간 죽 인 검사와 마법사 수가 1000명에 이른다고 들었습니다." 처음의 남자는 으음, 하는 신음을 내뱉었다. 하지만, 그리 대단하다 는 느낌은 받지 못하는 듯 했다. 그도 그럴 것이, 4년간 1000명을 죽 이는 정도는 여기 서있는 여섯명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 다. 여자는 말을 계속 이었다. "그런 간단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간 그에게 죽은 사람중 대현자급 이 3명, 검사도, 왕실로부터 마스터라는 칭호를 받은 사람이 7명이나 되며, 다른 죽은 사람 거의 대부분이 꽤나 유명한 사람들이었다는 겁 니다. 게다가, 그가 동강낸 검중 가장 유명한 것이 케리티라오스인 데...." 여자의 말에 또 다른 사내가 입을 열었다. 중년인 듯 목소리가 몹시 근후했다. "케리티라오스.... 흐음.... 훌륭한 검이지...." 여자는 그의 말에 고개를 한차례 끄덕한 후, 입을 열었다. "맞습니다. 아무튼 그 검을 하르 검으로 동강내 버린 것입니다. 그것 도.... 마법을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제서야 대장인 듯 보이는 사내는 약간 놀라는 표정을 지었고, 노인 이 여자의 말을 받았다. "그에게 검을 겨눈 사람중 살아남은 사람은.... 크흐흠.... 스물 세 명이다.... 그리고 마법사는 전멸이고.... 크흠...." 여자가 다시 말을 받았다. "제 부하도, 저의 애검인 더블 세리피스를 빌려주었기에 살 수 있었 습니다.... 쌍검중, 한 자루가 동강나는 그 찰나에 몸을 피할 수 있었 으니까요.... 만약 검이 하나였거나.... 그 아이의 실력이 조금이라도 모자랐다면, 아마 죽었을 겁니다...." "더블 세리피스?.... 그 검이 잘렸단 말인가?" 조금전 케리티라오스를 운운했던 중년이 다시 입을 열었다. 검에 꽤 나 관심이 많은 듯 했다. 여자는 고요히 고개를 끄덕였고, 대장은 다시 으음 하는 신음을 내뱉 었다. "이제 어떻게 하면 좋겠소?...." 모두는 입을 다물 뿐이었다. 크림슨 아이즈라면.... 승산은 없다. 노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만두는 것이.... 크흐음.... 가장 좋은 방법이야.... 크흠.... 그 분께는 죄송스럽지만...." 노인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고, 노인은 천천히 말을 이 었다. "그의 분노를 사는 것은.... 우리 소피카 전체에도.... 그리 좋지 않 아.... 크흠...." 란테르트는 마차의 마부조수석에 앉아 시선을 멀리 피코 평야로 향하 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난 이래로 한마디도, 원래 말수가 많지 않았지 만, 열지 않는 그의 모습에, 일행 모두의 분위기가 착 가라앉아 있었 다. 이시테는 몇 차례나 란테르트에게 접근하려 했으나, 그때마다 제레미 아가 그녀를 막았다. 하지만, 이시테는 떼를 쓰지는 않았다. 셀트는 마차를 몰며 종종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전날 밤 에 느꼈던 그 무시무시한 느낌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평소 에는 잘 몰랐지만, 란테르트라는 인간이 자신이 상상한 것 이상으로 무서운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끈 든 것이다. 둔해서인지, 모 두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느낀 감정을 이제서야 떠올린 것이다. 이날 밤에도, 란테르트는 묵묵히 디미온이 가르쳐 주는 검술을 배우 고는, 한켠으로 가 눈을 감아버렸고, 모두들 그렇게 하룻밤을 보냈다. 제레미아는 겨우 경호원 한명 때문에 분위기가 엉망이 되어 버린 것 이 약간 이상스럽게 느껴졌다. 완전히 주종이 바뀐 기분이었다. 자신 들이 란테르트를 고용한 것이 아니라, 란테르트가 자신들에게 고용 당 해준 것 같은 느낌.... 뭐 그것이 정확한 표현이었지만.... 제레미아는 자신의 품에서 잠들어 있는 이시테의 머리칼을 몇 차례 쓰다듬어 주었다. 눈가에 남아있는 눈물자국이 애처로웠지만, 그렇다 고 란테르트와 그녀를 함께 두는 것은 더더욱 싫었다. 이시테는 란테 르트에게 가려는 자신을 막는 제레미아에게 아무런 불만도 표하지 않 았으나, 돌아서서는 눈물을 찔끔 흘렸다. 하지만, 제레미아는 그런 그 녀의 모습에 마음은 아파할 망정 뜻을 꺾지 않았다. 왠지 싫은 느낌의 인간과 자신의 이시테가 함께 있는 것은 불쾌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아이야.... 넌 아직 어리단다....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아직 모른단다...." 자애로운 표정의 제레미아는 이시테의 머리를 쓸어주며 이렇게 중얼 거렸다. 마차의 창을 통해 스며드는 달빛이 이시테의 얼굴을 하얗게 비춰주고 있었다. 다시 이틀이 지났고, 일행은 어느덧 소에사 성이 멀리 북쪽으로 보이 는 한 지점에 도착했다. 이제 8월도 거의 20일이 다 되었으나, 한창 늦더위에 일행은 혀를 다 내밀 지경이었다. 물론, 란테르트야 땀한방울 흘리지 않았지만.... 셀트는 마부 석에 앉아 뙤약볕을 쬐고 있었다. 기사가 마부를 하는 비참한 꼴을 당했음에도, 그는 조금의 불만도 표하지 않았고, 그를 가 엽게 여긴 제레미아는 자신의 양산을 그에게 빌려주었다. 195세휴리하 (1세휴리하= 약 1센티미터)의 장신에 키만큼의 가슴둘레를 가진 그 거 구의 몸에 여인용의 조그마한 양산을 '올려'놓으니 꼴이 가관이었다. "휴.... 란테르트씨.... 당신은 덥지 않은가 보죠?" 자신의 옆에서 땀한방울 흘리지 않는 란테르트를 보며, 어느새 중갑 을 벗고 회색 빛의 면옷만을 그것도 털이 듬성듬성 돋은 가슴을 반쯤 열어젖힌채 있는 셀트가 이렇게 물었으나, 셀트는 그의 대답을 듣지 못하였다. 그는 막 말을 꺼내며, 내과 왜 이 남자에게 말을 걸었지 하 는 후회를 했다. 분명 말을 걸지 말라고 이야기했었는데.... 하지만 워낙 덥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말을 내뱉은 것이다. 아직 아침나절이었지만, 이미 셀트는 기절할 정도로 탈진해 있었다. 말들도, 입가에 거품을 잔뜩 문 채 열로 퍼석 퍼석해진 꼬리를 좌우 로 흔들어 부채질이라도 하는 듯한 행동을 보이고 있었다. 덥기는 마차 안도 마찬가지였다. 모두들 품위라는 것을 알고 있는 귀 족들이기에 곧추앉은 자세로 있었으나, 마음 같아서는 겉옷을 모두 벗 어버리고 손으로 부채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시테는 더위에 지쳐 제레미아의 무릎을 베고 잠이 들어 있었고, 제 레미아는 귀부인들이 사용하는 쥘부채를 천천히 흔들고 있었다. 디미 온 역시 입고 있던 경갑을 벗어버리고 약간은 가벼운 옷차림이었으나, 앞의 누구처럼 가슴을 드러내는 짓은 하지 못하였다. "디미온님!! 강입니다!!!" 돌연 앞쪽에서 셀트의 흥에 겨운 목소리가 들렸고, 그의 말에 제레미 아는 하마터면 몸을 벌떡 일으킬뻔 했다. 더없이 반가운 소리였으니 말이다. "음....피코 강인 모양이군.... 일단 강가에 그늘이 있나 찾아보게." 디미온은 강가에서 쉬었다 가기로 마음을 먹으며 이렇게 말했고, 셀 트는 흥겨운 마음에 당장에 답했다. "예!!! 마침 저곳에 조그마한 숲이 보입니다." 돌연 들떠버린 일행들의 모습에도, 란테르트는 미소조차 짓지 않았 다. 피코 강은 멀리 미소우 산맥에 수원을 둔 소피카 양대 강중 하나로,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다. 깊은 산골짜기에 수원을 둔 피코 강은 막 미소우 산맥을 벗어나며, 소피카 3대 후작 가문중 하나인 소에사령의 수도 소에사 성을 지나 피코 평야를 가르고 곧바로 남쪽 무한의 바다 로 뻗어나간다. 아직은 꽤 중상류에 속하기에, 강은 그리 넓지 않았고, 한창 갈수기 이기에 그리 유량이 많지도 않았다. 하지만, 일행이 한나절의 휴식을 취하기엔 더없이 좋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시테는 잠에 취한 얼굴로 마차 밖으로 나와서는 시원하게 흐르는 강을 발견하고는 곧바로 그쪽으로 달렸다. 처음으로 보이는 아이 같은 행동이었다. 그녀는 차가운 물이 흐르는 강 안으로 신발을 벗고 한 걸 음을 디뎠고, 갑자기 느껴진 차가운 감촉에 자신도 모르게 발을 들어 올렸다. 표정은 꽤나 놀랐듯 했으나, 비명을 지르지는 못하였다. 흡사 움직이는 그림처럼.... 제레미아 역시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 물가로 달려가고 싶었으나, 나 이가 나이니만큼.... 그래봤자 아직 30대 초반이었지만, 아무튼 그녀 는 단지 부채를 나긋나긋 흔들며 그늘 가에 몸을 앉혔다. 근처에 강이 흐르고 있어서인지 바람이 꽤 서늘했다. 디미온은 역시 제레미아와 마찬가지로 조심스레 그늘 가에 앉았고, 셀트는 이시테가 다칠까 저어하여 물가에 엉거주춤한 모습으로 서 있 었다. 란테르트는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디미온은 처음 그가 자신들이 불편해 그곳에 앉는 것으로 생각했으나, 잠시 더 생각 해 본 결과, 그가 조금 떨어진 곳에 앉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일행 모두를 한 시선 안에 담아두려면 어쩔 수 없이 일행과는 동떨어져 앉 아야 하는 것이다. 이시테는 한참동안 물가의 바위에 앉아 발을 퐁당거리며 놀았다. 하 지만, 혼자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그녀는 시선을 란테르트에게로 한 번 던지고, 다시 제레미아와 디미온이 있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누 구를 불러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모습에, 디미온이 돌연 란테르트에게 입을 열었다. "란테르트씨. 우리 이시테를 돌보아 주십시오. 저희는 점심을 준비하 겠습니다." 디미온은 며칠전의 일을 사과도 할 겸해서 이렇게 말했으나, 제레미 아는 단번에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미 남편이 말을 꺼냈으 니, 그녀로써는 이제 란테르트가 거절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 음냐냐... ^^ 인기투표를 마침니다.^^ (오늘 보내주시는것 가지 포함할 예정이니, 막판의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 좋아하는 것들 Vol. 3 애니메이션. 호호호..^^ 전 마음만은 애니 오따꾸랍니다. (소장은 집이 가난해 많이 못하고 있지만... ^^) 그래서... 애니에 관해 말하라면, 할말 많지요.... ^^ 좋아하는 애니들....(순서는 상관 없습니다. ^^) 미소녀전사 세일러 문!!! ^^ 이건 어째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극과 극인것 같더군요. 변태물이다. 중년들의 세라 변태 성욕을 이용한... 뭐 어쩌구 하면서 욕하는 사람들도 있고, 닭살 돋는다 등등의 의견도 있지만.... 저의 의견은!!! 초 무적 감동 학원 변신 소년물이다!!!! 입니다. ^^ 원판은 못보았고, KBS판 만을 보았는데.... 각 시리즈의 엔딩은.... 흑흑흑.... 눈물이.... ^^ 개인적으로는 SUPER(3기)를 가장 좋아하죠. (아~~~ 호타루사마~~~) 전체 5부작으로 세라문, 세라문 R, 세라문 S, 세라문 SS(짜증!!), 세라문 ST 로 구성되어 있죠. SS를 제한 나머지는 굉장한 수작들!! ^^ 저 정도 싱크로 하면, 변신장면까지 감동의 물결이 밀려옵니다~~~ ^^ 캐러의 개성이 아주 뛰어나죠. 슬레이어즈(슬레이야즈)!!! ^^;; 어쩌면 가장 좋아하는 TV시리즈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전 환타지를 무지막지하게 좋아합니다. RPG오락도, 환타지 만화도, 환타지적 분위기도!!! 보고만 있는 것으로도 흥분!!(벼, 변태다.... --;;;) 이것 역시 엔등은 초감동!!! 제가 본건, 슬레이어즈 완전무결, 슬레이어즈 리턴, 슬레이어즈 그레이트, (이 셋은 극장판^^) 슬레이어즈 스페샬(이건 OVA) 슬레이어즈, 슬레이어즈 넥스트, 슬레이어즈 트라이!!! (이거면... 다본건가?... ^^) 극장판및 OVA는... 솔찍히 쓰레기...(그래도 삐코삐코 리나짱은 넘 귀여워~~~ ^^) 제가 좋아하는 것은 TV판입니다. ^^ 특히 넥스트!!!! ^^ 톡톡튀는 캐러의 개성, 멋있는 히로인 리나!!! 그리고, 아름다운 푼수 피리아 사마!!! ^^;; 싫어하는 캐러가 없는 만화네요.. ^^ 이 애니는 제 글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 무책임 함장 타이라!! (캡틴 테일러 ^^) 은영전은 제가 두번째로 좋아하는 소설입니다. ^^ 그리고 이 만화는 은영전적 분위기가 상당히 투영된 작품이죠. ^^ 테일러 패밀리는 은영전의 양 패밀리 분위기를 풍기고.... 등등^^ 이 만화는 슬레와 쌍벽을 이룰 정도로 좋아합니다. ^^ 슬레가 판타지이기 때문에 그쪽을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죠^^ 자유로운 분위기와 재미있는 에피소드, 캐릭터, 이 모두가 저에게는 매력을 넘어 매혹적입니다. ^^ 제가 좋아하는 것들만 모두 모아둔것 같은 느낌마져 듭니다.^^ 감동과 재미!!! 게다가 매력적인 캐러들!!! 참고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남자캐러가 바로 테일러~~~라는!!! 유리아 소위도 정말 예쁘고~~~~ ^^ 아델린도 귀엽고~~~~ ^^ 정말 좋아하죠. 특히 중간에 테일러가 라르곤에 잡혀갈때랑.... 후에, 그 쌍둥이의 할아버지인 하이네(? 가물가물...) 제독 죽었을때.... 초무적슈퍼울트라디럭스하이퍼그레이트 감동!!! 에고... 말도 많다... 다른건 다음으로 미루죠... ^^ 바보수룡 아그라가... ^^ 추신.... 전 후기가 길어진다고 본편이 짧아지거나 하지 않습니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437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1 올린이:광황 (신충 ) 98/11/25 07:16 읽음:2287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디미온의 말에 이시테는 얼굴에 희색을 띄며 고개를 란테르트에게로 향하였다. 그러나, 이시테의 시선이 자신에게 돌아오자, 란테르트는 슬쩍 눈을 감아 버렸고, 이시테는 금방 울상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그녀는 무슨 결심을 했는지 몸을 일으켜 맨발인 채로 조심조심 걸어 란테르트에게 다가갔다. 란테르트는 그녀가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무얼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생각하고 있었다. 일전, 제레미아에게 따귀를 맞았을 때, 그는 화 가 났다기 보다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이제는 그런 정도의 대우에는 그다지 별다른 감정이 일지 않는 그였다. 하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제레미아는 이시테가 자신과 함께 있는 것을 싫어했고, 이시테는 자신과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이었 다. 자신도 이시테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싫지는 않았다. 아니, 꽤 즐거웠다. 5년동안 건조한 열사 위에 방치해 두었던 마음의 한켠에 단비라도 내린 듯한 느낌을, 이 열살짜리의 아이에게서 받았 다. 그러나.... 그는 따귀를 맞는 순간 한가지를 깨달았다. 어째서.... 어째서 또 자 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들려고 하는가?.... 언젠가는 헤어져.... 영 원히 만나지 못하게 될.... 어느덧 이시테가 란테르트에게 다가왔고, 그녀는 손을 뻗어 란테르트 의 팔을 잡았다. 그리고는 있는 힘껏 그를 당겼다. 아마 일으켜 물가 로 데려가려는 듯 했다. 비록 란테르트가 많이 마른 편이기는 했지만, 결코 열살 짜리 여자아 이가 당겨 끌려갈 정도는 아니었다. 란테르트는 눈을 감은 채 입을 열었다. "놓으십시오. 다치십니다." 란테르트의 말에도 어린 이시테는 고집을 꺾지 않았고, 란테르트는 그제서야 눈을 떴다. 란테르트가 눈을 뜨자 이시테는 한차례 방긋 웃어 보였고, 여전히 란 테르트의 팔을 잡아당겼다. 란테르트는 그런 이시테에게서 시선을 거두어 제레미아를 향해 말했 다. "영애께서 소란을 피우는데, 에디엘레 부인께서는 어째서 가만히 계 십니까? 어서 데려가 주십시오." 란테르트의 무감정하게 내뱉는 이 몇 마디의 말은, 제레미아로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고, 그것은 디미온이나 멀리 서있던 셀트도 상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들은 이쯤 되면 란테르트가 그냥 못이기는 척 이시테와 함께 놀아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그것이 '정상'적인 사람들의 행동 패턴이었다.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차가운 말에 다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눈물을 자아내기 시작했다. 허물어지듯 주저앉아 란테르트의 허벅지에 엎드 려, 이시테는 계속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시테는 보통의 벙어 리들과는 달리, 워워, 하는 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목소리 봉인마법이 라도 걸린 듯, 성대가 아예 없는 듯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는 것이 었다. 비록 소리 없이 훌쩍거리며 흐느꼈으나, 꽤나 서러운 듯 눈물이 쉴새 없이 흘렀고, 란테르트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몹시 당황했다. 제레미아는 자신의 괜한 짓으로 이시테가 마음에 상처 를 입은 것 같아 마음이 쓰라렸고, 디미온 역시 표정이 썩 좋지 않았 다. 한참동안 주먹을 꼭 쥔 채 그 모습을 보던 제레미아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란테르트....씨.... 제가 사과 드리겠습니다.... 이시테와.... 우리 이시테와 시간을 보내 주십시오...." 굉장한 용기를 섞은 이 한마디를 하는 동안, 제레미아는 찹찹한 마음 에 몇 번이나 말을 멈추었다. 그녀는, 그리고 이곳의 모든 사람들이 란테르트의 행동을 몇 일전 제레미아가 따귀를 때린 것에 화가 풀리지 않아 하는 것으로 생각했고, 이렇게 사과를 하면 응당 란테르트가 사 과를 받아줄 줄 알았다. 그러나 란테르트는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 다. 란테르트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더 이상....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5년간의 외로움 끝에 만난 좋은 친구이기에.... 순간적으로 감정제어에 실패해 이렇게 자신을 좋아하게 만들었다. 란테르트는 제레미아에게 따귀를 맞는 순간, 그 점에 생각이 미치었고, 크게 후회가 일었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은.... 죽기로 예약된 몸이다. 나크젤리온과.... 얼마가 걸릴지 는 모르지만 곧 나크젤리온을 찾아 갈 것이고.... 그를 죽일 수 있건, 그렇지 않건 자신은 죽는다. 그리고.... 자신이 죽었을 때 눈물을 흘릴 사람은.... 더 이상 만들고 싶지 않았 다. 그것은 반대의 경우에도 해당되기 때문이다. "어서 영애를 데려 가십시오." 란테르트의 차가운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고, 이시테는 더더욱 구슬프 게 울었다. 어린아이답게, 떼를 쓰는 것이었다. 어느덧, 디미온도 제레미아도 란테르트와 이시테가 있는 곳으로 다가 왔다. 제레미온은 란테르트의 다리에 엎드려 울고 있는 이시테의 등을 토닥이며 자신의 품에 안았고, 디미온은 그런 모습을 잠시 지켜보다가 란테르트를 향해 입을 열었다. "아직도.... 그 일을 마음에 두고 있는 겁니까?" 그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무도.... 아무도 제 주위로는 다가오지 말아 주십시오.... 자신을 해치는 길이 되니까...." 란테르트의 말에 제레미아와 디미온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았고, 제레 미아의 품에 안겨있던 이시테도 눈물을 그쳤다. 차가웠으나, 알 수 없 는 슬픔이 담긴 그의 말투 때문이었다. 이시테는 치마 깃을 살짝 들어올려 눈가를 매만지고는 제레미아의 품 을 벗어나 란테르트의 손을 끌어당겨 글을 썼다. [....잠시만이라도.... 저와 이야기를 해 주세요....] 이시테의 말에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고, 이시테는 다 시 손가락을 놀렸다. [제발요.... 저는.... 이시테는.... 몹시 슬퍼요....] 란테르트는 이시테의 이 말에 아예 눈을 감아 버렸고, 이시테는 그런 그의 태도에 망연히 자리에 앉아 버렸다. 그리고는 다시 란테르트의 손에 글을 썼다. [대답해 줄 때까지.... 이곳에 있겠어요.] 이렇게 말한 후,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옆에 무릎을 안으며 앉았다. 언제나 외롭게 지낸 그녀는 종종 이렇게 앉아 홀로 하루를 보내곤 했 었다. 그 모습에 제레미아와 디미온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고는 조용히 물러 나왔다. 더 이상 이시테를 란테르트에게서 떼어놓을 용기가 완전히 사 라져 버린 탓이었다. 셀트는 이 이상한 광경을 잠시 구경하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내 저으 며 강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손을 붙잡은 채 계속해 글씨를 썼다. 흡사 계속 해 사람을 부르는 것처럼.... [란테르트.... 란테르트.... 란테르트.... 란테르트....] 이시테의 손가락이 다 닳아 없어질 무렵이나 되어서야, 드디어 란테 르트가 입을 열었다. "어머님과 이야기를 나누십시오. 저같은 인간보다는.... 훨씬 좋으신 분이니까요." 란테르트의 나직한 말에 이시테는 기쁜 표정을 지었다. 어찌되었건 입을 열었으니 말이다. [비꼬는 건가요? 우리 엄마를요?] 확실히 란테르트의 말은, 상황을 보아 그렇게 들렸다. 란테르트는 이시테의 물음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닙니다. 사실입니다. 사람을 함부로 죽이는.... 저같은 인간과 함 께 있지 못하게 하는 것은.... 어머니로써는 당연한 처사입니다." [그렇지 않아요. 함부로는 아니잖아요.... 우리를 지켜주기 위 해....] 이시테는 곧바로 이렇게 썼으나, 란테르트의 비웃음 섞인 웃음에 손 을 멈추었다. "후훗.... 전 사람을 함부로 죽입니다. 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제가 원하는 것을 위해서.... 착각하지 마십시오. 저는 당신들을 도와 준 것이 아니라 계약에 따른 이행을 했을 뿐입니다. 고마워할 필요도, 고마워해서도 안되지요." 란테르트의 이번 목소리는 조금 성량이 커 디미온과 제레미아, 그리 고 셀트까지 들을 수 있었다. 제레미아는 단번에 눈살을 찌푸렸고, 셀 트는 '쳇, 차가운 사람이군....' 이라고 중얼거렸으며, 디미온은 그의 본심이 아닐 거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말에 잠시 머뭇거리다 그의 손에 글을 썼다. [그렇지 않을 꺼 에요.... 란테르트는.... 좋은 사람이에요....] 란테르트는 이 이시테의 말에 순간 가슴이 격탕되는 듯한 느낌을 받 았다. 언젠가.... 언젠가.... 이런 막무가내의 아가씨를 만난 적이 있 었다.... 처음본 자신을.... 알지도 못하면서 좋은 사람이라고 말해준 아가씨가.... 이름은 아마도.... 사피엘라라고 했던 것 같다.... 란테르트는 잠시 혼란한 표정을 짓다가 고개를 천천히 가로 저었다. 그때 사피엘라는 자신이 잘 웃기 때문에 좋은 사람이라고 했었다. "좋은 사람? 훗.... 내가 왜?...." 이번에는 이시테의 대답이 듣고 싶어졌다. 알지도 못하는.... 겨우 6 일을 함께 있었을 뿐인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란테르트의 물음에 이시테의 표정이 약간 어두워 졌다. [전.... 외톨이였어요.... 6살 때....인가?.... 그때부터.... 저는 말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실어증이래요. 아무튼 그때 이후로는.... 아무도 저와 놀아주지 않았어요. 모두들 불쌍하다는 듯 바라보기만 하 고.... 인형을 보듯.... 저와 이야기를 나누어 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어요. 나이든 유모는 글을 몰라 이런 방법으로 이야기를 할 수 없 었고.... 게다가 유모는.... 너무 늙어서 오랫동안 앉아 있지도 못했 죠.... 엄마의 유모래요.... 그리고 엄마는.... 언제나 바빠 하룻동안 저녁을 먹을 때를 빼고는 얼굴을 보기도 힘들었어요.... 그래서 이시 테는 언제나 혼자 놀았죠....] 이시테의 표정은 옛일을 생각하며 굉장히 우울하게 변해 있었고, 란 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표정에 마음이 크게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하 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아 결국, 그게 어쨌다는 거야? 라는 상태로 만 들 수 있었다. 이시테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그런데.... 란테르트는 그렇지 않았어요.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 것도 하루종일 전혀 지루하다는 표정을 하지 않고....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저도 알 수 있어요.... 그것이.... 벙어리의 어 린 여자아이와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어른들에게 얼마나.... 비.... 비....] 이시테는 순간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는 듯 계속해 손가락을 더듬거 렸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순간 입을 열어 불쑥 말을 해 버렸다. "비생산적?" 그의 말에 이시테는 활짝 웃었다. [예, 맞아요. 비생산적.... 제 말을 잘 들어주었군요.... 정말 기뻐 요....]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대구해 준 것을 후회했으나, 이제는 엎질러 진 물이다. 이시테는 표정이 많이 밝아졌다. 방금 흐른 눈물에 볼이 얼룩져 있었 으나, 입가에는 밝은 미소가 베어 있었다. [어쨌건.... 이래서 란테르트는 좋은 사람이에요. 그런 권태롭고 비 생산적인 일을 하루종일 하면서 조금도 지루해 하지 않으니까요.]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말에 쓴웃음을 지었다. 정곡을 찔렸다고나 할까? 적어도 분명.... 이시테에게만은 다정히 대해 주었으니 말이다. 멀리서 디미온은 란테르트의 얼굴에 미소가 배는 모습을 보고는 그제 서야 안심했다는 듯한 미소를 지었고, 제레미아는 찹착한 심정에 고개 를 다른 쪽으로 돌려 버렸다. [역시 엄마한테 화가 났던 거죠? 이제 화가 풀렸나요?] 이시테는 자신에게 웃음을 보인 란테르트에게 이렇게 재빨리 물었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말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닙니다.... 에디엘레양.... 제 말을 잘 들으십시오." [이시테라고 부르세요.] 란테르트의 말에 이시테는 이렇게 썼으나,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전.... 어느 누구와도 친해져서는 안됩니다. 친한 사람은 제 앞길에 방해가 될 뿐입니다." 란테르트의 말에 이시테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해요.... 파모로아의 첫 번째 황제이신 워노공께서 쓰신 글에는 분명, 훌륭한 친구란, 자신의 앞을 밝히는 등불이며, 뒤를 받쳐주는 든든한 기둥이다, 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리고, 100년전의 잊혀진 대 학자이신 크란트 테리오르님의 책중에, 내게 훌륭한 벗이 한명 있었기 에, 나는 지금까지 배를 곯지도, 몸을 춥게 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 위대한 친구에게 이 책을 바친다, 라는 서문을 적은 적도 있는 걸요.]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조금 놀랐다. 말하는 것이 어른스럽다 했는 데, 아는 것은 그것 이상이었다. 아마도 혼자 지내며 할 일이 없었기 에, 이런 저런 책을 꽤 많이 읽은 모양이었다. 하긴, 이렇게 글을 써 대화를 하는데도, 말이 막히지 않는 것을 보아 결코 지식수준은 10살 짜리의 아이라고 볼 수는 없을 듯 했지만.... "하지만.... 저는 친구가 있어서는 안됩니다. 친한 사람은.... 제게 있어서는 약점이니까요." 이시테는 다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해할 수 없어요. 휴메시아(파모로아 원년에서 마법세기 르네상스 직전의 시기 P.C. 원년- P.C.500) 말기의 유명한 무인이었던 암 레카 르도 님께서도 친구에 대한 찬사를 몇 번이나 언급 하셨어요. 실제로 많은 친구들이 그분 주위에 있었고. 아, 우리 가문의 오랜 할아버지였 던 하넷공도 그분과 잘 아는 사이였대요.]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해할 필요 없습니다. 다만, 그렇게 알고 있으면 됩니다. 그러니 까, 더 이상은.... 제게 접근하지 마십시오. 어머니의 말을 쫓아, 그 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십시오. 이런 기회를 통해 모녀의 정을 쌓아 두 는 것도 좋습니다." [....그 말은 맞아요.... 그 동안 엄마와 너무 이야기를 하지 않았었 으니.... 하지만, 란테르트와도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왜인지는 모르 지만....] 이시테는 이렇게 말하며 란테르트를 바라보았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 녀의 시선을 피해 먼곳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가십시오.... 당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그리 고.... 저와 같은 인간과는.... 어울리지 마십시오...."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말에 그의 손에 글을 쓰며 몸을 일으켰다. [싫어요!!] ----------------------------------------------------------------- 음냐.... 슬럼프 기간중.... 우게.... 시험 보기전에 75화 까지는 써야 하는데.... --;;; 인기투표 완전종료. 결과는 추후에... ^^ 지난번에 이어서.... 좋아하는 애니들!!!! ^^ 신세기 에반겔리온!! 이거야 뭐, 칭찬하자면 10페이지의 논문을 쓸 수 있죠.(거짓말...--;;) 뛰어난 영상미, 위대한 액션신, 재미있는 설정, 파괴적인 줄거리, 훌륭한 사운드, 빼어난 완성도, 흥미로운 내용, 톡톡튀는 이벤트 등등등!! 전 특히 유혈이 낭자해서 좋습니다. 피다!!피다!!!피다!!!! 난 피가 좋아~~~ ^^ 레리엘인가??(그 그림자녀석 말예요..) 그녀석 찢고 나올때 분출하는 피들!!! 증말증말증말!!!! 피가!!! 호호호.^^ 극장판인 데스엔 리버스도 좋고, 엔드오브에바도 정말 좋고.... (아아...감동의 물결!!!^^) 정말 훌륭한 슈!퍼! 로봇물입니다. ^^ 캐리터쪽은, 신지랑, 카오루 말고는 그다지 저를 끌지 못하더군요. ^^ 차라리, 폭주 에바의 캐릭터성이....(너 바보냐??? 퍼억... 우겔겔... ^^) 신세기 사이버 포뮬러 OVA시리즈!! 음... 이것도 굉장한 수작이죠.^^ 재수없는 하야토와 멋있는 카가, 이 두 캐릭터를 함께보며, 욕과 감탄을 함께~~~ 스피디한 레이스신과, 개성있는 캐릭터가 감상 포인트!!! (아니라 우기면 할말 없지만....^^) 이것 역시 처절한 감동물입니다. 11의 엔딩 부분에서, 슈마하의 명대사, "하야토 나를 뛰어 넘어라!!"던가?? 하고, ZERO에서, 그, 하야토가 앙리 끌고 다른 차들 몇대나 추월하는 부분!! (전 이부분이 전체에서 가장 좋습니다. ^^) 그리고, SAGA에서, 마지막 부분. 그 흑인애(앗, 이름이...--;;)가 꽃잎에 뭍혀 아자자자 하는 부분!!! 엔딩에서의 감동은 정말이지~~~~ 무서울 정도로 대단함!! ^^ 패트레이버 1 !!! 극장판입니다. ^^ 전 개인적으로 압정 수(오시이 마모루)녀석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 아마, 애니 감독중 가장 좋아하지 않나 싶습니다. 진지한 분위기도 좋고.... 특히, 그 동남아 풍의 환상적인 사운드와, 처절한 영상미의 결합으로, 단지 보고있는것 만으로도 감동이 개떼같이(호호^^ 이 표현은 누구의??)... 압정 수의 작품들은 적어도 세번쯤 봐야 이해가 갑니다. 내용 파악 하는데도 2번은 봐야죠... ^^ 그래서 매니아 기질이 모자른 사람들은 보기 힘듭니다. 특히 공각기동대와 패트레이버 2가 그렇죠. 패트레이버 1은 차라리 약속의 토지 클립버젼이 훨씬 감동입니다. 80년대 만화 티를 조금 내죠. 엔딩이 약간 부족합니다. ^^ 패트레이버 2 !!! 궁극의 극장판. 설명 필요없음!! 빼어난 영상미와 허무적 시나리오!!! 단점을 찾을래야 찾을 수 없는 초절의 애니!!! 하지만.... 아직도 완전한 내용 파악이 않되고 있음....--;; 시게(아마 맞을껍니다.)의 동기 부분은 이해가 않감.... 7, 8번쯤 본것 같은데.... ^^ 그밖에 압정 수 작품으로는 공각기동대도 상당해요. 천사의 알은 그다지....(이건 실험영화수준이죠. ^^) 마크로스 플러스 !!! (극장판) 영상미와 어우러진 사운드... 아니, 사운드와 어우러진 영상미 입니다!!! 사실, 전 이 작품, 거의 뮤직비디오 보는 기분으로 봅니다!!! Wanna be a Angel도 좋고, Voices는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죠!!! ^^ 특히, 뮨이랑 갈드, 그리고 이사무 어렸을때 깃털 들어올리는 장면, 그리고, 갈드 비행기 폭팔하며 죽을때.... 정말 감동감동 입니다. 아무튼, Voices만 떳다하면, 화장지 준비입니다. (눈물 닦기위해!!! 거기~~, 이상한 생각 말아요!! --;;) 음냐냐... 다음에 계속^^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4454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2 올린이:광황 (신충 ) 98/11/26 05:43 읽음:2309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3. 난행亂行. 제레미아, 이시테, 란테르트의 삼각관계(?)는 이제 어느 정도 타협점 을 찾았다. 제레미아는 자신의 딸과의 낯선 대화방법에 어느 정도 익 숙해져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하루중 절반 이상은 두 모녀가 이런 저런 이유로 나누지 못했던 대화로 시간을 보냈다. 제레미아는 딸과 이야기를 하며 몹시 놀라고 있었다. 사실, 불과 3, 4년 전만 해도, 그녀는 몹시 자애로운 어머니로 하루중 많은 시간을 제레미아와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3년전, 남편인 디미온이 군무행 료경으로 두계급이나 특진을 하면서, 그녀는 바빠지기 시작했다. 남편 을 도와 서류를 작성하기도 했고, 이런 저런 무도회를 열어야 했으며, 다른 귀부인들과 다과회다 뭐다뭐다 해서 한시도 집에 붙어있을 시간 이 없었다. 가여운 이시테를 혼자 두는 것은 마음이 아팠으나,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남편이 너무 어린(?)나이에 높은 자리에 오른 덕에 주위의 시기가 만만치 않아 그렇게 자신이라도 발벗고 나서 타 귀부인들의 마 음을 진정시켜 주어야만 했다. 그 3년사이, 이시테는 완전히 다른 아이가 되어 있었다. 그저 어린아 이, 조금 똑똑했던 아이일 뿐이었던 이시테의 지식수준이라는 것이, 이제는 거의 자신과 비슷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제레미아는 비록 학자 타입의 여자는 아니었으나, 20세가 될 때까지는 꽤 많은 책을 읽었었 고, 머리가 텅텅 비어 걸어다닐 때마다 귀걸이와 머릿속의 공동空洞이 우웅하는 공명 음을 일으킨다는 그런 여자들과는 다르다고 스스로 자 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시테가 말하는 것을 보니, 자신에 비해 아 는 것이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는 것이 아닌가? 기쁜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아무튼, 이시테는 이렇게 제레미아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저녁 을 먹은 후, 란테르트가 디미온에게 검술을 지도 받는 시간 이후 잠이 들 때까지 잠시동안 그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부권상실(?)의 시대의 대표주자인 디미온은 이런 이시테 쟁탈전에는 껴보지도 못한 채 곁에서 온화한 미소만을 띄고 있었다. 다른 의미의 나이 컴플랙스를 가지고 있던 그의 행동 방식은 40을 훨씬 넘긴 남자 의 그것과 비슷했다. 그리고, 언제나 찬밥인 셀트는 오늘도 열심히 이 시대 최초의 직업인 마부기사馬夫騎士 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하루, 그리고 반나절을 남동쪽으로 내려온 일행은 다시 한가하다면 한가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제, 디미온과 제레미아, 그리고 셀트 가 가지고 있던 습격에 대한 불안감은, 란테르트라는 절대적인 방패에 의해 많이 누그러들었다. 이시테는 그녀의 엄마와 마차 안에서, 마차의 흔들림과 함께 조금씩 고개를 까딱거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마차가 흔들려서인지 글자 가 약간 흐트러졌지만, 알아보기 힘들지는 않았다. [엄마.... 그런데, 왜 란테르트가 싫어요?] 이시테의 이 물음에 제레미아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이내 이시테의 손바닥에 글자를 써 주었다. 말로 하기엔, 란테르트와의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저렇게 잔인한 사람.... 이 엄마는 처음 보았단다.... 떠올려 보렴. 사람을 죽이고도 눈살하나 찌푸리지 않는 그의 모습을....] [하지만, 그건 아빠도 마찬가지잖아요.] 이시테가 이렇게 반론을 제기하자, 제레미아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게 무슨 소리니.... 너희 아버지는 결코 함부로 사람을 죽이지 않 는단다. 그때는 어쩔 수 없이.... 너와 나를 보호하기 위해 사람을 죽 인 거란다.] [그렇게 치자면, 란테르트도 그때는 어쩔 수 없었잖아요.] 이시테가 다시 물었고, 제레미아는 그녀의 말에 순간 반박할 말을 찾 지 못했다. [하지만.... 꼭 그렇게 참혹하게 사람을 죽일 필요는 없지 않니? 게 다가, 그 정도로 강한 사람이, 꼭 사람을 죽일 필요도 없었고. 그냥 다리 정도만 다치게 하여 쫓아 버렸으면 괜찮았지 않았을까?] 제레미아의 말에 이시테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다 손을 움직였다. [사람을.... 참혹하게 죽이는 게, 그냥 죽이는 것 보다 더 나쁜 거예 요?] 이시테의, 어찌 보면 간단하면서도 대답하기 힘든 말에, 제레미아는 한참동안이나 골똘히 생각에 잠기었고, 결국은 남편에게 짐을 떠넘기 기로 했다. "디미온. 사람을 참혹하게 죽이는 게 그냥 죽이는 것 보다.... 나쁜 가요?" 속삭이듯 묻는 그녀의 물음에 디미온은 눈살을 찌푸렸다. 잘 모르겠 다는 표정이었다. "음.... 그렇지 않을까?" 그의 말에 이시테가 고개를 으쓱하며 눈을 크게 떠 보였다. "왜?" 라 는 말을 하는 듯한 제스처였고, 디미온은 그런 행동을 하는 이시테가 돌연 귀엽게 느껴져 그녀를 안아 무릎에 올려놓았다. "왜 그럴까? 생명을 죽인다는 것은, 옳지 못한 행동이야. 그러니까, 아무래도 조심스럽게 해야 겠지. 물론, 그렇다고 사람을 죽이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음.... 예법이랑 비슷하다고 할까? 인사를 할 때, 꼭 왼발을 뒤로 빼며 옷 앞자락을 들어올리고 허리를 깊이 숙여야 만 그 사람을 존경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렇게 해야 상대가 이 해하지 않니? 마찬가지로, 사람을 참혹하게 죽이지 않는다고, 상대의 생명을 앗는 게 아니지는 않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최소한의 미안함 을 표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말에 이시테는 잘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녀는 디 미온의 무릎에서 내려와 란테르트에게 다가가서는 그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란테르트는 무표정한 얼굴로 뒤돌아보고는 손을 내밀어 주었고, 이시 테는 그곳에 적었다. [아빠가 한 말 들었나요? 란테르트는 어떻게 생각하죠?]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한차례 끄덕이고는 이시테를 한번, 그리고 디미온을 한 번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아버지의 말은 일단 옳습니다." 란테르트의 말에, 이시테는 한차례 빙그레 웃었고, 디미온 역시 기꺼 운 표정을 지었다. 이시테가 다시 적었다. [그럼.... 란테르트도 이제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지 않을꺼죠? 엄마 는 란테르트가 그렇게 잔인해서 싫데요. 잔인하지 않으면 싫어하지 않 을꺼에요.]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전 특별히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거나 하지 않습니다...." 그의 말에 제레미아가 외쳤다. "그게 무슨 소리예요? 당신은...." 제레미아는 여기까지 말하다 돌연 손으로 입을 막았다. 순간 발끈하 여 외치기는 했지만, 더 이상 이야기를 하면, 자신이 이시테의 손바닥 에 숨겨가며 했던 이야기가 모두 들통이 나버릴 터였으니 말이다. 물 론, 이시테에 의해 이미 밝혀졌지만.... 제레미아는 평소 조용하고 정숙한 여자였지만, 이렇게 야외로 나와 도망자 비슷한 상황으로 며칠이나 지내고 나자 성격이 약간 거칠어졌 다. 게다가, 왜인지 란테르트와 관련된 일이라면 자신도 모르게 발끈 하곤 했다. "전 다만, 효율적으로 사람을 죽일 뿐입니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했고, 제레미아는 헬쓱해져 입을 다물었다. 디미온은 란테르트의 말에 순간 뇌리를 스치는 장면이 하나 있었다. 바로, 란테르트가 숲속에서 암살자들을 죽인 후, 그들의 상처를 살피 는 모습으로, 그는 당시 그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 지만, 이제와 생각해 보니 알 것 같았다. 바로, 자신이 '효율적'으로 검을 휘둘렀는지를 확인해본 것이었다. 순간, 란테르트의 모습이 한없이 두렵게 느껴지는 디미온이었다. 하 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왜 그렇게 까지 강해지려고 노력하는지 궁금해 졌다.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물었다. [효율적이라는 것이.... 경제학에서 말하는 것과 비슷한 것인가요? 적은 노력으로 많은 효과를 얻는 것이 바로 효율이다, 라고 나와 있던 데....] 란테르트는 그녀의 물음에 놀라 물었다. "경제학? 그런 것까지 공부한 건가요?" 이시테는 방긋 웃었다. [서론만 읽었어요.... 어려워서요....^-^] 이시테는 마지막에 란테르트의 손바닥 위에 웃는 모습을 그렸고, 란 테르트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를 띄었다. "비슷합니다." 란테르트는 곧바로 표정을 굳혔고, 그의 미소는 유성처럼, 찰나만에 사라져 버렸다. 웃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잘 되지 않았다. [란테르트는 경제학 읽어 보았나요?] 이시테가 물었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요?] 이시테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이렇게 물었고, 란테르트는 천천히 다 시 고개를 끄덕였다. 란테르트는 이 5년간, 검과 마법만을 익히지는 않았다. 그는 정치, 외교, 군사, 경제등, 여러 기초학문들의 개론서들을 꽤 읽었다. 물론, 그가 나크젤리온과 조금더 수준 높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 교양을 쌓은 것은 결코 아니다. 그는 알고 있었다. 이제는 자신이 거의 오를 경지가 없다는 것을. 그 도 그럴 것이, 5년전의 자신만 하더라도, 인간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경 지의 힘과 마법력을 가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더 이상 검을 휘두른다 해도, 근력은 늘지 않는다. 마법력과 정신력 이야 하기에 따라 얼마만큼 더 올릴 수 있었으나, 통상의 수련 법으로 는 거의 불가능했다. 수련을 쌓는다는 것은, 우물을 파거나, 산을 쌓는 것에 비교할 수 있 다. 그리고, 그 산이나, 우물의 높이와 깊이는, 처음 시작할 때의 넓 이에 비례한다. 즉, 한뼘 넓이로 산을 쌓는 것과, 두뼘 넓이로 산을 쌓을 때의 높이가 확연히 다르다는 말이다. 란테르트가 인간이 아니다, 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마법력이 높아질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남들과는 달리, 신계와 마 계 두 종류의 마법을 처음부터 익혔기에, 즉 조금전의 비유에 의하면, 남들보다 두배 넓이의 우물을 팠기에 그렇게 높은 경지에 이를 수 있 었던 것이다. 물론, 보통사람이라면, 두 우물을 팔 경우, 물이 나오기 도 전에 지쳐 쓰러졌겠지만, 란테르트는 보통의 사람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는 검술과 마법이라는 것 이외의 길로도 공부를 하기 시 작한 것이다. 경제학에서도, 정치학에서도 검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적어도 깨달음의 폭은 넓힐 수 있었다. 이것은 그가 에디엘레 가문의 검술을 배우는 것과 비슷한 원리였다. [와!! 대단해요!!] 이시테가 썼고, 란테르트는 별 것 아니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시테는 곧바로 제레미아에게로 다가가 그녀의 손바닥에 글을 썼다. [란테르트는 경제학도 공부했대요.] 그녀의 말에 제레미아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굳 이 딸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아 잠자코 있었다. 그러는 사이, 마차는 거친 흙길을 삐그덕 거리며 달려 케티라는 한 작은 성에 도착했다. ----------------------------------------------------------------- 음냐냐.... 글쓰기 싫다.... 모든게 귀찮다.... 잠만 자고 싶다.... --;;; 계속해서...^^ 아아!! 나의 여신님!!! OVA입니다. 전 여신님의 광적 팬이기에... (절 애니팬에서 오따꾸(매니아)로 만들어준 만화죠^^) 정말 재밌죠. 감동적이구.... 사실, OVA보다는 만화책이 압권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연재물이죠!!! (17권은 언제나오나~~~~ ^^) 에피소드 나열식으로, 종종 쓸모없는 에피소드를 빼고는.... 무어랄까.... 삶 속에서의 소소한 감동들? 7권 이후부터 정말 좋습니다. 12, 3권 이후의 작화수준은 거의 환상!!! 초무적 캐릭터!!! 아!!~~~ 타미야, 오딘선배~~~~ 베르단디 사마도 좋고, 울드사마도 좋고, 수쿨드짱도 좋고~~~~ 메구미양도 좋고, 케이이치도 좋고, 지로 선배도 좋고~~~~ 하세가와군도 좋고, 페이오스님도 좋고, 사요코사마도 좋고~~~~ 밤페이군도 좋고, 쥐사꾸도 좋고, 길가던 사람 A도 좋고~~~~ 좋아좋아좋아좋아좋아~~~~ ^^ 아기와 나!!! 음.... 은근 슬쩍 만화책으로 넘어왔군요.^^ 이 보다 더한 감동물은 없다!!! 역시, 삶 속의 조용한 감동들을 귀여운 그림으로 엮어가는 예쁜 만화책입니다!! ^^ (원판 이름은 전혀 모르는 관계로...) 진신(마가미???)2형제는 귀엽고, 철수와 장수(?)는 멋있고.... 보라는 예쁘고, 진이 아빠는 갱장하고, 이랑이와 진우는 깜찍하고.... 앞집 성일이형의 난봉질과 그의 글래머 부인 지숙씨의 LOVELOVE도 재밌고~~~ ^^ 정말 고요하게 아름답고, 어여쁘게 감동적인 작품입니다. ^^ (어째서 벌써 끝났느냔 말이다~~~~!! 마리모상, 빨리 2부 써줘요~~~ --;;) 시티헌터!!! 이것도 에피소드 나열식....(어째 좋아하는 만화책 베스트3 이 전부... ^^) 사에바 료의 난행이 압권인 정말이지 재미있는 만화책!!! 게다가 슈퍼 스페샬 디럭스 팩인 감동까지~~~~ ^^ (전 감동물 아니면 보고 욕만 합니다. ^^) 원초적 재미와 원죄적 흥미!!! 거기다 사에바 료의 캐릭터성!!! 그림도 맘에 들고~~~~ 원패턴 에피소드들도 정말 좋습니다. 원패턴-의뢰(전부 여자들로 부터. 가오리는 말리고, 료는 헤벌쭉!!!) 여자쪽에서 실망(뭐 이딴게 시티헌터라고....) 엄청난 사건과 료의 실력행사(이때, 료는 진지합니다.) 여자가 료에게 반한다. 하지만, 료는 언제나 총각 신세를 면치 못한다.--;; 정말이지 훌륭한 작품이죠!!! ^^ 다음에 계속~~~~ ^^ 사상 초유의 슬럼프에서 허덕이는 바보 글장이 에이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4522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3 올린이:광황 (신충 ) 98/11/27 00:06 읽음:2387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시간이 꽤 늦어져 일행은 마을 안쪽으로 마차를 몰고 들어갔다. 그러 던 중.... "아이고.... 아이고.... 이 나라는 왕도 없는가?.... 법도 없 나?...." 라고 마을 입구에서 들리는 한 노인의 목소리 때문에 마차를 멈춰 섰 다. 노인은 목청이 터져라 외쳐대고 있었다. 셀트가 마차 위에서 고개를 빼곰히 내밀어 보니 웅성거리는 사람들 사이에 한 노인이 바닥에 주저 앉아 바닥을 두들기며 서럽게 울부짖고 있었다. "디미온님, 가서 한 번 살펴보는 게 어떨까요? 무언지 곤란한 일을 당한 것 같은데...." 역시 셀트는 나이트였다. 풍만한 기사도를 지닌 성숙한 기사! 암살자 에게 쫓기고 있다는 것은 잊은지 오래였고, 어느 샌가 의협심이 싹을 틔우고 있었으니 말이다. 디미온이 빠질쏘냐. "잠시 나가보지." 디미온은 이렇게 말하며 밖으로 나왔고, 제레미아 이시테도 덩달아 밖으로 나왔다. 그에 란테르트도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마차에서 내렸다. 이렇 게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할 수 없지 않 은가? 노인은, 그 나이만큼이나 수많은 주름을 이마에 자근자근 달고 있었 는데, 옷은 몹시 허름했다. 괭이를 손에 든 채 바닥을 탁탁 두들기며 그는 이렇게 외쳐댔다. "여러분들.... 제 말좀 들어보시오.... 전 요 가까운 라망 마을에 사 는 아무것도 모르는 늙은이요. 이제 20살 먹은 손녀딸과 살고 있었는 데.... 글세, 우리 마을의 영주이시기도 한 이 케티성의 주인께서 글 세...." 막 노인이 여기까지 말할 무렵, 한 무리의 병사들이 미늘창을 높이 들고 이쪽으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닥쳐라 이 미친 늙은이!! 모두들 해산이다!! 잡히면 모두 감옥에 처 넣겠어!!" 일곱 명의 병사들중 대표로 한 남자가 이렇게 외치며 미늘이 번쩍이 는 창을 휘휘 휘둘렀고, 성의 주민들은 우르르 사방으로 조금 흩어졌 다. 하지만, 도망치지는 않았다. 아마도 노인의 다음 이야기가 듣고 싶은 모양이었다. "여러분.... 가지 마시오.... 이 늙은이.... 죽기 전에 이 이야기하 지 못하면...." 노인의 이야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창을 든 사내중 한 명이 노인을 창 자루부분으로 한 대 후려쳤고, 노인은 아이쿠, 소리를 지르며 바닥 에 쓰러졌다. 그런 그들의 행동에, 셀트는 발끈 하여 검을 뽑아들며 그 사내의 멱 살을 잡았다. "이 사람아!! 자넨 노인도 공경할 줄 모르나? 게다가 무슨 사정이 있 는 듯 싶은데...." 하지만, 상대는 그렇게 인내심이 풍부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셀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상대들은 창대로 셀트를 후려치기 시작했고, 셀트는 그런 그들의 공격을 검으로 막아내며 멱살을 쥐었던 손을 놓았 다. 셀트는 비록 둔하게 생기기는 했으나, 꽤나 수련을 성실히 쌓은 듯, 거의 대부분을 그의 강철제 검으로 막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종종 그 의 방어막을 뚫고 들어오는 미늘에 몸 이곳 저곳에 조금씩 상처가 더 해지고 있었다. "이게 무슨 짓들이요?" 옆에서 잠자코 있던 디미온이 셀트를 마구잡이로 구타하기 시작한 병 사들을 향해 이렇게 외쳤고, 동시에 그들중 한 명이 디미온을 향해 창 을 쑥 찔렀다. 디미온은 그런 그의 모습을 가소롭다는 듯 쳐다보다가 창을 슬쩍 피 했고, 상대의 창대를 움켜쥐어 아래로 툭 꺾어 부러뜨렸다. 단단하기 그지없는 창대를 한 손으로 내려 꺾는 그의 모습에 상대편 병사는 기가 죽어 버렸고, 디미온은 부러진 창대를 바닥에 내 던지며 외쳤다. "모두들 손을 멈추시오!" 하지만, 그에게 당했던 병사를 제외한 다른 병사들은 그의 말에는 조 금도 신경 쓰지 않은 채 계속해 셀트를 공격했고, 그에 따라 셀트의 몸에는 산술급수적으로 상처가 늘었다. 그에 디미온은 얼굴을 찌푸리며 검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는.... 란테르트는 그의 모습을 눈여겨 살폈다. 대가이다.... 어떤 의미에서 는 자신보다 훨씬 훌륭한 검술을 할 줄 아는.... 에디엘레 가의 검술은 이미 몇 차례 언급한 하넷에 의해 정립되었다. 그의 스승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귀검鬼劍 란트오트 가의 사람이 다. 란트오트는 그 별명처럼 숨어서 검을 쓰는 사람들이었기에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아무튼 그 하넷에 의해 란트오트 가와는 다르게 정립되어진 이 가문 의 검술은 날렵함을 그 주로 삼았다. 디미온은 흡사 춤을 추듯 우아하게 몸을 놀려 슥 하고 검을 상대의 창에 가져갔다. 그리고, 동시에 깡, 하는 금속성 소리가 들리며 그의 창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이것이 바로 에디엘레가문의 검술의 장기였다. 겉보기에는 한없이 부 드러웠으나, 막상 그 공격 속에는 다른 어느 검술보다도 강한 힘이 숨 어 있었다. 또한 이점이 란트오트 가의 검술과 다른 점이었다. 란트오 트 가의 검술은 부드러워 적은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었으나, 에디엘레 검술은 유약함으로 상대의 눈을 속여 강함으로 상대를 제압 하는 것이었다. 에디엘레 가문의 검술이 란트오트 가의 그것과 길을 달리한 이유는 레카르도가 때문이었다고 한다. 아무튼, 디미온은 자신의 가문의 검술을 제대로 이어받았고, 그의 검 술 또한 괴장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막, 어깨로 쳐들어오는 상대의 창을 피하며, 디미온은 팔을 확 펴 검 을 한차례 털었고, 동시에 상대의 창이 다시 하늘로 솟아올랐다. 이렇 게 하기를 네차례 더, 동시에 마을입구의 조그마한 공터에는 수십 명 의 사람들과 우아한 자세로 검을 들고 서있는 디미온, 그리고 창을 잃 은 채 망연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일곱 명의 병사들이 있게 되었다. 디미온은 검을 갈무리한 후, 그 일곱 명의 병사에게는 별다른 말없이 곧바로 노인에게로 향하였다. "노인장. 무슨 서러운 일이 있으시길레 이렇게 계십니까? 제가 비록 별 것 아닌 사람이지만,있는 힘껏 도와드리겠습니다." 그의 말에 노인은 용기를 얻었는지 입을 열기 시작했다. "전 근처 마을에 사는 무식한 늙은이입니다. 20살 먹은 손녀딸과 조 그마한 밭을 경작하여 근근히 살아가고 있었지요.... 에이그.... 농부 의 딸년으로 태어날 바에야.... 그리 예뻐 무엇하누.... 어느 날 근처 마을에 시찰을 나왔다가 제 손녀아이를 보고는.... 그만.... 몹쓸 짓 을...." 다시 병사가 소리쳤다. "닥쳐라 미친 늙은이!!" 노인의 말을 막는 것을 보니 아마도 사실인 듯 싶었다. 디미온은 노인의 말을 다 듣고는 화를 발끈 내며, 방금 소리를 지른 사내를 쏘아보았다. "이 노인 분의 말이 사실이냐?" 방금 소리를 질렀던 병사는 그의 물음에 머뭇거리며 대답을 피했고, 디미온은 곧바로 검을 다시 뽑아들었다. "사실대로 말해라!!" 그때였다. 멀리서 또다시 한때의 병사들이 미늘창을 들고 이쪽으로 달려오는 것이 일행의 눈에 보였다. 셀트는 방금 전에 입은 상처가 그리 심하지는 않았으나 피가 쉽사리 멈추지 않아 한쪽에 앉아 쉬고 있었는데, 막 병사들이 달려오는 것을 발견하고는 검을 뽑아들며 일어섰고, 디미온은 그들을 보며 코웃음을 한 번 쳤다. 제레미아와 이시테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란테르트의 보호를 받으며 서서는 남편, 그리고 아버지의 무용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가, 또다시 일군의 병사들이 달려오자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더이상 귀찮아 지기 전에 출발하는 게 어떨까요?" 그때 란테르트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디미온에게 이렇게 물었고, 디미온은 그런 그의 말에 무슨 소리냐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다시 란테르트가 입을 열었다. "자신들의 처지를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한가하게 남 걱정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닌 듯 싶습니다만...." 란테르트의 말에 디미온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물론, 란테르트씨의 말씀은 옳습니다만.... 따를 수는 없습니다. 선 부께서 임종을 거두실 때,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의를 이루라고. 어려 운 사람을 도우라고."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표정하나 바꾸지 않은 채 입을 다물었다. 마음 대로 하라는 태도였다. 사실 란테르트로서도 별로 문제될 것이 없었 다. 약간 지키기 번거로워 지기는 하겠지만, 그러는 편이 수행에는 더 유익하기 때문이다. 이윽고 도달한 병사들. 이번에는 10명이었다. 하지만, 디미온은 이런 병사들 정도는 10명이 아니라 100명이 와도 별로 걱정이 없는 사람이 었다. 검을 들고, 날렵한 움직임으로 한차례 병사들 사이로 움직이니, 첫 번째 창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두 번째 창이 날아올랐고, 그렇게 첫 번째 창이 바닥에 퉁겨 울리는 여음이 채 가시기도 전에 10자루의 창이 모두 병사들의 손을 빠져나왔다. 동시에 주위에서 구경을 하던 주민들은 뭐가 좋은지 박수를 치기 시 작했다. 나중에 있을지도 모르는 병사들의 보복은 걱정도 않은 채.... 병사들은 각자의 창을 챙겨들며 멀리 보이는 내성 쪽으로 달아났고, 디미온은 다시 노인 쪽으로 걸음을 옮기었다. "제가 어떻게 도와드렸으면 좋겠습니까?" 디미온의 물음에 노인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됐습니다.... 검사님.... 그냥.... 저는 그저 이 말을 모두에게 하 고 싶었을 뿐입니다.... 이제 죽을 날만 기다리는 이 늙은 것이.... 무얼 바라겠습니까? 하나 남은 손녀년은.... 목을 매 저 세상으로 떠 나버렸고.... 전 다만.... 이렇게 라도 소리를 쳐 세상에 알리고 싶었 을 뿐입니다...." 디미온은 목을 맸다는 말에, 아, 하는 탄성을 내질렀고, 셀트는 이 를 악물며 "나쁜 놈들...."이라고 중얼거렸다. 한편, 전혀 동요 없이 서있던 란테르트도 이 마지막 노인의 말에 약 간 마음이 움직였는지, 눈살을 조금 찌푸렸고, 뒤에 있는 두 여자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디미온이 주먹을 움켜쥐며 외쳤다. "이런 비참한 일이.... 이런 무도한 귀족이...." 하지만, 다른 나라의 일이니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다만 묵묵히 품에서 한 자루의 돈주머니를 꺼내 노인에게 건넸다. 적 게 잡아도 4,50개의 동전은 들어 있음직한 주머니였다. "이 돈이라도 받아 남은 날을 편안히 사십시오." 하지만 노인은 그의 돈을 받지 않았다. "검사님.... 도로 넣으십시오...." 디미온은 그가 겸양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괜찮습니다. 저희 가문이 그리 빈한 편은 아니니 마음놓고 받으십시 오." 그러나 노인은 여전히 받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 이유가 아닙니다.... " 노인의 말에 디미온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고, 노인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그런 이유가 아닙니다.... 이제 돈 같은 것은.... 필요 없습니 다.... 그저.... 손녀아이 하나 바라보고 살고 있었는데..... 이제 그 아이가 없으니...." 디미온은 그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 멍청히 내민 손이 부끄러웠다. 하나뿐인 가족을 잃은 노인에게, 자신은 고작 할 수 있는 것이 돈 따 위를 내놓는 것이라니.... 그리고.... 여기 그보다 훨씬 마음이 흔들린 사내가 한명 있었다. 란테르트는 자신도 모르게 곁으로 둘러맨 가방으로 시선을 향했다. 그 동안, 몇 자루의 이름난 검을 사고, 이런 저런 유명하다는 마법 아 이템을 사느라 100만 하르 정도를 허비해 버리고 이제는 800만 하르가 남아있다. 노인의 필요 없다, 라는 말에 란테르트는 자신도 모르게 고 개를 끄덕였다. 무겁기만한.... 쓸모 없는 800개의 금화.... 지킬 사 람이 사라진 순간.... 그 효용을 잃어버린 금화.... 나크젤리온에게 복수를 하기 위한 자금이 필요 없었더라면, 당장 어디론가 던져 버렸 을 것이다. 란테르트는 노인을, 그리고 노인의 눈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눈과 조 금도 닮지 않았으나, 닮은 그의 눈을.... 하지만,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더 이상은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디미온은 천천히 가죽주머니를 품안으로 갈무리했다. "노인장.... 부디 건강하십시오...." 디미온의 말에 노인은 쓸쓸히 고개를 가로 저으며 입을 열었다. "검사님에게 데로드 님의 가호가 있기를...." 디미온은 셀트에게 마차를 한쪽에 대 놓도록 시키며 가장 가까이 보 이는 여관으로 향했고, 제레미아와 이시테는 조용히 그의 뒤를 쫓았 다. 란테르트는 한참동안 그 자리에 멍하니 서있다 한숨을 내쉬며 세 사 람의 뒤를 쫓았다. 곁에 있던 사람은 그가 나지막이 중얼거리는 소리 를 들은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들은 듯한 말 은.... "개 같은 데로드?...." 였다. ----------------------------------------------------------------- 음냐.... 슬럼프중.... 인기투표 집표가 늦어지네요....--;;; 죄송합니다. --;; 음냐.... 이 슬럼프를 벗어나는 방법이 무어란 말이냐!!!! --;;; 에이, 짱받는데 여자나 사귀어볼까.... 에잉. 귀찮아....--;; 미친척하고 여행이나 가볼까.... 이것도 귀찮고....--;;; 음.... 한 한달쯤 연중을 해버려???? 이건 후한이 두렵고...--;; 몽창 때려치고 일주일 푹 쉬어버려??? 이것도 훗날이 걱정이구....--;;; 부탄가스??? 본드??? 음냐... 머리아플것 같구....--;;; 사람이나 하나 붙잡고 싸움걸어봐?? 아서라 감빵갈라...--;;; 꾸에~~~~ 이 슬럼프를 벗어날 방법이 무어란 말인가????--;; 이 밑에 있는 주저리주저리 후기는 옛날에 만들어 놓은 것임. 지금 기분 같아서는 이따위 것들 쓸리가 없죠~~~~ --;; 이어서... ^^ 기타 등등들~~~^^ 기타 등등은 결코 떨어지는 작품들이 아닙니다!!! ^^ 다만, 너무 조금 접해봐 평가를 할 수 없거나, 베스트에 들기에는 조금 손색이 있는...(이게 떨어지는 건가? 음...^^) 소녀혁명 우테나!!! 아아, 우테나 사마!!! 파괴적인(?) 영상미와 퇴폐적인(?) 사운드의 절묘한 랑데뷰~~~~ ^^ 정말 재밌고 감동적인.... 하지만, 12화 까지 밖에 보지 못해 평가 불가..^^ 흥미로운 설정에서 캐릭터성까지, 정말 느낌이 좋은 만화 입니다. ^^ 노래들은, 륜무 레볼루션하고 트루쓰 빼놓곤... 전부... 절대운명묵시록, 환등접아16세기(맞나???), 버추얼스타발생학, 육체속의 고생대, 원추형절대란알시브라, 성숙연령투명기... 등등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엽기...--;; 입니다. ^^ (그래도 들을만 해요. ^^ 특히 버추얼스타발생학 하고 절대운명묵시록) 간담 시리즈... 본게 별루 없어 무어라 말 못하지만, 재밌습니다. First 간담은 슈퍼로봇이고.... (이거 리얼로봇에 넣은 사람 누구야!! ^^) 중년의 샤아~~~ 와 궁극의 뉴건담이 압권인 역습의 샤아~~~ 미소년물에 들어가는 윙건담~~~ (이건 로봇물이 아니라 미소년전대물임!! ^^) 예쁜 풀....(ZZ간담... ^^ 본건 한화 뿐이지만.... ^^) 개싸가지 까뮤~~~ (이거...분명 본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랑 귀를 귀울이면... 지브리에서 유일히 볼만한 작품들^^ 전 지브리 그저 그래요. 차라리 옜날에 했던 코난이 훨~~~씬 재밌죠. ^^ 아직도 70년대의 그 사상을 버리지 못하는 미야자키 아찌!!! FSS - 이제 겨우 1권 밖에는.... 보지 못했지만, 재밌죠. ^^ 전영소녀 만화책도 재밌고.... 아일랜드도 재밌고.... X도 재밌고.... 카드캡터 사쿠라도 재밌고.... 클램프 학원탐정단도 재밌고.... 클램프 비주류 만화들도 재밌고.... 위시도 재밌고.... 열혈강호도 재밌고.... 에스카플로네도 재밌고.... 레이어스는 2기만 재밌고.... 마법사타이도 재밌고.... 사일렌트 뫼비우스도 재밌고.... 바스타드도 정말 재밌고.... 켄신은... 처음은 좋은데 뒤쪽은 쓰레기고.... 아, 요즘 그 무적의 반항하지마(GTO)도 정말 우끼고.... 슬램덩크도 증말 재밌는것 같은데... 아직 못봤고.... 에고 이제 기억이 않나네요... ^^ 분명 더 있을텐데.... ^^ 그러고 보니, 본거 전부 쓴거 같당~~~~ ^^ 만화 얘기는 이걸로 략하죠.. ^^ 바보수룡 아그라가....^ 『게시판-SF & FANTASY (go SF)』 14640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4 올린이:광황 (신충 ) 98/11/28 06:37 읽음:2131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역시 경험 미숙이었다. 방금 성의 병사들과 싸움을 버린 후, 그 마을 에서 묵다니.... 란테르트는 이 점을 알고 있었으나, 신경 쓰지 않았다. 귀찮게 굴면 모두 죽여버리면 그만이니.... 디미온은 저녁때 노인을 본 후 괜히 기분이 씁쓸해 있었다. 그도 그 럴 것이, 자신도 귀족이었다. 이 당시의 귀족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었다. 하나는 실력을 상당히 중요시 여기는 진보파 귀족이었고, 다른 하나는 세습을 중요시 여기는 보수파였다. 당연히 전자는 평민들의 지지를 얻었으나, 세력이 미약했 고, 후자는 세력이 막강했다. 진보파 귀족은 거의 대부분이 무벌귀족 아니면 하급 귀족들로, 실력 이 아니고서는 중앙정계로 발을 디딜 수 없는 존재들이었고, 보수파 귀족은 그 반대였다. 이렇게 두 파벌이 생기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용병제의 군 제와 마법사의 등장이었다. 둘 모두 실력만으로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직업으로, 디미온이 속한 에디엘레가도 200여년전에 백작의 작위 를 하사 받은 평민 가문이었다. 디미온은 당연히 진보파 귀족이었고, 뛰어난 행정능력과 용병실력을 바탕으로, 35세의 나이에 군 관료 최고자리인 군무행료경에 올랐다. 그러면서도 영지의 주민들에게 선정을 베푸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아 그의 영지는, 경작지는 풍요로웠고, 사람들은 여유로왔으며, 치안은 훌륭했다. 진보파 귀족의 모범 케이스였던 것이다. 진보파 귀족인 디미온에게 귀족들의 악정과 폭력은 그리 달가울 것이 없었고, 그렇기에 이날 저녁 이렇게 편치 못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 었다. 제레미아는 그런 남편의 심기를 헤아려 잘 토닥여 주었다. 그녀의 성 인 이토샤가 나타내는 가문은 꽤나 유명한 보수파 귀족 가문이었으나, 이미 에디엘레 가문의 사람이 되었으므로, 그리고 정치에는 그다지 생 각이 없는 여인이었기에, 그녀는 남편을 따라 진보파 귀족이 되었다. 원래 자애로운 성격에 불쌍한 것을 잘 못 보는 성격이기에, 그다지 무 리는 없었다. 다만 어려서부터의 가풍이 가풍이리만큼, 디미온에 비해 서는 철저히 귀족과 평민을 구분해 바라보았다. 란테르트를 싫어하는 이유중 하나 역시 이것에 기인한 것으로, 평민이 너무 건방지다, 였 다. 남편이 그런 이야기를 싫어해 대놓고 하지는 못하지만.... 언제나와 같이, 디미온과 제레미아, 그리고 이시테가 한방을 사용하 였고, 란테르트는 바로 옆방, 그리고 셀트는 다시 그 옆방을 사용하였 다. 아무래도 백작쯤 되고 보니 돈 씀씀이가 상당해 란테르트와 셀트 에게 각각 한방을 구해주었다. 디미온과 제레미아 옆에 있는 침대에 누워서 부모의 모습을 바라보던 이시테가 돌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입고 있던 담황색 원피스를 탁탁 털며 침대에서 내려섰다. 곧바로 쪼르르 엄마인 제레미아에게 다 가와 손에 무어라 글자를 썼고, 제레미아는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짓 다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조심히 다녀오렴...." 막 이시테가 방을 나선 후, 무슨 대화를 했는지 궁금하다는 표정을 짓는 디미온에게 제레미아가 입을 열었다. "란테르트.... 그 사람에게 잠시 갔다 온다는군요...." 아직 해가 서편에 중간쯤 걸려 있었고, 황혼에 온통 하늘이 붉어있었 기에, 제레미아는 딸의 청을 들어준 것이다. 제레미아는 아직도 그, 란테르트가 10살밖에 안돼는 자신의 딸의 얼굴을 더듬던 그 이상한 모 습이 눈에 선했다. 디미온은 아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걱정에 살짝 일그러진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는 좋은 사람이오.... 내말도 믿지 못하겠다는 거요?" 제레미아는 남편의 말에 고개를 설레설레 내 저을 뿐이었다.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방문을 한차례 두들겼고, 이내 들려온 들어오라 는 소리에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란테르트는 창문 가에 앉아 창 밖을 내다보고 있다가 이시테가 방안으로 들어오자 그녀를 향해 고개 를 돌렸다. 이시테는 발랄한 발걸음을 총총 걸어 란테르트에게 다가왔고, 이내 그의 손에 글자를 썼다. [이시테.... 심심해요. 같이 놀아요. 엄마와 아빠는 정치얘기를 하고 있어요.]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다. 하지만.... 다큰 어른과 10살 짜리 꼬마아이가 무얼 하고 놀겠는가? 잠시동안 얼 굴만 서로 멀뚱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시테는 순간 실없는 웃음을 킥 터트렸다. 물론, 소리는 들리지 않 았지만.... 이시테가 다시 란테르트의 손위에 글자를 썼다. [우리 밖에 나가봐요. 산책이요.] 이시테는 이렇게 말하며 란테르트를 끌어당겼고, 란테르트는 가방을 곁으로 둘러매고 검을 챙긴 후, 망토까지 입고 이시테를 따랐다. 가방 은, 가방보다는 가방에 붙어있는 낡은 나비브로치 때문에, 그리고 검 과 망토는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한시도 따로 떼어놓지 않 는 그였다. 이시테는 문간에서 그가 준비하는 모습을 잠시 지켜보다가 그가 나오 자 그의 손을 잡고 여관 밖으로 나갔다. 아직 해가 지지 않았기에, 거리는 활기찼다. 낮의 노인이 어쩌고 떠 들었건 간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일을 한순간의 유희거리 이상으로 는 생각하지 않았다. 한편의 비극, 이것은 노인이 이야기한 손녀의 이 야기였고, 한편의 희극, 이것은 디미온이 수많은 병사들을 한칼에 때 려눕힌 그것이었다.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오른손의 세 손가락을 꼭 붙잡고 그의 곁을 따 라 걷고 있었고, 란테르트는 이왕 데리고 나온 것 조금더 즐겁게 해주 자는 생각에 그럭저럭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곳으로 그녀를 안내 했다. 하지만, 그녀는 주위의 풍경보다는 란테르트와 함께 있는 것 그 것 자체를 즐기는 듯 내내 명랑한 미소를 지었다. 오래지 않아 해는 서편으로 완전히 져 버렸고, 사위는 슬슬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이미 이 두사람은 여관이 있는 곳과는 반대편으로 와버렸고, 슬슬 하나둘씩 불이 켜지는 가로등을 바라보며 천천히 여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가로등이 새로 생긴 것은 대략 100년전으로, 이것을 고안해 낸 사람 은 크란트 테리오르라는 학자였다. 그의 모든 사상서는 금서였으나, 지금까지도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추앙 받고 있었고, 테리오르라는 이 름은 함부로 입밖에 낼 수도 없었으나, 그의 발명품은 세계 도처 없는 곳이 없었다. 마법세기 르네상스 시대(파모로아력 500-600년) 최고의 학자이며 사 상가였던 그의 책이 금서가 되고, 그의 이름을 부르는 것까지 금지하 고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닌, 그가 일으킨 반 귀족 전쟁 때문이었다. 공 화주의를 주창하고 또 그것을 널리 퍼트리려 했던 그는, 친우 체얼 파 소 와 함께 568년에 반 귀족 전쟁을 일으켰었다. 물론 실패했고, 그 때문에 대륙 3대 명단야사 집안중 하나였던 파소 가는 터전을 버리고 모습을 감추어야만 했다. 역사적 사정이야 어떠했건, 가로등을 켜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부지 런히 긴 막대 끝에 불을 붙여 가로등 속으로 집어넣어 한옹큼 정도의 희뿌연 불을 피워냈고, 이내 다른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시테는 그런 모습까지 흥미롭다는 듯 눈 여겨 지켜보았는데, 집에 만 갇혀 지냈던 그녀에게는 재밌지 않은 것이 없었다. 란테르트와 이시테는 다시 마을 한복판의 복잡한 곳에 들어섰다. 조 금만 더 나가면 여관이다. 그런데, 그때, 란테르트의 귀에 어떤 이야기가 들려왔다. "낮의 그 노인.... 케티 본성으로 끌려가던걸?" "저런.... 안됐군.... 이제 죽겠어...." 이시테는 자신이 붙잡고 있는 란테르트의 손이 조금씩 떨리고 있는 것을 너무나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표정이.... ----------------------------------------------------------------- 음... 어째서 이시테는 킥 소리 마져도 못낼까.... 킥 하는 소리는 목소리와는 상관없는 의성어인데.... 실어증에 걸리면.... 의성어도 못내나?.... --;; 재채기 할때 에이취 하는 소리도 못내고.... 코골때 드르렁 하는 소리도 못내고.... ....이건 말도 않되는것 같은데....--;; (아... 그렇다고 의학서적을 뒤져 볼수도 없고.... --;;) 실어증이면... 무의식적으로 아무런 발성을 할 수 없는 건가?... 아니면, 말, 즉 언어라는 사고체계를 잊는 건가?.... 성대가 굳어버린다? 무의식이 소리가 날만한 행동을 사전에 차단한다? 우악.... 모르겠다....--;; 음... 그냥 특별 케이스라고 하자!!! ^^;;; 아님, 이 행성의 실어증 증상은 사일런스 마법과 효과가 같다!!! 음하하하하, 이거 좋군!!! 호호... ^^ 언제나 말씀드렸듯, 전 날림입니다~~~ ^^ 혹시 아주 정확히 실어증의 증상을 아시는 분.... 메일 주세요. (영화나 다른것을 통한 꾸며진 실어증 말구.... 의학적으로.... ^^) 없다면, 일단 무의식이 소리가 날만한 행동(구강 및 성대의) 모두를 차단한다로 하겠습니다. ^^ (설정과도 어그러지지 않은채 그럭저럭 타당성이 있어보이는... ^^ 실재로 그렇지 않다면, 이시테는 실어증과 비슷한 증상의 다른 무엇이라구 해버리죠 뭐~~~~ ^^) 단지 예쁘고 멋있게!!! 이게 제 모토입니다. ^^ 음냐냐.... 바보수룡 아그라가...^^ 『게시판-SF & FANTASY (go SF)』 14641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5 올린이:광황 (신충 ) 98/11/28 06:37 읽음:2048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란테르트는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이 정도로 화가 나고 급한 마음이 드는 것은 요 근래에 굉장히 드문 일이었다. 그는 천천히 시선을 아래로 해 이시테를 바라보았다. 이시테 역시 자 신과 꼭같은 이야기를 들었는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란테르트는 걸음을 옮겨 곁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사내의 어깨를 잡았 다. "아앗...." 란테르트의 손에 지나치게 힘이 들어갔는지, 상대는 란테르트가 잡자 마자 이렇게 소리를 질렀으나, 란테르트는 상관하지 않고 할 이야기를 했다. "방금 전의 말.... 사실입니까?" 물론 노인에 대한 이야기를 묻는 것이었다. 상대는 어깨가 아픈지 얼굴을 조금 찡그렸으나, 란테르트가 풍기는 압도적인 어떤 느낌에 단지 고개를 끄덕였다. 란테르트는 그의 어깨를 놓으며 몸을 뒤로 돌렸다. "에디엘레양.... 여관으로 돌아가십시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몇 걸음을 성큼 성큼 내성 쪽으로 향했으 나, 이시테는 말을 듣지 않고 란테르트의 뒤를 쫓았다. 란테르트는 이시테가 자신을 쫓아오자, 그녀를 여관에 데려다 주고 성으로 향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일초가 아쉬워 질지도 모르는 이러한 상황에 시간을 맞추지 못할지도 몰랐다. 게다가 이시테를 디미온 등과 함께 둔 채로 자신이 성으로 달려가면 그들을 노리는 자들이 이때다 하고 공격을 할 가능성이 있었다. 이시 테가 없는 상태라면 어떻게든 얼마동안 버틸 수 있을 테지만, 이시테 까지 보호하며 그들 셋이 공격해 오는 암살자들을 막아낸다는 것은 불 가능에 가까웠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한 끝에, 란테르트는 그냥 이시테를 데리고 가기로 했다. 그는 이시테를 들어 무등을 태운 후, 몸을 날렸다. 비행마법을 사용 한 것이다. 란테르트의 몸은 인간의 그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속도로 공중으로 솟아올랐고, 이시테가 채 놀라기도 전에 어느 샌가 내성에 도착해 있 었다. 원래 비행 마법은 사용자의 마력에 따라 속도와 조정 능력이 차 이 나게 마련이었고, 란테르트의 마력 정도면, 중, 하급 마족과 맞먹 는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이시테는 멀리 떨어져 있던 성이 눈 깜짝 할 사이에 자신의 눈앞에 와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난다' 라는 것은, 비록 지금의 상황이 조금 급박하긴 했으나, 어린 이시테에게 재미있는 일이다. 내성 안으로까지 함부로 날아 들어갈 수는 없다. 마법이 사라졌었던 파모로아원년 이전의 성의 경우에는 내성과 외성에 걸쳐 마법 결계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몇몇 마력을 가진 물건을 조각이나 동상 같은 것 안에 숨겨 결계석을 세우고, 고위 마법사가 성 전체에 실드를 두르는 것으로, 정신계와 정념계 마법 정도는 간단히 막아낼 수 있는 것들이 었다. 게다가 성 하나에 마법사 한명 상시 배치가 전략의 필수처럼 되어 있 었기에, 내성까지 넘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결계와 마법사의 이중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란테르트에게 그러한 것들은 조금의 피해도 입힐 수 없다. 대 현자가 날리는 정령계 마법이라 하더라도 란테르트에게는 거의 피해를 줄 수 없다. 아니, 전혀 피해를 줄 수 없다. 왜냐하면, 란테르트는 엔 클레이브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엔클레이브는 결코 실드보다 강한 방어기술이 아니다. 란테르트의 어 설픈 엔클레이브보다는 그가 실드를 쳤을 때 그의 방어능력이 훨씬 높 다. 하지만, 인간의 마법은 그의 실드는 깰 수 있어도, 그의 엔클레이 브는 뚫을 수 없다. 이것은 실드와 엔클레이브의 특성 차이 때문이다. 실드는 마법이고, 마법에는 상하가 존재한다. 즉, 고위마법과 저위 마법이 있는 것으로, 아무리 대단하더라도 저위마법은 결코 고위 마법 을 막아낼 수 없다. 한마디로, 란테르트가 친 실드는, 그보다 상위 마 법으로 공격하면 깨진다는 말이다. 하지만, 엔클레이브는 순수한 정신 의 결계로 강약은 있어도 고저 차는 없다. 상대의 정신력이 엔클레이 브 시전자의 그것 보다 강할 경우에는 여지없이 깨어져 버리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어떤 고위마법을 쓰더라도 엔클레이브를 깰 수 없다. 엔클레이브는 보통 대현자급 이상이면 서서히 생겨나기 시작한다. 하 지만, 그때는 몸 둘레에 간신히 쳐지는 정도로, 마음대로 펴고 거둘 수도 없다. 란테르트는 최근 몇 달간 그 엔클레이브를 더 강하게 만드는 방법을 공부했고, 그 결과 몸둘래 직경 3휴리하 정도의 엔클레이브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하급마족이나 정령이 만들어 낼 수 있는 크 기였다. 사정이야 어떠하건, 내성을 넘어 들어가 괜한 공격을 받을 이유는 없 다. 뭐 힘자랑을 하고 싶다면야, 여자아이를 무등 태우고 성벽을 넘어 현자쯤 되는, 이 정도 크기의 성이면 현자 한명쯤은 상주하고 있다, 사람의 마법에 직경 당하고 멀쩡하게 땅에 내려서며 카하하, 하는 광 소를 터트리는 것도 상관없으나, 란테르트에게 힘자랑 같은 것을 하는 취미는 없었다. 내성 입구에 내려선 란테르트는 이시테를 무등 태운 채 빠른 걸음으 로 성안으로 들어갔다. "눈을 꼭 감으십시오. 지금부터는 어떤 일이 있어도 눈을 뜨지 마십 시오." 란테르트는 막 성문에 들어갈 무렵,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가드들을 한차례 바라본 후 이시테에게 이렇게 말했고, 이시테는 그의 말대로 두눈을 감았다. 하지만, 실눈을 뜨는 것을 잊지 않았다. "뭐냐? 왜...." 가드들은, 봉급을 받았고, 그 계약의 조건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란테르트에게 무어라 말하려고 했으나, 갑자기 발밑에서 솟아난 뾰족 한 기둥에 허리가 꿰이며 더 이상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란테르트가 일으킨 석주는 상대의 몸을 꿰뚫어 버리고는, 다시 땅으로 사라졌고, 그의 곁에는 몸에 흉한 구멍이 뚫린 채 피를 흘리고 있는 두구의 시체 만이 남아 있었다. 란테르트는 그들에게는 신경 쓰지 않은 채 성안으로 걸음을 향했고, 어린 이시테는 그 모습에 눈을 감는 것도 잊은 채 입을 멍하니 벌렸 다. "눈을 뜨지 말라고 했지 않습니까? 앞으로 벌어질 모습은, 에디엘레 양이 감당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아까 여관으로 돌아가라고 한 것입니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면서도 빠른 걸음으로, 아니 발을 공중으로 띄운 채 날아서 성안으로 들어갔다. 말은 물론이거니와, 새들보다도 빠른 속도였다.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말에 두 눈을 꼭 감았다. 하지만, 호기심, 열살 자리의 호기심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여전히 실눈 을 뜬 상태였다. 성문을 벗어나자 마자 고풍스러운 양식의 성채가 모습을 드러냈다. 수개의 첨탑들이 꼭대기에 깃발을 매단 채 하늘을 찌르고 있었고, 군 데군데 있는 창에서는 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란테르트가 두 가드를 죽이는 모습은, 내성 성벽 위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몇몇 경비병들에 의해 발견되었고, 이내 땡땡거리는 종소리가 울 리며 수많은 병사들과 마법사들이 언제나 훈련을 했던 것처럼 성 안 요소요소에 자리를 잡았다. 무모. 지금 란테르트의 모습은 간단하게 이 한 단어로 정의될 수 있다. 10 여 휴리하(1휴리하=약1미터)나 되는 높은 성벽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 고, 전면에는 테라스가 많이 있는 본성이 있다. 그 성벽과 본성의 테 라스에는 10명 남짓의 마법사들이 꼭같은 복식의 로브를 입고 있고, 성벽과 성으로 둘러싸인 란테르트가 서있는 넓은 광장에는 300명 남짓 되어 보이는 병사들이 창대를 꼬나쥔채 사열하여 있다. 성문은 어느 샌가 두겹 모두 굳게 닫혔고, 란테르트와 그의 어깨에 올라앉아 있는 이시테는 이 300명 남짓의 인원에게 포위된 것이다. 그러니, 무모하다 할 밖에.... 물론, 란테르트가 아닐 경우에 한해서 지만.... 잠시 후, 아마 꽤 시간이 흘렀을 것이다, 중앙의 테라스로 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약간은 빈약해 보이는 그 사내는 귀찮다는 듯한 표 정으로 란테르트를 내려다보았다. 4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그 사내는 번쩍이는 은색 갑옷을 입고 있었는데, 그다지 어울리지는 않았다. 흡 사 어린 여자아이가 호기심에 그녀의 어머니의 화장품에 손을 댄 듯한 모습이라고 할까? 그 사내 바로 곁에 서 있는 우람한 몸집의 사내가 란테르트에게 외쳤 다. "가소롭구나. 홀로 성안으로 잠입해 난동을 부리다니!! 목숨이 열이 라도 되느냐?" 아마도 은색 갑옷의 사내가 성주이고, 그 곁의 남자가 기사단장이나 그쯤 되는 듯 보였다. 셀트를 떠올리게 하는 커다란 몸집의 그 사내는 꽤 커다래 보이는 검을 허리에 차고 있었다. 란테르트는 잠시 그 두 사내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낮의 그 노인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돌연 성문 밖이 소란스러워 졌다. 아마도 란테르트가 성쪽으로 날아 가는 모습을 본 몇몇 사람들이 성으로 모여들고, 또, 그 소문이 퍼져 많은 사람들이 구경을 온 모양이었다. 란테르트의 목소리는 그리 크지 않았으나 모두의 귀에 똑똑히 들었 다. 그의 물음에, 기사단장이 외쳤다. "겨우 그까짓 일로 가드 두명을 죽이고 성안까지 난입해 이 소란을 부리는 것인가? 죽는 게 두렵지 않은 모양이구나!! 몹시 화가 나는 듯 그는 포효하듯 외쳤으나,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눈썹하나 움찔하지 않았다. "낮의 그 노인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방금전 보다 조금 더 차분해진 목소리로 란테르트가 다시 물었다. 이 러한 그의 물음이 기사단장의 화를 돋군 듯 그는 미칫 듯 외쳤다. "이 건방진 녀석!! 네 녀석이 무언데 자작가문의 영지에 찾아와 소란 을 피우는가!! 지금 당장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린다면 목숨만은 그 대로 남겨두겠다!!" 그의 외침에, 란테르트는 안색을 더더욱 차갑게 하며 다시 한차례 똑 같은 물음을 던졌다. "낮의 그 노인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기사단장은 기가 찬다는 듯 란테르트를 잠시 내려다보다가 차가운 목 소리로 곁에 서있는 부관에게 외쳤다. "그 늙은이의 시체 어디다 두었느냐?" 그의 물음에 얇은 느낌의 부관이 우물쭈물 답했다. "그게.... 성문밖에 묻어 버렸습니다...." "성문밖에 묻었다고 한다!! 자, 이제 대답해 주었으니, 네 녀석에게 판결을 내리겠다. 영주님!!" 기사단장은 란테르트에게 외친 후 영주를 바라보았고, 영주는 무어라 나직이 입을 열었고, 기사단장은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영주님이 판결하시길, 오른팔을 스스로 잘라라. 그리고, 100만 하르 의 벌금을 내놓는다면, 오늘의 일은 없었던 걸로 하신다고 하셨 다...." 기사단장은 방금전 부관과 이야기를 하고, 영주에게 판결에 관해 듣 느라 란테르트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가 분노하는 모습을.... 란테르트는, 노인의 시체가 어쩌구 하는 말이 나온 순간 고개를 숙여 땅을 바라보았다. 무등을 타고 있던 이시테는 그의 그런 모습과 그가 크크, 하며 낮게 웃는 소리를, 섬뜩한 그의 웃음소리를 아주 또렷이 들을 수가 있었다. 그는 계속해 크크크, 하는 나지막한 웃음을 웃고 있다가 막 영주의 판결이 끝나는 순간 돌연 고개를 쳐들었다. "모두다 지껄이셨습니까!? 크흐.... 불쾌.... 하군요...." ----------------------------------------------------------------- 이 신까지가 란테르트의 2부 성격 드러내기 입니다. 참 오래도 걸렸네요.... 란테르트의 2부에서의 성격은, 1부성격+더 잔인+더 무관심+묵묵부답+종종 폭주, 입니다. (또 성격 변화 없다는 소리 들을까봐 미리 써버립니다.--;;) 음냐.... 그러고 보니... 요새 글을 조금 많이 썼군요... 아마도 이게 슬럼프의 원인 같습니다. 1부 마지막 부분에서 지금까지 60화 정도를 한달에 쎄리 뿌렸으니...^^ 그것도 학교 멀쩡히 다니면서....--;; 음냐.... 에이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4642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6 올린이:광황 (신충 ) 98/11/28 06:38 읽음:2149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이시테는 란테르트에게서 느껴지는 공포스러운 분위기에 하마터면 그 의 등에서 미끌어 떨어질뻔 했다. 지금의 그는 여지껏 느꼈던 란테르 트라는 인간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광기와 살기 안에 어딘지 모를 따듯함이 느껴졌던 그에게 이제 다른 것은 모두 사라지고 광기만 이 남아있다. 란테르트의 음산한 이 한마디는, 그에게서 쏟아져 나오는 광기 어린 살기와 함께, 주위의 모두를 얼어붙게 만들었고, 기사단장은 순간 넋 을 잃고 있다가 검을 뽑아들며 외쳤다. "마.... 마법사단.... 공격하라!!! 가드들과 기사들은 마법사들의 공 격이 끝난 후, 곧바로 공격이다." 처음에는 조금 버버거렸지만, 기사단장은 용기를 내어 큰소리로 외쳤 고, 그에 자극 받은 마법사들은 그때까지 암암리에 모아오던 마력을 방출했다. 약하게는 정신계에서 강하기로는 정령계까지 있는 것을 보 니, 매직유저에서 아크메이지까지 골고루 있는 모양이었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주로 화염계와 뇌격계 마법이 란테르트의 몸에 작렬했고, 종종 꽤나 머리가 나쁜 놈도 섞여 있는지, 수계와 빙계 마 법을 쏘아 보내는 녀석들도 있었다. 물론 이런 수계나 빙계 마법은 중 간에 화염계와 뇌격계와 충돌해 모두 증발해 버렸지만.... 하지만.... 대현자급의 마법사들의 공격에도 피해를 입지 않는 란테르트가 이런 정도에 손상을 입을 리가 없지 않은가? 단지 시끄럽게 푸다닥 거릴 뿐, 란테르트 몸 주위에 있는 엔클레이브를 뚫는 마법은 단 하나도 없 었다.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목에 매달려 사방에서 날아오는 마법을 보며 두 려움에 떨었으나, 오만한 자세로 주위를 돌아보고 있는 란테르트의 모 습에서, 그리고 몸 주위에서 폭발할 뿐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하는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다만, 불꽃의 폭발 음과 뇌전의 방전소리에 두 손으로 귀를 막을 뿐이었다. 란테르트는 두 팔을 느긋이 늘어트린 채 서 있다가 날아오는 마법의 기세가 주춤하자, 그리고 적들의 마법 공격이 멈추자 그 붉은 눈동자 로 주위를 한 번 훑어보았다. 마법공격에 란테르트가 서 있던 일대는 잠시동안 먼지로 자욱했고, 기사단장은 뭐 이 정도면 죽거나, 아니면 생각 이상으로 강하다 하더 라도 크게 다쳤으리라 생각했다. 그는 먼지가 어느 정도 자자 곧바로 외쳤다. "일렬의 병사 전진. 살아있다면 결박하고, 죽었다면 보이지 않는 곳 으로 치워라!" 그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사열해 있던 병사들중 가장 앞열에 있던 10명의 병사들이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그들이 발견한 것은.... 먼지 사이에 두 붉은 눈을 치켜 뜬 채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는 정체 불명의 사내였다. 그는 입을 달싹여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불쾌해...." 란테르트는 아래로 늘어뜨리고 있는 손을 한차례 병사들이 있는 방향 으로 휘둘렀다. 어찌 보면 미친 사람의 행동 같았다. 병사들과 그가 서있는 곳은 30휴리하(1휴리하=약 1미터) 가까이나 떨어져 있었고, 그 가 그렇게 손을 흔든 행동은 단지 말 그대로 허공에 손짓을 한 번 한 것일 뿐이니 말이다. 하지만.... 결과는 더더욱 미칠 지경이었다. 그가 손을 휘두름과 동시에 병사들이 서 있던 곳의 공기가 한차례 굴 절을 일으켰고, 팍, 하는 소리와 함께 열 명의 병사들을 가르는 긴 핏 빛의 선이 하나 나타났다. 동시에 병사들은 소리를 지르며 바닥으로 널브러졌고, 이내 질펀한 피를 쏟으며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였다. "불쾌해...." 란테르트는 다시 한차례 이렇게 중얼거렸다. 기사단장은 이 모습에 입을 쫙 벌릴 뿐이었고, 란테르트는 그 붉은 눈을 들어 그 기사단장을 한 번 바라보고는 나직이, 속삭이듯, 그의 바로 뒤에 있던 이시테만이 들을 수 있는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 성은.... 보기 싫군요...." 동시에 그는 공중으로, 성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날아올랐 다. 속도가 어찌 빠른지 수백 명의 병사와 여러 마법사들은 그가 번쩍 하며 사라진 후, 그의 모습을 찾아 한참을 두리번 거려야했다. 어린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목에 매달린 채 그가 중얼거리는 소리 모 두를 들을 수 있었고, 무엇인지 모를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 감에 휩싸였다. 하지만, 이시테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다른 아이들 이라면 했을 것 같은, 소리를 지른다거나 울음을 터트린다거나 하는 행동은 하지 않은 채 단지 란테르트의 어깨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그의 목을 꼭 끌어안을 뿐이었다. 란테르트는 지금 이시테가 자신의 목에 매달려 있다는 것을 거의 의 식하지 못하였다. 그렇지 않았다면, 눈을 감으라는 이야기를 벌써 몇 차례나 더 했을 것이다. 그는 공중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기사단장을 위시하여 성안의 많 은 사람들이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워낙 높이 올라왔기에, 성밖 에 모여있는 사람들도, 그리고 멀리 마을 입구까지도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아래 있던 사람들중 활을 다루는 사람들은 란테르트에게 그 미약하기 짝이 없는 쇠촉과 깃털이 달린 나뭇가지를 쏘아 올렸고, 마법을 쓸 줄 아는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평생의 마법력을 쏟아내어 마법을 공중으로 쏘아 올렸다. 그들은 모두 한결같은 마음이었다. 무언가.... 무언가 불길한 일이 자신들에게 일어날 것 같았고,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자 사내를, 공중에서 망토를 펄럭이며 자신들을 내려다보는 사내를 어떻 게든 저지해야만 할 것 같았다. 그네들이 쏘아보낸 마법은 란테르트에게서 10여 휴리하 정도 떨어진 곳에서 어떤 어두운 막에 막혀 사방으로 흩어져 버렸고, 일부는 튕겨 나가며 성벽을 때려 커다란 돌덩이를 사방에 흩트렸다. 성 밖 문 앞에 모여서 구경을 하던 사람들은, 종종 마법이 자신들에게 떨어지자 소리 를 지르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하지만 얼마 달아나지 않아, 조금 떨어 진 시장 근처에서 란테르트를 올려다보았다. 이런 유희를 놓칠 그들이 아니지 않은가? 란테르트의 앞에는 정체 불명의 실드가 있었다. 이 순간에 그의 몸을 보호하는 것은 이전의 엔클레이브가 아닌 실드였다. 하지만.... 그는 실드 마법을 외지 않았다. 이 실드는.... 일정 이상의 고위 마법을 사 용할 때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자동으로 생겨나는 그런 실드였다. 란테르트는 마법을 외웠다. 일정한 동작으로 몸을 움질일 필요도 없 었다. 이미 그런 경지는 벗어났다. 하지만, 지금 그가 외우는 마법의 시동어 마저 생략할 수 있을 정도의 경지에 그가 이른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이 마법은.... "피보다 더 붉은 자여, 신들조차 두려워하는 진홍의 화염이여, 어두 운 땅에 조각난 그대의 힘을, 지금, 그대의 이름을 아는 자에게 맡겨 라. 시공을 뒤흔드는 붉은 파열. 압그라온 버스트...." 이시테는 뒤에서 이러한 란테르트의 무미건조한 목소리를 들었다. 듣 는 목소리만으로는 신계마법에도 속하지 못하는 하급마법인 플레아 에 로나 라이팅 따위의 마법을 외우는 듯 했다. 그만큼 조용했고, 또 동 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손에서, 성의 중심부로 향하고 있는 그의 손에서 뻗어 나가는 붉은 색의 화염에 이시테는 순간 어질한 느낌을 받았다. 피처럼 붉은 화염이었다. 화르르 타오르는 빛은 안으로 고요히 갈무 리되고 있었고, 끊임없이 갈무리되며 일직선으로 곧게 뻗어나가는 화 염의 모습은 보는 사람들의 숨을 멈추기 하기에 충분했다. 아래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성안의 여러 병사들과 마법사들, 그리 고 영주와 기사단 단원 그리고 기사단장은 입술이 바짝 마르는 것을 느꼈고, 열기에 몸이 말라 감을 느꼈다. 화염의 기둥은 성앞 광장에 직격했다. 마법이 닿은 바닥은 붉은 색의 화염이 채 닿기도 전에 이미 그 열기에 거북 등처럼 갈라졌고, 엄청난 압력에 성문에 있던 유리창이 일시에 깨어져 비산했다. 이내 안으로 갈무리되던 붉은 색의 화염은 어느 순간, 쿠왕 하는 굉음과 함께 돌연 팽창하기 시작했다. 그 크기는 거의 성을 뒤덮을 정도였고, 흡사 폭풍 이 이는 듯 붉은 색의 기운이 그 범위 안에서 끊임없이 꿈틀거렸다. 하나의 별이.... 성위에 신성이 생기었다. 쿠우우.... 하는 괴상한 공명음이 끊임없이 사람들의 귀를 괴롭혔다. 압그라온 버스트.... 이제는 몸의 거의 대부분을 봉인 당한 과거의 마왕이지만, 압그랑, 그의 마법을 절대적이었다. 마법이란 근원자를 물질로 바꾸는 일종의 공식 같은 것이다. 계약을 통해 얻는 능력과는 달리 마법이라는 것은 공식을 완전히 이해한다면 그 공식을 만들어낸 주체자가 소멸한다 하더라도 사용하는데 전혀 문 제가 없다. 한마디로, 마왕 압그랑이 소멸했다 하더라도 압그라온 버 스트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압그랑은 이 마법의 사용자에게 자신의 힘을 빌려주는 것이 아닌 이 마법 자체를 고안해 낸 존재였다. 압그라온 버스트의 위력은 신탁계 화염 마법인 피미오 테리토와 흔히 비교되었다. 하지만, 실제 위력은 압그라온 버스트 쪽이 더 강했다. 압그랑은 여섯신 하나 하나와 동급의 마왕이었고, 피미오는 여섯 신중 하나인 켈리시온의 혼이었으니 그 서열상 당연히 압그랑이 더 높았다. 하지만, 이 둘 사이의 비교는 그다지 무의미했는데, 그 이유는 서로 의 효용가치가 달랐기 때문이다. 둘 모두 범위 마법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일치했으나, 압그라온 버스 트는 조금 더 좁은 범위에 많은 피해를, 피미오 테리토는 그보다는 적 은 피해를 넓은 범위에 퍼트리는 마법이었다. 란테르트는 반공에서 이제는 거의 희게 되어버린 붉은 화염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열기로 큰바람이 일어 공중으로 돌풍이 일었고, 란테르 트의 머리칼과 망토가 하늘위로 미친 듯 나부꼈다. 실드로 마법을 막 을 수도 있건만, 란테르트는 그 바람을 즐기기라도 하는 듯 그대로 두 었다.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어깨에서, 그의 머리칼과, 그의 망토 사이로 보 이는 희고 붉은 색의 거대한 화염을, 둥근 화염을 내려다보았다. 열기 에 얼굴이 화끈거렸고, 두 뺨도 붉게 닳아 올랐다. 그리고는 공포 에.... 엄청난 힘에 대한 공포에 전율했다. 어리지만, 그래서 경험이 없었지만, 성 하나를 이 정도의 화염으로 감쌀 수 있는 존재에 대한 공포는 본능이었다. 란테르트는 붉고 노랗고 흰 화염에 감싸인 성을 내려다보며 웃었다. "크흐흐흐. 기분 나쁜 성이다.... 아니.... 기분 나쁜 성이였다.... 크흐...." 희디 붉은 구체는 그 크기가 줄어들 줄을 몰랐다. 그 안의 모습이라 는 것은 상상할 수 도, 상상할 필요도 없었다. 50휴리하나 떨어져 있 음에도 열기에 숨이 막힐 정도였는데.... 그 안의 상황이야 설명해 무 엇하겠는가? 단지, 열기에 불타오를 뿐이었다. 내성 밖의 건물에도 불이 붙기 시작했다. 성 가까운 곳 건물의 커튼 들도 유리창을 격한 채 불이 붙었다. 사람들은 마법이 성내부에 작렬 하고 그것이 열을 내며 구체를 만들기 시작할 때부터 밖으로, 내성에 서 먼 곳을 향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란테르트는 한참동안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한차례 눈을 감았다 떴다. 그리고는 훨씬 안정된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잠시 동안 잃었던 정신을 되찾은 듯 한 표정이었다. 그는 다시 앞으로 손을 뻗었고, 이내 한마디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파괴의 신이여, 소멸의 신이여, 현존하는 모든 것들의 그림자를 지 배하는 자여..... 죽음과 소멸을 성전으로 삼는 자여.... 여기 그대의 신실한 종이 있습니다. 나 그대에게 바라오니, 절대자의 권위에 도전 하는 자들에게 흩날리는 은빛 수정을 내리소서. 글라세 스캐터...." 란테르트는 결코 마법을 외울 때 큰 목소리로 중얼거리지 않았다. 나 지막하게, 그것도 몹시 빠른 속도로 입안에서 웅얼거릴 뿐이었다. 이 시테는 간신히 귀를 기울여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 는 마법에 대해 잘 몰랐다. 본래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가문이어서 집안에 마법에 관한 책이 없었고, 굳이 구하려 하지도 않았었다. 이내 란테르트의 몸 주위에서 흰빛의 폭풍이 일기 시작했다. 자그마 한 은색의, 다이아몬드만큼이나 반짝이고 수정만큼이나 맑은 얼음 덩 어리들이 그 폭풍을 따라 일정 범위 안에 휘몰아쳤고, 일전의 마법으 로 생겨난 희도록 붉은 화염은 이내 슬슬 그 기세를 사그러 뜨리기 시 작했다. 막 불이 붙었던 근방의 집들도, 이 흰 폭풍의 위세에 그 불을 금새 꺼뜨렸다. 발화점 이하로 온도가 내려간 탓이었다. 란테르트는 마법을 거두었고, 오래지 않아 다시 주위는 열기로 이글 거렸다. 화염은 이미 사라졌으나, 그 열기라는 것이 아직 남아있는 모 양으로, 흡사 이른 봄날에 대지위로 아지랑이가 피어나듯, 한여름의 대기가 열기에 이글거렸다. "압그라온 버스트.... 역시 불꽃이 사그라들지 않는군...." 란테르트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자신이 해 놓은 일의 결과를 확인하려는 듯 그는 이제는 다시 담담해진 눈동자로 조용 히 주위를 살폈다. 어린 이시테 역시 란테르트와 함께 그의 어깨 위에 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는, 입을 벌리고 두 눈을 동그랗게 떴 다.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지만, 충분히 놀랐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는 얼굴이었다. 단지 놀란 정도가 아닌 두려움에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 다. 성이 사라졌다. 내성의 성벽은 절반쯤 녹아내려 있었고, 그 안에 있 어야할 성이 사라졌다. 앞에 있던 공터도, 그리고 그 위에 서있던 사 람들도 모두 사라졌다. 바닥에는 질펀히 녹아있는 바위의 호수가 이제 는 거의 식어 흰 연기를 공중으로 뿜어내고 있었고, 그 안에 있던 사 물은 인공이건 자연의 것이건 하나로 뒤엉켜 흔적도 없이 녹아 내렸 다. 모든게 사라졌다. 쿠오오 하는 괴성도 멈추었다. 란테르트는 조그맣게 다시 중얼거렸다. "이 정도였군.... 온힘을 다해 펼치면.... 조금 위험하겠어...." 란테르트는 조용히 날아 여관 쪽으로 향하였다. 그리고는 어깨 위에 서 떨고 있는 이시테를 향해 말했다. "눈을 감지 않으셨군요. 에디엘레양. 이런 것을 많이 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 아자자!!.... 슬럼프를 벗어나기 위한, 폭풍의 3연참~~!!! 현재 50화 체크중이고... 올린건 16화... 고로 비축분이 34화.... 비축분을 줄여 급한 마음을 만들자!!! 라는 생각에서 부려보는 개깡!!! 폭풍의 3연참!!! 호호호호....(막가는군...--;;) 이 한화는 내용이 없네요.... ^^ 란테르트 마법쓰다. 성 날리다. 끝.... 뭐 한회 연재분이라는게 다 그렇지만.... ^^ 압그라온 버스트.... 이건 1부 초반에 한번 쓰려다 못쓴 마법인데... 이제와서 한을 푸는군요.^^ 위력은 마계 최강. 드래곤 슬레이브 생각 하세요.^^ 하지만, 역시 마법은 마법 자체의 위력 보다는 시전자의 마법을 이끌어 내는 능력이 더 중요하죠.^^ 8년전의 란테르트가 이 마법을 썼다면, 건물 2, 30채 부숴 버리고 말았겠죠.^^ 데스틴 더 비와 샤이튼(이건 아직 않나왔죠^^) 이 두 마법은 마계마법이 아닌 초월신계 마법입니다.^^ 시온 사마(소설상의)의 세 마법이, 에고 컬럽슈(자아붕괴, 증폭마법), 라이트오우스 프레이(극대섬열마법) 에바포레이션(증발마법, 소멸, 범위마법중 위력 최강) 이구.... 엘디마이아 사마의 두 마법이, 데스틴 더 비(케릭팅 마법. 단일마법 위력 최강), 샤이튼(증폭마법) 이죠.^^ 이 다섯개의 마법의 위력은 이루 말할수 없죠.^^ 선택받은 자들만이 쓸 수 있구요.^^ 시온마법은 테미시아의 수신사들만..... 엘디마이아의 마법은 엘디마이아의 수신사와 란테르트만.... ^^ 흐음.... 마법이 너무 약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사실 마법이 약해졌다, 가 정확한 대답입니다. ^^ 마법이 500년 가까이나 실종 되었기에, 지금의 마법은 생긴지 겨우 150년된 것입니다. 일전에 한번 나왔던 비브크라니아가 바로 마법을 이 시대까지 이어준 장본인(?)이죠. 과거에 마법이 사라질 무렵, 마법사들이 모여 이 책을 집필했고, 용케 파모로아력 450년까지 이어져 한 노인이 발견하게 됩니다. 크로타일라던가??? 이름도 가물가물하는 그 노인은 그 책으로 평생 연구하여 파이어볼의 운용법을 깨닫게 됩니다. 그 후 하나 둘씩 사용법이 터득되고, 이래저래 하지만, 이전의 힘은 나오지 않죠. ^^ 게다가, 현자와 대현자를 너무 과대 평가해서 그럴수도 있습니다. 제 글에서의 현자와 대현자는 실제로 현자, 대현자라 불리울 만한 사람이 아닌, 자격증 비스무레 한 것입니다. 마법 길드에서 내려지는 마법작위 비슷한 것이지요. 현재 현자가 3,40명에 대현자가 10명이 넘으니 말 다했죠.^^ 초현자쯤 되어야 대현자라 불리울만 한데.... 현재 초현자의 수는 2명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란테르트와 세첼타가의 여가주.) 음냐.... 바보수룡 아그라가..^ 『게시판-SF & FANTASY (go SF)』 14734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7 올린이:광황 (신충 ) 98/11/29 00:09 읽음:2161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디미온, 제레미아, 그리고 셀트 이 세사람은 여관 밖으로 나와 있었 다. 그들의 시선은 멀리 성쪽, 이글거리며 아지랑이를 피워내는 성쪽 으로 향해있었다. 그들은 보았다. 붉은 화염이 성을 휘감는 모습을.... 그 열기에 가뜩 이나 후끈거리던 8월, 막 말순에 접어든 어둑해지기 시작하는 저녁 하 늘 위로 훈훈한 한줄기의 바람이 스치는 모습을 그들은 보았다. 제레미아는 걱정에 입술이 바짝 타들어갔다. 성에 저런 변괴가 생긴 이 순간, 어린 이시테가 눈에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남편인 디미온은 계속해 그와 함께 있으니 별일 없을 것이라고 말하긴 했으나, 그 점이 더 걱정되었다. 그녀는 분명 저 성에 솟아난 붉은 화염이 그 란테르트 라는 악마와 관련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일행 앞에 이시테를 무등 태운 란테르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란테르트는 허리를 숙여 디미온에게 이시테를 맡겼고, 디미온은 란테 르트에게서 이시테를 받아 안아 들었다. 오들오들 떨고 있는 이시테는 아빠의 품에 안기자 마자 이시테는 돌연 울음을 터트렸다. 그 동안 쌓 였던 공포가 한순간에 터져 버린 것이다. 제레미아는 돌연 울음을 터트리는 이시테를 바라보고는 다시 시선을 란테르트에게로 돌렸다.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왜 우리 이시테가 이렇게 놀란 거죠?" 그녀의 말대로 이시테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두 번이나, 그런 엄청난 마법을 쓰고도, 그는 지친 기색조차 띄지 않았다. 다만 담담히 서서 일행을 잠시 바라볼 뿐이었다. 디미온은 끊임없이 이시테의 등을 토닥여 주다 란테르트에게 입을 열 었다. "성쪽에서 날아오시던데, 혹시 성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십니 까?" 그 역시 성의 화염과 란테르트가 어느 정도 연관이 있으리라 생각했 으나, 이렇게 완곡히 돌려 물었다. 란테르트가 그의 물음에 천천히 대꾸했다. "낮의 그 노인이 죽었습니다." 란테르트의 말에 일행은, 아, 하는 신음을 내뱉었고, 란테르트는 차 분히 말을 이었다. "그래서 갑자기 이 성이 싫어졌습니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디미온과 제레미아를 스쳐 안으로 들어갔 고, 제레미아는 그를 향해 곧바로 소리쳤다. "악마!!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란테르트는 여전 그녀의 말에 답하지 않았다.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 아, 그저 방으로 돌아가 쉬고 싶었다. 디미온은 천천히 그의 말을 곱씹었다. 노인이 죽었고, 성이 싫어졌 다.... 분명 성의 사람들이 노인을 죽인 것이리라.... 하지만.... 그 렇다고 성을 저 모양으로 만들어 놓다니.... 디미온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어느새 마음을 어느 정도 진정 시킨 이시테가 말을 하고 싶어했고, 디미온은 딸을 안고 있던 손중 하 나를 풀러 그녀의 앞에 들이댔다. [란테르트가.... 저 성을 마법으로 공격했어요.... 그리고... 성은 녹아버렸어요....] 이시테의 말에 디미온은 놀라 반문했다. "녹아?...." 이시테는 고개를 끄덕였고, 마침 고여있던 물방울이 또르르 얼굴을 따라 흘러 가뜩이나 눈물로 범벅이 되었던 얼굴에 한줄기 물방울을 더 했다. 이시테는 계속해 글자를 썼다. [그 할아버지를, 성안의 사람들이 죽이고 성밖에 묻어버렸데요. 란테 르트는 그 말을 듣고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웃으며 성을 통째로 부숴 버린 거예요.] 디미온은 이제야 확실히 상황을 알 듯 싶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납 득이 된다는 뜻은 아니었다. 노인의 입을 막기 위해 그렇게 죽인 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것이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성을 날려버려도 된다 는 뜻은 아니었다. 디미온은 제레미아와 셀트에게 이시테에게 들은 이야기를 전해 주었 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셀트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는데, 못마땅 하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말함으로써, 란테르트가 옳은 면도 있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비록 그의 행동은 지나쳤지만.... 이곳의 영주의 행위는 분명 의롭 지 못했습니다...." 제레미아의 반응은, 분노였다. 그녀는 쿵쾅거리는 발걸음으로 란테르 트를 쫓아 여관 안으로 향했고, 이시테를 안은 디미온과 셀트 역시 그 녀의 뒤를 쫓았다. 란테르트의 대답이 궁금했고, 제레미아를 말려야 할 것 같기도 했다. 제레미아의 무거운 발걸음은 쿵쾅거리는 소리를 냈다. 일층에서 이층 으로, 란테르트가 있는 곳으로 자신을 무시한 채 그대로 방으로 올라 가 버린 무례한 평민을 향해. 그녀는 벌컥 문을 열어 젖혔다. 그리고는 그 안 침대 위에 몸을 던진 채 두 개의 펜던트를 손에 들고 멍하니 살펴보고 있는 란테르트를 발 견했다. 침대에 가로로 누운 채 팔을 들어 펜던트를 눈앞에 놓고 희롱 하던 그는 제레미아가 자신이 있는 방의 문을 큰소리를 내며 열어 젖 혔는데도 시선하나 주지 않았다. 제레미아는 걸음을 옮겨 그의 앞에 섰다. "당신!!! 도대체 어떻게 된 사람이죠?! 백작가문인 우리 가문을 무시 하는 것은 아무말 하지 않겠어요. 용병들의 태반은 스스로의 실력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그 때문에 귀족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짙으 니까. 하지만!! 당신이 무언데 이런 만행을 마음대로 자행하고 있는 거죠? 당신은 국법도 모르나요? 이런 난행을 하고도 무사하리라고 생 각하는 거예요?" 제레미아는 하고 싶은 말을 폭풍처럼 쏟아내며 란테르트에게 이렇게 소리쳤다. 화가 나는 듯, 두 주먹으로 꼭 쥐고 있었고, 두 눈으로는 란테르트를 무섭게 쏘아보았다. 곧바로 도착한 디미온은 그녀의 말을 듣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녀 의 말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 아닌 그녀의 마지막 말 때문이었다. 이 런 난행을 하고도 무사하리라 생각하느냐.... 디미온은 그를 죽일 수 있는 존재는 적어도 인간들 사이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라는 것을 어렴 풋이 느끼고 있었다. 성 하나를 통째로, 물론 내성이라는 조금은 협소 한 지점이지만, 반경이 거의 150휴리하나 되는 지역을 이시테의 말에 의하면 녹여 버리고도 숨하나 헐떡이지 않는 사람을 누가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국가 단위가 그를 적으로 돌린다 하더라도 패망하는 쪽 은 국가일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제레미아는 여전히 그에게서 대답이 없자 다시 외쳤다. "당신은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동정심도 없나요? 그래요, 이 성의 영 주가 폭정을 했고, 그 점이 당신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쳐요. 그 점 에 대해서는 저도, 같은 생각이니까요. 하지만.... 그렇다면 이 성의 영주만을.... 아무튼 어떻게 성안에 살고있는 수백 명의 병사들과 수 십 명의 잡일하는 사람들을 죽일 수...." 디미온은 자신의 아내를 말리지 않았다. 그녀의 말에는 동의하는 바 였고, 차마 자신이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아내를 말릴 이유 도 필요도 없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의 목숨이 중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까?...." 란테르트의 입이 떨어졌다. 제레미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란테 르트의 입이 떨어졌고, 여전 무감정한 그의 목소리에 제레미아는 순간 위축됐다. "그.... 그래요...." "그렇군요.... 기억해 두지요...." 란테르트는 귀찮다는 듯 이렇게 말하며 몸을 일으켜 자리에 앉았다. "지금까지 몰랐다는 말이에요?" 제레미아는 란테르트가 내뱉는 말에서 이런 인상을 받았다. 란테르트는 제레미아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전 지금까지.... 수백 명의 모르는 사람들보다.... 단 한 명이라도 제가 알고 있는 사람을 소중히 여겼습니다...." 그의 말에 제레미아가 외치듯 말했다. "그런.... 사람의 생명이라는 것은 모두다 똑같이 소중한 것이에요. 어떻게 그렇게 기본적인 것도 모를 수가 있는 거죠?"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란테르트가 쿡쿡 거리며 웃기 시작했 고, 제레미아를 위시한 방안의 사람들, 디미온과 그에게 안겨있는 이 시테, 그리고 셀트 이 네사람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사람의 생명이 모두다 같이 소중하다.... 후후.... 재밌군요...." 제레미아가 말했다. "맞아요. 사람의 생명은 모두 다...." 돌연 란테르트가 그녀의 말을 끊었다. "사람의 생명은 자신의 것이 가장 소중하고, 그 다음이 사랑하는 사 람, 아는 사람, 그리고 모르는 사람 순으로 소중합니다. 저같은 경우 에는 처음과 두 번째의 순서가 바뀌어 있지만요...." 그의 말에 제레미아는 입을 쩍 벌렸다. "그, 그런...." 란테르트가 물었다. "어린 에디엘레양의 생명과 그 당신이 이야기한 수백 명의 사람들 중.... 에디엘레 부인은 어느 쪽을 소중히 생각하십니까?" 그의 말에 제레미아는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그야 당연히.... 성의...." 하지만, 자신을 쏘아보는 란테르트의 붉은 눈에 결국 말을 바꾸었다. ".... 우리.... 이시테가.... 더 소중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방금전 이야기했던 자신의 논리가 허물어짐을 느끼며 동시에 그 기세 등등하던 태도까지 허물어졌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표정하나 바꾸지 않은 채 말을 이었 다. "솔직해서 좋습니다.... 그런 것이.... 그것이 바로 사람이라는 동물 입니다. 스스로 밖에는 인지하지 못하는 존재.... 산맥 하나 건너편에 서.... 바다 건너 저편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서로를 죽이고 있는 순간에도 가족과의 저녁을 준비하며 웃는 존재...." 디미온이 곁에서 이야기를 했다. "물론.... 란테르트씨의 말 충분히 이해하고 또 인정합니다. 하지 만.... 옳다고 하기는 힘들군요. 특히 오늘과 같은 경우에는...." 그의 말에 란테르트가 천천히 답했다. "옳고 그름 따위는 잊은지 오래입니다...." 디미온도, 제레미아도, 셀트도 입을 다물었다. 완전한 패배.... 자신 들의 패배였다. 처음 성에 불길이 치솟았을 때, 그들은 성안의 여러 사람들을 걱정하기보다는, 자신의 어린 딸 이시테를 걱정했다. 그것이 사람인 것이다. 제레미아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이시테를 한 번 바라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평소 생각하고 있던 것들과는 너무 다른, 평소 배워왔던 것 들과는 너무 다른 란테르트의 말에 조금은 머리 속이 어지러웠다. 성 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명과.... 어린 이시테의 생명 그 둘중 하나 를 택하라 한다면.... 자신은 아마.... 셀트도 조용히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고, 디미온은 끝까지 그곳에 서 있다 한마디 입을 열었다. "란테르트씨.... 당신의 말에 반박할 말은 없습니다만.... 한가지 드 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무엇 때문에 이런 생활을 하는지는 저로 서는 잘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제넘은 충고 같은 것은 하지 않겠 습니다. 다만.... 사람의 생명을 조금은 더 소중히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답하지 않았다. "...." 디미온은 막 몸을 돌렸다. 그때, 어린 이시테가 내려달라는 표시를 했고, 디미온은 그녀를 조심히 땅에 내려주었다. 이시테는 곧바로 란테르트에게로 향했다. 디미온은 그런 그녀를 말리 지 않은 채 방으로 돌아갔다. 지금까지 마음에 품어 왔던 의라는 것에 대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었고, 그는 조용히 쉬고 싶었다. 이시테는 자신이 묶고 있는 방으로 향하는 디미온의 뒷모습을 본 후, 조용히 방문을 닫았다. 그리고는 란테르트가 앉아 있는 침대로 다가와 그의 곁에 조심히 앉았다. 얼마전 느꼈던 그에 대한, 정확히는 그의 힘에 대한 공포는 이제 많이 누그러져 있었다. 그녀는 란테르트의 손을 끌어당겨 자신의 무릎 위에 놓고는 그 위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란테르트가 옳은 건가요?.... 아니면 엄마가 옳은 건가요? 전 모르 겠어요.]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가 천천히 답했다. "에디엘레양의 어머니가 옳습니다...." 이시테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렇다면 왜 아까는 그런 이야기를 한거에요?] "에디엘레양의 어머니의 이야기.... 물론 옳고 바른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에디엘레양의 어머니 또한 마차가지지요.... 사람은 옳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할 수 없 는 존재들입니다." 란테르트는 여기까지 말한 수 곧바로 이렇게 물었다. "아.... 조금 어려운가요?" 란테르트의 물음에 이시테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강은 알겠어요.... 그러니까.... 란테르트가 그 많은 사람들을 죽 인 것은....] "나쁜 일입니다." 란테르트는 이시테의 말을 가로챘고, 이시테는 고개를 들어 란테르트 를 바라보았다. [그럼.... 란테르트는 나쁜 사람인가요?] 그리고,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주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악마.... 에디엘레양의 어머님 말씀대로.... 전 악마입니다." 이시테는 그의 말에 한참동안 그의 얼굴을 응시했다. 그리고는 픽 하 고 웃는 모습을 보였다. 입가가 돌연스레 예쁜 곡선을 그러내고, 눈도 가는 호선을 그리는 그 모습은, 소리가 없음에도 꽤 귀여운 웃음소리 를 내었다. [악마는 결코 가련한 노인을 위해 성을.... 파괴하지 않아요.] 란테르트는 그녀의 그런 말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제가 알고 있는.... 아니, 제 친구인 한 마족도.... 저와 같지요. 사랑하는 존재를 위해서는.... 어떠한 일도 하는.... 아주 마음이 따 듯한 친구지요...." 이시테는 그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마족이요? 마족 친구도 있어요?]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둘이나 있습니다. 한 명은.... 아주 강한.... 그리고 제가 존경하는 그런 친구이고.... 다른 한 명은 붉은 머리칼의 귀여운 친구지요.... 만나본지는 오래 되었지만...." 란테르트의 분위기는 차분히 가라앉았고, 이시테는 그의 눈동자에 있 던 광기와 살기를 누르며 고요히 피어오르는 붉은 빛의 슬픔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아직 그런 것을 알기에는 너무 어려 확연한 어떠한 말은 할 수 없었지만, 적어도 느낌은 그러했다. [....고마워요....] 이시테의 돌연스러운 말에 란테르트는 이시테를 바라보았다. 어째서 그녀가 자신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그런 표정에 이시테는 고요히 미소지었다. 그리고는 차분히 몇 글자를 더 그의 손바닥에 세긴 후 몸을 일으켰다. [란테르트의 마음을.... 조금이지만 제게 보여줘서요....] 란테르트는 방밖으로 나가는, 자신의 가슴팍에도 미치지 않는 조그만 아이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이나 바라보았다. ----------------------------------------------------------------- 과연 주인공은 글쓴이를 닮는가??? 정신차려 란테르트!!!! 넌 로리가 아닌 야오이야!!!! --;;; 너에게, 약혼녀의 동생(처제??)과 S&M(아르트레스 사마^^), 그리고 야오이(이카르트짱!!!)는 허락되도, 로리는 용서 않돼!!!!(음... 그러고보니 모라이티나가 있었군...--;;) 음냐.... 이렇게 정리해놓고 보니.... 이놈의 글은 변태 대행진이군.... 란테르트 아버지는 딸(양녀)을 겁탈하고.... 아이실트, 로렌시아 근친커플에.... 조금 있다 나올 루실리스는 14살때 동거녀 얻고.... --;;; 야오이, S&M, 로리.... 음냐.... 아주 막가는군....--;;; 이러다 YWCA에 밟히는거 아냐???? 그래도 용케 여지껏 욕은 안먹었네...--;; (앗, 설마 이 후기 보고 욕하는 사람 있으려나~~~~ 만약 그랬다가는!!! 영원히 폭풍의 3연참 같은 일은 없습니다!!!! 씨익~~~^^) 슬럼프중의 욕메일은.... 글장이의 창작의욕을 밟아 뭉게는 짓!!!! (우악.... 협박인가???? 호호호^^)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4735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8 올린이:광황 (신충 ) 98/11/29 00:09 읽음:2022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4. 수도로 향하는 도중에.... 성 파괴범은 마부기사가 모는 마차에 몸을 실은 채 유유히 성을 빠 져나왔다. 곁에 앉아서 그의 그런 유유작작한 모습을 본 셀트는 돌연스레, 빵을 훔친 자는 감옥에 갇히지만, 나라를 훔친 자는 왕이 된다 라는 아라하 시 때의 격언이 떠올렸다. 성안의 나무를 베었다면.... 귀찮은 경비대 들이 개떼같이 덤벼들었을 텐데.... 아예 성을 부셔 놓으니 그 경비대 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이시테는 란테르트와 이야기 한 후, 그 내용을 제레미아와 디미온에 게 알려주었다. 물론, 마족의 이야기는 빼고 말이다. 제레미아는 란테르트가 자신이 옳다고 이야기했다는 대목에서 고개를 갸웃거렸고, 자신을 나쁘다 하며 악마라고 스스로 이야기하는 그의 태 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나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하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스스로 악마라 불리우는게 아무렇지도 않단 말인가? 디미온은 어렴풋이, 그가 이시테의 부모로서의 자신들의 위치를 깍아 내리지 않기 위해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 으나, 이거다 하는 결론은 내리지 못하였다. 원래 그의 사고방식은, 일찍이 마족도 이해할 수 없다고 했으니.... 뭐 말할 것은 없었다. 두 마리의 말들은 그런 복잡한 것은 모른다는 듯, 아직은 더운 여름 날의 평야를 가로질러 뚜벅거리는 발굽소리만을 내었다. 종종 좋아하 는 야채나 내어놓으면 히힝, 하는 기분 좋은 울음을 한 번 울어 재칠 뿐이었다. 이날은 적당한 마을을 잡지 못해 노숙을 하게 되었고, 란테르트는 정 찰병, 물론 암살자들의, 정찰병 둘을 죽였다. 본격적인 공격은 없었지 만, 그네들의 추적은 계속 되고 있는 모양이었다. 한편.... 일행이 노숙하고 있는 곳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의 한 야 영지. 일전의 회색망토를 한 여섯 명의 인걸들이었다. 그들은 붉게 이글거리는 모닥불을 뒤로한 채 회의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것이.... 그 사내의 힘이라는 것인가?...." 대장인 듯 했던 사내가 먼저 입을 열었고, 가래 끓는 목소리의 노인 이 중얼거리듯 대꾸했다. "크흠.... 그렇지요.... 그것이 그이 힘.... 크흐.... 일전에도.... 한 후작이.... 그에게 싸움을 걸었다가.... 크흠.... 1000명 넘는 친 위대 모두를 몰살당한 적이 있었죠...." 여자가 말을 이었다. "오죽하면.... 용병길드와 마법사 길드 모두에서 악마로 규정하고 그 를 죽이기 위한 용사를 모집하기까지 하겠습니까?" 대장이 그 둘의 말에 음, 하는 신음을 내뱉었다. "일이 점점 힘들어지겠군.... 그의 약점 같은 것은 없나?" 대장의 말에 여자가 답했다. "있습니다. 일단, 그가 종종 찾아가는 곳이 두군데 있고, 그곳에 있 는 사람들과는 상당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장이 외치듯 말했다. "그럼, 그들을 인질로...." 노인이 말을 끊었다. "바보 같은 소리는 그만두시지요.... 크흠...." 대장의 안색이 조금 바뀌었으나, 여자가 미리 말을 막았다. "소용없습니다.... 일단.... 인질극이라도 벌이면.... 그가 속해 있 는 단체 하나가 모조리 날아갑니다.... 만약 우리가 그런 짓을 했다가 는.... 소피카 왕실이 위태롭습니다." 노인이 이어 말했다. "그가 말하길.... 크흠.... 그는 자신이 아는 사람들을 인질로 잡는 것을.... 크흠.... 가장 싫어한다고 했소.... 크흠...." 여자가 다시 이었다. "게다가.... 그는 인질의 생명 때문에 자신의 뜻을 꺾는 짓은.... 하 지 않습니다. 잘 모르시겠지만, 길리온 노인의 부대가 그의 뒤를 한참 동안 캤던 적이 있습니다.... 그 덕에 우리 중 그에 대해 가장 잘 알 지요.... 아무튼 길리온 노인은 그때 밀정으로 그에게 여자 동료를 하 나 붙였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인질로, 물론, 우리편이었으니까 연극 이었죠, 그를 굴복시키려 했으나.... 결과는...." 노인이 말을 이었다. 아마도 길리온이라는 노인이 바로 이 사람인 듯 했다. "크흠.... 내가 이끄는 그레이 어세신 제 2대 중.... 절반을 잃었 지.... 크흐흠...." 대장이라는 남자는 고개를 서서히 끄덕거렸다. 이번 회의의 결과도 저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단.... 조금더 지켜보도록 하자.... 섣부른 접근은 엄금시켜라." 다음날 점심 무렵, 일행은 테일 시를 지나게 되었다. 테일시는 그 크기에 비해 상당히 유명한 마을이었다. 특히 검사들에 게.... 디미온이 이시테 에계 옛날 이야기를 해 주고 있었다. 지루해 하는 이시테의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기 때문이다. 괜한 여행, 그것도 위험 하기 짝이 없는 여행에 휘말린 어린 딸의 모습이 안쓰러운 것은 당연 했다. 물론, 이시테 본인은 즐거워하고 있었으나... "이 테일시는 우리 가문과도 많은 인연이 있단다. 일찍이 에디엘레 공은 이 도시에 살았던 파소 가와 상당한 면식이 있었지." 이 말에, 란테르트와 이시테 둘 모두가 반응을 나타냈다. 이시테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디미온의 손에, [그래요?]라는 글자를 새겼고, 란 테르트는 눈을 한차례 깜빡였다. "그럼. 파소 가는 원래 유명한 단야사 집안이야. 지금은 90여년 전의 일로 어디론가 숨어 버렸지만, 그전만 해도, 마곡의 사헬가문과 위다 의 나모니 가문과 함께 3대 명단야사 집안이었지. 그 가문에서는 270 여년전에 거의 동시에 위대한 세자루의 검을 탄생시켰는데...." 이시테가 말을 가로챘다. [수정령의 검 루플루시카, 대륙의 검 에르테일 소드, 용의 검 드라케 블레이드지요?] 디미온은 그녀의 말에 웃었다. "그래. 우리 이시테가 아주 많은 것을 알고 있구나. 혹시 그 검들이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 있니?" 디미온의 물음에 이시테는 고개를 도리도리했고, 디미온은 딸의 머리 를 한차례 쓰다듬어 주며 입을 열었다. "루플루시카는 지금 레카르도 가의 가주가 가지고 있고, 드라케 블레 이드는, 레드 미스트의 전대 단장과 함께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단다. 에르테일 소드 역시 파소 가와 함께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었고...." 이시테는 디미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돌연 손가락을 움직였다. [아빠의 시클로네는요?] "아, 시클로네는 루플루시카를 만든 사헬 가의 니오로 공이 만드셨단 다. 이시테는 대륙 7대 수호 검에 대해 알고 있니?" 이시테는 고개를 가로 저었고, 디미온이 설명을 해 주었다. "대륙 7대 수호 검은, 그 대륙 3대 명검을 만든 그 분들이 직접 탄생 시킨 일곱 자루의 명검이란다. 바람의 시클로네, 땅의 소이레, 하늘의 하비아, 강의 로비아, 태양의 솔레이아, 달의 룬, 별의 아스이타, 이 렇게 일곱 자루이지." 디미온의 이야기가 나오는 중, 란테르트는 별의 아스이타라는 말에 서, 돌연 아, 하는 낮은 신음을 내뱉었고, 곁에 있던 셀트는 그의 그 런 반응에 놀라며 고개를 곁으로 돌렸다. 하지만, 란테르트의 표정은 이미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고, 셀트는 이상한 일이라는 듯 고개를 갸 웃거렸다. 디미온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이시테 등은 마차 안에 있었기에, 란 테르트의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우리 에디엘레 가의 위대한 조상인 질풍의 검사, 하넷 공께서는 이 중 여섯 자루를 소유하셨었단다." 이시테는 몇 차례 들었다는 듯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이중 달의 검 룬은 소피카의 백작 가문인 허트가가 소유하고 있고, 아스이타는 미즈 시에 맡겨졌으나 어디론가 사라진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단다. 로비아는 중간에 몇 차례나 주인이 바뀌어 지금은 어디 있는지 모르지만, 소문에 의하면 레냐의 마법가문인 세첼타가에 있는 듯 하더구나. 다른 검들 역시 뿔뿔이 흩어져 버렸고, 우리 가문에는 이제 이 시클로네 한 자루만 남아 있지." [그런데, 왜 하넷공 께서는 애써 모으신 그 검을 모두에게 나눠준 건 가요?] 이시테가 돌연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이시테는 평소 아버지와 그리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였다. 그 시 점 역시 디미온이 군무행료경이 된 이후의 이야기로, 이시테가 7살이 된 후로는 하루 한차례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다행이 여겨야 할 정 도였다. 그렇기에, 이런 가문의 일 마저도 모르는 것 투성이였다. 하 넷이 역사상 상당히 유명한 인물이기에 역사책에서 그에 관한 이야기 를 상당히 읽어보았지만, 한 인물에 대한 열전이라는 것은 원래 상세 하지 못하다. "하넷 공은 평생 한사람에게 패배를 하셨었단다. 단지 검술에서의 우 열 문제가 아닌, 마음으로부터의 패배였던 것이야.... 아마 너도 그건 알고 있을 게다." 이시테는 디미온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대꾸했다. 그리고는 손바닥에 글자를 썼다. [암 레카르도.] 디미온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당시 하넷 공은 검을 수집하는 취미를 가지고 계셨는데, 당시 암공의 동료였던 허트가의 베셀공이 가지고 있던 룬을 노렸었단다. 그 렇게 몇 차례 그들 일행과 충돌이 있었고, 결국은 암공한테 패한 후 마음을 다잡고, 검을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 넘겨 버리셨다 하 지. 그렇게 해서, 당시 하넷공의 애검이었던 이 시클로네만이 이렇게 우리 가문에 남아 있게 되었단다." 이시테는 디미온의 말에 고개를 한참이나 끄덕였다. 그때, 의외의 인 물의 입이 열리었다. "혹시, 파소가나, 레카르도 가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 아십니까?" 란테르트였다. 디미온은 그가 던진 돌연한 물음에, 아니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는 사실에 놀라워 잠시 멍해 있었고, 곁에 있던 셀트는 순간 말고삐를 놓 쳤다. 제레미아 역시 부치던 부채를 멍하니 들고 있다 무릎위로 떨어 뜨렸고, 이시테도 의외라는 듯 고개를 돌려 암을 바라보았다 잠시만에 디미온의 입이 열렸다. "글쎄요.... 파소 가는 소문에 소피카를 떠나 노마티아의 게미아 산 맥으로 숨어버렸다는 소문이 있고.... 레카르도 가는 마곡의 마몸산으 로 들어가 버렸다고 하던데.... 자세한 것은 잘 모릅니다." 디미온은 란테르트의 물음에 이렇게 답했고,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 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끝이었다. 그는 멀리 평야로 시선을 향했고, 모두들 일상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 음냐.... ^^ 그러고 보니 어제가 연재 3개월째 였군요. ^^ Since 98.8.28.... 3달만에 조회수 1000대면 빠른거겠지.... ^^ 음하하하... 인제 프메 3를 하고 있당.... ^^ 첫빵에 프린세스 만들었군.... 음하하하!!!! 난 천재일지도.... ^^(퍼어어억... 그럴리가 없잖아!~!! ^^) 바보수룡 아그라...^ 『게시판-SF & FANTASY (go SF)』 1473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9 올린이:광황 (신충 ) 98/11/29 00:10 읽음:2149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본명 알 수 없음. 현재 쓰이는 이름 란테르트. 성은 알려지지 않음. 마법력 측정 불가. 한 개 성을 아주 간단히 녹여버리는 것을 보아, 적어도 대현자 계급의 사람 3명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 물리력 측정 불가. 지금까지 그의 검에 베어지지 않은 갑옷 없음. 그의 공격을 단 세자루의 검이 버텨 냈는데, 그 후 그는 그 검들을 바로 부숴 버렸음. 성격상의 약점으로는 잘 아는 사람의 일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함. 하지만 그 약점을 이용할 방법은 지금으로써는 없음. 그 밖의 약점은 지금으로써는 발견할 수 없음. 근 5년간 살인횟수 추정불능. 파악된 용병과 마법사만 1000을 넘김. 정규군수도 1500 여명에 이름. 그레이 어세신이라고 자신들을 밝힌 사내들중 대장 격인 사내가 한 장의 종이를 들고 이렇게 읽어 내려갔다. 모두다 읽었을 때, 그의 반 응은, "이.... 이걸 어쩌라는 건가?.... 이걸 보고 무얼 하라고 이런 내용 을 내게 올리는 것인가?" 였다. "크흠.... 내가 이야기하지 않았던가요?.... 크흠.... 포기하는 편이 가장 좋다고.... 크흠...." 노인은 그런 그의 반응에 이렇게 중얼거렸고, 대장이라는 남자는 미 간에 더더욱 깊은 주름이 파였다. "하지만.... 그분께서 아직.... 대답이 없으시지 않은가?...." 그의 이 말에, 모여있던 다섯 명의 사람들은 입을 다물었다. 돌연 이 여섯 명중 한 명뿐인 여자가 입을 열었다. "미인계는 어떨까요? 제 부하들중 미모가 뛰어난 아이들이 꽤 있는 데...." 그녀의 말에 전에 검이 어쩌구 했던 남자가 대꾸했다. "힘들 꺼야.... 네가 직접 나간다 해도...." 그때,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입을 열지 않았던 한쪽에 있던 사내가 입을 열었다. 왠지 조금 음산한 듯한 그의 목소리는 평소에 자주 열리 지 않는 만큼 한 번 열 때마다 좌중을 조용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강한 자는.... 자만하다...." 말하기를 꽤 싫어하는 인간이었기에, 가끔 내뱉는 말도 이렇게 간단 간단했다. 그의 말에 모두는 머릿속이 환해지는 느낌이었다. 지금까지 단 한차 례도 생각해 보지 않은 점으로, 제법 그럴 듯 해 보였다. 대장은 입을 다문 체 잠시 머릿속에 헝클어진 사고의 파편들을 주워 모았고, 이내 완결된 하나의 조각으로 부하들에게 내 놓았다. "그러니까.... 자만심, 그의 자만심을 이용하는 거다. 아무리 그라도 인간인 이상, 검술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에게 정말 두려운 것은 검술이 아닌 그 어마어마한 마법력이다. 도발을 해서, 그가 마법 을 못 쓰게 만든 후, 우리 중 네명 정도가 그와 대결하고, 나머지 둘 이 일행을 죽이는 것이다. 아마, 그가 자만심에 가득 차 있는 사람이 라면, 아니 인간인 이상에는 도발에 반드시 걸려들 것이다. 혹시 이견 있나?" 그의 물음에 노인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크흠.... 만약 도발에 걸리지 않는다면요?.... 크흠.... 그럴 경우 괜히 우리의 전력만을 노출시킬.... 뿐인데.... 크흐흠...." 아무래도 란테르트에 대해서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진 그 노인의 말이 고 보니 확실히 가능성이 있었다. "음...." 대장은 꽤 고민하는 눈치였고, 그때 평범해 보이는 한 사내가 의견을 내 놓았다. "하지만.... 이렇게 있다 실패하나.... 나가 싸우다 실패하나 실패하 는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단 1퍼센트라도 가능성이 있는 곳에 저는 걸 겠습니다. 그의 말에 거의 모든 사람이 고개를 끄덕 끄덕 했다. "만약 그의 검술 실력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라면.... 어떻게 하겠 습니까? 전에 검에 대해 운운했던 사내가 입을 열었고, 대장이라는 사내는 고 개를 가로 저었다. "일단 그것은 가능성이 없다. 아무리 강하다 해도, 우리 중 네명을 일 검에 어떻게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그건 레카르도 가의 가 주라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대장의 말에 대부분의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으나, 노인은 그렇지 않 았다. "그건.... 크흐흠.... 모르는 일이지요..... 크흐흠...." 대장이 곧바로 입을 열었다. "그렇다 해도.... 실패할 뿐이다. 어차피 이번 일은 하나의 도박이 다." 이들은 지금 궁지에 몰려 있었다. 이제 테일 시에 도착한 디미온 일 행은 앞으로 2일 정도면 소피카의 수도 마기아에 도착할 것이고, 그 사이에 그들을 막지 못하면 그들의 이번 임무는 실패하게 되는 것이 다. 어차피 이대로 이틀이 지나면 돌이킬 수 없는 것, 모든 가능성을 동원해 도박을 하려 하는 것이었다. 음산하고 묵묵한 사내가 다시 입을 열었다. 기분이 좋은 건지, 아니 면 사안이 사안이여 서인지 그는 스스로의 금기를 꽤 범하고 있다. "누가.... 위험한 일을 하지?...." 그의 말에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그에게로 쏠렸다. 암회색 두건을 깊 이 뒤집어 써 눈도 잘 보이지 않았다. 위험한 일, 그가 이야기 한 위험한 일이라는 것은 분명 란테르트를 상대하는 일일 것이다. 비록 디미온이 꽤 강한 인물이었으나, 두 사람 정도면 충분히 그와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셀트와 이시테, 제레 미아 등은 전력에서 제외였다. 일행의 시선은 다시 일제히 대장에게로 옮겨졌고, 대장은 천천히 고 개를 끄덕였다. "일단.... 나와 지원자 세사람으로 한다." 다섯 사람은 대장이 스스로 자원하고 나서자 순간 그를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사실 이 그레이 어세신은 5개 대로 이루어져 있었고, 총대 장 같은 존재는 없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갑자기 듣도 보도 못한 인간이 자신들의 총사령관이 되었고, 일행은 내심 불만을 품고 있었 다. 게다가 그 새로운 대장이라는 인간이 세상물정에 몹시 어두운데다 그다지 강해 보이지도 않았으니, 반감은 더더욱 커졌었다. 그들중 노인이 입을 열었다. "크흐흠.... 자신은 있습니까요?.... 크흐흠...." 대장은 그런 노인의 말에 슬쩍 웃었다. "당연히.... 자신 없다. 그렇게 강한 자.... 하지만, 대장으로써 힘 든 일을 부하들에게 넘긴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 그의 말에 일행의 안색은 더더욱 굳어지며, 어쩌면 상상 이상의 인물 을 대장으로 모시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 없 다.... 사실 그자를 상대로 자신 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분수 를 모르는 것이다. 여기 있는 다섯명 모두 그를 두려워하고 있다. 하 지만, 만약 누군가 이런 상황에서 자신 있냐고 물으면, 그저 과장을 조금 섞어 문제없다고 이야기 할 것이다. 자존심의 문제였다. 그런 데.... 자신들의 대장이라는 자는 스스로의 감정을 아무 거리낌없이, 솔직히 내뱉었다. 뒤이어, 침묵을 즐기는 사내가 입을 열었다. "내가.... 발안한 계획이다...." 그러니 나도 참가하겠다, 라는 뒷 내용을 뺀 채 이렇게 입을 열었고, 이어 한명뿐인 여자도 입을 열었다. 망토 때문에, 얼굴도 몸매도 잘 드러나지 않았으나, 목소리만은 상당히 고왔다. "그는 여자에게는 아주 약간이지만 손속을 남겨둔다고 합니다. 저도 참가하겠습니다." 아무도 의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 여자는 비록 여자지만 이 다섯 명중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그렇기에 제 1 그레이 어세신의 단장이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검을 좋아한다는 사내가 입을 열었다. "내가 네 번째가 되지요...." 자동으로, 평범한 사내와 길리온이라는 이름의 노인이 디미온을 맡게 되었다. 총공격의 날짜는 내일이다. 늦은 저녁. 이시테는 란테르트 곁으로 갔다. 저녁마다, 이시테는 란테르트 곁에 붙어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물론 말이 아닌 글로 나누었다. 제레미아는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란테르트에 대한 호감 이 생긴 것은 절대 아니었다. 여전히 란테르트라는 버릇없고 잔인하고 인정 없으며, 또, 또, 사고방식이 삐뚤어진 악마에게는 조금의 호감도 가지지 못하고 있었다. 단지, 지금까지 그가 이시테에게 한 말들을 종 합해 볼 때, 그다지 아이 정서에 좋지 못한 것은 없었기에, 그냥 이시 테가 하고 싶은 데로 놓아두는 것뿐이었다. 디미온은 오히려 이시테가 란테르트와 시간을 보내는 것에 찬성이었 다. 일단은 이시테가 즐거워했다. 게다가, 이시테와 란테르트가 친해 짐으로써, 자신들의 안전이 더더욱 확실 보장된다는 실리적인 면 역시 전혀 없지는 않았다. 셀트는 충실한 부하답게 잡일을 열심히 했다. 저녁때 되면 땔감 열심 히 날아오고, 해가 진 후에는 조용히 한쪽에 앉아있었다. 어찌 보면 가장 심심한 것은 셀트였다. 디미온에게는 제레미아가 있었고, 란테르 트는 이시테와 이야기를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워낙 인간 됨이 근후 해서, 다시 말하면 고지식한 인간 이어서 이런 지루한 시간도 묵묵히 잘 보내고 있었다. 이시테가 묻는 내용들은 거의 대부분 란테르트에 관한 것이었다. 아 니면, 다른 재미있고 진기한 이야기에 대해 묻기도 했다. 하지만, 란 테르트를 둘 모두 무성의하게 답해 주었다. 부로 이시테와 거리를 두 는 것도 이유 중 하나였으나, 실제로 말해 줄 것이 거의 없었다. 자신 에 대한 이야기는 당연히 하고 싶지 않았고, 기이하고 진기한 이야기 는 아는 것이 그리 많지 않았다. 어렸을 때 부두에서 일하며 들은 이 야기가 적지 않았으나, 삼사일 만에 모두 바닥이 나 버렸다. 이시테의 왕성한 호기심은 란테르트를 성가시게 할만도 하건만, 그는 짜증만은 내지 않았다. 무성의하게 듬성듬성 답했으나, 결코 귀찮아하 는 표정을 짓지 않았다. 정확히는 아무 표정 없었지만.... [어떻게 그렇게 강할 수가 있어요?] 이시테는 이틀전 케티인가 하는 도시의 일이 아직도 기억에 선했다. 그녀의 상식이라는 것 안에서, 성 하나를 녹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 은 분명 강한 사람이었다. 아니, 그녀 뿐 아니라 살아있는 존재들 사 이에서 그 정도의 강함이라는 것은 절대적인 것이다. 이시테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멍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천천 히 입을 열었다. "전.... 강하지 않습니다...." 그의 말에 이시테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럴리가요.... 분명.... 아빠도 란테르트가 강하다고 했는걸 요....] "글쎄요.... 하지만.... 지금 정도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란테르트의 쓸쓸한 대답에 이시테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얼 한다는 것인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 이야기를 들은 디미온 역시 란테르트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금 정도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니? 성 하나를 통째로 날려버릴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한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그의 표정을 보니 겸양 의 말은 아닌 듯 싶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니요? 무얼요?] 이시테가 물었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답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 폭풍의 3연참 Vol.2!!!! 변태 날림 글장이 에이그라는 드디어 폭주하는 것인가???? 하지만, 안심하라!!! 내게는 널럴한 비축분이 있다!!! 27일동안 54화를 써버린 글공장공장장 에이그라가 아닌가!!!! (학기중에.... 이런 미친짓을...--;; 내 시험은... 내 성적은...--;;) 최고기록, 3일에 15화...--;; 아무튼.... 슬럼프를 벗어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푹풍의 3연참 Vol.2!!! Vol.3는 기대도 하지 마세요!!!! ^^ 이제 곧 시험이 닥쳐옵니다.--;; 시험 전까지 75화까지 쓰는게 목표랍니다.^^ 바보글장이 에이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4749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투표결과(1) 올린이:광황 (신충 ) 98/11/29 08:50 읽음:1998 관련자료 없음 ----------------------------------------------------------------------------- 아.... 늦어서 죄송합니다. 꾸버어억!! ^^ 슬럼프 기간이어서인지 글이 잘 안써져서.... 그냥 결과만 발표하는 것은 무성의 한것 같아 이렇게 만듭니다.^^ (초궁극오의 날림의 벗꽃님도 하셨는데.... 성실이로 통용되는 제가 안했다가, 무슨 욕을 먹으려구요. ^^ 암튼... 개그센스라는 것은.... 벗꽃님의 발끝에도 못미치니.... 재미는 기대 마세요. ^^) 아무튼, 그렇습니다. ^^ --------------------------------------------------------------------------------- 장엄하지 않은 음악이 울려 퍼지는 거대한 홀.... 지금 에이그라가 그 무대 한가운대 서 있다. 방추형 철탑같이 우뚝어 선 그는, 조용히 마이크에 대고 입을 열었다. "지금, 지구 최후의 인기투표 결과발표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여러가지로 어패가 있다. 일단 최후라는 말은 씨도 않먹힌다. 하다못해 지만 해도 2부가 끝나면 또다시 인기투표를 할 마음을 먹지 않았는가? 하지만, 그따위의 무책임성 발언을 심심할때마다 내뱉는 그는 주위의 따가운 눈총을 무시한채 계속해 입을 열었다. 에이그라는 손을 뻗어 관중석 쪽으로 향했다. 좀더 많은 사람이 오지나 않을까 잔뜩 기대를 한 채 넓은 강당을 마련했건만.... 썰렁이라는 말을 몸소 실천하는 풍경이었다. 내빈석 쪽에는 D&D의 출연자들이 얼굴에 위장에 가까운 분장을 한채 조명에 온몸을 빤닥거리고 있었다. 에이그라는 어떤것이 예인지는, 대한민국의 주입식 교육 덕택에 알고 있었다. 게다가 양친이 모두 생존해 계시니 일정이상 싸가지 없는것은 불가능하기 그지 없다. "이자리에 참석해주신 신사, 숙녀 내 외빈 여러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뒤이어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 자리는 요즘 제가 연재중인 데로드 엔 데블랑의 캐릭터 인기순위 발표회장 입니다." 이 말과 동시에 절반쯤 되는 사람이 자리를 떴다. 그들이 내뱉는 말은 하나같이, "어, 여기 초룡 캐러 인기순위 발표회장 아니었어?" "여기가 거기가 아닌게벼?" 였다. 에이그라는 내심 엄청난 충격을 먹었으나, 겉으로는 비실비실 웃으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호호... 거기 경비, 문 잠궈요. 나가려는 사람은 힘으로 제지해요." 도저히 웃으면서 할 이야기는 아니었으나 그는 했다. 밖으로 나가는 것이 제지당한 사람들은 얼굴에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었으나, 맞기 싫어 그대로 자리에 앉았다. 에이그라는 장내가 조금 정리되는듯 하자 입고있는 마이 앞주머니에서 종이를 뽑아들었다. 보통의 다른 곳이었다면, 꽃처럼 어여쁜 처녀가 은쟁반에 종이를 담아 내 올 터였으나, 가세가 극빈한 관계로 일일히 주머니에 꽂아 가지고 나왔다. 아, 오호애재라!!! 오호통재라~~~!! "그럼.... 일단, 인기없는, 다시말해 '너 나오지 마라' 캐러부터 발표하겠습니다. 1등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에라브레양이 차지하셨습니다~~~!! 점수는 56점!!" 에이그라의 철퇴와 같은 말은, 담갈색의 머리를 어여쁘게 틀어올린 에라브레의 뒷통수를 사정없이 쎄렸고, 에라브레는 충격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언니 사피엘라와 란테르트의 부축을 받아 간신히 몸을 일으킨 그녀에게 에이그라는 확인사살을 시작했다. "이유로는, 짜증난다, 하는것 없이 멍하다, 보통도 아니고 열나게 짜증난다, 혼자 잘논다, 혼자 삐지고 혼자 좋고 혼자 갑이다, 란테르트를 죽이려 하고, 란테르트를 넘본대다가, 란테르트와 이카르트의 오붓한 시간을 방해했다!!, 초 왕재수다, 멍하다, 미쳤을때가 더 좋다,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든다, 외곬수의 멍청이다 였습니다!!!" 장문의 욕을 쉼표에 맞춰 쉬어가며 이야기하는 동안 에라브레의 눈동자에는 맑은 눈물이 고였다. 18살의 어린 여자아이이게 이러한 욕은 과연 너무한 것이였던가??? "에라브레양, 소감은??" 에이그라가 그런 여자의 심리를 알리 없다. 그는 의무를 다하기 위해 물었고, 에라브레는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며 답했다. "엉엉... 죽은것도 억울한데.... 욕까지...." 사피엘라는 그런 에라브레를 조용히 안아 주었고, 란테르트 역시 곤란한 표정으로 멍히 서있었다. 에이그라는 서럽게 울고있는 에라브레의 모습에 잠시 당황했으나, 얼굴 두께가 두께이니 만큼 무시하며 말을 이었다. "흠흠.... 그다음 2위, 나크젤리온!!!" 그의 말과 동시에, 저쪽에서 날카로운 인상의 남자가 몸을 일으켰다. "나크젤리온님이라고 불러라." 에이그라는 그런 그의 모습에 단빡에 쫄며 말을 더듬거렸다. "예, 예 그러지요.... 아무튼 이유는, 에라브레를 죽였다, 란트&이카 커플을 괴롭혔다, 무개성, 그냥 싫다, 사악하고 멍청하고 시시껄렁하며 재수없다, 미신따위애 애를 때려잡는 쫌생이다, 괜히 설쳐 불타는 우정의 친구를 갈라놓고, 마족 주제에 란테르트에게 덤빈다!!! 입니다. 점수는 44점 입니다." 이 말에, 나크젤리온은 으음, 하는 날카로운 신음을 내뱉었다. "난... 잔혹 무비, 냉혈 사악, 유혈 낭자, 공포 무쌍, 따위의 별명을 바랬는데... 멍청이라.... 흐음...." 그의 이러한 말에 에이그라는 멋적게 웃었다. "하하.... 할 수 없죠....--;;" 에이그라의 말에 나크젤리온이 일갈했다. "할 수 없죠가 아니다!!! 이 멍청이!! 네녀석이 성격을 입힌 거지 않느냐?" "2부에서는 조금 더 나아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에이그라는 무시무시한 나크젤리온의 모습에 이렇게 답할수 밖에는 없었다. 물론, 그가 아그라로 변신하여, 봉인을 해제한다면 나크젤리온은 따위가 되겠으나, 당장으로써는 불가능 한 일이다.... 에이그라는 은근슬쩍 넘겼다. "다음으로 3위는.... 란테르트씨 입니다. 이유로는, 하렘메이커다, 고X다(--), 우유부단하다, 무적은 싫다, 이카르트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다, 둔탱이다, 병신+또라이+우유부단+왕자병이다, 인간주제에 강하다, 사랑하는 사람도 못 지킨다 였습니다. 점수는 29점!"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담담히 받아 넘겼다. 일단 3위라지만 1, 2위와의 격차가 컷고, 지금은 폭주상태이기 때문에 이정도의 굴욕과 묘욕에는 꿋꿋했다. 마왕을 무찌를 용사는, 세상의 어떠한 질시와 비난에도 꿋꿋히 자신의 길을 나가야 하는 법이다. "란테르트씨. 소감을 한마디...." "더더욱.... 강해지겠습니다...." 이 대답에 모두의 얼굴은 흙빛이 되었다. 강해진다니??? X자라는 말이 그렇게 충격이었단 말인가?....--;; 에이그라는 손수건으로 얼굴의 땀을 닦으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목소리가 떨리는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하.... 다은은 4위.... 아르페오네양. 24점을 얻으셨습니다!!" 이 말과 동시에 좌중의 시선은 투명한 푸른 머리칼의 아가씨에게 모여졌으나, 그 아가씨는 자신의 곁에 앉은 보라색 머리칼의 남자에게로 온통 쏠려 있었다. "이유로는, 짜증난다, 별 이상하다, 뒷다마나 깐다, 이카르트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란테르트를 죽이려 했다 등이었습니다. 소감 한마디?" 에이그라의 물음에 아르페오네는 건성으로 답했다. "전.... 아르카이제님만 있으면.... 상관 없습니다." 에이그라는 또다시 땀을 닦아야만 했다. "다음으로.... 5위는 22점을 얻은 아왈트씨." 에이그라의 말에 한쪽에서 오른팔이 없는 검사가 몸을 일으켰다. "쿡쿡.... 진정한 검사는 짧은 출연에도 짙은 향기를 남기지.... 쿡쿡...." 그의 둘레에는 오늘 특별히 구입해 온(!) 카타성의 센티양 밀리양 마이크로양이 앉아 있었다. 에이그라는 그 모습에 이미 축축해진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았다. "아.... 이유로는, 느끼하다, 치사하다, 비겁하다, 그냥 싫다, 재수없고 비열하다, 좋아할 수도 있다(?) 였습니다. 이에대한 소감은???" "하하.... 용병이란 인간들이 어떠한 사람인지 모르는군.... 우리들에게는 생존이 최우선이다. 치사비열비겁등등의 모욕을 받아서라도 살아 남는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잘난건 검사들에게 맡겨 버렸지.... 후후후.... 게다가.... 남자가 여자를 밝히는 것은,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우며 천도를 따르고, 인륜을 거스르지 않은 행위이다. 저기 저 파란머리의 고X 보다는 내가 낫지.... 후후후...." 아왈트의 말에, 돌연 란테르트의 표정이 싸늘하게 변했다. "내 일검을 맞고도 입이 움직이는지 궁금하군요...." 란테르트의 말에 좌중은 일순 소란스러워 졌고, 그러한 상황을 저지할 청원경찰, 일명 경비들이 곤봉을 휘두르며 호루라기를 불었다. 일행은 이 위압적인 모습에 진정하며 자리에 앉았다. 괜한 소란은 구치장 행이다. 게다가, 이들은 대한민국의 최정예인 경비이다. 만 50세 이상의 명퇴자들로 구성된 이들은, 이제 짤리면 더이상 갈곳이 없다는 필살의 자세로 적군의 도발에 처절히 응징하므로, 괜히 앵겼다가는 단박에 머리가 깨진다. 북한 공산군이 이 대한민국을 쳐들어 오지 못하는 두가지 이유중 하나는, 도대체 이 나라의 가스통 수를 추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고(가스통은 배달 오토바이의 처절한 기동성과 결합시에는 기갑사단 1개부대를 가뿐히 날려버릴 수 있다.) 다른 하나가 이 청원경찰의 수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일설의 단기사병들도 이곳에 포함된다는 설은 아직 증명되지 않은 가설일 뿐이다. "흠흠.... 다음은 6위. 로위크니나양. 이유로는, 비열하다, 약자는 이용해먹고 강자 앞에서는 벌벌 떤다. 에라브레를 이용해 먹었다. 재수 X밥맛인 여자이다, 가증표다 였습니다. 뭐, 욕먹으라고 만든 캐러치고는 실패지만 나름대로 역활은 다 했군요. 점수는 20점 입니다." 에이그라의 이 말에 로위크니나는 온화하며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그녀를 잘 모르는, 방금전 이곳에 잘못 알고 들어온 사람들이 에이그라를 야유했다. "저렇게 착하고 여린 여자에게 그런 독설을 퍼붓다니!!!" 순간, 에이그라가 서 있는 무대 바닥에서 일곱개의 얼음이 솟아 올랐고, 에이그라는 그 날렵한 몸으로 그것들을 간신히 피해냈다. 이 모습에 방금전 에이그라에게 야유를 퍼부었던 사람들은 어리둥절해 했으나, 곧바로 나온 로위크니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아깝군요...." 로위크니나의 말에 에이그라는 흙빛이 되었으나, 진행을 계속했다. "아.... 소감은??" 로위크니나가 답했다. "전.... 어짜피 죽었으니.... 마음데로 짖밟아 주세요.... " 그녀의 대답에, 관중석 이곳 저곳에서, 오오~~~~ 하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짖!밟!아! 달라지 않는가???? 에이그라는 그런 좌중의 소란을 잠재울 역량도 실력도 이유도 없었기에 그냥 이야기를 진행했다. "다음은.... 7위 19점을 얻은 사피엘라양!!!!" 사피엘라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이유는, 행동이 마음에 안든다, 남의 혼삿길을 막았다, 천사표왕단순바보멍청이다!!, 쓸때없는 유언때문에 란테르트와 이카르트가 이어지는것을 방해했다, 예때문에 연정 복수극물화 되었다. 였습니다." 사피엘라양은 이러한 평가에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싫어한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관섭하지 못하겠지요...." 이러한 그녀의 말에는, 어느 누구도 입을 열지 못하였다. 워낙에 보편 타당한 이야기이에 반박이고 뭐고 할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를 자랑스럽다는듯 바라보았다. "그 다음은 8위, 모라이티나양!!! 14점을 얻었습니다." 에이그라의 이 외치는 소리에 모라이티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너무나 당차고 주저없이 일어나는 그 모습에 에이그라는 잠시 당황했으나, 계속해 이야기를 이었다. "이유로는, 미친X이다, 닭살돋는다, 감히 이카르트를 좋아하는듯 보인다, 말이 많다, 등이었습니다. 흠흠....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에이그라의 말에 모라이티나는 입술을 살짝 비비작 거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소감 한마디에 그리 생각할 것이 많은지 한참동안 고개를 갸웃거리던 그녀는 돌연 고개를 끄덕이며 외쳤다. "아!!.... 뭐가 이상한가 했더니.... 아저씨!!!" "헉.... 아저씨가 아닙니다.... 아직 만으로는 20세가 않됐습니다!!! 오빠, 내지 공석 이니 진행자님, 이라고 불러 주십시요." 에이그라는 모라이티나의 말에 얼굴을 흙빛으로 하며 이렇게 말했으나, 모라이티나는 그따위 씨도 않먹히는 논리에는 동요하지 않는다. "몰라요. 그보다...."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요." 또 무슨 딴소리가 나올지 두렵지 그지 없다, 라는 생각에, 진행자 에이그라는 이렇게 말했으나, 모라이티나는 주위의 이러한 유혹과 권유 따위에는 결코 흔들리지 않는 열!혈! 엘프이다. "가만히 있아보세욧!! 이건 중요하단 말예요. 왜 아저씨는 아직 살아있어요??" 모라이티나가 이렇게 물었고, 진행자 에이그라는 잠시 당황했다. "그, 그게 무슨...." 진행자의 말에 모라이티나가 다시 입을 열었다. "설정 1, 2에서처럼 지금쯤이면 심장이 날아갔던지, 목이 잘리던지 해야 하잖아요. 어떻게 아직도 살아 있는거죠? 전 아까, 로위크니나가 쓴 마법에 죽을줄 알았어요. 그런대 피했잖아요." 모라이티나의 말에 진행자 에이그라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쿡쿡하는 웃음을 웃었다. "쿠쿠쿡.... 이제서야 눈치 채셨군요.... 쿠쿠쿠...." 돌연 그는 팔짱을 끼더니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붉은색 스포츠카에 등을 기댔다. "어느때는, 멋장이 진행자!!!" 뒤이어 그는 푸른 숲 사이의 나무 뒤에 숨었다. "어느때는 숲의 제왕 오크!!!" 뒤이어 그는 어느새 풀장에 몸을 반쯤 담구고 있었다. 모습은 거대화 되어 용의 형태를 띄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때는 수룡 아그라!!!!"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삼성 M550모델의 컴퓨터 앞에 앉아 씩, 하는 미소를 지며 모두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원래 모습은, 처절한 글빨로 공장질을 해대는 무적의 글장이!! 에이그라~~~!! 당신의 인생 바뀔꺼에요~~~!!" 그의 이러한 원맨쇼!!!! 조명까지 색색으로 비춰지며 나름대로는 꽤나 열심히 한 듯 했으나, 옷걸이가 후지면 옷조차 못받춰주듯, 워낙에 생긴게 그렇고 그렇다 보니, 전혀 조금도 쪼매만큼도 멋이 없었다!!! 게다가 마지막 멘트라니.... 모두의 얼굴에는 세로로 자근자근한 주름이 잡혔다. 사람들이 야유를 퍼붓지 않고, 마법을 날려 그를 응징하지 않는것은.... 다만, 너무 당황해 그럴 정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에이그라는 역시 나는 감동메이커야~~~ 라고 혼자 즐거워 하며 하던 일을 계속했다. 어느샌가 자칭 멋장이 진행자로 돌아와 있었다. "그 다음은 저.... 입니다. 점수는 11점으로 9위.... 이유로는, 오크다, 변태 로리다, 야오이다, 연재가 느리다, 그냥및... 이카르트와 란테르트를 이어주지 않는다, 히로인만 골라 죽이는 새디스트다. 짜증나는 워패턴의 글을 쓴다. 비축분이 있으면서 느리게 올린다.... 등등 이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한 후, 잠시 숨을 고르며 입을 열었다. "흠흠.... 전 오크가 아닙니다. 설정 1을 자세히 읽어보면 아실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야오이라니요!!! 전.... 남자란 종 전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제가 남자니까요!!! 그리고 변태 로리라.... 다만 귀여운 타입을 좋아할 뿐으로.... 암튼, 저에대한 이러한 누명은 억울합니다!!!!" 그러나.... 이런 그의 절규가 씨가 먹힐리 없지 않은가??? 청중은 귀를 팔 뿐이다. 에이그라는 어깨가 축 처졌으나, 다시금 힘을 냈다. "흠흠.... 이제 어느덧 베드 캐러(결코 침대 캐릭터가 아니다!!) 순위도 거의 끝나가는 군요. 10위. 아이실트 군!!! 9점을 얻으셨군요." 에이그라의 말에 아이시실트가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금발과 주홍빛이 섞인 머리칼이 인상적인.... 공주에 가깝게 생긴 왕자였다. 나이는 18세 가량... 처음등장때보다 나이가 먹어 있었다. 여전히 여성스럽고 아름다운.... 왕자이다. "이유는 위선적이고, 여리여리하며 시스콤 이기 때문이랍니다!!! 이에 소감한마디!!" 에이그라의 말에 아이실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난.... 누님만 있으면.... 아무것도 상관 없습니다...." 그의 말에, 에이그라는 땀을 닦았다. "여전.... 정신을 못차렸군요.... 흠흠.... 그럼 다음으로 공동 9위. 제레미아 부인!!" 그의 말에, 제레미아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고, 에이그라는 말을 이었다. "이유로는 란테르트를 고깝게 본다. 란테르트를 괴롭힌다!!! 입니다. 소감은??" 그의 말에 제레미아는 얼굴빛을 약깐 바꾸었다. "그런 이유라면 인정할 수 없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요. 물론, 지금은 DD의 대본을 모두 보아서, 저남자가 얼마나 불행한 과거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아왔는지를 보았지만, 제가 등장할때만 해도 전혀 알지 못하였습니다.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저런 인간을 좋아한다는 것이 쉬운 일입니까? 전 단지 우리 이시테가 걱정되었을 뿐입니다." 그녀는 언제나 저아줌마 시러 라는 말을 들은대 대해 하고싶은 말이 많았는지, 이렇게 폭풍처럼 쏟아놓았다. 관람석에서는 뭐 그럴수도 있지, 라는 반응으로 고개를 끄덕였으나, 종내에 나온 말은, "시끄러워요 아줌마.... 우리 란트에게...." 였다. 누가 내뱉은지는 모르지만, 란테르트의 팬인 모양이었다. 에이그라는 장내가 험악해질 것을 두려워하며 성급히 입을 열었다. "아.... 그럼 이제 공동 12위를 발표하겠습니다.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빠딱빠딱 진행하겠습니다. 공동 12위는...." 그때 돌연, 모라이티나가 손을 들며 일어났다. "잠깐만요. 두가지 질문!!! 빠딱빠딱이 뭐에요? 그리고, 왜 12위에요? 아까 10위라고 했잖아요." 그녀의 말에 답한건은 바로 대각선 뒤에 앉아있던 아르트레스였다. "바보녀석. 빠딱빠딱은 빨리빨리를 괴상하게 말한 것이고, 12위는 아까 10위가 둘 이었잖아!!" 모라이티나는 입술을 비비작 거리며 무어라 말하려 했으나, 시간에 밀려 바쁜 에이그라가 장내를 정돈했다. "아, 아무튼 빨리 진행해야 하니 그냥 나가겠습니다. 12위는 이카르트씨와 로렌시아양이 공도으로 차지했습니다. 점수는 각각 7점!! 이카르트씨는 강한척 한다, 란테르트를 좋아한다(이건 란테르트를 싫어하는 분의 의견. 멋부린다, 등이었고, 로렌시아양은, 얍쌉하다, 꿍꿍이가 있다, 교활하다, 가식적이다, 등등의 의견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는 빠르게 진행하겠다는 생각에 말을 빨리했고, 그에 숨이 차는지 잠시 헥헥거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먼저 이카르트씨의 소감은??" 보라색 머리칼의 이카르트가 일어서 말했다. "음.... 그렇습니까? 뭐, 상관은 없습니다." "아... 그다음 로렌시아양은?" 이 말에 로렌시아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눈동자는 촛점이 없었고, 엷은 파랑색 머리칼이 치렁히 자라 있었다. "전.... 저의 목표를 위해서는 어떠한 시련도 감수 하겠습니다.... 유일히 저를 사랑해주는.... 나의 아이실트를 위해...." 중증 브라콘및시스콘 들이기에 그들은 눈에 뵈는게 없었다. 좌중은 잠시 써늘한 분위기를 풍겼고, 에이그라는 땀을 닦을수 밖에 없었다. "흠흠.... 그럼 다음으로, 14위는 6점의 아르트레스양!!!" 그때 또다시 모라이티나가 손을 들었다. "방금 12위라고 했잖아욧!!!" 그리고, 아르트레스는 몸을 일으키며 그러한 모라이티나의 뒷통수를 한대 쥐어 밖았다. "좀 가만히좀 있어봐. 무식하다는거 세상에 고하냐??" 에이그라는 그 둘의 모습에 잠시 땀을 흘리다 입을 열었다. "아.... 이유로는 글래머 아줌마가 싫다. 란테르트를 넘본다, 란테르트를 좋아한다, 등이었습니다!!" 에이그라의 말에, 아르트레스는, 천지를 하나로 가를듯한 진한 웃음을 울어 예렸다. "오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 그리고는 둘레90센티는 간단히 넘길듯한 가슴을 당당히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그녀의 옷은 붉은색의 화려한 드레스로,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가슴이 깊이 파여 있었고, 그러한 그녀가 가슴을 앞으로 내미는 동작을 취하자, 장내는 돌연 고요해지며 침 삼키는 소리만이 울려퍼졌다. "뭇 남자들이라면, 나의 이 잔혹한 미모에 감탄을 하겠지~~~!! 진정한 여왕은, 그러한 짤짤한 소수 의견에는 동요치 않는 법이다!!! 오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 이러한 모습에 에이그라는 순간, 여왕님 역활을 하려면.... 역시 3,40초 정도는 저렇게 웃을 수 있어야 하는군.... 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정도로 아르트레스의 웃음은 날카롭고 높으면서도 길게 이어졌다. 에이그라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잠시 감탄한 표정으로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아.... 다음으로 15위 아피안씨. 5점을 얻으셨습니다. 그리고, 16위는 이시테양으로 4점, 히톨트씨가 3점, 다크미스트 일동이 1점을 얻어 18위를 차지하셨습니다. 이유는, 아피안씨는 능글능글한 할배같다, 단역인데 밥맛없다, 티나를 데려갔다 등등 이고, 이시테양을 싫어하는 분은 애가 싫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히톨트씨를 싫어하는 분의 의견은, 란테르트와 에라브레를 괴롭혔다, 이고, 다크미스트를 증오하는 분은 이유조차 적어 보내지 않으셨습니다!!! 모두들 소감 한마디씩!!" 에이그라의 말에 아피안으로 부터 순서대로 입을 열었다. "음.... 테미시아님의 뜻이라면...." "...." (<- 말을 못하니까.... --;;) "음하하하.... 진정한 마도사는 그따위는 무시하지!!!" "우린... 때거지로 출연시켜 겨우 1점이냐??? 50명이 나눠 가지면, 0.02점 아냐!~!!" 뭐, 중요하지 않은 인간들의 헛소리이므로, 마지막 두 사람의 말은 묵살키로 한다. 에이그라는 이제야 반을 끝냈다는 안도감에 한숨을 내쉬며 종이를 앞주머니에 접어 꽂았다. "이제 베드캐러는 끝났습니다. 30분간의 휴식 후에, 영애로운 좋은 캐릭터상 수상식이 있겠습니다!!!!" 그의 외침과 동시에 장내는 웅숭웅성 거렸다. 하지만, 도망가는 관중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홀의 문을 열리지 않았고, 모두는 가고싶은 화장실도 참으며 그대로 앉아 있었다. 실로 파렴치한 짓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폭력은 모든것에 앞서는 힘!!! 힘없으면 맞을 뿐이다. 상대는 무적의 청원경찰이 아닌가!!!! ------------------------------------------------------------------------------------ 호호... 이짓도 꽤 힘드네요... ^^ 좋은 캐러 발표는... 언제 올라가려나~~~~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4843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20 올린이:광황 (신충 ) 98/11/30 05:46 읽음:2271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손바닥을 똑똑 두들겼다. 잠시 할 말을 생각하 는 모양이었다. [그럼.... 더 강해져야 하는 건가요?] 이시테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다. [이유는 역시 이야기 해 주지 않겠죠?....] 란테르트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고, 이시테는 멍하니 그의 눈을 응시 했다. [저.... 혹시.... 기분 나빠할지도 모르지만....] 이시테는 한참동안이나 란테르트를 응시하다가 더듬거리며 이렇게 운 을 뗐고, 란테르트는 뭐냐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시테는 다시 잠시동안 란테르트의 손바닥을 톡톡 두드리며 망설이 는 듯 하다가 이윽고 이야기를 꺼냈다. [란테르트의 눈.... 몹시 슬퍼 보여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흠칫 했다. 오래간만에.... 오래간만에 들어 보는 말이었다. 이시테는 란테르트가 움찔하자 약간 걱정스러운 빛을 띄었으나, 이내 쓸쓸히 지어 보이는 그의 미소에 한숨을 내 쉬었다. "그런가요?...." [그래요. 처음에.... 처음에 보면.... 왠지 모를 무서운 느낌이 들지 만....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으면 알 수 없는 슬픈 마음이 들어요.] 이시테는 자신이 느낀 그대로를 토로했다. 벙어리가 된 이후, 다른 사람에게 많은 상처를 입었기에, 그녀는 10살이라는 나이에 비해서는 훨씬 정신적으로 성숙해 있었다. 그리고 또 그마만큼 다른 사람의 일 거수 일투족에 꽤 민감했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대답에 다시 한차례 미소를 지었다. 반쯤은 마음 속 깊은 곳에 묻어둔 두 자매에 대한 생각으로, 그리고 나머지 반쯤은 눈앞의 이시테에 대한 놀라움으로 나온 미소였기에, 이시테는 그 미소 의 의미를 알 수 없었다. "슬퍼 보이는 눈동자라.... 오래간만이군요.... 그런 소리를 들어본 것도...." 란테르트가 중얼거리는 이 소리는 이시테뿐만 아니라 근처에 있던 세 사람 모두 들을 수 있었다. 그의 중얼거리는 소리에 이시테가 한 말을 추측해 냈다. 그 말에 제레미아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슬퍼 보여? 피를 찾아다 니는 굶주린 늑대와 같은 붉은 빛의 눈동자가 어딜 보아 슬퍼 보인다 는 것인가? 디미온 역시 이시테의 생각은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보아온 란테르트의 눈은 좋게 말하면 무인의 눈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살인자의 눈이었다. 살기와 광기가 번뜩였고, 그 가운데에는 한줄기의 냉철함이 숨어있어 디미온은 그의 그런 눈을 강한 자가 가져야할 바로 그 눈이라고 생각해왔다. 셀트는 비록 이시테의 말에는 찬성하지 않았 으나, 스스로의 의견 같은 것은 없었다. 그런 쪽으로는 상당히 둔한 편이었으니 말이다.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말에 물었다. [오래간 만이요? 또 누구한테 그런 이야기를 들었죠?] "일전에 이야기 한 그 친구입니다...." [아....] 이시테는 이렇게 쓰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손가락 으로 말을 하며 그에 따른 표정을 지어 보이는 것이 조금은 가식적이 고 또 어색해 보였겠으나, 이시테는 늘 해오던 일이기에 몹시 자연스 러웠다. [그 마족이라는 분이요?]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만났나요? 듣기로는.... 계약 같은 것을 해야 만날 수 있다 던데....] 귀여운, 동그랗고 연둣빛 나는 눈동자를 깜빡거리며 이시테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란테르트를 올려다보았고, 란테르트는 조금의 동요도 없는 차갑다면 차가운 그런 표정으로 전면을, 이시테가 아닌 숲 저편 을 바라다보며 입을 열었다. "글쎄요.... 우연이랄까?...." [우연이요?....] 이시테가 되물었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밖에는.... 생각할 수 없군요...." 이시테가 쓰는 것이 많아지고, 란테르트가 답하는 것이 적어지자, 다 른 세 사람은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추측할 수 없었다. 게다가 란테 르트가 의식적으로 마족이라는 단어를 꺼내지 않았기에, 다른 사람들 로서는 키워드가 빠진 대화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연했다. 제레미아가 그 둘의 대화를 가장 못마땅해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다. 흡사, 단둘이 귓속말을 주고받는 듯한 모습으로 비추어 졌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기분이 나쁜 것 은 변함없었다. [우연.... 이 이시테와의 만남도.... 우연이죠?] 이시테는 이렇게 글자를 세긴 순간, 곧바로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 보는 란테르트와 시선이 마주쳤고, 이내 볼을 발그스레하게 물들였다. 란테르트는 그런 이시테의 모습에, 표정하나 바꾸지 않은 채 입을 열 었다. "저와 에디엘레양의 만남은, 계약입니다." 그의 말에 이시테는 시무룩히 혀를 쏙 내밀며 [바보] 라고 글자를 썼 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잠시 더 바라보다가 시선을 멀리 로 돌려버렸다. "네 녀석이 강하다는 소문 익히 들었다. 듣자하니 100명이라도 혼자 상대할 수 있다던데.... 정말이냐?" 지금 란테르트 일행, 아니, 정확히는 디미온 일행의 마차 앞을 네사 람의 괴한이 막아서고 있었다. 방금 말을 꺼낸 남자는 턱선이 얇은 반면 눈이 조금 큰 편인 금발의 남자였다. 나이는 30세쯤으로 보였고, 허리에는 얇은 검을 한 자루 차 고 있었다. 전체적으로는 상당한 위압감을 풍기고 있었는데, 커다란 눈 때문에 그 느낌이라는 것이 반감되는 듯 했다. 옷은 평범보다 조금 화려한 경갑을 걸치고 있었다. 그 사람이 이들중 대표인 듯 앞으로 한 걸음 나와 있었고, 다른 세 사람은 조금 뒤에서 란테르트를 소아보고 있었다. 란테르트와 셀트, 이 두사람은 이미 마차에서 내려 있었고, 디미온과 다른 두 여자 역시 마차에서 내렸다. 디미온은 그 네 사람을 유심히 살폈다. 뒤의 세 사람중 한사람은 22세쯤 되어 보이는 여자로, 환한, 거의 분 홍색에 가까운 붉은 머리칼을 귀를 약간 넘는 단발로 깎았는데, 동글 동글한 눈매와 역시 약간은 동글동글한 얼굴 덕에 꽤 귀여워 보였다. 하지만, 눈동자만은 결코 귀엽지 않았다. 그녀는 허리에 날이 심하게 휜 도를 차고 있었다. 그녀 곁에는 한 남자가 묵묵히 일행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덩치가 상 당했다. 셀트보다는 조금 작은 몸이었으나, 다부진 근육과 균형 잡힌 몸매 등은 오히려 셀트와는 비교도 할 수 없었다. 나이는 35세쯤 되어 보였고, 검정색 머리칼을 평범하게 다듬어 인상은 평범해 보였다. 그 는 커다란 대검을 등에 매고, 얇은 세검을 허리에 차고 있었는데, 어 떤 무기를 사용할 지는 알 수 없었다. 마지막 사람은 약간은 이상해 보이는 사람이었다. 두 눈은 일행이 아 닌, 저 먼곳을 응시하고 있었는데, 입이 한일자로 굳게 닫혀진 모습이 꽤나 말하는 것을 싫어하는 듯 보였다. 두 뺨이 홀쭉하고 광대뼈가 불 끈 튀어나와 있었으며, 녹색의 머리칼을 머리 뒤로 쫙 넘겨 붙였다. 무기는 아무 곳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장검이었다. 겉으로 보기에 는 30세쯤 되어 보였으나, 그 괴이쩍게 조용해 보이는 인상 때문에 정 확히는 알 수 없었다. 금발의 말에 란테르트는 담담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글쎄요.... 100명이라...." 란테르트의 대답에 금발이 곧바로 입을 열었다. "우리 넷을 당해낼 수 있느냐?" 이 단도직입적인 물음에 란테르트는 다시 한차례 그 네 사람을 보았 다. 금발이 다시 말을 꺼냈다. "단,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 말이다."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 1대 4라.... 만약 상대중 디미온만큼의 실력을 가진 사람이 한 명이라 도 있다면, 란테르트 자신이 이길 가능성은 아주 적다고 보아도 되었 다. 하지만, 패할 가능성은 있어도, 자신이 죽을 가능성은 물론이거니 와 다칠 가능성 역시 거의 없었다. 란테르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상대해 드리지요...." 이런 좋은 수련기회가 어디 있겠는가? 라는 생각에 란테르트는 상대 의 도전에 응했고, 네 사람은 희색을 띄며 그를 둘러쌌다. 디미온과 다른 세 사람들은 란테르트의 그런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 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런, 자신에게 불리한 조건을 내걸고 도발 해오는 상대들의 도발에 그대로 넘어가는 것이 이상했기 때문이다. 자 만심이 아닌가 하고도 생각해 보았으나, 그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진 지했다. 디미온 등의 사람들은 란테르트가 서 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져 마차 가 있는 곳 근처에서 그 다섯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싸움의 시작은 금발의 대표인 듯한 사내가 검을 좌상에서 좌하로 힘 차게 내려 그으면서 시작되었다. 두 발을 11자로 놓은 채 팔의 힘만으 로 내리긋는 그 일 검에도 은은한 바람소리가 들리는 것이 실력이 보 통은 넘는 듯 보였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쪽다리를 뒤로 살짝 빼며 검을 뽑아들었다. 그는 언제부터인가 검에 마법을 씌우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이전 과 같이, 검을 보호해야 한다 따위의 명분이 사라진데다가, 그렇게 하 지 않고도 검에는 손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타점이 정확하고, 힘 의 배분이 적절하면 검은 결코 깨어지지 않는다. 동시에 세 사람이 검을 뽑아들었고, 네 사람은 난전에 들어갔다. 디미온은 일전의 걱정이나 이상한 느낌은 이미 잊은 채 네 사람의 검 술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자세히 보니, 란테르트는 에디엘레 가의 검 술을 사용하고 있었다. 아마도 지금가지 배운 것을 숙련시키고 있는 모양이었다. 상대측은 무기를 사용하는 법이 제각각 이었다. 보통의 장검보다 조금 날이 얇은 검을 사용하는 금발의 사내는 검의 속도가 빠르고, 또 느린 것이 종잡을 수가 없었는데, 한참을 바라보다 보니, 에디엘레 가의 검술과 약간 비슷한 점이 있는 듯도 싶었다. 심하게 굽은 곡도를 사용하는 분홍색 단발머리의 아가씨는 그 곡도를 화려하게 놀렸는데, 속도에 있어서는 에디엘레 가의 검술을 사용하는 란테르트보다 훨씬 빨랐다. 하지만, 일전에 디미온이 본 란테르트의 검에 비해서, 아니 자신이 검을 휘두르는 속도에 비해서도 약간 손색 이 있는 듯 보였다. 덩치가 약간 큰 그 사내는 한 손에는 에스토크인지, 레이피어인지 모 를 세검을 왼손에, 그리고 보통의 사람들이 두손으로 들어야 간신히 휘두를 듯한 그런 대검을 오른손에 쥔 채, 하나는 빠르게, 그리고 다 른 하나는 느릿느릿하게 검을 휘둘렀다. 보통 가드용 단검과 레이피어를 양손에 쥐고 싸우는 모습이나, 아니 면 무게하나 다르지 않은 꼭같은 모양의 쌍검을 들고 싸우는 것은 그 리 힘들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으나, 이렇게 무지막지한 대검과 정 반대의 세검을 한꺼번에 들고 싸우는 것은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마지막으로 광대뼈가 불거져 나온 그 사내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싸울 때조차 조용했다. 그의 평범한 장검은 그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 난 듯, 천천하고 느긋하게 휘둘리었으나, 하나같이 방위가 오묘했다. 란테르트는 그 네사람 가운데서, 조금은 버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 다. 평소 자신이 사용하는 검술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이 넷을 이기는 데는 꽤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 듯 했는데, 이렇게 배운지 보름도 안된 생소한 검술을 사용해 상대를 대적하니 힘든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그는 조금도 초조해 하지 않았다. 만약 급한 일이 생기거나, 싸움을 그만두고 싶으면 마법을 사용하면 되었다. 신의를 지키지 않는 다, 따위의 욕을 조금 듣겠지만, 그런 것은 그에게 상관없었다. 그는 지금 대련이 아닌 수련을 쌓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 수련이 그의 생 각과 어그러지면, 그때는 이미 이 수련의 효용가치가 사라지는 것이 다. ----------------------------------------------------------------- 음냐냐.... 이젠 뭐 슬럼픈지 뭔지 느낌도 없네요... ^^ 벗어난건가? 에구구... 어째 피곤한 나날들....--;; 졸려랑~~~~ ^^ 꾸에.... 그런 바보같은 실수를... .^^ 1/50은 .02맞죠~~~~ --;; (우씨... 그래도 수학은 잘 했었어요~~~ ^^) 수정 했습니다. ^^ 지적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4914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21 올린이:광황 (신충 ) 98/12/01 01:12 읽음:2334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다시 잠시간 더 싸우다 보니, 엉켜있는 다섯 사람들 사이의 고저 차 가 확연히 드러났다. 일단 체력에 있어서, 여자는 이미 지친 기색을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녀의 검술은 빠르고 탄탄했으나, 체력의 차이는 어찌할 수 없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 금발의 사내를 제한 나머지 두 사람 역시 약간 피로한 기색이 얼굴에 드러났다. 이제는 4 대 1의 싸움이 아닌, 란테르트와 그 금발의 사내의 1대 1 대결에 다른 세 사람이 그 한사람을 도와주는 형세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 금발과 함께 온 세 사람은 싸우면서 내내 크게 놀라고 있었다. 약 간은 모자란 듯,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세상물정 모르는 바보 같은 자신들의 대장의 실력이 자신들 셋을 합한 것보다 훨씬 나아 보였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없었더라면 그들은 이미 나가떨어졌을 것이다. 그 금발 역시 상당히 놀라고 있었다. 마음속으로 자신보다 검술이 뛰 어난 사람은 겨우 레카르도 가의 가주인 케이시스 한사람뿐이라고 생 각했었는데, 이렇게 란테르트와 검을 겨루다 보니 그런 자신의 생각은 자만이었다는 것을 확연히 깨닫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지금 란테르트가 그의 검술이 아닌 에디엘레 가의 검술 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검술로 자신 과 겨루는데도 크게 밀리지 않는 그의 모습을 보니, 두려움과 분노가 가슴속에서 동시에 솟구쳐 올랐다. 시간은 이미 점심나절을 지나 저녁때로 치닫고 있었다. 지금 일행이 있는 곳은, 수도 마기아 성이 멀리 어렴풋이 보이는 곳 이었다. 왼편으로는 소피카의 중앙산맥인 미소우가 바닥으로 납작 엎 드린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멀리 눈앞으로 강이 하나 흐르는 모습도 보였다. 산의 발치 부분은 거의 대부분이 그러하듯 숲으로 뒤덮여 있었고, 일 행이 지금 있는 곳 역시 성글성글한 숲 지대였다. 한마디로 매복하기 좋은 장소이다. 란테르트는 진작부터 이들 네 사람의 기색을 읽었었으나, 그들이 굳 이 기색을 감추지 않기에 경계하지 않았었다. 그때, 숲속에서 두 사람이 새로 모습을 드러냈다. 한 명은 갈색의 머리칼을 평범하게 다듬었고, 몸집도 평균에 키도 평 균, 외모도 검도 평균쯤 되는 사내였다. 하나부터 열까지 평범 그 자 체인 이 사내는, 하지만, 나이는 평균이 아닌 24세쯤 되어 보였다. 그의 곁에는 한 노인이 지팡이 같은 봉을 들고 있었다. 퀭한 눈과 매 부리코의 약간은 음험하게 생긴 노인으로, 수염과 머리칼 모두가 희게 변해 있었다. 나이는 그의 이마에 패인 주름 수를 세어보면 대강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들 여섯은, 바로 그 그레이 어세신이라는 무리의 다섯 수장들과 그 들의 대장이었다. 비록 이름은 어세신이었으나, 실제로 암살을 한 적 은 없었다. 그들은 순수한 무사들로, 그레이 어세신이라는 이름은 그 들이 아닌 그들이 거느리는 암살대의 이름이었다. 이전에 세운 계획대로 이들 둘은 곧바로 디미온과 셀트, 제레미아, 이시테를 향해 치달았다. 부하들을 데려올 가도 생각해 보았으나, 너 무 많은 수가 움직이면 란테르트가 계획을 눈치챌 가능성이 있었기에 이렇게 둘만 온 것이다. 길리온 노인은 디미온 등을 공격하기 전에 그 평범하게 생긴 남자에 게 몇 가지를 이야기 해 두었었다. "크흠.... 절대 저 꼬마 여자아이는 건들이지 말아라. 크흐흠.... 만 약 여자아이가 죽기라도 하게되면.... 크흐흠.... 우리 여섯은 전멸이 다.... 그리고.... 가능한 빨리 승부를 내라.... 크흐흠.... 그렇지 않으면.... 저 넷은.... 크흐흠.... 저 넷 뿐만이 아니라 우리들까 지.... 크흠.... 위험하다. 우리는.... 어찌되었건.... 크흐흠.... 절 반은 이곳에 뼈를 묻을 게다.... 크흠.... 저 남자와 여자, 그리고 덩 치.... 그 세사람을 죽이는 즉시.... 크흠.... 뒤도 돌아보지 말고 달 아나라. 그것만이.... 크흠.... 살 수 있는 길이다...." 평범한 남자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었다. 갈색머리칼의 평균사내는 노인의 말을 다시 한차례 머릿속에 되새기 며 몸을 날려 디미온에게 검을 휘둘렀고, 디미온은 그들의 돌연한 등 장에 약간 당황했으나, 훌륭히 검을 뽑아 그들을 막아냈다. 캉, 하는 날카로운 금속성 소리가 들리며 그 갈색 머리칼의 남자는 반보쯤 뒤로 밀려났다. 제레미아와 이시테는 한 노인과 청년이 숲속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크 게 놀라며 그들이 나타난 반대쪽으로 몸을 숨겼다. 노인과 사내는 그 둘에게는 일단 신경을 쓰지 않은 채 디미온과 셀트와의 싸움에 정신을 집중했다. 란테르트는 처음 그 둘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 약간 놀랐으나, 디미온 과 그 갈색 머리칼의 남자와 일 검을 겨룬 직후, 란테르트는 그쪽에 관심을 껐다. 그도 그럴 것이 디미온의 실력은 그 갈색머리보다는 훨 씬 뛰어났고, 노인과 남자 두 사람이 힘을 합쳐야 겨우 디미온을 막아 낼 수 있었다. 처음 그 둘이 나타났을 때, 란테르트는 함정에 빠진 것을 알았다. 하 지만, 오래간 만에 찾아온 수련의 기회를 그냥 버리기는 싫었기에, 계 속해 네 사람과의 대련을 계속했다. 이제는 제법 에디엘레 가의 검술 도 손에 익어 처음보다는 상황이 많이 나아져 있었다. 게다가, 란테르 트의 체력은 다른 네 사람을 합한 것에 비해 몇 배나 되었기에, 그는 숨조차 거칠어지지 않았다. 그때였다. 돌연 금발의 사내가 검을 크게 한차례 휘두르며 뒤로 한 걸음을 물러섰다. 그의 그러한 행동에 다른 세 사람은 당황스러워 하 며 황급히 뒤로 물러섰고, 란테르트 역시 손을 멈추었다. 그 금발머리는 으음, 하는 나직한 신음을 중얼거리며 입을 열었다. "너희 셋도 저들을 도와라. 이자는 나 혼자 상대하겠다." 그의 말에 세사람은 말도 안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여자가 막 입을 열려는 순간, 그 금발의 사내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어서!!...." 그는 이렇게 말하며 고개를 란테르트에게로 향했다. "당신.... 확실히 대단하군요. 하지만.... 이제는 그런 여유는 힘들 것입니다." 동시에, 그의 검이 우웅, 하는 공명음을 내기 시작했고, 세 사람의 남녀와 란테르트의 표정이 기묘하게 변했다. 잠시동안 우웅 하고 울던 검의 표면이 파르스름하게 빛나기 시작했 다. 흡사 청명한 가을 하늘의 빛깔과 같은 파르스름한 빛은 검을 감쌌 고, 금발은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이며 푸른 기운으로 감싸여진 검을 한 차례 휘둘러보았다. 세찬 바람이 검에 감기어 주위로 흩어졌고, 란테 르트를 제외한 다른 세 사람의 머리칼이 심하게 흔들렸다. "소.... 소드.... 레저넌스...." "검의 공명?.... 서, 설마...." "...." 침묵을 즐기는 그 사내를 제외한 두사람이 동시에 이렇게 외쳤고, 금 발은 그 둘을 향해 다시 입을 열었다. "자, 어서 가라. 내가 한 번 버텨볼테니...." 세사람은 그의 말에 엉거주춤한 모습으로 그를 한참 바라보다 간신히 몸을 돌려 디미온이 있는 곳으로 향하였다. 금발은 그들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고는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자, 이제 한 번 겨루어 볼까요?" 란테르트는 아주 미미한 미소를 그런 그에게 지어 보이며 검을 오른 쪽 아래로 늘어뜨렸다. 동시에 그의 검도 우웅 거리는 공명음을 내며 주위에 엷은 흑기를 만들어 내었다. 금발의 사내가 간신히 검을 감싸 는 정도의 크기로 그 이상한 빛을 만들어 냈다면, 란테르트는 손가락 두 개 너비의 흑색 기운을 덧씌웠다. 금발은 그 모습에 놀랐다는 듯, 입을 동그랗게 말며 중얼거렸다. "호오.... 마검사가.... 소드 레저넌스를 사용하다니.... 그것도.... 저보다 훨씬 강한...."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짤막히 한가지를 물었다. "레카르도 가입니까? 아니면 란트오트가? 레이니어가?" 동시에 뒤쪽에서 우웅 하는 소리가 들렸고, 란테르트가 잠시 뒤돌아 보니 디미온의 검이 연한 녹색 빛을 띄었다. 그도 이 소드 레저넌스라 는 기술을 쓸 줄 아는 모양이었다. 소드 레저넌스는 간단히 설명하면 정신력을 무기에 덧씌우는 기술이 었다. 근본 원리는 엔클레이브와 비슷한 것이었으나, 엔클레이브가 무 색 투명한 반면에, 이 소드 레저넌스는 무기의 금속과 정신력의 공명 덕에 그 금속에 따른 색을 띄게 된다. 란테르트가 든 하르제 검은 하 나같이 흑색의 소드 레저넌스가 만들어지고, 보통의 철검은 흑회색의 소드 레저넌스가, 그리고 동검에는 황갈색의 그것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 기술을 처음 개발한 사람은 220여년전의 유명한 검사인 암 레카르 도였다. 그 이후, 수많은 무술가들이 이 기술을 손에 얻으려고 부단히 노력했으나, 한 세대에 5명 이상이 그 기술을 사용한 적은 거의 없었 다. 당대에도 그것을 사용할 줄 안다고 알려진 존재는 겨우 레카르도 가와 란트오트가, 레이니어가, 그리고 에디엘레 가의 가주 정도였다. 물론, 그들 외에도 란테르트와 에투리아 가의 가주가 사용할 줄 알았 으나 세상에 알려지지는 않았다. 란테르트를 제외한 다섯 사람의 가문 은 일찍이 이카르트가 5대 무가라고 이야기했던 적이 있다. 란테르트의 물음에 상대는 살짝 미소를 띄며 입을 열었다. "정식 대련도 아닌데.... 이름을 밝힐 수는 없군요. 자, 그럼.... 제 쪽이 하수인 것 같으니, 먼저 공격하겠습니다."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상대가 검을 크게 휘두르며 란테 르트를 공격해 왔다. 란테르트는 더 이상 소홀히 대하지 않고 자신이 지금까지 익혀온 검 술로 그를 맞았다. 두 개의 검정색 기운과 푸른 기운이 충돌하며 파직 하는 엄청난 소리와 함께 바람이 휘몰아쳤고, 반경 5휴리하(1휴리하= 약1미터) 가량의 공간에 위치한 나무와 풀들이 일제히 바람에 바깥으 로 휘었다. 상대가 비록 정신력에 있어서 란테르트보다 조금 뒤졌으나, 역시 무 시할 만한 것은 아니었기에 란테르트는 손목에 은근한 통증을 느꼈다. 란테르트는 이 소드 레저넌스를 터득한 후 3년이나 흘렀지만, 지금까 지 단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었다. 지금까지 만난 사람중 가장 강한 인간이 바로 디미온이었으니, 그전까지 소드 레저넌스를 사용할 만한 상대가 있었을 리 없다. 소드 레저넌스는 검의 강도와 예리한 정도를 상당히 높여준다. 게다 가 조금 더 높은 경지에 이르게 되면 그 정신력의 크기를 마음대로 조 정할 수 도 있게 되는데, 이때에는 그 농도가 조금 떨어진다.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엄청난 기운을 사방으로 날리며 싸우는 이 두사람의 주위에는 싸움을 벌인지 그리 오래지 않았는데도 벌써 몇 그루의 나무가 베어져 바닥을 뒹굴고 있었고, 바닥이 움푹 움 푹 파여 있었다. 이시테와 제레미아는 그런 그들의 위세에 더더욱 겁을 집어먹고 다시 몇 걸음이나 뒤로 달아났다. 하지만, 이 전장을 이탈할 수는 없었다. 밖에 어떤 무리들이 있을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 디미온은 점점 더 밀리는 싸움을 하던 도중 다른 세사람이 끼여 들게 되자 검에 정신력을 덧씌웠다. 이 소드 레저넌스는 물론 강하고 뛰어나며 쓸모 있는 기술이었으나, 정신력의 소모가 극심했다. 레저넌 스를 만든 채로는 한 시간을 버티기도 거의 불가능했다. 그렇게 한시 간 동안 정신력을 고갈시키고 나면 탈진해 버린다. 일전 그가 암살 대 들과 싸울 때 이 기술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가 이것이었다. 아무튼, 그의 검에는 연둣빛의 기운이 솟아났고, 동시에 싸움의 국면 이 크게 바뀌었다. 일 검에 노인의 지팡이가 동강나 버렸고, 평범한 사내는 놀라며 노인과 함께 뒤로 한 걸음을 달아났다. 셀트는 이미 몸 이곳 저곳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의 실력으로는 이런 싸움을 버텨낼 수 없었다. "셀트. 제레미아와 이시테를 보호해라." 디미온은 여유 있는 동작으로 퇴로를 열어주며 셀트에게 외쳤고, 셀 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제레미아를 향해 죽을힘을 다해 달렸다. 커다란 덩치만큼이나 둔탁한 발걸음으로, 조용한 복도였더라면 쿵쾅거리는 소 리가 들릴 듯 하였다. 막 셀트가 제레미아가 있는 곳에 닿을 무렵, 나머지 세 사람이 디미 온을 포위했다. 이렇게 세 무리의 사람들이 삼각형을 이룬 채 서 있었다. 란테르트와 그 금발의 사내가 싸우고 있는 곳에서 디미온이 다섯 명과 검을 맞대 고 있는 곳까지가 10휴리하 정도, 그리고, 제레미아가 서있는 곳과는 20휴리하쯤 떨어져 있었다. 제레미아와 디미온 사이는 15휴리하쯤 되 었는데, 제레미아는 온통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남편을 지켜보 았다. 다시 얼마간 싸움은 소강상태를 맞았다. 5대 1로 싸우는 디미온은 비 록 거의 반격을 하지 못하고 있었으나, 아직 상처하나 입지 않고 있었 다. 그를 포위한 다섯 명은 괜히 마음만 초조해져 가고 있었다. 애당초 완전히 잘못 세운 계획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디미온을 과소 평가 한 것이었다. 분명 그네들이 본 디미온은 30명 정도의 그레이 어 세신의 공격에 쩔쩔 매었었다. 이네들은 처음 계획을 세울 때 디미온 의 능력을 이 다섯 명의 한 명보다 조금 더 강하다 정도로 설정했었으 나, 이제 보니 세명 정도는 너끈히 상대할 수 있을 정도였다. 다섯 명 의 공격을, 물론 방어만을 하고 있지만, 이렇게 까지 막아낼 수 있는 것을 보니 정말 엄청나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었다. 사실 디미온이 30명의 그 암살 대를 어떻게 하지 못한 것은, 그가 약 해서가 아니라 딸린 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제레미아를 간신히 말에 태워 탈출을 시킨 후, 혼자서 이시테를 지켜가며 싸워야 했으니 싸움 이 버거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혼자였다면 별 힘들이지 않고 싸움을 끝냈을 것이다. 그 싸움 이전의 수차례의 싸움에서도 상황은 비슷했 다. 언제나 이시테와 제레미아라는 짐을 안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꺼릴 것이 없었다. 일단은 란테르트라는 최후의 안전 지대가 있으니 말이다. ----------------------------------------------------------------- 음.... 레저넌스.... 검에 씌우면 소드 레저넌스.... 도끼에 씌우면 엑스 레저넌스.... 랜스 레저넌스.... 시클 레저넌스.... 애로우 레저넌스(아, 이건 않된다).... 프레일 레저넌스.... 모닝스타 레저넌스.... 흐음....--;;; 검기.... 근 2년동안, 도대체 검기를 넣을까 말까.... 무지하게 고민한 끝에... 그냥 넣기로 했습니다. ^^ 음냐... 드사모라는 모임이 있습니다.^^ 드래곤 사랑 모임이죠.^^ go 드사모, 혹은 go sgyong 하면 갈 수 있습니다.^^ 저도 가입했고.... SF/Fantasy란의 많은 작가분들이 그곳에 가입했습니다.^^ 그곳에서 새로 연재를 시작하신 분들도 계시구요.^^ (전... 게을러서 두개씩은 연재 못합니다만....^^) 그리고 그곳에서 홍보용 릴레이 소설도 연재한답니다. ^^ (이건 저도 참가했어요.^^) 그러니까.... 한번 놀러 오셔요~~~~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4953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22 올린이:광황 (신충 ) 98/12/01 19:23 읽음:2243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란테르트와 싸우고 있는 금발의 사내는 서서히 지쳐 감을 느꼈다. 몸 에는 불쾌할 정도로 땀이 흐르고 있었다. 비록 숲속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8월이다. 그의 검에 피어오르던 푸른빛은 어느 샌가 점점, 기름 이 떨어져 가는 등불처럼 기운을 잃어가고 있었고, 검의 속도도 많이 둔해져 있었다. 반면, 란테르트는 아직 땀방울조차 이마에 고이지 않고 있었다. 금발 의 사내는 싸우면 싸울수록 상대가 인간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강한 것은 그렇다고 쳐도, 이렇게나 움직였으 면서 땀방울조차 흘리지 않다니.... 지금, 란테르트는 금발의 사내 뒤쪽으로 디미온과 제레미아가 한눈에 보도록 한 채 싸우고 있었다. 어찌되었건 그들을 보호해야 하니 말이 다. 디미온의 상태는 아직 여유 있었기에, 란테르트는 조금더 여유를 가지고 소드 레저넌스를 조금 더 사용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인간이 쓸 수 있는 병기술로는 역시 가장 강한 듯 싶었다. 날카롭기는 바람계 케릭팅 마법과 비슷했고, 검의 경도가 올라가기는 대지계 케릭팅 마법 이랑 비슷한 것 같았다. 막 이런 생각을 하던 순간.... 막 디미온의 검에 부딪힌, 그 검을 좋아하는 검정색 머리칼의 사내의 에스토크가 두동강 나며 한쪽으로 빠른 속도로 튕겨져 날아갔다. 은색 의 한줄기 빛이 되어 그 검은 날았고, 방향은.... 이시테가 돌연 풀썩 바닥으로 쓰러졌다. 제레미아는 앗, 하는 비명을 질렀고, 곧이어 이시테를, 옆구리에서 쉴 새 없이 피를 흘리는 이시테를 안으며 계속해 그녀의 이름을 질러 댔다. 하지만, 쇼크에 기절을 했는지 이시테는 제레미아의 품에서 축 처져있었다. 그 소리에, 여섯 명의 상대들과 란테르트, 그리고 디미온까지, 모두 들 일순 손을 멈췄다. 디미온은 다섯 명에게 포위 당한 사실도 잊은 채 이시테가 있는 방향으로 몸을 날렸고, 그를 감싸고 있던 다섯 명은 멍하니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금발의 사내는.... 순간 란테르트의 표정이 이상해짐을 느꼈다. 이전 까지의 여유 있던 담담한 표정에서....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한 해일 의 모습으로.... 란테르트는 어느새 소드 레저넌스를 거두었다. 딱히 거두었다기 보다 는 집중이 흐트러지며 자동으로 풀린 것이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이시 테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침 그 방향에 그 금발의 사내 가 서 있었고, 란테르트는 자신을 가로막는 그를 향해 일 검을 아래에 서 위로 있는 힘껏 휘둘렀다. 한편, 다섯 명, 멍하니 디미온을 놓친 그 다섯 명은 일제히 그를 쫓 으려 하였다. 하지만, 그 중 노인이 외치는 소리에 발걸음을 멈추었 다. "크흐.... 어서 달아나라!!.... 멍청이 알트리오야.... 크흠.... 내 가 한 말 잊었느냐? 모두들 도망쳐라.... 크흠.... 그는 약속 같은 것 은 지킬 줄 모른다.... 크흠...." 노인의 말에 서로는 서로를 돌아보았다. 길리온 노인은 이어 대장이라는 금발에게 외쳤다. "키톨트!!! 크흐흠.... 어서 달아나시오. 그의 검을 막아선...." 막 란테르트가 휘두르는 검을 막던 키톨트라고 불리운 금발의 사내는 노인의 말에 움찔 했으나, 한편으로는 호승심이 일었다. 검을 잡은 손 에 힘을 더하며 그는 강하게 버텼고, 이내 란테르트의 검과 강한 충돌 을 일으켰다. 카강, 하는 강한 금속성 소리와 함께 키톨트의 엷은 하늘색 검이 공 중으로 날아올랐다. 키톨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날아오른 검을 바라보았고.... 동시에 란테르트도 검을 바라보았다. 란테르트는 자신의 앞에 서있는 키톨트를 향해 검을 휘둘러 그의 검 을 쳤다. 이 일격은 란테르트의 온 힘을 다한 것으로, 이런 공격에도 깨어지지 않은 검은 지금까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아니,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상대의 검에 이런 강한 힘으로 공격을 가한 적이 없으니, 어 쩌면 지금까지 본 검들 중에 가장 뛰어난 검인지도 몰랐다. 란테르트의 시선은 순간 이시테에게서 키톨트의 검으로 향했다. 달리 던 발걸음도 멈추고, 그의 시선은 휘리릭 하는 바람소리와 함께 공중 으로 긴 호선을 그리는 검으로 향하였다. 검이다.... 이시테 한 명의 생명보다.... 에디엘레 가의 검술보 다.... 배는 얻기 힘들고.... 또 배는 값어치 있는 검이다.... 자신에 게 있어서.... 아니, 자신의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는 한가지 일을 위 해서 꼭 필요한 도구이다.... 물론, 그 검이 생각했던 것만큼 뛰어난 것이 아닐 수도 있었다. 혹 은, 에디엘레 가의 시클로네처럼 뛰어나되 자신에게는 효용이 없는 것 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지금 저 검을 놓치면 다시는 얻을 수 없을 수도 있다. 란테르트는 혼란스러웠다. 앞으로 달려야 할지 아니면, 검을 쫓아 뒤 로 달려야 할지. 그리고, 그는 달렸다.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이시테를 향하여.... 미친 듯이 달려 그는 제레미아가 안고 있는 이시테를 그녀의 품에서 빼앗듯이 자신에게 끌어들였다. 아직, 심장은 달리고 있다. 혈관들 사 이사이로 혈액이 흐르고 있다. 갸냘프지만, 힘든 숨을 헐떡이고 있다. 그렇다면.... 살 수 있다. 란테르트는 한 손으로 이시테의 어깨를 안아 반쯤 몸을 일으킨 채 다 른쪽 손을 자신의 품안에 있는 이시테의 상처 부위에 가져갔다. 이미 그 여섯 명은 모습을 감추었다. 이시테가 행여 잘못되기라도 하 는 날에는.... 그가 마법을 사용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아무데도 없 었고, 그러는 날에는.... 디미온은 란테르트보다 더 가까이 있었음에도 한발 늦어 이시테가 있 는 곳으로 달려왔다. 그리고는 란테르트가 나직이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리커버리...." 동시에, 란테르트의 손에서,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할 정도의 강렬한 흰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 빛은 이시테를 감싸고, 이시테의 상처를 치 유하며 한참동안 빛났다. 그리고, 막 란테르트가 그 빛을 거두어 감 에, 이시테의 상처는 거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치유되어 있었다. 아직 쇼크상태에서 깨어나지는 않았으나, 그녀는 아파 할딱거 리는 상처 입은 어린아이에서, 고요히 잠들어있는 이시테로 이미 돌아 와 있었다. 란테르트는 그 5년동안 치료마법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사 실, 쓸모 없는 기술이었다. 나크젤리온.... 그의 공격에 스치기라도 하는 날에는 더 이상 살고 어쩌고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것은 란 테르트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 회복마법을 미친 듯 이 익혔고.... "리커버리.... 정령계 회복마법?...." 디미온은 이렇게 나직이 중얼거렸다. 회복마법은 특히 상위 마법으로 갈수록 치유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 가한다. 신탁계 마법은 사용할 수 있는 인간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 으니, 그 위력을 직접 본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마법중 가장 고위 마법인 정령계는, 비록 그 안에서도 간신히 쓸 수 있는 것과 숙련의 경지에 이르른 것의 힘의 차이가 있기는 했으나, 그 정령계 마법의 치유력은 잘려진 것이나, 이미 죽은 것을 제하고는 거의 모든 상처를 치유시킬 수 있었다. 란테르트는 평생 지금까지 가장 후회하는 것 중 한가지가.... 사피엘 라를 잃은 후, 회복마법에 손을 대지 않은 것이었다. 그랬더라면.... 란테르트는 회복마법을 한차례 이시테에게 걸어준 후, 숨을 가볍게 헐떡거렸다. 지나치게 큰 힘을 사용했다. 다시는.... 다시는 어느 누 구도 잃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그는 이 마법에 지나칠 정도의 힘을 사용했다. 하지만, 그래봤자 겨우 약간 숨이 거칠어질 뿐이었다. 곁에 서서 멍하니 지켜보던 셀트도, 그리고 디미온도, 멍하니 그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았다. 무슨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지나칠 정도의 여유로, 이시테가 다치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그에 게.... 그리고, 이시테의 목숨을 구해준 그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하는가?.... 먼저 입을 연 것은 제레미아였다. 아니, 말보다는.... 짝. 그녀의 손바닥이 란테르트의 뺨에 강한 힘으로 부딪혔다. 란테르트의 뺨이 막 지려는 태양 때문인지, 그녀에게 맞은 탓인지 약 간 붉어졌다. 제레미아는 란테르트의 뺨을 한차례 갈긴 후, 다시 이시테를 빼앗듯 이 자신의 품으로 들였다. 그리고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오열을 터트 렸다. "다.... 당신.... 도대체.... 뭐예요? 우리를.... 우리를 지켜 준다 고 하고서...." 디미온이 흐느끼는 제레미아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제레미아.... 그만 둬.... 어쨌든 이시테도 무사하고...." 제레미아가 그런 남편의 말에 소리치듯 대들었다. "무사하다구요? 이게 무사한건가요? 저 사람이.... 처음부터 그런 이 상한 도전을 받아들이지만 않았어도.... 우리 이시테는 이렇게 되지 않았을 꺼에요.... 이 가엾은 아이.... 도대체 일생에 얼마나 많은 일 을 당해야 하는지...." "제레미아...." 디미온은 어쩔 줄 몰라하며 이렇게 한차례 중얼거렸고, 란테르트는 멍하니 이시테를, 제레미아를 그리고 디미온을 바라보았다. "디미온.... 당신과 나 때문에.... 우리 이시테가 얼마나 많은 일을 겪었는지는.... 당신이 더 잘 알고 있잖아요. 그런데...." 제레미아는 디미온을 바라보다 여기까지 이야기하고는 다시 란테르트 를 바라보며 손바닥을 다시 한차례 휘둘렀다. 짝, 하는 소리가 다시 한차례 숲을 울렸다. 란테르트는 피하지 않았다. 어찌되었건 자신 때문에 이시테가 목숨을 잃을뻔 했으니 말이다.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요!! 필요 없어요. 내일이면 어차피 마기아 성에 도착할 수 있고, 그때는 용병을 고용하던지 해서 에노사로 돌아 가겠어요. 당장 우리에게서, 우리 이시테에게서 사라져요!!" 란테르트는 다시 잠시 더 제레미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곁에 있 던 가방을 열어 가방 깊은 곳에서 천에 둘러싸인 무슨 뭉텅이 비슷한 것을 꺼내들었다. 디미온 등은 란테르트의 이런 돌연한 행동에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 다. 란테르트는 그 천에 쌓인 뭉치를 꺼내 천을 천천히 풀었다. 그것은 기다란 천에 20개 가량의 주머니가 있는 것으로, 그 주머니 하나하나 마다 색색의 보석인 듯한 것이 꽂혀 있었다. 란테르트는 그중 녹색의 보석 두 개를 꺼내들었다. 폭은 손가락 세 개 정도에 두께는 검날 정도로 얇은 녹색의 투명한 보석이었다. 디미온을 위시한 세사람은 그가 갑자기 그런 이상한 것을 꺼내들자 뭐하는것인가를 한참 바라보았고, 란테르트는 그 보석 판을 기도하는 듯한 손 모양으로 감싸며 손끝을 미간에 가져다 데었다. 한참동안, 그가 무어라 중얼거리자, 돌연 마주 겹친 두 손 사이에서 흰빛이 흘러나왔고, 디미온은 그 느낌이 조금전 리커버리 마법을 쓸 때와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다. 한참동안 두 손 사이로 흰빛을 내던 란테르트는 한차례 한숨을 내쉰 후, 보석 판을 다른 것으로 바꾸었고, 이내 똑같은 행동을 했다. "사과의 의미로 이걸 영애께 드립니다. 숨이 붙어 있기만 하다면, 다 시 살아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저 손에 쥐고 대상을 떠올리며 리커버 리라고 말하면 됩니다." 란테르트는 이내 무언가를 완성한 듯한 두장의 보석 판을 제레미아에 게 건네며 이렇게 말했다. 녹색 투명한 판은 아까 와는 사뭇 다른 모 습을 하고 있었는데, 두께는 종잇장처럼 얇아졌고, 그 투명한 판에 글 자와 도형이 몇 개 그려져 있었다. 모두들 마법에 관한 것으로, 아마 도 란테르트가 마법 부적을 만든 모양이었다. 마법 부적은 거의 대부분 종이로 만든다. 하지만, 종이에는 그다지 높은 마법은 담을 수 없었고, 그래서 어떤 사람이 개발한 것이 이 보 석 부적이었다. 란테르트는 몇 해전에 그 보석 부적을 발명해낸 그 사 람을 찾아가 방법을 전수 받았었다. 부적술은 그 부적을 만들 당시에 굉장한 마법력의 소모가 있었으나, 일단 만들어 놓고 나면 아무런 시동어 없이 몇 개나 동시에 마법을 사 용할 수 있기에 상당히 유용한 도구였다. 란테르트는 요 5년간 강해지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으면 그 상대가 누구이건, 어떤 것이건 간에 그곳으로 찾아갔다. 그 덕에 꽤나 이상한 기술들을 몇 가지 익혔다. 제레미아는 그가 건네는 두장의 부적을 받으며 묵묵히 품안으로 갈무 리했고, 디미온이 대신해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정말 고맙습니다.... 란테르트씨." 란테르트는 다시 그 부적 원석들을 둘둘 감아 갈무리하며 묵묵히 디 미온의 말에 한차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몸을 일으켜 인사 한 차례 하지 않은 채 몸을 돌렸다. "안녕히 가십시오.... 지금까지 감사했습니다." 디미온은 못내 미안한 듯 이렇게 말했으나, 란테르트는 답하지 않았 다. 그가 언제나 말하듯.... 계약일 뿐이었고, 지금은.... 계약이 끝났을 뿐이다. ------------------------------------------------------------------- 음냐냐.... ^^ 한편 더 입니다. ^^ 오늘 드디어 네번째 화일까지 종료~~~~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000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23 올린이:광황 (신충 ) 98/12/02 07:11 읽음:2371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5. 말괄량이 공주님과 무적의 경비병(?). 디미온 일행과 헤어진지 오래지 않아 해가 서편으로 완전히 져 버렸 다. 기색을 읽어보니 그 여섯 명은 완전히 어디론가 사라졌고, 란테르 트는 못내 그의 그 검을 아쉬워하며 묵묵히 동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제 그가 갈 곳은, 노마티아였다. 일전에 디미온에게 파소 가가 노 마티아로 향했다는 소리를 들었기에, 그 파소가로 에르테일을 얻으러 갈 생각이었다. 란테르트는 조용히 생각에 잠기었다. 이시테.... 그리고.... 키톨트의 검.... 새로 만난 사람과, 이미 잃은 사람.... 돌연 마음이 답답해지며 소리를 한차례 지르고 싶었다. 아니, 소리를 질렀다. 울분 섞인, 그리고 가슴속에 가득 쌓아 두었던 슬픔을 모두 쏟아내며 그는 하늘을 향해 한차례 비명과도 같은 절규를 토해냈다. 왜 이시테를.... 검보다 이시테를 향해 달렸는가?.... 너는 이미 복 수를 잊은 것인가?.... 란테르트는 눈물이 나올 정도로 마음속이 혼란했다. 하지만.... 그런 그의 마음은 오래지 않았다. 폭풍우에 흔들리듯 동 요하던 그의 눈동자는 어느새 냉정과 침착에 그 슬픔이 가리워졌고, 그 위에 광기와 살기라는 얇은 막이 덧씌워졌다. 그는 다시 걸음을 옮겨 동쪽으로 향했다. 미소우 산맥의 동단 근처에 있는 이름모를 숲지대를 막 벗어날 무렵, 란테르트는 해가 완전히 져버린 검은 하늘을 천정삼아 노숙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잠만은 반드시 잤는데,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 역시 강해지는데 있어서는 필수였기 때문이다. 란테르트는 적당한 곳에 천천히 자리를 잡으며 앉았다. 며칠간 꽤나 시끄러운 하루하루를 보내다 이렇게 혼자 있으려니, 돌연 약간 쓸쓸한 마음이 일었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한차례 흔들며 그런 마음을 털어 버렸다. 지난 5년간 언제나 그러했다. 길면 한 달에서 짧으면 하루 이 틀.... 이렇게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져 왔다.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떴다. 어느새 새벽의 미명에 동편이 희끄무레해 졌다. 하지만, 란테르트가 일어난 것은 이 때문이 아니었다. "헥헥...." 멀지만, 꽤나 또렷이 들리는 숨을 헐떡이는 소리. 언뜻 들어 14,5세 쯤 되어 보이는 소녀의 숨소리였다. 소녀는 곧바로 란테르트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옷차림은 굉장히 화사했다. 분명 궁중용 야외복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달리기 편하게 하기 위해 무릎언저리부터 쫙 찢어내어, 허벅지의 하얀 살이 거의 드 러나 있었고, 짧게 되어버린 치마 끝단이 너덜너덜해 있었다. 게다가 꽤나 오래 달려오며 몇 번 바닥을 굴렀는지, 옷에 먼지가 많았다. 손 에는 은색의 소검 한 자루를 들고 있었다. 꽤나 비싸 보이는 물건이었 다. 조금 더 가까이 오자, 그녀의 얼굴을 확실히 볼 수 있었는데, 은회색 머리칼의 갓 빛을 내기 시작한 햇빛에 반짝일 듯 해 보였다. 눈동자는 큼지막히 시원스러웠고, 전체적으로 조금 동글동글한 얼굴이었다. 콧 날은 오똑하고, 눈썹이 약간 치켜 올라간 것이 꽤나 성깔 있을 듯 싶 어 보였다. 귀와 목에는 꽤 비싸 보이는 보석들이 치렁치렁 매달려 있었는데, 귀 걸이는 한쪽이 어디로 날아가 버린 것이 지금의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일부로 떼어버린지도 몰랐다. 물론, 그렇지는 않았지만... 은회색 머리칼의 소녀는 란테르트를 발견하자마자 다리의 출력을 높 여, 흡사 다다다다하는 소리를 내는 듯한 발걸음으로 달려왔고, 이내 란테르트의 앞에 섰다. "검사 신가요? 절 도와주시겠죠? 그럼 저 뒤에 쫓아오는 녀석들을 좀 때려눕혀 주세요. 헥헥헥헥...." 소녀는 폭풍처럼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고는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란테르트의 담담한 눈동자에 순간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도와달라니까요!!! 어서 가서 저들을 무찔러요." 슬슬, 소녀를 추격하던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예닐곱명 쯤으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검을 들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녀의 재촉에 란테르트는 물끄러미 이 활달한 말괄량이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대가로 무얼 주시겠습니까?" 그의 말에 소녀는 황당하다는 듯 입을 쫙 벌렸다. "이봐요. 검사잖아요. 검사면 응당 불쌍하고 가녀린 아가씨들을 위해 목숨을 버려야죠!! 안 그래요? 저처럼 가냘픈 아가씨가 달려와서, 구 해주세요~~~~라고 하면, 예 알겠습니다. 아가씨!!! 하면서 달려나가야 죠!!." 하고싶은 말은 무엇이든지 다 해내는 성격인 듯 이 소녀는 이렇게 외 쳤다. 란테르트는 이 소녀에게서 자신이 알고 있던 한 여자아이를 떠 올리며 자신도 모르게 가방에 붙어있는 나비 브로치를 바라보았다. 여전한 란테르트의 냉대에 소녀는 돌연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검을 내려놓고, 어깨를 들썩이며 이제 그녀는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 거렸다. "흑흑.... 이젠 어쩌죠? 두시간을 달려 처음 만난 사람인데.... 흑 흑.... 이렇게 냉담히 저를 대하니.... 흑흑.... 아버지 어째서 이 가 녀린 소녀를 두고 먼저 가셨나요?...."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를 연극 하냐? 라는 표정으로 잠시 바라보다 다 시 입을 열었다. "대가로 무얼 주시겠습니까?" 그러는 사이 그녀를 쫓고있는 사내들은 더더욱 가까이로 다가왔고, 소녀는 잠시 울던 시늉을 멈춰 그들을 바라보고는 몸을 벌떡 일으켜 란테르트의 멱살을 움켜잡았다. 키는 고작 란테르트의 어깨밖에 오지 않으면서 그의 멱살을 움켜잡자 꽤나 우스운 포즈가 되었다. "이봐요!! 검사가 뭐 그래요? 비러먹을.... 난 이제 몰라요. 당신 앞 에서 죽어 엎어져도.... 우앙.... 죽기는 싫은데...." 그녀는 정말로 돌연 울음을 터트렸는데, 나이에 비해 서너 살은 적은 울음소리였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거의 웃음을 터트릴뻔 하다가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리고는 한가지를 물었다. "당신은.... 좋은 사람이십니까?" 그의 이런 뚱딴지같은 물음에 소녀는 울음을 그치며 그를 올려다보았 다. 여전 멱살을 움켜진 상태였다. "좋은 사람이요? 당연하죠. 생긴 것을 봐요!!! 얼굴에 선하다, 라는 말이 써있잖아요!!" 어려서부터, 진지라고는 눈곱만치도 본 적이 없는 모양이었다. 옷차 림과는 상반된 말투와 행동을 하니 말이다. 란테르트는 이미 그녀에게서 모라이티나라는 한 소녀를 발견한 직후 그녀를 돕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어차피 그다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도 않을 듯 했기에, 게다가 저 추적자들중 꽤나 괜찮은 검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을지 몰랐기에, 그리 손해볼 일은 아니었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몇 차례 가로 저으며 다시 물었다. "당신은 좋은 사람이십니까? 저는 결코 남을 배신하는 따위의 사람은 돕지 않습니다. 모습을 보니.... 무언가 옳지 못한 일을 저지르고 도 망쳐 나온 듯 합니다만...." 란테르트의 말에 소녀는 돌연 란테르트의 정강이를 세게 한 대 걷어 찼다. "말을 함부로 하지 말아요!!! 지금 배신을 당한 건 나란 말예욧!!!" 말투가 모라이티나를 쏙 빼 닮은 소녀였다. 란테르트는 정강이에 은은한 통증을 느끼며 한차례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몇 차례 끄덕였다. "그렇군요.... 그럼...." 소녀는 란테르트가 말을 마치자 마자 자신의 앞에서 그가 사라짐을 느꼈고, 곧바로 등뒤에서 인기척을 느꼈다. 황급히 몸을 돌리자 그곳 에는 그 청회색 장발의 남자가 자신에게 등을 내보인 채 검을 뽑아들 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멱살을 쥐었던 자신의 두 손을 멍청하게 바라 보다 다시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인간이.... 아닌가?...." 소녀가 보기에는 분명 순간이동 이었다. 정령 등의 정신체들이 사용 한다는.... 하지만, 란테르트가 사용한 것은 순간이동 같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빠르게 움직인 것이었다. 이것 역시 다른 사람에게 배운 것으로, 마법 력을 이용한 것이었다. 란테르트는 이 기술을 익힌 덕에 이동 속도가 중급마족의 그것과 비슷할 정도가 되었다. 이윽고 상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복식을 보니 소피카의 정규군이었 다. 란테르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검을 죽 그었고, 챙 하는 소리와 함께 가장 앞에 있던 두 사람이 죽어 넘어졌다. "가, 강해!!!! 당신 정말 강하군요!!" 소녀는 신나하며 뒤에서 이렇게 외쳤으나, 란테르트와 검을 겨루고 있는 자들은 얼굴을 흙빛으로 바꾸었다. 란테르트는 다시 검을 한차례 더 휘둘렀고, 세구의 시체가 더 바닥을 구르며 이제는 서있는 사람보다 누워있는 사람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 게 되었다. 다시 한 번, 이제는 남아있는 사람이 한명 뿐이었다. 이들중 대장인 듯, 복식이 배나 화려했고, 들고 있는 검도 세배쯤 비싸 보였다. 란테르트는 검을 휘둘렀고, 상대는 간신히 검을 들어 란테르트의 검 을 막았다. 차강,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이 바닥에 떨어졌다. 란테르트 의 검에 잘리지 않은 것이다. 돌연 란테르트의 눈동자에 희미한 희색이 떠올랐고, 그대로 몸을 굽 혀 검을 집어들었다. 은청색의 검자루가 시원스러워 보이는 검이었다. 상대는 란테르트가 자신의 검을 집어드는 모습에 크게 놀랐으나, 방 금전 란테르트의 검을 무리해 막아내느라 반신이 마비된 듯 저리어 움 직일 수도 없었다. 란테르트는 검을 들어 사람이 없는 쪽으로 뻗더니 마법을 일으켰다. 란테르트의 손에서 흑기가 뿜어져 나왔고, 이내 그 검을 완전히 감싸 버렸다. 동시에 검이 심하게 울리고 요동을 쳤는데, 그 모습이 흡사 동물이 덫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몸부림치는 듯 하였다. 이내, 챙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이 산산이 부서져 흩어졌다. 원래 검의 주인은 얼굴을 심하게 일그러뜨렸고, 란테르트의 눈에는 실망의 기색 이 스쳤다. "돌아가십시오. 제가 정한 원칙이 있어, 목숨만을 살려드리겠습니 다." 란테르트의 말에 상대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몸을 돌려 달아나려 했으나, 몇 걸음 가지 못해 주저앉아 버렸다. 꽤나 겁을 집어먹은 모 양이었다. ----------------------------------------------------------------- 호호^^ 또 도와달레.... 란테르트가 뭐 봉이냐~~~~ ^^ 검사. 검사는 이 세상에서 특별한 클래스 입니다. 물론, 사람들 10명중 한명 정도는 무기를 휴대하고 다닙니다. 널린게 용병이요 쌓인게 정규군이니.... 하지만, 이들은 검사와는 다릅니다. 용병은, 용병티를 철철내고 돌아다니죠. 걸음걸이에서 옷차림까지.... 정규군은 창병의 수가 비교적 많은 편이고.... 검사라 함은, 단지 검을 사용하는 사람이 아닌, 검을 익힌 사람이죠. 그러니까, 돈을 냈건 어쨌건 정규 교육을 상당히 많이 받은 사람들이죠. 검식도 많이 익혔고(용병들에 비해) 실력 역시 보통은 월등합니다. 물론, 난전에서는 용병이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지만, 1대 1에서는 상대조차 할 수 없는 실력차입니다. 또한 검사들은 보통 정규 교육기관에서 수업을 받기에, 보통은 싸가지가 있습니다.(오~~~!! 인성교육..) 보통, 무협지에서, 무림인, 혹은 협사 정도로 생각하면 편하고.... 환타지에서는 기사 쯤 됩니다.(임명받았다는 의미가 아닌, 기사의 이상형 모습!!) 물론, 이건 일반인들의 보통 인식으로, 란테르트같은 이상한 검사도 종종 있죠. 게다가 이들은 거의 대부분 검을 사용합니다. 그러니까 검사지!!~~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검사라 함은 방금전에도 말씀드렸던, 클래스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창이나, 도끼를 쓰는 사람도 있으니... 물론, 이들을 검사!! 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만, 세상 사람들의 인식은 비슷 합니다. (와, 창사다~~~, 부사다~~~ 라고 하면 이상한데... 뭐라 부르지??) 창과 도끼를 체계적으로 익히는 사람은 거의 없죠. 검은 백병지 왕이라~~~~ 가장 익히기 어려우면서도 쉬운게 검이여서, 거의 대부분 검을 익힙니다. (시꺼~~~!! 니가 검을 좋아하니까 그렇지!!!! 퍼버버벅!!!! ^^) 보통 사람들은 곤란에 처하면 검사를 찾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재로 검사들은 길가다 한달에 두서너번 정도는, 도와줘!!!요!!!!라는 소리를 듣기 마련입니다. 워낙 혼란한 시기이기에.... 지금까지, 원패턴 세번 우려먹은 바보 글장이의 씨도 안먹히는 변명이었습당~~~!!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039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투표결과(2) 올린이:광황 (신충 ) 98/12/02 20:00 읽음:1839 관련자료 없음 ----------------------------------------------------------------------------- 호호..^^ 좋아하는 캐러 인기순위 입니다. ^^ ----------------------------------------------------------------------------------------- "아~~ 아~~~ 마이크 시험중~~~" 어느덧 30분간의 휴식시간도 그 끝을 맞이했고, 장내는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다. 에이그라는 마이크를 손에 쥔채 이렇게 중얼거렸고, 곧이어 좌석에 앉아있는 관중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이제, 기다리시고 기다리시던 좋아하는 캐러상 수상식이 있겠습니다~~!!!" 물론, 기다렸다, 라는 말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었지만, 언젠가 이야기했듯, 에이그라라는 생물은 자신의 생각을 세계의 것으로 믿는 버릇이 있었다. "뜸들이지 않고 빨리빨리 발표하겠습니다." 슬슬 얼굴에 짜증스런 기색이 보이기 시작한느 관중의 모습에 약간 겁을 먹은 에이그라는 이렇게 말하며, 꼬깃꼬깃 구겨져 있는 종이 한장을 호주머니에서 꺼내들었다. 일전에도 이야기 했듯, 은쟁반에 봉투에 담긴 종이여야 하지만.... 에이그라는 가난하다. "영애의 1위~~~~!! 는 가장 나중에 발표하기로 하고.... 16위!!" 짜증나는 말장난에 관중들은 야유를 보냈으나, 보아라~~~!! 저기 방추형 철탑과 같이 우뚝이 서있는 인간을!!!! (종종 인간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에이그라는 대한민국 국적의, 주민등록번호 790x0x-122xxxx 를 가진 그리고, 징병검사에서 3급을 받은 남자이다!!!! 3급을 받은 이유는 -0.6의 시력 때문이다!!!! 결코 질량이 많이 나가서가 아니다!!!) "16위는 모두 여섯명으로 각각 1점씩을 받았습니다. 아르페오네양, 아피안옹, 클라라누님, 히톨트씨, 로렌시아부인, 이시테짱!!! 1점은 점수도 아니므로, 소감은 생략 하겠습니다!!!" 이러한 무신경하고, 무성의하며, 무책임한 진행에 관중은 열광(熱狂:열받아 미침) 했으나, 그 강대한 청원경찰의 세력을 등에 엎은 에이그라는 지금 장내를 압도하고 있었다. "뒤이어, 13위. 모라이티나양!!! 14,15위는 공동 13위 입니다." 에이그라는 얼마전의 베드캐러투표때 계속해 진행을 방해하던 모라이티나의 입을 미리 이렇게 막았고, 모라이티나는 검지 손가락으로 입술을 비비작 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흠흠.... 13위. 13위는 모두 세명으로, 저의 용 모드인 아그라와, 칼슨씨, 그리고 로인군이 차지했습니다. 점수는 각각 3점. 소감을 한마디씩 해 주십시요!!!" 에이그라의 말에, 칼슨과 로인이 몸을 자리에서 일으키며 입을 열었다. 장유유서이지만, 자라나는 새싹에게 일단은 우선권을 준다는 취지아래 로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아! 기뻐요. 출연이 짧아서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줄 알았거든요!!!!" 그다음, 칼슨. "음.... 저 역시 로인군과 마찬가지로, 그다지 비중없는 캐러지만.... 그래도 다행이군요. 기억해 주시는 분이 계시니...." 그들이 이야기가 끝난 후, 에이그라가 입을 열었다. "흠흠....계속해 10위권 밖의 짤탱이 들입니다. 물론, 아그라는 제외지요. 11위. 다시한번 말하는데, 11위는 두명으로 12위는 공동 11위입니다." 에이그라는 이렇게 말하며 모라이티나를 바라보았다. 들었는지 말았는지, 헤벌쭉싱글벙글 거리고 있었다. "아무튼, 11위는 4점을 얻으신, 시온님과 에날트씨가 차지하셨습니다. 이유로는, 시온님은 왠일로 멋있다 라는 평을 얻으셨고, 에날트씨는 가스터같다 라는 평을 얻으셨습니다. 시간없으니 재빨리 소감을 발표해 주십시요. 마음 같아서는 그냥 넘어가고 싶지만...." 에이그라가 이렇게 서두는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이미 이야기 했든, 그의 집은 찢어지게 가난했고, 그때문에 이 발표장을 얻기위한 돈을 다 마련하지 못하였다. 그에, 가엾은 프로레타리아를 착취하는 악덕 브루죠아인 발표회장 사장은 시간을 제한해 버렸고, 돈없는 자의 서러움을 온몸으로 느끼며 에이그라는 서약서에 서명할 수 밖에 없었다. 아!!! 이 어찌 슬프지 아니한가!!! 오호라 애재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시온은 에이그라의 말에 "후훗.... 일단 감사하다고 해 두지요." 라고 소감을 발표했고, 에날트는.... "크흐흐.... 그런 것인가?...." 라는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었다. 에이그라는 이들의 말에 순간.... 괜히 말시켰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이제부터 좋아하는 캐러 정식 발표가 있겠습니다. 먼저 10위. 5점이라는 형편없는 점수를 얻었지만.... 정말로 의외의 사람!!! 아왈트씨!!!!!" 에이그라의 말에 아왈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여전히 그의 곁에는 세명의 아가씨가 있었는데.... 이름은 까먹었다. 두글잔가 세글자인가 했던것 같은데.... 에이그라의 발표가 이어졌다. "찬양하라!!!, 지저분한 말투. 비열하고 제멋에 살고 죽는 사내!!! 신중한 순정파. 인강중에는 그래도 강한 편이며, 지고도 큰소리를 친다!!!! 이것이 이유입니다." 에이그라는 비록 쇼맨쉽에 큰소리를 탕탕 쳤으나, 읽으면 읽을수록, 이게 칭찬인지 욕인지 애매해 졌다. 순간, 집표를 잘못 했나??? 라는 생각도 해 보았으나.... 맞는 모양이었다. "....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음하하하하!!! 역시 영웅을 알아보는군. 으하하하하!!!" 도대체 어떻게 된 인간인지 이해할 수 없는 존재였으나, 에이그라는 그러려니 하며 넘어갔다. 지가 만든 캐러니 무얼 어쩌겠는가???? 다 지 잘못이지.... "다음으로 9위. 헉... 또 의외의 캐러군요. 로위크니나양. 8점을 얻으셨습니다. 이유는, 악당이 좋다. 순진한 얼굴로 남을 이용해 먹을줄 안다. 아왈트보다 더 드럽다. 신념에 충실하다, 인간중 강한편이다!!! 였습니다. 소감 한마디!!" 에이그라는, 방금전 아왈트에 관한 글을 읽을때와 마찬가지로, 혼란함을 느꼈다. 속으로, "이건 칭찬일꺼야.... 칭찬일꺼야...." 라고 중얼거렸으나, 역시 논리가 부족했다. 아무래도.... 세기말은 세기말인 모양이었다. 로위크니나가 입을 열었다. "아~~~ 감사드려요~~~~!!! 제가 나중에 이용해 먹어 드릴께요~~~~!!" 역시 그녀 답게.... 이러한 말을 웃으며 해 버렸고, 좌중에는 한겹 서리가 내렸다. 에이그라는 가까이 있었던만큼 피해가 가장 컸으나, 열혈과 근성이라는 인류 최대의 무기로(혹자는 최고의 무기를 사랑이라고 우기기도 하나 그건 씨도 안먹힌다!!! 인간 최대의 강점은 열혈과 근성인 것이다!!!!) 서리를 흐트러 버렸다. "다음은 8위. 9점을 얻으신 나크젤리온님 이십니다. 성격이 마음에 든다, 재수없는 에라브레를 죽였다, 변태동 시삽감이다!!! 등등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소감 한마디!!" 에이그라의 말에 나크젤리온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마족의 중흥을 위하여!!! 나를 중심으로한 마족들의 세력규합을 위하여!!!" 흡사 2차대전 당시의 모 당의 연설과도 같은 말투의 이 두구절의 말을 내뱉은 나크젤리온은 기꺼운 표정을 지으며 다시 자리에 앉았고, 에이그라는 점점 피폐해지는 식장의 모습에 땀을 닦을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만둘 수는 없는일 아닌가? "다음은 7위. 이제부터는 점수가 2자리 수군요. 21점을 얻으신 아르트레스사마 이십니다!! 이유는, 친구하면 재미있을것 같다. 매력적이다. 그나마 밝다. 헤벌쭉~~~~, 않좋아하면 고X다. 순수하다 등이였습니다.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발표와 동시에, 아르트레스는 매혹적인 몸을 자리에서 일으켰다. 이 간단한 동작에도, 육감적인 그녀의 몸매는 도발적으로 진동했다. 풍부하되 쳐지지 않은 그녀의 몸매는, 쥑인다~~~~ 이외의 어떠한 의견도 묵살시킬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다. "오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 인간의 한계는 어디인가~~!!! 물론, 마족이었기에 가능한 것이리라. 50여초를 웃어대던 아르트레스는 웃음을 멈추며 채찍을 뽑아들었다. "좋다!!! 내가 때려주마 불쌍한 뭇 남성들아!!! 오호호호호~~~~ " 그녀의 검정색 가죽 채찍은 콩볶는 소리를 내며 뭇 남자들의 육신을 휘갈겨댔다. 뭇 남성들은 맞아도 좋다는 표정을 헤벌쭉 지은채 앉아있으니.... 인류의 절반이 마조히스트 라는 속설은 아마도 사실인 듯 싶었다. 게다가.... 아르트레스의 채찍솜씨는 일류급이었다. 어느부분을 때리면 고통보다는 쾌락이 잘 전달되는지에 대한 80페이지에 이른느 논문을 쓴 적도 있었다. 데빌 유니버시티에 있는 변태성욕학부 S&M학과에 발표된 이 논문은 당시 마족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었다고 한다. 에이그라는 그 두려운 광경에 치를 떨면서도, 한편으로는 문득문득 한번 맞아봤으면.... 하는 생각이 듦을 느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때마다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자신을 추스르는대 온힘을 다했다. SM까지 하면.... 그는 완벽한 폐인이 되는 것이다!!! "흠흠.... 아르트레스양.... 이제 자제해 주십시요.... 흠흠...." 에이그라의 말에 아르트레스의 채찍은 그 현란한 몸동작을 멈추었고, 불타오르는 채찍의 열기에 즐거워 하던 뭇 남성들의 표정이 돌연 시무룩해 졌다. 오호라~~!!! 이 어찌 슬픈 광경이란 말인가!!! 세기말인 것이다.... "다음으로 6위는!!!! 26점을 얻은 에이그라!!! 바로 접니다!!! 호호호...." 그의 역겨운 웃음은 차처하더라도, 관중은 도저히 못믿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이 씨도 않먹히는 결과란 말인가!!!! 게다가 그 이유는 더더욱 가관이었다!! "소설공장이다. 빨리 올린다!!. 초근면. 히로인 잘죽인다. 재미없는 부분 빨리 넘긴다. 글이 감!동!이다!!!!! 라는 의견을 함께 보내주셨습니다!!! 뭐 기타 의견으로는 순위에 넣으면 글 빨리 쓸것 같아서.... 도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기!타!의견 입니다!!!" 좋아 죽갔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읊은 에이그라는 쪽지에 적힌 이 글들을 읽고 또 읽었다. 하지만, 관중들은 조금도 관심 없다는듯, 덤덤한, 짜증섞인 눈초리로 에이그라를 쏘아 보았다. "그럼 소감을...." 소감까지 말하려는 에이그라를 향해 모두가 칼날섞인 눈초리를 쏘아보냈고.... 에이그라는 묵묵히.... 하던 말을 계속했다!!! 열혈과 근성인 것이다!!!!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열씨미 하겠습니다!!!!!" 평범하고 무개성적인 이 말은 별다른 비중없이 시간 속으로 사라졌다. "다음은 6위 입니다~~~!!! 득점 26점의 모라이티나양!!!! 이유로는, 귀엽다!!, 친구하면 재미있을것 같다. 데리고 놀고 싶다!! 그나마 밝다. 귀가 삐죽하다. 순진무구, 푼수다. 귀여워 깨!물!어! 주고 싶다. 등이었습니다. 모라이티나양 소감을!!!" 에이그라의 설명이 끝나자 모라이티나는 몸을 일으켜 베시시 웃었다. "아!! 정말 고마워요. 티나는 너무 기뻐요!!! 그것보다.... 에이그라님!! 아니 아그란가?? 암튼, 저 언제 언제 나와요???" "음.... 2부 거의 마지막 부분에 나옵니다." "그럼.... 나도 죽나요?? 히로인 죽이는게 취미라면서요???" 모라이티나의 말에 장내 분위기는 순간 싸늘해 졌고, 에이그라는 등골이 시림을 느꼈다. "헉.... 어째서.... 그런 소문이.... 아, 아무튼.... 모라이티나양은 죽을때까지 삽니다...." "아~~~ 다행이다!!!" 죽을때 까지 산다.... 이 말에 내포된 뜻은 무엇일까??? 저 괴상 글장이 에이그라만 알 일이다.... "흠.... 다음은 4위. 사피엘라양!!!! 점수는 27점. 이유로는, 설명이 필요없다, 불운의 히로인~~, 순진하다. 청순 가련이다. 이미지가 강하다~~~!!! 등이었습니다. 소감은??" 에이그라의 말에, 담갈색 머리칼을 자연스럽게 어깨 아래로 흘리고 있는, 조용한 눈매의 사피엘라가 몸을 일으켰다. "감사합니다...." 그리곤 말이 없었다. 에이그라는 한참동안 그녀의 말을, 혹시 더 있을지도 모르는 소감을 기다리다가 포기하며 다음으로 넘어갔다. "에.... 다음은 3위!! 에라브레양!!! 잔인하게 인간을 죽인다. 싸늘하다. 히로인이다. 불운의 히로인이다. 귀엽다. 어려서 귀엽고, 커서는 잔인하다. 투정부리는게 마음에 든다!! 등의 이유를 적어 보내주셨습니다.!!! 소감 한마디!!? " 에이그라의 말에 담갈색 머리칼을 위로 틀어올린 18세 가량의 소녀(?)가 몸을 일으켰다. "아.... 그래도.... 꽤 순위가 높네요.... 베드 캐러 1위의 저인데도.... 정말 감사드려요!! 그리고.... 에이그라!!! 날 죽이고도 잠이 오던가요? 날 죽이고도 밥이 넘어 가던가요? 날 죽이고도 밤이 두렵지 않던가요? 날 죽이고도 생존의 위협을 느끼지 않았나요? 날 죽이고도 아직 멀쩡히 살아있나요? 날 죽이고도 살고 싶은 생각이 드나요???" 점점 더 비약되는 에라브레의 이야기에 에이그라는 주먹만한 땀방울을 머리에 매달았다. 에라브레는 청원경찰만 없으면 당장이라도 뛰어들 기세였다. "죄.... 죄송합니다....--;;;" 에이그라는 두려움에 몸서리치며 사과했다.... 에라브레는 그제서야 조금 진정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과를 하니.... 나중에 죽일때, 심장에 검을 관통시켜 단번에 죽게 해드리겠습니다...." "가, 감사합니다...." 에이그라는 뭐가 감사한지도 모르면서 얼떨결에 말해버렸다. 그리고는 찜찜한 기분을 머릿속으로 흘려버린채 진행을 이어갔다. "이제, 발표의 흥미를 더하기 위해 재미있는 기계를 도입하겠습니다!!!!" 에이그라는 이렇게 말하며 손을 뒤로 쫙 뻗었고, 동시에 한 기계가 모습을 드러냈다. 기계의 생김새는 단순명료간단했다. 괴상한 막대 두개에 눈금이 자근자근 세겨져 있을 뿐이었다. 숫자는 0에서 150까지 였다. "이 기계는 최첨단 유압 점수 가시 계측기로 유압의 힘을 이용하여 인기도를 눈금으로 나타내는 기계입니다!!!!" 뭐 설명이야 거창하지만, 그저 막대 안에 담겨진 붉은색의 액체의 끝이 눈금의 숫자에 상응하도록 조작하는것 뿐이다. 간단히 말해, 온도계와 똑같다. 무슨 얼어죽을 최첨단이며, 유압 점수 가시 계측기란 말인가? 요즘은 거의 다 램프를 이용한 전자식 점수판을 사용하건만, 가난한 에이그라는 그러한 기계를 마련할 수 없어 이러한 기계식!!!도구를 사용하는 것일 뿐이다. 투박스러운 디자인을 보니, 집에서 직접 손으로 두드려 만든 모양이다. 어찌되었건.... "그럼!!! 1, 2위를 판가름 한는 이 마지막 이벤트!!! 자, 모두 보자!! 후보는 이카르트씨와 란테르트씨 입니다!!" 이카르트 : 10 20 30 40 50 60 70 80 90 100...........102 란테르트 : 10 20 30 40 50 60 70......................70 쓰잘떼기 없는 후져빠진 기계로 한 이 1위 발표는 썰렁하기 그지 없었다. 전선이 삐져나오고 못대가리가 불쑥불쑥 튀어나온 이 기괴스러운 기계는, 칙칙한 칼라링과 온도계를 그대로 흉내낸 배색 때문에, 조금도 극적 효과를 가져 오지 못하였다. 하지만, 스스로가 대견스러운 에이그라는 기계가 멀쩡히 작동하는것 만으로도 기쁜듯, 혼자 흥분해 입으로 조그마한 흰색 파편을 날리고 있었다. "아~~~ 드디어 결과가 나왔습니다. 31점이라는 큰 점수차로!!!! 이카르트씨가 1위를 차지하셨습니다!!! 2위 란테르트씨는 70점입니다." 에이그라는 혼자 감격해 목소리까지 떨리고 있었다. "이카르트씨의 이름을 적어 보내 주신 분들은 이런 이유로 뽑으셨다고 합니다. 잔인하게 인간을 죽인다. 용기있는 사랑(대 란테르트...--;;). 자기개발. 부드럽다. 순정적이다. 그냥 좋다. 멋있다. 마족의 이단아. 희생적이다. 인간을 하찮게 본다. 친구를 사랑!!할 줄 안다. 진정한 친구. 보라색 머리칼이다. 문무 모두 뛰어나다. 학원물 최강우수만능 스포츠맨같다. 쎄다. 부하 많다. 말없다. 착하다. 한 인물, 한 실력, 한 매너, 한 자상, 한 세심, 한 배려. 진정한 히로인이다. 초절세꽃미남+나이스핸섬쿨가이+초절정천하무적세계최고궁극고렙막강절대고수. 필살 '란테르트 좋아해' 는 너무 재밌다. 아~~~ 많기도 하군요!!!! 특히 1,2,3위 모두를 이카르트 씨로 적어 주신 분들도 있었고, 모든 캐러를 이카르트씨 중심으로 분석(?)해 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에이그라는 잠시 거칠어진 숨을 고른 후 다시 입을 열었다. "다음으로 란테르트씨!!! 란테르트 씨가 좋다는 분들은, 잔인하게 인간을 죽인다. 강하다. 무모한 사랑. 절세미남. 인간족의 이단아. 카리스마. 고자다(유혹에 안넘어간다). 비인간적이다. 주인공이다. 자기멋대로. 착하다. 등등의 이유를 이야기 하여 주셨습니다!!! 먼저 2위의 소감을 듣겠습니다!!!!" 에이그라의 말에 란테르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크흐흐흐.... 팔자 더러운 내가.... 어디서 2위도 해보는군요..... 쿠하하하하!!!! 그나마 세기말이니까 나같은 인간이 인기가 있는것 같습니다.... 후훗...." 란테르트의 광기어린 웃음에, 흥겨워야할 장내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되었다. 하긴, 에이그라의 극렬 개썰렁 진행으로 장내의 분위기는 어차피 엉망이었다. 이보다 나쁠수는 없다, 일까? 에이그라는 천재적인 해설자적 센스를 발휘하여!!! 장내를 수습하기 시작했다. 이래뵈도, 사악한 악마에 맞서 싸우는 SF 특전대의 오퍼레이터 였다. "아.... 정말 재미있는 소감 이었습니다! 그럼.... 뒤이어 이카르트님의 소감을 듣겠습니다." 이카르트가 일어서 마이크를 건내받았다. "1위 입니까?.... 뭐, 아무래도 좋지 않을까요?" 상당히 간단한 소감 이었다. 대중스피치를 즐기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모든 공식적인 행사가 끝나자, 에이그라는 이마에 맺힌 구슬땀을 닦았다. 꽤 오랜 기간의 긴장 덕이었다. "자!!! 이걸로 오늘의 모든 공식 일정이 끝났습니다. 식후식 없습니다!! 부상 없습니다!!! 추첨 없습니다!!! 셔틀버스 없습니다!!! 식후행사 없습니다!!! 그럼, 안녕히 돌아 가십시요!! 지금까지 보아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에이그라는 여기서 잠시 숨을 멈추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끝으로, 투표에 참가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아울러 D&D를 봐 주시는 모든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모든 행사를 주도해 주신 헝그리5 님께 특별히 감사 드립니다!!!" 모든 행사가 끝났다. 장내에는, 지하철 국철 수원선의 종점인 수원역에 도착할때쯤 울려버지는, 이제는~~~우리가~~~헤어져야~~할시간~~~다음에 다시만나요~~~~ 라는 에이그라의 극악센스를 반영하는 노래가 울려퍼졌고, 공권력에 의해 강제로 잡혀있던 사람들을 포함한 관중들과 D&D의 캐러들은 이 노래 소리에 꽤나 충격을 먹은듯 일제히 걸음을 멈추었다. 하지만,.... 방추형 철탑과도 같이 무대 한가운대 꿎꿎히 서서 감격어린 표정을 하고있는 에이그라는 이 노래마져도 감격스러운지, 홀로 흥얼거리고 있었더라!!~~~~ ^^ --------------------------------------------------------------------------------------- 음냐.... 