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FANTASY (go SF)』 28230번 제 목:<> 노스가드 공성전#11 올린이:휘긴 (홍정훈 ) 01/06/12 16:15 읽음:3173 관련자료 없음 ----------------------------------------------------------------------------- *********************************************************************** 음. 오늘 낮잠을 자는데 에버퀘스트의 세계 노라쓰인 겁니다. 한참 룰루랄라 몬스터들을 사냥하면서 돌아다니는데 길바닥에 시체가 두 개 늘어져 있더라 고요. 노라쓰의 악신 이노룩하고 카직툴이더군요? 아니 길드레이드나 당해야 죽을까 말까한 악신들이 길바닥에 죽어있다니 어느 고수분이 해치웠길래? 나 는 그렇게 주위를 둘러보다가 아무도 없길래 혼자 신의 시체 두 개를 루트했 죠. 꿈이지만 행복했었다는...쿨럭. 중증이다. ***********************************************************************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제 19 화 : 노스가드 공성전#11 ------------------------------------------------------------------------ 팔마력 1548년 9월 5일 끝이 없을 것 같던 적들의 공격은 해가 뜰 무렵 멈추기 시작했다. 정말 지금껏 해본 적 없는 기나긴 전투였다. 긴 시간 긴장이 지속된 탓인지 사 람들은 거의 반쯤 시체가 되어있었고 코피를 흘리고 쓰러지는 사람들도 속출했다. 오죽하면 성벽에서 계속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데 사람들은 뒤 에서 자고, 그렇게 교대로 잠을 자면서 까지 싸웠을까? 그래도 다행인 것 은 이 노스 가드성이 원체 잘 만들어진 성이라서 우리들의 피해에 비하면 적들의 피해가 엄청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는 앞에서 공성탑이 점점 완 성되어 가는 걸 보고 있자니 마음이 심란하다. 저게 완성되면 이제까지와 는 비교도 할수 없는 속도로 적들이 침투해 올텐데... 하지만 20미터짜리 공성탑은 역시 하루만에 만들어질 물건이 아닌지 그렇게 오래 만들고 있 는데도 아직 멀었다. "아 제길. 죽겠다." 나는 피투성이가 되어서야 겨우 망루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이미 몸 전 신은 어제 화살을 쏘느라 알이 배겨서 내 몸 같질 않았다. 하루에 500대 의 화살을 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노릇이지만 그런 몸으로 다시 전투에 임했으니... 안 찔려 죽은게 다행이다. 어쨌거나 이렇게 하고 나 니 잠을 자고는 싶은데... 동쪽으로부터 흐린 구름들이 밀려오더니 곧 비 를 뿌리기 시작했다. 산처럼 쌓여있는 시체들이 비에 씻기며 정말 피로 강을 이루기 시작했다. 벨키서스 레인저는 언제나 소규모 작전에만 참가 하기 때문에 이렇게 피로 강을 이루는 공성전의 처절함은 좀 험악한 인생 을 살았다고 자부하는 나에게 있어서도 첫 경험이었다. "아 젠장!" 나는 상의를 벗어버리고 몸에 묻은 피를 비로 씻어내기 시작했다. 피로가 쌓여서 졸리지만 비를 맞아보니 이상하게 정신은 말끔해 지기 시작했다. 마치 전투에 막 참가한 것처럼 고양된 상태랄까? 이 상태로는 잠이 잘 올 것 같지 않아서 나는 망루에 서서 주위를 바라보았다. 노스가드 권역은 금새 물안개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며칠만에 내리는 비라서 그런지 땅은 금새 수분을 빨아들여 촉촉하게 되살아나고 전투의 열기도 삽시간에 식혀 버렸다. 나는 그렇게 망루에 서서 드넓은 평야와 산맥들을 바라보곤 한숨 을 내쉬었다. 뭔가... 멋있는 풍경이긴 한데 앞날이 절망적이라서 그걸 곧이 곧대로 감상하고 있을 수가 없었다. 이 너른 들판에 지금 쓰러져 있 는 건 놀들과 웨어 울프들이 대부분이지만 과연 계속 그렇게 낙천적일 것 인지... 벌써부터 식량이 떨어져 가기 시작해서 몇몇 기사들이 우는 소리 를 하는게 들리는데 말이다. "응?" 그런데 그때 좀 무거운, 첼로인지 베이스인지 분간하기 힘들지만 적어도 바이올린보단 두꺼운 현악기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소리가 들 리는 곳을 바라보았다. 노스가드 성의 북서쪽, 종탑에서부터 소리가 들려 오고 있었다. "디모나?" 나는 그곡조에서 왠지 디모나를 연상하고는 종탑을 향해 걸어가 보았다. 피로와 살기, 전투에 지쳐서 추욱 늘어져 버린 병사들을 지나 종탑에 올 라가 보니 종탑 옆, 종지기의 방에서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문을 열어 보니까 역시 예상대로 디모나가 첼로인지 베이스인지 분간이 안가는 바이 올린 형태의 악기를 왼팔에 끼고 켜고 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악기를 연주하다가 내 인기척을 느꼈는지 나를 바라보았다. "아. 카이레스?" "응. 뭐하는 거야? 잠 안자?" "그말 그대로 돌려주지."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웃었다. 그녀 역시 어젯밤 내내 전장을 돌아다 니며 마법을 쓰고 검을 휘두르느라 지쳤을 텐데 참 어지간히도 할 짓이 없나보다. 아니면 그녀의 동족들처럼 그녀도 음악과 춤과 점술을 좋아하 는 유랑 연예인의 기질이 풍부하던가. 나는 잠을 못 자서 눈 밑에 그늘이 져놓고서도 웃으면서 나를 바라보는 그녀를 보곤 한숨을 내쉬었다. "밖은 피바다인데 그런 거 연주할 기분이 나니?" "흥. 카이레스. 진짜 삭막한 것은 자기가 즐거운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야. 게다가 죄책감을 갖기에는 나는 너무 뻔뻔한 거 있지?" "...." 아니 다행이다. 어쨌거나 디모나는 능숙한 솜씨로 코드를 짚으며 마치 왈 츠를 추듯 경쾌하게 활줄을 당겼다. 그리곤 내가 보니까 흥이 나는지 왼 손을 틀어서 휙하고 첼로를 1회전 시켰다. 그러나 갑자기 현이 끊어지는 소리가 나면서 디모나가 첼로를 떨어뜨렸다. 나는 깜짝 놀라서 그녀에게 다가가서 손을 살펴보았다. 역시 손가락 끝이 베여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 는게 아닌가? "이봐. 멋부리는 것도 좋지만 베였잖아! 조심해." 나는 그렇게 말하고 그녀의 손을 잡았다가 너무나 따뜻한 느낌에 깜짝 놀 랐다. 아니... 내 체온이 많이 떨어져 있었군. 더위는 느끼지 못하는데 온기는 느낀다니... 그리고 그 대상이 디모나라니 좀 알딸딸 하군. 나는 마치 어린 아이처럼 가슴을 콩닥거리면서 그녀의 손을 놓았다. 그러나 이~ 젠장맞을 디모나는 그런 나를 보고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설마 들켰 나? 나는 머리를 긁는 척하면서 슬쩍 얼굴을 살펴보았다. 뭐 특별히 붉어 지거나 그런건 없는 것 같은데. 음. "아야야야. 역시 너무 오래된 첼로였나봐. 현이 너무 낡아서 얇아져 있었 어."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곤 자신의 손가락을 입에 가져가 대고 피를 빨았다. 나는 그런 그녀를 보곤 히죽 웃었다. "너도 피가 흐르는 구나." "그럼 악마인줄 알았어?" "아니 가고일이나 고렘같은 계열로." 내가 그렇게 돌로 만들어진 괴물들을 말하자 디모나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나를 째려보더니 물어보았다. "어째서?" "그야 당연히... 페어리..." "하지마! 그거 하지 않기로 했잖아! 너는 뭐 약점 없는 줄 알아? 이 마왕 아!" 역시, 그때의 상처는 우리들 모두에게 남아 있었다. 페어리가 우리들에게 남긴 상처는 아마 평생갈 것 같다. 디모나는 단숨에 발끈 해서 나에게도 역시 공격을 걸어왔다. 그러나 이런 면에서는 내가 유리하지. "마왕이 이름 면에선 훨씬 낫다 뭘." 내가 그렇게 말하자 디모나는 나를 흘겨보았다. 나는 그렇게 흥분하고 있 는 디모나를 보니까 왠지 귀엽다고 느껴져서 피식 웃어버렸다. 그러자 디 모나는 다시 손의 상처를 입으로 가져가 빨면서 중얼거렸다. "아 흥분하니까 상처에서 다시 피가 나네." "후훗. 미안." 그러자 디모나는 나를 바라보고는 물어보았다. "카이레스도 악기 다룰줄 알아?" "전혀." "그러고도 무슨 시를 읊는 다는 거야?" "가난한 벨키서스 레인저가 어떻게 악기같은 사치품을 다루겠니?" 내가 그렇게 반문하자 디모나는 바닥에 떨어진 첼로인지 베이스인지, 아 마 첼로겠지? 그걸 들고는 눈을 비비면서 웃었다. "뭐 어쨌거나 이건 아무도 주인이 없다는 거네. 이거 내 마차에 실어놔야 지! 카이레스도 첼로 배워 볼꺼야?" "...." "왜 그런 표정을 짓는 거야? 현만 갈면 쓸 수 있겠어." "그래그래." "그나저나... 카이레스는 안자?" "뭔가 전투의 흥분이 가시지 않았는지 잠이 안와." 내가 그렇게 말하자 디모나는 고양이처럼 눈을 가늘게 뜨면서 웃기 시작 했다. 윽 불안한데 이거! "그러면 이거 한번 해보자." "뭐?" "자. 여기 이거."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곤 옆에 있는 상자를 열더니 작은 은종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각자 크기가 다른 은종들은 흔들릴 때 마다 은은하고 귀여운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어때? 카이레스. 할수 있겠어?" "최소한 한옥타브 반은 되어야 하는 거 아냐? 한곡을 제대로 연주하려면? 이건 한손에 하나씩 밖에 못들잖아? 내 손은 고작 두개라고, 음. 아니 해 보자."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쉐도우 아머의 팔을 꺼내서 두 개를 잡고 내가 두 개를 잡았다. 그러자 그걸본 디모나는 손뼉을 치면서 좋아했다. "와! 그런 방법이 있었구나. 좋아. 그러면 이것도." "어? 어이!" 하지만 디모나는 벌써 내 입에 종을 하나 물려놓았다. 그렇게 되니까 나 혼자서 종을 다섯 개, 디모나가 손하고 입을 동원해서 세 개를 드니 그럭 저럭 8개로 한 옥타브가 이루어 졌다. 그 다음은 정말 개 훈련하고 똑같았다. 나는 악기라던가 그런거는 만져본 일이 없다. 디모나가 얼마나 나를 들들 볶았는지 결국 한 시간이나 지나 고 나서야 겨우 간단한 한 곡을 연주할 수 있었다. 그러고 나니까 전투에 서 쌓였던 긴장이 다 풀리고 겨우 잠을 잘 수 있을 정신이 된 것 같았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졸려 죽을 지경이 되었다. "파하하하." "으음. 아 덕분에 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 "그래? 나도 졸린데. 아함." 그러자 그걸 들은 스트라포트가 냉큼 말했다. '같이 자자고 해봐.' '......' 이 망령은 핵심적인 순간에는 항상 나타나서 위험한 소리를 한다니까. '그... 그걸 유혹이라고 하는 거요?' '아니 물론 개망신 당하라고 하는 말이지. 미쳤냐? 내가 너 좋은 꼴 보 게?' '....' '속으로 나의 도덕성에 대해서 의심하고 있지? 하지만 나는 고신 넥서룬 의 성기사이기도 하다고.' '서... 성기사? 팔라딘 말하는 거에요?' '응!' 아. 제길. 조디악 나이츠에 대한 환상도 깨먹은 걸로 부족해서 이젠 팔라 딘에 대한 환상도 깨먹다니. 비록 내가 무슨 꿈꾸는 소녀는 아니건만 그 래도 가슴아픈 건 어쩔 수 없구나. 팔라딘 마저도 이따위라니. 흑흑흑. 그런데 그렇게 슬퍼하고 있는 사이에 갑자기 병사들의 경보가 울렸다. "남문으로 놈들의 공격이다!" "제기랄!" 자려고 긴장을 풀어놓으면 다시 공격을 걸어온단 말야. 제기랄. "카이레스. 괜찮겠어?" 디모나는 걱정스러운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나는 피곤한 눈 을 비비고는 고개를 저었다. "피곤한 카이레스가 안피곤한 병사보다 나은 법! " "...곧 죽어도 잘난 척은. 좋아 나도 갈게." "그럼 내가 잘거다?" "...." "자고 있으라고! 이따가 나랑 교대해주고 알겠어?! 아 아무데서나 자지 마. 이상한 놈들이 건드릴라." 나는 그렇게 말하곤 몸을 돌려서 종탑 밖으로 뛰쳐나갔다. 역시 백작의 군대가 공격을 해오고 있었다. 비가 쏟아지고 있는데도 놈들은 아랑곳 하 지 않고 사다리를 걸치고 성벽을 기어오르고 위로 화살을 쏘아대고 있는 것이다. 성벽 높이가 20 미터나 되다 보니 화살은 별다른 의미가 없지만 성벽위에서 버티고 서있으면 백계백작 린드버그의 마법이 망루 위를 쓸어 버리니 그것이 문제였다. 마법을 피하자니 사다리를 타고 적이 올라오고 사다리를 밀자니 화살과 마법에 바로 노출이 되는 것이다. "아. 카이레스!" 긴장을 풀었다가 다시 긴장을 하자니 피로가 한층 가중된다. 나는 비틀거 리면서 망루로 걸어가다가 보디발 왕자가 나를 부르는 것을 보곤 그를 바 라보았다. "아 왕자님." "훗. 가만 가만. 기다리고 있어 카이레스. 피곤해보이는 것 같은데 가서 자고. 아마 이놈들 차륜공격으로 우릴 지치게 하려는 것 같애." "에?" 즉 이 남문의 공격이 끝나면 북문에서 공격해올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하긴 이론상으로 그게 가능하면 얼마든지 시도하고도 남을 만큼 영양가 있는 작전이다. 하지만 성을 가운데 두고 양쪽이 유기적으로 작전이 성립 될까? 아냐. 백작도 마법사고 이노그 진영에도 마법사야 넘치게 있는 것 같으니 충분히 가능하리라. "...." 하지만 그게 완성되면 아무리 우리가 2교대, 3교대 하면서 방어한다고 해 도 이쪽이 먼저 피로에 지쳐서 쓰러지게 되어있었다. 우리는 포위당한 채 로 보급도 끊긴채 중압감에 시달리면서 싸워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설 사... 백계백작이나 이노그를 물리친다고 하더라도 이후 반역자가 되는 것은 확실하다. 만에 하나 보디발 왕자가 지금처럼 괴물이 아니라면 자신 이 살기 위해 보디발 왕자를 시해하려는 이들이 나오는 것도 이상하지 않 은 그런 무거운 분위기였다. 하지만 보디발 왕자는 나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웃어보였다. "이노그를 끌어들일 때 까지 버티자! 얼마 안가면 이노그가 가까이 오게 되고, 그놈을 물리치게 된다면 백계백작이라고 하더라도 자기가 오판했다 는 사실을 시인하게 되고 말걸!" 물론 이노그를 물리친다면 백계백작도 꼬리를 말겠지. 하지만 이대로라면 과연 다들 살수 있을까? "뭐... 거... 걱정말고 자라니 자겠지만... 음." 디모나에게는 내가 대신 나가니까 자두라고 해뒀는데 말야. 나는 그런 생 각을 하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뭐 둘다 쉬면 되겠지. 지금은 어떻게든지 몸의 상태를 회복하는게 우선이다. 나는 그렇게 판단하고 자러 들어갔다. 빗소리, 싸움소리가 어우러져서 잠자리를 뒤숭숭하게 만들었지만 나는 이 를 악물고 잠에 빠져들었다. 9월 7일 몇일간의 지옥같은 농성전이 계속되었다. 화살을 피하다가... 올라오는 놈들을 베어서 떨어뜨려 기어오르는 놈들을 격추시킨다. 사다리를 밀고 화살을 쏜다. 돌을 던진다. 동사로 시작해서 동사로 끝나는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다. 머릿속에는 생각이란 기능 자체가 휘발되어 날아가 버리고 남은 것은 그저 살생 본능이었다. 죽이고 죽이고 죽인다. 아무런 감정도 없이 그렇게 전투를 치루다 교대할 때가 되면 음식을 먹고 잠에 빠져든 다. 깨어나면 다시 전투...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것 같은 그 어마어마 한 공성전은 9월 7일 오후가 되어서야 겨우 끝났다. 여기서 끝났다는 것 은 공격이 멎었다는 게 아니라 잠시 멈추었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 나뿐 아니라 다른 병사들도 다들 정신없이 싸워왔는지 그렇게 느슨해진 공세에서 기뻐하기 보단 멍하니 남과 북을 바라볼 뿐이다. 이미 모든 화 살은 대부분 바닥나고 남쪽의 공성탑은 거의 완성되었고 북쪽의 이노그는 그리즈낙을 되찾았는지 자유롭게 남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절망적인 상 황, 아마 사람으로 치면 숨을 헐떡이는 환자라고 할 수있을 것이다. 하지 만 직접 공격하기보다는 우리가 공포와 피로에 지쳐 자멸하기를 바라는지 점진적으로 파상공격을 걸어올 뿐 완전히 숨통을 물어뜯고자 하는 결의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이노그가 우리들의 작전범위 안에 들어왔 다는 뜻도 된다. 그래서 우리들은 다시금 디사이드 작전을 결행하기로 하 였다. 결과야 어찌되건 간에 이노그를 쓰러 뜨리면 다 결판날테니까 위험 한 도박을 하기로 한 것이다. "하아..." 나는 푸석푸석한 냄새가 나는 빵을 입에 물고는 다른 이들을 바라보았다. 요새는 식량도 떨어져서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었다. 그래서 레오나 공주 가 직접 망루에 올라가서 남문을 포위하고 있는 백계백작에게 에스페란자 의 왕족인 그녀를 봐서라도 성의 보급을 방해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했 지만 백계백작은 상큼하게 그걸 묵살해버렸다. 지금의 자신은 전술지휘권 을 받았을 뿐 전략적인 입장은 알 바 아니라는 식의 책임 회피였다. 게다 가 공주가 그렇게 반란군을 옹호하는 것은 혹시 에스페란자의 입장인지, 그렇다면 그것이 바로 에스페란자가 라이오니아에 대하여 반기를 든 것인 지 반문하면서 완전히 입을 봉해버렸다.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재수없는 놈이란 있기 마련인가 보다. "카이레스. 보디발 왕자가 다시 제장 소집을 명했는데?" "... 아 싫다 싫어. 제길. 이따위 나라 망해버리라고 해. 젠장할." 나는 렉스를 보곤 손을 내저으면서 몸을 돌렸다. 그러나 정말 렉스가 터 벅터벅 걸어가자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다. 나 원참. 원래 로그마스터라 면 이 나라가 망하건 어찌되건 신경쓰지 말아야 하는데, 사람끼리 싸우는 게 아니라 놀들을 상대로 싸우는 것이니 인간으로서 참견하지 않을 수가 없다. '흠. 고생하는 구나.' '예예. 고생하죠.' '어때? 나에게 잠깐 몸을 넘겨주는 건? 조디악 나이츠의 실력을 보여주겠 다고.' '그다지 보고 싶지 않다니까 그러네.' 나는 그렇게 스트라포트경을 다시 말리고 제장들이 모여있는 스톤허트 홀 로 나갔다. 그곳에는 역시 늘 그렇지만 살아남은 기사들이 모여서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영광된 글로리 오브 페이쓰의 기사들이 이렇게 계속 농성전을 해보는 것은 처음이리라. 그래서 일까? 이전에는 곧 죽어도 한 번 승부를 가려보자는 기사들도 의기 소침해져 있었다. 그때 보디발 왕자 가 홀의 입구로부터 붉은 주단위를 걸어오기 시작했다. "자 자! 다들 지쳐있으니 바로바로 이야기 하지! 이노그를 치자!" "..." 그러자 주위의 모든 기사들이 보디발 왕자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보디발 왕자는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지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스틸 바론과 웰번 공이 탄원에 들어가서 우리들에 대한 포위처분은 곧 풀릴 거요! 그렇다면 남은 적은 바로 이노그 뿐! 아무리 린드버그가 미친 놈이라 하더라도 왕명을 업고 행한 짓을 설마 철회하지 않지는 않겠지! 그러니 빨리 그를 처리합시다!" 보디발 왕자가 그렇게 말하자 그제사 기사들이 기뻐하기 시작했다. 비록 아직 포위가 풀린 것은 아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저 포위가 풀리리라 는 희망을 주게 된 것이였다. 그렇다면 오히려 남진하고 있는 이노그가 문제였다. "문제는 벌써 이노그는 그리즈낙을 손에 넣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아직 힘이 회복되지 않은 듯하지만 어찌되었건간에 이전보다 더 강력해진건 사 실이겠지요." 기사중 한명이 신중론을 펼치며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보디발 왕자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래서 피할수 있는 상대인 것도 아니잖나!" "그렇긴 합니다만." "그럼 우리가 할수 있는 것을 하는 수밖에!"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말하곤 검을 치켜들었다. "이번에야 말로 진짜로 이노그의 목을 딸 때다! 카이레스! 질리언! 나를 도와라!" "예!" 질리언 체이스필드는 딱 부러지게 대답했지만 나는 느슨하게 고개를 끄덕 였다. 피로가 너무 쌓여서 예의 차릴 힘이 없다. 하지만 이 성의 사람들 은 모두들 나의 활약이나 그런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 딴지를 걸어오 는 이는 없었다. 이단 심문관도 눈살을 찌푸렸지만 역시 그다지 딴지를 걸어서 괜히 부스럼을 만들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들도 꽤나 지쳐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작전에서 보디발 왕자를 보좌하는 돌격조의 역할을 맡게 된 나는 레 이퍼 대신 어떤 전사한 기사의 말을 받아서 대신 타게 되었다. 원래 기사 의 유품을 물려받는 자는 그 기사의 동료가 되기 마련인데 워낙에 전사자 가 많아서 글로리 오브 페이쓰의 기사가 아닌 나도 이렇게 말을 받게 된 것이다. 이 말은 레이퍼에 비하면 진짜 온순하고 얌전한 놈이라서 내 말 을 잘 들었다. 마치 그냥 내 맘대로 움직이는 목마위에 탄 기분이랄까? 뭐 좋아야 정상인데 막상 그렇게 돌아다니니까 재미가 없다. 나 레이퍼란 놈에게 길들여 졌나봐. 어쨌거나 레이퍼에 비해 한결 얌전한 그말에 올라 탄 나는 보디발 왕자의 옆에 서서 앞을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병력 보강을 위해서 전령을 많이 보냈는데 다들 감감 무소식이 군. 에이 제길." 보디발 왕자는 출정 전에 그렇게 말하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확실히 지금 남아있는 병력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글로리 오브 페이쓰의 기사들은 벌 서 전사율이 45%를 넘어서 50%에 육박하고 있었으니, 원. 병력이 적은 것 도 이해가 간다. 나는 그에게 대답해주었다. "뭐 어쩔수 없죠. 일단 이노그만 찌르면 만사 끝나니까. 잘해보자고요." "그런데 그렇게 잘 될까?" "안되면 어쩔건데요? 잘되게 해야지." "그렇지? 내가 했던 말이지? 그게?"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성의 중앙, 병사들이 늘어 서 있는 곳 으로 나섰다. 그때 내성의 테라스에서 그런 보디발 왕자를 걱정스럽게 쳐 다보고 있는 하며으이 여성이 보였다. 내가 보디발 왕자에게 그걸 가르쳐 주자 그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내 마음의 주인인 나의 레이디시여! 출정의 기사에게 삶의 미련을 남겨 주시오. 나의 영혼이 발할라를 꿈꾸어 전사를 장식하지 않도록!" 그는 그렇게 말하고 테라스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녀는 자그마한 손수 건을 하나 꺼냈다. 기사들이 다보는 앞에서 저런짓을 하면 상당히 부끄러 울 것 같지만 그녀는 자신의 손을 베어서 피를 내고는 그것을 수건에 적 셨다. 그리고는 그걸 테라스 아래로 던졌다. 보디발 왕자는 그 손수건을 받아 들고는 흉갑 사이에 그걸 끼워 넣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부디 아침에 빛난 갑옷이 저녁에도 빛나기를... 영웅은 만인에게 사랑받지만 그대가 영웅이 아니여도 한사람은 당신을 사 랑하고 있음을 잊지 마소서." 거의 사어에 가까운 말이로군 저건. 나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기사들은 모 두들 그 이야기를 아는지 내심 감동한 표정으로 레오나 공주를 바라보았 다. 왕태자의 약혼녀가 그 동생과 공공연한 연애관계, 즉 불륜사이라는 것을 보고서도 기사들이 욕이나 질타하기는커녕 오히려 열광하다니. 기사 들도 단순한데도 있단 말야.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보디발 왕자 는 갑자기 말을 일으켜 세웠다. 블랙 스톰은 그 웅장한 키로 몸을 일으켜 세우며 투레질을 했다. 보디발은 그렇게 자기방식으로 출정을 선언한 것 이다. "자아! 고결한 레이디의 축복을 받았다면 이제 일어나라! 글로리 오브 페 이쓰의 기사들이여!" 그러자 기사들은 검을 뽑아들고 하늘을 향해 휘두르며 환성을 질렀다. 오 랜 시간동안 농성전을 하느라 떨어진 사기가 단숨에 회복될 것 같은 엄청 난 환성이었다. "고통는 나의 기쁨!" "피는 나의 증거!" "검은 나의 혼!" "그리고 죽음은 나의 친구이니!" "나의 이름은 영광이라!" 그러자 보디발 왕자는 성의 망루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레오나 공주 를 향해 키스를 보낸 뒤 허공에 검을 휘둘러 무서운 바람소리를 냈다. "가자! 영광의 기사들이여! 자! 성문을 열어라! 돌격이다!" "오오오오오오오!"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외치곤 북문이 열리자 마자 선두로 달리기 시작했 다. 나 역시 다크 레전을 휘날리며 전장으로 뛰쳐나갔다. 그러자 성을 향 해 벌써 포진해 있는 놀과 다른 괴물들이 보였다. '젠장! 랜스를 줘! 나에게 랜스를! 어이! 카이레스! 이런 싸움도 네가 할 거야? 나는 랜스 차징의 달인이라고! 내 데들리 차지 한방이면 안 떨어지 는 놈이 없었어! 젠장! 농성전이야 너에게 맡기더라도 한번쯤 ' '어쨌거나 이 일은 이 싸움을 맡을 인간들의 몫이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가만히 앉아서 구경이나 하시오! 죽은 사람의 힘은 빌리고 싶지 않으니 까!' '쳇. 뭐 이렇게 비협조적인 놈이 다 있지? 나중에 내 힘이 필요할 때 사 정사정해도 모른 척 할 거다!' 스트라포트경은 그렇게 말하곤 삐졌는지 다시는 말을 걸지 않았다. 성문 앞에는 벌써 놀들이 진을 치고 우리를 향해 접근해오고 있었다. 평 원이 온통 흙먼지로 뒤덮일 정도로 어마어마한 수였다. 그렇잖아도 성을 공격할 때 많이 죽였는데, 역시 라이프 사이클이 인간보다 훨씬 짧은 휴 머노이드들은 그 인구나 수가 금새 불어날 수 있는 것 같다.지금 이 순간 은 천군 만마가 서로 맞달리는 것처럼 지축을 흔드는 소음과 병장기가 부 딪히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협곡을 따라 메아리 치는 굉음 속에서 우리는 병기를 앞세우고 잠들어 있 는 투쟁본능을 일깨우기 위해 고함을 질렀다. 나는 제로 테이크를 들고 울프라이더들을 향해 돌격하면서 긴 함성을 외쳤다. 내 검은 은색의 호를 그리면서 단숨에 다이어 울프의 목을 쳐 날리고 나에게 미늘 창을 들이밀 던 오크의 목도 끊어 버렸다. 내 말타기 실력이 제법 늘었는지 나는 휘청 거리는 몸을 빠르게 진정시키고 안장에 매달린 채 다음 희생물을 향해 달 리기 시작했다. 이게 작년까지는 말을 타보지 못한, 아니... 음 5월부터 말을 탔던 놈의 실력이라니 멋지다! 나는 나 자신의 숙련됨에 찬탄하면서 앞으로 내달렸다. 그 사이 보디발 왕자는 스컬버스터를 휘두르며 앞을 가로막는 놈들을 다 쓸어버리고 있었 다. 그야 말로 철의 태풍이였다. 저기에 휩쓸리는 놈들은 불쌍하게도 육 체란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피와 살이 튀면서 주위를 붉게 물들일 뿐! 보디발 왕자는 저러다 자칫 자기 말의 머리를 베지 않을 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무지막지한 검풍을 휘두르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여기까지는 우리 의 우세였다. 그러나.... "호리드 윌팅!" 음산한 목소리와 함께 갑자기 선두의 기사들이 쓰러지기 시작했다. 그 범 위내에 들어간 말은 마치 수백년의 시간이 흐른 것처럼 전신의 수분이 급 격하게 마르면서 미이라 화 되어버렸다. 보디발 왕자와 블랙 스톰은 운좋 게 그 범위안에 들어가지 않은 것 같은데 그 주문 한번으로 인해서 보디 발 왕자를 호위하던 인간들 대부분이 쓰러져 있었다. "이런! 윌라스! 벨페드!" 보디발 왕자는 동료 기사들의 이름을 부르며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동료기사들이 쓰러져서 노출된 보디발 왕자를 향해 거대한 자연목으로 무 장한 오우거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인간 두배는 됨직한 키의 거대한 오 우거들이 달려드는 모습은 그 자체로 공포였다. 오우거들은 아직 뿌리의 흙도 털어내지 않은 나무 곤봉등을 휘두르며 기사들을 쓰러뜨리고 인간들 을 발로 차서 날려보냈다. 그 거구만큼 강한 힘이 담겨있는지라 다들 속 수무책으로 밀렸다. 그러나 그때 보디발 왕자는 스컬버스터를 땅바닥에 꽂아 세우곤 대신 활을 꺼내들었다. 예의 그 핸드 발리스타라 불리는 철 궁이었다. 그는 거기에 철시를 걸더니 아직도 달려드는 오우거들을 향해 발사했다. "가랏!" -콰드드드득 정말 그순간 보디발 왕자의 앞으로 튀어나간 거무스름한 은색의 화살은 말 그대로 죽음의 섬광이었다. 화살은 오우거들을 꿰뚫고 연달아 쓰러뜨 리며 날아가고 그 반발력으로 인해서 블랙스톰은 뒤로 몇 발짝이나 물러 났다. 그러나 보디발 왕자는 말을 독려하면서 다시 달려서 활을 쏠 때 바 닥에 떨어진 스컬버스터를 집어들고는 앞을 막아서는 오우거들을 풀 베 듯 베어버리기 시작했다. "크워어어!" 오우거들의 포효와 보디발 왕자의 검이 충돌한 순간 오우거들이 튕겨 날 아간다. 보디발 왕자는 거대한 검을 휘두르면서 쾌도난마로 오우거들을 밀고 들어갔다. 리치가 보디발 왕자를 제지하기 위해 마법을 사용하려 했 지만 보디발 왕자는 마치 그들 사이를 쪼개는 도끼날처럼 멋지게 진영 안 으로 파고들었다. 보디발 왕자를 타겟으로 잡기 힘들었는지 리치는 그런 마법공격은 포기하고 대신 우스베가 나서서 놀들 위로 주문을 걸었다. "언 홀리 워드!(Unholy Word!)" 그러자 이변이 일어났다. 갑자기 놀들 사이에서 검은 안개같은 것이 빠르 게 일어나며 마치 수면을 망치로 때린 것처럼 일거에 확산되었다. 튀겼다 고 보는 것이 좋겠지? 하여튼 그런 강력한 느낌과 함께 보디발 왕자의 비 명이 들였다. 그리고 리치는 그 사이 계속 본진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모두들! 정신 차려라!" 이단심문관 갈바니는 그렇게 외쳤지만 그가 이끌고 있는 광신도 집단이 오합지졸이었다. 그들은 어줍잖은 실력으로 성의 무기를 낭비만 하고 있 었다. 신에게 머리통 맡겨두고 죽어도 천국 가니 밑질게 없다는 신앙심 때문인지 사기는 매우 높지만 사기가 높은 것 정도로는 어떻게 해도 실력 을 메울 수 없었다. 홉 고블린은 칼 코가 칼 배로 굽어진 기이한 낫 같은 칼을 들고 그런 광신도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리더인 이단 심문관 갈바니의 힘은 엄청나서 갈바니는 무수한 괴물들을 메이스와 마법 으로 가볍게 물리치고 앞으로 나서고 있었다. 역시 이단심문관은 다르긴 다르군. 질리언도 그 이단심문관 못지 않은, 오히려 더 빛나는 활약을 하 면서 그 괴물들을 단숨에 물리치고 있었다. 하지만 둘로 전세가 뒤집어지 지는 않는 법! "카이레스! 한눈 팔지마! 앞에 조심해!" 그런데 그때 그런 경고가 들려왔다. 나는 얼른 앞을 바라보고 나를 향해 거대한 도끼를 휘두르고 있는 오크를 보곤 잽싸게 단검을 던져 오크를 쓰 러뜨렸다. 그리고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곤 전신을 릴랙스하면서 중얼거렸 다. "룰루랄라!" 아마 왕태자가 이걸 들었다면 이를 가느라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할걸? 흐흐흥. 그렇게 우리들은 놀들을 꿰뚫고 있었다. 주위의 수많은 괴물들이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역시 놀들은 진형을 바꾸어서 포위하고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글로리 오브 페이쓰의 기사들의 기량은 상당히 뛰어나 서 같은 수의 놀들에 비하면 훨씬 잘 싸우지만 오우거나 트롤들이 투입되 기 시작하자 대책이 없었다. 거무튀튀한 피부를 가진 매부리코의 트롤들 이 달려들며 마귀할멈처럼 길게 굽어진 손가락을 휘두르며 사람들을 강타 하면 인간이 두갈래로 찢어질 정도였다. 게다가 하늘을 날면서 리치가 퍼 부어 대는 마법이 대열을 흩어놔서 어떻게 뭉쳐있을 수가 없었다. 때로는 불, 때로는 얼음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며 인간들을 강타하기 시작한 것이 다. 이대로라면 감히 이노그의 앞에 나서지도 못하고 여기서 전부 전멸 당할 판이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비가 오려나~!" 특이한 함성과 함께 갑자기 적진의 옆이 와해되기 시작했다. 모래성에 물 통 째로 물을 끼얹으면 이렇게 될까? 놀들의 병력을 다 녹여버릴 듯 어마 어마한 기세로 화살과 쿼렐들이 날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휴머노이드 몬 스터들은 갑작스런 화살공격에 놀라서 제대로 대응도 하지 못하고 쓰러지 기 시작했다. 내가 옆을 바라보니 왠지 익숙한 이들이 우르르 몰려와 있 었던 것이다. 게다가 선두에 서있는 자는 스트라이더 베인이었다. 벨키서 스 레인저가 우리들을 구원하러 나타난 것이다! "벨키서스 레인저! 지금 여기 등장!" "와하하하핫!" "우리가 왔으니 적들은 염려하지 마시오!" "단! 처녀를 내놔!" "그...그건 아니지!" "그래. 유부녀도 상관없어!" "....." 벨키서스 레인저들은 그렇게 외치곤 숲속에서 모습을 드러내었다. 놀과 오우거들이 부리나케 부대를 재편성 해서 몇 놈들이 레인저를 향해 달려 들었지만 레인저들은 일제히 리피팅 보우건을 꺼내들었다. "발사!" 베인의 낭랑한 외침과 함께 화살의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오우거 고 뭐고 할거 없이 전부다 쓰러져 버리고 단지 그 속에서 트롤들만이 죽지 않고 재생하면서 레인저들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디모나 가 주문을 외워 트롤들에게 불꽃의 화살을 날리자 벨키서스 레인저의 화 살 비로 인해서 쇠약해져있던 트롤들은 버티지 못하고 불꽃에 휩싸여 버 렸다. "좋았어!" "이얏호!" 인간들 사이에서 함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리치는 허공을 날면서 이번에는 벨키서스 레인저를 향해서 다가가기 시작했다. "크흐흐흐! 과연 이름높은 벨키서스 레인저라 이 말이지? 어디한번 그 실 력을 시험해볼까?" 확실히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마법앞에서는 대 체적으로 평등하다. 잘 싸우고 힘세다고 마법에 강하진 않은 것이다. 그 런 의미에서는 평등하긴 한데 마법이 대부분 소실된 인간에게 그러나 그 때 보디발 왕자가 그러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 핸드발리스타를 꺼내어 리 치에게 겨누었다. 나는 그런 보디발 왕자를 보고 말렸다. "안돼요! 리치는 마법무기가 아니면 타격을...." "그렇다면 힘으로 뚫는다!"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외치고 핸드발리스타를 발사했다. 그러자 허공을 날던 리치가 비웃어대었다. "하하하하 어리석은... 컥!" 그러나 어이없게도 그는 그 철창에 맞아버렸다. "여...역시 저 창은 프로텍션 프롬 노멀 미사일의 주문으로 막을 수 없는 물건인가?!" "이름이 발리스타잖아." 시구르슨의 탄식에 잭이 중얼거렸다. 그 리치는 너무나도 허망하게 그 거 대한 철창에 맞고는 날더니 협곡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머머. 내가 말한 게 무색하네... "좋았어!"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말하곤 다시 스컬버스터로 무기를 바꾸었다. 단지 200, 아니 지금보니까 100명 가량 밖에 안 된다. 벨키서스 레인저의 절반 이 출동한 것으로 전세가 확 달라지기 시작했다. 벨키서스 레인저는 보는 내가 얄밉게도 숲 속에서 살짝 이동하고는 놀들의 본진을 향해 리피팅 보 우건으로 화살비를 날려 쓸어버리고는 입 싹 씻고 그 자리에 죽치고 있었 다. 놀들은 그런 레인저들을 향해 무모하게 돌격해 들어가고 그럼 또 화 살비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놀들에게는 화살을 어느 정도 버티면서 돌격해 들어갈 중장기병이 없는 것이였다. 하긴 중장기병이 있어봤자 열 명중 한명은 리피팅 보우건으로 연사하는게 아니라 클램프를 잔뜩 조여놓 고 일반 석궁으로 쓰기 때문에 그렇게 돌격해 들어가는 중장기병이 죽게 되고 만다. 화살이 떨어지기 전까지 벨키서스 레인저 부대는 무적이라고 할수 있다. 