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장이 지그 3 Blacksmith's Vengeance 강찬 게임 판타지 장편 소설 PAPYRUS GAME FANTASY <차례> Chapter 01 해커의 제안 Chapter 02 플레임 마운트로 Chapter 03 리저드맨 Chapter 04 지상 최대의 낚시 Chapter 05 스콜피언 퀸과의 사투 Chapter 06 드래곤 하트 Chapter 07 희대의 사기극 Chapter 08 대장간을 차리다 Chapter 09 금의환향 Chapter 10 엘프의 숲 해커의 제안 "허,허허허!" 살다보면 너무 황당해서 말이 안나오는 경우가 있다.지금의 유한이 딱 그 짝이었다 눈에 불을 켜고 찾고 있을 자신을 피해 어떻게든 숨어 지내야 할 녀석이 버젓이 전화를 걸어올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어때? 새로운 캐릭을 키우는 재미가? 대장장이도 키워볼만하던가?" 놈의 도발에 안드로메다에 잠깐 들렀던 정신이 돌아왔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유한은 휴대폰을 부숴버리럯처럼 꽉 움켜쥐고 언성을 높였다. "이 자식!너 누구야!당장 내 바츠 살려내!안 살려내면 죽여 버릴줄 알아!" "참나,그깟 게임 캐릭터 하나 날아간 것 가지고 너무 열을 올리는군" "뭐가 어째? 그게 어떤 캐릭인줄 알기나해?" "알지.가상형실의 허망한 존재일 뿐이잖아" 해커의 말이 그다지 틀렸다고 할수 없었다. 그러나 그 냉정한조소는 바츠를분신처럼 애지중지했던 유한을 극도로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이 자식!죽여 버리겠어!" "그래, 죽여 봐라.뭐 그전에 일단 날 찾아야겠지만" 유한의 얼굴이 잘 익은 홍시처럼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대체 이놈은 뭔가? 해킹당한 피해자를 약 올리려고 전화한건가? 그것도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건가?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것 같았지만 유한은 일단 분노를 억눌렀다. 현재 자신이 해커를 어떻게 해 볼 능력은 없었다. 화가 난다고 악을 써 봐야 놈에게 조롱만 당할 뿐이다. 심호흡을 한 유한은 차갑게 물었다. "도대체 목적이 뭐냐?" "호오,제법 빨리 마음을 가라앉히는군" "닥쳐,내 질문에 답이나 해.아니면 이 전화 끊어버리겠어" 그리고 곧장 사이버 수사대에 연락할 것이다. 이상한 번호로 해커에게 전화가 왔으니 추적해 달라고. "목적이라........바츠를 지운 이유 말인가? 아니면 내가 너에게 전화를 한 이유 말인가?" "둘다. 차례대로 말해봐" 마치 유한의 속을 긁기라도 하겠다는 듯 해커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 유한의 인내심이 바닥을 치려는 순간 ,해커는 입을 열었다. "바츠를 지운 이유는 한 가지 알아보고 싶은게 있었기 때문이다" "알아보고 싶은것?" 해커의 말투가 어쩐지 조금 진지해진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바츠라는 캐릭터를 좋아한다. 외롭지만 강하고,무모할 정도로 아주 용감했지.솔직히 말해 지우기가 아까울 정도였다" "그런데 왜?" "이렇게 강한 캐릭터를 키우는 사람이 실제로 어떤 인간인가 궁금하더군. 평범한 사람인가,아님 좀 다른 부류인가........확실하게 알아보는 데는 극단적인 방법이 최고지" "그래서 지워 버렸다는 거냐?" 평범한 사람은 해킹을 당해 캐릭터가 지워지면 게임을 접어버린다. 공든 탑이 무너진 좌절감과 재차 해킹당할 두려움 때문에. "실망스럽지 않게 넌 다른 부류의 인간이더군 .꿋꿋이 새로운 캐릭터를 그것도 게임에서 외면 받는 생산직을 키우고 있는데다가 방송에 오를정도로 대단한 캐릭터를만들었어" 칭찬인지 조롱인지 해커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네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건 알았다. 그런데 그걸 확인하니 또 다른 것을 알고싶더군" "또 다른것?" "너란 인간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고 싶어지더군. 성격은 어떤지? 과거에 어떤 삶을 살아왔고 ,또 살고 있는지.............." "그래서 전화를 했다는 거냐?" 이놈은 미친놈이다. 그리고 짜증날정도로 건방진 놈이다. 유한이 이 해커란 놈에 대해서 내린 결론은 그것이었다. 정말 눈앞에 있으면 찍소리도 못할정도로 패 주고 싶지만, 아쉽게도 놈은 수화기 저 너머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렇게 흥미가 생긴 덕분에 나는 너와 한가지 내기를 하고 싶어지더군" "내기?" 도대체 이놈은 무슨 꿍꿍이를품고 있는 것인가. 흥미가 생긴다더니 이젠 내기를 하겠단다. 차라리 조롱하기 위해 전화했다고 하는것이 더 설득력이 있을것이다. "나도 아르페디아 온라인을 하고있다. 해킹한 아이템을 처리하기 위해서지" "그렇겠지" 그래서 유한이 다시 대장장이를 키우기로 결심한것이 아닌가. 해커가 내놓는 바츠의 아이템을 추적하기 위해서. "그래서 말인데........숨박꼭질을 하는거야.내 캐릭터를 네가 가진 캐릭터로 찾아서 잡는거다.어차피 네가 오프라인에서는 날 찾을 방법이 전무하니까" "과연 그럴까?" "난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해커다. 너 혼자서 아무리 날뛰어도 날 잡을수 없어" 그래서 이렇게 뻔뻔하게 전화를 걸수도 있는것인가 어쨌든 유한은 해커의 제의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자신은 나름대로 해커를쫓고 있는 중이고 전화가 끝나는대로 경찰에 신고할 셈이다. 경찰이 놈의 전화를 추적하면 쉽게 잡을수 있는데 뭐하러 고생한단말인가. "내가 하기 싫다고 하면 어쩔거냐?" "그 대장장이마저도 지워지고 싶은가 보군" 해커가 은근히 협박했지만 유한은 굴하지 않았다. "멋대로 해라.이미 너 때문에 내가 제일 아끼는 바츠가 날아갔다. 네가 같은짓을 반복한다 해도 내가 상대 안하면 그만이야" 말은 그렇게 했지만, 유한의 심장은쿵쾅 뛰고 있었다. 그만큼 바츠 이후에 키운 대장장이 지그에 대해 애착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런 애착심을 감추고 해커를 상대로 배짱을 부리고 있을 뿐이다. 이대로 놈의 유희에 끌려가고 싶지 않으니까. "배짱 좋군. 그래,바츠의 유저라면 그 정도는 돼야지" 해커의 말투가 달라졌다.왠지 조금전보다 은근해진 느낌이었다. "잘들어라,강유한. 난 너에게 기회를 주려는거다. 넌 내가 밉지 않나? 잡아서 시원하게 두들겨 패고 싶지 않나?" 물론 왜 그러고 싶지 않겠는가.할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놈을 잡아 죽지 않을만큼만 패 버리고싶다. 그러나 해커 본인에게 이런식으로 이야기를 들으니 유한은 괜히 삐딱하게 말하고 싶어졌다. "미친놈 꽁무니를 쫓는 취미는 없어" "나를 잡으면 '네가 잃어버린 소줗한것' 을 되찾을수 있는데도 말이냐?" 이건 또무슨 소린가. 소중한것을 되찾을수 있다니? 내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이라고 하면 분명......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냐!내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이라니?" "날 잡으면 확실하게 알수 있다. 어떤가? 나와의 내기에 응해 보지 않겠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짧은 시간 동안 수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사라졌다. 과연 해커가 말하는 잃어버린 소중한것이 무엇인지,그리고 그 소중한것이 유한이 생각하는 그것이 맞다면 과연 되찾는게 가능한 건지....... 정리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유한은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응해 주지.잡히고 나서 후회하지나 마라" "후후후,날 후회하게 만들기를 기대하지" 어차피 해커를 잡기위해 새로 게임을 시작했던것이 아닌가. 놈이 먼저 연락을 하고 자신을 잡아 보라며 제안할것은 생각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그럼 지금부터 숨박꼭질 시작이다. 건투를 빈다,강유한" 전화는 거기까지였다. 해커는 그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유한은곧장 사이버 수사대에 신고를 했다. 저번에 자신을 해킹한 해커가 괴상한 번호로 뻔뻔스레 전화를 걸어왔다. 그러자 담당 경찰도 유한만큼이나 어이없어 했다. "알겠습니다.그럼 방금 전의 통화 기록을 바탕으로 해커의 발신지를 추적해 보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일단 해커의 제안을 수락하긴 했지만 놈의 수작에 놀아날 마음은 없었다. 게임에서 잡든, 오프라인에서 잡든 ,어쨌거나 해커 녀석을 잡으면 그만이다. 놈이 보상으로 이야기한 것에 대해서는 복잡하게 생각하고 싶지않았다. 바츠를 되살려 준다고 해도 게임사에서 허락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니까. 유한은 잔뜩 기대를하고서 사이버 수사대의 답신을 기다렸다. 몇 시간뒤,유한은 담당 경찰의 전화를 받을수 있었다. 담당 경찰의 풀 죽은 목소리에 유한의 기대는 유리처럼 부서졌다. "이거 죄송합니다. 발신지 추적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어렵다니요?그럼 못 잡는단 말입니까?" "그것이.......이놈이 대체 우간다에 있는지,베네수엘라에 있는지 알수 없는 상태라서요" 발신지를 추적한 결과 목적지로 지목된 곳만 국내외 수백곳이 넘는다고한다. 그걸 일일이 다 뒤질수도 없는일이고,뒤진다 해도 잡는다는 보장도 없었다. '역시 대한민국 최고의 해커라 소리칠 만하다는 건가?' 어쩌면 놈을 너무 가볍게 봤었던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이제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놈이 제시한 대로 게임상에서 잡는 것뿐. 사실 냉정하게 놓고 보면 실현 가능성이 희박했지만,유한은 희망의 끈을 놓지않았다. 놈에 대해서 마땅한 단서는 얻지 못했지만, 소득은 있었다. 놈은 자신을 주시하고 있었다. 전화로 대화를 나누면서 그 사실을 확실하게 알수 있었다. '분명 내 주변에 나타날거다' 해커는유한의 성격와 삶이 궁금하다고 했다. 아무리 최고의 해커라 해도 키보드만 두드려서는 그런것을 알수 없다. 이놈이 정말 사이코라서 자신을 스토킹하려 든다면 분명 가까이 다가올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안달이 나서 서두를 필요는 없어' 이쪽에서 설치면 저쪽에선 팔짱끼고 감상하고 있을뿐. 그러나 이쪽이 조용하면 답답해지는것은 저쪽이다. 그렇게 되면 녀석은 유한을 자극하려들것이고,좀더 가까이 접근하려 할것이다. 그렇게 녀석이 가까이 왔을때 바로 일격을 가하는것이 유한의 작전. 이미 녀석은 이전보다 훨씬 가까이 다가왔다. 아무런 행방을 알수 없었던 처음과달리,녀석은 바츠의 아이템을 뿌렸고,직접 유한에게 전화까지 걸었다. '혹 모르지,정 심심하다 못해 직접 면상을 내밀지' 그때는 진짜 가만두지 않으리. 뼈가 으스러지게 수련하고 있는 극기도로 마음껏 후려갈기도 비틀어 줄것이다. 경찰에 넘겨서 콩밥을 먹이는것은 물론이고. 2 "왜 이렇게 늦었느냐? 기다리다 목 빠지는줄 알았다" 공방으로 돌아온 유한을 맞이한것은 드워프 갈리의 잔소리였다. 특별히 기한이 정해진 퀘스트는 아니었지만 ,얼음 궁전과 지하 요새 도시를 탐험하며 꽤 많은 시간을 소모했다. "그게 ,신형 목인병이 워낙 재빠르고 또 강해서......." "쯧쯧 ,이깟 것하나 잡지 못해서 드워프의 조수 노릇을 제대로 할수 있겠느냐? 평소 수련 좀 해놓을것이지" "누가 안했답니까? 해 봤자 전사들보다 기본 실력이 떨어지는데 어쩌란 말입니까?" 유한의 입이 댓발 튀어나왔다. 얼음 궁전에서 리빙아머에 당했던 것이 생각났기 때문. 당시 유한은 암 브레이크로 맞섰섰지만, 레벨도 전투력도 모두 우위였던 리빙아머에게 순식간에 압도당했다. 파티원들의 구원이 아니었다면 분명히 죽었을것이다.만약 생산직이 아니고 전사 캐릭이었다면 그렇게 허무하게 당하지는 않았을것이다. "이래서 나약한 인간은어쩔수 없다니깐" "드워프는 강한데 왜 예티한테 얻어맞고 광산을 뺏겼을까요?" "시,시끄럽다!얼른 가지고 온것이나 내놔봐" 유한은 보드카를들이킨 것처럼 얼굴이 벌게진 갈리의 앞에 신형 목인병의 심장을 내놓았다. 주먹만한 나무 구체에 이런저런 마법진이 잔뜩 새겨져 있었다. 효과음과 함께 퀘스트 완료를 알리는 창이 떠올랐다. -동력원 획득 퀘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경험치 500을 얻었습니다. -와이어 건틀렛을얻었습니다. "어흠, 이걸 받아라.인간에게는 분수에 넘치는 물건이나,너는 내 조수라서 주는 것이다" 갈리가 보상으로 준것은 손에 끼고 있던 건틀렛이었다. 바로 눈덮인 숲에서 갈리를 처음 만났을 당시 그냥 지나치려했던 유한의 다리를 붙잡았던. 그렇지 않아도 이것에 탐을 내고 있었던 유한은 얼른 받아서 옵션을 확인했다. [와이어 건틀렛] 공격 : 30 방어 : 20 내구 : 70 설명 : 드워프 장인 갈리가 만든 특수 제작 무기.건틀렛에서 발사되는 강철 와이어는 공격외에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할수 있다. '호오!공격까지 할수 있단 말이지?' 보통 건틀렛이라면 손에 끼는 방어 장비로만 생각되는데 ,갈리의 건틀렛은 와이어를 발사해 공격까지 가능한 전천후 무구였다. 거기다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수 있다니 활용도가 높을것은 불문가지. 입이 헤벌쭉 벌어진 유한은건틀렛을 손에 착용했다. 마치 자신을 위해 만든 듯 착용감이 좋았다. 옆에서 유한이 건틀렛을 착용하는걸 지켜보고 있던 갈리가 사용법을 설명해주었다. "이 건틀렛 안에는 특수강으로 만든 태엽과 스프링 장치가 들어있다.그 기계 들 덕분에 와이어를 힘들이지 않고 날리고 회수할수 있지." "호오,기계 장비란 말인가요?" "와이어는 건틀렛의 손을 강하게 펴면 발사되고,주먹을 강하게 움켜쥐면 되돌아오게 된다" "한번해봐도 되죠?" 유한은 정면에 있는 주전자를 노려 와이어를 발사했다. 깡! 섬전같이 튀어나간 와이어는 탁장위에 있던 주전자를 후려갈겼다. 놋쇠로된 주전자는 찌그러지며 바닥에 떨어졌다. "오!이거 괜찮은데요?" "와이어 끝에는 작은 추가달려있다. 그 추를 잘 조종하면 직선이든 곡선이든 와이어를 던질수 있고,손목의 움직임을 이옹하면 물건을 휘감을수 있다" "저번에 제 다리를 감았던 것처럼 말이죠?" "그래" 유한은 주먹을 움켜쥐어 와이어를 회수했다. 그리곤 다시 주전자를 향하여 와이어를 발사했다. 추가 달린 와이어는 주전자를 향해 무섭게 날아갔다.유한이 손목을 교묘하게 비틀자 슬쩍 휘어져 날아간 와이어는 주전자의 손잡이에 빙글빙글 감겼다. "이렇게 하는 거군요!" "그래,센스가 제법이구나" 유한이 주먹을 움켜쥐자 와이어는 주전자를 감은 상태로 되돌아왔다. 와이어는 회수되는 탄력이 굉장히 좋았다. "건틀렛에 내장된 태업과 스프링은 근육에 반응하기에 주먹을 쥐었다 펴는 세기에 따라 와이어를 잡아당기는 힘이 달라진다. 아주무거운 물건이 아니면 네 코앞으로 끌어당길수 잇을게야" 멀리있는 물건을 낚아채는데 안성맞춤인 아이템.어디 그뿐이랴.응용하기에 따라서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할수있었다. 몬스터를 묶어 꼼짝 못하게 하거나 무기를 뺏을수도 있고,높은 곳에 올라갈때는 로프 대신에 사용할수도 있을터. "일정 길이만큼 쓰고 싶을때는 추를 잡아서 이렇게 끌어당기면 된다. 줄자를 푸는 것처럼 말이야" 반대편 손으로 추를 당기니 와이어가 조금씩 풀려나왔다. 회수방법은 전과 동일. 유한은 한동안 와이어 건틀렛을 시험해 보았다. 물건을 휘감거나,와이어로 휘감은 물건을 손에 끌어오거나,대들보에 와이어를 감아서 순식간에 천장으로 오라가는 등등....... '우와!마치 스파이더맨이 된것 같아!' 유한이 연습을 빙자한 놀이에 빠져 있자,보다 못한 갈리가 언성을높였다. "이놈아,이젠 적당히 하고 일좀 해라!네가 없는 동안 주문이 많이 들어왔단 말이야" 갈리는 또다시 유한을 마구 부려 먹기 시작했다. 어차피 유한도 공중 요새에서 받은 퀘스트를 수행하려면 스킬 경험치를 많이 올려야했기에 불만 없이 시키는 대로 했다. 치이익!카앙,캉! 대장간의 시뻘건 불꽃이 쇳소리와 함께 튀어올랐다. 작업은 힘들고 지루했지만, 유한은 망치질을 그만두지않았다. 그러기 얼마,효과음과 함께 메시지가 떴다. -생산 스킬이 5랭크로 올랐습니다. 솜씨가 1 올랐습니다. 인내심이 2 올랏습니다. *정밀 부품을 생산할수 있게 됩니다. [정밀 조립 스킬]을알게 되엇습니다. 상급 대장장이를 찾아가면 정밀 조립 스킬을 배울수 있습니다. '오오!드디어 나도 정밀 조립 스킬을 배울수 있다!' 정밀 조립 스킬을 배우면 가디언을 제작할수 있을뿐 아니라 공중 요새에서 받은 퀘스트를 수행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유한은 당장 갈리를 찾아가 정밀 조립 스킬을 가르쳐달라고 했다. 한창 메카 드래곤의 심장을 만들던 갈리는 귀찮은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녀석 시키는 일이나 할것이지........" 그래도 양심이 없진 않던지 정밀 조립을 가르쳐 주었다. 그는 공방 한쪽 구석에 나뒹굴고 있던 몇가지 부품들을 가져와 조립해 보이며서 설명을 곁들였다. "정밀 조립이란 말그대로 기계나 정밀한 무구를 만드는 기술이다. 당연히 부품 하나까지 이해하고 머릿속에 담아둘수 있는 집중력과 정교한 손놀림이 필요하지" 쓱 시범을 보인 갈리는 서랍속에서 톱니바퀴와 태엽, 그리고 시계 바늘과 둥그런 시계 몸통을 끄집어냈다. "자, 여기 시계 설게도가 있으니 한번 조립해 봐라" 갈리의 말이끝나자 효과음이 울리며 스킬 습득 퀘스트가 유한에게 날아왔다. [정밀 조립 스킬 익히기] -탁상시계 제작. 탁상시계 제작에는 태엽 1개,톱니바퀴 9개,회전축 4개,시계 바늘 3개,탁상시계 설계도가 필요. *제작한 탁상시계가 작동하면 정밀조립 스킬을 배울수 있다. '쉽게 생각하는거야.장난감 로봇을만드는것처럼' 유한은 설계도를 보며 시계의 전체적인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그러나 시계는 유한이 어릴때 만들던 플라스틱 장난감 로봇이 아니었다. '크윽!이거 장난이 아니잖아' 작고 조그마한 톱니바퀴들과 태엽,짧고 가는 축을 딱 들어맞게 끼워 맞추는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억지로 끼워 맞추다 보면 부속들이 모두 풀려서 사방에 나뒹굴곤 했다. 거기다 안에서 밖으로 정확히 순서를 맞춰 조립해야 했고,적재적소에 부품을 끼워 넣어야 했다. '진짜 적당히라는 말과 안 어울리는 스킬이군' 짜증이 날 정도로 성가시고 힘들었다. 그러나 유한은 포기하지 않았다. 실패하면 다시 도전했고 결국 시계를 조립하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성공했다는 메시지가 뜨지 않았다. "이 녀석아,그냥 시계를 조립하면 다 인줄 아느냐?시계가 가질 않잖느냐.시계가 작동을 하게 만들어야지!" '아 ,그렇지!' 유한은 태엽을 감았다. 서너 바퀴 태엽을 감아주자 톱니바퀴들이 철컥이면서 시계 바늘이 째깍째깍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생명이 깃들기라도 한것처럼. [정밀 조립 스킬]을익히셨습니다. 랭크를 높이며 보다 복잡한 기계들을 만들수 있습니다. "앗싸!" 쾌재를 부른 유한은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고된 만큼 열매는 달콤하다는 말이 전혀 틀리지 않았다. 뿌듯함이 그의 마음을 가득채웠다. 대장간에서 불 피울때가 엊그제 같은데,이제 중급 대장장이의 지표라할수 있는 정밀 조립스킬을 배웠으니........ '이럴게 아니라 기록을해둬야지' 이것은 던전을 탐사한 것만큼이나 감개무량한일.유한은 자신이 조립한 탁상시계의 스크린샷을 찍고,모험일지에 기록을 올렸다. [8월 7일 .지그 드디어 정밀조립 스킬을 배우다!] 그런데 유한이 모험일지에 기록을 남기기 무섭게,갈리가 재빨리 끼어들었다. "엏므!정밀 조립 스킬을 다 배웠으면 태엽 인형 열개를 만들어라.메카 드래곤의 제작비가 부족해서 모자란 자금은 인형을 팔아서 충당하기로했거든" 부속하고 설계도를 앞으로내미는 갈리의 낯짝이 그렇게 뻔뻔해 보이지 않을수 없었다. 돈이 필요하면 자신이 직접 만들던가. 본인은 메카 드래곤을 제작한다며 하루종일 공방에 처박혀 농땡이를 치면서 궂은일은 유한에게 다 떠맡기고 있었다. '이걸 콱 받아버려?' 아서라,여기서 받아버렸다가는 드워프 조수라는 칭호를 반납해야하는것은 물론 드워프 왕국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 유한은 내심 이를 북북 갈며 태엽 인형의 제작에 들어갔다. 3 태엽 인형 제작 외에도 갈리는 유한에게 계속해서 일을 맡겼다. 일족의 대장로님께서 부탁했다며 시계 부품을 만들어달라고 하지않나,베르겐의 공방에서 사용할 기계 부품이 필요하다는 등 끊임없이 날아오는 직업 퀘트에 유한은 정신이 없을정도였다. 그 결과 잠자고,밥먹고,학원 다녀오는 시간외에 하루종일 대장간에 처박혀 노가다를 하다보니 제련과 합금 ,생산 ,정밀 조립의 스킬 경험치들이 빠르게쌓여갔다. '하아,이러다 이곳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거 아냐?' 유한은 덜컥 겁이났다. 스킬 경험치가 늘어가는 것은 기뻤 지만 ,대장간에서 평생 썩는것은 절대 사양하고 싶었다. 더구나 이 망할 드워프가 슬슬 자신을 악의 길(?)로 인도하고 있었다. "뭡니까,이게? 꼬리관절 장치를 다섯개 만들라고요?" "그래,내가 저번에 말했지 않느냐.너도 메카 드래곤을 만드는 성스러운 과업에 동참시키겠다고" 정밀 조립 스킬 8랭크가 되자 갈리는 유한에게 메카 드래곤의 부속을 만드는 일들까지 함께 시켰다. '하아,이젠 괴짜 드워프의 망상에까지 동참해야 하다니' 그나마 스킬 경험치들을 많이주어서 조금은 위로가 되었다. 아무튼 유한이 가세한 덕분에 메카 드래곤은 날로 완성도가 높아져 갔다. 이제 동력원이 들어갈 가슴 부위를 제외하면 다른 부분들은 푸르게 도금이 된 특수강 비늘로 덮여 어엿한 드래곤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헤,망상 드워프의 삽질치고는 꽤나 멋있네' 메카 드래곤은 그 외양만은 엄지손가락을 치켜 줄수 있을정도로 멋있었다. 진짜드래곤은 아니지만 ,30미터에 달하는 커다란 덩치에서 풍겨나오는 위압감은 왠만한 몬스터는 보는것만으로도 질려버리게 만들것이다. "됐다.이제 동력원만 넣으면 끝난다" "완성이라는 겁니까?" "솔직히 부족한 감도 없지 않지만, 동력원만 넣으면 움직이는데 큰 문제는 없을거야" 유한은 갈리가 말하는 부족한 점이 마법이아닐까 싶었다. 드래곤이란 종족이 단순히 덩치 큰 도마뱀이라 비하되지 않는이유가 바로 그들의 강력한 용언 마법 떄문이니까. 드워프는 마법과 거리가 먼 종족.갈리가 동력원을 연구한답시고 마법을 좀 연구했다지만, 그 실력은 얼마되지 않는다. 당연히 메카 드래곤에는 그 어떤 공격 마법도 탑재되어 있지 않았다. '이 드워프,진짜이걸로 드래곤과 싸움을 붙일 셈인가?' 안움직여도 개망신이지만, 드래곤과 맞짱 뜨다 깨져도 문제가심각했다. 열받은 드래곤이 '이거 만든 놈 나와!' 라고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애꿎은 물건 하나 만들어 일족에 피해를 주는것은 아닌지. "마지막 작업은 내가 할테니 넌 그동안 놀다오너라" "놀다 오라니요?' 갈리가 해가 서쪽에서 뜰 말을 하자 유한의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동안 수많은 작어 퀘스트로 자신을 갈구던 드워프가 맞는가 싶었다. "그동안 갑갑했을것 아이냐.일거리를 하고,메카 드래곤을 만드는거 돕는다고 줄곧 공방에만 머물렀으니까." "그랬지요" 갑갑하다 못해 좀이 수시고 온몸에 가시가 돈는줄 알았다. "그러니까 이젠 좀 쉬어라. 베르겐에 가서 맛있는것도 좀 사먹고 친구도 만나고......." 그러면서 갈리는 유한에게 100골드를 선뜩 내주었다. 그리 많은 돈은 아니지만, 갈리답지 않은행동에 유한은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허!얼른 가지 않으면 외박을 취소해 버릴게야!" "알겠습니다. 갑니다.가!" 유한은 그래도 갈리가 양심은 있나 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외출하기 전 잊은 물건이 있어 공방에 다시 들렀을때,갈리의 진심을 엿들을수 있었다. "크하하핫!메카 드래곤이 태어나는 역사적인순간을 둘이서 만끽할순 없지 !메카 드래곤은 오로지 나만의 것이야!" '이런 똥자루 같은 드워프가!' 영광의 순간을 홀로 독차지 할 셈이었던 것이다. 갈리의 치사한 속셈에 유한은 기분이 나빴지만, ㅜ언래 메카 드래곤에 시큰둥했었기에 딱히 걸고 넘어지고 싶진 않았다. 괜히 이 일로 실랑이를 벌이면아까운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 지금 유한에게 중요한것은 오래만의 외출을 아주 보람있게 보내는 것이니 말이다. 오랜만에 베르겐으로 나온 유한은 먼저 골드러시 상인 연합의 베르겐 지부로 찾아갔다. 그동안 틈틈이 만든 C급 무구들을 매각하기 위함인데 ,미리 딜론과 이야기가 되어 있어 그런지 판매에 별어려움이 없었다. '다 합쳐서 53,700골드 인가?' 유한은 무구를 처분하고 베르겐의 광장으로 나왔다. 베르겐은 그사이 유저들이 더 늘어나서 중앙 광장은 유저들이 벼룩시장으로 바뀐지 오래였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필요한 아이템과 파티원을 구하거나 정보들을 주고받았다. 유저들이 주고받는 정보의 8할 이상은 얼음 궁전과 공중 요새에 관한 이야기였다. 대부분 노스아크에 온 이유가 새로이 발견된 얼음 궁전과 공중 요새를 탐험하기 위해서였기에,파티원이나 정보도 그쪽에 맞추고 있었다. "야 ,얼음 궁전에서 공중 요새 가는 방법이 밝혀졌다면서?" "최초 발견자중의 한 사람이 공략 사이트에 올렸데.돌로 된 테이블에 감춰진 글이 실마리가 된다고 했어" "글 올린 사람이 성직자였지? 에이린인가 하는" 듣자니 파티원주에 에이린이 자랑삼아 얼음 궁전에서 공중 요새로 들어가는 방법을 까발린 모양이다. 