끝이군요... 아~~~ 이짓도 꽤 힘드네요.... 극악 컨디션에.... 감기까지.... 이러고 팔다리 하나쯤 똑 부러지면....^^ 암튼, 다음 투표는.... 아마 2부 끝날째쯤이 아닐까 싶네요... ^^ 그때는 더 많은 분들이 참가해 주시길 학수고대하렵니다~~~~ ^^ (하지만.... 그러면... 무지하게 힘들터인데....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070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24 올린이:광황 (신충 ) 98/12/03 05:42 읽음:2361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발 한차례 땅에서 떼지 않은 채 추적자들을 모두 도륙낸 란테르트의 모습에 소녀는 대단하다 라는 글자를 얼굴에 세긴채 그를 올려다보았 다. "와! 정말 대단해요!!!! 난 지금까지 핌이 가장 강한 줄 알고 있었는 데. 그보다 100배는 강할 것 같아요!!!"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칭찬에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고, 소 녀는 마치 란테르트의 미소라도 기대했었다는 양 조금 실망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는 돌연 근엄 비슷한 표정을 지었다. "경의 작위는 무엇인가요?" 소녀의 앳땐 목소리로 하기에는 너무 근엄한 말투이기에, 란테르트는 웃음이 나왔으나, 밖으로 소리내어 웃지는 않았다. "평민입니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몸을 돌렸다. 이제 볼일이 끝났으니 노마 티아로 가 보아야 하지 않는가? 란테르트가 몸을 돌리자 소녀는 당황하며 종종 달려 란테르트의 앞을 가로막았다. "평민이군요. 그럼 제가 작위를 하사하겠습니다. 물론, 저의 목숨을 구해 주신데 대한 답례입니다. 기사여, 무릎을 꿇으소서."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는 소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연기력 하나 는 원래 일품이었지만.... 어떻게 이렇게까지 자연스럽게 이런 말 을.... "그런 건 필요 없습니다만.... 누구십니까?" 만약 그녀가 로망 따위를 많이 읽어 이러한 기사를 임명하는 궁중의 말투를 익혔다면 그다지 이상할 것도 없었으나, 문제는 여성 어를 사 용한다는 점이었다. 보통 로망에 나오는 기사작위 수여식은 대부분 왕에게서 작위를 받는 내용이었다. 사실, 여자 귀족에게서 작위를 받는 것은 거의 없는 일 로, 그도 그럴 것이 작위를 내릴 수 있는 여성은 왕족뿐이었다. 하지 만, 로망에서 왕족의 여자는 보통, 왕의 곁에 다소곳이 앉아 자애로운 미소를 짓는 여왕이나, 악당에게 잡혀가는 공주가 대부분이었기 때문 에, 여자왕족이 작위를 내리는 내용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란테르트는 카에스 윙즈라는 폭력단체에 있을 때 이런 이야기를 들었 었다. 단체 안의 한 여자가 장난으로 남성어투의 작위식을 흉내내다 가, 박식한 다른 단원에게 창피를 당했었다. 그리고 그때 해준 이야기 가 바로 이것이었다. 란테르트는 다시 여자아이의 옷차림을 바라보았다. 어깨의 레이스 수 가 많은 것을 보니, 확실히 고급 귀족의 옷이었다. 당시에는 복식의 화려함으로 귀천을 구분하고 있었다. 란테르트의 물음에 소녀는 잠시 당황하는 눈빛을 띄다가 물었다. "당신.... 좋은 사람이에요?" 방금전 란테르트가 물었던 것을 그대로 물은 것이다.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 저었고, 소녀는 순간 다시 황당하다는 표정 을 지었다. 소녀의 얼굴은 세상에 "너 좋은 사람이냐?"라고 물었을 때 "아니."라고 답하는 괴상한 인간이 있다니.... 라는 표정이었다. 잠시 황당에 젖어있던 소녀는, 으흠, 하는 어울리지 않는 헛기침을 한 후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아니, 그보다 저를 도와주시겠어요? 당신 정도 강한 사람이 면, 분명 저를 도와줄 수 있을 꺼에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 "우선.... 무슨 일인지 듣기로 하겠습니다." 란테르트가 조금은 희망적인 말을 하자, 소녀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 화사하고 발랄한 미소였다. "좋아요. 그럼 말하죠. 지금 소피카 왕실에 반란이 일어났어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의 안색이 대변했다. "반란이라고요? 지금이요?" 란테르트의 놀라는 표정에 소녀는 더더욱 놀라는 표정을 지었고, 그 의 물음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대답에 음.... 하는 나직한 신음을 내뱉었다. 이 시테.... 그리고 그 아이의 가족 때문이었다. 내란 와중의 왕성만큼 위험한 곳도 없는 법인데.... "간단히 몇 가지 묻겠습니다. 이름과 신분, 그리고 마기아성안의 사 정을 말해 주십시오." 란테르트의 서두는 모습에 소녀 역시 덩달아 서둘러 답했다. "쥬에티에요. 쥬에티 란팔 우르비아이노 폰 소피카. 신분은 공주이 고, 마기아는 지금 쑥대밭이에요." 란테르트는 그녀의 대답에 순간 당황했다. 쥬에티.... 분명 소피카 공주의 이름이었다. 말괄량이로 소문난.... 하지만, 란테르트는 그런 것에 까지 신경을 쓰는 인간은 아니었다. 그는 가만히 눈을 감아 디미온 일행의 기색을 살폈다. 겨우 1, 2 휴 하(1휴하=약 1킬로미터)정도 밖에 안 떨어진데다가 자신이 만들어준 부적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들의 기색을 살피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아, 아침을 준비중이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모양이었다. 란테르트는 일단 안심하며 쥬에티 공주에게 입을 열었다. "조금 더 자세히 상황을 설명해 주십시오." 란테르트의 물음에 쥬에티는 입을 막 열려다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 았다. "그보다.... 먼저 먹을 것 좀.... 새벽부터 도망쳐 나와 여기까지 왔 더니...."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쓴웃음을 지으며 건량과 물을 꺼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와, 이거.... 핌이 먹는 것만큼이나 맛이 없네요.... 우걱우걱." 배고픈 놈이 말이 많고, 거지가 밥 얻어먹으면서 찬밥 더운밥을 가린 다라는 격언을 한껏 실천하며 투덜거리고 있는 쥬에티를 바라보며 란 테르트는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누가 반란을 일으킨 겁니까?" 란테르트가 묻자, 쥬에티는 먹던 것을 물과 함께 꿀꺽 삼키며, 또 목 에 걸렸는지 가슴을 몇 차례 두드리며, 그리고 물을 벌컥벌컥 마시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후우.... 잘먹었다. 반란이야 당연히 왕족이 일으켰겠지. 이 판국에 딴 귀족녀석들이 일으켜 보았자니까.... 아마 삼촌일 꺼야. 세가스니 트 삼촌.... 늙은 늑대.... 흐이그.... 그 웬수...." 늑대는 소피카 왕실의 상징이었고, 그런 것을 알고 있던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이 더더욱 재미있게 들렸다. "세가스니트라.... 반란의 결과는 어떻습니까?" "난 몰라. 흐으.... 짜증나. 기껏 '밖으로 탈출하셔야 합니다 공주 님....'이라고 중얼거려 놓고는 왕성을 빠져나오자 마자 '쥬에티 공 주, 우리 손에 죽어 주셔야 갰습니다....'라고? 흥." 어느 사이엔가 란테르트에 대한 말투를 반말로 바꾼 쥬에티는, 이렇 게 중얼거렸다. 밖으로... 어쩌구 말할때는 그녀의 가는 목소리로 남 자처럼 내며 당시의 상대의 말투를 그대로 따라 하는 듯 하였는데, 그 모습이 꽤 귀여웠다. "날 도와주겠지? 아, 이름은 뭐야?" 쥬에티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짧게 이름을 말해 주었다. "란테르트입니다." "음, 란테르트, 좋다. 경은 이제 나 위다의 왕녀 쥬에티를 도와 소피 카 왕실에 반하는 간악한 무리를 무찌르는데 전력을 다하기 바란다."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멍청히 자신을 쳐다 보는 쥬에티의 손에서 수통을 받아들어 챙기고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 겼다. 쥬에티는 아무말 없이 몸을 일으키는 란테르트를 잠시 바라보다가 외 쳤다. "어이, 그쪽은 마기아가 아니야!! 저쪽이야, 저쪽." 손가락질로 마기아의 방향을 가리키는 쥬에티를 향해 란테르트가 조 용히 입을 열었다. "전 이제부터 노마티아로 갑니다. 저쪽 숲 안쪽으로 조금만 가면, 마 차를 가지고 있는 소규모의 여행객이 있을 겁니다. 제가 보냈다고 말 하며 그들에게 도움을 청하십시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걸음을 계속했고, 쥬에티는 몸을 벌떡 일 으키며 란테르트에게 달려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잠깐!! 그게 무슨 소리야? 설마 날 안 도와주겠다는 건 아니겠지?"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고, 쥬에티는 돌연 화를 내 며 외쳤다. "그런게 어디 있어? 사람을 구해주려면 끝까지 구해줘야지!! 이렇게 도중에 나 몰라라 대륙 저편 노마티아로 도망가 버리면 난 어쩌란 말 야!!! 아무튼, 넌 나를 구해줬으니까 함께 왕성으로 가야해." 혼자 흥분해 소리치는 그녀의 모습을 잠시 내려다보던 란테르트는 다 시 그녀를 피해 앞으로 걸음을 옮겼고, 쥬에티는 다시 그의 앞을 가로 막았다. "좋아, 만약 나를 왕성까지 데려다 주면.... 음.... 10억하르를 주겠 다!!!"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픽, 하는 웃음을 터트렸고, 쥬에티는 자신을 비웃는 듯한 그의 웃음에 화를 냈다. "왜 웃느냐?" "10억 하르가 얼마나 큰돈인지는 알고 계십니까?" 쥬에티는 란테르트의 이 물음에 떠듬떠듬 답했다. "다, 당연히 안다!!" 그녀의 대답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소피카 왕궁예산의 3배 가량.... 그리고, 소피카 국가예산의 반 정 도에 해당하는 돈입니다...." 그의 말에 쥬에티는, 히익? 하는 괴상한 소리를 냈고, 란테르트는 고 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게다가 제게 있어서 돈은 그다지 쓸모가 없습니다." 란테르트의 말에 쥬에티는 잠시 으음, 하는 신음을 내뱉었고, 란테르 트는 다시 걸음을 옮겨 앞으로 향하였다. 쥬에티는 다시 란테르트의 앞을 가로막으면서 자신의 은색 소검을 목 에 가져갔다. "에잇, 이판 사판이다!!! 나 혼자는 성에 못 돌아가. 내가 여기서 죽 는 모습을 보기 싫으면 나를 도와주고.... 아니면.... 아니면...." 도대체가 궁중에서 자랐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 소녀였다. 말투에서 하는 행동까지....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로 젓다가 돌연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검을 발견하였다. 꽤나 고풍스런 장식부터 한눈에 보기에도 상당한 검인 듯 싶었다. "좋습니다.... 대신 검을, 그 소검을 잠시 빌려주십시오." 쥬에티는 란테르트의 대답에 희색을 띄었다. "좋아요. 잠시 빌!려! 드릴께요." 소중한 물건인지 빌려준다는 말에 꽤 강조를 해 말을 했고, 란테르트 는 그녀의 말에는 대꾸치 않은 채 그녀의 검을 받아 쥐었다. 그는 검에 데스틴 더 비를 걸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창 하는 맑은 소리와 함께, 검은 깨어져 은빛의 가루가 되었고..... 쥬에티의 표정은 대번에 일그러졌다. 산산이 부서져 바닥에 흩어지는 자신의 검을 바라보며 멍하니 서 있 다가, 쥬에티는 돌연 눈물을 흘렸고, 이내 바닥에 주저앉아 검조각을 주우며 엉엉 울기 시작했다. "이게 뭐야!!! 물어내!!! 물어내!!! 핌이, 핌이 15살생일 선물로 사 준 건데...." 란테르트는 엉엉 울어대는 쥬에티의 모습을 잠시 내려다보았다. 그리 고는 나직이 입을 열었다. "계약은 이행하겠습니다." 그의 담담한 말투에 쥬에티는 더더욱 서럽게 울었다. 이제는 왠 괴상 한 녀석한테 걸려 이 꼴이 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듯한 울음이었 다. 한참동안 훌쩍이던 그녀는 손을 불쑥 내밀었고, 란테르트는 뭐냐 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의 손을 바라보았다. "내놔." ----------------------------------------------------------------- 내가 좋아하는 것들 Vol. 4 (맞나???? ^^) 호호^^ 끝까지 밀고 나가는군요.... 이 좋아하는 것들 시리즈... ^^ 하루키인가? 하는 일본의 소설가의 작품중에, 문화적 할부라는 말이 나오지요.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할부라는 것은 두 사람이 헤어지기 전에 물건을 쪼개 가지는 것을 말합니다. 나중에 다시 만나 맞추어 보는 것이지요. 문화적 할부.... 이건.... 나와 같은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과 알 수 없는 친밀감을 느낀다 라는 의미의 개념입니다.^^ 현대 사회에서의 친구란 존재는 단지 나와 같은 문화적 할부를 가지고 있는 사람 이라는 말이기도 하죠.^^ 같은 취미를 가지고, 같은 가수를 좋아하며, 같은 영화에 감동을 함께 받고.... 뭐 이런거 말입니다. ^^ 그런 의미에서, 제가 이렇게 좋아하는 것들을 이야기 하는 것은, 나의 반쪽짜기 할부를 공개 하는 것으로.... 무어랄까, 나는 이런 종류의 인간이다 라는 것을 선전하는 것이겠죠.^^ 몽땅 헛소리고, 후기에 쓸말 없어 쓰는겁니다.^^ 좋아하는 것들 Vol. 4 책들.... ^^ 전 책읽기를 꽤 좋아합니다.^^ 어렸을때부터 만화보기 다음으로 좋아했죠.^^ 하지만, 전 다독보다는 심독을 합니다. 많은 책을 읽기 보다는 좋아하는 책을 여러번 읽습니다. 그래서 읽은 책이 그다지 많지는 않아요.^^ 즐겨읽는 종류는 대중소설과 사상서. 대중소설은 무협지가 80퍼센트고, 역사소설, SF, 판타지등이 나머지를 차지합니다.^^ 사상서는 거의 대부분이 동양철학서지요. 그리고... 과학에 관한 책들도 꽤 좋아합니다.^^ 자세한 것은 다음회에 계속~~~~~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142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25 올린이:광황 (신충 ) 98/12/04 01:07 읽음:2338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 쥬에티는 란테르트에게서 대답이 없자 고개를 들어 다시 말했다. 얼 굴은 온통 눈물과 먼지에 얼룩져 말이 아니었다. "내놔." "뭐를.... 말씀이십니까?" "그 힐트(검막이에서 검의 끝부분) 말야." 란테르트는 말없이 손잡이만 남은 검을 건네주었고, 쥬에티는 손잡이 를 손에 쥔 채 몸을 일으켰다. "좋아. 계약을 이행한다고 했지? 그럼 계약의 내용을 말하겠어." "계약은 분명 조금 전에...." 란테르트는 쥬에티의 말에 이렇게 말하려 했으나, 쥬에티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건 검을 빌려준다는 내용의 계약이고!!! 내 검을 부셨으니까, 계 약을 다시 해야지!!"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적당히 대꾸할 말이 없어 그냥 고개를 끄덕 였다. 쥬에티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계약의 내용을 말하겠어. 누군지 모르지만, 우리 소피카 왕실 에 도전한 건방진 무리를 응징해 줘!! 물론 시간이 지나 루실리스 오 라버니가 돌아오면 금방 진압이 되겠지만.... 내 손으로 하고싶어!!" 이렇게 말하며 쥬에티는 씨익, 조금은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일부로 말도 안되게 어려운 계약 조건을 내걸었다. 그녀는 그녀가 말했던 루실리스가 돌아올 때까지 살아있기만 하면 됐 다. 그녀는 자신의 쌍둥이 오빠인 루실리스의 능력을 절대적으로 신용 했고, 이런 왕궁반란 같은 것은 간단히 진압할 수 있는 인물로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 것을 알고 있기에, 그녀는 단지 마기아로 돌아가 그녀가 이야기 했던 핌이라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을 뿐이었다. 다만, 일부로 란테르 트가 어려운 문제에 고민하게 만들도록 이렇게 말한 것이다. 무지는.... 때로 엄청난 실수를 불러온다. 같은 원리로, 란테르트에 대한 무지는, 그에게 엄청난 일을 하게 만든다. 쥬에티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계약, 반드시 이루어 드리겠습니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마기아 성쪽으로 걸음을 옮겼고, 쥬에티는 헤, 하는 맑은 웃음을 지으며 란테르트의 뒤를 쫓았다. 쥬에티의 걸음은 란테르트의 그것과 비교한다면 턱이 없을 정도로 느 렸다. 물론, 보통의 사람들보다는 빨랐다. 무슨 특별한 수련을 쌓은 듯, 그녀의 걸음걸이는 꽤나 경쾌했고, 보폭도 쉽사리 흩어지지 않았 다. 하지만, 그런 것은 란테르트 앞에서는 빠르다고 이야기하지 않는 다. 폐병은 모두 나았다. 정령계 마법으로 자신의 몸에 난 상처를 치료하 지 못하는 것은 거의 없다. 게다가 란테르트의 마법력이라면.... 란테르트의 체력은 요 몇 년간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다. 보통의 마법사라면 마법을 익혀감에 따라 체력이 저하되는 것이 정상 이다. 일단, 몸을 움직이는 것보다는 머리를 쓰는 쪽이 많았고, 고위 마법 같은 것은 한차례 쓸 때마다 체력의 소모가 상당했다. 하지만, 마검사는 조금 다르다. 마법을 쓰는 만큼이나 몸을 쓰기 때 문에 그들은 마법사와 같은 체력의 저하가 없다. 게다가, 마법력이라 는 것은 어차피 자연 전체에 퍼져있는 무한한 힘을 물리력으로 바꾸는 것으로, 같은 원리로 체력과 힘을 보충할 수 있기에, 마검사들은 오히 려 수련을 해나감에 따라 체력이 좋아진다. 란테르트의 경우에는 조금 극단적이다. 지난 15년중 13년의 기간을 미친 듯이, 말 그대로 미친 듯이 마법을 수련했다. 그것도 신계와 마 계, 게다가 류마법까지 그는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익혔다. 이러한 것 들이 그의 마법력을 비정상적으로 키워주었고, 체력 역시 그를 따랐 다. 강하게 바라는 마음은 기적을 만든다, 라는 말이 그대로 효과를 보았 다 하겠다. 알 수 없는 천재적인 소질 역시 한몫 단단히 했지만.... 쥬에티는 점점 거칠어지는 숨과 멀리서 가까워져 가는 성을 보며 두 가지 생각을 동시에 떠올렸다. 하나는, 눈앞을 걷고있는 긴 파란머리 의 사내가 도대체 인간인 것인가? 라는 질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혹시 이남자가 정말로 반란을 진압하는게 아닌가? 라는 것이었다. 전자, 후 자 모두 '그렇다'로 답할 수 있었으나, 쥬에티로써는 모두 아닐 꺼야, 라는 것으로 생각을 정했다. "후아. 조금 쉬었다 가자. 이래가지고는 난 싸울 수 없어." 쥬에티의 말에 란테르트는 대꾸치 않은 채 걸음걸이의 속도를 아주 조금 늦추었다. "차갑기는...." 아무런 대꾸도 않는 란테르트의 뒤에 쥬에티가 내뱉듯 중얼거렸으나, 여전 란테르트는 입을 열지 않았다. 이른 새벽 들판에 나간 농부들이 새참을 먹을 시간쯤 되어 란테르트 와 쥬에티는 마기아 성위의 문지기들이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아니, 문지기들은 없었다. 경비병도.... 멀리 내성 쪽에서 검은 연기가 하늘위로 흩어지듯 날아올랐고, 성안 은 쥐죽은 듯 조용했다. 종종 시체냄새에 찾아든 까마귀들이 성 위를 배회하며 까악 거리는 울음을 울어재칠 뿐이었다. 싸움은 이미 끝난 듯 했다. 그건, 현 왕의 죽음과 다음 왕의 등극을 뜻하는 것이었으며.... 두 사람이 막 성안에 들어설 무렵,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병기 부딪 히는 소리가 들렸다. 란테르트와 쥬에티는 그 소리를 듣자마자 그쪽으 로 달리기 시작했다. 쥬에티는 물론, 어느쪽 병사인지를 확인하기 위 해서였고, 란테르트는 그들 병기중 하나의 부딪히는 소리가 굉장히 맑 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란테르트의 걸음이 쥬에티보다는 몇 배나 빨랐고, 오래지 않 아 란테르트는 그 소리의 근원지에 도착했다. 건물과 건물 사이의 너른 공터에, 한 정규군 차림의 사내가 피묻은 검을 든 채 서 있었다. 간단한 경갑과 스커트 등을 보아하니 말단 병 사인 듯 싶었는데, 곁에 창이 한 자루 세워져 있는 것을 보니 경비병 인 듯 했다. 하지만, 손에는 검정색의 검을 한 자루 들고 있었다. 폭 이 얇은 검이었는데, 레이피어는 아니었다. 그의 곁에는 10명 남짓한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 옷들이 제각각 인 것을 보니 용병인 모양이었다. 란테르트는 잠시 검을 바라보다가 그 남자의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새파란 머리칼을 수수하게 자른 사내로, 커다란 눈동자와 얇은 눈썹을 가지고 있었다. 나이는 18세쯤으로 보였는데, 키는 란테르트보다 조금 작았고, 전체적인 체구도 그다지 크지 않았다. 하지만, 눈매 하나는 또렷했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의 눈을 잠시 응 시했고, 상대 역시 갑자기 나타난 란테르트를 잠시 바라보았다. 돌연 그가 시익 하는 미소를 지으며 란테르트에게 빠른 속도로 치달렸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의 미소에 천천히 검을 뽑아들었다. 채앵, 하는 소리와 함께 두자루의 검이 맞붙었다. 대낮인데도 극명히 보이는 불꽃이 사방으로 튀었다. 이 기습에, 란테르트는 아주 엷은 미소를 지었고, 상대는 경악 섞인 웃음을 웃었다. 몸을 붕 날려 힘차게 휘두른 그의 검은 란테르트의 검 에 의해 중간에 멈춰 섰고, 곧바로, 그의 몸이 퉁겨 두어 걸음이나 뒤 로 밀리었다. 극명한 힘의 차이에서였다. 하지만, 란테르트의 검을 막 아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실력은 높이살 만 했다. 그는 곧이어 두 번째 공격을 란테르트에게 가했고, 란테르트는 약간 은 여유 있게 그의 검을 막았다. 세 번, 네 번, 상대의 검은 빠른 속 도로 란테르트를 향해 날아들었고, 란테르트 역시 속도를 높여 그의 검을 막았다. "상당하시군요.... 어린 나이에...." 란테르트는 느긋하고 여유 있는 목소리로 상대의 실력을 칭찬했고, 상대는 그런 란테르트의 칭찬에 간신히 짬을 내어 대꾸했다. "당신도요. 제가 지금까지 싸워본 사람중 가장 강한 것 같군요." 막 이곳에 도착한 쥬에티가 돌연 소리를 질렀다. "싸우지 말아. 둘 모두 같은 편이야!!!" 그녀는 달려오느라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거친 숨을 헉헉 몇 차례 나 내쉬었고, 그녀의 등장에 그 파란 머리칼 남자의 표정이 대변했다. 그는 반갑다는 듯, 걱정했었다는 듯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표정으로, 쥬에티를 향해 외쳤다. "티에!!" 이어 쥬에티도 미소를 지으며 그의 말에 대꾸했다. "핌~~~~!!" 오래간 만에 만난 연인들이 흔히들 그러하듯.... 그 둘은 느릿느릿하다면 더욱 어울릴 듯한 걸음을 종종 달려 서로에 게 다가갔다. 핌이라고 불리운 남자는 두팔을 한 것 벌려 쥬에티를 안아 주려 했 고, 쥬에티는 두 팔을 다소곳이 모아 안길 듯한 포즈를 취했다. 하지 만.... 다음 순간.... 퍼억!!! 쥬에티의 어퍼컷이 핌의 턱에 직격했다. 핌의 고개는 뒤로 퍽 재껴졌 고, 쥬에티는 곧바로 왼손을 뻗어 핌의 복부에 꽂았다. "이 멍청이!!!" 핌은 쥬에티의 주먹이 자신의 복부를 때리자 얼굴을 살짝 일그러뜨렸 다. 꽤 아픈 모양이었다. 핌은 그녀의 말에 이유를 물었다. "왜?...." 쥬에티는 핌의 물음에 외치듯 대꾸했다. "내가 이래서 로얄가드로 들어오라고 했잖아!!! 내가 나의 전속 친위 대 대장으로 만들어 준다구!!!" 핌은 쥬에티의 말에 머리를 끌쩍였다. "싫어.... 그런 거 하면 할 일이 너무 많아져. 난 바쁜건 질색이란 말야.... 경비병 해주는 것도, 너와 자주 만나고 싶어서야. 아니면, 지금쯤 세상을 돌아다니며 이런 저런 모험을 했을 텐데...." 핌이라는 이 사내는 소피카성 외성의 경비대 소속이었다. 그것도 대 장이 아닌 평대원으로, 직위가 가장 낮았다. 그의 검술실력은 방금 전에도 보았듯, 란테르트와 상대를 할 수 있을 정도였는데도, 그는 어느 기사단이나 하는 곳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 리고, 그 이유는 그가 이야기 한 그대로였다. 어딘가에 속해 있는 것 을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그로는, 가장 한가하면서도, 그의 연인인 쥬 에티와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왕궁 경비대에 들어온 것이다. 그의 이러한 행동은 이 마기아 성에서 꽤 유명했고, 그 덕에 무적의 경비병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수도인데도 불구하고, 이 성안에서 그를 당해낼 수 있는 존재가 거의 없었다. 공주와 연인 사이라는 것이 꽤나 널리 알려져, 경비대장 조차도 그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였고, 그 덕에 그는 허리에 검을 차고, 어깨에 창 을 맨 채로 언제나 빈들빈들 거리는 무적의 월급 도둑 경비병이 되었 다. 핌의 말에 돌연 쥬에티의 인상이 일그러졌다. "우앙.... 핌이 그렇게 밖으로 나도니까, 내가 이런 위험에 빠진 거 라고. 만약 네가 친위대장이었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꺼 아냐!!! 나 정말 죽을뻔 했단 말야." 핌은 다시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정말 미안해.... 하지만, 난 얽매여 사는 건 질색이야. 이런 정규군 갑옷도 싫고. 근무를 서야 하는 것도 싫고. 왕이 부를 때마다 나가보 는 것도 싫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근엄한 척 하는 것도 싫고. 억지로 미소짓는 것도 싫고." 순 싫은 것 투성인 듯 그는 이렇게 중얼거렸고, 쥬에티는 더더욱 인 상을 찡그렸다. "그리고 이 티에도 싫지?" 쥬에티의 말에 핌이 돌연 그녀를 당겨 안았다. "그게 무슨 소리야. 걱정 얼마나 했는데.... 너 찾으러 성안을 돌아 다니다 상처도 많이 입었어." 쥬에티는 핌에게 안겨 그의 가슴에 기댄 채 중얼거리듯 속삭였다. "거짓말쟁이.... 너를 다치게 할 만한 사람이 어디 있어?" 핌은 그녀의 말에 팔꿈치를 들이댔다. 흡사 넘어져서 까진 듯, 팔꿈 치에 붉은 색의 가느다란 피딱지가 남아있었다. "봐!! 이거. 너를 찾아 돌아다니다가 넘어져서 생겨난 상처야." 쥬에티는 그의 말에 피, 하고 코웃음을 쳤으나, 많이 기분이 나아진 듯 얼굴에 화사한 미소가 돌았다. -------------------------------------------------------------------- 계속해서.... 무협지.... 전 사실 어렸을때는 무협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여렸을때=7,8살....--;;;) 처음 접한것은, 삼국지를 무협지에 넣는다면 중1때, 그리고 넣지 않는다면 중2때 입니다.^^ 그때 접한것이 바로 그 유명한 영웅문 입니다.^^ 신조협려.... 영웅문 2부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입니다. 모든 소설중에 가장 좋아하지요. 이 데롱데롱의 모티브 소설입니다. 물론, 내용은 완전 딴판이지만.... 왠지 캐러의 분위기가 슬쩍 비슷하고.... 주인공 양과는 모든 소설캐러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입니다. 특히 36살 중년 외팔이 모드의 양과는.... 정말이지.... ^^ 그리고 이 소설 후반부에 나오는 곽양이라는 캐러는, 제가 소설에서 가장 좋아하는 여자 캐러입니다. 히로인과 이어질듯 끊어질듯 6권을 이어지는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정말이지 감동입니다!!!! ^^ 전 사실, 무협지를 많이 읽었다기 보다는 김용 무협지를 많이 읽었다는 표현히 정확 할겁니다.^^ 신조협려를 비롯하여, 소오강호, 사조영웅전, 의천도룡기, 협객행, 설산비호, 비호외전, 월녀검, 벽사검, 서검은구록 등을 읽었죠.(다인가?.... ^^) 이제, 천룡팔부하고, 청향비, 녹정기만 읽으면.... 아마 다 읽는 걸껍니다.^^ 소오강호도 굉장합니다. 동방불패라는 쓰레기 영화의 원작이죠. (소설보고 영화보면 뒤집어 집니다.... 동방불패가 임청하라니.... 원작에서는 역겨운 게이입니다. --;;; 애인이 수염 덥수룩한 남자...--;;;) 여주인공 영영도 상당히 마음에 들고, 영호충도 정말 멋있죠.^^ (아... 그러고 보니, 지 목숨 초개같이 여기는건 란테르트랑 닮았군요.^^) 사조영웅전과 의천도룡기도 대단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위의 두작품에 비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 각각 영웅문 1, 3부로 나와있죠.^^ 그밖에 한국 무협지도 꽤 읽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야설록은 이름만 쩌르릉, 글은 더럽게 못쓰고.... 북벌이 뭐냐? 으이구....--;; 용대운님... 독보건곤 쓴사람이 이사람 맞나???.... 아무튼, 이분의 독보건곤은 꽤 괜찮더군요.^^ 앗... 이거 완전히 책선전이구만....^^ 이어집니다~~~!!!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254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26 올린이:광황 (신충 ) 98/12/05 08:00 읽음:2166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핌은 잠시동안 그녀를 안고 있다가 그녀의 허리 뒤로 두른 팔을 풀며 말했다. "아참, 이 형은 누구야?" 쥬에티는 그제서야 란테르트를 의식하며 뺨을 살짝 붉혔다. "아.... 란테르트라던가? 내 피고용인이야. 자 이제 됐으니까 가봐." 쥬에티는 란테르트를 향해 이렇게 말하며 손을 휘휘 저었으나, 핌은 란테르트를 향해 자신을 소개했다. "핌트로스 로이케트라고 해요. 조금전의 경솔한 공격, 미안해요." 핌트로스의 공손한 인사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한차례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 "란테르트라고 합니다." 핌트로스는 란테르트의 인사에 한차례 밝은 미소를 지었고, 란테르트 역시 보일 듯 말 듯한 미소를 지었다. 쥬에티가 곁에서 끼여들었다. "이봐. 이제 가도 상관없다니까." 쥬에티는 어서 핌트로스와 단 둘인 채로 되고 싶어 란테르트에게 계 속 가라고 종용했으나,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가 이곳에 온 이유는, 쥬에티와의 계약을 시행하기 위해서였다. 비단 쥬에티와의 계약이기 때문만이 아닌 이시테 가족의 안전을 위해서이기도 했다. "계약을 이행해야 합니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천천히 왕성 쪽으로 걸음을 옮겼고, 쥬에 티는 그런 그의 모습에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농담해? 마기아 왕실 근위대 2000명이,.... 아무리 기습이라고 하지만 별다른 힘도 못써보고 당했어. 네가 간다고 뭐가 달라질 것 같 아?" 핌트로스는 두 사람의 대화가 이해가 가지 않아 물었다. "티에 무슨 소리야? 계약은 뭐고?" 그의 물음에 쥬에티가 대구했다. "아참. 저 남자가 네가 생일선물로 사준 검을 부쉈어. 그 대신 이 반 란을 진압해 주기로 했고...." 핌트로스는 쥬에티의 말에 눈살을 살짝 찌푸렸으나, 이내 란테르트를 바라보며 천천히 중얼거렸다. "음.... 그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구나...." 핌트로스의 말에 쥬에티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가능?" 핌트로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나만해도 그 왕실 어쩌구인지 하는 녀석들 2000명이 다 덤벼들면.... 그중 오분의 일쯤은 저 세상으로 돌려보낼 수 있어. 하 지만.... 여기 란테르트형은.... 나는 상대도 안될 정도로 강해." 핌트로스는, 방금 전의 싸움에서 전력을 다한 기습에 오히려 자신이 뒤로 밀렸던 일을 기억하며 이렇게 말했고, 쥬에티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란테르트는 이런 이 둘은 무시한 채 계속해 왕궁 쪽으로 걸음을 옮겼 고, 핌트로스는 그의 뒤를 쫓았다. "란테르트형. 나도 같이 가요." 언제 보았다고, 그는 벌써 란테르트를 형이라고 부르며 그의 뒤를 쫓 았고, 쥬에티는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 둘의 뒤를 쫓았다. 란테르트는 막 자신의 곁으로 다가선 핌트로스를 한차례 쳐다보고는 입을 열었다. "그 검.... 제가 한차례 빌려도 상관없을까요?" 란테르트는 핌트로스에게 접근했었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렇게 말했다. 성안의 일이 끝나고 난 후 하려 했으나, 이렇게 핌트로스와 함께 성안으로 들어가면, 그의 목숨은 보장할 수 없기에 미리 말한 것이다. 핌트로스는 란테르트의 부탁에 고개를 한차례 끄덕이며 흔쾌히 검을 건네주려 했으나, 돌연 쥬에티가 외쳤다. "핌. 주지 마. 저 남자, 나한테도 그렇게 말하며 네가 사준 검을 가 져가 놓고는 바로 깨트려 버렸어." 핌트로스는 그녀의 말에 음,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쥬에티 의 말을 따르겠다는 뜻의 끄덕임은 아니었는지, 들고 있던 검을 란테 르트에게 건넸다. 란테르트는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검에 마법을 넣었고, 이내 검이 우 웅 거리며 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흑기가 사방으로 흩어졌고, 란테르트는 마법을 거두었다. 핌트로스와 쥬에티는 그런 모습에 발걸음까지 멈춰가며 놀랍다는 표 정을 지었는데, 쥬에티는 핌트로스의 검이 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그리고, 핌트로스는 란테르트가 마검사라는 사실에 각각 그런 표정을 지은 것이다. 핌트로스는 다시 자신에게 건네지는 검을 받아들며 말했다. "형 마검사 에요? 정말 대단한데요?...." 란테르트는 그런 그의 칭찬에는 대꾸도 하지 않은 채 물었다. "그 검.... 이름이 무엇입니까?" 란테르트의 물음에 핌트로스는 검을 검집에 넣으며 답했다. "아스이타요." 핌트로스의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은 이 한마디의 말은 란테르트의 걸 음을 멈추게 할만한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란테르트는 아스이타라는 말을 듣자마자 돌연 걸음을 멈추었다. 추억 의 하늘을 배회하는 한 마리의 한가로운 새는 조그마한 날개를 부지런 히 파닥거려 8년전의 어느 봄날로 돌아갔고, 이내 사피엘라와 에라브 레라는 두 자매를 시야에 잡았다. 분명.... 그때의 그 검이다. "어떻게 얻었습니까? 8년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었는데...." 란테르트의 물음에 핌트로스는 어깨를 으쓱했다. "주웠어요." "주웠다니요?" 핌트로스의 대답에 란테르트는 이렇게 되물었고, 핌트로스는 고개를 도리도리 하며 답했다. "8년전쯤 어느 날 에노사 북부의 한 지역을 지나고 있는데, 두 사내 가 서로 막 싸우고 있더라구요. 전 당시 수행 중이었어요. 9살 때 처 음으로 수행을 떠났었으니까.... 음.... 1년 정도 수행을 한 상태였군 요." 란테르트는 9살 때 수행을 떠났었다는 그의 말에 조금 놀랐다. 그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조금 문제가 있었으나, 그는 그냥 고개를 끄덕여 넘기기로 했다. 그다지 중요한 일은 아니기에.... "아무튼, 그네들은 실컷 싸우다가 둘 모두 지쳐 쓰러졌고, 전, 이게 왠 횡재냐, 하면서 그들의 무기와 돈들을 챙겼죠. 그때 한참 여행경비 가 달렸었거든요." 돌연 그의 곁에서 쥬에티가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끼여들었다. "왜 나한테는 그런 얘기 않해줬었어?" 핌트로스는 파란색 머리를 끌쩍이며, "내가 안했던가?...." 라고 중얼거렸다. "안했어!! 안했어!! 어떻게 검사가 남의 물건에 손을 댈 수 있지? 그 것도 다쳐 쓰러진 사람들의...." 쥬에티가 새침한 얼굴로 이렇게 질책하자, 핌트로스는 잘못했다는 표 정을 지으며 대꾸했다. "그때는 너무 어렸고.... 티에도 아직 만나지 못한 상태였고.... 그 래서 철이 없었어. 내가 잘못했던 거야...." "용서해 줄게." 둘은 금새 화해했고, 이내 서로를 향해 밝게 미소지었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 둘의 모습에 마음 한쪽이 아려왔으나, 묵묵히 걸음을 옮기었 다. 핌트로스는 다시 란테르트를 바라보며 하던 이야기를 계속했다. "아무튼 그때 얻은 검입니다. 아스이타라는 것을 알게 된지는 그리 오래지 않았죠." 란테르트는 듣고 있다는 표시로 고개를 한차례 끄덕 해 보였다. 핌트로스는 잠시동안 란테르트를 응시하며 걸음을 옮기다가 다시 앞 으로 시선을 향하며 시를 읊듯 중얼거렸다. "청회색 머리칼에 피와 같은 붉은 눈을 보면 모두들 달아나게. 오른 쪽 뺨의 가느다란 상처는 악마의 상징. 암회색 망토는 악마의 날개. 붉은 눈의 악마를 조심하게...." 그의 이 우스운 노래에 쥬에티는 쿡 하는 웃음을 터트렸다. 그녀는 그 노래의 가사가 누구를 뜻하는지 몰랐던 모양이다. 하지만, 노래를 부른 핌트로스는 알고 있었다. "형이 누군가 했더니, 그 사람인 모양이군요. 크림슨 아이즈.... 핏 빛 눈의 미친 마검사...."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걸음을 멈추었으나, 핌트로스는 계속해 앞으로 나아갔다. "소문보다는 꽤 좋은 사람인데요? 후후.... 역시 소문은 믿을게 못 돼...." 란테르트는 그런 핌트로스의 뒷모습에 슬쩍 여린 미소를 지었다. "반응이 상당히 독특하시군요...." 란테르트는 다시 걸음을 옮겨 핌트로스와 어깨를 나란히 해 이렇게 물었고, 핌트로스는 고개를 돌려 란테르트를 바라보며 다시 어깨를 으 쓱했다. "독특, 이라니요?" 란테르트는 그의 물음에 천천히 답했다. "보통은.... 악마라고 외치던데...." 핌트로스는 란테르트가 이렇게 말하자 돌연 웃음을 쿡쿡 터트렸다. "악마라.... 왜요? 전 모르겠네요...." 그때 쥬에티가 끼여들었다. "무슨 얘기를 둘이서 그렇게 재미있게 해. 핌, 나만 따돌리기야?" 쥬에티의 말에 핌트로스는 천만에 라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무슨 소리야 티에!! 혹시 생각나? 내가 이전에 해주었던 이야기. 크 림슨 아이즈라는 사람 말이야." 쥬에티는 그의 말에 눈을 살짝 찡그리며 기역을 더듬었고, 곧바로 고 개를 끄덕였다. "응, 기억나. 그 어린아이를 잡아다 실험 도구로 사용하고, 마을을 쑥대밭내 부녀자를 납치해 팔아먹고, 성을 공격해 보물들을 털어 간다 는 사람?" 쥬에티의 말에 란테르트는 돌연 쿡, 하는 웃음을 터트렸다. 꽤나 황 당한 모양이었다. 핌트로스 역시 마찬가지로, 쥬에티의 입에서 그 말 이 나오자 한차례 배를 붙잡고 웃었다. "하하하.... 역시 엉터릴줄 알았다니까...." 잠시동안 웃던 핌트로스는 이내 쥬에티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 크림슨 아이즈가 이 형이야." 그의 말에 쥬에티가 란테르트를 향해 소리쳤다. "당신이 그 악마야? 정말 어린아이를 실험에 이용하고, 부녀자를 팔 아먹고, 성의 보물을 훔쳐 가는 악마란 말이지!!!" 핌트로스가 서둘러 그런 그녀의 말을 막았다. "그게 무슨 소리야? 네가 보기에 이 형이 그럴 것 같아?" 쥬에티는 고개를 도리도리했고, 핌트로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이 형은 그런 유치한 짓은 그다지 즐기지 않은 것 같아. 안 그래요, 형?" 굉장히 활달한 이 핌트로스라는 남자 앞에서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 여 보일 뿐이었고, 핌트로스는 그의 그러한 대답이 마음에 드는 듯 한 차례 짙은 미소를 지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는 사이, 일행은 어느덧 본성 가까이 까지 접근했다. ------------------------------------------------------------------ 계속해서.... 계속해 대중소설들.... 전 전에도 말씀드렸든, 책을 읽는 폭은 굉장히 좁은 편입니다. 일단 집이 가난하고... 소설을 고르는 조건이 상당히 까다로와서.... 저는 보통, 1, 20년쯤 된 소설 아니면 그다지 높이사지 않습니다. 그정도 기간은 살아 남아야 제대로된 소설이죠. 물론, 그 나온지 한 두해 된 책들도 읽지만, 그건 거의 소모용입니다.^^ 읽고 즐긴다 정도?? 은하영웅전설. 제가 두번째로 좋아하는 소설입니다. 첫번째는 신조협려구요.^^ 다나카 요시키.... 그러고 보니, 창룡전이랑 알스랑은 아직 않읽었군요.^^ 은영전은.... 정말이지... 무어랄까? 매력있는 캐러들이 득시글 거린다? 이름부터 캐릭터성까지 정말정말 마음에 드는 키르히아이스사마에서, 라인하르트, 미터마이어, 로이엔탈, 오벨슈타인까지....(에구 다 남자네...) 온통 멋있는 제국군 캐러들..... 그리고, 분위기가 정말 좋은 양 페밀리의, 셴코프, 포플란, 아텐보로, 무라이, 카젤누, 프레데리커 등등과 맘씨좋은 뷔코크 아저씨.... (언젠가 말씀드렸듯이, 양페밀리의 분위기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그것입니다.^^) 게다가 치밀한 설정들과 장대한 스케일, 그리고 정말이지 훌륭한 함대전투신!!! 진짜 정말 대단합니다.^^ SF는 그러고 보니 이거 달랑 하나 읽었군요...^^ 뭐 뒤져보면 몇개쯤 더 있겠지만.... 인상에 남는것이 없네요.^^ 역사소설로는, 삼국지, 정비석의 손자병법, 그리고 광개토 대왕 정도? 정말 얼마 않되는군요....^^ 셋 모두 꽤 재밌지만.... 너무 읽은지 오래된 것들이라 감흥이 적은 편이네요.^^ 삼국지 같은 경우는, 아 정확히는 삼국지연의군요. 암튼, 삼국지연의는 오락으로 먼저 접했죠.^^ 아, 그리운 삼국지 2여~~~ 불후의 명작 삼국지 3여~~~~ 전, 소위 아줌마 소설이라고 불리우는 요즘의 대중소설은 읽지 않아요. 첫페이지에 비문이 서너개식 눈에 띄는 그따위 글을 왜 돈주고 읽는지.... 게다가, 어떻게 소설이라고 휘갈겨 내놓는 자식들이, 이곳의 아마추어들만도 못한 글솜씨니.... 진짜 읽을 만한 소설 없습니다. ^^ 의외로 환타지는 거의 읽지 못했습니다. 기껏해야 이곳 저곳에서 다운받은 통신 소설들이 전부지요.... ^^ 좋아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유명하지 않으니까요.^^ 구하기 힘드러요~~~ ^^ 우리나라 고전 소설도 재밌어요. 특히, 박지원 소설!!! 허생전은, 정말정말 좋아하는 소설임. 언젠가 한번 반드시 리메이크 해보겠다고 마음먹고 있을 정도죠.^^ 호질도 재미있고.... 구운몽도 재밌더군요.^^ 아.... 아직도 쓸게 널렸군.... ^^ 계속 이어집니다.^^ 바보수룡 아그라가...^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255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27 올린이:광황 (신충 ) 98/12/05 08:00 읽음:2055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본성의 남문을 지키는 병사 수는 겨우 1000명쯤 되어 보였다. 물론, 통상적이고 정상적으로 1000명이라 함은 겨우가 아닌 씩이나 라는 말 을 통해 나타나야 겠으나, 란테르트도, 그리고 새로 합류한 핌트로스 도 정상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인간들이었다. 란테르트는 이 핌트로스라는 남자의 이모저모를 살핀 결과, 디미온과 그다지 많은 실력 차가 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겨우 18세의 나 이로 그 정도 경지에 이르른 것이 신기하기 이를 데 없었으나, 28세에 이 정도 경지에 이른 자신을 보면 그다지 놀랍지 만도 않았다. 부서진 건물들 사이에 몸을 살짝 숨긴 채, 조금 떨어진 곳에 사열해 있는 1000명의 창병들을 보며 란테르트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왕은 어떻게 되었을 것 같습니까?" 란테르트의 이 난데없는 물음에, 핌트로스는 잠시 쥬에티의 눈치를 살피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마.... 살아있기는 힘들꺼에요. 티에까지도 해치려 했던 자들이니 까요." 그의 말에 쥬에티는, 아, 하는 비명을 내질렀고, 핌트로스는 그런 쥬 에티의 어깨에 손을 얹어 주었다. 핌트로스의 대답에 란테르트는 느릿느릿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럼 그다지 서둘 필요 없겠군요." 쥬에티가 그런 그의 말에 외치듯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혹시 살아있을지도 모르는데.... 켈치온 오라버 니가 그다지 훌륭한 사람은 못되어도, 나한테는.... 그래도 큰 오라버 니란 말이야."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서둘 필요가 있다는 말이군요." 쥬에티가 소리치듯 답했다. "당연하지!!" 그녀의 대답에 란테르트는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두 손을 앞으로 병 사들을 향해 뻗었다. 핌트로스는 그런 그의 모습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마법인가요?"라 고 중얼거렸고, 쥬에티는 잠자코 란테르트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절망의 신이여, 깊은 곳에 꿈틀대는 어두운 두려움이여, 여기 그대 의 신실한 종이 있습니다. 나 그대에게 바라오니, 눈앞을 가로막는 자 들에게 공포의 휘장을 드리우소서, 스프레드 피어...." 또 다시 그의 손에서 정령계 마법이 펼쳐졌다. 이번의 것은 인간내면 의 악감정을 다루는 신 드리시온의 마법이다. 그의 주문은 언제나와 같이 나직하고 조용했으나, 그 결과는 결코 나 직하지도, 조용하지도 않았다. 눈앞에 있던 1000명의 용병들이 갑자기 창을 바닥에 떨구더니, 벌벌 떨기 시작했다. 절반쯤은 후들거리는 다 리로 어디론가 뿔뿔이 흩어져 달아났고, 나머지 절반쯤은 바닥에 쓰러 진 채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고 있었다. 듣기 에도 섬뜩한 비명소리가 한참동안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사람들은 공 포에 미쳐 자학을 하거나 기절해 버렸고, 일부는 미친 듯이 창으로 주 위를 난자질했다.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든 광경이었기에, 쥬에티는 두 손으로 눈을 가리 고 핌트로스의 품안으로 숨어들었고, 핌트로스조차도 두 눈을 살짝 찌 푸렸다. 하지만, 막상 마법을 사용한 사내는 무덤덤히 그들이 서 있는 주성의 남문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 1000명의, 아니 이제는 300명 가량으로 줄어버린 병사들은 란테르 트가 자신에게 접근하자 벌벌 떨기도, 또 란테르트에게 덤벼들기도 했 다. 벌벌 떨며 바닥에 엎드려 있는 사람들이야 별 일 없었으나, 덤벼 드는 용병들은 여지없이 란테르트의 검에 몸이 두동강 나 버렸다. 란 테르트는 성문에 서서 핌트로스와 쥬에티를 기다렸고, 그 둘도 오래지 않아 그 공포에 미친 사람들의 숲에서 빠져나왔다. 란테르트는 그제서야 마법을 거두었다. 병사들은 잠시 얼이 빠져 있 다가 다리에 힘이 빠지며 쓰러지고, 또 기절했다. 이 난리 통에 죽은 병사만도 100명을 넘었으니, 마법의 효과는 절대적이라 할 만했다. 그 모습에 핌트로스가 나직이, "나도 이제 마법이나 배울까?...." 라고 중얼거렸고, 쥬에티는 그런 그이 말에 화를 벌컥 냈다. "이런 거 배우면, 같이 안살꺼야!!" 쥬에티의 같이 안 산다는 말에 핌트로스는 귀밑을 살짝 붉히며 쥬에 티의 코를 한차례 잡았다. "어린 아가씨가 못하는 소리가 없네." 쥬에티는 혀를 쏙 내밀었다. "내가 왜 어려?" 두 조그마한 연인들은 한차례 대화의 물고가 터지자, 하루동안이나 쌓아 두었던 말을 계속해 쏟아내었다. 서로 바라만 보아도 미소가 절 로 나올 때가 아닌가? 란테르트는 그런 그 둘을 뒤로 한 채 성안으로 걸음을 내딛었다. 적들의 규모는 상상 이상이었다. 남문에는 1000명, 그리고 다른 문에 는 각각 500명 정도의 병사들을 배치해 두었고, 내성 내부의 정원에도 2000명 가까운 병사들이 사열해 있었다. 본국에 반란을 일으키려면, 이 정도 준비야 당연하겠지만.... 2000명의 병사들은 4개로 나누어 진을 짠 채 성 앞의 광장에 사열해 있다가, 남문을 돌파하고 쳐들어온 일군의 병사들(?)의 모습에 조금 소란스러워 졌다. 하지만, 이내 각급 단장들의 지위로 냉정을 되찾았 다. 란테르트는 그 2000명을 잠시 바라보다가 돌연 한마디를 내뱉었다. "오쎄드 서브머지...." 또 다시 마법이었다. 란테르트는 결코 두 가지의 같은 마법을 연속 으로 사용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모든 마법을 다 능란하게 사용하 기 위해서였다. 그는 지금 신계와 마계 양쪽의 마법 모두를 익혔고, 그 덕에 사용할 수 있는 고위마법의 수가 10개를 훨씬 넘었다. 오쎄드는 마왕 압그랑의 다섯 혼중 하나로, 일명 암해, 어두운 바다 였다. 마법의 효과는 그 이름 그대로였다. 500명씩 넷으로 나뉘어진 병대중 하나의 둘레에 둥근 원이 하나 그려 졌다. 그리고, 그 원안에 들어있던 병사들이 미쳐 깨닫기도 전에, 그 흑색의 원은 검정색의 빛을 내기 시작했고, 이내 공간이 일렁거리며 그 500명의 사람들 위로 빛의 원이 치솟아 올랐다. 이내, 500명의 사람을 중심으로, 흑색으로 일렁이는 물과 같은 느낌 의 기둥이 솟아났다. 그 물인 듯 보이는 기둥 안의 사람들은 땅에 발 을 디딘 채 목을 부여잡았다. 흡사 물에 빠진 듯 허공을 허우적거리 며.... 일부는 비틀거리며 바닥에 픽 쓰러졌고, 혹자는 수영을 치듯 손발을 허우적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나 하나 죽어갈 뿐, 어느 누구도 그 칠흑 빛의 바다에서 빠져 나오지는 못했다. 1500명의 병사들과, 란테르트 등의 세 사람은 그저 바라만 보았다. 1500명의 용병들은 경악 섞인 표정으로 무얼 해야 할지도 모르는 채 익사(?)해 가는 자신들의 동료들을 바라만 보았고, 핌트로스와 쥬에티 는 조금전 보다 한층 더 끔찍한 이러한 마법에 치를 떨었다. 하지만 여전히 란테르트는 무덤덤 했다. 그때였다. 돌연, 시끄러운 소리가 삼면으로부터 들려왔다. 동문에서도, 서문에 서도, 그리고 북문에서도.... 한때의 인간들이 성안으로 난입하며, 와, 하는 소리를 질러댔다. 하 나같이 은빛의 갑옷을 걸친 용감한 기사들로, 한 손에는 번쩍이는 장 검을, 그리고 다른 쪽에는 커다란 나이트 실드를 든 채였다. 하지만, 이들 역시.... 안에 들어서자 마자 펼쳐져 있는 이상한 광경에 발을 멈춘 채 한참동안 그 잔인한 마법을 바라보았다. 오래지 않아 마법은 어디론가 흩어지듯 사라졌고, 그곳에는 500명의 병사들이 쓰러져 있었다. 하나같이 질식사했다.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그 500명안에는 분명 마법사들도 10여명 가량이었다. 그런데도.... 전혀 손 한번 못써보 고.... 쥬에티 역시 넋을 잃은 채 그 모습을 보고 있다가 핌이 옆구리를 툭 툭 찌르자 제정신으로 돌아오며 주위를 살펴보았다. 그리고는 반가운 듯 외쳤다. "와!! 루실리스 오라버니가 돌아왔다!!!" 핌트로스가 나직이 란테르트를 향해 말했다. "형, 이제 곧 끝날 꺼 에요. 저들 신의 은색 늑대, 실버 우르비아이 노는 전 대륙에서도 알아주는 정예들이니까...."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미 그 실버 우르비아이노라고 불리우는 병사들은 적병들을 도륙내 기 시작했다. 란테르트는 그들이 싸우는 형세를 보며 과연 그럴 것 같 다라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핌트로스는 두 손을 깍지 끼워 뒤통수로 가져가서는 중얼거리듯 내뱉 었다. "저 기사단 당장 아저씨 실력도 꽤 대단해요.... 우리 티에의 소피카 본국에는 꽤 뛰어난 실력자들이 여럿 있죠. 저 루실리스 태자전하의 직속 친위대인 실버 우르비아이노의 단장 아저씨도 굉장하고.... 얼마 전인가 루실리스 태자전하의 밑으로 들어온 키톨트라던가? 하는 그 아 저씨도 굉장하고.... 아마 그 아저씨는 저보다 한수 위일꺼에요...." 란테르트는 그의 말 중에 그 키톨트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듯 했으 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 키톨트는 바로 그 그레이 어세신들의 총 대장의 이름이었다. 하지 만, 꽤 혼란했던 당시 들은 이름이어서 란테르트는 곧 잊어버렸다. 핌트로스는 계속 이야기를 했다. "그 다음에.... 벌써 10년 가까이나 왕실 근위대 대장직을 맡고 있는 사이트나인가 하는 아저씨도 대단하고요." 또 다시 아는 이름이었다. 사이트나.... 분명 8년전 곰인형 사건 때.... 만났던 그 조금은 멍청한 듯한 사내이다. 란테르트의 표정이 눈에 띄게 바뀌자 핌트로스는 흘끗 그의 안색을 살피고는 물었다. "아는 사람이에요?" 란테르트는 슬쩍 고개를 끄덕였고, 핌트로스도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그렇군요. 아무튼, 그 아저씨는 벌써 40이 다 되가는데도, 아주 열 심히 검술을 연마하고 있어요. 언제나 뭐래더라.... 나는 8년전 부끄 러운 일을 다했대나 뭐래나.... 그러면서 아주 열심이죠. 그 아저씨도 나보다 조금 강해요. 물론, 나이가 나이니 만큼, 오래지 않아 내가 더 강해지겠지만." "8년전...." 란테르트가 돌연 이렇게 중얼거렸고, 핌트로스는 놀라 그의 기색을 살폈다. 눈동자가, 조금전과는 달리 상당히 흔들리고 있었다. 핌트로 스는 흥미롭다는 듯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다, 그의 눈동자가 진정되 는 것을 보며 시선을 다시 앞으로 향했다. ----------------------------------------------------------------- 이어서.... 전 순수문학은 잘 읽지 않습니다.^^ 조금 짜증이 나서요. 전 만연체 문장을 별로 안좋아해요. 서양문학은 특히 싫어하는 편이라...^^ 스토리 없는 내면묘사 중심의 글 같은 종류는 거의 혐오 수준입니다.^^ 소설은 스토리를 얼마나 구성지게 엮어 냈는가를 중심으로 보기 때문에.... 그래도 요즘, 글장이 주제에 편식하면 않 좋을것 같아서 조금 읽고 있습니다^^ 제가 읽은 순수문학은 거의 대부분이 우리나라 단편집들 입니다.^^(아~~입시여~^^) 왜, 그 항일전쟁기때의 소설들 말예요. 김동인을 위시하여 등등등등...(호호. 제가 김동인을 위시하여, 라고 말한 이유는, 개인적으로 꽤 좋아하는 편이기에... ^^) 운수좋은 날, 광염소나타, 등등, 읽은지 조금 되서 제목들이 가물가물 하네요^^ 그리고, 장편으로는, 김동인님의 운현궁의 봄 재밌습니다.^^ 외국 순수문학은, 휴우.... 데미안에 질려 버려서.... 그 담부터 발을 끊었습니다. 요즘 독일 프랑스의 단편집을 꽤 읽었고.... 지금 읽고 있는건, 꽤 오래된 일본 소설인, '나는 고양이이다' 입니다. 이거 정말 재밌어요!!!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한 1인칭 관찰자 시점의 소설인데.... 자존심 강한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들의 꼴불견과, 메이떼이 선생의 궤변과 거짓말등이 압권입니다. 왠지 읽다보면 쿠베린 생각도 나고.... ^^ 지금 절반쯤 읽었죠.^^ 우햐.. 글발을 늘리려면 이쪽 글들을 많이 읽어야 하는데.... ^^ 그담에.... 사상서들.... 전 사상서를 꽤 좋아하는 편입니다. ^^ 특히 동양철학서들.... 몇권 정도는 읽을것을 권합니다. 사상서라고 다 어렵고 딱딱한건 아녜요.^^ 저를 지배하고 있는 사상은 도가 입니다. ^^ 가장 재미있게 읽은 사상서는 장자입니다. 남화진경이라고도 하지요. 장자는 정말 읽을만 합니다. 해학적이고.... 그 환상을 달리는 사상들!! 노자는 더럽게 어렵구요... 도덕경에서 도경만 읽고 포기중.... 유가에서는, 논어가 조금 볼만하고, 맹자는 재미없고.... 서경은 꽤 재밌죠. 주역과 시경은 사다만 놓고 있네요.^^ 엄두가 않나서리...^^ 그담에, 손자(손자병법) 이것도 정말 재밌습니다. 장자와 쌍벽!!! 전쟁 소설 쓰시고 싶으신분 계식면, 이거 한번쯤은 읽어야 합니다. 겨우 여기 저기에서 보고 들은거 끼워맞추기 식으로 쓰려면 그만 두세요. 깊이가 얕아집니다. ^^ 불가는 본다 본다 노래만 부르면서 전혀....--;;; 금강경이나 사서 봐야지...^^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 입문은.... 요약하면, 모든 무의식적인 행동 및 꿈, 실수는 의식을 반영한 것이다!!!로, 이 한마디를 책 한권으로 만든 지루하기 짝이 없는 글입니다. 읽다 읽다 90퍼센트선에서 포기.... 전 사상서도 서양것은 관심 없습니다. 일단.... 이제껏 들어온 사상의 개설 같은것이 전혀 저를 끌지 못하니까요...^^ 사상서는 절대 억지로 읽어서는 않되는 책입니다. 물론, 이쪽에 몸을 담으려면 억지로 읽어야 하겠지만요.^^ (전 원래 가고싶은 학과가 철학과 였습니다.^^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이 성균관대 동양학부^^ 이래저래 사회과학대학을 와 버렸지만....^^) 사상서는 원래 자기 마음에 맞는 것을 찾아 즐기듯 읽는 겁니다.^^ 그럼, 이만 마치도록 하지요...^^ 바보수룡 아그라가...^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25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28 올린이:광황 (신충 ) 98/12/05 08:11 읽음:2268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핌트로스의 말대로, 싸움은 이제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도대체 왜 반란을 일으켰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무력한 모습이었다. 쥬에티는 은색의 기사들이 반란군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며 신나라 떠 들었고, 핌트로스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살짝 미소짓고 있다가 하던 이야기를 계속 했다. "그 다음에.... 룬(달)의 기사 허트가도 대단하죠. 물론, 자기의 영 지에 틀여밖혀 지내는 덕에 그다지 유명하지는 않지만.... 그 가문의 두 아들들도 대단해요. 젊은 사람들 중에 저와 겨룰 수 있는 얼마 않 되는 사람들이지요. 첫째가 나랑 동갑이고.... 둘째가 15살이라고 했 던 것 같은데...." 싸움은 이제 일방적인 소탕전으로 바뀌었고, 하나 둘씩 적들은 신의 은색 늑대 기사단에게 결박 지워 졌다. 쥬에티는 입가에 활짝 미소를 지었고, 핌트로스는 깍지꼈던 손을 풀 어 한차례 빙빙 돌렸다. 이제는 끝난다는 표정이었다. 포로들을 결박 지워 한쪽으로 모은 후, 그 은색 늑대 기사단은 줄과 열을 맞춰 사열하기 시작했다. 반보도 흐트러짐 없이 400명 정도의 건 장한 기사들이 줄을 맞추었다. 방패는 기사들의 왼쪽 전면에 일렬로 서며 하나의 요새를 만들어냈고, 검은 사람들의 중앙에 뾰족이 솟아 수백의 첨탑을 이루어 냈다. 하나같이 얼굴에 근엄한 빛을 띄었고, 두 어깨와 가슴에 힘이 잔뜩 들어 있었다. 란테르트 등의 세 사람은 그 기사들중 오른쪽 열 가장 뒷부분에 서게 되었는데, 거기 섰다기 보다는 기사들이 그들의 앞쪽에 서서 그렇게 보이게 된 것이다. 가장 뒤쪽의 병사중 일부는 이 마괄량이 공주 님의 얼굴을 아는 듯, 반가운 기색을 띄었으나, 이내 다시 줄을 맞추어 앞을 바라보았다. 본성의 정문 앞으로 두무리로 나뉘어 서 있는 사이, 본성에서 한때의 인간들이 걸어 나왔다. 가장 앞서서 100명 가량의 은색 갑옷을 입은 사내들이 각각 용병들과 마법사들을 결박지운채 밖으로 나오며 그들을 포로가 있는 곳으로 데려갔고, 뒤이어 한 쌍의 남녀와 두세 명의 검사 들이 천천히 그 모습을 드러냈다. 한 쌍의 남녀, 그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마자 돌연 엄청난 함성소리가 은색 기사단의 입에서 터져나왔다. 쥬에티는 돌연 큰소리가 울려 퍼지 자 두 손을 귀로 가져갔고, 핌트로스는 그런 그들의 모습을 조소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며, "저래서 기사단 같은곳은 싫다니까...." 라고 중 얼거렸다. 란테르트는 고개를 들어 그네들을 바라보았다. 다른 검사들중, 한 명 은 옷이 많이 찢어지고 안색도 파리하게 초췌해진 40세쯤의 사내로 란 테르트가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바로 사이트나 하비오 였다. 비 록 한차례도 눈으로 본 적이 없어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그리고, 다른 검사들은 잘 몰랐으나, 그중 한 명이 은색의 갑옷을 몸 에 두르고 있는 것을 보아 아마도 신의 은색 늑대 기사단 단장인 모양 이었다. 란테르트의 시선은 뒤이어 가장 앞에서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남 자와, 얇은 세검을 허리에 차고 있는 아름다운 여성에게로 향하였다. 남자는 이제 갓 키가 160세휴리하(1쎄휴리하=약 1센티미터)를 넘은 듯한 15세 가량의 소년이었다. 갸름한 턱선과 약간은 가는 눈매가 조 금은 신비스러운 느낌을 주었고, 그의 은색 머리칼이 그런 느낌을 한 층 강하게 해 주었다. 눈동자는 은색의 머리칼과는 약간 부조화스러운 청록의 바다 빛이었으나, 그런 부조화마저도 자연스럽게 해주는 조용 한 미소가 그의 입가에 있었다. 란테르트가 그를 보자마자 5년전에 만 난 위다의 왕자 아이실트를 떠올린 것은 그리 무리가 아니었다. 그의 겉모습은 쥬에티를 닮아 있었다. 쥬에티와 그, 둘 모두 비슷한 또래에 같은 색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중 한 명은 여성스 러운, 그리고 다른 한 명은 남성스러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는데.... 성별은 외모와는 반대였다. 그리고.... 그 소년의 곁에 서있는 여성에게서 란테르트는 기묘한 느낌을 받았 다. 왜인지 모라이티나에게서 느껴지는 어떤 느낌과 비슷했다. 이마에 는 가는 금색의 티아라가 있었고, 루실리스와는 반대의 긴 흑색 머리 칼을 자연스럽게 흘리고 있었다. 안색은 유달리 하얘, 그 검정색 머리 칼과 흑백의 조화를 일으키고 있었다. 눈은 조금 큰 편으로 얼굴만으 로는 꽤 활달한 무인의 기색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결코 아름답지 않다거나 하다는 말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러한 활달한 모습 이 그녀의 외모를 배나 아름답게 해 주었다. 몸매 역시 상당히 볼륨이 있었는데, 경장 차림이기에 그러한 몸매가 거의 드러나 있었다. 소년이 이윽고 입을 열었다. "여러분들께서 이렇게 힘써 주신 덕분에, 이렇게 쉽게 일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모든 분들은 이제 뒷수습에 박차를 가해 주시기 바랍니 다. 이번 전쟁의 논공행상은 내일쯤 발표할 생각입니다." 소년답게 낭랑한 목소리로 이렇게 한차례 읊자 장내는 다시 떠나갈 듯한 환호성으로 뒤덮였고, 소년은 다시 한차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는 고개를 돌려 검정 머리의 아름다운 여성에게 한마디했고, 여자 는 고개를 끄덕였다. 뒤이어 소년은 천천히 걸음을 옮겨 란테르트 등 이 있는 곳으로 향했고, 그 검정 머리칼의 여자 역시 그의 뒤를 쫓았 다. 쥬에티 역시 그가 자신에게 다가오자 핌트로스를 향해, "가자." 라고 말하며 그 소년에게로 향했고, 핌트로스는 란테르트를 데리고 쥬에티 를 쫓아 그에게로 향했다. 이윽고 란테르트는 그 소년과 만났다. 가까이서 보니 더더욱 화려한 외모였다. 은발을 길지 않게 다듬었기에 조금은 귀여워 간신히 소년으 로 보였지 그러지 않았더라면 정령이나 그쯤으로 보았을 것이다. 은발의 소년을 보자마자 쥬에티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루실리스 오라버니!! 그리고 키나 언니!! 모두 무사했군요." 루실리스. 바로 쥬에티가 말했던 그 남자였다. 루실리스는 쥬에티를 향해 한차례 온화이 미소지었다. "쥬에티도 무사 하셨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제가 성안에 남아 있기 만 했어도 별 일은 없었을 텐데...." 루실리스는 이렇게 말하며 쥬에티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렇게 인사로 사죄를 대신하겠습니다." 쥬에티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쥬에티는 다 잊었어요." 둘은 쌍둥이였다. 그럼에도, 성격은 천양지차였다. 둘 중 이 루실리 스라는 소년은 쥬에티라는 천방지축이 서슴지 않고 존댓말을 쓸 수 있 을 정도의 인물이었다. 말괄량이 공주와는 완전히 달랐다. 루실리스는 이어 핌트로스에게 고개를 숙였다. "핌트로스님. 우리 쥬에티를 돌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핌트로스는 그런 그의 인사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만 둬. 나는 한 일 없으니까. 여기 란테르트형이 모든 일을 다 했 어. 나란 멍청이는 성 이곳 저곳을 미친 듯 날뛰었을 뿐이고...." 핌트로스의 말에 루실리스는 조금은 놀람만도 하건만 미소로 핌트로 스에게 인사를 마친 후에나 고개를 돌려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저희 쥬에티를 구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란테르트는 입을 다문 채 고개를 한차례 까닥일 뿐이었고, 루실리스 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크림슨 아이즈 시라던데.... 저희 수하의 몇몇 사람들이 결례를 범 했다고 하더군요. 키톨트 님께서도 당신에 대한 탄사를 연방 발하시 고."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수하라니.... 란테르트 는 이내 그 암살대의 사람들을 떠올렸고, 키톨트가 그들중 소드 레저 넌스를 사용하던 사내임을 기억해 냈다. "에디엘레 가의 사람들을 공격했던 것이 당신입니까?" 란테르트의 예상외의 덤덤한 표정에 오히려 루실리스가 약간 놀란 듯 한 표정을 지었다. "예, 그렇습...." 그때 돌연 곁에 있던 흑색 머리칼의 여자가 루실리스의 말을 끊었다. "루스, 그의 화를 돋구지 말아요." 그녀가 입을 열자 좌중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고, 루실리스는 살짝 웃으며 물었다. "왜요? 키나." 그의 물음에 키나 라는 여자는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그가.... 분노를 터트리면.... 이 성안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존재 는.... 저 하나입니다. 저 마저도, 루스를 구해주지 못할 수 있어요." 루실리스는 그녀의 말에 꽤 놀랐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요?.... 설마 키나보다 강하다는 말인가요?" 그의 물음에 키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건 아닙니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그녀의 말 을 인정한다는 뜻인 모양이었다. 란테르트는 이미 이 키나라는 아가씨 에게서 자신보다 강한 어떤 힘을 느꼈다. 키나의 이러한 벌언에 좌중은 약간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그리고, 그 때 한 은색 갑옷을 입은 사내가 달려와 루실리스 앞에 한쪽 무릎을 꿇 었다. "성 문 밖에 에노사의 밀사들이 도착해 있습니다." 란테르트는 그 말에 미간을 조금 찌푸렸고, 루실리스는 천천히, 그리 고 온화이 입을 열었다. "성안으로 들여보내세요." ----------------------------------------------------------------- 내용 단락상 하나 더 올립니다.^^ 여기까지가 2분째 파일.... 30화가 조금 못되는군요.^^ 늦잠자느라 조금 늦게 올렸네요.... 덕분에 동생도 지각.... (전 주부걸랑요...^^) 암튼, 중간에 언급된 룬의 기사들도 3부에서 꽤 중요한 인물들이죠.^^ 어째 2부는 3부 인물들 미리 나오는 부가 되어버린듯한 느낌.... ^^ 그럼...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364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29 올린이:광황 (신충 ) 98/12/06 06:32 읽음:2163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6. 다시 그들과.... 이른 아침에 출발하여 점심때가 조금 지나서야, 디미온 일행은 마기 아성에 도착했다. 그들은 어수선한 마기아성의 분위기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성문은 활짝 열린채였고, 성안에는 사람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딸깍거리는 말발굽 소리보다 큰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고, 멀리 내 성 쪽에는 검푸른 연기마저 공중으로 솟아오르고 있었다. 게다가, 진 동하는 피냄새라니.... 디미온은 이런 위험한 모습에 이시테와 제레미아를 여관 같은 곳에 내려놓고 성으로 가려는 마음을 버린 채 모두 함께 성으로 향했다. 제레미아는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시테 때문이었다. 이시테 는 아침 일찍, 잠에서 깨어나듯 자연스럽게 눈을 떴다. 이시테는 자신 이 기절했던 것까지는 기억했지만, 그 이후의 일은 전혀 알지 못하였 다. 그녀는 일어나자 마자 일행을 한차례 둘러보고는 란테르트에 관해 물었고, 그를 그렇게 쫓아 보냈다는 사실에 몹시 슬퍼했다. 제레미아는 처음에는 아침까지 먹지 않으며 토라져 있는 이시테를 잘 달래 보았으나, 이시테는 도무지 말을 듣지 않았다. 제레미아는 이시 테의 그런 행동에 기분이 상했고, 아침에 한바탕 야단을 쳐주었다. 그 런 부랑아 같은 인간 때문에 자신을 향해 투정을 부리는 이시테에게 화가 났다. 야단을 맞은 이시테는 울기 시작했고, 그 후로는 아예 제 레미아의 얼굴조차 쳐다보지 않았다. 이시테는 지금 마차 안에서 란테르트가 준 녹색의 투명한 부적을 손 에 든 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보면 볼수록 신기했다. 이 부적에는 앞면에도 뒷면에도 그려져 있지 않은 복잡한 도형이 새겨져 있고, 만 지고 있으면 미끈미끈한 것이 기분이 괜찮았다. 약간의 서늘한 느낌도 꽤 좋았다. 이윽고 셀트가 모는 마차는 내성 남문에 도착했다. 디미온 등의 세 사람은 마차 밖으로 내려 성안으로 들어갈 채비를 했다. 옷은 이미 아 침에 갈아입어 두었다. 지금까지의 너저분한 기사용 갑옷이 아닌, 소 피카 군무행료경의 정식 복장으로, 옷이 늘어질 정도의 금빛 훈장이 가슴 가득 달려 있었다. 어깨의 금술이 유난히 눈에 띄는 옷으로, 전 체적으로는 곤색의 웃옷과 흰색의 바지가 꽤나 조화로운 모습이었다. 셀트 역시 하프 기사단의 정식 복장을 챙겨 입어, 이제 어디를 보아 도 마부는 아니었다. 제레미아와 이시테도 가지고 온 옷중 가장 깔끔 한 것으로 갈아입었다. 디미온은 활동하기 좋은 옷으로 입도록 하였는 데, 혹시 성안의 일이 생각보다 심각할 경우에 두 사람은 몸을 피해야 했기 때문이다. 디미온은 마음속으로, 혹시 왕성에 변란이라도 일어났으면, 온 힘을 다해 소피카 왕실을 돕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이 그렇게 열성을 다하 면, 아무래도 동맹을 맺는데 유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남문 앞에 널브러져 있던 란테르트가 만들어낸 시체는 어느새 인가 치워져 있었다. 루실리스의 수하답게 움직이는 것이 몹시 빨랐다. 아 직 성안의 주민들은 상황이 종료되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기에 여전 집 안의 지하실에 숨어 오들오들 떨고 있었고, 그나마 용기를 내어 밖으 로 나왔던 사람들은 썰렁한 성안의 분위기에 압도되어 다시 집안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디미온이 막 성안으로 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왠 은색의 갑옷을 입은 사내들 다섯 명이 접근했다. "누구십니까?" 그 은색의 갑옷을 입은 사내중 한 명이 나서며 디미온에게 물었고, 디미온은 자신의 정체와 이곳으로 온 목적을 말하였다. 디미온의 대답에 은색의 갑옷을 입은 대장인 듯한 사내는 곧바로 서 며 경례를 올려붙였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전하께 보고 드리겠습니다." 디미온은 상대의 태도가 예의바른 것에 감탄하여 그의 경례를 받으며 살짝 미소를 지었고, 상대 역시 조그마한 미소로 답례했다. 오래지 않아 성안으로 들어갔던 전령이 되돌아왔다. "전하께서 안으로 드시랍니다." 디미온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이 은색 갑옷의 사내들의 뒤를 따랐다. 그 사내들이 입은 갑옷은 견갑이 유난히 넓은 중갑으로, 흰색 과 은색이 적절히 섞여 몹시 반짝였다. 곡선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흡사 유명한 의상 디자이너가 디자인하기라도 한 듯 맵시가 빼어났다. 셀트가 입은 순백색의 갑옷 역시 상당히 아름다웠으나, 몸매가 따라주 지 못해서인지, 눈앞의 사람들의 것에 비해 조금 떨어져 보였다. 디미온 등은 그 은색 갑옷을 입은 사내들을 따라 성안으로 들어갔고, 성문에서 그다지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일군의 사람들을 보았 다. 디미온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오른쪽 뺨에 가느다란 검상이 있는 푸른 머리칼의 마검사, 란테르트였다. 그 뿐만 아니라, 제레미아 와 이시테, 그리고 셀트의 시선이 한꺼번에 그에게로 향했다. 이시테는 그 란테르트를 발견하자마자 그에게로 달려갔다. 그녀는 그 의 망토에 매달렸고, 반갑다는 듯, 눈가에 눈물을 글썽였다. 제레미아는 말리지 않았다. 아니, 말릴 틈이 없었다. 란테르트를 다 시 만났다는 사실에 조그마한 한숨이 세어 나왔다. 디미온은 곧바로 란테르트에게서 시선을 거두며 그곳에 있는 사람들 을 하나하나 살폈다. 검정색의 긴 머리칼을 가진 아름답기 그지없는 여자와, 푸른 머리칼의 18세쯤 되어 보이는 청년, 그리고 은색 머리칼 을 가진 15세 가량의 두 남녀가 눈에 들어왔다. 두 은발의 남녀중, 소녀, 쥬에티는 눈에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입 으로 조그맣게, 켈치온 오라버니.... 라고 중얼거리는 것을 보아, 켈 치온에 대한 무슨 나쁜 소식이라도 들은 모양이었다. 디미온을 안내해 온 은색 갑옷의 기사가 루실리스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이 분이, 새로 왕위를 승계 받으실 소피카의 제 1 왕위 계승자, 루 실리스 켈치온 우르비아이노 폰 소피카, 루실리스 전하이십니다. 켈치 온 란팔 우르비아이노 폰 소피카, 켈치온 전하는, 오늘 새벽 불의의 사고로 승하하셨습니다." 디미온, 제레미아, 셀트의 이 세사람은 승하라는 말에 놀라는 표정 을 지었고, 대표로 디미온이 입을 열었다. "조의를 표합니다." 디미온은 곧바로 한쪽 무릎을 한쪽에 꿇어 루실리스에게 인사했다. "신, 에노사의 무관 디미온 쥬아르 하프 폰 에디엘레가 소피카의 전 하께 인사 올립니다." 그의 모습에 루실리스는 고개를 한차례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경은 몸을 일으키십시오." "황공하옵니다." 디미온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고, 이어 루실리스가 온화한 미소를 지 으며 입을 열었다. "다른 분들을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여기 란테르트 님과는 구면인 듯 싶군요." 그의 말에 디미온은 다시 한차례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망 토에 매달리듯 기대어 있는 이시테를 쓰다듬어 주지도, 그렇다고 떨쳐 버리지도 않은 채 그는 가만히 서서 디미온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디미온은 란테르트의 그런 표정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잠시 고민하 다가 일행을 루실리스에게 소개했고, 이어 핌트로스가 루실리스 이외 의 사람들을 소개했다. 루실리스 때문인지, 서로는 서로에게 간단한 목례만으로 인사를 주고 받았다. 한 나라의 국왕 앞에서 호들갑을 떤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디미온들이 쥬에티에게 인사할 때만은 왕족에 대한 예로 서 인사를 했다. 루실리스가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새벽의 일로 어수선해, 성안으로 여러분을 모실 수 없 군요." 그의 말 그대로였다. 지금 성의 본궁 이라는 곳은 더 이상 망가질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화려하던 붉은 카펫은 온통 피로 얼룩져 있고, 고풍스런 벽지의 벽과 천장 역시 붉은 반점의 무늬가 생겨나 있 었다. 성안에 머물고 있던 반란군의 병사수가 근 300을 헤아렸었고, 그들과의 격전 와중에 망가지지 않은 것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루실리스는 말을 이었다. "죄송하지만, 하루 정도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그의 말에 디미온은 황송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죄송하다니요, 천만에 말씀이십니다. 성에 변괴가 있음을 알면서도 제가 이렇게 무리해 온 것은 결코 수도의 환난을 즐기고자 함이 아니 었습니다. 조그마한 힘이나마 소피카 왕실을 위해 봉사하려고 했던 것 입니다. 전하께서 원하신다면 저희는 물러나 성에서 하루간 내일 있을 알현식 준비를 하겠습니다." 루실리스는 엷게 미소지어 보였다. "이해해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원칙상, 궁의 영빈관에 맞아야 하겠지 만, 보시다시피 사정이 되지 못합니다. 성안에서 사용하는 경비에 대 해서는 소피카 왕실이 책임질 테니, 편하게 쉬십시오." 디미온은 그의 말에 고개를 깊이 숙여 보였고, 곁에 있던, 제레미아 와 셀트 역시 예를 표했다. 다만, 이시테만은 여전히 란테르트에게 매 달린 채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조차 내보이지 않았다. 루실리스는 그런 디미온에게 다시 고개를 끄덕여 예를 받았다. 디미온은 이어 란테르트에게 입을 열었다. "란테르트씨.... 저희와 함께 가 주시겠습니까? 드릴 말씀이 있습니 다."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시선을 그에게로 향하였다. 여전 제레미아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시선을 피했다.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디미온들이 루실리스와 키나, 쥬에티, 핌트로스 등에게 인사를 한 후, 몸을 돌렸다. "란테르트님,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루실리스는 아무 말도 없이 몸을 돌리는 란테르트에게 이렇게 인사했 으나, 란테르트는 관심 없다는 듯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란테르트형, 다음에 봐요!" 이어 핌트로스가 그다운 활달한 목소리로 인사했고, 란테르트는 한차 례 발을 멈추었다가 이내 다시 걸음을 옮겼다. 확실히 루실리스보다는 핌트로스에게 더 많은 호감을 가지게 된 모양이었다. 이시테는 조용히 란테르트의 곁을, 한 손에는 그의 망토 끝자락을 잡 은 채 따라 걷고 있었다. 그녀는 말을 할 수 없었을 뿐더러, 말을 하 지도 않았다. 복잡 다단했던 성안의 풍경은 이제서야 조금은 안정을 되찾게 된 듯 싶었다. ----------------------------------------------------------------- 이시테 및 짤탱이 가족들.... 지나카는 캐러 주제에 60화나 나오다니.... 헉.... ^^ 지금 60화 쯤 쓰고 있는데... 이제서야 간신히(?) 헤어졌군요...^^ 매인급 캐러 생일공개~~~~ ^^ 남자라서 그런지, 저는 이런 세세한 것에는 그다지 신경을 안써요,^^ 조금 더 꼼꼼하면, 탄생 월일에 따른 사주(--)나, 별자리를 따져가지고 성격이랑 맞추어 생일을 정했을텐데.... 생일 정한 시점은 1부 종결 후...--;;;(니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 그럼... 일단. 란테르트 : 열 세번째 달의 6일 생 사피엘라 : 8월 7일생 에라브레 : 12월 5일생 모라이티나 : 9월 9일생 이시테 : 9월 3일생 글 안에서 시간상, 이시테의 생일이 얼마 안남았죠.^^ 뭐, 이시테 생일 신 덕분에 다 정하게 된 거랍니다.^^ 란테르트 생일이 13월 6일.... 이건 윤년에만 있는 날자에요.(원래 13월은 5일까지... ^^) 한마디로, 란테르트의 생일은 3년에 한번...--;;; (내가 정했지만, 참 악독하다.... ^^) 이카르트랑 아르 삼남매, 아니 사남매의 생일은 확실치 않아요. 아무래도, 마계의 일이고 하니.... 용인 저로써는...--;; 대충, 12월 20일이 아닐까 싶네요. 태양이 가장 낮은곳에 있는(한마디로 동지) 이 날이 마기가 가장 성하다는 헛소문이 있으니.... ^^ 그럼....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365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30 올린이:광황 (신충 ) 98/12/06 06:32 읽음:2268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워낙에 순식간에 일어난 기습이었고, 상대들의 공격 반경이 내성에 집중되어 있었기에, 내성과 외성 사이의 도시에는 그다지 피해가 많지 않았다. 수십여채의 건물이 마법이나 활 따위의 공격에 크게 파손되었 으나, 성안에서 수천의 병사들이 전투를 치른 것치고는 피해라 할 수 도 없는 것이었다. 물론, 막상 당한 사람 입장에서야 얘기가 조금 다 르지만.... 마기아성은 소피카 대륙에서 약간 동편으로 치우쳐 있었다. 그렇기에 서북방에 있는 아드라르 성이 제 2의 수도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 는 것이다. 아드라르와 마기아 사이에는 서북과 동남 방향으로 길게 미소우 산맥이 놓여있고, 그 미소우 산맥 남북으로 각각 커다란 교역 로가 하나씩 있다. 그리고 이 마기아는 그 남북의 교역로가 한곳으로 모이는 결절점이다. 뭐 이러니, 성의 규모가 대단한 것이야 당연한 일이다. 인구는 10만 을 크게 상회했고, 성안만으로 부족한지, 외성 밖에 길을 따라 수많은 건물들이 즐비하고 있었다. 성밖에 늘어서 있는 그 많은 건물중 하나. '미소우 산맥의 만년설' 이라는 이름을 가진, 3층이나 되는 커다란 여관에 한 대의 마차가 멈 춰서며 다섯 사람이 바닥에 내려섰다. 마부 석에서는, 마부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화려한 갑옷을 입은 덩치 큰 사내가, 그리고 마부 보조석에서 역시 마부 보조라고 하기에는 너 무나 냉막한 얼굴을 한 호리호리한 사내가 내려섰고, 마차에서는 부부 인 듯한 두 사람과 한 꼬마 아가씨가 내렸다. 화기애애할 만도 하건만, 이들은 말없이 여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성 에 변란이 생기었건 그렇지 않건, 많은 상인들은 먼 곳에서 말과 마차 를 독려해 이 마기아 성에 도착했고, 성은 어느 샌가 이들을 맞을 준 비로 분주해 있었다. 외성 안과 밖의 분위기는 이렇듯 천양지차였다. 대부분의 상인들은 외성 밖의 여관을 이용했다. 물론, 성안에 물건을 배달하는 사람들이야 어쩔 수 없었지만, 대부분의 상인들은 성문의 성 가신 여러 가지 절차들을 피하기 위해 성밖에서 행랑을 풀었다. 그리 고 그러기를 백 수십 년을 거듭해, 여관들은 거의 성밖에 자리잡게 되 었다. 이러한 상황은 거의 모든 대륙의 대도시들에서 비슷하게 나타났 다. 언제 나와 같이 디미온은 방을 네 개 얻었다. 이것은 란테르트를 다 시 동료로, 아니 경호원으로 맞아들이겠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란테 르트는 묵묵히 따랐다. 아니, 따랐다기 보다는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았다. 뿔뿔이 흩어져 방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화려한 복장들을 벗고, 이전의 약간은 허름한 여행자 복장으로 되갈아 입은 디미온 등은 란테 르트의 방으로 향했다. 란테르트는 그들이 곧 올 줄을 알았다는 듯, 방안에 놓여있는 조그마 한 탁자 곁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셀트는 오지 않았다. 낄만한 장소가 아니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 시테는 제레미아에 의해 두 어깨를 잡힌 채 란테르트와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었고, 디미온은 란테르트의 앞에 놓여 있는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우선.... 사과의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란테르트는 무덤덤한 눈빛으로 그의 말을 받았고, 디미온은 계속해 이야기를 해 나갔다. 란테르트의 무덤덤한 눈빛에 무안을 느끼는 것은 이미 오래 전에 그만두었다. "저도, 저희 아내도.... 당시 정신이 없었습니다. 어린아이가 그 지 경이 되었었으니.... 저희의 그러한 모습 이해해 주실 수 있으십니 까?" 란테르트는 가볍게 한차례 고개를 끄덕였고, 디미온은 한층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 란테르트가 입을 열었다. "당시.... 모든 것은 제 잘못 이었습니다. 에디엘레 부인의 말씀 그 대로, 그들의 도발을 받아들이지 않았더라면.... 어린 에디엘레 양에 게 그런 충격을 주지 않았을 것입니다. 비록 운이 좋아 에디엘레 양이 무사할 수 있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제가 계약을 지키지 못하게 되 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많은 말수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란테르트의 모습에 제레 미아는 약간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디미온이 란테르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 부부의 체면을 보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말씀인 데.... 염치 불구하고, 이전의 계약을 계속해 이행해 주십사 부탁드려 도 괜찮겠습니까?"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잠시 머뭇거렸고, 디미온은 재차 부탁했다. "내일, 소피카의 전하를 알현한 후, 저희는 다시 에노사로 돌아갑니 다. 대륙들의 현재 정세를 볼 때, 어떠한 여행길도 안전하다고 할 수 없기에, 경호가 필요할 것 같고.... 게다가, 란테르트씨에게 아직 일 전의 계약의 대가도 다 지불하지 못했습니다.?" 그때, 이시테가 제레미아의 품에서 벗어나 란테르트에게로 다가왔고, 이내 그의 손을 잡아끌었다. [부탁드려요....] 이시테의 말에 란테르트는 그녀를 한차례 바라보았고, 이시테는 계속 해 글자를 써 내려갔다. [엄마도 아빠의 뜻을 따르겠다고 하셨어요. 그러니까, 문제될 것은 없잖아요.] 란테르트는 이시테의 말에 고개를 돌려 제레미아를 한차례 바라보았 고, 이내 디미온에게로 시선을 옮기며 고개를 한차례 끄덕여 보였다. "감사합니다." 디미온은 이렇게 말하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디미온은 몸을 일으켰고, 이내 간단한 인사와, 쉬라는 말을 남기며 방을 나섰다. 제레미아는 마지못해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고, 이시테는 란테르트와 함께 있겠다는 뜻을 디미온과 제레미아에게 밝힌 후 란테 르트가 앉아있는 의자 맞은편, 디미온이 앉았던 곳에 몸을 앉혔다. 제레미아는 그런 이시테를 말리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말리지 못 했다. 또다시 자신의 가엾은 이시테가 투정을 부리며 슬퍼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어찌 보면, 이것이 바로 제레미아와 이시테 사이의 벽이었다. 지난 3년간의 소홀함으로 제레미아와 이시테 사이에는 깨기 쉽지 않은 벽이 생겨 버렸고, 제레미아는 그 벽이 눈에 보이는 것이 두려워 이시테에 관한 일들에 소심해져만 가고 있었다. 언제나와 같이 둘의 대화방법은 글자였다.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손을 잡아 당겼다. 이런 상황, 앞에 탁자가 있고, 탁자에 쓰는 글자도 충분 히 읽을 수 있는 이러한 상황하에서는, 결코 손에 글자를 쓸 이유가 없건만, 이시테는 그의 손을 잡아당겼다. [란테르트 오빠. 왜 그냥 그렇게 떠났던 거예요?]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움찔했다. 물어보는 내용 때문이 아니었 다. 잠시 입을 열지 않는 란테르트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이시테는, 고요 하게 아름다웠다. 10살짜리의 어린아이에게 아름답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을지 모르지만, 연한 보라색의 원피스와 맑은 물 빛나는 녹색의 머 리칼, 그리고 커다랗고 깊이 있는 에메랄드 빛의 눈동자, 이 세 가지 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란테르트는 그런 이시테의 물음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렇게 라니요?" [이시테에게 인사도 하지 않았잖아요. 하다 못해.... 안녕 이라 도....] 이시테의 말에 란테르트는 입을 다물었고, 이시테는 잠시 머뭇거리다 다시 글을 적었다. [란테르트 오빠는.... 결코 한곳에 머물러 있을 수 없잖아요.... 적 어도.... 무언지 모르지만, 그 할 일을 다 하기 전에는.... 그러니 까.... 어차피 이 이시테와는 언젠가 헤어질 거잖아요. 전 잘 알고 있 어요.] 이시테는 여기까지 적은 후 다시 란테르트를 한차례 올려다보았고, 란테르트는 조용히, 하지만, 의외라는 듯한 표정으로 이시테가 적는 글을 바라보았다. 그가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만약 눈이 먼 상태에 서 그녀를 만났더라면, 아마도 그녀의 나이를 추정하기란 불가능에 가 까웠을 것이다. 그만큼 조숙했단 말이다. 이시테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이렇게 말없이 떠나지는 말아요. 비록 슬프더라도, 이시테 는 꼭 란테르트 오빠에게 안녕 이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그러니 까.... 다음에 떠날 때는....] 이시테는 여기까지 쓰다가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아마도 그의 반응 이 궁금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란테르트의 표정에서는 그가 어떠한 생각을 품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입은 굳게 닫혀 있었고, 두 눈은 언제 나와 같이 탁했다. [.... 다음에 떠날 때는.... 꼭 제가 안녕 이라는 말을 할 시간을 주 세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시테는 그의 그 런 반응에 대뜸 희색을 띄었다. 잠시동안 환한 미소로 란테르트를 바 라보던 이시테는 또다시 글을 적었다. [그런데.... 왜 성에 있었던 거예요? 혹시 그곳을 가려던 중이었나 요?] 이시테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시테는 그런 란 테르트를 보며 간단하더라도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길 바랬지만 란 테르트는 입을 열지 않았다. [저와 이야기하는 것이 싫으신 가요?] 이시테의 이러한 물음에 란테르트는 섣불리 답하지 않았다. 대화.... 이제는 이것이 좋은지 싫은 지도 알 수 없었다. 지금의 그 는 타인과의 쓰잘떼기 없는 대화에 마음을 쏟을 정도의 여유는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시테와의 대화는.... 결코 싫지 않았다. 아 이답지 않은 사려 깊음이, 그리고 무언가 알 수 없는 것이 그녀의 마 음속에 숨겨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란테르트의 호기심을 꽤나 자극 하고 있었다. 란테르트는 잠시동안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는 말을 돌렸다. "에디엘레 양께 사과를 드리는 것을 잊었군요.... 저의 불찰로, 하마 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는데...." [괜찮아요.... 그런 상처.... 처음도 아닌데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놀라 두 눈의 바라보는 방향을 손바닥에서 이시테의 눈동자로 향하였다. 하지만, 이시테는 그런 란테르트의 시선 은 의식 못한 듯 글자를 계속 써내려 갔다. [게다가.... 절 구해주셨잖아요. 그렇다면 그것으로 된 것 아닌가요? 그리고....] 이시테는 이렇게 말하며 곁에 매고 있는 백에 손을 넣고 뒤적거리며 두 개의 녹색 투명한 부적을 꺼내들었다. [이것까지 선물해 주었으니까.... 오히려 제가 감사를 드려야죠.] 이렇게 말하며 이시테는 미소지었다. 란테르트는 이시테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조그마한 미소를 지어 보였 다. 하지만, 이내 생각이 처음의 그 말, 처음이 아니다 라는 그 말에 미치었고, 그것에 관해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불끈 솟았다. "그런데...." 란테르트가 입을 열었고, 이시테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가 먼저 입을 열어 이야기를 꺼내려 하니, 놀라운 표정을 짓지 않을 수 없었 다. 란테르트는 그런 이시테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가 로 저었다. "이제, 부모님께 돌아 가 쉬십시오. 여행에 지치셨을텐데요...." 이시테는 고개를 도리질했으나, 이내 천천히 란테르트의 손을 놓았 다. 몸을 일으키고 란테르트를 향해 약간은 서운한 미소를 지어 보이 며 이시테는 고개를 한차례 끄덕인 후, 방을 나섰다. 란테르트는 잠시 이시테의 뒷모습을 바라보았고, 이내 한숨을 내쉬며 눈을 감아버렸다. 다시는.... 좋아하는 누군가를 만들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리고 다시는 누구도 자신을 좋아하게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한없이 약해지기만 하는 그런 자신이 한심스러워 란테르트는 고개를 한차례 세차게 흔들었다. 애꿎은 머리칼만 뒤엉킬 뿐이다.... ----------------------------------------------------------------- 소홀함은 소원함을 부르고, 소원함은 소심으로 이끌며, 소심은 다시 소홀함으로.... 이것이 현대 가정의 모습이죠.^^ 일에 찌들어 자식들에게 소홀해지며 자식들을 학교, 학원 등의 2차 교육기관에 맡겨 버리고.... 그러한 소홀함은 부모 자식 사이의 거리감을 가져오고.... 이런 소원함을 감추기 위해, 부모는 점점 자식의 일에 소심해져 갑니다. 자식이 반항하여 서로 다투게 됨이 두려워 아얘 다툴만한 대화를 나누지 않고.... 그래서 어지간한 일은 자식이 원하는데로 눈감아 버리는.... 하지만.... 이러한 소심함은 또다시 소홀함을 불러올 뿐이지요... 하앗... 내가 갑자기 왠 이런 심각한 헛소리를..... ^^ 독자분의 요청에 의한~~~~ 캐러 능력치 비교~~~~~~ ^^ Vol. 2 물리공격 마법공격 물리방어 마법방어 스피드 기술 총체력 란테르트 956 9327 8327 9566 1242 1832 6514 (데스틴더 비 사용시) 37800 83300 -- -- -- -- 43800 티나 (레벨업 버젼) 370 1032 313 932 1037 213 732 아르트레스, 아르페오네 - 전과 비슷 이카르트 69400 89600 85300 70300 94200 93300 95390 (약간 힘을 잃었음.... 절반 날려먹었던것 거의 대부분 나크가 복구시켜 줬지만... ^^) 디미온 523 0 563 327 392 501 552 셀트 92 0 82 32 42 107 83 제레미아 41 0 32 10 35 43 30 이시테 8 0 5 3 5 0 4 핌트로스 423 0 472 92 377 483 493 루실리스 37 0 30 12 37 6 20 키나 49773 93832 42213 57327 99778 98324 63424 (키나는 북쪽 숲의 주인 입니다. 4대 엘프중 한명....) 밀튼 332 67 413 117 352 411 421 로멜 253 82 363 106 307 293 302 (40화 이후 등장^^ 밀튼의 별명은, Knight the Silver Lun, 은월의 기사이고... 로멜의 별명은 Knight the Eclipsed Lun, 흑월의 기사 입니다. 물론 몇년 후에 얻는 별명 입니다만... 지금은 나이가 18, 15 밖에 않됨.... ^^) 프러스 팩 ^^ 델필라르 3663245 3993443 3233456 4633465 5775542 9964445 5677933 (실트바안 장비) 5663600 6034500 -- -- -- -- 7655345 키티나 인간버젼 52 13 43 30 63 15 53 키티나 헤츨링버젼 163 325 230 354 162 106 183 아그라 73553 85663 89950 70446 63566 9736642 83366 르제베르 1064456 2775534 1211345 3364445 3033554 8346652 2663445 (봉인 상태여서 힘이 많이 약해져 있음^^) 이전과 마찬가지로, 신빙성은 전멸!!! 입니다.^^ 그럼... 광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54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31 올린이:광황 (신충 ) 98/12/07 05:37 읽음:2191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헉, 헉...." 꿈이라는 것.... 상당히 오래간만에 꾸어 보는 것이었다. 이른 아침. 조그맣게 갈색빛 나는 두 마리의 참새가 활짝 열려 젖혀 진 창틀에 앉아 방안을 들여다보며 제제거리고 있었다. 흡사, 푸른 머 리칼을 길게 기른 남자가 왜 저렇게나 땀을 흘리는지 궁금하다는 표정 으로 란테르트를 한참동안 바라보던 그네들은 잠시간 더 바라보다, 그 남자가 손으로 얼굴의 땀을 닦아내는 모습을 보며 창밖으로 날아갔다. 8월도 이제는 하루밖에는 남지 않았다. 왠지 어둑어둑한 하늘이 심상 치 않다. 란테르트는 잠시 거친 숨을 내쉬다가 이상한 느낌에 고개를 돌려보았 다. 창가 측에 놓여져 있는 탁자에 한 사내가 앉아 있었다. 알고 있는 남자.... 핌트로스 였다. 란테르트는 그 모습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다지 즐거워 보이는 얼 굴은 아니었다. 아니, 그는 기분이 급속도로 나빠졌다. 그것은, 핌트 로스가 자신의 방에 몰래 들어왔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핌트로스를 느끼지 못해서였다. 란테르트는 종종 이런 실수를 했다. 그리고 그러할 때면 언제나 머리 속에 기억의 파편들이 떠돌고 있었다. 꿈.... 언제나 그는 꿈속에서 한 사람의 여자를 안고 있다. 피투성이의.... 오랫동안 살펴보아도, 그 여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 에라브레 인지, 사피엘라인지....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모호해져만 간다.... 종 내 에는 자신이 안고 있는 그 존재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알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왜인지, 자신은 그 사람을 필사적으로 품에 안으며 소리쳐 이 름을 부른다. 역시 누구의 이름을 부르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깨어난다. "기분 나쁜 꿈이라도 꾸었나보죠? 아, 먼저 사과의 말을 해야 하나 요? 미안해요, 문이 열려 있어서 그냥 들어왔어요. 잠을 자는 것 같 아.... 괜히 문을 두들겨 잠을 방해할 필요 없잖아요?" 핌트로스가, 그 특유의 활달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입을 열다, 란 테르트의 모습에 안색을 굳혔다. 자신을 바라보는 붉은 색의 눈동자 에, 핌트로스는 몸이 오싹해짐을 느꼈을 정도였다. "아침부터.... 무슨 일이십니까?" 화를 내지도, 소리를 지르지도.... 그리고 얼굴을 찡그리지도 않는 그의 모습이 왜 그렇게나 두렵게 느껴지는지, 핌트로스는 알 듯도, 모 를 듯도 했다. 살기를 내뿜는 것도 아니다. 다만 냉막히 바라볼 뿐이 었다. 하지만, 더할 나위 없이 무서운 모습이었다. 핌트로스는 억지로 얼굴에 미소를 되돌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 이런 저런 일로.... 일단, 루실리스 전하께서.... 점심 이 후에나 만나실 수 있다 십니다.... 이 말을 전하러 왔습니다." 핌트로스는 은연중에 말투가 굳어 버렸다. "그런 말을 왜 제게...." "란테르트..... 형도, 함께 와 주십사 하는 부탁을 하셨습니다." "아마 그렇게 될 것입니다. 에디엘레 가에 고용되어 있는 몸이니까 요." 핌트로스는 등뒤로 땀이 한줄기 흐르는 것을 느꼈다. 자신도 모르게, 넉넉한 옷의 목부분을 조금 잡아 늘여 목을 편하게 해 주고, 탁자 위 에 올려놓은 한쪽 손은 끊임없이 쥐었다 폈다를 반복했다. 핌트로스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용건이 끝났으니.... 가보겠습니다." 란테르트는 대꾸치 않았고 핌트로스는 멋쩍은 표정, 그리고 잔뜩 굳 어 있는 얼굴로 그의 방을 빠져나왔다. 이미 에디엘레 일가에는 그 사 실을 전한 이후였기에, 그는 주저 않고 여관을 빠져나와 밖으로 향했 다. 막 여관을 빠져 나오며, 그는 그제서야 한숨을 한차래 진하게 내 쉬 었다. "휴.... 선홍빛의 눈이라...." 하늘이 엷지만은 않은 회색 빛으로 우울해하고 있었기에, 이미 해가 뜨고도 남을 시간인데도 하늘은 새벽의 미명을 간직하고 있었다. 도시 는 이미 조금씩 시끄러워 지기 시작했고, 전날의 어수선함과는 다른 의미의 어수선함이 공기 입자 하나하나와 뒤섞여 활기참이라는 분위기 로 성 주위를 휘감고 있었다. 핌트로스는 란테르트 때문에 약간 처져있던 어깨를, 그러한 공기를 몇 차례 들이마심으로써 다시 활기차게 세웠고, 이내 내성 쪽으로 경 쾌한 발걸음을 옮겼다. 왕궁 및 몇몇 부속 건물들이 화려한 정원 및 이런 저런 용도로 쓰일 공터 등과 뒤섞여 있는 내성은 어제의 전흔을 채 씻어버리지 못한 채, 곳곳이 깨어져 있고 또 불에 그을려 있었다. 하지만 워낙 단단히 지어 놓은 데다, 마법결계까지 쳐 있어 상태는 비교적 괜찮은 편이었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반쯤 파괴되어버린 집을 바라보며 혀를 한차례 쯧 쯧 찬 핌트로스는 그대로 내성의 성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 마기아성의 내성은 다시 말할 것도 없이 왕성이다. 그러니 당연히 10여명의 보초들이 그 입구를 지키고 있다.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은, 핌트로스의 그것과 비슷했다. 즉, 외성의 경 비대 대원인 것이다. 내성을 지키는 사람들은 내성 경비대인 로얄가드 들과, 외성 수비대로 크게 나뉘는데, 당연하다시피 그 둘의 신분이나 보수는 천양지차이다. 외성 경비들은 핌트로스가 내성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지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경례를 올려붙이지도 않았다. 다만 시선을 피하며 보지 않은 척 할 뿐이었다. 오직 한 명만이 손을 들어 아침인사를 건 넸다. 적어도 마기아성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이 핌트로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경비대 대원쯤 되면 그의 습속 하나하나까지 잘 알고 있었다. 핌트로스는 자신에게 인사하는 사내에게 손을 한차례 들어 보이며 미 소지었다. "어이, 갈미스, 아침에 나올 때, 케시가 그냥 보내주던가?" 갈미스라고 불리운 사내는 20세쯤 되어 보였는데, 아마도 신혼인 모 양이었다. "짖꿎기는...." 갈미스라는 남자는 이렇게 웃으며 대꾸했고, 핌트로스는 다시 한차례 손을 들어 인사한 후 성안으로 시선을 돌렸다. 전날의 어수선한 분위기는 많이 정리되어, 왕궁이 가지고 있어야 할 위엄이나 권위 비슷한 것이 느껴지게 되었다. 하지만, 핌트로스는 그 런 정원을 마음 내키는 데로 걸어 본궁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종종 지나쳐 지나가는 로얄가드 조차도 그런 그의 모습에는 전혀 신 경 쓰지 않았다. 상대는 무적의 경비병 핌트로스이다. 어느덧 도착한 곳은, 15세의 제 2 태자, 루실리스의 집무실이었다. 형인 켈치온을 도와 국정을 돌보던 루실리스이기에, 그에게는 따로 집 무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이제 대관식을 한 이후에는 국왕의 집무실로 자리를 옮길 터였으나, 루실리스는 아직 이 방에서 집무를 보고 있었 다. 방은 단촐했다. 벽지는 밝은 상아색의 그것이었고, 그것 외에는 딱딱 한 디자인의 책상과 책꽂이 정도가 전부였다. 다만, 조금 떨어진 곳 에, 푹신한 쿠션이 놓여있는연둣빛의 안락 의자와, 그 곁의 장식용 탁자에 놓여있는 몇 개의 화분만이 다른 것과는 다른 부드러운 느낌을 자아내고 있었다. 방안에는 두 사람이 있었다. 한 명은 집무실 책상 곁의 평범한 의자 에 앉은 은발의 소년이었다. 청록색의 눈동자는 구름사이로 모습을 감 춘 태양을 대신할 듯, 아침부터 밝힌 등에 반짝이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분명 전날 키나라고 밝힌 그 흑발의 여자이다. 하지만.... 그녀의 귀 가.... 보통의 사람들의 것보다는 훨씬 길고 뾰족했다. 거의 한뼘 가 까이나 될 듯한 그런 귀였다. 희디 창백한 얼굴과 칠흑 같은 검정 머 리칼, 그리고 이 기다란 귀가 바로 그녀의 모습 모두인 것이다. 그녀는 엘프였다. 키나라는 이름의 엘프는 루실리스의 바로 곁에 책상에 엉덩이를 걸친 채 그의 모습을 내려다보며 가녀린 손으로 그의 길지 않은 은발을 쓰 다듬고 있었다. 루실리스는 가벼운 차림의 집무복을, 그리고 키나는 진한 보랏빛의 하늘거리는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이 둘의 관계.... 왕궁 안에 아는 사람이라면 거의 알고 있었다. 이 두 사람이 어떤 관 계인지를.... 루실리스의 집무실 한쪽에 놓여있는 안락의자는 키나를 위한 것이었 다. 루실리스는 하루중 대부분을 이 집무실에서 보냈고, 키나는 그런 그의 곁에서 거의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위해 마련된 것이 저 편안한 의자였다. 편하게 누워 집무를 보고있는 루실리스를 바라보는 것이 그녀의 유일한 할 일이었다. 루실리스 역시 집무를 보다 틈이나는데로 그런 그녀의 모습에 미소를 비치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으로, 이러한 이 둘의 관계는 이미 5년이나 이어져왔다. 핌트로스는 아마 키나가 엘프라는 것을 알 고 있던 모양이었다. 노크 한차례 가볍게 한 후 루실리스의 들어오라는 말에 문을 열고 들어갔 고, 그런 모습으로 있는 그 둘에게 한차례 미소를 보냈다. "갔다 왔어." 핌트로스가 루실리스를 안지도 어느덧 6년가까이나 흘렀다. 어느 날 노상에서 어려움을 맞고 있던 9살짜리의 쌍둥이 남매를 12살의 나이때 구해준 것을 인연으로 친구, 혹은 형제와 같은 관계가 되었고, 그렇게 6년이나 우정을 쌓아온 사이기에 신분의 차이에도 경어 같은 것은 사 용하지 않았다. "다녀오셨습니까? 에디엘레 가의 사람들 쪽이야.... 별다른 반응이 없었을 것이고.... 란테르트라는 분의 반응이 궁금하군요." 루실리스는 핌트로스를 향해 한차례 미소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곁에 있는 키나는 전혀 관심 없다는 표정으로 루실리스의 머리칼을 계속해 쓰다듬으며 그의 얼굴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단 1초라도 다른 곳을 바라본다는 것이 행여 그녀 일생의 최대의 실수라도 되는 듯.... 핌트로스는 루실리스의 말에 고개를 설레설레 내 저었다. "말도 마.... 무서워서 혼났어.... 역시 대단한 사람이야, 그 형." 루실리스는 그의 말에 호기심 어린 미소를 보냈다. "핌트로스 님이 무섭다는 말을 쓰다니요.... 의외인 걸요?" 핌트로스가 그의 말에 헤헤, 하는 약간은 얼빠진 듯한 미소를 지었 다. 하지만, 또렷하고 확실한 빛을 내뿜고 있는 눈매만은 그러한 얼빵 한 웃음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분께서 무슨 그런 말씀을...." 핌트로스의 대답에 루실리스는 더더욱 짙은 미소를 지었다. "제가요?" "당연하지. 목적을 위해 친형까지 죽이는 사람인데.... 그 누가 두려 워하지 않겠어? 너란 인간은 잘 모르는 상태에서 바라보면 그저 잘생 긴 미공자일 뿐이지만, 한 번 알고 나면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무서운 인간이야." 핌트로스는 여전 웃는 얼굴로 이렇게 말했고, 루실리스는 다만 담담 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핌트로스는 그런 그의 모습에 표정에서 미소를 지우며 말을 마무리했 다. "뭐, 그래서 널 돕는 것이지만...." 그때, 키나가 입을 열었다. "켈치온을 죽인 것은 접니다. 루스와는 상관없습니다." 루실리스를 향한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그리고 그를 향한 그 은근 한 시선 역시 거두지 않은 채 꺼낸 정이 듬뿍 담긴 말이었다. 내용을 제외하고.... "뭐, 그렇겠지요. 루실리스는 무기를 손에 드는 것을 싫어하니까." 핌트로스는 키나를 향해 이렇게 말하고는 곧바로 고개를 돌려 루실리 스를 바라보았다. "아무튼 그 형 무서웠어. 무슨 무서운 꿈이라도 꾼 모양인데.... 여 하튼, 그도 온다고 했어." 루실리스는 핌트로스의 보고에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다. 핌트로스가 곧바로 내뱉듯 입을 열었다. "그 형.... 정말 존경할 만한 인간이야.... 아니, 어쩌면 이미 존경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그의 말에 루실리스가 또 한번 엷은 미소를 지었다. "존경이라.... 악마라고 불리우는 인물을 존경한다는 것인가요?" 핌트로스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악마.... 그런 것은 상관없어.... 강함.... 루실리스는 잘 모를 꺼 야.... 무인이 아니니까. 절대적인 강함이라는 것은.... 충분히 무인 에게는 존경받을 이유야...." "핌트로스 님보다 강한 사람은 많습니다.... 하지만, 존경한다 라는 이야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루실리스는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고, 핌트로스는 정색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누군가를 존경해 본 것은, 무인으로서 존경해본 것은 처음 이야. 그전까지.... 나는 세상에서 단 한 사람만을 존경했지." "한 사람이요?" 루실리스가 그의 말에 이렇게 물었고, 핌트로스는 슬쩍 웃었다. ------------------------------------------------------------------ 음냐.... ^^ 왜 어째서 2부 등장 케러들은 모두 뚜드려만 맞냐!!!!~~~~~--;;; 왜 모두들 싫어할까~~~~ --;; (난 그냥 좋더라~~~~ ^^) 흑흑... 2부 캐러가 좋은 사람.... 손이라고 들어주세요... --;;; 역시 D&D는 싸이코들로 도배를 해야 하는것인가.... ^^;; 닭살이라.... 왜 난 전혀 못 느낄까~~~~ --;; 음냐냐.... ^^ 닭살의 D&D란 말인가~~~~~ 꾸에엑!!!! ^^ 그리고~~~~~~ 전 로리라기 보다는!!!! 귀여운 타입의 여성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이시테는 10년 더 키워서....(키워서 뭘!!! 퍼억!!!! ^^) 아무튼, 제가 이전에도 말씀 드렸잖아요~~~~!!!! 3부 히로인이라구... --;; 어느분께서, 왜 갑자기 쎈놈들이 떼로 등장이냐??? 라는 질문을 하셨더군요.^^ 글쎄요... 왜 떼로 등장할까요??? 일단 디미온은 이름은 아니었지만, 그런 사람이 있다는건 이미 언급했었고... (그 5대 무가인가 하는 곳 말이죠.^^ 2부의 란테르트가 강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인간 안에서 강했을 뿐이죠.^^) 핌트로스는 나이가 나이니 만큼.... 2부에서는 겨우 13살 이었으니까요.^^ 뭐 등등등... 2부 란테르트는 겨우 인간중 서열 2위.... 그다지 강하다고는 말하기 힘들었다는.... 뭐 그건 그렇고.... 흐음... 루실리스라.... 홍홍^^ 루실리크... 쿠헤헤헤헤..^^ 루실리크 샤이튼... 음하하하...^^ 헛소리구요.... 근데 왜 내 글안 캐러들의 이름이 가즈 나이트랑 비슷한게 많지??? 루시리스인가 하는 여자도 나오고.... 드라군에서는 베셀도 나왔는데....(베셀은 제 첫번째 글에서 나오는 인간.^^) 아... 그러고 보니 레카르도 전기 리메나 할까.... 더 나중에 할라고 했는데... 갑자기 하고 싶당.... ^^ 그럼.... 바보수룡 아그라가...^^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547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32 올린이:광황 (신충 ) 98/12/07 05:37 읽음:2242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너. 루실리스. 두려울 정도로 존경하지.... 황제가 되기 위해, 그 어느 누구라도 이용하는 존재.... 나도 너한테 이렇게 이용당하고 있 잖아?" 핌트로스의 말에 루실리스가 웃으며 중얼거렸다. "이용.... 이라고요?...." 핌트로스가 그의 말을 받았다. "굳이 다르게 생각할 필요 없어. 뭐, 좋게 말한다면.... 무어랄 까...." "상대방의 심리에 전제를 제공해 동기를 부여하고, 상대가 이용당한 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여 상대를 원하는 데로 움직인다...." 막, 책상에서 내려와 루실리스를 뒤에서부터 가볍게 껴안으며 키나가 핌트로스의 말을 이었고, 핌트로스는 한차례 하하, 웃으며 그녀의 말 에 대구했다. "맞아요. 뭐 조금 길고 복잡하지만, 정확하네요." 그리고는 다시 하던 이야기를 계속 했다. "아무튼, 난 너에게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으니까. 생각해 봐, 나 같은 녀석 하나 성안에 이렇게 박아 놓으면, 잡병 1, 2 천 정도는 간단하게 처리해 줄 수 있잖아? 무적의 경비니까.... 하하. 게다가 필요할 때마다 호출할 수 있고. 지금처럼...." 루실리스는 그의 말에 살짝 미소지었다. "이용인가요? 그런 것이?.... 뭐, 그렇기도 하겠군요...." 다시 핌트로스가 받았다. "하지만, 상관없어. 어차피 사람이란 일생동안 몇 번 정도는 남에게 이용을 당하게 되어있어. 아니, 뭐 조금 더 복잡하고 어렵게 생각한다 면, 사람이란 존재는 사회라는 거대 세뇌 시스템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언제나 이용을 당하는 거야. 그리고.... 그렇게 이용을 당할 바, 너같이, 무언가를 할 것 같은 녀석에게 이용을 당하는 것이, 로이케트 가에 더 유리하겠지?" "굉장히 철학적이시군요.... 핌트로스 님은...." 루실리스의 말에 핌트로스는 뒷머리를 살짝 긁었다. "뭐,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고.... 아무튼.... 그 형은 내가 존경할 만해. 다른 강한 아저씨들.... 그들은 분명 나보다 강해. 하지만, 내 가 그의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그들보다 강해질 자신이 있어. 아, 키톨트인가 하는 그 아저씨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지만, 난 그 형의 나이가 되었을 때 그만큼, 아니 그의 반의반만큼도 될 자신이 없어. 그렇기에 그를 존경하는 것이고...." 핌트로스는 아직도 그와 싸우던 자신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는 듯 고 개를 가로 저었고, 루실리스는 흥미롭다는 듯 두 눈동자를 핌트로스에 게 향한 채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다. "그런 것인가요?...." 키나가 루실리스를 뒤로 안아 그의 얼굴에 자신의 뺨을 댄 채로 속삭 이듯 입을 열었다. "그의 힘은.... 북쪽 숲의 주인인 나의 절반 이상이나 돼요.... 결코 인간으로써 가질 만한 힘은 아니지요...." 키나의 말에 루실리스는 조금 놀랍다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 다. 그는 키나의 힘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아무튼.... 무인은 자신보다 조금 더 강한 존재를 보면.... 조금의 질투심과 경쟁심에 휩싸이게 돼. 하지만, 자신보다 월등히 강한 존재 를 만나면, 존경심을 품게 되지.... 뭐, 비단 무인 뿐은 아닐 꺼야. 학자도.... 마법사도.... 어떤 인간이던, 인간이라면...." 핌트로스가 말했고, 루실리스는 여전 만면에 미소를 가득띈 채, 그리 고 자신의 목을 휘감은 키나의 팔에 한쪽 손을 올려 놓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요...." 이를 마지막으로 이 셋 사이에 잠시간 침묵이 흘렀고, 이내 핌트로스 가 따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 침묵을 산산이 부숴 버렸다. "그보다....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나의 티에도 하마터면 잘못 될 뻔했잖아." 그의 말에 루실리스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제 실수였습니다. 그 근위대장직을 맡고 계시던 분이, 저의 확실한 심복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그 점에 대해서는 재삼 사과를 드 립니다." 핌트로스가 그의 사과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입바른 소리는 그만 둬. 적어도 나에게만은.... 난 어찌되었건, 네 가 살아있고, 티에가 살아있으면 설혹 나를 버린다 해도 너희 남매를 따를 테니까, 그따위 사탕발림 소리는 필요 없어. 어차피 티에는 나를 확실히 묶어놓기 위한 너의 한가지 수단에 불과하잖아?" 루실리스가 그의 말에 고개를 살짝 숙였다. "죄송합니다. 버릇이 되어서....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주십시오. 저 역시 쥬에티 양을 꽤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하나뿐인 동생이니까 요...." 핌트로스는 살짝 웃었다. "뭐, 네가 그렇다면 그렇다고 해 두지.... 그보다, 그러니까.... 그 늙은 바보 세가스니트, 아니 세가스트니?.... 암튼 그 세가스 아저씨 가 너의 계략에 넘어가 반란을 일으킨 거고.... 너는 그 난리 틈을 타 정당하게 네 그 잘난 친위대를 움직여 왕성을 쑥대밭 내버린 거 지?.... 그리고 혼란한 사이, 너는 여기 이 키나 양과 함께 전에 있던 그 바보 같은 켈치온형을 죽여 버린 거고...." 루실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거의 비슷합니다." 핌트로스는 진한 미소를 띄었다. "역시 그렇군.... 겨우 6000의 병사로 반란을 일으켜, 소피카군의 왕 궁 근위대 사령관 각하이신 사이트나 아저씨를 이길 수 있을 리가 없 지.... 그 세가스뭐인가 하는 아저씨 머리도 어지간하구먼.... 그보다 왜 하필이면 지금이지?" 핌트로스가 물었고, 루실리스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에디엘레경의 걸음을 멈출 수 없었으니까요. 게다가 켈치온 형님도 제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으셨었습니다." 핌트로스는 그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렇군...." 루실리스는 그의 말에 고개를 한차례 끄덕 했고, 키나는 뭐가 그렇게 좋은지 루실리스를 뒤에서 꼭 껴안은 채 두 눈을 내리깔아 루실리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음.... 대강 일이 절반쯤은 끝이군.... 그보다, 왜 디미온인가 하는 그 아저씨는 막으려고 한 거야? 에노사랑 동맹을 맺으면, 소피카에게 도 유리할 텐데...." 핌트로스의 말에 루실리스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닙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국경선이 3분의 2로 줄어들게 되어 유리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약소국인 에노사와 함께 공멸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래?.... 자세히 설명해 주겠어? 이제쯤 너의 생각이라는 것을 말 할 때가 된 것 같은데...." 핌트로스는 잘 모르겠다는 듯 이렇게 말했고, 루실리스는 살짝 고개 를 돌려 키나의 뺨에 입을 맞춘 후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위다는 노마티아를 공격합니다. 다음 해가 지나기 전에.... 그리고, 다시 한해의 겨울을 넘긴 후, 파종 기가 끝나면 곧바로 에노사를 공략 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위다는 멸망합니다. 에노사와의 싸움은 장기 전에 돌입할 것이고, 두 나라는 동시에 자멸하게 되는 것이지요." 여기까지 말한 루실리스는 잠시 여유를 두었다 다시 천천히 말을 꺼 냈다. "그렇지 않고.... 만약, 위다가 노마티아를 점령한 후 더 이상의 군 사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우리가 에노사를 점령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여 동서 양국 정립의 상황을 만든 후, 그때의 상황 상황에 맞춰 대 응해야 합니다." 루실리스의 말에 핌트로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것이 두 가지 시나리오인 것인가?" "예. 그런 샘이죠.... 뭐 이나 저나 에노사는 반드시 멸망해야만 할 나라입니다. 우리가 명망 시킬지도 모르는데.... 괜히 동맹 같은 성가 신 것을 맺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루실리스는 살짝 미소지으며 이렇게 말했고, 핌트로스는 고개를 끄덕 였다. "뭐,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그런 쪽에는 귀신이니까." "칭찬 감사합니다." 루실리스는 언제나 밝게, 그리고 은은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밝고 은 은한 미소라는 것은 어쩌면 없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루실리스의 웃 음은 즐겁다는 듯 밝았고, 또한 고요한 것이 은은했다. 루실리스는 계속해 이야기를 했다. "그렇다 해도.... 에노사를 영구히 멸망시킬 생각은 없습니다. 일단 제가 생각하는 모습은 1제국과 6왕국 체제이니까요.... 서서히.... 완 전한 하나의 제국이 될 때까지는...." 핌트로스는 웃었다. "핫핫.... 멋있군. 6개의 왕국을 거느리는 소피카 제국이라.... 그리 고 그 황제 루실리스라...." 루실리스도 웃었다. 하지만, 그의 웃음은 왠지 처량했다. "후후.... 전 황제가 되긴 하겠지만.... 그다지 오래 하지는 못합니 다. 저의 생명이라는 것은 그다지 길지 못할 테니까요.... 그리고 제 국의 이름은 소피카가 아닌, 헵티슬이 될 것입니다." 루실리스가 생명이 그다지 길지 못하다는 말을 할 때, 그를 뒤에서 안고 있던 키나의 표정이 약간 변했고, 눈매가 슬픔에 조금 일그러졌 다. 핌트로스는 그런 키나의 모습을 애써 신경 쓰지 않은 채 입을 열었 다. "헵티슬이라.... 일곱 개의 섬이라는 말인가?...." 루실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것이 통일된 우리 7개 대륙의 이름이지요." 핌트로스는 음, 하는 신음을 내뱉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루실리스는 고요히 미소지으며 그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이제 핌트로스 님은 더 이상 경비대 같은 한가한 일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루실리스의 말에 핌트로스의 안색이 살짝 일그러졌다. "훗.... 드디어 시작인가?" "예. 이제 첫 번째 임무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그의 말에 핌트로스는 고개를 휘휘 내저었다. "무슨 그 세어쩌구 하는 아저씨의 일이라면 사양이야." 귀찮다는 글자가 덕지덕지 붙은 얼굴로 이야기하는 핌트로스를 향해 루실리스가 웃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그럼 뭐지?" 핌트로스가 물었고, 루실리스가 답했다. "에디엘레경의 일행을 무사히 에노사까지 호송해 주십시오. 소피카의 국경항구인 모로스까지 말입니다." 그의 말에 핌트로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지? 게다가, 그들의 경호원은 란테르트형이야. 그가 설마 지켜내 지 못할 것이라 생각해?" 루실리스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요.... 그가 지키지 못한다면, 그 어떤 인간도 지켜내지 못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명분이라는 것이 있으니까요.... 자국 내에 서 사신이 죽임이라도 당한다면, 새로 즉위하는 왕의 무능력을 시작할 때부터 세상에 공표 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생색내기라도 해야겠 죠. 해 주시겠습니까?" 핌트로스는 루실리스의 마지막 물음에 주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번 그 형이랑 함께 여행하고 싶었었어." "그럼 됐군요...." 루실리스는 이렇게 말하며 고개를 주억거렸고, 핌트로스는 한차례 웃 었다. "후훗. 좋아, 그럼 난 나가보지. 키나양, 루실리스, 잘 있어." 핌트로스는 활달이 인사했고, 루실리스는, "안녕히 가십시오." 라고 그의 인사를 받았다. 다만 키나는 그에게 검정 눈동자의 시선을 한차례 보낼 뿐, 무어라 인사의 말을 건네지는 않았다. 핌트로스에 의해 집무실의 문은 한차례 열리었다 닫히었고, 딸깍 하 는, 그 마지막 소리와 함께 핌트로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키나는 한차례 루실리스의 귓볼을 살짝 물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루스.... 꼭.... 그 일을 해야만 하나요?.... 그저 저와 함께.... 남은 날들을 보내면 안될까요?" 루실리스는 몸을 돌려 티나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그녀의 검정색의 커다란 눈동자가 조용히 흔들리는 모습은 정말이지 애처로웠으나, 루 실리스는 담담하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을 뿐이다. "키나.... 왜 또 투정인가요?" 키나는 자신을 향해 의자를 돌린 루실리스의 앞에 두 무릎을 꿇어 의 자에 앉아있는 그와 시선을 맞추었다. 그녀는 루실리스보다 10세휴리 하(1세휴리하=약 1센티미터)이상이나 키가 컸다. "하지만 당신에게는.... 이제 5년 정도의 시간밖에는 남아있지 않아 요...."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달리는 거예요.... 남들의 3분의 일도 되지 않는 내게 주워진 삶이기에.... 이렇게 달리는 거예요." 루실리스의 이 대답에 키나는 입을 열어 무어라 말을 꺼내려 했다. 하지만, 그녀의 그런 말은 그녀의 분홍빛 입술을 가리운 루실리스의 아담한 입술에 의해 더 이상 이어지지 못하였다. "난.... 황제가 되기 위해 태어난 거예요...." 루실리스의 나직한 목소리에 키나는 조용히 그의 다리에 기대었다. ----------------------------------------------------------------- 호호^^ 원래 전 위와 같은 국제관계랑 대규모 전투 따위에 조금 자신이 있습니다.^^ 첫번째 소설이 내내 그런 내용 이었기에.... ^^ (아~~ 대규모 전투신 쓰고싶다~~~ --;;) 루실리스의 성격이 이제 완전히 나왔군요.^^ 루실리스-키나 커플과 아이실트-로렌시아 커플.... 당금 일곱 대륙 최대의 라이벌 들이죠.^^ 이들 둘에 의해 대통일 전쟁은 활성화되고 또 완성됩니다.^^ 루실리스는 스스로 황제가 되길 원하고, 키나는 그의 보디가드겸 아내 입니다.^^ 루실리스의 특기는 전략. 국제정치를 읽고 그에 대한 대처 방법을 정하는 데에는 천재 입니다. 키나는 루실리스가 10살때 쯤인가 우연히 만난 엘프로, 나이는 200억살 이상.... 가엘프의 4대천사중 한명 이었죠. 북쪽 숲의 주인으로.... 동쪽 숲의 주인인 엘라인과 동급 엘프 입니다.^^ 그외 서쪽과 남쪽숲의 주인들도 있죠.^^ 아이실트는 반면, 황제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습니다. 그는 제1 왕위계승자지만, 계승자들중 나이가 가장 어렸기에, 어려서 부터 이 사람 저 서람에게 휘둘리며 자랐습니다. 엄마도 일찍 죽고 해서, 사랑이라는 것을 받아본 일이 없죠. 그런 그를 사랑해주는 단 한사람이 배다른 누이 로렌시아 입니다.^^ 로렌시아 역시 비슷합니다. 장님 공주 따위를 사랑해줄 사람은 적어도 왕실 안에는 없었습니다. 타고난 정령술사로, 자신의 목숨이 끊어질 때 쯤, 화염령의 왕 라미에라와 계약해 명을 이었습니다. 자신을 유일하게 사랑해 주는 동생 아이실트를 위해서죠. 그녀는 그의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 그를 황제로 만들어 주려 하고 있습니다. 아이실트의 본실력은 2부 후반에 나옵니다. 인기투표에 무능력자라고 하셔서.... 이 녀석은 전술에 신입니다. 전술에서는 루실리스보다 위죠.^^ 루실리스는 자신이 오래쟎아 죽을 운명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몽견이지요.^^ 로렌시아 역시 몽견을 할 줄 아는데.... 아이실트 역시 죽을 운명 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극성으로 그를 밀어붙이는 거죠.^^ 비밀 한가지!!!! 이 루실리스와 아이실트의 본명(?)은.... 루실리크와 프란츠아이시스.... 야오이 커플입니다.^^ 제가 쓴 동인지에 나오는.... ^^ (절대 비공개!!! 달라는 말도 마세요.^^) 그럼....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64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33 올린이:광황 (신충 ) 98/12/08 07:45 읽음:2313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점심때도 지났다. 일행은 알현을 위하여 깨끗한 옷으로, 물론 란테르트는 제외하고, 갈 아입었다. 디미온은 어제의 그 에노사 관복으로, 그리고 셀트 역시 전 날의 하프 기사단 갑옷으로 옷을 바꾸었으며, 제레미아와 이시테는 전 날보다는 더더욱 화려하면서도 기품 있는 옷으로 바꾸어 입었다. 전날 입었던 옷은 활동성을 중시하는 것이었었다. 란테르트는 언제 나와 같은 짙은 회색빛깔 나는 망토 하나에, 회색 빛의 면제 티 하나를 걸쳤다. 땀을 잘 흘리지 않아 그다지 더러워지지 는 않았으나, 다른 사람의 모습과 비교한다면, 결코 깨끗하다고는 이 야기 할 수 없었다. 셀트가 모는 마차, 이 남자는 아직까지도 마부일 에서 벗어나지 못하 고 있다, 를 타고, 외성 밖에서 내성까지 1휴하 이상 가는 거리를 옮 겨 일행은 궁으로 향했다. 내성 입구에는 이미 고위 관료 세명이 나와 그들을 맞이하였다. "어서 오십시오, 에노사 국의 군무행료경 에디엘레공의 내외시여." 흰 수염을 허옇게 기른 전형적인 문관 분위기의 한 노인이 이렇게 말 하며 한쪽 팔을 내밀어 안내했고, 디미온 등은 간단히 고개 숙여 인사 하며 그들의 뒤를 따랐다. 일행이 안내된 곳은 왕궁의 알현실이 아닌 루실리스의 개인 집무실이 었다. 아직 대관식을 치르지 않았기에 루실리스는 아직도 제 2 태자로 서 행동하고 있었다. 방안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딱딱함과 부드러움이 각각 한자리를 차지 하고 있었다. 꽤 넓은 방이었는데, 이미 방안에 있던 수명의 사람들과 다시 새로 들어온 일곱 명의 사람들 덕분에 약간 빠듯한 느낌이 들었 다. 루실리스는 집무실 책상 뒤의 의자에 단정히 앉아 있었고, 키나는 그 런 그의 한 걸음쯤 뒤 오른쪽에 서 있었다. 아침과는 다른, 단정한, 그리고 맵시가 뛰어난 문관 복을 입은 그녀는 이마에 어제와는 조금 다른 디자인의 티아라를 쓰고 있었는데, 아마도 귀를 머리 속으로 감 추는 도구인 모양이었다. 책상을 중심으로 오른편에는 몇 명의 문관과 무관들이 서 있었다. 이 미 있던 세 사람과 디미온 일행을 안내해 온 두 사람은 모두 문관으로 란테르트로서는 단 한차례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무관 은, 핌트로스와 은색 늑대 기사단의 단장, 호걸 풍의 처음 보는 남자, 그리고 전날 보았던 초췌한 안색의 사내 등이 당당한 자세로 서 있었 다. 일행은 루실리스의 책상 전면에 섰다. 디미온이 가장 앞에, 그리고 제레미아와 이시테는 두걸음쯤 뒤쪽에, 마지막으로 란테르트와 셀트는 더더욱 뒤쪽에 서 있었다. "신 에노사의 군무행료경 에디엘레가 소피카의 제 2 태자 전하께 인 사 올립니다." 디미온은 한쪽 무릎을 땅에 꿇고 고개를 깊숙이 숙여 인사했다. 동시 에 란테르트를 제외한 제레미아, 이시테, 셀트 등이 무릎을 굽히고 허 리를 깊숙이 숙였다. 루실리스는 그런 그들에게 온화한 미소로 대꾸했 다. "예를 거두십시오." 루실리스의 말에 디미온은 몸을 일으켰고, 제레미아 등도 몸을 단정 히 세웠다. 역시 고위 귀족이어서 인지, 예법이 아주 좋았다. 그에 반해 란테르트는 관심 없다는 듯, 고개를 창밖으로 향한 채 무 언가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몇몇 문관들과 무관들은 그런 그를 아주 못마땅한 표정으로 바라보았으나, 루실리스가 가만히 있는 이상 먼저 나서 무어라 하지는 못했다. "무슨 이유로 저희 왕실에 방문을 하셨습니까?" 루실리스는 이미 이유를 알 고 있었지만, 예의상 이렇게 물었고, 디 미온은 허리를 한차례 숙인 채 품에서 한 필의 두루마기를 꺼냈다. "저희 에노사의 국왕께서 소피카 왕실에 보내는 서약입니다." 디미온은 고개를 숙인 채 걸음을 옮겨 두루마리를 루실리스에게 머리 위로 들어 전해 주었고, 루실리스는 한 손으로 그 두루마리를 받았다. 친애하는 소피카의 국왕 켈치온 전하께.... 당금 일곱 개 대륙의 정세가 저 무도한 위다에 의해 크게 흐트러지고 있습니다. 전통을 꺾고, 기강을 흩트리며, 안정을 파괴하고, 질서를 문란케하니, 변방의 작은 나라에서 중앙의 관료들까지, 아래의 백성들로부터 위의 왕족까지, 내일을 걱정하고, 다음을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그에 우리 에노사는 미약하나마, 남방의 국 소피카와 맹약의 의를 맺어 위다의 패도에 맞서고자 합니다. 부디 좋은 대답 기대하겠습니다. 665년 여름 에노사의 왕 자델 2세 루실리스는 그다지 길지 않은 이 글을 단숨에 읽고는 천천히 되감았 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자신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디미온에게 입을 열었다. "먼저.... 저희 나라를 이렇게 높이 사 주시니 감사의 말씀을 드리겠 습니다." "황송하옵니다...." 디미온은 고개를 더더욱 조아렸고, 루실리스는 생각에 잠긴 듯 잠시 동안 말을 잇지 않았다. 이윽고 루실리스의 입이 열리었다. "죄송합니다만.... 저는 이곳에 서명할 수 없습니다...." 디미온이 그의 말에 안색조차 흩트리지 않은 채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했다. "전하.... 재삼 숙고해 주십시오." 디미온의 말에 루실리스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에디엘레경.... 몸을 일으키십시오. 그리고, 저를 한 번 설득해 보 십시오." 디미온은 루실리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일으키고는, 그의 청록색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현 대륙의 정세, 위험하기 짝이 없습니다. 저희 에노사에게도, 그리 고 전하의 소피카에게도, 위다라는, 레냐를 합병한 거국 위다라는 것 은 실로 위협적인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루실리스가 디미온의 말에 미소 지으며 반박했다. "에노사에게는 분명 위협적일지 모르나, 저희 소피카에는 전혀 조금 의 위협도 가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지금 위다는 5만 이상의 병력과 세이아와 레냐라는 더없이 훌륭한 교통의 요지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레냐에서는 노마티아, 에노 사와 소피카를, 그리고 세이아에서는 소피카와 마곡을 곧바로 공격할 수 있습니다. 군사력도, 땅의 넓이도, 지형적 이점에서도 소피카는 분 명 열 위에 놓여있고, 위다가 마음을 먹는 순간, 소피카 전역은 전란 에 휩싸이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어찌 위협적이지 않다는 말씀이십니 까?" 디미온은 이렇게 말한 후, 루실리스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는, 겨우 15살, 곱상하게 생긴 저 소년의 외교적 안목을 보고 싶었다. 디미온은 마음 한편으로 소피카는 강하다, 라는 바보 같은 이야기가 나오기를 바랬고, 또다른 곳에서는 현명한 대답이 나오기를 기대했다. 전자 쪽 은 에노사에 유리했고, 후자 쪽은 위다에게 불리했다. 디미온의 이러저러한 생각은 그리 오래 이어지지 못하였다. 루실리스 의 입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 말씀은 옳습니다. 하지만, 위다는 결코 소피카를 이길 수 없습니 다." 루실리스의 말에 디미온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이유를 들을 수 있을까요?" 루실리스는 미소지었다. 그리고는.... "우리 소피카는 강하니까요." 디미온은 고개를 설레설레 내 저었다. 그리고는 대화 방식을 철모르 는 어린아이를 구슬리는 쪽으로 바꾸었다. "전하, 비록 소피카가 강하다고는 하나 레냐를 병합한 위다만큼은 아 닙니다. 지금 노마티아도, 에노사도, 마곡도, 한 나라씩을 두고 보면 위다와는 상대조차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 연횡을 한다면, 능히 위다를 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부디 다시 한번 생각하여 주옵소서." 루실리스는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았다. "저의 뜻은 이미 정해졌습니다. 에디엘레경의 이야기, 재미있게 들었 습니다." "전하...." "돌아가 에노사의 국왕전하께 전해 드리십시오. 소피카는 에노사의 선린이라고...." 디미온은 루실리스의 대답에 어깨를 축 늘였다. 그리고는 다시 한차 례 예를 올리고는 조용히 방을 빠져나왔다. "잠깐, 란테르트씨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막, 란테르트가 빠져나갈 무렵, 루실리스가 이렇게 그를 불러 세웠 고, 란테르트는 잠시 발을 멈춰 루실리스를 바라보았다. "시간을 내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루실리스가 재삼 부탁했고, 란테르트는 잠시 문밖의 디미온 일행을 바라보고는 몸을 돌려 방안으로 돌아왔다. "중신들은 이제 돌아가 주십시오. 핌트로스 님도 이곳에 남아 주시길 바랍니다." 그의 말에 중신들도 분분히 인사를 하며 방을 빠져나갔다. 이미 디미 온 일행이 들어오기 전에 충분한 회의를 했기에, 중신들은 디미온과 루실리스의 대화에 끼여들지 않았다. 사이트나는 란테르트를 알아보지 못했다. 검정색 머리칼이 흰빛이 되 었고, 안색은 초췌해 졌으며, 뺨에 상처까지 있는 이 검사를 예전의 약간은 활기찬, 두 아가씨를 데리고 다니던 그와 동일시한다는 것은 사실상 무리였다. 자신에 대한 기억은 남아있되, 막상 눈앞에 있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그의 모습에 란테르트는 왠지 미소가 나왔다. 하지만, 결코 밝 은 미소는 아니었다. 이윽고 방안에는 네 사람만이 남게 되었다. "무슨 용건이십니까?" 란테르트가 물었고, 루실리스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글쎄요.... 다만 이렇게 시간을 내어 이야기를 해 보고 싶었습니다. 핌트로스 님도, 키나도 입을 모아 칭찬하는 강한 자의 모습을...."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그대로 몸을 돌렸다. 더 이상 있을 이유는 없 었다. 루실리스가 그런 그의 이름을 황급히 불렀다. "란테르트님." 란테르트는 다시 한차례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고, 루실리스는 천 천히 이야기를 이었다. "저희 소피카를 위해 일하실 생각 없으십니까?" 란테르트는 그의 제안에 대뜸 입을 열었다. "한가지 일에 한가지 물건입니다." 루실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물건이라니요?" "무기. 보통의 것이 아닌.... 혹은, 마력을 올려주는 아이템." 그의 말에 루실리스는 음, 하는 짧은 신음을 내뱉었다. "음.... 까다롭군요. 그것이 지금 당신의 목적인가요? 위대한 무기와 마력을 올려주는 아이템...." 란테르트는 그의 물음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수단일 뿐입니다." 루실리스는 더더욱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차라리, 검이나 마법아 이템을 찾아다니는 것이 목적이라면, 별 일 아니다. 사실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의 수야 이 대륙 안에 수천을 헤아릴 테니 말이다. 하지 만, 그것이 목적이 아닌 수단이라니.... 이마만큼이나 강한 사람이 더 더욱 강해져야만 할 수 있는 어떤 일.... "그렇군요.... 아, 핌트로스의 검은 아스이타라는 이름의 명검인데, 저 정도 수준의 물건이면 되겠습니까?" 루실리스의 눈에 핌트로스의 허리에 차고 있는 검이 띄였고, 이렇게 란테르트에게 물었다.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저 정도의 검으로는.... 소용없습니다. 적어도 대륙 3대 명검이라 불리우는 것이나, 잊혀진 신화시대 혹은 아라하시 시대의 유명한 무기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루실리스는 그의 말에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한참동안 루실리스의 입이 닫혀있자, 란테르트는 몸을 돌렸다. "혹시 찾게 되면, 저를 부르십시오." 이 말을 마지막으로 란테르트는 문 밖으로 나가버렸고, 루실리스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핌트로스 역시 조금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저 형.... 혹시 세계 정복이라도 하려는 거 아니야?...." 그의 말에 루실리스도 키나도 쓴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 호호^^ 은영전이라...^^ 상황이라... 전혀 않비슷한데...^^ 일단, 캐릭터성이... 루실리스는 스스로 황제가 되길 원하고... 라인하르트는 누님을 위해서+자신의 의지... 아이실트 관심없음. 하지만 누님을 위해서... 양웬리 관심없음... 하지만 떠밀려서.^^ 그담에... 세력상황도.^^ 소피카(루실리스) 세력 약함.^^ 제국(라인할트) 처음부터 원래 강했음. 양웬리에게 얻어터져 밀리긴 했지만.^^ 위다(아이실트) 세력강함. 동맹(양) 세력 약함. 나중엔 터지고 터지고 또 터져서 멸망~~! ^^ 그리고 전쟁의 전개도... ^^ 소피카.. 국경선 유지를 통한 국력비축. 제국.. 무대뽀 밀어붙이기!! 위다.. 국경선 확대를 통한 전선에서의 우위. 동맹.. 무조건 밀리기.. ^^ 전쟁의 결말.. 소피카.. 예상외로 위다의 국력이 강대해지자 멸망 직전까지 몰림. 하지만, 아이실트 사망으로 전세 역전. 제국.. 천하무적 라인할트 사마의 초절한 영도력 아래 시종일관 깔아뭉겜!! 위다.. 국경선 확대와 내정 내실을 겸하여 대륙의 80퍼센트를 먹음. 하지만, 아이실트 사망으로 내부로부터 붕괴!! 동맹.. 이건 시종일간 병신같이 밟히다가 결국 멸망. 수하 무장 분포. 루실리스.. 루실리스의 철저한 이용해 먹기 모드(하지만, 통상 사용하는 의미의 이용해 먹기는 아님.)와, 왠지 모를 인덕으로 무장들이 꼬임. 라인할트.. 초무적 카리스마로 실력있는 놈들은 모두 그의 밑으로!! ^^ 아이실트.. 휘하에 무장 거의 없음. 독단적 독선적 무관심적 태도로 그다지 인덕은 없음. 양.. 만나는 놈들중 절반은 적, 나머지 절반은 자신의 추종자로 만듬.^^ 무장 널럴하다~~ ^^ 뭐 대강 이렇네요... ^^ 그리고... 얘들 둘이 설치는 내용은 전혀 없음!!!! 완전 지금은 조연임. 루실리스 다시는 않나옴!! 얘들에 관해 다른 소설을 쓸꺼에요.^^ 그럼...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723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34 올린이:광황 (신충 ) 98/12/09 07:12 읽음:2231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7. 아르트레스와 이시테의 생일 사이의 함수관계는? 알현을 한 다음날, 아침부터 비가 억수로 퍼부었고, 그 덕에 일행 모 두는 여관에 처박힌 채 벽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시테는 낮잠과 함 께 여러 사람과의 대화를 즐기며 하루를 보내고 있었고, 디미온은 목 적달성의 실패에 꽤나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는 콧수염을 깍아버렸다. 이제는 필요 없을 것 같은....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위엄 있어 보일 필요가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 문이다. 어렴풋이.... 그는 이 임무가 그의 군무행료경으로써의 마지 막 임무임을 느끼고 있었다. 수염을 깍은 그의 모습은 5년 이상은 젊어 보여, 그의 아내인 제레미 아와 비슷한 나이로 보였다. 제레미아는 의기소침해 하는 남편을 조용히 위로하고, 또 이시테의 말동무가 되어주는 등으로 시간을 흘렸다. 셀트는 도대체 방에서 혼자 무얼 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조용히 있었다. 그 역시 자신의 주군이 임무에 실패한 것에 꽤나 마음 아파했 다. 란테르트는 지금 자신의 방에 핌트로스와 함께 있었다. 핌트로스는 아침나절에 꽤나 비싸 보이는 과일주 한 병과 술잔을 몇 개 가지고 와 서는 란테르트 앞에 내어놓았다. 루실리스가 친히 준 것이라며 란테르 트와 함께 마시기 위해 가져 왔다고 했다. 그러기를 한시간.... 핌트로스는 얼굴이 벌개져 버렸다. 과일 주는 벌써 반이나 비어 있었 다. 반면 란테르트의 앞에 놓여진 잔은 처음의 그것이었다. "형, 그거 알아? 형이 얼마나 강한지?.... 우우.... 빙글빙글 도는구 나.... 근데.... 뭘 또 강해져야 한다는 거야? 뭐, 마왕이라도 잡으려 는 거야?" 반쯤 취했는지, 않그래도 말을 막해대는 편인 핌트로스가 이렇게 물 었고, 그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웬일인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대답 에 핌트로스는, "헤헤.... 그렇구나.... 그럼 형은 악마가 아니라 용사인 거네.... 우히...." 라고 말하다 돌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마왕?.... 설마.... 정말로? 농담 아니야?" 핌트로스는 란테르트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길 바랬으나, 란테르트 는 얼굴을 굳힌 채 아무런 반응도 내보이지 않았다. "마왕을 쓰러뜨려? 거 참.... 기분 나쁜 농담이네.... 내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말 이후로.... 가장 기분 나쁜 농담이야.... 우우...." 핌트로스는 이렇게 말하며 천천히 탁자로 쓰러져 버렸다. 돌연 술기 운이 인 모양이었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의 쓰러진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앞에 놓여져 있는 술잔을, 호박 빛의 뽀얀 액체가 담겨있는 술잔을 들어 술 을 입안으로 털어 넣었다. "기분 나쁜 농담인.... 것입니까?...." 그렇게 잠들어 있던 핌트로스는 저녁 무렵 쥬에티에게 붙잡혀 어디론 가(?) 끌려갔다. 아직 술이 들깬 듯 걸음은 두서가 없었고, 몸가짐도 엉망이었다. 쥬에티에게 끌려가며, 그녀의 어깨에 기대서는, "나의 티에...." 를 계속해 중얼거리고 있었다. 술잔의 술은 줄어있지 않았다. 란테르트는 딱 한잔의 술을 마신 후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쥬에티가 핌트로스를 끌어갈 때에도 그는 별 다른 관심을 내보이지 않은 채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비는 저녁이 되도록 미쳐만 갔다. 어른 엄지손가락 만한 빗방울이 여 름 내내 건조해 있던 땅에 특별한 악감정이라도 있는 듯, 바닥을 미친 듯이 때려댔다. 먼지가 풀풀 날리던 바닥은 이미 흥건히 젖었고, 거리 이곳 저곳에 물 웅덩이가 생겨났다. 란테르트는 조용히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귀로는, 바닥을 시원하 게 때리는 빗소리를 즐기고, 눈으로는 흐릿하니 사방을 휘감은 비의 장막을 바라보았다. 아이들은 아버지의 삿갓을 가지고 나와 비를 가린 채 물 웅덩이위로 풍덩풍덩 뛰어다녔고, 어른들은 건물 벽에 바짝 붙 어 처마를 이용해 비를 피했다. 이렇게 미친 듯이 내리는 비를 보면 마음이 시원해질 만도 하건 만.... 란테르트의 마음은 저기 바닥의 흙탕물만큼이나 탁했다. 그리고 다음 날. 밤사이 비가 그쳤다. 언제 내가 그랬냐는 듯 하늘은 청량하고 습기 있는 공기로 파래 있었 고, 태양이 동편에서 그 무능력한 얼굴을 빼곰히 내밀었다. 일행은 9월의 첫날 다시 소피카의 수도 마기아를 벗어났다. 마차 한 대와 십여 기의 기마대. 드디어 마부가 생겼다! 셀트는 소피카 왕실에서 내어준 말에 몸을 실 은 채 마차 바로 곁에 붙어 호위했고, 란테르트에게도 한 마리의 말이 지급되었다. 마차 뒤로는 10여기의 기마대가 뒤따르고 있었다. 대장은 핌트로스였 고, 평대원들은 소피카 왕실 기마대의 대원들로 실력이 뛰어난 자들이 었다. 핌트로스는 처음 이 임무를 받고 성을 벗어날 때, 쥬에티의 눈물 세 례를 받아야만 했다. 따라오겠다는 것을 억지로 떼어놓고 오느라, 하 루에 소모할 에너지의 절반 이상을 소모한 듯 했다. 셀트는 자신들을 수행하는 소피카군의 모습에, 위선, 이라고 이야기 했으나, 디미온은 잠자코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핌트로스는 란테르트의 바로 곁에서 말을 몰며 그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었다. 하지만, 란테르트는 그다지 입을 열지 않았다. 열에 하나 정 도 답하면 그것으로도 꽤 선심을 쓴 것이었다. 한가한, 여행에 가까운 걸음이었다. 일전의 암살자들은 당연히 더 이 상 덤벼들지 않았고, 소피카 왕실의 기를 들고 따라가는 그 10여기의 기마대에 겁을 집어먹은 듯 도적단 하나도 덤벼들지 않았다. 하루가 지나, 9월 두쨋날. 9월임에도 날씨가 상당했다. 푹푹 찌는 더위에, 미소우 산맥 북쪽 숲 가를 따라 여행을 하는 일행의 얼굴에 지친 기색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디미온 일가에는 여린 미소가 어리었는데.... 점심 무렵, 셀트가 가까운 마을로 가 많은 먹거리들을 사 왔다. 이곳 의 15, 6명의 사람들이 신나게 하루저녁을 먹고 배 두드릴 수 있는 양 의 음식이었다. 핌트로스 이하의 소피카 병사들은 그러려니 하고 있었 으나, 핌트로스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였다. "에디엘레 경, 무슨 파티라도 벌이려는 거예요?" 확실히, 셀트가 사 온 음식들은 평소의 식사용은 아닌 듯 보였다. 핌트로스의 질문에 디미온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이시테의 생일이 내일입니다. 내일 지나는 곳에 적당한 마을이 없기에, 이렇게 미리 음식들을 사 놓는 것입니다." 핌트로스는 그의 말에 이시테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 미리 축하드려요. 에디엘레 아가씨." 이시테는 마차 밖의 말 위에서 자신을 향해 웃어 보이는 이 파란머리 의 남자를 향해 조그마한 미소를 지어 주었다. 그리고는 온 신경을 모 아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그의 반응이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란테르트는 그런 디미온의 말에 고개를 돌려 한차례 이시테를 바라보 았다. 마침 이시테도 자신을 바라보고 있기에, 보일 듯 말 듯한 미소 를 한차례 지어 이 어린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 주었다. 이시테는 그런 그의 모습에 볼을 살짝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에는 이미 그는 전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시선 은 늘 짧았고, 그렇기에 언제나 아쉬운 감이 들었다. 이틀 동안 일행은 60휴하(1휴하=약 1 킬로미터)를 움직였고, 이날 밤 그들은 미소우 산맥 북쪽 기슭의 숲에서 노숙을 했다. 모닥불이 세 군데서 밝혀졌다. 디미온 일행과 핌트로스 등의 소피카 군은 각각 모닥불을 하나, 둘씩 을 차지한 채 자리잡고 앉았다. 란테르트는 디미온의 일행 근처에서, 그들이 제공하는 식사를 간단히 먹은 후,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 았고, 제레미아와 이시테는 마차 안에, 셀트와 디미온은 마차 아래에, 이렇게 언제나와 같은 구도로 각각 자리를 잠자리를 마련했다. 새로 온 마부는 꽤나 추위를 타는 듯 모닥불 근처에 누워 일찍부터 잠이 들 어 버렸다. 소피카 군 쪽은 역시 군인답게 열을 맞춰 잠자리를 만들었고, 불침번 까지 세웠다. 반면 핌트로스는 멍청한 짓 한다는 듯 잠시 바라보다가 편해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란테르트에게서 그다지 멀리 떨어지 지 않은 곳이었다. 그렇게, 불침번을 포함한 모두가 조용히 잠이 들었다. 아침.... 유난히 일찍 잠을 깬 핌트로스는 담요겸용의 망토를 젖히며 몸을 일 으켰고, 간만의 노숙으로 뻐근해진 몸을 우두둑거리며 폈다. 창을 든 채 나무등걸에 기대어 있는 불침번부터, 디미온일행까지 한차례 쭉 둘 러 본 그는, 그런데 한 지점에서 몸이 뻣뻣이 굳는 것을 느꼈다. 이른 아침의 숲은, 꽤나 신비롭다. 하얀 안개가 자욱히 깔려있고, 종 종 풀벌레 소리와 무언지 알 수 없는 새의 우지 짖는 소리가 들려온 다. 숲안을 헤메이는 산짐승에 의해 수풀이 부시시 흔들리기도 하고, 바람에 나무들이 우웅, 하는 소리를 내며 울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눈앞의 광경에 비한다면 말할꺼리도 못된다. 핌트로스의 시선은 란테르트에게로 가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란테르 트의 품에서 잠들어 있는 붉은 머리칼의 아가씨에게로 가 있었다. 란 테르트와 한 망토를 덮고 있는 그 아가씨는 조용히 잠들어 있었는데, 핌트로스가 있는 곳에서 비록 뒷모습밖에는 볼 수 없었으나, 충분히 고혹적이었다. 붉은 머리칼은 엷은 곡선을 그리며 자연스레 흐트러져 있었고, 망토 위로 살짝 드러난 목덜미는 건강한 붉은빛을 띄었다. 비록 몸의 태반 이 망토 안에 숨겨져 있었으나, 그렇게나마 드러난 굴곡만으로도 가히 본 모습이 상상이 갔다. 핌트로스는 흡사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듯 몇 차례 심호흡을 했다. "저.... 아가씨는.... 누구지?" 핌트로스는 허공에 물었으나, 허공은 답하지 않았다. 때마침 들려온 필리리 거리는 알 수 없는 새의 소리는 결코 그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니다. ------------------------------------------------------------------ 흠... 모두들 키나를 싫어하시는듯 하군요.^^ 핌트로스도 그렇고.... 이시테도.... 루실리스도.... 쥬에티도.... 제레미아도.... (헉... 난 배드캐러 제조공장????....--;;) 전 개인적으로 키나같은 여자 굉장히 좋아합니다. 아르페오네도 마찬가지....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물불 안가리는 성격.... 사실 어떻게 보면 란테르트와 상당히 닮아있죠^^ 란테르트도 만약 에라브레나 사피엘라가, 저놈 죽여요~~~ 하면 생각도 않해보고 죽였을 겁니다.^^ 그리고.... 절대 결코 남자에 굶주린 키나가 루실리스를 유혹했다 따위는 아닙니다.(그 반대죠.^^) 아.... 그러고 보니 제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캐러는 말한적이 없는듯 하군요^^ 그래서 해보는, 아그라의 좋아하는 캐러 싫어하는 캐러~~~~ ^^ (전 제 글도 캐릭터도 좋아합니다.^^ 이건, 잘썼다, 아니면 잘 만들어졌다 따위의 자신감과는 전혀 상관없이, 말 그대로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캐러 남자 1위:암 레카르도 . 역시 첫째 소설 주인공이니 만큼, 지나칠 정도의 애착이..^^ 2위:이카르트 . 정말.... 좋습니다요.^^ 말이 필요 없습죠.^^ 3위:란테르트 루렌드 . 제 성격을 모티브로 했지만... 저 자신은 싫어도 얘는...^^ 4위:에이디쉬 닌솔 . 얘도 첫째 소설에 등장. 활달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 그외, 루실리스, 아이실트도 좋아하고.... 핌트로스도 상당히.... 변태 동인지의 여자후리기의 대가 루실리크도... 꽤.... --;; 첫째 소설에서는 베셀 허트와 네브 레이니어, 네트 포킹, 세니언 키노소 정도.... 둘째 소설에서는.... 그 유명한 수신사 베르몬디아!! 그리고, 하르의 기사 라파테리안 H. 레카르도.... 여자 1위:오티 하드퍼드 . 첫째소설의 히로인~~~ 17살의 붉은머리 소녀. 극초요리솜씨!! 나의 궁극 여성상!!! 아~~~ 오티양~~ 지금은 아줌마가 되었지만.... 너는 나의 영원한 히로인이란다~~~~ ^^ 2위:에라브레 수이브렛 . 오, 광기어린 그대의 담갈색 눈동자여~~~ ^^ 3위:아첼리나 세첼타 . 두번째 소설의 주인공.^^ 4위:아르페오네 . 주군을 위하여~~~ 아름다운 여자~~~ 내게도 이런 여자를!!! ^^; 5위:모라이티나 . 어찌 예쁘지 아니한가~~~!!! ^^ 不亦美呼!! 그외, 키나나 로렌시아 같은 타입도 상당히.... 이시테도 예쁘고.... 사피엘라도 좋았고, 트레시아양도 꽤 마음에 듬....(이러면 전부 다로군... ^^) 첫째 소설에서는 역시 에밀리 사마하고.... 콘디짱도 좋았고.... 둘째 소설은 피니언양과 라아나 정도?.... 변태 동인지에서는 활달한 아가씨 엘디마이나하고.... 귀여운 테미실라.... 시오네스양도 좋고.... (엘디마이나, 테미실라, 시오네스.... 엘디마이아, 테미시아, 시온....^^) 음냐냐.... 그러고 보니 거의 다군.... --;; 싫어하는 캐러 없습니다.^^ 모두들 귀여운 자식들.... ^^ 싫어할 수 없는 아이들아~~~~~ ^^ 퍼버버버버벅! 팔!불!출!!!!....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754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35 올린이:광황 (신충 ) 98/12/09 17:38 읽음:2271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이윽고 란테르트가 눈을 떴다. 눈을 뜨자마자 그는 자신의 품안에서 자고 있는 한 아가씨를 발견했 고, 그는 잠시 그 아가씨를 바라보았다.... 핌트로스는 그의 반응이 궁금했다. 그리고는.... 란테르트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핌트로스는 눈앞의 광경이 믿겨지지 않았다. 손을 들어 눈을 비벼 보 기도, 머리를 살짝 흔들어 보기도 했으나, 란테르트의 눈에 묻어있는 촉촉한 그 무엇은 사라지지 않았다. 잠시 후.... 란테르트는 눈가에 고인 눈물을 손가락으로 닦아내며, 가만히 손을 옮겨 눈앞의 아가씨의 머리를 한차례 쓸어 정리해 주었 다. 동시에 그 아가씨는 우웅, 하는 신음을 내뱉으며 두 팔을 곧추 몸 아래로 내린 채 몸을 살짝 떨며 기지개를 폈다. "트레시아...." 란테르트가 입을 열었고, 그 이름으로 불리운 붉은 머리칼의 아가씨 는 란테르트에게 바짝 안겼다. "란테르트님...." 핌트로스는 이 광경에 입을 쫙 벌렸다. 종이가 있다면, 그리고 자신 의 그림솜씨가 화가의 그것 정도 된다면, 이 모습을 담고 싶었다. 트레시아.... 란테르트는 벌써 5년 가까이나 만나지 못한 이 아가씨의 이러한 돌연 한 등장에 울컥 반가운 마음이 일었다. 그리고 동시에.... 옛 기억이 떠오르며 마음 한쪽이 아리었다. 옛 추억은 언제나 란테르트에게 훈훈 함과 슬픔을 동시에 가져다준다.... 란테르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았고, 트레시아는 그의 품에서 벗 어났다. "오래간 만이야...." 란테르트는 이렇게 입을 열었고, 트레시아는 쓸쓸한 미소를 지어 보 였다. "몰래 나온 것이에요.... 바쁘기도 했고...." 란테르트는 그런 트레시아에게 힘없는 미소를 지어 주었다. "건강해 보이는걸.... 이카르트는 어때?" 그의 물음에 트레시아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 아무것도 하지 않으세요...." 란테르트는 음, 하는 나직한 신음을 한차례 내뱉었다. 온간 씁쓸한 감정이 배어있는 그런 신음 소리였다. 한편, 핌트로스는 흡사 다른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 듯 싶었다. 평소 의 란테르트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어떤 모르는 여자와 이야기하 는 그는 평소의 그와는 완전히 달랐다. 눈동자에서는 더 이상 광기도 살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슬프고 고요한.... 흡사, 이른 새벽 벌판 위를 홀로 달리고 있는 외로운 바람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란테르트는 자리를 털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트레시아도 따라 몸 을 일으켰다. 타이트한 상의와 무릎께까지 오는 퍼지는 주름치마를 입 고 있었다. 색깔은 언제나와 같은 붉은 색 계통이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 알고 있겠지?" 란테르트는 내뱉듯 이렇게 중얼거렸고, 트레시아는 고개를 한차례 끄 덕였다. "난.... 나크젤리온을 죽일 꺼야." 란테르트는 다시 한차례 강조하듯 이렇게 말했고, 트레시아는 말없 이 고개를 끄덕였다. 핌트로스는 란테르트의 말에 놀라, 앗 하는 나직한 신음을 내뱉었다. 일전 술을 먹으면서 들었던 이야기는 모두 잊었다. 그렇기에, 란테르 트가 마왕을 무찌르겠다는 소리는 적어도 그의 기억 속에서는 처음이 었고, 그에 이렇게 놀란 표정을 지은 것이다. 하지만, 란테르트도 트레시아도 그의 반응에는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 다. "저희 땅.... 지금 아주 엉망이에요.... 중간 계달자이시며, 모두에 게 인망이 좋았던 그분이, 아무런 일도 하지 않게 되자...." 란테르트는 음, 하는 신음을 내뱉었고, 트레시아는 돌연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죄송해요.... 이런 말을 해서.... 누구보다 가장 힘드실 텐데...." 란테르트는 트레시아의 말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의 입가에는 쓰 디쓴 미소가 배어 있었다. 이렇게 이 둘이 방약무인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일행 모두가 하 나 둘 씩 잠에서 깨어났다. 이 둘은 자리를 옮겼다. 란테르트는 나무 등걸에 기대어 있었고, 트 레시아는 그의 바로 곁에서 자신의 두 무릎을 끌어안은 채로 란테르트 에게 기대어 있었다. 그 둘의 시선은 일행들이 있는 방향이 아닌 먼 숲속을 앞으로 하고 있었다. 그네들의 대화는 이제 소소하고 사소한 것으로 옮겨갔다. 무얼 했느 니, 어떻게 지냈느니 따위였다. 핌트로스는 그 둘의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있었다. 미소 짓는 시간이 그렇지 않은 시간의 절반 가까이나 이르는 란테르트의 모 습은 핌트로스를 어질어질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이윽고, 아니 드디어 이시테가 일어났다. 다른 사람들 모두 일어나자 마자, 흡사 못볼꺼라도 본 듯 나무 등걸에 몸을 기대고 있는 한 쌍의 남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이 이러하니 이시테야.... 이시테는 몽롱한 정신으로 눈을 부비며 마차에서 내려섰다. 평소와는 달리 아빠인 디미온이 자신을 내려주지 않자 이상하게 생각되었고, 그 때문에 그녀는 잠이 조금 깨는 듯 하였다. 새벽의 숲공기만큼 청량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이시테는 한차례 예쁘게 기지개를 폈다. 무성영 화의 아름다움을 한껏 보여주는 광경이다. 그리고 이시테는 주위를 돌아다보았다. 비록 말을 하지 못하지만, 눈 까지 멀어버린 것은 아니었고, 이시테는 란테르트가 한 여자와 다정히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였다. 이시테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잠시 서 있다가 천천히 란테르트의 뒤 로 접근했다. 그리고는 그의 곁에 다정히 그의 어깨를 기대고 있는 붉 은 머리칼의 매혹적인 아가씨를 발견하였다. 이시테의 접근에 그 둘은 동시에 고개를 돌아보았다. "아, 에디엘레양 이시군요." 란테르트의 목소리는 전날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밝아져 있었고, 이 시테는 순간 반가운 마음과 무언지 모를 기분 나쁜 감정이 동시에 일 었다.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앞으로 다가가 그의 손을 잡아당겨 글자를 썼다. [이.... 사람 누구 에요?] 이시테는 본능적인, 물론 마족에 대한 것이 아닌 좋아하는 사람과 친 한 사람에 대한, 경계심 어린 눈동자로 트레시아를 바라보았다. "제가 일전에 이야기했던 두 친구중 한명입니다." 란테르트는 살짝 미소지으며 이렇게 답했고,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말 에 마족 친구라는 말을 떠올리고는 입을 동그랗게 모았다. 트레시아는 그 모습에 살짝 미소지으며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고, 이시테는 얼떨결에 트레시아의 손을 잡았다. "이시테라고 했던가? 만나서 반가워." 이시테는 트레시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답했다. 이시테의 엄마인 제레미아가 잠에서 깨어난 것도 그때쯤이었다. 그녀 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마차 밖으로 나왔고, 이내 이상한 분위기를 느 꼈다. 모두의 시선이 한쪽으로 향해 있음을 보았고, 그녀 역시 그네들 의 시선을 쫓았다. 그리고는.... 란테르트와 함께 있는 한 여자를 발 견했다. "디미온.... 저 여자 누구지요?" 제레미아의 물음에 디미온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제레미아는 란테르트가 저렇게 다른 사람과 함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신기하기 그지없었고, 그 후로 오랫동안 그 둘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 하였다.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한 일행은 다시 북쪽으로의 발걸음을 재촉했 다. 파티는 저녁때 하기로 했고, 이시테는 조금 들뜬 얼굴로 마차 안 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종종 마상에서 란테르트의 몸을 꼭 껴안고 있는 트레시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올 때면 이시테는 의식적으로 고개 를 휙 돌리곤 했다. 마차의 속도는 겨우 말이 뚜벅뚜벅 걷는 정도밖에는 되지 않았고, 그 때문에 기마병 등의 말을 타고 있는 사람들은 마차의 뒤를 쫓으며 약 간 여유 있는 모습들을 하고 있었다. 핌트로스는 여전 란테르트의 곁에 나란히 가고 있었다. 트레시아와 통성명을 한 몇사람중 하나로, 트레시아는 겨우 이 핌트로스와 이시 테, 그리고 디미온 정도와만 아는 척을 했다. 디미온의 부인인 제레미 아에게도 인사를 건네지 않았었다. "누나는 정말 아름다워요." 핌트로스는 아침나절에 벌써 네 번이나 이 말을 했다. 사실, 그녀를 보고 있음에 절로 그런 말이 튀어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마족, 원한다면 완벽하게도 생길 수 있는 그런 종족이니, 아름답지 않 은 쪽이 더 이상한 편이다. 트레시아는 그런 그의 칭찬에 담담히 미소지을 뿐이었다. 이전 같았 더라면, 오호호호, 하는 웃음을 웃어젖히며 핌트로스의 머리를 한차례 쓰다듬어 주었겠으나, 그녀는 근 5년간 성격이 많이 차분해졌다. 란테르트의 표정은 어느 사이엔가 담담하고 냉막한 그것으로 돌아와 있었다. 다만 종종 말을 걸어오는 트레시아에게 답할 때만 엷은 미소 를 지어 보일 뿐이었다. "그건 그렇고.... 둘의 사이는 어떻게 되는거에요?" 핌트로스의 이 물음에 트레시아는 주저 않고, "애인...." 이라고 답하려다 말을 바꾸었다. "동료야." 그녀의 말을 란테르트가 정정해 주었다. "친구지...." 트레시아는 장난으로라도, 애인이라고 말할 수 없는데서 오는 씁쓸한 느낌과 친구라고 이야기해준 란테르트의 말에서 느낀 달콤한 기분이 동시에 밀려왔고, 묘한 미소와 함께 란테르트의 등에 머리를 기댔다. "차가워 졌어요...." 트레시아는 란테르트의 등에 기대어 조그맣게 이렇게 중얼거렸고, 란 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탄식하듯 내뱉었다.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까...." 이 둘의 이러한 모습에 핌트로스는 살짝 웃으며 수도에 남겨두고 온 애인 쥬에티를 떠올렸다. 그리고는 말괄량이 천방지축의 귀여운 아이 와 이 성숙하고 아름다운 여인과 비교해 보았다. "티에가 조금 떨어지는걸.... 하지만.... 뭐.... 티에는 티에니 까...." 핌트로스는 내뱉듯 중얼거렸다. 점심 무렵, 잠시 걸음을 멈춰선 일행은 끼니를 때우고, 말에게 풀을 먹였다. 이시테는 출발할 무렵, 마차에 타기 전 제레미아의 손에 무어라 글자 를 적었고, 제레미아는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 러자, 이시테는 아빠에게 매달렸고, 디미온은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가 고개를 돌려 란테르트를 한 번 바라보고는 제레미아를 향해 입을 열었 다. "이시테의 생일이니 들어주기로 합시다...." 제레미아는 그제서야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으나, 얼굴에는 못마땅 한 표정이 가득했다. 디미온이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 있는 란테르트를 향해 말했다. "란테르트씨, 이시테를 말에 태워 주시겠습니까?"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조금 곤란한 표정을 지었으나, 이시테의 간절 한 표정에 차마 거절하지 못하였다. 그렇게 다시 출발한 일행은, 란테르트, 이시테, 트레시아가 한 마리 의 말에 올라타게 되었다. 란테르트의 앞에 자리를 잡은 이시테는 꽤나 즐거워하고 있었다. 몸 이 기우뚱거리기라도 하면 호들갑스럽게 말의 목을 꼭 껴안고는 고개 를 돌려 란테르트를 향해 환히 미소지었다. 평소 그다지 말을 탈 기회 가 없던 그녀로써는 이러한 유희가 재미있지 않을 리 없었다. 트레시아도, 란테르트도 그런 그녀의 모습에 담담히 미소지었다. 란 테르트의 것이 약간은 절제된 미소였다면, 트레시아의 것은 어머니의 그것과도 같은 온화하고 따듯한 미소였다. 에라브레를 잃은 후 그녀가 새로 얻은 표정이다. 이시테는 종종 고개를 돌려 트레시아를 바라보았다. 트레시아를 바라 보는 그녀의 표정은 그다지 즐거워 보이지는 않았다. 왠지 트레시아가 싫게 느껴졌다. 이러한 감정이 무엇인지, 이시테는 확실히 알 수 없었다. 다만, 좋아 하는 인형을 다른 사람이 가지고 놀고 있을 때 느끼는 그러한 감정과 상통하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뿐이었다. 이시테는 고삐를 잡고 있는 란테르트의 두 손중 하나를 끌어당겼다. [트레시아는 마족이지요?] 확실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기에, 이시테는 이렇게 물었고, 란테르트 는 고개를 한차례 끄덕여 주었다. [악마와 친하게 지내면 좋지 않다고 책에 써 있었어요. 나중에는 결 국 악마가 되기도 하고.... 이용만 당하다 혼을 빼앗기기도 한데 요....] 이시테는 이렇게 글자들을 쓴 후, 고개를 돌려 란테르트를 바라보았 다. 란테르트의 얼굴은 약간 기분 나쁜 기색을 띄고 있었고, 이시테는 순간 흠칫 했다. 그의 무덤덤한 표정이 이 정도로 불쾌한 표정을 띄고 있다면, 결코 기분이 좋다는 뜻은 아니었다. [미안해요....] 이렇게 적고는 바로 란테르트를 돌아다보았다. 란테르트의 표정은 여 전 즐거워 보이지 않았고, 두 눈은 멀리 앞으로 향해 있었다. 하지만, 이내 잠에서 깨어나기라도 하는 듯 표정을 바꾸어 입을 열었다. "책의 내용을 그대로 믿지는 마십시오.... 왜곡되고 삐뚤어지기 마련 이니까요. 그리고.... 트레시아와 함께 다녀 좋지 않았던 적은 없습니 다. 혼은 한 번 빼앗길 뻔했지만...." 란테르트는 마지막 말을 하며 살짝 미소지었고, 트레시아는 뒤에서 그 말을 듣고는 그와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 달콤하기만 한 기억 들이었다. 또다시 란테르트의 등에 살며시 발그레한 볼을 가져갔다. 이시테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적었다. [아.... 그런데.... 혼을 빼앗길 뻔 하다니요?]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묘하게 미소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건...." 동시에 트레시아는 란테르트의 뒤에서 얼굴을 빨갛게 붉히며, "말하지 마세요.... 창피해요...." 라고 그를 말렸고, 란테르트는 그녀의 당황하는 모습에 더더욱 진한 미소를 지었다. "창피하기는...." 이시테는 즐겁게 웃는 그 둘의 모습에 또 다시 기분이 나빠졌다.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면 하지 말아요....] 이시테는 마음속으로는, 말해 줘요.... 라고 이야기하며 겉으로는 그 반대의 말을 썼고, 시선은 고의로 란테르트를 피한 채 앞으로 향해 있 었다. 보통 이렇게 하면 상대는 사과와 함께 입을 연다. 하지만, 란테르트는 이야기하지 않았고, 이시테는 거의 눈물이 고일 정도로 기분이 상했다. 애꿎은 말의 갈기만을 단단히 움켜쥔 채 이시 테는 입을 뾰로퉁히 앞으로 내밀었다. ----------------------------------------------------------------- ^^협박에 밀려 한편 더입니다.^^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81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36 올린이:광황 (신충 ) 98/12/10 07:34 읽음:2456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잠시 후, 마음을 추스른 이시테가 다시 글자를 적었다. 돌연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란테르트 오빠는 생일이 언제 에요?]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잠시 물끄러미 이시테를 바라보았다. 흡사 기억나지 않는 무언가를 억지로 생각해 내는 듯한 모습이었다. 몇 차 례나 눈을 깜박이던 란테르트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13월 6일...." 란테르트의 대답에 이시테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를 바라보았다. 꽤 놀란 모양이었다. 13월 6일.... 언뜻 들으면 별스러울 것 없는 날이었다. 그저 윤년에 일년중 마지막의 날 일 뿐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에 있었다. 윤년.... 이 대륙의 역법은 30일씩 12달과 5일 혹은 6일로 된 13월을 따로 둔 다. 3년에 한 번 윤년일 때 13월이 6일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3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날이 바로 13월 6일이다. 곁에서 이 말을 들은 핌트로스는 이시테가 물은 내용을 알 수 없었기 에 왜 갑자기 13월 6일을 이야기 하나 어리둥절해 했다. 반면 이시테 는 놀랍다는 표정으로 란테르트의 손등에 글자를 적었다. [그럼.... 생일이 3년에 한 번씩 있는 거예요? 작년.... 올해와 내년 에는 생일 이 없네요....] 이시테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시테는 잠시 란테르 트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란테르트 오빠는.... 생일이 즐거운가요?] 이시테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가 오히려 물었다. "에디엘레양은 어떠신 가요?" 그의 물음에 이시테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으며 답했다. [모르겠어요.... 어렸을 때는 좋았던 것 같았는데.... 지금은....] 그녀의 대답에 란테르트 역시 천천히 답했다. "9번의 생일중 4번을 혼자 지냈습니다...." 란테르트의 대답은 의외로 담담하고 차분했으나, 그 이야기를 들인 이시테는 돌연 기분이 가라앉음을 느꼈다. 그리고 뒤에 앉아 잠자코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트레시아는 란테르트의 이 대답에 자신도 모르 게 그의 허리를 안고 있는 두 팔에 힘을 주었다. 란테르트의 담담한 대답에 마음이 움직인 것이다. [30세 생일날.... 저희 집에 놀러 오세요. 제가 함께 놀아드릴께요.] 이시테는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를 몰라 잠시 머뭇거리다 이렇게 적었 고,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살짝 미소를 지어 주었다. "영광입니다. 에디엘레양." 이시테는 환히 미소지었다. 핌트로스는 두 크고 작은아가씨들에게 둘러싸여 가고 있는 란테르트 의 모습에 부럽다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티에도 데리고 올걸 그랬나?.... 어차피 위험한 일도 아니었는 데...." 숲속에서 조촐한 파티가 열렸다. 말 그대로 조촐했다. 10명정도의 무뚝뚝한 병사들과 란테르트, 트레 시아 등의 있으나 없으나 분위기에는 별 상관을 못 미치는 인물들 외 에 겨우 디미온 내외와 이시테, 핌트로스 등이 있었을 뿐이니 말이다. 그래도, 그 무뚝뚝한 병사들과 란테르트 등은 이시테의 생일임을 의 식해서 인지 꽤 신경을 써 주었다. 10명이 넘는 사람에게 축하의 인사를 받은 이시테는 파티의 분위기에 휩쓸려 밝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시테는 문득 지난해의 생일이 떠 올랐다. 당연하지만, 그날도 오늘과 같은 9월 3일 이었다. 에디엘레 백작 가의 성 중앙 홀에서 열린 눈부실 정도의 연회였다. 주인공이 이시테 자신은 화려한 하얀 드레스를 걸친 채 주옥으로 장식 된 의자에 앉아 있었다. 사람들, 정말 많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한 차례씩 이시테에게 공손히 인사했고, 혹은 반갑게 인사했다. 이시테는 잘 알지도 못하는 모두의 인사를 밝게 웃으며 받아주었다. 선물은 산 과 같이 쌓였고, 연회장의 음식은 그 안에 모인 수십 명의 사람들이 채 다 먹지 못할 정도였다. 그리고는 끝이였다. 이시테는 홀로 한쪽에, 물론 주인공의 자리였지만 그곳은 분명 구석 의 자리였다, 앉아있었다. 아버지인 디미온도, 어머니인 제레미아도 사람들을 접대하기에 바빴었다. 물론, 이시테의 근처에는 몇몇 귀부인 들이 모여 있었다. 처음에는 몇 마디 이시테에게 말을 걸기도 했으나, 눈만 멀뚱히 뜬 채 미소만 짓는 아이는 인형 이상의 의미를 주지 못한 다. 바라보며 예쁘다, 귀엽다라는 말만을 연발할 뿐이었다. 이시테는 울고 싶을 정도로 외로웠었으나,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것 이 사교인 것이다. 그 전해에도, 그 전전해 에도 이시테는 같은 경험 을 했었고, 그렇게 이시테는 생일에 대한 불쾌한 기억만을 가지고 있 었다. 그러나 지금.... 음식은 형편없을 지경이다. 비록 제레미아가 요리를 아주 못하는 편 은 아니었으나, 결코 집안에 있는 요리사에게 미칠 바는 아니었다. 게 다가 모닥불만으로 할 수 있는 요리는 많지 않다. 모두들 굽고 지지고 찐 음식 뿐으로, 오븐에서 만들어낸 기름기 빠진 향긋한 음식도, 차가 운 얼음 속에서 곧바로 꺼내낸 샤벳이나 아이스크림 종류도 없었다. 일반 거리에서는 구하지 못하는 음식 재료가 한둘이 아니었고, 향신료 도 거의 구하지 못하였다. 빵도, 케이크도, 쿠키도 없었다. 게다가 이 분위기라는 것은, 일전의 연회장과는 비교할 바도 못되었 다. 서민들은 값이 비싸 잘 구하지도 못하는 초가 수백 개나 빛을 발 하고 있는 수천 개의 보석으로 치장된 샹들리에도 없고, 천장을 가로 지르는 색색의 비단 휘장도 없다. 온갖 악기로 아름다운 곡들을 연주 해 주는 일류 악사도, 갖가지 신기한 묘기를 보여주는 광대도 없다. 이 공터의 모닥불은 평소의 두배나 환하게 타올랐으나 여전 어두웠 고, 비단 휘장 대신 주위에 쳐져있는 숲과 풀들의 푸르른 장막은 바람 도, 벌레들도 채 가려주지 못하였다. 그나마 간신히 이현금을 탈 줄 아는 병사가 한 명 있어서, 그의 썰렁하기 짝이 없는 노랫소리를 듣 는 것으로 악사들의 음악을 대신해야 했다. 선물도 거의 받지 못하였다. 창졸 지간에 찾아온 생일이기에, 게다가 워낙 정신없었던 수십일 이기에 두 부부는 이시테에게 줄 적당한 선물 을 구하지 못하였다. 마기아 성에서나 구입할 수 있었건만, 그때는 임 무를 실패한데서 오는 상실감에 제정신이 아니었다. 두 부부는 4, 5일 쯤 후에 들릴 아드라르 성에서 이시테의 마음에 맞는 물건을 구해주겠 다고 이시테에게 약속했다. 다른 사람들 역시 전날에나 이시테가 생일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선물 같은 것은 주지 못하였다. 그나마, 몇몇 손재주 있는 사람들이 전해준 목각 동물 인형과 란테르 트가 트레시아에게 부탁해 금화 20개를 녹여 만든 조막 만한 금구슬이 나마 있었기에 이시테의 앞에 선물이 쌓일(?) 수 있었다. 란테르트는 조금 더 근사한 것을 선물하고 싶었지만, 트레시아는 금구슬 외에는 자신에게 무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아르페오네가 있었으면 훨씬 낫을 텐데...." 라고 조그맣게 중얼거렸었다. 뭐, 어쨌건 20만 하르 짜리 선물이다. 가진게 돈밖에 없고, 돈을 짐짝으로 생각하는 란 테르트만이 할 수 있는 선물이었다. 이러한 조촐하고 한산한 분위기였으나, 이시테는 어느 때보다 밝았 다. 얼굴에 미소가 가실 때가 없었고, 흥에 겨워 병사들과 어울려 그 들의 손을 잡고 한시간이나 춤을 추었다. 몇몇 병사들은 이 귀엽고 가련한 벙어리 아가씨에게 기사로써의 어떤 마음을 느꼈고, 그에 열성을 다해 그녀를 즐겁게 해 주었다. 되지도 않는 광대짓을 해, 웃음거리가 되기도 하였는데, 사람들이 웃은 것은 그의 행동이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그가 그런 짓을 한다는 것 자체 때 문이었다. 핌트로스는 역시 그답게, 자신이 9살 때부터 시작한 수행의 무용담들 을 재밌게 엮어 이시테에게 들려주었고, 이시테는 그런 그의 이야기에 놀라고, 또 신기해하고 부러워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셀트는 언제나처럼 성실 근후하게 이시테에게 축하인사를 한 후, 연 회석 한자리를 조용히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그는 미리 선 물을 준비했다. 나무로 만든, 하지만, 그의 미적 센스를 반영해 주는 듯 단순 밋밋하게 생긴 빗을 이시테에게 선물해 주었다. 이시테는 그런 그의 선물에 기뻐하며 답례로 볼에 키스를 해 주었고, 이 성실근후한 기사 셀트는 얼굴을 붉혔다. 이렇게나 숫기 없는 모 습.... 30살이나 먹도록 총각인 이유가 적나라하게 밝혀지는 순간이었 다. 숲 속의 연회는 밤늦도록 이어졌고, 어느덧 하나, 둘 쓰러져 잠이 들 었다. 주인공인 이시테 역시도 연회 중간쯤 잠이 들었고, 몇몇 병사들 은 자신들이 챙겨온 술을 핌트로스 몰래 마시다가 골아 떨어져 버렸 다. 트레시아는 어느덧 조용해진 연회장을 바라보며 란테르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깨어있는 사람은, 핌트로스, 디미온부부, 그리고 란 테르트와 트레시아 이 다섯명 뿐이었다. 디미온은 자신의 무릎을 베고 쓰러져 있는 이시테의 머리를 쓸어주고 있었다. "모두들.... 이렇게 훌륭한 파티를 열어주어서 감사드립니다...." 디미온은 이렇게 입을 열어 깨어있는 모두에게 인사했다. 그의 목소 리는 약간 격양되어 떨리고 있었다. 그는 수염을 깎아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자신의 얼굴을 한차례 손으로 쓰다듬으며 감격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핌트로스는 그의 인사에 천만 에요, 라고 답하며 잠시 그의 눈치를 살폈다. 두 부부 모두 그다지 안색이 편해 보이지 못하였다. 핌트로스가 물었다. "뭐, 잘못된 것이라도...." 그의 물음에 디미온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요.... 다만...." 디미온은 잠시 망설이듯 말을 끊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시선은 이 시테에게로 향해 있었고, 제레미아 역시 디미온의 바로 곁에 앉아 이 시테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몇해전인가?.... 아마 이시테가 일곱 살이 되는 해였을 겁니다.... 이시테가 말을 하지 못하게 된 지 1년쯤 흘렀을 때지요.... 이시테는 생일 파티 내내 미소짓고 있다가.... 끝날 무렵 돌연 울음을 터트렸습 니다. 저와 제레미아는 막 손님들을 밖으로 배웅한 후였고, 안으로 돌 아와 의자에 몸을 기댄 채 서럽게 울고 있는 이시테를 발견했습니다. 몹시 당황했었지요...." 제레미아가 말을 이었다. "저희들의 잘못 이었지요.... 이 아이는.... 연회 내내 외로웠다 고.... 울며 제게 안겨왔어요." 둘은 이렇게 말한 후, 한참 동안이나 말을 끊었다. 란테르트 등의 세 사람은 두 부부의 말에 무어라 위로할 말을 찾지 못한 채 멀뚱히 잠든 이시테를 내려다보았다. 디미온이 다시 입을 열었다. "4년전의 일입니다.... 에디엘레 가는 적이 많습니다. 스스로를 칭찬 하기는 무엇하지만, 우리 에노사의 귀족중 실력으로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얼마 안되는 가문 중 하나이고, 현명하신 전하께서는 이점을 기 껍게 보시여 저희 가문을 상당히 총애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그 덕에 고위 귀족 거의 대부분은 저희 가문을 그다지 좋게 보지 않고 있 습니다." 디미온은 잠시 말을 끊으며 한숨을 내 쉬었다. "제가 나이가 많지 않은 탓이기도 했었을 것입니다. 겨우 34살의 나 이로 당시 군무하행료경 자리에 있었으니.... 그다지 좋게 보일 리가 없었겠지요." 군무하행료경은 지금 디미온의 직위인 군무행료경과 군무행료부경에 이은 군 관료 서열 3위의 자리였다. 군무행료경은 군무 전체의 것을 다루는 자리였고, 군무행료부경은 군 행정 및 군무행료경의 보조를 맡 는 자리였다. 동서열로 군 총사령관 자리가 있었는데, 이는 공석으로 두었다가 전쟁이 있을 시 군무행료경이 대행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 다음의 자리가 군무하행료경으로 보통 군사 작전을 세우는 자리이다. 핌트로스는 34살에 그러한 자리에 있었다는 그의 말에 호, 하는 감탄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디미온은 이야기를 이었다. "이시테가 여섯 살이었던 그 해.... 자객 여러 명이 저희 집에 잠입 해 들어 왔습니다. 물론, 저를 노린 것이지요. 당시 저는 이시테와 함 께 있었고, 저는 그 자객들을 상대하느라 이시테를 보호하는데 약간 소홀했었습니다. 기습이었고, 상대들의 실력이 만만치 않았기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 명이 이시테를 공격했고, 이시테는 복 부를 완전히 관통 당하는 상처를 입었었습니다. 출혈이 심했고.... 더 더욱 큰 것은 정신적 충격이었습니다.다행히 상처는 완치되었으 나...." 그는 말끝을 흐렸고, 란테르트가 그의 말을 받았다. "말을 잃었군요...." 디미온은 침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제레미아는 끝내 눈물을 떨구었다. 란테르트도 핌트로스도 이시테의 실어증에 이러한 사연이 있음을 알게 되자, 이시테가 가엽다는 마음이 울컥 들었다. 란테르트는 자신의 어깨에 기댄 채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트레시아 에게 물었다. "혹시.... 실어증을 고칠 수 있는 방법 같은 것 알아?" 트레시아는 그의 어깨에 기댄 채 고개를 가로 저었다. 대답하는 그녀 의 얼굴은 무엇 때문인지 서글퍼져 있었고, 란테르트는 괴이쩍게 생각 되어 다시 물었다. "무슨 일 있어?" 란테르트의 이 물음에 트레시아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며 그의 어깨 에서 고개를 떼었다. "이제.... 돌아가 보아야 해요." 그녀의 말에 디미온과 제레미아, 그리고 핌트로스까지 이해할 수 없 다는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이 밤중에 돌아간다니.... 디미온은 생각에 미치는 것이 있어 주위를 돌아다보았다. 혹시 그녀 를 데리러 온 어떤 무리라도 있는가 살펴보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그러한 생각은 완전한 착각이었다. 란테르트는 돌아가야 한다는 트레시아의 말에 서운한 기색을 띄었다. "그래?...." 트레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란테르트는 바보처럼 이렇게 중얼거렸다. 이어 트레시아가 몸을 일으켰고, 란테르트도 따라 몸을 일으켰다. 그 리고, 다른 일행들도 엉겁결에 몸을 일으켰다. 물론, 디미온은 이시테 를 안은채였다. "이제.... 언제 다시 찾아올지 알 수 없어요...." 트레시아가 말했고, 란테르트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트레시아는 억지로인 듯한 미소를 살짝 지었다. "고마워요.... 친구라고 말해 줘서.... 예전에는 그저 동료라고만 했 었는데...." 란테르트는 살짝 미소지었다. "이카르트와 트레시아, 모라이티나.... 내게 얼마 안돼는 친구 야...." 트레시아는 그의 말에 힘없이 미소지었다. "그렇군요.... 친구라...." 동시에, 트레시아는 란테르트에게 안겨들어 자신의 붉은 입술을 그의 입술에 가져갔고, 란테르트가 채 놀라기도 전에, 그렇게 공간 저편으 로 사라져 갔다. 쓸쓸해 보이는 그녀의 미소가 잔상으로 남은 듯, 공 간에는 잠시동안 잔잔한 파문이 일었다. 란테르트는 트레시아의 입술의 체온이 느껴지는 자신의 입술에 손을 가져갔다. 돌연 예전에, 그녀가 자신의 얼굴에 루즈 자국을 묻혀 놓은 채 협박했던 일을 떠올렸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때는.... 트레시아도.... 모라이티나도.... 에라브레도.... 함 께....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한편, 트레시아가 그렇게 사라지는 모습을 직접 눈을 본 디미온과 제 레미아, 그리고 핌트로스는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그러한 식으 로 사라질 수 있는 것은 마족과 정령뿐이다. 인간의 워프마법은 저렇 게 까지 깨끗하게 사라지지 못한다. 핌트로스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형.... 저.... 누나는...." 그의 띄엄띄엄 묻는 소리에 란테르트가 천천히, 그리고 나직이 입을 열었다. "아르트레스...." 이 셋중 아르트레스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제레미아는 이 마에 손을 대며 기절해 버렸고, 디미온은 이시테를 안은 채 제레미아 를 부축하며, 그 스스로도 놀라는, 이 세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핌트로스는 의외로 방금전 보다는 침착해 져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어쩐지.... 아침에 전혀 기척을 느끼지 못했었어...." 엘프와 함께 지내는 어떤 인간을 아는 그로써는 마족과 함께 지내는 인간도 별달리 보이지 않았다. 아니, 차라리 엘프와 지내는 쪽이 더 신기했다. 마족은 종종 모습을 보이지만, 엘프는 대륙 전체에서 보았 다는 사람이 100명이 채 안되니 말이다. 란테르트는 천천히 몸을 돌려 조금 떨어진 곳의 나무 밑동에 몸을 기 대어 앉았다. 흡사, 꿈을 꾼 것 같은 하루가 끝나려 했다. 란테르트는 눈을 감아 꿈에서 깨지 않으려 발버둥 쳤으나, 조용히 잠이 들었 고.... 꿈은 깨어져버리고 말았다. ---------------------------------------------------------------- 으아아악... 또 늦잠이다.... 요새 몸이 엉망이네~~...--;;; ^^ 한번이라도.... 홀로 생일을 보낸적이 있는 모든 분들께, 이 2부의 7장을 바칩니다.^^ 생일 혼자 보내면... 정말 비참하죠.^^ (뭐, 이제는 생일이고 자시고 신경도 않쓰지만.... 내 생일이 언제더라.... 봄이었던것 같은데.... ^^) 체력저하된 수룡 아그라가~~~~--;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899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37 올린이:광황 (신충 ) 98/12/11 05:11 읽음:2093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8. 룬.... 희고 뽀얀 밤의 빛. 다음날 아침, 이시테는 트레시아가 말없이 사라져 버린 것에 약간 서 운함을 느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시 혼자가 된 란테르트의 모습 에 왠지 모를 흐뭇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마음이 드는 자 신이 미워지기도 했다. 이시테는 아침부터 조용히 눈을 감은 채 앉아있는 란테르트에게 다가 가 말을 걸었다. [트레시아는.... 가버렸군요....] 란테르트는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이시테는 잠시 란테르트의 손바닥을 톡톡 두드리다가 다시 글자를 새 겼다. 비록 란테르트는 눈을 감고 있었으나, 손바닥에 느껴지는 감각 만으로도 무슨 글자인지 알 수 있었다. [이시테는.... 나빠요....] 이시테의 말에 란테르트는 눈을 뜨며 그녀를 보았고, 이시테는 천천 히 글자를 세겨나갔다. [트레시아가.... 싫었어요.... 트레시아가 란테르트 오빠와 함께 있 는 모습이 보기 싫었어요. 이런 건.... 나쁜 거지요?] 란테르트는 물끄러미 이시테의 모습을 보았다. 이시테는 왠지 쓸쓸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글쎄요.... 처음 보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그다지 이상한 것 은 아닙니다." 란테르트의 말에 이시테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요.... 그것과는 분명 다른 것 같았어요....]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적당히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하였고, 이시테 역시 무슨 대답을 바라는 것은 아닌지, 천천히 몸을 돌려 제레미아에 게로 돌아갔다. 점심 무렵까지는 한가하기 짝이 없는 여행이었다. 아직 등에 트레시아의 체온이 남아있는 듯 종종 뒤돌아보았으나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앞과도 같은 숲의 연속이었다. 아침 내내 란테르트의 머릿속은 옛 일로 가득 차 버렸다. 이제는 쓴웃음만이 배어 나오는 사 피엘라에 대한 기억에서,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쓰라린 에라브레에 대 한 기억까지.... 이카르트, 트레시아, 모라이티나 모두가 머릿속 어딘 가에 숨어 있다가 툭툭 튀어나와 한차례 마음을 뒤흔들고 사라졌다. "휴우...." 란테르트는 한숨을 한차례 내 쉬었고, 그의 모습에 핌트로스가 고개 를 돌려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나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 다. "형, 그런데.... 마왕을 죽이다니...." 핌트로스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고, 핌트로스 는 무섭게 변한 란테르트의 눈에 잠시 흠칫 했다. 하지만, 용기를 내 어 끝까지 물었다. "왜지?" 핌트로스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잠시 핌트로스를 바라보다가 시선을 앞으로 향했다. "왜냐고요?...." 그 후로 잠시동안 란테르트는 입을 다문 채 말 등에 앉아 말이 움직 이는 대로 몸을 맡겼다. 핌트로스는 그의 대답을 기다리느라 입이 다 마르는 것 같았다. 이윽고 란테르트가 입을 열었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을.... 그가 죽였기 때문입니다." 그의 대답에, 핌트로스는 황당하게 놀라 말에서 미끄러져 떨어질 뻔 하였다. "뭐? 그럼, 사랑하던 사람의 복수를 위해 마왕을 죽이겠다는 거야?" 란테르트는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다. "참 나.... 그런 우스운...." 핌트로스는 허탈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차라리, 세계 평화를 위해서라거나, 나의 강함을 증명하기 위해서 따위였다면 더 그럴 듯 해 보였을 것 같았다. 복수라니.... 핌트로스의 말에 란테르트가 천천히 입을 열어 대꾸했다. "우스운가요?.... 하지만, 저에게는 그보다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그의 말에 핌트로스가 정색을 하며 답했다. "미안, 결코 형을 무시하려는 말은 아니었어. 다만 조금 당황스러워 서...." 그때였다. 막 핌트로스가 말을 마칠 무렵.... 돌연 숲 왼편이 크게 어지러워지며, 멀리서 수백 여명의 병사들이 때 를 지어 모습을 드러냈다. 동시에 전면도 후면도, 오른쪽도 모두들 기 다란 창을 든 병사들로 가득 채워졌다. 한마디로 일행을 사면으로 포 위한 것이다. 그들의 눈빛은 결코 호의의 그것이 아니었고, 일행은 말을 멈추며 크 게 당황했다. 가장 당황한 것은 란테르트였다. 워낙 깊은 숲속이었고, 매복이 몹시 뛰어났기에, 핌트로스와 디미온이 그들의 기색을 눈치 채지 못한 것은 그다지 이상할 것이 없는 일이었다. 시간적으로도 조금은 소란스러운 대낮이었고, 포위가 워낙 넓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은.... 란테르트는 어째서 자신이 그네들의 기색을 눈치채지 못했는지를 이 해할 수 없었다. 상대들은 거의 반경 50휴리하(1휴리하=약 1미터)정도의 포위망을 형 성한 채 창을 앞으로 세우며 일행에게로 포위망을 좁혀왔다. 개중 몇 몇 사람은 훌륭한 갑옷을 입은 채 말을 타고 검을 뽑아 든 모습이 대 장 급의 검사인 듯 보였다. 란테르트는 자신이 그들의 기색을 눈치채지 못한 것을 이상하게 여겼 으나, 그다지 걱정하지는 않았다. 겨우 500명 정도의 창병인데다가, 마법사도 없어 보였다. 비록 숲속이라고 하지만 모두를 죽이는데 그다 지 큰 힘을 들일 필요도 없을 듯 싶었다. 핌트로스는 곧바로 검을 뽑아들며 자신의 병사들을 독려했다. "소피카의 용감한 기마대여, 검을 뽑아들고 외쳐라. 국왕을 위하 여!!" 동시에, 챙챙 거리는 소리를 내며 10명의 기마병이 일제히 검을 뽑아 들며 루실리스 전하를 외쳤다. 핌트로스는 말로는 이렇게 하며, 속으로는 제길, 하고 외쳤다. 비록 일행 중에 란테르트가 있어 질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이 열 명중 한 두명 정도는 목숨을 잃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직도 란테르트의 힘 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그였다. "그런데.... 어디의 병사들이지?" 핌트로스는 잠시 자신들에게 접근해 오는 적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중 얼거렸다. 그리고는 천천히 말에서 몸을 내렸다. 마상 전투는 자신 없 었기 때문이다. 란테르트 역시 마상의 전투에는 자신이 없었고, 게다가 이런 좁은 숲 속에서는 말 위에 있는 것이 불리하기 때문에 말에서 내려섰다. 디미 온과 셀트도 비슷한 시간에 한 명은 마차 밖으로 나와, 그리고 한 명 은 말에서 내려서 싸울 준비를 했다. 각자의 검이 푸르고 검은빛을 발 했고, 오래지 않아 적들의 포위망이 수십 겹으로 좁혀 들었다. 바로, 란테르트가 바라는 대로.... 란테르트는 조그맣게 입술을 달싹이기 시작했다. "존재의 신이여, 무의 실로 유의 타래를 잣는 생명의 물레여, 여기 그대의 신실한 종이 있습니다. 나 그대에게 바라오니, 뜻을 거스르는 자를 폭렬과 침몰의 땅으로 벌주소서.... 버스트 싱크...." 디미온은 그의 입에서 또다시 정령계 마법이 흘러나오자 고개를 가로 저었다. 도대체가 이 란테르트라는 사람은.... 란테르트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는 수백 명의 병 사들을 돌아보았다. 그런데.... 마법력이 일지 않았다. 그는 이상함을 느끼며 억지로 마법을 일으키 려 했다. 그때, 갑자기 머리가 핑 해오며 깨어질 듯 아팠다. 동시에 오장 육부 가 다 뒤집어 지는 듯한 느낌이었고, 등뒤로 한줄기 식은땀이 흘렀다. 가슴에 집채만한 돌덩이라도 얹어진 듯 숨도 잘 쉬어지지 않았다. "허억...." 란테르트는 돌연한 극렬한 통증에 신음을 내뱉었고, 디미온과 핌트로 스가 동시에 그를 바라보았다. 란테르트는 머리가 깨어질 듯 아파 왔고, 이내 자신의 코에서 액체가 한줄기 주르륵 흘러내림을 느꼈다. 주르륵 흐른 코피는 입가를 지나 가슴께에 혈화를 몇 송이 피어냈다. 그리고, 가슴속이 온통 울렁거리 며 한 모금의 선혈을 토해냈다. 그는, 공중에 푸학, 하고 내뱉듯 몇 번이나 피를 토해냈다. "커헉...." 두 무릎이 허물어지듯 접혔고, 란테르트는 두 팔로 몸을 지탱한 채 바닥에 몇 차례나 피를 토해댔다. 바닥은 금새 선홍빛의 피로 붉게 물 들었다. "란테르트씨...." "란테르트형!!" 바로 곁에 서 있던 핌트로스와 디미온의 두 사람은 동시에 이렇게 외 쳤다. 란테르트는 앞으로 기우뚱 쓰러져 버렸고, 얼굴을 바닥에 처박 으며 쓰러졌다. 이시테는 그 모습에 화들짝 놀라 마차 밖으로 뛰여 나 오려 했으나, 제레미아가 꼭 붙잡는 바람에 그러지 못하였다. 핌트로스는 검을 내려놓으며 서둘러 란테르트를 부축했으나, 란테르 트는 이미 기절한 후였다. 그의 입가에는 온통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 고, 비릿한 내음이 란테르트를 안은 핌트로스의 후각을 자극했다. "디미온 아저씨, 저 녀석들을 좀 맡아줘요. 전 란테르트형을 지키면 서 싸워야 겠어요. 형과 마차는 제가 지킬께요." 그의 말에 디미온은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고, 시클로네를 휘두르며 난군 속으로 뛰어 들었다. 셀트도 비장한 얼굴을 하며 주군의 뒤를 쫓 았다. 핌트로스는 몇 차례 란테르트를 뒤흔들며 하다가 그가 깨어나지 않자 마차 근처에 내려놓으며 바닥에 둔 검을 뽑아들었다. 더 이상 적들을 접근시키면 위험했다. 적들은 아무런 진 같은 것도 없이 그저 사방에서 압박하듯 조여올 뿐 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의 그러한 작전은 효과가 탁월하다. 병사들은 서로가 서로를 의지해 하나의 벽을 만들고, 그 벽 자체가 진 격해 옴에 상대편에서는 적절한 대처 방법을 찾기 힘들다. 그래도 이쪽에는 두명이나 되는 1류 검사가 있었다. 디미온은 섣불리 레저넌스를 사용하지 않은 채 검만으로 상대를 대적했지만, 그의 검은 여지없이 그네들의 갑옷을 꿰뚫었다. 핌트로스는 어느 정도 스스로의 행동범위를 정해 놓은 채 기습 병들 을 상대했다. 그러다 보니 활동에 제약이 따랐으나, 어찌되었건 란테 르트와 마차를 지켜야 했기에 다른 선택은 없었다. "제길.... 이럴 줄 알았으면 마법사 녀석들도 몇 대려 오는 건 데...." 핌트로스는 이 말이 절로 튀어나왔다. 란테르트라는 마법사가 있었기 에 그점에 있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고, 루실리스 역시 구색 맞 추기 호송이라고 했기에 더더욱 무시하고 있었다. 마법사의 지원사격이라도 있다면 싸움이 배나 쉬워질텐데....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며 이제는 짐이 되어버린 최강의 아군을 잠시 바 라보았다. 그러는 사이에도 한 녀석이 왼편으로 접근해 창을 푹 찔러 댔고, 핌트로스는 눈살을 찌푸리며 창을 피한 후, 검을 상대의 갑옷 틈으로 쑤셔 박았다. "비러먹을...." ----------------------------------------------------------------- 쪼메만 있으면 이카르트사마 잠시 재등장.^^ 2부에서 이카르트는 한신씩만 종종 등장.^^ 음냐.... 바보수룡 아그라가....^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900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38 올린이:광황 (신충 ) 98/12/11 05:12 읽음:2180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적진 한가운데서 찌르고 베고 있는 디미온은 아직 여유가 있었다. 하 지만 이러한 여유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알 수 없었다. 일단 상대들 이 그냥 병사와는 조금 달랐다. 강하다는 말이다. 전에 자신들을 죽이 려 들었던 그 회색 망토를 입은 이상한 녀석들이 비록 암살에 능한 자 들이어서 디미온에게 큰 위협을 가했었지만, 실력 그 자체는 이들 이 하인 듯 했다. 그 정도로 강한 자들, 그것도 창병이니 디미온으로써는 이제 겨우 20여명을 베었을 뿐인데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 둘이 이러하니 셀트 이하의 11명의 전사들은 말 할 것도 없었다. 다른 10명은 기마병이었으나, 숲이라는 지형덕분에 곧 말을 버려야 했 고, 지금은 그저 검을 든 병사일 뿐이었다. 이들 모두 하나하나의 실력은 분명 상대편의 창병들 정도였으나, 무 기의 불리함 때문인지 그다지 큰 도움은 되지 못하였다. 그나마 셀트 한 명만이 성실과 근후로 갈고 닦은 하프기사단 특유의 검술로 간신히 적들을 상대하고 있을 뿐이었다. 셀트는 디미온의 후방을 맡고 있었는 데, 디미온이 그의 후방을 맡아주고 있는 것인지, 그가 디미온의 뒤를 봐주고 있는 것인지는 잘 구분가지 않았다. 싸움은 시시각각 치열해 져 갔고, 상대의 수가 눈에 띄게 줄었을 때 이미 이 편은 지칠 대로 지쳐 버렸다. 가장 전방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적을 베던 디미온의 상처가 가장 심 했고, 핌트로스 역시 한두 군데 상처를 입은 채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나마 둘 다 경상이어서 별 문제는 없었으나, 계속해 움직인 덕에 지 혈할 시간이 없어 다시 한두 시간만 이렇게 움직이면 과다 출혈로 죽 을 판이었다. "비러먹을.... 이거 뭐하는 자식들이야?" 핌트로스는 30분쯤 전부터 입이 시시각각 더러워져 갔다. 짜증이 날 대로 난 듯, 피로석인 힘없는 목소리로 이렇게 중얼거리기 일수였다. 셀트 역시 몸에 세군 대나 되는 작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그의 커다란 덩치에서 샘솟는 체력 때문인지 숨을 헉헉거리면서도 잘 버텨내고 있었다. 핌트로스가 대려온 병사들은 이미 절반이 바닥에 누워 버렸다. 누가 죽고 살았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결코 작은 손실이 아니었다. 이렇게 두 무리의 사람들이 찌르고 베기를 다시 30여분. 숲은 한 여 름에 가을을 맞이한 듯 붉은 단풍으로 곱게 단장했고, 바닥의 풀들 역 시 따뜻한 피를 머금어서인지 싱싱해 보였다. 시간은 이제 점심을 넘 어 저녁으로 치달아 갔고, 싸움은 점점 둔해지고 굼떠져 갔다. 양측 모두 지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럴 쯤, 드디어 상대의 검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핌트로스도, 디미온도 그런 그네들의 모습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듯 했다. 저들 중.... 한 명쯤은 자신들과 실력이 비슷할 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럴 경우.... 적의 창병은 이미 100여명 정도로 줄어 있었다. 하지만, 완전히 지쳐 버린 디미온과 핌트로스에게 그런 그네들의 숫자는 결코 작은 것이 아 니었다. 셀트 역시 피곤한 듯 그의 대검을 바닥에 댄 채 몸을 기대 헉 헉거리고 있었으나, 눈빛은 훨씬 맑아져 있었다. 싸우면 싸울수록 정 신이 돌아오는 모양이었다. 10명 가량의 검사중 한사람이 앞으로 나서며 핌트로스를 향해 말했 다. "후후후.... 역시 대단하구나.... 핌트로스라고 하던가?...." 상대는 핌트로스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핌트로스는 상대를 몰랐다. 지친 숨을 잠시 돌릴 겸 한숨을 한차례 내쉰 후, 천천히 그의 말에 응 대했다. "아저씨, 제가 아는 사람인가요?" 그의 물음에 방금전 입을 열었던 아무리 보아도 대장 같은 사람이 대 꾸했다. "후후.... 글세.... 그런건 상관없다. 죽어라." 동시에 10명의 검사가 검을 뽑아들었고, 핌트로스는 검을 더더욱 단 단히 쥐며 그네들을 노려보았다. 10명의 검사들은 우렁찬 기합을 내 뱉으며 디미온과 핌트로스 등을 향해 달려들었다. 챙챙 거리는 검부딪히는 소리가 곳곳에 들렸고, 디 미온과 핌트로스는 상대의 이러한 위세에 으음, 하는 나직한 신음을 내뱉었다. 이 검사들중 아홉 명의 실력은 셀트 정도 되는 듯 보였다. 평상시라 면 10번 검을 휘두르기도 전에 제압할 수 있는 상대들이었으나, 워낙 지쳐 있어서인지 그다지 손쉽게 상대할 수 없었다. 게다가 또다시 옭 좨여드는 100여명의 창병들까지 신경을 써야 하니 밀리기만 하는 싸움 을 하게 되었다. 상처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그에 따라 흘리 는 피의 양도 많아져 갔다. 제레미아는 마차 안에서 안절부절을 못하고 있었다. 마차 바로 옆 바 닥에 누워있는 푸른 머리의 검사를 욕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가 눈을 번쩍 떠 자신들을 구해주길 바라기도 하며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 다. 물론, 그녀도 검을 쓸 줄은 안다. 하지만, 남편이 하는 모습을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 조금 끄적여 본 것으로 결코 이런 억센 병사들을 상 대로 싸울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겨우 호신 정도 할 수 있을까? 두 사람은 돌연 란테르트가 전해주었던 부적에 생각이 미치었고, 동 시에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시테는 늘 가지고 다니는 백에서 녹색의 부적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도저히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마차 바로 곁에도 적병들이 창을 흉흉히 휘두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엄마.... 이 부적을 그가 주었을 때 무어라 했지요?] 이시테의 물음에 제레미아는 잠시 기억에 잠기었다가 천천히 입을 열 었다. "음.... 손에 쥐고 대상을 떠올리며 리커버리.... 라고 하라고 했던 가?" 제레미아는 이렇게 말하다 희색을 띄었다. "아, 그럼 쪽 나갈 필요는 없겠구나. 어서 저 저 사람을 향해 부적을 사용하거라." 제레미아는 속으로 지금까지 이 생각을 하지 못했던 자신을 책하며 이렇게 말했고, 이시테는 부적을 두 손 사이에 꼭 낀 채 란테르트를 떠올리며 마법을 외웠다. 돌연 부적이 빛을 냈고, 동시에 란테르트의 몸 주위에도 흰 우윳빛의 빛이 떠올랐다. 부적은 점점 그 녹색 투명한 빛을 잃어갔고, 종내 에 는 거무스름한 덩어리로 화해 버렸다. 막 흰빛이 사라질 무렵.... 하지만, 란테르트는 깨어나지 않았다. [왜 이런 거죠?] 이시테가 물었으나 제레미아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마법을 모르니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리가 없었다. 제레미아는 손을 내밀어 이시테가 가지고 있던 부적 하나를 받아 들 었고, 이번에는 자신이 해 보았다. 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아깝 게 부적을 두 개 모두 날려버린 것이었다. 제레미아는 이렇게 마지막 시도가 실패하자 절망하며 또 후회했다. 차라리 다른 사람들을 회복 시켜 주었더라면 하는 후회였다. 그러는 사이에도 상황은 시시각각 나빠져 갔다. 특히 디미온은 처음 부터 워낙 많은 힘을 소모했고, 지금 네명이나 되는 상대와 검을 마주 대고 있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10번중 하나는 반드시 맞았고, 그 러는 와중 종종 꽤 커다란 상처도 입게 되었다. 막 검을 휘둘러 상대중 한 명을 막았을 때, 또 다른 검이 디미온의 복부를 향해 치달아 왔고, 핌트로스는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상대들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 검을 디미온의 허벅지 쪽으로 디밀었고, 결국 디미온은 무릎을 꿇었다. 그와 상대하던 네 사람은 희색을 띄었고, 그중 한사람이, 죽어라 라 고 외치며 디미온의 심장을 노렸다. 그때, 돌연 디미온은 자신을 막아서는 거대한 산을 느꼈다. 푸욱,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산의 복부를 꿰뚫었다. "으윽.... 나.... 나의 주군이시다.... 나를 죽여 내 시체를 넘기 전 에는 그분께 손가락 하나 댈 수 없다." 셀트였다. 그는 복부에 꽂힌 검 때문인지 입으로 한줄기 선혈을 흘렸 으나, 온 힘을 두 손에 모아 흉하게 검을 휘둘렀다. 뭐 검식이고 뭐고 도 사용할 것 없이 그저 무식하게 종횡으로 검을 휘둘렀으나, 워낙 힘 이 강하고 빠른 덕에 네 사람의 검사들은 일순 뒤로 몇 걸음이나 물러 섰다. 하지만, 그런 막무가내의 검술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셀트 는 몇 차례나 검상을 입었고, 그이 커다란 더치가 피로 흥건히 젖어 버렸다. 그럼에도 셀트는, "이분은 나의 주군이시다. 내가 충성을 맹세한...." 이라는 말을 종종 악을 쓰듯 외쳐대며 디미온을 막았다. 디미온은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러한 자신의 부하를 바라보 았으나, 허벅지에 입은 상처가 작지 않아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었 다. 화가 미칠 듯이 치밀어 올랐으나, 방법은 없었다. 핌트로스는 곁에서 이러한 모습을 모두 지켜보았으나, 그 역시 디미 온 등을 도울 방법이 없었다. 처음 말을 건 검사를 포함하여 다섯 명 이나 되는 검사들이 그를 포위한 채 였다. 다른 네명은 그렇다 치더라 도, 그 한 명, 말을 꺼냈던 한 명은 결코 별 것 아닌 실력이 아니었 다. 물론 평소였더라면 그다지 큰 힘들이지 않고 상대할 수 있는 녀석이 었으나, 지금은 결코 평소가 아니었다. 핌트로스는 절망적인 상황에 기분이 몹시 나빴다. 18년 평생동안 가 장 위급하고 밀리는 상황이었다. 실력이 아닌 양에서 밀린다는 느낌에 불쾌감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다른 5명 가량의 병사들은 마차를 둘러싼 채 제레미아, 이시테, 란테 르트 등을 보호하며 100명이나 되는 적병들을 막아내고 있었다. 악다 구니를 부려 필사적으로 막고 있었으나, 그다지 오래 버틸 수는 없을 듯 싶었다. ----------------------------------------------------------------- ^^그냥 2편....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997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39 올린이:광황 (신충 ) 98/12/12 05:10 읽음:2145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그때였다. 숲 한편이 또다시 어지러워지며 다시 한때의 병사들이 모습을 드러냈 다. 핌트로스는 그 모습에 화가 나 검을 내던질 뻔했다. 100여명의, 비록 경갑병이기는 했지만, 100명이나 되는 또다른 군사가 나타났으니 결과 는 뻔하지 않은가. 물론, 워낙 멀리 떨어져 있고 지금 정신이 없어 상 대의 정체는 알 수 없었지만, 아군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었다. 새로 나타난 100명의 병사들 앞으로 10명 가량의 마법사가 모습을 드 러냈다. 그리고는 공중을 향해 화염 구를 쏘아 올렸다. 10줄기의 불꽃 은 일제히 공중으로 솟아올라서는 기다란 궤적을 그리며 바닥으로 쏘 아져 내려왔고, 도중 각각 10갈래 정도로 갈려 확산되었다. "산탄염?...." 핌트로스는 한 손으로는 적들을 상대하며 눈으로는 잠시 그네들이 마 법을 쓰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산탄염.... 이건 보통의 마법사들이 쓰 는 마법이 아닌 전쟁에 대비해 만든 범위 마법이었다. 보통의 마법사 는 기껏해야 정념계가 한계였으나, 정념계 마법은 범위 마법이 없었 다. 그렇기에 전쟁에서는 그다지 큰 효과를 내기 힘들었고, 그래서 만 들어 낸 것이 몇몇 응용마법 이었다. 이 산탄염 역시 그러한 것으로, 화염구 파이어 볼을 10갈래로 나누어 쏘아 보내는 것이었다. 공중에서 불꽃의 비가 쏟아져 내렸고, 그 불의 비는 마차를 에워싸고 있던 적의 창병중 서쪽의 무리들 위로 비산했다. "제길...." 핌트로스와 상대하고 있던 사내는 그 모습에 이렇게 외쳤다. 그리고 동시에 핌트로스는, "오, 아군이었단 말인가?" 라고 중얼거렸다. 2탄, 그리고 3탄, 4탄까지 공중으로 쏘아 보내자 마차의 포위는 단번 에 풀리었고, 이제는 경갑을 걸친 검사들이 적들을 향해 달렸다. 100 여명의 병사를 셋으로 나누어 하나는 크게 우회해 뒷덜미를 치고, 다 른 둘은 비스듬히 접근해 3면에서 포위를 하는 형세를 만들었는데, 일 사불란히 움직이는 병사들은 물론이거니와, 이러한 진을 어지러운 숲 속에서 생각해 낸 그 자체가 놀라웠다. 동시에 세 사람의 남자가 그들 사이에서 튀어 나왔다. 모두들 검을 들고 있었고, 아이보리 빛의 갑옷을 입고 있었는데 동작이 날렵한 것 이 굉장한 실력자들인 모양이었다. 그중 한 명은 40세쯤 되어 보이는 중년으로 금발을 흡사 사자의 갈기 처럼 기르고, 콧수염과 턱수염을 근사하게 다듬어 두었다. 키가 상당 히 크고 덩치도 꽤 좋아 보이는 것이 상당히 풍채 좋은 중년의 사내였 다. 그리고 다른 두 남자중 한 명은 중년과 같은 금발을 길지 않게 다듬 은 잘 생긴 청년이었다. 나이는 18세쯤으로, 곱상한 외모와 부드러운 눈매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눈동자는 연한 물색으로 전체적인 분위기 는 온화하기 이를 데 없었다. 사용하는 검술 역시 부드럽기 짝이 없었 으나, 결코 위력은 부드럽지 않았다. 또다른 한 명은 그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검정색 머 리칼을 역시 금발의 젊은이와 같이 깨끗이 다듬었으나, 날카로운 턱선 과 눈매 등에서 그와는 완전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나이는 15세쯤으 로 보였고, 눈동자는 짙은 갈색이었다. 예의 두 사람과는 달리 검정색 갑옷을 입은 채 강하게 검을 휘둘렀다. 이 세사람중 중년은 곧바로 셀트를 도우러 갔고, 다른 두 사람은 핌 트로스를 향해 접근했다. "밀튼, 로멜!!" 핌트로스는 자신에게 접근한 그 두 사내를 향해 외쳤다. 아는 사람인 모양이었다. 밀튼과 로멜이라고 불린 두 남자는 자신들을 부른 핌트로 스를 향해 한차례 미소를 지으며 핌트로스를 둘러싼 검사들을 향해 검 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한편 셀트에게 접근한 검사는, 온 몸에 상처를 입으면서도 꿎꿎히 버 티고 있는 덩치큰 사내의 모습에 경외 심이 읾을 느꼈다. 눈앞의 네 검사와 상대조차 되지 않건만 비오듯 쏟아지는 상대의 검 10에 7, 8을 맞아가면서도 절대 몸을 피하지 않았다. 셀트의 몸은 이미 엉망이 되 어 있었고, 어떻게 인간이 저런 상태로 서 있을 수 있나 하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그 중년의 남자는 검을 들어 한차례 허공을 벤 후 당장 적들을 향해 뛰어들었고, 동시에 한 사내의 검을 쳐 올렸다. 이렇게 세 사람과 10명의 마법사, 그리고 100명의 병사가 끼여들자 전세는 대번 기울었다. 이미 디미온들과의 싸움으로 지쳐있던 적병들 은 밀리기 시작했고, 이편에는 여유로운 미소가 돌기 시작했다. 밀튼과 로멜이라는 두 청년과 소년의 솜씨는 굉장했다. 물론, 핌트로 스나 디미온 정도의 일류 검사는 아니었으나, 그 나이의 것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솜씨였다. 그 금발의 청년이 밀튼이었는데, 그의 실력은 이미 상당히 완숙한 경 지에 이르러 있었고, 그가 핌트로스에 비해 부족한 것은 경험 정도였 다. 그리고, 로멜이라는 흑발의 소년은 15살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힘과 파괴력으로 상대를 몰아 부치고 있었다. 핌트로스에게 어쩌구 했던 상대의 총 대장인 듯한 사내는 상황이 이 렇듯 불리해지자 돌연 병사들을 향해 후퇴명령을 외치며 숲 속으로 달 아나기 시작했고, 오래지 않아 잡히고 죽은 사람을 제외한 모두가 숲 안으로 달아나 버렸다. 이쪽의 병사들은 승리에 환호하며 떠나갈 듯 환성을 질렀고, 밀튼과 로멜 역시 기쁜 듯 환한 미소를 지었다. 셀트는 그런 그네들의 환호성을 들으며 천천히 의식의 끈을 놓치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그리고 그는 쓰러지는 순간까지 자신의 주군을 불 렀다. 금발의 중년 검사는 그런 셀트를 조심히 받아들어 바닥에 눕혔고, 이 내 주위를 둘러보며 외쳤다. "승리에 환호하기보다는 부상당한 아군을 도와라." 10명 정도의 마법사들은 이에 부상당한 아군을 돕기 시작했고 다른 병사들도 뒷수습에 분주히 움직였다. 핌트로스를 치료해 준 것은 금발의 청년인 밀튼이었다. 내내 온화한 미소를 잃지 않으며 그는 핌트로스를 치료해 준 후 셀트와 디미온을 차례로 치료해 주었다. 셀트는 워낙 출혈이 많아서 인지 쉽게 깨어나 지 못하였으나, 디미온은 오래지 않아 몸을 일으킬 수 있게 되었다. 핌트로스는 자신의 몸이 치료되자마자 그 금발의 중년을 향해 인사했 다. "로트로 아저씨. 건강해 보입니다." 핌트로스는 자신보다 나이가 두배가 되지 않으면 형이라고 불렀고, 두배를 넘으면 무조건 아저씨라고 불렀다. 처음 보아 자신보다 월등히 나이가 많아 보이면 아저씨고, 그렇지 않으면 형인 것이다. 여자에게 도 비슷하게 적용되었으나, 보통은 아줌마라고 불리울 만한 여자도 누 나라고 불러 주었다. 그만의 사교술인 것이다. "핌트로스군. 정말 다행이네...." 로트로라고 불리운 사내는 이렇게 말하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제레미아와 이시테는 어느새 상황이 진정되자 마차에서 내려섰고, 디 미온에게 다가와 멍하니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이쪽은....?" 로트로가 물었고, 핌트로스는 아, 하며 디미온 일가를 소개해 주었 다. 로트로는 그 유명한 에디엘레 가의 사람이라는 말에 아, 하는 감 탐사를 터트리며 말했다. "귀가의 선조 하넷공과 저희 가문의 선조이신 베셀공이 서로 친분관 계가 있었다는 소리는 익히 들었습니다. 게다가, 하프 기사단의 이름 도 이 대륙 곳곳에 널리 퍼져 있지요." 로트로의 말에 디미온이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 이야기는 저도 많이 들었습니다. 어쩌다 두 가문 사이의 왕 래가 끊기었는지 모르지만, 이렇게 다시 만나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룬의 기사, 허트가의 명성도 전 대륙에 널리 퍼졌습니다." 둘은 이렇게 한마디씩 인사말을 건네며 손을 마주잡았고, 이어 로트 로는 제레미아와 이시테의 손등에 한차례씩 입을 맞추었다. 이러한 모 습은 약간 난봉끼가 있었던 그의 조상인 베셀이 보았더라면 통탄을 금 치 못했을 것이다. 완전한 귀족이 되어버린 자신의 진지한 후손이라 니.... 룬의 기사. 달의 기사라는 뜻이다. 허트가의 검이 룬이기에 붙은 별 명이었다. 현 허트가의 가주인 로트로 그가 이 검을 소유하고 있다. 그때, 핌트로스가 그 둘 사이에 끼여들었다. "그보다, 일단 란테르트형을 어떻게 라도 해야 합니다." 로트로가 물었다. "란테르트형?" 로트로의 말에 핌트로스는 손을 들어 한쪽을 가리켰고, 로트로는 조 금 떨어진 곳에 자신의 두 아들이 돌보고 있는 한 푸른 장발의 미청년 을 발견했다. "무슨 일인가?" 로트로가 다시 물었고, 핌트로스는 고개를 가로로 저었고, 그때 밀튼 이 입을 열었다. "이 사람, 독을 당했습니다. 마법으로 치료가 안돼는 것은 둘째치고, 몸의 상태가 상당히 이상합니다." 로트로는 그의 말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자신의 두 아들을 디 미온에게 소개하지 않은 것을 생각해 내고는 입을 열었다. "아, 저기 두 아이는 제 아들들입니다. 금발의 큰아이가 밀튼이고, 둘째 아이가 로멜입니다." 디미온은 그의 인사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밀튼에게 물었다. "밀튼 씨는 치료마법을 할 줄 아는 모양이더군요. 그를 어떻게 치료 할 방법이 없습니까? 그의 물음에 밀튼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전 그다지 뛰어난 회복술사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검사니까요. 저희 성의 현자 님은 지금 성을 지키고 계시고...." 그때였다. 돌연, 디미온과 핌트로스, 그리고 로트로가 동시에 고개를 획 돌려 한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들이 본 곳은 일행에게서 그다지 멀 리 떨어지지 않은 한 나무 위로, 세 사람이 동시에 바라보자 수풀이 조금 흔들리며 무언가가 멀리 사라져 갔다. "두분은 이곳을 지켜 주세요." 핌트로스는 이렇게 외친 후 몸을 날려 그 그림자를 쫓았다. 분명 익 숙한 느낌이었다. 핌트로스가 가는 모습을 보며 디미온과 로트로 둘 모두 몸을 날리려 했으나, 잘못해 재차 기습이라도 받을 경우 일이 좋지 않기에 이곳에 남아 있기로 했다. 핌트로스는 온 힘을 짜내 숲 속으로 달렸다. 이미 해가 서편으로 지 기 시작해 숲속은 조금 어둑어둑 했으나, 핌트로스는 상관하지 않고 달렸다. 상대는 몸이 굉장히 재빨랐다. 숲 위 나무와 나무 사이를 달 려 달아나는데, 핌트로스가 전력을 다해 쫓아도 그 뒤를 쫓을 수 없었 다. 얼마간 더 달리던 핌트로스는 돌연 그 느낌의 주인공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렇게 까지나 재빠를 수 있는 존재는.... "키나양, 어서 나와요." 한 명밖에 없었다. 핌트로스의 외침에 상대는 더 이상 달아나는 것을 포기한 채 나무 위 에서 내려왔다. 간편하고 활동하기 편한 그런 타이트한 옷으로 위아래 를 감싼 그녀의 볼륨 있는 모습은 누구라도 침을 흘리며 혀를 내두를 만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핌트로스는 그럴 마음도 여유도 없었다. "어떻게 된 거예요? 그곳에 숨어 있으면서 도와주지도 않고.... 하마 터면 죽을뻔 했잖아요." 핌트로스는 책하듯 이렇게 말했으나, 키나는 빈말로도 그의 말에 대 꾸하지 않았다. "루스의 명령입니다." 핌트로스는 고개를 내 저었다. "뭐.... 그건 됐고.... 모두 다 살았으니까.... 그보다, 란테르트형 이 왜 저러는지 알고 있어요?" 그의 물음에 키나는 슬쩍 고개를 끄덕였고, 핌트로스는 희색을 띄었 다. 평소 이 엘프가 얼마나 약학에 밝은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 다. 사실 엘프는 약에 있어서는 대륙 어느 종족보다 뛰어났다. 특히 식물 을 이용한 약에 있어서는, 원한다면 누구라도 죽이고, 또 살릴 수 있 다라는 명성을 얻었을 정도이다. 인간들 사이에서도 이런 이야기는 전 설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었다. "그럼 잘됐어요. 어서 치료 방법을 가르쳐 줘요." 그의 부탁에 키나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고, 핌트로스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왜요? 그러지 말고 어서 가르쳐 줘요." 키나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으며 입을 열었다. "가르쳐 드릴 수 없습니다." 핌트로스는 잠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가 돌연 한가지 에 생각이 미치었다. 이 자존심 센 엘프가, 혹시 그 방법을 몰라 이렇 게 우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혹시, 키나양 모르는 거 아니에요?" 핌트로스의 물음에 키나는 정색을 하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제가 만든 독입니다. 모를 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녀의 말에 핌트로스는 할 말을 잃었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998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40 올린이:광황 (신충 ) 98/12/12 05:10 읽음:2255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한편 남기어진 사람들은 조금 장소를 옮겨 저녁준비를 했다. 싸움은 싸움이고, 배는 채워야 하지 않는가? 벌써 저녁의 어스름이 땅에 드리워 지기 시작했으나, 로트로의 명령 에 따라 일사분란히 움직여 그의 병사들이 야영지를 마련한 덕에 비교 적 안정적인 저녁을 맞을 수 있게 되었다. "이상한 무리들이 저희 영지 남단인 이곳에 어슬렁거리는 모습을 발 견하고, 이렇게 곧바로 치달아 온 것입니다." 로트로는 디미온이 어떻게 알고 이렇게 도우러 왔는지를 묻자 막 이 렇게 답해 주었다. 그의 말에 디미온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 그렇군요.... 아무튼, 재삼 감사드립니다." 디미온의 말에 로트로는 천만이라는 듯 이야기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오히려 저희 쪽에서 사과를 드려야죠. 저희 영 지의 치안이 엉망이어서.... 이렇게 다른 나라의 사신에게 폐를 입혔 으니...." 디미온은 정색을 했다. "겸양의 말씀이십니다." 이 두 중년은 서로의 겸손한 태도에 조금씩 끌리고 있었다. 한편, 밀튼과 로멜은 란테르트의 곁에서 그를 돌보고 있었다. 부친의 명 때문이기도 했으나, 이상하리 만치 그에게 호기심이 느껴졌다. 둘 모두 마법을 조금 익혔고, 그 덕에 란테르트의 몸에서 풍기는 마법력 에 굉장히 놀라고 있었다. 평소에 란테르트는 마법력을 감추고 있지만, 이렇게 기절을 해 버리 고 나니 전혀 자신의 힘을 감추지 못하였다. 그 덕에 몇몇 마법사들은 란테르트의 정신력에 압도당하여 이 근처에는 접근도 하지 못하고 있 었다. 밀튼과 로멜도 처음에는 그의 그러한 힘에 숨이 막힐 듯 하였으나,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고, 시시각각 호기심만 늘어갔다. 그들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제레미아에게 안겨 걱정스러운 눈초 리로 란테르트를 바라보고 있는 이시테가 있었다. 진작에 란테르트에 게 달려가고 싶었으나, 제레미아가 극구 말리는 바람에 이시테는 그렇 게 하지 못하고 있었다. "디미온 아저씨, 혹시 이 사람에 대해 아는 것 있으십니까?" 밀튼이 이렇게 공손히 물어왔고, 디미온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 다. "확실히는 모르네." 디미온은 이미 허트가의 로트로와 같은 급으로 대화를 나누었기에 로 트로의 아들인 밀튼에게는 하대를 했다. "그런가요.... 정말 무섭도록 강하군요.... 마법력이...." 이어 로멜이 물었다. "마법사인가요? 복장을 보니 검사인 것 같은데...." 디미온이 그의 물음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마검사라네. 마법력은.... 벌써 내 눈앞에서 몇 개나 되는 정령계 마법을 사용했지.... 성 하나를 녹여 버리기도 했고...." 그의 대답에 로트로와 밀튼, 로멜 모두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성 하나를 녹여 버리다니.... 로트로가 내뱉듯 중얼거렸다. "성을 녹일 정도의 마법력이라.... 그것도 마검사가...." 디미온은 그의 말에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인간이라고 보기에는 힘든.... 그런 남자입니다." 밀튼과 로멜은 젊은이들다운 호기심으로 눈을 반짝이며 쓰러져 있는 푸른 머리칼의 마검사를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무슨 말씀 이신 가요? 키나 양.... 당신이 독을 썼다는 듯 들리는 군요." 핌트로스는 키나의 자신이 만든 독, 이라는 말에 이렇게 되물었고, 키나는 그의 물음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제가 그에게 독을 썼습니다." 핌트로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언제.... 그럴 만한 시간이 없었을텐데요.... 아니, 그보다 왜?" "언젠가 당신에게 루스가 준 술.... 기억 나십니까? 란테르트씨와 함 께 드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녀의 말에 핌트로스는 나직이 신음을 내뱉었다. "음.... 그런데 도대체 왜 그런 위험한 독을 그에게 쓴 것입니까?" 핌트로스의 음성은 점점 더 화가난 듯 격양되어 갔으나, 키나는 냉랭 한 그녀의 표정을 조금도 흩트리지 않은 채 답했다. "그는.... 적으로 돌리기에는 너무나 위험한 사람입니다. 누구든, 그 의 마음에 드는 물건을 내 놓기만 하면.... 그는 그 사람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합니다.... 그렇게 강한 인물이 루스의 적이 된다면.... 루스 는 일을 실패하고 맙니다." 키나의 말에 핌트로스가 일갈했다. "그렇다면, 같은 편으로 만들면 되잖아요." "그럴 수 없다는 것은 핌트로스 님도 잘 알고 계실텐데요." 키나는 핌트로스의 감정적인 말에 이렇게 대구했고, 핌트로스는 잠시 키나를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 쉬었다. 키나가 뒤이어 입을 열었다. "제가 쓴 독은.... 분명 마법만을 봉쇄한 것입니다. 마법을 봉하고, 감각을 무디게 해서, 저의 접근을 감추려고 한 것이지요. 그리고.... 오늘의 난전을 틈타 그를 죽이려 했는데.... 뜻밖의 방해 자들 덕분 에...." 핌트로스가 그녀의 말에 놀라 외쳤다. "설마.... 그 녀석들 모두가 루스가 보낸?...." "핌트로스 님만은 보호하라고 했습니다. 아직 필요가 있으니까요." 핌트로스는 잠시 멍해졌다. 그리고는 싸늘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젠장.... 루실리스녀석.... 돌아가면 가만 않있겠다고 전해. 그리 고, 더 이상 란테르트형을 건드리지 마. 절대 그는 소피카에 해가 되 는 행동을 하지 않아. 그건 내가 보장하지." 키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란테르트씨는.... 제 손으로 죽여야 합니다. 죄송하지만 핌트로스 님의 말은 들을 수 없습니다." "말도 안돼. 어서 해독약이나 주고, 성으로 돌아가. 그렇지 않는다 면...." 핌트로스는 화를 내며 이렇게 소리쳤으나, 키나는 눈썹하나 움찔하지 않았다. 하긴, 핌트로스가 화를 낸다고 해서, 그녀를 어찌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그녀가 그의 말을 들을 이유는 단 한가지도 없었다. "아니요.... 전 란테르트씨를 죽여야 합니다. 루스의 뜻입니다." 막, 핌트로스가 입을 열어 반박하려는 순간.... 숲 한쪽에서 차갑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건.... 제가 허락할 수 없습니다." 냉랭하고 감정이 섞이지 않기로는 키나의 그것 이상이었다. 란테르트 의 목소리도 이 목소리와 비교해 볼 때는 인간미가 남아있다 할 만 했다. 반면, 이렇게 내뱉는 목소리에는 힘이 하나도 없었다. 흡사 깊 은 병에 걸려 오랜 침상생활을 한 듯한 생기 없는 목소리이다. 키나도, 그리고 핌트로스도 놀라며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들려온 방 향을 바라보았다. 이내 한 나무의 뒤쪽에서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고, 키나와 핌트로 스는 동시에 눈살을 찌푸렸다. 두 사람이나 접근하는데, 모습을 드러 낼 때까지 기척조차 느끼지 못한데서 오는 불쾌감과 알 수 없는 두려 움 때문이었다. 두 사람중 한 명은 흡사 태어나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햇볕을 보지 못한 듯, 안색이 창백하기 그지없는 보라색 머리칼의 남자였다. 약간 여윈 듯한 분위기에 여성의 그것만큼이나 부드럽고 날렵한 턱선이 묘 한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는 이 사내는, 보라색의 투명한 눈동자를 도도하게 뜬 채 키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그러한 그의 뒤로 반보쯤 떨어진 곳에서 선 채 두 눈을 바닥으로 깔고 있었다. 어깨에는 연한 푸른색의 새가 한 마리 올려져 있었는데, 눈동자도, 머리칼도 흰 푸른빛을 띄고 있었다. 바로 이카르트와 아르페오네였다. 이카르트는 꽤 오래간만에 이 세상으로 나왔다. 물론, 나크젤리온 몰래 이다. 절반을 잃었던 그의 힘은 나크젤리온에 의해 정상으로 복 구되었다. 그리고 3년간이나 정양을 하여 간신히 그 일이 있기 이전의 힘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후, 그는 몇 차례나 란테르트를 찾아가 보려고 했으나 그럴 수 없 었다. 우선, 나크젤리온의 눈치가 살펴졌고, 게다가 란테르트를 만날 면목이 없었다. 물론, 그는 란테르트가 자신을 반갑게 맞아 줄 것을 알 수 있었으나, 그러한 란테르트의 웃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더더욱 아플 것만 같았다. 하지만, 방관을 하기에는 일이 너무 커져 있었고, 스스로 나서기 전 에는 어떻게 수습도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러 버린 키나의 문제를 매 듭짓기 위해 친히 나온 것이다. 이전에도 종종, 세상에 나와 란테르트 의 뒤를 봐주곤 했었다. 그다지 자주는 할 수 없었지만.... 키나는 상대의 모습에 순간 숨이 막히는 듯 하였다. 분명.... 한차례 본 적 있었다. "아르.... 카이제...." 키나는 그를 향해 이렇게 중얼거렸고, 핌트로스는 놀라 입을 쩍 벌렸 다. 아르카이제는, 인간들 사이에서는 공포 그 자체였다. 이유는 간단 했다. 나크젤리온이 친히 움직여 하는 일은 전혀 없었고, 그 덕에 인 간들이 접해본 가장 강한 마족이 바로 이 아르카이제 였던 것이다. "상관하지 말아 주십시오. 제 일입니다." 키나는 잠시 멍 해 있다가 이렇게 입을 열었으나, 돌아오는 것은 이 카르트의 싸늘한 눈빛뿐이었다. "란테르트를.... 그를 건드리는 것.... 제가 용서하지 않습니다." 두 존재는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잠시간 한치도 양보 없는 무언 중의 싸움이 계속 되었으나, 이렇다할 결론은 나지 않았다. "물론.... 저는 당신을 이길 수 없습니다. 하지만, 란테르트 그를 죽 이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가엘프 님을 등에 업겠습니다." 그녀의 말에 이카르트는 잠시 으음, 하는 신음을 내뱉었으나, 아르페 오네가 전언으로 전해준 한마디 말에 얼굴에 조그마한, 그리고 힘없는 미소를 지었다. "당신이 가엘프 님을 등에 업는다면, 저로써는 어쩔 수 없겠지요.... 하지만, 은발의 소년 하나를 죽이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키나의 말투를 따라 내뱉은 이 한마디 말은, 키나의 안색을 단번에 흙색으로 바꾸었다. 꼭 쥔 두손은 패배에서의 수치감 때문인지 두려움 때문인지 몹시 떨렸다. 그녀의 표정은 잠시동안 조금 흔들리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며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럼.... 제가 물러서도록 하지요." 이렇게 말하며 키나는 하나의 조그마한 약병을 바닥에 내려놓았고, 동시에 몸을 돌려 숲 저쪽으로 사라졌다. 조금전 핌트로스를 달고 이 쪽으로 도망쳐 올 때와는 비교 할 수 없는 속도였다. 동시에 이카르트도 몸을 돌려 숲 속으로 향하려 했고, 그 순간 핌트 로스가 외쳤다. "아르카이제....님.... 란테르트형은 어떻게 알고 있지요?" 그의 물음에 이카르트는 살짝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고, 이내 몸을 다시 돌렸다. 그리고는, 그 힘없는 목소리로 나직이 중얼거렸다. "여기서 나를 본 것.... 그에게는 비밀로 해 주십시오. 그럼...." 말을 마침과 동시에 이카르트도, 그리고 아르페오네도 사라졌다. 공 간은 간섭을 일으키며 넓은 파문을 일으켰고, 핌트로스는 잠시 넋을 잃고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모르겠군.... 마왕을 죽이겠다는 사람이.... 무슨 이렇게 많은 마족 들과 친분을 맺고 있다니.... 그 누나는 그렇다 쳐도.... 아르카이제 라...." 돌연 고요해진 이 공간에 핌트로스는 알 수 없는 위축감이 문득 느껴 졌다. 인간 중에는 분명 강한 자신이었지만, 이들에 비한다면 한없이 작을 뿐이었다. 키나도, 아르카이제도.... 몸서리 처질 정도로 강했 다. "후우.... 재미있군...." 핌트로스는 이렇게 내뱉으며 약병을, 키나가 내려놓은 분홍색 액체의 약병을 들어올렸고, 이내 경쾌한 발걸음을 빠르게 놀려 원래 있던 곳 으로 향했다. ----------------------------------------------------------------- 이카르트사마..... ^^ 란테르트가 쓰러진건 키나 때문이 아닙니다. 키나가 쓴 독은 어디까지나, 란테르트의 마법력을 잠재우고 그의 감을 둔하게 한 것 뿐입니다.^^ 란테르트가 뻗어버린건 딴 이유 때문에죠.^^ 그럼.... 우게게 졸려라.... ^^ 바보수룡 아그라가~~~~~ 『게시판-SF & FANTASY (go SF)』 16068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41 올린이:광황 (신충 ) 98/12/13 00:33 읽음:2228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란테르트가 깨어난 것은 다음날 점심 무렵이 다 되어서였다. 아침 일찍, 로트로는, 수도 마기아의 일을 듣고는 왕궁으로 가 보아 야 겠다며 데려온 100명 정도의 병사들을 이끌고 수도로 서둘러 떠났 다. 그러면서, 두 아들들에게 핌트로스를 도와 디미온 일행을 소피카 대륙의 국경항구인 모로스항 까지 수행하도록 했다. 그 둘은, 평소 핌 트로스와 조금 친분이 있었던 데다, 기사로서의 정의감 그리고, 란테 르트라는 인간에 대한 호기심 등으로 아버지의 명을 기꺼이 받들었다. 란테르트가 부시시 몸을 일으키자, 동시에 몇 사람이 그의 주위로 모 였다. 엄마인 제레미아의 품에서 란테르트를 지켜보던 이시테는 종종걸음으 로 란테르트에게 달려왔고, 밀튼과 로멜 역시 란테르트에게 접근했다. 디미온, 제레미아, 셀트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 보았고, 핌트로스 역시 여유 있는 표정으로 검을 닦으며 란테르트를 흘끗 바라보았다. 란테르트는 깨어나자 마자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두 낯선 젊은이들은 잠시 바라보았고, 이내 이시테 그리고 다른 일행들을 차례로 살폈다. 기운이 없는 듯, 그의 동작에는 힘이 없었다. "형, 몸은 조금 괜찮아?" 핌트로스는 언제 나와 같은 활달한 목소리로 이렇게 물었고, 란테르 트는 간단히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고, 주위의 사람들은 조금 더 안정을 취하 지, 라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무도 입밖으로 그 말 을 꺼내지는 않았다. 말한다고 들을 위인이 아니지 않은가? 밀튼과 로멜은 거인이 몸을 일으키는 광경을 잠시 바라보았다. 물론, 키가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형인 밀튼의 경우에는 거의 190쎄휴리하 (1쎄휴리하=약 1센티미터)에 이르는 장신에 란테르트보다는 아니지만 역시 호리호리한 몸이 여서 키는 상당히 커 보였고, 동생 로멜도 이미 175쎄휴리하를 넘고 있었다. 하지만, 란테르트는 커 보였다. 만약, 말로만 이 사람이 대단하니 어 쩌니를 들었더라면 이러한 느낌은 결코 듣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이 아닌 것 같은 핌트로스, 물론 란테르트에 비한다면 정상이지만, 그의 검술은 결코 열 여덟 살에 이를 수 있는 경지의 것이 아니다, 아무튼, 핌트로스 그를 제외하고는 같은 나이 대에서 적수를 찾아볼 수 없는 이들 형제들이기에, 무인으로서의 자긍심이 있었고, 그렇기에 호사가 들의 이야기 같은 것은 잘 믿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형제는 느꼈다. 둘 모두 마법을 조금씩 익혔기에, 란테르트가 감추지 않고 내뱉는 그 엄청난 마법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흥분과 두려움을 이 두 형제에게 안겨 주었다. 란테르트는 몸을 일으켜 한차례 마법을 일으켜 보기도 하고, 몸을 살 짝 움직여 보기도 하였다. 거의 모든 부분이 정상인 듯 싶었다. "독에 걸렸었습니다. 이분 핌트로스 씨께서 해약을 구해다 주셨습니 다." 디미온이 간단히 상황을 설명해 주었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핌트로스를 향해 입을 열었다. "감사 드립니다." 핌트로스는 천만에 라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 저었다. 자신이 섬기는 사람이 한 행동이었고, 아무리 넉살좋은 그 라지만 란테르트의 인사를 기꺼이 받을 입장은 아니었다. 이시테는 란테르트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 다. 달려들어 무어라 하기에는 상황이 그다지 적당치 않았기에, 이도 저도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란테르트는 그런 바보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이시테를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배어져 나오려는 미소를 참 으며 고개를 밀튼, 로멜 두 형제에게로 돌렸다. 그 둘은 란테르트가 자신들을 바라보자 자신들도 모르게 몸이 굳어졌 다. "허트가의, 밀튼과 로멜이라고 합니다." 금발의 미남자인 밀튼이 자신을 바라보는 란테르트를 향해 이렇게 인 사했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한차례 끄덕이며 그의 인사를 받았다. "란테르트라고 합니다." 밀튼과 로멜은 이를 드러내며 살짝 웃어 란테르트의 인사에 대꾸했 다. 란테르트는 다시 고개를 핌트로스에게 돌렸다. "제가 독에 걸리다니요? 도대체 누가.... 그리고 해독약은 어디서 얻 었습니까?" 란테르트의 물음에 핌트로스는 약간 곤란한 표정을 짓다가 대강 둘러 대었다. "음.... 우연히 숲 저쪽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자를 발견해서 그를 뒤 쫓았어. 알고 보니 그가 독을 썼더군." 란테르트는 그의 기색에서 무언가 숨기는 것이 있는 것을 알았으나,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자신이 독에 걸려 한 번 쓰러진 것이 기뻤다. 물 론, 쓰러진 그 자체는 약간은 수치스러웠고, 게다가 위험천만하기도 했다. 하지만, 적어도 이러한 기회를 통해 자신에게서 또다른 약점을 발견했고, 그 사실은 그를 기쁘게 하기에 충분했다. 약점이 있다는 것 은, 아직 강해질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란테르트가 거의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자, 일행은 다시 길을 재촉했 다. 이런 숲속에서 이틀이나 보낼 수 없었다. 디미온이 그렇게 한가한 사람도 아닌데다가, 역시 위험하기도 했다. 만 하룻동안의 휴식으로, 말도 사람들도 어느 정도 피로를 씻을 수 있었고, 전날의 두려웠던 난전의 기억은 추억의 땅으로 스물 스물 사 라져 갔다. 이시테는 말 한번 건네 보지 못한 채 다시 제레미아를 따라 마차 안 으로 들어갔고, 이제는 7명으로 줄어버린 병사들과, 핌트로스, 밀튼, 로멜, 셀트, 란테르트 등은 말 등에 올라탔다. 다행히, 마부도 목숨을 건졌기에, 셀트가 다시 마부기사가 되는 불운은 피할 수 있었다. 밀튼과 로멜은 란테르트의 왼편에서 나란히 말을 몰아 갔고, 핌트로 스는 그 반대편에 섰다. "그런데.... 정말 굉장한 마법력이에요...." 먼저 로멜이 입을 열었고,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잠시 그를 한차례 바라보고는 다시 시선을 앞으로 했다. "대단할 것 없습니다...." 란테르트는 언제나 비교의 대상을 나크젤리온에게 두었기에, 로멜이 했던 류의 칭찬에 대꾸할 말은 '별 것 아니다' 밖에는 없었다. 하지 만, 다른 인간들은 란테르트와 기준이 조금 달랐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정말 대단하십니다." 첫아이답게 기품이라는 것이 조금 흐르는 밀튼이 이렇게 대꾸했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한차례 살짝 가로 저으며 한차례 고개를 돌려 바라 보지 않았다. "검술도 대단하다면서요?" 사실 로멜은 조금 차갑게 생긴 편이었으나, 생긴 것과는 달리 꽤나 붙임성이 있는 소년이었다. 그는 이렇게 물었고, 란테르트는 또다시 고개를 가로 저었다. "겸손의 말 같은 건 필요 없어요. 어느 검술을 익혔죠?" 로멜이 재차 물었고, 란테르트는 짤막히 답했다. "닥치는 데로 익혔습니다." "아..." 로멜은 짧은 탄성을 내질렀고, 이내 중얼거리듯 입을 열었다. "정말 부러워요.... 저도, 저희형도 마법을 공부하고 있어요. 형은 성기사가 되기 위해 치료마법을 익히고 있고.... 저는 공격 마법을 공 부해요." 란테르트는 로멜의 부럽다, 라는 말에 잠시 입을 다물고 생각에 잠기 었다. 부럽다.... 자신이? 란테르트에게서 아무런 대꾸도 없자, 로멜은 머쓱해져 입을 다물었 다. 하지만, 한 번 눈에 뭐가 쓰이면 무슨 짓을 해도 대단해 보이듯, 이렇게 과묵한 그의 모습까지도 멋있게 느껴지는 두 형제였다. ------------------------------------------------------------------ 란테르트 추종자가 셋으로 늘다~~~!!! 핌트로스경에 이어 밀튼과 로멜군!!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6069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42 올린이:광황 (신충 ) 98/12/13 00:34 읽음:2053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저녁 무렵, 일행은 세니라고 하는 한 마을에 도착했다. 규모는 그다 지 크지 않았으나, 여관도 주점도 있었다. 근 3일만에 만난 침대 있는 방이 있는 마을인 것이다. 무역철도 아무것도 아니기에, 이 열명 남짓한 사람들은 손쉽게 방을 얻을 수 있었다. 두 부부와 이시테가 한방, 셀트와 병사들중 둘이 다 시 한방, 란테르트, 핌트로스, 밀튼, 로멜이 한방을 얻는 등 한 방에 많은 사람을 배치했는데, 여관의 규모가 작아 방이 많지 않아서였다. 여관 주인은 한꺼번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자 입을 귀밑까지 헤벌쭉 찢은 채 손바닥을 연신 비벼댔고, 뭐 필요한 거 없으십니까? 를 남발해 댔다. 그도 그럴 것이 조금 후미진 마을이었기에, 겨우 교 역 철에 반짝 장사로 1년을 연명하는 여관 주인으로써 이러한 비수기 에 10수명이나 되는 손님을 맞은 것은 횡재나 다름없었다. 간단히 짐을 푼 일행중, 핌트로스가 돌연 술생각이 난 듯, 밀튼과 로 멜에게 말했다. "오래간만에 술이나 함께 한잔할까?" 그의 말에 밀튼과 로멜은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다. "그도 좋겠군." "그래요." 대답을 마침과 동시에 세 사람의 시선은 란테르트에게로 향했다. 물 론, 얼굴에는 함께 마시자라는 글자를 세긴 후였다. 란테르트는 새로 정보도 얻을 겸 어차피 주점에 가려 했고, 그저 고 개를 한차례 끄덕여 그들의 청을 들어주었다. 네 사내는 몸을 일으켰고, 핌트로스가 다시 제안했다. "다다익선이겠지? 다른 사람들도 불러모으자." 그의 말에 밀튼과 로멜은 고개를 끄덕였고, 란테르트는 상관도, 관심 도 없다는 듯 천천히 문 밖으로 나갔다. 밀튼과 로멜은 병사들과 셀트를 부르러 갔고, 핌트로스는 에디엘레 가족이 묵는 곳으로 향했다. 핌트로스는 노크를 한차례 한 후 들어오라는 말에 방문을 열었고, 문 앞에 서서 용건을 말했다. "디미온 아저씨, 함께 술이나 마셔요. 제레미아 누나와 이시테 양도 함께 가죠." 핌트로스는 제레미아를 누나라고 불렀다. 제레미아는 처음 그 말에 핌트로스의 태도가 경망스럽다는 생각에 조금 불쾌했었으나, 젊다는 말 싫어하는 여자는 없듯, 그럭저럭 익숙해지자 싫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게다가, 핌트로스는 비록 말과 행동이 조금 가볍기는 했지만, 알 수 없는 기품이 느껴지기도 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디미온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거절할 이유도 없었던 데 다가, 사교라는 것은 언제 어느 상황에서도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었 다. 