어쨌거나 잊어버릴만 할 때쯤 되면 레인저들의 화살비가 쏟아 져 내려서 놀들의 진형을 와해해버리고 그렇게 와해된 곳을 향해 기사들 이 돌격하니 일이 더욱 쉽다. "자! 그럼 이노그를 향해 돌격이닷!"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외치곤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우리들은 그를 엄호 하기 위해 놀들을 공격하면서 계속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보디발 왕자 는 아주 쉽게 놀들을 돌파하고 앞으로 나섰다. 그런데 그때였다. -스아아아아아악! 사이한 검은 오러가 마치 짙은 안개처럼 협곡내에 가득차기 시작했다. 시 야를 가리는 게 아니라 마치 미스트 레어 호수의 물안개처럼 발목높이로 검은 오러가 흐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순간 놀들의 본진에서부터 신장 오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놀이 나타났다. 거인이나 다름없군. 아니 거인이면 차라리 쉽겠다. 이노그는 그렇게 정말 홀연히 우리들의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허! 저런 것에 돌격한다니!" 나라면 억만금을 준대도 하기 싫고 미녀가 몸으로 유혹해도 하기 싫다. 하지만 보디발 왕자는 블랙스톰에서 내려서더니 달려가서 이노그의 앞에 섰다. 그러자 일순 전장의 모든 주의가 그쪽으로 흐르고 격렬한 전투가 잠시 멈췄다. 드디어 대장끼리의 승부인 것이다. "크크큭. 오래간만에 태양을 보니 미친 인간들이 많군. 너 혼자서 나에게 돌격해온 것이냐?" "그렇다! 네놈쯤 아무런 문제도 될 거 없지!" 보디발 왕자는 그렇게 외치고는 스컬 버스터를 단단히 쥐고 있었다. 아마 도 소드블래스터가 그의 스타일에 그다지 맞지 않아서 우선 스컬버스터로 기세를 잡고 소드 블래스터로 타격을 주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 런 방식은 사실 소드블래스터의 특징인 일격에 전세를 뒤집는다는 것에 전혀 부합되지 않는 행동이었다. 이런 제길. 역시 보디발 왕자의 성격에 소드 블래스터는 맞지 않아! "큭...크크크!" 이노그 역시 보디발 왕자의 행동이 어설프단 것을 아는지 비웃어 대기 시 작했다. 그의 스산한 웃음소리에 맞추어서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진다. 그 것은 정말 공포스러운 광경이였다. 산맥과 산맥 사이에 끼여있는 평원은 곧 돌풍이 불기 시작하고, 여기저기 풀과 흙들이 날리며 거대한 먼지를 이루고 있었다. 먼지바람 너머로 보이는 하늘은 어디라고 할 것 없이 전 부다 새카만 구름으로 뒤덮여 버렸다. 그러나 보디발 왕자는 주위 자연환 경이 어떻게 변하건 전혀 신경쓰지 않고 바로 뛰어 들면서 스컬버스터를 휘둘렀다. "죽어랏 사신!" 하지만 이노그는 그리즈낙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프레일을 휘두르면서 뒤 로 물러났다. 5미터나 되는 신장을 가지고 있으니까 한번 물러나는 거리 가 어마어마하다. 그는 그렇게 물러나면서 보디발 왕자를 향해 그리즈낙 을 휘둘렀다. 무시무시한 바람이 여기까지 느껴질 정도로 어마어마한 소 리와 함께 강철의 태풍이 보디발 왕자를 덮쳤다. -카앙! 순간 보디발 왕자는 그리즈낙을 막아내고는 옆으로 부웅 날아갔다. 세상 에! 저걸 막아내다니! 나는 보디발 왕자가 내장이 진탕되어서 죽었나 걱 정했지만 그는 공중에서 자세를 잡더니 멀쩡히 지상에 착지했다. 그리고 는 불굴의 투지란 것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겠다는 건지 다시금 달리기 시 작했다. 그리고는 스컬버스터를 수직으로 내리 그으며 돌격! 멋지게 이노 그의 다리를 내리쳤다. "오오오오오!" 기사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그순간 갑자기 하늘로부터 번개가 떨어져 보디발 왕자를 강타했다. -우르르르릉 쾅! 우레 소리와 함께 보디발 왕자는 뒤로 몇걸음 물러났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들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저! 저런!" "왕자님!" 하지만 나는 가만히 있었다. 저게 만약 번개라면 보디발 왕자가 저것에 쓰러질 리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불꽃으로 죽지 않듯이. "흥! 과연... 네놈은 그때의 그놈이구나." "뭐.. 무슨 짓을 한 거냐?!" 보디발 왕자는 겁에 질린 건지 놀란 건지 잠시 주춤해 있다가 아무런 이 상이 없는 걸 알자 그렇게 외치면서 달려들기 시작했다. 그리곤 검을 열 풍처럼 휘두르며 마구 공격을 가해갔다. 그야말로 용사중의 용사라고 불 러도 할말이 없을 정도로 용맹한 모습이었다. 과연 저 몸 어디에서 저런 힘이 나는 걸까? 누군들 한번쯤 의심해 볼 만 하건만 그가 보이는 무용에 취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환호하고 감탄할 뿐 누구 한명 의심을 하지 않 았다. 그나저나 저 인간 왜 소드블래스터는 안 쓰는 거야? 나는 말에서 내려서 앞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저대로 계속 싸우다가는 아무리 보 디발 왕자가 대단하다 하더라도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기에. "크크크큭. 어디로 가시나. 카이레스 씨." "...." 하지만 그때 그런 나의 앞을 왠 놀이 가로막았다. 황금색의 윤기 있는 갈 기털을 길게 늘어뜨린... 놀 중에서라면 미남이라고 할만한 늘씬한 체형 의 놀이 완곡하게 휘어진 검을 들고 거대한 맹수의 턱을 형상화시킨 문장 이 들어간 어둡지만 화려한 사제의 옷을 입고 내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가면을 쓴 놀들 세 마리가 역시 나를 바라보고 있었 다. "칫. " 나는 이미 놀들의 피로 떡 칠을 한 제로테이크를 빙글빙글 돌리다 스냅을 줘서 땅바닥이 피를 쫙 뿌리고는 그들을 바라보았다. "실력으로 뚫고 가 주지!" "호오! 기대하는 바요!" 이노그의 대신관이자 놀들의 장군인 우스베는 나를 보고 그렇게 말하곤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이노그가 완전 부활하여서 더더욱 강해져 보이는 우스베가 더더욱 신중한 자세로 나를 상대하는 것이다. 과연... 이길 수 있을까? < 계 속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훗, 오늘은 여기까지. 한화가 양이 너무많으면 보기 힘들어 하실까봐.-_- 『SF & FANTASY (go SF)』 28386번 제 목:<> 노스가드 공성전#12 올린이:휘긴 (홍정훈 ) 01/06/13 18:52 읽음:3546 관련자료 없음 ----------------------------------------------------------------------------- *********************************************************************** 음. 피곤하다. 날백수의 삶이란 나름대로 피곤한 거구나. 아 제길. ***********************************************************************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제 19 화 : 노스가드 공성전#12 ------------------------------------------------------------------------ 팔마력 1548년 9월 4일 "하앗!" 우스베는 검으로 나를 견제하면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아니 외웠다 고 생각되는 순간 벌써 주문이 발동되었다. 그러자 그의 몸에 검은 오라 가 피어나기 시작하고 곧이어 갖가지 마법들이 그를 보호하기 위해 걸렸 다. "쳇!" 나는 주문을 걸고 있는 틈을 노리곤 뛰어들어서 제로테이크를 날렸다. 그 러나 우스베는 내 검을 받아넘기면서 뒤로 한걸음 여유있게 물러나더니 빠른 공세로 전환해서 나를 공격했다. 채챙하고 금속이 충돌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와 나는 한걸음씩 뒤로 물러났다. 그는 펜텀 세이버의 유령같 은 칼로 나를 치려고 했고 나는 그걸 피하면서 쉐도우 아머의 손톱을 날 렸던 것이다. 그러나 둘다 맞지 않고 한걸음 뒤로 물러나서 그 공격을 피 해버렸다. "호우. 역시 굉장한 실력이오." "칭찬해주니 고맙군!" 나는 우스베에게 그렇게 대답하고는 호흡을 끌어 모은 뒤 앞으로 달려들 어 풍경을 펼쳤다. 우스베 역시 칼끝을 둥글게 원을 그리더니 현란하기 짝이 없는 연속공격, 라 당세 드 모뜨를 펼쳤다. 하지만 풍경이 단숨에 우스베의 가벼운 검을 밀어내고 그의 몸을 긁고 지나갔다. 하지만 우스베 의 검이 남긴 영체의 검날 역시 나를 베어서 우리 둘다 긴 검상을 몸에 입게 되었다. 나는 볼에, 그는 가슴에, 아무래도 이번 공격에서는 내가 남았군. 하지만 그렇게 생각할 때 우스베는 그 훤칠한 다리로 돌려차기를 날려서 나를 날려보냈다. 블록을 했는데도 사람을 멀리 튕겨보낼 정도의 어마어마한 위력이였다. "?!" "크르륵!" 나는 우스베를 바라보곤 이를 악물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놀들중에서 한놈이 나오더니 다짜고짜 짧은 창을 들고 나에게 덤벼드는게 아닌가? 나 는 놀라서 얼른 윈드워커의 부츠로 돌아서면서 강력한 킥으로 그 놀의 턱 을 부숴버렸다. 그러자 그 틈을 타고 우스베가 주문을 외웠다. "언홀리 스마이트!Unholy Smite" 순간 하늘로부터 새카만 악의의 오라가 비처럼 쏟아지면서 나를 강타했 다. 마법저항은 너무나도 허망하게 뚫리고 나는 마치 거대한 망치로 연달 아 때리는 것 같은 타격을 느끼며 잽싸게 몸을 굴려 공격권에서 벗어났 다. 그런데... 머리통에서 피가 흐르면서 눈을 가렸다. 머리뿐 아니라 전 신이 멍이 들 것 같다. "제... 제길." 이놈 마법이 더더욱 강해졌잖아? 그나마 나는 마법에 강해서 망정이지 이 범위에 말려든 인간 한명은 완전히 다져져 버렸다. "야! 이러면 결투라는 의미가 없잖아!" 나는 너무 황당해서 우스베에게 따지고 들었다. 그러자 우스베는 어깨를 으쓱 해보였다. "이 마법은 나의 신앙, 즉 정신적인 힘입니다. 어째서 이게 의미가 없습 니까?" "....." 적이 저렇게 자세히 따지고 들면 할말이 없지. 젠장! 그런데 그때 갑자기 기사들 사이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보디발 왕자님!" 나는 무심코 고개를 돌려보았다. 적을 앞에두고 이런 짓을 하다니 바보같 지만 인간의 심리가 그런걸 어떻게 하라고? 그래서 바라보니 세상에 이건 뭐냐? 보디발 왕자는 땅에 스컬버스터를 꽂아두고 그 검에 기대어 헐떡이 고 있는데 주위가 온통 불바다로 변해 있었다. 이노그가 마법을 써서 왕 자를 저렇게 잡아버린 모양이였다. "크흐흐!" 그걸 본 놀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이노그는 프레일을 치켜들었다. 그순간 프레일로부터 푸르스름한 그림자같은게 여러개가 나 타나더니 카랑카랑하는 쇳소리를 내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는 그걸 보디발 왕자에게 휘둘렀다. 보디발 왕자는 힘겹게 스컬버스터로 그 공격 을 막아내었지만 그순간 따다당 하고 연달아 쇳소리가 터지면서 보디발 왕자가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그는 그렇게 거의 이십여미터 날아가다가 땅에 떨어져 구르기 시작했다. 진짜 공을 굴려도 저정도 굴러갈까 의심스 러울만큼 지면을 구르던 왕자는 그대로 쓰러져서 일어나질 못했다. "캬오!" 그런데 그때 우스베가 나에게 팬텀세이버를 휘둘러 공격을 걸어왔다. 역 시 한눈을 팔아서인가? 하지만 그순간의 나는 이전과 비교할수 없을 정도 로 강력한 힘으로 전신이 충만해 있었다. 나는 이를 악물고 바로 데스바 운드를 걸어서 그의 칼을 퉁겨내고 비어버린 몸통을 향해 돌격 해 들어갔 다. 우스베가 마법으로 몸을 보호하고 있었지만 나는 단숨에 제로테이크 로 그의 가슴을 갈라버리고는 윈드워커의 부츠로 뛰어오르며 재차 턱을 올려찼다. 우스베가 실 끊어진 연처럼 뒤로 나가 떨어져 버리는 것을 보 면서 나는 왕자에게 달려갔다. "보디발!" "크...크윽." 보디발 왕자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다시 한번 쓰 러졌다. 나는 얼른 그의 허리에 매여있는 소드 블래스터를 회수하곤 칼을 뽑아들었다. "젠장! 이리되면 나라도!" 하지만 그때 이노그는 나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5미터의 거구다! 달 리고 뭐고 할 것도 없이 그는 금새 우리들에게 다가왔다. 이런 제길! 달 아나지도 못하겠다! 거기다가 이노그가 다가올 때마다 주위의 일반인간이 나 놀들은 마치 잠을 자듯 쓰러져 두 번다시 일어나질 않았다. 근처에 접 근하는 것만으로도 일반적인 영혼을 지닌 생명체는 죽어서 다시 살아나질 못하는 것이다. 역시 신성이란 것은 그만큼 무서운 것인가? "젠장!" 나는 제로테이크는 칼집에 집어넣고 조심스럽게 이노그에게 다가갔다. 하 지만 이노그는 그리즈낙을 머리위에서 휘두르면서 나를 위협하고 있었다. 그리곤 곧 지면을 향해 낮게 휘둘렀다. 낮게 라고 해도 인간으로선 엎드 려 피하기도 뛰어넘어 피하기도 불가능한 궤도다! 그러나 나에겐 윈드워 커의 부츠가 있다. "차핫!" 나는 이노그에게 날아들어 공중에서부터 소드블래스터를 내리그었다. 이 노그의 두꺼운 털가죽이 마치 물을 가르는 것처럼 쉽게 갈라지면서 속살 이 드러난다! 나는 그 순간 방아쇠를 당겼다. -쾅! 폭음과 함께 불꽃이 튀었다. 아니 불꽃이 튀어?! "크크크크...." 이노그는 칼에 베이는 순간 뒤로 물러나면서 블라스팅은 피해버린 것이 다. 제기랄! 내 공격이 좀 얕았나? 그순간 이노그는 날 비웃으면서 돌려 찼다. 나는 방어대신 소드블래스터를 찌르고 다시 방아쇠를 당겼지만 우 드득하는 기분 나쁜 소리를 몸 속으로 들으며 허공을 날았다. "안돼! 카이레스!" "꺄아아아악!" "크악!" 사람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나는 허공을 날면서 천지가 빙글빙글 도는 듯 한 감각을 받았다. 아마 몸 어디가 부러졌을 것이다. 공기를 매질로 선택 하지 않고 내 고막에 전달된 그 소리는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로 무서웠 다. 뼈가 부러지다 못해 뒤틀리는 그 소리는 듣는 사람에게 인생 끝났다 는 선고나 다름없다. 이런걸 당하면 절대로 몸이 제대로 회복될 리 없으 니까. "으윽. 아악!" 나는 지면에 착지하면서 다시금 비명을 질렀다. 몸에 타격이 너무 커서 윈드워커의 부츠를 제대로 제어할 수 없었다. 그 결과 착지하면서 다시 다리가 부러져 버렸다. 아니 부러진게 아니다. 정강이 뼈가 무릎 연골을 부수고 무릎 밖으로 빠져 나온 것이다. "우에에엑...." 나는 피를 토해냈다. 아니 내장을 토한게 아닐까 의심스러울 만큼의 밀도 가 있다. 핏덩이라고 불러야 하나? 제길. 내장도 진동해서 숨을 쉴수조차 없다. 허리도 나가버린 건가? 제... 젠장. 이렇게 허망하게 죽는 건가?! 하지만 지면에 벌렁 드러누워 보니 이노그도 소드블래스터의 분사를 이겨 내지 못하고 발이 없어져서 뒤로 쓰러지고 있었다. "캬오오오오오!" -쿠웅! 이노그 역시 뒤로 넘어갔다. 크으. 하지만 내가 죽어버리면 의미 없잖아! 나는 내 눈앞으로 내리깔리는 어둠, 쉐도우 아머를 얻어서 어둠을 잃어버 린 이래 오래간만에 다시 보는 어둠을 느꼈다. 피가 빨려나가서 그런지 눈앞에 붉은 섬광이 보이고 있었다. 마치 시야가 붉은 멍이 든 것 같았 다. "으웨에엑." 횡경막이 경련을 일으키며 다시금 입밖으로 피를 뿜어내었다. 이정도 출 혈이면 나도 죽겠지? 팔은 완전히 너덜너덜 해지고 손 역시 완전히 피부 와 근육, 뼈와 피가 믹스되어서 잘 다진 고기 같았다. 어깨를 부러뜨리면 서 제 1 쇄골이 목을 찔렀고 늑골들은 폐를 찌른데다가... 왼쪽 다리가 부러지면서 무릎의 대동맥을 끊었다. 그렇게 큰, 죽을 부상을 입고 나니 오히려 정신은 말짱해진다. 극심한 고통 때문에 몸이 마음대로 제어가 되 질 않는데... 정신만은 또렷하다니 오히려 잔인하다. 지금은 폐를 찔려서 숨을 못 쉬게 되었다. 나 원참... 출혈보다 질식으로 먼저 죽게 생겼군. "제... 젠장! 카이레스!" 렉스는 고함을 내지르며 내 옆으로 달려왔다. 디모나 역시 주문을 영창하 고 검을 휘두르며 내 주위로 놀들이 다가오지 못하게 하였다. "카... 카이레스!" "젠장! 지금 숨통을 끊어야 해! 비켜봐!" 그런데 그때 시노이가 달려들어서 내 오른손에 쥐여진 소드블래스터를 빼 앗아 들었다. 그가 내 손가락을 펴는 순간 나는 아퍼서 까무라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노이는 이를 악물고 내 손에 서 소드블래스터를 빼앗아 들었다. "미안하구나!" 시노이는 그렇게 외치곤 이노그에게 달려들었다. 나는 몸이 말을 듣지 않 아서 아무것도 보지 못했지만 육중한 소리와 함께 비명소리가 들리는 걸 들었다. 시노이도 당했구나. "카이레스!" 디모나는 쓰러진 나를 보고 다가와서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 그녀에게 쉐도우 아머를 넘겨줄 때가 왔다는 걸 알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 랐다. 그녀에게 가져가라고 말을 하고 싶어도 폐가 뭉개져 버린 탓인지 말도 나오질 않는다. 나는 성한 왼팔을 들고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으으으 하는 신음소리밖에 나질 않았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메이파의 외 침이 들려왔다. "비켜봐요! 저를! 저를 카이레스 오빠에게로 보내주세요!" "에이잇! 비켜! 벨키서스 레인저! 전부 발검!" "핫!" "나는 도인데?" "나는 창!" "그럼 전부 발기(發器: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것)! 하여튼 돌격! 길을 터 라!"<물론 여기서 백명의 남자가 발기된 그것을 휘두르면서 놀들을 누비 는 상상을 해도 된다! 상상해라! 그리고 이걸로 꿈도 꿔라!-_-;> 그 순간 나에게는 여러 사람들이 열심히 달리는 소리와 휴머노이드들의 비명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벨키서스 레인저들이 무기를 뽑고 놀들을 말 그대로 쓸어버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마법이 여러 번 터지는 것 이 들려왔다. 나는 숨이 막히는 것을 느끼면서, 그러면서도 상처로 피가 흘러서 내 생명력이 빠져나가는 걸 느끼며 눈을 감았다. 하지만 그때 누 군가가 내 왼손을 잡았다. 거의 감촉을 느끼지 못할정도로 감각이 죽어버 린 나이지만... 무척 손이 작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메...메이파!" 디모나가 깜짝 놀라서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느껴졌다. 메이파는 그 작은 손으로 내 손을 잡고 이를 악물고 있었다. 아... 눈꺼풀이 다시 감 기려고 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지금 이 순간을 봐야 할 의무가 있다. 이 라이오니아 왕국의 모든 팔마교 병력이 모인 곳에서 단지 나 한 명을 살 리기 위해서 신성주문을 쓰는 소녀를 지켜봐야 한다! "위대하신 태양신 미트라이시여! 미천한 종복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죽음 의 흑암에 굴복하지 않을 위대한 생명의 빛을 허락하소서! 전투에 훼손된 육체에 생명의 빛을 내려주소서!" 그 순간 하늘이 열리고 빛이 쏟아져 내렸다. 놀랍게도 그 빛은 나를 내리 쬐었고... 그 빛을 보자 대부분의 놀들이 겁을 집어먹고 달아나기 시작했 다. 이노그의 강력한 지배력이 일순간 사라진 듯 했다. "아!" 나는 그제서야 목소리가 다시 나오는 것을 알고 몸을 일으켜 세웠다. 폐 부를 찌르던 쇄골도 어깨뼈도 다리도... 비록 이전만큼 완전하진 못하지 만 대부분 아물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메...메이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그녀를 바라보았다. 메이파는 이미 모든 것 을 결심했는지 역시 쓰러져 있는 시노이에게 걸어가 회복주문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순간 모두들, 아무런 할말도 하지못하고 그녀를 바라보고만 있 어야 했다. 뭔가 감히 방해하지 못할 어떤 위엄이 그녀에게서 넘처나고 있었다. "캬아아아아!" 거기에 이노그 역시 회복마법으로 나에 의해서 날아간 발에 주문을 걸었 다. 그러자 놀랍게도 뼈가 다시 자라고... 살이 붙고 피부가 형성되면서 상처가 나아가는 것이, 아니 재생되는 것이 보였다. 아마 이것이 신의 힘 이리라. 나는 시노이가 떨어뜨린 소드 블래스터를 잡고는 탄창을 뽑았다. 그러자 푸쉭하는 화약냄새와 함께 탄창은 소드블래스터로부터 튕겨나갔 다. 나는 소드블래스터를 다시 집어들고 대지위에 섰다. "크흐흐흐흣. 조디악 소드의 블레이드를 그렇게 활용하는 방법도 있었군. 크흐흐흣. 좋다. 마법을 잃어버린 인간들쯤. 이제 적도 아니군. 어리석은 것들 같으니." 이노그는 상처를 회복하고는 유창한 공용어, 아니 어쩌면 언어가 아닌 것 으로 그렇게 외쳤다. 우리는 그의 말을 듣고는 모두들 심적인 패배감을 느껴야 했다. 소드 블래스터로도 그를 물리치지 못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 까? 게다가 나는 이몸으로는 도저히 싸울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방금전 에 반쯤 죽었다 깨어나서 그런지 빈혈기 때문에 머리가 돌 것 같다. 주위 가 어지럽고 귓속에선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크흐흐흐. 오늘은 너희들의 호전에 경의를 표하며 물러가마. 크하하하하 핫! 어리석은 놈들! 스스로의 손으로 스스로의 힘을 버려버리다니 우습구 나! 너희들은 우리를 악의 생명체라 멸시하지만 우리는 절대 너희처럼 어 리석은 짓을 반복하지 않는다!" 이노그는 그렇게 외치곤 뒤돌아서 성큼성큼 걸어가기 시작했다. 다른 놀 들도 모두들 그의 뒤를 따라서 걷기 시작했다. 과연... 데미 갓 이노그란 말이지. 우리는 그 엄청난 힘 앞에 모두들 패배감을 맛보아야 했다. 그나 마 다행인 건 벨키서스 레인저는 전사자 한 명 없다는 것이랄까? 벨키서 스 레인저의 황당하기까지 한 전력을 생각하면 이노그가 직접 나서지 않 는 한 한동안은 노스가드 성을 방어하는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먼 훗날의 이야기일테고 지금이 중요하다. "흐흐흥. 역시... 최근들어 사교도의 냄새가 풀풀 풍긴다 했더니 이런 어 린 계집까지 사교의 힘을 쓴다는 말이로군!" 바로 팔마교단이 우리들을, 아니 메이파를 향해서 칼날을 돌렸던 것이다. 나는 메이파의 앞을 막아서곤 그들을 노려보았다. 성 갈바니는 내가 그녀 를 옹호하는 것을 보곤 기뻐하고 있었다. 이로서 나를 죽이고 목걸이를 빼앗을 명분이 서는 것이겠지? "후하핫! 로그마스터 카이레스! 국법을 어기는 도적일뿐 아니라 신법도 어기는 자였다니 후후훗. 이거 참 죄가 무겁구려!" "...미친놈들!" 나는 그렇게 외쳤지만 내 몸 하나 가눌 힘이 없었다. 그런데 그때 벨키서 스 레인저들이 철컥 철컥 하고 검을 뽑아들기 시작했다. 게다가 베인의 옆에서 있던 남들보다 머리하나는 더 큰 하건은 그 갈바니 앞으로 걸어나 와서 참으로 무례한 포즈를 취해주었다. "미친놈! 아무것도 한 짓 없는 놈들이 뭔 짓이야? 비까번쩍하게 차려입은 건 어린 여자 애 하나 핍박하자고 그런 거냐? 멍청한 놈들! 너희들쯤 지 금 벨키서스 레인저가 전멸시켜줄 수도 있다! 알았으면 이런데서 짖지 말 고 너희들 개집에 들어가서 깨갱거려라!" "옳소!" 게다가 이번에는 베인이 나섰다. "카이레스의 친구는 우리 벨키서스 레인저의 친구요! 친구를 건드리려 하 는 것은 절대 묵과할 수 없소." "뭐... 뭐라고? 아니 뭐 이런 놈들이 다 있지?" 갈바니는 기가 막혀서 벨키서스 레인저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갈바니는 신경쓰지도 않고 나를 향해 손을 들어보였다. "이야! 카이레스! 어디서 어린 여자애는 구했어?!" "오오! 너무한다! 세나를 임신시켜놓고 달아나더니 이번엔 영계냐?!" "...내가 언제?!" 나는 악을 쓰고 반발했지만 머리만 아프다. 저 인간들은 뭐가 좋아서 그 런지 웃어대면서 말하기 시작했다. "벅스랑 너랑 애인사이였잖아! 벅스 울거다!" "나랑도 같이 잤어." "오 이제보니까 카이레스 인기가 아주 끝내주는걸~! 변비는 안 걸리겠 다." 벨키서스 레인저들은 그렇게 말하고 나에게 농을 걸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 성 갈바니가 외쳤다. "비켜라! 만약 여기서 이단심문관의 임무수행을 방해한다면 그대들 모두 를 이단자로 처벌하겠다!" 갈바니는 그렇게 협박을 했다. 하지만... 벨키서스 레인저는 세상에서 가 장 협박이 안 먹히는 단체중에 하나일 것이다. 여자의 목에 칼을 대놓고 협박하면 모를까. 물론 미녀로! "...." "저게 살려주니까 은혜를 모르는데?" "여기서 다 죽이고 묻어버릴까?" "농사 잘되겠다." "킥킥킥!" "그렇다고 성 앞에 밭을 만들 수는 없잖아?" "새 주자. 배고픈 카나리아를 먹여 살리자고." "카나리아는 고기 안먹어." "배고프면 먹겠지 뭐." 벨키서스 레인저들은 그렇게 농을 주고 받기 시작했다. "나는 오래 전부터 팔마교도를 죽이고 싶었다고." "왜?" "십일조를 내잖아." "...그런 이유야?" 그러자 팔마교단쪽이 당황해 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인간 중에서 자신 들을 두려워 하지 않은 이가 없었는데 이렇게 비웃어대고 감히 팔마교도 들을 죽여버리겠다는 위협까지 할 줄이야? 게다가 그냥 위협이 아닌게 문 제다. "저놈들은 애인도 있고 결혼한 놈들도 있겠지?" "뭐? 저런 비리비리해보이는 것들이?" "우리랑 영업장이 다르잖아." "그럼 안죽일 수가 없잖아? 제길." 하건은 옆에 쓰러져 굴러다니던 팔뚝 굵기만한 나무를 가늠해보더니 발로 차서 휙 허공에 떠올렸다. 그리곤 그게 허공에 떠있는 순간 반대쪽 발로 돌려차서 공중에서 부러뜨렸다. 그러자 팔마기사단 쪽에서 흡 하고 침삼 키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확실히 이대로라면 아무리 대단한 팔마성기 사단이라 하더라도 벨키서스 레인저에 의해서 몰살당할 것이다. 그들도 벨키서스 레인저의 무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도발을 하지 못하 고 있었다. 이렇게 교착상태만 되어주면 나에게 이득이지. 그러나 그때 질리언 체이스 필드가 나섰다. "나는 라이오니아의 추기경 질리언 체이스 필드이다. 라이오니아 왕국과 교황청의 조약 4조 64항에 의해서 추기경인 나는 유사시 재상과 같은 병 권을 요구할 수 있다! 지금 그 병권에 요청하는 바이니 그대들은 이 일에 참견하지 말라! 그대들의 옛 친구를 잡는데 협력하라는 게 아니라 단지 방해하지 말 것을 명령한다!" "...." 그러자 다들 곤란한 표정이 되어서 베인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 들은 자신들이 벨키서스 레인저라는 긍지를 가지고 있다. 팔마교도가 무 례하게 나온다면 얼마든지 밟아 줄 수 있지만 법으로 따지고 들면 의외로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게다가 저쪽도 무리하게 잡는데 협력하라는 식의 요구를 한게 아니다. 단지 묵인해달라는 것 아닌가. 이것은 방금전 갈바니의 그것과 대조적으로 거절할 경우 거의 모욕을 가하는 수준이 될 만큼 정중한 제의였다. 이런거엔 또 다들 약하지. "저... 저말이 진짜입니까?" "우리 벨키서스 레인저는 팔마제국과 옌 제국을 상대로 이 나라를 지켜왔 는데, 제국인에게... 재상과 동등한 병권을 준다니! 그런 조항이 있을 리 가 없잖습니까?!" "말도 안돼! 거짓말인게 틀림없습니다!" 벨키서스 레인저들이 그렇게 믿지를 않고 중구난방으로 떠들기 시작하자 베인이 좌중을 돌아보곤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그게 사실이다." "...." "제기랄!" 주위는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고요해졌다. 그때 갑자기 성쪽에서 레이퍼 와 에트가 달려오기 시작했다. 디모나가 준비한 일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디모나에게 그걸 알리기 위해서 바로 전장으로 달려오는 것 같았 다. "...휘익!" 나는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자 레이퍼는 달려오느라 지쳤을 터인데도 나 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에트는 어느 정도 상황을 눈치 챈 건지 아니 면 감으로 찍은 건지 모르겠지만 알아서 말에서 뛰어 내렸다. "자! 메이파! 와라!" 나는 메이파에게 손을 내밀고 그녀의 손을 잡은 뒤 레이퍼에 올리고 나 역시 윈드워커의 부츠로 단숨에 올라탔다. 그리곤 북쪽을 향해 달리기 시 작했다. 그러자 신성팔마기사단이 나를 추격하려 했다. 그런데 그때 베인 의 낭랑한 외침이 들려왔다. "벨키서스 레인저의 맥을 여기서 끊을 수는 없다. 그러나 동료가 당하는 걸 볼 수도 없다! 나는 여기서 야전지휘관의 재량으로 30분간 지령이행을 연기하겠다! 모두 막아!" "쿨! 그래야지!" "오케이!" "예엣!" "자자! 멍청이 팔마 기사단들아! 한번 벨키서스 레인저의 힘을 구경해보 고 가라!" 베인의 말이 떨어지자 벨키서스 레인저는 전원이 환호하고는 즉시 길목을 차단하기 시작했다. 원래 벨키서스 레인저는 야전부대이므로 중앙의 명령 에 대하여 지휘관이 이걸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을 권리가 있다. 물론 이 걸 기각시키면 이후에 심사를 받게 되고 이 경우 확실히 사적인 이유로 기각시킨 것이므로 나중에 문책을 받게 될 것이다. 아니 문책정도가 아니 라 신성 팔마제국에 의해서 벨키서스 레인저가 해체될지도 모르는 것이 다. 교황이 파문선언을 하기만 하면 그 순간부터 모든 팔마교도와 적으로 돌아서게 될 테니까. 그러나 야전지휘관으로서 단지 연기를 약간하고 그 후 그걸 받아들이겠다는 것에서는 이렇다 할 문책거리가 없다!<따질 사람 이 있을 것 같아서 말씀드리겠는데 설마 현대전 수준의 FM을 바라진 않으 리라 믿소.-_-;> 역시 베인! 잔머리 하나는 핑핑 잘 돌아간다니깐! 나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는 메이파를 안은 채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 나 곧 북쪽으로 기수를 돌린걸 후회해야 했다. "제길.... 놀들이 있잖아!" 나는 흐릿해지는 눈으로 앞을 바라보곤 한숨을 내쉬었다. 저 빌어먹을 놀 들이 퇴각하는 길이랑 겹치지 않는가? 그렇다면 산쪽으로 피신해야 하는 데... 나 혼자라면 모를까 메이파를 피신시키려면 어찌해야 하는가? 게다 가 산으로 가면 말을 타고 달아날 수도 없다. "아... 오빠 저쪽에!" 메이파는 좀 탁트인 산길을 가리켰다. 나는 그쪽으로 말을 달리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아직은 30분이 되지 않은 듯... 나는 계속 레이퍼를 달리게 하면서 산길을 따라 올라가기 시작했다. "쿠...쿨럭. 으으으윽!" 하지만 아직 상처가 다 낫지는 않았는지 갑자기 기침과 함께 피가 입 밖 으로 튀어나왔다. 젠장. 기관지가 온통 죽은피로 끈적거려서 숨은 쉬어지 지 않고 계속 기침만 나온다. 피와 침이 섞여서 입 밖으로 계속 튀어나오 고 있었다. 말을 달리자 몸의 상태는 더더욱 안 좋아졌다. 이... 이대로 는 아무래도 얼마 달아나지 못할 것 같군. "카이레스 오빠! 자...잠깐만요! 얼른 회복마법을!" "돼...됐어. 그럼 추적자들을 쉽게 유인할 뿐이야. 젠장." "하지만 이대로는 죽겠어요!" "크으..."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계속 말을 몰았다. 지금은 조금이라도 더 그놈들에게서 멀리 떨어지는 게 중요하다. 벨키서스 레인저들이 팔마교단 에게 미움을 사는 것을 각오하고 벌어준 30분동안 최대한 멀리 달아나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눈이 감기지? 나는 말안장에서 몸이 미끄러지는 것을 느끼며 수풀 속으로 떨어져 버렸 다. 그리고 의식이 전부 사라져 버렸다. 다만 시꺼먼 암흑이, 쉐도우 아 머가 나에게서 앗아간 그 암흑이 시야를 전부 지배했다. < 계 속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자잣. 오늘은 여기까지. 이제 비축분도 떨어져 가는데 악마의 힘을 발휘해 봐야 겠다 『SF & FANTASY (go SF)』 28577번 제 목:<> 노스가드 공성전#13 올린이:휘긴 (홍정훈 ) 01/06/14 21:54 읽음:3525 관련자료 없음 ----------------------------------------------------------------------------- *********************************************************************** 음. 셀프 패러디. 시작합니다. "음. 이놈들 뼈와 살을 분리해주마! 벨키서스 레인저~ 전원 발기!" "빅Dick!" -슈슈슈슈슉! 파팍! "아앗, 지금까지의 타격과는 다르다!" "앗싸 좋구나!" -퍼버버억! "이건 뼛속까지 아프다!" ...우리모두 김화백을 인간문화재로! 그리고 그분의 팬클럽을 조직합시다. -_-; ***********************************************************************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제 19 화 : 노스가드 공성전#13 ------------------------------------------------------------------------ 팔마력 1548년 9월 4일 눈을 떠보니 하늘엔 희미한 달이 떠있었다. 비가 오려는지 하늘엔 달무리 가 끼어있고 동쪽으로부터 검은 구름이 스믈스믈 기어오고 있었다. "아. 오빠? 깨어났어요?" 메이파는 그렇게 말하면서 내 옆에 앉았다. 몸을 일으켜 세워보니 쓰러졌 을 때보다 상태가 훨씬 더 나아진게 아무래도 메이파는 회복마법을 더 쓴 것 같았다. 나는 그걸로 그녀에게 핀잔을 주려고 했지만 메이파는 보라색 으로 물든 손을 나에게 내밀었다. 바라보니 블루베리가 한주먹 가득 있었 다. "이 근처에 많이 있더라고요. 몇 개는 신 것 도 있지만 다들 달아요. 헤 헤. 오빠가 일어나면 피를 많이 흘려서 체력이 떨어 질까봐 많이 따놨어 요." 그러고 보면 그녀의 치맛자락도 다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확실히 배 고프고 목마른 건 사실인지라 나는 블루베리를 입에 넣었다. 배가 고파서 그런 걸까? 매우 달고 시원하게 느껴졌다. 나는 블루베리를 전부 입에 넣 고 뒤를 바라보았다. 이 정도 시간이 지났는데도 추적자가 없다니 겨우 달아나긴 한 것 같군. 그런데 이거... 앞으로는 어쩌지? "메이파. 어쨌건 덕분에 살았지만 다음부터는 회복마법 쓰지마." "예? 왜요? 오빠? 너... 너무해요. 나는 그래도..." 그래. 너무하다고 생각하겠지. 그녀는 목숨의 위협을 감수하고 나를 살리 기 위해서 그런 무모한 짓을 했는데 고작 하는 소리가 핀잔이라니. 하지 만 나는 메이파를 바라보았다. 이 아이가 나 때문에 위험해 진다는 것 은... 참을 수 없다. 나는 그래서 메이파의 손을 잡고 말했다. "설령 내가 죽게 되더라도 나는 절대 널 죽게 하지 않을 거야! 그런데 날 살리겠다고 네가 위험해지면 어쩌자는 거니? 알겠어? 절대로 위험한 짓은 하지마." "..." 하지만 그때 메이파는 홍조를 띄고 나를 바라보았다. 으엑... 깜짝이야. 나는 놀라서 뒤로 물러나야 했다. 세상에... 달빛 탓임에 틀림없어. 그전 까지 어린애로 보았던 메이파가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였으니까. 하지만 나는 짐짓 태연한 체 하고는 블루베리들을 찾아서 먹기 시작했다. 그러자 메이파는 좀 삐졌는지 팔짱을 끼곤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하는 거에요?" "아니 배가 고파서." "...." 그런데 그때 메이파가 다가와서 내 옆에 쪼그려 앉았다. 그리곤 나를 조 심스레 올려다 보았다. "오빠. 앞으로 어쩔거에요?" "... 뭐 노스가드로 돌아가는 것도 그렇고 하니... 흑의 탑으로 가서 벨 론델을 구할까 해. 그렇게 되면 조디악 나이츠 전 멤버의 유품을 다 모으 는 셈이 되니까." "성검을 찾는데 도와줄 거에요?" "응. 하지만 너는 돌려보내야지. 저 동쪽을 통해서 벨키서스 산맥을 따라 가서 벨키서스 레인저들에게 맡기려고. 일단 그들이라면 누구 한명도 너 를 이단심문관에게 넘기지 않을거고 안전한 장소로 데려다 줄 거야." "싫어요. 그런 건." "말했잖아! 이대로는 진짜로 위험하다고!" 나는 메이파에게 그렇게 화를 내었지만 메이파는 평소 때와 달리 아주 당 돌한 표정을 짓고 나를 바라보았다. 이게 귀엽다 귀엽다 하니까 대들기까 지 하다니! "나는 미트라의 신관으로서 성검을 찾을 때까지 떠나지 않을 거에요! 게 다가 오빠 혼자서는 절대로 안돼요! 내 도움이 필요할 걸요! 