그녀의 가볍고 까불거리는 성격을 미루어 볼때 언젠가는 벌어질 일이라생각했지만, 막상 자신들의 비밀이 공개되니 썩 기분이 유쾌한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최초 발견자들만 왕국에 들어갈수있다고 하더라.가서 특별한 아이템과 퀘스트도 받았데" "우씨,그런 법이 어딨냐?" "일종의 특혜라고 할수 있지 .분통해 할게 아니라 우리도 뭔가 숨겨진 요소를 발견해야......." 거기까지 말하던 유저가 눈동자를 빛냈다. "저 님은?" 유저들의 이야기를 듣고있다 갑자기 주목을 받은 유한은 뭔가 불길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느낌은 현실이 되었다. "지그다!공중 요새 발견자 오 인중의 한 사람인 지그야!" "오오오!아직 노스아크에 있었구나!" "그러게 .하도 안보여 다른 곳으로 떠난줄 알았는데" 주변의유저들이 삽시간에유한의 곁으로 몰려들었다. 갑자기 들이닥치는 유저들의 파도에 유한은 무척 당황했지만, 이미 빠져나갈 공간은 존재하지 않았다. "님이 방패로 거울을 만들어서 메두사를돌로 만들었다면서요?" "대장장이 계열 히든 클래스라는데 정말 입니까?" "메두사 굳히고 십초만에 박살냇다는데 비결이 뭔가요? 진짜 히든 스킬이 있습니까?" "저도 대장장이거든요!님처럼 캐릭터 키우고싶은데 조언좀 해주세요!" "지그님!저랑 발덴에서 만난적 있죠? 단골한테 오랜만에 수리좀해주세요!" "저도요,저도요!" 아우성 이외엔 딱히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없었다. 몰려온유저들의 압박에 유한은 머리가 다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바츠 시절에도 방송을 여러번 탔지만 이렇게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지 않았다. 다들 바츠에 대해서 잘 알긴 해도 들이대는 이들은 얼마 없었다. 바츠 캐릭터가 워낙 외골수에 독불장군으로 알려져서 쉬이 접근하는 사람이 없었던 탓. 그래서 바츠에 대한것은 그이름과 전투 동영상 외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아놔,귀찮은데 그냥 접속을끊어버릴까' 게임을 잠시 중지하고 사람들이 없는 하가한 새벽 시간에 재접속해서 달아나는건 어떨지. 그러나 어딜가도 마찬가지일듯싶었다. 아르페디아 온라인이 넓은 필드와 렉 없는 환경을 믿고 통짜 서버에 하나의 채널만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 한동안은 유저들에게 주목받는 신세를 면키 어려울것이다. '이왕 이렇게 된거 수리 스킬이나 좍좍 올려봐?' 갈리의 공방에있는 동안 여러 스킬들의 랭크를 올렸지만, 수리 스킬은 올리지 못했다. 딱히 수리와 관련된 작업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정을 내린 유한이 주섬주섬 좌판을 펴고 있을 때였다. 광장한편에 은신한채 그를 지켜보는이가 있었다. 날 카롭고 살기어린 시선을 띤 그는검은 초승달 길드의 장 키라였다. "크크크,드디어 찾았다!" 노스아크 각지를 돌아다니며 대장장이 놈을 찾는다고 얼마나 애를 먹었던가. 이제야 복수를 할수 있게 되었다. "후후후,기대하거라.날이면 날마다 애로가 꽃피게 해줄테니까" 키라는 품속에서 녹색 액체가 든 유리병을 꺼냈다.그것은 '카므나의 저주'라고 불리는 독약이었다. 상대를 죽이진 못하지만 HP와 MP,스테미나 수치는 물론이요,스탯까지 절반으로 깎아 버리는 능력을 자랑했다. "더구나 이독은 로그아웃을 한다고 효과가 사라지지 않는단 말이야' 웬만한 해독제로는 치료가 안되는데다가 ,[하이 프리스트(High Priest )]칭호를 가진 고위 성직자의 퓨리파이가 아니면 풀리지도 않는다. '어디 실컷 고생해 봐라' 키라는 독침을꺼내 카므나의 저주를 두루두루발랐다.그리고 독침을 대롱에 넣고 충분히 숨을 들이켜 두 볼에 모았다. 마지막으로 대롱을 좌판을 펴고 앉는 유한을 향해 겨냥했다. "꺄악!저게 뭐야!" "드래곤이다!드래곤이나타났다!" 갑자기 들려온 비명 소리에 키라는 하마터면 엉뚱한곳으로 독침을 날릴뻔했다. 드래곤이라니?노스아크에 사는 드래곤이라면 화이트 드래곤 안듀라스가 있다. 그러나 그 녀석은 매년 두차례 드워프들에게 조공을 받는다고 부하들만 보낼뿐 ,자신이 직접 나타난 경우는 없었다. 혹시 와이번이나 조금 큰 새를 보고 드래곤으로 착각한것은 아닐지. '제길!대체 뭐가 나타났다고 소란이야?' 광장의 유저들이 개미 때처럼 흩어졌다. 망할 대장장이 녀석도 깜짝 놀라 좌판을 걷어버리고는 인파속에 섞여 들어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유한에게 독침을 쏘려던 키라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짜증니 나긴 했지만, 키라 역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궁금한건 마찬가지였다. '정말 드래곤이 나타난건가?' 드워프들이 안듀라스에게 조공을 바치지않기라도 했던가? 고개를 돌린 키라는 엄청난 것을 보았다. 거대한 푸른 드래곤이 날개를 좍 펴고서 광장으로 ,자신의 눈앞으로 달려들고 있었다. "헙!"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 어찌나 놀랐는지 키라는 숨을확 들이켰다. 입에서 대롱을 떼지않았다고 생각한것은 일이 벌어진 다음이었다. 대롱 속의 독침은 키라의 목구멍에 들어와 박혔다. "크엑!이,이런!" -쿠쿵!카므나의 저주에 중독되었습니다. HP와 MP를 포함해 전 스탯이 절반으로 깎였습니다. 그러나 키라의 불행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코앞까지 들이닥친 푸른 드래곤은 키라와 유저들을 치고 ,아니 깔아뭉개고 지나갔다. 콰콰콰쾅! 광장에 추락한 드래곤은 광장을 쓸어버린것에 만족하지 않고 앞쪽의 상가와 대장간들도 밀어버렸다. 그러고도 여력이 남았는지 ,베르겐을 감싸고 있는 크리스탈 월까지 무너트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드래곤이 뜬다는 얘기는 없었는데 -크악!대체 뭐냐고!난데없이 죽어서 경험치가 깎였잖아! 당황하는 군중들 속에서 유한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버렸다. 다수의 유저와 NPC를 희생시키고,가옥과 성벽을 날려버린 드래곤은 바로 갈리가 만든 메카드래곤이었기 때문이다. 푸르게 도금된 비늘이나, 비늘이 떨어진 부분에 드러난 기계 부품들은 메카 드래곤이 확실함을 나타내고 있었다. '허걱,이런 큰 사고를 터트렸으니........' 만약 그가 메카 드래곤을 만드는게 일조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드워프들과 유저들이 가만있지 않으리라! 유한은 갑자기 등골이 서늘해지는 걸 느꼈다. BY RAYAN 플레임 마운트로 "제기랄 ,내가 왜!" 유치장에 갇힌 유한은 분통을 터트렸다. 사고가 벌어진 다음 곧장 노스아크에서 튀려고 했지만 성문과 국경이 봉쇄되면서 실패하고 말았다.노스아크에서는 이번 사태를 '수도를 노린 테러'로 간주,나라 전체에 계엄령을 내리고 범인 색출에 나섰다.그 결과 예전부터 드래곤 대항 병기 프로젝트를 떠벌리던 갈리가 체포되고,갈리의 조수인 유한도 함께 체포되는 신세가 되었다. "도대체 어떻게 한겁니까?" 유한은 복도건너편에다 대고 거세게 항의했다. "동력원을 어떻게 탑재했기에 메카 드래곤이 발광을 한 거냐고요!" 그러나 그가 펄펄 뛰거나 말거나 갈리는 유치장 벽면에 뭔가를 계산하면서 딴청만 부리고 있었다. "흠 ,결국 이부분이 문제였던가" "아!사람 말 좀들으라고!이 난쟁이 똥자루야!" 같은 공간에 갇혀 있었다면, 갈리는 분노한 유한에게 목이 졸려 죽었을것이다. 유한이 맞은편에 갇힌 갈리를 보며 이를 갈고 있을때였다. 드워프 병사들이 오더니 감옥 문을 열고 유한과 갈리에게 수갑을 채웠다. "수갑을 제대로 채운거지?자, 죄인들을 호송해라" "잠깐 !우릴 어디로 데려가는 겁니까!" "재판장으로" 재판장은 감옥이 잇는 건물의 반대편에 있었다. 재판장 앞쪽은 법관들의 자리였고,뒤쪽은 방청객들의 자리였는데,법관들보다 미리 와 있던 방청객드워프들은 갈리와 유한이 들어오자 야유와 욕설을 퍼부었다. 그나마 인간 유저들이 참석하지 않은것이다행이랄까. "조용!모두 기립하시오!" 병사가 창을 바닥에 찧으며 외치자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났다 .좌우에서 문이 열리고 법관들이 들어와 앉자,방청객들과 피고인 유한과 갈리도 자리에 앉았다. 법관들은 여섯 부족에서 인망이 높은 드워프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그들이 착석하자 곧바로 재판이 시작되었다. "피고 갈리는 메카 드래곤을 만들어 마을을 부수고,베르겐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것은 물론 우리 드워프의 기술을 인간에게 전수한 것을 인정하는가?" 재판은 일방적 .검사도 변호사도 없었고,법관들의 그랬냐 안 그랬냐 물음에 답한느 식이었다. 솔직하게 죄를 인정하면 처벌의 수위가 낮아질것이지만, 갈리와 유한은 완강히 죄를 부인했다. "인정할수 없소!내가 어디 일부러 피해를 입히고자 메카 드래곤을 만든줄 아시오?" "드워프 기술은 개뿔!난 이 난쟁이에게 특별한 스킬 같은것 배운적 없다고요!" 그러나 두사람의 대답에 방청객들은 야유와 욕설을 퍼부었고,심지어는 리벳이나 쇳조각을 집어던지기도 했다. "재판도 필요없어!당장 저 두놈을 단두대에 올려!" "저놈 때문에 내 대장간이 쑥밭이 됐다고!" 방청객들의 소란은 법관의 망치 소리와 함께 멈췄다. 장내가 진정되자 법관은 다시 갈리에게 말을 건넸다. "일부러 피해를 입힌것이 아니라고? 본관이 그 말을 믿을 것 같은가? 저번에 연맹이 그대의 드래곤 대항 병기 개발 프로젝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앙심을 품고 저지른 것이 아닌가?" "거 ,말 잘하셨소!연맹에서 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안았기때문에 이번 사고가터진것이란 말이오!" "그건 또 무슨괴변인가,갈리!" 노한 법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거나 말거나 갈리는 법관과 방청객들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언성을 높였다. "당신들 모두 똑똑히 봤겠지? 내가만든 메카 드래곤을말이야.당신네들은 내가 드래곤 대항 병기 개발 프로젝트를 발표했을때 비웃기만 햇어. 나는 것은 커녕 기지도못할거라고 했지!하지만 결과는 어떘나?" 드워프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고야 어떻든 메카 드래곤이 움직인것은 사실이다. "그걸 나 혼자 그만큼 만들어냈단 말이다!잘난 당신들의 비웃음을 들어가면서 말이야.사고가 난 건 당신들 때문이야!당신들이 내 말을 들어주고,날 도와주고 지원해 줬다면 애초에 이런 문제도 생기지 않았어!" '이거 완전 어거지잖아' 니들이 날 안 도와 줬기 때문에 사고가 터졌다. 유한은 아무리 생각해도 갈리의 억지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드워프 재판은 목소리 큰 놈이 이기는 것인지,아님 괴짜 갈리의 주장에 드워프들인 공감을 하는지 반박을 하는 자들이 없었다. 사실 유한은 잘 모르지만, 이 게임에서 드워프는기술에 대한 호기심과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존재였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인적 물적 피해는 갈리의 놀라운 기술에 묻히고 말았다. 불가능하다는 걸 가능하게 만들었으니 어찌 거기에 관심이 가지 않을수 있을까. 이를 반증하듯 법관이 나서서 물었다. "갈리여,그럼 그대의 메카 드래곤은 연맹에서 나서서 만들었다면 완벽했을 거란말인가?" "당연한거 아니겠소!나 혼자 모든것을 하다보면 설계도가 완벽해도 실수가 있기 마련이오.피곤해서 부품을 잘못 끼워 넣었을수도 있고,저 칠칠맞은 인간 조수 놈이 불량 부품을 만들었을 수도 있소" '아놔,왜 남탓은 하고 지랄이야!' 유한은 울컥했지만 따지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어찌되었든 갈리가 이겨야 자신이 석방되지않겠는가. "그대의 메카드래곤이 연맹에서 나서서 만든다면 완벽할것이라 치지.그러나 과연 그것이 드래곤을 상대할만한 수준이 된다고 장담을 하는가?" "물론!다들 보지 않았소? 내 메카 드래곤이 크리스탈 월을 무너트린것을 .그건 드래곤의 브레스에도 견디도록 만들었던 성이 아니오?" 화이트 드래곤 안듀라스의 공격을 막고자 만든것이 크리스탈 월이다. 크리스탈 월에는 드워프 최고의 기술과 노하우가 집적되어 있었다. 침묵을 지키던 법관이 입을 열었다. "갈리여,메카 드래곤의 파괴력은 인정하겠다. 그러나 드래곤의 마법은 어찌 막을 것인가?" "훗 ,그깟 마법 .쓰기전에 달려들어 패 버리면 그만 아니오? 더구나 메카 드래곤은 웬만한 마법이나 브레스도 견뎌낼수 있는 튼튼한 맷집이 잇소.추락해도 별로 부서진 곳이 없는걸 보면 모르겠소?" 재판장이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방청객들에게 과연 갈리를 믿어줘야 하는가.메카 드래곤이 안듀라스를 상대할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기 떄문이다. "정숙!정숙하시오!" 다시 한번 장내를 조용히 시킨 법관은 다른 법관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참을 고심한 법관은 다시 갈리에게 말을 건넸다. "본 재판부는 이번사건이 갈리 그대의 본의가 아님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대가 입힌 피해는막심한바.본 법관은 한달안에 그대가 이번 피해를 무마할수 있는 결과물을 내놓을것을 선고하는바이다" "그렇다는 말은?" "그대의 메카 드래곤을 한번 믿어보지 .연맹의 대공방과 최고의 기술자들을 빌려주겠다. 총책임자가 되어 메카 드래곤을 완벽하게 만들어보아라 .기간은 선고한 대로 한 달이다" "하!그럼 나에게 기횔 주겠다는 말씀?" "기회를 준다. 허나!한 달 안에 메카 드래곤이 만족할만한 성능을 보이지 못했을때는 연맹과 드워프 일족을 능멸한 대가를치러야 할것이야!" 그렇게 선고하는 법관의 눈빛이날카롭게 번득였다. 그러나 갈리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거라는 투로 자신만만한 미소를지었다. "모두가 도와준다면 하자 따위는 생기지 않소.기대하시오.한달 후에 베르겐 광장 한복판에 하얀 도마뱀의 머리가 전시될테니까" 재판은 거기서 끝났다. 모두의 앞에서 큰소리를 탕탕 친 갈리는 보무도 당당하게 법정을 나섰다.그의 뒤에는 걱정스런 눈빛을 한 유한이 따르고 있었다. "정말 한 달안에 메카 드래곤을 완벽하게 만들수 있겠습니까?" "충분해. 연맹에서 내로라하는 기술자들이 달려들면 이번에 문제가 된 제어 게통의 장치들을 완벽하게 고치고도 남아" "그럼 정말 드래곤을 때려잡을수 있는겁니까?" 유한의 물음에 갈리는 발걸음을 뚝 멈췄다. 잠시하늘을 보던 갈리는 머리를 긁적이며 입을열었다. "그게......출력이 생각한 만큼 나오지 않더구나" "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유한이 눈이 휘둥그레졌다. "신형 목인병의 심장을 기반으로 만든 동력원의 출력이 썩 만족할 만한 정도가 아니더군. 적당히 날고 움직이는 데는 문제가 없는데 드래곤과 전투할 정도까지는............" 결론은 메카드래곤이 완성되어도 드래곤의 상대가 안될거라는 소리다. 그럼 재판장에서의 그 당당했던 태도는 무엇이란말인가? "큰소리를 쳣잖아요!" "이놈아,그래야 풀려나지.처음부터 성능 미달입니다........라고 했으면 우릴 풀어줬겠어?" "크악!그럼 이제 어쩔거냐고요!" 법관이 그러지 않았던가. 한달 내로 만족할 만한 성능을 보이라고.만약 메카 드래곤이 안듀라스를 상대할만한 성능을 보이지 못하는 날에는 유한과 갈리 둘다 단두대에 서야 할지모른다. 까짓 죽는것은 두렵지않다. 죽어봐야 다시 부활하면 그만이니까. 그러나 NCP의 삽질을 거들다 처형당하는 유저라니,이런 쪽팔림이 세상에 어디있겠는가! "한달 안에 동력원을 개량할수는 있는거죠?" "글쎄,지금 출력보다 다섯배는 더 향상시켜야 하는데 한달의 기간으로는 좀 힘들지" 갈리의 고백에 유한은 당연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안녕히 계십쇼.저라는 조수가 있었던 건 잊어주세요" "이놈아,가지마!조수가 튀면 모두들 날 어떻게 생각하겠어!"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아야 하는 상황, 갈리는 유한을 꽉 붙들고 놓아주지 않았다. "방법이없잖아요,방법이!" "있어!확률이 희박하긴 하지만 한가지 방법이!" 유한의 귀가솔깃해졌다. 솔직히 가석방된 상태에서 노스아크를 탈출할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얼마가지 못해 드워프 병사들에 체포될수도 있다. 그럴바에는 차라리 갈리의 도박에 모든걸 걸어보는것은 어떨지? "동력원으로 드래곤 하트를 쓰면충분한 출력을 얻을수 있을거야" "드래곤 하트요?" 유한의 입이쩍 벌어졌다. "서,설마 드래곤의 생명과 마법의 근원이라는 그건 아니겠죠?" "왜 아니겠냐? 바로 그거다" 드래곤 하트를 얻을수 있는 방법은 2가지. 하나는 직접 드래곤을 사냥해 얻는 것이고,다른 하나는 드래곤이 죽은 장소를찾아 획득하는 것이다. 그런데 드래곤은 죽을때 자신의 레어가 아닌 아무도 모르는 장소에서 최후를 맞는다. 그것이 아르페디아 온라인의 설정 . 드래곤 하트를 구할 확률은 현실에서 로또 1등에 당첨될 확률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안녕히 계십쇼" 유한이 가려하자 갈리는 몸을 날려 그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졌다. "기,기다려봐!내가 있음 직한 장소를 알고 있다니까!" 유한의 발걸음이 우뚝 멈췄다. 장소를 알고 있다면 상황은 또 달라진다. "오랜 옛날 ,위대한 탐험가셨던 내 서조께서 늙은 드래곤이 안식의 장소를 찾는 것을 보고 추적한 적이 있었다." "추적만 한겁니까?" "쉬이 접근할수 없는곳이라 확인만 하고 물어나셨지. 대륙 남서쪽에 있는 '플레임 마운트(Flame mount)'가 바로 그곳이다" "플레임 마운트요?" 대륙 남서쪽의 사막 가운데 있는 화산 지대. 공식 홈페이지에 짤막하게 그리 소개되어 있었다. 유저들의 왕래라 많지 않아 알려진 정보도 거의없었다. 바츠 시절에 유한도 가 보지 않았던 곳으로 그가알고 있는 정보는 플레임 마운트가 노스아크에서 매우 멀다는 것뿐이었다. "여기서 거기 가는데만 이십일은 넘게 걸릴겁니다.왕복해서 갔다 올곳이 아니라고요" "그건 다 방법이 있으니 염려마라.시간을 대폭 줄이는 운송 수단이 잇으니까. 어쩔거냐,다녀오겠느냐 말겠느냐?" 갈리의 말이 끝나자 효과음과 함께 퀘스트를 받겠냐는 창이 떠올랐다. -드래곤 하트 획득 퀘스트를 받으시겠습니까? 잠시 고민하던 유한은 승인키를 눌렀다. 퀘스트 앵벌이.지금 상황에선 절대 거부를 받아주지 않을것 같았기에 속 시원히 받기로 했다. "좋습니다. 그놈의 드래곤 하트 찾아오도록하죠" "잘생각했다. 그쪽 방면의 지도는 내가 건네주마. 이 동 수단도 준비해 줄테니까 서둘러 갔다 오도록 해라" [드래곤 하트 획득 퀘스트] -메카 드래곤이 충분한 힘을 갖추기 위해서는 드래곤 하트가 필요한 모양이다. 안식의 장소를 찾아가 드래곤 하트를 획득해오자.퀘스트를 완수하면 갈리로부터 푸짐한 보상을 받을수 잇다. *퀘스트 기간은 게임 시간으로 1달입니다. *이 퀘스트는 파티 플레이를 할수 없습니다. '이거 생각보다 어렵겠는걸' 기한이 있는데다가,드래곤 하트가 플레임 마운트 어디에 잇는지 정확히 알려주지 않았다. 그냥 그 지역에 있을테니 가서 찾아보라고할뿐. 혹시 잘못 선택한것은 아닌지. 거기다 퀘스트를 혼자 하라고 하지않는가. 그 이유는 갈리의 대답에서 들을수 있었다. "너 혼자 몰래 갔다 와야 한다. 다른 놈들은 당최 믿을수가 없어" 이세상에서 마나가 가장 많이 집척되어 있다는 드래곤하트다. 마법의 재료외에도 용도가 무궁무진. 당연히 부르는게 값이다. 유한도 막상 드래곤 하트를 손에 넣게 되면 먹고 튀려는 유혹에 흔들릴지 모른다. 그런 마음을 눈치챘는지 갈리가 떡밥을 뿌렸다. "드래곤 하트를 가져다주면 내 너에게 우리 일족에게 내려오는 비장의 기술을 하나 가르쳐 주마" 드워프 일족에 내려오는 비장의 기술. 그게 무엇인지 몰라도 대장장이인 지그에게 날개를 달아 줄것임이 분명했다. 솔직히 드래곤 하트를 유한이 가져봐야 직접 사용할수 있는것도 아니고 ,마법사나 인첸터에게 내다 팔기밖에 더 하겠는가. 당장 코앞의 이득보다 두고두고 써먹을수 있는 고급기술이 더 소중한법. 유한은 자신을 믿어 달라는듯 가슴을 탕탕쳤다. "걱정마십쇼.한번맡은퀘스트를 중간에서 포기한적이 없는 몸입니다. 드래곤 하트는 걱정 말고 드래곤을 완성할 준비나 해 놓으십시오" "오냐,너만 믿겠다" 2 갈리에게 퀘스트를 승낙한 다음날 . 유한은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검정 고시 학원을 마치고 극기도 도장으로 향했다. 극기도 도장은 오늘도 많은 수련생들로 북적북적거렸다. "야,강유한이!왜 이리 늦었어!" "쳇!삼십초밖에 안 늦었습니다!" "어쭈!이놈이 이제 개길줄을 아네?" 사범 곽대발이 뭐래거나 말거나 유한은곧장 도복으로 갈아입었다.유한이 극기도 도장에 나오기 시작한것도 어언 한달여.이제는 능숙해져서 갈아입는 시간도 굉장히 빨라졌다. 10초안에 도복을 갈아입으라고 갈궈도 가능할 수준이되었다. "삼십초늦었으니 체육관을 삼십 바퀴 돈다. 실시" "아이쿠, 고마우셔라.삼십 바퀴만 뛰면 되나요?" "왜? 삼백 바퀴로 올려주랴?" "아닙니다. 삼십 바퀴 돌겠슴다!" 유한은 체육관 측면에 있는 러닝트랙을 따라 열심히 뛰었다. 체육관이 운동장만큼넓지 않다해도 예전엔 30바퀴를 뛰라 하면 절반도 뛰지 못했다. 폐가 터질것 같았고 창자가 꼬이는 듯했다. '인간은 참 신기한 생물이란 말이야' 인간만큼 적응력이 빠른 동물은 없는듯했다. 스스로가 안된다,무리다,절대 못한다 싶었다. 그러나이젠 30바퀴는 별로 힘들이지 않고 뛸수 있었고,팔 굽혀 펴기도,턱걸이도,줄 타고 오르기도 능숙하게 해냈다. 처음엔 땀나고 힘들어서짜증이 났다. 곽대발의 갈굼이 심해질 때마다 하루에도 몇번씩 그만둘까 생각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유한은 오기로 참고 버텼다. '그래 니가 하는 거 다 받아들일테니 나중에 한번두고보자'는 심보로 이를 악물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벌써 한달이 지나갔다. 땀나고 힘든것은 여전했지만, 요즘은 이상하게 개운한 느낌이었다. 여름에 운동하면 못살거라 생각했지만 땀을 좍 뺴고 샤워를 하고 나오면 오히려 기분이 사쾌하기까지 했다. 아무튼 적응이 되었다.처음에는 집에가서 엎어져 자기 바빠 게임도 잘못했는데,이젠 할거 다 하고도 새벽 타임을 즐길수가 있었다. "사범님, 저도 이제 무술 좀 가르쳐 주세요.만날 체력 단련만 하고 이게 뭡니까?" "어쭈,주둥이가 팔팔한걸 보니 아직 힘이 남았나 보구먼" "이젠 체력 단련 같은 걸로는 주둥이 안죽는다고요" 곽대발의 이마에 핏줄이 돋아 올랐다. 요놈이 요새 적응이 되었다고 게임에서처럼 까불고 있었다. 예전엔 헐떡거리고 눈이 빙글빙글 돌아서 찍소리도 못하던 녀석이. 사실 그것은 곽대발표갈굼형 체력단련의 성과 때문이다. 극기도의 모토대로 인간을극한의 상태로몰아넣어 스스로 한계를 극복하고 높이는 훈련. 얼마 전 이 체력 단련만 3달하고 군대 간 녀석이 이메일을 보내왔다. 부대 훈련이 너무 쉬워서 살이찌고 있다고 하던가? 아무튼 유한이 감사는 커녕 깝죽대고 있으니 이를 그냥 놔둘수는 없었다. "오냐,니 소원대로 무술을 가르쳐 주지" "헤!정말입니까?" "어이,유한이 녀석에게 호구좀 씌워줘" 유한은 태권도 시합에 나가는것처럼 호구를 장착했다. 헤드기어를 쓰고 호구를 두르고 낭심 보호대와 다리 보호대도 둘렀다. 곽대발은 유한이 호구를 제대로 입었나 살펴보다가 벼락같이 돌려차기 한방을 날렸다. 뻐억! "크엑!" 체육관이 쩡하니 울릴만큼 큰 소리가 울려퍼졌다. 유한은 호구를 입은것이 무색할정도로 강렬한 타격을 받았다. 옆구리에 전해진 킥의 충격파가 오장육부를 짜릿하게 흔들고 지나갔다. 바닥을나뒹군 유한이 벌떡 일어나 항의했다. "뭡니까!갑자기!" "하하하,무술이란게 말이야 맞으면서 배우는 거거든" 이렇게 말하는 곽대발의 표정은 너무나 상쾌하고 싱그러웠다. 하얀 이빨이 반짝 빛날정도로. 곽대발이 저리 밝은 표정을 짓고 있는 데 유한은 왜 이리 암담한 생각이 드는지 알수 없었다. '이 인간, 웃으면서 사람 잡을 인간이야!' 너무 우쭐댔었나?아님 너무 성급했나? 아무튼 유한은 자신의 발언을 후회했다. 차라리 체력 단련이나 하고 갔으면 상쾌한 하루가 되었을것을. "으으윽............." 호구를 벗는 유한의 입에서 연방 앓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도 그럴것이 팔과 다리가 온통 멍투성이에다 옆구리가 욱신욱신했다. 호구가 아니었으면 정말 어디 한군데 부러졌을지도. "어떠냐? 맞다보니 뭔가 알수 있겠지?" 알기는 개뿔! 유한이 배운것은 살기 위한몸부림이였다. '서걱'하는 소리를내며 허공을 가르는 곽대발의 발차기는 그야말로 살인 무기와 동급 .제대로 맞는다면 바로 병원행이다. 아마 지금이 게임속이라면 다음과 같은 안내창이떴을것이다. -방어와 회피를 알게 되었습니다. "서투르긴 했지만 방금전 넌 내 공격을 피하고 막았다. 어째서 그런 게 가능했을까?" "그야 맞기 싫으니까요" 유한이 다소 성의 없는 대답을 하자,곽대발이 발길질을 하였다. 하지만 장난삼아 뻗은 것에 불과하기에 유한은 그냥 알아서 맞아 주었다. "만약에 이 발차기가 제대로 된거였으면?" "당연히 피하거나 막습니다" "공격이 제대로 된건지 아닌건지는 어떻게 알지?" "그야 상대가 하는걸 봐서........" 곽대발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아직 유한이 머릿속에 이론을정리하진 못했지만, 뭔가 본능적으로 느끼고는 있는것 같았다. "무술에서 중요한 것들이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바로 '자세'다 .올바른 자세를 몸에 익혀 두어야 비로소 제대로 된 위력을 발할수 있기 때문이지" "자세요?" "저길 봐라 ,왜 누구는 샌드백이 출렁거릴 정도로 강한 킥을 날릴수 있고 ,누구는 그러지 못하는 걸까?" 곽대발은 샌드백에 발차기를 하는 수련생들을 가리켰다. 덩치가 크고 힘이 세면 발차기도 강하지 않을까?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덩치가 훨씬 큰 수련생이 그보다 왜소한 수련생보다 형편없는 위력을 발차기를 하고 있었다. 