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 오늘은 서비스 서비스~ 사일런트 서비스! 아 아파트 중도금을 부어야 하 는 이 신세. 한국은 집값이 너무 비싸다고! ***********************************************************************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제 25 화 : Deicide#7 ------------------------------------------------------------------------ 팔마력 1548년 10월 6일 드디어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막사의 앞에 나와서 데일라잇과 소 드 블래스터, 제로테이크를 꺼내놓고 손질을 하다가 동쪽에서부터 밝아져 오는 하늘을 보곤 한숨을 내쉬었다. "드디어 오늘이군." 어제 밤 사이에 휴머노이드 몬스터들의 습격이 없었던 것은 우리들에게 행운이었다. 나는 손질한 검들을 칼집에 꽂아넣었다. 그러고 보니까 세자 루나 차고 다녔군. 칼 장수 같잖아. "자자. 출동 준비를 하시랍니다." 막사와 막사 사이로 전령들이 뛰어 다니는 것이 보였다. 드디어 출정의 때가 온 건가? 나는 구름을 뚫고 내리비치는 여명을 올려다 보았다. 오늘 은 좀 날이 흐리군. 죽기엔 안 좋은 날씨야. "뭐 출동 준비라고 해봐야 몸밖에 없군." 나는 그렇게 투덜거리곤 새로 지급받은 가죽 재킷을 입었다. 가죽갑옷 대 신 입는 거지만 그것에는 벨키서스 레인저의 문장인 백합과 검이 그려져 있었다. 오래간만에 벨키서스 레인저의 장비를 걸치다니 감회가 새롭군. "아 카이레스. 일어나 있었어?" 그때 막사의 안쪽에서 하품을 하며 디모나가 걸어나왔다. 나는 그런 그녀 를 보곤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이봐. 어제 날 차놓고서도 그 무슨 뻔뻔 한..., 조금쯤은 미안해하는 것도 어때? 하지만 차마 말이 안나온다. "디모나. 음. 어제 말야." "미안.... 내가 너무 심했지?"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고 허리를 숙이며 꾸벅 인사를 했다. 역시. 그냥 농 담삼아서 한 짓이 아니란 거군. 뭐 좋아. 싫다는데 강제할 수도 없는 거 고. 하지만 사람이 죽을지도 모르는 격전에 나서는 데 그렇게 쉽게 차버 리다니 너무 한거 아냐? "자자. 카이레스! 빨리 보디발 왕자에게 가봐! 너는 이 전투의 핵심이라 고." "응." 나는 데일라잇의 칼자루에 손을 얹었다. 봄의 햇살처럼 따스한 기운이 손 을 통해서 몸으로 전달된다. 미트라의 교단이 괴멸 당한 지금, 이 성검을 휘두를수 있는 이는 성황의 허락을 받은 나밖에 없다. "쳇." 그런데도 차버리다니. 너무하잖아. 디모나! 드디어 이 북부평야의 전투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왔다. 우리가 이겨서 이노그를 어디 묻어버리건, 아니면 이노그가 우리를 다 박살내서 인간들 을 점령하건. 어떠한 형태로든 그 결말은 오늘 날 것이다. 랭카스터 경은 노스가드의 모든 병력을 끌어모아 진용을 정비하고 깃발을 들었다. "갑시다! 오늘로서 이 북부전선, 전투의 종지부를 찍겠소!" 랭카스터 경이 깃발을 휘두르자 모두들 노스가드 성을 향해 출발했다. 나 는 제일 선두에 서서 보디발 왕자, 린드버그, 질리언등과 함께 말을 몰고 있었다. 그야말로 가시방석이 따로 없군. 옆에서 흘낏 흘낏 쳐다보는 인 간들이 그렇게 눈에 거슬릴 수가 없다. 특히 질리언. "저기. 카이레스 씨는 그 목걸이를 가지고 있지요?" "그렇습니다만. 설마 지금 달라는 건 아니겠지요? 지금은 이노그와의 싸 움에 집중을 해야죠." "...주실 수 없습니까?" 질리언은 그렇게 말하고 공손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긴 속눈썹을 깔고 있 는 걸 보니까 확실히 미인이군. 음. 하지만 나는 그 아름다움에 탄복하기 보단 경계심이 앞섰다. 그의 정체를 어렴풋이 느끼고 있기 때문에 혹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줄 수 없어요. 왜요? 죽이고 빼앗기라도 할 겁니까?" "설마요. 저는 그저 주셨으면 하는 마음 때문에 하는 말이지 반드시 받아 야 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왜 교단에서 그걸 원하는 지도 모르고요. 그러 나 저는 이렇지만 그 갈바니 같은 경우는...." 역시 갈바니는 목을 잘라도 살아있었군. 팔마스폰이란 말이지? 게다가 공 안요원들의 말투를 볼 때 그들이 팔마스폰이 된 건 근래의 일인 것 같다. 하지만 이단심문관은 원래부터 팔마스폰, 즉 오리지널 이라는 이야기다. 어쩌면 이단심문관의 샘플같은 걸 얻어서 그걸로 인간을 개조한 것일지도 모르지. 나는 그런 생각을 하고 질리언 체이스필드를 바라보았다. 질리언 체이스필드도 팔마 스폰일까? 목을 베어도 죽지 않는 괴물인 걸까? 음. 하지만 그도 나와 같은 천사의 알에서 태어난 녀석일텐데 굳이 팔마의 세 포까지 이식할 필요는, 그런데 내가 좀 오랫동안 쳐다보자 질리언은 얼굴 을 붉히고 고개를 돌렸다. 응? 무슨 반응이 저래? 굉장히 여성답잖아. 나 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뒤에서 보디발이 말했다. "카이레스. 그만하고 앞에 정신을 집중해라. 언제 적이 나타날지 모르니 까." "예예. 한눈을 판 제가 죽일놈이죠. 뭐." 나는 그렇게 투덜거리곤 앞쪽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이 곳은 탁 트인 평 원이다 앞에 뭔가가 나타난다면 우선 척후병들이 연락을 할 것이다. "응?" 그런데 그때 정말로 앞에서 척후병들이 이쪽으로 달려오는게 보였다. 척 후로 나가 있던게 벨키서스 레인저들이었나? 벨키서스 레인저 두명이 달 려오네? "적의 정찰대를 만났습니다!" "그래? 어디?!" "다 죽였는데요?" 벨키서스 레인저 대원은 그렇게 말하고 다시 열심히 앞으로 달려갔다. 그 러자 대부분의 기사들이 황당해 하는게 보였다. 척후가 정찰대를 만나서 다 죽여버리다니. 얼마 되지도 않는 시간일텐데. "역시. 벨키서스 레인저로군. 자 갑시다." 우리는 그렇게 계속 노스가드 성을 향해 북상했다. 북쪽으로 올라가면 올 라갈수록 초원 여기저기에는 부러진 검과 창, 널려있는 시신들과 황폐해 진 땅이 우리를 맞이했다. "음. 주의해! 사악한 기운이 느껴진다!" 신성 팔마기사단의 단장인 질리언 체이스필드 추기경은 그렇게 말하고 검 을 뽑아들고 말을 세웠다. 과연, 전장에 쓰러져 있던 시체들이 천천히 일 어나기 시작했다. "이런. 제기랄. 우리를 눈치 챘군요." "이 많은 군대가 움직이면서 눈치채지 못하길 비는게 무리지." 아무리 그래도 기병과 보병을 혼합해서 700명이라고. 초원에서 움직이는 700여명의 인파를 발견 못하는 게 저능아잖아.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역 시 칼을 빼들었다. 언데드화 된 시체들은 천천히 일어나서 부러진 무기를 들거나 아니면 자기 팔을 뽑아서 곤봉으로 삼은 채 다가왔다. "하앗!" 그러나 그순간 보디발 왕자가 앞으로 달리며 스컬버스터를 휘두르자 좀비 들의 상반신이 잘려서 날아갔다. 호박색의 불꽃이 시체들을 태워버리고 블랙스톰은 그런 시체들을 뛰어넘어 질풍처럼 앞으로 달렸다. 혼자서 적 진으로 돌격하다니 바보같은 짓이지만 보디발 왕자는 차라리 그런게 낫 지. "좋아! 그럼 기병대 돌격!" 질리언이 그렇게 외치고 검을 뽑아들자 팔마기사단 모두가 검과 창을 들 고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바보같은 팔마교도만 모아뒀다고 하 더라도 일단 기사단은 기사단인지 마치 허수아비 치듯 좀비들을 쳐 날렸 다. "노스가드전에서 살아남은 이상 다 베테랑이라 이거야! 덤벼! 좀비따위에 쓰러질 것 같냐?!" 병사들 사이에서도 이런 말이 터져나왔다. 음. 하긴 여기 살아남은 자들 은 다들 베테랑이고 소중한 전력이다. 좀비처럼 느려터진 몬스터가 상대 할 수는 없겠지. 그런데 그때 갑자기 좀비들 사이에서 큼지막한게 일어났 다. 오우거의 사체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저건 좀 버겁지?" 하지만 그때 보디발 왕자가 달리며 스컬버스터를 휘두르자 오우거의 시체 도 다리가 끊어지며 풀썩 주저앉았다. 보디발 왕자가 그렇게 좌우로 검을 휘두르자 방금 일어난 오우거의 시체들이 다들 쓰러져버렸다. "휘유! 시작부터 상당히 좋군! 좋아! 가자!" 랭카스터 경은 그렇게 외치고 깃발을 들고 휘둘렀다. 그러자 병사들은 즉 시 진용을 재정비하고 다시 앞으로 갔다. 일단 수는 700밖에 안되지만 다 들 정예병 임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군. 병사들도 꽤 사기가 올라서 행군 속도가 빨라진 느낌이다. 하지만 과연 이게 앞으로도 먹힐까? 나는 그런 의혹이 들어서 지팡이를 쥔 채 말위에 올라타고 있는 린드버그를 바라보 았다. 마커스는 아예 말을 타지 않고 허공에 둥실 떠서 날아오고 있고 린 드버그는 지팡이를 잡은채 눈을 감고 있었다. "린드버그." "무슨 일이오?" "적들의 동태는?" "우리가 접근해오는 걸 파악한 모양이오. 하지만 투석기나 그런걸 정비하 는 걸로 보건대 성을 버리지 않고 수성전을 할 생각인 것 같소. 확실히 노스가드 성의 방어력은 월등하니까 당연한 선택이지." "...." 나는 눈을 감고 있는 린드버그를 바라보곤 혀를 찼다. 지금 당장 소드 블 래스터로 저 인간을 날려주면 아무리 팔마 스폰이라고 하더라도 살아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게 바로 자살행위다. 이런 빌어먹을. 어쨌건 살아 남기 위해선 그와 협력할 수밖에. "노스가드 성이 육안으로 관찰되었습니다!" 그때 후미에서 병사들이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과연 지평선 너머에 치 솟아 오른 산들의 협간에 세워진 거성이 눈에 들어온다. 몇 번의 격렬한 전투를 치뤘음에도 불구하고 어디 하나 허물어진 곳이 없는 튼튼한 성벽 이 돋보인다. 솔직히 저런 성을 공격해서 떨어뜨린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 해되질 않는다. 사다리를 걸칠 수도 없고 성문은 7인치 철문과 격자를 혼 합한 데다가 해자도 깊게 파여있다. 게다가 마법적으로 보호받기 때문에 어지간한 마법공격으로는 손상이 없다. "린드버그 백작님. 여기서 시작하면 안되겠습니까?" "일단 조금만 더 접근해야 합니다. 아직 거리가 멀어요. 이대로라면 성을 불질러버려도 적들은 곧 방어 대형을 갖추고 우릴 맞이할 겁니다." 린드버그는 초조해 하는 랭카스터 경에게 그렇게 말했다. 일단 성을 마법 으로 불사른다고 하더라도 성밖에 있는 병력들을 생각해볼 때 우리들이 이긴다고 장담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무엇보다도 이노그가 있는 것이다. "이대로 계속 접근하는 겁니까?" 나는 현재 지휘관인 랭카스터 경에게 물어보았다. 랭카스터 경은 린드버 그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지금 린드버그 백작께서 안의 동태를 살피고 있으니, 이상이 없다면 그 대로 접근할 생각이네." "그전에, 돌격할 사람들에게 보조 주문을 걸어놓아야지." 마커스는 그렇게 말하더니 그대로 허공을 떠와서 나에게 손을 뻗었다. "호흡을 고르고 마법을 받아들이도록 하게." "예." 나는 마커스가 말하는 대로 정신을 풀었다. 그리고 보니까 조디악 나이츠 도 이노그를 잡을때는 마법의 힘을 많이 빌렸다고 한다. 지금 이정도면 되겠지. 나는 그런 생각을 하고 정신을 집중해서 마법을 받아들이려 노력 했다. 마커스는 나와 보디발, 질리언에게 마법을 걸었다. "그런데 라크세즈양은 어디 갔지?" "글쎄요. 저번에 뭔가 처리할 일이 있다고 어젯밤에 사라졌는데 그뒤로 안보였어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 몸을 움직여 보았다. 마법때문일까? 몸이 상당히 가 볍게 느껴지고 활력이 샘솟는다. 마커스는 그렇게 우리들에게 보조용 마 법을 걸어주고 물러났다. "그럼 이제 슬슬 시작하지. 거리도 가까워지고 있는데." "예." 린드버그는 마커스의 말에 공손히 대답했다. 성 쪽에서는 서서히 투석기 들을 당겨 놓는 게 투석기가 닿을 거리에 근접한 것 같았다. 계속 진군을 계속하던 병력들도 여기에서 멈춰섰다. 우리들은 노스가드를 노려보고, 노스가드에서는 놀과 오크들이 우리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지금으로선 정 말 무모하다. 원래 성을 공격하는 데는 세배의 병력이 필요한 법이다. 그 러나 노스가드 성처럼 단단한 성이라면 사실 열 배의 병력이라도 감당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이 경우 적들이 더 많은 것이다. 우리는 700, 적은 2000 게다가 성문 밖에는 오크와 놀 등 휴머노이드들 이 막사를 치고 있 었다. 노스가드 성을 다르크 발드의 지팡이로 태워버린다고 하더라도 저 앞의 막사에 있는 병력은 고스란히 보전되는 게 아닌가? "그럼. 다르크 발드의 지팡이로, 노스가드 성을 불사르겠습니다! 적들이 혼란을 일으키면 돌격하십시오. 오옴! 헤르틱!" 린드버그는 지팡이를 들고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게 왠일인 가? 갑자기 노스가드성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아니?!" "태워버린다며?"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곤 무의식중에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갑자기 콰앙 하는 엄청난 폭음과 함께 뜨거운 열기가 퍼져나왔다. 말들이 놀라서 투레 질을 하다 쓰러지고 선두에 있던 병사들은 엄청난 열기를 감당하지 못하 고 비명을 질렀다. 엄청난 충격파와 함께 강한 바람이 불고 우리들도 전 열이 흐트러지며 뒤로 물러나야 했다. "뭐야? 무, 무슨 일이야?!" "세상에! 이, 이 정도일 줄은?! 도대체 세르파스는 무슨 물건을 준거 냐?!" 린드버그가 그렇게 황망해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제 서야 조심스 럽게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보았다. 세상에... 엄청난 불기둥이 성으로부 터 치솟아 올라서 대략 천 여미터에 달하는 높이로 치솟고 있었다. 하늘 을 지나던 구름들이 열에 흩어질 정도였다. 세상에. 저게, 성을 조금 태 우는 정도냐? 아주 불기둥이잖아! 실제로 저 빛과 열기만으로 성 앞에 있 던 막사에 불이 붙어서 주위 병력들도 피해를 보고 있었다. 아군도 말들 이 놀라서 쓰러지고 폭염광으로 화상을 입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퀘에에에엑!" 비명이고 뭐고 들리는게 없었다. 그야말로 난장판! 저 엄청난 폭염속에서 무슨 말이 필요하랴? 버텨낸다면 그게 생명체인가?! "지, 지금이다! 적들을 저 불꽃의 벽으로 밀어버려라!" "우와아아아아아!" 랭카스터 경이 군기를 휘두르자 병사들과 기사들은 없는 용기를 짜내어 돌격을 감행했다. 마침 성을 등지고 있던 막사의 괴물들은 너무나 뜨겁고 당황스러워서 막무가내로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그것은 우리들과 싸 우려기 보다는 불타오르는 성의 열기에서 달아나는 것이었다. "쳐라! 적을 불꽃으로 밀어버려!" 보디발 왕자의 호통과 함께 병사들이 돌격 하고 창병들은 스크럼을 짠 뒤 질서있게, 그러면서도 빠르게 달려나갔다. 그렇게 보디발 왕자가 선봉을 맡아서 공격을 하는 동안 질리언 체이스필드의 팔마기사단은 좌측으로 우 회하여서 적들의 옆구리를 치기 위한 기동을 하고 있었다. 지금 같이 적 들이 다 혼란되어 있는 경우 부대를 나눠서 옆구리를 친다는 게 얼마나 전술상의 이익을 가져올지 모르지만 어차피 기병은 멀뚱멀뚱히 서있으면 그다지 도움이 안되니까 저런 거라도 하는 게 낫다. "그럼! 쓸어보실까!" 린드버그는 다르크 발드의 지팡이를 든 채로 주문을 영창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우리의 등뒤로부터 강한 바람이 불면서 타오르는 노스가드 성으로 불었다. 우리를 향해 달려오던 놀과 오크들은 흙먼지와 바람을 뒤집어 쓰 며 병사들과 싸워야 했다. 당연히 병사들이 훨씬 유리하다. 창병들이 스 크럼을 짜고 찌르는 것만으로도 무너진 대형으로 달려오던 오크들이 꿰여 죽었다. "좋아! 좋아! 이렇게 나가는 거다! 이노그만 해치우면 이 싸움은 이긴 거 야!" 병사, 기사 할 것 없이 모두들 다르크 발드의 지팡이가 불러온 엄청난 효 과에 놀라서 괴물들을 성 쪽으로 밀어냈다. 저항하는 적들은 창검에 찔려 죽고, 그렇지 않고 뒤로 물러난 녀석들은 치솟아오르는 불꽃에 접근 하는 것만으로 털이 타오르기 시작한다. 살아있는 생명체가 강한 불꽃에 노출 되면, 몸의 일부부터 수포가 생기기 시작하며 곧 체액이 끓어오른다. 그 광경이 적나라하게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좋아! 이겼다!" 보디발 왕자는 핸드발리스타에 철창을 재우고 허겁지겁 달려오는 머리두 개 달린 거인, 에틴에게 쏘았다. 보디발 왕자의 화살이 에틴의 가슴을 꿰 뚫자 에틴은 그 거구를 뒤로 날려 격동적으로 쓰러진다. 이건 이미 전투 가 아니라 학살이었다. 구름을 찌르는 불기둥을 뒤에 지고 있는 적들이 어떻게 포위진을 형성한 인간들의 공격을 버텨내겠는가? 하지만.... "프라임 베니쉬먼트Prime Vanishment!" 이건 목소리가 아니다. 마치 내가 속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마음속으로 누 군가가 외쳤다. 순간 노스가드 성을 달구던 불기둥이 마치 촛불을 불어 끄는 것처럼 팩하고 꺼져버렸다. 그리고 그 노스가드 성의 위에는 언제 있었는지 모르지만 신장이 오륙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놀이 거대한 프레일 을 어깨에 비스듬히 메고 한껏 불량한 표정으로 웅크려 앉아 있었다. 이 노그였다! "크흐흐흐흐. 하하하하핫! 아주 제법이군. 인간들. 세르파스의 도움인 가?! 그 지팡이는?" "...." 우리들은 광포한 웃음을 짓는 이노그를 바라보았다. 젠장. 이 불기둥 공 격도 이노그에게는 아무런 타격도 주지 못한 것 같았다. 천여미터에 달하 는 엄청난 불기둥이었는데도! 이노그는 털끝 하나 상하지 않은 모습으로 노스가드 성벽 위에 쭈그려 앉아있다가 일어났다. "좋아. 너희들 인간은 정말 보면 볼수록 사람을 놀라게 하는 군. 언제 이 런 저력을 가지고 있었는지 모르지만. 늘 위급할 때가 되면 저력을 발휘 하니." "으음." 젠장. 도대체 왜 저놈은 성이 불타도 멀쩡한거지. 그런 천 여미터짜리 불 기둥 속에서 멀쩡할 수 있다는 건 사기야! 뭐 나도 멀쩡하겠지만. 어쨌건 이노그는 우리들을 바라보고 성벽에서 뛰어내려 지면 위에 섰다. 그 거대 한 거구가 꽤나 날렵하게 움직이는 걸 보니 치가 떨린다. 저런 놈과 싸워 야 하는 내 자신이 한심하다. 달아나 버릴까? "제길! 허세는 그만 부리시지! 네 군대 대부분은 이번 공격으로 소멸했 다. 남은 것도 병력이랄 수 없어! 아무리 놀들의 신이라고 하더라도 고작 해야 사악한 사교의 무리! 위대한 팔마의 철퇴 앞에 버틸 수 있을 것 같 으냐!" 팔마 신성기사단의 한명이 그렇게 외쳤다. 그러나 그 순간 갑자기 그 사 람은 자기 목을 잡고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쿠엑! 으아아악!" 그리고 그순간 눈, 코, 입, 귀 할 것 없이 전신에서 피를 쏟기 시작했다. 그 팔마 기사는 그대로 낙마해 목숨을 잃었다. 이노그의 짓인가? "팔마라... 흐흐흐흐. 아무것도 모르는 놈들이로군. 뭐 좋다, 염마대전과 성황 오르태거 이래로, 쇠약해진 인간치고는 예상이상으로 잘해 주었다. 인간들. 그러나 너희들의 공격은 그다지 큰 효과가 없다. 내 주력은 어디 까지나 우스베와 리치 와이즈맨이니까." 과연 이노그의 옆에는 우스베와 와이즈맨이 나타났다. 공간도약인가? 별 쓸데없는 곳에서 마법을 쓰는 군. "그러면 인간들! 어디 한번 힘을 보자! 인페르날 호러Infernal Horror!" 이노그가 그렇게 주문을 외우자 갑자기 하늘에서부터 후끈후끈한 열기가 깔리기 시작했다. 나는 깜짝 놀라서 적을 앞에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심결에 고개를 들어 위를 확인했다. 세상에... 구름이 다 사라지고 하 늘을 불꽃이 뒤덮기 시작했다. 마치 피처럼 검붉고 탁한 불꽃이 일렁이는 게 아닌가? 아니 이게 뭐야? 하지만 그 불꽃의 하늘이 깔리자 마자 병사 들 사이에서 비명이 들리기 시작했다. "우아아아아악!" "아아악!" 갑자기 진영이 무너진다. 아니, 개중에 몇몇 병사는 패닉을 일으켜서 동 료를 창으로 찌르기까지 했다! 에? 설마. 저거 인간에게 무슨 정신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가? 나는 멀쩡하겠지만 인간들에게는 효과가 있다던가. "하하하하! 지옥에 들어온 걸 환영한다!" 이노그는 유창한 공용어로 그렇게 말하고 엄지손가락을 들었다가 아래로 꺾었다. 그래. 그걸 시작으로 진정한 지옥도가 펼쳐졌다. < 계 속 > -------------------------------------------------------------------- 펠:(냉장고를 뒤지고 있다.) 뭐야. 대부분 김치네. 좀 치즈케익 같은거 사다 놓고 접대라도 하라고. 휘:그보단 남의 집에 들어올 때 그런거 사들고 와야 겠다는 생각 안드냐? 펠:비싼걸~요새 일도 없어서 박봉으로 살고 있는데 그런거 사다 바칠 이 유가 없잖아? 훗. 카:그런데 정말 집이 어수선하네. 책이랑 시디로 발디딜 틈이 없어. 대부 분 만화책 아니면 환타지 소설이네 근데. 휘: 왜. 공부에 쓰는 책도 많다고. 자료집도 있고. 펠:우리가 벌어준 건 어디다 팔아먹었어? 플스2도 없잖아. 접대의 기본이 안되어 있어. 기본이! 휘:...얼마나 벌어다 줬다고 난리야? 너보단 카이레스가 돈벌이가 된다 고.-_-; 카: 아하하하하핫! 선배, 선배하더니 별거 아니군. 하하핫. 휘: 카이레스가 맞아서 너덜너덜 해질 때마다 돈이 벌리는 법이지. 카: ....그런 이유였어? s(-_-)z 펠: 쳇. 아 혹시 비상하는 매 복각판 내자는 이야기 없어? 군대 때문에 하루 한 권씩 써서 글을 망쳐놨잖아. 뭐 통신판도 별다를 건 없지만. 휘:으응. 뭐 통신판과 출판판을 합쳐서 완전판을 새로 만들까 생각 중이 긴 해. 하지만 귀찮다. 이미 내 안에서 끝나고 정립된 이야기를 다시 써 나간다는건 힘든 일이지. 훗. 나도 참 주제에 자존심은.... 펠: (안듣고 있다.)배고프다. 뭐 먹을거 없나? 휘: ..... 계속 이라면 계속된다! 다같이 외치자! 계~속! *********************************************************************** 으으윽. 오른쪽 눈이 아프다! 게다가 눈물이 계속 나오고 눈이 충혈된것처럼 아픈데 이건 혹시 망막박리? 안돼! ***********************************************************************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제 25 화 : Deicide#8 ------------------------------------------------------------------------ 팔마력 1548년 10월 6일 "저런!" "안돼!" 린드버그는 당황해서 주문을 외워 눈보라를 이노그에게 날렸다. 그러나 이노그는 마법을 맞아도 맞는 건지 안맞는 건지 앞으로 걸어오며 다시 주 문을 썼다. "와랏! 지옥의 군대여! 콜 인페르날 코호트 Call Infernal Cohort!" 그순간 불꽃의 하늘로부터 무수한 악마들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깜 짝 놀란 보디발 왕자가 핸드 발리스타를 재워서 이노그에게 발사했지만 화살은 이노그의 앞에서 멈춰서 버렸다. 이노그가 히죽 웃으며 노려보자 보디발 왕자가 발사한 철창은 허공에서 녹아서 쇳물로 변하기 시작했다. 우와! 저게, 뭐냐! "확장 파이어스톰 Extended Fire Storm!" 이노그가 가소롭다는 듯 비웃고 있는 사이 우스베가 주문을 외웠다. 그러 자 어마어마한 불꽃의 폭풍이 팔마기사단 사이에 피어오르더니 소용돌이 치면서 인간들을 삼키기 시작했다. "우아아아아악! 끄아아악!" 사람들은 불꽃의 폭풍에 휩쓸려 그대로 구워져 버렸다. 마법의 범위가 무 척 넓은데다가 주문캐스팅도 워낙 빠른 바람에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미티어 스웜! Meteor Swarm!" 와이즈맨도 이에 질세라 우리들에게 마법을 외웠다. 그러자 그의 앞에서 네 개의 불붙은 운석이 나타나 쏘아져 나갔다. "이런! 벨키서스 레인저들!" "쳇!" 벨키서스 레인저의 진영으로 떨어진 운석은 굉음과 함께 대폭발을 일으켰 다. 그러나 벨키서스 레인저들의 태반은 폭발 범위 밖으로 날래게 몸을 던져 피하고 몇 명만이 쓰러져 버렸다. "이런! 제길! 이래서야 안되겠다! 돌격해! 놈들을 잡아!" 마커스는 그렇게 외치며 하늘에서 내려오는 악마들을 향해 주문을 외웠 다. 그러나 마커스 혼자서 상대하기에는 수가 너무 많았다. 린드버그도 가세하며 마법을 외웠지만 이노그가 그런 우리들을 비웃었다. "하하하하하! 전부 죽어라! 봉인 해제 미티어 스웜Meteor Swarm!" 이노그가 주문을 외자 불꽃의 하늘로부터 화염탄이 계속 쏟아지기 시작했 다. 같은 주문인데도 리치가 쓰는 것과 이노그가 쓰는 것은 다르다고 할 까? 삽시간에 노스가드 평원이 화염의 비를 맞게 되었다. 여기저기 지평 선 너머로 계속 폭발이 확산되어가는게 우리들이 700이 아니라 70000이었 다고 하더라도 이 공격에 살아남을수 없을 것 같았다. 소수 정예만 남은 것을 차라리 감사해야 하는 가? -쾅 "으아아악!" 폭발음과 비명이 연달아 들리며 전세가 확 뒤집어 졌다. 나는 앞으로 말 을 달려서 간격을 좁히려 했지만 그 순간 옆에 화염탄이 떨어지며 방금 전까지 병사들을 지휘하던 랭카스터 경이 박살나 버렸다. 괴물이다! 뭐 이런 마법이 다있지?! 삽시간에 노스가드 평원은 불바다로 뒤바뀌고 여기 저기서 전사자가 속출했다. 이미 이건 싸움이 아니다! "에이! 간다! 비켜! 이노그를 쓰러뜨리지 않으면 전멸이다!" 나는 하늘로부터 날아드는 악마를 피해서 레이퍼를 달리며 앞으로 나섰 다. 아까 전 이노그가 건 프라임 배니쉬먼트Prime Vanishment에 내 몸에 걸려있던 보조주문들은 모조리 다 날아가 버렸다. 결국 이노그와는 맨몸 으로 싸우는 셈이다. 미친짓이지. "카이레스! 혼자서는 무모하다! 돕겠다!" "그래요!" 질리언과 보디발이 그렇게 나서고 렉스도 휴렐바드의 방패를 펼친채 악마 들 사이를 돌파하며 달려오고 있었다. 다른 이들은 나름대로는 열심히 싸 우고 있지만 적들이 너무 강해서, 그리고 불바다로 변해버린 이곳을 뚫지 못하고 있었다. "크흐흐흐흐! 일단은 이것들 먼저 뚫어보시지 그래." 와이즈맨은 그렇게 비웃고 손을 들었다. 그러자 검은 구름이 피어오르며 방금전 쓰러졌던 기사들과 괴물들이 모두들 다 일어나기 시작했다. 삽시 간에 주위가 전부 언데드 군대로 뒤덮이게 된 것이다. "장난하냐아아아아!"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외치고 스컬 버스터를 휘둘렀다. 언데드들이 보디 발 왕자와 블랙스톰의 앞을 막아섰지만 그들은 마치 분쇄기에 집어넣은 목재처럼 박살나버렸다. "호오!" 와이즈맨은 솔직히 보디발 왕자의 무용에 놀랐는지 감탄했다. 하지만 그 때 하늘로부터 붉은 날개의 악마가 내려오며 보디발 왕자를 덮쳤다. "치잇!" 보디발 왕자는 몸을 틀면서 하늘을 향해 스컬 버스터를 찔렀지만 악마는 가볍게 선회하면서 발로 블랙스톰의 머리를 찼다. 그러자 그 거대한 블랙 스톰이 옆으로 부웅 날면서 보디발 왕자도 나가 떨어졌다. 세상에! 단 일 격으로 블랙스톰을 차 죽이다니! -치이익! 헉?! 이런! 나도 마찬가지다! 레이퍼의 마갑이 갑자기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레이퍼는 깜짝 놀라서 펄떡펄떡 뛰기 시작했다. 나는 얼른 쉐 도우 아머의 팔로 레이퍼의 마갑 연결끈을 끊어서 붉게 달아오른 마갑을 벗겨내었다. 그러자 레이퍼는 투레질을 하면서 계속 날뛰었다. "그, 그만둬! 나는 말에 약하단 말야! 임마! 주인의 기마술을 생각해라!" 나는 그렇게 말했지만 이미 상처를 입은 레이퍼는 그런거 따질 여력이 없 었나보다. 나는 레이퍼의 안장에서 미끄러져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다. 채 이노그에게 다가가지도 못하고 이렇게 낙마해버리다니. 나는 얼른 몸을 일으켰다. 레이퍼도 제정신이 아닌지 미친 야생마처럼 여기저기 뛰어다니 고 있었다. 저놈을 타고 돌격한다는 건 틀렸군. 그런데 그때였다. "으아아악!" "오라버니!" 어디선가 펠리시아 공주의 비명이 들리기에 나는 앞을 바라보았다. 그러 자 우스베가 팬텀 세이버로 마악 낙마했다 일어난 보디발 왕자의 어깨를 쑤시고 있는 게 보였다. 대단하다. 보디발 왕자를 저렇게 쉽게 처리하는 우스베가 대단한게 아니라 이런 난전 속에서도 보디발 왕자를 바라보고 있는 펠리시아 공주가 더 대단하다. 나는 그쪽에서 시선을 돌린 뒤 다가 오는 좀비를 데일라잇으로 쳤다. 느려터진 괴물들이지만 사방에서 한꺼번 에 다가오자 겁이 더럭 난다. 당할 리는 없지만, 불안감이 가슴속에서 피 어나는 것이다. 저 붉은 하늘 때문인가? "하하하하하! 이 정도인가! 보디발! 인간들이 자랑하던 라이오니아의 황 금사자가 이정도라니 실망이군! 그 피로 팬텀세이버는 포식을 하지만!" "이, 이 자식이!" 나는 주면을 정리하고 앞을 바라보았다. 보디발 왕자는 우스베의 비웃음 을 사면서도 이를 악물더니 검을 휘둘렀다. 살을 주고 뼈를 벤다는 건가? 그러나 부웅 하는 소리와 함께 스컬버스터는 허공을 가르고 우스베는 사 뿐히 뒤로 물러났다. 보디발 왕자의 어깨에 박혀있던 팬텀 세이버가 뽑히 자 피가 분수처럼 치솟는다. 굉장히 위험한 곳에 맞은 것 같았다. "보디발!" 나는 보디발을 구하기 위해서 앞으로 달려나가려 했으나 그 순간 내 앞으 로 뭔가가 날아왔다. 이런! 질리언 체이스필드다! 나는 질리언 체이스필 드를 윈드워커의 부츠로 뛰어넘었다. 너무 급하게 뛰어넘느라 그만 몸이 걸려서 어깨로 지면에 떨어졌다. 순간 숨이 턱 막힌다. 제기랄! 어떻게 된거야? 방금전까지 기세가 등등하던 신성팔마 기사단의 단장이 저렇게 무슨 공처럼 날아다니는 건가! 나는 그렇게 속으로 욕을 하면서 몸을 일 으켰다. 방금전까지 질리언이 타고 있던 말은 이노그의 앞에서 형체를 알 아볼 수 없게 박살나있었다. 아마 그리즈낙에 맞고 박살난 것 같았다. "카이레스! 와라! 이노그는 네가 물리쳐야지!"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말하며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상처로부터 계속 피 가 흘러나와 체력을 앗아가고 있으리라. 저렇게 되면 우스베 아니라 일반 잡병인 놀도 상대하기 힘들텐데 피투성이가 된 보디발 왕자에게 이노그가 걸어나오며 그리즈낙을 지면에 대고 낮게 쓸었다. "안돼!" 보디발 왕자는 저거에 약하단 말야! 나는 그렇게 외치고 앞으로 달려나갔 다. 그러나 보디발 왕자도 그간 당한 게 있는지 칼을 지면에 꽂고 몸을 띄웠다. 그러고 보니 지금의 보디발 왕자는 갑옷을 벗었지! 그리즈낙이 바닥을 휩쓸었지만 보디발 왕자는 가볍게 그리즈낙을 뛰어넘고 공중에서 대회전을 하며 이노그의 무릎을 내리쳤다. 멋진 반격이다! -깡. 에? 갑옷도 없는데 금속음이라니? 이노그의 다리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보 디발 왕자의 스컬버스터를 튕겨낸 것이다. 역시 스컬 버스터로는 아무리 강하게 때린다고 하더라도 신급인 이노그를 해할 수 없는 건가? 그 순간 이노그가 공중에서 발을 휘둘러 보디발 왕자를 차서 날려보냈다. 보디발 왕자는 줄 끊어진 연처럼 멀리 날아가 시체 더미 속으로 떨어졌다. "으아아악!" 보디발 왕자의 비명이 들려왔다. 나는 깜짝 놀라서 다가가 보곤 혀를 찼 다. 시체더미 속에 방치되어있던 오우거의 늑골이 보디발 왕자의 등에서 부터 가슴팍으로 뎔?나온 것이다. 나는 소드블래스터를 휘둘러 늑골의 파편을 잘라내고 보디발 왕자를 잡아서 통째로 들었다. 쑥하고 뼈가 보디 발 왕자의 등쪽에서 뽑혀나오자 보디발 왕자는 그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실신해버렸다. "크하하하하! 그 정도로 나서다니 용감한 인간이로군!" 이노그는 그렇게 보디발 왕자를 비웃고 있었다. 제기랄. 너 잘났다. 아무 리 준신(準神 Demi God)이라지만 엄연히 놀들에게 칭송 받는 불멸의 존재 가 죽을 운명의 인간 하나 조지고 뭐 좋아서 그렇게 웃냐? 나는 보디발 왕자를 옆에 내려놓은 뒤 소드 블래스터와 데일라잇을 쥐고 이스턴 업 라 이트를 취한 채 앞으로 달려나갔다. 거대한 에틴의 시체가 느릿느릿하게 일어나 곤봉을 휘두르며 나를 맞이했지만 나는 에틴의 무릎을 밟고 뛰어 오르며 에틴의 목과 목 사이, 빗장뼈에 소드 블래스터를 찍어 넣었다. "꺼져!" -펑! 폭발과 함께 썩은 내가 진동을 한다. 나는 에틴의 시체를 뛰어넘으며 윈 드워커의 부츠로 허공에서 나를 향해 덤벼든 가재 같은 악마를 내려 찼 다. 악마는 그대로 지면에 추락하고 나는 그 위에 사뿐히 내려앉으며 다 시 소드블래스터로 꽂았다. 그리고 역시 점화! 바로 그 가재같은 악마는 산산조각났다. "그 동안은 돈 몇푼 아끼느라 아껴썼지만 이제 그건 끝이다! 다 덤벼!" 나는 그렇게 외치고 앞으로 달려가며 걸리는 모든 것들을 베어버리기 시 작했다. "캬오오!" 내가 그렇게 달려가는 사이에 뒤에서는 실버드래곤으로 변신한 린드버그 의 포효가 들린다. 하지만 전황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는다. "하앗!" -펑! 날개달린 악마가 블라스터의 단 일격에 산산조각난다. 나는 소드블래스터 의 폼멜을 잡아당겨 탄창을 빼버리고 새 탄창을 갈아끼웠다. 그러자 이번 에는 우스베가 나의 앞을 가로막았다. 내가 쌓아온 시체더미가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 되자 자기가 직접 나선 것이다. "이노그님에게 보낼 수는 없습니다!" "소울 리버!" 