이번만 해도 나 때문에 살아난 거 잖아요!" "앞으로는 필요 없어! 난 더 다치지 않을거고 네가 있으면 오히려 짐이라 니까!" 나는 악에 받혀서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메이파는 그래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짐이라고 하더라도 떠날 수 없어요!" "그런 억지가 어디 있단 말야?! 그만 좀 해!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평 상시 메이파는 말 잘 듣는 착한 애였다고. 왜..." 하지만 그때 메이파는 갑자기 나를 바라보곤 눈물을 글썽일 듯 울먹거렸 다. 나는 깜짝 놀라서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너무해요. 오빠는 계속 날 애 취급하는 거였군요? 나는 오빠보다 여섯 살밖에 어리지 않다고요!" "그 정도면 충분히 어려!" 쳇. 이전에 디모나에게서 들었던 말이잖아? 젠장. 어쨌거나 이 순간 나는 보수강경의 가면을 쓰고 그녀에게 대항하기 시작했다. "아뇨! 천만에요! 그렇지 않아요! 그리고 그런걸 떠나서 오빠에게 충고하 고 싶은 말이 있네요." "뭔데?!" "...사랑하는 남자에겐 죽어도 어리다는 말은 듣기 싫은 법이에요! 그만 하세요!" "뭐야 그런 억... 억... 에? 지금 뭐라고?" 나는 뭐라고 반박하려다가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을 받고 관자놀이를 눌렀다. 보수강경의 가면이 엔슨 부부의 부부 싸움 때 창밖에 내던져진 접시처럼 와장창 깨져버리고 말았다. 그럼 황당해하는 내 얼굴 이 드러나겠지? 아. 젠장. 역시 오늘 피를 많이 흘렸어. 빈혈기가 도지 네. 그런데... 가뜩이나 피가 모자란 판국에 얼굴로 피가 쏠리잖아. 제... 젠장. 황당하네? 나에게 이렇게 당돌하게 말할 수 있는 메이파도 황당하지만 정작 내가 기뻐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더욱 황당했다. 저... 저런 어린 애한테 고백 받으니까 좋냐? "...." 조... 좋기야 좋지. 하지만 메이파는 내가 충격을 먹은 모습을 보고선 아 예 확인 사살에 들어갔다. "이번 한번만 말 할 테니까 잘 들어요!" "...." "사랑해요. 카이레스 오빠. 처음 보았을 때부터는 아니였지만... 언제 부 터인가 오빠의 등을 바라보면 왠지 모르게 행복하고, 오빠가 부드럽게 웃 어줄 때, 나를 위해서 하나하나 신경 써 줄 때마다 고마워했어요. 나 도... 내가 어리단 거는 알고 있지만... 오빠에게는 절대로 그런 말 듣고 싶지 않아요!" "메, 메이파?" 나는 너무나 황당해서 잠시 정신이 나간 것 같았다. 메이파는 웃으면서 내 손을 잡았다. "지금은 내가 어리지만 4년만 기다려 주면 디모나 언니랑 같은 나이가 되 잖아요. 그때 가서 예뻐진 나를 보고 후회하느니 지금 마음을 정하는 게 좋을걸요! 흥." "...." <이것이 일명 히카루 겐지 작전! 겐지 모노가타리~~!> 저 말을 듣고 순간 마음이 흔들렸다고 해서 나를 비난할 자 어디 있으랴? 뭐? 비난하고 있다고? 어쨌거나 내가 이러면 안되지! 나는 얼른 정신을 수습하고는 메이파를 바라보았다. 그리곤 정말 내가 생각해도 어설픈 웃 음을 지었다. "아... 가자.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다. 어이 레이퍼!" "아. 오빠! 어떻게 대답해봐요! 응?" "...." "오빠!" 하지만 나는 그때 레이퍼의 등에 올라타고는 메이파에게 손을 내밀었다. 메이파는 내손을 잡지는 않고 나를 바라보았다. "대답부터 해줘요!" "... 너 자꾸 이렇게 투정부릴래? 이러니까 애 같잖아!" "...." 과연 이 말은 먹히는지 메이파는 입을 다물고 얌전하게 내 손을 잡았다. 나는 그녀를 올려서 내 앞에 태웠다. 그러자 메이파는 한숨을 내쉬었다. "오빠." "응?" "오빠는 바보예요." "나 바보인 거 이제 알았어? 바보를 좋아하는 너도 바보다." "그래서 그건 어떻게 할거예요? 대답은?" "아... 뭐 4년이 지난 뒤 생각해보지. 원래 남자의 마음은 갈대야." "... 뭔가 묘하게 바뀐 것 같아요." 메이파는 그렇게 투정을 부렸지만 그 이상은 뭐라고 말하질 않았다. 나는 그런 그녀를 보곤 피식 웃고는 볼을 쓰다듬어주었다. "아이구. 이쁜 것." 그러자 그 동안 내가 빙의 안 시켜준다고 삐져 있던 스트라포트가 투덜거 리기 시작했다. 아주 저열한 비아냥거림이었다. '호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 이제보니까 아주 재주가 탁월하 구나. 젊은 여자 애를 건지다니. 변태.' "아냐!" 나는 무의식중에 마음속으로 대답하지 않고 그렇게 밖으로 외쳤다. 그러 자 메이파가 놀라서 나를 바라보았다. "예?" "아니... 그게." 나는 그렇게 말하곤 얼버무렸다. 그런데 그때였다. 갑자기 뒤통수가 근지 러워 진 것은. 나는 불길한 예감이 발목을 잡는 걸 느끼곤 잽싸게 레이퍼 의 고삐를 챘다. "쳇! 제길. 달린다! 꽉잡아! 메이파!" "예!" 나는 여기까지 추격해온 팔마교단의 끈질김에 내심 찬사를 표하면서 앞으 로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 앞쪽에서도 일단의 무리들이 나타나는 게 보였다. "나... 나원참. 아예 포위를 할 생각을 했단 말야?" 나는 기가 막혀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앞에서는 이단심문관 성 갈바니가, 뒤에서는 성기사단이 따라와서 완전히 길의 앞뒤를 차단했다. 나는 싸울 수 있는지 몸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서 주먹을 쥐어보았지만 손가락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 하긴 몸이 찢어발겨졌다가 간신히 살아났는데 바로 싸 울 수 있으면 그게 인간이냐? 트롤이지. 결국 지금 상황을 쉽게 표현하자 면 그야말로 대 핀치였다. "흐흐흐흐! 아하하하핫! 어리석은 것! 이교도의 계집애와 목걸이를 내놔 라! 그렇다면 목숨만은 살려주마!" 성 갈바니는 매우 재수 없는 말투로 그렇게 말하곤 다시 한번 웃어대었 다. 저 면상을 웃고있는 상태 그대로 긁어버리면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나는 이를 악물고는 갈바니를 노려보았다. 그런데 그때였다. '뭐 네놈이 나에게 행한 짓은 용서할 수 없는 것이지만... 이번에 한번 몸을 넘겨주면 뭐 너그러이 용서해주지.' '스... 스트라포트?!' '그래. 이 바보자식! 저 여자애 정도는 지켜야 할 것 아니냐? 안 그래?' '하지만 이렇게 포위당했는데 아무리 당신이래도, 그래, 살아나가는 거면 모를까 메이파를 지킬 수 있어?' 나는 그렇게 반문했다. 혹시 이 스트라포트가 지금까지 나의 몸을 노리고 연기를 한 게 아닐까 싶어서 그렇게 물어본 것이었다. 아무리 활달하고 재미있는 놈이라 하더라도 망령에게 함부로 빙의를 허락할수 없는 것이 다. 만약 스트라포트가 맘이 바뀌어서 계속 내 몸을 잡고 안 놓아 준다 면? 그러나 스트라포트는 내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피식 웃었다. '하이피어스 드라군으로 저 여자애를 미트라의 신전으로 날려보내면 되 지. 날 믿어. 아니 도대체 말야. 너 나보다 못생겼지, 잘난거 없지 그런 몸좀 빌려준다고 너무 생색내는 거 아냐?' '하이피어스 드라군.' 그러고 보니 그게 있었군. 스트라포트가 쓰기 시작해서 후에 벨키서스 대 공에게 이어져서 이 라이오니아 왕국을 세우는데 큰 힘을 보태준 전설적 인 마법의 거창. 그것의 원주인이 바로 스트라포트 경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 현재는 실버드래곤 세르파스가 보관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라면 그걸 소환할 수 있을까? 어쨌거나 내 몸상태로는 나혼자 살기도 벅차니 지금의 나에겐 사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나는 그래서 심호흡을 한번 하 곤 몸의 힘을 풀었다. "좋아! 스트라포트! 어디 멋대로 해봐!~" 그순간 내 몸으로 마치 전기가 흐르면서 척추를 관통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치 가위에 눌린 것처럼 육체와 정신이 분리되는 듯한 느낌이 나고 팔다리가 무거워 진다. 그러나 팔다리는 내 의도와 상관없이 움직이 기 시작했다. "흠. 좋았어. 뭐 알도 배기고 몸 상태가 말이 아니지만 괜찮군! 기본적인 캐퍼시티가 있어." 스트라포트는 나의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이단심문관 갈바니는 나를 보고선 뭔가 낌새를 느꼈는지 의아해 했다. 그때 스트라포트가 웃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와 동시에 바람도 없는데 다크레전이 펄럭이며 마치 날개처럼 뒤로 쭈볏하게 섰다. -화르륵! "하하하하하! 그대! 팔마의 신관이여! 묻노니 그대는 그대의 신을 믿는 가? 그 신의 정의에 어긋난 다른 이들의 목숨을 아무렇지도 않게 빼앗을 정도로?" 스트라포트경은 내 몸을 받아들더니만 바로 팔마교의 신관에게 그렇게 말 했다. 그러자 갈바니는 바로 확신을 가지고 대답했다. "물론이다! 정의는 오직 하나이며 그것이 바로 우리 구주 팔마이기 때문 이다!" 갈바니는 그렇게 말하고는 메이스를 바로 잡았다. 이미 많은 팔마의 기사 들이 나를 포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스트라포트경은 그들은 신경쓰지 않고 메이파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손으로 그녀의 머리칼을 쓸어올리곤 마치 어미새가 새끼를 품듯 부드럽게 안은 뒤 입을 맞췄다. 아니! 잠깐! 저 인간이 나중에 무슨 오해를 사려고 남의 몸으로 저런 짓을 하는 거야? "에? 오빠?!" 메이파는 과연 깜짝 놀라서 나, 아니 스트라포트경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스트라포트경은 나에게 이야기 할 때와는 전혀 다른 우아하고 세련된 말 솜씨로 메이파를 달래었다. "지금은 아직 피어나지 않은 꼬마숙녀 님. 당신의 순수를 지키기 위해 부 득불, 이들의 피를 보아야 겠으니 어디 먼곳으로 대피할 준비를 하시오. 미트라의 총본산 레다넬은 알고있죠?" "아 예." "그럼." -피유우우웅! 그순간 갑자기 하늘로부터 거대한 은색의 거창이 떨어졌다. 거창은 마치 대지를 부숴버리려는 듯 어마어마한 기세로 땅에 꽂혔다. 그러자 그걸 본 팔마 기사단중의 몇몇이 신음성을 터뜨렸다. "저 저건! 하이피어스 드라군!" "벨키서스 대공의 거창이 아닌가?!" 그때 스트라포트는 그 창을 뽑아들더니 메이파에게 그걸 잡게 했다. 그리 고 마치 창을 던지듯 거창을 역수로 잡고 메이파가 잡고있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던졌다. "하아아앗!" 정말 이놈도 굉장한 힘을 가지고 있군! 그는 사람을 매단채로 거대한 거 창을 던져버렸다. 그러나 창은 던져지는 대신 공간을 찢고 게이트를 만들 어 버리고 메이파도 그 창에 딸려나가 게이트를 통해서 사라져 버렸다. 하이피어스 드라군은 공간 도약의 힘을 가진 마법의 거창이라더니 역시 스트라포트 경은 그걸 활용해서 메이파를 통째로 공간전이 시켜버린 것이 다. 그러자 팔마기사들은 기가 막혀서 나를, 아니 스트라포트를 바라보았 다. "네... 네놈은 뭐냐? 로그마스터? 아니면..." "쳇! 여자아이를 먼저 빼내다니! 희생할 셈이냐?! 그렇다면 죽여주마!" "지옥에서 너의 죄를 회개해라!" 그들은 그렇게 말하면서 스트라포트를 포위하고 있었다. 하지만 스트라포 트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소드블래스터와 제로테이크를 잡아 보더니만 제로테이크를 칼집에 집어넣었다. 그리곤 싱긋 웃으면서 그들을 돌아보았 다. "미안하지만 말야. 지옥에 갈 사람은 너희들인 것 같은데?" "뭐?" 그순간 그는 레이퍼에게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레이퍼는 달리는 대신 '왜 때리고 난리여?' 하는 식으로 상당히 아니꼽게 흐흥 하고 울었다. 그 러자 스트라포트는 머리를 긁고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야, 이 말 성질한번 죽여주는데? 고생했겠다.' '아니 뭐 내 성질도 꽤 괜찮아서.' 내가 그렇게 답하는 사이에 팔마의 기사 한명이 창을 들고 돌격해오기 시 작했다. 하지만 뭔가 번쩍 하자 레이퍼는 가볍게 옆으로 뛰어서 피하고 그 팔마기사는 뒤에서 짚단 쓰러지는 소리를 내면서 나가 떨어졌다. 눈깜 짝 할 사이에 스트라포트의 검이 그 기사의 배를 가르고 내장을 쏟아낸 것이다. 마치 켄타우르스라도 된것처럼 레이퍼와 혼연일체가 되어서 사이 드 스텝으로 피한 그 솜씨, 그렇게 물러나면서도 급소를 가격하는 정확 함, 조디악 나이츠는 검으로 발라드를 부른다더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았 다. "뭐 속검의 휴렐바드만큼 빠르지는 않지만 내 검술도 좀 알아주는 편이 지." 스트라포트는 그렇게 말하고는 팔마 교도들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팔마의 기사들이 놀라서 나를, 아니 스트라포트 경을 바라보았다. "저... 저건?" "뭐하는 건가? 아, 참. 이렇게 하면 흥이 안 살려나? 그럼 이건?" 갑자기 스트라포트경은 그렇게 말하더니 방금전 쓰러진 기사를 돌아보곤 검으로 그의 목에 걸린 묵주를 걷어 올렸다. 그리곤 허공으로 채올린 묵 주를 검으로 단숨에 쪼개버리는게 아닌가? 그러자 그걸 본 팔마교단의 신 자들이 모두들 다 흥분하기 시작했다. "아니! 저런 불경한!" "가만 두지 않겠다!" 하지만 스트라포트경은 비웃기만 할뿐이다. "어리석은 자들이군, 동지가 죽은 것보다 단지 상징물 하나가 갈라지는 것에 더더욱 흥분하다니! 너희들은 신에게 머리통이라도 맡겨놨는가?! 아 니 내가 아는 한 팔마의 교리도 너희들의 무도함을 덮어줄 만큼 편향적이 진 않을 터! 너희들은 스스로의 교전도 읽어보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단 지 신의 이름으로 악을 섬기는 게 아닌가!" 스트라포트 경은 그렇게 준엄한 질타를 가했다. 그러나 옳은 말 한다고 들으면 팔마교도가 아니지. 광신과 맹신과 오만과 독선으로 일관하고 있 는 팔마교도들은 자신들을 질타하는 스트라포트 경을 향해 독기를 품고 덤벼들기 시작했다. "죽여!" "이 악마자식!" "글쎄?" 그는 그렇게 말하더니 칼끝을 앞으로 내밀고 그들의 공격을 향해서 부드 럽게 흔들었다. 그러자 레이퍼가 앞으로 달리고 검광이 번뜩였다. 세... 세상에! 그는 가볍게 팔마 기사들을 베어버리고 포위망을 돌파해 버렸다. 앞을 막아서는 건 말이라던가 기사라던가 보병이라던가 가리지 않고 다 풀 베듯 베어버린 것이다. -푸우우우~ 심장으로부터 압력을 받아서 뿜어져나오는 피의 소리가 들린다. 등뒤에서 짚단 쓰러지듯 쓰러지는 사람들이 느껴진다. 앞다리를 꺾고 쓰러지는 거 대한 전투마가 땅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무섭다! 역시 조디악 나 이츠가 거저 명성을 얻은 게 아니었다! 스트라포트경이 비록 우습게 보인 점이 많았지만 검술로서는 정말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자였던 것 이다. "뭐하나! 막아!" 갈바니의 신경질 적인 외침과 함께 파이크 병들이 창을 세워서 말을 잡을 자세를 취했다. 기병도 바로 잡는 창병들의 파이크 자세였다. 과연 조디 악 나이츠는 이걸 어떻게 돌파할까? 나는 궁금해져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스트라포트는 다크레전을 펼치더니 그걸 자기 얼굴에 덮었다. 아 니 전투중에 자신의 시야를 가리다니 무슨 미친 짓이지? "Soul Reaver!" 순간 주위 풍경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순간 스트라포트경은 좌 우로 휙휙휙휙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그러고 보니 마치 투명해진 것처럼 너무나도 쉽게 포위망을 돌파한게 아닌가? 그런데다가 파이크 병들은 모 두들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리고 그순간 그들에게서 은은한 연기같은 게 피어나는 것이 보였다. 나는 깜짝 놀라서 스트라포트에게 질 문을 던졌다. '방금 그건 뭐지?' '소울리버, 다크 레전은 착용자를 잠깐 아스트랄계나 에테르 계로 차원이 동을 시켜줘서 물리공격을 피하게 하지, 그 힘을 이용해서 에써릴 형태에 서도 영향력을 발휘하는 마법검으로 아스트랄 차원에 위치하고 있는 상대 방의 영혼 자체를 베어버리는 것이지, 하지만 정신력이 강한 놈은 안 죽 는 놈도 있어. 뭐 이 경우는 다 죽은 것 같지만 말야.' 그는 그렇게 나에게 대답하고는 소드 블래스터를 휘리릭 손에서 돌리더니 팔마의 인간들을 바라보고 웃었다. "내 때는 그대들이 돌팔이, 마교였지. 시간이 정의를 바꾼다지만 설사 그 대들이 세계를 좌우하게 될 줄은 꿈도 꾸지 못했었지. 알겠냐? 너희 신의 정의가 얼마나 싸구려인지?!" "불경하다!" 그러나 기사들은 스트라포트의 적이 되지 않았다. 스트라포트는 랜스로 덤비는 자의 랜스를 겨드랑이에 끼곤 상대 팔을 잘라서 랜스를 빼앗은 뒤 다가오는 이들은 너무나도 무성의 해 보이게 한팔로 소드블래스터를 휘두 르며 물리쳐 버렸다. 그리고는 레이퍼를 달리게 하며 길 아래에 몰려있는 기사들을 향해 돌격했다. 비탈길을 올라오던 팔마의 기사들은 깜짝 놀라 서 방어태세를 취했지만 원래 비룡을 타고 날아다니며 랜스를 주로 쓰던 스트라포트다. 그는 불쌍할 정도로 허약한 팔마기사들에게 돌격하며 거창 을 들었다. 아니.. 원래 거창은 말등에 고정시키고는 달려드는 힘으로 들 이 받는 것이다 그런데 손을 어깨 뒤로까지 빼서 거창을 잡다니?! "Deadly Charge!" 스트라포트경은 그렇게 낭랑하게 외치며 허리와 어깨, 손목과 팔꿈치 전 부다 스냅을 걸면서 무시무시하게 빠른 속력으로 창을 찔렀다. 그러나 그 찌르기 속력이 묘하게 말이 달리는 속력과 일치하는지 스냅의 최고조, 그 리고 창끝이 닫는 시간, 그리고 그때 랜스의 자루 뒤쪽이 안장걸이에 닿 아서 말의 돌격력이 창대로 전해지는 순간이 모두 일치했다. 그야말로 예 술적인 랜스차징이었다. 순간 뻐걱 하는 소리와 함께 마치 소드블래스터 로 점화라도 한 것처럼 앞쪽이 터졌다. 그래. 그건 폭발이라고 밖에 부르 지 못하리라. 그 많던 팔마 기사들이 스트라포트경의 랜스앞에 줄줄이 쓰 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으아아아악!" 선두의 기사가 낙마하면서 말도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옆으로 넘어져 치 이익 하는 마찰음과 함께 비탈길로 굴러떨어져 다른 병대를 덮친 것이다. 이대로라면 자신들이 외려 전멸당할 거라고 느꼈는지 이단심문관인 갈바 니가 주문을 써서 이번엔 바람의 정령들을 불러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스 트라포트는 조금도 당황해 하지 않았다. "가자! 성질 더러운 말이여!" -히이이잉! 레이퍼는 짐짓 명마처럼 그렇게 외치곤 몸을 돌렸다. 그는 역시 데드리 차지인지 뭔지 하는 특이한 랜스 차징으로 바람의 정령 하나를 단숨에 박 살내 버리고 지나갔다. "아니!" 이단 심문관 갈바니는 깜짝 놀라서 나, 아니 스트라포트 경을 바라보았 다. 그가 말을 달리며 공기의 정령을 단숨의 돌파하자 뒤에서 바람이 흩 어지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어째서 마법무기도 아닌 일반 랜스가 물 질적 형상이 없는 마법의 생명체도 해할 수 있는 것이지? 나는 그런 생각 을 하곤 스트라포트에게 물어보았다. '어떻게 한거야?' '엘레멘탈이야 질료를 흩어버리면 손상을 입지 뭐. 바람을 자른다고 할 까?' 스트라포트는 그렇게 대답해주고는 다음 바람의 정령도 데들리 차지로 뚫 어버렸다. 이번에 맞은 놈도 당하자마자 쉬익하고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 면서 소멸했다. 그는 그렇게 종횡무진으로 누비며 진짜 랜스하나로 정령 들을 다 물리쳐 버렸다. 보고 있던 갈바니가 황당해 할 정도였다. 우와. 그런데 이거 감탄하는 건 좋은데 이대로 놔두면 위험해지지 않을까? 비록 알맹이는 스트라포트지만 겉모습은 나인거 잖아? 사람들이 나중에 로그마 스터의 실력에 대해서 소문 낸다면 뭐라고 할까? "하앗!" 스트라포트는 이렇게 심란한 내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가오는 놈들을 향 해 소드블래스터를 휘둘렀다. 이터니움 웨이퍼가 무지개빛을 뿌리면서 스 치고 다니자 사방에서 공격해오던 팔마의 기사들이 전부다 썩은 고목이 제무게 이기지 못하고 넘어가듯 뒤로 벌러덩 넘어갔다. 칼이 닿는 범위가 바로 데드라인이로군. 스트라포트경의 그 놀라운 위력을 보자 팔마의 기 사들은 다들 겁을 집어먹었다. 신이 천국을 보장해줘도 무서운 건 무서운 가 보다. "제... 젠장. 이...이노그와 싸울 때 보인 것도 진짜 실력을 다한게 아니 란 말인가?" "사... 사악한 놈이로다!" 어? 나랑 스트라포트랑 그... 그렇게나 차이가 커 보인단 말야? 하긴 그 러고 보면 고집 피우지 말고 이노그랑 싸울 때 스트라포트에게 몸을 한번 건네줬으면 이렇게 당하고 메이파가 회복마법을 쓸 것도 없이 이노그를 물리쳐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스트라포트경의 검술은 그만큼 대단한 것이 다. "뭐 그건 사정이 있는 거니까, 내가 이노그랑 손잡고 짝짜쿵 한 건 아니 라네. 그리고 너희들은 이노그에게 칼집 한번 내지 못하고서 어찌 나를 핍박하려 했는가? " "다... 닥쳐라! 이단자!" "사악한 악마의 힘을 쓰는 놈 같으니라고!" "죽음만이 너를 구원할 것이다! 아니 세례도 받지 못한 네놈! 영원한 지 옥의 나락에 떨어질 것이다!" 팔마교도들은 그렇게 악을 썼다. 하긴... 팔마 교전이나 그런걸 다봤지 만... 자애로운 아버지라고 하는데 실제로 그 팔마에게 용서받는 사람은 진짜 손을 꼽아도 손가락들이 심심해 할 정도로 없었지. 자애롭기는 쥐뿔 이? 쪼잔하고 사악하기 이를데 없더만! "그대들이 나를 저주함은 훗, 역시 나를 그냥 보낼수 없다 그건가?" "물론이다! 사악한놈!" "지금 당장 무기를 버리고 투항해라!" 팔마의 기사들은 스트라포트의 검이 무서워서 감히 접근도 하지 못하면서 그렇게 외쳤다. 저놈들 자신들이 얼마나 웃긴지 실감을 못하는게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스트라포트는 소드블 래스터를 쥐고 손아귀에서 한번 빙글 돌려서 주위에 피를 뿌리며 외쳤다. "뭐 그렇다면 살생을 즐기는 것은 아니나! 그대들의 신 팔마가 그대들에 게 천국을 약속하였으니! 어찌 죽음을 선사하는 것이 죄이겠는가! 극락왕 생하라! 하하하하하!" 스트라포트는 그렇게 외치고는 진짜 현란한 검광을 퍼부으며 기사들을 공 격했다. 한 기사는 마상에서 방패로 몸을 가리며 그 공격을 잠깐 막았지 만 정말 잠깐이였다. 스트라포트는 방패를 위로 쳐 올리곤 드러난 몸통을 그대로 찌른 뒤 말을 옆으로 지나가게 하면서 허리를 그어 버린 것이다. 그렇게 해치우고선 그 공격이 치명상이었다고 확신하는지 그는 뒤도 돌아 보지 않고 앞으로 나가면서 마치 팔마교도들에게 철천지 원수라도 진 것 처럼 싸그리 씨를 말리고 있었다. 비록 유령이지만 내가 저렇게 무서운 자에게 거슬렸다는 게 겁이 날 정도였다. 킷 아슬나하와도 밀리지 않고 대등하게 싸울 것 같은 엄청난 실력이 아닌가?!검을 넣는 방향방향마다 근육의 결, 힘줄밑의 뿌리, 혈관과 지방등을 지나는 지라 뭐든지 치명상 이 되어버렸다. "으아아악!" 그래서 그가 지나가는 곳에는 계속 팔마 기사들이 쓰러져서 피가 강을 이 루고 시체가 산을 쌓을 지경이 되었다. 이단 심문관 갈바니가 마법을 써 서 나를 잡으려 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마법저항력이 되려 강해져서 그의 마법은 나에게, 아니 스트라포트에게 다가오지 못했다. "이... 이자식! 이렇게 강하다니! 보디발 왕자, 아니 질리언 체이스필드 보다도! 그 이상이다!" 갈바니는 기겁을 하고 스트라포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스트라포트는 여 유로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달아날 셈은 아니겠지?!" "처... 천만에! 이 사악한 이단의 자식이여! 나는 그대의 정체를 알았다! 이전에는 그대에게서 범상한 재능과 힘을 느끼지 못했기에 몰랐으나! 역 시 그대는 자신의 진면목을 숨기고 있었구나! 사악한 자는 언제나 태양을 두려워 하듯!" "호오? 나를 안다고?" 스트라포트경은 의외라는 듯 그렇게 말하고는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자 갈바니는 이를 악 물고 말했다. "네놈은 환염의 미카엘이 아닌가! 설마 각성을 질리언보다 더 빨리 했을 줄은 몰랐지만! 잘도 우릴 속였구나! 이런 힘을 가지고 있었다니!" "...." 그말을 들은 스트라포트 경은 고개를 휘휘저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정말 유용한 정보였다. 즉 팔마 교단은 질리언 체이스필드의 진정한 정체를 알 고 있다는 것이다. 나에 대해서 그렇게 잘 알고 있다면... 틀림없다. 바 포우메트의 대사교 디롤뿐만 아니라 팔마교단 역시 천사의 알에서 태어난 호문크루스들을 어떠한 용도를 위해서 노리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대체 무엇이길래? "어쨌거나 이단심문관 갈바니여! 그대를 안 기간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 나 그대의 존재가 매우 불쾌하다! 검과 메이스를 쓸 수 있는가? 그렇다면 덤벼라!" "크으으으...." 이단심문관 갈바니는 스트라포트 경을 노려보더니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 다. 하지만 그때 스트라포트는 레이퍼를 경쾌하게 몰면서 앞으로 나아가 기 시작했다. 갈바니는 주문을 외우면서 말을 일으켜 세워 스트라포트경 의 검에 말을 던졌다. 그렇게 해서 까지 완성하고 싶은 주문이였을까? 그 러나 스트라포트 경은 가볍게 말을 관통하고 갈바니에게 까지 소드블래스 터를 꽂았다. "크어억!" "흠... 핫!" 스트라포트 경은 짧은 기합과 함께 검을 빼내었다. 아! 킷이 파워와 속도 로 베어버리는 타입이라면 스트라포트 경은 사냥꾼이랄까 의사랄까? 마치 동물을 해체해본 경험이 풍부한것처럼 말의 복근의 결을 따라서 가볍게 검을 빼넨 것이다. 물론 갈바니가 타고 있던 말은 내장이 쏟아지면서 주 저앉더니 두 번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갈바니도 안장을 뚫고 엉치를 쑤신 소드블래스터 때문에 신음하면서 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질 못하고 있었다. "크으윽, 네... 네이놈! 신의 분노가 두렵지 않느냐?" "구멍난 엉덩이를 싸잡고 신의 분노를 운운한다는 게 얼마나 우스울지 생 각해 봤느냐?" "....." 갈바니는 말문이 막히는지 가만히 있다가 벌떡 일어났다. 상처를 무시하 고 일어난 건지, 아니면 그 공안요원들처럼 상처가 나아서 일어난 것인지 모를만큼 태연스럽게 일어난 것이다. 그는 스트라포트 경을 바라보고는 외쳤다. "어리석은 자! 나는 아직 위대한 팔마께서 허락하신 힘의 10분의 1도 쓰 지 않았다! 이제 그 힘을 보여주겠다!" "이제? 너희 신도 다음부터는 좀 빨리 발동하는 힘을 주라고 해라. 다음 이 있다면 말야." 스트라포트경은 그렇게 비웃었다. 그리고 그순간... -스캇! 신에게 받은 능력인지 뭔지를 보여주겠다던 갈바니의 목이 하늘로 날아올 랐다. 역시 이래저래 기적이란 건 보여주는 것도 보는 것도 힘든가 보다. 하지만 그 갈바니가 단칼에 날아가 버리다니... 도대체 이 스트라포트 경 의 힘은 어느정도란 말이지? "하하하하하! 역시 오래간만에 잡아도 내 솜씨는 어디 안 간다니까. 자 그럼 잘들 있으시게!" 스트라포트경은 그렇게 외치곤 레이퍼를 달리게 했다. 뒤에 멍하니 바라 보고 있는 팔마의 잔존병력 얼마를 남겨둔 채... 아마 이렇게 되면 팔마 교단도 나를 노릴 것이다. 아니 사실은 이미 전부터 나를 노리고 있었는 지도 모르지! "자 카이레스! 그럼 벨론델을 구하러 가자!" '....' 뭐 홀리 어벤저를 구하러 가려면 결국 지나야 할 난관이지만 이제부터 북 쪽으로 가면 브로큰랜드인데? 나 혼자 괜찮을까? 어찌되었건 지금은 할 수밖에 없다. 소드 블래스터의 위력은 확실하지만 이노그에게 맞추지도 못한다면, 소드블래스터와 홀리어벤저로 공격자를 늘려서 이노그에게 돌 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브로큰 랜드로 발을 돌렸다. 아직도 암흑신의 지배하에 놓여 있는 마의 땅으로... < 다음화에 계속>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기나긴 19화가 겨우 끝났습니다. 자자! 그럼 계속 갈까나~ 다음화 예고! 브로큰 랜드의 마물들은 깨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깨우는 아타와 의 왕 칼릭 카르나크! 그리고 용인 그루자트! 백인에 의해 멸망당한 카르 나크의 한이 지금 이 세계에 마를 부른다! 제노사이드는 용서받지 못한 다. 그러나 역 제노사이드 역시 용서할 수 없다! 그런데... 이놈들 좀 세 다. 쿨럭.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The Rogue! 그 20 화! 카운터 제노사이드! 많은 시청 바랍니다! <시청?City Hall 말하는 건가?-_-;> 『SF & FANTASY (go SF)』 28679번 제 목:<> C.Xenocide#1 올린이:휘긴 (홍정훈 ) 01/06/15 16:40 읽음:3026 관련자료 없음 ----------------------------------------------------------------------------- *********************************************************************** 흠. 카이레스의 경우는 레벨이 벨키서스 레인저 9(벨키서스 레인저는 마법을 못 쓰죠. 역시 세계관 때문에)+ 로그마스터3입니다. (로그의 프리스티지 클래스, 조 건은 쉐도우 아머.) 스트라포트 경은 파이터4+성기사4+몽크1+카발리어10+드래군 10입니다. 도합 29레벨! 거기에 성기사 4레벨인 주제에 홀리소드, 홀리 오러 같 은 마법을 쓰고 소울 부스트라는 자체 헤이스트 능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Nexerrune's Champion(넥서룬의 챔피언), Epic Hero's Combat sense(전설적 영웅 의 전투감각)같은 전설적 영웅의 특권(룰을 많이 무시한 각종능력)을 가지고 있 죠. ***********************************************************************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제 20 화 : Counter Xenocide#1 ------------------------------------------------------------------------ 팔마력 1548년 9월 7일 노스가드 성에서 이노그와 맞서 싸운 결과 나는 죽음에 이르는 중상을 입게 되었다. 죽음이란 이름의 거대한 맹수가 흉악한 턱을 벌려 나를 집어삼키려 고 한 그때, 빛의 군신 미트라의 얼마 남지 않은 신관 메이파가 나를 구하기 위해 팔마교도들이 밀집해 있는 가운데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나에게 회복의 기적을 행사했다. 이노그는 그러한 우리를 비웃고 사라졌다. 하지만 아직 놀 들, 휴머노이드들의 위협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팔마교도들은 나와 메이파를 잡으려 했다. 결국 나는 나를 구하기 위해 무리하게 신성마법을 사용한 메이 파를 구하기 위해 그녀와 함께 성을 등지고 도주해야 했다. 회복마법자체를 사악한 기적으로 간주하는 팔마교단의 이단 심문관의 손에 메이파를 넘긴다면 그것이 바로 그녀의 죽음이 될 것이다. 하지만 심한 부상 을 입었던 나는 제대로 달아나지 못하고 팔마의 기사들과 이단심문관에 의해 포위당했다. 근 백명에 달하는 기사와... 단신으로 나를 패배시켰던 이단심 문관 성 갈바니가 포위한 것이다. 그러나 천 사백년 전, 성황 오르테거 대제의 왼팔이라고 불리던, 그야말로 서사시적인 영웅담을 남기고 죽었던 전설적인 기사, 와이번 라이더 스트라포 트 경의 무서운 활약에 의해서 나는 근 100여명이 넘는 신성 팔마 성기사단 을 따돌리고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탈출이라기 보단 거의 격파에 가까웠다. 100여명에 가까운 기사들이 감히 추격할 생각은 하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보 기만 했을 정도니 과연 전설적이다 못해 서사시적인 영웅의 실력이다. 누가 감히 그런걸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이런 가벼운 성격의 남자가 이렇게 엄청난 검술과 창술을 가지고 있었다니 지금 생각해봐도 놀랍기만 하다. 그러나 그의 엄청난 검술과 창술을 시전한 몸은 바로 나, 카이레스의 몸이었 다. "으으으윽...." 나는 전신이 찢어지는 것 같은 고통을 받으면서 천천히 눈을 떴다. 입술이 바짝바짝 말라있었고 목도 말라붙어서 이대로 문지르면 각질이라도 나오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게... 역시 이틀 간이나 쓰러져 있던 탓이군. 나는 힘겹게 눈을 떴다. 어둠속에 익숙한 나의 눈이 천장을 감지해냈다. 거무튀튀한 돌들이 울퉁불퉁하게 나있는 천연동굴 이 나를 반겼다. 나는 전신이 시린 것을 느끼며 이를 악 물었다. 아무리 여 름이래도 동굴에서 자는 것은 무리였군. 감기라도 걸렸는지 아니면 오한이 든건지 지금은 뼛속까지 시리다. 하지만 추위를 이기기 위해 몸을 웅크리는 것조차 허용이 안 된다. 전신의 근육이 지금도 비명을 질러대고 있는 것이 다. '여 카이레스. 아프냐? 훗. 그러니까 평상시 운동을 했어야지.' '펴...평상시에 운동?' 나는 스트라포트 경의 말에 그렇게 반문을 하곤 몸을 일으키려 노력하다가 다시금 쓰러졌다. 내가 운동부족이라면 대부분의 생명체들은 죽을 때까지 운 동다운 운동을 못해보고 죽을 거다! 하지만 진짜... 이렇게 단련된 나를 너 덜너덜하게 만들어 놓다니 아무리 남의 몸이 라지만 너무 험하게 쓴 거 아 냐? 마치... 같이 식사하던 놈이 달아나고 내가 밥값을 덤태기 쓴 것 같은 불쾌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스트라포트 경은 문제의 본질을 호도 하면서 나 를 기만했다. 이 인간이, 아니 이 유령이 뺀질뺀질 하기가 선수 급이라니까. '아프면 다시 빙의시켜 줘. 그럼 너는 안 아플 거 아냐? '그런 게 바로 악순환이라고!' 그나마 이 스트라포트가 믿을 수 있는 놈이어서 몸을 되돌려 준거지 내가 미 쳤냐? 유령을 함부로 몸에 빙의 시켜주게? 어쨌거나 무리를 심하게 한 건 사 실이라 마치 전신을 누가 찢어놓은 것처럼 아팠다. 스트라포트 경이 생전에 쓰던 그의 몸에 비해서 내 몸이 더 나쁘단 말인가? 걸을 때, 말을 탈 때마다 전신이 아파서 이 몸으론 도저히 이동할 수 가 없다. 그래서 나는 근처의 동 굴을 하나 찾아서 입구에 인피니티 로프와 리피팅 보우건을 이용해 간단한 함정을 하나 설치하고 쓰러져버렸다가 최근에 겨우 깨어날 수 있었다. "크으." 깨어났다기 보단 갈증이 너무 심해서 내가 죽어가는 게 아닐까 하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몸의 힘을 짜낸 것뿐이다. 나는 어두컴컴 한 동굴의 바닥에 누운 채로 힘겹게 수통을 꺼내서 입술을 축였다. 그리곤 힘겹게 몸을 일으켜 보았다. 그런데 갑자기 동굴 입구에서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설마 정찰대인가? 하긴 이렇게 동굴이 있다면 탈주자나 숨은 자, 침입자들을 수색할 때 항상 뒤져보는 곳이긴 하다. 너무 체력이 떨어지고 그 래서 할 수 없이 동굴에 숨어들었을 뿐 원래 적국이나 적진에 침투했을 때는 설사 길바닥에서 개에 물려 죽을지언정 함부로 동굴에 들어가지 않는 법이 다. 사람들의 접근이 쉬운 동굴은 특히. "...." 어쨌거나 적진의 침투원칙을 어겼으니 이런 위기에 직면한 것도 당연한 벌인 가? 나는 그러한 생각을 하고는 조심스럽게 칼자루에 손을 가져갔다. 그러자 스트라포트 경은 또 내 몸을 써보고 싶은 건지 이렇게 말을 걸어왔다. '위급할 땐 언제라도 찾아주라고.' 정말 스트라포트에게 맡겨버릴까? 이런 생각을 할만큼 몸이 피곤했다. 하지 만 메이파처럼 지켜야 할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럴 수는 없지. 나는 리 피팅 보우건을 고정시켜둔 바위 뒤쪽으로 다가갔다. 지금은 리피팅 보우건도 발사할 여력이 없으니 내가 설치한 함정들이 잘 발동되기를 빌어야겠다. 그 런데 그때 갑자기 입구에서 투툭 하고 뭔가가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아~ 제 길, 내가 덫은 좀 잘 놓는 편인데 아마 발견된 모양이었다. 그렇게 쉽게 발 견한단 말야? "제길." 나는 그렇게 조용히 투덜거렸다. 그런데 그때 동굴의 입구에서 사람의 목소 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꽤나 많이 들어본, 정겨운 여성의 목소리였다. "야이~ 카이레스! 뭐해?" "응?" 어? 지금 나 브로큰 랜드에 있는 것 아닌가? 