어쨰서 그런 것일까? 유한은 자세히 살펴보다가 무릎을 탁 쳤다. "아 !알겠습니다" "말해봐라" "저 덩치 큰 형은 발차기 폼이 제멋대로에요.근데 다른 아저씨는 발차기 폼이 일정해요.그래요!사범님처럼" 유한의 입에서 정확한 답이 나오자 곽대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다.정확하고 효율적인 자세 때문에 힘이 제대로 집중되는 거야. 그렇기 때문에 공격이 강한것은 물론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거야.모양새도 절도있게 보이고" "호오!" 유한은 주먹으로 손바닥을 내리쳤다. 머릿속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던 퍼즐이 맞춰져 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자세란건 무술에서만 중요한게 아니다. 다른 운동에서도 중요한건 마찬가지지.홈런을 잘 치는 타자나 ,골을 잘 넣는 스트라이커를 보면 '그거다!'라고 할수 있는 자세들이 딱 나오거든" 오랫동안 무도에서는 수많은 자세와 동작들이 연구되고 개량되었다. 강력한 공격과 완벽한 방어,그리고 신체의 균형감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런 의미로 무술도 결국은 과학이라는 거다" "그렇군요.그럼 저도 사범님이 하는 발차기 자세를 따라 한다면............" 비곗덩어리 따위는 한방에 날려 버릴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분에 유한이 허공에 발차기를 날렸지만 , 오히려 균형을 못 잡고 뒤로 벌렁 나자빠지고 말았다. "아야야........분명 제대로 따라 했는데" "인마,한번 만에 다 되면 개나소나 고수가 되게?" "이것도 꾸준한 반복과 수련이 필요하다는 말입니까?" "당연하지.하여튼 무술이 과학이다 보니 대부분의 자세와 동작에 일관성이 있지 .이걸 이 바닥 용어로 기구식이라 하는데 ,조금만 눈썰미가 좋으면 어떤 자세에서 어떤 공격이 나올지,그리고 빈틈이 어디에있을지 짐작할수 있지" "그런가요? 그러고보니 게임에서도 그런것 같았어요" 전사나 기사가 어떤 유형의 공격 스킬을 쓰기전에 반드시라고 할만큼 사전 준비 동작을 취하곤 한다. 가령 깊이 베기를 할때는 먼저 한발을 크게 내딛는다던지. 그런데 이런 동작은 스킬을 쓴다고 자동적으로 나오는게 아니다. 게임에서 스킬은 그저 독특한 효과를 주고 하괴력만 증폭시켜 줄 뿐이다. 예를들어 주요 공격 스킬인 깊이 베기의 경우,꼭 내딛으며 내리치는 방식이 아니어도 되었다. 횡으로 검을 휘두를수도 있고,반대로 쳐 올리는 경우도 있다. 또 물러나거나 비켜서면서 내리치는 방식도 있다. 하지만 '파괴력은 전진하며 내리치는게 제일 강했어' 거기다 그 방식이 크리티컬이 제일 잘 터졌다. 그러다보니 유저들의 뇌리에는 깊이 베기는 '앞으로 한발 내딛으며 내리치는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각인되었다. 그래서 대다수의 유저들은 깊이베기를 할때 앞으로 한발 내딛는 성향이 있었다. "아르페디아 온라인이 그래서 재밌지.관장님이나 다른 녀석들이 매달리는덴 다 이유가 있다고" 곽대발이 웃으며 말했지만 ,유한은 왠지 오싹한 생각이 들었다. 대체 아르페디아 온라인을 만든 제작자는 누굴까. 아무리 기술이 발전했다 해도 그런식으로 세세하게 적용해 놓은 이유는 또 무엇인가? 가상현실을 보다 현실에 가깝게 구현하기 위해서? 아님 다른 목적이 있어서? "상대를 파악할수 있다면 대응하기도 쉬워지겠네요" "그래,만약 네가 나에게 깊이 베기를 하려고 자세를 잡는다면 난 바로 달려가서 찌르기로 제압해 버리는거지" "근데 그렇게 잘 아시는 분이 어째서 무역로 개척 퀘스트때 저한테 발릴뻔한 겁니까?" "얌마!그땐 니가 이상한 스킬을 써서 그렇잖아" 아무튼 귀에 솔깃한 이야기였다. 자세나 동작을 보고 상대의 공격을 파악하는 것. 사전에 어떤 공격이 나올지 예측할수만 있다면 전투는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이것은 바츠 시절에 상대의 움직임을 잃었던 것과 비슷하지만 차원이 달랐다. 바츠 시절에는 일단 부딪쳐 봐야 상대를 간파할수 있었다. 하지만 상대의 자세나 동작만 보고도 알수 있다면 생소한 상대라도 그 공격 패턴을 능히 짐작할수 있고 충분한 대응을 할수 있다. '이거 상당히 괜찮은걸?'자세 보기 '라고 하면 되나?' 암브레이크를 쓰는데도 유리할듯했다. 암 브레이크는 일단 상대 무기와 유한의 무기가 부딪쳐야 발동한다. 그런데 끊임없이 움직이는 무기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상대의자세를보고 움직임을 예상할수 있다면 맞추는것은 훨씬 쉬워질 것이고,암 브레이크의 성공률도 높아진다. 지금까지 상대의 움직임을 쫓고,바츠 시절의 전투 데이터만 가지고 대항하던 것보다 한단계 더 발전할수 있는것이다. '정말 괜찮겠군.아니, 괜찮은것이 아니라 확실해!' 유한은 내심 이 '자세보기'에 대해서 제대로 연구하고 파악해 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나저나 기왕 게임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너 지금 어디냐? 아바란 왕국 근처에 있으면 와서 내 도끼좀 수리해줄래?" "전 아직 노스아크에 있는데요.오늘 접속하면플레임마운트에 가야 할것 같고요" "플레임 마운트?" "혹시 아세요? 전 거기가 굉장히 멀다는 것밖에 모르는데 아는게 있으면 좀 가르쳐 주세요" 정보나알아볼까 해서 물어본 것인데,곽대발이 눈살을 확 찌푸렸다. 표정이 변한것은 그뿐만이 아니다. 수련생들 중에도 몇몇이 플레임 마운트라는 말을 듣곤 돌처럼 몸이 굳어버렸다. 아주 험악하게 인상을 일그러트린 사람도 있었다. 그는 바로 극기도 도장의 관장 송태수였다. "헉!관장님!" "방금 플레임 마운트라고 했나?" 대체 언제 들어와서 이렇게 인상을 쓰는건지. 아무튼 중요한것은 그게 아니었다. 확실히 극기도 일당, 아니 레드 타이거 용병대는 플레임 마운트에 가본적이 있는 듯했다. "참 아름다운 곳인지.태초에 지구의 용솟음치는 에너지를 실감할수 잇는 곳이야" "........." "조용한 사막 가운데 솟구친 정열이 넘치는 화산 ,사방에 뜨끈한 용암이 흘러내리고 기묘한 바위틈에서 어린 시절 연탄 보일러를 추억할수 있는 화산 가스가 방출되곤 하지" 왜곡에 가깝게 순화된 표현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낄수 있었다. 치를 떠는 수련생들과 한숨 쉬는 곽대발 ,그리고 담담하게 회상하는 송태수 모두 주먹 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리저드맨과 친구가되었고 스콜피언들과 이웃이 되었지.밤마다 하이에나는 노래를 부르고,친절한 식인새가 아침마다 우릴 깨워주었어" '대체 그게 무슨 의미냐고요!' 유한이 알고 싶은것은 플레임 마운트의 정보였지,누군가의 어설픈 감상은 아니었다. "후후후,아무튼 그 허무의 세게에서 우리는 욕망의 덧없음을 배울수 있었다. 그래서 용파리 NPC에게 지불한 십만 골드가 결코 아깝지 않더군" "용파리 NPC가 뭘 팔았는데요?" "드래곤의 무덤이 있다는 지도.드래곤 하트에 욕심을 냈던 우리는 진정으로 값진 보물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여기서 유한의 표정이 확 달라졌다. 거친 극기도의 사나이들을 완전히 질리게 한 플레임 마운트의 황량함때문이 아니다. 드래곤 하트에 대한 정보는 갈리만이 알고 있는 것이 아니엇던 것인가? 혹시 레드 타이거 용병대처럼 용파리에게 낚여 플레임 마운트로 간 유저들이 있는 것은 아닐까? 혹시 드래곤 하트가 다른 사람의 손에 이미 넘어갔다면? "유한아 ,너 혹시 플레임 마운트에 갈일이 있는거냐?" "그게,퀘스트와 관련이 되어서요" "그래? 가면 인생에 대해서 아주 많은 것을 배울수 있을 게다. 사나이라면 그런곳에 한번 가 보는것도 나쁘지않아.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하니까" 송태수는 '우리만 고생해서는 억울하지'란 표정으로 유한의 어깨를 도닥여 주었다. 그리고 송태수는 마지막까지 조언을아끼지 않앗다. "그리고 유한아,네가 거길 간다면 한 가지 명심해야 할것이 있다" "그게 뭡니까?" 모든것을 초월한듯하던 송태수의 눈빛이 살벌하게 불타올랐다. "너 ,채린이 데려가면 죽는다. 알겠냐?" 아버지의 뜨거운 마음이 깃든 주먹이 유한의 눈앞에 아른거렸다. 유한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아 ,알겠습니다!" 어차피 파티 플레이를 할수 없는 퀘스트니까 데려갈 일은 없었다. 3 갈리가 준비한 이동수단이라는것은 기구였다. 워낙 괴짜 드워프라서 대륙간 이동 로켓이라던지,메카 적토마 같은 것을 주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아르페디아 대륙에서 공인된, 지극히 정상적이고 빠른 이동수단이었다. '이걸 타면 플레임 마운트까지는 금방이지"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서 출발해도 되는 겁니까?" 지금 기구가 놓은 장소는 베르겐의 광장이었다. 갑자기 기구가 생겨났기에 유저들은 뭔가 하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번 일 기밀 아니었습니까?" "뭘 할지는 너와 나만 아는일 아니냐.연맹의 늙은이들에겐 특별한 재료가 필요해서 조수를 보내는거라 했으니 괜찮아" 사실 야반도주하듯 유한을 몰래 보낸다면 갈리는 드워프들에게 의심을 살 것이다. 그렇기에 이리 당당하게 보내는 것인지도. "근데 너 기구 조작법은 알고 있기나 하냐?" "물론이죠.전생에 배워 놓았거든요" "전생?그건 뭔 소리야?" "그런게 있어요" 바츠 시절에기구를 타고 이곳저곳을 많이 다녀 봤었다. 당연히 유한은 기구 조종에 능숙했다. 한쪽 구석에 놓인 매뉴얼이 필요없을 정도로 . "자 ,그럼 출발해 볼까?" 유한은 기구 중앙에 있는 버너의 레버를 당겼다. 버너의 불꽃이 기낭의 공기를 태우자 기구가 점점 하늘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야!기다려!" "엇!" 갑자기 기구의 곤돌라가 휘청했다. 그렇게 된것은 갑자기 누군가 기구에 매달렸기 떄문이다. 그것도 아주 무거운 짐을 지고서. "너,너는 뇌물녀!" "리지스다.멍청아!그새 이름도 까먹었냐!" 버럭 소리를 친 리지스는 낑낑대며 곤돌라 안으로 들어왔다. 무역로 개척 퀘스트에 같이 참가했었던 악덕 상인 리지스 .목적한 바를 위해서라면 NPC에게 뇌물 먹이기도 서슴지 않는 그녀가 유한의 기구에 덜렁 올라탄 것이다. "무슨 짓이야!남의 기구에 멋대로 올아타다니!" 유한의 항의에 그녀는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훗, 혼자 멀리 떠나려는걸 보니 뭔가 특별한 퀘스트를 맡은모양이지?" 움찔! 유한은 혹시 리지스가 이번 퀘스트에 대해서 알고 있는것은 아닌지 걱정되었다. 만약 그렇다면 여기서 그녀를 확 떠밀어 버려야 할지 모른다. "너 TV에서 봤어 .시아네 어쩌고 하는 파티에 끼여서 공중 요샐 발견했었다며?" "그,그랬지" "공략 게시판에 올라온 에이린이란 애의 글도 봤어 .최초 발견자들은 왕궁에 들어가 레어템도 받고 무슨 퀘스트도 받았다며?" 그것은 왜 묻는것인지? 혹시 리지스도 얼음 궁전의 비밀을 캐려다 실패해서 원한에 사무쳤거나 그런것인가? 그래서 그 뒤로 자신을 졸졸 따라다니며 파파라치처럼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았던 것인가! 그러나 이런 생각은 유한이 오버한것이었다. "네가어디로 가든 상관없어!다만 내 본능이 말하고 있어!니가 가는곳에 재물이떨어질 것이라고!" "무 ,무슨 소리야?" "넌 공중 요새를 발견해서 레어 아이템을 손에 쥐었어.그리고 최초 발견자라는 신분으로 특별한퀘스트를 받았지 .또다시 레어 아이템을 손에 넣을 확률이 높아진거야" 유한은 왜 리지스가 기구에 덜렁 매달린 건지 알것같았다. 그녀는 지금 유한이 공중 요새에서 받은 퀘스트를 수행하러 가는줄 알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나에게 빌붙어 레어 아이템을 건져 보시겠다?" "당근!레어 아이템은 곧 돈이니까" 역시 돈벌이에 환장한 귀신이 들러붙은 이유는 있었다. "흥, 그래봤자 내가 파티에 안 껴주면넌 헛고생이야" "상관없어 .니가 가는곳에서 재물 냄새가 나고 있으니까" "어이구 ,과연 그럴까?" 유한은 극기도 도장에서 나온뒤 인터넷을 뒤져가며 플레임 마운트에 대한 정보를 긁어모았다. 다녀온 사람이 별로 없어서 인지,그곳에 대한 정보는 극히 적었다. 그나마 올라온 정보들을 보면 최악 ,몬스터를 상대로 득템할 확률도 낮았고,가까운 마을이 도보로 10일 거리에 있어 물과 식수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야말로 한번 죽으면 꽝 . 다녀온 유저들은 하나같이 후회를 했고,왜 이런 필드를만들었냐는 불평이 뒤를이었다. 심지어는 간다는 사람 있으면 도시락 싸들고 가서 말릴거라고 했다. 결코꿀과 우유가 흐르는 필드가 아닌것이다. 유한도 그놈의 퀘스트만 아니면 절대 가지 않았을것이다. "빈정거리지 말고 넌 내가 돈 벌수 있게 협조를 해야해!네가 내 상품을 써 버리는 바람에 무역로 개척 퀘스트에서 얼마 벌지도 못했단 말이야!" "내 작전 때문에 퀘스트가 성공한건 모르고?" "내 보드카 때문에 성공한거야.그런 점에서 넌 나에게 빚이 있는거니까 나에게 돈을 벌게 해줄 의무가 있어.최소한 돈이 될만한 곳으로 인도해야해" "어휴,그래 니 마음대로 하세요" 유한도 더이상 말리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말려보아야 통하지 않을 상대인데다,이 끈덕진 돈 귀신을 상대로 입씨름하기도 귀찮았다. 그리고 궁금하기도 했다. 이 녀석이 플레임 마운트에 도착한 순간어떤 표정을 지을지 말이다. '크크크,분명 땅을 치고후회하게 될거다' 나중에야 어떻든 지금의 리지스는 매우 즐거워보였다. 유한은 그녀의 콧노래가 비탄의 울음으로 바뀌길 기대했다. 그리고 기원했다. 기구가 얼른 플레임 마운트로 날아가기를 . 4 아르페디아 온라인에는 모두 3개의 대륙과 1개의 커다란 섬이 있다. 그중 가장 큰 대륙이 아르페디아 대륙으로 수십개의 국가와 수많은 황무지와 불모의 땅들이 난립해 있었다. "이크!풍향이 바뀌었네" 유한의 재빨리 로프를 잡아당겨 기구의 방향타를 조종했다. 열기구로 플레임마운트까지 가는데 3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땅이라면 강을 건너고 산을 넘어야 하지만 하늘을 날아가는 덕분에 그런 시간 낭비는 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 유한은 갈리가 건네준 지도와 나침반을 보면서 기구를 노스아크 남서쪽으로 계속 돌아갔다. 기구를 타고 가는 도중엔딱히 할일이 없었다. 느긋하게 하늘 아래의 풍경을 감상하며 스크린샷도 찍고 모험일지도 작성했다. 가끔씩 무료하지 말라고 까마귀나 독수리같은 비행형 몬스터들이 공격해 왔지만, 와이어 건틀렛을 채찍처럼 휘둘러 간단히 격퇴할수 있었다. "신기한 건틀렛이네,그거 레어 아이템이야?" "그렇다고 할수 있지" 괴짜 드워프의 퀘스트를 수행하다 보니 얻어진 물건. 리지스는 와이어 건틀렛이 탐이 나는 모양인지 탐욕스런 눈빛을 번득였다. "얼마면 되니? 오천 골드면 되겠어?" "여자애가 내뱉는 대사치곤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냐?" 지금은 천금을 준데도 와이어 건틀렛을 팔생각이 없었다. 아직 모든 기능을 다 발휘해 보지도 못한데다,시계추 검술등 와이어를 이용해 펼칠수 있는 플레이가 무궁무진하기 때문. "쳇, 숙녀를 위해 양보좀 하면 안되냐?" "누가 숙년데?" 그렇게 둘이 티격태격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말싸움도 계속하면 지겨운법.휴전(?)기간동안에 유한은다른 생각을 했다. '채린이나 다른 애들은 뭘하고 있을까?' 유한은 자신과 함꼐 공중 요새의 왕 이바니우스 3세에게 퀘스트를 받았던 동지들의 근황이 궁금해졌다. 자신은 정밀 조립 스킬을 7랭크로 올린뒤 공중 요새의 재건에 필요한 부품들을 생산하기만 하면 되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마 지금쯤 어디론가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돌아다니고 있을 것이다. '큭큭, 그중에서도 로키 형이 제일 고생하고 있을걸?' 마녀 데보라의 행방을 추적하느라 쩔쩔매고있을 로키의 모습이 눈에 훤했다. "뭘 궁상맞게 낄낄 거리냐?" 리지스가 가까이 다가와 물어다. "그러는 넌 무슨 목적으로 또 접근한거야?" 유한은 이제 간파하고 있었다 리지스가 자신에게 다가올때는 뭔가를 권하는척하면서 팔려고 한다는것을 . 예전에도 쥬스를 주고서 돈을 요구하지 않았던가. "심심하면 책이라도 좀 읽는게 어떄?" 리지스가 내민 책의 표지에는 '달마야 중국가자'라고 적혀 있었다. 시중의 모 출판사에서 출간한 퓨전 소설의 제목 . "얌마!이건 저작권 위반이야!" "걱정마.텍스트 파일을 붙여넣기 해서 만든게 아니라 ,드림맥스에서 정식으로 판권을 사서 서비스하는 책이니까" 리지스의 말대로 책에는 저작권자의 인지가 붙어있었다. "복사본이 아니라니 다행이군" "누굴 범죄자로 취급하는거야?" 유한은 리지스라면 분명 소설을 통째로 타이핑해서 팔고도 남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해도 되는일이 있고 안되는 일이 있다. 게임내에서 그렇게 만든 책을 유통시키다간 계정 압류 저도로 끝나지 않는다. 고소장이 날아오고,막대한 벌금을 물어야 하는것이다. "아무튼 팔십 골드" "그냥 안보고 만다" "그럼 칠십이 골드로 깎아 줄게" "안산다니까!" "그럼 대여료 팔 골드" 두 사람이 그렇게 아옹다옹하는 사이 기구는 2개의 나라를 지나고,황량한 초원을 지나 ,사막 한가운데로 흐르는 용암의 강을 건넜다. 하늘로 불을 뿜는 거대한산이 웅장한 모습을드러냈다. 바로 이곳이 늙은 드래곤이 안식의 장소로삼는다는 플레임 마운트인 것이다. '지옥이라더니...........' 정말 그렇게 보였다. 사방에 용암이 흘러내렸고,시커먼 대지위에는 풀 한포기 찾아보기도 힘들었다. 유한은 착륙하기 전에 기구로 주변을 맴돌며 조사했다. 몬스터는 고사하고 바퀴벌레나 살까 싶었지만 그래도 이 혹독하고 열악한 필드에서도 생명은 꿈틀거리고 있었다. 식인새와 하이에나,스콜피언과 리저드맨, 거기다 자이언트 샌드웜까지. 그나마 게임이니 이렇게 구색을 갖춰 놓았을 것이다. "야 ,너 왜 자꾸 이 주변을 빙글빙글도는거야?" "그야 다 왔으니까" "서,설마........" "그래 ,여기가 내 도착지다" 그순간 리지스는 두눈을 휑하니 뜨고 입을 쩍 벌렸다. 아마 머리위에 돌덩이 하나가 쿵 떨어진 기분일 것이다. 돈이 될 녀석을 따라왔는데 전혀 돈벌이가 안될 동네로 오고 말았으니 그 충격이 오죽하겠는가? '그러기에 왜 따라왔냔 말이다' 유한은 내심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플레임 마운트 . 아무리 봐도 이곳은 상인이 활동하기 최악의 환경이다. 찾아오는 유저는 전무하고 ,마을도 없고,보고된 특산품이나 자원도 없다. 거기다 이동도 호위업이는 어려울 듯했다. 식인새나 하이에나도 그렇지만, 군락을 이루는 리저드맨과 슼로피언은 상대하기도 어렵고,그들의 인식을 떨쳐 내기도 쉽지 않으니까. 거기다 필드 보스는 수시로 땅속을 박차고 나와 먹이를 채어 가 버리는 사막의 청소부 자이언트 샘드웜. 함부로 돌아다니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수도 있다. '에휴,지금 남을 ㅣ비웃을때인가?' 답답하기는 유한도 마찬가지였다. 이 넓고 험한 플레임 마운트 어디에 드래곤 하트가 있는지 알길이 없다. 아마도 화산 속이 제일 유력해 보엿지만, 그렇다고 열기구를 타고 곧바로 화산을 진입할수 없다. 화산 근처만 가도 뜨거운 화염에 기구가 그대로 타 버릴테니까. '여기서 GG쳐버려?' 하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자존심이 허락치 않았다. 바츠 시절부터 한번도 퀘스트를 포기한적 없던 불굴의 정신이 죽이되던 밥이되던 도전하라고 주문하고 있었다. '더구나 여기서 포기하면 드워프 비장의 기술을 못 배우잖아' 유한은 비교적 안전한 바위 위에 기구를 착륙시켰다. "야 ,다왔어 .내려" 유한은 혹시 리지스가 돌아가자며 달려들지나 않을지 걱정했다. 자칫 잘못해서 기구를 뺏기면 돌아갈 길이 막막해지기 때문. 그러나 유한의 우려와는 달리 리지스는 묵묵히짐을 챙겨서 기구에서 내렸다. 유한은 리지스가 받은 충격이 너무 커서 제정신이 아닐거라 생각했지만, 실제는 그게 아니었다. '괜찮 아,분명 지그 녀석 대단한 퀘스트를 하는 중일거야 .그러니까 아무도 안오는 여기에 온거고' 퀘스트를 하는 지그를 쫓아다니다 보면 ,굉장한 레어아이템을 획득할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 플레임 마운트까지 온 보람이 있을것이고 대박을 건질수 도 있다. 리지스는 양손으로 뺨을 두들겼다. 자신은 상인이다. 언젠가 아르페디아 온라인의 모든 상권을 손에 넣으실 몸이다. 시장판에서 물건을 떼다 팔아서는 절대 그렇게 될수 없다. 상인이라 해도 위험한 모험에 뛰어들어야 한다. 그래야 발전할수 있고,득템을 할수 있으면 뗴돈을 벌수 있다. "아자!아자!힘내라,리지스!" '회복이 빠른 녀석이군' 유한은 스스로를 격려하는 리지스를 보고 피식 웃었다. 고래 심줄 같이 질긴 악덕 상인 녀석이지만 ,저런 모습은 왠지 미워 보이지가 않는다. "난간다. 넌 거기서 기구나 지키고 있던가" "앗!기다려!같이 가자고!" BY RAYAN 리저드 맨 "켁!이거 장난이 아니네" 화산으로 올라가던 두 사람은 용광로를 능가하는 열기와 메케한 가스때문에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가상현실 게임이라지만 이것까지 비슷할 필요는있는가 싶었다. -쿠쿵!화산 가스에 중독되셨습니다. 1초당 HP가 5씩 닳습니다. 청정한 지역으로피신하시기 바랍니다. "으윽!이거 해독제 마셔도 안풀려!" 기를 쓰고 들어가려고 해도 매번 화산 가스에 중독되는 문제가 있었다. 화산 가스가 없는 곳을 골라 방향을 잡았지만, 그때마다 바우틈에서 화산 가스가 뿜어나오곤 했다. "크아아악!대체 어떻게 올라가란 말이야!" 유한이 화가나서 펄쩍펄쩍 뛸 때였다. "꺄아악!" 리지스의 비명이 들려 돌아보니, 크기가 1미터는 족히 넘는 전갈들이 잔뜩 몰려와 있었다. 바로 화산 밑에 땅굴을 뚫고 사는 스콜피언들이었다. "제길 ,하필이면!" 스콜피언들은 두사람을 빙 둘러쌌다 .여차하면 달려들어 독침을 찔러 버리려는 듯 꼬리를 휙휙 휘둘렀다. "저리 안가? 이 땅 버러지들아!" 유한의 기욘의 검을 뽑아 제일 근접한 곳에 있는 스콜피언의 꼬리를 잘랐다. 꼬리가 잘린 스콜피언이 찢어지는 비명을 지르며 물러낫지만 다른 녀석들은 쉬이 물러나지 않았다. "어쩌지?" "우,우리가 싸우면 승산이 있을까?" 눈에 보이는 스콜피언들의 평균 레벨은 53 . 두 사람 모두 레벨이 스콜피언보다 높았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이 전투계열이 아니라는것과 스콜피언들이 족히 20마리는 넘어 보인다는 것이다. 싸우기에는 벅차고 그렇다고 포위당한 상태라 도망치기도 쉽지 않다. 사사사삭! 두사람의 망설임이 길어지자 스콜피언들은 크고 단단해 보이는 다리를 움직여 공격해 왔다. "도,돈 던지기!" 당황한 리지스가 먼저 공격을 퍼부었다. 그녀의 손끝에서 동전이 날카로운 소리를 울리며 날아갔다. 그러나 매섭게 날아간 동전은 스콜피언의 딱딱한 껍질에 튕겨 버렸다. "그런 공격은 안통한다고!" 리지스 앞으로 나선 유한은 스콜피언들의 집게와 독침 공격을 피하며 기욘의 검으로 놈들의 등과 다리를 베었다. 하지만 딱딱한 껍질로 쌓여 있는 이놈의 전갈들은 큰 타격을 입지않았다. 기욘의 검으로는 공격력에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제길 ,미리 칼을 바꿔둬야 했는데' C급 무기를 만들수 있게 되었음에도,무기 교체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계속 공방에서 노가다만 한탓이다. 바츠 시절처럼 매일 전투의 연속이었다면 신경 쓰지 않을수 없었을 텐데. '거기다 너무 서둘러 와 버렸어........' 이제와서 후회해 봐야 소용이 없다. 어떻게든 돌파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펑! 갑자기 폭음과 함께 화염이 터졌다. 무엇때문인가 했더니 ,리지스의 손에 보드카 화염병이 들려 있었다. 저번 개척단 퀘스트때 톡톡히 재미를 보았던지 미리 준비해둔모양이다. 리지스는 불꽃에 놀라서 물러서는 스콜피언들에게 화염병 하나를 또 던졌다. 덕분에 포위망이 열렸다. "가자!지금이 기회야!" "나이스!악덕 상인!" '누구더러 악덕 상인이라는 거야!" 추억의 아이템 덕분에 두 사람은 간신히 스콜피언들의 포위망을 벗어날수 있었다. 그러나 스콜피언들을 따돌리기는 쉽지않았다. 리지스가 무거운 짐을 진것은 둘째 치고 ,화산 지형에 익숙한 스콜피언들의 움직임은 그들이 떨쳐 낼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나마 이렇게 도망칠수 있는것은 리지스의 화염병덕분. 그러나 그 화염병도 한계가 있었다. "화염병은?" "다 던지고 이제 없어!" 결국 두사람은 플레임 마운트 근방에 있는 바위 계곡 입구 앞에서 다시 스콜피언들에게 포위되고말았다. "어쩌지? 여기서죽을거야?" "제길 ,가장 가까운 마을이 열흘 거리에 있는데" 과연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는 것인가. 유한과리지스는 서로를 바라보앗지만, 위기를 타개할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여기서 'GAME OVER '란 말이야?' 두 사람에게 절망이 드리워진 그때, 갑자기 스콜피언들의 행동이 이상해졌다. 놈들이 스스로 포위망을 풀더니 슬금슬금 뒤로 물러나기 시작한것이다. "뭐,뭐야?" 유한이 위를 올려다보니 계곡 위쪽에 뭔가가 있었다. 짧고 굵은 두 다리로 버티고 선 그것은 리저드 맨이었다. 리저드맨들은 계곡 위쪽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언제 나타났는지 스콜피언들의 뒤에서도 ,그리고 계곡 입구의 양옆에서 튀어나왔다. "스콜피언, 죽여라!" "우아아!" 계곡 위에서 들려온 명령에 스콜피언들을 포위하고 있던 리저드맨들이 창과 방패를 앞세우고 공격해 들어왔다. 선두의 리저드맨이 스콜피언의 독침에 찔려 쓰러지자 ,뒤따르던 리저드맨이 곧장 달려들어 창을 내질렀다. 그 역시 독침에 희생되자 세번쨰,네번째 리저드맨들이 계속 달려들었다. 그들은 스콜피언보다 약하고 레벨이 떨어졌지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결국 스콜피언들은 리저드맨들의 개 때 러시에 밀려 하나 둘 쓰러지더니 결국 전멸당하고 말았다. '쯧쯧!