나는 다크 레전을 펼치며 이를 악 물었다. 그러자 눈앞이 빛으로 변하며 나는 어느덧 우스베를 지나쳤다. 우스베는 정신력이 강하기 때문에 소울 리버로 영체를 벤다고 하더라도 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런 피해 없이 우스베를 지나쳤다는 게 중요하다. 나는 뒤는 신경도 쓰지 않고 앞 으로 달려나갔다. "이런! 카이레스!" 뒤에서는 우스베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좋아. 좋다구. 네놈의 노성이 나에게는 천상의 음률이다. "각오해라! 이노그!" "호오! 나보고 각오하라니. 우습구나! 리버스 그래비티!" 이노그는 내 건방진 말을 듣고 비웃으면서 주문을 걸었다. 그 순간 갑자 기 나는 천장에 매달려 있다가 떨어지는 것 같은 기분을 받았다. 하지만 내 부츠는 원래 천장에 거꾸로 매달릴 수도 있는 물건이다. 나는 바닥을 한번 빨아들이며 앞으로 뛰어들어서 역중력장을 벗어나 이노그의 발목을 향해 두 자루의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그 순간 갑자기 부웅 하는 바람소 리와 함께 이노그가 하늘로 솟아 올랐다. "에?!" 아니 그 거구로 점프를 했단 말야? 나는 기가 막혀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거대한 그림자를 드리우며 하늘로 날아오른 이노그는 붉은 하늘을 등진채 공중에서 주문을 외웠다. "필멸자를 봉하는 시간의 봉인을 받으라! 임프리즌먼트! Imprisonment!" 이노그는 그렇게 외치며 나에게 손을 뻗었다. 그 순간 뭔가 투명한 것이 내 얼굴에 닿았다. "악!?" 역시 내 마법 저항쯤은 너무도 쉽게 파해하는 군! 이노그의 주문 앞에서 는 내 항마력은 있으나 마나한 존재다. 하지만 그렇게 주문이 내 항마력 을 무시하고 들어와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노그는 그 거구로 공중에서 일회전 한 뒤 노스가드의 성문 앞에 내려서서 놀라워했다. "이녀석. 봉인 주문에 면역이군!? 인간이 아니란 건 느끼고 있지만 이 정 도일 줄이야!" 그, 그런가? 뭔 소리인지 모르겠군. 아까 전에 쓴 주문이 나에게 먹히지 않았다 그 뜻이겠지? 좋아. 어찌되었건 다만 지금은 싸울 수밖에! 나는 이노그에게 달려들며 데일라잇을 휘둘렀다. 처음으로 이노그의 피부에 검 이 박히며 붉은 피가 튀어 올랐다. "캬!" 그 순간 이노그는 그리즈낙으로 지면을 쓸었다. 나는 윈드워커의 부츠로 단숨에 뛰어오르며 그리즈낙을 피했지만 이노그는 그리즈낙에 뒤이어 발 길질을 했다. 공중에 떠있는 나를 향해 발길질을 한 것이다. 나는 얼른 재 분사로 이노그에게 멀어져서 공격을 피했지만 이노그의 발톱이 내 가 슴의 살점을 한 뭉텅이씩 잘라갔다. "억?!" 나는 아슬아슬하게 지면에 착지하고 가슴팍을 만져보았다. 피가 베어나와 서 흥건하다. 쉐도우 디펜더를 걸었건만 이노그는 가볍게 그걸 뚫어버린 것이다. 역시 이노그에게는 내 항마력도, 쉐도우 아머도 그다지 큰 도움 이 되지 않는다. "캬아!" 이노그는 그렇게 지면에 주저앉은 나에게 재차로 그리즈낙을 휘둘렀다. 두 개의 프레일 머리가 나를 향해 날아오는데 나는 그 두 개의 프레일 헤 드 사이로 몸을 날려 아슬아슬하게 그리즈낙을 피했다. 하지만 풍압 때문 에 코피가 터져나왔다. "우윽!" 나는 이를 악물고 쉐도우 아머의 팔을 이용해 제로테이크 까지 뽑아서 세 검의 자세를 취했다. 이전에 한번 한 적이 있는 이스턴업라이트와 웨스턴 업 라이트를 합친 묘한 자세이다. 전에는 잘 못했지만 이제는 쉐도우 아 머의 컨트롤이 많이 늘어서 할 수 있는 묘한 검술, 과연 어느 정도의 효 과가 있을지는 자신할 수 없다. 아니 사실 이노그에게는 효과가 없다. 저 런 거대한 놈을 상대 하는데 검술형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그러나 내가 데미지를 크게 입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 나는 어지러운 머리속을 정리하면서 자세를 단단히 잡았다. "역시 괴물이군!" 나는 그렇게 외치고 다시 이노그에게 돌격했다. "용감한 인간이구나! 하하하!" 그러나 이노그의 외침과 함께 나는 그대로 밀려나 뒤로 날아갔다. 이노그 는 노스가드의 성을 등진 채 태산처럼 서서 그리즈낙을 마구 휘둘러대었 다. "죽어라! 성황의 후계자!" "이런!" 나는 이노그의 기합에 날아가 쓰러진 채로 뒤로 굴러 아슬아슬하게 그리 즈낙을 피했다. 지면에 그리즈낙이 처박힐 때마다 무슨 큼직한 낙석이 떨 어진 것처럼 땅이 울린다. 지축을 흔드는 위력. 거기에 더해서 저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순발력까지 아무리 보아도 이노그는 내가 상대할 적이 아 니다. "우아아아아악!" 게다가...병사들도 다 죽어가고 있었다. 700명이나 되던 병사들, 노스가 드의 앞에 머물고 있던 적과 접전을 벌여도 채 50명도 죽지 않은 병사들 이 지금은 거의 다 괴멸 당한 것이다. 동료들은 살아남았는지 모르겠군. "좋아! 악마를 다 물리쳤다! 남은 병력은 저 리치와 우스베를 쳐!" 린드버그의 고함소리가 들려오는 걸로 보아서 그래도 소환된 악마들은 다 정리된 것 같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노그는 그 말을 듣더니 다시 손을 하늘로 뻗었다. "콜 인페르날 코호트! Call Infernal Cohort!" 그러자 다시금 붉은 불꽃의 하늘로부터 악마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순 간 모두들 할말을 잃고 머엉하니 굳어버렸다. 나도 싸우다 말고 멈춰서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헤? 또냐?" 지, 질리지도 않는다. 이렇게 되면 승산이 없잖아? 나는 기가 막혀서 이 노그를 바라보았다. 역시, 신인가? 세르파스에게는 세 번 맞고 뻗어버렸 지만 인간으로서는 감히 건드리지도 못한다. 내가 아까 전에 데일라잇으 로 상처를 낸 다리부분은 벌써 아물어서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결과적으 로 나는 저 이노그를 털끝하나 해하지 못한 것이다. 제기랄. 이렇게 압도 적인 힘의 차이가 나는데 상처마저 재생하면 어쩌라는 말인가? 재생하기 전에 빨리 쳐서 죽이라는 건가? "하하하하하핫! 데일라잇까지 나타나고 해서, 과연 어느 정도일까 하고 기대를 했건만! 정말 실망이군! 역시 너희들은 타락한 인간에 지나지 않 아! 이렇게 허약한 힘으로 지금까지 문명의 주축에 서있었다니! 이제 너 희들이 우리에게서 강탈한 그 자리를 되찾겠다! 우선! 너! 성검의 종사를 죽이겠다!" 이노그는 그렇게 말하고 성큼성큼 나에게 다가왔다. 그러나 그때 갑자기 물의 거인이 내 앞에 나타났다. "카이레스! 뒤로 피해! 지금으로선 무리야!" "디모나?" 나는 그녀의 충고에 따라서 뒤로 피했다. 과연, 크기는 집채만하던 그 물 의 거인은 이노그의 그리즈낙 한방에 산산이 흩어져 버렸다. 저럴 거면 뭐 하러 나왔냐 저놈? "카이레스 오빠!" 메이파는 앞 뒤 가리지 않고 동료들의 보호를 받으며 나에게 달려왔다. 그리고 마커스도 날아와 우리들 위에 섰다. 일단 별 도움은 안되겠지만 동료들이 와주자 괜히 마음이 안정이 된다. "호오! 제법 패거리를 갖추는 구나!" "집단 가속Mass Haste!" 마커스는 이노그가 비웃건말건 주문 쓸 시간을 버는게 중요한지 바로 우 리들에게 가속주문을 걸었다. 그리고 메이파가 내게 손을 뻗었다. "카이레스 오빠! 데일라잇으로 미트라 님의 힘을 불러야 해요! 그렇지 않 으면 인간의 힘으로 이노그를 물리친 다는 건 불가능하다고요!" "하지만! 어떻게 하는지 모른다고!" 그런걸 쓰면 네가 위험해지는 거 아니냐? 나는 그런 생각을 하고 앞에 나 서서 이노그를 바라보았다. 이노그는 재미있어 하는지 천천히 다가오며 그리즈낙을 휘둘렀다. 나는 이노그의 그리즈낙을 피하고 뒤로 물러났다. 사정거리의 차이 때문에 달아나지도 못하잖아? 이러는 사이에도 인간들은 이노그가 새로 소환한 악마들 때문에 죽어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노그를 물리칠 수는 없다! 제기랄! 이렇게 강력하다니. 내가 지금껏, 십 년간 수련한 검술은 뭐지? 이런 거대한 괴물의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아니 잖아! 절망이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메이파가 내 손을 잡았다. "카이레스 오빠! 할수 있어요. 오빠는 조디악 나이츠의 선택을 받은 사람 이잖아요! 오빠가 아니면 이 상황을 누가 타파할 수 있겠어요?!" "뭐... 그 그건 그렇지만 말야. 이건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잖아!" "저를 믿어요!" 메이파는 그렇게 말하고 내뒤로 돌아가더니 갑자기 내 허리를 덥석 끌어 안았다. 그리고 나에게 외쳤다. "오빠. 데일라잇을 양손으로 쥐어요!" "그래!" 나는 그녀가 하라는 대로 소드 블래스터는 쉐도우아머에게 들리고 내 손 으로 데일라잇을 단단히 쥐었다. 그러자 메이파는 조용히 기도를 하면서 나를 끌어안은 채 수인을 맺기 시작했다. "정의로운 군신 미트라이시여! 여기 그대의 성검을 물려받은 자가 있나이 다! 비록 그대의 가르침 안에 있는 자는 아니나! 빛이 어둠을 구축(驅逐) 함을 믿나이다! 부디...." "이, 이것들!? " 그 순간 이노그는 깜짝 놀라서 나에게 그리즈낙을 휘둘렀다. 이익! 메이 파가 뒤에 붙어서 피할 수가 없어! 나는 깜짝 놀라서 엉겁결에 데일라잇 을 들고 그리즈낙을 막았다. 앗차! 죽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 순간 어이없게도 이노그가 뒤로 두 발짝 물러났다. "뭐...뭐라고?!" 데일라잇은 그 순간 태양처럼 밝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순간 검을 하늘로 치켜들었다. 무심코 한 짓이지만 순간 붉게 타오르는 하늘이 깨어지며 눈부신 태양 빛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마치 여명아래 서있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이... 이게 태양신 미트라의 힘인가?!" "지, 지금이에요!" "좋아!" 나는 이를 악물고 검을 휘둘렀다. 순간 나에게 쏟아지던 태양빛이 그대로 앞으로 직진하며 이노그를 강타했다. 하늘이 조각조각 깨어지며 눈부신 빛이 쏟아져 내린다. 인페르날 호러가 깨어지면서 미트라의 성광이 주위 를 뒤덮은 것이다. "캬아아아아아!" "퀘엑!" 미트라의 성광은 한동안 계속 이 노스가드 평원을 비춰주었다. 무수한 악 마들이 성광에 버텨내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며 지면으로 꺼지기 시작했 다. 하늘을 날던 악마도 지면에 내려와 마치 땅속으로 스며들 듯 사라져 버린다. 리치가 세웠던 언데드들도 모두들 다 불이 붙어서 쓰러지고 리치 인 와이즈맨도 그 부정한 육신에 불이 붙었다. "으아아아아악!" 심지어 이노그도 몸에 불이 붙어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크아아악! 또, 또 데일라잇이냐! 하지만! 이젠 전처럼 당하지 않는다!" 이노그는 몸에 불이 붙은 주제에 이쪽으로 달려들었다. 나는 엉겁결에 다 시금 데일라잇으로 그리즈낙을 막았지만 이번에는 약발이 떨어져서 그런 지 거대한 힘을 이기지 못하고 데일라잇이 손밖으로 튕겨 나갔다. 물론 허공으로 날아가려는 걸 쉐도우 아머로 도로 잡았지만 손아귀는 다 찢어 져서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 실제로 검을 틀어쥐는 왼손의 경우는 손 아귀가 찢어져서 뼈가 보일 지경이다. "죽어라! 신에게 거역하는 어리석은 것들!" 이노그는 그렇게 외치고 앞으로 달려왔지만 그대 갑자기 새하얀 냉기가 이노그의 얼굴을 직격했다. "라크세즈!" 나는 메이파를 품에 안고 뒤로 물러나면서 외쳤다. 과연 동쪽 하늘에서부 터 라크세즈가 날아오며 선회를 하고 있었다. "좀 늦었죠? 원군을 데려왔어요!" "원군?" 나는 의아한 마음에 옆을 바라보았다. 과연, 동쪽 능선에서는 벨키서스 레인저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소드블래스터와 데일라잇을 들고 앞으 로 다가갔다. "끝났다 이노그! 보았다시피 인간들은 아직 너희들 놀에게 문명의 주권을 넘겨주지 못할 것 같다!" "크크큭. 그러냐? 하지만 이렇게 해서 내가 패퇴하면 너희들끼리 공멸할 텐데? 내가 여기 이렇게 화신으로서 존재하는 것은 우스베가 힘을 썼기 때문만이 아니란 것을 알겠지?" 이노그는 그렇게 말했다. 이놈. 에스페란자 공국을 말하는 건가? 나는 조 심스럽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 적어도 그건 네놈이 걱정할 일이 아니란 말 야!" "아니. 별로. 걱정하는 건 아니다. 너희들은 앞으로도 즐겁게 이 세상을 살아가겠지? 우리들의 위협이 없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럼 우스베. 달 아나라." "예! 주인님!" 우스베는 이노그의 명령을 받자 일체의 흔들림도 없이 공간을 도약했다. 나는 깜짝 놀라서 우스베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았지만 그 순간 이노그가 앞으로 나섰다. "어차피 지금의 나는 본체가 아니라 화신Incarnation이다. 우스베가 살아 있으면 언제고 다시 부활하겠지. 물론 여기있는 너희들은 다 죽게 될 것 이다. 하하하하하! 네놈들의 용기는 굉장히 맘에 들었고, 그 활약도 인상 깊었지만 그래도 나에게도 자존심이 있다. 감히 신에게 거역한 결말을 지 어주마!" 이노그는 그렇게 말하고 그리즈낙을 휘둘렀다. 피보라가 튀면서 무수한 기사들의 사체가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나는 지면에 바짝 엎드려 그리즈 낙을 피했지만 그리즈낙이 머리 위를 지날 때의 풍압만으로도 귀에서 피 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고막이 터졌는지 귀가 멍멍하다. 아까 전에 코피 가 터졌을 때 이미 귀도 많이 상해있다. "캬아!" 아득히 멀리들리는 소리로 이노그는 지면을 밟았다. 그러자 무수한 마법 진이 이노그의 주위, 허공에 나타나며 주문이 완성, 불꽃의 창과 얼음의 방패, 번개의 구체가 되어서 인간들을 덮쳤다. 하지만 마커스는 벨키서스 레인저들에게 주문을 걸어주고 벨키서스 레인저는 마커스의 축복을 받은 리피팅 보우건을 이노그에게 발사했다. 나 역시 이노그에게 달려들어 소 드블래스터와 데일라잇을 찔러 넣었다. "이것들!" 이노그는 자신의 다리를 찌른 나를 귀찮다는 듯 발을 휘둘러 집어던졌다. 그리고 뭔가 강력한 마법적인 공격, 나는 항마력이 짓이겨지는 걸 느끼며 지면에 떨어졌다. 방금 전 그리즈낙에 맞아 났던 가슴의 상처가 다시 찢 어져서 피가 흘러나온다. 귀에서 피가 흐르고 숨을 쉬지 못할 만큼 고통 스럽다. 그러나 손은 써야겠지? 나는 허리띠를 풀어서 찢어진 손아귀를 다시 묶었다. 그 사이에 기사와 병사들은 마커스의 마법을 받는 대로 용 감하게 돌격한다. "우아아아아!" "프라임 배니시먼트!Prime Vanishment" 그순간 다시 주문들이 다 사라져 버리고 이노그는 자신의 주위에 몰려든 사람들을 학살했다. 하지만 그때 누군가가 뛰어오르며 이노그의 팔뚝을 검으로 내리쳤다. "베인!" 베인은 이노그의 공격을 피해서 뛰어들어와 이노그의 팔뚝을 후려친 것이 다. 이노그는 깜짝 놀라서 반대 손으로 베인을 잡으려 했지만 그때 원군 으로 온 스트라이더 워렌이 철봉을 휘둘렀다. "가라! 호우류시!" "하!" 호우류시가 워렌의 철봉을 발로 밟고 쏜살같이 뛰어오르며 베인이 친 반 대쪽의 팔뚝을 예도로 갈겼다. 베인과 호우류시는 그렇게 공격한 뒤 서로 반대로 회전하며 재차 검을 휘둘렀다. "스톰 리버스Storm Reverse!" "역린공 섬(逆鱗功 閃)!" -으적! 순간 그 두꺼운 이노그의 팔뚝이 잘려나갔다. 그리즈낙을 들고 있는 팔뚝 을 단 두 명의 스트라이더가 협공으로 잘라낸 것이다. 그것도 마법검도 아닌 일반 무기로! "벨키서스 레인저를 얕보면 곤란하지!" 상반신을 벗어제낀 워렌은 그렇게 외치고 달려들어 철봉을 휘둘렀다. 이 노그에게 닿으려는 순간 철봉이 붉은 빛을 발하며 그 정강이 뼈를 찍어 부쉈다. 또한 호우류시는 빠른 발걸음으로 이노그의 뒤로 돌아가며 원월 로 이노그의 뒤를 베고 베인은 폭풍처럼 쌍검을 휘둘러 이노그를 연타했 다. "이, 이것들이!" 이노그는 매우 화가 났는지 잘려진 자신의 팔을 주워 붙이자마자 그리즈 낙을 잡고 머리위로 치켜들었다. 그러자 베인이나 호우류시, 워렌은 마치 술래잡기할 때 달아나는 아이처럼 잽싸게 흩어지기 시작했다. "우와! 화났다!" "달아나자!" 이노그는 벨키서스 레인저가 달아난 자리에 허무하게 그리즈낙을 휘두르 고 멍청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번에는 그 틈을 타서 내가 달려들었다. "간다!" "크윽!" 이노그는 날아오는 나를 때리려고 팔을 휘둘렀지만 나는 데스바운드로 그 팔을 쳐내며 방아쇠를 당겼다. 폭음과 함께 나는 옆으로 튕겨나가 지면에 착지했다. 귀에서는 계속 피가 흘러나와서 머리가 멍멍하고 눈앞이 핑그 르르 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노그에게도 꽤 많은 타격을 줬다는 것 이다. "극한의 차원! 아르베인의 눈보라를 나 여기 강령한다! Invoke Arvein's Blizzard!" 디모나가 강력한 냉기의 주문을 외웠지만 이노그의 항마력은 대부분의 마 법을 차단한다. 그러자 그때 마커스가 나섰다. "여기 위대한 문장의 주문, 여섯 심볼의 정립을 통해 새로운 주문을 완성 한다. 공포와, 죽음과, 파괴와, 소멸과, 박탈과, 단운! 이 여섯의 주문은 신마저 해하는 멸세의 힘이 되리니! 명하노니 룬 드레드!Rune Dread!" 그 순간 여섯 개의 룬 문자가 차례로 날아가 이노그를 강타했다. 마커스 의 주문이 이노그의 항마력을 뚫고 먹히기 시작한 것이다. 그걸 본 이노 그는 그 순간 깜짝 놀라서 마커스를 바라보았다. "뭐...뭐라고?! 룬 드레드라고?!" 그러나 이노그는 그 말을 잇지 못했다. 전신에서 폭발, 아니 소멸이 일어 나면서 검은 공동들이 이노그의 육신을 내부로부터 빨아들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노그가 어떻게 그 공격을 버텨낸 것 같지만 그렇게 너덜너덜 해진 이노그는 더 이상 두려운 상대가 되지 않았다. "...." "자아! 카이레스! 마무리다! 네 손으로 이노그를 끝장내!" 마커스는 나에게 그렇게 외쳤다. 이, 이 마법사놈. 마법으로 신을 해하다 니. 아무리 봐도 수상하잖아! 하지만... 이노그를 끝장내라는 부분은 맘 에 드는 군. 나는 데일라잇과 소드 블래스터를 들고 메인크로스의 세를 취했다. "크으으 악!" 이노그는 급격히 회복주문으로 자기의 상처를 회복하면서 다가오는 인간 들을 찢어발기고 있지만 룬 드레드라는 마커스의 주문이 치명타인지 계속 몸의 내부에서 소멸이 일어나 상처를 입고 있었다. 나는 메인크로스의 자 세를 취한 뒤 지면으로 쉐도우 아머를 날렸다. 그러자 땅에서 검은 그림 자가 치솟아 올라 이노그를 붙잡았다. "간다!" "크하하핫! 유쾌하구나! 인간들!" 이노그는 쉐도우 핀드를 떨치고 그리즈낙을 휘둘렀지만 그게 끝이다! 나 는 데스바운드로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 이노그의 팔을 자르고 무방비 상 태의 이노그에게 데들리 스트라이크를 박아 넣었다. 이전 윌카스트 때 처 럼 소드블래스터는 자루 끝까지 박혀 들어갔다. 그때는 소드블래스터가 잼을 일으켰지만 이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 "크으으으!" "간다!" 나는 방아쇠를 연속으로 당긴 뒤 이노그의 몸통을 발로 차면서 깊숙히 박 혀있던 소드블래스터를 뽑아 지상에 착지했다. 너무나 큰 타격이었는지 이노그는 휘청거리며 뒷걸음질 쳤다. "아아아아!" "어떻게 되는 거야?!" 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아랑곳 하지 않고 지상에 착지한 뒤 소드 블래스 터의 폼멜을 당겼다. 그러자 가스의 반동으로 다 비어버린 탄창과 탄피가 우수수 쏟아져 나왔다. 평상시엔 별로 쓰지도 않았는데 오늘만 탄창 두 개를 비우는 군. 그러나 그걸로 이노그를 쓰러뜨릴 수 있다면 그다지 비 싼 것도 아니다. "끝." 나는 그렇게 중얼거린 뒤 소드 블래스터를 손아귀에서 한바퀴 돌린 뒤 칼 집에 집어넣었다. 그러자 그 거구의 이노그가 숨을 헐떡이는게 들려왔다. "크하하하하하하. 내, 내가 인간에게 패했군. 또 다시 패한건가! 하하하 하하하!" 나는 눈을 감고 이노그의 흉포한 광소를 들었다. 고막은 터지고 기압 차 로 머리가 멍멍해서 제 정신이 아니다. "그러면 후대에! 다시보자!" 이노그는 그렇게 외쳤다. 내가 눈을 떠보니 불길한 회백색의 빛기둥이 이 노그가 서있던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아.... 결국 북부 전선을 위협하 던 놀들의 위협은 제거되었다. 그러나... 아직 아무 것도 해결된 것은 없 다. 린드버그도, 보디발도, 에스페란자 공국도, 마커스도. 아무것도.... < 다음 화에 > -------------------------------------------------------------------- 다음화 예고 우리는 모든 힘을 다해 이노그를 물리쳤다. 그러나... 라이오니아 왕국의 왕위 계승다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무모하게 진행되는 대관식, 왕위를 놓고 다투는 사자의 아이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는 강한 운 명의 끈. 아니. 그것이 아니다. 근본적으로 우리는 누군가의 손에 놀아나 고 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는 선택할 권리가 있다. 내 자신 의 운명을, 내 자신의 마음을. 그리고...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그 제 26 화! 朔風! 언제부터인가... 나는 절망의 냄새를 맡는다. 펠: 채인 다음부터겠지 아마? 카: ...댁도 그다지 남 말할 처지는 아니잖아?! *********************************************************************** 벨키서스 레인저는 AD&D의 드루이드처럼 퀘스트 직입니다. 7레벨에서 시험을 통해서 레인저 대원, 15레벨 넘어서 다시 시험으로 전세계에서 5인+1인만 스 트라이더가 될수 있고 24레벨 넘어서는 단 한명만 마스터가 될 수 있습니 다.(물론 AD&D 드루이드처럼 악랄하게 마스터 못되면 24레벨에서 레벨 고정 당하는게 아니라 계속 레벨상승은 가능합니다. 어차피 서드인걸!) 스트라이 더들이 비마법무기로 이노그를 때린 건 기본적으로 슈어 스트라이크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런 마법도 걸리지 않은 철검으로도 +5무기처럼 쓸 수 있다는 거죠.(단 제한은 있어서 자기가 선택한 무기종류,검이면 검, 창이면 창 이렇게 할수 있죠.) 역시 이런 게 고수의 풍모랄까 '와아! 화났다!' '달 아나자!' 대체 어디가 고수의 풍모라는 거야? ***********************************************************************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제 26 화 : 朔風#1 ------------------------------------------------------------------------ 인류의 적을 물리쳤을 때. 우리들은 스스로를 적으로 돌릴 것이다. 역사 는 투쟁의 자취, 인류는 누군가를 적으로 돌리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법이다. 그것이 인류 자신이 된다고 하더라도. 하지만 승자는 기뻐해야 한다. 인류의 미래까지 걱정하며 굳이 어두운 마 음을 먹고자 한다면 차라리 패자가 되는 게 나을지 모른다. 누군가를 짓 밟고 오늘도 살아남았다면 구차한 이 목숨, 이어나가는 것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그게 상상도 못할 강자였음에야! 하지만 기뻐할 수 없는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 또다른 적, 어쩌면 진정한 적의 등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팔마력 1548년 10월 6일. 비구름이 몰려들고 있었다. 이 노스가드 평원을 완전히 초토화 시킬 만큼 의 대격전 끝에 하늘은 우리들에게 비를 내리기 시작했다. 회색으로 진정 된 하늘이 내리는 비는 인페르날 호러 때문인지 굉장히 따뜻했다. "으으윽!" 나는 머리를 감싸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러자 메이파가 나를 부축해 주 었다. 따뜻한 비가 전신을 두들기자 귓속에서 파리 떼가 날고 있는 것 같 은 기분이 들었다. "괘, 괜찮아요? 오빠?" "아, 아니. 조금도." 나는 그렇게 말하고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보았다. 귀에서 무슨 모래소리 가 들리고 골이 다 흔들린다. 나는 따뜻한 비를 맞으며 아쉬운 대로 몸을 식혔다. "다 끝난 건가?" 나는 회색 비구름의 하늘을 올려다보고 중얼거렸다. 내 목소리 마저도 굉 장히 멀게 느껴진다. 다 찢어진 손아귀로 빗물이 스며들자 정신이 번쩍 날 만큼 아팠다. 나는 데일라잇을 조심스럽게 들어보았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태양처럼 밝은 빛을 발하던 검은 이제 빛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아 마도 이제는 나도 이 검을 쓰지 못할 것이다. 나는 본능적으로 그걸 느끼 곤 칼을 칼집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걸 메이파에게 건네주었다. "아." 메이파는 내가 그걸 건네주자 놀랐는지 나를 쳐다보았다. 아니 그럼 약속 했었는데 설마 안주고 내가 삼킬 거라고 생각한 거냐? 나는 그런 식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메이파는 흥분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카이레스 오빠. 오빠야 말로 미트라님의 성검에 어울리는 사람이에요! 그렇지 않아도 미트라 교단은... 아!" 그녀는 깜짝 놀라더니 주위를 둘러보았다. 팔마 기사단을 걱정하는 건가? 하지만 대부분의 팔마기사단은 괴멸상태고 다들 지쳐서 손가락 하나 까딱 할 힘도 남아있지 않았다. 메이파도 그걸 보고 상황을 파악했는지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혹시 지금이라도 귀의하실 생각은 없으세요? 오빠가 템플러나 팰러딘이 된다면 데일라잇의 빛이 사라지는 일은 없을 거에요. 어쩌면 교세가 되살 아날지도 모르고요." "지금 나에게 포교하는 거니? 성검이야 탐나긴 하지만 그렇다고 신앙을 선택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 뭐 확실히 데일라잇의 위력은 경천동지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걸 쓰자고 교단에 귀의할 생각은 없다. 이노그를 물리친 정도에서 이미 그 검의 역 할은 끝났고, 이제 남은 건 인간들끼리의 싸움뿐이기 때문이었다. 인간들 의 욕심끼리 충돌하는 것에 불과한 싸움에 신의 힘을 끌어들이는 것은 더 더욱 추악하다. 그래서 내가 팔마교단을 싫어하는 것이기도 하고. 어쨌거 나 지금은 쉬고 싶다. 상처가 너무 심해서 머리 속이 윙윙 거린다. 찰과 상이나 타박상, 골절같은 것보다 이런 상처가 더 위험하다. 팔다리야 부 러지면 그걸로 끝이지만 귀에서 피가 나고 기압으로 코피가 터졌다면 언 제 억 하고 쓰러져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내상을 입었단 소리가 아닌가? 나는 현기증을 느끼면서도 간신히 몸의 균형을 유지했다. 다들 지쳐서 이 이상은 무리일 것 같았다. "일단 캠프로 돌아가기라도 합시다." 질리언 체이스필드는 그렇게 맞고 나가 떨어진 주제에도 그런 말을 했다. 그러자 린드버그가 지팡이를 치겨 들었다. "그러면 저는 먼저 라이언즈 캐슬로 떠나겠습니다. 일단 아무래도 바보같 은 사촌형님을 그냥 내버려 둘 수 없어서요. 마침 오늘이 대관식이니 텔 레포트를 제대로 성공한다면 시간에 맞춰 갈 수 있겠지요. 라이언즈 캐슬 에도 이렇게 비가 온다면, 대관식 하기에도 좋은 날씨는 아니잖습니까? 하하하하핫!" "으음." 린드버그는 그렇게 말하고 다르크발드의 지팡이를 치켜 들었다. 그러더니 마커스를 보고 말했다. "그러면 스승님, 이 불초제자는 먼저 자리를 떠나겠습니다. 무례를 용서 해 주시길." "내가 언제 용서 안한 적 있는가?" 마커스는 그렇게 대답했다. 역시 린드버그는 마커스의 제자였군. 하긴 엄 연히 왕제의 아들인 백작이 마법사가 되어서 나타났는데 그 기반에 대해 서는 아무도 의문을 품고 있지 않더라니. 평상시 왕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던 마법사, 마커스의 제자라면 그러한 의문이 해결된다. 하지만 마 커스도 그렇지. 린드버그같은 징그러운 제자를 두다니! 나같으면 마법사 고라고 우기고 죽여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어쨌건 린드버그는 그렇게 텔레 포트 하면서 우리들에게 윙크를 했다. "그럼 열심히 걸어서 따라오시오." "뭐?!" 저놈이 미쳤나? 우리가, 아니 적어도 나나 디모나가 그 라이오니아 왕위 계승 다툼에 투신할 이유가 없잖아?! 아무리 보디발 왕자가 우리의 친구~ 라고 하더라도 그는 결국 둘째아들, 사실상은 혈통도 이어지지 않은 자식 이다. 즉 보디발 왕자가 왕위계승싸움에 뛰어든다면 그건 어디까지나 보 디발 왕자의 개인적인 욕심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란 것이다. 이런 거에 발벗고 나설 만큼 보디발 왕자와 친하지 않다. 그에게선 나와 강하게 이 어진 운명을 느끼지만 그걸 넘어서서 보디발 왕자는 레오나 공주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스스로를 더럽혔다.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남자를 뭐 이쁘다고 끝까지 돌봐주겠는가? 미녀도 아닌데. "나도 이만 가보도록 하지. 이번 일에 관여한 것만으로도 살이 떨리네. 좋은 결과를 보긴 했지만 그래도 나는 제명에 죽고싶거든? 노인은 그만 가서 쉬어야지." 마커스는 그렇게 말하고 텔레포트의 주문을 외우려 했다. 아, 가증스러운 영감. 그 강력한 주문을 먹여놓고 뭐, 살이 떨려? 막말로 소드 블래스터 로 난타한 게 크긴 컸지만 그 룬 드레드인가 하는 주문보다 큰 타격을 주 진 못했을 것이다. "...룬 드레드가 뭐죠?" 나는 비아냥을 듬뿍 담아서 그렇게 물어보았다. 그러나 마커스는 제대로 대답하려 하지 않았다. "알 거 없네. 그럼 비도 오고 하니까 이만. 실례하겠네." 마커스는 그렇게 말하고 누가 뒤쫓기라도 하듯 빨리 주문을 외워 텔레포 트를 해버렸다. 그렇게 그들은 사라져 갔다. 확실히 마법사들은 편해서 좋겠군. 나는 쏟아지는 비를 받으며 멍청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노스가드 성은 자기가 언제 타올랐냐는 듯 멀쩡하게 서서 산맥의 협간을 막고 서있 고 우리들, 얼마 남지 않은 생존자들은 그 성문의 앞에서 멍청하니 서있 거나 쓰러져 있었다. 이러고 있으니까 누가 승자이고 누가 패자인지 모르 겠군. "으음. 그러면 저도 이제 가볼까요?" 라크세즈는 엘프의 여성 모습으로 변한 채로 우리들을 바라보고 말했다. 에잉? 아니 그녀는 또 왜? 나는 깜짝 놀라서 물어보았다. "아니 가만, 어차피 세르파스의 성역으로 돌아가지도 못하잖아요. 그럴거 면 굳이 헤어질 필요가?" 무엇보다도 당신은 미녀잖아! 원래 미녀는 아무리 자기 애인이 아니래도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도 상쾌한 법이다. 그러니 미녀가 파티를 이탈하겠 다는 것은 나로서, 아니 인류전체로서도 대단한 손실인 것이다.(어째서 이렇게 당당히 인류를 들먹일 수 있는 거냐?!) "카이레스 씨를 따라온 건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설마 인간이 이노 그를 쓰러뜨릴 줄이야." "아하하하~ 뭘요. 다 제가 잘난 탓이죠." "...." "농담이야. 나도 이러고 싶은 날이 있단 말야." 나는 옆에서 묘한 눈초리로 나를 째려보는 메이파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 러자 라크세즈는 헛기침을 하고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제부터 벌어질 인간끼리의 일에 관여할 생각은 없어 요. 무슨 인종학살처럼 확실히 선과 악을 가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 다고 나 자신이 인간들에게 전파할 어떤 이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니 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윙크를 했다. 비가 내려서 물기를 머금은 은발이 앞 이마를 덮은 모습은 전체적으로 귀엽다! 200살도 넘은 실버드래곤, 더 구나 키도 매우 큰 여자가 귀엽게 보이다니 죽을 날이 머지 않았나 보다. 나도. "좋게 말하면 관조자로서, 나쁘게 말하면 될 대로 되라는 거군요? 저희도 거기에 뛰어들 생각은 없는데." "그야. 그렇죠. 사실 세르파스님은 제 할머니지만 엄격해서요. 이렇게 세 상에 나온 이상. 위대한 넥서룬의 고적들을 좀 돌아보려고 해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내게 손을 내밀었다. "카이레스씨. 