디미온은, 이렇게 앞뒤를 재어가며 행동을 하는 자신이 종종 싫어 질 때가 있었으나, 국가의 중책을 맡고 있는 몸이니 어쩔 수가 없었 다. "간단히 준비하고 내려가겠습니다." 디미온은 이렇게 대꾸했고, 핌트로스는 어서 오라는 말을 남기며 아 래로 향했다. 주점은 디미온의 일행으로 시끌 시끌 했고, 원래부터 있었던 듯한 사 람들도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디미온이 제레미아와 이시테를 데리고 내려갔을 때는 이미 술이 한순 배 돈 이후였다. 제레미아는 처음, 어떻게 술자리에 이시테를 데려 가 겠느냐고 말하며 방에 남겠다고 했으나, 단 둘이 남아 있는 것은 위험 하다는 이유로 디미온은 함께 갈 것을 종용했다. 다른 병사들이야 어 떨지 몰라도, 적어도 란테르트와 핌트로스 등의 사람들은 그다지 술버 릇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듯 했다. 병사들은 병사들끼리, 그리고 란테르트와 핌트로스 등은 그네들끼리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고, 핌트로스는 세 가족이 모습을 드러내자 마 자 손을 흔들어 불렀다. 방금 전까지 여관 주인이었던 주점 주인은 또다시 헤벌쭉 하며 술잔 을 열심히 나르고 있었다. 그의 아내인 듯한 여자는 주방에서 열심히 안줏거리를 장만하고 있었고, 딸인 듯 한 소녀까지 동원했다. 디미온과 제레미아는 사이에 이시테를 앉혔다. 이시테는 이렇게 흥청 거리는 주점의 풍경에 마음이 들뜬 듯 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으나, 란테르트 등을 만난 후로는 굉 장히 즐기는 듯 보였다. 이시테에게는 한여름의 즙많은 과일인 키네로 만든 과일 주스가 나왔 고, 디미온에게는 약간 독한 황갈색의 술이 그리고 제레미아에게는 과 일 술이 한잔 나왔다. 란테르트는 첫 잔을 아직 비우지 않은 채 였고, 핌트로스는 벌써 세 잔째, 그리고 밀튼과 로멜은 각각 두잔째의 술을 입에 대고 있었다. 밀튼과 로멜도 핌트로스 못지 않게 술을 즐기는 듯 보였는데, 그네들 의 하는 말에 의하면 집안 내력인 모양이었다. 셀트는 저쪽 병사들이 있는 곳에 끼었다. 핌트로스가 이쪽에 자리를 마련해 주었으나, 왠지 저쪽이 더 편할 듯 싶다며 병사들 사이에 섞였 다. 하긴, 디미온과 술자리를 마주하기에는 그로서는 불편할 듯도 싶 었다. 술자리는 점점 무르익어 갔고, 사람들은 취기에 점점 얼굴이 달아올 랐다. 수행 중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기에, 적당 적당히 마셨기에 이 정도였지, 평소의 핌트로스라면 몇 동이를 내리 마신 후 뻗어버렸을 것이다. 그러는 동안에도, 란테르트는 한잔의 술조차 마시지 않고 있었다. 이 시테는 술에 취해 하하, 호호거리는 양 부모 사이를 빠져나와 어느 샌 가 란테르트 곁에 앉았다. 제레미아는 그런 이시테의 모습을 보았으 나,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포기한 모양이다. [왜 란테르트는 술을 마시지 않아요?] 주점 안에서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은 란테르트 혼자였다. 서빙을 하 던 소녀는 주방 안으로 들어가 그녀의 엄마인 듯 한 여자와 요리를 만 들고 있었기에 그 둘은 제외였으나, 주점 주인겸 여관 주인까지 병사 들이 술을 마시는 곳에 끼어 신나게 술을 마셔대고 있었다. 이시테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간단히 답했다. "전, 지금 이 사람들을 경호하는 중입니다." 이 란테르트의 말을 들었는지, 함께 마시던 디미온에서 로멜까지의 시선이 일제히 모였고, 이내 한마디씩 했다. "역시 듬직합니다. 란테르트씨." "형, 정말 성실한데~~~~ 의외야.... 으음...." "역시 대단하십니다." "아, 다른 사람을 경호할 때는 술도 마셔선 안되는군요. 꼭 기억하겠 습니다." 제레미아를 제한 네 사람이 이렇게 말했고, 란테르트는 술에 취해 약 간씩 꼬부라져 들어가는 그 목소리에 입을 묵묵히 다물었다. 네 사람은 이내 다시 원래의 이야기로 돌아갔고, 이시테는 킥킥거리 는 소리 없는 웃음을 혼자 웃다가 다시 란테르트에게 말을 걸었다. [술마신 어른들은 정말 재미있는 것 같아요. 아빠도 종종 술을 마시 면 평소답지 않은 말투로, 우리 이시테.... 하며 저랑 장난하시고 하 셨어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잠시 이시테를 바라보았고, 이내 시선을 탁 자 위에 담겨있는 담갈색의 액체로 향하였다. 이시테는 이런 란테르트의 무반응에는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아니, 오히려 더더욱 재미있는 놀이를 그 안에서 발견했다. 규칙은 간단하 다. 란테르트가 말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저런 질문을 계속 던 지다 보면 한 두 가지 정도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고, 그런 그의 모습 을 보기 위해 계속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란테르트는 술 좋아해요?] 이시테가 물었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한차례 가로 저었다. [왜요?] 이시테가 다시 묻자 란테르트는 잠시 두 눈을 감으며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제가 알던 한 사람이.... 술을 몹시도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전 그 사람이 싫습니다." [누구지요?] 이시테가 곧바로 물었고, 란테르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에게 검과 마법을 가르쳐 주신 분입니다...." 그의 말에 이시테는 입을 동그랗게 벌렸다. [아....] 이시테는 잠시 놀란 채 있다가 다시 물었다. [왜요?.... 왜 그러한 것들을 가르쳐 준 사람을 싫어하는 거지요?] 이시테가 물었으나, 란테르트는 답하지 않았다. 천천히, 생각하기 싫 다는 듯 고개를 가로 저을 뿐이었다. 이시테는 그가 답하지 않자 약간 서운해하며 주위를 휘휘 둘러보았 다. 물어볼 꺼리를 찾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워낙 후미진 마을의 여 관이어서 인지 그다지 색다른 것이 없었다. 그러던 중, 이시테는 벽 한쪽에 걸려있는 싯구를 발견했고, 고개를 끄덕이며 란테르트의 손바닥에 그 싯구를 적었다. [내 마음이 산만큼 넓었더라면....] 하지만 이시테는 채 한 구를 적기도 전에 란테르트의 표정이 돌변하 는 것을 발견했고, 놀라며 자신을 바라보는 란테르트를 더더욱 놀라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글을 적었다. [왜요?.... 아는 시에요? 별로 유명하지 않은 것인데.... 아라하시 시대의 한 협사의 행적을 적은 곳에 나온 시에요.... 뜻은 아직 알려 져 있지 않고....] 이시테의 설명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물었다. "그런 것이 아닙니다.... 어째서 이 시를 제 손에 적은 것이죠?" 그의 물음에 이시테는 두 눈을 그 시가 적혀있는 벽으로 향했고, 란 테르트의 눈은 더더욱 휘둥그래졌다. "에날트.... 제날튼...." 이시테가 안력을 돋와 보니, 시의 마지막에 분명 그런 글자가 적혀 있었다. [아는.... 사람이에요? 에날트 제날튼?....]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제게.... 검을 가르쳐 준 그 사람입니다." 이시테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입을 다물었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돌 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주점 주인에게 외쳤다. "어째서 저런 것이 이 주점에 붙어 있는 것입니까?" 란테르트의 외침에 주점 주인은 약간 퉁퉁한 몸을 흔들며 다가왔고, 란테르트의 말에 그 싯구들을 바라보았다. "아, 저거 말씀이십니까? 잘 모르시는 모양이군요. 저 시를 적은 제 날트 씨는, 이 마을의 구세주이십니다. 정말 위대한 협사이며 영웅이 시지요." 란테르트는 머릿속이 텅 비며 고개를 몇 차례나 세차게 저었다. 한 단어도 모르는 것이 없었건만,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이었다. ----------------------------------------------------------------- 음.... 에날트 사마.... ^^ 과연 이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겨우 서장에 얼굴 쪼금 비추고, 우쟈쟈 몇마디 한 다음, 란테르트 덕에 목에 바람구멍 뚫리고 저세상으로 우히~~~~~--;;; 음냐냐....^^ 이사람이 바로 제가 추구하는 영웅의 상... ^^ 이용할땐 철저히 이용해 먹고!!! 죽일땐 확실히 죽이고!!! 그러면서도, 중년의 로망~~~ 고향에 둔 마누라!!~~~~!!! ^^ 란테르트 역시 이와 비슷한 인간이죠.^^ ^^그럼....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6070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43 올린이:광황 (신충 ) 98/12/13 00:35 읽음:2261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9. 에날트 제날튼.... 내 마음이 산만큼 넓었더라면.... 이 시는 아라하시 후기의 정사 열전 편에 실려있는 시이다. 사실, 시라고 하 기보다는 요, 즉 민요와 비슷한 것으로 시로써의 평가는 '수준이하 이다' 였 다. 시어의 적절함과 음보율 등등의 당시의 일반적인 기준에 비추어 보아도, 뜻이나 기교의 아름다움 같은 것을 보아도, 조금 속된 표현을 빌리자면 촌스러 웠고 순화시켜 말한다면 세련되지 못하였다. 투박하기 짝이 없는 데다 어찌 보 면 유치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이 시가 800년이나 되는 세월을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것은, 단지 한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바로 '뜻이 해석이 되지 않는다' 이다. 한마디로 가지 고 놀 거리가 있다, 였다. 주점 주인은 란테르트가 관심을 보이자 갑자기 이야기 할 거리가 생겼다는 듯 입을 열었다. "잘 모르실 테지만, 요 인근 여섯 개 마을은 모두 그분께 큰 은혜를 입었습니 다. 언제던가.... 거의 20년쯤 되지 않았나 싶군요.... 아, 정확히는 17년 되 었습니다." 주점 주인은 의자를 하나 끌어 앉아서는 조금 큰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 고, 주점 안의 모든 사람들은 그에게로 시선을 두었다. "당시 근처의 큐니숲의 마물들이 유난히도 말썽을 부리고 있었습니다. 여행하 시는 분들은 잘 모르실지도 모르지만, 큐니숲은 마물이 많기로 유명합니다. 요 백 수십 년간 숲 전체에 출입이 금지되었지요. 가끔 수련한다고 들어가는 사람 도 채 두시간이 지나지 않아 피투성이로 도망쳐 나오기 일수니까요. 아무튼 당 시 마물들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미친 듯이 마을을 공격해 왔었습니다." 주점 주인이 여기쯤 이야기했을 무렵, 바에 앉아있던 한 나이든 사내가 입을 열었다. 주름이 자근자근 잡힌 50세가량의 노중년이었다. "정말.... 당시 상황은 끔찍했었지...." 그의 말에 주점 주인은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물었다. "어디 사시는 분이십니까?" "쿠크...." 나이든 사내는 짤막히 답하며 술을 벌컥 들이켰고, 주점주인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북쪽 마을의 분이시군요. 처음 뵙습니다. 당시 북쪽마을도 공격을 받 았었지요?" 나이든 사내 곁의 30대 후반의 사내가 주점 주인의 말을 받았다. "예. 당시 마물들의 기세가 대단했죠. 쿠크마을 뿐이 아니라 쿠크보다 북쪽으 로 조금 위에 있는 데이톤 마을도 마물들의 공격에 피해가 막심했었지요. 물 론, 이 근방을 다스리시는 허트 백작 님께서 치안에 힘을 써주셔 평소에는 별 걱정 없이 살고 있었는데.... 아, 당시 저는 20세였었습니다. 그분, 히든 히어 로와 함께 싸웠었지요. 자, 봐요 당시의 상처입니다. 건장한 몸을 가진 사내는 이렇게 말하며 팔뚝을 들어 올렸다. 손목에서 팔꿈 치까지 이어진 상처가 몹시 흉했으나, 그는 자랑스럽게 그 모습을 주위에 보였 다. 중간에 허트 가의 어쩌구 하는 이야기가 나올 때에 밀튼과 로멜은 자신들 도 모르게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의 말투를 보니 그 히든 히어로라는, 란테르트의 스승을 몹시 좋아하는 듯 보였다. 아니, 존경하는 듯 싶었다. 란테르트는 점점 머릿속이 혼란해져 갔으나,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병사들과 디미온 일행은 주점주인과 그 두사람의 이야기에 맞장구를 쳐주고 있었다. 디미온이 입을 열었다. "주인장, 저 두분께도 술을 한잔씩 가져다주십시오. 제가 낼 테니,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좀 해 주십시오." 디미온의 말에 노인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여 감사를 표했고, 그 30대 후반의 사내는 호들갑스럽게 감사를 표했다. "아, 감사합니다, 나으리. 그럼 이제 제가 알고 있는 그분에 대해 이야기 해 드리겠습니다. 음.... 제가 처음 그분을 만난 것은, 제 나이가 20세 되던 해였 습니다. 전 데이톤 마을에 사는 찰튼이라는 사람입니다. 어느 날...." 젊은 농부 찰튼은, 괭이를 어깨에 들러 맨 채 흥얼흥얼거리며 마을 뒤편으로 향하고 있었다. 몸이 아주 좋아 전사를 해도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은 그는 그것을 자랑이라도 하듯, 아직은 쌀쌀한 이른봄인데도 소매가 짧은 몸에 꽉 끼는 옷을 입은 채였다. "아리따운 아가씨~~~ 내 꽃을 받아주오~~~"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그는 노래까지 흥얼거리고 있었다. 그러 던 그는 마을 뒤편 언덕 정상에 한 사내가 앉아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아무리 보아도 수상했다. 검사인 듯, 그의 곁에는 검이 한 자루 놓여 있었고, 흑색의 망토를 두른 것이 그다지 좋은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무슨 상처라도 입은 듯 안색은 파리하게 헬쓱해 있었는데, 나이는 잘 알 수 없었으나 30세쯤 되어 보였다. 녹색의 머리칼을 조금 길게 길렀고, 얼굴은 상당히 준수한 편이었으 나, 찰튼은 속으로 내가 더 나아, 라고 생각했다. 물론, 객관성과 보편성이 결 여된 생각이었지만.... 찰튼은 노래를 멈추며 그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으나, 그는 그의 시선을 눈치 채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알고 있으면서 무시하는 것인지 여전 마을 쪽을 바 라보고 있었다. "검사나리, 이런 곳에는 무슨 일이시오?" 찰튼은 행여 나쁜 마음이라도 먹은 사람이면 어쩌나 걱정되는 마음에 이렇게 물었다. 한창 달아오를 때로 달아오른 전운 때문에 인심이 횡행했기에 무턱대 고 누구나 믿을 수는 없었다. 처음 보는 이런 종류의 사람은 일단 경계를 하는 편이 좋았다. 그의 물음에 그 녹색 머리칼의 남자는 고개를 빼곰히 돌려 찰튼을 바라보았 다. 흑색이 많이 섞인 그의 머리칼은 꽤 신비로운 빛을 띄고 있었다. "그는 이렇게 나를 바라보고는 다시 시선을 마을 쪽으로 향했지요. 표정에는 힘이 없었으나, 그 눈만은 두렵도록 또렷했었습니다. 지금도 그분의 붉은 눈동 자가 기억이 선해요...." 찰튼은 이렇게 말하며 맥주를 입안 가득 쏟아 부었다.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잠시 옛 기억이 떠올랐다. 녹색 머리칼과 붉은 눈동 자.... 그는 처음 자신을 보았을 때 이렇게 말했었다. 쓰레기장에 버려져있던 자신을 말 그대로 주워 치료해 준 이후였다. "쓰레기통에 버려졌던 아이야.... 넌, 사는 것을 원하느냐?" 어렸던 당시.... 란테르트는 그의 물음에 고개를 몇 차례나 끄덕였고, 그는 조금은 쓸쓸한 빛의 붉은 눈동자로 다시 물었다. "하지만.... 넌 또다시 쓰레기통에 버려질 것이다.... 너는 그것을 원하느 냐?" "아니요. 전 다시는 이런 경험을 하고 싶지 않아요...." 란테르트는 울먹이듯 중얼거렸었다. 그런 란테르트를 한참동안 응시하던 그 는.... "그렇다면.... 강해지거라.... 남들의 눈을 피해 뒷골목의 쓰레기통에 숨어 잠을 잘 필요도 없고.... 누군가에게 쫓기다 절벽에서 몇 번을 굴러 만신창이 가 될 필요도 없다.... 부모가 없다는 이유로 돌팔매질을 당할 일도 없고, 더 럽다는 이유로 멸시를 당하지도 않는다.... 그것이.... 이런 것들이 강해져서 좋아질 점들이다...." 란테르트는 기억이 선했다. 그와의 첫 만남은, 그 소소하던 대화마저도 뇌리 에 또렷이 박혀 있었다. 찰튼의 이야기는 이어졌다. "전 그때 그가 그다지 위험한 인물은 아닌 듯 싶었고, 그대로 농장으로 향했 습니다. 그는 그때까지도 저에게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지요. 뭐, 당연한 것이 겠지만...." 농부 찰튼은 아까 부르던 노래를 다시 부르며 농장으로 향했다. 오늘 할 일은 한해를 놀렸던 휴경지의 흙을 뒤엎어 주는 것이었다. 밭은 그다지 멀지 않았 다. 이른봄이어서 땅은 단단하기 이를 대 없었고, 그는 오래지 않아 땀을 흘리 기 시작했다. 슬슬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냈고, 이야기도 주고받 고 하면서 이들은 열심히 자신의 맡은 일을 하고 있었다. 근방의 영주인 허트 가는 진보파 귀족이었고, 그 때문에 그럭저럭 혼란한 시 대에도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었다. 게다가, 마을이 위치한 곳이 국경과는 동 떨어진 곳이었다. 다만, 유일한 위협세력은 서남쪽에 있는 큐니숲의 마물들이었다. 수백 명이나 되는 병사들이 근처의 서너 마을을 지키고 있어 그다지 걱정은 하지 않고 있었 으나 위험한 것만은 사실이었다. "그때, 돌연 마을에서 연기가 피어올랐습니다. 봉화 였지요. 저희들은 크게 놀라며 괭이, 쇠스랑, 대낫 등의 들고 있던 농기구를 꼬나 쥐고 마을 쪽으로 달렸습니다." 찰튼은 침까지 튀어가며 흥분해 이야기를 이었다. 몇몇 단순한 병사들도 그에 맞춰 흥분해 아, 하는 탄성을 질렀다. 하지만, 란테르트는 여전 싸늘한 표정으로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뭐 내 용은 뻔할 듯 보였다. 마물들이 마을을 공격했고, 그 제날트 에날튼 이라는 남 자가 몸을 떨쳐 마을을 구했다.... 그게 어쨌단 말인가?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급했는지, 저는 잘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전 음유시인 이 아닌 농부일 뿐이니까요. 하지만, 한가지는 확실합니다. 그분이 아니었다 면, 마을은 그날로 자취를 감추었을 것입니다...." 찰튼은 과거의 기억을 새삼스레 떠올리며 찬탄하듯 내뱉었다. 찰튼은 거의 혼이 다 빠질 지경이었다. 얼마나 되는 지도 모를 마물들이 빠글 빠글하게 마을로 육박해 오고 있었고, 찰튼은 언덕 위에서 막 자신의 집으로 달려들어가는 마물을 향해 쓸모 없는 호통을 쳤다. "멈춰라!!!" 무시무시한 괭이(?)를 든 채 힘차게 달렸고, 괭이로 마물의 머리를 찍었다. 콰직 하는 소리와 함께 마물은 골통이 부서지며 바닥에 질펀한 체액을 쏟았고, 찰튼은 온통 그 괴물의 녹색 피를 뒤집어썼다. 그의 괭이는 이 공격으로 부러 져 버렸다. 데이톤 마을에 주둔해 있던 100명 가량의 병사들은 엄청난 수로 공격해 오는 마물들에 속수무책이었다. 마물 하나 하나의 힘은 인간보다 약한 것도 강한 것 도 있었으나, 어린아이들과 여자들은 상대조차 할 수 없었다. 우르르 몰려 마 물들이 없는 곳으로 이리 저리 쏠려 다니는 아이들을 보며 찰튼은 집안으로 들 어가 무기가 될 만한 것을 모조리 들고 나왔다. 부엌칼 하나에 나무할 때 쓰는 도끼 하나였다. 칼을 허리에 차고 도끼를 든 채, 40세를 조금 넘긴 어머니를 데리고 집밖으로 나섰다. 마물들은 이미 마을 안으로 들어왔고, 병사들은 창을 휘둘러 열심히 마물들을 상대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마물들의 흑갈색 어깨로 이 루어진 파도의 흐름을 잠시 늦출 뿐이었다. "전 어머니를 마을 중앙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으로 피난시킨 후 도끼를 들고 달렸습니다. 그때, 이분과 그 신비의 영웅, 히든 히어로께서 모습을 드러내셨 습니다." 찰튼은 이렇게 말하며 자신의 곁에 있는 노중년을 가리켰다. 50세를 갓넘긴듯 한 머리가 희끗거리는 그 노중년은 찰튼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당시.... 난.... 그와 상당한 친분이 있었고.... 그 때문에 그가 근처에 나 타났다는 말에 그를 찾아 데이톤 마을로 갔었지....그는 나의 은인이야...." 그 노중년의 입에서도 은혜라는 말이 튀어 나왔다. 란테르트의 눈살은 조금 더 찌푸러 들었고, 그의 마음은 더더욱 혼란해져 갔다. ------------------------------------------------------------------------- 여기서 몇화 정도..... 현재의 대화와 대화 주제의 당시 상황이 교차적으로 제시됩니다. 그러니까, 한사람이 이야기 하다 보면, 그 다음 내용이 실제로 재시되고... 등등이죠.^^ 이거 사실은 영화등등의 영상 매체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한번 글안에 쑤셔 넣어 봤는데...... 어째 난잡하기만 한것 같기도 하고.... ^^ 뭐, 그렇습니다.^^ 왜 세편을 올렸을까???? 추천을 세개나 먹고 서비스 안하면, 앞으로는 아무도 추천을 않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서..^^ (이러다 언젠간 아그라 글공장, 1차부도 2차부도를 거쳐 경매 들어가는거 아닌가 몰라.... --;;) 음냐... 시온 사마의 밟혀라 아그라....--;; 성 미스티아 학원이라.... 내용을 다시 보니 꽤 재밌다...--;;; 게다가 작명 센스도 상당하네...--;; 프란츠아이시스 커트리미온. 음... 커트리미온 다시 한번 우려주마~~!!! 우하하하.^^ 참고로, 테미시아 크레아토르는, Creator(창조자)의 내맘대로 발음이고^^, 엘디마이나 샤이튼의 샤이튼은 엘디마이어의 마법중 하나^^, 그리구, 시오네스 마이든의 마이든은, make(만들다)를 마음데로 변형시켜 만들어진자 로 해본겁니다.^^ 사실은 정상적인 학원물로 가려 했지만.... 시온사마가~~!!! 왜 이렇게 약해~~~!!!! 를 반복해서...... 각 화를 거듭할수록 묘사의 강도가....--;;; 성 미스티아 학원은, 테미시아, 엘디마이아, 시온 이 세사람이 등장하는 학원물을 써보라는 시온사마의 청탁으로 쓰기 시작한 글로... 시온사마 개인 소장품입니다. (그러니까, 달라고 해도 못드리죠.^^ 생각해 보세요 선물받은거 달란다고 막 퍼줍니까?^^ 그 글에 나온데로, 베타테스팅에 대한 감사로 준 선물이죠.^^ 라곤 얘기하지만.... 협박에 못이겨....--;;;) ^^ 그럼.... ^^ 바보수룡 아그라가.....^^ 『게시판-SF & FANTASY (go SF)』 16147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44 올린이:광황 (신충 ) 98/12/14 01:08 읽음:2429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모두들 마을 사람들을 지키시오. 마물들은 저분과 나 둘이서 막겠소!!" 30대 중반의, 대검을 든 사내가 이렇게 마을 사람들을 향해 외치는 소리가 들 렸다. 찰튼은 그 풍채 좋은 남자가 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조금 전의 그 녹발홍안의 사내는 어느 샌가 가느다란 장검을 꺼내든 채 마물들을 바 라보고 있었고, 그의 곁에는 대검을 든 갈색 머리칼의 사내가 있었다. 수백 마 리의 마물에 둘러싸여 있는 그들은 그다지 두려워하는 기색이 아니었다. 찰튼은 객기에, 분명 그것은 객기였다, 그들을 돕겠다며 그쪽으로 달렸고, 몇 몇 젊은이들도 그 두 사내를 돕기 위해 달려나갔다. 한편 대다수의 주민들은 마을 중앙의 회관으로 사용하는 건물에 모여 벌벌 떨고 있었다. 그리고 싸움은 시작되었다. "그분은 마검사셨습니다.... 손에서 불꽃이 날아다니고.... 얼음이 솟아나 고.... 땅이 벌컥 뒤집어지며, 번개가 빠지직.... 전 생전 그렇게 강한 사람은 보지 못했습니다. 아니, 그분은 사람의 경지를 이미 넘어선 듯 보였습니다." 찰튼은 이렇게 말하며 다시 술을 한잔 벌컥 들이켰다. 이내 바닥이 드러났고, 디미온은 한잔을 더 시켜 그에게 전해 주었다. "감사히 마시겠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우리 마을은 간신히 위기를 넘겼습니 다. 당시 상황의 급박함은 제가 지금 이야기 한 것의 100배는 되었을 것입니 다. 객기로 싸움을 시작하였던 마을 젊은이들중 한 명이 죽고, 서너 명이 큰 상처를 입었는데, 이것은 결코 마물들이 약해서가 아니라 그분이 강했기 때문 입니다." 그때 란테르트가 자신도 모르게 내뱉듯 중얼거렸다. "그는.... 확실히 강했지...." 돌연한 그의 말에 사람들의 시선은 란테르트에게로 모여졌으나, 아무말 않은 채 탁자만을 응시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 흥미를 잃고 하던 이야기를 계속했다. 찰튼이 말했다. "싸움이 끝난 후, 그분은 마법으로 다친 마을사람들을 일일이 치료해 주었습 니다. 그분의 회복 마법은 평범한 정도였으나, 마을에 의사 한명 없던 저희로 써는 구세주와도 같았습니다. 치료는 밤늦게 까지 이어졌고, 그 고마우신 분은 밤에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시지 않은 채 마을을 떠나셨습니다...." 찰튼은 그때의 기억이 선하다는 듯 감격스런 표정을 지었고, 그의 이야기가 이렇게 끝나자 이곳에 있던 사람들의 입에서, 호, 하는 한숨이 세어 나왔다. 그때, 노중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에 대한 이야기라면.... 나도 한마디해야겠소.... 그는 나의 매제요.... 내 누이동생의 남편이지...." 그의 말에 모두가 아, 하는 탄성을 질렀고, 란테르트는 자신의 스승에게 아내 가 있었다는 말에 조금 놀랐다. "난.... 내가 그의 가장 절친한 친구였고, 그에 대해 가장 많은 것을 알고 있 었다는데 대해 의심치 않소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에 대해 아는 것 이 많지 않지...." 지난날들을 생각하는 듯, 그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의 눈까풀이 파르르 떨 렸고, 술잔을 들고 있는 손도 미미히 흔들렸다. "언제였을까.... 그때는 내 머리도 짙은 갈색이었고.... 내 누이동생인 제나 도.... 아직 얼굴에 주름살 같은 것은 없었지.... 내 누이는 나보다 10살이나 어리오.... 내 나이가 올해로.... 52세이고.... 그를 처음 만났던 그때는 내가 갓 서른을 넘겼었지....22년쯤 된 일이야.... 살아있다면 그의 나이는.... 지 금 47세쯤 되었겠군...." 노중년의 사내가 내뱉듯이 중얼거리는 이 말에, 특히 살아있다면 이라는 가정 형의 말에 주점 안의 사람들중 절반 정도가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찰튼이라고 자신을 밝힌 사내는 아, 하는 탄성을 내지르며 호들갑스럽게 물었다. "그렇다면, 그분 히든 히어로께서 돌아가셨다는 말입니까? 어떻게 알지요?" 그의 물음에 노중년이 천천히 답했다. "그는.... 8년전에 죽었어.... 거의 확실하지.... 매년 한두번 쯤은 내 누이 동생과 나를 만나러 찾아 왔었는데.... 그쯤 연락이 끊겨 버렸지...." 이 말에, 주점 주인과 찰튼이라는 사람은 망연한 표정을 지었다. 이윽고 한숨 을 내쉬며 주점 주인이 입을 열었다. "아.... 영웅답게 조용히 생을 마치었군.... 아...." 순간 주점 안에 음산히 퍼지는 한줄기 목소리가 있었다. "크흐흐.... 영웅...." 디미온은 바로 자신의 곁에서 들려온 소리에 흠칫 놀라며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고용(?)한 푸른 머리칼의 마검사 란테르트였다. 두 눈동자 는 아래로 깔려 탁자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평소와는 그 분위기가 사뭇 달랐 다. 모두들 의아한 눈초리로 란테르트를 바라보았으나, 더 이상 그에게서 아무런 말이 없자 다시 고개를 도려 노중년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시테는 조금전 부터 란테르트만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느낌.... 언젠가 그의 등에 무등 태 워진 채 느꼈던 느낌.... 성을 파괴하며 웃었던 그의 웃음.... 그 모든 것이 그대로 재현되는 듯 했고, 이시테는 두려운 마음에 그의 손을 꼭 잡았다. 하지 만 반응이 없었다. 노중년은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난.... 용병 출신이요.... 지금은 조용히 농사를 짓고 있지만.... 당시 나는 한 마을의 영주에게 고용되어 있었지.... 스무 살의 예쁘장한 나의 누이 제나 와 함께.... 나의 부모는 나에게 10살 먹은 제나와 얼마 안돼는 돈을 남겨준채 일찌감치 세상을 떠났고, 나는 20세가 되는 해부터 용병 일을 시작했었지.... 10년.... 제나를 생각해 위험한 일은 하지 않았기에 나는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용병 일을 할 수 있었지.... 그러던 어느 날...." 노중년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술을 한잔 들이켰고, 찬 술 때문에 한차례 짙 은 기침을 했다. 모두는 침만을 꿀꺽 삼키며 그의 이야기를 기다렸다. "내가 그 영주의 용병 단에 들어간 것은 30세가 다 되어서였지.... 이유는 조 금 큰돈이 필요해서였고.... 제나의 나이가 20살을 넘겼으니, 이제 시집을 보 낼 돈을 마련해야 했지.... 그러던 중.... 어느 날 우리 마을에서는 근방에 출 몰하는 마물을 퇴치하기 위해 병사들을 모집했고, 나도 그곳에 참가했지. 10일 이상이나 산으로 들로 마물들을 잡으러 다녔고, 나는 그럭저럭 10년간 쌓인 실 력 덕분에 꽤 많은 활약을 했었지.... 우리를 이끌던 대장도 나의 그런 실력을 칭찬해 주었고.... 아무튼, 집에서의 불행을 감추기려도 하려는 듯 밖에서의 나의 일은 술술 잘 풀려 나갔소...." 발토르 라는 이름의 이 30세 먹은 용병의 실력은 그의 연륜만큼이나 이들 노 쉬 정규군의 전력에 큰 도움을 주었고, 보름에 걸친 작전 끝에 수백여마리에 이르는 마물을 베었다. 발토르는 이 싸움의 영웅이다. 그는 모든 동료들의 칭 찬 섞인 격려를 한 몸에 받았다. 그는 즐거웠다. 이러 하였으니, 분명 보수가 많은 것은 당연한 것이었고,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사랑스런 동생 제나 의 결혼 지참금을 모으는데도 그다지 많은 시간일 걸릴 것 같지 않았다. 물론, 남자를 구하는 것이 더더욱 시급했지만.... 이윽고 병사들은 성안으로 돌아왔고, 급료계산은 다음날로 미룬 채 각자 사랑 하는 아내와 아이, 그리고 가족들이 있는 집을 향해 뿔뿔이 흩어졌다. 발토르 역시 성문 근처에서 해산하여 성밖에 위치한 자신과 동생의 작은 집으로 향하 였다. 돌아오던 도중, 푸줏간에서 고기도 조금 구입했고, 잡화점에서 그다지 비싸지 않은 조그마한 장신구도 하나 샀다. 헤어지기 직전 대장이 한 말, '발토르 자 네에게는 특별히 100퍼센트 보너스를 주지' 때문에 한 번 내어본 용기였다. 발 걸음은 가벼웠고, 그래서인지 성문에서 집까지의 꽤 먼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 도착했다. 그런데.... 이미 하늘은 해가 져 어둑어둑해 있었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자신의 집 또한 어둑어둑해져 있었다는 것이다. 부숴 버릴 듯 문을 확 잡아채 열어 젖혔으나, 집안에 인기척이란 없었다. 발 토르는 일단 짐들을 탁자에 가만히 내려놓고 등잔의 심지에 불을 붙였다. 파지 직 거리며 짐승 기름에 쩔은 등잔에 조그마한 불꽃이 피어올랐다. 집안에는 역시 아무도 없었다. 행여나 불길한 생각을 했던 그는 잠시 안도의 한숨이 비져 나왔다. 잠시 어디 마실 이라도 갔겠거니.... 삯바느질 거리를 얻 으러 나갔으려니.... 마을의 친구들과 꽃구경을 갔다 조금 늦어지는 것이려 니.... 시장을 보러 성안으로 들어갔으려니.... 이러했으려니.... 저러했으려 니.... 그는 처음에는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렇 지는 못하는 것이 인간인 것인가? 발토르는 배가 고프다는 것도, 몸이 마물의 체액에 더럽혀져 있다는 것도 잊 은 채 집안을 서성거렸다. 화덕이 싸늘히 식어 있는 것을 보니, 동생이 집에 돌아오지 않은지 꽤 된 듯 느껴졌다. 아니.... 화덕 청소를 했겠지.... 아니 면, 장작이 없어 며칠동안 불을 지피지 못했겠지.... 발토르는 그을음에 더럽 혀진 화덕과 그 곁에 쌓여있는 장작들을 짐짓 무시한 채 이렇게 속으로 중얼거 렸다. 이윽고 그는 집밖으로 달려나갔다. 옆집의 문을 벌컥 열었다. 평소 제나는 그 집 아주머니와 꽤 친했었다. 그는 외쳤다. 자신의 누이 제나를 보지 못했느냐 고? 처음에는 당황하며 머뭇거리던 아주머니는 이내 입을 열었다. "그때 그 말을 들은 나는.... 거의 미치는 줄 알았소.... 영주.... 그 갈아 마셔도 시원찮을 녀석이.... 나의 누의 동생에게 여자로써는 참을 수 없는 굴 욕을 안겨준 거요.... 성안으로 끌려 들어간지 이미 4, 5일이 지났다더군...." 그는 이렇게 말하며, 눈가에 잡힌 주름을 더더욱 일그러트리며 한숨을 한차례 내 쉬었다. 하지만, 눈가에는 슬픔을 찾아볼 수 없었다. 22년이 지난 옛 이야 기가 아닌가?.... "나는 미친 듯이 영주가 머물고 있는 성으로 달렸지....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들은 나의 걸음을 저지했고, 나는 아직까지도 마물들의 체액으로 진득거리는 검을 뽑아들었지...." "반역이다!!!" "미친 녀석이 성으로 난입하려 한다!!!" 발토르를 막는 병사들의 평가는 비록 감정적이었으나, 정확했다. 발토르는 검을 미친 듯이 휘둘렀고, 결국 내성 안으로 뚫고 들어갔다. 하지 만, 그곳에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많은 마법사들과, 그 100배는 되는 병사들이 었다. 미친 듯이 검을 휘둘렀으나, 좀전과는 달리 그들을 뚫을 수 없었다. "야, 이 개 같은 영주 녀석아!!! 내 동생을 돌려보내라!!!" 그는 발악했다. 양팔은 결박 지워진 채 였으나, 입은 열려 있었기에, 카악, 하며 침을 한차례 내 뱉으며 이렇게 외쳐댔다. 하지만, 침은 바닥에 떨어졌고, 그의 말은 묵살됐다. "이 자식!!! 넌 법도 모르느냐!!! 세상 천지, 남의 집 여자를 납치해 그렇게 하는 것이 이 나라 법이냔 말이다!!! 더러운 자식!!! 이, 엌..." 이쯤 말할 때까지 그를 그대로 둔 것은 강자의 여유였을까? 발토르는 기절했 고, 그에게 다가와 바닥에 쓰러진 그의 머리를 지긋이 밟으며 영주가 입을 열 었다. "법? 내 땅에서는 내가 법이지...." 발토르는 외성 성문밖에 버려졌다. 그가 감옥에 갇히지 않은 이유는 아마, 영 주가 스스로의 행동에 조금이라도 미안한 감을 느껴 그렇게 해 준지도 몰랐으 나.... 그럴 가능성은 희박했다. 차라리, 감옥에 넣어 영주 소유의 식량, 분명 죄수의 식량은 영주의 몫이다, 그 식량이 축나는 것이 싫어서일 가능성이 높았 다. 발토르는 다행히 자비로운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 집안의 싸늘한 침대 에 누울 수가 있었다. 옆집의 아주머니가 화덕에 불을 지펴주고 수프를 끓여 주었다. 발토르는 형편없이 뻗어버린채 쓸쓸하디 쓸쓸한 하룻밤을 보냈다. ------------------------------------------------------------------------- 흠.... 그러고 보니.... 왜 나쁜 영주들은 모두 마을의 부녀자들만 대려다가 그럴까? 음... 그게 그래도 가장 나쁜 짓인가? 세금을 많이 걷고.... 백성들을 탄압하고.... 여자들 데려다가.... 음.... (아냐~~~!! 그건 너의 아이디어 고갈에 의한 무사안일주의적 스토리닷~!!! 주거라~~~~ 퍼버버버벅~~~!!! ^^) 음냐...^^ 철랸에 연재 시작했더군요.^^ go debut 34던가? ^^ (흐윽... 거기도 하이텔에서 처럼 밟히는거 아냐?...--;; ^^) 음..... 언제나 들어오는 독촉메일..... ^^ 지금 비축분이 30화 이하로 떨어져 버린 시점입니다만.... (헉... 한동안 씨발라이제션2 하고, 프린세스메커3에 빠져 사느라고...^^ 거의 글에 손을 못댔다는.... ^^) 솔찍히 정말 정말 궁금한것 한가지.... 이 27화 정도 되는 것을 다 올려 버리면.... 그다음에 제 글이 올라오는것은 1주일 이상, 빠르면 3일에서 길면 보름 정도 후의 일이 됩니다. 언젠가도 말씀드렸듯, 15화 분량을 한꺼번에 쓰는지라, 그정도 시간이 걸리죠.^^ 한마디로, 전 비축분이 없으면, 바로 연재 펑크란 말입니다. 적어도 15개 이상은 되어야 펑크 안내고 연재가 가능하죠. 그래서 말씀인데.... 궁금한 것은, 그렇게 연재 펑크를 내가면서 많이 올리는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지금처럼 적당히 조절해 가며 매일 하나라도 올리는 것이 좋을까요? (전 후자쪽이 좋을것 같다는 생각에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독자분들도 후자를 선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아무튼.... 뭐 그렇습니다.^^ 그럼...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6241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45 올린이:광황 (신충 ) 98/12/15 03:45 읽음:2196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당시의 기분.... 말로 이루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했소.... 나이 30먹 은 남자가.... 침대맡에 엎드려 눈물을 흘린다는 것이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참담했지...." 노중년의 말에 듣고있던 모든 사람들은 일제히 호, 조그마한 한숨을 지었다. 동감한다는 표시일 것이다. 발토르는 그날의 그 일 이후로, 반쯤 미치광이 같은 행동을 했다. 흡사 손의 일부인 듯, 그의 손에는 사람의 정신을 흐리게 하는 액체가 든 병이 언제나 매 달려 있었고, 그는 비칠비칠 거리는 걸음으로 마을밖 이곳 저곳을 쏘아 다녔 다. 그는 복수라는 것을 마음에 품을 수도 없었다. 동생의 생사도 알 수 없었던 데다가.... 한 개 지방의 영주에게 복수한다는 것은 일개 개인으로써는 불가능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이미 한달 이상이나 그런 미치광이 짓을 하던 그는 한 사 내와 만났다. 진한 녹색의, 그것도 검정색이 섞인 암녹색의 머리칼을 길게 기 른, 붉은 색의 무시무시한 눈동자를 가진 남자였다. 발토르는 정신이 퍼뜩 드는 듯 했다. 남자가 물었다. "당신인가?" 발토르는 답했다. "예...." 무엇이? 그는 스스로 답해 놓고도 왜 예, 라는 대답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한가지 정확한 것은, 그 녹발홍안의 사내의 말에는 예, 라는 말 이외 에는 대답해선 않될것만 같은 그러한 위엄이 스며 있었다. "발토르.... 당신의 이름이지?" 발토르는 그제서야 진심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만...." 그는 언제나 알코올에 절어 있었지만, 당시에는 어째서인지 술에 그다지 많이 취해있지 않았다. "둘중 한가지를 택하시오.... 동생을 포기하고 복수를 하거나.... 동생을 구 하고 복수를 포기하거나...." 발토르는 그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으나, 잠시 생각해 본 결과 고개를 끄덕 일 수 있었다. 동생을 포기하고 복수한다는 것은, 성을 상대로 싸움을 벌이는 것이다. 성공 가능성은 차처하고, 싸움의 원인인 동생의 생명은 보장할 수 없 었다. 그 반대의 말은 그 반대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발토르는 주저조차 하지 않았다. "동생이 살아있다면, 당연히 그 아이를 구해야 합니다. 혹시 해 주실 수 있다 면.... 해 주실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해 드리겠습니다...." 발토르는 무릎을 꿇었다. 왠지.... 이 사내라면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몸집이 그다지 크지 않았건만, 어깨의 넓이가 자신의 절반도 채 되지 않을 듯 보였지만, 왜인지 그라면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녹색 머리칼의 남자는 발토르를 그대로 지나쳐 성쪽으로 향했다. 이미 세상은 어둑어둑 했고, 사내의 검정색 망토는 밤을 만들어내는 마왕의 그것과도 같이 어두운 대기 속에 뒤섞여 버렸다. "난 당시....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가만히 서서.... 그 남자를 기다렸 지.... 얼마나 지났을까.... 그 긴 시간동안 나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였지.... 생각할 수 없었어.... 생각나지도 않았고.... 다만.... 나무들처럼, 바위들처럼 멍청히 서있을 뿐이었지...." 노중년는 이렇게 말하며 술잔을 들고 있지 않은 손으로 얼굴을 한차례 쓸었 다. 모두는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를 추측할 수 있었으나, 결코 그의 이야기를 듣 는데 소홀하지 않았다. "이윽고 그가.... 어깨에 나의 동생을 들처맨채 내 앞에 모습을 나타냈소....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고.... 하지만, 그는 달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고, 나도 그의 뒤를 쫓아 달아났지.... 그렇게 밤새도록 달려 우리는 한 숲 속의 공터에 도착했소...." 헉헉헉.... 두 사내는 반나절을 싸운 짐승만큼이나 거친 숨소리를 내뱉었다. 그리고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25세 가량으로 보이는 녹색 머리칼의 사내는 온몸에 피를 흘린 채 갈색 머리칼을 가진 여자의 몸위로 엎드려 쓰러졌고, 발토르 역시 의식을 잃었다. 그리고 다음날.... 제나라는 이름의 아가씨는 자신을 짓누르고 있는 사내의 모습에 질겁을 해 소 리를 질렀다. 몸을 바동거렸으나, 사내의 몸에서 풍기는 짙은 피비린내만이 짙 어질 뿐이었다. 그녀가 내지르는 소리에 발토르가 눈을 떴다. 머리가 아픈 듯 한차례 고개를 흔들고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벌벌 떨고있는 자신의 동생과 그런 동생의 몸 위에 기절한 채 쓰러져 있는 사내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정체불명의 녹발검사를 곁으로 밀어 눕힌 채, 발토르는 제나를 향해 말했 다. "이분이.... 너를 구해주신 분이야.... 잊었니?" 제나는 고개를 세차게 가로 저으며 그녀의 오빠 발토르에게 안겼다. 한참을 흐느꼈다. 이제 갓 스무 살을 넘긴 처녀아이에게는.... 끔찍한 한달 이었을 것 이다. "우선.... 우리의 은인을 구해주고 이야기를 하자꾸나...." 언뜻 보기에도 그 검사는 아주 위급했고.... 발토르와 제나는 흡사 스스로의 목숨을 보살피듯 열심히 그 남자를 간호했다. 대강 할 수 있는 응급조치를 마친 발토르는 그를 들쳐 업은 채 인근의 마을로 향했다. 실력이 없더라도 의사가 자신들 둘 보다는 나을 테니 말이다. 제나는 종종 그 사내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며 한숨 짓곤 했다. 비참한 자신의 처지 에서 절로 새어나오는 한숨이었다. "이윽고 그는 깨어났지.... 우리 둘은 몇 차례나 감사를 표했고.... 그는 며 칠간 우리와 함께 다녔소.... 일단 상처가 완전히 아물 때까지 보살펴 주어야 할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지.... 제나는 몇 날 며칠이나 그를 간호하며 그에 게 정이 들었던 모양이었소.... 하지만, 그녀는 날로 짓는 한숨만이 늘어갈 뿐 마음을 열지 못하였지.... 이미.... 깨끗하지 못한 자신의 몸이 부끄러웠던 거 야...." 노중년의 이야기는 여기서 잠시 끊어졌다. 나이가 많아서인지, 그의 이야기는 구성져 어지간한 음유시인의 그것보다 훨씬 낫게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제나는 그를 사모하는 마음이 날로 심해갔다. 준수한 외모는 차처하고서라도, 무언가.... 응어리진 것이 감추어져 있는 그의 마음에 호기심이 들었고, 거친 듯, 분방한 듯 하면서도 예를 벗어나지 않는 그의 행동, 말투, 그리고, 수천 마리의 마물가운데에서도 농담을 건낼수 있는 그의 여유와 용기, 그리고 강 함.... 어느 한가지도 사랑스럽지 않은 것이 없었고, 그녀의 그를 향한 마음은 이내 병이 되었다. 어느덧 그와 함께 여행을 한지도 세 달이나 흐른 후였다. 그녀는 그런 자신의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단 하나의 걸림돌은.... 자신 이 이미 깨끗하지 못한 여자라는 점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아내가 되기에는 부적합한 조건이었으나.... 사랑하는 남자의 휴식처가 되기에는 오히려 편한 조건이었다. 오빠인 발토르가 잠든 사이 그녀는 조용히 그에게 자신의 그런 마 음을 털어놓았다. "날.... 더러운 여자라고 욕해도 좋고.... 부정한 여자라고 질책해도 좋아 요.... 다만.... 그렇더라도 저를 사랑해 주세요.... 몇 년에 한 번 찾아와 하 룻밤을 지내고 가도 상관없어요.... 다만 잊지만 말아 주세요...." 그녀의 이러한 담대한 고백에, 녹색 머리칼의 검사는 조금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으나, 조용히 그녀를 안아 주었다. 밤은 그렇게 흘렀고, 다음날 그는 정식 으로 그녀에게 청혼했다. "후에 그가 내게 말해 주었지.... 순결은.... 여자가 남자에게 몸을 빼앗겼을 때 잃는 것이 아닌.... 마음을 빼앗겼을 때 잃는 것이라고.... 그녀의 순결을 빼앗은 것은 자신이고.... 그렇기에 영원한 애인으로 그녀를 맞이한 것이라 고.... 난 그 말에 감동을 받았었소...." 노중년은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한차례 내 쉬었다. "참.... 오래된 일이로군.... 오래된...." 노중년의 중얼거림은 고요한 주점 안에 묘하게 메아리치며 울렸다. "다만.... 나는 그런 이유로 한곳에 정착할 수 없어. 이해해 주겠지?" 녹색 머리칼의 검사는 자신의 아내와 처형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복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아직도 죽여야 할 사람이 50명이나 남아 있다고.... "제나.... 나의 목숨은 기약할 수 없는 것이요.... 난 당신을 미칠 듯 사랑하 지만, 복수 또한 반드시 해야 하오.... 당신은 나의 영원한 애인이기에, 나는 반드시 당신에게 돌아오겠소.... 복수가 끝나면.... 나는 반드시 당신에게 돌 아오겠소...." 그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떠났다. 제나도, 발토르도 그를 말리지 못하였다. 제나는 고요히 웃으며 눈물지었을 뿐이고, 발토르는 뜨거운 포옹으로 자신의 가장 절친한 친구이자 매제인 그 녹색 머리칼의 검사를 안아 주었다. 발토르는 자신의 그 친구가 악명을 드날리고 있는 에날트 제날튼 이라는 사람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나, 개의치 않았다. 그가 알고 있는 에날트라는 사람 은 복수에 미쳐있기는 했으나 공정하고 협의로운 인물이었다. 수백 휴하(1휴하 =약 1킬로미터)나 되는 거리에서 자신에 대한 소문 하나만을 듣고 이름도 모르 는 제나를 구하기 위해 달려온 사내였다. "그렇게 떠난 이후.... 그는 종종 나와 제나가 정착한 쿠크 마을에 들리곤 했 소.... 그러다 8년전 돌연 연락이 끊긴 것이요...." 노중년의 말은 이렇게 끝났다. 한참동안 주점 안의 사람들은 숨조차 크게 내 쉬지 못한 채 입을 다물고 있었다. 생각할 것이 많은 모양들이었다. 그리고, 뒤이어 질문들이 쏟아졌다. 먼저 입을 연 것은 주점 주인이었다. "복수? 그에게 원수가 있었단 말입니까? 그런데.... 복수는 성공했습니까?" 그의 물음에 노중년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알 수 없소...." 뒤이어 핌트로스가 데려온 한 병사가 물었다. "악명.... 이라니요?" 그 물음에 노중년이 그 병사를 잠시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 "자네가 20년 전에만 활동했었어도.... 에날트 제날튼 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꺼야.... 사실.... 그는 마음이 조금 비뚤어진 사람이야.... 물론, 그에는 나 름대로의 이유가 있지.... 생각해 보게나.... 겨우 여덟 살의 나이에, 부모가 자신의 눈앞에서 죽는 모습을 보고.... 자신을 죽이러 쫓아오는 사람들을 피해 3년이나 도망을 다녔던 그의 모습을.... 그러한 상황에서 자신을 괴롭히고 가 문을 멸망시킨 사람들을 증오하지 않는다면.... 그건 인간이라 할 수 없지 않 은가?" 병사와 다른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단 한사람 란테르트만 이 풀린 듯 초점 없는 눈동자를 아래로 내린 채 멍하니 있었다. "아무튼.... 그는 모두 781명의 사람들을 자신의 원수로 정했지.... 일단, 직 접적으로 자신을 괴롭힌 사람들과, 그 일을 도운 자들.... 그리고 평소 자신의 부모와 친분이 있었으되 그러한 상황을 방관한 사람들까지 모두 그 명단에 적 어 넣었지. 가장 유명한 사람으로는 당시의 위다 마법 학교 교장 자리에 오른 자로.... 이름은 생각이 나지 않는군.... 아무튼 후에 들어보니 그 남자, 누군 가에게 쥐도 새도 모르게 죽임을 당했다더군.... 아마 에날트 그가 한것일께 야...." 그의 이 이야기에 몇몇 사람들은 지나치다는 듯한 반응을 나타냈으나, 거의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며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수긍하는 눈빛을 띄었다. ------------------------------------------------------------------------- 음하하...^^ 악마 란테르트에게 죽임을 당한 불운한 영웅 H2(Hidden Hero)에날트 제날튼~~~ 그럼...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6242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46 올린이:광황 (신충 ) 98/12/15 03:45 읽음:2240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노중년은 이야기를 이었다. "그는.... 정말이지 호남아야.... 그의 의라는 것은 삐뚤어지고 왜곡되었으 나, 세상의 어떤 옳은 자들보다도 더더욱 곧았지.... 그는 평소 두 가지 말을 중얼거리곤 했어...." 그의 말에 주점안 사람들은 귀를 쫑긋 세웠다. 그다지도 훌륭한 인간이 내뱉 은 말이라면 분명 귀담아 들을만 했기 때문이다. "난 하나의 미치광이일 뿐이야...." "왜 그런 말을.... 자기비하 할 필요 없어...." "난.... 광인이지.... 자신의 가족이 죽을 때 도와주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 사람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미친 사람이야...." "그걸 안다면.... 하지 않으면 되지 않는가? 어째서 미친 지를 알았다면, 그 리고 그것을 고칠 수 있다면, 그러한 것을 고쳐 미친 사람이 되지 않으면 되지 않는가?" "후후후.... 그걸 할 수 없기에.... 미친 사람 인 거야.... 후후후...." "그는 조용히 혼자 한참동안 생각에 잠기었다가는 돌연 잠에서 깨어나듯 정신 이 퍼뜩 돌아오며, 난.... 하나의 미치광이일 뿐이야.... 라고 중얼거리기 일 쑤였지." 노중년의 말에 모두들 실망하는 표정을 지었다. 미치광이일 뿐이라니.... 하지만, 한사람.... 란테르트는 그 말에 풀려있던 눈동자에 빛이 돌아왔다. 그리고는 조용히 웃었다. "후후훗.... 난 하나의 미치광이일 뿐이다.... 그래.... 그는 언제나 그렇게 중얼거렸었지...." 그의 목소리는 워낙 작아 바로 곁에 있던 이시테가 간신히 들을 수 있을 정도 였다. 노중년은 이어 입을 열었다. "그리고 다른 하나가 바로 저 시라네.... 잘은 모르지만, 아주 오래 전에 시 라고는 전혀 모르는 무사가 술에 거나하게 취해 읊은 말을 받아 적은 것이라고 하지...." 노인은 이렇게 말하며 주점 한쪽에 걸려있는 시에 손을 뻗었고, 모두들 시선 을 그쪽으로 돌렸다. 다만, 란테르트만은 나는 하나의 미치광이다, 라는 말을 끊임없이 중얼거리고 있었다. 노중년은 설명을 시작했다. "그는.... 이 시는 해석이 구구하여, 이것이다 라고 딱 집어 이야기 할 수 없 다네.... 이렇게 말하며 그는 그 나름대로의 해석을 들려주었었지.... 첫 구절 인 내 마음이 산만큼 넓었더라면 과, 내 마음이 바다만큼 높았더라면 은 내 마 음은 높지도 넓지도 않다라는 뜻이라네. 그리고, 그 다음 구절인 하늘을 바닥 삼고 땅을 천장 삼는다는 것은.... 온통 할 수 없는, 그리고 해서는 안돼는 일 들만 해대고 다닌다는 뜻이고, 마지막 세상을 온통 기쁨으로 가득 채운다는 것 은, 반어적으로 사용한 말이지.... 다시 정리해 이야기한다면, 난, 마음이 넓 지도 높지도 않아 제멋대로 난행을 하고 다니니 온통 세상에 근심을 안겨줄 뿐 이라는 말이야.... 그는 자신을 이렇게 평가하고 있었네...." 노중년의 말에 이곳 저곳에서 동시에, 아, 하는 탄성이 세어져 나왔다. 모두 의 눈은 그 몇 줄 되지 않는 싯구로 향해 있었고, 그 노중년 마저도 움푹 패인 두 눈으로 그쪽을 바라보았다. 그때, 돌연 란테르트가 중얼거렸다. "시끄럽군요...." 그의 목소리는 중얼거리는 것치고는 컸고, 근처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 를 돌아다보았다. 란테르트는 여전 바닥을 향해 두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 한참동안 그렇게, 그 는 아무런 말도 없이 앉아 있었다. 두 손은 탁자 위에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이시테에게 잡혀 있었다. 그는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아무런 말도 더 이상 꺼내지 않은 채 2층으로 통하는 계단으로 걸음 을 옮겼다. 남아있는 일행들은 그런 그의 태도에 의아해 했으나, 아무도 입을 열어 그에게 묻지 못하였다. 막 계단으로 향하던 란테르트가 돌연 걸음을 멈추며 중얼거렸다. 모두에게 들 으라고 하는 이야기인지, 홀로 중얼거리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후훗.... 그 사람.... 그 사람에게 위선자라는 말보다는 미치광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군요.... 광인.... 그 스승에 그 제자라.... 후후.... 후후후 후...." 란테르트는 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시 걸음을 옮겼고, 마지막의 후후, 거리며 음침한 웃음을 웃을 때의 그의 목소리는 잦아질 대로 잦아져 잘 들리지 않았다. 남아있던 다른 사람들은 어리둥절해 하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그가 어째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 각자 추측하느라 생각에 잠기었다. 특히, 위선자 라고 이야기한 그의 말이 그러했고, 그 스승에 그 제자라는 돌연한 말이 더더 욱 그랬다. 이시테는 대강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으나,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잠자코 있었다. 방금전 그가 스승을 증오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그리고 곧이어 그 스승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훌륭했던 사람인지를 들었기에 이시테는 혼란하기 그지없었다. 속으로, 다음에 꼭 물어봐야지, 라는 생각을 하며 이시테는 그 연 녹색의 동글동글한 눈동자를 총명하게 굴리고 있었다. 란테르트는 방으로 돌아왔다. 침대에 아무렇게나 몸을 눕히고, 천장을 바라보 았다. 왠지 답답했다. "미치광이라고요?.... 스승님...." 버릇이 되어, 란테르트는 여전 에날트 그 사람을 스승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평소에는 이점을 간과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내뱉으며 굉장히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스승이라...." 이렇게 한마디 중얼거리고.... 란테르트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다시 떠오른 그날 밤의 광경.... 스승은 자신을 죽이려 했고.... 자신은 스승에게서 자신을 지키려 했고.... 어째서 그러한 상황이 연출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없게 되었다. 주점의 그네들에게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그가 그런 행동을 한 이유는 더 이 상 생각할 필요도 없이 간단했다. 그는 자신을 도구로서 '주웠고', 그리고는 쓸모가 없어지자 버린 것이다. 그는 위선자였고, 자신을 배신했다. 란테르트가 이러한 논리를 자신의 기억 속에 끼워 맞추는데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은, 결코 이러한 상황을 추측하기 힘들어서가 아니었다. 그의 스승.... 평소의 그는, 란테르트가 아버지로서의 정을 느낄 정도로 란테 르트에게 잘 대해 주었다. 그렇기에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를 전혀 의심치 않았 던 것이다. 만약 그러한 것이 한 달이나 두달 정도 이어진 그러한 관계였다면, 위선이라고 단정지어도 그다지 무리는 없을 터였으나.... 4년 자그마치나 4년 동안을 함께 지내오면서 단 한차례도 이상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이 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오늘 이런 이야기를 듣고 나니 더더욱 머릿속이 혼란해 져 버렸다. 에날트.... 그에게 정의롭다 따위의 수식어를 붙이는 것은 오히려 모욕이다. 그는 그가 스스로를 평한 대로 미치광이이고, 온갖 난행으로 세상을 어지럽혔 다. 하지만, 적어도 그는 자신의 길을 아는 자였다. "복수.... 입니까?...." 란테르트는 에날트에게.... 혹은 자신에게.... 이렇게 물었다. "복수를 위한.... 저는 복수를 위한 도구였을 뿐입니까?...." 란테르트는 눈을 감은 채 미친 사람처럼 이렇게 중얼거렸다. 이야기는 계속되 었다. "당신이 없었더라면.... 전 13년전 그때.... 조용히 잠들 수 있었습니다.... 증오합니다....당신을 위해 보낸 4년이라는 시간이.... 당신에게 배신당해 고 통에 허덕이던 시간이....그 이후 이어진.... 피엘을 잃고, 라브에를 잃은 그 시간이.... 그 모든 것이 증오스럽습니다.... 어째서.... 당신은 저를 도구로 택하셨습니까?...." 그의 목소리는 점점 잦아져가 나중에는 아예 들리지도 않았다. "언제나.... 아파하는 눈을 하며 제게 더더욱 강해지라고 외치던 그 많은 말 들이 모두.... 모두 저를 도구로 이용하기 위해서 였습니까?.... 단지 그러한 것입니까?...." 란테르트는 그의 스승을 떠올릴 때마다.... 자애롭게 바라보며 미소짓던 그런 스승을 떠올릴 때마다 하던 생각을 다시금 곱씹었다. "전.... 당신을 증오합니다.... " 이렇게 한마디 중얼거린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다시 중얼거리 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당신 덕분에.... 피엘을 만났고.... 그렇게 시작된 인과의 사슬이 서로 얽히고 설키여.... 라브에를 만 났고, 트레시아를 만났으며, 이카르트와 모라이티나에게로 나를 이끌어 주었으 니까요.... 그 첫 번째 고리가 되어 주셨으니까요...." 결국 사고의 흐름은 그들에게로 이어졌다. "그들을 만나.... 이제 와서는.... 이렇게 되어 버렸지만.... 전 결코 그러한 순간들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영원한 시간을 고통 속에 허덕이게 된다 하더 라도....그들과 함께 지낸 그 짧은 순간을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당신을 증오하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당신에게 고마워하고 있는 것일까 요...." 란테르트는 다시 입을 다물며 천천히 눈을 떴다. 천장.... 드넓은 시야를 가 려버리는 쓸모 없는 천장이 눈안 가득 들어왔고, 란테르트는 이내 다시 눈을 감아버렸다. 모든 것이.... 어지럽기만 했다.... ------------------------------------------------------------------------- 스페샬 2화~~ ^^ 음 철자법.... (헉....--;;) 하지만.... 정말 모른단 말이다~~~~~ --;;; 어쩌란 말인가~~~~--;; (흑흑...ㅠ_ㅠ;; HWP 맞춤법 검사까지 돌리는데도... 모르겠는걸...ㅠ_ㅠ;;) 뭐 그건 그렇고.... ^^ 왠지 흐름이 이상한 한화당....--;; 몇번을 읽어도 어색한데....어디가 이상한지 못찾겠당...--;; 하지만, 상관 없다~~~~ 사소한 버그따위는 무시하는 것이 아마추어의 길~~!!! 완벽한 글을 보고싶다면, 돈을 들여야 하는것이다~~~~!!! ^^ (퍼버버벅~~!!! 날림을 옹호하는 발언 따위는 삼가라!! ^^) 그럼.... 즐거운 통신 되셔요~~~ ^^ 바보수룡 아그라가.^ 『게시판-SF & FANTASY (go SF)』 16345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47 올린이:광황 (신충 ) 98/12/16 07:08 읽음:2486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주점에 남아있던 일행은 란테르트가 그렇게 사라져 버린 후 오래지 않아 뿔뿔 이 흩어져 버렸다. 지금 이 일행에서의 란테르트의 위치는 결코 작지 않았다. 비록 정식 이름은 디미온 일행이었으나, 실상은 란테르트 일행이라 해도 과언 이 아니었다. 일부는 밤거리로 산책을 나갔고, 일부는 그냥 자신들의 숙소로 돌아갔으며, 다른 사람들은 2차를 한답시고 바로 어기적어기적 걸어 갔다. 술자리 내내 입을 다물고 있던 밀튼과 로멜은 주점 밖으로 산책을 나갔다. 이 둘은 아직 어리기에 그리고, 일행과 그다지 오랜 시간을 함께 하지 못했기에 조금은 서먹서먹한 시간을 보냈었다. 한참동안 그저 마을 안을 걷기만 하던 두 사람은, 취기에 약간 띵해진 머릿속 을 밤의 청하고 량한 공기로 씻어내려고 한차례 심호흡을 했다. 동시에 약속이 라도 한 듯 심호흡을 하던 두 형제는 서로를 바라보며 한차례 빙그레 미소지었 다. "형은 어떻게 생각해?" 돌연한 로멜의 물음에 밀튼은 어깨를 으쓱했다. "무얼?" "그 에날트인가 하는 사람 말이야...." 로멜의 물음에 밀튼은 발을 멈추었고, 로멜도 따라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 사람이 왜?" 밀튼은 동생의 물음의 정확한 뜻을 잡을 수 없었기에 이렇게 물었고, 로멜은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입을 열었다. "영웅.... 영웅이라 불릴 만한 사람일까?" 그의 물음에 밀튼은 천천히 다시 발을 떼었고, 로멜도 따라 움직였다. "글쎄다.... 영웅이라...." 밀튼은 잠시 묵묵히 생각에 잠기었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내가 보기에 그를 영웅이라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같구나.... 하지만, 그를 의로운 검사라고 부르는 대에는 주저하지 않겠다." 밀튼의 말에 로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가?...." 로멜의 그런 모습에 밀튼이 살짝 미소지으며 물었다. "너의 생각은 어떠니?" "난 모르겠어.... 하지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들어." "그와 같은 사람이라...." 둘은 또다시 잠시 침묵에 휩싸였고, 다시 입을 열었을 때는 이미 마을 밖으로 나와 있었다. 밤에 이렇게 큐니숲 근처를 쏘다니는 것은 그다지 현명한 일이 아니었으나, 검술과 마법에 나름대로 자신이 있는 이들로써는 꺼릴 것이 없었 다. 어느덧 9월도 5일이나 흘렀고, 이 두 젊은이들은 9월들어 급격히 떨어지기 시 작한 기온을 몸소 느꼈다. 하지만, 술이 조금 들어가서인지 그다지 춥다는 느 낌은 들지 않았다. 로멜이 입을 열었다. "형.... 그런데.... 란테르트 그분이 어째서 그런 반응을 보인 걸까?...." 그분.... 이 둘은 란테르트를 이렇게 부르고 있었다. 핌트로스에게, 디미온에 게 들은 몇몇 란테르트에 대한 파편들, 디미온도 핌트로스도 란테르트에게 호 감을 느끼고 있었기에 이 파편들은 당연히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었다, 그것들 과 자신들이 느낀 란테르트에 대한 이미지는 그를 그분으로 만들기 충분했다. 로멜의 물음에 밀튼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몰라.... 난 그 에날트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란테르트 그분과 흡사하 다고 느꼈었는데.... 그래서 그분이 그 이야기를 들으며 유쾌한 표정을 지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밀튼의 말에 로멜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어...."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 밀튼이 결론조의 말을 한마디 내 뱉었고, 로멜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문득 걸음을 멈춰 주위를 둘러보았다. 눈앞에 숲이 보였고, 마을은 이미 꽤 멀리 떨어져 있었다. 달빛만이 은은히 일행이 있는곳을 비추었기에, 그 둘 은 문득 고개를 들어 거의 보름달이 되어가고 있는 달을 바라보았다. 룬.... 이곳에서의 달의 이름이었다. 그리고 룬은, 이 두 젊은 사내들의 가문을 상징하는 말이었다. 돌연 로멜이 입을 열었다. "달은 아무것도 검게 하지 않으니...." 동생이 내뱉는 말에 밀튼이 조용히 대구했다. "은은히 비추어 어둠을 사른다...." 이 둘이 방금 읊은 것은 이들의 가문인 허트 가의 가훈 비슷한 것이었다. 처 음 이 말을 한 사람은 바로 이들의 오랜 조상인 베셀 공으로, 처음으로 백작 작위를 받은 용병출신의 검사였다. 그의 아내는 아드라르의 아름다운 세자매라 불리웠던 세 자매들중 막내인 에밀리였는데, 이 두 부부 모두 일전 레카르도 가의 암과 함께 여행을 했었다. 베셀의 이름은 암과 함께 다녔을 때뿐만 아니라 그 후에 더더욱 유명해 졌는 데, 소피카 대륙에서는 영웅으로 칭송 받고 있다. 아드라르의 변방인 이곳 큐 니숲을 비롯한 소코국의 변경지역에 영지를 하사 받은 베셀은 그의 아내인 에밀리와 친구인 야킷이라는 전사와 함께 영지 안에서 소란을 부리는 무리들을 응징했다. 그는 당시 작위가 남작에 불과했으나, 이렇게 수많은 공적을 세워 오래지 않아 자작으로 승진했으며, 후에 일어난 소코 후국의 반란사건때의 공 으로 백작의 자리를 하사 받았다. 베셀은 이 외에도 다른 것으로 상당히 유명했는데, 바로 로망이었다. 로망은 당시에서 란테르트가 사는 지금까지도 크게 유행하는 문학 장르로, 기사나 영 웅들의 이야기를 이야기 체로 꾸민 것이었다. 일전의 서사시와 주제는 비슷했 으나 표현방식이 크게 달라 위로는 귀족으로부터 아래로는 글을 갓 깨우친 서 민까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글이었다. 주 독자층은 거의 여성이었는데, 남자 들은 여전히 서사시에 매달리며, 로망 형식의 문학을 비하하고 있었다. 아무튼, 그는 주로 자신의 모험, 정확히는 그가 존경하며 언제나 대장이라 부 르던 암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로망을 집필했고, 말년에는 암과 함께 다니며 그에게 배웠던 용병술用兵術에 대한 책도 한권 펴냈다. 이 역시 대단히 유명한 책으로, 지금까지도 용병학의 교과서란 이름으로 널리 읽히고 있다. 달은 아무것도 검게 하지 않으니.... 은은히 비추어 어둠을 사른다. 이 말은 그가 백작 작위와 함께 룬의 기사라는 칭호를 받으며 가족들에게 해 주었던 말이다. 그 뜻은 이러했다. 보통의 사람들은 영웅, 혹은 기사 하면 태양을 떠올린다. 영광스럽게 온 세상 을 비추어 밝고 환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야 그러한 사람들에게 어울린다 생각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셀은 처음 룬의 기사, 기실은 그의 검 때문에 붙여 진 이름이지만, 이 이름을 하사 받았을 때 흔쾌한 표정을 띄었다. 그는 영웅의 모습으로써 달을 그 이상향으로 삼았다. 태양은 밝고 환하다. 찬 란한 빛은 어둠을 용납하지 않는다. 하지만, 태양은 그림자를 만든다. 달은 비록 은은하여 어둠을 파괴할 수 없으나, 달빛으로 생겨나는 그 그림자 마저도 달빛과 뒤섞여 은은하다. 너무 찬란하여 감히 쳐다볼 수 없는 태양 따 위가 아닌, 모두가 바라보며 즐길 수 있는 것이 달이다. 그러한 것이 달이기에, 베셀은 달을 좋아했고, 룬의 기사라는 이름을 더더욱 좋아했다. 이 두형제 역시 그런 자신의 조상의 뜻을 잘 이해하고 있었고, 또 존경하고 있었다. 막 말을 마친 이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흰빛에 가까운 금발과 흑발.... 이 두 젊은이의 머리칼만큼이나 다른 인생이 그들 자신 앞에 펼쳐질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기에.... 두 형제는 서로 마주보며 조용히 미소짓고 있다. "형.... 우리 잠시 운동좀 할까?" 로멜이 돌연 입을 열었고, 밀튼이 되물었다. "대련을 하자는 것이니?" 로멜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리고는 시선을 숲 안으로 향했다. "한 두세 시간 정도만 뛰고 나오자." 밀튼이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안돼. 큐니숲은 위험하기로 대륙 제일이야." "그러니까 수행이지. 매일같이 가문의 기사들과 대련 연극만 하고 있으니 우 리의 실력을 알 수가 없잖아. 핌트로스형이 저렇게 높은 경지에 이르른 것도, 다 어렸을 때부터 수행을 다녀서 그런 거야." 로멜의 말에 밀튼이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핌트로스는 천재야. 막 걷기 시작할 때부터 검을 익히기 시작해서 수행을 떠 난 9살 때는 이미 어지간한 용병들보다 훨씬 강했었으니까. 하지만, 그런 그 조차도 마물들이 살고 있는 숲에는 발을 들여놓지 않아." 로멜이 따지듯 입을 열었다. "형도 천재야. 핌트로스형보다 늦게 배우기 시작했고, 그와는 달리 이런 저런 배울 것이 많았었기 때문에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일 뿐이야. 게다가 우리 는 둘이잖아." 밀튼은 고개를 천천히 가로로 저었고, 로멜은 그런 밀튼을 향해 다시 입을 열 었다. "깊이 들어가지 않으면 돼. 그냥 숲 안으로 조금 들어가서 있다가 마물 몇몇 을 베고 돌아오는 거야. 이 마을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잖아." 동생의 간절한 청을 차마 거절치 못하겠자, 밀튼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대신 내가 돌아가자면 곧바로 돌아오는 거야. 그리고 숲 안에서는 내 말에 절대적으로 따르고." 밀튼은 약간은 무모한 동생을 제지하기 위한 장치를 미리 마련하였고, 로멜은 군말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거의 자정이 다 될 무렵에야, 핌트로스는 이 두 젊은 허트 형제가 사라진 것 을 발견하였다. 물론, 그들이 여관 밖으로 산책을 나갔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 었으나, 마을 밖으로, 그리고 숲으로 갔다는 것을 안 시점은 지금 이었다. 핌트로스는 그 두 형제에게 할 말이 있어 그들을 찾았으나 눈에 띄지 않았고, 그에 슬슬 마을을 돌아다니며 그 두 형제를 수소문하여 보았다. 하지만, 발견 하지 못했고, 결국 마을 밖의 경비병에게 물어보아 큐니숲으로 향했다는 말을 들었다. 핌트로스는 곧바로 큐니숲으로 달려가려다가 순간 걸음을 멈추었다. 사실, 그 도 숲안에서 살아 돌아올 자신이 없었다. 대낮이었다면 그럭저럭 어떻게 됐을 터이나 지금은 밤, 그것도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게다가, 자신의 실력이 라는 것은 그 두사람이 에 비해 그렇게 월등히 뛰어나지 못하였다. 형인 밀튼 같은 경우는 핌트로스가 한두 시간 이내에는 결코 승기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하였고, 동생인 로멜 역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실력이었다. 이러하니 핌트 로스 자신이 숲 안으로 뛰어들어가 보았자 마물들의 먹이만 늘려줄 뿐이다. 핌트로스는 곧바로 란테르트에게 달려갔다. 노크도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문 을 열었고, 이내 침대에 가로로 누워있는 란테르트를 향해 입을 열었다. "허트 형제가 큐니숲으로 들어갔어. 형이 좀 도와줘야 겠어." 서두르는 핌트로스를 향해 란테르트는 그다지 쾌치 못하다는 느낌의 시선을 던졌다. "아, 미안. 노크도 제대로 않하고.... 너무 급해서. 큐니숲은 너무 위험해. 벌써 무슨 일을 당했을지도 몰라...." "그런 건 상관없습니다만.... 제가 그들을 도와주어야 할 이유가 있던가요?" 란테르트의 싸늘한 목소리에 핌트로스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의 말 데로 였다. 그가 무엇이 아쉬워 그 두 형제를 도와주겠는가? 동료이니까 도와야 한 다 따위는 그에게는 먹히지 않는 논리이다. ------------------------------------------------------------------------ 치명적인 버그 발견~~~~!! ^^ 1부 11편인가에 나오는 그 소피카의 병신 왕자!!! 걔가 루실리스에게 죽은 그노마입니다.^^ 그런데...11편에 나온 이름이랑 후에 나온 이름이 다르네요.--;; 전에 2부 쓰면서 한번 찾아봤느데, 이름이 없기에, 이자식 엑스트라니까 이름이 없었나보군... 하면서 무시하고 새로 만들었는데...--;; 암튼, 그렇습니다.^^ 음.... 달은 아무것도 검게 하지 않으니.... 이 말은, 독일 단편중 달인가 뭔가 하는 소설에 나온 문구입니다.^^ (정말 재미없어 두페이지쯤 보다 포기....--;;;) 인용이 되겠지요...(표절인가?) 암튼, 하지만 그 소설에는 이 말에 대한 설명은 일언반구도 없이, '그냥 달은 아무것도 검게 하지 않는다' 라는 말만 달랑 나와있는 듯 하더군요.^^ 내용 부분은 제가 붙인것입니다.^^ 그럼....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6703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48 올린이:광황 (신충 ) 98/12/18 08:00 읽음:2305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핌트로스에게서 말이 없자 란테르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았다. 하지만, 그들을 돕기 위해 일어선 것이 아닌, 사람이 들어왔기에 눕혔던 몸을 일으킨 것뿐이었다. 그의 몸은 침대에 걸터앉은 상태가 되었고, 핌트로스는 더 이상 그를 논리로 설득할 수 없을 것 같자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입을 열었다. "아무튼, 도와줘. 음.... 이유는.... 일단 내 부탁이니까. 설마 내가 형의 목 숨을 구해준 것을 잊은 것은 아니겠지?" 핌트로스는 말하며 속으로 조금 뜨끔했으나, 그냥 밀고 나가기로 했다. 핌트로스의 말에 란테르트는 훗, 하는 헛웃음을 웃었다. "목숨을 구해주다.... 좋습니다." 란테르트는 몸을 일으켰고, 핌트로스는 희색을 띄었다. 막 여관을 벗어나려던 란테르트가 돌연 발을 멈추었다. "그보다.... 이 여관에 묶고 있는 사람은 누가 돌보지요?" 란테르트의 물음에 핌트로스는 급한 마음으로 그냥 내달리며 내뱉듯이 말했 다. "뭐, 형 뒤를 돌보아 주는 사람이 알아서 해 주겠지...." 핌트로스는 이렇게 말하고는 순간 합, 하며 손으로 입을 막았다. 걸음도 멈추 었다. 그것은 란테르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안색을 조금 찌푸리며 란테르트는 멈춰 서서 물었다. "내 뒤를 돌보아 주는 사람?" 그의 물음에 핌트로스가 웃으며 말했다. "디미온 아저씨 말야.... 형의 숙식을 지금은 그 아저씨가 책임지고 있으니 까...." 란테르트는 그의 말이 조금 이상했으나, 일단은 그 둘에게 가보는 것이 급했 기에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러면서 핌트로스에게 입을 열었다. "에디엘레씨 혼자로는 조금 불안하니, 핌트로스께서 그를 도와주십시오." 란테르트의 말에 핌트로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조심해. 이전처럼 또 피 토하며 쓰러지지 말고."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고개를 한차례 끄덕여 대꾸했다. 걱정 어린 그의 말투 가 싫지 않았다. 핌트로스를 남겨둔 채 란테르트는 숲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마물들이 살고 있는 숲이여서인지, 숲안에 걸음을 들여놓자 마자 귀기가 온몸 에 엄습했다. 하지만, 엔클레이브라는 정신, 물리, 마법적 실드를 가지고 있는 란테르트에게 그러한 것은 그다지 큰 위협이 되지 못하였다. 몇 걸음을 채 옮기지도 않아, 란테르트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마물들의 시 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잠시 무릎을 굽혀 마물의 시체를 이리 저리 살펴 보았다. "으음.... 실력들이 상당 하시군요...." 허공을 향해 한마디 내뱉으며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의 이 느긋한 걸 음은, 그 두 형제가 아직은 별 문제 없으리라는 증거리라.... 한참을 걸어 란테르트는 한 커다란 나무를 등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형제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동안 그가 벤 마물의 수는 10마리를 넘지 않았 다. 망토에 마저 체액 한 방울 튀지 않아, 그리고 그답게 숨한번 헐떡이지 않 아 아무 일도 없는 듯한 모습이었다. 두 형제는 검을 뽑아든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음.... 그래?"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로멜이 이렇게 말했고, 밀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렇게 나무를 등지고 있으면, 일단 양옆과 앞만을 방어할 수 있어서 좋아. 그런데 주위 해야 할 것은 위쪽이지. 만약 나무가 잎이 무성하다면 위에 서 접근하는 적을 발견하기도 힘들 뿐더러 그렇게 공격해 오는 적의 기세는 실 로 무시무시하니까...." 이렇게 말하며 동시에 밀튼은 검을 든 손을 위로 번쩍 들어올렸다. 어둠 속에 서도 그의 금발은 환히 빛났고, 이러한 동작에는 군더더기가 하나 없어 우아하 기까지 했다. 푸욱,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검에 사람 머리통 만한.... 아니 사람 머리통 이 하나 박혔고, 그 머리는 꾸욱, 하는 괴성을 지르며 눈을 감았다. 녹색 빛의 체액이 밀튼의 검을 따라 주르르 흘렀고, 밀튼은 체액에 손이 더러워질 것을 저 어하여, 검을 휘둘러 사람 머리모양의 마물을 멀리로 던져 버렸다. 로멜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렇구나...." 비록 여유 있는 듯 보였지만, 밀튼도 로멜도 지금 조금 불안해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만난 마물들 거의 대부분이 그다지 강한 편이 아닌 것들이었기 때문 이다. 게다가, 그들은 멀리서 자신들을 노리고 있는 수십 마리의 마물들을 느 끼고 있었다. 란테르트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밀튼의 강습을 듣고는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지 었다. 그리고는 무슨 흥이 났는지 그 둘의 수련을 도와주었다. 그들이 몸을 숨 긴 나무 바로 뒤쪽으로 다가가 검을 뽑아들고는 그대로 나무에 푹 찔렀다. "아!!...." "우히?...." 생긴 것만큼 개성적인 탄성이 앞에서 흘러나왔다. 밀튼과 로멜은 막 이야기를 마치고 주위의 기색을 꼼꼼히 살피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무 뒤에서 튀어나온 검에 놀라 비명을 지른 것이다. 다행히 두 사람 사이를 찔렀기에 망정이지 제대로 찔렀더라면 둘중 한사람은 반드시 크게 다쳤 을 것이다. 그들의 놀란 모습에 란테르트는 검을 뽑아내며 앞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둘은 안심했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내 쉬었다. "란테르트님...." 둘은 동시에 이렇게 그를 불렀고,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님은.... 집어치우십시오...." 둘은 란테르트의 말에 고개를 살짝 끄덕였고, 란테르트는 아주 엷은 거의 표 도 나지 않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밀튼 씨의 강론 잘 들었습니다." 그의 말에 밀튼은 귀밑을 살짝 붉혔다. "창피합니다.... 강론은 무슨...." 로멜이 끼여들었다. "아.... 그래서 이렇게 저희를 놀래킨 것이군요.... 그러고 보니, 나무에 몸 을 숨긴다 해도 뒤쪽이 위험한 것은 마찬가지잖아요...."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나무를 관통하고 사람을 공격할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습 니다. 레저넌스를 쓸 수 있는 사람 정도는 되어야 가능하죠.... 하지만, 마법 일 경우에는 그다지 힘들지 않습니다." 란테르트의 이야기에 밀튼은 으음, 하는 신음을 내뱉으며 천천히, 그리고 로 멜은 아, 하는 탄성을 내지르며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란테르트는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절대 이런 마물의 숲에는 두명, 혹은 세명이서 들어와서는 안됩 니다. 적어도 4명 이상 보통 10명 정도는 들어와야 수행 같은 것을 할 수 있습 니다. 그것도 다양한 사람들로 파티를 구성해야 합니다.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으니까요." 그의 말에 두 형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로멜이 물었 다. "왜지요? 하지만, 벌써 두시간이나 지났는데 조금도 위험하지 않았어요." 로멜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손을 뻗어 한 지점을 가리켰다. 두 형제는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고, 오래지 않 아 그가 손을 뻗은 방향의 공간이 살짝 일그러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두 운 숲사이로 간간이 세어 들어오는 달빛과, 밀튼인지 로멜인지가 만들어 놓은 빛의 구슬만으로도 충분히 보일 정도의 흔들림이었다. 동시에, 퍼억, 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무언가가 찢어지고 짜부러드는 섬뜩한 소리, 그리고 수십 마리는 됨직한 마물들의 비명소리가 숲안 가득 울렸다. 밀튼은 그 모습에 신음을 내뱉었다. "으음.... 포위되어 있군요...." 로멜도 고개를 끄덕이다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의 관심은 형과는 다른 란테 르트가 방출한 힘에 있었다. "그거.... 그래비톤 마법이죠?"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고, 동시에 그 둘로부터 존경 어린, 초롱초롱한 눈 빛을 받았다. "햐.... 굉장해요. 솜씨 좋은 류마사들도 겨우 한 두사람 정도를 그 마법으로 짜부러트릴 수 있는데...."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는 대꾸치 않은 채 입을 열었다. "돌아가지요. 핌트로스 씨가 두분을 부르고 있습니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몸을 돌렸다. 천천히 걸음을 숲 밖으로 옮겼고, 밀 튼과 로멜 역시 그의 뒤를 쫓았다. 두 사람이 란테르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얼굴에는 대단하다, 라는 글자가 빼곡이 새겨져 있었다. 란테르트는 두 사람을 구하자(?) 생각이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곧바로, 핌트 로스가 말했던, 뒤를 돌봐주는 사람이라는 말에 생각이 미치었고, 란테르트는 한참동안 그 말의 뜻을 생각해 보았다. 비록 핌트로스가 디미온이라고 변명했 지만, 당시 물어본 것이 디미온 일가의 안전을 누가 지키냐? 였기에 그의 그러 한 대답은 적절치 않았다. 란테르트가 그 다음 떠올린 것은 아르트레스였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이 이 미 그녀를 압도하고 있으니 어떻게 돌보아 준다고 할 수 있겠는가?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젓다가 다시 생각해 보니, 핌트로스는 자신이 트레시아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고, 때문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듯 싶었다. 게 다가 자신과 친한 그런 모습을 보았으니 그렇게 생각할 만도 하였다. 란테르트는 궁금증이 풀리자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나를 돌보아 주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그가 가장 적당할 텐데...." 란테르트는 잠시 트레시아를 생각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보라색 머리칼의 친 구를 떠올리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란테르트의 돌연한 말에 이 두 형제는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는 표정으로 란 테르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으나 입을 열어 그에 대해 묻지는 않았다. 란테르트는 잠시간 더 걸음을 옮기다가 다시 고개를 가로 저었다. 만약 핌트 로스가 이야기 한 것이 트레시아 그녀였다면, 그렇게 놀라며 말을 감출 필요가 없지 않은가? 이미 자신과 면식이 있는 것도 알고 있는 터에 말이다. 만약 나 중에 단둘이 만나 비밀로 하라고 이야기했다면 모르겠지만, 그럴만한 가능성은 없었다. 트레시아의 성격이라는 것도 그것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핌트로스와 알게 된 후 그와 잠시라도 떨어져 있던 시간은 분명 전날 자신이 기절했을 때뿐이다. 그렇다면.... 분명 그날 누군가와 만난 것인데.... 순간 란테르트는 머릿속이 번쩍 했다. 그는 머릿속에 하나의 이미지가 떠올렸다. 그 이미지라는 것은 분명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키는 자신의 눈 높이 밖에 오지 않았으나 그에게는 알 수 없는 위엄이라는 것이 있었고, 머리칼은 엷은 보라색을 띄고 있었다. 눈동자 역시 맑고 투명한, 때로는 섬세하게 부드러운, 다시 때로는 위엄 있게 냉막한 빛을 띄는 보라색이다. 커다랗고 서글서글한 눈동자와 얇은 턱선이 그의 얼굴 을 빚어내고, 새하얀 피부가 호리호리한 몸매의 그를 이룬다. 란테르트는 돌연 외쳤다. "이카르트!!" 그의 외치는 소리에 두 형제는 깜짝 놀라 발걸음을 멈추었고.... "무슨...." 로멜이 채 묻기도 전에 돌연 란테르트의 몸에서 엄청난 풍압이 밀려왔다. 로 멜과 밀튼은 그의 몸에서 불어 나온 바람에 두어 걸음이나 뒤로 밀렸고, 두 다 리를 넓게 벌리고, 허리를 낮추고서야 간신히 버틸 수 있게 되었다. 순간, 란테르트의 몸을 중심으로 반경 20휴리하(1휴리하=약 1미터)쯤 되는 지 점을 따라 원을 그리며, 끝이 뾰족한 바위 기둥이 불쑥 솟아났다. 뒤이어 그 다음열, 그 다음열 이러한 순서로 쿠광 하는 엄청난 소리와 함께 바위 기둥이 솟아올랐고, 동시에 쿠에엑, 하는 마물들이 지르는 비명 소리가 온 숲안에 울 려 퍼졌다. 밀튼과 로멜은 입을 쫙 벌렸다. 아니, 그들뿐만이 아닌 어떠한 인간이라도 이 러한 광경에는 입을 벌렸을 것이다. 반경이 100휴리하 이상이나 되는 넓이의 땅에서 지름이 5휴리하나 되어 보이는 기둥이 굉음과 함께 솟아오르는 모습은 놀랍다 못해 두렵기까지 하다. 밀튼과 로멜이 놀라 벌어진 입을 채 다물기도 전에, 아니, 가장 먼 곳에서 쿠 쾅 거리는 소리의 여운이 채 끝나기도 전에 란테르트가 입을 열었다. "반시간 동안은 어떠한 존재도 두분을 괴롭히지 못할 것입니다. 서둘러 숲을 빠져나와 여관으로 돌아오십시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한 후, 곧바로 몸을 공중에 띄웠다. 밀튼과 로멜은 이러 한 마법을 사용하고 숨하나 헐떡이지 않는 채 비행마법까지 사용하는 그의 모 습에 혀를 내둘렀다. 그들은 란테르트의 물음에 대답을 할 정신도 아니었고, 란테르트 역시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그가 숲 너머 어둠 저편으로 사라지자 주위에 솟았던 바위는 먼지로 화하여 바닥으로 흩어졌고, 숲은 잠시 흙먼지로 뒤덮이었다. 그때까지도 이 어린 두 남자는 망연히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 몇일 더 쉬려 했으나, 그냥 올립니다. 앞으로는 이런 소모적인 싸움으로 게시판이 뒤덮이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만약 누군가 시비조의 발언을 해도, 그냥 무시하시는 편이 좋을겁니다. 그리고, 잡담은 몇일쯤 지나면 삭제해 주세요. 잡담이 많으면, 혹 있을지도 모르는 리넘버링 작업 등등때 오래된 소설들이 왕창 잘려 나갑니다. 마법.... 음... 많은 사람들이 아주 헷깔려 하는군요.... 자세히 읽보면 알 수 있었을텐데....(바라는게 무린가?...--) 정신계, 정념계, 정령계, 신탁계는 결코 다른 마법들이 아닙니다. 그냥 레벨 개념이지요. 뭐 일반 환타지에 비교하자면, 1써클 마법은 기본마법이고, 정신계는 2, 3써클, 정념계는 4, 5 써클 정령계는 6, 7써클, 그리고 신탁계는 8, 9써클 정도? 물론 각 써클의 마스터와 간신이 익힌 사람이 차이가 심한것은 당연하구요. 길라잡이 올리신 분도 이것을 헷깔리신것 같더군요. 물론, 다른 소설에선, 3써클 마법이 2써클보다 강하다, 같은 설명을 할 필요가 없지만, 전 해야죠.... 새로 만든 개념이니. 아무튼 길라잡이는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 글 주제에 그런 곳에도 껴보고.... ^^ 루플루시아의 수룡 아그라가. 『게시판-SF & FANTASY (go SF)』 16704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49 올린이:광황 (신충 ) 98/12/18 08:00 읽음:2810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10. 조용히 흐르기만 하는 시간들.... 란테르트는 낼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로 날아 마을로 돌아왔다. 그 다지 멀지 않은 곳이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란테르트는 여관 앞에 내 려설 수 있었다. 그는 잠시도 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핌트로스의 방으 로 향했다. 노크조차 하지 않은 채 문을 벌컥 열어 젖혔고 이내 놀라 는 표정의 핌트로스를 발견하였다. "형.... 서, 설마?" 핌트로스는 란테르트 외의 두 사람이 보이지 않자 불길한 생각에 이 렇게 물었고,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리고는 핌트 로스에게 다가와 입을 열었다. "저를 뒤에서 돌보아 주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그의 물음에 핌트로스는 낯빛이 조금 변하며 입을 열었다. "무슨 소리야? 아까 그 말? 디미온 아저씨라니까...." 란테르트는 침대에 걸터 앉은 채 자신을 올려다보며 말하는 핌트로스 를 향해 다시 한차례 물었다. "그 사람이 누구입니까?" 핌트로스는 난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야기하지 않기로 했어...." 란테르트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보라색 머리칼의 마족 아닙니까? 이카르트.... 아니 아르카이제 말 입니다." 핌트로스는 안색이 확 변했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몇 차례 끄덕였다. "그가.... 내 뒤를 돌보아 주고 있습니까?" 핌트로스는 더 이상 숨기지 않고 시인했다. "그 해약을 구해준 분이.... 그야." 란테르트는 핌트로스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에는 미미 한 희색과 생기가 돌았다. 그는 핌트로스를 향해 고개를 한차례 끄덕 여 보이고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방안에서 언제나 가지고 다니는 가방과 검, 망토를 벗어 놓고는 잠시 방안을 서성거렸다. 그의 마음은 복잡했다. 그날.... 에라브레를 잃은 그 날 복잡한 마음 에 란테르트는 이카르트를 차갑게 대했다. 물론, 단지 경황이 없어 그 를 잘 대해 주지 못했다고도 할 수 있었으나, 분명 란테르트의 마음 한 구석에는 그를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그의 마음은 행동으로 그대로 드러나 결국 이카르트가 씁쓸한 말 한마디를 남기고 모습을 감추게 만들었다. 비록 마지막에 한마디 후회 담긴 말을 외치 긴 했으나, 이미 그가 모습을 감춘 후였다. 란테르트는 이 일을 지금까지도 후회하고 있었다. 물론, 그때 따듯한 말과 행동으로 이카르트를 대했다고 해서, 그가 자신과 함께 있었을 지는 알 수 없었다. 일단 자신은 현재 마족과 적대적인 세력이다. 란테르트는 이러한 생각을 하다 머리를 한차례 흔들었다. 그따위 복 잡한 것은 필요 없다. 지금은 단지.... 그가 보고 싶을 뿐이다. 마족 과 적대이건 뭐건 그따위 것은 상관없다. 자신은 단지 이카르트가 보 고 싶을 뿐이다. 란테르트는 앉아서 가만히 있으면 세상이 멸망이라도 할 것 같은 기 세로 끊임없이 방안을 서성였다. 사고는 끊임없이 과거로 과거로 거슬 러 올라갔고, 그의 머릿속에는 5년전의 동료들이 하나 둘 떠올랐다. 한편 란테르트보다 조금, 아니 많이 늦게 여관으로 돌아온 밀튼과 로 멜은 핌트로스에게 찾아갔다. 막 도착해 보니 그의 방문은 반쯤 열려 있었고, 두 형제는 무슨일 있나 하는 표정으로 방문을 열었다. 핌트로스는 잠시 무슨 생각에 잠겨 있다가 두 형제의 등장에 고개를 돌렸다. "이런.... 무모한 형제분들께서 돌아오셨군...." 핌트로스의 비꼬는 말에 밀튼은 얼굴을 조금 붉혔고, 로멜은 헤, 한 차례 웃었다. 밀튼이 사과했다. "미안하다...." 핌트로스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네가 사과할 것은 없어.... 보나마나 로멜 녀석이 가자고 보챘을 테 니까...." 핌트로스의 말에 로멜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차례 웃었고, 핌트 로스도 따라 미소를 지었다. "무사하니 그것으로 됐고.... 앞으로는 개인행동은 삼가 줘...." 핌트로스는 중얼거리듯 이렇게 말했고, 밀튼과 로멜은 그의 안색이 조금 이상하자 물었다. "왜 그래? 무슨일 있어?" 그 둘의 물음에 핌트로스는 두 손으로 얼굴을 한차례 쓸었다. "아니.... 생각할게 조금 있어서...." 두 형제는 그가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자 잠시 입을 다물었고, 뒤이 어 밀튼이 입을 열었다. "그보다.... 우리에게 할 말이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핌트로스는 그의 물음에 아, 하는 조그마한 탄성을 질렀다. 그 자신 조차 잊고 있었던 듯 했다. "아.... 그랬지.... 어디까지 우리와 함께 갈 예정이야?" 핌트로스의 물음에 밀튼이 답했다. "모로스 항까지. 아버님께서 그렇게 하라고 말씀 하셨으니까." 핌트로스는 밀튼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면.... 가는 도중 허트 가에 잠시 들려 보급을 해야겠어. 무기 도 많이 상했고.... 식량도 만만찮고. 손실분은 소피카 왕실에서 채워 줄 꺼야." 밀튼은 주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손실분 이랄 것도 없어...." 그의 대답에 핌트로스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허트 가의 첫째 도련님은 마음이 후덕하다는 소문 그대로군." 밀튼은 핌트로스의 그러한 말에, "무슨" 이라며 겸양했으나, 싫지는 않은 평인지 입가에 조그마한 미소를 띄웠다. 곧바로 로멜이 물었다. "나는?" 그의 물음에 핌트로스는 웃으며 답했다. "용감하고 정의롭다던 걸." 그러한 평에 로멜은 살짝 웃으며 중얼거렸다. "무모하고 바보 같다는 소리로 들리는데...." 그의 이러한 말에 세 사람은 한차례 크게 웃었다. 란테르트는 서성이는 것을 멈춘지 오래였다. 멍하니 침대에 걸터 앉 은 채 그는 침대 반대쪽의 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머릿속은 혼란하기 짝이 없었다. 그가 보고 싶다.... 5년.... 그와 만나지 못한지 5년이나 흘렀다. 처음에는 그저 보고싶을 뿐이었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를 그 리워하듯, 다시 한차례 얼굴을 마주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고, 함 께 같은 곳을 바라보며 있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리웠다. 그와 함께 있었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 넘겼던 대화들 그리고 그와 함께한 소소한 경험들이 이제 와서는 추억이라는 이름의 덩어리 가 되어 마음 한쪽에 그득히 쌓였다. 종종 그것들을 꺼내어 펼쳐 보지 만 희뿌연, 그래서 알아보기 힘든 기억의 조각들일 뿐이다. 사피엘라, 에라브레의 이 두 사별한 연인들에 대한 그리움과는 달랐 다. 그녀들이 비록 미치도록 보고 싶었으나, 당장은 그러할 수 없었 다. 사후에 갈 수 있다는 바다 저 멀리, 천공의 프넨티아에나 간다면, 물론 프넨티아의 실존 여부는 확인된바 없지만, 그녀들을 만날 수 있 겠으나, 생전에는 불가능하다. 단지 그리움을 달래고 또 달래며 기다 릴 뿐이다. 하지만, 이카르트는 아니다. 그는 분명히 살아있고, 그가 원하기만 한다면 자신에게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지금 당장이라도 그가 모습 을 드러낸다면 바라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란테르트는 조용히 고개를 떨구어 무릎 위에 올려져 있는 두 손을 바 라보았다. 하지만, 눈을 통해 들어오는 것과는 하등에 관계없이 사고 는 끊임없이 그와의 추억 속을 배회하고 있었다. 이카르트는 지난 5년간 단 한차례도 그를 찾아오지 않았다. 란테르트 는 처음, 그가 나크젤리온의 명령 때문에 자신에게 찾아오지 못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그와 함께 했던 계절과 그 겉 모습만은 꼭 같은 계절들이 다섯 번 지났다. 그렇게 날이 바뀌고 달이 차고 이지러지며 풀들의 빛깔이 바뀌어감에 따라 란테르트는 생각을 조금씩 달리하게 되었다. 사람은 누구나 불확실한 것에 대한 추측을 할 때 생각을 이리 돌려보 고 저리 끼워 맞춰 보며 오만가지 상상을 다 한다. 이렇게 친한 사람 이 어디론가 가버린채 돌아오지 않을 때, 처음에는 아, 바쁜가 보 군.... 이라고 하며 편안한 핑계를 대 버리지만, 점점더 사고의 폭을 넓혀, 이 녀석 사고가 난 것 아니야? 라는 불길한 생각에서, 내가 무얼 잘못해 내가 보고 싶지 않아 오지 않는 게 아닐까? 라는 자기 비판적 상상에까지 이른다. 란테르트도 이와 비슷한 경로를 밟아, 지금은 5년전 자신의 냉대로 그가 찾아오지 않는다고 단정짓고 있었다. "그때.... 내가 너의 팔목을 붙잡았었더라면...." 란테르트는 얇상한 입술을 달싹여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렇게 슬픈 말을 하며 내 곁을 떠나기 전에.... 너를 붙잡았었더라 면...." 란테르트는 바닥을 천장으로 향한 채 무릎위로 올려놓은 손을 몇 차 례 접었다 폈다를 반복했다. "이런 말.... 너도 들어보았겠지? 공기가 없어진 후에야 공기의 소중 함을 할게 된다.... 소중한 것임에도.... 언제나 곁에 있고, 손을 뻗 을 때마다 닿으며.... 필요할 때마다 부를 수 있는.... 그러한 존재이 기에.... 있을 당시에는 그의 소중함을 잘 깨닫지 못하는 것을...." 두 눈동자는 초점을 잃고 있었다. 청회색 머리칼이 방바닥까지 흘러 내렸으나, 란테르트는 신경 쓰지 않았다. "나의.... 형편없는 투정을 표정하나 찡그리지 않은 채 받아주고.... 나를 위해.... 목숨까지 내던지려 했던...."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들며 두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넌.... 그런 친구였다.... 그런.... 후훗.... 목숨을 걸 정도로 위 급한 순간에까지.... 우정을 이을 수 있는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다 면.... 행복한 것이라고 하던데.... 그렇다면 나는 지금 행복한 것인 가?.... 후훗...." 흡사 실성한 사람처럼, 란테르트는 계속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런 것인가? 이카르트.... 나의 친구 이카르트...." 란테르트는 흡사 눈앞에 이카르트가 있기라도 한 듯 계속해 그의 이 름을 중얼거렸다. 마음 한쪽에 커다란 구멍이라도 뚫린 듯, 그리고 저 노마티아의 게미아 산맥 너머의 북쪽에서 불어오는 얼음 섞인 차가운 바람이 그 구멍을 에리기라도 하는 듯 란테르트는 허전하고 쓰라린 마 음을 감출 수 없었다. "다시 한 번.... 다시 한 번 내 앞에 나타나 줘.... 나를 사랑한다고 해도 좋아.... 나에게 반했다는 농을 건네도.... 이번에는 활짝 웃어 줄 수 있어.... 그러니까.... 그러니까.... 다시 한 번만 내 앞에 나 타나 줘.... 이카르트...." 란테르트는 절규하듯 중얼거렸다. 절규는.... 애잔한 마음을 비탄한 목소리로 짜내듯 외치는 것이었으니 중얼거리는 것과는 달랐다. 하지 만, 란테르트의 이 중얼거리는, 힘없이 중얼거리는 말을 꾸밀 수식어 로는 이 절규라는 말 외에는 적당한 것이 결코 있을 수 없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6705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50 올린이:광황 (신충 ) 98/12/18 08:01 읽음:2928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그리고.... 그의 붉은 눈동자가 무언가에 굴절되어 그 둥근 형태를 일그러뜨리기 시작했다. 그 일렁임은 시간이 더해감에 더더욱 심해졌 으며, 이내는 방울져 뺨을 따라 흘렀다. 눈두덩이는 빨갛게 변했고, 그는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짚으며 고개를 푹 숙였 다. 다 큰 어른이.... 몇 마디 중얼거리다 스스로 감정이 격해 눈물을 흘 리는 모습은, 사뭇 우습기도 했으나 처량해 보인다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었다. 게다가 그 사람이 악마라 불리우는 란테르트임에야.... 만 약 이 광경을 누가 보기라도 한다면 그는 스스로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했으리라.... "왜.... 이렇게나 외로운 거지?.... 혼자인 것이 처음은 아니잖 아.... 살아온 날들의 절반이나 혼자였는데.... 그리고, 그 절반중의 하루일 뿐인데.... 왜.... 이렇게 외로운 거야?.... 이카르트.... 보 고 있다면 답해 줘.... 뒤에서 나를 돌보아 주고 있다면.... 모습을 드러내 줘...." 란테르트는 흐느끼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외롭다.... 이 짧은 한마디의 말이면, 란테르트의 복잡하고 어지러운 마음을 간 단하고 명료하게 설명해 낼 수 있다. 더 이상의 다른 말들은 군더더기 일 뿐이다. 차라리.... 사피엘라를 잃고 홀로 용병 단에서 일할 때에는 외롭다는 마음이 적었다. 지켜야할 대상이.... 확실하게 살아 있었고, 오래쟎아 만날 수 있었다. 비록 눈앞에 나타나 보살펴 줄 수는 없었으나, 뒤에 서 바라만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였었다. 게다가.... 와중 에, 한 존재와 만났다. 이카르트.... 그는 겨우 여섯달 가량의 시간동안 란테르트와 함께 지 냈다. 하지만, 향기가 짙은 꽃은 단 하루만으로도 사람을 취하게 만든 다. 란테르트는 처음 그가 고위 마족이라는 이유로 그와 거리를 두려 했 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사람과 사람의 사이라는 것은 의식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 친하고 싶 다고 친해질 수 없는 것이고, 내 마음에 꼭 맞는 사람과 거리를 두려 한다고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다. "네가 곁에 있었을 때는.... 입을 꼭 다문 채 걷기만 해도 외롭지 않 았었는데.... 지금은 열 명이 넘는 사람들 사이에서 열 개 이상이나 되는 입들이 떠드는 소리를 듣고 있는데.... 이상하지 않아? 왜 외로 운 거지?...." 란테르트는 눈물이 더 이상 흐르지 않아 천천히 말라가고 있는 뺨에 그려진 눈물 자국을 지우지 않았다. 란테르트는 천천히 몸을 쓰러지듯.... 침대에 눕혔다. 피곤한 하루였다. 밀튼과 로멜을 위해 움직인 것은 아무것도 아니지 만, 에날트에 대한 것이 그러했고, 이카르트에 대한 생각 역시 란테르 트의 마음을 크게 지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전날 피를 토하며 기절했던 것 역시 무시할 바는 아니었다. 이불조차 덮지 않은 채 란테르트는 경장 차림으로 침대 위에 쓰러져 잠이 들어 버렸다. 고고히 비추는 달빛에 방안은 파르스름한 빛을 띄 고 있었다. 다시금.... 방은 고요해 졌다. 그리고.... 란테르트가 잠든 후.... 방 한켠의 공간이 일렁였다. 모습을 드러낸 것은, 푸른 머리칼의 여자를 동반한 보라색 머리칼의 남자.... 이카르트였다. "이르카이제님.... 벌써 몇 번째입니까? 전 이러한 일에 찬성할 수 없습니다.... 자칫 또다시 나크젤리온 님의 분노를 살 경우...." 푸른 머리칼의 여자, 아르페오네는 한쪽 무릎을 땅위에 댄 채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이카르트는 고개를 천천히 가로 저으며 란테르트의 곁으로 천 천히 다가갔다. 침대에 몸을 앉혔고, 희고 가는 손을 란테르트의 뺨 에, 상처 입은 뺨에 가져다 대었다. 오돌도돌한 상처의 느낌이 손에 그대로 전해져 왔다. "붉은.... 상처.... 그날의.... 상처.... 피가 흘렀던...." 흥얼거리듯.... 이카르트는 이 몇 마디를 중얼거렸다. 흡사 노래와 같이 리듬 있는 이 목소리는, 의외로 무감정해 듣고 있자면 흡사 먼 곳에서 아득히 들려오는 망자의 흐느낌 같았다. 아르페오네는 그의 그러한 모습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였다. "아이야.... 너도 언젠가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눈앞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 것인지를...." 이카르트는 란테르트를 향한 초점 풀린 보라색 눈동자를 거두지 않은 채 이렇게 중얼거렸고, 아르페오네는 이러한 이카르트의 말에 속으로 조용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그 슬픔이라는 것을.... 오랫동안.... 이카르트는 손을 란테르트의 상처에 댄 채로, 그리고 아르페오네는 한쪽 무릎을 꿇은채로인 시간이 흘렀다. 하 오랜 시간이 었으나, 이카르트의 표정에는 지루한 기색도 느껴지지 않았다. 어느덧.... 동편이 부옇게 밝아질 시간이 되었다. "밤은.... 조용할 때 가장 아름답지.... 하지만...." 이윽고 이카르트가 입을 열었다. 그의 허리가 천천히 굽어지며 란테 르트에게 다가갔고, 그의 이야기의 마지막이 끝남과 동시에 란테르트 의 상처에 조그마한 핏기 없는 입술을 맞추었다. "너와 함께 있을 때만큼은.... 그러지 않길 바랬는데...." 이카르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화려하게 하늘거리는 고급 화이트 셔츠를 상의에, 검정색의 몸에 잘 들어맞는 바지를 하의에 걸친 이카 르트는 그다지 힘이 들어가지 않은 걸음걸이로 아르페오네가 있는 곳 으로 접근했다. "돌아가자.... 아이야...." 그의 말에 아르페오네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고, 그렇게 그 둘은 또다 시 잔잔한 공간의 파장만을 남긴 채 모습을 감추었다. 란테르트와의 이별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이카르트가 남긴 공간의 파문은 유달리 긴 여운을 남기었다. 복잡다단했건, 그렇지 않건 밤의 어둠은 태양의 화려찬란한 등장과 함께 아스러졌고, 란테르트는 여느 때와 같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 다. 잠이 드는 시간과는 상관없이 그는 일정한 시간 그것도 꽤 이른 시간에 몸을 일으킨다. 버릇이다. 란테르트는 일어나자 마자 무의식중에 얼굴의 상처를 쓰다듬었으나, 말 그대로 무의식 중이었다. 침대에서 몸을 내렸고, 망토와 기타 짐들 을 몸에 둘렀다. 눈물은 이미 말라있었다. 희미하게 남아있던 물이 마른 자국은 대야 에 담겨있던 차가운 물로 말끔히 씻어 버렸다. 슬퍼하며, 홀로 중얼거리는 것은, 하루면 족했다. 마음놓고 잠을 자 는 것, 그것은 별이 하늘을 일주할 시간이면 오히려 남음이 있다. 아 직, 일을 이루기 전이다. 잠시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거칠어진 숨을 고르는 것도 좋겠으나, 몸이 쳐질 정도로 오래 머물러서는 안된다. 란테르트를 시작으로, 하나 둘 사람들이 잠에서 깨어나 여관은 일순 간에 분주해 졌다. 여관 1층의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곧바로 보급을 위해 하넷 가로 향했다. 여관 주인은 오래간만의 손님들이 떠나는 것 이 아쉬운 듯 여관 밖까지 나와 전송했다. 하넷 가의 성은 이 세니 마을에서 북쪽으로 40휴하(1휴하=약 1킬로미 터)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무역로와는 조금 동떨어진 곳에 위치 하고 있어서 약간 한적했으나, 한 영지의 수도만큼의 번영은 누리고 있었다. 40휴하 정도면 조금 서둘러 하루정도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이다. 그 렇기에, 조금 일찍 마을을 출발해 북쪽으로의 걸음을 서둘렀다. 무슨 느긋하게 여행을 하는 것도 아니니 서두르는 편이 좋았다. 이시테는 란테르트와 함께 말을 탔다. 어제의 그 스승이라는 사람의 일로 묻고 싶은 게 있었다. 어느 샌가 이렇게 그에게 무언가를 물을 때는 단 둘이기를 원했다. 그다지 좋지 않은 버릇이었으나, 란테르트 역시 그러는 편이 편했기에 잠자코 있었다. 막상 란테르트에게 말을 걸기 위해 그의 앞에 탔으나, 왠지 모를 어 색한 분위기에 이시테는 섣불리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였다. 그렇게 점 심 무렵이 되어서야 이시테는 간신히 란테르트의 손에 글을 쓰기 시작 했고, 란테르트는 언제나와 같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이시테의 말을 느 꼈다. [어제.... 저녁의 일 이야기 해 주세요.] 란테르트는 이시테가 묻는 것이 정확히 무엇이지 알 수 없어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제 밤에 일이 한 두 가지 일어났는가? 이시테는 란테르트에게 대답이 없자 주눅이 들어 더 이상 말을 붙이 지 못하였다. 일행은 언제나와 같은 배열로 움직이고 있었다. 마차에는 디미온과 제레미아가 타고 있었고, 마차의 왼편으로는 란테르트 핌트로스, 밀튼 로멜이, 그리고 오른편으로는 셀트가 말에 몸을 실은 채 마차를 호위 하고 있었다. 나머지 7명의 병사들은 마차 뒤에 2열로 늘어선 채 였 다. 깃발은 이전의 기습 이후로 치워 버렸다. 500명씩이나 공격해 오 는 판에, 왕실의 권위를 등에 엎는다고 해서 나아질 것이 없었다. 이시테의 물음은 란테르트의 사고를 자극했다. 어제 밤의 일.... 그렇게 까지 동요했던 자신이, 지금은 오히려 이상했다. 너무 감정적 이지 않았는가?.... 이카르트를 생각했던 시간은 지금까지 셀 수도 없 이 많았으나, 눈물, 비록 한 방울이지만 눈물까지 흘린 것은 처음이 다. 그에 관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해 들었기 때문인가? 그리 고, 그가 자신의 뒤를 돌보아 주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인가?....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푸른 긴 머리칼이 고개의 흔들림을 따라서 부드러운 곡선을 그러냈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6789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51 올린이:광황 (신충 ) 98/12/19 05:15 읽음:2843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문득 란테르트는 주위를 돌아보았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자신 의 왼편에 있는 밀튼과 로멜 형제였다. 화려한 흰빛의 금발과 칠흑과 도 같은 검정 머리칼, 두 개의 빛깔 다른 머리칼이 암시라도 하듯, 성 격이 판이하게 다른 둘이었다. 점잖고 예의바른 밀튼, 그리고 성격이 건강하고 활달한 로멜. 전형적인 형과 동생일지도 몰랐으나, 나름대로 신선하다. 그리고 반대쪽, 자신의 오른편에서 말을 모는 핌트로스. 무서운 실력 을 감춘 채 바보같이 웃고 있는 시간이 많은 그다. 활발하고 천둥 벌 거숭이 같은 성격이지만, 행동 하나 하나가 결코 무사고의 소치는 아 니다. 오히려, 꼼꼼하기로는 밀튼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았다. 조금 더 오른쪽에, 마차와 그 안에 타고 있는 제레미아와 디미온 부 부.... 제레미아.... 꽤나 자신을 미워하는 듯 하지만.... 적어도 이 시테를 극성으로 돌보는 것을 보니, 어머니로써는 그다지 나쁘지 않은 듯 보였다. 쓸데없이 이시테와 친해져 그녀의 심기를 어지럽히는 것이 한편으로 조금 미안했지만, 이제 와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디미온.... 백작의 작위를 이어받은, 다시 말해 백작인 그는 그러한 자신의 신분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겸손하고 조용한 인물이다. 거의 모 든 것을 양보하고, 너그러이 웃어주는 등, 마음이 넓다라는 것에는 이 견이 있을 수 없었다. 더 먼 곳에서 묵묵히 말을 몰고있는 셀트. 처음에 이 위선적인 소피 카 군에 품었던 반감은 거의 사라진 듯, 다른 병사들과 꽤 친해진 그 는, 언제나 주군의 주위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는 성실한 기사였다. 고지식해 답답한 면이 있었으나, 충성심과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의 꼼 꼼함은 따라갈 자가 없었다. 물론, 머리가 나쁜데서 오는 한계야 어쩔 수 없었지만.... 란테르트의 시선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앞에 앉은 어린 여자아이에게 향해졌다. 자신에게 말도 걸지 못하며 그자 고개를 앞으로 향한 채 흔 들리는 말에 몸을 실은 10살짜리의 꼬마아가씨.... 10살짜리다운 미숙 함과 투정, 그리고 10살 짜리라고는 믿을 수 없는 사회성과 지식수 준.... 언젠가 알고있던 한 엘프 아가씨와는 천양지차이지만, 왠지 공 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뭐.... 모라이티나야 답지 않은 것 투성이 였지만.... 고용인. 고용인의 수행인들.... 간단히 양분 지을 수 있는 이들이었 다. 이미 마음은 이들을 고용인과 고용인의 수행인 이상으로 받아들이 고 있었지만.... 란테르트가 막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순간, 이시테가 또다시 손가락 을 통해 말을 걸어왔다. [어제.... 주점에서, 에날트 제날튼 이라는 사람의 이야기.... 다 들 었어요....] 이시테의 말에 란테르트는 손을 잠시 움찔 했고, 이시테도 그에 따라 어깨를 조금 움직였다. 란테르트를 뒤돌아 바라볼 용기는 없는 듯, 이 시테는 란테르트의 손을 바라보며 글자를 그렸다. [란테르트 오빠는.... 그를 싫어한다고 했지요....] 이시테는 이렇게 물으며 조심히 고개를 돌려 란테르트를 바라보았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한차례 슬쩍 끄덕였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이 했던 그 이야기는 거짓말인가요?] "아마 사실일겁니다....." 이시테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이렇게 답했다. 자신이.... 배신당하기 이전의 스승의 모습이 바로 그러했으니 말이다. 란테르트가 내뱉은 아마 사실일겁니다, 라는 말에 핌트로스와 밀튼 로멜이 동시에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셋은 각자 이시테가 무엇을 물 었을까를 추측해 보았으나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증오하는 거예요? 그렇게 훌륭한 사람이 고.... 란테르트 오빠에게 검과 마법을 가르쳐 주었는데....]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그렇게 훌륭한 사 람이고.... 자신에게 검과 마법을 가르쳐 주었는데.... 어째서.... 자 신을 배신한 것인가?.... 아니.... 어쩌면 그것은 배신이 아니었을지 도 모른다.... 그는 처음부터 다만 자신의 목적에 충실했을 뿐이 고.... 자신은 다만 운이 나쁘게 그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되 었던 것이다... "에디엘레 양은.... 믿고 존경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해 보신 적 있 으십니까?" 무슨 흥이 났는지, 란테르트가 입을 열었다. 평소의 그였다면, 입을 다물어 버렸겠지만, 오늘은 왠지 말을 하고 싶었다. 란테르트의 물음에 이시테는 물론이거니와 근처에서 말을 타고 있던 다른 세사람도 동시에 그를 바라보았다. [글쎄요.... 함께 놀아주던 사람들이.... 제가 말을 못하게 된 후 저 와 상대해 주지 않는 것.... 이런 것도 배신일까요?] 이시테는 자신이 가장 마음 아파하던 것을 이야기했고,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으로 마음 아팠다면.... 그렇지요." 이시테는 쓸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곧바로 물었다. [그러면.... 란테르트도 배신을 당한 건가요? 에날트라는 사람 에게 요?] 란테르트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복수를 위한.... 저는 그의 복수를 위한 도구였습니다. 그리고.... 그에 의해 죽임을 당할 뻔했지요...." [아.... 그런....] 이시테는 이렇게 글자를 쓰며 놀라는 표정을 지었고, 동시에 다른 세 사람의 탄성이 들려왔다. 대충 누구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감 을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핌트로스 등은 섣불리 그 둘의 대화에 끼여들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믿음을 이용해 먹는 것.... 전 그러한 것을 가장 싫어 합니다.... 그에 대한 존경을.... 그에 대한 사랑을.... 그에 대한 우 정을.... 이러한 것들을 이용한다는 것은.... 너무나 잔혹한 일입니 다." 밀튼과 로멜, 그리고 핌트로스는 이 순간 란테르트에게서 또다른 모 습을 발견했다. 핌트로스가 보았던, 그리고 밀튼과 로멜이 보고 들었 던, 악마라고 불리우는 잔혹한 마검사 란테르트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 는 발언이다. 사람을 흡사 진흙 베듯 베는 인간이 무슨 존경이며, 사 랑, 우정이란 말인가? 하지만, 이 세사람에게 란테르트의 이 말이 전혀 가식적으로 느껴지 지 않았다. 이시테는 이러한 말을 함과 동시에 심하게 흔들리는 눈동자를 보았 다. 이 눈동자는 종종 그가 내비치는 슬픈 눈동자였다. 이시테는 고삐 를 쥔 란테르트의 손을 꼭 쥐어 주었다. [이시테는.... 결코 란테르트를 배신하지 않을꺼에요....] 이시테가 막 이 글자를 세기며 란테르트를 돌아보았을 때, 란테르트 는 그 희귀한 미소를 조그맣게 지어 주었다. 하지만, 쓸쓸하기 짝이 없는 미소였다. 어느덧 허트 본성이 눈에 들어왔다. 허트 가가 백작의 작위를 이어 받은 것은 고작 200여년이 흘렀으나, 성 그 자체는 그보다 훨씬 이전 부터 이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본래부터 무역로와는 많이 떨어져 있었 기에, 성은 그다지 넓지 않았으나,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가 꽤 볼만 했다. 숲을 배경으로 한 둘래 해자를 만들고, 그 안에 약간 노르스름한 빛 을 띄는 바위로 성벽을 쌓은 이 고풍스러운 성은, 첨탑과 망루 등이 꽤나 아름답게 얽히어 있다. 밀튼과 로멜은 고향으로 돌아와서인지 조금 들떠있었다. 고작 오일 가량을 집에서 떠나 있었으나, 어찌되었건, 자신들의 집이 있고, 가족 이 있지 않은가? 내성과 외성 사이에는 허트가 막하의 관료들의 저택과, 병사들의 숙 소인 듯한 건물, 그리고 주점 몇 개, 여관 몇 개 정도가 전부였다. 순 전히 행정과 군사만을 위해 존재하는 성인 모양이었다. 근방에서 가장 큰 도시는 서북방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허트 시로, 상업은 그 쪽에 맡겨 버린 상태이다. 마차와 병사들은 내성 안 뒤뜰에 세워둔 채, 다른 사람들은 밀튼과 로멜의 안내를 받아 본성으로 향했다. 이미 해가 서편으로 완전히 기 운 후였기에, 하루를 성에서 묶어가야 했다. 성 문 앞에는 이미 보고를 받은 듯, 몇몇 가신들과 나이 40을 갓 넘 긴 여성이 기다리고 서 있었다. 여성은 칠흑 색의 머리칼을 위로 틀어 올린채 인자한 미소를 띄고 있었는데, 밀튼의 온화한 모습과, 로멜의 검정 머리칼이 누구를 닮았는지 알 수 있었다. "어머님." 밀튼과 로멜은 동시에 이렇게 말했고, 그 둘의 어머니라는 사람은 미 소를 거두지 않은 채 두 아들의 귀환을 맞이하였다. "어서들 돌아오너라. 그리고, 우선 손님들을 소개해야 하니 않느냐?" 두 아이들의 볼 키스를 받은 그녀는 이렇게 말했고, 밀튼과 로멜은 일행을 소개해 주었다. 그리고 마직막으로 일행에게 그들의 어머니를 소개해 주었다. "이분이 저희 두 형제의 어머님이시며, 허트 가의 안주인이신 가넷 폰 리노호이십니다." 가넷 부인은 진보파 귀족의 아내답게, 평민인 란테르트에게나, 백작 인 디미온에게나 반가운 표정을 지어 주었으나, 역시 디미온을 소개할 때 조금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럼, 그 군사들이 에디엘레 백작 가의 분들을 노리고 움직인 것이 였구나...." 가넷은 고개를 끄덕이며 두 아이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고, 밀튼과 로 멜은 고개를 끄덕였다. 가넷은 모두에게 만나 뵈어 반갑다, 라는 인사를 했다. 다만, 핌트로 스만은 구면이었기에, "핌트로스경, 오래간 만이에요." 라고 인사했 다. 분주한 인사도 잠시, 일행은 이제 세 사람과 몇몇 가신들의 안내를 받아 성안으로 들어갔다. 란테르트와 셀트는 비록 호위무사중 한 명 이었으나, 이래저래 함께 성안으로 안내되었다. 가넷 부인은 같은 여자여서 인지, 제레미아와 이시테에게 특별한 관 심을 보였다. 10살 가까이나 어린 제레미아의 손을 다정히 잡아 이끌 며 간단한 인사말들을 건넸고, 제레미아 역시 오래간만에 말이 통하는 여자와 만나서인지 평소보다 웃음이 많아졌다. 아직 잠을 자기에는 이른 시간이고, 저녁도 먹지 않았기에, 일행은 각자에게 배당된 방에 짐을 풀고 곧바로 응접실로 모였다. 란테르트는 그냥 방안에 남아 있었다. 밀튼과 로멜, 그리고 핌트로스까지 나서서 그를 불렀으나, 란테르트는 고개를 한차례 흔들어 거절했다. 백작 가문의 성답게, 굉장히 커다란 응접실을 가지고 있었다. 얼마나 많은 초들이 불을 밝히고 있는지, 바닥에 그림자조차 생기지 않을 정 도였다. 중앙에서 창가 쪽으로 약간 쏠려 놓인 소파 테이블은 일고 여 덟 명이 둘러앉고도 남음이 있었다. 가넷 부인과 밀튼, 로멜이 주인자리에, 그리고 핌트로스와 디미온, 제레미아, 이시테가 주빈 자리, 마지막으로 셀트가 가장 끝자리에 자 리 잡은 채 간단한 다과회가 시작되었다. 란테르트의 자리는 비어있는 채였으나, 그에 신경 쓰는 사람은 이시테 혼자였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6790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52 올린이:광황 (신충 ) 98/12/19 05:15 읽음:2823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잠시 식상한 인사말과 겸양의 말이 오간 후, 가넷이 천천히 입을 열 었다. "제가 듣기로는, 에노사의 에디엘레 가와 저희 허트 가의 친분이 꽤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던데 어쩌다 이렇게 소원한 사이가 되었을까요?" 가넷의 말에 디미온이 온화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확실히는 저희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아마도 2차 마법대전 무렵이 아닌가 싶습니다. 에노사와 소피카 사이에 커다란 전쟁이 몇 차례나 있었으니까요." 가넷 부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렇겠군요....." 이렇게 운을 뗀 가넷 부인이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환한 목소리로 입 을 열었다. "하지만, 이렇게 다시 두 가문 사이에 왕래가 있게 되었으니, 실로 두 가문 모두에게 경사라 아니할 수 없겠군요." 디미온은 가넷 부인의 말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희 가문 역시 이 일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헤어졌던 친 구를 다시 만나기라도 한 듯 기쁩니다." 어차피.... 동맹에는 실패했다. 소피카의 백작가문과 개인적으로라도 친분을 맺어 둔다면, 에노사의 국익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디미온은 웃으며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왕래가 끊어진지 몇 년이 지난지도 모르는 가문과 단지 다시 친교를 맺었다는 사실만으로 이렇 게까지 기뻐할 수는 없다. 그런 것은 상대편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이런 순간에까지 이러한 것을 생각하는 자신이 돌연 짜증스럽게 느껴 졌으나, 디미온은 얼굴의 미소만은 지우지 않았다. 이어서 가넷 부인과 일행들 사이의 이야기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들로 이어졌다. 에디엘레 가의 성은 어디에 있고, 주변 풍경이 어떻 고.... 제레미아의 취미는 무어고, 잘하는 것은 무엇이고.... 가넷이 좋아하는 차는 무어고,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고.... 가넷 부인과 제레미아 모두 무가로 시집을 와서인지 활달하기 그지없 는 부인들이었다. 그 때문인지, 보통의 귀부인들이 가진 가식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스스럼없이 서로를 부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털 어놓았다. 자연스레 이야기의 주도권은 부인들에게로 넘어갔고, 남자 들은 자리를 옮겨 그들끼리 이야기를 시작했다. 여기에도, 저기에도 끼기 곤란할 뻔했던 이시테는, 다행스럽게 마음 씨 넓은 가넷 부인의 무릎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느리고 답 답하기 짝이 없는 이시테와의 대화를 가넷 부인은 느긋한 표정으로 나 누며 종종 미소지어 주었다. 그러는 사이 저녁이 준비되었고, 로멜이 란테르트를 부르러 갔다. 가 넷 부인은 하인을 시켜 그를 부르려 했으나, 로멜이 나서 자신이 가겠 다고 했고, 그런 그의 모습에 가넷 부인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밀튼에 게 물었다. "어째서, 로멜이 직접 가는 거니?" 이미 로멜은 벽 너머로 사라졌고, 다른 사람들은 가넷 부인의 안내로 응접실에서 식당으로 옮기던 중이었다. "그분은.... 그런 대우를 받을 만한 분이십니다." 밀튼의 그분이라는 말에 가넷 부인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분?.... 조금 전에는 디미온 공의 피고용 무사라고 들었는데.... 내가 잘못 들은 거니?" 밀튼은 그 다운 온화한 미소를 어리둥절해 하는 어머님께 보여드렸 다. "맞습니다만.... 어머님께서 생각하시는 그런 피고용인은 아닙니다. 크림슨 아이즈라는 별명을 가진 마검사로, 어떤 이유 때문에 디미온 아저씨에게 고용 되셨지만.... 아무튼, 조금 복잡합니다. 추후에 말씀 드리겠습니다." 가넷 부인은 아들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크림슨 아이즈라고? 어째서...." 밀튼은 말을 채 잊지 못하는 어머니에게 온화한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로 입을 열었다. "란테르트 님은 소문과는 다른 분이십니다. 비록, 우리와 같은 의와 예는 잘 알지 못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의가 있고, 예가 있으신 분이 십니다. 어머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방랑 무사들의 성품을.... 자 신들의 신념 하나만을 신봉하며 마음 내키는 데로 돌아다니는 그들을. 핌트로스도 그런 사람중 한 명 이었구요." 아들의 설명에 가넷 부인은 조금 안정을 되찾았다. "네 눈을 믿는다.... 하지만, 조금더 자세한 설명을 해 주겠니? 그 는.... 어찌되었건 수배되어 있는 범죄자가 아니냐?" "나중에 조용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야기가 기니까요.... 아무튼, 그는.... 곧은 분이십니다. 우리와 길이 다를 뿐이지요." 밀튼은 란테르트를 철통같이 믿고 있었다. 그뿐이 아니라 로멜과 핌 트로스, 디미온 등의 그의 강함을 한 번이라도 접한 사람들은 란테르 트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마음에 품었다. 단순히 느낌에서 오는 그러한 신뢰는 아니다. 오랜 생각 끝에 얻은 결론이다. 란테르트라는 인간은, 인간이라 부를 수 없을 정도로 강했다. 마음만 먹는다면, 한두달 정도에 나라 하나를 쑥대밭 내는 것도 가능할 것 같 았다. 이건, 실재로 그들이 보고 접한 것이다. 성을 녹일 수 있었고, 1000명, 그리고 500명이나 되는 병사들을 숨하나 헐떡이지 않은 채 죽 일 수 있었다. 마물의 숲을 드나들기를 제집 제방 같이 한다. 크림슨 아이즈. 그의 별명이다. 악마라고 불리우며, 소문으로 듣기에 는 악행을 마음 내키는 데로 자행한다고 한다. 전에 핌트로스가 읊었 던 아이들을 어쩌구 저쩌구 했던 노래까지 세간에 퍼졌을 정도이다. 하지만.... 이들이 본 란테르트는 결코 악행을 마음내키는 데로 하는 사람은 아 니었다. 인간 자체가 가지고 있는 선악에 대한 관념은 통상의 사람들 과는 크게 어긋나 있었으나, 적어도 마음내키는 데로 그러한 일을 행 하지는 않았다. 만약 그가 소문대로 마음내키는 대로 악행을 자행했다 면, 이 일곱 대륙은 망해도 진작에 망했을 것이다. 디미온이 처음 느낀 것, 그리고 핌트로스가 그와 한차례 검을 주고받 은 후 느낀 것, 그리고 밀튼 로멜 형제가 느낀 것.... 이 세 가지 느 낌은 한가지였다. 순수한 강함. 오직 강해지기만을 갈구하며.... 동시에 절대적이다 할 만한 강함을 손에 넣은 자. 그것이 바로 란테르트라는 인간인 것이다. 그에게 검을 들이대지 않는 한, 그는 자신들에게 조금의 해도 입히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들은 그를 신뢰한다. 어느덧 사람들은 식탁에 하나 둘 자리를 잡았다. 주인 석은 비어 있 었고, 손님들은 왼편에, 밀튼과 로멜은 오른편에 자리 잡았다. 주인 석의 맞은편에 있는 안주인 석에는 가넷 부인이 앉아 있다. 대화는 얼마 전에 있었던 그 숲 속의 전투를 주제로 삼았다. 가넷 부 인은 두 아들들의 무훈에 즐거운 표정을 지었고, 종종 놀라기도, 미소 를 짓기도 하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있었다. 묵묵히 식사 를 하는 란테르트와 셀트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이 흥겨운 분위기에 휩싸여 즐겁게 조잘거렸다. "언제 다시 출발하는 거니?" 막, 숲에서의 전투 이야기를 마칠 무렵, 가넷 부인이 밀튼에게 이렇 게 물었다.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합니다." 밀튼의 대답에 가넷 부인은 대뜸 서운한 기색을 띄었다. "저런.... 며칠 더 묶을 수는 없는 거니?" "디미온 아저씨가 한가한 사람은 아니잖아요." 가넷 부인은 밀튼의 말에 고개를 몇 차례 끄덕이다 한쪽에 조용히 앉 아있는 청발홍안의 미청년에게 물었다. "란테르트씨.... 라고 했지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돌려 가넷 부인을 향해 한차례 끄덕 였다. 가넷 부인은 그의 모습에 온화한, 하지만 다분히 사교용이라는 느낌 이 드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방랑검사라고 하시던데.... 무슨 특별히 하시는 일이라도 있습니까?"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잠시 주저하다가 자신의 일의 목적이 아닌 수단에 대해 말했다. "이름난 검이나 마력 아이템을 찾고 있습니다." 그의 대답에 가넷 부인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40을 갓 넘겨 목에 약간 군살이 붙은 그녀는 후덕해 보이는 부인이었으나, 눈동자만 은 호기심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10대의 그것과도 같았다. 분위기가 활달한 무가에서 생활해서일 것이다. "아.... 트레져 헌터이신가 보군요. 제 고향에도 유명한 트레져 헌터 가 살고 있습니다." 가넷 부인의 말에 로멜이 덧붙였다. "어머니는 마곡 출신이십니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흥미가 동하는 듯 되물었다. "트레져 헌터라구요?...." 가넷 부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사실, 그들의 트레져 헌팅은 부업이지요. 아마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 보셨을 껍니다. 멜브라도 씨와 센타포씨." 가넷 부인의 말에서 이 두마디의 이름이 튀어나오자 좌중은 일제히 아, 하는 탄성을 내뱉었다. 물론, 이시테와 셀튼, 란테르트를 제하고 말이다. 디미온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흐음.... 대륙 제일의 부호.... 멜브라도와 그의 친우이자 수호무사 인 센타포.... 말이군요." 가넷 부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해양무역의 시대를 연 멜브라도 씨와 결코 실력을 무시할 수 없는 레카르도 가의 수제자 센타포씨.... 이들은 저희 고향 사람이 기도 하고, 레카르도 가와 저희 가문과의 친분 덕에 센타포 씨와도 친 분이 있습니다." 뒤이어 핌트로스가 말했다. "센타포 그 사람의 실력은 저보다 약간 위입니다. 전에 한 번 겨루어 봤지요." 란테르트는 그네들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렸고, 가넷 부인이 다시 입 을 열었다. "대륙 전체 물품의 30퍼센트 가량이 쿠텔토 상사의 손을 거쳐 거래되 니.... 멜브라도 쿠텔토의 쿠텔토 상사의 재력은 대륙 전체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을 정도입니다." 뒤이어 란테르트가 물었다. "그들의.... 트레져 헌팅 실력은 어느 정도입니까?" 가넷 부인이 주저 않고 답했다. "대륙 제일이지요. 언젠가 멜브라도 씨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트레져 헌팅은 내게 있어서 최고의 취미이다. 그 일에는 물론 많은 자 금이 소요되고, 실패할 확률이 성공할 확률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10 번에 한 번 정도 성공한다면, 그 동안의 경비는 모두 되찾을 수 있으 니, 결국에는 내게 손해가 없다. 그러는 사이, 대륙 곳곳을 누비며 보 물을 찾아다니다, 땀을 흘리고, 지치고, 상처 입겠지만, 그것으로 즐 겁지 않은가?" 그녀는 이런 말들까지 외우고 있는 것을 보아, 그들 둘을 꽤나 좋아 하는 모양이었다. 모험과 탐험에 관심이 많은 부인인 듯 했다. ----------------------------------------------------------------- 에궁.... 졸려라....--;;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689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53 올린이:광황 (신충 ) 98/12/20 05:50 읽음:2806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그들이 찾은 보물 중에 검이나 마법 아이템 같은 것이 있 습니까?" 가넷 부인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확실히는 알 수 없어요. 멜브라도 그 자신이 수집벽이 조금 있는 편 이어서, 게다가 그도 검술을 상당히 즐기는 편이어서 찾은 물건은, 특 히 검과 같은 물건은 대부분 공개되지 않는 듯 합니다." "그들은 어디에 살고 있습니까?" 란테르트가 또 다시 물었고, 가넷 부인이 답했다. "데게르라는 도시에 살고 있지요. 과거 마곡의 여섯 공작가문중 남해 공의 영지이지요. 하지만, 그건 쿠텔토 상사의 본사가 위치한 곳일 뿐 이고.... 그들 둘이 어디 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언제나 이곳 저 곳을 떠돌아다니니...." 그녀의 말에 디미온이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안일히 경영을 하고도 기업이 남아 있는군요." 가네 부인이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천재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년에 겨우 서너 차례 경영에 관한 지침을 내려놓고는 나머지 시간을 트레져 헌팅에 보내는데도, 그의 지 침대로 행해 일을 실패본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하지요." "아.... 한 번 꼭 만나 뵙고 싶군요...." 디미온이 한탄하듯 중얼거렸다. 그 후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저녁을 마쳤고, 이들 모두는 잠 을 관장하는 정령의 손에 이끌려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허트 가의 시원시원한 환송을 받으며 일행은 다시 에노사로의 장도에 올랐다. 언제나와 같은 구도의 배치와, 언제나와 비슷비슷한 풍경, 물 론 소피카답게 언덕이 방긋방긋 솟은, 이 두 가지만으로는 충분히 지 루할 만 했으나, 무적의 경비병 핌트로스경과 흑발의 룬의 기사 로멜 경 덕에 심심치만은 않은 여행을 하고 있었다. 더 이상 일행을 귀찮게(?) 하는 무리는 없었다. 산적 나부랭이야 물 론이거니와 일전에 란테르트를 죽이려 했던 루실리스도 더 이상 일행 에게 간섭하지 않았다. 그렇게 2일간을 더 움직여 일행은 아드라르 성에 도착했다. 막 점심 나절이 지났을 뿐이지만, 하루를 묶기로 하고 일행은 여관을 잡았다. 9월 8일. 이시테의 생일이 5일이나 지났으나, 약속한데로 제레미아는 이시테를 데리고 선물을 사러 성안 시장으로 향하였다. 물론이거니와, 그녀들을 보호해 주어야 하는 란테르트가 따라붙었고, 란테르트의 추종자인 밀 튼과 로멜도 함께 성안으로 향했다. 핌트로스도 심심할 것 같다며 밀 튼과 로멜 형제 뒤를 쫓았고, 디미온 역시 부인과 딸을 보살펴야 한다 며 제레미아와 이시테를 쫓았다. 셀트 역시 주군을 지켜야 하는 의무 대문에 이들 일행에 동참했고.... 이렇게 이시테의 선물을 사기 위한 일행은, 8명이라는 무리, 혹은 떼 라 불리울 만한 단위로 늘어 버렸다. 제레미아는 이시테를 데리고 한 커다란 상점 안으로 들어섰다. 내성 안에서도 가장 규모 있는 여성용 장신구 판매점으로, 이름은 아리시아 스 템플. 사랑의 신인 아리시아의 신전이라는 뜻이다. 여성용 장신구 점으로는 꽤 적당한 이름 같았으나, 무성의한 작명센스는 어쩔 수 없 는 바이다. 막 제레미아와 이시테가 상점 안으로 발걸음을 들려 놓는 순간, 일행 의 뭇 남성들의 발걸음이 딱 멈춰 섰다. 머릿속에서는, 이렇게 있다가 는 안에서의 일에 대응하지 못해. 그러니까 어서 따라 들어가야 해!!! 라는 이성의 목소리와, 순 여자만 득시글 댈 것이 뻔한 여성용 장신구 점에 어떻게 남자가 들어가냔 말이다!!! 라는 감성의 목소리가 대규모 의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성의 목소리가 좌측에 군사를 모아 휩쓸 어 공격해 들어가면, 감성의 목소리는 두터운 방어 벽을 펼치며 조금 씩 후퇴한다. 밀리는 것도 잠시, 감성 편은 이성편의 군세가 지나치게 좌측에 모여있다는 점을 역이용하여, 우측으로 별동대를 보내 다시 전 세를 뒤집어 놓는다. 이성과 감성이 팽팽한 대립을 하는 동안, 일행의 시선은 란테르트에 게로 모였다. 그들은 물론 눈으로 말을 할 수는 없었지만, 눈은 분명 어서 들어가서 두 모녀를 보호해 줘!!! 라고 외치고 있었다. 란테르트는 디미온으로부터 셀트까지, 각각의 논리와 근거로 들어갈 수 없다라는 주장을 하는 시선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표정변화 없 이 걸음을 옮겨 안으로 들어갔다.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눈은 휴우 하는 한숨을 내 쉬었다. 밖에서 보던 것만큼이나 널따란 공간이었다. 진열대가 삼면의 벽을 두르고도 모자라 중간의 공간에 세줄 놓여있었고, 진열대 위로는 이러 저러한 장신구에서, 봉제인형, 마리오넷 등등이 진열되어 있었다. 한 쪽에는 속옷 판매 코너도 있었는데, 아낙네들은 커다란 남자의 돌연한 등장에 야릇한(?) 시선을 란테르트에게로 쏘아 보냈다. 사실, 이러한 식으로 물건을 쌓아놓고 파는 것은 아드라르성 정도의 규모 있는 도시가 아니면 사실상 불가능했다. 특히 속옷과 같은 의복 류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옷감을 띠어 직접 만들었기에, 중소형 도시 에서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넓은, 가로로도 세로로도 20휴리하 이상 되는 상점 안에, 수십 명의 여성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었는데.... 역시나 남자는 한 명도 없었다. 란테르트는 순간 움츠러드는 느낌이 들었다. 차라리, 거대한 마물들 사이에 둘러 싸여 있다면.... 절벽에 매달려 몸이 휘청거릴 정도의 바 람을 맞고 있다면.... 거대한 파도가 내려치는 해안 절벽 아래 서 있 다면.... 마음이 편할 듯 싶었다. 무슨 귀족들의 짐승 사육장에 들어 있는 희귀한 새라도 보듯, 종종 마을 한복판에서 구르고 두발로 서며 재주를 넘는 곰을 바라보는 듯 자신을 바라보는 여성들 사이에 서 있 는 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란테르트는 천천히 걸음을 걸어 제레미아와 이시테가 있는 곳으로 다 가갔다. 한창, 이시테는 마음에 드는 머리핀을 고르고 있었다. 가장 흔한 것은, 꽃모양이나 나비 모양을 한 것이었다. 이시테는 지금 제비 꽃 모양의 보라색 머리핀과 한창 유행중인, 마법 아이템을 흉내낸 육 망성 모양의 금색 머리핀중 어느 것을 살까 고민 중이었다. 이시테는 란테르트가 곁에 있다는 것을 느끼고는 머리핀을 들어 머리 에 가져가며 란테르트를 올려다보았다. 제레미아에게는 언제나 예쁘 다, 라는 대답밖에는 들을 수 없었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알아보려 는 것이었다. 하지만, 란테르트는 제레미아만도 못하게, 대답 자체를 하지 않았다. "이시테야. 둘 다 사줄게. 이제, 다른 것을 골라 보렴." 제레미아는 상당히 고민하는 듯 한 딸을 향해 온화이 미소지으며 이 렇게 말했고, 이시테는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레미아는 이시테에게 신경을 쏟다가 한참 후에나 란테르트를 발견 했다. 워낙 상점 안이 복잡했던 대다가, 란테르트의 머리칼이 보통의 여자들 이상으로 길어 그러려니 했던 것이다. 제레미아는 란테르트를 발견하자마자 황당하다는 듯 한참이나 바라보 았고, 란테르트는 그답지 않게 입을 열어 변명했다. "다른 분들이 들어가 에디엘레 부인과 어린 에디엘레 양을 보호하라 고 했습니다." 아무리 란테르트라도, 이러한 상황에 마음이 흔들리는 모양이었다. 변명이라니.... 제레미아는 그의 이러한 대답에 얼굴에 미소를 띄었다. 그럭저럭 미 운 정이 들어서인지, 란테르트에 대한 반감이 많이 줄어든 그녀였다. 마음으로는 어느 정도 그라는 존재를 받아들이지만, 머릿속으로는 싫 어하는, 그러한 상황인 것이다. 이시테는 막 머리핀 코너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던 중, 돌연 걸음을 멈추었다. 그곳에는 조금한 수수한 머리 끈들이 진열되어 있는 곳이었 다. 이 머리 끈들은 다른 장신구들 아래에 머리를 고정하기 위해 쓰인 다거나, 아니면 점잖은 부인네들이 사용하기 위한 것들로 머리에 묶는 다 하더라도 잘 눈에 띄지 않을 듯 싶었다. 이시테는 잠시 그 끈을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란테르트를 바 라보았다. 기나긴 푸른색 머리칼이 거의 무릎까지 내려오는 그의 모습 에 이시테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 모습에 란테르트는 질겁을 하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전....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이시테는 그의 말에는 상관치 않은 채 얇은 머리 끈들을 하 나, 둘 집어들었다. 붉고 현란한 색의 끈을 집어 올릴 때마다 란테르 트의 얼굴 색은 미묘하게 변했고, 리본 끈이라도 집어들면 대번 안색 이 흙색으로 변해 버렸다. 제레미아는 란테르트에게서 의외의 재미있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이시 테와 함께 머리 끈을 골랐다. 그녀는 노골적으로 란테르트의 머리칼에 가져다 대 보기도 하고, 들어서 "이거 어울릴 것 같군요." 라고 말하 는 등 란테르트를 놀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몹시 통쾌한 모양이 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 둘의 모습에 다시 한마디했다. "머리끈 같은 것은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는 더 이상 둘을 말리지 않았는데, 자기만 하지 않으면 된다, 라는 표정이었다. 이윽고, 이시테와 제레미아는 극악의 물건을 집어들었다. 엄지손가락 두께의 하늘색 머리리본으로, 란테르트의 머리색과 아주 잘 어울렸다. 이시테는 녹색이나 분홍색으로 하려 했으나, 내심 킥킥 웃음을 터트릴 뿐 감히 집어들지는 못했다. 또 다시 이시테와 제레미아는 다른 물건을 고르러 갔고, 란테르트는 내심 걱정하며 그 둘의 뒤를 쫓았다. "아무튼.... 나의 티에도 물건 하나 사는데 따라다니면.... 휴우~~~" 얼마나 기다렸는지, 슬슬 다리에 마비증세가 오자 밖에서 기다리던 남자들은 이렇게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그래? 난 모르겠던데...." 로멜이 이렇게 받았고, 핌트로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번에는 나를 끌고 수도의 옷가게로 가서는.... 아마 그곳에 진 열되어 있는 옷중 치수가 맞는 것 전부를 한 번씩 입어본 것 같아.... 난 처음에는, 예뻐, 아름다워, 어울려를 연발하다가, 나중에는 지쳐 쓰러질뻔 했지...." 그의 말에 밀튼과 로멜은 한차례 소리내어 웃었고, 디미온은 이해한 다면서 고개를 주억거렸다. 디미온이 말했다. "조금 늦어지는 듯 싶으니, 가까운 앉을만한 곳으로 자리를 옮기지 요. 나올쯤 되면, 사람을 보내 부르면 되니...." 금발머리의 38세 먹은 아저씨 디미온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는 듯 이렇게 말했고, 모두는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돌렸다. 그러나, 순간 상점 문이 열리며 나오는 세 사람의 모습에 걸음을 멈추었다. 이시테의 손에는 예쁘게 포장된 작은 상자가 하나 들려있었고, 만면 에는 즐겁다는 듯한 미소가 가득했다. 선물을 받는다는 것은 남녀노소 를 막론하고 즐거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제레미아는 즐거워하는 이시테의 머리를 한 손으로 쓰다듬으며 반보 쯤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그녀 역시 모녀간의 오붓한 쇼핑이 만족스 러웠던 모양이었다. 란테르트는 언제나와 같이 그네들 모녀 뒤에 조용히 서 있었다. 안에 서의 수난(?)은 이미 잊은 듯, 표정하나 변하지 않은 상태였다. ----------------------------------------------------------------- 아~~ 비축분은 줄어가는데.... 글은 안써진다....--;; 드디어 아그라글공장도 부도가 나는 것인가???? 어서빨리 대량생산 체제로 돌입해야 하는데.... 음.... 이제 남은 비축분은 20화 이하.... 이번주 내로, 이번 화일 완성 못시키면.... 음... 대량산출은 힘들텐데....--;; .... 바보수룡 아그라의 넋두리~~~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6897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54 올린이:광황 (신충 ) 98/12/20 05:51 읽음:2829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일행은 곧바로 가까운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점심은 먹었지만, 딱 히 갈만한 곳이 없기에 잠시 쉬려는 것이었다. 근처에 있는 푸른 날개라는 평범한 이름의 식당으로 향한, 여덟 명이 나 되는 일행은 커다란 테이블 하나에 간신히 자리잡을 수 있었다. 모 두들 간단한 마실 것을 시켰고, 이시테를 위해 군것질 거리를 약간 주 문했다. 디미온이 선물을 손에 든 채 미소짓고 있는 자신의 딸에게 말했다. "이시테, 무엇인지 한 번 보여줄 수 있겠니?" 그의 말에 이시테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그마한 상자를 탁자 위에 올 려놓았다. 리본으로 귀엽게 장식된 포장을 조심스레 벗겨내자 그 안에 는 보석함이 하나 있었다. 검은 색에 가까운 자주색의 상자에 은테가 둘러진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이는 물건이었다. 이시테는 곧바로 보석 함의 뚜껑을 열었고, 다른 사람들에게로 돌려 모두가 볼 수 있게 했 다. 보석함 안에는 장신구가 여럿 놓여있었다. 우선, 그 제비꽃 머리핀과 육망성 머리핀이 있었고, 알 수 없는 모양의, 하지만 충분히 어여쁜 브로치가 몇 개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팔찌인 듯한 물건이 하나 있었 는데, 그것은 이제까지 이시테가 왼쪽 팔목에 차고 있던 것으로, 그냥 함에 담아둔 모양이었다. "예쁘구나!!" 디미온이 이렇게 감탄해 주었고, 뒤이어 다른 사람들도, "아름답습니다." "에디엘레 양과 잘 어울립니다." "정말 예뻐요." 등등으로 인사말을 건넸다. 이시테는 그네들의 말에 더더욱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던 이시테가 돌연 고개를 돌려 제레미아를 올려다보았다. 흡사 무슨 의사를 묻기라도 하는 듯 바라보는 이시테를 향해, 제레미아는 희미한, 암호인 것 같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시테는 살짝 미소지었 고, 제레미아도 따랐다. 이시테는 보석함 안에 잘 감겨져 있는 연한 하늘색의 리본 줄을 들었 다. 그리고는 발이 땅에 닿지 않는 의자에서 폴짝 뛰어내려 란테르트 에게로 종종 걸음을 옮겼다. 푸른 리본 끈을 든 이시테와, 안색이 조금 변하는 란테르트, 그리고 이시테와 제레미아 사이의 눈짓, 이 정도면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다 음 상황을 상상할 수 있다. 디미온과 핌트로스 등의 사람들은 이 광경 에, 다음이 예상되는 이 광경에 슬슬 웃음이 나오려 했다.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곁에 서서 그를 물끄러미 올려다보았다. 흡사 허락을 받으려는 표정 같았기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천천히 가로 저었 다. 그러나 이시테는 허락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만 같은 간절한 눈 빛을 계속해 올려 보냈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시선을 무시하느라 모든 신경을 다 써야만 했다. 이시테는 한참이 지나도록 그에게서 반응이 없자 그의 허락 없이 머 리를 묵어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시테에게는, 남자가 머리에 리본을 묶는 것이 이상하다, 라는 개념을 전혀 가지고 있지 못하였다. 제레미 아는 란테르트를 골탕먹이고 싶다는 생각 반에, 왠지 머리를 묶으면 어울릴 것 같다라는 생각을 반쯤 섞어 이시테의 행동을 무언중에 부추 기고 있었다. 그리고, 디미온 등의 다른 사람들은 그저 이시테의 행동 이 귀엽고, 또 란테르트의 반응이 궁금했기에 그냥 바라만 보고 있었 다. 란테르트 추종자인 밀튼과 로멜조차도 잠자코 있었다. "묶을 필요 없습니다. 의자에 앉은 란테르트의 청회색 머리칼은 거의 바닥에 닿을 듯 흘러 내려와 있었고, 이시테는 그녀의 가슴높이쯤 되는 쯤에 리본을 가져갔 다. 란테르트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이렇게 말했으나, 이시테는 그 의 말을 듣지 않았다. 란테르트는 이시테가 멈추지 않자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고, 이시테는 그런 란테르트를 향해 천진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전.... 남자입니다. 리본 끈으로 머리를 묶지는 않습니다." 다시 란테르트가 거절의 뜻을 밝혔으나, 이시테는 고개를 가로 저었 다. 핌트로스가 곁에서 한마디했다. "왜? 예쁠 것 같은데." 하지만, 란테르트에게 아무말이나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은 핌 트로스 뿐으로 다른 사람은 잠자코 그 모습을 방관하고 있었다. 이시테는 다시 한 번 란테르트의 머리칼을 묶으려 했고,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으며 이시테에게서 리본 끈을 빼앗아 들었다.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이 돌연한 행동에 잠시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 다. 무슨 의미로 리본을 가져갔는지 알 수 없어서였다. 란테르트 역시, 막상 리본을 빼앗아 왔지만 어찌해야할지 알 수 없었 다. 잠시동안 리본을 손에든채 멍하니 있던 그는.... 끈을 끊어버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시테란 아이.... 란테르트 그 자신을 이시테란 아이에게 자신의 머 리를 묶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도록 만들었다. 자신이 싫다고 하는 일을 강행할 수 있을 정도로 친근감을 느끼게 만들었다는 이야기이다. 이에는, 물론 이시테 측이 적극적인 면도 있었지만, 분명 우유부단한 자신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끈은 끊어져야만 한다.... 모든 사람들로부터 의 호감정을 배제하기 위해서라도, 끈은 끊어져야 한다. 란테르트는 리본을 맨 손에 힘을 더하였다. 가느다랗고 섬세한 실들 을 촘촘히 엮은 리본의 그 실 하나하나가 묘한 신음 성을 내뱉는다. 자신들의 내구력을 시험이라도 하려는 듯 옥죄어 오는 한 사내의 거친 손아귀 속에서 이들은 몸을 비비꼬며 괴로워하고 있다. 탁.... 한올기 의 실이, 자신들의 동료가 최후를 맞이하였다. 이제는 시간문제다. 하 나씩, 한올기씩 끊어지고.... 종래에는 수백이나 되는 올기들이 두동 강이돼, 리본이라는 하나의 조직은 시체화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들 은 두려움에 치를 떨었다. 순간.... 그들의 구세주가 나타났다. "혹시.... 란테르트님 아니십니까?" 50세? 아마도 그쯤 되어 보이는 중년 남자의 목소리였다. 일행은 동 시에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고, 이내 두 사람을 시야에 잡을 수 있었다. 란테르트 역시 자신의 이름을 아는 사람에 대한 당연한 호기 심에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부부라고 믿어지는 50대의 남녀가 서 있었다. 남자도 여자 도, 평범하면서도 투박한 옷을 입고 있었는데, 어떻게 란테르트를 알 고 있는지는, 적어도 겉모습으로는 판단하기 힘들었다. 란테르트는 그 둘을 기억이라는 복잡하면서도 단순한 덩어리 안에서 찾기 시작했고, 오래지 않아 그들의 파편을 발견했다. 란테르트가 자신들을 알아본 듯 하자, 두 노부부는 환히 미소지었다. 두 사람중 남자 쪽은, 폄범하게 생긴 50대의 노중년일 뿐이었고, 여자 쪽 역시 그다지 특징 없는, 온화한 모습을 한 부인이었다. 다만, 남자 쪽의 덩치가 보통 사람 이상으로 크고, 팔뚝 또한 상당히 굵은 것이 꽤나 험한 삶을 살아온 듯 보였다. 노중년이 입을 열었다. "란테르트님.... 저희 부부를 기억하시는지요?" 그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펠트님과, 포렌스나님이 아니십니까." 둘은 란테르트가 자신들을 알아보자 희색을 띄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맞습니다.... 그리고 님이라니요. 그냥 이름만 불러 주십시오." 펠트라는 노중년은 이렇게 말하며 일행들을 한차례 바라보며 자신들 을 소개했다. "저는 펠트 니토아라라는 사람이고, 이쪽은 저의 아내 포렌스나입니 다." 그의 인사에, 디미온이 대표로 간단히 일행을 소개했다. 다만, 성은 이야기하지 않아 신분을 모두 드러내지 않았다. 상대를 믿지 못해서가 아닌, 펠트가 귀족이 아닌 것 같았기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펠트는 다시 란테르트를 향해 이야기를 했다. "벌써.... 4년이 흘렀군요...." 아마도 4년전에 란테르트와 만났던 모양이다. 펠트의 말에 란테르트 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포렌스나가 입을 열었다. 약간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온화한 얼굴과는 어울리지 않았으나,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머리가 많이 희어지셨습니다...." 그녀의 먼데로, 란테르트의 머리칼은 8년전의 흑청색 머리칼에 비한 다면, 백발에 가까운 청색을 띄고 있다. 두 자매를 차례로 잃은 대 대 한 충격으로 머리가 다 세어버린 것이다. 다만 푸른색의 머리칼만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희게 변하지 않았기에, 은발과 청발이 뒤섞여 청회 색의 빛깔을 만들어낸 것이다. 펠트가 뒤이어 말했다. "그래도 건강해 보이십니다. 이렇게 좋은 일행도 생기시고.... 그때 에 비한다면 많이 밝아 보이시는군요." 그의 말에 일행은 너나할것없이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그때에 비한 다면 많이 밝아 보인다니.... 노인이 말한 그 4년전의 란테르트의 모 습이 상상이 가지 않는 그들이었다. 그런 펠트의 말에 란테르트가 입을 열었다. "일행이 아닙니다.... 저의 고용인이십니다." 그의 말에 펠트와 포렌스나는 아, 하는 탄성을 내지르며 고개를 끄덕 였다. 핌트로스가 물었다. "란테르트형과.... 어떻게 알게 되신 사이 이십니까?" 이것은 이곳에 있는 일행 모두의 궁금증이었다. 모두들, 10중 8,9는 자신들과 같은 경로로 그들이 란테르트와 만났으리라 추측하고 있었으 나, 사실은 듣기 전에는 알 수 없다. 핌트로스의 말에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펠트는 곧바로 답했다. 밀 튼과 로멜은 옆자리에서 의자를 두 개 끌어와 그 두 사람이 앉을 자리 를 만들어 주었고, 란테르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들의 행동에 큰 관 심을 두지 않았다. 이렇게 리본 묶기 사건은 미수로 끝나 버린 채 모두의 기억에서 가물 가물 사라졌고, 화제는 돌연스레 나타난 그 두 노부부에게로 넘어갔 다. "란테르트 님을 고용하셨다구요.... 정말, 운이 좋으신 분들입니다. 잘 모르시겠지만, 라테르트님은 정말 강하십니다. 4년전에도 그러했으 니.... 지금은 더더욱 강해 지셨겠지요? 언제나 강해져야 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내뱉으시는 분이시니...." 펠트는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했고, 디미온이 그의 말에 맞장구 쳤다. "저희도 란테르트씨가 강하다는 것은 충분히 경험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바로 눈앞에 두고 이렇게 칭찬한다는 것은 사실 조금 이상한 모습이었으나, 란테르트의 과묵함과, 그를 평가하는 가장 객관적인 말 이 바로 이 강하다, 라는 것이었기에 그다지 어색하지는 않았다. 란테르트는 이러한 반응에 일일이 겸양의 말을 하지는 않는다. 그저 한 귀로 흘려 보낼 뿐이다. ----------------------------------------------------------------- 그것이다~~!! 란테르트~~!! 그것이 너의 나아갈 길이다. 전 대륙의 상권을 장악하는것, 너에게는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 세상의 절반이 여자, 그중 여자라 불리울 수 있는 여자는 다시 절반. 또한 그것을 절반으로 나누어, 그네들을 꼬시는 것이다~!!! 헤어질때, 정표를 받아두는 것을 잊지 마라~!!!! 그것이 너에게 거대한 부를 안겨줄지니.... 그것을 팔아 대륙을 통째로 사들이는 것이다!!! 음....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6995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55 올린이:광황 (신충 ) 98/12/21 04:08 읽음:2819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디미온의 대응에 펠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저의 니토아라 집안은 몇 대째 대장장이 일을 하고 있습 니다. 이름은 들어보시지 못하셨을 겁니다. 아드라르의 북쪽으로 하루 거리에 있는 피앙이라는 마을에서 대장간 일을 하고 있지요." 그의 말에 밀튼이 입을 열었다. "알고 있습니다. 파소 본가로부터 기술을 전수 받은 곳이지 않습니 까? 파소 가는 전통적으로 무기만을 만들어 온 반면에, 니토아라 가는 생활용구를 주로 취급한다고 들었습니다." 펠트는 밀튼의 말에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나이 먹은 사람만이 지어 보일수 있는 그런 미소이다. "인생 헛되지는 않군요.... 저희 가문의 이름을 알고 계시는 검사분 과 이렇게 만나다니...." 밀튼은 노인의 말에 답례의 미소를 보냈다. 18살이라는 나이답지 않 게 점잖은, 그리고 기품 있는 미소였다. 자꾸 이야기가 딴 곳으로 흐르자 로멜이 재촉했다. "그런데, 어떻게 란테르트 님과 만나게 된 거죠?" 젊은이의 재촉에 노중년은 서둘렀다. "아.... 이제 말씀 드리겠습니다....저희 가문이 대장장이 일을 시작 한지는, 이제 겨우 100년 남짓 되었습니다. 그 당시, 저희 가문의 어 르신 되시는 분께서 어디선가 기술을 배워와 대장간을 열었습니다. 하 지만, 그 어르신의 아들 되시는 분, 그러니까, 저의 증조부 되시는 분 께서 채 기술을 손에 익히기도 전에 그분께서 돌아 가셨고, 저희 가문 은 1대만에 대장간 문을 닫을 지경에 이르렀었습니다. 하지만, 데로드 님의 은총으로, 파소 가와 인연을 맺게 되었고, 저희 증조부께서 가업 을 이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래지 않아.... 파소 가는 반역사건에 연루되어 모습을 감추었지만 말입니다...." 노인은 여기까지 말한 후, 잠시 말을 멈추었고, 디미온은 두잔의 음 료를 두 사람을 위해 주문했다. "감사히 마시겠습니다.... 아무튼, 저희 증조부께서는 파소 가에서 기술을 배운 끝에, 어느 정도 이름을 날릴 수 있게 되셨고, 당시 파소 가의 기술을 모두 배웠다는, 일종의 졸업증표로 한 자루의 검을 선물 받으셨습니다. 잘 모르시겠지만, 파소 가는 검을 만들기도 하지만, 대 대로 유명한 검사를 배출해 오기도 했지요. 100년쯤 전의 그 반란사건 의 주범으로 지목되었던 체얼님도 파소 가의 사람 이셨습니다." 그 100년전의 반란사건 이라는 것은, 대학자 크란트 테리오르와 체얼 파소가 일으킨 반 귀족제 지하 저항운동이었다. 실패하였기에, 그 두 사람은 반역죄로 수배가 되었었고, 그런 그들의 이름을 함부로 들먹이 는 것도 중죄에 해당되는 것이었으나, 펠트는 당당하게도 체얼님 이라 고 말하고 있었다. 파소 가에 대한 각별한 마음도 마음이거니와, 평민 이라면 누구나 그러한 그들의 행동을 높이샀고 그렇기에 십분 존경의 마음을 품고 있었다. 디미온과 밀튼, 로멜 등은 비록 백작 가의 사람들이었으나, 그리고 핌트로스 역시 귀족 가문 출신의 사람이었으나 모두 진보파 귀족에 속 하는 사람들이기에, 그리고 검사들이었기에 펠트의 말에 그다지 큰 반 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펠트는 음료를 한 모금 목으로 넘기며 이야기를 이었다. "제가 왜 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바로 그 검이 저희 부 부와 란테르트 님을 이어준 끈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란테르 트 님의 손에 파괴되었지만 말입니다.... 허허...." 그의 말에 일행 모두는 납득할 수 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란테르트가 검을 부수고(?) 다닌다는 이야기는 익히 알고 있었고 또 보아왔기 때 문이다.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옆에 엉거주춤 선 채 그 노인을 바라보고 있다 가 잠시 시선을 란테르트의 손에 들려있는 리본 끈으로 향하였다. 이 시테는 손을 뻗어 리본 끈을 당겼고, 란테르트는 순순히 그녀에게 넘 겨주었다. 이시테는 더 이상 란테르트의 머리에 리본을 묵는 것을 포 기한 채, 그 끈을 란테르트의 팔목에 묶어 주었다. 란테르트는 무얼 하냐는 듯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았고, 이시테는 손가락으로 란테르트 의 손바닥에 글자를 세겨 주었다.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으나, 이시테는 그 의 대답도 듣기 전에 자신의 자리로 쪼르르 달려갔다. 이러한 이시테의 행동은 조용히 이루어 졌기에, 모두의 시선은 여전 펠트라는 노중년에게로 향해 있었다. 펠트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4년전.... 유난히도 무더운 그때, 저희 노부부는 당시 아드라르의 영주 님의 일로 조금 멀리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상당히 중요한 일 로, 어떠한 물건을 다른 곳에 배달하는 일이었습니다. 저희 부부의 아 이들이 그곳에 살고 있기에 저희는 상당히 자주 그곳에 가는 편이었 고, 그런 사실을 알고 계시던 영주 님께서 그 물건을 안전하게 배달하 기 위해 저희에게 부탁을 한 것입니다. 자주 다니니 혹시 그 물건을 노리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쉽게 눈치채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서 였습 니다. 그런데.... 목적지까지 절반쯤 가게 되었을 때의 일입니다. 어 떻게 알았는지, 저희가 그것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안 무리들이 생 겨 버렸고, 그들의 교묘한 추적이 시작되었습니다. 몰래 저희를 보호 하던 호위무사들이 하나 둘 어디론가 사라졌고, 저희는 점점 위험에 노출되어 버렸습니다." 펠트는 여기까지 말한 후 잠시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그는 여전 무 관심한 표정으로 멀리 주점 밖의 풍경을 살피고 있었다. "이윽고 그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저도, 저희 처도 무기술 이라 고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기에, 잠자코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 다. 하지만, 그냥 죽기는 억울한 바가 있어, 방금 이야기한 그 검을 뽑아들었습니다. 물론, 소용없는 짓이였지요.... 저의 검은 상대의 일 검에 손아귀를 빠져나가 하늘 높이 솟아올랐고, 저는 두 눈을 꼭 감아 버렸습니다. 형편없는 호위무사를 배치해준 영주 님을 원망하기도 했 고.... 돈 몇 푼에 그런 위험한 일을 떠맡은 저를 욕하기도 하며 가만 히 죽기만을 기다렸었지요. 그런데.... 멀리서 있던 란테르트 님이, 저의 손에서 빠져나간 검을 집어들고는 잠시 그 검을 살펴 보시는 것 이었습니다." 펠트는 다시 한번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마침 란테르트도 펠트를 바라보았기에, 펠트는 다시 한번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란테르트는 답례로 고개를 한차례 끄덕일 뿐이었다. "그 당시의 모습이란.... 푸른 머리칼을 한 호리호리한 사내가 검을 주워든채 저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습니다. '이 검 당신 것입니까?' 저 는 답했죠. '그렇습니다만....''상당히 쓸만합니다.... 목숨과 바꾸시 겠습니까?'란테르트 님의 이 물음에 저희 부부는 잠시 얼떨떨해 있었 으나, 곧바로 그 의미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고개를 끄덕였고, 란 테르트 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검을 뽑아 드셨습니다. 그리 고.... 다음의 상황이란...." 잠자코 듣고있던, 펠트의 아내 포렌스나가 입을 열었다. "정말이지.... 끔찍했었습니다. 20명 가까이나 되는 상대를 베 며...." 펠트가 다시 말을 가로챘다. "정말이지 인상적인 모습이었지요. 오래지 않아 상대를 모두 무참히 베어버린 란테르트 님은 검에 묻은 피를, 이렇게 탁 하고 턴 후 검집 에 넣었습니다." 상당히 기억에 남는 모습이었던지, 펠트는 상당히 자세히 그 모습을 이야기했다. 맨손인 채로 검을 든 듯 휘둘러 피를 터는 동작까지 보였 다. 여기까지 들은 일행은, 왜 란테르트에게 님이라는 극존칭까지 붙이며 이야기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검을 대가로 목숨을 건진 것이 그렇 게나 감사한 일이란 말인가? 물론, 검을 보수로 목숨을 구했으니, 그 것은 분명 이익이 많이 남는 거래이다. 검의 값이 아무리 비싸다 한 들, 목숨만큼 할 리가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거래는 거래이고, 그에 이렇게까지 고마워할 이유는 없었다. 이런 일행의 궁금증은, 펠트의 다음 이야기에서 다소나마 해결되었 다. "그렇게 일을 마친 후, 란테르트 님은 이상한 방법으로 검을 깨뜨리 셨습니다. 그 광경에, 고개를 천천히 가로 저으며 한숨을 내쉬는 란테 르트 님의 모습이란.... 아무튼, 저희는 그대로 란테르트 님께 작별을 고하며 목적지로의 걸음을 서둘렀습니다. 그런데.... 란테르트 님은 계속해 저의의 뒤를 따라 오셨습니다. 순간, 그도 이 물건을 노리는구 나, 하는 마음이 덜컥 들었습니다. 란테르트 님, 기분 나빠하지 마십 시오. 우리처럼 힘없는 사람들의 마음이란 그렇게 좁답니다...." 란테르트는 펠트의 말에 물끄러미 한 번 그를 바라보고는 고개를 한 차례 끄덕여 주었다. "하지만, 그러한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열흘간.... 저희 두 사람은 란테르트 님이 100명 가까운 사람을 죽이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미 물건이 저희 손에 있다는 것은 대륙 전체에 소문이 나버렸고, 그 때문 에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저희를 노리고 찾아 온 것입니다. 란테르 트 님은 그 사실을 미리 예측하시고는 저희 뒤를 말없이 쫓아와 주신 겁니다. 그렇게 무사히 한달 정도의 여행을 마치고 마을로 다시 돌아 올 수 있었지요.... 검 한 자루로는 갚을 수 없는 은혜를 입은 것이지 요.... 마을로 돌아온 저희는 전 재산을 털어서라도 보답을 해 드리려 했으나.... 란테르트 님은 두 번 다시 저희 앞에 모습을 드러내시지 않으셨습니다." 펠트는 여기까지 말한 후, 이렇게 란테르트를 다시 만난 것이 기쁘다 는 듯 허허, 한차례 웃음을 터트렸다. 50이 넘은 지금까지도 제 역할 을 다 할것같은 근육이 웃음소리에 맞춰 실룩실룩 움직였다.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란테르트 님." 펠트는 또한번 고개를 숙였으나, 란테르트는 고개를 천천히 가로 저 었다. "당시, 전 계약을 이행했을 뿐입니다. 분명 당시의 계약 내용은, 검 을 대가로 두분의 목숨을 지켜 드린다, 였습니다." 그의 말에 포렌스나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만약, 그때 곧바로 떠났다 하더라도, 저희로서는 할 말이 없었습니 다. 이미 한차례 목숨을 구해 주셨었고.... 그때 계약은 이미 끝났다 고 이야기 할 수 있었습니다." 포렌스나 부인의 말에 란테르트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다. 인정할 필요도 부정할 필요도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펠트는 란테르트가 더 이상 아무말 하지 않자 빙그레 웃으며 짐에서 천에 감긴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언제나 몸에 지니고 다녔습니다. 란테르트 님, 비록 저는 검을 만들 줄은 모르기에, 란테르트 님이 찾으시는 그러한 검은 만들어 드릴 수 없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며 천에 감긴 그 물건을 꺼냈다. 그것은, 손잡이에 조그마한 눈꽃무늬가 새겨진 접는 칼이었다. 칼날의 길이는 한뼘 가량 으로, 전체적인 모양새가 꽤 근사한 물건이었다. "제가 직접 만든 칼입니다. 검사라 하시더라도, 칼은 필요하겠지요. 언젠가.... 혹시 다시 만나는 날이 오면 란테르트 님께 드리려고 언제 나 이렇게 가지고 다녔습니다." 선물 복이 터졌다고나 할까? 이시테가 손목에 감아준 하늘색 리본과 펠트가 준 주머니칼.... 그러고 보니 선물이라는 것을 거의 받아본 적 이 없는 듯 했다. 물론, 지금 자신의 수중에는 두 자매가 남겨준 팬던트와 철부지 모라 이티나가 준 나비모양 브로치가 있다. 하지만, 이 셋은 정표로 보통의 선물과는 조금 의미가 달랐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699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56 올린이:광황 (신충 ) 98/12/21 04:08 읽음:2796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란테르트는 그가 건네는 칼을 조용히 받아들었다. "감사 드립니다...." 잠시 흘끗 눈을 움직여 그 칼이라는 것을 보았다. 눈꽃무늬.... 마음 에 든다.... 란테르트는 곧바로 두 눈을 이시테에게로 향했다. 그러한 행동은 마 치 방금의 그 말이 당신에게도 해당됩니다, 라고 말하는 듯 했다. 이시테는 란테르트의 그러한 모습에 살짝 미소지어 답했고, 펠트와 그녀의 부인 포렌스나 역시 "천만에요.... 오히려 저희 쪽이...."라고 답하며 온화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왠지 훈훈한.... 피빛눈의 미친 마 검사와는 어울리지 않는 광경이었다. 선물까지 건네준 펠트와 포렌스나는 자신들이 머무를 만한 자리가 아 니라는 생각에 몇 마디 말과 인사를 건네며 떠나갔다. 그들은 주점 밖 으로 나가면서 까지 고개를 돌려 란테르트에게 인사하는 것을 잊지 않 았다. 그리고 언제든지 피앙 마을에 들릴 때는 자신들의 대장간에 들 려 달라고 말했다. 그들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본 일행은 다시 고개를 돌려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제레미아마저도 조금은, 아주 조금이지만 감탄하는 표정 이었다. 문득, 그녀는 자신들의 처지를 생각해 보았다. 에디엘레 가의 검 술.... 그는 자신들과 만난지 그리 오래지 않아 모두 배웠다. 익숙하 게 사용하는데 까지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거의 대부분은 돈만 낸다면, 에디엘레 가가 경영하는 사설 검술 강습소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었기에 란테르트는 배우지 않았다. 란테르트가 배운 것은 에 디엘레가문의 사람에게만 전해져 내려오는 검술이었는데, 양이 그다지 많지 않기에 배우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은 것이었다. 지금의 란테르트는....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은 채 자신의 가족을 지켜주고 있는 것이었다. 제레미아는 이점에 생각이 미치자 돌연 기분 이 이상해 졌다. 막무가내로, 정말 막무가내이다, 증오하던 인물의 좋 은 점.... 그것을 발견하고 나니 혼란스러운 마음이 일었다. 하지만, 그러한 기분도 잠시, 그녀는 고개를 살짝 흔들며 란테르트를 바라보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 버렸다. 펠트가 스쳐 지나간 시간은, 겨우 음료수 한잔을 비울 정도밖에는 되 지 않았지만, 그의 이 짧은 이야기는 밀튼과 로멜, 이 두 어린 견습검 사들에게는 크나큰 인상을 남겨 주었다. 그네들은 내심 란테르트라는 인물이 자신들이 생각했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 안심했다. 핌트로스는, 당연한 모습이라는 듯한 표정을 한 채 있다가 란테르트 의 손목에 매어져 있는 리본을 발견하고는 한차례 빙그레 웃었다. "형, 아주 잘 어울리는데. 그 리본."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잠시 자신의 팔목을 내려다보다가 쓴웃음을 지 었고, 디미온과 밀튼은 미소를, 로멜과 제레미아는 훗훗과 호호 하는 웃음을 웃었다. 그리고, 이시테는 빙그레 예쁘게 미소지어 자신의 공 적에 스스로 기꺼워했다. 그때 밀튼이 란테르트의 눈앞에 놓여있는 주머니칼을 바라보며 중얼 거렸다. "눈꽃.... 이로군요. 라비네 나이트...." 라비네 는 신화시대의 말로, 눈꽃이라는 뜻이었다. 밀튼의 이 별다른 의미 없이 내뱉은 한마디에, 핌트로스는, "라비네 나이트라...." 라고 중얼거렸고, 로멜은, "그거 괜찮은데!!" 라고 외쳤다. 디미온 역시 크 림슨 아이즈 같은 섬뜩한 별명보다는 훨씬 란테르트 그에게 어울린다 고 생각했다. 이시테도 마음에 드는 듯 입을 움직여 라비네 라는 모양 을 만들어 냈고, 지금까지 잠자코 앉아있던 셀트조차도 고개를 끄덕였 다. 란테르트는 그네들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멍하니 그 칼 을 바라보았다. 나무 그대로의 적갈색을 띄고있는 손잡이에 흰색의 염 료를 상감 법으로 새겨넣은 그 눈꽃무늬가 유난히도 선명히 그의 눈에 들어왔다. 다시 3일이 흘렀다. 그렇게 찾아온 9월 11일. 아무런 특징 없는 날이 다. 얼마나 특징이 없는지, 이 커다란 항구도시 모로스마저도 한가하 기 이를 데 없었다. 물론, 항구는 그 규모가 규모니만큼 사람들이 많았고, 또 활기찼다. 소피카와 에노사 사이는 아직 명시화된 적대관계가 없었고, 그 때문에 그럭저럭 에노사-소피카 사이의 항구도시인 모로스 역시 번성해 있는 것이다. 사람이란 참으로 묘한 동물이다. 사람, 아니 어쩌면 정확히는 평민이 라는 계급에 속한 특정 사람들은 전쟁이 일어나면 비 내리는 날 개미 들이 모습을 감추듯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전쟁이 일어나는 지역은 황폐해지고 또 피폐해지기 마련이다. 그곳의 주민들은 흡사 전쟁에 휘 말려 모두 죽어버린 듯 모두들 어디론가 모습을 감춘다. 밀밭은 피를 양분으로 잡초들이 제멋대로 자라버리고, 집안에는 거미들이 제집이라 도 되는 양 그들만의 하얗고 가느다란 궁을 잦는다. 항구 또한 마찬가지다. 수천 수만의 병사들이 창을 꼬나쥔채 용병 수 송선인 포히레에서 쏟아져 내리면 항구의 주민들은 숨도 쉬지 않은 채 집안에 틀여박혀 버린다. 옆집에 가야만 할 일이 생겨도 도둑처럼 야 음을 틈탄다. 하지만, 이러한 숨막히는 상황이 그 마지막을 맞이하게 되면, 그들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양 다시 어깨를 편다. 어디론가 사라졌던 주 민들은 비가 개인 후, 먹을 것을 찾아 열을 맞춰 숲안을 누비는 개미 들처럼 금새 모습을 드러내고, 피를 머금은 대지의 잡초를 베어낸 후 밀을 심는다. 물론 거미들이 부지런히 잦아 논 그들의 왕궁 또한 빗자 루로 뭉개버린다. 이 모로스라는 항구 역시, 한해 이상 동안의 고요, 분명 평화는 아니 다, 덕분에 많이 번성해 버렸다. 대륙 반대편에서 막대한 양의 피로 바닥을 물들이는 싸움 따위가 일어나는지는, 적어도 이곳에서는 알 수 없었다. "다 루실리스 덕분이죠." 핌트로스가, 시원스럽게 항구 전체가 보이는 항구도시 입구에서 이렇 게 중얼거렸다. 이 모로스 시는 계단형 도시이다. 해면에 바짝 맞닿아있는 부두에서 바라보면, 항구의 최남단의 도시는 산처럼 솟아있다. 건물들은, 앞의 것은 뒤의 것을 반쯤 가리워 끊임없이 높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고, 가장 뒤쪽의 건물은 흡사 수백 층쯤 되는 느낌을 준다. 건물의 산이 부둣가를 감싸는 듯한 위압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러한 광경은 이 항구도시의 절반일 뿐이다. 도시 남단 가장 높은 곳에서 항구를 바라보는 것, 이것이 바로 이 항 구의 나머지 절반이다. 배나 아름다운 광경이다. 저만치 아래까지 일 직선으로 2휴하나 뻗어있는 길, 그리고 그 사이로 보이는, 사람들로 요란뻑적지근한 항구. 조금 눈을 들어보면 항구보다 훨씬 높은 곳에 바다와 하늘의 경계선인 수평선이 위치한다. 바다가 어째서 항구로 쏟 아져 내리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멀리 어렴풋이 대륙의 흔적 같은 것이 보인다. 물론, 그것이 대륙이 라는 것은 눈을 통해서가 아닌 머리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 단지 보 라색의 납작한 것이 수면 위에 엎드려 있을 뿐이다. 9월 초엽, 날씨는 점차 가을의 그것을 닮아 가고 있었다. 맑디맑은, 온통 푸르기만 한 하늘과 선선한 바람 이 두 가지가 가을의 날씨이다. 핌트로스는 멀리 아래로 보이는 항구를 한차례 바라보고는 수평선 쪽 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는 하던 말을 이었다. "그는 요 2년동안 소피카가 다른 나라와 전쟁하는 것을 극렬 반대했 죠.... 쓸모 없는 소모전은 국력을 피폐화 시키기만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입니다...." 자신의 국왕이고 주군이건만.... 핌트로스의 말투에서는 루실리스를 공경하는 마음이라는 것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물론, 그것을 그를 잘 모르는 사람일 경우이다. 핌트로스는 루실리스를 마음 깊은 곳으로부 터 존경하고 있었고, 또한 아무런 대가없는, 희생에 가까운 충성심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워낙 성격인 분방하고 친형제와 같이 지냈기에 예를 차리지 않을 뿐이었다. 핌트로스는,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 에게는 하대, 나이가 같은 사람에게는 평대, 그리고 나이가 많은 사람 에게는 존대, 라는 이 세 가지 원칙을 꽤 잘 지키는 편이었다. 그의 말을 듣고있던 디미온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대답은 디미온 그 의 한마디, "전쟁중인 대륙 안에.... 이 정도로 활기찬 도시도 있군 요...." 에 대한 답이다. "소피카는 강대하니까 그런 방어위주의 정책도 쓸 수 있죠.... 하지 만, 에노사는 다릅니다. 지금의 국력으로 방어만 하고 있다가는.... 10년도 못되어 위다나 소피카의 공격에 모든 것을 잃고 말지요...." 디미온의 이 말에 핌트로스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요.... 지금 에노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정책은, 단지 지키며 위다와 소피카 사이를 이간질하는 것입니다. 위다가 노마티아 를 점령하게 내버려 둔 후, 소피카에 위기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위다의 다음 타깃을 에노사에서 소피카로 돌릴 수도 있 습니다." 핌트로스의 말에 디미온은 고개를 몇 차례 끄덕였다. 하지만 뒤이어 이렇게 말했다. "물론.... 당신 말이 맞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이유 때문에 그건 불가능하지요...." 그의 말에 핌트로스가 고개를 갸웃거렸고, 디미온은 쓸쓸한 미소를 내보이며 곧바로 답했다. "루실리스 전하 덕입니다...." 핌트로스는 디미온의 말에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아.... 그 까지 계산에 넣었군요.... 뭐 물론 그렇습니다. 루실리스 그의 정치, 외교적 역량이라면.... 당금 소피카의 약해진 전력으로도 그 강성한 위다조차 상대할 수 있으니까요." 디미온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가로 저었다. "글쎄요.... 전 그 정도까지는 그분에 대해 읽지 못했습니다만...." 디미온의 기억 속의 루실리스라는 인간은 그다지 현명한 왕은 아닌 듯 했다. 다만, 조금 똑똑한 편인 어린아이 정도? 디미온은 그와의 짧 은 대화에서 이러한 것을 느꼈을 뿐이다. 만약, 디미온이 자신들을 암 살하려 했던 인물이 루실리스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이것과는 다른 평 을 가지고 있었을 터이나, 제한된 정보 속에서 그가 판단한 바는 이것 이었다. 핌트로스는 살짝 미소지으며 디미온의 말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글쎄요.... 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를 그다지 높이 평가하지 않 지요. 그러나.... 뭐, 제 입으로 제 주군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는다는 것이 조금 우습지만.... 결코 디미온 아저씨께서 생각하시는 그런 사 람은 아닙니다." 디미온은 핌트로스의 말에 고개를 슬쩍 끄덕였다. 참고 정도는 해 두 겠다는 표정 이였다. ----------------------------------------------------------------- 음.... 이게 도대체 무슨 용기란 말인가? 비축분은 겨우 15개인 주제에.... 하루 두개라니.... 어째서 공장의 생산량이 이것밖에는.... 음....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7098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57 올린이:광황 (신충 ) 98/12/22 06:04 읽음:2768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이 둘이 이러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밀튼과 로멜은 나란히 서서 바닷바람을 맞이하고 있었고, 이시테와 제레미아 또한 손을 꼭 잡은 채 항구의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새삼 두달쯤 전의 일이 떠올랐다. 무더운 여름날의 갤버스턴 항에서부터 시작된, 적들의 교묘한 추적 들.... 그들은 일부로 제레미아와 이시테 이 두 모녀를 디미온과 함께 있도록 만들었다. 그들 모녀는 잘 알지 못했지만, 디미온이라는 강한 자에게 약점을 만들기 위해 두 모녀는 흡사 사냥꾼에게 사냥감이 몰이 당하듯 디미온과 함께 쫓겼던 것이다. 이러한 복잡한 사실은 알 수 없었지만, 제레미아는 아무튼 어울리지 않는 격세지감을 느꼈다. 그렇게나 지긋지긋하던 이 모로스항의 언덕 이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가?! 란테르트는 무감각한 얼굴로 서 있었다. 하지만, 머릿속은 이들 어느 누구 보다 복잡했다. 바다는 언제나 사피엘라를 떠올리게 했다. 유난 히 배멀미가 심했던.... 그렇기에 항구에만 오면 언제나 무언의 투정 을 부리던 그녀.... 훗날 에라브레에게 듣기로는, 언제나 배에 탈 때 쯤이면 양미간을 살짝 좁혀 눈을 찡그렸다고 한다. 쓸쓸한 느낌이 가슴을 스친다.... 눈물을 흘리기에는 너무나도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저 씁쓸할 뿐이다.... 에라브레를 생각할 때도, 또 그녀의 언니 사피엘라를 생각 할 때도.... 살아가다,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것이다.... 그것이 란테르트 자신 의 과거이고, 현재이고, 미래이다. 핌트로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뭐, 제 임무는 여기서 끝이군요. 이 두 허트 가의 청년들도 그렇 고.... 배를 탈 때까지 배웅해 드리겠습니다." 뒤이어 병사들을 향해 말했다.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어라." 마차도 내버려 둔 채, 일행 모두는 말에 몸을 싣고 항구 아래로 내려 갔다. 제레미아 역시 말을 탈 줄은 알았지만, 디미온, 이시테와 함께 한 마리의 말에 올라탔다. 핌트로스도, 두 허트 형제도, 란테르트도, 그리고 전직 마부기사 셀 트도 각각 말을 탄 채 아래로 경사진 길을 뚜벅뚜벅 내려갔다. 볼 때 마다 생각나는 일이지만, 말만한 덩치를 가진 셀트가 말 위에 올라탄 모습은, 언제나 그 반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것도 그다지 어색 하지는 않을 듯 싶다. 오래지 않아 이들은 부두가 있는 곳까지 올 수 있었다. 시원한 바닷 바람의 리듬에 맞춰 살랑거리는 바다의 모습이 꽤 아름다웠다. 조금 더 한가한 곳이라면, 서정적인 느낌을 줄 수도 있으련만, 그러기에 항 구는 너무 활기에 넘쳐 있었다. 선박 조합에서 배편을 알아보니, 30분쯤 후에 출발하는 배가 한척 있 었다. 일행이 그 배로 다가가 살펴보니 돛대 두 개 짜리 중형 범선이 었다. "그럭저럭 이제 헤어져야 하겠군요. 남은 여행도 무사히 마치시길 빌 겠습니다." 핌트로스가 아쉽다는 듯 중얼거렸다. 열흘 가량의 여행으로 디미온 일행과 많이 친해졌기에 상당히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다. 핌트로스는 워낙 인간 사귀기를 좋아하는 인간이다. 그의 말에 디미온이 대꾸했다. "그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워서인지, 20년 차이가 무색한 느낌입니다." 디미온이 이렇게 말하자 핌트로스는 빙그레 웃었다. "그렇지요.... 그것 그렇고.... 20년 차이나 나던가요? 왠지 큰형 같 은 느낌이었는데...." 그의 친근한 말에 디미온도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꼬박꼬박 아저씨라고 불러 주셨지 않습니까? 하하하." 동시에 핌트로스도 웃었다. 곧이어 그는 제레미아와 이시테 앞에 섰 다. "두분께서도 무사히 귀향하십시오. 그 동안 즐거웠습니다." 핌트로스는 마지막 인사여서 인지, 누님이니 하는 경망스런 말은 하 지 않았고, 제레미아도 예를 갖추어 대꾸했다. "그 동안 돌보아 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시테는 치마 끝을 잡고 무릎을 살짝 굽히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 다. 뒤이어 핌트로스와 셀트 사이에 인사말이 오갔는데, 일반적인 것의 범주를 크게 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핌트로스는 란테르트 앞에 섰다. "형, 그거 알아? 내가 이 일곱 대륙을 오랫동안 유랑하며 만난 사람 들중, 유일하게 그 실력에 탄복한 인간이 형이라는거...."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잠자코 있었고, 핌트로스는 말을 이었다. "뭐.... 하려는 일.... 모르겠다.... 아무튼 성공하길 바라고.... 혹 시 성공 하고 나면, 한 번 나를 찾아 와. 그때는 함께 술을 마셔 주겠 지?" 핌트로스의 이 말에 란테르트는 조용한 목소리로 답했다. "만약.... 그때까지 살아 있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란테르트 역시 이 핌트로스라는 사내에게 적잖은 호감을 느끼고 있었 다. 시원시원한 그의 태도 때문이었다. 밀튼과 로멜 형제 역시 디미온으로부터 차례로 인사말을 나누었다. 양가의 친선을 이렇게 유지하자 등의 말과, 그 동안 감사했다 등의 이 야기로, 핌트로스가 나누었던 인사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막 란테르트가 핌트로스의 마지막 말에 대꾸를 했을 무렵, 밀튼과 로 멜이 란테르트의 앞에 섰다. "라비네 나이트님...." 둘은 란테르트를 이렇게 부르기로 한 모양이었다. 사실, 눈꽃의 기사 라 함은, 란테르트와 상당히 잘 어울리는 별명이다. 냉막한 이미지 도.... 그리고.... 녹아 버려야만 하는 숙명도.... "그냥.... 란테르트라고 부르십시오." 란테르트는 이 과분한 칭호에 이렇게 대구했으나, 두 젊은이는 고개 를 가로 저을 뿐이었다. "그 동안 즐거웠습니다." 밀튼이 인사했고, 뒤따라 로멜이 인사했다. "정말 재미있는 여행이었어요." 란테르트는 그네들의 말에 묵묵히 고개만을 끄덕였고, 그때 핌트로스 가 곁에서 한마디했다. "무어라 한마디 해 줘. 밀튼도 로멜도, 나와 마찬가지로 형에게 감탄 하고 있으니까.... 멋있는 말 한마디면, 평생 기억하며 중얼거릴 꺼 야." 비꼬는 건지, 아니면 진심인지 알 수 없는 핌트로스의 말에 란테르트 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은.... 스스로가 행복해지는 것보 다 힘듭니다.... 평생 검을 휘두르며 살아갈 두 분 이십니다.... 부디 남을 행복하게 해주는 검술을 익히십시오...." 왜 란테르트의 입에서 이러한 말이 나왔는지, 순간 그의 말을 들은 모든 사람들이 어리둥절해 했다. 다만 이시테만이, 란테르트로부터 조 금이나마 그의 불행한 옛 이야기를 들었기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밀튼과 로멜은 마음속으로 그의 말을 되새겼다. 흡사 절대 잊어선 안 돼는 그 무엇인 것처럼.... 잠시간 이러 저러한 이야기를 나누던 이 두 일행은 결국 시간이라는 일방적 흐름에 밀려 바다와 육지라는 두 개의 차원으로 헤어져 버렸 다. 머멀리, 배는 두둥실 떠내려간다. 핌트로스, 밀튼, 로멜, 이 세사람은 배의 모습이 흐릿하니 잘 보이지 않을 때까지 부둣가에 서 있었다. 말은 그다지 필요 없는 시간이었다. 다만, 그가 사라져 가는 모습을 지켜 볼 뿐이었다. "가버렸군...." 핌트로스가 중얼거리는 이 말에, 밀튼이 조심스레 물었다. "그런데.... 저분께서 하시려는 일이라니.... 알고 있는 듯한 말투 이던데...." 밀튼의 이 말에 로멜 역시 대답을 기다린다는 듯 핌트로스를 바라보 았고, 핌트로스는 그런 그 둘의 모습을 한차례 바라보고는 시선을 멀 리 바다로 던졌다. "마왕을.... 죽이겠대...." 밀튼과 로멜의 얼굴에는 경악이 스쳤다. "뭐?.... 왜?" 거의 동시에 터져나온 두 사람의 물음에, 핌트로스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죽였다더군.... 그 마왕이라는 자가...." 용사가 되고싶어 하는 아이들이나 읊을법한 대화가, 18살, 15살이나 먹은 사람들 사이에서 오가고 있다. 핌트로스의 이 말에, 밀튼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천천히 중얼거렸 다.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검술이라.... 그런 이유 때문에 그분이 이런 말을 한 것일까?" 밀튼은 이렇게 물었으나, 대답해 주는 것은 짠내섞인 바다의 바람뿐 이었다.... 배는 고요히, 하지만 흔들려야할 타이밍에서는 주저 않고 휘청거리며 잔잔한 바다 위를 떠내려갔다. ----------------------------------------------------------------- 버그 발견이요~~~~ 2부 40화. 이카르트 등장신에, 5년만에 처음 왔다 그래놓고, 바로 그다음에 종종 찾아왔다 그랬더라구요...^^ 전에 저 스스로가 발견 하고 고쳤었는데.... 다시 보니 않고쳐져 있더군요...--;; 이제는 노망끼 까지 오나봅니다. 역시 중년에 접어든 주부는 건망증이.... --;; ^^ 음... 그럭저럭 2부 1기가 끝이군요... 물론, 이번에도 1부와 마찬가지로 1기, 2기 따위는 없지만... 편의상 나누면...(홍홍 왠지 멋있을것 같아서리~~ ^^) 아무튼, 많은 사람들이 싫어해 마지않았던 여러 캐러들 다 때버립니다~~ ^^ (흑흑.... ㅠ_ㅠ;;; ^^) 그럼...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7099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58 올린이:광황 (신충 ) 98/12/22 06:05 읽음:2790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11. 자존심이라는 변수의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행동 양식에 대한 이야기.... 9월도 이제 거의 저물어 가는 26일.... 날씨가 제법 쌀쌀해 졌다. 산도 외로움을 타는가.... 돌연 누군가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면, 그 렇다 라고 답하는 편이 조금은 더 사실에 가깝지 않을까? 대륙의 가운 데쯤마다 어김없이 자리잡고 있는 산맥들이 훌륭한 증거가 아닌가!? 이러한 산맥들중 하나인 에아산맥은 가로로 조금 길쭉한 에노사 대륙 의 북쪽으로 조금 치우쳐져 있는데, 꽤 험난한 편이다. 물론, 노마티 아의 게미아 산맥만큼은 못되었지만, 소피카의 마기아 산맥만큼은 하 다. 레냐의 위키 산맥 따위는 입을 다문 채 조용히 있는 편이 중간쯤 가는 방법이다. 그러한 에아산맥. 이 산맥은 일단 에아교로 유명하다. 물론, 이미 사 라져 버린 종교이지만, 200여년전만 해도 굉장히 흥성했었다. 종교라 기 보다는 집단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했을 듯한 이 종교는 비록 에 노사 정부와의 상호작용으로 종교로서의 이름은 잃어버렸으나, 여전 에아산맥 중앙부의 미데아 분지에는 수많은 사원들이 덩그러니 자리잡 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유명한 것으로는.... 최근의 일이지만, 이 산맥 어딘가에 굉장한 실력의 치료술사가 살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성도 이름도, 나이도 모르지만, 소문을 듣 고 사람들이 하나 둘씩 그를 찾아가 치료를 받았고, 다시 그들이 소문 을 퍼트려 그 사람의 명성은 적어도 이 근방에서는 당금 최악의 마왕 크림슨 아이즈와 필적하고도 남았다. 물론, 반대 의미에서 였지만.... 아직 9월이라지만, 산 중턱의 바람은 쌀쌀하기 이를 데 없다. 이른 아침이어서 인지, 풀 위에 하얀 서리가 반짝이고 있었다. 한 사 내가 하얗게 반짝이는 풀들을 밟으며 산 속을 헤매 인다. 모습을 보아 하니, 그 치료술사를 찾는 듯 했다. 그 사내는 흰빛에 가까운 푸른 장발을 허벅지 중간까지 기르고 있었 고, 붉은 눈동자와 갸름한 턱선을 가지고 있었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반페이지 분량은 될 터이지만, 간단히 란테르트라는 이 한 단어로 설 명하겠다. 란테르트는 그 소문의 사람을 찾아 에아산맥 안으로 찾아들었다. 디 미온 일행과 헤어진지도 언 사흘이나 되었다. 물론 그들을 에노사의 수도인 고아 성까지 데려다 준 후이다. 란테르트는 이시테와의 약속 데로 그녀에게 안녕 이라는 말을 할만한 시간을 주었고, 이시테는 입을 꼭 다문 채 손가락으로 인사했다. 울지 않으려고 억지 웃음을 지었으나, 흐르는 눈물은 어쩔 수 없었던 모양 이다. 디미온도 란테르트와의 이별을 꽤 서운해했다. 몇 마디, 따듯한 말을 해 주었고, 어깨를 꼭 잡아 주었다. 제레미아는 조금 마음이 복잡했던지, 불안정한 표정으로 란테르트에 게 작별의 인사를 했다. 그녀 자신도 란테르트라는 인간을 싫어하고 있는지, 좋아하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는 듯 싶었다. 하지만, 일단은 싫어하는 것으로 정해 두었다. 그쪽이 혼란을 덜 가져올 테니 말이다. 셀트는 겨우 형식적 인사를 했을 뿐이다. 몰개성과 성실의 극치인 그 에게 이 이상은 무리다. 란테르트는 이들과 헤어지며 아주 조금이지만 쓸쓸한 마음이 일었다. 지난 5년간의 새로운 만남 중에서는 그래도 가장 의미 있지 않았나 싶 었다. 어깨를 가로질러 옆으로 메어진 그의 가방에는 지금 파란빛의 리본이 하나 매어져 있다. 언젠가 아드라르성에서 구입한 것이다. 당시 이시 테는 란테르트의 팔목에 리본을 묶어주며, [영원히 손목에 묶고 간직 해 주세요....]라고 말했었다. 란테르트는, 불가능한 그녀의 부탁에 고개를 가로 저었었다. 버려야 하는 물건이었으나, 왠지 그럴 수 없었다. 그냥.... 과거의 파편들과 뒤섞어 가방에 묶어 버렸다.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멀리 아직은 무성한 나무들 사이의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가을의 하늘은 맑은 것이 구름한점 없다. 점심때쯤, 란테르트는 불타버린 숲의 가운데에 발을 들여놓았다. 깊 은 산 속의 숲이 누가 부로 태운 것처럼 새까만 숯으로 화해 있었고, 그렇게 생긴 공터에는 란테르트로서는 무언지 알 수 없는 식물들이 자 라고 있었다. 숲을 태운 것은 꽤 오래된 듯, 새까맣게 타버린 나무에 마저 새순이 돋고 있었다. 그것이 그 나무의 순인지, 아니면 어디선가 날아온 다른 식물의 그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화전인 모양이었다. 그러고 보니, 멀지 않은 곳에서 사람들의 목소리 가 들려왔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꽤 흥겨운 일이 있는지 노랫소리 비슷한 것과 왁자지껄 떠드는 남녀의 목소리가 뒤섞여 있었다. 란테르트는 그 치료술사라는 사람의 정보를 알아볼 겸 그쪽으로 향했 다. 란테르트가 치료술사를 찾으려는 이유는 간단했다. 일단, 일전 노출 된 자신의 약점, 즉, 어떠한 독에는 맥도 못 춘 채 쓰러져 버리는 그 약점을 막을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고, 또 다른 이유는 아무리 괴상한 독이라도 피까지 토하며 쓰러진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아서였다. 오는 도중 리브르 가에 들려 물어보기도 했지만, 뾰족한 답은 얻지 못하였다. 아마도 마법과 연관이 되어 있는 듯 했다. 리브르 가는 의 가 일뿐 마법과는 거리가 멀다. 이윽고 도착한 마을은 아니나 다를까, 조그마한 축제가 벌어지고 있 었다. 란테르트는 가만히 날짜를 셈해 보았으나, 무슨 일로 그들이 이 렇게 축제를 벌이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9월 26일은 수많은 사람들 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 지도 몰랐지만, 적어도 마을 주민 전 체가 축제를 벌일 만큼의 날은 아니다. 그들이 이러한 사실을 새삼스레 떠올려서일까? 아니면, 돌연스레 숲 에서 튀어나온 검사의 모습에 위축되어서 였을까.... 사람들은 천천히 흥겨웠던 분위기를 거두었다. 검사라는 종류의 인간은.... 만약 그 사람이 선하다면 그보다 좋을 수 없겠으나.... 그가 악한 사람이라면, 이 정도 규모의 마을은 마지 막을 맞이하는데 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검사는 보통의 병사 수백명 정도를 희롱할 수 있는 존재들이다. 물 론, 모든 검사의 실력이 그 정도로 뛰어나지는 않지만, 방패도 지니지 않은 채, 갑옷도 걸치지 않은 채 망토 하나만을 몸에 두르고 이런 산 중을 헤매 이는 사람이라면 10중 8, 9는 무지막지한 자들이다. 마을의 규모는 굉장히 작았다. 화전민의 마을이니 당연하겠지만.... 겨우 5, 6채의 집을 통나무로 얼기설기 지어 놓았다. 란테르트의 등장에 마을 사람들은 천천히 몸을 사리기 시작했다. 아 이 및 젊고 늙은 여자들은 서서히 앞으로 나서는 남자들의 뒤에 몸을 숨겼고, 남자들중 일부는 언제나 허리에 차고 있는 손도끼로 손을 가 져갔다. 무의미한 일.... 상대가 만약 악한 마음을 가진 검사라면 이 러한 행동은 무의미 그 자체였으나....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의 코를 무는 것이 쥐의 특권이 아닌가? 팽팽한 긴장이 마을 사람들 사이에 감돌았고, 란테르트는 익숙한, 정 말 익숙한 이러한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쓴웃음이 베어 나왔다. 그때, 마을의 장인 듯 한 40대의 사내가 앞으로 걸어 나왔다. "무.... 무슨 일로 이런 산중에?...." 긴장을 해서인지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그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혹시.... 이 근방에 이름난 치료술사가 은거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하셨습니까?" 무감정한 목소리가 꽤나 섬뜩하게 느껴졌지만, 악의는 없어 보이자 주민들은 적이 안심하며 조그마한 한숨을 내 쉬었다. 촌장이 나서 답했다. "그분이라면 저희가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실은, 오늘도 그분 덕분 에 이렇게 축제를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검사님도 함께 즐기시겠습니 까?" 촌장 역시 한층 마음을 놓았는지 친절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한차례 고개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움직였다. "그보다.... 그분 덕이라니요? 무슨 뜻이십니까?" 그의 물음에 촌장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40을 넘겼지만, 왠지 천진 한 웃음이었다. 이런 산 속에서 평생을 지내왔기 때문인 모양이었다. "아, 그거 말씀이십니까? 저기 저 붉은 머리의 꼬마 아가씨가 보이시 죠. 저 아이가 며칠 전 산으로 열매를 따러, 이제부터 한창 과일들이 영글 시기입니다, 아무튼, 열매를 모으러 산으로 들어갔다가 실족하여 크게 다쳤었습니다. 아, 그런데 아이 혼자 어머니의 허락도 받지 않고 간 터라.... 저희는 3일을 꼬박 저 아이를 찾아 다녔지만, 찾을 수 없 었습니다. 그러던 어제, 아이가 제발로 걸어 돌아온 것입니다. 아이의 말을 듣자하니, 요 산너머에 사는 한 젊은 여자가 자신을 치료해 주었 다는 겁니다. 아마 그분이 검사님께서 찾으시는 바로 그분일 것입니 다. 그리고, 저희는 죽은 줄 알았던 아이가 살아 돌아온 탓에 이렇게 조촐한 파티를 벌이고 있는 것이고요...." 란테르트는 촌장의 말에 고개를 몇 차례 끄덕이며, 촌장이 가리켰던 방향의 산을 바라보았다. 그다지 멀지 않은 듯 보였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란테르트는 고개를 살짝 숙여 이렇게 한차례 인사했고, 촌장 역시 얼 떨결에 고개를 숙였다. 이내 란테르트는 다시 한마디의 말도 더 꺼내 지 않은 채 숲안으로 사라졌고, 마을 사람들은 한참 동안이나 그의 뒷 모습을 바라보았다. 모습을 드러내고, 다시 사라지는 것이 흡사 숲안 을 스치는 바람과도 같았다. 란테르트는 마을에서 나와 촌장이 가리킨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었다. 에아산맥은 가로로의 길이가 200휴하(1휴하=약 1킬로미터)나 되었고, 폭도 60휴하나 되는 커다란 산맥이다. 거의 대부분의 지역이 원시상태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었고, 이렇게 간간이 만나는 화전이 사람의 흔적 모두였다. 이것은 비단 이곳만이 아니었다. 거의 대부분의 산지는 아 직 사람들이 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산 속이어서인지 걸음걸이가 평지만은 못했으나, 란테르트는 란테르 트였다. 오래지 않아 그 산의 어깨를 넘을 수 있었고, 해가 그 수많은 산들 사이로 사라질때즘이 되어 시야에 한 오두막을 잡을 수 있었다. 산의 능선과 능선 사이 오목이 들어간 계곡의 한곳에 자리잡고 있는 오두막은, 꽤나 투박했다. 하지만, 그 규모만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으로, 아까 그 화전마을의 오두막의 네 배는 되어 보였다. 게다가 상당히 튼튼히 지어진 듯 보였는데, 아마도 아예 이곳에 터전을 잡은 모양이었다. 란테르트는 요 5년간 꽤 많은 수의 은자들을 만났었다. 그들에게서 마법을 배우기도, 이런 저런 검술을 익히기도 했다. 이렇게 숨어 지내 는 인간들은 굉장한 실력자들인 경우가 많다. 물론, 총체적인 능력이 야 모두 란테르트 이하였지만, 그러한 능력 하나 하나에 있어서는 란 테르트보다 우위인 경우가 상당히 있었다. 그들은 그러한 실력을 갖춘 반면에 성격이 괴팍스러운 경우가 많았 다. 결혼을 하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었고, 괴상한 던젼에 숨어살며 이 상한 연구를 하고, 괜히 산으로 들로 쏘다니며 자연파괴나, 물론 그들 은 수련이라 부르지만 돌을 깨부수고 나무를 쪼개는 것은 자연파괴가 분명하다, 일삼는다. 란테르트는 하지만, 그러한 인간들과 만나는 것이 조금은 즐거웠다. 자기 자신도 그러한 부류의 인간이 아닌가? ----------------------------------------------------------------- 음... 연재량 대전이라.... 이번 화일 3회분량만 더 쓰면... 비축분은 30개니까... 설마 2위안에야 들겠지.... 흐음....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7191번 제 목:[AGRA] D&D 2부 1-48 환동 자료실에.. ^^ 올린이:광황 (신충 ) 98/12/22 23:13 읽음:1296 관련자료 없음 ----------------------------------------------------------------------------- go fan 5 1 환동 자료실에 등록 되었습니다.^^ 나아진 점은 전혀 없구요. 다만 깔끔하게 정리되었다는... (후기가 사라졌답니다.^^) 그럼...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7215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59 올린이:광황 (신충 ) 98/12/23 07:09 읽음:2712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란테르트는 걸음을 옮겨 그 오두막으로 향하였다. 오두막 주위는 잘 개간해 둔 밭이 있었는데, 이름모를 향긋한 냄새의 풀들이 자라고 있 었다. 아마도 약초인 모양이었다. 란테르트가 막 울타리에 접근할 무렵, 오두막 문이 빼곰히 열리며 20 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한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잡색이 조금도 섞 이지 않은 붉은 머리칼을 아무렇게나 묶은, 상당히 아름다운 외모의 여자였다. 눈은 적당한 크기였고, 턱선이 가늘며, 입도 조그맣고 탐스 러운 것이, 조금 더 화려한 옷을 입혀 놓으면, 가히 나라 하나를 뒤집 을 만할 듯 싶었다. 다만, 약간은 털털해 보이는 인상으로, 옷차림새 도, 머리모양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했다. 잔머리가 묶은 머 리칼 밖으로 정신없이 삐쳐 나와 있었고, 본래는 흰색이었을 듯 싶은 얼룩덜룩한 화이트셔츠를 걸치고 있었다. 그녀는 소매를 반쯤 걷어올 려 하얀 팔뚝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바지 또한 상당히 편해 보이는 것을 입고 있었다. "무슨 일이신가요?" 아마도 란테르트의 기색을 읽고 문밖으로 나온 모양이었다. 란테르트 가 그녀의 마법력을 읽어보니, 과연 소문이 날 만한 그것이었다. 자신 과는 비교도 할 수 없었지만, 인간으로서는 이르기 힘든 경지에 올라 있었다. 과연, 고치지 못할 상처가 없을 듯 싶었다. 만약 의학적 지식 마저 가지고 있다면, 그녀의 눈앞에서 죽어갈 인간은 아마도 없을 듯 했다. 란테르트는 그녀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이렇게 물었다. "묻고 싶은 것이 있어 찾아 왔습니다. 그보다.... 이곳의 주인은 남 자분일줄 알았는데.... 의외로군요...." 란테르트의 차가운 목소리에도 여자는 조금도 위축되지 않은 채 조용 히 미소지었다. "산 속에 여자 혼자 살면 안된다는 듯이 들리는군요." 그녀의 이러한 말에 란테르트는 대꾸치 않은 채 말을 돌렸다. "그런 것 보다.... 혹시 어떠한 독에도 중독 되지 않을 수 있는 방법 같은 것 있습니까? 아니라면, 혹시 그렇게 만들어 주는 약이라던가 마 법 아이템이라도...." 란테르트의 물음에 여자는 으음, 하는 신음을 냈다. "혹시 지금 중독 되셨습니까?" 여자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 저었고, 여자는 다시 한 번 으음, 하는 신음을 내었다. 생각할 것이 많은 모양이었다. "길어질 것 같으니 안으로 들어오십시오.... 아직 통성명도 하지 않 았군요. 제 이름은 세레티라고 합니다." 생각보다 상당히 활달한 여자였다. 은거하는 사람치고는 사람을 대하 는데 허물이 없었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말에 고개를 한차례 끄 덕였다. "란테르트라고 합니다." 세레티의 안내로 들어온 통나무 집안의 모습은 예상했던 대로였다. 거실을 중심으로 대략 네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그중 한곳에는 책들이 몇 개나 되는 책꽂이에 하나 가득 꽂혀 있었다. 다른 곳은 무 슨 화학 실험실 같은 모습이었는데, 방 중앙에 놓여있는 테이블에 약 재들이 즐비했다. 다른 한곳은 부엌인 듯 보였으며 나머지 한곳은 침 실이었다. 거실에서 보기에는 대강 이러한 모습으로, 여자의 집이라고 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어수선했다. 문짝 같은 것은 없이, 간단한 칸막이로 방 사이의 경계를 세워놓고 있었다. 세레티는 전혀 그러한 것에는 개의치 않았다. 인사조로, 집이 조금 지저분하지요? 라고 물을 만도 하건만, 당연하다는 듯 당당했다. 그녀 는 거실 한가운데 있는 투박한 소파에, 소파라고는 하지만, 나무 의자 에 두툼한 방적이 전부이다, 손을 뻗으며 말했다. "일단 앉아 보세요. 란테르트씨." 이렇게 말하며 세레티는 소파 앞의 티테이블에 있는 안경을 집어들어 눈에 코에 걸쳤다. 안경은 이 당시로서도 거의 찾아보기 힘든 물건이 었다. 유리세공기술이 그다지 발달하지 못한데다가, 광학적 지식 역시 그러했다. 하지만, 높은 귀족 집안에서는 종종 멋으로 끼기도 했고, 재력만 된다면 구하는 것이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다. 안경을 쓴 그녀는, 지저분하게 묶여있는 머리칼을 한차례 손으로 비 틀어 올려 끈으로 고정하고는 곧바로 서가로 향했다. 눈으로 쓱 한차 례 훑어보고는 몇 권의 책을 가지고 돌아오는 것이, 이미 이곳의 책은 모두 읽은 듯한 모습이었다. 거의 1000권은 되어 보이는 책이건만.... 겨우 26,7세 밖에는 안되어 보이는 사람이 모두 다 읽었다는 것은 얼 른 믿어지지 않았다. 란테르트는 왠지 모든 것에 있어 리드 당한다는 느낌이 들었으나, 그 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가만히 소파에 앉아 주위를 한차례 휘 둘 러보았다. 꽃한송이쯤 꺾어 어디다 놓을 만도 하건만, 꽃이라던가, 그 림이라던가 하는 세칭 여성스러운 물건들은 단 한가지도 눈에 띄지 않 았다. 그나마 서정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은, 거실 한쪽에 있 는 벽난로 위에 놓여진 초상화 한 점이 전부였다. 가족사진인 듯 보이 는 그 그림에는, 붉은 머리칼의 꼬마 아가씨와 붉은 머리칼의 부인, 그리고 평범한 갈색 머리칼의 사내가 한명 있었다. 란테르트가 막 그 그림을 보고 있을 무렵, 세레티는 안경이 반쯤 흘러내린 채로 두툼한 책 세권을 안고 나왔다. 보통의 여자들 같으면 간절한 눈길을 란테르 트에게 보내 도와달라고 할 만 하건만, 낑낑거리면서도 당당하게 들고 나왔다. 탁, 하는 소리와 함께, 티테이블이 휘청 했고, 어느덧 그 두꺼운 책 은 탁자 위에 내려졌다. 반쯤 접어 올린 소매로 이마의 땀을 닦아낸 후, 그녀는 왼손 검지 손가락으로 안경을 콧잔등으로 밀어 올렸다. 나 이를 무색케 하는 발랄함이다. 그 모습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돌려 세레티를 바라보았고, 세레티는 헤, 하고 약간은 얼빠진 듯한 웃음을 지었다. 조용하고, 탈속 적인 얼 굴과는 딴판인 머리모양과 행동들이다. 안경을 끼고 나니 한층 학자풍 으로 보였으나, 이것 역시 활기찬 그녀의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란테르트씨는 꽤 색다른 분이시군요." 휴, 하고 한차례 한숨을 쉬며 세레티는 란테르트의 맞은편에 놓여있 는 소파와도 같은 의자에 몸을 기대었고, 이내 이렇게 말했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색다르다니요?" 란테르트의 물음에 세레티는 시선을 책으로 돌려 첫 번째 책의 페이 지를 촤르륵 넘기면서 건성건성 답했다. "보통은 이렇게 여자와 단둘이 있으면, 어떻게 라도 친절하고 상냥한 모습을 보이던데.... 아니라, 조금 성급한 사람이라면 노골적으로 달 려들기도 하고요.... 뭐, 그래 보았자, 뇌격계 마법 한방만 먹여 놓으 면 조용해지지만...." 책장을 넘기며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이러한 말을 내뱉었다. 아마 도 꽤나 그런 경험이 많은 모양이었다. 란테르트는 납득이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 여기 있었군...." 세레티는 이렇게 말하며 어느덧 두 번째 권으로 넘어온 책을 펼쳐 란 테르트 앞에 내어놓았다. "봐요. 글자는 읽을 줄 알죠?"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속으로 읽어 내려갔 다. 몇 글자 읽다보니, 이러저러한 독들과 그의 해법에 대한 이야기들 이 깨알같이 적혀 있었다. "이 책이 나온지 는 벌써 200년이 흘렀어요. 독에 있어서는 거의 신 이라 불리웠던 디도가의 루노라는 사람이 집필한 책이지요. 그는 당시 나와있는 독들중 유명한 것들만을 추려 놓았는데...." 세레티는 이렇게 말하며 책장을 다시 촤르륵 넘겼다. 한 200여 페이 지쯤을 넘기고는 손을 멈추었는데, 깨알같은 글자들이 줄잡아 몇만 자 는 될 듯 싶었다. "그게 이마만큼 이예요. 1000종쯤 되려나? 그 후로 200년이 흘렀으 니, 독의 종류는 더더욱 많아 졌을 터이고.... 누락된 독들 등까지 따 지면...." 세레티는 이렇게 말하며 고개를 들어 란테르트에게 다시 헤 하는 웃 음을 지었다. "한마디로, 모든 독에 면역을 가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거예요." 란테르트는 이 한마디면 되는 것을, 책까지 직접 보여주며 장황히 말 하는 그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설명이 길군요...." 란테르트의 말에 세레티는 잠시 멍 해 있다가 입을 열었다. ".... 완전히 사람을 잘못 짚었군요.... 검까지 들고 이런 산중에 찾 아와 그런 말을 묻길레 이 일에 상당한 집착을 가지신 분으로 생각했 는데.... 보통 그런 사람들은 이 정도 설명이 없으면 쉽사리 포기하지 않거든요."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관심 없다는 듯 심드렁한, 아니 정확히는 무 표정의 표정을 짓고 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모든 독들에 면역을 가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씀이군요.... 그렇 다면 차선책은?...." 란테르트의 물음에 세레티는 잠시 머뭇거렸다. "음.... 당신.... 마검사 같군요. 맞습니까?"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한편으로는 조금 놀랐다. 평소에는 거의 마법력을 감추고 있어서, 어지간한 능력으로는 자신이 마법을 쓸 줄 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없다. 하긴.... 눈앞에 있는 여 자가 어지간한 능력의 소유자는 절대 아니니.... 세레티는 이야기를 이었다. "그렇다면 의외로 간단하잖아요. 독은 분류의 기준에 따라 달라지기 는 하겠지만, 일단 실용적 측면에서의 분류기준에 의하면 마법으로 치 료가 가능한가, 그렇지 않은 가로 구분되죠. 마법으로 치료가 되는 것 은.... 당신이 마법력을 더더욱 높이면 아예 걸리지 않을 수도 있고, 또 걸린다 하더라도 금새 치료할 수 있지요. 물론 마법으로요." 그녀의 설명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고, 세레티는 설명을 이었다. "그 다음.... 마법으로 치료가 불가능한 독은, 뭐 일단 그렇게 강렬 한 독은 없으니까, 위기만 넘기고 근처 진료소에 가면 해독할 수 있잖 아요. 게다가 그러한 독은 종류가 아주 적으니, 미리 해독약을 여러 종류 준비해 다니는 것도 괜찮고.... 뭐 대충 이 정도가 생각할 수 있 는 대처 방안이 아닐까 싶군요." 굉장히 상식적인 대답이었다. 세레티의 이야기가 끝나자 란테르트는 다시 고개를 몇 차례 끄덕였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혹시 이런 증상을 보이는 독에 대해 들 어본 적 있으십니까?" 란테르트의 물음에 세레티는 말해보라는 듯 두 눈썹을 들어올리며 눈 을 크게 떴다. 가느다란 호선을 그리고 있는 눈썹이 꽤 귀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역동적인 움직임이 당찬 그녀의 성격을 대변해 주고 있 었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그러한 표정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마법을 불러일으킬 수도 없고, 기절 상태로 몰아가는.... 내장도 조 금 상한 듯 싶습니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721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60 올린이:광황 (신충 ) 98/12/23 07:09 읽음:2757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그의 물음에 세레티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햐!!.... 그거 아주 최고의 독약인걸요. 마법을 일으킬 수 없게 만 드는 것을 보니... 아마도 정신에 직접 작용하는 독인 듯 한데.... 아 직 알려진 바는 없어요. 혹시 사일런스 마법 효과와 같은 건가요?"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 저었고, 세레티는 더더욱 알 수 없다는 표정 이 되었다. "흐음.... 게다가 기절 효과와 내상까지.... 독에 걸렸던 것이 얼마 나 전의 일이죠?" "20일쯤 지난 것 같습니다." 란테르트의 대답에 세레티는 고개를 몇 차례 끄덕였다. "그렇군요.... 손좀 빌려주시겠어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오른손을 들어 티테이블위에 올려놓았고, 세 레티는 란테르트의 손 위 조금 떨어진 곳에 두 손으로 삼각형 모양을 만들었다. "긴장하지 마세요. 아직 독성분이 체내에 남아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니까요...." 이내, 그녀의 손에서는 연보라색의 빛이 흐릿하게 뿜어져 나왔다. 두 눈은 살짝 감겨 있었고, 꽤나 힘든 일이라는 듯 한껏 진지한 표정으로 식은땀까지 흘렸다. 한참동안 이러한 모습을 한 채 보라색 빛을 내뿜 던 그녀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하네.... 어째서 마법 패턴을 읽을 수 없지?.... 저기요.... 혹 시 마법력을 감추고 있기라도 한가요? 당신의 마법 패턴을 읽을 수 가 없어요. 패턴을 알아야 어떠한 불순물이 당신의 몸에 섞였었고, 섞여 있는지를 알 수 있어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마법력을 감추고 있던 정신력의 벽을 풀어 버리며 이렇게 물었다. "이제 됐습니까?" 란테르트의 이 물음에 세레티는 답하지 않았다. 아니, 하지 못했다. 그녀는 지금 멍한 표정으로 란테르트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 었다. 란테르트의 마법력에 적지 않게 놀란 모양이었다. "다.... 당신.... 여기 왜 온 거죠?" "제가 조금전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란테르트의 말에 세레티는 란테르트의 손위에 있던 자신의 두 손을 무릎으로 끌어당기며 앙칼지게 외쳤다. "흥. 도도한 계집애 콧대를 꺾으러 오신 거겠죠. 어서 돌아가요!! 꼴 도 보기 싫으니까!!" 란테르트는 그녀가 왜 이렇게 화를 내는지 알 수 없었다. "무슨 오해가...." 란테르트의 말이 채 나오기도 전에 세레티가 말을 끊었다. "오해고 뭐고 필요 없으니까 당장 나가요." 세레티가 이렇게 외쳤으나, 란테르트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아직 목적을 달성치 못했으니, 이대로 그냥 물러설 수는 없다. 세레티는 란테르트가 여전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 고 개를 푹 숙여 바닥을 바라보며 외쳤다. "흥. 그래요 당신의 마법력이 나보다 훨씬 높아요. 이제 됐죠. 내가 패배를 자인했으니까, 이제 떠나요." 란테르트는 여전 자리에 앉아 그녀의 원맨쇼를 즐기고 있었고, 여자 는 고개를 숙인 채 몇 마디 외치고는 더 이상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 "제가 어떤 독에 걸렸던 것이죠? 어떤 해독약을 사용해야 합니까?" 란테르트의 말에 여자는 다시 고개를 들어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잠시동안 말이 없었다. 란테르트 역시 잠자코 그녀의 모습 을 바라보았다. "당신.... 정말 그것 때문에 저를 찾아온 건가요?" 세레티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한차례 고개를 끄덕였고, 세레티는 다시 한참동안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왜 마검사라고 거짓말을 했어요?" 세레티가 물었고,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으며 답했다. "전 마검사입니다." "설마요...." 세레티는 란테르트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자신보다 마법력이 높은 마검사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믿고 믿지 않고는.... 당신 마음이겠지요...." 란테르트는 상관없다는 듯 이렇게 중얼거렸고, 세레티는 다시 입을 꼭 다문 채 생각에 잠기었다. 무언가 사연이 있는 듯 했지만, 란테르 트는 관심 없었다. "죄송해요.... 당신 말대로 오해를 했었나봐요." 한참 후 세레티가 정중히 고개를 숙여 사과했고, 란테르트는 한차례 고개를 끄덕여 사과를 받아들였다. "상관없습니다. 그보다, 조금전의 제 물음에 답해 주십시오." "아.... 아까는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살피지 않았습니다. 다시 손을 빌려주십시오."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손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고, 세레티는 그의 엄청난 마법력에 다시 한차례 놀라며 두 손으로 그의 마법 패턴을 읽 었다. 마법패턴이라는 것은, 마법사들은 물론이거니와 보통의 사람들에게도 나타나는 것이다. 크게 강도와 느낌의 두 가지 성분이 조합되어 나타 나는데, 보통의 마법을 쓰지 못하는 사람의 마법패턴은 느낌은 사람마 다 다르고 강도는 미약한 편이다. 반대로 마법사들의 마법패턴은, 느 낌이 어느 정도의 형식에 맞춰지게 되고, 강도가 훨씬 강한 그런 모습 을 띄게 된다. 이러한 것들은 눈으로 보이는 것이 아닌 느끼는 것으 로, 이것을 읽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마법이 뷰 마나포스이다. 지 금 세레티가 쓰고 있는 것은 뷰 마나포스 보다는 훨씬 어려운 마법이 었다. 세레티는 잠시동안 란테르트의 마법 패턴을 읽다가 고개를 갸웃거렸 다. "이상하군요....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모습이에요.... 당신 의 패턴.... 류마사들과도 조금 다르고.... 보통의 마법사들과도 다른 걸요?.... 여기가지 말한 세레티는 다시 한 번 정신을 집중했고, 이내 다시 입 을 열었다. "예전 독에 의한 영향은 단지 마법력만이 봉인되는 것이었어요. 내상 과 기절한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에요." 그녀는 다시 잠시 이렇게 입을 열고는 란테르트의 마법패턴을 읽었 고, 이내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했다. "어.... 이상한데.... 당신의 몸.... 굉장히 상태가 않좋아요." 세레티의 말에 란테르트가 물었다. "무슨 뜻입니까?" 란테르트의 물음에 세레티는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음.... 이거 솔직히 말해도 괜찮으려나...."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담담히 입을 열었다. "있는 그대로 말씀해 주십시오." "글쎄요.... 이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그보다.... 당신 도대체 정체가 뭐예요? 인간이 맞기는 한 건가요? 혹시 마족이나.... 마물 아 니에요?" 세레티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계속해 말을 돌렸고, 란테르 트는 약간 조바심이 일려는 마음을 추스르려고 한 템포를 쉬었다 입을 열었다. "인간입니다. 이름은 이미 말씀드린 데로 란테르트.... 입니다." 세레티는 왠지 못미더워 하는 표정이었다. "그런가요?.... 하지만.... 육체와 정신이 이렇게 까지 언밸런스라 니...."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란테르트가 청했고, 세레티는 고개를 천천히 가로 저으며 입을 열었 다. "간단히 말씀드리죠. 지금 당신의 육신은 붕괴중입니다. 아직은 속도 가 그리 빠르지 않지만.... 그 속도는 점차 빨라질 꺼에요. 당신의 마 법력이라던가, 정신력은 도저히 인간이라 할 수 없을 정도예요. 이점 은 당신 스스로도 알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엄청나다 할만한 정신력을 담아놓은 그릇, 즉 당신의 육신은 보통의 인간에 비해 그다 지 나은 점이 없어요. 아니, 보통사람 바로 그대로죠. 이 육체와 정신 의 괴리가 당신 몸의 붕괴를 재촉하고 있어요...." 세레티는 이렇게 말하며 란테르트의 기색을 살폈다. 설마 이런 이야 기를 듣고 나서도 그 무표정을 유지할 수 있느냐? 라는 듯한 표정으로 란테르트를 바라보았으나, 그녀의 기대는 무참히 깨어졌다. "그렇군요...." 흡사, 어디 산하나 넘어 사는 뉘집 개가 죽어가고 있다는 소리를 들 은 것과도 같은 그의 목소리에 세레티는 잠시 입을 열지 못하였다.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습니까?" 란테르트의 물음에 세레티는 조금 흘러내린 듯 콧등을 불쾌하게 짓누 르고 있는 동그란 무테안경을 손가락으로 슬쩍 밀어 올렸다. "글쎄요.... 무어라 확답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육체 가 무너지기 시작한 시점이 언제인지도 알 수 없고.... 사실, 평상시 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겁니다. 육체와 정신, 그리고 마법력, 이 세 가 지가 묘한 균형상태를 이루고 있으니까요. 평소에는 정신력만큼이나 강한 마력 덕분에 정신이 육체를 압도하는 것을 막을 수 있어요. 다 만.... 지나치게 강한 마법을 사용할 겅우에는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꺼에요. 일전에 피를 토하며 기절했던 것도, 마법력을 일으킬 수 없게 된 사이 정신이 육체를 망가뜨렸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세레티는 잠시 란테르트의 안색을 살피고는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일정 이상의 마법은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 을꺼에요. 강한 마법을 자제하면, 붕괴의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만은 막을 수 있을 겁니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하지만, 결코 그녀 의 말을 따르겠다는 뜻의 끄덕임은 아니었다. 세레티는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눈앞의 인간이라고 우기는 파란 장발 의 남자가 인간같이 느껴지지 않았다. 너 지금 죽어가고 있다, 라고 이야기하면, 앗, 그럴 수가!!, 라는 표정을 짓는 것이 당연한 인간의 반응이거늘, 차라리 나무인형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조금 더 역동적인 표정의 변화를 즐길 수 있을 듯 싶었다. 이점을 잠시 생각하고 있던 세레티는 순간 장난기가 발동했다. "뭐.... 그래 보았자.... 1, 2년을 넘기기는 힘들 것 같군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1년...." 하지만, 여전 표정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변한 것은 세레티 쪽이었다. 놀란 것은 란테르트의 표정이 담담해서가 아니었다. 차라리, 란테르트가 이렇게 반응하리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 었다. 놀란 이유는 다름 아닌.... 눈앞의 남자에게 장난을 걸겠다는 마음이 든 자신이었다. 얼마동안이나 멍 하니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세레티 그녀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꽤 오랜 시간 멍청히 동공을 풀고 있었던 것 같았다. "흐음...." 의미 없는 헛기침을 한 번 내뱉으며, 세레티는 자신이 한 농담을 수 습했다. "어쩌면 훨씬 더 오래 견딜지도 모르고요.... 저로써는 전혀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다시 한차례. 1년.... 이라는 말을 중얼거렸 다. 이제 조금 더.... 자신이 나가야 할 길이 바빠진 듯 하다. ----------------------------------------------------------------- 음.. 세레티.... 얘 완전히 캐러성이 뭉그러져 버렸습니다.... 도대체 쓰면서도... 얘 성격이 뭐지???? 라고 중얼거릴 정도...--;; 하지만, 수습하기는 이미 늦어버렸다는...-- .... 그럼...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7301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61 올린이:광황 (신충 ) 98/12/24 05:17 읽음:2708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잠시동안 어색한 침묵이 이 두사람 근처를 내리눌렀다. 일단 란테르 트는 볼일이 다 끝났으니, 일어서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되었다. 이미 어두워진 덕에 이 오두막 밖에서는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겠으나, 적 당한 노숙자리를 찾는 정도는 일도 아니었다. 란테르트가 막 자리를 털고 일어나려 하자 세레티가 입을 열었다. "잠깐만요.... 설마 지금 나가려고요?"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당연하지 않느냐는 듯 답했다. "예...." "벌써 해가 졌어요. 이 시간에 노숙할 자리를 찾는 것도 꽤 힘들텐데 요...." 세레티는 막상 걱정스러운 마음에 이렇게 내뱉기는 했지만, 다시 생 각해 보니, 상관해서는 안될 일에 관여를 해 버린 것 같았다. 아니, 그러고 보니.... 세레티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목 언저리로 가져갔고, 화이트 셔츠의 가장 윗단추를 란테르트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작은 움직임으로 조 심스레 채웠다. 잠시 더 생각해 보니, 점점더 불안감이 가중되었다. 그녀의 이러한 불안감은 당연한 것이었다. 산중.... 인근 수 휴하(1휴 하=약 1킬로미터)안에 인간이란 없다. 아무리 외쳐 불러도 누구 하나 와 줄 사람은 없는 것이다. 그런 산중에 남자.... 그것도 자신이 제어 할 수 없을 정도의 힘을 가진 남자와 함께 단둘이 있는 다는 것은 아 무리 담대한 그녀 라지만 두렵기 짝이 없는 일이다. 지금까지 이렇게 남자와 단둘이 있던 적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으 나, 그 남자라는 존재가 자신보다 강한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 은.... 이러한 일련의 사고 과정 끝에 그녀는 방금 내뱉은 말을 정정하려 했 으나, 그녀는 자존심이 상당히 강한 편이었다. 그저 마음속으로 란테 르트가 이대로 떠나주기를 바랄 뿐이었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심드렁히 중얼거렸다.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뭐가 하지만 이란 말인가? 세레티는 자꾸 주책없이 열리는 입이 한없 이 짜증스러웠다. 평소 착실히 무게를 늘려왔어야 하는 것을.... 이렇 게 대답하는 데에는 란테르트의 상상하기 힘든 대답들이 한몫 단단히 했다. 한밤중에 여자가 자신의 집에서 하룻밤 묶어가라는데 굳이 밖으 로 나가 노숙을 하는 이상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세레티의 말에 란테르트는 잠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완전히 해가 저 버린 산 속.... 두려울 것은 전혀 없었으나.... 일단 밖으로 나가 보 았자 얼마 가지도 못해 야숙을 할 터였고, 차라리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일찍 일어나 노마티아로 향하는 편이 훨씬 경제적일 듯 싶었 다. "그럼, 지붕을 좀 빌리겠습니다." 란테르트의 이 말에 세레티는 잠시 당황했으나, 그런 표정을 밖으로 낼 수는 없었다. "아.... 그럼 이 거실을 사용하세요...." 아앗.... 위기다.... 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면서도, 세레티는 기품 있 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 이렇게 되면.... 두 가지 일에 신세를 졌군요.... 음...."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무엇으로 보답해야 할지를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세레티는 그의 이 모습에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아무런 부담 가지실 필요 없습니다. 집이야 뭐 이미 지어져 있는 것. 당신 말대로 지붕만을 빌려주는 것인데요.... 게다가, 제가 무슨 치료를 해 준 것도 아니고.... 약을 사용한 것도 아닌데요 뭘...." 란테르트는 그녀의 배려에 고개를 한차례 끄덕여 감사를 표했다. 딱 히 보답으로 줄 만한 것이 없었고, 이렇게 한마디 말로 끝을 맺었다. "언제든지.... 그리고 무슨 일이던지 한가지 일을 들어 드리겠습니 다. 다만, 그 일이 제가하는 일에 방해만 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그의 말에 세레티는 고개를 한차례 끄덕여 받아드리겠다는 표시를 했 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렇게 강한 사람이 한가지 일을 들어준 다 는 것이 대가치고는 그리 작은 것은 아닌 듯도 싶었다. 세레티는 약간의 불안한 마음을 품은 채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적당히 거실 안 아무 곳에나 자리를 잡고 주무세요. 이불 같은 것은 여분이 없어서...." 여분이 있다고 해도, 생판 모르는 남자에게 어떻게 자신이 덮고 자는 이불을 주겠는가? 세레티는 잠시 이런 생각을 했고, 이내 하던 말을 마쳤다. "전 이제 서가에서 책을 조금 읽다 잘 예정입니다. 부디, 당신이 신 사이길 바라겠습니다." 꽤나 불안했는지, 결국은 이렇게 말해버렸고, 그녀는 그 당찬 표정을 점점 잃어가며 몸을 돌려 서가로 향했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무감정하게 바라보며 한마디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는 끝이었다. 의자 등받이에 몸을 깊숙이 기대며 조용히 잠을 청하였다. 내일은.... 꽤나 많은 일이 있을 듯 싶으니.... 세레티는 자정이 다 되어서야 침실로 향했다. 도중 거실에서 한 남자 가 의자에 앉은 채 잠이 든 모습을 발견하고는 발을 멈추어 잠시 그를 바라보았다. 오른쪽 뺨의 가느다란 선홍색 상처는 어둑어둑한 그림자 속에서도 선명히 보이는 듯 했다. 다행이 조용히 잠만 자는 그의 모습에 세레티는 저으기 안심했고, 이 내 걸음을 침실로 향하였다. 혼자 잘 때는, 꽤나 헐거웁게 옷을 걸치 고 잠을 잤으나, 오늘은 란테르트를 맞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침대에 쓰려졌다. 이내, 안경을 쓰고, 머리를 묶고 있다는 점을 상기하며 다 시 몸을 일으켰고, 침대에 걸터앉아 간단히 잠을 잘 준비를 했다. 침 대 곁에 놓여있는 테이블 위에서는, 조그마한 불꽃이 틱틱거리며 귀엽 게 타오르고 있었다. 머리를 위로 묶은 끈을 풀어 버리자, 허리까지 내려오는 탐스러운 붉 은 빛깔의 머리칼이 촤르륵 목을 간지럽히며 흘러내렸다. 그녀의 머리 칼은 아르트레스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가진 붉은 빛이었다. 아르트레 스의 그것이 검게 변하지 않은 선홍색의 피와 비슷한 붉은 색이라면, 지금 세레티의 붉은 머리칼은 레드와인의 빛깔과 비슷했다. 그녀는 잠시 머리칼을 빗으로 빗어내려 정리를 했고, 머리가 헝클어 지지 않도록 조심스레 침대에 누웠다. 머리가 헝클어져 보기 싫은 것 은 그다지 큰일이 아니었으나, 엉키기라도 하면 보통 성가시지 않았기 에 잠잘 때면 조금 신경을 쓰는 편이었다. 피곤한 듯 하여 침대에 누웠으나, 막상 이렇게 눕고 나니 눈이 말똥 말똥 했다. 투박하고 얼기설기한 천장을 올려다보며 세레티는 조그맣 게 한숨을 내 쉬었다. 별 의미 없는, 누구나 침대에 누우면 내뱉는 그 런 한숨이다. 잠시동안 천장을 바라보다 보니 조금 지루해 몸을 뒤척여 벽쪽을 바 라보았다. 하지만, 그곳이라고 별다를 게 있을 리 없었다. 다시 몸을 뒤척여 반대쪽 벽을 바라보다가 다시 한차례 더 몸을 움직여 바닥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좌우상하 모두를 섭렵하고 나니 돌연 앞쪽이 궁금 스러워 몸을 벌떡 일으켰다. 도저히 잠이 오지 않는다. 차라리 이럴 때는 잠을 잘 수 있는 여자가 조금 문제가 있는 편이다. 멀쩡하고도 조용히 잠만 자고 있는 남자가 왜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 건지, 세레티는 알다가도 모를 듯 했다. 게다가, 평소 잠을 잘 때 잠 옷으로 쓰는 면 티셔츠와 아래 속옷을 제한 어떠한 옷도 입지 않았던 그녀로써는 이렇게 모든 옷을 갖춰 입고 잠잔다는 것이 상당히 거북스 럽고 답답했다. 손을 뻗어 목을 조이고 있는 셔츠의 단추를 하나 끌렀 다.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안 드는 것 투성이였다. 우유 부단히 대처하 여 결국은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를 자신의 집에서 재우는 자신이 가 장 마음에 안 들었고, 방문을 만들지 않았던 것이 마음에 안 들었다. 약품에 쩔어 시큼한 냄새를 내는 셔츠가 마음에 안 들었고, 그럼에도 안에 입은 것이 없어 함부로 벗고 갈아입지 못하는 것이 마음에 안 들 었다. 그러고 보니, 자신이 여자인 점도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했다. 이것저것 걸리는 것이 많으니.... "휴우...." 세레티는 천천히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의 것은 누구나 내뱉는 그런 종류의 한숨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저 인간은...." 세레티는 자신도 모르게 생각하고 있던 것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가 흠칫 놀라며 입을 막았다. 하지만, 란테르트에게서 아무런 반응이 업 자 천천히 손을 입에서 떼었고, 왠지 돌연 우스운 생각이 들어 킥하는 헛웃음을 터트렸다. 적적하고 심심했던 평상시와는 분명 다른 밤이었다. 이렇게 한차례 웃고나자 지금까지 쌓였던 불쾌한 감정이 약간 누그러지며 왠지 기분 좋은 감정이 온몸을 한차례 훑고 지나갔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대로 잠이 들어도.... 별 상관은 없을 것 같다는 점이었다. 긴장을 한 채어서일까? 세레티나 일어난 것은, 아직 태양이 산맥 틈 틈이 까지는 그 광휘를 드러내지 못한 때였다. 새벽의 산 속은 조금 으스스 하다. 새벽의 어스름에 사위는 온통 회 색 빛을 띄는 듯 했고, 지금처럼 가을이라도 되는 때에는 을씨년스럽 게, 풀벌레 소리마저 들린다. 세레티는 일어나자마자 무의식적으로 몸을 더듬어 보았다. 다행히 별 일(?)은 없는 듯 싶었다. 약간 헝클어진 머리를 침대 곁의 탁자에 올 려놓은 끈으로 대강 고정시킨 후 잠이 덜깬 벙한 표정으로 침대에서 내려섰다. 막 밖으로 나가려다가 이내 발걸음을 멈춰 다시 침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거울을 바라보았고, 손으로 대강 옷매무새를 다듬었 다. 막 거실로 나와보니, 란테르트는 망토로 몸을 대강 덮은 채 의자 위 에 앉아 있었다. 그 모습에, 겨울용 이불을 빌려줄걸 그랬나? 하는 생 각이 잠시 들었으나, 이내 고개를 도리질 쳤다. 순간, 란테르트의 눈이 번쩍 떠졌다. 세레티는 그 모습에, 자신의 기 척에 잠을 깬 듯 싶어서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다시 생 각해 보니, 미안할 것이 뭐 있는가? 자기 집에서 재워 준 것만 해도 감지덕지지.... 란테르트의 조그마한 태도 한가지 한가지에도 오만가 지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을 휘저어 놓았다. 『게시판-SF & FANTASY (go SF)』 17302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62 올린이:광황 (신충 ) 98/12/24 05:17 읽음:2631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일어 나셨나요?" 그가 눈을 뜸에, 세레티는 이렇게 물었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돌려 세레티를 향해 고개를 한차례 끄덕여 주었다. "폐가 많았습니다.... 곧 떠나겠습니다." 란테르트의 말에 세레티는 마음속으로 '그럼!!' 이라고 외치면서 겉 으로는, "아.... 괜찮습니다." 라고 답했다. 하지만, 어느 것이 본마 음인지는 왠지 알 수 없었다. 란테르트는 그런 세레티를 향해 다시 한차례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일언반구도 내비치지 않은 채 문 쪽으로 향했고, 세레티는 그런 그의 뒷모습에 왠지 또다시 마음에도 없는 말을 불쑥 해버렸다. 예의인 것이다. "아, 저기 아침이라도 드시고 가시지요?.... 이 시간에 산중에서 먹 을만한 것도 없을 텐데...." 이 말에 란테르트는 몸을 돌려 입을 열었다. "감사합니다만.... 더 이상 폐를 끼치기 죄송스럽습니다. 먹을 것은, 건량이 조금 있으니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하지만.... 아직 날도 어둑어둑 한데...." 마음에 없는 이야기? 아니다.... 세레티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정말 예의상의 말일뿐인가? 예의라는 것은 한 번 정도 권하 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렇게 두 번, 세 번씩 이야기하는 것은....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하긴, 잠시 더 체력 을 비축하고 길을 떠나는 것도 그다지 나쁠 것은 없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조금 더 신세를 지겠습니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몸을 완전히 돌렸고, 세레티는 순간 기분 이 좋은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아주 미미해 제대로 느낄 수는 없었지 만.... 그녀는 란테르트가 몸을 돌림에 멋쩍어 뒤통수를 한차례 긁으며 부엌 으로 향하였다. 산아래 마을에서 장을 봐온지 오래지 않아 음식들은 충분했다. 마지막으로 2인분의 요리를 준비한 것이 얼마나 오래되었는 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왠지 낯설고 서툰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란테르트는 거실의, 자신이 하룻밤을 보냈던 의자에 앉아있었다. 정 면으로 부엌이, 그리고 그곳에서 요리를 하고 있는 세레티의 뒷모습이 그대로 눈에 들어왔다. 여전히, 잔머리가 삐죽삐죽 곁으로 솟아 있었 다. 난데없는 산중에서 만난 여자가 친절하게 대해주자, 란테르트는 마음 이 조금이나마 풀어졌다. 하지만, 이내 전날 그녀에게서 들었던 이야 기가 떠올랐고 약간 찹찹한 마음이 들었다. 1년.... 1년동안 과연 일 을 이룰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기분이 점점 가라앉아 버렸다. 세레티는 요리를 하다가 정면으로 보이는 창문을 통해 밖을 한 번 바 라보았다. 생각해 보니 아침을 먹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 같았다. 고개 를 반쯤 뒤로 돌려 흘끗 살펴보니, 란테르트라는 이름의 남자가 자신 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뒤통수로 뻗 어 머리칼을 한차례 다듬었다. 딱딱, 도마에 칼이 부딪히는 소리만이 울리기를 잠시, 란테르트가 입 을 열었다. 돌연, 전날 잠시 떠올랐던 생각이 다시 떠올랐기 때문이 다. "그런데...." 란테르트가 입을 열자, 세레티는 칼을 딱 멈추며 두 시선은 앞으로 향한 채 "예?" 라고 되물었다. 갑작스럽게 한 대답이어서 인지 목소리 의 톤이 조금 높아 꽤 이상하게 들렸고, 그녀는 자신의 그 괴상한 목 소리를 흠, 흠 하는 헛기침으로 무마했다. 란테르트는 그런 점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이야기를 이었다. "어제.... 저를 다른 사람으로 오해하신 것 같은데.... 무슨 일인지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란테르트의 물음에 세레티는 다시 요리를 시작하며 천천히 대답했다. "아, 그거요?.... 별 것 아니에요. 음.... 혹시 마법사 협회의 일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세요?" 그녀는 이렇게 물으며 고개를 한껏 돌려 란테르트를 바라보았고, 란 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잘 모릅니다...." "그래요? 설마 그곳에 가입하지 않은 것은 아니겠지요?" 세레티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란테르트의 대답에 세레티는 돌연 아! 하는 비명을 질렀다. 그다지 크지 않은 나직한 신음 소리였으나, 란테르트의 대답에 대한 반응 같 지는 않았다. 다름 아닌, 란테르트를 바라본 채 칼질을 하다가 손을 베여버린 것이다. 하지만, 뭐 대륙 제일의 치료술사라는 명성을 얻은 그녀이니.... 그 정도의 상처는 치료하는데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왼 손에 난 상처를 특별한 주문도 없이 치료하며 그녀는 다시 입을 열었 다. 이제는 고개를 앞으로 돌려 칼질에 집중했다. "왜죠? 그랬다가는.... 적으로 몰리기 십상인데.... 그곳의 인간들은 모두 편협해서 적 아니면 아군의 이분법을 즐겨 사용해요." 세레티는 이렇게 말하다가 이내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하긴.... 뭐 당신 정도의 실력자는 가입한다 하더라도 어차피 좋은 대우는 못 받겠군요.... 마검사라 칭하는 인간의 마법력이.... 대현자 인 나보다 위이니...." 세레티는 여기까지 말하고는 곧바로 자신의 말에 냉소를 터트렸다. "대현자라.... 이 말이 입에 배어버렸네.... 정말 우습지 않아요? 위 자드, 데 위자드.... 현자와 대현자.... 세상에 현자도 참 많네요.... 등록된 사람만 40명이 넘으니...." 또다시 혼잣말로 방금의 말에 반박했다. 혼자 오래 지내다 보니 이렇 게 홀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대화방법이 익숙해져 있는 모양이었다. "그렇지만, 이해할 수는 있어요. 불과 백 3,40년 전만 해도 현자 급 에 이른 사람이 대륙을 통틀어 서너명 정도밖에는 안되었으니.... 그 때는 정말 현자라고 불리울만 했지 않아요?" 세레티는 여기까지 말하다 돌연 입을 다물어 버렸다. 이런 느낌 은.... 이건 분명 들떠있는 기분이었다. 생일날 아침의.... 스콜라 입 학 예정일을 하루 남긴 그날 저녁의.... 그러한 때나 느끼는 들뜬 기 분이었다. 그리고 그런 느낌을, 지금 모르는 남자에게서 느끼고 있었 다. 