참 무식하게 싸운다' 졸지에 관전자가 되어 양측의 싸움을 지켜보던 유한은 리저드맨들의 막가파 전술에 혀를 찼다.그들의 용맹은 박수를받을 만 했지만 그들의 단순무식함은 야유를 받을 수준이었다. 스콜피언과 리저드맨의 레벨 차이는 그렇게 커 보이지 않았다. 리저드맨들이 조금 더 협력적이고 효과적으로 스콜피언들을 상대했더라면 별 피해없이 전멸시킬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전술이라는 것을 몰랐다. 오히려 진화 수준이 더떨어져 보이는 스콜피언들이 둥글게 방어진을 짜서 리저드맨들의 공격에 대항했다. 만약 숫자가 동등하거나 큰 차이가 나지않았다면 스콜피언들의 승리로 끝났을 것이다. "야!뭐하는거야!이 틈에 도망가야지!" 리지스의 말에 유한은 정신을 번쩍 차렸다. 그러나 정신을 차리기 전부터 기회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미 두 사람의 주변을 수백 마리의 리저드맨들이 꽉 둘러싸고 있었으니까. "인간 ,여기 왜 왔나?" 리저드맨들은 손에 든 나무창을 유한과 리지스에게 겨냥햇다. 행동은 물론 눈빛을봐도 인간에게 그리 호의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살아가기 척박한 환경이라 ,자신들과 다르게 생긴 이종족들의 등장이 달갑지 않은게 당연했다. "여기,우리땅. 우리 이 땅 지킨다. 침입자 용서 안한다" '제길, 결국 죽이겠다 이건가?' 수백 마리리저드맨들에게 포위당한 상황. 분명히 암담하기는 했지만, 기회가 영 없지는 않았다. 스콜피언보다 떨어지는 전술 지능을 가진 리저드맨들이 아닌가. 약한곳을 노려 기습적으로 치고 나가 본다면? "돈 뿌리기!" 리지스도 마찬가지라 생각했던 모양.아니, 상인답게 날카롭고 약삭빠른 계산능력을 가진 그녀가 먼저 행동에 나섰다. 돈 던지기의 상위 스킬인 돈 뿌리기가 펼쳐지자 수십개의 동전들이 리저드맨들을 두들겼다 "이야아아아아아!" 그 틈을 타서 유한이 리저드맨들에게 난입해 검을 휘둘렀다. 미리 말을 맞추진 않았지만 리지스가 만들어준 기회를 놓칠 정도로 유한은 둔하지 않았다. "암 브레이크!" "돈 뿌리기!" 작전은 성공했다. 리저드맨들의 대열이 흐트러졌고,조금만 더 강하게 밀어붙이면 포위망을 돌파할수 있을 듯했다. 그러나 9부 능선을 넘은 그들의 앞에 강적이 출현했다. "꺄악!" 리지스가 포위망안으로 날아갔다. 갑자기 끼어든 덩치 큰 리저드맨이 꼬리로 그녀를 후려친 덕분이었다. "이 자식이!" 유한은 그 덩치 큰 리저드맨에게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상대가 거세게 휘두른 창에 기욘의 검이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이놈은 강하다!' 지금 유한의 앞에 있는 덩치 큰 리저드맨은 그에게 말을 걸었던 녀석이었다. 조금전 계곡 위쪽에서 리저드맨들에게 명령 을 내렸던 대장이기도 했다.녀석은 다른 리저드맨들에 비해 덩치도 큰 데다가 차림새도 다른 놈들과 달랐다. 목에는 뼛 조각으로 만든 악세서리를 주렁주렁 걸었고,머리에는 식인새의 깃털로 만든 관을 썼다. '그래,리저드 워리어였군!' 리저드맨들을 인솔하는 리저드 워리어. 레벨은 65로,레벨 48인 리저드맨들보다 체격이 크고 실력도 월등히 뛰어났다. 워리어라는 명칭이 일러주듯 ,전투력은 대장장이인 유한보다 훨씬 더 뛰어났다. 빠각! 리저드 워리어는 창대로 유한의 머리를 후려갈겼다. 제대로 한방 맞은 유한이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리저드맨들이 달려들어 그를 포승줄로 꽁꽁 묶었다. "돌아간다!" "우!우!우!" 대장의 명령에 리저드맨들은 짧은 구호를 외치며 창을 치켜들었다. 그것이 바로 승리를 기뻐하는 리저드의 방식. 계곡 안으로 돌아가는 그들의 손에는 유한과 리지스가 전리품처럼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2 바위 계곡 안에는 리저드맨들의 군락이 있었다. 곳곳에 돌을 쌓아 만든 엉성한 집들이 보였고,암컷 리저드맨과 새끼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잡혀온 외부인들을 바라보았다. 계곡 깊숙한 곳에는 커다란 동굴이 있었고,동굴 주위에는 나무를 깎아 만든 목책이 둘러져 있었다. "침입자,잡아왔다" 리저드 워리어의 말에 입구를 지키고 있던 리저드맨들이 안으로 기별을 넣었다. 잠시후,동굴 안에서 뼛조각과 깃털로 온몸을 장식한 리저드맨이 나왔다. 다른 놈들과 틀리게 얼굴에 알록달록한 물감을 칠한것을 보면 리저드 샤먼이 확실했다. 리저드맨들의 무당이자 주술사인. 여성체인 리저드 샤먼은 잡혀온 유한과 리지스를 요리조리 뜯어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이 인간들 ,가둬라" "죽여야 하지 않나?" 리저드 워리어 가 항의하듯 따졌다. 그는 한쪽에 가지런히 쌓인 인골을 가리켰다. 언제나 침입자는 저렇게 해왔다는 뜻일 것이다. "이 인간들 안 죽인다" "왜 안죽이나?" "위대한 혼이 이 인간들 죽이지 말라고했다" "왜 위대한 혼이 죽이지 말라 했나?" "엄마 말들어라!" 리저드 샤먼은 더 설명하기 귀찮다는듯, 지팡이로 리저드 워리어의 머리를 후려갈겼다. 알고보니 리저드 샤먼은 무당이기 전에 리저드 워리어의 어미였던 모양. 리저드 워리어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더 이상 따지지 않았다. 대신 유한과 리지스를 동굴 안으로 끌고 가더니 감옥에 발로 차 넣었다. "으악!" "꺄아악!" 유한과리지스는 감옥 바닥으로 떨어졌다. 리저드맨의 감옥은 동굴 바닥을 우물처럼 깊게 판 뒤에 위에는 뼈와 넝쿨을 엮어 만든 창살을 덮어 죄수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에휴,내 신세야!' 대체 어쩌다 이리 되었는지 모르겠다. 노가다로 점철된 갈리의 조수 노릇도 쉽지 않았다. 그가 친 사고 때문에 유저들이 보는 앞에서 NPC에게 처형을 당하는 희대의 망신을 살 뻔했다. 이를 벗어나려다 보니 팔자에도 없는 퀘스트를 받았고,악덕상인과 함께 플레임 마운트까지 와서 스콜피언에게 쫓기다가 결국 리저드맨의 포로가 되었다. "우리 이제 어떻게 되는거야?" "글쎄,나도 이런 뭐 같은 경우는 처음이라서" 겪어 본적도 없지만, 종종 유저들이 지성있는 몬스터에게 포로로 잡히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렇게 포로가 된 유저들은 몬스터들에게 아이템을 몽땅 털리고 죽거나 노예가 되어 부림을 당하다가 탈출을 하는 파란만장한 모험을 하곤했다. 그중 일부는 몬스터에게 벗어나고자 일부러 자살하기도 하는데 지금 유한의 입장에서는 불가,여기서 죽으면 걸어서 10일거리의 인간 마을에서 부활하는데 그럼 시한내에 퀘스트를 완수하기가 어려워진다. '쓰벌 ,결국 대장장이 탈출기를 써야 한단 말이지?' 자신의 뜻은 아니지만 그렇게 해야 할드싶었다. 그나마 잡히자마자 죽지 않은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아이템도 다 뺏기고 몬스터에게 죽으면 그야말로 퀘스트 실패에 알거지 신세니까. "좋아 ,까짓것 .탈출을 해주지" "방법이나 있어?" 리지스의 반응은 심드렁했다. 그도 그럴것이 리저드맨들에게 잡혔을때 가방과 무기를 모두 압수당했기 때문이다. 수중에 아이템이라곤 잡동사니밖에 없었다. "내 주머니에 이게 있는데?" 유한은 갈리의 나이프를 꺼내 들었다. 작은 쇳조각이 끼워진 나무토막을 비춰졌는지,리저드맨들은 그냥 놔 두었다. "스위스 군용 나이프잖아. 아르페디아 온라인에 이런것도 있었어?" "니가환장하는 레어 아이템의 하나지" "그런데 이걸로 어떻게 하려고?" 리지스는 창살을 올려다보았다. 창살까지 높이가 족히 10미터를 되었다. 벽면이 미끄러워 기어 올라가는 것은 도저히 무리 . "멍청한 도마뱀들이 방어구는 감사히 내버려 뒀더라고" "아하!그거!" 유한은 왼손을 위로 치켜들고 손을 강하게 펼쳤다. 촤라락! 왼손에 끼고 있던 와이어 건틀렛에서 와이어가 총알같이 날아갔다.와이어가 창살 위로 솟구치자 유한은 손목을 비틀어 와이어가 창살에 감기도록 했다. 그런 다음 왼 주먹을 강하게 움켜쥐자 와이어가 되감기면서 유한의 몸을 창살로 끌어올렸다. 창살에 매달린 유한은 갈리의 나이프로 창살의 노끈을 잘라 내 구멍을 뚫고 밖으로 빠져 나갔다. "이놈들은 간수도 안 세워두나" 우물처럼 깊은데다가 위를 막았으니 탈옥할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한 모양. 유한은 와이어를 내려보내 리지스를 끌어올렸다. "좋았어!탈옥 성공!" "쉿!교도소를 빠져나가야 비로소 탈옥이라 할수 있는거야" 두사람은 우선 동굴 이곳저곳을 뒤지고 다녔다. 도망치기전에 빼앗긴 아이템과 상품을 되찾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피 같은 아이템을 찾는것은 그리 쉽지 않았다. 동굴이 꽤 넓은데다 사방에 나무창을 든 리저드맨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기 때문. 이대로 빠져나가는것도 쉬워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된다면!' 유한과 리지스는 위험한 도박을 해보기로 했다. 리지스가 저편에 횃불을 들고 지나가는 리저드맨의 발치로 돌멩이하나를 던졌다. "응?" 갑자기 어디서 돌이굴러오자,리저드맨은 돌이 굴러온 쪽으로 다가갔다. 어두운곳에 몸을 숨기고 있던 리지스는 리저드맨이 오기 무섭게 발을 걸어 쓰러트렸다.뒤이어 유한이 달려들어 갈리의 나이프를 녀석의 목에 겨누었다. "켁!인간? 어째서?" "묻는말에 대답이나 해.우리 물건 어디다 뒀어?" "족장의 방에......." "안내해!" 유한과 리지스는 리저드맨을 인질로 잡고 족장의 방으로 향했다. "인간들 탈출했다!" "리저드 잡혔다!족장 방으로 가고 있다!" 들키지 않을수 없는 상황. 유한과 리지스가 인질을 끌고 가는것을 보고 리저드맨들이 벌떼같이 몰려왔다. "전부 움직이지마!움직이면 이 새끼는 죽어!" 유한은 인질로 잡은 리저드맨의 목에 갈리의 나이프를 더 가까이 들이댔다. 덕분에 리저드맨들은 쉬이 공격할 생각을 못했고,유한과 리지스는 놈들을 재껴두고 족장의 방으로 들어갈수 있었다. "누구냐!" 족장의 방에는 리저드맨이 셋 있었다. 족장인지 화려한 짐승 가죽을 깔고 앉은 덩치 큰 리저드맨과 들어올때 보았던 리저드 샤먼, 그리고 유한을 잡아온 리저드 워리어였다. 리저드 워리어는 유한이 들어오자 곧장 손에 든 나무창을 앞으로 겨누었다. "야,무기 안 내려놔? 이 새끼 죽는꼴 보고 싶어?" 그러자 리저드 워리어는 자세를 바꾸더니 들고 있던 나무창을 인질로 잡은 리저드맨에게 날렸다. 날카로운 흑요석 날이 박힌 나무창은 리저드맨의 몸통을 그대로 꿰뚫었다.유한이조금만 늦게 피했다면 꼬치 신세를 면키 어려웠을것이다. "인질되는 전사 ,필요없다" "이 자식이!" 리저드 워리어는 뒤춤에 차고 있던 도끼를 끄집어 들었다. 비록 도끼는 짐승의 뼈로 된 자루에 흑요석 날을 달아 만들어 엉성하기 짝이 없었지만, 리저드 워리어의 공격은 오싹할 정도로 빠르고힘이 있었다. "이런!" 유한은 날아오는 도끼를 피하거나, 피하지 못하는 공격은 건틀렛으로 막아냈다. 엉성한 흑요석 날은 솜씨 좋은 드워프가 만든 건틀렛을 쪼갤수 없었다. 문제는엉성한 도끼보다도 리저드 워리어의 힘과 예상할수 없는 몸놀림. 적지 않은 파워가 실린 도끼질에 주먹, 발차기 ,심지어는 긴 꼬리까지 휘두르며 난타를 퍼부으니 유한이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옛날 같았으면 좋은 적수를 만났다면 전의를 불태웠을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거기다 떙전 하나 없는 리지스에게 도움을 받을수도 없는 상황. '시간을 끌면 진다!' 리저드 워리어도 문제지만 , 지켜보고 있는 족장이나 샤먼이 어떤 행동을 보일 지도 문제였다. 거기다 밖에 있는 리저드맨들이 난입하기라도 하면 상황은 더 어려워진다. "이거나 먹어랏!" 방어와 동시에 유한은 와이어를 쏘았다. 갑자기 추가 달린 쇠줄이 날아올줄 몰랐던 리저드 워리어는 황급히 고개를숙여 와이어를 피해냈다. 그러나 유한은 타격을 입히려고 와이어를 날린게 아니었다. 유한은 왼팔을 획 돌리자 날아가는 와이어의 방향이 틀리면서 리저드 워리어의 몸을휘감았다. "잡았다!" "크윽!" 리저드 워리어는 안간힘을 쓰며 와이어를 끊어 내려 했지만, 단단하게 감긴 강철 와이어는 그리 호락호락하게 끊어지지 않았다. 유한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곧장 리저드워리어의 숨통을 끊기 위해 갈리의 나이프를 들고 녀석에게 달려갔다. "멈춰라,인간!" 달려드는 유한을 가로막은 것은 리저드 족장이었다. 그는 손을 뻗어 갈리의 나이프를 막았다. 칼날이 살을 파고들었지만, 족장은 나이프를 놓지 않았다. '제길!' 그사이 리저드맨들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족장의 방에 함부로 들어갈수 없는 신분이었기에 리저드 워리어가 침입자를 처리해 줄것이라 믿고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상황이이쯤되니 들어오지 않을수 없었다. "내 아들 죽이는것 허락하지 않겠다" '이런 ,젠장!' 족장의 손아귀 힘은 굉장했다. 마치 강철 집게에 꽉 잡힌듯 꼼짝 달싹 하지 않았다. 억지로 나이프를 뺴려하다간 칼날이 부러질것만 같았다. '아무래도 다른 기회를 노리는것이.........' 유한은 일단 나이프를 놓고 물러섰다. 그러나 얼마 물러서지도 못했다. 그가 힘을 풀자 리저드 워리어가 도리어 와이어를 잡고 유한을 끌어당겼기 때문이다. "죽어라 ,인간!" 어느새 흑요석 도끼를 뽑아든 족장이 유한의 머리를 노리고 도끼를 내리쳐다. 눈앞까지 날아오는 도끼를 차마 끝까지 볼수 없었던 유한은 눈을 질끈 감고 말았다. 3 "족장 ,죽이지 마라!" 족장의 도끼가 유한의 코앞에서 멈췄다. 황급히 말린것은 리저드 샤먼이었다. 그녀는 리저드 워리어를 말렸던 것처럼 리저드 족장을 말렸다. "왜 말리나?이 인간 우리 아들 죽이려했다!" 리저드 워리어 역시 족장인 아버지의 말이 맞다는듯 ,유한을 감싸고도는 리저드 샤먼을 원망스럽게 바라보았다. "족장, 위대한 혼이 이 인간들 죽이지 말라고했다" "위대한 혼이 왜?" "이 인간들 리저드에게 필요할 거라 했다" 리저드에게 필요할거라니 .리저드 족장과 워리어는 벌컥 화를냈다. "마누라,거짓말 마라!" "리저드에게 필요한자가 리저드 공격하나?" 족장보다 더 언성을 높인 워리어는 유한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인간, 마법사다!인간 마법사 리저드에게 위험하다!" 리저드 워리어는 유한이 마법사일거라 생각했다. 마법이 아니면 이 가느다란 줄로 힘쎈 자신을 꼼짝달싹하지 못하도록 묶어 둘수는 없었다. "나는 마법사가아니야" 유한의말에 세 리저드의 눈이 그에게로 돌아갔다. 잠시 주춤했던 유한은 자세를 고쳐잡고 당당하게 말했다. "난 대장장이다!" "대장장이?" 세 리저드들은 놀랍다는 듯이 되물었다. 특히 리저드 워리어가. 유한은 당연한 반응이라 여겼다. 생산직에 불과한 대장장이가 이렇게 잘 싸울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리저드들이 놀란 이유는 그 때문이 아니었다. "대장장이가 뭐냐?" "그거 먹는거냐?" 리저드 족장과 워리어의 물음에 유한은 석화상태가 되었다가 5초후에풀려났다. "이런 무식한!너희들 대장장이가 뭔지도 모르는거냐?" "대장장이........대장보다 높은 전사인가?" "아놔!이 무식한 돌대가리들!" 유한은 가슴을 두들겼지만, 이해하기로 했다. 리저드맨들은 돌로 깎아 만든 흑요석 무기와 나무방패를 들고 다닐정도로 문명이 뒤떨어진종족이다. 쇠가 무엇인지 ,그 쇠를 다루는 대장장이가 무엇인지 모르는게 당연했다. "대장장이는 쇠로 무기를 만드는 사람을 말하는거야" 잠자코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리지스가 대장장이가 뭔지 가르쳐주었다. 물론 그는 말해도 리저드맨들은 알아 듣지 못했다. "쇠? 그게 뭐냐?" "어휴!쇠도 모르니!저기 있는 저 검이 쇠로 만든거라고!" 리지스는 족장의 자리 옆에 놓인검을 가리켰다. 그것은 유한이 자비하고 있던 기욘의 검이었다. "아!저 빛나는 손톱 ,쇠라는 것으로 만드나?" 리저드들은 검을 빛나는 손톱이라 표현하고있었다. 그것은 검이 꼭 몬스터의 손톱처럼 날카롭고 뾰족한데다가 번쩍였기 때문이다. 리저드들은 인간이나 유사 인종들이 지니고 있는 빛나는 손톱을 탐냈다. 빛나는 손톱을 가진 리저드가 강한 전사가 되고,그자가 곧 족장이 되었다. 그러나 리저드들은 빛나는 손톱을 만들수 있는 방법을 몰랐다. 인간에게서 뺏으려고 해도 이곳 플레임 마운트에는 찾아오는 인간은 얼마 없었다. 간혹 찾아오는 인간 전사에게서 뺏어도 금방 녹이 슬고 이가 빠져 쓸수 없게 되어 버리곤했다. "그럼 너,빛나는 손톱 만드는 인간이냐?" 족장은 다시 유한을 돌아보았다. 분위기가 다소 온하해 졌지만, 유한은 긴장을 늦추지않고 대꾸했다. "그래 ,손톱인지 발톱인지 저런 검을 만드는게 나다" "그렇군!마누라,나 이제 알았다!" 리저드 족장이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저 인간은 리저드가 가장 필요로 하는 빛나는 손톱을 만들줄 아는자였다. 리저드도 빛나는 손톱을 가지라고 위대한 혼이 저 인간을 죽이지 말라고 한것이다. 특히 요즘과 같이 스콜피언들의 공세에 부족이 궁지에 몰렸을때는 더더욱 필요한 존재였다. "인간, 널 죽이지 않겠다.네 마누라도" "차라리 죽여,임마!" "누구더러 이 녀석 마누라라는거야!" 유한과 리지스가 펄쩍 뛰건 말건 족장은 말을 이어갔다. "대신 넌 리저드에게 빛나는 손톱 만들어 줘야 한다" "미쳤냐? 내가 왜 니들한테 무기를 만들어줘?" 유한은 당치도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당장 퀘스트 수행하기도 바쁜데 이곳에서 칼 따위를 만들 시간이 없었다. "아니면 넌 죽는다!네 마누라도!" 족장이 흑요석 도끼를 번쩍 치켜 올리며 위협했다. 화들짝 놀란 리지스가 유한의 등뒤로 숨었지만 ,정작 유한은 콧방귀만 뀌었다. "그래 ,죽일테면 죽여봐.내가 죽으면 너희가 더 손해일걸?" 어차피 여기서 죽어봐야 마을에서 부활하면 그뿐.퀘스트를 수행할 시간이 빠듯해지겠지만, 그렇다고 몬스터의 협박에 굴복하고픈 마음은 없었다. "크윽!" 족장도 아주 바보는 아니었다. 어떻게든 이 건방인 인간의 마음을 돌려 빛나는 손톱을 만들게 해야했다. "그러지 말고 빛나는 손톱 만들어 다오" '아 ,싫대도 그러네" "내 목걸이 주마" "그런거 거저 줘도 안해" 유한과 족장이 밀고 당기는 싸움을 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북소리가 울리며 리저드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밖에서 리저드맨 하나가 뛰어 들어와 황급히 보고를 올렸다. "족장, 큰일이다!스콜피언들이 급습했다!" "뭣이?" 상황이 심각하게 변했는지 족장의 방에 들어왔던 리저드맨들이 일제히 동굴 밖으로 달려 나갔다. 리저드 워리어도 와이어가 느슨해진 틈을 타서 와이어를 풀고 무기를 챙겨서 밖으로 뛰쳐나갔다. 리저드 셔먼과 족장은 황급히 아들의 뒤를 따라 나갔다. 일족의 중요한 사안을 접어 둘 정도로 스콜피언과의 싸움은 큰일인 모양이다. '뭐 무리도 아니지' 유한은 계곡 입구에서 리저드맨과 스콜피언들이싸웠던 것이 떠올랐다. 상대적으로 열세인 스콜피언들이 얼마나 많은 리저드맨들을 죽였던가. 만약 다수의 스콜피언들이 습격을 해 왔다면 리저드맨들은 오늘 줄초상 날 일만 남았다. "이 틈에 우린 도망치는게 어떨까?" "당근 .이 기회를 놓치며 아르페디아 최고의 바보가 될걸" 유한과 리지스는 족장의 방을 뒤져서 자신들의 가방과 아이템을 회수했다 .다행히 잃었던 것들은 모두 족장의 방안에있었다. "근데 출구로 나가는 길은 어떻게 알지?" "소리가 들리는 곳이 출구일거야" 유한이 말한대로 리저드들의 고함과 비명이 들리는곳으로 가니 동굴의 출구가 나왔다. 그런데 지금 동굴의 출구에서는 필사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뭐,뭐야 저건?" 리지스는 리저드의 적들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스콜피언이 기습했다고 해서 아까 보았던 크기의 녀석들이 뎨거지로 온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리저드맨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스콜피언들은 조금전의 그 작은 놈들이 아니었다. 가장 작은 놈도 족히 3미터는 넘었고,가장 덩치가 큰놈은 10미터가 넘었는데 사마귀처럼 상체를 곧추세우고 있었다. "저 ,저거!" 유한도 선두에서 리저드맨들을 살육하는 스콜피언을 보았다. 여느 스콜피언들과 달리 거대한 집게발과 낫처럼 생긴 긴 다리를 가지고 이었는데 ,낫 같은 다리를 한번 휘두를 때마다 리저드맨들이 마치 수수깡처럼 쓸려 나갔다. 그러나 한번도 보지 못한 이상한 스콜피언의 생김새보다 유한을 놀라게 한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놈의 가슴에 박혀 있는 황금색 빛의 커다란 보석. '드,드래곤 하트?' 지금 저 이상한 스콜피언의 왼쪽 가슴에 달린 보석은 드래곤 하트와 똑같이 생겼다.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바츠 시절에 유한은 홀로 레드 드래곤을 잡았고,그 대가로 로또 1등과 버금가는 극악 드랍율의 드래곤 하트를 손에 넣었다. 그 역시해커에게 털리면서 행방이 묘연해졌지만 .......... 그러나 유한은 드래곤 하트가 어떻게 생겼는지 잊지 않았다.레드 드래곤으 잡았던 감동을 기억하고자,항상 가방 한쪽에 드래곤 하트를 두고 자랑스럽게 바라보곤 했으니까. 저 드래곤 하트는 그때 레드 드래곤의 것과 똑같앗다. 붉은 빛이던 레드 드래곤의 드래곤 하트와 그저 색깔만 다를뿐. '아무튼 지금 중욯나것은 왜 저게 저놈에게 있냐는거다!' 양쪽에서 싸우는 틈을 타서 도망치려고했는데.본의 아니게 퀘스트의 목표를 확인해 버린 유한은 한참 동안 멍하니 드래곤 하트를 단 스콜피언을 바라보고 있었다. 녀석이 눈앞까지 다가올때까지. "크르르르!" "바보야 ,위험해!" 유한은 멍청하게 있다가 스콜피언의 집게에 싹둑 잘려 나갈뻔했다. 리지스가 소리치지 않았다면 그리고 리저드 족장이 몸을 날려 구해주지 않았다면 정말 죽었을 것이다. "크윽 ,왜 날?" "넌 우리 리저드에게 중요한 인간 ,죽으면 안된다!" 그렇게 말한 족장은 아직도 저항하고 있는 리저드맨들을 둘러보며 고함을 질렀다. "모두 동굴 안으로 피해라!어서 피해라!" 악착같이 싸웠지만,리저드맨들은 덩치도 큰데다 흉폭하게 날뛰는 스콜피언들을 물리칠수없었다. 두 사람은 리저드맨들과 함께 동굴 깊숙한 곳으로 달아났다. 유한은 이상하게 생긴 스콜피언의 가슴에 빛나는 드래곤 하트를 생각하면 도망가고 싶지않았다. 그러나 당장 놈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 리저드맨들을 따를수밖에 없었다. 4 스콜피언들은 악착같이 리저드맨들을 쫓아왔다. 정찰을 보낸 몇몇 자식들이 리저드맨들에게 죽었단느 것을 알고 복수를 하러 온것이다. 그러나 리저드맨들이 좁고 꼬불꼬불한 통로로 들어가버리자,덩치가 큰 그들은 더 이상 리저드맨들을 쫓을수 없었다. "다 왔다. 스콜피언 더 이상 쫓아오지 못한다" 리저드맨들이 이른 곳은 계곡 밖의 넓은 불모지.이곳에서 잠시 숨을 돌린 유한은 리저드 족장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아까 그놈은 뭐야?" "맨 앞에 있던 놈?" "그래 ,그 전갈에 사마귀를 섞어 놓은것 같은 녀석 말이야" "그놈 스콜피언의 우두머리 .'스콜피언 퀸'이다" "스콜피언 퀸?" 스콜피언의 여왕. 일면 그럴싸했다. 스콜피언들 중에서 덩치가 제일 크고 괴상하게 생긴데다가 드래곤 하트까지 가슴에 척 하니 박고 있었으니까. "그놈 나타난것 우리 아버지 때다. 놈이 나타나고 스콜피언들 무척 강해졌다. 숫자도 늘었다. 아버지 싸우다가 죽었다." 리저드 족장의 설명을 들어오면 플레임 마운트의 스콜피언들은 리저드맨들과 거의 비슷한 세력을 구축하고 있던 모양이다. 크기도 유한이 처음 보았던 1미터 정도의 개체들이었을 뿐. 그런데 어느순간 스콜피언 퀸이 변이를 일으켰고,놈은 크고 강한 새끼들을 치기 시작했다. 놈이 갑자기 강해진 데는 드래곤 하트와 관련이 있는듯했다. 족장의 뒷말을 들어보니 더욱 확실해졌다. "스콜피언 퀸 ,전에는 강하지 않았다. 아버지와 싸웠다가 가슴에 커다란 상처 입고 도망갔다. 다음에 나타났을때 덩치도 커졌고 무척 강해져 있었다" 여기까지 말한 리저드 족장은 유한이 허리에 차고 있는 검을 가리키며 몇 마디 말을 덧붙였다. "빛나는 손톱이있었다면 아버지 지지 않았을 거다. 다 빛나는 손톱이 없었기 때문이다. 빛나는 손톱이 있어야 스콜피언에게 이길수 있다" 족장은 유한이 무기를 만들어 주기를 간곡히 바라고 있었다. 유한도 족장의 말이 틀리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리저드들은 강하고 용맹하지만 무기가 보잘것 없었다. 만약 그들이 날카로운 무기와 단단한 방어구를 손에 넣게 된다면 스콜피언들에게 밀리지 않을것이다. '아니 ,스콜피언에게 이길지도 모르지' 그러면 스콜피언 퀸도 쓰러트릴수 있을지도. 여기까지 생각한 유한은 간곡한 눈빛을 보이는 족장을 바라보며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나도 너한테 목숨을 신세졌는데 아무것도 안해 줄수는 없지" "오오!빛나는 손톱 만들어 줄건가?" "대신 조건이있다" "뭐든 말해라" 리저드 족장은 영혼도 팔수 있다는 듯한 눈빛으로 유한을 바라보았다. "첫째,내가 무기를 만드는데 너희들은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나혼자 너희들이 필요로 하는 무기들을 전부 만들려면 시간과 힘이 드니까" "알았다. 리저드 너 돕는다" "둘째,내가 무기를 만들어 주면 너희는 반드시 스콜피언과 싸워야한다" 무기를 만들어 줬는데 이놈들이 스콜피언과 대결을 미루거나 피하면 유한만 입장이 난처해져 버린다. 유한이 무기를 만들어 주기로 결정한데는 스콜피언 퀸이 지닌 드래곤 하트가 지대한 공헌을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우리는 싸운다!" 족장은 물론이요,주변에 있던 리저드 워리어와 다른 리저드맨들도 몰려와 싸운다며 창을 높이 치켜 들었다. 스콜피언 종족은 그들에게 있어 부모 형제를 죽인 원수였다. "마지막으로 셋째,스콜피언 퀸을 죽이고 놈의 가슴에 박힌 보석을 나에게 넘겨다오" 사실 유한이 가장 먼저 요구하고 싶은것이 이것이었다. 드래곤 하트를 획득하는것이 이번 퀘스트의 목표이므로. "스콜피언 퀸의 가슴에 박힌 빛나는 돌 말인가?" "그 보석은 너희들에게 재앙을 가져온 물건 .