인연이 있으면 다시 봐요. 당신의 용기는 아주 인상깊었어 요." "용기라니. 나는 그저 나 하고 싶은 대로 한 것 뿐인데." 나는 그녀와 악수를 하면서 계면쩍어서 그렇게 말했다. 내가 이노그와 싸 운게 용기라니. 뭐 하긴 이노그에게 덤벼든 것도 남들이 보면 용감해 보 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진정한 용기일까? 뭔가 두려움을 이겨 내면서도 이루어 내는 것이 용기이지 애초에 두려움 없이 그냥 나서서 싸 울 수 있는 것은 용기라고 하기엔 너무나 비인간 적이다. 그러고 보니 나 는 어떻게 이노그에게 그렇게 겁 없이 나설 수 있었을까? 700명의 군대중 대부분이 전멸을 면치 못한 고전이었다. 벨키서스 레인저도 사상자가 무 려 20명이나 나와서... 벨키서스 레인저의 역사상 최대의 인명손실이라고 볼 수 있다. 남들은 다 죽는 판에 20명 죽고 최대의 인명손실이라고 징징 짜는 게 좀 이상해 보이긴 하지만. "아니요. 카이레스씨는 그렇게 말해도 남들을 배려해주고 있잖아요? 남을 챙겨주느라 자기가 상처 입는 걸 두려워하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당신은 정신적으로 굉장히 강해요. 냉정하고요. 사실 당신은 데일라잇을 들고 이 노그와 싸우고 싶단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다만 당신밖에 데일라잇을 쓸 수 없으니까 나서서 싸운 것뿐이죠. 그렇게 강대한 적 앞에서도 냉정하게 전세를 판단할 수 있는 사람에겐, 삶 자체가 용기이겠죠." 라크세즈는 그렇게 말하고 내 손을 잡더니 무릎을 끓고 마치 기사가 숙녀 에게 하는 것처럼 내 손등에 입을 맞췄다. "그러면, 그대의 앞길을 인의로운 넥서룬이 밝혀주시길." "에?" 대단히 우아하고 아름다운 자세다. 나는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끼고 그 녀를 바라보았다. 원래 이거는 남녀가 바뀐 거 아냐? 그러는 사이 그녀는 벌써 일어나서 용으로 모습을 바꿨다. "그럼! 나중에 인연이 닿으면 다시 보죠!" 라크세즈는 그렇게 말하고 투명술을 자기에게 걸더니 투명해진 채로 날아 가기 시작했다. "이런! 다, 당신이 가면 어떻게 해? 우리들은 언제 돌아가라고!" 벨키서스 레인저중 원군으로 온 일행들은 그렇게 말했다. 아마도 라크세 즈가 무슨 수를 써서 행군속력을 빠르게 해준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 야 아무리 달려왔다고 하더라도 벨키서스 산맥에서 여기까지 하루만에 왔 을리는 없으니까. 아니 어쩌면 우리가 벨키서스 산맥에서 세르파스를 만 난 뒤 출발한 그때 이미 벨키서스 레인저가 원군을 움직였을지도 모르지 만 그것까지는 속단할 수 없다. "아 이런. 진짜 가버리네." 비가 내리는 하늘로 그녀는 날아가버렸다. 인연이 닿으면 다시 본다? 음. 왠지 그녀를 다시 보게 되는 것은 꽤 훗날일거란 예감이 문득 들었다.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건지는 모르지만. 그나저나 보디발 왕자는 성한지 모르겠다. 나는 보디발 왕자가 쓰러진 시체더미로 다가가 보았다. 빗속에 드러누워 있으면 상처가 도질텐데? "으으으윽! 크!" 과연 괴물은 괴물이군. 보디발 왕자는 등에 구멍이 난 주제에 시체들의 사이에서 일어났다. 본인의 피인지 시체들의 피인지 알지 못할 피가 빗물 에 의해 씻겨내리고 있었다. "카, 카이레스!? 이노그는?!" "물리쳤어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그런데 이 제스처를 취한 것만 으로도 눈앞이 어질어질하다. 내가 그렇게 어지러워서 풀썩 주저앉자 메 이파가 얼른 달려와 옆에서 부축해줬다. 이봐 메이파, 너는 말야. 키가 작아서 네가 부축해주면 오히려 키에 맞추느라 엉거주춤한 자세가 된다 고. 나는 그렇게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때 누군가가 내 겨드랑이 사이에 어깨를 끼우더니 번쩍 들었다. 베인이었다. "어이 카이레스. 이 녀석 많이 컸는데!" 베인은 그렇게 나를 부축하면서 피투성이가 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자식 많이 컸구나. 어때. 도적질은 할만 하냐?" "그게. 별로." 뭐 훔칠게 있어야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베인을 바라보았다. 벨키서스 레인저의 스트라이더들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워렌은 철봉을 어깨 에 메고 웃었다. "녀석. 벨키서스 레인저를 등지고 나갔으면 대성해야지. 자식!" "뭐 어쨌거나 내 양자잖아. 대성한 건 사실이지. 이노그를 물리쳤잖아. 안 그래?" 베인은 그렇게 나를 두고 자랑을 했다. 이거 참 쑥쓰럽군. "그러게. 지금이라면 하건은 가볍게 능가하겠어. 안 그러냐 하건." 워렌은 그렇게 말하고 하건에게 물어보았다. "에엑. 아버지. 그런, 사랑하는 사람과 실력을 견주게 하다니 이간질이에 요. 그거." "....이노무 호모자슥. 호적에서 파버렸건만 왜 날 아버지라고 부르는 거 냐? 엉?" 워렌은 그렇게 말하고 하건을 닥달했다. 그러자 보디발 왕자는 멍청한 표 정을 짓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래도 벨키서스 레인저들의 태도가 상 당히 거북한 것 같다. "카이레스. 그 린드버그는?" "아. 대관식 방해한다고 먼저 갔어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 보디발 왕자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보디발 왕자는 그 부상을 입은 채로도 비틀거리며 걸어왔다. "이런. 우리도 뒤쫓아야지! 녀석에게 선수를 치게 할 수는 없어." "...." 순간 나는 '당신 미쳤지?' 라는 말을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삼켰다. 저 몸으로 어떻게 쫓아가겠다는 거야? 마커스가 있으면 텔레포트를 시켜줬겠 지만 그, 마커스의 음흉한 태도로 볼 때 만약 보디발 왕자가 라이언즈 캐 슬로 갈 경우, 각성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 충분히!' 나만해도 이놈의 환염의 미카엘이 자존심을 버리고 추파를 보내올 정도인 데 보디발 왕자에게도 그런 게 없으리란 법이 있나? 게다가 마커스의 태 도로 보건데 마치 우리들을 시험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마커스에게 사정해서 보디발 왕자를 텔레포트 시키는, 즉 마커스가 제일 처음 우리들 에게 행하려 했던 짓을 자청하는 짓을 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마커스가 떠 나갈 때도 아무런 말없이 보내준 것이다. "마커스는? 있다면 텔레포트라도 부탁하려 했더니!" "...떠났어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보디발 왕자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어쨌거나 이 제부터는 라이오니아 왕국의 내전, 그리고 에스페란자의 독립전쟁이다. 더 이상은 내가 관여할 일이 없다. 라크세즈가 말한 대로 왕국의 내전이 라면 인간들의 사욕과 사욕이 엉키는 싸움이다. 아무리 의형제라고 하더 라도 내가 로그마스터인 이상에는 보디발 왕자의 편을 들어줄 이유는 없 다. "그러면 일단 막사로라도 돌아가죠. 아무래도 이대로는 다들 몸상태 가..." 나는 그렇게 말하다가 남쪽에서 뭔가가 올라오는걸 보고 눈살을 찌푸렸 다. 가을 빗속이라 잘 보이지 않지만 저 쓸데없이 많은 깃발들은 저들이 실전보다는 의식에 길들여진 부대라는 것을 증명한다. 즉 저들은 팔마의 신성기사단이다. 설마 이 신성기사단, 200여명이나 되는 병력을 여기에 원군 보내놓고서도 아직도 여벌의 병력이 있었던 건가? 나는 그런 생각에 놀라서 질리언을 바라보았다. 질리언은 부상자들 사이에서 천천히 일어나 며 말했다. "아 저건, 만약 전투가 장기화 될 경우를 위해서 움직여둔 별동대입니다. 마법에 의해서 초토화될 것을 생각해서 원군을 청해 두었죠." 별동대라. 음. 하지만 일단 지금으로선 체력이 남아있지 않다. 그냥 무력 하게 저들이 다가오는 걸 지켜봐야 하나? 뭐 로그마스터의 목걸이를 뺏 겠다고 하면 그때 쉐도우 아머의 힘을 발휘해서 달아나 버리든가 아니면 벨키서스 레인저들의 힘을 빌리자. 이놈들, 전에도 한번 당해 놓고서도 벨키서스 레인저의 앞에서 무슨 이상한 짓을 하려고 들지 않겠지? "그럼." 나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 주저앉았다. 메이파는 그런 나를 보고 잔소리 를 했다. "카이레스 오빠. 그냥 앉으면 젖어요." "괜찮아. 이미 젖었는걸. 너는 괜찮니?" 나는 그렇게 말하고 메이파를 올려다 보았다. 그러자 디모나가 그 옆에 와 섰다. "으음. 라크세즈가 가버리다니 좀 아쉽다." "그래?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라크세즈는 여자라고. 네가 아쉬워할 게 뭐 있냐? 레즈였냐? 나는 속으로 그렇게 꽁한 생각을 했다. 하지만 디모나도 그렇지. 태도가 뭐야. 어젯 밤 같은 경우는, 내가 지금 살아남아서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이노그의 손 에 죽었을 것이다. 사람이 죽기 전에 큰맘 먹고 고백을 한 건데, 그 고백 을 하는데 좀 용기가 필요한 줄 아냐? 더구나 그렇다고 내가 뭐 평소에 나쁜짓 하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못생긴 것도 아니고 어디 빠지는데가 있어야지! 으음. 이건 자화자찬인가? 하여튼 사람이 죽기전에 밝힌 진심 을 그렇게 무참하게 짓밟아 버리다니. 잔인해. "카이레스야 그쪽으로 생각하는 거겠지만 나는 드래곤을 좋아한다고. 아 아! 멋진 이모탈들이야." 디모나는 그, 극심한 전투에서도 별다른 상처 없이 새카만 사슬로 만들어 진 체인 하우베크를 걸치고 있었다. 이 격전에서 다치지도 않다니. 디모 나가 실력이 그렇게 뛰어났나? 그녀는 분명 잘 싸우기는 했지만, 인간에 게는 전투 스타일이라는 게 있는 법이다. 보디발 왕자가 사람들을 싹 쓸 면서도 거대한 드래곤이나 이노그에게 두들겨 맞은 것은 그 전투 타입이 안 맞기 때문이다. 디모나의 경우도 고전할 상대가 꽤 많았을 텐데. "그럼 윌카스트에게 가보던지. 윌카스트는 꽤 관심이 있을걸? 윌카스트도 드래곤인데 말야." "아. 그건 안되겠다."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고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역시 눈치가 빨라서 그 런지 나를 보고 방실방실 웃기 시작했다. "카이레스. 어제 일 때문에 그런 거야? 응?"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으음. 쳇. 사람을 차놓고서 도 이렇게 아무런 허물없이 대하다니. 차라리 좀 멀리하던가 해서 미워하 게라도 만들어 줄 것이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디모나를 올려보았다. 그러자 디모나는 깜짝 놀라면서 뒤로 물러났다. "안돼 카이레스! 가, 각도가 너무 좋아!" "... 그건 내가 해야 할말 아닐까?" 나는 주저앉은 채로 그렇게 말했다. 확실히 디모나는 다리가 멋지다. 평 상시는 스커트 때문에 보이지 않지만 지금처럼 전투복을 차려입으면 확실 히 돋보이는 각선미다. 저거 때문에 타격에는 굉장히 약하지만 보기는 좋 다. 그런데 그때 잭의 비명이 들려왔다. "히익! 가, 갈바니다!" "에?" 나는 고개를 돌려서 빗속에서 이쪽으로 다가오는 부대를 바라보았다. 역 시 선두에는 분명 전에 스트라포트 경에게 목을 잘려 죽었을, 갈바니가 있었다. 이단심문관 성 갈바니, 그가 신성 팔마 기사단을 이끌고 우리들 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 < 계 속 > -------------------------------------------------------------------- 펠:으음. 자 그럼 휘긴경의 컴을 살펴볼까요. 히힛. 아마 안에는 포르노 나 야망가, H-CG가 그득할거야. 카: 어이. 선배. 그거 프라이버시 침해야. 윽....(_ _;) 뭐야 이건? 펠: 시끄럽다. 으음. 응? 의외로 별로 없네? 카:앗! 여기 100장들이 시디케이스가 잔뜩 쌓여있어! 펠:오오옷! 서, 설마했더니 역시! 장하다 휘긴! 당신은 역시 휘긴경 대극 장의 극장주야! 자 얼른 CDRW에 넣고 복사를 하자. 휘:....이 이녀석들이. 개 밥주는 사이에 무슨 짓을 하는 거야? 펠:훗, 뭘 하는 거냐면 인류문화의 총아인 포르노의 확대 재생산이라고나 할까. 디지털 매체는 스스로의 완전 복제와 첨삭을 통해 이미 생명체라고 할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으니...중얼중얼 카: 앗. 강아지다. 시쭈인가. 어울리지 않는 걸 키우는 군. 휘: 나에게 뭐가 어울리는데. 카: 발정난 수캐면 뭐든지. 휘:.... 펠:으음. 새하얀 털이었을까? 시쭈치곤 좀 작군. 휘:어릴 때 밥 주는 양을 조절 못해서 많이 굶겼거든. 이쁘지. 샛별이라 고 해. 카: 다, 당신 무서운 사람이었군. 개를 작게 만들려고 일부러 굶기다니. 휘: 어디까지나 실수였을 뿐이야. 실수. 에잇. 오늘은 여기까지! 계속이라면 계속 된다! 계속! *********************************************************************** 아주 먼, 옛날의 게임이 갑자기 머리속에 떠오르는군요. 그래픽도 지저분하 고 인터페이스도 아주 Fucking 하지만 옛날 게임은 나름대로 꿈을 꿀 여지가 있었죠. 그란투리스모 3를 보고, 아~ 진짜 멋진 레이싱 게임이다. 레이싱 게 임의 극에 달했구나. 라는 건 느꼈지만 왠지 씁쓸해 지더군요. 저 엄청난 제 작비와 노가다를 감당할 수 있으려냐? 화이널 환타지 씨리즈는 어떤가요? 옛 날에는 작은 소프트하우스로서 감당할 수 있던 그런 게임이지만 이제는 어마 어마한 자본이 투여되는, 헐리우드 영화같지요. 전체적인 질은 향상되어가지 만, 그런 방향이 과연 옳았을까...아니면 내가 단순히 불감증에 걸린 건가. 그것도 아니면 나이를 먹은 걸까. ***********************************************************************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제 26 화 : 朔風#2 ------------------------------------------------------------------------ 팔마력 1548년 10월 6일 "살아있었군요. 당신들." "갈바니...." 나는 팔마 성기사단의 병사들을 이끌고 온 갈바니를 보고 중얼거렸다. 왠 지 이 녀석이 올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니. 정말 올 줄이야. 갈바니는 주 인을 닮아서 그런지 거만한 자세를 유지하는 말을 타고 묘한 눈초리로 나 와 메이파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메이파는 깜짝 놀라서 내 뒤에 서서 조 심스러운 자세를 취했다. 내 어깨에 얹어진 손으로 그녀의 떨림이 전해져 왔다. 이건 마치 뱀 앞에 선 개구리 꼴이잖아! 인간이 다른 인간을 이렇 게 무서워하다니!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몸을 풀었다. 그리고 손아귀에 쥐고 있던 혁대를 풀었다. 이노그의 공격을 한번 받아낸 대가로 손아귀가 다 찢어져 있어서 움직이지 않더니 이제 혁대를 풀자 핏덩이가 울컥 하고 손에서 떨어졌다. 보고 있는 내가 무서울 지경이다. 게다가 빗물이 스며 들자 쓰라리다. "...." 그러나 적이 앞에 있는데 내가 내 상처를 보고 무서워 할수는 없지. 나는 그를 노려보고 물어보았다. "죽지 않았냐고? 내가 해야 하는 말 아닌가? 팔마 스폰. 나는 네놈의 목 을 자른 걸로 기억하는데?" 그러자 갈바니는 신경질 적인 눈으로 내 뒤의 메이파를 가리켰다. "그 사교도 계집과 목걸이를 내놓으시오. 그렇지 않으면 당신들은...." "뭘 어쩌겠다고? 여기는 내 간격이야. 손이 너덜너덜해도 너 정도는 벨 수 있다." 물론 허풍이다. 저 이단심문관 갈바니는 분명 단칼에 목이 떨어진 적이 있지만 그것은 내 솜씨가 아니라 스트라포트 경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놈은 윌카스트와 달리 그때의 내 정체를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즉 스 트라포트 경의 실력이 그대로 나, 카이레스의 실력인 걸로 믿고 있는 것 같다. "다, 당신은 감히 팔마교단 전부를 적으로 돌릴 셈이오?!" 과연 내가 그렇게 위협을 하자 갈바니는 대단히 난처한 표정을 지어보였 다. 천재검사, 칼 라이쯔를 제외하곤 그 누구에게도 죽어본 적이 없다는 이단심문관이 한낮 부상당한 레인저가 무서워서 물러난 것이다. 정말 역 사에 길이 남을 일이로군. "그쪽에서 건드리지 않으면 적으로 돌릴 생각은 없어. 나와 내 친구들 말 이지." "사교도를 용납할 수는 없소! 당신이 협박한다고 우리가 굴할 것 같소?" "나원 참 누가 사교도인지 모르겠군. 목을 베어도 되살아나는 괴물과 남 을 치료해주는 성직자의 경우.... 오히려 사교도 쪽이 좋다고 생각되는데 이것도 배교행위인가?" 나는 그렇게 말하고 메이파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메이파는 주위의 사람들, 자신을 노려보는 이단심문관과 질리언의 시선을 인식하면서도 내 손을 잡았다. "미... 정의로운 미트라이시여. 전투의 고통을 덜어 정의가 악을 몰아냄 을 보여주소서!" 그러자 푸르스름한 빛과 함께 손아귀의 상처로 차가운 느낌이 전해져 온 다. 나는 완전히 치료된 손을 들어보이고 이단심문관을 노려보았다. "이... 이 자식! 지금 네 입으로 한 말 자체가 중대한 신성모독임을 아는 가?" "물론. 신마저 죽였는데 신성모독쯤 못할게 뭐지? 응? 아니면 지금 여기 서 승부를 내볼까?" 나는 그렇게 말하고 소드 블래스터를 잡았다. 그러자 찰칵하는 소리와 함 께 탄창이 고정되었다. "소드 블래스터로 갈갈이 찢어버리면 아무리 팔마 스폰이라도 살아남기 힘을 텐데. 그렇지 않나?" 내가 그렇게 물어보자 질리언이 중재를 하려 나섰다. "아니 잠깐만요. 진정해주세요!" "흠." 그러나 그때 호우류시는 팔짱을 낀 채로 성큼성큼 다가와서 질리언 체이 스필드의 목에 예도를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 벨키서스 레인저들도 리피 팅 보우건을 들고 구원하러 온 팔마기사단을 겨누었다. "아! 아니 이게 무슨 짓이냐!" "아니. 그냥 평화를 위한 약간의 제스처랄까?" 호우류시는 그렇게 말하면서 얼굴표정하나 바꾸지 않았다. 질리언은 자기 목에 닿아 있는 칼날을 힐끗 쳐다보곤 손을 들었다. "저는 아직도 추기경입니다만." "그래서 안 죽이고 있는 거네." 호우류시는 그렇게 말하고 나를 노려보았다. 윽. 화난 것 같은데? 아마 내가 독단적으로 움직인 것 때문일 것이다. 그런 나를 구하기 위해 팔마 교단의 추기경의 목숨을 인질로 점거하다니! 전술적으로는 상당히 좋지만 전략적으로는 크나큰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럼 이만 놓죠." "한가지 약속을 해준다면." 베인은 그렇게 말하고 이단심문관 갈바니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갈바니는 나를 보고 물어보았다. "네놈의 개가 지금 나에게 뭐라고 짖는 거냐?" "...." 졸지에 내 개 취급당한 베인은 씨익 웃었다. 우아아아악 안돼! 베인이 화 났다! "시방 뭐라고 씨부렸냐? 이 좆도 못될 새끼가?" "우아앗! 아! 안돼요 베인!" 나는 깜짝 놀라서 베인을 제지하려 했지만 베인은 막무가내였다. 정말 순 식간에 이단심문관, 성 갈바니는 오체분시(五體分屍)가 되어버렸다. "에에에엑!"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여기저기 나동그라진 갈바니의 육체들을 바라보 았다. 팔을 자르고, 다리를 자르고 머리를 자르고, 베인은 순식간에 갈바 니를 여섯 토막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나는 화가 난다기 보단 황당해 서 베인에게 따지고 들었다. "아니! 나에게 말할 때는 뭐 무력은 아무런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느니 진 정한 고수는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릴 줄 안다느니 하더니 이게 무슨 미친 짓이에요! 예?! 이야기가 다르잖아!" "아 미안. 그러나 으음. 이 경우는 말이다! 너도 나중에 제자를 받으면 그렇게 말하렴. 후~. 스승의 특권이란 거지. 이런 것도 없이 너 같은 녀 석 뭐하러 가르쳤겠냐."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거에요?" "에? 그러냐? 음. 잠깐만." 베인은 그렇게 말하더니 한참 동안 머리 속에서 다른 변명거리를 찾고 있 었다. 그러나 이상한 건 베인보다는 적병들의 태도다. 아군이 먼저 손을 써서 자신들의 대장을 죽여버렸는데도 미동조차 하지 않다니. 역시 이자 들은 모두들 이단심문관의 정체를 알고 있는 건가? 그러나 그렇다 치면 지금까지 갈바니에 대해서 소문이 나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 아무리 훈련 이 잘된 인간들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일에 대해서는 쉽게 알려지기 마련 이다. "으으음!" 그때 갈바니가 천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는 팔다리를 스스로 움직여 서 자신의 몸에 이어 붙이고 머리도 자기가 주어다가 목에 갖다 대었다. 그것만으로도 단면이 아물면서 언제 칼을 맞았냐는 듯 깨끗하게 붙기 시 작했다. 메이파나 잭, 렉스는 그걸 보고 기겁을 했다. "히이이익! 괴, 괴물이다!" 그러자 갈바니는 씁쓸한 미소를 짓고 베인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심장에 털난 베인이라고 하더라도 방금 전 오체분시한 놈이 손가락으로 손만 걸 어다니게 하면서 몸통에 팔을 붙이는 모습을 보자 놀랐는지 입을 떡 벌리 고 있었다. "크크크큭! 설마 이단심문관인 나를 먼저 공격하는 사람이 있을 줄이야." "음. 그런데 그거...." 그때 호우류시가 말하면서 비웃었다. "고작해야 살아나는 재주밖에 없잖은가? 이건 어때? 매분마다 오체분시해 서 각 부분을 갈고리에 꽂고 폭포에 매달아두면? 아 겨울이 다가올텐데 물 속에 집어넣고 얼려버리면 어떨까?" "그 다음엔 얼음 채 와장창 깨버리는 거지, 그렇게 갈아둔 건 돼지우리에 사료로라도 줄까?" 워렌이 한마디 거들었다. 그러자 그 뱀 같은 이단심문관 갈바니가 흠칫 놀랐다. 하긴 상식을 초월한 반응이잖아? "이건 어때. 암살 훈련할 때 실제 타겟으로 쓰는 거야. 어차피 죽어도 죽 어도 계속 살면 쓸데가 많겠지. 맞다! 산채로 해부하는 건 어때? 벨키서 스 레인저도 입문 훈련에 인체해부 강좌를 개설할 필요가 있어!" 호우류시는 내가 들어도 섬뜩한 소리를 하고 있었다. 게다가 문제는 저 호우류시는 실제로 그런짓을 할지도 모른 다는 것이다. "그만둬요! 지금 팔마교단과 싸울 수는 없습니다!" 보디발 왕자는 비틀거리면서 걸어와 벨키서스 레인저들을 말렸다. 그러자 베인이 보디발 왕자를 부축했다. "괜찮으십니까?" "괜찮고 말고가 문제가 아니라. 당신들 도대체 무슨 생각이오? 팔마교단 에 싸움이라도 걸 생각입니까?" "그런 건 아니지요. 설마 팔마교단을 다 적으로 돌리기야 하겠습니까? 다 는 좀 무리...." 그들은 그렇게 말하고 팔마교도들을 노려보았다. 그러자 방금 전까지 갈 바니가 오체분시를 당해도 꿈쩍하지 않던 병사들이 질려서 뒤로 물러났 다. 지금 저 어감은 여기있는 놈은 확실히 죽여도 괜찮다는 뜻이 아닌가? 물론 지금 여기서 팔마 기사단을 공격해서 다 죽여버리면 어차피 이노그 에게 죽은 전사자로 취급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짓을 하다니! 그럼 벨키 서스 레인저는 그저 욕구불만에 허덕이는 악당들의 집단이 될 뿐이잖아! 아... 내가 생각해놓고 보니 어쩌면 저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이들은 내 동료고 지금 보면 알 듯 당신들은 이들을 해할 수 없소. 적어도 벨키서스 레인저가 있는 곳에서는!" "크?, 그렇군요. 추기경으로서의 명령도 통하지 않으니." 질리언은 그렇게 말하고 레인저들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호우류시는 예도 의 자루로 머리칼을 긁으며 말했다. "그럼 우리가 지금 배반이라도 하길 바라는 건가? 그렇잖아도 지금 라이 오니아 왕국 북부는 전멸이라고. 글로리 오브 페이스의 기사들도 전멸했 고 귀족들의 군대도 다 이노그의 턱에 갖다 바쳤으니, 벨키서스 레인저를 막을 수 있는 이들은 적어도 이 라이오니아 왕국에는 없는 셈이지. 모반 을 일으키면 우리도 좋다고. 여자들도 많이 구할 수 있고 그렇잖아도 요 새는 통 여자가 없어서 Œ은 대원들 장래가 걱정인데 말야." 호우류시가 그렇게 말하자 레인저 대원들의 표정이 위험하게 변했다. 여 기 저기에서 헤에~하는 감탄이 터져 나오는 걸 보니 다들 위험한 상상(?) 에 빠져든 것 같았다. 하여튼 이 인간들이. "그런데. 그래도 참고 있는 우리 벨키서스 레인저를 배반자로 몰아보겠다 이거인가? 응? 귀여운 아가씨?" 호우류시가 그렇게 물어보자 질리언 체이스 필드는 입을 다물었다. 즉 배 반자로 몰 경우 정말 배반해버려도 너희들은 막을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물론 진짜 배반을 하려고 할 경우 지금 여기에 있는 팔마기사단이 살아 나갈 수 있는 확률도 없다. 호우류시는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꽤나 악마 적인 인간이다. 저렇게 몰아붙이면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으음. 그만하시오. 어쨌거나 지금은 이렇게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니 까."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말하더니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침 기수가 죽어서 빈 말이 있었기에 그는 그 말에 거리낌없이 올라탔다. 안장이 다 피로 젖 어있는데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올라탔다. "자 그러면 나는 라이언즈 캐슬로 가겠소. 당신들은 이제 스스로의 길로 가시오." "잠깐. 랭카스터 경이 전사한 이상 당신이 총 지휘관입니다. 보디발 왕 자. 그런데 이 많은 병력들을 그냥 초원에 버려둘 셈입니까?" 베인은 그렇게 물었다. 그러고 보니 저 병력을 관리하는 것도 다 보디발 왕자의 책임이다. 하지만 병력을 받아들인다고 해서 보디발 왕자가 라인 언즈 캐슬을 치고 들어가겠다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저 정도 수의 병력으 로는 도움도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남아있는 병사들에게 방향을 지시해주는 것. "일단 팔마기사단에는 웨스트 가드와 사우스 가드의 전선으로 가줄 것을 부탁하는 바요. 왜냐면 에스페란자 공국은 놀과 결탁한 혐의가 있기 때문 이오. 팔마의 교구회의록 제 18 기 의결안에 보면 휴머노이드 몬스터와 내통하는 세력은 그 죄를 반드시 묻는 다는 조항이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만?" "그 말이 맞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교구를 가진 신관이 그 의견을 제 기할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교회사람만이 발언권을 갖는 다는 말이군. 그렇게 백날 해봐라. 괴물 들이 쳐들어오기라도 하면 그간 축재한 거 들고 뛰겠다고 꼼지락대는 교 회 사람들이 잘도 그 없는 시간 쪼개서 병력파견 요청을 하겠군? 나원 참 기도 안 막혀서. 하지만 보디발 왕자는 질리언을 바라보았다. 마치 질리 언의 진의를 확인해 보겠다는 듯 질문을 던진 것이다. "당신들은 신의 정의보다는 목걸이가 더 중요한 것 같군?"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질리언은 그렇게 말했지만 아픈 곳을 찔렸는지 얼굴이 붉어졌다. 그런데 그때였다. "으윽!" 갑자기 디모나가 손으로 코를 막고 앞으로 휘청거리는 게 아닌가? 나는 깜짝 놀라서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디모나는 정신을 잃었는지 앞으 로 쓰러졌다. 나는 그녀를 안고 깜짝 놀라서 상태를 살펴보았다. 코에서 코피가 터져서 줄줄 흐르고 있는데 선명하게 붉다. 왠만한 코피는 산소가 부족해서 검붉기 마련인데 선혈이라니? 나는 그순간 린드버그가 우리들에 게 윙크를 하며 하던 말을 떠올렸다. '열심히 걸어 오시오.' 그 말을 들 을 때는 저놈이 미친 게 아닌가 의심했건만 이제야 무슨 뜻인지 알 것 같 았다. "제기랄! 리, 린드버그 이 자식이!" 결국, 라이언즈 캐슬로 초대받은 것은 보디발 왕자만이 아닌 것 같았다. 디모나를 구하기 위해선 나도 가야지. 하지만.... 디모나는 나를 찼는데, 으음. 뭔가 매우 손해보는 느낌이지만 그렇다고 그걸 손해라고 자각하는 시점에서 나는 왠지 구차한 녀석이 되고 만다. 아아~ 뭐 이런게 다 있 담!? 결국 우리는 일단 북부 캠프로 돌아가기로 했다. 오전 내내 걸어야 했던 행군길을 전투의 피로가 쌓인 몸으로 돌아가자 캠프에 도착할 때는 한밤 중이 되었다. 팔마기사단이 가져온 식기들과 캠프에 남겨둔 식량을 모아 서 대충 조리를 해서 저녁을 때운 우리들은 지친 몸으로 막사에 들어갔 다. "...미안 메이파." 나는 메이파에게 거듭 사과를 했다. 하지만 메이파는 고개를 저었다. "응 아니에요. 오빠. 오빠의 도움으로 우리들은 성검 탐색이라는 말도 안 되게 어려운 일을 끝마쳤는걸요? 게다가 그게 사리사욕에 치우친 일도 아 니었고요." 메이파는 그렇게 말하고 내 상처에 회복주문을 걸었다. 저 반대쪽 막사에 서 팔마교단과 이단심문관 갈바니가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도 회복주 문을 쓰다니 참 신기한 일이다. 그러나 갈바니는 벨키서스 레인저와 내가 무서워서 차마 메이파를 건드리지 못하고 있었다. 벨키서스 레인저의 다 섯 스트라이더 중 세 명이 이곳에 모여있는데다가 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 이전까지 팔마교단을 상대해온 사람들은 팔마교단의 심기를 거슬 리는 게 두려워서 설사 이단심문관이 설치고 다녀도 잠자코 그 만행을 참 아내기만 했었다. 호쾌한 스틸바론도 자기 성에서 이단자를 불사르는 갈 바니의 만행을 묵묵히 참아내기만 한 것이다. 그런데 벨키서스 레인저는 호쾌한 정도가 아니라 앞 뒤 가리지 않는다. 이단심문관이고 뭐고 간에 눈에 거슬리면 쳐버리길 주저하지 않는다. 어차피 여기서 팔마교단 세력 다 죽여버리고 이노그가 죽였다고 말하면 끝날 일 아닌가? 덕분에 우리들 은 메이파의 회복주문을 마음대로 받을수 있었다. "그런데 회복주문을 써도 이건 회복되지 않는 군?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건가?" 나는 그렇게 말하고 가슴팍의 상처를 살펴보았다. 왼쪽에서 비스듬히 아 래로 그어진 이 상처는 이노그의 그리즈낙이 단지 스친것에 불과하다. 하 지만 문제는, 유두가 날아가버렸다는 거다! 그 위에 메이파가 회복주문을 시전했지만 흐릿한 흉터가 남을 뿐 완전히 상처가 재생되지는 않았다. "아. 미안해요. 이보다 더 고급주문을 써야 흉터없이 상처가 나을 텐데." "....됐어. 뭐 흉터 없애자고 고급 주문을 써달라는 건 사치니까. 단지 위치가 좀." 나는 그렇게 말하고 메이파를 바라보았다. 메이파는 내 가슴팍을 보고 시 선을 어디다 던져야 할지 몰라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녀는 나와 보 디발 왕자를 우선적으로 치료하고 부상병들의 막사를 돌며 부상자들을 치 료해 주었다. 어린 꼬마아가씨가 그런 일을 하다니 역시 어른스러운데. "그나저나 디모나의 상태는 어때?" "역시 종속의 혈충인가 뭔가 그거 때문인 것 같아요. 목에서부터 독소라 던가 전기를 발하는 것 같아요." "그, 그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막사의 구석에서 나 이프를 갈던 잭이 투덜거렸다. "좀 조용히 해. 잠좀 자자. 지금 우리 동료들 자고 있는 거 안보여?" "아니 저기, 잭, 나는 그 나이프 가는 소리가 더 신경쓰이는데?" 렉스는 물이 안들어오게 배수로를 파둔 텐트 가에 모포를 깔고 드러누워 서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계면쩍어진 잭은 물그릇에 나이프와 숫돌을 씻 어내며 말했다. "내일은 또 강행군이니까 어서 자. 아 젠장. 이놈의 비, 졸졸졸 줄기차게 도 온다." 쳇. 할말 없으니까 딴청 부리기는. 나는 그렇게 잭과 렉스를 바라보았다. 드워프인 시노이만이 바닥에서 습기가 올라오건 냉기가 올라오건 잘도 자 고 있었다. "으음. 가슴의 흉터라. 왠지 맘에 안 드는데." 나는 흉터를 손가락으로 눌러보곤 메이파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메이파는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예?" "아니. 메이파. 저 이단심문관은 내가 어떻게 할 테니까. 내일 당장 달아 나." "...그런? 그럴 수는 없어요. 성검을 되찾아 주셨는데 아무런 보답도 못 하고 이단심문관이 무서워서 달아나다니." 뭐야? 실제로 무서워서 벌벌 떨면서 왜 그러는 거야? 