혼란스러운 마음에 세레티는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란테르트는 저 붉은 머리의 여자가 한참동안 자기 하고 싶은 말만 주 절거리다 돌연 입을 다물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 머리로 어떻 게 이 정도로 높은 경지까지 마법을 익혔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제 물음에는 답해주지 않으셨습니다." 잠시 기다려도 세레티에게서 말이 업자 란테르트는 한 번 재촉해 보 았다. 뜸이 길었던 만큼 호기심도 한층 더하다. "아!...." 세레티는 다시 한차례 탄성을 내질렀다. 그러고 보니, 란테르트가 자 신을 누구로 오해했느냐는 물음에는 일언반구의 답도 하지 않았다. "그건 말이죠.... 제가 이렇게 보여도.... 마법사 협회에 등록된 사 람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실력자이거든요.... 비웃지는 말아요. 당신이 이상한 사람인 거니까...." 세레티는 이렇게 말하며 다시 란테르트를 돌아다보았다. 하지만, 조 금의 변화도 없는 그의 표정에 금새 질려 다시 요리에 집중하며 입을 열었다. "아무튼.... 그런데 문제는 제가 여자라는 점이에요. 그 다섯 명중 여자는 저 한명.... 아니지, 협회 공증 서열 10위까지중 여자는 단지 저 한 명이죠. 그래서인지.... 그 점을 싫어하는 남자들이 꽤 되더군 요...." 란테르트는 일의 경과를 대강 알 듯 싶었다. 세레티는 말을 이었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인간들에게는.... 좋게 대하기가 힘들어서 트러블도 꽤 많았어요.... 몇 해전 그게 싫어서 이 산 속으 로 숨어 들어와 버린 것이고요." 여기까지 말을 했을 무렵, 재료를 다듬는 것이 거의 끝났다. 난로처 럼 생긴 화덕에 불을 지펴 팬을 달구었고, 재료의 마지막 정리에 박차 를 가했다. 그러다가 또다시 돌연 동작을 멈추었다. "이런...." 생각해 보니 아침식사였다. 조금 굳었을 빵을 얇게 저며 따듯한 음료 와 함께 내어놓으면, 게다가 우유와 시리얼을 곁들이면 그것으로 끝인 아침식사였다. 아무리 격식을 갖춘다 하더라도, 거기에 베이컨과 계란 프라이면 충분하다. 그런데.... 자신이 준비해 놓은 재료를 보니 완전 히 만찬용 요리다. 그녀는 슬쩍 다시 고개를 돌려 란테르트의 눈치를 살폈다. 무덤덤한 그의 표정을 보니 무얼 내놓아도 군말 없이 먹을 것 같기는 했지 만.... 속으로 비웃을 것은 분명하다. 그러한 것은 결코 자존심이 용 납할 수 없다. 하지만, 재료를 치우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니, 시 간이 너무 걸릴 듯 싶었다. 삼십분 걸려, 바짝 구운 베이컨과 우유 한 잔, 그리고 계란 프라이를 내놓으면 그것이야말로 비웃음거리가 아닌 가? "휴유...." 이상하게 실수가 많은 자신이 한심스럽게 느껴지는 아침이었다. 이왕 하기로 한 것 요리는 계속해 밀고 나갔다. 재료를 팬에 넣고 한참을 볶았다. 영 기분은 찜찜했지만, 뭐 맛있기만 하면.... 이라고 생각하며 설탕을 넣던 그녀는 설탕 가루의 감촉이 이상함을 느꼈다. 평상시의 끈적함과는 전혀 통하지 않는 거칠고 껄끄러운 느낌 이다. 결정의 반짝임도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녀는 이상한 생각에 양념 통을 바라보았고.... "앗!!...." 들고 있던 양념 통에는 또렷한 글자로 소!금! 이라고 적혀 있었다. 뒤적이던 스푼으로 조금 음식물을 떠 입안에 넣어 보았다. 아직 완전 히 버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미묘하고도 요상한 것이 정상과는 거리가 있었다. 돌연, 눈물이 핑 도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짜증이 극에 달아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뻔 했다. 어느덧 눈물이 고였고, 한 방울 볼을 타고 흘렀다. 그러나, 세레티 그녀에게 있어서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자존심이 꽤 상하는 일이었기에, 그녀는 얼른 오른손을 들어 눈물을 닦았다. 하지만, 한가지 간과한 사실이 있었으니, 바로 손에 스푼이 들어있었 다는 점이었다. 눈물을 닦는 사이, 스푼이 얼굴을 한차례 쓰다듬어 주 었고, 덕분에 얼굴에 기름과 음식물이 덕지덕지 늘어붙게 되었다. 오른쪽 뺨을 닦다 왼쪽 뺨에 지저분한 것을 묻힌 그녀는 잠시 당황하 며 스푼을 내려 놓는 둥 마는 둥 몸을 돌려 냅킨으로 얼굴을 닦았다. 그러던 중,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어제 식탁을 닦은 후 아직 물로 헹구 지 않은 듯 싶었다. 시큼한 음식냄새가 얼굴 전체를 통해 느껴졌고, 더더욱 급한 마음에 펌프를 당겨 물을 끌어 얼굴을 닦았다. 간신히 얼굴이 수습이 되자, 이제는 요리가 말썽이었다. 음식물이 눋는 냄새 가 났고, 세레티 는 서둘러 음식으로 다가갔다. 요리는 하얀 연기를 흘리며 누렇게 비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세레티는 급한 마음에 스푼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스푼은 그 사이 상당히 달구어져 있었고, 그녀는 "아뜨!!" 라고 외치며 스푼을 공중으 로 던져 올렸다. 긴박한 순간, 세레티는 황급히 팬을 화덕에서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공중으로 날아올랐던 수저가 자신의 머 리 위를 탕 하고 때렸다. 말할 것도 없이 머리 위는 음식물로 엉망이 되어 버렸고, 설탕대신 소금이 들어간 채 반쯤 눌어붙은 괴상한 고기 요리를 든 세레티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팬을 바닥에 탕 소리나게 내려놓았고, 이내 울음을 터트렸다. 최악이다.... 동시에, 거실 쪽에서, 쿡쿡.... 하는 웃음소리가 터졌다. ------------------------------------------------------------------ 흠... 정모 가서 놀고 온 사이에.... 다크문이 4화나.... 헉... 이거 우려했던 일이....-- 음... 피곤해 헤롱거리는 바보수룡 아그라~~~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7318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63 올린이:광황 (신충 ) 98/12/24 12:02 읽음:2767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란테르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요리를 하다 갑자기 멈춰서질 않나, 그리고 한숨을 쉬지 않나.... 흡사 무슨 추억이라도 어린 듯 양념 통을 바라보며 눈물짓고, 곧바로 스푼으로 얼굴을 쓰다듬지 않나.... 기껏 주방용 냅킨으로 얼굴을 닦고서 다시 물로 세수를 하지 않나.... 그것까지는 좋다. 왜 스푼은 공중으로 던 져 올려 자신의 머리에 떨어뜨리고, 종내 에는 팬을 든 채 바닥에 주 저앉아 울음을 터트리는가? 완전히 한편의 희극이다. 이제껏, 5년간 감춰왔던 '희' 라는 감정이 갑자기 터져버린 란테르트 로서는 푸하하, 하는 웃음 외에는 그녀의 쇼에 답례해줄 것이 없었다. 란테르트의 웃음소리에 세레티는 신경질 적으로 외쳤다. "웃지 말아요!! 모두 당신때문이쟎아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웃음을 천천히 거두며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그냥 간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세레티는 더더욱 서럽게 울었다. "그럼 그냥 갈 것이지 왜 남아있는다고 했어요?" 란테르트는 문득 어제의 세레티를 떠올렸다. 당차고 발랄해 보이던 세레티를 말이다. 그리고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이런 종류 의 사람은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다. 그녀의 그러한 자존심을 처음으로 무너트리기 시작한 것이 자신이니, 뭐 그녀 말대로 자신의 탓이기는 한 듯 했다. 이점에 생각이 미치자, 란테르트는 몸을 천천히 일으켜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그녀는 금새, 언제 울었냐는 듯한 얼굴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란테르 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머리는 야채와 고기 부스러기들이 기름에 뒤섞인 것으로 얼룩져 있었고, 얼굴은 눈물과 방금 전의 세수때 묻은 물로 얼룩져 있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이제 뭘 어떻게 더 놀릴 꺼야? 라고 묻는 듯 반쯤의 부끄러움과 나머지 절반의 도도함으로 갈색 빛을 내고 있었다. 란테르트는 손을 뻗어 그녀의 옆에 철푸덕 엎어져 있는 팬을 들어올 렸다. 다행이 팬은 배를 하늘로 향하고 있었고, 팬 밖으로 조금 튕겨 나간 것을 제하고는 거의 멀쩡히 그 안에 담겨 있었다. 세레티는 란테르트가 그것을 들어올리자, 서둘러 얼굴을 한차례 닦고 는 외치듯 말했다. "뭐하려구요? 내가 버릴꺼에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무덤덤히 입을 열었다. 하지만, 평소의 냉랭 함과는 거리가 있는, 미소가 감춰져 있는 무감정이었다. 한 번 흔들린 감정 이어서인지 잘 수습이 되지 않았다. "제 아침 아니던가요?" 란테르트의 말에 세레티가 다시 소리쳤다. "하지만.... 누가 아침에 그런 것을 먹어요? 게다가 맛도 이상하단 말이에요!! 설탕대신 소금을 넣었어요!!"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 것이라니? 13년 동안이나 방랑 생활을 해온 그는, 아니, 집이라는 성을 떠난 지 16년이나 흐른 그로서는 정상적인 아침식사가 어떠한 것인지 잘 몰랐 다. 물론, 사피엘라와 에라브레가 잠들어 있는 칼슨의 집에 들릴 때, 그리고 그의 누나인 클라린스의 집에 들릴 때, 종종 정상적인 아침을 먹곤 했으나 원래 눈 하나 짜리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는 눈 둘짜리가 병신이듯, 그러한 정상적인 아침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터였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별다른 대꾸 없이 근처에 있는 식탁에 팬을 내려놓았다. "스푼이나 포크를 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 그의 물음에 세레티는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그냥 손으로 먹어요!!" 하지만, 이내 몸을 일으켜 부엌에서 포크와 스푼 모두를 집어다 주었 고, 란테르트는 감사를 표했다. 세레티는 이어 접시 두 개를 가져와 먹을 것을 담아냈고, 그중 하나를 란테르트의 앞에 내려놓았다. "아침부터 수고해 주셔 감사합니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고는, 다시 한차례 쿡, 하는 웃음을 터트렸 고, 세레티는 잠시 화난 표정을 짓다가 한숨을 내쉬며 웃어버렸다. "휴.... 저.... 바보 같았지요." 세레티는 란테르트 건너편의 자리에 앉으며 이렇게 말했고, 란테르트 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란테르트의 이러한 대답에, 세레티는 헤, 다시 한차례 웃고는 입을 열었다. "솔직해서 좋네요...."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가 포크로 고기 야채 볶음을 한 스푼 더 입에 넣었다. 확실히.... 맛은 없었다. 하지만, 건량을 오 드득 씹어 먹는 것에 비한다면.... 그다지 맛없을 것도 없었고.... 무 어랄까.... 독특하다 할 수 있는 그런 맛이었다. 세레티는 포크로 야채를 한점 들어올린 채 란테르트의 표정을 살폈 다. 맛이 있다는 표정은 결코 아니었기에 약간 미간을 찡그리며 물었 다. "먹을 만 해요? 다시 만들까요?" 란테르트는 그런 세레티의 말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괜찮습니다." "나, 그래도 요리 꽤 잘해요. 오늘은.... 뭐 이래 저래 일이 꼬여서 이렇게 됐지만...."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 스푼 입에 쑤셔, 아마 가장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넣었고, 세레티는 여전 첫 번째의 그것을 든 채 란테르트를 지켜보았다. 지금까지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던 란테르트의 얼굴이 유난히도 또렷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다지 두껍지 않은 푸른빛 나는 눈썹에 날카로워 보이는 눈과 왠지 조금 두 려운 느낌을 주는 붉은 눈동자.... 가느다란 턱선과 약간 선이 얇은 입술. 대충 조합해 보니, 꽤 잘생긴 듯 했다. 오른쪽 뺨의 상처가, 그 가느다란 붉은 색 상처가 조금 눈에 거슬렸지만.... 그러고 보니 어디선가 본 듯 한 얼굴이었다. 란테르트는 몇 스푼 더 먹을 것을 먹다가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세레티의 시선을 느끼며 물었다. "무슨 잘못된 것이라도 있습니까?" 하지만, 세레티는 무슨 생각에 골몰해 있는지 대답하지 않았고, 란테 르트는 스푼으로 묘한 맛을 내는 음식을 떠 입가로 가져가고는 입을 열어 구강에 그것을 쏟아놓고, 입을 다무는 이 한가지 동작을 몇 번 더 반복했다. 그때, 세레티가 외쳤다. "맞아!!! 생각났다!!!" 그녀의 외침에 란테르트는 조용히 스푼을 내려놓으며 그녀를 바라보 았다. 세레티의 하야 멀건 피부가 파르스름한 빛을 띄기 시작한 것이 아마도 그쯤 인 듯 싶었다. "청회색 머리칼에 붉은 눈동자.... 그리고 뺨에 난 한줄기 상처!! 마 법사 협회의 중앙 홀마다 걸려있는 몽타주! 현상금 100만 하르!!!" 하나, 하나 생각나는 것을 입 밖으로 읊어대는 그녀의 표정은 점차로 힘을 잃어갔다. "크림슨.... 아이즈...." 이렇게 중얼거리며 그녀는 란테르트를 뚫어져라 바라보았고, 그런 그 녀의 반응을 별 대꾸 없이 받아넘기며 란테르트는 접시를 비웠다. "아침 감사했습니다. 그럼 이만...." 크림슨 아이즈라고 부르며 놀라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세레티에게 이 렇게 대꾸하는 란테르트도 란테르트이지만, 이에 대한 세레티의 대답 은 더더욱 볼만했다. "아.... 조금 더 드세요. 전 이거 다 못 먹어요." 란테르트는 이 얼빠진 듯한 아가씨에게 결국 미소를 지었다. "전 일정 이상은 먹지 않습니다." 란테르트가 답했고, 세레티나 대했다. "그냥 맛이 없다고 해요. 핑계를 대지 말고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대꾸하지 않았고 세레티는 포크에 옆구리가 꿰뚫린 자신의 작품(?)을 잠시 더 바라보다 그대로 접시에 내려놓았 다. 도저히 먹을 용기가 없었다. 세레티는 음식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어 두었고, 이내 눈앞의 악마를 바라보았다. "저기요.... 크림슨 아이즈 맞지요?"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들 부르더군요." 세레티는 별일 아니라는 듯 대답하는 란테르트를 한참동안이나 바라 보았다. 그다지 혼란하지도 않았다. 마도사 협회 정기 회의마다 언제 나 의제로 올라오는 것이 악마 크림슨 아이즈를 처치하는 방법일 정도 였지만, 막상 이렇게 눈앞에 놓고 보니 그다지 감흥이 오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 바라보던 그녀는 고작 이 한마디를 내뱉었다. "정말.... 눈이 붉기는 하네요.... 핏빛의 눈이라...." 란테르트는 다시 미소를 지었다. 이런 란테르트를 몇 차례나 웃게 만 드는 것 하나만으로 놓고 본다면, 세레티는 마법사보다는 광대쪽이 더 적성에 맞을지도 몰랐다. "게다가...." 미소짓는 란테르트의 모습에 세레티도 따라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이었다. "그 힘도 굉장하고요.... 마법사 협회의 못난 사내들이 그렇게 벌벌 떨만해요. 그건 그렇고.... 정말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였나요?" 란테르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세레티는 아, 하는 짤막한 탄성 을 내질렀다. 그리고는 다음 순간.... "그런데.... 설마 내가 정체를 알았다고 죽이거나 하지는 않겠죠?" 라고 물었다. 란테르트의 미소는 한층 짙어졌고, 입을 열어 이렇게 대꾸했다. "글쎄요.... 제가하는 일에 방해만 하지 않는 다면요...." "하는 일이요?" 당연한 호기심에 세레티는 물었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 저어 대 답을 대신했다. 대답해야할 의무도 필요도 없다. "그럼, 이제 가봐야 겠습니다." 란테르트는 더 이상 이러한 소모적인 잡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자리를 털고 일어났고, 세레티 역시 엉겁결에 몸을 일으켰다. 란테르트는 그대로 몸을 일으켜 성큼성큼 집밖으로 향했고, 세레티는 그런 그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조심스레 따라 나섰다. 그리고, 막 울타리를 벗어나는 순간 세레티가 입을 열었다. "저기.... 어제 분명 한가지 일을 들어준다고 했었죠?"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고, 세레티는 살 짝 미소를 지어 주었다. "음.... 아, 그보다 제 이름을 다시 소개하죠. 세레티는 예명이 고.... 본명은 세르테이나 폰 다르나시안 이예요. 소원을 부탁하려면 이름 정도는 알려드려야 겠죠?"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순간 흠칫 했다. 다르나시안.... 많이 들어 본 이름이다.... 클라우젠 이라는 곳과 인연을 맺게 해 준 그 이 름.... 세레티는 란테르트의 얼굴이 약간 변하자 다시 한차례 미소를 지었 다. "역시 알고 있군요. 위다의 백작가문 다르나시안.... 하긴, 현재 재 상직을 맡고있는 가문이니...." 란테르트는 세레티가 이렇게 중얼거리는 말은 들리지 않았다. 친구였 던 사람과 클라우젠.... 그리고 자신에게 마법을 가르쳐준 그 정체불 명의 노인.... 이런 저런 생각에 란테르트는 한참 동안이나 멍한 표정 으로 서 있었다. "저기요. 괜찮아요?" 한참이 지나도록 멍하기만 한 란테르트를 향해 세레티가 물었고, 란 테르트는 그제서야 제정신으로 돌아오며 입을 열었다. "혹시 지금 부탁할 일이라도 있습니까?" 그의 물음에 세레티가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다. "저를 위다까지 데려다 주시겠어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가 입을 열었다. "전 지금 노마티아로 갑니다.... 만약 위다에 데려다 준다 하더라 도.... 노마티아에 들린 후가 될 것입니다." "그래요? 음.... 뭐 그다지 급한 일도 아니니 노마티아에 들리도록 하지요 뭐.... 어차피 집에 들리려는 것이니...." 세레티는 이렇게 답하며 손을 머리로 가져갔다. 종종 그러하듯 머리 를 끌쩍이려는 이유였다. 하지만, 다음 순간 손에 찐득거리는 무언가 가 늘어붙었고, 세레티는 앗!, 하는 외마디 신음성을 냈다. 생각해 보 니, 머리 위의 음식을 아직 닦지 않았다. 반쯤 울상이 되어버린 세레티를 바라보며 란테르트는 잠시 더 미소를 지었고, 세레티는 그런 그의 모습에 헤헤, 웃어버렸다. "나 왜이러나 몰라.... 전에는 안 그랬는데.... 그럼, 잠시만 거실, 아니.... 밖에서 기다려 주세요. 옷도 갈아입어야 하고, 몸단장도 조 금 해야 하니까요. 짐이야 다 챙겨 두었으니까, 아마 한 시간쯤 걸릴 꺼에요. 혹시 볼일 있다면 보고 오세요." 세레티는 이렇게 말하며 몸을 돌려 집안으로 들어갔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았다. 문이 탁 닫히며 세레티가 집 안으로 들어갔고, 그 다음 순간 다시 문이 열리며 고개가 불쑥 튀어나 왔다. "창문으로 들여다 보거나 하지 말아요!!" 그리고는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란테르트는 이 발랄한 아가씨에게 다시 한차례 보일 듯 말 듯한 미소 를 지어 보였고, 이내 집 옆 텃밭에 있는 한 바위 위에 걸터앉았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분명하게 단언하건대, 두시간은 족히 지났다. 이윽고 세레티가 집밖으로 나왔다. 아직 마르지 않아 어두운 빛을 내 고 있는 붉은 머리칼은 검정색 끝으로 얼기설기 묶어 흩어지지 않게 고정을 해 두었고, 통이 넉넉한 검정색 바지와 몸에 잘 맞는 아이보리 색 상의를 걸치고 있었다. 전날에는 헐렁거리는 티셔츠를 입고 있어 잘 몰랐지만, 상당히 굴곡이 큰 편인 몸매였다. 등뒤로는 조금 큰 가 죽 배낭을 매고 있었고, 허리에는 마법사용 지팡이를 검처럼 차고 있 었다. 뭐니뭐니해도 눈에 띄는 건 흡사 목도리처럼 하고 있는 회복술 사의 상징이었다. 어떤 사원에 속해있는 사제라면 그 사원의 문장이 그려져 있을 터이지만, 그녀의 그 기다란 회색 천에는 알 수 없는 신 화시대의 말이 여러 글자 적혀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얼굴과는 어울리지 않는 옷차림이었다. 얼굴에 어 울리는 옷차림은, 하얀, 하늘거리는 천으로 몸을 살짝 감싼, 정령이나 신의 끄트머리에나 어울릴 그런 복장이다. 세레티는 란테르트의 입에서 무슨 칭찬이라도 나올 것을 기대하는 듯, 똑바로 서서 란테르트를 한참동안 바라보았으나, 란테르트는 천천 히 자리에서 일어나 이 한마디를 내뱉었을 뿐이다. "그럼.... 이제 출발하지요...." ------------------------------------------------------------------ 이번 화는 크리스마스 카드 대용입니다. 크리스마스 써비스는 내일 3화 올라갈 예정이구요~~~ ^^ 절대 작가대전에서 1등 먹겠다고 마구잡이로 올리는건 아닙니다... 라고 이야기 해보았자~~ 음하하하하~~~ 제게 한번이라도 메일을 보내 주셨거나, 추천 등으로, 제 글을 보고 계시다고 판단되는 모든 독자님들께 크리스마스 메일을 보내려고 했건만..... 50통이 훨씬 넘을것 같아서.... 귀찮아 때려 치웠습니다...--;;(퍽... 게으른놈~!!!)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MERRY CHRISTMAS~~~~~~~~~ 입니다.^^ (스펠링은 틀렸을 가능성이 상당합니다.^^) 그럼~~~~~ 즐거운 통신 되시길~~~~~~~ 바보수룡 아그라가~~~~ ^^ 추신.... 정모에 대한 이야기 한마디~~~~ ^^ 쿠헬헬헬~~ 하고 웃으며 드사모 정모에 나갔더니, 모두들 오크가 아니라 오우거라더라...--;;; (비참비참.--;; ^^) 한가지 확실한건, 통신상에서의 대화 만으로 상상한 모습과 상당히 다르더라~~~ 라는 것!! (처음에는 상당히 당황했음....^^;;) 이집트 왕자...-- 헉.... 내 6천원~~--;; 확실히... 홍핸지 뭔핸지 갈라지는 신은 내 애니생애 20년중, 거의 최고 클라스의 것이었지만... 이건 도대체 스토리 작가가 있는건지.... 성서를 등에 없은 무사안일주의 스토리...--;; 음...^^ 뭐 대강 이러이러했답니다. 한가지 걱정중인건.... 어째서 사진 따위를 찍는 것일까??? 그나마 얼마 않돼는 여자 독자분들 다 떨어질라...--;;; 여자 독자분 A : 얼라, 얘 이렇게 생겼어? 갑자기 볼맛 안난다...--;; 흑흑흑....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7425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64 올린이:광황 (신충 ) 98/12/25 05:47 읽음:2701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12. 소드 맨과 머천트 맨. 세레티와 함께 길을 나선지 이틀째 되는 저녁 무렵.... 세레티는 마법사의 전형적인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었다. 물론, 산이고 길이 험하다는 것은 이해했지만, 걸음걸이가 거북이와 사람의 중간쯤 되는 듯 했다. 아마도 등에 짊어진 가방이 꽤 무거운 모양이었 다. 그나마 30분 가량을 날아서 이동했기에 평소 움직이는 거리만큼 걸을 수 있었지, 안 그랬더라면 아직도 세레티 그녀의 집이 보이는 산 마루에 서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무슨 사람이 걸음걸이가 그렇게 빨라요?" 해가 지려하기에, 란테르트도 걸음을 늦추었고, 세레티는 그런 그를 향해 한마디 투덜거렸다. 빠르다는 점에 무어라 한 다기보다는, 자신 이 있건 말건 속도를 내어 걸어가는 그가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않았다. 한 걸음 앞서 걷는 란테르트와 뒤쳐져 걷는 세레티의 모습을 보면 이들은 동료라기 보다는 흡사 남남 같았다. 이제 노숙을 할만한 자리를 찾아야만 했다. 란테르트는 벌써부터 눈 앞에 꽤 환한 라이팅 마법을 띄워 놓았고, 세레티 역시 자신의 발밑을 비추기 위한 마법 구를 하나 더 밝혔다. 산 속에서 해가 지는 속도는 굉장히 빠르다. 머리 위에 있는가 하면, 어느 샌가 서편으로 기울어있고, 붉어진다 싶으면 이미 져버린 후다. 그렇게 어둑어둑해진 산 속에서 노숙할 만한 곳을 찾는다는 것은 그다 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세레티는 어느새 이 남자와 단둘이 밤을 보내는 것이 3일째에 접어들 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첫날밤(?)에 느꼈던 두려움 같은 것은 거 의 사라져 버렸고, 대신 머릿속은 이 푸른 머리칼의 마검사에 대한 호 기심으로 가득했다. 일단, 그를 만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듯, 어떻 게 그렇게나 강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 궁금했고, 하루종일 표정을 굳 히고 있으면 얼굴에 경련 같은 것 일어나지 않나도 궁금했다. 25살이 나 먹은 처녀가 남자와 단둘이 여행하는데 대한 걱정 같은 것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혼자 이런 생각을 하며 란테르트의 뒤를 쫓아 부지런히 걷던 세레티 는 멀리 반짝이는 불빛을 발견하였다. 란테르트도 이미 그것을 발견한 듯 발걸음을 그쪽으로 향하고 있었 고, 세레티 역시 부지런히 그의 뒤를 따랐다. 아마도 횃불인 듯, 붉은 불꽃이 넘실거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그 횃불을 든 채 걸음을 옮기는 두사람의 인영이 눈에 들어왔다. 세레 티가 보니, 한 명은 덩치가 산만한 거한 이고 다른 한 명은 평범한 덩 치를 가진 사람으로 둘 모두 남자인 듯 보였다. 하지만, 이것은 란테 르트가 본 것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것으로, 란테르트의 눈에는 한 여 자를 등에 업고 있는 남자와 그 뒤를 따르는 남자, 이렇게 세사람의 모습이 들어왔다. 두 남자는 끊임없이 무어라 이야기하고 있었고, 적 막한 숲속에 이들의 목소리는 멀리까지 또렷이 울려 퍼졌다. 횃불을 들고 있는 세 사람은 란테르트와 세레티를, 정확히는 그들이 띄워 놓은 마법 구를 발견하자마자 방향을 이쪽으로 틀었고, 란테르트 와 세레티는 계속해 그 세 사람을 향해 다가갔다. 오래지 않아 이 두 무리의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게 되 었고.... 란테르트는 그 둘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 목소리를 듣는 순간 쓴웃음 을 지었다.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미 두 차례나 만난.... 모습을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두 번째 만났을 때 그들이 금발 과 흑발이었다는 것 정도는, 그리고 두 사람의 대체적인 이미지를 알 게 되었었으나, 구체적인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다. 비록 목소리만을 기억하고 있었으나, 만났던 시점이 꽤 인상적인 때여서 인지 기억이 또렷했다. 한 명은 금발이었다. 횃불에 붉게 빛나고 있었으나, 흰빛에 가까운 금발이다. 그의 금발은 부드럽게 휘어 아름다운 곡선을 만들어 내었 고, 눈동자는 칠흑 같은 밤에도 그 광채를 잃지 않을 듯한 푸른빛을 띄고 있었다. 약간 커다란 눈매가 부드러운 빛을 내고 있었으나, 어딘 지 모르게 계산에 빠를 것 같다는 느낌도 주었다. 그는 앞에서 횃불을 든 채 길을 밝히고 있었다. 다른 한사람은 한 여자를 등에 엎고 있었는데.... 그는 검정 머리칼 을 날카롭게 뒤로 넘긴 젊은 남자였다. 날카로운 턱선과 눈매에서 싸 늘한 한 광이 퍼져 나왔고, 눈동자는 특이하게도 녹색 빛을 하고 있었 다. 두 남자 모두 검을 차고 있었고, 나이는 28, 9세쯤으로 란테르트 와 비슷해 보였다. 이 두사람은, 다름 아닌 8년전에 란테르트에게 용병 단에게 들어가라 고 조언해 주었던, 그리고 훨씬 전에 한 마을에서 아스이타를 찾아 떠 나기 전에 만났던 그 남자들이다. 란테르트는 이내 고개를 들어 검정 머리칼의 남자 등에 업혀진 아가 씨를 바라보았다. 어두워서 확실히 알 수 없었지만, 금발을 치렁치렁 하게 기른 20세쯤 되어 보이는 여자였다. 두 눈을 감고 있어 눈동자의 색은 알 수 없었고, 두 미간 사이가 어두운 빛을 띄는 것이 무슨 독에 중독이라도 된 듯 보였다. 앞머리에 반쯤 파묻힌 붉은 머리띠가 유난 히 눈에 들어왔다. 세레티 역시 그녀가 독에 걸렸다는 것을 발견한 듯 한참 동안 여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금발과 흑발의 사내들은 란테르트 일행을 발견하자마자 입을 열었다. 먼저 입을 연 것은 금발이었다. "혹시... 치료마법에 능한 분계십니까?" 란테르트가 알고 있는 그는 여유 있고 느긋한 모습이었지만, 오늘은 웬일인지 다급해 있었다. 아마도 그 금발의 여자 때문인 듯 했다. 그의 물음에 세레티가 나섰다. "제가 의술에 조금 자신이 있습니다. 치료술사 이기도 하구요." 세레티의 대답에 안심한 듯 금발은 흑발을 한 번 바라보았고, 흑발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 여자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이내 세레티의 치료는 시작되었다. 감겨있는 눈동자를 한 번 뒤집어 보고는 이내 마법을 일으켜 해독의 주문을 걸기 시작했다. 금발과 흑발의 시선은 온통 그 금발의 아가씨에게로 향해 있었으 나.... "괜찮을까?" 흑발이 걱정스럽게 입을 열자 금발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잘은 모르지만 상당한 회복술사 이신 것 같으니...." 흑발이 물었다. "어떻게 알아?" 금발이 답했다. "그냥 느낌이야." 그의 이 대답에 흑발은 잠시 시선을 금발에게로 향했다. 금발은 그런 그의 시선은 눈치채지 못한 듯 그 아가씨를 계속해 바라보았다. "네 느낌 신용할 수 없어. 아이렌느가 다친 것도 네 그 돌팔이 같은 느낌 때문이잖아." 흑발은 이렇게 말하며 다시 시선을 그 아이렌느라는 아가씨에게로 향 했고, 금발은 한 타이밍 늦게 흑발을 바라보며 말했다. "돌팔이 같다니? 그때 분명히 위험할 것 같은 느낌이 오기는 했어. 대처가 늦었을 뿐이지...." 금발은 다시 아이렌느를 바라보았다. 란테르트는 이 둘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었다. 이전에 도 이 둘은 이렇게 끊임없이 말싸움을 했었던 것 같았다. 다만 다른 점은, 오늘은 왠지 금발이 밀린다는 것이었다. 둘 모두, 아이렌느 때 문인지 동요하고 있었다. 오래지 않아 아이렌느의 치료가 끝났다. 미간 사이의 검은 기운도 거 의 사라졌고, 숨소리도 전과 다르게 많이 차분해져 있었다. 그녀는 무릎정도 오는 넓은 녹색의 주름치마와 다시 무릎까지 오는 긴 담갈색 가죽장화를 각각 입고 신고 있었으며, 위로는 두겹의 밝은 색 면티와 정장 비슷한 연두색 슈트를 입고 있었다. 전체적인 느낌은 이런 산 속에서 활동하기 편하게 고친 정장, 이었다. 약간 이상한 것 은 허리 부분에 메어있는 가방이었는데, 왠지 모양이 약간 이상했으며 상당히 무거워 보였다. 아이렌느가 한숨 돌리고 나서야, 금발과 흑발은 란테르트와 세레티를 자세히 살폈다. 그리고는.... 그 둘은 먼저 세레티에게 감사인사를 했다. 금발은 능수 능란한 말솜 씨로 감사하다는 마음이 그득한 인사를 건넸고, 흑발은 조금은 딱딱하 고 차가운 말투로 감사를 전했다. 이렇게 둘의 외모만큼이나 개성적인 인사였으나, 감사라는 마음에 있어서는 거의 차이가 없는 듯 보였다. 이어 그 둘은 란테르트를 바라보았고, 곧바로 금발의 표정이 조금 변 했다. 뒤이어 흑발의 표정이 변할 때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는데, 역 시 조금은 둔한 듯 했다. "당신...." 금발이 중얼거렸고, 흑발이 뒤이었다. "그때 그로군...." 란테르트는 그들이 자신을 알아보자 담담히 고개를 끄덕여 인사했다. 금발은 이내 표정을 유들유들한 미소로 바꾸었다. "정말 우연치고는 공교롭군요.... 얼마만인가요? 제 기억으로는 그 사이 8년이 지난 것 같은데.... 머리카락 색이 많이 변해 못 알아 볼 뻔 했습니다." 금발의 말에 란테르트는 가벼이, 하지만 약간은 쓸쓸한 미소를 지었 다. "8년.... 입니다." 금발은 란테르트의 대답에 다시 한차례 미소짓고는 시선을 세레티에 게로 향했다. 한가지 확인할 것이 있어서였다. 하지만.... 금발은 8년전에 란테르트가 한 여자를 찾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냈다. 기억력 하나는 비상한 자신이기에, 그 기억은 확실했다. 하지만.... 분명 그가 찾는 여자는, 담갈색 머리칼 의, 자신도 이미 한차례 만난 적 있는 아가씨였다. 그런데, 지금의 이 여자는 붉은 머리칼을 하고 있었고, 생긴 것도 완전히 달랐다. 금발은 다시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그의 눈동자를, 횃불 에 일렁이고 있는 그의 붉은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일이.... 틀어지셨군요...." 금발이, 조심스럽고도 약간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의 말에 흑발은 무슨 소리냐는 듯 금발을 바라보았고,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위로를.... 해 드려도 괜찮겠습니까?" 다시 금발이 입을 열었고, 란테르트는 씁쓰레한 미소를 한차례 지었 다. "정말 발랄한 아가씨였는데.... 8년전의 모습이 선하군요...." 금발의 말에 란테르트는 두 눈을 감아버렸다. 잠시동안.... 시각적인 자극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아니, 어쩌면 터져 나올지도 모르는 눈물을 미리 막으려는 행동인지도 몰랐다. 세레티는 이 둘의 대화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금발이 내뱉는 말 도, 란테르트의 저러한 반응도.... 그리고 흑발은 어렴풋이 감을 잡아 가고 있었다. 금발은 한참 동안 란테르트를 바라보았고, 란테르트는 두 눈을 감고 있었다. 주위는 그렇게나 조용했고, 아이렌느의 조그마한 신음소리가 터져나올 때까지, 어느 누구도 숨소리 하나 크게 하지 못하였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742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65 올린이:광황 (신충 ) 98/12/25 05:47 읽음:2538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으음...." 아이렌느의 조금한 신음소리는, 화르륵 거리며 타오르는 횃불 소리에 도 못 미칠 만큼 조그마한 것이었으나, 모두의 시선을 끌어당기기 충 분했다. 금발과 흑발은 란테르트에게 향했던 몸을 돌려 아이렌느에게 로 걸음을 성큼성큼 옮겼고, 란테르트 역시 감았던 눈을 떠 그 금발의 아가씨를 바라보았다. 아이렌느 곁에 앉아있던 세레티는 그녀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자 이번에는 회복 주문을 걸어 주었고, 오래지 않아 아이렌느는 두 눈을 번쩍 떴다. "아야!...." 그리고 그녀가 내뱉은 말이었다. 금발과 흑발은 동시에 무릎을 꿇으며 그녀 곁에 앉았고, 이내 금발이 물었다. "아이렌, 괜찮니?" "아!.... 오라버니...." 아이렌느는 그 금발을 시야에 잡자마자 이렇게 말하며 미소를 지었 다. "어디 아픈 곳 없어요?" 곁에 있던 세레티가 물었고, 아이렌느는 고개를 돌려 세레티를 바라 보았다. "누구시죠?...." 그녀의 물음에 세레티는 웃으며 답했다. "세레티라고 해요." 금발이 부연했다. "널 구해주신 분이야." 아이렌느는 금발의 말에 아,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이내 세 레티를 향해 인사했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아이렌느라고 해요. 그냥 아이렌이라 고 부르세요." 그녀의 말에 세레티가 활달이 인사했다. "감사는.... 별일 아니에요. 그보다, 다른 분들도 이름 정도는 알려 주시겠습니까?" 세레티의 말에 흑발이 나섰다. "이유가 있어 본명은 밝힐 수 없습니다." 뒤이어 금발이 입을 열었다. "그냥, 에스와 엠이라고 부르세요. 제가 엠(M)이고, 저 흑발이 에스 (S)입니다." 엠의 말에 에스가 곧바로 나섰다. "바보 같기는.... 기껏 네가 본명을 밝힐 수 없다고 이야기하고는, 그렇게 이름의 약어를 가르쳐 주면 어떻게 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금새 눈치챌 수 있겠다!!" 그의 말에 엠이 슬쩍 웃으며 말했다. "오히려 네가 그 사실을 말해 버리는군! 난 단지, 검사와 상인이라 는, 소드맨과 머천트맨의 약어를 이야기한 것 뿐이야. 난 상인이니까 머천트맨이고, 약어로 엠, 그리고 넌 검사니까 에스. 그런데 오히려 네가 그 사실을 말해버리다니.... 역시 머리가 나쁜 것은 어쩔 수 없 구나!!" 에스가 벌컥 화를 냈다. "하,... 하지만, 나한테는 그런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없잖아! 그러니 모를 수밖에...." "나와 사귄지 언 25년이 넘었다. 그 정도면 이심전심의 비법 정도는 터득해야 하는 거 아니야?" "너야 원래 악덕 상인이니까 그런 사술을 익히겠지만, 나는 정통 검 가에서 검을 익힌 검사야. 오로지 검만을 익힐 뿐이지." 에스는 조금 밀리는 대화에 조바심이 났으나.... 어차피 10전 9패의 말싸움이었다. 엠은 여전 입가에 미소를 띄고 있었다. "네가 검사던가? 용병으로 알고 있는데.... 설마 내가 방금전 검사라 고 격을 높여준 것 때문에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니겠지? 그렇다면 조 금 미안한걸.... 괜한 망상을 품게 만들어서.... 처음부터 에이치(H : Hireling)라고 불러줄걸 그랬나?" 그때, 막 기절상태에서 깨어난 아이렌느가 몸을 일으켜 둘을 향해 말 했다. 입가에는 조그마한 미소가 피어 있는 것이 재미있는 모양이었 다. "멜..., 아니지 엠 오라버니, 에스 오라버니! 그만들 둬요. 다른 사 람들 앞에서...." 그리고는 뒤이어 세레티에게 말했다. "저 둘 사실은 굉장히 친해요. 제가 저 두 사람을 알기도 전부터 친 구였대요.... 듣기로는, 걸어다니기 시작했을 때부터 알고 지냈다던 데...." 아이렌느의 말에 에스가 천만이라는 말투로 외쳤다. "친해? 저런 녀석과? 불쌍해서 상대해주는 것 뿐이야!" 엠이 받았다. "나야 말로지. 솔직히 나처럼 돈 많고 자비로운 상인 아니었으면, 누 가 자네같이 성격만 나쁘고 입이 더러운 사람을 경호원으로 고용하겠 냐?" 에스가 차가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흥! 더러워서 그만 두던지 해야지.... 누가 들으면 내가 불쌍해서 고용해 준 것으로 착각하겠다." 엠은 여전 웃는 얼굴로 대꾸했다. "사실 아니던가? 게다가 그만 둘 수도 없는 처지에 말이 많군." 그의 이 마지막 말에는 에스 역시 반박하지 못하였다. 정말 그만둘 수 없는 무슨 이유가 있는 모양이었다. 에스는 곧바로 아이렌느를 한 차례 바라보았고, 이내 시선을 어둠 속으로 던졌다. 아이렌느는 여전 재미있다는 듯 생생한 미소를 지었다. 왠지 곱게 자 란 듯한 하얀 얼굴에 혈색이 돌며 미소가 피어나는 모습에 겨울의 장 미라는, 시의 소재로나 알맞을 듯한 이미지가 떠올랐다. 에스는 또 다시 패함으로써 총 전적 십팔만육천사백구십육전 십팔만 육천사백구십오패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단 한 번이긴 말싸움은, 그 날짜와 내용을 대강 기록해 두었을 정도로, 엠의 말재주를 이기는 것 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뒤이어 엠은 온화한 미소를 세레티에게로 향했다. "이유가 있어 본명은 알려드리기 힘듭니다. 실례인줄 알지만,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세레티는 그의 말에 고개를 한차례 끄덕여 주었다. "괜찮아요. 뭐 그럴 수도 있죠." 이어 엠이 란테르트에게 물었다. "혹시, 이름을 물어도 실례가 아닐까요?" 그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천천히, 그리고 짧게 답했다. "란테르트...." 엠은 미소를 지었다. "아, 란테르트씨.... 알게 된지 8년이 흐른 지금에야 이름을 듣게 되 는군요...." 란테르트는 대꾸치 않았고, 엠은 상관없다는 듯 고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의 미소라는 것은 상인이라는 그가 밝힌 직업답게, 왠지 보 고 있으면 끌리는 그러한 것이었다. 그러한 그의 미소와 만나면, 어떠 한 사람이라도 결코 그와 이익을 보는 거래는 하기 힘들리라.... 한편, 세레티는 아이렌의 상처를 조금 더 살피다가 엠을 향해 물었 다. "그보다, 이러한 산 속에 무슨 일이세요?" 그녀의 물음에 엠은 잠시 생각에 잠기었고, 이내 천천히 입을 열었 다. "혹시, 두분 저를 도와 한가지 일을 하시겠습니까? 물론, 보수는 섭 섭지 않게 드리겠습니다." 세레티가 다시 물었다. "그 일이라는 것이 , 방금전 저의 질문과 상관 있는 일입니까?" 그녀의 물음에 엠은 고개를 끄덕였고 이어 란테르트가 입을 열었다. "듣고 결정하겠습니다." 란테르트의 이 대답은 세레티로서는 의외였다. 엠은 약간 난처한 듯 곧바로 답하지 않았고, 곁에서 에스가 말하지 말라는 표정을 노골적으로 지어 보였다. 곧바로 란테르트가 입을 열었다. "무기, 마법아이템.... 이 두 가지와 관련된 일이 아니면 관여치 않 겠습니다. 보수로 이 두가지중 한가지를 주셔도 무방합니다." 그러자 엠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럼 말씀 드리지요. 저희 둘의 원래 직업은 조금전 말씀 드린 데로, 상인과 용병, 아니 검사로 해 두지요." 이순간, 엠은 에스를 바라보며 한차례 웃었고, 에스는 흥 하는 콧웃음 을 쳤다. 엠의 이야기는 계속 됐다. "그리고 취미는 트레져 헌팅으로, 지금도 한 자루의 검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검이 잠들어 있다는 던젼을 찾아 그 안을 헤매리다, 우리 아 이렌이 다친 것입니다. 함께 있던 회복술사는 진작에 죽었고, 그 덕에 우리는 아이렌을 업고 가까운 마을로 찾아가려던 것이었죠." 란테르트는 들으면 들을수록 어디선가 많이 들었던 이야기 같았다. 상인과 용병이라는 것도 그렇고, 트레져 헌팅이라는 점도 같았다. 가 만히 기억을 더듬어 보니, 허트 가에서 들은 이야기 같았다. 그 사람 들의 이름이.... 엠과 에스.... 멜브라도와 센타포.... 대륙 제일의 부호와 그의 경호검사.... 친한 친구이며, 트레져 헌팅 파트너.... 하지만 란테르트는 굳이 그들의 이름을 입밖에 내지 않았다. 일단 정 확하지 않은 추측일 뿐이었는데다가, 상대가 밝히길 꺼려하고 있는 일 이기 때문이었다.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때 에스가 끼여들었다. "하지만, 그 검의 기득권은 저희에게 있습니다." 다시 엠이 입을 열었다. "아니,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저희는 트레져 헌팅 그 자체를 즐길 뿐 으로, 검은 꼭 손에 얻지 못해도 좋습니다. 다만, 회복술사가 없어서 이렇게 부탁을 드리는 것입니다. 보수는 그 검으로 지불하겠습니다. 대신.... 만약 그곳에 검이 없거나, 란테르트씨께서 만족하시지 못하 는 물건이라 하더라도, 저희로써는 책임질 수 없습니다." 역시 상인답게, 이런 상황에서의 계약도 그들에게는 그다지 손해가 없어 보였다.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세레티에게는 의견조차 구하 지 않았지만, 그녀는 그저 묵묵히 란테르트를 따랐다. ".... 그렇게 하겠습니다." 엠은 란테르트가 거래에 응하자 살짝 미소를 지었고, 에스는 곁에서 잠자코 있었다. 언제나 말싸움을 하며 주위에 무관심한 듯 보였지만, 그의 두 눈은 란테르트 및 세레티의 일거수 일투족을 면밀히 살피고 있었다. 어찌되었건 엠과 그의 동생을 지켜야 했으니 말이다. 엠이 뒤이어 입을 열었다. "그럼, 당분간 동료로군요. 잘 부탁 드립니다. 그럼, 일단 노숙 준비 를 하지요...." 그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밤이슬을 피할 준비를 했 다.... 아니, 이러한 산중이라면 이슬보다는 서리가 내릴 것이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7427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66 올린이:광황 (신충 ) 98/12/25 05:48 읽음:2804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어느덧 저녁을 먹었다. 요리는 세레티와 아이렌이 담당했는데, 둘 모 두 상당한 솜씨였기에, 별 것 아닌 재료로 그럴 듯한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세레티는 몇 일전처럼 스푼을 던지고 하는 등의 쇼는 하지 않 았다. 란테르트가 내심 그 모습을 기대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다. 언제나 무표정이니 말이다.... 저녁을 먹은 후 이들 일행은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았다. 세레티는 란 테르트와 단둘이 있었을 때와는 딴판으로 상당히 자신감 있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스스럼없이 다른 세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서도 조금도 지지 않는 모습이 란테르트가 처음 느낀 그녀의 모습 그대로였다. 엠이라는 사내는 상인 특유의 유들한 대화로 분위기를 온화하게 이끌 어갔고, 에스는 그와는 반대로 사사건건 엠의 말을 걸고 넘어졌다. 물 론, 그 반대의 경우도 상당히 많았으나, 에스는 엠에 비해서 먼저 이 야기를 꺼내지 않는 편이었기에 에스가 엠을 걸고넘어지는 경우가 더 많았다. 아이렌은 마냥 행복한 표정이었다. 독에 걸려 기절했었던 사실까지도 즐거워하는 듯 보였기에, 세레티는 조심스레 이유를 물었다. "아이렌양은 즐거워 보여요." 세레티의 물음에 아이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두 오라버니와 함께 여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거든요." 그녀의 말에 세레티는 돌연 궁금한 점이 한가지 생겼다. "둘중 누가 친오빠에요?" 세레티의 물음에 아이렌은 고개를 들어 엠과 에스를 차례로 바라보았 다. 둘 모두를 정이 담뿍 담긴 눈매로 바라보는 것이, 눈길만으로는 결코 대답을 알 수 없었다. 엠과 에스는 그런 그녀의 시선을 의식했는 지 못했는지, 둘만의 말싸움에 전념하고 있었다. "멜브.... 아니, 엠 오라버니가 오라버니이고, 에스 오라버니는 그냥 오라버니라고 부르고 있는 거예요. 전 엠 오라버니의 집에 양녀로 들 어갔어요." "아.... 그렇군요." 그녀의 말에 세레티는 잠시 아이렌의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양녀라 고 말하면서 조금의 표정변화도 없는 것이, 지금의 생활에 매우 만족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이렌은 아까 하던 이야기를 이었다. "올해로 제가 20세가 되거든요. 두 오라버니께서 그 기념으로 이 탐 험에 함께 대려온 거예요. 평소에는 위험하다면서 항상 떼어놓고 떠나 시곤 했거든요...." 아이렌의 말에 세레티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몸을 한차례 훑어보았 다. 몸이 호리호리 한 것이 확실히 힘은 없어 보이는 데다가, 무슨 마 법 같은 것도 익히지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요?" 세레티는 느낀 대로 말했고, 아이렌은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다. "그래요. 하지만, 제게도 무기가 있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가녀리면서도 당찼고, 조금 톤이 높은 이 음성에 일행 모두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이렌은 그런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슬쩍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세레티는 부끄럼을 타는 아이렌의 모습에 미소지으며 물었다. "무기요? 보여줄 수 있어요?" 아이렌은 곧바로 고개를 들어올렸다. 부끄럼을 조금 타는 편이긴 하 지만, 나름대로의 자신 있는 성격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아이렌은 세레티의 말에 고개를 한차례 끄덕인 후 허리에 차고 있던 그 괴상한 가방을 들어올렸다. 무언가 묵직한 것이 들어 있는 듯 보였 기에, 세레티가 장난기 섞인 얼굴로 물었다. "혹시 그 가방 채로 휘두르는 건가요?" 아이렌은 그런 세레티의 물음에 한차례 미소를 짓고는 가방 앞면의 덮은 뚜껑을 열었다. 뚜껑을 열고 보니, 가방이라는 말은 그다지 정확 한 표현이 아니었다. 단지 기다란 가죽을 반으로 접어놓은 것에 불과 한 것으로, 덮개 쪽과 깔개쪽 모두 조그마한 주머니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가방이건 아니건 그런 것은 상관없었다. 놀라운 점은.... "총?.... 이건 권총이잖아요!!" 세레티는 그 물건을 보자마자 놀라움이 가득한 탄성을 내질렀고, 아 이렌은 다시 한차례 미소를 지었다. "네. 총이에요." 란테르트마저도 총이라는 이름의 병기에 호기심이 인 듯 고개를 그쪽 으로 향했고, 아이렌은 가방 깔개에 꽂혀있는 총을 뽑아들었다. 총은 모두 네자루였다. 금속제의 총열과 나무의 손잡이가 꽤나 아름다운 곡 선을 그리며 결합되어 있었고, 총대 옆면에는 장미의 윤곽을 따온 아 름다운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세레티는 아이렌의 손에서 총을 건네 받았고, 자세히 살피기 시작했 다. "호.... 이건, 수석 총이군요.... 남부 지방에서 유행하고 있는 미퀘 리트 식을 베이스로 개조했네요...." 세레티는 이렇게 말하며 방아쇠를 한 번 당겼고, 치각 소리와 함께 노리쇠 부분에 불꽃이 한 번 일었다. "수석 식이라.... 화승총보다 한 단계 발전한 형태...." 세레티는 홀로 이렇게 중얼거렸고, 아이렌은 흥미가 끌린다는 듯 물 었다. "굉장히 자세히 아네요? 보통은 총이라는 물건도 거의 모르던데...." 세레티가 웃었다. "어렸을 때 조금 관심이 많았었거든요.... 뭐, 어찌되었건, 화약무기 는 마법에 비해 위력이 형편없으니까요." 아이렌이 대꾸했다. "뭘요? 이 총은 특별히 제작한 것이 여서 위력이 대단해요. 한 번 보 실래요?" 아이렌은 세레티의 손에서 다시 총을 받아들었다. 그리고는, 가방에 서 가느다란 대롱 같은 것을 꺼내 들었는데, 그 대롱의 끝부분에 손을 가져가 한차례 쓰다듬으며 언록, 이라고 중얼거렸다. 그러자 대롱 끝 부분에서 파란 연기가 조금 피어올랐고, 이내 끝부분을 막고 있던 푸 른색 막이 사라졌다. "화약통이에요. 한회 사용량씩 따로 포장되어 있어요. 습기와 닿으면 안되기에 특별히 마법으로 봉해져 있죠." 아이렌은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자진해 설명을 했고, 곁에서 살피던 세레티는 호, 하는 탄성을 내뱉었다. 그 가방 비슷한 것의 덮개와 깔 개를 살피니 빽빽이 그 대롱으로 채워져 있었다. 란테르트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이 두 아가씨의 대화와 행동 하나하 나를 살폈다. 사실 그는 총이 있다는 사실은 말로만 들었었다. 그것 도, 아주 형편없는 것으로 비하된 모습만을 들어왔기에 지금까지는 한 차례도 얻으려 하지 않았었다. 만약 화약의 위력이 엄청나다면 어째서 마법대신 화약을 사용하지 않는가? 화약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언제인지도 모르는 과거였다. 하지만, 그 화약은 불꽃놀이 이외에는 그다지 쓸모가 없었다. 병기로써의 화약은 파모로아력 560년경에 대 학자 크란트가 만든 흑색화약이 그 시작이 다. 하지만, 그 후로 10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화약병기는 그다지 활성화되지 못했다. 일단, 그 위력이라는 것이, 대구경 대포라 하더라 도 마법에 비해서 크게 떨어지는 편이었고, 정확도도 상당히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게다가, 화약 제작기술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어 화약 값이 만만치 않았다. 총이라는 물건은 사치품이었다. 종종, 마법을 익히기 꺼려하는 보수 파 귀족 집안의 아가씨들이 호신용으로 몸에 지니고 다니기도 하지만, 그것마저도 멋을 위한 장신구로 사용되었다. 근사하게 장식된, 지금 아이렌이 들고 있는 것 같은 총은 어지간한 명검과 그 값이 비슷했다. 싼 것은 10만 하르에서 50만 하르, 미퀘리트 가문의 물건이라면 1백만 하르에 이르기도 했다. 사치품도 이보다 더한 것은 없었다. 100만 하 르면, 거의 300휴뮬(1휴뮬=약 2톤)의 곡물의 가격과 맞먹는 가격이다. 어지간한 영주도 그 정도 돈을 모으려면 몇 해가 걸릴지 알 수 없었 다. 그러고 보니.... 지금의 아이렌은 그렇게나 비싼 총을 네 자루나 가 지고 있었다. 란테르트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중, 몸에 지니고 있는 돈이 가장 많은 듯 보였다. 물론 자신에 비한다면.... 아이렌은 화약을 채워 넣은 후, 다시 가방을 뒤적여 조그마한 총알을 하나 지어 올렸다. 새끼손가락 손톱 만한 쇠구슬이었다. 아직은 전장전식 이었기에, 아이렌은 구슬을 총구에 넣었고, 다시 가 방에서 기다란 꼬챙이 비슷한 것을 들어 총알을 장전했다. 총열 내벽은 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총알에 비해 지나치게 헐 거우면 가스가 세어버리고, 너무 꽉 끼면 파열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 렌의 총은 굉장히 정교한 물건으로 조금의 난점도 없이 총알은 빨려 들어가듯 안으로 들어갔고, 모든 장전이 끝나자 아이렌은 모두를 한차 례 돌아다보았다. 엠과 에스는 별다른 감흥 없이 아이렌을 바라보았고, 세레티는 호기 심이 부쩍 생긴다는 듯 그녀의 총을 살폈다. 란테르트 역시 처음부터 지금까지 시선을 떼지 않았다. 아이렌은 이내 총구를 숲쪽으로 가져갔다. "잘 봐요." 이내 방아쇠를 당겼고, 치각 하는 소리와 함께 방아쇠 위쪽에서 연기 가 피어올랐다. 그러기를 잠시, 돌연 탕, 하는 굉음과 함께, 총구에서 불꽃이 튀었고, 그 반동을 견디지 못한 아이렌은 손을 위로 번쩍 들어 올렸다. 그때 엠이 입을 열었다. "그렇게 팔이 들어 올려지면 조준이 흩어진단다." 엠의 말에 아이렌은 고개를 한차례 끄덕이며 네, 하고 대답했다. 한편 총구를 벗어난 총알은 건너편의 나무 줄기에 박혔고, 팍 하는 소 리와 함께 나무 표피가 으스러지며 가루를 분분히 휘날렸다. 하지만, 관통하지는 못했다. 그 모습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저 정도 위력은.... 란테 르트에게는 그다지 필요 없는 물건 같았다. 반면 세레티는 그 모습에 호, 하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물론, 그 위 력은 자신의 파이어 볼만큼도 되지 않을 듯 했지만, 마법도, 검도 못 쓰는 아이렌에게는 분명 강력한 무기였다. 게다가, 자신이 알고 있던 총이라는 병기는 불꽃놀이용, 이라 생각할 만한 것이었지만, 아이렌의 그것은 경갑 정도는 단번에 뚫을 듯 보이는 것이, 무기라 불리기에 조 금의 손색도 없었다. 아이렌은 다시 한차례 화약과 총을 장전했고, 이번에는 팔이 들려지 지 않도록 신경을 써 방아쇠를 당겼다. 다행스럽게도 이번에는 팔이 크게 들어올려지지 않았지만, 워낙 근력이 떨어지다 보니 조준이 흐트 러지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이 정도면 됐나요? 엠 오라버니?" 엠은 아이렌의 한계가 이 정도라는 것을 알 고 있었기에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한차례 끄덕여 주었다. "그 정도면 괜찮아." 그때였다. 돌연 곁에 앉아있던 에스가 쿡쿡 거리는 웃음을 터트렸고, 아이렌이 그 모습에 뾰루퉁 말했다. "비웃다니 너무해요!!" 아이렌의 말에 에스는 정색을 하며 대꾸했다. "천만에!!! 비웃다니.... 내가 웃은 건 다른 이유야." 아이렌이 다시 표정을 밝게 바꾸었다. "다른 이유라니요?" 아이렌의 물음에 에스는 고개를 엠에게로 돌렸다. ------------------------------------------------------------------- 메리메리메리~~~~ 크리스마스~~~~~~~ ^^ (근데... 크리스마스니 뭐니 느낌이 전혀 없다는..--;; 원래, 명절이라는 것을 뭔 개껌보듯이 하는데다가.... 기독교도도 아니니.... 음.... 그래도 분위기에 휩쓸려서.. ^^) 아무튼, 어쨌건, 좋은게 좋은거니까.... 메리 크리스마스 엔 어 해피뉴이어~~~~ 브레스를 공중으로 뿜어올려 차가운 대기속에 뒤섞어.... 인공 눈을 만들어 내고 있는 수룡 아그라가~~~~ ^^ (헉... 제설기制雪機.... 용왕자리 뺏기면... 스키장에 취직?..--;; 『게시판-SF & FANTASY (go SF)』 1750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67 올린이:광황 (신충 ) 98/12/26 04:05 읽음:2619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엠.... 엠양!! 하하.... 엠마뉴엘, 에밀리, 엠시나!! 엠은 여자이름 이다!!!!" 에스가 웃은 이유는 이것이었다. 아이렌이 엠을 엠이라고 부르자 돌 연 그 이름이 남자이름은 아닌 듯 하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이러한 그의 기습에도 엠은 여유만만했다. "그런가?.... 에스나, 에스이나, 에스타, 에시에, 에소페이스, 에사 미오, 에스프레티아, 에슈메라, 에시하르나, 에사테리아,...." 엠은 이 외에도 끊임없이, 흡사 작명 교본이라도 외운 듯 에스라는 발음으로 시작되는 이름들을 읊어댔고, 에스는 오래지 않아 얼굴이 흙 빛이 되었다. 역시 이런 쪽에 있어서는 엠의 상대가 아니었다. "그, 그만둬!!...." 엠은 에스가 패배를 자인하자 한차례 미소를 지었고, 이내 아이렌을 바라보았다. "아이렌, 그 위력이나 등등, 총은 상당히 위험할 수 있는 물건이란 다. 그러니 조심해서 사용하도록 해." 아이렌은 벌써 수십 번이나 들어온 이야기지만, 여전 웃는 얼굴로 고 개를 끄덕였고, 엠은 온화한 미소를 지어 주었다. 세레티는 곁에서 그 모습을 보며 왠지 마음이 따듯해짐을 느꼈다. 집 안이 집안이니 만큼, 어려서부터 정을 그다지 못 느끼고 자라온 그녀 이기에 새삼 부러웠고 또 질투가 나기도 했다. 한편 란테르트는 진작 고개를 숲쪽으로 돌렸다. 더 이상 상대할 이유 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에스는 방금 전의 패배를 만회할 기회를 엿보다가 돌연 희색을 띄었 다. "그러고 보니, 엠과 에스 모두가 여성형 이름이구나!!" 그의 말에 엠은 그게 어쨌냐는 듯 에스를 바라보았고, 다음 순간 그 가 그렇게 말한 이유를 깨닳을 수 있었다. 에스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그 에스와 엠이라는 이름을 지은 사람이 누구더라 ~~~~!!" 에스의 말에 엠은 지긋이 미소를 지었다. "물론 나지." 에스는 그의 대답에 묘한 미소를 지었다. "네 녀석의 작명센스라는 것도.... 문제가 있구나!!" 속으로는 박장 대소를 하고 있으리라.... 다만, 약간은 진지한 척 하 는 것을 즐기는 에스이기에 겉으로는 미소 정도로 표정을 관리하고 있 었다. 에스의 이러한 공격에도 엠은 슬쩍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속 으로는 조금 당황하고 있으리라. 상인의 기지를 발휘하여 억지 미소를 지을 뿐일 것이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엠의 표정이 조금 더 환해졌다. "물론 엠과 에스는 여성형 이름 같아 보이지. 하지만, 남자이름의 애 칭도 될 수 있다. 엠볼트, 엠크리드, 엠그라튠, 에말토리온 등등, 그 리고 에스도, 에스카르트, 에스티콜, 에스파알, 에스라이트.... 더 읊 어달라면 해 줄 수도 있어." 그의 대답에 에스는 순간, 읔 하는 짧은 신음 성을 내뱉었다. 저녁에 연달아 2패라니.... 아이렌은 언제나 재미있다는 듯 그 둘의 말싸움을 지켜보았고, 세레 티 역시 얼굴에서 미소를 지우지 못하였다. 화기애애.... 하지만, 이러한 것과는 그다지 어울릴 수 없는 한 남자는.... 네명의 남녀가 웃으며 이야기하는 사이에도 조용히 나무 등걸에 기대 어 앉아 멀리 숲속을 바라보았다. 흡사 그곳에서 누가 자신을 지켜보 고 있기라도 하는 듯.... 다음날 아침 일찍 일행은 그 엠과 에스라는 트레져 헌터들이 탐사하 던 던젼으로 향했다. 던젼은 일반의 동굴은 아니다. 보통 동굴에 무슨 보물 따위가 묻혀 있겠는가? 그리고, 그러한 동굴에서 보물을 찾는 것 은 트레져 헌터가 아닌 광부이다. 그저 곡괭이로 보물들을, 정확히는 보물의 원석을 내려치는 광부들. 던젼이라는 것은 특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혹은 개조되어진 동굴이 다. 그 목적이라는 것은 지금과 같이 무슨 특별한 물건의 봉인이나 대 마도사의 은거처등일 수도 있고, 신들이 만들었다고 알려지는, 사람들 로서는 그 던젼의 용도를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어찌되었건, 던젼 이라는 곳은 결코 범상한 곳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트레져 헌터들이 꼬이는 것이겠지만.... 모든 것에는 일장일단이 있듯, 보물이 숨겨져 있는 던젼은 그 반대급 부로 마물들, 혹은 몬스터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다. 아무래도 마법으 로 만든 공간이다 보니, 괴생명체나 마물들이 어떠한 본능적 친근감 같은 것을 느끼는 모양이었다. 란테르트가 그 두 사람을 따라 산 속을 몇 구비나 해 매어 점심나절 에나 도착한 곳은, 산등성이와 등성이 사이에 생긴 자연적인 공터였 다. 정면으로는 커다란 바위가 턱하니 버티고 있었고, 그 바위 밑동에 두 사람이 나란히 설 만한 동굴이 하나 눈에 띄었다. 아마도 그들이 말한 던젼이라는 곳이 바로 그곳인 모양이었다. 그것 외에는 그저 푸 른 나무들로 멍청히 둘러쌓여있는 산 속의 한 아늑한 공터일 뿐이었 다. 세레티는 주위를 한차례 휘 둘러보더니, "이곳으로 이사올까? 꽤 경 치가 좋군요...." 라고 말했고, 아이렌은 곁에서 듣고 있다가 그녀를 따라 경치를 살폈다. "그러고 보니.... 꽤 아름다운 곳이네요." 이들은.... 소풍을 와버렸다. 한편, 조금은 진지할 줄 아는 세 남자들은 천천히 장비 정검을 시작 했다. 물론 란테르트야 별 하는 일없이 서 있었지만.... 엠이 모두를 향해 입을 열었다. "그럼, 이제부터 던젼 안에서의 역할 분담을 하겠습니다. 먼저, 저희 둘은 선봉역할을 맡겠습니다. 물론, 란테르트씨가 저희보다는 훨씬 강 하지만.... 일단 던젼에서의 경험은 저희가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렇게 말하며 그는 란테르트를 바라보았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한차 례 끄덕여 상관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엠은 그런 그에게 한차례 미소를, 전혀 상인으로써의 가식이 없는 트 레져 헌터로써의, 지었고 하던 말을 이었다. "저희 뒤로는 세레티 양과 아이렌이 서겠습니다. 세레티양은 저희 모 두의 치료를 담당해 주시고, 아이렌은.... 스스로를 지키는데 최선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팀의 리더로써 말하고 있기에 엠은 동생인 아이렌에게까지 경어를 썼 고, 아이렌은 그런 그를 따라 진지하게 네! 하고 답했다. 하지만, 조 금도 진지해 보이지는 않았다. 엠은 마지막으로 란테르트에게 말했다. "란테르트씨는, 일단 후방을 막아 주시고, 아이렌에게 많은 신경을 써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셋은 최악의 경우 저희들의 몸을 지키기에 도 벅찰 수 있으니.... 아이렌은 란테르트씨께 맡기겠습니다."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여 응대했고, 엠은 모두를 한차례씩 바라보며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보통의 동굴이 습하고 음침한데 비해, 이곳은 보송보송 말라 있는 데 다 어찌 보면 아늑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엠과 에스는 전방에서 세레티가 만들어준 파르스름한 빛의 구슬과 함 께 조심스레 전진했고, 그 뒤에서 세레티의 팔을 붙잡은 채 아이렌이 힘겨운 걸음을 걷고 있었다. 전날의 기억도 있고 해서인지, 아이렌은 조금 무서워하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뭐가 그리 즐거운지 미소는 잃지 않았다. 세레티는 이번이 두 번째 던젼탐사였다. 말을 시작하게 되고, 걸음을 떼기 시작했을 때부터 유난히 마법을 좋아해 마법을 익히기 시작한 그 녀는 17, 8세쯤 꽤 대단한 경지의 마법사가 될 수 있었고, 그때 처음 으로 던젼 탐사를 갔었다. 당시 가문에 기거하던 몇몇 기사들과 함께 위다 남부의 해안 가에 있는 던젼을 탐사했었는데, 그때는 너무 힘들 어 중간에 포기했었다. 그녀는 잠시 눈앞의 두 남자를 바라보았고, 이어 자신의 팔에 매달린 채 오들오들 떨고있는 한 아가씨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뒤이어 고개를 돌려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는데.... 이런 사람들이 탐사해 결과를 얻지 못하는 던젼은 없을 듯 싶었다. 란테르트는 언제 나와 같은 표정으로 모두의 뒤를 걷고 있었다. 간격 은 두세 걸음쯤 두어 비상시에 대처할 수 있게 했고, 신경은 온통 주 위를 살피고 있었다. 그는 어떤 의뢰를 맡았을 때는 그 의뢰를 성실히 수행했다. 만약 그럴 수 없을 것 같은 일이면 아예 맡지를 않았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걸음을 옮기는 사이 일행은 거대한 홀에 걸음 을 들여놓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벽이 거칠게 울퉁불퉁하고, 폭도 들쭉날쭉해, 어떤 곳에 서는 허리를 굽혀야 했고, 어떤 곳에서는 한 줄로 서서 걸어야 했으 니, 천연동굴의 모습 그대로를 하고 있었으나, 이 홀은 아닌 듯 하였 다. 벽면도 천장도 미끄럽게 다듬어져 있었다. 일행이 쏟아져 나온 입구 외에 세 방향으로 더 길이 나 있는 이 홀은 높이가 거의 100휴리하(1휴리하=약 1미터)나 되는 거대한 공간이었다. 세레티가 문득 천장을 바라보니, 돔 모양의 천장 중심부에 8망성의 마법진이 그려져 있었다. 그 팔망성을 중심으로 동심원이 9개 그려져 있었고, 각각의 동심원 사이에는 바닥에서도 보일 정도로 선명하게 신 화시대의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 9개의 동심원 밖으로는 흡 사 태양의 불꽃과도 같은 일렁임이 그려져 있었다. "태양 이로군요...." 세레티는 한참 바라보다 이렇게 중얼거렸고, 엠과 에스, 아이렌, 그 리고 란테르트까지 동시에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맞습니다. 솔이라는 이름의 신을 상징하는 8망성을 중심으로한 9개 의 동심원.... 이건 신화시대의 그림에도 자주 나오는 태양의 상징무 늬입니다." 엠이 대꾸했고, 세레티는 이어 입을 열었다. "첫 번째 동심원에는.... 화염의 신 피미오 님에 관한 이야기가 적혀 있고.... 두 번째 동심원에는 행운과 불행을 관장하는 두 신, 데로드 님과 데블랑 님에 관해 적혀있군요...." 잠시 목이 아픈 듯 고개를 숙인 세레티를 대신에 엠이 설명을 이어받 았다. "세 번째 동심원은 물의 신 펜태스트님, 그리고 네 번째가 번개의 신 알리오토님, 그 다음이 사랑의 신 리돌라님, 그 다음 동심원에는 바람 의 신 벨티오나님, 그 다음이 대지의 신 에르리아님.... 그리고, 여덟 번째와 아홉번째가 각각, 악함을 관장하시는 이게람 님과 얼음을 관장 하는 켈모니아님입니다. 모두 여섯 신들의 혼들이시지요." 그의 설명에 세레티는 엠을 한차례 바라보았다. "상당하시네요. 모두 당신이 읽으신 건가요?" 상당한 정도가 아니었다. 신화시대 글자는 대학에서 강좌를 개설할 정도로 어려운 학문분야였다. 일단, 아직까지도 완전히 그 전모가 밝 혀지지 않은데다, 완전히 대가 끊긴 말이어서 도저히 더 이상은 알아 볼 방도가 없었다. 게다가, 신화시대 글자를 공부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쓸모 라고는 신화를 읽는 것 외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힘들게 공부해 세상 에 전해져 있는 딱 한 권의 책밖에는 읽을 수 없는데, 무엇 하러 공부 하겠는가? 귀족들과 마법사들에게는 반쯤 필수였지만, 조금 공부하다 마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세레티는 이 엠이라는 남자를 조금은 다시 보게 되었다. 평소 에스라 는 남자와 말싸움 외에는 그다지 하는 것이 없던 사람이었기에, 게다 가 스스로 밝혔듯이 상인이라는 평민 계급에 속한 사람이었기에 조금 은 무시하고 있었었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신화시대의 글자를 읽은 이상 마음은 변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이어 고개를 하늘에서 땅으로 끌어내렸다. 태양이고 뭐고 간 에 지금 중요한 것은 앞에 보이는 세갈래의 길중 어느 곳으로 들어가 느냐 하는 것이었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7508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68 올린이:광황 (신충 ) 98/12/26 04:05 읽음:2632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에스가 입을 열었다. "어떻게 할래? 가운데는 안돼. 한 번 실패했잖아." 엠이 그의 물음에 음.... 하는 신음을 내뱉다가 중얼거렸다. "오른쪽." 그 말과 동시에 에스는 몸을 왼쪽으로 틀었고, 엠은 피식 웃으며 그 의 뒤를 쫓았다. 에스는 엠이 자신이 가는 방향으로 순순히 따라오자 돌연 이상한 느 낌이 들었다. "어이, 어째서 그냥 따라오는 거지? 오른쪽이라고 했잖아." 몸을 돌리며 물어오는 에스를 향해 엠은 담담히 미소지었다. "네가 내 말을 듣지 않을 줄 알고, 처음부터 가고 싶은 곳의 반대 방 향을 말했거든." 이 말에 에스는 낯빛을 조금 바꾸며 몸을 180도 선회했다. 이제는 오 른쪽으로 가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엠은 선선히 걸음을 옮겼고, 에스는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다시 걸음을 멈추었다. "이번에는 또 왜 아무말 없어?" 그의 물음에 엠은 더더욱 온화한 미소로 입을 열었다. "사실은 원래 오른쪽으로 가려 했는데.... 네가 왼쪽으로 가서 계략 을 쓴 거야. 내가 그렇게 답하면 네가 다시 오른쪽으로 갈 줄 알았 지." 그의 대답에 에스는 더더욱 얼굴빛이 어두워지며 다시 몸을 돌렸다. 왼쪽으로 향한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엠의 얼굴빛은 변하지 않았 고, 에스는 어찌할 바를 모른 채 갈팡질팡했다. 오른쪽으로 가려 니.... 처음이 걸렸고, 왼쪽으로 가려니.... 두 번째가 걸렸다. 엠은 그가 좌우 양쪽을 번갈아 바라보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에 거의 웃음을 터트릴 듯 입술을 살짝살짝 움직였고, 세레티와 아이렌은 진작부터 킥킥거리는 웃음을 내고 있었다. 한참동안 방향을 가늠하던 에스는 결국에도 결론을 내지 못하였고, 엠을 향해 입을 열었다. "알았어! 네가 가자는 데로 갈 테니까, 어서 방향이나 정하자!" 또다시 패배.... 에스의 말에 엠은 고개를 한차례 끄덕이며 오른쪽으로 향했고, 에스 는 이때다 하며 왼쪽으로 움직이려 했다. 순간 엠이 조소 섞인 한마디 를 내뱉었다. "남자가 한 번 내뱉은 말을 어기려고 하는 거야?" 그의 이 한마디에 에스는 잠자코 그의 뒤를 따랐다. 그렇게 일행은 오른쪽으로 향했고, 세레티와 아이렌은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아직까지도 종종 쿡쿡 거리는 절제된 웃음을 터트렸다. 만약 당사자가 눈앞에 없었더라면 배를 잡고 바닥을 뒹굴었을지도 모를 일 이다. 란테르트는 방향이 결정되자 묵묵히 그들 뒤를 쫓았다. 입구를 통해 들어가니 흡사 무슨 건물의 회랑이라도 되는 듯 잘 다듬 어진 길이 일직선으로 이어졌다. 물론, 종종 굽어지고 오르락내리락 하기도 했으나 어찌되었건 길은 상당히 잘 닦여 있었다. 반시간 가량을 그러한 길속을 헤매었는데, 다행히 미로가 아니었기에 그다지 힘들지 않게 안으로 향할 수 있었다. 종종 어떠한 던젼은 던젼 전체를 미로로 만들어 놓기도 했는데, 한 번 잘못 발을 들여놓았다가 는 굶어죽기 딱좋다. 어느덧 다시 한 번 동굴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벽에는 어느사이엔가 무늬가 그려져 있었고, 바닥 역시 알록달록한 벽돌로 이러 저러한 기 하학적 문양이 놓여졌다. 종종 벽부분이 움푹 들어가 그곳에 촛대가 놓여있기도 하였고, 아름다운 조각상이 놓여 있기도 하는 등 이제는 어느 왕궁의 회랑을 거니는 듯 했다. 광경이 이렇게 변하자 엠이 입을 열었다. "결코 물건에 손을 대지 마십시오. 함정일 가능성이 많으니까요." 그때까지, 던젼의 분위기에 압도되어 입을 다물고 있던 일행은, 물론 란테르트를 제한, 이 엠의 말에 말문이 트였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 말을 할인간은 에스뿐이겠지만.... "하지만, 함정이 아닐 경우에는 우리 손해잖아. 하다못해 이 조각상 만 해도 가지고 나가면 몇십만 하르는 족히 받을 수 있을 텐데...." 그의 말에 엠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렇겠지.... 그럼, 가지고 나가자." 엠이 이렇게 말하며 에스가 가리킨 그 조각을 들어올리려고 하자 에 스가 그의 몸통을 붙잡았다. "그래, 그래 내가 잘못했다...." 엠이 천연덕스럽게 대꾸했다. "잘못한 것 없잖아? 네 말도 상당히 일리가 있어." "됐네요.... 그냥 가자." 에스가 진지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둘중 누군가 이러한 표정으 로 말을 하면, 둘은 약속이나 한 듯 입씨름을 멈추었다. 무언중의 신 호라 할까? 어느 샌가 길은 일직선으로 놓이게 되었다. 단지 곁가지 길을 만들지 않는다는 뜻이 아닌 말 그대로 일자의 길이었다. 하지만.... 돌연 엠이 발걸음을 멈추었고, 에스도 동시에 걸음을 멈추었다. 앞에 벽이 보였다. 막다른 곳까지는 일자로 10여 휴리하 정도 이어진 평범 해 보이는 길이었지만, 왠지 낌새가 이상했다. 엠은 모두를 향해 손을 들어 따라오지 말라는 신호를 보낸 후 에스와 함께 동시에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바닥에는 가로세로 한뼘 가량의 녹색과 금색의 블록들이 체크무늬를 이루고 있었는데, 이 두 사람은 한 개의 타일씩 조심스레 밟았다. 그리고 아무일 없다 싶으면 그곳에 염료로 색을 표시해 두었다. 다시 두세 걸음을 조심스레 걷던 이들은 동시에 걸음을 멈추었다. 그 리고는 흡사 약속이라도 한 듯한 같은 동작으로 품안에서 한가지 물건 을 꺼내들었다. 안경 비슷한 물건으로 금발의 것은 알이 동그랗고 조 그마한 학자풍의 안경이었고, 에스의 것은 엷은 색까지 입혀진 날카로 운 디자인의 것이었다. 둘은 동시에 안경을 쓴 후 앞을 자세히 살폈 다. 이 두 개의 안경은 뷰 마나포스의 마법이 걸린 안경으로 쓰고 있으면 주위의 마법력의 흐름을 간단히 나마 알 수 있었다. 둘 모두 마법을 익힌 적이 없었기에, 물리적 트랩은 간단히 피해낼 수 있었지만, 마법 트랩은 전혀 손을 쓸 수 없었다. 그 때문에 만든 것이 이 안경이었다. 둘 모두의 감은 거의 인간의 것이 아닌 듯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안 경을 통해 녹색의 선이 두 개 가로로 질러 있었다. 아마 그 선에 어떠 한 것이라도 닿게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나도 단단히 일어날 것이다. 엠과 에스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음, 하는 나지막한 신음을 내뱉 었다. 공간이 좁은 편이고 세레티의 라이팅 마법의 광도가 상당했기에 걷는다거나 주위를 살피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이러한 장애물이 앞을 가로막는다면 얘기가 틀리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조용히 생각에 잠기었다. 이런 타입의 트랩은 처음이 아니지만, 언제나 까다로웠다. 이러한 트랩을 해체하는 방법은 단 두 가지뿐이다. 하나는, 트랩의 활동을 정지시키는 방법으로, 정확 히는 마법 매개물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다. 마법이 사람도 없이 유지 되는 이유는 모두 그 마법 매개물 덕으로, 마법력을 봉인해둔 보석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하나의 방법은 그냥 트랩에 걸리는 것 으로, 생각보다 별 것 아닌 트랩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겨우 화살 한 두발 날아오는 트랩이라면, 괜히 제거하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 다 그냥 걸려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중 하나였다. 천장 여기저기와 벽쪽에 조그마한 화살구멍을 보아하니, 화살 발사 트랩 같았지만, 꼭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었기에 이 둘은 망설이기 시 작했다. 가장 좋은 것은 전자의 방법이었지만, 도대체 그 마법 보석이 어디 처박혔는지 알 수가 없었다. 바보 멍청이가 아닌 다음에야 보이는 곳 에 그러한 보석을 감추어 둘리는 없었다. 다만, 트랩이 있는 곳에서 아주 멀리 떨어지지는 않은 곳에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을 수 있었으 나, 그러한 위안은 그다지 효용이 없었다. 하나도 안 기쁘단 말이다. "한번 걸려 볼까?" 에스가 물었고, 엠은 생각에 잠기었다. "글세...." "하지만, 근처에 없는걸.... 아마도 땅속 깊이나 천장위로 한참 높은 곳, 벽 속 따위에 있을 꺼야. 그런 건 찾는다 해도 제거하기 힘들어." 엠은 에스의 말에 으음, 하는 신음을 내뱉었다. 그러던중 돌연 함께 온 일행에 생각이 미쳤다. 언제나 일행 없이 단둘이 여행을 다녔기에, 이 둘은 종종 일행과 함께 있다는 것 잊곤 했다. "세레티양, 혹시 이 근처에 마법석이 있는지 찾아 주십시오." 세레티의 능력이라면, 뷰 마나포스가 걸린 안경 따위보다는 훨씬 정 확하고 꼼꼼히 마법력을 탐색해 낼 수 있을 것이기에 엠은 이렇게 부 탁했고, 세레티는 고개를 끄덕이며 정신을 집중했다. "음.... 저 복도 끝에 그다지 강하지 않은 마법을 일으킬 수 있는 마 법 매개석이 놓여있어요." 그녀의 말에 둘은 동시에 희색을 띄었고, 안경을 낀 채 눈까지 찡그 려가며 전면을 살폈다. 하지만, 역시 안경으로는 볼 수 없는 물건이었 다. 엠은 안경을 벗으며 세레티에게 입을 열었다. "복도 끝에 빛의 구슬을 하나 더 만들어 주시겠습니까?" 그의 말에 세레티는 고개를 끄덕이며 빛의 구 하나를 만들어 그곳까 지 날려보냈다. 다행히 그 마법 트랩은 마법에는 반응하지 않는 모양 이었다. 빛이 끝까지 도달하자 벽이 눈에 뜨였고, 그 벽에는 거대한 드래곤의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용은 거대한 날개와 꼬리, 그리고 목을 이용하 여 어떠한 물건을 감싸고 있는 포즈를 취하고 있었는데, 그 용이 감싸 고 있는 물건이 바로 그 마법석인 모양이었다. 엠은 뒤이어 아이렌에게 말했다. "아이렌, 총을 좀 빌려주겠니?" 아이렌은 그의 말에 네,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가방에서 총을 한 자 루 뽑아 주었다. 장탄은 아침에 이미 해 두었다. 엠은 아이렌에게서 총을 받아들었고, 이내 다시 안경을 썼다. 마법 트랩 사이로 쏘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두 다리를 살짝 벌려 자세를 안정시키고는 왼손으로 총을 들어 어깨높이로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한쪽 눈을 살짝 감아 가늠쇠를 정치시켰고, 이내 천천히 방아쇠를 당 겼다. 이 모든 그의 동작은 상당히 우아한 편으로, 세레티는 다시 한차례 그의 모습에 감탄했다. 금발을 우아하게 기른 미남자가 이런 포즈로 총을 쏘는 모습은 꽤 멋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된 순간이다. 탕, 하는 소리가 좁은 복도 안을 한참동안 우웅 하며 울렸고, 아이렌 은 그 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귀를 두손으로 틀어막았다. 라이팅 마법 의 환한 불빛 속에서도 극명히 눈에 띄는 불꽃이 총구에서 뻗어 나왔 고, 이내 푸르른 연기가 부시시 피어올랐다. 총알이 발사되었는지 어 떤지를 본 사람은 란테르트 한 명 뿐으로, 나머지는 탕 하는 소리와 동시에 챙 하는 무언가 깨지는 소리를 들었을 뿐이다. 엠은 고개를 돌려 아이렌을 바라보았고, 그녀가 귀를 막고 있자 아, 하는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미안, 아이렌. 깜박 했구나.... 동굴 안에서는 소리가 커지는 법인 데...." 사실 아이렌이 조금 유난스러운 편이라 할 수 있었다. 이중 어느 누 구도 귀를 막는다거나 하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아이렌은 엠의 말에 한차례 방긋 웃었다. "괜찮아요. 오라버니." 엠은 곧바로 총을 아이렌에게 건넸고, 아이렌은 총을 가방 안에 챙겨 넣었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7619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69 올린이:광황 (신충 ) 98/12/27 00:07 읽음:2579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에스가 그의 갈색 빛으로 물든 안경으로 한차례 주위를 살피고는 입 을 열었다. "사라졌어. 그리고, 바닥에는 별다른 트랩이 없는 듯 싶어." 이렇게 말하며 그는 주위의 바닥 타일 서너 개를 꾹꾹 밟았고, 그의 말대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는 에스가 곧바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사격실력은 형편없군!! 중앙에서 한 뼘이나 벗어났어." 그의 말대로 총알은 보석의 중앙에서 꽤 떨어진 곳에 박혀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엠이 제대로 쏘지 못해서라기 보다는, 이 당시 총의 정 확성의 한계라 할 것이었다. "그런가? 그럼, 네가 한 번 시범을 보여 봐." 엠은 여유 있는 미소로 이렇게 대꾸했고, 에스는 묵묵히 입을 다물어 버렸다. 지금까지 한차례도 총을 쏴 본적이 없는 그였다. "계속 가지...." 에스는 이렇게 말하며 분위기를 벗어났고, 엠은 더 이상 그를 핍박하 지 않은 채 한차례 웃으며 그의 뒤를 따랐다. 이 복도는 어떠한 문과 연결되어 있었다. 문은 그 용문양의 벽의 바 로 오른편에 위치했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부실 정도였다. 온통 금색으로 도금이 되어 있었고, 주로 녹색 계통의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었는데, 아마도 이 던젼을 만든 누군가가 녹색과 금색의 조합을 굉 장히 좋아하는 듯 했다. 문 앞에 선 엠과 에스는 동시에 음, 하고 중얼거렸다. 에스가 물었다. "뭐가 음.... 이냐?" 괜한 트집에 엠은 웃었다. "그러는 너는?" 엠의 물음에 에스가 중얼거렸다. "아래인지 위인지 헷갈려서 였다." 엠이 대꾸했다. "위 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세레티는 이 둘의 대화가 조금 이해가 가지 않아 아이렌을 바라보았 는데, 그녀는 이런 둘의 대화를 익히 들어왔다는 듯 생글생글 웃고 있 었다. 세레티는 신기한 마음에 물었다. "뭐라 그러는지 알겠어요? 나는 하나도 모르겠는걸요...." 세레티의 말에 아이렌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저도 몰라요." 세레티는 순간 당황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생글생글 웃고 있어요?" 세레티의 물음에 아이렌은 양쪽 뺨에 두 손을 가져다 대며 조그맣게 말했다. "어머.... 제가 그랬어요?" 그 모습에 세레티는 미소를 지을 밖에 도리가 없었다. 엠과 에스는 서로 멀뚱히 쳐다보다 입을 열었다. "일단 부딪히고 보자...." 에스의 말이었고, 엠은 고개를 끄덕여 찬성했다. 둘은 동시에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아들며, 에스가 앞에, 엠이 뒤 에 선 채 검을 들어올렸다. 동시에 에스가 문을 벌컥 열어 젖혔고, 동 시에 엠이 머리위로 강하게 검을 휘둘렀다. 동시에 꾸웨, 하는 괴성과 함께 녹색의 덩어리가 철푸덕 바닥에 널브러졌다. 아이렌은 그 모습에 빽 소리를 질렀고, 세레티도 놀라며 두걸음이나 뒤로 물러섰다. 엠은 동생 아이렌의 비명소리에 다시 한번 아차, 했다. 벌써 10년 이 상이나 에스와 함께 던젼탐사를 단 둘이서 다니다 보니, 던젼 안에서 는 종종 다른 인간의 존재 감을 잊곤 했다. 어제 회복술사를 잃은 것 도 그의 존재 감을 잊어 그를 제대로 보호해 주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아이렌은 두 손으로 입을 가린채 오들오들 떨며 서 있었고, 엠은 그 런 그녀의 이름을 두차례 불렀다. "아이렌!! 아이렌...." 아이렌은 잠시 멍청히 있다가 엠을 향해 몸을 기대었고, 엠은 천천히 등을 토닥여 주었다. "놀랄 것 없어...." 놀랄 것이 없다니.... 사실 자신이야 셀 수도 없이 마물들과 괴물들 을 보았으니 이 정도의 괴물에는 눈 하나 꿈쩍도 않지만, 도시에서 곱 게만 자란 아이렌이 어떻게 이런 모습에 놀라지 않겠는가? 아이렌은 잠시 엠의 품에 안겨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다가 이내 휴, 하는 한숨을 내 쉬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엠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쇼 크 때문인지, 피가 섞이지 않은 오빠에게 안겼기 때문인지 얼굴이 발 그래 해져 있었다. "이제는 괜찮아요.... 그냥.... 단지...." 아이렌은 엠을 향해 미소 지으며 이렇게 떠듬떠듬 입을 열었고, 엠은 한차례 온화이 웃어주었다. "그래, 그렇게 강하게 마음을 먹어야해. 처음 집을 떠나올 때 얘기 해 주었잖아. 무시무시한 모습을 많이 보게 될 거라고." 아이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해요.... 이제는 놀라지 않도록 할께요." 에스가 곁에서 피식 웃었다. "놀라는 것이야 당연하니까 마음놓고 놀라도 돼. 기절하면, 여기 이 엠공께서 업어서 날라 줄 테니." 에스의 말에 아이렌은 피 하고 짤막한 웃음을 터트렸고 엠은, "업어서 날라주는 거야 네 몫이지. 어제도 두시간이나 아이렌을 업고 달렸으니까." 라고 대꾸했다. 엠의 말에 아이렌은 에스를 바라보았다. 처음 듣는 이야기였기 때문 이었다. 에스는 아이렌이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자 조금 당황해 하며 문안으로 걸음을 옮겼고, 이렇게 중얼거렸다. "자, 자 출발하자...." 엠은 그런 그의 뒷모습을 엷은 미소와 함께 바라보았고, 아이렌은 에 스가 왜 저렇게 서두르나, 라는 생각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조용히 따 라 들어갔다. 뒤이어 세레티 걸음을 옮겼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며 뒤를 따랐다. 그렇게 도착한 석실.... 하지만.... 석실 안은.... 텅텅 비어있었다. 단조로웠고, 조촐했으며, 속된말을 빌려 썰렁했고, 수준 있게 말하면 담박했다. "역시 네 녀석의 감 따위는 믿는 게 아니였어." 이 방안의 풍경에 에스는 투덜거렸으나, 표정은 결코 투덜거리지 않 았다. 한껏 진지한 표정을 지은 채 방안 구석구석을 꼼꼼히 살피는 것 이, 그의 표정만으로는 반드시 비밀의 문 같은 것이 있어야만 할 것 같았다. 엠 역시 진지한 표정으로 석실 내부를 살폈다. 그러면서도 입 으로는 에스의 말을 되받아 쳤다. "지금까지 내 감이 틀린 경우는 100번에 한 번 꼴이야." 에스가 다시 받아쳤다. "이번이 그 100번째야." 에스와 엠이 부지런히 석실 내부를 살피는 사이, 세레티는 놀라운 발 견이라도 한 듯 연방 감탄사를 내뱉으며 석실의 내벽을 살폈다. 석실 내벽에는 열을 맞추어 신화시대의 글자가 그득히 새겨져 있었고, 중간 중간에 알 수 없는 그림이 그려져 있기도 했다. 에스와 엠은 입으로는 계속해 말싸움을 하며 눈과 손으로는 끊임없이 벽을 살피고 천장을 살피고 또 쓰다듬고 하면서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비밀 문을 찾았다. 에스 역시 엠의 감에 대해서는 맹신에 가까운 믿음 을 가지고 있었기에 비록 입으로는 어쩌니 저쩌니 해도, 열심히 석실 안을 살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할 수 없잖아?" "둘러대기는...." 둘은 이렇게 중얼거리며 문 반대편의 벽 오른쪽 끝과 왼쪽 끝에 동시 에 섰다. 무엇을 발견한 모양이다. 순간 동시에 엠과 에스는 손을 뻗 어 벽의 한 지점에 가져갔다. 이미 비밀통로의 입구를 여는 장치를 발 견한 것이다. 각각 오른쪽 끝과 왼쪽 끝에 위치한 비밀 문을 여는 스위치는 이 둘 의 손에 의해 한뼘 가량이나 깊이 들어갔고, 이내 그르릉, 하는 돌과 돌이 마찰하는 소리가 한참 동안 울려 퍼지며 전면의 벽이 반으로 갈 라지기 시작했다. 세레티도 아이렌도 그런 모습에 기뻐 짧고 긴 탄성을 내질렀지만, 정 작 엠과 에스는 그다지 기꺼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에스가 입을 열었다. "이거.... 너무 간단한걸." 엠이 고개를 끄덕였다. "음.... 하지만, 이제 절반쯤 온 거니까...." 둘은 이 짤막한 대화를 나눈 후 뒤를 돌아보았다. 세레티와 아이렌의 감탄한 듯한 표정에는 그저 한차례 짧은 미소로 응대했고, 이내 란테 르트를 향해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위험하니 앞으로 도 잘 부탁한다, 라는 의미의 끄덕임이었고, 란테르트는 그들의 무언 의 부탁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그르렁거리는 문 열리는 소리가 그쳤고, 그들 눈앞에는 다시 금 칙칙한 바위 색의 던젼이 모습을 드러냈다. 금색 빛의 석실과 그 이전의 복도에 익숙해 있던 일행은 순간 눈이 침침해지는 느낌을 받았 다. 방금 전까지도 조금은 실망한 듯한 말을 내뱉던 엠과 에스는 이러한 던젼에 다시 희색을 띄었고, 반면 세레티와 아이렌은 그 반대의 표정 을 지었다. 엠은 두 아가씨의 표정이 탐탁치 않자 간단히 설명을 해 주었다. "이 석실은, 사람들을 포기하게 만들기 위한 눈속임입니다. 꽤 복잡 한 듯 하면서도 일직선으로 길이 뻗은 끝에 도달하는 무언가 있어 보 이는 석실. 게다가 한두 시간 이내에는 찾기 어려운 문을 여는 기관. 사실 저희야 오랜 경험에서 오는 감으로 이렇게 빨리 입구를 찾아냈지 만,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이 방안의 분위기에 만취되어 주위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의 설명에 아이렌과 세레티는 고개를 끄덕였고, 엠은 이어 말했다. "이제 들어가도록 하지요."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7620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70 올린이:광황 (신충 ) 98/12/27 00:07 읽음:2648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13. 신전으로.... 던젼은 지긋지긋했다. 극악의 미로던젼이었던 데다, 언제나 같은 모 습의 벽이 앞뒤, 혹은 좌우로 길게 뻗어있었기 때문이었다. 엠과 에스는 하지만, 이런 일은 흔히 겪었다는 듯 별다른 동요 없이 던젼 안을 헤매었고, 입으로는 거의 그칠 순간 없이 말을 주고받았다. 바로 지난번의 탐험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오래된 이야기를 하기도 하며, 앞으로의 일을 이야기하기도 하는 등 하는 이야기는 천차만별이 었으나, 하나같은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은.... "그게 무슨 헛소리야? 지난번 던젼에서 가장 위험했던 곳은 뭐니뭐니 해도 그 용암이 흐르는 계곡 위로 난 외다리 길이었어. 길 위는 맨질 맨질하지.... 적당히 몸을 의지할 만한 곳도 없었지.... 게다가 당시 몹시 지쳐있었기도 했잖아." 에스가 이렇게 토를 달자 엠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확실히 위험했었지.... 하지만 그런 상황이라는 것은 자신만 조심하 면 되니 오히려 그 위기라는 것을 능동적으로 피할 수 있지. 하지만, 그 여덟 마리의 마물에게 둘러쌓였을때는 정말이지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잖아. 너도나도 극한까지 몰렸었고.... 정말 운이 좋았지...." 그 공통점이라는 것은 끊임없이 티각태각한다는 것이었다. 도무지 서 로 의견의 일치라는 것이 없었다. 세레티는 그런 그들의 모습이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이 어두운 동굴로 들어온지 벌써 한두 시간은 족히 지난 듯 했는데, 상황은 조금 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아이렌 역시 조금은 걱정스러운 표 정을 지었지만 여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아이렌에게 두 오라버니들의 싸움이라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즐겁고 흥겨우며 또한 행복한 유희였 다. 세레티는 불안한 마음에 란테르트를 향해 물었다. "저기.... 이렇게 무작정 헤매도 괜찮을까요?"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간단하게,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고, 오히 려 앞을 걷던 엠이 그녀의 말에 대꾸했다. "걱정 마십시오. 이제 거의 다 왔으니까요. 이 미로 생각보다 복잡하 네요." 곁에서 에스가 입을 열었다. "그것보다.... 슬슬 나타날 때가 된 것 같은데...." 왠 일인지 엠이 그의 말에 동의했다. "왠 일로 조금 늦는군...." 이 둘의 수수께끼 같은 대화에 세레티가 물었다. "뭐가요? 도대체 두 사람의 대화는 알아들을 수가 없네요." 세레티의 불평 섞인 물음에 엠이 되돌아서서 정중히 입을 열었다. "아, 죄송합니다. 이런 식의 대화가 익숙해져 버려서.... 이제 이 미 로도 거의 끝나가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규모가 꽤 큰 편인데 비해 몬 스터와 트랩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이 조금 이상합니다. 아마도 거의 도착할 지점에 모여 있는 듯 합니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쿵, 하는 무언가가 발걸음을 옮기는 소리가 들렸 다. "공간이 넓어지고 있어. 상당히 큰 녀석이 기다리고 있나봐." 세레티와 이야기하고 있는 엠을 향해 에스가 이렇게 말했고, 엠은 몸 을 돌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에스의 말대로 지금까지 겨우 어깨 세 개 넓이의 길이 사람키 두배 정도의 높이로 죽 이어져 있었는데, 그러던 것이 한두 걸음씩 안으로 향함에 따라 점점 더 넓어져 갔다. 엠과 에스는 여전히 여유작작하게 농담 따먹기를 하고 있었으나, 쿵 쿵거리는 괴상한 소리가 처음 울렸을 때부터 세레티의 팔에 매달리다 시피 있던 아이렌과 아이렌만큼은 아니지만 은근한 두려움에 몸이 으 실으실한 세레티 이 두여자는 결코 여유 있지 못하였다. 뒤에 란테르 트가 있고, 앞에 엠과 에스가 있었으나, 여전 불안한 마음은 떨쳐 버 릴 수 없었다. 이 두 아가씨는 무서워하는 모습에서도 그 성격이 확연히 드러났다. 아이렌은 오들오들 옷까지 심하게 떨리는 것이 무서워하고 있다는 것 을 확연히 알 수 있었으나, 세레티는 자신감 넘치는 얼굴을 한 채 꿋 꿋이 걸음을 옮기고 있어 언 듯 봐 가지고는 무서워하고 있는지 아닌 지를 알 수 없었다. 다만, 표정이 굳어 있고, 동작이 조금 뻗뻗한데서 그녀가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다시 100휴리하 가량을 더 걸은 끝에 일행은 한 널따란 공터에 도달 했다. 중간에도 수 갈래의 곁길이 있었으나, 엠은 흡사 길을 알고 있 기라도 한 듯 구불구불 돌고 돌아 자신감 있는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 갔다. 일행이 도착한 곳은 거대한 홀이었다. 반경 30휴리하 정도의 이 홀 은, 흡사 무슨 경기장이라도 되는 듯 중앙부분이 잘 닦여 있었고, 한 쪽에 사람이 앉아 구경할 수 있을만한 관람석도 마련되어 있었다. 모 든 것이 돌로 만들어져 조금은 투박한 느낌을 주었다. 공간의 워낙 넓 었기에 세레티가 만든 빛의 구로는 일부분밖에 비출 수 없었다. 멀리, 일행이 나온 반대편으로 무언가 거대한 것이 웅크리고 있는 듯 보였는 데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세레티는 주위가 잘 보이지 않자 마법력을 높여 구슬의 빛을 몇 배정 도 강하게 했고, 그제서야 이 넓은 홀 안 구석구석을 살필 수 있었다. 그녀가 공중으로 올려보낸 그 찬란한 빛의 구슬을 건너편에 웅크리고 있는 그 무엇에게 기다란 그림자를 선사했고, 동시에 그것이 몸을 움 직이기 시작했다. 그것이 움직이자, 아니 그것이 눈에 들어오자 이곳에 있던 사람중 세 명이 아, 하는 탄성을 질렀다. 탄성을 지르지 않은 두사람중 한 명은 묵묵히 그것을 바라보았고, 다른 한 명은 "고렘?...." 이라고 중얼거 렸다. 세레티가 외쳤다. "이럴 수가.... 고렘!!!!" 이어 아이렌은, "고렘이요?" 라고 물었고, 에스는 키가 거의 6휴리하 나 되는 거인의 위용에 조금 위축되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절레절레 내 저었다. 아이렌의 물음에 세레티가 대답해 주었다. "고렘.... 저 돌 인형의 이름이에요. 스톤 고렘이라고 하기도 하지 요...." 세레티의 설명에 아이렌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렇군요. 그런데 어째서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 일까요?" 아이렌이 이렇게 이야기를 할 때쯤, 고렘이 천천히 이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크기가 큰 대신 속도가 조금 느려 걸음걸음 옮기는 모습이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아이렌의 말에 세레티가 대꾸했다. "고렘생산은 법으로 금하고 있어요. 물론, 만들 수 있는 사람도 거의 없지만.... 고렘은 크게 두종류가 있어요. 이렇게 혼자 살아있는 듯 움직이는 것과 사람이 조정하는 것. 후자의 것은 마법력이 높기만 하 면 만들어내 흡사 마리오넷처럼 움직일 수 있지만, 대신 그 크기가 작 고 힘도 그다지 강하지 않아요.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녀석은.... 마법석을 심장으로 가진, 살아 움직이는 돌 인형이에요. 물론 지능이 거의 없어 적과 아군을 구분하여 적을 제거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지만...." 곁에서 엠이 보탰다. "하지만, 그 점이 더 위험한 것이야. 설득이고 뭐고 할 수 없으 니.... 힘으로 제거하는 수밖에 없지...." 엠은 이렇게 말하며 란테르트를 향해 입을 열었다. "란테르트씨, 아이렌과 세레티 양을 부탁드립니다. 저 녀석은 우리 둘이 어떻게 해 보지요." 엠은 이렇게 말하며 살짝 웃었다. 흡사 무슨 재미있는 장난감이라도 발견한 아이와 같은 천진한 웃음이었다. 그는 던젼에 들어온 그 순간 부터 상인으로서의 자신을 버린 듯 했다. 아마도.... 그는 이런 자신 이 좋아 트레져 헌팅을 하는 것이리라.... 에스는 엠의 말에 코웃음을 쳤다. "햇빛을 못 봐 머리가 어떻게 됐냐? 고렘이다, 고렘. 상대는 고렘이 란 말이야." 에스의 말에 엠이 한차례 미소를 지었다. "검을 뽑으면서 그런 말을 하는 건 왠지 논리가 부족한걸." 아닌게 아니라 에스는 입으로는 투덜거리며 이미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열혈바보인 네 녀석이 말린다고 들을 놈이냐? 나라도 뒤를 봐줘야 지. 네 말맞다나 너아니면 누가 나같이 제멋대로인 녀석을 고용해 주 겠냐? 물론 실력으로는 왕실에서 고용한다 해도 내 손해지만, 성격이 라는 놈은 어쩔 수 없으니...." 에스는 엠의 말에 이렇게 중얼거렸고, 엠은 슬쩍 웃으며 핀잔을 주었 다. "실력도 성격이랑 비슷비슷하지. 아무튼 가자." 엠도 이렇게 말하며 검을 뽑아들었고, 에스는 검을 한차례 빙글 돌린 후 고렘을 향해 나아갔다. 그때 세레티가 입을 열었다. "그만둬요. 바윗덩어리로 만들어진 녀석이에요. 물리적 타격에는 거 의 손상을 입지 않는단 말이에요!" 그녀의 말에 엠과 에스는 고개를 끄덕였고, 엠이 입을 열었다. "물론 그렇지요. 그래도 검이 조금 좋은 편이니 어떻게 라도 되겠지 요. 그보다 종종 위험한 듯 보이면 지원사격이나 해 주십시오." 이 말을 할 때 이미 이 둘은 란테르트 등이 있는 곳에서 10휴리하 이 상이나 떨어져 있었고, 세레티가 말리기에는 이미 늦어있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저들.... 괜찮을까요?" 그녀의 물음에 답한 것은 아이렌 이였다. "물론이죠. 두 오라버니 모두 대단한 실력자들이에요. 특히 샌, 아니 에스오라버니는 10년이나 레카르도 가에서 검술을 배운 걸요." 아이렌의 말에 세레티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건 검술이 뛰어나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에요. 검으로는 거의 타 격을 입힐 수 없단 말이에요. 아예 조각조각 부숴 버리거나 심장에 있 는 마법 석을 깨버리기 전에는 저 녀석은 죽지 않아요." 그녀의 말을 들은 아이렌은 돌연 걱정이 되는 듯 잠시 눈빛이 흔들렸 으나, 이내 고개를 가로 저었다. "믿어요.... 오라버니들을...." 세레티 역시 고개를 가로 저었으나, 그 의미하는 바는 아이렌과 정 반대였다. "믿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닌데...." 그때 란테르트가 입을 열었다. "저들은.... 즐기고 있습니다. 둘이 함께라면 고렘과도 싸워볼만 하 겠지요...." 란테르트가 그렇게 말하자 세레티는 그제서야 마음을 진정했다. 왠지 모르지만, 그가 그렇다면 그럴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 흠... 그러고 보니 200화가 넘었더군요.... 1부 134화에... 2부 70화.... 초룡을 따라잡는 날도 얼마 않남았다~!! 아사~~!! ^^ 지금 초룡이 21X 화인걸로 아는데... 올해 내로 따라잡겠군.. 음하하하~~~ ^^ 에공... 소드맨과 머천트맨이 오락으로 있었군요.... 음.... 역시 난 표절 글장이란 말인가~!!! ^^ 뭐 상관 없죠~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7754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71 올린이:광황 (신충 ) 98/12/28 05:23 읽음:2652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한편 막상 앞으로 달려간 두 사내는 목이 부러질 정도로 고개를 들어 올려야 그 머리통이 보이는 거대한 석상 앞에서 순간 침을 꿀떡 삼켰 다. "녀석 크긴 크군...." 흑발의 미청년 에스가 이렇게 중얼거렸고, 금발의 엠은 그의 말에 한 차례 웃었다. "뭐, 할 수 없지. 일단 눈 높이를 맞춰야 겠군." 엠의 말에 에스가 응대했다. "그럼 그걸로 갈까?" "그러는 편이 좋겠지. 저번의 그 고렘 녀석에게도 통했었으니까." 엠의 대답에 에스가 고개를 설레설레 내 저었다. "그 녀석은 겨우 4휴리하 짜리였어. 이 녀석은 그 녀석의 두배는 될 것 같은데?" 엠이 중얼거렸다. "한배 반쯤 돼. 어찌되었건 고렘은 크면 클수록 둔해지니까 그다지 상관은 없어. 그럼 시작하자." 에스가 대꾸했다. "좋아. 그럼 진 쪽이 저녁사기다!!" 에스의 말에 엠이 웃었다. "봉급도 얼마 안돼는 녀석이 객기부리지 마라." 그런 엠의 말에 에스가 훗훗 웃었다. "내가 말싸움에서는 조금, 아주 조~~~~금 밀리지만, 저녁을 산 횟수 는 네가 더 많.... 다." 에스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드디어 고렘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단 순하기 짝이 없는, 단지 주먹으로 두 사람을 내리쳤을 뿐이지만, 그 위력이라는 것은 무시무시하기 짝이 없었다. 탕, 하는 엄청난 소리와 함께 고렘의 주먹이 바닥을 때렸고, 두 사람은 아슬아슬하게 양쪽으로 몸을 날렸다. 바닥은 생각보다 단단해 고렘의 주먹을 정통으로 맞고도 깨어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고렘 경기장이니 만큼 단단하게 만든 모양 이었다. 착지와 동시에 바닥을 따라 ㅊ 조금씩 미끄러지며 자세를 다잡은 두 사람은 이내 검을 휘둘러 고렘의 아래를 파고들었고, 이내 거의 동시 에 탕 하는 소리가 났고, 고렘의 양쪽 다리가 약간씩 부서졌다. 에스가 소리쳤다. "고렘이 넘어지는 쪽에 서있는 사람이 이기는 거다!!" 엠이 대꾸했다. "설명하지 않아도 그 정도는 안다." 아마도 이것이 이들 두 사람의 내기 내용인 모양이었다. 각각 한쪽 다리를 맡아 공격해 고렘을 쓰러뜨리되 둘중 더 많이 다리를 부순 사 람 쪽으로 고렘이 쓰러질 것은 극명한 일이고 그쪽이 내기에서 승리하 는 것이다. 두 사람은 고렘의 아래로 날렵히 파고들어 무릎부분을 한차례 검으로 내리친 후, 그대로 달려 고렘 뒤로 멀리 달아났다. 우물쭈물하다간 단 방에 피떡이 되버릴테니 그들은 끊임없이 몸을 움직여야 했다. 고렘이 느리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사람을 맞출 수 없을 정도의 속도는 아니 다. 둘은 고렘의 뒤에서 잠시 기회를 노리다가 고렘이 천천히 두 사람을 향해 몸을 돌릴 무렵 다시 뛰어들었다. 고렘은 그 커다란 주먹을 뻗어 엠을 공격했고, 엠은 몸을 살짝 피하며 관절을 공격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역시 고렘의 주먹을 피하느라 몸의 균형을 잃어서인지 그 강 도가 조금 약했고, 이렇게 에스와의 차이가 조금 벌어지게 되었다. 계속 고렘의 사각지대로 달아나며 두 사람은 고렘의 다리를 끊임없이 공격했고, 고렘은 그런 두 사람을 쫓아 부지런히 몸을 움직였지만, 털 끝하나 다치게 하지 못하였다. 세레티는 멀리서 이 모습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 실 힘으로는 고렘을 어찌할 수 없다. 자신만 하더라도 마법으로 고렘 을 이기려면 얼마가 걸리지 모른다. 끊임없이 달아나며 강력한 주문을 남발해도 한시간 안에 고렘을 쓰러뜨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저 두사람은 검만으로 고렘을 상대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검 이 좋은 탓도 있는 듯 했다. 보통의 강철 검이라면 결코 저렇게 고렘 을 툭툭 부숴 내지 못한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저들이 저렇게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오랜 경험에서 오는 노련미였다. 아이렌은 곁에서 손수건을 흔들며 격려하고 있다. 세레티는 그런 그 녀의 천진한 모습에 한차례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10여분이 흐르고 나자, 고렘의 몸에서 부서져 나간 파편이 눈 에 띌 정도가 되었다. 관절 부분은 이미 크게 상해 고렘의 걸음걸이는 이전만 못했고, 그에 비해 두 사람의 발놀림은 더더욱 재빨라졌다. "역시 큰놈이 다르긴 하다." 에스가 막 자신의 곁을 스쳐 지나가는 엠을 향해 중얼거리듯 말을 건 넸고, 엠은 이런 상황에서도 미소 지으며 답했다. "그것이 바로 돈의 힘이야." 다시 탕탕 소리와 함께 고렘 다리에서 돌 조각이 튀어 날아갔고, 다 시 두사람이 가까워지자 에스가 중얼거렸다. "돈보다는 마법력의 승리라고 봐야겠지. 돈이 아무리 많아도 마법력 과 그에 관한 지식이 뒷바쳐 주지 않으면 소용없으니까." 엠이 곧바로 대꾸했다. "물론 그렇겠지만, 그 정도 마법사는 구하기 그다지 힘들지 않아도, 이런 녀석을 만들 돈을 마련하는 건 쉽지 않지." 다시 탕, 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이번 것은 소리가 상당히 큰 것이 제대로 맞은 모양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사람 머리 만한 돌 조각이 다 리에서 떨어져 나갔다. 에스가 호들갑스럽게 중얼거렸다. "좋군.... 이로써 저녁을 얻어먹을 일만 남았구.... 나!!" 고렘의 공격을 피하느라 에스는 잠시 말을 끊었고, 엠은 그런 그의 말에 슬쩍 미소를 지었다. 아닌게 아니라 지금은 두 사람 사이에 차이 가 꽤 벌어져 있었다. 그렇게 다시 수십 차례를 공격하는 사이, 에스가 공격한 무릎 부분은 이미 절반 가량이 날아가 버렸고, 엠이 공격한 쪽도 3분의 1 가량이 사라졌다. 이윽고 고렘이 슬슬 균형을 잃기 시작했고, 두 사람은 멀찌 감치 떨어진 채 쓰러져가는 거석의 거인을 바라보았다. 역시나 에스가 부숴트린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고, 에스는 곁에 있는 엠의 어깨를 한 대 툭 쳤다. 이 접촉이 땀에 밴 엠의 어깨와 역시 땀이 비오듯 쏟아지 는 에스의 손바닥중 어느 쪽에 손해를 안겨주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후훗. 조금 비싼 것이 먹고 싶어지는걸~~~!!" 하지만 다음 순간.... 에스 쪽으로 기울던 고렘의 허벅지가 돌연 정강이에 걸리며 쓰러지는 방향을 급격히 틀었다. 이윽고 고렘은 엠이 부순 다리 쪽으로 쓰러졌 고, 이 황당한 모습에 에스는 입을 쩍 벌려버렸다. "이, 이,... 이럴 수가....!!" 엠 역시 이 의외의 상황에 조금 어리둥절했으나 에스를 향해 한마디 하는 것은 잊지 않았다. "후훗.... 비싼 저녁이라.... 후후후후." 에스는 죽상이 되었고, 엠은 엷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고렘은 바닥에 쓰러지며 퍽 소리와 함께 다시 몇 부분이 부서졌다. 물론, 심장에 있는 마법 석을 깨뜨리기 이전에는 언젠가 다시 회복하 게 될 터이나, 하루 이틀 안에는 절대 불가능해 보였다. 엠은 몸을 돌려 조금 뒤에서 구경하고 있던 모두를 향해 손을 흔들었 다. 한바탕 몸을 움직이고 나니 개운했다. 에스는 바닥에 널브러진 고렘을 향해 멍청한 녀석이라고 한마디 욕하 고는 씁쓰레한 얼굴로 몸을 돌려 일행에게 향했다. 아이렌은 거의 달리다시피 두 사람을 향해 다가왔고, 세레티 역시 종 종걸음으로 엠과 에스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두 청년에게 다가왔다. 한 편 란테르트는 재미있는 게임을 보기라도 한 듯 호, 하는 탄성을 내뱉 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렌은 가방에서 수건을 꺼내 두사람에게 건넸고, 그 두 사람은 땀 에 범벅이 된 얼굴과 목덜미를 간단히 닦아낸 후 수건을 자신들의 가 방에 넣었다. 그리고, 세레티는 감탄했다는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며 한마디했 다. "정말 대단해요. 어떻게.... 저렇게 큰 고렘을 그렇게 간단히 해치울 수 있던 거죠?" 그녀의 말에 엠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간단히가 아니라 간신히 해냈습니다." "아니에요.... 아무튼 정말 대단해요." 엠은 세레티의 칭찬에 고개를 살짝 숙이며 감사를 표했고, 에스는 아 직도 널브러진 고렘을 향해 투덜거리고 있었다. "생긴 것도 둔한 녀석이 어떻게 저 모양으로 쓰러져?...." 그의 투덜거리는 소리에 아이렌은 방긋 웃으며 물었다. "왜요? 뭐가 잘못되었나요?" 아이렌의 이러한 물음에 에스는 약간 당황한 듯 고개를 돌리며 간단 히 답했다. "이 녀석이랑 내기를 했거든...." 아이렌은 몸을 움직여 고개를 돌린 에스의 정면에 서며 물었다. 종종 에스는 자신에게서 시선을 피했고, 아이렌은 그럴 때마다 이렇게 그를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그 답지 않게 당황하는 모습이 재미있어서였 다. "무슨 내기요?" 에스는 자신의 앞에 선 아이렌을 바라보며 다시 간단히 답했다. "둘중 누가 더 많이 다리를 깨부수나라는 내기야." 아이렌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렇다면, 샌, 아니 에스 오라버니가 이긴 거잖아요." 에스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 내기 내용이, 고렘이 쓰러지는 방향을 공격한 사람이 이기는 것이야." 그의 말에 아이렌이 빙그레 웃었다. "호호, 운이 없었네요." 아이렌의 예쁘게 웃는 모습에 에스는 잠시 미소를 지을뻔 하다가 흠 흠, 하는 헛기침을 내뱉으며 모두에게 말했다. "언제까지 여기 머물 꺼야?" 그의 이런 모습에 엠은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그런 미소는 흡사 "숫기 없는 부끄럼쟁이 바보녀석~~~" 이라고 놀리는 듯 했고, 에스는 그 점을 느꼈으면서도 짐짓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웃는 것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그 였으니 말이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7755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72 올린이:광황 (신충 ) 98/12/28 05:23 읽음:2683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고렘을 넘고 경기장을 지나 일행은 반대쪽에 있는 입구로 향했다. 널 따란 홀이 복도로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여전 달라진 것은 거의 없었 기에 세레티가 물었다. "이제.... 얼마나 남은 거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대강이라도 알려 주세요." 답답한 모양이었다. 그녀의 물음에 엠이 천천히 입을 열어 답해 주었다. 시선은 온통 주 위를 살피면서 였다. "얼마 남았는지는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미로의 구조를 보건대 거 의 다 왔습니다. 이제부터는 트랩과 저런 몬스터들이 종종 출몰할겁니 다. 위험할 것 같으면 뒤에 있는 란테르트씨께로 달아나십시오. 그분 곁에 있으면 다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엠의 말에 세레티는 한차례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았고, 무덤덤한, 하지만 충분히 공포스러운 붉은 눈동자와 한차례 시선을 마주하게 되 었다. 무서우면서도 왠지 깊이가 있어 보이는 그의 눈동자는 세레티의 시선을 잠시동안 붙잡아 놓기에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고, 세레티 는 잠시 멍하니 그의 눈동자를 바라보다가 돌연 휙 고개를 앞으로 돌 렸다. 어째서 잠시 멍해졌는지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세레티는 순간 앞의 두 남자가 란테르트와 구면이라는 점에 생각이 미치었다. 크림슨 아이즈.... 이 악마(?)와 알고 있는 사람들.... 돌 연 내력이 궁금해 졌다. "아이렌. 혹시 란테르트씨와 구면인가요?" 세레티는 아무래도 같은 여자이고 얼마만큼 친분이 쌓였기에 아이렌 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고, 그녀의 물음에 아이렌은 생글생글 웃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엠이라는 남자 이상으로 웃기 좋아하는 그녀였 다. "아니요. 어제 처음으로 뵈었어요. 하지만, 이야기는 몇 번 들었어 요." 그녀의 말에 세레티는 다시 한 번 물었다. "이야기요?" 아이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별 것 아니에요. 그냥 그런 사람을 만났다.... 같은 거예 요. 자세한 건 엠 오라버니에게 물어보세요." "아니, 괜찮아요...." 세레티는 지나치게 나서는 것이 아닌가 싶어 이렇게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엠이 자진해서 이야기를 해 주었다. "란테르트씨와 처음 만난 것은 8년 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해에 다 시 한 번 만났었고.... 그렇게 지금이 세 번째 만남입니다. 하지만, 통성명을 하고 이렇게 긴 시간을 함께한 것은 지금이 처음이죠. 전에 는 단지 거리에서 스쳤을 뿐입니다." 그의 설명에 세레티는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말 우연치고는 공교롭네요. 세 번이나 우연히 스치다니...." 엠이 웃으며 대꾸했다. "역시 그렇죠?" 이렇게 말하며 엠과 에스가 동시에 걸음을 멈추었고, 에스가 검을 슬 쩍 뽑으며 바로 앞 허공에다 휘둘렀다. 동시에 팅 소리가 나며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고, 동시에 창 하는 소리와 함께 벽에서 수십 개 의 검날이 튀어나왔다. "유치하군...." 에스가 중얼거렸고, 엠이 대꾸했다. "하지만 효과는 최고지." "그래도 유치한 건 사실이야." 에스는 엠의 말에 이렇게 말하며 검으로 벽에서 튀어나온 검날들을 하나 하나 잘라냈다. "중요한 것은 효과야. 어차피 목적은 원치 않는 사람의 진입을 배제 하는 것이고, 그걸 이룰 수 있다면 효과와 연출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할 수 없지." 오래지 않아 20여개쯤 되는 칼날이 모두 제거되었고, 일행은 다시 걸 음을 옮겼다. 세레티는 끊임없이 잡담을 나누면서도 그런 가느다란 눈에 보이지도 않는 트랩을 찾아내는 이 둘이 정말이지 신기했다. 정말 그들 말대로 감인 것인지, 아니면 그것이야말로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실력인 것인 지 알 도리가 없었다. 하긴, 가만히 생각해 보면 오랜 경험에서 나오 는 실력 그 자체가 감인 듯 도 했다. 다시 몇 걸음 옮기지 않아 에스가 또다시 투덜거렸다. "유치한데다가 괴퍅하기가지 하군!!" 그는 이번에는 가만히 선 채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아마도 엠이 움 직일 차례인 모양이었다. 세레티가 빛의 강도를 높여 자세히 살펴보니, 줄잡아 다섯 개 정도의 선이 얼기설기 얽혀 있었다. 엠이 그 선들을 자세히 살피며 으음, 하 는 신음을 내뱉는 것을 보니, 방금 전처럼 잘라버려서는 안돼는 모양 이었다. 아이렌이 긴장하고 있는 엠의 모습에 함께 긴장하며 잠시 바라보다가 입을 열어 물었다. "무슨 트랩이지요?" "아, 이건.... 이 다섯 개의 선중 네 개만을 잘라 버려야되. 굉장히 강력한 트랩으로 잘못 잘라버리거나 모두 잘라버리면.... 아마 화약을 묻어 놓았거나 마법 트랩 같은 것일 꺼야." 엠은 이렇게 간단히 설명한 후 가방에서 괴상한 물건을 꺼내들었다. 지갑 같은 것 안에 들어 있었는데, 가느다란 선 양쪽 끝에 한쪽에는 집게가 다른 한쪽에는 조그마한 방울 비슷한 물건이 매달려 있었다. 엠은 그 물건을 다섯 개 꺼내들어 트랩선 하나당 하나씩 연결하였고, 이내 다섯 개의 선을 한차례씩 손으로 살짝 퉁겼다. 미묘하게 선이 진동하자 그 선들에 매단 그 이상한 방울 같은 물건이 촤르르, 하는 고운 소리를 냈다. 하지만, 그 모두가 각각 조금씩 다른 소리를 내고 있었고, 엠은 한참동안 몇 차례나 선을 퉁겨 소리를 들었 다. 이윽고 엠은 가방에서 선을 끊는 도구를 꺼내 하나씩 끊어냈고, 뒤에 서 바라보던 세레티는 선 하나하나를 끊을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 어깨 를 들썩거렸다. 등골이 싸늘하고 두 손에 식은땀이 배는 것이 긴장감 을 결코 감출 수 없었다. 세레티는 순간 내가 왜 여기서 이런 일을 하고 있지? 라는 데에 생각 이 미치었다. 생각해 보니, 의뢰를 맡은 것도, 의뢰비를 받는 것도 란 테르트였다. 자신은 엉겁결에 덤으로 딸려온 것이다. 그리고.... 이들 은 분명 회복술사를 원한다며 자신에게 동행할 것을 요구해 놓고 는.... 어째서 란테르트에게 보수를 주는 것인가? 이건 완전히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주인, 아니 아무튼 그가 챙기는 꼴 아닌가? 그러고 보니.... 왜 자신은 아무말 없이 따라온 것인가? 한참동안 생각을 해도 그녀는 결론을 내릴 수 없었고, 이내 차선책을 생각한 것이.... 그냥 한 번 도와주는 걸로 하지 뭐.... 였다. 세레티가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 어느덧 네 개의 선이 제거되었고, 이어 엠은 하얀 천을 그 나머지 한 개의 선에 칭칭 감아 눈에 잘 띄게 해 두었다. 실수로 일행이 건드릴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하나 남은 선이라는 것은 위치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위 도 아래도 아닌 딱 허리쯤으로, 지나려면 바닥을 기던지 뛰어 넘어야 했는데, 천장이 높지 않아 뛰어넘기는 힘들었다. 쪼그려서 걷는 것이 비록 스타일을 조금 구기기는 하지만, 일단 살고 보아야 하니 하나 둘 씩 쪼그리고 앉아 엉금엉금 걸음을 옮기었다. 다행히 세레티는 통이 조금 넓은 바지를 입고 있었기에 그렇게 움직 이는데 부담이 없었으나, 무릎까지밖에 오지 않는 치마를 입고 있던 아이렌은 바닥을 쭈그리고 앉아 오리걸음을 하며 얼굴을 붉혔다. 한편 마지막으로 란테르트는 기는 대신 날아서 그 선을 넘는 쪽을 택했고, 그 모습에 세레티는 순간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도 날아서 건너올걸 하는 후회 때문이었다. 다시 생각해 보아도, 기어서 지나온 것은 그다지 멋이 없다. 그 모습에 에스가 중얼거렸다. "거북이 네 마리에 학이 한 마리로군.... 흐음...." 그의 말에 아이렌은 킥킥 하는 웃음을 터트렸으나, 세레티는 얼굴을 살짝 구겼다. 거북이라니.... 또 다시 몇 걸음을 옮기지 않아 길이 다시 조금 넓어졌고, 엠은 아이 렌과 세레티의 표정을 한 번 살피고 입을 열었다. "그럼 여기서 잠시 쉬도록 하지요." 그의 말에 아이렌과 세레티는 조그맣게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바닥에 주저앉았다. 내색은 않았지만, 이미 상당히 지쳐있었다. 세레티는 잠시 엠과 에스를 바라보았다. 그들 역시 네 다섯 시간에 이르는, 물론 중간에 몇 차례 쉬기는 했지만, 탐사로 꽤나 지쳐 보였 다. 게다가 한차례 고렘과 싸움도 벌였으니 지치는 것이 당연했다. 하 지만, 그래도 아직은 생생한지 말싸움 중이었다. 이어 세레티는 아이렌에게로 시선을 옮기었다. 자신만큼, 아니 그 이 상으로 지쳐 보임에도 그 상냥하게 지은 미소 덕분에 그다지 힘들어 보이지는 않았다. 그녀는 두 오라버니들의 말싸움을 재미나게 지켜보 고 있는 중이었다. 세레티의 시선이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란테르트였다. 왠지 그를 가 장 먼저 바라보기는 부담스러웠다. 란테르트는 세레티가 자신을 쳐다 보자 기다리기라도 한 듯 입을 열었다. "라이팅 마법.... 제가하겠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세레티의 체력이 저하됨에 따라 그녀가 만든 빛의 구 가 아른아른 거리고 있었다. 란테르트의 말에 세레티는 고개를 끄덕였 고, 빛의 구슬의 주인은 란테르트로 바뀌었다. 그 덕에 공간이 배나 환해졌다. 세레티는 이 란테르트라는 사내를 잠시 바라보았다. 도무지 지친 기 색이 없었다. 역시 괴물인 것 같았다. 휴식은 그리 길지 않았다. 더 이상 쉬었다가는 피로가 몰려와 지쳐 쓰러질 테니 말이다. 세레티는 아쉬운 휴식을 뒤로한 채 또다시 두 사 람의 뒤를 쫓았고, 아이렌 역시 피곤하다는 듯 조금은 거칠어진 발걸 음으로 두 오빠를 쫓았다. 그렇게 다시 한시간여쯤 동굴 안을 헤매었다. 역시, 산을 오를 때 정 상이 얼마 안 남았다는 리더의 말이 믿을 것이 못되듯, 던젼 타사에서 의 리더의 말도 신빙성이 모자랐다. 이 한 시간동안 일행이 만난 트랩 의 수가 두 개 정도 되었고, 몬스터도 새로 셋을 더 만났었다. 셋 모 두 마물들로 하나는 땅속에 사는 것이었고, 다른 둘은 동굴 안에 사는 녀석이었다. 특히 마지막에 만난 다리가 100개는 되어 보이는 뱀만한 몬스터의 등장 때는, 두 아가씨들의 비명소리가 온 동굴 안을 웅웅 울 리고 다녔다. 확실히.... 두 손으로 간신히 쥘만한 두께에 길이가 3휴 리하나 되는 다리 많은 벌레는.... 여자가 아닌 남자라 하더라도 소리 를 지를 만 하다. 이런 저런 일을 겪으며 일행은 결국 목적지인 듯한 곳에 도착했고, 갑자기 환해진 주위 풍경에 아이렌과 세레티는 아, 하는 탄성을 질렀 다. ----------------------------------------------------------------- 캬~~~ 하루에 두개씩 올리니까, 진도 증말 빠르당.... 비축분은 아직도 28개.... 앞으로 3일동안 15개만 더쓰자~~~~ 아자~~~ 아~~ 묵향외전이 두개나~~ 아직 않보신분 한번 보세요~~ ^^ 설정도 독특하고, 내용도 재미있고....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7872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73 올린이:광황 (신충 ) 98/12/29 06:25 읽음:2616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기나긴 암혈을 벗어나, 던젼 밖으로 나오자 마자 일행의 눈에 들어온 것은 거대한 신전이었다. 물론, 여기가 신전이다 하고 써 붙여 둔 것 은 아니지만, 하얀 대리석재로 지은, 수많은 기둥이 서있는 건물은 보 통들 신전이라고 부른다. 멀리 보이는 신전은 곳곳마다 꽃에서 괴상한 동물까지 수많은 조각과 장식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일행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동굴 출구앞 양쪽에 자 리잡고 있는 거대한 생물의 조각이었다. 이것은 대리석이 아닌 알 수 없는 종류의 검정색 돌로 만들어져 있었는데, 조각의 크기만 해도 높 이가 거의 15휴리하(1휴리하=약 1미터)에 이르렀다. 동굴을 벗어나자 마자 일행 앞을 떡 가로막는 이 거대한 조각에 일행은 잠시 주춤거렸 다. 얼마전 고렘 따위가 주는 위압감과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드....래곤?" 일행중 가장 아는 것이 많으면서 또한 나서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세 레티가 중얼거리듯 입을 열었다. 드래곤.... 아주 오래 전 이 땅에 살았다던 거대하면서도 위대한 종 족.... 그것이 지금까지 살아있지는 확인된 바가 없으나, 전해져 내려 오는 책에 의하면 드래곤과 엘프, 이 두 종족이야말로 이 땅에서 가장 위대한 존재이다. 그중 엘프보다는 드래곤 쪽이 훨씬 강한 힘을 가지 고 있다. 눈앞의 조각은 책에 적혀있는바 그대로의 모습이다. 워낙 거대하다 보니 한 부분 한 부분씩을 설명하면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 듯 제대로 그 모습을 파악하기 힘들 정도였다. 전체적인 모습을 이야기한다면, 거의 조그마한 동산을 떠올릴 만한 거대한 몸통이 작은 언덕과도 같은 모양으로 중앙에 떡 자리잡고 있 다. 물론, 어떠한 생물도 몸통은 중간에 자리잡고 있지만.... 일단, 그렇게 커다란 몸통을 가지고 있는 만큼, 다리는 두껍고 단단 하다. 허벅지, 종아리 할 것 없이 탄탄하기 짝이 없는 근육으로 이루 어져 있고, 그것은 칼이나 도끼도 박히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비늘로 뒤덮여 있다고 한다. 발톱은 억세기 그지없어 그것을 세공 하면 어떠 한 것도 당해낼 수 없는 무기가 된다고 전해진다. 손은 다리에 비해서는 그다지 크지 않다. 게을러서 네발로 서 있을 뿐으로 원래는 두발로 서 있도록 만들어진 몸의 구조다. 하지만 드래 곤의 팔이 그렇다고 해서 결코 약하거나 빈약하지는 않다. 어디까지나 드래곤은 드래곤이다. 목과 꼬리는 약간 비정상적으로, 물론 인간의 관점에서이지만, 길다. 보통 드래곤은 3등신을 인체, 아니 용체비례의 최고로 치는데, 이것은 바로 머리에서 목까지와 몸통, 그리고 꼬리의 비가 1:1:1 임을 뜻한다 고 한다. 뭐, 약간 책임성이 없는 책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믿을 만한 것은 못되지만.... 마지막으로 설명할 것은 날개이다. 눈앞의 조각은 날개를 반쯤 접어 몸을 가리고 있었는데, 거칠어 보이는 피부와는 대조적으로 날개의 판 막은 굉장히 부드러운 느낌이다. 몇 갈래의 뼈 사이에 얇은, 물론 몸 의 다른 부분에 비해서이지만, 판막이 있는데, 드래곤의 몸에서 가장 약한 부분이다. 보통의 고위 마법이면 관통이 가능하다는 것이 속설이 다. 속설일 뿐일 가능성도 있지만.... 드래곤에 관한 이야기는, 비록 드래곤 그 자체는 이 일곱 대륙 안에 한 마리도 존재하지 않지만, 굉장히 많이 떠돌고 있다. 아무래도, 그 강대함에 있어서 마족과 버금가는 대다가 거대한 육체까지 그 모두가 호사가들의 이야깃거리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재이다. 생각해 보라, 몸길이 30휴리하 짜리의 거대한 생물이 반공을 가르는 모습을.... 어떠한 무기로도, 마법으로도 상하게 할 수 없는 그러한 생물이.... 석상은, 그런 드래곤의 모습을 한 채 일행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드래곤...." 금발의 엠이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도, 에스도 아이렌도, 란테르트 도.... 이 눈앞의 조상이 나타내는 형상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있었 다. 순간, 저것이 살아있다면 하는 생각이 들며 등골이 오싹해 졌다. 물론, 란테르트를 제외한 이라는 사족을 붙여야겠지만.... 마왕과 싸 우겠다는 인간이 드래곤의 조각에 겁먹으면 어찌하겠는가? 아이렌이 자신의 곁에서 입을 벌린 채 서있는 세레티에게 물었다. "드래곤이요? 저것이 바로 그 소문으로만 듣던 드래곤인가요?" 그녀의 물음에 세레티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고, 아이렌은 재미있다 는 듯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엠에게 물었다. "엠 오라버니. 오라버니는 여행을 다니면서 저런 모습을 많이 보셨겠 군요? 저는 처음이에요." 그녀의 물음에 엠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 이 정도 크기의 조각은 본 적 없어. 게다가 신전 앞에 용의 조각이라니.... 이런 건 처음이야." 에스도 묵묵히 곁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세레티도 한마디 덧붙였다. "드래곤은 테미시아 님께 반기를 든 생물이래요. 그래서.... 신전 같 은 곳에는 함께 두지 않아요. 보통...." 역시 보통의 신전은 아닌 모양이었다. 엠이 고개를 끄덕여 긍정을 표했고, 일행은 다시금 한참 동안이나 용 의 조각을 바라보았다. 어느덧 온통 붉어진 하늘의 홍광이 드래곤의 모습을 비추고 있었으나, 모든 것을 삼키는 흑색의 드래곤은 그 핏빛 의 노을마저도 용납하지 않았다. 한참 동안 용의 모습에 넋을 잃었던 일행은 이제 다시금 그 주위를 살 폈다. 지금 신전이 서 있는 곳은 온통 주위가 절벽으로, 그것도 아주 험난한 절벽으로 둘러싸인 계곡 안이었다. 신전을 포함안 이 공간 전 체를 둘러싸고 있는 절벽은 어디를 둘러봐도, 높이가 거의 3, 400휴리 하는 족히 되어 보였다. 지름이 거의 0.5휴하(1휴하=약 1킬로미터)쯤 되어 보이는 이 계곡은 남북으로 조금 긴 편이었다. 신전은 그런 계곡의 정 중앙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신전과 일행이 서 있는 곳은 계곡의 밑바닥에서 50휴리하는 족히 되는 높이에 위치하고 있었다. 높이 위를 바라보면 노을에 붉은 하늘이 절벽사이에서 울퉁붕 퉁한 둥그런 모습을 하고 있고, 다시 땅을 바라보면 바닥이 신전을 중 심으로 한 도넛모양을 하고 있다. 그런 하늘과 땅을 잇는 것이 바로 예의 그 절벽인 것이다. 무슨 소풍을 나왔다면 모르되.... 이렇게 한가히 주위 풍경만을 살필 수는 없는 일행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동굴의 출구에서 신전까지는 150휴리하쯤 되어 보였는데, 그 사이에 놓인 것은 겨우 두 사람이 걸을 만한 폭의 길이었다. 말 그대로 길만 이 덩그러니 있었고, 그 길 양옆으로는 까마득한 절벽이었다. 다행이 뿌리부분으로 갈수록 이 협로를 받치고 있는 벽(?)의 폭이 넓어지는 형세여서 쉽게 무너지거나 할 것 같지는 않았지만, 일단 길의 모습이 좁고 높다는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일행은 용의 조각을 지나 협로의 입구쯤 서 가지고 그 길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았다. 폭은 약 1.5 휴리하 정도로 길치고는 그다지 좁은 편은 아니었다. 물론, 마차가 지나다니는 대로에 비한다면야 좁지만, 보통 도시 뒤편의 골목길보다는 오히려 넓다 할 수 있었다. 이 모습에 세레티가 탄성을 지르며 중얼거렸다. "햐~! 완전히 어디선가 본듯한 모습이군요. 기나긴 던젼을 지나 눈앞 에 모습을 드러낸 협로, 그리고 그 협로가 이어진 끝에 위치하고 있는 신전. 로망(이 당시의 환타지 소설)에서 질리게 사용해 먹은 광경이에 요." 그녀의 모습에 엠은 한차례 미소를 지었고, 아이렌 역시 그녀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었다. 하지만, 에스와 란테르트는 한 명은 주위를, 그리 고 다른 한 명은 무덤덤한 시선으로 저 먼곳을 각각 살피고, 또 바라 보고 있었다. 세레티의 말에 아이렌이 웃으며 대꾸했다. "협로 중간쯤 갔을 때, 멀리 뒤쪽에서부터 길이 무너지거나, 날아다 니는 몬스터들이 공격해 오면 완전히 똑같아질꺼에요." 아이렌은 두 오빠가 그런 쪽의 일을 좋아하니 만큼 꽤 많은 모험이야 기들을 읽었었다. 그녀의 말에 세레티가 더더욱 진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그런데, 언제나 궁금했던 건데.... 그렇게 길이 무너져버리 면 어떻게 다시 되돌아 가는 걸까요? 항상 신전에서 무언가를 찾는다 거나, 그 안에 사는 대마왕을 무찌르며 로망이 끝나버리는데.... 그 다음 곧바로 에필로그로 이어져 버리니...." 아이렌은 그녀의 말에 조그맣게 호호 웃으며 답했다. "대마왕도 무찌르는 사람들이 그 정도 못하겠어요?" "그럴까요?" 두 아가씨들은 이렇게 몇 마디 서로 주고받다 보니 긴장이 많이 풀렸 고, 그때까지 잠자코 지켜보고 있던 엠이 그 둘의 대화를 끝냈다. "자, 그럼 이제 다시 출발해야죠." 일행은 이윽고 그 께름직한 협로로 걸음을 옮겼다. 가장 앞에 선 것 은 에스로, 그는 검을 뽑아 든 채 그다지 긴장하지 않는 걸음을 성큼 성큼 걸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엠으로 그 역시 걸음걸이가 전혀 흐트 러지지 않는 것이 흡사 도시 한복판의 대로를 걷는 듯 하였다. 아니, 차라리 사람들로 가득한 큰길에서 보다 더더욱 안정적인 걸음을 걷는 듯 하였다. 그런 곳에서는 사람들에 치여 비틀거릴 테니 말이다. 세레티와 란테르트는 일단 비행마법을 할 줄 아니, 높은 곳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은 거의 없었다. 다만 세레티는 높다, 라는 것이 주는 본능적 공포에 몸이 약간 으실으실함을 느낄 뿐이었다. 반면 아이렌은 후들후들 거리는 걸음을 간신히 떼고 있었다. 무섬증 을 꽤 타는 듯 보이는 그녀는 앞서 걷는 엠의 등뒤에 바짝 붙어 그의 가방 끈을 두 손으로 꼭 쥐고 있었다. 가방을 쥔 손이 오들오들 떨리 는 것이 꽤 애처로와 보였다. 이렇게 보니, 일행중 이러한 협로에 동요하는 것은 아이렌 뿐으 로.... 가장 정상적인 그녀가 비정상으로 보이는 순간이었다. 가장 앞에 걷는 에스와 그 다음에 걷고 있는 엠은, 언제나와 마찬가 지로 말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바보 같은 소리는 그만 둬. 역시 이 일곱 대륙에서 가장 강한 몬스 터는 록 웜이야." 에스가 중얼거렸고, 엠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록 웜과 맞닥뜨리면 사실 굉장히 상대하기 까다롭기는 하지만, 그래 도 조심스럽게 상대하면 어찌어찌 막아볼 수 는 있지. 하지만, 마물 그리토는 아니야. 덩치는 록 웜에 버금가는 데다가.... 보통은 홀로 다니는 일도 없고.... 녀석이 쏘아대는 녹색의 액체는 닿자마자 살이 녹아버릴 정도로 강한 산성을 나타내고 있잖아." 에스가 곧바로 이야기했다. "무슨 소리. 비록 그렇다지만, 일단 그리토는 모습이 보이고, 피부도 그리 단단하지 않으니 어지간한 실력 정도면 어떻게 해 볼 수 있지만, 록 웜 같은 경우는 갑작스레 석벽을 뚫고 나오니 대처하기도 힘들잖 아. 게다가 바위를 뚫고 다니는 그 표피라는 건, 어지간한 검으로는 상대조차 할 수 없지." 이렇게 둘이 주절거리는 사이, 일행은 어느덧 협로의 중간 이상이나 왔다. 아이렌은 여전 후들거리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별다른 느낌 없는 걸음을 계속했다. 세레티는 오히려 주위를 둘러보며 경치에 감탄 하고 있었다. 물론, 풀 나무, 꽃 따위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것들은 거 의 없지만, 기괴한 바위절벽의 형세하며, 위태하게 자리잡고 있는 신 전의 형상까지 어느 하나도 신기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게다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그것들 역시....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7873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74 올린이:광황 (신충 ) 98/12/29 06:26 읽음:2665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그것.... 세레티는 멀리 거뭇거뭇한 점들이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버렸고, 두 눈을 동그랗게 떠 그 점들을 자세히 살펴보았 다. 그것을 느낀 것은 세레티뿐만이 아니었다. 에스와 엠도 조금 전까지 하던 입씨름을 멈춘 채 그것들을 바라보았고, 란테르트 역시 조금은 흥분된다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에스와 엠이 그것들을 바라본 것은 아주 잠시 뿐으로 곧바로 걸음을 빨리 옮겼다. 이곳, 그 협로의 중간쯤 되는 곳에서 무언지 모를 저런 것들과 마주치는 것은, 그다지 수명을 늘리는데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이렌! 어서 와." 엠은 여전 더딘 걸음을 하고 있는 아이렌의 손을 잡아당기며 이렇게 말했고, 아이렌은 그에게 손을 붙잡힌 채 걸음을 조금 더 빨리 놀렸 다. 하지만, 그 속도가 그 속도인 것이, 저 검은 점들이 온전한 모습 을 드러내기 전에 반대쪽에 도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듯 싶었다. 어느덧 모두는 걸음을 재촉해 협로의 75퍼센트 지점쯤에 도착했다. 그리고 동시에 그 검은 점들도 온전한 모습을 나타냈다. 그 모습에, 세레티는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반쯤은 놀란, 그리고 반 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저건.... 와이번?" 엠과 에스, 그리고 아이렌은 계속해 달리고만 있었지만, 세레티는 그 자리에 멈춰선 채 그 날아 다니는 괴물을 바라보았다. 생긴 것은 용과 비슷한 듯도 하였지만, 결코 용은 아니었다. 몸길이는 6, 7휴리하쯤으 로 보였고, 앞발 대신 박쥐의 그것과 비슷한 날개를 가진 커다란 도마 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세레티는 거의 넋을 잃은 채 중얼거렸다. "와이번은.... 이 일곱 대륙에는 존재하지 않는 생물인데.... 단 지.... 책으로만...." 그렇게 멈춰있는 사이 세레티와 앞의 세 사람 사이에는 조금 간격이 벌어졌고, 그때 란테르트가 뒤에서 한마디 재촉했다. "놀랄 틈은 없습니다." 그제서야 세레티는 아, 하는 놀람 섞인 탄성을 지르며 다시 다른 사 람들의 뒤를 쫓았다. 그들에게 다가오는 와이번의 수는 거의 100마리에 육박하는 듯 보였 다. 그 커다란 날개를 퍼덕이며 일행을 공격할 타이밍만 찾고 있던 그 생물은 가느다랗게 찢어진 눈을 게스름하게 치켜뜬채 일행의 주위를 빙빙 배회했다. 그러던 중, 그중 가장 덩치가 커 보이는 와이번이 입을 열었다. 동시 에 입에서 화염이 솟아올랐고, 덩이진 불꽃은 일행을 향해 폭사했다. 란테르트는 그 모습에 한차례 입가를 치켜올려 미소를 지었고, 몸도 돌리지 않은 채 수계 마법을 일으켜 와이번이 만들어낸 불꽃을 소멸시 켰다. 와이번의 그것은 그다지 위력 있는 공격은 아닌 듯 했다. 그 첫 번째 화염을 날린 존재는 아마도 이들 무리의 대장인 모양이었 다. 그의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자 와이번 무리는 잠시 머뭇거리는 듯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대장의 돌격을 시작으로 와이번은 두셋으 로 무리를 지어, 직접적인 공격과 화염의 공격을 병행해 일행을 괴롭 히기 시작했다. 엠과 에스는 그런 그네들의 파상적인 공격에 그럭저럭 잘 대처하고 있었다. 일단 뒤쪽은 란테르트가 확실히 막아주니 조금 여유가 있었 고, 비록 실력 자체는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였지만 경험이 상 당히 많은 듯 이러한 위기상황에도 노련히 대처하고 있었다. 하지만, 와이번은 충분히 강했고, 이 두사람의 싸움은 결코 여유롭다거나 하지 는 않았다. 와이번들은 몇 차례의 공격이 무위로 돌아갔음에도 쉬지 않고 일행을 공격했다. 공격력이 그다지 높지 않은 세레티와 그것이 전무한 아이렌 은 엠과 에스가 뚫어준 혈로를 따라 겁에 질려 달려나갔고, 엠과 에스 는 죽을힘을 다해 길을 뚫었다. 길이 좁은 대다 딸린 짐들이 많으니 싸움은 꽤나 힘이 들었다. 어느덧 신전앞 마당에 도착했다. 엠과 에스는 와이번의 피로 온몸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찐득거리는 것이 가히 쾌치는 않았지만, 그런 것 을 따질 여유 따위는 없었다. "아이렌, 세레티양, 어서 신전 안으로 달아나십시오!" 엠은 자신을 입으로 물려 하는 와이번의 콧등에 검을 한 대 쑤셔밖으 며 이렇게 외쳤고, 에스는 그렇게 상처를 입힌 와이번의 목에 검을 깊 숙이 박았다. 그리고는 곧바로 두 사람은 그 와이번에게 멀어져 아이 렌과 세레티가 있는 곳으로 달아났고, 상처를 입은 와이번은 요동하며 불을 뿜다 바닥에 푹 쓰러졌다. 아이렌은 공포에 파랗게 질린 얼굴을 한 채 그의 오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신전으로 달아나기 시작했으나, 세레티는 마법을 사용할 준 비를 하며 함께 싸울 의사를 밝혔다. "비록 강하지는 못하지만, 공격 마법 몇 가지도 할 줄 알아요." 그녀의 말에 엠이 외치듯 말했다. 평소 목소리의 톤이 잘 올라가지 않는 그였지만, 막 날아 다가온 와이번의 날개를 베면서까지 그럴 수 는 없는 모양이었다. "아이렌을 보호해 주십시오. 우리들은 당장에 문제가 없지만, 아이렌 은 누군가 보살펴 주어야 합니다." 세레티는 그제서야 고개를 돌려 신전 쪽으로 달려나가는 아이렌을 보 았다.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달려가는 모습이 정말 위태하기 짝이 없었다. 그 자랑하며 손질하던 총이라는 무기는 꺼내들지도 못하고 있 었다. 한편, 이들과는 다른 공간에 한 사내가 서 있다. 호들갑스럽게 서두 는 사람들과는 대조적인 느긋한 표정으로 근처를 배회하다 달려드는 와이번을 향해 검을 휘두르는 그는 입가에 지었던 묘한 미소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지금의 표정은 평소의 그것과도 같은 것으로, 흥분에서 오는 미소가 사라진 모양을 보아 그 흥분의 원인이 사라진 모양이었 다. 란테르트는 막 자신을 물어뜯으려 달려드는 와이번의 머리를 세로로 두동강 내 버렸다. 마법도, 레저넌스도 아닌 평범한 검의 휘두름으로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지만, 원래 그런 남자이 니.... 머리를 잃은, 정확히는 머리가 하나 더 생겨버린 와이번은 그 자리에 서 바닥에 툭 떨어져 버렸고, 란테르트는 그 모습에 고개를 미미히 가 로 저었다. "용과 비슷하게 생겨.... 그쯤 되는 힘을 가지고 있을 줄 알았더 니.... 형편없군요...." 란테르트는 다시 등뒤에서 덤벼드는 와이번의 몸을 두동강내며 이렇 게 중얼거렸다. 아마도 이것이 그가 처음 흥분했던 이유였던 모양이 다. 란테르트는 일단 의뢰이니 만큼 다른 네 사람을 보살피며 수련(?)을 쌓고 있었다. 종종 위급한 상황이다 하면 마법을 사용했으나, 아직까 지는 마법을 쓸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협로의 끝에서 신전의 입구까지는 그다지 먼 거리가 아니었기에, 아 이렌과 세레티는 오래지 않아 신전의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사람 키의 두배는 족히 될 듯한 커다란 문이 두 사람의 앞을 가로막았고, 세레티와 아이렌은 각각 한쪽 문의 고리를 잡아 힘껏 당기기 시작했 다. 그러는 사이에도 와이번의 공격은 계속 되었고, 엠과 에스는 두 여자 를 보호하며 더불어 자신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검을 휘둘 렀다. 종종 와이번의 의외의 공격에 검이 막히기도, 때로는 헛 휘두르 기도 했으나, 거의 대부분의 공격은 와이번에게 큰 상처를 입힐 수 있 었고, 그렇게 5, 6분간 벤 와이번의 수가 대 여섯 마리는 족히 넘었 다. 특히 그들의 콤비 플레이는 란테르트마저도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강했는데, 각자 있을 때보다 두 배 정도의 힘은 발휘하는 듯 보였다. 두 아가씨는 문이 절반쯤 열리자 서둘러 신전 안으로 달아났다. 각각 자신의 연 문 쪽으로 몸을 던졌고.... 이내 신전 안에 발을 들여 놓을 수 있었다. 생각해 보니, 문을 통과할 때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던 듯도 싶었지만, 그런 것에 신경 쓸 겨를은 없었다. 이윽고 엠과 에스도 신전의 문 아래 계단 바로 앞에 설 수 있었다. 란테르트 역시 그들 가까운 곳에 선 채 와이번들을 무덤덤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고, 와이번들은 더 이상의 공격을 포기한 채 계속해 신 전 위를 빙빙 배회하고 있었다. 이미 30마리 이상을 잃은 그들 무리로 서는, 이 괴물 같은 인간들에게 덤벼들 만한 용기가 더 이상은 남아있 지 않았다. 엠과 에스는 멀리 반공을 나르고 있는 커다란 생물을 한참동안이나 응시하다가 그네들이 하나 둘씩 어디론가 사라질 무렵에야 한숨을 짙 게 내뱉었다. 한숨을 돌리자 그제서야 에스가 엠에게 물었다. "저 녀석들은 도대체 뭐야? 처음 보는 녀석인 것 같은데?" 엠이 에스의 말에 멀리 와이번이 사라진 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음.... 아마 와이번일 꺼야." "와이번?" 에스가 되물었고, 엠은 그의 말에 시선을 에스에게로 향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와이번. 비룡이라고도 하지. 나도 단지 책으로만 보았어. 단지 전설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학계에 보고하면 꽤나 인기 끌겠는걸?" 엠은 에스를 향해 이렇게 말하고는 란테르트를 향해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다. 감사를 표한다는 뜻의 끄덕임으로, 란테르트는 그의 인사에 묵묵히 고개를 끄덕여 대꾸했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자신을 배려해 주는 엠(?)과 함께 있는 것이 편했 다. 편하게 말을 걸어오는 핌트로스와는 또다른 호감이 그에게 느껴졌 다. 하지만, 그는 이 두 사람의 이러한 점이 자신이 알고 있는 다른 어떤 존재의 그림자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엠은 란테르트에게 감사의 인사를 한 후 반쯤 열려있는 신전 입구를 바라보았다. 속으로 아이렌과 세레티가 무어라 입을 열 때가 된 것 같 은데.... 라고 중얼거리며 그는 신전 안을 들여다보았고.... 에스도, 란테르트도 그와 비슷한 시간에 신전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 리고 순간 두려울 정도의 적막에 휘감기었다. 두 여자는 각각 신전 밖을 바라다보며 무어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세레티도, 아이렌도 문 바로 안쪽에서 선 채 허공에 손을 대고 있었 다. 흡사 란테르트 등이 있는 곳과 유리로 격리되기라도 한 듯한 모습 이었다. 하지만, 더더욱 이상한 것은 그 두 사람이 서로를 인식하지 못하는 듯 보였다. 불과 두어 걸음 정도를 격한 채 서 있었건만.... 둘은 서 로를 바라보면서도 흡사 벽을 바라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 음하~~~ 졸려라~~~ 꾸에에~~~ 연재량 대전으로 지나치게 무리하는게 아닐까?--;; 지쳐간다.... 지쳐간다.... 점점 황폐해져가는 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025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75 올린이:광황 (신충 ) 98/12/30 01:26 읽음:2638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엠은 그 모습에 표정을 살짝 일그러뜨렸고, 에스는 대번 안색이 뒤 바뀌었다. 란테르트는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 없어 엠에게 천천히 물 었다. "무슨.... 일입니까?" 그의 물음에 엠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이 신전.... 생각보다 무언가 대단한 곳 같습니다."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고개를 돌려 신전 입구를 다시 한 번 바라보았 다. 아이렌도, 세레티도 지치고 겁에 질린 표정으로 밖을 바라보고 있 었는데, 당장 무슨 위험이 있지는 않은 듯 보였다. 엠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란테르트에게 설명을 이었다. "이 신전은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닙니다." 란테르트는 어떻게 알 수 있느냐는 듯한 표정을 그에게 지었고, 엠은 다시 무형의 투명한 벽을 두들기며 서 있는 두 여자에게로 시선을 돌 렸다. 아이렌은 급한 표정으로 마구 두들겨 대고 있었고, 세레티는 조 금은 진지한 표정으로 한곳 한곳을 차분히 두들겨 보고 있었는데, 둘 은 서로를 향해 눈짓한번 보내지 않았다. "이 두사람.... 언뜻 보면 이 무형의 벽 뒤에 함께 서 있는 듯 하지 만.... 전혀 다른 공간에 있습니다. 특별히 차원이 다르다거나 한 것 은 아니지만 분명 공간은 분리되어 있습니다. 그냥 얇은 벽이 두 사람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편할 겁니다. 게다가 저들 둘과 우리들 사이에도 투명한 벽이 위치하고 있지요. 이 벽이라는 것은 한 방향으로 밖에는 통과할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출구는 전혀 다른 쪽에 있지요."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한차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그때까지 잠 자코 바라보고만 있던 에스가 입을 열었다. "자, 어서 들어가자. 이렇게 노닥거리고 있을 시간이 없어. 이런 괴 상한 일.... 아이렌은 견디지 못할 꺼야." 에스는 이렇게 말하며 아이렌이 있는 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으나, 엠 이 그를 막았다. "기다려. 너와 나, 우리 둘은 세레티 양이 있는 곳으로.... 그리고, 아이렌이 있는 곳으로는 란테르트씨가 들어간다." 엠의 말에 에스가 그 가느다랗던 눈을 치켜 떴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엠은 잠시 기다리라는 듯 에스에게 고개를 한차례 가로 저으며 란테 르트에게 설명을 계속했다. "이러한 신전 건축양식을 미러링이라고 합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 만, 한쪽 공간과 다른 쪽 공간의 구조가 거울에 비추기라도 한 것처럼 똑같기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두 공간은 단 한곳, 이 신전의 중심부에 서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출구 역시 그곳에 있지요."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고개를 한차례 끄덕여 알았다는 듯 대꾸를 해 주었고, 엠은 뒤이어 에스에게 입을 열었다. "너와 나 아이렌.... 이 셋이 돌아다니기에 이 신전은 위험하다. 와 이번.... 조금 전에 그네들에게 당하고도 모르겠어?" 에스는 엠의 말에 외치듯 말했다. "하지만, 아이렌은 우리가 지켜야 해!! 누구보다 더 잘 알텐데." 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렇지만.... 이런 경우에는 조금 더 확률이 높은 쪽을 택하는 편이 좋다." 에스는 잠시 엠의 눈을 바라보다가 다시 시선을 란테르트에게로 돌렸 다. "기분 나쁘게 듣지는 마십시오.... 전 당신을 완전히 신용하지 않습 니다." 그의 말에 엠은 고개를 천천히 가로 저었고,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 를 끄덕였다. 충분히 이해한다는 뜻이었다. 에스는 이어 엠에게 시선을 돌렸다. "너는.... 그를 믿는 건가?" 에스의 말에 엠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에스는 이유를 물었다. "왜지? 크림슨 아이즈라고 불리우고 있는 인간이다. 게다가 만난 기 간도 그다지 길지 않았다. 일단 신전 안에 들어가면, 검은 찾은 것이 나 마찬가지이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검이다. 아이렌의 생사 여부는 그에게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다." 진지한 이야기를 하는 중이어서 인지, 둘의 표정도 말투도 완전히 굳 어 있었다. 란테르트는 이들 둘에게 이러한 심각한 면이 있었다는 것 이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졌다. 에스는 이렇게 말하며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당신에게는 아이렌의 생명 따위는 안중에 없을 것입니다. 그보다는 검이 중요할 테니까요." 에스의 말에 란테르트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의 사람들 이라면, 실재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더라도 중언 부언 자신을 변명했을 터이나, 란테르트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시인했다. 하지만, 엠과 에스 그 누구도 크게 놀라거나 하지는 않았다. 에스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 "와이번과 싸울 때, 저는 확실히 깨닳았습니다. 당신은 우리 일행의 생명에는 그다지 큰 주위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을.... 그런 당신에 게 아이렌을 맡길 수는...." 그때 엠이 끼여들었다. "나는 그를 믿는다." 에스가 고개를 돌려 엠을 향해 쏘아붙였다. "그게 무슨 소리야?" 엠은 그가 흥분한 모습에 여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너 답지 않다.... 역시 아이렌의 일이기 때문인 건가?" 엠의 말에 에스는 천천히 입을 다물었고, 엠은 그의 그런 모습에 씁 쓸한 미소를 지었다. 어째서 그에게서 이러한 미소가 나오는지는, 에 스 그 한사람 외에는 어느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엠은 잠시 입을 다물고 있다가 천천히 이야기를 꺼냈다. "네가 아이렌을 사랑하는 만큼.... 그리고 그 이상으로 나도 저 아이 를 사랑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란테르트씨를 그 아이에게 붙여주려 는 것이다. 란테르트씨가 지켜준다면, 어느 정도의 위험은 무시할 수 있을 것이다." 엠은 뒤이어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전 당신을 믿습니다.... 8년전에 처음 만났을 때도.... 두 번째 만 났을 때도... 그리고 지금도.... 당신의 눈은 같은 빛을 내비치고 있 습니다.... 언제 나와 같은 붉은 색을...."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조금의 표정변화도 일으키지 않았으나, 내심으 로는 마음이 격탕됨을 느꼈다. 엠은 다시 입을 열었다. "현재.... 당신은 저희에게 고용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피동적으 로 저희를 지켜 주셨지만, 아이렌은 다릅니다. 그 아이는 저희 집으로 입양된 이후, 아니 그 전까지도 위험이라고는 모르고 지낸 아이입니 다. 부디....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해 주십시오. 당신을 고용한 사람으 로서의 명령이라고 생각하셔도 좋고.... 세 번의 만남이라는 인연을 가진 사람의 부탁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다만...." 란테르트는 엠이 여기까지 말했을 때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고, 엠은 그의 고개가 한차례 끄덕여 지자 조금은 안심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러면.... 아이렌은 란테르트씨께 맡기겠습니 다." 에스는 곁에서 엠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란테르트가 고개를 끄덕임 에 시선을 돌려 아이렌을 바라보았다. 표정에는 걱정하는 기색이 완연 했으나, 더 이상 란테르트를 믿지 않는다거나 하는 말을 내뱉지 않았 다. 그는 비록 란테르트를 완전히 믿을 수는 없었지만, 자신의 친구 엠의 사람을 보는 눈만은 완전히 신용했다. 란테르트는 엠의 인사에 고개를 한차례 끄덕인 후 곧바로 아이렌이 있는 문으로 걸어 들어갔고, 엠과 에스는 잠시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 았다. 그리고 그가 완전히 문안으로 걸음을 들여 넣고 난 후 엠이 에 스에게 물었다. "아직도.... 그를 믿지 못하는 거야?" 에스는 그의 말에 묵묵히 입을 다문 채 세레티가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고, 엠은 더 이상은 입을 열지 않은 채 그의 뒤를 따랐다. ------------------------------------------------------------------ 엠과 에스 그리고 아이렌느~~~~ 엠은 아이렌느를 사랑! 아이렌느도 엠을 사랑! 에스 아이렌느 사랑! 하지만 엠은 에스에게 아이렌느 주려고 하고.... 등등등~~~ 이것에 이 세사람의 삼각관계~~~ ^^ 흐음....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02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76 올린이:광황 (신충 ) 98/12/30 01:26 읽음:2736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14. 절대의 검 앱슈바르.... 그리고.... 란테르트는 신전 안에 걸음을 들여놓는 순간, 무언가가 자신의 전신 을 훑고 지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엔클레이브의 느낌과도 비슷했 으나, 조금 달랐다. 훨씬 강력했다. 란테르트가 발을 들여놓는 순간까지도 겁에 질려 벽을 두들기던 아이 렌은 채 손을 멈추지 못한 채 란테르트의 가슴팍을 한 대 두들겼고, 순간 느껴진 벽과는 다른 감촉에 움찔하며 손을 멈추었다. 아이렌은 란테르트가 모습을 드러내자 마자 손을 멈추며 잠시동안 그 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 와주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혼자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아 요?" 아이렌은 이렇게 말하며 손가락으로 눈에 고여있던 눈물을 닦았다. "아이.... 창피하게 눈물까지 고였네요.... 그건 그렇고, 오라버니들 은요?" 사람의 모습에 아이렌은 급속도로 마음을 진정시켰고, 란테르트는 그 녀가 투정을 부리지 않는 것에 마음을 조금 놓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 다. "세레티 양이 있는 쪽으로 갔습니다." 그의 말에 아이렌은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아.... 이상하네요. 분명 세레티 님과 저는 동시에 신전 안에 발을 들여놓았는데.... 돌연 사라져 버렸으니...."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간단히 답해 주었다. "원래 그런 곳이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걸음을 옮겼고, 아이렌은 조금 전보다는 조금 침착해진 모 습으로 란테르트의 뒤를 쫓았다. 신전 안은 입구 근처는 환했으나, 안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빛을 잃어 갔다. 채광 창이 있었으나 이미 밖은 어두워져 있었기에 그다지 도움 이 되지 않았고, 이 둘은 단지 란테르트가 만든 빛의 구슬을 따라 알 수 없는 신전 안을 헤매이고 다녔다. 아이렌은 하루 종일동안 걷고 또 쉬고 하는 사이 완전히 지쳐 있었으 나, 왠지 즐거운 듯한 표정이었다. 뭐, 얼마 만인지 모르는 두 오빠와 의 여행중이니 당연할지도 몰랐다. 그렇게 한참동안 걷는 사이, 점점 신전 복도의 장식들은 기괴스러운 형상으로 화해있었다. 본래부터 무슨 악마나 몬스터를 조각해 놓은 듯 한 것들이 벽에 열 지어 서 있는데다가, 란테르트가 만든 그다지 환하 지 않은 빛의 구슬에 생긴 그림자 때문에 더더욱 무서운 느낌이 들었 다. 아이렌은 괴상한 조각들이 열 지어 서 있는 복도에 걸음을 들여놓자 마자 조금 불안해하는 표정을 지었고, 이내 란테르트를 불러 세웠다. "저기요.... 란테르트씨." 란테르트는 그녀의 부르는 소리에 걸음을 멈춰서며 뒤돌아보았고, 아 이렌은 란테르트가 잠시 서 있는 사이 란테르트의 뒤쪽, 즉 진행방향 으로 가 멈춰 섰다. 하지만, 잠시 주위를 두리번거리고는 다시 란테르 트의 앞으로 돌아왔다. 그럼에도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란테르 트의 오른쪽, 왼쪽에 각각 한차례씩 서더니 고개를 설레설레 내 저었 다. 란테르트는 자신의 주위에 한 번씩 멈춰서는 그녀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엠의 특별한 부탁도 있고 했기에, 란테르 트는 조금이나마 아이렌에게 신경을 써 주기로 마음먹었다. "무슨 문제 있습니까?" 란테르트의 물음에 아이렌은 고개를 도리도리 가로 저었다. "아니요. 다만.... 어디에 서서 걸을 때 가장 안 무서울까를 생각해 본 거예요.... 뒤에 서서 걷다보면, 누군가가 갑자기 머리채를 잡아 당길 것만 같거든요.... 그렇다고 앞에서 걷자니, 앞에서 튀어나올 괴 물이 무섭고.... 왼쪽은 오른쪽이, 오른쪽은 왼쪽이 무섭네요...." 아이렌의 이러한 대답에 란테르트는 잠시 고개를 끄덕였다. 꽤 귀여 우면서도 천진한 대답이었으나, 란테르트는 별다른 반응 없이 진지하 게 물었다. "어떻게 해드렸으면 좋겠습니까?" 란테르트의 물음에 아이렌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요.... 소용없겠어요. 그냥 가기로 해요. 왼쪽이 가장 안 무서 운 것 같으니 곁에서 걸을께요." 아이렌의 말에 란테르트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걸음을 옮겼 다. 한편, 세레티를 뒤따라 신전으로 들어간 엠과 에스는 그녀와 함께 신 전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세레티는 처음 그들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 잠깐 놀라는 표정을 지었으나, 아이렌처럼 동요하고, 또 눈물짓는 행동은 전혀 하지 않았다. 다만, 학자적 호기심으로 엠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한 후 그 두 사람의 뒤를 쫓을 뿐이었다. 그렇게 얼마간 걷던 중, 세레티는 순간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처음 에는 무엇이 이상한지 알 수 없어 한참동안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이 내 그 이유를 찾아냈다. ".... 두분이 말싸움을 하지 않으니 이상하네요." 세레티는 조용하다못해 적막하기 까지 한 일행의 분위기가 약간 어색 해 이렇게 말을 꺼냈고, 순간 두 남자의 시선을 받아야만 했다. 엠과 에스는 세레티의 말에 동시에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고, 세레티는 담담한 표정으로 그 둘을 향해 다시 입을 열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두분이 입을 다물고 있으니, 왠지 어색하네 요." 세레티의 이러한 말에도 엠과 에스는 쉽게 입을 열지 않았고, 세레티 는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왜 이 두 사람이 조용한가 그 이유를 생각 해 본 것이었다. 그리고는, 오래지 않아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아, 아이렌느 양이 걱정돼서 그러는 군요. 걱정 마세요. 란테르트 그 사람이 지켜 준다면.... 당신들은 마법사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 만, 란테르트 그 사람의 마법력은 제가 지금까지 본 사람들 중 최고입 니다. 최고 정도가 아니라, 인간의 그것은 이미 넘어선 상태예요." 세레티의 이 말에 엠과 에스 둘 모두 안색이 미미하게 바뀌었다. 다 만, 엠은 상인이라는 그 자신의 직업 때문인지 그 변화의 폭이 매우 작았으나, 에스의 경우에는 눈에 보일 정도였다. "그렇겠지요." 엠은 이렇게 간단히 대꾸했으나, 에스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당신이 그의 편을 드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저는 완전히 신용하 지는 않습니다." 세레티는 왠지 그의 말투가 자신을 비꼬는 듯 보이자 약간 기분이 상 해 따지듯 물었다. "당연하다니요? 무슨 뜻으로 하신 말씀입니까?" 그녀의 말에 에스는 곧바로 대꾸했다. "당신이 더 잘 아실텐데요. 원래 사랑하는 사람은 미화되어 보이기 마련입니다." 엠은 그런 에스의 경망스러운 말투에 약간 눈살을 찌푸렸다. 자신 이 외의 사람과는 결코 조그마한 말다툼도 벌인 적이 없는 그 에스가 이 렇게 까지 동요한 것에 엠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을 뿐 말릴 생각을 하지 못했다. 세레티는 그의 말에 화를 터트렸다. "무례하군요. 누가 누구를 사랑한다는 말입니까? 그는 저의 피고용인 일 뿐입니다." 그녀의 말에 에스는 훗, 하는 냉소를 터트렸다. "무례라.... 결혼도 안 한 남녀가 단둘이 산 속을 헤매 이는 것은 예를 지킨 것인 모양...." 에스가 여기까지 말했을 때, 세레티가 손을 뻗어 따귀를 날렸고, 동 시에 엠이 그녀의 손을 잡으며 에스에게 말했다. "그만 둬.... 너 지금 너무 날카로워져 있어." 엠은 뒤이어 세레티의 손을 놓으며 그녀를 향해 정중히 고개를 숙였 다. "죄송합니다. 에스나 저 모두 아이렌을 사랑하는 마음에 지금 제정신 이 아닙니다. 부디 그의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하지만, 이러한 일이 한마디 말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라면, 세상에 분쟁이란 존재치 않을 것이다. "용서할 수 없습니다. 본인이 직접 사과하십시오." 세레티는 얼굴에 한기를 띄며 차갑게 내뱉었고, 에스는 훗, 하는 냉 소를 다시 한차례 내뱉고는 고개를 돌렸다. 엠은 세레티와 에스를 번갈아 바라보며, 그리고 에스는 먼 어둠 속으 로 시선을 던지며, 그리고 세레티는 에스를 화난 눈으로 바라보며 이 세사람은 어둠 속에 멈춰서 있었다. 세레티가 만든 빛의 구슬은 아른 아른한 환한 빛을 만들어 내고 있었고, 이 빛으로 생겨난 그림자는 조 심스럽게 몸을 뒤척이며 바닥에 납짝 엎드려 있었다. 잠시 동안의 침묵은 이 세사람에게 어느 정도의 안정을 가져다주었 고, 세레티는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역시 마법사다운 상당한 수양이었다. 아니, 어쩌면 명문 귀족 가에서 자라서 였을지도 몰랐다. 어찌되었건 평상시의 모습을 되찾은, 하지만, 조금은 싸늘한 느낌의 목소리였다. "지나칩니다. 어째서 남자와 여자는 단둘이 여행할 수 없는 것이지 요? 일단 그 점에 대한 것은 저의 논리로는 납득할 수 없습니다. 당신 또한 논거 같은 것은 들지 않은 채 그냥 단정을 지어 버리셨으니, 저 로써는 그 이야기가 당신의 단순한 의견이 아닌 저를 모욕하기 위한 발언으로밖에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사과를 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런 세레티의 말에 에스는 잠시 입을 다물고 있다가 세레티에게로 고개를 돌리며 고개를 깊이 숙였다. "죄송합니다." 그의 얼굴빛 역시 원래의 약간은 냉소적이면서 차분한 그것으로 돌아 와 있었다. 물론 엠과 이야기 할 때는 이보다 훨씬 밝았으나, 언제나 세레티를 대했던 표정이 지금 바로 이것이다. 세레티는 그의 말에 고개를 한차례 끄덕여 사과를 받아들였으나, 미 소를 지어 보이지는 않았다. "사과는 받아들이겠어요. 그리고, 그런 쓸모 없는 오해는 하지 말아 주십시오. 저와 그는 아무런 관계도 아닙니다. 다만 피고용인과 고용 인일 뿐이지요. 만난지 5일도 채 되지 않았으니까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며 속으로는 왠지 이게 아닌데 싶은 생각이 들었 다. 아무런 관계가 아니다, 라는 주장에 세운 그녀의 논거는 '만난지 5일이 채 되지 않았다' 였으나 스스로조차 납득시킬 수 없는 빈약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태어나서 이렇게 까지 자신을 흔들리게 만든 남 자는.... 그 한 명뿐이었으나, 그녀는 고의로 그러한 점들을 간과하고 있었다. 엠이 그때 곁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세레티 양의 말을 전적으로 믿습니다...." 세레티는 그의 말에 순간 고개를 갸웃거렸다. 전적으로 믿는다 니.... 예의 상으로 한 말 치고는 너무 진지했다. ------------------------------------------------------------------ 흐음.... 과연 내일 몇연살 까지 가능할 것인가~~~ ^^ 쿠하하하~~~ (헉... 광소...--;; 정신이 황폐해져간다는 증거야..--;; ) 엠과 에스~~~ 그리구~~~ 아이렌~~~ 예들을 주인공으로 하나 쓸 예정입니다.^^ 음.. 제목을 날아라 소드맨 달려라 머천트맨으로 할까? (헉... 정서가 피폐해졌어...--;;) 그러고 보니... D&D동시대 소설이 꽤 많다.... 루실리스와 아이실트 이야기하고.... 룬 나이트 사가 하고...(밀튼과 로멜... ^^) 여기 이 트레져 헌터 이야기하고... 흐음.... 언제나 쓸 수 있으려나~~~ 그럼~~~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135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77 올린이:광황 (신충 ) 98/12/31 00:30 읽음:2530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저를 비웃는 건가요?" 세레티는 미간을 조금 찌푸리며 이렇게 물었으나, 엠은 고개를 천천 히 가로 저었다. "그럴리가요.... 진심입니다." "믿어준다면야 저로서는 해가될 것이 없는 일이지만, 왜인지 가식적 으로 들리는 군요. 어떻게 저를 믿을 수 있는 것이지요?" 세레티의 말에 엠은 침묵을 지킨 채 세레티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붉 은빛 나는 갈색의 눈동자를 잠시간 응시하던 엠은 이윽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불행이라는 것을 거의 모르고 자라신 분이시군요. 지체 높은 집안에 서.... 언제나 모든 일에 성공에 성공만을 거듭해 오신 분...." 엠의 말에 세레티는 낯빛이 눈에 띄게 바뀌었고, 엠은 계속해 온화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면서도.... 또한 남에게 공손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충실히 지키시는 분.... 그 때문에 커다란 모욕에는 담담한 척 하면서, 별 것 아닌 일에는 화를 내지요.... 대인관계는 그다지 원 만하지 못한 편이고.... 스스로가 하는 일에 대한 자신감도 대단 하시 군요." 엠의 말에 세레티는 으음 하는 나직한 신음을 내뱉었다. "다, 당신...." 엠은 약간 놀라는 표정을 짓는 세레티를 향해 허리까지 굽혀 정중히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함부로 당신의 마음을 읽어서...." 세레티는 잠시 얼이 빠져 버렸다. 물론, 몇 일전에 무슨 일이 있어 나, 등등의 세세한 것을 이야기 한 것은 아니었지만, 세레티라는 한 여성에 대한 있는 그대로의 성격을 이 엠이라는 사내는 눈동자만을 바 라봄으로써 알아낸 것이다. 세레티는 무어라 말도 못한 채 한참동안 엠을 바라보았고, 엠은 온화 한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 "제가 믿는 것은 당신이 아닌 란테르트씨입니다. 전 상인입니다. 그 다지 좋아하는 직업은 아니지만, 제가해야만 하는 게다가 꽤 쓸만한 직업입니다. 그리고 전 그 일을 이미 15년간이나 해 왔습니다. 그러는 사이 저는 사람의 표정이나 눈동자의 움직임, 조그마한 버릇 등으로 그 사람의 성격 패턴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익혔습니다. 물론, 정확 한 것이 아닌 대체적인 흐름일 뿐입니다만.... 독심술이라는 것이죠. 정말로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관심술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지만, 아무 튼, 전 꽤 정확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세레티는 엠의 말에 으음, 하는 신음을 다시 한차례 내뱉었고, 엠은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을 한차례 지어 보인 후 이야기를 이었다. "란테르트씨.... 그는.... 지금까지 만난 사람중 가장 마음을 읽기 쉬우면서도 어려운 사람입니다. 마음은.... 관심을 바라면서도 굳게 닫혀있고, 사랑을 원하면서도 누군가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것을, 그 리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세레티 양 같은 분은 이 해할 수 없는.... 그러한 슬픔을 안고 있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마 음이지요. 8년전 처음 그를 만났을 때만 해도, 그의 마음은 반쯤 열려 있었습니다.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 준 것이 그와 함께 있던 두 아가씨 였다는 것을...." 세레티는 마지막의 두 아가씨라는 말에 아, 하는 조그마한 탄성을 내 질렀고, 엠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는 그 두 아가씨를 모두 잃었습니다. 그런 그의 마음에 당신께서 차지할 만한 여지라고는 있을 리 없습니 다. 이것이 제가 당신을 믿는다고 말한 이유입니다." 세레티는 엠의 말에 아랫입술을 지긋이 깨문 채 고개를 아래로 떨구 었다. 란테르트.... 크림슨 아이즈.... 란테르트.... 크림슨.... 아이 즈.... 지금까지 의식하지 않았던 그 크림슨 아이즈라는 이름이 다시 금 떠올랐고, 세레티는 한참동안이나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슬픔....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자신이 아는 한의 슬픔은, 자 신의 아버지가 국정에 바빠 자신과 생일을 함께 해 주지 못했던 것 정 도였다. 아니면, 얼굴조차 모르는 엄마에 대한 생각을 할 때 정도 느 끼는 감정이 그것이 아닌가 생각할 뿐이었다. 그러한 것을 가진 남자?.... 그것이 그를 대할 때마다 느꼈던 이상한 감정의 이유인가? 한참동안 이런 저런 생각으로 어지럽게 서 있던 세레티는 돌연 현기 증을 느끼며 몸이 앞으로 기울었고, 바로 앞에 서 있던 엠은 그런 그 녀를 서둘러 부축했다. 세레티는 오래지 않아 몸을 추스를 수 있었고, 호, 하는 한숨을 한차례 내쉬며 입을 열었다. 평소였다면, 이 정도 심 적 동요에 현기증까지 일으키지는 않았겠지만, 하루종일의 강행군으로 그녀는 체력이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크림슨 아이즈예요.... 그가 그런 서정적인 감정을 가 졌을 리 없잖아요." 왜 갑자기 이런 말을 꺼냈는지, 세레티는 처음에는 알 수 없었다. 하 지만, 엠의 입술이 움직이기 직전 그녀는 그 이유를 퍼뜩 깨달을 수 있었다. 세레티는 알고 싶었다. 자신의 눈을 통해 본 크림슨 아이즈에 대한 해석이 아닌.... 자신의 란테르트에 대한 호감으로 굴절되어진 크림슨 아이즈가 아닌, 다른 사람을 통해 그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 었던 것이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확신 시켜주기 바라며.... 그녀의 말에 엠은 그녀의 어깨를 잡았던 손을 놓으며 몸을 돌렸다. "그런 유치한 별명은 그에게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뒤이어 에스가 몸을 돌렸고, 세레티는 잠시동안 멍히 서 있다가 엠의 뒤를 쫓았다. 그녀가 만든 빛의 구슬은 그녀의 마음만큼이나 심하게 요동치며 일행을 비춰주고 있었다. 그림자가 현란한 움직임을 만들어 내고 있다. 기괴스런 조각으로 가득 채워진 복도 중간쯤을 걷고 있을 때쯤, 란테 르트는 조그마한 기척에 걸음을 멈추었고, 아이렌도 따라 걸음을 멈추 었다. "왜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아이렌은 어둠 속에서도 반짝일 것만 같은 청록색 눈동자를 동그랗게 뜬 채 란테르트를 향해 이렇게 물었다. 그녀의 손에는 어느 샌가 란테 르트의 망토 끝자락이 잡혀 있었는데, 그렇게 그의 망토자락을 붙잡은 손이 미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를 향해 고개를 한차례 끄덕인 후 몸을 돌렸다. 아이렌은 란테르트가 몸을 돌리자 망토가 엉키지 않게 하기 위해 걸 음을 종종거리며 빙돌아 다시 그의 왼편에 섰고, 이내 자신의 뒤를 쫓 아오던 무언가를 발견했다. 그 무언가는 험상궂게 생긴 얼굴과 뾰족한 귀, 그리고 날카로워 보이 는 이빨을 가진 괴물로, 약간 구부정하게 선 사람과 비슷한 형상을 하 고 있었다. 하지만, 얼굴은 사람과 그다지 닮지 않았고, 오히려 여러 책들에서 본 악마와 그 모습이 닮아 있었다. 그리고, 등뒤에는 박쥐날 개와 비슷한 날개가 있었다. 그 괴물은 한 뼘은 될 듯한 날카로운 손톱을 움직여 딸그락거리는 소 리를 내며 란테르트를 노려보고 있었다. 몸의 전체적인 느낌은 흡사 돌과 같았는데, 자세히 보니 자신들이 걷고 있는 복도에 놓여있는 조 각과 그 모습이 비슷했다. 이 괴물은 가고일이었다. 가고일은 낮 동안에는 돌이 된 채 에너지를 모으다가 밤이 되어서야 움직이는 괴상한 녀석이었다. 란테르트는 지 금까지 몇 차례 이것과 싸움을 해 본 적이 있었는데, 일단 힘이 굉장 히 강했고, 피부가 바위만큼 단단했다. 뭐 그래보았자 일 검에 두동강 내는 것 외에는 그다지 별 의미가 없는 녀석이었지만.... 아이렌은 겁을 잔뜩 집어먹은 채 고개를 돌려 란테르트를 바라보았 다. 그리고는.... 별다른 표정변화 없이 눈앞의 괴물을 바라보고 있는 란테르트를 발견했다. 어떻게 이렇게 무서운 괴물 앞에서도 태연할 수 있는지 신기하기 짝이 없었으나, 자신의 두 오빠를 떠올리고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일단 이런 저런 다른 생각을 하다보 니 몸에 떨림도 덜한 듯 했다. "저기요.... 괜찮을까요?" 약간 겁에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오는 아이렌을 바라보며 란테르트가 되물었다. "무섭습니까?" 란테르트의 물음에 아이렌은 활짝 웃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요. 괜찮아요." 하지만, 얼굴의 그늘은 완전히 지울 수 없었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 녀의 모습에 잠시 미소를 지었다. 아이렌은 그가 자신을 향해 미소짓 자 헤, 하는 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열었다. "그래요. 조금 무서워요." 그녀의 대답에 란테르트는 잠시 고개를 끄덕이다가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한마디만을 내뱉고 난 란테르트는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 동 시에, 그의 몸에서 2휴리하(1휴리하=약 1미터)정도 떨어진 곳의 바닥 에 붉은 원이 그려졌고, 이내 그 원을 따라 조그마한 불꽃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주위가 점점 환해져 갔고, 아이렌은 자신의 몸 주위에 일어 나는 불꽃이 재미있다는 듯 끊임없이 주위 바닥을 두리번거리며 바라 보았다. 이내 그 조그맣게 일렁이던 불꽃은 커다란 불의 파도가 되어, 아니 불의 폭풍이 되어 주위로 퍼져나갔다. 솟아난 수백, 수천 갈래의 화염 이 두셋씩, 혹은 수십 가닥씩 하나의 폭풍을 이루어 이 복도 안에 있 던 모든 조각상들을 향해 폭사하기 시작했고, 아이렌이 놀라 소리를 지르기도 전에 이 복도에 있던 조각들은 모두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물론, 란테르트 앞에서 손톱을 딱딱거리며 란테르트를 노려보던 녀석 또한 가루가 되어 바닥에 부스스 흩어졌다. 잠시동안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아이렌이 돌연 이렇게 외쳤다. "아!.... 이게 마법의 힘이군요.... 정말 대단해요!!" 아이렌은 지금까지 솜씨가 뛰어난 마법사를 직접 본 적이 없었다. 불 꽃으로 이런 저런 장난을 치는 광대를 본 적은 몇 번 있었고, 얼마전 자신이 중독 되어 쓰러지기 전까지 함께 다니던 상당한 실력의 마법사 와 함께 있기도 했으나, 제대로 된 공격마법을 가까이서 본 것은 이번 이 처음이었다. 두 손으로 망토 끝자락을 쥔 채 눈을 동그랗게 뜨며 주위를 둘러보는 20살 먹은 아가씨의 모습에 란테르트는 그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고, 아이렌은 아직까지도 채 사그러들지 않는 불꽃을 계속해 바라보고 있 었다. 길이가 거의 30휴리하쯤 되어 보이는 복도 좌우로 진열되어 있던 60 개는 족히 될 듯한 석상들은 철저히 파괴되어 버렸는데, 이중 몇이 진 짜 가고일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란테르트는 이런 점은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걸음을 옮겨 다시 나아갔고, 아이렌 역시 그의 망토를 부여잡은 채 그를 쫓았다. 여전 눈으로는 주위를 열심히 살피고 있었 다. 다행히, 신전 내부는 복잡하지는 않았다. 그저 복도를 따라 조금 걷 다보면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있었고, 다시 조금 걷다보면 3층으로의 계단이 있었다. 어떤 곳에서는 방금 전과 같이 괴상한 석상들로 가득 차있었으나, 다시 어떤 곳에서는, 고풍스러운 장식이 화려하게 되어 있는 흡사 귀족의 저택 내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종종 시시껄렁한 가고일들이 그 흉물스런 면상을 들이대며 란테르트 앞을 가로막았으나, 아이렌의 구경거리 이상의 의미는 주지 못하였고, 종종 날아 들어오는 마법적 트랩 역시 란테르트의 엔클레이브를 뚫기 에는 역부족이었다. 아이렌은 곁에 있는 이 남자가 얼마나 강한지는 그다지 실감하지 못 하였다. 객관적인 비교대상이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여유 롭게 신전 안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에서 어렴풋이 나마 꽤 대단하 다 정도의 느낌을 받고 있었다.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13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78 올린이:광황 (신충 ) 98/12/31 00:30 읽음:2381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저기...." 그러던 아이렌이 막 4층의 복도에 들어섰을 때 이렇게 입을 열었고,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이렌은 란테르트가 자신을 바라보자 잠시 머뭇거렸고, 란테르트는 다시 시선을 정면으로 향하며 걸음을 옮겼다. 아이렌은 망토 끝자락을 부여잡고 따라가며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 다. "란테르트 님은 잘 모르시겠지만, 엠 오라버니와 에스 오라버니는 종 종 란테르트 님의 이야기를 하셨어요. 아, 그렇다고 험담을 한다거나, 무슨 말장난의 대상으로 삼은 것을 결코 아니에요." 아이렌의 말에 란테르트는 그게 어쨌냐는 듯 그녀를 잠시 바라보았 고, 아이렌은 그가 자신을 바라보자 한차례 미소를 지어 주었다. "그래서인지.... 왠지 란테르트 님이 모르는 사람처럼은 느껴지지 않 아요.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랬어요." 란테르트는 아이렌의 대화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감을 잡을 수 없어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묵묵히 걸음을 옮겼고, 아이렌은 그런 그의 모습에는 개의치 않은 채 하던 이야기를 계속했다. "란테르트 님은 당시 눈이 보이지 않았다고 하던데.... 지금은 괜찮 네요. 그런데.... 무슨 이유로 검을 찾으려 하는 거예요?" 아이렌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다시 아이렌을 한차례 바라보았고, 그가 그렇게 돌아다보자 아이렌은 정색을 하며 말했다. "아, 답하고 싶지 않으면 그만 두셔도 돼요. 그냥, 그냥 궁금해서 묻 는 것이니까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잠시 더 걸음을 옮기다 입을 열었다. "엠과 에스 두분께서는.... 아이렌 양을 몹시 사랑하는 듯 보였습니 다...." 란테르트의 말에 아이렌은 두 뺨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며 고개를 끄덕 였다. "예. 몹시도 저를 사랑해 주시지요." 란테르트는 그 모습에 입가에 조그만 미소가 피었다. 하지만 한편에 서 밀려오는 알 수 없는 씁쓰레한 느낌에 미소는 그다지 오래 머물지 못한 채 사라졌고, 란테르트는 다시금 입을 열었다. "저에게도.... 몹시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는 그들 모두를 잃었습니다." 란테르트의 말에 아이렌은 아, 하는 탄성을 내지르며 잠시 걸음을 멈 추었다. 하지만, 란테르트와의 간격이 조금 벌어지자 다시 걸음을 빨 리 놀려 그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상심이 크시겠어요...." 아이렌은 란테르트의 말에 간신히 이 한마디 위로의 말을 했고, 란테 르트는 그녀의 위로에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상심이 크다.... 이 한 마디로 끝날 이야기는 결코 아니었다.... 란테르트는 아이렌의 위로에 고개를 쓸쓸한 미소를 내어 보임으로 대 꾸했고, 아이렌은 잠시동안 간절하고 측은한 눈길로 란테르트를 바라 봄으로써 다시 한 번 위로해 주었다. 란테르트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중.... 한 명을 잃게 한 존재가 하나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힘 은 강대하기 짝이 없어 저의 힘으로는 대적할 수조차 없습니다. 그래 서.... 무기를 찾아다니는 것입니다." 란테르트가 여기까지 말했을 때, 돌연 아이렌이 란테르트의 손을 꼭 잡아 주었다. 란테르트의 손은 남자로써는 그렇게 까지 큰 편은 아니 었다. 물론, 오랜 고생으로 피부가 거칠어져 있었고, 또 뼈마디가 굵 어져 있었으나, 본래부터 그다지 큰손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손은 아이렌의 곱고 가녀린, 책장을 넘기는 것 외에는 한 일이 없는 손에 비한다면 커다랗기 짝이 없었고, 아이렌의 두 손으로도 그의 손 을 채 다 가리지 못하였다. 란테르트의 거칠고 갈색빛 나는 손과 아이 렌의 하얀 손이 흡사 어둠과 빛만큼이나 확연한 빛의 대립을 보여 주 었다. 란테르트는 아이렌이 자신의 손을 잡자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 다. "8년전에 엠 오라버니가 말씀 하셨었어요.... 두 번째로 란테르트 님 을 만났다고..... 그때, 엠 오라버니는 란테르트 님께서 굉장히 나쁜 일을 당했었다고 말씀 하셨었지요." 란테르트는 아이렌의 진지한 표정에 이렇다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하였 고, 아이렌은 천천히 란테르트의 손을 놓아주었다. "부디, 하시는 일 성공하시길 빌겠어요. 저도, 엠 오라버니도, 그리 고 에스 오라버니도...." 아이렌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 지를 알 수 없어 조금 횡 설수설한 위로를 해 주었다. 하지만, 그 진지한 눈빛과 말투 그리고 따듯한 손길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되고도 남음이 있었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진지한 위로에 고개를 한차례 끄덕여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입은 열지 않았다. 자신의 형편없는 언변으로는 그다 지 훌륭한 답례를 할 수 없을 것이 당연했다. 아이렌은 잠시 더 란테르트를 올려다보다가 이내 환히 웃으며 복도 앞 나가던 방향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팔까지 휘휘 앞뒤로 휘두르 며 활달이 걸음을 옮겼다. "자, 그러니까 어서 가요. 두 오라버니는 솜씨 있는 트레져 헌터이니 이미 도착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아이렌의 그러한 동작에 란테르트는 조용히 뒤를 따랐다. 흰빛의 금 발을 치렁하게 늘어뜨린 그녀의 뒷모습에 란테르트는 왠지 모를 편안 함을 느꼈다. "저 많은 가고일들을 당해낼 수 있을 것 같아?" 에스가 내뱉듯 한마디했고, 엠은 고개를 가로 저어 불가능하다는 뜻 을 밝혔다. "아니." 그들 엠과 에스 두 사람 뒤에는 세레티가 약간은 질렸다는 얼굴로 서 있었고, 그렇게 근심 어린 표정으로 등을 마주하고 있는 세 사람의 앞 으로는 5, 60마리는 족히 될 듯 한 가고일들이 공격할 타이밍만을 찾 고 있었다.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잖아요. 제 마법과 두분의 검술을 합한다 면...." 세레티는 견제용으로 화염 구를 한방 가고일들 사이로 쏘아보내면서 이렇게 말했으나, 엠도 에스도 비관적으로 고개를 가로 저을 뿐이었 다. "지금의 체력으로 40마리 정도는 어찌 해볼 수 있지만.... 그 이상은 무리입니다." 엠은 검을 잡은 손에 긴장을 풀지 않은 채로 이렇게 말했고, 에스가 곁에서 한마디 보탰다. "가고일들을 무시하지 마십시오. 가고일 한 마리면, 마을 하나도 문 제없으니까요." 비록, 감정이 거의 섞이지 않은 차분한 목소리였으나, 세레티는 왠지 자신을 비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아직 조금전의 앙금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모양이다. 세레티는 이렇게 말하는 에스를 한차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는 고개를 돌려 엠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레티의 말에 엠은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곧바로, 하지만 느긋한 목소리인 채로 답했다. "도망쳐야죠. 일단, 할 수 있는 가장 큰 마법을 가고일 무리 앞으로 날려 주십시오." 엠의 말에 세레티는 음, 하는 신음을 내뱉었다. 겨우, 힘에 있어서가 아닌 그녀가 생각하고 있는 생물 종의 높낮이 상에서 겨우인, 가고일 에게 등을 보이고 달아나야 한다는 것이 조금 자존심이 상했다. 전투 경험이 부족한 그녀가 전투에 관해 갖춘 지식은 거의 들은 이야기들 로, 모두들 미화된 것이었으니, 가고일에게로부터 도망친다는 것이 더 더욱 수치스럽게 느껴지는 지도 몰랐다. 분명 듣기에는, 수백 마리의 마물 사이에서도 두사람이 등을 마주한 채 사흘 밤낮을 악전고투해서 결국은 마물들을 모두 물리치니 말아다. 뭐 생각은 그렇게 잠시 뿐으로, 세레티는 정신을 모아 마법을 일으켰 다. 그녀가 가장 자신 있는 마법은 수계 마법으로, 물리적인 힘은 모 든 공격계 마법중 대지계 다음으로, 두 번째였다. 물론, 마계마법과 류마법은 논외로 말이다. 그녀의 마법사 협회에서의 직위는 대현자로, 대현자는 모든 정신계와 정념계 마법을 익힌 후, 한가지라도 정령계 마법을 익혀야만 했다. 그 녀가 익힌 정령계 마법은 회복계로, 그녀는 어떠한 공격계 마법도 정 념계를 넘지 못하였기에, 그녀가 지금 사용하는 마법도 정념계의 그것 이었다. 짤막한 주문 끝에 그녀의 두 손 사이에서는 거대한 물줄기가 솟아났 다. 그 물줄기의 모습은 언 듯 오면 전투용 도끼와 비슷했고, 세레티 는 상반신을 휘 돌리며 웨이브 엑스 라고 차랑차랑한 목소리로 외쳤 다. 그녀의 손끝에서 뻗어나간 커다란 물줄기는 그다지 넓지 않은 복도의 왼쪽 벽을 사악하는 소리와 함께 버혀내며 가로로 푸른 직선을 그었 고, 동시에 가장 앞열에 있던 가고일 두 마리가 두동강이 나며 바위로 화해 부스러졌다. 하지만, 사정거리안에 있던 가고일 8마리중 여섯 마 리는 날개를 재빨리 퍼덕이며 뒤로 물러났고, 결국 그녀의 이러한 노 력은 겨우 두 마리의 가고일을 죽이는데 그치고 말았다. 물론, 평상시의 상태였다면 결코 이 정도의 위력에서 그치지는 않았 을 터이나, 하루 종일 그다지 쉬지도 못한 채 어두운 동굴 안을 바짝 긴장한 채 돌아다녀 체력이 많이 저하되어 있었다. 뭐, 공격마법이 워 낙 서투른 탓도 무시할 수는 없는 요인중 하나였다. 지금까지 사람 한 명 죽여본 적 없는 마법 따위에서 강한 힘이 나오길 바라는 것은 무리 였다. 하지만, 이러한 그녀의 마법은 목적에는 충분히 합치되는 그것이었 고, 마법을 사용함과 동시에 엠은 세레티에게 달아나라고 외쳤다. 동 시에 엠과 에스는 세레티의 뒤를 쫓아 복도 저편으로 치달리기 시작했 다. 만약 이들이 란테르트와 아이렌이 이와 똑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일을 해결했는지를 보았더라면, 꽤나 억울해 했을 것이다. 마법을 한 번 일 으켜 아직 잠자고 있는 가고일까지 단번에 모두 재로 만들어 버렸으니 말이다.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137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79 올린이:광황 (신충 ) 98/12/31 00:31 읽음:2371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다시 얼마간 달리고 보니, 어느 샌가 가고일의 추적이 멈추었다. 아 니, 처음부터 그다지 이들을 쫓아오고자 하는 강한 의지는 보이지 않 았었다. 엠과 에스는 제자리에 멈춰선 채 몇 차례 숨을 거칠게 내쉬었고, 세 레티는 가슴에 손을 댄 채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골랐다. 전투력 자체 는 뭐라 이야기 할 수 없었으나, 체력만은 이들 둘에 비해 한참 떨어 지는 그녀였다. 한참동안이나 숨을 고른 그네들은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아 침부터 던젼 안으로 돌아다닌 데다가, 이렇게 한차례 달리고 나니, 세 레티는 눈앞이 노래지는 듯 했다. 걸음속도는 평소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져 버렸고, 입에서는 단내가 나는 듯 하였다. 지금까지는 이렇게 까지 심하지 않았지만, 역시 방금의 움직임이 조금 무리인 듯 하였다. 결국 그녀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고, 엠과 에스도 동시에 걸음 을 멈추었다. "더 이상은.... 무리 에요." 세레티는 몹시 지친 표정으로 이렇게 중얼거렸고, 두 사람은 그녀를 보며 조금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하긴 자신들이야 이러한 정도의 모 험을 벌써 기백차례나 했으니 그다지 체력 저하 같은 것을 느끼지 못 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귀족 출신의 그것도 마법사가 아닌가? 이 정도 나 버텨준 것만 해도 실로 대단하다 할 만했다. 세레티는 자신을 내려다보는 두 사람 앞에서 조금 부끄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법사로써, 그리고 학자로써 체력이 그다지 뛰어나지 못한 것은 별로 문제될 것이 아니었으나, 유달리 지는 것을 싫어하는 그녀 로써는 이러한 점에서도 약간 자존심이 상하는 듯 했다. 하지만, 억지 로 버틸 수 있는 단계는 지난지 오래다. 엠이 입을 열었다. "이런 곳에서 쉬시는 곤란합니다. 음.... 괜찮다면, 세레티 양을 업 고 가도 되겠습니까?" 엠의 이러한 말에 세레티는 귀밑을 약간 붉혔고, 이내 고개를 설레설 레 내 저었다. "어, 어떻게.... 잠시만.... 10분 정도면...." 그녀의 말에 엠은 잠시 생각에 잠기었고, 에스는 아이렌이 걱정된다 는 듯 멀리 어두운 복도를 바라보았다. 이윽고 엠이 입을 열었다. "이러한 곳에서 10분이나 쉴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1분 정도만 머 물러도, 몬스터 한두 마리는 모여듭니다." 그의 말에 세레티는 순간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점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남자의 몸에 업힐 수가 있겠는 가? 이런 생각을 하는 순간 그녀의 머리 속을 퍼뜩 스쳐 지나가는 생 각이 있었다. 여자가 남자 등에 업히는 것이 뭐 어떻단 말인가? 그녀는 단지 어쩔 수 없이 동료의 등에 업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남자의 등에 업히는 것을 꺼리는 것은, 조금 전 에스가 그런 식의 의심을 하는 것 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 세레티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자 순간 부끄러운 마음이 사라지며 엠 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잠시만 신세를 지겠습니다." 세레티의 이 말에 엠은 그녀의 이러한 대답을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자신의 등을 세레티에게 들이밀었다. 세레티는 얼마전 아이렌을 에스가 업은 모습을 보았기에, 그리고, 체 력에 있어서도 엠보다는 에스가 위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응당 에스 가 자신을 업을 줄 알았는데, 엠이 등을 내밀자 약간 의아하게 생각했 다. 하지만 물어볼 만한 일은 아닌 듯 하기에 그냥 그의 등에 업혔다. 생각보다 그다지 넓지 않은 등이었지만, 그래도 충분히 편안했다. 총 세명에 걷는 사람은 둘로 줄어버린 이 일행은 언제 끝날지 정확치 않은 복도의 어둠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비슷한 시간, 아이렌도 바닥에 주저앉았다. "우리 잠시만 쉬었다 가요.... 아니,... 어서 가봐야 하는데.... 오 라버니들이 기다리실 꺼야...." 이렇게 된 원인에는 란테르트의 걸음속도도 한몫 단단히 했다. 란테 르트는 물론 아이렌을 위해 충분히 느리게 걸음을 했으나, 보통사람의 걸음속도 정도로 낮춘 것 뿐으로, 이미 상당히 지쳐있는 아이렌에게는 조금 무리였다. 아이렌이 워낙 내색을 하지 않아 란테르트가 그 점을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란테르트는 어둑어둑한 신전의 복도 안을 잠시 돌아다보았다. 비록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리 멀지 않은 곳을 어슬렁거리는 기운이 꽤 여 럿 느껴졌다. 물론, 아주 약간의 두려움도 느끼지 못했고,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도 느껴지지 않았으나, 이런 상황으로 볼 때 반대쪽으로 들어간 세 사람이 약간 걱정되었다. 아무리 뭐라 해도, 그 엠과 에스 라는 두 사람은 벌써 세 번째로 만난 사람들이었고, 세레티는 자신의 피고용인이니 말이다. 란테르트는 이곳에서 지체하는 것이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 같자 입 을 열었다. "실례를 해도 괜찮겠습니까?" 란테르트의 이러한 말에 아이렌은 고개를 들어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괜찮다면, 아이렌 양을 업고라도 될 수 있는 한 빨리 목적지에 도착 했으면 합니다." 란테르트의 말에 아이렌은, 란테르트가 만든 파르스름한 빛을 순간 붉게 만들 정도로 얼굴을 붉혔으나, 잠시간의 생각 끝에 고개를 끄덕 였다. 그녀의 대답에, 란테르트는 망토를 벗어 그녀를 업기 편하도록 했고, 망토는 간단히 접어 곁으로 맨 가방 위에 걸쳐놓았다. 아이렌은 란테르트가 망토를 벗은 모습에 조금 놀랐다. 그리고, 그의 등에 업히며 더더욱 놀랐다. 비록 자신의 두 오빠의 몸도 그다지 큰 편은 아니었으나, 여기 이 란테르트의 몸에 비한다면 건장해도 보통 건강한 것이 아니었다. 에스의 경우에는 근육이 상당해 겉에서 보기에 는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했으나, 막상 이런 식으로 등에 업히고 나 면 어깨가 꽤 넓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엠의 경우에는 어깨도 그다 지 넓지 않고 근육도 많지 않았으나, 적어도 이 란테르트라는 사내에 비한다면.... 아이렌은 총이 들어있는 가방을 한바퀴 돌려 허리 뒤로 놓은 채 란테 르트의 목에 매달렸다. 란테르트는 손을 뒤로 돌려 아이렌을 받치려 했으나, 순간 그녀가 치마를 입고 있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고, 잠시 고민에 잠겼다. 아이렌은 실례를 범하기에는 너무나 천진스런 아가씨 였다. 하지만 뭐 다른 뾰족한 수가 없었기에, 란테르트는 될 수 있는 한 조 심스러운 손놀림으로 그녀의 허벅지를 받쳤다. 아이렌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듯한 눈치였다. 그녀는 란테르트를 어디 멀리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온 친척오빠 정도 로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두 오빠로부터 누누이 그에 대한 이야 기를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렌은 란테르트의 등에 업힌 채 한참을 가던 도중, 그의 곁으로 맨 가방이 꽤나 발에 걸리적거림을 느꼈다. 보통의 여행자용 어깨가방 이었으나, 얼마나 무거운지 발로 슬쩍 밀어 보았으나 꿈쩍도 하지 않 았다. 뭐가 들어있는지 꽤 궁금했으나 물어보기도 그렇고 해서 잠자코 상상에 잠기었다. 다시 한 층을 올라가 5층이 되었고, 이윽고 란테르트와 아이렌은 목 적지인 듯한 곳에 도착했다. 문을 한 열고 들어온 5층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복도 따위는 없는 하 나의 넓은 공간이었다. 내부는 빛의 구슬이 필요 없을 정도로 환했다. 발을 들여놓자 마자 왠지 모를 묵직한 위압감이 란테르트를 덮쳤고, 아이렌은 그러한 느낌에 란테르트의 등뒤에서 입을 약간 벌린 채 멍하 니 있었다. 란테르트는 아이렌이 이러한 힘에 압도당하는 듯 하자 엔 클레이브의 농도를 높였다. 공간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약간 흔 들리며 란테르트의 주위에 무색의 반구형 벽이 전개되었다. 아이렌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며 호, 하는 한숨을 내 쉬었고, 이내 란테르트에게 말했다. "저기.... 이제 내려 주세요." 란테르트는 순순히 그녀의 말에 따랐고, 그때, 란테르트가 들어온 문 의 바로 옆에 있던 똑같이 생긴 나머지 반쪽의 문이 열리며 세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세레티는 란테르트에게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인지 문 바로 앞에서 엠에게 내려줄 것을 요청했고, 그 덕에 걸어서 이 안으로 들어왔다. 이 세사람 역시 신전 안의 공간에 발을 들여좋자 마자 잠시 정신력이 압도되어 멍했으나, 아이렌처럼 심하지는 않아 금새 머리를 흔들며 제 정신으로 돌아왔다. 아이렌은 엠이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손을 들어 보였고, 엠과 에스, 그리고 세레티 이 세사람도 반갑다는 듯 란테르트가 있는 곳으로 다가 왔다. 뭐, 바로 왼쪽과 오른쪽 문이니 두 무리 사이의 거리는 세 걸음 네걸음 정도밖에는 되지 않았지만.... 에스는 표정하나 바뀌지 않은 티맑은 얼굴의 아이렌을 보며, 조금 전 자신이 무엇을 왜 고민했는지도 잊은 채 표정을 평소의 약간은 냉소적 인 그것으로 바꾸었고, 엠은 언제 나와 같은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이들 두 사람과는 달리 세레티는 아이렌보다는 란테르트를 바라보았 다. 냉랭한 얼굴의 사내가 반가이 맞아주면 조금은 감동하련만.... 어 째 표정은 얼음장같다. 아니, 차라리 얼음이면 어떻게 해서라도 녹일 수는 있으련만.... 화기애애한 곁의 사람들과는 대조적인 이 두 사람의 고용인과 피고용 인의 만남이다. 하지만, 모두들 입을 열지는 못하였다. 아니, 서로에게 향하는 시선 조차도 그다지 오래 두지 못하였다. 당연하지 않은가? 하루 종일의 던 젼 탐사 끝에 찾은 곳이 바로 이 공간이다. 벽은 흰빛을 띄고 있었고, 벽의 윗단에는 알 수 없는 문자가 빙 둘러 적혀 있었다. 글자는 모든 빛을 흡수할 것만 같은 검정색으로, 바라보 는 것만으로는 글자라기 보다는 그림을 보는 듯 했다. 곡선은 날렵하 면서도 힘이 있었고, 또한 섬세한 것이, 글자에 대해서는 조금도 알지 못하는 란테르트조차도 아름답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게다가, 왠지 낯익은 글자였다. 공간 자체는 굉장히 넓었고 천장도 상당히 높았다. 벽 윗단을 따라 흐르던 글자들은 언뜻 보아도 1000자는 족히 될 듯 보였는데, 그렇게 적혀진 글자를 따라 눈을 움직이면 어느덧 눈앞의 제단에 시선이 닿는 다. 방과 마찬가지로 제단 역시 완벽한 흰색이었다. 그 오랜 시간을 존재 했던 것임에도, 먼지 하나 쌓이지 않은 이 제단은 만들어질 당시의 순 결함 그대로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재질이 어떠하건, 이 제단 역 시 검정색의 글자가 새겨져 있었는데, 글자 하나 하나가 손바닥만했 다. 제단에는 검이 한 자루 박혀 있었다. 전체적으로 상당히 육중한 느낌 의 검이었다. 검신은 역시 새 하앴고, 그 검에는 검정색 글자가 새겨 져 있었다. 그 검에는 가느다란 쇠사슬이 감겨 있었는데, 두 줄기의 사슬이 검을 한차례씩 휘감고는, 각각 천장과 바닥에 고정되어 있었 다. 사슬은 둘 모두 투명한 검정색을 띄고 있었다. 한눈으로 보아도, 무엇을 봉인해 둔 검이 확실했다.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138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80 올린이:광황 (신충 ) 98/12/31 00:31 읽음:2389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온통 검정색과 흰색만으로 이루어진 이 방의 모습에 다섯 사람은 모 두 기분이 이상해짐을 느꼈다. 한참동안 주위를 유심히 살피던 엠이 이윽고 세레티에게 입을 열었다. "세레티 양.... 혹시 저 글자들을 아십니까? 신화시대 글자는 분명 아닌 듯 하고...." 엠의 물음에 세레티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저도 모르겠어요. 초기 신화시대의 순수한 문자도, 중기 신화시대의 세 갈래 방언도, 후기 신화시대의 다섯 종류 문자도 아니에요. 저건 처음 보는 듯 한데...." "중기 신화문자인 앙기쉬 같기도 하고.... 후기의 스파그 같기도 한 데...." 엠은 세레티의 말에 이렇게 대꾸했고, 세레티는 고개를 끄덕였다. "비슷한 듯 하지만, 완전히 달라요. 일단, 앙귀시어라고 한다면 가장 중요한 조사들이 보이지 않고.... 스파그어 라고 할 경우에는 동사가 한 글자도 보이지 않으니...." 눈이 핑핑 돌 듯한 괴상한 글자들을 앞에 놓고 이러쿵저러쿵 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 다른 세사람은 멀뚱히 눈만 끔쩍이기를 잠시, 엠과 세 레티는 결국 알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일단은 부딪혀 보기로 했 다. 제단까지 이어지는 바닥에는 아홉 개의 동심원으로 이루어진 마법진 이 하나 그려져 있었고, 다시 제단을 중심으로 아홉 개의 동심원의 계 단이 있었다. 그 하나 하나는 모두 본래의 흰색 바탕에 검정색의 마법 진을 이루고 있었는데, 원과 원 사이에는 천장에 있는 것과, 그리고 제단에 있는 것과 같은 것으로 추정되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엠은 이러한 모습에 조금씩 불안해 졌다. 아무리 보아도 눈앞에 있는 검은 무언가를 봉인해 둔 것이다. 규모를 보아하니 보통의 것을 봉인해 둔 것 같지는 않았다. 과연 이것을 뽑고 도 자신들이 무사할 수 있는지 심히 걱정되었다. 어느덧 제단 근처의 아홉 개의 계단에까지 다다랐고, 돌연 엠이 발걸 음을 멈추었다. 일단 이 트레져 헌터 팀의 대장 격인 그가 발걸음을 멈추자 일행 모두는 그 자리에 멈춰 섰고, 이내 엠이 입을 열었다. "왠지.... 조금 위험한 짓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홉 개의 검정 색 동심원.... 이건 마계의 마법진입니다. 마계의 존재들이 봉인해 둔 검.... 아무래도 보통의 물건은 아닌 듯 싶으니...." 그의 말에 에스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렇다 면, 여기서 포기하고 돌아가야 한다는 것인가? 엠의 말에 에스가 입을 열었다. "어느 정도이지?" 얼마나 위험하냐는 물음이었는지, 엠은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입을 열었다. "알 수 없어. 다만 신전의 규모로 추측해 보건대, 결코 약한 존재를 봉인해 둔 곳 같지는 않아. 하지만...." 엠은 여기서 잠시 시간을 두었다가 입을 열었다. "의외로 안전할 수도 있어. 일단, 마족들이 봉인해 둔 어떠한 존재이 니.... 의외로 선할 수도 있으니까. 선한 존재라면, 상을 내리면 내렸 지, 우리에게 해꽂이를 할 리가 없잖아?" 엠의 말에 에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각각의 확률은?" "3분의 1." 엠의 대답에 에스가 되물었다. "왜지?" "빛에 속할 경우 하나에, 어둠에 속할 경우가 하나, 그리고 다시 그 양편 모두에 속하지 않을 경우가 하나. 이렇게 되면 3분의 1이겠지?" 엠의 이러한 말에 에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뒤이어 세레티가 입을 열었다. "혹시, 이곳 내부의 색이 온통 흰색을 띄고 있는 것을 보아 빛에 속 한 존재가 아닐까요? 빛에 속한 존재의 위에 검정색의 마법진을 그리 고, 다시, 흰색의 봉인 검에 검정색의 문자를 세기고...." 세레티의 말에 엠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렇지만, 보통 마족들이 만든 신전의 경 우, 흰색의 실내에 검정색의 마법진을 그리는 것은 꽤 흔한 편입니다. 빛을 받드는 자들을 어둠으로 누르겠다는, 그들의 목표를 형상화한 것 이니까요." 불과 대여섯 걸음쯤 떨어진 곳에 검을 놓고 이런 저런 상의를 하고 있는 사이, 돌연 란테르트가 입을 열었다. "뽑겠습니까? 아니면 그만 두겠습니까?" 그의 돌연스러운 이 물음에 엠은 잠시 머뭇거렸고, 란테르트는 뒤이 어 다른 것을 물었다. "이 검은.... 강할 것 같습니까?" 확실히 대단해 보이는 곳에 대단한 모습으로 있었지만, 란테르트는 이 검의 성능을 확신할 수 없었다. 보통 봉인의 검은 봉인을 풂과 동 시에 존재 자체가 사라지거나 그 힘을 잃는다. 괜히 검을 뽑아 이상한 녀석을 깨우고는 그 검조차 얻지 못한다면, 란테르트로써는 손해도 이 만 저만이 아니다. 물론, 수행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는 했으나, 행여 이길 수 없는 존재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란테르트의 이 두 가지 물음에 엠은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가 입을 열 었다. "뽑겠습니다.... 그러기 위한 트레져 헌팅이니까요. 다만...." 엠은 이렇게 말하며 아이렌을 한차례 바라보았다. 그녀가 걱정된다는 듯한 행동이었고, 그런 그의 모습에 아이렌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오라버니들이 없는 세상이란 것은.... 그다지 재미없을 것 같아요." 그녀의 이 말에 엠은 살짝 온화한 미소를 흘렸고, 이내 세레티를 바 라보았다. 그녀 말대로, 그녀는 란테르트를 고용한 사람일 뿐으로, 정 확히 이야기한다면 이들 트레져 헌터 일행과 관계가 없다 할 수도 있 었다. 세레티는 엠의 그러한 시선에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어차피 저 혼자 살아 나갈 수 있는 던젼도 아닙니다." 엠은 에스에게는 의견을 묻지 않았다. 그럴 필요는 없었다. 다만 한 차례 바라보며 온화한 미소를 지어주고, 그 답례로 살짝 끄덕이는 그 의 고개를 바라보면 그것으로 끝이다. 대강 의견이 모이자, 엠은 뒤이어 란테르트의 두 번째 물음에 답했 다. "절대의 검 앱슈바르.... 고문서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름입니다. 그 이름만으로 이러 저러한 서적을 뒤지길 석달. 그렇게 해서 찾아낸 장 소가 바로 이곳입니다. 신전의 규모는 제가 돌아다녀 본 수많은 곳들 중 세손가락 안에 꼽힐 만 하고, 검이 봉인되어 있는 신전으로는 최대 규모입니다." 그의 이러한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슬쩍 끄덕였고, 엠은 뒤이어 입 을 열었다. "만약 눈앞의 이 검이, 단지 봉인을 위해 만들어진 사념체 검이 아니 라 진짜 금속으로 만든 검이라면.... 실제로 굉장할 것입니다. 대륙 삼대 명검들에 비견할 수 있거나....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르지 요." 그의 이러한 말들에 란테르트는 으음, 하는 신음을 내뱉었다. 일단, 그렇다면, 데스틴 더 비를 받아들일 수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한 번 시도해 볼 가치는 충분했다. 이윽고 대표로 에스가 걸음을 옮겨 검이 있는 곳으로 접근했으나, 가 장 마지막의 원이 있는 곳에서 더 이상 한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었다. 제단 둘레에 쳐져 있는 투명한 벽에 가로막힌 것이다. 검을 들어 휘둘 러보았으나, 손목만 한차례 시큰거릴 뿐이었다. 이러한 상황에 일행 모두는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들의 시선을 채 느끼기도 전에 이미 걸음을 옮기 었고, 이윽고 예의 그 무형의 벽 앞에서 마법을 모았다. "모든 존재에의 증오여, 별을 파괴하는 어두운 영혼이여, 흔들리는 어둠의 찢겨진 혼이여.... 모든 것을 가를 수 있는 그대의 힘을 지금 여기 부여하라, 위대한 어둠의 검, 데스틴 더 비...." 언제나와 같은 나직하게 속삭이듯 하는 주문.... 하지만 그 위력은 절대적인.... 그렇게, 란테르트의 하르제 검에는 흑색의 검이 덧씌워 졌고, 그의 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세에 다른 일행들은 몇 걸음 뒤로 물러선 채 망연히 바라볼 뿐이었다. "세 번째 땅의 제 2급 3종 디아의 봉인이 풀리고 있습니다. 장소는, 미르리아님의 부탁으로 지은 흑룡의 신전입니다." 방. 이곳은 흡사 둥근 기둥 안이라도 되는 듯, 위로 까마득한 천장을 가 지고 있는 원통형의 공간이다. 벽을 따라 빙 둘러진 알 수 없는 디자 인의 기계인 듯한 것들 앞에 둥글게 둘러앉은 7명쯤의 여성들은 이상 한 문자가 새겨진 키를 가지고 있는 콘솔위에서 손을 바쁘게 놀리며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위 공중에 떠있는 의자 위 에 몸을 앉히고 있는 나무꾼이나 하면 어울릴 듯한 인상의 갈색머리 사내는 이 일곱 명의 여자들중 한 명이 한 그 말에 놀라며 의자를 움 직여 그녀 뒤로 다가갔다. 이들이 조작하고 있는 기계는, 전체적인 모양이 파이프 올겐과 비슷 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조작콘솔은 물론 건반과 조금도 비슷하지 않 았으나, 둥글둥글한 기계들 위로 곧게 뻗은 흡사 파이프 같은 기관들 때문에 그런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 여자들은 검정색을 기본으로한 디자인의 노출이 약간 심한 제복을 걸 친 채 콘솔을 조작하고 있었는데, 오른쪽 뺨으로는 통신용의 기구가 매달려 있었다. 그 외에, 콘솔 조작만으로는 빠른 속도를 내기 힘들기 에, 사고와 직접 연결된 머리보다 훨씬 넓은 금색 환을 이마 높이로 두르고 있었다. 여자에게 다가간 그 장한이 물었다. "무슨 일인가? 어째서 그 봉인이 갑자기 풀리려는 거지?" 그의 물음에 붉은 머리칼의 한갈레로 따 등뒤로 내린 동글동글한 눈 매의 그 오퍼레이터가 경직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누군가가 일차 봉인 벽을 깨뜨렸습니다." 그녀의 말에 장한이 외치듯 말했다. "그런 말도 안돼는.... 정령인가? 아니 그보다, 지나, 어서 방어 시 스템을 복구하도록 하고, 사라, 2차 봉인의 방어 벽을 강화해라. 이곳 의 지휘는 케라 너에게 맡긴다. 모든 능력을 동원해 봉인을 지켜라. 나는 아르르망 님께 보고를 올리겠다." 장한을 이렇게 말하며 의자에서 몸을 내렸고, 이내 머리에 뒤집어쓰 고 있던 검정색의 테를 벗었다. 그리고는 둥근 원통형의 방밖으로 나 가려다 이내 걸음을 멈추며 방금 전의 그 붉은 머리칼의 여자에게 물 었다. "그런데.... 도대체 누군가? 그러한 일을 하고 있는 존재가." 그의 물음에 붉은 머리칼의 여자는 재빨리 손가락을 놀렸고, 이내 눈 앞의 공간에 스크린을 만들어 한 존재의 모습을 띄웠다. ----------------------------------------------------------------- 마계 분위기....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원래 마계나 정령계 모두는... 과학이라는 것과 정신학 이라는 이 두가지 분야의 학문이 모두 궁극까지 발달한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인간으로치면 미래도 초초초초미래인 것이지요. 물론, 인간 따위는 미래가 아니라 미래의 미래가 되도 이런 경지에는 이를 수 없지만요.^^ 암튼.... 그냥 분위기는, 아!! 나의 여신님의 천계 비스무레하다라고 생각하면 될겁니다.^^ 중세 일변도에서... 갑자기 이런 분위기가 불쑥 나와버려 약간 어색하지만.... 그렇다고 그 설정을 버려버릴수도 없고해서.... 그냥 밀고 나가렵니다.^^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139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81 올린이:광황 (신충 ) 98/12/31 00:31 읽음:2403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이, 이분은...." 덩치가 큰 사내는 그 모습에 짤막한 신음을 내뱉었다. "란테르트 님...." 놀라는 것도 잠시, 사라라고 불리웠던 검정 머리칼의 여자가 급한 목 소리로 외쳤다. "2차 봉인벽 파괴. 이 속도로 봉인이 완전히 해지될 때까지는 3분 이 내, 서둘러야 합니다." 그녀의 목소리에 그 갈색머리칼의 장한은 음, 하는 헛기침을 한차례 하며 순간이동 게이트가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럼, 케라, 잘 부탁한다." 그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파르스름한 빛과 함께 사라졌고, 이윽고 다 시 그가 모습을 드러낸 곳은 방금 전의 기계실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어떠한 곳이었다. 흡사 왕궁이라도 되는 듯, 화려하기 짝이 없는 복도는 흰 대리석으로 장식되어 있었고, 벽에는 여러 알 수 없는 추상화들이 열 지어 걸려 있었다. 이 갈색머리칼의 남자는 게이트를 벗어나자 마자 뚜벅거리는 거친 걸음으로 복도를 가르고 나아갔고, 이내 한 방문 앞에 서서 노크 를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문을 벌컥 열어 젖혔다. 그가 들어간 그 방은 흡사 왕궁의 집무실이라도 되는 듯 화려하기 짝 이 없었다. 고풍스럽고 화려한 방의 가구들은, 한 뼘이라도 그 자리를 옮기면 방의 분위기를 망칠 듯한 장소에 위치하고 있었고, 그러한 가 구들은 적절한 장신구들로 한층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그 갈색 머리칼의 남자의 등장에 이 방의 주인인 듯한 사내는 집무실 책상앞 의자에 앉은 채 약간 불쾌한 눈매를 띄었고, 그 집무실 책상에 엉덩이를 걸친 채 기대어 서 있는 한 여자 역시도 꽤나 기분이 상했다 는 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뭐냐?" 여자가 앙칼지게 물었고, 갈색 머리칼의 남자는 쩔쩔 매며 허리를 깊 이 숙여 인사했다. "아르트레스님, 아르르망님.... 니지그가 인사 올립니다." 아르트레스와 아르르망.... 이 두사람은 바로 그들이었다. 갈색의 길 지 않은 머리칼을 단정히 다듬은, 깔끔한 인상의 남자가 바로 아르르 망 그였고, 붉은 색의 화려한 머리칼을, 오늘은 웬일인지 한차례 묶고 있는 여자가 아르트레스였다. 아르르망은 굉장히 화려한 복식을 하고 있었는데, 흰빛의 드레스 셔츠와 복잡한 장식의 청색 로브가 너무 잘 어울렸다. 의외로 아르트레스는 약간 수수한 복장으로, 붉은 색의 몸 에 잘 들어맞는 원피스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하긴, 그녀가 이런 식 으로 입는다면, 아무리 수수한 옷이라도, 결코 수수히 보이지는 않았 지만.... 그리고, 니지그. 이 갈색 머리칼의 장한의 이름이 바로 니지그였다. 그는 이미 란테르트와도 한차례 면식이 있는 마족으로, 일전 아르트레 스가 데리고 마계로 간 그였다. 그렇게 아르트레스가 구해 냈으니 응 당 아르트레스의 부하가 되어야 했으나, 아르트레스 그녀는 그가 생긴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르르망에게 줘 버렸다. 하지만 니지그는 생긴 것 답지 않게 상당히 섬세한 감성의 소유자로, 지금은 차원 곳곳에 세워진 여러 봉인을 관리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니지그는 인사를 한 후, 그 둘의 대답을 듣지도 않은 채 이야기를 시 작했다. 예에 벗어나도 한참 벗어나, 아르트레스의 채찍 세례를 받을 가능성이 충분했으나, 일단 일이 일이니만큼 니지그는 서둘러 입을 열 었다. "란테르트 님이 디아의 봉인을 풀려 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에 아르트레스는 놀라며 집무실 책상을 박차고 몸을 일으켰으 며, 아르르망 역시 크게 놀라며 물었다. "어느 정도 급이지?" 아르르망의 물음에 니지그가 답했다. "2급 3종입니다. 미르리아 님의 부탁으로 2000년전쯤, 아르카이제 님 께서 친히 봉인하신 디멘션 아설레이셔너입니다." 아르트레스가 높은 목소리로 외쳤다. "2급? 아무리 란테르트 님이라도 당해낼 수 없어!!" 아르트레스는 이렇게 외친 후, 곧바로 다시 입을 열었다. "아르르망, 어서 상황실로 가 봐. 난 아르카이제 님께 보고를 하러 가겠어." 그녀는 아르르망의 대답도 듣지 않은 채 모습을 감추었고, 아르르망 은 그녀의 모습이 사라지는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니지그에게 입을 열었다. "미르리아 양이 부탁한.... 흑룡의 신전의 봉인 말인가? 상황은 가면 서 듣기로 하겠다." 동시에 아르르망은 니지그를 데리고 순간이동을 해 버렸고, 이렇게 해서 집무실에 남은 것은 어수선한 분위기뿐이었다. 데스틴 더 비.... 흑색의 거검은 이미 두장의 투명한 벽을 갈랐다. 그 투명한 벽들은, 카각 거리는 거친 울부짖음을 내지르며 잠시라도 더 자신을 지탱해 보려 애썼으나, 단지 애를 쓸 뿐이었다. 란테르트의 흑색 검은, 활기차게 약동하는 그의 검정색 검은 거침없이 벽을 갈랐 다.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일행은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물론, 봉 인의 벽의 강도에 대한 어떠한 객관적 자료도 가지고 있지 못한 그들 로써는, 란테르트의 흑색 검이 어떠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구 체적으로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일행 모두가 가지고 있는 힘이라는 것에 대해 반응하는 본능적인 감각은.... 단지 공포에 떠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 경험 많은 엠과 에스조차도 이 순간에는 단지 숨을 쉴 뿐 입을 열 지 못하였고, 눈을 깜빡일 뿐 어느 것도 바라보지 못하였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오랜기간동안 데스틴 더 비를 걸어보지 않은 지도 꽤 오래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사실이 그러했다. 지금까지 수백여 차 례나 데스틴 더 비의 마법을 검에 덧씌워 보았으나, 거의 대부분은 검 의 강도를 시험해 보기 위한 것으로, 이렇게 무언가를 파괴할 목적으 로 이 마법을 사용한지는 거의 1년 가까이나 흘렀다. 데스틴 더 비는 종종 감각을 잃지 않게 할 목적으로나 사용할 뿐으로, 이미 이 정도 경지에 이른 그가 이 마법을 사용해야 할만큼 위험한 상황은 좀처럼 오지 않았다. 지금 그가 이 마법에 사용하는 힘은 자신이 낼 수 있는 한의 절반도 채 안돼는 것이었으나, 검의 크기는 이미 모든 검들중 그 크기가 가장 큰 등신도等身刀 사드보다도 훨씬 컸다. 두차례 그 검으로 보이지 않는 벽을 가른 그는 뒤이어 검을 휘감고 있던 사슬을 버혀내기 시작했다. 먼저 오른편의 것을 힘차게 내리쳐 두개중 하나를 갈랐고, 이내 조금 더 힘을 가해 사슬 두 개를 완전히 두동강 냈다. 동강난 사슬은 차르랑 하는 맑은 쇳소리를 내며 바닥으 로 힘없이 처졌다. 이제 제거해야 할 것은 없었다. 란테르트는 마법을 풀어 검을 검집에 갈무리했고, 이내 손을 뻗어 앱슈바르의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이 모든 행동은 채 3, 40초가 걸리지 않았다. 만약, 이곳에 란테르트 가 없었더라면, 30초가 아니라 그 100배의 시간이 있었더라도, 아마 이 검의 손잡이를 잡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란테르트는 그 검의 손잡이를 잡는 순간 온몸이 타 들어갈 듯 한 통 증에 자신도 모르게 나직한 신음을 내뱉었다. 흡사, 명계의 불꽃 속에 벌겨벗겨진채 있는 것처럼, 그의 몸 구석구석까지 엄청난 열기에 통증 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는 나직이 신음을 내뱉을 뿐, 검을 잡은 손에 힘을 더해갔 다. 높은 곳. 아마도 마계의 수도 엘비니움에서 가장 높은곳을 들라고 한다면 이곳 이 아닐까 싶다. 중력이라는 것이 그다지 큰 의미를 주지 못하는 덕에, 건물들이 아래 는 넓고 위는 좁아야 한다는 바보같은 규칙을 속속들이 깨뜨린채 숲과 숲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이곳 엘비니움은, 같은 차원에 속하는 정령 계와 마계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는 평을 얻고 있다. 제 2 기 하 혁명을 일으킨지도 어느덧 2000년. 직선의 안정성을 아치와 돔이라 는 곡선으로 깨어버린 제 1 기하혁명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파격으 로 공간개념의 3차원 성을 완전히 파괴해 버린 이 제 2 기하혁명의 영 향으로 태어난 것이 바로 이 마계의 수도 엘비니움이다. 이 엘비니움에서의 오른쪽은 오른쪽이 아니다. 물론 위라고 해서 반 드시 위인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내가 오른쪽으로 한 걸음을 옮겨 보았자 왼쪽으로 갈지 위로 나아갈지는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바 로 가로, 세로 높이라는 세 개의 축으로만 이루어진 3차원적 공간개념 을 파괴한 데서 온 파격인 것이다. 물론 이러한 환경에 익숙해 지다보 면, 원하는 데로 나아갈 수 있지만.... 이러한 다차원 통합적 공간구조는, 한 공간 안에 여러 차원을 갈무리 할 수 있어 공간효율이 극대화되고, 또한 차원간 에너지 차를 이용한 에너지 사용이 가능하는등, 여러 이점이 있다. 그뿐 아니라, 한 차원 의 하위차원은 윗차원의 기저차원이 되므로, 이런 식으로 여러 차원이 한곳에 있으면 공간에 상당한 안정성을 부여할 수 있다. 아무튼, 이러한 이론으로 도시를 세우다 보니, 건물들의 배열과 배치 역시 눈에 보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 되어, 실제로는 오른쪽에 있으나 눈으로 보기에는 왼쪽으로 보이는 등,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 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실체를 비추는 태양에서 생겨난 그림자가 허상의 발끝에 매달리는 경우가 생기고, 저녁에 서편으로 붉게 노을지 는 태양의 빛이 빈 공간에 머무르는 경우도 생겨난다. 이러한 눈속임에 가까운 장치가 아니라도, 엘비니움은 아름답다. 건 물의 높이는 100미터를 넘는 것이 거의 없어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했고, 곡선과 직선을 미려하게 결합시킨 그것 하나 하나는 명인의 조각품을 생각나게 한다. 그러한 아름다운 도시 엘비니움의 중앙에는 유일하게 300미터 높이의 탑이 하나 서 있다. 탑 그 자체의 높이는 겨우 70미터 정도 였지만, 상공 230미터에서부터 쌓아 올리기 시작해 높이가 300미터에 이른다. 흡사 오벨리스크 같기도 한, 모스크 같기도 한 이 탑의 정상 부는 이 렇게 수도 엘비니움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140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82 올린이:광황 (신충 ) 98/12/31 00:32 읽음:2403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이 탑에는 아직 그럴싸한 이름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이 탑에 살고 있는 존재의 이름을 따 템플 오브 아르카이제라고 부를 뿐이다. 이 탑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이 탑의 주인이 기거하는 방이 있다. 방 의 모양은 돔형의 반구로, 방을 중심으로 16방향이 아치로 둘러져 있 다. 방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아니 방이라고 불리우기도 뭣한 구조이 다. 열 여섯 방향으로 뚫려있는 아치는 그것을 지탱하고 있는 기둥이 하나에서 다음것 까지의 폭이 5미터쯤 되는데 유리창도 없이 그냥 뚫 려 있었다. 바람에 몸을 맡긴 채 머리가 흩날리는 것을 즐기는 아르카 이제로서는 굳이 창문을 만들어 자신을 찾아오는 바람을 마다할 이유 가 없었다. 물론, 이 템플 오브 아르카이제 전체가 정령들의 기습에 대비한 실드 로 둘러싸여 있어, 원한다면 그것을 창문 대용으로 사용할 수 도 있지 만, 아르카이제는 바람도, 비도, 눈도 좋아했다. 보라색 머리칼을 길지 않게 기른 아르카이제, 이카르트는 지금 열 여 섯 개의 아치를 이루는 기둥중 서쪽의 것에 기댄 채 밖을 내다보고 있 었다. 한쪽 다리는 바로 옆에 있는 다른 기둥으로 뻗은채였고, 다른 하나의 다리는 반쯤 접고 있었다. 두 눈은 멀리 아래 수도 엘비니움의 서쪽 공원 근처를 살피고 있었는데, 특별히 무얼 바라보고 있는 듯 보 이지는 않았다. 화려한 검정색의 얇은 드레스 셔츠와 검정색의 부드러 운 재질의 바지가 흑염의 기사라는 명성을 드러내기라도 하는 듯 그의 몸을 휘감고 있다. 위에서 바라보는 엘비니움은 아래서 올려다보는 엘비니움과 템플 오 브 아르카이제보다 배쯤 아름다웠다. 건물의 희고 회색 빛을 내고, 다 시 검은 색을 띄는 무채색들과, 그 사이를 배회하는 붉고 푸르며 갈색 빛 나는 옷을 입은 존재들의 유채색, 그리고 건물과도, 사람들과도 다 른 숲들의 역동적인 풀빛들을 원소로 한 모자이크 조각들이 이루어 낸 엘비니움이라는 이름의 작품은 이카르트마저도 빠져 하루 종일 바라볼 정도이다. 구 엘비니움시티가 존재하던 그때에도 이 템플 오브 아르카이제는 반 공에 세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때도, 아르카이제는 이렇게 멍하니 주 위를 바라보곤 했었다. 자신은 마계와 정령계를 통틀어 가장 강한 존 재이다. 나크젤리온은 신 계에 속하는 존재였고, 그를 제외한 마족중 가장 강한 자신이 바로 마계와 정령계를 통틀어 가장 강한 존재였다. 그러나.... 아르헬을 잃은 이후로는 더 이상 스스로가 강하다는 생각 을 할 수 없었다. 2600여년전.... 아마도, 이렇게 멍하니 앉아 멀리 마계의 풍경을 감상하는 버릇이 생긴 것도 아마 그때쯤부터인 듯 하 다. 그리고, 그때부터 지금에 이르는 그 긴 시간 동안, 이렇게 조용한 시 간을 보내고 있을 때면, 자신의 뒤에서 그림자처럼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한 여자가 있었다. 푸른 머리칼이 유난히 맑은.... 아르페오네는 이카르트의 뒤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무릎을 꿇은 채 앉아 있었다. 인간세상에서 입고 다니던 사제 복은 벗어 버린 채, 헐 거운 푸른색 겉옷과 몸에 잘 들어맞는 제복 스타일의 타이트한 정장을 입고 있는 그녀는 두 눈을 살짝 아래로 내리 깐 채 조용히 앉아 있었 다. 어깨에는 언제나 처럼 한 마리의 작은 새가 앉아 있었고, 아르에 라는 이름의 그 새는 가끔 의미 없이 종종거리며 울어댔다. 산들바람이 내는 사르랑 거리는 소리만이 아르에의 종종거리는 울음 에 대꾸할 뿐, 죽음과도 같은 고요함이 주위를 배회하고 있었다. 그때.... 눈을 깜빡이는 소리마저 들릴 것만 같은 이곳에, 지금까지의 이러한 것과는 거리가 상당한 한 여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르카이제를 제외 하고, 이 방에 출입이 허락된 얼마 안돼는 존재중 한명이었다. 이카르트의 보라색 이미지와, 아르페오네의 연청색 분위기와는 확연 히 다른 타오를 듯한 붉은 머리칼의 이 존재는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한쪽 무릎을 꿇어 이카르트에게 예를 표했다. "아르카이제 님...." 조금 전 니지그라는 마족에게 대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순종적이고 조용한 태도로 이렇게 자신의 창조주이자 아버지이며 상관인 이 보라 색 머리칼의 남자를 불렀고, 이카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아르트레 스를 바라보았다. 이카르트의 대답이 채 떨어지기도 전에 아르트레스는 서둘어 입을 열 었다. "란테르트 님이 2급 디아의 봉인을 풀어버리셨습니다." 아르페오네는 이 순간 자신의 상관의 눈동자에 빛이 돌아오는 것을 보았다. 왠지 모를 찹찹한 느낌에 그녀는 다시 고개를 아래로 떨구었 다. 과연.... 내가 그와 같은 위험에 처했을 때도.... 이분께서는 이 런 표정을 지어 주실까.... 아르페오네는 이런 생각을 하며 잠시 씁쓰 레한 미소를 내비쳤다. 표정변화가 거의 없는 그녀로써는 이런 정도의 미소도 흔치 않은 것이었다. "2급 디아의?.... 어느 녀석인가?" 이카르트는 비록 눈에 빛은 돌아왔지만 서두르지는 않았다. 그의 느 낌에 잡힌 2급 디아는 아직 없다. 즉 봉인은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은 것이다. 아르트레스가 막 대답하기 직전, 다시 공간이 울렁이며 갈색 머리칼 의 남자가 무릎을 꿇은 채 이카르트를 향해 고개를 조아렸다. "대답은 제가 대신하겠습니다. 아르트레스님." 갈색 머리칼의 아르르망은 성질이 불같은 자신의 누나(?)에게 이렇게 양해를 구한 후 이카르트에게 설명을 시작했다. "흑룡의 신전에 봉인되어있던 겔크라는 이름의 디아입니다. 아르카이 제 님께서 2000년 전쯤에 봉인한 존재이지요. 세 번째 땅의 차원버그 로, 2급이니만큼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들로써는 어떻게 해 볼 수도 없습니다. 속성은 잘 아시겠지만, 빛으로, 마계에는 방해 가 되는 존재입니다." 아르르망의 말에 이카르트는 고개를 몇 차례 끄덕였다. 그리고는 다 른 기둥으로 향했던 다리를 서서히 접으며 탑 밖으로 두 다리를 내 놓 았다. "그럼.... 다녀오마.... 이곳을 부탁한다." 동시에 이카르트는 몸을 앞으로 숙여 탑 아래로 몸을 던졌고, 추락을 즐기듯 몸을 방치하다가 이내 공간 저편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바람은 감싸며 휘돌던 사내의 돌연한 사라짐에 망연히 주위로 흩어졌다. 란테르트는 검을 잡은 손에 힘을 주어 천천히 검을 뽑아 들었다. 굉 장히 힘이 들었으나, 점점 더 뽑아 올라오는 속도가 빨라졌다. 벌써 50쎄휴리하(1쎄휴리하=약 1센티미터)나 뽑혀져 올라왔건만, 그 끝은 보이지 않았다. 검날의 폭이 검지 손가락 길이 정도쯤 되어 보이는 이 검의 전체적인 모양은 상당히 화려했다. 역시 봉인에 사용된 검이여서인지 다분히 의 례적인 모습이다. 검날에 새겨진 검정색의 문자들 덕에 더더욱 신비로 워 보이는 이 검을 뽑으며 란테르트는 상당한 힘의 요동을 느끼고 있 었다. 이러한 느낌은 흡사, 몸안에 가두어 진 채 마법의 시동어만을 기다리 고 있는 마법력 같았다. 혹은, 우리에 가두어 놓은 사나운 짐승이 우 리 문에 몸을 부딪히고 있는 그러한 모습 같기도 했다.... 아무튼, 검 을 뽑는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나도 단단히 일어날 것이 분명했다. 이런 순간에도 무덤덤한 표정으로 검을 뽑고 있는 란테르트도 한편으 로는 몹시 긴장하고 있었다. 역시 자신은 죽기에는 곤란한 상황이다. 복수가 끝날 때까지는 죽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자신의 뒤에서 자신 을 올려다보고 있는 네 사람 역시 죽게 놔두기에는 약간 찜찜한 구석 이 있는 인간들이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검은 어느새 그 끝부분이 모습을 드러 내기 시작했다. 점차로 날이 얇아졌고, 원래 있던 검이 박혀있던 틈으 로부터 천천히 흰색의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윽고 검이 완전히 뽑혔다. 동시에 제단 위에 나있는 검이 박혀있던 틈으로부터 엄청난 양의 빛이 쏟아져 나왔고, 란테르트는 눈을 감은 채로도 눈이 아려와 다시 팔로 시야를 가렸다. 물론, 엠과 에스, 그리 고 세레티와 아이렌 등의 사람들 역시 두 눈을 손으로 가린채 그 빛으 로부터 시선을 피했다. 그러기를 잠시, 란테르트는 엄청난 기운이 몰려옴을 느끼며 엉겁결에 들고 있던 검을 가로로 치켜들었다. 쿠앙, 하는 소리와 함께, 란테르 트의 몸에 정통으로 엄청난 기운이 직격했고, 란테르트는 몸이 그대로 붕 뜨며 벽에 쾅 하고 처박혀 버렸다. 입에서 한줄기 선혈이 흘러 내 렸다. 란테르트가 벽에 처박힘과 동시에 네 사람은 무기를 뽑아들며 란테르 트에게로 달려갔다. 실력이 되지 않더라도 그를 보호해 주어야 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보아도 결코 작은 타격이 아닌 듯 했다. 하지만 충격이 그리 엄청나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그는 팔뚝으로 입 가에 흐르는 한줄기 선혈을 슥 닦으며 다시 자리를 잡고 섰다. 의외의 기습이었기에 넋놓고 당했을 뿐으로, 그 정도 공격으로는 결코 한방에 절명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란테르트가 가장 앞에, 그리고 두 번째 열에 엠과 에스 세레티, 마지 막 열에 아이렌이 선 이러한 형태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일행은 시선 을 그 빛의 근원으로 모았고, 이내 그곳에 서있는 한 괴생명체를 발견 할 수 있었다. 덩치는 보통사람의 거의 두배쯤 되어 보이는 키에 어깨 넓이가 거의 사람의 네배는 될 듯 보이는 이 괴물은, 하지만 괴물이라고 불리기에 는 약간 무리가 있는 이미지의 그것이었다. 일단, 온몸이 흰색으로 은은한 빛을 내뿜는 것이 그러했고, 전체적인 생김새도 그다지 역해 보이지는 않았다. 주둥이가 툭 불거져 나오고, 온 몸이 우락부락한 것을 제외하고는 인간과 비슷하게 생긴 듯 했으니 말이다. 그것은 모습을 드러내자 마자 일행을 한차례 돌아보았다. 흡사, 가소 로운 것들, 너희들이나를 깨웠느냐? 라는 전형적인 대사를 내뱉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의 등장에 온몸의 털이 모두 비쭉거리는 듯한 느 낌을 받았다. 상대의 힘이.... 결코 자신보다 약하지 않았다. 한 두시 간 정도는 어찌어찌 버텨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 이상은 무리였 다. 역시 하지 않아야 했을 일인가?.... 눈앞의 괴 생명체(?)가 입을 열었다. 그리고는 단 한마디.... 한마디 의 말을 했다. "크...." 그리고는 사라졌다. 온몸이 흰 희미한 빛을 내던 그 존재는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져 버렸 고, 갑자기 어둑해진 주위 모습에 일행 모두는 당황감을 감추지 못하 였다. "뭐.... 뭐지?" 에스가 이윽고 내뱉은 말에 그 어느 누구도 답하지 못하였다.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142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83 올린이:광황 (신충 ) 98/12/31 00:32 읽음:2434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15. 누구나 알고 있는, 엠과 에스의 정체. "크크크.... 네 녀석이구나.... 크크크...."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팔이 구부정한 몸통 좌우에 붙어있는 이 새하 얀 디아는 지금 눈앞에 서있는 한 보라색 머리칼의 남자를 향해 음산 한 목소리로 중얼거렸고, 그 모습에 보라색 머리칼의 남자, 이카르트 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여전 하시군요...." 순간, 흰색의 디아가 손을 뻗어 이카르트가 있는 곳으로 향했고, 이 카르트는 자신의 앞에 엔클레이브를 펼쳐 그 힘을 상쇄시켰다. 하지만 상대가 상대이니 만큼 이카르트의 몸이 한참이나 뒤로 밀리었다. "크하하.... 어떠냐!! 내 힘이!!!" 흰색의 괴 생명체는 뒤로 밀려나가는 이카르트를 향해 이렇게 외쳤 고, 이카르트는 약간 놀랐다는 표정을 살짝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이 공간은 이카르트가 펼친 엔클레이브에 의해 생겨난 틈새공간 이다.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그러한 곳이다. 이곳에 들어올 수 있는 존재는, 이카르트, 즉 엔클레이브의 시전자가 원하는 존재 아니 면 시전자 자신, 그리고 시전자보다 강한 힘을 가진 자 뿐이다. 그 외 에도 엔클레이브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존재 또한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엔클레이브를 펼치는데 이카르트가 사용하는 힘은 그 자신의 힘의 평균 1, 2퍼센트 정도밖에는 되지 않으므로, 일전의 란테르트도 그 벽을 깨고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이다. 이카르트는 이 흰색의 디아 겔크의 봉인이 풀리자 마자 자신의 공간 안에 가두어 버렸다. 란테르트 등의 눈앞에서 이 겔크가 사라졌던 이 유도 이 때문이었다. 겔크는 재빨리 몸을 놀려 이카르트 앞에 다가왔고, 다시 팔을 뻗어 이카르트를 후려쳤다. 이번에도 그의 주먹은 이카르트의 엔클레이브에 막혔으나, 이카르트는 또다시 뒤로 주욱 밀려나갔다. 비록 직접적인 타격은 없었으나, 굉장한 압력에 의한 내상은 분명 입었을 것이다. 겔크는 계속해 이카르트를 공격했고, 이카르트는 그렇게 10여차례나 공격을 받으며 이리 저리 퉁겨 나갔다. 겔크는 이러한 일방적인 공격 에 통쾌해 미치겠다는 듯 계속해 광소를 터트렸다. "크하하하!! 2000년동안 내가 그 안에서 놀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나는 강하다!! 네녀석 따위에게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로 강하다! 안 그런가 보라색의 공포여! 바이올렛 피어, 아르카이제 여!!!" 이카르트는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그의 공격을 맞았다. 그가 왜 이렇게 무기력하게 당하고만 있는지에 대해서는 겔크는 신경 쓰지 않았다. 다만 2000년동안 갇혀 지내왔다는 점에만 분노를 느꼈고, 그 러한 분노를 터트릴 대상을 이렇게 묵사발 낼 수 있다는 사실만이 즐 거웠다. "그때도 난 너보다 약하지 않았다. 다만 네녀석이 운이 좋았을 뿐이 다!!" 이 말을 하며 겔크는 두 손을 둥글게 휘둘러 양쪽에서 이카르트를 동 시에 후려쳤다. 두 주먹 사이에 뭉개 버리려는 듯한 동작이었다. 순간 이카르트는 눈을 살짝 감았고, 그의 주위에 흑색 빛을 띄는 둥 그런 막이 쳐졌다. 겔크의 두 주먹이 이카르트의 좌우에서 그의 그 둥 근 막을 짓이겨 누르기 시작했고, 이내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실드가 깨어지는 동시에 이카르트는 몸을 뒤로 피해 아슬아슬 주먹을 피해냈 다. 겔크는 다시 웃었다. 불쑥 튀어나온 주둥이에 그어져 있는 가로선이 둥글게 좌우 양쪽 위로 말려 올라가며, 그는 웃었다. 그리고.... 이카르트는 입가에 미소를 지웠다. 한줄기 선혈이 입가를 따라, 턱선을 따라 흘렀고, 이내 턱에 고여 조그마한 붉은 구슬을 만 들었다. 둘은 잠시동안 서로를 바라보았다. 겔크는 이카르트의 입가에서 미소 가 사라지면서 느낀 섬뜩한 느낌에 입을 다물었고, 이카르트는 붉은 혓바닥으로 자신의 입가에 고인 더더욱 붉은 피를 핥느라 말이 없었 다. 그러한 어색한, 하지만 결코 평화롭지는 않은 고요가 잠시동안 깃들 었고.... 이윽고 이카르트가 입을 열었다. "바이올렛 피어.... 정말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별명이군요.... 당신 따위가 태어나기도 훨씬 이전에.... 불리웠던 별명.... 2000년도 전 에.... 버린 이름.... 후후훗....." 이카르트의 듣기에도 선득한 이 웃음소리에 겔크는 순간 어깨가 움찔 했으나, 기싸움에서 밀려서는 아무것도 될 수 없기에, 그리고 왠지 알 수 없는 내면으로부터 꿈틀거리는 자신감 덕분에 큰소리로 외칠 수 있 었다. "건방진 소리 말아라!!" 그런 그의 호통에도 이카르트는 계속해 비웃는 듯한 웃음을 내뱉었 다. "후후.... 바이올렛 피어.... 불러 주셨으니.... 그 모습으로 상대해 드리는 것이 예의겠지요?.... 차라리 잘 되었습니다.... 기분도 그렇 지 않은 터에...." 이렇게 말하던 이카르트는 손을 앞으로 뻗어 들더니 잠시동안 두 눈 을 감았다. 그리고는 손을 천천히 접어 자신의 왼쪽 가슴 근처로 가져 갔고, 돌연 손을 가슴에 쑥 꽂아 넣었다. 인간이라면 심장이 있을 부 분이다. 원래 입고 있던 옷은, 그런 주인의 기분을 알기라도 한다는 듯 손이 들어갈 만한 틈을 만들어 주었고, 이카르트는 흡사 남의 가슴 에 손을 박기라도 하는 듯 손을 가슴속으로 들이밀었다. 겔크는 이 모습에 순간 어안이 벙벙해 입을 다물고 있었다. 도대체가 무슨 행동을 하려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카르트는 주먹이 거의 다 들어갈 무렵에야 손을 멈추었고, 동시에 그는 헉, 하는 신음을 내뱉으며 괴로운 듯 고개를 푹 숙였다. 두눈을 크게 뜬 채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혔고, 몸은 괴로운 듯 파르 르 떨리기 시작했다. 겔크는 이카르트가 괴로워하는 모습에, 이때가 기회다 라는 생각에 공격을 하려 했으나, 왜인지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바라보는 것 외 의 모든 행동이 봉인된 듯한 느낌이었다. 이카르트는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굽혀 몸을 둥글게 한 상태에서 흡 사 신음하는 듯한 나직한 숨소리를 몇 차례 내뱉었다. 표정은 심하게 일그러 졌으며, 눈동자는 천천히 풀려갔다. 그리고.... 돌연 그의 등뒤에서 검은 덩어리가 불쑥 솟아났다. 아니, 그것은 덩어리 따위가 아니었다. 불쑥 솟아 나온 검정색의 그것은 솟아 나오듯 자라나 거의 이카르트 의 키만큼이 되었고, 이내 반쯤 접혀있던 것이 활짝 펼쳐졌다. 흑광이 사방에 화려하게 뻗어나갔다. 날개.... 아름답게 하늘거리는 긴 깃털을 가진, 우아한 곡선을 그려내는 날개 가 이카르트의 등에서 솟아난 것이다. 순수한 검정색을 내뿜는 이 날 개는 이제 갓 번데기를 뚫고 나온 나비의 그것이 그러하듯, 아직은 생 기가 부족했으나, 오래지 않아 윤기를 되찾아 갔다. 흡사, 미모사의 입이 서서히 펼쳐지듯, 구겨져 있던 깃털 하나 하나가 본래의 모습으 로 돌아갔고, 그렇게 해서 완성된 두장의 날개를 등에 단 이카르트는 가슴에 넣었던 손을 서서히 뽑아 들었다. 가슴속에서 다시 돌아오는 그의 손은 무언가를 움켜쥐고 있었다. 그 것은 검의 손잡이였다. 겔크는 이 모습에 눈이 휘둥그래졌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그 가 알고 있는 지식으로는 결코 해답을 얻을 수 없었다. 그는 세 번째 땅에 속하는 단지 강한 존재일 뿐이다. 이카르트의 손에 들려 나온 것은 보라색의 검신과 검날을 가진 미려 한 디자인의 검이었다. 검막이도 그다지 크지 않았고, 검날의 경우에 는 길이는 장검과 비슷했으나 폭이 넓지 않았다. 검날의 중앙부는 옅 은 보라색이었고, 검 날 자체는 순백 그 자체였으며, 검막이와 손잡이 장식 등도 농도가 다른 보라색과 흰색이 아름답게 교차해 있었다. 검 날과 손잡이 사이에 붙어있는 주 장식석은 피를 연상케하는 붉은 색이 었고, 손잡이의 끝부분에 붙어있는 보석은 순수한 검정색이었다. 겔크는 검을 뽑은 이카르트의 모습이 어딘가 조금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날개가 돋았으니 달라 보이는 것은 당연했으나, 그것만 은 아니었다. 자세히 보니, 눈동자가 조금 풀려 있었다. 왜인지 몸은 약간 부자연 스러워 보였고, 힘도 검에 집중되어 있는 듯 했다. 이카르트는 약간은 어정쩡하게 펼쳐져 있던 날개를 갈무리하여 살짝 접힌 채 언제든지 펄럭일 수 있는 상태로 만들었고, 검은 자연스럽게 바닥을 향하게 하여 공격 직전의 모습을 드러내 보였다. "뭐, 뭐인 거냐?.... 그 날개는 또 무어고...." 갑작스러운 이카르트의 변화는 겔크를 당황하게 만들었고, 이카르트 는 그런 그의 모습에 다시 한차례 냉소를 터트렸다. 하지만.... 입술 이 움직이지 않은 채, 겔크의 마음에 직접 이야기했다. "후훗.... 혼과 육체와 분리되어.... 혼도 육체도 비로소 자유를 얻 었다.... 라고 할까요?.... 후후후.... 보통의 저로써는.... 당신 을.... 처참하게 죽이기에는 무리가 있는 듯 하더군요...." 이카르트는 이렇게 말하면서 날개를 한차례 펄럭였고, 겔크는 크게 놀라 두 팔을 앞으로 뻗어 이카르트를 막으려 하였다. 하지만, 이카르 트를 막을 수 있는 힘을 가지지는 못하였다. 이카르트의 검정색 날개가 한줄기의 검정색 빛이 되어 겔크의 오른쪽 겨드랑이를 꿰뚫었고, 푸학, 하는 소리와 함께 겔크의 오른팔이 부서 져 사방으로 흩날렸다. 빛의 속성을 가진 차원버그이여서 인지, 흩어 질 때의 모습이 단지 빛으로 화할 뿐이었고, 그 때문에 보기에 그다지 역하지는 않았다 겔크는 순간 일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방금 전의 이카르트가 아니었다. 겔크는 자신의 팔을 부수고 지나가 자신의 뒤에 있을 이카르트의 모습을 시야에 잡기 위해 서둘러 몸을 돌렸으나, 채 어깨가 돌기도 전에 눈앞으로 검정색 빛이 지나가는 것 을 느꼈다. 동시에 왼쪽 팔마저 부서지며 이카르트의 목소리가 느껴졌 다. ".... 형편 없으시군요...." 겔크는 이 이카르트의 조롱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며 힘을 극한으로 끌어 올렸다. 사라졌던 두 팔은 어깨에서 불쑥 솟아 나와 다시 원래의 모습을 복원했고, 겔크는 잠시 손을 움직여 보다가 이카르트를 향해 외쳤다. "닥쳐라!! 난 아직 내 힘의 10분의 1도 끌어내지 않았다!!" "그러시군요...." 채 자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느껴진 이카르트의 목소리.... 그리고 그와 거의 동시에 자신의 바로 앞에까지 다가온 이카르트의 모습.... 휘둘리며 검정색의 빛을 내뿜는 보라색 검.... 그리고 그 검에서 뿜어 져 나오는 흑광에 잘리어 나가는 자신의 몸.... "크아아악!!!" 온 몸이 찢기어져 나가는 느낌에 겔크는 비명을 질렀다. 한편으로는 두 주먹을 거칠게 휘둘러 막무가내의 공격을 이카르트에게 퍼부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몸의 조직을 재생시키며, 그는 말 그대로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카르트는 입가에 비웃음을 띄울 뿐이었다. 가끔, 겔크의 공격이 정확히 이카르트의 정면을 가격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벽을 내 려치기라도 하는 듯 이카르트의 바로 앞에 쳐있는 무색의 벽에 퉁겨져 나갔다. ----------------------------------------------------------------- 으음.... 이카르트 날개버젼.... 이제 뭐만 달면 되지? 후하하하~~~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143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84 올린이:광황 (신충 ) 98/12/31 00:32 읽음:2417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잠시 더 즐기듯 그 모습을 바라보던 이카르트는 한차례 날개를 퍼덕 였고, 이내 뒤로 조금 물러섰다. 물론, 겔크의 난잡한 공격에 짜증이 나서였다. 겔크는 이러한 사실은 아는지 모르는지, 이카르트의 공격이 멈춘 것 만으로도 감지덕지하여 뒤로 성큼 물러섰고, 잠시 더 이카르트를 바라 보다가 멀리 엔클레이브의 경계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도망칠 생각이 었던 것이다. 당해낼 수 없는 상대와 다툴 이유도 필요도 없다. 방금 전의 자신감 넘치며 외치던 소리는 이미 잊었다. 평소의 이카르트라면 그런 그의 모습에 비웃음을 던지며 다시 봉인을 해 버리는 선에서 끝이 났을 것이다. 하지만.... 이카르트는 돌연 몸 주위에 검정색의 불꽃이 몇 송이 피어올랐고, 이 카르트는 날개를 여유 있게 퍼덕여 겔크의 뒤를 쫓았다. 그리고 주위 에 생겨난 불꽃은 긴 꼬리를 그리며 이카르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겔크를 따라갔다. 오래지 않아 겔크의 몸에는 이카르트가 쏘아보낸 불 꽃이 작렬했고, 겔크의 몸의 일부가 부서지며 빛으로 화하였다. 