내가 가지고 먼곳에 가서 버리려는 거다" 리저드맨들은 드래곤 하트가 무엇인지 모르는듯했다. 그래서 유한이 '재앙의 근원'을 멀리 갖다 버려 준다니 좋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그 빛나는 돌 너에게 주겠다" "좋아!이것으로 거래 성립이군!" 유한은 족장이 내미는 손을 맞잡아 흔들었다. 빛나는 손톱을 얻을수 있게 되었다고 하자,리저드들은 창대를 치켜들며 환호성을 지르고,몇몇 리저드맨들은 꼬리를 흔들며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뭔 이야기를 했는데 저렇게 좋아라 하는거야?" 리지스가 쓱 다가와 말을 건네자 유한은 움찔했다. 악덕 상인과 함께 하고 있다는것을 잠시 망각한것이다. '혹시 이녀석 들은건?' "대체 족장하고 무슨 거래를 한거야?" 다행히 엿듣지는 않은 듯했다. 스콜피언 퀸의 가슴에 박힌 드래곤 하트에 대해서도 모르는눈치. 유한은 적당히 시치미를 떼기로 했다. "그냥 ........하도 딱해서 칼 몇 자루 만들어 주기로 했다" "수상한데 .혹시 퀘스트와 관련있는 거래였어?" '눈치 빠른 녀석 같으니' 자세한 사정은 모르는 리지스였지만, 추리는 날카롭게했다. 뭔가 화제를 돌릴만한 이야기가없을까 생각하던 유한은 리지스가 목에 걸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야 ,너 그건뭐냐?" "아,이거? 스콜피언 독침에 찔린 녀석에게 해독제를 주고 바꾸자고 하니까 주던걸?" 리지스가 걸고 있는 목걸이는 리저드맨들이 걸고 다니는 목걸이였다. 그냥 돌맹이를 가죽끈에 꿰어놓았다 싶었는데,자세히 보니 그냥 돌멩이가 아니었다. "보석 원석!" "꽤 알이크지.인첸터들에게 꽤 비싸게 팔릴거야" 리지스는 제대로 득템을 했다는 듯 씩 웃었다. 저만한 보석 원석이라면 해독제를 몇 박스 사고도 남을것이다. "리저드맨들은 이상하더라 .이런 보석 원석보다 뼈 같은걸 더 귀하게 여기더라고.뭐라던가,뼈는 영혼이 깃든 것이라서 신성하다고 하던가?" "아무튼 여기와서 적자 보진 않았으니 다행이구나" "크크크,적자 안본것으론 안되지 .두고보라고 여기서 크게 한건 해서 톡톡히 챙길테니까!" 그렇게 말한 리지스는 자신을 찾는 리저드맨들에게로 달려갔다. 또 해독제 한병은 엄청난 바가지에 팔려는것이리라. '휴,아무튼 저 돈 귀신이 냄새를 맡지 못해 다행이다' 드래곤 하트에 대해서 알면 눈이 시벌겋게 타오를것은 뻔한일 .그렇게 되면 유한은 저 돈에 환장한 악덕 상인으로부터 드래곤 하트를 지킬 자신이 없었다. 과연 드래곤 하트에 대한 비밀을 끝까지 지킬수 있을까? "대장장이 인간, 거기 있나?" 불안해 하는 유한에게 리저드 샤먼이 다가왔다. 무슨 볼일인가 싶어 돌아봤더니 그녀는뼛조각으로 만든 목걸일 유한의 목에 걸어 주었다. "이야기 다 들었다. 너 이게 우리 리저드의 친구다" 샤먼의 말이끝나기 무섭게 효과음이 울리며 유한의 눈앞에 안내창들이떠올랐다. -동지의 목걸이를 얻었습니다. [리저드의 친구]칭호를 얻으셨습니다. *이 칭호를 달면 리저드맨들의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리저드맨을 죽이면 경험치와 명성치가 깎입니다. 그저 필요해서 손을 잡았을 뿐인데 칭호까지 얻게 되다니 . 그만큼 리저드맨들의 상황은절실했다. 유한은 샤먼이 건네준 동지의 목걸이의 옵션을 살펴보았다. [동지의 목걸이] 방어 3 상승. 곤충류 몬스터에 대한 공격와 방어 20%상승. 크리티컬 발동 10% 상승. 설명 : 리저드맨 주술사가 만든 세공품 .머나먼 원시의 영혼을 느낄수 있을 듯하다. '호,제법 쓸 만하군' 그러나 이것은 공짜가 아니다. 한두마리도 아니고 수많은 리저드맨들을 무장시키는 대가로는 어쩌면 작을수도 있다. 그러나 유한의 진짜 목적은 드래곤 하트.이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다. '서둘러야 겠군. 일단 재료부터 확보하려면.........' 퀘스트 기간은 한 달 . 이미 3일이 지났으니 24일안에 리저드맨들을 무장시키고 스콜피언들을 격파해야 한다. 꾸물거릴 시간은 없었다. BY RAYAN 지상 최대의 낚시 1 유한이 가장 먼저 찾은것은 철광석이었다. 무기를 만들려면 당연히 쇠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가 가진 홀트의 지도는 대륙 북부의 자원만 표시되어 있기에,이곳에서는 직접 돌아다며 광산을 찾아야 했다. 그런데 플레임 마운트에서 철광석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암석들은 화산 지대에 어울리는 화산암들뿐. "이렇게 철광석을 잡기 힘들어서야 원.............." 리저드맨들의 도움을 받아 사막까지 누벼 봤지만, 보이는 거라곤 바싹 마른 모래와 붉은 빛의 자갈들뿐 .철광석처럼 생긴것은 보이지 않았다. '가만!이건?' 포기하려던 찰라,유한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있었다. 유한은 방금 자신이 버렸던 붉은 자갈을 집어들었다. 손으로 문지르자 꺼끌꺼끌한 붉은 가루가 손끝에 묻어났다. 그는 당장 자갈의 정보를 확인해 보았다. [녹슨 철광석] 설명 : 붉게 녹이 슨 철광석 조각.품질이 낮아서 이것으로 제련을 하려면 철광석보다 3배는 더 집어넣어야 쓸만한 철괴가 나올것 같다. 유한은 벌떡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다. "이거다!이거!드디어 찾았어!" 영문을 모르는 리저드맨들이었지만, 빛나는 손톱을 만드는데 가장 필요한 재료를 얻었다고 하니 다들 기뻐했다. 지금 유한과 리저드맨들이 온곳은 사철 지대였다. 지표 위로 드러난 철광석들이 녹이 슬어 붉은 자갈처럼 보였던 것이다. 유한이 이 사철들을 알아볼수 있었던 것은 갈리의 광산에서 광물을 캔 경험에 힘입은 바가 컸다. 광산 밖에 떨어진 철광 조각들이 붉게 녹이 슨것을 본적이 있었던 것이다. "좋았어!이걸로 철광석을 확보가 되었고!" "또 뭘 구해야 하나?" 리저드 워리어의 물음에 유한은 당연하다는듯 대꾸했다. "숯이지.숯이 있어야 불을 피울수 있으니까" "숯? 그게 뭐냐?" "이런 무식한놈 ,그건 나무를 적당히 태워서 만드는 연료인데 제철을 하려면 필요한........" "여기 나무 얼마 없다" 리저드 워리어의 한 마디에 청산유수로 말을 쏟아내려던 유한의 입이 합죽이가 되었다. 리저드 워리어의 말대로 플레임 마운트와 근방의 사막엔 나무가 거의 없었다. 제련을 할 만큼 충분한 수량을 확보하기는 애초에 불가능. "야 ,그럼 니들은 대체 불 피울때 뭘 쓰냐?" "불이 필요하면 하이에나의 똥을 태운다" "하이에나의 똥?" 척박한 땅이라 짐승의 배설물밖에 태울게 없었던 모양. 유한은 일단 화력이나 살펴보자는 생각에 리저드맨들이 모아온 하이에나의 똥에 불을 붙여 보았다. 화르르륵! '호오,이거 생각보다 괜찮은데?' 불꽃이 푸르긴 했지만, 화력은 숯에 비해 떨어지지 않았다. 더구나 숯이나 나무보다 훨씬 오래 타들어 갔다. "좋아 ,이거면 되겠어 .이제 고로를 만들고 제철에 필요한 물을 확보하면 돼" "물? 못 먹는 물이라도 괜찮나?" 플레임 마운트에서 식수는 중요한 자원. 리저드맨들이 마시기에도 부족했다. "못 마시는 거라고 괜찮아. 쇠를 식히는데 쓰는거니까" 유한이 적당한 장소를 골라 고로를 만드는 사이 리저드맨들은 물을 구하러갔다. 제련을 하기 위해선 고로가 필요하다. 유한이 가진 청동화로로도 제련을할수 있지만, 생산량이 작은데다가 시간도 오래 걸렸다. 리저드맨들을 무장시키려면 다량의 철괴가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고로가 필요했다. '그런데 고로가 어떻게 생겼더라?' 유한은 발덴의 대장간과 갈리의 공방에서 보았던 고로를 머릿속에 떠올렸다. 고로는 흙벽돌을 쌓아서 만드는데 ,열이 새 나가지 않도록 틈새마다 꼼꼼하게 진흙을 발랐다. 그리고 고로의 옆에는 공기를 불어넣기 위한 나무로 된 풀무가 있었다. '여긴 흙벽돌을 찎을 흙이 없는데........' 한참을 고심하던 유한은 적당한 바위를 골라 통째로 구멍을 뚫어 고로처럼 만들었다. 그리고 풀무는 생각끝에 하이에나 가죽으로 풍선처럼 만들었다. 부풀은 가죽 풍선으로 화로에 공기를 주입하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화로를 완성하자 효과음과 함께 안내창이 떠올랐다. -엉성한 화로를 만들었습니다. 상급 대장장이를 찾아가 화로 만드는 법을 배우십시오.화로를 1기 만들면 그 자리에 [작은 대장간]을 지을수 있습니다. "호오 ,대장간을 지을수 있단 말이지?" 한마디로 독립을 할수 있다는 소리다. 이미 유한은 작은 대장간 하나를 운영할 만큼의 스킬과 자금을 모았다. 좀 더 실력 있 는 대장장이가 되기 위해선 아직 많은 수련이 필요하지만 말이다. '이번 퀘스트를 끝내면 갈리에게 화로 만드는 법을 가르쳐 달래야지' 그리고 조수일은 그만두고 독립하리라 마음먹었다. 퀘스트의 보상으로 드워프의 기술을 배우고,수킬 스킬을 좀더 높여서 B급 ,A급의 무기를 만질수 있게 되면 소문만 듣고도 고렙 유저들이 찾아올 것이다. 그럼 굳이 길드를 전전하며 바츠의 무기를 찾으러 다닐 필요가 없다. 실력과 명성이 높아지면 거물들이 알아서 찾아오게끔 되어 있다. "유비가 제갈공명을 찾아온것처럼 말이지.킥킥킥" 즐거운 상상을 하던 유한은 뭔가 시끌시끌한소리가 들려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리지스가 좌판을 깔아놓고 암컷 리저드맨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었다. 본인과 유한이 강력하게 부정했지만 이미 리저드맨들에게 '대장장이 인간의 마누라'로 낙인찍힌 리지스는 오늘도 보석 원석 긁어모으기를 게을리 하지않았다. "자 ,여러분 오늘 보실 상품은 여성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마법의 상품으로서......" 리지스가 파는것은 화장품이었다. 싸구려(?)원석으로 화장품을 맞바꾼 암컷 리저드맨들은 커다란 입에 시뻘건 루즈를 칠하고,눈썹도 없는 이마에 시커멓게 눈썹을 그렸다. 리지스는 원석을 더 받고 화장법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자 ,이것은 남자를 그냥 녹여 버릴수 있는 필살의........." "캬악!지독하다!" 리지스가 향수를 살짝 뿜어내자 리저드맨 암컷들은 질색을 하고 물러났다. 인간과 취향이 다른 그들의 반응에 리지스는 잠시 당황햇지만 상품의 선전을 살짝(?)바꾸는 식으로 다시 판촉에 나섰다. "지독하죠?이거 한방이면 치한 걱정은 뚝!맘에 안드는 남정네가 다가오면 그냥 팍팍 뿌려 주면 됩니다.냄새만 맡고도 그냥 도망쳐 버린다니깐!" 향수를 순식간에 치한 퇴치용 병기로 판매해 버리는 리지스였다. 철면피를 쓰고 꿋꿋이 장사를 하는 그녀를 보며 유한은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정말 남극에서도 에어컨을 팔 녀석이라니까" 유한은 리지스의 사기행각에서 고개를 돌렸다. 마침 물을 구하러 갔던 리저드맨들이 가죽 자루에 물을 잔뜩 담아왔다. 그런데 그들이 구해온 물이 좀 이상했다. '물 색깔이 뭐이래?' 못 마시는 물이라 하더니,물은 약간 녹색을 띠고 있었다. 유한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으로 조금 떠서 물에 대한 정보창을 열어보았다. [오염된 화산수] 설명 : 화산의 유독 성분이 녹아 있는 물 .마시면 중독 현상을 일으키며 심한 경우 죽게된다. '이거 그냥 써도 될라나?' 어차피 쇠를 식히는 용도로 쓸것이라지만, 찜찜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이 녹색 물은 뭐야?" 리지스가 다가와서 물었다. 뭔가 돈이 되는건 아닌지? 잔뜩 호기심을 품은 그녀를 바라보던 유한은 씩 웃으며 오염된 화산수 한 바가지를 권 했다. "마시면 몸에 좋은 약수인데 한 모금 마실래?" "입에 침이나 바르고 구라를 치시지" 그러나 리지스는 유한이 준 화산수를 버리지않았다. 화산수의 정보를 확인한 그녀는 빙명에 따라서 밀봉하고 가방에단단히 챙겨두었다. "안좋다는거 알면서 뭐하러 챙기냐?" "호호호,독약을 만드는데 사용할수도 있거든" "졌다,졌어" 유한은 풀 한포기,물 한방울 버리지 않고 죄다 돈으로 생각하는 리지스가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장난은 그만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작업을 개시하기로 했다. 이제 재료와 여건이 모두 갖추어졌으니까. 그는 리저드맨들을 화로 주위로 불러모았다. "자 ,이제 제련을할테니까 다들 똑바로 보고 배워" "배우라고? 리저드 너 돕기만할거다" "임마,니들이 배워야 내가 덜 힘들지.그리고 내가 가고나서 칼 만들어 줄 사람없으면 곤란하지 않냐?" "맞다!맞다!" 그제야 리저드맨들은 초롱초롱한 눈빛을하고 유한의 제련 시범을 구경했다. 화르륵!화르르르륵! 가죽 풀무로 바람을 불어넣을떄마다 화로의 불꽃이 춤을 추었다. 벌겋게 녹이 슨 철광석들이 태양처럼 뜨겁고 환하게 달아올랐다. 얼마쯤 지나자 녹아내린 쇳물이 화로 밖으로 흘러내렸다. 유한은 쇳물을 틀에 받아서 철괴로 만들었다. "무기를 만들려면 이렇게 철광석을 녹여서 철괴로 만들어야해.그리고 이 철괴로 검이나 창을 만드는거야" 유한은 완성된 철괴로 칼 한자루를 만들었다. 화로 속에서 붉게 달아오른 철괴를 망치로 두들기고,물에 넣어 식혔다. 그런 작업을 몇번을 되풀이하자 철괴는 검의 모양으로 바뀌어 갔고 리저드맨들의 입에서도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리저드맨들의 탄성은 의문의 수근거림으로 바뀌어 갔다. "빛나는 손톱이 빛나지 않는다!" "색깔 이상하다" "시끄러워!아직 덜 만들어서 그런거야!" 그러나 숏소드는 점점 이상한 색이 되어 가고 잇었다. 처음엔 시커멓다가 점차 우중충한 녹색으로 바뀌어 갔다. '이거 왜 이러지? 물이나빠서 그런가?' 만드는 유한도 당황하긴 마찬가지. 그러나 내색하진 않았다. 실수가 있다는걸 드러냈다가는 돌팔이라며 리저드맨들에게 비난을 살거이 분명할테니까. 유한은 시치미를 뚝 떼고 숏소드를 완성헸다. 제작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 좀 서두르느라 품질 좋은 물건이나오지 않았을 뿐 . -포이즌 숏소드를 만들었습니다. 10%확률로 상대를 중독시킬수 있는 위험한 검입니다. 스킬 경험치 35를 얻었습니다. '엥?' 만들어 보니 포이즌 숏소드라고 한다. 분명 제작 과정에서 별다른 짓을 하지 않았다. 첨가물을 넣은 적도 없고,특수 처리도 하지안았다. 그저 색깔이 이상한 물 ,오염된 화산수에 넣어 쇠를 식혔을뿐. '그래서 그런 거란 말이야?' 아무래도 오염된 화산수가 원인인듯했다. 거듭된 단조과정에서 유독 물질들이 검에 베어 버린건지도.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다. 일단 검 자체에 하자가 없어보이는데다,오히려 독특한 옵션이 붙었다. 시범을 보이다가 오히려 새로운 제작법을 익히게 된것이다. 문제는검의 강도. 아무리 좋은 검이라 해도 약하면 전투에 쓸모 없다. "야 ,너 이리와봐" 유한에게 지목된 녀석은 겁먹은 얼굴로 물러났다. "이리 좀 와 보라니까" "싫다,너 그걸로 나 찌르려는거 다 안다" 리저드맨은 결코 마루타가 되고 싶지않은듯했다. "안죽일테니까 얼른 오라고!" 유한이 버럭 고함을 지르자 녀석은 마지못해 다가왔다. 유한은 놈의 허리춤에 달려있는 흑요석 도끼를 집어들었다. "이 검이 앞으로 너희들이 사용하게 될 무기다" 유한은 완성된 포이즌 숏소드로 흑요석 도끼를내리쳤다. 무겁고 날카로운 흑요석 도끼가 일격에 박살나자 리저드맨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대장장이 인간의 손에 들린 저 새로운 무기는 기존에 자신들이 쓰던 무기보다 훨씬 더 강력했다. "앞으로 너희들도 이 무기를 만들수있게 될거야" "와아아!" 리저드맨들의 환호성이 계곡을 무너져라 우려퍼졌다. 그것은 반격을 시작하는 외침이었고,새로운 문명에 눈을뜨게된 기쁨의 함성이었다. 2 유한은 리저드 맨들 중에서 머리가 똑똑하다는 놈들만 골라 무기 만드는법을 가르쳤다. 덕분에 이제 리저드맨들도 금속을 다룰수 있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사냥과 채집뿐이던 리저드맨의 세계에 대장장이라는 직업이 새로이 생긴것이다. 물론 아직은 초창기고 지도받는 입장이라 리저드 대장장이들의 실력은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얌마들아!이걸 무기라고 만들었냐!" 유한은 리저드 대장장이들이 생산한 창과 도끼날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품질이 정말 형편없었다. 예전에 파부치의 말대로 '오크에게 줘도 안쓸'정도로 .그레인 스킬을 쓰지 않아도 균열이 훤히 보일정도였다. "왜 또 화를 내나?" "리저드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 리저드 대장장이들은 유한이 원망스럽다는듯 항의했다. 그런 그들의 항의에 유한은 언성을 높였다. "짜식들아!이런 고물로는 스콜피언은커녕 하이에나도 상대할수 없겠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리저드 대장장이들이 만든 무기들은 이미 실전에서 그 위력이 검증되엇다. 철기로 무장한 리저드맨들이 재차 침공한 스콜피언들을 격퇴한것이다 .비록 스콜피언 퀸이 끼지 않았지만, 이전보다 수월하게 물리쳤다는 사실은 리저드맨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예전엔 상대도 할수 없었던 덩치 큰 스콜피언 ,스콜피언 솔져라고 불리는 놈을 쓰러트리기도 했다. 위력은 검증되었다. 그러나 조악한 품질은 한번만 전투를 치르면 무기의 내구를 모두 닳게 만들었다. 덕분에 대장간에서는 하루종일 무기를 만들고 수리해야 했다. "내가 누누이 말하지 않았나!너희가 무기를 더 좋게 만들어야 전사들의 희생이 적어지는 거라고! 알겠어?" "알았다. 잔소리 좀 그만해라" "리저드 귀 따가워 살수 없다" 리저드 대장장이들의 대꾸에 유한이 뭐라고 더 쏘아붙이려 할때였다. 갑자기 유한의 몸에서 환한 빛이 터지며 눈앞에 안낸창이 떠올랐다. [스승의 고뇌]를 경험하셨습니다 .가르치는 만큼 배우고 느끼는것도 많습니다. 앞으로 스킬을 올리는데 필요한 수련 경험치가 줄어듭니다. '뭐라고!' 깜짝 놀란 유한은 스킬목록을 살펴보았다. 과연 남들보다 1,5배 더 많던 수련 경험치들이 줄어들어 있었다. 남들과 똑같은 수치로. '오오!이걸 내가 경험하다니!' 이 '기연'은 종종 공략 사이트에 보고되는 것이었다. NPC병사나 견습 기사를 조련한 유저나 마탑에서 마법 강의를 한 마법사 유저들이 이런 기연을 만났다고 했다. 물론 병사나 기사의 조련이나 마밥 가의 같은것은 아무나 하는것이 아니다. 게임 내 국가의 작위나 벼슬을 얻거나 마탑에 속한 유저들만이 할수 있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명성도 높아야 하고 레벨도 어느정도 수준에 다다라야만 했다. '헤 ,대장장이도 가능한 거였구나' 생산직 유저들은 NPC에게 배운다고 생각만 하지,가르칠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못한다. 더구나 자기 수련과 생산에 바빠서 남에게 가르침을 줄 겨를이 없다. 유한도 드래곤 하트때문에 플레임 마운트에 오지 않았다면 이런 기연이 없었을 것이다. '잘돼군. 안그래도 수련 경험치 때문에 걱정했었는데' 유한은 계속 리저드 대장장이들을 갈구기로 마음먹었다. 공략 사이트에 스승의 고뇌 다음에 '스승의 시련'이라는 기연을 만났다는 유저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기연을 또 만날수 있다는데 잔소리를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얼른 일 안해? 제련하던것들은 어디갔어!화로에 불이 식고 있잖아" 유한이 고래고래 리저드 대장장이들을 호통치고 있을때였다. 갑자기 리저드맨 하나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또 스콜피언이 침공하는가 싶엇는데,그것이 아니었다. "큰일이다, 큰일!" "무슨일이야?" "광산에 자이언트 샌드웜이나타났다!" 리저드맨이 말하는 광산은 유한이 녹슨 철광석을 주웟던 노천 광산을 말한다.리저드맨들이 거기서 철광석을 주워 오고 있었는데 자이언트 샘드웜이 나타났다니! "인간들 때문이다!인간들 때문이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유한은눈이 휘둥그레져 물었다. "리저드 철광 줍는데 인간들 자이언트 샘드웜 몰고 왔다!" 놈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플레임 마운트에 찾아온 인간 유저들이 필드 보스를 만나 도망치다 광산까지 찾아왔던 모양이다. "제길 !전부 연장 ,아니 무기 챙겨!광산 뺏기면 니들 전부 망하는거야!" 광산을 뺏기면 철광석을 못 얻고 그러면 무기도 만들수 없다. 무기를 못 만들면 리저드맨들은 스콜피언을이길수 없고,그럼 유한은 드래곤 하트를 획득하지 못한다. 무슨 일이 있든 자이언트 샘드웜을 쓰러트리고 광산을 지켜야했다. 문제는 이곳의 필드 보스인 자이언트 샘드웜을 죽이는게 가능할까 하는것이다. '안되면되게 헤야지!' 유한은 이곳에 와서 새로 만든 검을 집어 들었다. 제련으로 강철괴를 뽑아만든 C급의 무기 '포이즌 세이버'. 기욘의 검으로는 강한 몬스터를 상대하는데 한계를 느껴 새로이 만들었다. [포이즌 세이버] 공격 : 72 내구 : 95 설명 : 사막의 전사들이 휘두르는 날카로운 외날의 곡도. 부수 효과 : 30%확률로 치명적인 중독을 선사한다. 원래대로 만들면 그냥 세어버라고 할것이,오염된 화산수로 단조를 하면서 중독 옵션을 달게 되었다. 유한이 워낙에 꼼꼼히 단조를 하여 중독 확률이 30%가 되었고,검의 색깔도 짙은 녹색이 되었다. 원래는 스콜피언 퀸과 싸우기 위해 마련한거지만 ,미리 그 위력을 알아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것이다. "모두가자!" 유한은 포이즌 세이버를 허리에 차고 곧장 노천 광장을 향해 달려갔다. 철제 무기로 무장한 리저드맨들이 그의 뒤를 따랐다. 3 "으앗!저리가!저리가라고!" 노천 광산에선 이미 한바탕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리저드 전령이 이야기한 3명의 유저들이 자이언트 샌드웜을 향해 연방 창을 휘두르며 마법을 쏘고 힐링을 뿌렸다. "퀘에에에!" 유한은 땅 밖으로 반쯤 몸을 드러낸 샘드웜을 보고 입을 쩍 벌렸다. 기구에서 내려다 볼때는 작았는데 ,실제로 땅에서 바라보자니 정말 집채만큼 덩치가 컸다. '내가 옛날에 이런 놈을 어떻게 이겼지?' 바츠 시절에 자이언트 샘드웜을 한번 잡은일이있었다. 그러나 지금 눈앞에서 포효하는 놈을 보자니,바츠 시절의 용맹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실 바츠때 유한이 잡았던 놈은 자이언트 샘드웜의 성체가 아닌 새끼였다. "죽여라!공격해라!" 리저드 워리어의 명령에 리저드맨들은 자지언트 샘드웜을 향해 창칼을 마구 집어던졌다. 몇 자루는 박히고 또 몇자루는 빗맞아서 튕겨났다. 덕분에 막 자이언트 샌드웜에게 먹힐뻔한 유저들의 목숨을 구할수 있었다. 그러나 그 대가로 자이언트 샘드웜의 인식이 유한과 리저드맨들에게로 돌려졌다. "퀘에에에엑!" "으악!온다!" 레벨 90의 자이언트 샘드웜은 이곳 플레임 마운트의 제왕. 리저드맨들이 상대할 수준의 몬스터가 아니다. 드래곤하트를 몸에 지닌 스콜피언 퀸이 나선다 해도 쉽게 승부를 장담하지 못할 상대였다. 리저드맨들이 처음에 용감하게 덤볐던 것은 새롭게 획득한 무기에 대한 믿음이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새로운 무기로도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하자 다들 고개를 돌려 도망쳤다. "피해라!피해!" "잡히면 먹힌다!" 쩍 벌어진 주둥이에 촘촘히 박혀 있는 칼날 같은 이빨들 .포이즌 세이버를 쥐고 있던 유한은 흉칙한 자이언트 샘드웜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굳어 버리고 말았다. '제길!정신 차려라,강유한!넌 바츠였다!바츠였다고!' 스스로 채찍질하는사이,어느새 자이언트 샘드웜은 유한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끈적하게 더운 숨과 지독한 악취가 유한이 정신을 번쩍 차리게 만들었다. "죽어 ,이 자식!" "퀘에에에엑!" 자이언트 샘드웜에게 잡아먹히려는 순간 ,유한은 쥐고 있던 포이즌 세이버를 샘드웜의 이빨 사이에 찔러넣었다. 회심의 일격을 당한 샘드웜이 고통스러워하는상,유한은 재빨리 몸을 굴려서 자이언트 샘드웜에게서 떨어졌다. 어찌나 급하게 뒤었는지 샘드웜에게 찔렀던 포이즌 세이버를 회수하지도 못했다. "님,고맙습니다. 덕분에 살았어요!" 구원을 받은 유저들이 유한에게로 다가왔다. 그들은 어째서 유저가 몬스터인 리저드맨들과 함꼐 하는지 알수 없었지만 ,지금 이상황에서 그걸 따질때가 아니었다. 자이언트 샌드웜을 피해 멀리 도망치거나 때려잡거나 둘중하나를 선택해야한다. "바위로 올라가라!바위로 올라가!" 리저드 워리어가 유한에게 소리쳤다. 이미 리저드맨들은 근방의 큰 위위로 피신한 상태. 유한과 3명의 유저들도 근처에 리저드맨들이 피신한 바위 위로 기어 올라갔다. "쿠에에엑!" "허억!" 뒤늦게 정신을 차린 자이언트 샌드웜이 그들을 쫓아왔다. 그러나 유한과 세 유저 모두 간발의 차이로 바위위에 올라가 버린터라 녀석은 애꿎은 바위에 머리를 부딪히고 말았다. 그리고 유한의 눈앞에 안내창이 하나떠올랐다. -자이언트 샌드웜이 중독되었습니다. 5초당 HP가 30씩 닳습니다. '포이즌 세이버 덕분인가?' 찰나의 순간 찔러 넣은것이 30%확률로 중독이 발동되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유한은 그걸로 자이언트 샘드웜을 죽일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놈은 필드 보스라서 HP가 꽤 많고,어느정도 자연 회복 능력도 있어 적을 독엔 끄덕도 하지 않을테니까. "놈이 없어졌어요" 여자 마법사의 말에 유한은 주위를 돌아보았다. 땅속으로 도망쳤는지 자이언트 샘드웜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주 가 버린것은 아닐까? 살그머니 방심하던 그때 그들이 피신해 있던 바위가 크게 요동쳤다. "으아아악!" "케엑!리저드 살려!" 자이언트 샘드웜은 가 버린게 아니었다. 녀석은 땅속으로 들어가 유한이 올라서 있는 바위 아래쪽을 파 놓은것이다. 당연히 바위는 기울어졌고,그 위에 대비해 있던 리저드들이 바위 아래로 굴러떨어졌어 .유한과 세 유저들은 바위에 붙들어 떨어지는것은 간신히 면했다. "퀘에에에에엑!" "끼에엑!" "끄엑!" 바위에서 떨어진 리저드맨들은 자이언트 샘드웜의 밥이 되었다. 