나는 그렇게 생각하 곤 그녀를 바라보았다. 메이파는 똑바로 내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메이파. 잘 들어. 나는 디모나를 구하러 갈 거야. 그, 그게 바보같은 짓 이래도 말이지. 그런데 이 바보짓에 너까지 끼어들게 할 생각은 없어. 더 이상은 위험하니까 나의 일에 관여하지 마. 알겠어?" 나는 그렇게 말했다. 소, 솔직히 나를 찬 디모나를 구하기 위해서 이렇게 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아 정말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의 이 기적인 욕심에 따라서 손익계산서를 작성하다니. 나라는 인간이 싫어진 다. 하지만 사실이 그렇지. 이대로 가면 그 디모나가 말한대로 잖아. 이 용해먹기 딱 좋은 카이레스. 아아아악! 그러나 그런 자존심이나, 인정보 다는 디모나의 목숨이 중요하다. 그리고 린드버그가 하는 짓도 배알이 꼴 리고 말야. 어쨌거나 이건 철저히 디모나를 위한 일이다. 그런 작업에 메 이파를 끌어들일 경우, 이건 메이파가 나에 대해 갖고 있는 호감을 이용 하는 짓이다. 내가 보답할 수 없는 호의를 받아들일 생각은 없다. "오빠. 그렇지만 이 경우는 관여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은혜를 입으면 보 답하는게 미트라의 신관에게 주어진 사명이에요!" "하지만 네가 죽는 다니까! 아니.... 됐어. 이렇게 말해도 어차피 안듣겠 지? 솔직히 말할게." 나는 그렇게 말하고 메이파의 어깨를 양팔로 단단히 잡았다. 그러자 메이 파는 놀란 눈을 하고 나를 쳐다보았다. 어깨를 잡았는데도 왠지 모르지만 메이파의 심장박동을 느낄수 있었다. 손을 따라서 움찔움찔, 심장이 뛰는 느낌이 전해져온다. 떨고 있군.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말했다. "나는 디모나가 좋아." 그리고 지금 이 짓은 디모나를 위해 하는 거야. 너를 끌어들이면 그것은 이용밖에 될 수 없어. "...." 메이파는 내 말뜻을 알아들었는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젠장. 디모 나는 나를 차고 나는 메이파를 차는 거냐?! 뭐 이런 엿같은 경우가.... 하지만 그때 메이파가 내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그래서 뭘요!? 나도 오빠가 좋은데 어쩌란 말이에요? 포기하라고요? 그, 그렇게 쉽게 포기할 거면 시작하지도 않았다고요! 바보!" 메이파는 그렇게 외치곤 제지하는 잭을 뿌리치고 막사 밖으로 달려나갔 다. 벌써 주위는 어두워지고 비는 그치지 않고 내린다. 하지만 나는 따라 가지 않았다. "카이레스." 잭은 역시 메이파가 걱정되는지 나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나는 모포를 둘 둘 말아서 등에 끼워 넣고 드러누웠다. "왜요?" "...너 따라가지 않냐? 걱정안돼?" "그걸 내가 하면 너무 잔인해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 눈을 감았다. 이제와서 달려가서 따뜻한 위로를 한다 고 해서. 달라질게 뭔데? 그러자 잭이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막사밖으로 뛰쳐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 젠장. 이 무슨 꼴이냐. 나를 찬 여자 를 위해서 나 좋다는 여자(비록 애지만)를 울리다니. 나는 괜히 화가 나 는 걸 느끼면서 눈을 감았다. 어쨌거나 아까전에 잭이 말한대로 내일부터 다시 강행군이 시작될 것이다. 지금은 좀 잠을 자두는 게 좋겠다. < 계 속 > -------------------------------------------------------------------- 펠: 자자 그러면 잘 나가는 '작가' 씨. 왜 출판권 계약을 하면서 책이 나 오면 통신상의 글을 지우는지 이야기 해주시죠. 그거 지운다고 더 잘 팔 리는 것도 아닐테고 어차피 원고 들고 가면 출판하는 거 일도 아닐텐데, 게다가 카피레프트의 정신에 입각해서 보면 통신소설 불펌이나 교환도 결 국 원작자의 명기가 되어있는 이상 그렇게 나쁘지도 않다고. 휘: 그건 말야. 책 내서 수백만 우습게 나가는 나라의 일이라고. 나도 천 문학적 액수를 받는 헐리우드 배우나 뮤지션, 운동선수나 작가들을 볼 때 쓸데없는 부의 편중이라고 생각해. 그 정도로 시장이 크면 그들은 이미 배급체계의 지배자라고. 하지만 지금 한국은 출판시장도 작은데 그 일각 인 환타지 시장은 더 말할 것도 없잖아. 카피레프트를 논하기에는 너 무...작아! 딱히 부의 지나친 편중이라고 부를 만큼 대성한 사람도 없고. 이영도 씨건 이우혁 씨건 캐딜락 타고 다니는 건 아니잖아? 카: 으음. 어이. 휘긴. 그건 논점을 흐리고 있잖아. 왜 통신상의 글은 지 우는 데? 그럼. 말한 대로 어차피 사람들은 책을 사보느니 통신상에서 보 는걸 좋아하고 아니면 하다못해 빌려볼 테지만 어쨌건 책을 사진 않을 거 아냐? 단지 남들이 그렇게 하니까 타성에 젖어서 글을 지우는 거 아냐? 휘: 음, 그렇다면 그럴지도. 펠: 이봐이봐. 작가가 캐릭터에게 납득당하면 어쩌자는 거야? 휘: 어쨌거나 어느 정도 일리가 있으니까. 조회수도, 독자와의 커뮤니케 이션도 통신연재를 통해서 생기는 이득인데 통신연재로서의 손해는 감수 할 생각 않고 이득만 챙기려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잖아. 나란 놈은 작품 에서는 타협이 있을 수 없지만 그 외로는 쉽게 타협해버린다고. 으윽, 스 스로를 작가니, 쓴걸 작품이니 하고 칭하니 닭살이 돋는 군. 부끄럽다. 작가란 말을 너무 쉽게 하는게 싫어. 카: 에구구. 즉 인간, 매우 약하단 뜻이네. 휘: 너희들이 지나치게 강한 것 뿐이야. 어쨌거나 나는 여러 가지 시도해 보겠어. 새로운 시도라는 것은 굳이 책의 내용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냐. 그렇지 않아? 카: 그러니까 그게 남들이 다하는 짓이라 이거지. 참 퍽 이나 새롭겠다? 휘: 아 이놈들이 말이나 못하면. 캐릭터에게 완패하다. 그래도 계속 된다. 젠장! *********************************************************************** 저번 화에서 베인이 한 욕이 좀 심해도. 음 생각해보면 국문소설이나 그런 것에서도 욕지거리는 제대로, 즉 X니 이런거 없이 나옵니다. 그런데 왜 유달 리 환타지 소설은 욕도 못하고 X로 대체되어야 하나요? '애들 보는 거라서?' 물론 소설의 화자, 즉 독자들에게 설명을 해주는 쪽에서 욕을 집어넣으면 그 건 참 기분나쁜 글이랄 수 있지만. ***********************************************************************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제 26 화 : 朔風#3 ------------------------------------------------------------------------ 팔마력 1548년 10월 7일 밤새 내리던 비는 아침 무렵이 되어서 그쳤다. 신성 팔마 기사단과 조금 남은 노스가드 병력, 글로리 오브 페이스의 기사들은 캠프를 정리하고 있 었다. "그러면 부탁합니다." "아아. 염려놓으라고. 팔마 교단이 너희들 뒤를 추격하지 못하게 하면 되 는 거지?" 호우류시는 그렇게 답하면서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보디발 왕자 는 우리가 출발하면서 뒤에 팔마의 신성기사단을 남길 경우, 그들이 복수 를 하려고 할지 모르기 때문에 말려달라고 한 것이다. 마침 북부캠프를 철수하고 필요한 물자를 다 챙긴 뒤 이동한다면 시간이 걸릴 테니까. 그 사이에 우리들은 먼저 떠나기로 했다. "그럼 카이레스. 힘내라." "아. 예." 나는 벨키서스 레인저들의 환송을 받으며 길을 나섰다. 뒤에서는 팔마 성 기사단의 따가운 눈총이 느껴지지만 설마 벨키서스 레인저들이 있는데 우 리들을 추격해오진 않겠지? "자 어서 가자! 시간이 없어!" 나는 그렇게 말하고 일행들의 앞으로 달려나갔다. 레이퍼는 그 격전에서 도 살아남아서 뭐가 좋은지 히힝대고 있고 보디발 왕자는 전장에서 전사 한 기사의 말을 하나 골라서 내 뒤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디모나는 여전 히 혼수상태라서 렉스와 시노이가 디모나의 마차를 끌고 뒤를 따른다. 오 래간만에 다시 이런 여행을 하는 것 같군. "카이레스! 남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예예!" 나는 그렇게 말하고 초원을 달려나갔다. 그런데 그때 뒤에서 뭔가가 달려 오더니 스텔라를 타고 있는 펠리시아 공주가 내 옆에서 나란히 달리기 시 작했다. 레이퍼가 아무리 먼저 나가도 금새 그 뒤를 따라오다니. 역시 스 텔라는 선천 명마인가. 나는 그런 생각을 하고 펠리시아 공주를 바라보았 다. 그러자 펠리시아 공주는 뚱한 표정으로 앞을 바라보면서 나에게 말을 건네왔다. "카이레스. 저기...." "예?" 앞을 보고 말하니까 뭐라고 하는지 잘 안들리잖아.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안장에 매달린 채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러제 펠리시아 공주도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내게 돌렸다. "카이레스. 이전에는 미안했어. 내가 화난다고 괜히 너를 때리다니." "에에에에엑!" 하마터면 낙마할뻔 했다. 나는 깜짝 놀라서 휘청거리다 자세를 바로잡았 다. 아니 펠리시아 공주가 고작 주먹질 한번 한 것 가지고 사과씩이나 하 다니! 나는 깜짝 놀라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펠리시아 공주는 아 무런 표정없이 앞을 바라보고 있다고 물어보았다. "왜 쳐다보는데?" "아니. 으음. 참 아름다우십니다. 하하하하!" "질 낮은 농담하지마." 펠리시아 공주는 그렇게 말했지만 착잡한 기분이 드는지 앞을 바라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긴 보디발 왕자를 좋아하고 있었는데 벌써 남의 사람 이 되어버렸다니 답답한 거겠지. 젠장. 나도 그 심정 매우 잘 안다. 짝사 랑이란 건 정말 가슴아픈일이야. 아 젠장. "그럼 자 갑시다!" 나는 레이퍼의 말고삐를 쥐고 박차를 가했다. 여전히 이노무 레이퍼는 박 차를 가하면 '왜 난리람?' 하는 식으로 푸르륵 거리고 말 뿐이다. 이놈은 언제쯤 가야 내 말을 잘 듣게 될까? 오전 내내 남쪽으로 이동했다. 초원은 가도가도 끝이 없고 길가엔 여러 가지 가을 풀꽃들이 피어있었다. "아! 이리드 강이다!" 나는 초원의 사이를 지나는 강을 발견하고 그렇게 외쳤다. 그러자 뒤따르 던 보디발 왕자가 물어보았다. "그럼 여기서 잠시 쉴까?" "음. 의외군요. 보디발왕자님." 나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보디발 왕자라면 당장 레오나 공주를 구하러 가 겠다고 쉬지 않고 달릴 것 같은데 이렇게 멈춰서다니. 아마 디모나의 상 태를 염두에 둬서 자제하는 것 같았다. 나는 레이퍼에서 내려서고 배낭에 서 건량을 꺼냈다. 건량이라고 해봐야 육포다. "전쟁만 계속하면서 배부르게 먹어본 적이 없으니 원." 나는 그렇게 육포를 입에 털어넣었다. 이런 육포는 만복도보다 영양이 높 아서 감질나게 먹어도 하루 섭취량은 채운다. 그게 무†눼? 맨날 이런것 만 먹으면 배고픔에 허덕이게 된다니까. "참아. 그렇다고 솥을 걸고 본격적으로 요리를 할 수는 없잖아. 안그래? 바쁠텐데." 렉스는 그렇게 말하면서 자기는 빵을 꺼내서 먹고 있었다. 나는 그런 렉 스를 보곤 혀를 낼름 내밀었다. "말은 잘하는 군. 너는 왜 빵을 먹는데?" "별로 맛 없어. 딱딱해." 하긴 북부캠프에서 가져온 것이라면 괜찮을 리가 없지. 나는 그렇게 생각 하고 디모나의 마차에 올라섰다. 문을 열고 안에 들어서니 침낭에 둘러쌓 여있는 디모나와 그녀를 간호하고 있는 메이파가 보였다. 여기서의 간호 라는 것은 침대에서 굴러 떨어지지 않게 잡고 있는 것을 말한다. 잭은 그 래도 도적이라고 요령 좋게 마차 벽에 기대어서 자고 있었다. "디모나는 상태가 어때?" "여전히 깨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메이파는 그렇게 말하면서 내쪽을바라보았다. 역시 어제 그런 일이 있었 는데 나도 참. 메이파 생각을 안했군. 나는 왠지 미안해져서 메이파쪽을 보지 않고 디모나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디모나는 눈을 감고 미동도 하지 않았다. 편안히 잠든 것 같기도 하고 죽은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도 여 전히 뺨은 발그레 하다. 다만 그녀의 몸 상태를 대변하듯 입술은 바짝 말 라있었다. "으음. 종속의 혈충이란게 이렇게 대단한 건가?" "모르겠어요." 메이파는 그렇게 말하며 내 옆에 와 앉았다. 나는 침대에 누워있는 디모 나를 바라보곤 그녀의 볼에 손을 가져가 보았다. 여전히 솜털이 보송보송 하니 귀여운 얼굴이다. 이렇게 보면 확실히 나보다 나이가 어리긴 어리단 말야. 하는 짓이 얌체같아서 그렇지. "푸훗. 자는 모습이 참 귀엽단 말야." "....오빠." 앗차! 무념 무상! 옆에 메이파 놔두고 무슨 짓이냐. 나는 깜짝 놀라서 메 이파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메이파가 질문을 던졌다. "저기, 디모나씨랑은... 어떻게." "채였어." 나는 스스로 말하고도 이 실없기 그지 없는 상황에 대해서 자조했다. 세 상에. 메이파를 차고서 내가 채였다는 사실을 말하다니. 그러자 메이파가 문득 질문을 던졌다. "저도 그녀처럼 아름다웠다면, 어땠을까요?" "...." 솔직히 그랬다면 게임 셋Game set이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철없어도 그 런걸 솔직히 말할 수는 없다. 더구나 메이파는 평소의 그녀답지 않게 침 울한 표정을 짓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나, 나는. 그걸, 잘 모르겠다. 미안." "...." "미안해. 메이파." "됐어요. 그래도 꽤나 솔직하신 편이네요. 오빠는." 메이파는 그렇게 말하고 웃어보였다. 너무나 밝은 웃음이라서 가슴이 철 렁할 정도다. 젠장. 내가 죽일 놈이지. 나는 메이파의 밝은 미소를 보곤 속으로 혀를 찼다. 이런 귀여운 아이에게 무슨 짓을 한거람. 나란 녀석 은. 결국 디모나 원망할 처지가 못되잖아. "하지만 오빠를 차다니 의외네요. 오빠 만한 사람이 어디 있다고." "...." 나는 그렇게 말하고 웃어 보여주는 메이파를 보곤 왠지 모를 감동을 받았 다. 울거나 화를 내도 될법 하건만, 그녀는 웃어주고 있었다. 그러자 지 금까지 눈을 감고 있던 잭이 혀를 차는게 들려왔다. "...젠장. 도저히 못봐주겠군. 카이레스. 따라나와." "에?" "어서!" 잭은 그렇게 말하고 마차 밖으로 걸어나갔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뒤를 따라 나섰다. "아! 어디 가시는 거에요?" "잠깐. 화장실." "...." 말이 되는 거짓말을 해라. 인간아. "자 그럼 이야기를 좀 해볼까?" 잭은 일단 마차의 옆, 초원으로 나아갔다. 목소리는 들리지 않을테지만 보면 다 보일 거리다. 어차피 잭이 설마 나에게 주먹다짐을 하려는 것은 아닐테고 역시 메이파에게 관련된 이야기인가? 잭은 괜히 주위를 두리번 거리더니 초원의 한가운데 서서 나에게 말했다. "카이레스. 나는 네 장인이 되기 싫다." "예?" 나는 황당한 표정을 짓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잭은 계속 말하기 시 작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메이파가 상처입는 것은 더 보기 싫다." "그, 그런 거였어요?" 나는 깜짝 놀라서 잭을 바라보았다. 잭은 헛기침을 하더니 말을 이었다. "어쨌거나 너 디모나에게 차였다면서?" "에 그렇죠." "바, 바보냐?! 채여놓고 오기도 없어?! 왜 실실 쫓아 다니는 거야? 솔직 히 메이파가 어디가 어때서 거절을 하는데? 응? 생각하니까 화나네." "...." 역시 아버지는 아버지인건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잭을 바라보았다. 잭 은 그렇게 열심히 화를 내고 있었다. "나도, 미칠 것 같아요. 나라고 좋아서 이러는게 아니잖아요." "젠장. 어쨌건 메이파를 울리지 마라. 그것만 말해두마!" "....그럼 어쩌란 거에요? 친절하게 대할까요? 여동생으로? 허울 좋은 소 리에요! 나래도 그런건 바라지 않을거에요!" 나는 갑자기 감정이 격해져서 그렇게 말했다. 차이는 건 메이파 만이 아 니라고! 그런걸 적어도 본인에게 들으면 모를까 잭에게 일일이 코치받을 이유는 없다. 그러자 잭은 나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모르겠다. 어쨌거나 네 말대로 이 일이 끝나면, 너랑 함께 행동하는 건 끝이다. 카이레스. 그렇게 하면 메이파도 마음을 정하겠지." "예. 그건 다행이네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려는 건 아니었는데. 채이고 차다니. 연애라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이노그 잡기 보다도 더 힘들군. 음 하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알 것 같다. 그건 적어도 디모나나 메이파, 나 어느 누구도 잘못한게 없다는 것. 디모나는 자기가 좋아하는 캐스윈드 때문에 날 거절한 거고, 나는 그런 디모나 때문에 메이파를 거절했다. 사 람의 마음은, 보답할수 없다면 차라리 깨끗하게 거절하는 게 나은 법이 다. 그걸 가지고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사람은 상처를 입는다. 아 제길. 악인이 없어도 누군가는 상처를 입는다는 건 참 슬픈 일이로군. "좋아. 휴식은 끝났지? 가자!" 보디발 왕자는 역시 대충 식사를 끝내고 말이 기력을 좀 회복하자마자 그 런 말을 꺼냈다. 아무리 그래도 레오나 공주가 걱정되기는 되는 모양이 지? "일단 이리드 강까지 가면 거기서 배를 타고 라이언즈 캐슬로 갈 수 있을 거야! 거기까지 만이라도 힘 내자!" "알았어요!~" 나는 그렇게 화답하고 달려서 레이퍼의 잔등에 올라탔다. 어쨌거나 지금 은 이런저런 생각할 여유가 없다. 디모나의 목숨을 구하는 게 우선이니 까. 그쪽에나 신경을 쓰자. 게다가 디모나도 인간이면 자기 목숨을 구해 줬는데 생각을 고쳐먹지 않을까? "...." 나는 잠시 안일한 상상을 해보다가 디모나의 신조를 떠올렸다. 확실히 미 모로 이용할 수 있는 건 다 이용해 본다~, 였던가? 으음. 어림도 없군. 정말 이노그 잡기보다 디모나 꼬시기가 어려울지도. 7일 저녁, 우리는 자유도시 한센에서 배를 타고 라이언즈 캐슬로 향했다. 우리가 한센에 도착했을 때 이미 린드버그 백작이 이노그를 물리치고 왕 위 계승의 권리를 주장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었다. 린드버그는 텔레포 트를 이용해서 우리가 죽도록 고생해서 잡은 이노그를 자기 혼자만의 공 으로 돌려놓았을 뿐 아니라 세르파스가 준 지팡이를 마치 세르파스가 린 드버그에게 내려준 신물, 즉 증표로 위장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 만 그런 스토리가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린드버그에 대해서 호의적이었다. "정말 이해할 수가 없군. 그럴거면 왜 우리들을 불러들이는 거지?" 나는 린드버그의 행태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노그 퇴치의 공을 혼자서 먹으려면 우리들을 굳이 불러들일 이유가 없다. 아니 불러들이면 오히려 린드버그는 손해를 본다. 뭐 어차피 보디발 왕자야 레오나 공주 없으면 못사는 몸이니까 당연히 라이언즈 캐슬로 달려갔겠지만 왜 디모나의 목숨 으로 우리들 까지 불러들이는가 하는 점이 수수께끼로 남는다. 녀석 설마 그냥 재미 삼아서 불러들이는 거는 아닐테지? 나는 배의 후미에 매달린 뗏목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 뗏목위에는 디모나의 마차가 잘 매여진 채 따라오고 있었다. 원래 마차를 실을수 없는 배인데 억지를 쓰다 보니 저렇게 된 것이다. 하긴 원래 강을 따라 운송할때는 저런 식의 뗏목을 쓰 기 마련이다. 다만 그게 국법으로 금지 된 게 한 20년 전이던가? 하도 사 고가 많이 나서 금지했다고 하던데. 내참. 디모나도 왜 저런 마차에 그렇 게 까지 집착을 보이는 건지. 뭐 있으면 편리하단 거는 알겠는데 추적자 들이 쫓아올 때도 저거 때문에 떨구지를 못했잖아? 차오르는 달은 검은 수면에 비치고 달빛에 물든 마차가 그 달을 가른다. 수면에 이어지는 궤적과 파문은, 깊은 어둠속에서 음영을 더한다. 강가에 늘어선 많은 자유도시의 불빛들, 강을 따라 흘러가며 스쳐지나가는 그 많 은 것들에 시선을 돌리자 왠지 나른한 기분이 몸을 감싼다. 그러고 보니 까 내가 벨키서스 레인저를 나선게 올해 4월이던가? 고작 반년사이에 엄 청나게 많은 일이 있었구나. 어차피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테지만 무려 구 국의 영웅씩이나 되고 말야. "카이레스...." "아 펠리시아 공주님." 나는 뒤돌아서 뱃전에서 걸어나오는 펠리시아 공주를 바라보았다. 펠리시 아 공주는 멀미를 하는지 영 표정이 말이 아니었다. 그녀는 뱃전에 와서 강물을 바라보며 헛 구역질을 했다. "으엑. 주, 죽을 것 같아." "헤헷. 죽으면 안돼죠 공주님." "으으윽." 펠리시아 공주는 완전히 시체가 되어서 뱃전에 걸려있었다. 그녀가 늘 입 고 다니는 갑옷은 다 벗고 가벼운 경장을 하고 있으니, 몸매가 제법 살아 난다. 전투에 꽤 많이 참가하고, 무기를 상당히 휘둘러서 그런지 펠리시 아 공주의 몸에는 제법 근육이 붙어있는 편이었다. 나는 펠리시아 공주의 등을 두들겨 주었다. "괜찮아요? 속이 안좋을 때는 토해버려요." "으윽! 웨엑." 결국 펠리시아 공주는 시원하게 토해버렸다. 그래. 이거야. 보는 사람도 속이 시원하군. 아 농담. 나는 남이 토하는 걸 보는 그런 악취미한 놈은 아니다. "젠장. 배멀미는 뗀지 오랜줄 알았는데 이렇게 하게 될 줄이야." 펠리시아 공주는 손수건으로 입가를 닦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런 그녀를 보곤 살짝 박수를 쳐줬다. "공주님이 배에 익숙하다는 건 굉장히 좋은 일이죠. 하하하." "으음. 억울한데. 카이레스. 넌 벨키서스 레인저니까 배도 별로 안타봤을 거 아냐. 그런데 왜 멀미를 안하지?" "이노그에게 집어던져져도, 윌카스트에게 맞고 날아가도 멀미를 안하는 것과 같은 이치죠." 내가 그렇게 답하자 펠리시아 공주는 납득해버렸다. 어이어이! 남이 농담 하는 거 가지고 납득하지 말란 말야! "으으음. 그나저나 이렇게 라이언즈 캐슬로 가도 되는 거에요? 너무 대책 없는데." "글쎄. 아마 린드버그랑 브래들리랑 치고 받기를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되 는데."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나에게 물어보았다. "그런데 왜 린드버그가 디모나를 위협하지? 그러면 너희들을 끌어들이는 짓이잖아?" "으음. 왜 그러는지 모르겠군요. 설마 디모나의 목숨을 담보로 나보고 브 래들리 4세의 암살을 하라거나." 아 가능성이 있잖아. 젠장. 그런데 펠리시아 공주는 고개를 저었다. "린드버그는 마법사야. 만약 죽이려고 한다면 브래들리 4세는 아무것도 아니지. 마법이란건 아직 파악되지 않은 부분이 많으니까. 으윽." 확실히 그것도 그렇군. 나를 데려가서 암살 시켜봐야 자기가 마법써서 그 냥 죽여버리는게 더 손쉽겠지. 그럼 왜 부르는 것일까? 단순히 디모나가 이뻐서? 데려와서 첩으로 삼게? 그렇다면 디모나를 애초에 텔레포트할 때 잡아갔어야 했다. 이렇게 걸어오게 만들 이유는 없지. "어쨌거나 카이레스. 디모나에게 차였다면서?" "...공주님도 그런거에 관심 가지십니까?" "그야 당연하지. 재미있잖아." 펠리시아 공주는 그렇게 말했다. 으이구야. 예 재미있으시군요. 나는 그 런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간신히 억눌렀다. 괜히 입 열어서 화를 자 초할 필요는 없지. 하기는 펠리시아 공주도 짝사랑 중이니까 이해한다. "아아. 포기해야 겠어. 보디발 오빠는." "그럼 드디어 자기가 근친 상간욕구를 느끼고 있었다는 걸 자인하시는 거 군요?" 내가 그렇게 물어보자 펠리시아 공주는 다시 뱃전을 잡고 구역질을 했다. 나는 펠리시아 공주의 등을 두들겨 주었다. "으윽. 젠장. 카이레스. 그따위 말을 하다니. 네가 아니라면 쳐 죽였을 거다." "죽을 것 같나요? 훗. 이래뵈도 이노그를 물리친 영웅이랍니다." "어차피 역사에도 남지 않을거 뭐.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거야." "그렇기는 하지만."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상념에 빠졌다. 가만 혹시 이거 성황 오르테거 대제도 사실은 자기보단 조디악 나이츠의 힘이 더 컸던거 아냐? 벨키서스 대공도 옆에 종자가 대신 싸웠다거나, 어쨌거나 명성은 두목이 먹는 법이 니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으으음. 그런." "무슨 생각하는 거야? 카이레스." "아뇨. 그런데 엘레노어 공주님은 어떤 분이죠?" "언니? 음. 몰라. 어린 시절에 유학을 가버려서. 사실은 근친상간으로 태 어났기 때문에 소문나기 전에 처분한다고 빨리 외국으로 보낸 게 아니냐 는 말이 있어서." "....." 이 라이오니아 왕실은 완전 콩가루 집안이잖아? 정말 어떻게 사람들이 이 렇게 되는지. 나는 기가 막혀서 펠리시아 공주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 때 펠리시아 공주가 흥미있는 표정을 하고 나에게 물어보았다. "그보다 고백은 어떻게 했어?" "으음. 프라이버시인데요." "알려줘. 궁금해. 카이레스는 능글맞고 장난기가 있으니까 또 장난같이 했다가 차인거 아냐?" "설마요. 내가 능글맞습니까? 나는 나름대로 진지한편인데." 나는 그렇게 펠리시아 공주에게 말했다. 그러자 펠리시아 공주는 고개를 휙휙 저었다. "충분히 능글맞은데 뭘." "으음. 뭐 그렇다면 할수 없고요. 어쨌거나 이건 프라이버시라서 말 안할 래요." "그래? 그럼 다른 질문 할게. 왜 메이파는 찼어?" "...별거별걸 다 알고 계시는 군요." 나는 호기심으로 눈을 빛내는 펠리시아 공주를 보고 그렇게 말했다. 그러 자 펠리시아 공주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봐. 카이레스. 너도 눈치를 채고 있으니 알겠지만 내가 오라버니를 좋 아한다는 것쯤 알고 있었지? 오빠로서가 아닌 남자로서." "예." 와 말하는 게 굉장히 무섭다. "그런데 그걸 포기한 이상. 즉, 사실상의 실연을 겪었는데 너에게 몇 가 지 묻는 게 그렇게 거슬리니? 나는 단지 내 심정이 남과 같은지, 그걸 알 아보고 싶은 것 뿐이야." 펠리시아 공주는 그렇게 말하면서 눈을 감았다. 멀미 때문인지 몰라도 안 색이 안 좋아 보이는 군. 나는 펠리시아 공주를 바라보고 물어보았다. "그럼 펠리시아 공주님도 심경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흥. 고작해야 평민에 불과한 그대가 감히 왕족과 거래를 하려 함인가?" "...." 으윽! 이건 옛날의 펠리시아 공주랑 똑같잖아? 나는 혹시 펠리시아 공주 의 심기를 건드린 게 아닌가 싶어서 얼른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그녀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쳇. 이거가지고 기죽기는. 뭐 좋아. 특별히 말해줄게. 나도 누군가에게 이야기 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으니까." "누군가에게~라는 말은 사실은 아무나 좋다는 이야기 같군요?" "당연하지. 너가 나에게 뭔가 특별한 존재인 건 아니잖아? 안그래?" 펠리시아 공주는 그렇게 말하곤 뱃전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 이제 좀 속이 안정되는 것 같다." "그보다는 다 토해서겠지요. 그렇게 토했는데 배 안고파요?" "생각없어. 너는 토하고 바로 뭐 먹을수 있니?"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아. 달이 밝다." "예. 날씨가 좋으니까 이대로 라면 내일 저녁쯤에 도착하겠군요." "흐응. 카이레스가 여러모로 유능한 줄은 알겠는데 항해술에도 조예가 깊 은 줄은 몰랐네?" 펠리시아 공주는 그렇게 비아냥 거리는 투로 감탄했다. 하지만 이건 칭찬 이군. 나야 워낙에 펠리시아 공주의 화법에 익숙해져서 이제는 그녀의 퉁 명스러운 어조에서도 희노애락의 감정을 느낄수 있게 되었다. 아 역시 나 의 섬세한 감수성은....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이건 그냥 단순한 아부꾼일 뿐이잖아! "뭐 뱃사람에게 물어본 거에요. 저 망루에 올라간 사람 보이죠?" 내가 배 위 망루를 가리키자 펠리시아 공주는 멍한 표정으로 그 망루위를 바라보았다. 마침 달이 떠서 망루에 마치 달이 걸린것처럼 보였다. 차기 시작하는 달은 푸르스름한 빛을 뿌리고 있고 배의 실루엣은 달빛에 젖어 푸르게 물들고 있었다. 멋진 야경이다. 나는 그 야경을 보면서 펠리시아 공주와 여러 가지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역시 짝사랑을 하는 인간이라서 그런지 이야기가 잘 통했다. "그렇게 된 거야? 그래? 앞으로의 예정은?" "그야 뭐. 일단 디모나를 구해놓고나서 이렇게 말하는 거죠! 목숨을 구해 줬으니까 몸으로 갚으라고...." "농담이지?" "진담인데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펠리시아 공주는 팔꿈치로 나를 푹 찔렀다. 으음. 이 건 디모나랑 하는 짓이 같잖아? 나는 놀라서 펠리시아 공주를 바라보았 다. 그녀는 나를 보고 피식 웃었다. "하하하하. 역시 너다워. 정말. 카이레스. 잘해봐." "공주님도 잘하세요." "내가 잘되면 오빠에게는 불행인데?" 펠리시아 공주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순간 나는 그녀의 말에서 이상한 예감을 받았다. 그래. 보디발 왕자는 레오나 공주와 이어 지지 않으면 불행해질거야. 그리고.... "...." 나는 무심결에 라이언즈 캐슬이 있는 방향, 배가 흘러가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달빛의 강이 길게 늘어져 있을 뿐이지만, 이 흐름이 두렵다. 왠지 안 좋은 예감이 나를 사로잡았다. "잘자. 카이레스." 펠리시아 공주는 그 한마디를 남기고 선실로 들어갔다. < 계 속 > -------------------------------------------------------------------- 펠: 그런데 저 라크세즈는 누구야? 카: 음. 미녀. 실버 드래곤. 펠: 보통 실버드래곤은 미녀라고 부르지 않아. 어쨌거나 분위기를 보니까 공략 불가 캐릭터 같은데? 휘: 예리하군. 투하트로 말하자면 세리오랄까. 카: (당황한다) 엣! 그런거야? 아깝다! 머리칼이라도 얻어놓을걸. 휘: 2부에 보게 될 거야. 아 왠지 안 좋은 네타바레 같군. 마악 라크세즈 팬이 생길 판인데 말야. 라크세즈도 무지하게 공들인 캐릭터거든. 펠: 그대로 두면 히로인 인기를 위협할 걸. 휘: 히로인 인기는 이미 포기했어. 벌써부터 싫다는 사람 천지인데. 펠: 연재중인데 그런 말 벌써부터 하면 안돼. 휘: 돼. S.E.:휘이이이이~ 카:....으음 원작자를 죽이고 나도 죽어버릴까? 펠: 해봐. 말리지 않을게. 힘내. Chu~♥ 카: 이 경우는 연재도 끝나고 은퇴중인 선배가 하는게. 나는 아직 앞길이 구만리 같은데. 펠: 구만리는 무슨, 하지만 나쁘지는 않은 생각이군. 비상하는 매 완전판 을 내려하지 않는 원작자 따위 있으나마나지. 휘: 이, 이 녀석들 이상한 짓 하지마. 어차피 원작자를 죽이면 대우주의 의지가 용서치 않을 거야! 계속이라면 계속 된다! *********************************************************************** 2부, 3부 이렇게 쓰는 게 돈벌이를 위해서 늘리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 더군요. 음. 다크엘프 3부작도 그렇고 쉐도우 데일도 그렇고 아이스 윈드 데 일도 그렇고, 그 소설들의 배경은 다 포가튼 릴람의 페어룬입니다. 레이펜테 나 연대기 3부작은 물론 각각의 연대가 그다지 멀지 않게 이어져 있지만 어 쨌거나 돈벌려고 괜히 없는거 늘여 쓰는 건 아닙니다. ***********************************************************************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제 26 화 : 朔風#4 ------------------------------------------------------------------------ 팔마력 1548년 10월 8일 "으음." 나는 몸을 뒤척이다가 눈을 떴다. 뭔가 아주 이상한 꿈을 꾸었는데 막상 눈을 떠보니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이런 기분이야 여러번 느낀 적도 있지만 날이 날이다 보니 불길한 예감이 든다. 전조랄까? "벌써 날이 밝았나?"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실 바닥에 주저앉아서 자 다니 이건 내가 봐도 상당히 터프하군. 선실의 위쪽에 나있는 작은 창으 로부터 햇살이 비치고 있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바지를 털고 주위 를 바라보았다. 