이카르트는 잠시 주춤거리는 겔크의 모습에 여유 있는 미소를 지으며 계속해 그의 뒤를 쫓았다. 분명.... 처참히 죽이겠다고 약속했다.... 싱거운 괴물이 어디론가 사라진 이후.... 란테르트는 하얀 색의 검을 든 채로, 망연히 서 있었고, 엠과, 에스 그리고 다른 두 사람도 넋을 잃은 채 있었다. 차라리 그것이 얼마나 강하건 간에 자신들에게 싸움을 걸어왔다면, 정확히는 자신들 쪽에서 싸움을 건 것이겠지만, 지금보다 조금은 덜 당황스러웠으련만, 나타나 서 한차례 노려보고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림에, 일행은 당황을 넘어서 황당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뭐 잘된 일 아닌가? 에스가 뭐야? 라고 중얼거린지도 잠시, 엠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제 목표는 완수했습니다. 이제 해야 할 일은, 무사히 살아 돌아가 는 것입니다." 엠의 이 말에 란테르트를 제외한 다른 세 사람은, 아, 하는 탄성을 내지르며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어떻게 나가야 하지요?" 일전 엠에게서, 이 신전의 구조에 대해 대강 이야기를 들은 세레티는 이렇게 물었고, 엠은 그녀의 물음에, "아마 이 방안에 밖으로 연결되어 있는 게이트가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답하며 아이렌을 바라보았다. "아이렌, 몸은 이상 없지?" 그의 물음에 아이렌은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엠은 뒤이어 다 른 일행을 한차례씩 바라보았다. 세레티도 에스도 별다른 문제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엠의 시선이 막 란테르트에게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을 무렵.... 다른 일행들도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검을 멍청히 든 채로, 그는 그 흰색 괴물이 사라진 곳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표정은 약간 얼이 빠 진 듯 보였고, 눈동자도 그다지 또렷하지 못한 것이, 무언가에 상당히 놀란 모양이었다. 엠은 잠시 왜 그가 그런 표정을 짓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았으나, 알 수 없었다. 방금전 받은 공격 때문 같지도 않았고, 그것 외에는 별달 리 그가 놀랄 만한 일이 없을 것 같았다. 그러던 중, 엠은 순간 한가지에 생각이 미치었다. 혹시.... 검에 저 주가 걸린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순간, 큰일이다, 라는 생각을 하며 란테르트에게 검을 버리라고 외치려는 순간, 란테르트가 다시 움 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입속으로 몇 마디를 중얼거리더니, 들고 있는, 아까의 그 흰색 괴물을 봉인하는데 쓰였던 검에 마법을 걸었다. 흑색의 기운이 손에서 뿜어져 나와 검을 휘감았고, 이내 검이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란 테르트가 막 실패다.... 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검을 감싸고 있던 흑 기는 촤악 하는 소리와 함께 사방으로 흩어졌다. 엠도, 에스도 다른 두사람도 란테르트가 무슨 의미에서 이런 행동을 했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더더욱 이해할 수 없는 점은 바로 그 다음에 그가 보인 행동으로, 그는 손에 들려 있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봉인용의 검을 주저 않고 땅바닥에 내던져 버렸다. 워낙 대 단한 검이기에, 검은 란테르트의 손을 벗어나 바닥에 슥 하는 소리와 함께 꽂혀 버렸으나, 란테르트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란테르트는 곧바로 자신의 하르제 검을 뽑아들었다. 아직까지.... 이 하르제 검 이외에 이 마법을 성공한 경우는 단 한차례도 없었다. 다시 검을 흑기가 감쌌다. 란테르트가 막 마법을 일으키는 순간, 엄청난 힘이 그의 몸에서 퍼져 나왔고, 나머지 일행들은 그 힘에 압도당하여 숨조차 제대로 내쉴 수 없었다. 그의 손에 들리어져 있는 흑색의 검은 방금전 결계를 부술 때 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위세였다. 그는 검을 든 채 몸을 날려 눈앞 에 있는 공간에 돌연스레 검을 휘둘렀다. 엠과 에스는 물론이거니와, 세레티와 아이렌 모두 란테르트가 왜 이 런 광기를 보이는지 알 수 없었다. 멍하니 있는 것도 그러하고, 갑자 기 검에 흑기를 씌워 허공에 칼질을 하는 것도 그러했다. 하지만 이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란테르트가 가른 공간이 왜곡과 균열을 차례로 일으키며 창, 하는 맑 은 소리와 함께 부서져 나갔고, 그곳에는 다른 어떠한 공간으로 통하 는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흠...." 엠은 놀랍다는 표시로 이렇게 헛기침을 한차례 했고, 에스는 엇, 그 리고 아이렌은 앗, 하는 탄성을 각각 내질렀다. 그리고 세레티는, "저건.... 엔클레이브...." 라고 놀라 외쳤다. 란테르트가 깨뜨린 공간의 벽은 몇 차례나 이야기 로 들었던 엔클레이브와 아주 흡사했다. 일행이 이렇게 놀라는 사이, 란테르트는 그 공간 안으로 주저 않고 몸을 날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멀리 반공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두 개의 인 영이 아른거리고 있었다. 그것이 누구인지를 모를 리가 없었다.... 아 니, 알고 있기 때문에.... 이 공간을 무리해서 깨고 들어온 것이다. "이카르트!!!!" 란테르트는 외쳤다. 목청이 부서져라, 폐부가 찢어져라, 온 힘을 다 해 위에 있는 인영을 향해 외쳤다. 워낙 멀리 있어 잘 보이지는 않았 지만, 이카르트는 검정색 망토 비슷한 것을 휘날리며 검을 들고 싸우 는 듯 했다. 그리고 그 상대는 방금전 보았던 흰색의 괴물이다. 란테르트는 다시 한차례 이카르트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그 순간 그의 눈 안에 들어온 것은 산산이 부서지며 빛으로 허물어져 버리는 흰색의 괴물과.... 다시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는 이카르트의 모습뿐이 었다. 창.... 맑은 소리가 란테르트의 귓속에 울렸다. 그리고.... 이카르트가 만든 공간은, 저 천장쪽 부터 깨어지듯 허물어지기 시작 했다. 흡사 비가 되어 내리는 듯한 이카르트가 만든 공간의 파편을 맞 으며, 아니 맞는 듯한 착각을 하며 란테르트는 천천히 무릎을 꿇어버 렸다. 밖에서 란테르트가 공간 안으로 사라진 모습을 본 일행은 순간 어떻 게 해야 할 지를 알 수 없었다. 란테르트를 따라 그 안으로 들어가기 에는 일단 그의 목적을 알 수 없었고, 그렇다고 기다리고만 있기에는 영 기분이 찜찜했다. 그러던 차에, 그리 오래지 않아 눈앞의 공간이 살짝 왜곡을 일으키며 란테르트가 무릎을 꿇은 채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일행은 약속이나 한 듯 달려 그에게로 다가갔다. "오지 마십시오!" 순간, 자신에게 접근하는 모두를 향해 란테르트가 이렇게 외쳤다. 일 행은 걸음을 멈추었고, 란테르트는 검을 두 손으로 잡아 몸을 기대며, 두 무릎을 꿇고 바닥을 바라보고 있었다. 청회색의 머리칼이 그의 몸 을 따라 흘러 바닥에 넓은 호수를 그려냈고.... 란테르트는 컥, 하는 소리를 내며, 그 호수에 홍화를 피워냈다. 다시 몇차레나 울컥 피를 토한 란테르트는 천천히 허물어지듯 몸을 앞으로 숙였다. 하지만 기절하지는 않았다. 검을 잡고 있던 두 손중 하나를 풀어 소 매로 입가에 고인 피를 슥 닦아내고는,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5 년동안.... 독을 당했던 그 날 하루를 제하고는 단 한차례도 기절한 적이 없었다. 그런 것을 할만큼.... 결코 한가하지 않다. 란테르트는 검을 검집에 갈무리하며 일행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왔다. 그대로 일행을 스쳐 지나갔고, 자신이 바닥에 내던졌던 검이 있는 곳 으로 가 바닥에 박혀있는 그 검을 뽑아들었다. 고개는 푹 숙인 채 바 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다시 몸을 돌려 엠에게 돌아왔다. 이 모든 행동을 하는 동안에도, 다른 사람들은 멍하니 그를 바라볼 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였고, 란테르트는 조용히 검을 들어 엠에게 건넸다. "필요 없는 물건입니다." 란테르트의 말에 엠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굉장한 명검입니다. 란테르트씨가 허리에 차고 있는 하르제 검 보다 백배는 뛰어난 검입니다."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물론 그렇지만.... 제게는 필요 없는 검입니다." 란테르트의 말에 엠은 조금전 란테르트가 사용했던 그 이상한 마법을 떠올리고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까?...." 엠은 더 이상 사양 않고 란테르트로부터 검을 받아 들었다. 하지만, 란테르트에게 무언가 다른 것이라도 해 주고 싶어 이렇게 말했다. "전 전에도 말씀 드렸듯 상인입니다. 만약 란테르트씨께서, 돈으로 해결해야 할 어떠한 일이 생길 경우.... 저를 찾아 주십시오." 엠은 이렇게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고개를 설레설레 내 저었다. 란테 르트가 돈으로밖에 해결할 수 없는 일이란.... 아마도 세상에 존재하 지 않을 것이다, 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란테르트는 엠의 그 말에 돌연 귀찮을 정도로 어깨가 무거워 짐을 느 꼈다. 가방 속에 손을 불쑥 집어넣었고, 사람의 머리 만한 크기의 커 다란 가죽 주머니가 그의 손에 들려 나왔다. "돈 말입니까?...."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주머니를 뒤집었다. 촤르르 하는 소리와 함께 수백 개의 금화가 바닥으로 쏟아져 내렸다. 일부는 통통 튀었고, 다른 일부는 떼구르르 구르며 사방으로 확 하고 퍼졌다. 엠과 에스 이 두사람은 란테르트의 이 돌연한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 다. 엠은 자신이 쓸데없는 이야기를 꺼내 그의 심기를 거스른 것인가 하고 생각해 보았으나, 특별히 그가 화를 낼 이유는 없는 것 같았다.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144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85 올린이:광황 (신충 ) 98/12/31 00:32 읽음:2414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란테르트는 돈을 다 쏟아 버린 후 입을 열었다. "이 돈은.... 두분께서 8년전에 조언해 주신대로....용병단에서 일을 해 번 돈입니다.... 하지만.... 쓸모는 없더군요...."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씁쓰레한 미소를 지었고, 엠과 에스는 입 을 다문 채 그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두분께 돌려드리겠습니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쓰디쓴 미소를 더더욱 짙게 지었고, 엠은 잠시동안 그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금화를 하나 들 어올렸다. "돈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을 하고 계시다는 말씀 이시군요.... 모 두.... 781개의 금화.... 라...." 그의 말에 세레티와 아이렌은 크게 놀라며, 아 하는 탄성을 내질렀 다. "설마 이 짧은 순간에 이 금화들의 수를 모두 다 샌 것은 아니겠지 요?" 세레티는 이렇게 엠을 향해 물었고, 엠은 그녀의 말에 그저 담담히 미소를 지어 주었다. "대단해요.... 오라버니." 아이렌이 놀랍다는 듯이 칭찬을 할 무렵, 에스가 입을 열었다. "그런 것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이 녀석은 그냥 되는대로 지껄 인 거야." 에스의 말에 세레티와 아이렌은 설마 하는 표정으로 엠을 바라보았 다. 물론, 그가 그런 장난을 할 수도 있었으나, 왜인지 지금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는 농담이었다. "에스의 말이 맞습니다." 엠은 이렇게 말하며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세상의 일이란.... 이렇게 분명치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미력하 나마, 우리 두 사람의 힘이 필요하다면.... 연락을 주십시오. 어떠한 대륙이던지.... 상점이 있을 정도 규모의 도시마다 반드시 있을 겁니 다. 쿠텔토 상사의 건물이...." 엠의 이 말에 아이렌이 아, 하는 탄성을 내 질렀다. 지금까지 자신들 의 정체(?)를 감춰 오던 엠오빠가 돌연 이렇게 자신의 성을 밝혔기 때 문이었다. 엠은 이렇게 말한 후 고개를 숙여 란테르트와 세레티에게 사과했다. "부득이한 이유로 정체를 감추어 왔으나.... 그다지 의미 없는 행동 이었다는 것을 깨닳았습니다. 전 멜브라도 쿠텔토, 마곡의 쿠텔토 상 사의 소유주입니다. 이쪽은 제 친우이자 제가 고용한 경호인인 센타포 쥰, 그리고 저쪽은 아이렌느 쿠텔토로 제 동생입니다." 이 몇 마디 말에, 세레티는 얼굴이 파래지며 입을 크게 벌렸다. 이 일곱 대륙 안에 살고 있으면서, 쿠텔토란 이름을 알지 못하는 인간은 겨우 란테르트와 몇십년전부터 산 속에 은거하는 기인들뿐일 것이다. "설마.... 그...." 세레티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약간 더듬거리며 이렇게 놀란 표 정을 지었고, 멜브라도는 온화이 미소지으며 입을 열었다. "아마 그 쿠텔토일 것입니다. 트레져 헌팅을 하는 동안에는.... 전 트레져 헌터이길 바랍니다. 쿠텔토 상사의 주인이라는 굴절된 시각으 로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싫어 본명을 숨긴 것입니다. 용서 해 주시겠 습니까?" 멜브라도의 이 사과에 세레티는 순간 멍 해 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 였다. "이해해요.... 쿠텔토 가의....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면.... 이 세 상 어느 누구라도 편견을 가지고 바라볼 테니까요." 멜브라도는 세레티가 흔쾌히 사과를 받아 주자 감사하다는 의미에서 고개를 한차례 끄덕여 주었고, 이내 조금도 표정의 변화가 없는 란테 르트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이미 알고 계셨던 모양이군요."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게다가 혹시 몰랐다 하더라 도, 지금으로써는 놀라거나 할 만한 정신이 아니었다. 란테르트는 지금 한가지 생각에 골몰해 있었다. 그것은 당연하거니와 이카르트에 대한 생각이었다. 엠은 란테르트의 표정을 잠시 바라보다가 더 이상 그를 방해해서는 안될 것 같았기에 이어 아이렌과 세레티를 바라보았고, 지친 기색이 확연한 이 두 여자의 모습에 이곳에서 하룻밤을 묶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럼.... 이곳에서 하룻밤을 지내도록 하지요." 그의 말에 세레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위험하지 않을까요?" 세레티의 물음에 엠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위험하지만, 그래도 이곳이 신전 안에서는 가장 안전한 곳입 니다. 적어도 이런 저런 괴물들은 없으니까요. 검에 봉인되어 있던 조 금전의 그 괴물은 한 번 떠나 버리고는 돌아올 줄을 모르니.... 일단 은 안심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란테르트가 몸을 부딪히며 약간 깨어진 벽을 제외하고는 여전 단정하 고 조용한 신전의 한쪽에 일행은 잠자리를 마련하기 시작했으나, 란테 르트는 그때까지도 멍하게 서 있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그는 정신 을 차렸고, 이내, 후.... 하는 한숨을 내쉬며 일행 모두가 한눈에 들 어올 만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무리 그라 해도, 벽에 처박힐 정도로 얻어맞았는데 멀쩡할 리는 없었다. 게다가, 방금전 이카르트의 엔클레이브를 뚫기 위해 무리하게 마법력을 일으킨 바람에 정신을 읽 을뻔 하기도 했었다. 자리에 앉고 나니 란테르트는 약간 몸이 나른 한 듯 했다. 저쪽에서 는 휴대하고 다니던 약간의 마른 땔감으로 저녁을 간단히 준비하고 있 었다. 평소라면 건량을 물과 함께 약간 삼키는 것으로 저녁을 때울 터 이지만, 멜브라도도, 센타포도 아이렌을 끔찍이 아꼈다. 장작을 등에 지고 다닐 정도로.... 오래지 않아 따듯한 수프가 완성되었고, 세레티는 두 그릇을 퍼 란테 르트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었으나, 다른 일행과 는 확실히 거리감이 느껴지는 장소에 란테르트는 조용히 앉아 있었다. 란테르트는 세레티가 건네는 수프를 조용히 받아들었다. 그럭저럭 10 월, 가을도 상당히 깊어있는 이때이기에, 신전 안은 약간 서늘했고, 따듯한 수프의 기운이 손바닥에 전해지자 알 수 없는 편안한 마음이 일었다. 세레티는 란테르트의 곁에 가만히 자리잡고 앉았다. 하지만, 란테르 트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카르트.... 5년만에 처음으로.... 뒷모습이나마.... 아주 먼 곳에 서나마 그의 모습을 보았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몰히 해요?" 세레티가 물었다. 그리고 란테르트는 그녀의 물음에 고개를 돌려 한 차례 그녀를 바라보고는 다시 수프로 시선을 돌렸다. 무슨 생각.... 당연히 보라색 머리칼을 가진 친구에 대한 생각이다. 분명하다.... 그는 자신의 뒤를 돌보아 주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일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방금 전의 그 괴상한 존재.... 그 것의 힘은 더 분명히, 분명 자신보다 강했다. 만약 싸웠더라면, 어쩌 면 자신은 이곳에 뼈를 묻었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때 이카르트가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그 흰색의 존재를 해치웠다. 우연히.... 이 임무를 받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연이라고 생각하 기에는 우연이 너무 많다. 세레티는 그에게서 아무런 대답도 없자 약간 기분이 상했으나, 한두 번 당해보는 일도 아니기에 차분히 다시 물었다. "그 마법.... 도대체 뭐지요?" 방금의 것이 란테르트 개인에 관한 물음이었다면, 이번의 것은 그의 마법사로써의 호기심에서 나온 물음이었다. 보통 란테르트는 전자와 같은 류의 질문에는 잘 대답하지 않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열에 일 고여덟쯤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데스틴.... 더.... 비...." 란테르트는 띄엄띄엄 입을 열었고, 세레티는 처음 듣는다는 듯 고개 를 갸웃거렸다. "처음 듣는군요.... 하지만, 대단해요... 마족의 엔클레이브까지 뚫 다니...." 마족의 엔클레이브를 뚫을 수 있다.... 그녀의 이 의미 없는 한마디에 란테르트는 잠시 두 눈을 꼭 감았다. 엔클레이브를 뚫다.... 이 한마디 말에 란테르트는 예전 이카르트와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린 것이다. 그때도 오늘과 비슷했다. 이카르트 는, 그의 표현을 빌자면, 마법사 나부랭이들과 싸움을 벌이고 있었 고.... 자신은 엔클레이브의 이질적인 느낌에 지금과 같은 데스틴 더 비라는 마법을 사용하여 엔클레이브를 깨뜨렸다. 그렇게 그가 안에서 발견한 존재는.... 그때 세레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떤 속성의 마법이죠?" 란테르트는 세레티가 오늘 이상하게 질문이 많다 라는 생각이 들었 다. "혼돈입니다." 이렇게 대답한 란테르트는 잠시 멍 해 있었다. 혼돈.... 생각해 보 니....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이 마법에 대해 아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었다. 이카르트와 트레시아는 약간 알고 있는 듯 했으나, 그네들도 자세히는 알지 못하였다. 그리고 그 외의 사람들은 어느 누구도 이 데 스틴 더 비를 알지 못하였다. 하긴.... 사용하는 자기 자신조차 엘디 마이어의 마법이라는 것밖에는 알지 못하니.... 마계마법의 경우도 마법의 효과만을 보고 그것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으나, 적어도 마법의 이름을 입밖에 내면 거의 대부분 알아 듣고 한다. "혼돈?.... 음.... 처음 듣는 군요. 혼돈이면 누가 관장하는 거지요? 마왕 압그랑인가?"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엘디마이어님 입니다." "아, 샤텐 테미시아.... 그 마황의 마법이군요." 세레티는 란테르트의 말에 이렇게 아는 척을 했다. 란테르트는 이점 도 평소 상당히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마계 마법과 엘디마이어의 마법 이 두 가지 모두를 할 줄 아는 자신 으로써는 이 두 마법 계열의 마법이 서로 조금의 연관성도 없다는 것 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세상에서는 엘디마이어를 마황이라 부르 고 있었다. 마계마법을 가르쳐 준....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란테르트가 마법을 배운 그 노인에게서도 아무런 이야기를 듣지 못하였다. 세상에 떠도는 신화에 의한다면 엘디마이어는 그냥 압그랑 이전에 존재했던 매우 강 한 마왕이었으나, 란테르트의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맞지 않다. 세레티가 찬탄하듯 중얼거렸다. "아무튼.... 당신은 언제나 저를 놀라게 해요.... 이번의 마법은.... 숨이 다 막히는 듯 했으니...." 마법사이기 때문에 그녀가 느낀 느낌은 멜브라도나 센타포가 느낀 것 에 비해 몇 배는 강했다. 몇 번을 찬탄해도 오히려 부족할 듯 했다. "역시 당신은 인간이 아니에요.... 어떻게 인간이 이런 힘을 가질 수 있겠어요?" 세레티는 마지막으로 밝게 웃으며 이렇게 한마디 보탰고, 란테르트는 순간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떴다. 고개를 돌려 세레티를 바라보았고, 자신의 돌연한 행동에 약간 의아해 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세레티를 향해 이렇게 입을 열었다. "혼자 있고.... 싶습니다." 란테르트의 말에 세레티는 곧바로, "그런...." 이라고 하며 무어라 입을 열려 했으나, 이내 한숨만 한차례 쉬며 조 용히 수프를 떠먹기 시작했다. 란테르트가 혼자 있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단지 말을 걸지 말아달라는 뜻으로, 곁에 있고 없고는 그다지 신 경 쓰지 않았다.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145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86 올린이:광황 (신충 ) 98/12/31 00:33 읽음:2442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란테르트는 반쯤 먹다 만 수프를 바닥에 내려 놓은 채 등뒤에 있는 벽에 몸을 한껏 기대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 아이렌이 두 오빠들 사이에서 환하게 웃으며 수프 를 먹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티없이 맑은 웃음이 몹시도 아름다운 아 가씨였다. 멜브라도와 센타포는 마음이 조금 놓이자 또 다시 말싸움을 시작했다. 왠지 평화로와 보이는 이 모습에 란테르트는 괜히 씁쓸한 미소가 배어 났다. 그때 세레티가 다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 세레티가 말을 꺼내자 란테르트는 고개를 돌려 세레티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천천히 이야기를 꺼냈다. "일전에.... 얼마나 더 살 수 있느냐고 물었었지요? 그때 1년이라고 답했는데.... 장난이었어요. 사실은 저도 알 수 없어요. 하지만, 다른 말들은 모두 사실이에요...." 세레티는 이렇게 말하며 란테르트의 가슴팍을 바라보았다. 아까 각혈 을 할 때 흐른 피가 회색 빛의 옷을 검게 물들였다. "아까.... 지나치게 강한 마법을 사용했어요." 세레티는 이렇게 말하며 란테르트가 어떤 마족의 엔클레이브를 깨뜨 리는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제가 전에 그런 행동은 생명을 깎아 먹는 짓이라고 했잖아요. 그렇 게 까지 강한 마법을 사용해서라도.... 그 안으로 들어갔어야 했나요? 그런 언밸런스의 몸으로 강한 마법을 자꾸 사용하다가는 죽는단 말이 에요. 이건 절대 농담이 아니에요." 세레티는 뒤로 갈수록 약간씩 흥분에 목소리의 톤이 올라갔으나, 막 마지막 이야기를 했을 무렵 한숨을 한차례 내쉬어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러니까.... 몸을 아끼도록 해요."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제 목숨은.... 도구일 뿐입니다. 도구는.... 망가지지 않도록만.... 관리하면 됩니다." 란테르트의 이번 말에 세레티는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지금까지 그 와 만난 후 들어온 말들 중에서 가장 파격적인 말이었다. "도구.... 라니요? 자신의 생명을 그렇게 이야기하다니...." 하지만, 란테르트는 그녀의 그런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다만 눈을 감은 채 머리를 벽에 기대며 조그맣게 중얼거릴 뿐이었다. "그날까지.... 망가지지 않도록...." 날개도.... 검도 없다. 이카르트는 떠나기 전과 같은 모습으로 자신의 방 서쪽 기둥에 몸을 기대었다. 동그란 방의 가장자리를 따라 아치로 연결된 기둥이 열 여 섯 개나 있었지만, 이카르트 그가 머무는 곳은 언제나 이 기둥이었다. "어째서.... 그냥 봉인 정도에서만 끝을 내실 수도 있지 않았습니 까?" 아르페오네의 자리 역시 거의 정해져 있는 듯 하다. 이카르트가 기둥 에 등을 기댄 채 한쪽 다리를 다른 기둥 방향으로, 그리고 다른 쪽 다 리를 가슴 쪽으로 끌어당겨 앉아 있을 때면, 그녀는 그의 오른편으로 두걸음쯤 떨어진 곳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그녀의 정면으로는 아르카이제와 이 탑 밖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 는 풍경이다.... "귀찮았다...." 이카르트는 조용히 입을 열어 그녀의 물음에 대꾸했고, 아르페오네는 당치 않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런 이유로 꺼내 들어서는 안됩니다.... 아르카이제님, 당신의 혼 을 그러한 이유로 꺼내 드는 것은....." "나를 가르치려는 것이냐?...." 이카르트는 아르페오네의 말에 이렇게 되물었고, 아르페오네는 이마 가 땅에 닿을 정도로 머리를 조아리며 곧바로 대답했다. "결코 아닙니다. 다만.... 아르카이제 님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드린 간언입니다." "그렇다면 그쯤 해 두어라." 이카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시선을 밖으로 돌렸고, 아르페오네는 아랫 입술을 지긋이 깨물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만 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혼을 개방한 상태에서 대적할 경우 방어력이 절반 이하로 떨어져 버립니다. 자칫하면 크게 위험한 경우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이카르트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돌려 아르페오네를 바라보았다. 고개 를 바닥에 조아린 채 이렇게 이야기하는 아르페오네의 모습에 이카르 트는 더 이상 귀찮다는 듯한 대꾸를 할 수 없었다.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아르페오네에게 다가갔고, 그녀의 손을 잡아 이끌어 일으켜 세 웠다. "그만 두거라....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것이 아닐 터.... 괜한 말로 스스로를 괴롭히지 말아라." 이카르트의 이 말에 아르페오네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의 말 그 대로였다. 이미 성공한 일이고.... 간언을 하는 것은 한 번으로도 충 분했다. 그럼에도 그녀가 계속해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르카이제 님은, 란테르트 님의 일에 있어서는.... 지나치게 감정 적이 됩니다.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르페오네는 이윽고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꺼냈고, 이카르트는 그녀 의 말에 훗, 하는 웃음을 한차례 터트렸다. "내가 그렇던가?...." 이카르트의 말에 아르페오네는 다시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농담으로 끝내서는 안될 일입니다. 나크젤리온 님이 지금까지 아무 말씀 없으신 것은 결코 아르카이제 님의 이러한 행동을 몰라서가 아닐 것입니다. 제발 부탁드리오니, 그분의 분노는 사지 마십시오...." 아르페오네가 이카르트를 사랑하기에 란테르트를 질투하고 있다, 라 는 점을 계산에 넣는다 하더라도, 그녀가 이카르트에게 한 이야기들은 거의 대부분 옳은 것이었다. 이카르트에게서 대답이 없자 아르페오네는 다시 한차례 고개를 조아 렸다. "그분.... 그분에 대해서는 저보다 아르카이제 님이 더 잘 알고 계시 지 않습니까?.... 분노를 살 경우에는...." 아르페오네의 이 말에 이카르트는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한차례 어 루만져 주었다. "아이야...." 아르페오네는 고개를 조아리고 있다 느껴진 이카르트의 손길에 놀라 며 고개를 퍼뜩 들었고, 그녀의 시선에 들어온 것은 평온한 미소를 입 가에 머금은.... 이카르트의 모습이었다. 이카르트는 그 미소를 얼마간 더 지으며 몸을 천천히 돌려 창밖으로 시선을 향했다. "영원한 생명.... 쓸모 없이 길기만 한.... 아이야. 나는, 이 긴 생 명을 마지막까지 이어가는 것 따위에는 흥미가 없단다." 그의 말에 아르페오네가 놀라 외치듯 말했다. "아르카이제 님!!" "아르페오네야.... 네게도 목숨과 맞바꾸는 한 이 있더라도 꼭 하고 싶은 일이.... 그것이 한가지쯤은 있겠지?" 이카르트의 말에 아르페오네는 입을 꼭 다문 채 시선을 다른 곳으로 피했고, 이카르트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다시 자리에 앉았다. 등을 기둥에 기대고.... 몸을 편안하게 한 채.... "아이야. 네게 부탁이 하나 있다." 잠시동안 입을 다물고 있던 이카르트가 다시 말을 꺼냈고, 아르페오 네는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던 시선을 이카르트에게로 돌렸다. "명령이라고 해도 좋다. 하지만.... 부탁을 하고 싶구나.... 무슨 뜻 인지 알겠지?" 이카르트의 말에 아르페오네는 몇 걸음 그에게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무엇이든지.... 말씀해 보십시오." 이카르트는 다시 한차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란테르트를.... 보호해 주렴." 이카르트의 말에 아르페오네는 눈썹이 조금 움찔 했다. 아마 싫다는 뜻의 그것이리라. "그분은.... 저보다 훨씬 강합니다. 보호라는 것이 필요 없습니다." 어깨 위에 있던 아르에가 맞다는 의미에서인지 종종 하고 한차례 울 었다. 그녀의 말에 이카르트는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다. "그렇겠지.... 하지만, 너보다 생각이 깊지는 못하다.... 오늘 같은 일이 또 다시 일어날까 두렵다..... 다행히 빛의 속성을 가진 디아여 서, 내가 곧바로 움직일 수 있었지만.... 어둠의 속성을 가진 디아라 면, 내가 함부로 어쩔 수 없지 않느냐? 어둠의 디아와 마족은 동맹관 계이니...." 이카르트의 말에 아르페오네는 으음, 하는 신음을 내뱉었다. 이카르 트의 말은 사실이었다. 란테르트가 검을 찾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어디에도 없었다. 하지만.... 어째서 자신이 란테르트를 도와야 하는 것인가? 아르페오 네는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마족에 있어서의 서열이라는 것은 혼을 건 계약이기에, 결코 어길 수 없는 것이었다. 만약 조금이라도 불순한 태도를 보인다면 하급 마는 상급 마에게 아무런 재판 없이 죽임을 당할 수 있었다. 만약 인간사회에서 이러한 법률이 있다면 크게 반발이 일며 수많은 문제를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가까운 예로 란테르트를 보아도, 이러한 하급 인간이, 분명 평민은 계급상 귀족보다 하급이다, 함부로 하고 돌아 다녀도 전혀 손을 쓸 방도가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상급인 간이 하급인간보다 나은 점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인간이라는 집단 은 다분히 적자생존적 양상을 띈다. 하지만, 마족의 경우, 상급마가 하급마보다 물리, 정신적으로 약한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체재가 유지 가능한 것이다. 이단아 하나가 나오면 그보다 상급마가 물리적으로 제재를 가하거나, 계약에 따라 혼을 깨뜨려 버리거나 이 두 가지 일이 모두 다 가능하기 때문이 다. 일단, 법률은 이렇게 강압적이지만, 이러한 법률이 아니더라도 마족 의 사회에서 서열을 어기려는 이는 거의 없었다. 방금도 말했듯이, 자 신보다 월등히 뛰어난 존재가 자신보다 위에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존재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아르페오네는 이러한 사회에서 아주 예외적인 존재였다. 물론, 이카 르트도 나크젤리온의 명령을 종종 어기며 인간세상을 돌아다니거나 하 곤 했지만, 결코 나크젤리온이 내린 명령을 거부하거나 하지는 않았 다. 하지만, 아르페오네는 달랐다. 내려진 명령이 자신의 마음과 합치 되지 않을 경우에는 가끔 거절하기도 했다. 물론, 그것은 아르카이제의 명령일 때뿐이었다. 나크젤리온의 명령은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어긴 적이 없었다. 어리광을 부릴 수 있는 대상 과 그렇지 않은 대상 정도는 구분할 수 있는 그녀였다. ----------------------------------------------------------------- 과연 날개의 정체는 무엇인가~~~??? 일단, 마족및 정령들에게는 두가지 특수기술이 있습니다. 하나는 혼의 개방이고, 다른 하나는 혼을 흩어버리는 것입니다. 혼의 개방은, 자신의 온 힘을 끌어내어, 비약적인 공격력을 얻는 것으로, 그때의 방어력은 엉망이 되어 버립니다. 일격필살을 노리는 경우랄까? 혼을 개방하게 되면, 혼과 육체는 서로에게로부터 자유를 얻고, 그 결과 상징적인 형태로, 자유라는 이미지의 날개가 돋는 것입니다. (라고 박박 우기고는 있지만... 멋있으라고 한 짓이랍니다.^^ 언젠가 말씀드렸듯... 제 모토는 멋있고 예쁘게니까요~~ ^^) 그리고.... 혼을 흩어버리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대가로 엄청난 힘을 끌어내는 것으로.... 거의 신과 맞먹을 정도의 힘을 냅니다.... 라고 알려는 있지만, 생각보다 별것은 아니죠. 원래 정령 혹은 마족 정도의 정신체는.... 신급의 존재들과 힘에있어서 상대가 되지 않으니까요. 뭐, 이카르트가 자폭하면 나크젤리온 몸에 그을음 정도 낼까? 그런겁니다.^^ 그래도 확실히 엄청난 힘을 낼 수는 있죠.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14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87 올린이:광황 (신충 ) 98/12/31 00:33 읽음:2427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막 이카르트의 명령을 거절하려던 아르페오네는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바로 이카르트의 말 때문으로.... 그는 분명히 명령이 아닌 부탁을 한다고 했다. 지금 이것을 거절한다면.... 명령이 부당하여 따르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내기보다는.... 자신의 상관이 자신을 믿기 때문에 하는 부탁을 거절한다는 뜻이 되어버린다. 전자는 상관없으나.... 후자의 것은.... 아르페오네는 천천히 고개를 조아리며 대답했다. "잔혹하십니다. 하지만.... 아르카이제 님의 부탁.... 따르겠습니 다." 그녀의 대답에 이카르트는 흡족하다는 뜻의 미소를 지었다. "고맙구나.... 네가 하는 일의 명분은, 마족의 공적 란테르트를 곁에 서 감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 하는 내 부탁은 그 가 위험한 일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해 주겠지?" 아르페오네는 다시 한차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대답은 했습니다. 그럼.... 적당한 시점에 그와 만나, 그의 동 료가 되겠습니다." 아르페오네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모습을 감추었고, 이카르트는 아르 페오네가 있던 곳을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멀리로 돌렸다. "미안하구나.... 너에게까지 짐을 맡겨서...." 이카르트는 내뱉듯이 중얼거리며 두 눈을 감았다. 서서히 서편으로 져 가는 태양이.... 오늘은 왜인지 달갑지 않았다. 지금까지도 자신의 엔클레이브를 뚫고 안으로 들어온 란테르트의 모습이.... 그리고 그가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소리가 귀에 선한 듯 했다. "그때도.... 지금과 같았지.... 너는 나의 엔클레이브를 뚫고 안으로 들어왔고.... 후후후...." 이카르트는 눈을 감은 채 피곤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중얼거렸 고.... 마지막의 나지막한 웃음소리는, 낮의 싸움으로 지쳐버린 몸과 함께 나른하게 늘어져 어느덧 잠속으로 스며들어갔다. 태양이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 지금이 몇 시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란테르트가 언제나 비슷한 시간에 깨어난다는 것을 가만 한다면, 아침 때가 조금 지난 것 같았다. 아이렌과 세레티 이 두 아가씨는 전날의 강행군이 굉장히 피곤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기라도 하려는 듯 이때 까지 잠속에서 헤어나지 못하였고, 더 이상 늦어지다가는 해가지기전 에 던젼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멜브라도가 그 녀들을 깨웠다. 란테르트가 잠에서 깨어난지 두세 시간쯤 지난 듯 했다. 그 시간까지 그는 차분히 눈을 감은 채 조용히 명상에 잠겨 있었는데, 이는 마법력 을 운용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것이었다. 멜브라도와 센타포도 란테르트와 거의 비슷한 시간에 잠에서 깨어났 다. 그들은 일어나자 마자 주위를 한차례 살폈고, 이내 차분히 나아갈 통로를 찾기 시작했다. 미러링 양식으로 지은 신전은 보통 신전의 가장 중요한 곳, 즉 신전 을 지은 목적을 간직하고 있는 곳에 출구가 있다. 워프게이트가 있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멜브라도와 센타포는 아침부터 그곳을 찾은 것으로, 오래지 않아 워 프게이트를 찾을 수 있었다. 방 중앙에 있는 제단 뒤편에 있는 아홉 개의 동심원의 마법진으로, 물론 확인은 해보지 못했으나, 거의 확실 했다. 두 사람을 깨운 나머지 일행은 빵으로 간단히 아침 식사를 때운 후, 짐을 정리하여 밖으로 나갈 준비를 갖췄다. 세레티는 붉은 머리칼을 끈으로 얼기설기 묶어 흩어지지 않게 고정했고, 아이렌은 세레티의 도 움을 받아 화려한 금발을 손질했다. 역시 아가씨들이어서 인지 몸단장 에 꽤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얼마 남지 않은 식수를 이용해 세수까지 했다. 그렇게 준비를 모두 마친 일행은 워프게이트 위에 걸음을 올려놓았 다. 가장 먼저 그곳에 발을 올려놓은 것은 란테르트로, 게이트 반대쪽 에 어떠한 상대가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뒤이어 아이렌과 세레티가 함께, 그리고 이어 멜브라도와 센타포 순 으로 각각 워프 게이트 위에 발을 올려놓았고, 일행 모두는 희끄무레 한 빛에 휩싸여 순간 어두운 알 수 없는 곳으로 떨어졌다. 아이렌과 세레티는 워프 아웃 하는 순간 놀라 비명을 질렀다. 일단, 신전 안의 그 환한 방에서 갑작스레 어둡기 짝이 없는 동굴 안으로 떨 어졌기 때문이었고, 게다가 쿠에엑 거리는 괴성이 바로 곁에서 울려 퍼졌기 때문이었다. 오래지 않아 나타난 멜브라도와 센타포에 의해 이 두사람은 진정을 할 수 있었으나, 이 순간만큼은 평생 잊을 수 없을 만큼 두려운 그것 이었다. 그때, 일행 근처에서 환한 빛의 구가 솟아올랐다. 란테르트가 만든 것이었다.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아마, 아이렌과 세레티가 놀란 것에 대한 사과랍시고 한 말인 듯 했 다. 일행은 잠시 무엇이 오래 걸렸느냐, 라는 생각에 잠기었었으나,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일행의 주위에는 알 수 없는 괴물들이 수마리 쓰러져 있었고, 바닥은 이들의 체액으로 질펀해져 있었다. 아이렌은 엄청난 공포 때문에 눈물까지 찔끔 거렸고, 세레티도 가슴 언저리에 손을 가져간 채 있었다. 하긴, 갑자기 주위가 어두워지며 동 시에 커다란 괴성이 울려 퍼지면, 여자가 아니라 남자라 하더라도 기 절하기 꼭 알맞을 것이다. 일행은 란테르트의 빛의 구에 의해 환해진 주위를 살펴보았으나, 이 곳이 어디인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의례히 동굴 밖으로 떨어졌 으려니 생각했던 일행은 약간 실망하는 기색을 띄었고, 센타포가 약간 은 여유 있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용은 투덜거리는 것이었으나, 목소리만은 활달한 것이, 목표를 이룬 데서 오는 여유감 같은 것이 느 껴졌다. "이거 길 잊어 먹은 거 아냐? 보통 워프게이트면 밟는 순간 밖으로 나와야 하는 건데.... 이래 가지고서는 어딘지도 모르겠으니...." 그의 말에 멜브라도가 웃으며 대꾸했다. "아마 그래도 입구에 가까운 곳일 꺼야." 그때 세레티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 한가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있어요." 워프게이트가 있는 동굴은 일단 출구가 하나뿐이었기에 그쪽으로 걸 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세레티의 물음에 멜브라도가 말해보라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곳에 왜 워프게이트가 있는 것이죠?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아요. 기껏 그 검이 있던 제단까지는 사람들이 오는 것을 막으며, 신전 자체도 일방 통행으로 만들었는데.... 왜 이렇게 친절하게 출구 를 만들어 놓는 것이죠?" 세레티의 물음에 멜브라도는 웃으며 대꾸했다. "여러 가지 학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그 워프 게이트가 있는 곳 까지는 모두 시련이었고, 그 시련을 극복한 사람은 그 장소에 있을 물 건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것으로, 그것 때문에 그곳에 워프 게이트가 있다는 겁니다." 멜브라도의 말에 세레티는 고개를 끄덕였고, 멜브라도의 이야기는 이 어졌다. "다른 것으로는, 조금 더 복잡한 이유에서인데.... 지금과 같이 신전 의 중심부가 완전히 폐쇄된 공간일 경우, 그리고 그 공간에 엄청난 힘 을 가진 어떠한 물건이 안치되어 있을 경우, 그 공간의 마법에너지 농 도가 지나치게 높아지게 됩니다. 들어올 수만 있고, 나아갈 수는 없으 니, 끌어들인 마법력이 계속해 쌓이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렇게 하다 보면 공간의 균형이 깨어지고, 그 결과로는 여러 가지가 나타날 수 있 지만 아무튼 결코 신전을 지은 목적과 합치되는 결과는 일어나지 않습 니다. 그 때문에, 다시 일방 통행의 워프게이트를 만든 것입니다. 굳 이 비유를 하자면 환기구 같은 것이겠지요."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이에도 일행은 계속해 던젼 안을 해메고 다녔 다. 이러한 쪽에는 비상한 기억력을 가진 멜브라도의 머릿속에 남아있 지 않은 지형인 것을 보아 처음 지나는 곳이 분명했다. 지금 일행은 처음 던젼 안을 돌아다닐 때와 마찬가지로, 물론 그때는 엠과 에스였지만, 가장 앞열에 멜브라도와 센타포, 그리고 둘째 열에 두 아가씨들, 마지막에 란테르트가 위치한 채로 던젼 안을 걷고 있었 다. 멜브라도의 이야기가 계속되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이야기가 나돌고 있는데, 사실 거의 다가 각각의 경우에 맞추어 보면 들어맞습니다. 예를 들어 마도사들이 살던 던젼의 경우에 워프게이트는 암호가 있는 양방향형인데, 이것은 이동수단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크지요. 대강 이런 정도입니다." 세레티는 흥미롭다는 듯 눈동자에 호기심을 나타내며 그의 말에 응대 했다.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들이에요. 어디서 그런 이야기들을 찾을 수 있 죠? 저는 거의 접해보지 못했어요." "던젼에 관한 것은, 몇몇 대학의 사학과에 분과학문으로 고고학에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법대학의 마법사魔法史과에서도 조금 다루지요. 하지만 극히 일부 대학에서만 다루는 것으로, 약간 천대받 고 있는 과목입니다." 그의 말에 세레티가 다시 물었다. "그쪽 공부를 상당히 많이 하셨나보죠?" 세레티가 막 이것을 물을 무렵, 일행은 어떤 커다란 홀에 걸음을 들 여놓았고, 멜브라도는 그녀의 물음에 채 답하지 못한 채 고개를 번쩍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상당히 낯익은 풍경이었다. 세레티 역시 자신이 질문한 것조차 잊어 버린 채 천장을 바라보았다. 태양을 상징하는 팔망성과 아홉 개의 동심원이 너무나 선명하게 천장 에 세개져 있는 이곳은, 처음 세갈레의 갈레길이 나오는 곳이었다. 일 행이 나온 동굴입구 바로 맞은 편이 들어갔던 곳이었다. 이 모습에 센타포가 중얼거렸다. "설마.... 저 워프게이트.... 양방향의 것은 아니겠지?" 만약.... 방금 일행이 빠져 나온 워프게이트가 양방향의 것이었다 면....일행은 하루동안이나 거의 헛수고를 한 것이었다. 그의 말에 멜브라도가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는걸." 이제 부터는 아는 길이니 거칠 것이 없었다. 한시간 가량을, 물론 아 이렌의 걸음 속도에 맞춰 걷고 또 걸어 일행은 다시 햇빛을 볼 수 있 었다. 태양의 위치를 보니 거의 점심때가 다 되었다. 만 하루가 조금 더 걸린 던젼 탐사였는데.... 멜브라도와 센타포의 경험을 그대로 반 영해 주는 시간이었다. 상당히 커다란 편인 던젼이었음에도 이 정도 시간밖에는 걸리지 않았으니 말이다. 일행은 가까운 한적한 곳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어쩌니 저쩌니 해도 두시간 가량을 쉬지도 않고 걸었으니 상당히 피곤했다. 게다가 아침이 든든하지 못해 뱃속이 허전한 듯 했기에 조금 이르지만 점심을 먹기로 했다. ----------------------------------------------------------------- 음... 드디어 기나긴 던젼탐사가 끝났습니다~~~ 근데... 어째서 만 하루도 않걸린 거냐?!~~~!!--;;; 아무리 에스&엠 이 두사람이 던젼탐사의 신이라지만...--;;; 핫핫핫~~ 천재는 뭐든지 할 수 있는 법이다~!!! 게다가, 무슨 몇날 몇일밤을 헤맬만큼 커다란 던젼이 세상에 있을수 있냐???(퍼버벅~ 만들면 있지!! 바보! --;;) 음... 던젼탐사를 몹시 쉽게 한 것은 어디까지나, 란테르트 이녀석의 초절한 무력과 멜브라도 센타포 이 두사람의 경험 덕입니다. 보통의 탐험가라 하더라도, 사나흘은 걸렸을 던젼입니다. ^^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면.... 죽어도 벌써 죽었을 테구요.^^ 그럼...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147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88 올린이:광황 (신충 ) 98/12/31 00:34 읽음:2681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아이렌은 요리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고, 세레티 역시 그러하기에 요 리담당은 이 두사람에게로 넘어가 있는 상태였고, 멜브라도와 센타포 는 요리에 필요한 땔감 따위를 준비해 주고는 비로소 던젼에서 찾은 물건을 살피기 시작했다. 흰색과 검정색의 선명한 대비가 바라보고 있으면 왠지 알 수 없는 긴 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이 검은 장검의 길이에 손가락 길이쯤 되는 넓이 덕분에 상당한 중량 감이 느껴졌다. 검의 재질은 당장으로써는 알 수 없었고, 검날은 자를 대고 긋기라도 한 듯 똑바른 것이 인간이 만든 것 같지가 않았다. 시험삼아 동전을 꺼내 검날을 거칠게 긁어 경도를 시험해 보았는데, 역시나 이 하나 나가지 않았다. "확실히 뛰어나군...." 센타포는 내뱉듯 이렇게 중얼거렸고, 멜브라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음.... 내가 가지고 있는 검들중 첫째로 꼽아도 되겠는걸...." 멜브라도는 이렇게 말한 후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 일행 모두를 시선 에 담아두고 있는 란테르트를 향해 입을 열었다. "란테르트씨. 정말, 이 검 필요 없으십니까?" 그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고, 멜브라도는 음, 하는 신음 을 한차례 내뱉은 후 다시 입을 열었다. "어떠한 검을 찾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제가 아는 한 이보다 뛰어 난 검은 없습니다. 이 검에 대한 흔적을 처음 발견한 것은 1년쯤 전이 었는데, 어떤 정체를 알 수 없는 고문서에 적혀 있었습니다. 그곳에 이르기를, 이것은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니며, 그 강함은 어떠한 금속으 로도 따를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의 말에 란테르트가 되물었다. "대륙 3대 명검들과 비교한다면 어떻겠습니까?" 란테르트의 물음에 멜브라도는 다시 한차례 음, 하는 신음성을 냈다. "아무래도.... 이쪽이 뛰어난 듯 합니다. 저와 여기 센타포에게 검술 을 가르쳐 주신 분은 게이튼 님으로, 당금 레카르도 가의 가주인 케이 시스 씨의 아버지 되십니다. 그러한 교분 덕에 케이시스 씨와도 몇 차 례 면식이 있고, 그분의 검인 루플루시카도 여러 번 보았습니다. 확실 히 대단한 검이더군요.... 하지만, 이것보다 크게 나을 것은 없었습니 다. 오히려 전 이쪽이 더 뛰어나 보이는군요." 멜브라도의 말에 이번에는 란테르트가 음, 하는 신음을 내뱉었고, 이 내 다시 물었다. "레카르도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마몸산으로 은거했다고 들었 는데..." 란테르트의 물음에 멜브라도는 잠시 센타포를 바라보았다. 이야기해 도 될 것 같으냐는 무언의 물음이었고, 센타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케이시스 님은 마몸산의 북사면 정상 부근에 살고 계십니다." 센타포는 레카르도 가의 정식 제자가 되었기에, 지금의 가주인 케이 시스를 님이라고 불렀고, 멜브라도는 수학 도중 그만 두었기에 씨라고 부르고 있었다. 센타포가 이렇게 자신의 스승 가문의 비밀에 가까운 사실을 란테르트 에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센타포는 란테르트를 완전히 신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이 사실을 알아챈 것은 겨우 멜브라도 정도였다. 란테르트는 센타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음...." 멜브라도가 다시 물었다. "도대체 찾고 있는 검이 어떤 것입니까?" 그의 물음에 란테르트가 답했다. "꼭 검일 필요는 없습니다.... 무기라면.... 무엇이든지 상관없습니 다. 다만, 데스틴 더 비를 걸 수 있는 강대한 무기라면...." 란테르트의 물음에 멜브라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 데스틴 더 비면 신전에서 사용했던 그 마법 말씀이십니 까?" 그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데스틴 더 비는, 마법을 거는 무기마다 조금씩 다른 위력을 내보이 고 있습니다. 어떤 병기들은 힘을 견뎌내지 못하고 깨어져 버리고.... 또 다른 병기들은 아예 받아들이지 않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마법을 거는데 온전히 성공한 검으로는, 이 순수한 하르제 검뿐입니다. 이 검 보다 훨씬 뛰어난 검들도 마법을 견뎌내지 못하고 깨어진 적도 있으 니.... 검의 경도와 반드시 상관 있는 듯 보이지는 않고...." 란테르트의 이 말에 멜브라도는 음, 하는 신음을 내뱉었고, 곁에서 듣고 있던 세레티와 센타포 아이렌까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확실히 그 의 말을 들어보니 이해할 수 없는 점이 많았다. 그때 아이렌이 입을 열었다. "혹시 하르제 검에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꼭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몇몇 검에도 마법을 덧씌울 수 는 있었지 만.... 이 하르제 검만큼의 위력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시 아이렌이 입을 열었다. "그것은, 그 검들에 섞여있는 하르금속 때문이 아닐까요?" 아이렌의 이러한 물음에 모두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마법이 금속을 가린다는 것은 일찍이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였다. 그렇게 이야기한다 면 대강 이야기가 맞아 들어가기는 했지만, 너무 작위적인 생각인 것 같았다. 아이렌 역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는 헤 미소를 지었다. "역시 그런 건 아니겠지요?" 라고 말하며 아이렌은 다시 요리에 열중했고, 세레티도 그녀와 함께 요리를 했다. 란테르트는 다시 하던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렇기 때문에.... 검이 일정이상 뛰어날 필요는 있지만, 꼭 가장 뛰어난 검이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본 검중 가장 뛰 어난 것은, 이 이 검을 제외하고 에디엘레 가의 시클로네 였는데.... 그것 역시 마법에 거부반응을 일으켰습니다." 그의 말에 멜브라도와 센타포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요리를 하고 있던 세레티가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검을 찾기 위해.... 그 많은 사람들을 죽였단 말이에요?" 크림슨 아이즈가 한 행동에 대한 이야기 거의 대부분은 과대포장 되 었으나, 적어도 이점에 있어서는 정확한 편이었다. 검을 빼앗고, 부숴 버린다는 것이었다.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핑계를 보태 자면, 나에게 먼저 검을 휘두른 사람에게만 일 검을 돌려줄 뿐이다, 라고 할 수도 있었으나, 란테르트에게 그런 것은 어울리지 않았다. 세레티는 조금 더 자세히 묻고 싶었다. "이해가 가지 않아요.... 왜 여기 멜브라도 씨와 센타포 씨의 검은 빼앗지 않는 것이지요?" 정말 그러했다. 멜브라도와 센타포 이 두 사람의 검 역시 상당히 뛰 어난 물건으로 지금까지 란테르트가 만났던 수많은 검들 중에서도 상 위 클래스에 속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란테르트는 그들의 검에 조금 의 관심도 나타내지 않았다.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순간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히는 잊고 있었 다. 저 검, 신전 안에 있는 검 앱슈바르에 대한 생각에 골몰해 있은 덕에 두 사람의 검에 대해서는 까마득히 있고 있었다. "그렇군요.... 잊고 있었습니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두 사람을 향해 시선을 주었고, 아이렌은 그 모습에 긴장이 되어 요리를 젖던 손을 멈추었다. 세 사람이 뒤엉켜 싸운다면.... 결과는 뻔한 것이었고, 아이렌은 괜한 소리를 한 세레티 가 잠시 바보같이 느껴졌다. 세레티 역시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으나 수습하기에는 너무 늦어 있었 고, 잠자코 그들 셋을 바라볼 뿐이었다. 잠시동안 일행들 사이에 침묵이 내려앉았으나, 그리 오래지 않았다. 멜브라도와 센타포 둘은 동시에 자신들의 검을 검집에서 꺼냈고, 이 내 검자루를 란테르트에게로 향했다. "아이렌을 돌보아 준 것에 대한 사례입니다. 어차피, 이 앱슈바르는 필요 없다고 하셨으니, 이것으로 대신 사례하겠습니다." 멜브라도는 이렇게 말함으로써, 란테르트에게 진 빚을 떼어 버렸고, 란테르트는 흔쾌히 그들에게서 검을 받아 실험해 보았다. 멜브라도의 것은 우웅 떨릴 뿐으로 마법이 걸리지 않았고.... 센타포의 것에는 분명 마법이 일었으나, 자신의 검에 비해서 그다지 뛰어난 것 같지 않았다. 란테르트는 두 자루의 검을 각각의 주인에게 돌려주었다. "둘 모두.... 저에게는 필요 없는 것입니다." 란테르트는 언제나 이렇게 말하며 검을 되돌려줄 때마다, 입맛이 씁 쓰레해짐을 느꼈었다. 5년동안.... 지난 5년동안의 노력 같은 것 이.... 어쩌면 소용없는 것이었는지도 모를 것 같다는 생각에서 였다. 란테르트는 센타포의 검에 환영왕의 마법이 걸리는 것을 보며 물었 다. "센타포 씨의 검은?...." 란테르트의 물음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센타포가 답했다. "순수한 하르제 검입니다. 마곡의 사헬 가에서 만든 검으로, 하르검 중 극상의 것입니다."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센타포는 그에 한마 디 보탰다. "원래.... 레카르도 가의 제자들은 하르제 검을 반드시 가지고 다니 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 덕에 가주 케이시스께서는, 세자루의 검을 몸 에 지니고 다니시지요. 하나는 하르제의 평범한 검이고, 다른 하나는 남풍령 소디나, 그리고 다른 하나가 바로 그 루플루시카입니다." 그의 설명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다지 마음에 와 닿지는 않았다. 어찌 되었건..... 이번의 고생도 결과적으로는.... 실패이니 말이다. ------------------------------------------------------------------ 음... 스타크래프트.... 명불허전이로군...--;;; 이렇게 오늘 하루도 공장 휴업~~~~ 다행히 스타크는 내일 주인에게로~~~ ^^ 이제 다시 공장은 굴러간다~~ 라기 보다는...--;; 어서 서풍을 해야지~~~--;;; 할 게임은 쌓였고... 쓸 글도 쌓였다..--;;; 에고 바쁘다 바뻐~~ 알바이트도 해야 하는데....--;;; 쿠하하~~~ 저글링은 토끼처럼 깡총거리는게 너무너무 귀엽고~~ 그 저그나라 공주님은 너무너무 맘에든다... 이름이 뭐더라...--;; 역시 저그가 제일 재밌다. 음하하하~~~ 프로토스... 이제 곧 나온다 항공모함~~~ 호호호~~~ 모두 밟아주마~~~ 테란? 인간 따위를 할 이유는 없다~~!!!! 맘껏 밟아주마~~~ 우하하하하~~~ 약속대로 15연살을 하려다가.... 그랬다가는 뒷감당을 못할것 같아서...--;;; (저도 좀 놀아가면서 해야죠~~~ ^^) 그럼 즐거운 통신 되세요~~ ^^ 바보수룡 아그라~~~ 신년특집 초대빈사출혈 서비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302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89 올린이:광황 (신충 ) 99/01/01 00:25 읽음:2669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16. 이상한 점술사.... 빅팀 시는 에노사 안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거대 상업도시이다. 에아산맥의 동단에서 약간 남쪽에 위치한 이 도시는 수도 고아에서 레냐와 노마티아로 향하는 노상에 있었고, 인구가 거의 10만에 육박했 다. 중심부의 구시가지와 길을 따라 늘어선 신시가지 모두, 3층에서 5층 의 고층 건물들이 열을 지어 늘어서 있었고, 그 사이로 나있는 폭 20 휴리하 가량의 넓은 중심가는 물건을 파는 사람들과 그 물건들을 실어 나르는 마차로 그득 했다. 물론, 이것을 모두를 움직이게 하는 원인이 되는 사람들도 충만하다 할 정도로 많았다. 그런 이 빅팀시 동쪽 신시가지의 한 주점에, 오랜 여행으로 옷에 먼 지가 많이 묻어있는 5명의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어느덧 10월 도 3일로, 본격적인 가을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었다. 나뭇잎들도 슬슬 가장자리부터 노랗게 변해가고 있었고, 마을 어귀의 흙더미에서는 노 란 소국들이 조그마한 노란 꽃잎을 하늘하늘 흔들었다. 그 다섯 사람은 바로 오늘 아침 막 에아산맥의 발치를 벗어나 이 마 을에 당도한 이들로, 바로 란테르트 일행이었다. 근 2일 동안 산 속을 걷고 걸어 가장 가깝고 또 휴식을 취할 만한 이 도시에 도착한 일행은 짐을 채 풀기도 전에 식당을 찾았다. 각자 입맛에 맞는 음식을 시키고, 절반 가까이나 먹을 때까지 멜브라 도와 센타포를 제외한 다른 세 사람은 입을 다물고 있었다. 란테르트 에 대해서는, 굳이 말을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를 이야기 할 필요는 없 을 것이다. "음, 이 집 음식 좋은데?" 센타포가 막 스테이크 조각을 쓸어 입에 넣으며 이렇게 이야기하자, 멜브라도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면 상당하다고 할 수 있겠지." 다시 센타포가 입을 열었다. "오래간 만에 먹어보는 제대로 된 음식이로군...." 이 말에 아이렌이 못마땅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톡 쏘았다. "센타포 오라버니는 제가 만든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군 요!" 그녀의 눈까풀은 졸음의 신이 기대어 앉아 있기라도 한 듯 반쯤 감겨 있었고,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가득 어려 있었다. 아이렌의 말에 센타포는 아차 하는 마음에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고, 그의 그런 모습에 세레티는 쿡쿡 웃음을 터트렸다. "천만에.... 그런 뜻이 아니야. 물론 음식은 아이렌의 것이 더 맛있 지. 제대로 된 음식이라는 것은 격식이 갖춰져 있다는 뜻이야. 멜 그 렇지 않아?" 센타포는 이렇게 말하며 멜브라도에게 도움을 청했고, 멜브라도는 그 런 그의 모습에 온화이 미소지으며 대꾸했다. "물론이지. 몇몇 향신료가 빠진 아이렌의 음식이 이곳의 음식에 비해 격식이 모자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도와준 것인지, 아니면 측면공격을 감행한 것인지 모호한 이 멜브라 도의 말에 센타포는 잠시 생각에 잠겨야 했으나 일단은 믿기로 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거 봐. 어쩔 수 없는 일 이였어. 만약 같은 재료로 만든다면 아이렌 이 훨씬 뛰어날 꺼야." 센타포의 당황해 쩔쩔매는 모습에 아이렌은 키킥 거리는 웃음을 터트 렸다. "그만 해요. 센타포 오라버니답지 않아요." 아닌게 아니라 센타포는 아이렌의 일에 있어서는 지나치리만큼 민감 하게 반응하곤 했다. 그야 당연한 일이겠지만.... 멜브라도는 잠시 더 아이렌의 환하게 웃는 모습과 센타포의 당황하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대화를 전환했다. "저희는 이쯤 작별을 고해야 겠습니다. 내일 아침, 저희는 남쪽으로 갑니다. 마곡으로 가 볼 생각입니다." 멜브라도의 말에 세레티는 아, 하는 조그마한 탄성을 내질렀고, 멜브 라도는 그런 세레티를 향해 한차례 미소지으며 물었다. "두분은 어디로 가십니까?" 그의 물음에 세레티가 답했다. "전 위다로 갑니다. 오래간 만에 집에 들려 보려고요. 란테르트씨는 저를 경호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아, 그러시군요...." 멜브라도는 이렇게 응대하며 시선을 란테르트에게로 향했고, 란테르 트는 그런 그의 시선에 의미 없이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다. 세레티의 말에 긍정을 표하는 것 같았다. 아이렌이 그때 입을 열었다. "아, 아쉬워요. 조금 더 함께 있고 싶은데...." 그녀의 말에 세레티가 한차례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저도 그래요." 뒤이어 아이렌이 말했다. "저, 세레티님...." 약간 머뭇거리는 것이 무슨 부탁이 있는 듯 했고, 세레티는 그런 그 녀의 모습에 쾌활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뭐든지 말해 봐요." 그녀의 말에 아이렌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저기.... 언니라고 불러도 괜찮을까요? 전부터 언니가 한명 있었으 면 했어요." 아이렌의 말에 세레티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요.... 아니, 물론이야." "고마워요." 아이렌은 세레티가 주저 않고 자신의 청을 들어주자 활짝 웃으며 감 사를 표했다. 청초함은 백합에서 따왔고, 화사함은 해바라기에서 빌려 온 듯 한 미소였다. 오랜 노숙과 여행으로 옷이 더러워진 것 정도로는 그녀의 천진한 아름다움을 감출 수 없었다. 멜브라도는 아이렌의 그러한 모습을 온화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이 내 세레티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아이렌을 잘 부탁드립니다." 멜브라도가 이렇게 말했고, 세레티는 한차례 미소를 지어 답했다. 아 이렌과는 다른 발랄함이 있는 미소였다. "그런데 세레티 언니의 성은 무엇인가요?" 아이렌이 이렇게 물었고, 세레티는 순간 큰 실례를 범했다는 생각을 했다. 상대편이 성을 밝혔는데, 자신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아, 정식으로 제 소개를 다시 하지요. 세르테이나 폰 다르나시안입 니다. 위다의 재상직을 맡고 있는 백작 가의 사람입니다." 세레티는 이렇게 정식으로 자신을 소개했고, 멜브라도와 센타포는 각 각 조금 놀랐다는 표정을 지었다. 반면 아이렌은 호들갑스럽게 놀라며 말했다. "백작가문.... 대단하네요. 아.... 정말 언니라 불러도 괜찮을까요?" 아이렌의 말에 세레티는 그녀의 손을 다정히 잡아주며 말했다. "물론이야. 한 번 허락한 일은 상황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그런 거 야." 아이렌은 그런 그녀의 말에 고맙다는 의미의 미소를 한 번 더 지었 고, 세레티 역시 조용한 미소를 그녀에게 보내 주었다. 던젼에서 함께 떨며 쌓인 정이 제법 되는 모양이었다. 다시 일행은 점심을 먹으며 이런 저런 몇 마디 말을 더 나누었다. 대 화의 내용은 자연스럽게, 이 살아온 배경이 전혀 다른 세 무리의 사람 들 사이의 공통적 경험인 던젼에서의 모험으로 이어졌고, 막 아이렌이 아쉬웠던 점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제일 바보 같았던 건 저였을 꺼 에요. 우앙, 소리만 지르고.... 멜 브라도 오라버니가 많은 돈을 들여 구해주신 총은 한 번 써보지도 못 하고...." 뒤이어 세레티가 입을 열었다. "저야말로.... 대현자라는 직위의 마법사면서.... 아무튼, 이번에 나 는 경험이 얼마나 부족했는지를 깨달았어요." 세레티는 이렇게 말하며 볼을 살짝 붉혔는데, 아직도 부끄럽다는 표 정이었다. 그녀는 곧바로 다시 입을 열었다. "역시 얻은 것이 많은 하루였어요.... 가장 큰 소득은, 트레져 헌팅 이 생각보다 재미있는 직업이라는 것 같아요." 이렇게 말하며 두 사람에게 짓는 그녀의 미소는 화사하기 짝이 없었 고, 멜브라도는 그녀의 말에 온화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딱히 대답할 말은 떠오르지 않았으나, 확실히 기분 좋은 이야기였다. 이윽고 식사가 모두 끝났고, 일행은 호텔을 얻어 잠시 각자의 방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아이렌은 세레티와 같은 방을 사용하였고, 멜브라도 와 센타포가 한방, 그리고 란테르트가 다른 한 방을 사용하여 모두 세 개의 방을 얻었다. 슬슬 무역 철이 다가와 방값이 꽤 비싼 편이었으 나, 대륙 제일의 쿠텔토 상사가 경영하는 호텔이 있었기에, 일행은 무 료로 방을 얻을 수 있었다. 아이렌과 세레티는 오래간 만의 샤워를 즐겼고, 멜브라도와 센타포는 방안에 있는 테이블에 마주앉아 한 권의 책에 무언가를 정리하기 시작 했다. 아마도 트레져 헌팅에 관한 무슨 일기 비슷한 것인 듯 보였다. 그리고 란테르트는 홀로 방안에 우두커니 앉아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 다. 이제.... 내일이 오고 멜브라도 등과 헤어지고 나면, 다시금 조용 한 나날이 찾아올 것이다. 물론.... 지금도 그다지.... 시끄럽지는 않지만.... 한 시간쯤 휴식을 취하는 동안, 란테르트는 계속해 방안 창측의 의자 에 앉아서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이렇게 밖을 내다보고 있으면 굉장히 이상한 느낌이 든다. 조용히 내려다보면, 사람들은 움직이고 있다. 만약, 바로 눈앞에서 뚫어져라 바라본다면 결코 사람들은 저렇게 자연스럽게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창문을 격하고, 저들의 시선보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고 있자면,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할 일에 빠져 창문에서 바라보는 사람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바로 이것이 이상한 느낌의 원인이다. 단절감이랄까? 겨우 창문하나를 격할 뿐으로, 그들과 란테르트의 물 리적 거리는 20휴리하(1휴리하=약1미터) 안팎이다. 하지만, 그들은 란 테르트의 존재에는 별다른 관심을 나타내지 않은 채, 흡사 어느 누구 도 자신을 지켜볼 리가 없다는 듯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인다. 한 남자는 막 주점으로 가지고 갈 술이 가득 담겨있을 커다란 나무통 을 짊어진 채, 길거리에서 한 여자를 만나 노닥거리고 있었다. 가슴에 포인트를 준 요염한 옷을 입고 있는 그 아가씨는 아무리 높이사도 주 점에서 일하는 여자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둘 곁으로 는 대여섯 명쯤 되는 꼬마아이들이 한 아이를 쫓아 우르르 복잡한 중 앙도로를 가로지른다. 가끔 마차가 씽씽 달려와 위험하기도 했으나, 이렇게 밝을 때에는 아마 괜찮을 것이다. 한 명의 여자는 지금 장신구 상점 앞에서 멀리 보이는 시계탑을 바라 보며 초조하게 서 있었다. 흡사, 장신구점에 고용된 근위병이라도 되 는 듯, 좌 우 서너 걸음의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있는 그녀는 아마 누군가와 약속이 있는 듯 했다. 그녀 역시 란테르트라는 존재는 의식 하지 않고 있었다. 완전히 다른 공간에 속한 사람들을.... 흡사 수정구슬을 통해 바라보 기라도 하는 듯, 란테르트는 창문을 통해 내려다보고 있는 것이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303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90 올린이:광황 (신충 ) 99/01/01 00:25 읽음:2660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수정구슬 안에 또다시 일군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마차도, 사람도 많은 곳이였지만, 이번의 것은 마차도, 사람도 그 수 많은 마차와 사람들 사이에서 굉장히 눈에 띄는 것이었다. 일단, 4두 마차라는 점에서 란테르트의 시선을 잡은 이 커다란 마차 는, 두명의 시종과 두명의 마부, 마부보조등 네명이 매달려 있었으며, 앞뒤로 모두 4명의 기사가 호위하고 있었다. 마차의 옆면에는 알 수 없는 화려한 꽃이 양각되어 있었고, 그 외에도, 전체적으로 짙은 갈색 에 금박이 입혀진 것이 언뜻 보아도 고위 귀족의 마차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마차를 이끄는 대장격의 사람은 20세쯤 되어 보이는 청년이었다. 마차의 왼쪽에 붙어 회색 얼룩이 있는 흰색의 말을 타고 있었는데, 상 당히 활달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어깨는 조금 좁은 편이었고, 턱선이 약간 날카로운 반면에 눈매는 상당히 부드러워 그다지 부담을 주는 인 상이 아니었다. 갈색의 머리칼을 짧게 쳐 올린 그는 뒷머리는 길게 길러 한 가닥으로 묶었고, 허리에는 한 자루의 장검을 차고 있었다. 하지만 검을 찬 자 세는 약간 어설픈 것이, 의장용 검인 듯 하였다. 말에 매여 있는 짐 중에 2현금 에세리아가 있는 것을 보아 악기 연주 를 꽤 즐기는 듯 보였다. 란테르트는 그 악기를 보자 마자, 이카르트 가 사현금의 현을 모두 끊어버리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날 이후로.... 악기는 연주하고 있는 것일까? 그 갈색머리칼의 남자에게서는 미약하나마 정령의 힘과 마법력이 느 껴졌다. 바람과 물의 하급정령인 디나와 루피의 힘이었는데, 정령사를 그다지 자주 보지 못한 란테르트로써는 꽤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 외 느껴지는 마법력이라는 것도 그다지 높지는 않았고, 아무리 보아도 그 렇게 강해 보이는 인간은 아니었다. 막 마차가 이 호텔 앞을 지날 무렵, 한 여자가 밖으로 뛰쳐나왔다. 사실, 마차가 지나가고 여자가 란테르트가 묵고 있는 호텔에서 뛰어 나오는 것은 그다지 큰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여자를 발견하자마 자 마차가 멈추었다는 점과, 그 여자가 다름 아닌 세레티라는 점에서 결코 무의미한 사건은 아니었다. 마차가 멈추자 마자, 그 회백색 말을 탄 20세의 청년은 말을 돌려 세 레티에게로 다가왔다. "세르테이나님! 어째서 이런 곳에...." 그 청년의 물음에 세레티는 오히려 자신이 놀랐다는 듯 말했다. "지크, 너야말로 어째서 이곳에 있는 거야?" "물론 세르테이나 님을 모시러 왔죠." 아마도 서로 아는 사이인 모양이었다. 이들의 이러한 만남이 언듯 보기에는 상당히 우연적인 것 같았지만, 꼭 불가능한 일만도 아니었다. 원래 이 빅팀이라는 곳은 에노사의 주 교역로상에 위치하는 도시로, 에노사 북부에서 중남부로 향하려면 반 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었다. 즉, 세레티는 위다로, 그리고 지크라는 남자는 위다에서 세레티가 있는 곳으로 각각 향하던 중이었으니, 중간 에서 이렇게 만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잠시동안 이 우연 아닌 우연에 놀라워하던 세레티는 이들의 행장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내 마차까지 끌고 오다니, 본국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야?" 세레티의 말에 지크라고 불린 청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때쯤, 아이렌이 밖으로 나와 세레티의 곁에 섰다. 아마도 둘이 함 께 로비에서 차를 마시거나 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세레티도 아이렌 도 옷을 갈아입었는데, 세레티의 경우에는 여전히 활동하기 좋은 바지 를 입고 있었고, 아이렌의 경우에는 귀부인들의 외출복에서 장식을 약 간 줄여 움직이기 편하게 만든 그런 옷이었다. 지크는 아이렌의 옆에 선 화려한 금발의 아가씨의 모습에 잠시 넋을 잃었고, 세레티는 그런 그의 모습에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네 그 낙천적인 성격은 여전하구나. 본국에 도대체 무슨 일이야?" 지크는 세레티의 말에 하핫, 하는 밝은 웃음을 한 번 터트리고는 입 을 열었다. 하지만, 말을 할 무렵에는 굉장히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아이실트 태자전하가 유폐 당하셨습니다." 그의 말에 세레티는 앗, 하는 비명을 질렀고,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 었던 란테르트마저도 음, 하는 소리를 한차례 냈다. 그러고 보니 한 번 만났던 사람이다.... 아이실트.... 로렌시아라는 정령술사 공 주.... 무슨 부탁을 한가지 들어주기로 한 것 같다. 뭐.... 이제 와 서.... 에라브레가 사라진 지금.... 의무감 같은 것은 없었지만. 당시 그런 약속을 했던 것은 모두 에라브레를 위해서였다. 에라브레가 작위 를 받은 나라의 공주였기 때문에.... 유폐라.... 귀족이 왕위 계승권자를 변방으로 추방하는 것을 가리키 는 말로 알고 있다. 란테르트는 이런 생각에 잠시 잠겨 있다가, 돌연 후훗, 하는 헛웃음을 터트렸다. 돌연 그날의 키스세례가 떠올랐기 때 문이었다. 마구잡이로 매달려오며 육탄공세를 펼쳤던 트레시아.... 덕 분에 얼굴이 온통 루즈로 뒤덮였고.... 그리고.... 이카르트.... 그 도.... 당시에는 당황스럽고 이상한 느낌이 들었었으나, 이제와 다시 떠올리 니 상당히 재미있는 추억거리중 하나로 남아 있다. 돌연 자신의 입술 을 훔치고(?) 공간 저편으로 사라지는 그의 모습이라니.... 이런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란테르트는 아래의 두 사람의 대화를 조 금 놓쳤다. "세상에.... 그 녀석들, 아주 간이 부었구나!! 우리 다르나시안 가는 도대체 무얼 하고 있었던 거야! 재상가문 이라는 곳이...." 그녀의 말에 지크가 대답했다. "재상각하께서는 현재 의사표명을 보류하고 계십니다. 상대편 귀족들 의 세력이 너무 커요. 게다가 전하께서도 건강이 극도로 악화되셨 고.... 어쩌면 벌써 돌아 가셨을지도 몰라요." 란테르트는 지크라는 남자의 말투를 들어보니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들 었다. 마차를 인솔하고 왔기에 세레티의 집안 막하의 무슨 기사쯤 되 는 줄 알았는데, 위다 국왕에게 승하하셨다라는 말 대신 돌아가셨다, 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을 보아 기사는 아닌 듯 하였다. 기사는 원래 국왕에 대한 충성심을 대외에 선전하고 다녀야 하는 집단이다. "우리가 충성을 바치고 있는 곳은 위다 본국이야. 귀족 나부랭이 따 위에게 왜 겁을 먹어야해?" 세레티의 이번 말은 목소리가 조금 컸다. 근처를 지나던 사람들은 너 나없이 세레티를 바라보았는데, 일부 사람들은 눈에 띌 정도의 적개심 을 드러내었다. 생각해 보니 이곳은 에노사의 영토였고, 지금 에노사 는 위다의 공격을 심히 두려워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적대관계라는 뜻 이다. 세레티는 순간 지나치게 흥분했다라는 것을 느꼈는지, 조금 목소리를 낮춰 지크에게 말했다. "우선 안으로 들어가자. 소개할 사람들도 있으니...." 세레티는 이렇게 말하며 호텔 안으로 걸음을 옮겼고, 지크는 간단히 마부에게 말과 마차를 세워 두게 하고 돈을 몇 푼 쥐어 주어 시종들과 함께 요기라도 하게 하였다. 그리고 네명의 호위기사들에게도 쉴 것을 명령했다. 마차 안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아마도 세레티만을 데려가기 위해 온 마차인 모양이었다. 란테르트는 오래지 않아 누구나 자신의 방문을 두드리리라는 것을 알 았으나 특별한 준비는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똑똑 거리는 방문 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이내 딸깍,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며 아이렌이 얼굴을 들이밀었다. "란테르트님, 잠시 로비의 티숍으로 내려와 주세요." 아이렌의 말에 란테르트는 천천히 한차례 고개를 끄덕였고, 아이렌은 살짝 미소지으며 밖으로 나갔다. 얼핏 보니 멜브라도와 센타포도 문밖 에 나와 있었을 듯 했다. 란테르트는 언제나와 같이 곁으로 매는 가방과 망토, 그리고 검을 몸 에 걸쳤다. 금화를 모두 버리고 나서 홀가분해져 버린 가방 덕인지 몸 이 가벼웠다. 로비에는 그 지크라는 갈색 머리칼의 사내와 세레티, 그리고 아이렌 과 멜브라도, 센타포가 한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자리가 아직 남아있 는 것을 보아, 란테르트 자신도 초대된 모양이었다. 어쩌면.... 그저 남아있는 것일지도 몰랐지만. 란테르트가 앉자 마자, 일행은 차를 주문했다. 이 대륙에는 차나무라 는 것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차는 조금 더 남쪽에서 자생하는 것으 로, 이 일곱 대륙 정도의 기온으로는 차나무가 자라지 않는다. 이곳에서의 차라는 것은, 여러 과일들을 달인 액체나, 몇몇 향기 좋 은 풀잎들을 끓여낸 물로, 상당히 많은 종류가 있었다. 멜브라도는 언제나 즐겨 마시는 최고급 베니아 차를 주문했다. 베니 아는 봄에 꽃을 피우는 관상용 나무로,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조그마한 꽃이 일품이다. 꽃잎은 겨우 사람의 손톱크기 정도였으며 색깔은 연한 분홍색을 띄고 있었다. 베니아 차는 이 베니아의 꽃잎과 나뭇잎을 말 려 두었다가 나뭇잎을 우린 물에 꽃잎을 띄워 내놓는 것이다. 은은히 느껴지는 꽃의 향이 일품인 차이다. 아이렌 역시 같은 것을 마셨고, 센타포는 관심 없다는 듯, 그냥 메뉴 판에 손이 가는 데로 시켰다. 세레티는 향기가 매우 달코름한 리락 차를 시켰고, 지크 역시 같은 것을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란테르트에게 메뉴판이 놓여졌을 때, 란테르트 그는 손을 그저 한차례 가로로 저어 아무것도 마시지 않겠다는 뜻을 표했고, 점 원은 이 괴상한 손님들을 향해 억지 미소를 한차례 지어 보이며 바로 돌아갔다. 막 차를 시킨 일행은 잠시동안 서먹히 바라보다가, 먼저 세레티가 일 행에게 지크라는 이름의 남자를 소개했다. "이쪽은 지그프리드 폰 트라미스로, 현재 위다의 자작가문인 트라미 스 가의 외동아들이에요. 조금 방랑끼가 있어 음유시인으로 세상을 돌 아다니고 있습니다.... 제 외사촌이지요." 세레티의 말에 멜브라도와 아이렌은 환한 미소로 인사를 했고, 센타 포는 차가운 얼굴로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으며, 란테르트는 묵묵히 입 을 다문 채 센타포보다 훨씬 작은 각도로 고개를 한차례 까딱거렸다. 지크는 이들의 이러한 반응에 하마터면 웃음을 터트릴 뻔했다. 천차 만별의 반응이 왜인지 재미있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지그프리드입니다. 지크라고 부르셔도 됩니다." 세레티는 곧이어 일행을 지크에게 소개했다. "이 두분은...." 세레티는 여기까지 말하다 돌연 멜브라도와 센타포의 이름을 밝혀도 될지를 고민하게 되었고, 자연스레 멜브라도의 얼굴을 한차례 바라보 았다. 멜브라도는 그런 세레티를 향해 온화이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기해도 된다는 뜻이었다. 어차피 내일이면 헤어질 일행이니 그다 지 상관은 없었다. ----------------------------------------------------------------- 데로드 엔 데블랑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 행복한 새해 되셔요~~~~~ 더불어 o-o-o-o-o-o-o-o-o-o-o-o 쇠사슬 채찍을 선물로 드립니다.^^ 쇠사슬 채찍의 이름은 Dancing Queen~~~~ (왜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대출혈 후.... 정신상태가 약간 몽롱하면서.... 물건이 둘로 보이는 것이...^^) 흐악... 졸려~~~ ~_~;;; 어제는 잠이 않와 헤롱거리다 오늘 새벽 5시에나 잠이 들었고~~~ 오늘은 진종일 이르바이트....--;;; 집에 돌아와서는 빨래널고 청소하구....--;;; 헉...내일 새벽에는 밥해야 하고...-- 설거지도 밀렸는데... -- 흐억... 어서 빨리 글써서 수혈을 해야 하는데.... 비축분이....13화로....--;;; 음... 흐아~~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395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91 올린이:광황 (신충 ) 99/01/02 00:59 읽음:2702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대륙 제일의 상업회사인 쿠텔토 상사의 주인이신 멜브라도 씨와 그 분의 친구이신 센타포 씨야. 너도 이분들의 이름은 들어보았겠지? 그 리고 여기 아름다운 숙녀 분은 이 두분의 동생으로 아이렌느양 이시 지." 세레티의 소개에 지크는 놀라 입을 쩍 벌렸고, 동시에 근처에서 차를 마시던 몇몇 사람들도 이쪽을 바라보았다. 이 호텔 역시 쿠텔토 상사 의 소유였다. "그 대륙 전체 상권의....3분의 1을 점유하고 있다는.... 쿠텔토?" 지크의 말에 멜브라도는 살짝 미소지었다. "그 정도는 아닙니다." 그의 말에 지크는 잠시 으음.... 하는 신음을 내뱉었고, 뒤이어 고개 를 살짝 끄덕이며 인사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세레티는 이렇게 소개하고는 란테르트를 어떻게 소개할까 잠시 고민 에 빠졌다. 그저 란테르트라고 소개하려니, 지크의 반응이 영 시원치 않을 것 같았다. 왠지 멜브라도를 소개할 때보다는 더더욱 놀라는 표 정이 나왔으면 하는 게 세레티의 마음이었다. 물론, 크림슨 아이즈라 고 소개하면.... 멜브라도에게 놀라는 것 이상의 놀라는 표정을 볼 수 있겠으나.... "이분은 란테르트씨야.... 마검사시지. 실력은 나보다 훨씬 위이고." 역시나 세레티의 말에 지크는 의례적인 놀라움을 표했다. "아, 대단하시군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지크의 인사에 란테르트는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뒤이어 세레티가 입을 열었다. "전 이제 곧 떠나야 할 것 같아요. 본국에 일이 생겼어요. 아이실트 태자 전하께서 유폐를 당하셨습니다." 그녀의 말에 멜브라도는 아, 하는 탄성을 내질렀고, 센타포 역시 약 간 표정이 변하였다. 이들의 이러한 표정변화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확 실하지 않았으나, 남의 나라 태자가 유폐 당한 것에 안타까워하는 표 정이 아닌 것만은 확실했다. 세레티가 뒤이어 입을 열었다. "아이실트 전하는 비록 약간의 괴벽을 가지고 계시기는 하지만...." 그때 지크가 곁에서 끼여들었다. "세르테이나님, 약간이 아닙니다...." 세레티는 자신의 말에 끼여든 지크를 약간 못마땅한 눈초리로 바라보 았으나, 반박하지는 않았다. 사실인걸 어찌 하겠는가? "아무튼, 하지만 왕가의 계승서열법상 제 1 왕위 계승자이십니다. 지 금까지 이렇다할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신 분인데.... 전 돌아가서 그 분을 지지해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세레티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란테르트만이 관심 없다는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어차피 내일 헤어질 일행이었기에 멜브라도 등은 별다른 느낌이 없었 고, 아이렌만이 서운한 기색을 띄었다. 세레티 역시 멜브라도 일행에 게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지만, 란테르트에게만은 달랐다. 이렇게 헤어 진다면.... 어쩌면 다시는 만나지 못할지도 몰랐다. 순간 세레티는 마음속에서 고개를 가로 저었다. 만나지 못하는 것이 어떻단 말인가?.... 세레티는 도저히 란테르트가 자신의 마음속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알 수 없었다. 던젼을 나온 바로 그날 밤, 세레티는 혹시 이것이 사랑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 았으나, 사춘기때 마저도 마법에 빠져 남자를 거들떠보지 않은 그녀로 서는 알 수 없었다. 단지.... 신기한 남자에 대한 호기심일 뿐이다.... 라고 세레티는 생 각하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새로운 책을 구입해 10여 페이지쯤 읽었 을 때 느껴지는 그 두근거림과 비슷했다. 다음페이지에는 무엇이 있을 까? 도대체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무엇인 것일까?.... 끊임없는 호 기심으로 책장을 뒤적이다 보면 어느덧 그 마지막 페이지에 도착하 고.... 호기심은 사라져 버린다. 이제는 아, 그러한 내용이 이었구나, 라는 기억으로 머릿속에 기억될 뿐이다. 세레티는 잠시 이러한 생각을 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저는 짐을 챙기는 대로 당장 떠나야 겠습니다." 그녀의 말에 아이렌이 입을 열었다. "세레티 언니.... 정말 서운해요." 세레티는 미소로 그런 아이렌의 말에 대꾸해 주었다. "다시 만날 수 있겠지. 나도 너도.... 서로를 찾기 그다지 힘들지 않 으니까." 세레티의 말대로 쿠텔토 가의 아가씨를 찾는 것이나, 다르나시안 가 의 아가씨를 찾는 것이나 매한가지로 아주 간단했다. 이윽고 일행은 차를 모두 마셨고, 세레티가 먼저 몸을 일으켰다. "잠시만 이곳에서 기다려주세요. 금방, 제 짐을 챙겨 내려오겠습니 다." 세레티의 말에 모두는 고개를 끄덕였고, 세레티는 이내 재빠른 몸놀 림으로 자신이 묶고 있는 방으로 돌아갔다. 짐이라고는 보통의 배낭 절반크기에 모두 들어갈 것이었고, 그녀의 말대로 금방 다시 돌아왔 다. 이어 일행 모두는 호텔 밖으로 나왔다. 세레티는 모두에게 작별인사 를 하며 마차로 올랐고, 일행은 그녀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며 전송했 다. 마차는 북동쪽으로 뻗은 길로 점차 멀어져 갔고, 그렇게 갑작스럽 게 사라져가는 그녀의 모습에 일행은 잠시 이상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언제나 그렇지만, 이별은 그다지 즐겁지 못한 경험이다.... 다음날 아침, 다시 한 번, 예정되었던 이별이 찾아왔다. 화려한 금발을 가진, 29세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젊은 외모의 이 멜 브라도라는 사내는, 아직 모험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하듯 여전 히 트레져 헌터의 복장 그대로였다. 그리고, 센타포 역시 경호원의 모 습이라기 보다는 동료 트레져 헌터의 복장을 하고 있었다. 아이렌, 그녀는 반면 화사한 외출복을 몸에 걸쳤다. 금발과 너무 잘 어울리는 연노랑색 투피스 드레스는 주홍색 정장 풍의 겉옷과 함께 너 무나도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해 냈다. 그녀의 청록색 눈동자가 유난히 반짝이는 아침이었다. 그들은 이 호텔에서 갈색만 한 마리를 구했다. 어차피 자신의 소유물 이니 가져가건 말건 상관없는 것이었으나, 멜브라도는 정중히 부탁하 는 것을 잊지 않았다. 쿠텔토 호텔의 빅팀시점 지배인은 이 멜브라도 라는 사람에게 꽤나 감동해 있는 상태였다. 떠난다는 이야기에 가족까 지 데려와 전송을 한다. 멜브라도의 미소는 온화하다는 말 이외에는 표현할 적당한 말이 없었 다. 그는 이러한 미소 외에는 거의 짓지 않았다. 조소도, 냉소도 그의 입가에 머무는 일이 없었다. 천성이 그러한 것인지, 상인이라는 직업 이 그러한 미소를 만들어 준 것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어찌 되었건 바라보고 있으면 편한 것만은 사실이었다. 그는 그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란테르트에게 입을 열었다. "란테르트씨.... 당신은 상인으로써의 제가 아닌 모습으로 만나 이름 을 서로 교환한 몇 안되는 사람중 한 명입니다." 멜브라도는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했고, 란테르트는 잠자코 그의 말을 들었다. "몇 일전 산중에서 당신을 보았을 때....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 다. 벌써 세 번째이다.... 이 사람과 나의 인연이 앞으로 몇 번의 만 남을 더 안겨줄 것인가?...." 멜브라도는 여기까지 이야기 하다가 잠시 시선을 친구인 센타포에게 로 돌렸다. 센타포는 지금 란테르트가 있는 곳을 제외한 모든 방향으 로 경계의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비록 멜브라도처럼 온화한 목소리와 사교적 말투를 사용하는 법은 모르지만, 그는 그의 마음을 충분히 행 동으로 내 보이고 있었다. 뭐,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고 업고는 알 수 없었지만.... "당신도.... 또한 저도, 서로에게 비밀이 많군요.... 그렇지만, 이 한마디 정도는 해 드릴 수 있습니다.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이 있다 면.... 그곳으로 나아가십시오. 저처럼.... 우유부단한 모습은 보이지 마십시오." 그의 진심 어린,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진심어린 이 이야기에 란테 르트는 고개를 끄덕여 감사를 표했고, 이어 센타포가 간단히 말했다. "별 것 아닌 일로는 죽지 마십시오." 그 다운 인사였다. 아무튼 죽지 말라는 이야기를 했으니, 이것은 분 명 덕담이다. 곧바로 아이렌이 작별인사를 했다. "란테르트님. 몸건강히 지내세요. 혹시 마곡에 올 일이 있으면, 저희 집에 한 번 들려 주시 구요. 두 오라버니는 모르지만, 전 거의 집에 있답니다." 센타포와 아이렌의 인사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두차례 끄덕여 감사를 표했다. 언뜻 보면 그가 무성의하게 인사하는 듯 보였으나, 이 세사람 은 그다지 개의치 않았다.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인사가 모두 끝나자, 멜브라도는 아이렌을 부축해 준비한 그 한 마리 의 말 위에 앉혔다. 말 위에는 이미 몇몇 짐들이 올려져 있었다. 멜브 라도는 말의 고삐를 움켜 쥔 채 천천히 걸음을 옮겼고, 센타포 역시 그의 곁을 따랐다. 아이렌은 잘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들어 좌우로 흔들었고, 란테르트는 그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그네들의 뒷모습 을 바라보았다. 이윽고 건물 뒤로 그들이 모습을 감추었고, 란테르트 는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몸을 돌려 그들과는 반대쪽으로 걸음을 옮 겼다. 다시 한 번.... 만나고 헤어졌다.... 란테르트의 여행은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여전 검은 찾지 못하였고, 그다지 강해지지도 못하였다. 일단 후자의 것은 바라지도 않지만, 전자의 것은 점점더 란테르트 그를 초조하게 만든다. 게다가 이런 녀석들이라도 꼬이는 날이면.... "악마 크림슨 아이즈!! 너같이 사악한 자가 거리를 활보하게 둘 수는 없다." 백주대로에 덩치큰 장한과 젊은 남녀, 그리고 나이든 노인, 이렇게 네명이 란테르트의 앞을 막았다. 빅팀 시에서 벗어난지 채 한시간도 되지 않아서였다. 덩치큰 장한은 전사인 듯 거대한 몽둥이를 들고 있 었고, 젊은 남자는 검을, 그리고 여자와 늙은이는 마법사인 듯 한 복 장을 하고 있었다. 전형적인 파티였다. 보통 이렇게 하는 것이 가장 큰 전투력을 낼 수 있다. 두 마법사중 한 명은 분명 회복술사일 것이고, 다른 한 명은 공격술사일 것이다. 전사 쪽은 엄청난 체력과 공격력을 갖추고 있을 테고, 검사는 그런 그 가 속도 면에서 쳐지는 것을 보조해 줄 것이다. 이렇게 파티를 구성할 경우, 한 종류의 사람들로 파티를 구성할 때보다 두배 이상의 효율을 낼 수있다. 물론, 개개인의 능력이 받쳐준다는 전제하에서지만. 전사는 이렇게 말하며 앞으로 한 걸음 나섰고, 검사는 그의 측면에서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마법사 둘은 뒤로 몇 걸음쯤 떨어진 곳에서 마법을 준비하고 있었다. ----------------------------------------------------------------- 그러고 보니, 길바닥에서 란테르트에게 덤벼드는 사람이 여지껏 한번도 없던것 같아서.... 용사파티를 한번 넣어 보았습니다.^^ 악마 크림슨 아이즈~~~ 내 검을 받아라~~ 지금, 태양의 힘을 모아서~~~ 필살 선 어택~~~ 타이탄 크럇슈~~!!!!!! 역시 스파로봇4 최강의 슈퍼로봇은 타이탄 3가 아닐까?.... 일단 파람만장의 능력치가 파란만장하니~~~ 아니다!!! 단바인이 있었다~~!!! 오~~ 궁극초기체 단바인~~~~ 쇼우사마가 사바인이나 빌바인을 타고 있으면~~~ 그를 당할자가 그 누구랴~~!! ^^ 헉... 왜 이야기가 이쪽으로 빠져 버린걸까?--;;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39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92 올린이:광황 (신충 ) 99/01/02 00:59 읽음:2707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란테르트가 이런 일을 당한지 어느덧 4년 가까이 흘렀다. 처음 한해 동안은 비교적 한가로운 생활들이었는데, 점점 명성, 물론 악명이 높 아져 감에 따라 덤벼드는 부나방들의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만 갔 다. 하지만, 요즘은 오히려 뜸해졌는데, 크림슨 아이즈를 죽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역시 100만 하르라는 현상금은 사람을 혹하게 하기에 오히 려 남음이 있는 액수이다. 눈앞의 사람들, 란테르트가 보아하니 그다지 실력이 떨어지는 사람들 로는 보이지 않았다. 검사나 전사는 어느 기사단에 들어가 대장隊長이 나 단장團長쯤은 할 수 있을 듯 보였고, 마법사들도 술법사쯤은 되어 보였다. 이 정도 파티면, 무엇을 하던 꽤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너무 많은 돈을 바랬다. 이윽고 전사가 쇠바늘이 촘촘히 밖혀있는 커다란 방망이를 휘둘러 란 테르트를 공격해 왔고, 동시에 검사가 몸을 날려 란테르트의 측면으로 파고들었다. 먼저 공격해온 것은 전사였으나, 검사 쪽이 란테르트의 몸에 더 빨리 접근했다. 그것이 눈앞에 있는 검사와 전사의 속도의 차 이인 것이다. 그러나 그게 어쨌단 말인가? 란테르트는 검을 뽑으며 검끝으로 반원을 그렸고, 검의 허리는 그대 로 전사의 목을 지나쳐 검사의 어깨에 꽂혔다. 목이 잘려버린 전사는 달려오던 관성에 의해 란테르트가 있는 쪽으로 몇 걸음 더 디디다 쿠 당 앞으로 엎어져 버렸고, 어깨에 검이 박힌 검사는 손에서 검을 놓치 며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란테르트가 막 두 번째 검을, 한 명당 일검씩이라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휘두르려는 순간, 멀리 있던 마법사들로부터 마법이 폭사되어 왔 다. 둘 모두 화염계 마법으로 정념계 마법인 플레임 스피어였다. 란테르트는 그러한 상대의 마법은 무시해 버린 채 두 번째 검을 사선 으로 휘둘러 검사의 목숨마저 빼앗아 버리고는, 엔클레이브에 막혀 사 방으로 흩어지는 마법을 뚫고 두 마법사를 향해 걸어갔다. 두 마법사들은 그런 란테르트의 모습에 다리가 풀려버려 도망치지도 못한 채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고, 란테르트는 다시 한차례 검을 휘 두를 준비를 하였다. 그때, 돌연 두 마법사중 나이가 많은 사람이 외쳤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나올 이야기는 뻔했다. 제발 한 번만 살려 주십시오.... 뭐 아마 그 런 것 아니겠는가? 란테르트의 이런 예상은 거의 정확했다. "제발.... 목숨만은 살려 주십시오. 어떠한 것이라도.... 원하는 것 은 무엇이든 성의껏 해드리겠습니다." 노인은 벌벌 떨며 머리까지 조아리며 이렇게 빌었다. 조금전 악마 크 림슨 아이즈를 잡겠다던 의기는 멀리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런 그의 모습에 곁에 있던 여마법사가 냉소를 터트렸다. "당신, 그러고도 감히 마법사라고 말할 수 있어요? 상황이 위급해 지 니까 머리를 숙이다니!!" 노인은 그런 여자의 말에는 아랑곳 않은 채 고개를 조아렸다. 하긴, 자신도 다리가 풀려 주저앉은 주제에 큰소리만치는 것은 그다지 설득 력이 없는 행동이다. "제발 목숨만은 살려 주십시오." 란테르트는 그 모습을 무덤덤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혹시.... 이름난 무기나 마법 아이템이 잠들어 있는 곳에 대한 이야 기를 아십니까?" 시체의 입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오면 딱 이러하리라.... 이것은 노인 과 여자 두 사람이 느낀 공통된 감정이었다. 노인은 그의 물음에 잠시동안 머리를 굴렸다. 그러고 보니 이 근방에 그러한 것이 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는 듯 했다. "아, 하나 알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가다보면 해안가에 피 치토라는 어촌이 하나 있습니다. 그곳 서쪽에 전설의 무기가 하나 잠 들어 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란테르트는 노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그대로 검을 그 의 복부에 찔러 넣었다. "목숨은.... 구걸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곁에 있던 여 마법사는 그 모습에 안색이 파랗게 질렸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란테르트의 얼굴을 한참동안 바라보았고, 란테르트는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여자에게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는.... 제게 해 온 공격을 똑같이 돌려 드립니다. 플레임 스피 어.... 당신의 마법을 돌려 드릴 테니, 막고 살 수 있으면 사십시오." 그 여마법사는 란테르트의 이야기를 듣고 엉겁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 보니 그러한 이야기를 들은 듯도 한 것 같았다. "좋.... 좋아요...." 여자는 이렇게 말하며 뒤로 미친 듯이 달렸다. 아무래도 거리가 멀면 마법의 위력이 약해지는 것이 당연했으니 말이다. 그녀는 이 정도면 됐다 싶은 생각이 들자 마법력을 극한으로 끌어올 려 실드 마법을 쳤다. 동시에 가지고 있던 아이템중 빙계 마법이 담겨 있는 부적을 꺼내들었다. 쓸모가 있을 것 같아 마법용품점에서 1000하 르나 주고 구입한 물건이었다. 오래지 않아 머리 있는 푸른 머리칼의 남자에게서 화염의 덩어리가 날아왔다. 상당히 멀리 떨어졌음에도 마법은 충분히 위력적이었다. 여 마법사는 마법이 어느 정도까지 접근했을 때, 정말로 이 마법이 플레 임 스피어인가? 라는 생각을 저절로 머릿속에 떠올렸다. 마법력의 느 낌은 분명 플레임 스피어였으나, 그 위력 면에 있어서는 도저히 그렇 게 생각할 수 없었다. 그녀는 서둘러 손에 든 빙마법 봉인 부적의 시 동어를 외우며 불꽃을 향해 던졌고, 이내 더더욱 정신을 모아 실드 마 법을 강화시켰다. 란테르트는 마법을 쏘아 보내자 마자 더 이상 그 여자에게는 신경을 쓰지 않은채 걸음을 북쪽으로 옮겼다. 새로운 정보를 얻었으니 확인해 봐야 할 것이 아닌가. 이번만은....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 이.... 드는 것도 잠시.... 여자의 날카로운 비명소리와 함께 란테르 트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어쩐지.... 뻔히 알면서도.... 벗어나지 못할 쳇바퀴를 도는 듯한 기분이 문득 들었다. 그 노인이 이야기 한 마을은 빅팀 시에서 거의 정북방에 있는 곳이었 다. 거의 100휴리하나 되는 거리였으나, 란테르트는 비행마법을 이용 했고 저녁 무렵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무리 그 라지만, 이 정도의 거 리를 날아 이동하는 것은 꽤나 체력소모가 심한 것이었기에, 그는 마 을에 도착하자 마자 아무 곳에나 쓰러져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이른 아침, 그는 마을 사람들에게 묻고 물어 그 무기가 봉인되어 있다 는 장소로 향했다. 만났던 마을 사람중 한 사람의, "그거요? 몇 년전에 사람들이 와서 가지고 갔다는 것 같던데...." 라는 말에 역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으나, 속는 샘 치고 한 번 가 보 았다. 피치토 마을은 굉장히 아름다웠다. 란테르트는 막 마을을 벗어나 마 을 서쪽의 언덕으로 오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전형적인 어촌이었다. 깊숙한 만의 입구는 흙으로 쌓아 방파제를 만 들어 두어 배가 정박하기 좋게 해 두었고, 그 만을 따라 마을의 건물 들이 죽 늘어서 있었다. 그리고 그 마을의 밖으로는 완만한 언덕이 빙 둘러서 있었고, 그 언덕중 서쪽의 것에 영주의 성이 떡 버티고 있었 다. 원래 이 피치토 정도의 마을이라면 성까지 있을 이유는 없었으나, 인근 3개 도시를 다스리는 자작이 이곳의 경치가 아름답다며 성을 지 어 수도로 삼아 버렸다. 꽤나 무책임한 한량인 모양이었다. 한편, 달 리 생각해 보면, 행정수도인 영주의 성을 도시에서 벗어난 곳에 짓는 경우는 상당히 많은 편이었으니, 꼭 욕할 일도 아닐 듯 하다. 언덕을 넘어 란테르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시원스런 바다와 희디흰 모래사장 그리고, 해안 가에 우거진 침엽수의 숲이었다. 그리고 조금 더 떨어진 곳에는 시커먼 입을 커다랗게 벌리고 있는 동굴이 있었다. 피치토 마을의 아늑함과는 또 다른 시원함 같은 것이 느껴졌다. 언덕을 따라 걸어 내려가는 것도 잠시, 란테르트는 이윽고 숲이 있는 해안 가에 도착했고, 침엽수림 가장자리의 모래와 흙이 섞인 땅을 밟 으며 걷고 걸어 그 동굴이 있는 곳 근처에 다다랐다. 동굴 근처의 바 닥은 온통 바위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굉장히 울퉁불퉁해 걷기 상당히 힘들었다. 란테르트는 이곳을 밟는 순간,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왠지 낯익은 느낌이었다. 언젠가, 언젠가 밟아 본적 있는 땅이었다. 물론, 지금까 지 이와 비슷한 울퉁불퉁한 곳을 수도 없이 밟아 보았으나, 왠지 이곳 은 낯익었다. 란테르트는 이러한 느낌에 조용히 눈을 감았다. 한 걸음.... 발끝이 돌부리에 탁 하고 걸렸다. 하마터면 균형을 잃고 쓰러질뻔 했으나, 한 번 휘청거리는 것을 끝냈다. 다시 다음 발걸 음.... 그리고 귓가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발밑 조심하세요.....", "바보, 겨우 이런 곳도...." 낯익은 발의 느낌.... 란테르트는 눈을 감은 채 다시 몇 걸음을 옮겼다. 눈을 뜨고 싶지 않았다. 이대로.... 이대로 걷고 싶었다. 눈을 감은 채로.... 두 자매들의 부축을 받으며.... 어째서 기억해 내지 못했는지.... 신에게 이유를 물어야 할 것 같았 다. 빅팀시 북쪽, 헬튼시를 지나 해안 가에 있는 동굴.... 왜 이곳을 기억해 내지 못했는지, 란테르트는 알 수 없었다. 단지, 전에는 듣지 못한 피치토라는 마을이 끼여들어서 인가? 아니면.... 고 의로 잊은 채.... 다시 한 번 와 보고 싶었던 것인가?.... 란테르트는 조용히 눈을 떴다. 그리고, 바로 눈앞에 보이는 거대한 암혈 속을 들여다보았다. 걸음소리가 동굴이라는 갇힌 공간 안에서 반 향을 일으켜 긴 여운을 남겼고, 란테르트는 첫 번째 발걸음의 여운이 사라지기를 기다려 두 번째 발걸음을 들여놓았다. 이제 더 이상 바닥은 울퉁불퉁하지 않았다. 그때도, 동굴 안은 꽤 맨 질맨질 했던 것 같았다. 이윽고 도착한 곳은 한가운데 나지막한 제단이 있는 넓은 반구형 홀 이었다. 얼마전 앱슈바르가 봉인되어 있던 곳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 을 정도로 침침하고 또, 어수선한 곳이었다. 상급 디아는 신전까지 지 어 주는데, 중급마족은 동굴에 제단 하나 달랑 있다. 역시 강하고 볼 일이다. 란테르트는 다시 눈을 감고 과거로 돌아갔다. 피엘은.... 조그마한 목소리로 시그니아의 모양을 설명해 주었고.... 그러고 보니, 아르트 레스를 처음 만난 곳도 이곳이었다. 란테르트는 잠시 그 안에서 머물다가 밖으로 나와 숲가로 걸음을 옮 겼다. 그리고는 숲을 등뒤로 한 채 바다를 향해 섰다. 시간은 없 다.... 이제, 또 다른 검을 찾아 떠나야 한다.... 또 다른, 마법력을 올릴 수 있을 만한 마법 아이템을 찾아 떠나야 한다.... 그렇지만.... 란테르트는 가까이 서 있는 둘레가 한 아름은 족히 될 듯한 나무에 등을 기대어 앉았다. 잠시만.... 태양이 정오를 나타내는 정남 쪽에 위치할 때까지만.... 쉬어 가는 것도.... 란테르트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 흠냐~!! 이 란트노마~!! 넌 그나마 연인이랑 추억이 있는 장소나마 있지....--;; 난 뭐냐??? 정초부터 방바닥이나 벅벅 긁고 있는 나는 뭐냐말이다~~ 호호호^^ 쿠헤헤 2위를 해 버렸군요.^^ 어쨌건, 마음으로 부터는 이미 패배해 버렸었습니다.^^ 후아~~ 현승사마의 글쓰는 속도라... 음... 23일날 정모.... 24일날 술먹고 밤새고, 26일날 종일 알바이트, 29일날 대항해시대3, 30일날 손님 및 스타크래프트, 31 스타크래프트 및 알바이트~~~ 이것들만 없었어도.... 1위는 문제 없었는데~~~ ^^ 역시 뭐라뭐라 해도 연말은 바쁘당....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495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93 올린이:광황 (신충 ) 99/01/02 23:34 읽음:2646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얼마나 지났을까.... 지루한지 모르는 시간이 꽤 흘렀다. 돌연 란테르트의 귓가에 흥얼흥얼거리는 어린 여자아이의 노랫소리가 들렸다. 동요 같지는 않은 노래로, 가만히 들어보니, 뱃사람들이 부 르는 바르칼로르 같았다. 어렸을 때 부두 노동을 했던 란테르트는 이 러한 풍의 노래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비록, 란테르트가 있던 곳이 내해, 즉 티타스 해에 위치한 카에스항구 였고, 이곳은 북해, 즉 노우 판다라사에 속하는 조그마한 어촌이어서 두 지방의 노래는 확연히 달 랐으나, 그 힘찬 기상과 반복적인 운율은 상당히 닮아 있어 듣는 순간 알 수 있었다. 여자아이는 한참동안 흥얼거리다가 돌연 노래를 멈추었다. 그리고는 걸음을 란테르트 그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여보세요?" 여자아이는 이렇게 물었고, 란테르트는 눈을 뜨지도, 대답을 하지도 않았다. 여자아이는 란테르트에게서 대답이 업자 돌연 무언가로 쿡쿡 찌르기 시작했다. 란테르트는 눈을 떠 그 모습을 보았는데, 아이는 바닥에 쪼 그리고 앉은 채 기다란 나뭇가지로 란테르트의 배랑 허벅지를 콕콕 찌 르고 있다가 란테르트가 갑자기 눈을 뜨자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켰 다. "안 죽었군요. 다행이에요." 란테르트는 아이의 말에 무엇이 다행이냐 라는 생각이 돌연 들었으 나, 그냥 입을 다문 채 눈을 감았다. 여자아이는 그런 란테르트의 모 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그의 곁에 앉았다. "오늘은 덜 심심하겠네요.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수 있으니...." 란테르트는 다시 눈을 떠 아이를 바라보았다. 나이는 아무리 많게 잡아도 8살을 넘기 힘들 듯 보였다. 갈색의 헐렁 한 긴팔 원피스를 입은 아이는, 담갈색 눈동자와 담갈색 머리칼을 가 지고 있었다. 란테르트는 그 모습에, 피엘이나 라브에가 어렸을 때, 꼭 이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머리는 어깨가 조금 못되는 길이었는데, 굉장히 거칠게 깎여 있는 것 이, 아이 어머니의 손재주가 어지간히도 없는 모양이었다. 아이는 란테르트가 바라보자 고개를 들어 한차례 빙그레 미소를 지었 고, 이내 고개를 바다 저 멀리로 향했다. "다행이에요." 아이는 다시 다행이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란테르트는 여전히 무 엇이 다행이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귀찮다는 생각에 다시 눈 을 감아버렸다. "오늘은 다행히 프넨티아가 잘 보이네요.... 어제도, 그저께도 보이 지 않았는데...." 아이의 말에 란테르트는 다시 한 번 눈을 떴다. 프넨티아.... 그러고 보니.... 피엘과 라브에도 이곳에서 프넨티아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 다. 양친을 잃은 그들 자매는.... 그때 꽤나 우울해졌었다. 아이는 이렇게 말하며 가지고 온 바구니를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바 구니를 덮었던 하얀 천을 벗겼고, 그 안에는 과일 두 개와 햄을 저며 넣은 샌드위치가 하나 놓여있었다. "같이 먹을래요? 이거 제가 만든거에요." 란테르트는 소녀의 말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한편으로는 굉장히 이 상한 아이라고 느꼈다. 나이가 몇인데, 벌써 부엌에서 요리를 하는 것 일까? 아이는 란테르트의 말은 무시한 채 샌드위치를 반으로 나누었고, 이 내 과일 하나와 함께 란테르트에게 건넸다. "자 먹어요. 어차피 전 집에 돌아가 또 먹을 수 있으니까요. 저기 언 덕너머 피치토 마을에 살아요." 란테르트는 또 거절하는 것도 그렇고 하여 그냥 받아들었고, 아이는 다시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 물며, 아이는 이내 시선을 멀리 바다 저편으로 돌렸다. "혹시 망원경이라는 물건에 대해 들어보셨어요?" 아이가 물었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망원경은 한 2, 300년 전쯤 처음 나온 것으로 100년전의 대학자 크란트가 개량하면서 본격적 으로 항해등에 이용되기 시작했다. "그것 하나만 있었으면 좋겠어요.... 멀리 있는 것을 잘 보이게 해 준다던데...." 란테르트는 아이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이제 그녀가 하고 싶은 이 야기를 대강 알 수 있을 듯 했다. 그리고 이렇게 혼자 도시락까지 싸 가지고 이곳을 찾아오는 이유도 알 듯 하였다. "아빠, 엄마, 두분 모두 프넨티아에 살고 계신다고 할아버지가 말해 주셨어요. 하지만, 워낙 멀어서인지 잘 보이지는 않네요. 망원경이 있 다면 조금은 더 나을텐데...." 아이의 말에 란테르트도 순간 망원경이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 다. 하지만, 이내 피식 웃어버렸다. 프넨티아가 망원경 따위로 보일 정도로 가까이 있다면 무엇이 걱정이겠는가? 차라리 배를 한 대 빌려 타고 직접 찾아가고 말 것이다. 아이는 이렇게 말하며 다시 샌드위치를 한입 먹었고, 란테르트도 그 때까지 가만히 들고만 있던 샌드위치를 입에 베어 물었다. 아이가 먹 을 것이여 서인지 한입 물고 나자 남는 것이 없었다. 엄마 아빠가 없 기 때문에 이 아이는 꽤 음식솜씨가 있는 편이었다. 적어도 짜거나 싱겁지는 않으니 말이다. "아저씨는 왜 이곳에 앉아 있어요?" 아이는 멀리 바다 저편을 보면서 이렇게 물었고, 란테르트는 그녀의 물음에 간단히 답했다. "우연히...." 란테르트의 말에 아이는 고개를 돌려 란테르트를 한차례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우연히...." 다시 프넨티아를 바라보는 아이였다. "하지만 우연은 우연이 아니래요. 우리 마을에 지금 점을 아주 잘 보 는 여자가 한 명 찾아왔는데, 모든지 척척 알아맞혀요. 제 친구중 켈 파라는 아이가 있는데, 나무꾼 집안이에요. 아무튼 그 아이가 산에서 손도끼를 잊어버리고는 그 점쟁이 누나에게 찾아갔는데, 어디어디 있 다는 것을 아주 정확히 이야기 해 주었어요. 그뿐 아니라, 이 마을 영 주의 아들인 피아텔의 고양이도 찾아 주었어요. 피아텔도 제 친구에 요. 그리고.... 또.... 어부집안의 테리트론도 친구인데.... 그 점쟁 이 언니는, 테리트론이 좋아하는 음식을 단번에 알아 맞췄어요. 그러 면서 그 언니가 해주는 말이, 모든 것은 신의 뜻에 따라 움직인 데요. 어느 한가지도 우연은 없는 법이래 나요?" 란테르트는 아이의 말을 모두 듣고 있다가 마지막 말을 천천히 되씹 었다. "모든 것이.... 신의 뜻을 따라 움직인다고요?.... 신의.... 뜻...."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몸을 일으켰다. "점술사.... 그녀는 지금 어디 있습니까?" 란테르트의 말에 아이는 잠시 입을 다물고 있다가 이야기를 꺼냈다. "전 오이니아 자피토로, 8살이에요. 평어를 사용해도 괜찮아요. 언니 는 지금쯤 항구 근처의 공터에서 점을 봐주고 있을 꺼 에요. 이곳 저 곳을 유랑하는 유랑 점쟁이래요." 자피토라는 성이 어디선가 들어본 듯 했으나 생각나지는 않았다. 란 테르트는 오이니아라는 아이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여 감사를 표하고는 마을로 걸음을 향했다. 그러다 이내 몸을 돌려 아이에게 다가와서는 허리에 매어져 있는 가죽 주머니를 뒤적거려 은화를 열 개쯤 꺼냈다. 1000하르이다. 돈이 더 있었더라면 좋았으련만.... 금화는 그 신전에 서 모두 쏟아 버렸다. "이 돈이면, 쓸만한 망원경을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맛있는 점심에 대한 사례입니다." 하지만, 오이니아는 란테르트가 건네는 돈을 받지 않았다. "돈은.... 집에도 많아요. 다만.... 제가 원하는 망원경이 없을 뿐이 지요.... 어떤 망원경도 프넨티아에 사는 사람들이 보이지는 않는데 요." 란테르트는 순간 한방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이에게 놀림을 당 한 듯도 했고.... 너무 이 아이를 과소평가 했다라는 느낌도 들었다. "점심은 제가 대접해 드린 것이니 마음에 두지 마세요. 그러면, 어서 마을로 가 보세요. 혹시 지금쯤 어디 다른 마을로 떠났을지도 모르 니.... 저는 조금 더 여기 있을 꺼 에요." 오이니아는 이렇게 말하며 고개를 바닷가 쪽으로 돌렸고, 란테르트는 잠시 더 담갈색 머리칼의 이 여자아이를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피치토 마을로 향했다. 마을은 아침에 떠나올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었다. 안개에 살포 시 뒤덮여 부드러운 파스텔 톤의 풍경을 연출하던 이 어촌마을은 이제 는 선명한 유채화가 되어 사람 한 명 한 명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힘찬 필치로 담아내고 있었다. 란테르트는 오이니아가 이야기 해 준대로 마을로 돌아오자마자 항구 로 향했다. 조그마한 어촌 마을이니 만큼, 항구도 조그마했다. 부두라고는 겨우 십여 척의 어선을 정박하기에 빠듯했고, 조금이라도 큰배는 멀리 방파 제밖에 정박하여 작은 배를 이용해 항구로 들어와야 했다. 이날도 무 슨일 때문인지 멀리 마스트 두 개의 중형 범선이 정박해 있었다. 해안 가에 정박해 있는 소형 어선들은 거의 대부분 라틴세일(삼각돛) 의 배들이었다. 삼각 돛은 추진력이 좋지 못한 대신 맞바람에 강한 편 이어서 풍향을 종잡을 수 없는 근해 어업에는 상당히 편리했다. 조금 먼바다로 조업을 나가는 배들은 사각 돛을 사용했고, 수부를 두어 노 를 겸해 사용했다. 뭐 이런 게 어찌되었건 란테르트는 알 바 없었고, 그는 항구 근처의 광장으로 나가 그 점술사라는 여자를 찾았다. 점술사 여자를 찾는 것 은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많은 어부들이 점을 보기 위해 몰려들어 있 었기 때문이다.막 아침 조업을 마치고, 저녁 조업을 나가기 전이 이 시간대에, 저녁조업의, 혹은 내일아침 조업의 결과를 알아보기 위해 점을 보려는 모양이었다. 와하하, 하는 박장 대소가 터졌다. 아마도 좋은 점괘를 얻은 모양이 었다. 여자는 근처 주점에서 빌린 테이블과 탁자 위에서 카드 몇 장을 뒤집어 점을 보고 있었다. 란테르트는 가까이 다가가 그녀의 모습을 한차례 살펴보았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아름답다 였다. 어쩌면 청초하다도 어울릴지 몰 랐다. 반면 얼음 같은 차가움도 간직하고 있었는데, 그러한 이미지에 는 청백색의 머리칼이 한몫 단단히 했다. 눈동자는 맑은 청색을 띄고 있었는데, 보통의 벽안 보다 맑아 하늘색에 가까워 보였다. 하지만, 그녀의 눈동자는 하늘색보다는 훨씬 투명했다. 그밖에 눈에 띄는 것으로는 그녀의 어깨에 앉아있는 한 마리의 새였 다. 그녀의 머리칼처럼 밝은 청색을 띄는 한뼘가량의 몸통에, 몸만한 길이의 청색 꼬리가 길게 늘어져 있는 이 새는 손님을 끌어 모으기라 도 하려는 듯 진종일 종종 종종 울어댔다. 꽤나 귀여운 울음소리였다. 란테르트는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당연하거니와 점을 보기 위해 서였다. 물론, 오이니아의 말을 전적으로 신용하기에 점을 보려는 것 은 아니었다. 다만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풀어보려는 생각에 점이 라도 한 번 보려는 것이었다. ---------------------------------------------------------------- 후아~ 오이니아... 이제야 3부 히로인 총집합~~~ 흑... 이시테보다 한술 더떠 8살이라.... *_*;;; 근데... 왜 내 글안의 여자 꼬마애들은 다 이렇게 성숙한거지?(물론, 정신적으로...^^) 흐음... 일전에 피엘 죽은 후 잠시 용병단 나왔죠? 그때, 거기 있던 사람중 한명, 드라이트인가 하는 사람이 돈벌어 고향에 돌아가 농장을 경영한다고 했었습니다. 그 사람이 바로 이 오이니아의 할배죠~~ ^^ 그럼.. ^^ 바보수룡 배상~~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49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94 올린이:광황 (신충 ) 99/01/02 23:34 읽음:2738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란테르트가 천천히 다가가자 그곳에 모여있던 사람들이 슬금슬금 자 리를 피했다. 냉막한 눈매에, 뺨에 나있는 가느다란 붉은 상처가 결코 쾌한 느낌은 주지 못했다. 검사라는 존재는 일단 피하는 편이 좋다. 란테르트는 그런 식으로 피하는 사람들에게는 눈길 하나 주지 않은 채 그 푸른 머리칼의 여자에게 다가갔다. 목에 사제건을 두르고 있는 것을 보니, 어느 신전의 사제인 모양이었다. 사제들은 종종 이렇게 마 을을 돌아다니며 점술사 일을 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자신 의 신전을 선전하고, 또한 여행경비를 마련했다. 소매도 품도 넉넉한 하늘색과 흰색이 교차된 옷을 입고 있는 그 여자는 란테르트가 다가오 자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무덤덤한 표정에 냉막한 눈동자였 다. 란테르트와 함께 세워놓으니 흡사 남매 같았다. 특히 표정에 있어 서는 누가 더 무표정한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점을 보던 사람도 어디론가 피해 버렸고, 란테르트는 빈 의자를 당겨 자리에 앉았다. 푸른 머리칼의 점술사가 물었다. "무엇에 관해 알고 싶으십니까?"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가 대답했다. "미래.... 입니다. 제가하고 있는 일의 가능성과.... 그것을 이루는 방법에 대해...." 그의 대답에 푸른 머리칼의 여자는 바닥에 놓여있던 30장 남짓의 카 드를 모아 섞었다. 가느다란 손가락의 색은 투명한 흰색을 띄고 있었 는데, 도저히 유랑 점술사로는 보이지 않았다. 차라리, 어디 왕가의 혈통을 이어받은 아가씨라고 하는 편이 더 신빙성이 있을 듯한 고운 손이었다. 여자는 카드를 모두 섞자 그것을 셋으로 나누어 놓았다. 그리고는 첫 번째 무리에 있는 카드를 뒷면을 위로하여 탁자의 가장 위쪽, 란테르 트가 있는 바로 앞에 가로로 놓았고, 뒤이어 중간에 있는 무리의 카드 가장 위쪽에 있는 것을 뒤집어 그 위에 올려놓았다. 이런 식으로 몇 장의 카드를 뒤집고, 또 뒤집지 않으며 탁자 위에 배 열했고, 이내 무언가 있을 것 같은 배열로 카드가 놓였다. 막 마지막 카드를 올려놓은 순간.... 그 푸른 머리칼의 여자는 눈썹 을 꿈틀 거렸다. 무언가 이상하다는 눈치였다. "....이런.... 배열이...." 나지막이 이렇게 중얼거리는 여자를 향해 란테르트가 물었다. "이야기 해 주시겠습니까? 저의 점괘를...." 란테르트의 물음에도 불구하고, 그 청백색 머리칼의 여자는 입을 열 지 않았다. "어째서.... 알 수 없다는 점괘가 나온 것이지...." 여자는 다시 한 번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이내 고개를 흔들며 다시 카드를 섞었다. 원래 다시 한 번 카드를 섞어 나오는 점괘는 무시하는 것이었으나,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란테르트는 그저 잠자코 바라만 보 고 있었다. 한참동안 손을 놀리던 푸른 머리칼의 여자는 이내 다시 아까와 같은 배열을 만들어 냈고, 이번에는 놀라 입까지 조금 벌어졌다. 란테르트 가 언뜻 보니, 조금전과 카드의 배열이 비슷비슷해 보였다. 청백색 머리칼의 여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 저으며 다시 카드를 모 았다. 한 번 더 해보려는 모양이었다. 란테르트는 원래 점이라는 것이 이렇게 보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잠자코 바라만 보았으나, 푸른 머 리칼의 여자는 이 괴상한 결과 덕분에, 이마에 땀까지 고였다. 다시 카드를 배열했고.... 그 결과는 같았다. 여자는 한참동안이나 망연히 카드의 배치를 바라보다가 다시 카드를 모았다. 또 한 번 해 보려는 모양이었고, 란테르트는 순간 무언가 이 상하다고 느끼며 그대로 몸을 일으켰다. "그만 두기로 하겠습니다." 란테르트가 몸을 일으킴에 여자도 따라 벌떡 몸을 일으켰다. 표정은 무언가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그것이었고, 말투는 그녀답지 않게 조금 동요해 떨리는 목소리를 내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하도 기이해 그렇습니다. 제가 점을 보아온 이래로, 세 번이나 연속으로 같은 점괘가 나온 것은 처음입니 다." 그제서야 란테르트는 몸을 돌려 다시 자리에 앉았고, 여자 또한 자리 에 앉았다. "그럼.... 해석을 해 드리겠습니다. 당신의 미래는, 간단히 말해 알 수 없습니다. 당신이 바라고자 하는 일이 이루어질지 그렇지 않을 지 에 대하여.... 저의 카드는 판단을 유보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루 는 방법에 대해서도.... 단지 남쪽이라는 점괘만이 나왔을 뿐입니다."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음, 하는 신음을 냈다. 알 수 없다라.... 그 래도 불가능하다라는 점괘는 나오지 않은걸 보니, 가능성이 있기는 한 모양이었다. "남쪽 이라니요? 마곡을 말하는 것입니까?" 란테르트는 이렇게 되물었고, 그 푸른 머리칼의 여자는 란테르트의 물음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전혀 알 수 없습니다. 남쪽이라는 것이.... 정말 해가 정오에 머무 르는 방향을 이야기하는 것인지도 확실치 않고...."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적지 않게 실망했다. 세상에 무슨 이런 엉터 리 같은 점이 다 있는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복채를 지불하지 않 을 수는 없었고, 란테르트는 가죽 주머니에서 은화 하나를 꺼내 내려 놓았다. 100하르면 상당히 큰돈이다. 그 파란 머리칼의 여자는 조용히 돈을 받아들었다. 이어, 란테르트가 몸을 일으켰고, 그 푸른 머리칼의 여자도 몸을 일으켰다. "잠시만요...." 란테르트는 또 무슨 일로 부르냐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 고, 푸른 머리칼의 여자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점괘에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녀의 이 말에 란테르트는 잠자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 점괘에 의하면.... 당신에게는 제가 모시는 카이그라미온 님의 저주가 쓰여져 있습니다." 란테르트는 여기까지 듣는 순간 다시 몸을 돌렸다. 뻔한 수작이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고는 부적을 강매한다거나, 성스러운 뭐니 하면 서 마법장신구를 비싼 값으로 판매한다. 비록 점은 본적이 없었으나, 이런 비슷한말을 하는 성직자는 수도 없이 만나본 란테르트였다. 게다가 카이그라미온이라니.... 막 지어낸 듯한 냄새가 짙게 풍기는 이름이었다. 란테르트는 적지 않은 신화에 관한 책들을 읽어보았지만, 이런 이름의 신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더 이상 이 여자를 상대할 이유가 없는 란테르트는 그대로 떠나려 했으나, 파란 머리칼의 여자는 걸음을 재빨리 놀려 란테르트의 앞에 섰다. "저의 말을 무시할 경우 결코 당신은 당신이 이루려는 바를 이룰 수 없습니다."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않 그래도 그다지 마 음이 편치 않은 자신에게 불길한 소리를 하는 이 여자가 기분 좋게 느 껴질 리가 없었다. 란테르트는 이런 생각을 하며 짐짓 여자를 무시한 채 앞으로 걸어갔고, 여자는 줄기차게 그의 뒤를 쫓았다. 란테르트는 그냥 걸음을 조금 더 빨리 하여 여자를 떨어뜨리려 했으나, 다리에 힘 을 가해도 여자는 계속해 란테르트의 뒤를 따라왔다. 그러한 쫓고 쫓 기는(?) 형세는 마을 밖을 벗어나자마자 몸을 돌린 란테르트에 의해 끝이 났다. 란테르트는 천천히 손을 검으로 가져갔다. 더 이상 자신을 방해할 경 우에는.... 이런 생각을 하며 란테르트는 그 파란 머리칼의 여자를 다시 한 번 바라보았다. 생각해 보니 꽤나 겁이 없는 여자였다. 가드가 있고 많은 사람들이 있는 마을 안에서 이렇게 란테르트에게 끈덕지게 따라 붙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한 일일지 모르지만, 마을 밖에서는 아니었다. 일 검에 베어 버려도 무어라 할 사람조차 거의 없었다. 그런데도 여자는 조금도 겁먹지 않은, 아니 오히려 자신감으로 약간 도도한 눈매를 한 채 란테르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키는 중키 정도로 란테르트의 눈 높이쯤 되었는데, 당당한 태도 덕인 지, 호리한 몸매 덕인지 보통의 여자들보다 조금 커 보였다. 물론, 란 테르트의 눈썹을 훨씬 넘어선 아르트레스보다는 분명 작았지만. 그때 여자가 입을 열었다. "절 믿지 못하겠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다면, 제가 몇 가지 당신에 관한 것을 이야기하겠습니다. 맞춘다면, 저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주 십시오." 란테르트는 대꾸치 않았고, 여자는 아랑곳 않은 채 입을 열었다. "란테르트님.... 이시군요. 당신의 이름은 란테르트이며.... 성은 루 렌드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꺼낸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순간 움찔 했다. 하지 만, 잠시 더 생각해 보니, 알아내는 것이 그다지 힘들지는 않을 듯 싶 었다. 어찌되었건, 크림슨 아이즈는 상당히 유명한 편이니 말이다. 그녀는 란테르트가 아무말 하지 않자 다시 입을 열었다. "어둠에 속한 존재와, 빛에 속한 존재 그 둘 모두와 친분이 있으 며.... 지금 당신이 하고자 하는 일은 어둠과 관련 있는 일입니다." 어둠.... 이것은 분명 이카르트와 트레시아 등을 이야기하는 것일 테 고.... 빛의 존재란.... 란테르트는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모라이티나, 그녀를 지칭하는 듯 했다. 엘 프.... 빛에 속한 존재이다. 란테르트는 여기쯤 이야기했을 때, 이 눈앞에 있는 여자가 아주 엉터 리는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원래 이런 쪽 일을 하는 사람들은 말을 아주 교묘하게 돌려 말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 다. 꼭 어둠이라고 해서, 그것이 마족을 지칭한다는 법은 없는 것이 다. 아직도 란테르트에게서 말이 업자 여자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두번의 커다란 슬픔.... 당신에게서는 이것 역시 느껴지는 군요.... 두명의 소중한 존재를 잃고...." 여기까지 말했을 때, 란테르트는 돌연 표정을 살짝 일그러뜨리며 입 을 열었다. "그만 하십시오.... 당신의 말을 믿기로 하겠습니다." 듣고 싶지 않았다. 란테르트는 이 눈앞의 기분 나쁜 여자에게서 더 이상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 그러한 이 야기를 하면서 까지 얼굴에 동정의 빛 하나 띄지 않는지.... 란테르트 는 그 여자가 볼수록 신기했다. 란테르트의 대답에, 파란 머리칼의 여자는 낯빛을 조금 더 진지하게 고치며 입을 열었다. "당신은 카이그라미온 님의 저주가 씌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저 주를 풀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저뿐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 이 이야기는.... 극히 전형적인 신관 사기꾼들의 사기 패턴을 그대로 닮아있었다. 란테르트는 이 눈앞의 여자를 종잡을 수 없었다. 자신에 대한 것은 그렇게 까지 정확히 이야기하면서, 아직도 카이 뭐인지 하는 물건의 이름을 들먹이다니.... 예지력은 가지고 있되, 순전 그것을 돈을 버는 목적에만 사용하는 그런 종류의 인간인지.... 아니면 정말로 그런 신 이 있다고 믿는 것인지.... 란테르트에게서 아무런 말도 없자 여자는 계속해 입을 열었다. "이 저주를 푸는 법은 굉장히 오랜 시일이 걸리며, 또한 많은 노력이 필요로 합니다. 당신과 동행하여 당신의 그 저주를 풀어 드렸으면 하 는 것이, 제가 이렇게 당신을 따라온 이유입니다."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곧바로 말했다. "필요 없습니다...." 란테르트의 대답에 그 맑은 파란 머리칼의 여자는 잠시동안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당신이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헤매이기만 하며 일을 이루지 못한 것 도, 모두 다 카이그라미온 님의 저주 때문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분의 저주 하에서 당신은 오랜 세월을 옳지 못한 판단들의 늪에서 헤어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결코 허투루 하는 말이 아닙니 다." 란테르트는 그녀가 여기까지 말했을 쯤, 돌연 두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흥분으로 한 행동이기에, 손아귀에는 꽤 큰 힘이 들어갔고, 여자는 아픈지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당신.... 도대체 정체가 무엇입니까?" 란테르트의 이러한 난폭한 행동에도 여자는 별다른 표정변화 없이 입 을 열었다. 물론, 어깨의 통증에서 오는 약간의 변화는 어쩔 수 없었 으나, 일단 심적 동요는 없어 보였다. 한마디로, 란테르트를 전혀 두 려워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카이그라미온 님의 충실한 종.... 세이피나라고 합니다." 란테르트는 얼핏 들은 듯 한 이 세이피나라는 이름을 잠시 어디서 들 었는지 생각해 보았으나 누구인지 떠올리지는 못하였다. "도대체 목적이 무엇입니까? 어째서 저에게 접근하신 겁니까?" 란테르트는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을 약간 더하며 외치듯 물었으나, 여 전 여자는 차분히 답했다. "접근은.... 제가 아니라 당신 쪽에서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리고.... 제가 당신과 함께 하려는 목적은, 카이그라미온 님이 내린 저주의 늪에서 당신을 구해 드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을 믿을 수 없었지만, 일단 더 이상 물어야 얻 을 수 있는 것은 없을 듯 싶었기에 어깨를 움켜쥐었던 손을 놓으며 몸 을 돌렸다. "저는 카이그라미온이라는 신을 모릅니다. 그러니, 그가 내렸다는 저 주도 믿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설사 그런 일이 있다 하더라도, 저는 당신에게 도움을 받을 수 없습니다. 제가 당신에게 대가로 드릴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으나 오래지 않 아 다시 세이피나에 의해 걸음이 막혔다. "저는 대가 같은 것을 원하기 때문에 이러한 일을 하려는 것이 아닙 니다. 저의 목적은 단지 카이그라미온 님의 명령을 충실히 행하는 것 뿐입니다. 그분께서 저주를 당신에게 내리셨고, 이제 지금은 그분께서 당신이 바른 길로 나아가기를 원하십니다. 전 그분의 뜻에 따라 움직 이는 종일 뿐으로 개인적인 목적은 없습니다." 그녀의 이 말에 란테르트는 더더욱 혼란에 빠졌다. 대가를 원치 않는 다니.... 곧바로 세이피나가 입을 열었다. "당신은 다만 제게 동행할 것을 허락하기만 하시면 됩니다." 그제서야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뭐, 말린다고 따라오 지 않을 것 같지도 않았고.... 특히, 점보는 실력이 상당한 듯 하니, 종종 어디로 향해야 할지 종잡을 수 없을 때 꽤 도움이 될 듯 하였다. 가까운 예로, 당장 찾고 있는 파소 가의 에르테일을 어디가야 찾을 수 있는지 조차 모르지 않은가? 란테르트가 허락을 하자, 세이피나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제 앞에 무릎을 꿇어 주십시오. 카이그라미온 님의 축복을 내려 드리겠습니다." 란테르트는 어차피 그녀의 필요성을 인정해 동료로 맞아들인 이상 그 녀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두 무릎을 꿇는 것이 무슨 큰 손해도 아니 니 말이다. 만약 테미시아 등의 다른 신에게 일말이라도 공경하는 마 음을 품고 있다면, 이렇게 알 수 없는 종교의 신에게 무릎을 꿇는 것 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나, 적어도 란테르트는 아니었다. 세이피나는 란테르트가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자 그의 머리 위에 손 을 올려놓으며 무어라 입속으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란테르트로서는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이기에 잠자코 앉아 있었고, 오래지 않아 세이피나의 이 의식은 모두 끝났다. "이로서 저와 당신은 온전한 동료로써 카이그라미온 님의 축복을 받 았습니다. 이제 일어나셔도 좋습니다."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뭐 축복을 받았는지 않았는지, 당장으로써는 알 수 없었고, 그다지 관심도 없었다. 세이피 나의 동행을 허락한 것은 어디까지나 그녀의 예지능력을 높이 샀기 때 문이었다. 저주 따위는 애당초 믿지 않았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묵묵히 고개를 끄덕여 알았다는 표시를 했 고, 이내 동편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세이피나 역시 란테르트의 반응에는 그다지 크게 신경 쓰지 않은 채 그의 뒤를 쫓았다. 마치.... 그녀 역시 저주 따위는 믿지 않는 듯 보였다. ---------------------------------------------------------------- 쿠하하~~~ 세이피나.... 드디어 2부 파티가 다모였다~~~--;; 란테르트, 세이피나.... 원래 이지점이 중간 쯤인데...--;; 그럼, 2부는 200화인건가?--;; 시, 심하다....--;;; 왜 이렇게 내용이 지리지리 늘어나는 거지?--;;; 그렇게 이벤트가 많지도 않은데... 후악... 이렇게 되면,... 이벤트 과감삭제~~~, 라고는 하지만.... 15화짜리 이벤트가 하나 기다리고 있는데...--;;; 이거 삭제하면, 내용이 엉망진창~--;; 역시 앞부분이 너무 길었다.... 암튼, 세이피나는.... 누군지 뻔합니다. 전 이상하게, 정체를 숨긴채 오래오래 끄는걸 잘 못하겠더군요.^^ 무슨 암투 같은것도.... 비밀스럽게 무슨 일을 진행하고 등등.... 아니, 못한다기 보다는 하기 싫다고나 할까요? 뒤에 숨어서 거대한 음모로 무어를 한다~~~ 따위의 스토리는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어서.... 단, 신이 그런 일을 하는것은 약간 용서가 됩니다. 어짜피 인간 따위는, 신들의 장난감~~~이니까요.^^ 장난감을 툭툭 차던, 발로 밟던, 니들 맘대로자나요.^^ 카이그라미온.... 어째서... 조안메르그스타님이 생각나는걸까??--;;; 마르티나짱의 조안메르그스타~~~~ ^^ 흐음...^^ 바보수룡 아그라가~~^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49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94 올린이:광황 (신충 ) 99/01/02 23:34 읽음:2739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란테르트가 천천히 다가가자 그곳에 모여있던 사람들이 슬금슬금 자 리를 피했다. 냉막한 눈매에, 뺨에 나있는 가느다란 붉은 상처가 결코 쾌한 느낌은 주지 못했다. 검사라는 존재는 일단 피하는 편이 좋다. 란테르트는 그런 식으로 피하는 사람들에게는 눈길 하나 주지 않은 채 그 푸른 머리칼의 여자에게 다가갔다. 목에 사제건을 두르고 있는 것을 보니, 어느 신전의 사제인 모양이었다. 사제들은 종종 이렇게 마 을을 돌아다니며 점술사 일을 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자신 의 신전을 선전하고, 또한 여행경비를 마련했다. 소매도 품도 넉넉한 하늘색과 흰색이 교차된 옷을 입고 있는 그 여자는 란테르트가 다가오 자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무덤덤한 표정에 냉막한 눈동자였 다. 란테르트와 함께 세워놓으니 흡사 남매 같았다. 특히 표정에 있어 서는 누가 더 무표정한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점을 보던 사람도 어디론가 피해 버렸고, 란테르트는 빈 의자를 당겨 자리에 앉았다. 푸른 머리칼의 점술사가 물었다. "무엇에 관해 알고 싶으십니까?"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가 대답했다. "미래.... 입니다. 제가하고 있는 일의 가능성과.... 그것을 이루는 방법에 대해...." 그의 대답에 푸른 머리칼의 여자는 바닥에 놓여있던 30장 남짓의 카 드를 모아 섞었다. 가느다란 손가락의 색은 투명한 흰색을 띄고 있었 는데, 도저히 유랑 점술사로는 보이지 않았다. 차라리, 어디 왕가의 혈통을 이어받은 아가씨라고 하는 편이 더 신빙성이 있을 듯한 고운 손이었다. 여자는 카드를 모두 섞자 그것을 셋으로 나누어 놓았다. 그리고는 첫 번째 무리에 있는 카드를 뒷면을 위로하여 탁자의 가장 위쪽, 란테르 트가 있는 바로 앞에 가로로 놓았고, 뒤이어 중간에 있는 무리의 카드 가장 위쪽에 있는 것을 뒤집어 그 위에 올려놓았다. 이런 식으로 몇 장의 카드를 뒤집고, 또 뒤집지 않으며 탁자 위에 배 열했고, 이내 무언가 있을 것 같은 배열로 카드가 놓였다. 막 마지막 카드를 올려놓은 순간.... 그 푸른 머리칼의 여자는 눈썹 을 꿈틀 거렸다. 무언가 이상하다는 눈치였다. "....이런.... 배열이...." 나지막이 이렇게 중얼거리는 여자를 향해 란테르트가 물었다. "이야기 해 주시겠습니까? 저의 점괘를...." 란테르트의 물음에도 불구하고, 그 청백색 머리칼의 여자는 입을 열 지 않았다. "어째서.... 알 수 없다는 점괘가 나온 것이지...." 여자는 다시 한 번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이내 고개를 흔들며 다시 카드를 섞었다. 원래 다시 한 번 카드를 섞어 나오는 점괘는 무시하는 것이었으나,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란테르트는 그저 잠자코 바라만 보 고 있었다. 한참동안 손을 놀리던 푸른 머리칼의 여자는 이내 다시 아까와 같은 배열을 만들어 냈고, 이번에는 놀라 입까지 조금 벌어졌다. 란테르트 가 언뜻 보니, 조금전과 카드의 배열이 비슷비슷해 보였다. 청백색 머리칼의 여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 저으며 다시 카드를 모 았다. 한 번 더 해보려는 모양이었다. 란테르트는 원래 점이라는 것이 이렇게 보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잠자코 바라만 보았으나, 푸른 머 리칼의 여자는 이 괴상한 결과 덕분에, 이마에 땀까지 고였다. 다시 카드를 배열했고.... 그 결과는 같았다. 여자는 한참동안이나 망연히 카드의 배치를 바라보다가 다시 카드를 모았다. 또 한 번 해 보려는 모양이었고, 란테르트는 순간 무언가 이 상하다고 느끼며 그대로 몸을 일으켰다. "그만 두기로 하겠습니다." 란테르트가 몸을 일으킴에 여자도 따라 벌떡 몸을 일으켰다. 표정은 무언가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그것이었고, 말투는 그녀답지 않게 조금 동요해 떨리는 목소리를 내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하도 기이해 그렇습니다. 제가 점을 보아온 이래로, 세 번이나 연속으로 같은 점괘가 나온 것은 처음입니 다." 그제서야 란테르트는 몸을 돌려 다시 자리에 앉았고, 여자 또한 자리 에 앉았다. "그럼.... 해석을 해 드리겠습니다. 당신의 미래는, 간단히 말해 알 수 없습니다. 당신이 바라고자 하는 일이 이루어질지 그렇지 않을 지 에 대하여.... 저의 카드는 판단을 유보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루 는 방법에 대해서도.... 단지 남쪽이라는 점괘만이 나왔을 뿐입니다."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음, 하는 신음을 냈다. 알 수 없다라.... 그 래도 불가능하다라는 점괘는 나오지 않은걸 보니, 가능성이 있기는 한 모양이었다. "남쪽 이라니요? 마곡을 말하는 것입니까?" 란테르트는 이렇게 되물었고, 그 푸른 머리칼의 여자는 란테르트의 물음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전혀 알 수 없습니다. 남쪽이라는 것이.... 정말 해가 정오에 머무 르는 방향을 이야기하는 것인지도 확실치 않고...."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적지 않게 실망했다. 세상에 무슨 이런 엉터 리 같은 점이 다 있는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복채를 지불하지 않 을 수는 없었고, 란테르트는 가죽 주머니에서 은화 하나를 꺼내 내려 놓았다. 100하르면 상당히 큰돈이다. 그 파란 머리칼의 여자는 조용히 돈을 받아들었다. 이어, 란테르트가 몸을 일으켰고, 그 푸른 머리칼의 여자도 몸을 일으켰다. "잠시만요...." 란테르트는 또 무슨 일로 부르냐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 고, 푸른 머리칼의 여자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점괘에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녀의 이 말에 란테르트는 잠자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 점괘에 의하면.... 당신에게는 제가 모시는 카이그라미온 님의 저주가 쓰여져 있습니다." 란테르트는 여기까지 듣는 순간 다시 몸을 돌렸다. 뻔한 수작이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고는 부적을 강매한다거나, 성스러운 뭐니 하면 서 마법장신구를 비싼 값으로 판매한다. 비록 점은 본적이 없었으나, 이런 비슷한말을 하는 성직자는 수도 없이 만나본 란테르트였다. 게다가 카이그라미온이라니.... 막 지어낸 듯한 냄새가 짙게 풍기는 이름이었다. 란테르트는 적지 않은 신화에 관한 책들을 읽어보았지만, 이런 이름의 신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더 이상 이 여자를 상대할 이유가 없는 란테르트는 그대로 떠나려 했으나, 파란 머리칼의 여자는 걸음을 재빨리 놀려 란테르트의 앞에 섰다. "저의 말을 무시할 경우 결코 당신은 당신이 이루려는 바를 이룰 수 없습니다."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않 그래도 그다지 마 음이 편치 않은 자신에게 불길한 소리를 하는 이 여자가 기분 좋게 느 껴질 리가 없었다. 란테르트는 이런 생각을 하며 짐짓 여자를 무시한 채 앞으로 걸어갔고, 여자는 줄기차게 그의 뒤를 쫓았다. 란테르트는 그냥 걸음을 조금 더 빨리 하여 여자를 떨어뜨리려 했으나, 다리에 힘 을 가해도 여자는 계속해 란테르트의 뒤를 따라왔다. 그러한 쫓고 쫓 기는(?) 형세는 마을 밖을 벗어나자마자 몸을 돌린 란테르트에 의해 끝이 났다. 란테르트는 천천히 손을 검으로 가져갔다. 더 이상 자신을 방해할 경 우에는.... 이런 생각을 하며 란테르트는 그 파란 머리칼의 여자를 다시 한 번 바라보았다. 생각해 보니 꽤나 겁이 없는 여자였다. 가드가 있고 많은 사람들이 있는 마을 안에서 이렇게 란테르트에게 끈덕지게 따라 붙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한 일일지 모르지만, 마을 밖에서는 아니었다. 일 검에 베어 버려도 무어라 할 사람조차 거의 없었다. 그런데도 여자는 조금도 겁먹지 않은, 아니 오히려 자신감으로 약간 도도한 눈매를 한 채 란테르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키는 중키 정도로 란테르트의 눈 높이쯤 되었는데, 당당한 태도 덕인 지, 호리한 몸매 덕인지 보통의 여자들보다 조금 커 보였다. 물론, 란 테르트의 눈썹을 훨씬 넘어선 아르트레스보다는 분명 작았지만. 그때 여자가 입을 열었다. "절 믿지 못하겠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다면, 제가 몇 가지 당신에 관한 것을 이야기하겠습니다. 맞춘다면, 저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주 십시오." 란테르트는 대꾸치 않았고, 여자는 아랑곳 않은 채 입을 열었다. "란테르트님.... 이시군요. 당신의 이름은 란테르트이며.... 성은 루 렌드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꺼낸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순간 움찔 했다. 하지 만, 잠시 더 생각해 보니, 알아내는 것이 그다지 힘들지는 않을 듯 싶 었다. 어찌되었건, 크림슨 아이즈는 상당히 유명한 편이니 말이다. 그녀는 란테르트가 아무말 하지 않자 다시 입을 열었다. "어둠에 속한 존재와, 빛에 속한 존재 그 둘 모두와 친분이 있으 며.... 지금 당신이 하고자 하는 일은 어둠과 관련 있는 일입니다." 어둠.... 이것은 분명 이카르트와 트레시아 등을 이야기하는 것일 테 고.... 빛의 존재란.... 란테르트는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모라이티나, 그녀를 지칭하는 듯 했다. 엘 프.... 빛에 속한 존재이다. 란테르트는 여기쯤 이야기했을 때, 이 눈앞에 있는 여자가 아주 엉터 리는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원래 이런 쪽 일을 하는 사람들은 말을 아주 교묘하게 돌려 말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 다. 꼭 어둠이라고 해서, 그것이 마족을 지칭한다는 법은 없는 것이 다. 아직도 란테르트에게서 말이 업자 여자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두번의 커다란 슬픔.... 당신에게서는 이것 역시 느껴지는 군요.... 두명의 소중한 존재를 잃고...." 여기까지 말했을 때, 란테르트는 돌연 표정을 살짝 일그러뜨리며 입 을 열었다. "그만 하십시오.... 당신의 말을 믿기로 하겠습니다." 듣고 싶지 않았다. 란테르트는 이 눈앞의 기분 나쁜 여자에게서 더 이상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 그러한 이 야기를 하면서 까지 얼굴에 동정의 빛 하나 띄지 않는지.... 란테르트 는 그 여자가 볼수록 신기했다. 란테르트의 대답에, 파란 머리칼의 여자는 낯빛을 조금 더 진지하게 고치며 입을 열었다. "당신은 카이그라미온 님의 저주가 씌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저 주를 풀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저뿐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 이 이야기는.... 극히 전형적인 신관 사기꾼들의 사기 패턴을 그대로 닮아있었다. 란테르트는 이 눈앞의 여자를 종잡을 수 없었다. 자신에 대한 것은 그렇게 까지 정확히 이야기하면서, 아직도 카이 뭐인지 하는 물건의 이름을 들먹이다니.... 예지력은 가지고 있되, 순전 그것을 돈을 버는 목적에만 사용하는 그런 종류의 인간인지.... 아니면 정말로 그런 신 이 있다고 믿는 것인지.... 란테르트에게서 아무런 말도 없자 여자는 계속해 입을 열었다. "이 저주를 푸는 법은 굉장히 오랜 시일이 걸리며, 또한 많은 노력이 필요로 합니다. 당신과 동행하여 당신의 그 저주를 풀어 드렸으면 하 는 것이, 제가 이렇게 당신을 따라온 이유입니다."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곧바로 말했다. "필요 없습니다...." 란테르트의 대답에 그 맑은 파란 머리칼의 여자는 잠시동안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당신이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헤매이기만 하며 일을 이루지 못한 것 도, 모두 다 카이그라미온 님의 저주 때문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분의 저주 하에서 당신은 오랜 세월을 옳지 못한 판단들의 늪에서 헤어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결코 허투루 하는 말이 아닙니 다." 란테르트는 그녀가 여기까지 말했을 쯤, 돌연 두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흥분으로 한 행동이기에, 손아귀에는 꽤 큰 힘이 들어갔고, 여자는 아픈지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당신.... 도대체 정체가 무엇입니까?" 란테르트의 이러한 난폭한 행동에도 여자는 별다른 표정변화 없이 입 을 열었다. 물론, 어깨의 통증에서 오는 약간의 변화는 어쩔 수 없었 으나, 일단 심적 동요는 없어 보였다. 한마디로, 란테르트를 전혀 두 려워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카이그라미온 님의 충실한 종.... 세이피나라고 합니다." 란테르트는 얼핏 들은 듯 한 이 세이피나라는 이름을 잠시 어디서 들 었는지 생각해 보았으나 누구인지 떠올리지는 못하였다. "도대체 목적이 무엇입니까? 어째서 저에게 접근하신 겁니까?" 란테르트는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을 약간 더하며 외치듯 물었으나, 여 전 여자는 차분히 답했다. "접근은.... 제가 아니라 당신 쪽에서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리고.... 제가 당신과 함께 하려는 목적은, 카이그라미온 님이 내린 저주의 늪에서 당신을 구해 드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을 믿을 수 없었지만, 일단 더 이상 물어야 얻 을 수 있는 것은 없을 듯 싶었기에 어깨를 움켜쥐었던 손을 놓으며 몸 을 돌렸다. "저는 카이그라미온이라는 신을 모릅니다. 그러니, 그가 내렸다는 저 주도 믿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설사 그런 일이 있다 하더라도, 저는 당신에게 도움을 받을 수 없습니다. 제가 당신에게 대가로 드릴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으나 오래지 않 아 다시 세이피나에 의해 걸음이 막혔다. "저는 대가 같은 것을 원하기 때문에 이러한 일을 하려는 것이 아닙 니다. 저의 목적은 단지 카이그라미온 님의 명령을 충실히 행하는 것 뿐입니다. 그분께서 저주를 당신에게 내리셨고, 이제 지금은 그분께서 당신이 바른 길로 나아가기를 원하십니다. 전 그분의 뜻에 따라 움직 이는 종일 뿐으로 개인적인 목적은 없습니다." 그녀의 이 말에 란테르트는 더더욱 혼란에 빠졌다. 대가를 원치 않는 다니.... 곧바로 세이피나가 입을 열었다. "당신은 다만 제게 동행할 것을 허락하기만 하시면 됩니다." 그제서야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뭐, 말린다고 따라오 지 않을 것 같지도 않았고.... 특히, 점보는 실력이 상당한 듯 하니, 종종 어디로 향해야 할지 종잡을 수 없을 때 꽤 도움이 될 듯 하였다. 가까운 예로, 당장 찾고 있는 파소 가의 에르테일을 어디가야 찾을 수 있는지 조차 모르지 않은가? 란테르트가 허락을 하자, 세이피나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제 앞에 무릎을 꿇어 주십시오. 카이그라미온 님의 축복을 내려 드리겠습니다." 란테르트는 어차피 그녀의 필요성을 인정해 동료로 맞아들인 이상 그 녀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두 무릎을 꿇는 것이 무슨 큰 손해도 아니 니 말이다. 만약 테미시아 등의 다른 신에게 일말이라도 공경하는 마 음을 품고 있다면, 이렇게 알 수 없는 종교의 신에게 무릎을 꿇는 것 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나, 적어도 란테르트는 아니었다. 세이피나는 란테르트가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자 그의 머리 위에 손 을 올려놓으며 무어라 입속으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란테르트로서는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이기에 잠자코 앉아 있었고, 오래지 않아 세이피나의 이 의식은 모두 끝났다. "이로서 저와 당신은 온전한 동료로써 카이그라미온 님의 축복을 받 았습니다. 이제 일어나셔도 좋습니다."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뭐 축복을 받았는지 않았는지, 당장으로써는 알 수 없었고, 그다지 관심도 없었다. 세이피 나의 동행을 허락한 것은 어디까지나 그녀의 예지능력을 높이 샀기 때 문이었다. 저주 따위는 애당초 믿지 않았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묵묵히 고개를 끄덕여 알았다는 표시를 했 고, 이내 동편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세이피나 역시 란테르트의 반응에는 그다지 크게 신경 쓰지 않은 채 그의 뒤를 쫓았다. 마치.... 그녀 역시 저주 따위는 믿지 않는 듯 보였다. ---------------------------------------------------------------- 쿠하하~~~ 세이피나.... 드디어 2부 파티가 다모였다~~~--;; 란테르트, 세이피나.... 원래 이지점이 중간 쯤인데...--;; 그럼, 2부는 200화인건가?--;; 시, 심하다....--;;; 왜 이렇게 내용이 지리지리 늘어나는 거지?--;;; 그렇게 이벤트가 많지도 않은데... 후악... 이렇게 되면,... 이벤트 과감삭제~~~, 라고는 하지만.... 15화짜리 이벤트가 하나 기다리고 있는데...--;;; 이거 삭제하면, 내용이 엉망진창~--;; 역시 앞부분이 너무 길었다.... 암튼, 세이피나는.... 누군지 뻔합니다. 전 이상하게, 정체를 숨긴채 오래오래 끄는걸 잘 못하겠더군요.^^ 무슨 암투 같은것도.... 비밀스럽게 무슨 일을 진행하고 등등.... 아니, 못한다기 보다는 하기 싫다고나 할까요? 뒤에 숨어서 거대한 음모로 무어를 한다~~~ 따위의 스토리는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어서.... 단, 신이 그런 일을 하는것은 약간 용서가 됩니다. 어짜피 인간 따위는, 신들의 장난감~~~이니까요.^^ 장난감을 툭툭 차던, 발로 밟던, 니들 맘대로자나요.^^ 카이그라미온.... 어째서... 조안메르그스타님이 생각나는걸까??--;;; 마르티나짱의 조안메르그스타~~~~ ^^ 흐음...^^ 바보수룡 아그라가~~^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604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95 올린이:광황 (신충 ) 99/01/04 00:51 읽음:2772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17. 세이피나의 정체??? 피치토마을에서 노마티아-에노사 해협의 에노사측 항구인 세호항까지 는, 에노사다운 넓고 평탄한 평야가 그저 펼쳐져만 있었다. 두 지점 사이의 거리는 거의 200휴하쯤 되었는데, 란테르트는 이 거리를 걸어 이동하면서 도대체 자신과 함께 하고 있는 여자의 정체가 무엇인지 굉 장한 궁금증을 느끼고 있었다. 비단, 그녀의 놀라운 예지능력 때문만 은 아니었다. 세이피나의 몸매는 보통의 여자들보다 약간 마른 편으로 아무리 보아 도 체력이 뛰어나 보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이 200휴하라는 거리를 7일만에 걸어 움직였다. 란테르트는 평소 하루에 50휴하 정도 혹은 그 이상을 걸었는데, 아무래도 상대가 여자이고 하니 걸음걸이 속도를 많이 늦췄었다. 그렇지만, 그런 그의 걱정이 기우였다는 것은 단 하루만에 밝혀졌고, 지금은 거의 하루에 30휴하 정도의 거리를 걷 고 있었다. 9시간 정도의 강행군이었다. 10월도 중순에 접어든 이 날, 이 두 사람은 세호항 서쪽 1휴하쯤 떨 어진 곳을 걷고 있었다. 눈앞에는 세호항구가 그 활달한 모습을 드러 내 보이고 있었는데, 이 항구는 규모 말고는 별다른 특징이 없는 그런 곳이었다. 짠 내가 두 사람의 코를 자극했다. 이 7일 동안, 란테르트는 이 세이피나라는 아가씨에 대해 알게 된 점 이 단 한가지도 없었다. 겉보기로는 20세쯤으로 보였으나, 행동거지는 조그마한 틈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섬세했고, 또 조심스러웠다. 매우 조용한 아가씨로, 먼저 말을 걸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처음 만났 을 때 어떻게 그렇게 많은 말을 해 자신을 설득했는지 이해하기가 힘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말하기를 꺼려하거나 해 보이지는 않았 다. 게다가 보통의 유랑 신관과는 달리 움직임 하나 하나에 기품이라는 것이 스며 있었다. 신관이라는 것은 무엇을 감추기 위한 허울 같았고, 오히려 무슨 귀족 집의 큰아가씨쯤 되는 듯 보였다. 어깨 위의 새 역시, 그녀의 그런 신비로움을 한층 더 짙게 해 주었는 데, 신기한 것이 아무런 물리적 속박이 없음에도 날아 달아나거나 하 지 않는 점이었다. 종종, 혹은 쫑쫑 하는 귀여운 울음소리를 내는 이 새는 란테르트로서는 처음 보는 종류의 것이었다. 물론, 평소에 새들 을 눈여겨봐 두거나 한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꼬리가 몸길이 만한 파란색의 새를 본 적이 없다는 것은 단언할 수 있었다. 란테르트는 이 아가씨가 인간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심치 않았 다. 물론, 자신과 같이 특별한 종류의 인간 일수도 있었으나, 그럴 가 능성은 그녀가 인간이 아닐 가능성보다 훨씬 희박했다. 엘프 같지는 않았다. 일단 귀가 길지 않았다. 모라이티나의 헤어밴드 나, 키나의 티아라 같은 귀를 감추는 장신구를 착용하지 않는 것은 물 론이거니와 긴 연청색 생머리 사이로 살짝살짝 드러나는 귀의 모습은 인간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렇다면, 란테르트가 알고 있는 한에서 인간의 모습을 할 수 있는 인간이 아닌 존재는 마족과 정령, 신족, 드래곤족뿐이었다. 하지만, 드래곤족이나 신족은 그 실존여부조차 확실치 않으니 일단 생각지 않 기로 했다. 마족과 정령.... 란테르트는 이 아가씨가 이 둘중 어디에 속하는지 알 수 없었다. 세 이피나는 기척을 완전히 감추어 느낌만으로는 보통 인간일 뿐이었고, 란테르트는 다만 이런 저런 조건만을 살펴 그녀의 정체를 추측해 낼 수밖에 없었다. 일단 지금의 마음은 혹시 정령이 아닐까 하는 것으로 기울어져 있었 다. 마족이라면 자신을 도울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편 으로 생각해보면 마족 같기도 했다. 마족은 자신을 도울 이유가 없었 지만.... 이카르트라면.... 정령이라면, 머리칼의 색을 보아 수정령 계통이나 뇌령일 가능성이 높았다. 둘 모두 머리칼의 색이 파란색을 띄는 종류의 정령이다. 그리 고 마족이라면.... 아마도 이카르트가 보낸 것이리라.... 란테르트의 추측은 현재 여기까지 이어져 있었으나, 더 이상의 진전 을 보지 못하였다. 사실 가능성은 정령일 쪽이 훨씬 높았다. 나크젤리 온을 죽이겠다고 하는 존재.... 즉 자신을 지원해 그 목적을 이룬다 면.... 정령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이익이 아닌가? 이런 저런 쓸모 없는 생각을 하는 사이 이 두 사람은 세호항에 접어 들었다. 이미 해는 정남을 지나 이제 그림자의 길이를 늘리는 턴이 되었다. 두 사람은 곧바로 항구 안의 식당겸 주점으로 향했고, 이내 자리를 잡 고 음식을 한가지씩 주문했다. "에르테일은 현재 어느 곳에 있습니까?" 란테르트는 그녀를 만난지 7일 만인 오늘 다시 한차례 이것을 물었 다. 그 전에 물었을 때는 노마티아의 게미아 산맥 동편에 은거하고 있 다는 대답을 들었었는데, 혹시 그 사이 다른 곳으로 옮겨갔을 가능성 이 있기에 이렇게 물은 것이다. "아직도 그곳에 있습니다." 세이피나는 얼굴에 표정하나 바뀌지 않은 채 담담한 목소리로 이렇게 답했다. 그녀의 표정은 언제나와 같았다. 이른 새벽 엷은 안개가 살짝 덮인 호수면의 모습이랄까? 그러한 신비로움과 고요함, 적막함 따위를 함께 갖추고 있었다. 종종 엷은 분홍색의 입술을 달싹여 이야기를 할 때에도, 그녀는 동요하는 법이 없었다. 그녀에게서 나는 소리는 입을 통해서 보다는 어깨 위에 있는 새를 통해서가 더 많았다. 새는 그녀와 대조적으로 꽤 수다스러운 편이었는데, 무엇 때문에 계속해 울어대는 지는 알 수 없었다. 주점 안의 뭇 남성들중 절반 정도는 이 푸른 머리칼의 아가씨를 흘끔 흘끔 바라보고 있었다. 뭐, 충분히 납득할 만한 일이었다. 비단 아름 다울 뿐만 아니라, 알 수 없는 탈속적 신비감까지 함께 가지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지 않는 쪽이 남자로써 문제가 있는 것이다. 란테르트조 차도 이 정도로 아름다운 아가씨는 거의 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기껏 해야, 에라브레나 트레시아 정도가 그녀와 비견할 만할 것이다. 셋 모 두가 느낌이 완전히 다른 여자들이어서 비교할 수는 없었지만.... 각각 질문과 답변을 한차례씩 나눈 후, 란테르트도, 세이피나도 입을 다물었다. 그러는 사이 음식이 나왔고, 이내 둘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한 손동작을 몇 차례 했다. 호기심.... 아무리 란테르트라 하더라도 이러한 감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 다. 다만, 극도로 억제해 입 밖으로 내지 않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 날은 왠지 이 눈앞의 여자에 대해 조금 더 많은 것이 알고 싶었다. 물 론, 대화를 통해서는 전혀 알 수 있는 바가 없을 터였으나 그래도.... "카이.... 그라미온이라는 신.... 처음 들어봅니다." 때늦은 점심을 거의 마칠 무렵, 란테르트는 이렇게 물었고, 그의 이 물음에 세이피나는 담박한 푸른 눈동자를 들어 란테르트를 바라보았 다. "그분은 전 세계의 창조주이시며 테미시아 님의 아버지이십니다. 세 계의 시작이며, 또다시 끝이십니다. 혼돈과 허무, 존재와 부재, 유와 무 모든 것을 관장하고 계십니다." 그녀의 이러한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다. 믿는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그럴 듯 하다는 의미에서 였다. 어찌되었건, 란테 르트 그가 살아온 세상에서는, 주신 테미시아 이하로 여러 신들이 각 각의 부분을 맡아 조화를 이루고 있는 다라는 것을 믿고 있었고, 란테 르트 역시 이러한 배경 속에 속한 존재였다. 아무리 그가 이단이니 어 쩌니 해도, 이러한 기저사상만은 깨뜨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한 분이라면.... 그분의 신전은 어디 있습니까? 전 한차례도 들 어본 적이 없습니다." 란테르트가 다시 한차례 물었고, 세이피나는 예의 그 담박한 표정으 로 계속해 입을 열었다. 안면 근육 전체가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상태 에서 입술만이 달싹이는 모습이란.... 완벽히 인형이었다. "그분은 머무르지 않으십니다." 란테르트가 다시 물었다. "세이피나가 본명이십니까?" "존재에게 본명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존재란 원래부터 그 모양 으로 존재할 뿐.... 이름이라는 것은 존재가 다른 존재와 만나기 시작 하며, 각각의 존재에 붙이기 시작한 기호일 뿐입니다. 저의 본명은 저 자신입니다." 란테르트의 별 것 아닌 물음에 대한 세이피나의 대답은 약간 독특한 것이었기에, 란테르트는 잠시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란테르트는 이쯤해서 더 이상 말을 빙빙 돌리는 것을 그만둔 채 단도 직입적으로 물었다. "인간이 아닌 듯 보입니다만.... 정령이십니까?" 란테르트의 말에 세이피나는 여전 무덤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왜 인간이 아니라 생각하시는지요?" 세이피나는 오히려 이렇게 되물었고,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천천 히 입을 열어 대꾸했다. "단지 느낌입니다. 게다가.... 체력 역시 인간과는 비교할 수 없 고...." 란테르트의 이 말에 세이피나가 물었다. "당신은 인간이십니까?"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고, 세이피나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저도 인간입니다." 란테르트는 이제 더 이상 그녀에게 물을 말이 없었다. 전과 같은 조용한 분위기에서 나머지 식사를 마저 한 이 두 사람은 배편을 구하기 위해 부둣가로 나아갔다. 항구라는 곳은,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전쟁 중에는 군수물자 및 병 사들의 수송으로, 그리고 평화시에는 여러 무역들로.... 전쟁으로 파 괴된다 하더라도, 가장 먼저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어 복구되는 곳 이 이 항구이기에, 항구가 파괴되어 황폐해 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모는 대륙이 바다를 격한 채 서 있기 때문이었다. 현재, 위다, 소피카, 노마티아, 에노사, 마곡, 이 다섯 나라는 각자 가 각자에게 선전포고를 한 상태였으나, 현재 전쟁중인 나라는 노마티 아와 위다 이 두나라 뿐이었다. 바다를 격했다는 특이한 상황 덕분에,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의 원정은 몹시 조심스러웠다. 이 당시의 전쟁 유형은 상당히 독특한 편이었다. 일단 해전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일곱 대륙을 통틀어 해전이 일어 난 역사는 근 200년 안에 10회 이내였다. 그 이유는 마법이라는 강력 한 함포(?) 때문이었는데, 어느 쪽이던, 중급 이상의 마법에 배가 직 격당하면 배는 침몰해 버린다. 수많은 물자와 사람을 한순간에 잃게 되는 것이다. 만약 둘중 한쪽만 마법사를 데리고 있다면, 해전은 실로 싱겁게 마법 사가 있는 쪽에 승리를 선포한 채 끝나 버릴 것이다. 하지만, 마법사 는 양쪽 모두 데리고 있고, 한차례씩 마법을 서로에게 쏘아 보내고 나 면 싸움은 끝이 나버린다. 지키는 쪽도, 공격하는 쪽도 거의 전멸로 나아간다는 말이다. 그러니 누가 해전을 하겠는가? 하지만, 꼭 이유가 이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마법이 없었던 휴메시아 시대 때도 함대 전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었다. 게다가 선박 제작기술 도 비약적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요즘의 배들은 어지간한 마법 한두 방에 꿈적도 하지 않는다. 배 곳곳에 대 마법 결계를 쳐놓기도 하는 등으로도 마법은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 ------------------------------------------------------------------ 어헉.... 큰일이다.... --;;; 비축분이 줄어만 간다.... 생산라인에 차질이.... 왜 이렇게 바쁜지....--;;; 현 비축분.... 8.... 3일내로 지금 쓰고 있는 화일 완성 못하면... 부도다....--;;; 이런 이유로, 1화씩 올립니다.^^ 빨리빨리 써서 다시 방학 연재속도인 일일 2화 체제로 복귀하겠습니다.^^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740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96 올린이:광황 (신충 ) 99/01/05 00:06 읽음:2838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해전이 일어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모든 대륙 사이의 바다가 몹시 좁기 때문이었다. 가까운 곳은, 배가 한쪽 대륙의 항구를 떠난 지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 다른 대륙에 도착하기도 했다. 그러니, 미리 알고 바다에서 맞아 싸우고 할 겨를이 없는 것이다. 이러하니 전략상으로도 전술상으로도 커다란 이점이 없는 이러한 해전이 일어날 이유는 없었 다. 그러다 보니, 공격은 오직 다른 대륙으로 상륙하여 그곳에서 새로 진 을 짜고 진지를 구축해 공격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졌으며, 방어는 이런 이들을 막아내는 것을 중심으로 이루어 졌다. 공격하는 쪽이 심히 불 리한 것이다. 형태는 전면전이 아닌 제한전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러한 지형은 이 일곱 대륙 안에서의 전쟁을 활성화시키기도, 또 억 제시키기도 하였다. 그냥 땅으로 국경을 접해 있는 것 보다 전쟁이 격 렬해 지기는 힘들었으나, 일곱 대륙 사이의 세력 균형비가 깨어지기가 힘들어 전쟁이 끝나는 것을 방해하기도 했다는 말이다. 이러한 것들이 바로 일곱 대륙 안의 독특한 전쟁양상의 원인들이다. 지금은 15년이나 전쟁을 끌어온 덕에 조금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있다. 부둣가는, 활기찼고 또 번잡했다. 수많은 장한 들이 어깨에 커다란 짐들을 짊어지고 터덜터덜 걸음을 옮겨 배에 오른다. 저쪽에서는 거중 기를 이용해 거대한 짐들을 들어올리기도 한다. 한쪽에 거적때기 하나 만을 펼쳐놓고 물건들을 파는 노점들도 눈에 띄고, 다시 한쪽에는 선 원들의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존재하는 요리점들이 눈에 띈다. 이곳에 모여있는 사람들은 크게 세 가지쯤으로 분류가 가능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일꾼들로, 선원, 그리고 장사꾼들 등 생업을 위해 항 구에서 일하는 존재들이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그들의 옷은 꽤죄 죄 했고,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가득했다. 그리고, 다른 부류는 이들 과는 완전히 다른 계층에 속한 사람들로, 여행, 혹은 관광을 위해 항 구에 들리는 사람들이었다. 옷차림은 천차만별이었으나, 깔끔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고, 표정은 몹시 밝았다. 노동자들의 길을 가로 막아 그들의 동선을 늘인 것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부둣가에 서서 는 바다를 향해 두 나래를 활짝 편다. 즐거운 모양이다. 마지막의 부류들은, 이런 위의 두 종류의 사람들 모두와 적대적인 관 계에 있는 사람들로, 좀도둑들이었다. 상점의 물건을 훔치기도, 선원 혹은 여행객들의 주머니를 채 가기도 하는 이들은 재빠른 손놀림과 발 이 두 가지를 주무기로 이곳에서의 생활을 즐긴다. 복잡하면 할수록 그들에게는 유리하다. 아, 다시 살펴보니, 제 4의 무리가 있다. 그 무리의 성원은 겨우 두명으로, 둘 모두 푸른색의 머리칼을 하고 있다. 한 명은 청회색의, 그리고 다른 한명은 청백색의 머리칼인데, 이 둘의 공통점은 이런 떠들썩한 분위기의 항구에서도 표정하나 변하 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란테르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선박 조합으로 향했고, 세이피나는 조용히 그의 뒤를 쫓았다. 란테르트는 지난 7일 동안 길을 걷다가 문득 문득 뒤를 돌아보곤 했 다. 이 존재감 없는 세이피나라는 아가씨가 아직도 그곳에 있는지를 확인해 보기 위해서였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란테르트를 한차례 올려다 볼 뿐이었다. 그것이 그 둘이 서 로를 인식하는 하루중의 행위 전부였다. 지금도, 부둣가의 복잡한 길을 걷다가 고개를 한차례 뒤로 돌렸고, 그곳에는 어깨에 한 마리의 파란 새를 올려놓은 세이피나가 자신을 따 라오고 있었다. 란테르트는 그러려니 하며 다시 앞으로 고개를 돌리 고, 세이피나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은 채 그의 뒤를 쫓는다. 배를 구하는 것은 힘들지 않았다. 돛대 두 개 짜리 범선으로 이름은 켈모니움이었다. 얼음의 신으로, 북쪽 지방인 이곳에서는 상당히 추앙 받고 있는 신이었다. 배는 해질녘에나 세호항을 벗어났다. 두 개의 선실을 얻은 란테르트 와 세이피나는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고, 이미 저녁까지 먹은 이들이 다시 서로의 얼굴을 볼 때는 이제 다음날 아침이나 될 것이다. 란테르트는 언제나 가지고 다니는 세 개의 짐, 망토와 가방, 그리고 검, 이것들을 풀고 또 접어 적당히 정리해 놓고는 좁다란 침대에 몸을 눕혔다. 그리고 세이피나는.... 템플 오브 아르카이제에서의 야경은 그 낮의 풍경 이상으로 아름다웠 다. 쏟아질 듯 하다는 표현은 흔히들 별에 사용되는 것으로.... 아르 카이제가 기거하는 방에서 하늘을 바라보면 이 말의 의미를 머리가 아 닌 가슴으로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 사실, 마계에 별은 없다. 별이 있는 곳은 오직 인간들이 사는 물질계 뿐이다. 지금 하늘에 반짝이는 것은, 마계 전체를 밝히는 '빛'의 동력 원들이다. 차원간의 에너지 준위 차를 이용해 발전하는 그 시설들은 밤에는 휴식을 취하는 '빛'과는 달리 이 어둠 속에서 불을 밝히고 있 다. 이카르트는 지금 자신의 방, 그것도 언제나 자신이 머무르는 기둥 바 로 옆에 누워 있다. 두 다리는 방의 경계 밖으로 내 놓았고, 두 팔을 접어 머리를 받치고 있었다. 상급 마족들은 신에 가까운 존재들로 잠이 필요 없었다. 이렇게 일부 로 밤을 만드는 것은 모두 하급마족을 위해서 였다. 이카르트는 상급 마족이었고, 당연히 잠이 필요 없었으나, 밤이 딱히 성가시거나 하지 는 않았다. 고개를 밖으로 내어 아래를 살펴보아도, 이렇게 몸을 눕혀 하늘을 바라보아도, 반짝이는 수십 개의 조각들이 펼쳐져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기 때문이다. 그때, 이카르트의 곁의 공간이 흔들리며 한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을 보아 분명 이카르트보다 하급의 마족이었다. 이카르트는 누워 있는 상태에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르페오네인가?" "예. 중간 보고를 위해 왔습니다." 이 말에 이카르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았다. 여전 두 다리는 밖 으로 나가 위태위태하기 짝이 없어 보였으나, 높이에 대한 어떠한 느 낌도 없는 그로써는 위태하다는 느낌 같은 것은 없었다. "이야기 해 보거라." 이카르트의 말에 아르페오네는 고개를 한차례 조아린 후 입을 열었 다. "7일전 그분과 만난 이래로, 별다른 일은 없었습니다. 지금 막 노마 티아로 향하는 배 위에 올랐습니다." 이카르트는 그녀의 말에 음, 하는 짧은 신음을 내뱉었고, 이내 이렇 게 물었다. "너와 그와의 관계는?" 이카르트의 이 물음에 아르페오네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란테르트 님은 세이피나라는 존재에 대해 큰 호기심을 느끼고 있으 며, 아직은 경계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저의 존재에 대 한 질문을 던져 오셨습니다." 이카르트가 다시 물었다. "그가 너라는 존재를 눈치 챌 가능성은?" "상당히 높습니다만.... 제가 입을 열지 않는다면 심증만 있을 뿐일 것입니다. 저라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는 들으셨겠지만, 저를 직접 본 적은 없으시니까요." 아르페오네의 이 대답에 이카르트는 고개를 몇 차례 끄덕였고, 이내 다시 물었다. "그리고 그 점괘는.... 어떻게 된 것이지? 왜 그곳에서 그런 실수를 한 것이냐? 아무리 보아도.... 처음에는 어색하고 어설펐다." 그의 물음에 아르페오네는 낯빛을 약간 바꾸었다. "연극이 아니었습니다.... 진짜로.... 나크젤리온 님의 힘을 빌어 점 을 보아 보았습니다.... 신계에 근원을 둔 점이라면.... 세 번째 땅의 일이라면 거의 맞출 수 있는데.... 정말 알 수 없다라는 점괘가 나왔 습니다. 그것도.... 세 차례나 연속으로...." 아르페오네의 이 말에 이카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럴 리가.... 그가.... 아무리 그라고 하지만, 나크젤리온 님에 게...." 사실 점괘는 '불가능하다'가 나왔어야 정상이다. 이카르트도, 아르페 오네도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나크젤리온은 신의 땅에 속한 존재.... 이카르트나 다른 정령들과 비교해서는 곤란하다. 아르페오네가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 "그다지 신경 쓰지 마십시오.... 점괘가 틀린 것일 테니.... 우연이 라는 것은 두려울 정도로 신비로울 때가 있으니까요...." 이카르트는 그녀의 말에 음, 하는 신음을 한차례 내뱉었다. 그후로 잠시동안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깃들었다. 멀리 엘비니움의 야경이 이카르트의 눈에 반사되어 빛을 낸다. 이윽고 이카르트가 몸을 돌려 아르페오네를 바라보았다. 언제나와 같 은 자리에 언제나와 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 자신의 아이이며, 또한 자 신의 피조물을.... 아르페오네는 이카르트가 지신을 향해 돌아앉는 것을 느끼며 약간 긴 장을 풀었다. 이러한 이카르트의 자세의 변화는, 대화의 분위기 변화 도 뜻하는 것이다. "카이그라미온.... 그건 또 뭐하는 신이지?" 이카르트는 돌연 이 이야기를 꺼냈다. 목소리에는 장난기가 약간 섞 여 있었고, 표정 역시 많이 부드러워져 있었다. 아르페오네는 이카르트의 이 이야기에 고개를 조아린 채로 귀를 살짝 붉혔다. 이카르트는 그런 아르페오네의 모습에 살짝 이를 드러내며 미소를 지 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 같구나.... 카이그라미온이라...." 이카르트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아마 어디서들 은 이름인지를 생각해 내려는 모양이었다. 아르페오네는 이러한 상관 의 유희를 방해치 않은 채 잠자코 기다렸다. "아, 맞다.... 네가 어렸을 적에 기르던 팬지의 이름이구나.... 노란 색 꽃잎이었던 것 같은데...." 아르페오네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이카르트는 재미있다는 듯 살짝 웃었다. 후후거리는 웃음이 꽤 듣기 좋았다. "위대하신 카이그라미온 님을 받드는 사제 세이피나라...." 그러더니 돌연 이카르트의 미소가 사그러 들며 시선을 멀리 반짝이는 도시로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매가 점점 침울하게 바뀌어 갔고, 이내 호, 하는 조그마한 한숨과 함께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가.... 그의 그러한 불행이.... 겨우 팬지꽃의 저주였다는 말인 가.... 그렇게나.... 하찮은...." 아르페오네는 이카르트의 말에 대꾸할 적당한 말을 찾지 못했다. 이 카르트가 꺼낸 말 그 자체가....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감상에 젖은 그것이었기에 쓸모 없이 끼여들어 그의 사고를 방해하는 것은 결코 좋 은 일이 아닐 듯 했다. ----------------------------------------------------------------- 후아... 작가대전 시상식~~~ ^^ 참가인원.... 초룡의 경배사마~~~ 뉴블의 카인사마~~~ 다크문의 하데스사마~~~ 라테라이나철도의 레이딘사마~~~ 그리고~~~ 수룡 아그라~~~ 쿠하하~~~ 후아... 술을 한잔 했더니 헤롱헤롱~~~ 음하하~~~ 아그라 가장 먼저 약속장소에 도착.... 아무도 없어 서점에 짱박혀 책보다... 잠시 후 치하철 바닥으로 빠닥빠닥 기어가 카인사마 만나다.... 그리고... 약속시간 10분 후.... "이사람들 왜이렇게 안오는거야????" 라고 둘이서 주절거리고 있다~~~ 그러던 중 레이딘사마 만나다.... 그리고 곧바로 하데스사마와 회견.... 마지막으로 경배사마!!! 5시 30분에 가까운 시간.... 아마도 지난번 정모때 일찍온것이 억울했던 모양이다. 쿠하하... 오락실에서 벗꽃aoi 사마의 버파aoi실력을 잠시 감상.... "한창때에 비한다면, 턱도 없는 실력입니다...." 라고는 했지만... 다른 네명 무참히 밟히다. 아니.... 레이딘님은 참가 않하셨으니... 그리고 곧바로 저녁 먹고 주점으로.... 흔히들 퍼브라고도 하지만.... 정보는 얻지 못했다. 어째서.... 아무도 용이 있는 곳이나, 악마의 소굴을 가르쳐 주지 않는것인가? 하다못해 전설의 검이라도....--;;; 중년들.... 처절한 중년의 멋을 음주와 끽연을 통해 만천하에 고하다~~~ 서양의 검정색 탄산음료에 관한 비화와 역시 서역에서 흘러들어온 흰 연기를 내뿜는 기호식품에 관한 에피소드로 데구르르 구른 이 5중년들은.... 배부를때까지 먹고 마셔댔다. 참고로 아그라는 지금 배불러 죽갔다....--;;; 이래 저래 중얼거리다가... 역시 압권은 매칸더 브이였다. 70년대 출신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고전 애니팬이라는 공통점을 통해.... 주점안이 떠나가라 불러댄 매칸더에서 우라라라~~~~ 불러댄 고전애니 노래.... 쪽팔렸느냐고? 쿠하하하~~~ 정팅실에 한번 와보라. 쪽이라는것을 아는 사내들인가? 역시 압권은 탄산음료와 구름과자였으나.... 모모 사마의 인권에 관개되는 일이라... 언급을 피하기로 한다. ^^ 음냐.... 중도, 모두들 각자에게 바쁜 존재들이라 헤어졌다. 10시 40분 경이던가? 흐음.... 쿠하하하~~~~ 에구구.... 술을 한잔 했더니.... 말투가 거칠다...--;;; 뭐 상관없다... .쿠하하~~~~ ^^ 이상, 연재량 대전 시상식 내용입니다.^^ 카이그라미온.... 아르페오네가 각성 이전부터 직후까지 기르던, 팬지 비슷한 모양의 꽃입니다.^^ 꽃잎은 노란색에 심부분은 보라색. (헉... 근데 왜 이런걸 설명하는거지?...--;;) 그냥 아르페오네가 되는되로 이야기 한 것입니다.^^ 술먹고 구루구루중인~~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895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97 올린이:광황 (신충 ) 99/01/06 07:18 읽음:2784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이카르트는 한참동안 침울히 앉아 있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아르페오 네를 바라보았다. "아이야.... 너의 이 임무는.... 일단은 비밀이다. 아르트레스나 아 르르망 그들도 잘 알지 못한다." 이카르트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알 지 못하여 아르페오네는 고개 를 숙인 채 잠자코 듣고만 있었고, 이카르트는 계속해 이야기를 이었 다. "아르트레스.... 그 아이는 아마 앞으로 몇 차례 란테르트 그를 찾아 갈 것이다. 지난 5년간의 장기 임무를 맡아 그 사이 동안은 그를 만나 지 못했지만.... 지금은 특별히 할 일도 없으니.... 눈치를 보아 틈만 나면 그에게로 달려갈 가능성이 크다...." 여기까지 말했을 때 아르페오네는 이카르트가 하려는 말을 대강 알 수 있었다. 아마 아르트레스의 입을 알아서 잘 막으라는 이야기일 것 이다. 하지만, 아르페오네는 입을 열어 그의 말을 끊거나 하지 않았 다. 이카르트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그 아이야.... 당연히 너의 모습을 알아 볼 것이다. 하지만, 그 아 이의 입에서 너의 정체가 흘러나오게 해서는 안된다. 이 정도는 네가 알아서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예...." 이카르트의 말에 아르페오네는 조용하고 온화이 대답했고, 이카르트 는 엷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럼, 돌아가겠습니다...." 아르페오네는 이카르트에게 다시 한차례 고개를 조아리며 이렇게 말 했고, 이카르트는 가볍게 고개를 한차례 끄덕거렸다. 그리고, 막 아르페오네가 공간 저편으로 사라지려는 무렵 돌연 한가 지가 생각났다는 듯, 이카르트가 물었다. "그에 대한 너의 개인적인 느낌이 듣고 싶구나." 그의 물음에 아르페오네는 잠시 멍하니 그를 올려다보다가 천천히 입 을 열었다. "아직은.... 판단은 후일로 미루겠습니다. 그러면.... 부디 몸을 소 중히 하소서...." 이카르트는 고개를 끄덕여 이러한 아르페오네의 말에 대꾸했고, 조용 히, 물결 모양으로 간섭을 일으키는 공간을 잠시 바라보았다. "몸을 소중히 하라라...." 오랜 시간동안 멍하니 앉아있던 이카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몸을 뒤로 눕혔다. 기둥과, 방의 경계를 등뒤로 두었기에, 이카르트의 머리는 창 밖으로 내밀어 졌고, 그는 두 팔을 반쯤 접어 팔꿈치 부분을 머리와 함께 밖으로 내민 채로 방금전 즐기던 밤하늘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조용히 불어와 머리칼을 흔드는 밤바람은.... 청량하되 청량하지만은 않았다. 다음날 점심때가 조금 지나서야 배는 에노사-노마티아 해협의 노마티 아측 항구인 에토에 도착했다. 란테르트와 세이피나 이 두 사람은 아침을 먹을 무렵에만 잠시 서로 의 얼굴을 보았을 뿐으로 각자의 방에 틀여박혀 버렸다. 그리고 다시 만난 때가 바로 하선할 때쯤이었다. 어느덧 8일째의 밤을 보냈건만, 이 둘은 여전 서로에게 서먹했다. 란 테르트는 란테르트 나름대로, 그리고, 세이피나도 세이피나 나름대로 할 수 있는 한의 최대한의 벽을 서로의 사이에 새운 채 조금도 가까워 지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일단, 란테르트는 그러할 필요가 없었고, 세이피나 역시 그건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간단히 점심 요기를 한 두 사람은 에토 항을 벗어났다. 에토 항 역시 별다른 특징은 없는 거대한 항구였다. 본래가, 공업과 광업이 발달한 노마티아이고, 또 농업과 축산업이 발달한 에노사이기에 두 나 라 사이에는 꽤 많은 양의 교역이 이루어 졌고, 그걸 그대로 반영하듯 에토항도, 그리고 전날 떠나왔던 세호항도 규모는 확실히 컸다. 전통적으로 노마티아와 에노사 사이에는 전쟁이 잦지 않았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렇다고 특별히 친선 관계가 있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 다. 전쟁사학자들은 다만, 노마티아는 위다와, 그리고 에노사는 소피 카와 국경을 접해 있고, 각각 그들 나라들에게 신경을 쓰느라 서로를 공격할 겨를이 없었다는 것을 그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꽤 설득 력 있는 이야기였다. 어차피, 이전시대까지의 일곱 대륙 사이의 전쟁 이라는 것은, 특별히 다른 나라를 점령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다 만 외교적 이익을 위한, 혹은 경제적 이익을 위한 시위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이러한 것은 파모로아력 310년이래 350년이상 이어져온 수많 은 분쟁중, 그 결과로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점령한 것이 단 한차례 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통해 잘 드러나 있다. 뭐 복잡한 것은 이쯤 접어두고.... 이 두 사람은 에토 항을 벗어나 거칠기로 유명한 노마티아의 토노 평 야로 접어들었다. 노마티아는 서저 동고형의 지형이다. 동쪽은 일곱 대륙 최대의 게미아 산맥이 턱하니 버티고 서서 역시 대륙 최고의 산 인 하야얌을 받들고 있었고, 그러한 산맥이 서쪽으로 오면서 점차로 잦아지고 또 낮아져 이내 바닥과 맞닿게 되는 곳부터가 바로 토노 평 야이다. 토노평야는 아라하시 100년 무렵까지도 거의 농사가 이루어지지 못하 였었다. 워낙 척박한데다가 기후 역시 일곱 대륙중 가장 춥기 때문이 었다. 위도 상으로는 에노사와 별 차이가 없었으나, 이상하게도 노마 티아 쪽의 기온이 더 낮았다.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에토 항을 벗어나 꽤 시간이 흘렀을 무렵.... 세이피나가 돌연 이렇 게 말을 꺼냈고, 한 걸음쯤 앞서 걷던 란테르트가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검과....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흡사.... 독백과도 같은 무감정한 목소리로 입을 여는 그녀에게, 그 녀와 비견할 만큼 감정 없는 목소리로 란테르트가 대꾸했다. "어느 쪽입니까?" 완전히 시체들의 대화다. "서쪽으로.... 수도 하야 쪽인 것 같습니다." 세이피나의 이 대답에 란테르트는 음, 하는 신음을 한차례 내뱉었다. "무슨 일인지 알 수 있습니까?" 란테르트의 이 물음에 세이피나는 품에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몇 차 례 손을 놀려 뒤섞고는 연속으로 세장의 카드를 뒤집었다. 란테르트로 서는 알아 볼 수 없는 괴상한 그림이 각각의 카드에 그려져 있었고, 역시 알아볼 수 없는 글자들이 카드 윗단과 아랫단에 쓰여져 있었다. "주인 아닌 자가 주인이 되다.... 아마도 도난을 당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검의 주인은 그것을 찾아 서쪽으로 향한 것이지요." 선 채로 간단히 세장의 카드를 뒤집어 점을 보는 방법은 란테르트로 서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비록 란테르트는 스스로 점을 쳐 본적은 거의 없었지만, 어렸을 때 항구에서 일했을 때 점을 치는 모습은 몇 차례 보았었다. 원래 항구라 는 곳은 배가 드나드는 곳이고, 그 배라는 것은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아침에 이곳을 출발한 배가 저녁때 저곳에 도착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으니 말이다. 그 때문에 선원들은 미신에 약하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점술가들은 항구를 즐겨 찾는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방법은 처음 보았다. 사실, 이렇게 카드를 세장 뒤집어 점을 보는 방법은 세이피나도 본 적이 없었다. 그런 것이 있을 리 없지 않은가? 다만, 그럴 듯해 보이 기 위해 간단히 손동작으로 연출을 한 것이다. 세이피나는 평범한 사제일 뿐이지만.... 아르페오네는 마계와 정령계 를 통틀어 가장 많은 정보를 소유하고 있는 존재이다. 점같은 것 없이 도 어지간한 일은 그녀의 손바닥을 벗어나지 않는다. 다시 몇 시간을 더 걷자, 해는 완전히 서편으로 기울어져 버렸다. 9 월을 넘어서서 부터 급격히 낮아지기 시작한 태양 적분에, 해지는 시 간이 점점 일러지고 있었다. 두 사람은 그 무렵 에토 항에서 동쪽으로 10휴하(1휴하=약 1킬로미 터)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키피아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보다는 규모가 컸고, 도시보다는 작은 이 마을은 다행히 여관이라는 것을 가 지고 있었다. 아직 본격적인 무역철은 아니어서인지 약간 한가한 이 마을에 도착한 두 사람은 곧바로 방을 두 개 얻어 각자의 방으로 헤어졌다. 건조하기 짝이 없는 일행이었다. 란테르트는 문득 침대에 걸터앉으며, 이렇게 까지 무미한 동료는 지금까지 한차례도 없었다, 라는 생각을 했다. 비 록 자신에게 냉담했던 동료들은 꽤 됐었으나, 그런 사람들조차 자신의 동료가 하나쯤은 있어, 란테르트를 뺀 두사람이 조잘조잘 떠드는 경우 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이건 홀로 여행하는 것과 진배없었다. 뭐 그쪽이 편할지도 몰랐지 만.... 란테르트는 간단히 짐을 푼 후 침대에 몸을 눕혔다. 하루중 가장 많 은 생각을 하는 때가 바로 지금이었다. 이렇게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 라보고 있으면, 아니 꼭 천장을 바라보지 않아도 좋았다. 그냥 침대에 누운 채 있으면 이런 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친다. 두 자매에 대한 생각이 날 때면 가슴 한쪽이 아리며 목에 걸고있는 펜던트로 자신도 모르게 손이 간다. 그리고 이카르트에 대한 것에 생 각이 미칠 때면 만날 수 없음에 안타가운 마음이 절로 든다. 모라이티 나나 트레시아에 관한 생각을 할 때면 미소가 배어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것들은 과거에 관한 생각으로.... 보통은 마지막에 씁쓸한 미 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어 버린다. 그리고, 현재.... 어떻게 해야 그 존재를.... 그 존재에 복수를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녀를.... 자신의, 그녀의, 그리고 그의 행복을 빼앗아간 그 존재를.... 그 존재에게 복수를 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집착.... 이것은 분명 집착일 것이다. 복수에 관한 집착.... 논리도 부족했고, 실현 가능성도 희박했으나, 란테르트 그 자신은 이 일에 집 착하고 있었다. 이런 저런 생각에 머릿속은 복잡하기 짝이 없었다. 이렇게 한참을 이 런 저런 생각들로 시간을 보내다 보면 몸은 언제나 축 처져 버린다. 그리고.... 어느 순간인지 모를 때에 잠이 들어버린다. 아무리 인간이 아니라는 소리를 듣는 그 이지만.... 잠이 드는 순간만은 기억하지 못한다. 아마도, 이것 하나가.... 그가 인간이라는 증거이리라.... ------------------------------------------------------------------ 흐억...2차 연재량 대전....--;; 비축분도 별루 없는데.... 에고, 이번에도 저번처럼 바쁘면... 끝장인데...--;; 크흐.... 흐.... 주부근성~~~ 결코 내기에서 물러서지 않는다!!! 보아라!!! 지하철에서 자리가 났을때, 결코 주부는 서 있는 자리에 굴하지 않고, 100미터 13초 대의 속도로 달려 결국은 차지하지 않는가??? 공짜술을 마다하고, 돈을 내는것은 전국 주부연맹에서 용서치 않는다!! 후하하하하~~~~ ^^ 1바보수룡 아그라...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985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98 올린이:광황 (신충 ) 99/01/07 00:33 읽음:2847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싸늘할 만도 하건만.... 이미 10월도 열흘 이상 지났고.... 이러한 허름한 여관, 그리고 허름 한 방이라면 새벽에 추울 만도 하건만, 란테르트는 따듯한 밤을 보냈 다. 당연했다. 어찌 이런 여자가 가슴팍 꼭 기대어 잠들어 있는데 따! 듯!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란테르트는 다시 한차례 쓰게 웃었다. 이제는 아주 버릇이 된 모양이 었다. "트레시아, 그만 일어나." 란테르트의 말에, 그의 가슴팍에 기대어 잠을 자고 있던 화려한 붉은 머리칼의 아가씨는 우웅, 하는 소리를 내며 기지개를 켰다. 이전에 만났을 때와 비교했을 때, 트레시아의 표정은 꽤 밝아져 있었 다. 처음에 만났을 때, 그때쯤의 표정인 듯 보였다. "호호, 란테르트님~~" 트레시아는 이렇게 말하며 몸을 일으켰다. 탄력 있는 피부가 아침햇 살에 건강한 붉은빛을 내고 있었다. 부끄럼이라고는 눈곱만치도 없는 그녀의 도도한 가슴에, 란테르트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피했다. "옷이나 입지...." 그런 란테르트의 모습에 트레시아는 살짝 미소지으며 몸 주위에 옷을 둘렀다. 물론, 언제나 처럼 주위의 원소들을 끌어들여 옷으로 형상화 시키는 것이었다. 그녀는 주름이 넓은 무릎까지 내려오는 검붉은 색 스커트에, 푹신해 보이는 질감의 밝은 붉은 색의 폴라티셔츠를 위에 입었다. 가슴팍으로 흘러 내려온 동그랗고 몽실몽실한 붉은 색 솜방울 이 꽤 귀여워 보이는 옷이었다. 하지만 이 옷을 입었음에도, 트레시아 그녀의 매력인 특유의 요염함은 조금도 사그러 들지 않았고, 란테르트 는 이 모습을 보며, 어떻게 이렇게 귀여워 보이는 옷을 입고서도.... 요염할 수 있는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트레시아는 머리를 한차례 쓸어 다듬고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를 향해 물었다. "오늘은 왠지 기분이 좋아 보이는걸?" 란테르트의 말에 트레시아는 몸을 한차례 휘 돌려 곁에 있던 의자에 앉고는, 다리를 한차례 꼬으며 입을 열었다. "오호호호~~ 그래 보여요?" 확실히, 이 웃음 하나만으로도 그전과는 분위기가 다름을 알 수 있었 다. "그래.... 무슨 즐거운 일이라도 있어?" 란테르트의 물음에 트레시아는 잠시 눈을 가늘게 뜨며 그를 올려다보 다가 이내 눈을 크게 뜨며 고개를 끄덕 했다. 꼬지 않고 바닥에 댄 다 리의 발뒤꿈치를 들었다 놓았다 하며, 그녀는 의자의 등받이를 앞뒤로 까딱 까딱 하고 있었다. "물론이죠. 마계에 살고 있는 무서운 마귀할멈이 요새 눈에 안 띄어 요. 언제나 이 인간세상으로 나오려 하면, '아르트레스님, 나크젤리온 님의 심기를 건드리지 마십시오. 나크젤리온 님이 분노를 터트리면, 그분에게 화가 미칩니다.' 하면서 방해를 하고, 내가 하려는 일은 사 사건건 걸고넘어지며, 무모하다느니 하는 등의 말을 해대는데...." 트레시아는 여기까지 말하며 손으로 한차례 부채질을 했다. 생각만 해도 더운 모양이었다. "까장까장 해 가지고는.... 그러니까, 남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거야. 워낙 성격이 깔끔스러워서 그 아이 밑에는 버텨 낼 수 있는 부하가 없 어요. 한 사나흘 정도 일을 하다가는 차라리 저를 소멸 시켜 버리십시 오.... 하고 아르카이제 님에게 탄원을 올리니...." 란테르트는 그녀가 누구를 이야기하는지 알 수 없었기에 다시 한 번 물었다. "마귀할멈이라니? 누구를 말하는 거지?" 그의 물음에 트레시아가 눈썹을 살짝 찡그리며 입을 열었다. "그야 물론, 아르페오네 그 아이를 이야기하는 거죠. 내 동생 아르페 오네. 란테르트 님이 잘 몰라서 그렇지, 그 아이 정말 무시무시해요. 한 번은...." 트레시아가 여기쯤 말할 때, 돌연 란테르트의 방문에 똑똑 하는 노크 소리가 들렸고, 트레시아가 곧바로 그 노크소리에 대꾸했다. 물론, 그 녀의 방식대로 였다. "방해하지 말고 사라져라." 하지만, 그 노크를 한 존재는 그런 트레시아의 말에는 아랑곳 않은 채 문을 열었다. 바로 세이피나였다. 란테르트는 세이피나 그녀답지 않은 이 행동에 잠시 이상함을 느꼈 다. 란테르트가 생각하기에 세이피나는 결코 이렇게 스스로 문을 열고 들어올 만한 여자는 아니었다. 란테르트가 막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트레시아는 발꿈치를 들 어 의자 앞다리를 들고 있다가 그녀의 등장에 크게 놀라며, 균형을 잃 고 뒤로 콰당 넘어졌다. 란테르트는 놀라 침대에서 일어나 그녀를 부축했고, 평소와는 확연히 다른 트레시아의 모습에 의아함을 느끼며 세이피나를 바라보았다. 트레시아는 경악에 휩싸여 말까지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너,... 너는...." 그때, 트레시아의 머리 속에 세이피나, 아니 아르페오네의 전언이 들 려왔다. [역시 단순하시군요....] 뜸금없이 내뱉은 아르페오네의 이 말에 트레시아는 발끈 했다. [무슨 소리야?] 아르페오네의 이 말은, 이카르트와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한지 만 하 루가 지나지 않아 보란 듯이 나타나는 트레시아를 비꼰 것이었다. 정말 이지 언제나 철저히 행동패턴이 읽히는 아가씨였다. 아르페오네는 트레시아의 물음에는 답하지 않은 채 이렇게 말했다. [임무 중입니다. 란테르트 님께, 저의 정체를 말씀하지 말아 주십시 오.] 그녀의 말에 트레시아는 란테르트의 팔에 기댄 채 잠시 멍하니 있었 다. [무, 무슨 일인 거야?] 트레시아의 물음에 아르페오네가 그 특유의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전 언을 전해왔다. 전언까지 무감정한 그녀였다. [마족의 공적인 란테르트 님의 행동을 감시하는 것이.... 그것이 이 번 저의 임무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의 정체를 밝히지 않을 필요 가 있습니다.] 그녀의 말에 트레시아는 음, 하는 신음을 잠시 내뱉었다. 란테르트는 트레시아의 표정이 수시로 바뀌는 모습을 잠시 바라보고, 이내 두 아 가씨들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둘은 아는 사이인 듯 했다. 그때, 돌연 트레시아의 표정이 장난기 넘치는 그것으로 바뀌었다. 지 금까지 세이피나와 대면한 이래로 약간은 진지한 채로 있던 그녀의 표 정이 갑작스레 이렇게 바뀌자 란테르트는 그 둘 사이의 대화 내용이 몹시 궁금했으나, 전언으로 주고받으니 알 도리가 없었다. 한편 트레시아는 전언으로 한차레 오호호호~~하는 웃음을 웃었다. 전 언으로 이런 것까지 가능하다는 점이 조금 놀라운 듯도 하다. [싫어. 내가 왜 너를 도와야 하지?] 트레시아의 이 말에 아르페오네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고, 트레시아는 활짝 웃으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아르페오네양! 지금까지 맡은 그 많은 임무의 성공률이 100퍼센트라 는 경악할 만한 숫자를 기록하고 있는 최고의 마족.] 트레시아가 여기까지 말했을 때 돌연 아르페오네가 끼여들었다. [참고로 아르트레스 님의 임무 성공률은 37퍼센트이지요.] [읔....] 트레시아는 그녀의 말에 잠시 표정을 일그러뜨렸으나 이내 다시 장난 기 넘치는 그것으로 바꾸었다. [그런 이야기를 왜 지금 꺼내는 거야? 아무튼, 난 너의 그 100퍼센트 라는 숫자가 마음에 들지 않아. 언제나 완벽 완벽. 너도 조금은 흔들 릴 필요가 있어.] 트레시아는 이렇게 말하며 무릎을 꿇은 채 란테르트의 팔에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켜 란테르트에게 시선을 보내며 입을 열었다. "란테르트 님~~~ 여기 이 아이는...." 아르페오네의 표정이 약간 조급해지며 트레시아의 머릿속에 이러한 전언이 전해져 왔다. [아레스미온, 키르시티, 겐다르폰, 쥬멜리안, 베르세칸....] 그녀의 이 알 수 없는 몇 개의 단어에 돌연 트레시아의 낯빛이 흙빛 으로 변했다. [그, 그런....] 아르페오네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슬라스트, 아이스레니카....] [그, 그만둬....] 트레시아는 경악 섞인 목소리로 외쳤고, 아르페오네는 아주 조그마한 미소를 살짝 지었다.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만.... 아마, 8년전 이 명단에 란테르트 님 의 이름이 오를 뻔했지요?] 아르페오네의 목소리는 이런 말을 할 때까지도 무미건조했고, 트레시 아는 이 얄미운 그녀의 목소리에 화가 솟구쳤다. [치사한 것!!] 트레시아의 말에 아르페오네는 더더욱 짙은 미소를 지었다. 란테르트는 곁에서, 트레시아의 표정이 돌연 화가 난 듯 하게 변하 고, 세이피나의 표정에 미소가 어리자 이 둘의 관계를 대강 알 수 있 을 듯 싶었다. 역시.... 세이피나는.... [란테르트 님께 알려 드린다 해도, 그분은 웃으시며 이해 하실 겁니 다. 원래 마음이 넓은 분이시니.....] 아르페오네는 이렇게 쐐기를 박았고, 트레시아는 잠시 입을 다물었 다. 그녀의 말대로.... 란테르트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그 리고.... 모르는 일도 아니다. 처음 만났을 때 분명, 미남자 수집이 취미라고 이야기했었으니.... 하지만, 왠지 그녀의 입을 통해 발설되면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것 같았다. 트레시아의 머리 속에는 지금 이러한 상상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 상 상 속에서 트레시아는 무릎을 비껴 꿇고 한 손을 바닥에 댄 채, 다른 한쪽 손을 란테르트를 향해 뻗고 있었고, 란테르트는 얼굴에 실망하는 기색을 얼굴 가득 띄며 때마침 불어온 바람에 펄럭이는 망토를 뒤로한 채 몸을 돌리고 있었다. "실망이야! 트레시아." "떠나지 마세요, 란테르트 님!!!" 트레시아의 얼굴위로 식은땀이 한줄기 흘러내렸고, 그녀는 이내 부들 부들 떨리는 음성으로 전언을 보냈다. [그.... 그만둬....] 이렇게 말하며 트레시아는 란테르트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이 아이는 세이피나로.... 제가 이곳에서 몇 차례 만난 적이 있습니 다." 동시에 트레시아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세이피나에게 인사했다. "오래간 만이야 세이피나." 세이피나는 그런 트레시아를 향해 살짝 고개를 한차례 끄덕여 보였 다. 란테르트는 잠시 더 두사람을 바라보았다. 솔직히 트레시아처럼 표정 이 확확 변해 가지고는 전언을 이용해 대화를 나누는 의미가 없다. 만 약 세이피나가 트레시아만큼 단순했다면.... 두 사람의 대화는 전언으 로 할 필요조차 없었을 것이다. ----------------------------------------------------------------- 음.... 아르페오네는 아르트레스와 함께 있을때는.... 그 냉막 냉소가 많이 줄어듭니다. 무적푼수전설의 아르트레스 덕이라고나 할까? 시라노.... 하이텔에 보니... 란테르트 이미지가 시라노와 비슷하다는 글이 있더군요.^^ 쿠하하~~ 그걸 이제야 눈치 채시다니~~ 란테르트의 모티브는 양과(신조협려:김용)+시라노(서풍광시곡:소맥) 입니다. 물론, 많이 틀리지만.... ^^ 성격 같은 경우는.... 더럽기 짝이없는 모 글장이의 그것을 도입했고... 등등입니다.^^ 쿠헤헤... 벌써 2부도 100화에 가까이.... 1부 100화가 어그제 같은데.... 빠르다 빨라~~~~ 휘이이이~~~~ 후훗... 2차 슈퍼 연재량 대전... 후후후후.... 감히 공장에 도전하다니~~!! 후하하하하~~~~ 마감에 밀리는 자의 저력? 후후후.... 24시간 암울 모드? 후후후.... 철도? 후후후.... 모스모스님, 한달 3참? 후후후.... 크하하하 공장 100 퍼센트 가동이다!!!!! 가 돼야 하는데....--;; 허걱 이 원수같은 대항해 시대 3....--;;; 안돼~~~ 술값은 낼 수 없어~~~!!! 가난한 우리집~~~--;;; 내가 펑펑 노닥 거릴 새가 어딨냐?--;;; 흐억.. 목숨걸고 1등을 해야 하는데....--;;; ^^ 바보수룡 아그라가~~ 『게시판-SF & FANTASY (go SF)』 1914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99 올린이:광황 (신충 ) 99/01/08 05:14 읽음:2728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란테르트는 두 사람 사이에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 알 수 없었으 나.... 적어도 한가지 사실만은 알 수 있었다. 바로, 이 눈앞의 세이 피나라는 여자가.... 바로 그 아르페오네라는 사실을 말이다. 란테르트는 아르페오네에 대한 이야기를 몇 번 이카르트의 입을 통해 들었었다. 간단한 생김새, 머리칼 색이 어떻다는 정도의 이야기와 언 제나 아르에 라는 이름의 새를 어깨에 얹어 놓는다는 정도뿐이었지만, 그 정도면, 지금으로써는 충분했다. 일단, 아르트레스, 트레시아 그녀 와 대등히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보아 마족이라면 적어도 그녀와 동급 일 것이다. 그리고 아르트레스와 동급의 마족이라면, 아르르망과 아르 페오네뿐이다. 아르르망은 남자이고, 남는 것은 이렇게 아르페오네 한 명이다. 란테르트는, 하지만 세이피나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기 전까지는 일단 먼저 이이야기를 꺼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세이피나양, 트레시아와 서로 아는 사이이신가 보군요." 란테르트의 말에 세이피나는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다. "예.... 예전에 한 번.... 곤란에 처한 트레시아 님을 제가 구해준 적이 있습니다." 그녀의 담담한 말에 아르트레스의 눈썹 끝이 살짝 치켜 올라갔다. [뭐? 네가 날 구해 줘?] [....] 아르페오네는 전언으로는 답하지 않은 채 계속해 입을 열었다. "누군가에게 큰 상처를 입고 만신창이가 된 채 도시 안 쓰레기 더미 에 처박혀 있던 그녀를, 제가 구해서 치료해 준 적이 있습니다." 아르페오네도, 이 말괄량이 누이 앞에서는 약간의 장난기가 되살아 나는 모양이었다. 원래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말에 트레시아의 표정은 조금 더 일그러졌고, 막 화를 터트리려는 순간, 세이피나의 조용한 얼굴이 자신을 향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렇지요? 트레시아님....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만...." 트레시아는 그녀의 입꼬리가 살짝 들쳐 올라가는 것을 보며 흐음, 하 는 신음을 한차례 내뱉고는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로 비참했던 것은 아니고...." 트레시아는 대강 얼버무리기 위해 입을 열었으나, 세이피나의 공격은 결코 느슨해지지 않았다. "부끄러워하실 것은 없습니다. 살아가면서 참!패!를 당하는 것이야 본디 비일비재한 법이니까요." 아르페오네의 목소리에도 억양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란테르트는 이날 처음 알았다. 분명 참패라는 이야기를 할 때에는 목소리의 템포 가 조금 느려지며 약간의 엑센트를 주었으니 말이다. 트레시아는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라 미칠 것만 같았다. 마음 같아서 는 확 채찍을 꺼내들어 저 얄미운 아르페오네를 휘갈겨 주고 싶었으 나.... 일단, 한다 하더라도 별다른 피해를 입힐 수 없을뿐더러.... 그랬다가는 자신의 미남자 컬렉션 리스트가 란테르트 앞에 공개되어 버릴 것이 뻔했다. 리스트만 공개된다면야 애교로 봐줄 수도 있지 만.... 직접 데리고라도 온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호, 호, 호, 호.... 그때는 정말 고마웠어." 트레시아는 어느 누가 들어도 억지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웃음을 한차 례 흘리고는 세이피나에게 고개를 숙였고, 세이피나는 그런 트레시아 를 향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천만 에요.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란테르트는 이 두 자매(?)의 싸움을 재미있게 지켜보다가, 이렇게 끝 이 남과 동시에 멍청히 입가에 고여있던 미소를 지우며 입을 열었다. "아, 이렇게 두분이 우연히 만나게 되었으니, 정말 잘된 일입니다." 이 란테르트의 말에 세이피나는 담담한 목소리로, "정말 잘 되었지 요...." 라고 말했고, 트레시아는 이를 바드득 갈며 속으로, "비러먹 게도 잘됐다...." 라고 중얼거렸다. 란테르트는 이내 세이피나를 향해 물었다. "그보다.... 무슨 일로 아침부터 제 방을 찾아 오셨습니까?" 확실히, 지금까지 이 두 사람은 란테르트가 언제나 방문을 두들겨 세 이피나를 불러냈었다. 오늘처럼 이렇게 세이피나가 먼저 찾아온 적은 없었다. 트레시아는 란테르트와의 기분 좋은 만남을 파삭 하고 깨뜨려 버린 아르페오네에게 내심 불만을 품고 있다가, 란테르트의 이러한 말이 나 오자 돌연 한가지에 생각이 미치었다. "어머, 세이피나. 여전히 그 버릇을 고치지 못했구나." 트레시아의 이 호들갑스러운 목소리에 란테르트는 무어냐는 듯 그녀 를 바라보았고, 트레시아는 입에 손을 가져가며 호호 한차레 웃은 후 말했다. "사제이면서 정숙하지 못하게.... 그런 취미가 있잖아. 전에도 함께 있던 남자 사제를 파문 당하게 만들고...." 트레시아의 이 말에 이번에는 세이피나의 눈썹이 살짝 움직였다.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오호호호호~~~! 난 당하고는 못살아.] 아르페오네에게서 들려온 전언에 트레시아는 득의 만면한 얼굴로 이 렇게 대꾸했고, 그녀의 이러한 대답에 아르페오네는 잠시 입을 다물고 있다가 전언으로 대꾸했다. [아레스미온 부터 소환하겠습니다.] 트레시아는 그녀가 이렇게 나올 줄을 알고 있었다는 듯 곧바로 대했 다. [그건, 내가 네 정체를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계약 물로 채 택된 것이야. 설마 계약위반을 하려는 것은 아니겠지? 계약 위반 은.... 우리들에게는 상당히 큰 죄야.] 이번에는 트레시아의 승리인 듯 했다. 세이피나는 얼굴에 수심을 드 리우며 입을 열었다. "트레시아님, 농담이 지나치십니다...." "농담? 글세.... 난 농담은 서툴러서...." 트레시아는 여유 있는 표정으로 이렇게 대꾸했고, 세이피나는 그대로 입을 다물어 버렸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농담(?)을 주고받는 두 사람의 친숙함(??)을 보며 세이피나에 대한 자신의 심증을 더더욱 굳혔다. 세이피나는 점점 대화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려 하자 어서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아침부터 란테르트 님이 누군가 대화를 하고 있는 듯 하여 이상한 생각에 이렇게 실례를 무릅쓴 것입니다. 이제, 별 일이 없으니.... 전 제 방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세이피나는 이렇게 말하고는 란테르트의 끄덕이는 고개를 보자 마자 몸을 돌려 란테르트의 방을 나섰고, 트레시아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통쾌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한마디했다. "란테르트 님은 넘보지 말아 주었으면 해. 그렇게 해주겠지? 사제 세 이피나." 세이피나는 걸음조차 멈추지 않은 채 방으로 돌아갔다. 세이피나가 막 문 저편으로 사라지자 마자 트레시아는 침대에 몸을 던지며 엎드린 채 꺄하하 신나게 웃어대기 시작했다. 처음의 패배는 그 단순하면서도 낙천적인 성격으로 잊은지 오래였고, 두 번째의 승리 만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는 그녀였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엷은 미소를 지었고, 트레시아는 이 내 몸을 반바퀴 ㄸ구르 굴려 침대 위에 누운 채로 란테르트를 올려다 보았다. 란테르트는 머리가 살짝 흐트러진 채로 침대에 누워있는 그녀를 바라 보며 입을 열었다. "그보다.... 이번에도 그냥 놀러 나온 거야?" 트레시아는 누워있는 상태로 고개를 끄덕였다. "예. 요즈음은 그다지 할 일이 없거든요. 마계와 정령계 사이를 왔다 갔다 거리며 설쳐대던 디아 놈들도 모두 쓸어버렸고...." 트레시아는 이렇게 말하다 돌연 몸을 일으켜 앉으며 입을 열었다. "아참! 란테르트 님.... 앞으로는 그런 무모한 일은 하지 마세요." 그녀의 이 뜸금없는 말에 란테르트는 무슨 소리냐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지난번에, 디아의 봉인을 풀어 버리셨잖아요." 트레시아의 말에 란테르트는 아, 하는 나지막한 탄성을 내질렀고, 이 내 곁에 있던 트레시아가 쓰러뜨린 의자를 세워 그곳에 걸터앉았다. "디아?.... 그 이상한 신전에 있던 하얀 괴물이 디아인가?" 란테르트의 물음에 트레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디아, 디멘션 아설레이셔너를 간단히 그렇게 불러요. 차원의 동요라고도 하는 녀석인데.... 우리 마족들이 신들과 같은 고위 정신 체들의 동요로 태어난다면, 그들은 무생물들의 동요로 태어나는 저급 한 족속이에요. 한마디로 힘만 세고 머리는 텅텅 빈 그런 놈들이죠." 그때, 트레시아의 머리 속에 짤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그렇군요....] 물론 세이피나의 말이었다. 아마도 방금전 트레시아에게 당한 것 때 문에 아직까지도 반격의 기회를 찾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아, 그렇군 요의 이 짧은 말은 물론 트레시아를 놀린 말이다. 힘만 세고 머리가 텅텅 비었다 라는 것은 소시적 아르페오네가 아르트레스를 놀릴 때 자 주 쓰던 말이다. 트레시아는 그런 그녀의 말을 짐짓 무시한 채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일단 눈앞에 보이지 않는데다가, 그다지 길지 않을 것이 뻔한 란테르 트와의 만남을 아르페오네와의 말싸움으로 끝내고 싶지는 않았다. "디아는 우리들과는 달리, 다른 세계로 넘나들 수는 없어요. 정신력 은 그다지 뛰어나지 못한 편이지만.... 그 무지막지한 물리력 때문에 상대하기 까다로운 편이죠. 란테르트 님이 깨운 그 녀석은 그중 굉장 히 강한 편에 속하는 것으로, 신계의 디아를 제외하고는 최강 급의 디 아입니다." 트레시아의 말에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래서 이카르트가 직접 나선 것인가?...." 그의 말에 트레시아는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알고 계셨군요...."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간단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군요...." 트레시아는 이렇게 말하며 잠시 고개를 숙였고, 이내 그녀가 다시 고 개를 들었을 때는 얼굴에 미소가 그득했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미소를 한차례 지어주고는 이내 입을 열었다. "이제 나는 출발해야 해.... 트레시아는?" 란테르트의 이러한 물음에 트레시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약간 여유가 있어요. 따라가겠어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다. 하지만, 내심으로 는 왠지 모를 모순에 약간 혼란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어째서.... 나크젤리온을 죽이려는 자신을.... 이렇게나 자연스럽게 대하는 것인 가?.... 하지만, 란테르트는 이내 이 물음의 대답을 스스로 찾아냈다. 그것은.... 나크젤리온을 증오하는 자신이 이카르트를 보고 싶어하는 것과 같 은.... 이유일 것이다. ----------------------------------------------------------------- 흠... ^^ 그러고 보니 아직 이것도 정리를 안해 드렸군요.^^ 제 글 안에서는 검의 종류를, 무슨 롱 소드니 등등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외래어 남발은 저의 사상과도 배치되고 해서.... (저기 보이는 수많은 외래어들은 뭐냐? 솔찍히 말해봐. 장검 <--두글자 롱소드 <--세글자 이래서 귀찮아서 그냥 쓰는거지? 그렇지? ^^) 단검 : 대거나 나이프 등의 소형 검. 短劍 검 날의 길이는 한뼘에서 두뼘정도. 폭은 니 맘대로~~~ 소검 : 장검과 단검 사이. 숏소드라고나 할까? 小劍 검 날의 길이는 두뼘 반에서 세뼘정도. 5, 60센티미터. 긴 것은 70센티까지. 폭은 대채로 얇다. 흔히 여성들이 많이 사용. 세검 : 길이는 롱소드와 비슷하지만 그 폭이 훨씬 얇다. 細劍 레이피어나 에스토크 따위. 주로 여성들이 사용. 장검 : 롱소드 및, 바스타드 소드. 長劍 검날의 길이 75센티에서 90센티 사이. 긴것은 1미터까지. 폭은 2, 3센티에서 4센티까지. 가장 흔한 검. 중검 : 브로드 소드. 단지 세검과의 차별을 위한 브로드가 아닌 진짜 브로드 소드. 重劍 검날의 길이는 장검보다 약간 짧아, 70-80센티, 긴것은 90센티 정도. 폭은 5센티에서 넓게는 20센티까지. 대검 : 그레이트 소드. 大劍 검날길이 1미터 이상, 폭 5센티 이상의 검. (제 설정상 가장 큰 종류의 검은 등신도等身刀 사드(SAAD)로 검날의 길이를 사용자의 키에 맞춥니다.) 그리고... 전 한손검은 그다지 않좋아 해서... 장검 이상은 모두 손잡이가 양손으로 쥘 수 있을만큼 깁니다.^^ 흠... 역시 정리해 놓고 나니까.... 글자수가 역시 확 줄어드는군요... 언제 그레이트소드 하고 있습니까? 그냥 대검 하나로 끝나는데... 후하하~~~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9331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00 올린이:광황 (신충 ) 99/01/09 09:25 읽음:2596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트레시아와 세이피나, 이 두 사람과 함께 키피아 마을을 벗어난 란테 르트는 약간 불쾌한 느낌을 받으며 오전 나절을 보냈다. 물론, 트레시 아와 함께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즐거우면 즐거웠지 결코 기분 나쁘지 는 않았다. 게다가 세이피나.... 란테르트는 단지 이카르트의 세 아이 중 하나라는 이유만으로 그녀에게 커다란 호감을 가졌고, 전날과는 훨 씬 다른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것 역시 기분이 나빠질 수 없는 요인이었다. 문제는, 뒤를 졸졸 쫓아오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굉장히 먼 곳에서 말을 탄 채, 모두 네 사람이 이들 셋을 따라오고 있었다. 그것도 세명과 한 명씩 두 무리였다. 전날 여관에 묶을 때부터, 여관 1층의 주점에서 흘끗 흘끗 세이피나 를 바라보던 세 사람이 있었는데, 아마도 이들중 앞의 세 명은 그들일 것이다. 란테르트가 신경을 쓰는 것은 이 세사람 보다도 그 뒤를 쫓는 한사람 이었다. 느껴지는 마법력이 보통을 넘는다. 이 두 무리중 앞의 세명은 지금 란테르트의 등뒤로 반휴하쯤 떨어진 곳에서 조심히 뒤를 쫓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다시 반휴하 떨어진 곳을 따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불쾌할 뿐, 위협은 되지 못하였다. 란테르트는 물론이거니와 세이피나와 트레시아조차 당해낼 수 없는 사람들 따위가 무슨 위협이 되겠는가? 다만 조금 신경이 쓰일 뿐이었다. 점심 무렵까지도 그 사람들은 란테르트의 뒤를 쫓았다. 그사이 일행 은 20휴하에 가까운 거리를 걸었고, 키피아 마을의 북쪽에 있던 키페 숲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이대로 쭉 동쪽으로 나가다 보면 토노 평 야 중앙에 덩그러니 위치한 커다란 도시 트라금에 도달하게 된다. 거 리는 약 100휴하 정도로 이 속도라면 이틀하고 반나절 정도면 충분했 다. 워낙 척박한 곳이기에, 이 키페 숲이라는 곳도 성글성글한 것이 애처 롭기 짝이 없었다. 회백색의 표피를 가진 이름을 알 수 없는 나무들이 조그마한 잎사귀를 갈색으로 곱게 물들이고 있다. 이제 11월이 되면 바람의 손길에 녹아 이들 모두는 바닥으로 스스렁 스러지고 말 것이 다. 전해에도.... 그리고 그 전전해 에도 그러했으니.... 아무튼, 숲이 공격하기 적당한 곳이라는 것에는, 나뭇잎들이 갈색으 로 화장하여 서정적인 분위기를 풍기건, 그렇지 않건 상관없는 모양이 었다. 일행이 막 숲에 들어설 무렵, 뒤를 쫓던 세명의 말을 탄 사람들 은 말을 거칠게 몰기 시작했다. 빙 돌아 란테르트 등에게 그들이 접근 하는데는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고, 란테르트는 그제서야 자신을 짜증 나게 했던 네사람중 세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마지막의 한사람은 천 천히 일행에게 접근하며 이쪽의 동태를 살피고 있었는데, 섣불리 공격 하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왠지 일전에 만난 용사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모두 세명이 세필의 말 위에 앉아 있었는데, 이들중 한 명은 나 흉악 범이요, 하고 써 붙인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머리칼은 짧게 짤라 범죄형의 얼굴을 더더욱 거칠게 만들었고, 이마와 뺨에 있는 상처가 역시 비슷한 효과를 내고 있었다. 손에는 모닝스타를 들고 있었는데, 철구에 박힌 쇠이빨이 무시무시한 검은 색을 내고 있었다. 다른 두명중 한 명 역시 결코 착해 보이지는 않은 인상 이였다. 무기 는 한 쌍의 손도끼로, 두 개의 도끼의 자루 부분을 긴 쇠사슬로 연결 해 장거리 공격도 할 수 있게 만들어 두었다. 생긴 것은 전의 사람보 다는 훨씬 선해 보였으나, 눈매는 더더욱 악독했다. 마지막 사람은 유일하게 사람처럼 생긴 자로, 말쑥한 얼굴에 장검과 단검을 양손에 쥐고 있었다. 모두들 마상에 앉은 채로 란테르트 일행을 포위한 채 내려다보고 있 었는데, 그 기세가 자못 험상궂었다. "이놈! 어서 가진 것 다 내놓고, 그 여자들도 이쪽으로 넘겨라. 무릎 꿇고 싹싹 빈다면 목숨만은 살려주마!" 란테르트는 식상해 버린 이 대사에 잠시 지루함을 느꼈다. 역시 흉악 범처럼 생긴 녀석은 머리가 그다지 좋지 못한 모양이었다. 언제 어디 서나 강도들 누구라면 써먹는 기호화되고 매너리즘에 빠진 이 한마디 를 내뱉고는 그저 그 험한 모닝스타를 휘두를 뿐이니 말이다. 분명 다 음에 할 만한 말을 찾지 못하기 때문에 몸으로 직접 시위하는 것일 게 다. 트레시아는 란테르트의 팔에 팔짱을 낀 채였고, 세이피나는 언제나와 같이 반보쯤 뒤에서 란테르트를 따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 둘중 어 느 아가씨도 이 무시무시한(?) 강도들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흉악범에 이어 쌍도끼가 말했다. "우리는 현상금 2만 하르나 붙은 사람들이다. 꼴을 보아하니 검을 조 금 익힌 듯 한데, 함부로 꺼내들고 설치다가는 크게 다칠 것이야. 순 순히 저분의 말씀을 따라라." 그의 이 말에 란테르트는 순간, 겨우 내 50분의 1인 주제에.... 라는 생각이 떠올랐고, 왠지 재밌다는 생각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란테르트가 웃자, 이번에는 말쑥한 검사가 입을 열었다. "웃을 여유를 부리는 것을 보니 상당히 자신감에 넘치는 모양이군. 좋다. 네가 자초한 화이니 우리를 탓하지는 말아라!" 언제나 그렇듯 제한된 정보 하에서는 정확한 판단을 하기 어렵다. 만 약 이들이 눈앞의 사내가 그 유명한 크림슨 아이즈로, 자신들 셋의 현 상금보다 50배나 되는 현상금이 걸려 있는 남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더 라면, 결코 이러한 대사들을 내뱉지는 않았을 것이다. 란테르트는 잠시 이들을 보며 생각에 잠기었다. 자신의 허름한 복장 이나, 세이피나의 사제복 등을 보았을 때는 결코 돈을 노리고 공격해 온 무리는 아닌 듯 했다. 그렇다면 목표는 뻔한 것.... 세이피나나 트 레시아, 혹은 둘 모두였다. 하긴.... 저렇게 남자들끼리만 붙어 다니다 보면, 문득 문득 여자가 그리워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런 그들을 향해 트레시아가 한마디하려다가 란테르트의 입술이 달 싹이는 것을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아직.... 제게 무기를 휘두르기 전이니, 달아나시고자 한다면 지금 달아나십시오." 합리는 때로 감상적인 것보다 더더욱 비합리적으로 보일때가있으니.. .. 란테르트의 말에 세사람은 동시에 허허, 쿠하, 하하, 하는 웃음을 웃 었다. 다르게 생긴 만큼 성대구조와 구강구조가 다를 것은 당연한 일 이었고, 그렇기에 웃음소리도 약간씩은 달랐다. 하지만, 웃음소리가 의미하는 바는 같았는데, 대강 '미친놈 왠 헛소리냐?' 라는 말 같았 다. 그들의 말에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동시에 그는 검을 뽑아들며 몸을 날려 정면에 서 있는 그 흉악범을 향해 휘둘렀다. 평소라면 상대가 검을 휘두를 때까지 결코 먼저 손을 쓰지는 않았을 터이나, 왠지 눈앞의 녀석들에게는 정이 가지 않았다. 스악, 하는 검이 바람을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말이 바닥에 쓰러졌다. 동시에 말 위에 타고 있던 사람의 앞가슴에 한줄기 혈흔이 맺히며 푸악 하는 소리와 함께 핏줄기가 솟아올랐다. 바닥에는 동강나버린 말의 목에서 흘러나온 피와 사람의 가슴에서 솟 아난 피가 뒤섞여 온통 붉은 내를 이루었고, 란테르트는 피가 흐르는 검을 닦지도 않은 채 두 번째 사람을 향해 달렸다. 멀리서 이 모습을 지켜보는 25세 가량의 사내가 한 명 있었다. 바로, 란테르트가 신경 쓰고 있었던 그로, 짙은 밤색 머리칼을 세련되게 다 듬고 있었다. 뒷머리는 상당히 긴 편으로 중간에서 한차례 묶었는데, 갸름한 턱선과 함께 꽤나 날카로운 느낌을 주었다. 눈매 역시 상당히 날카로운 편이었고, 코는 살짝 앞으로 굽어 전체적으로 꽤나 냉막한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란테르트나 세이피나에 비한다면.... "훗.... 역시 크림슨 아이즈.... 100만 하르라...." 막 이 말을 내뱉었을 때 두 번째 사람의 머리가 가로로 동강나 버렸 다. 그 사내의 운이 나빴던 것인지, 란테르트가 의도한 일인지.... 아 무튼 그는 섬뜩한 비명을 숲안에 남기며 바닥으로 털썩 쓰러졌다. 짙은 밤색 머리칼의 이 사내는 뒤이어 다시 한마디를 내뱉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라 해도..... 내 2만 하르를 두동강 내는 것은 조금 곤란한데.... 이래가지고는 이번 사냥은 허탕인걸.... 쯧쯧." 2만 하르를 운운하는 것을 보아, 이 사내는 란테르트가 아닌 저 세사 람을 쫓아온 모양이었다. 그 역시 말에 타고 있었는데, 그의 마구에는 세자루의 검이 꽂혀 있 었다. 단검, 소검, 대검의 세 개로 대검의 경우에는 오른편에, 그리고 다른 검들은 왼편에 빗겨 질러 있었다. 한편 허리에는 장검을 차고 있 었는데, 상황에 따라 검을 바꾸는 모양이었다. 귀에는 조그마한 귀걸 이가 달려 있었다. 검정색으로, 밀알만큼 조그마한 구슬이었는데, 아 마도 마법과 관련 있는 장신구인 듯 했다. 란테르트가 느꼈듯 마법도 쓸 줄 알았으니 말이다. 막 이쯤, 란테르트에 의해 세 번째 사람이 바닥에 쓰러졌다. 이미 앞 서 세상을 등진 두 사람이 흘린 피로 질펀해진 바닥에 떨어진 그는 철 퍽 하는 소리를 내며 사방으로 피를 튀게 만들었으나, 그 모습에 트레 시아도, 세이피나도 눈살 하나 찌푸리지 않았다. 아니, 세이피나는 의 례적으로 미간을 살짝 좁혔으나 결단코 그것은 의례적인 반응이었다. 란테르트가 세 사람을 동강내는 모습을 지켜본 이 갈색 머리칼의 남 자는 천천히 말을 돌렸다. 일단 란테르트 등에게 불안감을 느끼게 해 서는 안될 것 같았다. 왜냐하면.... "후후.... 100만 하르.... 한 번 도전해 볼까?" 그의 바운티 헌터로써의 승부 욕이 잠시 불끈 솟았기 때문이었다. 하 지만 그는 이내 머리를 끌쩍였다. "될 리가 없지.... 크림슨 아이즈인데...." 포기도 빠른 사내였다. 멀리 란테르트 등은 다시 걸음을 옮겨 세이피나가 보았던 데로 에르 테일이 있을 노마티아의 수도 하야로 향했고, 이 갈색 머리칼의 현상 금 사냥꾼은 천천히 말을 몰아 그들의 뒤를 쫓았다. 딱히 할 일이 있 어서라기 보다는, 그 반대였기에.... 그저 크림슨 아이즈라는 사내를 지켜보고 싶었다. ----------------------------------------------------------------- 늦어서 죄송합니다^^ 시온사마가 암호를 바꾸는 바람에~~ ^^ 쿠학~~~ 100회~~~ ^^ 1부 100회가 지난지도 그리 오래지 않은것 같은데.... 벌써 2부 100회라니....^^ 빠르다 빨라~~~ 역시 공장인 것인가?.... 흐음.... 이러다 2부 200화 넘어가는거 아냐?...--;; 목숨걸고 200화 안에는 끝내야 하는데.... 왜이리 쓸 내용이 많누....--;;; 일단, 제 글을 읽어주시는 수많은 분들께 깊이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합니다~~ ^^ 연재를 시작한지도 언 넉달하고 몇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시간동안 계속해 지켜봐 주시고 성원해 주신 많은 독자분들.... 정말이지 너무나 큰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 D&D 사랑해 주세요~~~ (퍼억~! 누가 사랑하냐? 그냥 널럴한 시간 보낼일 없어 일어주는거지! 흠... ^^) 음.... 분위기가 바뀌었다라.... 뭐 그럴 수 밖에 없지 않나요? 캐릭터가 란테르트 빼고 싸그리 교채됐는데..... 변태적 분위기라.... 그것 역시 1부 2기 이후로는 초지일관이었고.... 솔찍히 설정만 놓고 보면... 이건 완전히.... ^^ 검마전기의 영향이라.... 읽어본적도 없는데.... ^^ 모르겠습당~~~ 쿠헤헤헤~~~~ 이제는 막나갑니다~~~~ 슬슬 쓰는것도 지쳤고.... 한번 200화 넘게 써 보세요.... 머리가 텅텅 빕니다....--;;; 음하하하하~~~~ 그리고, 방학 연재속도는 빠른 시일안에.... 비축분 30개 만드는 데로 시작합니다.^^ 현재 20개 가량~~ ^^ 100회 기념으로 아그라&에이그라 가~~~~ ^^ (하악... 드디어 자아붕괴다.... 아그라와 에이그라가 함께 이야기를 하다니..^^) 『게시판-SF & FANTASY (go SF)』 19417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01 올린이:광황 (신충 ) 99/01/10 00:16 읽음:2733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18. 란테르트 무투회에 참가(?)하다!!! 란테르트는 며칠간이나 자신들의 뒤를 따라오는 그 남자의 기척을 느끼고 있었으나 신경 쓰지 않았다. 자신을 귀찮게 하기 전까지는 무 슨 일을 해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그였다. 트라금 시를 지난지 2일.... 그 괴상한 강도 떼들을 세 번 검을 휘 둘러 베어버린지도 3일이나 흐른 지금 일행은 드디어 게미아 산맥의 서단에 도착했다. 막 봉긋 봉긋 솟아난 산들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갈 수록 그 규모를 더해갔다. 방긋 솟던 것이 어느새 봉긋 솟아나고, 다 시 불쑥 솟아나 결국에는 불끈불끈한 산들이 되어 있다. 아직 일행이 걷고 있는 곳은 봉긋 봉긋 산이 자라나 있는 곳으로, 꽤 규모 있는 언덕들이 열을 지어 서 있다. 길은 산과 산 사이의 계곡을 따라 나 있다. 능선을 가로지르고, 협 곡 틈새를 비집으며, 흡사 뱀처럼 구불구불 나 있는 길은 눈앞에 있 는 곳을 가면서도 꽤 긴 시간을 잡아먹어야 할 때가 비일비재했다. 그래도 길이라고 만들어 놓은 것은 꽤 넓은 편으로, 말 한 마리가 끄는 마차 두 대는 너끈히 지나갈 만 했다. 이제 슬슬 피의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종종 만나는 사람들중 이야 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일행 곁을 시쳐 지나가며 노마티아 남부로는 가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현재 위다에서 바다를 건너 노마 티아 공략을 위해 주둔하고 있는 2만의 위다 병사들이 닥치는 데로 약탈을 하고 있으니.... 평소의 군이라면 결코 이렇게 막무가내일 수 없다. 아마도, 위다 본국에 어떠한 일이 일어나, 그것은 분명 세레티 가 급작스레 본국으로 돌아간 일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군 기강이 흐트러졌으리라. 그리고 어떠한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보고 온 참상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수확을 눈앞에 앞둔 농장이 불에 휩싸이고.... 마을이 쑥대밭 이 되어, 부녀자들은 납치를 당하고, 마을 안의 보화들은 모조리 약 탈을 당하고, 등등 전형적인 이야기들이었다. 하긴, 전쟁이라는 것 은.... 사람을 매너리즘에 빠지게 만든다.... 본능에 충실하게.... 죽이고, 또 파괴하고.... 이 두 가지만을 반복하는.... 란테르트는 이런 이야기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었다. 그리고, 아마 곁에 있는 두 아가씨들은 오히려 기쁠 것이다. 어찌되었건, 존재물의 악감정이라는 것은.... 이들에게는 에너지원이니 말이다. 하지만 간혹 란테르트의 호기심을 끌 만한 이야기가 있었으니.... "노마티아 왕실에서는 지금 무투회를 열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 뭐 라나? 아무튼 무슨 전설의 명검을 걸고 하는데.... 위기에 빠진 노마 티아를 구해줄 뛰어난 용사를 찾고 있답니다. 말을 빌려 수도로 빨리 달려간다면 아마도 시간에 맞춰 도착할 수 있을 겁니다." 검이다.... 그리고 무투회.... 그렇게 흔히 있는 일은 아니었다. 과 거 아라하시 때에는 상당히 많은 무투회가 열렸었다고 한다. 거의 대 부분은 맹수와 노예, 혹은 노예와 노예의 싸움으로 귀족들의 즐기기 용이었었다. 하지만, 파모로아시대가 되며 노예가 사라짐에 따라 무 투회는 약간 그 성격을 달리하였고, 또 그 횟수도 크게 줄었다. 무투회는 파모로아시대가 되면서, 유희용에서 무관 선발용으로 그 용도가 변하였다. 물론, 구경하는 입장에서는 여전 유ㅎ거리일 테지 만, 적어도 그곳에 임하는 사람들은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자율적으 로 참가했다. 종종 자신의 경지를 테스트해 보기 위해서 참가하기도, 그리고 순수하게 그저 돈과 명예 그리고 권력을 얻기 위해 참여하기 도 했으나, 어찌되었건 소모품인 노예를 보며 즐기기 위한 과거의 무 투회와는 확연히 다르다. 검이 걸린 무투회.... 란테르트라면 당연히 참가할 만 하다. 그리 고.... 이기지 못할 확률이라는 것은.... 구불구불 산 사이로 모습을 감추었다 드러나기를 기십번 반복하는 길을 따라 온통 색깔을 제멋대로 물들인 산을 배경으로 여행하듯 거 닐기를 여러 시간, 일행은 오후 무렵 한 도시에 도착했다. 입구의 푯 말을 보니 이름은 우루스이다. 트라금시, 그리고 우루스시 이 둘은 란테르트는 이번에 두 번째로 밟아보는 곳이었다. 처음은 바로 이카르트와 모라이티나와 함께 에라 브레의 뒤를 쫓을 때였다. 그때는 에라브레에게 온 신경을 빼앗겨 그 다지 신경 쓰지 않았었지만, 이제와 다시 보니 이 우루스라는 이 도 시, 굉장히 독특한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일단, 우루스라는 도시는, 도시가 아니라 요새였다. 지금에 와서는 요새 주변의 마을이 비약적으로 성장을 하여 요새보다는 도시라는 인 상을 짙게 풍기고 있어, 이곳의 영주의 직위도 요새방위사령관이 아 닌 시장이 되어 있으나 어찌되었건 전시에는 요새가 될 것이다. 아무튼 요새이니만큼 전략, 전술적 요충지에 도시가 세워져 있는 것 은 당연한 일이었다. 양쪽으로는 가파른, 절벽에 가까운 산이 서 있 었고, 그 산 사이에 길을 따라 도시가 길쭉이 성장하였다. 거의 대부 분의 도시가 중심 도로를 따라 길게 성장하는 것이 당연했으나, 이 우루스시의 경우에는 조금 그 정도가 심했다. 여기까지는 그냥, 협곡 사이에 도시가 들어서면 이런 모양을 이루겠 구나.... 하고 예상이 가능하였으나, 이 우루스 시에는 조금 특별한 건물 양식이 그에 보태져 있었다. 다름 아닌, 절벽만큼이나 가파른 산중간에 건물을 짓는 것으로, 거의 6, 70도에 이르는 사면을 직각으 로 깍아내어 그 위에 나무로 집을 짓는다. 회색빛 나는 무른 바위를 깍아내어 지어 놓은 흰색의 집들은 확실히 신비스런 분위기를 자아낸 다. 집 앞에서 아래 도로로 뻗어 내려온 위태위태해 보이는 계단을 제외하고는, 꽤 살만할 것 같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도로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높이 솟아있는 도시의 전체적인 구조 때문에, 도로에 서 있다보면 쉽게 약간의 위축감을 느 낄 수 있었다. 답답하다면 답답했고, 웅장하다면 웅장할 만 했으나, 후자보다는 전자를 느끼기가 훨씬 수월했다. 일행은 우루스시 입구 근처의 여관에서 하루를 묵기로 했다. 뭐 조 금 더 무리해 밤새도록 걷는다면 다음날 새벽까지 에르테일이 있는 노마티아의 수도 하야에 도착할 수 있겠으나, 그렇게 까지 무리할 필 요는 없었다. 장거리 달리기에서 전력 질주를 해 보았자 얻는 것은 지친 몸뚱이 뿐이다. 트레시아도, 세이피나도 이점 한가지에 있어서는 도저히 귀염성을 느낄 수 없는 여자들이었다. 이점이란 다름 아닌, 새로운 장소에 대 한 호기심을 호들갑스럽게 드러내는 것이다. 이미 2600년을 넘게 살 아온 존재들이기에 그다지 신기해하는 것이 없었다. 그 무덤덤한 란 테르트조차도 주위를 한차례 휘 둘러보며 절벽 중간에 세워진 괴상한 집들을 향해 시선을 두었건만, 트레시아도 세이피나도 무덤덤한 표정 이었다. 이 두 아가씨를 데리고 여관으로 들어온 란테르트는 방을 두 개 얻 은 후, 이내 여관 일층의 퍼브에서 간단한 요기거리를 시켰다. 트레 시아와 세이피나, 그리고 란테르트 이 세사람은 모두 식성들이 꽤 다 른 사람들이었다. 하긴 그러고 보니, 먹어야할 이유를 가진 사람은 란테르트 한명 뿐이었다. 트레시아는 해산물 쪽을 즐겨 먹었고 세이피나는 철저한 채식주의자 였다. 하지만 이 둘 모두 이 노마티아에서는 구하기 힘든 것으로, 적 당한 것을 찾기 힘들었다. 대신, 이 노마티아에는 산이 많았고, 산에 서 나는 음식은 상당했기에, 트레시아는 버섯요리를, 그리고 세이피 나는 과일 파이를 시켰다. 노마티아의 특산물인 틸 열매로 만든 틸 파이였다. 란테르트는 그냥 틸 잼과 곁들여 먹는 밀빵을 한 조각 시 켰을 뿐이었다. "그건 그렇고.... 지금 도대체 정확히 어디로 가고 있는거에요?" 따듯한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야채를 곁들여 볶은 버섯 요리를 바라 보며 두 손을 부드럽게 비비며 트레시아는 란테르트에게 이렇게 물었 고,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세이피나를 향해 시선을 두었다. 세이피나의 앞에는 붉은 색의 틸 열매가 드문드문 보이는, 역시 김 이 모락모락 나고 있는 틸 파이가 놓여져 있었는데, 세이피나는 음식 에는 그다지 커다란 관심이 없다는 듯, 란테르트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자 마자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녀의 새 아르에는 먹을 것에 관 심이 꽤 있었다. 세이피나가 말하는 사이 그녀의 어깨에서 파이를 뚫 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현재.... 에르테일도, 그리고 그 검의 주인인 파소 가의 사람도 노 마티아의 수도인 하야 시에 있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파소 가 의 사람중 한 명이 이 도시에 있군요. 그것도 아주 가까운 곳에...." 세이피나의 말에 란테르트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뒤이어 여관 의 문이 열리며 한 사내가 안으로 들어섰다. 바로 란테르트의 뒤를 쫓던 그 갈색 머리칼의 남자로, 그는 안으로 들어서자 마자 한쪽 구 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트레시아는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 "저 녀석.... 란테르트님, 알고 계신가요?"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세사람과 싸운 그날 이후로.... 계속해 우리들 뒤를 밟고 있 어." 곧바로 트레시아가 다시 물었다. "이유가 뭘까요?"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도저히 알 방법이 없었다. "그보다.... 무얼 하는 사람일까?" 란테르트는 트레시아를 향해 이렇게 물었고, 트레시아는 그의 물음 에 곧바로 고개를 세이피나에게로 향했다. 뭐 어쩌니 저쩌니 해도, 이런 쪽에는 확실히 아르페오네가 자신보다 훨씬, 아니 조금 뛰어났 다. 트레시아의 눈빛을 통한 물음에 세이피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바운티 헌터입니다."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가 되물었다. "바운티 헌터? 현상금 사냥꾼 말인가?" 세이피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란테르트는 훗, 하는 헛웃음을 한차례 터트렸다. 바운티 헌터라니.... 그럼 지금 크림슨 아이즈라는 100만 하르 짜리 사냥감을 노리고 있는 것인가? "확실히.... 크림슨 아이즈라면 커다란 사냥감이지...." 란테르트는 이렇게 조그맣게 중얼거렸고, 이 말에 트레시아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너무 커다래서, 저런 조그마한 아이가 잡을 수 없다는 것이 흠이지 만요...." 그들이 이러한 말에 세이피나가 담담히 입을 열었다. "아마.... 란테르트 님을 노리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바운티 헌터 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은 바로 자신의 분수이니까요. 지나치게 강 한 상대를 노리고 달려들거나 하는 짓은 초보가 아니면 하지 않습니 다." 그녀의 말에 트레시아가 따지듯 물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우리들의 뒤를 졸졸 따라 다니는 것이지?" 세이피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것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트레시아는 세이피나의 이 무책임한 대답에 순간 할 말을 잊었다. 하긴.... 이점이 바로 아르트레스가 아르페오네를 높이 사는 점이었 다. 아르트레스가 알고 있는 아르페오네라는 여자는.... 충분히 존경 할 만한 존재였다. 모든 것이 확실한.... 결코 얼버무리는 일이 없 는.... ---------------------------------------------------------------- 축하메일&게시판&쪽지 감사드려요~~ ^^ 음.... 100화를 돌아보며....--;;; 음.... 역시 2부는 재미가 떨어지는 군요.... 최근 슬슬 지루하다.... 라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일단, 전체적인 발란스가 완전히 란테르트에게로 넘어와서.... 그의 시야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겠죠. 한마디로, 란테르트 외의 캐러 부재로.... 그런 상태에서 양이 많아짐에 오는 현상입니다.^^ (헉... 지금 남얘기 하냐? ^^) 쓰는 저도 그런것을 느끼고 있으니... 독자분들이야 물론 느끼셨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쓰고 있는것은.... 2부의 이 지루한 부분이, 처음 이 글을 구상했던때의 핵심이었기 때문이죠. 한마디로, 이부분 쓰고싶어 이 글 전체를 구상했단 말입니다.^^ 길가는 사람 붙잡고, 너 죽어라~ 푸억, 우게~~, 앗 검이 쓸만하군.... 이게 이 글 전체의 주제.... 는 아니지만, 아무튼... ^^ 2부의 핵심적 이벤트 라인입니다. 원래는 보조 캐러들.... 그러니까, 에디엘레가족, 엠과 에스, 세레티, 등등도, 란테르트와 만나 10일 이상을 함께 있지 않을 예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중반 이후... 그러니까 지금 쓰는 부분이겠죠.^^ 이곳에서 본격적으로 파티 구성해서.... 돌아 다니려고 했는데.... 앞부분이 너무 길어져 버린 겁니다.^^ 지금 내용이 80화쯤 들어갔어야 하는데....^^ 역시 내용이 어디로 흐를지는 아무도 모르는 모양입니다~~ DD는 300화 안쪽에서 끝내려던 것인데.... 벌써 230이니.... 3부까지 끝나면 400가까이 될듯 하네요...--;;; 후후후... 앞으로도 이 지루함을 벗어날 가능성은 눈꼽만치도 않보이는군요.... 차라리 란테르트를 수다장이로 만들었어야 하는가?.... 괜히 수다장이 캐러 같은놈 하나꼈다가는.... 분위기 파삭 할터이고... 수다장이면 뭐하노...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지.... 