브로큰 랜드라면 인간들은 없고 오직 휴머노이드 몬스터들, 그러니까 오크, 고블린, 놀, 홉 고블린, 코볼트 등의 인간형태에 가까운 괴물들이 있는 곳 아닌가? 그런데 어째서 사람이, 그것도 나의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지? 나는 그 목소리를 구별해보곤 혀를 찼다. 디모나잖아? 대체 이런 위험한 곳에 왜 왔단 말야? 하지만 확실 히... 속으로 그렇게 혀를 차면서도 이상하게 기쁘다. 나란 놈, 의외로 쓸쓸 함을 잘 타는 것 같다. "으으윽.... 어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야?" 나는 리피팅 보우건과 인피니티 로프를 들고 조심스럽게 앞으로 걸어나가 보 았다. 과연 동굴 밖에서는 어떻게 알고 왔는지 디모나가 예의 자이로스코프 를 들고 서 있었다. 디모나 뿐만 아니라 그녀의 뒤에는 스텔라와 함께 펠리 시아 공주, 그리고 렉스와 잭도 각자 말을 타고 있었다. 말과 마차까지 끌고 온 진짜 간 큰 일행이다. 이렇게 하고서 휴머노이드들이 득시글거리는 브로 큰 랜드를 지나왔다는 것인가?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모두 무사히 왔으니까 망정이지... 저... 정말."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말문을 맺질 못했다. 그런데 시노이랑 시구르슨은 없 나보군? 시노이는 이노그에게 당해서 못 온 건가? 시구르슨은? 음. 하긴 둘 다 나이가 지긋하니까 이런 위험한 곳에선 없는 게 더 낫다. 어쨌거나 그래 도 동료들이 온 것에 대해서는 매우 기쁘다. 이렇게 위험한 땅을 가로지르면 서 까지 나를 찾으러 오다니. 벨키서스 레인저 때의 동료들도 나를 위해서 감히 팔마의 성기사단들과 대치해 주었다. 나란 놈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는 모르지만...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우정과 사랑을 받는 다는 것은 정녕 좋은 일이다. "카이레스. 괜찮아? 용케 살아있네." "아... 뭐, 그것보다 어떻게 여기를 찾았냐니까?" 나는 왠지 그렇게 정을 타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일부러 뚱하게 말했다. 그러자 디모나는 내 태도에 대해서 섭섭해하거나 그런 기색을 보이지 않고 웃어 보였다. 그녀의 미소는 이 어두워 보이는 브로큰 랜드에서도 봄날의 햇 살처럼 포근하고 화사했다. "어떻게는, 이걸로 좀 추적했지. 게다가 흔적도 많이 남았고, 근처에 오니까 저 레이퍼가 반겨주던걸?" "엥?" 나는 스텔라의 근처에서 알짱거리는 레이퍼를 바라보곤 눈살을 찌푸렸다. 저 놈을 동굴 입구에 놔두면 이곳에 사람이 있다고 광고하는 꼴이기 때문에 먼 곳으로 치워놨는데... 아마 스텔라의 냄새를 맡고 바로 와서 이곳을 알려준 것 같았다. 참... 잘하는 짓이다. 주인보다 스텔라가 좋다 이거지? 하긴 저 놈이 스텔라보다 나를 좋아하면 그것도 또 대책 없겠다. "디모나야 그렇다 치고, 펠리시아 공주님은 또 왜 왔어요? 노스가드 성은 무사한가요?" 내가 그렇게 물어보자 펠리시아 공주는 예쁘장한 눈썹을 찡그리면서 나를 바 라보았다. "공주님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그 말투 자체가 절대 경칭이 아닌데? 카이레 스! 나도 오고 싶어서 온 게 아냐! 보디발 오라버니가 나에게 당부했단 말 야. 너를 도와주라고. 흥.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경칭정도는 취하는 게 어 때? 카이레스? 안 그러면 언제든지 네 목을 불경죄로 벨 수가 있으니까." 역시 그런걸 토를 잡다니 펠리시아 공주도 절대 만만한 성격은 아니야. 하지 만 나는 이제 공주 상대하는 데는 이골이 나있었다. 그래서 일행들이 뭔가 안 좋은 일, 예를 들어서 레오나 공주와 싸우고 있을 때 등 하여튼 공주에 관련된 귀찮은 일은 나에게 중재를 요청할 정도다. "그런거야 뭐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닌데. 음." "...." 내가 그렇게 말하자 펠리시아 공주는 흥 하곤 코웃음쳤다. 하지만 역시 그 이상 화를 내지는 않았다. 어쨌거나 펠리시아 공주도 나를 걱정해줬다고 생 각하자 기분이 좋군. 아무리 악인이라 하더라도 자기 사람이란 걸 알게 되면 대부분의 허물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법이니까. 팔은 안으로 굽는다던가? 뭐 그런 이치지. 어쨌거나 펠리시아 공주는 그녀 답지않게 흥분한 투로 말하기 시작했다. "은룡 세르파스가 직접 모습을 드러내었어." "에?" 나는 공주의 말을 듣고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벨키서스 대공과 우 정을 나눈 전설적인 신룡 세르파스가 벨키서스 산맥에서 나타나다니. 역시 라이오니아 왕국의 수호신이라고 부를만 하군. 하지만 왜 갑자기 나타난 것 일까? 그동안 라이오니아 왕국이 태평성대였던 것도 아니고 어려운 시절이 많았는데 그동안 나타난 적이 없었거늘. "노스가드 성으로 밀려오는 괴물들은 전부 은룡 세르파스에 의해서 죽어버렸 고 백계백작 린드버그에게 내린 노스가드 정벌령은 철회되었어. 교활한 놈 같으니라고!" 펠리시아 공주는 그렇게 말했다. 역시... 그 린드버그 백작은 언젠가 큰 화 근이 될 자이다. 그대로 살려둔다면 나라 하나 말아먹는 건 일도 아니리라. 도무지 짐작할 수 없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철저한 악당이니까. "뭐. 그건 다행이네요. 어쨌거나 노스가드는 괜찮을 테니까? 그런데 은룡 세 르파스가 나타났다고요? 우와. 젠장. 한번 보고 싶었는데." "뭐 아직 기회는 있을테니까. 어쨌거나 벨키서스 레인저와 세르파스가 노스 가드성을 수호하는 이상 어떤 이도 함부로 그곳을 쳐들어 오지 못할테니까 다행이지." 펠리시아 공주는 그렇게 말했다. 역시 그녀도 라이오니아 왕국 사람인지 은 룡 세르파스를 이야기 할 때는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말했다. "뭐라고 말을 하진 않았어요? 라이오니아 왕국의 수호신인 용이라면 나타나 면서 뭔가 근사하게 말할 것 같은데?" "그래. 라이오니아 왕국의 수호신이 깨어난거야. 그런데 뭐라더라? 하이피어 스 드래군이 없어져서 찾으러 왔다던데?" "...." 혹시 이거 내가 나중에 세르파스에게 죽는 거 아냐? 드래곤이 수호하는 보물 을, 아무리 원래 주인이던 스트라포트 경이 사용했다지만 그렇게 무단으로 가지고 나갔다면 드래곤이 참아줄까? 드래곤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이란 결국 바퀴벌레나 다름없는 종족인데 아무리 선량한 실버드래곤이라 하더라도 드래 곤은 드래곤, 그들이 천성적으로 타고난 본성인, 보물의 수호자란 속성이 과 연 어느정도의 비중을 차지할까? 행여 선량함이란 속성보다 더 큰 비중을 지 니고 있다면 아마 나는 보물의 강탈자로서 죽음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괜찮아. 원래 내꺼였고. 은룡이라면 필시 선량함이 지나칠 정도일거야. 세 르파스라면 레벤틀라의 딸이니까 나 스트라포트가 말한다면 괜찮을거야.' 내 걱정을 알았는지 스트라포트 경은 그렇게 나를 위로했다. 하지만 은룡 세 르파스가 찾으러 나올만큼 귀한 물건을 나로 인해서 잃어버렸는데 스트라포 트의 망령이 그 하이피어스 드래군의 소유권을 주장한들 이해해 줄까? 즉 유 령이 무기의 소유자가 될 수 있는 가 하는 것이다. 나 같아도 유령의 주장 따위 가볍게 무시할텐데. 뭐 그래도 날 죽이지는 않겠지. '하....' 나는 스트라포트의 말을 믿어야 하나 하고 일행들을 바라보았다. 그때 렉스 가 주위를 둘러보더니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어이!? 메이파는?" "맞아! 우리는 메이파가 걱정되어서 온거란 말야!" "그래! 메이파는 어디갔어?" "...."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들을 바라본 뒤 어깨를 으쓱 해보였다. "잘 모르겠는데?" "뭐? 뭐...라고?!" 그순간 디모나가 나를 째려보기 시작했다. 설마 내가 정말 메이파의 몸을 노 리고 이상한 짓을 한 뒤 버린 거로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음. 메이파가 나 에게 고백했다는 말은 입이 찢어져도 하지 말아야겠다. 그 말을 들으면 또 엉뚱한 억측이나 이상한 소리가 나올 테니까. 아니 적어도 디모나가 나를 징 하게 놀려먹을 건 확실하니까. "설마 이단심문관에게 잡혀간 건 아니지?!" 잭과 렉스는 그렇게 놀라면서 나에게 외쳤다. 특히 잭은 말에서 뛰어내리더 니만 바로 내 멱살을 잡으려고 달려왔다. 물론 내가 피해서 무위로 돌아갔지 만. "농담이고... 잠깐, 이야기가 좀 길어!" "길면 어느정도인데?" "그러니까... 음. 사실은 별로 안 길고." 나는 그렇게 일행들에게 어떻게 해서 내가 팔마로부터 그녀를 탈출시켰는지 일러주었다. 그러자 일행들은 모두들 다 나를 보고 놀라기 시작했다. "스...스트라포트 경이 너에게 빙의했단 말야?" "그리고 싸웠다고?" "아... 진짜 놀랍군! 그러면 스트라포트 경은... 어떻게? 아직 있어?" 일행들은 모두들 그렇게 감탄을 하면서 나에게 물어보았다. 확실히 스트라포 트 경은 디프나 헤젤드리스, 벨론델이나 휴렐바드와 함께 조디악 나이츠 중 에서 상당히 인기가 있는 축에 속했다. 어쩌면 가장 인기가 있을 지도 모른 다. 솔직히 말해서 나도 스트라포트 경이 오르테거 대제보다 더 좋았으니 까... 수만대군을 혼자서 뚫고 들어와서 공성전에 지친 이들에게 상큼한 미 소를 뿌리고 절망속에서도 웃을 줄 알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걸 던지 는, 그야말로 불꽃같은 사람이 아닌가! 적어도 직접 만나기 전에는 그랬다는 것이다. 윈터울프 디프경은 잘생긴 하프엘프로 여성들에게 주로 인기가 있지 만 스트라포트는 남자에게도 여자들에게도 다들 좋아하는 조디악 나이츠인 것이다. 아마 베인도 사치를 하겠다면서 집에 사놓은게... 스트라포트 경의 동판 아이콘이 였을 것이다. 한동안 그게 집의 모닥불 위에 있는 거를 봤었 으니까. 나중에 내기에 져서 빼앗겨서 그렇지. '아 역시 내 인기는 사그러 들줄 모르는군. 하여튼 사람이 잘나면 어딜가도 대접 받는단 말야. 설사 유령이 되고 난 뒤에도 말야. 흠. 내가 너에게 빙의 한다고 해도 내 모습이 안 나타 나는 게 문제란 말야. 뭐 썩어 없어진 몸이 지만 그 젊은 때는 미장부로 소문이 자자했지. 아. 인생 무상이로구나.' '...닥쳐 좀.' 나는 그렇게 거의 사정하다시피 빌고는 일행들을 돌아보았다. 그런데 잭은 벌써 말에 올라타는 게 아닌가? 나는 그가 기수를 돌려서 왔던 곳, 남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것을 보곤 물어보았다. "에? 가게?" "그래! 나는 메이파를 도와야 겠다!" "어?" 이 인간들이 나를 구하러 온 게 아니었단 말야? 흠. 쳇. 역시 그렇겠지? "그래. 나도." 렉스도 그렇게 말하고는 검은 말에 올라타더니 나를 바라보았다. "성검을 찾는데 도움을 주고 싶기는 하지만 우리들의 목숨의 주인은 메이파 야! 미안하다 카이레스." "...." 잭은 그 말에 동조하진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자기 딸을 목숨의 주인으로 부르고 싶지는 않겠지. 하지만 이들이 메이파에 대해서 느끼는 책임감은 그 들이 갖고 있는 부채감, 심적 부담, 그런 것을 떠난 차원인 것 같았다. 딸이 나 여동생 같다고 해야 하나? 하긴 실제로 잭의 경우는 딸이잖아? 어쨌거나 그들이 메이파를 구하러 간다고 하는데 내가 뭐라고 하겠는가? 나는 손을 들 어서 그들을 환송해 주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잠깐. 그러면 우리들을 여기 버려 두고 가겠다는 거 에요? 이곳은 브로 큰 랜드. 사람은 살지 못하는 마의 땅이라고요. 게다가 다들 가게 되면 여기 남는 건 카이레스에 저, 펠리시아 공주님 뿐이라고요. 흑...무, 무서워요." 그러면서 나를 바라본다. 내가 덮치기라도 한다는 듯 쳐다본단 말이다. 이 봐. 렉스 일행들이 합류하기 전에 나랑 단둘이랑 있을 때도 그러지 않더니만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아니 무엇보다도 디모나처럼 신경 굵기가 팔뚝만한 여 자가 겁을 먹는다니 우습지도 않다. "윽..." 렉스는 디모나가 그렇게 투정을 부리자 얼굴이 벌개져서 쩔쩔 매었다. 역시 디모나는 사람을 잘 다룰 줄 아는군. 보통 여자가 그랬으면 렉스도 단호하게 거절할 수 있었겠지만 디모나는 미인이거든. 자기가 이쁜 줄 알고 그걸 잘 이용해먹는 영악한 여자는 무서운 법이다. "에 저기, 거 뭐시기냐." 렉스는 뭐라고 거절하지 못하고 그렇게 말 위에서 쩔쩔 매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디모나는 얼굴표정을 풀고 밝게 웃었다. "농담이었어. 잘 가봐요." "에?" "브로큰 랜드라면 내 고향이기도 한걸." "어?" 그순간 렉스뿐 아니라 나도 놀라고 말았다. 펠리시아 공주도 놀라서 디모나 를 바라보았다. "브로큰 랜드라고 사람이 살지 않을리 없잖아? 뭐 오크랑 놀들이 많지만 그 그건 피해가면 될 일이고.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아." "아... 응. 알겠어. 자 그럼... 우리는 이만." 렉스는 그렇게 말하고 말을 돌리다가 디모나를 돌아보고 다시 외쳤다. "나중에 인연이 닿으면 다시 보자고!" "...." 왜 내가 열 받지? 저게 디모나에게만 다시 보자고 하다니. 매우 화나게 만드 는데? 물론 그렇다고 내가 렉스를 다시 보고 싶다는 뜻은 아니고.... 역 시... 나는 디모나를 좋아하고 있는가 보다. 하... 진짜 걱정된다. 디모나는 사실 전혀 좋은 성격이 아니다. 착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만만한 성격도 아니고 친절하지도 않다. 이쁘단 소리를 많이 듣고 자랐을 테고 주위에 좋다 는 남자도 많았을 테니 진짜 가시가 담뿍 박힌 장미나 다름없다. 그런 그녀 를 좋아하게 되다니. 상처받는다. 내가 상처받아. 물론 사람들이 사랑은 상 처받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진짜 모든 걸 다 바치는 게 사랑이라고 하지만 인생이 어디 그렇게 이상적으로 돌아가 주냐? 그렇게 평생 희생만 하면서 살 수 없는 노릇 아닌가? 역시 이기적이지? 그러나 이기적이지 않으면... 살수 없을 거다. "제기랄." 나는 그렇게 단정 짓는 순간 자기혐오가 밀려드는 걸 그러한 화제에서 생각 을 돌리기 위해 얼른 질문부터 던졌다. "어쨌거나 이렇게 되면 우리 셋만 남았네? 시노이랑 시구르슨은?" "몸이 안 좋아서 노스가드 성에서 쓰러져 있어. 둘 다 나이가 있으니까. 시 구르슨은 돕겠다고 했지만 내가 거절했어. 그 노인네의 힘이야 쓸만하지만 그걸 얻자고 위험한 곳으로 끌고 올 수는 없잖아? 힘을 얻는건 좋지만 이동 속도가 느릴 테니까. 게다가 귀찮다고. 노인들은." 펠리시아 공주는 그렇게 대답해 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디모나를 바라보았 다. "그런데 브로큰 랜드에도 사람이 산다고?" "예. 맞아요. 드래곤 블루드 클랜은 바로 여기 있는 걸요." "흠..." 나는 디모나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보면 놀들이나 오크들이 어디선가 사람을 잡아두고 있었어. 아마 그 들이 아닐까?" "그런.... 어쨌거나 이곳 안내는 제가 해야겠군요. 그렇지 카이레스?" "으. 으응. 그런데 마차는 왜 가져 왔어?" "뭐 이걸 타고 여길 나왔었거든. 내 고향을 등지고 떠날 때 마차를 타고 갔 었단 말야. 가져간다고 해도 특별히 문제될 건 없을걸?" "휴머노이드 들이 발견하기 쉬운데도?" 나는 그렇게 물어보았지만 디모나는 고개를 휘휘 저었다. "마법은 뒀다가 국 끓여 먹는게 아니지. 나를 믿어. 이 마차는 가문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마차야. 강력한 마법의 힘이 마차를 보호하고 있다고. 그 마 법이 마차 축까지 보호해주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쓸모는 있을 걸! " "그래?" 나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다시 자리에 주저앉았다. 역시... 긴장을 풀게 되니 까 쌓여있던 피로가 다시 나를 지배하는 것 같다. 제기랄. "카... 카이레스?" "아니... 잠깐... 좀 더 쉴게." 나는 그렇게 말하곤 자리에 누워버렸다. 스트라포트 경이 마음대로 휘둘러 버린 몸의 회복을 위해서 나는 다시금 잠에 빠져들었다. "스트라포트 경! 스트라포트 경!" "으... 으응?" 나는 눈을 떴다. 아니 뜬 건가? 어쨌거나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물이 보인 다. 뭐... 뭐지? 이건 스트라포트 경의 기억인가? 나는 화려한 벽화가 그려 진 천장을 바라보곤 혀를 찼다. 화려하고 장엄한 서사시가 그려진 천장, 그 러나 잘 때 저걸 보고 자면 확실히 심란해질 그런 구조로군. "무... 무슨 일이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꿈이라서 그런지 내 몸을 지배하고 있던 통증은 어 디론가 사라지고 대신... 약간 묵직한 불쾌감만이 남았다. 나는 그걸 바라보 고 나를 깨운 상대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곳에는... 소녀인지 소년인지 분 간도 가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갑옷의 사람이 서있었다. 길게 자란 아마 빛 의 생 머리에 잘 닦은 터키석처럼 파릇한 눈동자. 티끌한점 찾아볼 수 없는 보송보송한 피부와 그 피부 안쪽에서 생명을 소모시키고 있는, 어두운 병색 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소년이었다. 아마 이자가 살아있을 때의 휴렐바드이리 라. "무슨 일이지 휴렐바드?" "참, 저도 엄연히 기사라고요. 스트라포트 경." "그런데 무슨 일이냐고. 설마 나의 자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워서 수많은 여성들이 팬레터라도 보낸거 아냐? 아~ 내 존재가 군의 전령체계를 흐트러뜨 리다니. 미안하다. 하지만 어쩌겠냐. 내가 잘난 죄지. 흠. 그런의미에서 접 시물에 코박고 죽을까? 그런데 전에 한번 시도해봤는데 나 코로 물도 마실 수 있더라. 해볼까?" "....아... 아니요." 휴렐바드는 황송해하면서 그렇게 말했다. 어이... 너무 황송해하는 거 아냐? 같은 조디악 나이츠면서? 아니... 아니구나. 이때의 휴렐바드는 그저 전략을 잘짜는 소년 기사였을 뿐 조디악 나이츠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언제 적의 기억이지? "실은 스트라포트 경의 부친이신 윌라콘 경이 원군을 이끌고 오다가 히드라 부대를 만나서 전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고 합니다. 다행이도 엘프의 기 사에게 도움을 받아서 윌라콘 경은 무사히 탈출했지만... 그 원군의 대부분 은 히드라에게 죽었다고 합니다." "쳇... 숙부도 참 히드라 따위에 귀한 병력을 잃어버리다니. 내 하이피어스 드래군으로 조금 건드려 주면 죽을텐데." 스트라포트가 그렇게 말하자 휴렐바드는 놀라서 반문했다. "예? 숙부님이라니? 아버님이 아니였나요?" "그야 난 양자니까. 숙부님에게 양자로 들어간 것 뿐이야. 기사로서의 자질 이 뛰어나 보이면 가문의 이름을 날리기 위해 양자로 들이잖아. 우리 아버지 는 서자였고... 나 역시 아버지의 서자인데 양자로 들어가다니... 뭐 숙부가 죽으면 곤란하지만... 나에게 효성을 바란다면 그건 너무 잔인한 짓 아니 냐?" "하... 하지만 명예와 용기, 정의와 질서의 신 넥서룬의 팔라딘이기도 하시 잖아요?" "물론. 넥서룬 교단의 젯밥은 맛이 있었지. 성직자가 적성에 맞는 게 아닐까 심각하게 고민했을 정도야." "....." 스트라포트가 그렇게 말하자 휴렐바드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진짜 듣 고있는 내가 봐도 질릴 정도다. "어쨌거나 엘프라니. 남자야 여자야?" "여자인데요?" "오! 그래? 구경가자. 미인이야?" "아... 예. 미인이긴 합니다만." "킥킥. 휴렐바드. 너도 남자인데다가 아직 파릇파릇 하잖아. 이번 기회에 한 번 엘프를 꼬셔보는 건 어때?" 스트라포트는 그렇게 짓궂게 굴었다. 마치 나를 보고 사창가를 가자고 꼬드 기던 옛 벨키서스 레인저의 친구들을 연상시킬 정도다. 하지만 휴렐바드 경 은 이미 스트라포트 경을 좋아하고 있는 상태였는지 고개를 젓고는 오히려 이 기회에 스트라포트의 정보를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질문을 던졌다. "누군가 꼬셔본 일이 있나요?" "응. 꼬셔봤지. 나중에 내 숙모였다는 걸 알았지만." "...." "짜식. 놀라기는! 농담이다." 스트라포트는 그렇게 말하고는 휴렐바드경의 양쪽 볼을 손으로 잡고는 쭈욱 당겼다. "녀석, 자 그럼 난 구경이나 가볼까?" 그는 그렇게 말하곤 방을 나왔다. 방을 나서자 곧 서쪽이 탁 트인 넓은 복도 가 나왔다. 서쪽 멀리 벨키서스 산맥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제국에 위치한 성 같았다. 나인지 스트라포트인지 어쨌든 지금 이 행동의 주체는 서쪽을 바 라보다가 조심스럽게 테라스에서 기어내려가기 시작했다. 몸에 갑옷을 걸치 지 않았는지라 매우 가볍다. 그는 가뿐하게 성을 기어내려가고는 입구쪽으로 달려가 보았다. 역시... 전쟁중이라는 느낌이 공기에 섞여서 강한 비린내를 풍기고 있었다. 쇠냄새, 피냄새, 땀냄새와 아드레날린의 혼합공기. 그러한 속에서 패잔병이나 다름없는 윌라콘의 병사들이 축 늘어진채 들어오고 있었 다. 암흑제국의 강력한 힘에 비추어 볼 때 일개 지방 영주의 군세가 무슨 힘 이 있겠는가? 그가 패했다 하더라도 누가 비난을 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양자 스트라포트는 혼자서도 3만 대군을 누비며 공을 세운 것이다. 그 런데 그의 아버지라는 작자가 공에서 밀리면 안된다고, 적어도 그 윌라콘 경 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가뜩이나 안좋은 양부모사이가 최근은 더더욱 벌어져버렸다. 그래서 스트라포트는 그가 섬기는 고신 넥서룬에게 사 죄의 기도를 올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도 꼬시다. 히히힛' 죽은 자들에겐 죄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인간이 타고난 천박한 본성은 어쩔 수가 없나봐. 스트라포트 경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흠. 방금 전엔 천박 한 생각을 스스로 하고 스스로 후회하다니 참 정서적으로 불균형적인 인물이 군. 어쨌거나 그러고 있는데 그때 그의 눈에 긴 금발을 늘어뜨린 채 서있는 엘프의 여성, 그 뒷모습이 보였다. 마치 숲, 그 자체를 입고 온 듯 녹색으로 빛나고 있는 미스릴의 갑옷이 부드럽게 일렁이고 있었다. "...." 순간 이 입 싸고 잘 노는 스트라포트 경이 입을 벌린채 다물줄을 몰랐다. 그 엘프 여성이 스트라포트 경의 시선을 느꼈는지 뒤를 돌아서서 그를 바라보았 기 때문이었다. 고개를 틀자 흔들리는 역동적인, 너무나 역동적이여서 감동 을 줄 만큼 화려하게 흔들리는 금발, 그리고 부드럽게 반짝이는 다크 블루의 눈동자가 나를 바라보았다. 아니 스트라포트 경을 바라보았다. 아... 이것이 이 빌어먹도록 기나긴 사랑의 시작이었던가? 인간이란 참 약하고 한심하고 멍청한 존재로구나. 물론 그래서 귀엽지. 나는 그렇게 섕각하고는 어둠속으로 떨어졌다. 지금은 뇌세포도 다 휴가 보내고 싶다. < 계 속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역시... 주위에서 게시판을 떠나라는 권유가 많이 있고 저 역시 그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매일매일 연재에 치이고 인기 신경쓰는 것보 다는 그쪽이 더 낫겠죠. 뭐 이따위 글 쓰고 완성도니 어쩌니 따지냐는 비웃 음은 감수해야겠지만, 아. 휘긴경 마음은 갈대라서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 네요. 로그가 끝나보고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네요. 아 심란해.-_- 『SF & FANTASY (go SF)』 28812번 제 목:<> C.Xenocide#2 올린이:휘긴 (홍정훈 ) 01/06/16 13:32 읽음:2822 관련자료 없음 ----------------------------------------------------------------------------- *********************************************************************** 스트라포트경의 초필살~데들리 어설트~!? 일단 명중만 계산해보면, 베이스 어텍 27 카발리어 랜스보너스5, 드래군 랜스보너스 5, 임프로브드 웨폰 엑스퍼타이즈 2, 파워어택-27, 힘보너스 4, 하이피어스 드래군의 마법보너스 5, 하이피어스 드래군의 트루스트라이크 20, 차지 2보너스, 에픽 히어로즈 컴뱃 센 스 4 , 스마잇 이블 5. 도합 52..... 데미지는? 힘보너스 4 하이피어스 드래군 5 웨폰 스페셜라이제이션 2, 카발리어 5, 드래군 5, 어설트 6, 파워어택 27, 랜스 자체 1~12 , 토탈 55~66을....데들리 어설트니까 5배, 적이 이블이면 홀리 웨폰 6배, 크리티컬도 터지면 8배, 그러면 총 데미지는 5배시... 275~330, 6배시 330~396, 8배시 440~528....알다시피 민간 인이 단검으로 쿡 찔러주면 4데미지가 나오고 양수검으로 퍽 때려주면 12점 데미 지가 나오는 건전한 세상이랍니다. 힘이 장사인 오우거나 트롤이 때려줘도 20점 넘기기 힘든데 몇배야 저게. 이게 파이날 판타지냐?-_-; ***********************************************************************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제 20 화 : Counter Xenocide#2 ------------------------------------------------------------------------ 팔마력 1548년 9월 8일 '오래간만에 옛날 꿈을 꿨군.' 잠에서 깨어나 보니 스트라포트 경이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나는 그에 게 질문을 던졌다. '유령도 꿈을 꾸나?' '원래 꿈을 꾸지. 인간의 회한이라는 건 아무리 곱씹어도 씹는 맛이 있지. 제길. 내가 늙었나봐.' 왠지 심드렁해 하는군. 아직 죽기전의 과거를 회상하니까 그런 걸까? 어쨌거 나 왠지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겨있길 좋아하는 것 같아서 나는 그를 내버려 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펠리시아 공주는 내 옆에 앉아서 졸고 있다가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퍼뜩 눈을 떴다. "일어났어?" "아 예." "그나저나 어디로 가는 거지?" "일단 디모나의 고향이라는 마을로 가서 거기서 사람들에게 정보를 얻은 다 음 흑의 탑에 갇혀있는 벨론델을 구할 거에요. 굉장히 위험한 일이 될 예정 입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브로큰 랜드에도 태양은 밝게 비추 고 있었다. 이전, 노스가드 성 근처에서 휴머노이드들의 진지에 숨어들어갈 때 브로큰 랜드에 인접해있던 벨키서스 산맥에서 느꼈던 감각은 커럽션이 다. 마의 힘이 대지를 부패시키고 숲을 사기로 물들이는, 그러한 오랜 악의 를 느꼈다. 하지만 태양은 마치 빨랫줄에 걸린 침대시트를 하얗게 표백시키 듯 이 브로큰 랜드라는 저주받은 이름의 땅에서 마기를 거두어 갔다. 확실히 이전에 느꼈던 음침한 기운은 그대로 남아있지만 이 브로큰 랜드에도 엄연히 풀과 나무들은 자라고 있고, 태양의 아래에서는 분명히 파릇파릇한 잎사귀를 자랑한다. "아..." 나는 마차의 창으로 주위를 바라보면서 이런 저런 상념에 잠겨 있었다. 마차 축이 충돌하는 소리가 아주 리듬감있게 들려서 밖의 어두운 분위기와 대조된 다. 어쨌거나 나는 오래간만에 다쳤다는 핑계로 마부 신세를 면하고 이렇게 편하게 마차에 앉아있는 것이다. 그러자 같이 마차에서 쉬고 있던 펠리시아 공주 역시 마차의 창밖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심심해서 그러나? "결국 이런 위험한 곳까지 오게 되었군. 카이레스. 이 마차 괜찮을까?" "글쎄요. 마법으로 모습을 가리고 있다지만 휴머노이드들은 코가 아주 좋은 데 괜찮을까 모르겠어요."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말야. 음. 그나저나 오라버니는 괜찮을까 모르겠 어. 카이레스. 어떻게 생각해?" "....." 내가 그런거 알 리가 있나? 하지만 나도 몸이 상당히 빨리 회복되는데 나보 다 더한 회복력을 가지고 있는 보디발 왕자가 일어나지 못할 리가 없지. 나 보다 상처도 크게 안 입었잖아? "나원참. 내가 보기엔 이전에 리치에게 호리드 윌팅을 맞았을때보다 덜한 상 처니까 그렇게 걱정할 건 없어요." "그런게 아니라... 그 레오나 공주가 부상당한 오라버니를 간호한단 말야!" "음? 그건 좀 문제네. 혹시 깊은 밤 달은 적막한데 둘이 손을 잡고 선을 넘 어버리면... 마침 침대도 가깝겠다. 약간의 노력으로 바로 선을 넘어버리겠 네." 나는 거기까지 말하다가 공주에게 한방 맞았다. 윽... 뭐 아프지는 않지만 이 인간들이 디모나나 펠리시아나 다 내가 쉐도우 아머를 깔고 있다는 걸 믿 는 건지 막 함부로 때린다. 언제부터 내가 이렇게 맞고 살았단 말인가? "아..." 나는 너무 심하다 싶어서 공주에게 항의하려고 했지만 펠리시아 공주는 눈물 까지 글썽이면서 나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카이레스!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마! 그러면 우리 오라버니가 왕태자비로 간 택된 여자랑 불륜이라도 저지른단 말야?" "아니 그럼 보디발 전하가 여동생이라도 건드린단 말입니까?!" "에 뭐, 뭐라고?" "훗. 승리." "그 스,승리는 뭐야?" 펠리시아 공주는 어이가 없어서 말문이 막히는지 더듬거리면서 그렇게 물어 보았다. 나는 그런 그녀의 지적을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 그렇지. 그냥 승리라고 하는 게 아니라 승리 포즈도 하나 정해놔야지." 내가 그렇게 말하자 펠리시아 공주는 눈물을 가리기 위해서인지 손으로 얼굴 부분을 가리면서 말했다. "닥치고 앉아있어." 그런데 그때였다. 갑자기 디모나가 비명을 지르는게 들려왔다. "꺅! 투명술이 풀렸어!" "뭐?" "...역시 내 실력으로 이 마차를 다 뒤덮는 건 무리인가봐." 디모나의 그런 속없는 시원한 소리가 끝나자 마자 주위에서 늑대 우는 소리 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보통의 늑대울음보다 낮고 길게 이어지는 것으로 봐 서 아마 머리통 큰 다이어 울프임에 틀림없었다. 다이어 울프 라이더들이겠 지. 나는 이전 노스가드에서 보았던 휴머노이드 군대의 편제를 생각하곤 한 숨을 내쉬었다. 다이어 울프라면 혼자서 장정 서넛도 우습게 찢어 죽이는 맹 수다.물론 벨키서스 레인저들이라면 맨손으로도 상대할 수 있지만 그렇다 하 더라도 이렇게 많다면 위험한 상대이다. "벌써 발견이야? 제... 제길!"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그때 펠리시아 공주가 내 어깨를 잡고 앉혀버렸다. 그리곤 그녀가 검집에 손을 가져가며 말했다. "내가 할 테니까 넌 쉬고 있어. 자기 몸도 못 가누는 주제에 걸리적거리지 말고." "예예." 확실히 지금의 몸으로 나가봐야 제대로 싸우지도 못할게 틀림없다. 손도 잘 안 쥐어질 정도인데 칼을 어떻게 잡겠는가?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그리고 공주의 무장이야 원래 끝내주니까 다이어 울프가 아무리 물어도 상처하나 나 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공주가 나가기도 전에 뭔가 이상한 소리가 났다. -피피피핑! 활시위를 연달아 튕기는 소리였다. 제대로 훈련된 궁사는 화살이 나는 소리 를 듣고 대충 그 화살이 얼마나 잘 발사한 것인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소리 가 곧고 투명한 걸로 보아서 화살을 쏘는 동작, 시위를 놓을 때의 집중도, 그리고 쏘고나서 화살을 보내어 놓고나서의 자세, 즉 잔심. 어느것 하나 흠 잡기 힘들 정도의 소리였다. 물론 벨키서스 레인저만은 못하지만 이런 곳에 서 들을 수 있는 소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혹시 옌의 철태궁 기전단인 가? 어쨌거나 그렇게 화살이 발사되자 주위가 바로 잠잠해졌다. '쳇, 오래간만에 옛날 꿈을 꿔서 옛 추억에 취하려 했는데 바로 나를 필요로 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구나.' '전혀 안 필요해!' 나는 극단적으로 호전적인, 진짜 말 그대로 싸움을 좋아하는 스트라포트 경 을 달래면서 귀를 기울였다. 사람들의 발소리가 상당히 조용한 것을 보면 보 통 숙련된 자들이 아닌 것 같았다. '꽤 능숙한 자들인데? 한발도 빗나간 게 없어.' 스트라포트 경은 그렇게 말했다. 나는 궁금해서 그에게 물어보았다. "나도 사람들이 있는 건 알겠는데 어느 정도지?" "뭐?" 펠리시아 공주는 갑자기 혼잣말을 지껄이는 나를 보고 그렇게 물어보았다. 이런. 마음속으로 말한다는 게 그만 입 밖으로 내버렸군. 이제 펠리시아 공 주도 디모나도 모두다 스트라포트 경의 일을 알고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적응하는 데는 아직 긴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았다. '너는 몸이 안 좋으면 감각도 나빠지냐?' '응.' 나는 스트라포트 경에게 그렇게 대답했다. 당연한 것이다. 전신이 아픈데 집 중력이 생길 리가 있냐? 내가 무슨 철판을 두드려 만든 인간도 아니고. 그런 데 그때 갑자기 마차의 마부석 쪽이 열리고 디모나가 고개를 들이 밀었다. "저기... 다 왔어." "다 왔다니?" "벌써 흑의 탑은 아니겠지?" 나는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내밀었지만 그순간... 적색 피부, 즉 디모나와 같은 피부색의 사람들이 활과 검으로 무장을 하고 우리를 포위하고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은 수풀 속에서 조용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 이다. "흠? 아메리아 인들이네?" 나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런데 그때 궁사들이 이 쪽을 바라보곤 놀라서 외 쳤다. "역시! 저 마차는! 족장님의 마차!" "디모나님!" 나는 갑자기 마차 주위로 몰려든 아메리아 인들을 보고 당황해서 디모나를 바라보았다. 디모나는 좀 부끄러운지 몸을 꼬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아이 참. 이 나이에 족장님이라니." "그... 그러게." 내가 그렇게 말한 순간 그 말을 흘낏 들은 남자들이 모두들 나를 노려보았 다. 윽. 내가 말을 잘못했나? "그런데 이 백인 놈은 뭡니까?!" "어째서 족장님의 마차에?" "그게 말하자면 좀 긴데." 디모나는 그렇게 말꼬리를 흐리면서 어려워하고 있었다. 나도 왠지 주위의 분위가 어려워지는 것을 느끼곤 입을 다물었다. 왠지 몰라도 여기의 사람들 은 다들 백인을 끔찍하게 싫어하는 것 같았다. "뭐냐? 이 무례한 자들은?!" "앗!" 어쩐지 뭔가 빼먹은 것 같더라니! 펠리시아 공주를 말렸어야지! 나는 이를 악물고 펠리시아 공주를 말리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무엄한 것들! 나는 은룡 세르파스의 가호를 받는 라이오니아 왕국의 정통한 수호자. 펠리시아 라이오노스다! 감히 백인놈이라니?! 너희들은 예의란 것을 모르는 야만인인가?!" "....." 뭐랄까. 충격이 확산되어갔다고 하면 될까? 마치 물에다가 떨어뜨린 잉크가 번지듯 삽시간에 사람들 사이로 충격이 번졌다. 나는 왠지 골치아픈 일에 휘 말린 것 같아서 머리를 짓눌렀다. 아아 우리 공주님. 정말 스트레스 쌓이게 만드는군. 그런 식으로 치자면 공주님이 그렇게 하고 싶은 대로 사고 치고 다니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고! 우리는 아메리아 인들의 인도를 받아서 그들의 마을로 안내되었다. 원래 방 랑벽이 심한 아메리아 인들에게는 마을이란 개념이 없을 줄 알았지만 그래도 그들에게도 마을이 있고 고향이란 것이 있었다. 하긴 그렇지 않고서야 그들 의 강력한 유대관계, 혈연관계는 유지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피가 섞이고 섞여서 그들의 종족 자체가 사라져 버렸을 것이란 이야기이다. "햐." 