일행들은 대부분 선실 바닥에 모포를 깔고 자고 있고 환 자인 디모나와 멀미를 하는 펠리시아 공주는 특별히 선용 침상에 누워있 었다. 배가 흔들릴 것에 대비해서 굴러떨어지지 못하게 만든 그 침상은 벽면에 꼬옥 붙어있었다. "으으응." 그런데 그때 디모나가 몸을 뒤척이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깜짝 놀라서 침상으로 다가가 보았다. 설마 깨어나는 걸까? 하긴 아무리 종속의 혈충 때문에 쓰러졌다지만 아무것도 못먹고 있는데 힘들겠지? 나는 그렇게 생 각하고 디모나의 상태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디모나가 힘겹게 눈을 뜨는 게 보였다. "...카, 카이레스?" "아 디모나?" "굳모닝." 이 상태에서도 디모나는 손을 들면서 나에게 아침인사를 했다. 나는 피식 웃으면서 그녀에게 수통을 건네주었다. "목마르지?" "으응."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손을 뻗어서 수통을 받았지만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지 침대 시트위로 툭 떨어뜨렸다. 나는 수통을 잡아서 열고 그녀에게 대었다. "아 해봐." "응." 나는 디모나에게 직접 물을 먹여주고 침상모서리에 걸터 앉아서 디모나를 살펴보았다. 쓰러져 있던 탓인지 많이 수척해져 있었다. "여긴 어디야?" "뱃속이야. 지금 라이언즈 캐슬로 가고 있어." "그래? 린드버그는?" 디모나는 그렇게 물어보며 손으로 눈곱을 떼기 시작했다. 나는 피식 웃고 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수건을 가져올게 그걸로 얼굴이라도 닦아." "고마워." "뭘 이런 걸 가지고." 나는 그렇게 말하고 나가서 물수건을 준비해서 디모나에게 건네주었다. 디모나는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겨우 한숨을 내쉬었다. "배고프다." "아침 무렵에 배가 정박할 테니까 거기서 뭐 먹자." "...." 내가 그렇게 말하자 디모나는 고개를 푹 숙이더니 갑자기 내게 손을 내밀 었다. 나는 왠지 힘이 다 빠져서 떨리고 있는 그 손에 내 손을 포개었다. "작구나. 무리하지 말고 좀더 쉬어. 배가 정박하면 그때 깨워줄게." "으응. 고마워 카이레스. 그리고 미안해." "...." 내가 듣고 싶은 말은 미안하다는 말이 아냐. 젠장. 하지만 나는 억지로 웃어보였다. "괜찮아. 뭘." 카이레스! 넌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어! 제기랄! 배는 아침 무렵에 왠 부두에 정박을 했다. 그때 즈음에는 다른 일행들도 다 깨어나서 배에서 내릴 준비를 했다. "으음. 그냥 이대로 라이언즈 캐슬로 직진하면 안되나? 왜 도중에 기항하 는 거지?"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투덜거렸다. 하지만 나는 쓰러져 있는 디모나를 조 심스럽게 업으면서 말했다. "그냥 무작정 돌입하면 린드버그에게 죽을 걸요." "그것도 그렇군."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말하고 갑판 위로 올라갔다. 나도 디모나를 업은채 로 갑판위로 올라갔다. "이야아아!" 여기저기에서 새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고 밝은 아침햇살이 동편으로부터 비치고 있었다. 수면은 황금색으로 일렁이고 동남쪽에서 불어오는 강바람 은 머리칼을 흐트러뜨린다. 나는 디모나를 업은 채로 조심스럽게 배에서 내렸다. "두시간 뒤 까지 배에 돌아와 주세요." "겨우 두 시간?" 나는 그렇게 말했지만 보디발 왕자가 눈살을 찌푸렸다. "카이레스! 아무리 그래도 시간을 지체할 여유가 없다고. 일단 아침을 먹 고. 린드버그 녀석을 족칠 방법을 구상해 보자고." "으음. 그건 그런데 왜 우리는 여기 있는 거야?" 시노이는 배를 타고도 멀미를 하지 않은 주제에도 투덜거리고 있었다. 음 원래 드워프는 배를 타면 반드시 멀미하고 죽으려고 한다는 이야기는 잘 못된 거였나? 아니면 저놈의 시노이가 특별한 거냐? 하긴 저 드워프는 마 차도 몰고 산도 오르고 그야말로 수륙양용이더만. "어찌되었건 성검을 되찾게 해주셨으니까 도와야지요." 메이파는 그렇게 말했다. 으윽. 목소리에 왠지 냉기가 서려있어! 젠장. 나의 죄가 크다! "일단은 식사나 하죠. 아 저기!" 나는 '여관정신'이라는 간판이 걸린 가게를 가리켰다. 여관정신이라니. 이전에 보았던 여관도 같은 간판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우리는 아침 일찍 모여드는 부두노동자들의 사이를 지나서 그 여관정신이란 가게로 들 어가 보았다. 밖에서 볼 때는 강바람에 찌든 목조건물에 지나지 않아서 몰랐는데 안에 들어가보니 반쯤 땅을 파서 만든 넓고 아담한 여관이었다. 게다가 1층의 식당은 왜그렇게 넓은지. "그런데 강가에서 땅을 파서 반 지하를 만들다니. 비라도 많이 오면 물이 차지 않을까?" 펠리시아 공주가 그런 의문을 제기하자 여관의 카운터에 서있던 젊은 청 년이 하하하 하고 웃었다. "괜찮습니다. 여긴 강가지만 지대가 높고 석질로 되어있거든요. 아 손님 들. 무슨 일로." "아침식사. 빠른걸로. 아 그리고 환자가 있으니까 스프를 부탁해요." 우리가 그렇게 말하자 여관 청년은 주방으로 달려가서 말하기 시작했다. 나는 여전히 혼절해 있는 디모나를 조심스럽게 의자에 내려놓았다. "아직도 혼절해 있는데." "전에 눈을 떴다는 거 혹시 꿈 아냐? 카이레스?" "설마. 아무리 그래도 그런 생생한 꿈을 꿀까." 나는 그렇게 일행들에게 말했다. 그런데 그때 여급이 식탁을 치우고 위에 접시와 식기들을 놓으면서 우리들에게 물어보았다. "어디까지 가시길래 이렇게 아침 일찍 식사를 하러 오셨어요?" "아 라이언즈 캐슬...." "역시! 새 국왕 린드버그 님의 대관식을 보려고 하는 거군요! 저도 일만 아니면 가보고 싶은데. 아아. 나도 언제쯤 수도 구경을 해보나." 여급은 수다스럽게 말을 하고 있었다. 그러자 보디발 왕자는 깜짝 놀라서 물어보았다. "리....린드버그 님?" "아 예. 몰랐어요? 전 국왕인 브래들리 3세가 서거하고, 4세가 뒤를 이으 려고 했는데 린드버그 백작님, 아 이런. 이제는 국왕님이지. 그분이 나타 나서 브래들리 4세를 제거해버리고 귀족들의 지지를 받아서 왕위에 오르 기로 결정되었다고 하던데요?" "그 대관식은?" 펠리시아 공주가 물어보자 그 여급은 깜짝 놀라서 펠리시아 공주를 바라 보았다. 그리고 보디발 왕자도 돌아보았다. "아, 아니 저기, 혹시." "어서 이야기 해. 시간이 없어." 펠리시아 공주는 그렇게 정중하게, 협박을 했다. 손을 칼자루 위에 얹고 저렇게 말하면 일개 여급이 무슨 배포가 있다고 말을 하냐? "에. 저기 그게." "자자. 진정하고." 나는 펠리시아 공주를 제지한 뒤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대관식은 언제죠?" "그야 아직 완전히 정해진 건 아니라서, 하지만 린드버그 님이야 원래 귀 족들의 지지가 탄탄했고 게다가 소문에 의하면 그분이 이노그를 퇴치했다 고." "...." 역시 이놈 자식 텔레포트를 할 줄 아니까 여러모로 편하군. 여기저기 먼 저 휙휙 날아가서 다 자기 공으로 통보해 버리니. 아무리 내가 평민이고 아무 것도 남기지 않을 녀석이라지만 이노그 퇴치의 공은 솔직히 내것인 데, 아니면 그 마커스나 벨키서스 레인저의 공인데 왜 자기가 혼자 꿀꺽 삼킨담? 하지만 그것보다도 확실히 무서운 적이 왕위에 오른다는게 문제 였다. 그 브래들리 4세야 너무 상대하기 쉬운, 저능한 바보에 지나지 않 지만 린드버그가 왕위를 꿰고 지키고 있으면 공략이 쉽지 않다. 그런데 어떻게 일국의 국왕에게 '네가 건 종속의 혈충을 풀어! 안그러면 죽여버 린다!' 이런 식의 협박을 할 수 있다는 말이냐? "저, 저는 그럼."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주방으로 가서 요리들을 나르기 시작했다. 그사이 에 부두 노동자들이 꽤 많이 이곳으로 몰려왔다. "이봐 소문 들었나?" "무슨 소문?" "이노그를 린드버그 백작, 아니 새 국왕 님이 물리쳤다는데?" "역시, 라이오니아에 남은 몇 없는 대마법사 답군." 우리는 이런 소리를 들으면서 식사를 해야 했다. 나는 잠들어 있는 디모 나를 조심스럽게 깨웠다. "디모나. 디모나?" "거 쓰러져 있는데 자게 내버려둬." "아무것도 못먹었다고요. 이대로 놔둘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그때 디모나가 눈을 떴다. "으으음. 아 여러분?" "아 깨어났다. 디모나. 잘 잤어?" "응. 으음. 화장실에 좀." "...." 깨어나자마자 하는 게 그 말이냐? 하긴 그동안 계속 쓰러져 있으니 화장 실에 갈 필요는 있겠다. 하지만 좀 여자는 이슬만 먹고 산다던가 하는 식 으로 남자의 환타지를 충족시켜줘야 할 의무..., 는 없구나. "좋아. 그러면 일단 어떻게 할건지. 계획이나 짜자." 우리들은 여관의 식탁에 앉아서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계획이라고 해도 주위에서 계속 린드버그 국왕님에 대한 찬양이 터져나오는데 뭐를 제대로 짤 수 있을까? 자칫하다간 국왕 모독죄로 몰매맞게 생겼다. 나같아도 린 드버그 녀석 이라는 단어가 목구멍을 오락가락 하는데 펠리시아 공주나 보디발 왕자는 오죽하겠냐. 그러나 그 와중에도 디모나는 멍한 표정으로 스프를 스푼으로 떠 마시면서 중얼거렸다. "배고파." "속 안 좋을테니까 그거로 참고 있어." "알았어. 하지만 정말 감질나는 걸." "그래그래. 그 심정 나도 알지. 나라면 워낙 터프하니까 그냥 다 뜯어먹 겠지만 너는 그래도 엘레강스한 숙녀잖아. 참고 있어." 나는 한숨을 내쉬고 메이파를 바라보았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디모나야." "호오! 정열적인데?" "이야. 뜨거워 뜨거워!" 잭과 렉스는 그렇게 나를 놀렸다. 이 인간들이! 지금 이런 의미로 말하는 게 아니잖아? 나는 헛 소리를 하는 둘을 노려본 뒤 말했다. "종속의 혈충이 문제란 거야." "뭐 사람 하나 목숨이 왕위보다 중요하다고는..." 펠리시아 공주는 그렇게 말했지만 옆에 있던 보디발 왕자가 그녀의 입을 막았다. 나는 빵을 들고 위에 사탕수수 칩을 꽂은 뒤 계피가루를 뿌리면 서 말했다. "녀석이 디모나를 인질로 삼을 수 있잖아. 그걸 어떻게 막느냐는 거지. 게다가 설사 막을수 있다고 치더라도, 그렇다고 사람들 모인 곳에서 그 린드... 아 하여튼 그 분을 쳐 죽일수는 없는 일 아냐. 쳐 죽인다고 죽어 줄 놈도 아니고 그렇게 죽였을 경우 아무것도 해결되는게 없지만." "그 분을 쳐죽이다니 너무 과격해." "말이 헛 나와서 그래." 나는 그렇게 말하고 빵을 베어 물었다. 그러자 나를 바라보던 메이파가 똑같이 따라하기 시작했다. 으음. 뭐 먹을 만 하군. 계피가루의 독특한 향기가 맘에 드는데. "으엑. 카이레스. 비위도 좋다." "냅둬. 이렇게 살다가 죽을거야. 자자. 어쨌거나 무슨 방법이 없을까? 종 속의 혈충을 제거하는 방법이라던가." "그야. 지금 외과수술을 하면 어떨까?" 시노이는 역시 드워프라서 그런지 그런 과격한 안을 내놓았다. 디모나의 목뒤를 째고 벌레를 꺼내잔 건가? "안돼요. 이 종속의 혈충은 그 경우 자기 보호 본능을 발휘해서 숙주 속 으로 숨어버린다고요. 그런짓 했다가는 제가 죽어요. 게다가 외과수술이 라니. 흉터가 남잖아요." 휴, 흉터가 남는게 문제냐?! 내가 기가막혀서 디모나를 바라보자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내 스프 접시도 가져갔다. 으음. 이 애가 정말. "그러면 흐음. 아 저주해제의 주문을 쓰면?" "그것도 그다지." 이번에는 메이파가 고개를 저었다. 확실히 이 종속의 혈충이란 거는 처치 가 곤란한 존재다. 어떻게 하지? "일단 명령을 내릴틈도 없이 시전자, 즉 그분을 죽여버리면 되는데." "그래?" 나는 그렇게 중얼거렸지만 도대체 방법이 떠오르질 않는다. 그녀석 보통 놈이 아니잖아! 무려 마법사라고! 게다가 다른 놈이면 몰라도 귀족들에게 튼튼한 지지를 받고 있는 린드버그를 죽여버리면 그 후환을 어떻게 감당 할까? 보디발 왕자의 지지기반은 린드버그에 비하면 대단히 초라하다. 더 구나 린드버그는 이노그를 물리쳤다는 소문, 그리고 세르파스에게 받은 지팡이, 더구나 세르파스의 혈통이라는 것으로 민중들의 인기도 한몸에 모으고 있는 것이다. 아아. 생각해보면 보디발 왕자보다는 왕위에 더 어 울릴 지도 모르겠다. 그렇잖아도 에스페란자 공국과 싸우고 있는 데 마법 사의 힘은 절실히 필요할 테니까. "...이건 어떨까? 내가 왕위 계승권을 포기하고 레오나 공주와 함께 달아 난다면? 그러면 린드버그는 더 이상 우리에게 얻을 수 있는 게 없잖아?" 보디발 왕자는 누가 왕자 아니랄까봐 속없는 소리를 늘어놓았다. 린드버 그는 물론 합리적으로 움직이는 녀석이긴 하지만 일부러 보디발 왕자를 끌어들일 정도면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다고 봐야 한다. 게다가 우리들은 이래저래 이노그 퇴치의 증인, 살려두면 일단은 좋지만 오래 살려둘 필요 는 없는 존재인 것이다. "그는 그렇게 어눌한 악당이 아니에요. 그리고 이름 부르지 말아요.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다 그의 추종자라니깐." 나는 그렇게 말하고 메이파를 바라보았다. 아 제기랄. 내가 찬 여자인데 도 그녀의 힘이 절실히 필요하다니. 나란 녀석 혐오감이 밀려온다. 나는 메이파를 바라보고 물어보았다. "혹시 종속의 혈충을 잠시나마 막을 방법이 없겠니?" "으음. 종속의 혈충을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안티 매직 쉘이면 린드버그 의 명령이 전달되지 않게 할 수 있을 거에요. 이 주문은 마법적 에너지를 막아주거든요. 그가 명령을 원거리에서 전달한 것은 분명 마법적인 힘일 테니까요." "그래. 그거면 좋겠다." "하지만 린드버그가 궁극 주문도 쓰는 마법사라면 다차원 명령 같은 걸로 충분히 파해할텐데? 게다가 어쩌면 음파일지도 모르고. 물론 나는 소리같 은걸 듣지는 않았지만." 디모나가 그렇게 반문하자 메이파는 푹 고개를 숙였다. "그렇죠." "이래저래 난감하군. 아 이런 제길. 시간이 다되어 가잖아? 배로 승선하 죠." 나는 일행들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여관의 문이 열리고 일단의 사람들이 들어오는게 보였다. 한 대여섯명 정도? "어?" 나는 그들중에 꽤 낯익은 얼굴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일단 꽤나 체구 가 큰 흑인,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하프 엘프의 소녀와 금발벽안의 백 인, 그리고 그들의 앞에는 자그마한 체구의 소년이 있었다. 뭐랄까. 상당 히 귀엽고, 여자인지 남자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의 미소년이었다. 금발을 길게 길러서 찰랑찰랑하니 뒤로 늘어뜨리고 있는데 어찌나 영양상 태가 좋은지 머리칼이 반짝반짝 윤이 난다. 비록 옷은 평범한 모험자 복 장을 하고 있지만 절대로 높은 신분의 사람일 것이다. "에... 에밀리오?!" 보디발 왕자는 깜짝놀라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에? 에밀리오라니. 아니 그럼 에스페란자의 용공자 중 막내. 사교계에서 그 이름이 높은 미소년, 에밀리오 에스페란드란 말야? "이거 오래간만이군요. 괜찮다면 합석해도 되겠습니까?" "자리가 없어. 시간도 없고." 펠리시아 공주는 뚱하게 말했지만 그때 흑인의 공안요원이 옆으로 걸어가 더니 테이블 하나를 가져왔다. "저기 손님! 테이블 배치를 그렇게 무단으로 하시면." "아 잠시 쓰겠습니다." 에밀리오는 평민인 여관 지배인에게도 그렇게 정중하게 말했다. 그러자 옆에 따르던 남자중의 한명이 품에서 금화를 꺼내어 여관주인에게 건네주 었다. 역시 금화의 힘은 동서고금 어디에서나 막강한 법이라서 다들 입을 다물었다. "자자.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 하죠." 에밀리오라는 그 소년은 그렇게 말하고 보디발 왕자의 맞은 편에 앉았다. 보디발 왕자는 그런 에밀리오를 보고 놀라서 물어보았다. "너, 정말 에밀리오냐? 사람이 바뀐 것 같은데?" "왜요? 평범히 사교계를 굴러다니면서 이 사람 저사람에게 애완견처럼 귀 여움 받던 꼬마가 갑자기 세게 나와서 놀라셨나요? 뭐 어쨌거나 지금은 그 이야기를 하려는게 아니고." 에밀리오는 그렇게 말하더니 우리들에게 물어보았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지 않으신지?" 물론 매우 필요하기는 하지. 하지만 방금전까지도 적이었던 놈들이 도움 을 주기라도 하겠다는 거냐? 나는 놀라서 그렇게 바라보았지만 보디발 왕 자는 즉각 이렇게 반문했다. "어떻게 도울수 있다는 거지? 무엇을?" "그야 물론. 레오나 에스페란드 공주의 구출, 그리고 린드버그의 제거 죠." 앗!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여기는 사람들이 득시글 거린다고! 나는 그렇 게 생각하고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우리들에게 주목하지 않고 있었 다. 마, 마법인가? "우리들은 레오나 공주님을 구하는게 목적입니다. 당신들도 그 목적과, 아울러 저기 저 숙녀분이 종속의 혈충에서 풀려나도록 하는게 중요하겠지 요?" 하프엘프의 공안요원, 나에게 많이 베이고 찔리고 했던 그 여자는 그렇게 말했다. 음 분명히 끌리는 조건이기는 한데. "게다가 우리들에게는 린드버그가 우리와 내통한 증거가 여기 서류로 정 리되어있습니다. 원한다면 드릴수도 있지요." ".... 잠깐." 그때 펠리시아 공주가 그들을 제지했다. "그 말은 바로 우리들에게도 해당되잖아. 이제 우리가 너희들과 거래해서 그걸 받아들고, 린드버그를 물리치면 그다음은 우리들 역시 너희들에게 약점을 잡히는 꼴 아냐?" "그야 그렇죠. 하지만 그런 손해도 감수 안하시렵니까?"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보디발 왕자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에밀리오 왕자 가 그녀를 제지했다. "그만둬. 어쨌거나 선택권은 저쪽에 있으니까. 그렇죠? 보디발 형님?" "좋아. 하지만 그건 그렇다 치고 린드버그가 종속의 혈충을 쓰는 거는 어 떻게 막지?" "종속의 혈충을 마비시키는 톡신 앰플이 있습니다. 한병 밖에 없지만 드 리죠. 효과는 약 두 시간 정도니까 정확히 주사하는 게 좋을 겁니다." 그러자 디모나가 주위를 살펴보고 물어보았다. "그렇다면 그게 진짜라는 확신은 어디에 있지? 그거 하나 믿고 당신들이 원하는 대로 손바닥 위에서 춤춰줄 생각은 없는데?" "이런. 역시 누나는 소문대로로군요." 응? 저놈 디모나를 알고 있나? 그러나 에밀리오는 누가 봐도 넘어갈 만큼 의 매력적인 미소를 짓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은 본인이 가장 믿고 싶죠? 어차피 다른 수도 없다면 한번 걸어보는 게 어때요? 어차피 인생은 도박인데 그 정도 각오는 하셔야죠." "좋아. 더 이상 말할 필요는 없군"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고 손을 벌렸다. 그러자 하프엘프의 여자요원이 왠 작은 보석함 같은 거를 건네주었다. 디모나가 안을 열어보니 안에는 투명 한 액체가 가득찬 앰플과 주사기가 있었다. "자 그러면. 그 서류도 넘겨줘. 얼마나 쓸모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일단 받아둘건 다 받아두는게 좋겠지." "예예." 에밀리오는 그렇게 대답하고 서류도 뭐도 다 넘겨주었다. 보디발 왕자는 그걸 보곤 한숨을 내쉬었다. "젠장. 확실한 서류로군 이건." "그렇다니까요. 보디발 형. 제가 형을 속일 리가 있겠어요?" "지금도 속이고 있는 것 같은데." 그는 그렇게 말하고 에밀리오를 노려보았다. "자 어쨌건 그럼 이제 전해줄건 다 전해줬으니 건투를 빕니다. 우린 그만 가도록 하죠." 에밀리오와 공안요원들은 그렇게 말하고 일어났다. 그리고 우리들에게 윙 크를 했다. "그럼. 무운을!" "...." 그들은 그 말과 함께 아침햇살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이거 일이 굉장히 꼬이는 느낌인데. < 계 속 > -------------------------------------------------------------------- 휘긴경 명작극장. -_-;... 사건은 아주 사소한 일에서 발생되었다. 휘긴경 극장의 편지함, 그곳에 의문의 소포가 놓여있는 것이었다. 소인이 붙어있지 않은 소포는, 윌카스 트의 앞으로 배달 된 것이었는데.... 윌카스트: 으음. 뭐지 이거? (열어본다.) 허억. 이것은? 그렇다. 그 소포에는 노란 수건과 남색의 츄리닝이 곱게 개여져 있었던 것이다. 윌카스트: 이러면 단순한 코스프레잖아! (그러면서 입는 건 뭐냐?) 그러나 그때 그 윌카스트의 한맺힌 절규를 들은 사람이 있었으니....휘긴 경 극장에서 몇안되는 성공연애, 성공인생의 향유자. 마듀라스였던 것이 다. 마델:.... 뭐? 단순한 코스프레에 지나지 않는다고? 그, 그렇다는 것은 단순한 코스프레로서는 만족할 수 없다는 말이냐? 아아 점점 깊어만 가는 오해. 사실 윌카스트의 처신이 좀 그릇되기는 했 다. 그러나 악의 드래곤의 인생. 살려면 여체를 노리며 살아야 하는 법이 다! 윌카스트의 청춘에 한점 후회란 없다! 과연 이 뒷이야기는 어찌될 것 인가!? 오늘의 교훈 : 귀축의 적은 커플! 애인있는 남자! 쿠쿵! *********************************************************************** 아 말을 타고 다니는 사람은 배멀미 안 하는 거 아니냐고 물어보신 분이 있 는데, 당연히 합니다. 승마도 힘들긴 하지만 줄넘기한다고 멀미하는 사람 없 는 것과 같은 이치죠. 게다가 카이레스 일행은 무려, 준신과의 전투를 하고 난 뒤입니다. 몸 상태가 안 좋으면 당연히 멀미하기도 쉽죠. 아 그럼 오늘은 tr하러 가느라 한화만, 이라기 보단 내가 언제 하루 두화 연재한댔어? 우우 웃! 자 그럼! ***********************************************************************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제 26 화 : 朔風#5 ------------------------------------------------------------------------ 팔마력 1548년 10월 8일 우리들은 에스페란자 공안 요원들과 접촉한 뒤 다시 배에 올라타서 계속 남진했다. 원래는 오늘 저녁 무렵에 도착하리라고 여겨졌는데 도중에 날 씨가 안 좋아져서 배가 늦춰지는 바람에 내일 아침에나 도착할수 있다고, 선장이 정중히 사과를 하러 왔다. 뭐 대신 큼직한 화물칸 하나를 우리가 쓸 선실로 잡아버렸으니 그건 되었다. 린드버그의 태도를 보거나 할 때 하루쯤 연장되었다고 해서 뭔가 큰 문제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적어도 브래들리 4세보다는 현명할 테니까. 다만 보디발 왕자도 꽤나 멍청하다는 게 문제랄까. "지금 당장 가자니까! 이제 앰플도 얻었겠다 무서울 게 없다!"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주장하고 있었다. 지금 여기서 카누나 보트같은걸 타고 자기의 힘으로 저으면 오늘 안에 도착할 수 있다고 그러는 것이다. "그놈 실버드래곤으로 변신하잖아요. 또 맞고 공처럼 날아가게요?" "...." 이런 식이다. 보디발 왕자야 열의가 펄펄 넘치겠지만 그게 좋은 게 아니 라고. 게다가 공안요원들과 그 에밀리오 에스페란드 왕자. 절대로 호의에 서 이런 짓을 하는 게 아닐 것이다. 보디발 왕자야 단순해서 '레오나 공 주를 구하려고 그런다.', '에밀리오는 누나를 죽게 놔둘 만큼 매정한 놈 이 아니다.' 라고 말하지만 그 에밀리오 왕자. 눈매가 장난이 아니었다. 어떤때는 천진난만한 미소년처럼 보이다가도 이따금, 그래 앰플이나 서류 를 넘겨줄때는 다른 공안요원들의 안광이 초라해 보일 정도로 빛을 발한 다. 이중인격자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그는 어쩌면 린드버그보다도 위험 할지도 모른다. 왜냐면 일단 레오나 공주를 구하려 했다면 진작에 움직였 어야 했다. 그리고 만약 도중에 구하려 했다면 공주를 위험 속으로 던져 놓지도 않았을 테고. 즉 저들은 사실 공주야 죽건 말건 그다지 관심 밖이 라는 것이다. 이 정도야 나도 로그마스터의 모험일지를 통해서 배운 게 있으니까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자기 누나도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고 그 런 주제에 저렇게 표정관리에 능숙하다면 정말 위험인물이지. 뭐가 되도 크게 될 놈이다. 과연 에스페란자의 용공자. 그에 비하면 라이오니아의 황금사자는 이 꼴이 뭐냐? 여자 하나 때문에 사람 망가지는 거 일도 아니 군. "어쨌거나 그들의 요구가 뭐건 간에 쉽게 들어줄수는 없어요. 의도가 수 상하니까. 이 앰플도 믿을 수 없다고요. 아. 나는 이런 거에 목숨걸기 싫 은데."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벽에 걸린 램프의 불빛에 앰플을 비춰보였다. 투명한 액체가 유리앰플 안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저런 유리를 만드는 것 도 굉장히 힘든 일일텐데. 아니 뭐 노움들이야 쉽게 만든다지만 그래도 비싼 물건임에는 틀림없다. "그럼 이거에 목숨을 안걸면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대안을 제시해봐?" "대안이라. 으음. 역시 린드버그 국왕폐하께 달려가서 나는 당신의 종입 니다~ 몸도 마음도 다 바치겠으니 부디 이 미천한 목숨만은 살려주세요. 라고 할까?" "그... 그게 대안이냐!" 농담도 해서 될 말과 안될 말이 있는 거야! 나는 기가 막혀서 디모나를 바라보았지만 디모나는 그때 갑자기 코를 막았다.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다시 붉은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아." 나는 깜짝 놀라서 그녀에게 다가갔다. "괜찮아?" "아니 갑자기 머리가 띵 하더니 이렇게."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스스로 벌러덩 바닥에 드러누웠다. 나는 그런 그녀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되면 화도 못내겠군. 젠장. 주의하란 말야. 넌 아직 환자니까. 만약 필요하다면 어디 먼 곳에 피신해 있어." "앰플의 약효는 겨우 두 시간이야.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인지. 아니면 두시간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시간대를 맞춰 놓기 위해서는 함께 행동해야 해. 알겠지 카이레스?"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고 내 무릎위에 머리를 얹었다. 나는 내 무릎을 베 고 나를 보고 웃고 있는 디모나를 보곤 화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사람을 차 놓고서도 내 능력은 이용하겠다는 뜻이냐? 그렇지만 그렇다고 디모나 를 죽게 내버려 둘 수도 없다. "아. 카이레스. 역시 카이레스에게 제로테이크를 맡긴 건 잘한 것 같아." "그러고 보니 확실히." 이 제로테이크, 디모나가 나에게 준 것이지. 그녀를 지킬 사람에게 주라 고 한 검. 으음. 대게 그런걸 하면, 차지는 않는 다고! 기껏 없는 용기 짜내서 고백했더니 사람 차놓고 이렇게 생글생글 웃다니. "코피나 마저 닦아." 나는 애써 디모나를 외면하며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메이파가 흐흠 하고 헛기침을 하면서 말을 꺼냈다. "그런데 그 에밀리오 왕자는 어떻게 우리가 있는 곳을 알아내었을까요? 설사 알아냈다고 하더라도 배를 타고 이동하고 있는데 쉽게 추적할수 있 을 것 같지도 않고." "아마 스크라잉Scrying을 하는 것 같아." 디모나는 내 무릎을 베고 누워서 눈을 감은 채 그렇게 말했다. 그리곤 코 피를 흘리면서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도대체 이 여자의 신경은 어떻게 되어있는지 굉장히 궁금하다. "스크라잉이라니?" "마법으로 우리를 엿보는 거야. 수정구 같은 걸로 비춰보는 것." "세상에 뭔 놈의 마법사가 이렇게 많은 거야?" 나는 그렇게 투덜거렸다. 이놈의 마법 확실히 없는 게 훨씬 낫다. 있으니 까 전쟁이고 전략이고 첩보고 다 마법으로 끝나버리잖아. 염마대전은 물 론 인류의 대부분을 무력한 존재로 바꾸어 버렸지만 차라리 그게 나았을 지도. "그럼 일단 앰플을 믿고 들어가서 린드버그를 만난 다는 건가? 굉장히 안 좋은 방법인데. 이거 작전이고 뭐고가 없잖아?" 그러나 어쩌겠는가. 지금은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데. 그런데 그때 펠 리시아 공주가 물어보았다. "오빠. 심복이라던가 그런 사람 있어?" "왜?" "왕성에 배타고 들어갈수는 없잖아? 잠입하자." "그것도 그렇군. 그런데 으음. 내 심복이라고 할 사람들은 내가 실각할 때 다 쫓겨났을 걸." "그럼 할수 없네. 내쪽의 사람을 쓸 수밖에." 펠리시아 공주가 그렇게 말하자 일순간 모두들 다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 났다. 심지어 쓰러져 있던 디모나도 코를 막고 일어날 정도였다. "에에에엑?!" "펠리시아 공주님이 사람이 있어요?!" "이야. 이야아. 이거 정말. 이야아아아." 다들 이런 반응을 보였다. 나만 해도 놀라겠는데? 그러나 펠리시아 공주 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에일베스가 있을 거야. 그녀라면 나와는 어린시절부터 함께 지냈으니까. 어지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배신하지 않겠지. 카이레스는 보지 않았어?" "아. 그 시녀 종자 말입니까? 으음. 확실히. 그녀라면 믿을만 하겠지요." 나는 이전 워터베인의 잡화점에서 만났던 펠리시아 공주의 종자이자 시녀 이던 그 소녀를 떠올렸다. 소녀에게 기사의 종자를 시키다니 아무래도 장 난이 너무 심했어. 하지만 그런 장난에도 응할 정도로 그 소녀의 펠리시 아 공주에 대한 충성심은 강했다. 어린시절부터 함께 지내서 그런가 아니 면 노예근성이 강한건가? 윌카스트가 좋아할 타입의 여자로군. "그런데 그녀가 우리들 모두를 숨길만한 힘이 있을까요?" "어쨌거나 적어도 그냥 배타고 들어가서 신변을 다 넘기는 것 보단 낫겠 지?" 그렇긴 하군. 결국 우리는 내일을 결행일로 하고 잠을 청했다. 10월 9일 어젯 밤은 잠을 설쳤다. 이상한 꿈과 불길한 예감, 그리고 디모나가 죽을 지도 모른 다는 생각 때문에 잠을 설쳐야 했다. 그러다 오늘 아침, 해뜰 무렵에 눈을 떴으니 잠을 잔 시간은 고작해봐야 한시간 남짓? 그런데도 한 열흘은 푹 잔것처럼 거뜬하다니 나 자신이 무섭다. 요새는 이상하게 잠을 조금씩 자도 체력이 굉장히 빨리 회복된다. 사실 벨키서스 레인저는 누구나가 하루에 네시간 이상 자지 않지만 한시간을 자도 이정도라니. "뭐 좋은게 좋은 거지." 편하게 생각하자. 어쨌거나 지금은 내 몸상태를 생각할 때가 아니지. 나 는 자리를 말끔히 개고 인피니티 백팩에 모포를 다 집어넣었다. 동료들은 아직도 꿈나라를 헤매고 있고 주위는 어두 침침하다. "자자. 다들 일어나! 새벽같이 배에서 내려서 육로로 가야 한다는 거 잊 었어?" 나는 자고 있는 일행들을 전부 두들겨서 깨웠다. 그러자 일행들은 투덜거 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카이레스. 이 괴물같은 놈." "그러게 말야. 드워프보다 더 터프한 인간을 보게 될줄은 몰랐는데." 잭과 시노이는 그렇게 투덜대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일어나자 마 자 짐들을 다 배낭에 넣어서 정리하고는 일행들을 준비시켰다. 우리들은 아침식사를 대충 끝마치고 배에서 보트로 강가에 다 내려섰다. 말과 마차 는 자유도시 한센의 경비대에 다 맡겼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걸어가야 한 다. "하지만 편지는 어떻게 보내지? 왕성 시녀인데 시녀장이 편지를 검열하지 않을까요?" 나는 그 에일베스란 시녀에게 편지를 쓴 펠리시아 공주를 보고 물어보았 다. 그러자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다 편지를 주고 받는 루트가 있어." "그렇다면 다행이고요." "어쨌거나 지금 빨리 가야 하는데. 으응." 펠리시아 공주는 그렇게 말하고 갑옷을 질질 끌었다. 역시 그녀의 체력으 론 이런 갑옷은 무리인 건가? 그런데 그때 보디발 왕자가 펠리시아 공주 를 번쩍 들어서 어깨위에 얹었다. 역시 괴물은 그냥 괴물이 아니군. 아무 리 펠리시아 공주가 가볍고 그녀가 입고 있는 갑옷도 가벼운 것이라지만 사람을 저렇게 간단히 어깨 위에 얹다니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펠리시아 공주를 어깨 위에 얹고는 우리들에게 말했다. "자 그러면 이제부터 구보로 가자." "구...구보?!" 시노이는 그말을 듣고 깜짝 놀라서 보디발 왕자를 바라보았다. 드워프는 다리가 짧기 때문에 걸음속력이 인간보다 느리다. 그런데 구보를 시키면 어떻게 되겠는가? 순간 시노이는 후우 하고 도끼를 잡더니 나에게 물어보 았다. "나도 저렇게 어깨위에 얹어주겠나?" "천천히 들어와요. 어차피 수 많아봐야 실력이 안되면 쓸모없는데." 내가 그렇게 말하자 시노이는 갑자기 담뱃대를 꺼내더니 불을 피우기 시 작했다. "후. 그래 나따위. 다리 짧은 드워프는 필요없다 이거지?" "응." 