그 트레시아 마져도 란테르트 앞에서는 벙어리가 되는데....--;; 아님 또 캐러 하나를 파각 죽여버려? --;;; (흑... 아서라... 또 하나 죽였다가는... 니가 죽는다....--;;;) 이제 게을러져 글쓰기도 귀찮고.... 지금은, 내가 다시 200화 넘는 글을 쓰면 사람이 아니다!! 라고 이를 갈고 있는 중입니다~~~ 후후.... 어서 어서 날림으로 2부를 끝내고, 3부는 파각 날려버릴까도 구상중....--;; 어차피 3부 내용이야.... 쓰려면 100화고, 안쓰려면 한줄이니.... 3부 같은건 아주 처음 구상에서는 어차피 없었으니까.... 그래도... 3부 같은 내용은 좋아하는 편인데....--;;; 3부 때문에 란테르트를 크림슨 아이즈로 만든 것인데....--;;; 흐음.... 우앙... 갑자기 글이 넋두리로 바뀌었당~~ 그럼.... ____Agra, the WaterDragon of Ruflusia, the Water Fairy....___ 『게시판-SF & FANTASY (go SF)』 1952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02 올린이:광황 (신충 ) 99/01/11 01:19 읽음:2473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트레시아는 한차례 놀려 주려다 그냥 입을 다물었다. 그 대신 그녀 는 란테르트를 향해 입을 열었다. "에르테일.... 과연 쓸만한 검일까요? 사실, 좋기로는 앱슈바르 쪽 이 더 나았을 텐데.... 앱슈바르는 마계에서 봉인용으로 특별히 제작 된 검으로.... 뭐 이제는 쓸모가 없어졌지만, 아무튼 대단히 뛰어난 검이에요." "앱슈바르.... 역시 마계의 검이었군...." 란테르트는 이렇게 중얼거렸고, 트레시아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 다. "맞아요. 마계의 검이죠.... 그 에르테일에 비한다면...." 트레시아가 막 이렇게 말할 무렵, 바로 옆에서 한 여자의 앙칼진 목 소리가 들려왔다. "에르테일이 어떻다는 거야? 얼마나 좋은 검인데!!" 그 목소리에 란테르트와 트레시아는 동시에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들려온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붉은 색이 약간 섞인 검정색 머리칼의 15, 6세쯤 되어 보 이는 소녀가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란테르트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 러고 보니, 이 소녀는 처음 주점에 들어올 때 함께 들어와 란테르트 가 이곳에 자리를 잡을 때 바로 곁에 자리를 잡았던 것 같았다. 계속 해 란테르트 자신의 눈치를 살피는 것도 알고 있었으나, 그냥 그러려 니 하고 무시했었다. 그녀의 외모는 전체적으로 상당히 억세 보였다. 피부도 트레시아만 큼이나 발그스레한 것이 건강한 빛을 띄었다. 물론, 몸매에 있어서는 아르페오네 쪽을 더 닮아 있었지만.... 붉은 색과 검정색이 3:7쯤으로 섞인 검붉은 머리칼을 어깨에 닿지 않을 만큼 길러 두 뺨을 살짝 덮고 있었다. 눈동자는 엷은 녹색에, 콧날이 상당히 오똑했고, 눈썹은 여자아이답지 않게 조금 두꺼운 편 이었으나, 보기 싫지는 않았다. 눈은 상당히 큰 편이었다. 그녀의 옷차림은 경장갑옷이었는데, 그나마 빈약한 몸매를 갑옷으로 짓눌러 놓으니 완전히 소년이었다. 흰빛 나는 갑옷이 꽤 아름답게 그 녀와 어울렸다. 그녀의 무기는 자루가 몹시 긴 검이었다. 아니, 정확 히는 도였다. 등뒤로 가로질러 꽂고 있었는데, 도의 자루길이가 거의 날의 길이 만큼 되어 보였다. 검막이는 흡사 풀 잎사귀처럼 살짝 굽 은 금속이 몇 갈래 나와 있었고, 전체적인 장식의 형태가 상당히 아 름다웠다. 그 모습에 세이피나가 조그맣게 말했다. "리틀 그라시아.... 파소 가의 여자들에게 전해 내려지는 창형 도입 니다...." 아마도 그 소녀의 허리 뒤로 꽂혀있는 그 무기의 이름인 모양이었 다. 파소가.... 에르테일의 파소가.... 란테르트는 세이피나의 말에 고개를 한차례 끄덕이고는 이내 그 소 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 "결코 에르테일을 폄하하려거나 하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란테르트의 말에도 소녀는 눈가에 생긴 주름을 펴지 않았다. "그러시겠지." 그런 그녀의 대꾸에 란테르트는 약간 이상함을 느꼈다. 왠지, 에르 테일을 욕한 것 때문에 그녀가 화를 내는 것 같지 않아서 였다.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란테르트는 조심스렇게 이렇게 물었고, 동시에 소녀는 등뒤에서 도 를 뽑아들었다. 란테르트는 그러한 행동을 하는 그녀의 눈에서 증오 를 읽었다. 확실히.... 그녀는 어떤 특별한 이유 때문에 란테르트 등 의 앞에 선 것이다. 그것도, 눈에 적개심을 드러낼 만한.... "문제라고 말하는 거야?" 그녀는 그 창형의 도를 검막이 부분과 긴 손잡이의 중간부분을 넓게 잡은 채 두 다리 역시 꽤 넓게 벌렸다. 창형 도이기 때문에 그 사용 법이 일반의 도나 창과 확실히 다른 모양이었다. 란테르트는 그 모습 을 꽤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처음 보는 병기술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이러한 방법은 꽤 독특했다. 그때, 지금까지 한쪽 구석에서 잠자코 있던 그 바운티 헌터라는 갈 색 머리칼의 남자가 몸을 일으켰다. 물론, 그것에 신경을 쓰는 사람 은 주점 안에서 란테르트와 세이피나 정도였지만. 주점안 다른 사람들은 어쩌면 일어날지도 모르는 한편의 활극을 기 대하며 숨을 죽이고 있었다. 물론 이들과 가까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화를 피해 멀찌감치 물러났고, 그렇게 대충 둥그런 원을 두른 채 30 명 남짓한 손님들이 이들을 응시하고 있었다. 소녀는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 무기를 손에 든 채 란테르트를 노려보 고 있었다. "나쁜 놈! 우리 오빠를 죽여? 네가 그러고도 검사야? 검사가 다른 사람의 검을 훔쳐? 하긴, 도둑질이나 사사 받는 타락한 녀석 따위를 검사라고 한다면, 검사들을 무시하는 것이겠지." 그녀의 이 외치는 소리에 주점 안의 사람들은 잠시 웅성웅성했다. 대강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간다는 반응이었다. 물론, 란테르트 본인 은 더더욱 알 수 없게 되었지만... 일단, 그녀의 오빠를 죽였다는 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었다. 충분 히 가능한 일이었으니.... 게다가 검을 훔친다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녀의 오빠를 죽인 것이 자신이 맞기는 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란테르트는.... "그렇습니까?" 라고 대꾸할 뿐이었다. 그의 이러한 대꾸에 소녀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당신.... 제가 보기에는 그다지 실력이 뛰어나지 않은 듯 보입니 다. 당신의 오빠 정도의 실력자도 저의 일 검을 막아내지 못했습니 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오빠가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었으나, 적어도 자신의 손에 죽은 것을 보아 자신의 일 검을 막아내지 못한 것으로 단정했다. 그의 일 검을 막아낸 사람중 란테르트 그가 죽인 사람은 지금까지 손에 꼽을 정도였으나, 파소 가의 사람은 분명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잘못 짚은 모양이었다. "무슨 헛소리야!" 그녀는 이렇게 외치며 순간 오열을 터트렸다. 리틀 그라시아를 쥐었 던 한쪽 손을 풀어 입을 가리고는, 흑 하며 눈물을 삼켰다. 주르륵, 구슬퍼 보이는 눈물이 뺨을 따라 흘렀다. 란테르트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소녀는 눈물 섞 인 목소리로 란테르트를 향해 외쳤다. "악마. 어떻게 그렇게 태연한 거지? 반드시 내손으로 죽이겠어. 여 기서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악마라고 하는 것을 보아.... 란테르트가 거의 확실한듯 하다.... "어떻게 검도 쓸 줄 모르는.... 평생 대장장이 일을 하며 순박하게 살아온 우리 오빠를 죽일 수 있는 거야!?" 그녀는 이렇게 외치며 손에 들고 있던 리틀 그라시아를 란테르트에 게 휘둘렀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마지막 말에 순간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 다. 검도 쓸 줄 모른다니.... 자신이 그런 사람을 죽였을 리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이미 소녀의 검은 자신을 향해 날아왔고.... 언제나 스스로 마음에 품어왔던 데로.... 다시 일 검을 돌려줄 것이다.... 란테르트가 이런 생각을 하며 검을 뽑으려는 순간, 챙 하는 소리가 나며 누군가 소녀의 검을 막았다. 이 의외의 상황전개에, 란테르트도, 그 소녀도, 그리고 곁에서 잠자 코 지켜만 보고 있던 트레시아와 세이피나도 그 소녀의 검을 막은 사 람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다름 아닌 바운티 헌터라던 그 사내였다. 그는 지금까지 사람들 사이에 섞여 이 두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다 가, 소녀가 란테르트를 공격하려 하는 순간 이렇게 나서 소녀의 검을 막은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무모한 짓 그만 둬." 리틀 그라시아를 막으며, 갈색머리의 남자가 이렇게 외쳤고, 소녀는 그런 그를 향해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뭐야? 괜히 나서지 마. 이건 내 일이야!" 그런 그녀를 향해 갈색머리칼 남자가 한마디했다. "네 오해다. 더 이상 일을 크게 만들지 말고 이쯤 물러서." "네가 뭔데.... 오해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아? 더 이상 나서면 너도 용서하지 않을 꺼야!" 소녀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고, 갈색머리칼의 남자는 곤란하다는 듯 머리를 끌쩍였다. 그리고는 잠시 주위를 둘러보다가 나지막한 목 소리로 입을 열었다. "크림슨 아이즈에 대해 알고 있나?" 소녀는 왜 갑자기 그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무, 물론이다." 이렇게 대답하는 순간, 소녀의 머리 속에 퍼뜩 떠오르는 것이 있어 다시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청회색 머리칼과 오른쪽 뺨의 실낱같은 붉은 상처.... 그리고 그 붉은 눈.... "서, 설마?.... 그럴 리 없어...." 소녀는 순간 경악하여 이렇게 중얼거렸다. 주위의 사람들은 이들의 대화소리가 워낙 작아 일이 어떻게 돌아가 는지 알 수 없게 되자 더더욱 큰소리로 떠들며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 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차피 떠들어댈 뿐이다. 갈색 머리칼의 남자가 말했다. "무슨 일로 그에게 검을 들이댔는지는 잘 모르지만.... 이쯤에서 끝 내는 게 좋아. 너도 크림슨 아이즈의 버릇 정도는 알고 있겠지? 그에 게 검을 휘둘렀다가는...." 그의 말에 소녀는 순간 낯빛이 조금 변했고, 갈색 머리칼의 남자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게다가.... 옆에서 들어보니 모두 오해더군.... 만약 네 오빠가 정 말 검을 쓸 줄 모른다면.... 그를 죽인 것은 결코 이 남자가 아닐 꺼 야. 그건 너도 잘 알겠지?" 소녀는 그의 말에 잠시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다.... 그가 정말 크림슨 아이즈라면.... 그렇다면.... 소녀는 돌연 다시 리틀 그라시아를 휘둘러 이제는 갈색 머리칼을 공 격했다. "거짓말하지마! 너도 저 남자랑 같은 편이지? 크림슨 아이즈의 위명 을 빌린다고 내가 무서워 할 줄 알아?" 소녀는 여기서 물러날 수는 없었다. 노마티아의 수도 하야에서 자신 의 오빠를 죽인 사람을 쫓아 이곳까지 왔는데, 이곳에서 이렇게 물러 설 수는 없었다. 여기서 놓치면 이제 어디서 찾아야 한다는 말인가? 한편, 그녀의 입에서 크림슨 아이즈라는 말이 터져나오자, 주점 안 의 사람들은 모두 한마디씩 떠들며 슬슬 그곳을 빠져 나왔다. 무언가 일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일부사람들은 노골적으 로 두려움을 표하며 뛰듯 달아났고, 다른 사람들은 부로 여유를 부리 기도 했으나, 어찌되었건 달아난다는 점에서는 오십보 백보였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9527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03 올린이:광황 (신충 ) 99/01/11 01:19 읽음:2524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이내 주점 안에는 용기가 철철 넘치거나, 이미 술에 취해 곯아떨어 진 10여명만이 남아 있었다. "바보 같은 짓 그만 둬라. 네 오빠를 죽였다는 남자는 내가 찾아줄 테니." 소녀는 막 그 갈색머리칼의 남자를 향해 휘두르던 검을 멈추며 외쳤 다. "네가? 네가 누군데? 정말 할 수 있는 거야?" 소녀의 말에 갈색 머리칼의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다. 난 대륙 제일의.... 아니, 대륙 제 2의 바운티 헌터 이 슐 겔티브라크이다." 그의 말에 주점 안 이곳 저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고, 소녀 역시 상당히 놀랐다는 표정이었다. 물론, 란테르트가 크림슨 아이즈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 비한다면 그저 그런 표정이었으나.... "겔티브라크가? 설마 그 베이클 겔티브라크의 가문?" 소녀의 외침에, 이슐 이라는 남자는 쓴웃음을 지었다. "역시, 언제나 형의 이름뿐이군.... 맞다. 그 겔티브라크 가문이 다." "대륙 제 1의 현상금 사냥꾼 베이클의 동생이라는 거야? 대단한 걸...." 베이클이라는 이름은 란테르트도 한 번 들어본 적이 있는 듯 했다. 소녀는 잠시 아랫입술을 깨문 채 입을 생각에 잠기었고, 이슐 이라 는 남자는 의자 두 개를 끌어 란테르트가 있는 곁에 놓은 후 자리에 앉았다. "이봐, 너도 앉아." 이슐의 말에 소녀는 아, 하는 짧은 탄성을 지른 후 의자에 앉았다. 얼굴은 아까 흘린 눈물로 지저분해져 있었으나 골몰히 생각에 잠겨 있느라 신경 쓰지 않았다. 트레시아는 지금까지 잠자코 앉아 있다가 이윽고 한마디 꺼냈다. "이봐, 꼬마. 이름이 뭐야?" 그제서야 소녀는 정신을 퍼뜩 차리며 란테르트일행을 한차례씩 바라 보았다. "미안해요.... 내가 오해를 했나봐요...." 소녀는 이렇게 사과를 했고, 뒤이어 모두에게 자신을 소개했다. "전.... 네이실라 파소 에요.... 그 단야사 집안인 파소 가의.... 이제는 무남독녀이지요...." 상당히 침울한 목소리로 이렇게 자신을 소개한 그녀를 향해 트레시 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 "사정을 좀 자세히 이야기 해 봐. 원 정신이 없어서...." 트레시아의 이 말에 네이실라는 고개를 한차례 끄덕이며 입을 열었 다. "그러니까.... 며칠 전의 일이에요.... 엄마 아빠는 제가 어렸을 때 돌아가시고.... 얼마 전까지, 할아버지와 오빠, 그리고 저 이렇게 셋 이서 게미아 산맥의 어느 이름 없는 골짜기에 살고 있었어요.... 잘 모르실지도 모르지만, 저희 파소 가는 원래 소피카의 테일 시에 살았 었지만, 100년쯤 전에 무슨 일로 이곳으로 이사 왔어요." 그녀의 말에 트레시아와 이슐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다는 뜻이 었다. 물론, 란테르트와 세이피나도 알고 있었으나, 그들은 그냥 잠 자코 있었다. "그런데.... 그 날.... 돌연 한 사람이 집안으로 들어와서는.... 오 빠를 죽이고 에르테일을 훔쳐갔어요." 소녀의 말에 란테르트와 트레시아, 그리고 이슐, 이 세사람은 아, 하는 짤막한 탄성을 내질렀다. 이제야 슬슬 이 일의 윤곽이 드러나는 듯 했다. 에르테일이 수도로 이동한 것도, 그리고 파소 가의 사람들 이 그 검을 따라 움직인 것도 모두 이 일 때문인 모양이었다. 그렇다 면.... 네이실라는 잠시 입을 다문 채 눈물을 한 방울 흘리고는 소매로 슥 눈가를 닦았다. "노마티아 왕실이 시킨 일이 분명해요. 이번에 왕실에서 열리는 무 투회의 상품으로 바로 에르테일이 나왔어요." 그녀의 말에 이슐은 아, 하는 짧은 탄성을 질렀다. "그 검을 훔쳐간 사람이 도대체 누구야?" 이슐이 물었고, 네이실라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푸른 머리칼의 검사라는 것 말고는 몰라요.... 그리고 한가지 확실 한 것은 이쪽으로 도망쳤다는 거예요. 사람들을 수소문해 간신히 이 곳까지 찾아왔는데...." 그녀의 이 대답에 이슐은 고개를 천천히 가로 저었다. "너도 어지간히 무모하구나. 겨우 그 정도 정보로 사람을 찾아?" 이슐의 책하는 소리에 소녀는 고개를 푹 숙였다. "하지만...." 그때 이슐이 돌연 몸을 일으켰고, 그의 그런 행동에 네이실라와 트 레시아, 그리고 란테르트까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이슐은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한차례 미소를 지었다. "서둘러야 겠군. 아, 크림슨 아이즈씨...." "란테르트라고 부르십시오." 란테르트는 크림슨 아이즈라고 부르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고, 그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란테르트씨, 며칠간 당신의 뒤를 쫓은 점.... 사과 드리겠습니다. 그저.... 당신이라는 남자를 한차례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한차례 끄덕여 사과를 받아들였고, 이 슐은 이어 한가지를 물었다. "이 노마티아에는 무슨 일이십니까?" 그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에르테일을 찾아서...." 란테르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이슐과 네이실라는 아, 하는 탄성을 내질렀다. 네이실라가 물었다. "에르테일을 찾아 왔다고요? 왜요?" "제게 쓸모 있는 물건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의 말에 네이실라는 그에 대한 소문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검을 찾고 있었군요...." 뒤이어 이슐이 입을 열었다. "그럼, 이 네이실라라는 소녀와 함께 가면 되겠군요. 그렇다면 저는 그 푸른 머리칼의 강도를 찾아 떠나야 겠습니다." 뒤이어 네이실라를 향해 이야기했다. "네이실라. 대가로는, 파소 가의 검 한 자루다. 할아버지에게 이야 기 해 두도록. 그럼...." 할 말을 모두 마친 그는 그대로 몸을 돌려 주점 밖으로 나갔고, 푸 후, 하는 말의 투레질 소리가 한차례 들리며 이내 또각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는 사라져 갔다. 성격이 급한 건지.... 아니면 일 처리가 확실한 건지.... 아무튼 꽤 나 이상한 인간이었다. 네이실라는 그가 사라지자 돌연 서먹서먹함을 느꼈고, 딱히 할 일도 없어 다시 고개 숙여 사과했다. "아까는.... 미안했어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괜찮습니다. 신경 쓰지 마십시오." 뒤이어 트레시아가 물었다. "저녁은 먹은 거야?" 트레시아의 이 물음에 네이실라는 고개를 가로 저었고, 트레시아는 그녀의 대구에 쯧쯧 혀를 차더니 말했다. "먹고 싶은게 있으면 하나 시켜. 이 언니가 사줄테니." 트레시아의 말에 네이실라는 잠시 눈치를 보다가 헤 하고 웃으며 입 을 열었다. "정말 고마워요. 않그래도 요 이틀동안 아무것도 못 먹었어요...." 꽤 적응이 빠른 소녀였다. 하긴, 그러니 겨우 그 정도 실력으로 정 체도 모르는 검사의 뒤를 쫓았겠지만 말이다.... 저녁을 간단히 마친 일행은 란테르트와, 그리고 다른 세 아가씨들이 각각의 방으로 들어갔다. 네이실라는 돈조차 가지고 오지 않았기에, 트레시아와 세이피나는 방을 침대 세 개 자리로 바꾸어 그녀와 한방 에 묵었다. 네이실라는 당연하게도 피곤에 지쳐 침대에 눕자마자 잠이 들었고, 다른 두 마족들은 잘 필요가 없었으니 깨 있었다. 세이피나는 방안에 있는 탁자 위에 몇 가지 물건을 늘어놓고는 기도 를 시작했다. 사람의 얼굴을 새겨 놓은 듯한 괴 조각상이 하나 있었 고, 그 외에 조그마한 촛대가 두 개였다. 초에 불을 밝히자 어두운 방안이 꽤 환해졌다. 세이피나는 흡사 제단과도 같이 꾸며 놓은 탁자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고, 트레시아는 저 녀석 뭐하는거야 라는 표정 을 한 채 침대에 앉아 바라보았다. "전능하신 신 카이그라미온이시여, 당신의 신실한 종 세이피나가 기 도를 올리나이다...." 세이피나가 막 여기까지 중얼거렸을 때, 트레시아는 파하, 하는 웃 음을 터트렸다. 그때, 세이피나가 전언으로 말을 걸어왔다. [조용히 해 주십시오.] [뭐하는 거야? 카이그라미온? 그거 네가 어렸을 때 기르던 팬지 아 니야?] 트레시아는 세이피나의 말에 이렇게 되물었고, 세이피나는 그녀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아르트레스 님께서 깔고 앉아 죽여버린 그 가여운 꽃입 니다.] 그녀의 말에 트레시아가 윽, 하며 말했다. [의자 위에 올려놓으니 그렇지!] [의자가 아니라 책상 위였습니다.] 세이피나는 약간 톤이 높아진 음성으로 트레시아의 얼토당토않은 변 명에 이렇게 대꾸했고, 트레시아는 지지 않고 전언을 보냈다. [그게 그거야. 내가 책상 위에 자주 걸터앉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곳에 논 네가 잘못이야.] 하지만 역시 그녀답게 논리는 부족했다. [잘못을 따지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세이피나는 이렇게 대화를 끝냈고, 트레시아는 음, 하는 짤막한 신 음을 내뱉으며 물었다. [그런데 뭐하는거야?] [전 지금 카이그라미온 님의 사제입니다.... 그러니 아침저녁으로 제를 올리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이 모두가 저의 정체를 숨기기 위한 노력입니다. 그러니 방해하지 말아 주십시오.] 세이피나의 이 말에 트레시아는 한차례 웃었다. [오호~! 그런가? 좋아 방해는 않지. 계약했으니까. 그래, 그런데, 너의 그 납작하게 짜부러진 팬지 신께서는 무얼 하실 수 있지? 정말 궁금한걸?] 트레시아의 이번 도발에 세이피나는 고개를 휙 돌려 그녀를 바라보 았다. 상당히 큰 동요로, 그만큼 자신의 꽃을 좋아했었던 모양이다. [아르트레스 님께서는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요.... 그 귀여운 꽃을 짜부러트리신 장본인이니까요.] 트레시아는 그런 세이피나를 향해 한차례 눈웃음을 지었으나, 그 웃 음은 세이피나의 다음 말에 의해 눈 녹듯(?) 사라졌다. [엉덩이에 살이 많아 감이 둔한가 보지요? 무언가 닿는 느낌이 드는 데도 그대로 깔고 앉은 것을 보아....] [뭐, 뭐야? 말라깽이 장작 주제에. 난 절대 살이 많지 않아!] 트레시아의 이 말에 세이피나는 잘 지어 보이지 않는 미소를 살짝 지었다. [그런가요? 그렇다고 해 두지요.... 이제 저는 아르트레스 님께서 깔고 앉으셨던 저의 꽃에게 기도를 올려야 겠습니다.] 세이피나는 이렇게 대화를 끝냈고, 트레시아는 왠지 약간 밀린 듯한 이 말싸움에 기분이 상해, 흥 하며 팔짱을 끼었다. 역시 쌓인게 많은 두 사람인 모양이었다. 벌써 2600년도 더 지난 이 야기를 가지고 아직도 태각거리니 말이다. 이 두사람의 무언중의 싸움은 말 그대로 무언이었고, 바로 곁에서의 스파크가 빠지직거리는 싸움에도 아랑곳 않은 채 네이실라는 조용히 잠이 들어 있었다. 오빠의 꿈이라도 꾸는 듯, 입가에는 미소가 배어 있다. ---------------------------------------------------------------- 쿠쿠쿠... 공장 대 부활입니다~~ ^^ 일단 하루 2편이 목표입니다.^^ 아르트레스와 아르페오네.... 생각 이상으로 잘 어울리는 커플이군요.... ^^ 역시 아르트레스 킬러는 아르페오네였던 것이다.... 음하하~~~ 아니... 한명 더 있지.... 후후후.... 누구일까요~~~ 테미시아 세계 최고의 S&M 이자~~~ 아르트레스의 스승!!! 모든 테크닉(?)에 통달한 궁극의 색녀~~~ 이미 D&D에 한번 등장!! 곧 재등장 예정.... 이거 이벤트 아니니까 괜히 메일 보내고 선물줘요~~~ 하지 마세요.^^ 어차피 줄것도 없으니... ^^ 음.... 그건 그렇고.... 다른 사람 옆에다 두고 전언으로 이야기 하는거.... 왠지 정팅실에서 쪽팅하는거 같당... ^^ /to 아르트레스 조용히 해 주십시요. /to 아르페오네 뭐하는 거야? 카이그라미온? 후후후....--;;; 앞으로 []부호 대신에 /to 로 바꿀까? 그럼 혹시 내 글도 탐그루처럼 뜰려나? 에이 설마~~ ^^ 그럼.... ^^ 바보수룡 아그라가~~~ 『게시판-SF & FANTASY (go SF)』 19710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04 올린이:광황 (신충 ) 99/01/12 06:59 읽음:2404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다음날 아침, 란테르트를 비롯한 트레시아, 세이피나, 네이실라 등의 네 사람은 우루스 시를 벗어나 수도 하야로 향했다. 여기서부터의 길 이야말로, 게미아의 뱀이라고 불리우는 울렁울렁한 구불탕길이다. 길은 산의 사면을 따라 굽이굽이 돌기도, 산과 산 사이를 쫓아 휘청 거리기도, 그리고 종종은 아찔한 운교 위를 지나기도 했으나, 한가지 한결 같은 것은 모두들 적어도 마차 한 대가 다닐만한 폭은 된다는 것 이었다. 이 길은 말 그대로 교역로이다. 노마티아의 수도와 레냐, 에 노사 등을 연결하는 한 나라의 중심도로인 것이다. 그렇기에 잘 닦여 있었고, 평탄했으며 또 넓었다. 네이실라의 걸음은 몹시 느렸으나, 일행의 속도에 영향을 주지는 않 았다. 왜냐하면.... "워~, 조심해." 라무라는 이름의 괴상한 가축을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가축은 노마티아 게미아 산맥 북쪽 지역에서 기르는 가축이다. 에 노사에도, 소피카에도 게미아 산맥정도 높이의 산맥은 존재했으나, 이 라무는 노마티아 산맥에서만 살 수 있다. 주식이 키코타 열매이기 때 문이다. 키코타 열매는 고도 2000휴리하 이상에서 자생하는데, 거기다 기온까지 낮아야 하기에, 에노사나 그 이하 남쪽의 산맥에서는 찾아보 기 힘들다. 라무의 생김새는 대략 양과 말의 중간이라고 생각하면 딱 알맞다. 구 부정한 뒷다리와 망아지 만한 몸집에, 목은 말처럼 튼튼하고, 꼬리는 짧으며, 털이 복실복실 온몸을 뒤덮고 있다. 눈은 동글동글한 것이 머 리부분의 털에 의해 반쯤 가리어져 있어 약간 멍해 보인다. 몸집은 약 간 토실토실하고, 다리도 그다지 길지 않아 바라보고 있으면 꽤 귀여 웠다. 걷는 속도는 그다지 빠르지 않았으나, 지구력 하나는 굉장해, 겨우 이틀동안을 걸어 장장 60휴하에 이르는 게미아의 뱀을 통과했다. 그렇게 도착한 노마티아의 수도 하야는, 5년전에 왔을 때와 마찬가지 로 계곡 틈새를 비집고 들어서 있었다. 하지만 그때와는 달리 상당히 어수선한 것이 무슨 축제라도 벌어지는 모양이었다. 외성도 내성도 산의 사면과 사면 사이에 한 겹의 벽을 세워 놓은 이 도시의 외성 밖에는 다른 여느 성들이 그러하듯 많은 여관들이 세워져 있었다. 네이실라는 일행을 그녀가 묶고 있던 여관으로 안내했다. "할아버지!" 네이실라는 여관의 한 방으로 들어가자 마자 그 안에 있는 노인에게 달려들어 안겼다. 노인은 평범해 보이는 인상이었으나, 다만 반쯤 걷 어붙인 소매 아래로 드러난 팔뚝만은 무쇠처럼 단단해 보였다. 아마도 대장간 일을 평생 하다보니 그렇게 된 모양이었다. "이런!! 네이실라. 무사했구나. 원 녀석 바보 같기는.... 네 실력으 로 무얼 할 수 있다고 그렇게 무작정 그놈을 따라 가느냐?" 노인은 네이실라의 등을 다독이며 이렇게 말했다. 네이실라가 무사하 여 다행이라는 듯한 안심하는 표정과 얼마전 손자를 잃은 씁쓸함이 동 시에 얼굴에 배어있었다. 네이실라는 할아버지의 그런 다독임에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 "우앙.... 결국 못 찾았어요.... 그 나쁜 사람을...." "자, 자.... 울음을 그치거라.... 그보다 저 사람들은?...." 노인의 물음에 네이실라는 훌쩍거리기를 몇 차례하고는 눈가를 소매 로 닦아내며 란테르트 일행을 소개했다. "우릴 도와주실 분들이에요.... 이 푸른 머리칼의 남자 분은.... 란 테르트님 이시고, 다른 분들은 그분의 친구이신 트레시아 님과 세이피 나님 이세요." 네이실라의 설명에 노인은 고개를 끄덕여 인사하며 자신을 소개했다. "전, 파소 가의 젤타라고 합니다. 검사 이시군요...." 란테르트와 다른 일행을 향해 이렇게 인사한 젤타라는 이름의 이 노 인은 이 세사람에게 상당히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트레시아는 지금 허벅지 절반밖에 오지 않는 쫙 들러붙는 가죽 스커트에, 무릎까지 오 는 굽높은 구두를 신고 있었다. 그리고 위에는 푹신해 보이는 붉은 색 털 스웨터를 입고 있었는데, 아무리 보아도 무슨 수행을 한다거나 하 는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상당히 독특한 옷차림으로 이 나이 60먹은 노인으로써도 이런 그녀의 모습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세이피나라는 여자는 바라보는 순간 머릿속에 얼음의 이미지 가 떠올랐다. 머리칼은 흡사 정말 얼어버리기라도 한 듯 흰 파란색을 띄고 있었고, 눈동자 역시 얼음을 깎아 만든 듯한 맑은 푸른색을 띄었 다. 입가에는 그 흔한 미소조차 고이지 않았고, 눈동자는 정지한 채 거의 흔들림을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란테르트.... 비록 트레시아의 방문으로 꽤 여유가 생긴 모습 이였으나, 젤타 노인의 눈에는 세이피나나 별반 다를 것이 없었 다. 게다가 선득한 느낌을 주는 붉은 색 눈동자라니.... "크림슨 아이즈 세요." 그런 젤타 노인의 기색을 느꼈는지, 네이실라가 이렇게 말했고, 노인 은 황당하다는 듯 잠시동안 멍해졌다. "어째서...." 네이실라는 놀라는 자신의 할아버지에게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좋은 분들이에요. 소문과는 완전히 달라요." 사실 노마티아에서의 크림슨 아이즈의 악명은 다른 곳의 절반 정도밖 에는 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마법사 협회는 위다를 중심으로 조직된 것이고, 용병길드는 소피카를 중심으로 결성되어 있는데, 노마 티아는 이 두 나라 모두와 반 적대, 혹은 적대관계에 놓여있다. 그러 니, 그 나라들이 증오해 마지않는 크림슨 아이즈라는 사람을 정책적으 로 적으로 돌릴 이유는 없었다. 젤타는 손녀딸의 말에 잠시 얼떨떨했으나 그다지 방황이 오래지는 않 았다. "어쨌건.... 이제는 어차피 늦었단다...." "설마?...." 네이실라는 젤타 노인의 말에 이렇게 되물었고, 노인은 고개를 끄덕 였다. "무투회가 벌써 시작됐어요? 발표가 난지 이제 겨우 10일밖에 되지 않았잖아요. 나라 안에도 아직 다 소문이 안 퍼졌는데...." 네이실라의 뒤이은 물음에 젤타 노인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마도 검의 기득권을 미리 인정받으려는 모양이야. 무투회는 앞으 로 한 달간이나 계속된단다...." 네이실라가 고개를 천천히 가로 저었다. "나쁜 놈들...." 지금까지 조용히 이 두 조손의 대화를 지켜만 보던 란테르트가 입을 열었다. 워낙 대화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다보니 도저히 중간에 끼여들 틈이 없었다. "지금.... 에르테일은 어느 곳에 있습니까?" 란테르트의 이 물음에 젤타노인은 그네들 세명을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아직 앉으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물론, 앉을 만한 곳도 없었지 만.... "아.... 두시간쯤 전에 무투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검은 무투회 장에 있지요. 왕성 앞에 있는 헬타리온 광장에 높은 단을 세우고 그곳에서 무투를 벌이고 있지요...." 무투회가 그다지 많이 열리지 않는 만큼 무투회 장을 위한 경기장 같 은 것은 당연히 없었고, 평상시 다용도로 사용되던 성 중앙광장을 무 투회 장으로 사용하는 모양이었다. "그럼...." 젤타 노인의 말에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그대로 몸을 돌렸고, 트 레시아와 세이피나는 인사도 않은 채 그의 뒤를 따라 나갔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 네이실라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할아버지, 가서 살펴보고 올께요...." 네이실라는 젤타노인에게 이 한마디를 남기고는 곧바로 란테르트 등 을 따라갔다. 근 2일 동안의 여행으로 그들, 정확히는 트레시아와 말 문 정도는 트인 사이라 그다지 부담은 없었다. 하지만 노인은 자신의 손녀딸이 크림슨 아이즈를 따라간다고 하자 걱 정이 되어 짐을 챙겨들며 황급히 이렇게 말했다. "네이실라, 함께 가자...." 네이실라와 젤타 노인이 준비를 하는 사이, 란테르트 등의 세 사람은 외성 성문을 지나고, 시가지를 지나 헬타리온이라는 이름의 광장인 듯 한 곳에 도착했다. 그 공터는 도시가 있는 곳과 왕궁 사이에 위치했는 데 넓이는 가로 세로가 거의 200휴리하에 육박하는 말 그대로의 광장 이었다. 그 헬타리온 광장 중앙에는 나무로 만든 가건물이 하나 위치하고 있 었다. 다름 아닌 임시 무투회 장이었다. 임시치고는 상당히 건실하게 만든 것이, 왕실이 이번 무투회에 얼마나 많은 신경을 썼는지를 알 수 있었다. 오죽하면, 상품으로 쓸 물건까지 친히 훔쳤겠는가? 그 가건물 밖으로는 수많은 상점들이 즐비하고 있었다. 이런 대목을 어찌 놓치겠는가? 가장 많은 것은 뭐니뭐니해도 먹을 것을 파는 곳이 었고, 그 외에 수많은 무기, 혹은 방어구상들도 요소요소 자리잡은 채 호객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트레시아는 팔짱을 엇지른 채 란테르트의 곁에 바짝 붙어 걷고 있었 고, 세이피나는 트레시아와는 다른 쪽에 반보쯤 뒤로 떨어져 걷고 있 었다. 아마, 아르페오네일 때 언제나 이카르트의 뒤쪽에서 걷던 것이 버릇이 되어 다른 사람과 함께 다닐 때에도 이러는 편이 편한 모양이 었다. 막 이런 저런 노점들이 즐비한 곳을 지나자 무투회장의 입구가 눈에 띄었고, 그 무투회 장과 상점가를 명확하게 가로지르는 담이 하나 눈 에 들어왔다. 나무로 꽤 단단하게 지은 것으로, 화려한 장식들까지 조 각되어 있었다. 도대체 어차피 경기가 끝나면 부숴 장작으로나 쓸 이 따위 가건물에 이렇게나 많은 돈을 들이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무리 금광을 가지고 있고, 국민이라는 은행을 가지고 있다지만.... 벽 중앙에 있는 대문은 지금 굳게 닫혀 있었다. 아마도 입장이 모두 끝난 모양이었다. 란테르트 등의 세 사람이 그곳으로 접근하자 네명의 병사가 창을 꼬나쥔채 다가왔다. "어이, 오늘 접수는 끝이야. 내일 와서 다시 접수해." 병사중 하나가 란테르트 등을 보자마자 대뜸 이렇게 외쳤다. 공무원 의 불친절은 고금이 일치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원래 창을 든 놈은 겁 이 없는 법이다. 란테르트는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공손히, 아주 공손히 입을 열었 다. "에르테일을 가지러 왔습니다. 잠시 길을 비켜 주실 수는 없겠습니 까?" 물론, 말투는 공손했으나, 내용이 그렇지 못했던 모양이다. "허, 참 이 녀석 보게나. 왕실의 물건을 가져가겠다고 그렇게 공공연 히 떠들어?" 네명의 병사중 한 명이 이렇게 말했고, 란테르트는 다시 한차례 입을 열었다. "비켜 주시겠습니까?" 이번에는 말투까지 공손하지 못했고, 이에 네명의 가드들은 창을 들 고 란테르트를 향해 달려들었다. 짝, 하는 소리가 네차례 들렸고, 이어 철그렁 하는 창이 바닥을 뒹구 는 소리가 다시 네차례 울렸다. 가드들은 빈손으로 멍하니 한 사람을 바라보았고, 그들의 시선을 따르다 보면 그곳에 붉은 화려한 머리칼의 아가씨가 손에 길지 않은 채찍을 들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세이피나는 나서지 않았다. 일단, 자신보다 훨씬 강한 란테르트 앞에 서 함부로 손을 쓴다는 것은 그에 대한 실례밖에는 되지 않는데다가, 자신을 어느 정도 감춰야 할 의무까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트 레시아는 아니었다. 세이피나만큼 생각이 깊지도 않았을 뿐더러 힘을 감추어야할 의무 같은 것은 더더욱 없었다. "다시 한 번 덤비면, 이번엔 눈이다. 오호호호." 트레시아는 웃었다. 그 웃음에 란테르트는 조용히 미소지었고, 세이 피나는 빈깡통이 흔들리는 소리라고 느꼈다. 그러나 이들의 이러한 익 살스러운 생각과는 전혀 동떨어진 생각을 그 네 가드들은 하고 있었 다. 완전 숲속을 해메이다 괴물을 만나기라도 한 듯한 표정이었다. "뭐, 뭐야? 너희들...." 일단 한 명이 이렇게 중얼거렸다. 모르는 사람과 만났으니, 이름을 묻는 것이 예가 아니겠는가? "뭐하는 녀석들이야?" 이렇게 직업을 묻는 것도 예의 한가지이다. "왜 온 것이냐?" 방문자에게 방문 목적을 묻는 것도 예에 벗어나는 말은 아니다. "겨우 그 정도 실력으로 왕궁 앞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죽고싶냐?" 하지만, 네 번째의 인간은 그다지 예에 밝지 못하였고, 이 말에 트레 시아는 가느다란 붉은 색 눈썹을 살짝 꿈틀거리며 다시 손을 까딱 움 직였다. 마족들은 계약, 즉 약속만은 목숨을 걸고 지킨다. 아니, 그 자체가 목숨이다. 한차례라도 계약 이행을 고의로 하지 않으면 그 마 족은 파문이다. 다른 세계로 달아나 모습을 숨기고 살아가거나, 자결 하는 것 이 두 가지가 파문 당한 마족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 다. 그러다 보니, 트레시아 역시 약속 하나만은 철통같이 지켰다. 다시 말해, 그 병사는 눈을 잃었단 말이다. "으아~악...." 병사는 피가 흐르는 눈을 부여잡은 채 바닥을 굴렀고, 트레시아는 피 가 묻은 채찍을 한차례 딱 소리가 나게 털어 피를 닦아내고는 다른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세명의 가드들은 사실 전의 같은 것은 이미 잃었다. 하지만, 그렇다 고 여기서 이렇게 길을 비켜주면 나중에 받을 문책은 어쩌란 말이냐? 그들은 간신히 용기를 내어 소리를 질렀다. "침입자다!" "무투회를 방해하고, 왕실의 권위를 떨어뜨리려는 자들이 나타났다." 이렇게 외쳐대기 시작한 녀석 을을 잠시간 더 바라보던 란테르트는 곧바로 한 걸음을 앞으로 나서며 검을 휘둘러 한바퀴 호선을 그렸다. 일단, 한 걸음을 앞으로 디딘 것은 세명 모두를 사정거리 안에 넣으려 는 행위였고, 검을 휘두른 것은 사정거리 안에 녀석들을 넣었기 때문 이다. "으악!" 하는 비명은 세차례, 그리고 털썩하는 무언가가 둔탁하게 바닥으로 쓰러지는 소리 역시 세차례. 쾅, 하는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 한차례 그리고, 뒤이어 어지럽게, 탁 탁 투다닥 거리는 소리 한차례. 전자의 것은 세명의 목숨이 스러지는 소리이고, 뒤의 것은 란테르트 일행 앞을 가로막는 무투회 밖 울타리의 정문이 부서지는 소리이다. 나무문이었으니 이렇게 조용하게 끝났지, 조금 더 돈을 들여 쇠로 만 들기라도 했다면 꽤나 요란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을 것이다. ----------------------------------------------------------------- 우앙... 묵향이다... ^__ 『게시판-SF & FANTASY (go SF)』 19711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05 올린이:광황 (신충 ) 99/01/12 07:00 읽음:2281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아무튼, 어찌 되었건 왕궁은 왕궁이다. 그 세 사람이 소리를 지른 시간은 매우 짧았으나, 그 사이 꽤 많은 수의 병사들이 모여들었고, 그들 모두는 이 괴상한, 게다가 미친 듯한 새사람의 침입자를 향해 창을 겨누었다. 그리고 저 멀리서는 마법병대 들이 마법을 준비하고 있었다. 대충 눈짐작 해보니, 병사 300에, 마법 사가 20명쯤 되었다. 란테르트는 조용히 속으로 이번에는 무슨 마법을 사용해 볼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트레시아나 세이피나의 안전에 대한 걱정 따위는 하지 않았다. 일단 엔클레이브가 자신보다 몇 배는 강할 이 두 마족 아가씨가, 물리 마법 적으로 그다지 큰 타격을 입을 리가 없었다. 란테르트는 오래지 않아 이번에 써 볼 마법을 택했다. 그러고 보니 뇌격계 정령계 마법을 쓴지 꽤 오래된 듯 하였다. 수계 정령계도 꽤 되었지만, 여기서 사용했다가는 하야 성이 온통 물바다가 될 것이다. 자신에게 아무런 손해도 미치지 않은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은 그 다지 쾌치 못한 일이다. 그러는 사이 마법사부대의 마법공격 제 1파가 일행을 향해 날아올랐 다. 가장 흔한 것은 화염 계였으나, 일단 수도에 불을 낼 수는 없는 일이기에 그 다음으로 흔한 뇌격계 마법이 공중으로 솟았다. 마법병단 이다 보니, 그들의 마법사용 방법은 병법을 따랐다. 일단 마법 병단들 은 대부분 네, 다섯으로 조를 나누어 번갈아 마법을 사용한다. 일파에 이어 곧바로 2파가, 그리고 3파 이런 식으로 쉴새없이 마법을 구동하 는 것이다. 그리고, 종종 일제공격을 하기도 하는데, 수십 명이 동시 에 마법을 일으켜 하는 공격에는 말 그대로 속수무책이다. 이번에는 사람수가 20명 정도밖에 되지 않기에 조를 둘로 나누었다. 이렇게 할 경우에는 마법과 마법 사이의 인터벌이 약 1분 정도로, 그 시간 사이의 마법사대는 방어력 0의 쓰레기 군집으로 변해 버린다. 마 법 병대를 주로 상대하는 것은 기마병들로, 그 마법과 마법 사이의 틈 을 기동력으로 제압해 들어가는 것이다. 뭐 이러한 것들은 용병학用兵學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것들이지만.... 눈앞의 인간들에게는 소용없는 일이다. 공중으로 솟아 오른 뇌구들은 30휴리하쯤의 상공에서 돌연 확, 하고 비산했다. 산탄 격으로, 불꽃을 쓸 때에는 산탄염, 이렇게 전뇌를 쓸 때에는 산탄섬 이라고 불렀는데, 대단위 군사를 상대할 때 쓰는 방법 이었다. 아마도, 트레시아와 세이피나를 마법사로 판단, 실드마법의 틈새를 공격하기 위해 이런 방법을 사용한 듯 하다. 동시에, 란테르트의 머리 위 1휴리하쯤 되는 곳에 둥그런 차폐 막이 생겨났다. 색은 약간 파르스름한 빛을 띄었는데, 다름 아닌 고위 마법 사용 전에 생기는 마법 실드였다. 그것을 잘 모르는 이 많은 창병들은 역시 실드마법을 사용하는군, 하고 속으로 외치며 우르르 달려들기 시 작했다. 실드를 사용하는 사이 측면에서 직접적인 공격을 가하면 아무 래도 상대의 마법 공격은 막을 수 있으니 말이다. 300대 3이라는 숫자가 보여주듯, 이 싸움은 사실 결과가 예상되는 것 이었다. 그리고, 그 300이 수도 수비대의 사람이고, 다른 세 명이 크 림슨 아이즈와 아르트레스, 그리고 아르페오네라고 조금 더 상세히 그 들에 대하여 서술한다면 역시 결과를 정확히 예상할 수 있다. 물론, 전자와 후자의 결과가 조금 다르기는 하겠지만.... "에클레어 스커드...." 여느 때와 같은 나지막한 목소리, 그리고, 란테르트의 몸 주위에서 일어나기 시작하는 전기의 방전. 하나하나 응결되어 수백 덩이의 뇌전 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5초, 아직 마법사들의 인터벌이 채 끝 나지도 않았을 때이다. 뇌구들은 그 모습을 갖추자 마자 한쪽으로 미친 듯이 달려나갔다. 질 주하는 뇌격, 이름 그대로이다. 파르스름한 빛의 구가 닿는 곳은 여지 없이 뇌전에 의한 폭발이 일어났고.... 그 닿는 곳이라는 것이 사람이니 만큼, 이 일대는 아주 엉망진창이 되었다. 바닥에는 후드득거리며 살점이 떨어졌고, 그나마도 새까맣게 그을려 그것이 인간의 구성성분이었다는 증거는 적어도 시각적으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가장 밖의 열에 있던 사람들은 이 모습에 벌벌 떨며 뒤도 않돌아본채 달아났다. 일단 그러는 편이 가장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럴 수 있었던 사람은 30명 내외, 그나마 절반 정도는 몸의 일 부분을 대가로 바쳐야만 했다. 이상은 란테르트에게 덤벼들던 창병들의 결과이고.... 마법사들의 경 우에는 조금 다른 양상을 띄었다. 일단 그들은 마법이라는 것을 쓸 줄 알고, 마법 중에는 실드 마법이라는 것이 있다. 처음 그들은 실드 마 법을 있는 힘껏 펼쳐 병사들을 보호했다. 하지만, 종이방패로 화살을 막는 편이 훨씬 더 큰 방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을 정도로, 란테 르트의 마법에 대하여 그들의 실드는 무능력하기 짝이 없었다. 뭐, 여기까지가 그 다른 양상의 전부이다. 그리고는 창병들과 마찬가 지로.... 란테르트는 이 모습을 잠시 담담히 바라보다가 마법을 거두며 앞으로 걸음을 옮겼고, 트레시아는 흡사 자신이 하기라도 한 것처럼 도도한 눈길로 주위를 살펴본 후 란테르트의 뒤를 따랐다. 세이피나의 표정은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300명에 20명의 마법사. 설마 이들이 3명의 침입자를 막지 못하지야 않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있는지 더 이상의 추가 파견 병은 없었고, 란테르트는 그대로 걸음을 옮겨 무투회 장으로 향했다. 그러 고 보니, 처음의 네명을 상대한 시간이 다른 300명을 상대한 시간보다 오히려 길었던 듯 했다. 무투회장 안으로 들어가는 곳에는 란테르트가 부술 만한 문은 없었 다. 그냥 건물과 건물 사이의 터널 같은 곳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막 란테르트일행이 걸음을 들여놓는 순간 와~~ 하는 함성이 온 경기 장에 울려 퍼졌다. 아마도 막 한 사람이 승리를 한 모양이었다. 무투회장의 전체적인 모습은 위에서 보았을 때 정 사각형일 듯한 관 람석과 그 중앙에 있는 대련장이었다. 대련장은 가로 세로 각각 20 휴 리하쯤으로 보였다. 언제나 그렇듯 장외패도 인정 될 것이다. 대련장 의 바닥은 단단한 돌을 깔아 놓았는데, 대회가 시작된지 하루밖에 안 된 오늘 벌써 가로 세로 1휴리하쯤 되어 보이는 석판 석장이 금가 있 었다. 관람석의 좌석은 10여열 정도로 이루어져 언뜻 보아 2000명 정도는 수용할 수 있을 듯 보였다. 실로 대단한 규모였다. 아직 예선이어서 인지 관람석은 4분의 1 정도만이 사람들로 차 있었다. 입구 정면 뒤로는 노마티아의 왕궁이 눈에 들어왔고, 그 바로 앞에는 가장 높은 관람석이 하나 있었다. 전쟁에서 사용하는 망루만큼이나 높 은 이 단에는 아마도 왕이나 그 끄트머리쯤 앉아 있을 가능성이 상당 했다. 예선전이니, 아마 대신이나 왕자, 혹은 공주쯤이 나와 있으리 라.... 그리고 그 망루 최상층 사람이 있는 곳 바로 아래.... "저것이 에르테일인가 보지요?" 트레시아가 묻는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알지는 못 했지만 상황을 보아 그럴 것이 당연했기 때문이다. "맞습니다." 그리고 그때 세이피나가 다시 이야기함으로써 일행의 추측은 사실이 되었다. 워낙 거리가 멀어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에르테일은 크기가 조금 큰 편인 듯 보였다. 대검에는 못 미치지만 보통의 장검보다는 확실히 컸 다. "그럼, 검을 가지러 가야겠지...."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몸을 공중에 띄웠다. 관람석을 통해 망루 로 가 걸어서 반쯤 올라가면 검이 있지만, 차라리 날아가는 편이 빨랐 다. "여기서 잠시 기다려." 그때, 순간 대회장 요소 요소를 지키고 있던 경비병들이 란테르트와 다른 두 여자의 존재를 발견하고는 재빨리 그쪽으로 발걸음을 놀렸다. 일단, 란테르트가 갑자기 공중에 솟아 오른 것 자체가 심상치 않았다. 그리고 요지에 배치되었던 마법사들도 일제히 마법을 준비했다. 이런 뜻밖의 침입자들을 지키기 위한 그들이니 말이다. 하지만, 란테르트는 인단 무시한 채 몸을 앞으로 살짝 숙이며 에르테 일을 향해 날았다. 동시에 몇 명인지 알 수 없는 마법사들의 마법 공 격이 일제히 쇄도했고, 그것들은 거의 동시에 란테르트의 몸에 닿으며 엄청난 폭발을 일으켰다. 그러나.... 해서 되지 않는 일은 아무리 노 력해도 되지 않는다. 란테르트는 그 폭발이 조금 잠잠해 지자 몸 주위에 수십갈레의 물의 또아리를 만들었고, 이내 수백갈레로 그것들을 나누어 마법이 날아온 방향으로 쏘아 보냈다. 일단, 수계 마법은 빠르고 깔끔했다. 탕,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자신을 공격했던 마법사중 실력이 있는 자들은 수압에 밀려 관람석에 그대로 처박혔고, 실력이 모자라는 자들은 몸에 물이 관통 당해 목숨을 잃었다. 란테르트는 이어 바람을 일으켜 트레시아와 세이피나에게로 달려가는 병사들을 향해 쏘아보냈다. 에르테일을 얻는다라는 극히 개인적인 일 에 그녀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약간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풍계 마법은 속도와 관통력이 최고였다. 쇄액 하는 날카로운 파공성과 함께 수십 갈래의 바람은 노마티아의 병사들 사이를 갈랐고, 한차례 병사들 을 통과한 바람은 병사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와 뒤섞여 붉게 변하였다. 촤ㄱ, 소리와 함께 바람이 바닥에 한차례 혈화를 그려낸다. 이러한 것을 더블스펠이라고 부르는 것도 같다. 비행마법을 사용하면 서 동시에 다른 마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두 개의 공식을 한꺼번에 계 산해야 하는 것이니 만큼 배나 힘들다. 그렇기에 마법 각각의 위력은 약해지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 란테르트가 사용하는 비행마법 은 여섯 주신중 한 명인 프리시아의 브레스 패더라는 이름의 정령계 마법으로, 특별한 수행 없이 더블 스펠이 가능한 마법이었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란테르트는 더블 스펠 정도는 언제나 입에 달고 다닌다. 그 이상을 동시에 사용해 본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물론, 세 개쯤 동시에 사용하고 나면, 천하의 란테르트도 상당한 두통에 시 달려야 했지만.... 그것의 난점을 깨달았기에 부적 술을 익힌 것이다. 란테르트가 거의 검에 다다랐을 무렵, 돌연 그의 정면에서 엄청난 마 법이 날아왔다. 상당한 위력의 것으로, 란테르트는 상대방의 마법력이 심상치 않자 더 이상 무리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멈춘 채 그 자리에 섰다. 동시에, 거의 신전의 기둥 만한 마법의 불기둥이 란테르트를 덮 쳐왔고, 란테르트는 자신의 엔클레이브를 통해 전해져 오는 후끈한 느 낌에 순간 살짝 미소를 지었다. 한차례 화염의 폭풍이 지나간 란테르트의 주위는 열에 의해 공간에 아지랑이가 피어있었고, 방금의 마법을 쏘아보낸 마법사는 망루 난간 에 두 팔을 얹은 채 잠시 숨을 골랐다. 수염을 근사하게 기른 빠짝 마 른 노인이었는데, 자신의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자 상당히 놀란 모양이 었다. "누구 신가? 나는 노마티아 왕실의 수석마도사 미첼토라고 한다." 간신히 숨을 고른 노인은 노인답지 않은 우렁찬 목소리로 란테르트를 향해 이렇게 물었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몸을 앞으로 조금 움직여 검을 잡으려 했다. "멈춰라. 우선 내 물음에 답하라." 미첼토란 노인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란테르트를 저지하려 했으나, 실력 없는 큰소리는 보통 허언이라고 부르며 무시하기 마련이다. 가까이서 보니 에르테일은.... 굉장히 아름다웠다. 일단 동그란 투명한 연녹색 빛의 장식석이 사람의 혼을 빼앗을 만큼 아름다웠다. 검날은 검과 도의 중간쯤으로 정확히 무어라 이야기하기 힘들었다. 검날의 폭은 거의 손가락길이 하나 반 정도로 꽤 넓었고, 이에 따르는 지나친 무게를 줄이기 위해 검날 위에는 두 개의 흠이 파여져 있었다. 검날의 곡선은, 물론 사람을 베기 좋게 만들었겠지만, 굉장히 아름다 웠다. 하지만, 역시 이 에르테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은 검막이 부분일 것이다. 에르테일의 검막이는 전체적으로 흡사 무슨 넝쿨을 보는 듯 했다. 몇 차례나 꼬인 세갈래의 금속제 검막이가 양쪽으로 각각 여섯 방향으로 뻗어 있는데 그 하나 하나의 곡선이 흡사 조각이라도 한 듯 자연스러우면서도 미려했다. 손잡이 역시 꽤나 섬세했고, 특히 검 끝 부분인 폼멜의 장식이 근사했는데, 흡사 매의 부리처럼 살짝 굽어 뾰 족이 갈무리되어 있었고, 그 부리의 턱부분에 보석이 하나 박혀 있었 다. 란테르트는 검에서 은은히 뿜어져 나오는 대지령의 힘에 고개를 천천 히 끄덕였다. 미약하지만 자아도 느껴졌는데,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고집쟁이 아가씨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반면 검을 장식한 여러 무대장치라고는.... 망루는 노마티아 왕실의 상징인 상상의 동물 리온이 황금색으로 수 놓여진 깃발로 장식되어 있었고, 그 아래 있는 검을 두는 장소는 온통 흰색의 천으로 휘장을 둘러 두었다. 그리고 에르테일은 정교하게 조각 한 돌 제단에 박혀 있었다. 정말 검을 좋아하는 사람이 본다면 통탄할 일이다. 저러다 검날이라도 상하면 어찌할 것인가? 그뿐 아니라 더더 욱 최악인 것은 두툼한 쇠사슬로 검을 서너 차례나 감아 둔 것이다. 일전 앱슈바르야 봉인의 검이니 그런 식으로 해 두는 것이 당연했으 나, 이건 도대체 무어냔 말이다. 게다가 자세히 살펴보니 쇠사슬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금이 가 있었다. 아마도 우승한 사람이 검을 바위 에서 뽑아들면 쇠사슬이 후두둑 바닥에 떨어지도록 만든 모양이었다. 도대체가 만든 사람의 정신연령을 의심케 하는 유치하기 짝이 없는 연 출이다. 란테르트는 그렇게 생각하며 이 아름다운 검을 향해 손을 뻗었고, 동 시에 위에서 다시 한차례 화염의 기둥이 폭사해 왔다. 혹자는 저 마법사 화염 마법밖에 쓸 줄 모르냐? 라고 이야기할지 모 르지만, 사실 이런 저런 마법을 돌아가면서 쓰는 란테르트가 이상한 편이었다. 거의 대부분의 마법사들은 자신의 특기 마법이라는 것이 존 재하고, 지금처럼 강한 적들과 싸울 때는 그것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 하다. 란테르트가 위급할 때마다 데스틴 더 비를 일으키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하지만, 한 번 실패한 마법이 두 번째라고 성공하라는 법은 없다. 괜 한 짓으로 망루에 불만 옮겨 붙을 뿐.... 란테르트는 망루에 불이 붙건 말건 일단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는 망토 안으로 갈무리하여 쓸모 없는 상처를 막는 동시에 위로 조금 몸 을 띄워 그 미첼토라는 마법사와 시선의 높이를 같게 했다. "전.... 란테르트라고 합니다. 보통 크림슨 아이즈라고 하지요. 그 럼...." 동시에 란테르트는 몸을 뒤로 돌려 세이피나와 트레시아가 있는 곳으 로 날아왔다. 정체를 밝힌 이상.... 섣부른 추격 따위는 없을 것이다. 역시 성가신 것은 딱 질색이다. ----------------------------------------------------------------- 으... 짜증난다... 어째서 쇄ㄱ도 촤ㄱ도 않돼는 것이냐~!!--;; 바보 완성형...--; 『게시판-SF & FANTASY (go SF)』 19712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06 올린이:광황 (신충 ) 99/01/12 07:00 읽음:2454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할아버지 어서 어서요." 네이실라와 젤타 노인은 손을 맞잡은 채 시가지를 거의 벗어났다. 노 인은 역시 나이가 나이니 만큼 걸음이 그다지 빠르지 못했고, 성밖의 여관에서 이곳 헬타리온 광장에 나오기까지 30여분이나 걸렸다. 사실 보통 사람의 걸음으로도 20분은 족히 걸리는 거리였다. 막 란테르트 등이 지났던 바로 그 노점상들의 군을 지나 무투회 장과 상점지구를 가르는 울타리에 도착했을 무렵.... 두 조손은 순간 걸음 을 멈추었다. 한 사람은 눈에 피를 흘리며 기절했는지 어쨌는지 바닥 에 엎드려 미동도 하지 않았고, 다른 세 사람 역시 바닥을 그네들의 피로 흥건히 적신 채 널브러져 있었으니.... 항상 조용하고 소박한 것 만을 알며 살아왔던 이 두 사람에게는 경악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 이...." 네이실라는 단지 이 두마디를 내뱉었을 뿐이었고, 노인 역시 고개를 천천히 가로로 저었다. "사람을.... 죽이다니...." 젤타 노인의 말에 네이실라가 돌연 이를 악물며 외치듯 말했다. "아니요. 잘됐어요. 우리 오빠를 그렇게...." 손녀의 이러한 말에 젤타노인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렇다고.... 죽었던 사람이 되살아 오는 것은 아니지 않니.... 이 렇게 사람을 죽이면.... 슬퍼하는 사람만 더더욱 늘어날 뿐이야...." 그때, 세 사람이 대회장 밖으로 걸어 나오는 모습이 이 두 조손의 눈 에 띄었다. 말할 것도 없이 란테르트와 트레시아, 그리고 세이피나였 다. 이들이 나왔으니 다행이지.... 만약 이 두 조손이 안으로 들어가, 사 람의 몸조각이 바닥을 뒹굴고, 팔다리가 여기 저기 흩어진 모습을 보 았더라면 까무러쳤을 것이다. "란테르트님.... 성공 했나요?" 네이실라는 그의 모습에 활짝 웃으며 이렇게 물었고, 란테르트는 망 토를 한차례 펄럭여 에르테일을 두 사람에게 보였다. 그 모습에 젤타 노인은 눈가에 눈물이 어리었고, 아직 소녀인 네이실 라는 기뻐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일단 성밖으로 가지요...."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두 조손과 트레시아, 세이피나 이렇게 네 명을 이끌고 성밖의 여관으로 향했다. 여관에 도착한 란테르트는 일단 검에 마법을 걸어 보았다. 진작에 걸 려 했으나, 적당한 시간이 없어 이제야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역시.... 무정한 검은 검정색의 마법을 거부했다. "실패로군요...." 트레시아는 곁에서 란테르트의 어깨를 어루만지며 이렇게 중얼거렸 고, 란테르트는 노골적으로 실망한 기색을 띄며 검을, 이 아름다운 검 을 한차례 내려다보았다. 입안에 씁쓰레한 맛이 느껴졌다. "에르테일을 가지고.... 어디 다른 곳으로 달아나십시오. 노마티아는 위험합니다. 원하신다면 보호해 줄 사람을 소개해 드릴수도 있습니 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에르테일을 방안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하지만 젤타 노인은 받지 않았다. "란테르트님.... 이라고 하셨습니까?" 노인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고, 젤타 노인은 살 짝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에르테일.... 저희 가문에서는 이 검을 불운의 검이라고 부르고 있 습니다...." 네이실라는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자 의자를 그 세사람에게 가져다주 었고, 모두들 자리에 앉아 노인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에르테일은 지금으로부터 350여년전에 태어났습니다.... 아실 지 모 르겠지만, 당시 파소 가는 위다의 나모니 가와 마곡의 사헬 가와 함께 롬님에게 대장장이 일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란테르트는 이미 알고 있는 일이기에 한차례 고개를 끄덕였다. 네이실라는 언제 들어도 재미있는 할아버지의 이 이야기를 경청하기 위해 바로 곁에 앉아 젤타를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는 쓸 쓸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망치소리가.... 쇠를 두들기는 오빠의 망치 소리가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세 분의 단야사들은.... 모두 열 자루의 검과 도를 만드셨습니 다. 대륙 3대 명검과 7대륙 수호 검이 각각 그들이지요. 이 에르테일 은 바로 그 3대 명검중 하나로.... 대지의 검이라고 불리우고 있습니 다. 에르테일이라는 말 자체도.... 대륙을 일컫는 신화시대의 말로 알 고 있습니다." 란테르트는 다시 한차례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트레시아는 별 관심 없다는 듯 란테르트의 곁에 바짝 앉아서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고, 세이피나는 이미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 였으나, 원래 내색을 안하는 아가씨이기에 잠자코 앉아 있었 다. "이 에르테일은 그때 소피카의 한 명문 검가에 맡겨졌는데.... 그 가 문에서 100년 가까이 머물다가 스스로의 심장을 깨뜨렸습니다." 그의 이 말에 네이실라가, 아 하는 짤막한 탄성을 질렀다. 벌써 수십 번이나 들어온 이야기이지만 이 부분에서는 언제나 탄성을 내지르는 그녀였다. "그 후, 파소 가는 스스로 주인을 버린 이 에르테일을 회수하였고, 50년동안이나 검의 심장 석을 찾아 다녔습니다. 심장석이란 바로 이 중앙의 장식 석을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아무튼, 50년째 당시 우리 가문의 가주이셨던 키티노안공께서 당시 레카르도 가의 가주이시던 암 공의 도움을 받아 결국 그 이 심장 석을 구했고.... 에르테일은 그때 다시 부활할 수 있었죠. 그리고는.... 200여 년 간 저희 가문에 머물 렀습니다. 검이 검사의 손에 머물지 못한다는 것은.... 그 검에게는 보통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지요.... 하지만, 이 에르테일은 너무나도 자아가 강한 편이어서...." 젤타는 여기까지 말한 후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란테르트와 에르테일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두달쯤 전, 노마티아 본국에서 무투회에 상품으로 내 걸 테니.... 이 에르테일을 헌납하라고 했었습니다. 물론, 값은 후히 쳐준다고 했 었지요. 하지만.... 에르테일 그녀가 스스로 거부했습니다. 당연히 저 역시 거절했지요. 이 에르테일은 무투회 같은 곳의 우승자에게 맡길 정도의 검은 결코 아닙니다." 노인은 이렇게 말하며 에르테일을 집어들었다. "에르테일을.... 당신에게 맡기고 싶습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이야기는 이 한마디를 위한, 이 한마디를 꾸미는 말 들에 불과했다. 노인은 란테르트에게 검을 주고 싶었던 것이다. 부활 한 후 200년간을 처녀로 지낸 이 검에게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고 싶었 다. 그리고, 마침 적당한 사람이 나타났다. 게다가.... 그녀가 원하고 있다. 입을 열어서 말하지는 않았지만, 젤타 노인은 충분히 느끼고 있 었다. 하지만,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필요 없습니다...." 노인은 란테르트의 말에 지지 않고 입을 열었다. "무슨 용도로 사용할 검을 찾으시는지.... 저로써는 알 수 없습니다 만.... 에르테일은 절대적으로 뛰어난 검입니다."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에르테일이 뛰어난 검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제게 소용되지 않는 물건이기에 받지 않으려는 것뿐입니다." 젤타 노인은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아마도 란테르트는 조금전 보였 던 그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검을 찾는 모양이었다. "크림슨 아이즈의 소문.... 익히 들었습니다. 평소 보통의 하르제 검 을 사용한다고 하시던데.... 맞습니까?" 그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고, 노인은 계속해 입을 열었 다. "그럼에도 당신은 그 검으로 자르지 못하는 검이 거의 없다고 들었습 니다. 하지만 당신은.... 결코 그 정도로 만족하지 못할 어떤 이유가 있는 모양이군요." 란테르트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고, 젤타는 잠시 생각을 정리해 이야 기를 했다. "이 에르테일은.... 하르제 검에 비한다면 훨씬 뛰어납니다. 이 검을 거두어 주십시오. 칼이란 다 각자의 쓰임새가 있습니다. 이 에르테일 이 쓰일만한 곳이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에르테일은 비록 마법 검은 아니지만, 상당히 강한 자아를 가지고 있어 안에 잠들어 있는 혼과 마 음이 통한다면 마법 증폭작용도 가능합니다. 혼을 가지고 있는 병기들 의 장점이지요...." 란테르트는 노인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다른 것들은 다 그렇 다 치고, 마지막의 말, 마법 증폭작용이라는 것이 꽤 마음이 동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잘은 모르지만, 처음 보았을 때부터 이 녀석이 마음에 들었다. 아니, 이 아가씨인가? 란테르트는 이윽고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그 대가는 무엇입니까?" 젤타 노인은 란테르트의 말에 고개를 가로 저으며 그대로 에르테일을 란테르트에게 건넸다. 동시에 네이실라는 웃으며 방 한쪽에 놓여있던 커다란 가방에서 가죽으로 된 검집을 꺼내들었다. 흰색과 연두색이 적 당히 섞인 전체적인 색조가 에르테일과 비슷한 그것이었다. 검의 크기 때문에 검집에서 꺼낼 때의 편의성을 고려해서인지, 검날의 절반쯤만 을 완전히 가릴수 있는 모양이었다. "자요. 에르테일의 검집이에요." 네이실라는 란테르트에게 검집을 건네주며 이렇게 말했다. 즐거운 듯 입가에 미소가 어리어 있었다. 란테르트는 왜 이 두 조손이 이렇게 검을 남에게 그냥 주면서 싱글벙 글 거리 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응당, 달라고 해도 기를 쓰고 막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건만, 이들은 오히려 주면서도 즐거워하다 니.... 트레시아도 약간은 그 점을 의아하게 생각했고, 호기심에 비해 인내 심이 상당히 부족한 그녀는 이내 입을 열어 물었다. "왜 검을 주면서 그렇게 즐거워하는 거지? 게다가 왜 그렇게 기를 쓰 고 란테르트 님께 검을 주려는 거야?" 경어 같은 것은 모르는 그녀이다. 그녀의 이 물음에 네이실라가 미소지으며 답했다. "왜 즐겁지 않겠어요? 드디어 에르테일이 제 주인을 찾았는데.... 200년 동안이나 찾아 헤맨 주인을 찾았잖아요." 젤타가 뒤이어 이야기했다.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듯.... 검은 자신의 주인을 찾았을 때 가장 행 복한 법입니다.... 에르테일은 저희 가문의 자랑거리이자, 저희 가문 사람 모두가 사랑하는 정신적 지주 같은 것으로.... 이 검이 자신의 주인을 찾았는데 어찌 기쁘지 않겠습니까?" 노인의 말에 란테르트는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가 고개를 가로 저었 다. "그렇다면.... 받기 힘듭니다." 다시 그가 거절하자 노인은 난처한 기색을 띄며 물었다. "왜입니까?" 그의 물음에 란테르트가 답했다. "크림슨 아이즈입니다.... 모르십니까? 저의 악명을...." 란테르트의 대답에 젤트 노인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전.... 소문 따위는 신용하지 않습니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저희 조손을 위해 일해주신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당신은 검을 소유 할 충분한 자격을 갖추셨습니다." 란테르트는 더 이상 거절하지 않았다. 이 정도면.... 거절은 충분히 했다. 그는 몸을 일으켜 에르테일을 허리 뒤에 찼다. 하르제 검은 풀 어놓을 수 없으니 그것은 왼쪽 허리에 놓고, 에르테일은 뒤허리에 손 잡이를 오른쪽으로 하여 두었다. 두자루의 검을 차는 것이 약간 이상 한 듯도 했지만, 조금 지내다 보면 익숙해 질 것이다. 란테르트는 조용히 손을 뒤로 가져가 에르테일의 손잡이를 한번 잡아 보았다. 순간 에르테일이 살짝 몸을 떠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아마 도 새 주인이 꽤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란테르트도 과히 기분이 나 쁘지는 않았다. 어찌되었건.... 이름까지 가지고 있는 명검이 아닌가? ----------------------------------------------------------------- 질문!!!!!! 혹시 신촌 근처에 애니노래 많은 노래방 알고 계시는 분!!! 가르쳐 주세요~~~^^ 후후... 란테르트 팔자폈네~~~ 꼴에 명검도 하나 얻고~~~ 후후.^^ 3연참.... 음... 일단 술값을 낼 수는 없다는.... ^^ 게다가... 비축분도 24화로... 비교적 안정적.^^ 물론.... 앞으로 3일동안 퍼대야 하니.... 곧 바닥을 드러내겠지만...--;;;; 그럼..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9843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07 올린이:광황 (신충 ) 99/01/13 00:00 읽음:2348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19. 과거.... 지나간 일들.... 시간이 늦었지만, 일행은 일단 수도를 벗어나 동쪽으로 향했다. 이 두 조손을 위해서였다. 수도에 남아 있을 경우, 10중 8, 9는 크림슨 아이즈 토벌대가 귀찮게 굴 것이 뻔했다. 물론, 그런 허접들을 쓸어버 리는 데야, 시간도 걸리지 않겠지만, 쓸모 없이 국가 하나 날려버리는 일 따위는 란테르트의 취미가 아니다. 여전히 길은 험했으나, 네이실라 조손이 파티에 참여하자 시간이 조 금 더 빨리 가는 듯 했다. 라무 두 마리에 각각 올라탄 젤타노인과 네이실라는 라무를 타고도 걸음속도를 간신히 맞출 수 있는 이 세명의 괴상한 사람들을 보면서 오히려 자신들이 이상한 것처럼 느껴졌다. 네이실라는 키가 그다지 크지 않았고, 라무 역시 등이 높지는 않아 라무를 탄 네이실라의 눈 높이는 간신히 세이피나와 비슷한 정도였다. "지금쯤이면 게미아 산맥의 고원지역에는 눈이 올꺼에요." 네이실라는 어둑어둑 찌푸린 하늘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별 의 미 없는 말이었으나, 란테르트 곁에서 걷고 있던 트레시아는 그녀의 말에 나직이 중얼거렸다. "눈이라...." 가만히 생각해 보니, 란테르트와의 추억중 눈과 관련된 것이 하나도 없는 듯 했다. 그 흔해 빠진 연인들 사이의 소품인 눈에 관한 추억이 없다니.... 트레시아는 불쑥 입을 열어 버렸다. "란테르트님~~ 우리 눈 구경 가요." 하지만 이내 입을 손으로 막아 버렸다. 그리고는 조용히 눈을 들어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란테르트 역시 마침 트레시아 그녀를 바라보 고 있었고, 트레시아는 그의 시선을 받아낼 자신이 없어 눈을 피해버 렸다. 무슨 이러한 상황에 푼수 없는 말인가? 놀러 가자니.... "눈이라...." 란테르트는 자신의 시선을 피하는 트레시아를 잠시 더 바라보다 이내 앞으로 시선을 던졌다. 언제나.... 눈을 맞을 때면 두 눈을 살짝 감아보는 그였다. 그녀들과 의 첫만남을.... 그 만남의 느낌을 기억해 내기 위해서였다. 하지 만.... 그것이 가능할 리가 없지 않은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이내 눈을 다시 뜬다. 눈이라는 이야기에 란테르트는 순간 자신의 이러한 버릇을 떠올렸고.... "다시 두달만 있으면.... 찾아가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오겠지...." 그는 트레시아의 말에 이렇게 중얼거려 답했다. 트레시아는 그의 그 러한 모습에 잠시 입을 다물고 있었으나, 네이실라의 활달한, 물론 약 간 상황 파악은 하지 못한 말에 다시금 입을 열게 되었다. "그런데 어디로 가는 건가요? 저희는 집으로 가기 위해서 이쪽으로 가야 하지만.... 세분은 어디로 향하던 중인가요? 에르테일을 얻으러 이곳으로 왔다고 했잖아요." 그녀의 물음에 트레시아는 란테르트를 올려다보았다. "이제 어디로 가는 거죠?" 란테르트는 생각해 보니 아직 행로를 정하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해 냈다. 그리고 동시에.... 세이피나의 점을 떠올렸다. 후에 한 카이어 쩌구 하는 신의 저주는 전혀 신빙성이 없었지만, 왠지 점에는 믿음이 갔기에 그녀의 말대로 남쪽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잠시동안 남쪽을 떠올리던 그는 이내 레카르도 가를 떠올렸다. 그네 들의 검술도 탐이 났고, 루플루시카는 더더욱 그러했다. "마곡...." 란테르트는 트레시아의 물음에 내뱉듯 답했고, 트레시아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이실라가 물었다. "루플루시카 때문인가요?"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고, 네이실라가 뒤이어 입을 열었다. "하지만, 루플루시카라고 해도.... 에르테일보다 뛰어나지는 않아요. 게다가 소검이기 때문에 위력도 그다지...." 사실 에르테일보다는 루플루시카가 조금 더 뛰어나다는 것이 정설이 지만, 이 어린 아가씨는 가문에 대한 자긍심이 높았기에, 이렇게 이야 기를 했다. "상관없습니다.... 다만 확인을 해 볼 필요가 있기에...." 네이실라는 그런 그의 말에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가 검을 찾아 돌 아다닌다는 것은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였으나, 그 자세한 사정은 아 무도 잘 알지 못하였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 라는 생각이 들 자 네이실라는 입을 다물어 버린 것이었다. 어찌되었건.... 눈앞의 사내는 악마 크림슨 아이즈이다. 다시 하루를 더 걸어 일행은 노마티아의 수도 하야시 동쪽으로 50휴 하 거리에 있는 비아그라는 도시에 도착했다. 보통의 상인들은 이 두 도시 사이를 3일거리로 계산 하지만, 이들은 하루하고 반나절만에 도 착했다. 세사람은 차 처하고 두 조손이 이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라무 덕분이다. 이 라무라는 가축은 지구력이 굉장해 50뮬(1뮬= 약2키로)이나 되는 짐을 싣고도, 하루 종일 걸을 수 있다. 이곳에서 일행은 네이실라, 젤타, 이 두 사람과 헤어졌다. "저희는 잠시 집에 들려.... 꼭 필요한 물건들을 챙겨 다른 곳으로 떠나겠습니다...." 젤타노인은 간단히 자신들의 행로를 이렇게 밝혔고,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자신을 쫓는 추격자가 없으니.... 그다지 위험하지도 않을 듯 싶었고, 란테르트는 그저 한차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간, 네이실라는 오빠를 잃었다는 슬픔을, 약간이나마 잊을 수 있었 던 모양이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우울해 지고 하는 것은 여전했으나, 그래도 훨씬 밝아졌다. "정말 즐거웠어요. 란테르트님, 에르테일을 잘 부탁해요." 네이실라는 이러한 인사말로 일행과 작별을 고했고, 란테르트는 고개 를 끄덕임으로, 트레시아는 네이실라의 머리를 한차례 흩으러 줌으로, 그리고 세이피나는 한차례 그녀를 바라봄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그렇게, 방금 전까지만 해도 함께 걷던 일군의 사람들이, 일부는 동 으로, 그리고 일부는 남으로 걸음을 옮겼다. 동으로 향한 사람들이 어찌되었건, 란테르트와 트레시아, 세이피나 이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일행들은 마곡을 향해 남으로 행로를 정했다. 노마티아 동남 부의 평야는 거칠기 짝이 없다. 이름이 평야이긴 하지 만, 평야라고 부르기 문제가 많다. 많아도 보통 많은 것이 아니다. 언덕들, 물론, 그것은 소피카에도 많다. 파도에 비견될 만큼 많다. 그리고 노마티아 동남부 역시 언덕이 많다. 이곳 역시 흔히 파도에 비 교된다. 하지만 이 둘은 극명히 다르다. 소피카의 언덕은 나지막해 멀리서 보 면 대지가 꿈틀거리며 울렁인다, 라는 느낌 이상은 주기 힘들지만, 노 마티아의 것은 아니다. 다중파상구릉열이라는 듣기에도 우스운 학명을 가진 이곳의 언덕들은, 그 날카롭고 거칠기가 폭풍우에 미쳐버린 바다 와 같다. 노마티아의 이 파도들은 일정한 규칙이 있었다. 모두가 열을 맞추어 길게 늘어서 있다는 점과, 위다 쪽이 경사가 급하고, 노마티아 쪽으로 경사가 완만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 이 두 가지이다. 이것 때문에 이 언덕들은 전술상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 었다. 방어에 매우 유리한 지형이니 말이다. 이러한 군사적 이점은 노마티아사람들이 이곳을 아킬라이아(노마티아 의 수호신)의 성이라고 부르며 자랑스러워 해 마지않는 것과 일맥상통 한다. 병사수가 절반 가량밖에 되지 않는 노마티아가 그간 위다에게 밀리지 않는 싸움을 해 온 것도, 모두 이 아킬라이아의 성채 덕분이었 다. 사정이 어찌되었건, 이 일렬로 몇 겹이나 늘어서 있는 괴상한 언덕들 은 그 나라의 국민들 이외에는 어떠한 사람들로부터도 환영을 받지 못 한다. 환영을 받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모두들 수레는 물론이거니 와 사람조차 이동하기 힘든 이 언덕에 대해 불만이 여간이 아니다. 하지만, 다행히 여기 이 세사람은 그다지 개의치 않았다. 언덕에서 건, 산 위에서건 이동속도가 비슷한 이 사람들로서는 이 높지도 않은 거칠기만 한 언덕이 장애, 라고 불리울 만한 것으로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노마티아 동남 부의 평야를 2일 남짓 걸어 일행은 노마티아- 위다 해협의 노마티아측 항구인 타이라에 도착했다. 이 100휴하(1휴하=약 1킬로미터) 남짓한 길을 걸어오며, 이들 세 사 람은 많은 것을 보았다. 전흔이랄까?.... 거리에는 시체가 즐비했다. 다행히 10월도 20일경에 접어들어 기온이 낮았기에 지독한 썩은 내는 풍기지 않았지만, 잡새들과 벌레들이 달라 붙어 있는 사람의 주검이라는 것이 주는 느낌은 결코 좋을 리가 없었 다. 이러한 모습에.... 보통의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죽음을 관장하 는 신 켈리시온에게 기도라도 한차례 올려 주련만.... 이 세 사람은 한차례 눈길마저 보내지 않는다. 팔이 잘려진 채 방치된 시신을 흡사 흔히 서 있는 한 그루의 나무 보듯 하고, 품에 아이를 안은 채 숨을 거둔 아낙네를 그저 길가에 놓여있는 한 덩이의 바위 바라보듯 한다. 아니.... 어쩌면 그런지도 모르겠다. 시체에 경외 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 이것이 신이 정해놓은 규율은 아닐 테니 말이다. 인간의 감성 이 만들어낸 감상이 그렇게 느끼고 있을 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감상이 없는 존재를.... 인간이라 부르기에 무리 가 있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타이라 항은 그래도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었다. 물론, 배편이 평소 의 10분의 1로 줄었고, 이 항을 이용하는 상인과 일반 시민들의 수 역 시 그 이상으로 줄었으나, 어찌되었건 항구로서의 기능은 유지하고 있 었다. 항구에는 위다의 병단을 실어온 포히레라는 범선이 15척이나 정박해 있었다. 이 포히레는 용병수송을 위해 만들어진 배로, 가장 큰 범선보 다 약간 큰 정도였다. 보통은 한 개 함선에 한 개단(단=500명)의 용병 을 태우고 보름 이상 항해를 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지금 이 포히레는 마스트 두 개에 앞의 것은 횡범, 그리고 뒤의 것은 종범을 달고 있었는데, 이러한 돛의 양식은 비교적 최근에 나온 것이 었다. 이 커다란 포히레 외에 항구에는 수십 척의 배가 더 정박해 있었다. 일부는 근처 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어선들이었고, 다시 일부는 노 마티아와 위다 사이를 항해하는 상선과 여객선들이었으며, 다시 일부 는 조금 더 멀리 다른 대륙으로 향하는 배였다. 평소였다면 이보다 서너배, 아니 10배는 되는 배가 항구에 정박해 있고, 선착장에 자리가 나기만을 기다리는 몇몇의 배들이 먼 바다에 떠 있는 모습이 보였을 터이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항구는 이미 위다 에 점령되어 우울한 색채를 띄고 있었다. 란테르트 등은 선박 조합에서 배편을 구했다. 전쟁 덕에 배편이 하루 1편 정도로 줄었는데, 다행히 이날의 배편에 늦지 않아 저녁 무렵 배 에 오를 수 있었다. 배에 올라, 란테르트는 잠시 방에서 휴식을 취하다 해가 진 후가 되 어 갑판으로 올라왔다. 란테르트와 함께 있던 트레시아 역시 그를 따 라 배 밖으로 나왔고,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세이피나까지 배 밖으 로 나와 세 사람이 함께 밤바다의 풍경을 즐기게 되었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9844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08 올린이:광황 (신충 ) 99/01/13 00:01 읽음:2181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동쪽 하늘 어중간한 곳에, 반달과 보름달 사이의 어중간한 달이 떠 있었다. 트레시아는 이러한 바다를 바라보며 란테르트의 어깨에 조용 히 그 탐스런 붉은 머리칼을 기대고 있었고, 세이피나는 그들과는 두 걸음쯤 떨어진 곳에 서 먼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서정적인 풍경에도 불구하고.... [호호호, 내가 부럽다는 거냐?] [아르트레스 님의 수준으로 저를 낮추지는 말아 주십시오.] 두 사람은 싸우고 있다. [란테르트 님은 우리의 적입니다. 아르트레스님처럼 두 가지 생각을 동시에 못하시는 분이 어떤 계략을 가슴에 품고 란테르트 님께 접근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순수하게 그분을 좋아한다면.... 그것은 마족에 대한 반역입니다.] [호호호. 부럽다는 말이구나.] 아마도, 트레시아가 란테르트와 다정히 서있는 모습에 세이피나가 무 어라 한마디를 한 모양이었다. 트레시아는 왠지 지금 기분이 몹시 좋 아 그러한 세이피나의 말을 반쯤 무시하고 있었다. [.... 후우.... 역시 말이 통하지는 않는군요.] 세이피나는 한숨을 내 쉬었고, 트레시아는 슬쩍 미소지었다. 서로 바 라보지도 않는 상태에서 입조차 열지 않는 이러한 대화는 역시 이상하 기 짝이 없으나, 마족들로서는 보통인 모양이다. 세이피나는 잠시 어깨에 앉아 있는 아르에의 턱을 한차례 쓰다듬어 주었고, 아르에는 그에 반응이라도 하듯 종, 하는 울음을 한차례 울었 다. [그보다.... 저 얼마간 마계로 소환 당해 있을 듯 합니다. 나크젤리 온 님의 명령이 하달되었습니다.] 세이피나의 말에 트레시아는 약간 놀라 고개를 그쪽으로 향했고, 란 테르트는 이러한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역시 이상함을 느껴 세이 피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세이피나는 다만 먼바다를 향해 담담한 시선을 던질 뿐이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아르트레스님과 아르카이제님, 그리고 저만이 알고 있습니다. 물론, 나크젤리온님 께서도 알고 계시겠지 요....] 트레시아는 그게 어쨌냐는 듯한 표정으로 세이피나를 잠시 바라보았 고, 세이피나는 그런 그녀의 시선을 무시한 채 입을 열었다. [아르트레스님은.... 언제쯤 마계로 돌아가실 생각이십니까? 이렇게 오래 남아있는 것.... 저로서는 찬성하지 않습니다. 자칫하면 그분께 누를 끼치게 됩니다. 그리고....] 세이피나는 그리고, 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한참동안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성격 급한 트레시아는, [그리고, 뭐?]라고 곧바로 되물었다. [아르트레스님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이 일은.... 소멸을 당한다 하더라도....] 아마도, 트레시아를 걱정해 주는 듯한 이 발언을 입밖에 내기 싫어 한참동안 말을 끌은 모양이었다. 아무리 트레시아가 둔한 편이라 하지 만, 이러한 사정 정도는 단번에 눈치챌 수 있었고.... [호, 웬일이야? 네가 내 걱정을 다 해주고. 아르카이제님 외에는 조 금의 신경도, 관심도 쏟지 않는 얼음의 마녀 아르페오네 양께서?] [....] 트레시아의 말에 세이피나는 잠시 트레시아를 향해 시선을 주었으나 오래지 않아 먼 곳으로 보냈고, 트레시아 역시 그녀를 잠시 바라보고 는 시선을 평행하게 했다. [바보.... 너는 모른다....] 트레시아는 대뜸 이렇게 말했고, 세이피나는 답하지 않았다. [나는.... 무한한 생명 같은 것에는 관심 없다. 이천 육백 육십.... 아무튼 그 정도를 살고도 아직도 더 살길 바라는 거냐? 하긴.... 네 녀석이야 아르카이제 님이 살아 계시는 한은 언제까지나 살길 바라겠 지만.... 나는 아니다.] 트레시아의 이 상상외의 진지한 말투에, 세이피나는 순간 할 말을 잃 었다. [나는.... 즐거운 게 좋다. 행복한 게 좋고.... 네 말대로, 나는 두 가지를 동시에 생각하는 따위의 어려운 짓은 못한다. 나는 다만 란테 르트 님과 함께 있는 것이 즐겁다. 이 행동이.... 이러한 행동이 내게 미칠 결과 따위를 생각하기에.... 후후....] 트레시아는 여기가지 말한 후 더더욱 란테르트의 몸에 자신을 밀착시 켰다. [쓸모 없이 길기만 한 목숨을.... 하기 싫은 일까지 해가면서 연명하 기보다는, 내일 당장 소멸을 당하는 한이 있어도....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 세이피나는 그녀의 말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단순 무지하다고만 생각했던 자신의 누이가....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게다 가.... 이 이야기는.... 언젠가 들어보았던.... 누군가의 입을 통해 들었던.... 비슷한 논리 의 말이다. [목숨을.... 던져서라도.... 하고 싶은 일이란 말입니까?....] 세이피나는 이렇게 조용히 물었고, 트레시아는 무응답의 긍정으로 그 녀의 말에 대구했다. [제가 없는 동안.... 란테르트 님을 지켜 주십시오.] 세이피나는 이렇게 말하며 몸을 돌려 선실로 향했다. 그리고, 트레시 아는 그런 그녀에게, [물론이지~]라는 대답을 전했다. 하지만 역시 단 순하긴 단순했다. 세이피나가 란테르트 님을 지켜 주십시오, 라고 한 말에서 조금의 이상한 점도 느끼지 못했으니 말이다. 한편.... 생각을 정리해 보겠다고 밖으로 나온 란테르트는.... 트레시아와 세 이피나의 전언이 무얼까, 라는 생각에 잠시 골몰히 잠겨 있었던 덕에, 본래의 목적은 전혀 달성치 못하였다. 헛되이 뱃전을 두들기는 파도 소리만이 그의 귀를 어지럽혔을 뿐이다. 아침나절, 일행은 위다-노마티아 해협의 위다측 항구인 헤도콘에 도 착했다. 헤도콘 항해 내려서자 마자 세이피나가 란테르트에게 말했다. "잠시.... 카이그라미온 님의 신탁을 받아.... 일을 행하고자 합니 다. 며칠 안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이 말에 란테르트는 잠자코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아르페오네.... 그녀가 스스로 정체를 밝히기 전까지는 모르는 척 하고 있기로 마음먹 었기에, 란테르트는 가능한 한 그녀를 방해치 않기로 했다. 세이피나는 뒤이어 트레시아에게 눈인사를 했고, 트레시아는 그런 그 녀에게 한차례 미소지으며 인사했다. "남자들 너무 울리지 말아. 사제 세이피나양. 그리고, 카이그라미온 님께, 깔려 짜부러지지 말라고 안부 전하고." 그녀의 말에 세이피나는 약간 안색이 변했으나, 이내 한마디했다. "수집품들이 난동이라도 부리면 골치 아픕니다.... 종종 돌보아 주십 시오." 트레시아의 안색이 세이피나의 것에 비해 훨씬 크게 변했고, 잠시 고 개를 돌려 란테르트의 눈치까지 살폈다. 그 모습에 란테르트가 의아해 하며 물었다. "수집품? 난동? 무슨 생물을 수집하나 보지?" 그의 물음에 트레시아는 안색이 흙빛이 되었으나, 이내 침착과 냉정, 물론 아르트레스 그녀의 수준에서의 침착과 냉정이지만, 그것을 되찾 으며 말했다. "아, 도, 동물이요. 멍멍 짖고.... 뭐 그런 거 있잖아요."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애완동물? 트레시아가 그런 것도 길러?" 트레시아는 고개를 응, 하며 끄덕였으나.... 세이피나의 반격은 치밀 하고 또 잔인했으며, 그러면서도 꽤 교묘했다. "전에.... 말도 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아, 그랬던가? 아, 맞아.... 말도 해.... 종종 그런 동물도 있잖 아.... 하하...." 트레시아는 더듬거리며 이렇게 변명했고, 란테르트는 그 모습에 고개 를 끄덕였다. "역시 네가 사는 곳에는 별 신기한 것이 다 있구나...." 란테르트의 말에 트레시아는 어색히 헤헤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동시에 세이피나에게 전언을 보냈다. [그만하고 어서 사라져 버려!] [그럼....] 세이피나는 이렇게 전언을 보낸 후 두 사람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 한 후 항구의 동편으로 걸어갔다. 오래지 않아 건물 사이로 모습을 감 추었고, 두 사람은 눈으로 그녀를 전송해 주었다. 이윽고 그녀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자 란테르트와 트레시아는 서 로를 바라보았고, 란테르트는 한차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의외로 서정적인 면도 있는걸? 애완동물이라니.... 아, 그보다, 예 전에.... 음.... 미남자 수집도 하고 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그의 물음에 트레시아는 심장이 헉, 하고 멈추는 듯한 느낌이 들었으 나.... "아.... 설마 그 농담을 아직도 기억하고 계시는 건가요? 호호호~" 라고 대강 얼버무려 버렸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잠시 미소를 짓고는 다시 남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왜, 미남자 수집과, 세이피나가 말한 수집품, 이 두 가지가 하나로 연결이 되지 않는지는, 테미시아 님에게나 물어야 할 것 같다. 위다 북부지방 역시 노마티아 동남부 평야만큼이나 찬바람이 쌩쌩 불 었다. 날씨가 아니라 분위기가 그렇다는 말이다. 비록 전장 터는 노마 티아 남부의 평야 였으나, 그 여파는 이곳까지 전해져 내려온다. 세율 이 천장부지로 치솟고, 물가 역시 그것을 쫓는다. 하루에도 몇 차례나 군수품이 북쪽으로 옮겨지며, 수많은 병사들과 마법사들이 그것을 따 라 마을 한복판을 지나다닌다. 이러한 상황이 몇 날 며칠, 그리고 몇 달을 계속되었으니, 멀쩡한 편이 비정상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이 두 사람에게는 엔클레이브가 있다. 정신적, 물리적 단절과 함께.... 사회적 단절까지 안겨다 주는.... 완전히 독립된 존재들.... 완전히 괴리된, 단절된 존재.... 세이피나와 헤어진 후 늦은 저녁.... 오래간만의 노숙이다. 오늘 역시 막 60휴하의 강행군(?)을 한 후 이 두 남녀는 모닥불을 하 나 피우고 나서 그 곁에 가만히 자리를 잡았다. 그나마 다른 일행이라 도 있으면, 저녁 식사가 사람이 먹을 만한 것이 될 터이나.... 란테르 트는 단지, 영양분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 양의 건량을 씹어 먹은 후, 차가운 물을 벌컥 몇 차례 들이마실 뿐이었다. 이런 쪽에는 이미 신경 을 꺼버린지 오래이다.... 트레시아는 어찌 되었건 즐거웠다. 다만, 란테르트 그와 함께 있을 수만 있다면.... 그것 하나로 즐거웠다. 란테르트와 다시 만난지 며칠 이 흘렀지만, 얼음의 마녀 때문에 오붓한 시간도 보내지 못했지 않았 는가? 트레시아는 조용히 란테르트의 어깨에 기대어 앉았다. 란테르트는 아직 잠을 자기에는 이르고 해 하릴없이 멍하니 앉아 있 다가 트레시아가 자신에게 기대어 오자 고개를 돌려 그녀를 잠시 바라 보았다. 자신이 뭐가 그렇게 좋은 걸까.... 괜히 헛웃음이 튀어나온 다. "후후.... 트레시아...." "예?" 트레시아는 곧바로 고개를 들어 란테르트를 바라보며 대꾸했다. 붉게 이글거리는 모닥불 빛에, 그렇지 않아도 건강한 붉은 빛을 띄던 얼굴 이 더더욱 붉어져 있었다. "아침에...." 란테르트는 여기까지 말한 후 잠시 입을 다물었다. 할 말은 이미 정 해져 있었다. 멈춰선 것은 할 말의 내용 때문이 아니었다. 다만 이쯤 세이피나의 정체를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르페오네가 한 말 사실이야?" 란테르트의 이 물음에 트레시아는 별 생각 없이 되물었다. "무슨 말이요?" 하지만, 다음순간 무언가 잘못 되었음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아르페오네라뇨?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 에요?" 역시.... 트레시아는 연기에 서툰 편이었다. 목소리의 억양이 약간 높아지고 말하는 속도가 약간 빨라진 것이 당황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 다. 란테르트는 트레시아의 그런 모습을 미소와 함께 바라보았고, 트레시 아는 란테르트에게서 시선을 약간 다른 쪽으로 돌린 채 잠자코 앉아 있었다. 그렇게 한참동안 어색한 침묵이 흐른 끝에 트레시아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언제부터.... 알고 있었어요?"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글세.... 짐작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하지만 그때는, 아르페오 네 아니면, 다른 정령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너와 만난 순간 확 실히 알 수 있었지." 란테르트의 말에 트레시아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갑자기 우후후, 거 리는 웃음을 웃었다. "혼자 똑똑한 척은 다 하더니만.... 무슨 실수를 한 모양이지요?" 트레시아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일단, 처음 만났을 때부터.... 약간 이상한 느낌을 받았던 데가가.... 결정적으로.... 나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었 어.... 하지만, 이런 것만으로는.... 세이피나가 아르페오네이다, 라 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지.... 인상착의도 잘 모르고 있었고.... 실제 로 본적도 없으니...." 란테르트는 여기까지 말한 후 잠시 쉬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지난번 너와 만났던 날, 그날 확실히 알 수 있었어.... 아무리 보아 도 서로 완전한 적대관계는 아닌 듯 하고.... 뭐, 그렇게 이런 저런 존재들을 지워 나가다 보니, 마족 아르페오네만 남더군...." 트레시아는 란테르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군요...." 지나치게 뜨듯 미지근한 반응이다. 지금까지 그녀가 세이피나, 즉 아 르페오네와 해온 말싸움을 생각해 본다면, 이러한 상황에 오호호~~하 는 웃음을 한차례 울어 예른 후 아르페오네의 한심한 점을 크게 한바 탕 늘어놓는 것이 적당할 듯 한데.... 트레시아의 입에서는 그렇군요, 한마디만이 흘러나왔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9845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09 올린이:광황 (신충 ) 99/01/13 00:01 읽음:2440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동생이라고 했지?" 란테르트가 물었고, 트레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동생.... 이제는 둘밖에 남지 않은...." 트레시아는 여기까지 말한 후 고개를 모닥불로 향하며 입을 열었다. "부탁이니.... 아르페오네를 그냥 세이피나로 대해 주세요. 알고 있 다는 것도 내색하지 말고요...." "그야 어렵지 않지만...."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말꼬리를 흐렸고, 트레시아는 그런 란테르 트를 한차례 바라보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다시 모닥불로 시선을 옮겼다. 두 무릎을 가슴으로 끌어당겨 앉은 채 다시 입을 열었 다. "그 아이는.... 완벽해야만 해요.... 결코.... 흔들려서는 안돼 요.... 그러지 않고는.... 그녀 스스로가 버틸 수 없을 꺼에요." 이 뜸금 없는 이야기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금의 아르페오네는.... 옛날과는 많아 달라졌어요." 이렇게 말한 후 트레시아는 고개를 돌려 란테르트를 향해 한차례 미 소지으며 이야기를 했다. "트레시아야.... 원래 옛날부터 단순 했지만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도 따라 미소를 지었다. "낙천적이라고 해 두지...." "고마워요...." 트레시아는 말끝을 길게 늘였고, 이내 말을 이었다. "하지만, 사실이에요. 우리 마족들은 태어날 때부터 운명이 결정 지 워져요. 그렇게 만들어지고.... 그렇게 키워지고.... 저같은 경우는, 태어날 때부터 운명이 흑염패, 즉 마계 제 1의 장군으로 정해져 있었 어요. 단순하면서 용감하고 강하게.... 그게 제가 길러진 방향이에요. 반면 아르페오네, 그 아이는 대단한 두뇌를 소유하게 되었지요. 흑염 무.... 아르카이제 님의 보필과 함께, 계략 및 책략 부분을 담당할 존 재...." 란테르트는 잠자코 그녀의 말을 듣고 있었고, 트레시아는 턱을 무릎 사이에 올려 놓은 채 모닥불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었다. "전 단순하게 태어났고, 그렇게 자라야만 했어요. 성격까지 그렇게 만들어져서인지.... 그쪽이 좋더군요. 그리고 아르페오네 역시 저와 같은 과정으로.... 지금의 그녀가 되었고요.... 각성 이전의 기억은 그다지 없어요. 다만.... 사람들처럼 어렸을 때가 있었고.... 이런 저 런 경험들과 기술들을 이식 받았다는 기억 정도가 어렴풋이 남아 있을 뿐이죠." 트레시아는 여기까지 말한 후 잠시 멍하니 불꽃을 바라보았다. 어렸 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려는 모양이었다. 그리고는 돌연 피식 웃었다. "얼음의 마녀.... 원래 아르페오네는 그렇지 않았어요. 도도하고.... 저와 언제나 티격태격 다투고.... 지금까지도 절 언니라고 부르지 않 잖아요. 언제나 비웃는 듯한 미소로 응대하고.... 누구에게 지는 것도 싫어하고.... 그리고.... 저와는 달리 실수가 없었지요. 모든 일을 척 척 해냈어요. 실수 투성이의 저와는 달리.... 그러던 아이가...." 트레시아는 여기서 잠시 말을 멈추었다. 입가에 고요한 미소를 짓는 모습이.... 이 순간만큼은.... 평소의, 미남자 수집이 취미인 아르트 레스와 조금도 닮지 않았다. "어느 날부터 입을 다물어 버렸어요. 저와는 그럭저럭 이야기를 하는 편이었지만.... 아르카이제 님과, 저 정도가.... 그녀가 업무상의 것 이 아닌 이야기를 나누는 존재 전부예요." 란테르트는 트레시아의 말에 고개를 묵묵히 끄덕였다. 듣고 있다는 표시였다. "아마.... 그분을 사랑하기 시작한 때가.... 후후후.... 바보 같은 아이.... 이룰 수 없는 사랑 따위를 하니.... 바보가 되어 버리 지...." 트레시아는 이렇게 말하며, 괜히 곁에 쌓아 놓았던 장작개비를 하나 모닥불로 던져 넣었다. 아직 활활 잘 타고 있건만.... 화풀이인 모양 이다. "그런 아이일수록.... 흔들리면 겉잡을 수 없어요. 그 아이는, 동요 를 줄이기 위해 말을 줄였죠." 이렇게 말하며 트레시아는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란테르트 님도 그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데로.... 하게 해 주세요. 절대.... 그 아이에게.... 실패나 실수라는 감정을 안겨주지 말아 주 세요.... 그러한 것은.... 그 아이에게 실패라는 것은.... 지금에 있 어서는 죽음과도 마찬가지의 것이니까요...." 란테르트는 막 트레시아의 마지막 말이 끝날 무렵, 조용히 그녀의 어 깨에 손을 얹었다. "좋은.... 언니구나.... 트레시아는...." 그런 란테르트의 말에 트레시아는 웃었다. "후후후.... 단순하다니까요.... 결코 그 아이가 걱정되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다만, 그 아이가 죽으면, 말싸움을 할 상대가 없어져 버리 기에...." 란테르트는 정색을 하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결코 그렇지 않아 보이는걸? 좋은 언니야.... 칭찬 받을 만 한...." 그의 이 말에 트레시아는 돌연 표정을 밝게 바꾸며 입을 열었다. "그려면 선물 하나 주실 레요?" 란테르트는 순간 무슨 말이 돌아올지 두려웠기에 약간 미묘하게 말을 돌렸다. "한번 말 해봐.... 내 일에 방해가 되지 않는 것이라면 뭐든지 들어 줄게." 란테르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트레시아는 확 하고 란테르트를 덮 쳤고, 이내 란테르트의 몸 위에 올라탔다. "오늘밤~~~ 즐!겁!게! 어때요?" 그녀의 그러한 말에 란테르트는 잠시 트레시아를 올려다보았다. 붉은 색의 곡모가 흐드러지게 자신을 향해 쏟아져 내려오는 모습에, 그리고 그녀의 붉은 색의 도톰한 입술이 달빛에 은은한 빛을 내뿜는 모습 에.... 란테르트는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 란테르트는 조용히 손을 뻗어 자신의 가슴팍에 올려져 있는 트레시아 의 손을 잡았고, 트레시아는 그에 조용히 란테르트의 품에 몸을 기대 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트레시아는 이내 천천히 몸을 일으켜 란테르트에게서 벗어났으며, 란테르트는 그런 트레시아의 모습에 아무 말 없이 몸을 일으켰다. 트레시아는 다시 원래 앉았던 곳에 앉으며, 두 무릎을 끌어안았다. "왜인지.... 란테르트 님은 남자로 품에 안을 수가 없어요...." 트레시아의 말에 란테르트는 그녀를 바라다보았다. 두 눈은 조용히 내려 깔려 있었고, 왠지 약간은 처량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벽이랄까? 아니.... 어쩌면.... 뭐랄까.... 음.... 이런 말하기 조 금은 무엇하지만...." 트레시아는 그녀답지 않게 한참동안이나 말을 더듬거렸고, 이윽고 입 을 열었다. "경외심?.... 이런 감정은 잘 모르겠지만.... 아르카이제 님을 대할 때와 비슷한, 하지만 그것과는 확연히 다른 어떠한 느낌이 들어요. 유 혹을 하려고 분위기를 잡을 때면.... 나도 모르게 거부감이 들며 결국 에는 웃음이 터져나오고...." 이렇게 말하며 트레시아는 두 팔을 뻗어 기지개를 폈다. 몸을 쭉 뒤 로 뻗고, 두 다리 역시 앞으로 뻗으며 그녀는 잠시동안 멀리 어둠에 가리어 보이지 않는 지평선 쪽을 바라보았고, 천천히 두 팔과 다리를 모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방금 과는 달리 꽤나 장난기가 있는 목소리였다. "정말 불행하지 않아요? 란테르트 님에게도.... 그리고 저에게도."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역시.... 그런 것 인가? 자신 역시 트레시아의 그 아찔한 몸매에 어택킹을 당하면서도, 그다지 흔들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인간이었고, 그 때문에 오는 동요는 약간 있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그녀를 자연스럽게 여자로 대할 수는 없었다. 흡사.... 동생? 그와는 조금 다르면서 비슷한 그러한 느낌을 언제나 트레시아 에게서 느끼는 그였다. 뒤이어 트레시아가 입을 열었다. "게다가.... 이러다가는 아르카이제 님에게 혼날지도 몰라요. 소멸이 라도 당하면.... 억울하잖아요." 역시 꽤나 장난기가 있는 말이었고, 그 말에 란테르트는 피식, 하고 웃어버렸다. 하지만, 란테르트는 이내 진지한 목소리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차피.... 나는 몇 년 안에.... 앞으로 2년.... 내가 30세가 되는 그 생일날까지.... 라브에의 복수를 하지 못한다면...." 이 란테르트의 말에 트레시아는 고개를 획 돌려 그를 바라보았고, 그 곳에서 그녀는 쓸쓸한 눈매로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란테르트를 발견 했다. "그러니까.... 나 같은 인간은.... 그냥 한차례 스쳐 지나간.... 그 러한 것으로 생각해 둬.... 그쪽이.... 그편이 훨씬 좋을 꺼야...." "무슨 소리 에요?.... 그런 슬픈 말은 하지 말아요." 트레시아는 란테르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렇게 말했고, 란테 르트는 고개를 돌려 씁쓰레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가?...." 란테르트의 이 나지막한 한마디의 말은.... 말꼬리를 흐려 탁탁거리 는 모닥불의 소리에 사그러 들었고, 트레시아도, 란테르트도 조용히 모닥불을 바라보며, 이날의 밤을 보냈다. 조금은.... 쓸쓸한 밤이었 다. ----------------------------------------------------------------- 흐억.... 흐억.... 흐억.... (앗... 너는 전화기에 이상한 소리 하는 변태???-- ^^) 그게 아니구... 어제 손노리 페스티벌에 갔다 왔습니다.^^ 그리고 그 감상이 흐억이죠.... ^^ 크크 개인적으로 손노리는 상당히 좋아하는 팀이기에.... ^^ 룰루랄라 시온사마와 함께 그 잘난 대학로로~~~ ^^ 뚜룰 도착해서, 강철제국이랑, 화이트데이랑, 악투러스(?발음이..-- ^^) 암튼 그 세가지 데모화면을 봤공.... ^^ 여기까지는 흐억은 아니었습니다.^^ 강철제국 오프닝은 사람과 배경이 따로놀고... 전체적으로도 무감동이어서... 그냥 그랬지만, 게임 안은 꽤 괜찮은듯 했고.... 화이트 데이는... 호러 어드벤쳔데... 무서울것같기는 하더군요.^^ 악투러슨가 뭔가는.... 예쁜 주인공 보고... 아~~ 귀엽다~~ 했다가... 그 아이가 남자로 밝혀짐에... 시온사마에게 "소타콘!!" 소리듣고...--;;; 뭐 이래 저래 1부가 끝난 후.... 역시 세기말임을 보여주는....--;;; 일단... 패스맨 컨테스트.... 머리둘레로 예선전을 치뤄 그곳을 통과한 10명의 얼굴 둘레를 재서(...) 그로 1위를 가렸습니다....--;;;; 1위 71센티. 2위 68.... 등등.... ^^ 참고로 71센티면 소검의 검날 길이가 되겠습니다. 성인의 뺨으로 세뼘 남짓.... 그리고... 마지막에 있던 게임 음악 라이브.... 멀쩡히 다 하다가... 마지막에 나온 노래!!! 포가튼 사가 최고의 명곡!!! 따따따~~ 따라따라라라~~ 화려한~~~ 네온사인~~~ 아~~싸~~ 흐억... 역시 감동의 도가니~~~--;;; ^^ 역시... 그 노래의 코러스는... 손노리 스탭진이었습니다... 후후후..^^ 암튼 재밌게 놀았습니다~~~ ^^ 크크크....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071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10 올린이:광황 (신충 ) 99/01/14 07:07 읽음:2300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미리아 호수는 일곱 대륙을 통틀어 가장 크다. 수심에 있어서나, 그 넓이에 있어서나 다른 두 호수에 비해 약간이지만 크다. 대륙에는 모 두 세 개의 호수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이 미리아이고, 그 다음의 것 이 이제는 타락해버린 최고의 용병대 레드 미스트가 위치한 아그라 호 수, 그리고 셋 중에서는 가장 그 크기가 작지만, 결코 작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 카나쉬소 호수가 그것이다. 미리아 호수는 온통 주위가 숲으로 뒤덮여 있다. 숲의 이름은 미테리 아로 이제는 숲에 마을이 많이 들어서 그다지 우거지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지난 4일 동안 이 두 사람은 200휴하나 걸었다. 말은 그다지 많지 않 았었다. 트레시아는 란테르트의 곁에 가까이 붙어 걸었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를 그다지 신경 쓰지 않은 채 묵묵히 걸음을 걸었다. 하지 만.... 란테르트는 근래 들어 가장 정서가 안정된 나날을 보내고 있었고, 트 레시아 역시 즐겁다면 즐거울 그러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것이 동료와 그 이상인 사람과의 차이라고나 할까?.... 미테이라 숲의 북단이 막 시작되는 곳에는 한 마을이 위치하고 있다. 라자라는 이름의 마을로, 별다른 특징 없는 말 그대로의 마을이다. 아, 하나정도의 특징은 가지고 있다. 바로 괴상한 마도사의 전설이다. 100년전쯤.... 이 마을에 한 괴상한 마도사가 찾아 왔었다고 한다. 여러 일행이 함께 있었는데, 그중 한 아가씨가 독에 걸렸었다. 그런데 그 독의 해독약은 테에이산 정상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었고.... 이곳 에서 테에이산 정상까지 빠른 걸음으로도 2일 이상 걸리니 왕복 5, 6 일은 걸리는 거리였다. 하지만.... 그 마도사는 서너 시간만에 그곳에 다녀 와 그 독을 해독할 수 있었다고 한다. 란테르트는 주점에 앉아 왠 허름한 옷차림의 음유시인이 이런 내용의 노래를 읊고 있는 것을 듣고 있었다. 술이 한잔 몸에 들어간 트레시아 는 약간 취기가 올라, 물론 원한다면 취하지 않을 수 도 있었으나 그 반대도 가능하다, 얼굴이 더더욱 발그스래 해 졌다. 트레시아는 그 노 래에 훗, 하는 웃음을 웃었다. "테에이산 정상이면 순식간에도 갔다 올 수 있겠다. 호호호호~~" 다행히 그녀의 목소리에 신경을 쓰는 사람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다면 약간 성가신 일이 일 법도 했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살 짝 웃었다. "음.... 하루 정도면.... 가능하겠지만.... 서너 시간은 역시 무리겠 지?" 란테르트의 말에 트레시아가 물었다. "데려다 드릴까요? 음..... 한명 정도는 데리고 워프 할 수 있을 꺼 에요...."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순간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되었건.... 테에이산 정상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 아닌가.... 그리고.... 그 녀를.... 란테르트는 트레시아의 물음에 슬쩍 고개를 끄덕였고, 트레시아는 벌 떡 몸을 일으키며 란테르트의 손을 잡았다. "그럼 가요~~" 그리고는.... 주점 한가운데서 워프를 해버리는 트레시아였다. 사람 들은 돌연 사라진 이 두 사람이 있던 공간을 잠시 멍하니 바라보았고, 이내 모두들 술기운을 탓하며 다시 하던 일을 계속 하였다. 트레시아는 술기운 덕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을 데리고 워프 하는 것 이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어서인지, 중간에 세 번이나 엉뚱한 곳으로 워프 했었다. 만약 란테르트가 날 수 없었더라면 일이 났어도 진작에 났을 것이다. 그렇게 도착한 산의 정상.... 거의 11월이 다 된 덕인지, 테에이산 정상에는 한켜 눈이 쌓여 있었다. "와!! 눈...." 달빛에 눈이 반짝이고 있다. 이미 내린지 몇일이 지나 눈 사이에는 조금한 얼음 알갱이가 촘촘히 박혀 있었고, 그 얼음의 조그마한 결정 은, 이제는 거의 보름달이 된 달빛에 흰색의 초롱초롱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테에이산의 정상부 서편에는 절벽과 너럭바위가, 그리고 동편에는 아 래로 향하는 길이 있다. 전에..... 이카르트는 서편의 바위에 앉아 란 테르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란테르트는 에라브레 그녀와 함 께.... "후우...." 란테르트는 한차례 한숨을 내 쉬며, 일전 이카르트가 앉아 있던 그 바위에 엉덩이를 걸쳤고, 트레시아도 그의 곁에 가만히 앉았다. 한참동안.... 란테르트는 입을 열지 않았고, 그에 따분함을 느낀 트 레시아는 발밑에 있는 눈을, 선홍색의 하이힐로 툭툭 차 올렸다. 눈은 그녀의 발길질에 부스스 부스러져 확 하고 차가운 대기 속으로 흩어졌 고, 순간마다 흰빛의 안개가 두 사람의 시야에 펼쳐졌다. "괜히 온 것 같아요...." 한참이 지나도록, 한차례 한숨을 내 쉰 것 외에는 한마디도 하지 않 는 란테르트를 보며, 트레시아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애꿎게 차올리던 눈도, 이제는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대꾸치 않았다. 정말.... 그러한 지도 몰랐 다. 전에 에라브레와 함께 산을 올랐을 때.... 그때는 조금이지만, 아니 상당히 즐거웠었다. 에라브레는.... 여전 마음을 열지 않은 채 퉁퉁거 리기만 했었고.... 자신은 그런 에라브레의 투정에 어쩔 줄 몰라하 고.... 하지만, 함께 있을 수 있었기에 즐거웠었다. 그리고.... 산 정상으로 오르면서.... 며칠이나 떨어져 있었던 친구 와의 재회 역시 꽤나 기다려지는 일이었었다. 산 정상에서 기다리고 있을.... 보랏빛 머리칼의 친구.... 이 둘을 한꺼번에 잃은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어찌 보면.... 아 니, 분명 저주받을 장소이다. 자신에게 있어서.... 지옥 같은 기억들 만을 안겨준 장소.... 하지만.... 왜인지 이곳은 싫어할 수 없었다. 입에서 내뿜는 김이 사라지는 저곳 에는 눈 사이에서 탐스러운 붉은 꽃 이파리를 자랑하고 있는 조그마한 꽃이 있고, 바닥에 납작 엎드려 버린, 아직도 잎이 푸른 나무가 몇 그 루 서 있다. 이러한 것들이 왕궁의 일급 정원사들도 흉내낼 수 없는 솜씨로 배치되어 있는 이 장소는.... 증오하기에는 너무 아름답다. 게 다가.... 그가 좋아하는 곳이 아닌가? 지금에 와서도 그러한지는 알 수 없지만.... "트레시아...." 란테르트가 입을 열었고, 약간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땅을 내려다보 고 있던 트레시아는 곧바로 고개를 들었다. "예?...." "미안해...." 란테르트가 입을 열었고, 트레시아는 무슨 말인지 일순 이해가 되지 않아 잠자코 바라보고만 있었다. "괜한 곳에 함께 오자고 해서.... 기분만 망치고...." 란테르트의 이 말에 트레시아는 돌연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리고는, 무릎 위를 살짝 덮고 있는 검붉은 색 스커트가 활짝 펼쳐지도록 빙그 르 한바퀴 돌았다. "기분을 망치다니요? 나 아르트레스에게 그러한 일이 있을 것 같나 요? 오호호호호~~~" 란테르트는 그 모습에 한차례 쿡, 하고 웃었으며, 트레시아는 그런 그의 앞에 서서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붉은 색과 흰색은.... 아주 잘 어울려." 란테르트는 눈을 배경으로 붉게 타오르는 그녀의 모습에 이렇게 말해 주었고, 트레시아는 바위에 앉아있는 란테르트에게 뛰듯 안겨들었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 덕에 뒤로 넘어졌고, 자연스레 트레시아는 란테 르트의 몸 위에 ㄱ질러져 있었다. 그녀는 한 뼘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서, 향기로운 향이 섞인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입을 열었다. "칭찬 고마워요." 하지만.... 이 한마디를 한 후, 트레시아는 몸을 반바퀴 돌려 란테르 트와 나란히 누웠다. 유난히 맑은 밤하늘이 무수한 광점들로 어지러이 밝아 있었다. 바위 위에는 눈이 손가락 길이 만큼 쌓여 있었으나, 이 두 사람은 그 다지 추위를 느끼지 못하였다. 트레시아야 원래 이 차원 안에서는 추 위든 등을 느낄 수 없었고, 란테르트의 경우에는 등이 차갑기는 했으 나, 그냥 견딜 만 했다. "혹시.... 이카르트가 왜 이곳을 좋아하는지 알고 있어?" 란테르트는 그저 시선을 앞으로, 밤하늘의 저 높은 곳으로 향한 채 이렇게 물었고, 트레시아는 그의 물음에 고개를 도리질 쳤다. "아니요.... 정확한 것은.... 제가 각성한 그 때에도, 그분은 이곳을 좋아하셨다는 것이에요. 아마도 넷째가 실종된 그 일과 무슨 상관이 있는 듯 해요." "그런가?...."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한 후 조용히 생각에 잠기었다. 네 번째 아 이.... 왜인지 이카르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언제나 언급되는 이름이었다. 모든 일의 시작이.... 마치 그 아이의 납치 였던 것처 럼.... "그런데...." 트레시아가 운을 뗐다. "란테르트 님.... 정말.... 하시려는 건가요?" 트레시아의 이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입을 열었 다. "물론....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유인데...." 그의 말에 트레시아는 고개를 돌려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이에요." "그럴지도 모르지...." 란테르트는 말에 트레시아는 외치듯 뒤이었다. "그럴지도 모르지가 아니에요. 나크젤리온님.... 그분의 힘이라는 것 은.... 마족들로서도 범접할 수 없는 것이에요. 신이니까요.... 마족 과 같은 불멸이 아닌.... 영원한 존재예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가 물었다. "불명과 영원이라.... 무엇이 다르지?" "음... 저도 잘은 몰라요.... 예전에, 아르페오네에게 물었었는 데.... 그 아이는 이렇게 답해 주었지요. 불멸이란 죽지는 않으나, 아 직 완성되지 않은 존재로.... 그 때문에 변화가 있는 반면, 영원한 존 재는 변화가 없데요. 그 자체로 완벽한 것이지요. 그 외에, 신과 우리 마족들 사이의 차이로는, 몸을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가 필요하냐 그렇 지 않느냐를 들 수 있어요. 그리고.... 신들의 경우에는 우리보다 하 나의 차원을 더 다룰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힘의 차이는 무한대 에 가깝죠."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냥.... 포기하세요. 살아있는.... 우리들과.... 이전처럼 지네는 거예요.... 전.... 일생중, 란테르트 님과, 에라브레, 모라이티나와 함께 보냈던 그 때가.... 손에 꼽을 만큼 즐거운 나날이었어요. 다시 한번.... 그때로 돌아가는 거예요...." ----------------------------------------------------------------- ================================================================= ***에이그라의 소설사~~~ ^^*** ================================================================= 크크크.... 글쓰는걸 직업으로 삼건.... 아니건.... 함 닿는데 까지 써볼렵니다~~~~ ^^ ----------------------------------------------------------------- 워노 파모로아 전기 (아라하시 440년경-파모로아 원년) --예정 아이우드전기 (중편) (파모로아 420년경) -- 예정 레카르도전기 (파모로아 450년경) -- 완결. 리메이크 예정. In the Blue Sky.... (파모로아 460년경) -- 라인 업. 다음소설. 마법세기 르네상스 (파모로아 560년경) -- 완결. 2차 퇴고 예정. 하르의 기사 (단편) (파모로아 555년경) -- 완결. 장미 이야기.... (파모로아 570년경) -- 예정. Derod & Deblan (파모로아 660년경) -- 곧 완결 트레져 헌터 (파모로아 660년경) -- 구상중 영웅 전쟁기 (파모로아 660년경) -- 구상중 이상이 이 일곱 대륙만을 배경으로 쓸 소설들... 추가 예정. ----------------------------------------------------------------- Cartaragon Knight (파모로아 450년경. 다른 력법 사용) -- 예정 Kitina & Delphilrar (단편) (파모로아 550년경. 다른 력법 사용) --완결. Kitina 이야기 (파모로아 660년경. 다른 력법 사용) -- 구상중 위의 세개는 다프칸 배경... 추가예정. ---------------------------------------------------------------- 폐태자 이야기 (다안력 1700년경. 파모로아 323년경.) -- 예정 카이첼 통일기 (다안력 2000년경. 파모로아 630년경.) -- 예정 위 두개는 셀린타 이야기... 추가예정. ---------------------------------------------------------------- 대항해시대 이야기 (파모로아 750년경) -- 구상중 90년 전쟁 이야기 (네클란트 80년. 파모로아 1180년경) -- 예정 어느 한 소녀의 이야기 (네클란트 100년. 파모로아 1200년경) -- 예정 아르헬 이야기 (네클란트 150년경. 파모로아 1250년) -- 예정 Dark Revolution (네클란트 200년. 파모로아 1300년경.) -- 구상중 White Revolution (네클란트 350년. 파모로아 1450년경.) -- 예정 신화 (네클란트 460년. 파모로아 1560. 아라하시 2000) --구상중 위의 것들이 세 대륙 서로 발견 후 이야기.... 추가예정. (단, 이것들은, 위의 세 대륙 이야기를 어느정도 쓴 후에 써야 하기에... 아마도 3, 3년 후나 되어야... 쓸 수 있을듯 하네요....^^) ---------------------------------------------------------------- 위에서.... 완결은 말그대로 완결. 구상중은, 전체적인 내용은 잡고 있어, 당장이라도 쓰라면 쓸 수 있는 것들. 예정은 막연한 이미지만 잡고 있는 것들입니다.^^ 즉, 구상은 목숨걸고 쓸 것들.... 예정은 쓸지 않쓸지 지금으로써는 미정...^^ 제목들은 거의 다 미정입니다. D & D하고.... 다크 레볼루션, 그리고, 어느 한 소녀 이야기. 화이트 레볼루션, 인 더 블루 스카이..., 키티나 엔 델필라르... 하르의 기사 정도가 완전히 확정된 제목이랄까? 대충, 파모로아 원년을, 서기력 800년으로 잡으면, 그 시대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공식 1) 파모로아력 + 800 = 서기력 (하지만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다른 행성이니... ^^) 그러니까.... 다크 레볼루션 이후는 SF가 되어 버리겠지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것들은.... 레카르도 전기하고, 다크 레볼루션 입니다.^^ 물론, 하나는 리메이크를 해야 하고... 다른 하나는 구상중이기는 하지만..^^ 그리고 이중 200화가 넘어가는 장장편은.... 레카르도 RM, 다크 레볼루션, DD, 카이첼 통일기, 화이트 레볼루션(?) 신화 정도가.... 레카르도 전기와, 마법세기 르네상스가.... 2차 퇴고만을 거쳐 공개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워낙 못써서 공개하지 않으려 했는데.... 일단 다음 소설인 In the Blue Sky.... 를 조금이라도 더 재미있게 읽으려면 레카르도 전기는 반드시 필요할 것 같아서....^^ 레카르도 리메이크는 적어도 5개 이상의 장편을 완성 시킨 후 할 예정이고.... 뭐 그렇습니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072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11 올린이:광황 (신충 ) 99/01/14 07:08 읽음:2135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란테르트는 트레시아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사실, 자신도 그 러했다. 그때만큼.... 그때만큼 행복했던 날을 꼽으라면 겨우 두 자매 와 함께 보냈던 그 시간외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물론, 이전에도 나쁘 지 않았다, 라는 느낌의 날들을 꽤 되었으나, 행복이라고 이야기하기 에는 크게 부족하다. 하지만.... 그러한 자신의 행복을 파괴하고.... 더 나아가.... 그녀를 죽인 나크 젤리온에게.... 복수를 하지 않는다면?.... 에라브레를.... 맹목적으 로 자신을 믿고 사랑해 주었던 한 아가씨의 동생이자, 두 번밖에 되지 않는 짧은 행복 모두에 관여된 그녀를 대할 면목이 없다. 불가능하면 어떠한가? 이미 그런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인간 따위 의 힘으로 마왕을 죽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 정도는, 복수를 결심 한 그 순간부터 알고 있었다. 다만.... 해 보고 싶었다. 철저하게.... 그리고 무능력하게.... 신이 던진 주사위를 따라 흘러 만 온 자신이 싫어, 단 한 번이라도 그러한 신에게 도전해 보고 싶었 다. 그리고, 아무것도 해 주지 못한 두 자매에게.... 목숨을 건 선물 을 안겨주고 싶었다. 아무런 쓸모도 없는 자신이란 존재 때문에 목숨을 잃은 그녀들이다. 이렇게 라도 하지 않는다면.... 혼돈의 바다로 그녀들을 만나러 갈 면 목이 없다.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트레시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아르카이제 님도.... 그분도 원하고 계실 꺼 에요.... 차라리, 란테 르트 님이.... 마족에 대한 적대감을 버리기를...." 란테르트는 그녀의 이 말에 고개를 돌려 트레시아를 바라보았다. 검 게 물들어 있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녀는 눈가가 약간이지만 젖어 있 었다. 란테르트는 그러한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 다시 고개를 하늘로 향하며 입을 열었다. "과연 그럴까?...." "물론이죠. 지금 아르카이제 님이 란테르트 님을 만나지 못하는 이유 도.... 바로 그것이잖아요." 트레시아는 이렇게 말하며 란테르트를 향해 고개를 돌렸고, 이내 가 로로 저어지는 란테르트의 얼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니.... 딱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러한 이유는 아니야.... 트레시아 너는 어떻게 나를 만나러 올 수 있는 거지? 아르카이제.... 이카르트가 올 수 없는 걸음을.... 너는 어째서 나에게 향할 수 있는 것이지? 너 역시도.... 굉장히 중요하며 높은 자리에 있는 마족이면 서." "그.... 그게...." 란테르트의 물음에 트레시아는 잠시 말을 더듬었다. 그리고는 잠시 눈을 감았다 뜨며 입을 열었다. "전.... 란테르트 님을 사랑하잖아요. 이렇게.... 란테르트 님을 만 나는 일이.... 스스로에게 얼마나 좋지 못한 일인지는 잘 알고 있지 만.... 그래도.... 란테르트 님을 만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돌려 트레시아를 향해 한차례 쓸쓸한 미소를 지어주고는 입을 열었다. "이카르트는 어떨까?.... 그가 자신의 목숨을 아깝게 여겨 나를 찾아 오지 않는다고는.... 잘 믿어지지 않아...." 트레시아는 란테르트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에요.... 전에도.... 아르페오네 그 아이가 죽어야만 할 죄를 지었을 때.... 그분이 친히 나크젤리온 님께 상소를 올려 구해 냈는걸 요.... 나크젤리온 님의 뜻에 정면으로 맞서서...." "그럴 꺼야.... 그라면...." 란테르트는 트레시아의 말이 이렇게 중얼거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 그가.... 나를 찾아오지 않는 이유는.... 내가 나크젤리온에게 복수를 결심했기 때문이.... 마족을 적으로 돌렸기 때문이 아니 야...." 듣고 보니.... 확실히 그러한 것 같았기에, 트레시아는 이렇게 물었 다. "그럼.... 어째서...." 란테르트는 그녀의 물음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알 수 없었다. 왜 그 가 자신을 만나려 하지 않는지.... 알 수 없었다. 란테르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자리에 앉았고, 트레시아도 따라 몸 을 일으켰다. "언젠가.... 언젠가 만날 수 있겠지...." 란테르트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언젠가.... 그리고 트레시아는 그런 말을 하는 그의 옆모습을 지켜보았다. 나날 이.... 초췌해지고 쓸쓸해져가는 그의 모습을.... 다음날 아침에 해가 뜨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둘은 천천히 걸음을 옮 겨 산 아래로 내려왔다. 트레시아의 워프 능력은 란테르트까지 데리고 자유자재로 구사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듯 하여 그냥 둘은 걸어서 하산 했다. 란테르트를 데리고 자유롭게 공간 도약을 하는 이카르트와는 힘 의 차이가 확연했다. 산 중턱쯤 오니, 눈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전형적인 늦가을의 풍 경으로, 붉고, 노랗고, 다시 푸른 이 세 가지 빛깔이 조각조각 뒤섞여 알 수 없는 무늬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아직 이른 아침이어서 인지 숲에는 얇은 서리가 내려 있었고, 희디 뽀얀 서리가 내려서인지 이 색 색의 잎들은 한층 선명했다. 란테르트는 산을 내려오면서 에르테일이 등뒤에서 덜썩 덜썩 움직이 는 것을 느끼며 새삼스레 그것의 존재를 인식했다. 아직까지는 자신의 것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검이었다. 란테르트가 이런 생각을 하며 잠시 손을 등뒤로 가져가 검을 잡아 보 았고, 그 모습에 곁에서 걷고 있던 트레시아가 입을 열었다. "마곡.... 루플루시카를 찾아가는 거지요?"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고, 트레시아 그의 대답에 다시 물었다. "만약.... 그것마저 실패한다면 어떻게 할건가요? 에르테일 소드.... 그리고 루플루시카.... 드라케 블레이드.... 셋 모두.... 인간이 만들 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것들이에요. 제가 알고 있기 로는.... 이 일곱 대륙의 인간이 만든것중 그 세 가지 이상 가는 것은 없어요." 트레시아의 이 말에 란테르트는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가 입을 열었 다. "그렇다면.... 인간이 만들지 않은 것들 중 찾아보아야지...." 그의 말에 트레시아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신들의 병기는.... 이 땅에 얼마 남아있지 않아요. 게다가.... 모두 들 소유자가 분명하고...." 그녀의 말에 잠시 묵묵히 있던 란테르트가 다시 말을 꺼냈다. "모라이티나.... 그녀가 가지고 있던 레이요니르 정도면 어떨 까?...." 란테르트는 진작부터 이 물건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었지만, 일단 찾아가기가 보통 까다로운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미루고 있었다. 일 단, 엘프들이 살고 있다는 중앙대륙이라는 곳 자체가 전설상에나 전해 져 내려오는 곳이었으니, 가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란테르트의 말에 트레시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신이 만든 병기예요.... 하지만, 그 위력에 대해서는 알 수 없 어요. 모라이티나 그 아이를 봐요.... 레이요니르로 그 정도 위력밖에 는 낼 수 없잖아요." 란테르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시 물었다. "중앙 대륙 말고 또 어떠한 곳이 있지? 이카르트에게 듣기에는 먼 동 쪽에도 대륙이 있다고 하던데...." "예. 먼 동쪽에.... 셀린타라는 이름의 거대제국이 있어요. 이곳 일 곱 개의 대륙을 합친 것 보다 몇 배나 되는 거대한 곳이지요. 하지만, 오히려 역사는 이곳보다 짧아.... 이렇다할 굉장한 물건은 없어요. 마 법조차 없는 땅인 걸요." 트레시아는 이렇게 답한 후 잠시 뜸을 들였다가 입을 열었다. "과거, 나크젤리온 님과 함께 살아 계셨던 차르마흔 님이 다스리던 곳으로.... 나크젤리온 님과 차르마흔 님이 계약으로 각 땅의 마족이 서로의 땅의 일에는 간섭하지 않기로 했어요. 그래서.... 자세한 것은 저도 잘 몰라요. 게다가 흑룡 차르마흔 님은 소멸하셨고.... 휘하의 마족들도 거의...." 트레시아의 설명에 란테르트는 음, 하는 짧은 신음을 내뱉었고, 트레 시아는 곧바로 다시 설명을 시작했다. "그리고 남쪽 중앙대륙 아래에도 커다란 대륙이 하나 있는데.... 인 간들이 살고 있는 세 개의 대륙 중에는 가장 역사도 오래고.... 그러 니, 이것저것 쓸만한 물건들이 꽤 있어요. 다프칸 연합국이라던 가?.... 하지만, 그곳에는 드래곤들이 살고 있어요." "드래곤...." 란테르트는 돌연 이렇게 한마디 중얼거렸고, 트레시아는 고개를 끄덕 였다. "세 번째 땅에 살고 있는 존재치고는.... 아니 절대적으로 강한 존재 들이에요. 보통의 성년이 된 용들의 힘이 저와 맞먹을 정도이니.... 용들의 왕은 아르카이제 님, 그분과 비슷한 힘을 가지고 있고요...." 그녀의 설명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프칸.... 그곳에 한 번 가 보아야 할 것인가?...." 트레시아가 대꾸했다. "글쎄요.... 그렇다고 해서, 그곳에 나크젤리온 님에게 해를 가할 수 있는 무기가 있다는 뜻은 아니에요. 언제나 인간이 만든 것치고는, 이 라는 수식어가 붙어야 하니까요." "그런가?...." 트레시아의 말에 란테르트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두 사람은 미테이라 숲의 서단, 테 에이산의 입구 근처에 도착했다. 꼭 입구랄 것도 없었지만, 아무튼, 이것저것 이름 붙이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팻말 달린 말뚝하나 딱 하니 밖아 놓고 여기가 입구요 하니 그런가 보다 할밖에..... 그리고 그 입구 근처에 두 명의 존재들이 서 있었다. 생긴 것도, 복 장도 인간과 같았지만, 굳이 존재라고 표현한 것은 그들이 분명 인간 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란테르트와 트레시아를 보자마자 아는 척을 하며 다가왔다. "란테르트 님이십니까?" 그에 란테르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눈앞의 두 사람을 바라보았 다. 분명 어디선가 본 얼굴들이다. 한 명은 온통 파란색으로 도배를 하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녹색으로 도배를 했는데.... 둘 모두 여자 였고, 또 굉장히 아름다웠다. 뭐 당연한 일이지만.... 분명 정령들이다. 언젠가.... 로렌시아라고 하는 공주와 함께 있었던 자들.... 파란 물감을 온통 뒤집어 쓴 여자가 물의 령 시렌, 그리고, 녹색의 여자가 바람의 령 미디나이다. 란테르트가 정령을 직접 본 것은 그때 한 번 뿐으로, 그 전에도 그 후에도 다시는 정령들을 보지 못했다. 분명 아는 얼굴의 정령이라면 그들일 것이다. 두 명의 정령은 고개를 돌려 트레시아를 바라보았다. 노골적인 적대 감은 드러내지 않았지만, 결코 반가워하는 얼굴은 아니었다. 그것도 잠시.... 이내 다시 란테르트에게 고개를 돌린 이 둘은 그에게 입을 열었다. "로렌시아 님께서 란테르트 님을 모셔 오라고 하셨습니다." 그 둘의 말에 란테르트는 으음 하는 신음을 내뱉었다. 확실히 정령왕 과 계약을 맺은 여자이니.... 자신의 위치를 알아내는 것이야 일도 아 닐 테고.... 이들 둘이 이렇게 돌연 눈앞에 온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것이야 별 일 아니었으나.... 자신을 데리고 오라는 일에는 이렇게 나지막한 신 음을 한차례 내뱉는 것이 오히려 당연했다. 그녀의 일을 도와야 할 이 유는 없지만.... 과거에 한 약속이 조금 마음에 걸렸다. 란테르트 그는 평소 수많은 배신 속에 살아온 덕에 신의를 저버린다 거나, 약속을 잊는 등의 것을 굉장히 싫어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 서 이러한 조그마한 일, 분명 그에게는 조그마한 일이다, 그것에 시간 을 낭비하는 것도 그다지 내키는 일은 아니었다. "둘 모두 꺼져라." 그때 곁에 있던 트레시아가 담담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그다지 톤 이 높지도 큰 목소리도 아니었지만, 상당히 선득한 느낌이 드는 목소 리였고, 두 정령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 시렌이란 정령과 미디나라는 정령은, 정령왕의 사자 급으로, 사실 트레시아와 동급이었다. 하지만, 그 힘에 있어서는 약간 차이가 나, 일대 일로 상대해서는 결코 아르트레스를 이길 수 없다. 둘이 합쳐야 겨우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까? 수정령이나 바람의 정령 둘 모두 상당히 온화한 이들로, 트레시아의 이러한 도발에 잠시 눈썹만을 움찔거릴 뿐, 말려들지는 않았다. "일전의 약속을 잊으신 겁니까?" 시렌, 물의 정령이 이렇게 말했고, 그제서야 란테르트는 입을 열었 다. "지금.... 어느 곳에 계십니까?" 그의 말에 미디나가 곧바로 답했다. "이곳에서 서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조그마한 성이 하나 있 습니다. 이름은 레리시카로.... 보통 왕족들이 유폐되었을 때 가는 곳 이지요...." 서남쪽이면 어차피 가는 방향이기도 했고, 란테르트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가기로 하겠습니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한 후 곧바로 트레시아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었다. 그런 란테르트의 표정에 트레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가는 곳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는 그녀였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073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12 올린이:광황 (신충 ) 99/01/14 07:08 읽음:2170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20. 다시, 로렌시아와 아이실트.... 대략 서너 시간을 걸어, 물론, 이들의 걸음으로 서너 시간이라는 것 이 통상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것과는 완전히 달랐지만, 그들은 성에 도착했다. 위다 대륙의 정중앙에 떡하니 버티어 있는 산 테에이의 동쪽 끝자락 한 이름모를 산 중턱쯤 자리잡고 있는 레리시카 성은 유폐장소라기엔 너무나 아름다웠다. 10월 말순의 차가운 공기에, 그 잎이 곱게 물든 나무들이 살포시 회백색의 성채를 감쌌고 있었고, 유리창은 한낮의 햇 살에 유난히도 반짝였다. 특별히 가꾸거나 한 정원이라고는, 가로 세 로 20여 휴리하 정도의 조그마한 것뿐이었으나, 둘레를 감쌌고 있는 아름다운 숲이 그러한 것을 대신하고 있었고, 오히려 아름다웠다. 밤이 막 영글기 시작하는 밤나무하며, 상수리 나무등 조그마한 산짐 승들을 끄는 것들이 꽤 있어서인지, 조그마한 다람쥐 무리가 가끔 나 무 위에 서서는 이 아름다운 고성을 찾아드는 일행을 바라보고 있다. 성의 규모는 확실히 그다지 큰 편은 아니었으나, 그 규모에 반비례하 여 몹시 아름다웠다. 불행히, 성을 반쯤 가리우고 있는 담쟁이들의 나 뭇잎이 갈색으로 변해, 약간 을씨년스러운 느낌을 풍겼으나, 그것을 제외하고는 흠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란테르트는 성에 다가가면 갈수록 이상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예전에 는 잘 느낄 수 없었던 그러한 느낌이었다. 위압감이랄까? 하지만, 그다지 심한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트레시아는 아닌 모양이었다. 안색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 눈에 뜨 일 정도였으니 말이다. 아무래도, 안에 일전에 만났던 그 라미에라인 가 하는 정령왕이 있는 모양이었다. 트레시아가 이렇게 정신적으로 패 닉상태를 느끼려면 그 정도 존재는 되어야 할 것이다. 란테르트는 조용히 자신의 엔클레이브를 조금 더 넓게 쳐 트레시아를 보호해 주었다. 넓이가 넓어져 농도가 약간 낮아졌고, 그 덕에 방금의 그 느낌이 조금 더 강하게 느껴졌으나, 말 그대로 조금 더 일뿐이었 다. 하지만 여전 트레시아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정신력 하나 만을 놓고 따져보면, 란테르트 자신은 트레시아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펼칠 수 있는 엔클레이브의 강도 역시 비교를 불허할 정 도이다. 트레시아의 표정이 변한 것은 아마도 다른 이유 때문인 듯 했 다. 그러는 사이 이 한 사람과 한 마족은 두 정령의 뒤를 쫓아 성안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한 젊은, 집사인 듯 한 인간이 문을 열어 주었다. 하지만 그뿐, 입을 열지 못하였다. 뭐, 보통의 인간이라면, 이러한 존 재들 앞에서 입을 열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안으로 들어오십시오." 시렌은 이렇게 말하며 안으로 두 사람을 안내했고, 집사라는 인간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도대체 왜 자신 이 이런 이상한 인간들 밑으로 배속되었는지.... 분명 마음속으로 원 망하고 있을 것이다. 내부 역시 성의 밖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잘 꾸며져 있었다. 문외한인 란테르트가 보기에도 꽤 근사해 보이는 그림이 몇 점 회랑 벽에 걸려 있었고, 활짝 젖혀진 커튼 사이로 배어 들어오는 햇살에 바닥의 붉은 카펫이 더더욱 선명한 빛을 띄었다. 곳곳이 금박으로 장식되어 있는 이러한 성의 내부만 보아서는 결코 유폐된 왕족이 기거할 만한 곳으로 는 보이지 않았다. 몇 층을 굽이굽이 돌아 도착한 곳은, 성 서편 끝의 유난히도 창문이 많은 방이었다. 하지만 그 창문 거의 대부분은 두꺼운 커튼으로 가려 져 있었고, 그 덕에 방은 어두웠다. "오셨군요...." 방의 그 거대한 크기만큼이나 커다란 침대에 두 사람이 있었다. 한 명은, 가벼운 옷차림의 여자였고, 다른 한 명은 그녀보다는 격식을 갖 추었으나 별 차이 없는 옷을 입은 사람이었다. 여기서 사람이라고 이 야기 한 것은, 겉모습만으로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 이다. 여자 쪽은, 두 눈을 조용히 감고 있었다. 옷은, 흰색의 하늘거리는 원피스로, 잠옷인 듯 보였다. 연한 파란색의, 세이피나의 그것보다 더 더욱 흰빛을 띄는 파란색의 머리칼이 여린 곡선을 그러내며 어지러이 침대위로 흘러내려 있었고, 피부는 오랫동안 햇빛을 보지 못해서인지 하얗다 못해 창백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남자의 경우에는, 란테르트 이상으로 호리호리한 몸매를 귀 족들이 입는 평상복으로 감싸고 있었는데, 그 옷차림이나 몸매를 보아 서는 분명 남자였다. 하지만, 조용하고 부드러운 눈매나, 얇은 호선을 그리는 턱, 그리고 길게, 허리 가까이나 기른 주홍색 머리칼 등을 보 아서는 결코 남자라 할 수 없었다. 여자도.... 상당히 아름다운 축에 드는 여자이다. 이 두 사람은 말할 것도 없이, 로렌시아와 아이실트이다. 모두들 5년 이라는 시간을 보냈기에, 이전과는 그 겉모습이 많이 변했다. 로렌시 아의 경우에는 약간이지만 조금 더 성숙했다라는 느낌이 초췌해 졌다 는 느낌과 더불어 느껴졌고, 아이실트의 경우에는 더더욱 아름다워 졌 다. 일전에 느꼈던 귀여운 소녀의 느낌이 아름다운 아가씨의 모습으로 바뀐 것이다. 하지만, 이전과는 다른 약간의 위엄도 갖추게 된 듯 하 다. 로렌시아는 베개 두 개를 등에 댄 채 침대에 앉아 있었다. 몸이 많이 허약해진 모양이었다. 그리고, 아이실트는 그런 그녀의 옆, 침대에 걸 터앉은 채 그녀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로렌시아에는 조그마 한 미소가 배어 있었고, 아이실트의 얼굴 역시 그러했다. 그러다가, 돌연 이 네 사람의 방문을 받자 표정이 조금씩 미묘하게 변화하였다. 로렌시아의 경우에는 약간은 사교적인 더더욱 환한 미소 를 지었고, 아이실트의 경우에는 얼굴에서 미소를 지웠다. 로렌시아가 두 손을 뻗어 머리칼을 살짝 정리하며 입을 열었다. "오래간 만이에요.... 란테르트 님." 여전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의 말대로 존재 그대로를 느끼는지 단번 에 란테르트를 알아보았다. 보통 눈이 멀면 아무리 소리로 방향을 가 늠한다 해도 약간의 오차는 있는 법인데, 그녀는 흡사 보이기라도 하 는 듯 보이지 않는 눈을 정면으로 란테르트에게 향하였다. 그녀의 인사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다. "무슨 일로 저를 찾으셨습니까?" 란테르트의 물음에 로렌시아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약속.... 잊지 않으셨군요." 로렌시아의 이 말에 란테르트는 돌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갑작스 레 생각한 한 아가씨 때문이었다. 자신 때문에.... 그 18년이라는 짧 은 시간을 살아가면서 그중 3년을 불행 속에 보낸 아이.... "그것을 지킬지 말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습니다. .... 어떠한 조 건을 붙였던 듯 싶은데요...." 란테르트의 말에 로렌시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었지요.... 분명.... 분명 그때.... 당신의 이익에 반하지 않는 일일 경우 들어주신다고 했습니다." 란테르트는 그렇다는 의미에서 고개를 끄덕이다가, 상대의 눈이 멀었 다는 생각에 입을 열어 답했다. "그렇습니다." 란테르트의 대답에 로렌시아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보다.... 소개해 드릴 분들이 있습니다. 시렌님, 그 두분을 이곳 으로 모셔 다 주세요...." 로렌시아의 말에 푸른 머리칼을 짧게 쳐 올린 물의 령 시렌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걸음을 옮겼다. 란테르트는 그다지 상대가 궁금하지는 않았기에, 그저 가만히 선 채 로 있었다. 반면, 트레시아는 이곳에 처음 올 때부터 왠지 약간 불안한 얼굴로 있었는데, 흡사 곧 무슨 일이라도 터질 듯한.... 아니 터졌다. 돌연 란테르트와 트레시아 두 사람이 서 있는 곳 뒤쪽의 공간이 일렁 이며 한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여자로, 선홍빛의 머리칼을 하고 있 었다. 란테르트는 그녀를 보자마자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아르카이제, 이 카르트 그와 대등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란테르트가 알고 있는 유 일한 존재.... 붉은 화려한 머리칼의 소유자.... 바로 화염 령의 왕 라미에라였다. 그녀가 공간을 일그러뜨리며 모습을 드러내자 마자, 란테르트와 트레 시아는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고, 바람의 령 미디나는 깊이 허리 를 숙여 인사했다. "야.... 양초!" 트레시아는 그녀를 보자마자 이렇게 소리쳤다. 양초라니.... 란테르 트는 잠시 무슨 말인가 생각에 잠기었으나, 라미에라의 모습을 다시 보자마자 그 뜻을 알 수 있었다. 라미에라의 전체적인 외양은 트레시 아와 상당히 닮아 있었으나, 피부만은 굉장히 하ㅇ다. 게다가 내리면 허리쯤 올 듯한 머리칼을 공중으로 솟구쳐 올려놓았으니, 언뜻 멀리서 보면 양초에 불을 붙여 놓은 듯도 보일 듯 했다. "아르트레스~~~ 오래간 만이야~~" 양초라고 불리운 라미에라는 그다지 화도 내지 않은 채 이렇게 말했 고, 이내 손을 뻗어 트레시아를 안으려 했다. 하지만, 트레시아는.... 란테르트로서는 트레시아의 이러한 표정을 처음으로 본 듯 했다. 두 려워한다고 하면 적당할까? 이카르트에게 내보인 경외심 어린 두려움 과는 분명 다른, 어떤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었는데, 그녀 는 라미에라가 내뻗은 손을 떨리는 눈동자로 바라보았다. "아.... 마지막의 그날 일이 조금 거칠었나보지? 그때는.... 미안했 어~~~" 트레시아의 표정이 쉽사리 풀리지 않자 라미에라는 이런 뜻모를 말을 내뱉으며 살짝 윙크를 했으나, 트레시아는 그런 그녀의 말에 화를 냈 다. "당연하지!! 그날 일만 생각하면.... 다신 보고 싶지 않아! 내가 사 라지던지, 네가 사라지던지 하자구." 이 말을 마침과 동시에, 라미에라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잠시 눈앞에 서 모습을 감추었고, 이내 트레시아의 등뒤에서 나타났다. 트레시아가 그녀의 그러한 움직임을 채 읽기도 전에 라미에라는 뒤에서부터 그녀 를 덥석 안았고, 두 팔로 트레시아의 허리를 꼭 움켜안았다. "후후, 귀여워 트레시아~~ 이 언니가 조금 거칠게 대했다고 삐치기 는. 호호호." 도대체 주위의 사람들에게는 관심도 없는 이들이었다. 노골적(?)인 이러한 대사를 줄줄 읊고 있으니 말이다. 라미에라는 그 매혹적인 눈길로 트레시아의 목덜미를 훑고 있었고, 트레시아는 여전 뾰로통한 얼굴로, 하지만 조금전의 두려워하는 표정 은 이미 사라진 채로 서 있었다. "이거 놔. 이제 너와는 상대 않 해!!" 트레시아는 자신의 허리를 안은 라미에라의 팔을 풀려하며 이렇게 말 했고, 라미에라는 두 팔에 더더욱 힘을 주며 잠시 시선을 란테르트에 게로 향했다. "호라~~~ 남자가 생겼다는 건가? 후후후.... 괜찮아, 괜찮아~~~ 이 언니는 그런 거 다 이해하니까. 그럼, 한 번 오래간 만에 놀아 볼까?" "시, 싫어!!...." 트레시아의 이 마지막 말은.... 공간 저편으로 사라져 가는 몸과 함 께 점점 잦아들었고, 이 두 사람이 사라진 후 울렁이는 공간의 흔들림 이 멈춤과 동시에 완전히 들리지 않게 되었다. 천하의 란테르트조차도, 이 두 정신없는 아가씨의 모습에는 입까지 약간 벌린 채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고, 바람의 정령 미디나의 경우 에는 안색이 파랗게 질린 채로 멍하니 바닥만 바라보고 있었다. 흡사, 정령의 수치야.... 라고 이야기하는 듯한 얼굴이었다. ----------------------------------------------------------------- 라미에라.... 아르트레스의 적이자, 친구, 그리고 스승(?).... 컬렉션 취미를 심어 준 것도.... 채찍이라는 무기를 쓰게 만든것도.... 모두 이 아가씨죠.^^ 전 우주 최강의 요녀~~~ 라미에라~~~ 흠....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074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13 올린이:광황 (신충 ) 99/01/14 07:08 읽음:2481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이러한 어색한(?) 분위기는 잠시 후 돌아온 시렌에 의해 깨어졌다. "무슨 일이야?" 시렌은 들어오자 마자 느껴진 이상한 방안 분위기에 미디나에게 이렇 게 물었고, 미디나는 그런 그녀의 물음에 "아, 아니야" 라고 답하며 고개를 들었다. 이제야 제정신으로 돌아온 모양이다. 란테르트도 그때 쯤 제정신으로 돌아와, 흐음, 하는 헛기침을 내뱉었다. "자, 안으로...." 시렌은 뭔가 굉장히 이상했으나, 일단 사람들을 소개하는 것이 먼저 였기에 이렇게 자신이 데려온 사람을 안으로 안내했고, 이내 붉은 머 리칼의 아가씨와, 갈색 머리칼의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라.... 란테르트...." 붉은 머리칼의 여자는 들어와 로렌시아에게 채 예를 차리지도 못한 채 소리를 지르며 입을 막았고, 갈색 머리칼의 남자는 그런 그녀의 모 습과 란테르트를 한차례씩 바라보고는 황당하다는 듯한 웃음을 웃었 다. 란테르트 역시 그녀를 알아보았다. "세레티양...." "어, 어째서?...." 붉은 머리칼의 아가씨는 이렇게 한차례 반문했으나, 곧바로 입을 다 물며 시선을 로렌시아에게로 향했다. "신, 다르나시안 가의 세르테이나, 공주 님과, 태자전하께 인사 올립 니다. 이른 아침에 인사를 드려야 했겠으나, 아직 침대에 머무르고 계 신 듯 하여서...." 그런 그녀의 말에 로렌시아가 말했다. "예를 거두세요.... 이렇게 성에 머물며 저희를 돌보아 주는 것만으 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로렌시아는 이렇게 말한 후 잠시 사이를 두었다 입을 열었다. "그보다.... 서로 아는 사이인가 보군요." 그녀의 말에 세레티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얼마전 우연히 만났었습니다." 세레티는 이렇게 말하며 몇 차례나 란테르트를 곁눈질했다. 무언가 할 말이 많은 모양이었으나, 로렌시아와 아이실트의 앞이기에 입을 열 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로렌시아는 그러한 그녀를 눈으로 보기라도 한 듯 입을 열었다. "하실 말씀이 많은 모양이신데.... 말씀을 나누세요. 공무는, 잠시 후 상의하겠습니다." 로렌시아는 이렇게 말하며 손을 한차례 흔들었다. 그에, 란테르트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각각의 예를 표하며 로렌시아의 방을 빠져나왔 고, 시렌과 미디나의 경우에는 그냥 그대로 모습을 감춰 버렸다. 갈색 머리칼의 남자는 다름 아닌 세레티의 마중을 나왔던 지그프리드 였다. 그는 어찌 어찌하다가 세레티에게 이끌려 이곳에 그냥 머물게 되었다. 로렌시아나 아이실트에게는 그다지 큰 호감이 없었으나, 그래 도 세레티의 얼굴을 보아 도와주고 있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란테르트를 자신들이 사용하는 응접실로 안내하였다. 2층 에 있는, 창밖으로 숲이 한눈에 들어오는 꽤 상쾌한 곳이었다. 조금 더 날씨가 따듯해 창을 모두 활짝 열어 놓을 수 있었다면 훨씬 좋았을 뻔했다. 란테르트야 그러한 일에 신경도 쓰지 않았으나.... 막상, 차를 한잔씩 앞에 놓고 앉자, 세레티는 입을 열지 못하였다. 애꿎은 찻잔만 들었다 놓았다 하며, 뜨거워 잘 마시지도 못하는 차를 조금씩 입안으로 흘려 넣을 뿐이었다. 그러기를 잠시 이윽고 그녀가 입을 열었다. "의외예요.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세레티는 이렇게 말하며 란테르트를 향해 웃었으나,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말에 이렇다할 대꾸를 하지 않았다. 딱히 할 만한 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예의상, 저도 의외입니다, 따위의 말을 할 수는 있 으나, 이 남자와는 거리가 먼 대화법이었다. 세레티는 이렇게 란테르트에게서 아무런 대꾸가 없자, 한차례 픽 웃 었다. 이제야 그를 만났다라는 실감이 드는 모양이었다. "여전하군요, 그 차가운 성격.... 그보다 우리 공주님과는 어떻게 알 게 되신 건가요?" 세레티의 이 물음에 란테르트는 잠시 뜸을 들였다가 입을 열었다. "우연.... 입니다." 언젠가, 이시테가 물었던.... 어떻게 이카르트와 만났느냐는 물음 에.... 그리고, 얼마 전 에노사 북부에서 만났던 오이니아라는 아이의 왜 이곳에 있느냐, 라는 물음에도.... 이렇게 답했던 것 같다. 왜인 지.... 이것 말고는 자신의 살아온 길을 설명할 방법이 없는 듯 보였 다. 란테르트의 이 대답에 세레티는 "우연...."이라는 말을 중얼거리다 다시 말을 꺼냈다. 돌연 한가지 일을 떠올렸기 때문이었다. "5년쯤 전에.... 저는 수도인 카타성의 마법 대학에서 교수직을 맡고 있었죠.... 그 덕에 저는 한 연회에 참가하게 되었었어요." 세레티는 여기서 잠시 말을 멈추어 란테르트의 표정을 살폈으나, 별 다른 점을 찾을 수 없었기에 다시 입을 열었다. "당시.... 종종 어디론가 모습을 감추셨던 아이실트 전하를 찾아냈던 용병들이 있었는데.... 로렌시아 님은 그들에게 감사를 하기 위해 연 회를 여셨었죠. 원래 그러한 것에 그다지 취미가 없던 저는, 잠시 그 곳에 참석하는 척 하다가, 한쪽 후미진 곳에 앉아 마법 서적을 뒤적거 리고 있었어요. 최악의 매너죠...." 여기까지 말한 그녀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창문 틈을 비집고 들어오 는 가을의 가녀린 햇살과 꽤 어울리는 미소였다. "처음.... 란테르트씨, 당신과 만났을 때, 저는 당신을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생각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 크림슨 아이즈를 떠올리기는 했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그 사람이 아니었어요. 그 날, 마지막에.... 로렌시아 님과 춤을 추던 한 남자...."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고, 세레티 역 시 따라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그랬군요...." 세레티는 이렇게 말하고는 다시 란테르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꽤 인연이 있는 편이네요.... 우리도.... 벌써 세 번째이니...." 그런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잠시 조용히 앉아 있다가 입을 열었다. "간단히.... 지금의 상황을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세레티는 그런 그의 반응에 재미없는 남자.... 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고개를 가로 저은 후 이야기를 시작했다. "전에.... 아이실트 전하께서 유폐 당하셨다는 이야기 기억하세요?"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고, 세레티 역시 따라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해서.... 아이실트 전하께서는 이곳으로 오시게 되었고.... 로렌시아 공주님도 이곳으로 온 것이에요. 저는 이 두 분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그리고,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불순한 무리들을 막기 위해 이곳에 기거하고 있고.... 여기 지크 역시 비슷한 이유로 이곳에 있어요." 마지막 말에 지그프리드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고, 란테르트는 세레티 의 말에 으음, 하는 신음을 내뱉었다. "혹시 저를 부른 이유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란테르트의 이 물음에 세레티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요.... 이곳에 오신 줄도 몰랐는걸요...." 세레티의 이 말에 란테르트는 그대로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 "그럼, 로렌시아 님을 만나러 가겠습니다." 용건이 끝났으니.... 더 이상 그가 세레티와 함께 있을 이유는 없었 다. 하지만.... 세레티에게는 아직 용건이 남아 있는 모양이었다. "저.... 잠시만요...." 세레티의 말에 란테르트는 막 돌리려던 몸을 멈추며 그녀를 내려다보 았고, 그때 지그프리드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전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그는 대답도 나오기 전에 자리를 떠 버렸다. 세레티는 그런 그의 뒷모습을 흘끗 한차례 바라보고는 다시 란테르트 를 바라보았다.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있습니까?" 란테르트는 선 채로 이렇게 답했고, 세레티는 그를 잠시 올려다보다 가 말을 꺼냈다. "자리에 앉아요.... 그렇게 서 있으니까 이야기하기 불편하잖아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한차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 앉았다. "저.... 그게.... 벌써 우리가 헤어진지도....한달 가까이나 됐지 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고, 세레티는 잠시 더 뜸을 드 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 동안.... 참 많은 생각을 했었어요. 저에 대해.... 그리고.... 당신에 대해...." 이 말과 동시에 란테르트는 몸을 일으켰고, 세레티는 당황하는 표정 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듣지 않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그럼...." 란테르트는 곧바로 몸을 돌렸고, 그에 세레티는 자리에서 벌떡 몸을 일으키며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이봐요! 이렇게.... 사람을 무시해도 되는 거예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걸음을 멈춰선 채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당신을.... 무시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것입니다. 나란 인간 에 대한 당신의 생각들은.... 잊어버리십시오. 나.... 이러한 것을 알 아 보았자.... 당신에게는 그다지 이로울 것 없을 테니까요.... 그 럼...."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고는 그대로 걸음을 옮겨 로렌시아가 있던 방 으로 향했고, 세레티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자리에 주저 앉았다. 눈물이라는 것이 이러한 때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는 했으나 그녀는 울지 않았다. 사실.... 뭐, 예상하고 있었던 결과이다. 다만, 란테르트의 반응이 생각보다 훨씬 차가웠기에 약간 당황했을 뿐이다. "잊으라고?....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는 것도 좋겠지만...." 세레티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잠시 이렇게 중얼거리다가 다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남자용 문관복 차림에 달려있는 금속제 장신구들이 차 르랑 부딪히며 거친 소리를 낸다. "그게 가능 할 리가 없잖아요?.... 당신이.... 그녀들을 잊지 못하는 것처럼...." 세레티는 마지막으로 한숨을 한차례 내 쉬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때의 그 갈색머리 아가씨는.... 정말이지 아름다웠지...." ----------------------------------------------------------------- 헉.... 헉.... 필살 4참.... Vol. 1.... 현 비축분 19화.... 이상 없음.... 내일 4참 한 후.... 비축분 20화 만들지 못하면.... 다시 1차부도인데.... 흐흐.... 하지만.... 돈은, 연재에 우선한닷!!! 크크크...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239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14 올린이:광황 (신충 ) 99/01/15 09:32 읽음:2346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란테르트 님께서 해 주실 일이란.... 아주 간단합니다. 저와 아이실 트 폐하를 제외한 모든 위다라는 성을 가진 존재를.... 죽여주십시 오." "로렌시아 누님!...." 이제는 18세가 되었으나, 여전 아이실트의 목소리는 변성기가 지나지 않은 소년의 그것처럼 고왔다. 로렌시아의.... 표정하나 바뀌지 않은 채 내뱉는 이 말에 아이실트는 이렇게 한 번 그녀를 불렀고, 로렌시아 는 살짝 아이실트를 향해 미소를 지어 주었다. "어차피 입니다.... 토벌군이.... 조직되었습니다. 제 1 왕위 계승자 자리에서 쫓아낸 것 정도로는 만족 못한 그들에 의해.... 우리 두 사 람을 주살 하라는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어제 부로, 군무행료청에 통 과되었고.... 2일 안에 토벌군이 이곳에 도착합니다. 지금.... 세르테 이나 님이 모아주신 300명의 사설 용병대.... 그것이 우리의 모든 전 력입니다." 이렇게 말하며 로렌시아는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아이실트를 끌어 당겨 품에 안았다. "아이실트님.... 약해지셔서는 안됩니다. 천하에 군림하실 분이.... 그렇게 약해서는 안됩니다. 피로 빵을 적셔 배를 채우고.... 시체를 쌓아 딛고 오르셔야 할 분입니다." "그냥.... 이대로 살면 안될까요? 저를 미워하는 사람도.... 싫어하 는 사람도 없는 곳이잖아요. 누님과 단 둘이.... 이렇게 조용히 살 수 있다면, 전 황제 같은 것은 필요 없어요...." 아이실트는 힘없는 목소리로 이렇게 중얼거렸고, 그런 그의 뒷머리 를, 길게 자란 뒷머리카락으로 뒤덮여 있는 머리를 몇차레 쓰다듬어 주었다. "아이실트 님의 운명은.... 그렇게 평온하지만은 않답니다.... 그렇 게.... 한가롭지는...." 이러한 두 사람을 잠시간 지켜보던 란테르트가 입을 열었다. 방안에 는 이 세사람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물론, 정령들은 눈에 보이지 않 으니 있는지 어쩐지 알 수 없었지만.... "그런 과한 부탁 들어 드릴 수 없습니다. 저는 그렇게 한가하지 않습 니다. 그 많은 사람들,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찾아 모두 죽 이라는 것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립니다." 란테르트의 말에 로렌시아는 잠시 그를 바라보았다. 물론, 눈이 아닌 마음으로.... "무슨 다른 생각이 있으신 듯 보이는군요.... 카타성을 통째로 녹여 버리기라도 하실 건가요?" 아마도 소피카에서의 일을 들은 모양이었다. 하긴 정령이 함께 있으 니.... 란테르트 한 명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피는 것 정도야 일도 아 닐 것이다. "원하신다면.... 그렇게 해 드릴 수도 있습니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무덤덤히 답했고, 로렌시아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건 곤란합니다. 아이실트 님이 살아야 할 곳이니까요...." 그리고는 뒤이어 아이실트를 한차례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럼.... 위다 내성 안에 살고 있는 모든 존재를.... 인간이라 불리 울 수 있는 모든 존재를.... 죽여주십시오. 이 정도 일.... 란테르트 님이라면 반나절 정도에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만...." 로렌시아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 끄덕임은 반나절이면 가능하다는 말에 대한 긍정일 뿐으로 결코 그녀의 말대로 하겠다는 말은 아니었다. "겨우.... 그까짓 일에 대한 대가로는 너무 크군요.... 저도.... 사 람을 죽이는 일이 즐겁기까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아무 상관도 없 는 사람을 위해,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을 죽이다니...."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이렇게 대답했고, 로렌시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당신의 말 충분히 일리가 있습니다." 곧바로 란테르트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당신의 그 정령들은.... 어째서 이용하지 않는 것입니 까? 그들에게 부탁한다면, 저보다 훨씬 빨리, 정확하게 일을 해치울 수 있을텐데요.... 굳이 저를 이용해야만 할 이유가 있습니까?" 그런 그의 물음에 로렌시아는 살짝 미소지었다. "이용이라니요? 전 이전의 약속에 대한 계약 물을 받으려는 것뿐입니 다. 이용 같은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정령들에게 이러한 일을 부 탁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동시에, 그녀가 몸을 반쯤 일으킨 채 앉아있는 침대 바로 곁 공간이 일렁이며 한 여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양초였다. "인간들을 함부로 죽이기에는 무리가 있거든.... 후후후...." 양초, 아니 라미에라는 이렇게 중얼거린 후 붉은 혓바닥을 내밀어 더 더욱 붉은 입술을 한차례 핥았다. 흡사.... 맛있는 음식을 먹은 후, 입술을 닦는 듯한 행동이었다. 란테르트는 그녀가 모습을 드러내자 마자 물었다. "트레시아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런 그의 물음에 라미에라는 약간 신경질적으로 입을 열었다. "마계로 달아났다. 바보 같은 계집아이...." 라미에라는 이렇게 말하고는 잠시 란테르트를 바라보더니 이렇게 물 었다. "너냐? 그 아이를 바보로 만든 사람이?" 란테르트는 답하지 않았고, 라미에라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란테르트 에게 접근했다. 하이힐을 신어 키가 거의 란테르트의 이마에 육박했 다. "흠.... 그 아이 취향이긴 한데.... 난 너보다는 아레스미온이 더 마 음에 들던데.... 단발로 깍은 은발에 녹색 눈동자가 압권인 아이 지.... 300년전에 그 아이를 얻고는 얼마나 자랑을 해 대는지...." 라미에라는 이렇게 말하며 란테르트보다 낮은 눈 높이로 란테르트를 내려다보았다. "무슨 마족이 사랑이야.... 후후후.... 그따위 감정에 빠지다니.... 역시 아직 어려...." 여기까지 말하던 라미에라는 돌연 고개를 살짝 기우뚱하며 중얼거렸 다. "하긴 그러고 보니, 루플루시아 그 바보 계집아이는 벌써 몇십억년이 나 되는 시간을 살아왔으면서도, 그분을 사랑하고 있구나.... 나이는 상관 없는 건가?" 그러더니 그녀는 다시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잠깐동안 이야기하면 서도 상당히 표정변화가 다양한 아가씨였다. "아무튼.... 너! 내 트레시아에게 더 이상 마음을 주지 말도록 해. 얼마 안돼는 노리개중하나가 그렇게 망가져 버리다니...." 이건 완전히.... 누가 정령이고 누가 마족인지를 모를 모습이었다. 마족이 사랑에 빠지질 않나.... 그렇게 사랑에 빠진 마족을 멍청하다 고 정령이 욕하지 않나.... 란테르트는 이 우스운 정령 아가씨(?)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웃음 이 나왔다. "후후.... 재미있군요...." 란테르트의 이 말에 라미에라는 눈썹을 잠시 움찔했으나 그냥 그대로 몸을 돌렸다. "그만 두지.... 그 사람이 화낼까 무서우니...."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잠시 어리둥절했으나 이내 그 사람이라는 것 이 누구인지를 떠올렸다. "이카르트.... 말입니까?" 란테르트의 물음에 라미에라는 몸도 돌리지 않은 채 답했다. "뭐.... 그렇지.... 잘못했다간.... 정령계가 절반쯤 쑥밭이 나 버릴 수도 있으니...." 그녀는 이렇게 말하며 란테르트와 약간 거리가 생길 때까지 걷고는 다시 몸을 돌렸다. "자, 그럼 하던 이야기나 계속 해볼까? 정령은 이런 일은 도울 수 없 다. 너도 알다시피, 정령은 인간에게 해되는 일을 해서 유리할 것이 없다는 것을.... 뭐, 한두명 쯤이야 별 일 아니지만.... 이런 대규모 적인 일에는 끼기에 조금 그렇거든.... 게다가.... 이 로렌시아 아가 씨는, 더 이상 정령에게 계약 물로 내 놓을 것이 없어. 이미 혼까지 내 놓은 처지에.... 무엇이 남아 있겠나?" 팔짱을 낀 채 도도히 이야기하는 그녀의 모습은 확실히 그만큼이나 강한 힘을 가진 존재다웠다. 그때 로렌시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 "말씀 데로입니다. 그리고.... 이번 일을 도와주신다면.... 한가지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선물?...."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이렇게 물었고, 로렌시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로렌시아는 이렇게 말한 후, 아이실트에게 무어라 속삭였고, 아이실 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누나의 품에서 빠져나와 곁에 있는 탁자 위에 놓여있던 한 상자를 열었다. "이것 말인가요?" 아이실트는 로렌시아를 향해 왠 두루말이 비슷한 것을 보였고, 로렌 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그것을 란테르트 님에게 전해 주시겠어요?" 그녀의 말에 아이실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란테르트에게 그 두루말 이를 건넸고, 란테르트는 그 두루말이를 받아 들었다. 하지만, 아직 결정하지 않은 터라 섣불리 열어 보거나 하지는 않았다. "남쪽 대륙으로 갈 수 있는 워프 게이트가 있는 곳의 지도입니다. 다 만.... 워프 게이트의 바로 밖에 거대한 드래곤이 한 마리 살고 있기 에.... 그다지 권해 드릴 수는 없지만...."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몇 차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이 눈 앞의 로렌시아라는 여자는 굉장한 여자였다. 자신이 남쪽에 있다는 그 대륙에 가려는 것까지 알고 있다니.... 란테르트는 조용히 그 지도를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는 로렌시아를 향해 입을 열었다. "하겠습니다. 다만.... 이곳으로 다시 돌아오지는 않겠습니다. 저에 게는 제가 가야만 할 길이 있으니까요. 계약의 내용은 반드시 지키겠 습니다." 그의 말에 로렌시아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감사합니다. 란테르트 님." 그런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감사라.... 계약입니다...." 라는 말 을 차게 한마디 내 뱉은 후 몸을 돌렸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240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15 올린이:광황 (신충 ) 99/01/15 09:32 읽음:2370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세레티.... 지크.... 이 두 사람에게 작별 인사 같은 것을 할 이유는 없었다. 란테르트는 그대로 그 성을 빠져나와 위다의 수도 카타로 향 했다. 레리시카성에서 수도 카타까지는 보통의 걸음으로 하루 반나절, 그리 고.... 란테르트의 걸음으로는.... 반나절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거 리였다. 란테르트가 레리시카성에 도착했던 때가 점심 무렵.... 그리 고 그곳에서 잠시도 지체치 않은 채 곧바로 수도 카타로 출발했으 니.... 해진 직후, 하지만 아직 성문은 닫히지 않은 시간에 카타 외성 안으 로 걸음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 위다의 주력은 이 카타성에서 남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고, 그렇기에 이 카타성의 방위는 왕궁수비대 및 수도 경비대가 함께 하고 있었다. 수도 경비대의 경우에는 외성벽 바로 서쪽에 맞대 어 진지를 꾸민 채 외성 안팎의 치안유지 및 비상시의 군사행동을 하 고 있는 곳이었고, 왕궁수비대의 경우에는 근위대, 왕실 친위대 등의 이름으로 불리우며 주로 내성 안의 경비를 맡았다. 그 때문에 그네들 은 내성벽 동쪽 바로 곁에 서있는 거대한 건물 서너 개를 차지하고 있 었다. 이들 두 군을 합하면 9000명, 친위대 5천에 수도 경비대가 4천이다. 아무리 란테르트 라지만.... 이들 사이에 둘러싸인다면 시간이 꽤 걸 린다. 게다가 이 위다라는 곳은 마법이 처음으로 부활된 곳, 전 대륙 의 이름난 마도사중 절반 가량이 이곳에 터를 잡고 있다. 왕궁에만 해 도 대현자가 두세명 정도에 현자는 10명 가까이나 될 터.... 물론, 이 들 모두가 덤벼든다 해도 지지야 않겠지만.... 일단 자신이 하고자 하 는 일과는 거리가 있다. 란테르트가 할 일은.... 다만.... 내성 안에 기거하고 있는 사람.... 그 모두를 죽이기만 하면 되는 것 이다. 란테르트는 외성 안으로 들어서자 마자 중앙 대로를 따라 내성으로 향했다. 워낙 커다란 도시이기에, 란테르트만큼 이상한 인간들은 주위 에 널려있다. 등허리에 검을 하나차고, 옆구리에 다시 한 자루의 검을 더 매고 있다고 해서 이상하게 볼 사람은 없다. 남자가 머리칼을 허벅 지 절반까지 기르고, 허름한 망토를 둘렀다고 그에게 신경을 쓸 사람 은 없다는 말이다. 란테르트는 자연스럽게 걸어 내성 남문에 도착했고, 다시 자연스럽게 마법 주문을 외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연스럽게 마법력을 방출했 는데.... "라미에레 브래스트...." 말을 마침과 동시에..... 란테르트가 서 있는 곳 바로 좌우의 땅에 가느다란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내성 성문은 위압적으로 란테르트 그를 내려다보고 있다. 너같은.... 나의 5분의 1도 되지 않는 키를 가진 인간 따위가 무엇을 할 수 있겠 느냐고.... 그의 몸주위에서 심상치 않은 붉은 기운이 일었을 때까지 만 해도, 성문은 코웃음을 치며 입을 꼭 다물고 있었다. 자신의 어깨 를 돌며 창대를 질질 끄는 인간들 역시 그런 그에게 조금도 관심을 두 지 않고 있다. 그리고.... 천천히 그의 좌우 땅이 균열을 일으키며, 그 균열로부터 붉은 빛이 뿜어져 나올 때쯤 되었을 때, 약간 흥미가 느껴져 조금 더 신경을 써 그 파란 머리칼의 인간을 바라보았다. 일순, 퍼억 소리가 나며 자신의 키만큼이나 되는 불꽃이 솟아오르는 것을 보며, 성문은 조그맣게 읊조렸다. "호오~ 정령계 화염마법이로 군." 이윽고 솟아난 불꽃은 각각 두 개로 갈리어 날개와도 같은 모습 을 형성했고, 화르르 하는 소리와 함께 날개를 퍼득이며 성문의 좌우 벽을 따라 날갯짓을 했다. 물론 말할 것도 없이, 새의 날개 깃이 닿은 부분은 하나같이 큰불이 일었다. 라미에라 브래스트는 성문이 말한 그대로, 정령계 마법이다. 정령계 인 만큼 위력이 그다지 엄청나지는 않지만, 물론 란테르트의 기준에서 로 보통의 인간이 정령계 마법을 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현자라 불리 울 정도가 되는 것이다, 이럴 때는 더할 나위 없이 쓸모가 많다. 일단 한 번 일어난 불은, 탈것이 아무것도 없다 하더라도 시전자가 원할 때까지 계속 타오른다. 물론 마법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테지 만.... 게다가, 그 불꽃의 열기라는 것이, 거의 대장간의 화로만큼은 되는 것이어서, 보통의 사람들은 그것을 끄려는 노력은커녕 다가서기조차 힘들다. 그러니, 성안에서 조용히 일을 처리하려는 란테르트의 상황으로써는 이 마법이 쓸모가 많은 것이 당연하다. 만약, 같은 화염마법인 압그라온 버스트였다면.... 이런 상황에 성벽 을 녹일 수도 있었을 터이나, 역시 신 급의 마법과 정령 급의 마법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또한 란테르트가 아닌 다른 사람이 시전 했 더라면, 결코 지금과 같은 위력은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마법의 계 급보다는 시전자의 마법력에 더더욱 큰 영향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아무튼, 란테르트는 내성 둘레의 도로를 따라 솟아오르는 화염을 잠 시 바라보았다. 얼굴에 불꽃의 그림자가 붉게 드리워져 있는 그의 모 습은.... 그의 무표정한 얼굴은.... 크림슨 아이즈라는 그 악명이 조 금도 부족하지 않은 그것이었다. ".... 붉은 색...." 란테르트는 이윽고 이 한마디를 남긴 후, 성문으로 걸음을 옮겼다. 불꽃은, 그의 주위에는 맴돌지 않았다. 흡사, 사열해 있던 기사들이 자신의 주군을 맞이하기라도 하는 듯, 좌우로 갈려 란테르트를 향해 붉은 검을 높이 들어 보인다. 불꽃의 환호성은, 화염을 토해내는 듯 뜨겁다. 란테르트가 막 수도 내성 남문을 지날 무렵.... 레리시카 성은 약간 어수선한, 그러면서도 성에 살고 있는 사람들 덕에 침울한 그러한 밤 을 맞이하고 있었다. 세레티는 병을 핑계로, 레리시카 성에 마련된 자신의 방에 틀여밖혀 버렸다. 친동생과도 같은 자신의 외사촌 지크조차도 만나주지 않았다. 아마도 란테르트 때문일 것이다. 25세나 되어 찾아온 첫사랑이니.... 로렌시아는 방문을 걸어 잠궜다. 아이실트 마저도 방안에 들여놓지 않았다. "내일 오전 무렵.... 우리를 죽이기 위한 군대가.... 미테이라 숲 남 단에 도착할 것입니다. 아무리 늦어도 점심 무렵이면.... 양군이 격돌 합니다. 저는 그때까지 조용히 기도를 하고 싶습니다." 로렌시아는 이렇게 말하며 아이실트를 자신의 방에서 내보냈고, 아이 실트는 그런 누이 곁을 떠나며 이렇게 물었다. "진정.... 나는 이렇게 시끄러운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것입니까?" 로렌시아는 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이실트는 한차례 더 눈먼 누이 를 바라보고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아이실트의 방은 로렌시아의 방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작고, 단촐했으며, 어두웠다. 모든 창문에는 두꺼운 짙은 보라색의 커튼이 처져있어, 밤이고 낮이고 방안에 빛이라고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그러한 방안 한쪽에 앉아 있다. 의자도 침대도 있건만, 그는 왜 인지 침대곁 창문과 사이에 있는 벽에 등을 기댄 채 두다리를 쭉 펴고 앉아 있다. 언제나 혼자 있을 때면 그렇게 앉아있다. 주홍빛 머리칼은 흡사 높은 곳에서 떨어져 내려오는 물줄기가 그러하듯 무질서하게 바 닥으로 흩어져 있고, 두 팔과 다리는 줄 끊어진 마리오넷 처럼 힘이 없다. 고개 역시 축 처진채이다. 허벅지에 올려진 채 쉴 새 없이 조그 마한 움직임을 나타내는 손을 제외하고는, 미동조차 않는다. 살아있는 것조차 이렇게 조용하니.... 지그프리드의 경우에는 이들 세사람과는 달리 조금 바쁜 오후를 보냈 다. "이런.... 얼결에 세르테이나 님에게 이곳으로 끌려와서는.... 완전 히 무료봉사중이군.... 않그래 디나?" 막 진을 짜고 있는 300명의 병사들의 뒷치닥 거리를 하고 돌아다니던 그는 일이 모두 끝나고 다시 레리시카 성으로 돌아올 무렵 돌연 혼자 이렇게 중얼거렸고, 그런 그의 말에 답하기라도 하듯 그의 몸을 휘감 는 한줄기 미풍이 일었다. 역시 정령술사 다웠다. 물론 아직은 바람의 령 디나와, 물의 령 루피 정도가 고작이었다. 디 나와 루피 둘 모두, 세상에 그 개체의 수는 샐 수조차 없는 가장 하급 의 정령들이다. 하지만 점점 더 정령 친화력을 높여 가면 그 이상의 정령과도 친분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인간으로써는 정령왕의 사자급 정도가 고작이었지만.... 그의 이러한 투덜거림은 말 그대로였다. 토벌대에게 당해 가장 큰 손 해를 볼 사람은 일단 아이실트 였으나, 그는 방안에 처박혀 나오지 않 는다. 그리고, 가장 열성적이던 세레티는 병을 핑계로 방에 처박혔다. 아침때만 해도 펄펄해 식사까지 손수 조리하던 그녀가 아프긴 뭐가 아 프단 말인가? 그렇게 일을 떠넘겨 받은 지그프리드는 하지만 그다지 불평 같은 것 은 하지 않았다. 역시 낙천적인 성격은 이럴 때 상당히 편한 것이다. 그는 그냥, 즐거운 마음에 흥얼거리며 지내다가 정령도 만나고 음유시 인도 되었다. 하지만 그런 그로써도 이번 싸움에는 꽤 신경이 쓰였다. 일단 300대 1000이라는 숫자.... 이것도 이편은 확실하지만, 저쪽의 것은 소문일 뿐이다.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게다가.... 잘못되면, 자신의 가문 전체가 완전히 수세에 몰린다. 현 트라미스 가의 가주인 자신의 아버지가 지그프리드 자신을 내논 자식 이라고 발뺌하면.... 사실 반쯤 그렇기도 했다. 어느 귀족이 음유시인 일을 하는 아들을 좋아하겠는가?.... 아무튼, 그럴 경우 어떻게, 어떻 게 가문의 명맥 정도는 유지할 수 있겠으나, 중앙정계에서 완전히 밀 려나는 것은 불 보듯 하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에는 완전히 반대의 결과가 나타날 터이지만.... 희박하다고나 할까? 그 낮에 들렸던, 괴상한 검사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는 몰랐으나, 뭐 기껏해야 요인 암살 정도가 한계일 듯 보였다. 하긴.... 그것도 작은 일은 아니지만, 아무튼 대세를 뒤집기에는 역부 족이다. 결국 300대 1000의 싸움에서 모든 것이 결판이 날 터인데.... 일단 이네들 1000명을 막고 나면.... 300대 1000의 싸움이라는 이것 하나만으로도 수많은 이익을 가져다준다. 지금까지 중립을 표방해왔던 귀족들에게 이쪽 아이실트 파의 실력이 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 그들을 이쪽으로 끌어들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그리고, 아이실트 반대파들이 아이실트 파에 현재 씌우려 고 노력중인 반역이라는 죄목 역시 완전한 허위임을 만천하에 공고할 수 있다. 어느 바보가 300명으로 반란을 일으키겠는가? 무슨 촌장자리 쟁탈전도 아닌데.... 이렇게 되면 완벽한 역전 승이다.... 지그프리드는 이런 생각을 하며 지친 몸을 이끌고 자신의 방으로 향 하다가 돌연 3층으로 향하는 계단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다시 한 층을 올라가면, 아이실트와 로렌시아의 방이 있다. 적어도.... 이 싸 움의 지휘자인 아이실트에게 간단한 보고나마 올리는 것이 도리일 것 같아 그는 뚜벅뚜벅 걸음을 옮겨 아이실트의 방으로 향하였다. ----------------------------------------------------------------- 흐억... 늦잠입니다.... 아.. 그리고 어떤분이 여성용 문관복에는 이런 저런 금속제 장식이 없다고 하셨는데.... 여성은 용병도, 기사도 없습니다.^^ 제 세계에서는 비교적 남녀간의 구분이 적습니다.^^ 파모로아의 개국 공신중에 여자도 끼어있고.... 마법이라는 능력에는 남녀차가 없기 때문이죠.^^ 물론, 남녀사이의 관습적 역할구분은 있지만... ^^ 음.... ^^ 신촌 노래방에서 애니 주제곡 많은곳좀 가르쳐 줘요~~~~ 간단한 위치설명과 노래방 이름요~~~ ^^ 꼭 신촌이 아니더라도, 여기 괜찮다!! 하는 곳 있어도 좀 보내주세요~~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383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16 올린이:광황 (신충 ) 99/01/16 00:57 읽음:2451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역시.... 어두웠다. "전하, 아직 침대에 눕지 않으셨습니까?" 지그프리드는 반쯤 열려있는 문안에다 이렇게 물었고, 아이실트는 그 런 그의 물음에 조용히 답했다. "들어오십시오...." 그의 허락이 떨어지자 지그프리드는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여지껏 환한 복도에서 하릴없이 빛나던 램프가 방안을 조금 밝히었다. "이 빛.... 신경 쓰이지 않으십니까?" 지그프리드는 일단 이렇게 물었고, 아이실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 다. 램프 빛에 의한 그림자가 그의 몸 후미진 곳을 예외 없이 검게 물 들이고 있었다. "보고 드릴 것이 있습니다. 다르나시안 가의 사병대 300명은 지금 막 병기점검 및 기타 장비정검을 마친 채 야영에 들어갔습니다." 그의 말에 아이실트는 조용히 물었다. "그게 다 인가요?" 힘없이 내뱉는 그의 말에 지그프리드는 순간 울컥 하는 마음이 들었 다. 그따위.... 왕위서열법 따위의 명분을 위해 이따위 녀석을 따라야 한다니.... 그는 갑작스레 이런 마음이 들자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다 입니다. 문제 있습니까?" 그의 이러한 대답에 아이실트는 돌연 쿡쿡 하는 웃음을 웃었다. 낮 은, 예쁜, 하지만 섬뜩한 웃음이었다. "쿡쿡쿡...." 지그프리드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왔다. "죄송합니다.... 제 말투가 불손했습니다." 그의 말에 아이실트는 고개를 천천히 들어 잠시 한 번 그를 올려다보 고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뭐.... 어떻습니까? 이런 곳에 이런 모양으로 처박혀 있는 허울뿐인 왕자인데.... 후후후...." 그의 이러한 대꾸에, 지그프리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고, 공손한 태도로 선 채 그의 다음 말을 기다릴 뿐이었다. 한참 후, 다시 아이실트가 입을 열었다. "저는.... 왕자고 뭐고 다 싫습니다.... 왕자라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이익이 있을까요?.... 나이가 10살이나 많은.... 검술이 뛰어난 나의 이복형.... 20세나 위의 정치와 사교에 뛰어난 역시 이복형.... 15세 위의.... 다재다능한.... 로렌시아 누님의 친 오라버니....그들 모두.... 나보다 나이도 많고 능력도 뛰어납니다.... 겨우 본부인의 아이라는 이유만으로 왜 나같이 어리고 능력도 없는 자에게 제 1 왕위 계승자라는 직위가 돌아왔을까요?...." 그의 이러한 말에 지그프리드는 답하지 않았다. 독백에 가까운 이야 기로.... 꼭 답변을 바라는 듯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실트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왜.... 불쌍하고 어린 나에게.... 그러한 무거운 짐을.... 나와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지게하고는.... 왜 나를 미워하는 걸까요?.... 겉 으로는 웃으며 나의 비위를 맞추고.... 뒤에서는 나를 죽이려고 하는 걸까요?.... 역시 왕이라는 자리 때문이겠지요?" 지그프리드가 끼여들었다. "왕자님!" 그는 이야기가 점점 이상한 쪽으로 흐르자 이렇게 아이실트를 한차례 불렀고, 아이실트는 다시 한차례 고개를 들어 지그프리드를 바라보았 다. "역시.... 조용히.... 이렇게 살기는 힘들겠지요?" 그의 물음에 지그프리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불가능합니다. 당장 내일의 일만 해도...." 아이실트는 그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 를 푹 숙였다. "싫습니다.... 모든 것이.... 나는.... 나는 단지.... 유일하게 사심 없이 나를 바라 봐주는 로렌시아 누님과 함께 있고만 싶어요.... 요 며칠간....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는데...." 아이실트는 잠시 말 사이에 시간을 두었다. 구석에 몰렸다고나 할까? 지금의 아이실트는 몰릴 데로 몰려 있었다. 다른 세명의 이복 형들과는 달리 특별한 지지세력이 없던 그는, 몇몇 귀족들의 회의로 단번에 제 1왕위 계승자 자리에서 쫓겨나게 되었고, 다시 그들의 회의로 목숨마저 위태롭게 되었다. 실권 없는 왕 휘하의 어린 왕자라는 것은, 귀족들의 눈에는 우스워 보일 따름이다. 게다가 이용해 먹을 수조차 없다면, 버리는 것 역시 당연하다. 지금의 아이실트는 그러한 전형적인 케이스이다. "역시.... 저보다는 누님이.... 더 정확히 상황을 읽고 있었군요.... 조용히.... 그리고 조용히 지내기만 하면.... 모두들 나를 그냥 놓아 둘 줄로만 알았는데....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아무 일에도 관여 안한 채...." 아이실트는 이렇게 말하며 한차례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천천 히 한숨을 내 쉬며 고개를 아래로 떨구었다. 더 이상.... 더 이상 조용히 지낼 수는 없다. "이것이.... 내가 하고자 하는 바였는데...." 여기까지 말하던 아이실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채 한참동안 큰 숨을 들이쉬었다 내 쉬었다를 반복했다. 꽤 생각 할 것이 많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이윽고 그가 입을 열었을 때, 그의 목소리는.... 이전과는 그 느낌이 라는 것이 확연히 달랐다. "후후후.... 나의 뜻대로 할 수 없다면.... 누님의 뜻을 따라야 겠지 요.... 역시.... 나는.... 황제가 되어야 할 운명인가 봐요." 나는 황제가 되어야 할 운명인가 봐요.... 이 마지막 말은 지그프리 드의 귓전에 유난히도 깊이 와 닿았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단지 감상적인 한마디일 뿐인데.... 아이실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허리를 굽힘에 머리칼은 어깨를 따라 바닥으로 흘렀고, 가느다란 팔은 바닥을 짚으며, 그리고 무릎은 조용히 접히며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가 다시 지그프리드를 바라볼 무렵의 그의 주홍색 눈동자 는.... "지그프리드 폰 트라미스. 당신.... 나의 부하입니까?" 그의 눈동자에.... 처음으로 활기라는 것이 돌았고, 지그프리드 는.... 자신의 턱에 간신히 닿는, 1.73휴리하(1휴리하=약1미터) 짜리 의 여린 소년에게서 위엄이라는 것을 느꼈다. ".... 그렇습니다." 지그프리드는 동시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검을, 물론 마법사 에 가까운 그에게는 의장용일 뿐이었지만, 한쪽에 풀어놓으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아이실트는 그런 그의 모습을 조용히 내려다보았다. 자신의 첫 번째 기사인 것이다. 아이실트는 그런 그의 머리에 가만히 손을 얹었다. 이러한 예법 은.... 파모로아 초기에 파모로아 황국이 있었을 때만 행해지던 것이 다. 지금의 어깨에 검을 얹으며 맹약을 중얼거리는 것은 당시 공작 이 하 귀족들이나 행하던 예법이다. 한마디로.... 이러한 것은 황제가 기사를 임명하는 방식인 것이다. "짐이 명하노라.... 성스러운 절대주인 테미시아 님의 축복으로 나의 장막 아래 발을 디딘 그대의 이름은.... 메티에르 나이트.... 첫 번째 기사이다." 메티에르는 신화시대의 말로, 첫 번째라는 뜻이다. 원래가 활달하고 거칠 것 없는 생활을 하던 지그프리드는 이러한 예 법에 밝지는 않았으나, 적어도 어느 순간에 주군의 반지에 입을 맞추 어야 할 지는 알 수 있었다. "당신께.... 영원한 충성을 바치겠습니다. 나의 군주여...." 그의 입술이 아이실트의 오른손 중지에 꽂혀있는 위다 왕족의 반지에 닿았다. 이렇게 지그프리드는 아이실트의 기사가 된 것이다. 여기.... 허름한 성 한구석의 조그마한 방에서 이루어진 바로 이 기 사 서임 식은 후에 레리시카성의 서약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게 된다. 이들은 당시로써는 별 것 아닌, 겨우 300명의 병사를 가지고 있는 폐 태자와 이름 없는 풋내기 정령술사일 뿐이었으나, 불과 2, 3년 후에는 8만의 병력을 휘하에 둔 위다 제 1의 장군과 대륙 전체의 7분의 5를 집어삼킨 위대한 패왕이 된다. 이러한 두 사람의 만남이 레리시카 성 유폐당시의 이러한 초라한 상 황에서 이루어 졌기 때문에, 이 레리시카의 서약은 더더욱 빛을 발했 고.... 먼 훗날에 이르러서는 어려울 때 서로 만나 함께 성공한 사람 들의 사이를 이렇게 부르게 된다. 지그프리드는 알 수 없는 위엄에 이끌려 그의 기사가 된 직후 천천히 고개를 들어 자신의 주군을 올려다보았다. 자신보다 2살 어린.... 게 다가 생긴 것이 워낙 여리고 여자 같아 외모만으로는 결코 위엄을 느 낄 수 없는 그런 사람이었다. 하지만.... 분명.... 그에게서는 알 수 없는 어떠한 힘이 느껴졌다. "메티에르 나이트여.... 지크라고 불러도 상관없겠는가?" 아이실트는 조용히 입을 열어 이렇게 물었고, 지그프리드는 고개를 한차례 깊이 숙였다. "뜻대로 하소서...." 아이실트는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지크.... 짐과 짐의 첫 번째 기사의 첫 싸움이다.... 승리를 원하겠 지?" 지크는 아이실트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드는 듯 했다.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아이실트의 입에서는 이러한 능동적인 말이 나온 적이 없 었다. "물론입니다. 주군을 위해서도.... 그리고 이 나라의 국민을 위해서 도.... 반드시 승리해야 합니다." "국민을 위해서라.... 훗훗.... 우습구나.... 짐의 막하에 있을 장수 들은, 그따위 입바른 소리는 해선 안된다. 모든 싸움은.... 짐을, 그 리고 짐의 누님 로렌시아 님을 위해서이다." 아이실트는 이렇게 말하며 자신의 방 창문을 가리고 있던 커튼을 활 짝 열어 젖혔다. 별빛이 방안으로 홀연히 쏟아져 들어왔다. 그림자라 도 새길 기세였다. "당장, 300명의 군사를 소집하라. 그리고.... 무참히 밟는 것이다. 짐에게 반항하는 자들이 어떠한 최후를 맞이하게 되는지를 똑똑히 보 여주는 것이다." 지크는 그런 그의 말에 순간 그것이 가능한 일인가? 라고 반문했으 나, 더 이상의 생각은 멈춘 채 고개를 숙였다. "예." 그리고는 곧바로 일어나 당당히 걸어 방밖으로 나갔다. 아이실트는 그가 나간 후 한참동안이나 창 밖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로렌시아누님.... 이러한 것을 원한 것입니까? 그렇다면.... 해 드 리겠습니다.... 누님의 부탁에 따라.... 황제가 되겠습니다." 이윽고.... 그의 여린 입술이 달싹였고.... 이러한 몇 마디의 말들은 투명하디 맑은 창문에 부딪혀 조용히 아스러졌다. ----------------------------------------------------------------- 아이실트의 결심 부분이 약간.... 억지가 있는듯 합니다만....^^ 더이상 자세한 것을 설명할 수가 없네요.^^ 일단, 아이실트와 로렌시아 사이에 얽힌 이야기가 간단히 한두마디 언급으로 끝날것이 아닌데다가.... 이것을 감추고 있다보니 더이상은 자세한 설명이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어색해도 어찌 할 방법이 없다는 거죠.. ^^ 흡사, DD 1부를 읽지 않은 상태에서 2부의 감정 흐름을 느낄 수 없듯이, 아이실트의 과거를 알지 못하는 이상, 이 아이실트의 감정을 이해할 수는 없으니까요.^^ 뭐 그렇습니다.^^ 그건 그렇고....^^ 흠흠.... ^^ 종종 헷갈리는 분들이 계셔서 해보는 캐러 성능(?)비~~!!! ----------------------------------------------------------------- 주신 테미시아 능력비 무한대. 다룰 수 있는 차원의 수 27개. 초월신 시온, 엘디마이어 능력비 1억 다룰 수 있는 차원의 수 26개. 주신의 주천사 알사다드 능력비 1천만 다룰 수 있는 차원의 수 24개. -->현재 봉인중!! 능력비 1십만이하. 다룰 수 있는 차원 1개로 제한. 초월신의 주천사들 델필라르, 아그라, 라피나(가엘프) 능력비 5백만 다룰 수 있는 차원의 수 18개. -->현재 봉인중!! 능력비 1십만이하. 아그라 경우는 3000이하. 다룰 수 있는 차원 1개로 제한. 여섯 신 및, 압그랑. 능력비 1백만 다룰 수 있는 차원의 수 10개. 신들의 혼및, 압그랑의 혼들. 등등등. 능력비 1십만 다룰 수 있는 차원의 수 10개. 주신및 초월신들의 천사장들 엘라인, 키나, 그외 등등등. 능력비 9만 다룰 수 있는 차원의 수 10개. -->현재 봉인중!! 능력비 3000이하. 다룰 수 있는 차원 1개로 제한. 떨거지 신들과 떨거지 천사들. 능력비 1~5만 다룰 수 있는 차원의 수 10개. -->천사들은 지금 봉인중(용과 엘프)!! 능력비 100이하. 다룰 수 있는 차원 1개로 제한. 정령계의 왕급및 아르카이제 능력비 3000 다룰 수 있는 차원의 수 9개. 정령의 사자급 및 아르 사남매. 능력비 100 다룰 수 있는 차원의 수 9개. 인간. 능력비 1 다룰 수 있는 차원의 수 1개. 란테르트 능력비 2000 다룰 수 있는 차원의 수 1개. 디아(차원버그) 능력비 ???(천차만별) 다룰 수 있는 차원의 수 1개.(자신이 생겨난 차원) ** 다룰 수 있는 차원의 수는 그 존재의 수준을 이야기함. 1개 차원을 다루는 인간이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9개 차원을 다룰 수 있는 존재보다는 하등하다. ** 몇몇 존재들은 현재 봉인중으로, 능력이 격감되어 있다. ** 여기있는 수치들은 대략적인 것으로, 전에 있던 복권담청 번호와는 크게 다르다. 그리고, 그것도 이것도 엉터리이다. (힘을 수치화 한다는 것은 사실 유치한 발상이다. 하지만.... 슬프게도.... 재미있다....) ** 현재의 세상은 10(현실계)+10(혼돈5+허무5)+6(시온3+엘디3)의 26개 차원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곳에 주신계 1개차원이 더해져 모두 27개 차원이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384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17 올린이:광황 (신충 ) 99/01/16 00:58 읽음:2501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아이실트는 평소와는 다른 복장을 하고 있었다. 왕실에서 입던 정식 제 1 왕위 계승자의 복식을 정식으로 갖춰 입은 것이다. 이러한 옷을 입으니, 그런 데로 약간은 남자 같아 보였으나, 여전 멋있다 보다는 아름답다가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그의 허리에는 소검이 한 자루 메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위다 왕실의 공주들에게 하사되는 것이었다. 아마 로렌시아의 검인 모양이다. 성 앞 공터에는 300명의 병사들이 열을 맞추어 사열해 있었고, 아이 실트는 그들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서서 그네들을 내려다보고 있었으 며, 지크는 그의 바로 옆에 격식을 갖춘 옷을 입은 채로 서 있었다. 이 300명의 병사들은 평소와는 확연히 다른 자신들의 지휘자들의 모습 에 약간 의아함을 느끼며 멍히 서 있었다. 이윽고 아이실트가 입을 열었다. "백작, 다르나시안 가의 사병들이여!! 한가지만 묻겠다. 당신들은 누 구를 위해 싸우려 하는 것인가? 만약 세르테이나를 위해서라면 당장 집으로 돌아가라. 그리고, 위다 왕실을 위해 싸우려 한다 해도, 당장 돌아가라! 이곳에 남을 자들은 오직 나를 위해 싸울 사람들 이여야 한 다. 나의 이 말을 따를 수 없는 자는 당장 이곳에서 떠나라." 아이실트의 이 말에 사병들은 잠시동안 멍하니 그를 올려다보았다. 얼마 전 까지, 아니 방금 전 까지 보았던 그 여리던 왕자가 아니었다. 그때 병사들 중 누군가 외쳤다. "전 당신을 위해 싸우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며 그는 창을 높이 들어 올렸고, 뒤이어 하나 둘, 창을 든 손이 공중으로 솟아올랐다. 이내, 이 조그마한 마당은 수많은 사람 들의 함성으로 휩싸였고, 아이실트는 그런 그들을 향해 환한 미소를 지었다. "좋다!! 그럼, 앞으로 2일 동안은 모두들 내게 목숨을 맡기기 바란 다." 아이실트의 이 말에 병사들은 큰소리로 환호성을 질렀다. 사실, 이 유폐된 왕자를 보살피기 위해 이곳으로 온 300명의 병사들 은 내심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자원해서 온 이들이었다. 다르나시안가 휘하의 2000에 가까운 병사들 중 세르테이나가 아이실트를 돕고 싶다는 사람들만을 뽑아 데 려온 것이다. 즉 억지로 끌려와 어쩌구 하는 불만은 아닌 것이다. 이들의 불만은 아이실트에 대한 것으로, 그의 생김새에서 하는 짓까 지 완전히 여자 같았기 때문이다. 차라리, 동정심이 생길 정도로 하는 짓이 귀엽거나, 아니면 확실한 카리스마로 자신들을 휘어잡을 수 있거 나 했다면 좋았을 것을, 이는 순 여리기만 한 계집애 같은 남자였다. 그러하니.... 뭐 그를 위해 싸울 마음이 일리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오늘의 아이실트는 아니었다. 약간 멍했던 눈동자는 희미 한 등불이 무색할 정도로 맑은 빛을 내고 있었고, 목소리는 역시 여렸 으나, 당당하고 힘이 있었다. 이 정도면 충분했다. 자신들이 좋아서 자원한 일, 상대가 이 정도로만 나와 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게다가 나를 위해 목숨을 맡겨라.... 라는 이 말이 지금 이 순간에 유난히 마음에 와 닿는 이들이었다. 아이실트는 뒤이어 병사들을 다섯으로 나누었다. 한 개 병집을 60명 씩 두었고, 그는 다시 이 병집을 10개의대로 나누었다. 1개단 300명 규모의 아이실트 친위대(?)를 60명 규모의 5개 병집, 그 리고 6명 규모의 50개 병대로 편성하는 작업이 끝나자 마자 그는 5명 의 병집 지휘관과 지크를 불러 작전회의를 시작했다. 세르테이나는 일 단 몸이 좋지 않다고 하니 제외시켰다. 막상 작전회의가 시작되었으나 의견을 내 놓을 만큼 머리가 열려 있 는 사람은 겨우 지크와 아이실트뿐이었다. 다른 5명의 지휘관들은 닳 고닳은 용병들이었지만, 용병술用兵術에는 문외한이었다. 게다가 지크 역시 군사들을 지휘하는데 뛰어난 편은 못되었다. 아직 어린 탓도 있는데다가, 평소 정령 술과 마법, 그리고 여러 역사책, 로 망(당시의 소설)을 읽는데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 군사를 다루는 데에는 그다지 밝지 못하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휴메시아 시대 때의 역사책이나 로망을 많이 읽 어둔 것으로, 마법이 없었던 시대이니 만큼 당시의 로망 등은 대규모 군사들의 싸움을 다루는 내용이 상당히 많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세련된 작전을 세우거나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의외의 사람이 한 명 있었다. 아니.... 의외 정도 가 아니라.... 잠시전 자신의 방에서의 몇 마디 독백 이후 완전히 다 른 사람이 되어버린 듯 했다. 여리여리했던 폐태자 아이실트 말이다. "작전은 내가 세운다. 군말 없이 따라 주길 바란다." 작전회의의 시작은 그의 이 한마디와 함께 하였다. 막 이 말만을 들 었을 때는, 이 안의 여섯 사람들 모두가 가슴속에 일순 반발심이 이는 듯 했으나, 바로 그 다음 말에 의해 그러한 것은 모두 사라졌다. "나라고 그다지 잘하는 것은 아니다. 로렌시아 누님의 뜻에 따라 약 간이 용병서를 읽어본 적이 있기에 졸안이나마 내 놓으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약해 빠진 군세로 적을 이기려면 상당히 모험적인 계 획을 내 놓아야 하는데.... 나는 그것을 너희 모두에게 납득시킬 자신 은 없다." 여기까지 말하고는 그 다섯 지휘관 및, 얼떨결에 총 사령관(?)이 된 지크를 한차례씩 바라보았다. "그래서 나는 나의 재량권을 이용해 독단을 하려한다. 너희들 역시, 300대 1천의 싸움을 승리로 이끄는 전법 같은 것을 알고 있다면, 이야 기하여도 좋다. 단, 나의 작전에 대해 반대하기만을 위한 말은 묵살하 겠다. 그러한 논의는 시간만을 보낼 뿐이다." 이 말이 마침과 동시에 다섯 지휘관들은 고개를 한차례 숙이며 대답 했다. "오직, 주군의 뜻을 따를 뿐입니다." 호탕한 용병출신들 이기에, 이러한 아이실트의 자신감 넘치는 태도와 의기투합하는 면이 있는 모양이다. 아이실트는 마지막으로 지크를 한차례 바라보았다. 그의 뜻을 묻는 듯 했다. 그의 그러한 시선에 지크는 군말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비 록 무어라 입을 열어 구차한 뜻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의 이 끄덕임 은 다른 다섯 사람의 맹세보다 더더욱 듬직했다. "그럼 지금부터 작전을 이야기하겠다. 우선.... 전장터는 미리아호 서남 부의 미테이라 숲 일원으로 하겠다." 아이실트는 이렇게 이야기를 꺼내며, 약식으로 그린 일대의 지도를 단상 위에 펼쳤다. 레리시카성, 카타성, 그리고 테에이산의 발치, 미 테이라숲 등등이 꽤 정확히 묘사되어 있었다. "일단.... 정상적인 방법으로 이들 1천 병사들을 꺾을 생각은 애당초 하지 않았다. 게다가.... 299명을 희생하여 얻는 승리 따위도 작전에 서 제한다. 가능한 한 많은 군사들을 살리며 이겨야만 한다. 적의 공 격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나라는 보장은 어느 곳에도 없다." 이렇게 말한 후, 아이실트는 로렌시아의 소검을 뽑아들어 지도상 숲 의 한 지점을 가리켰다. 그리고는 검을 도상으로 살짝 움직여 하나의 선을 만들어냈다. 물론, 지도를 찢거나 하는 멍청한 일은 하지 않았 다. "이것이 예상되는 적의 움직임이다. 그들로서는 일이 길어져야 반대 파들이 힘을 모을 시간을 줄뿐이니 속전속결을 하려 할 것이다. 미친 산짐승처럼 사납게 달려들겠지...." 그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고, 아이실트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입을 열었다. "가을.... 막 낙엽이 지기 시작했다. 비가 내리지 않은 지도 근 열 흘.... 하늘은.... 이미 우리를 돕고 있다." 아이실트의 이 한마디에 모두의 얼굴에 놀라는 표정이 스쳤다. "불을 사용하시려고요? 하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이 미테이라 숲 전체를 태워먹을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가을에는 바람의 방향이 제멋데로이기 때문에...." 지크는 아이실트의 말에 이렇게 물었고, 아이실트는 그런 그에게 한 차례 미소를 지어 보이며 입을 열었다. "장수된 자는, 말을 꺼내기 전에 깊이 생각을 해 보아야 한다. 너는 지금 나에게 두 가지를 물어왔다. 불이 생각 이상으로 번지는 것을 어 떻게 막아야 하느냐, 라는 것과 풍향의 불 예측성, 이 두 가지를 말이 다. 하지만 이 말을 하기 전 생각을 한 흔적은 찾아보기가 힘들구 나...." 아이실트의 말에 지크는 순간 약간 부끄러운 기색을 얼굴에 나타냈 다. 사실, 그는 약간 산만한 편으로 어렸을 때부터 한가지 일을 진득 이 하지 못하였다. 그 덕에 상당히 많은 일에 재능을 나타내기는 했지 만, 진정으로 가장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죄송합니다." 지크는 이렇게 사죄의 말을 했고, 아이실트는 한차례 미소와 함께 그 의 말에 대꾸했다. "죄송할 것은 없다. 20년동안의 기질을 하루 한순간에 바꾸라고 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테니 말이다." 이 말에 지크는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18년동안의 기질 을 한순간에 바꾸지 않으셨습니까? 하고.... 아이실트의 말이 이어졌다. "먼저 불이 번지는 것을 막을 방법은.... 우리에게는 뛰어난 정령술 사가 한 명 있다." 그의 말에 지크가 곧바로 무언가 말하려고 입술을 달싹였으나, 아이 실트가 방금 한 경고도 있고 해서 한차례 생각에 잠기었다. 사실 그가 처음에 하려던 말은 자신의 정령술로는 숲에 인 큰 불 같은 것은 진압 할 수 없다, 였다. 아이실트가 이야기한 정령술사를 자신으로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다시 한차례 생각해 보니.... 정령왕을 친구로 둔 사 람이 한 명 있었다. "아.... 그렇군요. 그분의 실력이라면...." 아이실트는 지크가 자신의 말을 알아들은 것이 흡족했는지 살짝 미소 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이렇게 미소를 지을 때면, 그의 이 러한 말투는 어울리지 않는 듯 보였다. 흡사.... 어린 여자아이가 아 빠의 흉내를 내는 것처럼.... "그리고 두 번째의 것은.... 메티에르 나이트, 그대가 대신 답하라." 아이실트의 말에 지크는 깊이 생각에 잠기었다. 설마 이번 것도 정령 의 힘에 기대는 것인가? "혹시 정령의 힘을 이용하시려는 것입니까?" 그의 물음에 아이실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100만의 군사로 1만의 적을 치면 된다. 하지 만 그것이 불가능 할 때에는 10만의 군사로 1만을 쳐야 한다. 만약 수 중에 1만의 병사밖에 없을 시에는, 산에게서 3만의 병사를, 숲에게서 2만을, 바람에게서 다시 2만을, 강에게서 1만을 빌려와라. 메티에르 나이트, 이 말뜻을 알겠는가?" 지크는 귀밑이 살짝 붉어졌다. 난생 처음 듣는 말이었다. 하지만, 곰 곰이 생각해 보니 무슨 뜻인지 알 듯도 하였다. 그렇게 사고의 길이 트이기 시작하자 이내 그 뜻을 잡을 수 있었다. "곡풍을 이용하는 것이군요!!" 그는 거의 외치듯 이렇게 말했고, 아이실트는 한차례 고개를 끄덕였 다. "바로 그것이다. 한 낮, 산발치 에서는 산에서 평야로 부는 곡풍이, 다른 어떠한 바람보다 우세하다. 만약 여름이었다면, 숲의 우거짐 덕 분에, 곡풍이 많이 약화될 터이나, 지금은 아니다. 앙상한 나무가 자 라있는 숲은 평야나 마찬가지이다." 아이실트는 이렇게 말한 후 다시 이야기를 이었다. "그럼, 이제부터 작전 설명에 들어간다. 우선, 메티에르 나이트, 너 는 다르나시안 백작 가의 아가씨에게 일러, 5개대(1개대 6인. 보통은 5인이지만, 아이실트가 6인으로 편성했다. 대는 이 당시 군사 조직의 가장 하위 단위이다.)의 병사들을 이끌고 로렌시아 님을 테에이산으로 피신하라고 일러라. 지금 출발한다면, 내일 오전쯤에는 도착할 수 있 을 것이다. 더 이상 꾀병을 부린다면 적의 미끼로 이용하겠다는 말도 한마디 보태라. 그리고, 각급 지휘관들 중 제란 병집 장은 미테이라 숲의 입구에서 적의 진행을 늦춰라. 너무 빨리 전장에 도착할 경우, 곡풍이 채 일기도 전에 그들과 맞닥뜨리는 경우가 생긴다. 세콜, 체티 람, 퓰트, 세사람은 나와 함께 화공을 준비하고, 벨토크 너는 이 성을 지키는 척 하고 있어라." 아이실트는 이렇게 말한 후 모두의 반응을 잠시 기다리다가 다시 입 을 열었다. 그는 이야기 도중 도상의 해당 지점을 집는 것을 잊지 않 았다. "적은 분명 이 성을 공격할 것이다. 그럴 경우, 벨토크 너는 곧바로 성을 버린 후 북쪽으로 도망쳐라. 바로 이곳, 그들의 시체를 소각할 곳으로 말이다. 그리고, 세콜, 체티람, 이 둘은 각각 북쪽과 서쪽을 막고 있다가 그들의 모습을 발견하는 즉시 불을 질러라. 벨토크는 적 을 유인장소까지 데려온 후 곧바로 동쪽으로 멀리 떨어져 불을 피해 달아나오는 적병을 처리하라. 가능하다면 생포하라. 퓰트는 서쪽의 병 사들 가장 남쪽에 진을 치고 있다가 불이 일면 곧바로 적의 남쪽 퇴로 를 막아라. 세면이 막힌 적은 반드시 동쪽으로 달아날 것이다. 곡풍은 서풍이니.... 그들의 추격은 바람과 불이 대신 해 준다. 처음 남쪽에 서 적들을 지연시킬 제란은 일을 마친 후 곧바로 다시 레리시카 성으 로 돌아와 대기하고 있어라." 아이실트는 여기까지 말한 후, 제란과 벨토크, 퓰트, 이 세사람을 다 시 한차례 바라보았다. "이번 작전에서, 모두들 힘들고 어렵겠으나, 제란, 벨토크, 퓰트 이 세 병집장들이 특히 위험하리라 예상된다. 부디 조심스럽게 행하여 내 게, 그리고 우리에게 승리를 안겨 주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총사령 관 지크는 나와 함께 북쪽에서 대기하고 있겠다. 나의 경호도 겸할 것 이다." 이 말에 다섯 병집장들과 지크는 작전회의장이 떠나갈 정도로 크게 소리쳐 대답했고, 아이실트는 그런 그들의 모습을 미소와 함께 바라보 았다. 그가 처음 이야기한 것과는 달리, 이 작전은 다른 사람들의 반대를 사지 않았다. 일단, 다른 여섯 명이 이러한 쪽에는 문외한 이었는 데 다가, 아이실트의 언변이 꽤 좋은 편 이어서 였다. 이 모든 작전중 한가지라도 틀어질 경우에는 완전히 혼란상태에 빠져 버릴 터인데도, 차후 작전 같은 것은 세우지도 않고 있었다. 하긴.... 한 번의 패배가 거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이러한 상황에 무슨 차후 작 전이 있겠는가? 이렇게 아이실트는 천천히 자신의 발걸음을 앞으로 일보 움직였다. 루실리스와 아이실트 이 두 사람에 의해 앞으로 4년동안 전개될 역사 는 화려하기 짝이 없었고.... 이 화려한 역사라는 것은 후세의 사가들이 이 시기를 영웅전쟁기라고 명명하는데 주저하지 않게 만들었다. 루실리스와 아이실트라는 두 왕에 의해, 대륙은 한차례 폭풍을 마지 하게 되는 것이다. ----------------------------------------------------------------- 우앙~~ FF6에서 해보신분.... 혹시 티니인가 하는 녹색머리 여자(환수요.^^) 마지막에 애들 돌보고 있잖아요... 걔 어떻게 다시 파티로 집어 넣어요? 지금 임신한 여자애 찾으러 어디로 나갔다던데.... 아시는분 꼭 가르쳐 주세요~ ^^x 이제, 루실리스와 아이실트 이야기는 DD에서는 끝입니다. 언젠가는 쓰게 될.... 루실리스와 아이실트 이야기에서 다시 다루게 되겠지요. 음... 그러고 보니... 2부 내용과 상당부분 겹치겠당.... (역시 동시대 소설은 쓸때 재미가 쏠쏠하단 말야~~ ^^) 그럼....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521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18 올린이:광황 (신충 ) 99/01/17 02:29 읽음:2331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21. 베니아 나무가 서있는 언덕에서.... 란테르트가 아이실트의 카타성 환궁 소식을 들은 것은 그가 카타 내 성 안의 남녀 노소 1600여명을 죽인지 2일쯤 흐른 후였다. 소문에 의 하면, 아이실트를 공격해 갔던 반 아이실트 파의 '불순한'무리들은 아 이실트의 뛰어난 작전에 걸려 절반이 몰살당하고, 나머지 절반은 사로 잡혀 포로가 되었다고 한다. 란테르트는 그 소문에 약간 의아심을 표 했으나, 그다지 관심 없는 분야이기에 잠자코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카타성의 일을 마친 다음날, 즉 어제는 기분이 썩 즐겁지 못한 하루 였다. 아무리 그 라지만.... 겨우 2, 3살 먹은 어린아이부터, 이제는 나이도 샘하는 것도 그만두었을 국왕까지 그 모두를 손수 베어 넘겼는 데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메이드복을 입은 소녀들의 하얀 앞치마가 피로 물들고, 왕궁내 경비 를 돌던 은색 갑옷의 로얄 가드들의 갑옷 역시 붉게 변했다. 남자들은 검을 들고, 또 마법을 사용하며 극구 저항했으나, 그게 어쨌단 말인 가? 그저 눈앞에 보이면 베고, 또 벨뿐이었다. 사실 모든 사람을 죽였는지는 잘 알 수 없었다. 왕궁이라는 곳이 원 래 그렇든 수많은 비밀통로와 밀실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이상은 란테르트로써는 할 수 없었다. 아니, 할 이유가 없었다. 아무튼 대략 1000명 가까운 메이드들과 요리사, 집사등 등의 왕궁 일 을 돌보는 사람들과, 객으로 있던 300여명의 귀족 및 왕족들, 그리고 300명 정도의 로얄 가드를 죽인 듯 하다. 도합 1600명.... 하루 저녁 에 죽인 숫자로는 '꽤'많은 편이다. 이렇게 검으로 직접 사람을 베어 넘길 때의 느낌이란.... 역시 마법 으로 몰살시킬 때와는 확실히 달랐다. 마법으로 죽일 때는 왜인지 장 난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거리가 멀고, 또 피가 튀는 모습이 직접 시 야에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으로 벨 때에는 베임을 당하는 사람이 눈앞에서 비명을 지르고, 또 그 베인 상대의 피가 자신을 향해 쏟아진다. 그렇게 우울한 하루를 수도 카타성에 머물며 지낸 란테르트는, 그 다 음날, 즉 오늘 아침이 되어서야 수도를 벗어났다. 전날의 그 불쾌했던 기분은 거의 사라진 후였다. 그리고 저녁 무렵에 수도 카타가 아이실트의 손으로 넘어갔다는 소문 을 들었다. 역시 왕성 근처여서 인지 소문이 빠르다. 란테르트는 그 소문에 문득 이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로렌시아.... 그 아이가 보낸 모양이군.... 콜록.... 흠.... 확실히 나는 너무 오래 살았어.... 쿨룩.... 쿠헉.... 나는 원래 아이실트 그 아이에게 이 자리를 넘겨주려 했네.... 다른 세 아이와는 다른.... 콜 록.... 어떤 느낌이 그 아이에게는 있거든.... 쿡...." 심하게 기침을 하며 침상에 누운 채 이렇게 말하는 위다의 국왕의 모 습을 란테르트는 무심한 표정으로 지켜보았었다. 오랜 나이에서 오는 지혜인 것일까? 아니면, 그의 딸 로렌시아와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의 예지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어느덧 해가 졌고, 란테르트는 시콧이라는 도시에 도착했다. 여기서 서남쪽으로 다시 하루쯤 걷고 나면, 에티콘 마을에 도착할 것 이다. 그녀들이 잠들어 있는 그 조그마한 마을에.... 그리고, 다시 서 남쪽으로 며칠을 향하면.... 크산트 항에 도착할 것이고.... 다시 며 칠.... 그리고 며칠이면.... 란테르트는 잠시 앞일을 생각해 보다가 도시 안 아무 여관이나 무턱 대고 들어가 방을 얻었다. 거의 11월이 다 되어 날씨가 은근히 쌀쌀했 다. 그러고 보니, 다시 혼자가 되어 있었다. 트레시아는 그렇게 라미 에라에게 끌려갔다 마계로 돌아간 후 소식이 없었고, 세이피나 역시 되돌아올 생각을 안하고 있었다. 하긴.... 그들과 함께 있다는 그것이.... 그 사실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란테르트는 이런 저런 정보도 모을 겸 주점의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 고 앉았다. 술은 그다지 즐기는 편이 아니기에, 그의 바로 앞에는 처 음 카운터에서 내 온 물이 반쯤 담겨 있는 컵이 하나 있을 뿐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주인의 짜증스러운 시선이 나머지 절반을 채우고 있 는 듯도 하다. 시시한 이야기들만 오가던 주점 안에, 란테르트의 흥미를 끄는 이야 기가 하나 들려왔다. "글세 그렇다니까!" 왠 젊은 남자가 이렇게 중얼거렸고, 곁에 앉아 있던 상인차림의 사내 가 놀랍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허, 참.... 요즘 왜 그런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지...." 다시 옆에, 용병차림의 사내가 상인의 말을 받았다. "그런 사람이 많다니?" 상인이 대꾸했다. "이런, 자네 머리가 그렇게 굳었나? 무기를 찾아다니는 사람 하면 그 를 떠올려야지.... 쯧쯧...." 용병이 그런 상인의 말에 자신의 이마를 찰싹 한 대 때렸다. "아차!" 그리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크림슨 아이즈를 말하는 건가?" 상인은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고, 처음에 이야기를 꺼낸 젊은 사내 역시 으음, 하는 나지막한 신음을 내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이야기는 그만 두기로 하고...." 상인은 이렇게 대충 크림슨 아이즈에 대한 이야기를 얼버무렸고, 이 내 하던 이야기를 계속했다. "아무튼, 자네 하던 이야기나 계속 해 보게. 그래, 그래서 어떻게 됐 나?" 뒤이어 용병이 젊은 사내를 독촉했다. "그래, 그러니까, 검 경매시장에 뛰어들어 세사람이나 베고 검을 가 져간 후로 어찌 되었다는 건가?" 그들의 말에 젊은 사내는, 세상에서 그 이야기를 알고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뿐이라는 듯한 약간 거만한, 하지만 결코 불쾌한 느낌이 들 지는 않는 그런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아무튼, 그 녹색 머리칼의 사내는, 주위에 서 있던 세명의 병사를 베어 넘기고는, 그 일노리안이라는 검을 가로챘네. 경매장이라는 곳이 언제나 그러하듯 많은 사람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네 만.... 모두들 그 녹색머리칼의 외팔이 검사의 일 검을 당해내지 못했네. 후.... 평생 난 그렇게 강한 사람을 본 적이 없어...." 그때 용병이 그의 말에 장난스럽게 대꾸했다. "내가 있지 않나?" 성인이 그의 말을 묵살했다. "시끄러." 용병은 그런 상인의 말에 몇 마디를 투덜거렸고, 젊은 사내가 말을 이었다. "아무튼 그 일 때문에 이 시콧 시는 불과 어제 아침까지만 해도 엉망 이었네. 도시의 가드들은 그 녹색 머리칼의 외팔이 검사를 잡겠다고 도시 이곳 저곳은 미친개들처럼 뛰어다니고...." 상인이 그의 말에 술을 한잔 훌쩍 들이키며 말했다. "미친개들이라... 거참 적절한 비유일세. 아니, 차라리 미친 개새끼 들이라고 하지." 나라에 쌓인 게 많은 사람인 모양이었다. 젊은 사내는 그런 상인의 말에 손가락을 입가로 가져갔다. "어허! 자네 취했군. 목소리가 너무 커!" 여기까지 들었을 때, 란테르트가 돌연 몸을 일으켜 그들 세 사람에게 접근했다. 마침 관의 욕을 하고 있던 그들이기에 뜨끔해 붉은 눈의 괴 검사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올려다보았다. 역시 용병이 그래도 가장 용기가 많았던지, 자신들의 앞에 선 란테르 트를 향해 약간은 호기롭게 말했다. "뭐인가? 보아하니 검사 같은데, 우리에게 무슨 볼일이라도 있는가?" 그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답하지 않은 채 그저 이야기를 하던 그 젊은 사내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혹시 그 검사가 어디로 향했는지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이 세 사람은 란테르트의 태도가 의외로 공손 하자 크게 안도했고, 젊은 사내는 란테르트의 물음에 답하였다. "아, 그건 제가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그의 이 대답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그의 말에 젊은이는 흔쾌히 응하며 입을 열었다. "수이브렛마을입니다. 어제 그는 그 경매장을 빠져 나오자 마자, 마 침 그곳에 서있던 저를 붙잡고 물었습니다. 여기서 소피카로 가는 도 중에 있는 마을중 가장 가까운 곳이 어디에 있느냐고.... 그래서 저는 주저 않고 답했죠. 남서쪽으로 있는 10여개의 마을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던 중 수이브렛 마을과 에티콘 마을을 이야기 해 주었는데.... 그 러자, 그는 돌연 표정이 이상하게 변하며 제 멱살을 강하게 움켜쥐었 습니다. 그리고 되물었죠. 수이브렛? 하구요. 아마도 무언가 얽힌 사 연이 있는 모양이었지만, 저로써는 알 수 없었습니다." 말하기를 꽤 좋아하는 사내인 모양이었다. 란테르트가 묻지도 않은, 그의 행로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가 까지 줄줄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말이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수이브렛 마 을.... 그러고 보니, 에티콘 마을에서 약간 동쪽으로 떨어진 곳에 사 피엘라, 에라브레 자매의 고향인 수이브렛이 있었다.... 지금까지 한 차례도 찾아가 본 적 없는 두 자매의 고향.... 란테르트는 그 녹색 머리칼의 외팔이 검사를 만나기도 할 겸 수이브 렛가로 향하였다. 일노리안이라는 검이 어떠한 것인지는 잘 몰랐으나, 어쩌면 자신이 찾는 그러한 것인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결코 놓칠 수는 없다. 란테르트는 그대로 몸을 돌려 밖으로 향했다. 감사하다는 말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할 타이밍을 놓쳐 버렸고, 그냥 고개를 끄덕여 감사를 표한 후 밖으로 나섰다. 그 녹색머리칼의 외팔이 검사라는 남 자가 언제 어디로 사라져 버릴지 알 수 없기에 조금 서둘러야 했다. ------------------------------------------------------------------ 아왈트 사마 등장입니다. 아왈트 작명의 비화 대공개!!!! 미친자식-->영문으로 바꾸면.... alclswktlr altlr swlk Awalt Slk.... 아왈트 슬크 입니다.^^ 마찬가지로....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로위크니나는... ^^ 앗, 공개하기는 너무 과격하네요.^^ 그럼...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523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19 올린이:광황 (신충 ) 99/01/17 02:31 읽음:2370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이른 저녁에 마을을 출발해 다음날 새벽녘이 될 무렵, 란테르트는 수 이브렛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본래 수이브렛 남작 가문의 영지인 이 수이브렛 마을은, 200여호 가량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그다지 크지 않은 마을이다. 별다른 특산품도 없는 조용한 곳일 뿐이다. 지금은 영 주의 부재로 인해 서쪽으로 10휴하(1휴하=약 1킬로미터)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에티콘 마을의 영주인 칼슨에 의해 다스려 지고 있다. 이러한 마을이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주점 정도는 가지고 있었고, 주점은 이 늦은 시간, 아니 이 이른 시간이 되도록 불을 밝히고 있었 다. 이 조그마한 마을에 무슨 그리 많은 손님이 있어 늦은 시간까지 흥청 거리겠는가? 모두가 다 이 한사람 때문이었다. 35세 가량의 사내였다. 청록색의 길지 않은 머리칼을 뒤로 완전히 넘 긴 이 남자의 오른쪽 팔은 어깨만 남은 채 소매가 펄럭이고 있었고, 그 덕에 왼팔로 술을 따르고 또 마시고 있었다. 그와 상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주인 역시 카운터에 앉은 채 꾸벅 꾸벅 졸고만 있었 고, 점원은 이미 퇴근한 후였다. 그는 오로지 술을 마시고, 마시고, 또 마셨다. 란테르트는 주점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한참동안이나 그 사내를 바라 보았다. 짙은 녹색의 눈동자가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그의 모습에.... 란테르트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천천히 걸어 그에게 다가 갔고, 그 바로 앞에 있는 의자를 뒤로 빼 그곳에 앉을 뿐이었다. 녹색 머리칼의 외팔이 검사는 살짝 풀린 눈동자를 치켜 뜨며, 이거 왠녀석이야? 하는 표정으로 란테르트를 바라보았고, 란테르트는 반쯤 차있는 술병을 들어 그의 빈 술잔에 채워 주었다. "뭐야?.... 너 나 알아?.... 후우...." 녹색 머리칼의 사내는 그 툭 튀어나온 광대뼈를 살짝 움직여 란테르 트에게 이렇게 외쳤고, 란테르트는 묵묵히 곁의 탁자에 뒤집어져 있는 물 잔을 자신에 앞에 놓으며 그곳에 술을 반쯤 채웠다. 녹색 머리칼의 남자는 란테르트의 이러한 행동에 돌연 검을 뽑아들려 했으나, 검자루조차 잘 손에 잡히지 않았다. 간신히 몇 차례 허우적거 려 검자루를 잡기는 했으나, 뽑을 수는 없었다. 반쯤 뽑힌 검은 무엇 에 걸렸는지 더 이상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비러먹을! 이 더러운 검자식이 이 아왈트 님의 말을 않들어? 제길. 나와라 이 새끼야 단번에 분질러주마!!" 괜한 검에 한참을 화풀이하던 그는 다시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꺼져버려. 그렇지 않으면 이 어르신께서 널 두 동강 내 버릴 테 니...." 아왈트.... 여전 입은 더러웠다. 안색은 약간 더 초췌해져 있었으나, 그다지 건 강을 해친 듯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이렇게 정신을 잃을 정도로 폭음을 한 모습이 꽤나 어울리는 것을 보아 술은 상당히 는 모양이었 다. 란테르트는 조용히 술을 한 모금 마셨다. 이런 저런 이유로 술을 잘 마시지 않는 그였지만, 이렇게 아왈트의 모습을 눈앞에 놓고 보니 왜 인지 한잔 마시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아왈트는 란테르트가 그렇게 자신의 술을 한 모금 마시자 돌연 와하 하하 하는 호탕한 웃음을 웃었다. "이 자식! 꽤 용기가 가상쿠나! 너 내가 누군 인지 아느냐? 이 아왈 트 님을 아느냔 말이다? 그 잘난 크림슨 아이즈인가 뭔가 하는 녀석을 때려잡기 위해 검술을 연마하시는 어르신이단 말이다." 이렇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사이에 주점주인은 잠에서 깨어났고, 이내 아왈트가 있는 곳으로 다가와 곤란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제발 나가 주십시오. 원, 저도 이제 내일 장사 준비를 해야 하 고.... 이 주점 꼴을 보십시오. 아직 청소도 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곧 날이 샐 터인데...." 그리고는 란테르트를 향해 입을 열었다. "당신은 또 누구십니까? 이 사람과 아는 분이시라면 제발 좀 데려가 주십시오." 하지만, 그의 이러한 말은 란테르트에게도, 아왈트에게도 대답을 듣 지 못하였고, 그는 이내 투덜거리며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 리고는 고개를 카운터에 푹 처박아 버렸다. 포기한 모양이었다. 아왈트는 주점 주인이 곁에서 주절거리는 동안에도 란테르트를 노려 보고 있었다. "건방진 녀석. 아직 이 어르신에게 덤비기에는 이르다. 가서 한 10년 간 더 검술을 익혀 돌아오너라!" 그런 그의 모습에 란테르트는 잠자코 있다가 한마디 입을 열었다. "크림슨 아이즈.... 그에게 팔을 잃은 복수를 하려는 것입니까?" 만약 맨 정신이라면, 이러한 란테르트의 말을 듣는 순간 그가 란테르 트임을 알아 보았을 터이나.... 고주망태가 되어, 천장과 바닥의 구분 도 잘 되지 않는 그로써는 란테르트의 이 말에 고개를 크게 끄덕일 뿐 이었다. "그래! 바로 그거다!! 그 머저리 우유부단 녀석은 내 팔을 빼앗아 갔 지. 그뿐인 줄 아나? 후후후...." 여기까지 말한 아왈트는 잠시 뜸을 들였다가 입을 열었다. "내가 왜 여기서 술을 마시고 있는 줄 아나? 바로 마을 이름이 수이 브렛이기 때문이야.... 수이브렛.... 그녀와 이름이 같은 마을.... 수 이브렛.... 수이브렛양.... 후후후...." 이 아왈트의 말에 란테르트는 순간 머릿속이 텅 비는 듯 했다. 역 시.... 아왈트는.... 에라브레를.... 아왈트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나는 말이다.... 여자를 내 노리갯감 이상으로는 생각지 않아. 후 후.... 그렇게 나도 노리갯감에게서 태어난 거고....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 따위가 가지고 논 노리갯감에서 태어난 거야.... 하지 만.... 하지만 말이지.... 수이브렛양은 달랐다. 너도 아나? 그런 느 낌? 영원히 머무르고 싶은 여자.... 후후후.... 내게도 그러한 여자가 생길 줄이야...." 이렇게 말하던 아왈트는 돌연 탁자를 강하게 내리쳤다. 쾅 하는 소리가 주점 안에 쩌렁쩌렁 울렸고, 엎드려 잠을 청하던 주 점 주인은 경기를 일으키며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 비러먹을 개자식이 빼앗아 갔어. 내 팔도.... 그리고 그녀도.... 그 비러먹을 자식.... 지금쯤 어디서 잘먹고 잘 살고 있겠지?" 아왈트는 아마도 란테르트가 왜 크림슨 아이즈가 된 것인지 까지는 잘 모르는 모양이었다. 하긴.... 5년간 한차례도 만나지 못했으니.... 에라브레가 란테르트와 결혼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상상이었다. 란테르트는 그의 그러한 모습에 씁쓰레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이내 주먹을 쥐어 그의 얼굴을 정통으로 갈겼다. 아왈트는 이러한 란 테르트의 주먹에 정면으로 얼굴을 맞고는 의자 채로 뒤로 벌렁 넘어갔 고, 그대로 기절을 해 버렸다. 란테르트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이 돌연스런 상황을 놀란 토끼 눈 으로 바라보고 있는 주점 주인에게 입을 열었다. "이 남자가 마신 술값이 모두 얼마입니까?" 란테르트의 물음에 주인은 아, 아, 라고 잠시동안 대답을 하지 못하 다가 이윽고 57하르라고 답해주었다. 란테르트는 주머니에서 100하르 짜리 은화 하나를 내려놓고는 이내 바닥에 철퍽 뻗어있는 아왈트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를 자신의 어깨에 올려놓았다. 란테르트보다 키는 작았으나, 덩치가 있어 몸무게 는 더 나가는 편이었다. 어깨에 그를 올려놓은 란테르트는 그대로 주점을 빠져나왔고, 이내 걸음을 서편으로 옮겼다. 오래간만에.... 두 자매를 찾아서.... 해가 뜨고, 다시 그것이 하늘 높이 치솟을 쯤이 되어서야.... 두 개의 조그맣고 하얀 묘비가 서 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뻗 어있던 아왈트가 눈을 떴다. 그가 눈을 뜨자 마자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높이 멍청하게 파랗기만 한 하늘과, 그 밑에 멍청한 붉은 색을 띄는 나뭇잎을 덕지덕지 매단 나무 한 그루였다. 그리고, 다시 시선을 조금 더 아래로 하자, 시야에 한 청회색 머리칼의 사람이 한명 있었 다. 뒷모습뿐이어서 누구인지 알 수 있었으나, 몸매를 보아 남자가 분 명했다. 그 긴 머리칼에도 불구하고.... 아왈트는 정신이 들자마자 콧잔등이 시큰시큰한 느낌이 들었다. 이 비러먹을 코는 말썽도 많이 일으킨다. 5년전에는 부러져 버리지를 않 나.... 이번에는 깨어나 보니 괜한 통증이 느껴지질 않나.... 콧잔등에 손을 얹은 채 몸을 일으킨 그는 고개를 두리번거려 주위를 살폈다. 왠 재수 없게 무덤이 두 개 덩그러니 눈앞에 들어왔고, 멀리 뒤쪽에는 저택이 하나 눈에 띄었다. 태어나서 처음 와본 곳인걸 보 니.... 술김에 걸어서 온 것은 아닌 듯 하다. 무덤 바로 앞에는, 아왈트 그에게 등을 내보인 한 사내가 앉아 있었 는데, 한쪽 무릎을 꿇은 채로 하염없이 무덤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왈트는 이 괴상한 풍경에 일순 자신이 죽기라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완전히 사후세계 아닌가? 잠에서 깨어나 보니, 보도듣도 못한 곳에 자신이 있고.... 짙은 회색의 망토를 두른 긴 청 회색 머리칼의 사내가 무덤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데다가.... 저 뒤로 보이는 평화로운 풍경의 마을과 저택.... "제길.... 난 되진 건가?" 죽어서까지(?) 말버릇이 더럽다. 란테르트는 그의 목소리에 정신이 퍼뜩 들며 고개를 돌려 아왈트를 바라보았다. "일어났군...." 란테르트의 말에 아왈트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뭐냐? 너는...." 역시 시간이 많이 흘러서일까? 그는 란테르트를 알아보지 못하였다. 그는 란테르트에게 팔을 잃자마자 복수를 결심했다. 그 때문에 한편 으로는 검술을 연마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란테르트의 행방을 추적했 다. 그렇게 하기를 4년째 되는 날에 이르러서야, 아왈트는 자신의 팔 을 벤, 란테르트라는 이름의 검사가 지금 크림슨 아이즈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알려져 있다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 말에 사실 그는 약간 실 의에 빠졌다. 소문으로 들려오는 크림슨 아이즈의 실력이라는 것이 자 신과는 상대도 할 수 없는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 기를 할 수는 없어 계속해 검을 연마했고, 지금은 팔이 하나밖에 없다 는 핸디를 거의 극복한 경지에 이르러 있었다. 어찌되었건, 그럼에도 그는 란테르트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5 년.... 그 동안 란테르트의 얼굴은 몰라볼 정도로 달라져 있었다. 그때, 저 멀리서 한 소녀가 란테르트와 아왈트가 있는 곳으로 달려왔 다. 15세쯤 되어 보였는데, 제법 처녀티가 났다. 복장은 그냥 편한 일 상복 차림으로, 긴소매를 가진 원피스 드레스였다. 이 소녀는 짙은 보라색의 단발머리를 하고 있었고, 얼굴은 약간 날카 롭게 생겼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에라브레와 아르트레스의 중간 정 도? 눈도 그다지 크지 않았고, 턱선도 얇은 편이었다. "란테르트 삼촌. 엘라 아주머니가 와서 점심 드시래요. 그 손님도 함 께요." 소녀는 이렇게 말하고는 우물쭈물 란테르트를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 몸을 돌려 집안으로 돌아갔다. 상당히 란테르트를 어려워하는 듯한 눈 치였다. ----------------------------------------------------------------- 음하하~~~ 2차 연재량 대전 폐막~~ 전 여전히 공짜술을... 후후후.... 이것이 주부근성입니다.^^ 10원이라도 돈을 아끼자는.... 지난번이 이어 이번 역시 엽기의 장이 되었씁니다.^^ 일단, 언제 어느순간 어느 장소에서건.... 재밌는 사람은 존재하는 법이듯.... 혹시 여러분은 뉴트럴 블레이드라는 소설을 아십니까? 어둡고 우울한.... 뉴트럴 블레이드 보다는 다크 블레이드라는 제목이 한층 어울릴듯한 소설을.... 그 소설의 작가이신 카인사마... 아이디는 redin 이신 그분은... 지난번 담배에 불붙다 사건과.... 콜라 부르르르 사건을 일으키셨던 그분이.... 이번에는 뒷통수에 대한 비화를 들려 주셨습니다.... 어렸을때, 그러니까... 1, 2살때 그 물렁하던 뒷통수를.... 단단한 베개에 비고 잠을 자다가.... 뒷통수의 모양이 배게모양으로 되었다는.... 슬픈 전설이.... 물론, 저희는 이 슬픈 전설에... 박장 대소를 터트렸지만.... 일단, 저희 다섯명의 엽기 행각을 잠시 밝히겠습니다. 술.... 역시 맥주로 배를 채운 우리들은.... 한창 배가 불렀을때 나온 쥐포튀김이라는 안주를.... 레이딘님이 마침 가지고 계시던 비닐봉지라는 아이템에 담아... 노래방으로 향했습니다. 주점에서의 엽기 행각은..... 정팅방에서의 그것과 별다를것이 없기에... 생략하겠습니다. 노래방... 입구에서 우리는 물었습니다. "여기... 애니 노래 마나요?" <--혀가 살짝 꼬부라진.... ^^ 노래방 점원 왈... "많아요." 많긴 뭐가 많노? 이 사기꾼.... 비러먹을 묻지마 노래방!!! 메칸더 V와 태양소년 에스테반도 없지 않느냐??!! 그래도... 한시간 동안 신나게 불러 제쳤습니다. 참고로 제 목은 지금 완전히 돌아가셨습니다. 은하철도 999로 시작하여.... 마징가, 짱가, 등등의 불후의 명곡을 부르고.... 곧 군대에 가실것 같은 카인사마를 위해....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라는 고무줄 노래도 부르고.... 노래방에서의 압권은 역시 카인사마와 의외의 인물~!! 모스모스사마!! 모스모스사마는 근엄하신 모습을 무기로, 비교적 어린 우리 네사람 못지않은 노래실력을 뽑내셨고.... 카인사마는 언제나 활달한 그 모습을 장점으로.... 신나게 춤!!!을 추셨습니다. 쿠하하~~~ 춤.... 춤을.... 그리고 2차로.... 소주 두잔 딱 걸치고 집으로 왔답니다~~ ^^ 우엥~~ 배불러라~~ 언제나 생각하는 거지만.... 공!짜!술!은!!! 맛있습니다~~~ 쿠하하~~~ 쿠쿠쿠쿠.... ^^ 바보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629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20 올린이:광황 (신충 ) 99/01/18 00:04 읽음:2348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란테르트는 그렇게 그냥 가버리는 소녀의 뒷모습에 대고 입을 열었 다. "알았다, 시나...." 아왈트는 란테르트라는 말에 돌연 몸을 벌떡 일으켰고, 알았다라는 란테르트의 말에 입을 열었다. "란테르트!" 아왈트의 부르는 소리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돌려 다시 아왈트를 바라 보았다. "이제야 알아보시는 겁니까?" 란테르트의 말에 아왈트는 두말 않고 검을 뽑아 들었다. 그 검이 새 로 얻은 일노리안이라는 검인지, 아니면 원래 그가 쓰던 검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아무튼 꽤 넓은 날을 가진 대검에 가까운 중검이다. "뽑아라. 애송이자식!" 아왈트는 외쳤고, 란테르트는 무덤덤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뭐하냐? 어서 검을 뽑아라!!" 아왈트의 말에 란테르트는 천천히 몸을 돌려 두 무덤으로 시선을 던 졌다. "여기가.... 어디인지 아십니까?" 그런 그의 물음에 아왈트는 순간 이상한 느낌을 받으며 입을 열었다. "설마.... 프넨티아?" 의외로 단순한 인간이었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의 대답에 후훗.... 하는 작고 나지막한 웃음을 웃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전혀 감정이 섞이지 않은 목소리 로 아왈트에게 입을 열었다. "수이브렛 자매가.... 잠들어 있는 곳입니다." 아왈트는.... 란테르트의 말에 검을 놓쳤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그는 뛰듯 달려 란테르트 바로 앞에 있는 무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는 발견했다. 에라브레.... 수이브렛.... 가엽고 아름다운 소녀.... 여기 묻히 다.... 아왈트는 이 비문을 다 읽자 마자 그 자리에 허물어지듯 무릎을 꿇었 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돌연 란테르트를 노려보더니 그 단단한 주먹으로 란테르트의 턱을 휘갈겼다. 그러나 란테르트를 맞추기에는 역부족으 로, 란테르트는 몸을 슬쩍 움직여 그의 주먹을 피했다. "이 자식!! 잘난 척은 혼자 다하더니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 왜.... 왜 수이브렛 양이 이렇게 된 것이냐?" 아왈트는 이렇게 말하며 하나 밖에 없는 주먹을 재빠르게 휘둘러 란테 르트를 공격했지만, 란테르트를 맞추지는 못했다.. 이러한 그의 공격은 란테르트의 주먹이 그의 복부에 꽂힘과 동시에 끝났다. "저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란테르트는 감정이 절제된, 하지만 절제하였다는 것이 너무나도 확연 히 느껴지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고, 아왈트는 마른기침을 몇 차례 컥컥 거리며 바닥에 쓰러져서는 바닥을 한참동안 내려다보았다. "어쩔 수 없다?.... 그따위 말 한마디로 끝날 일인 것이냐? 이 머절 한 자식아.... 그렇게나 우유부단하니.... 네가 그렇게 우유부단하니 수이브렛 양이...." 아왈트는 두 팔을 바닥에 집고 두 무릎을 꿇은 채 이렇게 중얼거리다 가 마지막 말에 돌연 울컥 눈물을 쏟았다. 이러한 그의 모습은 란테르 트로써도 예상외의 것이었다. "비러먹을 자식....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가 안주하고 싶었던 여 자인데.... 비러먹을 자식.... 넌 그 정도도 못지켜낸거냐? 너 따위 것.... 너 따위것 때문에 수이브렛 양이.... 이렇게 된 거야!...." 란테르트는 그런 아왈트의 말에 반박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 다. 정말.... 그런지도 몰랐다. 처음부터 자신이 이 두 자매와 만나지 않았더라면.... 란테르트는 다시 무덤을 바라보았고, 아왈트는 잠시동안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다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소매로 눈가를 한차례 닦아냈 고, 그는 조용히 바닥에 떨어져 있는 자신의 검을 챙겼다. "란테르트.... 라고 불러도 되나?" 아왈트가 물었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다. "후우.... 크림슨 아이즈가 된 것도 그녀 때문인가?" 아왈트가 다시 물었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가?...." 아왈트는 이렇게 말하며 검을 휘둘러 바닥을 강하게 내려 쳤다. 동시 에 챙강 소리가 나며 검이 두 동강 나 버렸고, 아왈트는 그 모습을 무 덤덤한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이제.... 너 따위에게 복수할 필요는 없어졌군.... 나 따위는 팔을 잃었고.... 너 따위는 그녀를 잃었으니...." 굉장히 이상한 말투였으나, 란테르트는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아왈트는 잠시 고개를 돌려 주위를 찬찬히 살폈다. 아마도 이 풍경을 기억해 두려는 모양이었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무덤 뒤에 서 있는 한 그루의 나무를 바라보았다. "저건 무언가?" "베니아 나무입니다." 란테르트의 말에 아왈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베니아 나무는.... 봄이 되면 조그마한 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흡사 눈이라도 내린 듯.... 아 니, 나무 전체가 아예 눈이 되어 버린 듯.... "꽤.... 쓸 만 하겠군.... 베니아 나무라.... 수이브렛양도 이곳을 좋아하겠지.... 나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상한 아가씨였 으니까...." 아왈트는 이렇게 말하며 몸을 돌려 떠나려 했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 의 뒷모습에 이렇게 말했다. "당신에게도.... 그녀를 라브에라고 부를 정도의 권리는 있는 듯 보 이는군요.... 그녀를 이렇게나 사랑하고 있으니...." 이것은 란테르트가 느낀 그대로였다. 차라리.... 그때 에라브레가 아 왈트에게 갔다면 어땠을까?.... 적어도.... 지금보다는 낫지 않았을 까?.... 란테르트의 이 말에 아왈트는 걸음을 멈춘 채 입을 열었다. "시끄럽다, 멍청이.... 나같이 더러운 자식이 무슨 사랑은 얼어죽을 사랑이냐?.... ...라브에? 그 따위 이름은 모른다.... 수이브렛양은 내게 자신을 수이브렛 양이라고 부르라고 이야기했었다. 후후후.... 그녀가 내게 허락한.... 이름이 바로 수이브렛양 인 것이다...." 아왈트는 이렇게 말하며 언덕 아래로 걸음을 옮겼고, 란테르트는 그 런 그의 뒤에다 다시 한차례 질문을 던졌다. 에라브레에 대한 추억을 공유한 사람이기 때문인지.... 아왈트에게 알 수 없는 동질감 같은 것 이 느껴지는 그였다.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이 란테르트의 마지막 물음에 아왈트는 다시 걸음을 멈추었다. "어디로?.... 글세.... 이제는 어디로 가야 하는 거지?...." 이렇게 몇 마디 중얼거린 아왈트는 이내 발을 때었다. "그 따위것.... 나도 모른다...." 란테르트는 더 이상 그를 불러 세우지 않았다. 아왈트는 빈 검집을 달랑 허리에 찬 채로 터덜터덜 언덕을 걸어 내려 갔다. 아쉬운 듯, 한참이나 떨어졌을 때 그는 한차례 뒤돌아 언덕 위 를 바라보았으나, 끝끝내 걸음을 멈추지는 않았다. 그것으로 끝이었 다. 란테르트는 아왈트가 그렇게 사라진 후로도 한참동안 무덤 가에 서 있다가 시나의 두 번째 독촉을 받았다. 이 진 보라색 단발머리의 아가 씨는 란테르트의 앞에 와서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당당하고 또 사납게 생긴 외모와는 딴판으로 굉장히 조용한 행동이었다. "저.... 어서 점심을 드시러 오세요...." 흡사 트레시아가 이카르트 앞에서 다소곳(?)한 모습으로 있을 때와 같은 분위기이다. 란테르트는 그런 시나의 독촉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뒤를 쫓았다. 언제나 그렇듯 란테르트는 이 집에 오자마자 이곳에 들렸기에 아직 채 짐도 풀지 않은 채였다. 시나는 반보쯤 앞서 걸었고, 란테르트는 그녀의 대각선 뒤로 조금 떨 어진 곳에서 그녀를 쫓았다. 무덤이 있는 곳에서 에티콘 저택의 후원 까지는 대략 50휴리하(1휴리하=약 1미터)쯤 떨어져 있었다. 시나는 지금 자신의 뒤를 걷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 다. 적어도 이 일곱 대륙 안에서 크림슨 아이즈가 누구인지를 모르는 사람은, 둘중 하나라고 볼 수 있었다. 하나는 너무 어려 설명을 해 주 어도 알아들을 수 없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귀머거리에 벙어리, 그 리고 글자까지 몰라 아예 설명을 해 줄 수 없는 사람. 이 둘에 속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를 모르겠는가? 이러하니.... 시나가 그를 무서워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편이 이상 한 것이다. 그렇다고 란테르트가 특별히 시나를 다정히 대해 주는 것 도 아니고.... 기껏해야 1년에 서너 차례쯤 들려 얼굴이나 잠시 보고 헤어지니 친해지려야 친해질 수가 없었다. 게다가 시나는 란테르트와 두 수이브렛 자매에 대한 이야기를 알지 못하였다. 단지, 저 무덤의 주인이 집안에 걸려있는 초상화의 주인공 이고, 그녀들과 란테르트가 매우 친한 사이였다는 것 정도가 그녀가 아는 모든 것이었다. 칼슨도 엘라도 두 자매에 대한 이야기는 잘 꺼내 지 않았고, 집안의 다른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못했던 데다가 함부로 이 야기를 꺼낼 일도 아니었기에 입을 다물고 있었다. 시나는 이렇게 앞서 걸으면서도 이 뒤에 있는 남자가 갑자기 자신을 죽이면 어쩌나 하는 마음까지 일고 있었다. 그렇게 몇 걸음을 옮기는 사이 란테르트가 입을 열었다. "8개월 만인가?...." 그의 말에 시나는 돌연 걸음을 멈추며 예? 하고 반문했다. 긴장해서 인지 목소리가 심하게 떨렸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슬쩍 미소지으며 다시 말했다. "이곳에 들린지 8개월 만인 것 같구나...." 그의 말에 시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8개월 만이세요...." "그렇군...." 란테르트의 이 말을 끝으로 대화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고, 시나는 다시 앞에서, 그리고 란테르트는 뒤에서 걸어 에티콘 저택에 도착했 다. 식당에는 네명이 먹을만한 음식이 준비되어 있었고, 각각의 자리에 칼슨 및 엘라, 그리고 시나와 란테르트가 자리를 잡았다. "아까 그 사람은 누구인가? 처음 보는 얼굴이었는데...." 칼슨은 막 자리에 앉는 란테르트에게 이렇게 물었고, 란테르트는 그 의 물음에 간단히 답했다. "전에 알았던 사람입니다.... 라브에와도...." 그의 말에 칼슨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엘라는 약간 놀랐다는 듯 란테르트를 멍히 바라보았다. "그렇군...." 