나는 이 브로큰 랜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신기해서 그들의 마을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마을은 숲속에 사는 엘프들을 연상시킬 정도로 숲 깊숙 이에 들어와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지날 때마다 나무들이 비켜주는 것이 보 였다. "왜? 우리들이 마을을 이루고 살고 있다는게 신기하시오?" 내가 마차의 창 밖으로 몸을 내밀고 구경하고 있자 한 아메리아 인이 그렇게 물어보았다. 나는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 게다가 왜 이렇게 살기 힘든 곳에서 사는지 그것도 모르겠는데요." "오크나 놀들이 백인보다는 낫기 때문이오. 그들은 우리를 먹기 위해, 부려 먹기 위해, 겁탈하기 위해 잡아가기도 하지만... 우리들 자체를 멸종시키려 하지는 않소. 게다가 인간이 인간을 사냥하는 건, 더더욱 교활하고 악랄하다 오." "....." 그렇게 말하는 그 남자의 눈동자는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백인에 대한, 즉 샤르누스나 세베른, 라인등에 대한 뿌리깊은 원한이 엿보였다. 차라리 오 크나 고블린, 놀등에 대해서는 이런 증오를 보이지 않으리라. 나는 왠지 죄 인이 된 것 같아서 입을 다물었지만 펠리시아 공주는 그런 이들에게 비아냥 거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언제 목 졸려 죽을지도 모르는 닭들이 죽여줄 상대방을 고르고 싶어하는 군? 멍청하긴. 도살자 고르면 죽음이 더 고결한 다른 무언가로 바뀌는줄 아 나보지?" "...." 순간 아메리아 인들은 이쪽으로 강한 적의를 보내왔다. 그러나 역시 디모나 의 얼굴을 봐서, 그리고 또한 공주의 신분을 봐서 다들 화를 삭이며 빠졌다. 나는 펠리시아 공주를 바라보았다. "공주님. 말이 너무 심한 것 같은데요?" "내가 틀린말 했어? 결국 죽으면 끝이야. 오크나 놀들이 멸종시키려고 하지 않는다고? 그렇겠지. 우리가 닭을 먹으면서 닭을 멸종시키려고 하니? 소나 양은? 돼지는? 쳇. 보나마나 인종청소 때문에 백인들을 싫어하는 모양인데 그렇다 하더라도 브로큰 랜드에서 살다니 가소로워서 말이 안나온다. 이곳에 서 안전하게 피신해 있다고? 그러는 사이에 인류는 멸망하거나 아니면 저 오 크나 놀들의 노예가 되어있겠지." "...." 펠리시아 공주의 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피해자 입장으 론, 즉 아메리아인 입장으로선 참아넘길 수 없는 말이 될 것이다. 팔마교도 들이 제창하는... 아담카드몬과 에바 설... 즉 아담카드몬과 에바로부터 인 류가 시작되었고 아담카드몬과 에바는 백인이었으니 백인종만이 신에게 선택 받은 진정한 인간이라는 설로 인해서 무수한 유색인종들이 탄압당하고, 노예 로 끌려갔다. 그러한 피해를 입고, 그래도 살기 힘든 제국보다 차라리 인간 이 적은 브로큰 랜드가 더 낫다고 피난 왔을 사람들에게 외지인이 이래라 저 래라 그들의 역사 전체를 비판하면 어쩌겠는가? 과연 아메리아인들은 모두들 화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그들을 제지하고 디모나가 말하기 시작했다. 역시 자기의 부족사람들의 앞이라 그런지 그녀는 족장다운 위엄이 담긴 어투 로 말하기 시작했다. "브로큰 랜드는 원래 우리들의 땅이었어요. 아메리아 인들이 시작한 곳은 아 니지만 고대 이래로 백인들에게 문명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핍박받을 무렵부 터 이곳은 드래곤즈 블루드의 고향이에요. 그러니까 펠리시아 공주, 우리는 피난을 왔다거나 괴물들에게서 달아나는게 아니에요. 알았어요? 오히려 우린 달아나지 않고 고향을 지키고 있는 거에요. 악이 번성한 마성의 앞뜰에서." "뭐 그렇다면 내가 잘못했어." 펠리시아 공주는 디모나의 말을 듣고는 솔직하게 사과했다. 아! 펠리시아 공 주가 사과하는 날도 있구나. 나는 그렇게 놀라워했다. 그러고 보면 펠리시아 공주랑 디모나랑은 상당히 친하단 말야. "아 다 왔다." 디모나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내가 창밖으로 바라보니... 이게 왠일인가? 나 무들이 알아서 뒤로 물러나면서 길을 열어주는 게 아닌가? 내가 그렇게 놀라 자 디모나는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우리들을 수호하는건 고대 엘프들이 남겨둔 선한 트린트 들이야. 그들은 북 부 떡갈나무 족이라고 하는데 그들 덕택에 이곳이 마을일 수가 있는 거야. 뭐 마을 구성원이 다들 아메리안 들이다 보니까 방랑을 떠나고 여행을 떠나 고 하지만 말야." "디모나 너도 그런거야?" "응. 참 족장이 이렇게 떠나도 되는지 모르지만 다들 내가 로그마스터가 되 길 바라고 있으니까, 게다가 아메리안의 클랜로드가 여행한번 해보지 않고서 야 말이 되겠어?" 디모나는 활달하게 말하면서 트린트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확실히 나무가 움 직인다는 그로테스크 함에 비추어 볼 때 상대적으로 선해 보이는 트린트들은 디모나가 흔드는 손에 자신들 역시 손을 흔들면서 답례를 했다. 녹색 외피의 오래된 떡갈나무 같은 것들이 살아서 저렇게 움직이다니 정말 신기하다. 나 는 그들이 모습을 감출 때까지 신이 나서 쳐다보다가 물어보았다. "마을 안은 그럼 어떻게 먹고살지? 뭘 먹고살아?" "주로... 농사를 짓고 살지. 사실 그렇게 고정인구가 많지는 않지만... 아이 들을 낳을 때는 고향에 돌아와서 낳으니까." 디모나는 그렇게 대답했다. 음. 아메리안들의 풍습은 확실히 유랑민족답게 특이하군?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아 다른 풍습이나 생활을 만나면 묘하게 설레인다. 역시 처가집 구경... 은 아니구나. '너 이상한 생각했지?' '내 생각은 언제나 평균보다 이상해. 너무 따지고 들지 마.' 나는 나에게 시비를 걸고 들어오는 스트라포트에게 그렇게 말해주었다. 그러 자 스트라포트는 피식 웃었다. '나 원참. 나는 꿈도 고스란히 보내줬잖아. 이거 내가 밑지는 장사 아냐?' '나도 꿈꿀 때 보면 되잖아.' '네놈은 기억이나 정신에 봉해진 부분이 많던걸? 그것도 무슨 트라우마나 자 아보호작용이 아니라... 자기자신의 의지로 고집스럽게 봉해져 있어.' 하~ 유령이 되면 그런 것도 알 수 있나? 용하네. 나는 더 이상 스트라포트랑 이야기 하다가는 귀찮아 질 것 같아서 주위 풍경으로 신경을 돌렸다. 숲은 점점 깊어지다가 어느 순간 탁 트인 공간이 나왔다. "아!" 우리는 드디어 아메리안의 마을에 도착한 것이다. 나는 나무들 사이로 거의 동화되다 시피 숨어있는 목조건물들을 바라보곤 혀를 내둘렀다. 벨키서스 레 인저들처럼 은폐 엄폐를 목적으로 지어진 건물이란 것을 확연히 알수 있었 다. "멋진데." "흥..." 아메리안들은 대부분 백인인 나를 싫어하는 눈치였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들 의 마을에 대한 자긍심이 나에 대한 적의보다 컸는가 보다. 그들은 어느덧 엷은 미소를 띄고 있었다. 하긴 펠리시아 공주가 열심히 재를 뿌려놨으니 상 대적으로 내 평가가 올라간 것이겠지. 어쨌거나 지금의 나는 이 마을의 전경 에 놀라고 있었다. 이렇게 나무들 사이에 숨어있는데도 호수는 거의 60에서 100사이인 것 같았다. 100개의 건물이 있다면 인구는 거의 500명이 된다는 소리다. 디모나가 이 500명이나 되는 이들의 장이란 말인가? 게다가 아메리 안의 특성상 방랑중인 사람들, 여행중인 사람들이 많을 텐데 이정도라니... "아!" 디모나는 갑자기 감탄사를 터뜨리며 마차를 세웠다. 그리고 왠 노파의 말소 리가 들려왔다. "이런 이런. 어쩐지 트린트들이 펄펄 뛴다 했더니만 돌아온 거냐? 디모나!" "아! 장로님!" 그순간 디모나가 뛰어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마차에서 뛰어내리자마자 그 장 로라고 불리우는 여성에게 달려간 것 같았다. 나는 아픈 몸을 끌면서 조심스 럽게 마차에서 내렸다. 그러자 주위 사람들이 놀라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그 할머니 옆에서 기뻐하고 있던 사람들이 특히 그랬다. "아니! 백인이잖아?!" "어떻게 된거냐? 디모나 윈드워커여." 장로 할머니는 그렇게 추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에 그들이 나의 옆으로 다가오더니만 내게 손을 내밀었다. "가지고 있는 무기를 다 건네주시오. 만약 불응한다면... 엉?" "에?" 하지만 그순간 그들의 눈으로 경악의 빛이 스쳐지나갔다. 아마도 내 허리를 보고 놀란 것 같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들의 시선을 따라가 보았다. 과연 그곳에는 소드블래스터가 머리를 수줍게 숙이고 내 허리에 꽂혀있었다. 이들 은 아마도 족장이 디모나 윈드워커다 보니 윈드워커에 대한 기록과 기억도 많이 알려져 있을 것이다. 특히 그녀, 그들의 족장인 디모나가 찾으려 하는 소드블라스터의 생김새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방랑자 이기 때문에 각 보물의 모습과 그에 담긴 의미등에 대해서 박식했다. 즉 음 유시인들이 많다고 해야 하나? "이... 이건 소드 블래스터?!" "그 그렇다는 것은 로그마스터?!" "아니면 인간형태의 칼집?" "...." 로그마스터는 정답인데 인간형태의 칼집은 뭐냐?! 이것들이 사람을 무슨 가 마니로 보나? 어쨌거나 왠지 이곳의 사람들은 나를 환영하지 않는 눈치로군. 백인이라서 그런가? "흠. 디모나여. 왠지 상당히 거추장스러운 칼집을 달고 다니는 구나. 게다가 뭐냐. 저 여자는?" "저 여자?!" 펠리시아 공주는 기가 막혀서 그렇게 화를 내려했지만 그때 그 장로라 불리 우는 노파가 피식 웃으며 지팡이를 들었다. "시끄러운 꼬마로구나. 뭐 좋다. 디모나의 친구일테니 환영하겠소이다. 그대 가 어떠한 신분이건 간에 이 브로큰 랜드가 그대의 땅이 아닌 이상 우리는 국법과 율법과 예절을 초월해 바람과 함께 사는 민족임을 잊지 말아주시오. 그렇다면 그대에 대한 예의 역시 다 하리다!" 유수같은 말이군. 디모나도 저 할머니에게서 말을 배웠음에 틀림없다. 너무 나 빠른 노파의 말솜씨에 눌린 펠리시아 공주는 화낼 타이밍을 놓치곤 가만 히 멈춰 섰다. "자자. 그러면 안으로 들어오도록 하게나. 무슨 일인지 일단 들어봐야 겠구 만." 노파는 그렇게 말하고는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노인네가 정정하기도 하셔 라. 나는 따가운 시선을 느끼면서 디모나와 함께 그 노파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노파는 마을의 정 중앙에 위치한 집을 가리켰다. 나무 위에 올려져 있는 그 집에서는 곧 커다란 냄비가 끈에 매달린채 조심스럽게 내려왔다. 그 노파는 그위에 올라타고는 신기해하는 나를 보곤 지팡이를 휘 둘렀다. "예끼! 이놈! 어디 노친네 자리를 넘보는 거야?! 너는 저기 사다리가 있잖 아! 젊은 놈이 지킬 건 지켜야지! 힘없는 노친네 자리를 노려?" "구경하는 건데요 뭘. 신기하네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뒤에서 따라오던 펠리시아 공주가 화를 내기 시작했다. "카이레스! 그렇게 맞고 화도 안내는 거야?! 화내!" "..." 내가 노친내 지팡이 휘두르는 것에 화냈으면 펠리시아 공주나 디모나는 지금 껏 저지른 행동에 대해서 석고대죄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런데 나보고 화내라는 본인이 펠리시아 공주라니 우습군. 웃어야 하나? 이걸보고 아마 블 랙코미디라고 할 것이다. < 계 속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하이피어스 드래군이... 소드블래스터보다도 더 사기에 가까운 무기죠. 텔레 포트 하루한번 , 디멘전 도어 세번. 트루스트라이크는 무한차지되어있고 저 마법 이펙트들은 프리액션,즉 생각만 하면 발동... 트루스트라이크가 매 라 운드 자동 발동되는 +5랜스인 겁니다. 어차피 랜스차지야 한번 때리면 되는 거니까 실질 명중률은 +25 ,게다가 디멘전 도어와 랜스차징을 섞어쓰면 차징 440피트+디멘전도어1200피트를 순식간에 날아가서 1640피트 내에 적이 들어 오는 순간 랜스로 찍을 수 있습니다. 얼마나 멋진 무기인가! 나 먼치킨 맞나 봐. 『SF & FANTASY (go SF)』 28946번 제 목:<> C.Xenocide#3 올린이:휘긴 (홍정훈 ) 01/06/17 17:06 읽음:2836 관련자료 없음 ----------------------------------------------------------------------------- *********************************************************************** 아 저번에 실수. 스트라포트의 베이스 어택은 27이 아니라 28입니다. 음. 그리고 아 손가락이 부러진 건가. 왜 이렇게 아프지? 뭐 비축분 올리는 건 문제가 아닌 데 이러다간 매일 연재에 애로사항이 꽃필지도? ***********************************************************************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제 20 화 : Counter Xenocide#3 ------------------------------------------------------------------------ 팔마력 1548년 9월 8일 우리들은 장로라고 불리우는 노파의 집으로 들어갔다. 아메리아인들의 방 답 게 디모나의 마차처럼 원색적인 색감의 가구들과 타페스트리, 카펫등이 깔려 있어서 상당히 화려해 보이는 곳이었다. 물론 아메리아 인들에 대한 선입견 때문인지 확실히 사실인지 돈이 많이 들어보이진 않지만 멋지군. 묘하게 원 색적이고 천박해 보이면서도 정열적이라고 하면 너무 난잡한 평가가 될까? "그럼 여행에 지쳤을 텐데 옷을 갈아입거라 디모나. " "예." 디모나는 그렇게 대답하곤 윗쪽으로 나있는 계단으로 올라갔다. 디모나가 그 렇게 사라지자 그 노파는 히죽 웃었다. "자자. 그나저나 자네들은 누구인가? 디모나의 표정으로 보면 친구인 것 같 은데,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거든. 그 소드 블래스터는." 노파는 우리들을 돌아보고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펠리시아 공주가 나서서 자신을 가리켰다. "나는 라이오니아 왕국의 수호자이자 벨키서스 대왕의 직계 후손, 펠리시아 라이오노스 공주이다." "저는... 그냥 카이레스라고 불러주세요." 내가 그렇게 공주소개에 뒤이어서 말하자 공주가 나를 흘겨보았다. "흠, 그런데 자네가 왜 로그마스터의 검을 가지고 있나? 아니 검만이 아닌 것 같군." "아 저기 그건..." 예리하군. 이 노파. 역시 나이를 그냥 먹은 게 아니라는 건가? 아니면 넘겨 짚은 건가? 어쨌거나 부족사람 모두다 디모나에게 그런 로그마스터의 기대를 걸고 있었다니. 그걸 가로챈 나로서는 부담이 매우 큰데. "어허. 이야기가 길 테지? 훗. 내가 손님 대접이 허술했군. 위스, 차를 가져 오거라." "예!" 그러자 주방으로 추정되는 왼쪽의 문이 열리고 그곳에서 자그마한 인영이 쟁 반을 가지고 뒤뚱뒤뚱 걸어오고 있었다. 불안한 걸음걸이에... 꼬마만큼 작 은 키, 그렇지만 팔다리가 상당히 길고 굽어져 있다. 뭔가 하고 가만히 바라 보니까 고블린 한 마리가 찻주전자를 쟁반에 담아서 걸어오고 있었다. 펠리 시아 공주는 깜짝 놀라서 칼을 뽑으려 했지만 내가 제지했다. 이 고블린은 인간처럼 앞치마도 둘렀을 뿐 아니라 팔이나 다리에 조금씩 나있을 긴 털을 다 깎고 위생적으로 청결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코가 길고 이따금 콧물을 흘 리고 있는 게 매우매우 위태로워 보이는 것만 제외하면. "아 위스는 길 잃은 고블린일 뿐일세. 그다지 악하거나 위험하지 않아. 그렇 지?" "예...위스는 주인님 좋다. 예~ 예 예!" 뭔가 이상한 놈이군. 고블린이란 종족의 일반적인 모습에 비하면 확실히 다 른 놈이다. 어쨌거나 그놈이 가져온 찻잔을 펠리시아 공주는 받지 않았다. 나는 왠지 어색한 분위기를 느끼면서 찻잔을 받아들었다. 그러자 그는 쟁반 을 놔두고 다시 주방으로 돌아갔다. 신기한 놈이군. 고블린 가정부라니. 역 시 브로큰 랜드 답다고나 할까? "자 일단 자리에 앉게. 어디 이야기를 들어볼까?" 나는 그 노파가 권해주는 의자에 앉아서 그간 있었던 일들, 특히 어떻게 해 서 로그마스터의 유산을 얻었고 디모나와의 승부에서 어떻게 이겼는지를 말 해주었다. 노파는 내가 디모나를 이겼다는 대목에서 놀라서 나를 바라보았 다. "과연 벨키서스 레인저란 말인가? 하지만 설마 디모나가 패할 줄은 몰랐군 그래. 그렇다면 자네가 로그마스터인게로군. 디모나는 불쌍하게 되었지만 할 수 없지. 정당한 승부였으니까."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음. 나를 용납한다는 것인가? 하지만 그때 펠 리시아 공주가 그 장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왜 카이레스를 죽이고 빼앗지 않는 거지? 카이레스도 디모나에게는 물러 터 졌으니까 언제든지 기습으로 죽이고 빼앗을 수 있을 텐데? 아니 당신들은 용 납 할 수 있나? 윈드워커는 원래 아메리안이 아니지만 당신들은 그를 받아들 이고 역시 그의 후손인, 즉 순수한 피가 아닌 디모나를 족장으로까지 인정했 잖아?" "크크?. 말이 많은 공주님이구려." 장로 노파는 그렇게 말했지만 부인하거나 반박하진 않았다. 그러자 펠리시아 공주는 내가 듣기에는 상당히 안 좋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어쨌거나 그대들의 족장은 로그마스터의 정통한 후계자인데 그대들이 싫어 하는 백인 청년에게 빼앗기는 걸 원하는 건가? 지금이라도 빼앗을 수 있을 텐데?" "...." 펠리시아 공주의 말은 너무 과격하지만 맞는 소리다. 물론 나라고 그렇게 쉽 게 죽을리는 없지만 어쨌거나 적어도 손도 발도 못 댈만큼 수준차이가 나서 시도할 엄두가 안나는 정도도 아니니까. 그런데 말야. 그건 그렇다 쳐도 그 렇게까지 도발할 필요는 없잖아?! 나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장로를 바 라보았다. 그 노파는 펠리시아 공주를 보곤 피식 웃었다. "분명히 디모나는 로그마스터가 되길 꿈꾸고 있었지. 하지만 긍지가 있는 한 저 청년을 죽이고 빼앗는 짓 따윈 하지 못 할 테지." "...." 내가 그렇게 죽이기 쉬워 보이나? 나는 속으로 좀 삐져서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러나 그녀는 피식 웃었다. 노인네가 웃으니까 얼굴 주름이 장난아니게 잡 히는군. "어쨌거나 그래서 어쩔건가? 자네는 앞으로 어쩔 건가?" "일단은 이노그를 막고 미트라 교단에 진 빚을 갚기 위해서도 성검 데일라잇 을 찾을 생각입니다. 혹시 흑의 탑이라고 아십니까?" 내가 그렇게 물어보자 그 노파의 표정이 어두워 졌다. 그리고 그녀는 오랜 전승을 이야기 하는 것처럼 먼 표정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흑의 탑 말인가? 그곳은 굉장히 위험한 곳인데... 아주 오랜 옛날부터 그곳 에는 강대한 힘이 봉인되어있다고 전해지지. 그래. 염마대전 이전부터 어떠 한 영문인지 알 수 없지만 그곳은 강대한 마력이 느껴지는 땅이라네. 왜 그 곳으로 가려 하는가?" "그게 실은 조디악 나이츠들이 그들의 황제, 오르테거 대제의 묘를 지키기 위해 수호의 맹세를 했죠. 그걸 해제하기 위해서입니다." 나는 그렇게 말했다. 물론 지금으로선 홀리어벤저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노그 에게 이길 수 있는지 없는지 의문이다. 그 거대한 그리즈낙을 피할 방법이 막막한 것이다. 보디발 왕자는 안되겠고 윈드워커의 부츠가 있는 내가 겨우 싸울 수 있을까? "...." 결국 내가 이노그랑 싸워야 한다는 말이야?! 말도 안돼! 하지만 지금은 일단 칼을 찾는 것에만 신경을 쓰자. 그러나 그때 장로는 나를 바라보고 무시무시 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흑의 탑은 블랙드래곤 윌카스트가 지키고 있으니 절대 만만치 않을걸세. 그 래도 가겠는가?" 헉? 브...블랙드래곤이라고? 이렇게 되면 망설여지는데? 그런데 그때 디모나 가 위층에서 내려왔다. 역시 디모나에게 잘 어울리는 붉은 색의 드레스로 갈 아입고 앵클릿과 브레이스릿을 끼고 꽤나 화사한 모습을 한 채 내려왔다. 마 치 춤추는 무희같은 모습이였다. "...." 굉장히 이쁘잖아? 도대체 마악 마을에 돌아온 클랜로드에게 바로 이런 옷을 입혀버리다니 아마 아메리아 인들의 클랜로드라는 건 무슨 외모관리가 철저 해야 한가 보다. 디모나는 미끈하게 잘빠진 다리를 들어서 짤랑거리는 앵클 릿을 보였다. "그런데 도대체 이 옷이 뭐에요? 갑자기? " "그야 당연히 클랜로드가 돌아왔으니 축제를 하려는 거지." "... 그런데 그거랑 옷이랑 무슨 상관이에요? 그리고 장로님. 카이레스에게 이상한 말 하지 마세요. 겁먹으니까."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나를 바라보곤 윙크를 했다. 나는 어떻게 대처해 야 할지 몰라서 그냥 멍청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럼 준비나 좀 하시죠. 카이레스는 몸상태가 안 좋으니까 어디 방 하나 줘 서 쉬게 하세요." "그러마." 장로는 그렇게 대답해주었다. 펠리시아 공주는 디모나를 바라보곤 물어보았 다. "나도 쉬고 싶은데요 디모나?" "예. 방을 내드리죠. 그럼." 우리는 결국 그 고블린 가정부의 안내를 받아서 집밖으로 나갔다. 고블린 가 정부는 우리를 왠 낡은 집으로 안내해 주었다. 마을의 외곽에 위치한 이 낡 은 집은 상당히 부실해 보였다. 마치 수년간 방치한 흉가같다고 할까? 하지 만 이런 집이 대부분이다. 아메리안은 천성이 방랑자라서 이 마을은 그들의 고향이긴 하지만 결국 잠시 들르는 이정표일뿐 완전한 마을이라고 부를수는 없는 것 같다. "이곳 사람없다. 써도 된다." 고블린은 그래도 깨끗한 흉가를 골라서 우리들에게 알려주었다. "아. 알았어." "뭐 말해라. 필요한거. 나 주인님 집으로 간다. 돌아서." "...." 이놈 공용어를 잘하는 편이긴 하군. 고블린치고. 그런데 자기는 저 주인집으 로 돌아가면 우리 둘만 남는데 어떻게 필요한게 있으면 말하라는 거야? 아 냅두자. 고블린이랑 이야기 해봐야 고블린이 이해하겠냐. 가만 우리 둘? 고... 공주랑 내가 한집을 쓴단 말야? 음. 뭐 헤헤 그런일이야 없겠지만 괜 히 설레이는데? "음... 잠깐 목욕은?" "집 뒤쪽에 있다. 물 맑은 호수다. 참 좋다. 나는 목욕이 싫다." 그렇군. 하긴 뭘 바라냐. 나는 펠리시아 공주를 바라보곤 어설픈 웃음을 지 었다. "아 저기 이해하셨죠?" "응. 그럼 카이레스. 나 목욕좀 할게." "에?" "망좀 봐." "...." 이걸 보고 고양이에 어물전을 맡긴다고 하는 격이지. 하지만 펠리시아 공주 가 그렇게 나를 믿는다는 말도 될지 모르겠다. 아니, 부려먹기 편한 건가? 나는 그런 생각을 하곤 일단 고블린이 말해준 대로 뒷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보았다. 그곳에는 과연 자그마한 호수가 있었다. 마치 나무들이 섬처럼 떠있 는걸로 보일 정도로 숲에 접근한 호수였다. 실제로 호수의 북쪽부분은 나무 들과 근접해 있었다. 작은 호수는 원래 수질이 안좋기 마련인데 바닥이 흙으 로 된게 아니라 돌로 깔려있는게 물이 맑고 투명하다. 문제는 마을에 너무 가까워서 사람들이 보기 쉽다는 것이다. 고블린이라면 아무도 그 나신을 보 고 싶지 않을테니 아무데서나 할 수 있겠지만 펠리시아 공주는 좀 무리가 아 닐까? "음. 쳇 손님 대접이 형편없네. 카이레스, 갑옷 좀 벗겨 줘." "예." 나는 왠지 얼굴이 붉혀지는 것을 느끼곤 그녀의 갑옷을 벗겨주었다. 그러자 그녀는 옷을 입은 채로 물로 걸어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들어간 그녀는 곧 물가에 드리워져있는 나무로 걸어가서 나무 뒤로 숨었다. 호수의 수면은 나무들을 반사하느라 푸르게 물들어 있었다. 나는 갈아입을 옷을 꺼내서 그 녀가 숨은 나뭇가지위에 걸어놓고 그녀가 벗어주는 젖은 옷을 받아들었다. 나는 펠리시아 공주의 속옷가지들을 받아 들고는 좀 민망해서 내려 놓고는 중얼거렸다. "빨래는 해줄려나." "고블린에게 빨래를 시키느니 카이레스 너에게 맡기고 말겠어." "그런, 나는 지금 환자라고요. 일 시키지 말아요!" "그런 것 치곤 잘 걸어다니는데 뭘. 억울하면 공주나 왕자로 태어나지 그랬 어?" "공주는 사양하고 왕자라면 생각이 있군요." 나는 그렇게 말하곤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았다. 아메리아 인들의 마을이라도 해도 이곳은 그저 잠시 들러보는 곳인가 보다. 지나 다니는 사람들도 그렇게 많지 않고 그저 너무 늙어서 여행을 다니지 못할 정도의 노친네들이 이따금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그때마다 그들은 나를 무슨 집 지키는 개쯤으로 보는 지 쯧쯧 하고 혀를 차면서 지나가는 것이었다. 참 사람 민망하게 만드네. 어 쨌건 그렇게 심심하게 앉아있자니까 펠리시아 공주가 말을 걸어왔다. 나무 너머로 우리들은 여러 가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카이레스. 앞으로 어쩔거야? 그 블랙드래곤이 지킨다는 흑의 탑으로 갈거 야?" "예. 그래야죠 뭐. 달리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위험할 텐데." "뭐 저만 위험하면 되니까 공주님은 여기 있어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펠리시아 공주가 뚱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연하지! 내가 언제 따라간다고 했어? 블랙드래곤이 지키고 있는 탑으로 들어 가는 건 로그마스터가 할 일이지 내가 할 일이 아니잖아." "....." 농담으로라도 같이 가주겠다고 하면 안되나? 어쨌거나 나는 계속 지키고 있 는 것도 심심해서 공주의 옷들을 다시 뒤적여 보았다. 음. 공주는 몸매가 제 법 갸날프군. 그런 몸으로 잘도 칼을 휘둘러대고 방패로 사람을 때려대다니. 몸의 탄력이 강한 건가? 뭐 검술로는 그렇게 뛰어나다고 하지 못하겠지만 공 주는 묘하게 호전적이고 살기가 넘치는데다가 장비가 좋아서 지금까지는 실 력에 비해서 제법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블랙드래곤이 지키는 탑에 들어 가는 건 못하겠지? 결국 내가 목욕을 끝마치자 곧 해는 떨어지고 축제가 시작되었다. 제대로 자 지도 못했군. 하지만 몸이 많이 나았으니까 그건 신경쓰지 말자. 젠장. 펠리 시아 공주 뒷바라지 하느라 뭐하는 짓이냐. 어쨌건 아메리아 인들은 벌써 불 을 피우고 여기저기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놀고 먹는 소리가 들려왔다. 거대 한 캠프파이어 주위로 작은 불꽃들과 마차들이 늘어서 있는 것이 보였다. 다 들 디모나의 그 마차처럼 원색적인 이동가옥인데 저렇게 불빛을 받으며 원을 그리고 있는 모습은 신비하다 못해서 어떤 주술적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제길. 아무리 공주라지만 도대체 뭐야? 이건!" 나는 자기 때는 갈때까지 기달려달래놓고선 정작 나를 버려버리고 이미 내려 간 펠리시아 공주를 원망하면서 새 옷으로 갈아입고 마을 광장으로 달려갔 다. 축제는 한창이었다. 아메리아 인들은 이동가옥 마차와 집등에서 등불을 달아 두고 광장 한가운데 큼직한 캠프파이어를 피워 둔채 각자 만돌린, 류트, 비 올라, 첼로, 바이올린, 하모니카등 시대와 지역을 초월한 가지가지의 악기를 이용해서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있었다. 여기저기에서는 뭐로 만들었는지 알지도 못할 이국적인 음식들을 요리하고 있고 각종 술로 입을 축이고 있었다. 그야말로 국적이 뒤섞여버린 방랑자들의 축제였다. 나 는 신기한 축제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캠프파이어 쪽으로 다가갔다. "아 카이레스!" 디모나가 나를 발견하곤 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러자 그녀의 옆에 있던 펠리 시아 공주도 나를 돌아보았다. "이제 온거야?" 쳇. 잘도 말하는 군. 나는 왠지 좀 삐져서 사람들을 헤치고 그녀들의 옆으로 다가갔다. "자 일단 이렇게 된거 즐기고 있어." "별로 즐길 거리가 없는데. 음." 나는 그렇게 말했지만 그때 디모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불가로 가더니 다른 사람들과 함께 춤을 추기 시작했다. 나는 그다지 춤이나 그런것에 소질이 없 어서 바라보면서 술잔을 받았다. 누군가가 제법 비싼 세리주를 내 잔에 가득 채워줬다. 시큼털털하면서 달콤한 향기가 싸구려 술잔을 가득 메우고 있었 다. 나는 술잔을 받고 자리에 앉아서 디모나를 바라보았다. 다른 아메리아 인의 소녀들, 혼혈인의 소녀들도 함께 춤을 추고 있었다. 춤 동작이 일정한 걸 보니 원래 아메리아 인들에게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 춤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역시 디모나가 가장 돋보인다. 디모나는 불꽃을 등지고 매혹적인 검 푸른 눈동자로 날 힐끗 바라본 뒤 웃어보였다. 그녀는 마치 바람을 끌어안고 애무하듯 뭔가 농염한 자세로 춤을 추면서 소녀들과 뒤섞였다. 하지만 금색 의 브레이슬릿이 보이고, 검푸른 머리칼이 보이면 단숨에 디모나란걸 알수 있었다. "완전 맛이 갔군?" "애?" 나는 공주가 그렇게 투덜거리는 걸 보고 옆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공주는잔 을 들어서 내 잔에 부딪혔다. "여기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된 건 지 모르겠어. 이 브로큰 랜드에서 살면 서 불도 피우고 놀다니. 나같으면 마을을 옮겼을텐데." "정말 그들이 말한 대로 백인보다 오크들이 나은가 보죠."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펠리시아 공주를 바라보았다. 펠리시아 공주는 술잔을 입에 가져가 한모금 마시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싸구려인데. 어쨌거나 카이레스. 흑룡이 지키는 흑의 탑에 갈거야?" "예. 벨론델을 구출하고 그녀로부터 오르테거 대제의 무덤의 위치를 알아야 겠어요." "아까전에 내가 따라가지 않는다고 했지만 오라버니는 그러라고 나를 보낸게 아닐테니 따라가겠어." "...." 뭐 사실 별 도움이 안되는데 따라오겠다고 그렇게 선심쓰듯 말하면 내가 화 나지. 하지만 아까전과 비교해보면 태도는 더 나아졌달까? 나는 그래서 펠리 시아 공주에게 말했다. "그런데 슬슬 보디발 왕자는 포기하는 게 낫지 않아요? 아무리 봐도 가능성 이 없는데?" "....." 윽. 내가 너무 심한 말을 했나? 펠리시아 공주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가 만히 서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녀의 눈치를 보면서 슬금슬금 다시 ㅇ춤을 추 고 있는 소녀들 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런데 그때 소녀들중 한명이 나를 보 곤 살짝 윙크를 했다. "어?" 나는 혹시나 싶어서 내 뒤를 보았지만 뒤에는 그 장로가 떡 하니 버티고 서 있었다. 즉 나를 보고 한 것이란 이야기인데. 아참 이거 인기 있는 사람은 괴롭다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곤 뒤통수를 벅벅 긁었다. 그런데 그때 갑자 기 한 사람이 허둥지둥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그는 곧 장로와 디모나 에게 급히 말하기 시작했다. "저... 아타와의 왕, 칼릭 카르나크가 이곳으로 온답니다." "칼릭 카르나크?" 나는 듣도 보도 못한 놈의 이름을 듣고 사람들이 놀라는 것을 보면서 옆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디모나도 그의 이름을 듣고선 알지 못하는지 눈만 크게 뜨고 있었다. "아타와에 왕이란 것도 있어요?" "음. 아니 그것보다 어떻게 트린트들의 가호를 받지 않고 이 숲으로 들어올 수 있는지가 궁금한데?" 장로는 내 질문에 그렇게 대답했다. 하지만 그때 갑자기 숲의 동쪽 부분에서 펑 하는 폭음과 함께 거대한 트린트 하나가 마을 안쪽으로 날아와 떨어졌다. 마치 거대한 떡갈나무를 거인이라도 뽑아서 집어던진 것 같았다. 움직이는 나무의 정령을 저렇게 쉽게 집어던지다니 어떤 괴물인가 보았더니 왠 백발의 남자가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푸른 피막의 날개를 가 지고 있는 푸른 머리칼의 여성과 드레이클링, 혹은 드라칸이라고 부르는 거 대한 용인이 있었다. 무려 3미터에 달하는 엄청난 신장, 터무니 없이 흉악해 보이는 용의 머리, 긴 꼬리, 두껍게, 인간처럼 2족보행을 하기 위해 발달한 몸, 그리고 등에 짊어진 거대한 카타나와 전신을 두르고 있는 붉은 갑옷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이런! 축제분위기에 물을 끼얹은 것 같아 미안하오. 트린트들과 대화를 하 다가 좀 거칠어져서." 그 백발의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들었다. 이전 캐스윈드가 그랬듯 전신을 마치 일렁이는 불꽃처럼 감싸고 있는 검은 문신이 얼굴에 까지 올라 와 있었다. 백발과 대조되는 검은 문신, 짙은 고동색의 피부가 특이하지만 상당히 강력해 보이는 미남자다. '초능력자로군. 오네건과 같은.' 스트라포트 경은 그를 보곤 대번에 그렇게 말했다. 나는 의아해 하면서 물어 보았다. '저 문신이 바로 초능력자란 증거인가?' '저 문신은 초능력자가 자신의 힘을 저장해둔 일종의 임시저장탱크야. 그리 고 저 어깨위에 얹혀있는 보석은 사이 크리스탈이군.' 나는 스트라포트 경이 가리키는 검은 보석을 바라보았다. 그 갈색인종 아타 와의 왕이라는 칼릭 카르나크의 어께에는 새하얀 머리칼과 대조적인 새카만 보석이 있었다. '사이크리스탈이라. 오네건의 것이 가네트 같았는데 저건 새카만게 섀도 오 닉스 같군.' 나는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스트라포트 경이 대답해주었다. '저놈의 정신이 악에 물들어 있다는 증거야. 게다가 옆의 여자는 인간과 드 래곤의 중간적 존재인 드래곤 뉴트이고 그 드라칸, 용인은 그루자트인데?' '그루자트?!' 그루자트라면 킷 아슬나하의 눈을 날려버린 장본인이잖아?! 젠장. 그러고보 니까 저 3미터짜리 거대한 용인이 2미터 짜리 카타나를 휘둘러 대면 대책이 없을 것 같다! 내가 그렇게 놀라고 있자 스트라포트 경은 계속해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혼돈의 여왕, The Cromatic One, 악룡여제, 트라세네아, 엠 카넬리즈, 각종 암흑의 이름을 다가지고 있는 만유의 여왕의 종사야. 놈이 섬기고 있는 놈은 악이지만 자기 자신은 감정이란 게 없고 그만큼 살인적으로 강해. 적으로 돌 리지 않는 게 좋을거다.' 스트라포트 경이 강하다고 할 정도면 강한 거겠지. 하지만 적으로 돌릴지 안 돌릴지는 모르겠다. 어쨌건 이 작자들이 여긴 어쩐 일이지? 나만 그런 게 아 니라 사람들이 모두들다 그들을 바라보고 걱정하고 있었다. 과연 저 아타와 의 왕 칼릭 카르나크란 자는 무엇 때문에 여기에 온 것일까? < 계 속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파이팅 매니아 2로 럭키짱을 만들면 어떨까요? 1은 북두의 권이였으니... "이제부터 나의 공격을 막는데 애로사항이 꽃필 것이다!" "상대가 너무 큰 부상을 입기 때문에 지금껏 참아왔던 거야!" "108계단~!" "크헉~ 이건 지금까지의 타격과는 다르다!" "허억! 이건 뼛속까지 아프다!" 이런 소리가 나는 파이팅 매니아를 해보고 싶군요.(정말?-_-;) 『SF & FANTASY (go SF)』 29146번 제 목:<> C.Xenocide#4 올린이:휘긴 (홍정훈 ) 01/06/18 18:37 읽음:2939 관련자료 없음 ----------------------------------------------------------------------------- *********************************************************************** 음. 시스프리를 했는데 아 이거 사람 미치게 만드는 군요. 12인의 여동생이라... 후. 불쌍한 인간들. 뭐 나도 기분 나뻤다는 건 아니고... 그래. 좋았어.ㅠ.ㅠ; 젠장. ***********************************************************************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제 20 화 : Counter Xenocide#3 ------------------------------------------------------------------------ 팔마력 1548년 9월 8일 "내가 흥을 깬 것 같군. 미안하오. 트린트들은 아무런 문제 없소. 그저 마지 막으로 막는 것도 죽이지는 않았고." 칼릭 카르나크, 아타와의 왕은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긴 백발이 흔들리는데 상당히 멋지군. 전체적으로 백발을 하고 있는 것에 비해 서 나이는 그다지 많지 않은 듯 하다. 20대 초반정도? 그런데 아타와의 왕이 왜 이런데 와있는 것일까? "무슨 일 이시지요? 