내가 그렇게 대답하자 그순간 주위에서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어쨌거 나 시노이는 한동안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길래 나는 그를 내버려 두고 디모나를 업은채로 달렸다. "아아. 카이레스. 힘 좋다." "코피 뿌리면서 말하지 마." 나는 머리칼 위로 디모나의 코피가 쏟아지는 걸 느끼면서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디모나는 자신의 코를 막고 히죽 웃었다. "으응." "내원참. 간다!" 우리는 그렇게 아침햇살을 받아 은색으로 빛나고 있는 라이언즈 캐슬을 향해 달려갔다. 한 20분 정도 달리자 곧 성문이 보이기 시작했다. "후우. 후우! 다들 뭐하는 거야?" "글쎄요. 어이! 다들 뭐해?" 나와 보디발 왕자는 멈춰서서 뒤에서 쫓아오고 있는 일행들을 바라보았 다. 잭과 렉스는 매우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서도 열심히 따라오고 있는데 메이파가 문제였다. 그녀는 체력이 떨어져서 헐떡이면서 잭과 렉스의 부 축을 받고 있었다. "으음. 보디발 왕자님. 속력을 좀 늦추죠. 이대로 가면 전력을 그다지 보 전하지 못하겠어요. 간다고 모든 일이 끝나는게 아니라 가서부터의 일이 중요하니까." "뭐 그렇기는 한데." 그때 보디발 왕자의 어깨 위에 올라타고 있던 펠리시아 공주가 뭔가를 보 고 뛰어내렸다. "아! 저기야!" "응? 저기는?" 우리는 성 밖에 위치한 큼직한 공장같은 것을 바라보고 펠리시아 공주를 올려다 보았다. "여기가 무슨 관계인데요?" "일단 들어가 보자고. 여보세요!" 펠리시아 공주는 그렇게 말하면서 문을 노크했다. 그러자 문이 열리고 안 에서 하품을 하는 한 우악스러운 아줌마가 나타났다. 하프오크인지 코가 완전 들창코에 어금니가 삐져나와 있다. 즉 농담삼아서 하프오크라고 한 게 아니라 진짜 하프오크란 것이다. 이런 수도에서 과연 제 명을 유지하 고 살지 의문인 사람이었다. 하프오크는 어디가나 천대받기 마련이니까. "크윽? 크우이! 공주님!" 그러나 그 하프오크의 아줌마는 펠리시아 공주를 보자마자 반가워 했다. 아니! 이렇게 보면 마치 천민과도 관계가 돈독한 우아하고 자상한 공주로 보이잖아! 하지만 펠리시아 공주는 내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비켜라! 이 미천한 것! 조르트는 어디있나!" 펠리시아 공주는 건틀렛을 낀 손바닥으로 그 하프오크의 아줌마를 후려쳐 버린 것이다. 하프오크의 아줌마는 그 공격으로 쓰러지곤 중얼거렸다. "크우우. 지란. 공주님께 맞았다. 안가르쳐 줄거다." "그래? 또 손가락 하나쯤 잘라버려야 말을 듣겠나?" "...." 그러고 보니 그 하프오크의 왼쪽에는 손가락이 세 개 밖에 없다. 나는 기 가 막혀서 펠리시아 공주를 바라보았다. 이 공주가 잘라버린 거란 말야? "조르트, 수차 보고 있다. 수차!" "으음. 그래?" 펠리시아 공주는 그렇게 말하고 돌아서다가 보디발 왕자가 입을 쩍 벌리 고 바라보고 있는 걸 보곤 한숨을 내쉬었다. 아 그렇지. 그녀는 적어도 보디발 왕자의 앞에서는 다소곳한 소녀였지! 이렇게 자기 본색을 드러내 다니 보디발 왕자에게는 충격이었을 것이다. 자랑을 하자면 끝이 없을 줄 알았던 여동생의 이중생활을 발견해 버린 것이다. 이중생활이라니까 왠지 상상력이 야한 곳으로 뻗치는 군. "수차?" 디모나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러고 보니 여긴 무슨 큼직한 빨래터인 것 같았다. 강물을 받아서 큼직한 빨래통에 물을 채우고 그 안에 세탁물을 넣은 뒤 수차로 돌리는 건가? 확실히 성안의 것들을 세탁하는 세탁소라면 안으로 편지를 보낼 루트 쯤은 확보할수 있을 것이다. "좋아. 가보자." 펠리시아 공주는 그렇게 말하고 수차 여러개가 돌고 있는 옆의 건물로 걸 어갔다. 그런데 그때 귀에 묘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마치 더운 여 름날 헐떡이는 개처럼 숨을 몰아쉬는 소리가 들려오는게 아닌가? "헉헉... 좋지? 좋지?" "아아! 조르트! 그만. 일해야 하는데." "...." 그걸 들은 펠리시아 공주의 얼굴이 팍 일그러졌다. 나도 민망해서 다른 곳을 바라보았지만 펠리시아 공주의 반응은 남달랐다. 그녀는 그대로 문 을 발로 뻥 차고 들어가서 안으로 돌격했다. "아 안돼! 이건 사생활 침해야." 내게 업혀있던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고 펠리시아 공주를 말리려 했지만 안에서는 으억~하는 남자의 비명소리와 함께 안쪽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그리고 곧 한 시골 처녀가 옷가지를 챙겨서 입구로 뛰쳐나왔다. "어머머! 모, 몰라!"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강쪽으로 황망히 달려갔다. 아침 해가 떠서 빛을 받는 초록의 가로수 사이로 알몸의 여자가 달려간다. 으음. 참 서정적이 고 좋은 광경이로고. 그러나 그걸 감상하기 보다는 안에서 벌어지는 참살 을 말려야 할 것 같은데. "쿨! 역시 펠리시아 공주는 멋져." 디모나는 내게 업힌 채 그렇게 중얼거렸다. 안에 들어가 보니 펠리시아 공주는 왠 반라의 남자를 칼로 위협하고 있었다. "조르트. 이몸이 누군지는 알겠지?" "히이이익! 고, 공주님!" "보나마나 또 신참 일꾼을 꼬신 모양인데. 다리사이를 허전하게 해줄까? 응?" 펠리시아 공주는 그렇게 협박하고 조르트란 남자의 머리채를 잡아다가 한 창 수차에 물려 돌아가는 기어들 사이에 집어넣었다. 톱니바퀴들이 조르 트란 남자의 머리칼을 물면서 뜯어먹기 시작했다. "히이익!" "...." 보디발 왕자는 고문에 열중하고 있는 펠리시아 공주를 보곤 엉덩이 뒤에 비스듬히 걸쳐놓은 핸드 발리스타를 떨어뜨렸다. 쿠웅 하는 육중한 소리 가 보디발 왕자의 심리상태를 대변하고 있었다. 아마 저렇게 당하고 나면 이 세상여자에 대한 불신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펠리시아는 그간 떨던 내 숭을 다 벗어버리고 진정한 자기의 모습을 오빠에게 보여주기 시작한 것 이다. "자 다른게 아니라. 너 오늘도 성에 들어가지?" "예. 예 물론이죠." "에일베스에게 이 편지를 전해. 물론 안전하면 어떻게 될지 알고 있지?" "물론입죠. 헤헤헤헷." 그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 비굴하게 굽신거렸다. 그는 펠리시아 공주에 대 해서 원초적인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나이도 제법 먹은 남자가 펠리시아 공주처럼 어린 소녀에게 마치 고양이 앞에 선 쥐처럼 벌벌 떨다니. "페, 펠리시아. 너 가, 갑자기 왜 그래? 응? 무슨 일이라도 있냐?"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아직 사태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군. 어쨌거나 펠리시아 공주는 계속 말했다. "그리고 우리들 좀 많긴한데 세탁물 마차로 해서 성에 넣어줄수 있어?" "검문이 심할텐데요. 요새 린드버그 백작님이...." 조르트란 남자는 그렇게 말했지만 그순간 펠리시아 공주가 어이없다는 듯 우리를 돌아보았다. -퍽! "그건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까 하란대로 해!" "예. 예 알겠습니다." 조르트라는 남자는 그렇게 말했다. 뭐 이렇게 해서 성에 안전하게 들어갈 길은 확보한 것 같았다. "좋아. 그럼 으음. 펠리시아 그만둬라." "예." 그래도 아직은 보디발 왕자의 말을 잘 듣는 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보디발 왕자를 바라보았다. 보디발 왕자는 그 조르트라는 사람을 일으켜 세웠다. "괜찮으시오?" "아예. 흐윽. 와, 왕자님." "으음. 뭐 내 동생이 원래 저런 아이는 아닌데. 요사이 안좋은 일이 많아 서 그만, 신경질을 너무 낸 것 같소. 미안하오." "...." 그러자 그 조르트란 사람은 그게 아닌데~라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나 목숨이 아까워서 그런지 입은 놀리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역시 저 아저 씨는 인생을 오래 산 남자답군. 세상사는 요령을 알고 있어! 결국 우리는 조르트란 아저씨의 뿌듯한 아침운동(?)을 방해하고 세탁물 마차에 숨어서 라이언즈 캐슬로 숨어 들어가게 되었다. 이런 짓해도 그놈의 스크라잉인 지 뭔지 때문에 걸리는게 아닐까 싶지만 그렇다고 보이지도 않는 마법의 시선이 무서워서 그럴수는 없는 것 아닌가?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 제는 승부만이 남아있다. < 계 속 > -------------------------------------------------------------------- [휘긴경 대극장] 휘: 마듀라스의 건의에 따라, 감금할 장소를 없앴다. 적어도 휘긴경극장 의 1차 윌사쿠 음란화 위협은 봉쇄되었다. 개인적으론 아쉽지만 말야. 뭐 도촬 위협에 대해서는 무방비라고 하지만 휘긴경 극장에 나오는 어느 여 성캐릭터가 도촬 좀 당했다고 손가락 빨고 당할 성격이냐? 마델: 데나는 엘레강스해서 그런 일 당하면 쇼크로 앓아 누울 거야. 그렇 지. 장인어른? 펠: ....아닐걸. 자자. 그나저나 우리는 카이레스의 유두가 날아간 것에 대해서 논해보자고! 마델: 역시 호모, 그런 것에 신경 쓰다니. 카: 에잇! 제길. 나는 진짜 신경쓰인다고. 휘: 괜찮아. 괜찮아. 어차피 만화 보다 보면 유두 처리는 다 생략하는 만 화가 얼마나 많은데. 남자유두 따위 신경쓰는 사람도 없고. 으음. 유두유 두 하니까 기분나쁘다. 우리 그만할까? 남자들끼리 모여서 유두를 논하다 니. 카: 그러니까 당신 말야....(스르릉~) <계속이라면 계속 된다!> *********************************************************************** 어제의 TR. 귀신같이 강한 자하란 왕국의 무사들(성벽을 토스 텀블링으로 넘 어버림, 웨폰마스터+마스터사무라이+닌자랄까.)에게 포위당한 채, 성의 운명 을 걸고 결투를 벌이게 되었다. 첫 번째 싸움은 다이카타나를 양손으로 쥔 호쾌한 전사와 내 사이킥 워리어의 싸움. 녀석은 8레벨 캐릭터 주제에 크리 티컬 멀티플라이어로 90데미지를 주는등 기염을 토했으나... 결국 이너셜 배 리어의 힘으로 물리쳐버렸다. 그러자 적진에서 감탄이~' 아 저런 무인혼을 가진 자가 적국에도 있다니!' 그러나... 그렇게 해서 겨우 한놈 잡고 제 2 전... 이번엔 방어도가 40에 육박하는 적이 나왔다. 20나오지 않으면 맞지 않는단 말이냐?! 결국 나는 다리걸기를 시도, 쓰러뜨린 뒤 찌르기 전법으로 싸워야 했다. 상대가 일어나면 계속 다리를 걸어서 넘어뜨린 뒤 창하포... 대체 어디에 무인혼이 있단 말이냐! ***********************************************************************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제 26 화 : 朔風#6 ------------------------------------------------------------------------ 팔마력 1548년 10월 9일 우리는 조르트라는 세탁업자를 협박해서 무사히 세탁물 마차를 타고 숨어 들었다. 라이언즈 캐슬은 이래저래 혼란스러운지 제대로 된 검문이 이뤄 지지 않고 있었다. 원래 어려울수록 더 검문검색이 철저해야 하지만 이 라이언즈 캐슬은 대도시이다. 게다가 전시, 병력은 아무리 돌려도 모자라 기 마련이다. 원래 베테랑 병사들은 전장으로 보내고 예비병력들로 도시 나 인근 방위병력을 편성한다는 게 라이오니아 왕국 전통의 작전계획이었 다. 전쟁이 벌어지면 그만큼 방위 병력의 질은 무참히 하락한다. "아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거야?" 디모나는 내 옆에서 드러누운 채 그렇게 툴툴거렸다. 우리들은 두꺼운 침 대 시트들 사이에 공간을 마련하고 그곳에 눕거나 서서 숨어들어온 것이 다. 검문에 대비해서 무기를 잡고 있었는데 이렇게 아무런 짓도 안하고 있으려니까 팔이 저리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해 카이레스? 그 에일베스란 여자는?" "아 입김 불지마. 간지러워." 나는 내 턱밑에서 내게 입김을 불고 있는 디모나를 느끼곤 기겁을 했다. 이야. 조, 좋아! "...." 솔직하게 반응해버렸다. 아 젠장. 이러면 안돼지. 나는 이 여자에게 차였 다고! 여기서 좀 신체적 접촉이 과도하기로서니 바로 풀려서 헤헤 거리면 나라는 인간의 가치만 미친 듯 폭락할 뿐이다. 그렇지만 좋다. 디모나는 내 품에 안겨서 꼼지락 꼼지락 거리고 있었다. 볼 때는 굉장히 다리도 길 고 늘씬해 보였는데 막상 이렇게 안고 보니까 아담하잖아. 게다가 몸매가 늘씬해서 그런지 ?? 달라붙는다. 이런 거에 좋아하면 안돼는 데. "으음. 에일베스는 믿을만 할거야." 나는 식은땀을 흘리면서 그렇게 대답했다. "그래? 펠리시아 공주에게 그런 심복이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데?" "그래도 에일베스를 대하는 태도는 멋있던걸? 아 꼼지락 거리지 마. 저 려." 나는 그렇게 말하고 몸을 뺐다. 그러자 디모나가 배시시 웃기 시작했다. "흐응. 그래? 그야 이렇게 허리를 빼니까 그렇지." "그럼 허리를 빼지 말고 밀까?" 지금 내 경우는 허리를 밀 경우 성추행이 된다고. "아, 아니. 지금 네 상태 이해가 간다."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고 정중히 거절했다. 그러는 사이에 갑자기 총총 거 리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펠리시아 공주님? 공주님?" 과연 에일베스라는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펠리시아 공주는 바로 세탁물들을 헤집고 나왔다. "푸하! 죽는 줄 알았다. 아 에일베스." "아아. 펠리시아 공주님! 어째서 이제 오신거에요. 지금 상태가 안 좋아 요. 린드버그 백작이 레오나 공주님을 감금하고 스파이 혐의를 씌우려 하 고 있고 대관식은 내일이에요." 에일베스는 정말 간곡한 어투로 말했다. 우리들도 모두들 다 세탁물을 거 두고 나와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곳은 하녀들이 일을 하고 있는 창고인 지 주위에는 빨랫감이라던가 각종 청소도구 등이 가득한 큼직한 창고였 다. 문제는 지나치게 천장이 높다. 고대인들이 만든 성이라 그런지 쓸데 없이 천장이 높단 말이야. 이전에 라이언즈 캐슬에서 오네건의 크리스탈 을 훔쳐낼 때도 쓸데없이 높은 천장 때문에 이득을 많이 보았지. "나의 에일베스. 혹시 경비대들의 배치나 그런걸 알고 있니?"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어쨌거나 여기 하녀복을 가져왔으니까 이걸 로 몸을 가리고 무기같은 건 저 세탁물 카트에 실어서 나르죠. 따라오세 요." 에일베스는 그러게 말하고 우리들에게 하녀복을 가리켰다. 나는 그걸 보 고 놀라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시노이랑 잭, 렉스랑 메이파를 떨구고 와서 다행이다." 나는 그렇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보디발 왕자가 나에게 질문 을 던졌다. "메이파는 왜?" "어쨌건 이 일에 끼어들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던 중에 마침 침투 루트상 그 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했을 때 냉큼 빼 버렸지. 보디발 왕자와 펠리시아 공주야 이 일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고 디모나 역시 린드버그와는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그런데 메이파 일행들 만은 그런 일이 없는 것이다. 단지 메이파가 나에게 빚을 졌다고 생각하 고 있고 나에게 깊은 호의를 품고 있기 때문에 끼어들려고 하는 것 뿐. 그런 호의는 기쁘지만 괜히 위험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다. "그나저나 하필이면 하녀복인가?" 나는 그렇게 투덜거리고 옷을 갈아입을 준비를 했다. 그런데 그렇게 뜸을 들이는 사이 에일베스가 나를 보고 물어보았다. "저, 저기, 혹시... 거기. 전에 한번 저를 도와주신 분 맞죠? 머리색이 달라져서 몰라볼뻔 했어요." "으응? 아 맞아. 잘 지냈어요?" 내가 그렇게 물어보자 에일베스란 시녀는 미소를 지었다. "예. 덕분에요. 근데 더 멋있어진 것 같아요. 전에 봤을때도 멋있었지 만." "아 뭐, 하하하하하!" 오옷! 전에 드라이어드들에게 들었던, '미소년' 까지는 아니라도 그에 필 적하는 좋은 평가가 나왔다! 역시 기분 좋단 말야. 그런 칭찬을 받으면. "으이구. 좋아서 입 찢어지는 거 봐라." "에일베스. 저 녀석은 무시해버려. 여자가 하나둘이 아냐." 디모나와 펠리시아 공주가 각자 한마디씩 했다. 으음. 여자가 하나 둘이 아니라니 그건 철저한 음해다! 남의 청춘사업에 훼방을 놓다니! 어쨌거나 디모나는 세탁물 마차 뒤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얼른 가서 옷이나 갈아입어. 인기 남씨." "응." 나는 그녀의 말대로 마차뒤로 돌아갔다. 창고의 입구에 연해 있고 지금도 창고를 지키고 있는 병사들의 잡담이 얼핏 들려오는 곳이라서 굉장히 불 안한데 보디발 왕자는 그곳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보디발 왕자는 자 기의 체구에 맞지 않는 작은 옷을 억지로 입으면서 치를 떨고 있었다. "크윽. 너무 작아." "참아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 옷을 입어보았다. 하녀의 옷은 남자의 낭만이라는 말 도 있지만. 이걸 입어도 전혀 기쁘지 않은걸 보니 남자의 낭만은 역시 하 녀복 보다는 복상사에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마차 앞으로 돌아나오며 발 차기를 했다. "응. 좋아! 하이킥!" "꺄아악! 스커트 입고 발차기 하지 마!" 디모나는 내 발차기에 놀라서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안에는 바지를 입고 있다고. "어? 어디서 그런 바지를?" "그야 뭐 입고 있던 바지의 단을 뜯은 거지. 어때? 어울려?" "여기서 어울린다고 하면 이쪽으로 진로를 바꾸게?" "그럴 생각은 있어." 나는 그렇게 말하고 머리위에 메이드 모자를 썼다. 마침 요새 머리가 좀 자라서 잘 다듬으니까 그럭저럭 여자처럼 보일지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 고 히힛 웃으며 치맛자락을 잡고 절을 했다. "완전 변태다." "...." 이봐. 사람이 쪽팔림을 무릅쓰고 이런 짓에 열의를 보이고 있는데 그런말 을 하다니.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보디발 왕자를 발보았다. 그순간.... "푸하하하하하하핫!" "이봐! 우리 입장을 생각해봐! 숨어있다고."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앞치마를 펄럭였다. 보디발 왕자도 너무 하잖아. "자 그럼 가죠." "근데 솔직히 왕실의 하녀는 다들 얼굴이 알려져 있지 않나? 이런 얕은 수를 써서 될까?" "아니. 안 그래요. 요새는 하도 눈이 맞아서 달아나는 사람이 많거든요. 하녀란 직업은 역시, 유니폼이 좋다나봐요.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지 만. 남자의 로망이라고 하던데요?" "남자의 로망인가." 에일베스는 정말 아무런 말도 모른다는 듯 순진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쨌거나 우리는 이전에 한번 와본 왕성을 하녀의 복장을 한채 세탁물 수 레를 끌고 다소곳하게 걸어야 했다. "이 걸음걸이 너무 불편해." "참아. 다소곳하게 걸어." 디모나는 나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조심스럽게, 요조숙녀처럼 걷고 있었 다. 나는 아무리 해도 그렇게 안 된다니까. 에일베스는 우리들을 이끌고 왠 큼직한 방으로 안내했다. "휴 일단 여기까진 올수 있어요. 하지만 이 이상은 제 힘으로 해결할수 있는게 아니네요." 그녀는 우리가 들어오자 방문을 닫은 뒤 그렇게 말했다. 이 방은, 안에 집이 두채는 들어갈 만큼 넓은데 모스카 산 양탄자로 바닥이 쫙 깔려있고 찬란한 보석들로 장식된 아이콘과 아름다운 유화들이 그려진, 본격적인 왕족의 방이었다. 확실히 여기가. "으음. 내방은 여전히 청소를 잘 해뒀군." 펠리시아 공주는 그렇게 말하고 하녀복을 벗고 세탁물 카트에서 인피니티 백팩을 꺼냈다. 나는 그 인피니티 백팩에서 그녀의 무장들을 꺼내주며 에 일베스에게 물어보았다. "린드버그의 숙소는 어디지?" "숙소는 이 윗 층, 왕의 방이지만 그는 주로 서쪽의 탑에 가둬둔 레오나 공주님을 심문하는데 재미를 붙이고 있어요." "...." 그 말을 들은 보디발 왕자는 하녀복을 벗는 대신에 부욱 찢었다. "뭐라고?" "쉬잇! 목소리를 낮춰요. 가뜩이나 상태가 안좋은데." "하지만..." 보디발 왕자는 참을 수 없는지 그렇게 항변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으이 구, 저 성질하고는. 나는 보디발 왕자를 말리며 말했다. "일단 녀석을 암살해봐야 얻어질건 아무 것도 없어요. 왜냐면 녀석이 평 판이나 그런건 다 긁어가 버렸기 때문에." "하지만 그렇다고 레오나 공주가 스파이 혐의를 쓰게 할 수는 없어."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말했다. 지금이라도 당장 탑으로 달려가서 문을 깨 부수고 구출이라도 할 기세다. 그러나 그때 펠리시아 공주가 물어보았다. "그런데 만약 진짜 스파이라면요?" "...." 그 말을 들은 보디발 왕자는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역시 아픈 곳을 찔려 서 그런가 보군. 보디발 왕자도 그런 의심을 품고 있었는데 펠리시아 공 주가 아주 대놓고 그렇게 물어본 것이다. "그래도 나는 그녀를 믿어야 해. 여기서 내가 그녀를 믿지 않으면...." "오라버니의 그 믿음이란 것 때문에 이 나라가 얼마나 많은 희생을 겪어 야 했는지 말 안해도 아시죠?" 펠리시아 공주는 마음을 독하게 먹었는지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그 사이 에 낀 에일베스가 어쩔줄 모르면서 당황해 하고 있었다. "아 저기, 저기." "에일베스 양. 물어볼게 있는데." 그때 디모나가 에일베스에게 질문을 던졌다. 보디발 왕자와 펠리시아 공 주 사이의 팽팽한 공기가 그 한마디에 풀어지면서 간신히 사태는 좀 나아 지는 듯 했다. "예?" "아니 그 린드버그가 뭔가 다른 짓을 꾸미고 있거나 하는 건 없었나요?" "으음. 그러고 보니 왠 이상한 약들을 잔뜩 준비하고 있던 데요?" "그래요? 어떤 건지는...." 디모나는 자기가 물어보면서도 알 리가 없다는 생각 때문인지 말꼬리를 흐렸다. 나는 하녀복장을 벗어서 조심스럽게 세탁물 카트에 넣고 호화스 러운 소파에 몸을 기대었다. 공주의 방은 원래 아무나 들어오는게 아니라 좀 긴장이 풀리는 군. 에일베스는 펠리시아 공주의 담당시녀(?)인 지라 우리들을 데리고 이곳으로 무사히 올 수 있었던 것이지 성안의 경계가 절 대 허술한 것은 아니었다. 성밖의, 외성밖의 도시경비대는 질이 많이 떨 어졌지만 왕성을 지키는 왕성수비대는 여전한 것이었다. "일단 시간을 기다릴 수밖에 없군요." "하지만. 이렇게 가까운데. 게다가 시간을 번다고 해서 경계가 흐트러 질 것도 아니고 말야."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말하고 조심스럽게 테라스로 다가갔다. 타레스에서 바로 보이는 탑의 모습이 보디발 왕자의 심금에 불을 지르겠지. 하지만 어쩌랴? 일단 여기까지 들어온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다. 한창 경계중인 왕성에 이정도의 인원이 숨어들다니. "뭐 여기서 저기까진 인피니티 로프를 쓰면 바로 보낼 수 있으니까 걱정 하지 마시죠. 왕자님. 문제는 린드버그가 지금까지 한 짓인데. 며칠 사이 에 얼마나 기반을 다져놨는지 보고 그걸 정리해야죠." 내가 그렇게 말하자 에일베스가 테이블 위를 가리켰다. "린드버그 백작의 행적을 기록한 파일이라면 저기, 테이블 위에 정리해 두었답니다. 언젠가 필요하게 될 것 같아서요." "아 잘했어. 에일베스!" 펠리시아 공주는 에일베스를 칭찬하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치 애완견 같군. 그러나 에일베스는 펠리시아 공주에게 칭찬을 받자 진심으로 기뻐 하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참. 에일베스. 편지 하나 전해 줄수 있어요?" "편지요? 누구에게 보내는 건데요?" "도적길드 마스터. 루피네저드 문댄서." 그러자 마악 테이블 위의 서류를 뒤척이던 보디발 왕자의 움직임이 멈췄 다. 보디발 왕자는 서류를 덮고 나에게 물어보았다. "뭐? 루피네저드 문댄서?" "예." "왜 그걸 이제 생각한 거야? 그 사람의 도움을 얻을 수 있으면 이런 우스 꽝 스러운 꼴은 안 해도 됐잖아!" 하긴 좀 성격이 이상하지만 그래도 도적길드의 마스터, 그런자가 돕는다 면 굳이 이상한 짓을 해가면서 성안으로 잠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 러나 나나 디모나, 아니 우리들 모두의 문제가 있으니 그건 바로, 다 지 난 다음에 떠올리는 짓이다. "나도 방금 이 성에 들어와서 생각난 거에요. 뭐 덕택에 남자의 로망스라 는 메이드 복도 입어보고 그 정도면 됐잖아요?" "...남자의 로망 메이드복인가. 난 별로. 내가 입는 것보단 그걸 입은 여 자를 더 좋아하는 편이라서." 보디발은 그렇게 말하다가 아차하곤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러나 그 런다고 내뱉은 말이 어디로 가나? "오호, 이제부터 색남 보디발이라고 불러드리겠습니다." "너가 더 심하잖아! 이 색남 카이레스! 페팅에 열중해서 유두도 끊어먹으 면서." "...이거는 영광의 전흔입니다. 이노그에게 맞았잖아요." 우리들은 그렇게 입심을 올리고 있었다. 어쨌거나 나는 루피네저드 문댄 서, 이 라이언즈 캐슬의 도적길드 마스터에게 지원요청을 하기 전에 상황 을 파악하기 위해 린드버그의 행적을 보았다. "세상에." 그런데 이인간 역시 평소에도 왕위왕위 노래를 부르던 권력지향자 답게 일처리 하나는 아주 깔끔하게 처리한게 아닌가? 일단 이노그를 물리치자 마자 텔레포트해서 와가지고 이노그의 퇴치를 공표해 버렸다. 더구나 지 팡이를 들고 가서 귀족파의 태두들, 이른바 원로원들에게 전부다 공증받 고 타이밍 좋게 브래들리 4세에게 회유되어서 시의 중 한 명이 브래들리 3세를 독살한 사건이 '밝혀' 졌다. 그렇게 왕위를 확실히 장악한게 고작 4시간, 그후 브래들리를 죽이고 레오나 공주의 신병을 확복하고 국무회의 를 소집한게 또 그날 밤. 그다음 부터는 계속 소소한 서무와 업무를 보면 서 왕위 계승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짬을 내어서 레오 나 공주를 심문하다니, 아니 레오나 공주를 심문하면서 업무를 보고 있다 는게 정확한 표현이리라. 원래 국왕의 업무는 기밀을 요하는 건이 많기 때문에 적국의 공주가 있는 곳에서 할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두 가지, 그도 에스페란자의 첩자이거나 그게 아니면 바로 레오나 공주를 처 형하려고 마음먹은 경우다. "이 자식. 유능하긴 유능하네." 나는 린드버그가 해놓은 일들을 보고 솔직히 감탄했다. 벌써 재상을 비롯 한 내무부를 완전 장악해버렸으니 승부는 났지. 보디발 왕자가 왕위를 빼 앗는 방법은 귀족들이 한곳에 모여있을 때 다이너마이트로 날려버리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귀족도 평민도 다 이 린드버그를 지지하고 있다니! 이녀석의 인기 전략이 얼마나 잘 먹혀 들어갔는지를 반증해주는 게 아닌 가! "린드버그를 암살해도 레오나 공주를 구할 수는 없겠군요. 스파이 혐의로 심문하고 있다면 국법상 구할 방법이 없잖아요. 왕을 제외하고는." "달아나는 거야." "...이 많은 병사들을 다 뚫고요? 국왕이 될 사람을 죽여버리고 그냥 이 나라 어떻게 되건 알 바 아니란 건가요?" 나는 그렇게 보디발 왕자에게 물어보았다. 이전에는 보디발 왕자가 나서 는게 , 너무 왕위를 의식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 같은 경우 린드버그를 칠 때는 왕위를 빼앗을 각오쯤은 해두고 있어야 한다. 아니면 펠리시아 공주가 왕위에 올라버리는 엽기적인 일이 벌어진다. 그 것만은 내 목숨 걸고 막아야지. "그럼 일단 이 편지를 전해줘요. 도적 길드로 전할수 있겠어요?" "예." 에일베스는 그렇게 말하고 내가 쓴 편지를 받아들었다. 으음. 문제는 과 연 그 문댄서가 나를 적극적으로 도우려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아 잠깐. 펠리시아 공주님이 사인이라도 하면? 녀석 펠리시아 공주님 좋 아하는 것 같던데?" 내가 그렇게 말하자 펠리시아 공주는 메이드 복을 벗고 다시 무장으로 갈 아입은 뒤 말했다. "절대 싫어." "한때 펠리시아 공주님의 버진을 노리던 놈입니다. 그 성의를 보아서라 도." "...." 순간 내 옆의 티크 나무제의 의자에 나이프가 날아와 꽂혔다. 던지는 폼 을 보아하니 일부러 위협하느라 옆에 던진 게 아니라 맞추려고 던진 게 빗나간 것 같았다. "절대 싫어!" 그녀는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으음. 그러면 말고. < 계 속 > -------------------------------------------------------------------- <휘긴경 대극장> 휘: 으음. 요새는 왠지 본편보다 대극장의 인기가 더 좋은 것 같다. 도전 골든벨에서도 누군가가 그 칠판에 '휘긴경 대극장을 보여주세요' 라고 썼 다던데? 펠: 그야 왕년의 수퍼 히어로, 이 페르아하브 아사인사트가 나오기 때문 이지. 얼른 빨리 비상하는 매 통신판과 출판본을 합쳐서 완전판을 써! 카: 그렇지만 여기저기서 비상하는 매도 소설이냐는 이야기가 많은데? 나 는 재미 너무 없었다던가. 쓸데없는 먼치킨 소설이라던가. 후훗. 펠: 뭐냐. 그 의미는. 내가 너보다 못하단 말이냐? 카이레스? 카: 응!(당당히) 아무래도 더 로그가 비상하는 매 보다는 훨씬 문체도 안 정적이고 캐릭터(자신을 가리킨다.)도 심도있잖아. 펠: 캐릭터는 용납 못하겠는데? 게다가 문체가 안정된 것은 말야! 장편하 나 완성하면 바보라도(휘긴경을 가리킨다) 당연한 거야! 너희는 선배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뜨지도 못했어! 휘: ....뭐 확실히 나도 비매 때 보다 더 성장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 으면 기쁘더군. 아무래도 사람은 발전이 있어야 하니까. 펠: 하여튼 조금만 띄워주면 바로 뜬다니까. 이사람은. 카: 붕어띠인가 보지. 휘: 뱀띠다...임마.-_-; < 계속이라면 계속된다! > *********************************************************************** 누군가가 내게 왜 소설을 쓰는가? 라고 묻는다면 나는 환타지 소설을 쓰기 위해 소설을 쓴다고 말해주고 싶다. 소설을 쓰고 싶어서 환타지 소설을 쓰는 게 아니라 환타지를 쓰기 위해 환타지 소설을 쓴다고. SF소설의 거장들에 대 자면 그 사람들이 그 나이 먹고도 인정받지 못하는 장르문학에 매달리는 이 유는, 다른 거 없이 그들이 그 장르를 좋아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제 26 화 : 朔風#7 ------------------------------------------------------------------------ 팔마력 1548년 10월 9일 우리들은 그렇게 펠리시아 공주의 방에 숨어서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에 일베스는 사람을 시켜서 편지를 도적길드에 보내고 우리들이 들고 왔더  세탁물 수레를 지나가는 시녀들을 불러서 맡겨버렸다. 그러고 보니 역시, 공주의 직속 시녀라는 것이 꽤나 높은 신분인 것 같다. 어린 나이에도 저 렇게 자기보다 더 큰 시녀들을 부릴 수 있다니. 하여튼 나는 일행들에게 계획을 설명하고 도적길드에서 움직이기를 기다렸다. 문 댄서라면 내 편 지에 반드시 응답해줄 것이다. 그 쓸데없이 멋을 차리는 성격, 높기만한 자존심이 있는 한에는, 과연 오후쯤 지나자 성내가 어수선해지기 시작했 다. -텅텅텅! "실례합니다! 대단히 죄송한 말씀이지만 공주님의 방에 경비병을 세워놔 도 되겠습니까?" 병사들은 그렇게 안에 물어보고 있었다. 그러자 에일베스가 조심스럽게 걸어나갔다. "옷장에 숨어계세요." "아 알았어." 펠리시아 공주는 그렇게 말하고 호사스러운 침대를 지나 벽에 붙어있는 옷장을 열었다. 그 안은 역시 어마어마한 양의 옷들이 잔뜩 들어가있는 넓은 공간, 이런, 젠장. 창문만 나있으면 방이라고 해도 믿겠다. 나는 그 옷장에 들어가 숨으며 왠지 벨키서스 산맥에서 살던 시절, 비오면 비새고 눈오면 물이 얼던 베인의 집 다락방을 떠올렸다. 나는 그곳에서 살았었는 데, 이 옷장이 그 방보다 세배는 넓다. 뭐 하기야 산골 소년과 공주님과 의 격차가 이 정도라는 거겠지. "옷도 많네." 디모나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역시 여자라서 옷에 관심을 갖는 건 가? 드라이어드들도 미소년(?) 보다 옷에 더 관심을 갖더니만. 으음. 그 런데 그때 문이 벌컥 열렸다. 