칼슨은 이렇게 말한 후, 이내 란테르트에게 입을 열었다. "그건 그렇고, 지난주에 있던 마을 수학제때, 우리 시나가 여왕의 자 리에 등극했었다네. 하하하!!" 칼슨은 분위기 전환도 겸해 란테르트에게 이렇게 말했고,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시나를 한차례 바라보며 한마디 축하의 말을 해 주었다. "대단한걸...." 시나는 이러한 란테르트의 칭찬이 얼마나 예외적인 것인 줄은 잘 모 른 채 역시 당신다운 칭찬이네요.... 라고 속으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뒤이어 엘라가 입을 열었다. "그보다.... 이번에도 역시 아무런 소득이 없었나요?" 그녀는 꽤나 동안으로 이제는 30대 후반이었으나, 여전 20대로 보였 다. 그에 반해 칼슨은 40대 후반으로 이제는 부부라기 보다는 부녀라 고 부를만할 정도가 되어있었다. 엘라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으나, 이내 한가지를 떠올리 며 등뒤에서 검을 하나 뽑아들었다. 바로 에르테일이었다. 화려하기로 대륙 3대 명검 중에 제일인 이 검 을 꺼내드는 순간, 약간 위축되어 있었던 시나마저 와, 하는 감탄 성 을 냈다. 란테르트는 검을 칼슨에게 건네 보였다. "에르테일 소드입니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검을 소개했고, 칼슨과 엘라의 얼굴에는 놀라는 표정이 가득 서렸다. 시나 역시 대륙 3대 명검에 대해서는 몇 차례 들 어보았기에 식탁에서 일어나 칼슨 가까이로 다가와 검을 바라보았다. "정말 에르테일 소드예요?" 시나가 물었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칼슨은 한참동안 검을 이리 저리 돌려보다가 시나가 달라는 손짓에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조심해!" 워낙 날카로운 검이기에 칼슨은 이렇게 한 번 주위를 주었고, 시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검을 들어 보였다. 하지만 에르테일은 대검에 가까운 중검으로 여자아이가 들기에는 꽤 버거운 것이었다. 칼슨은 그런 시나의 모습을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잠시 바라보다가 란 테르트에게 물었다. "이것으로도 불가능한 것인가?"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고, 칼슨은 음, 하는 신음을 내뱉었다. "하긴.... 애당초 쉬운 일이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그래, 이 다음에는 어디로 갈 생각인가?" 칼슨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시나가 건네는 검을 받아들어 검집에 넣으 며 대답했다. "마곡입니다. 루플루시카의 행방을 찾았습니다." 그의 말에 칼슨은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렇군...." 이 네 사람은 이러저러한 대화를 계속 나누며 식사를 마쳤고, 란테르 트는 식사를 마친 후 잠시동안 응접실에서 이야기를 더 나누다 몸을 일으켰다. 이미 행선지가 정해진 이상 그다지 오래 머무를 이유는 없 다. 칼슨과 엘라, 그리고 시나 이 세사람은 현관 밖에까지 나와 란테르트 를 전송했다. 칼슨, 엘라 이 두 사람과는 그럭저럭 8년간이나 친분을 쌓아왔다. 말투는 비록 딱딱했지만, 란테르트가 마음놓고 대할 수 있 는 몇 안돼는 존재들 중에 하나이다. "이번에는 꼭 성공하길 바라네...." 사실, 칼슨의 마음 같아서는 그가 마왕에게 복수하는 일 따위는 그만 두고, 그냥 자신의 집에나 머물렀으면 했으나, 그의 결심을 말릴 방법 이 없기에 그냥 이렇게 인사했고, 엘라는, "몸 건강히 지내세요." 라고 인사했다. "건강하세요...." 시나는 그냥 엘라의 말을 따라 이렇게 인사했다. 아무리 보아도.... 란테르트라는 인간은 호감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이었다. 란테르트는 이들 세명에게 의례적으로 고개를 끄덕여 답례한 후 저택 뒤쪽으로 끝만 살짝 보이는 베니아 나무를 한차례 바라보며 에티콘 마 을을 떠났다. 붉은 빛깔을 내는 베니아 나무의 잎들이 때마침 불어온 바람에 우수 수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이렇게 하루 밤이 지나면.... 두 자매의 무덤은 그 붉은 잎들로 살풋 뒤덮이리라.... 지난 8년 동안의 가을이 그러했듯이.... ------------------------------------------------------------------ 홍.. ^^ 계시판을 살펴보니, D&D에 대한 혹평이 올라왔던것 같더군요~ ^^ (이미 삭제해 버리셔서.... 전 못봤습니다.^^) 혹평에 대해 반론을 펴 주신분들... ^^ 저야 감사할 따름~~ ^^ 하지만.... 전 양쪽 모두에 찬성만 하기는 힘듭니다.^^ 지금 하텔은 난리가 아니더군요.^^ 어떤 작가분(아마도 순수문학을 하시는 분인것 같았습니다.)이 영도님의 드래곤 라자를 아마추어틱 한 글이라고 하심에... 물론 당연하게도 영도님 친위대 분들께서 극렬히 항의(항의라... 너무 순화시켰나?)를 하고.... 뭐 이렇게 이렇게 싸움이 번져나가 지금은 꼴이 말이 아닙니다.^^ 전 여기서 누구의 편도 아닙니다.^^ 공개적으로 아마추어틱이니 뭐니 하면서 깍아내리는 발언을 하신 분도... 또 그에 흥분해 그럼 니가 써봐라 조의 논리를 펴시는 분도.... 별로 보기 좋지는 않으니까요.^^ 전 비평이라는 것은 어떠한 것이든 환영입니다.^^ 지금 까지 DD가 받았던 비평은 거의 대부분이 잔혹한 혹평이었습니다.^^ 물론 받는 당시에는 기분도 상하고, 우울해지고, 자신감이 사라지는등... 많은 부작용이 있지만.... 조금 지난 후에 돌아다 보면, 스스로에게 많은 보탬이 된다는 것을 느낄수 있습니다.^^ 아무 논리도 없는, "너 왜 이따위로 글쓰냐???" 라는 평이라 하더라도, 그것 또한 저에게 도움이 됩니다.^^ 일단, 왜 이런 평을 받았나에 대해 스스로 생각을 하게 되고.... 그렇게 하다보면, 조금이나마 더 나은 글이 될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후후후... 물론, 그런 평을 한번 받을때마다 WP는 곤두박질을 쳐버리고... 에이그라는 패닉상태에 빠져서 한참동안 글을 못쓰게 되지만... ^^ 그래도 결과적으로 저에게 플러스 요인인것은 확실합니다.^^ 웅... 말이 두서없이 길어져 버렸는데....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비평을 하시는 분에게 드리는 말씀으로... 나의 이 비평이, 어느정도 객관성을 확보한, 진짜 비평이라 불리울 만한 것이다... 라고 생각한다면, 게시판에 올리는 것이 좋겠죠.^^ 다만 그 양은 적어도 5페이지 이상은 되야 할것입니다. 설마, 책으로 6권 이상이나 되는 내용에 대한 비평이 고작 20여줄로 끝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아니겠죠??? "이 글이 후졌다." 라는 평을 하고 싶다면, 적어도 후진 부분에 대한 조목을 들고, 또 왜 그부분이 후졌나 등등의 논거를 들어야만 그것을 비평이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것이 아닌, 감상에 가까운 비평의 경우에는, 아얘 감상딱지를 붙여 게시판에 올리시던지, 글장이 놈에게 욕이라도 한마디 해야 후련하겠다 싶으시면 저에게 개인적으로 메일을 보내 주세요.^^ 말머리는 [AGRA]구요..^^ 그리고... 다른 하나.... 제 글을 읽어주시는 위대하시고 영명하신 게다가 자비심과, 요새는 인내심까지(^^) 갖추신 독자 분들께 드리는 말씀인데.... 누군가 DD에 대한 혹평을 올렸다 하더라도.... 지나치게 그에 반응하지는 말아 주세요.^^ 어느정도 이상 독자를 확보한 글은.... 이제 어느덧 팬이라 불리울 만한 사람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앗. 건방~~ ^^) 그리고, 그 팬이라 불리우는 사람들은, 일단 어느정도 자신이 좋아하는 글에대해 치우친 사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혹평이 올라오면, 아니 저XX가 무슨 헛소리야? 라는 반응을 할 가능성이 크죠.^^ 물론, 저야 좋습니다. 아, 지편 들어주겠다는데 싫어하는놈 봤습니까?^^ 다만... 곁에서 방관자적 입장으로 살펴보면, 그럼, 인기있는 글에는 칭찬만 해야 하는거냐? 한마디 말잘못이라도 하면, 이사람 저사람 뭐라뭐라 한마디씩 하고.... 아무리 인기있는 글이라도 분명 잘못된 점이 있는것이 아니냐? 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혹평이 너무 지나쳐 이 에이그라가 가련해 보인다면.... 게시판에 혹평을 다시 혹평하는 글을 올리지 마시구..^^ 그냥 쪽지나 메일로, 죽지 말아라. 자살하지 말아라. 꿎꿎히 살아야지!! 글이나 빨리 올려라...(--;;;) 등등을 보내 주세요.^^ 에궁... 별 쓰잘떼기 없는 글이 길었습니다.^^ 혹시 페이지만 보고.... 아, 이놈이 오래간많에 쪽수 많은 글을 올렸네~~ 하고 좋아하셨던 분께,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그럼..^^ 팔불출 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630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21 올린이:광황 (신충 ) 99/01/18 00:04 읽음:2427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아르페오네가 돌아오지 않자 란테르트는 슬슬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 다. 아르트레스야 뭐 라미에라가 무서워서 못 돌아온다 치면 그만이지 만, 꼼꼼한 아르페오네라면 결코 쓸데없는 이유로는 늦게 돌아오지 않 을 터인데.... 한편 그 아르페오네는.... 마계의 수도 엘비니움 중앙, 허공에 세워져 있는 하나의 탑. 그곳의 중간층쯤에는 아르페오네가 기거하는 곳이 있다. 물론, 자신 의 그 방에 있는 시간보다는 이카르트의 곁에서 앉아있는 경우가 훨씬 길었지만 어찌되었건 자신의 방은 자신의 방이다. 방은 단조로웠다. 파란색을 꽤 좋아하는지, 벽지는 은은한 청색을 띄 고 있었고, 가구의 전체적인 색조도 푸른색과 흰색을 병령시킨 것이었 다. 하긴.... 침대와 장식 없는 책상, 그리고 그 위의 콘솔이 방안에 있는 가구의 전부였지만.... 막 샤워를 마친 그녀는 그대로 몸을 건조시킨 후 사제 복으로 몸을 감쌌다. 다시 란테르트에게로 돌아가야 한다. 이번 임무는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단독으로 정령들의 땅으로 잠입 하여 그곳으로 달아난 한 마족을 찾아 죽여야 하는 일이었는데.... 일 을 마치고 돌아오는 도중 재수 없게도 정령들에게 들켜 한바탕 싸움을 치루어야 했다. 운이 좋아, 때마침 마계로 아르트레스가 돌아와 있어 별 일없이 끝날 수 있었지만.... 아르페오네가 샤워를 한 이유도 이것이었다. 그녀 급의 마족들은 목 욕을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물론, 아르트레스처럼 스스로가 좋아서 목욕을 한다면야 말릴 이유는 없었지만, 모든 몸의 상태를 완벽하게 유지할 수 있는 그들로서는 불필요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정령의 피와, 디아들의 체액.... 이것은 그러한 아르페오네 마저도 더럽힐 수 있다. 아르페오네는 옷을 모두 갖춰 입은 후 탑의 최상층은 아르카이제의 방으로 공간이동을 했다. 그리고는 공손히 무릎을 꿇었다. "이제야 보고 드립니다.... 나크젤리온 님께서 내리신 명령, 성공적 으로 수행했습니다. 도중 작은 문제가 일어났으나, 아르트레스님께서 도와주셔 간신히 수습할 수 있었습니다." 이카르트는 언제나와 마찬가지의 모습으로 서쪽의 기둥에 앉아 있었 다. 눈매는 고요했고, 표정은 차분했다. 아르페오네가 좋아하는 그 모 습 그대로였다. "수고가 많았구나...." 이카르트는 조용히 입을 열어 아르페오네에게 이 한마디를 해 주었 고, 아르페오네는 그의 이 말에 귓볼까지 살짝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이카르트 님께서 부탁하신 일에 대한보고 입니다. 란테 르트 님은 에르테일이라는 뛰어난 검을 새로 얻으셨고, 그 이후로 지 금까지 별다른 일없는 시간을 보내고 계십니다. 몇 일전 로렌시아라는 위다의 공주와 만나 그녀가 부탁한 일을 한가지 해주신 듯 합니다. 대 가로 무언가를 받은 것 같은데, 지금으로써는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 다." 그녀의 보고에 이카르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로렌시아라...." 그러고 보니.... 그 로렌시아라는 공주를 만난 그 날 저녁의 연회에 서.... 이카르트는 옛생각에 잠시 잠겨 있다가 후훗, 하는 웃음을 웃었다. 이제와 생각해 보니 꽤 재미있는 추억이었다. 그 자리에 남아서 란테 르트의 표정을 조금 더 살펴보았어야 했는데.... 무슨....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다고.... 그리 급히.... 마계로 돌아 왔었는지.... 아르페오네의 보고는 이어졌다. "그리고.... 저의 정체는 이미 란테르트 님에게 눈치 채어진 것 같습 니다. 예상외로 아르트레스님을 설득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그녀의 말에 이카르트는 잠시 고개를 돌려 아르페오네를 바라보았다. "그런가?.... 할 수 없지...." 아르페오네는 이카르트가 자신을 돌아다보자 고개 숙이며 입을 열었 다. "제 입으로 정체를 밝히지는 않겠습니다." 아르페오네의 이 말에 이카르트는 답하지 않은 채 자신을 향해 고개 숙인 아르페오네를 가만히 응시하였다. 아르페오네는 이카르트의 반응이 오늘은 약간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 고,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아닌게 아니라 얼굴에 근 심이 드리워져 있는 듯 보였다. "아르카이제님...." 아르페오네는 이렇게 그를 불렀고, 이카르트는 시선을 그녀에게로 옮 겼다. "무슨.... 근심이라도 있으십니까?" 아르페오네가 물었고, 이카르트는 그녀의 물음에 한숨을 한차례 내 쉬었다. "글쎄다...." 이카르트는 이렇게 힘없이 답했고, 아르페오네는 그런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르카이제님.... 어떠한 일이라도.... 돕고 싶습니다." "후훗.... 건방지구나...." 아르페오네의 말에 이카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고개를 밖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천천히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 네가 도울 수는 없는 일이다. 몇 일전부터 이 생각이 떠오 르더구나.... 만약.... 만약 란테르트 그가, 나크젤리온 님을 찾아 왔 을 때.... 그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네 생각은 어떻지? 아이 야.... 너라면 어떻게 하겠느냐?" 사실, 이카르트는 이렇게 물으면서 아르페오네가 할 대답을 이미 예 상하고 있었다. 그녀라면 당연히, '란테르트 님을 죽여야 합니다.', 혹은 조금 더 순화시켜, '란테르트 님을 그분의 앞에 나서지 못하게 하여야 합니다.' 정도 선에서 대답을 할 것이다. 그리고 아르페오네의 대답은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분께서.... 나크젤리온 님께 갈 수 없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이, 그분을 보좌하는 아르카이제 님의 의무입니다." 그녀의 말에 이카르트는 쓴웃음을 지었다. "의무란 말인가?" 아르페오네는 그의 말에 고개를 조아리며 "예."라고 답했고, 이카르 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의무.... 그것이 나의 의무였지...." 아르페오네는 이카르트의 이러한 반응에 잠자코 고개를 조아린 채 있 었고, 이카르트는 시선을 밖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 다. "그는.... 나에게 굉장히 소중한 사람이다.... 이루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그리고.... 나크젤리온 님 역시.... 그와는 다른 의 미에서 내게 의미 있는 분이시다.... 그분은 나의 아버지이시며.... 나의 신이시다." 이카르트는 여기까지 말하고는 잠시 입을 다물었고, 뒤이어 짧은 한 숨을 휴, 한차례 내쉬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한 란테르트가.... 나크젤리온 님을 찾아 왔을 때.... 나는 어 떻게 해야 하느냔 말이다...." 사실, 이카르트가 고민하는 것은, 결코 나크젤리온이 란테르트에게 어떻게 될것같다, 따위가 아니었다. 란테르트가 나크젤리온에게의 복 수를 성공한다.... 그런 것 따위는, 나크젤리온도, 이카르트도, 아르 페오네도, 그리고 란테르트 본인도 믿지 않고 있었다. 이카르트의 고민은 간단했다. 언젠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란테 르트가 나크젤리온을 찾을 때의 일이다. 나크젤리온은 분명, 란테르트 가 원하기만 한다면 언제든지 강림 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그보다 한발 앞서 란테르트를 만나야만 한다. 그것이 흑염의 기사, 자신의 의 무인 것이다. 그리고 그때.... 자신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르페오네의 말대로 자신은 그 란테르트라는 인간을 죽여야만 할 의무를 가지고 있 다. 자신이 실패할 경우에야 나크젤리온이 친히 강림하게 되는 것이 다. 하지만.... 그것을.... 그것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그 반대로.... 고의로 그를 통과 시켜 준다면.... 그것은 그를 대놓 고 돕는 일이다. 아무리 자신이 나크젤리온의 유일한 피조물이라고는 하지만.... 그리고, 마계에서의 자신의 위치가 매우 중요하다고는 하 지만.... 그렇게 될 경우에는.... 소멸되고 만다. 자신이 소멸되는 것 정도는 사실 별 것 아니다. 자신을 위해 목숨까 지 바치려던.... 나크젤리온의 명령을 받고 고민하는 자신을 위해 잠 시의 주저도 않고 스스로의 목을 검으로 그으려하던 그를 위해 죽는 일인데.... 뭐 그리 대수이겠는가? 다만.... 자신이 소멸할 경우에는.... 사실상 마계를 지탱하고 있는 것은 나크젤리온이 아닌 아르카이제이 다. 물론, 모든 마족중 가장 강한 것은 나크젤리온이지만, 그는 이 마 계의 일에는 그다지 크게 관여할 수 없다. 현재 신계에서의 마신과 선신 사이의 세력 비는 비교조차 할 수 없게 벌어져 있다. 중립신인 여섯 신들은 차처하고더라도, 기타의 선신 세 력은 나크젤리온의 세력을 능가하고도 남았다. 나크젤리온이 9번째 땅의 일에 개입하게 되면 그들 역시 그렇게 할 것이고, 그렇게 될 경우에는.... 그 때문에 이 마계의 중추는 사실상 아르카이제였고, 그런 그가 소멸 이라도 당하게 되면, 그의 세 아이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마족들 거의 모두가 함께 소멸하게 될 가능성이 컸다. 이카르트가 고민하는 점은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자신의 손으로 란 테르트를 죽일 수도.... 그렇다고 그를 도와 나크젤리온에게 검을 들 수도 없다. 전자의 것은 마음이 허락하지 않고, 후자의 것은 머리와, 자신의 피가 허락지 않는다.... 이 딜레마에 한 번 빠지자, 이카르트는 무기력증에 빠져 버렸고, 지 금 또한 그러한 중이었다. "복잡하기 짝이 없구나...." 이카르트는 다시 한차례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중얼거렸고, 아르페오 네는 그저 땅을 바라보며 잠자코 그의 말을 들을 뿐이었다. 사실, 그 녀의 입장에서는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란테르트라는 인간이 어떻단 말인가? 그저.... 인간일 뿐.... 저대로 두어도 4, 50년 후에는 죽어 버릴 그러한 존재 아닌가? 건강상태까지 감안해 본다면 2, 30년이 고 작일 듯 보였다. 그녀는 인간 때문에 이렇게 까지 고민하는 이카르트의 심정을 알 것 같으면서도 알 수 없었다. 이카르트는 잠시 이러한 혼잣말을 중얼거리다 이내 아르페오네를 바 라보았다. "아!.... 역시 괜한 이야기를 했구나.... 그럼, 어서 가 보거라...." 그의 말에 아르페오네는 고개를 들어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다시 고 개를 깊이 숙여 인사하며 공간 저편으로 사라져갔고, 이카르트는 한참 동안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밖으로 돌리며 중 얼거렸다. "복잡해.... 너무나...." 이카르트는 이 말을 중얼거리다 순간 어떠한 것에 생각이 미치었다. "후후후.... 복잡하다라.... 언젠가.... 예전에 그가 매일같이 하던 말인데...." 그러고 보니, 에라브레의 뒤를 쫓을 때, 란테르트가 입버릇처럼 내뱉 던 말이었다. 이카르트는 그러한 것을 떠올리고는 자신도 모르게 감상 에 젖어 잠시동안 멍하니 있었다. "역시.... 네가 옳았던 모양이다.... 란테르트...." 이카르트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반쯤 눈을 가리며 흘러내려온 앞머리 를 쓸어 올렸다. 이럴 때 바람이라도 불어 주면, 마음이 풀리련만.... 엘비니움의 밤은 고요하기가 이를 데 없다.... ----------------------------------------------------------------- 우앙....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도 오락이 많은 것이냐??? 흐억.... 얼어죽을 스타크랑.... 비러먹을 FF5, FF6.... 이러다가 다시 공장 부도나는것이 아닐까??? --;;; 웅... 아... 그보다.... 요새같아서는 공장 때려치고 임모모님처럼 가내수공업으로 가고 싶군요. 데이트 펑펑 하며, 놀기는 놀만큼 놀면서.... 어떤놈 12연참 할때보다.... 단지 6참 했을때 더 많은 반응이....^^ 누구 12연참 했을때는... 왜 도배하구 앉았냐? 라는 글 하나와 5, 6개쯤 되는 글들이 게시판에 올라왔을 뿐이지만... 그 단 한번의 5 + 1 연참으로.... 30개가 넘는 관련글들이... 쿠후후... ^^ ^^ 암튼, 열씨미 써서 공장 부도는 막아보겠습니다.^^ 어서어서 DD를 끝내야 하는데.... 다시한번 이를 갈자!! 200화 넘는 글은 자제하는거야!!^^ 그럼.. ^^ 팔불출 수룡 아그라가~~ ^^ **팔불출--> 자식자랑, 마누라 자랑은 팔불출이다!! 라는 속담(?)에서 볼때, 지가 쓴 글을 그냥 헤벌쭉 좋아하는 아그라는 팔불출이다!! 라는 결론에 도달.... 그렇게 채용한 수식업니다.^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80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22 올린이:광황 (신충 ) 99/01/19 07:32 읽음:2282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이곳까지 왔으니.... 한 번 들리지 않을 수 없다. 언제나 위다 남부지방을 지날 때마다, 란테르트는 두군데에 들리곤 했다. 한곳이 바로 사피엘라, 에라브레, 이 두 자매의 무덤이고, 다른 한곳이 바로 클라린스가 사는 그라난 마을이다. 지금처럼 마곡으로 향할 때는, 걸어야할 거리가 100휴하(1휴하=약 1 킬로미터)에서 250휴하로 확 불어버리지만.... 그래도 얼마 되지 않는 자신을 생각해 주는 사람이 아닌가? 그라난 마을은 예나 지금이나 한적하고 조용하다. 무슨 잘난 무역 로를 낀 것도 아니고, 사람 득시글대는 신전 곁에 위치하지도 않았다. 전형적인 위다 남부의 마을로, 다른 것을 굳이 들라고 한다면, 겨우 10휴하 정도 남쪽에 있는 바다 정도일 것이다. 종종 날씨 좋고 남풍이 불때면, 바람에 소금 내가 섞이기도 한다. 리오 노인은 결국 세운 모양이다. 그 하르의 기사 2 비석을.... 란테르트는 4년전 쯤 보이기 시작한 이 자신을 위한 기념비를 보면 서, 늘 쓴웃음을 짓는다. 일단 그 하르의 기사 2 라는 이름에서 느껴 지는 유아적인 느낌이 그러했고, 왠지 멀쩡히 살아있는 자신을 위한 기념비라는 것이 더더욱 쓴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옹기종기와 띄엄띄엄의 중간쯤의 간격으로 서 있는 집들중, 마을회관 동쪽 끝에 있는 집이 바로 클라린스의 집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바겔 제울란이라는 남자의 집이었다. 11월도 2일이다. 이제부터의 계절은 허울뿐인 가을이다. 앞마당에는 아직까지도 소국이 조막조막한 머리를 올망졸망 서로 기대어 추위를 견디고 있었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애처롭기 짝이 없었다. 시간은 대략 아침과 점심 사이.... 10월 중순의 수확기가 끝나고 1년 중 가장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터이다. 란테르트는.... 피로 더러워진 발의 먼지가 이 조용하고 아담한 짐 앞마당에 떨어질까 저어하며 조심히 발을 디뎠고, 그렇게 몇 걸음 지 나지 않아 현관에 도착했다. 순간, 하하하, 하는 한 사내아이의 웃음 소리와, 쿡쿡 거리는 여자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란테르트는 그러한 소리에 문을 두들기려던 손을 멈춘 채 잠시 안에 귀를 기울였고, 그때 약간은 거친 듯한 한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글세, 그래서 말이지.... 다이즐은 멧돼지에게 쫓겨 미친 듯이 산 속을 달렸고, 우리들은 그 멧돼지를 쫓아 멧돼지만큼이나 미친 듯 달 렸지 뭐야." 아마도 사냥에 다녀온 이야기를 하는 모양이었다. 바겔은 본래 용병 출신으로, 종종 옛 생각이 날 때마다 사냥을 나가곤 했다. 아마, 사람 의 피가 그리워.... 짐승의 피라도 대신 마셔야 하는 모양이었다. 그 래도.... 그는 잘 참아내는 편이다. 보통의 은퇴 용병들은 술, 계집, 도박 이 셋중 하나에 미치거나 자살하기 마련인데.... 사실 용병이라는 존재들은.... 죽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었다. 살 수 있을 때까지, 그 무언가를 위해 목숨을 담보로 돈을 벌고.... 죽는 동 시에 그 죽음에 대한 보상금을 그 무언가 에게 보내주는 것으로 생을 마치는 법이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요?" 로인이 성급히 물었다. 이제.... 아마 12살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곧 13살이 될 터이고.... 지난번.... 그러니까 8개월쯤 전에 들렸을 때, 한창 검을 배우기 시작한 듯 했었는데.... 바겔이라는 사람의 검 솜씨도 꽤 쓸만하니.... 자기 몸 보호 정도는 할 수 있을 만큼 검을 익힐 수 있을 것이다. 로인의 말에 바겔이 큰 소리로 이야기를 했다. "그야 물론 그 녀석을 잡았지!! 동료중 한 명이 활을 쓸 줄 아는 데.... 서너 시간을 달려 지친 멧돼지 녀석에게 활을 쏘았어. 다행히 뒷다리 힘줄에 맞았고, 그 녀석은 단번에 지치며 바닥에 쓰러졌지.... 하긴.... 그러고 보니 이번 사냥은 거의 그 녀석 혼자 했군.... 처음 멧돼지의 허리에 화살을 밖아 속도를 느리게 한 것도 그였는데...." 이 말에 로인은 다시 하하 하고 웃었다. 무엇이 우스운지는 몰랐지 만, 우스운 모양이다. 란테르트는 잠시 이렇게 서서 세 사람의 대화를 듣다 보니.... 왠지 안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마음이 사라졌다. 모두가 건강한 것을 확인한 이상.... 쓸모 없이.... 아니, 쓸모 없는 불청객이 불쑥 끼여들 이유 같은 것은.... 없었다. 란테르트는 이런 생각에 몸을 돌리려 했으나, 바겔이 용병이었다는 사실과, 그가 사냥 경험이 많다는 점을 간과했다. 그림자가 창가에 비 침에, 바겔은 "누구십니까?" 라고 외쳤고, 란테르트는 이대로 그냥 떠 나기도 무엇해 입을 열어 대답했다. "란테르트입니다...." 동시에 우당탕 하는 발소리가 여럿 들렸고, 바겔과 클라라, 로인이 세사람이 동시에 문을 열어 젖혔다. 물론, 문의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연 것은 바겔이었으나, 어찌되었건 세사람은 동시에 란테르트 앞에 섰 다. 바겔은 조금 더 나이를 먹었으나, 아직 30대였다. 붉은 수염을 근사 하게 기른 그는, 예전 처음 란테르트와 만났을 때에 비하면 훨씬 말쑥 해져 있었다. 부시시하던 머리칼도 단정히 다듬어져 있고.... 역시 이 것이 홀아비와 가정을 가진 남자와의 차이인 모양이다. 클라라의 몸에는 작은 변화가 있었다. 아니, 큰 변화였다. 배가 나왔다. 살이 쪘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부지런한 그녀가 살이 찔 겨를이 어디 있겠는가? 바겔의 아이를 밴 것이다. 이제 서른 세살 인 그녀는 너무 나이가 많은 것이 아닌가, 라는 걱정을 조금 했으나, 그래도 새 남편에게 이 정도 선물은 해 주어야 할 것 같았기에.... 꼬마 로인은 이제 어엿한 소년이 되어있었다. 키도 전보다 훨씬 자라 란테르트의 가슴에 닿을 듯 했고, 밝은 금발과 녹색 빛의 눈동자는 이 전보다 훨씬 빛이 나는 듯 했다. 아마도 아버지가 생긴 덕이 아닌가 싶다. 이 단란한 세 가족의 모습에 란테르트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아마 일생동안.... 그가 연출한 연극 중 비극이 아닌 것은 클라라 이야기 하나 정도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란테르트의 이 미소는, 로인의, "아, 란테르트 삼촌!!!"이라 는 외침과, 바겔의, "어서 오게, 란테르트."라는 말, 그리고 클라라의 "란테르트...." 라는 중얼거림, 이 셋이 거의 동시에 터져나온 그 시 점보다도 조금 빠르게 사라졌다. 미소짓는 자신에게 순간 몸이 떨릴 정도의 혐오감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세 사람의 인사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여 대꾸했다. "오래간 만입니다." 그리고는 자신에게 달려들어 안긴 로인의 머리를 한차례 쓰다듬으며 바겔과 클라라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축하드립니다. 언제쯤 출산 예정인가요?" 란테르트의 말에 클라라는 얼굴을 살짝 붉히었고, 바겔은 허허, 웃으 며 답했다. "4개월 후라네. 아, 그보다 어서 안으로 들어오게. 이번엔 하루쯤 묵 어가게나.... 언제나 왔다가 식사 한끼도 제대로 않고 그냥 가버리 니...." 그의 권유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천천히 가로 저었다. "아닙니다.... 곧 떠나야 합니다." 란테르트의 말에 세 사람은 대뜸 실망한 기색을 띄었다. "그런가? 차라도 한잔 마시고 가지 그러나?...." 바겔은 다시 한차례 권했으나,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사실, 그다지 바쁘거나 하지는 않았다. 바쁘다면 바쁘고.... 또 그렇 지 않다면 그렇지 않은 나날이 아닌가? 다만.... 만약 이대로 들어가 차를 마신다면.... 점심 권유를 거절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나면, 저녁 식사 권유를 뿌리치기 힘 들 것 같았고.... 비단 클라라의 집뿐만이 아니었다. 에티콘에 있는 칼슨의 집도.... 그리고 이곳 그라난에 있는 클라라의 집도.... 란테르트에게는 너무나 편한 곳이었다. 하지만.... 두곳 모두 오래 머물지는 않았다. "지금 곧 가보아야 합니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잠시 4개월 후에 태어날 아이를 위해 무엇 을 해 줄 것이 없나를 생각해 보다가 이내 한가지 물건을 떠올렸다. 언젠가 소피카 아드라르 성에서 전에 자신과 계약했던 사람이 선물로 준 물건이다. 란테르트는 가방을 뒤져 한 뼘이 채 못되는 조그마한 물건을 꺼내들 었다. 적갈색 손잡이의 주머니칼이었다. 하얀 눈송이 문양이 유난히 튀는.... 란테르트는 그 칼을 바겔에게 건네주었다. "미리 주는 선물입니다.... 아이의 미래에.... 행운이 있기를...." 란테르트는 관용구대로, 아이의 미래에 데로드 님의 가호가 있기를, 이라고 말하려다 그냥 행운으로 말을 바꾸었다. 어찌되었건.... 그 데 로드라는 신은 란테르트 자신을 싫어하는 듯 하고.... 자신이 그의 이 름을 입에 달았다가는 무슨 재앙을 내릴지도 모르니 말이다. 바겔은 란테르트가 건네는 조그마한 주머니칼을 받아들었다. 확실히 디자인이나 정교함이 보통을 훨씬 넘는 물건이었다. "정말 고맙네!" 바겔은 란테르트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이렇게 말했고, 클라라 역시 몹시 고마워하는 표정이었다. 이제 겨우 12살인 로인은 이러한 모습에 투정을 부릴 만도 하건만, 어려서의 고생 덕인지 생각이 깊은 편으로, 오히려 즐거워했다. 란테르트는 그래도 로인이 조금 걸렸는지 그의 머리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다음에 들릴 때는.... 네게 맞는 검을 구해다 줄게." 로인은 란테르트의 이 말에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란테르트는 다시 한차례 더 안으로 들어갈 것을 권하면 그에 따를 것 같은 몸이 걱정이 되어, 이쯤 인사를 건넸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혹시.... 살아서 다시 이곳을 지날 때면 꼭 들리겠습니다." 바겔도, 클라라도 더 이상 권하지 않았다. 단지, 섭섭한 기색만을 띌 뿐.... 크림슨 아이즈라는 악명이 높아져 감에 따라.... 그리고 그럼에 따라 점점 지쳐가고, 또 차가워져 가는 동생을 볼 때마다.... 클라라는 마 음이 아파 왔으나, 그를 말리지 못했다. 세 사람의 서운해하는 모습을 보며, 란테르트는 몸을 돌렸다. "건강하거라...." 라는 클라라의 인사를 위시하여, 약간은 진부한 바겔의, "뜻한바 꼭 이루게...."라는 인사와, "꼭 다시 돌아오세요."라는 로인의 인사까 지.... 세사람의 인사가 란테르트의 등뒤에 들렸다. 그 인사에 란테르 트는 잠시 발걸음을 멈춰 그들을 돌아다보았다. 소담스런 집을 배경으 로 서 있는 단란한 가족의 모습이란.... 란테르트는 그네들의 모습에 부러움을 느꼈다. 분명 부러움이었다. 가슴 한구석이 따듯해지며.... 자신의 곁에는 사피엘라가 서 있고.... 라브에.... 음.... 그녀는 아 직 결혼을 하지 않아 자신의 집에 함께 살고.... 한명.... 혹은 두명 의 아이가 자신들의 집 앞마당에 뛰어 놀며.... 그가 원했던 것은.... 성을 녹일만한 힘도.... 마왕을 쓰러뜨릴 만한 검도 아니었다. 다만.... 다만.... 한 채의 조그마한 집과, 자신에게 안정을 줄 가정을 원했을 뿐인데.... 어느 누구나.... 꿈이 아닌 현실 로써 당연히 받아들이는 그러한 것일 뿐인데.... 한차례 뒤틀리기 시작한 운명이라는 것은.... 란테르트는 모두를 향해 한차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작별인사였 다. 이번에 이렇게 떠나고 나면.... 어쩌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 자신은.... 검을 찾는 순간.... 이내 란테르트는 몸을 돌렸다. 앞마당까지 쪼르르 달려나와 인사를 건네는 로인을 뒤로하고.... 그는 그대로 마을을 벗어났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807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23 올린이:광황 (신충 ) 99/01/19 07:32 읽음:2442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클라라의 집을 벗어난지 3일.... 세이피나는 당연하지 않느냐는 듯한 표정으로 란테르트 일행(?)에 복귀했다. 그냥.... 크산트 항의 한 여관에서 하루 밤을 묵은 란테르트가 잠에서 깨어나 밖으로 나가려 할 무렵, 문을 똑똑 두들기는 누군가 있었고, 문을 열 어보니 세이피나가 서 있었다. 그래놓고 한다는 소리는.... "카이그라미온 님의 신탁을 모두 행한 후, 점을 쳐보니.... 란테르트 님이 이곳에 계신다는 점괘가 나왔습니다." 였다. 그건 그렇다고 치고.... 그럼, 위다의 북쪽 끝에서 남쪽인 이곳까지 직선거리가 거의 500휴하(1휴하=약 1킬로미터)나 되는 거리를 보름정 도만에 이동해 온 것은 어떻게 설명되는 것인가? 란테르트는 어떻게 이런 엉성한 변명이 세이피나에게서 나왔는지 이 해할 수 없었다. 처음부터 그랬다. 아무리 점에 대해 문외한인 자신이었지만, 엉터리 같이 점을 세차례 나 치다니.... 그것도 겨우 그렇게 얻어낸 결과가 '알 수 없다'라.... 어느 누가 보아도 엉터리 점술가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는 따라오는 이유가.... 카이그라미온인가 하는 정체 불명의 신의 뜻이라니.... 게다가 무료봉사.... 엉터리도 이런 엉터리가 없 다. 그뿐인가? 하루 3, 40휴하를 넘게 걸어도 지친 기색 하나 안 내비친 다. 한 15휴하쯤 걸으면 보통의 여자라면 슬슬 안색이 변하기 마련인 데.... 이 아가씨는 전혀 그러한 것이 없다. 이 정도라면 그녀가 그냥 점술가가 아니라는 것쯤은 누구나 눈치챌 수 있는 것인데.... 그렇다면 무엇 하러 자신의 정체를 감추는 것인 가?.... 하지만, 이것은 란테르트의 눈에서 본 것일 뿐이다. 처음 세이피나는 진짜로 한 번 점을 처 보았다. 그녀는 10번째 땅의 규칙으로 움직이는 점을 칠 수 있었고, 그러한 점은 세 번째 땅인 이 곳의 일을 거의 모두 알아맞힐 수 있다. 물론, 완전히 정확한 것은 아 니지만, 적어도 70퍼센트 이상의 정확도를 가진다. 그럼에도 알 수 없다가 나왔다. 차라리 틀리기는 쉽지만, 이렇게 알 수 없다라는 점괘가 나온 것은 지금까지도 단 한차례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한 번 밑보이기 시작했기에, 그 뒤의 이야기들이 억지가 되어 갔을 뿐으로.... 이 점이 완벽하게 성공했더라면 란테르트는 그녀를 사제 세이피나로써 상당히 믿게 됐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하루 40휴하를 걷는 모습에, 역시 신의 은총을 받은 존 재로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을 것이고, 지금처럼 홀연히 사라졌 다 홀연히 나타나는 모습 역시 조금은 다른 눈으로 보게 되었을 것이 다. 여러 신전의 사제들이 행하는 기적이라는 것은 그 대단한 마법마 저도 따위로 만들기 일수니 말이다. 란테르트가 아무리 인간계의 율법과는 무관한 삶을 살고 있어도, 자 신의 세상의 세계관 마저 깨지는 못하고 있었고, 신관들의 기적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믿는 편이었다. 뭐, 어찌되었건, 지금의 란테르트는 그녀의 정체를 확실히 알고 있었 다. 트레시아의 함구해달라는 부탁도 받았으니, 그저 모르는 척 속아주면 되는 것이다. "그렇군요.... 그럼.... 마곡으로의 길을 서두르겠습니다." 란테르트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그녀에게 간단히 경과를 이야기 해 주었고, 세이피나는 그의 말에 이렇게 대꾸하며, 그와 함께 밖으로 향했다. 이 두사람은 크산트 항에서 배를 구해 타고 그 반대편 항인 이위에 도착했고, 그 후로 며칠간 세이아 지방을 여행했다. 란테르트도, 세이피나도 입을 여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은 아니었고, 그 덕에 둘은 일행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형세로 여행을 했다. 그나 마 둘이 일행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한 증거로는, 여관방을 잡을 때, 란테르트가 세이피나의 것까지 방을 두 개 잡는 것과, 여관을 나 올 때, 문 입구에서 간단히 서로 아는 척을 한다는 것 정도 였다. 아, 그러고 보니.... 이러한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좋게 보아도 건달, 이라는 이름 이상으로는 부르 기 힘든 사내가 세이피나의 곁에 다가와, "어이, 아가씨, 예쁜데...." 라는 상투적이고 무개성적인 말을 내뱉을 때, 그 대꾸를 란테르트가 대신, "상관하지 말아 주십시오..." 라고 하는 정도였다. 물론, 이럴 때는, 상대가, "너 뭐야?" 라고 응대했고, 다시 란테르트는 침묵으로 대했으며, 그리고 건달이 주먹을 뻗을 때, 그보다 몇 배나 빠른 속도 로 그 인간의 팔이나 가슴 등을 베어버리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세이피나와 함께 다니며 이러한 일은 종종 일어났는데.... 란테르트 는 그럴 때마다 꼭 같은 패턴으로 응대하고, 결국에는 검에 피를 묻혔 다. 반면 세이피나는 무덤덤한 모습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상대하다가 마지막에, 피를 뿌리며 상대가 쓰러질 때에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살짝 짓는다. 그 미소의 상대가 란테르트인지, 그 사람들인지는 알 수 없 다. 그렇게 따분하고(?) 한 일 없는(?) 시간이 며칠 흘렀고, 11월도 10일 정도 흐른 때에는 결국 마곡의 북부에 있는 항구 놈에 도착했는데.... 그곳에서 란테르트는 트레시아와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다. 언제나 처럼 홀연히 나타나는 그녀이기에, 이번에도 갑작스레 일행 앞을 가로막았고.... 란테르트는 점점 자신이 이상해져 가는 것을 느 꼈다. 사람이 서로 만나는 것은 어차피 우연적으로 이루어진다. 길가다, 악 ~~~하는 비명소리에 달려가 구해주고 서로 아는 사람이 되는 것도, 아 님, 같은 목적으로 무언가를 하다 서로 외길에서 만나 친구가 되는 것 도 따지고 보면 모두 우연이다. 태어났을 때부터 양가 부모들이 서로 알고 지내 자연스럽게, 그리고 당연스럽게 만나는 것 역시, 그 집안에 태어났다는 것 자체가 우연스럽기 짝이 없다. 그런데.... 이들 두 자매와 만나는 것은 우연도 그 도가 지나치다. 한 명은 돌연 아침에 방밖에 서 있다가, 일을 마치고 돌아왔다고 하 지를 않나.... 다른 한 명은, 뻔히 길을 가고 있는데, 그 앞을 가로막 고는, "아~ 오래간 만이에요 란테르트니~~~임." 라고 애교를 떨지 않나.... 이건 흡사 다른 곳에서 지켜보고 있다가 달려오기라도 한 듯 하지 않 는가? 사실 그러하기도 했겠지만.... 아무튼, 그렇게 나타난 트레시아는 평소와는 다른 복장이었다. 왠지 담박하고 두툼하며, 노출이 적고, 게다가 바지였다. 그뿐 아니라, 모 자를 쓰고, 모자 앞으로 베일을 흘리고 있었다. 물론, 그렇게 한다고 해서 그녀의 그 몸매가 감추어지는 것은 아니었 지만, 이러한 그녀의 옷차림 덕에 란테르트는 처음에 그녀를 못 알아 볼 뻔했다. "옷차림이 왜이래?" 아무리 천하의 둔남 란테르트라 하더라도 그녀의 복장이 다른 때와는 달리 어색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란테르트의 물음에 트레시아는 조심스럽게 답했다. "이게 다 그 양초 때문이죠, 뭐...." 그녀의 대답에 란테르트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 성에서 사라지던 그날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양초라고 하던 그 정령과 함께.... "그런데, 둘이 무슨 관계야? 친한 것 같던데...." 잠시간 함께 걷던 란테르트가 이렇게 물었고, 그 물음에 트레시아는 당황하며 입을 열었다. "그, 그게, 그냥 아는 사이에요. 그 요녀는 정령인데 어떻게 저와 같 이 착한 마족과 친할 수가 있겠어요?" 트레시아는 이렇게 말한 후, 어색한 귀여운 웃음을 지어 보였다. 물 론 엷은 베일에 가려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런 그녀의 모습에 세이피나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입을 열었다. "그렇군요...." 그녀의 말을 채 시작되지도 않았으나, 트레시아는 미리부터 몸서리를 치며 전언을 보냈다.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 둬!] [쓸데없는 소리라뇨? 제가 사실 이외의 말을 한 적이 있던가요?] 세이피나의 대꾸에 트레시아는 얼굴빛을 살짝 바꾸며 말했다. [그게 문제야! 때에 따라 적당히 거짓말도 하고 살아야지.... 안 그 래?] 세이피나가 지지 않고 대꾸했다. [글쎄요.... 물론 그렇기는 하지만.... 제가 제게 조금의 이익도 없 는 거짓말을 해야 할 이유는 무엇이지요?] 다시 ,트레시아.... [그럼, 또 이야기해서 네게 올 이익은 뭐지?] 그리고, 세이피나.... [후후후.... 잘 아실텐데요....] 또, 트레시아.... [그래.... 좋다, 뭘 원하지?] 이어, 세이피나.... [음.... 10일 후면.... 제미겔라임의 추모일 입니다. 그에게 진심 어 린 사과의 말 한마디만 해 주십시오....] 세이피나의 이 진지한 말에, 트레시아는 낯빛이 미묘하게 바뀌었다. [제미겔라임? 그거 혹시.... 카이그라미온이 죽은 후 기르던 튤립 아 냐?] [그렇습니다.... 트레시아 님께서 밟아 죽인....] [핫.... 그거....] 트레시아는 멋쩍은 표정을 지었고, 세이피나는 한마디 더 보탰다. [트레시아 님께서 자주 앉으시는 책상도 아닌 창틀에 놓았었는데.... 창문으로 넘어 오시다가 떨어뜨리고, 창문에서 내려서시며 밟으셨습니 다.] [읔.... 그거야.... 워낙 바빴으니까.... 핫핫.... 게다가.... 내가 창문으로 종종 넘어 다니는 것도 알고 있었잖아!!] 트레시아의 이 대답에 세이피나는 대꾸하지 않았다. 사실이 그랬으니 말이다. [.... 아무튼, 10일 후가 제미겔라임이 죽은지 2657년 되는 해입니 다.] 그녀의 말에 트레시아는 잠시 곤란한 얼굴을 하고 있다가, 이내 한가 지에 생각이 미쳤고, 살짝 눈웃음을 지었다. [어리구나~~~ 세이피나는. 아직도 그런 사소한 일에 신경을 쓰고. 오 호호호~] 세이피나는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2, 3년에 한 번 꼴이었습니다. 제라늄도, 백합도, 그다지 좋아하지 는 않지만, 그래도 가시가 무슨 힘을 써 볼까 하고 길러본 장미 도....] 그녀의 이러한 말에 트레시아는 웃었다. [그러니까 나처럼 동물을 길러!! 밟히기 전에 도말갈꺼 아냐~~!] 도대체가 뻔뻔하기로는 당할 자가 없을 듯 했다. 동물이면 분명 그녀 의 수집 품일 것이다. 세이피나는 그런 그녀의 말은 무시한 채로 입을 열었다. [그럼.... 참가하시는 것으로 알고, 라미에라 님의 일에는 입을 다물 겠습니다.] 그녀의 말에 트레시아는 울며 겨자 먹기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약점이 너무 많이 잡혀 있다. 트레시아는 이때 결심했 다. 다시는 약점 잡힐 일을.... 안할 수도 없으니, 할ㄸ는 조심히 하 자고.... 자신의 말에는 대답도 않고, 서로의 전언을 주고받기에 주력하고 있 는 이 두 아가씨의 모습에.... 란테르트는 순간 소외감을 느꼈다. "후...." 웬일로 처량하게 들리는 그의 한숨소리이다. ------------------------------------------------------------------ 우앙~~ 내가 왜 스타크래프트에 손을 댔단 말인가~~--;;; 잘못하면 또 일일 1편 체재로 돌아갈지도 모르겠네용.. ^^ 부도만은 목숨걸고 막아보려 했는데... 다시 1차부도라니.... ** 용어설명-->1차부도 : 비축분이 10화 이하로 떨어짐. 하루 2편씩 올릴경우 5일안에 비축분 0 하지만 5일 안에 다음 화일(15화)가 완성될 가능성0 ^^ 에공... 비상 근무체제로 돌입해야 겠습니다.^^ 팔불출 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954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24 올린이:광황 (신충 ) 99/01/20 07:25 읽음:2448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22. 케이시스 레카르도. 마곡은 다른 여섯 대륙에 비해 그 위치한 곳이 훨씬 남쪽이었기에, 게다가, 삼면이 대양으로 둘러 쌓였기에,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일 이 드물다. 그리고 두 번째의 이유 때문에 습기가 꽤 많은 지역이다. 이러한 풍토 덕에, 마곡에는 수많은 특산물들이 있다. 대륙 양대 의 가중 하나인 메아 가가 이곳에 있는 이유도 바로 특이한 기후상에서 자라나는 수많은 약초 때문이었고, 레냐의 절반밖에 되지 않고, 위다 에 비해서는 6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이 조그마한 대륙이 다른 나 라들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 이유 또한 이러한 특산품들 때문이었다. 마곡은 차라리 농사에는 부적합했다. 기온이 높은데다가, 토질이 적 절치 못해 밀농사는 그다지 잘 되지 않는다. 그 때문에, 농업 생산량 은 자급자족이 빠듯할 정도밖에는 되지 않았다. 그 대신 이들은, 말 등을 길러 그것을 수출해 곡물을 수입하거나, 육 식을 하거나 했는데, 오히려 이쪽이 이득이 많았다. 특히 말과 같은 경우는, 전 대륙의 말 생산량에서 20퍼센트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수를 기르고 있었다. 그렇게 흔한 것이 말인데도.... 이 세 사람은 걸어서 마몸산으로 향하고 있다. 뭐.... 말보다 지구력 이 좋으니.... 손해볼 것은 없지만.... 이제 곧 겨울이다. 뭐, 오늘부터가 겨울이다, 라는 왕궁의 칙령이 내 려오는 것도, 무슨 신탁이 내려지는 것도 아니지만, 사람들은 보통 12 월의 첫날을 겨울로 삼아, 13월, 1월을 거쳐 2월의 마지막 날을 겨울 의 끝으로 여긴다. 겨울이라는 시간은, 각 지방마다 다른 의미를 사람들에게 준다. 가장 북쪽의 노마티아에서는, 이 기나긴 혹한을 저주하고, 또 두려워하기 에, 겨울을 모든 계절의 마지막에 둔다. 겨울을 관장하는 얼음의 신 켈모니움을 여섯 신들의 혼들중 가장 두려운 존재로 생각하기에, 켈모 니움을 혼으로 가지고 있는 켈리시온의 신전수가 가장 많다. 마곡 바로 북쪽에 위치한 세이아는 지면이 수면보다 겨우 1, 2미터 정도 높은 대륙이다. 13월. 보름달의 크기가 가장 큰 이 달에는 대륙 전체의 3분의 1 정도가 바닷물에 잠긴다. 지금에 와서는 제방을 상당 히 쌓아 많이 좋아졌지만, 예전에는 농사라는 것조차 짓지 못하는 대 륙이었다. 이 해일이 이는 13월의 2일, 3일 혹은 4일을 세이아 사람들은 정일淨 日이라고 부른다. 깨끗이 한다는 뜻이다. 즉, 이들에게 겨울이란 정화 를 뜻한다. 반면, 이 마곡에서의 겨울이라는 것은 그다지 위력적이지 못하다. 얼 음이 얼지 않는 해가 어는 해보다 많을 정도이니 말이다. 그렇기에, 겨울은 모든 생물들이 휴식을 취하는 시기일 뿐이다. 이러한 마곡의 겨울이기에, 이 세사람은 마곡 북부평야, 구 레카르도 가의 영지를 지나며 그다지 겨울이 오고 있다 라는 느낌을 받지 못하 고 있었다. 차라리 노마티아 였다면, 때 이른 혹한에 한 번쯤 몸서리 를 칠 만도 하건만.... 이틀 정도를 남쪽으로 걸어 란테르트와 세이피나 그리고 트레시아, 이 세 사람은 마몸산 북단 산 기스락에 도착했다. 마몸산은 북쪽은 험 하고 남쪽은 완만해, 남사면에는 산 중턱에 까지 마을이 있을 정도였 지만, 북쪽은 보통 사람은 오르기조차 불가능하다. 란테르트는 대충 눈짐작으로 오를 만한 길을 찾으며 세이피나에게 물 었다. "루플루시카와.... 레카르도 가의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겠 습니까?" 그의 물음에 세이피나는 품에서 카드를 꺼내려다 그냥 그만 두었다. 이짓도 하루 이틀이지, 계속 하다보니 약간 유치한 듯 느껴졌기 때문 이다. "마몸산 거의 정상부근 입니다." 트레시아는 어느사이엔가 산을 오르기에 적당한 옷을 입고 있었다. 바지는, 허벅지 부분은 펑퍼짐 해 활동성을 좋게 하고, 종아리 부분은 타이트 하게 만들어 이것 저것 잔 나뭇가지나 바위따위에 걸리지 않게 해 두었다. 그리고 웃옷은, 몸에 쫙 붙는 면옷 위에 주머니가 많은 조 끼 비슷한 것을 걸치고 있었다. 베일은, 몇일 전, 필요 없을 것 같다 면서 벗어 버렸다. 반면 세이피나는 그녀 그대로의 복장이었다. 앞 뒤 두 장으로 이루어 진 천인지 치마인지 모를 그러한 하의에, 몸에 완전히 붙는 웃옷과 그 위로 몇 겹 걸친 여러 사제 복식들로, 언제나 처럼 흰색과 파란색이 적절히 배열되어 있었다. 란테르트는 이 두 아가씨를 이끌고 정상으로 걸음을 옮겼다. 마몸산 의 북사면의 험하기는, 사람들이 등산을 할 시에, 걷는 다기보다는 거 의 긴다라는 표현을 쓰게 만들었으나, 이 세 사람은 기어야 할 상황이 나오면 차라리 몸을 공중에 띄웠다. 마족으로써의 힘을 감춘 세이피나 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날 수 없었기에, 트레시아가 안다시피 하여 공중으로 솟았고, 란테르트의 경우에야, 류마법으로도, 그리고 신계마 법으로도 마음대로 날 수 있었으니 스스로의 힘으로 날았다. 일행은 정상에 오른 후 아래로 찾아 내려가는 방법을 택했다. 그렇게 하는 쪽이 이동에 덜 방해받을 듯 싶었기 때문이었다. 걷다 날다를 반복하다 보니, 그 험하기로 소문난 마몸산의 정상까지 오르는데도 그다지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고, 이윽고 오래지 않아 정 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사실, 험하기는 하나 높이는 대륙 전체의 유명한 산들 중 가장 낮았 다. 세이피나가 가지고 있는 마계의 자료로는 해발 960미터 정도였고, 한편, 하야얌이 2500휴리하(1휴리하=약 1미터) 이상, 그리고 그래도 가장 낮은 편인 레냐의 위키 산도 1300여 휴리하나 되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험하다는 사실이 속도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이 세 사람에게 는 오히려 다른 산들에 비해 오르는 대 걸리는 시간이 짧을 수밖에 없 었다. 나무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오르기 험하니 만큼, 곳곳마다 바위가 턱하니 버티고 있었기에, 나무가 자랄 틈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종종 잎이 뾰족한 나무들이 바위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간신히 그 생명 을 이어가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으나, 어찌되었건 숲이라 부를 만 큼 나무들이 모여 있는 곳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황무지처럼 삭막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나무 가 없음에서 오는 단조로움은, 기괴한 바위들의 조형물들로 장식을 하 니 말이다. 켜켜이 쌓여있는 바위에서, 아슬아슬 반공에 걸쳐있는 돌 덩이까지, 그 다양함과 기묘함은 필설로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였다. 험함에서 오는 이익이라고나 할까? 인간 따위의 다리를 수고롭게 하 여,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 수 있다면, 오히려 그쪽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마몸산의 정상은 여느 산의 정상과 비슷했다. 바위들이 몇 개 쌓여 있었고, 그 사이에 얼마나 오랜기간동안 쌓여있었는지는 모를 흙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그 흙에서는 조그마한 풀들, 나무들이 간신히 살아가고 있었다. "꺄~~ 너무 좋다~~!!" 마곡의 특징이니만큼 11월이 보름이상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 첫눈조 차 내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산 위에서의 경치라는 것은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멀리, 하늘과의 상견을 위해 아스라히 그 빛깔을 하늘의 것으로 바꾸 고 있는 땅의 끝이 보인다. 900여 휴리하나 올라왔음에도, 하늘은 아 득하다. 가을이어서 인지, 구름은 눈에 띄지 않았고, 그 때문에 더더 욱 또렷이 주위가 보인다. 남쪽으로 조금 자리를 옮겨 바라보면, 산 발치에 꽤 규모 있는 도시 가 보인다. 아마도 메키아인 모양이다. 과거, 이 마곡 6제후국의 맹주 국이었던 메키아의 수도.... 트레시아는 뭐가 좋은지 소리를 한차례 지르고는 란테르트의 팔을 꼭 안았다. "우리 조금 더 여기서 놀다 가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태양의 위치를 가늠해 보았다. 아직 정오도 안되었다. 란테르트는 트레시아의 청에 세이피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세이피나님, 힘드실 테니 잠시 쉬도록 하지요...." 세이피나는 그의 말에 대꾸도 않은 채 근처에 앉을 만한 곳에 조심히 앉았다. 뒤이어 란테르트도 앉았고, 트레시아는 서쪽의 절벽이 있는 바위 위 에 걸터앉아 절벽 밖으로 다리를 흔들며 멀리로 시선을 옮겼다. 정상 부근의 땅은 반경이 5휴리하 정도밖에 되지 않는 둥근 공터였기에, 이 렇게 각각 자리를 잡았지만, 서로의 거리는 4휴리하 안팎밖에는 되지 않았다. "역시 이렇게 사방으로 트인곳은 정말 좋아요." 트레시아는 잠시 주위를 살피다 상쾌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고, 란 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잠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좋다라.... 란테르트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무엇이 좋다는 것일까?.... 트레시아는 란테르트에게서 대답이 없자 세이피나에게 입을 열었다. "너도 이런 곳은 좋아하지? 그분이 계시.... 아니.... 아무튼 네가 지금 살고 있는 곳도 이런 곳과 비슷하잖아...." 트레시아는 순간, 그분이 계시는 곳과, 라고 말할뻔 했다. 이미 란테 르트에게는 사실을 말해버렸기에, 무의식중에 말에 대한 금제를 풀어 놓았던 것이다. 세이피나는 이 부주의한 자신의 누이를 향해 입을 열었다. "전.... 특별히 어떠한 곳을 좋아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전언으로 특별히 무슨 주의를 주거나 하지 않는 것이, 이미 자신의 정체를 감추는 것에 대해서는 포기한 모양이었다. 세이피나의 말에 트레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그녀야.... 그분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좋아 할 것이다.... 그래도, 아르에는 즐거운 모양이다. 그 조그마한 부리를 좌우로 휙휙 움직이며 주위를 살피는 것을 보니.... 그때 트레시아가 공기를 폐부 가득 들이 마시며 입을 열었다. "난 답답한 건 질색이니까.... 무언가 사방에서 옭좨어올때는 미쳐버 릴것만 같거든.... 그것이.... 적이건, 아님 다른 무엇이건 간에.... 난 이렇게 열린 곳이 좋아...." 트레시아는 이렇게 말하며 기지개를 높이 폈고, 이내 벌떡 몸을 일으 켰다. "자, 이제 다시 움직여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도 따라 몸을 일으켰고, 세이피나도 마찬가지였 다. 란테르트는 그때까지도, 트레시아의 처음 말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 다. 좋다니.... 무엇이 말인가? 단지, 산의 정상일 뿐이 아닌가.... 그저.... 그렇게 밖에는 쌓일 수 없어 생긴, 산의 가장 높은 곳에 있 는 조그마한 공터.... 무엇이.... 무엇이 좋은 걸까.... 란테르트는 한참동안이나 이곳의 좋은 점을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알 수 없었다. 기껏 괜찮은 것을 들자면, 기온이 조석으로 확확 바뀔 것이니, 정신력 수련에 도움이 될 것이고.... 지대가 높아 공기가 희 박하니, 검술 수련을 할시 폐의 활량이 급격히 좋아질 것이다. 바위들 이 뾰족하고 기괴하여, 그 위를 뛰어 다니며 수련을 하면 균형감을 익 히는데도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과 트레시아가 이야기한 좋다, 와는 거리가 있는 듯 하다. 그는.... 자신의 이러한 지금 상태가 어떠한 것인지 지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감성이라는 것이 완전히 마라 붙은 자신의 상황을.... 트레시아가 말한 것은 머리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그러한 것이다. 그러니, 란테르트가 아무리 머리를 굴려 보았자 떠올릴 수 없는 감정 이다. 종종.... 그도 감상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그것은 타성에 젖어버린 감정의 굴곡일 뿐이다. 눈이 내리면, 두 자매와 처음 만나던 순간을 떠올리고, 낯익은 풍경에 도착하면, 각각의 상황에 함께 있었던 동료 들을 생각할 뿐이다. 종종 스스로 마음이 격해지기는 하지만, 그도 아 주 잠시 뿐이다. 원인을 집어넣으면 자연스레 결과가 나오는 것일 뿐 으로....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사람을 죽이면서도, 나무를 벨 때 이상의 감정을 가지지 못한다. 얼 마전 위다의 카타성에서 16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손수 베어 죽이고 서도.... 그는 단지 기분이 약간 나빠졌을 뿐이다. 오로지 한가지.... 그것 하나만을 위해.... 그것에 미쳐있는 자로 써....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족보다.... 감정이 메말라 있는 존재를.... 무엇이라 불러야 할지는 알 수 없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955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25 올린이:광황 (신충 ) 99/01/20 07:26 읽음:2618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란테르트는 세이피나에게 물었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합니까?" 란테르트의 물음에 세이피나는 손을 뻗어 북쪽 아래를 가리켰고, 란 테르트는 그녀의 말을 쫓아 걸음을 떼었다. 얼마간이나 걸었을까.... 점점 산은 깊어져만 갔고, 영 없을 것만 같았던 나무들이 조금씩 우 거져 갔다. 그리기를 한참, 막 계곡을 돌아 들어가니, 완전히 다른 세 상이 펼쳐져 있었다. 바위틈에서 솟아난, 비록 빈약하지만 폭포가 절벽 틈새를 따라 부서 져 내렸다. 수량은 많지 않아, 절벽 중반쯤 내려와 바위에 부딪혀 확, 사방으로 흩어져 버리지만 종내 에는 조그마한 샘을 만들어낸다. 그 샘에 고인 물들이 조용히 흐르는 곳은, 계곡과 계곡 사이의 넒은 공터였다. 어지간한 저택 하나가 들어설 만한 곳이었는데, 그곳에는 허름한 통나무집이 한 채 서 있었다. "이곳입니다." 세이피나는 이러한 풍경이 눈에 들어오자 마자 이렇게 입을 열었고,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트레시아는 허리에 손을 얹은 채 빙 둘러보고는 이내 빙그레 웃었다. "꽤 좋은 곳에 살고 있네요." 아마도 마음에 든 모양이다. 사실, 세이피나가 트레시아에게는 결코 이길 수 없다고 스스로 생각 하는 것이 몇 가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싸움이었고, 또 다른 하 나가 심미적 안목이었다. 확실히, 트레시아는 아름다운 것을 보고 즐기고, 또 창조하는데 상당 한 소질이 있었다. 기질이 꼼꼼하지 못해, 조각이나 회화 쪽에는 의외 로 별로였으나, 곁에 사람을 한명 두고 작품을 만들면, 곧바로 마계 제일의 물건이 되어 버린다. 이러한 것을 대표적으로 반영한 것이 그녀의 옷 입는 센스로, 거의 매일 다른 옷을 입는데도, 중복되는 주기가 1년이 넘는다. 400가지 이 상의,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세이피나는 비록 성격은 꼼꼼했으나, 이런 쪽에는 의외로 소질이 없 었다. 물론, 보통 정도는 되었으나, 결코 누구처럼, 어울리는 옷 400 가지를 만들어 내지는 못한다. 언젠가 한 번, 트레시아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그녀 자신이 살고 있는 잡 앞마당에 화단을 꾸며 놓았는데, 그것을 본 세이피나는 너무나 마음에 들어 화단을 통째로 옮겨가고 싶 을 정도였다. 하지만, 라이벌로써의 자존심 덕에 그런 것을 내색하지 는 못하였고.... 그저, 트레시아가 돌보지 않아 말라죽어 가는 꽃들을 보며 마음 아파 할 뿐이었다. 그런 그녀가 마음에 들어 하는 곳이라면, 절대적으로 아름다운 곳이 다. 세이피나는 그녀의 말에 잠시 이러한 생각을 하다가 란테르트가 걸음 을 옮김에, 그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집에 가까이 다가가자, 이내 한 사람이 집밖으로 나왔다. 나이는 20세 가량으로, 생긴 것은 약간 거칠게 생겼고, 몸매 역시 상당히 덩 치가 있는 편이었다. 몸에는 무기를 지니고 있지 않았는데, 란테르트 등을 보고도 조금도 두려워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머리칼은 짙은 녹색으로 짧게 깍은채였고, 눈매는 꽤 날카로운 것이 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위압감이 느껴졌다. "무엇하시는 분들입니까? 저희는 이곳에서 조용히 지내기를 원하는 사람들로, 외인들을 환영하지 않습니다." 거친 목소리로, 하지만 다분히 예의를 갖추며 그가 입을 열었고, 그 의 말에 란테르트가 대표로 답했다. "이곳에 레카르도 가가 은거한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란테르트의 말에 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가주 님께서는, 외인을 만나길 원치 않으십니다."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란테르트는 검을 뽑아들었다. 하지만, 검끝 을 바닥으로 향해, 섣불리 공격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히었 다. "저의 길을 막지 말아 주십시오...." 란테르트의 이러한 행동에, 녹색 머리칼의 장한은 눈살을 찌푸렸다. "레카르도가 앞에서 검을 뽑다니.... 스스로에게 대단한 자부심을 가 지고 있는 모양이군요." 그는 이렇게 말하며 잠시 주저했다. 란테르트가 검을 든 모습을 보 니, 자신이 싸워 간단히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듯 했기 때문이 었다. 게다가 손님을 맞는 예가 아니어서 검조차 들고 오지 않았기에 더더욱 상대를 할 방법이 없었다. 그때.... 문을 열고 두 사람이 천천히 걸어 밖으로 나왔다. 둘중 한 명은 두 자루의 도합 다섯 자루의 검을 들고차고 메고 있었 다. 허리에 차고 있는 검은 그의 검 같았고, 어깨에 매고 있는 것은 그 크기를 보아 녹색머리칼의 장한의 것 같았다. 그리고 나머지 세자 루의 검중 둘은 장검이었고, 하나는 천에 쌓여져 있었는데, 이 셋 모 두 그 소년과 함께 밖으로 나온 다른 사내의 것인 듯 했다. 검을 들고, 메고, 차고 있는 사내는 방금의 장한 과는 사뭇 그 분위 기가 다른 소년으로, 몸매도 호리하고 키도 작았다. 물론, 나이도, 13 세 쯤으로 훨씬 적었다. 생김새는 약간 평범한 듯 하면서도 귀엽게 생긴 편으로, 동글동글한 청색 눈동자와 하늘색의 머리칼이 꽤 잘 어우러졌다. 입가에 조심스러 운 미소가 여려 있는 것이 성격도 온화할 듯 보였다. 그리고 소년과 함께 나온 사내는.... 나이는 27, 8세쯤으로, 란테르트와 비슷해 보였다. 머리칼의 색은 검 정색이었으나, 햇빛에 반사될 때는 약간 녹색의 빛을 띄는 것이 무어 라 한가지 말로는 설명할 수 없었다. 그리고, 눈동자는 약간 큰 편이 었으나, 결코 사람이 가벼워 보이지는 않았다. 입가에 조용하고도 온 화한 미소가 어려 있었는데,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어떤 알 수 없 는 기품 같은 것이 느껴졌다. 옷차림은 가벼운 평상복이었는데, 역시 무장은 하지 않고 있었다. 그가 입을 열었다. "컬크, 물러서거라." 그의 말에 그 녹색 머리칼의 장한은 고개를 한차례 끄덕이며 뒤로 물 러섰다. 나이는 20밖에 되지 않았으나, 행동에는 절도가 배어 있었다. 흑녹색 머리칼의 사내는 녹색머리칼의 남자에게 물러서라고 이야기 한 뒤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레카르도 가의 사람을 찾아 오셨다고 하셨습니까?"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 남자는 란테르트의 대답 에 고개를 한차례 살짝 숙이며 말했다. "제가, 현 레카르도 가의 가주 케이시스 레카르도입니다." 그의 소개에 란테르트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 졌다. 확실 히.... 그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당연히 그가 자신이 찾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검을 익힌 자로써의 기품과 어떠한 깊이 같은 것 이 몸 주위에 넘쳐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 에디엘레 가의 가주 디미온에게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으나, 눈앞의 이 사람에 비해서는 분명 손색이 있었다. 아무래도, 관리 일을 하고 있어서가 아닌가 싶 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에게 자신들을 소개했다. "저는.... 란테르트 루렌드입니다. 그리고 이 두분은, 트레시아와 세 이피나로, 제 동료입니다." 란테르트의 소개에 케이시스는 온화한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세 사 람을 향해 각각 인사를 했고, 뒤이어 다른 두 남자를 소개했다. "이쪽은 제 첫 번째 제자로.... 컬크 그라톤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소년은 치첼 피치텔로 제 두 번째 제자입니다." 컬크는 스승이 자신을 소개함에 란테르트 등에게, "방금 전의 실례 용서해 주십시오." 라고 인사했고, 치첼은 약간 수 줍은 기색을 띄며 고개를 숙이기만 했다. 그때, 다시 문이 빼곰히 열리며 한 여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황금색 의 직모가 차분히 흘러내려 거의 허리에 다다랐는데, 수수한 흰색 드 레스와 너무 잘 어울렸다. 눈동자는 엷은 청색으로 조용한 눈매와 함 께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이 조용하고 소박한,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공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을 뽑으라고 한다면 당연 그녀를 꼽을 것이다. 아르페오네도 상당 히 어울릴 듯 하나, 그녀는 너무 차가웠다. 그 금발의 23세 가량의 아가씨는 앞으로 걸어 나와서는 케이시스 등 보다 약간 뒤에 섰는데, 케이시스의 제자인지, 아니면 아내인지, 혹은 동생인지 겉모습만으로는 알 수 없었다. "제 아내입니다. 세실 레이니어로.... 레이니어가의 사람입니다." 케이시스는 그녀가 모습을 드러냄에 이렇게 그녀를 소개했고, 세실은 살짝 미소를 지어 일행에게 인사했다. "무엇 하러 나왔어? 안에서 쉬지...." 케이시스는 일행에게 아내를 소개한 후 이렇게 말했다. 얼굴이 약간 창백한 것이 어디 몸이 불편한 모양이었다. "아니에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며 집 밖 창문 곁에 놓여져 있는 투박한 의자에 몸을 앉혔고, 컬크는 빠른 걸음으로 집안으로 들어가 쿠션을 가지고 나왔다. "고마워요.... 컬크." 세실은 그의 그런 행동에 이렇게 감사를 표했고, 컬크는 거친 모습과 는 어울리지 않게 귀밑을 붉게 물들이며 그녀 곁에서 물러나 케이시스 의 뒤에 섰다. 란테르트는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검과.... 검술을 빌리러 왔습니다." 확실히 그다운 말이었다. 군더더기는 삭 제외한 채 확실하고도 분명 히 이곳에 온 목적을 밝혔으니 말이다. 하지만, 케이시스 역시 범인은 아니었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조금 이나마 표정의 변화가 있을 터인데.... 그는 온화이 입가에 머금은 미 소를 지우지 않은 채 천천히 그의 말에 응대했다. "검이면.... 루플루시카를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에 컬크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고, 치첼은 자신이 안고 있던 검중 작은 것을 움켜진 손에 힘을 더했다. 아마도 그 물건이 루플루시 카인 듯 했다. 물론, 천으로 쌓여있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 수 없었 지만.... "그렇군요.... 그런데, 검술을 빌리다니요?" 케이시스가 다시 물었고,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대꾸했다. "레카르도 가의 검술을.... 배우고 싶습니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뽑아 들었던 하르제 검을 검집에 넣었고, 케이시스는 그런 그의 행동이 싸울 뜻은 없음을 밝히는 것으로 이해했 다. 하지만, 이 행동은 그를 더더욱 혼란케 만들었는데.... "이해할 수 없군요.... 설마 검을 가져가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싸 움을 걸어오는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닐텐데요.... 그것과 검 술을 배우는 것.... 두 가지는 서로 배치되는 요구입니다." 케이시스는 그 온화한 미소에 흥미롭다라는 감정을 섞어 넣으며 이렇 게 입을 열었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둘 모두 필요합니다." 란테르트의 이 대답에 케이시스는 한참동안 란테르트의 눈을 응시했 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입가에 다시 온화한 미소가 돌며 정당한 속도 로 말을 꺼냈다. "좋습니다. 둘 모두를 드리겠습니다." 케이시스는 치첼이 가지고 있던 두 자루의 검중 천에 감겨있는 것을 받아들었다. "스승님!!" 컬크는 돌연한 스승의 선택에 이렇게 그를 외쳐 불렀고, 치첼 역시 약간 뾰루퉁한 것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케이시스는 검을 받아 천을 벗겨내면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두 제 자를 향해 입을 열었다. "느껴 보거라.... 루플루시카의 반응을...." 그의 이 말에 컬크와 치첼은 무슨 말이냐는 듯 입을 다문 채 루플루 시카를 뚫어져라 바라보았고, 이내 검이 조금씩 떨며 우웅, 하는 소리 를 내고 있음을 눈치챌 수 있었다. 란테르트 역시 지금, 등뒤에 있는 에르테일이 조용히 공명하고 있음 을 느끼고 있던 터라 약간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 최종 부도는 목숨걸고 막겠습니다!! 우엥~~ 그보다 왠 또 3차 연재량 대전.... 흐억 죽어 납니다~~~ 집이나 잘살면, 펑펑 놀고, 옛수 돈 드리죠~~~ 할텐디...--;;; 이 불쌍한 글장이에게 돈을 보내고 싶으신 분은, 700-%^#!로 전화를~~~ 2000원이 홀랑 나갑니다~~ 하는 방송 같은거 안해줄라나~~ 그거 보니까 몇억 쉽게 모이던데~~ ^^ 음... 그보다... 레카르도가 참 많이도 나온다.... 아무리 첫번째 글 주인공 집안이라지만....^^ 팔불출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1397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26 올린이:광황 (신충 ) 99/01/23 00:27 읽음:2170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이윽고 케이시스가 입을 열었다. "루플루시카가 울고 있다.... 그녀가 반응하는 검은 이 세상에 단 둘 뿐이다. 에르테일 소드와 드라케 블레이드.... 란테르트씨의 등뒤에 있는 검.... 에르테일이다. 이 루플루시카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 는 두 자루의 검중 하나." 이렇게 말하며 케이시스는 란테르트를 바라보았고, 란테르트는 그렇 다는 의미에서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다. "에르테일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검이다. 그런 에르테일을 가지고 있는 그가 검을 얻고자 하는 이유는, 단지 검을 원하기 때문만은 아닐 터.... 본래 검은 수단일 뿐으로, 필요한 사람에게 머무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이렇게 말하며 그는 란테르트에게 루플루시카를 건넸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살짝 숙여 감사를 표하며 검을 받아들었다. 천속에 숨어있던 검을 밖으로 뽑는 순간, 트레시아의 입에서, 호~ 하 는 탄성이 튀어 나왔다. 검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푸른색이었다. 수정령의 검이니 만큼 어쩔 수 없는 것이었지만, 아무튼 굉장히 잘 어울렸다. 검날의 길이는 세뼘 남짓으로 70쎄휴리하(1쎄휴리하=약 1센티미터)쯤 되어 보였다. 소검인 것이다. 하지만, 검날의 넓이가 겨우 손가락 마디 하나 정도로 얇았기에, 그 다지 짧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검날의 색 역시 약간 파르스름한 빛 을 띄는 듯 보였다. 검막이의 경우에는 파란색과 금색이 뒤섞여 장식 되어 있었는데, 굉장히 화려한 편이었고, 특히나 검막이 중앙부에 달 려있는 투명한 푸른색의 보석이 눈에 띄었다. 에르테일의 화려함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화려한 검이었는데, 두 자 루를 놓고 보자면, 에르테일은 화사했고, 루플루시카는 섬세했다. 란테르트는 잠시동안 그 푸른색의 검을 바라보다가 검끝을 바닥으로 향하며 마법을 사용했다. 그리고 실패했다. 그가 건, 그의 손에서부터 퍼져 나오던 검정색의 마법은 검을 휘감자 마자 촤악 소리를 내며 사방으로 흩어져 버렸다. 란테르트는 검정색의 마법이 주위로 흩어지는 모습을 보며.... 오히 려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차라리.... 편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으나.... 마음은 편했다. 무어랄까....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산 정상에서.... 하늘을 바라 보며 느끼는 느낌과 비슷하다고 할까? 이제 이 일곱 대륙 안에서는 오 를 곳이 없는 것이다. 란테르트는 검을 케이시스에게 돌려주었다. 더 이상 루플루시카를 자 신의 손안에 놓아둘 이유는 없었다. 케이시스는 처음부터 조용히 란테르트의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고 있 다가 란테르트가 건네는 검을 받아들어 치첼에게 건넸다. 그가 보기에 란테르트는 확실히 묘한 구석이 있었다. 이러한 것은 그 뿐이 아니다. 란테르트에게 적대감을 느꼈던 사람도, 알 수 없는 친화 감을 느꼈던 사람도 누구나 그의 이러한 행동에는 의아함을 느낄 수밖 에 없었다. "이제 검술을 빌려드릴 차례인가요?" 케이시스는 검을 치첼에게 건넨 후 이렇게 입을 열었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케이시스는 뒤이어 두 제자들에게 말했다. "저기 두 여성분들께 앉아 쉴 만한 곳을 마련해 드리거라." 컬크와 치첼은 머릿속이 혼란했다. 스승도, 그리고 눈앞의 란테르트 라는 사람도, 흡사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끊임없이 대화라도 하는 듯 행동이 척척 들어맞고 있었는데.... 이러한 마음이 서로 통하는 모습 이 왠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 스승의 명이 떨어진 이 상 그 두 사람은 주저 않고 몸을 움직였다. 오래지 않아 집 쪽으로 의자가 두 개 놓였고, 트레시아와 세이피나는 그 두 사람의 안내에 따라 그곳에 앉았다. 트레시아는 검술도 꽤 좋아 하는 편이기에 약간 들떠 있었고, 세이피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무슨 생각할 것이 그렇게 많은지, 입을 다문 채 조용히 생각에 잠겨 있었 다. 란테르트는 망토와 가방, 그리고 에르테일까지 모두 벗어 트레시아에 게 맡겼고, 이내 하르제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케이시스 역시 치 첼이 들고 있던 것중 역시 하르제 검을 받아 들었다. 케이시스는 검을 드는 순간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온화하던 눈 매는 아예 감정이 배어 나오지 않는 짙은 갈색의 눈동자로 인해 싸늘 한 빛을 띄었다. 조용히 두 다리를 벌린 채 서 있는 모습에서 허점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란테르트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이 두 사람은 닮은 곳이라고는 전혀 없었으나, 지금 이 순간, 그 분위기만큼은 상당히 유사했다. 란테르트는 눈앞에 서 있는 사내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 시 그 사내를 담담한, 하지만 눈가에 걱정이 서려있는 표정으로 바라 보고 있는 여자를 한차례 흘끗 보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남편에 대한 자신감 같은 것이 드러나 있었다. 란테르트는 다시 케이시스를 바라보았다. 이카르트마저도, 검술로는 이길 수 있을지 어쩔지 알 수 없다고 이야기한 남자.... 그런 자가 자 신의 눈앞에 서 있는 것이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겨우 서너 걸음.... 이윽고 케이시스가 입을 열었다. "저희 가문의 검술의 주는 형식이 없다는 것입니다. 레카르도 가의 검술이 비록 세상에 조금이나마 허명을 얻고는 있지만, 레카르도 가의 검식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검을 쓰는 사람은 있되, 검식은 없는 것, 그것이 우리 가문의 검술의 실체이지요."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검식이라는 것은,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검의 흐름선 입니다. 때로는 상대의 행동을 유도하고, 또 읽고.... 그리고 그에 따 라 응대하고.... 이러한 것들을 집대성해 놓은 것이 검식입니다." 케이시스의 고개가 살짝 끄덕여졌다. "맞습니다. 그렇기에 저희 가문에서도 검식 그 자체를 무시하지는 않 습니다. 다만, 검식은 이미 실체화 된 것. 이미 형식으로 자리잡은 것 입니다. 하지만, 검을 마주할 때의 상황이라는 것은 결코 실체화된 무 엇으로 처리할 수 없습니다. 정형화된 검식에 맞는 정형화된 상황이라 는 것은, 실제로는 존재치 않으니까요." 뒤이어 란테르트가 응대했다. "그런 것 때문에 응용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실재 상황이 그렇지 않 더라도, 어떤 상황 사이의 공통점을 잡아내, 그것에 맞춰 자신이 알고 있는 검식을 응용하는 것.... 이러한 것 정도는 누구나 한두 차례의 실전으로 몸에 익힐 수 있는 것입니다." 비록 란테르트가 케이시스에게 검술을 배우려 하기는 했지만, 그렇다 고 통상적인 방법으로 자세를 교정 받고, 이론을 듣고,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과거 에디엘레 가의 검술을 배울 때는 그것이 가능했다. 왜냐하면, 에디엘레 가에는 에디엘레 가의 검술이라는 것이 존재했고, 란테르트 는 그것을 배우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레카르도 가의 검술은 완전히 달랐다. 방금 케이시스가 말했 듯, 레카르도 가의 검술에는 검식이라는 것이 따로 없기에, 란테르트 가 특별히 배우거나 할 것은 없었다. 다만.... 레카르도 가의 검술이 어떠한 것인지를 깨닫기만 하면 된다. 그렇기에 케이시스가 란테르트에게 검술을 가르치는 이 모습이, '가 르치고 배운다'라기 보다는 '토론한다'라는 모습을 띄게 된 것이다. 케이시스가 란테르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검식 그 자체는 쓸모가 없다는 것입니다. 검을 익히는 자는 검식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검식의 응용하는 법을 익히는 것입니다. 검식 그 자체를 흉내내는 것이 검을 익히는 것이 아 니라, 그 검식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것이 검을 익히 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며 케이시스는 란테르트를 향해 검을 쓸 준비를 하였다. "제가 이렇게 서 있습니다. 가장 자신 있는 검술로 저를 쳐보십시 오."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일단, 케이시스가 자신 을 테스트하려고 하는 것이니....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설사 상 대를 상하게 하더라도 확실히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좋았다. 그렇게 해야 케이시스가 자신에게 맞는 검술을 가르쳐 줄 수 있기 때 문이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생각하며 검을 휘둘러 그의 왼쪽 허리를 쳐들어갔 다. 그리고는 머릿속으로 상대의 움직임을 그려보았다. 당연히, 허리 를 노리면, 뒤로 몸을 빼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검에 허리를 다 칠 것이고.... 허리를 다칠 경우에는 곧바로 패배로 이어진다. 그렇게 할 경우에는 상체가 약간 앞으로 숙여질 것이고, 그 순간을 노려 다시 위로 쳐 올리면 간단히 상대를 수세에 몰수 있다. 란테르트가 이런 생각을 하며 검을 휘두르는 순간.... 케이시스는 오히려 앞으로 치달려 나왔다. 란테르트는 의아한 시선으 로 그의 행동을 바라보았고, 일순 자신의 인후에 서늘한 무언가가 닿 는 느낌에 검을 휘두르던 손을 멈추었다. 이러한 찰나, 세 사람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트레시아와 컬크, 그리 고 치첼로, 트레시아는 몸을 의자에서 벌떡 일으켰고, 컬크와 치첼은 앞으로 한 걸음을 내딛으며 앗, 하는 짧은 탄성을 내질렀다. 란테르트의 목에는 케이시스의 검이, 그리고 케이시스의 허리에는 란 테르트의 검이 닿아 있었다. 잠시 후, 케이시스의 검끝에서 가느다란 선혈이 솟아 란테르트의 목을 따라 흘렀고, 케이시스의 허리에도 살짝 피가 배어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도 잠시.... 둘은 동시에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한 걸음 씩 물러났다. "역시.... 대단하시군요...." 케이시스는 온화한 미소와 함께 이렇게 말했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완전한 저의 패배입니다....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사실, 란테르트의 말 그대로였다. 인후나 허리.... 둘 모두 상해서는 안될 곳이지만.... 막상 검으로 찔렸을 때의 상황은 크게 달랐다. 허 리 같은 경우에야 물론, 그 이후 한참동안 제대로 검을 휘두를 수 없 게 되어 전투력을 거의 완전히 상실하게 되지만, 목숨을 잃을 정도의 상처를 입기는 힘들다. 하지만, 인후는 아니다. 검이 목을 꿰뚫기는 아주 간단한 일로.... 케이시스 정도의 실력자라면, 팔의 힘만으로도 완전히 관통시킬 수 있 다. 이러한 상황이니.... 란테르트의 패배가 확연한 것이었다. 어찌되었건 검은 서로에게 무시할 만한 상처를 입혔고, 란테르트의 목도, 케이시스의 허리도 더 이상은 피가 배어 나오지 않게 되었다. "마검사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실력이시군요.... 그럼, 이제부터 레 카르도 가의 검술에 대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잘 알고 계시겠지만, 가르쳐 드릴 검식 따위는 없습니다. 란테르트씨, 당신도 검식 따위를 바라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케이시스는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며 검을 검집에 넣었고, 란테르트 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검을 갈무리했다. "방금 전의 저의 일검.... 이것이 저희 레카르도 가의 검술 거의 모 두입니다. 레카르도 검술의 시작은 잘 아시겠지만, 200여년전의 검사 암공 레카르도님 에게 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그분은 전까지 집안에 내려져 오던 레카르도 검술중 일부만을 익힌 채, 나라가 패망함에 다 른 나라로 망명을 하셨고.... 그곳에서 당대 제 1 의 검사이자 용병이 셨던 아이우드 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란테르트는 이 유명한 이야기를 익히 알고 있었기에 고개를 끄덕여 응대했고, 케이시스는 여전 온화한 미소를 지은 채 이야기를 이었다. "아이우드 님의 검술을 기초로 암공께서는 자신만의 길을 여셨고, 그 렇게 시작된 것이 우리 레카르도 가의 검술입니다. 단지, 빠르고, 강 하고, 정확하게.... 이것 세 가지만을 전수할 뿐으로, 그 나머지는 스 스로 깨달아야만 하는 것이 저희 가문의 검술의 특징입니다." 이를 시작으로 케이시스의 이야기는 한참이나 계속 되었다. 앉아있던 트레시아는 약간 지루한 듯 하품을 연달아 하였고, 컬크와 치첼은 스 승의 말을 열심히 귀담아 두려 했으나, 이해할 수 있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적었다. 반면, 케이시스의 부인인 세실은 입가에 드리운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남편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고, 세이피나는 무덤덤한 시 선으로 한 번은 란테르트를, 그리고 한 번은 아르에를 번갈아 바라보 며 시간을 흘리고 있었다. ----------------------------------------------------------------- 레카르도가의 검술.... 모티브는 소오강호(우리나라에서는 동방불패로 유명하죠.^^)에 나오는 독고구검입니다. 뭐 나름데로 몇가지 덕지덕지 붙이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비슷하죠.^^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1398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27 올린이:광황 (신충 ) 99/01/23 00:27 읽음:2015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케이시스가 이야기해준 대부분의 것은, 사실 란테르트가 이미 익히 깨닫고 있는 것들이었다. 사실, 란테르트 역시 케이시스와 비슷한 경 지에 이르렀다. 두 사람의 차이라는 것은, 다만 한 명은 그것을 체계 화 시켜 머릿속에 기억함과 동시에 몸에 완전히 익혀 놓았고, 다른 한 사람은 단지 몸에만 익혀 두었을 뿐인, 이것 하나 정도밖에는 없었다. 란테르트는 케이시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이 알고있던 것, 그리고 자신이 경험했던 것을 하나로 연결시키다 보니, 확연히 느껴지는 무언 가가 있었다. 지금까지 배웠던 모든 검술이 하나로 합쳐지는 듯 한 느 낌이 들며, 입가에 미소가 살짝 배었다. "이제.... 완전히 깨달으신 모양이군요...." 케이시스는 란테르트가 미소를 지음에 이렇게 말을 마무리했고, 란테 르트는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대가로 드릴 것이 없음이 안타까울 따름입 니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가 입을 열었다. "전.... 언제나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 때마다 이것을 대가로 내 놓 습니다. 사실, 레카르도 가의 명성은 벌써 200년을 이어져 내려왔 고.... 그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수도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세상일이므로.... 행여나 제게 부탁할 일이 생길 경우.... 주저 않고 들어드리겠습니다.... 단, 제가 하려는 일에 방해가 되지 않는 일에 한해서입니다." 란테르트의 이 말에 케이시스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 선물, 감사히 받겠습니다. 오히려 과분하군요." 케이시스의 이러한 응대는 란테르트를 편안하게 하였고, 란테르트는 다시 한차례 고개를 숙였다. "그럼, 이제 가 보아야 하겠습니다." 란테르트는 예를 모두 마친 후 작별을 고했다. 할 일을 모두 마쳤으 니, 더 이상 머물러야 할 이유는 없다.... 그의 말에 트레시아와 세이피나가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쯤 되면, 케이시스가, 차라던가, 식사라던가 따위를 권하며 머무를 것을 종용 할만 하건만 그는 하지 않았다. 다만, 란테르트에게, "그럼.... 뜻하는 바 이루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혹시 이곳을 지날 때면, 언제든지 들리셔도 좋습니다." 라고 인사할 뿐이었다. 사실, 그가 권한다 하더라도, 그러겠습니다, 하고 머무를 란테르트는 아니었다. 케이시스는 이 점을 꿰뚫어 본 것이다. 예의상 무어무어 하 는 따위는 그의 기질과 잘 어울리지 않았다. 레카르도 가의 검술은 자유로움을 그 첫째 덕목으로 한다. 그러한 검 술을 태어나서 걸어다닐 때부터 익힌 그이니, 당연 그의 성질 역시 그 러한 쪽으로 흘렀다. 지금은 나이도 먹고 결혼도 하고 해 많이 점잖해 졌지만, 그의 아버 지가 가주로 있을 때만 하더라도 언제나 이곳 저곳을 떠돌며 수행을 했었다. 그러한 그이니, 케이시스는 예의 상으로 란테르트에게 차를 권하기보 다는, 깨끗하게 다음을 기약한 것이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의 마음을 단번에 눈치챌 수 있었다. 시간이.... 그리고 마음의 여유가 있다면 한 번 친구로 사귀는 것도 좋으련만.... 이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남자였다. 란테르트는 그대로 작별을 고한 채 두 아가씨와 함께 레카르도 가의 은신처를 벗어났다. 왔을 때만큼이나.... 홀연히 사라지는 그네들이었 다. 케이시스는 그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다가 이내 자 신의 아내에게로 다가왔다. 조용히 허리를 굽혀 아내의 이마에 입을 맞춘 케이시스는 조용히 입 을 열었다. "날씨가 많이 차졌어.... 어서 들어가지." 이렇게 말하며 케이시스는 아내를 부축해 일으켰고, 이내 자신의 검 을 치첼에게 건넸다. "너희들도 들어가자." 치첼과 컬크 이 두 사람은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끼여들지 못한 채 그저 멍하니 자신의 스승과 그 란테르트라는 사람을 바라보고만 있었 다. 란테르트, 그가 들렸던 시간은 3, 4시간이나 되었건만, 느낌상으 로는 시간이 거의 흐르지 않은 듯 했다. 통나무집 안은 단촐하고 초라했다. 전체적으로 거실을 중심으로 두부 분으로 나뉘어, 치첼과 컬크가 기거하는 곳이 한곳, 그리고 케이시스 부부가 살고 있는 곳이 다른 한곳이었다. 케이시스는 세실을 부축하여 침대로 이끌었으나, 세실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응접실에 있는 쿠션 있는 의자에 앉았다. 사실, 그녀는 본래 건강이 나쁜 편이 아니었으나, 가벼운 감기에 걸려 약간 지쳐 있었다. 케이시스는 두 제자의 얼굴에 물어볼게 있어요, 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세실의 곁에 앉으며 두 제자에게 앉으라는 눈 짓을 했고, 컬크와 치첼은 곧바로 자리에 앉았다. 컬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저.... 스승님.... 한가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그의 말에 케이시스는 말해 보라는 듯 미소를 지어 주었고, 컬크는 자신보다 8살 많은 스승을 향해 공손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도대체.... 어째서 루플루시카를 그렇게 간단히 그에게 넘겨준 것입 니까?" 아까 케이시스가 해 준 설명이 이해가 가지 않은 모양이다. 컬크의 물음에 케이시스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 다. "컬크. 너는 왜 검술을 익히는 것이지?" 그의 물음에 컬크는 다시 생각도 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물론, 강해지기 위해서입니다." 그의 말에 세실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비록 자신보다 세 살 밖에 어리지 않았지만, 컬크는 순수하고 순진해 이야기하고 있으면 치첼나 이 또래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물론, 그 덩치는 케이시스를 능가할 정도였지만.... 치첼 역시 어려서부터 이렇게 함께 산에서 살아 또래의 아이들보다 순진한 편이었다. 자신이 산으로 온 지도 언 6년이 지났다. 17살 때.... 태어났을 때부터 약혼되어 있던 케이시스에게로 시집을 온지 6 년이다. 그때 치첼은 이제 7살의 아이였고, 컬크도 14살밖에 되지 않 았었다. 그런 그네들이 이렇게나 장성해 이제는 치첼도 자신과 키가 비슷하 니.... 세실은 돌연스레 떠오른 옛생각에 격세지감을 느꼈다. 컬크의 대답에 케이시스가 물었다. "네가 보기에 그 란테르트씨는 무엇을 위해 검을 익히는 것 같았지?" 물론 컬크는 답하지 못했고, 그에 케이시스가 이렇게 이야기를 꺼냈 다. "나도 잘은 모른다.... 다만.... 그에게서는 무언지 모르지만.... 강 한 집념 같은 것이 느껴진다.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자신의 목숨 마저 가볍게 여기게 만드는 집념을...." 여기까지 말하던 케이시스의 손위에 세실이 조용히 손을 얹었고, 케 이시스는 미소를 지으며 하던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런 사람이 원하는 검이다.... 사실 내게 루플루시카가 무슨 소용 이 있느냐? 단지 훌륭한 검이라는 이유만으로 소유하고 있는 다는 것 은.... 너무나 추하지 않느냐?" 그의 말에 컬크는 잠시 생각에 잠기었고, 그때 치첼이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검술을 가르쳐 준 것도 그것 때문인가요? 그가 하고자 하 는 그 일을 돕고 싶어서?" 그의 물음에 케이시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뒤이어 컬크가 말 했다. "하지만.... 그렇게 무례한 사람을.... 제가 보기엔 그다지 좋은 사 람 같지 않았습니다만...." "무례하다라...." 케이시스는 컬크의 말에 잠시 이렇게 중얼거리다가 이내 이렇게 물었 다. "도대체 무엇이 예의인 거지? 컬크." 컬크는 잠시 우물쭈물 대답하지 못했다. 무슨 예법을 배운 것도 아니 고.... 이러한 물음에는 당연히 답할 수 없었다. 그때 치첼이 입을 열었다. "이렇게 갑작스레 사람을 방문하고는.... 다짜고짜 스승님을 만나고 자 하고, 게다가 검과 검술을 달라고 했잖아요. 그러한 것은 오랜 동 안 친분을 쌓으며 다져도 그리 쉬운 것이 아닌데...." 케이시스는 어린 치첼의 이 말에 살짝 웃었다. "꼭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찾아와서는, 갖은 좋은 말 이것저것을 늘 어놓는 것이 예의일까? 그처럼 단지 솔직하게 자신의 방문 목적을 밝 히는 것은 예가 아닐까?" 케이시스의 말에 치첼은 순간 입을 다물었고, 그때 세실이 조용히 입 을 열었다. "어린 아이 헷갈리게 하지 마세요...." 세실의 말에 케이시스는 빙그레 웃었고, 세실은 뒤이어 치첼과 컬크 를 향해 말했다. "물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어떠한 격식 같은 것을 갖춘 대화를 하 는 것이 아무래도 좋겠지요. 또 그러한 격식을 예의라고 부르는 것이 고요....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이런 첩첩 산중에 검사가 찾아 온 이유를....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어 찾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나요? 아는 사람이라면, 단지 한 가로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들렸다고도 할 수 있지만, 그들은 아니잖 아요." 세실의 말에 두 사람은 잠시 고개를 끄덕였고, 세실은 그들이 고개를 끄덕임에 맞춰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계속 하였다. "그런 그들이 어떠한 좋은 이야기를 둘러대어도, 우리로서는 그러한 것이 원래의 목적을 감추기 위한 눈가림일 뿐이라고 생각되어질 뿐이 에요. 이러한 상황에서의 예라는 것은 오히려 상대를 불쾌하게 할 따 름입니다." 치첼과 컬크는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듣고 보니 그럴 듯도 했다. 아 무리 좋은 말로 빙빙 돌려, 소위 예의라는 것을 갖추어 이야기 해 보 았자 결국 할 말은 검과 검술을 달라는 것.... 그것뿐이다. 케이시스가 그들의 사고에 쐐기를 박았다. "난 무릇 검을 익히는 사람이라면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가 옳다고 굳게 믿고 있다면, 어디서나 당당히 자신의 뜻을 밝힐 수 있어 야 한다고...." 컬크와 치첼은 그제야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케이시스의 말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뒤이어 케이시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게다가.... 너희는 잘 모르겠지만, 란테르트씨의 검술은 결코 나에 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어쩌면, 이미 그 사람에게 진 것일지도 모른 다. 그는 마검사이다. 마검사의 검술실력이 나와 비슷할 정도라면.... 이미 나는 패배한 것이라고 보아도 좋다." 세실이 입을 열었다. "그렇게 생각하실 것 없어요.... 제가 보기에 그분의 실력은 이제 간 신히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검술을 하나로 모으는 단계밖에는 되지 못했어요.... 아직 스스로의 길을 완전히 찾지 못했으니.... 당신보다 그리 크게 뛰어나지 못해요. 마검사라는 점에 있어서는 대단하다 할 만 하지만, 어차피 검술 하나만을 놓고 이야기한다면 결코 당신이 지 지 않을꺼에요." 케이시스는 미소지었다. "세실, 고마워. 하지만, 그렇게 자만할 필요는 없어. 설사 그렇다 해 도, 그가 나처럼 오직 검술만을 공부했다면, 결코 내가 따르지 못했을 지도 모르잖아...." 이렇게 말하며 그는 다시 두 제자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럼에도 그는 내게 검술을 배우러 왔다. 분명, 그는 검술을 배우러 왔다. 결코 나를 꺾어 세상에 이름을 날리겠다.... 따위의 이유는 아 니었다는 말이다. 이것 역시 검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가 원하는 어떠한 일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수단인 것이다. 너희들도 잘 알겠지 만, 검을 익히는 자들.... 아니, 어떠한 분야든 그곳을 깊이 공부하는 사람들은 자존심이 몹시 강하다. 그런데 다른 사람에게 다시 배운다 니.... 그러한 말을 꺼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컬크와 치첼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자신들도.... 결코 자신과 실 력이 비슷한 사람에게 검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할 생각은 없었다. 아 니, 그 정도가 아니라 마음 한쪽에는 레카르도 가의 검술이 아니면 배 우지 않겠다는 생각까지 품고 있었다. 스승의 이러한 말에 두 사람은 홀연 부끄러운 마음이 일었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1399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28 올린이:광황 (신충 ) 99/01/23 00:28 읽음:2222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케이시스는 제자들의 이러한 마음을 꿰뚫어 보며 한차례 엄하게 충고 를 했다. "스스로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버려라. 너희보다 약한 사람이라고, 그 들이 너희보다 뒤떨어진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 게는 장단점이 있는 법이다. 자신의 장점과 다른 사람의 단점을 비교 한다면 당연 스스로가 뛰어나 보이는 법이다." 컬크와 치첼은 스승의 이러한 이야기에 고개를 깊이 숙였고, 케이시 스는 잠시 두 제자에게 생각할 시간을 준 후, 다시 이야기를 이었다. "내가.... 란테르트씨에게 검과 검술을 내어 준 것은.... 그의 이러 한 점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나.... 강하면서 조금의 오만 한 눈빛도 띄지 않고 있는 사람.... 그리고, 구차하게 이런 저런 이야 기를 늘어놓지 않는 그러한 점.... 근래에 만난 사람중 가장 내 마음 에 들었다." 케이시스의 이러한 말에 세실은 그의 손을 잡은 손에 힘을 주며 환히 미소를 지었다. 남편이 이렇게 들떠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모습을 본 지도 꽤 오래된 듯 했기 때문이었다. 컬크와 치첼은 케이시스의 말에 다시 하난 란테르트라는 사람의 모습 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러한 스승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없는 두 사람이었다. 어렴풋이 떠 오르는 느낌에 고개는 끄덕일 수 있었으나.... 란테르트, 그는 역시 이상한 사람이다. 케이시스를 위시한 사람들이 란테르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동안, 란테르트는 반대로 케이시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물론, 이야기의 시작은 언제나 그렇듯 트레시아였다. "아까 어떻게 된 거예요? 그 일검.... 목을 찔리다니, 란테르트님 답 지 않아요." 케이시스의 집을 벗어나 산 정상 부를 넘어 남쪽으로의 걸음을 걷고 있는 동안 트레시아가 이렇게 물었고, 란테르트는 쓰게 웃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확실히 그 레카르도 가더군.... 난.... 그래도 스스로가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했는데.... 단 일 검만에 패하다니...." 트레시아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렇다고 보기는 힘들잖아요. 어차피 검만을 익힌 사람과 마검사 는...." "역시.... 그럴 수밖에 없는 건가?...."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고, 트레시아가 약간 실망한 듯 한 표정을 짓고 있는 란테르트를 위로했다. "마법까지 공부하느라 시간을 쪼개어 써서 그렇지, 만약 란테르트 님 도 검만을 익혔더라면 그를 충분히 이길 수 있었을꺼에요." 그때 세이피나가 입을 열었다. "아마.... 그것은 불가능 할 겁니다." 그녀의 이러한 말에 트레시아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전언을 보냈 다. [도대체 뭐가 불만인 거야?] 하지만, 세이피나는 그녀의 말에 대꾸치 않은 채 천천히 입을 열었 다. "레카르도가.... 레이니어가.... 에디엘레가.... 란트오트가.... 그 리고 에투리아가.... 이 다섯 가문은, 신에게서 병기 술에 대한 천부 적인 재능을 부여받은 곳입니다. 그 때문에 마법을 배울 수 있는 능력 을 박탈당한 것입니다. 바꾸어 이야기한다면,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존재는.... 결코 그들보다 병기 술에 있어 뛰어날 수 없습니다." 란테르트는 언젠가 이카르트에게서 들은 듯한 이 이야기에 잠시 고개 를 끄덕였으나, 트레시아는 지지 않고 말했다. "그럼, 에디엘레 가는 뭐야? 지난번에 보니.... 실력이 그저 그렇던 데." 아마도 란테르트가 디미온에게 검술을 배우는 모습을 보고하는 이야 기인 듯 했다. 디미온과 함께 다닐 때, 한 번 트레시아가 찾아 왔었으 니 말이다. 세이피나가 대꾸했다. "그 다섯 가문 중.... 자신의 참 실력을 이끌어 내고 있는 사람 은.... 레카르도 가의 사람뿐입니다. 다른 가문의 사람들은, 너무 다 른 일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만약 그들이 이 레카르도 가처럼 전문적으로 무기술만을 공부한다면, 결코 란테르트 님이 당해내실 수 없습니다."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음, 하는 신음을 내뱉었다. 그렇게 밖에 는.... 확실히 신이라는 존재의 축복 앞에서는.... 철저하도록 무능력 한 것이 인간인 모양이다. 세이피나의 잔인한, 하지만 가장 객관적인 이야기에 돌연 일행 사이 에 말이 끊겼고, 마몸산 남사면의 중턱에 닿을 때까지 세 사람은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보다.... 중앙 대륙에는 어떻게 갈 건가요?" 해가 질 무렵이 되어서야 일행은 마몸산 남쪽의 도시인 메키아에 도 착했고, 그곳에서 간단히 방을 잡은 세 사람은 저녁도 먹을 겸 퍼브에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트레시아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가방 안에 있던 한 장의 두루말이 종 이를 꺼냈다. 그곳에는 마곡의 남부 지방 지도가 그려져 있었는데, 어 느 한 곳의 해안 절벽에 동굴이 그려져 있었다. 트레시아는 잠시 지도를 뚫어져라 바라보더니 고개를 설레설레 내 저 었다. "안돼요. 이 길은...." 그녀의 이러한 반응에 란테르트가 입을 열었다. "드래곤 때문에?" 트레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계셨군요.... 이 워프게이트의 반대쪽 출구는 바로 테미시아 님의 신전이에요. 황금용은 그곳을 지키는 존재이고요.... 잘못했다가 는.... 아무리 란테르트 님이라 해도.... 그 드래곤만큼은...." "그렇다고 해서.... 몇 날 며칠이 걸릴지 모르는 항해를 할 수는 없 어. 게다가.... 바다라고 해서 안전 하라는 법은 없고...." 트레시아는 그의 말에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중앙대륙은.... 숲의 결계 때문에.... 마족인 저로써는.... 공간 이 동을 해 갈 수도 없는 곳이고...." 이래저래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란테르트는 자신을 걱정하는 트레시아를 향해 한차례 미소지었다. "만약, 그곳에서 죽을 운명이라면.... 어쩔 수 없잖아? 지금으로써는 다른 길이 없으니.... 무슨 중앙대륙이 실제로 어디 붙어있는지 아는 사람도 없고.... 그곳까지 갈 만한 배가 있을 리도 없고...." 이렇게 말하더니 란테르트는 세이피나와 트레시아를 번갈아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중앙 대륙은 나 혼자 가겠어.... 트레시아는 마족이니.... 엘프의 땅에서 함부로 할 수 없을 테고.... 너무 위험한 것 같으니.... 세이 피나 양을 데려 갈 수도 없고...." 그에 트레시아는 음.... 하는 신음을 내뱉었다. 함께 가는 것은 말 그대로 불가능했다. 만약, 지금의 세이피나처럼 완전히 마족으로서의 힘을 감춘다면 아예 불가능하지도 않았으나.... 그래가지고는 짐밖에 는 되지 못한다. 마법도 쓸 수 없는.... 다만 무한한 체력을 가진 여 자가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지금의 세이피나가 꼭 그 상태이다. 그때 세이피나의 전언이 들려왔다. [더 이상 마계를 비워두지 마십시오. 디아들의 움직임이 요즘 조금 이상합니다. 마족들중 배반을 일으키는 자들도 종종 생기고 있고.... 전 이것이 임무이니 계속 수행해야 하지만.... 아르트레스님께서는 이 대로 돌아가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세이피나의 말 그대로였다. 지금 마계의 상황은 엉망이었다. 거의 모 든 일의 원인은 이카르트의 동요 때문이었으나.... 꼭 그렇지 만도 않 았다. 무언가 알 수 없는 방향을 향해 모두가 흘러가고 있는 듯한 느 낌이었다. [흐음.... 그건 그렇지만.... 란테르트 님 혼자 중앙대륙에 보내는 것은....] [저도 함께 갑니다.] 트레시아의 말에 세이피나가 이렇게 말했으나, 트레시아는 곧바로 고 개를 가로 저었다. [그래서 더 안심이 안돼.... 넌 원래 란테르트 님을 싫어하잖아.] 그녀의 말에 세이피나는 잠시 말이 없었다. [.... 공과 사 정도는 구분할 수 있습니다.] [공적으로도.... 란테르트 님은 마족의 적이야.] 란테르트는 두 사람이 전언으로 대화를 나누는 듯 보이자 잠자코 그 녀들의 결론을 기다렸다. 트레시아야 따라온다고 할 것이 거의 확실했 고.... 세이피나 역시 무슨 임무를 수행중인 것 같으니 자신을 따라온 다고 할 듯 했다. 란테르트는 이들 둘을 떼어놓을 방법을 구상 중이었 으나, 그다지 뾰족한 수는 떠오르지 않았다. "전.... 그렇다면, 마곡 남단까지만 따라 갈께요...." 트레시아는 결국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확실히 마계를 완전히 버릴 수도 없었고.... 게다가, 중앙대륙에서 자신은 짐만 될 듯 하였다. 짐 이 되는 것까지는 좋지만, 왠지 약세에 몰리는 것은 기질에 맞지 않았 다. 자신의 위에 란테르트와 이카르트, 이 두 사람 이외에는 누군가 존재하는 것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그녀였다. "카이그라미온 님의 명령입니다.... 저는 함께 중앙대륙 까지 가야만 합니다. 위험하다고는 하지만.... 카이그라미온 님이 말씀해 주신 저 의 운명은 결코 그곳에서 끝날 것은 아닙니다." 란테르트는 자신의 예상중 절반만이 들어맞음에, 그것도, 트레시아가 물러서고, 세이피나가 따라 가겠다고 이야기함에 약간 의외라는 생각 이 들었다. 하지만, 어차피 할 말은 한가지였다. "함께 갈 수 없습니다....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그런 위험한 곳 을...." 그때 트레시아가 란테르트의 곁에서 세이피나를 지지했다. "그녀와 함께 가세요. 여러모로 쓸모가 많을 꺼 에요." 란테르트는 주저했다. "하지만...."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하긴.... 위험한 것은 그녀보다 오히 려 자신이 더했다. 그녀에게는 이카르트.... 더 나아가 나크젤리온이 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으나, 자신은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자신이 드래곤이라 하더라도.... 무시무시한 연줄을 가지고 있는 세이피나를 먹느니.... 자신을 잡아먹겠다. 란테르트는 이미 그녀들 사이에서 그렇게 결론이 나 버린 듯 하자, 그저 고개를 묵묵히 끄덕였다. 오지 말라고 한다고 해서.... 그녀가 따라오지 않을 리는 없지 않은가.... 란테르트의 승낙에 트레시아도, 세이피나도 별다른 표정의 변화는 없 었다. 다만, 트레시아는 함께 갈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약간의 씁쓸한 마음이 입가에 미소로서 대신 나타났다. ----------------------------------------------------------------- 아그라 대 부활입니다~~~~ ^^ 켈켈.... 전화선께서 돌아가셨었습니당~~~ ^^ 왜 하필 우리집만.... 온 동네가 멀쩡하고... 윗집, 아랫집도 이상 없건만.... 크헉~ 그때문에... 중요한 통신 약속도 놓치공... 흐억.... 비러먹을, 죽여버리겠어!죽여버리겠어!....--;;; ^^ 흐헛헛... 용자왕 가오가이가~~~ 오옷! 간만에 만난 느낌좋은 애니!!! 처절한 에바 패러디~~ 참신한 아이디어!!(전자렌지 마이크로웨이브 빔!! 프레온냉매 냉동 빔!!!) 논리부재! 멋진 중년들!!! 도쿄만 해저에 위치한 지구방위 본부 GGG! 밑도 끝도 없이 생겨나, 밑도 끝도 없이 지킨다!! 알수 없는 괴 생명체!! 왜 그들은 도쿄로 몰려드는 것인가? 혹시 그곳에 잠든것은???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것은???? 크할할~~ 어서 나와라 디바이딩 드라이버~~ 골디온 햄머~~!! 중장비기사 가오가이가~~ 쿠쿠.. 하지만 가오가이가는 예고에 불과했다!! 아이카!! 부제 로리에게 종언을 고한다!! 모든 카메라의 앵글은 아래에서 위로!! 그리고.. 그 카메라에 잡히는 여자들은 모두 미니스커트!!!! 쿠하하하~~~~ ^^ 비자막 4화짜리 OVA가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다!!! 4화.. 무려 2시간동안 이어진 서비스 컷에... 2시간이 진정 총알과 같이 흐르더라.... 2기여 어서어서 나오라~~~ 대활약 아이카~~ 쿠헐헐헐... ^^ 에공.... 암튼, 연재 펑크에 심심한 사의를~~ (하지만... 절대 제 잘못은 아닙니다!! 게다가 지금 시온사마 컴퓨터도 돌아가셔서.... 전설의 이야기5.3으로 간신히 통신하고 있답디다.... --) 뭐 몇일 쉰 덕에 비축분은 꽤 만들어 두었다는... 후후... 그래봤자 간신히 부도 면할 정도지만...-- 과감한 이벤트 삭제로.... 2부의 화수가 팍 줄어버렸습니다. 잘하면 160화 안팎에서 끝날듯 하네요.... 1부와 비슷한 양입니다.(용량으로 보면.. ^^) 그럼~~~ ^^ 팔불출 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1557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29 올린이:광황 (신충 ) 99/01/24 00:14 읽음:2166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23. 중앙대륙 마이다탄트. 메키아 시에서 그 지도상에 표시된 그 워프게이트가 위치한 동굴까지 는 고작 90휴하(1휴하=약 1킬로미터). 란테르트의 걸음으로는 2일 정 도면 도착할 수 있다. 그렇게 마곡 남부 해안절벽에 도착한 시간은 막 서편이 붉은 색으로 물들 무렵이었다. 다른 사람.... 행여나 감수성이 풍부하고, 눈물샘에 눈물이 언제나 가득 고여있는 아가씨였다면.... 험하기 그지없는, 게다가 알려진 것 도 없는 대륙으로 떠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등에 한차례 눈물을 뿌리련 만.... 아니.... 사실 트레시아 정도만 하더라도, 눈물은 몰라도, 약간 침울 한 표정으로 인사를 할 만 하지만.... 트레시아와 세이피나가 함께 있을 경우에는 이 일이 사실상 불가능하 다. [마계 잘 부탁 드립니다.] 보통의 사소한 대화였으나 세이피나 스스로가 정체를 감추는 바람에 전언을 이용해야 했다. 뭐, 그렇다고 전언이 하기 힘들다거나 하는 것 은 아니지만.... [물론이다! 네가 없는 곳이 잘 돌아가지 않을 리가 없지 않느냐!! 호 호호.] 스스로도 논리가 박약하다고 느끼는 이 한마디를 내뱉은 트레시아는 란테르트를 바라보며 작별인사를 했다. "중앙 대륙, 마이다탄트에 있는 동안에는.... 란테르트 님과 만날 수 없어요. 다시 이 일곱 대륙으로 돌아오는 즉시, 제가하고 있는 일이 없다면 만나 뵈러 가겠어요." 트레시아는 이렇게 말하며 란테르트의 목에 안겼고, 란테르트는 뻗뻗 히 선 채 그녀의 포옹을 잠시 받아들이다가 품에서 벗어나며 대꾸했 다. "얼마가 될지 몰라.... 신경 쓰지 말고, 트레시아 자신의 일에 충실 하도록 해." 트레시아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 겠지요. 뭐, 그렇지만, 어차피 저는 불멸의 존재. 몇 천년 정도는 기다려 줄 수 있으니까, 천천히 하고 돌아오세요." 그녀의 농기 어린 말에 란테르트는 헛웃음을 터트렸다. "후후.... 몇 천년...." 트레시아는 다시 세이피나에게 전언을 보냈다. [너.... 괜히 란테르트 님을 괴롭힌다거나 하지는 마!] 그녀의 말에 세이피나가 무덤덤한 음색으로 대꾸했다. [글쎄요.... 무슨 뜻인지....] 트레시아는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가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 중앙대륙의 밀림 안에서, 괜히 험한 곳만 골라서 돌아다닌 다던지.... 괜히 약한 척 하면서, 무거운 물건을 만 들어 란테르트 님께 떠넘긴다 던지.... 그런 짓 하지 말라고.] 왠지 약간 유치한 발상이었으나, 세이피나는 순간 부쩍 흥미로운 방 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상당히 유아스럽지만.... 재미있군요.... 한 번 고려해 보겠 습니다.] [무슨 소리야? 고려해 보겠다니....] 트레시아는 세이피나의 말이 약간 이해가 가지 않았고, 이렇게 물었 으나, 세이피나는 다시 답하지 않았다. 란테르트는 간단히 눈인사를 트레시아에게 건네며, 세이피나와 함께 빛에 휩싸이더니 사라졌다. 그 둘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곳은 한 해안동굴의 입구였다. 마곡의 남쪽 해안 가는 해안절벽이 많은 편이었는데, 이 동굴 역시 그러한 해안 절벽의 중간쯤 자리잡은 곳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은 날 수 없는 세이피나를 데려 올 방법이 없어 공간이동을 펼친 것이 다. 란테르트의 이러한 공간이동은, 워프나 텔레포트 따위는 아니다. 그 러한 마법은 엄청난 마법력이 필요해 살아있는 존재가 시전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카르트나 세이피나도, 간신히 마계 안에서나 그러 한 능력을 사용할 수 있을 뿐이었다. 란테르트의 이 마법은 다만 자신과 자신 주위의 공간 일부를 움직이 는 것으로, 비행마법을 약간 응용한 것이다. 란테르트의 눈앞에는 지금 깊고 어두운 암혈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 물론, 조금 더 나아가다 보면 워프 게이트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건너편에는.... 소문조차 거의 없는 거대한 대륙.... 마이다탄트 가.... 란테르트는 이런 생각을 하며 천천히 앞으로 걸음을 옮겼고, 세이피 나는 조용히 그의 뒤를 쫓았다. 세이피나는 지금 사실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일단.... 자신 은 마족이었다. 아무리 기척을 감추고는 있다지만.... 어느 정도 이상 의 존재라면 자신이 마족이라는 것 정도는 단번에 눈치챌 수 있을 것 이다. 그럴 경우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엘프들의 숲의 결계 때문에 마계로의 탈출도 부자연스럽다. 굉장한 힘을 소모해야 간신히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보통의 엘프들이야 사 실 걱정할 것도 없지만.... 보통의 드래곤만 만나도 상당히 고전하게 된다. 재수 없게.... 네 숲의 주인들이나.... 용왕 급의 드래곤을 만 나기라도 한다면.... 탈출조차 불가능하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 란테르트가 빛의 구슬을 만들어 동굴 안을 밝혔다. 일단, 입구에서는 게이트가 보이지 않았다. 란테르트는 세이피나를 한차례 바라보며 고개를 까딱거려 안으로 들 어가겠다는 뜻을 밝혔고, 세이피나 역시 고개를 끄덕여 대꾸하며 그의 뒤를 쫓았다. ....이카르트.... 그분을 믿는 거다.... 세이피나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물론, 마음속으로.... 워프게이트까지, 두 사람은 거의 두 시간 가까이 걸었다. 이네들의 걸음걸이로 이 정도 시간이면 보통사람이라면 거의 반나절은 걸릴 거 리이다. 이것만으로도, 이 워프게이트는 충분히 다른 여느 사람들의 접근을 막을 수 있을 듯 보였다. 일단, 절벽 중간에 있어 접근이 힘든데다가, 10휴하(1휴하=약 1킬로미터)나 되는 긴 동굴이라는 것은, 인간이라는 여린 존재에게 참을 수 없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안겨줄테니 말이다. 그렇게 걷고 걸어 일행 앞에 드러난 게이트는 간단하기 그지없었다. 단지.... 이 워프게이트를 설명하는 가장 정확한 말은 빛의 수면 정도가 아닐 까 싶다. 세로 방향으로 통로 앞을 가로막은 채 서있는 빛의 수면.... 파르스 름한 빛을 내는 이 빛의 수면은 흡사 적도 부근 무풍지대의 바다처럼 서서히 울렁거린다. 빛깔도, 엷은 푸른색에서 약간 색이 짙은 푸른색 까지, 무의도적인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어 내며 아른거리고 있다. 란테르트는 그 워프 게이트 앞에 잠시 멈추어 섰다. 아무리 란테르트 라 하더라도, 처음 보는 이러한 모습에 호기심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 다. 그는 고개를 돌려 세이피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는 맑게 빛나되 여전 조금의 동요도 없었다. 이러한 것쯤은 많이 보았다는 뜻 에서인지.... 아니면, 단지 원래 어떠한 것에도 동요치 않을 정도로 마음이 안정되어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세이피나의 현재 상황은 그와 정 반대였다. 세이피나의 지금 심경은 굉장히 복잡했다. 막상 트레시아에게 큰소리 를 쳐 놓기는 했지만.... 은근한 두려움은 어쩔 수 없었다. 방금전 먹 었던, 이카르트를 믿겠다라는 마음도 금새 흔들리기 시작해 이제는 또 다시 마음이 떨려왔다. 세이피나가 비록 마족이고, 정신 체이기는 했지만.... 그녀 역시 존 재하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치고 죽음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은 없다. 존재가, 자신이라는 존재가 사라진다는 것에 대한 공포는 거의 본능적인 것이다. 그렇기에.... 세이피나는 자신을 죽일 수 있는 것에 대해 거의 무방 비 상태가 되어야만 하는 지금, 몸이 떨릴 정도의 두려움을 느끼고 있 었다. 차라리 란테르트처럼 아무것도 모른다면 괜찮다. 그는 지금 자신이 가려하는 중앙 대륙이 어떠한 곳이지 잘 모른다.... 아니, 생각해 보면, 차라리 그가 자신보다는 덜 위험하다. 사실, 드 래곤은 인간을 하찮게 보고, 엘프는 인간에게 십분 호감을 가진다. 먼 저 인간을 공격해 죽이는 일 따위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두 존재 모두 마족은 싫어한다. 신들이 의도치 않았던 존 재.... 만들고자 하지 않았음에, 너무도 강한 힘을 가지고 태어난 존 재.... 그러한 존재를 싫어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다보니, 자연 세이피나는 워프 게이트 따위에 신경을 쓸 정신이 아니었고, 그 때문에 표정은 무덤덤 했던 것이다. 이윽고, 란테르트가 게이트 안으로 걸음을 옮겼고.... 다시 세이피나 가 그 뒤를 따랐다. 란테르트는 게이트 안에 들어서면 무언가 대단한 일이 일어날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흡사 아무것도 통과하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걸음 을 옮겼을 뿐이고, 이내 게이트를 빠져 나왔다. 게이트를 통과했는지 그렇지 않은 지도 알 수 없었다. 다만,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으며, 훨 씬 덥고 습해졌다는 것만을 느낄 뿐이었다. 다시 한참동안을 앞으로 걸어 나갔다. 동서남북도 잘 구분이 안 가는 지라, 남으로 향하고 있는지, 북으로 향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으 나, 어찌되었건 외길이니 그런 것에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걷는 사이, 점점 지대가 높아지는 듯 느껴지며 이윽고 눈앞에 환한 빛이 들어왔다. 동굴의 입구인 모양이다. 란테르트는 일단 빛이 눈이 보이자 저으기 안심이 되며 걸음에 약간 속도를 더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자신의 뒤를 쫓아오던 세이피나 와 거리가 벌어졌고, 란테르트는 걸음을 멈춰 세이피나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속도를 더한 것은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그녀는 무언가에 빠져 있었다. 물론, 그녀의 표정은 평소와 별다를 것이 없었다. 워낙 얼굴에 심리 변화가 드러나지 않는 아가씨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왠지 평소보다 힘이 없었고, 약간 정신이 없는 듯 보였다. 란테르트가 이렇게 멈춰서 자신을 바라보는데도 란테르트의 시선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 다. "무슨.... 문제 있습니까?" 란테르트는 그녀의 이런 이상한 모습에 이렇게 물었고, 세이피나는 멍하니 란테르트를 바라보며 대꾸했다. "아.... 아닙니다." 란테르트는 잠시 더 그녀의 모습을 살피다가 입을 열었다. "도착 한 것 같습니다." 그의 말에 세이피나는 아, 하는 짤막한 탄성을 지르며 자신을 바라보 고 있는 란테르트의 뒤쪽으로 시선을 향했고, 이내 쏟아져 들어오는 빛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란테르트는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그녀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1558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30 올린이:광황 (신충 ) 99/01/24 00:14 읽음:2212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지금 세이피나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억누르기 위해 모든 신경을 쏟 고 있었다. 이 중앙대륙과 훨씬 남쪽의 다프칸 대륙.... 이 두곳은 마 족에게는 금단의 땅이다. 섣불리 접근했다가는.... 중앙대륙에 발을 한차례라도 디뎌본 적이 있는 존재는 이카르트뿐이 었다. 당시 어떠한 일로 엘프에게 도움을 주었고, 그에 엘프들의 신인 가엘프 라피나가 그를 초대해 한차례 들린 적이 있었다. 아마도 1700 년 전의 일인 듯 하다. 그 외의 마족들은.... 감히 이곳에 발을 들여놓지도 못했다. 물론, 아르카이제라면, 그다지 큰 일도 아니다. 이 중앙대륙에서 그 보다 강한 존재는 가엘프 한명 뿐이었으니, 이곳에 오는 것을 꺼려할 이유가 없었다. 물론, 쓸모 없는 분쟁을 피하기 위해 거의 발을 대지 않는 편이었지만.... 하지만, 세이피나는 아니었다. 세이피나는 왜 이렇게 자신이 흔들리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평소 에 거의 흔들림이 없는 그녀였고.... 죽음을 특별히 두려워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게다가 지금 느껴지는 두려움이라는 감정 역시, 강 렬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런데 왜.... 이렇게 까지 동요 하는 것일까? 세이피나는 란테르트의 뒤를 쫓아 몇 걸음 더 걸어 막 동굴 밖을 빠 져 나오자 마자,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자 마자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주위의 풍경은 별 것 없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 높이가 거의 사람 키의 20배는 될 듯한 거목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자신들의 나온 곳은 조그마한 흰색의 건물이었다. 지붕과 기둥, 그리 고 아래로의 계단만이 있는 것으로, 동굴 입구를 장식하기 위한 건물 이었다. 그리고.... 길인 듯 보이는 나무가 자리지 않은 땅이 있었다. 세이피나는 이런 것이 눈에 들어온 그 순간.... 자신이 두려워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제는.... 이제는 혼자였다. 어느 누구도 자신을 도와줄 수 없었다. 언제나 다른 곳에서 일을 할 때에는.... 힘들 때면 누군가가 자신을 도와주러 와 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존재가 아르 카이제이다. 그는 자신이 어려울 때마다 친히 달려와 그 강대한 힘으로 자신을 어 려움에서 구해주었다. 그의 곁을 떠나 임무를 수행하는 일도 거의 없 었다. 그리고.... 언제나 때각거리며 싸우지만, 아르트레스 그녀도 자 신을 꽤 많이 도와주었었다. 전투력에 있어서 아르트레스는 자신의 거 의 두배 이상이다. 아르르망의 성격은 꽤 꼼꼼한 편으로, 그 역시 자 신이 힘들 때면 곧바로 달려와 주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어느 누구도 자신을 도와줄 수 없다. 일단 세 이피나 자신이 위험에 처한다 하더라도 곧바로 마계에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두려움의 이유는.... 고립이었다. 그것도.... 자신과 친숙하지 않은 곳에의 고립.... 물론, 그 두려움의 강도라는 것이 당장 몸을 떨 정도의 것은 아니었 기에, 그녀는 이렇게 평정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은근 한 두려움이라는 것은 때에 따라 강렬한 공포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 친다. 란테르트는 이러한 자세한 사정은 전혀 알 수 없었으나, 어찌되었건 그녀의 심리 상에 어떠한 변화가 인 것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 가 입을 열지 않으니 도울 방법이 없었다. 다만 곁에서 조용히 지켜볼 따름이었다. 이 두 사람은 일단, 이렇게 밖으로 나왔으나, 이제 무얼 해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막상, 모라이티나가 가지고 있던 레이요니르라는 활을 찾아 가엘프에게로 가야 할텐데.... 가엘프가 이 대륙 어느 구석에 붙 어 있는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그에 란테르트는 세이피나는 바라보았다. 당연 그녀라면 어떠한 정보 를 가지고 있을 터이니 말이다. 하지만, 세이피나의 상태를 보니, 왠 지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란테르트의 머릿속에 스치는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테 미시아의 신전으로.... 전에 아피안인가 하는 사제가 테미시아의 신전 이라고 자신을 밝혔었다. 그럼.... 아마도 이곳에 살고 있을 터. 란테르트는 이런 생각을 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울창한 숲 사이로 흰색의 건물이 띄엄띄엄 눈에 들어왔다. "저쪽으로 가 보지요...." 란테르트는 세이피나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세이피나는 그의 말에 고개를 돌려 그쪽을 한차례 바라보고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저곳은.... 테미시아 님의 신전입니다. 골드 드래곤도 있고.... 위 험합니다." 그때였다. 돌연 한 아가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위험하지 않아요. 어서 오세요. 테미시아 님의 신전에. 란테르트 님." 이 말이 끝남과 동시에 란테르트와 세이피나가 서 있는 공간 바로 앞 에 흰빛이 잠시 어리며 이내 한 여자가 그곳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스레하라고 해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며 란테르트에게 악수를 청했고, 란테르트는 이 의외의 상황에 그대로 리드 당해 멍청히 그녀의 손을 마주잡았다. 그녀는 적갈색 머리칼을 어깨를 간신히 넘겨 자른 17세 가량의 여자 였다. 눈동자는 시원시원했고, 눈썹이 약간 도톰해 바라보고 있으면 소년과 같은 쾌활함이 느껴졌다. 옷차림은 무릎에 채 닿지 않는 흰 망 토로 어깨를 두르고 있었고, 언젠가 아피안이 했던 그 사제건과 비슷 한 무늬와 디자인의 사제건을 가슴 앞으로 흘리고 있었다. 망토 사이로 보이는 옷차림은, 무릎에 채 닿지 않는 넓은 주름의 흰 색 치마와 약간 풍성한 얇은 재질의 웃옷이었다. 옷의 전체적인 색감 은 금색과 흰색이었다. 활달한 얼굴에 어울리는 소년 같은 몸매이다. 아스레하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자는 이내 세이피나에게도 악수를 권 했다. "어서 오세요. 테미시아 님의 신전에...." 하지만, 세이피나는 그녀의 악수를 받지 않았고, 그녀는 그런 상대의 응대에 그다지 개의치 않은 채 하하, 웃으며 손을 거두었다. "그보다.... 어떻게 제 이름을 아시고 계시는지...." 란테르트의 이 물음에 아스레하는 살짝 미소지으며 답했다. "아, 가엘프 님이 전해 주셨습니다. 자신을 찾아올 손님들이 오늘 도 착할 테니, 그들에게 가야 할 길을 가르쳐 주라고.... 란테르트 님의 이름도 그분 덕에 알게 되었습니다." "아...."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짤막한 탄성을 내질렀다. 하긴.... 신이라고 불리우는 존재이니.... 그 정도를 눈치 채는 것이야 그다지 어렵지 않 을 것이다.... "그보다.... 아피안 님과도 한차례 만났던 모양이더군요. 그 말썽꾸 러기 아가씨 덕분에." 아스레하는 놀라는 란테르트를 향해 이렇게 말했고, 란테르트는 천천 히 고개를 끄덕였다. 말썽꾸러기 아가씨라면.... 분명 모라이티나일 것이다. 이 아스레하라는 아가씨는 꽤나 수다스럽다. 란테르트의 끄덕임과 가 로저음을 말상대로 한참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를 중얼거릴 수 있으 니.... "아피안님 말씀으로 보통의 인간이라 할 수 없을 정도의 힘을 가지셨 다던데.... 지금은 어떤가요? 아! 이런 말 물어보는 것, 실례일 까?.... 음.... 그보다, 가엘프 님께는 무슨 일로 찾아가시나요? 일곱 대륙의 인간이 엘프들의 어머니이신 가엘프 님을 아는 것도 신기한 데.... 그분에게 용건까지 있다니...." 란테르트는 그녀의 첫 번째 물음에는 답하지 않았으나, 두 번째 물음 에는 아주 간단히 대답했다. "레이요니르를 빌리기 위해서입니다." 혼자 수다스럽게 떠들던 아스레하는 란테르트의 이 한마디에 순간 입 을 살짝 벌리며, "에?...." 라는 약간은 이상한 탄성과 함께 잠시 입 을 다물었다. 그리고는 다음 순간에, 쿡쿡쿡 하는 웃음을 잠시 웃었 다. 무엇이 그리 유쾌한지 눈에 눈물까지 고이도록 웃었고, 이내 눈가 에 고인 눈물을 닦으며 입을 열었다. "쿡쿡.... 그게 빌려 줄 수 있는 물건인가요? 레이요니르라는 것은 엘프들의 왕의 상징. 그러한 것을 인간에게 빌려주다니요. 아, 하긴 이러한 것을 모르니 그러한 생각을 할 수도 있겠군요." 어떠한 점이 그렇게 까지 우스운지.... 그녀의 말을 들은 란테르트는 도저히 그 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반 쯤 얼토당토않은 일인 것은 알고 있었으나, 그것이 남을 웃길만한 일 이라고는 도저히 생각나지 않았다. "웃어서 미안해요. 제가 조금 웃음이 헤프답니다." 그때, 돌연 란테르트는 이상한 느낌을 느끼며 바닥을 바라보았고, 이 내 무언가 거대한 그림자가 스쳐 가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내 반사적 으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고, 그곳에서 거대한 날아가는 검은 물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거대.... 그리고 위대.... 이 두 가지 정도면 그 존재에 대해 대강 설명이 된다. "드래곤...." 란테르트는 담담히 중얼거렸다. 그 검정색의 날개를 퍼덕이며 반공을 가르는 존재.... 그것은 드래곤이었다. 그의 놀라는 모습에 아스레하는 또다시 킥킥 웃었다. "킥.... 당신.... 그러고 보니 드래곤을 처음 보겠군요. 일곱 대륙에 는 한 마리도 살고 있지 않으니.... 이 대륙에서는 종종 볼 수 있어 요. 하루 종일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한 3, 40존재쯤? 방금 날아간 존재는 블랙 드래곤이에요. 드래곤들 중에서도 꽤 상위 급에 속하지 요." 란테르트는 멀리 하늘 저편으로 숲에 가리워 보이지 않을 때까지 드 래곤의 자취를 바라보다 이내 아스레하를 바라보았고, 아스레하는 란 테르트가 자신을 바라보자 싱긋 웃어주었다. [그보다.... 곁에 있는 여자는 뭐예요?] 돌연, 아스레하가 란테르트에게 전언으로 말을 걸어왔고, 란테르트는 잠시 당황하여 어떻게 답해야 할 줄 머뭇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 당황함은 세이피나 때문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 그녀에게 답해야 할지 를 몰라서였다. [아.... 전언 법은 쓸 줄 모르나 보군요. 다만, 강하게 생각하세요. 정신을 집중해, 내게 전하고 싶은 말을 떠올리면 되는 거예요.] 아스레하의 말에 란테르트는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가 하라 는 데로 말을 떠올렸다. [이렇게 말입니까?] 란테르트의 물음에 아스레하는 한차례 다시 미소를 지었다. 천진한 듯, 쾌할 한 듯 한 그녀의 미소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흥겨워 지는 듯 하다. [잘하시네요. 그럼 제 질문에 답해 주세요. 옆에 달고 있는 여자 뭐 예요?] 그녀의 말투에는 약간의 독기가 서려 있었고, 란테르트는 순간 어떻 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세이피나라는.... 저의 동료입니다.] [당신 속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나요?] 아스레하가 다시 물었고,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대강 무슨 이야기 를 하려는지 감을 잡으며 되물었다. [무슨.... 속고 있다니요?] [저 여자.... 마족이에요.] 그녀는 란테르트의 말에 이렇게 답했고,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알 고 있다고 답했다. 트레시아와는 달리, 생각하는 것이 거의 얼굴로 드러나지 않는 란테 르트이기에, 세이피나는 그가 전언으로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다 는 것은 가까스로 눈치를 채었으나, 그 내용은 전혀 알 수 없었다. [아.... 그랬군요. 나는 또 속고 있는 줄 알았어요. 전 다른 사람을 속이는 것은 질색이거든요. 그보다, 저 아가씨.... 굉장히 동요하고 있는데....] 란테르트가 알고 있다고 하자, 아스레하는 대번에 말투가 변했다. 여 자라고 하던 말투를 아가씨로 바꾸었으니 말이다.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잠시 세이피나를 바라보았다. 확실히 평소와 는 다른 모습이었다. [음.... 역시 마족이어서일꺼에요. 이 땅에 마족은 출입이 금지되어 있거든요. 잘못해서 숲의 주인이나, 드래곤의 왕에게 걸리기라도 하 면....] 란테르트는 이제서야 세이피나가 약간 이상해진 이유를 알 수 있었 다. [그렇군요....] [아! 맞다. 그러고 보니, 전에 아피안 님도 당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 실 때, 마족에 대해 이야기했었어요. 그때도 당신이 마족과 함께 있었 다고 하셨는데.... 이 아가씨인가요?] 아스레하는 다시 물었고, 란테르트는 평소처럼 고개를 가로젓는 대신 [아닙니다], 라고 답했다. [뭐.... 그런 거야 어쨌던 상관없고.... 아무튼 각별히 조심해요. 이 아가씨, 그다지 강해 보이지는 않으니.... 당신네 일곱 대륙에서는 꽤 상당한 존재였는지는 모르지만, 이 중앙대륙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존 재입니다.] 전언으로 이렇게 중얼거리며, 그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보다, 신전 구경이나 한차례 하시겠어요? 아니면 곧바로 가엘프 님에게 찾아가시겠어요?" 란테르트는 아스레하의 물음에 언제나 새로 사람을 만날 때마다 묻던 이야기를 되물었다. "혹시.... 이곳에 이름난 무기나, 마법 아이템 같은 것이 있습니까?" "아뇨. 그런 게 있을 리 없죠. 아, 그럭저럭 쓸만한 건.... 테미시아 님의 지팡이가 있기는 한데.... 그건 아피안 님이 가지고 나가셨어 요." 아스레하의 이 대답에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입을 열 었다. "그렇다면.... 이대로 가엘프 님에게로 가겠습니다." 란테르트의 말에 아스레하는 약간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 "에이.... 조금 더 놀다 가면 좋은데.... 뭐 할 수 없죠. 그럼, 정 남쪽으로 향하세요. 조금만 가다 보면 당신을 마중하러 누군가 나올꺼 에요." 아스레하는 이렇게 말하며 손을 뻗어 남쪽으로 향했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에게 고개 숙여 감사를 표하며 남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막 수풀 사이로 모습을 감추는 란테르트와 세이피나의 뒷모습을 보며 아스레하는 쩝쩝 입맛을 다셨다. "휴.... 4년 반만에 처음으로 만난 사람인데.... 할 수 없지.... 재 미없지만, 그래도 마이다티아님께나 가서...." 이렇게 말하며 그녀는 길게 기지개를 폈고, 이내 신전으로 향했다. ----------------------------------------------------------------- 음... 아스레하.... ^^ 이 아가씨 왠지 마음에 드네용~~ 캐러의 이름이 처음 등장한건.... 이 전소설.... 후우... 어서 2차 퇴고 해 두 소설 모두 올리겠습니다.^^ (음... 이건 근데... 허언이 될지도...--;; ^^) 그럼.. ^^ 팔불출 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1680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31 올린이:광황 (신충 ) 99/01/25 00:30 읽음:2186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이 대륙 마이다탄트는 일곱 대륙에 비한다면 훨씬 남쪽에 있어 날씨 가 더웠다. 그렇기에 수풀이 굉장히 우거졌고, 나무 또한 엄청난 크기 를 자랑했다. 그렇게 우거진 수풀 사이를 몇 차례 꺾어 들어가자 이내 신전이 자리잡은 커다란 공간에 도착했다. 신전의 모습은 흰색의 전체적인 색감에 쫙 뻗은 기둥, 멋지게 뒤틀린 처마선,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는 지붕 등등.... 모든 것이 완벽하게 아름다웠다. 하지만, 이러한 신전에 비해 배나 시선을 끄는 것이 하나 있었으니.... 신전에서 조금 떨어진 앞에 한 거대한 것이 누워 있었다. 단지 바닥 에 가까이 낮게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누워있다고 표현한 것이 아니라 실재로 누워 있었다. 배를 낮은 풀들이 넓게 자란 벌판에 깔고, 턱을 마침 있는 바위에 고 인 채.... 길이가 거의 50휴리하쯤 되어 보이는 거대한 금색 생물(?) 이 누워있다. 더할 나위 없이 부드러워 보이는 털이 목덜미 언저리에 금색으로 빛 나고 있었고, 언뜻 보아 10개는 될 듯한 뿔들이 머리에 솟은 채 그 생 물은 눈을 반쯤 감고 있었다. 한차례 숨을 들이쉬었다 내쉬었다 할 때마다 그릉 그릉 하는 소리가 들렸고, 종종 꼬리를 들었다 놓기라도 하면 우두두 하는 커다란 소리 가 숲안에 울려 퍼졌다. 드래곤이었다. 팔을 모아 가슴에 깔아놓고, 두 날개를 자연스럽게 바 닥에 깐 채 잠이 들어 있는 이 존재는 드래곤이었다. "마이다티아님~~~!!! 그 사람이 왔다가 갔어요!!" 한가로운 낮잠을 즐기고 있던 이 황금색의 용은 아스레하의 부르는 소리에 서서히 눈을 떴다. [후우.... 무슨 일인가?] 마이다티아는 입도 열지 않은 채로 아스레하의 말에 대구했고, 아스 레하는 살짝 미소지으며 답했다. "그 가엘프 님이 말씀하셨던 사람이 다녀갔어요!!" 아스레하의 말에 마이다티아는 몸을 살짝 일으켰다. 그러한 조그마한 움직임에도 거센 바람이 일며 주위의 풀을 사방으로 넘어트렸으나, 아 스레하의 주위에는 흡사 둥근 막이 존재하기라도 하는 듯, 머리칼 하 나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이 둥근 막은.... 엔클레이브였다. [그분이 다녀갔단 말이냐?] 아스레하의 말에 마이다티아가 소리치듯 이렇게 물었고, 아스레하는 잠시 의아해 했다. "그분이라니요? 마이다티아 님께서 존칭을 써야 할 만한 사람인가요? 그 란테르트라는 사람이?" [아.... 아니.... 그런 것은 아니다....] 마이다티아는 아스레하의 물음에 이렇게 얼버무리고는 다시 물었다. [그래.... 어떻더냐? 그분.... 아니 그가 얼마나 강하더냐?] 아스레하는 이 할배가 아직 잠이 덜 깼나? 하는 눈초리로 잠시 바라 보다가 입을 열었다. "강했어요. 비록 마법력은 감추고 있어 알 수 없었지만, 정신력만은 충분히 강했어요. 전언 술을 방법을 가르쳐 주자마자 바로 사용했으 니.... 게다가 왠 마족도 하나 데려 왔던 걸요?" 아스레하의 말에 마이다티아는 눈을 살짝 끔쩍였다. [음.... 마족.... 하긴.... 그렇기도 하겠구나....] 아스레하가 물었다. "왜요? 그렇기도 하다니요?" [아, 아니다.... 그냥 혼잣말이다.] 마이다티아는.... 아마도 무언가 알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아스레 하가 알아서는 안될 일인 듯, 더 이상 이야기해 주지는 않았고, 아스 레하는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그러나 그 것도 잠시잠깐, 아스레하는 특유의 활달한 미소를 지으며 외쳐 물었 다. "그보다, 마이다티아님~~!! 언제쯤 다음대 수신사가 들어오나요? 아 피안 님이 언제쯤 그 아이를 찾아오냔 말이에요? 심심해 죽겠어요." [휴우.... 넌 도대체 105살이나 먹은 아이가 아직도 철이 없느냐? 네 전전대 수신사였던, 베르몬디아 그 아이는 얼마나 과묵했는지 아느냐? 하긴.... 너와 만나기도 전에 죽었으니.... 알 수 없겠지만.... 하여 튼, 그 아피안이라는 녀석 때문에.... 베르몬디아에게서 진지함이라고 는 조금도 이어받지 못했으니....] 마이다티아의 꾸중 아닌 꾸중에 아스레하는 헤~ 하는 웃음을 지었다. "괜찮아요. 괜찮아~~~ 어차피 진지하건 하지 않건 이곳에서 180년을 보내야 하는 건 바뀌지 않잖아요? 즐겁게~~ 즐겁게~~ 늙지 않는 이 생 을 즐기는 거예요~~ 호호호." 그녀의 일러한 반응에 마이다티아는 휴.... 하는 한숨을 한차례 더 내쉬었다. 하긴.... 그녀의 말이 옳았다. 그 전전대 수신사라는 베르 몬디아처럼 과묵하고 묵묵하게 자신의 일만 하면서 180년을 보내 나.... 아스레하처럼 까불며 보내나.... 시간은 하염없이 흐르기만 한 다.... 테미시아 그분의 뜻이니.... 말이다. 한편, 아스레하와 헤어진 란테르트와 세이피나는 남쪽으로 걸음을 옮 기었다. 그리고.... 도중의 그 주위 풍경이라는 것은 란테르트 그 자신의 키가 10분의 1 로 줄어든 듯한 착각을 느낄 정도였다. 보통 20휴리하(1휴리하=약 1미터) 정도의 높이를 가졌던 일곱 대륙의 나무들은 이곳에서는 결코 나무라고 불리울 수 없다. 그것들은 풀이 다. 조금 키가 큰 풀.... 이곳에서 나무라고 불리려면, 그러니까.... 그 가지 끝이 다른 나무 들의 가지 끝과 비견할 만 하려면, 적어도 100휴리하는 되야 했다. 레 냐 남부 평야에 있는 헥토리아수쯤은 되어야 이곳에서 나무라고 이야 기할 수 있을 듯 하다. 밑동의 지름이 거의 15휴리하쯤 될 듯한 이 거대한 나무들은 곧바로 뻗어 올라 저 까마득한 위쪽에 진 녹색의 숲을 이루고 있었는데, 한참 바라보고 있으면, 도대체 자신이 무엇을 보고 있는 건지도 헷갈릴 지 경이었다. 그러한 나무들은 보통 3, 40휴리하 정도의 간격으로 서 있었는데, 간 격이 비록 그렇게 넓었으나, 나무 위쪽에 있는 가지들 역시 그만큼의 길이는 되어, 하늘은 온통 나뭇잎으로 뒤덮여 있었다. 이 나무는 잎이 달려있는 가지가 꽤 높은 곳에서부터 자라기 시작해 나무의 끝부분에 야 많은 수의 잎과 잔가지들이 매달려 있었다. 종종,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길게 뻗어져 들어온다. 은은한 금색의 햇빛은 어두침침한 바닥까지 일직선으로, 하지만 점차 흐려지며 흐르 듯 내려오고, 그러한 빛의 기둥이 숲 곳곳에 내리꽂히고 있다. 흡 사.... 구름 사이에 햇살이 비져나오는 듯 하다. 그러고 보니.... 숲 은 구름인 듯 하늘을 가리우고 있었다. 햇살이 비쳐오는 곳에 서 란테르트는 잠시 잎의 구름을 올려다보았 다. 정면으로 태양이 눈에 들어와 빛은 햇잎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확실히 모든 것이 신기한 곳이었다. 종종 나무사이를 날아다닌 동물 도, 크고 억세게 생겼고, 눈앞을 스물 스물 기어가는 괴상한 괴물도 역시 크고 섬ㅉ하게 생겼다. 일곱 대륙의 것들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 었다. 란테르트는 종종 저런 것들과 싸우면 수련에 도움이 되겠지? 라는 생 각을 떠올렸으나, 일단은 가엘프를 만나러 가야 했기에 그대로 걸음을 옮겼다. 세이피나는 여전 여유 있는 표정에 부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매사 철저히 계산을 한 후 움직이는 그녀였고, 그러한 자신의 계산을 거의 절대적으로 믿고 있었기에, 지금처럼 소멸 당할 확률이 그렇지 않을 확률을 크게 앞서는 상황하에서는 약간의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공포라는 감정에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그녀였기에 느끼는 두려움은 보통의 존재들보다 조금은 심한 편이었다. 란테르트는 여전히 세이피나가 표정을 피지 않자 걸음을 멈추며 말을 걸었다. 언제나 정신없이 즐겁기만 한 아르에는 란테르트가 발을 멈춤 과 동시에 종, 하고 울었다. "조금 덥지요?"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세이피나를 향해 이런 말을 하는 자신이 조 금 우스웠으나, 란테르트는 일단 이렇게 물었고, 세이피나는 란테르트 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이 정도면 인간이 충분히 덥다라고 느 낄 수 있는 온도였다. "예...." 세이피나는 이렇게 답했고, 란테르트는 조그마한 미소를 지었다. "무슨 걱정이 있는 듯 보이는군요." 란테르트의 말에 세이피나는 조용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고민이 있 다한들.... 란테르트에게 이야기 할 이유는 조금도 없었다. 세이피나의 대답에 란테르트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보다.... 세이피나 님은 혹시 마법을 사용할 줄 아십니까? 공격계 마법이나.... 그러한 것을...." 란테르트의 이 돌연한 물음에 세이피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고, 란테 르트는 다시 비슷한 질문을 했다. "그렇다면.... 특별히 익힌 무기술이라던가 그러한 것 있습니까?" 물론 있었다. 비록 아르트레스만큼 강하고 위력 있는 것은 아니었지 만, 그녀의 검술 실력은 마계에서도 상당한 수준 급이었다. 게다가 그 녀의 검 역시 굉장한 물건이었다. 물론, 평소에는 어깨에 턱하니 걸터 앉아 쫑쫑대기나 하고 있었으나.... 하지만.... 사제 세이피나는 검도 검술도.... "아닙니다.... 그런데 왜....?" 세이피나는 란테르트의 물음에 이렇게 되물었고,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전투력은 거의 전무하군요. 아까 아스레하 님께서 제게 이곳이 몹시 위험하다고 말씀해 주셨기에 한 번 물어본것 입니다." 란테르트의, 전투력이 전무하군요, 라는 말에 세이피나는 순간 발끈 하는 마음이 들었으나, 표정하나 바뀌지 않았고, 란테르트의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하지만, 걱정 마십시오.... 이미 동료로 인정한 이상, 버리고 달아 난다거나 하지는 않겠습니다." 이번의 말은 더더욱 세이피나의 속을 긁었다. 겨우.... 비록 힘이 자 신보다 강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겨우 인간인 주제에.... 아홉번째땅 에 속한 자신을 보호하겠다니.... 세이피나는 속에서 울컥 하는 것이 치밀었다. 하지만, 함부로 대꾸할 수는 없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한 후 다시 걸음을 옮겼다. 세이피나.... 아르 페오네.... 란테르트는 이카르트의 아이인 그녀가 조카와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니.... 당연히 지켜줄 것이다. 자신이 죽기 직전까지.... 그녀를 지켜줄 것이다. 물론, 지키다 자신이 죽는 것은 약간 곤란하지 만.... 란테르트가 이런 생각을 하며 남쪽으로 향하는 모습을, 멈춰선 채 잠 시 지켜보던 세이피나는 다시 걸음을 걸어 그의 뒤를 쫓았다. 그런 데.... 이상하게도.... 방금전 까지 느껴졌던 두려움 비슷한 감정이 사라진 듯 했다. 명치 언저리에 무언가 얹힌 듯한 느낌.... 또 왠지 가슴이 싸늘하던 그러한 느낌은 완전히 사라졌고, 지금은 평소의 담박하던 자신으로 돌아와 있 었다. 흡사.... 란테르트의 보호해 주겠다는 말에 안도감이라도 느낀 듯.... 하지만 세이피나는 고개를 도리쳐 이러한 마음을 어서 잊었다. 이카 르트 님이 사랑하는 존재....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란테르트는 세이 피나가 증오할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 본다면.... 그녀가 란테르트를 싫어하는 이유는.... 그것 하나 뿐이었다. 란테르트는 어떻게 가엘프를 설득해야 할 지에 대해.... 그리고, 세 이피나는 란테르트를 싫어하는 이유 조목조목을.... 이들은 각각 이러 한 것을 생각하는데 몰두하며 조용히 남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한 덕에, 이 두 사람은 한 존재의 등장에 눈치를 채지 못하였다. 물론.... 제정신으로 있는다 해서.... 눈치챌 수 있는 존재인지는 알 수 없었 지만.... ----------------------------------------------------------------- 그러고 보니.... DD에서 처음으로.... 드래곤이 등장 한듯 하군요....^^ 후하하하~~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1681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32 올린이:광황 (신충 ) 99/01/25 00:30 읽음:2273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나무가 높으니, 가지도 높다. 그리고, 가지에 앉아 있는 사람 역시 높은 곳에 있다. 높은 곳에 있으니, 잘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낯선 숲이다. 긴장해 있고.... 모든 것에 신경이 쓰인다. 어떤 특정 기척 에 정신을 쏟을 만큼 한가하지 못하다. 이러한 것들이, 란테르트가 자신의 눈앞에 뛰어 내려온 한 남자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 이유이다. 그 남자는 땅에 내려서자 마자 란테르트와 세이피나를 번갈아 바라 보았다. 표정은 왠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한 그것이었다. 그는 몸매가 상당히 가는 편으로, 한쪽 손을 허리에 내고 다른 쪽 팔은 길게 늘어뜨린 채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머리칼은 밝 은 황금색의 직모로, 길게 한 가닥만을 앞으로 늘어뜨리고, 다른 머 리칼은 뒤로 모두 묶었다. 눈동자는 맑은 물의 빛깔을 내고 있었는 데, 전체적인 얼굴의 모습은 약간 쾌활한 듯 보였다. 나이는 20세 전 후로 보인다. 반면, 입가에는 약간의 냉소적인 미소가 어려 있어 바라보고 있으면 꽤나 고고한 성격이 느껴졌다. 하긴.... 그럴 수밖에. 엘프가 아닌가. "너구나." 엘프는 란테르트를 보자마자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러면서 허리에 얹었던 손을 옮겨 차고 있는 검막이에 얹었다. 란테르트는 현재의 목적이 목적이니 만큼 잠시 허리에 있는 검을 바 라보았다. 굉장히 선이 가는 장검으로, 은은한 녹색을 띄고 있었고, 바람의 정령의 느낌이 은근히 풍겨오고 있었다. 허리에 있는 에르테 일이 그 위세에 숨을 죽이고 있었다. 바람과 땅은 극성으로.... 아마 도 에르테일 쪽의 자아가 눈앞의 남자의 검의 자아보다 힘이 약한 모 양이다. 너구나, 라는 그의 말에 란테르트가 되물었다. "저를 아십니까?" 엘프는 란테르트의 물음에 후후 하는 낮은 웃음을 웃었다. "물론이다. 현재 이 세 번째 땅의 존재들중, 너에 대해 모르는 자가 몇이나 될까?" 엘프는 이렇게 말하며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잘됐다. 안 그래도 요즘 따분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어서 검 을 뽑아봐라. 하르제검 말고, 그 에르테일을 말이다. 하르제 검은 나 의 윈드 네메시스를 견디지 못할 테니...." 그는 다짜고짜 이렇게 란테르트에게 대결을 신청했고, 란테르트는 조금 당황하며 머뭇거리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엘프라는 존재의 힘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상상외로 강하다면, 수련에도 도움이 될 듯 하다. 물론, 자신을 죽이려 든다면, 문제가 달라지지 만, 살의는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생각하며 망토와 가방, 그리고 하르 검을 풀어 한쪽에 세워 놓으며 세이피나에게 비켜서 있으라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세이피나의 표정이 약간 변해 있었다. 아마도 마족과 적대인 엘프와 마주쳤기 때문인 듯 했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그러한 표정에 살짝 미소를 보내며 고개를 끄덕 여 주었다. 걱정하지 말라는 뜻에서였다. 반면 세이피나는 그런 란테 르트의 표정에 냉소 섞인 미소를 한차례 지은 후 고개를 돌렸다. 란테르트는 이 다루기 힘든 아가씨에게 쓴웃음을 한차례 지은 후 이 내 그 금발의 엘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뒤 허리 쪽으로 손을 뻗 어 검의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확실히 에르테일을 쥐는 느낌은, 하르 검을 쥘 때와는 확연히 달랐 다. 단지 손잡이의 모양이 다르다는 것만이 아니었다. 뭐랄까.... 안 정감? 편안함? 검이 신체의 일부가 되는 듯한 느낌이다. 란테르트가 검을 뽑아듬에, 엘프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번의 것 은, 처음의 약간은 도도하고 냉소적인 미소가 아니라, 흥분에서 오는 미소였다. 싸우는 것은 꽤나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와라. 인간." 엘프는 검을 색 하는 소리와 함께 뽑아들었다. 검을 뽑는 속도가 상 상 이상이었다. 란테르트는 그의 검에서 은은히 풍겨져 나오는 바람 의 위세에 꽤나 놀라고 있었다. 단지 몸에서 풍겨 나오는 힘만으로도 자신이 위축되는 듯 했고, 서둘러 정신을 모아 엔클레이브의 농도를 높였다. 뒤이어 란테르트는 검에 대지계 케릭팅 마법을 걸었다. 어느 정도 검술이 손에 익은 이후로는 케릭팅 마법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아무리 에르테일이라도, 동강날 가능성이 충분한 듯 보였다. 에르테일은 대지 령의 혼이 깃들인 검이었고.... 그 검에 이렇게 대 지계 마법을 걸자, 꽤나 큰 공명이 일었다. 검 주위에 은은한 금빛이 어리었고, 느낌만으로도 검의 힘이 상당히 강해진 것을 느꼈다. 눈앞 의 엘프의 윈드 네메시스라는 검의 위세에도 밀리지 않을 정도였다. 란테르트는 이내 검을 휘둘러 엘프에게 달려갔다. 레카르도 가의 검 술.... 이제 그것을 공부해 보는 거다. 모든 검식을 잊고, 그것의 뜻 만을 따라 검을 휘두르는 것이다. 상대의 움직임을 읽고, 상대의 움 직임에 따라 빠르고, 강하고, 또 정확하게.... 상대는 그런 란테르트의 모습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거의 자신에게 접근한 란테르트에게 검을 휘둘렀다. 캉, 하는 거북한 쇳소 리가 나며, 에르테일과 그의 검이 정면으로 부딪혔다. 순간 란테르트는 손이 저려와 하마터면 검을 놓칠 뻔했다. 사실, 어 느 정도 검이 손에 익으면, 검을 통해 전해져 오는 충격을 손과 손 목, 그리소 팔을 통해 적절히 분산시키는 법을 익힌다. 그렇기 때문 에, 검으로 도끼를 막아내고도 손목이 부러지지 않는 것이다. 하지 만.... 이 눈앞의 상대의 검은 오히려 거대한 전투용 도끼보다도 위력이 있 었다. 세검이 말이다. 란테르트는 이 일 검에 자신과 상대 사이의 강약을 알 수 있었다. 차라리 잘되었다. 이 기회에 수련이나 하는 것이다. 상대에게서 살기 는 느껴지지 않으니.... 이보다 적당한 수련 상대는 없을 것이다. 란테르트는 이런 생각을 하며 두 번째 검을 공격해 들어갔다. 정면 으로 마주 치거나 하면, 검이 부러지던지, 자신의 손목이 부러지던지 할 것 같아, 이번에는 속도로 승부를 걸었다. 물론, 속도에 있어서도 자신이 떨어지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일단, 무기 자체도 상대의 것은 세검이고 자신의 검은 중검이었다. 무게가 적어도 다섯배 이상은 차 이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란테르트가 지금 쓰려는 검세는 단순한 쾌검이 아닌, 상대의 검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속도를 올린 보통의 검식이었다. 검 식의 형식을 무시한 레카르도 가의 검술에서나 나올법한 검식이다. 란테르트가 이런 방법으로 나오자 상대 엘프의 입꼬리는 더더욱 위 로 치켜 올라갔다. "후후. 제법 머리를 굴리는 구나." 비록 검을 휘두르는 속도는 엘프 쪽이 빨랐으나, 이상하게도 란테르 트의 검과는 마주칠 수 없었고, 그에 엘프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오 히려 검의 속도를 늦추었다. 그리고는 검을 들지 않은 왼손을 들어 란테르트에게로 향했다. 란테르트는 순간 상대의 몸에서 마법력이 느껴지자 검을 갈무리하며 마법에 대비했다. 상대가 엘프이니 만큼, 자신보다 정신력이 높을 가 능성이 충분했고, 그러니 엔클레이브로는 아주 약한 마법조차 막아낼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 란테르트의 생각은 적중했다. 상대의 손에서는 붉은 화염이 솟아났 고, 그것은 란테르트의 엔클레이브에는 조금의 영향도 받지 않은 채 그의 정면으로 쳐왔다. 란테르트는 에르테일의 날에 살짝 각도를 주어 그의 마법을 받아냈 고, 란테르트의 검에 튕겨나간 화염은 곧바로 공중으로 치솟아 가까 이 있던 그 거대한 나무에 직격했다. 퍽 소리와 함께 나무에 불이 붙 었다. 란테르트는 그 모습에 순간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듣기에 엘프 는 숲의 정령이었다. 그러하니, 자연스럽게 숲을 아낄 터이고.... 어 찌 되었건 자신의 잘못으로 숲에 불이 옮겨 붙었으니.... 란테르트는 이러한 생각에 서둘러 수계 마법을 사용해 불이 붙은 나 무쪽으로 날렸다. 서너갈레의 가느다란 물줄기가 힘있게 뻗어 금새 불을 껐다. 란테르트는 곧바로 다시 그 엘프를 바라보았다. 불이 꺼짐에 응당 조금은 기뻐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약간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었 다. 그러고 보니, 엘프가 숲에서 화염마법을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약간 이상했다. 란테르트는 순간 상대가 엘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뾰족 한 귀를 보니 엘프가 맞기는 한 것 같은데.... 하지만, 생각을 할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았다. 뒤이어 그 엘프의 공격이 시작되었고, 란테르트는 서둘러 검을 움직여 상대의 공격을 막아냈다. 검식의 완숙함과 오묘함, 그리고 검에 실린 힘, 속도, 타 점의 정확성 어느 한가지도 완벽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란테르트는 상대의 이러한 힘에 도저히 반항을 할 수가 없었다. 란테르트는 이쯤 되자, 이제는 마법을 병용해 사용하기로 마음먹었 다. 일단.... 상대의 검의 속성이 바람이니 풍계 마법은 집어치우고, 상대가 화염계 마법을 쓸 줄 아니, 수계 마법이나 빙계를 사용하기로 했다. 동시에, 란테르트의 몸 주위에 엷은 청색의 기운이 돌며 빠르게 도 는 물의 회오리가 생겨났고, 돌연한 그의 움직임에 엘프는 잠시 공격 의 속도를 늦추었다. 물론, 엘프 앞에서 마법을 사용한다는 것 자체 가, 비웃음을 살 만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보다는 조금 더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란테르트의 생각이었다. 란테르트는 잠시 머뭇거리는 엘프에게 몸을 날렸고, 동시에, 몸 주 위에 형성되어 있던 물들이 몇 줄기씩 합쳐지며 함께 엘프에게로 날 아갔다. 하지만, 이러한 마법은 엘프 주위에 둘러쳐져 있는 엔클레이 브조차 뚫지 못한 채 사방으로 흩어졌고, 뒤이어 날아온 엘프의 검은 란테르트의 어깨에 그대로 직격했다. 퍼억 하는 엄청난 소리와 함께, 란테르트는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상대는 검의 면으로 공격을 했고, 란테르 트는 몸에 상처하나 남지 않은 채로 다시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상대는 란테르트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자 다시 한차례 살짝 미소를 지었다. "잠시 동안이지만 재미있었다."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정말이지.... 대단하시군요." "뭐....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명색이 숲의 주인인데...." 엘프는 이렇게 대꾸하며 그의 가느다란 검을 허리에 꽂았고, 란테르 트는 검을 갈무리하며 되물었다. "숲의 주인?...." 엘프는 앞으로 흘러 내려온 한 가닥의 머리칼을 한차례 손으로 툭 쳐 자연스럽게 흘리며 자신을 소개했다. "나는, 서쪽 숲의 주인 엘라인이다. 인간계에서는, 엘라인 케이네스 라는 이름을 쓰기도 하지." 그의 소개에 란테르트는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 덕였다. 하긴, 그러고 보니.... 전에 만났던 북쪽 숲의 주인인 키나 역시 굉장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저는 란테르트 루렌드라고 합니다. 그리고, 저쪽은 저의 동료인 사 제 세이피나입니다." 란테르트는 상대가 자신을 소개하자 뒤이어 자신을 소개했고, 엘라 인이라는 엘프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단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 다. "그럼, 어서 가엘프 님께 가자." 엘라인은 대뜸 이렇게 말했고, 란테르트는 순간 그의 말에 의아함을 표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엘라인은 간단히 상황 설명을 해 주었 다. "나는 지금 너를 마중 나온 것이다. 그 키나녀석이 인간세로 나가버 려 이 북쪽 숲까지 내가 관리하고 있지. 그래서 이렇게 너를 마중하 러 오게 된 것이고. 아주 귀찮게 되어 버렸어." 엘라인은 이렇게 한마디 한 후 다시 두 팔을 가슴께 에서 꼬았다. "그럼, 서둘지. 너의 걸음걸이로는 10일 이상 걸릴 테니...." 란테르트는 눈앞의 이 엘프를 보고는 잠시동안 멍하니 있었다. 분 명.... 민담에서의 엘프는.... 고고, 고결, 고답, 고.... 아무튼, 고 로 시작되는 모든 말들을 붙여 놓을 만한 존재였는데.... 모라이티나 라는 엘프 아가씨와, 이 엘라인이라는 엘프 청년 이 두 사람에게는 그러한 단어가 그다지 어울리지 않았다. ---------------------------------------------------------------- DD 천리안 연재 하시던분~~~~ 도대체 어떻게 된겁니까???? 원래 하시던 분은 아무 말도 없이 연재중단 해버리시고.... 왠 다른 분이 마음대로 푹푹 퍼가시던데.... 그래놓고 하는 후기가.... "저자 동의없이 퍼오는 글입니다. 히히히~~" 입니까? 우앙~~~ 너무 한거 아닙니까???? 전에 퍼가시던분.... 어떻게 된건지 간단히 언급이나 해 주시면 감사 하시겠구요.... 지금 퍼가시는분.... 전에 퍼가시던 분이랑 이야기 해서, 이어서 퍼 가시던지.... 해 주십시요. 음... 이정도면 완벽히 무시당한 걸까???--;;; 그럼.. ^^ 팔불출 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1817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33 올린이:광황 (신충 ) 99/01/26 01:25 읽음:2202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란테르트는 방금 바닥에 내려놓았던 짐들을 챙겨든 후 세이피나와 함께 엘라인의 뒤를 쫓았다. 세이피나의 안색은, 엘라인이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와 마찬가지 로 약간 어두워져 있었다. 간신히 란테르트의 뒤를 쫓기는 했으 나.... 완전히 매에게 잡힌 쥐의 모습이었다. 막 몇 걸음을 옮기지 않아, 엘라인의 전언이 세이피나의 귀에 들려 왔다. [꼬마야, 겁먹지 마라. 원.... 보기 않좋다.] 엘라인의 이 돌연한 말에, 세이피나는 순간 걸음을 멈추었고, 곁에 서 걷고 있던 란테르트가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 란테르트의 물음에 세이피나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엘라인에게 말했 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녀의 물음에 엘라인은 여전 한 걸음 앞서 걸으며 말했다. [내가 너같은 어린아이를 어떻게 하기라도 할 것 같아 그렇게 잔뜩 움츠러들고 있는 거냐?] 세이피나는 엘라인의 말에 묵묵히 생각에 잠기었다가 입을 열었다. [제 생명은 보장해 주시는 것입니까?] [적어도 나는 그렇다. 명분상은 란테르트 그의 동료이고, 그는 가엘 프 님의 손님이다.] 그의 말에 세이피나는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다. 어느덧 그녀의 표정 에서 그늘이 사라졌으나, 워낙 그 그늘이라는 것 자체도 아주 미미한 것이었기 때문에 겉으로 보아서는 거의 표정변화가 없었다. "손님입니까...." 뒤로 한참동안 말이 없었던 세이피나는 아주 조그맣게 이 한마디를 중얼거렸으나, 그 목소리를 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쩌면 엘라 인의 경우에는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11월도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으나.... 이곳 중앙대륙의 날씨는 결코 11월의 그것이 아니었다. 흡사 한 여 름인 듯.... 아니, 일곱 대륙의 한여름과는 상대도 되지 않는 더위가 일행을 짓누르고 있었다. 하긴.... 그렇다고 더위를 느끼고 땀을 흘 리는 존재는 일행 셋중 아무도 없었지만.... 이 엘라인이라는 엘프는 꽤 활달할 것 같은 말투를 하고 있었지만, 예상외로 거의 말이 없었다. 란테르트가 말을 걸기라도 할 때에는 적 당히 말을 많이 했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세이피나나 란테르트 못지 않게 과묵했다. 그러다 보니.... 꿀 먹은 벙어리 삼총사가 되어버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세사람 이나 함께 걷고 있는데도 이렇게나 말이 없다니.... 확실히 연구대상 이다. 그나마 말이 가장 많은 것은 란테르트였다. 어쩌다가 그가 가장 말 이 많은 사람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아무튼 언제나 말을 꺼내 는 것은 그였다. 엘라인과 시간을 보낸지도 어느덧 6일이 흘렀다. 대화가 없었으니만 큼 서로에 대해 알게 된 것은 거의 없었다. 그나마 얼마 되지 않은 대화를 통해 알아낸 것은, 엘프들의 신 가엘프는 거대한 숲의 중앙 신전에 살고 있고, 그 숲을 넷으로 나누어 네 숲의 주인들이 맡아 다 스리고 있다는 것과, 테미시아신전에서 가엘프의 신전까지는 거리가 1500휴하(1휴하=약 1킬로미터)이상으로 아무리 란테르트 라지만 걸어 서 한달 이상 걸린다는 것, 그리고 지금 향하고 있는 곳은 북쪽 숲의 주인이 기거하고 있는 노르우드라는 나무라는 것 정도였다. 그곳에는 가엘프의 신전으로 통하는 워프게이트가 있다 한다. 여전 숲은 거대하고 울창했다. 어떻게, 6일이나 걷는 동안, 손바닥 만한 하늘조차 눈에 띄지 않았다. 그렇게 언제나 하늘을 가리고 있으 니.... 바닥 부근에 풀들이 많지 않은 것이 당연했다. 종종 아주 습 한 곳에 잎이 괴상하게 생긴 식물들이 빽빽이 자라 있을 뿐, 이끼 말 고는 식물이 거의 없었다. 조용히 걷고만 있던 중.... 돌연 엘라인이 입을 열었다. "여기부터는 사라한 부족의 땅이다. 북쪽 숲의 일곱 부족중 하나이 지."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잠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멀리 위쪽에 망루 비슷한 것이 보였고, 그곳에 인영이 몇 눈에 들어왔다. 당연히 엘프 일 것이다. 아마도 마을 입구를 지키는 파수꾼들인 모양이었다. 란테르트가 잠시 망루를 바라보고 있자, 엘라인이 간단히 설명을 해 주었다. "다프칸의 카오스 드래곤이나, 숲 속의 거대한 짐승들이 종종 마을 을 공격하기도 하지. 물론, 마을의 결계를 깰 수 있는 존재가 그다지 많지는 않지만, 그것을 깰 수 있는 존재라면 약간 문제가 심각해진 다." 그의 설명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렇다고 그런 일이 자주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엘라인은 이렇게 말하며 두 팔을 머리 뒤로 가져가 깍지를 끼었고, 그때, 망루 위에 있던 두 사람이 엘라인을 향해 고개를 숙이는 모습 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거리가 상당했지만, 그 두 망루 위에 있던 사람은 엘라인의 모습을 한눈에 알아본 것이다. 엘라인은 그런 그들의 인사에 깍지꼈던 손을 풀어 한차례 흔들었다. 오래지 않아 일행은 마을이라고 불리우는곳 한복판까지 걸어갔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모습에 란테르트는 아주 조금이지만 당황스러 움을 느꼈다. 일단.... 이곳이 어디를 보아서 마을인가? 나무 중간 가지 위에 집을 짓고 살아가는 것이야 그렇다고 치자. 나 뭇가지라고는 생각 할 수 없는 굵기의 나뭇가지 위에다, 나무 위의 집이라고는 역시 생각 할 수 없는 규모로 섬세하게 집을 지어 놓았으 니, 집의 모양 자체만으로는 이곳을 마을이라 부르는데 무리가 없다. 하지만, 집과 집 사이의 거리라니.... 보통 나무 한 그루와 다른 한 그루 사이의 거리가 40휴리하(1휴리하 =약 1미터) 가량 되었고....그러니 매 나무마다 집이 한 채씩 있어도 집과 집사이의 거리가 40휴리하가 되는 것인데.... 집은 가장 가까운 것이 한 나무를 사이에 두고 위치한 것이다. 즉 보통 80휴리하 간격 에서, 조금 외진 곳에 있는 집의 경우는 가장 가까운 집까지의 거리 가 무려 200휴리하가 넘었다. 란테르트가 당황해 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리자, 물론, 란테르트답게 아주 조금씩이었지만 당황해 하는 모습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 다, 엘라인은 다시 설명을 해 주었다. 그러고 보니.... 란테르트와 엘라인의 이러한 모습이란.... 흡사 산간 벽지의 조그마한 마을에서 자란 세상물정에 어두운 사람 을 대리고, 5층 건물이 즐비한 수도의 번화가로 대려온 듯한 모습이 다. "우리 엘프들은, 조용한 것을 좋아하지."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이렇게 마을 을 만들어 놓으니.... 확실히 조용하기는 했다. 하지만.... 인간들이 그렇게 따닥 따닥 모여 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결코 세 상에 존재하는 것에 이유가 없는 것은 없다. 인간들이 모여 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방어이고, 다 른 하나는 생산이다. 특히 생산이라는 것에 있어서는 그 생산의 대상 물의 특성에 따라 마을의 모양이 크게 바뀐다. 밀과 같은 경우에는 단위면적당의 소출 열량, 즉 일정 크기의 땅에 서 생산해 낸 밀의 총 에너지, 가 작은 편이어서 마을의 크기는 그다 지 크지 않고, 꽤 넓은 범위를 마을 안에 포함시키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마을단위에서 자족이 불가능하다. 마곡 남부의 극히 일부지역 에서만 자라나는 벼 같은 경우에는 완전히 반대의 양상을 띈다. 목축, 임업, 어업 등등도 마찬가지로 각각의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 의 마을을 만들어 낸다. 물론, 마을의 모습을 형성하는데 에는 이것 외에도 수많은 변인이 존재하나, 이것만큼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없 다. 그런데.... 이 엘프들의 마을이란.... 방어 외에는 조금의 신경도 쓰지 않은 배치이다. 사실 방어 쪽도 꽤 허술한 편이다. 방어 역시 마을이 모여 있으면 모여 있을수록 유리한 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그러고 보니.... 그 흔한 화전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설마 과일과 산짐승들로 연명하는 것은 아닐 테고.... 이러한 약탈 경제는 집이라 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란테르트는 이러한 복잡한 것까지는 알지 못했으나, 이 엘프들의 마 을이 보통의 인간들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점에 약간 혼란스러 워 했다. 하지만, 입을 열어 묻지는 않았다. 자신과는 그다지 상관없는 일이 었고.... 별로 관심도 없었다. 마을의 모양이 어떠하건 그게 무엇이 그렇게 중요하겠는가? 그러는 사이 다시 이 세 사람은 그 마을이라고 불리는 곳을 지나쳤 다. 겨우 50호 가량의 집들이.... 거의 직경 4휴하(1휴하=약 1킬로미 터) 가까운 공간에 펼쳐져 있었으니.... 이곳이 마을인지 아닌지는 조금 더 생각해 보아야 할 듯 했다. 사실, 마을의 모양이 이러한 것은 당연했다. 일단, 엘라인의 말처럼 엘프들은 조용한 것을 좋아했다. 그리고, 생 산에 있어서는.... 아무것도 먹을 필요가 없는 그들이 굳이 농사 따 위를 지을 필요도 없었다. 의복류 같은 것을 마련하기 위한 작물 정 도는 산으로 들로 헤매고 다녀 얻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얻을 수 있었 다. 방어의 경우도, 사실 그들은 그다지 많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일 단, 엘프들의 마을을 공격할 정도로 강한 개체가 거의 없었던 데다 가, 그것들을 막기 위한 존재가 바로 네 숲의 주인이었다. 네 숲의 주인, 그리고 마을마다의 결계, 거기다 엘프들 자체의 전투력.... 이 삼중의 결계를 모두 뚫을 수 있는 존재라고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운에 의존하지 않고는 불가능에 가깝다. 다시 4일간, 세사람은 남쪽으로 계속해 걸음을 옮겨 1차 목적지인 북쪽 숲의 나무에 도착했다. 노르우드라고 하는 이름을 가진 이 나 무.... 란테르트는 나무가 속한 공간, 공간이라 불릴 만큼 엄청난 곳에 발 을 디디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어떻게 된 것이, 이 중앙대륙이라는 곳은 황당한 것 투성이이다. 즐비한 나무들의 키가 100휴리하인 것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그리 고, 그 나무들의 잎들이 하늘을 가려 태양이 거의 보이지 않은 것 역 시 며칠 지나다 보니 적응이 되었다. 엘프들.... 그들이 사는 마을이 라는 곳 역시 꽤나 이상스러웠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들은 눈앞에 서있는 이 나무(?)에 비한다 면.... 말할꺼리도 못되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곁에 서 있는 엘라인이라는 엘프는 늘상 보아온 것이라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하는 모양이지만, 적어도 정상적인(?)크기의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인간계에서 살던 란테르트의 눈에는.... 한 번 상상해 보라. 키가 200휴리하가 넘는 나무를. 밑동은 언뜻 보 아도 지름이 30휴리하 남짓 해 보였다. 울퉁불퉁한 나무 피부의 구부 러짐 하나 하나가 거의 보통의 나무 지름과 맞먹을 정도의 크기이다. 잎은 그다지 크지 않아 50휴리하나 위에 있는 가지에 매달려있는 잎 들이 뿌연 녹색 구름처럼 보인다. 더 위에 있는 잎들은, 잎이 아닌, 다만 조금더 짙고, 옅은 녹색을 뒤섞어 흩어 논 듯 보인다. 전체적인 모양은 키가 작고(?) 폭이 넓었다. 줄기는 몹시 구불구불 해 흡사 일부로 그렇게 조각이라도 한 듯 보인다. 잘라내 배를 만들면, 수십 척의 돛대 세 개 짜리 대형 범선을 만들 수 있을 듯 보였고, 장작으로 쓸 경우에는 한 나라 사람들이 몇 해 겨울을 날수도 있을 듯 보였다. 나무 근처의 반경 300휴리하 정도의 공간에는 다른 나무가 자라지 않았다. 그 덕에, 반경 200휴리하 정도 되는 나무의 줄기와 다른 나 무들 사이에 공간이 생겨, 란테르트는 오래간 만에 하늘을 볼 수 있 었다. 물론, 그 사실을 지각한 시점은 한참동안이나 나무에 빼앗겼던 시선을 되찾은 후였다. 일단, 란테르트는 눈앞에 서있는, 갈색의 기둥에 녹색의 무언가가 잔뜩 매달려 있는 것을 나무라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하는 편이 훨씬 마음이 놓였다. 그렇다. 저것은 노르우드. 북쪽 숲의 주인의 신전이다. 그냥 나무 모양으로 지어놓은 신전이다. 엘라인은 란테르트가 아무런 말도 못한 채 한참동안이나 나무를 바 라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꽤 흥미로운 감정을 느꼈다. 언제나 생각하는 것이지만.... 왜 어떠한 존재이든 자신이 접해보지 못한 거대한 어떠한 것과 만날 때마다 저렇게 당황하며 경이스러워 하는 것일까? 특히 물질에 얽매여 있는 이 세 번째 땅의 하등한 존재 들은 사물을 단지 크기로밖에는 볼 수 없는 치들이기 때문에 그러한 경향이 더더욱 심하다. 존재의 값어치는 그 크기와는 하등의 관계가 없는 것인데.... 각자의 생각에 잠겨 세 사람은 입을 다물고 있었다. 란테르트는 눈 앞의 나무에 정신을 빼앗겨, 그리고 엘라인은 그런 그의 모습을 비웃 느라.... 마지막으로 세이피나는 이 중앙대륙에서의 자신의 처신에 대해 고민하기에.... 이 세사람 사이에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러한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았다. 일단 란테르트라는 인간이 감정을 오래 끌지 않는 인간이었고, 그가 그렇게 다시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오자 다른 사람들 역시 사고에 종언을 고했다. "이곳에.... 워프게이트가 있는 것입니까?" 란테르트는 막 걸음을 옮기는 엘라인의 뒤를 따르며 이렇게 물었고, 엘라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숲의 중앙에 있는 네 그루의 나무는 모두 숲이 중앙에 있는 가 엘프 님의 신전에 이어져 있다. 워낙 숲이 넓다 보니.... 아무리 엘 프들이라지만, 이동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만들어 둔 것이지." 란테르트는 엘라인의 말에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1818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34 올린이:광황 (신충 ) 99/01/26 01:25 읽음:2336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신전에 다가감에 따라 나무는 더더욱 거대하게 눈에 들어왔다. 가장 가장자리의 가지가 있는 곳을 지날 무렵에는 이미 나무가 한눈에 들 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점점 더 나무에로 다가감에 온통 눈안 가득 나무만이 들어왔다. 그러고 보니, 란테르트가 이 중앙대륙에 와서 본 것중 생각나는 것 이라고는 온통 나무에 관한 것뿐이었다. 그만큼 거대한 숲이고, 또한 인상적인 숲인 것이다. 나무에 가까워짐에, 란테르트의 생각은 나무의 크기나 모양에서, 그 워프게이트 라는 것으로 옮겨졌다. 사실, 워프라는 것은 일곱 대륙 안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다. 공간이란 시간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200여년전 노마티아 대륙에 살았던 이름만이 전해지는 대 현자 제프카 크레알의 저서인 '공간도약의 가능성에 대한 고찰 - 시간과 공간의 상치성' 이라는 곳 에 이러한 글이 보인다. 시간과 공간을 서로 완벽히 상치되어 있다. 공간을 시간으로 미분하 면, 순간이라는 시간과 함께 존재하는 아주 작은 단위의 공간이 남게 된다.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들, 생명을 가지고 있는 것이건, 그렇지 않은 것이건, 그것들은 단 한순간도 정지해 있지 않다. 바람이 불고, 먼지가 날리며, 또한, 생물들은 숨을 쉬고, 운동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으로 미분한 그 짧은 시간동안의 공간 하나, 그 리고 다른 하나는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자면, 시간 하나 하나에 따라 공간이 각각 하나씩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공간 과 시간의 상치성이다. 하나의 시간은 하나의 공간을 가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시간의 흐름 이라는 것은, 각각의 순서에 따른 시간에 해당하는 공간의 배치이다. 이러한 것을 토대로 신화시대나 아라하시 시대의 역사책에 종종 언 급되는 워프라는 공간 도약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우리는 그것의 가 능성을 약간이나마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중략.... 내가 생각하는 워프라는 것은, A라는 시간에 존재하는 공간의 한 부 분을, 그 바로 다음 시간인 B라는 시간에 연관되어 있는 공간의 다른 부분에 연결시키는 것이다. 순간이동이 아닌 공간의 왜곡을 이용한 미시이동이다. ... 중략.... 하지만 이러한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몇 가지 난점을 해결해야만 한 다. 바로, 미시공간 사이의 인과의 고리를 억지로 비틀어 의도하는 곳으 로 연결해야 하는 것이 이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정말이지 막대한 어 떠한 힘이 필요하다. ...하략.... 이 제프카 크레알이라는 현자는, 마법이 실전 되었던 휴메시아 세기 때에도 마법을 사용했다는 일설이 있는 사람으로, 신화시대 및 아라 하시 시대의 신비학(마법이나 신들, 정령 등의 신비한 존재들을 다루 는 학문. 휴메시아때 크게 흥했었고, 하나 둘 실재함이 밝혀지면서 마법학, 신학, 등으로 미분화된다.)에 대한 연구를 했던 사람이다. 아무튼 그의 이 학설에서도 밝혔듯이, 워프라는 기술은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그러한 종류의 것이 아니다. 아무리 정신력의 증폭작용인 마법이 있다 하더라도 무리다. 이러한 이유로 일곱 대륙 안에는 워프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정령과 마족들이 행하는 워프와 비슷한 순간이동이 있을 뿐 이다. 란테르트 역시 워프에 대해서는 말로만 들었을 뿐, 실재로 워프게이 트를 통과한 것이 지난번 일곱 대륙에서 이곳으로 넘어올 때, 그때 한 번뿐이었다. 란테르트는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수면과 같이 찰랑이는 푸른색의 공간의 단면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어디에 꼭꼭 감추어 놓았는지, 눈에 보이지 않았다. 하긴, 워낙 나무가 거대하다보니 어디 구석에 만들어 놓으면 찾으려야 찾을 수도 없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며 엘라인의 뒤를 쫓던 란테르트는 오래지 않아 그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엘라인은 나무 둥치가 있는 곳 가까이 까지 걸음을 걷더니 잠시 주 위를 둘러보았다. 란테르트는 순간 이 엘프가 설마 게이트의 위치를 잊어 먹은 것은 아니야? 라는 생각을 했으나,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 다. "노르우드도 멀쩡한 것 같군. 으이구.... 그 키나...." 엘라인은 아마도 이 나무에 이상이 없는지를 살피기 위해 잠시 두리 번거린 모양이었다. 투덜거리는 모양을 보니, 키나가 북쪽 숲까지 자 신에게 떠맡긴 것이 꽤나 성가신 모양이었다. "두 숲이나 관리하고 있으려니.... 인간 세상에 놀러나갈 시간이 줄 어들잖아.... 쳇...." 왠지 책임감이나, 의무감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 한마 디를 내뱉은 엘라인은 이내 란테르트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자, 이것이 북쪽 숲의 중심에 위치한 북쪽의 나무, 노르우드이다. 가엘프 님이 친히 창조하신 나무이지." 이렇게 말하며 엘라인은 조용히 나무를 쓰다듬었다. 얼마나 오랜 나무인지는 모른다.... 흡사.... 의지를 가지고 움직이 는 무언가처럼.... 가지들이 바람에 흔들려 나무는 꿈틀거린다. 피부.... 오랜 나이를 말해주듯 거칠거칠한.... 그러나 결코 악독한 늙은이의 그것은 아니다. 깊게 패인 주름 하나하나에 미소를 담고 있 는.... 조그마한, 자신의 100분의 1도 살지 못하는 미물들까지 어깨 에 앉아 재잘거리는 것을 허용해주는 그러한 주름을 가지고 있다. 이 나무는.... 종종, 흔들리는 나뭇가지 사이의 틈새를 비집고, 아직은 낮의 뜨거 운 햇살이 흘러내린다. 그럴 때마다, 나무에 드리워진 그늘에는 환한 빛의 구멍이 뚫려 버리고.... 빛과 그림자라는 희고 검은 색에 의해, 나무의 주름은 더더욱 깊이 패인다. 이러한 모습을, 엘라인은 즐기듯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의.... 인간 세상에 '놀러' 나갈 수 없음에 투덜거리던 그의 모습 은.... 지금 이 순간만은 결코 찾아볼 수 없었다. 그의 눈매는 조용 한 빛을 띄고 있었고, 약간의 조소 섞인 미소가 어려있던 입가 역시 그러한 기색을 완전히 지웠다. 이윽고 엘라인이 입을 열었다. "이 나무 자체가 워프 게이트이며, 워프 게이트의 동력원이다."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약간 의아해 하는 표정을 지었다. "제가 있던 곳에서 이곳으로 올 때에 보았던 것과는 다르군요...." 엘라인은 살짝 미소지었다. "당연하지 않느냐? 이 나무는 가엘프님꼐서 만든 것이고.... 그 게 이트는 그분이 만드신 것이니....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것 들의 위대한 왕인 시온 님께서.... 그분의 위프게이트야말로 궁극의 것. 공간을 뒤틀어 서로 연결시켜 놓은 것이다. 하지만, 이 게이트의 경우에는, 에너지를 모아 일순간 동안만 공간을 뒤틀 수 있을 뿐이 다."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고, 엘라인은 잠시 그 모습을 보다 뒤이어 세이피나에게 입을 열었다. "너희 땅의 워프게이트 역시 이 정도의 동력원은 필요하겠지?" 그의 이 말에 세이피나는 순간 당황했다. 돌발사태.... 왜 이 순간 에 대화가 이 방향으로 튀어 나가는 것인가? 당황한 것은 란테르트도 마찬가지였다. 한편으로는 숲의 주인인 그 가 세이피나가 마족인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왜 지금까지 가만히 있 는 가도 의아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일단 급한 불을 먼저 끄고 보아야 하니.... "저희 땅에는 워프게이트 같은 것은 없습니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동시에 전언을 보냈다. 그 신전의 사제가 자신의 전언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면, 이 엘라인이라는 엘프 역시 마 찬가지일 것이다. [지금, 그녀가 마족이라는 것은.... 제게는 비밀입니다.] 엘라인은 란테르트의 전언을 들었다. 하지만, 그의 말을 일순 이해 할 수 없었다. 알고 있으면서 비밀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인가?] 엘라인이 물었고 란테르트는 약간 멋쩍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러니까.... 지금 그녀는 제게 마족이라는 것을 숨기고 있습니다. 제가 잘 아는.... 제 친구의 수하인데, 아마도 그가 제게 붙여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사정상 정체를 감추고 있고.... 저도 그냥 모르는 척 있으니.... 엘라인 님께서도 그녀에 정체에 대해서 입을 다물어 주십시오.] 엘라인은 란테르트의 이런 대답을 듣고는 잠시동안 대꾸가 없었다. 란테르트는 그에게서 대답이 업자 잠시 당황해 하며 그의 표정을 살 폈으나, 결코 화가 나거나 한 듯은 보이지 않았다. 엘라인은 란테르트의 대답을 듣는 순간.... 웃음이 터져나왔다. 왠 지, 이 두 사람의 관계가 굉장히 재미있게 느껴졌다. 물론, 지금까지 말이 없는 것도 그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참기 위해서였다. 웃을 수는 없었다. 전언이라는 것은 남에게 알리지 않기 위해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웃어 버리면.... 일단, 스스로가 바보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엘라인은 간신히 웃음을 참아낸 후 란테르트에게 전언을 보냈다. [아주 재미있는 놀이를 하고 있구나.... 나도 나중에 한 번 해 보아 야 겠다. 아무튼.... 네 말대로 해주지.] 뒤이어 엘라인은 입으로 두 사람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럼, 워프게이트를 열겠다. 그저 가만히 서 있기만 해라." 엘라인은 이렇게 말하며 잠시 두 손을 모았다. 엘라인이 손으로 마법의 인을 만들고, 두 눈은 반쯤 감은 채 입속으 로 나직이 몇 마디 주문을 외우자 돌연 나무 전체에서 은은한 청색의 빛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흡사, 사파이어를 곱게 갈아 햇빛에 잘 반 사되는 각도로 흩뿌리기라도 하는 듯 한 모습이다. 뒤이어 바닥이 빛나기 시작했다. 나무를 포함한 나무의 가장 바깥쪽 가지가 위치하는 곳까지, 둥근 원모양의 공간 전체가 엷은 빛을 내뿜 었다. "지금이다." 엘라인은 이렇게 말하며 잠시 언제나의 미소를 지었고, 이내 란테르 트가 서 있던 곳과 세이피나가 서 있던 곳, 그리고 엘라인이 서 있던 곳 이 세군대의 바닥에서 조금도 눈이 부시지 않는 흰빛이 쏟아져 나 오며 세 사람을 각각 휘감았다. 그리고는.... 흡사 하늘을 꿰뚫을 듯한 빛의 기둥이 솟아났다. 천장과 지저를 잇 는 흰빛의 찬란한 기둥이.... ---------------------------------------------------------------- 음.... ^^ 이제 거의 마지막을 향해 뜀박질 중입니다~~~ ^^ 마지막 이벤트죠.^^ Soul of Har, Eliem 을 얻는.... 이 검이야 말로~~~ ^^ 그럼.. ^^ 팔불출 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1965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35 올린이:광황 (신충 ) 99/01/27 00:33 읽음:2535 E[7m관련자료 있음(TL)E[0m ----------------------------------------------------------------------------- Derod & Deblan 2부 24. 가엘프 엘라피나. 그리고.... 13살, 17살, 25살!! "에구구.... 힘들어라...." 신전. 꽤나 거대한 곳이었다. 무릇 신전이라는 곳은 신을 모시는 곳으 로.... 그 규모가 장대함은 필연적이다. 신성과 위엄은 크기에서 나오 는 것이니 말이다. 물론, 이러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 신을 그럴 듯 하 게 꾸미는데 이용하기 위한 수단이다. 좋게 말하면, 권위를 심는 작업 이고, 나쁘게 말하면 상술이다. 하지만, 신전은 실재로도 거대할 필요가 있다. 그 신전에 실제로 신 이 살기라도 할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일단, 신이라는 존재는, 필요이상으로 강한 존재이다. 만약 신이 신 스스로가 속한 세상에 존재할 경우에는, 인간이 이 세 번째 땅에 사는 것과 마찬가지로 조금의 문제도 생기지 않지만, 이 거대한 힘을 소유 하고 있는 존재가 자신이 속한 땅 이외의 곳에서 살려면 보통 큰 일이 아니다. 중력을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물론, 중력이라는 것은 아직 이 세계 의 인간들에게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아무튼, 거대한 중력을 가진 존 재가 있는 주위는 공간의 왜곡이 일어난다. 이와 비슷한 원리로, 거대한 힘을 가진 존재 근처는 물리, 마법, 정 신적으로 공간의 왜곡이 일어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그 첫째가 바로, 스스로 힘을 감추는 것이고, 다른 하나가 그 힘을 막을 어떠한 공간을 창조해 내는 것이다. 전자의 것은, 언제나 힘을 사용하고 있어야 하기에.... 또 다른 공간 의 왜곡을 불러올 수 있어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신전이라는 공 간을 만들어 이를 차단하는 것이다. "세트, 일 다 끝났어?" 방금, 에구구 하는 힘들다는 탄성(?)을 내뱉은 소녀는 엘프였다. 나 이는.... 일단 키로는 16, 7세쯤으로 보였지만, 몸매는 지지부진, 13, 4세가 고작이었다. 얼굴은 동글동글한 눈매와 더불어 전체적으로 귀엽 다는 느낌이 강했으나, 결코 어려보이지는 않았고, 이 모두를 종합한 그녀의 추정연령은 18세!!정도면 적당할 듯 보였다. 물론 발육이 부족 한 18세 이다. 화려한 빛을 내는 금발과 연한 녹색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는데, 엉치까지 자란 머리칼을 어깨부분에서 한차례 묶고 있었다. 그 소녀는 세트라는 역시 소녀에게 이렇게 물었다. 세트는 연한 녹색 머리칼을 가진 역시 18세쯤 되어 보이는 소녀였는데, 방금의 귀엽고 발랄하게 생긴 금발의 소녀와는 달리 몹시 조용하고 차분하게 생긴 것 이 그녀가 속한 종족다웠다. 이 두 소녀는 모두 엘프였다. 그리고 그녀들이 하는 일은.... 간편한 복장과 더불어 앞치마를 두른 채, 그리고 머리에는 삼각 수건 을 질끈 동여맨 채.... 이러한 복장으로 할 일이라고는 손에 든 먼지 떨이로 신전 내부를 청소하는 것 외에는 없을 것이다. 금발머리의 엘프 소녀의 물음에 세트라는 소녀는 살짝 웃으며 답했 다. "예. 티나언니." 티나.... 티나라고 불리운 소녀는 세트의 대답에 두 팔을 좌우로 쫙 벌리며 기 지개를 폈다. "우앙~~~ 내일은 누구지?" "제르밀라 차례 에요. 앞으로 일주일 동안은 제르밀라가 언니를 도와 신전 청소를 하게 될 꺼 에요." 세트라는 소녀는 상냥한 목소리로 이렇게 답했고, 티나는 기지개를 다 편 후 약간 지겹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잉.... 그나저나.... 어째서 가엘프님은.... 분명 내 25번째 생일 날 청소를 끝내게 해 주신다고 하구선.... 벌써 두 달이 넘게 지났는 데...." 그녀의 말에 세트는 킥킥 하고 한차례 웃었다. "하긴.... 벌써 5년 동안이나 하루도 쉬지 못한 채 청소를 했으 니.... 지겹기도 하실 꺼 에요." 이렇게 말한 후 세트는 다시 입을 열었다. "가엘프 님이 티나 언니의 생일때 말씀 하셨잖아요. 오늘 특별한 손 님이 온다고.... 오늘이면 티나언니는 가엘프 님이 막아도 스스로 신 전을 뛰쳐나갈 것이라고. 그래서 미리 벌을 주시는 거라던가?...." 세트의 말에 티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우씨.... 도대체 가엘프 님은 나 엘프그란가문의 장녀 모라이티나 엘 엘프그란을 왜 그렇게 못 믿으시는 걸까? 물론, 그 당시는 끓어오 르는 혈기를 참지 못하고 가엘프 님의 레이요니르를 빌려.... 잠시 사 악한 무리를 응징하고 돌아왔기에...." 모라이티나.... 역시 그녀였다. 몸매와 키, 그리고 얼굴의 부조화가 여전한.... 그리 고, 인간 세상에 무단으로, 그것도 가엘프의 무기를 몰래 가지고 나간 죄로.... 5년간 신전청소라는 벌을 받은 가련한(?)소녀(??).... 아니, 아가씨. 모라이티나의 말을 끊으며 세트가 말했다. "사악한 무리를 응징해요? 레이요니르를 빌려요? 어 제가 들어온 이 야기와는 다르네요~~ 레이요니르를 훔쳐 가지고 인간 세상에 나가서, 마물 몇 마리와 마족 한 존재를 죽이고는, 인간과 마족과 어울려 이곳 저곳을 놀러 다녔다던데~~!!" 세트는 이렇게 말하며 꺄르르 한차례 웃었고, 모라이티나는 발끈 성 을 내며 세트를 잡으려 했다. 하지만, 세트는 혀를 한차례 낼름 하고 는 그대로 달아났고, 모라이티나는 "거기 서!"라는 전형적인 대사를 외치며 그런 그녀를 쫓았다. 사실, 모라이티나에게도, 그리고 세트에게도 이러한 행동은 늘상 있 는 장난에 불과했다. 모라이티나는 5년전 집에 돌아와 그다지 혼 같은 것은 나지 않았다. 오히려 몇몇 어른들로부터 칭찬까지 들었다. 용기가 가상하다, 어린 나이에 그런 생각을 하다니 대단하다, 등등을 말이다. 가엘프 역시 혼 을 내지는 않았다. 다만 온화한 미소와 온화한 목소리로 신전청소를 벌로 내렸을 뿐이다. 신전청소는 그다지 가혹한 벌이 아니다. 일단, 20세가 되는 모든 엘 프는 1년간 신전 안에서 봉사를 해야 하니.... 모라이티나가 받은 벌 은 실재로는 이제 4년을 조금 넘겼을 뿐이다. 그러한 것을 떠나, 하루 서너 시간씩 신전에서 봉사를 하는 것은 비록 성가시긴 하지만, 힘들 지 까지는 않았다. 만약, 모라이티나가 한 행동이 중죄에 해당하는 것이고, 또 그에 대 해 진짜 벌을 받았더라면 아무리 세트라도 그 일로 그녀를 놀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어찌되었건 장난 반으로 시작한 신전 안의 추격전은 탕탕 하는 발걸 음소리를 내며 조용하던 신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어느 방향인지 도 가늠하지 않은 채 무조건 치달리는 세트, 그리고 6살이나 위임에도 그런 그녀를 쫓아 정신없이 달리는 모라이티나.... 그러던 중, 돌연 세트가 걸음을 멈추었고, 그녀 뒤를 바짝 쫓던 모라 이티나가 채 걸음을 멈추지 못한 채 세트와 충돌했다. 둘은 우당탕 바 닥에 나뒹굴었고, 아야, 하는 비명을 내지르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뭐야? 세트.... 그렇게 갑자기 멈추면 어떻게 해?" 모라이티나는 은근한 통증이 전해져 오는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이렇 게 책했고, 세트라는 엘프는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미안해요, 티나 언니.... 그보다.... 발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아 요?" 세트의 말에 모라이티나는 잠시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아닌게 아니 라 은은히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아! 그렇네...." 그녀의 말에 모라이티나는 이렇게 말하며 마법력을 움직여 상대가 누 구인지를 알아보려 했다. 세트는 그런 모라이티나의 모습을 눈 여겨 바라보았다. 그란 부 족.... 아니, 보통 엘프 전체를 통틀어 20위안에 꼽힐 정도로 강한 힘 을 가지고 있는 이 소녀 같은 언니의 모습을.... "앗~ 엘라인 오빠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엥? 마족? 이상 하다.... 그리고.... 이.... 이 사람은?.... 서.... 설마?" 모라이티나는 놀라며 잠시 말을 멈추었고, 이내 정신을 더 집중해 마 법을 운용했다. "하지만.... 이렇게 강할 리가.... 아니.... 맞아.... 분명 그야!" 세트는 이상하게 주절거리는 모라이티나의 모습을 잠시 멍하니 바라 보았다. 하지만, 멍하기로는 모라이티나의 표정이 한수 위였다. 두 무 릎을 꿇은 채로 앉아 있던 그녀는 가능한 한의 멍한 표정을 잠시동안 짓고 있다가, 얼굴에 홍조를 띄며 벌떡 몸을 일으켰다. "세트~~!! 뒷마무리를 부탁해!" 모라이티나는 이렇게 외치며 워프게이트가 있는 쪽으로 있는 힘껏 달 렸고, 세트라는 엘프소녀는 잠시동안 멍하니 앉아 있다가 고개를 갸웃 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잠시 후 퍼뜩 떠오르는 것이 있었는 데.... "에! 그러고 보니.... 뒷정리를 나 혼자 하게 되었잖아!! 우.... 티 나언니.... 이건 분명.... 속임수야!!" 하지만, 이내 살짝 미소를 짓는 그녀였다. 가장 존경하는(?) 언니의 분부인데.... 따르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모라이티나는 달렸다. 신전 안에서 달리는 것이 불경인지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으나, 또한 그것을 진작부터 어긴 것이 그녀였다. 조용하던 엘프사회에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활기를 불어넣은 아이가 바로 모 라이티나이다. 이미 4살 때, 가엘프의 신전에 찾아 들어가 라피나를 만났다. "언니, 언니는 누군데 여기 살아요?" 이것이 모라이티나가 처음으로 자신의 신을 만났을 때 물은 말이었 다. 그리고 8살 때, 이미 네 숲의 주인을 모두 만났다. 물론, 북쪽 숲의 키나는 당시 인간 세상에 나가 있어 만날 수 없었지만, 북쪽 나무, 노 르우드에는 이미 발을 들여놓았다. 아무튼 그때 이미 서쪽 숲의 주인인 엘라인은 모라이티나에게 오빠라 고 불리웠고, 동쪽 숲의 주인인 메이헬은 까마득히 어린 그녀에게 언 니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자상하고 또 조용한 남쪽 숲의 주인 레베 로스 역시 오빠라 불리울 뻔했으나, 간신히 그것만은 피했다. 대 신.... 아저씨라는 더더욱 가혹한 이름을 듣게 되었는데.... 이제는 다행히 레베로스님, 이라는 호칭으로 타협을 보았다. 그 후, 모라이티나가 9살 때는 2000휴하(1휴하=약 1킬로미터)나 떨어 져 있는 테미시아의 신전에 발을 들여놓았고, 10살 때는, 그렇게 가지 말라고 부단히 말렸던 수룡의 호수에까지 발을 들여놓았다. 그렇게 12살이 되자.... 모라이티나가 발을 대지 않은 엘프의 땅은 존재치 않게 되었고, 급기야 19살 되던 해에는 다른 대륙에까지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수명이 1500년이나 되는 이 엘프의 말괄량이 아가씨가, 앞으로 무슨 일을 할 지는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다. ----------------------------------------------------------------- 핫핫...1일 1화체제입니다...--;;; 뭐 잘하면 한주 9화 체제 정도는... (예전에 하던.... 평일 1화 주말, 주일 2화... ^^) 부도 직전입니다.... 이대로 나가다가는... 부도가 나버릴 꺼고... 저같은 경우에는 부도나면... 다른 사람들 처럼 하루 이틀 늦게 올라오는게 아니라... 한 한, 두주 쯤 걸려서 올라옵니다.^^ 15화를 한뭉텅이로 쓰기 때문시.. ^^ 레벨업에 볼륨업(^^) 된 모라이티나입니다.^^ 그래봤자.... 아직 중학생 수준.... ^^ 언젠간 쭉쭉 빵빵의 누님이 되기 위해, 열심히 수행중(?)입니다~~ ^^ 뭐 그래봤자.... 체질의 한계란 것이 있으니.... ^^ (헥... 이게 무신 헛소리란 말인가~~..--;; ^^) 음.... 그건 그렇구.... 제 세계에서의 엘프는 연령한계가 1500세입니다.^^ 일단 엘프는.... 각성기 20년... (20년 되는 해를 보통 성인식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개체 성숙기 80년.... (즉 100세... 이때부터 하나의 개체로 온전한 인정을 받습니다. 이런거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울나라 남자 성인식이 20인가 21세인가에 있지만.. 어른취급은 군대 갔다 온 후 받는 그런거... ^^) 나머지 1400년은.... 널럴하게 빈둥빈둥~~ @_@ 뭐 그래봤자... 곧 죄의 사함을 받아.... 다시 엘핀라즈로 돌아가겠지만.... ^^ 팔불출 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2181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36 올린이:광황 (신충 ) 99/01/28 08:17 읽음:2393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모라이티나는 이윽고 그 세사람과 마주쳤다. 그리고는 있는 힘껏 달 려온 덕에 거칠어진 숨을 가다듬느라 잠시동안 가슴에 손을 얹은 채 서 있었다. 보였다.... 그가.... 모라이티나는 꽤 오랜 시간동안 '그' 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힘껏 달려 란테르트에게 달려들었다. 목을 꼭 껴안으며 그에 게 매달렸다. "란테르트~~~~!!!" 란테르트는 자신의 눈앞에 모라이티나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부터.... 그녀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덥석 자신에게 안기자, 반가운 마음과 더불어 당황스런 마음이 일어 잠시 어쩔지를 몰라했다. 모라이티나는 란테르트의 목에 매달린 채, 그의 이름을 몇 번이나 불 렀고, 란테르트는 멍청히 선 채 그런 그녀의 행동을 지켜만 보고 있었 다. 가장 자연스러운 행동은 그녀를 안아 주는 것이었으나, 란테르트 에게는 오히려 부자연스러웠다. 그는 단지 멍청히 서 있을 뿐이었다. 그렇다고 그녀를 억지로 떼어놓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러기에는.... 지나칠 정도로 친하다. 그때 엘라인이 입을 열었다. "못 본 사이에 많이 컸구나. 그보다, 이 서쪽 숲의 주인보다 란테르 트 이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거냐?" 모라이티나는 그런 그의 말에 란테르트의 목에 매달린 채로 혓바닥을 한차례 낼름거렸다. "핏!, 매일 매일 날 데리고 장난만 치면서요 뭘~" 이렇게 말하며 모라이티나는 란테르트에게 말했다. "엘라인 오빠를 조심하세요. 매일 매일 심심하다면서 장난만 쳐요. 전에는 한 번, 황금 사과가 열리는 산에 데려간다면서, 산 속에서 나 를 떼 놓고 어디로 숨어버려 반나절이나 헤매고 다녔었어요. 그리고는 한참 후에, 사과 몇 개를 따 가지고 와서는 내 앞에 내놓으면서 하는 말이, 어, 황금사과는 누가 다 따갔나 봐. 이거나 먹어. 하는 거 있 죠?" 모라이티나는 이렇게 말하며 다시 한 번 엘라인에게 혓바닥을 낼름 했고, 이내 란테르트의 목을 감았던 팔을 풀며 바닥에 폴짝 뛰어내렸 다. "그보다 웬일이에요? 이곳까지? 역시 티나를 만나러 온 거죠? 엇, 그 리고 이 얼굴의 상처는 뭐예요? 아~ 에라브레랑 부부싸움 했군요! 역 시 대단한 사람들이야!! 검을 들고 부부싸움을!!" 모라이티나는 이렇게 말하며 란테르트의 뺨에 난 상처를 한차례 만져 보았다. "쿡! 꽤 오래된 상처네요? 이건 이 티나도 치료 못해요. 그보다, 건 강하니 다행이네요. 그런데 표정은 왜 이렇게 굳어 있어요? 아~! 이 브로치!! 아직도 가지고 있네요!! 역시 란테르트는 좋은 사람이에 요!!" 모라이티나는 그 동안하고 싶은 말을 다 하려는 듯 이렇게 중얼거렸 다. 그녀는 마지막 말을 하면서 란테르트의 가방에 매달려 있는, 언젠 가 자신이 선물했던(?) 나비모양 브로치를 잠시 바라보며 입을 다물었 다. 그리고는 이내 고개를 들어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이카르트도 잘 있죠? 트레시아 아줌마야 원래 잘 있을 꺼고.... 별 로 걱정도 안되지만.... 아, 그런데 왜 에라브레는 안 왔어요? 음.... 혹시 또 부부싸움? 아냐.... 그럴 리가 없어.... 음.... 음...." 모라이티나는 잠시 이렇게 중얼거리며 골똘히 생각을 했다. 란테르트 의 표정을 통해 알아보려 했지만, 목석 같은 그의 표정에서는 아무런 것도 찾아낼 수 없었다. 모라이티나는 잠시 란테르트의 예전과는 다른 얼굴빛에서 약간 이상한 느낌을 받았으나, 일단 생각하던 것을 마저 했다. "아!! 맞다!!" 모라이티나는 돌연 이렇게 외치며 요상한 표정을 지었다. 장난스러움 이 가득 들어있는 표정이었다. "후! 후! 후!~~~ 알았다~~!! 임신한 거죠? 호호호~~!! 배나온 에라브 레라~~ 호호호호~" 모라이티나는 이렇게 말하며 장난기 섞인 웃음을 웃었다. 하지만.... 란테르트는 모라이티나의 마지막 말에....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려 버렸다. 아무리 둔한 모라이티나 라지만, 이 순간까지 둔할 수는 없었 다. "왜?.... 왜 그래요?.... 뭐.... 무슨일 있어요?" 란테르트는 잠시동안 눈을 손가락으로 누르고 있다가 천천히 입을 열 었다. "라브에는.... 이제 없어...." 그의 이 짧은 한마디에 모라이티나는 입가의 미소를 지웠다. 하지만, 약간의 어색한 미소가 남아 있었고, 그것의 힘을 빌려 모라이티나는 다시 한차례 밝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에이~ 농담이죠? 란테르트의 농담실력도 많이 늘었네요. 이제는 이 카르트 반쯤은 되겠어요." 모라이티나의 말에 란테르트는 대꾸치 않았고.... 모라이티나는 그나 마 남아있던 미소를 완전히 지웠다. "그럴 수가.... 어떻게 그럴 수가...." 이 두 마디를 되내이던 모라이티나는 허물어지듯 자리에 주저앉았다. "왜죠?.... 도대체....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예요? 란테르트 가.... 란테르트가 그녀를 지켜내지 못할 정도의 일이.... 있을 리 없 잖아요!" 모라이티나는 이렇게 말하다 돌연 벌떡 몸을 일으켰다. "역시 거짓말이죠? 맞아.... 거짓말.... 그런 거죠?" 그녀는 다시 한 번 힘을 내 입가에 미소를 자아냈으나.... 란테르트 는 그런 그녀에게 미소로 화답하지 못했다. "모라이티나...." "이제 그만해요! 그런 거짓말 재미없어요!! 조금 더 참신한 것으로 해 봐요. 에라브레가 일곱 쌍둥이를 낳았다거나, 아니면, 이제 5살 먹 은 란테르트의 아이가 벌써 마법을 쓸 줄 안다 거나.... 그런 재미있 는거 있잖아요...." 모라이티나는 고개를 천천히 가로 저으며 이렇게 중얼거렸고, 란테르 트는 다시 한차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모라이티나...." 모라이티나는 다시 잠시동안 멍하니 있다가 란테르트의 가슴에 머리 를 기대었다. "더욱.... 재미있는 것.... 많잖아요.... 그런데.... 그런데.... 왜 하필이면.... 그런 거짓말을 가지고.... 온 거죠?.... 왜...." 이렇게 말하며, 모라이티나는 결국 울음을 터트렸고, 란테르트는 그 런 그녀의 뒷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 주었다. "미안해.... 모두 다 내 잘못이었어...." 모라이티나는 란테르트의 품속에서 한참동안 흐느끼다가, 이내 고개 를 도리질 쳤다. "아니요.... 괜찮아요.... 그리고.... 괜한 소리해서 미안해요...." 모라이티나는 약간 울먹이는 소리로 이렇게 말하고는 이내 란테르트 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손등으로 슥 눈가에 묻어있는 눈물을 닦아냈 고, 이내 다시 힘없는 미소를 지었다. "다시 만나서 너무 반가워요...." 모라이티나는 이렇게 말했고, 란테르트는 그녀의 모습을 대견스럽다 는 듯 바라보며 대꾸했다. "나도...." 뒤이어 란테르트는 세이피나를 소개했다. "이쪽은 세이피나야. 사제이지." 그리고는 뒤이어 전언을 보냈다. [트레시아의 동생이야. 하지만, 마족이라는 것을 감추고 있으니 까.... 너도 내색하지 말아 줘.] [전언도 쓸 줄 알아요? 역시 대단해요!! 그보다.... 트레시아의 동생 이요?] 모라이티나의 대답에 란테르트는 슬쩍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다시 전언을 보냈다. [내 부탁은 들어주겠지?] [물론이죠.] 란테르트의 말에 모라아티나는 이렇게 답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모라이티나 엘 엘프그란이라고 해요. 가엘프 님의 신전을 돌보고 있는 그란 부족의 족장가문이죠." 세이피나는 그런 모라이티나의 인사를 언제 나와 같은 표정으로 받았 다. "사제 세이피나라고 합니다." 모라이티나는 뒤이어 엘라인에게 정식으로 인사했다. "그란 부족의 모라이티나, 서쪽 숲의 주인께 인사드립니다." 머릿속이 차분해 지니, 더 이상 장난을 칠 기분이 아닌 모양이었다. 진지한 이러한 인사에 엘라인은 슬쩍 미소를 지었다. 뒤이어 엘라인이 입을 열었다. "자, 이제 우리는 가엘프 님을 알현하러 간다." 그의 말에 모라이티나가 조금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가엘프라니.... 왜 갑자기 그분을.... "나도 함께 가겠어요." 잠시의 생각 끝에 모라이티나는 이렇게 말했다. 엘라인은 모라이티나의 말에 약간 당혹스러운 기색을 띄었다. 그는 이 아가씨가 하겠다, 라고 말한 일에 대해서 지금까지 단 한차 례 고개를 가로 저었었다. 하지만, 그것이 고개를 가로저음의 마지막 이 되리라고는.... 당시에는 전혀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건가?" 엘라인이 '명분상' 이렇게 물었고, 모라이티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가엘프 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엘라인은 구체적인 것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 관심도 없었고, 함께 가보면 어차피 알게 될 일이었다. 모라이티나를 포함한 네 사람이 가엘프가 기거하는 곳에 도착한 때까 지, 시간은 그다지 많이 흐르지 않았다. 일단, 신전이 거대하니, 엄청 나니 어쩌고 해 보았자, 나무인 것 같은.... 아니 어쩌면 진짜 나무로 된 '건물'일 뿐이었다. 밖에서 보았을 때의 신전의 모습은 방금도 이야기했듯, 전체적인 느 낌이 나무였다. 누가 숲의 정령이 아니라고 이야기 할까봐 걱정되어서 인지.... 온통 엘프는 나무와 관련되어 있다. 하지만, 나무인 것 같은 것인지... 진짜 나무인지는 잘 구분이 가지 않았다. 사실, 겉으로 보기에는 건물이다. 새하얀, 너무나도 하얘 밤에도 빛 을 낼 것만 같은.... 그러한 곳이다. 겉으로 보기에 삼층쯤 되어 보이는 건물이 한쪽으로 치우쳐 쌓아놓은 케이크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고, 그 벽면과 건물 사이사이를 흡사 덩 굴과도 같은 나무 줄기가 휘감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의 갈색과 흰 빛의 조화란 가히 아름답다라는 수식어 외에는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여기까지만 보아서는 결코 이 신전을 나무라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흰 신전에 다만 담쟁이 같은 넝쿨이 감겨있는 것 같아 보이니 말이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것이 아니다. 나무는 건물에서 자 라고, 건물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단지, 건물을 넝쿨이 휘감고 있는 것이 아니라, 넝쿨 자체가 건물과 한 몸이라는 말이다. 이러하니.... 이 신전이 나무인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 다. 워프 게이트는 신전 동, 서, 남, 북 네 방향에 각각 하나씩 위치하고 있었다. 아마 그 네 그루의 나무와 연결된 모양이다. 하지만, 그 키가 200여 휴리하나 되는 나무는 보이지 않는다. 워프게이트와 신전은 복도로 연결되어 있다. 방금전 모라이티나가 달 려 온 길이 바로 이 복도였다. 신전 내부는 은은한 흰색을 띄고 있었고, 종종 나무줄기인 듯한 것이 창문 밖으로 늘어져 그 싱싱한 잎을 흔들거리고 있었다. 바람의 정령 디나의 도움을 받아서.... ----------------------------------------------------------------- 으악... 왜 글이 안써지는 걸까.... 매일 매일 놀기만 하네....--;;; 웅.... 이번달 안에.... 2부 다 쓸려고 했는데.... 그것도 맘대로 않돼고.... 웅... 팔불출 수룡 아그라가....^ 『게시판-SF & FANTASY (go SF)』 2235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37 올린이:광황 (신충 ) 99/01/29 08:00 읽음:2410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가엘프의 방은 신전의 3층에 위치하고 있다. 수수한, 하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계단을 올라 막 3층에 오르면 정면에 거대한 빛의 문이 있 다. 통상의 문과 같은 나무나 금속제로 된 문이 아닌, 빛의 주렴으로 이루어진 문으로, 눈이 부시지는 않았지만, 문으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하고 있었다. 다섯 사람, 마족, 엘프가 문 앞에 서자, 방안에서 온화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두들 들어오세요." 여성의 목소리였다. 온화하기는 봄의 산들바람 같았고, 부드럽기는 조용한 바람에 살며시 흔들리는 호수와 같았다. 그러한 목소리가 빛의 주렴 저편에서 들려오자 더없이 신비로웠고, 란테르트조차도 일순 할 말을 잃었다. 역시 이 정도는 되어야 신이 기거하는 곳이다. 모두들 걸음을 옮겨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곳은.... 상당히 넓은 방이었다. 반경이 10휴리하는 족히 될 듯한 원형으로 이루어진 이 방의 정 중앙 에는 아주 푹신해 보이는 커다란 쿠션이 놓여 있었는데, 몇 개의 조그 마한 쿠션과 더불어, 침대인지 소파인지 알 수 없는 모양을 만들어 내 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주위 세 장소에 세 가지 물건이 놓여 있었다. 만약 가상의 삼각형을, 그 중앙의 소파 혹은 침대를 중심으로 그린다면, 세 가지의 물건은 그 각 꼭지점에 위치하고 있을 것이다. 란테르트 등이 서 있는 정면 양쪽으로 보이는 것중 오른쪽의 것은 이 미 한차례 본 물건으로, 바로 레이요니르 였고, 왼쪽의 것은 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경갑과 두 장의 천으로 된 스커트였다. 그리고 정면 뒤 쪽으로 보이는 것은 머리장식처럼 보였다. 이것을 중심으로, 방에는 모두 63방향의 창문이 뚫려 있었다. 사방에 각각 16개씩 모두 64개가 뚫려야만 맞을 것 같았으나, 하나는 방금 들 어온 빛의 주렴이 대신하고 있었다. 창문은 천장 가까운 곳에서 사람의 허리쯤 되는 곳까지 길게 나 있었 는데, 그 사이로 이제는 저녁의 그것에 가까운 지친 햇살이 비쳐 들어 오고 있었다. 이 긴 창문은 둘로 나뉘어 위쪽은 수수한 무늬의 스테인 드 글래스, 그리고 아래쪽은 아무것도 없는 빈 창문이다. 가엘프.... 방금 전의 목소리의 주인공인 이 존재는.... 63개의 창문 중 정동에 위치한 것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문이 정 남쪽에 있었으 니, 가엘프가 서 있는 곳은 지금 일행의 오른쪽 앞인 것이다. 가엘프의 복장은 흡사 흰 천을 대강 몸에 감아놓은 듯 보였다. 하지 만 결코 대강은 아니었는지, 밖으로 노출된 피부는 겨우 왼쪽의 어깨 에서 팔, 그리고 오른쪽의 손목 이하, 덧붙여 목둘레에서 얼굴 정도였 다. 발마저도 길게 흘러 내려온 흰빛의 천에 가려져 있었다. 드러난 피부는 티하나 없는 순백의 것이었다. 순백의 얼굴과 온화한 미소, 은발에 가까운 엷은 녹색의 머리칼 그리 고 역시 엷은 녹색을 띄고 있는 눈동자.... 바라보고 있으면 이것 외 에는 그다지 설명할 것이 없는 모습이었다. 뭐라 할까.... 바라볼 수 는 있되, 그것을 머리 속에 형상화 할 수 없다는 설명이 아마 가장 정 확할 것이다. 그녀는 일행이 모습을 드러내자 창문 쪽으로 향하고 있던 고개를 돌 려 일행을 바라보았다. "엘라인경....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돌아가 보셔도 됩니다." 먼저, 그녀는 엘라인을 향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엘라인은 남아서 가엘프와 란테르트의 대화를 듣고 싶었으나, 이미 그녀의 입에서 이러 한 말이 떨어졌으니,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어 무릎을 꿇어 한차례 절을 한 후 나갔다. 물론, 이러한 인사를 잊지는 않았다. "주인의 명을 쫓는 것은, 기사의 도리입니다. 그럼, 나가 보겠습니 다." 가엘프는 뒤이어 모라이티나에게 말했다. "오늘로서 모라이티나에게 내린 벌은 끝입니다. 집에 돌아가 두 사람 의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십시오." 그녀의 말에 모라이티나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가엘프 님이 말씀하셨던 손님이 란테르트였던 것인가요? 그렇다면 저는 정말 가엘프 님이 허락하지 않으셔도 신전을 뛰쳐나갔을 꺼 에 요. 아, 그것보다, 란테르트는 좋은 사람이니까 잘 대해 주세요." 모라이티나의 이러한 말에 가엘프는 온화한 미소로 대꾸했고, 모라이 티나는 뒤이어 란테르트에게 말했다. "가엘프 님 말 들었죠? 가엘프 님과의 일을 마친 후 우리 집에 꼭 와 요!" 이렇게 말하며 모라이티나는 뒤돌아 밖으로 나섰다. 하지만 몇 걸음 을 채 걷지 않아 다시 몸을 돌렸다. "아참.... 가엘프 님께 인사를 하지 않았군요. 그대의 뜻은 곧 우리 숲의 령들의 뜻입니다." 모라이티나는 이렇게 말하며 무릎을 살짝 굽히며 인사했고, 가엘프는 다시 한차례 미소지어 주었다. 이렇게 졸지에 두 사람을 보내고 나니, 란테르트는 약간 기분이 이상 했다. 그때, 가엘프가 한쪽을 가리켰다. "앉으십시오. 두 분." 란테르트는 그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는 어느 샌가 앉을만한 의자가 마련되어 있었다. 흡사 다른 벽과 바닥의 일부 인 듯 바닥과 완전히 붙어있는 흰색의 의자였다. 그러고 보니.... 조 금전 까지만 해도 의자 같은 것은 없는 듯 했었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을 쫓아 자리에 앉았다. 일단은 부탁을 하기 위 해 왔으니.... 그녀의 말을 따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세이피나 역시 군말 않고 란테르트 곁에 위치한 의자 곁으로 다가갔다. 뒤이어 가엘프는 그 긴치마를 이끌고 란테르트를 향해 다가왔고, 이 내 란테르트의 앞에 의자를 만들어 그곳에 잘짝 앉았고, 이내 탁자와 차주전자, 찻잔 등을 차례대로 만들어 냈다. 이러한 모든 창조는 극히 자연스러워 원래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만 같았다. 란테르트는 이러한 모습에 눈이 어찔함을 느꼈다. 이것이 신이다.... 단지 강한 존재가 아닌.... 모든 것을 조화롭게 하며.... 그 틈바구니 에서 존재를 이끌어내고, 그 틈바구니로 존재를 사라지게 하는 자.... "손님이 찾아 오셨으니, 차를 대접함이 당연하겠지요?" 가엘프는 이렇게 말하며 각 잔에 손수 차를 따랐다. 향긋한 풀내음이 방안 가득 퍼지는 느낌이었다. 이어 그녀가 입을 열었다. "저는, 가엘프라고 불리는 존재로 이름은 엘라피나라고 합니다. 그저 라피나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란테르트 님과, 사제 세이피나 님이시지 요?" 가엘프는 이렇게 자신을 소개했고, 란테르트와 세이피나는 그저 멍하 니 고개를 한 차례씩 끄덕였다. 아, 대답을 한 존재가 하나 있었으 니.... 언제나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아르에 라는 새였다. "종~!!" 아르에는 흡사 자신을 잊은 것에 대해 책하기라도 하는 듯 이렇게 한 차례 울었고, 엘라피나는 살짝 미소지으며 사과했다. "아, 미안합니다. 세이피나님 어깨 위의 새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그녀의 물음에 세이피나는 간신히, "아르에 라고 합니다...." 라고 답했다. 왜인지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 위압감이랄까? 단지 눈앞에 있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힐 듯한 느낌이었다. 이러한 것은 란테르트 역시 비슷했다. 단지 온화이 웃을 뿐인 그녀였 지만, 함부로 바라볼 수조차 없었다. 엘라피나는 아르에를 향해서도 한차례 미소를 지어 주었고, 아르에는 종, 하며 그녀의 눈인사를 받아 주었다. 세이피나는 순간 아르에가 정 말 하급 마족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이렇게 태연스러울 수 있는지.... 물론, 단지 둔하기 때문이겠지만.... "그럼.... 이제 본론을 이야기 해 볼까요?" 엘라피나는 이렇게 말하며 손을 약간 들어올렸다. 얇은, 하지만, 가 늘다, 혹은 앙상하다 보다는 섬세하다 라는 느낌이 앞서는 손이었다. 그녀가 손을 들어올리자 마자 손위에 흰빛이 아른 거렸고, 이윽고 그 녀의 손에 한가지 물건이 생겨났다. 길이가 1.5 휴리하나 되는 커다란 활이었다. 물론, 시위는 없다. 왜냐하면.... 레이요니르는 영혼의 시 위로 영혼의 화살을 쏘아보내는 활이다. 엘라피나는 잠시 활을 바라보았다. 흡사.... 사연이 많은 듯.... 활 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은 몹시 깊어 보였다. "그분께서.... 친히 내려주신 무기입니다. 가 엘핀라즈.... 그분의 기사들인 고결한 자들.... 엘핀라즈라는 존재들을 다스리는 존재.... 그 가 엘핀라즈라는 이름을 얻은 라피나에게 내린 빛, 레이요니르입니 다." 엘.... 엘 이라는 말은 신화시대의 말로 고결한, 혹은 고결, 등의 뜻 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라 라는 것은 영혼, 혹은 영혼을 가진 존 재 등의 뜻을 가지고 있었다. 엘핀라즈라는 말은 엘, 피앙, 라즈(El, Fian, Laaze) 라는 각각의 단어를 합쳐 놓은 것으로, 영혼을 가진 존 재들을 위한 고결 이라는 말로 직역할 수 있다. 엘프의 어원이기도 하 다. 엘라피나의 엘 역시 그러한 의미로, 고결한 라피나라는 뜻이다. 엘라피나는 이렇게 한마디 한 후 뒤이어 란테르트에게 레이요니르를 건넸다. "그렇기 때문에.... 엘핀라즈가 아닌 존재들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말하며 엘라피나는 란테르트에게 한 번 시험해 보라는 표정을 지었고, 란테르트는 활을 가로로 놓은 채 전에 모라이티나가 했던 대 로 시위가 있을 만한 장소에 손을 가져가 보다. 하지만, 빛의 시위는 생겨나지 않았다. 란테르트는 약간의 실망하는 표정을 지으며 활을 다시 엘라피나에게 건넸다. 이후 잠시동안.... 란테르트도, 엘라피나도, 세이피나도, 그리고 그 아르에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가장 먼저 그 정막을 깨뜨린 것은 란테르트였다. "한가지.... 한가지 묻겠습니다. 과연.... 제가 찾는 그러한 물건이 존재할까요?" 란테르트의 물음에 엘라피나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지금 그녀의 표정으로는 그러한 것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었다. ----------------------------------------------------------------- 웅.... 에고... 졸려라.... .... 팔불출 수룡 아그라가....^ 『게시판-SF & FANTASY (go SF)』 22491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38 올린이:광황 (신충 ) 99/01/30 01:07 읽음:2390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나크젤리온은 신입니다. 인간이 과연 그를 죽일 수 있을까요?" 이윽고 그녀의 입이 열렸고.... 그리고 그녀의 입에서는 이러한 말이 나왔다. 절망이다.... 란테르트는 두 어깨에 힘이 빠짐을 느꼈다. "그렇다면.... 불가능한 것입니까?" 엘라피나가 되물었다. "당신은 인간입니까?"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정신이 퍼뜩 들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인간이냐니? "물론입니다.... 저는.... 인간입니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엘라피나를 바라보았다. 여전 그녀는 미소 짓고 있었다. 입가의 그 온화한 미소는 언제까지라도, 말 그대로 영원 히 남아있기를 약속이라도 한 듯 했다. "인간.... 그렇습니다.... 당신은 인간입니다. 그리고 나크젤리온은 신입니다.... 그러므로.... 당신은 나크젤리온을 상대할 수 없습니 다." 그녀는 단정적으로 입을 열었고,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 었다. "다른.... 방법은 없습니까?" 란테르트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이렇게 물었으나.... 엘라피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뜸금없이 이러한 이야기를 했다. "흰 빛.... 그것은 허무의 색입니다. 허상을 이루는 모든 빛들이.... 다시 하나가 되며 이루어지는 색.... 그리고 검은 빛.... 그것은 혼돈 의 색입니다. 현실을 이루는 모든 빛들이 모여 하나가 됨에 이루어지 는 색...." 엘라피나는 입가에 미소를 지우며 잠시 말을 쉬었다 입을 열었다. "흰빛은.... 허무.... 모든 것을 알고 있으나, 입을 열어서는 안됩니 다. 그리고.... 검은빛은 혼돈.... 어떠한 것이라도.... 그들은 할 수 있습니다. 지금 혼돈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혼돈.... 이라니요?" 엘라피나는 곧바로 답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이내 천천히 입을 열었 다. "혼돈의 아버지이신.... 엘디마이어의 천사들.... 지금은 테미시아 님으로부터 버림받은 타천사들.... 위대한 영원의 존재들, 델 라그나 즈.... 우리 엘핀라즈와는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먼 존재들.... 그 리고.... 지상으로 타하여 위대한 생물이 되었으니.... 델 라군...." "드래곤....." 엘라피나의 말에 이렇게 중얼거린 것은.... 다름 아닌 세이피나였다. 신화시대의 이야기, 신화시대의 말.... 본래는 모두들 신의 영역에 속 하는 것들로, 인간의 경우에는 거의 아는바가 없었지만, 세이피나는 아니었다. 델(Dell)은 신화시대의 말로 위대한 이다. 그리고, 그나(Gna)는 영 원. 델 라그나즈는, 위대한 영원의 영혼들이라는 말이다. 드래곤의 어 원도 바로 이 델 라그나즈이다. 엘핀라즈가 엘프의 어원인 것과 같은 이치였다. 세이피나는 이 사실까지 알고 있었기에, 엘라피나의 이 짧은 몇 마디 말로 드래곤을 떠올렸고, 그녀가 막 말을 마침에 자신도 모르게 그 존 재의 이름을 이야기 한 것이었다. 란테르트는 세이피나의 드래곤이라는 말에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어 디로 가야 드래곤을 만날 수 있는지를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는 이내, 테미시아의 신전에 있는 드래곤을 떠올렸다. "테미시아 님의 신전에 있는.... 그 골드 드래곤을 찾아가면 되겠습 니까?" 란테르트가 물었고, 엘라피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여전 그녀의 입 가는 미소를 잃은 채였다. "마이다티아.... 그는 엘핀라즈입니다." 이렇게 말하며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조그맣게 한숨 을 내 쉬며 이야기했다. "이 신전에서 서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수룡의 호수라는 이름 의 호수가 있습니다. 그곳에.... 과거 델 라그나즈의 이대 천사장 중 한 명이 기거하고 있습니다." 엘라피나는 이렇게 말한 후, 예의 그 온화한 미소를 다시 지었다. "당신이 나가려 하는 길은....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길입니다. 원한다면, 지금 다시 일곱 대륙으로 돌려보내 드릴 수도 있습니다. 모 든 것을 포기한다면, 새로운 생이 열릴 수도 있습니다. 아니.... 제가 제 힘으로 열어 드릴 수도 있습니다. 제가 비록 전능한 존재는 아니지 만.... 당신 한 명의 행복 정도는 보장해 드릴 수 있습니다." 엘라피나는 의외의 시점에 의외의 제의를 했다. 란테르트는 순간 자 신이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의아스러워 했다. 행복을 보장해 준다니.... 그게 무슨 소리인가? 그리고.... 복수를 포기하라니.... 어떻게 그것이 행복과 연결될 수 있는가? 기억을 지우기라도 하겠다는 이야기인가? 우습다.... 이제 와서? 왜.... 이제 와서....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제의에 고개를 가로 저으며 천천히 몸을 일 으켰다. "길을 가르쳐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란테르트가 인사를 할 때 세이피나도 함께 몸을 일으켰고, 엘라피나 역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 샌가 의자와 다른 이러한 것들은 모습 을 감추었다. 엘라피나는 자신의 말에 따르지 않은 란테르트를 잠시 바라보다가 이 내 작별 인사를 했다. "그럼.... 이제 돌아 가셔도 좋습니다." 란테르트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고, 세이피나 역시 엘라피나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란테르트와 세이피나, 그리고 그녀 어깨의 아르에는 그대로 몸을 돌 려 빛의 주렴을 통과했다. 엘라피나는 그 두 사람의 모습이 완전히 빛의 주렴에서 사라질 때쯤, 조용히 한숨을 내 쉬었고, 란테르트의 발걸음 소리가 아득히 멀어질 무렵, 천천히 가까이 있는 창가로 다가갔다. "가엾은 분.... 마지막 기회 마저도.... 팽개쳐 버리시는 군요...." 분.... 그녀는 란테르트에게 존칭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전 신전에 있던 황금용 마이다티아 역시 그러했다. "혼돈의 왕의 파편.... 엘리엠이시여.... 지금.... 당신의 한 조각 이.... 당신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당신의 이러한 방 법이.... 잔혹하다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분은.... 그분 은 단지 인간일 뿐입니다...." 그녀의 이 마지막 말은.... 조용한 방안에 쓸쓸히 울려 퍼졌다. 란테르트가 가엘프와 함께 있었던 시간은 고작 30여분밖에 되지 않았 다. 겨우 이 30분 동안을 위해 몇천 휴하(1휴하=약 1킬로미터)나 떨어진 이곳까지 왔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허무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으 나, 그 소득은 결코 작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원하고 있던 정보를 얻었는지도 모른다. 가엘프.... 그녀는 신이다. 그런 그녀가 가능하다고 이야기 한 것 은.... 분명 가능할 것이다. 드래곤을 찾아.... 그 수룡의 호수라는 곳에 간다면.... 확실히 자신이 원하는 그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란테르트는 이렇게 사고가 이어지자 돌연 기쁜 마음이 들었다. 왜 기 뻐해야 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일이 자신과 가장 친한 이카르트라 는 존재와의 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복수.... 5년전에 결심한 명분도, 가능성도 없던 그 복 수를 이룰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기뻤다. 막 신전을 벗어나며 란테르트는 한차례 고개를 돌려 신전을 살폈다. 그러고 보니, 그는 신전의 모습을 이제서야 처음 보았다. 아름다운 신 전의 모습에,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그였다. 반면.... 세이피나는.... 가능하다니.... 그런 건 있을 수 없다. 인간이.... 고작 세 번째 땅 의.... 고작 세 번째 땅의 존재 따위가.... 10번째 땅의 법으로 이루 어진 나크젤리온을.... 그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위대한 영원의 존재.... 그들이 힘을 빌려준다면? 물론, 지금의 드래곤들의 능력으로는 나크젤리온을 어쩔 수 없다. 용 신 카이젤 드라켄조차.... 나크젤리온을 이길 수는 없다. 물론, 그 반 대의 경우도 거의 불가능 하지만.... 그렇지만.... 그들은 분명 나크젤리온보다 상위의 법으로 존재되어지 고 또 움직여지는 존재들이다. 직접 할 수는 없어도.... 방법 정도는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세이피나는 지금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있었다. 가장 좋은 방 법은 지금 당장 마계로 돌아가.... 이 모든 것을 보고해야만 한다. 하 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이 중앙대륙의 숲을 벗어나야 하는데.... 당장으로써는 방법이 없다. 란테르트는 약간 들뜬 기분에 몇 걸음 신전 밖으로 나오다가 이러한 복잡한 세이피나의 표정을 발견했고, 이내 들뜬 기분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마족을 곁에 두고, 마족들의 신을 죽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것은 지나치다. 그것도, 모르는 마족 도 아닌.... 그의 아이가 아닌가? 두 사람이 각각 이러한 생각에 잠겨 신전 밖으로 나올 무렵, 모라이 티나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신전 안에서 입고 있던 앞치마는 이미 벗어버렸고, 지금은 간편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아, 벌써 나왔군요!" 모라이티나는 나무 위에서 뛰어 내렸는지, 공중에서 휙 떨어져 착 하 고 바닥에 내려서며 이렇게 말했고, 란테르트는 살짝 미소지으며 고개 를 끄덕였다. "일을 잘 되었나요?" 모라이티나가 다시 물었고, 란테르트는 그녀의 물음에 고개를 한차례 슬쩍 끄덕였다. 란테르트의 대답에 모라이티나는 입가에 동그란 미소를 지으며 외치 듯 "잘됐어요!" 라고 말했다. 두 손을 마주잡으며, "잘됐어요!" 라고 하는, 조금은 과장된 이런 행동을 다른 사람이 했더라면 다분히 의식 적이고, 또 가식적으로까지 보였겠으나, 이 천진한 아가씨는 달랐다. 웃으면 즐거워 보였고, 울면 슬퍼 보였다. 모라이티나는 뒤이어 란테르트의 손을 잡아끌었다. "자, 그럼 어서 집에 가서 저녁을 먹어요! 손님도 오고 해서 특별히 저녁을 만들었어요!" 란테르트는 아직도 약간은 철이 없어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다시 한 차례 미소를 지었고, 모라이티나는 그런 란테르트의 손을 놓으며 세이 피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세이피나도 함께 가요." 세이피나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묵묵히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을 뿐이 다. ----------------------------------------------------------------- 헉... 글써야 되는디.... 스타크에서 손을 뗄수가...--;;; 오늘은 즐거운~~~ 1:1 켐페인 승리한 날~~~ 후후후... 프로토스로 간신히 저그 밟는 수준이지만....^^ 웅... 이러다... 스타크를 봉인하는 사태까지... 갈지도....--;;; 팔불출 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266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39 올린이:광황 (신충 ) 99/01/31 00:05 읽음:2059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저녁.... 란테르트는 평생 이날 저녁의 식사를 잊지 못할 것이다. "맛있게 드세욧. 호호." 모라이티나의 그 이상한 말투를 전해준 여자.... 모라이티나와 같은 빛깔의 머리칼을 가진 모라이티나의 언니뻘밖에는 보이지 않는 여 자.... 그리고.... 모라이티나에게 어머니라 불리우는 여자. 모라이티나와는 달리 귀엽다기 보다는 아름답다는 느낌을 주는 그녀 는 지금 식탁 위에 이런 저런 음식들을 차려 놓은 채 란테르트를 향해 미소를 짓고 있었다. 폭풍이 지난 후의 맑은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푸 른 눈동자를 지는 그녀는 얼굴에 어서 먹고 칭찬해욧! 이라는 말을 가 득 새겨놓고 란테르트를 바라보고 있었으나, 란테르트는 과연 그럴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럼.... 감사히 먹겠습니다. 셀파트씨, 그리고 벨크렛 부인." 란테르트는 식탁 한쪽에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앉아 있는, 20세 이상 으로는 보기 힘든 한 남자와, 모라이티나의 어머니를 향해 이렇게 인 사했다. 순간, 늙지 않는다는 것이 이러한 점에 있어서는 그다지 좋지 못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 보기에, 모라이티나는 그 녀의 아버지인 셀파트와 동갑 정도?.... 그리고 벨크렛은 이 두 소년 소녀들보다 한 두살 쯤 많은 누이로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모라이티나에게 동안을 물려준 셀파트는 란테르트의 인사에,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허허, 하는 웃음을 한차례 웃은 후 대꾸했다. "그래, 어서 먹게. 세이피나양도 드십시오." 셀파트는 란테르트에 대한 이야기를 평소 꽤 많이 들었고, 또 그가 모라이티나의 친구이기도 했기에 하대를 했으나, 세이피나의 경우에는 손님으로 대했다. 일단 여기까지는.... 평범한 가족, 물론, 이미 엘프라는 점에 있어서 는 평범하지 않았으나, 아무튼 평범한 가족의 저녁식사에 초대받은 두 사람일뿐이었으나.... 란테르트는 눈앞에 있는 그릇에 담겨있는 음식들을 보며 어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흡사 풀을 갈아 놓은 듯한 짙은 풀색의 액체가 한 그릇 떡하니 그의 바로 앞에 놓여 있었고, 그 외에 몇 개의 그릇 위에는 나뭇잎인지 풀 잎인지 알 수 없는 몇 가지 풀들이 놓여 있었다. 그나마 먹음직해 보 이는 것은 과일 몇 개 정도로.... 란테르트는 우선 용기를 내어 그 과 일들을 공략해 보았다. 사실, 이중 요리라고 부를 만한 것은 란테르트의 눈앞에 놓여있는 녹 색의 액체뿐이었다. 아니, 어쩌면 이것까지도 어디선가 그냥 모아온 것인지도 모른다. 란테르트는 포크나 스푼조차 없는 이러한 식탁에서 손을 뻗어 눈앞에 놓여있는 바구니의 과일을 하나 들어 올렸다. 탐스 러운 붉은빛의 이 말랑말랑한 이 과일은 꽤 맛있을 듯도 했다. 세이피나는 두 손을 모은 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그녀는 지 금 눈앞에 이는 모든 음식들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이것들을 먹는다 는 것은.... 그다지 현명하지 못한 처사이다. 이것들은.... 란테르트의 손이 움직임에 따라, 셀파트씨와 벨크렛 부인의 눈이 그 의 손을 따랐다. 그의 반응이 몹시도 기다려지는 모양이었다. 모라이티나는 엄마에게 요리를 해 달라고 부탁을 하고 란테르트의 마 중을 나갔다가 돌아왔을 무렵, 차려진 식탁을 보고는 몸이 얼어붙는 것을 느꼈다. 이건.... 이것들은.... 그런 이유로 모라이티나는 지금 잠자코 고개를 숙인 채 무릎 위에 올 려진 손에 불안한 마음을 담아 쉴새없이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이윽고.... 란테르트가 과일을 한입 베어 물었고.... 란테르트는 하 마터면 입에 베어 문 과일을 뱉어낼 뻔했다. 아니, 그러고 싶었다. 지 독히 쓰고 또 신 것이, 이건 사람이 먹을만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저 초롱초롱한 두 남녀의 눈동자를 바라보면서.... 어찌 이 것을 뱉어 버릴 수 있겠는가? 게다가 뭐 무슨 독.... 일지도 모르지 만, 아니 그런 것을 내놓을 리는 없으니.... 일단 먹어 두는 수밖 에.... 란테르트는 이 쓰고 신 과일을 한입, 두입 베어 물며 안간힘을 다해 미소를 지었다. 최대한도로 맛있다는 표정을 지었고, 어째, 씨마저도 없는 이 과일을 모두 입속으로 삼켰다. 물론, 칭찬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 참 독특한 맛의 과일이군요...." 란테르트의 이 말에 벨크렛 부인은 기쁜 표정을 지었고, 셀파트씨도 다행이라는 듯한 얼굴을 했다. "아, 정말 잘 됐어욧!" "입에 맞는다니 다행이군. 많이 들게. 여기 있는 음식 모두가 자네와 이 세이피나 양을 위한 것이네. 사실, 우리 엘프들은 음식은 거의 먹 지 않는다네." 물론, 그들로써는 호감을 잔뜩 담은 말들이었으나.... 란테르트의 입 장에서는 결코 그렇지 못했다. 음식을 남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세이피나에게 떠넘길 수도 없으니.... 결국은 자기 혼자 모두 처리해 야 하지 않는가? 란테르트는 이미 과일에서 쓴맛(!)을 본 터라 이제는 두 번째로 맛있 어 보이는 조그마한 꽃잎 같은 것을 몇 장 집어들었다. 침이 꿀꺽 넘 어간다. 물론, 맛있을 거 같아서가 아니었다. 이것은.... 몸의 긴장에 서 오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네 다섯장 정도가 손끝에 잡혔다. 입속에 털어 넣었고.... 입안에 솩 퍼지는 청량한 떫은맛에 식은땀이 한 방울 뺨을 타고 흐른다. 우그적 우그적.... 침을 내기 위해 몇 번 씹었다. 씹을수록 우러나는 그 쓴맛 이란.... 그나마 향은 괜찮은 편이었으나.... 아무튼 입가에 고인 침 과 더불어 꽃잎을 간신히 삼켰다. 속이 울렁거린다. 하지만.... "하.... 이 꽃잎의 맛도 독특하군요...." 뒤이어 셀파트씨와 벨크렛 부인.... "아, 그래욧? 입에 맞는다니 다행이에욧." "허허.... 그건 저 멀리 남쪽 숲의 경계 근처에 자라는 실나즈라는 꽃으로 몸에 아주 좋은 것이라네." 란테르트는 이제 다시 시선을 눈앞의 녹색 죽으로 돌렸다. 어차 피.... 맛있어 보이는 것이 그 모양이니.... 이번에는 가장 끔찍한 것 을 한 번 시험해 보리라.... 의외의 맛이 나올 수도 있다. 스푼이 없었기에 란테르트는 그릇을 들고 그 풀색의 액체를 입안에 조금 흘려 넣었다. 한 모금쯤 입속에 흘러 들어왔을 무렵.... 란테르트는 눈에 빛이 번쩍임을 느꼈고, 동시에 모라이티나의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그만 먹어요!" 하지만, 이미 입속에 들어온 것을 어쩌랴.... 이 진 녹색의 액체는 그 맛이 과연 일품(?) 이었다. 굉장히 매운맛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란테르트 마저도 입을 다문 채는 견딜 수 없었 다. 그는 짜내듯 간신히, "물을.... 가져다.... 주세겠습니까?" 라고 말했고, 모라이티나는 그보다 한발 앞서 물을 가져다 그의 앞에 내어 놓았다. 란테르트는 벌컥 벌컥 몇 모금 물을 마셨다. 