굉장히 무례한 방문이군요." 디모나는 족장답게 나서서 그렇게 말을 했다. 그러자 칼릭은 고개를 저었다. "이전에 한번 방문하겠다고 약속을 했었소. 그런데 그대가 바로 디모나 윈드 워커요? 역시, 듣던대로요. 하이델로크가 인생을 걸었다는 이야기도 이해가 가는 군." "하고 싶은 말이 그것인가요?" 디모나는 가느다랗게 눈을 떴다. 저 칼릭은 디모나의 아름다움을 칭찬했지만 결코 어떠한 욕망을 느끼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과연 초능력자인 건가? 디모 나도 상대가 타입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는지 조심스럽게 대응했다. "물론 아니오. 실은 로그마스터의 문장, 고대의 열쇠를 빌릴까 하고 왔소." "....." 어머나? 왜 다들 그걸 노리지? 나는 깜작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때 그가 나를 발견했다. "흠. 백인이 있는데?" "아, 그들은 제 친구입니다. 그게 당신과 무슨 상관이죠?" "아니 별 상관은 없지. 별 상관은..." 그는 그렇게 말하곤 나를 노려보았다. 뭐랄까. 상당히 무서운 눈초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펠리시아 공주는 그런 그를 정면으로 노려보았다. "흠. 뭐 그건 그렇다 치고 대답은?" "거절입니다." 디모나는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그순간 뒤에서 잠자코 있던 드래곤 뉴트의 여자가 앞으로 나섰다. "어리석은 인간이군. 그렇다면..." 그순간 그녀의 손아귀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 칼릭 이 얼른 그녀를 제지했다. "그만둬라! 에니히." "흥. 인간녀석의 말을 내가 들을 이유가..." -확! 그러나 그순간 갑자기 주위에 바람이 일어났다. 놀랍게도... 그 뒤에 서있던 용인, 그루자트가 어느틈에 칼을 뽑아서 그녀의 목에 가져간 것이다. "어리석구나. 네 목숨은, 고양이로 생각해서 여덟 개 남았다. 에니히." 그루자트는 낮고 탁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에니히란 드래곤뉴트 의 여성은 깜짝 놀라서 물어보았다. "그, 그루자트님! 저 인간을 감싸시는 겁니까? " "일곱개." "..." 에니히란 드래곤뉴트는 더 이상 말해봐야 자기 입장만 나뻐진다는 것을 알았 는지 입을 다물었다. 그러자 그루자트는 아무말 없이 카타나를 도로 칼집에 집어넣었다. 그 2미터짜리 카타나가 움직이는 볼륨감이 너무나도 대단해서 다들 입을 다물게 되었다. "대단하다." "...." 순간 사람들 사이로 팽팽한 긴장이 느껴졌다. 이 3인의 힘은 이 마을 전체를 가볍게 능가할 것이다. 오랜 숲의 정령과 그 아들들인 살아있는 나무, 트린 트들 마저도 이들의 진입을 막지 못했던 것이다. "거절인가? 이유도 듣지 않고? 흠, 섭하구려. 내가 당신들에게 안좋은 인상 을 주었소?" "예." "미안하오. 하지만 나는 아메리아 인들 1000명을 시도니엘의 광산에서 구해 내었소. 그래서 울프 블러드 클랜과 웰데즈 클랜의 지지를 받고 있소. 아메 리안과 아타와는 동지가 될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그렇게 말했다. 확실히 아타와건 아메리아이건 제국에게 탄압받는 유색 인종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정말 광산에서 강제노역을 하 고 있던 유색인종들을 구출해 내었다면 칼릭 카르나크는 어떤 의미로는 은인 이고 동지인 셈이다. 그런데 그런 이를 단지 트린트들을 강행돌파했다는 이 유만으로 거절 할 수는 없는 것이리라. "제 물건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렇소이까? 그렇다면 할수 없군요." 그런데 그때 방금쓰러졌던 트린트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원래 나무의 형태를 하고 있는 트린트인지라 일어서는 모습이 너무나 힘겨웠다. 나무가 일어나려 하니 될턱이 있나? 그 트린트는 나뭇가지같은 긴 팔을 이용해서 몸을 일으켜 세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 그 칼릭이 손을 트린트를 향해 뻗자 트린트는 공중으로 떠올라서 바로 섰다. "돌아가." 칼릭 카르나크가 그렇게 말하자 트린트는 아무런 반응없이 멍해져서 숲으로 꾸물꾸물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마 정신조종을 받게 된 것 같았다. "자 그러면 어디에 있는지, 과연 누구의 것인지 알고 있소?" "그것은..."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곤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나에게 말할 경우 그것이 초 래할 피해를 나에게 떠넘기는 것이 싫은가 보다. 하지만 나는 자리에서 일어 났다. "그거라면 내가 가지고 있는데?" "카이레스!?" 펠리시아 공주는 나를 말리려 했지만 나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아메리아 인들은 손님을 저런 자에게 의도가 어찌되었건 쉽게 내주려 하지 않을 것이 다. 그래서 다들 내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도 나서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그렇게 자부심을 위해서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을 내가 이용하고 편안히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그 런 것 때문에 여기 사람들을 저들과 나쁜관계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위험해 질테니까. 기왕 위험해진다면 나 한명만 위험해 지는 게 낫지 않을까? "흠. 이상한 일이군. 그러고 보니 최근 라이오니아 왕국쪽에서 로그마스터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조심스럽게 돌던데. 당신인가?" "그렇소만?" 내가 그렇게 묻자 그는 내게 걸어왔다. "뭐 이야기는 들어서 아시리라 믿소. 나에게 그 로그마스터의 문장을 건네주 지 않겠소? 그것은 어찌되었건 간에 절대로 팔마 교단의 손에 들어가서는 안 될 물건이오." "팔마 교단에 들어가면 안될 물건이라면 그대 손에 들어가도 안될 것 같은 데? 게다가 남의 물건을 요구하는 자세가 틀려먹었다고 생각되지 않소?" 내가 그렇게 비아냥 거리자 그의 눈썹이 경직되었다. 화났나? 하긴 왕이였다 는데 이런 대접 받으면 화나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찔려서 사과를 할수 도 없는 거잖아?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를 바라보았지만 그는 나에게 직 접적으로 화를 내지는 않았다. 다만 웃을 뿐. "어찌되었건 당신이 거절한다면 뭐 강제로 빼앗을 생각은 없소. 다만 절대 팔마교도들에게 넘기지 말아줬으면 좋겠소." "어? 그런건 염려하지 않아도 되오." 나는 그렇게 말했다. 이 사람들 생각보다 의외인걸? 예절이나 예의등은 제법 지킬 줄 아네. 역시 왕이란 건가? "그럼, 흠 가겠소. 내가 가는 게 당신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된다면." "아니. 그렇지 않소." 장로는 지팡이를 들며 그렇게 말했다. 디모나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앞 에 나아갔다. "아타와의 왕 칼릭 카르나크이시군요. 미흡하지만 저희들의 축제에 참관해주 시면 크나큰 영광으로 알겠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정말 우아하게 무릎을 끓었다가 일어났다. 그러자 칼릭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 "감사합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 모닥불 근처로 다가왔다. 그러자 그 드래곤 뉴트나 드라 칸은 뒤로 멀찍이 물러났다. "...제길." 하지만 내가 듣기론 바로 저들이 이노그, 우스베를 되살려낸 장본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킷 아슬나하가 전해준 내용이 정확하다면 저들이 바로 우스 베를 부활시킨 장본인들이다. "카이레스, 왜 나섰어?" "아니 그냥 혹시나 해서." 나는 펠리시아 공주에게 그렇게 대답해주었다. 그러자 그녀는 이를 악물었 다. 그녀는 평상시엔 대단히 무모하고 잔인하지만 이렇게 상대가 압도적으로 강할 때는 역시 신중했다. "그 킷이란 엘프의 눈을 날려버렸을 정도라면, 우리가 싸워서 이길 수 있을 리가 없겠지?" "예." "그럼 주의해. 카이레스. 괜히 시비걸지말고." "내가 시비건 적은 한번도 없어요. 적들이 이 목걸이를 노리고 덤비는 것 뿐. 나는 평화주의자라고요. 나보다 강한적들에 한해서."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원래는 그 드래곤뉴트나 칼릭 카 르나크와 자리를 피하기 위해서였는데 그때 마침 남녀가 춤을 추기 시작했 다. 나는 엉겁결에 웬 아메리아의 소녀와 어설프나마 춤을 추게 되었다. "윽, 에고, 그, 그게." "아이 참. 좀 잘해봐요." 나와 춤을 추게된 여성은 그렇게 핀잔을 주었다. 아메리아인들의 민속춤은 불의 주위를 돌면서 남녀가 손을 잡고 시계 방향으로 계속 돌면서 추는 춤인 데, 나는 곧 무난히 스텝정도는 따라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게 아닌데 아닌데 하면서 나는 춤을 추고 술을 마시고 고래고래 악을 쓰고 노래를 불러야 했 다. 결국 술퍼먹고 놀았다는 소리지 뭐. 칼릭 카르나크는 계속 무서운 모습으로 나를 몇번 바라보았지만 그렇게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아무생각없이 노는 모습을 보자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했다. 결국 화톳불이 꺼질무렵 그와 에니히, 그루자트는 즐거웠다고 거의 겉치레로 이야기를 하고 떠나버렸다. 그리고 사람들은 다 타서 꺼져가는 화 톳불을 뛰어넘으며 축제의 끝을 마무리 지었다. "후..." 나는 술기운을 달래기 위해 다시 호수에 가서 얼굴을 담궜다. 사실 나의 경 우는 술에 어지간해선 취하지 않는다. 지금 같은 경우도 술기운을 달랜다기 보다는 칼릭 카르나크란 놈에게 신경을 많이 쓰고 긴장을 좀 해서 얼굴이 달 아오른걸 식힌다는 것에 더 가깝다. 내가 그렇게 호수에 머리를 처박고 있는 데 갑자기 부스럭 하는 소리가 들렸다. 얼른 물속에서 머리를 빼서 뒤를 돌 아보니 디모나가 바위위에 앉아있었다. "찬데 앉으면 치질 걸려." "하고 싶은 말이 그거뿐이야?"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나를 흘겨보았다. 나는 그녀를 바라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달도 슬슬 서쪽으로 떨어져 가고 있었다. 디모나는 자기 무릎에 턱을 괴고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왜 일어났어? 그때? 칼릭이 위험하다는 생각 들지 않았어?" "아 그야 뭐 다들 말하고 싶어서 안절부절 못 하고 있는 게 안쓰러워서." "바보. 저 칼릭이란 자는 굉장히 위험하다던데 만약 공격이라도 걸면 어쩌려 고 그랬어?" "위험하다니 그 정도로 위험한 거야? 내가 겁을 먹어야 할만큼??" 내가 그렇게 묻자 그녀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카이레스 너보다 목에 상금이 더 많이 걸려있어. 제국에서지만, 제국 금광 시도니엘을 지키고 있는 제 2 전단을 뚫고 노예생활을 하고 있던 아타와들과 아메리안, 그리고 카르투등의 유색인종들을 구출해냈다던걸?" "2 전단?" 전단이라면 제국의 군 편제로서는 거의 최고단위다. 대충 수는 1만에서 3만 사이...라이오니아 왕국의 귀족들, 민병들 다 합쳐보면 총 전력이 한 2만정 도로 추산되는 것이니 1개 전단이 얼마나 대단한 부대인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이들의 경계를 뚫고 노예들을 탈출시킬 수 있다니 그 얼마나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인가? 이미 인간의 경지를 가뿐히 넘어선 단계 였다. 하긴 그 옆의 드래곤 뉴트와 드레이클링이라면 틀림없이 인간은 아니 지. "하지만 그가 바로 악의 세력을 부활시키는 장본인일걸? 거 멜랑콜릭 실반엘 비쉬 사무라이, 킷 아슬나하가 말해준 정보에 의하면 틀림없으니까." "맞아. 그는 원래 아타와의 카르나크 왕가, 마지막 왕이야. 아타와 제 3 왕 가인 카르나크 왕가는 모스 대륙에서 마지막까지 항전하던 아타와의 왕국이 였지. 하지만 제국에 의해서 멸망당하고 그 가족들은 노예로 잡혀가 죽고 칼 릭 카르나크만이 탈출한 모양이야. 당연히 백인들에 대해서 뿌리깊은 증오심 을 가지고 있지." 디모나는 아마 장로에게서 들은 듯 그렇게 말했다. "아마, 아메리아의 원로원에서는 나를 그와 결혼시키려 할지도 모르겠어. 어 차피 클랜로드로서의 나는 세베른의 피가 섞여 들어간 탁한 피인데다가 로그 마스터가 되지 못했으니까 어차피 누군가는 해야할 정략 결혼이라도 하라는 거겠지. 확실히 그의 힘이나 이상은 과격한 사람들에게는 좋은 이야기이니 까." "뭐? 너... 너는? 그런 게 괜찮아?" 나는 깜짝 놀라서 그렇게 물었다. 그, 그렇다면 로그마스터가 되려고 한ㄴ 것은 바로 그런 문제 때문이었구나. 그녀에게는 비록 방랑인이긴 하지만 그 래도 엄연히 드래곤즈 블루드의 족장이다. 족장이라면 그 의무와 책임이 뒤 따르는 것이다. "물론 괜찮을 리가 있어? 나는 그런게 싫어. 뭐 하긴 그들도 권유를 하는 것 뿐이지 나에게 강제로 강요할 수는 없어. 괜히 클랜로드인건 아니니까."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물가에 걸어와서 발을 담갔다. 별빛을 반사하는 물에 발을 담그는 순간 수면이 이지러지면서 마치 어둠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아 보였다. 그런 것 치곤 빨려 들어가는 여자가 너무 웃고 있지만. "아 차다. 정말 이물은 참 시원하고 좋아." "그러면 어쩔건데?" "나도 잘 모르겠어. 뭐 싫다고 하면 알아서 그만두겠지. 칼릭이란 남자에게 협력하라고 한다면 글쎄, 로그마스터인 너를 지키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클 랜로드로서의 나를 지키는 것이 더 나을 까? 게다가 만약 칼릭이 보복이라도 한다면?" "...나도 만약 당하게 되면 보복이라도 해야겠다고 으름장을 놔야 겠군?" 나는 디모나가 그렇게 말하는 것이 섭해서 장난삼아서 그렇게 말했다. 그러 자 디모나는 즉시 사과를 하기 시작했다. "아 미안, 그럴 생각은 아니었어." "안일한 소리 하지말고." 내가 그렇게 말하자 디모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 역시 자기자신의 입장 이 난처하다는 거겠지. "정략결혼이란 건 어쨌거나 안 좋으니까. 거절 할 생각이긴 한데. 칼릭이라 는 그 남자, 어쩌면 우리 적이 될지도 몰라." "적이 될걸." 나는 솔직히 그렇게 말했다. 왜냐면 스트라포트 경이 해준 이야기를 들어서 그 옆에 있는 놈들의 목적을 대충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저, 그루자트의 목적이라면 악신 크로매틱 원을 이 세상에 강림시키는 것일 거야. 그렇다면 이 세상은 거의 멸망한다고 봐야지. 크로매틱 원은 유니버설 파워라서 굳이 강림을 위해서 이 세계에 신자가 많이 있을 필요도 없어. 우 주적인 혼돈의 에너지를 양식으로 먹고사는 모든 악한 드래곤의 어머니이니 까.' 스트라포트 경의 말대로라면 이 크로매틱 원은 이미 인간이 대적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아니 사실 드래곤만해도 인간이 대항할 수 있는 적이 아니 다. 그런데 이노그도 아니고 크로매틱 원을 부활시키려 하다니, 무슨 생각인 걸까? "설마 세상이 멸망이라도 하길 바라는 건 아니겠지?" "아. 그런 바보같은 놈이 있다니!" "아니, 하지만 분명히 어차피 자기 나라를 다 잃게 되었다면 그렇게 자폭하 는 것도 나쁘진 않아." 디모나는 솔직히 그렇게 말했다. 인본주의자로서는 굉장히 위험한 견해이지 만 그녀도 어느 부족의 대표라는 자각이 있어서 그런 것일까? 평상시와 달리 그렇게 살벌한 이야기도 한다. 하긴 자기가 책임져야 할 모든 것을 파괴한 상대에게 룰과 인권같은거 따져주고 싶은 생각이야 나라도 없겠지.나는 디모 나를 바라보고 이전부터 묻고 싶던 것을 물어보았다. "그런데 어째서 너는 나와 함께 있는 거니? 디모나, 앞으로도 계속 위험이 닥칠텐데 단지 언제 들어올지 알지 못할 로그마스터의 유품을 얻겠다는 걸론 설득력이 부족해." "...맞아. 진짜 설득력이 부족해. 그럼 널 죽이고 빼앗아가기라도 바라니?" 그녀는 그렇게 반문했다. 에이 설마 내가 죽길 바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 고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순간 디모나는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마치 희생물 을 눈앞에 둔 서큐버스 처럼 요염하고 사악한, 그러면서 아름다운 미소였다. 마치 거미줄에 걸린 벌레처럼 나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지금이라도 죽이고 빼앗아 가길 원하니? 카이레스?"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나에게 한발짝 다가왔다. 숨결이 와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로, 나는 디모나의 검푸른 눈동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 곤 한숨을 내쉬었다. "장난은 하지마. 디모나. 나는, 단지 바라는게 있다면 즐겁게 사는 것 뿐이 야. 디모나. 만약 네가 나를 죽일 기회가 있고, 계속 죽이고 싶은 충동을 느 껴왔다면 너에게 감사한다. 나를 아직 살려둬서. 그리고, 나를 도와줘서." 나는 솔직하게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디모나는 갑자기 손을 뻗어서 날 물로 밀었다. 원래 윈드워커의 부츠를 쓰면 굳이 물로 밀려 떨어질 일도 없지만 나는 그냥 순순히 물로 밀려들어갔다. "베. 카이레스. 그런걸로 고마워 하지마. 난 언제든지 마음이 바뀔지 모르니 까. 그리고, 앞으로도 잘하자. 꺄하하하하!" "푸. 저 계집애가! 야! 나는 너보다 두 살 위야! 오빠라고 불러!" "아잉 카이레스 오~빠~이잉. 어때? 이렇게 불러도 정말 오빠라고 불리고 싶 어?" "으이구. 알았다. 그만둬라." 나는 그렇게 말하고 못내 져주는 척 했다. 그러자 디모나는 자리를 털고 일 어나서 장로의 집으로 걸어갔다. 나는 한숨을 내쉬고는 호수에서 일어나서 대충 물을 털어내고 정해진 숙소로 걸어갔다. 어찌되었건 내일부터 새로운 여행을 시작해야 하는데 지금은 자두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지만 과연 이 목걸이에 무슨 힘이 있기에, 팔마교단도 그리고 백인들을 적으로 돌 리는 칼릭에게도 필요한 것일까? 왠지 이렇게 까지 왔는데도 앞날이 더 꼬일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도대체 나와 관련된 놈들이 몇이냐? 에스페 란자 공안국, 로스트 프레일, 의문의 바포우 메트 교단, 그리고 목걸이를 노 리는 팔마교단, 저 칼릭 카르나크까지. 아! 정말 몸 사려야 겠구나. 9월 9일 아침에 일어나보니 나는 흠뻑 젖은 채로 호수 옆의 풀숲에서 자고 있었다. 숙소로 들어갔을 때 벌써 들어와서 자리에 누워있던 펠리시아 공주가 비명을 지르며 날 내쫓는 바람에 밖에서 자게 된 것이다. 뭐 남녀칠세 부동석이라는 저 동방의 가르침도 있다고 하니 참아야 하겠지만 도대체 내가 무슨 죄를 지 었길래 술취한 공주의 손에 의해서 내쫓겨야 하나? 그러나 나는 어떻게 된일 인지 그녀의 뜻에 따라 밖으로 나가 자게 되었다. 디모나에 의해서 몸은 젖 었지, 스트라포트 경이 내 몸을 험하게 써서 다 망가뜨려놨지! 그러고 보니 몸이 비명을 질러주는데다가 감기까지 걸려서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눈앞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제 아무리 환염의 미카엘이라 하더라도 몸을 물에 다 적시고 밤에 길바닥에 서 자면 이렇게 된다는 것을 확인한 아주 좋은 하루였다. 제기랄. "아, 카이레스? 왜 밖에서 잤어?" "그... 그야 공주님이 내쫓았잖아요!" 나는 문을 열고 나오다가 나를 발견하고 의아해하면서 묻는 공주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공주가 잠깐 생각해보더니 피식 웃었다. "어제 너무 술취해서 모르겠는데. 카이레스, 멍청하긴, 술취한 사람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었잖아?" "그럼 다음부터 공주님이 술 먹으면 말 안 들어도 돼요?" "그럼 물론 즉결처형이지." "거봐."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쨌거나 오늘은 장로의 집에 가 서 흑의 탑까지 가는 길을 알아봐야 하기 때문이었다. 나는 어질어질한 몸을 이끌고 조심스럽게 장로의 집으로 다가가 보았다. "아 배고프다." 나는 그렇게 투덜거리면서 장로의 집으로 걸어갔다. 장로의 집 가까이로 가 보니 향긋한 호박파이 냄새가 나고 있었다. 역시 안에 들어가보니 벌써 식탁 에는 식사가 다 준비되어있었다. 나나 공주의 몫까지 놓여 있어서 우리는 얼 른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아! 어서들 오게. 그렇잖아도 왜 안 오나 기다리고 있었지!" 장로노파는 그렇게 말하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자네는 몸이 안 좋은가 보군." "예, 어제 좀 너무 놀은 것 같아서." 나는 그렇게 말하고 디모나를 흘겨보았다. 차마 디모나가 물에 빠트리고 펠 리시아 공주가 내쫓아서 감기 걸렸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런데 그렇게 생각해보면 디모나는 혀를 살짝 내밀었다가 입을 다물고 일단 식사 부터 시작했다. 우리는 그렇게 식사를 끝내고 바로 흑의 탑을 찾아갈 준비를 했다. "이건 일단 몇장 되지 않는 브로큰 랜드의 지도일세.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 진 것이라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흑의 탑에는 두꺼운 늪지가 형성되어있 네. 게다가 리자드 맨들이 살고 있으니 주의하는 게 좋을 거야. 일단 이 탑 까지 접근하는 것 자체가 힘든게..." 장로노파는 그렇게 말하고 지도의 습지 주위를 가리켰다. "이곳은 오크의 울프 라이더들이 순찰을 도는 순찰코스일세. 그리고 이곳은 바로 트롤들이 서식하는 계곡중 하나고, 게다가 드래곤이 있다는 게 문제고 여긴 리자드 맨의 부족, 여기는 호전적인 우르크들이 부족을 이루고 살고 있 네. 여기만 해도 이미 이 탑은 난공불락의 요새가 된다네. 게다가 접근하는 루트 길이 자체도 길고 영원한 겨울의 산맥이라고 부르는, 사실 산맥이라고 까지 하긴 힘들지만 그래도 충분히 사람 여럿 잡아먹는 살벌한 산맥일세. 무 엇보다도 아무리 한여름이라 하더라도 그곳에선 반드시 눈이 오고 얼음이 쌓 이니까 주의하는게 좋을 거야." 노파는 그렇게 나에게 충고를 해주었다. 확실히 지도를 보건대 저렇게 많은 놈들이 저 흑의 탑을 막고 있다면 확실히 그만큼 흑의 탑이 중요하다는 뜻이 리라. 물론 그게 벨론델 때문인지 아니면 탑 자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데 과연 어떻게 해서 들어갈 것인가가 문제죠. 음. 일단 순찰하는 놈들 이야 문제가 아닌데... 그 드래곤은 어때요?" "블랙드래곤 윌카스트 말인가? 윌카스트는 그렇게 나이가 많은 용은 아니지 만 그래도 인간이 상대할 수 잇는 적은 아닐세. 리자드맨들을 전부다 부리고 있을 정도니까 어렵다고 봐야겠지. 그가 저 탑의 수호자인 것은 확실하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곤 정보를 주었다. 하지만 듣는 정보마다 별로 그렇게 유 용한 것은 아니였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스트라포트 경의 망토가 펄럭이기 시작했다. 시도 때도 없이 펄럭이는 망토지만 소리가 날만큼 펄럭이는 것은 그렇게 흔하지 않았다. 나는 깜짝 놀라서 정신을 집중했다. '저기... 어디 와이번이나 그리핀처럼 하늘을 날수 있는 생명체가 없을까 물 어봐. 그리고 바드도.' '에? 와이번이나 그리핀은 사나워서 어릴때부터 키우지 않으면 말을 안듣는 걸로 아는데? 설마 타고 날려고?' '그 설마야. 어쨋거나 만약의 경우 드래곤이라도 쓰러뜨려야지. 바드가 동물 을 엠파시(Emphacy)로 빠트리는 주가를 부른다면 그 바드송의 힘을 빌려서 다 자란 놈이래도 다시 길들일 수 있어.' '....' 역시 전설의 용사는 생각하는 것도 남다르군. 드래곤이 있으면 쓰러 뜨려버 린다? 뭐 바드야 이 아메리아 인중에선 많을 것 같지만 와이번이나 그리핀은 있을까? "저기 와이번이나 그리핀이 이 근처 서식하고 있나요?" "있네만? 거 흑의 탑이 등지고 있는 룰버산에서 살고 있다네. 굉장히 높은 곳에서 살고있는지라 설사 바드를 통해서 길들인다고 하더라도 힘들 걸세. 만약 그걸로 날아갈 생각을 하고 있다면 포기하는 게 나을 걸세. " "음." 이 노파,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꺼냈는지 잘 알고 있군. 그렇다면 과연 어 째야 한다? 앞날이 너무 막막하잖아? 게다가 흑의 탑까지의 거리도 어마어마 하게 멀고 그동안 지나야 할 길이 장난 아니다. "놀들의 부족도 지나야 하고, 오크부족도 지나야 하고 이 '영원한 겨울의 산 맥'을 넘어야 한다네. 기나긴 여행이 될테니 식료는 잔뜩 준비하는 게 좋을 거야." 노파는 그렇게 충고했다. 과연 지도상으로 보는 길만해도 까마득한 게 고생 길이 훤히 열리는 기분이다. 게다가 예상 루트에 산맥과 습지가 있으니 마차 도 끌고 가지 못한다. 아 과연 우리의 앞날은 어찌된단 말이냐? < 계 속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로그에도 드래곤이 나왔다고 아쉬워 하시는 분들이 있군요. 음. 그런데 확실 히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이후로 사람들이 드래곤의 이름마저도 카르~로 시작 하는게 많더군요. 뭐 이름이야 그냥 지을 수도 있는 거지만, 카르세아린의 영 향을 부인하지 못할 만큼이란 게 문제죠. 『SF & FANTASY (go SF)』 29284번 제 목:<> C.Xenocide#5 올린이:휘긴 (홍정훈 ) 01/06/19 20:15 읽음:2884 관련자료 없음 ----------------------------------------------------------------------------- *********************************************************************** 원래 말야. 나이가 비슷한 미녀여동생은 오빠가 인물이 안받쳐주면 구박의 대상 이라고. 시스프리? 훗. 그렇게 무조건적으로 좋아좋아~하는 화기 애애한 12인의 미소녀 여동생이 말이나 될법하냐~ 왜 이렇게 삐딱하게 보냐고? .... 그렇게 보지 않으면 빠지거든. 사쿠야 같은 여동생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 왠지 전격GS과월호를 다 모아야 할 것 같다는 불길한 충동이... ***********************************************************************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제 20 화 : Counter Xenocide#4 ------------------------------------------------------------------------ 팔마력 1548년 9월 9일 우리들은 마을에서 보급을 받고 말과 마차를 마을에 맡겨야 했다. 산맥과 늪 을 지나는데 말을 끌고 갈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저 말은 절대로 마구간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게 해! 쇠사슬로 매어야 할걸!" 펠리시아 공주는 마구간지기에게 신신 당부 했다. 역시 레이퍼 때문에 많이 놀라서 그런지 말한마리 상대로 무슨 철천지 원수라도 진것처럼 군다. 나는 그저 뒤에서 팔짱을 끼고 휘파람을 불었다. "카이레스! 말이 너 닮아서 그러잖아!" "엑? 나를 닮다니! 나는 억울해!" -히이이잉! 레이퍼도 억울하다는 듯 그렇게 울더니 갑자기 마굿간 기둥에 머리를 처박았 다. 쿵 하고 지붕이 들썩거리자 마구간 지기는 기가 막혀서 그 말을 바라보 았다. "에.. 이말 이름이 뭐라고요?" "레이퍼." 내가 그렇게 당당히 말하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잠시 이름을 생각해보곤 나를 바라보았다. "예?" "당신이 상상하고 있는 그 레이퍼가 맞아요." "...." 왜 그렇게 놀라지? 나는 그렇게 아메리아 인에게 말들을 맡기고는 마굿간을 나왔다. 그러자 마굿간의 밖, 울타리에 앉아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디모나가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왠 나뭇가지 같은 것을 코앞에 대고있다가 나를 바 라보자 손가락으로 그걸 집고 피리릭 돌리기 시작했다. "뭐하다 이렇게 늦었어?" "공주가 늦은거지 난 금방 끝냈어." "그럼 갈까?" "그렇긴 한데..."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뒤를 바라보았다. 펠리시아 공주는 아직 안나올 것 같 군. 나는 그렇게 공주가 안나올 것을 확신하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두다리로 걸어야 하는데 아무리 가벼운 갑옷이라지만 공주가 갑옷을 입고 걸을 수 있을까?" "카이레스도 그거 걱정했구나. 나도 그런데. 아. 너무 걸으면 각선미 망가지 는데." "업어줄까 그럼?" "정말?" "...농담이다. 아무리 나라고 해도 탈진해 죽을거다."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인피니티 백팩을 들었다. 역시 이게 있어서 다행이다. 지금 이 인피니티 백팩의 안에는 두꺼운 겨울용 텐트와 침낭 세 개, 모포, 식량등 거의 손수레로 실어 날라야 할 정도의 짐이 다 들어가 있었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무게는 고작 10킬로그램 정도밖에 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이 렇게 많은 짐을 준비해야 할 정도인가? "영원한 겨울의 산맥은 염마 대전의 끝에 강력한 마법에 의해서 파괴된 땅이 라고 하지. 이름 그대로 언제나 겨울이니까, 겨울산맥을 건너는 거라면 레인 저인 네가 잘 알겠지?" "응. 무지무지하게 힘든 일이지."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나야 튼튼하니까 모르겠지만 디모 나나 펠리시아가 과연 설산을 잘 넘어갈 수 있으려나? 그런데 그때 내 걱정 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펠리시아 공주가 마굿간에서 걸어나와서 나는 상 념을 그만두고 마을의 입구로 향했다. 디모나도 울타리에서 뛰어내리고 내 옆으로 달려왔다. "카이레스! 같이 가. 공주님도 기다려 줘야지." "아 그래." 나는 그렇게 말하고 일행들을 돌아보았다. 그러고보니까 이걸 말하지 않을뻔 했군. 나는 그들에게 손을 들어보였다. "자자. 가기전에 할말이 있는데. 이제부터 숲의 밖을 나가면 말로 의사소통 을 하는 걸 자제하겠어요. 우리가 떠드는게 바로 적들에게 표적이 될수 있으 니까 말대신 이렇게 수신호로 해결하겠다는 겁니다. 일단 이건 정지." 나는 그렇게 말하고 팔을 들어서 주먹을 쥐었다. "그리고 이렇게 좌우로 흔들면 매복. 여기서 팔을 앞으로 내리면 다시 이동 이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두르면 습격입니다. 알겠어요?" "...요컨데 두목이 되고 싶다 이거지?" "...." 왜 이렇게 해석하지? 나는 기가 막혀서 공주를 바라보았다. 남이 좀 걱정을 해서 이렇게 계획을 짜면 호응해주지는 못할 망정 무슨 초치기를 이렇게 좋 아한담? 하지만 디모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카이레스가 선두네?" "응." "질문. 그럼 만약 말을 하고 싶거나 너에게 알릴게 있으면 어쩌라는 거야?" 디모나가 그렇게 물어보자 펠리시아 공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라면 나에게 좋은 생각이 있는데?" "뭔데요?" "돌을 집어다가 카이레스 뒤통수로 던지는 거야." "...." 진짜 보자보자하니까 보이는 군? 사람을 무슨 과녁판으로 보는 것도 아니고. 나원 참. 하지만 그때 디모나가 휘휘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안돼요. 돌을 던지다니 그런!" 엥? 왠일로 디모나가 나를 감싸주냐? 물론 보나마나 초치는 내용으로 흐를게 뻔하지만 사람이 이렇게 맨날 당하다 보면 체념을 하게되고 그 체념을 넘어 서서 다시한번 기대를 하기 마련이다. 혹시나 이번에는 안당하지 않을까? 이 제 이만큼 초를 쳤으면 한번쯤은 그냥 넘어가겠지, 이러한 마음 말이다. 뭐 상당히 안일한 마음가짐이라는 건 인정을 하겠는데('안일'씩이나 거론할 성 격의 문제냐?) 사람 심리란 게 원래 그런 법이다. "어? 왜요?" "그야 돌을 던지면 머리에 맞고 떨어질 때 소리가 날거 아니에요? 아님 머리 에 맞을 때라던가." "...." 젠장 맞을! 역시! 어쨌거나 이 멤버로 우리는 브로큰 랜드를 지나야 하는 것 이다. 과연 잘 될까? 나는 그러한 의문을 가지고 마을의 입구로 걸어가기 시 작했다. 그러자 그곳에서 지키고 서있던 마을 사람들이 우리들을 환영해주었 다. "그러면 주의들 하게나. 뭐 우리의 족장. 디모나 윈드워커가 있으니까 잘 하 겠지만." "족장님! 힘내세요!" 마을 입구에서 장로와 함꼐 우리를 마중해주는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를 건네 주었다. 우리들은 그들의 환송을 받으면서 트린트들이 지키고 있는 숲의 북 쪽으로 걸어나갔다. 우리는 거무스름한 침엽수들이 잔뜩 자란 브로큰랜드의 숲을 걷기 시작했다. 그 옛날 염마대전때 강력한 마법과 초능력이 충돌해서 대파괴를 불렀다고도 하고, 혹은 그 이전에 트루 오우거들과 인류의 조상, 아담카드몬이 전투를 벌여서 그랬다고도 하는 브로큰 랜드, 그곳은 강력한 마력이 할퀴고 지나가 서인지 다른 지역과는 판이하게 다른 생명체들이 제 나름의 생태계를 유지하 고 있었다. 왠지 구불구불 기형적으로 자라고있는 나무들만 잔뜩 있어서 그 로테스크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부스럭 뒤에서 수풀 스치는 소리가 들려서 나는 손을 뒤로 내저었다. 아마 펠리시아 공주가 또 수풀을 스치고 온 것이리라. 오래간만에 말을 타지 않고 두다리로 걷는 여행을 하게 되었더니 체력소모가 커서 나도 소리나 수풀등은 신경쓰지 않고 싶어진다. 사실 어느 정도 단련을 한사람이면 휴식 자체가 두렵다. 훈련과 연습을 통해 서 올려둔 한계가 순식간에 낮아져 버리는 것이다. 나도 그 동안 말과 마차 를 많이 타고 다녔고 또 부상을 입고 많이 드러누워 있어서 근력과 체력이 많이 떨어진 걸 느낄 수 있었다. 실전을 거듭하면서 강해진다~ 라는 건 어디 까지나 사람 한번 못 죽여봐서 검을 들고 벌벌 떠는 놈의 이야기이지 원래 인간이란 부상을 입으면 입는 만큼 약해지는 것이다. 뭐 그런 위기감 때문일 까? 오래간만에 걸으니까 몸은 비록 피곤하지만 정신은 오히려 맑아진다. 기 분도 좋아지는데? "야! 카... 카이레스!" 펠리시아 공주는 그렇게 내 뒤에서 헐떡이기 시작했다. 아잉~ 뒤에서 헐떡이 다니 왠지 음란한 상상이 된다. 아 이런, 이러면 내가 이상한 놈이 되잖아. 어디까지나 농담이다. 농담. 훗. "..." 나는 수신호로 말하지 말라는 뜻을 보였다. 그러자 그녀는 그순간 휙하고 정 말 돌을 던졌다. 하지만 나는 쉐도우 아머를 이용해 던져진 돌을 받고는 뒤 돌아보았다. 펠리시아 공주는 땀으로 범벅이 되어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디모나는 펠리시아 공주보단 훨씬 상태가 낫지만 역시 전신에서 땀을 흘리고 있었다. "카...카이레스! 걸음 속도좀 줄여! 너 레인저라고 자랑하는 거야? 뭐... 아." "조용히 해요. 여기는 오크 부족들이 많이 있는 곳이니까." "지금 그런건 어떻게 돼도 좋아!" "정말?" "...." 펠리시아 공주는 머리로 치솟아 오르던 피가 식자 그제사 정신을 차린 듯 멍 청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히죽 웃어보이고는 말 했다. "힘들면 갑옷 벗어요. 배낭에 넣으면 되니까." "아. 그런 방법이 있구나? 진작 말하지." 펠리시아 공주는 순순히 그렇게 말하고는 갑옷을 벗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 의 갑옷을 받아다 인피니티 백팩에 넣었다. 