다들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가지고 있는 도끼를 휘두르고 창을 찔러댔지만 미약한 저항에 불과햇다. 결국 자이언트 샘드웜의 이빨에 씹혀 하나하나 녀석의 목구멍속으로 사라져 갔다. "이거 잡아!" 유한은 아직 살아남은 리저드맨에게 강철 와이어를 날려보냈다. 추가 달린 와이어는 리저드맨의 팔에 감겼다. 유한이 바로 주먹을 움켜쥐는것과 동시에 자이언트 샘드웜이 리저드맨의 몸을 물어뜯었다. "케엑!살려줘!" "살려줄테니까 꽉 붙들고 있어!" 유한은 옆에 있는 유저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뭐하고 있습니까!얼른 놈을 공격해요!" "........." "내 말 안들립니까?" 유한에 일갈에 세 유저는그래도 영문을 모르겠다는듯한 눈빛이엇다. 오히려 성직자 유저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왜몬스터를 살리려는거죠?" "뭐?" "유저라면 몰라도 뭐 하러 몬스터를 살려요? 님이 테이밍한 녀석인가요?" 테이밍한 것은 아니다. 이들의 말대로 리저드맨들은 NPC도 아니고 그저 몬스터에 불과하다. 함께 지내면서 제철 기술을 가르쳐 준것도 드래곤 하트를 획득하기 위함이다. 예쁘거나 멋지게 생기지도 않았고,정이 들만큼 친해진 녀석도 없다. '나는 그저.........' 살려고 발버둥 치는 녀석들을 그냥 보고 있을수 없었다. 이유는 그것뿐이다. 자신이 어려웠을때,학교를 그만둬야 했을때 아무도 유한을 도와준 사람이 없었다. 교감은 음모를 꾸몄고 선생들은 그에 동조했다. 친구들은 시험 답안 몇개에 배신을했다. 아무도 유한을 도와주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학교와 재단을 질시하던 자들도 그저 구경만 하고 있었을뿐 .아무도 수렁에 떨어진 유한에게 동아줄을 내려주지않았다. "닥치고 얼른 공격하지 못해!" 그런 어른들처럼 되기 싫었다. 상대가 아무리 몬스터고,가상현실 속의 인공지능프로그램이라고 하지만 이같은 상황을 그냥넘기고 싶지는 않았다. "끄에에엑!" 유한의 호통에 불구하고 세 유저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그 사이 와이어를 붙들고 있던 리저드맨은 자이언트 샘드웜의 목구멍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땅 위에 떨어진 리저드맨들을 모두 먹어치운 자이언트 샘드웜은 다시 땅속으로 파고들었다. "제기랄!" 리저드맨을 하나도 살리지 못했다. 연방 욕지거리를 내뱉던 유한은 건틀렛에서 와이어가 계속 풀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과연 무엇이겠는가. "그래 ,헛된 죽음은 아니었군" 유한은 와이어를 계속 풀면서 바위를 빙글빙글 돌았다. 필요 이상으로 풀려진 와이어가 바위를단단히 감았다. "대체 뭘 하려는거야?" "위험해!땅에 내려가면 큰일난다구요!" 유한이 바위에서 내려 반대편 바위로 뛰어가자 세 유저들이 만류하고 나섰다 .땅위로 달리면 자이언트 샌드웜에게 감지되어 공격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에. 그러나 그들은 입으로만 말릴뿐 ,직접가서 유한을 붙들지는 않았다. "퀘켁!" 기세좋게 달려들은 자이언트 샌드웜이 유한의 코앞에서 멈칫했다. 머리가 뒤로 턱 꺾어진 녀석의 입에는 가느다란 와이어가 걸려 있었다. "걸렸군. 아니 ,낚인건가?" 유한은풀려나간 강철 와이어의 길이를 정확히 계산하고 있었다. 이렇게 자이언트 샌드웜이 턱 하니 낚이게 된것은 녀석이 와이어에 감겼던 리저드맨을 삼킨 덕분. 죽은 리저드맨이 온몸으로 미끼가 되어준 덕택이었다. 그리고 갈리가 텅스텐을 섞어 만든 강철 와이어가 엄청난 강도를 가지지 않았다면 이렇게 붙들고 있을수도 없을것이다. "퀘에엑!퀘엑!" 자이언트 샌드웜이 고통에 겨워 날뛰었다. 와이어를 감았던 거대한 바위가 들썩들썩 할 정도로 녀석은 힘이 남아돌았다. 그러나 녀석의 힘과 유한을 잡아먹겠다는 집착은 오히려 스스로를 자멸로 몰아갔다. 몸부림칠수록 강철 와이어가 연한 살 속으로 파고들어 입이 길게 찢어졌다. "어디 더 날뛰어 보시지!" 유한은 건틀렛의 와이어를 더 풀어서 자이언트 샌드웜의 몸통을 빙글빙글 감았다. 그리고 주먹을 강하게 움켜 쥐었다. 끼기기긱! 근육의 움직임을 감지한 건틀렛이 와이어를 강하게 잡아당겼다. 거대하고 육중한 자이언트 샌드웜을 끌어당기다 보니 팔이 뽑힐것처럼 뻐근해졌다. 그러나 유한은 와이어를 느슨하게 하지 않았다 .할수 있는 한도까지 팽팽하게끌어당겼다. "퀘에엑!" "더 날뛰어봐!아예 숨통을 끊어 버릴테니까!" 유한의 말대로 자이언트 샌드웜이 날뛰면 날뛸수록 가느다란 강철 와이어는 녀석을 단단히 옥죄었다. 아니 ,옥죄는 것을 넘어 살을 째고 핏줄을 조였다. 이렇게 되자 중독 때문에 느릿느릿하게 피가 깎이고 있던 자이언트 샌드웜의 피통이 빠르게 줄어들었다. 고통은 자이언트 샌드웜을 더욱 날뛰게 만들었고,그럴때마다 강철 와이어는 한층 더 깊숙하게 녀석의 살 속으로 파고들었다. "대장장이가 자이언트 샌드웜을 붙들었다!" "공격해라!공격!"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리저드맨들이 일제히 공격에나섰다. 자이언트 샌드웜이 와이어에 휘감겨 움직임이 봉쇄 되었기 때문. 리저드 워리어를 필두로 리저드맨들은 자이언트 샌드웜에게 달려들어 창으로 찍고 도끼를 내리쳤다 . "야!당겨! 아예 숨통을 끊어버려!" 무기가 없는 리저드맨들은 유한에게 붙어서 와이어를 잡아당겼다. 리저드맨 들이 난도질을 할수록 ,와이어가 더 날카롭게 박힐수록 자이언트 샌드웜의 피는 점점 빠르게 닳아갔다. "꿰에엑!" 마침내 최후의 비명을 토한 자이언트 샌드웜은 피투성이가 된 커다란 몸을 대지에 뉘였다. "이겼다!리저드가 자이언트 샌드웜의 이겼다!" "우!우!우!" 환호성을 지르는 리저드맨들의 중심에는 플레임 마운트의 제왕을 끌어올린 영웅이 있었다. 리저드맨들은 유한의 팔다리를 잡더니 행가래를 쳤다. 리저드맨들의 전설에 남은 지상 최대의 낚시꾼. 그는 바로대장장이 지그였다. BY RAYAN 스콜피언 퀸과의 사투 1 -경험치 3,000을 얻었습니다. -레벨이 74가 되었습니다. 힘이 1 올랐습니다. 인내심이 1 올랐습니다. -자이언트 샌드웜의 고기를 20개 얻었습니다. 힘줄을 10가닥 얻었습니다. 역시 필드 보스를 잡았더니 얻는게많았다. 유한은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포이즌 세이버를 회수했다. 그때 3명의 유저들이 다가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찬사를늘어놓았다. "아하하,그런 기발한 방법으로 자이언트 샌드웜을 잡을줄은 몰랐네요" "그러게요.샌드웜을 잡으려면 고렙 파티 하나는 출동해야 하는데 명예의 전당에 올려도 되겠어요" 뻔히보이는 수작. 옆에서 수많은 리저드맨들이 두눈에 불을 키고 있으니 ,어떻게든 살아 보려고 부비는 것이다. 유한은 심드렁한 얼굴로 리저드 워리어를 향해 말했다. "뭐하냐? 너희 동족들이 죽어갈때 가만히 있던 놈들이다" "세 인간 죽........" 리저드 워리어의 입에서 죽여라는 말이 나오기 직전유저들은 유한의팔다리를 붙들고 늘어졌다. "아니,왜 이러십니까? 좋은게 좋은거라고 유저들끼리 돕고 살아야지 않겠습니까?" "그래요.저희를 살려 주시면 이 은혜는 반드시 갚겠어요" "시키는건 뭐든지 할게요" 그들의 애걸복걸에 유한은 마음을 달리 먹었다. 처음에는 이몬들의 태도가 맘에 안들어 리저드맨들의 손을 빌려 죽여 버리려 했다. 하지만 그래도 구색이 성기사에 신관, 마법사니 스콜피언퀸과 싸울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것 같았다. "좋습니다. 이번 한번은 살려주도록 하지요.하지만 그 대신 여기 있는 동안은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합니다. " "네 ,네.당연하지요" 그렇게 유한은 임시지만 유능한 부하 3명을 거두게 되었다. "잘 부탁드려요.저는 유나라고 하고요.이쪽은 리트만 ,그리고 송코에요" 실눈을 한 유나는 여마법사였고,덩치 큰 리트만은 성기사,뚱뚱한 송코는 신관이었다. 차림새나 장비로 미루어 볼때 레벨은 70~80대 같았다. "그런데 무슨 일로 이 황량한 필드까지 왔습니까?" "저 ,그게 플레임 마운트에서 구할게 있어서......" "호호호!퀘스트에요.퀘스트.화산의 특별한 암석을 구해서 마탑에 전달해주는" 송코가 어눌하게 입을 열자 유나가 재빨리 말을 가로챘다. 자신들은 어느 마탑의 퀘스트를 수행하기 위해 이곳 플레임 마운트에 들어왔는데 얼마 되지 않아 자이언트 샌드웜에 걸려 줄곧 도망만쳤다고. "원래 동료가 세명 더 있었는데 모두 자이언트 샌드웜에게 희생되고 말았죠" 안타깝다는듯 고개를 떨어트린유나는 다시말문을 이어나갔다. "그런데 지그님은 이곳엔 어쩐일로 오셨나요? 저희 파티처럼 퀘스트를 받으신건가요?" "누군가의 부탁으로 뭐 좀 가지러 왔습니다" 유한은 드래곤 하트를 가지러 왔다는 말은 절대 할수 없었다. 그랬다가는 저들이 어떻게 돌변할지 알수 없었기 때문. "그렇군요.그런데 리저드맨들과는 어떻게 친해지신건가요? 저들은 지능이 떨어지는 몬스터라 인간을 보자마자 공격할텐데요" 몬스터라 지칭되는 놈들은 경험치를 올려주기 위한 사냥감에 불과하다. 그런데 유한이 이런 몹들과 아주 친하게 지내고 있으니 세 사람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이야기하려면 깁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세요" 유한의 말에 세 사람은 살짝 실망스런 표정을 지었다. 이 지그라는 유저를 잘 구슬리면 리저드맨들과 함께 지낼수 있는 정보를 캘수 있을거라 생각했기때문이다. "대장장이 인간. 이곳은 모두 정리했다. 빛나는 손톱 계속 만들어라" 리저드 워리어의 한마디에 세 유저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엥? 님 ,대장장이셨어요?" "예,그런데 그게 뭐가 어떄서요?" 이들은 유한의 직업을 착각하고 있었다 .그가 자이언트 샌드웜을 낚아서 잡아버리기에 노련한 전투 직업군인줄 알았던 것이다. "어쩐지 정공법을 쓰지 않는다 했습니다" "행운이 꽤 높으신 모양이네요" 유한의 직업을 알게된 그들의 눈빛이 변했다. 약간의 경멸과 무시. 조금전까지만 해도 유한을 고렙 전사인줄 알고 어렵게 보더니,지금은 꽤 오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제기랄!내 이래서 인간들이 싫다니까!' 세상 어딜가나 속보다 겉을 중시하는 풍조가 강했다. 그것은 가상현실 게임이라고 해도 다름이 없는데 ,전투 직업 게열인 전사 ,마법사 ,신관들은 어딜가나 인정을 받고 대접을 받는대신 ,생산 직업계열은 그 가진 능력보다 찬밥 대우를 받고 있었다. 밖으로 드러나 보이는 힘과 능력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 "혹시 리저드맨들의 포로가 되신건가요?" "그런거 아니거든요" "곤란한 상황이면 우리가 도와줄수도 있어요.실은 내가 유력한 길드와 연줄이 좀 있는데....." 유한은 리트만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끊어 버리고 말했다. "날 도와주는것은 님들이 여기서 녹슨 철광석을 주워 오는겁니다 .내가 대장간에서 일하기 편하도록 말이죠" "하하,우리는그런것보다 더 나은 일을 할수 있습니다만?" 자존심 강한 그들은 그 따위 하찮은 일을 할수 없다고생각했다. "내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했잖습니까,싫으면 접속을 끊던지 여기서 떠나든지 맘대로 하세요" "이봐요,우리는!" "약속을 어기면 어려분의 안전을 보장할수없습니다" 유한의 협박에 리트만이 발끈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유나의 제지에 그는 한발 물러섰다. 주변에는 대장장이의 편인 리저드맨들이 많았다. 그것도 철제 무기와 방어구로 무장한 리저드맨들이 말이다. "알았습니다. 별로 어려운 일을 안 시켜서 고맙군요" 한발 물러난 세사람은 리저드맨들과 더불어 철광석을 주웠다. 유한은 투덜거리면서도 얌전히 철광석을 줍는 그들을 바라보다가 대장간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2 "뭐? 유저들이 이곳에 왔다고?" 대장간에 놀러온 리지스는 유저들 소식을 듣자마자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하긴 이곳에 처박힌 지도 어언 열흘이 다 되어 간다. 당연히 인간의 채취가 그리울수밖에 . "오호호호!그럼 이 물건들을 팔수 있겠구나" 그러나 리지스가 유저의 등장에 반색한것은 다른 목적이 있어서였다. "이것들을 어찌 팔까 고민이었는데,그 사람들한테 팔면 되겠네,호호호호!" 아무리 사막에서 밍크코트를 팔고,남극에서 에어컨을 팔수 있는 리지스라지만 ,리저드맨에게 도저히 팔수 없는 것들도 있었다. 이참에 유저들에게 모두 처분해 버릴 심산인듯, 그녀는 음모가 물씬물씬 풍기는 미소를 지으며 노천 광산으로 달려갔다. "그래 ,너나 부자 되세요" 피식 웃은 유한은 다시 무기 생산에 들어갔다. 리저드 대장장이들에게 잔소리를 그치지 않음은 물론이다. "아놔,이것들이!내가 이렇게 하는게 아니라고 했잖아!여기선 이렇게 해야지,이렇게!" 역시 인공지능이 떨어지는 놈들은 어쩔수 없는것인가. 몇번이나 눈앞에서 무기 만드는 법을 꼼꼼히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놈들은 대충대충. 하나같이 만드는것들이 공격력과 내구가 엉망이었다. "으아악!내 이것들 죄다 잡아먹어 버려!" 결국 유한이 분통을 터트리자 리저드 대장장이들도 지지 않고 항의했다. "인간, 너무 화내지 마라.우리 열심히 했다" "맞다 ,더 화내면 삐진다. 파업할거다" "크아악!이것들이 정말!" 진짜 돌아가실 지경이다. 순순히 꾸중을 들어도 시원찮을 녀석들이 대드는 꼴을 보자니,뒷목이 뻐근하게 아파왔다. 정말 스승의 고뇌를 경험하게 된게 우연은 아닌 모야이다. 이렇게 지능이 떨어지고 말도잘 안든는 리저드맨들을 가르치는데 어찌 고뇌하지 않을수 있겠는가 . '쳇!이쯤이면 '스승의 시련'을 경험했다고 해도 되는거 아냐?' 스승의 고뇌보다 높은 단계인 스승의 시련. 그러나 이 지경이 되어도 아무런 안내창이 뜨지 않는걸 보면 아직 스승의 시련을 경험하기에는 조건이 안 맞는 모양이다. '쓰러지실 지경이 되는데도 스승의 시련이 아니면 ,대체 뭐가 스승의 시련이란 말이야?' 모른다. 정말 골떄리는 문제아가 필요한지도. 그나마 리저드 대장장이들은 일은 묵묵히 하고 있지 않은가. 일도 안하고 농땡이만 부리고 ,옆동네 대장간 애들하고 싸움질을 하는 제자가 있는 스승이라면? "야 ,니들 그냥 이러지 말고 농땡이 한번 부려봐" ".........?" "파업한다면? 그럼 아예 일하지마.다 팽개치고 놀러가버려" 리저드맨들은 갑자기 달라진 유한의 태도를 이해할수 없었다. "대장장이 왜 그러냐? 어디 아프냐?" "아프면 쉬어라.아픈거 그냥 두면 골병든다" "리저드 속 썩인거면 잘못했다. 열심히 하겠다" 유한이 은근히 유도를 했지만, 리저드 대장장이들은 문제아가 될 기미를 보이지 안았다. 머리가 나쁘고 우직하지만 그만큼 리저드맨들은 순수한 데가 있었다. 영악한 인간들과는 달랐다. 그런 리저드맨들이 기특해 보이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불만스럽기도 했다. 스승에게 더 이상 기연을 경험하게 해 줄 제자가 없다는 사실이. 유한이 플레임 마운트에 온지도 20일이 넘었다. 그동안 유한은 리저드 대장장이들과 하루하루 고함을 지르며 지지고 볶는 생활을 했지만, 그렇다고발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일전에 포이즌 숏소드를 만들며 알게 된 오염된 화산수에 며착지 독초와 독액을 넣어 독성이 강화된 포이즌 소드와 포이즌 스피어,포이즌 세이버등을 만들어냈다. 이는 곧장 리저드맨들의 전력 상승으로 이어졌고,두어 차례 슼로피언 솔져의 침입을 막아 내는 전과를 기록했다. 지난 시간동안 밤잠을 줄여가며 대다수의 리저드 전사들을 무장시킬수 있을만큼의 무기를 만들어낸 유한은 지금이 바로 스콜피언퀸과의 자웅을 벌일떄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유한이 리저드 족장을 찾아가려는데 ,리지스가 불쑥 나타난 말을 건네왔다. "저번에 새로 들어온 유저들 있잖아?" "그들이 왜?" 유한은 그들을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당장 써먹을데도 없고 언행도 괘씸해 노천 광산에서 철광석을 줍도록 했다 .곧 지겨움을 느끼고 떠나 버릴줄 알았는데 ,아직까지 이곳에 머물러 있었다. "행동이 수상한데 이대로 둘거야?" "수상하다니?" 그동안 유한은 대장간에 처박혀 무기를 생산한다고 그들을 살필 겨를 이 없었다. "같이 일하는 리저드맨들에게 안전하게 플레임 마운트에 들어가는 길을 묻지 않나,나한테 웃돈을 주고 물건을 사면서 우리가 여기 온 이유를 캐지 않나 상당히 의심스런 놈들이야" 하긴 유한도 그들이 그리 선량한 사람들이 아니란 것은 알고 있었다. 자신의 직업일 밝혀진 순간 그들의 태도가 돌변했기 때문 . 하지만 쓸데가 있어서 그들을 살려 두었다. "거기다 틈만 나면 광산에서 몰래 빠져나가 돌아다닌다니까 .리저드맨들에게 거짓말까지 하면서 말이야" "뭐 갑갑할테니 무리도 아니지" 전투 직업군들이 단순 노동만 하려니 지겹기도 할것이다. 그 정도는 유한도 너그럽게 눈을 감아 줄수 있다. "괜찮아,딱히 우리일을 방해하는건 아니니까" "그래? 그렇다면 할수 없지.그런데 어디 가는거야?" "리저드 족장을 만나러" "왜? 이제준비가 다 끝난거야?" "그래,이제 스콜피언 퀸과 한바탕 하기만 하면돼" "야호!드디어 이 지긋지긋한 화산 지대도 안녕이구나!" 리지스는 환항 표정을 지으며 폴짝폴짝 뛰었다. 아무리 이곳에서 리저드들을 상대로 꽤 짭잘한 수익을 거두었다지만, 그녀의 직업은 상인 ,더이상 살것도 ,팔것도 없는 이곳에남아 잇고 싶지 않을것이다. "좋아!나도 전투준비를 할테니까 출발할때 부르라고" 리지스가 떠나가자 유한은 곧장 리저드 족장을 찾았다. 자신의 방에서 유한이 만들어준 포이즌 세이버를 정성 들여 닦고 있던 리저드 족장은 유한의 진지한 눈빛을 보고 먼저 말을 걸었다. "무슨 일인가,대장장이? 빛나는 손톱 다 만들었나?" "전사들이 모두 쓰고도 남을정도로 만들었다. 리저드 대장장이들도 그럭저럭 실력을쌓았으니 앞으로 무기 걱정은 안해도 될거야.그러니까............" 잠시 말을 끊었던 유한은 목소리의 톤을 높였다. "약속을 지킬 시간이다. 족장 .스콜피언을 치러가자" 이제 퀘스트 종료 시간이 5일 남았다. 열기구를 이용한다 해도 이곳에서 노스아크의 베르겐까지 걸리는 시간을 제외하면 실제로 남은시간은 약 2일. 그동안 어떻게든 스콜피언 퀸을 쓰러트리고 드래곤 하트를 손에 넣어야 했다. "좋다!리저드 약속지킨다!스콜피언과 싸운다!" 리저드 족장은 기다리고 있었다는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며 검을 치켜들었다. "와아아!" 족장의 외침을 들었는지 동굴 안팎의 리저드들도 각기 무기를 치켜들고 함성을 질렀다. 리저드맨과 스콜피언의 종족 운명을 건 전쟁 ,그리고 유한이 드래곤 하트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지금 막 시작되려고 했다. 3 스콜피언들의 군락지는플레임 마운트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중에 스콜피언 퀸의 둥지는 단 한곳뿐 .그곳은바로 플레임 마운트 남쪽에 있는 용암굴이었다. 용암굴 안에 있는 스콜피언 퀸을 쓰러트리면 스콜피언들은 번식에 문제가 생겨 이전과 달리 세가 확 줄어 버릴것이다. 그러나 용암굴에 가기 전에 넘어야 할 산이 있었다. "용암굴 주변에 커다란 스콜피언 군락지 있다" 리저드 워리어는 땅에 그림을 그리면서 설명했다. 어설프기 짝이 없었지만, 유한이 대충 이해할 정도는 되었다. "군락지 스콜피언이 리저드와 가장 먼저 싸운다. 리저드 그들과 싸우면 용암굴 스콜피언 몰려온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듣고 곰곰히 생각한 유한은 리저드 워리어의 어깨를 도닥이며 말했다. "네가 이놈들을 모두 유인해라" "유인? 그게 무슨 말이냐?" "이놈들의 시선을 끌라 그 말이야.네가 군락지의 스콜피언들과 싸우면 용암굴에 잇는 녀석들도 기어나오겠지 .그사이 우리 주력 부대가 용암굴로 쳐들어가서 스콜피언퀸의 목을 댕강 자르는거야" 용암굴 안에 스콜피언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지만 전력을 돌려 놓으면 전투가 한층 더 수월할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또 있었다. "리저드 스콜피언 퀸과 싸우고 싶다!" 리저드 워리어는 자신이 유인 부대를 맡는것이 탐탁치 않았던 모양이다. 유한은 그를 어르고 달래지 않으면 안되었다. "인마,놈들을 유인하는것도 스콜피언 퀸을 쓰러트리는 것만큼 중요한일이야.네가 아니면 할 사람 ,아니 리저드가 없어" "그래도 리저드 스콜피언 퀸과 싸울거다" "이봐요,어머님!" 유한이 리저드 샤먼을 불렀다. 그러자 옆에 있던 샤먼이 지팡이로 리저드 워리어의 머리를 후려쳤다. "대장장이 시키는 대로 해라!" "끄응............" "위대한 혼도 대장장이의 말 들으라 했다" 리저드들의 신인 위대한 혼의 이름이 언급되자 리저드워리어도 더 고집을 피우지 못했다. 잔뜩 골이난 녀석은 전사들을 이끌고 나가 용암굴 앞 군락지에 있는 스콜피언들을 기습했다. "끼끼끽!끼익!" 갑작스런 리저드들의 기습에 스콜피언들은 무척이나 당황했다. 진형을 갖출 틈도 없이 맞이한 리저드맨들은 철제 무기로 무장해서인지 이전보다 훨씬 강하게 느껴졌다. "와이카카!키키!우끼우끼!" 리저드 샤먼이 뒤에서 전사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는 괴상한 주문을 외자 전사들의 전투력이 더욱 올라갔다. 마치 집단으로 최면이 걸린것처럼 리저드 전사들은 죽음을 도외시한채 스콜피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군락지의 방어선이 차례대로 무너지자 용암굴에서 스콜피언 솔져를 비롯한 여러 스콜피언들이 새까맣게 기어나왔다. 적게 잡아도 수백마리는 되어 보였다. 지원군으로 기어 나온 스콜피언들이 가세하자 유인 부대는 점점 물러나기 시작했다.유한이 적당히 싸우다가 물러나라고 언질을 주기도 했지만, 워낙에 많은 스콜피언들이 몰려들다 보니 전력이 딸리기도 했다. 그러나 유인 부대가 뒤로 물러나 준 덕분에 확실한 유인책이 되었다. 스콜피언들은 유인 부대를 섬멸하기 위해 그들을 쫓아가느라 리저드맨 주력 부대가 용암굴로 진격하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 "케케켁!" 용암굴 입구를 지키던 스콜피언들이 달려오는 주력 부대를 보았다. 그러나 그들이 보고할 틈은없었다. "아이스 스피어!" 유나가 날린 마법에 얻어맞고,뒤를 이어 달려든 리트만과 송코가 보초병들을 순식간에 침묵시켰다. "우와!저 사람들 센데?" "전투 직업군이니까 저 정도는 해 줘야지" 스콜피언과 결전이 승인되자,유한은 철광석을 줍고 있던 세 유저를 주력 부대에 편입시켰다. 그들은 주력 부대의 선봉에 서 달라는 유한의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곳에 와서 지루함의 연속이었던 세 유저들은 마음껏 그 실력을 발휘했다. "큰일이야!스콜피언들이 돌아오고 있어!" 리지스의 말에 유한은 고개를 돌렸다. 리저드 워리어가 이끄는 유인 부대에 낚여던 스콜피언들이 무섭게 돌아오고 있었다. 유인 부대가 멀쩡한것을 보면 양동 작전을 눈치챈것이 분명했다. "얼른 안으로 들어가!얼른!" 유한은 주력 부대의 리저드맨들을 서둘러 용암굴 안으로 들여 보냈다. 다행히 대부분의 리저드맨들이 용암굴 안으로 들어간 뒤라 남은 녀석들은 얼마 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남은것은 유한과 리지스. "어쩔거야? 설마 저 많은 스콜피언을 상대로 싸우겠다는건 아니지?" "당근이지.옛날 같으면 몰라도 지금은아니야" "응? 옛날이라니?" 유한은 리지스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벌써 스콜피언들은 바로 앞까지 다가온 상태. 그는 가방에서 곡괭이를 꺼내 들었다. 리지스와 말할 때부터 그레인 스킬을 쓰고 있었던 터라 입구의 취약한 부분이 어딘지 파악하고 있었다. "굿바이다,전갈 군단!" 안으로 들어온 유한이 휘두른 고고갱이가 용암굴 입구의 양쪽을 후려쳤다. 그러자 벽면에 큰 금이 가더니 입구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쏟아지는 화산암과 화산재들이 진입하는 스콜피언들을 깔아뭉개면서 입구를 완전히 메웠다. 이렇게 되자 바깥의 스콜피언들은 용암굴 안으로 진이할수 없게 되었다. 물론 안에 들어온 리저드맨들도 나갈수 없게 되었지만 . "이,이게 무슨 짓이야!" 유한의 황당한 짓거리에 리지스는 펄쩍 뛰었다. 유일한 출입구를 이렇게 막아 버리면 어쩌자는 건가? 그러나 유한은 태연할 뿐이다. "걱정마.나갈땐도로 뚫으면 되니까" 그는곡괭이를 집어넣고 포이즌 세이버를 꺼내들어다. 이미 배수의 진, 아니 배석의 진을 쳤다.이제 남은것은 스콜피언 퀸을 쓰러트리고 드래곤 하트를 획득하는 일뿐. 성공이냐 실패냐는 지금부터의 각오에 달려 있었다. 4 용암굴 안으로 들어온 리저드맨들은 동굴 곳곳에서 스콜피언들과 격전을 벌였다. 스콜피언들은 무척 당황하고 있었다. 퀸이 강해진 이후로 리저드맨들이 이 용감굴까지 침입해 온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투원의 부족은 치명적. 밖으로 지원을나갔던 스콜피언들은 하나도 돌아오지 못했다. 종족의 운영이 걸린 결전임에도,스콜피언들은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않았다. 리저드맨들은 선발 부대에 최고의 전사들을 뽑았고,최고의 철제 무기로 무장했다. 거기다 유저들까지 합세하니 스콜피언들은 당해 낼수 없었다. 케에에에!" "스콜피언 솔져다!" 그래도 스콜피언들이 그나마 버틸수 있는것은 나아 있는 스콜피언 솔져들이 꽤잇었기 때문이다. 이곳용암굴은 여왕의 궁성이자 스콜피언 일족의 부화장이나 다름없는곳 .소중한 만큼 스콜피언 솔져들의 저항이 만만찮았다. "조심해,송코!" 돌아선 송코의 눈에 스콜피언 솔져의 독침이 보였다. 코앞까지 날아온 독침이 무언가에 가로막힌듯 우뚝 멈춰섰다. "뭐 하고 있습니까? 얼른 찍어 버려요!" 스콜피언 솔져의 독침을 붙든것은 유한이었다. 그가 날린 와이어가 꼬리를 휘감아 버린것이다. 정신을 차린 송코는 들고 있던 배틀 해머로 스콜피언솔져의 머리를 내리찍었다. "고맙습니다 지그님" "정신 바짝 차리세요.이 동굴에선 언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용암굴은 미로처럼 복잡하고 규모도 상당히 컸다. 