그러나, 이미 한 번 닳 아 오른 입속과 혓바닥은 쉽게 진정이 되지 않았고, 란테르트는 그래 도, 매운맛보다는 쓴맛이 낫겠다 라는 생각에 과일을 하나 입안에 집 어넣었다. 하지만.... 어찌 된 것인지 두 음식은 입속에서 상호작용을 일으키며 각자의 맛을 더더욱 강하게 내기 시작했고, 란테르트는 순간 후회를 하며 다시 물을 한 모금 들이켰다. 그 모습에 세이피나는 고개를 깊이 숙인 채 무릎 위의 냅킨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모두들 그녀가 왜 그러는지 관심을 두지 않았으나, 그녀 는 지금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고 있었다. 하지만 어깨 위의 아르 에는 진작부터 종종거리며 신나게 우지 짖고 있었다. 모라이티나는 반쯤 울상이 되어 서둘러 냅킨 몇 장을 더 란테르트에 게 전해 주었고, 란테르트는 마음 같아서는 냅킨으로 입 속을 닦아 내 고 싶었으나 차마 그럴 수 없어 가능한 한의 느린 동작으로 입주위를 닦아 내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모라이티나가 자신의 부모를 향해 외쳤다. "정말....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이런 것들을 저녁으로 내놓다니 너무했어욧!!" 모라이티나가 이렇게 소리치는 순간, 셀파트는 안색이 약간 굳어지며 자신의 아내를 바라보았고, 벨크렛 부인은 모라이티나의 외침에 안색 이 약간 일그러지며 말했다. 모라이티나는 지금까지 하려는 말을 가슴속에 꾹 쌓아놓고 있었다. 사실, 여기 있는 것들은 먹을 수 있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렇기 에, 그녀는 란테르트를 말리고 싶었지만.... 마음이 여리디 여린 엄마 가 상처를 입을 까봐 입을 꼭 다물고 있었다. 란테르트는 몇 잎 먹다 가 적당히 물러설 것이고, 그때 가서 자신이 사과를 하면 끝날 일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왜.... 그러는 거니?" "세상에 누가 저녁으로 약재들을 내와요? 엄마가 한 번 먹어봐욧!" 모라이티나가 다시 외쳤고, 벨크렛 부인은 더더욱 구겨진 얼굴을 하 며 노골적인 슬픈 표정을 지었다. "티나야.... 지금 이 엄마한테 화내는 거니? 티나가 지금 엄마한테 화내는 거야?" 이런 그녀의 모습에 란테르트는 꽤나 당황스러웠고, 또 어떻게든 중 재를 해야 할 것 같았으나, 입속에 느껴지는 쓰고 시고 떫고 매운맛들 이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그때, 가장(?)인 셀파트가 나섰다. 그는 가장답지 않은 어린 얼굴로, 가장다운 위엄 있는 목소리를 내며, 이도 저도 아닌 이야기를 꺼냈다. "모두들 화내지 말고 차분히 이야기 해. 벨크렛, 슬퍼하지 마오! 이 제 티나는 어린아이가 아니오. 이제는 한 개인으로써 우리에게 당당히 이야기 할 수 있다오. 그리고, 티나, 너무 화내지 말거라. 세상일은 결코 화를 낸다고 해결할 수 있지 않단다." 벨크렛은 그렇게 말하는 셀파트의 품에 안기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 했다. "티나가.... 우리 티나가 이제는 다 컷나봐욧.... 이젠.... 자식을 둥지 밖으로 놔주어야 할 때가 온거에욧.... 흐흑...." 누나 같은 아내를 토닥이며 셀파트가 말했다. "그렇소, 벨크.... 아이가 크면, 둥지는 비좁아 지는 법.... 비록 슬 프더라도...."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2667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40 올린이:광황 (신충 ) 99/01/31 00:05 읽음:2198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모라이티나는 그런 엄마 아빠의 모습에 손을 이마에 얹으며 외쳤다. "지금 그런 이야기가 아니잖아욧!!! 그런 식으로 얼버무리면 끝날 것 같아요? 내가 이야기했잖아요. 사람들은 조금 더 향긋하고 달고 그러 한 음식들을 좋아한다고!!" 그녀의 말에 벨크렛 부인은 남편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역시 연기였 는지.... 표정에서는 어느새 그늘이 사라져 있었다. "그래! 그래서 가장 쓴 음식들은 빼 놓았지 않니? 게다가, 단 음식들 은 건강에 나쁘단다. 독이 있는 것들도 많고." 셀파트도 어느 샌가 그 위로해주는 듯한 표정을 얼굴에서 지운 채 입 을 열었다. "티나. 너희 엄마는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인간 세상에 나가 본 적이 없다. 인간들의 음식을 모르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 그의 말에 모라이티나가 막 무어라 말하려 했으나, 이제 간신히 정상 을 되찾은 란테르트가 그녀의 말을 막았다. "모라이티나, 그만 둬." 그리고는 이어 두 내외를 향해 말했다. "저녁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입맛에 맞지 않아 더는 먹지 못하겠습 니다. 그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란테르트의 말에 벨크렛 부인은 상냥히 웃으며 말했다. "아뇨. 제가 더 죄송해욧. 맛있는 식사를 준비했어야 했는데...."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는 여자였다. 모라이티나가 왜 그렇게 알 수 없는 성격이 되어버렸는지.... 란테르트는 이 저녁 한때를 통해 이해 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가 대꾸했다. "아닙니다. 이렇게 갑작스레 찾아 왔으니.... 아무튼, 저녁 감사했습 니다." 벨크렛은 한차례 미소를 지었고, 셀파트는 허허 웃으며 말했다. "내일 아침은 먹을 만한 것으로 준비하겠으니, 오늘 저녁의 실수는 용서하게." 아무리 보아도, 저 허허 하는 웃음은 적응이 되지 않는다. 란테르트 보다 10살 가까이 어려 보이는 겉모습에 노인 같은 웃음이라니.... 란테르트는 고개를 한차례 숙여 그의 말에 답했고, 이내 모라이티나 는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란테르트와 세이피나를 데리고 위층으로 올 라갔다. 세이피나 역시 자리에 일어서며 그 무표정한 얼굴로, 저녁 감사했습 니다, 라고 인사했고, 벨크렛 부인은 입가에 상냥한 미소를 머금은 채 그녀의 인사를 받아주었다. 위층으로 사라진 세 사람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그네들이 사라 질 무렵, 벨크렛과 셀파트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재미있는 저녁이었죠?" 벨크렛은 자신의 의자를 바짝 셀파트의 곁에 붙여 놓으며 이렇게 말 했고, 셀파트는 다시 허허, 하고 웃으며 대꾸했다. "맞아! 참 재미있는 저녁이었지. 내 평생 1300년중에 손에 꼽을만한 저녁이었지." 벨크렛이 그의 말에 미소지으며 대꾸했다. "저도 1000년 넘게 살아오면서 이렇게 유쾌한 저녁은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두 부부는 이렇게 말하며 서로를 잠시 응시했고, 이내 벨크렛이 자신 보다 키가 작은 남편에게 기대며 물었다. "내일 아침은 뭘 내놓을까욧?" 벨크렛의 물음에 셀파트가 대꾸했다. "기회는 있을 때 있는 한껏 사용하는 거야. 맵고 쓰고, 떫은맛은 이 미 한 번씩 사용했으니까.... 시고 짠맛으로 하지. 이번에는 요리 비 슷하게 하고.... 어차피 우리 티나야 내일쯤 란테르트씨를 따라 집을 떠날 테니.... 그 아이가 화내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걱정할 것 없 어." 이렇게 말하며 셀파트는 잠시 미소를 지었고, 다시 입을 열었다. "오래간 만에 인간을 보니, 옛 생각이 나는걸?" 그의 말에 벨크렛이 미소를 지었다. "벌써 300년 전의 이야기 에요. 당신 아버님께서 아직 살아 계실 때 에는 여기 저기 않돌아 다닌 곳이 없었는데...." 이렇게 말하며 서로에게 지어 보이는 미소는.... 몹시 다정했으 나.... 어느 누군가 보았다면, 이렇게 사악할 수가.... 라는 말이 절로 나왔 을 것이다. 그 어느 누군가에 해당하는 소녀는 지금 두 사람을 데리고 자신의 방 으로 향했다. 워낙 나무가 커서 그 위에 올려져 있는 집들이 작아 보 일 뿐으로, 엘프들의 집은 그렇게 작지 않았다. 아래층에는 방, 거실, 약재실(오늘과 같은 경우 부엌으로 쓰인다) 등이 있었고, 위층에는 모 라이티나의 방과 넓은 테라스 겸의 옥상이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모라이티나는 그 둘에게 자신의 방을 보여주었다. 사실, 엘프들에게 필요한 물건은 거의 없었고, 그렇기에 모라이티나의 방은 침대 하나와 이런 저런 용도로 쓰이는 책상 하나 그리고, 책들이 꽂혀 있는 책꽂이 가 전부였다. 상황이 이러하니 인간세상에서 눈이 휘둥그래질 수밖 에.... 모라이티나는 막상 그를 자신의 방에 대리고 왔으나 할 일이 아무것 도 없었다. 두 사람에게 의자에 앉을 것을 권한 후 잠시동안 멀뚱히 방안을 바라본 것으로 할 일이 모두 끝나버렸다. 란테르트가 조금 더 호들갑스러운 사람이었다면 집안의 장식에 대해 이러 저러한 말을 몇 마디 던지고, 책장 안에 무슨 책이 있나도 한 번 기웃 거려 보았겠으 나, 이런 때에 있어서는 있으나 마나한 인간이었다. 세이피나는 어떠한가? 란테르트보다 한술 더뜬다. 그때, 모라이티나가 침대에 앉아 있다 폴짝 뛰어내리며 두 사람에게 말했다. "숲의 바다 저편으로 해가 지는 모습 보실래요?" "이미 해가 지지 않았어?"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가 이렇게 되물었다. 이미 숲 안은 충분히 어 두웠기 때문에 이미 해가 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모라이티나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자, 그럼 어서 위로 올라가요." 모라이티나는 란테르트에게 이렇게 말하며 방 한쪽에 있는 커다란 창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활달한 모습에 잠 시 미소를 보이다가 세이피나를 한차례 바라보았다. 그녀의 의사를 묻 는 것이었다. 세이피나는 란테르트의 시선에 함께 가겠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 다. 어차피, 남의 방에 혼자 남아 있어 보았자 딱히 할 일도 없었으 니.... 임무에나 충실하자는 생각이었다. 막 창문 밖으로 반쯤 몸을 내놓은 모라이티나를 향해 란테르트가 소 리치듯 말했다. "세이피나 양을 도와줘." 모라이티나는 창문 밖에서, "네~"하고 답하고는 완전히 방을 빠져나 간 후 몸을 돌렸다. 아마 나뭇가지 같은 밟을 만한 것이 있는 모양이 었다. 세이피나는 차림새가 워낙 축축 늘어지는 것이어서 조금 불편했으나, 모라이티나의 도움으로 방을 빠져나왔고, 란테르트는 날렵한 몸놀림으 로 창밖으로 나갔다. 모라이티나의 방 바로 밖은 나뭇가지 하나가 가로로 걸쳐져 있는 허 공이었다. 다행이 세이피나의 균형 잡는 능력이 그다지 떨어지는 편은 아니었기에, 이 세 사람은 별 부담 없이 걸음을 옮겨 커다란 나무 중 간 가지가 갈려 나온 부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때 모라이티나가 세이피나에게 물었다. "세이피나는 날 수 있나요?" 물론, 세이피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고, 모라이티나는 거짓말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가만히 서 계세요." 모라이티나는 이렇게 말하며 잠시 눈을 감았고, 동시에 세이피나와 모라이티나 이 둘 주위에 투명한 연두색 막이 생겨났다. 이 모습에 세이피나는 자신도 모르게 "공간결계...."라고 중얼거렸 고, 모라이티나는 그녀의 말에 살짝 미소지었다. "어머, 신성마법에 대해서도 알고 있네요." 모라이티나의 말에 세이피나는 순간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성 마법은 엘프만이 쓸 수 있는 마법으로, 인간인척 하고 있는 자신이 알 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이상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가 실수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모라이티나가 사용한 마법이 신성마법중에서 도 가장 어려운 편에 속하는 그러한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공간결계는 시전 하기는 힘들지만, 그다지 효과가 화려한 마법은 아 니었다. 다만 시전자가 원하는 크기의 결계를 공간에 만들어 내어, 공 간을 흡사 물건 다루듯 하는 것이었다. 지금과 같은 경우에는, 모라이 티나 자신이 서 있는 곳과 세이피나가 서 있는 곳에 결계를 만들어 공 중에 떠올리려 했던 것이다. 아무튼, 효과가 어찌하건 간에 이 마법은 신성마법 중에서도 고위급 에 속하는 마법으로, 보통의 엘프들은 2, 300세 이상은 되어야 간신히 해 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모라이티나는.... 세이피나가 알고 있는 모라이티나는 이제 겨우 25세로.... 각성기인 20세는 지났으나, 엘프사회에서 온전한 한 엘프로써 취급을 받는 100 세의 4분의 1 을 살았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이 정도면 마스터다. 두 사람이 서 있을 정도의 공간에 결계를 칠 수 있을 정도면 결코 간신히 해낸다 정도의 수준이 아니었다. 세이피나는 잠시 이런 생각을 하다가 말실수를 했고, 모라이티나가 곧바로 그 점을 지적함에 순간 당황했다. "하긴.... 그럴 수도 있겠죠. 일곱 대륙에 나가 있는 엘프가 한둘이 아닐 테니...." 모라이티나는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은 채 이렇게 스스로 결론을 지어 버렸고, 세이피나는 굳이 변명을 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한편 란테르트는 그러한 모라이티나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피어났다. 확실히 이전의 어린아이 티는 벗어버린 듯 하다. 모라이티나는 다시 한차례 눈을 감으며 주문을 웅얼거렸다. 이내 세 이피나와 자신을 감고 있는 공간 통째로 공중으로 솟아올랐고, 세이피 나는 이 모라이티나의 깔끔한 마법에 고개를 끄덕였다. 오래지 않아, 세 사람은 나무 가장 위쪽까지 올라왔고, 우수수, 두꺼 운 풀잎의 층을 지나 결국 숲의 위로 올라올 수 있었다. 란테르트는 갑자기 펼쳐진 넓은 공간에 순간 마음이 시원해짐을 느꼈다. 모라이티나는 한 장소에 세이피나를 내려 주었다. 워낙 잔가지가 많 고 잎들이 무성해 아무런 지지대도 없었으나 숲 위에 설 수 있었다. "조심해요. 아무 곳이나 밟지 않고.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움직이면 별 문제 없을꺼에요." 모라이티나는 세이피나와 자신의 주위에 있던 결계를 풀며 세이피나 를 향해 이렇게 충고했고, 세이피나는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다. 모라이티나는 이내 적당한 자리를 보아 바닥에 주저앉았고, 세이피나 역시 그녀 근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하지만.... 다른 한 명의 사내는.... 그녀들처럼 간단하지 않았다. 모라이티나에 비해 거의 두배.... 그리고 비교적 정상체구인 세이피 나보다도 한배 반은 더 나가는 몸무게 때문에 벌써 몇 차례나 숲 아래 로 모습을 감추었었다. 몇 걸음 옮기지 않아 푹 하고 밑으로 떨어져 버리고는, 다시 날아 올라와 발을 디디고 몇 걸음 옮기지 않나 다시 밑으로 빠져버린다. 모라이티나는 그런 란테르트의 바보 같은 모습에 킥킥 몇 차례 웃음 을 웃었고, 한참동안 이러한 행동을 한 끝에 란테르트는 결국 적당한 나뭇가지를 찾아 깃들 수 있었다. ----------------------------------------------------------------- 웅... 일요일이니... 그냥 2개 올립니다.^^ 여전 법정관리중입니다~~~^^ 언제나 다시 과거의 영광을.... 비축분을 30개씩 쌓아놓던 영광을 되찾으랴~~~ (퍼버버벅~! 당장 스타크를 봉인하면 된닷!! ^^) 그럼..^^ 팔불출 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2827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41 올린이:광황 (신충 ) 99/02/01 06:18 읽음:2267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세 사람은 서쪽을 바라보며 앉았다. 그리고는.... 점차로 붉게 물드 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란테르트는 문득 옛 일을 떠올렸다. 언제인가.... 모라이티나가 이야 기했던 숲의 바다를.... 그러고 보니 이곳이 바로 그러했다. 확실히 바다라고 불리기에 무리가 없는 모습이다. 세이피나 역시 이곳의 모습에 압도되기는 마찬가지였다. 물론, 마계에서 이러한 모습을 보기란 식은 죽 먹기다. 원한다면 임 시로 조성할 수도 있고, 정신을 조작해 이 모습을 보고 있다고 착각하 게 만들 수도 있다. 그렇게 해서 보는 이 거대한 숲의 바다나, 직접 이렇게 보는 것이나, 시각적, 청각적, 그리고 촉각적, 후각 적으로 조 금도 다름이 없다. 하지만.... 달랐다. 세이피나는 왜 그것이 다른 지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마 계의 수도 엘비니움에 아직까지도 나무가, 물론, 이 세상의 나무와는 다른 것이지만, 심어져 있는 것과 같다. 그녀는 문득 이카르트를 떠올렸다. 분명.... 분명 그분이라면 이곳을 좋아할 것이다.... 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후에 돌아가 이 모습을 그대로 설명해 주어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천천히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머릿속에 이미지는 남을망정 이를 표현할 적절한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다만.... 노을에 황금빛을 내는 나뭇잎들이 미풍에 엎치락뒤치락하 고.... 그러한 것이 모이고 또 모여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어 흡사 파 도처럼 일렁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다만.... 미풍이 잎 사이를 스치는, 사르락 하는 마찰음과, 높은 하늘 위를 마음껏 휘젓는 우웅, 하는 큰바람의 소리가 귀에 들려 왔다. 이것 외에는.... 더 이상 떠오르지 않았다. 이러한 두 사람의 감상은 모라이티나의 목소리에 의해 때마침 불어온 바람에 뒤섞여 사라졌다. "에라브레도.... 함께 올 수 있었으면 좋았을 꺼 에요...." 모라이티나는 이렇게 말을 꺼내며 멀지 않은 곳에 둥지를 틀고 있는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는 눈물에 일렁이고 있었다. 워 낙 동그랗고 커다란 눈 이어서인지 더더욱 슬퍼 보였다. 비록 모라이티나가 이곳 저곳을 많이 돌아다녔다고는 하지만, 워낙 폐쇄적인 엘프사회이고 또 지난 5년 동안 신전에 발이 묶여 있었던 덕 에 모라이티나는 그다지 많은 사람과 만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소중한 지도 몰랐다. 5년전.... 겨우 한두 달을 함께 지냈던 그 소녀가.... "이야기해 주겠어요? 어떤 일이 있었는지.... 미안해요.... 슬픈 일 을 떠올리게 해서.... 하지만.... 하지만, 티나는 꼭 듣고 싶어 요...." 모라이티나는 결국 한방을 눈물을 뺨으로 흘렸다.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잠시 그 커다란 녹색 빛 나는 눈동자를 응시 하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붉게 타오르 는 태양이 이미 수평선 아래로 절반쯤 침몰해 있었다. "글세....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란테르트는 이 말을 시작으로, 그날 테에이산에서 있었던 일을 모두 다 모라이티나에게 말해 주었다. 이래저래 이야기가 엉켜 말을 하다보 니 모라이티나와 헤어진 이후에서 이카르트와 헤어진 직후까지의 이야 기 거의 모두를 하게 되었다. 란테르트의 말을 모두 들은 두 아가씨 중 한 명은 여전 무덤한 표정 을 한 채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바닥을 향해 고개를 푹 숙였다. 태양은 어느새 적색의 잔영만을 숲위에 넓게 드리운 채 모 습을 감추었다. "그렇게 된거군요...." 모라이티나는 깊게 숨을 들여 마시고는 길게 한숨을 내 쉬었다. 그리고는.... 세 사람 사이에 적막이 감돌았다. 모라이티나는 잠시 누구의 잘못인가? 라는 생각을 해 보았으나, 이내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누구의 잘못인지 알 수 없었다. 모라이티나는 이런 저런 방향으로 머리를 굴려 보았고, 그때 순간 다 른 생각이 떠올랐다. "그런데.... 가엘프 님께는 왜 온건가요? 저를 만나러 온 것은 아니 죠?" 모라이티나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레이요니르를...." 란테르트의 대답은 간단했으나, 그 말의 효과는 확실했다. 모라이티 나의 표정은 황당하다는 것으로 바뀌었고, 이내 빙그레 미소를 지었 다. 순간 전에 자신이 레이요니르를 훔쳐 가지고 놀러 나갔던 일을 떠 올렸기 때문이었다. 모라이티나는 눈물로 엉망이 되었을 자신의 얼굴을 한차례 손등으로 훔친 후 란테르트를 향해 물었다. "복수를 위해서 인가요?" 누구나.... 앞의 상황과 뒤의 이야기를 끼워 맞추면 이러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라이티나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고, 모라이티나는 천 천히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그런 건...." 모라이티나는 이렇게 한마디를 하고선 잠시 말을 하지 않았고, 란테 르트는 그녀가 하려는 말을 미리 가로채어 답했다. 아마도.... 불가능 하다는 말을 하려 할 것이다. "불가능할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으로써는 방법이 생겨날지도 모르고.... 게다가.... 방법이 없더라도 하고 싶어." 하지만, 란테르트의 짐작은 틀렸다. 모라이티나는 란테르트의 대답에 고개를 한차례 가로로 저었다. 뒤, 어깨근처에서 묶은 머리가 약간 흩 어 졌다. "그런 건.... 상관없어요. 그보다.... 이카르트는 어떻게 되는 거죠? 마족은, 상관에게는 절대 거역할 수 없어요. 아무리 란테르트가 이카 르트와 친한 사람이라고 해도.... 이카르트는 란테르트의 편을 들 수 없을 꺼 에요." 모라이티나의 말에 란테르트는 순간 대답할 말을 떠올릴 수 없었다. "어떻게 할꺼죠? 나중에.... 이카르트가 란테르트의 앞에 나서면.... 란테르트가 나크젤리온에게로 갈 때.... 그가 가로막는다면 어떻게 할 거죠?" 모라이티나의 이 말에 세이피나는 자신도 모르게 앞을 응시하던 고개 를 돌려 모라이티나를 한차례 바라보았고, 뒤이어 란테르트의 대답을 기다리려는 듯 그를 응시했다. 란테르트는 한참동안이나 멍 하니 있었다. 생각해 보지 않았다. 막연 히.... 이카르트는 상관없으니까.... 라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끝내려 했었다. 하지만.... 모라이티나가 지적했듯 결코 그 말 한마디로 끝날 이야기는 아니었다. 모라이티나는 란테르트에게서 대답이 없자 한차례 쓴웃음을 지었다. "여전하네요.... 그 무모한 성격...." 모라이티나는 이렇게 한마디 툭 내뱉고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기지개를 한차례 길게 피며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해가 모두 져 버렸네요. 에라브레도.... 꽤나 아쉬워하겠어요. 이러 한 광경을 보지 못했으니.... 하지만.... 다시 두 개의 바다를 건너 면...." 이렇게 말하며 모라이티나는 아직도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는 란테르 트를 향해 한차례 미소를 보냈고, 자리에 앉으며 분위기 전환도 할 겸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그보다.... 저녁 식사 미안했어요." 어스름에 별이 하나 둘 동편부터 모습을 드러내는 이때.... 나무 위.... 그것도 바다라 불리울 만큼 광활한 숲의 위.... 흔들리는 나뭇잎의 물결과 휘날리는 나뭇잎.... 게다가 저쪽에서 빼 곰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달.... 어느 하나도 로맨틱하지 않은 것이 없건만.... 란테르트는 모라이티나의 말에 쿡 하는 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 다. 세이피나 역시 다시 떠오른 그 음식들에 고개를 멀리 수평선으로 돌렸다. 란테르트는 방금 전까지의 어두운 표정을 어느 정도 떨쳐 버린 채 이 야기했다. "괜찮아. 잘 모른다면 그럴 수도 있잖아. 하지만.... 정말 쓰던걸?" 모라이티나는 란테르트의 말에 헤, 하고 약간은 바보 같은 미소를 지 으며 말했다. "두분 다 나이가 많지 않아서 그래요. 엄마는 이제 겨우 100세이시 고, 아빠도 130세 밖에는 되지 않았거든요. 게다가 두분 모두 이 숲밖 으로는 나가보신 적이 없데요." "잘 어울리시는 두분 이야." 란테르트는 느낀 바대로 이렇게 말했고, 모라이티나는 고개를 끄덕였 다. "너무 잘 어울려서 걱정이죠. 한 천년쯤 같이 산 것 처럼 하는 일에 손발이 척척 들어맞는 다니까요." 모라이티나는 이렇게 말하고는 곧바로 다시 이야기를 바꾸었다. 할 말이 많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를 꺼내는 것 이다. "그보다, 저 그 동안 공부 많이 했어요! 이제는 트레시아가 와도 무 섭지 않아요. 물론, 힘에서야 어쩔 수 없겠지만.... 아무튼, 아는 것 에 있어서는 지지 않을꺼에요. 그리고 마법 공부도 많이 했고.... 또, 정령 술도 거의 익혔어요. 아직 정령들의 왕을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 지만.... 아, 한 명 부를 수 있어요. 동쪽 수룡에 호수에 살고 있는 데, 수정령의 왕이에요. 그 언니랑은 어렸을 때부터 친구거든요. 물 론, 조금 이상한 언니라서.... 한 달에 한 번씩 찾아가도 저를 몰라봐 요. 그렇다고 완전히 모르는 것 같지도 않으면서...." 모라이티나는 한꺼번에 꽤 많은 이야기를 했고, 란테르트는 그녀의 이러한 이야기에 한차례 미소를 지어 화답했다.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 말에 란테르트는 약간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수룡의 호수? 용이 살고 있다는 그곳?" ----------------------------------------------------------------- 음.... 스타크... 봉인해 버렸습니다... 헬헬~~ ^^ 이제 글좀 써야징.... 너무 놀았당.... 흐아.... 후.... 10일동안 겨우 3화.... 독자전기회사의 Wp전력을 받아~, 아그라 글공장을 가동하라~!! 아이디어를 구입해, 작문 작업라인으로 가공하여.... 글을 생산하는거다!! Agra Writing Company.... AWC 와크.... 와크의 본격 가동이 지금 카운트 다운에 들어간다.... (이러고서는 내일 다시 스타크 인스톨 하는거 아닌가 모르겠당...--;;;) 휴우.... 백수 에이그라를 채찍(?)질 하고 있는 팔불출 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3002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42 올린이:광황 (신충 ) 99/02/02 09:30 읽음:2149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모라이티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수룡왕님이 살고 있어요. 수룡의 호수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죠. 원래 용들은 그 근거지를 다프칸에 두고 있대요. 용들 의 왕, 용신 카이젤 드라켄 께서 그곳에 살고 계시거든요. 하지만, 용 과 엘프들은 과거의 연분이 있어서 그냥 서로 간섭하지 않고 지낸 데 요. 그래서, 다프칸에 사는 엘프들도, 그리고 용들 중 이 숲에 사는 이들도 상당수 돼요." 모라이티나는 이 이상은 알지 못했기에 이 정도 선에서 이야기를 마 쳤고, 란테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모라이티나는 그의 표정이 입각하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수룡의 호수에 무슨 볼일이라도 있나요?"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고, 모라이티나가 다시 물었 다. "그럼, 제가 그곳까지 안내해 드릴까요?" 그녀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잠시 머뭇거리다 고개를 끄덕였다. "급한 일이 없다면.... 부탁할게." 란테르트의 부탁에 모라이티나는 살짝 웃었다. "급한 일이 어디 있겠어요? 한가하기로는 겨우 드래곤 정도나 되어야 우리 엘프들과 어깨를 겨룰 만 하죠. 오죽하면 이런 말도 있겠어요? 엘프는 숲의 한량들이다." 모라이티나의 말에 란테르트는 순간 훗 하는 웃음을 터트렸다. "숲의 한량이라.... 누가 그런 말을 했지?" "엘라인 오빠요. 원래 조용한 것은 질색인 사람이라.... 어떻게 숲의 주인이라는 사람이, 화염계 마법을 주무기로 쓰고...." 란테르트는 모라이티나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 니, 전에 한차례 그 황당한 대련을 했을 때도.... 그는 화염계 마법을 사용했었다. 모라이티나의 이야기는 이어졌다. "전에.... 언제던가.... 아마 제가 13살 때 였을 꺼 에요. 특별히 할 일도 없고 하기에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놀러 갔다가 엘라인 오 빠를 만났었어요." 여기까지 말하던 모라이티나는 순간, 자신이 너무 자연스럽게 엘라인 을 오빠라고 부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 앞이 라면 상관없지만.... 란테르트의 앞에서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아참, 그것보다, 처음 엘라인 오빠와 만났을 때 어땠는지 알아요? 저는 서쪽 나무, 에스우드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 몇 날 며칠을 걸 어 그곳에 갔었어요. 그런데 거기 왠 엘프가 한 명 있지 뭐예요? 그래 서 아저씨 누구 에요? 라고 물었더니, 아저씨가 아니라 오빠란다~~ 해 서 오빠라고 부르게 된 거예요." 모라이티나는 이렇게 말하며 잠시 란테르트의 눈치를 살폈다. 하지 만, 란테르트는 별 느낌 없다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모라이티나는 다시 하던 이야기를 계속했다. "아, 아무튼 그때 그 날, 엘라인 오빠는 어떻게 하다가 이곳까지 쳐 들어온 카오스 드래곤을 무찌르러 가던 중이였고, 나는 오빠를 따라갔 어요. 물론, 그때 오빠는 위험해서 안된다고 했지만.... 울고불고 난 리를 쳤었죠. 호호홋. 그리고 그곳에서 10여 마리의 카오스 드래곤과 싸움을 벌였는데.... 그 덕에 숲이 온통 불바다가 됐지 뭐예요. 그리 고는 한다는 소리가 뭐였는지 알아요?" 모라이티나는 여기까지 말한 후 갑자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한 쪽 팔을 반쯤 접어 허리에 얹었고, 다른 한쪽 팔은 길게 늘어뜨린 채 멀리 저쪽을 응시했다. 아마도 당시 엘라인이라는 엘프가 취했던 그대 로의 동작인 모양이었다. "다 불타버려라~~ 하하하~" 모라이티나는 남자 목소리를 내 이렇게 한차례 호탕하게 웃어젖히더 니 란테르트를 한차례 바라보았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하 하, 하며 꽤나 유쾌히 웃었다. 모라이티나는 란테르트의 그 웃는 모습에 활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 다. "전에 이카르트도 말했지만, 역시 란테르트는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아 요. 뭐예요?, 오늘 처음 이 티나를 봤을 때부터.... 순 벌레 씹은 얼 굴을 한 채....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줘도 짓는 것 같지도 않은 미소 나 내보이고." 모라이티나의 이 말에 란테르트는 쓴웃음을 지었고, 모라이티나는 그 모습에 손가락을 까딱 까딱 흔들며 말했다. "또! 또! 그런 이상한 미소!! 정말 많이 변했어요...." 모라이티나는 이렇게 말하며 점점 말끝을 흐렸고, 란테르트는 훗, 하 고 한차례 웃으며 말했다. "변했지.... 모든 것이.... 모라이티나도 이렇게나 변한걸...." 란테르트의 말에 모라이티나는 자리에서 폴짝 뛰어 조금 떨어져 있는 그의 바로 곁에 내려 섰다. 워낙 가벼워서 인지, 란테르트로써는 그냥 서있기도 무리가 있는 나뭇가지 위를 뛰어다닐 수까지 있다. 모라이티나는 란테르트의 바로 곁에 앉아서 조용히 그의 어깨에 기댔 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편이 좋아요.... 언제까지나.... 이 티나가 좋아하던 란테르트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채로...." 모라이티나가 이렇게 말하며 조금 더 란테르트에게로 몸을 기대려던 무렵, 무언가가 허리에 탁 하고 걸렸다. 모라이티나는 자신과 란테르트 사이를 가로막는 방해물이 무언가 고 개를 돌려 바라보았고, 이내 아직 채 어두워지지 않은 서편의 빛에 화 려하게 빛나는 한 물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앗! 이거 뭐예요?" 그제서야 란테르트는 다시금 자신의 새로 얻은 에르테일이라는 검에 인식이 미치었고, 검을 풀어 모라이티나에게 건네 보였다. "에르테일. 내가 살고 있는 곳에 있는 대륙 3대 명검 중에 한 자루 야." 모라이티나는 약간 무거운 듯 한 검을 받아들며 햐 하는 탄성을 한차 례 내질렀다. 아름답기가.... 정말이지 감탄사 이외의 것으로는 제대 로 설명조차 할 수 없었다. "어.... 에르트리아가 깃들어 있네?" 에르트리아는 대지계 정령의 가장 하급 령이었다. 역시 엘프였기에 모라이티나는 정령의 존재를 한 번에 눈치챘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 의 모습에 한가지 사실을 떠올렸다. "아참, 모라이티나." 그는 이렇게 모라이티나를 불렀고, 모라이티나는 란테르트의 부르는 소리에 시선을 잠시 검에서 떼며 대답했다. "왜요?" "혹시.... 나도 정령술 같은 것 배울 수 있을까? 정령 술은 정령과 친구가 되기만 하면 가능하다고 하던데.... 너는 숲의 정령이잖아. 그 러니까...." 란테르트의 말에 모라이티나는 키킥 웃었다. "저요? 엘프와 계약을 해서 뭘 하려고요? 엘프로써의 제 힘이라 고 야.... 아, 나무를 치유할 수 있고.... 나무의 성장을 빠르게 할 수도 있어요. 뭐 그런 힘이라면 언제든지!!" 모라이티나의 말에 란테르트는 약간 황당하다는 생각에 훗 하는 웃음 을 웃었고, 모라이티나는 곧바로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그런 힘이라 해도 저는 빌려줄 수 없어요. 전 정령이 아 닌 걸요. 인간들이 요정이나 정령이나 뭐 등등을 뒤섞어 쓰기에 혼동 된 것뿐이에요.... 정령 술은 정령과 친화력이 있어야만 쓸 수 있어 요. 일단 친화력만 생겨나면, 그 정령 자체를 소환할 수도 있고.... 혹은 그 존재가 가지고 있는 속성의 힘만을 사용할 수도 있어요. 그렇 지만, 란테르트가 그런 힘을 가지고 있는지 저로써는 알 수 없어요." "그런가?...." 란테르트는 모라이티나의 말에 이렇게 중얼거렸다. 한편.... 세이피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조용히 앉아 있었다. 끊임없이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 일단 사고의 폭은 정해져 있었다. 아르카이제였다. 어느 한 장면을 보아도 아르카이제와 연결시켰고, 어떤 한가지 이야기를 들어도 그와 연관지어 생각했다. 그렇게 하다보니, 지금 이 순간에도 당연히 그에 대한 생각을 하였고.... 지금 그녀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무사히 숲을 빠져나가 아르카이 제에게 지금까지의 경과를 보고할 것인가 뿐이었다. 요 몇일간 이 숲 에서 그녀가 얻은 정보는 하나같이 대단한 것들뿐이었다. 게다가, 란테르트와 드래곤의 접촉은 아무것도 모르는 그녀가 보기에 도 심상치 않은 것이었다. 일단, 가엘프의 소개인 것도 그러했고, 드 래곤이라는 종족의 힘 역시 두렵기 짝이 없었다. 이 일을 막아야 할지.... 아니면 이대로 내버려두어야 할지.... 그녀 로써는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종종 아르에가 우는소리에 정신이 퍼뜩 들기도 했으나, 그녀의 생각 은 거의 그것에 머물러 있었다. 다시 시간이 흘렀고.... 이 세 사람은 별이 가득한 하늘까지 즐기고 난 후에야 자리를 털었 다. "란테르트, 피곤하지 않아요?" 모라이티나가 물었다. 하지만, 정작 피곤해 보이는 것은 모라이티나 그녀 자신이었다. 모라이티나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고, 뒤이어 세이 피나, 모라이티나가 차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사람은 올라왔던 그대로의 방법으로 아래로 내려갔다. 막, 다시 모라이티나의 방 창문을 앞에 도착하자, 누군가 창문 밖을 내다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다름 아닌, 벨크렛 부인으로, 아마도 모라이티나가 걱정되어서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었다. 세 사람이 창문으로 접근하자 벨크렛 부인은 뒤로 몇 걸음 물러서 들 어올 만한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그녀는 막 방안으로 들어온 두 손님들을 향해 미소지으며 물었다. "숲위의 풍경, 아름답던가욧?" 벨크렛의 물음에 세이피나는 단지 간단히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고, 란테르트는 예, 라고 한마디 대답까지 했다. "그럼, 늦었으니 쉬세요. 란테르트씨는 아래 거실에서 주무세요. 춥 지는 않을 테고.... 잠자리는 미리 준비해 두었답니다. 그리고, 세이 피나양은 이곳에서 주무세욧." 벨크렛 부인은 이렇게 말하며 한쪽을 가리켰고, 그쪽에는 의자 몇 개 를 붙여 잘만한 곳을 만들어 둔 것이 보였다. 약간 불편할 듯 보였으 나, 그래도 임시 잠자리치고는 괜찮은 편이었다.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감사를 표하며 몸을 돌려 방밖으로 나가려 했고, 모라이티나는 그런 란테르트의 목에 매달리며 작은 목소리로 물 었다. "굳나잇 키스.... 해도 괜찮지요?" 그리고는, 란테르트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은 채 그의 뺨에 살짝 입술 을 가져갔고, 란테르트는 미소로 그녀의 인사에 답했다. "그럼, 내일 아침에 봐요!" 모라이티나가 란테르트의 목을 놓으며 이렇게 인사함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여 대꾸하며 방을 나섰다. 그리고 벨크렛 부인 역시 그런 딸의 모습에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인 후, 다시 세이피나에게 잘 자라는 인사를 했고, 모든 일이 끝난 후, 란테르트의 뒤를 따라 밖으로 나섰 다. ----------------------------------------------------------------- 흐억... 몸이 엉망 진창이닷....--;;; 이러다 부도나는거 아닌가 모르겠당.... 웅... 그럼... ^^ 팔불출 수룡 아그라가~~ 『게시판-SF & FANTASY (go SF)』 23113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43 올린이:광황 (신충 ) 99/02/03 07:14 읽음:2198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25. 드래곤.... 혼돈의 어둠 속에 위치한 존재들. 하지만.... 다음날 아침, 세 사람이 그란 부족의 땅을 벗어났다. 한 명은 란테르 트였고, 다른 두명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세이피나와 모라이티나였다. 이미 계획된 바대로.... 아침은 시고 짰다. 란테르트는 시고 짠 아침을 간신히 몇 술 떠넘기는 용기를 셀파트, 벨크렛이 두 엘프에게 보여주었고, 모라이티나는 또다시 한차례 중간 에서 이쪽편도 저쪽편도 들지 못한 채 반쯤 울상이 되어 버렸다. 그리 고 세이피나는 란테르트의 모습에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참기 위하여 모든 신경을 아르에에게로 쏟아, 계속해 그(?)의 턱을 쓰다듬어 주었 었다. 이러한 일을 겪고 떠나오는 아침이기에, 모라이티나는 엄마와 아빠에 게 작별인사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점심 무렵이 다 된 지금 까지도 퉁퉁 부어 입을 열지 않고 있었다. 분명.... 자신 없으면 자신이 도와준다고 까지 했는데.... 또 그런 아침을 내 주다니.... 모라이티나는 어제 저녁때와는 달리 화가 조금 나 있었다. 그란 부족은 가엘프의 신전을 돌보는 임무를 띄고 있다. 그렇기에 엘 프 전체중 가장 마을의 규모가 커서, 거의 70가구나 되는 엘프들이 살 고 있다. 물론, 거의 대부분이 혼자, 혹은 겨우 두사람 정도가 한 가 구를 이루기 때문에 실제 살고 있는 엘프의 수는 100명 내외이기는 하 지만, 어찌되었건 모든 마을중 최대 규모이다. 그렇기에, 일행이 이 마을을 벗어나는데 거의 두 시간이나 걸렸고, 정오가 조금 못되는 이때서야, 망루가 서 있는 마을 최외각에 도착했 다. 막 망루를 등뒤로 돌리며 란테르트가 모라이티나에게 물었다. "수룡의 호수까지 얼마나 걸리지?" 란테르트의 물음에 모라이티나는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가 입을 열었 다. "전.... 6,7일이면 도착할 수 있어요. 최고 속도로 달리면 3일정도? 하지만, 란테르트도, 세이피나도 그렇게는 하지 못할 테니.... 보름정 도면 도착할 수 있을꺼에요. 정확히는 잘 모르겠어요. 아직도.... 그 휴하인지 휴리하인지 하는 단위가 낯설어서요." 란테르트는 근처에 있다고 하기에 가까울 줄 알았으나 생각보다 꽤 먼 곳에 위치하고 있자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꽤 먼걸?.... 정말 급한 일은 없는 거지?" 란테르트의 물음에 모라이티나는 응, 하고 대답하며 속으로 이런 생 각을 했다. 아무리 급한 일이 있더라도.... 함께 가고 싶다고.... 모라이티나는 그렇게 란테르트에게 대답한 후 세이피나에게 물었다. "그런데.... 세이피나는 무슨 이유로 란테르트와 함께 다니는 거예 요?" 모라이티나는 이렇게 물은 후, 순간 아차 했다. 물론, 상당히 자연스 러운 물음이었지만.... 일단 이러 저러한 사정이 있었으니.... 왠지 물어서는 안될 일 같았다. 하지만, 이왕 내뱉은 말이니, 주워담을 수는 없는 법. 최대한 자연스 러운 미소를 지으며 세이피나를 바라보았다. "제가 섬기는 신께서.... 함께 가보라고 했습니다. 그에게.... 올바 른.... 길을 안내해 주라고...." 말 그대로였다. 세이피나가 섬기는 신.... 아르카이제의 명령을 따르 고 있으니 말이다. 모라이티나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동시에, 몇 가지 묻고 싶은 일이 떠올랐지만, 모두들, 그녀가 마족이고, 또 그 사실을 감추고 있다는 점까지 감안한다면 묻기 조금 까다로웠다. 하지 만, 그렇다고 입을 그냥 다물고만 있는 것도 어색할 것 같아, 모라이 티나는 세이피나의 곁에 붙어 걸으며 몇 가지를 묻기 시작했다. "란테르트와 언제 처음 만났어요?" 세이피나는 그녀의 물음에 조용히 날짜를 꼽아 보았다. 일곱 대륙의 역법으로.... 10월 10일경에 만났으니.... 11월 말경에 접어든 지금으 로부터 한달 남짓 함께 다닌 것이다. "한달 남짓 되었습니다...." 세이피나는 동시에 머리 속에 꽤 많은 것들이 스쳐 지나감을 느꼈다. 그리고는.... 조용히 고개를 돌려 뒤따라 걷고 있는 란테르트를 한차 례 바라보았다. 란테르트는 세이피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슬쩍 미소를 지어주었고, 세이피나는 더더욱 얼굴을 차갑게 하며 앞을 바라보았다. 이 사람.... 세이피나는 지금 이 자신의 뒤에 걷고 있는 사람에 대한 딜레마에 빠져 있었다. 처음.... 아르카이제에게 임무를 받았을 때만 하더라도, 자신의 마음속에 란테르트라는 존재는 증오의 대상이었다. 아니 증오라기 보다는 혐오 정도가 어울릴 듯 했다. 한편으로의 질투 와, 다른 한편으로의 우월감, 게다가 알 수 없는 열등감까지..... 이 러한 감정은 단 한차례도 만난 적 없는 란테르트를 싫어하게 만들기 충분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처음 대면하는 순간 그러한 마음들이 눈 녹듯 사라졌다. 오히려 알 수 없는 친근감....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 던 것만 같은 그러한 친근감 마저 느꼈었다. 물론, 그것이 호감이라는 뜻은 아니다. 친근감과 호감은 다른 것이다. 익숙한 느낌과, 좋은 느 낌은 다른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요즘은.... 그 친근감이라는 것이 호감으로 조금씩 바뀌어 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이점이 바로 그녀가 딜레마를 느끼는 점이었다. 어 째서.... 공적으로도 사적으로도.... 결코 친할 수 없는 이 사람에게 호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던 도중 모라이티나가 물었다. "그 동안 심심했겠네요? 란테르트야 원래 그다지 수다스러운 사람이 아니니.... 단 둘이 여행을 했다면 굉장히 심심했을 꺼 에요. 아, 혹 시 다른 사람도 함께 여행 했었나요?" 세이피나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얼떨결에 사실대로 말해 버렸다. "트레시아 님도 함께...." 여기까지 말하다가 그녀는 말을 잠시 멈추었으나, 이 사실을 말하는 것과 자신이 마족임을 밝히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듯 하여 마저 말을 했다. "그분도 함께.... 있었습니다." 그녀의 대답에 모라이티나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아! 트레시아도요? 그러고 보니.... 만난지 참 오래됐네요. 5년전에 헤어져서는 다시 못 만났으니.... 트레시아랑 함께 다녔으면 심심하지 는 않았을 꺼에요." 세이피나는 모라이티나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이었다. 그녀와 함께 있으면.... 적어도 심심하지는 않다. 그리고.... 란테르 트와 함께 있는 것도 그다지 심심하지는 않다. 워낙 조용한 것을 좋아 하는 그녀로써는 오히려 말없는 란테르트와 함께 있는 편이 편하다. 어찌 되었건, 아무런 말없는 그에게, 자신이 마족임을 먼저 밝히는 바 보짓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테니 말이다. 사실, 아르트레스만 없었 어도, 자신이 아르페오네라는 것을 눈치채일 빌미는 거의 없었다. 모라이티나가 다시 다른 것을 물었다. "그보다, 어깨 위의 새는 이름이 뭐예요? 세이피나가 기르는 건가 요?" 세이피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짤막히 답했다. "제가 기르는 새입니다. 이름은.... 아르에 이지요." 아르페오네가 기르는 새의 이름이 아르에 이라는 것은, 마계에서는 꽤 알려져 있는 일이지만, 어차피 이곳 사람들은 모른다. 그러므 로.... 아르에 에게 굳이 가명을 지어줄 이유는 없었다. 세이피나의 대답에 모라이티나는 "아, 그렇군요!" 라고 대구하였고, 뒤이어 휘파람을 짧게 한차례 불어 아르에를 불렀다. "아르에~" 하지만, 아르에는 종, 하고 한차례 울뿐 모라이티나에게 오지 않았 다. "말을 잘 듣나 봐요?" 모라이티나는 약간 서운한 듯 아르에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고, 세 이피나는 그런 그녀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아르에는 아르페오네의 말에는 절대복종이었다. 과거, 아르페오 네의 성격이 훨씬 다정하고 활달했을 때.... 소멸직전에 있던 마족을 구해 주었었다. 그 마족은 그에 아르페오네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맹세 했고, 그 이후로 이렇게 새가 되어 어깨에 매달려 사는 것이었다. 여기까지는 어디 신화의 한구석을 차지할만한 조용하고 아름다운 이 야기 였으나.... 이 아르에 라는 녀석의 성격은 전혀 그렇지 못하였다. 그때의 그 소 멸 당할 정도의 상처로 뇌를 다치기라도 했는지, 하는 짓이 조금 모자 란 편이다. 그렇다고 완전 바보는 아니었지만, 분위기 파악이라는 것 을 전혀 하지 못한다. 한 번은 이 아이를 어깨에 얹고 나크젤리온을 알현했는데.... 그때 아르에가 나크젤리온에게 날아 그의 머리 주위를 네바퀴나 돌았었다. 당연히 나크젤리온은 화를 냈고, 하마터면 그때 아르에는 소멸을 당할 뻔했다. 아니, 아르에 뿐만 아니라, 그를 데려간 아르페오네까지.... 뭐, 아르카이제가 벌을 대신 받음으로 일은 수습되었었지만 말이다. 세이피나가 이러한 생각을 하는 사이, 모라이티나는 다시 한차례 아 르에를 불렀고, 아르에는 대번 모라이티나를 외면해 버렸다. 모라이티 나가 손을 벌리고, "이리 와보렴 아르에~" 라고 말한 순간, 고개를 휙 반대쪽으로 돌려버린 것이다. 모라이티나는 이 모습에 조금 충격을 먹었고, 이내 세이피나를 바라 보며 도움을 청했다. 두 번이나 거절을 당하자, 꼭 자신의 손위에 아 르에를 올려놓고 싶어졌다. 세이피나는 모라이티나의 부탁에 고개를 끄덕이며 아르에 에게 전언 을 보냈고, 그제서야 아르에는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물 론, 새가 표정을 지어 보아야 겨우 눈썹부근을 조금 움직이고, 부리모 양을 조금 바꿀 뿐이었지만, 아무튼, 아르에의 표정은 마지못해 한다 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르에는 세이피나의 왼쪽 어깨 위에 앉아 있다가 깡총 몇 차례 뛰어 오른쪽 어깨로 옮겨갔고, 뒤이어 모라이티나의 손으로 뛰어 내렸다. 날개를 몇 차례 퍼덕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르에가 약간 모자란 짓을 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었다. 깃털의 빛깔하며.... 온통 푸른 것이 바라보고 있으면 탄성이 절로 나왔다. 모라이티나는 조심스레 손위에 아르에를 올려 놓은 채 천진스러운 미 소를 지었고, 세이피나는 그런 모라이티나의 모습을 잠시동안 바라보 았다. 확실히.... 모라이티나는 세이피나가 보기에도 티없이 순수한 존재였다. 하는 행동 하나 하나에 가식이라는 것을 찾아 볼 수 없었 다. 이토록 자연스럽게 좋아하고.... 또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 니.... 세이피나는 문득.... 이러한 생각을 떠올렸다. 지금의 여행이.... 조 금은 재미있는 것 같다는.... 하지만, 그러한 생각은 결코 오래지 않았다. 어찌되었건.... 자신은 어서 마계로 돌아가, 이 위험한 상황을 보고해야만 할 의무가 있다. 그러한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결코.... 그분을 위해. ----------------------------------------------------------------- 음.... 부실 채권을 떠안고~~~ 억지로 공장을 돌려보는 아그라~~ 하지만.... 작문기계 에이그라는.... 고장까지 나버려 영 가동율이 시원찮고.... 음.... 아그라 글공장 최대위기~!! 뜨아~~ 지금 비축분은 3화로.... 앞으로 3일... 그동안 다음 화일 완성 못시키면... 최종 부도 처리... 뜨아~~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3217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44 올린이:광황 (신충 ) 99/02/04 06:30 읽음:2085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모라이티나가 이야기했던 15일이 모두 흘렀다. 그리고, 아침. 아직 호수가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습한 안개가 자욱한 것이 근처에 호수가 있기는 한 모양이었다. 안 그래도, 숲의 구름 덕에 햇살 한점 들지 안는 숲에 물안개까지 피 어오르자 10휴리하(1휴리하=약 1미터)앞도 잘 보이지 안는다. 지난 15일 동안 일행은 별다를 것 없는 시간을 보냈다. 세이피나나 란테르트야 그러한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모라이티나는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나.... 생각하고 또 기다리던 란테르트이다. 가엘프의 벌이 끝 나는 순간 그녀는 곧바로 일곱 대륙으로 뛰쳐나가려고 생각하고 있었 다. 이번에는 지난번처럼 유치하게, 무슨 악마를 어쩌고 한다 따위는 염두에도 두지 않았다. 다만.... 지금 자신의 곁을 담담한 미소와 함 께 걷고 있는 한 남자를 찾아서.... 하지만, 막상 이렇게 옆에 있음에도, 별다른 감흥이 일지 않았다. 다 만, 마음이 편하고 또 기분이 즐겁다 정도였다. 무언가 특별한 일이 일어날것만 같았지만, 그러한 그녀의 기대는 아무런 보답도 받지 못하 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모라이티나의 기분은 최고조였다. 지금까 지 수십 번이나 지나온 길이지만, 요 보름간의 이 걸음이 가장 재미있 었고, 그 동안 수도 없이 지내왔던 숲의 밤과 낮이지만, 지금처럼 새 롭고 아름다웠던 적도 없었다. 그와 함께 있다는 것.... 그것은 어떠한 마법보다도 더 신비로운 마 법인지도 모른다. 오늘 아침 역시, 이슬에 젖은 모포를 탁탁 털어 가방에 대강 챙겨 넣 으며 모라이티나는 콧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란테르트와 함께 숲안을 걸으며 이런 저런 숲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이곳으로 가면 어떠 한 곳이 나오고.... 저곳에 서있는 저 나무에는 어떠한 전설이 전해져 오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의 말에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에게는 그것 외 에는 그녀에게 해 줄 것이 없었다. 물론, 모라이티나로서는 그것으로 충분했지만.... 세이피나는, 한 걸음 뒤쳐져 걷고 있었다. 종종 모라이티나가 혼자 있는 그녀가 심심해 보여 뒤로 쪼르르 달려 이런 저런 말을 걸어 보았 으나, 차라리, 숲의 메아리가 더더욱 커다란 목소리를 내는 터여서, 그것도 그만 두었다. 하지만, 세이피나는 세이피나 나름 데로, 이 두 사람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즐기고 있었다. 모라이티나라는 아가씨 는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베어 나오는 엘프이다. 물론, 세 이피나가 미소를 짓는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란테르트는 확실히 미소가 늘었다. 사실, 모라이티나와 함께 있으며 미소짓지 않을 수 있는 존재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아무리 란테르트 이지만, 끊임없이 조잘거리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 주는 모라이티나 에게 어떻게 미소를 지어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오래지 않아.... 숲이 끝났다. 그 거대한 숲이.... 영원히 그 끝을 내보이지 않을 것 만 같던 숲이 란테르트에게 그 마지막을 보여주었다. 물론, 완전한 끝 은 아니었지만.... 드넓은 푸른 하늘을 보게 된 것만으로도, 란테르트 는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란테르트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호수? 아니.... 바다.... 였다. 보통, 호수라는 것은, 땅으로 둘러싸인 담수가 고여있는 곳을 말한 다. 하지만.... 눈앞의 것은 분명 담수였다. 하지만, 땅으로 둘러싸여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거대? 그런 단어 정도로는 이 호수의 크기를 표현하기 부족하다. 이 워터드래곤의 호수는 짧은 너비가 200휴하, 그리고 긴 너비가 500 휴하(1휴하=약 1킬로미터)에 이른다. 일곱 대륙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인 카나쉬소 호수는 그 너비가 20휴 하에 이른다. 실로 대단한 규모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수룡 의 호수라는 곳은.... 그 카나쉬소 호수가 있는 에노사대륙 전체와 그 크기가 비슷하다. 이건 크다, 어떻다, 할만한 문제가 아니다. 란테르 트가 바다라고 느낀 것이.... 과장은 아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파도도 치지 않는가?! 멀리 아마득한 곳에 섬이 하나 보였다. 꽤 먼 곳에 있는 듯, 아른 하 게 보였으나, 분명 섬인 듯 했다. 그리고.... 수평선도 보였다. 수평 선을 가진 호수.... 이다. 란테르트는 늘상 보아왔던 대륙의 호수를 생각하다, 막상 이러한 규 모와 접하고 나자, 일순 입을 다물었다. 세이피나 역시 상당히 놀랐다. 자료로는 그 동안 익히 보아왔으나, 막상 이렇게 대하고 나자 대단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숲 도.... 호수도.... 그녀에게는 꽤 새로운 충격이었다. 하지만, 그렇다 고 이 호수가 지금까지 그녀가 보아왔던 호수들중 최대는 아니었다. 정령계에 있는 수정령의 호수는.... 비록 차원간의 물질구성방식에 따 른 차이는 있지만 어찌되었던 체감 상으로, 이 행성의 겉면적 전체와 맞먹을 정도이니 말이다. 이러한 생각에 넋을 잃고 있던 사람, 마족과, 오래간만에 찾은 이 호 수의 모습에 약간 기분이 들뜬 한 엘프가 조용히 호수의 풍경을 살피 던 사이.... 돌연, 숲에서 바스락 하는 소리가 들렸다. 일행이 서 있는 곳, 왼쪽 뒤로, 바스락 하는 소리가 나는 동시에 세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그곳에 서 있는 한 여자를 발견했다. 그녀의 머리칼은 물색이었다. 말 그대로 물색이었다. 조금만 더 옅으 면 하늘의 색이 됐을 터이고, 더 짙었더라면 파란색이 되었을 터이나, 그녀의 머리칼은 물색을 띄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물이 그녀의 머리칼의 색을 띄고 있는지도 몰랐다. 눈동자 역시 완벽한 물색이었다. 약간 눈꼬리가 쳐진 덕에 전체적인 인상은 온화해 보였다. 수수한 입술과 뽀얀 피부를 가지고 있었고, 입 을 살짝 벌리고 있어 약간은 멍한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결코 멍청해 보인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앞머리는 턱까지 자라 있었고, 뒷머리는 자연스럽게 풀어 늘어뜨렸는 데, 결이 고와 보이는 직모였다. 옷차림 역시 전체적으로 푸른색이었 는데, 전체적인 인상이 세이피나와 비슷했으나 확연히 틀렸다. 세이피 나 쪽이 얼음을 연상시키는 조용함이었다면, 상대는 만물에 삶을 불어 넣어주는 물의 고요함, 바로 그대로였다. 그녀는 천천히 수풀을 해치며 걸어나왔고, 이내 세 사람을 바라보며 살짝 미소지었다. 란테르트는 그녀의 얼굴에 악의가 없어 보이자 일단은 가만히 서 있 었다. 등뒤에 있는 에르테일의 떨림이 살짝 전해져 왔다. 왜 그녀가 울고 있는지를 알게 되는데는 그다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세이피나는 그녀의 등장에 바짝 긴장을 했고, 반면 모라이티나는 환 히 웃으며 맑은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루플루시아님!!" 모라이티나의 인사에 루플루시아라고 불리운 여자는 살짝 웃었다. 그 리고는 되물었다. "안녕하세요? 그런데 누구죠?" 모라이티나는 그런 그녀의 대꾸해 다시 한차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 다. "모라이티나 에요. 그란 부족 족장가문의 장녀 모라이티나!! 6년전에 만났었잖아요." "아! 그랬던가요? 아무튼, 만나서 반가워요." 루플루시아는 다시 한 번 미소를 지으며 모라이티나의 인사를 받았 고, 뒤이어 물었다. "그런데.... 다른 분들은 누구시죠?" 그녀의 물음에 모라이티나가 나서 일행을 소개했다. "이쪽은, 란테르트이고, 이쪽은 세이피나라고 사제예요. 가엘프 님의 소개로, 수룡왕님을 만나러 왔어요." 이렇게 말하며, 모라이티나는 뒤이어 루플루시아를 일행에게 소개했 다. "이쪽은, 루플루시아님 이에요. 수정령들의 왕이시지요." 그녀의 소개에 란테르트와 세이피나는 인사를 했고, 루플루시아 역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인사가 끝나자 곧바로 모라이티나가 루플루시아에게 말했다. "우리를 수룡왕님의 레어에 대려다 주세요." 모라이티나의 청에 루플루시아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안돼요. 지금 할 일이 있답니다." "할 일이요?" 모라이티나가 되물었고, 루플루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어요. 그분이 오시면, 동료가 되어 드 려야 해요." "동료요?" 루플루시아의 말에 모라이티나는 이렇게 물었고, 루플루시아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예. 두명의 동료가 이곳에 와 저와 우연히 만나, 악독한 용 라그아 를 죽이러 가야 해요. 그러니까, 지금 아그라 님의 레어에 대려다 주 기는 힘들겠네요." 모라이티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라그아는 또 뭐란 말인가? 그리고 악독한 용이라니.... 그런 존재가 이 중앙대륙의 숲에 있을 리 없었 다. 갈수록 이상해지는 루플루시아의 말에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그리고, 그런 일에 루플루시아 님이 친히 나 서다니요?" 모라이티나가 이러하니.... 란테르트와 세이피나는 지금 두 사람 사 이에 무슨 대화가 오가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차라리, 루플 루시아의 말 하나만 듣거나, 모라이티나의 말만을 들을 경우에는 그다 지 어려울 것이 없었지만, 둘 모두의 말을 들으려니 이상하기 짝이 없 었다. 그때, 다시 반대쪽 수풀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오, 냉혹한 파이터 르제베르여. 그대가 보기에는 이 길이 맞는 것 같소?" 왠 앳된 소녀의 목소리였다. 목소리만으로는 15, 6세쯤 될 듯 했다. 그 소녀의 목소리에 대답한 것은, 약간 성숙한 여자의 목소리로 적게 잡아도 23세는 넘을 듯 했다. "위대한 드래곤 슬레이어 키티나님. 아마 맞을 겁니다." 하지만, 왠지 목소리가 딱딱한 것이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는 듯 보였다. 이 두 여자의 목소리에 루플루시아는 앗, 하는 조금 놀라는 목소리를 내며 살짝 미소를 짓고 있다가 돌연, 꺄악! 하는 소리를 지르며 그 두 사람이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꺄~~~ 살려줘요. 왠 괴한들이 위대한 마법사 루플루시아를 죽이려 해요~!!" 란테르트는 이 세사람의 말투에서 이상한 점을 느꼈다. 대화 내용은 아무래도 상관없었지만....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뭐란 말인가? 냉 혹한 파이터? 위대한 드래곤 슬레이어? 위대한 마법사? 무슨 유치한 로망 주인공의 별명 같지 않은가?! 루플루시아가 소리를 지르며 숲쪽으로 달려가자, 저쪽에서의 바스락 거리는 소리도 그 템포를 빨리 하며 이쪽으로 달려오는 듯 보였다. 그 리고는, 수풀 저편에서 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당신은 위대한 마법사 루플루시아가 아니오? 마룡 라그아를 잡으러 수룡의 호수로 향한다는 소문은 들었소 만.... 지금 여기서 무 엇을 하고 있었소?" 소녀의 가는 목소리로 흡사 40쯤 된 남자의 말투로 이야기를 하자 꽤 우스웠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하는 세 여자중 웃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아니, 오히려 진지했다. "앗! 혹시 당신은 위대한 드래곤 슬레이어 키티나님? 앗, 정말 잘 되 었어요. 용신 델필라르 님의 은총을 받아, 타락한 드래곤들만은 무찌 른다는 당신의 명성은 익히 들었답니다. 전 위대한 마법사 루플루시아 라고 합니다." 그때였다. 그 소녀가 조그마한 목소리로 책망하는 듯한 말을 했다. "루플루시아님! 스스로를 위대한 마법사라고 하는 법이 어디 있어요? 그냥, 마법사 루플루시아라고 하셔야죠." 그리고 뒤이어 나이가 약간 많은 듯한 여자의 목소리가 곧바로 들렸 다. "바보. 넌 왜 언제나 그 모양이냐?" 두 사람의 말에 루플루시아는 조금의 동요도 없이 대구했다. "하지만, 위대한 마법사는 루플루시아의 별명이라고 했잖아요. 별명 이라는 것도 이름이고, 그러니까 스스로 부른다 해도 그다지 이상할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것은 마치 제가 수정령의 왕이라는 별명 으로 불리우는 것이나, 키티나님이 용신후 라고 불리우는 것과 같은 것이잖아요." 키티나라는 소녀는 듣고 보니 그것도 그런 것 같았던지, 음, 하는 신 음을 잠시 내다가 대꾸했다. "좋아요. 그럼 일단 넘어가죠." 그리고는 다시 어른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내가 그 드래곤 슬레이어 키티나요. 용신께서 친히 내려주신 검, 엘 티폴의 소유자요! 그대 위대한 마도사 루플루시아여! 곤란한 점이 있 다면 내게 말해보시오. 이대륙의 뛰어난 무사, 냉혹한 파이터 르제베 르 님과 함께 그대가 처한 어려움을 풀어 주겠소." 뒤이어 르제베르라는 그 여자가 대꾸했다. "비록 실력이 대단하지는 않지만, 저도 도와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역시 재미없다는 목소리였다. ------------------------------------------------------------------ 음... ^^ 키티나, 루플루시아, 르제베르, 그리고 아그라... 결국은 등장해 버리는군요~~ 후하하~~ ^^ 아그라가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334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45 올린이:광황 (신충 ) 99/02/05 06:20 읽음:1964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란테르트 등의 세 사람은 지금 흡사 무슨 연극이라도 하는 듯한 세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한참동안이나 멍하니 있었다. 왠지.... 어 린아이들의 소꿉장난 같기도 했고.... 아무튼 굉장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아니.... 차라리 자신들이 바보가 된 듯 한 느낌이었다. 다시 루플루시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정말 감사드려요. 사실은, 제가 수룡의 호수변에 서서 아무것도 안하다 있었는데, 왠 괴상한 사람 세명이 다가와 저를 죽이려고 했습 니다. 저를 도와 그들을 무찌르도록 해요." 그때, 다시 키티나의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그게 아니잖아요. 사람은 무슨 사람이에요? 원래는, 호수를 건널 방 법이 없어 궁리하고 있었다, 잖아요." "하지만...." 루플루시아는 무어라 변명을 하려 했으나, 르제베르가 그녀의 말을 가로채 대신 답했다. "정말.... 세 사람이 있습니다." "에?" 키티나는 약간 의외라는 듯한 목소리로 이렇게 되물으며 숲 밖으로 튀어 나왔다. 그녀의 말에 확인을 해 보려는 모양이었다. 란테르트는 그때까지 목소리만을 듣고 있다가, 이제야 소녀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소녀의 나이는, 어림잡아 17, 8세쯤 보였다. 겉모습만으로는 모라이 티나 또래쯤 되는 듯했다. 머리는 약간 이상한 느낌을 주는 붉은 색이 었는데, 흡사 흰색 머리칼을 붉은 색으로 염색한 듯한 느낌이었다. 그 러한 느낌에 더더욱 박차를 가하게 하는 것은, 그녀의 앞이마 양쪽에 나있는 흰 머리칼이었다. 전체적인 느낌은, 발랄한 소녀의 이미지 그대로였다. 모라이티나보다 는 아니었지만, 꽤 커다란 눈동자가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호수를 그 대로 담아내고 있는 듯 했다. 빛깔은 붉은 색이다. 하지만, 결코 란테 르트의 것과 같은 선득한 피의 붉은 색이 아닌.... 맑은 적포도주의 빛깔을 내고 있었다. 키도, 몸매도 전형적인 17살 소녀의 모습이었다. 아니.... 몸매는 조 금 모자라다고 해야 할까? 그다지 마르지는 않았지만, 가슴둘레는 평 균치 이하로 보였다. 품이 넉넉한, 무릎까지 오는 연보라색 원피스 드 레스를 입고 있었고, 허리에는 여행자들이 종종 하고 다니는 조그마한 가방이 달린 허리띠를 하고 있었는데, 가방 문이 닫혀 있어 안에 무엇 이 들어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뒤따라, 수풀을 뚫고 한 검정 머리칼의 여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녀는 키가 꽤 큰 편으로 거의 트레시아만큼 될 듯 보였다. 방금 전의 키티나라는 소녀와는 달리, 굉장한(?) 몸매의 소유자였고, 머리칼도, 눈동자도 모든 것을 빨아들일 듯한 순수한 검은 색을 띄고 있었다. 눈 매가 날카로운데다가, 헤어스타일 역시 상당히 날카로워, 보고 있으면 약간 무서운 듯한 느낌이 들었다. 뒷머리는 남자처럼 짧게 깎아 올렸고, 반면 앞머리는 길게 길러 턱을 조금 넘고 있었다. 소매 없는 티에 반바지 차림이었는데, 팔과 다리 모두에 장식 없는 검정색 팔찌를 끼고 있었다. 르제베르라고 불리우던 그 검정머리칼의 여자는 란테르트 일행 세 사 람을 발견하자마자 경계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가 모라이티나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란 부족의 모라이티나로구나." 모라이티나는 르제베르의 말에 살짝 미소지었다. "아.... 르제베르언니. 정말 오래간만이에요." 그때, 루플루시아가 수풀을 해치고 밖으로 나왔는데.... 그녀가 나온 곳은 다른 두 사람과는 달리, 란테르트 등이 있는 곳 바로 뒤쪽 이였 다. "앗.... 이상하다.... 왜 여기로 나왔지?" 아마도.... 굉장한 방향치인 모양이다. 겨우 10여걸음만 걸으면 나올 수 있는 곳을.... 르제베르는 그런 루플루시아의 모습에 고개를 잠시 흔들다가 다시 입 을 열었다. "웬일이야? 모라이티나. 지난번처럼 놀러 온 거야?" 그녀의 물음에 모라이티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요. 가엘프 님의 소개로, 여기 란테르트 님을 수룡왕님께 데려 다 주려고요. 그런데, 루플루시아 님이 무얼 하느라 바쁘시다고 해 서...." 르제베르는 손을 이마에 가져가며 루플루시아를 바라보았다. "저.... 바보.... 아! 그보다, 너 이분 처음 만나지." 르제베르는 키티나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고, 모라이티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분은 용신 델필라르 님의 아내이신, 용신후 키티나님이셔." 그녀의 말에 모라이티나는 앗, 하는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허리를 깊 이 숙여 인사했다. "저는, 가엘프 님의 종, 그란 부족 족장집안인 엘프그란가문의 장녀 모라이티나 엘 엘프그란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쪽은, 일곱 대륙에서 온 란테르트님, 그리고 그곳의 사제 세이피나라고 합니다." 키티나는, 모라이티나의 소개에 일일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후 자 신을 다시 소개했다. "저는, 용신후 키티나, 키티나 자이그랑이라고 합니다. 멀리 남쪽 대 륙에 살고 있어요. 그란 부족 모라이티나라면.... 저도 몇 번 이름을 들은 듯 해요." 이렇게 말하며 키티나는 모라이티나에서 시선을 세이피나에게로 돌렸 다. 물론.... 그녀가 마족인 것 정도는 한 번에 알 수 있었으나.... 일단 이곳의 주인인 아그라에서, 루플루시아, 그리고 르제베르가 아무 말도 않으니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는 란테르트를 바라보며 약간 이상한 눈빛을 띄었다. 물론, 그것 은.... 그녀 자신 외에는 아무도 눈치 챌 수 없을 정도로 미묘한 변화 였다. 그러나.... 눈빛이 변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모두의 인사가 끝나자, 르제베르가 키티나에게 말했다. "드래곤 슬레이어 놀이.... 계속 하실 건가요?" 그녀의 말에 키티나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 일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니...." 르제베르는 왜 그녀가 중요하다고 말하는지 까지는 알 수 없었으나, 일단, 생각은 접어두고 루플루시아에게 외쳐 말했다. "루시! 어서 워터 게이트나 열어. 놀이는 이제 끝난 것 같으니...." 루플루시아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호숫가로 향했다. 그리고 는 두 손을 아래로 모아 살짝 들어올리는 듯한 포즈를 취하자, 돌연 물이 사람키 두배 만큼이나 솟아올랐다. 하지만, 그 두께는 종이 한 장보다 훨씬 얇았다. 루플루시아는 게이트를 연 후 르제베르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고, 르제베르는 그녀의 신호에 고개를 끄덕여 답한 후 모라이티나에게 말 했다. "손님들과 함께 저 안으로 들어가거라." 가장 앞서 게이트 안으로 들어간 것은 루플루시아였고, 뒤이어 란테 르트, 세이피나, 모라이티나, 그리고 키티나, 마지막으로 르제베르가 게이트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물의 막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발을 들여놓을 때마다 심하게 울렁였 으나, 여전히 그 얇은 막의 형태를 유지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 으로 르제베르가 완전히 안으로 걸음을 옮겨 놓는 순간, 막은 다시 물 이 되어 수면으로 촤악 흩어졌고, 이렇게 순식간에 여섯 사람은 어느 곳으론가 사라져 버렸다. 수룡의 호수 중앙의 섬.... 반경이 5휴하쯤 되며, 호수 동편에 치우 쳐져 있는 이 섬에는 드래곤이 하나 살고 있었다. 이름은 아그라. 어 떠한 이유 때문인지 모르지만, 용들의 주 서식지인 다프칸 대륙이 아 닌 이 중앙대륙에 터전을 잡고 있었다. 종류는 수룡. 물론 수룡이라고 무슨 물갈퀴가 있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으나, 어찌되었건 수룡에, 계 급은 용왕이었다. 한마디로 수룡 왕인 것이다. 드래곤은 전에 가엘프가 이야기했듯, 혼돈의 왕의 천사들이었다. 특 히 이 수룡의 왕 아그라의 경우에는, 사실 용왕이 아닌 용신과 동급의 천사였으나, 무슨 일로 인해 강등 당해 지금은 용왕중 서열 4위인 수 룡 왕의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 자신은 서열이 낮아 졌다는 것에 대해서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고.... 다른 용왕들도, 그를 수룡 왕으로써 대하기보다는 과거 자 신들의 상관이었던 대천사 아그라로써 대우해 주었다. 지금 그가 있는 곳은, 꽤 넓은 공간이었는데, 그 한 귀퉁이에 몇몇 탁자와 의자 등등이 놓여 있었다. 아마도, 더운 여름을 나기 위해 호 숫가에 마련된 정원 비슷한 곳인 모양이었다. 지금 아그라는 용인의 모습을 한 채, 정원 한쪽에 놓여있는 등받이 있는 의자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다. 용인의 모습이란, 보통의 용들이 취할 수 있는 여려 모습중 하나이 다. 보통 원래의 드래곤의 모습으로는, 작은(!) 일을 할 때 상당한 불 편함을 겪었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책을 읽는다거나, 인간들이 만든 무슨 물건을 사용할 때 등등 말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때에 따라 적 당한 형태로 모습을 바꾸었다. 보통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천계에 천사로서 살고 있었을 때의 모습과도 흡사하고 해서 꽤 편리한 편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모습 상태에서는 전투력이 거의 전무했다. 보통의 인 간보다 약간 더 나을 뿐이었다. 이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브레스도 불가능했고, 등등 여러 가지로 제약이 따른다. 그러한 이유로 만든 특별한 상태가 바로, 힘을 약간 개방한 용인체 라는 것이다. 일단, 귀가 엘프만큼이나 길어지고, 눈동자의 흰자가 사 라진다. 그것 외에 외견상의 변화는 거의 없지만, 낼 수 있는 힘은, 거의 용일 때의 절반에 가깝다. 용인형인 아그라의 모습은 수룡인 만큼 이곳 저곳이 파란색을 띄고 있다. 일단 머리칼의 색이 그러했다. 어깨 부근에서 한차례 묶은 뒷 머리칼은 거의 허리 가까이 까지 기르고 있었고, 두 갈래로 나눈 앞머 리는 굉장히 길게 길어 거의 가슴에 닿을 정도였다. 청색이었지만, 루 플루시아의 그것보다는 훨씬 탁했다. 용인형 상태에서의 눈동자는 그 용을 상징하는 색 그대로를 띈다. 그 렇기에 아그라의 지금 눈동자는 짙은 물빛을 띄고 있었다. 하지만, 그 것은 한쪽 눈 뿐으로.... 왜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다른 한쪽 눈동자는 거의 흰색에 가까운 엷은 푸른색이었다. 전체적인 몸매는 상당히 마른 편이었고, 앉아있어서 잘 알 수는 없었 지만, 키는 거의 란테르트와 비슷할 듯 했다. 그는 잠시동안 등받이에 기댄 채 책을 읽다가 조금 떨어진 섬의 가장 자리에 워터게이트가 열리자 책을 내려놓으며 몸을 일으켰다. "오셨군.... 휴우.... 벌써 나이가 100세가 넘으셨는데.... 아직도 이런 놀이를...." 이렇게 말하며 아그라는 잠시 눈을 감았다. 동시에 발밑에서 가느다란 물줄기가 솟아오르기 시작하더니, 이내 온 몸을 휘감았다. 그리고 크게.... 점점 더 크게 그 물의 구체가 자라났 고.... 이윽고 키가 거의 10휴리하쯤 되어 보이는 용의 모습으로 그 형체를 바꾸었다. 사실, 원래 그의 몸은 이보다 3배는 되었으나, 공간 이 그다지 넓지 않았고, 또 그렇게 까지 클 필요가 없었기에, 그냥 이 정도 크기로 폴리모프를 했다. 하나, 둘 워터게이트를 통해 사람들이 밖으로 나왔다. 아그라는 사람 수가 예정보다 조금 많자 약간 이상함을 느꼈으나, 그냥 대본대로 연 기를 시작했다. "쿠아아아아~~~ 난 이곳을 지키는 강력한 드래곤 그라아이다!!!!" 그는 가능한 한의 리얼리티를 살려 몸을 뒤틀고 팔을 들었다 놓았다, 그리고 날개까지 퍼덕이며 이렇게 외쳤다. 물론, 현재 인간형으로 있 는 키티나가 놀랄 것을 걱정해 소리 자체는 그다지 크게 지르지 않았 다. 아그라는 한차례 소리를 지른 후, 스스로의 연기력에 감탄하며 아래 를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돌아오는 시선은.... 완전히.... 이건 드래곤을 보는 모습이 아니라 서커스단의 곰을 보는 듯 하다. 아니.... 그것보다는 광대를 보는 모습이다. 잠시간, 이 한 마리의 용과 여섯 사람 사이에, 때아닌 서늘한 바람이 스쳤고.... 아그라는 이상함을 느끼며 하던 연기를 멈추었다. 그리고.... 그때 키티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라아가 아니라.... 라그아 에요. 아그라님." 그녀의 말에 아그라는 순간 멍해졌고....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이 화 끈거림을 느꼈다. 물론, 용이 얼굴이 빨개진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지 만.... 아무튼, 확실히 낯부끄러운 일이었다. 당황해 하는 아그라의 모습에 루플루시아가 말했다. "괜찮아요. 아그라님. 사람은 살면서 언제나 실수를 할 수 있는 법이 에요. 저만해도 종종, 할 일을 잊는 경우가 있답니다. 수정령들의 회 의에 잊어먹고 나가지 않는 경우도 있고, 또.... 정령왕들간의 대표회 의에 가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런 이 둘의 모습에 르제베르가 이마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바보. 어떻게 나는 이런 바보들과 살고 있는 거지?" 모라이티나는 꺄하, 웃음을 터트렸고, 키티나도 함께 까르르 웃었다. 아르에는 무엇이 즐거운지 종종거리며 울었고, 키티나의 허리부근에 있는 가방 속에서는 키킷! 하는 무언가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렸다. 무 슨, 동물이라도 있는 모양이었다. ----------------------------------------------------------------- 음... 왠지.... 아그라님.... 이라고 스스로 말하니.... 느낌이 이상하닷....^^ 게다가... 아그라는 본편에서까지... 으음.... 우하하하~~~ 드디어 2부 다썼습니다~~ 158화쯤 끝날듯 하네용.... 1부에 비해 서너화쯤 더 붙었네요... (1부 화수가 적은건... 초반에 워낙 크게 잘라서.. ^^ 30페이지 넘어가는 것도 수두룩 했었잖아요... ^^) 아자자~~ 비축분이 10개 남짓 생겼다~~ 분발해 30개 만들고... 좀 놀아야지~~ 후아~~ 팔불출 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3358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46 올린이:광황 (신충 ) 99/02/05 11:46 읽음:1957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란테르트는 저 눈앞에 있는 수룡의 이러한 모습에.... 용족에 대한 환상이 깨어짐을 느꼈다. 무엇이 위대한 영원의 존재인가? 하긴.... 고결한이 붙은 모라이티나보다는, 위대한이 붙은 저 아그라라는 존재 가 훨 어울릴 듯 했다. 아그라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며 다시 인간으로 폴리모프를 하였다. 이번에는 용인형이 아닌 인간으로 했는데, 어찌되었건 서열이 자신보 다 위인 키티나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니 감히 용인형의 모습을 드러낼 수는 없었다. 용인형이란 어디까지나 전투형이다. 아그라가 인간 모습으로 돌아옴에, 장내(?)는 어느 정도 진정이 되었 고, 이어, 이 섬의 안주인(?) 루플루시아의 안내로, 모두들 적당히 자 리를 잡았다. 조금전 아그라가 책을 읽던 곳으로, 조그마한 탁자 주위 에 놓여있는 세 개의 의자에, 각각 키티나, 모라이티나, 그리고 세이 피나가 앉았고, 다른 사람들은 다른 적당한 자리에, 각각 안고 섰다. 잠시동안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란테르트는 말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꺼내야 할지 약간 망설였는데, 막상 무기를 달라, 라고 말하기는 상황 이 적절치 않았다. 그가 그렇게 꿀 먹은 벙어리 모양으로 있자, 다른 사람들 역시 입을 열지 못했고, 약간 푼수끼 있는 아르에만이 종종, 울어 침묵을 깨뜨렸 다. 키티나는 그때, 돌연 허리에 있는 가방을 열며 한 마리의 쥐를 꺼냈 다. 연한 황색 털이 복실복실 자라있는 키티나의 주먹크기쯤 되는 녀 석으로, 아까부터 계속해 나가고 싶다고 말(?)을 해 왔기에 열어준 것 이다. 그와 동시에 루플루시아는 차를 내 오겠다며 자리를 떴고, 르제베르 역시 그녀를 따라 갔다. 키티나는 쥐를 손위에 올려 놓은 채 잠시 바라보았고, 모라이티나는 그 쥐의 모습에 화사한 미소를 피우며 말했다. "와! 귀여워요!! 이름이 뭐예요?" 그때 돌연 그 쥐가 입을 열었다. "르라프! 나, 르라프!" 쥐가.... 말을 했다. 당연하거니와, 모라이티나는 눈을 동그랗게 떴 고, 그 진지하던 란테르트와, 조용하던 세이피나 마저도 잠시 넋을 잃 고 쥐를 바라보았다. 반면.... 이 모습에 바짝 긴장한 한 존재가 있었으니.... 세이피나의 어깨 위에 앉아있던 아르에는 르라프라는 이름의 쥐가 그 모습을 드러내자 마자 돌연 두 눈을 날카롭게 뜨며 바라보았다. 고 작.... 자신보다 작은 쥐 주제에.... 말도 하다니.... 아르에는 몹시 기분이 상했다. 한편, 르라프도 모라이티나의 물음에 대답을 한 이래로 줄곧 시선을 아르에 에게 두고 있었다. 동물.... 자신과 마찬가지로 인간이 아닌 존재가, 도발적인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후훗.... 저런 건 도전이다.... 르라프는 키티나의 손에서 폴짝 뛰어 탁자위로 올라갔고, 아르에 역 시 세이피나의 어깨에서 뛰어 탁자로 내려왔다. 모든 사람들은 도대체 저것들이 뭘 하려는 거야? 라는 눈길로 쥐와 새를 보았고.... 그 쥐와 새는 서로를 노려보며 한참동안 정지하고 있 었다. 먼저 움직여 약점을 잡혀서는 안된다.... 단 한 번의 공격으 로.... 패하는 일도 생기는 것이다. 한편, 아그라는 처음에는 무심히 바라보다가, 곧 그 둘의 싸움에 부 쩍 흥미를 느꼈다. 일단, 어차피 심심하고 할 일 없던 차에 일어난 일 이었고.... 왠지 생각해 보니.... 우스웠다. 아르에가 비록 중급 마족이었지만, 르라프 역시.... 강하다. 쥐 주제 에.... 브레스도 쓸 줄 안다. 처음.... 용신 델필라르가 르라프의 몸 을 브레스를 쓸 수 있도록 개조했다는 소리를 듣고는.... 아그라는 남 몰래 한참이나 웃었었다. 그리고, 결국 키티나가 르라프를 가르쳐 브 레스를 쓰게 만드는 그 모습을 보고는.... 입을 다물어 버린 그였다. 아그라는 한참동안 바라보다가 돌연 후후 하는 웃음을 웃었다. "카이젤 드라켄과.... 카이버드의 싸움이라...." 카이젤 드라켄, 용신 델필라르와, 카이버드 알사다드, 이 두 존재 모 두에게 쌓인 감정이 많은지.... 쥐와 새에게 이 둘을 비교하는 그였 다. 지금, 장내는 긴장되어 있었다. 음료수를 담아 나오던 루플루시아와 르제베르도, 근처에 있는 또 다른 탁자 위에 음료들을 내려놓으며 곧 바로 싸움구경(?)을 하러 왔다. 한편, 서로를 노려보며 빙빙 돌고만 있던 이 두 존재(?)는 어느 순 간, 서로에게 접근했다. 크기에 있어서는 아르에가 한 수 위였다. 일단, 키가 한뼘 가량이나 되는 거대한(??)몸을 하고 있었으니, 겨우 손가락 하나 반 길이의 르 라프에 비한다면 거의 두배 가까운 키였다. 하지만, 르라프의 브레스 공격은 날카롭기(?) 그지없었다. 호르르~~ 하는 귀여운 소리를 내며 타오르는 거의 엄지손가락 굵기의 플레임 브 레스 였는데, 아르에는 르라프의 공격이 올 때마다 급히 몸을 돌려 피 했다. 아르에가 피한 자리에는 검은 그을음이 생겨난다. 아르에는 그 긴 꼬리를 바닥에 늘어뜨린 채 주로 부리를 사용해 공격 했다. 종종 엔클레이브(!)를 펼쳐 르라프의 브레스를 정면으로 받아내 며 하는 부리 반격 기는 무시무시한 것이었다. 그러한 근 근접 전을 조금 치르던 그들은 오래잖아 완전히 막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르라프는 아르에의 날갯죽지를 물었고, 아르에는 르 라프의 머리를 쪼았다. 총~총! 하는 아르에의 거친 울음소리와, 치칫, 하는 르라프의 고함소리가 장내(?)에 어지러이 퍼졌고.... 주인들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었다. 키티나도, 세이피나도 그네들을 떼어놓을 생각은 않은 채 구경만 할뿐이었다. 아니, 오히려 즐기는 듯 보였다. 세이피나는 물론, 무표정인 채였지만, 속으로는 이 상황에 이 미 웃고 있었다. 이 무슨 바보 같은 싸움이란 말인가? 키티나는 결코 세이피나처럼 자신의 심정을 숨기거나 할 수 없다. 두 괴수(?)들의 싸움을 얼굴까지 살짝 붉히며 지켜보고 있었다. 재미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역시 용신후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었으니....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중도적 입장에서 이 둘의 싸움을 지켜보았다. 결코 자신이 기르는 쥐라고 해서 르라프를 편애하지도, 상대편의 새라 고 해서 아르에를 미워하지도 않았다. 양쪽 모두에 격려의 눈길을 보 내며 싸움 그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지금.... 일곱 명의 사람 모두가 이 싸움을 기켜보고 있었다. 용신후 도, 용왕도.... 정령왕도.... 엘프도.... 마족도.... 그리고 인간 도.... 역시 스포츠(?)는 모든 종족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훌륭한 외교수단인 모양이다!! 싸움은 점차로 치열해져 갔다. 르라프의 삼단 같던 머릿결(?)은 아르 에의 쪼기 공격에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고, 아르에의 비단결 같던 깃 들도 벌써 수십 개가 부러져 나갔다. 엔클레이브가 있기 망정이지.... 벌써 브레스에 날개가 구멍이 났어도 몇 차례나 났을 것이다. 더 이상 싸우다가는.... 둘 모두 죽지는 않겠지만, 큰 상처를 입을 것 같았고, 키티나는 르라프를, 그리고 세이피나는 아르에를 불렀다. 두 존재는 하지만, 지금 이성(?)을 잃은 상태였기에 쉽게 싸움을 그 치지 않았고, 급기야 중재자 루플루시아가 나섰다. 그녀는 돌연 공중에 물방울을 만들어 냈고, 이내 두 존재 각각을 하 나의 물방울 안에 가두었다. 돌연스런 이러한 일에 쥐도, 새도 당황해 하던 일을 멈추었고, 이어 키티나와 세이피나가 각각 자신의 동물을 받아 들었다. 결과는.... 아마도 무승부인 모양이었다. 처절한 접전은 모두 끝이 났다.흡사 장내는 경기가 끝난 경마장처럼 어수선한 분위기가 되었고....모두들 한마디씩 소감을 내뱉었다. "훗.... 재미있군." 이건 아그라의 반응이었다. 역시 위대와는 거리가 먼 존재이다.... "오호호 호호!" 르제베르는 그저 웃었다. 웃는 스스로까지 우스운지.... 그녀는 잠시 동안 웃었다. "앞으로는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세요. 싸움은 서로를 상하게 하 는 것.... 좋지 않아요." 루플루시아였다. 키티나와 세이피나는 당사자들이기에 적당한 할 말을 찾지 못했고, 모라이티나나 란테르트는 왜인지 끼여들 만한 자리가 아닌 것 같아 입 을 다물고 있었다. 이렇게 한바탕 소동(?)이 일고 나자, 일행들 사이의 어색함은 많이 사그러 들었고, 그제서야 란테르트는 입을 열 수 있었다. "저...." 란테르트가 채 말을 끝내기도 전에, 아그라가 그의 말을 끊으며 입을 열었다. "당신이..... 당신이 원하는 데로 해 주겠습니다."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무언가 이상한 점을 느꼈다. 원하는 데로라 니.... 자신이 무슨 부탁을 할 줄 알고.... "제가 원하는 것은.... 나크젤리온을 쓰러뜨리는 방법입니다...." 아그라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별로 놀라는 표정이 아닌 것을 보니, 이미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용신후 님을 따라.... 용신에게 가십시오. 이미.... 준비는 끝나 있 습니다." 갈수록 태산이었다. 준비는 무슨 준비인가? 도무지 중앙 대륙으로 들어온 후로는 모든 것이 이상했다. 어떻게 된 것이.... 모든 것이 원하는 데로 척척 돌아가고.... 모두들 자신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가엘프 역시 무슨, 당신은 인간입니까? 라는 이상한 질문을 하고.... 또 내가 나아갈 길은 불행하니 하면서 이상한 말을 했고.... 여기 이 아그라라는 수룡 또한 무언가를 아는 듯한 분위기를 잔뜩 풍기고 있었 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이로써.... 이로써 복수를 할 수 있다면.... 복수를 할 수 있다면.... 족한 것이다. 란테르트는 이런 생각을 하며, 용신후 키티나를 바라보았다. 조금 전 쥐와 새의 싸움을 볼 때와는 다른 눈빛을 하고 있던 그녀는.... 란테 르트가 그녀 자신을 바라봄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일이 일이니 만큼.... 이대로 돌아갈께요. 다음에 다시 놀 러 오겠어요." 키티나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이렇게 말했고, 아그라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루플루시아와 르제베르는 끼여들 자리를 찾자 못하였고, 모 라이티나나 세이피나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그럼.... 델필라르 오빠의 성으로 향하는 워프 게이트를 열어 주세 요." 키티나는 이렇게 말하며 아그라를 바라보았고, 아그라는 고개를 끄덕 이며 눈을 감은 채 입속으로 조그맣게 주문을 외웠다. 용신 델필라르 가 만들어 둔 것으로, 자신의 인간출신 아내 키티나가 종종 이 수룡의 호수에 놀러올때의 걸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 둔 것이었다. 이윽고 워프게이트가 열렸다. 가엘프의 워프 게이트와는 종류가 조금 다른 것으로, 일행들의 눈 앞 공간에 검은 색의 일렁이는 파면이 떠올 랐다. 모라이티나는 진작 자리에서 일어나 란테르트 곁에 서 함께 따라갈 뜻을 밝혔고, 세이피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 역시 자리에서 일어 나 천천히 란테르트의 근처로 향했다. 그리고 그때.... 아그라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남아라. 마족의 아이야." 그의 말에, 란테르트와 모라이티나, 그리고 세이피나 이 세사람은 놀 라는 표정을 지었고, 아그라의 말은 천천히 이어졌다. "설마, 마족의 아이 주제에.... 나의 이 땅을 밟고 살아 돌아가겠다 는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니겠지?" 세이피나의 얼굴은 대번에 흙빛이 되었고, 란테르트는 심히 곤란함을 느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그가 처할 행동이라는 것은.... 그다지 폭이 넓지 않았다. 에르테일로는 무리다. 천천히 하르제 검을 뽑아드는 란테르트였다. ----------------------------------------------------------------- 으음.... 2부 다 쓴 기념.... 한편 더.... 초룡 1주년이라.... 근데 1주년 기념 발렌타인데이 이벤트???? 음.... 나도 해볼까?.... 행여 주소 적으면 초코렛이 올려나? 혹시 주소 가르켜 드리면.... 초코렛이 아니라도... 그냥 편지라도 보내 주실 여!성!분! 계시면.... 메일이나 쪽지 남겨 주세요. 호호~! ^^ 단 한명이라도 있으면... 주소 공개 하겠습니다.^^ (무늬(ID)만 여자, 절대 환영 안함! ^^) 오오호호호호~~~ ^^ 팔불출 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3439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47 올린이:광황 (신충 ) 99/02/06 00:30 읽음:2004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란테르트가 검을 뽑아 들자, 아그라의 눈빛에는 경멸이 비쳤다. 가소 롭다라고나 할까? "마족 아이를 지키기 위해.... 검을 뽑은 것입니까?" 란테르트는 대답을 하는 대신, 세이피나의 앞에 섰고, 모라이티나는 그런 란테르트의 앞을 다시 막아서며 그에게 외치듯 말했다. "그만둬요!! 수룡왕님과.... 그분과 싸워서는 안돼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살짝 웃었다. "그의 아이야.... 지켜주지 않는다면.... 그를 만날 면목이 없게 돼...." 그때 세이피나가 조그맣게 입을 열었다. "주제 파악을 하시지요.... 당신 정도가.... 상대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닙니다." 도대체.... 자신을 도와주겠다는 사람에게 주제파악을 하라니.... 하 지만.... 모라이티나는 그런 그녀의 말에 화를 냈다. "무슨 소리에욧!! 지금 란테르트가 누구 때문에 검을 뽑아들었는 데!!" 이렇게 외치며 모라이티나는 세이피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녀의 눈동자를 보았다. 그렇게나 조용하고.... 동요 없던 눈동자 가.... 흔들리고 있었다. 이런 쪽에는 그다지 민감하지 않은 모라이티나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그녀의 눈동자는 흔들리고 있었다. 지금의 세이피나는 한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란테르트.... 그에 대한 호감의 원인을.... 무관심, 그리고 약간의 질투심과 증오 따위가 어느 사이엔가 호감으로 바뀌어 버린.... 그 이유를 이제 확연히 알 수 있 었다. 배려.... 그리고 말이 아닌 행동을 통한 다정함.... 이러한 것들.... 입은 다문 채 미소조차 잘 지어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언제나 세 이피나 자신을 배려해 주었었다. 아주 사소한 것까지.... 세이피나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란테르트를 지나, 그리고 모라이티 나의 곁을 스쳐 아그라의 앞에 섰다. "글쎄요.... 확실히 혹시나 하는 마음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중앙대륙을 밟는 순간.... 언젠가 한 번쯤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 고는.... 생각했습니다." 세이피나는 두 눈을 살짝 아래로 깔며 이렇게 말했다. 확실히 말 그 대로였다. 중앙대륙.... 마족이 이곳에 발을 들여놓는다는 것 자체 가.... 스스로의 목숨을 포기한다는 뜻이었다. 그런 세이피나의 모습에 아그라가 입을 열었다. "알아들으니 다행이군.... 그럼.... 알아서 소멸해라." 그때, 다시 란테르트가 나섰다. "그만 두십시오, 아르페오네양! 당신이..... 이카르트의 아이가 제 눈앞에서 죽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제가 시간을 끌겠습니다. 당신이 도망칠 만한 시간 정도는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동시에 란테르트는 스스로를 무패로 만들어준 마법을 끌어 올렸다. 검정색의 기운이 검을 휘감으며 동시에 흑색의 거검이 하르제 검 주위 를 감쌌다. 란테르트의 이 모습에 아그라의 눈썹이 살짝 치켜올려졌다. 기분이 조금 상한 모양이었다. "훗.... 정말이지.... 내 앞에서 그 마법을 사용하다니.... 고작 마 리...." 그때, 키티나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모두 멈춰요!! 지금 절 무시하는 거예요?" 그녀의 화난 듯한 목소리에 아그라가 허리를 굽히며 입을 열었다. "감히 용신후의 뜻에 반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제 레어 안에서는 제 뜻이 곧 법입니다. 델필라르가 친히 온다 하더라도 그것을 깨뜨릴 수는 없습니다. 이 땅에 내려선 후 4000년 이상이나 이어져 내려온 율 법이니까요...." 그때, 키티나가 전언을 아그라에게 보냈다. [고작 마리.... 라니요. 설마 뒤에 이어질 말이 마리오넷은 아니겠지 요?] 그녀의 말에 아그라가 답했다. [맞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가엾은 분에게.... 우리를 위해.... 우리를 위해 그러한 운명을 타고나신 분인데....] 우리를 위해라니.... 키티나의 이 말은.... 아그라는 그녀의 말에 잠시 대답을 하지 않다가 입을 열었다. [.... 그렇다 하더라도.... 마족을 살려 돌려 보낼 수는 없습니다.] 아그라의 말에 키티나가 곧바로 쏘아붙였다. [겨우.... 저런 약한 마족을 상대로.... 분풀이인가요?] 이 말에는 아그라도 대꾸하지 못하였다. 그렇게 생각해 보니.... 그 러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저 생각 없이.... 자신의 레어에 마족 따 위가 발을 들여놓은 것이 기분 나빠 한 행동이었는데.... 생각해 보 니, 왠지 강한 힘을 가진 자신이 약한 그녀를 핍박하는 것 같은 느낌 이 들었다. 이런 저런 생각 끝에 아그라는 결국 결론을 내렸다. 작은 일에 용신 후의 뜻에 반하기도 그러했고.... 게다가 핍박이라는 말이 마음에 걸 렸다. [용신후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아그라는 이렇게 대꾸하며 다시 세이피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떠나라.... 용신후의 뜻이다." 아그라의 말에 세이피나는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무슨.... 장난 같 았다. 살아 있다가.... 죽음에 발을 반쯤 들여놓고.... 그리고 다시 살아났다. 그런데.... 모든 것들이.... 이 짧은 대화만으로 결정지어 진 것들 들이라니.... 왠지 장난 같았다. 살아있는 것도.... 그리고 목숨을 구함받은것도.... 그녀는 용신후라는 소녀에게 고개를 숙였다. 고마운지 어쩐지는 모르 겠지만.... 아무튼 인사는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녀의 인사에 키티나가 입을 열었다. "아그라님 께서 결계를 열어 드릴 것입니다. 이제 마계로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키티나는 이렇게 말하며 아그라를 바라보았고, 아그라는 천천히 고개 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 섬 깊은 곳으로 들어가 버렸 다. 르제베르는 우물쭈물 하다가 그런 아그라를 따라 몸을 돌렸다. 하 지만, 루플루시아는 그런 두 사람을 약간은 바보 같은 미소로 바라볼 뿐 따라가지 않았다. 용신후.... 그녀를 전송해야 하지 않는가? 세이피나는 그들의 대화를 반쯤 넋이 나간 채 듣고 있었다. 그리고는 뒤이어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그는 이미 마법을 거두고 검을 검집에 넣었다. 바보.... 그 바보가 자신을 향해.... 미소짓고 있었다. 란테르트는 세이피나가 자신을 바라보자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이미 알고 있었는데...." 세이피나는 그가 무슨 뜻으로 이런 사과를 하는 지 알 수 없었다. 하 지만 이내, 조금 전 그가 아르페오네, 라고 불렀던 것을 떠올렸고, 그 것을 사과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란테르트 님이 알고 계시다는 것 정도는.... 저도 알고 있었습니 다."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습니까?.... 지금까지.... 바보 같은 짓을 했군요...." 란테르트의 말에 세이피나는 살짝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그 동안 정체를 감추고 있어서.... 그분의 뜻이었습니 다." 여전 무표정이었다. 화를 내고 있는지.... 아니면 별다른 뜻 없이 그 저 사과를 하는 것인지 도저히 알 도리가 없었다. 란테르트는 그런 세이피나를 잠시 바라보다가 뒤이어 키티나에게 감 사를 표했다. "용신후의.... 배려 정말 감사드립니다." 키티나는 란테르트의 인사를 어색한 미소와 함께 받았다. 정작 고마 움을 표해야 할 것은.... 오히려 자신 같았다. 그러한 느낌을 지울 수 가 없었다. "천만 에요...." 키티나는 간신히 이렇게 답했고, 란테르트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 인 후 루플루시아를 바라보았다. "수룡왕님께는.... 대신해 사죄의 말씀을 전해 주십시오." 루플루시아는 그런 란테르트의 말에 미소지을 뿐이었다. 란테르트는 지금 약간 넋이 나가있는 세이피나를 대신해 이렇게 일을 수습한 후 다시 세이피나에게 말했다. "세이피나양.... 아니 아르페오네 양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아르페오네.... 입니다." 란테르트의 말에 아르페오네는 이렇게 대꾸했다. 더 이상.... 그에게 속일 필요가 사라졌기 때문일까?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슬쩍 끄덕이며 말했다.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길을 가르쳐 주신 덕분에.... 여행을 조 금 더 빨리 할 수 있었습니다." 아르페오네는 그가 자신에게 감사를 하는 모습을 잠시 바라보고 있다 가 이내 고개를 한차례 가로 저었다. ".... 단지.... 임무였을 뿐입니다. 그럼...." 누가 언제나 내뱉던 말을, 누가 언제나 내뱉던 그 음정 그대로 중얼 거리며.... 아르페오네는 곧 차원 너머로 사라져갔다. 키티나에게도, 루플루시아에게도 인사하지 않았다. 다만 모라이티나를 한 번 바라봄 으로써 눈인사를 한차례 했을 뿐이었다. 모라이티나는 막 사라져가는 그녀를 향해 조금 톤이 높은 목소리로, "안녕히 가세요. 즐거웠어요. 그리고.... 이카르트하고, 트레시아에 게 안부 전해줘요!!" 라고 외쳤으나, 그녀의 목소리가 아르페오네에게 전해졌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알 수 없었다. 그녀가 사라진 직후, 키티나가 란테르트를 향해 입을 열었다. "그럼.... 함께 용신의 신전으로 가도록 해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모라이티나는 따라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할 수는 없어 일단 키티나에게 물었다. "저.... 용신후님. 저도 함께 가도 괜찮을까요?" 그녀의 물음에 키티나는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물론.... 데려가는 것 자체는 그다지 큰 일이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용들의 성지인 용 신의 신전에 엘프가 간다는 것이 약간 어색했다. 용이 된지 100년밖에 되지 않아, 자신은 아직 용들의 관습이 어떠한지 완전히 파악하지 못 했으니.... 이러한 행동으로 남편인 델필라르를 난처하게 만들 수는 없었다. 이렇게 망설이는 사이 루플루시아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카이젤 드라켄 님의 신전은 곧 키티나님의 신전이기도 합니다. 키티 나님의 손님이라면 누구든 상관없답니다." 키티나는 루플루시아의 조언에 감사의 미소를 그녀에게 보내며 모라 이티나에게 말했다. "좋아요. 란테르트 님의 친구라면...." 모라이티나는 그녀의 대답에 희색을 띄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습니다. 용신후님." "그냥, 키티나라고 부르세요." 키티나는 모라이티나의 말에 이렇게 대꾸했고, 이내 루플루시아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시간 나면 또 놀러올께요. 루플루시아님." 모라이티나가 뒤이어 루플루시아에게 인사했다. "저도 가볼께요. 루플루시아님. 나중에 또 절 모르는 척 하면 그때는 정말 화낼꺼에요!" 루플루시아는 인사하는 두 사람을 향해 손을 좌우로 흔들며 미소지었 다. 그 모습에 키티나의 허리에 있는 가방에서 쥐답지 않게 털로 뭉뚝 해져 버린 코를 내밀어 "안녕~ 루플루시아. 안녕, 루플루시아." 라고 두 번 말(?)했고, 란테르트는 단지 고개를 한차례 끄덕여 작별을 고했 다. 사람, 용, 엘프, 쥐.... 이 넷은 차례로 검정색의 파면으로 빨려들 듯 사라져 갔고, 루플루시아는 약간은 바보 같은 미소를 입가에 가득 띈 채 그네들이 사라질때가지 그곳에 서 있었다. 이윽고 워프게이트가 모습을 감추었고.... 그제서야 루플루시아는 입가에서 미소를 지웠다. 산들바람에 호수가 잔잔한 울렁임을 만들어내고.... 또 어린아이가 던진 조그마한 조약돌 에 파면을 만들어내는 듯 하던 그녀의 미소가 사라진 그녀의 얼굴은 무풍의 호수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녀는 잠시동안 그 자리에 서 있다가 천천히 한숨을 내 쉬었다. "후.... 마계와 정령계의 4000년간의 싸움이.... 이렇게나 허무하게 끝나버리는 군요...." 하지만, 이 한마디를 내뱉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한 멍한 표정으로 돌 아와 아그라와 르제베르가 사라진 섬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는 그녀였 다. ----------------------------------------------------------------- 오호호호~~~ 새로 노래가 잔뜩 들어왔다~~~ 오호호호~~ 즐겁다~~ 한 보름쯤은 붕붕 떠서 지내겠군~~ 성방무협 아웃 어쩌구의 엔딩노래.... 달네 집~~~ 호호호~~ 벼르고 벼르다 이제야 얻었도다~~~ ^^ 그리고~~~ 과거 한떼 어디선가 듣고~~ 꼭 가지고 싶었던.... More More 시아와세~~~ 드디어 얻었도다~!!!! 우하하하~~~ 즐겁도다~~ 不亦悅乎!!~~ 팔불출 수룡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3440번 제 목:[AGRA] 에잇, 나도 한다 초코 이벤트~~ 올린이:광황 (신충 ) 99/02/06 00:31 읽음:1109 관련자료 없음 ----------------------------------------------------------------------------- 오호호호~~~ 처절한 상술을 이용해.... 초콜렛이나 몇개 얻어 먹어 보겠다는 심보로.... 개최하는 초 극악 이벤트~~~~~!!!!!! St. 발렌타인 데이~~~~ 기념~~~ 캐러 초코렛 경쟁~!!!!! 경배사마 철판깔고 이벤트를 연다~~!!! 나라고 질소냐~~!! 우하하하~~~ ^____^ ----------------------------------------------------------------------- 란테르트 "초코렛이라.... 후후.... 글쎄...." 이카르트 "룰루 랄라~~ 이렇게 초코렛을 녹여서~~~ 하트 모양에 틀에 부으면~~~ 나의 란테르트에게 줄 어여쁜 초코렛이~~ 음... 재료가 모자르니.... 누가 초코렛좀 보내줘요~~ ^^" 허걱.... 남자 부재다.... 어째서 둘밖에.... 음... 할 수 없다... 조연급 까지 끌어내자~!!! 멜브라도 & 센타포 "던젼탐사중 배고플때.... 초코렛이 최곱니다!!" 밀튼 & 로멜 "아직 이렇다할 욕은 먹지 않았으니.... 저희 형제를 싫어하는 분은 없겠죠??? 그러니까~~ 보내줘요~~ ^-^" 핌트로스 "쥬에티가 줄테지만.... 훗.... 다다익선 아닌가요?" 칼슨 & 디미온 & 로트로 "음... D&D중년 클럽 회원인 우리들에게도.... 비록 부인이 있지만... 으음...." 아르르망 "저.... 혹시 기억 나십니까? 음.... 초코렛이라..... 아르트레스 누나에게 사달라고 해 보았자.... 누나야 란테르트님께 빠져 있으니.... 흐음.... 아르페오네 누나도.... 아르카이제님이 있으니.... 흐음.... 흐.... 흐흑... ㅠ_ㅠ;;; 누나가 둘이면 뭐해!!" 아르에 & 르라프 "르라프, 초코 좋아~. 종종~~" 델필라르 & 아그라 "용들을 대표해서.... 으음...." 엘라인 "게시판을 휘집고 다니는 동명의 인간이 있던것 같던데.... 난 그저 서쪽숲의 주인 엘라인이다. 그러니까.... 초코렛을 주면.... 고맙게 먹겠다." 로인 "엄마가.... 그런거 먹으면 이빨 썩는다고 했지만.... 헤~~ 단건 맛있잖아요~~ ^-^" 루실리스 & 아이실트 "음.... 뭐.... 한나라의 왕노릇 하고 있으니.... 돈은 널럴해서.... 그다지.... 당기지는 않는군요...." 에이그라 "오호호홋~~~ 이나이 먹도록 성(이씨, 김씨)다른 사람에게 초코렛 한번 받아 본적 없는 이 불쌍한 중생에게 초코렛을~~~ 어이 이봐요~ 색깔 비슷하다고, 돌을 던지면 밉죠~~ 호호~~ ^___^" -------------------------------------------------------------------------- 호홋~ 언감생심 무슨 초코렛까지 바랍니까? 그냥 편지에 테잎초코렛 (음... 케익 만들때 쓰는... 그 얇은 초코가 있던데... 이름이 뭐더라??) 한장 얇게 저며 넣어 주셔도.... 떨리는 손으로 눈물을 흘리며 받겠습니다~~~ ^^ 한 독자분께서 주소를 공개해 달라는 고맙고도 감사한 메일을 보내 주셨기에... 용감히 써봅니다.^_^ 서울시 동작구 상도 2동 184-239 강남빌라 204호 우편번호 156-032 오호호~~~~ ^^ 편지 한통도 않오면~~!!!! 보름간 연재중단 할꺼에욧~~ ^^ 오호호호호~~~~ ^^ 단!!! 남자분이 보내는 발렌타인 편지, 혹은 초코렛은 절대 사절입니다~!!! 혹시 자신이 여성이라고 생각 하시는(^^) 남자분이라도.... 적당히 자제해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 오호홋~~~ ^^ 그냥 편지라면 남녀노소 환영 입니다~~ ^^ (단 답장은 보장 못합니다. 제 글씨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라....(무적악필입니다.^^) 손으로 글씨를 쓰는 것은 극도로 증오하고 혐오하기에.... 노력은 해보겠으나.... 전자 메일로 답장이 돌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오호호홋~~~ ^^ 그럼~~~ 많은 참여 부탁!! 드립니다~~ 오호호호호~~ ^^ 팔불출 수룡 아그라 & 그의 작문공구 에이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3557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48 올린이:광황 (신충 ) 99/02/07 01:22 읽음:1723 관련자료 없음 ----------------------------------------------------------------------------- 26. 용신 델필라르.... 그리고.... 칠흑 빛의 조각. "그가 돌아오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짙은 흑색.... 가엘프가 말하기를.... 검정색은 혼돈의 빛이라고 했다. 모든 색들이 모여 돌아가는 곳.... 가장 순수한 검정색이란 어떠한 것일까? 단지 검다고 해서, 그 모두 를 순수한 검은빛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혹자는 어두운 밤의 색이 흑색이라고 할 것이고, 혹자는 눈을 감았을 때 볼 수 있는 색을 검정이라고 할 것이다. 아량이 넓은 사람은, 잘 익은 포도의 진보랏빛을 흑색이라고 이야기 할 것이고.... 감상적인 사람은, 자신의 우울한 기분을 검정색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위에 열한 모든 사람들이 만약 방금 말을 꺼낸 그 사람을 보 았더라면 다양하던 이견들을 하나로 모을 어떠한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을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검정색이란.... 자신이 본 어떠한 남자의 머리칼의 색, 바로 그것이 라고. 이러한 검정색 머리칼을 가진 이 남자는 눈동자색 역시 검정색이다. 당연히 동공은 누구나 검정색이다. 하지만, 이 남자는 그 동공을 감쌌 고 있는 홍채마저도 칠흑 색을 띄고 있었는데.... 그 때문인지 바라보 고 있으면 약간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전체적인 생김새는 상당히 날카로운 느낌이었다. 하지만, 날카로운 것 일색은 아니어서, 어떠한 인자함 같은 것 역시 얼굴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모습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지휘자로써의 그것이었다. 하긴.... 당연하다.... 200억년 이상이나.... 수많은 천군 들을 다스려온 그이니.... 델필라르.... 그의 이름이다. "그가 돌아오고 있습니다.... 당신의 혼이 깃든 인간이.... 그가 돌 아오고 있습니다." 델필라르는 흑색의 신전 안에 꽂혀있는 한 자루의 검 앞에 서서 이렇 게 말하고 있었다. 델필라르가 막 이 말을 마치자, 돌연, 검 주위에 사람의 모습이 어리 었다. 노인이었다.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 수많은 주름이 흡사 고목의 피부 처럼 이마와 양쪽 뺨, 그리고 입주위에 잡혀 있었고, 두 눈조차 뜨기 힘겨운지 눈은 반쯤 감기워져 있었다. 눈썹도, 수염도, 그리고 긴 머리칼도 모두 한결같이 희게 세어버린 이 인자한 인상의 노인은 델필라르의 말에 으음.... 하는 신음을 한차 례 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의 목소리는 그의 모습에서 왠지 나른 해 보이는 조각들을 제거한 채, 인자한 부분만을 사용한 듯 했다. 그 것이 가능한지는 알 수 없었으나.... "그런가?.... 그렇군...." 이 단 두 마디를 중얼거린 노인은 조용히 생각에 잠기었다가 잠시 후 입을 열었다. "음....결국.... 돌아오는군...." 노인의 말에 델필라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충분히.... 그리고 충실히.... 만들어진 그가.... 돌아오고 있습니다." 델필라르는 벌써 돌아오고 있다, 라는 말을 몇 번이나 되내였고, 노 인은 그런 그의 모습에 음, 하는 신음을 한차례 더 내뱉은 후 입을 열 었다. "후회하고 있는 모양이구나...." 노인의 말에 델필라르는 서둘러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런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다만?...." "다만.... 지나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델필라르는 이렇게 말하며 고개를 깊숙이 숙였다. 노인....용신이 무릎을 꿇고.... 또 고개를 숙여야만 하는 존재.... 노인은 델필라르의 말에 쓴웃음을 지었다. 잠시동안 두 사람사이에 대 화가 끊겼고, 노인은 흡사 먼 곳을 바라보는 듯한 시선으로 신전내부 한쪽을 바라보았다. "글세.... 그런지도 모르겠구나.... 지나치다...." 노인의 이러한 말투에는 꽤나 상심이 어려 있었고, 델필라르는 그런 그의 모습에 황송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윽고 다시 노인이 이야기를 꺼냈다. "내 스스로를 이 검에 봉인한지도 꽤 시간이 흐른 듯 하구나...." 델필라르가 대꾸했다. "이곳의 시간개념으로.... 360여년이 흘렀습니다." "그렇구나.... 후후후...." 노인은 웃으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반쯤 투명한 그의 몸 아래로 보 이는 한 자루의 검.... 그 검은 신전 중앙의 한 제단에 꽂혀져 있다. 자세히 바라보면 그 제단이 보통의 제단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물론, 용신의 신전 정 중앙에 위치한다는 것부터가 이미 '보통'은 아니었지 만, 그 제질 역시 신비롭기 짝이 없었다. 제단은 투명한 빛깔의 어떠한 물질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종종 주위 에 이는 조그마한 바람에 가벼운 파문이 이는 것을 보아 흡사 액체의 표면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검은, 그 투명한, 하지만, 온통 주위가 검정색이어서 검정색을 띄고 있는 제단에 반쯤 꽂혀있다. 제단이라는 물건이 꽤 신기하기는 했으나, 역시 중요한 것은 검의 모 습이었다. 검은 전체적으로 보통의 장검보다 조금 긴 검신에 중검에 가까운 검 날 폭을 가지고 있었다. 손잡이는 엷은 금색을 띄고 있었는데, 결코 금과 같이 세속적인 빛은 아니었다. 차라리, 이른 아침의 미명에 금빛 을 발하는 나뭇잎과 비슷할까? 이 검에서 가장 신비한 부분은 검날이었다. 양쪽으로 미려한 곡선을 그리며 뻗은 검날은 티하나 없이 투명했고, 그 중앙에는 알 수 없는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자세히 바라보면 은은한 흑색이 검 중앙에 흐 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검.... 이것만 있으면...." 노인은 한참동안 검을 바라보다 이렇게 중얼거렸고, 델필라르는 고개 를 반쯤 들어올린 채 그의 말에 눈빛을 약간 바꾸었다. "정말.... 긴 시간들이었습니다." 이윽고 꺼낸 델필라르의 이 말에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본체가 봉인 당한 직후로부터 시작한 일이었으니...." 노인은 말끝을 길게 늘여 잠시 회상에 잠기는 듯 있더니 다시 델필라 르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일어나 보거라.... 그리고.... 일의 결과에 대해 보고를 해 보아 라." 델필라르는 그의 말에 몸을 일으켰고, 천천히 이야기를 꺼냈다. "여섯 번째 시련 후.... 그는 이미 인간의 선을 뛰어넘었습니다. 일 곱 번째 시련은 어찌 보면 필요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섯 번째 시련 이후의 능력만으로도.... 우리가 원하는 바는 이룰 수 있었을 테 니 말입니다." 델필라르의 말에 노인이 쓰디쓴 미소를 지었다. "여전.... 너는 이 일을 못마땅히 여기는 구나...." "그런 뜻이 아닙니다...." 노인의 말에 델필라르는 당황했고, 노인은 쓴웃음을 슬쩍 미소로 바 꾸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나의 능력으로는.... 지금의 나의 능력으로는 이 이상은 무리구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어머님께서 짜놓은 인과의 그 물을 슬쩍 비트는 것 뿐...." 노인은 여기서 말을 잠시 멈추며 델필라르를 바라보았다. "인과라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것.... 나와 함께 태어난.... 그 역시.... 이것에 깊이 빠져 있었지.... 스스로를 무로 몰고 간.... 금단의 사상에...." 델필라르는 잠자코 노인의 말을 들었고, 노인은 한차례 한숨을 깊이 내쉬며 이야기를 이었다. "어떠한 존재이던.... 어머님의 첫 번째 두 피조물중 하나인 나 나.... 그나.... 이 세 번째 땅의 여린 존재들이나.... 모두들 처음과 그 끝을 알고 싶어하지.... 강의 처음을 찾아.... 깊은 산중을 헤매이 기도.... 바다의 끝을 찾아 너른 대양을 모험하기도.... 모두들 처음 과 끝을 찾는 여행을 멈추지 않지.... " "엘리엠님...." 엘리엠.... 델필라르는 감상에 잠겨버린 노인을 이렇게 불렀고, 노인 은 델필라르의 부르는 소리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너도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겠지? 처음에 대해서.... 그리고 끝에 대해서...." 엘리엠이라는 노인의 물음에 델필라르는 대답하지 않았다. 노인은 이 에 개의치 않고 하던 이야기를 계속했다. "모든 것의 열쇠는.... 인과이다.... 적어도.... 그가 내린 결론은 이것이었다. 직전은 지금을 결정하고.... 지금은 직후를 결정한 다..... 직전의 직전은 직전을.... 그리고, 그 직후는 직후의 직후를 결정하지.... 이렇게 과거로.... 과거로, 혹은 미래로.... 인과의 그 물을 따라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언젠가는 끝, 혹은 시작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그가.... 그리고 내가 깨달 은 것이다. 후후.... 부질없는 생각이었지만...." 노인은 다시 말을 멈추었다. 델필라르는 노인의 하려는 말을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끼여들지 않고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그는.... 이러한 그의 생각을 실험해 보기 위해 새로 세상을 하나 창조했지.... 하지만.... 오랜기간동안의 실험 끝에.... 한가지를 깨 닫게 되었지.... 그것은... 바로 어떠한 존재도 전지全知 일 수 없다 는 것이었어.... 그는 스스로를 전지에 가까운 존재로 만들기 위해 훨 씬 낮은 차원의 세상에 존재 물들을 창조했으나.... 그럼에도 모두를 알 수는 없었지.... 그것은.... 나 역시 마찬가지야.... 그렇기 때문 에.... 후후후...." 노인은 시선을 델필라르의 눈에 맞추며 말을 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네 말대로.... 이 일에 행함에 있어 조금 지나쳤는지 도 모르지...." ".... 그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델필라르는 노인의 말에 이렇게 입을 열었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꼭 그에게 자아라는 것을 심어 줄 필요가 있었나.... 하는 점입니다. 아니.... 꼭 그를 창조할 필요가 있었느냐 하는 점입니다. 차라리.... 제가 직접 일을 했던 것이.... 낫지 않았을까요?" 델필라르의 말에 노인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너는.... 결코 나크젤리온.... 그 아이를 죽이지 못한다.... 지금 너는 이 세 번째 땅에 묶여있는 존재이다.... 네가 아무리 도발을 한 다 하더라도.... 나크젤리온.... 그는 이 땅에 강림하지 않는다. 네가 과거 열덟장의 흑빛 날개를 가지고 있었을 때라면.... 그를 소멸시키 는데 힘조차 들지 않았겠으나.... 지금은 다르지 않느냐? 고작 이 세 번째 땅에 앉아서.... 이 늙은이의 투정을 들어주는 것 외에는.... 무 얼 할 수 있느냐?" 노인의 말에 델필라르는 급히 한쪽 무릎을 꿇었다. "마지막 말.... 거두어 주십시오...." 아마도 늙은이의 투정이라는 말 때문인 모양이었다. 델필라르는 무릎 을 꿇었고, 엘리엠 노인은 후후 하는 웃음을 한차례 웃었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3558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49 올린이:광황 (신충 ) 99/02/07 01:22 읽음:1762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일어나거라...." 노인의 말에 델필라르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고, 다시 입을 열었다. "저는.... 결코 엘리엠님께 불만이 있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가 아니면서 스스로인.... 주군을 부활시키기 위 해.... 몸마저 검에 묶으신 분이십니다.... 전, 다만.... 그에게 서.... 연민을 느꼈기에...." 델필라르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다시 이었다. "차라리.... 그에게서 사고를 박탈하고.... 그저 생각 없는 도구로써 성장을 시켰더라면.... 그렇게 했더라면 고통 같은 것도 느끼지 못했 을 터인데.... 굳이 사고와 감정이라는, 목표와는 필연적 연관이 없는 부분을 부여하여.... 그렇게 번민하고 괴로워하게 만들 필요가 있었을 까요?...." 노인은 그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내가.... 다른 종족이 아닌 인간으로 그를 만든 것은.... 모두가 나 크젤리온.... 그가 방심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후후.... 그러고 보니.... 나크젤리온 그가 자신과 함께 압그랑을 모시던 차르마흔을 소멸시킬 때도.... 같은 방법을 사용했구나.... 이것도.... 인과인 것 인가? 후후후후.... 아무튼.... 그러기 위해 택한 그이고.... 그러므 로 완벽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나크젤리온.... 그의 의심을 사서 는.... 성공할 수 없는 일이니...." ".... 그렇다고는 하지만...." 델필라르는 말끝을 흐렸다. "잔정이 많아서는.... 큰 일에 망설이게 된다...." 노인은 델필라르의 말에 이렇게 중얼거렸다. 노인의 말 그대로였다. 이 용신이라는 존재는 유달리 정이 많았다. 물론, 겉으로는 위엄 있는 듯, 그리고 냉막한 듯 행동을 하지만 결국 에 가서는 결코 그렇지 못하였다. 키티나라는 인간을 아내로 맞이한 대에도 이러한 그의 성격이 일익을 담당했다. 물론, 그런 면에 있어서 는 좋다고 할 수 있겠으나.... 노인은 이렇게 한마디 한 후 천천히 다시 입을 열었다. "이미.... 오래 전 시작된 일이다. 나의 본체가 산산이 찢기어진 그 때....이미 일은 시작되었다.... 마족.... 어머님의 뜻과 상관없이 존 재하게된 강한 존재.... 이들을 제거하는 것...." 노인은 이렇게 말하며 잠시 말을 멈추었고.... 한참동안이나 델필라 르의 눈을 응시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머님의 분노를 조금이라도 풀어드리기 위해서.... 이보다 적당한 일은 없다...." 워프게이트는 멀리 신전이 눈에 들어오는 한 들판의 조그마한 사원과 연결되어 있었다. 흑색의 파면이 기둥과 지붕으로만 된 아담한 신전 중앙에 열리었고, 그곳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당연히 한사람과 엘 프, 용 그리고 쥐였다. 멀리 보이는 신전은, 수많은 첨탑들이 빽빽이 솟아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중앙의 가장 높은 탑을 중심으로 가장자리로 갈수 록 점점 낮아지는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탑과 그것을 장식하는 여러 조각들이 상당히 짜임새 있게 배치되어 있어서 멀리서 보아도 웅장하 면서도 섬세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 이 사원으로부터 그곳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결코 가까워 보이지는 않았다. 그 사이는 약간 황량한 평야로 되어 있 었는데, 가엘프의 숲 주위가 온통 나무로 되어 있는 것과는 완전 딴판 이었다. 게이트를 나와 사원을 벗어나자 마자 일행은 신전으로 그 시선을 옮 겼다. 그리고 호들갑스러운, 소녀 같은 아가씨 모라이티나는 놀랍다는 듯 소리를 질렀다. "와~~!! 정말이지.... 가엘프 님의 신전에 비해서 엄청나게 크네 요!!" 그런 그녀의 모습에 키티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고, 뒤이어 란테르트 를 향해 시선을 옮기었다. 란테르트는 지금 모라이티나처럼 태연스레 놀라고 있을 수는 없었는지 약간 긴장하는 눈빛을 띄고 있었다. 키티나는 란테르트의 경직된 표정을 잠시 바라보고 있다가 입을 열었 다. "저곳입니다.... 용신의 신전이...."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슬쩍 한차례 끄덕였고, 그때 모라이 티나가 키티나에게 한가지를 물었다. "웅.... 그런데 굉장히 멀어요. 왜 이렇게 먼 곳에 워프게이트를 만 들어 놓은 것이죠?" 그녀의 물음에 키티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모든 것은.... 엘리엠 덕 분이었으나 그러한 것을 이야기 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그녀 자신도 확실히는 아는바가 없었다.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키티나의 말에 모라이티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모르세요? 용신후잖아요. 용신후가 모르면 누가 알겠어요?" 모라이티나는 이렇게 말하고는 순간 실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얼버무렸다. "아.... 죄송해요.... 모욕하려는 뜻은 아니었어요...." 모라이티나의 당황하는 표정에 키티나는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요. 사실, 저 지금 헤츨링이에요. 델필라르 오빠와 결혼한지 100년밖에 흐르지 않았고.... 아직 드래곤으로 완전히 각성하지 못했 어요. 게다가.... 아직 드래곤 사이의 풍습도 완전히 익히지 못했 고.... 이래저래 모자란 것이 많아요." 키티나의 말에 모라이티나는 더더욱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요? 잠깐.... 헤츨링이면.... 500살 이하의 드래곤인데.... 그 럼 용신께서는 그렇게 어린 키티나님과 결혼을 한거게요?" 그녀의 말에 키티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뇨. 전 인간 이였어요." 키티나의 대답에 모라이티나와 란테르트 이 두 사람은 놀라 잠시 그 녀를 다시 바라보았다. 하긴.... 드래곤이라면 결코 드래곤 슬레이어 놀이 같은 것은.... 하지 않을 것이다. 모라이티나가 놀랍다는 듯 되물었다. "인간이었어요?" 키티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위대한 드래곤 슬레이어, 자이그랑 집안의 장녀, 키티나~! 그것이 제 이름이었죠. 지금은 용신후 키티나 이지만요. 호호." 모라이티나는 그녀의 말에 돌연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웃었 다. 용을 사냥하는 드래곤 슬레이어 집안의 사람과 용들의 왕 용신이 부부라니....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다. "드래곤 슬레이어.... 어떻게 용신 님과 만났죠? 설마, 용신 님을 잡 겠다고 용신 님께 달려든 것은 아니겠죠?" 모라이티나는 잠시 웃다가 이렇게 물었고, 키티나는 환히 웃으며 대 답했다. "크게 다르지 않아요." 키티나는 대화를 하면 할수록 눈앞의 이 어린 엘프가 마음에 들었다. 용신후가 된 이래로 그녀는 델필라르외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마음 을 터놓고 지내는 존재가 거의 없었다. 일단, 자신의 지위가 지위인 만큼, 용들은 모두 경의를 표할 뿐, 함께 놀아준다거나 하는 일은 결 코 없었다. 오히려 몇몇 용들은 자신이 인간 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내 심 무시하는 듯한 분위기를 내보이곤 했다. 하지만, 이 모라이티나라는 소녀는, 비록 말투는 굉장히 공경(?)하는 듯 하면서도 대화에 조금의 스스럼도 없어 함께 이야기하고 있으면 편 안한 느낌이 들었다. 키티나가 심심할 때마다 아그라와 루플루시아, 그리고 르제베르 이 세 사람을 찾아가 시간을 보내는 것도 이와 비슷 한 이유에서였다. 성격이 괴팍한 아그라도, 약간은 모자란 듯 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듯 한 루플루시아, 그리고 괄괄하면서도 냉소적이 르제베르까지.... 이 세 존재 모두 자신을 허물없이 대해 주었고, 그러한 느낌이 편했기 때 문이었다. 키티나는 모라이티나의 손을 잡으며 입을 열었다. "처음 오빠와 만난 이야기를 해 드릴까요?" 그녀의 말에 모라이티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응, 하고 대답했고, 키티 나는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가 이내 란테르트를 떠올렸다. 생각해 보니.... 지금 자신이 할 일이 있었다. "신전 쪽으로 가면서 이야기를 해 드릴께요. 서둘러 간다면 반나절 정도면 신전에 도착할 수 있을꺼에요." 모라이티나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고, 란테르트는 그녀의 말에 잠자코 걸음을 신전 쪽으로 옮겼다. 키티나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처음 오빠랑 만난 건.... 이 용신의 신전에서 남쪽으로 2천 테트(2 테트=약 1킬로미터. 2000테트=약1천 킬로미터).... 아, 테트 단위는 모르겠군요. 알칸사스지방의 거리 단위인데.... 음.... 아마.... 수룡 의 호수에서 가엘프 님의 신전 정도 거리쯤 될꺼에요. 아무튼, 그곳에 알칸사스라는 커다란 분지평야가 있어요. 그곳에 있는 한 마을에서, 우연히 오빠를 만났죠. 그런데.... 전 오빠가 용신인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고.... 호호 오빠 앞에서 저는 제가 드래곤 슬레이어라며 공공연 히 떠들었죠. 재미있지 않아요?" 키티나의 말에 모라이티나는 황당하다는 듯 몇 차례 웃었고, 그때 키 티나가 약간 심각한 말투로 다시 입을 열었다. "사실.... 그때 까딱 잘못했으면 전 죽을 뻔했어요. 물론.... 델필라 르 오빠가 워낙 마음씨가 좋아서 별 일은 없었겠지만.... 그래도 용신 앞에서 드래곤 슬레이어라고 떠들었으니.... 아무튼, 그때, 오빠는 자 신이 용신이라는 것을 감춘 채, 저와 함께 이곳 저곳 여행을 다녔죠. 함께 용사냥도 했었어요." 모라이티나가 외쳤다. "저런.... 설마 진짜로요?" 모라이티나의 말에 키티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설마요. 그럴 리가 없잖아요. 저만 빼놓고 한 연극이었어요. 가짜로 죽는 척 하고.... 아.... 창피해라.... 그때 제 실력이라고는.... 검 의 날카로움에 의지해 간신히 드래곤의 비늘을 벨 수 있을 정도였지 뭐예요?" 키티나는 이렇게 말하며 허리에 차고 있는 검을 한차례 툭 쳤다. 순 백색에, 날이 아주 약간 굽은 아름다운 검이었다. 모라이티나는 고개를 슬쩍 가로 저었다. "그래도 대단하죠. 용의 비늘이 얼마나 단단한데요. 바위나 쇠보다 훨씬 단단하잖아요." 키티나는 모라이티나의 말에 미소를 한차례 지은 후 입을 열었다. "위로 고마워요. 하지만.... 정말 검의 날카로움에 의지한 거였어요. 이 검, 얼마나 좋은 물건인데요. 이 다프칸 대륙 전체에서 다섯 손가 락 안에 꼽히는 검이래요. 물론 인간이 만든 것 중에서이지만요." ----------------------------------------------------------------- 오호호홋~~~ 2개 입니다.... 오호호호~~~ 음... 술을 좀 먹었더니... 알딸딸 하네용.... 음 역시 소주가 빨이 좋구만.... 시온사마가 삐졌습니다~~ "왜 나는 초코렛 이벤트에서 빼는거냐~!!!!" (참고로 초코레토 이벤트는 그저께인가 쓴 그 이벤트에 관한 글을 읽어 보세여~~ ^^ 아그라의 주소도 나와 있답니다.~~ ^^) 아그라가 대꾸했습니다. "허억.... 아... 미안하다... 늙으면 기억력이 감퇴되어서...." 시온사마가 말했습니다. "본심이 나왔어~ 역시 토사구팽이였어~!!" 아그라가 놀리듯 대꾸했습니다. "오~ 당연한거 아니냐? 음... 그럼 내가 후기에 써주지.... 시온사마도 초코렛을 받고 싶데요~~ 곧 군대가는 불쌍한 이남자에게..." 시온사마가 말을 끊으며 말했습니다. "그게 아냐~! 훗, 감히 보내주면, 받아는 주지! 이걸로 해!" 아그라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럼 써 주지.... 오호호호~~" (요새 아그라는 이러고 웃고 다닙니다. 아무래도 제정신이 아닌 모양입니다. 그 생긴 꼬라지에 이따위로 웃고 다니다니.... 흐음....) 암튼 그래서 2개 올립니다. 이게 위의 대화와 무슨 상관이냐구요? 몰라요. 그렇게 모든것을 논리 안에 끼워 맞추려 하지 말아욧! 시詩도, 바람도 논리 따위는 없답니다. 오호호호~~~~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370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50 올린이:광황 (신충 ) 99/02/08 07:27 읽음:1546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그녀의 이러한 말에 란테르트는 잠시 그녀의 허리 쪽을 바라보았다. "저.... 혹시 그 검.... 빌릴 수 있겠습니까?" 란테르트가 말했고, 그녀의 말에 키티나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 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당신께서는.... 이제 검을 찾아 돌아다니지 않아도 괜찮아요.... 당 신을 위한 검이.... 신전 안에 준비되어 있으니까요...." 그녀의 말에 란테르트는 의외라는 듯 신전 쪽을 바라보았다. 자신을 위한 검이 준비되어 있다니.... 그게 무슨 소리인가? 이미 알 고 있었다는 말인가? 하긴.... 가엘프가 알고 있는 사실을.... 카이젤 드라켄이라고 모를 이유는 없었다. 그런데.... 어째서 자신을 돕는 것일까? 단지.... 단지 자신의 손을 빌어 나크젤리온을 죽이려 한다면.... 그렇다면 스스로 하면 될 것 아 닌가? 아무리 자신이 강하다고 하더라도.... 얼마 전 보았던 수룡왕인 가 하는 드래곤보다도 약하고.... 용신에 비한다면.... 왠지.... 무슨 함정에 말려드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복수를 이룰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어차피.... 복수를 이 룸과 동시에 죽어야 할 자신다.... 인간에게 죽음보다 더더욱 극한의 상황은 존재하지 않는다. 함정에 빠진다 하더라도.... 그렇다 하더라 도.... 복수만 할 수 있다면.... 란테르트는 이러한 생각을 하다 돌연 얼마 전 모라이티나가 한 말을 떠올렸다. 이카르트는.... 그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자신이 나크젤리온에게 찾아가기 전.... 분명 한 번은 그와 마주칠 것이다. 친구가 아닌.... 적으로.... 하지만.... 자신은 벨 수 없다. 아니 베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보다 강하고 약하고는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위해.... 그렇게나 많은 마음 을 써 준 친구를.... 그를 어떻게.... 그렇다고.... 베지 않을 수도 없다. 무엇을 위한 5년이고.... 무엇을 위해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그를 베지 않는다면.... 왜 지금까지 살아왔단 말인가? 란테르트는 한참동안이나 이 생각에 잠겨 있었다. 종종 키티나와 모 라이티나의 목소리가 귓전을 스쳤으나 그 내용은 들리지 않는다. 란테르트는 오랜 생각 끝에 결론을 내렸다. 베는 거다....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다면.... 그 역시.... 그리고.... 자신의 목숨으로 사죄하는 것이다. 자신과 함께 했던.... 그리고 자 신 때문에 불행해야만 했던 모든 사람들과 더불어.... 그에게.... 그 에게 자신의 목숨을 바침으로 사죄하는 것이다. 자신의 피로.... 그들 에게.... 제를 올리는 것이다. 란테르트는 여기까지 생각한 후 잠시 조그맣게 한숨을 내 쉬었다. 한 심한 놈.... 그렇게나.... 남에게 배신당하는 것을 싫어하던 자신 이.... 결국 자신과 가장 친한 친구를.... 자신의 손으로 배신하게 되 다니.... 쓰레기다.... 형편없는.... 쓰레기.... 왜 이렇게 되어 버린 걸까.... 왜.... "계획의 시작은.... 아마.... 아르카이제.... 가장 순수한 마족.... 어둠의 일족 중 첫 번째 존재인 그의 소멸이었지.... 비록 실패로 끝 났지만...." 다시 엘리엠과 델필라르가 있는 곳.... 막 엘리엠 노인이 이렇게 말을 꺼냈고, 델필라르가 그의 말에 대꾸했 다. "하지만, 그의 성격을 크게 뒤바꾸어 놓아 마족의 세력을 크게 떨어 뜨려 놓았으니 반쯤은 성공입니다. 당시 저는 제 눈을 믿을 수 없었습 니다.... 겨우 아르헬이라는 각성도 못한 마족아이 하나를 납치해 온 것.... 그것 하나로 아르카이제라는 마족의 자아붕괴까지 유도할 수 있었다니.... 당시 그 여자만 아니었어도 완벽히 성공할 수 있었을 것 입니다."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실패의 원인은 바로.... 미래의 불확정성이다.... 모든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시행착오인 것이지.... 나는 분명 아르카 이제라는 마족이 자아붕괴에 이를 수 있도록 과거의 원인을 조작해 미 래의 결과를 만들었었다. 하지만.... 예상외의 변수인 시에나 라는 인 간 여자가 끼여들었고.... 나의 계획은 보기 좋게 실패한 것이다. 전 지하지 못한 자가 예측하는 미래의 한계인 것이지...." 노인의 말에 델필라르는 음, 하는 나지막한 신음을 한차례 내뱉을 뿐 대꾸하지 않았고, 노인은 뒤이어 입을 열었다. "나크젤리온.... 가장 음험한 마족.... 아니 신에 속하는 자이니 마 신이라 불러주어야 할까?.... 그의 고립은 그때부터 시작했다. 그 녀 석.... 의외로 자신의 본체이며 본체가 아닌.... 그리고 자신의 주군 이며 동시에 주군이 아닌 존재.... 압그랑에 대해서는 상당한 믿음을 가지고 있더군.... 내가 종종 압그랑의 현신으로 그의 앞에 나타나 몇 몇 가지 일을 지시할 때마다.... 완벽히 수행했으니...." 델필라르가 대꾸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그 덕에 일은 더더욱 순조롭게 진행 되었지요.... 저는 그가 차르마흔을 그렇게 간단히 소멸시켜 버리리라 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인간을 이용해.... 그렇게나 간단히...." 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차르마흔이 아닌 나크젤리온을 택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힘은 비록 차르마흔이 조금 더 강하지만.... 차르마흔은 결코 나크젤 리온을 당해낼 수 없다...." 델필라르는 다시 으음, 하는 나지막한 신음을 냈다. 음, 하는 낮고 짧은 그의 이 신음은 그의 평소 버릇이기도 하다. "인간들.... 하지만 그들 역시 굉장한 존재들입니다. 신들의 모습을 본떠 만든 존재들.... 차르마흔의 제 1 수하.... 아르카이제와 동급의 마족인 흑룡기사 미르타이라를.... 죽이다니.... 아무리 나크젤리온이 빌려준 무기를 이용했다고 하지만...." 노인은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음.... 다안이라고 했던가? 인간의 최대 약점이자 장점이.... 바로 그것이지.... 개체 사이의 서열이라는 것이 존재치 않고.... 다만 인 간 하나 하나마다의 차이라는 것만이 존재한다.... 라는 것.... 왜 이 세상을 창조한 시온, 그가 인간들 사이에는 계급이나 서열을 두지 않 았는지.... 지금도 이해할 수 없구나...." 노인은 이렇게 말하더니 잠시 생각에 잠기었고 이내 다시 입을 열었 다. "차르마흔이 소멸 한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구나...." 델필라르가 곧바로 답했다. "2100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그때 이후로.... 마족은 동쪽 대륙에 서 거의 세력을 떨치지 못하고 있고.... 그 때문에 그들이 얻을 수 있 는 에너지가 절반 가까이로 떨어져 버렸지요.... 즉.... 마족의 절반 이 소멸한 것입니다." 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결과였지...." 그때 델필라르가 물었다. "그런데.... 왜 그 이후로 1800년 이상이나.... 침묵을 지키고 계셨 었습니까? 다시 일을 시작한 것이.... 지금으로부터 300여년전이 니...." "글쎄다.... 딱히 할 일이 없었다고나 할까? 나크젤리온을 소멸시키 기에 가장 적당한 도구가 인간이라는 것은.... 이미 오래 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그것을 확신한 것은 바로 나크젤리온이 차르마흔을 죽였던 그 순간이었다. 물론.... 인간의 손을 빌려 스스로 가 힘을 쓴 것이지만.... 어찌 되었건.... 인간이었기에 가능한 일이 다. 형편없으면서도.... 자신감만은 신들과도 겨루겠다는 마음을 가질 만큼 넘쳐흐르는 자들.... 만약,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가 차르마흔에 게 검을 들었더라면.... 차르마흔은 대번 의심을 했을 것이다. 인간을 제외한 어떠한 존재도.... 자신보다 강한 존재에게 막무가내로 덤벼들 지는 않으니...." 노인의 말에 델필라르가 "무모함입니까?...." 라고 중얼거렸고, 노인 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그렇다고 말할 수 있겠지...." 이렇게 말하며 노인은 잠시 눈을 감았고, 이윽고 다시 눈을 뜨며 말 을 이었다. "인간.... 나는 그들을 이용하리라 마음을 먹고.... 인간 세상에 하 르의 사용법을 전파시켰다. 그들은 나를 로드 오브 메탈이라고 추앙하 며.... 하르를 널리 사용하기 시작했지.... 하르를.... 나의 몸의 이 곳.... 3차원적 파편인 하르를 말이다...." 델필라르는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하르.... 인간들은 금속으로 알고 있더군요...." 엘리엠 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 "내가 금속이라고 말했으니.... 그렇게 알고 있겠지.... 그리고 나는 하르를 매개로 사용할 수 있는 하나의 공식을 하나 만들었다.... 지금 은 봉인된 나 자신의 이름을 붙여.... 데스트라는 이름을...." 델필라르가 물었다. "그것 또한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왜 새로 마법을 만드신 것입니 까?" "생각해 보거라...." 노인은 델필라르의 물음에 이렇게 대꾸했다. "나크젤리온과 똑같은 방법으로.... 이 일을 매듭지을 수는 없다.... 내가 직접 나서서 그를 죽이기에는.... 여러 가지로 곤란한 점이 있지 않느냐? 그렇기 때문에 만든 것이 이 검이고.... 마법을 만들어 엘디 마이어의 수신사들에게 가르쳐 준 것은 그 마법의 효용성을 실험해 보 기 위해서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지.... 확실히.... 마법은 쓸만했 고.... 하르와의 공명상태도 굉장히 양호했다. 즉.... 이 검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야.... 가장 순순한 하르의 결정인.... 이 하르의 혼, 소울 오브 하르를...." 델필라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강 스스로가 예상했던 대로였기 때문 이었다. "역시 그런 이유였던 것입니까?.... 하지만.... 저를 이용했다 하더 라도.... 상관없지 않았을까요? 나크젤리온을 소멸시키는데 필요한 시 간은 겨우 한순간입니다.... 그가 저의 기색을 눈치챘다 하더라도.... 이미 늦었을텐데요...." 노인은 델필라르의 말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하지만.... 네가 그의 손에 소멸 당하는 것도.... 한순간이면 족하 다.... 만약 네가.... 이전의 너였더라면.... 성가시게 수많은 시간에 걸친 이러한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었겠지만.... 지금의 네가 하기에 는 너무나 위험한 일이다." 델필라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옳은 말이었다. 지금 자신의 힘이라는 것은.... 미미하기 짝이 없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3707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51 올린이:광황 (신충 ) 99/02/08 07:27 읽음:1515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그런 이유로.... 나는 인간을 한명 만든 것이다.... 다만.... 그 그 릇만은 충분히.... 어떠한 것이라도 해 낼 수 있도록 크게 만들어 놓 은 것이지.... 나의 혼 일부를 이용했으니.... 그리고.... 그의 운명 을 유도했다. 충분히 강해질 수 있도록.... 과거를 조금 바꾸어 두 면.... 현재의 그는.... 보통의 인간으로써는 겪기 힘든 시련을 얻게 되고.... 결과 미래의 그는 강해진다. 아주 간단하고 직석전인.... 공 식이었지.... 단.... 그가 죽어서는 곤란했기에.... 아주 이른 때에 자신을 충분히 지킬 수 있을 정도의 힘을 부여한 것이고...." "그에게.... 마계마법을 가르친 것을 말씀하시는 것인가요?" 델필라르가 물었고,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적당한 때가 왔고,... 나는 그에게 마족들의 마법과.... 내가 창안해 낸.... 그 마법을 전해 주었다. 그 두 가지라면...." 노인의 말에 델필라르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엘리엠의 말대 로.... 그는 극한 상황에 몰릴 때마다.... 그 마법을 이용해 살아나곤 했었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이다...." 노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 그는 이 검을 다룰 수 있을 만큼 강해져서 돌아왔다.... 이제, 그에게 샤이튼을 가르쳐 준 후.... 이 검을 넘겨주는 것으 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끝이다.... 하지만.... 그가 할 수 있을지는.... 나도 알 수 없구나...." 엘리엠 노인은 이렇게 말하며 먼 곳을 바라보았다. 흡사.... 자신이 살아온 생의 먼 뒤안길을 바라보듯.... "이루어 질 것입니다...." 델필라르는 엘리엠의 말에 이렇게 대꾸했다. 그리고는 속으로 중얼거 렸다. 당신께서.... 스스로의 몸을 망쳐가면서 까지 하려는 일.... 반드시 이루어 질 것입니다.... "와~!!!!" 모라이티나의 입은 지금 아마 주먹 하나가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곧게 난 이빨은 분홍색의 얇상한 입술에 가리어져 있었고, 입 속 저 안쪽의 모습이 그대로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모라이티나는 쉽사리 입 을 다물려 하지 않고 있었다. 그녀의 동글동글한 커다란 두 눈은 까마득히 위쪽을 바라보고 있었 다. 흡사, 중앙대륙의 거대 숲에 자라나고 있는 나무의 꼭대기를 바라 보는 듯 힘겹게 꺾어진 목을 따라 눈은 하늘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 다. 하지만 그녀가 바라보는 것은, 나무의 끝도, 하늘도 아니었다. 단 지.... 문의 끝이었다. 거대한 문. 높이가 50휴리하(1휴리하=약 1미터)는 족히 될 듯한 이 문은 화려하 지만, 워낙 거대하기에 단순해 보이는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었는 데.... 아마도 드래곤의 모습일 때를 감안하여 만들어 둔 모양이었다. 하지만.... 한 번 생각해 보라. 높이가 50휴리하나 되는 문이 달려있는 신전 이.... 그 신전이라는 것이 얼마나 거대할지를.... 용신의 신전의 크기는 도시 하나와 맞먹을 정도였다. 란테르트는 하지만 오히려 놀라지 않았다. 이미.... 놀라는 것에 식 상해 버렸다. 높이가 200휴리하 짜리 나무가 있는 이상.... 그 정도 높이의 신전이 있는 것이 뭐 이상할 것인가? 충분히(?) 가능하다.... "와~!! 정말.... 정말이지.... 커욧!!!" 한참동안 문을 바라다보던 모라이티나가 결국 내뱉은 말은 이것이었 고, 키티나는 그녀의 말에 킥하고 한차례 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이 신전에 드나드는, 용왕 급의 드래곤들은, 모두들 키가 60테리트(2테리트=약 1미터. 60테리트=약30미터).... 그러니까.... 이 문의 절반 이상이나 되는 걸요." 모라이티나는 아, 하는 탄성을 지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드래곤들은 거대하군요...." 키티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처음에 보고는 무서워 죽는 줄만 알았어요. 이제는 적응이 되었지만.... 델필라르 오빠는.... 머리에서 꼬리까지의 길이가 거의 이 문의 높이의 세배나 되어요. 가만히 서 있을 때의 높이가 이 문 높 이 정도나 되니...." "히익? 그렇게나 커요??" 모라이티나는 놀라 이렇게 외쳤고, 키티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위아래로 움직여 그래요, 라고 답했다. 뒤이어 키티나가 말했다. "자, 그럼 어서 들어가요." 키티나는 이렇게 말하며 란테르트를 한 번 바라보았다. 약간 냉막한 듯한, 그리고 긴장한 빛을 띄는 그의 얼굴을 보며, 키티나는 다시 한 번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녀 역시.... 란테르트가 어떠한 일을 위해 존재하게 된 인간이지를 알고 있었다. 비록 용신만큼 상세 히 알고 있지는 않았지만.... 거의 대부분을 알고 있었고.... 쥐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말도 하게 만들 정도 감성이 풍부한 그 녀이기에 란테르트에게 상당한 동정심을 느끼고 있는 터였다. 반면 란테르트는 이런 저런 생각에 골몰해 있는 터에 그녀의 시선은 눈치채지 못하였다. 복수를 이룰 수 있게 되었다 라는.... 거의 확실 해진 상황 앞에서의 두근거림과.... 왠지 모를 허탈감.... 그리고.... 친구와의 관계에 있어서의 딜레마.... 이러한 모든 것들이 머릿속을 어지러이 돌아다니는 터에 그는 더 이상 다른 것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키티나는 문 앞에다가 섰고, 손을 뻗어 문을 만졌다. 동시에 육중한 음성이 들리며 문이 약간 열렸다. 비록 약간 이었으나, 문의 크기가 크기이니만큼, 사람이 지나가기에는 충분히 여유 있는 틈이 생겼고, 모두들 그 틈으로 걸어 안으로 들어갔다. 신전 밖이 거대하니, 그 안도 거대한 것이 당연하다.... 안에 들어서자 마자 란테르트를 맞이한 것은, 거대한 홀이었다. 홀 중앙 위쪽 천장에는, 그곳에 있을 창문을 통해 색색의 빛이 쏟아져 들 어오고 있었고, 그 외에도 켜켜이 있는 여러 색의 창문을 통해 신전 내부로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가엘프의 신전의 색조가 전체적으로 흰 색이었던데 반해, 이 용신의 신전은 어두운 빛이 대부분이었다. 창문 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색색의 빛이 아니었으면 꽤나 답답할 뻔했 다. 모라이티나도 그것을 느꼈는지, 대번 이렇게 말했다. "야~! 창문을 통해 비쳐 들어오는 빛의 색이 아름다워요. 가엘프 님 의 신전과는 또 다른 아름다운 모습인데요!!" 모라이티나의 말에 키티나가 대번 얼굴에 홍조를 띄며 기뻐했다. "정말요? 마음에 드나요?" 그녀의 물음에 모라이티나는 고개를 응, 하고 끄덕였다. "정말, 정말 마음에 들어요!" 키티나는 그런 모라이티나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아! 고마워요. 지금까지 칭찬해 준 사람 한 명도 없었어요. 원래 신 전의 창문은 모두 검정색의 코팅이 되어 있어.... 한 낮에도 약간 어 두컴컴했었어요. 그래서 내가 일일이 마법으로 색을 입혀 놓았는 데.... 오빠야 그냥 그러려니 했지만.... 다른 용들은 마음에 들지 않 는 모양이었어요. 무슨 방정맞다나?.... 마음에 든다니 정말 기뻐요." 키티나의 말에 모라이티나는 도리어 발끈 했다. "저런!! 미적 감각이 꽝인 존재들이군요!!! 안 그래도 온통 검적색과 회색뿐인 신전 내부에 비쳐드는 빛까지 어두컴컴하면 사람의 마음까지 우울해지는 법인데!!! 키티나님!! 누가 무어라 해도 꿋꿋이 해나가는 거에욧!! 이 아름다운 유리창들을 반드시 지켜내는 거에욧!!!" 모라이티나의 외침에 키티나도 덩달아 흥분했다. "맞아요!! 역시 모라이티나 님은 무언가를 아시는 분이군요!! 이 모 두가 침체된 드래곤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는 일!! 보수 드래곤들의 음 모를 철저히 분쇄하며 앞으로 나아가겠어요!!" 이 두 발육부진(!) 아가씨들은 두 손을 마주잡은 채 이렇게 외쳐댔 고, 어느 사이엔가 고개를(?) 빼꼼이 내민 르라프도 "혁명! 혁명!" 이 라고 중얼거렸다. 잠시동안 이 정신 빠진 세 사람은 스스로에 도취대 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란테르트는 그런 그녀들의 모습에, 아니 그녀들과 쥐의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 그러고 보니.... 모라이 티나와 키티나 이 두 사람은 정말 잘 어울리는 듯 했다. 그때 저쪽에서 일행을 향해 뚜벅, 뚜벅 누군가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 렸고, 키티나와 모라이티나는 천천히 손을 놓으며 그쪽으로 시선을 옮 겼다. 동시에 키티나의 얼굴에 홍조가 떠오르며 이내 그쪽으로 힘껏 달려갔다. 이 모습을 보니.... 상대가 누군지 알 만 했다. 키티나의 허리까지 오는 붉은 머리칼은 뒤로 휘날렸고, 이윽고 저쪽 에서 걸어오던 검정색 장발의 한 청년의 시야를 온통 뒤덮었다. 폴짝 뛰어 안김에 남자의 허리가 살짝 뒤로 젖혀졌고, 키티나는 그의 어깨 에 얼굴을 묻은 채 "다녀왔어요~!" 라고 외치듯 말했다. 검정머리칼의 남자는 키티나의 볼에 살짝 입을 맞추며 그녀를 바닥에 내려놓았고, 키티나는 흐트러진 머리칼을 다듬으며 그의 곁에 서 란테 르트와 모라이티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델필라르 오빠 에요. 카이젤 드라켄, 위대한 용들의 신이죠." 키티나가 이렇게 그 검정머리칼의 남자를 소개함에.... 모라이티나는 한쪽 무릎을 바닥에 대며 깊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는, "위대한 드래곤들의 왕, 카이젤 드라켄 델필라르를, 고결한 숲의 엘 프, 그란 부족의 모라이티나가 뵙습니다." 라고 인사했다. 한편, 란테르트는 상대를 잠시동안 유심히 바라보았다. 완벽한 검정 색의 머리칼과 검정색 눈동자.... 알 수 없는 위압감.... 검정색이 주 로인 품과 소매가 넉넉한 옷차림과 몇몇 장신구까지.... 용신이라 불리기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는 상대의 모습에 란테르트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델필라르는 모라이티나의 인사에 온화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환영합니다. 아름다운 숲의 엘프여. 몸을 일으키십시오." 라고 인사했고, 그제야 모라이티나는 몸을 일으켰다. 이어 델필라르는 란테르트 쪽을 바라보았고.... 란테르트는 고개를 한차례 숙여 인사했다. "란테르트 님.... 이시군요." 델필라르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고, 델필라르는 잠시 그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여러 가지 문제로.... 란테르트 그를 직접 볼 수 는 없었다. 그는 막상 이렇게 눈앞에 란테르트를 놓고 보니 알 수 없는 감정이 솟아났다. 동정? 연민?.... 그런 것과 비슷한 듯도 했지만.... 분명 다른 것 같았다. ----------------------------------------------------------------- 옹야~~ 또 늦잠이다~~ 으음.... 시계를 새로 사던지 해야지....--;;;; 팔불출 수룡 아그라가~~ ^^ PS. 발렌타인 초코렛 이벤트 중입니다~~~ 자세한건 이벤트에 관한 잡담을 참고해 주세요~ ^^ lt agra 하면 나옵니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3790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52 올린이:광황 (신충 ) 99/02/09 00:21 읽음:1419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델필라르가 다시 말했다. "따라 오십시오.... 키티나, 모라이티나 양과 기다리고 있어." 델필라르의 말에 키티나는 응,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모라이티나의 손을 잡아끌었고, 란테르트는 모라이티나를 향해 고개를 한차례 끄덕 이며 델필라르의 뒤를 따랐다. 모라이티나는 그가 델필라르를 따라가서 겪을 일이 몹시도 궁금했지 만, 따라가겠다고 우길만한 일이 아니어서 잠자코 키티나를 따랐다. "조금 있다 봐요. 란테르트!" 모라이티나는 조금 거리가 멀어진 란테르트를 향해 이렇게 말했고, 란테르트는 그녀를 향해 살짝 미소를 지어 주었다. 란테르트는 한참동안이나 델필라르를 따라 신전 깊숙한 곳으로 들어 갔다. 그리고, 이윽고 그들이 도달한 곳은 한 거대한 문이 있는 어떠 한 곳이었다. 20여분 동안이나 걷는 동안, 두 사람 사이에는 대화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저 뚜벅뚜벅 울리는 발자국 소리의 메아리를 들을 뿐이었다. 델필라르는 입을 다문 채 조용히 문을 열었다. 둔중한 무언가가 구르 는 소리가 잠시 신전 안에 울려 퍼졌으나, 결코 시끄럽다는 느낌을 주 지는 못하였다. 란테르트는 문 사이로 흘끗 안을 들여다보았으나, 지금 서있는 곳, 키티나가 만들어 놓은 알록달록한 채광창 덕에 색색으로 빛나고 있는 그 곳에 비해 훨씬 어두워 잘 보이지 않았다. 델필라르는 한차례 란테르트를 바라본 후 안으로 걸음을 옮겼고, 란 테르트 역시 그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안은 온통 검정색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결코 어둡지는 않았 다. 물론, 환한 것도 아니었지만, 사물 모두를 눈으로 똑똑히 볼 수 있었으니, 어둡다고는 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심지어는 흔히 신전 벽에 덕지덕지 늘어붙어 있는 경우가 많은 이러 저러한 조각마저 없는 이 단조롭고 커다랗기만 한 방안에 발을 들여놓은 란테르트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정면에 있는 검이었다. 이상한 느낌의 제단에 꽂혀 있는.... 검날이 투명한 검.... 델필라르의 뒤를 따라, 란테르트는 천천히 그 검을 향해 걸음을 옮겼 다.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섬에 검의 모습이 더더욱 확연히 들어왔다. 화려하지 않은 금빛의 손잡이와, 투명하디 맑은 검날, 그리고.... 검 날의 중심에 새겨져 있는 알아볼 수 없는 글자들. 란테르트는 멍하니 한참동안이나 검을 응시했다. 이윽고 검의 오른쪽에 선 델필라르가 입을 열었다. "소울 오브 하르.... 그리고.... 엘리엠.... 이 검의 이름입니다." 란테르트는 그의 말을 다시 한번 읊조렸다. "소울 오브 하르.... 엘리엠...." 다시 델필라르가 말을 꺼냈다. "당신을 위해 준비된 검입니다."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잠시 델필라르를 바라보았다가 이내 다시 검을 바라보았다. 무엇 때문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대단해 보이는 것만 은 사실이었다. 잠시동안 두 사람 사이에 대화가 끊겼다. 델필라르는 델필라르대 로.... 그리고 란테르트는 란테르트대로.... 란테르트는 쫓기듯 달려온 요 며칠을 다시금 곰곰이 짚어보았다. 무 언가.... 무언가가 자신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이 소록소록 들었다. 가엘프, 아니 이미 테미시아 님의 신전인지 하는 곳에서부 터.... 모든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곳까지 이끌어졌다. 게다가.... 종종 그 동안 만난 존재들이 내뱉은 알 수 없는 말들.... 용신후라는 막강한 지위에 있음에도 자신에게 극존칭을 사용하는 이상 환 광경.... 물론, 이것의 경우에는 워낙 키티나라는 아가씨가 이상스 러운 성격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아무튼 간단히 이 해할 수 없는 어떠한 것이 감추어져 있는 것만은 사실이었다. 생각을 정리하던 란테르트는 이윽고 입을 열었다. "한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란테르트의 말에 델필라르는 미소지었다. 하지만 썩 맑지는 않은 웃 음이었다. "말씀하십시오...." 델필라르의 대답에 란테르트는 그 동안 가슴에 쌓고 있던 의문점들을 묻기 시작했다. "먼저.... 저를 아십니까?" 란테르트가 물었다. 하지만, 이 물음이 단지 자신의 이름을 아느냐, 혹은 면식이 있느냐 정도의 물음이 아닌 것은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알 수 있었다. "글쎄요.... 어느 정도는.... 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어느 정도라는 것은.... 어떻게 이해하면 좋겠습니까?" 란테르트가 다시 물었고, 델필라르가 천천히 답했다. "과거.... 그리고 현재 정도? 아마 그쯤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의 말은.... 거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말로 들렸다. "제가.... 무슨 이유로 이곳을 찾았다는 것 정도는 이미 알고 계신 것 같군요.... 제가 무엇 때문에 복수를 하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 고 있습니까?" 란테르트의 물음은 아직까지는 조금의 동요도 없었다. 차분히.... 그 리고 조용히.... 이 고요하고 어두운 공간에 꼭 어울리는 목소리였다. 그리고 그에 답하는 델필라르의 목소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모두 알고 있습니다." 란테르트는 그의 대답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모두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런데 왜? 왜, 자신의 사적인 복수에.... "그렇다면.... 이 복수가 극히 사적이라는 것도.... 알고 계시겠군 요? 이러한 일에.... 한 일족의 신이라는 분께서.... 이렇게 가볍게 개입해도 괜찮은 것입니까?" 란테르트가 진정으로 묻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이것이었다. 하지만 만 약.... 진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 그렇다면 그의 이러한 질문은 조금 의 소용도 없는 것이 되어 버린다. 자신이 복수를 할 수밖에 없는 운 명으로 이끌어 졌고.... 그리고 이곳까지 운명에 이끌리어 도착한 것 역시 다른 존재의 조작에 의한 것이니.... 오히려 그 존재의 일에 자 신이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다.... 용신의 입장에서는.... 개입이 아 닌 주도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내막을 모르는 이상에는 란테르트 자신을 전적으로 지 지하고 나서는 드래곤이 이상하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마족은.... 어차피 사라져야 할 존재들입니다. 당신의 힘을 빌리려 는 것뿐입니다."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물론.... 언뜻 들으면 타당한 이야기였다. 자신의 손을 빌려 마왕 나크젤리온을 죽인다.... 하지만.... "전 미약한 존재입니다.... 용신 님, 당신은 물론이거니와 전에 보았 던 수룡왕이라는 존재보다도.... 훨씬.... 제가 할 수 있다면, 당신들 도 할 수 있을 것이고.... 제가 할 수 없다면, 저를 도울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왜 굳이 제 손을 빌리려는 것입니까?" 그의 말에 델필라르는 마음속으로 쓰게 웃었다. 우리에게 인간이 필 요했기 때문이다.... 그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답했으나.... 그 말을 차마 입밖으로 낼 수는 없었다. "나름대로의 말못할 사정이 있습니다. 이것은.... 균형이라는 것 때 문으로.... 저희가 끼여들기는 곤란한 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며 델필라르는 스스로에게 냉소를 터트렸다. 목숨이 아까 워.... 도구를 이용하는 주제에.... 이러한 생각이 돌연 들었기 때문 이었다.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전면에 나섰다 가는, 용들과 마족 사이의 큰 싸움이 벌어질 것이 당연했기 때문이었 다. 란테르트는 이제 다른 것을 물었다. "이 검.... 이것으로 나크젤리온과 싸울 수 있습니까?" 델필라르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순수한, 가장 정순한 하르만을 모아 만든 이 검.... 게다가 안에는 엘리엠이 깃들어 있다. 란테르트 가 이미 익히고 있는 데스틴 더 비를, 샤이튼으로 증폭시켜 이 검과 공명시키기만 한다면.... 나크젤리온이 아니라 과거 나크젤리온 그를 포함한 다섯 혼을 거느리고 있던 압그랑마저도.... 그 마저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델필라르는 이렇게 말하며 두루말이를 하나 꺼내 란테르트에게 건넸 고, 란테르트는 그에게서 두루말이 종이를 받아 펼쳐 보았다. 그곳에 는 크지 않은 글자로 무언가가 써져 있었는데 몇 글자 읽지 않아 마법 에 관한 글임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은?" 란테르트가 채 묻기도 전에 델필라르가 답했다. "샤이튼.... 엘디마이어 님의 마법입니다. 일순간동안, 마법력의 방 출한도를 크게 높여 주지요.... 물론, 그에 반비례하여 지속 시간을 짧아지겠지만.... 이 마법과, 당신이 알고 있는 가장 강한 마법을 함 께 사용한다면 순간동안이지만 엄청난 힘을 낼 수 있습니다. 그리 고.... 그곳에 이 검을 함께 사용한다면.... 상대가 신이라 하더라 도...." 란테르트는 델필라르의 말에 눈을 반짝였다.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 다.... 그것의 말뜻은 바로 이것이었다. 이미.... 계산은 끝나 있었 고.... 자신의 능력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둘 마법까지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이것은.... 함정이 확실했다. 자신을 파멸시키려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자신 을 이용하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순수히 자신을 도우려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게 어떻다는 것인가? 이용해라. 기꺼이 이용당해 주겠다. 내 목표를 이룰 수 있게만 해 준다면.... 얼마든지.... 얼마든지 이용당해 주겠다. 그리고.... 죽으면 그뿐 아닌가? 란테르트는 조용히 두루말이를 한차례 읽어보았다. 데스틴 더 비와 운 용방법이 크게 다르지 않았기에, 오래지 않아 마법을 완전히 기억할 수 있었고, 적혀있는 운용 법에 따라 마법력을 움직여 보니 그리 힘들 지 않게 마법이 일어났다. 물론, 증폭마법 이어서인지 느낌이 여느 마 법과는 조금 달랐지만, 아무튼 이 느낌이 맞는 듯 하였다. 사실 마법이라는 것은 직접 발현되어 눈앞에 펼쳐지기 전까지는 느낌 외에는 전혀 그 성공여부를 알 수 없었다. 특히 이러한 증폭마법과같 이,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변화가 없는 마법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 했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3791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53 올린이:광황 (신충 ) 99/02/09 00:22 읽음:1495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란테르트는 이제 시선을 검으로 돌렸다. 한 걸음 두 걸음, 걸음을 옮 겨 검이 박혀있는 이상한 느낌의 제단에 다가섰고, 이내 검으로 손을 가져갔다. 란테르트가 막 손을 대자, 검은 흡사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스르릉, 제단에서 뽑혀 나왔다. 란테르트는 그 검을 손에 든 채 잠시 살펴보았다. 날의 폭이 반 뼘쯤 되는 이 검은 길이 역시 보통의 장검 보다 약간 길었다. 그레이트 소 드와 바스타드 소드의 중간 크기쯤 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검날이 투명하고, 전체적인 모습이 날렵해 그다지 크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는 데다, 크기에 비해 무게가 많이 나가지는 않아 들기에 부담스럽지 않 았다. 반신반의하던 일이 기정화 되었다. 란테르트는 검을 한참동안이나 응시하다가 잠시 델필라르를 바라보았 고, 뒤이어 가방에서 여러 용도로 사용하던 천을 한 폭 꺼내 엘리엠이 라는 이름의 검을 감쌌다. 그리고는 그것을 적당히 등뒤에 걸쳤고, 다 시금 델필라르를 바라보았다. "검을.... 빌려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란테르트는 델필라르를 향해 이렇게 인사했고, 델필라르는 천천히 고 개를 가로 저으며 답했다. "감사 받을 이유는 없습니다. 저희 대신 손을 써 마족과 상대해 주시 는 란테르트 님께, 오히려 제가 감사를 표해야 겠지요." 란테르트는 그다지 감동적이지 못한 인사를 한차례 주고받았고, 뒤이 어 밖으로 나가기 위해 몸을 돌렸다. 그때 델필라르가 말했다. "다시 돌아가려면.... 번거롭습니다. 원한다면 제 능력으로 공간도약 을 시켜 드릴수도 있습니다만...."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다시 몸을 돌려 델필라르를 바라보았다. 그렇 게 할 수 있다면, 그러는 쪽이 훨씬 편할 듯 싶다. 모라이티나.... 그녀에게 인사를 해야 할까? 란테르트는 순간 이러한 생각이 들었으나, 고개를 내저었다. 그 냥.... 이대로 헤어지는 거다. 영원히.... 이제는 영원히 만나지 못할 그녀에게.... 지금 이 순간 딱히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감상.... 이제 와서 그런 것에 잠겨 있을 시간 따위는 없었다. 란테르트는 동시에 목에 걸려있는 두 개의 펜던트에 신경이 갔다. 그 녀들의 무덤에.... 마지막으로 들려야 하는 것인가? 아니.... 이것 또한 할 필요 없다. 곧 직접 만나러 갈 터인데.... 그 러할 것인데 무어 굳이 그녀들의 무덤을 찾겠는가? 그냥 이대로.... 그러고 보니.... 그와는 한차례 더 만나겠군.... 란테르트는 이러한 생각들을 하며 다시 한 번 델필라르를 바라보았 다. 그리고는 입을 열었다. "테에이산.... 그곳 정상으로 저를 날려 주십시오." 델필라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란테르트의 발 밑 에서 검은 색의 빛이 뿜어져 나와 천장까지 치솟았다. 하나의 검정색 기둥은 잠시동안 힘찬 기세로 주위를 휘감다 이내 서서히 사라져 갔 다. 그러한 모습은 흡사, 모래시계의 모래 알갱이가 모두 다 떨어지며 천천히 사그러드는 모습과도 같았다. 시간이 다 된 것인가?.... 그때 델필라르의 마음속에 전언이 들려왔다. [결국.... 이야기하지 않았구나....] 엘리엠 노인의 목소리였다. 그의 말에 델필라르는 천천히 대꾸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28년 동안의 불행을 그에게 안겨주었으 니.... 다시 28년동안 그에게 행복을 주지 않는다면.... 제 스스로가 견딜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은 테미시아 님의 안배에 따라 일 어나겠지만.... 제 힘 닿는데 까지라도.... 그를 돌보아 주고 싶습니 다.] 엘리엠이 중얼거리듯 대꾸했다. 왠지 힘이 없는 목소리였다. [글쎄다.... 그러한 너의 바램이라는 것은....] 너의 바램이라는 것은.... 이렇게 급박하게 란테르트의 일이 이루어지는 동안.... 세이피나, 아니 아르페오네는 마계로 돌아와 아르카이제에게 보고를 하고 있었다. 물론, 그간의 경과에 대한 보고를 말이다. "드래곤들이.... 움직입니다.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지만.... 드래곤 들이 란테르트 님을 돕고 나섰습니다." 아르페오네의 말에 아르카이제는 슬쩍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왠지 의욕 없는 표정.... 그답지 않게 지쳐있는 모습이었다. 아르페오네는 단번에 그에게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아보았고, 보 고고 무엇이고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물었다. "무슨.... 일 있습니까?" 아르페오네의 말에 아르카이제는 언제나와 같은 서쪽의 기둥에 기대 어 앉아 있다가 자신의 곁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아르페오네를 바 라보았다. "글세.... 무슨 일이라...." 그는 잠시 말꼬리를 길게 늘여 말하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건.... 이미 5년전에 일어나지 않았느냐...." 그의 말에 아르페오네는 대번, 아르카이제가 또 란테르르의 일로 고 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긴.... 그가 그 일 외에 무엇을 생각하겠는가?.... "그분.... 아직까지는 건강합니다." 아르페오네는 보고도 할 겸, 그리고 상관의 비유도 맞출 겸 이렇게 말했으나, 아르카이제는 심드렁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건강.... 그게 무슨 소용이지?.... 그보다.... 드래곤이 개입하다 니?" 아르카이제의 물음에 아르페오네는 잠시 더 란테르트에 대해 생각하 다 이내 입을 열었다. "드래곤.... 중앙대륙에서의 일.... 저로써도 혼란스러울 정도로 이 상하게 흘렀습니다. 흡사, 란테르트 님을 기다리고 있기라도 했다는 듯, 모두가 그를 안내하고, 또 안내해.... 결국은 용신 님께 까지 찾 아갔습니다. 도중.... 저는 돌려보내졌지만.... 용신후 님과 함께, 용 신 님께 찾아간 것이 확실합니다." 아르페오네의 말에 아르카이제는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가, 으음 하는 나지막한 신음을 내며 중얼거렸다. "음.... 왜 그들이...." 아르페오네가 말했다. "아마도.... 란테르트 님의 손을 빌려 나크젤리온 님을 해하려는 것 같습니다." 그녀의 말에 아르카이제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 소용없다.... 아무리 란테르트.... 그라고 해도.... 나크 젤리온 님은 신이시다.... 신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까지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신을 소멸시키는 것은 그 보다 상위 신만이 가능한 일이 다." 아르페오네가 반문했다. "하지만.... 드래곤은 본래.... 고위신 출신이지 않습니까?" "물론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모두들 이 땅에 얽매여져 있 는 존재들.... 아무리 그들이라 할지라도...." 아르카이제는 말꼬리를 흐리며 생각에 잠기었다. 평소 이렇다할 적대 관계를 내보이지 않던 드래곤들이.... 왜 갑자기 이 순간 란테르트의 편을 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르페오네는 아르카이제가 생각에 잠겨있는 사이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했다. 하지만, 영민 하기로 이름난 그녀로서도 어떻게 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윽고 아르카이제가 입을 열었다. "그는.... 나조차도.... 아니 너 조차도 완전히 소멸시킬 수는 없 다.... 강약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지.... 그다지 걱정은 할 필요 없 을 것이다.... 네가 직접 나크젤리온 님께 보고 정도는 해 두거 라...." 아르페오네는 그의 말에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아르카이제는 잠시 창밖에 풍경을 살피다 입을 열었다. "그래.... 중앙대륙을 다녀온 소감은.... 어떠하지?" 아르카이제는 한층 풀어진 표정으로 이렇게 물었고, 그의 물음에 아 르페오네는 잠시 중앙대륙에서의 여행을 떠올렸다. 그리고....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하르 검을 뽑아들고 자신의 앞에 섰던 란테르트의 모습이었다. 그의 어깨 너머로는 수룡들의 왕이라는 자가 서 있었고.... 아르페오네는 잠시 그때의 일을 생각하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며 이야 기를 시작했다. "숲.... 정말 거대한 숲이었습니다. 그리고.... 모라이티나라는 아가 씨와도 만났습니다. 그녀가.... 이카르트 님과 트레시아 님께 안부를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아르카이제는 아르페오네의 말에 유쾌한 미소를 지었다. "아.... 그 꼬마.... 아직도 여전하던가?" "상당히 재미있는 아가씨였습니다." 아르카이제는 눈에 선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아르페오네는 잠시 그의 표정을 살피다 이야기를 이었다. "그녀와 함께.... 숲의 바다라는 것도 보았습니다. 숲의 위에서 숲을 바라보았는데.... 자료로 볼 때보다 훨씬 아름다웠었습니다." 아르페오네는 여기쯤 말하다 돌연, 아르트레스였다면, 훨씬 재미있게 이야기를 했을 텐데....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가엘프 님도 알현했습니다. 고결한.... 이라는 수식어가 조금도 과장이 아닌 분이셨습니다." 그녀의 말에 아르카이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음.... 확실히 그러하시지...." "숲의 주인 되는 분과.... 그리고 수룡왕 님도.... 만났었습니다." 아르카이제의 표정이 약간 변했다. "다행히도.... 별일 없었구나!" "예.... 숲의 주인은.... 아마도 가엘프 님의 명령 때문에 저에게 상 관치 않은 듯 싶습니다. 그리고.... 수룡왕 님의 레어에서는.... 란테 르트 님과 용신후 님의 도움으로.... 아무일 없을 수 있었습니다." 아르카이제는 그녀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운이 좋았구나.... 미안하다.... 하마터면.... 그런 위험한 일을 하 도록 방치하다니.... 용왕까지 만날지는 생각도 못했었구나. 엘프들의 경우에는.... 호전적이지 않은데다.... 나와 일면 식이 있어 너를 어 쩌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안심하고 있었는데...." 아르페오네는 아르카이제의 말투에 자신을 걱정하는 듯한 느낌이 가 득 하자 가슴이 따듯해짐을 느꼈다. 그녀는 목소리에 가능한 한 동요를 적게 하여 아르카이제의 말에 답 했다. "아르카이제 님을 위한 일입니다." 말은 간결했으나, 그녀의 아르카이제에 대한 마음이 한껏 담겨있었 고, 아르카이제는 그녀의 말에 슬쩍 미소를 지었다. "이제.... 그는 곧 나크젤리온 님을 찾아 올 것이다. 드래곤들이 그 를 찾았다면.... 분명 무언가를 준비해 두었을 터.... 그의 기나긴 여 행도 마지막을 고했을 것이다." 아르카이제는 왜인지 미소지은 얼굴로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아르페 오네는 일순 그가 왜 이러한 말을 하며 미소를 짓고 있나 의아해 했지 만, 그러한 의문은 곧 풀리었다. 그가 찾아온다.... 그리고.... 아르카이제는 정식으로 그와 대면할 기회를 얻는 것이다. 아르페오네는 이점에 생각이 미치자 순간 숲의 바다에서 모라이티나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이카르트는 어떻게 되는 거죠?.... 막 이런 생각을 할 무렵 아르카이제가 입을 열었다. "그와 다시 만나기 전.... 일전의 물음에 대한 대답을 듣고 싶구 나...." 이 말에 아르페오네는 순간 무슨? 이라는 생각을 하며 기억을 더듬었 고, 오래지 않아 그 질문의 내용을 떠올렸다. 아마도.... 란테르트, 그에 대한 자신의 개인적인 느낌.... 이것이었던 것 같다. "그에 대한.... 느낌...." 아르페오네는 이렇게 운을 떼며 한참동안이나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리고 이윽고 입을 열었을 때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때와는 다른 대답이었다. 그때의 알 수 없다는 느낌 은.... 객관적인 자료의 부족으로 인한 판단의 보류였으나.... 지금의 경우에는.... 란테르트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라는 것은 복잡하기 짝이 없었다. 좋 아한다고 보기에는 싫어할 이유가 너무나 많았다. 그렇다고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녀의 대답에 아르카이제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그런가?...." 아르카이제는 이렇게 말하며 다시 고개를 밖으로 돌렸다. 아르카이제도.... 그리고 아르페오네도 입을 열지 못하였다. 이제 곧 있을 란테르트와의 재회.... 그것이 이들에게 미칠 영향이라는 것이 결코 작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 그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그렇기에 이들은 입을 열 수 없었다. 단지.... 휴식을 취하고 있는 하늘의 반짝이는 그것들을.... 별은 아니되 별의 빛을 내고 있는 그것들을 바라보며 또 생각할 뿐이었다. ----------------------------------------------------------------- 웅냐~~~ 2부도 몇화 않남았군요.... 고작해야 5화쯤 더? 확실히는 아직 모르겠고.... 그렇습니다.^^ 2부가 끝나면... 한 1주일쯤 쉬렵니다. 할 일도 있고.... 비축분도 조금 만들어야 하고... 앞으로 몇일간 글이 잘 써지면... 쉬지 않을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써는 잘 모르겠네요.^^ 엘리엠과 델필라르의 대화 내용.... 그게 D&D의 배경 전부입니다. 으음.. 그러고 보니까 천공의 성 애수카푸로내의... 운명 조작이랑 느낌이 비슷하군요~ ^^ 다른가? 뭐 어차피 상관없지만... 오호호~~ ^^ 으음.. 성적표... 역시 예상했던 결과... 오호호~~~ 오호호~~~ 등록금이 아깝다~~~ 오호호~~~ 팔불출 수룡 아그라가~~~~ ^^ 추신... 초코 이벤트 중입니다~~ ^^ 자세한건 Lt agra 에서... 이벤트 관련 글을 참조하세요~`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3951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54 올린이:광황 (신충 ) 99/02/10 07:08 읽음:1187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호오라~~ 대단한데~!!" 날카로운 음성. 하지만 가늘지는 않은 목소리. 절대적인 자신감.... 이 정도면, 마계에서는 유일무이다. 아르페오네가 직접 나크젤리온에게까지 보고를 끝낸 후의 한가한 오 전시간. 아르페오네의 사무실 책상에 붉은 머리칼의 여자가 앉아 있다. 아르트레스.... 붉은 색 제복에 허벅지에서 발목까지 길게 터진 치마를 입고있는 그 녀는 머리칼을 위로 틀어올린채 바로 곁에 있는 의자에 앉아있는 아르 페오네를 바라보고 있었다. 두 팔을 가슴근처에서 꼬았고, 다리 역시 한차례 꼬은 채 발목을 까딱 까딱 움직이고 있었다. "온통 머릿속에 아르카이제님 밖에 없던 네게 란테르트 님이 아주 조 ~~~금이지만 자리를 잡았다니!!" 그녀의 말에 조금은 간편한 복장을 한 채 의자에 단정히 앉아 있던 아르페오네가 대꾸했다. "그만해 주십시오. 지금은 그보다 중요한 일이 있으니...." 그때, 단촐하기 짝이 없는 아르페오네의 사무실 방문을 열며 아르르 망이 모습을 드러냈다. 갈색의 머리칼이 조금은 평범해 보이는 이 남 자는 방안에 들어서자 마자 두 누나(?)들을 향해 눈인사를 건넸다. 아르페오네가 그에게 앉을 것을 권했고, 아르르망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곧.... 이제 곧 란테르트 님께서 나크젤리온 님을 찾아옵니다. 그리 고.... 당연하거니와 아르카이제 님께서 그분을 막으러 떠날 것입니 다." 아르페오네는 두 손을 허벅지 위에서 마주잡은 채 이렇게 말을 꺼냈 다. 긴장해서인지 마주잡은 두 손에 필요이상으로 힘이 들어가 있다. 아르트레스가 그녀의 말에 답했다. "에이.... 뭐 별일 없을 꺼야. 란테르트 님이 아무리 대단하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인간이고.... 아무리 드래곤의 도움을 얻는다 해도.... 네가 언젠가 말했잖아. 소멸시키는 것까지는 불가능하다고!" 아르페오네가 대꾸했다. "그렇겠지요.... 하지만, 만약 아르카이제 님이.... 란테르트 님께 패하고.... 설사 소멸을 당하시지 않는다 하더라도.... 후에 있을 나 크젤리온 님의 분노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리고.... 란테르트 님 과의 싸움으로 잃게 될 힘은 어떻게 할 것이며.... 게다가.... 아르카 이제 님이 손수 란테르트 님을 제거할 가능성이 큰데.... 그럴 경우에 그분이 겪게 될 정신적 혼돈상태라는 것은.... 그리고.... 만에 하나 의 경우이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전혀 불가능하지만은 않습니다." 아르페오네의 말에 아르르망은, 으음, 하는 신음을 내뱉었고, 아르트 레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음.... 듣고 보니 꽤 골치 아프구나. 좋게 끝내는 방법은 없을까?" 아르페오네가 답답하다는 듯 되물었다. "좋게 라니요?" "그러니까.... 아무도 다치지 않고.... 다시 옛날처럼 친하게~" 돌연 아르페오네의 목소리가 신경질 적으로 바뀌었다. "지금에 와서도 농담이 나오는 겁니까?" 그녀의 높은 목소리에 아르트레스는 순간 두 눈을 크게 떴고, 아르르 망 역시 놀랐다는 듯 아르페오네를 바라보았다. 아르페오네는 이 두 사람의 시선을 이기지 못한 채 고개를 밖으로 저쪽으로 돌려 버렸고, 아르트레스는 한참이나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일순간 정적이 감돌았으나.... "오호호호호~~!!" 아르트레스가 웃었다. 그리고는 아르페오네를 향해 입을 열었다. "대단해!! 오오~!! 이 얼마만에 보는 우리 아르페오네양의 화난 얼굴 이란 말인가~!!! 다시 한 번 해 봐. 이 언니가 영원히 기록으로 남겨 줄게!! 어서, 어서~~!" 아르페오네는 그런 그녀의 행동에 얼굴에 싸늘한 노기를 띄며 잠시 아르트레스를 바라보았으나.... 오래지 않아 고개를 떨구었고, 이내 후훗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그와는 관계없이 그녀의 무릎 에는 한두 방울 물방울이 떨어졌다. "모르는 겁니까?.... 지금의 상황이 어떠한지?.... 아르카이제 님이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란테르트 님을 떠올리시며.... 그분이 미소 를 지으셨습니다. 그러한 분이 란테르트 님과 다투려 하시겠습니까? 반면.... 란테르트 님은 지금 복수에 미쳐 계십니다. 드래곤들의 힘을 빌린 이상.... 아르카이제 님이 그분을 당해내시지 못할 가능성도 상 당합니다." 아르페오네의 목소리는 점점 더 격양되어 갔고.... 이제는 어깨까지 들썩이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모습에 아르트레스는 천천히 그녀의 어깨를 토닥여 주었고, 아르페오네는 자신의 바로 곁 책상 위에 앉아 있는 그녀의 허벅지에 엎드려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때 아르트레스가 입을 열었다. "너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 도대체 우리가 무얼 할 수 있 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르페오네는 아르트레스의 목소리에 잠시 울음을 멈추었다. 아르트레스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우리.... 란테르트 님을 막을까?" 아르페오네는 머릿속이 멍해졌다. "무.... 무슨...." "죽이는 거야. 우리 손으로." 이윽고 아르트레스의 입이 열리었고.... 아르페오네는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르트레스의 입가에는 미소가.... 언제나와 같은 화사한 미소가 있었고.... 눈동자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빛나고 있었다. "그.... 그게 무슨 말...." 아르페오네는 잘 알고 있다.... 아르트레스가 란테르트를 얼마나 그 리워하고 있는지.... 이상하게도 서로에게 편한 이 두 사람이기에 상 상이상으로 많은 비밀을 공유하고 있는 그녀들이었다. 아르르망 역시 아르트레스가 결코 장난으로 란테르트를 좋아하고 있 는 것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기에 그녀의 이러한 말에 눈이 휘둥그래졌다. 아르트레스는 다시 한 번 살짝 미소를 지었다. "죽이는 거야. 그러면.... 란테르트 님은 나크젤리온 님께 복수를 하 지 못하게 될 것이고.... 아르카이제 님과 서로 검을 마주하는 일도 없을 테고.... 아르카이제 님에게 충격이 꽤 크겠지만.... 그런 것이 야 오래지 않아 극복할 수 있을 거고.... 뭐, 물론 우리들을 조금 싫 어하게 되겠지만...." 아르페오네가 말을 더듬었다. "하.... 하지만.... 아르트레스님은...." "바보 같기는.... 이러한 의견은 네가 내고 내가 반대를 해야지.... 왜 반대인 거야?" 아르트레스는 여전 입가에 미소를 띈 채 이렇게 말했고, 아르페오네 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 채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그럼, 그렇게 하는 거다? 우리 셋의 힘을 합치면.... 적어도 예전의 란테르트 님은 상대할 수 있어. 뭐, 용들의 힘을 얻어 훨씬 강해졌을 테지만.... 내가 있는 이상 지지는 않을 꺼야. 그분은.... 정이 많아 서.... 정이 많아서.... 정이 많아 나를.... 그리고 우리를 심하게 공 격하시지는 못하실 테니까.... 약간의 속!임!수!를 쓰는 것도 무방하 고...." 아르페오네는 계속해 아르트레스를 올려다보았다. 상상이상으로 담담 한 눈동자.... 그리고 담담한 말투.... 미소.... "서.... 설마?...." 아르페오네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몸을 벌떡 일으켰고, 아르트레스는 그런 그녀를 이제는 올려다보게 되었다. "그.... 그런 결심을 한 것은 아니겠지요?" 아르페오네의 외침에 아르트레스는 담담히 웃었다. "뭐.... 어차피다." 그때,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 있던 아르르망도 자리에서 일어서며 외 쳤다. "그건 안됩니다!! 왜.... 어째서 그런 결심을 하신 겁니까?" "시끄럽다 꼬마." 아르르망의 외침에 아르트레스는 이렇게 외쳤고, 이내 머리를 고정하 던 핀을 뽑아 버렸다. 사르륵, 뭉쳐있던 머리칼이 폭발하는 불꽃처럼 흩어져 확 펼쳐진다. "역시 답답해...." 아르트레스는 이렇게 말하며 두 손으로 머리칼을 슬쩍 쓰다듬어 정리 했다. 적당히 구부러진 결좋은 머리칼이 두 어깨를 가득 감싸 안는다. 아르페오네도 아르르망도 멍하니 아르트레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르트레스는 별 표정변화 없이 머리칼을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언젠가 이야기하지 않았던가? 난 영원히 사는 것 따위는 관심 없다 고.... 내 혼.... 아마.... 개방해 폭주시켜 버리면 힘이 상당할걸?" 아르르망이 다시 외쳤다. "그.... 그만두세요. 그건.... 자살이잖아요!!" "맞아. 바로 그거야. 자! 살!" 아르트레스는 다시 한 번 웃으며 아르페오네를 바라보았다. 놀란 표 정이 완전히 얼빠진 듯 해 보였다. "뭐야? 바보같이 그 표정. 넌 지금 즐거워 해야해. 너의 아르카이제 님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되었는데다가.... 연적 제거, 그리고 보기 싫은 나까지 사라지니, 오호라~ 일석 삼조라!!" 아르페오네가 그녀의 말에 곧바로 대꾸했다. "그.... 그렇게 까지 보기 싫지는 않습니다!" "그래? 아쉬운걸.... 일석이조로 줄어들었으니...." 아르트레스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책상에서 내려왔다. "그럼, 그렇게 하기로 한다. 나는 란테르트 님과 저 먼 곳으로의 웨 딩투어를 하러 갈 테니까.... 너희 둘은 내 곁에서 일이 실패하지 않 도록 도와주면 돼. 작전 회의 끝~~!! 그럼 가자~!" 아르트레스는 두 손을 머리 뒤로 가져갔다. 깍지를 끼고.... 휘파람 을 부른다. 흥얼흥얼.... 기쁜 것인가?.... 즐거운 것인가?.... 아르페오네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리 고.... 아르르망도.... 말리고 싶었다. 그녀를 말리고 싶었다. 하지 만.... 할 수 없는.... 도저히 그럴 수는 없는 결의가.... 그녀의 눈동자에 가득하다. 위엄.... 어쩌면 두 사람의 누나, 그리고 언니가 된 후 처 음으로 보인 위엄인지도 몰랐다. 그들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만 볼뿐이었다. ----------------------------------------------------------------- 음.... 내일이면 2부 끝이군요.... 프롤 + 157화 + 에필로그입니다.... 총 27장.... 1부보다 1장인가 더 많은것 같군요.... ^^ 내일 한 챕터 전체를 올리기 위해 오늘은 하나만 올립니다.^^ 팔불출 아그라가~~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4025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55 올린이:광황 (신충 ) 99/02/11 00:18 읽음: 54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27. 비극의 그 마지막? 공간 도약.... 순간이동.... 워프.... 모두들 비슷비슷한 개념이다. 기껏해야 시전 하는 사람의 개인적인 취향, 혹은 발현되는 모습, 이동 거리 등등의 차이에 따라 제멋대로 부를 뿐이다. 정확한 이름은 공간 왜곡을 이용한 미시간 초장거리 이동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미시간이다. 미시라는 것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짧은 시간보다도 더 짧은 시간으로.... 영원히 영에 가까워지는 극한 값만큼의 시간이라고 할까? 그러한 짧은 시간이지만, 란테르트는 많은 생각을 했다. 물론, 게이 트가 열리고, 빛의 기둥이 생겨나며.... 워프가 가능한 형태로 몸이 재구성되고, 워프가 일어나고, 반대쪽에서 몸이 재구성되며 워프 아웃 이 일어나는..... 이 모든 일을 다 계산에 넣으면 10여초 정도의 시간 이 생겨난다. 하지만 역시 짧은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순간에 수많은 상념이 생겨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할 것이다. 자신이 죽어야할 시간이 오래 남지 않았다.... 5년간 헤어져 지내던 친구와도 다시 만난다.... 그리고.... 그녀의 복수를 할 수 있게 되었 다. 쓸모 없이 약해지기 싫어 무덤에도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소록소록 드는 후회감은?.... 프넨티아의 존재여부는 모른다. 저 멀리, 용신이 산다는 이상한 대륙에까지 가 보았으나, 프넨티아는 보이지 않았다. 정말 죽은 후 그녀들을 만날 수 있을까?.... 혹자는 환생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사람은 죽고 나면, 육신 은 사라져 버리지만 정신은 남아 다시 태어난다는 것이다. 물론, 이생 의 기억은 모두 잃어 버린 채.... 만약 그렇다면, 사피엘라도, 에라브 레도 지금쯤 어디엔가 다시 태어났겠지.... 사피엘라는.... 아마 여덟 살.... 그리고 에라브레는 다섯 살? 혹시 그곳에서 몇 년쯤 머물다 다 시 태어날까? 그렇다면.... 지금 몇 살인지 알 수 없을 것이다. 여자는 다시 여자로 태어나는 것일까? 인간은 다시 인간으로? 죽은 후.... 아무것도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대로.... 모든 기 억이 사라져 버리고.... 완전히 존재하지 않게 된다면.... 그건 곤란 하다.... 사피엘라도.... 에라브레도.... 그리고 이카르트도.... 트레 시아.... 모라이티나.... 세이피나.... 클라라.... 로인.... 칼슨.... 엘라.... 그리고.... 그 누구도 잊고 싶지 않다. 손꼽아 보니.... 꽤 많은 사람들을.... 좋아하게 되었다.... 어느덧 몸 주위를 휘감고 있던 검정색의 빛이 사라졌다. 돌연 눈 섞 인 흰 바람이 미친 듯이 몸을 휘감는다. 순간 란테르트는 당황했다. 왠 눈? 생각해 보니.... 아직 12월이다. 날짜는 잘 모르겠으나, 중앙대륙에 서 보낸 시간이 한 달이 채 되지 않았고.... 마곡을 떠난 때가 11월달 이었으니.... 지금은 아직 한겨울, 12월달이다. 무더운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곧바로 한겨울의 대륙에 돌아와 보 니.... 눈이 소담스레 산 정상에 쌓여있다. 란테르트는 주위를 한차례 둘러보았다. 정강이까지 오는 눈이 하나 가득 쌓여있는 산 정상은, 몇 달전 트레시아와 함께 왔을 때 보다 몇 배는 더 싸늘했다. 계절이 깊어졌으니.... 당연하다. 이제 막 저녁때가 다 되었다. 동지 근처이어서 인지 해가 일찍 진다. 분명 델필라르의 신전에 들어갈 때만 해도.... 태양이 높은 곳에 솟아 있었는데.... 시간이 흘러서가 아니라.... 아마도 워낙 먼 곳에 있기 때문인 듯 하다. 그때, 세 사람의 모습이 공간의 일렁임과 함께 드러났다. 란테르트는 계속해 불어오는 눈 섞인 바람에 시야를 조금 잃었으나, 상대가 누구 인지 정도는 확연히 알 수 있었다. 일단 공간을 뚫고 나오고 있다는 것에서.... 자신에게 미소를 짖고 있다는 것까지.... "트레시아.... 아르페오네님.... 아르르망님." 란테르트는 미소지었다. 잠시 후 있을.... 이들과의 싸움 전에 인사 정도는 나누어야 하지 않을까? 트레시아는 란테르트의 부르는 목소리에 환히 웃었다. 가까이 다가가 목을 껴안았고, 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었다. 너무나 자연스 럽게 행동했기에, 란테르트는 한순간에 제압(?)당해버렸다. "마지막 만남일텐데.... 이 정도는 괜찮죠?" 란테르트가 약간 어색해 하자 트레시아는 이렇게 물었고, 란테르트는 슬쩍 미소지어 주었다. 트레시아는 잠시 더 목을 껴안고 있다가 손을 풀며 물러섰고, 란테르트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아 르페오네를 향해 목례했다. 아르페오네는 평소와는 다른 약간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란테르트의 목례에 우물쭈물 대구했고, 란테르트는 그녀의 당황하는 모습에 미소 를 지으며 마지막으로 아르르망에게 인사했다. 이전에 보았을 때는 굉 장히 온화한 듯 보이는 남자였는데, 오늘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화가 난 듯 보였다. 란테르트의 인사에 고개를 살짝 돌려버린다. 란테르트는 모두에게 인사를 건넨 후 잠시 멍히 서 있었다. 이제 무 얼 해야 하나.... 먼저 무기를 뽑아들기는 싫었다. 트레시아는 고개를 돌려 두 동생에게 한 번씩 미소를 지어 보인 후, 손에 검을 만들었다. 언제나 그녀가 진지하게 싸울 때는 거대한 검을 꺼내 들었다. 자신의 몸 일부를 사용해 만드는 것으로, 보통의 여자가 들기에는 조금 무리인 크기의 검이다. 너비가 한 뼘이나 되고 세우면 거의 명치끝에 육박하는 길이니 말이다. 하지만, 흑염패에 붙은 패 (覇)라는 글자가 말해주듯 그녀는 그만한 검을 자유 자재로 다룰 수 있었다. 아르르망도 검을 뽑아 들었다. 그의 무기는 길이가 거의 10휴리하(1 휴리하=약 1미터)에 이르는 연검이다. 역시 자신의 몸으로 만들었기에 중간에서의 방향전환이 흡사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처럼 간단했다. 아르페오네의 검은 아르에가 변한 것으로, 상당히 선이 가는 검이다. 색깔은 대체적으로 하늘색을 띄었다. 세 남녀는 검을 꺼내든 채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오로지 아르르 망.... 그에게서만 약간의 살기가 느껴질 뿐, 다른 두 여자에게서는 별다른 느낌을 발견할 수 없었다. 트레시아는 전언을 두 동생들에게 보냈다. [속전 속결이다.... 아르카이제 님이 도착하시기 전에 끝내는 거야.] 이렇게 말하며 트레시아는 잠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고 보니.... 100년쯤 전에 이렇게 어깨를 나란히 한 채 한 사람과 싸운 적이 있었 던 것 같다. 상황상 강한 마법은 사용할 수 없었음에도.... 오직 육박 전만으로 자신들 셋과 몇 시간동안이나 싸운 인간.... 확실히.... 대 단했었다. 트레시아가 보기에는 눈앞의 란테르트도 그에 못지 않은 실력을 지녔 을 것 같다. 정상적으로 싸운다면.... 마법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아 닌 란테르트를 이긴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오로지.... 그의 호감을 이용한 공격 외에는 쓸모가 없다. "하앗~!" 트레시아는 소리를 지르며 공중으로 높이 솟아올랐다. 주위를 끌려는 심산이었다. 동시에 아르페오네와 아르르망 두 마족은 좌우로 흩어져 란테르트의 각각 왼쪽과 오른쪽으로 돌았다. 바닥에 쌓여있던 눈발이 걸음에 부서져 바람에 뒤섞인다. 란테르트는 하르제 검을 뽑아 데스틴 더 비를 걸었다. 어지간한 케릭 팅 마법으로는 상처조차 입힐 수 없다. 일단 가장 가까운 곳까지 접근 한 트레시아를 향해.... 지나치지 않을 정도의 힘으로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트레시아는 검을 앞으로 뻗어 놓았을 뿐, 그녀의 공격에는 힘 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았다. 란테르트의 검은 거의 허공을 치듯 그녀 의 검을 쳤고, 트레시아는 그대로 몸을 돌려 란테르트의 몸 뒤로 향했 다. 란테르트는 순간 등을 잡혔다는 느낌에 날다시피 바닥을 스쳐 앞으로 나갔으나, 오래지 않아 동시에 좌우 양쪽에서 감쌓오는 검에 길이 막 혔다. 좌우, 그리고 뒤 삼면에서 포위 당한 것이다. 물론, 빠져나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정 이상 강도의 마법을 일으키면.... 하 지만, 그럴 경우 자칫하면 세 마족이 꽤 큰 상처를 입니다. 란테르트는 아주 짧은 시간동안 고민에 빠졌으나, 고민은 오래지 않 았다. 이내 발 주위에서 바람이 일었다. 어차피 마족은 쉽사리 죽지 않는다. 게다가.... 복수에 방해가 된다면.... 그녀라도.... 그리고 그의 아이라도.... 그때였다. 돌연 등뒤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껴안는 것을 느꼈다. 무모 하다. 단지 껴안기만 하는 것은.... 정말이지 무모하기 짝이 없는 행 동이다. 초 근접거리에서의 마법력이라는 것은.... 게다가, 자신의 검 역시 날카롭기 이를 데 없다. 언뜻 보면, 지금의 형세가 란테르트가 세 마족들에게 제압 당해 있는 것으로 보였으나, 실상은 아니었다. 란테르트가 등뒤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은, 그가 소홀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가까이 까지 상대가 붙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일단, 지금 현재 엔클레이브의 밀도를 최고로 높여, 흡사 갑옷을 입고 있듯 몸에 휘감아 두었기에, 아무리 트레시아 라고 하지만 단번에 뚫을 수는 없다. 이런 상태에서 란테르트에게 접 근한다는 것은, 그의 마법에 정통으로 휘말려 크나큰 위험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일정이하의 마법은 주문 영창도 필요 없는 란테르트다. 아무리 트레시아가 마족이고 속도가 빠르다지만 란테르트의 마법을 피 할 수는 없다. 이런 상황이기에 란테르트는 오히려 당황했다. 지금 당장 마법을 일 으켜 트레시아를 공격한다면.... 단번에 그녀를 전투불능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런데.... 그러한 것을 뻔히 알면서 왜.... 왜 그녀는 자신에 게 달려든 것일까? 그때 트레시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란테르트 님.... 제 진심.... 아시죠?" 란테르트는 대답하지 않았다. 왜 갑자기.... 지금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인가? 란테르트에게서 대답이 없었으나.... 트레시아는 나지막이 웃었다. "호호.... 그럼.... 함께 가는 거예요. 저와 함께...." 란테르트는 온 몸의 털이 쭈뼛 서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무언가.... 엄청난 힘의 응집이 등뒤에서 느껴졌다. 트레시아.... 이건 겨우 상급 마족 트레시아의 힘이 아니다. 무언가 굉장한.... 충분히 자신의 생명 을 위협할 수 있는.... 그러한 힘이다. 란테르트가 외쳤다. "무.... 무엇 하려는 거야? 트레시아?" 아르페오네는 고개를 외면했다. 그리고 아르르망은 그런 트레시아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아르페오네.... 그녀의 눈가에 물이 고이기 시작 한다. 그리고.... 아르르망이 허물어진다. "함께.... 영원히.... 함께...." 트레시아는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아플 것이다.... 하지만.... 그녀 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때였다. 돌연 란테르트의 눈앞에 엄청난 힘이 강림했다. 하늘에서 내리 꽂히 듯, 검정색의 기둥이 생겨나며, 동시에 엄청난 충격파가 일대를 휩쓸 었다. 미친 바람이 불었고, 바닥에 한뼘 이상이나 쌓여있던 눈이 둥근 원을 따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아르페오네도, 아르르망도, 그리고 란테르트의 등에 매달려 있던 아르트레스도, 그 힘에 휘말려 저쪽으로 날려 데굴데굴 몇 바퀴나 굴렀다. 란테르트는 이 엄청난 힘에 한 걸음 뒤로 밀렸다. 하지만 끝내 다른 세 마족처럼 날려 가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미 마법을 이루고 있을 정도의 정신은 아니었고, 하르 검에 걸려있던 데스틴 더 비가 일 순간에 풀려 버렸다. 트레시아의 계획은 실패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알 수 없었다. 바닥에 널브러진 트레시아는 흑흑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아르페오네는 정신을 차리자 마자, 강림한 흑기에 무릎을 꿇었고, 아 르르망은 아르트레스에게 다가가 그녀를 부축하며 아르페오네와 마찬 가지로 무릎을 꿇었다. 이윽고 흑기가 서서히 걷혔고.... 안에서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 다. 아담한 체구를 한 연보라색 머리칼의 마족이.... "이....카르트...." 란테르트는 그의 모습에 이렇게 중얼거렸다. 순간 머릿속이 텅 비는 듯 했다. 이카르트.... 트레시아의 자폭을 막기 위해 그녀를 저쪽으로 날려버 린 그는 란테르트를 향해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인 후 트레시아에게 다 가갔다. 바닥에 옆으로 누워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그녀의 앞에 서서는 한쪽 무릎을 꿇어 몸을 낮춰 조용히 그녀의 뺨을 어루만져 주었다. 옆 을 바라보며 옹크리듯 누워 있는 덕에, 귀밑머리가 얼굴위로 어지러이 흩어져 있었고, 이카르트는 그녀의 머리칼을 쓰다듬듯 정리해 주었다. "어른들의 일은.... 어른들에게 맡기는 거야.... 그리고.... 아이들 은 아이들이 할 일만을 하면 돼...." 트레시아는 그의 말에 몸을 동글게 말며 더더욱 서럽게 흐느껴 울었 고, 이카르트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아르르망에게 명령 했다. "잘 보살펴 주어라.... 영원히...." 마지막의 영원히 라는 말은 워낙 작았기에, 아르르망은 잘 알아듣지 못했다. 이카르트는 다시 아르페오네에게로 걸음을 옮겼다. 한쪽 무릎을 바닥 에 놓은 채 고개만을 조아리고 있는 그녀의 앞에 선 이카르트는 조용 히 그녀의 머리 위에 손을 얹었다. "착한 아이다...." 오직 한마디.... 이 말을 남기며 이카르트는 몸을 돌렸고, 아르페오 네는 그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지도 못한 채 시선을 바닥에 고정했 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4026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56 올린이:광황 (신충 ) 99/02/11 00:18 읽음: 41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이카르트는 이윽고 란테르트의 앞에 섰다. 돌연 주위에 바람이 멎었 다. 방금 까지도 있던 세명의 마족도 보이지 않는다. 이카르트가 엔클 레이브를 쳐버린 것이다. "오래간.... 만이야...." 먼저 말을 꺼낸 것은 란테르트였다. 그의 말에 이카르트도 미소를 지었다. "그렇구나...." 이렇게 말한 후.... 둘은 한참이나 대화가 끊겼다. 서로의 눈을 응시 할 뿐....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릿속에 수많은 단어가 오갔으나, 막상 어떠한 말을 입밖에 내어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다시 란테르트가 입을 열었다. "그 동안.... 고마웠다..... 내.... 뒤를 돌보아 주어서." 란테르트의 말에 이카르트는 씁쓰레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그런가?...." 다시 침묵.... 란테르트는 순간 이카르트의 차림새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검정 색을 좋아하는 거야 여전했으나.... 등뒤에 있어야할 브세리아가 보이 지 않았다. "브세리아는?.... 그날 현을 끊어 버린 후.... 그만 두었나 보지?" 이카르트는 쓰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바라볼 때마다.... 기분 나쁜 기억이 다시 떠올라 버려서...." 또다시 침묵.... "다시... 여기구나...." 란테르트가 다시 입을 열었다. 5년전의 그 일도.... 바로 이곳 테에 이산 정상에서 일어났었다. 란테르트는 그저 막연히.... 막연히 나크 젤리온을 다시 만나려면 이곳으로 와야 할 것 같아 델필라르에게 이곳 으로 보내 달라고 했었다. 그의 말에 이카르트가 다시 한차례 쓴웃음을 지었다. 왜인지 그는 수 동적으로 란테르트의 말에 힘없이 답하며 쓴웃음만을 지어 보이고 있 었다. "그렇구나.... 여기.... 테에이산의 정상...." "5년전.... 그때 이곳에서.... 너는 나를 죽이려 했고.... 나는.... 네게...." 란테르트의 말에 이카르트는 약간 표정이 변하며 란테르트를 바라보 았다. 하지만 의외로 란테르트의 표정에는 은은한 미소가 어리어 있었 다. "차라리.... 그때 네가 나를 죽였더라면...." 돌연 이카르트가 외쳤다. "그런 소리 그만 둬!" 란테르트는 그때까지 멍하다시피 있던 이카르트의 이러한 폭발적인 대응에 약간 당황했다. "이 바보! 복수 따위는 왜 한다고 설치는 거야! 네 능력도 모르는 거 야? 그냥.... 그냥.... 살아가면 되잖아! 우리들과.... 인연을 끊고 그냥 조용히 한 명의 인간으로 행복을 찾아 살아갔으면.... 내가 너와 이렇게 다시 만날 일도 없었잖아!" 이카르트가 외쳤고, 이번에는 란테르트 쪽이 쓴웃음을 지었다. "글쎄...." "글쎄가 아냐!! 뭐.... 뭐야 이 수척해진 얼굴! 복수를 한답시고 5년 간 고생해 얻은게 도대체 뭐냔 말이야! 복수에 성공한다고 치자 그게 네게 무슨 득이지? 도대체..... 도대체...." 이카르트는 스스로 격양되어 말을 잊지 못했고.... 란테르트는 이러 한 약간은 어린아이 같은 그의 투정에 잠시 할말을 잊었다. 기껏 지금 까지 뒤에서 도와준 것은 뭐고.... 이제 와서 이런 말이라니.... 왠지 앞뒤가 맞지 않았다. 그때 순간 이카르트가 달려와 란테르트의 목을 감싸 안으며 그의 가 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도대체.... 너는.... 너를 걱정해 주는 존재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이카르트의 목소리는 점차로 잦아졌다. 대신.... 두꺼운 망토를 뚫고 전해져 오는 축축한 느낌에 란테르트는 자신도 모르게 씁쓰레한 미소 를 지을 뿐이었다. 역시.... 투정이었던 것인가? "이 무모한 녀석.... 네가 위험한 일을 할 때마다....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바보같이 디아의 봉인을 해제하지 않나.... 무슨 숲의 주인의 표적이 되질 않나.... 4주문 동시에 사용한다고 하다가.... 폭 발할뻔을 하지 않나.... 그럴 때마다.... 그럴 때마다...." 그때, 란테르트가 검을 들고 있던 반대쪽 손을 들어올려 그의 뒷 머 리칼을 쓰다듬어 주었다. "미안하다.... 정말 네게는.... 언제나 미안하고.... 또 고마워하고 있다...." 란테르트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자, 이카르트는 잠시 그의 목을 끌 어안고 있던 손에 힘을 주었고 이내 몸이 살짝 풀리며 중얼거리기 시 작했다. "보고.... 싶었어.... 정말로...." 란테르트는 이카르트를 보며 슬쩍 웃었다. 보고 싶었던 것은.... 자 신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나도...." 그리고는 장난스럽게 한마디 보탰다. "날 사랑한다는 말이 다 듣고 싶었을 정도라니까." 이카르트는 그의 가슴에 기댄 채 그의 말에 쿠쿡 하는 웃음을 터트렸 다. "쿠쿠쿡.... 얼마든지 해줄게.... 그런 말이라면...." 그의 말에 란테르트가 정색을 했다. "그런데.... 막상 만나고 나니.... 듣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 버렸 어.... 역시.... 어색하잖아?" 이카르트는 란테르트의 말에 다시 몇 차례 웃음을 터트렸다. 란테르트는 이제 이카르트가 조금 진정된 것 같자 몸을 슬쩍 빼내려 했다. 그때 이카르트가 입을 열었다. "잠시만.... 잠시만 이대로 있게 해줄래?.... 이렇게 네 품을 떠나고 나면.... 이제 다시는.... 너와 이렇게 있을 수 없잖아.... 그러니 까...."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했다.... 이렇게 그와 헤어지고 나면.... 이제 그와 자신.... 둘은 싸워야 하고.... 한 명은 분명 죽을 것이다.... 그리고.... 나크젤리온과.... 자신도 죽는 것이다. 행여 지금의 싸움으로 이카르트가 죽지 않는다 해도.... 자신이 죽게 되면.... 역시 서로 만나지 못한다.... "어째서.... 이렇게 밖에는 되지 못한 걸까?...." 한참동안, 란테르트의 목에 가느다란 팔을 휘감은 채, 얼굴은 가슴에 묻은 채.... 그렇게 서 있던 이카르트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란테르트는 답할 수 없었다. 모른다.... 그런 것.... 알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돌연 이카르트가 란테르트를 안고 있던 팔을 풀었다. 그리고는 한 걸 음, 다시 한 걸음을 뒤로 물러서 란테르트의 모습을 응시했다. 보라색 의 투명한 눈동자가, 아직 흥건히 고여있는 눈물 덕에 더더욱 반짝인 다. 뒤로 물러선 이카르트는 손에 한 자루의 검을 만들어 냈다. 언제나 그가 허리에 차고 다니던 평범한 모양의 검이었다. 아마 이 검 역시, 아르트레스나 아르르망이 그러하듯 몸을 이용해 만들어 내는 모양이었 다. 그는 검을 오른쪽 땅으로 향하게 한 채 입을 열었다. "혹시.... 기억나?" 이카르트의 물음에 란테르트 자신의 하르제 검에 다시 한 번 마법을 걸며 되물었다. "무엇 말이야?" 이카르트가 그의 말에 대꾸했다. "계약...."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잠시 머뭇거렸다. 계약.... 기억하지 못할 리 있겠는가? 벌써 5년전의 일이지만.... 상황이 상황이었던 만큼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순간 란테르트의 미간이 살짝 찌푸러들었다. 계약.... 자신의.... 자 신의 목숨을 내건.... 왜.... 왜 지금 그 계약을.... 들먹이는..... 왜 하필이면.... 지금 그 계약을 들먹이는 것인가? 설마.... 설마 그 계약을 빌미로.... 그 계약을 빌미로 자신을 막으려고? 그가.... 그가 원한다면.... 란테르트 자신은.... 당장.... 목숨 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인할 수는 없다. "피의 계약 말인가?...." 목소리가 조금 굳었다. 하긴.... 이럴 때.... 이럴 때야말로 그 계약을 이용할 가장 적당한 시기가 아닌가? 이로서.... 복수는 실패다?....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예상 못한 곳에서 튀어나온 변수에 의해 복수는 실패다. 란테르트는 이런 생각을 하며 이카르트를 바라보았다. 살짝 미소를 짓고 있었다. 처음으로.... 그의 미소가 사악해 보였다. 이카르트는 이러한 란테르트의 복잡한 심경변화는 알 수 없었다. 다 만 그가 기억하고 있자 살짝 미소를 지었다. "고맙다.... 기억하고 있다니...." "고마울 것.... 없다." 란테르트는 심드렁히 대꾸했다. 허탈했고.... 허무했다. 왜.... 왜 어째서 이것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아니.... 이미 생각해 두었다.... 하지만.... 설마.... 이카르트가 이럴 때 그것을 이용해.... 그것을 이용해 자신을 옭아 맬 줄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하였다. 그때 이카르트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넌....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았어?" 그의 물음에 란테르트는 순간 덜컥 했다. 죽는다.... 계약을 이용해 자신을 자결하게 만들 셈인가? 뭐.... 좋다.... 순간.... 란테르트의 머리 속에 또다시 배신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 동안.... 깊은 인간관계를 맺지 않아 겪을 수도 없었던.... 하지 만, 어린 시절 수도 없이 겪고, 또 그에 스스로를 상처 입게 만든.... 이카르트는 몹시 태연자약했다. 란테르트는 그런 그의 모습에 기분이 몹시 상했다. 역시.... 마족인 것인가? 저렇게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죽음을 강요하다니.... "죽으면.... 어떻게 될까?.... 지금까지 연구한 바로는.... 정신, 그 리고 이 물질계에 살고있는 존재들만이 가지고 있는 육체.... 이러한 것들은, 죽고 나면 완전히 흩어져 버리는데.... 이것들의 중심이 되는 혼만은 살아 육체, 또는 정신을 얻어 다시 태어나는 듯 하더군.... 환 생이라고 이름 붙여진 하나의 조직체계이지.... 인간들은 무엇을 믿 지? 아직도 프넨티아인가? 존재하지도 않는 환상環狀의 부유대륙...." 란테르트는 답하지 않았다. 하르제 검은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는 손을 등뒤로 가져가 에르테일 위쪽에 천으로 감겨있는 엘리엠이라 고 불리우는 검을 뽑았다. 나크젤리온.... 그마저도 죽일 수 있다고 했으니.... 이카르트쯤이야.... 배신한.... 자신을 배신한 존재에게 정을 남길 필요는 없다. 그가 계 약의 내용을 말하기 전에 죽이면.... 그렇게 한다면.... 란테르트는 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굉장한.... 어떠한 힘이 손을 통해 온몸에 전해짐을 대번에 느낄 수 있었다. 이카르트는 란테르트가 무기를 바꿔쥐자 약간 의아하게 생각했으나 상관하지 않은 채 말을 계속 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란테르트가 꺼 내든 무기를 자세히 살폈다. 투명한 검날에 신들의 글자가 새겨져 있 었다. 검날의 곡선, 손잡이 어느 하나 완벽하지 않은 곳이 없었고, 또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었다. 하지만, 의외로 아무런 힘도 느껴지지 않 았다. 강할 것 같기는 했지만.... 그다지 썩 대단해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혼이 깨어져 버리면.... 환생조차 하지 못해..... 그리 고.... 나와 같은 불멸의 존재가 죽는 방법은.... 혼을 깨뜨리는 것 하나 뿐이지.... 물론, 너 같은 필멸의 존재인 인간이야.... 육체라는 형편없는 기관 때문에...." 이카르트의 마지막 말에 란테르트가 벌컥 소리를 질렀다. 친구.... 오매불망 5년이나 만나기를 기대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한 지금.... 그의 기분은 암담하기 짝이 없었다. "말이 많다!! 그래.... 형편없는 인간.... 그게 어떻다는 거지? 어서 검을 들어라! 이카르트.... 아니 아르카이제여!" 이카르트는 그가 돌연 화를 내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왜 화를 내는 거야? 란테르트...."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코웃음을 쳤다. ".... 어서.... 어서 끝을 내자. 어차피.... 끝을 내야 할 일.... 오 래 끌어야...." 이카르트의 표정에 서운한 기색이 스쳤다. "변했구나.... 란테르트는.... 나는.... 조금 더 너와 함께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란테르트는 그의 이러한 위선적인 말에 다시 한 번 코웃음을 치며 냉 소했다. "변했다.... 네가 변했는데, 나라고 변하지 않을 리 없지 않은가?" 이카르트는 란테르트가 이렇게 말하며 자신을 차갑게 바라보자 잠시 멍해졌다. 순간.... 울컥 슬픈 마음이 들었다. 분명.... 분명 그 는.... 마음이 답답해 이렇게 자신에게 화를 내는 것일 것이다. 이제 곧 있을.... 거대한 싸움 앞에서 마음이 답답해.... 화를 내는.... 자 신이 싫어져서가 아니다.... 다만 답답해서.... 이해한다.... 그런 마음.... 이카르트는 이러한 생각을 하며 울 듯 찡그렸던 얼굴 위에 다시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래.... 네말이 맞아.... 모든 것이.... 모든 상황이.... 변했어...." 이카르트는 이내 검을 들었다. 란테르트에게서 다시 두 걸음을 더 떨 어지며 란테르트의 가슴 근처 높이까지 검끝을 들어 올렸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4027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157 올린이:광황 (신충 ) 99/02/11 00:19 읽음: 35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란테르트는 드디어 그가 공격할 듯 하자 검을 두 손으로 강하게 움켜 쥔 채 상대의 허점을 살폈다. 동시에, 타하고 크게 외치며 이카르트를 향해 그 엘리엠이라는 검을 휘둘러 갔다. 완벽한 검에 완벽한 검 술.... 비록 아직 마법을 걸지는 않았으나.... 자신에게서 느껴지는 힘이라면.... 아르카이제라는 마족 정도는.... 란테르트의 공격에 이카르트도 움직였다. 검끝으로 호선을 그리 며.... 호선을 그리며.... 호선을.... 이카르트 자신에게 그리며.... 란테르트는 눈앞에 벌어진 괴상한 광경에 순간 할 말을 잃었다. 휘두 르던 검은 이카르트의 몸 주위에 쳐져있는 엔클레이브와 부딪혀 격렬 한 불꽃을 내고 있었으나, 란테르트의 두 눈에는 그러한 광경 따위는 들어오지 않았다. 란테르트의 두 시선은.... 오직 이카르트에게로 향해 있었다. 특 히.... 이카르트의 가슴에로.... 장검이.... 절반 이상이나 박힌 채.... 붉은 피를 흘리고 있는.... 가슴으로.... "이.... 이카르트...." 목이 매여왔다. 더 이상.... 더 이상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불과 두 걸음.... 두 걸음 떨어진 곳에서.... 두 걸음 떨어진 곳에서 그가 자신의 가슴에 자신의 검을 밖은 채....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었다. 눈동자에 서서히.... 그 맑은 보라색을 띄던 눈동자에 빛이 사라져 가 며.... 란테르트는 검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쓰러지던.... 친구를.... 부축했다. 두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 쓰러지지 않도록 그를 잡았 다. "이카르트!!!" 란테르트는 외쳤다. 스스로를 욕했다. 왜.... 왜 의심 같은 것을 해 버린 것이냐? 이대로.... 열흘 밤낮동안 이야기를 하고, 다시 열흘 밤 낮동안 이야기를 해도.... 그렇게 해도 부족할 것인데.... 왜 그를 의 심하고 핍박해.... 결국은.... 결국은.... 란테르트는 자신에게 힘없이 기대오는 이카르트를 내려다 보다 돌연 하늘을 바라보며 괴성을 질렀다. 하지만 괴성도 오래지 못했다. 가슴 에 쌓인 피가 목에 걸리며 공중으로 한차례 피보라를 내뱉었다. 이카르트는 심장부근에 자신의 칼을 꽂고 있었다. 맥박 같은 것이야 원래 없었으니.... 절명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다. 돌연 그의 어 깨가 불쑥거리며 한 쌍의 검정색 날개가 확 옷을 뚫고 솟아 나왔다. 언젠가 그가 말했다. 혼이 개방되어 몸이 자유를 얻어.... 날개가 솟는다.... 라고.... 혼의 개방.... 몸의 자유.... 혼.... 그것이.... 사라진.... 것일까? 란테르트는 왜 돌연 그의 등에서 날개가 솟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 만.... 서서히 사라져 가는 그의 가슴에 있는 검을 바라보며 이카르트 를 힘껏 껴안을 뿐이었다. 이카르트의 입술 가장자리로 너무나 붉은 피가 한줄기 흘러나오고 있다. "이카르트!!!" 세 번째 부름에.... 이카르트의 입술이 조그맣게 달싹였다. "란.... 테..... 르트...." "이카르트.... 이게.... 이게...." 란테르트는 목이 매여 말을 잊지 못하였고.... 이카르트는 점차 사라져 가는 자신의 감각에 란테르트를 느끼지 못하 였다. "나와.... 나와 함께 있겠지?.... 들리지도.... 보이지도.... 느껴지 지도 않아.... 서.... 설마 나를 버리고 다른 곳으로 간 것은 아니겠 지?" 이카르트는 힘겹게 입술을 움직여 이렇게 말했고, 란테르트는 더더욱 그를 꼭 안았다. "너와.... 지금 너와 함께 있다.... 너와 함께...." 란테르트의 말은.... 하지만 이카르트에게 전해지지 않았다. "란테르트.... 인간.... 란테르트여.... 너에게.... 계약의 내용 을.... 말하겠다...." 이카르트는 란테르트가 듣고 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 만.... 계속해 입술을 움직였다. "나.... 위대한 압그랑의 자손이며.... 강대한 검은 화염 나크젤리온 의 제 1 기사.... 흑염의 기사 아르카이제가 그대와 피로 맺은 계약의 내용을.... 지금 말하겠다. 인간의 자손.... 루렌드 가의 란테르트 여...." 이카르트의 말에 란테르트는 돌연 왈칵 눈물을 쏟았다. "뭐든지.... 뭐든지 말해 이카르트!!! 무엇이든지.... 무엇이던지 들 어줄게...." 란테르트의 눈물이 이카르트의 어깨를 적신다.... 하지만 이카르트는 느끼지 못했다. 다만.... 힘겹게 입술을 달싹일 뿐이었다. "란테르트여.... 나의 명을 쫓을 의무를 가진 자여.... 내.... 그대 에게.... 계약의 내용을 말하니...." 잠시동안.... 모든 것이 고요했다. 부드럽게 불던 바람도 잠시.... 멎는다. 아니 다만 그렇게 느끼는 지도 몰랐다. "살아라.... 결코.... 결코 스스로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살아.... 행복하게...." 란테르트는 이카르트의 말에 잠시 흘리던 눈물까지 멈추었다. 가슴이 답답해지며....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이것이.... 이카르트의 마 음이다.... 그는 계약의 내용으로 이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나란.... 나란 인간은.... 왜 이렇게 형편없는 것인가?.... 왜.... 왜 그를 의심한다는 말인가? 란테르트는 파리해진 이카르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입술을.... 한 줄기 선혈이 붉게 적시었다. 란테르트는 조용히 자신의 입술을 그의 입술로 가져갔다. 마지막으 로.... 마지막으로.... 그에게 해 줄 것은.... 이것뿐이다. 이미 초점 을 잃은 눈동자를 어지럽게 흔들며 자신을 찾고 있는.... 죽어 가는 자신의 친구.... 아니 자신을 사랑하는 존재를 위해 해 줄 것은.... 이것.... 뿐이다.... 란테르트는 한참동안 그의 입술을 자신의 입술에 맞추고 있었다. 서 서히 흐려져 가는 그의 몸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이대로 놓 아보내기에는.... 미안하다. 두 팔에 힘을 준다. 그리고.... 그가 사라졌다. 그가 사라진 자리에는, 두 동강이 나버린 보라색 검 이 있다. 란테르트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반짝이는 빛을 내며 공중에 떠있는 그 검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이카르트의 엔클레이브가 깨어진다.... 천장으로부터.... 유리비가 내린다. 찢어라.... 차라리.... 나의 몸을 찢어라.... 그가 사라진 지 금.... 내게 아무런 고통이 없다는 것이.... 그것이 더더욱 고통스럽 다. 하지만.... 유리파편의 비는.... 란테르트에게 상처를 주지 못하였 다. 그저.... 이카르트와 마찬가지로 사라지며 쏟아져 내릴 뿐이다. 이윽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엔클레이브가 깨어지는 경우는.... 둘 뿐이다.... 시전자가 거두거나.... 시전자가 소멸했을 때.... 아르페오네는.... 두 동강난 보라색 검을 발견하자마자 허물어지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아르트레스는 그런 아르페오네의 어깨에 손을 집 은 채 눈에 눈물을 담았고.... 아르르망은 허탈한 표정을 지은 채 서 있었다. 란테르트 또한.... 두 다리에 힘이 풀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 때.... 자신의 곁에 누워있던 투명한 검을 발견했다.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두 손으로 한차례 쓸어 닦은 후 검을 손에 들었다. 몸을 일으켰다. 어차피 예상했던 일이다.... 빠르고 늦을 뿐.... 어차피.... 이제 남은 것은 한가지뿐이다.... 복수를 마치고.... 복수를 마치고.... 그에게로.... 그리고 그녀들에게로 돌아가는 것.... 그런데.... 왜.... 하지만.... 살아야만 하지 않는가? 나쁜 녀석.... 마지막까지.... 이렇게 자신을.... 괴롭히다니.... 정말.... 나쁜.... 나쁜.... 란테르트는 검을 들고 몸을 일으키며 공중을 향해 미친 듯이 외쳤다. "나와라! 나크젤리온! 내가 돌아왔다. 나크젤리온!!!!" 나크젤리온의 강림은 너무나 조용했다. 단지 모습을 드러냈고, 다시 한 번 엔클레이브를 쳤다. 이카르트의 보라색 검은 엔클레이브 밖으로 밀려나 보이지 않는다. 검정색 머리칼을 뒤로 완전히 넘긴 날카롭게 생긴 청년의 모습을 한 나크젤리온은 란테르트를 잠시 조용히 바라보았다. "후훗.... 아르카이제 녀석.... 그렇게 되어 버렸나?" 란테르트가 외쳤다. "너.... 왜 그를 내게로 보냈나? 어차피 이 일은 너와 나 사이의 일 이었다. 왜.... 왜 그를...." 그의 말에 나크젤리온은 팔짱을 끼며 중얼거렸다. "이런.... 벌써 잊었던가? 5년전.... 내가 그에게 벌을 내리겠다고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서... 설마?" "뭐.... 그 녀석이 너를 죽이면.... 그것이 벌이 될 것이었고.... 네 가 그 녀석을 죽이면.... 또 그것이 벌이었겠지." 나크젤리온은 별다른 느낌 없이 이렇게 말했다. 란테르트는 분노에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다. "네 녀석의.... 네 녀석의 첫 번째 부하에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나크젤리온은 란테르트의 말에 웃었다. "후후후.... 사랑에 빠져.... 내 명령조차 받들 수 없는 녀석이.... 살아야 할 이유 같은 것은 없다. 마계에 모인 에너지도 적지 않다. 그 런 녀석 하나쯤 다시 만드는 것.... 그다지 어렵지는 않지."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잠시 멍해졌다. 그때 나크젤리온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 내 선물이 어떠하던가?" 순간 란테르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선물?" "그래.... 선물 말이다. 5년간의 생명.... 하하! 나도 상당히 마음이 넓은 마신 인걸? 인간 따위에게 선물도 주고. 뭐, 덕분에 네가 벌리고 다닌 난행으로 마족들에게는 꽤 도움이 되었지만 말야. 아하하!!" 란테르트는 그의 말에 순간 고개를 끄덕였다. 그 동안.... 이 5년동 안 자신이 죽인 사람이 몇이며.... 파괴한 마을이 몇인가? 단 한사람 에 의해....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줄 수 있었다면.... 마족 으로써는 이보다 더 큰 이익은 많지 않을 것이다. "선물.... 인가?" "그래. 선물이다. 후후후...." 그의 말에 란테르트는 조그맣게 웅얼거리기 시작했다. "오! 이제 네 5년간의 성과를 볼 차례인가?" 나크젤리온은 여전 여유 있는 태도로 란테르트를 바라보았다. 그리 고.... 란테르트 역시 평온한 표정으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이제.... 더 이상의 번민은 없다. 단지.... 마법을 일으키면.... 그것으로 끝이다. 희미한 어둠의 흔들림이여, 모든 어둠의 주인이여, 신의 힘을 가진 위대한 그림자여, 어둠 속으로 흩어져버린 그대의 몸을, 그리고 힘을, 지금, 그대의 이름을 아는 자에게 맡겨라. 환영왕의 혼을 부르는 울음. 샤이튼.... 새로 익힌 샤이튼이라는 마법이다. 증폭마법.... 그리고.... 모든 존재에의 증오여, 별을 파괴하는 어두운 영혼이여, 흔들리는 어둠의 찢겨진 혼이여, 모든 것을 가를 수 있는 그대의 힘을, 지금 여기에 부여하라. 위대한 어둠의 검. 데스틴 더 비! 란테르트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마법이다. 검이 공명한다. 미친 듯이 검을 휘감으며, 흑색 기운이 솟아난다. 천 장과 지저를 꿰뚫을 듯한 검정색의 기운이 미친 듯이 주위를 도륙한 다. 갈래갈래, 그 거대한 흑색의 기둥에서 새어나온 검정색의 빛이 주 위를 스칠 때마다 거대한 충돌과 함께 세상이 부서져 내린다. 나크젤 리온의 엔클레이브마저.... 갈가리 찢긴다. 란테르트는 타들어 갈 듯한 몸의 통증을 느끼며 검을 강하게 움켜쥐 었다. 이것으로 끝이다.... 미래가 어찌되건.... 과거는... 이것으로.... 끝이다.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4028번 제 목:[AGRA] Derod & Deblan 2부 Epi... 올린이:광황 (신충 ) 99/02/11 00:19 읽음: 30 관련자료 없음 ----------------------------------------------------------------------------- Derod & Deblan 2부 에필로그 "도저히 막아 낼 수가 없어!!!" 아르트레스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마족의 수도 엘비니움에 울려 퍼진 다. 남문을 지키지 위해 온 몸에 피칠을 했지만, 몰려드는 정령계의 대군을 막아내기에는 힘이 턱없이 부족하다. 한쪽 눈을 가린 모노클 통신기를 통해 그녀는 누군가에게 이렇게 외 쳤고, 모노클과 연결된 이어폰을 통해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런 상황 에서 보통의 전음을 사용하면 적에게 완전히 도청되어 버린다. 지금 그녀가 귀에 꽂고 있는 기계는 전음을 증폭하며 동시에 도청으로부터 보호해주는 도구이다. "잠시만.... 잠시만 막아 주십시오. 몇 가지 자료만 더 복사하 면...." 동시에 치직 하는 기계 음이 들리며 전파가 끊겼다. "아르페오네!! 이런 제길!!" 아르트레스는 신경질적으로 내뱉으며 거대한 검으로 눈앞에 보이는 정령의 허리를 두 동강 내 버렸다. "아르르망! 그쪽은 어때?" "엉망입니다. 어서.... 어서 수도를 포기하고 달아나야 합니다!!" 수천만.... 어쩌면 수억쯤 될 듯한 정령들이 엘비니움의 상공에 진을 치고 있다. 그에 반해.... 이제 살아남은 마족의 수는 1만 이하.... 최악의 상황이다. 지금 도륙 당하는 속도로 보아 다시 반나절이면 전 멸이다. "비러먹을.... 그분만 살아 계셨어도.... 한방에 절반쯤을 날려 버리 실 수 있으셨을 텐데...." 아르트레스는 입술을 깨물며 이렇게 중얼거렸고, 이내 자신에게 접근 하는 정령을 향해 일 검을 휘둘렀다. 이제는 지쳐서인지 검의 속도가 예전만 못했다. 그때, 돌연 그녀의 옆에 공간의 굴곡이 생기며 한 여자가 모습을 드 러냈다. "아르페오네! 성공인 거냐?" 아르트레스가 바쁜 와중에 짬을 내 외쳐 물었고, 아르페오네는 고개 를 끄덕였다. 그녀의 손에는 아르에가 검으로 변한 채 들려 있었다. 언제나와 같은 사제복을 입고 있었는데....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허리 근처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 한 가지 물건으로.... 천으로 쌓여 잘은 알아볼 수 없지만, 무슨 두 동강 검 같았다. 길이로 보아, 두께로 보아 그리고, 천 밖으로 드러난 모습 을 보아, 거의 확실했다. 아르트레스는 뒤이어 아르르망에게 소리를 질렀다. 물론 통신기를 통 해서다. "야, 어서 이리 와. 도망가자! 성공이다." 그리고는 동시에 마계의 마족들 모두에게 외쳤다. "수도를 포기한다. 모두들 도망쳐라. 일곱 번째 땅이건 세 번째 땅이 건 아니면 이곳 아홉 번째 땅이건.... 어디로건 달아나 무조건 살아 라!! 그리고.... 나중을 기약하자!!" 아르트레스는 이렇게 외치며 동시에 검을 들지 않은 왼손을 위로 뻗 어 엄청난 힘을 방출했다. 거대한 흑색 기운이 파도처럼 방사되었고, 그곳에 있던 정령들중 절반 가까이가 그대로 소멸했다. "오호호호!! 감히 이 아르트레스님께 덤비다니!!!" 아르트레스는 이렇게 외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나, 둘씩 마족들 이 사라져 간다. 일부는 목숨을 잃고.... 일부는 차원 너머 어디론가 달아나 버린다. 아르페오네 역시 아르트레스와 함께 힘을 방출하며 달아나는 마족들 을 도왔다. 그런 그녀를 향해 아르트레스가 물었다. "도대체.... 그런데 네 방에서 무얼 한 거야? 혹시 지금 기르고 있는 백합을 챙겨 나왔나?" 아르트레스의 농섞인 물음에 아르페오네는 얼굴을 굳혔다. "지금으로써는.... 비밀입니다." "내 참, 비밀도 많은 계집아이다. 뭐, 어찌되었건 내가 하려는 것보 다는 훨씬 중요한 일일 테니.... 먼저 달아나라!!" 아르페오네는 잠시 머뭇거렸다. 동료를 두고.... 이러한 위급한 상황 에 홀로 달아나다니.... 정말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일이다. 이곳의 마족 모두가 소멸하더라도.... 심지어.... 자신의 좋은 누이 아르트레스와 아르르망.... 이 둘이 이곳에서 소멸하더라도.... 반드 시 해 내야만 할.... 중요한 일이다. 아르페오네는 자신도 모르게 허리춤에 매어져 있는 그 천에 감긴 물 건을 손에 쥐며 중얼거렸다. "그럼.... 반드시 성공하겠습니다. 아르트레스님.... 그리고 아르르 망님.... 살아 주십시오...." 공간 너머로 사라지는 그녀였다. 아르트레스는 그녀의 모습에 후훗, 하고 웃었다. "나 따위보다는.... 네가 사는 편이 더 우리편에 유리하겠지. 란테르 트 님이 사라지신 지금.... 내게 목숨의 미련 따위는 없다. 하지 만...." 여기까지 중얼거리듯 말하던 아르트레스는 돌연 미친 듯이 외쳤다. "내가 너희 따위에게 쉽사리 목숨을 내줄 줄 아냐? 난 흑염패다. 마 계 제일의 장군 흑염패란 말이다!!! 한 놈이라도 더 박살을 내 주마!" 마계는 복잡하다. 본래 마계라는 곳은 존재하지도 않았던 곳.... 아홉 번째 땅은 원래 정령계이다. 그러한 곳에 마족이라는 새로운 존재들이 나타나 일부를 점령한 것이다. 상황은 아무래도 좋았다. 적어도 다른 곳에 존재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만족할 만한 모습이 니 말이다. "마족은.... 전멸 직전입니다. 전멸만은 피하겠으나.... 별 차이는 없습니다." 용들중 가장 지고한 존재.... 델필라르는 지금 무슨 실험실과도 비슷한 장소에 서 있다. 거대한 여 러 개의 투명한 관에 가득찬 녹색의 액체, 그리고 붉은 색의 액체가 서로의 불협을 내보이고 있었고 그 외에 알 수 없는 기구들이 잔뜩 널 려 있었다. 그의 말에 대답하는 이.... 그는 노인의 모습을 한 존재였다. "그런가?.... 잘 되었군...." 검이 실험실 한쪽에 고이 모셔져 있다. 알 수 없는 재질의, 흡사 수 정과도 같은 결정체 속에 완전히 갇힌 채.... 엘리엠이라는 이름의 검이다. 노인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어느 샌가 동그란 안경을 코 에 걸친 델필라르가 그의 곁을 따라 걸으며 말했다. "아르카이제라는 마족.... 요행히 소멸하지 않았더군요. 아직도 혼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 힘으로 부활시킬 수 있을까요? 적어 도 10번째 땅 이상의 존재는 되어야.... 가능할 텐데...." 엘리엠 노인이 그의 말에 대꾸했다. "아마.... 불가능하겠지. 이제와 그들을 도울 신이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부활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다. 나크젤리온이 소 멸해 버린 지금, 마족의 세력은 완전히 꺾여 버렸으니...." 노인과 델필라르는 계속해 걸었다. 그리고는 어떠한 곳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거대한 유리관이다. 알 수 없는 액체가 가득 차있었고.... 그 안에는 한 사내가 갇혀 있었다. 두눈은 꼭 감은 채.... 그 사내는 푸른색 머리칼을 가지고 있었다. 긴 청회색 머리칼을.... 날카로운 인상에, 뺨에는 선홍색 상처가 있다. 란테르트이다. 그런데.... 엘리엠과 델필라르, 이 둘은 동시에 위를 올려다보았고, 델필라르가 처연히 입을 열었다. "제가.... 조금 늦었습니다. 불행히도.... 한쪽 팔을...." 유리관 안에 갖혀있던 란테르트는 오른쪽 어깨부근에서 팔까지가 없 었다. 엘리엠이 중얼거렸다. "그 정도면.... 최선을 다한 것이다. 그러한 폭풍 속에서 팔 하나만 을 잃다니.... 소멸 정도는? 재생할 수 있나?" 델필라르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허무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되돌릴 방법은 없습니다. 게다가.... 혼 의 특수성 때문에 재생할 수조차 없습니다." 엘리엠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보통의 인간은 아니니.... 적어도 혼만은 나의 것.... 테 미시아 님만이 그이 팔을 재생할 수 있을 것이다...." 엘리엠은 잠시 눈을 저쪽으로 돌렸다. 란테르트가 갇혀있는 유리관 반대편이다. 그곳에는 왠 15세 가량의 소년이 벌거벗겨진 채 있었다. 긴 칠흑색 머리칼이 올올이 흩어져 흡사 무슨 조각품이라도 되는 양 보였다. "이제.... 저 아이도 내보낼 때가 된 듯 하구나. 아르헬이라고 했던 가?" 델필라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마족으로써는 내보내기가 곤란합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각성조차 하지 못한 마족이라면.... 소멸하기 딱 알맞습니다." "그건 네가 알아서 하도록 해라...." 엘리엠은 다시 고개를 란테르트에게로 돌렸다. "문제는.... 이 아이로구나...." 델필라르는 고개를 조아렸다. "10년 후에 깨울 생각입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일곱 대륙은 평온을 되찾을 것이고.... 그때쯤이면.... 그는 조용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입 니다. 힘든 일도.... 괴로운 일도 없이.... 행운이 가득한 삶을...." 그런 델필라르의 말에 엘리엠은 고개를 천천히 가로 저었다. "글세.... 그것이 그렇게 간단한 일일까? 행복.... 그에게 행복이 라...." 이윽고 꺼낸 엘리엠의 말이 묘한 울림을 내며 오랜여운을 남긴다.... 2부 完.... ------------------------------------------------------------------- 우웅 머리가 울린다.... 쿵쿵 짝~ 쿵쿵짝~~ 으음... 비트매니아.... ^^ 그럼..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4029번 제 목:[AGRA] D & D 2부 끝났습니다.^^ 올린이:광황 (신충 ) 99/02/11 00:20 읽음: 33 관련자료 없음 ----------------------------------------------------------------------------- ^^ 2부도 끝입니다.... 지금쯤 제게 칼을 갈고 계시는 분이 여럿 되겠군요.... 이카르트.... 흑흑... 죄송합니다. 하지만... 스토리상 죽이지않을 수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정말 죽어 버린것도 아니고.... 으음.... 우선,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세번째 습작으로.... 부족한 점이 많은 글인데도... 많은 분들이 읽어 주셔서 기쁘기 한량 없네요.^^ 2부 이야기와 3부 이야기를 잠시 하겠습니다.^^ 일단 전에도 밝혔듯, 2부의 재목은 And 입니다. 내용은 정말이지 간단하죠. 검을 찾아 여행하다 검을 얻고... 마지막으로 복수를 성공한다. 제가 2부에서 써보고 싶었던 것은.... 하나가 수많은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이었고... 다른 하나가 그런 사람들과는.... 어울릴 수 없는 란테르트 였습니다. 하지만 글솜씨가 부족하다 보니... 둘 모두 어영부영 되어 버렸군요. 3부는 제목이 Derod라고 전에 밝혔던것 같습니다. 뜻은 행복 이지요.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란테르트가 행복해 진다거나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떻게 그가 행복해 질 수 있겠습니까? 연인, 사랑하는 사람, 친구.... 이 셋을 간접적으로 죽인 상태에서.... 3부는 1부와 2부를 구상한 상태에서 미비한 엔딩을 보강하기 위해 추가된 스토리입니다. 아마 1부 초기에 새로 구성한 엔딩일 겁니다. 3부는 2부보다 훨씬 지루한 구성이 될 것입니다. 긴장이 거의 없는.... D&D 전체를 통틀어, 1부는 발단및 전개에 해당하는 부분이고.... 2부는 전개와 절정, 그리고 3부는 결말 부분입니다. 각 부에서도 그러한 구성은 어느정도 가지고 있지만, 그보다는 1, 2, 3부를 통트는 편이 더욱 확연히 눈에 보일것 같습니다. 아무튼 3부는 결말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조용하고 차분한 전개를 할 예정입니다. 파티는 약해 빠졌고.... 란테르트가 난행을 벌이고 다녔을때에 비해 세상도 조용하기 짝이 없습니다. 2부 초반과 같은 잔인한 분위기도 아니고.... 1부 마지막, 그리고 2부 마지막 같은 안타까움도 없을 것입니다. 아마 분위기 상으로는 1부 처음과 가장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흐흑.... 지금까지 쌓아왔던 조회수는 어떻게 되느냔 말이다...ㅠ_ㅠ;;) 물론 지루함을 피하기 위한 장치를 여럿 마련해 놓기는 했으나... 어찌 되었건 전체적인 내용이 내용이니 만큼.... 그런 이유로 3부는 100화 이내.... 어쩌면 60화 가량으로 끝낼 예정입니다. 길 이유도, 필요도 없으니까요. 지금 D&D가.... 1부 134화, 2부 157화로... 290화를 달리고 있으니... 총 350-390화 정도가 될 듯 하네요.... 이카르트는 현재 란테르트에게 있어서는 죽은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란테르트가 죽을때 까지도 이카르트는 그에게 죽은 것으로 되어 있죠. 재회는 아마.... 600년쯤 후가 될것 같군요.... 아르헬 이야기와 병렬진행 시킬 예정입니다. 하지만.... 언제 스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원래 이카르트는 완전히 소멸할 예정이었기에... 란테르트와의 재회 같은것은 생각도 않했었습니다만.... 한 열혈 독자분의 끊임없는 협박에.... 결국은 살려 버렸습니다... 그래서... 내용도 새로 구상해야하고.... 게다가, 적어도 4개 이상의 다른 소설을 완성 시켜야만 쓸 수 있는 내용이라서... (다른 두 대륙에 관한 소설 2개 정도씩은 써야.... 그 대륙의 설정이 끝납니다. 전 쓰면서 완성시키는 타입이라서요..^^) 그럼.. ^^ 1주일 후에 다시 뵙죠..^^ 조금 일찍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 팔불출 수룡 아그라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