이렇게 되면 공주는 전투에 참가 시키지 못하게 되지만, 어차피 공주를 싸우게 할 필요는 없다. 들키면 달아 나는게 우선이지 괜히 싸워봐야 부상만 입고 기력만 흐트러 뜨리는 것이다. 하지만 갑옷이 역시 가벼운데? 이 마법의 갑옷들은, 벗어도 그다지 이득이 될 것 같지 않다. 그러나 갑옷을 벗은 공주는 정말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아. 좀 살 것 같다. 하지만 카이레스. 속도 좀 줄여." "하지만 그러면 한참 걸릴텐데." "상관없어. 어차피 은룡 세르파스가 지키고 있으면 아무리 이노그라고 하더 라도 뚫지 못할걸?" "그건 그렇긴 한데." 나는 그렇게 말했지만 그놈의 린드버그나 다른 놈들이 신경쓰였다. 이미 로 스트 프레일에 협력하고 있는 놈들이나 마음을 돌렸던 놈들이 세르파스의 참 전으로 다시 마음을 돌릴까? 세르파스가 등장할 때 했던말, 자신의 보물을 찾기 위해 왔다는 것은 그가 계속 이 전장에 남아있지 않을 거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한번 이적행위를 한 흔적이 들통이라도 난다면 바로 처형 당할텐데 그들에게 무슨 선택의 권리가 있겠는가? 일단 한번 배반했을때부터 그들은 영원히 그쪽, 어둠에 혼을 판 것이다. "잘 될까 모르겠네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말꼬리를 흐렸다. 그런데 그때 앞에 덫이 놓여있는 것 을 발견했다. "..." 나는 손을 들어서 일행들을 멈추게 하곤 풀속에 가려져 있는 덫을 살펴보았 다. 밟으면 바로 발목을 끊어버릴 것 같은 거무튀튀한 무쇠로 만든 바이팅 스네어였다. 곰잡기용 덫을 이런데다가 놓다니 놀이나 오크, 홉 고블린 들에 게 사냥의 취미가 없다면 아마도 이 근방은 그들의 순찰코스일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곤 일행들에게 주의를 하라는 신호를 보낸 뒤 일단 끈이 연결 되어있나, 다른 부비트랩은 없는가 확인하곤 덫을 해재했다. 그러자 디모나 와 펠리시아는 그사이에 얼른 이쪽으로 넘어왔다. 나는 그 다음에 그 덫을 다시금 이전 그대로 설치했다. 혹시 이 덫을 설치한 사람들이 우리의 침입을 알게 될까봐 재 설치를 한 것이다. 뭐 이거는 사실 놈들이 워낙에 코가 좋아 서 사람 손닿은 것만 해도 냄새를 알아차릴테지만 혹시나 해서 해두는 것이 다. 일은 확실히 해두는 편이 좋잖아? 그런데 그때 디모나가 숨을 죽이고 나 에게 신호를 하기 시작했다. 신호를 하는 폼이 매우 신경질적인게 아마 한참 동안 해도 내가 바라보지 않아서 화가 났는가 보다. 하지만 소리가 안나니 원 알아먹을 수 있나? "...." 과연 디모나가 신호를 한 이유를 알겠다. 앞쪽에서 풀이 짓밟히고 나뭇가지 들이 부러진 것으로 보아서 확실히 꽤 많은 수의 병력이 이 쪽으로 이동한 것 같았다. 우리가 온 길은 샛길이지만 이곳에서 갑자기 넓은 길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쪽으로 지나가야 하는 거야?" "음. 뭐 꽤 오래전에 지난 흔적 같은데? 가보지?"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솔선수범해서 앞으로 나섰다. 이 흔적은 상당히 오래 전에 밟은 흔적이라서 아마 이 병대는 가까운 곳에 위치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걸로 확신하기에는 수가 너무 많아 보이는데? 그러나 그러한 걱정은 곧 쓸데없는 것임이 밝혀졌다. 얼마 지나지 않은 공터 에 그 오크나 놀등의 휴머노이드 몬스터들이 다 시체로 쌓여있는게 아닌가? "어?" "괴.. 굉장하다!" 펠리시아 공주는 살육의 향연이라고 할만한 이 장소를 보고 감탄하기 시작했 다. 나는 깨끗하게 베여져 있는 나무라던다 바위를 보곤 한숨을 내쉬었다. 단면이 아주 매끄러운데? 게다가 몇 놈들은 대포라도 맞은 것처럼 몸이 박살 나 있었다. "이 구성이면, 짐작할 수 있는게 둘인데." "둘이라니?" 디모나는 그렇게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제는 나도 제법 관록이 붙어서 그 런지 상황판단이나 짐작등에서는 디모나보다 앞서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은 데? 나는 그래서 한껏 거들먹 거리면서말했다. "멜랑콜릭 실반 엘비쉬 사무라이, 킷 아슬나하와 그 일당, 아니면 그놈하고 너무 비슷한, 그루자트와 칼릭 일당일거야." "그럼 어느쪽이라고 생각해?" "발자국이나 흔적을 보건대 킷쪽이 가능성이 있군."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걷기 시작했다. 과연 흔적은 이쪽 방향 그대로 계속 나아가서 이어져 있었다. "그러고 보니까 그 킷이란 엘프, 무얼 찾으러 온다고 했지?" "응. 그루자트..." 나는 그렇게 말하다가 어쩌면 킷과 그루자트가 이번에 만날지도 모르겠다는 예감을 받았다. 나는 꿈도 예지몽을 꾸는 걸로 봐서 틀림없이 이 예감은 정 확한 것일 게다. "음. 으윽!" 그, 그러고 보니 이전 스텔라에게, 당한 악몽이 떠올랐다. 하! 등줄기로 식 은땀이 마구 흘러내린다. 정말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다. 설마 그것도 예지몽 인거 아니겠지? 만약 그게 예지몽이라면 난 어디가서 머리박고 죽을 거다. 누구도 말리지 마라. 뭐 그건 그렇다 치고 킷의 이야기로 되돌아가볼까? 만 약 그가 그루자트와 만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어떤 이유에서 그가 그루자 트를 찾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절대 '옛 친구가 너무나 그리우니 내 바쁘더 라도 한번 만나보고 싶구나~' 처럼 뭔가 우호적인 이유는 아닐 것이다. 지금 으로선 솔직히 킷이 그루자트를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 칼릭도 굉장히 강력해 보이고 드래고뉴트의 여자도 보나마나 극히 강력할 것이다. 워로드야 세지만 그둘이 니나를 보호할 수 있을까? "어쨌거나 만약 칼릭 카르나크가 정말 악의 힘을 이용해서 세상을 혼란시키 려 한다면 왜 그런 걸까?" 내가 그렇게 물어보자 펠리시아 공주가 나섰다. "카이레스. 너는 그런것도 모른단 말야? 신성 팔마제국의 함대가 남반구의 대륙 로가나를 점령하고 거기에 각각 12개의 부족국가를 이루어서 살던 사람 들을 몰살시키거나 노예로 끌고 왔단 말야. 아마 그래서 그는 제국을 약화시 키기 위해서 악신들을 부활시키는 것이겠지. 나라도 그렇게 하겠어. 라이오 니아 왕국이 누군가에게 멸망당한다면, 라이오니아가 없는 세상따위 나에게 의미가 없으니까 인간이 다 멸종하더라도 상관없을 거야." "..." 이걸 애국심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단순한 어린애의 투정이 스케일을 대폭 확장한 것으로 봐야 하나? 나는 기가 막혀서 펠리시아 공주를 바라보았지만 그게 실제로 가능한 관점이란 것은 인정한다. 만약 자신의 눈앞에서 형제자 매, 마을사람, 나라사람들이 몰살당하고 노예가 되는 것을 본다면 아무리 일 반론을 성급히 적용하는 오류를 범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오류임을 스스로 알고 있다 하더라도 참을 수 없을 것이다. 그와 같은 경우에는 인종이라는 문제가 걸려있으니까 아마 제국을 이루고 있는 백인들 대부분에 대한 증오를 갖게 되겠지. 그러고 보면 그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아주 삭막했다. 물론 감정을 함부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적어도 위험한 놈이란 것은 쉽게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찬동한다. 틀림없이 최종목적은 크로매틱 원의 부활이야. 그렇다면 완 벽하게 이 세계에서 백인들을 말소할 수 있을테니까. 말하자면 그의 민족이 멸살, 제노사이드를 당했으니 역 제노사이드, 카운터 제노사이드를 거는거 지.' "카운터 제노사이드?" 나는 그말을 듣고는 기가 막혀서 할말을 잃었다. 무, 물론 백인들이 잘한 거 없다. 하지만 절멸시켜야 한단 말인가? 아니지, 아무런 잘못도 없는 아타와 의 대륙에 가서 그들을 멸살시켰는 데 죄없이 죽은 아타와의 사람들을 앞에 두고 우리는 죄도 지어놓고 안 망하고 싶다고 징징 짜면 그게 이상한 건가? 아니다. 내가 왜 제국에서 저지른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냐? 어떤 사람이 저지른 짓을, 일부가 저지른 일을 어째서 전체에게 확산시키는가? 하지만 당한 입장에서 보면 그런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것은 정당한 복 수다. 그들은 아무런 죄도 없이 멸살 당했다. 우리들이 죄있고 없음을 일일 이 따질 정도로 정신적인 여유가 남아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설사 죄가 없 는 자들인걸 알게 된다고 해서 멈출까? 길가는 마차를 습격하는 마차 강도들 을 봐라. 사람들 죄 없는 거 뻔히 알면서 마음놓고 습격해서 죽이고 물건을 빼앗아간다. 하물며 아무 피해도 안입은 강도마저 그러는데 제노사이드를 당 한 자가 참을 리가 있나? 우리는 악행을 저질렀는데 너희들은 선을 택해라. 우리는 경우를 차리지 않 았지만 너희들은 죄인과 비 죄인 가리고 무차별 학살을 해선 안 된다? 무슨 맨땅에 머리 박는 개소리인가? 그런말 하면 예 알겠습니다 하고 들을 사람이 있을 것 같은가? 복수, 그것은 정당성을 논할 수 없는 정의인 것이다. 제노사이드는 카운터 제노사이드로 갚을 수밖에 없다. 다른 민족하나 몰살시키고 이건 역사의 선 택이오~라고 하면서 입 싹 씻으면 당한 놈의 울분은 어쩌란 말인가? 하지만 그렇다고 칼릭 너가 옳으니까 잘해서 크로매틱 원 부활시키고 잘해보라고 밀 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단 그 칼릭이 어떤 짓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노그부터 막아야 겠다. 아 직은 어떻게 해야 막을 수 있는 지도 모르고 그들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 는지 정확히 모르는데 억측만으로 생각 할 순 없잖아?"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흔적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디모나가 놀라서 물어보았다. "가만. 카이레스. 지금 무슨 자취를 추적하는 거야?" "그야 킷이지." "왜? 전에 크게 당한거 기억나지 않아?" "그가 오래전부터 크로매틱 원의 종사 그루자트와 적대관계라면 이러한 사실 들을 알겠지? 게다가 지금 가는 방향은 바로 북쪽이라고." 내가 그렇게 말하자 디모나도 수긍했다. 나는 그렇게 킷의 자취를 따라 북족 으로 이동하려 했다. 하지만 그때 펠리시아 공주가 결국 참지 못하고 주저앉 아버렸다. "아 더는 못 가겠어! 갑옷을 입고 계속 걸은 데다가, 이제는...." "이제는?" 나는 그렇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녀는 나를 흘겨보았다. "배고프단 말야. 꼭 말을 해야 알아들어?" "그럼 오늘은 상당한 강행군을 했으니까 여기서 캠프하도록 하죠. 야영준비 를 해야겠네." 나는 그렇게 말하곤 디모나를 바라보았다. 그녀도 상태가 그다지 좋은 것 같 지는 않았다. 뭐 역시 말하면 같은 이야기겠지만 디모나는 타격에 약한 만큼 지구력도 약하다. 펠리시아 공주도 마찬가지고 이렇게 많은 거리를 걷기에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다. 하물며 갑옷을 입고 걸은 펠리시아 공주에게 있어 서랴? 그래도 공주도 그냥 신분으로 기사직위(그녀는 공주이니 여기서 기사 직위란 작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군 편제상의 장교직을 말한다)를 얻은 것 이 아닌가보다. 어지간한 병사들도 체력이 떨어질 거리까지 그 갑옷을 입고 걸어왔으니 말이다. 게다가 보폭도 맞지 않는 나를 억지로 따라오면서 그랬 으니 체력은 더 심하게 떨어졌을 것이다. 비록 이노그가 부활해 있기는 하지 만 괜히 서둘러 가다가 체력을 상하면 천천히 간 것만 못하니 서두르지 않기 로 했다. "벌써부터 이렇게 힘들어 하다니 앞날이 걱정이군."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일행들을 위해서 텐트를 쳤다. 하지만 차마 불을 피울수는 없었다. 이곳은 적진 한가운데인 셈인데 그 안에서 불을 피워? 죽 고 싶어서 광고하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그런짓을 왜 하겠는가? 나는 나무와 나무사이에 텐트를 치고 만약 올지도 모르는 비를 염려해서 땅을 파서 주위 에 배수용 홈을 만들었다. 삽도 없지만 쉐도우 아머가 손으로 몇번 퍼내자 순식간에 훌륭한 물 골이 생겼다. "카이레스. 그래. 너 잘났다. 체력 만점이다. 젠장." 디모나도 그렇게 투덜거리면서 자리에 주저앉았다. 나는 피식 웃으면서 답례 했다. "고작 32킬로미터 걸었어. 이 속력도 빠르다면 문제 있는데?" "고작 20마일이군? 고작..."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고 질린 표정을 지었다. 나는 텐트도 다 치고는 말했 다. "그러면 내가 불침번을 두 번 설 게. 처음하고 마지막 두 번을 내가 서기로 하고 다들 두시간씩만 서면 되겠네." "그러면 너 네시간 밖에 안자는 데 괜찮겠어?" 디모나는 그렇게 물어보았지만 펠리시아 공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카이레스가 하고 싶다는데 뭘 말리고 그래. 내버려둬." 펠리시아 공주는 그렇게 말하고 먼저 텐트안으로 들어가 쓰러져 버렸다. 역 시 갑옷을 입고 20마일을 걸었으면 몸의 체력이 한줌도 남아있지 않겠지. 왠 지 다들 식사를 할 분위기가 아닌 것 같았다. "그럼. 카이레스. 진짜 불침번을 네시간이나 설 거야?" "응. 다들 지쳐보이는데 팔팔한 내가 서는게 낫지 않겠어?" "...." 디모나는 그런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재차 물어보았다. "아니. 카이레스. 혹시 카이레스도 힘든데 괜히 우리들 지켜주겠다고 무리하 는게 아닌가 싶어서." "응? 너가 그런 생각도 할줄 아니? 언제나 넌 나를 이용하고 놀려먹고 그러 잖아?" 나는 그렇게 좀 볼멘 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스트라포트 경이 또 끼어들었 다. '너는 바보냐? 사춘기도 훨씬 전에 지난 녀석이 대응치고는 쪼잔하다.' '아 댁은 얼마나 잘 했길래 그래?' '훗, 그것은 비밀이지. 천사백년의 시간은 역사를 집어 삼키는 법. 아 아름 다운 영웅의 미담은 그 누가 후세에 전할까? 그런데 혹시 듣고 싶냐? 그렇다 면 내가 뭐 시간을 초월해서 나의 이야기를 해줄 수 있지.' 또 시작이군, 이 인간, 아니 이 유령. 그렇지만 솔직히 재미있는 녀석이다. 아이구. 몇 개월 전 만해도 내가 용기사 스트라포트 경을 '녀석'이란 단어로 칭하게 될 줄은 꿈도 꾸지 못했는데. 환상이 깨져서 슬프다고 해야 하나 아 니면 좋은 녀석의 본래 모습을 알게 되어서 기쁘다고 해야 하나? 그러나 지 금 분위기는 스트라포트 경을 끼워줄 때가 아니라고. 나는 일부로 심드렁하 게 스트라포트 경에게 나의 마음을 전했다. '별로 듣고 싶지 않으니까 닥치고 있어.' '모진녀석, 네놈 무덤에는 풀 한줌 나지 않을거다. 그러면 나중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네 무덤을 보고 이렇게 말하겠지. 어머 카이레스란 사람은 생전에 대머리였음이 틀림없어. 어쩌면 무음모증 일지도...' '적당히 하시지? ' 나는 그렇게 스트라포트 경과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디모나에게는 상당히 위험하게 보였는지 디모나는 나를 바라보고 물어보았 다. "그... 그렇게 화났어?" "응? 아, 아니 이건 저 스트라포트 경이 갑자기 말을 걸어와서." 나는 그렇게 말하곤 허둥지둥 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도대체 왜 이러지? 그 런데 그때 디모나가 나를 바라보고 한숨을 내쉬더니 웃으면서 내 어깨를 두 드렸다. "뭐 카이레스. 언제나 놀려대서 미안하지만. 다 고마워 하고 있어. 펠리시아 공주마저도 카이레스에겐 한 수 접어주잖아. 그래서. 만약 카이레스가 없었 다면 우리는 여기까지 오진 못했을 거야." "... 뭐, 뭐 그런 쓰잘데 없는 소리를." "카이레스. 표정관리 해. 입이랑 눈이 동시에 웃고있어." 으헤헤헤. 그렇단 말이지? 흠. 흠. 나는 마음속으로 침울한 생각을 떠올려서 얼른 지금의 표정을 지우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그때 스트라포트 경이 조 용히 내 마음에 파문을 일으켰다. '페어리...' 단숨에 진정이 되는군. 제기랄. 그런데 그때 디모나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 다. "그런데 카이레스. 메이파랑은 아무일도 없었지?" "마, 말같은 소리를." 왜 갑자기 그런걸 물어보는 거지? 나는 당황스러워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 지만 디모나는 마치 삐진 것 처럼 툴툴 거리기 시작했다. "그럼 아무일도 없었구나? 역시 카이레스는 도덕군자라니까. 하지만 메이파 도 꽤나 열심이던데 아무일도 없었어?" 디모나는 그렇게 집요하게 물어보기 시작했다. 왜 그런걸 계속 물어보지? 하 지만 여기서 메이파가 나 좋다고 고백해왔다는 걸 이야기하면 틀림없이 와전 에 와전을 거쳐서 뭐 뭔 일이 있었네 하고 떠들게 뻔하기 때문에, 아니 적어 도 징하게 놀려먹을게 뻔하기 때문에 나는 굉장히 당황스러워서 쩔쩔맸다. "아무일도 없었냐면 그게. 흠. 뭐, 뭐라고 해야 하나." 나는 아픈 곳을 찔려서 허둥 지둥거리며 디모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어둠 속에서도 더더욱 그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블루블랙의 눈동자에 호기심을 가 득 채워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나는 머리속에서 감돌던 오만가지 생 각이 확 휘발되는 것을 느꼈다. 마치 유성우를 바라보는 것 같은 기분이었 다. 음유시인들이 늘상 부르는 사랑, 영혼을 관통하는 순간의 열정이라는 것 이 지금 내 속에서 차오르고 있었다. 고대 마법의 힘으로 기형적으로 일그러 진, 그로테스크한 숲속, 암운이 별들을 침범하는 이 마경에서도 디모나는 발 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래. 나는 이 여자를 좋아한다. 저 엄청난 장난기, 막 나가는 성격, 그러면서도 영혼의 밑바닥에 깔린 고결 함, 이국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용모, 그런 것들이 복합되어서 거부하기 힘든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순간 솔직히 화가 났다. 디모나도 눈치가 있을텐데, 왜 나에게 그런걸 물어보는 거지? 나에겐 너무나도 잔인하잖아?! 나는 그렇 게 생각하고는 무심결에 손을 뻗어서 그녀의 어깨를 잡고 안아버렸다. "...." "카이레스?" "..." 나는 그녀가 나를 부르는 말소리에 놀라서 그 즈음에서야 힘을 풀었다. 얼굴 로 피가 몰려서 뜨겁고 숨도 벅차고, 가슴은 쿵쿵 흔들리고 있었다. 가슴의 고동이 남에게 들릴까봐 걱정될 만큼 크다. "나는, 아..." 디모나는 내 품에서 빠져나와서 나를 바라보곤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땀 흘렸단 말야. 바보. 흐흥."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고양이처럼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바라보더니 웃 었다. 저런 음흉한 웃음이 있나? 나는 순간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 같은 기 분이 되었다. 스트라포트 경도 그 때를 틈타서 한마디했다. '야야. 카이레스. 너 완전히 개털됐다. Dirus regina!' '...닥쳐 좀!' 아 제길. 디...디모나 진짜 무섭군. 그녀는 내가 자길 좋아하는지 아닌지 확 인 사살을 해본 것이다. 아니 처음부터 그런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이미 내 밑천을 드러냈는 걸? 게다가 그녀는 로맨틱한 성격이 아니다. 필요하다면 유 니콘하고 키스도 하는데... 윽. '젠장.'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다시 화가 난다. 어떻해. 주, 중증인 가봐. 디모나는 매우 아름답지만 이쁘고 머리빈 인형이 아니라 남자들을 휘어잡을 여왕 스타 일이다. 아름답고 강해보이지만 또한 그만큼 위험해 보인다. 아 저런 여자에 게 내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다니 과연 내 앞날에 어떤 것이 기 다리고 있을까? "그럼 잘자 카이레스. 호호." "우...웃지마!" 나는 그렇게 말했지만 디모나는 혀를 낼름 내밀더니 텐트안으로 들어가 버렸 다. 저 여시 같은 것! 아, 오늘밤 심란해서 잠을 못 이루겠군, 뭐 불침번 서 기에는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젠장. 정말 개털됐네." < 계 속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우리집 개도 참 털이 많아서...원. 전에 맥도날드 빙수컵을 싸갖고 온적이 있는데 그걸 핥아 먹느라 머리를 넣었다가 끼여가지고 컵을 머리에 끼고 돌 아다니고 났더니 털이 온통 축축하게 젖어서 금방 더러워 지더라고요. 그렇 다고 저 털을 다 밀자니 엄두가 안날 만큼 많고. 양털 깎는 소년의 고뇌를 알 것 같더라구요. 그러니까 양치다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부득불 거짓 말을 했으니 그것도 스트레스성 정신질환의 일종인 것을. 에구. 불쌍한지고 『SF & FANTASY (go SF)』 29408번 제 목:<> C.Xenocide#6 올린이:휘긴 (홍정훈 ) 01/06/20 17:57 읽음:2768 관련자료 없음 ----------------------------------------------------------------------------- *********************************************************************** Dirus는 무섭다는 소리입니다. Dirus Regina는 겁나는 여왕님 정도가 되겠죠. 문 법에 맞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제노사이드는 원래 Gene에서 파생된 단어 이기 때문에 G로 시작하는 게 낫죠. 하지만 X로 시작하는 게 폼 나지 않아요? ***********************************************************************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제 20 화 : Counter Xenocide#5 ------------------------------------------------------------------------ 팔마력 1548년 9월 12일 며칠간 우리는 계속 매복과 이동을 반복했다. 야영을 할 때도 불을 피우지 못하고 텐트의 위치는 언제나 관측을 피하기 위해 습하고 어두운 곳을 잡아 야 했다. 아직까지는 날이 더워서 침낭은 꺼내지 않았지만, 북쪽, 영원한 겨 울의 산맥을 향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기온이 확실히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북쪽으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일반적인 세상과 다른 마경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강해져간다. 전신의 털이 쭈볏쭈볏 서면서 나에게 어떤 경 고를 전해주는 것이다. "이제 숲은 끝나고 평원인데 음. 이건 위험한데."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앞으로 걸어나갔다. 과연 숲이 끝나고 앞쪽은 황량한 평원이 이어져 있었다. 몇가닥의 풀이 나있어서 그나마 사막을 면한 것이지 이 일대는 황무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었다. 아직 여름인데도 벌써 황무지 가 되다니 확실히 브로큰 랜드라고 불릴만큼 이 대지는 파괴되어 있었다. 그 래도 어떻게 된건지 몬스터들은 상당히 많이 살고 있었다. 무슨 거대한 벌 레, 웜들이라던가 그러한 몬스터들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었고 디모나에게 들은 말로는 이 몬스터들을 사냥하면서 오크나 놀등이 먹고산다고 한다. 즉 여기에 사는 놈들은 나름대로 상당한 용사라는 뜻도 된다. "카...카이레스." 으음. 또 펠리시아 공주로군. 이러한 적진내를 종단하는 행군은 휴식할 시간 이 길지 않고 어제의 피로가 다음날로 그대로 누적된다. 첫날부터 체력을 고 갈시켜버린 펠리시아 공주는 며칠동안 계속되는 행군에 지쳐서 헐떡이고 있 었다. 나는 곤란해져서 머리를 긁었다. "할수 없군. 쉐도우 아머 어그레시브를 걸 테니까 타요." "그래? 그럼 나도 탈게."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펠리시아 공주의 옆에 섰다. "좋아! 그럼 간다!" 나는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자 내 몸안에 잠들어있던 쉐도우 아머 가 스믈스믈 몸을 감싸더니 곧 거대한 2족 보행의 괴물이 되었다. 나는 몸을 일으켜 세워서 펠리시아 공주와 디모나를 태우고 네 다리로 황무지 위를 뛰 기 시작했다. 역시 쉐도우 아머의 속력은 굉장하다. 황무지는 너무나도 빠르 게 지나가고 있었다. "와아! 좋았어!" "이런게 있으면 진작에 하지!" 하지만 숲에서는 이렇게 하고 달릴 수 없단 말야. 나야 혼자서라면 상관없지 만 내 등에 매달려있을 사람들은 나뭇가지에 고생을 많이 할걸? 어찌되었거 나 나는 주위를 살피면서 빨리 앞으로 달려갔다. 이곳은 황무지라서 언덕 몇 개를 제외하고는 은폐 엄폐에 굉장히 안 좋다. 오크 부족들과 맞닥뜨리기라도 한다면 바로 전투에 돌입하고 말 굉장히 넓은 황무지인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주위를 살펴보다 보니, 앞쪽에 또 예의 시 체들이 널 부러져 있는 것이 보인다. "역시. 이쪽 방향으로 갔나 보군? 제기랄!" 나는 햇빛 때문에 따끔거리는 통증을 느끼면서 그렇게 말했다. 브로큰 랜드 는 왠지 태양 자체가 보이질 않는다. 언제나 희뿌연 구름같은 것이 해를 가 리고, 그러면서도 덥고 후즐근한 빛이 내리 쬐인다. 더럽혀진 태양광. 빛을 오염시킬수 있느냐고 누가 묻는 다면 이전에는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말라 고 했겠지만 브로큰 랜드의 태양빛을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그래. 이 태양은 오염되었다. 오염된 태양 아래 널브러진 시체들은 참 묘한 빛깔을 가 지고 다가왔다. 그리고 그 주위에도... 엄청난 양의 병력이 참호를 만들고 야영을 하고 있었다. 아까 전까지 보이지 않았는데 갑자기 나타난 것이다. 뭐지? 이건 마법인가? "앗! 카이레스! 전방에!" "응?" 나는 놀과 오크들의 시체를 건너다가 앞에서 거대한 오우거들이 나타나는 것 을 보았다. 세상에. 참호를 파놓고 마법을 건채 숨어있었군! 오우거 병사 넷 과 오우거 샤먼 한 놈이 보인다. 아마 여기서 오크나 놀들이 전멸 당하자 범 인을 잡기 위해, 혹은 조사하기 위해 모인 것일 테지? "이런! 괜찮겠어? 카이레스?!" "꽉 잡아!" "꺄악!" 나는 앞에서 두꺼운 곤봉을 휘두르며 달려드는 오우거를 뛰어넘었다. 제 일 진의 오우거 병사들은 자기 머리위로 날아가는 상대는 처음 겪어보는지 어안 이 벙벙한 표정을 지을 뿐 제지하려고 들지 않았다. 하긴 오우거를 뛰어 넘 는 놈이 이 세상에 몇 놈이나 있겠냐? 하지만 그때 주위에서 고블린들이 늑 대를 타고 달려오기 시작했다. "제기랄! 달아나야겠다 꽉 잡아!" 나는 그렇게 외치곤 앞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과연 쉐도우 아머에 잡을데 가 있는지는 나 자신도 의문이지만 지금은 그런거 생각할 때가 아니다! 나는 앞으로 달리면서 길을 막는 놈들에게 손톱을 휘둘렀다. 픽 하는 소리와 함께 맥없이 오우거 한놈이 옆으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다른 오우거가 곤봉을 들 고 나에게 휘둘로 어께를 때려버렸다. 쉐도우 아머이기 때문에 타격을 안입 을 줄 알았는데 상당히 아프다. 물론 통나무만한 곤봉에 맞은 건데 아픈 정 도로 끝나는 것만 해도 어디냐? "아니 이게!" 나는 오우거의 얼굴을 잡아서 바닥에 내리 찍었다. 그리고 앞으로 돌격, 늑 대들도 따라오지 못하는 쉐도우 아머의 속력은 가히 일품이다. 하지만 그때 화살들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쳇!" 나는 몸을 옆으로 틀고 내 등에 타고 있던 디모나와 펠리시아를 품에 안은채 몸을 틀었다. 그러자 등쪽으로 화살의 비가 쏟아졌다. 오크들이 활을 쏘아대 기 시작한 것이다. "도대체 저 환상주문이 어느정도인거야? 이거 장난이 아닌데?" "그러게? 아무리 고블린 샤먼같은 놈들이 많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광범위한 주문은 쓰지 못할텐데?" 디모나도 그렇게 내 의문에 동의를 표시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하늘에서 부터 두꺼운 저음과 함께 무언가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슬라이딩으로 그걸 피하면서 뒤를 바라보았다. 땅에 얼마 나지 않은 풀들이 다 말라서 비 틀어지다 못해 비스켓 처럼 부서지는 게 보인다. 바로 보디발 왕자를 너덜너 덜하게 만들었던 그 주문, 호리드 윌팅이다. 생명체로부터 갑작스레 수분을 빨아내는 그 마법은 보디발 왕자같이 터프한 자도 일격에 쓰러뜨릴 정도였 다. "크읏, 어떻게 된 놈이 마법을 피하지?" 왠지 인간의 목소리 같지 않은, 기묘한 울림이 있으면서도 가벼운 소리가 그 렇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내가 고개를 들어보니 위에서 리치가 떠있으면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카이레스 윈드워커!" "엑? 저놈은?" "네놈들 감히 여기까지 들어오다니 목숨이 아깝지 않느냐?!" 리치는 그렇게 말하더니 순간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 구하고 허공으로부터 갑자기 눈보라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깜짝 놀라서 몸을 둥글게 만채 등으로 그 공격을 받았다. 마법저항이 발동해서인지 아프 진 않지만 리치가 사라졌다는게 더 충격이 크다. "투명 마법이야! Improved Invisibility! 저놈이 아무리 마법을 써도 모습이 다시 나타나지 않을 테니까 주의해." 디모나는 상대의 마법을 알아보곤 그렇게 말했다. 음, 그러니까 일반적인 투 명마법은 마법력으로 형성된 얇은 외피를 뒤덮는 것이라서 격렬한 행동, 주 문등을 시전하면 풀린다고 한다. 로그마스터의 모험일지에서도 투명마법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향상된 투명화의 주문은 아무리 갖은 짓 거리를 다해도 깨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면 너무 위험하잖아? 나는 기가 막혀서 리치가 있던 자리를 바라보았다. 거리가 가까우면 뭐 감으로라도 맞 추고 하겠는데 저렇게 멀면 내가 더듬이 나서 여기저기 더듬고 다니는 놈도 아니고 오크처럼 코로 냄새 맡는 놈도 아닌데 알 턱이 있나? "저... 약하지도 않은 놈이 이런 꽁수를 쓰다니?!" 나는 기가 막혀서 그렇게 말하고는 앞으로 계속 달려나갔다. 하지만 위에서 부터 마법이 계속 시전되자 금방 주의가 흐트러져 버린다. "Transmute Rock to Mud!" 리치의 외침과 동시에 발 아래가 늪지로 바뀌기 시작했다. 마치 누가 물부어 서 곱게 땅을 개어놓은 것처럼 단단한 바닥과 흙이 개어져서 진흙으로 변해 버리는 것이다. 깊이는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이 위에 계속 서있으면 발이 묶여서 집중공격의 제물이 될 것이다. 나는 깜짝 놀라서 공중으로 뛰어올랐 지만 리치는 그것마저도 예상했었는지 연달아서 주문을 시전하는 게 아닌가? "Reverse Gravity!" 순간 몸이 하늘로 내던져졌다. 저 이름대로 정말 중력이 뒤집어 졌는지 하늘 로 끝없이 떨어지는 것이다. "핫!" 하지만 나는 그순간 인피니티 로프를 풀어서 지면에 서있던 오우거 한놈의 다리를 걸었다. 이 오우거는 마법의 영향을 받는 범위 밖에 있어서인지 두다 리 그대로 땅에 박고 마치 거목처럼 서있었다. 내가 쉐도우 아머 어그레시브 를 걸어도 체중 자체는 많이 늘어나지 않는지 그놈이 좀 끌려오긴 했지만 하 늘로 딸려오진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걸 이용해서 인피니티 로프를 줄이면 서 체고를 낮춘 다음 윈드워커의 부츠를 분사시켜서 마법의 유효범위 밖으로 빠져 나왔다. "Meteor Swarm!" 그러나 연이은 리치의 주문, 갑자기 뭔가가 뒤쪽에서 날아들더니 내 등판을 후들겨 갈겼다. "우악!" 나는 그 강력한 힘에 떠밀려서 바닥 위를 구르다가 뭔가에 충돌해서 멈춰 섰 다. 속이 턱턱 막히고 전신이 뜨거운 게 보통 타격이 아니다. 각성이후 나는 불꽃에 의한 손상을 받지 않는다. 그런데도 내가 뜨겁다는 감각을 느낀다는 것은 찰과상! 하지만 그따위 한심한 생각을 하는 순간 주위가 불꽃에 휩싸였 다. -쿠쿠쿠쿠쿵! "크으윽!" 뭐... 뭐지? 나는 정신을 못 차리고 눈을 감았다가 겨우겨우 떴다. 땅은 아 직도 흔들리고 있고 주위에는 뭔가 육편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이놈, 제 동 료도 다 공격해 버린 건가? 아니면 혹시 디모나나 펠리시아 공주라도? 하지 만 그녀들의 신음소리도 들리는 것으로 보아서 괜찮겠지? "아. 쉐도우 아머가." 나는 쉐도우 아머가 자동으로 풀려버린 것을 알고는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역시 소문의 마법, 미티어 스웜이었나? 방금 전의 그 폭발은? 무슨 거대한 창으로 연달아 관통한 것 같더니 바로 터져 버리는 대 폭발, 게다가 불꽃에 손상을 입지 않는 나를 상처 입히고 쉐도우 아머마저 단숨에 날려버리는 무 서운 그 위력. 분명히 세계에서 마법의 힘이 사라지기 전에 봉인되었던 궁극 마법, 운석 소환의 주문이 틀림없을 것이다. 그 아득한 옛날, 마도의 시대에 는 실제로 운석이 떨어져 대지에 거대한 상처를 입히고 이러한 브로큰 랜드 마저 만들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주문이었다고 하나 지금은 이렇게 작은 관통 폭발 주문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쿠, 쿨럭!" 물론 그걸 맞고 입에서 피를 뿜어내는 녀석이 이따위 소리를 할 처지가 아니 자. 땅을 짚다가 문득 손을 바라보니까 손톱이 다 깨져서 피가 흐르고 있다. 손만 나갔으면 다행인데 속에서도 피가 올라오네. "디... 디모나!" "난 괜찮아." 디모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아이스 브랜드를 잡고 조심스럽게 지면에 앉아있 었다. 하지만 펠리시아 공주는 쓰러져 있군. 내 몸이 그래도 종잇장은 아닌 지 방어가 되어 줬구나. 그렇지만 디모나는 너무 안 다쳤잖아? 그녀가 무슨 수를 써서 무사한 것인지 모르지만 나도 쓰러지고 공주도 쓰러지면 그녀 혼 자서 아무리 뛰어난 재주가 있다고 하더라도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크크크크크! 순간 오우거와 오크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그대로 당할 판이 군. 나는 이래죽으나 저래 죽으나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리치에게 외쳤다. "그만둬! 우리가 죽으면 캐스윈드가 가만히 있을 것 같아?" "물론." "..." 캐스윈드가 그런 성격이었나? 나는 디모나에게 시선을 돌렸지만 그녀는 곧 다가올 전투를 예비할 뿐, 캐스윈드의 성격이나 아는 바에 대해선 신경 한가 닥 보내지 않았다. 디모나가 가만있는걸 보니 아마 사실인가 보다. 뭐랄까. 사자는 자기 새끼를 벼랑에 굴린다는, 물론 말도 안되는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 속담에 담긴 의미인 자식과 제자는 엄하게 키워야 한다는, 그러한 개념을 떠난 것이리라. 그에게 우리들, 죽을 생명의 인간들은 단지 시간이란 강을 엇갈려 떠내려 가고 있는 부평초일뿐, 지나치면 시간의 흐름 속에 엇갈려 사 멸하고 마는 것을 굳이 열과 성을 다해 대하진 않으리라. 