그러나 유한과 리저드맨들은 방을 하나하나 터는 방식으로 용암굴을 차근차근 공략해 나갔다. "백 블로우(Bag Blow)!" 레벨 업을 한 리지스가 새로 익힌 스킬로 스콜피언을 공격했다. 백 블로우. 상인이 무거운 가방으로 상대를 내리찍는 공격이다. 타격을 입히기도 하지만 가방의 무게를 이용해 상대를 꼼짝 달싹 못하게 만들수도 있었다. "생큐,악덕 상인" 유한은 리지스가 누르고 있는 스콜피언에 다가가 포이즌 세이버를 꽂아넣었다. 날카롭게 날이선 C급 무기 세이버는 기욘의 검보다 공격력이 높았고,가늘어 스콜피언의 껍질 틈새로칼날을 찔러넣기도 수월했다. -경험치 220을 얻었습니다. -전갈의 독을 얻엇습니다. -레벨 76이 되엇습니다. 솜씨가 1 올랐습니다. 행운이 1 올랐습니다. "역시 솔플을 하면 경험치를 혼자 다 먹어서 좋단 말이야" 유한은 레벨 업에 만족했지만, 아무것도 받지못한 리지스는 그렇지 못했다. "야 이자식아,너만 다 먹냐!남의 것 스틸했으면 양심이나 좀 있어라!" "알았어,미안. 이거 줄게" 유한은 리지스에게 방금얻은 전갈의 독을 던져주었다. 그리고 곧장 앞으로 달려나갔다. 용암굴에 들어온 지도 벌써 3시간째 ,이제 슬슬 스콜피언퀸이 있는 방이 나올때였다. "대장장이 ,저곳에 스콜 피언 퀸 있다!" 앞장서서 길을 뚫던 리저드 족장이 가리킨 곳에 커다랗게 입을 벌린 문이 있었다. 유한과 유저들이 달려가 보니 그곳은 광장이라 불러도 손색없을정도의 커다란 방이었다. 중앙의 보금자리에 스콜피언 퀸이 수십개의알과 함께 있었다. 이곳이 스콜피언들이 태어나는 산실인 모양. 지금도 스콜피언 퀸은 알을 까고 있는중이었다. 아직 까 놓을 알이 많은지 스콜피언 퀸의 배가 상당히 불룩했고,행동은 굼떠 보였다. "이때다!놈을 죽여라!" 유한의 외침에 리저드맨들이 고함을 지르며 앞으로 달려갔다.그러나 스콜피언퀸이 낫처럼 생긴 다리를 휘두르자 돌격한 리저드맨들이 짚단처럼 잘려나갔다. 역시 스콜피어의 여왕.쉽게 죽어 주지는 않을 모양이다. "아무래도 우리가 직접 나서야겠군요" 유한의 말에 세 유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않아도 조금전부터 앞으로 나가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하던 참이었다. "으라차차찻!디펜더!" 성기사 리트만이 자신의 몸을 강화하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러자 뒤에서 송코가 버프를 걸어주었으며,유나는 공격마법으로 스콜피언 퀸을 견제했다. 역시 전투 계통의 유저들다웠다. 손발이 척척 맞는 절묘한 합격에 스콜피언 퀸이 곧바로 수세로 돌아섰다. 물론 퀸은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낫 다리와 집게 발을 휘둘러 리트만을 몰아세우곤 곧장 큼지막한 독침을 날렸다. 그러나 독침은 리트만에게 닿지 않았다. 유한이 날린 와이어가 독침을 휘감아 붙들었기 때문이다. "윈드 커터(Wind Cutter)!" 유나가 날린 마법에 스콜피언 퀸의 독침이 댕강 잘려 나갔다. 화가 난 퀸이 유나에게 달려들려다가 리지스의 돈뿌리기를 얻어맞고 주춤거렸다. 그사이 리트만이 창으로 스콜피언 퀸의 불룩한 배를 찔렀다. "랜스 차지(Lance Charge)!" "끼이이이이!" 연이은 타격에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민 스콜피언 퀸은마구 날뛰기 시작했다. 덕분에 동굴 일부가 부서지고 알이 꺠졌지만, 유저들은 침착하게 대응하며 공격을 펼쳐나갔다. "앗!놈이 도망간다!잡아라!" 안되겠다 싶었는지 스콜피언 퀸이 주춤주춤 물러났다. 퀸이 광장 뒤편의 바위를 떠밀자 비밀 통로 하나가 나타났다. 그것을 본 유한의 심장이 철렁했다.저대로 놔두었다간 영영 놓쳐 버릴지 모른다. 유한은 와이어를 날려 스콜피언 퀸을 붙들었다. 그렇게 유한이 퀸을 붙들자,리저드맨들이 달려들어 퀸의 몸에 칼과 창을 쑤셔 박았다. "캬아아악!" 스콜피언 퀸이 거세게 몸부림치자 리저드맨 몇마리가 날아갔다.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수의 리저드맨들이 아직 매달려 있었다. 그들은 남은 한 손으로 스콜피언 퀸의 몸에 칼이나 도끼를 마구 박아넣었다. "끼끼끼끼끼!" 도저히 안되겠던지 스콜피언 퀸이 동굴 천장을올려다 보며 괴음을 토했다. 마치 쇠를 갈아붙이는것과 같은 거북한 음파에 리저드맨들이 귀를틀어막은채 우수수떨어졌다. -스콜피언 퀸의 피어가 발동되었습니다. 10초간 동작 불능 상태에 빠집니다. 귀가 멍멍한것은 유한과다른 유저들도 마찬가지였다. 아마 드래곤 피어와 비슷한 효과가 있는 모양. 그렇게모두를 동작 불능에 몰아넣은 스콜피언 쿠니은 재빨리 비밀 통로로 달아났다. "어어어!" 리저드맨들이나 다른 유저들은 꼼짝달싹 못했지만, 유한은 아니었다. 스콜피언 퀸에게 와이어를 걸어둔 덕분에 유한은 원하지도 않게 끌려가게 되었다. 스콜피언 퀸은 비밀 통로를 순식간에 통과해 까마득한 절벽이 있는 곳으로 나왔다. 절벽 아래로 용암이 흐르고 있었고 중앙에는 반대편 절벽이 통로까지 연결된 돌다리가 있었다. 스콜피언 퀸은 그 돌다리를 빠르게 지나가기 시작했다. '제길!여기서 놈이 빠져나가면........' 스콜피언 퀸이 탈출해 바깥의 스콜피언들과 합류하기라도 하면 그때는감당못할 일이 벌어질수도 있었다. "더 이상은 못가 ,인마!" 질질 끌려가던 유한은 마비가 풀리자마자 가방에서 곡괭이 하나를 꺼내 땅에 내리찎었다. 순간 스콜피언 퀸이 멈칫했다. 와이어에 감겨있다는것이 뒤늦게 생각났는지 ,녀석은 곧장 유한에게 달려들었다. 슈각! 낫 다리가 유한의 머리를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납작하게 몸을 엎드려 피했던 유한은 스콜피언 퀸의 다리밑을 굴러서 반대편으로 나왔다. 이렇게되자 유한이 스콜피언 퀸의 갈 길을 막은 셈이되었다. "캬아아아악!" "미안하지만 발광을해도 못 비켜줘" 그는 곡괭이에서 포이즌 세이버로 바꿔 들었다. 그러나 혼자서 광분하는 스콜피언 퀸을 막아낼수 있다로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렇게 배짱을 부린것은 그저 시간을 벌기 위함이다. "자이언트 너클(Giant Knuckle)!" 다행히 시간을 번 보람이 있었다. 스콜피언 퀸의 피어에서가장 먼저 회복한 유나가 달려와서는 큼지막한 공격 마법을 날렸다. 거인의 주먹 같은 것이 날아오자 스콜피언 퀸은 몸을 숙여 공격을 피했다. 그러나 유나는 퀸을 노려 쏘았던 것이 아니었다. 마법으로만든 거대한 주먹은 스콜피언 퀸이 빠져나갈 반대편 입구를 무너트렸다. "캬아아아악!" 탈출로가 막히자 스콜피언 퀸이 화가나서 유한을 향해 사정없이 달려들었다. 그러자 유한은 왼팔을 크게 흔들어 와이어를 잡아당겼다. 아직 스콜피언 퀸은 와이어에 감겨 있었다. 퀸의 다리가 와이어에 걸려 헛딛었고,돌진하던 스콜피언 퀸이 그 자리에 풀썩 엎어졌다. "이때다!몰아 붙여!" "우아아아아!" 아무리 스콜피언 퀸이 막강한 몬스터라지만 다굴에는 장사없다. 리저드맨들이 벌떼같이 달려들어 창을 꽂아넣고 등판에 오른 리지스가 연방 백 블로우로 내리찍었다. 거기다 세 유저들의 연하 공격이 이어지면서 피는 빠르게 깎여 가기 시작했다. "끼끼끼끼끼끼!" 절체절명의 순간, 스콜피언 퀸은 또다시 피어를 터트렸다. 리저드맨들이 귀를 틀어막고 주저앉은 사이,유한이 포이즌 세이버를 들이밀고앞으로 달려나갔다. 피어 떄문에 마비되긴 했지만, 그 전에 던지다시피 하며 달렸던 몸은 멈추지 않았다. "죽어랏, 이 마물!" 혼신의 일격은 최후의 일격이 되었다. 포이즌 세이버가 스콜피언 퀸의 가슴에 박히는 순간,녀석의 가슴에 달려있던 드래곤 하트가 떨어져 나갔다. 동시에 티끌만큼 남아있던 스콜피언 퀸의 HP가 0이 되었다. 최후를 맞은 스콜피언 퀸의 비명이 용암굴에 울려퍼졋다. 하얀빛에 감싸인 스콜피언 퀸의 몸이 모래처럼 허물어졌다. 싸움은 그렇게 유한과 리저드맨들의 승리로 끝났다. BY RAYAN 드래곤 하트 1 "경험치가 2,200이라........" "스콜피언 퀸의 집게발? 대체 이걸 어디에 쓰지?" 스콜피언 퀸을 죽여 경ㅎ머치와 보상을 받은것은 유나와 리트만 ,그리고송코였다. 그들 파티가 퀸을 잡는데 공헌도가 제일 컸고,피도 제일 많이 깎았기때문. 나름대로 활약을 하긴 했지만 유한은 얻은게 없었다. 파티에 끼지 않아 경험치나 아이템을 분배받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개의치 않았다. 스콜피언 퀸에게서 진정으로 얻고자 하는것은 따로 있으니까. 유한은 바닥에서 드래곤 하트를주워들었다. -드래곤 하트를 획득하셨습니다. 갈리를 찾아가 보상을 받으십시오. '으헤헤!드디어 손에 넣었다' 유한은 헤벌쭉 웃었다. 이걸하나 얻자고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던가. 웬만한 퀘스트 서너개를 할수 있는 시간이 걸렸으며,리저드맨들에게 무구를 만들어주고 대장간 일을 가르친 다고 진도 많이 뺐다. 그러나 이제 그 모든것을 보상받게되었다. '이제 드워프의 비기를 배울수 있겠군!' 유한이 뿌듯한 눈으로 드래곤 하트를 들여다보고 있을때였다. 갑자기 등골이 서늘해진다 싶더니,리지스의 날카로운 비명이 고막을 때렸다. "꺄악!지그야!" 푹! 유한의 배를 뚫고 뾰족한 창끝이 튀어나왔다. "커억!" HP가 순식간에 바닥으로 떨어졌다. 통증이 실제와 같지 않다지만, 몸을 꿰뚫은 창과 텅 비어 버린 HP를 보자니 정말 혼이 빠져나가는 것만 같았다. "무,무슨 짓을?" "후후후,스콜피언 퀸을 쓰러트린건 우린데 그걸 네가 가져서는 말이 안되지,안그래?" 유나의 실눈이 야비하게 치켜떠졌다. 그녀는 유한의 손에서 드래곤 하트를 획 낚아채고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오호호호홋!드디어 드래곤 하트를 손에넣었다" "설마........너희들 목적도?" 유나의 얼굴이 일그러진유한을 향해 한껏 비웃어 주었다. "당연하지.아니면 이 거지 같은 필드에 올 이유가 없잖아" 그러면서 유나는 리저드맨들을 향하여 스태프를 뻗었다. 갑자기 무슨 일이 일어난것인가 멀뚱히 서 있던 리저드맨들은 불벼락을 맞았다. "크윽!세 인가들이 배신을!" 간신히 파이어 캐논(Fire Cannon)을 피한 리저드 족장은 불같이 화를냈다. 하지만 유나의 기습공격으로 돌다리가 일부 무너지면서 배신자들에게 접근할수 없게 되었다. 그나마 대장장이의 마누라가 남아있었지만, 그녀는 인간 신관이 앞을 가로막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송코,그 계집애 잘 감시하고있어.여차하면 죽여 버려.굉장히 약삭빠른 계집이니까" "캬악!이것들이!" 리지스는 동전을 움켜쥐었지만 끝내 던지지못했다. 반항하는 낌새를 보였다간 눈앞의 신관이 공격해 올것이다. 신관을 어찌 뿌리친다 해도 유나라는 여 마법사가 또 문제였다. 유나는 꼼짝달싹 못하는 리지스에게 비웃음을 던져 주고는 다시 유한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얼마전 우린 던전하나를 탐사했었지 .알고보니 그 던전은 드래곤이 버린 레어더군" '설마?" "그래 ,네가 생각하는게 맞아.여기서 죽은 드래곤의 레어였던거야. 우리는 던전에서 감춰져 잇던 보상방을 발견하게 되었어.거기서 드래곤이 남긴 일기는 얻었는데,자기 죽을곳이 적혀 있더군" 이 세명도 게임 속에서 레어급의 정보를 입수햇던것이다. 마탑의 부탁 어쩌고 하던것은 순 거짓말이엇던 셈. "솔직히 막막했어 .플레임 마운트까지 오려는 사람도 별로 없었고,그나마 셋이 중간에 자이언트 샌드웜에게 당해 버리기까지 했지.웬 괴상한 대장장이 녀석의 구함을 받고 시덥잖은 일을 하게 되었지만 꾹 참았어.드래곤 하트를 손에넣기 위해서 말이야" 뒷 이야기는 유한과 만난 다음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드래곤 하트를 찾는건 쉽지 않았어.이곳에서도 행방을 알기어려웠으니까.하지만이리저리 정보를 캔 결과 스콜피언 퀸이 지니고 있다는걸 알았어.멍청한 리저드맨들이 말하는 빛나는 보석이 바로 드래곤 하트라는 확신이 들더군. 그리고 너와 리저드맨들이 수고해 준덕분에 아주 쉽게 손에넣을수 있게 되었지" "크윽 ,그렇다면 나에게 고마워해야 하는거 아니야?" "그래 ,고마워.이왕이면 우리의 배은망덕은 용서해 주기바래" 유한은 이가 절로 갈렸다. 여자고 뭐고 간에 천연덕스럽게 용서해달라는 유나의 면상에 주먹을 한방 갈겨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몸은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치명적인 일격으로 인한 쇼크때문이다. "어이,대장장이.내가 널 한방에 보내지 않은 이유를알고있나?" 이번에 리트만이 말을건네왔다. 그는지금까지 받은 수모를 앙갚음을하겠다는듯이 내뱉는 단어 하나하나에 비아냥을 가득담고 있었다. "왜? 허접 대장장이 따위 한방에 보내기 힘들어서인가?" "큭, 그건 아니지.머더러가 되기 싫어서다. 이놈의 게임은 직접 죽이지만않으면 머더러가 되지 않으니까 말이야" 리트만은 창에 꽂힌 유한을 번쩍 들어서 절벽 아래의 용암에 떨어트릴것처럼 흔들어댔다. "하하핫!HP1포인트라도 남아잇으면 내가 죽인게 아니야.하지만 용암에 떨어지면 넌 과연어떻게 될까?" 직접 살인만 머더러가 되는 아르페디아 온라인에서,간접 살인은 ㅁ더러로 인정되지 않는다. 시스템이 못따라가는지 ,아님 일부러 그렇게 설정한 것인지 모르지만,결국 이런식의 악용이 가능했다. 멀쩡한상태에서도 용암에 빠지면 즉사한다. 그 뜨거운 열기와 온도에 버틸 존재가없기 떄문. 더구나 용암에 빠지면 다른 죽음때와 달리 아이템이 싹 즐방해 버린다. 리트만은 결국 자신을 용암에 빠트려 죽임과 동시에 아이템까지 모조리 날려 버릴속셈이었다. "너 이자식!" 유한은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그나마 3명중에 나은게 송코였다. 그 역시 드래곤 하트를 탐내고 잇었지만 지나친 행동에는 반대하고 있었다. "이,이봐 .그런 식으로 죽일것까진 없잖아.드래곤 하트를 빼앗는것만 해도 미안한 일인데......" 자이언트 샌드웜때는 물론 이곳용암굴에서도 유한에게 구원을 받은적이있는 송코는 양심의가책을 느꼈다. "닥쳐,송코.그 계집애나 잘 감시하고 있어" 송코에게 쏘아붙인 리트만은 창끝을천천히 아래로 내렸다. 유한의 몸이 기울더니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크하하!살려달라고 부탁하지마.그럼 우리가 미안하잖아.그러니까 찍소리 하지말고 죽어버리라고" 리트만의 비아냥에 유한은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그러나 창대를 붙잡고 마지막 발악을 할거라는 그들의 예상과 달리 유한은 가만히 있었다. 대신 독기 어린 표정으로 세 사람을 노려보더니 한마디했다. "너희들, 날 일격에죽이지 않은걸 후회하게 될거다" "그래? 어디 후회하게 해 보시지" 리트만은 유한을 용암아래로 휙 떨어트렸다.그렇게 유한은 끝나는듯했다. '뭐 저런 것들이 다 있지?' 계곡 아래의 용암이 빠르게 다가왔다. 에전엔 이런 수모를 당한적이 없었다. 바츠가 강했기 때문에 감히 수작을 거는 놈들이 없었다. 유한은 그래서 바츠가 좋았다. 그리고 강자로 군림할수 있는아르페디아 온라인이 좋았다. 현실과는 다른 정의로운 세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강하지않고보니,만만하게 보이다 보니 겪는일들이 있었다. 구역질나는 현실에서 처럼 말이다. 그리고 버젓이 범죄를 저지르고 다니는놈들이 존재했다. 그저 가상현실게임에서 있었던 일이니 그녀석들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을것이다. "제기랄!" 유한이 욕설을 내뱉는순간 데미지 쇼크가 풀렸다. 그리고 움켜쥐고 있던 그의 왼손이 강하게 펼쳐졌다. "후후후!이제 상인 계집 네 차례야" 유나는 리지스도 죽일 생각이었다. 어차피 살려둬봤자 자신들의 발목만 잡을테니 깨끗하게 없애 버릴 속셈이었다. 그러나 리지스를 향해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서던유나는 아래에서 나라온 무언가가 목을 휘감자 깜짝 놀랐다. "히익!" "우선 실눈 계집애 너부터다!" 유나의 목에 와이어를 감는데 성공한 유한은 왼 주먹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갑작스럽게 당한 유나는 끌려가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수 없었다. "꺄아아악!" 결국 유나는 다리 아래로 떨어졌고,그 반동을 이용해 유한은 공중으로튀어 올랐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용암에 빠져 녹아 버렸을것이다. "용암에서 목욕이나 실컷하시지!" 유한은 추락하는 유나에게 한마디 날려주고는 그녀의목에 걸었던 와이어를 풀어 돌다리에 휘감았다. 텀벙! "꺄아악!꺄아아악!" 용암에 빠진 유나는 연방 허우적거리며 비명을 질러댔다. 통증은 그저 따끔한 정도지만, 살이타고 뼈가 녹는 리얼한 영상에 진짜 자신이 용암에 빠져 죽는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유나가 19세 미만이었다면 ,그리고 옵션에서 영상 효과를 꺼 두었다면 이런참상을보지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22살이었고,옵션의 영상 효과에도 손으 대지않았다. "드래곤 하트를 지켜줘서 고맙군!" 유한은 유나가 마지막까지 움켜쥐고 있던 드래곤 하트를 낚아챘다.조금만 늦었더라면 그대로용암에 녹아버렸을것이다. 드래곤 하트를 회수한 유한은 와이어를 타고 돌다리 위로 올라왔다. 위에선리트만이 살기등등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 새끼!감히 유나를!" 유한이 올라오자 리트만이 곧장 창을 들고 달려들었다. "리지스!오백 골드 후불이다!" "오케이!" 리지스가 번개같이 주머니에서 아이템을 꺼내 유한에게 던졌다. HP와 MP,스테미나를 전부 회복시켜주는 '플로나의 열매'였다. HP가 간당간당하게 남아있던 유한은 플로나의열매를 먹고 완전히 쌩쌩한 몸으로 돌아왔다. "송코,이 자식!뭐하고 자빠졌어!" 리트만은 아무런 제재도 하지않은 송코에게 호통쳤다. 그러나 송코는 여전히우물쭈물할 뿐이었다. 덩치에 걸맞지 않게 우유부단하고 맘이 약한 송코는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그의 정신은 양심과 의리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멍청한 새끼!저런걸 동료라고 데리고 다녔다니!" 송코를 향해 욕설을 퍼부은 리트만은창을 치켜들었다. 유한이 세이버를 뽑아든채공격 자세를잡았기 떄문이다. "자 ,그럼 2차전을시작해 볼까?" 유한의 입가에 복수의 미소가 진하게 떠올랐다. 2 "퀴클리 스피어(Quickly Spear)!" 리트만의 창이 수십개로 늘어나더니 유한에게 쏟아졌다. 굉장히 빠르고 현란한 공격이었지만, 유한은 한대도 맞지않았다.리트만의 공격 스킬이 터지는 순간, 그는 퀴클리 스피어의 유효범위 밖으로 물러서 있었다. 유한은 곽대발에게 상대의 기술을 간파하는 자세보기를 배운뒤로 자세만 보고도 그가 어떤 공격을 하려는지알수있었다. "생쥐 같은놈!랜스 차지!" 바로 자세를 바꾼 리트만은 유한을 향하여 섬전같이 창을 찔러넣었다. 랜스 차지. 순식간에 치고나가 창을 길게 찌르는 스킬이다. 창을 쓰는 전사나 기사들이 기본으로 익히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킬. 빠르고 치명적인 일격을 선사하는 장점이 잇지만, 단점도 있다. '공격이정직할정도로 직선적이지' 슬쩍 몸을 비틀어 피한 유한은 리트만의 머리를 노려 세이버를 휘둘렀다. "암 브레이크!" 오랜만에 시원하게 터진 암 브레이크. '쩡!'하는 소리가 울리더니 리트만이 쓰고 있던 투구가 두동강이나서 땅바닥을 굴렀다. "뭐,뭐야 ?어째서 내 투구가?" 레어급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구가 70이 넘는 투구였다 대장장이의 허접한 칼질에 쪼개질물건이 아니었다. "이 자식!무슨 버그를 쓰는거냐!" "버그 같은건 없어!" 유한은 또다시 암 브레이크를 날렸다. 이번에도 리트만이 차고있던 건틀렛이 여지없이 깨져 나갔다. "이,이놈이!" "후후후,다음엔 뭘 박살 내줄까?" 유한이 자세를 풀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리트만은 어쩌지를 못했다.어찌 된 영문인지 검이 닿기만 해도 방어구가 깨져나갔다. 방어구야원래 공격을 막는 용도라지만, 만약에 들고 있는 창이 깨진다면? "죄송하다고 무릎꿇고 사죄하면 용서는 해주지" "큭, 대장장이 주제에 감히 사람을 갖고 놀아?" 리트만은 다시 창을움켜쥐었다. 장비가 펑펑깨져 순간 놀라고 겁을 먹긴했지만 유한의 기고만장한 태도를 보니 그런 기분도 죄다 날아가 버렸다. 대체 말이되는가.자신보다 레벨도 낮아보이는 대장장이에게 이렇게 조롱을 당하다니. "이 자식,죽었다고복창해라" 리트만은 창을 짧게 잡고 오른발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의 달라진 자세에 유한은 긴장했고,송코는 절레절레 고개를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왜요? 도대체 뭔데요?" 리지스는 이 순둥이 신관이 자신에게 아무해도 끼칠것같지 않자,경계를 풀었다. "리트만 녀석 자신의 최고 필살기를쓰려는거야.고렙들을 상대로만 쓰던 것이었는데" "그렇다는 말은 지그가 저 깡패 성기사를 긴장시킬 만큼 강하다는 건가요?" 리지스는 제 입으로 물어보고도 어리석은 질문이라 생각했다. 아무리 그래도 생산직인 대장장이가 전투직인 성기사보다 강할리가 없지 않는가. '아냐,지그 녀석이라면.......' 뭔짓을했는지 몰라도 오우거 헌터 칭호도 따 낸녀석이 아닌가. 어쩌면 정말 이겨 버릴지도. '호오,이것은?' 한편유한은 리트만이 잡은자세를 보고 곧장 방어 자세를 취했다. 긴장한 채 경계하고 있지만 떠오르는흥미를 가라앉힐수는 없었다. '연속기로군' 2가지 이상의 공격 스킬을 이어서 쓰는것을 연속기라고칭한다. 하지만 스킬을 마구잡이로 맞춰서 연속기를 만들수는 없다. 할수 있긴 하지만 그만큼 빈틈이커지고 공격 성공률이 낮아진다. 예를 들어 휠 슬래쉬를 쓴 다음에는 랜스차지를 하면 랜스차지의 성공 확률이 떨어진다. 회전 공격에서 이어지는 직선 공격이 올바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 그래서 연속기들은 대체로 공격의 빈틉을 크게 벌리지 않고 공격 성공률도 높아지게끔 만들어진다. 깊이 베기 이후에 크래시(Clash)를 쓴다거나 하는 식으로. '결국 연속기의 빈틈도 조합이 맞지 않아서 그런거 아닐까?' 성향이 다른 공격일수록 공격을 준비하는 동작이나 자세가 달라질수밖에 없다. 맞지 않는 자세를 억지로 이으려다 보니 빈틈이 생기고,공격 성공률도 낮아지게 된것이다. '헷, 지금까지 그냥 동작이 커서 빈틈이 생기는 줄만 알았는데' 그 동작이 커지는데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사실 이런것은 바츠 시절부터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인지 모른다. 단지 머릿속에서 정립이 되지않앗을뿐. 정립이안됐을떄는 직접 부딪치며 방법을 찾았지만, 지금은 미리 상대를 살펴보는것만으로도 방법을 찾을수 있을것 같았다. '이런거 대장장이가 돼서 알게 뭐람' 바츠때 알았다면 훨씬 더 좋았을텐데. 아니 ,공격 스킬이 없고 약한 대장장이기 때문에 발버둥치다가 알게되엇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도장에 가지않았다면 머릿속에 흩어져 잇던 원리를 정리하지도 못했을터. '중요한건 지금 이놈의 연속기가 뭐랑 뭐로이루어져 있냐는건데.......' "흐아아압!폭풍섬멸창(暴風殲滅槍)!" '이 자식 ,이게 무슨 무협 온라인인 줄 아나' 연속기 이름은 만든 사람이 멋대로 지어 부른다. 리트마의 연속기는 본인이 지었는지,아님 연속기를 고안한 사람이 지었는지 알기이 없다. 다만 유한은첫 동작이 뭐가 나올지 간파했다. 창을 낮게두고 한발 내딛는 자세를 보아하니 기습적으로 3번 찌르는 트리플 레이드(Triple Raid)가 분명했다. '보통 트리플 레이드는 하단부터 찔러들어오지' 하단, 중단 ,상단 으로 찔러간다. 물론 곧바로 중단이나 상단으로 올라올수도 있지만,어차피 창이 아래쪽에 있다는것은 아래에서 위로찔어들어온다는 뜻이다. "죽엇!" 레이드(Raid)라는 이름에 걸맞게 창날이 기습적으로 쏜살같이 날아왔다. 유한은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물러났다. 연속적인 찌르기를피하려면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물러나는 수밖에 없었으니까. '걸렸다,놈!' 리트만은 회심의 미소를지었다. 지금까지 이 기술에 속아서 뻗어버린 유저가 한둘이 아니었다. 리트만의 창날이 순간 횡으로 휘며 유한의 몸을 따라갔다. 그러나 유한은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척하느라 어깨만 살짝 움직였을 뿐이다. 리트만의 창날을 엉뚱한곳으로 유인한 그는 안으로 한발짝 내딛으며 세이버를 직선으로 찔러넣었다. "커억!" 유한이 뻗은 세이버가 리트만의 목을 찔렀다. 칼날이 급소에 정확히 박히자 크리티컬의 끔찍한 효과음과 함께 리트만의 HP가 쭈욱 떨어졌다. "어이쿠,하마터면 머더러가 될뻔했네" 칼날이 목을 꿰뚫었다면 정말 그렇게 되었을것이다. 뭐 유저라곤 얼마 없는 필드니 머더러 카운터가 풀릴때까지 버티는건 아무 문제도 없지만 . "떨어져!" 유한은 칼에 찔린 리트만을 냅다 걷어찼다. 비틀거리며 물러서던 비트만은 돌다리 난간에 엉덩방아를 찌었다. "이제 마무리를 해야겠지?" 저승사자처럼 웃는유한을향해 리트만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사,살려줘!여기서죽을수는 없어" "이거 ,왜 이러시나 .곱게 가시지" 유한은 냉정하게 발을들어 놈을 차버렸다. "으,으아악!" 길게 비명을 지른 리트만은 아래의 용암을 향하여 자유낙하했다. 올림픽에 나가면 5,5점 정도의 점수밖에 받을수 없는 개폼이었다. "자,이제 한 사람 남았나?" 유한의 눈길이 송코 쪽으로 향했다. 유나,리트만과 한 패거리였다는 이유로 보복당할 처지에 처하자 송코는 고개를 저었다. "지그님,난아닙니다. 알잖아요.난 반대했어요!" "하지만 드래곤 하트를 뺏는데는 찬성했을거 아냐?" "그,그건........." 스콜피언 퀸의 가슴에 드래곤 하트가 붙어있는것을 보고 탐을 내었던 것은 송코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리트만이나 유나의행동을 묵인하고 거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비매너에 가까운 플레이를 하는것은 분명 반대했다. 유한도 그가 지나친플레이에는 반대한 점은 인정했다. 그래서, "댁은 그냥평범한 죽음으로해주지" "아아아........" 유한이검을 들이밀자 송코는 주춤거리며 무러섰다. 