나와 보디발, 디모나와 펠리시아는 깜짝 놀 라서 옷장에서 숨을 죽이고 있었다. 그러자 밖에서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 다. "아 진짜 좀 안에 들어가 보자는 데 왜그래? 응? 꼬마아가씨!" "무, 무례하다! 나는 펠리시아 공주님의 시녀인 에일베스 프리스리다. 그 대같은 하급기사가 감히 공주님의 침실에 함부로 들어서다니! 이 무슨 무 례인가?!" 에일베스의 항변을 듣자하니 아마도 경비병중에 불한당 같은 녀석이 강제 로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것 같았다. 왕족의 방을 하급기사가 함부로 뒤져보려 하다니. 라이오니아 왕성의 경비대 수준이 좀 딸리는 군. "무슨 헛소리야. 어이. 꼬마야. 지금 그 로그마스터인지 뭔지가 예고장을 보내서 협박을 했단 말야. 전에 한번 당했는데 다시 당할 순 없다고. 경 비에 공백이 있어서는 안되잖아? 공주님이 지금 여기 있다고 하더라도 경 비를 충실히 하겠다는 우리의 뜻을 알아 주실거다." 그 기사가 그렇게 말하자 펠리시아 공주가 숨어있는 곳에서 기긱 하고 건 틀렛 마모되는 소리가 들려왔다. 쯧쯧 저 기사 누군지 몰라도 나중에 경 을 치겠군. 펠리시아 공주는 그런 뜻을 가상히 여길 만큼 착한 사람이 아 니라고. "으음. 안에를 더 살펴봐도 되겠소?" "무례하군요. 공주님의 옷장에서 속옷이라도 뒤질 셈인가요?" "...." 왜 하필 옷장을, 스스로 언급해버리는 거야?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숨을 죽이고 있었다. 그러자 기사들은 정말로 옷장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즉시 쉐도우 디펜더를 전신에 걸어서 완전 어둠과 동화해 입구쪽을 가렸 다. 마침 내가 옷장의 입구에 가장 가깝기 때문에 이렇게 하면 다른 동료 들도 가릴수 있었다. 단지 너무 부조화스러울 정도로 어두워 진다는 게 문제랄까. 그러나 기사들은 대충 안을 훑어보고 옷장의 문을 닫았다. "아무도 없군요. 죄송합니다." "에?" 에일베스는 오히려 자기가 당황스러운지 어영부영하고 있었다. 하긴 분명 히 안에 들어있는 걸 아는데 그걸 열어본 기사가 아무도 없다고 중얼거리 다니 이상해도 보통 이상한 게 아닐 테지. "그럼. 무례를 용서해주십쇼. 가자!" "예이예이. 가죠. 헤헷." 경비대들은 그렇게 물러났다. 나는 그제사 옷장에서 나오면서 히죽 웃었 다. "아 어떻게 될까 걱정했더니 그래도 따돌렸네." "어, 어떻게 한거죠?" "뭐 약간의 잔재주랄까." 나는 그렇게 말하고 히죽 웃었다. 그런데 그때 뒤에서 펠리시아 공주가 나오면서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카이레스,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아 아니 뭐, 저 대신에 경고장을 좀 잔뜩 발송해 달라고 했어요. 그리고 약간의 소란이랑, 아 우리가 탈출할 루트도 잡아달라고 했는데 그건 어떻 게 될지 모르겠네." "탈출 루트?" "예, 전에 한번 여기서 난동을 부렸을 때 그 친구가 나를 빼돌려줬거든 요. 뭐 어쨌거나 이걸로 저 탑의 움직임을 볼 수 있겠죠. 디모나. 스파이 글래스를." 내가 그렇게 말하자 디모나는 스파이 글래스를 꺼내 나에게 건내주었다. 나는 화장대의 거울을 끌고 와서 테라스에 비스듬하게 걸치고 거울을 망 원경으로 보기 시작했다. 탑의 창문이나 그런 곳에는 레오ㅓ나 공주는 보 이지 않고 이따금 사람들만 요란하게 복도를 달리고 있었다. 일종의 감시 탑이기 때문에 최상층에서 내려가면 반드시 전망대 쪽을 지나야 한다. 그 런데 그때 디모나가 중얼거렸다. "저 잠깐만." "응?" 그런데 그때 디모나가 앞으로가서 남쪽의 창문을 가리켰다. 그곳에서는 여러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저게 왜?" "취사할 시간도 아닌데 연기가 나고 있고, 게다가 연기에 안료가 섞여있 어. 거의 보이지 않지만 말야. 신호용 연기야. 그것도 꽤 많이." "아! 그런가?" 나는 그렇게 말하고 로그마스터의 모험일지의 암호표를 보고 연기신호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연기신호는 꽤나 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인지 신중하게 반복되기 시작했다. "으음. 남쪽, 저녁 아홉시. 수로를 따라. 대기함." 내가 그렇게 암호를 해독하자 디모나가 대견하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좋아졌는데 카이레스, 그런 것도 다 해독하고. 하지만 이제는 슬슬 모험 일지 안보고도 할수 있어야 하지 않겠어?" "그건 그렇지. 어쨌거나 일이 잘 풀려주는 것 같은데? 역시 문댄서! 변태 기는 하지만 이럴 때는 쓸만하단 말야." 나는 그렇게 말하고 감시를 계속했다. 디모나는 종이를 꺼내서 펠리시아 공주와 보디발 왕자에게 간략하게나마 성내 지도와, 탑내 지도등을 그려 줄 것을 요청했다. "아무래도 왕족인 두분이 잘 알겠지요?" "으응. 에. 나 그림 잘 못그리는데."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말하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디모나는 솜씨 좋 게 그 지도 위에 이 창문에서 보이는 경비병력들의 움직임을 기입하기 시 작했다. "확실히. 로그마스터라 그런지 하는 일이 굉장한데. 이건 마치 첩보원 같 잖아?" "하는 짓이 그렇잖아요." 디모나는 보디발 왕자의 감탄사에 그렇게 대답하고는 이탈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 그녀의 코에서 다시 코피가 터지는게 아닌가? "디모나!" "으음. 아... 괜찮아. 아마 주기적으로 고통을 주는 것 같은데."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며 주저앉았다. 린드버그는 우리들을 독촉하기 위해 하루에도 몇번씩 주기적으로 디모나를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깜짝 놀라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디모나 괜찮아? 그 톡신이라도 쓰는게." "그건 돌입할 때 써야 해. 지금은 죽이기 위해 하는 게 아니라 고통만 주 려고 하는 거니까." "그런거 치고는 잘 버티네? 린드버그도 장난 삼아 공격하는게 아닐텐데?" "아, 나 자신에게 최면 주문을 걸어서 통증을 줄이고 있거든? "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고 수건으로 코를 막은 채 웃어보였다. 아무리 최면 주문으로 통증을 줄인다고 하더라도 고통스러운 것은 사실일텐데 그럼에 도 불구하고 해맑게 웃고 있었다. 어쩌면 저렇게 자기 목숨을 담보로 하 고 있는 상황에서도 밝게 웃을 수 있을까? 이쁜 것. 어쨌거나 일단 문댄 서의 신호에 따라 오늘 저녁이 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에일 베스는 그사이에 부지런히 뛰어 다녀서 병사와 기사의 헬멧등을 가져왔 다. 그리고 드디어 해가 지기 시작했다. "흐음. 좋아. 이놈은 분명히 경고를 받았을 텐데도 탑에서 멀쩡히 있군 요. 계획은 잘 알고 있죠?" 디모나는 톡신 앰플을 귀한 유리병 주사기로 자기 몸에 주사하면서 물어 보았다. 그러자 기사의 헬멧을 쓴 보디발 왕자와 펠리시아 공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로그마스터의 등장으로 혼란스러운 사이 보디발 왕자와 펠리시 아 공주가 탑을 올라간다. 그리고 린드버그와 대면, 솔직히 잘 될지 모르 겠다. 원래는 보디발 왕자를 린드버그와 만나지 않게 하려고 했는데. 린 드버그가 죽어봐야 보디발 왕자에게 왕족 살해죄가 덧씌워 지는 거 아닌 가? 그러나, 보디발 왕자의 주장에 의하면 랭카스터 경의 후임으로 자기 가 지목되었기 때문에 자신이 사령관이었으며 린드버그는 사령관의 뜻에 따르지 않고 무단 이탈, 공을 독차지했으므로 죄가 크다는 것이다. 게다 가 질리언 체이스필드야 얼마든지 구워삶을 수 있기 때문에 린드버그를 만나도 훗일을 책임질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렇다면 뭐 할수 없죠. 자 그럼 갑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고 디모나에게 인피니티 로프를 건네주었다. 그러자 디 모나가 우선 테라스에 나서서 인피니티 로프를 던져 라이오니아 왕성에서 가장 높은 중앙 성채의 첨탑에 갈고리를 걸었다. 나는 윈드워커의 부츠로 대신하기로 하고 그녀에게 인피니티 로프를 넘겨준 것이다. "좋아 가죠!" 그말과 함께 디모나는 황혼속의 하늘로 몸을 던졌다. 나도 테라스에서 뛰 쳐나가 일단 성벽에 발을 붙였다. "꺄아아아악! 로, 로그마스터다!" 그리고 곧 에일베스의 비명이 들려왔다. 연기치고는 너무 리얼한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오래간만에 네코테를 꺼내서 성을 기어올라갔다. "저! 저놈! 올라갔다! 잡아!" 과연 병사들과 경비대들은 즉시 화톳불을 밝히고 여기저기 달리기 시작했 다. 그리고 옥상등의 문이 열리며 궁사들이 나타났다. 나는 성벽을 기어 오른 뒤 나를 향해 활을 겨누고 있는 궁사들에게 웃어보였다. "하이! 여러분의 로그마스터! 다시 왔습니다! 아무래도 왕성이 너무 털기 좋아." "이, 이자식! 뚫린 입이라고 말을 함부로 하는 구나! 오늘 네놈을 고슴도 치로 만들지 못하면 내가 여기서 몸을 던지겠다!" 궁사들을 지휘하는 지휘관 같은 자가 나에게 삿대질을 하며 험악한 기세 로 말했다. 물론 나는 매너를 아는 남자니까 나에게 삿대질을 하는 사람 이라고 하더라도 상냥하게 웃어보였다. "아? 이렇게?" 나는 그렇게 말하고 쉐도우 점프로 그의 뒤에서 나타난 뒤 옷덜미를 잡고 그를 궁사들에게 집어 던졌다. 윽 하는 비명과 함께 사람들이 한데 어우 러져 나가 떨어진다. 나는 휘유 하고 숨을 내쉰 뒤 몸을 돌렸다. "당신들 말야. 센스가 나빠. 응?" 나는 그렇게 손가락을 까딱인 뒤 앞으로 달려나가 도약했다. 뒤에서 궁사 들이 활을 쏘았지만 대부분 맞지도 못했고 맞은 것도 쉐도우 아머의 힘 때문에 튕겨나갔다. 설마 아무리 왕성 수비대라지만 마법의 화살같은걸 쓰진 않을거 아냐. 어쨌거나 나는 공중에서 윈드워커의 부츠를 써서 가속 한 뒤 쉐도우 아머의 팔로 성벽에 드러난 창 하나에 팔을 건 뒤 몸을 안 으로 던졌다. 그러자 쟁반 하나를 들고 복도를 걸어가던 시녀 한명이 깜 짝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악!" "이크!" 나는 떨어지는 쟁반을 받은 뒤 손가락으로 빙빙 돌린 뒤 쟁반을 잡고 들 어보였다. 위에는 찻주전자와 양은 대접으로 덮여져 있는 케이크가 보였 다. 나는 찻잔에 차를 따르고 그 자리에 무릎을 끓고 앉아서 케이크를 먹 고 차를 마셨다. "으음. 아. 미안해요. 그러고 보니까 식사도 제대로 안해서." 나는 찻잔을 들이키면서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시녀는 엉덩방아를 찧은 채 실성한 듯 웃고 있었다. "호, 하하, 아하핫...." "그렇게 충격이 컸나?"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곧 복도의 양끝에서 병사들이 나타났다. "이, 이자식! 무슨 짓이냐!?" "도적질중 한가한 티타임." "...." 내가 뻔뻔스럽게 대답하자 병사들은 기가 막혀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 들은 이 좁은 복도에서 창을 세우더니 창병들 틈 사이로 메이스나 전투용 망치를 들고 있는 병사들이 걸어나왔다. "이자식! 죽여버린다!" "아 그러시겠지. 그렇지만 나는." 그렇게 말한 뒤 나는 벽을 박차고 천장으로 날아올라 거꾸로 매달렸다. 그걸 본 병사들은 다들 '어?' 하고 당황해 하기 시작했다. 전에도 그랬지 만 이 라이언즈 캐슬의 플로어는 지나치게 높다. 야전용 장창이라면 물론 닿겠지만 실내용 단창으로는 어림도 없는 것이다. "자 그럼 난 이만." 나는 그렇게 말하고 그렇게 천장을 걸으면서 창문 밖으로 나갔다. 뒤에서 병사들의 욕설이 들려오지만 뭐 그게 무슨 상관이랴? 디모나도 잘하고 있 는 지 여기저기서 병사들 뛰어 다니는 소리가 들려온다. "저기다!" "쏴!" 그때 내가 있는 성탑보다 더 높은 망루쪽에서 병사들이 달려오며 활을 재 우는게 보였다. 나는 얼른 정원으로 뛰어내린 뒤 정원수들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화살들이 휘리리릭 날아드는데 제법 잘 쐈다만 나는 쉐도우 아 머를 걸고 어둠에 숨으면서 달렸다. 이미 땅거미가 다 진 뒤라 사람눈이 가장 잘 안보일 때인 것이다. 나는 그렇게 정원수들 사이로 뛰어 들었다 가 뒤로 둘러서 빠져나왔다. 하지만 궁사들은 내가 계속 앞으로 달려갔을 거로 추정하고 예비사격을 하여서 훨씬 앞쪽에 화살을 날렸다. 흐흥. 역 시. 나는 궁사들을 한번 비웃어주고 녀석들의 사각인 성 뒤쪽으로 돌아서 달렸다. 그러자 말발굽 소리와 함께 앞에서 기사 한명이 말을 타고 달려 오는게 보였다. "라이오니아 왕국을 능멸하는 자! 왕국 기사로서 용서할수 없다!" "아 그러세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 훌쩍 뛰어 올라 그의 말머리를 밟고 다시 도약해 병 사들의 막사 위로 가뿐히 올라섰다. 그러자 그 기사는 달리다가 말을 급 히 멈춰세우다가 창으로 정원수를 들이받아 버렸다. "으음. 아직 좀, 시간이 안 되었으려나?" 나는 여기저기서 횃불과 화톳불로 성을 밝히며 뛰어 다니는 병사들을 보 곤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저 병사들이 무슨 죄가 있어서 이렇게 뛰어 다니겠냐. 다 내가 악당이지. "저놈! 저기닷!" "이번에야 말로 잡는다!" "그게 말이지." 나는 볼을 긁은 뒤 성벽위로 올라가서 벽을 타고 쓱쓱 걸어 올라갔다. 그 걸 본 병사들은 너나 할것없이 욕을 하기 시작했다. "뭐 저 따위가 다있어!?" "사기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 많은 병사들 사이를 아랑곳 하지 않고 지나가 게 만드는 윈드워커의 부츠와 쉐도우 아머. 이것 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사기다. 만약 이게 없다면 나는 병사들에게 붙잡혀서 바로 참살당했겠지? "그나저나 아직도 시간이...." "카이레스!" 그때 나를 부르는 디모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성의 갤러리 위에서서 손을 들어 날아오는 걸 받았다. 인피니티 로프가 내 손에 들어오고 그 끝 에는, 탑 위에서 첨탑에 로프를 걸고 날 기다리고 있는 디모나가 보였다. 그녀는 바람이 심한 성의 서쪽, 첨탑위에서 긴 흑발을 흩날리며 나에게 손짓하고 있었다. "좋아! 간다!" 나는 로프를 줄이면서 윈드워커의 부츠를 분사. 단숨에 밤하늘을 가르고 날아올라 첨탑위로 멋지게 착지했다. 디모나는 그런 나를 보고 박수를 쳤 다. "잘했어! 한 8점 줄게." "좀 더주지 그래? 보디발 왕자는?" "이제 탑 입구로 들어갔어. 우리도 슬슬 돌입해야지?" "응. 그 종속의 혈충은 잠잠해?" "그것 때문에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괜찮아."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고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그녀의 허리를 끌어 안고 로프를 잡은채 앞으로 몸을 날렸다. 일순 몸이 중력에서 해방되는 듯한 느낌이 나면서 차가운 밤바람이 귓가에서 울었다. 위이이이잉~ 하고 흐느끼는 바람소리와 발 아래에서 흔들리는 성의 모습을 보고 멀쩡할 놈 이 있을까? "좋아! 간다!" 나는 로프를 적당한 길이로 늘인 뒤 진자운동을 하면서 서쪽 탑의 전망대 로 돌입했다. 그리고 첨탑에 걸린 로프를 풀어서 회수했다. 그렇게 좀 기 다리고 있자 밑에서 으악 하는 비명과 함께 두명의 기사가 올라왔다. 보 디발 왕자와 펠리시아 공주가 올라온 것이다. "아 정말 멋지게도 해놨군. 카이레스. 왕자인 나로서는 솔직히 기쁘면서 도 심란하다. 라이오니아 왕국 왕성 수비대가 단 두명에게 이렇게 휘저어 지다니."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말하고 헬멧을 벗었다. 펠리시아 공주도 헬멧을 벗 으면서 말했다. "어쨌거나 이제 안으로 들어가죠. 이 위에 린드버그가 있다면." "예. 가죠." 나는 그렇게 말하고 전망대에서 위로 나있는 사다리를 기어 올라갔다. 서측 탑의 최상층은 큼지막한 기둥들이 늘어서 있는 넓은 홀이었다. 전망 대와 달리 창문은 없고 대신 벽화가 잔뜩 그려진, 신기한 곳이었다. 아마 도 그 옛날 이 라이언즈 캐슬을 만들 때 남아있던 여러 가지 고대 신앙들 의 벽화이리라. 오직 유일하게 밖을 바라볼수 있는 곳이라면 린드버그가 지금 서있는 곳, 뒤의 크게 트여진 아치, 그것 뿐이다. 린드버그가 아치 를 등지고 서있는 걸 보니 확 창밖으로 집어던지고 싶어지는 군. 그러나 그럴 여건이 아니다. 린드버그는 이미 탑의 안쪽에 마법진과 문자들을 그 려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더구나 안에는 이전에 우리가 기아스에 걸렸을 때 피워놓았던 마연향인가 하는 것의 연기가 가득했다. "젠장! 이거는!" 나는 이전 이 향에 당했던 기억을 떠올리고 욕을 했지만 그래도 올라가야 한다. 린드버그와는 이번에야 말로 결판을 내야 하는 것이다. 나는 군말 없이 몸을 날려서 안에 올라섰다. "그 많은 병사들이 별로 쓸모가 없군요. 역시. 로그마스터란 건가." 린드버그는 그렇게 말하고 히죽 웃고 있었다. 그가 앉아 있는 자리 옆에 는 레오나 공주가 지친 표정으로 땅바닥에 주저 앉아있고 예전에 보았던 미노타우르스의 전사와 유약한 표정의 기사가 린드버그를 호위하고 있었 다. "이봐. 왜 우리들을 끌어들이는 거지?" "우리들이 아니라 당신입니다. 카이레스." "...." "당신을 끌어들이기 위해 디모나 양을 좀 이용했을 뿐이죠." 그러니까 그게 왜? 나는 린드버그를 바라보았다. "레오나! 이, 이게 어찌 된 거야?! 엉!" "거기까지. 더 다가오지 마시죠." 린드버그는 그렇게 말하고 미노타우르스에게 손짓했다. 그러자 미노타우 르스는 칼 코가 뒤로 휘어진 이상한 기형검으로 레오나 공주의 목을 겨누 었다. 보디발 왕자는 그 기세에 놀라서 움찔하고 멈춰섰다. "레오나!" "보, 보디발." 그때 레오나 공주가 정신을 차리고 보디발 왕자를 바라보았다. 미노타우 르스는 콧김을 내뿜으며 그녀의 목에 칼을 더 가까이 대었다. 젠장. 도대 체 린드버그 이놈은 뭘 하자는 거지? < 계 속 > -------------------------------------------------------------------- <휘긴경 대극장> 휘: 그런데 D&D 서드로 컨버팅하면서 느낀 건데... 펠: 응? 왜? 휘: 너... 많이 약해.... 펠: 그게 말이나 돼?-_-; 휘: 카이레스의 블라스팅 한방 맞으면 죽는데? 게다가 너는 이블이었다가 가치관이 바뀐 거라서 아사신 능력은 완전 상실이야. 펠: 그야 그 칼이 사기니까 그렇지. 안 맞으면 되잖아? 안 맞으면! 카이 레스도 내 마법에는 꽤 무방비일걸? 나야 날아다니거나 해서 피하면 되잖 아? 카: 뭐야? 소설동안 한번도 세이브 롤 실패한 적 없는 캐릭터가. 펠: (뜨끔) 뭐 타격마법은 몇 번 실패한다. 너야 말로 어떻게 호리드 윌 팅도 피해버리냐? 그건 원래 못 피하는 주문이야! 카: 로그마스터 특별 능력, Evasion Vs Fortitude 가 있기 때문이지 선 배. 그뿐 아니라 스닉어택을 식물이나 고렘등, 심지어 영체에게도 먹인다 고. 아 로그마스터! 좋은 직업이야. 휘: 뭐 그래도 페르아하브가 무지막지하게 센 건 사실이야. 카이레스는 상대가 안돼. 승률이 10% 수준? 펠: 휴우, 다행이다. 어이. 나랑 카이레스랑 거의 20레벨 차이나지 않아? 휘: 응, 그런데도 소드블래스터가 레벨을 많이 메워버리지. 소드블래스터 없다면 카이레스 승률은 0%가 된다고. 펠: 진짜 사기잖아. 신룡환 루진검만큼은 아니지만. 카: 뭐 나도 지금은 레벨이 낮아서 그렇지 로그 끝나고 나면 레벨이 꽤 상승하지 않아요? 휘: 그렇지. 으음. 사실 사기적인 거로는 카이레스가 더 심해. 페르아하 브는 레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거 랑 진언술, 하루에 쓰는 주문량이 사기 인데 카이레스는 로그마스터가 유니크 클래스, 벨키서스 레인저가 퀘스트 클래스. 정말 레벨이 오르면 오를수록 징그럽게 강하다고. 펠: 아아악 그만해 이잇 < 계속이라면 계속된다 > 카: 어이 선배 멋대로 끝내지 마! *********************************************************************** 오늘은 소집훈련의 날, 따라서 오늘도 한편만....이 아니라 내가 언제 두 편 올린다고 그랬어?! (-_- )( -_-)<-아앗 이모티콘이다. 그래도 본편엔 없다. ***********************************************************************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제 26 화 : 朔風#8 ------------------------------------------------------------------------ 팔마력 1548년 10월 9일 "이 자식! 무슨 짓이냐?"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말하고 핸드발리스타를 꺼내서 린드버그를 겨누었 다. 그러나 린드버그는 쏠테면 쏴보라는 식으로 양팔을 벌렸다. 한껏 거 만하고 오만한 자세, 선과 악을 떠나서 적어도 그는 왕다워 보인다. 사악 하고 포악한 자이건만 악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인물이랄까. 그는 외려 보디발 왕자를 비웃고 있었다. "말해두겠는데. 그 활로 날 죽일 수 있을 것 같소? 난 목을 잘라도 안 죽 는 다오." "이 자식. 레오나 공주는 풀어줘! 여자 하나 죽여서 무슨 이득이 있다는 거지?" "그야. 그렇긴 하지만 스파이를 살려둔다는 게 아무래도 국법에 맞지 않 아서." 린드버그는 그렇게 말하고 능글맞게 웃으며 레오나 공주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레오나 공주는 갑자기 이를 악 물고 미노타우르스의 칼날에 스스 로 목을 대고 그었다. 린드버그의 수작에 놀아나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자결을 하려 했음인가? "아앗!" 보디발 왕자는 깜짝 놀라서 그녀를 말리려 했지만 워낙에 두껍고 날이 없 는 칼날인지라 목에 혈흔만 생길 뿐 치명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린드버 그는 그걸 보고 피식 웃었다. "물론 그 정도 생각은 해뒀소. 아무리 내가 모은 증거들을 보여준다 한들 당신 스스로 보디발 왕자에게 당신의 스파이 행각을 직접 말하는 것보다 더 보람된 일이 있겠소? 하하하하하핫!" 린드버그는 사디스틱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한방 쳐버리고 싶은 면상이 다. 하지만 그의 말이 틀린 게 아니란 것이 더 열 받는다. 하는 말이 맞 기는 한데 미운 놈이랄까. 그게 린드버그의 무서운 점이었다. 뭐든지 곡 해해서 자기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어 버리는 능력, 그런 주제에 침착하 고 교활하다. 어쩌면 이놈이 이노그보다도 더 무서울지도 모른다. "뭐라고!" 보디발 왕자는 즉시 불같이 화를 내었지만 레오나 공주가 인질로 잡혀있 는 상태이기 때문에 감히 저항할 수가 없었다. 보디발 왕자에게 있어서 레오나 공주가 어떠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가. 그것은 이제와서 다시 말해 봐야 입만 아프다. "아아 움직이지 마시오. 나에게는 분명히 인질이 둘 있소. 그렇지 않소?" 그는 그렇게 말하며 디모나도 바라보았다. 하지만 디모나는 어깨를 으쓱 해보였다. "뭐 그럴지도." "어쨌거나 빨리 할 테면 해봐. 린드버그." 펠리시아 공주는 그렇게 린드버그를 도발했다. 그녀로서는 아무리 그래도 레오나 공주를 지킬 의무가 없겠지. 아니 어쩌면 속으로 고소해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레오나 공주가 스파이인 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사실 이니까. 그 사실에서 달아나고 있는 보디발 왕자가 문제지. "자. 그럼. 심문 내용을 다시 반복해 볼까요?" 린드버그는 그렇게 말하고 레오나 공주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히죽 웃었 다. "당신의 임무는 무엇입니까?" "...." 레오나 공주는 무슨 마법에 라도 걸린 것 마냥 대답하고 있었다. "라이오니아 왕국을 혼란시키는 것, 보디발 왕자를 이용해서...." "말하지마!"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말하고 한 걸음 앞으로 걸어갔다. 그러나 린드버그 는 개의치 않고 다시 물어보았다. "좋아요. 그럼 왜 브래들리 4세가 당신을 포기하지 못한 겁니까?" "그것은...." "말하지마!" 레오나 공주의 목소리보다 더 크게, 보디발 왕자의 포효가 울려퍼졌다. 탑안에 소리가 반 그리고 그 순간 핸드 발리스타에 재워진 철창이 린드버 그를 향해 날아갔다. 마연향이 가득한 이 홀을 철창이 꿰뚫고 지나가자 공기가 흔들리며 향이 좌우로 흩어져 나갔다. 그러나 린드버그의 옆에 서 있던 유약한 표정의 기사가 린드버그의 앞을 막아섰다. -스칵! 철창은 그대로 두 도막 나서 린드버그의 양옆, 벽을 부숴버리고 밤하늘로 사라졌다. 그 기사는 손을 들어서 찌그러진 건틀렛을 바라보고 휘파람을 불었다. 하지만 저 치가 실력이 저 정도였단 말야? 사람은 생긴 거로 판 단하면 안 된다더니 사실이군. 저 기사의 실력에 맞춰 보자면 그 옆의 미 노타우르스의 실력도 대단하겠군. "이런. 자 방해가 좀 들어오긴 했지만 계속 심문할까요. 브래들리는 왜 당신을 포기하지 않은 거죠?" "그것은, 내가 브래들리를 유혹했기 때문에...." "...." 역시 그랬나? 뭐 미인계라는게 원래 그렇지만 분란을 일으켜야 의미가 있 는 것이다. 한사람에게 계속 붙어있어서 그다지 효과를 볼 수 있는 계책 은 아니지. 그러나 보디발 왕자는 앞으로 한 걸음 더 나가며 뒤로 핸드 발리스타를 집어던졌다. "거짓말이다. 거짓말이야! 린드버그! 무슨 마법을 건 거냐?" "기아스입니다. '솔직히 답할 것'이라는 사소한 금제죠." 린드버그는 그렇게 말하고 피식 웃었다. 그러자 보디발 왕자는 스컬버스 터를 뽑아들고 레오나 공주를 향해 외쳤다. 아니 그것은 차라리 사정이고 애원이었다. "그만둬! 말하지 마! 제발!" "글쎄요. 당신들도 기아스에 걸려봐서 알겠지만 그런 말은 죽으라는 이야 기나 다름없습니다. 이런 이런, 연인에게 죽음을 강요하다니 보디발 왕자 도 참 성격이 나쁘군요. 하하하핫. 왠지 나랑 일맥상통하는 것 같은데. 우리 한번 깊이 사귀어 볼까요?" 린드버그는 그렇게 비웃은 뒤 다시 레오나 공주를 바라보았다. "그러면 또 해볼까요?" "...이제 그만해!"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외치고 앞으로 나섰다. 하지만 린드버그는 그런 보 디발 왕자를 비웃을 뿐이었다. "웃기는 군. 그만두라고 그만둘 것 같나?" "레오나! 그, 그만해. 이제 충분해. 당신이 스파이 건 아니건 상관없다 고! 차라리 날 속여! 계속 이용해도 좋아!"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다가갔다. 그러나 그때 린드버그가 손을 들었다. "더 다가오지 말라고 했지!" 그 순간 갑자기 지면에서 새카만 촉수 같은 것이 올라와 보디발 왕자를 붙잡았다. "으윽!" 보디발 왕자가 몸을 흔들어서 풀려는 순간 갑자기 뭔가 투명한 것이 보디 발 왕자를 강타해버렸다. 촉수가 딸려서 쭈욱 늘어날 정도의 강타였다. 보디발 왕자는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지만 그 일격 때문에 촉수를 풀어내 지 못했다. "거기서 잘 지켜보라고! 보디발! 네놈의 멍청함이 부른 결과를, 어디 사 랑의 이름으로 잘 메워 봐라! 아 그리고 당신들도! 한걸음이라도 움직이 면, 디모나 양을 죽일 테니까." 그러나 그때 디모나가 앞으로 한 걸음 걸어갔다. "그만 두시죠. 당신의 악취미에 응할 생각은 더 없으니까. 죽일수 있다면 죽여보세요." "호오! 악취미?" 그순간 린드버그는 눈썹을 치켜들었다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왜, 안 죽지? 역시 방비를 세우긴 세웠나 보군." "이제 그만해요. 이 정도면 충분하잖아요!" 레오나 공주도 그렇게 린드버그에게 사정했다. 공주란 사람이 체면을 잃 어버리고, 매달릴 정도로 지금의 린드버그는 잔혹했다. 아니 원래 잔혹한 놈인 것 같지만. 린드버그는 물론 레오나 공주의 요구를 묵살했다. "자아 계속하자고. 이 정도로 우는소리를 하다니. 당신에게 어울리지 않 아. 그렇지? 악녀는 악녀답게 끝까지 독랄하게 나가라고. 에스페란자 공 국, 아니 왕국의 긍지 아닌가? 응? 어서 더 말해봐." "...나, 나는." 그 순간 나는 리피팅 보우건을 꺼내 들어서 단발로 미노타우르스에게 갈 겼다. 레오나 공주의 목에 칼을 대고 있던 미노타우르느는 깜짝 놀라서 칼을 들어 내 화살을 막아내었다. "지금이다!" 디모나는 그렇게 외치고 주문을 외웠다. 펠리시아 공주도 앞으로 달려가 서 칼을 뽑아들었다. "Acid Arrow!" 디모나의 짧은 주문과 함께 노란색의 화살이 날아가 린드버그에게 적중했 다. 그러자 린드버그의 몸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린드버그는 아랑 곳 하지않고 반격했다. "누워라!" 그러자 린드버그로부터 빛의 화살들이 나타나 디모나를 공격했다. 디모나 는 그 공격을 맞고 정말 옆으로 물러나더니 풀썩 쓰러졌다. 저런! "이런 제길! 이 개자식아!" 나는 얼른 쉐도우 점프로 도약해서 린드버그의 앞에 나타났다. 그러나 그 때 그 유약해 보이는 기사가 빠르게 찌르기를 걸어왔다. "귀찮다! 소울리버!" "엇!" 다크레전이 나를 휘감자 기사의 찌르기도 아무런 소용없이 나를 지나쳤 다. 나는 그렇게 소울리버를 건 뒤 돌풍처럼 검을 휘둘렀다. 린드버그와 그 기사를 베고 미노타우르스에게 달려들어 미노타우르스까지 영체 상태 에서 베어버린 것이다. 그러자.... "쿠우우우우!" 미노타우르스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린드버그나 그 기사는 죽지 않은 것 같지만 타격을 입은 건 확실하다. 나는 다시 몸을 틀며 소드 블래스터로 린드버그를 찔렀다. "죽어랏!" 그러나 그 순간 그 기사가 린드버그를 공격하는 나를 향해 매서운 찌르기 를 넣었다. 꼬치 신세를 면하려면 공격을 하지 말아야 한다. 즉 린드버그 를 지키기 위해 나를 찌른 것! 나는 즉시 뒤로 텀블링을 한 뒤에 쉐도우 아머에게 리피팅 보우건을 들게 했다. "좋아! 어디 이것도 막나보자!" 나는 그렇게 말하고 리피팅 보우건을 연사시켰다. 그리고 달려들며 제로 테이크와 소드 블래스터를 휘두른 것이다. 그러나 그때 린드버그가 손을 들어서 나에게 주문을 외우는 게 아닌가? "Clenched Fist!" 젠장! 나는 왠 반투명한 손이 날아오는 걸 보고 옆으로 몸을 틀었다. 그 러나 그때 갑자기 뭔가가 나를 잡더니 번쩍 들어올렸다. "으응?" 이런 제길! 왠 새같은 게 내 팔뚝을 잡고 허공에 떠있는 게 아닌가? 아마 그 임프가 변신을 해서 나를 잡고 날아오른 것 같았다. 내가 그렇게 묶여 있는 사이 그 투명한 손은 엄청난 힘으로 나를 강타했다. "커억!" "훗! 자 그럼 죽어주시죠!" 그 기사는 허공에서 두들겨 맞은 나를 향해 검을 빼들었다. 나는 쉐도우 아머를 써서 이 임프를 공격하려고 했지만 임프는 다시 자그마한 임프의 모습으로 돌아가며 나를 지면으로 내던졌다. "젠장!" 나는 어설픈 자세로 지상에 착지했다. 이 상태라면 저 기사에게 꼼짝없이 맞게 된다. 그건 싫은데.... -부우웅. "으악!" 그러나 그 순간 내 머리위로 스컬버스터가 날아가더니 달려오던 기사가 검과 함께 두 동강나 버렸다. 역시 굉장한 위력. 보디발 왕자가 촉수를 끊고 되살아난 것이다. 어두운 플로어의 한가운데에서 검붉은 피가 쫘악 뿌려지며 내장을 흐트러뜨린 시체가 지면을 굴렀다. 스컬버스터는 어둠속 에서 희미한 빛을 발하며 타오르기 시작했다. "각오해라! 린드버그!" "흐음. 그렇다면, Domination!" 린드버그는 그렇게 펠리시아 공주에게 주문을 걸더니 외쳤다. "동료랑 싸우게." "으윽!" 그 순간 펠리시아 공주가 검을 휘두르며 나에게 달려들었다. 에엑! 이거 뭐야? "그, 그만둬요." 레오나 공주는 당혹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지만 린드버그는 웃고 있었 다. 보디발 왕자도 그 투명한 손의 공격 때문에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자. 그럼 공주. 다시 이야기를 해볼까? 어떻소. 지금 사태가 만족스럽 소? 라이오니아 왕국의 군세는 대부분 이노그에게 잃어버렸고 그 태반을 이 바보 왕자와 왕태자가 사이좋게 말아먹었지. 기쁘지 않소? 이제 적어 도 에스페란자 왕국의 독립은 확실하오! 하하하하하!" "그, 그래도. 나는...." 레오나 공주는 그렇게 말하며 뒤로 물러서다가 등뒤를 바라보았다. 그녀 의 등뒤는 방금 보디발 왕자의 핸드 발리스타가 뚫어놓은 곳이다. "위험해!" 나는 그렇게 말하고 나에게 검을 휘두르는 펠리시아 공주와 잠깐 검을 맞 댄 뒤 그녀의 다리를 걸고 몸통으로 들이받아 저 멀리 날려버렸다. 그리 고 앞으로 뛰어갔다. "그만둬!" 보디발 왕자 역시 앞으로 달려나갔다. "젠장! 린드버그! 네가 왕 해라! 나에겐 그녀가 가장 소중하고 네놈이 말 하는 대로 그녀는 스파이다! 그래서 어쩌라는 거냐?" "오오! 바로 그 자세요! Interposing Hand!" 그러자 투명한 장벽 같은 것이 나타나 보디발 왕자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게다가 투명한 손까지 휘둘러져 보디발 왕자는 또 뒤로 벌러덩 나가 떨어 졌다. "이 자식!" 