왜 내가 이걸 이해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느낌이 들었다. "'크리스탈 베인의 마황' 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은 한번이면 족하다! 각오해 라!" 리치는 그렇게 외쳤다. 마황이라는 어마어마한 호칭도 호칭이라지만 저놈도 죽은 놈치고 참 감정표현이 풍부한 놈이군. 하지만 그 순간 갑자기 주위에서 비명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오크부족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암흑의 힘을 받 고 태어난, 전사중의 전사라고 하는 우르크 하이들이 제대로 된 반항한번 하 지 못하고 쓸리기 시작한 것이다. 리치는 깜짝 놀라서 외곽쪽을 바라보았다. "흠. 왜 괴물들이 모여 있나 했더니 이런 우연이 있나." 그곳에는 백발의 머리칼을 늘어뜨리고 있는 황갈색 피부의 남자, 그래. 이제 는 멸망한 아타와의 왕, 칼릭 카르나크가 있었다. 그는 정말 바람에 흩날리 는 길다란 백발속에서 차디차게 빛나는 검은 눈동자로 오크와 놀, 그리고 우 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먹이를 바라보는 맹수의 그것처럼. "킥 재미없군. 다 죽어라." 그는 그렇게 말하고 손을 내저었다. 그의 어깨에 장식처럼 박혀있던 섀도 오 닉스가 허공에 떠오르기 시작하더니 검은 문신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칼릭 의 피부를 감싸고 있던 검은 문신이 마치 살아움직이는 뱀같이, 그것도 아주 사악한 느낌을 풀풀 풍기면서 움직이는게 아닌가? 그순간 갑자기 주위의 오 크들의 입과 귀에서 새하얀 증기같은 것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순간 오크들은 쓰러져서 다 죽어버렸다. 영체 격살이랄까? 마치 영혼 스스로 가 그들의 몸에서 떠나가 버린 것 같았다. "헉!" 그리고 오크들 위를 지나는 그림자가 있었다. 그림자가 지나는 자리는 오크 들이 베어져 피를 흘리고, 내장이 몸통속에서 기어나와 꾸불텅꾸불텅 길바닥 을 뒤덮는다. 그렇게 무수한 오크들이 다 허망하다 할정도로 쉽게 쓰러져 버 리고 그위에서 하늘을 날던 그루자트는 공중에서 일회전을 하면서 멋지게 지 상에 내려섰다. 거대한 카타나가 은색의 빛을 발하면서 번뜩인다. 드러내놓 은 맹수의 이빨과 같이 차가운 반사광을 발하면서 검은 괴물들을 위협하고 있었다. "흥. 고작 미티어 스웜 하나가지고 잘난체를 하다니 어린 리치로군! 한 200 살 살았니? 염마대전 때부터 살아온 우리들의 앞에서 장난하는 거냐?!" 그리고 이번에는 여성의 목소리와 함께 갑자기 주위에 황색의 안개가 차기 시작했다. "카이레스! 공주! 숨쉬지 말고 뒤로 물러나!" 디모나는 그걸 보고 깜짝 놀라서 그렇게 다급하게 외쳤다. 그녀가 말한대로 잠자코 물러나보니 오크나 놀들은 안에서 치이익 하는 거슬리는 소리를 내면 서 녹아 내리기 시작했다. 거대한 산의 증기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꾸물거 리면서 생명체들을 덮쳤다. 푸른 날개를 가진 드래곤 뉴트의 여성은 허공에 아홉 개의 룬 문자를 그리면서 웃었다. 어느 틈에 나타난 거지? "어리석은 존재들. 샤기투스가 만든 쓰레기들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하더라도 우리들, 크로매틱 원의 자식들에게는 한낮 고깃 조각에 불과한 것인데, 너 인간이었던 리치 역시 그렇다." "다... 당신들은?" 정말 대단하군. 이자들, 드레이클링 그루자트나 드래곤뉴트인 에니히, 저 둘 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저 칼릭 카르나크라는 인간마저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니. 염마대전이후 마법사도 초능력자도 대부분 사라졌다지만 틀 림없이 칼릭 카르나크는 강력한 초능력자임이 분명하다. 거 백계 백작 린드 버그와 맞서게 하면 재미있겠는데? 그런데 지금은 저놈이 훨씬, 한 수백만배 위험해 보인다. "아 이거 참 기막힌 우연이군." 칼릭 카르나크는 그렇게 말하고 우리들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방금전까지 혼 절해있던 펠리시아 공주가 정신을 차렸는지 신음성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렸 다. "미... 미행한게 아니라?" "좋을 대로 생각하시지. 내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저 남자는 몰라도 당신처럼 걸리적 거리는 건 반드시 죽었을 거다. 하얀 암코양이." 칼릭은 그렇게 말하고는 나를 가리켰다. 그러자 펠리시아 공주는 발끈해서 그를 노려보았다. "뭐라고?" "죽었을 녀석은 놈이건 년이건 간에 입다물라고. 내 귀는 죽은 놈의 말은 듣 지 않아. 물론 저기 저놈도 포함해서. " 칼릭 카르나크는 그렇게 말하고 손을 들어서 하늘에 떠있는 리치에게 겨누었 다.. 그 순간 그의 근처에 접근하던 오크들이 또다시 쓰러져 버렸다. 그, 그 런데 어째서 공격을 가하는 것이지? 이노그의 패거리들과 이놈들은 동맹관계 아닌가? 만약 그 엘프 사무라이가 해준 말이 맞다면 이들의 부활, 재림에는 그들이 관여하고 있을 것이다. 내 생각이 너무 앞서나간 것인지 모르겠지만 분명 저 칼릭 카르나크가 자신들의 망해버린 나라를 위해서 악의 화신들, 악 신들을 부활시키고 있던게 아닌가? "아타와의 왕 칼릭 카르나크!" 그순간 리치는 그렇게 외치면서 치를 떨었다. 아니 보이지 않으니 치를 떨었 는지 어쨌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히 싸우고자 하는 마음은 없는 것 같군. 리치는 자신의 군대를 모두 물리면서 외쳤다. "두... 두고 봅시다! 당신들이 우리일을 망쳐서 어디한번 잘 되는 지!" "네놈이 신경쓸 것은 없다. 꺼져라. 이노그의 개답게 열심히 사는 거다!" 칼릭은 그렇게 말하고는 우리들을 돌아보았다. 이미 리치는 전의를 상실하고 달아나고 있고, 그 칼릭, 그루자트, 에니히 이 세명은 우리들을 향해 다가왔 다. "지독한 우연이군. 디모나 윈드워커씨. 어쨌거나 목숨을 구했으니 운 좋은줄 아시오." "그런 은혜를 입히자고 우리를 구한 건 아닌 것 같은데? 동맹을 깨면서 까지 공격할 만한 가치가 있었나요? 저 리치를?" 디모나는 그렇게 옴팡지게 물어보았다. 즉 너희들이 한 패인거 다 아는데 이 제와서 무슨 미친 짓이냐고 쏘아붙인 것이다. 그러나 칼릭은 별로 당황스러 워 하지 않았다. 도둑놈도 이 정도 뻔뻔하면 대성할거다. "그것은 당신이 가지고 있는 목걸이가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이오. 그리고 이 노그 따위는 샤기투스의 아들중 막내, 데미갓에 불과하니 거슬리는 짓을 좀 한다 치더라도 별로 위험하지 않으니까." "뭐?" 나는 그순간 깜짝 놀라서 스트라포트 경에게 물어보았다. 아무래도 샤기투스 의 자식들과 싸워본 그라면 이 일에 대해서 잘 해명해 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이노그가 가장 막내지.' '정말이야? 그런? 그런데 우리는 고전했단 말야?' 나원 참. 암흑제국의 막내에 불과한 이노그를 상대로 보디발 왕자는 날아가 고 나는 죽을 위기에 처했단 말인가? 그거 참 무섭도다. 어쨌거나 이 칼릭이 란 사람에게는 디모나가 자랑하는 그 매력이란 것도 통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는 디모나를 앞에 두고는 잔인한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뭐 이야기는 안 해도 알 테지만 로그마스터의 목걸이를 넘겨주시 오. 나는 긴 이야기는 질색이오." "왜 그때 마을을 공격하지 않았죠? 마을안에서 공격했다면 인질도 많이 잡을 수 있었고 또한 우리들의 행동도 그다지 자유롭지 않았을 텐데? 당신들 같은 괴물들이라면 오히려 우리들을 공격하기 쉽지 않았겠어요? 아무리 사람들이 많아도?" 디모나가 그렇게 묻자 그는 고개를 좌우로 설레설레 흔들었다. "그런 문제가 아니지. 나는 사실 백인들만 증오하고 있을 뿐, 당신들, 아메 리아 인들과는 가급적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싶소. 당신들 역시 우리와 같이 백인들에 의해서 피해를 본 것은 사실이니까. 어찌되었건 이 기회에 백인들 을 모두 물리칠 수 있다면 우호관계를 갖는 게 좋지 않겠소?" "그게 얼마나 갈지 모르겠군요. 과연 저 용인들의 신, 크로매틱 원도 인간을 남겨두기를 원할까요?" 디모나는 그렇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좀 성질이 급해보이는 드래곤 뉴트의 여성이 앞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이전 마을에서 보았을 때와는 달리 몸에 착 달라붙는 푸른 색의 레오타드를 입고 있었다. 그 레오타드 위로 보이는 터질 것같이 육감적인 몸매 하며 늘씬한 다리, 그리고 색기가 철철 흐르는 자태를 보면 손과 발이 용의 손으로 되어있고 푸른 날개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 제외 하고는 정말 매력적이다. 솔직히 벨키서스 레인저 정도로 굶주렸으면(?) 손, 발, 날개정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렇지 않은가?(여기서 동의를 구 하는 나는 뭐냐?) 하여튼 벨키서스 레인저들이 보면 사흘 밤낮은 밤잠을 이 루지 못할 정도로 섹시한 그 드래곤 뉴트의 여성이 디모나를 노려보았다. 푸 른 눈동자에 푸른 머리칼, 뭔가 인간답지 않은 부조화가 오히려 무서울 정도 로 아름다워 보인다. "이 여자가 제법 핵심을 찌르는군, 뭐 그건 상관없지 않나? 지금의 너희들은 이미 노예이거나 설사 자유롭다고 하더라도 쓰레기 취급 받는 유랑인이 아닌 가? 그렇다면 한번 이 세상을 전복시킬 기회를 갖는 것도 나쁘지 않을텐데. 우리의 신, 크로매틱 원이 이 세상에 강림하면 분명 너희들 인간은 멸망하겠 지만 그건 어떤 의미에서 도박이 아닌가? 아무런 피해 없이 원하는 것을 얻 어내는 것 보단 그 정도 위험부담이 있는 게 외려 긴장도 되고 좋을 텐데? 게다가 우리들은 크로매틱 원이 강림하는 것까지 너희 인간들의 도움을 받을 생각은 없어. 단지 그 과정에 필요한 몇 가지 조건을 구하려고 하는 것뿐. 서로서로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잠깐이라도 협력할 생각이 없는가 하는 거 지." "그렇다면 더더욱 줄 수 없군요. 이걸 얻고 나면 생각이 바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지금 여기서 죽이고 빼앗아 주마. 어리석긴!" 드래곤 뉴트의 여성은 그렇게 외치곤 손을 들었다. 와아아악! 그러니까 디모 나! 왜 계속 그렇게 도발한 거야? 뒷감당은 누가 하라고! < 계 속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현재 우리집 개이름은 샛별. 음. 다음번에 만약 개를 더 들이거나 한다면 이 름을 사철이나 영양이로 지어야지. 아하하핫 『SF & FANTASY (go SF)』 29554번 제 목:<> C.Xenocide#7 올린이:휘긴 (홍정훈 ) 01/06/21 17:58 읽음:2722 E[7m관련자료 있음(TL)E[0m ----------------------------------------------------------------------------- *********************************************************************** 음. 역시 Dirus 는 틀린 문법이군요. 지적해주신 분 감사. 아 라틴어라는거 인간 이 쓸 언어가 아니네. 아니네~ 아니챠마 체키체키~ -_-;주... 중증이다. 음 시스프리의 마수에도 걸리고 말았습니다. 오늘은 감기 몸살 때문에 계속 신음하다가 그걸 시스프리로 승화시켜서 극복해버렸다는... 음. 무섭구나. 하지만 역시 이건 날조된 극락이야! 남매가 사이좋은 경우 별로 못봤는데 말야. 게다가 전부 브라콘 수준에 도대체 남매라는 근거가 어디에 있는 거야?! 다들 집도 다르고 부모도 다르더만. 음. 무서운 곳. ***********************************************************************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제 20 화 : Counter Xenocide#6 ------------------------------------------------------------------------ 팔마력 1548년 9월 12일 디모나는 아이스 브랜드를 들고 공격을 걸어오는 드래곤 뉴트의 여성에게 빠 르게 찌르기를 넣었다. 그러나 드래곤 뉴트는 가볍게 몸을 뒤로 젖혀서 그 공격을 피하고 손을 뻗었다. "죽어!" "읏!" 디모나 역시 즉시 몸을 숙여서 그걸 피했다. 순간 번갯불이 번쩍이면서 무시 무시한 굉음이 울려퍼졌다. 번개를 쏘아대는 쪽보다 그걸 피한 게 더 대단해 보인다. 그러나 디모나는 저거를 연속으로 피할 여유가 없다. "제길! 왜 싸움을 벌이고 그래! 뒷감당은 누가 하는 데?!" 나는 그렇게 외치고는 인피니티 로프를 휘둘렀다. 로프의 끝에는 이전에 찾 았던 데스 위저드 우릴의 단검이 붙어있어서 맞으면 꽤나 아플 것이다. 그러 나 그 드래곤 뉴트는 날개를 펼치더니 허공으로 뛰어 오르면서 외쳤다. "하하하하! 어리석군! 어린 인간들이 겁이 없구나!" "그 어린 인간이 어떤 사고를 칠 수 있는 지 생각해보시지! 야한 아줌마! 우 리 한번 하프(Half)나 만들까!" <웃. 이놈 도대체 뭐라고 말하는 거야!> 나는 그렇게 외치고는 인피니티 로프를 계속 휘두르면서 리피팅 보우건을 준 비했다. 쉐도우 아머의 손으로 배낭에 들어있는 리피팅 보우건을 꺼낸 것이 다. 그러나 그때 갑자기 뒤에서 뭔가가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쉐도 우 아머의 손에 인피니티 로프를 쥐어주곤 리피팅 보우건을 대신 받은 뒤 발 사했다. 그러자 과연 앞에서 달려들던 드레이클링, 그루자트는 그 거구로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엄청나게 빠른 속력으로 좌로 횡이동을 하기 시작했 다. 그는 나를 중심축으로 원을 그리면서 멋지게 화살들을 피한 것이다. 옆 으로 걷는 다는 것은 사실 필연적으로 자세를 흩트리기 마련인데 그는 거의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피한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뭔가가 눈앞으로 지나갔 다. "크!" 나는 뒤로 물러서서 피했지만 벌써 칼 끝이 내 콧잔등을 베고 지나갔다. 아 까전에 미티어 스웜을 맞은 것도 타격이 큰 것 같은데 거기에 이렇게 빠른 공격이라니. 나는 콧구멍으로 역한 피냄새가 배이는 것을 느끼고는 뒤로 물 러났다. 그러나 그 순간 이 드레이클링은 바로 찌르기를 걸어왔다. 나는 텀 블링으로 그 찌르기를 피하고 넘어섰지만 드레이클링은 입을 벌리고 불을 뿜 어서 나를 추격했다. 이건 피할 방법이 없어서, 그리고 피할 필요도 없어서 맞아버렸다. "흡!" 하지만 드레이클링은 내가 불에 맞는걸 보고도 한순간의 방심도 하지 않고 나에게 검을 휘둘러왔다. 원래 이렇게 적중되면 잠깐 동안이라도 긴장을 풀 지 않던가? 왠지 이놈들에게 일반론을 적용한다는 건 그렇지만 이대로라면 내가 죽겠다! '제길! 카이레스! 제어를 넘겨! 그루자트는 나에게도 무리인데 네가 버틸리 없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따졌지만 그때 펠리시아 공주의 비명이 들려왔다. 제길! 나 자 신이 싫어질 정도지만 정말 이거는 방법이 없군! 지금의 나로서는 스트라포 트 경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렇게 마악 스트라포트 경의 힘을 쓰기도 전에 갑자기 사고가 멈춰 버렸다. 무언가가 이곳으로 달려오는 소리 가 들렸기 때문이었다. "헉!" 나는 또다른 적수의 등장인줄 알고 주위를 경계했지만 이 발소리를 내면서 달려오는 자는 바로 킷 아슬나하였다. 아마도 오크들의 추격을 받고 있다가 갑자기 뒤에서 대판 싸우는 소리가 나서 돌아온 것 같았다. 그는 긴 은발을 흩날리면서 다가오다가 그루자트를 돌아보곤 후욱 하고 담배연기를 내뿜었 다. "만나고 싶었다. 그루자트! 내가 널 사랑하는게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말이다." 킷은 그렇게 외치고는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손에 들더니 바닥에서 아직 살 아서 헐떡이고 있는 오크의 코에 눌렀다. 치이익 하고 잠깐이나마 살타는 소 리가 나더니 담배는 꺼졌다. 킷은 다시 몸을 일으키고는 그루자트를 노려보 았다. 그순간 그의 안대밑에서 붉은 빛이 번쩍이기 시작했다. 마치 빛이 안 대를 뚫고 나오고 싶어서 참을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킷 아슬나하. 나와 같은 별 아래에서 태어난 엘프 소년이여. 과연 그 실력 은 얼마나 늘었는지 볼까?" "...얼마든지. 단. 관람료는 네 목숨이다." 킷은 그렇게 외치곤 지면을 박차며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떻게 뽑았는 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시즈카와 우고키를 뽑아들었다. "그 정도면 매우 싸군." 그 순간 그루자트는 칼끝을 잡더니 자세를 취하고 킷을 노려보았다. "흡!" 순간 칼이 휘어지는가 싶을 정도로 탄력을 받더니 바로 튀어나갔다. 공기가 흔들리고 흙먼지가 피어오른다. 강철의 빛을 가진, 그러나 창이라고 불러야 하는 게 더 나을 뭔가가 튀어나갔다. -파캉! 둘의 검이 충돌했다. 그리고 그 순간 둘중 한 명이 튕겨나갔다. 세상에... 그 세상 다 베어버릴 것처럼 예리한 킷이 퉁겨 나간 것이다. 하지만 킷은 공 중에서 가볍게 일회전해서 지면에 착지하곤 그루자트를 노려보았다. "지...지금 이건 천강? 과연 굉장한 위력이군. " 그렇게 말하는 순간 킷의 코에서 피가 주르륵 흐르기 시작했다. 세상에. 킷 에게서 코피를 뽑아낼 수 있다니. 아무리 3미터를 훌쩍 넘어서 4미터에 달하 는 산만한 덩치의 놈이라지만 정말 강력하잖아! 그러고 보면 저놈의 공격 하 나하나는 더 이상 어떻게 더 잘 해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교본적이다. 놈 의 공격 하나하나는 전부 완성되어 있었다. 베는 것도 찌르는 것도 때리는 것도. 하다못해 막고 피하는 것 마저도. 나를 향해서 공격해 올 때, 그 베기 나 찌르기 모두 정석적이라서 공격이 매우 빠르고 위압적임에도 불구하고 피 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만약 그걸 막거나 맞는다면 바로 이승을 하 직하게 될 것이다. 킷이 그걸 막아낸 것 만으로도 대단하다고 해야 할까? 이 런데서 역량의 차이라는 것이 느껴지는 구나. "흠 천강을 알고 있었나? 하지만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확실히 천강(天剛)을 비껴내다니 대단한 실력이군. 많이 컸군, 실반 엘프의 소년이여." "네놈 덕이지! 아까전 그게 그 유명한 천강이라면 답례로 이걸 보여주지!" 그 순간 킷은 음검 시즈카를 입에 물고 양검 우고키를 뽑더니 부드럽게 원을 그렸다. 그러자 검으로부터 푸른 불꽃이 일기 시작하면서 마치 거대한 만월 을 이루듯 부드러운 잔영을 남겼다. "호오!" 그루자트는 매우 즐거운 듯 그렇게 웃으면서 킷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 순 간 갑자기 킷이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아니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것은 검영에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순간 푸른 불꽃이 창백한 달빛처럼 그루 자트를 향해 날아들었다. 촤촤창 하는 충돌음과 함께 이번에는 그루자트가 뒤로 비끼기 시작했다. 킷은 좌로 비껴지나가면서 예리한 초승달처럼 검으로 베어 올리더니 몸을 틀면서 빠르게 베고 지나갔다. 그러나 그루자트에게 적 중하진 않은 것 같다. 않은 것 같다는 것은 이 뒤에서 구경하고 있어도 알아 보지 못할 정도로 빠르다는 뜻이다. "음. 미카즈키(三日月)로군. 심심하진 않을 정도인데." "크크크큭! 크하하하하하하핫! 심심하진 않을 정도라고? 심심하지 않아?! 개 자식! " 킷은 키만 4미터에 달하는 드래이크링 혹은 드라칸이라고 부르는 저 그루자 트에게 용감하게 돌격하면서 그렇게 외쳤다. 하지만 그루자트는 가볍게 검을 놀리면서 그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그루자트! 이자는 누구지?" 칼릭은 전투를 계속 하고 있는 두 사람사이에서 아무런 긴장감도 없이 그렇 게 물어보았다. 즉 절대로 그루자트가 패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다는 것 이리라. "아니, 옛날에 알던 사이요. 나는 신경쓰지 말고 계속 해요." 그루자트는 그렇게 말했다. 아니 계속 하라는 것은 우리를 두고 하는 것인 가? 하지만 그 드래곤 뉴트 여자는 우리를 향해 공격을 하거나 행동을 펼치 지 않고 단지 그루자트의 싸움을 구경만 하고 있었다. 킷은 확실히 그루자트 와 어느정도 평수를 이루고 싸우고 있었지만 격노하고 있는 킷에 비해 그루 자트는 마치 잔잔한 호수처럼 고요히 그 공격을 다 받아내고 있었다. "그만둬라. 어지럽혀진 마음과 어지러운 검이구나. 이거로는 나를 이길 수 없다." "닥쳐! 네놈과의 악연을 오늘에야말로 끊겠다!" 킷은 그렇게 외치고 달려들었지만 그루자트는 여전히 가볍게 손목을 움직이 는 것으로 킷의 공격을 막았다. 킷의 공격은 분명히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 로 빠르지만 그루자트는 마치 거목처럼 그 공격을 그냥 받아내고 있을 뿐. 하지만 그러면서 점점 킷의 표정이 창백해지기 시작했다. 저런! '카이레스. 살기 위해선 저 킷을 돕자.' '에?' 나는 갑자기 말을 걸어온 스트라포트의 의견에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저, 저런 싸움에 끼어들란 말이야? 한 대만 맞더라도 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 스트라포트 경은 내 자존심을 팍팍 긁는 소리를 해댔다. '누가 너보고 도우래? 나에게 몸을 넘겨!' '말도 안돼 유령따위에게 의지해서는...'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죽겠지? 좋아. 제길. 브로큰 랜드로 들어왔을 때부터 이런 꼴 될 줄 알았다. 막가는 인생이 되자. '아잉~ 처음이니까 살살 해야해.' '이번이 두 번째다. 바보!' 그순간 스트라포트 경이 내 몸을 잠식했다. "앗!?" 과연 감이 예리한지 칼릭과 드래곤 뉴트의 여성 둘 다 나를 바라보고 놀라기 시작했다. 하지만 스트라포트 경은 일단 소드 블래스터를 뽑아들곤 그걸 양 손으로 쥐었다. "하앗!" 내 목에서 나왔지만 내 목소리가 아닌 기합과 함께 검광이 주위를 휘감았다. 칼릭은 무시무시한 반사신경으로 뒤로 물러났고 그 드래곤 뉴트 여자도 뒤로 물러났지만 그 순간 스트라포트 경은 빠른 속력으로 그루자트에게 달려들었 다. "미안하지만 가세한다!" "흠." 그루자트는 아까 전의 내 솜씨를 생각해서인지 이전과 달리 느슨한 공격을 걸어왔다. 그러나 스트라포트 경은 이를 악물었다. "미안!" '엣?' 그순간 스트라포트 경은 카타나를 몸으로 받으면서 뛰어들어서 간격을 좁힌 뒤 그루자트의 손목을 찍었다. 그리고 방아쇠를 당겼지만 그루자트는 벌써 소드블래스터로부터 손을 빼버린 뒤였다. "흠!" 그루자트는 하마터면 팔뚝이 전부 날아갈뻔 했으면서도 침착하게 손을 뺐다. 용인도 붉은 피를 흘리는지 칼끝에서 벌건 핏물이 잠깐 튄다. "칫." 스트라포트 경은 지상에 착지하곤 생각대로 안되었는지 혀를 찼다. 폭염과 함께 탄피가 튀어 올랐다가 헛되이 떨어진다. 하지만 정말 대단하군. 구경만 하던 소드블래스터를 바로 실전에 응용하려고 한 것도 놀랍지만 상대의 방심 을 이용하기 위해 칼에 몸을 던지는 과단성도 대단하다. 비록 그루자트의 일 반 공격에 비하면 어설픈 공격이지만 그 정도로도 코끼리쯤 동강내는 건 일 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그걸 허리에 차고 있던 제로테이크로 받아 낸 것이었다. "아야야. 내 몸은 아니지만 정말 아프겠다. 내장이 욱신거리겠는걸? 미안. 늑골 부러졌다." 진짜 남의 몸이라고 함부로 굴리는 군. 하지만 그런 거 희생해서라도 그루자 트와 칼릭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다행일 것이다. "흠. 나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는 인간이 그렇게 많진 않을테고 그 유령은, 혹시 스트라포트인가?" "...역시. 알아보는 군." 스트라포트 경은 그렇게 말하고는 소드블래스터를 꼬나 쥔 채 그루자트를 바 라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나직하게 읊조리기 시작했다. "넥서룬의 가호여! 이 검에 임하소서!" 그러자 소드 블래스터가 백열하기 시작했다. 멋지다! 성스러운 느낌이 팍팍 나는 강력한 빛이 검의 날을 빛내고 있다. 이것이 스트라포트 경의 성기사로 서의 힘인가? "흠. 홀리 소드인가. 확실히 팔마 교단이 강성해진 이래 구경하지 못한 팰러 딘의 마법이군. 정녕 스트라포트 경이로군." "기억해줘서 고맙다!" "그야 그대의 강함은 인간 중에서도 특출 난 편이기 때문이지. 이후 그대만 한 자는, 동방에서 좀 보았을까?" 아니. 그런데 저 그루자트란 용인은 빙의 된 영을 알아볼 수 있단 말인가? 내 몸에 스트라포트 경이 빙의되어 있는 것을? 아니 그걸 떠나서 스트라포트 경이랑 원래 알고 있는 사이인가? '내가 신호하면 쉐도우 아머인지 뭔지를 컨트롤 해서 리피팅 보우건을 쏴.' '에?' '알겠어? 그루자트는 강하다고. 그 정도 하지 않으면 건드릴 수도 없어. 그 나마 저놈이 흥이 나서 칼만 쓰는걸 다행으로 여기자. 휴렐바드랑 디프랑 나 랑 대제랑 달라붙어야 했어. 옛날에는.' 그 정도란 말야? 그런데 이렇게 스트라포트 경과 노닥거리는 사이 킷은 안대 를 끌르더니 자신의 눈을 들었다. 그러고 보니 저 안대 아래에 있던 용안 은... 바로 그루자트의 것과 색이 같다. 색이나 크기가 일치하는 군. "으그그극!" 킷은 손가락을 들어서 자신의 눈, 아니 용의 눈을 찍어버렸다. 안구란 본시 단단한 법이라 손가락같이 둔한 물건으로 쉽사리 뚫릴 물건이 아니건만 킷은 상당한 임팩트를 줘서 찍었는지 대번에 안구가 파열되면서 피가 흐르기 시작 했다. 그러나 그 피는 빠른 속도로 눈 안으로 흘러들어가고 킷이 낸 눈동자 의 상처도 급격히 아물기 시작했다. "용혈...이로군. 그루자트는 신족이기 때문에 그 피로 힘이 이어진다. 잠재 력을 격발하기 위해서라지만 무시무시한 짓을 하는 군." 스트라포트 경은 그렇게 말하고는 칼을 고쳐잡았다. 그러나 그 신족이라는 그루자트는 역시 태연자약하다. 스트라포트 경과 킷 아슬나하를 상대하면서 도 저렇게 여유만만이라니! "그만두라고 했지. 그런 어지럽혀진 마음과 검으로는 나를 쓰러뜨릴 수 없 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그순간 킷은 조용히 고개를 앞으로 숙였다. 하지만 이미 몸은 탄력있게 굽혀 져 점프를 준비하고 있고 그 치아는 서로 맞물려 악기(惡氣)를 뿜어내고 있 었다. "나는 네놈을 물리치기 위해 살아왔단 말이다!!" 그 순간 숙이고 있던 킷의 눈이 번뜩이는가 싶더니 사라져 버렸다. 너무나 빠르다. 그리고 야수같은 흉폭함. 그것과 그루자트가 충돌한 것이다. "크아아아앗!" "차핫!" 그 다음은 거의 미쳐 발광하는 킷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그루자트가 그 거대 한 몸짓을 가지고도 마치 고요한 호수와 같은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면 킷은 거친 폭풍이 되어서 공격을 한다. 스트라포트 경도 그것에 가세해서 앞뒤에 서 그루자트를 싸고 공격하자 방금전까지 여유가 넘치던 그루자트도 대번에 패색이 짙어졌다. 킷의 검이 그루자트의 방어를 뚫고 몸 여기저기를 찢어발 기기 시작했다. 그 용의 눈을 찍은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지는 모르지만 분 명히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원래 이성을 잃고 날뛰 는 자는 약한 법이라 했는데 이렇게 흉폭하고 악의에 북 받혀 있다면 그렇지 만도 않은 것 같다. "크아악!" 하지만 그루자트는 그순간 입을 벌려서 킷에게 불을 뿜고 몸을 돌리면서 카 타나로 예의 그 천강이란 기술을 스트라포트에게 날렸다. 킷은 검을 팔자로 휘두르면서 뒤로 춤을 추듯 물러났다. 그루자트의 불꽃이 킷의 검에 얽혀서 아름다운 불꽃의 실처럼 흔들린다. 문제는 스트라포트! 스트라포트는 아슬아 슬하게 그걸 피했지만 칼이 완전히 뻗는 순간 쿠웅~하는 거대한 충격파가 터 지더니 주위가 핑 하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내 몸과 분리되어서 그렇 게 객관적으로 볼수 있는 것이지 정말 내가 스트라포트 경 대신이였다면 피 하지도 못하고 맞았을 것이다. -쿠웅 -팡 "어..." 그러나 그 충격파 때문일까? 스트라포트는 몇걸음 뒤로 걸어가다가 털썩 하 고 주저앉았다. 젠장! 내 몸인데 귀에서 피가 흐르고 있잖아! 고막이 터지기 라도 했나?! 나는 타이밍 늦게 쉐도우 아머로 화살을 발사했지만 그루자트는 날개를 펼쳐서 날개와 검으로 화살을 쳐내버렸다. 그사이에 킷이 입혔던 상 처는 벌써 딱지가 지기 시작했다. 뭐 이따위 녀석이 다 있지? 트롤이 형님하 고 불러야 할 정도로 치유가 빠르다! "이아아앗!" "흔들린 마음, 집결되지 않은 의지. 근력은 강해졌으나 그날 보았던 네 빛은 아니군. 실망이다 소년이여!" "더더욱 실망시켜주지!" 킷은 카타나를 비스듬하게 쥐고 그루자트에게 도약했다. 하지만 그순간 이 용인은 다시 몸을 돌려서 예의 그 천강을 준비했다. "또 그거냐!" "하아!" 킷은 아까전처럼 우고키를 움직여서 천강이란 기술이 시작하기 전에 봉쇄하 려고 했다. 그래도 킷은 아까 전에도 그렇지만 기술이 완전하게 시작되기 전 에 봉쇄를 해서 스트라포트처럼 충격파 공격을 당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이번에도 킷이 튕겨나가는 게 아닌가? 게다가 그루자트가 서있는 땅이 쫘악 째지면서 흔들렸다. 황무지에 깔려있던 흙먼지가 피어오르면서 주 위가 전부 흔들린다. "천강...파산!" "제길!" 그러나 킷 역시 쓰러지지 않았고 스트라포트 경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루 자트는 놀라워하면서 우리들을 바라보았다. "천강파산을 써도 버티다니! 확실히 킷과 스트라포트라면 쉬운 상대는 아니 군.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즐겨볼까?" 하지만 그때 갑자기 웃 하고 놀라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루자 트도 멈춰 서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구경에 정신 팔린 드래곤 뉴트 여 자의 목에 나이프를 겨누고 있는 디모나가 서있었다. 드래곤 뉴트의 여자는 어느틈에 자기 목에 닿은 나이프를 바라보곤 피식 웃었다. "흠. 재미있군." "지금 당장 그걸 그만두지 않으면 이 여자 목을 날려버리겠어. 물론 너희들 끼리는 별 의미가 없겠지만..." 디모나는 자기 자신이 말하고도 좀 황당한지 버벅 거리기 시작했다. 이놈들 은 악신의 추종자들인데 동료애란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하지만 그루자트란 놈은 악하면서도 묘한 기품이 흐르고 있어서 그렇게 쉽게 동료를 버릴 것 같 지 않기도 하다. 어디까지나 억측이지만. 하지만 그렇게 인질극을 벌이는 사 이 이번에는 킷의 일행들이 달려와서 합류했다. 이 넓은 평원을 열심히 달려 와서 합류하니까 제법 진용이 잡힌 것이다. 하지만 칼릭 역시 손을 뻗어서 펠리시아 공주를 겨누었다. "이쪽도 인질이 꽤나 비싼 것 같은데?" "인질에 가격차이가 있던가?" 그순간 이번에는 니나가 그 칼릭의 목에 칼을 들이밀었다. 마치 독사들이 서 로 꼬리를 문 형국이랄까? 그걸 본 그루자트는 혀를 낼름거리더니 칼을 허공 에 던졌다. 그러자 그 검은 허공을 한번 가르더니 칼집에 빨려들어가 듯 멋 지게 꽂혔다. 그루자트는 전혀 동요되거나 감정의 변화없이 우리들을 돌아보 고 물어보았다. "이리 된 이상 서로서로 물러서는 건 어떤가?" "물러서?" "그래. 적어도 이렇게 서로서로 찔러 죽이는 것 보단 상황이 훨씬 나을텐 데?" 그루자트는 그렇게 말하고는 킷을 바라보았다. 킷은 내가 봐도 겁을 집어먹 을 정도의 적개심을 가지고 그루자트를 바라보았지만 그루자트가 손을 들어 서 니나를 가리켰다. "운명이란 정말 묘한 것이군, 그렇지 않나? 설마 이번에도 저 여자를 죽게 만들고 싶지는 않겠지?" "닥쳐. 죽인 자가 입에 담을 말이 아니다. 그것은." 킷은 그렇게 말했지만 정작 니나를 바라보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 자 니나는 그런 킷을 바라보고는 고개를 돌렸다. 잠깐 스치긴 했지만 방금이 라도 눈물을 떨굴 것 같은 표정이었다. 싸우는 와중에 그런 거 감상할 시간 이 있냐고 하겠지만 지금은 내가 유령인걸, 달리 할 짓이 있나? "이해할 수가 없군. 마음을 가진 존재라는 것들은. 똑같은 과오를 반복할 것 을 알면서도 증오의 마음을 버리지 못한다니. 하지만 스트라포트 경이라면 이해할텐데. 어떤가?" 그루자트는 이번에는 내쪽, 아니 스트라포트 경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스트 라포트 경은 코웃음 쳤다. "좋아. 그러면 먼저 그쪽에서 인질에 대해서 손을 떼 주시지?" "왜?" "당신들은 초능력자에 마법을 쓰잖아. 우리는 칼이고. 우리가 먼저 떼면 바 로 죽을 지도 모르는데?" "좋아. 알겠다. 용의주도한 편이군. 내가 거짓말을 안 한다는 건 알텐데?" "당신은 그럴지 몰라도 저 칼릭이란 놈은 아주 위험해서. 게다가 당신도 그 래. 거짓말을 안하는 건 나중에 가장 치명적인 거짓말을 하기 위해 신뢰를 쌓고 있는 게 아닌가 해. 뭐 지금까지 계속 쌓아왔다면 상당하겠군 그래?" 스트라포트가 그렇게 말하자 그루자트는 칼릭과 그 드래곤 뉴트의 여자를 돌 아보았다. 그러자 그순간 갑자기 그들은 팟 하고 앞에서 사라지더니 그루자 트의 옆에 나타났다. 어...얼래? 이러면 인질이 아무런 의미도 없었잖아? "뭐 좋아. 저 목걸이가 딱히 지금 꼭 필요한 건 아니니까 오늘은 이 정도로 넘어가도록 하지." "네, 네놈들이 감히!" 펠리시아 공주는 매우 화가 나서 당장이라도 뛰어들 듯한 기세였지만 스트라 포트 경은 소드 블래스터를 들어서 그런 공주의 진로를 막았다. "시비는 그쪽이 먼저 걸었지만 그 정도면 남는 장사로군. 하지만 이상하군. 나랑 저 킷이란 엘프는 충분히 위험한데 왜 지금 처치하려고 하지 않지?" "운명이란 어찌 될지 몰라서, 게다가 그대는 유령이니까 장기적인 적은 아닐 테지." 그루자트는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돌렸다. 그러자 칼릭은 우리들을, 아니 디 모나를 바라보곤 웃었다. "흐흣. 디모나 윈드워커! 당신의 생각이 어떨지 몰라도... 한번 생각을 고쳐 보시오. " "인류가 멸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악신의 편에 붙어서 백인들을 몰살시키겠다 는 것인가요?" "물론. 백인만 몰살되어진다면... 그건 좋지. 하지만 그렇지 않고 인간들이, 우리들마저 전부 몰살당한다면 어차피 인간이란 종족 전체가 그렇다는 것 아 니겠어? 어차피 같은 인간의 손으로 저질러진 죄악, 내가 좀 되 갚아 준다고 해서 잔인하다 할 사람은 없겠지. 아니 있다고 하더라도 상관없어. 죄인이 되어주지." 뭐. 뭐냐 저놈은? 아무리 자기들이 몰살당했다지만 아예 인간 전체를 증오하 고 있다니. 하긴 무리가 아닌건가. 어쨌거나 앞으로가 걱정이군. 칼릭과 그 루자트, 에니히는 그런 말을 남기고 우리들에게 등을 돌렸다. 세상에... 나 야 그렇다지만 스트라포트나 킷도 두려워 할 정도라니, 정말 세상은 넓고 인 재는 많구나. 아니 가만. 드라칸이 저 정도인데 드래곤은 대체 얼마나 강력 하다는 거야? "젠장...미친놈." 스트라포트는 그렇게 말하더니 이를 악물었다. 그러다가 나에게 말했다. "카이레스, 그럼 네 몸 돌려준다." '응?' '기절할 준비 해둬라.' 스트라포트 경의 그 말과 함께 나는 눈앞이 컴컴해지는 것을 느꼈다. 젠장! 이건 너무해! < 다음화에 계속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음. 시스프리에서 좋아하는 캐릭터라면. 사쿠야, 치카게, 하루카, 요츠바 정 도? 카렌은 아무래도 인기가 없을 타입이고 나머지는 너무 로리하고.... 에? 왜 요츠바가 들어가냐고요? 후후후훗~발랄하니 귀엽잖아. -_-; 아아악! 나도 로리콘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인가?! 젠장! 그럼 다음화 예고. 조디악 나이츠중 유일한 생존자, 1400년의 시간을 넘어서 살아있는 송 오브 블레이드, 벨론델. 그녀는 흑의 탑에 유폐되어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 다. 블랙 드래곤 윌카스트의 수호를 받는 흑의 탑에 어떻게 들어갈 것인가? 그리고 그렇게 해서 스트라포트와 벨론델이 재회한다면 과연 어떻게 될 것인 가? 레이펜테나 연대기 제 1 부 The Rogue! 그 대망의 21화 흑마의 탑! 많은 열독 바랍니다. 그런데 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