나 역시 앞으로 달려들었지만 뭔가 투명한 장벽이 나를 가로막았다. 그리 고 린드버그는 씨익 웃으면서 레오나 공주를 바라보았다. "아주 좋겠소. 눈물겨운 순애보야. 하하하하하핫! 당신이 아무리 배신을 하건 이용을 하건 상관하지 않겠다는 군. 진실한 사랑의 힘에 감동한 제 가 여기서 교화라도 되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그거 참 무리군요. 하하하하 하." 린드버그는 그렇게 말하고 레오나 공주를 비웃었다. 그 순간 레오나 공주 는 아무런 말없이 밤하늘이 드러나 보이는 탑의 외각으로 걸어갔다. 그걸 본 보디발 왕자가 몸을 일으켰다. "그, 그만둬 무슨 짓이야!" "더 이상은 이용하기도, 이용당하기도 싫어요. 미안해요 보디발. 당신을 사랑하는 건 거짓이 아니지만, 이용한 것도 사실이니까." "...그만둬! 무슨 짓이야! 엉?" 보디발은 깜짝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린드버그가 손가락을 퉁기자 어이없게도 공중에 부웅 떠버렸다. 그런 보디발을 반투명한 손은 또다시 쉽게 농락했다. 늑골이 부러지면서 보디발 왕자가 천장에 부딪혔다가 공 처럼 튕겨나간다. "닥치고 가만히 구경이나 하고 있으라고. 아 디모나 양. 주문은 써봤자 라고. 나는 팔마스폰, 지금 당장 내 목숨을 뺏아도 아무런 의미가 없어. 하하하하하!" 젠장. 저 미친 녀석! 마법에 당했다가 힘겹게 일어난 디모나는 펠리시아 공주의 공격을 검으로 막으면서 외쳤다. "그만둬! 이 새디즘 변태!" "아 최고의 찬사로군. 좀 있다가 여기 사람들을 정리하면 당신과 펠리시 아, 둘 다 그쪽 취미로 좀 즐겨볼 생각이니 그때까지 말을 아껴두시오." "...." 진짜 무서운 놈이다. 나는 기가 막혀서 린드버그를 바라보았다. 린드버그 의 경비원 둘은 무리없이 제거했지만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린드버그 의 승리다. "자 어디 뛰어내려봐! 이제 와서 죽기엔 좀 늦지 않았나? 하하하하! 죽을 거면 일찍 죽었어야지!" 린드버그는 그렇게 광소하고 있었다. 하지만 린드버그의 심문과 고문, 그 런 것에 지쳐버린 레오나 공주는 생기 없는 눈으로 멍청히 보디발 왕자만 바라볼 뿐이었다. 정신적으로 굉장히 몰린 상황이라는 것은 누가 보아도 알수 있었다. 린드버그가 그녀에게 직접 육체적인 고문이나 능욕을 했는 지는 알지 못하겠지만 적어도 린드버그라면 정신만으로도 인간을 붕괴시 키고도 남으리라! "...." 나는 조심스럽게 인피니티 로프를 꺼냈다. 뭔가 투명한 장벽이 막고 있기 는 하지만 만약 이게 이전에, 그 데스위저드 우릴이 나에게 썼던 것과 같 은 주문이라면 창살형태를 이루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피니티 로프 는 빠져나갈 틈이 있겠지. 그때 레오나 공주가 눈물을 흘리며 보디발 왕 자에게 말했다. "안녕. 보디발. 미안해요." 저건 아무리 들어도 작별인사다. 이미 레오나 공주에게는 더 살고자 하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 린드버그의 고문과 심문에 지쳐버린 그녀에게 이 제 삶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다. "무, 무슨 짓이야! 레오나! 하지마!" 나는 그 순간 인피니티 로프를 던졌다. 그러나 잘 날아가던 로프는 뭔가 투명한 것에 가로막혀 버렸다. 아니! 창살형태가 아니란 건가?! "이런 제기랄!" 그리고 레오나 공주가 뒤로 몸을 던졌다. "안돼!" 보디발 왕자는 그걸 보고 앞으로 달려나가려 했지만, 추하게 공중에서 사 지를 흔들며 발광할 뿐이었다. 너무나 잔인하지만 보디발 왕자로서는 린 드버그에게 이길 수 없었다. 우리 모두는 린드버그의 마법 앞에 모두들 농락당하고 있는 것이다. "흐흠. 하하하하하하하! 아주 꼴사납군 그래. 아 내가 이렇게 만들어 두 고 할말이 아니긴 한 건가? 으음. 어디 볼까." 린드버그는 그렇게 말하고 탑의 모서리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 보더니 과 장된 제스처를 취하기 시작했다. "휘유! 완전히 박살났군. 하긴 높이가 높이니까. 아 끔찍. 역시 동방에서 말하길, 미인도 거죽아래는 뼈와 살로 되어있다더니 이런걸 말하는 것 같 군." 그는 그렇게 말하고 보디발 왕자를 본 뒤 눈웃음 쳤다. 정말 기분나쁜 녀 석이다. 음흉하고 또한 사악하다. 하지만 지금 저놈에게 우리는 접근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주~아주~ 끔찍하군." 린드버그는 그렇게 강조하고 정말 만족스러운 듯, 마치 배부르게 맛있는 음식을 먹은 뒤 포만감을 표시하듯 웃어보였다. 우리는, 보디발과 레오나 공주의 사랑과 분노는 저 린드버그에겐 아주 훌륭한 식사였던 것이다. 마 치 인간의 뇌를 탐식하는 마인드 플레이어(Mind Flayer)처럼! "이이이.... 개~애 새끼가!" 보디발 왕자의 절규가 탑 안에 울려 퍼졌지만 그런 보디발 왕자의 절규를 린드버그의 광소가 메워버렸다. "하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 허공에서 헤엄을 치는 주제에 나에게 뭘 하겠다는 건가?! 응? 아항. 각성이라도 해보겠나? 삭풍의 라파엘씨?" "죽여버린다!" 그 순간 갑자기 광풍이 일기 시작했다. 트인 곳이라고는 린드버그 쪽밖에 없는데도, 보디발 왕자로부터 광풍이 일기 시작한 것이었다. 마치 노도와 같은 바람소리, 그리고 보디발 왕자의 포효가 뒤이었다. "올게 왔군." 나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드디어, 보디발 왕자는 각성하는 건가? < 계 속 > -------------------------------------------------------------------- 글을 문제 삼는거야 팔려고 내놓은 자식이니 신경쓰지 않겠는데, 경이란 단어를 알고서나 쓰는 말이냐니 이건 완전히 나를 타겟으로 한 인신공격 이잖아. 작가란 말을 듣기 부끄럽다고 하는 말은 뒤집어서 말하면 자기만 작가인 거라고? 아 혈압오르네. 요컨대 전에 쓴 잡담에서 '고삐리 이계 강제진입 깽판물' 이란 단어 때문에 10대작가 반대파의 선봉장쯤으로 각 인되었나 보군.-_-; 저는 허접한 걸 싫어하는 거지 작가가 10대건 곧 죽 을 할아버지건, 남자건, 여자건, 뉴하프건 간에 신경 안 씁니다. 허접하 니까 문제지 나이가 문제인가. *********************************************************************** 음. 원래는 Counter Against Count라고 해서 백작에 대한 반격 이란 제목을 쓰려고 했는데 영어가 너무 많잖아? 후. 그리고 보디발 왕자는 핸드 발리스 터를 비스듬히 허리 뒤쪽에 끼우고 다닌 겁니다. 이거는 전에 설명한번 했던 것 같은데. 음. 무게가 약 150킬로그램 정도 나가니까. 뭐 보디발 왕자가 들 기엔 무리 없는 무기. ***********************************************************************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제 26 화 : 朔風#9 ------------------------------------------------------------------------ 팔마력 1548년 10월 9일 "크아아아아!" 보디발 왕자로부터 강한 바람이 불어나오기 시작했다. 디모나는 팔을 들 어서 눈을 가리며 외쳤다. "안돼요! 보디발!" "소용없어!" 나는 그렇게 디모나에게 말했다. 이미 이성을 상실한 보디발 왕자는 끝까 지 가기로 마음 먹은 것 같았다. 실제로 그의 등뒤에선 푸르스름한, 빛의 날개가 보이기 시작했다. 바직거리는 방전음이 귓가를 때리고 있다. "아아! 드디어!" 린드버그는 그렇게 기뻐하고 있었다. 뭐, 뭐지? 왜 저놈이 기뻐하고 있 지? 그러는 사이 보디발 왕자는 눈에서 푸른 불꽃을 번뜩이며 몸을 돌렸 다. 등에 드러난 빛의 날개는 전기를 사방으로 방사하고 있고 전신에서는 빛과 번개, 바람이 휘감고 있었다. 게다가 그 살기와 신위(神威)는 접근 하는 것만으로도 두려울 정도다. 아까전 린드버그가 보디발 왕자에게 걸 었던 주문은 죄다 깨져버렸는지 그는 지상에 발을 딛고 린드버그 백작을 노려보고 있었다. "감히... 나를 능멸해? 어리석은 모탈Mortal! 팔마의 세포를 몸에 이식한 정도로! 감히 신을 능멸하다니!" 보디발 왕자, 아니 삭풍의 라파엘은 그렇게 외쳤다. 그러나 그때 린드버 그가 다르크 발드의 지팡이를 들었다. "아니! 능멸이라니! 이제부터 가장 좋은 재료가 될텐데! 그렇지 않나? 풋 내기 기신(機神)이여!" 그리고 그 순간 바닥에 설치되었던 마법진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아니!" 그 순간 삭풍의 라파엘이 빛의 기둥에 휩싸여 버렸다. 그리고 린드버그의 옷자락이 바람도 없이 펄럭이기 시작했다. 삭풍의 라파엘은 뭐라고 외치 며 저항하려 했지만 옴짝 달싹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게 뭐야?" 나는 깜짝 놀라서 빛의 기둥으로 달려갔지만 가까이 다가가는 것만으로도 전신이 찌리찌릿하다. 아마도 전기의 힘이 흐르고 있는 것 같았다. "뭐냐! 린드버그!" 나는 차마 접근하지 못하고 린드버그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린드버그는 자신의 손바닥을 들어서 눈앞에 가져다 대고는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하하하! 역시 왕위王位를 빼앗는 것 보다는! 신위神位를 빼앗는 것이 더 이득이지! 하하하! 좋아. 엄청난 힘이다. 몸에 힘이 넘치는데!" "뭐어?!" 나는 기가 막혀서 보디발과 린드버그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지 금 저 린드버그 녀석이 보디발 왕자, 아니 삭풍의 라파엘로부터 힘을 빼 앗고 있단 말인가? 나는 기가 막혀서 린드버그를 바라보았다. 터무니 없 는 놈이다! 이런 미친 녀석! 보디발 왕자의 신의 힘을 빼앗기 위해서 지 금까지 준비를 했단 말이냐? 그런데 대체 어떻게 했기에 삭풍의 라파엘을 이렇게 간단히 제압할 수 있단 말인가? "자아. 여기에 카이레스! 당신도 각성해주면 좋겠군! 어서 해봐! 응? 아 그렇지. 이런이런, 미안하네. 자네는 사실 본지 얼마 안되어서 보디발 왕 자처럼 준비를 철저히 할 여유가 없었거든? 막무가내로 각성하라면 안되 겠고. 역시 여자를 잡아 족치는 게 가장 효과적이지. 남자들이란 하여간 여자만 개입되면 멍청해지는 법이거든." 그는 그렇게 말하고 디모나를 바라보았다. 디모나는 펠리시아 공주의 공 격을 흘려 피하고는 그녀의 목뒤에 아이스 브랜드의 칼자루를 찍어 쓰러 뜨린 뒤 울상을 지었다. "왜 하필 나야!?" "미, 미안." 나는 너무나 당황스러워서 엉겁결에 사과를 해버렸다. 그러나 그때 린드 버그가 손가락을 튕겼다. "뭐 좋지않소? 하하하! 죽여드리지." "이런! 나는 얼른 린드버그에게 달려들었다. 마법진에는 이미 빛이 들어와서 이 주위는 환하다. 지면에서부터 올라오는 빛을 받고 있는 린드버그는 그렇 잖아도 음흉해 보이는데 이제는 저주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의 힘은 아까 전보다도 더더욱 강해진 것이다. 방금 전에도 당했는데 이제와서 이 길 수 있을리가? "웃기는 군!" 린드버그의 비웃음과 함께 나는 뭔가에 걸려 넘어졌다. 그리고 그 순간 주위를 거미줄들이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쓰러진 뒤 뒤를 살펴보니 디모 나도 아까 전의 그 검은 촉수에 말려 조여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강력한 힘을 가진 보디발 왕자와 달라서 굉장히 고통스러운지 비명을 질러대었 다. "꺄아아아악!" "젠장. 쉐도우 스파이럴!" 나는 얼른 쉐도우 아머의 힘을 발휘해서 거미줄들을 끊어버리고 디모나에 게 달려가 몸을 날렸다. "하앗!" 소드 블래스터가 번뜩이자 지면에서 돋아난 촉수들이 전부다 끊어졌다. 나는 그렇게 지면을 낮게 구르며 벤 뒤 몸을 굴려 벽을 박찼다. "이 자식! 린드버그!" "Force cage!" 린드버그는 그렇게 주문을 쓰고 히죽 웃었다. 나는 린드버그에게 검을 내 리쳤지만 소드 블래스터도 제로 테이크도 아무 것도 린드버그에게 닿지 못했다. 반면 나는 다시 뭔가 이상한 새가 어깨를 잡는걸 느꼈다. "윽!" "날아가시지! 하아아아아!" 린드버그가 그렇게 기합을 넣자 아까 전까지 보디발 왕자를 두들기던 투 명한 손이 날아와 나를 연타하기 시작했다. "크윽! 제기랄!" 나는 그렇게 외치고 발을 들어서 나를 매달고 있는 새를 앞차기로 올려차 버렸다. 윈드워커의 부츠 분사와 함께 찬 것이라 그 위력은 발군! 발끝에 서 뼈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와 동시에 나를 잡고 있는 힘이 팍 풀 려버리는게 느껴진다. 죽인 것 같다. "이, 이 자식이!" 린드버그는 매우 당황해 하며 나에게 마지막으로 주먹질을 했다. 나는 그 주먹을 맞고 속이 울컥하는 것을 느끼며 날아갔다. 밤하늘이 눈앞에서 빙 글 돌아간다. "제기랄!" 나는 이를 악물고 공중에서 제로테이크를 칼집에 집어넣고 인피니티 로프 를 잡고 정신을 집중해 드로우 파워를 걸었다. 그러자 로프는 마치 석궁 에 걸고 발사라도 한 것처럼 빠르게 밤하늘을 가르며 날아가 탑의 꼭대기 에 걸렸다. 나는 그 상태에서 공중에서 회전해 성벽에 발을 대었다. "쿨럭!" 숨을 쉬기 시작하자 피가 속에서 역류하기 시작했다. 나는 목구멍을 비집 고 올라오는 피를 토해내고 밧줄에 매달린 채로 기침을 했다. "크윽. 쿨럭쿨럭! 우에에엑!" 어둠 속에서 성벽이 내 피로 새빨갛게 물드는 것을 보는 건 그다지 좋은 경험이 아니다. 나는 기침을 하다가 겨우 호흡을 가다듬었다. 젠장. 린드 버그 녀석! 하지만 내가 그 린드버그의 패밀리어를 죽였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웃음이 절로 나온다. 하하하하. 압도적인 차이긴 하지만 나도 린 드버그랑 싸워서, 큰 타격을 줄 수 있잖아. 하지만 그때 밑을 보니 참담 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레오나 공주가 추락해서 박살나 있는게 밑에 보인 것이다. 새하얀 드레스가 달빛을 받아서 유난히 돋보인다. 아무리 그녀와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도 젊은 처녀가 저렇게 처참하게 죽어있는 걸 본다는 것은 아무리 잔혹한 놈이라 해도 보기 힘들 것 같다. 나는 애 써서 그 장면을 외면했다. "개 자식!" 린드버그에 대한 증오가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젠장 뭐 이따위 녀석이 다 있냐? 자기의 욕심을 위해서 남을 아무렇지 않게 희생시키는 것은 물론이 거니와 그 영혼까지 완전히 유린하면서 기뻐하다니 정말 성질나는 군. 그 런데 그때 성 밑에서 병사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로그 마스터다!" "아앗! 이, 시, 시체는!" "저놈 잡아!" 병사들은 그렇게 말하고 다짜고짜 활을 준비하고 화살을 발사한다. 나는 성탑의 벽을 발로 차고 몸을 옆으로 날리며 화살을 피했다. 내가 있던 곳 으로 정확하게 날아드는 화살을 보니 이 왕성 수비대가 결코 만만치 않은 것만은 확실하다. 부상 입은 나로서는 저들의 공격이 계속 될 경우 위험 해진다. "젠장. 이럴 때가 아니라고 이 녀석들아!" 나는 그렇게 외치고 탑의 벽면을 발로 밟고 좌측으로 달리며 로프를 줄였 다. 그렇게 좌측으로 어느 정도 달리다가 백 점프와 동시에 줄에 매달리 자 내가 달리던 진로의 앞쪽으로 화살들이 날아든다. 나는 거기서 다시 위로 줄을 당기며 계속 올라갔다. 그러자 밑에서 병사들이 기겁하는 소리 가 들려왔다. "뭐, 저따위 녀석이 다 있어?" "역시 로그마스터!" 병사들은 내가 화살을 피하는 솜씨를 보고 기겁한 것 같았다. 하긴 이 밤 에 탑에 로프하나로 매달린 채 자유롭게 폴짝폴짝 뛰어 다니는 걸 보면 기겁할 만도 하다. 객관적으로 볼 때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괴물이란 말 이다. 그보다 더한 놈들이 잔뜩 있다는 게 문제지만. "디모나!" 나는 그렇게 외치고 올라왔다. 과연 린드버그는 디모나를 쓰러뜨린 뒤 그 녀의 목을 밟고 서 있다가 나를 돌아보았다. "아 이제 오셨는가?" "...이 자식 무슨 짓을 하는 거야?" "당신을 자극하려면 이게 재미있지 않겠소?" 그는 그렇게 말하고 디모나를 들더니 히죽 웃었다. 한팔로 옷덜미를 잡고 번쩍 드는게 마치 인형을 들어올리는 것처럼 아무런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것 같다. 갈수록 괴물이 되어가는 건가? 내가 그런 린드버그의 변화에 놀 라워 하고 있는데 린드버그는 디모나를 살펴보면서 음흉한 미소를 지었 다. "정말 귀여운 여자로군. 죽여버리기엔 아까운데."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제가 좀 죽이기에 아까울 만큼 미인이죠?" 디모나는 살며시 눈을 뜨고 뻔뻔스럽게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러자 린 드버그가 히죽 웃더니 그녀의 왼쪽 가슴에 손을 대고는 강하게 쥐었다. "후후훗. 그렇군. 하지만 나는 소욕보다 대의를 중시하는 사람이라서. 죽 어줘야 겠소." "그만둬 이 자식아! 내가 그녀 죽인다고 눈이나 깜빡할 것 같으냐! 난 그 여자에게 차였단 말야!" 나는 그렇게 외친 다음에 스스로 내뱉은 말의 처참함에 기가 질려버렸다. 뭐냐. 이 유치한 말은. 그럼 채였다고 동료가 죽건 말건 가만히 있겠다는 거야? 게다가 이 분위기에서 나올 말도 아니잖아? 과연 그 말을 들은 린 드버그도 황당해 하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 순간 디모나가 린드 버그의 손목을 잡았다. "그래도 방심하면 안 돼죠!"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고 린드버그의 팔목을 꺾으면서 몸을 틀더니 벽을 박차고 휘릭 날아올라 린드버그를 넘어버렸다. 그러자 으적 하는 소리와 함께 린드버그의 팔과 어깨, 손목 할 것 없이 전부다 부러졌다. 원래 팔 이 부러지지 않으려고 따려오면 내던져져야 하지만 린드버그는 팔마스폰 인 걸 믿는 건지 아예 자기 팔을 버리고 디모나의 손에 걸려든 것이다. "좋아!" 나는 디모나가 움직이는 순간 옆으로 달려들어서 린드버그의 몸에 소드 블래스터를 꽂았다. 그러나 그때 린드버그가 주문을 외우자 나랑 디모나 가 동시에 허공으로 떠버렸다. 소드블래스터의 불꽃이 헛되이 허공으로 뿜어져 나갔다. "이런 이런! 하마터면 큰일 날뻔 했소. 아 상처회복도 빨라지는 군. 어이 펠리시아. 나를 보호해라." 린드버그가 그렇게 말하자 펠리시아 공주는 린드버그의 앞에 서서 방패를 가슴높이로 들고 검으로 자세를 잡았다. 그사이에 린드버그는 자신의 부 러진 팔을 잡더니 한번 크게 돌렸다. 마치 프레일을 크게 휘두른 것 같았 다. 고통이 상당할 텐데도 부러진 팔을 가지고 저런 짓을 해버리다니 그 과단성만은 정말 칭찬해주고 싶다. 어쨌거나 린드버그가 그렇게 팔을 휘 두르자 부러진 뼈가 바로 맞는 소리가 나더니 완전히 나아버렸다. 정말 괴물이다. 나는 공중에 떠서 녀석을 내려다 보았다. 저놈, 마법진에 갖혀 버린 보디발 왕자로부터 이따금씩 야광충의 무리같은 빛이 날아든다. 린 드버그의 정수리로 빛의 무리가 날아드는데 아마 그것이 보디발 왕자로부 터 뽑아내는 힘인 것 같았다. 저걸 어떻게 해야 막을 수 있을까? 마법진 을 파해해? "뭐 일단은 삭풍의 라파엘이나 완전히 흡수하고 보도록 하지. 당신들 둘 은 잡아서 완전히 심령을 제압하고 가둬뒀다가 그때 되면 생각해보고. 이 라파엘이라는 요리를 먹는데는 제법 시간이 걸리거든?" "그게 그리 쉽게 될까?" 나는 그렇게 외치고 윈드워커의 부츠를 분사하며 날아들어 린드버그에게 소드블래스터를 휘둘렀다. 그러나 린드버그는 믿기지 않을 빠르기로 뒤로 훌쩍 뛰어서 내 공격을 피했다. 이렇게 되자 오히려 내가 완전히 노출된 꼴이다. "하하하하하! 당신에게 그 정도로 사람을 웃기는 재주가 있는지 몰랐소 카이레스!" 린드버그는 그렇게 비웃더니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음험한 살기가 치솟 아 오르는 게 보였다. "자 그만 죽으시지!" "그래?!" 나는 그렇게 말하고 바닥으로 검을 찍었다. 물론 마법진이 바닥에 있었 다.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 "이건 어때?" 나는 그렇게 외치고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자 푸캉 하는 소리와 함께 바 닥이 깨지고 마법진이 흐트러졌다. 펠리시아 공주는 린드버그의 명령때문 인지 나에게 달려들었지만 나는 소드블래스터를 꽂은채로 발로 지면을 쓸 어 펠리시아 공주를 쓰러뜨리고 다시 한번 방아쇠를 당겼다. 마법진은 그 동작으로 완전히 파괴되어버렸다. 그러자 그걸 본 린드버그가 당황하기 시작했다. "무슨! 지금 마법진을 부수면 당신들도 같이 죽을거야! 삭풍의 라파엘이 제정신인줄 아는가?!" "어차피 죽는 게 마찬가지라면 네놈도 같이 죽자고." 나는 그렇게 말하고 히죽 웃었다. 과연 빛의 기둥으로부터 갑자기 뇌전이 폭사되며 린드버그를 향해 날아갔다. 린드버그는 그 번개를 맞자 깜작 놀 라서 창 밖으로 몸을 던졌다. "이이이익! 다 틀렸다! 젠장! 설마 이 사자의 성을 부술 줄이야!" 그러고 보니 이 성은 마법으로 보호가 되어있어서 쉽게 부서지지 않지. 만약 소드블래스터가 아닌 다른 검으로 마법진을 해하려 했다면 꼴만 우 습게 되었을지도 몰랐다. 어찌되었건 마법진에서 풀려난 보디발 왕자는 손을 들어보이더니 씨익 웃었다. "역시... 성에 걸린 마법의 힘을 한데 집결하는 마법진이었나? 지나친 잔 재주였군. 하지만 그만큼 효과적인 잔재주야. 그러나 나를 능멸한 대가는 받아내야 겠다!" 보디발 왕자는, 아니 삭풍의 라파엘은 그렇게 말하더니 밖으로 몸을 날렸 다. 그러나 교활한 린드버그는 수가 틀린걸 알고 텔레포트의 주문을 외우 기 시작했다. "제기랄! 일단 훗날을 도모하는게 현명하겠군! 두고 보자 카이레스! Teleport!" "글쎄. 그건 지금 네놈이 살아서 훗날을 도모한 뒤의 일이겠지? Counter Spell!" 삭풍의 라파엘이 그렇게 주문을 외우자 린드버그는 멍청한 표정으로 허공 에서 떠서 이쪽을 바라보았다. 아마 그의 텔레포트를 삭풍의 라파엘이 막 아낸 것 같았다. "젠장! 싸울 수밖에 없는 건가?" "그 정도 각오도 없이 나를 공격한 거냐?" 삭풍의 라파엘은 이름대로 돌풍 위에 탄 채로 날개를 한번 펄럭였다. 그 러자 그의 주위로 무수한 마법진들이 떠올랐다. 나는 강한 바람에도 불구 하고 성벽의 앞에 서서 그 싸움을 바라보았다. 린드버그는 드래곤으로 변 신했지만 라파엘의 당당한 위용 앞에서는 그다지 쓸모가 없을 것 같았다. 라파엘은 도도한 자태로 팔짱을 끼고 날개를 펼쳤다. "카아!" 린드버그는 실버드래곤으로 변신해 브레스를 내뿜었다. 새하얀 냉기가 뿜 어져 나가며 라파엘을 향해 날아들었지만 라파엘이 흥 하고 코웃음 치자 모습이 사라져 버렸다. 브레스 웨폰은 헛되이 성벽을 강타하고 눈보라를 곳곳에 뿌렸다. 그리고 그 순간 무수한 번개 다발이 위에서부터 린드버그 를 향해 꽂히기 시작했다. 어느틈에 위로 날아오른 라파엘이 반격으로 번 개들을 퍼부은 것이다. -치이지지지지지직! 수십, 아니 수백다발의 번개에 관통당한 린드버그는 즉시 몸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라파엘은 그 정도에 만족하지 않는지 팔짱을 풀고 양손 을 들더니 가슴 앞에서 합쳤다. "죽어라. 감히 신의 힘을 노린 비천한 인간아." 그러자 좌우로부터 돌풍이 일어나더니 린드버그를 잡고 허공으로 날아올 렸다. 거대한 드래곤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도 휘감아 올리다니 저 돌풍이 어느 정도나 대단할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이미 번개다발로 샤워를 한 린드버그의 육체는 그걸 버텨낼 힘이 없는지 찢어지기 시작했다. 밤하늘 로 먹구름이 몰려들더니 곧 비와 바람으로 이 라이언즈 캐슬을 감싸기 시 작했다. "피의 비를 내려주마! 아직 피가 남아있다면!" 라파엘의 도도한 목소리를 시작으로 린드버그가 공중에서 발기발기 찢어 지기 시작했다. 너무나 참혹한 광경,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정말로 피의 비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은색으로 빛나는 라이언즈 캐슬이 린드버 그의 피로 물들기 시작했다. 라파엘은 머리위로 날개를 펼쳐서 피의 비를 피했다. "흥. 비천한 녀석." 라파엘은 그렇게 말하고 성탑의 아래를 바라보았다. -콰르르릉. 우레소리와 함께 비가 거세게 쏟아진다. 병사들도 모두들 다 멍한 표정이 되어서 보디발 왕자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저, 보디발 왕자님?" "보디발 왕자님이다!" "뭐라고?" "하, 하늘을 날고 있어!" 과연 기사들과 병사들 사이로 동요가 퍼져나갔다. 여기저기에서는 시동과 병사들이 귀족과 관리들에게 이 사실을 전파하기 위해 뛰어 다니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보디발 왕자는 그런 것보단 지상에 추락해 비참하게 죽어 있는 레오나 공주를 바라보았다. "쳇. 어이! 병사들! 시체나 치우고 있어라!" 라파엘은 그렇게 무심하게 말을 했다. 억지로 강하고 잔인하게 보이려 하 는 게 아닌, 정말로 귀찮다는 표정이었다. 그 순간 나는 정말로 마법진을 파괴한걸 후회했다. 괜히 린드버그를 막자고 그보다 더 센 녀석을 풀어준 셈이니 이 무슨 바보짓이냐? 게다가 보아하니 보디발 왕자의 인격이나 인 성은 이제 남아있지 않은 것 같았다. 그렇지 않다면 보디발 왕자가 목숨 을 걸고 사랑한 레오나 공주를 저렇게 하찮게 대할 리가 없었다. "자아. 내 형제여." 그러나 그대 보디발 왕자가 내 앞으로 날아올랐다. 나는 그런 그를 보고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몰라서 멍청히 바라보았다. "...." "이런이런, 왜 그렇게 놀라고 있나. 비켜봐." "오, 오빠?" 그때 린드버그의 마법에서 풀려난 건지 펠리시아 공주가 달려와 보디발 왕자를 살펴보았다. 그러자 보디발 왕자, 아니 삭풍의 라파엘은 비릿하게 웃었다. 정작 그 자신은 피에 맞지 않았는데도 피비린내를 풍기는 인상이 랄까? '사악하다!' 그렇다. 빛의 날개를 가지고 있지만 보디발에게서는 사악한 힘이 풍겨나 오고 있었다. 마치 어둠에 쏘인 것 같이 솜털이 곤두서고 다리가 후들후 들 떨리기 시작했다. 보디발 왕자는 그런 나의 공포를 아는지 모르는지 펠리시아 공주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렇단다. 내 사랑스런 여동생아. 아 이제 빌어먹을 린드버그도 죽여버 렸으니... 뭘 할까. 일단 에스페란자 공국부터 잡아야 겠지? 감히 주인을 몰라보고 이빨을 들이미는 개는 좀 심하게 두들겨 줘야 하거든. 아니면 이 기회에 멸망을 시켜 버릴까?" "...." 나와 디모나는 동시에 시선을 교환했다. 지금의 보디발 왕자는 인간이 아 니다. 린드버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괴물인 것이다. 그러나 보디발 왕자는 우리들을 바라볼 때는 꽤나 서글서글한 눈매를 하고 있다. 이렇게 쳐다보면 마치 방금 전의 그 참상이 없었던 것 같다. 편안하고 차 분한 표정.... '그러니까 안돼!' 나는 속으로 그렇게 외쳤다. 레오나 공주가 죽었다. 그런데 저렇게 태연 할수 있다니 이미 그것으로 지금의 보디발 왕자는 자기자신의 비인간성을 내비친 것이다. "카이레스, 내 형제. 정말 고마워. 네 도움이 없었다면 크게 일을 그르칠 뻔 했다." "예? 아... 예." "그런데 카이레스. 알고 있겠지만...."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말하고 나에게 다가오더니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내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지금으로선 예전만큼의 힘을 회복하지 못한 것 같거든? 나를 위해서... 죽어줄 수 있겠냐?" "싫은데." 나는 그렇게 말하고 보디발 왕자의 손길을 뿌리쳤다. 그러자 디모나가 어 디서 구했는지 다이너마이트를 꺼내서 불을 붙였다. "펠리시아 공주님! 물러나요!" "그런!" 그러나 그때 보디발 왕자가 날개를 펼쳐서 마치 방패처럼 몸의 앞을 가렸 다. 디모나가 다이너마이트를 던졌지만 보디발 왕자, 아니 삭풍의 라파엘 의 날개는 전기의 광막이 되어 폭풍과 파편을 막아내었다. "흐하핫! 이거야 원. 역시 저항이 있어야 재미있는 법이지!"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말하고 홰를 쳤다. 그러자 무수한 전기다발들이 날 개로부터 튀어나왔다. 나와 디모나는 즉시 몸을 날려서 그것들을 피하고 빠졌다. 그러나 펠리시아 공주는 미처 피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그는 펠 리시아 공주를 왼팔로 덥석 끌어안고 혀를 찼다. "기절했을 뿐이다.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우리들에게 말한 뒤 빙긋 웃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강한 바람이 우리들을 향해 불었다. 이건 뭐 피하고 방어하고가 없었다. 우리는 그대로 날아가 밤하늘로 내던져졌다. "이런 제기랄! 내가 왜 마법진을 부쉈지? 돌았나?" 나는 공중에서 인피니티 로프를 풀었다. 그러나 이게 왠일? 갑자기 인피 니티 로프가 무시무시한 속력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단숨에 성의 망루에 로프를 치기 비잉 돌려서 반대쪽 성벽에도 걸었다. 그리고 디모나의 손목에도 로프를 걸고 공중에서 매듭을 그었다. 비가 쏟아져 내 리고 있어서 미끄럽지만 세 줄이나 걸친지라 디모나나 나나 쉽게 로프 위 에 내려섰다. 이 잠깐 사이에 세 줄이나 걸칠 정도로 빨리 로프가 움직이 니 움직이는 것 자체만으로도 무서운 일이 일어나겠군. 드로우 파워를 걸 었을때도 이만큼 힘이 나질 않았는데. "좋아!" "아 카이레스! 이, 이게 어찌된거야?" 디모나는 그녀가 보지 못했던 인피니티 로프의 위력에 놀라서 눈이 휘둥 그래져 있었다. 나는 머리칼을 적시는 빗물 때문에 앞머리를 쓸어올리며 답했다. "나도 모르겠어. 괜찮아? 디모나?" 나는 디모나에게 그렇게 물어보고 앞을 바라보았다. 밑에서는 병사들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그때 보디발 왕자는 매우 빠른 속력으로 공간을 박차고 우리들에게 날아들었다. 어찌나 빠른지 내리던 비가 퉁겨 나가 물보라를 이룰 정도였다. "쳇!" 나는 쉐도우 아머로 리피팅 보우건의 탄창을 갈게 하고 한 탄창 전부를 갈겨버렸다. 그러나 역시 보디발 왕자의 중심으로 삭풍이 일더니 화살들 을 죄다 튕겨내 버린다. "안됐지만 카이레스! 이 로프는 말야! 젖어서 전기가 흘러."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중얼거리곤 우리가 밟고 서있는 로프위에 내려섰 다. 그러자 로프를 타고 강한 전기가 치달리는 게 느껴졌다. 비가 와서 그러나? 나와 디모나는 순식간에 감전되어서 입만 벌리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코피가 터지고 심장이 빠개질 것처럼 아프다. 눈앞에서는 불이 번쩍거리고 정신이 혼미해졌다. "제기랄!" 나는 쉐도우 아머의 손톱으로 얼른 로프를 끊고 디모나를 잡으려 했다. 그러나 로프는 끊었지만 디모나는 벌써 정신을 잃고 떨어지고 있었다. "마, 말도 안돼!" 나는 레오나 공주의 박살난 사체를 생각하고 이를 악물었다. 어떻게든 구 해야 한다. 하지만 몸을 어디다 걸지도 못한 상태에서 인피니티로프를 건 다고 해도 무의미 하고... 나는 인피니티 로프를 풀어서 그녀의 발목에 감은 뒤 당겼다. 그리곤 그와 동시에 윈드워커의 부츠를 분사하며 공중에 서 최대한 감속했다. 어깨가 빠질 것처럼 삐걱거리고 손아귀에서 인피니 티 로프가 미끄러진다. 활을 수백대 쏴도 끄떡없는 륭센의 수갑이 있으니 까 손아귀가 찢어질 걱정은 없지만 이 로프를 놓치면 디모나는 지면에 떨 어져 박살난다. 레오나 공주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것이다. < 계 속 > -------------------------------------------------------------------- <휘긴경 대극장> 카: 당신 말야. 놀라울 만큼 치졸해. 휘: ...에잇! 그 건으론 말하지 말자! 그보다는 음. 뭔가 다른 의견? 펠: 그나저나 저놈, 정체가 뭐야? 2억 4천만 발의 라이트닝 볼트라니. 정 말이야? 그럼 사실상 저거 막을 수 있는 놈이 별로 없잖아? 휘: Globe of Invulnerability는 뒀다가 국끓여 먹냐? 게다가 너는 기본 으로 4레벨 주문 이하 다 면역이고 SR이 40이잖아. 너는 저거 영향 안 받 아. 펠: 물론 그거야 알고 있지. 괜히 패천마도사겠어? 카: 앗. 으쓱거리고 있어. SR40이라니 완전 먼치킨이잖아? 휘: 너도 마지막에는 35까지 올라가는데 뭘. 남말하고 있냐? 카: ....으쓱. 솔라 급이네? 펠: 결국 문제는 작가에게 있는 거야. 어이 먼치킨 작가. 휘: 나는 말야. 먼치킨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포가튼 릴람봐라. 먼치 킨 들끓는 세계야. 괜히 마스터가 고레벨 제어할 능력이 없으니까 우리는 건전하게 동네나 빌빌거리며 살꺼야~ 라는 식으로 7레벨에서 캠페인 종료 하고 그러는 거지. 저레벨까지는 동네 용병, 중레벨에선 슬슬 조국을 위 해, 고레벨에서는 세계의 운명을 걸고, 초 고레벨에서는 우주와 차원을 누비며! 이것이 바로 슈퍼 히어로의 길 아니겠나! 모두:.... 너무 심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