저항을 해볼까 싶기도했지만, 리트만을 이긴사람에게 덤벼들 용기가 나지않았다. "그만둬.이 사람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야" 리지스가 송코 앞으로 나와서 그를 두든하고 나섰다. 물론 그녀는 그저 인도적인 차원에서 이런 행동을 한것이아니다. 따로계산해둔바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 밖에 스콜피언들이 우글우글하잖아.저기 비밀통로 쪽으로 나가도 뭐가있을지 몰라.힐러가 있어야 편하지 않겠어?" "그렇군 .리저드맨들도 살려야 하고......." 유나때문에 죽은녀석들도 있지만, 리저드 족장을 비롯해 꽤 많은 리저드들이 아직 살아있었다. 그들은 유한과 유저들이싸우는동안 다리의 부서진 부분을 창을 엮어 만든 나무사다리로 메워놓았다. "좋아!회개한다면 얼마든지 용서해주지" "고맙습니다 ,지그 님!" "얼른 리저드맨들이나 치료해 주라고요" 유한은 곡괭이로 바꿔들고 유나가 무너트린 출구를 뚫으러 갔다.모든게 끝났으니 이제 여기서 나갈일만 남았다. 유한에게 용서받은 송코는 바로 리저드맨들을 구원하러 달려갔다. 그러나 리저드 족장에게 달려가는 그를 리지스가 가로막았다. "이봐요,송코씨.아직 계산이 끝나지 않았어요" 영문을 몰라하는 송코에게 리지스가 서류하나를 내밀었다. 거래에 사용되는 지불 계약서. 이것은 단순한 기록만 남기는 종이가아니다. 가상현실의 기반인 디지털 시스템을 활용한 전자문서였다. 만약 채무자가 계약을어기면, 그는 명성이 떨어지고 계약을 이행할때까지 [신용불량자]라는 칭호를 달게된다. 그 칭호를달고 있는동안 게임내 상거래와 은행이용에 막대한 제한을 받는다. 조심해야 하는것은 채권자도 마찬가지.양자간에 서명을 끝낸 계약서에 따로 손을 대면 ,한도안 [문서 위조범]이라는 불명예스런칭호를 달고 처벌을당하게 된다. 그렇기에 계약과 수정과 파기는 반드시양자의 합의와 서명이 있어야 가능했다. 송코는 영문을 알수 없었지만, 일단 리지스가 건네주는 거래 계약서의 내용을 읽어보았다. 송코는 일주일 안에 리지스에게 1만 골드를 지불한다. 만약 지급이늦어진다면 하루에 10%의 이자가 붙는다. "사인하세요.돈은 기한 안에 보내주시고요" 계약서하단에는 이미 리지스의 서명이 남겨져 있었다. 송코만 사인하면 계약서는 완성되어 효력을 발휘한다. "아니,내가 왜 너에게 돈을 줘야 하는데?" "내가 지그를 말려서 살려줬잖아요.세상에 공짜는 없다고요" 송코는 어처구니없음에 할말을잃었다. "싫다면 지그에게 다시 생각해 보는게 좋다고 하겠어요" "아,알았어!사인하면 되잖아!" 송코는 리지스의 손에 들린 게약서를 빼앗듯이낚아채서 사인했다. 그런데 계약서를 다시 본 송코의 얼굴이 휴지처럼 구겨졌다. "어째서 지불액이 십만골드가 되어 있는거야!" "글쎄요.대체 무슨 말씀을 하는지 모르겠네요" 역시 악덕상인. 리지스의 딴청에 송코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잠깐 사이에 1과 만 사이에 0을 하나 더 집어넣다니. 그는 땅을 치며 후회했다. 그냥 눈 딱감고 유나나 리트만이 시키는대로 했으면 좋았을 것을 . 3 리저드맨 주력 부대는유한이 뚫어놓은 비밀 통로의출구를 통해서 바위 계곡 으로 귀환했다. 스콜피언 퀸이 죽어다고 하자리저드맨들은 모두 소리치며 환호했고 끼리끼리 모여 덩실덩실 꼬리 춤을 추었다. 막강한 스콜피언 퀸이죽은데다가 빛나는 손톱까지 가지게 되었으니 ,이제 플레임 마운트는 리저드맨이 석권한것이나 마찬가지. "섭섭하게 벌써가나?" "더 놀다가라" 한창 축제 분위기의 리저드맨들은 유한이 돌아간다고하니 만류하고 나섰다. 그러나 퀘스트 종료 시간이 간당간당한 유한으로선 축제를즐길 시간이없었다. 즐기는 것은 메카 드래곤이 완성된 다음이었다. "나는 할일이 많아. 너희들에게 필요한건 모두 가르쳤고,이방인은 이제슬슬 사라지는게 도리지" "너 이방인 아니다 .리저드 친구다" "알아,알아.하지만이제 헤어져야해" 유한은 리지스와 송코가 기구에 올라타자 바로 버너의 레버를 당겼다. 불꽃이 기낭의 공기를 태우자 기구가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잘있어!모두 잘먹고 잘 살아라" 다시는 플레임 마운트에 올 생각이 없던 유한은 리저드 맨들에게 영원의 작별을 고했다. 리저드맨들은 유한이 하늘로 날아오르자 깜짝 놀라서 허리를 굽히고 연방 절을 올렸다. "역시 대장장이 보통 인간이 아니다!" "위대한 혼이보낸거였다!위대한 혼에게 돌아가는 거다!" 그렇게 유한은 플레임 마운트의 리저드맨들에게 전설의 존재가 되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유한은 기구가 북쪽으로 가도록 방향키를 잡았다. "결국 지그 너,여기서 드래곤 하트를 손에 넣으러 온거였구나" "그런셈이지" 유한의 말에 리지스는 헤아리고 있던 보석 원석을 내버려두고 그에게로 쪼르르 다가왔다. "그거 그냥파는거 어때? 내가 시세보다 훨씬 많이 받도록 팔아줄수 있는데" 리지스라면 가능할것이다. 척 봐도 그녀는 용팔이 스킬 1랭크에 다다라 있는 듯했으니까. 어쩌면 시세의 2배에 매각할지도 모른다. 물론 중간에 중계비라며 꽤 많은 골드를 착복하겠지만 . 그러나 유한은 절대 드래곤 하트를 팔 생각이 없었다. "미리 말해 두는데 ,내 앞에서 드래곤 하트의 '드'자만 꺼내도기구 밖으로 집이던질거야" "........" 유한의 눈빛이 장난이 아니라 여겨졌는지,리지스는 제자리로 돌아와 다시 보석 원석을 헤아리는데 전념했다.송코의 경우는 유한과 눈을 마주치기 않기위해 아예 구석에 짱 박힌지 오래였다. 춥게 느껴질정도로 기구안의 분위기가 싸늘하고썰렁해졌다. 하지만 유한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정말이지,지금까지 너무 시끌벅적했었으니까. 게임 시간으로 3일쯤 지나자 기구는 노스아크의 수도 베르겐에 당도했다. 매일 광장에나와서 유한의 귀환을 기다리던 갈리는 기구가 광장에 착륙하자 곧바로 달려와 유한을 ,아니 드래곤 하트를 맞았다. "하트는 구해 왔겠지!" "여부가 있겠습니까" "오오오!잘했다. 이,일단 대공방으로 가자" 갈리는 누가 볼까 싶어 유한을 끌고 서둘러 대공방으로 갔다. 그러나 리지스와 송코가 유한을 졸졸 따라오는것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저 떨거지들은 뭐야!" "떨거지라니!말조심해욧!" 리지스가 대들자 갈리가 울컥해 달려들려고했다. 유한은 그런 갈리를 다독인뒤 리지스와 송코에게도 따로 말해두었다. "일단 여기서 헤어지는게 좋겠어.난 아직 퀘스트가 끝나지 않아서 말이야" "야,지그 너 섭섭하게 이러기......." "나중에 또 보자" 유한은 리지스의 손에 100골드를 쥐어주고는 갈리와 함께 서둘러 대공방으로 달려갔다. 잠시 그 자리에 서 있던 리지스는 윻나이 눈치채지 못하게 조용히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녀는 뒤가 썰렁한것을 느끼고 고개를 휙 돌렸다. 송코가 우두커니 서서 따라오지 않고 있었다. "뭐에요!얼른 오라고요!" "그치만 ,왠지 우리가 끼어들면 안될 분위기 같던걸?" "무슨 소릴 하는거에요!돈 냄새가 이렇게 풍기고 있는데!" "나는 위험한 냄새 같은걸?" "닥치고 얼른 따라오기나 해요!" 송코는 불안감이 지워지지 않았다. 그러나 순순히 리지스의 말을 따라야 했다. 은행 잔고를 탈탈 털어도 일주일만에 10만 골드를 마련할수 없는 상황에서,채권자의 비위를 거슬러서 좋을것은 없다. 몰래 추적에 나선 리지스와 송코는 유한과 갈리가 신전같이 커다란 건물로 들어가는것을 보았다.그건물 주변에는 무장한 드워프 병사들이 잠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었다. "위험해.이쯤에서 물러서는게 좋겠어" "천만에요.위험을감수해야 보물을 얻을수 있다고요" 리지스는 아주 당당하게 건물 가까이로 다가갔다. 송코는 어떻게든지 말리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리고 이미 사태는 되돌릴수 없는상황까지 건너가 버렸다. "너희들은 누구냐!" 드워프병사들이 달려와 두 사람을 가로막았다. 날카로운 할버드가겨눠졌지만 리지스는 표정하나 바꾸지 않았다. "호호호,수고 많이 하시네요.씩씩한 드워프 병사 여러분 .여기 대장님이 누구시죠?" "나다.대체 너희는 누구냐?" 병사들 사이에서 금빛으로 번쩍이는 판금 갑옷을 걸친 대장 드워프가 나타났다. 리지스는 곧장 그에게 다가가 그의 손에 금화 주머니를 쥐어 주었다. "호호호.저는 그저호기심이 많은 선량한 상인인데요.저 건물 안에 뭐가 있는지 궁금해서......" 리지스의 뇌물 스킬이 발동되었다. 묵직한 금화 주머니를 쥔 대장 드워프의 눈이 가늘어졌다. '후후,그럼 그렇지.드워프라고 별수있어?' 그러나 그것은 리지스의 오판이었다. "수상한 인간들이다!잡아서 감옥에 처넣어라!" 메카 드래곤을 수리하면서 대공방의 보안은 2배,3배로 강화된 상태였다. 그 사실도 모르고 덤벼든 리지스는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만 했다. "꺄악!왜 그래요!난 그냥 궁금했던것 뿐인데!" "저,저는 그저 따라왔을뿐인데요" "시끄럽다!조사하면 다 나와!" 당황한리지스는 드워프들의 손을 뿌리치고 잽싸게 달아났다. 송코도 뒤따랐음은 물론이다. "잡아라1놓치지 마라!" 두사람이 도주하자 드워프들이 곧장 그들을 쫓아갔다. 무섭게 달려오는 드워프들에 놀란 리지스와 송코는 죽을 힘을 다해서 뛰었다. 그러나 추적은 쉽게 떨쳐 낼수가 없었다. "어우씨!거기 대체 뭐가 있어서 이러는거냐고요!" 끈덕진 드워프들에게 짜증이 난 리지스가 빽 소리를 질렀지만 ,드워프들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 중요보안사항인만큼 그들의 입은 쇳덩이만큼 무궈웠다. 발은 바람처럼 가벼웠지만 말이다. 4 대공방 안에는 유한이 한번도 보지못했던 각종 기계와 기구들로 가득했다. 철을 생산하는 대형 용광로에서부터 압연 시설 ,선반을 비롯해 쇠를 자르고 붙이는 각종 공작 기계에 이르기까지 없는게 없었다. '이러니 인간들은 상대가 안될수밖에' 그야말로 오버 테크놀러지(Over Technology).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산업 인프라가 이정도로 차이가 나도 되는것일까? 게임속의 인간들은 드워프를 견제하고 핍박하는 드래곤에게 감사해야 할지도 모른다. "어흠 ,견학은 그정도로 하고 물건을 건네주는게어떠냐?" 갈리의 말에 정신을 차린 유한은 꼭꼭 챙겨둔 드래곤 하트를 그에게 건네주었다. -드래곤 하트 획득 퀘스트를 완수하셨습니다. -경험치 4,000을 얻었습니다. -레벨 80이 되엇습니다. 힘이 2 올랐습니다. -레벨 81이 되었습니다. 지식이 1 올랐습니다. 행운이 2 올랐습니다. '앗싸!더블 레벨 업!' 흐뭇하게 안내창을 바라보던 유한은 한가지 빠진것을 알고 갈리의 팔을 붙들었다. "이거 왜 이러십니까? 보상을 주셔야죠" "보상?" "비장의 기술을 가르쳐 주신다면서요?" "아참!그랬지" 갈리는 잊었다는듯 머리를두들기다가 유한에게 양피지 스크롤을 하나주었다. "이게 뭡니까?" "거기에 우리 드워프의 비기가 적혀있다" "여기에요?" 뭔가 대단한것을 기대했던 유한은 살짝 실망한 얼굴로 스크롤을 펼쳤다. [초열탄(超熱炭)제조법] 우리 드워프들이 다른 종족보다더 순수하고 단단한 철을 다량으로 생산할수 있는데는 우리만의 비법이 있기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초열탄의 사용이다. 초열탄이라는 것은 역청탄이라는 광물과 장인의 가루라 불리는 혼합 분말을 합쳐서 만드는데,이렇게 만들어진 초열탄은 2천도 이상의 고열에서 불순물의 제거를 도움으로써 보다 양질의 철을 생산하는데 도움이 된다. 초열탄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역청탄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한다. 역청탄은 그 구성이....... '오오오,역청탄!' 초열탄이어쩌고 할때는 뭔가 싶었지만, 역청탄이란 단어를 보는순간 유한의 입이 절로 벌어졌다. 역청탄이 무엇이었던가. 자신이 발덴에서 대장장이 견습생을 하고있을때 구해왔던 퀘스트의 아이템이 아닌가.발덴의 야장 파부치 영감이 오랫동안 사용법과 가공 방법을 연구했던 광물! 드워프들이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무구를 만들수있는데에는 그들의 뛰어난 예술혼도 한몫하지만 기본적으로 인간과 차원을달리하는 제련 기술때문이다. 생각해보라! 같은 철광석을 이용해 만들엇는데,한쪽은 훨씬 더 적은 양으로 몇배나 달하는 단단한 철을 만들어 낼수있다면 누구의 기술이 더 뛰어나겠는가. 그렇게 만든 철로 제품을 만들었다면 어느것이더 우수한지는 물어보나 마나다. 이러니 드워프들이 인간이 만든 제품은 저질이라 운운하고,인간은 실력이 없다고 단언하는것이다. '후후후,이것으로 나는 제련에 있어서는 드워프와 동등한 실력자가 된거야!' 제련을할때 첨가하는 초열탄. 갈리가 건네준 스크롤에는 초열탄을 만드는방법이 세세하게 적혀있었다. 역청탄을 가공하는 방법과 장인의 가루 제조 방법 .그리고 가공한역청탄과 장인의가루를 합쳐서 초열탄을 만드는 방법이지. "후후후,이 기술을 인간들에게 널리 알리도록해라.그래야 조상에게 물려받은 기술만 믿고 자만하는 드워프들이 정신을 차리지" 괴짜 갈리는 그렇게 말했지만 ,유한은 다른 놈들에게 초열탄 제조법을 알려줄 생각이 없었다. 간단한 퀘스트면 몰라도,정말 죽을고생을 다한 퀘스트의 보상 아닌가 공유는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다. 무론 유한은 갈리 앞에서 그런 생각을 털끝만큼도 비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려면 제가 스스님 밑에서 독립을 해야하는데요" "흠!그렇지,하긴 너도 독립을 할때야.기술도 배울만큼 익혔고 이젠 스스로 연구하고 발전해 나갈단계니까" 메카 드래곤이 완성되지 않았다면 갈리는 절대이런 소리를 하지않았을터. 하지만 원하던 메카 드래곤이 완성되고,또 그 위력을 강화시킬수 잇는 드래곤 하트를 손에쥐자 갈리는 자선 사업가처럼 후한 드워프가 되었다. "기왕에 대공방에 왔으니 이것저것 배워가는게 좋겠지.그래!독립을 하려니 대장간을 차려야 하니 일단 고로 만드는 거을 배워 두는게 좋겠구나" "맞아요!제련이야말로 대장간에겐 기초면서 가장 중요한 스킬이니까요" "하하핫!그런 기특한 말을 하는걸 보니 네놈도 어엿한 대장장이구나" 그저 파부치에게서 들었던 말을 들려주었을뿐인데 갈리는 엄청 좋아했다. 아무튼 유한은 갈리에게 추가로 고로 만드는법에 대해서 배웠다. 마침 대공방에는 고로의 구조를 살펴볼수 있는 모형이 있어 고로의 구조에 대해서 꼼곰하게 알수 있었다. 그렇게 구조를 파악하니,유한은플레임 마운트에서 자신이 만든 고로가 정말 엉성한것에 지나지 않다는것을 깨달을수 있었다. "네가 제작법을 배운 고로는 아주 기초적인 것이야.그러나 그 기초가 기반이 되어 훨씬 나은것을 만들수 있음을 잊지마라" "알겠습니다. 스승님" 이것으로되었다. 고로 만드는것을 배움으로서 유한은 독립을 ,그리고 해커의 행방을 쫓을 준비를 모두 마칠수 있었다. '수리 전문 대장간을 차리는거다.기왕이면 유저들의 왕래가 많은 곳이면 좋겠지?철과 기타 재료를 확보하기 쉬운 위치면 더더욱 바랄것도 없고........' 갑부 초딩이 입수했던 바츠의 레인저 활을 추적했던 것처럼 수리를 해주며 유저들의 장비를 바츠의 것이 아닌지 살펴보는것이다. 맞다면 입수 경로를 물어보고 추적에 나선다. 그렇게 하나하나 경로를 쫓다보면 마주치는 인물 .그러니까 해커에 대한 정보가 나올것이다. '처음에 계획했던 것과는 다르지만........' 고렙대장장이가 되어 여러 길드를 돌아다니며 장비를 살펴보겠다고 했던 것과는 조금 달라졌다. 그러나 뒤에 계획한 방법이 더 조용하고 번거롭지 않을듯했다. '그리고 서두를 필요가 없어' 발에 땀나도록 돌아다니면 숨박꼭질을하자고 한 해커를 신나게 해줄뿐. 오히려 술래가 가만히 있으면 답답한 건 해커 쪽이 될것이다. 자신의 정체를 숨기면서 놀자고,그리고 남에 대해서 알고 싶다는 놈과 어울릴 생각은전혀없었다. "내가 네 장난감이 아니란걸 확실히 느끼게 해주겠어" 답답하면 다시 먼저 연락을 하겠지. 유한은 그때를 대비해서 모종의 준비를 해 두기로 했다. BY RAYAN 희대의 사기극 1 지금 아르페디아 온라인 공식 홈페이지는 난리가 났다.그것은 바로 한 엉뚱한 드워프가 벌인 사건 때문이었다. 처음 그 이야기가 게시판에 올라왔을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같은 이야기가 올라오자 유저들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일부는 노스아크로 가서 사실을 확인하기에이르렀다. [안녕하세요 .여러분!버츄얼 에이지의 귀여운 요정 MC미루입니다. 지금 제가 있는 곳은 노스아크의 수도 베르겐의 광장입니다] 귀엽고 깜찍한 옷을입은 미루는다른 한사람과 함께 방송을 진행하고 잇었다. [지난 열흘동안 시청자 여러분들의 줄기찬 요청에 저희 비추얼 에이지는 의문의 기계 드래곤을 취재하고 또 조사를 햇습니다. 그 결과를 알려 드리기에 앞서 오늘 처음 시청하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사건의 경과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이정민 씨 ] 미루의 부름에 카메라가 남자 쪽으로 향했다. 그는 게임방송 10년차의 베테랑 해설가였다. [안녕하십니까.오늘부터 미루양과 함께 비추얼 에이지의 진행을 맡은 이정민입니다. 간단히 사건의 경과를 말씀드리자면 ,게임 시간으로 한달전!중앙 광장에 갑작스럽게 드래곤이 추락한것으로부터 모든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드래곤이진짜가 아니라 기계로 된 드래곤이었던 것입니다] [거기까지는 모두 알려진 대로지요?] [그렇습니다. 이후 저희 버츄얼 에이지 조사단에선 여러 조력자들을 통해 이번사건의 대한 정보를 끌어모았습니다. 사건 직후,노스아크 연맹에서는 이 메카 드래곤이라 불리는 기계 드래곤을 만든 드워프를 체포했다고 합니다.갈리라는 이름의 드워프는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메카 드래곤의 완성을 약속했고,메카 드래곤이 완성된느대로 화이트 드래곤 안듀라스를 처치하기로 했다는 겁니다] [와우!기계로 드래곤을 만드는것도 놀라운 일인데,화이트 드래곤 안듀라스와 대결까지 하다니요.그런데 갈리라는 드워프가 NPC라는 소문이 있던데 ,맞나요?] 이런 크나큰 사건을벌이는 존재가 유저가 아닌 NPC인게놀라웠을것이다. [저도 처음에는 어떤 유저의 장난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직접 노스아크연맹의 중앙청사를 방문해 드워프 갈리가 NPC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렇다면 화이트 드래곤 안듀라스의 동태가 궁금한데요.과연 안듀라스는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갈리가 메카 드래곤을 만든다고 해도 안듀라스가 싸움을 피해 버리면 그만이다. 미루는 이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글쎄요.안듀라스의 동태에 대해서는 알려지지않고 있습니다만, 두 드래곤(?)의 데스매치는 성사될 확률이 높을듯합니다. 자존심이 강한 드래곤 종족의 특성상,자신을 처치하겠다고 떠벌리고 다니는 드워프를 가만히 내버려 둘리가 없으니까요.아마 메카 드래곤이 완성되는날 ,베르겐에서 안듀라스의 모습을 볼수 있을겁니다] '오오오!' 인터넷 방송을 시청하는 유저들 사이에서 난리가 났다. 지금까지 드래곤을 사냥한 길드도 있었고,그들의 사냥이 방영되기도했지만, 드래곤끼리(?)싸움이 벌어지는것은 처음이었다. 더욱이 한쪽은 기계로 만든 멘카드래곤이지 않는가. 유저의 참여가 없다해도 싸움 구경은 굉장히 흥미진진할것이다. 더구나 전례가 없는 결투라면 더더욱. 인터넷 방송국의 게시판과 채팅창은 실시간으로 글을 올리는 유저들로 인해 트래픽이 폭증했다. -메카 드래곤이 과연 화이트 드래곤을 잡을수 있을까요? -어림없삼!드워프의 기술이 아무리발전했다고해도 드래곤의 마법에 꺠갱23! -★☆승리의 안듀라스 ☆★★☆승리의 안듀라스 ☆★ -그래도 뻔한 결과가 나올까요? -메카 드래곤이 완성되는날 노스아크는 화이트드래곤의 분노로 멸망할거심. -맞아요.노스아크에 계신 분들은 얼른 피난짐꾸리세요. 유저들이 서로 승패를 논하는 중에도 방송은 계속되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아무 이유없이 벌어지지는 않았을텐데요.이정민 씨는 그 동기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이버 캐릭터 미루는 마치 사람처럼 생각이라도 한듯 물었다.이정민은 정말 얘기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존재가 맞나 싶었다. [글쎼요.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유저의 간섭 없이는 일어날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드림맥스에 문의해 본결과 알려줄수 없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쳇, 저번의 부사장님도 그러더니 드림맥스 직원들은 왜 그런지 모르겠군요] 불만어린 표정으로 입술을 삐죽인 미루는 마이크를잡고 계속해서 방송했다. [저희 버츄얼 에이지는 노스아크에 머물면서 메카 드래곤대 화이트 드래곤 안듀라스의 대결을 생방으로 방송해 드리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다음으로 드림맥스에서 예고한 대규모 패치에 대한 정보가 입수되었는데.....] 그 뒤로 아르페디아 온라인패치에 대한 방송이계속되었지만, 유저들의 관심은 그게 아니었다. -도대체 두 드래곤이 맞짱뜨는 날이 언제이삼? -글쎄요.저도 계속 베르겐에 잇긴 하는데 도대체 정보를얻을수가 없네요 -님들아,나중에라도 날짜가 공고되면 알려주셈. 2 화이트 드래곤 대 메카 드래곤. 유저들은 그 초유의 대결이 언제 벌어지는지 알기 위해 매번 공식 홈페이지를 클릭했다. 그러나 공식 홈페이지는 이번일해 대해서 묵묵 부답이었다. 유저들이물어도'아르페디아의 전설과 역사를 만드는것은 고객님의 몫입니다'혹은 '게임 내 퀘스트와 관련된 정보는 일일이 공개하지않습니다'라고할뿐이었다. "드림맥스도 참........이정도는 알려줘도 되지않나?" "그러게.이렇게 많은 유저들이 원하는데 싹 무시하다니" 유저들은 드림맥스를 잘근잘근 씹으면서 대결 날짜가 공개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야!대결 날짜가 떴어!" 공식 홈페이지에는 역시 아무것도 올라오지않았다. 드래곤과 메카 드래곤의 대결 날짜는 게임 속에서 발표되었다. 노스아크 연맹에서 메카 드래곤의 출격 시간을 발표하자 유저들의 호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멀어서 시간을 맞춰 못오는 유저들은 할수 없지만, 특별한일 없고,가까운곳에 있던 유저들은 대부분 베르겐으로 몰려들었다. '헉, 이거 장난이 아닌데?' 메카 드래곤이 출격하는날 중앙광장을찾은 유한은 광장을 꽉 채운 수많은 인파에 놀라 입을쩍 벌렸다. 다행이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다면 엄청 귀찮을 뻔했다. 공중 요새 때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고 달라붙는건 절대 사양이었다. '오늘은 조용히 넘어가야 할텐데' 저번처럼 사고가 터지면 큰일이다. 유한은 플레임마운트로 퀘스트를 하러가느라 몰랐지만, 그동 안 베르겐에선 기계 드래곤 추락에 대한 진상을 밝히려고 유저들이 촛불 시위를 하는등 난리도 아니었다고. 사람이 많이 몰리면 항상따라다니는 존재들이 있다. 바로 간식거리를 파는 장사치들과 사람들을 부추겨 내기 돈을 걸게 만드는 용팔이 NPC들. "자,떡 사세요!떡!" "심심풀이 땅콩이 왔어요.오징어도 있어요!" "자,누가이길까요? 메카 드래곤?아니면 화이트 드래곤 안듀라스? 거십시오!백배 천배로 뻥튀기 할수 있습니다" 사실 드래곤과 메카 드래곤이 싸우게 될지는 알수 없다. 메카 드래곤을 만든 드워프들이 일방적으로 대결을 발표했을뿐 ,북동부 산맥에 사는 안듀라스는 현재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안듀라스가 하도 기가차서 무시해 버릴수도 있는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싸움이 벌어질거라고 확신하고있었다. 그만큼 이번대결에 기대를 하고 있는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내기에 돈을 아낌없이 걸었다. 안듀라스 혹은 메카 드래곤에게. 개중에는 한번도공개된적이 없는 메카 드래곤의 상세 스펙까지 주절거리며 예측을 하는 인간들도 있었다. "야,지그" '어?리지스 아냐.너표정이 왜 그러냐?" 유한은 광장에서 리지스,송코와 만났다. 그런데 그녀와 송코의 표정이 그리 좋지않았다. "바른대로말해.니가 간곳에 대해 뭐가 있었어? 너 따라갔다가 하루종일 드워프들에게 쫓겨 다녔단 말이야!" "그게.........이번 일과 관련있는곳이야" 유한은 비밀로 하려다 적당히 대답했다. "너 설마 저번에 가져왔던 그게......." 역시 눈치 빠른 리지스였다.더 이상 숨기기 힘들다고 느낀 유한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래,메카 드래곤의 심장이 되었어" "역시!너 굉장한 퀘스트를 했던 거구나" 리지스의 얼굴이 확 밝아졋다. 진상을 알자 죽어가는 도망자의 얼굴에서 라스베가스를 찾아온 관광객의 얼굴이되었다. 이렇게 그녀가 되살아나게 된것은 돈 냄새를 맡았기 때문. '야 ,네가 보기에는 누가 이길것 같아? 안듀라스? 아님 메카드래곤?" 리지스의 물음에 유한은 골치아프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아 ,나도 모르겠거든요" "그러지 말고 나도 좀 알자.응? 돈 벌게 되면너한테도 수익을 나눠줄게" 리지스는 이번이 일확천금을 벌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마침 옆에는 메카 드래곤의 제작에 기여한 인간이 있지 않은가? 그러나 유한이 계속 귀찮다는 얼굴로 피하자 발끈했다. "야!너 정말 치사하게 그럴거야?내가 혼자 먹겠다는것도 아니고 ,같이 좀 먹자고 하는데 이렇게 비협조적으로 나올래?" "그럼 양쪽 다 걸던가!" 유한은 빽 소리를 지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그가 일어선 것과 동시에 며칠전부터 중앙 광장에 죽치고 있던 방송사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중계에 들어갔다. 각종 효과음과 함께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 방송이 흘러나왔다. [안녕하세요,여러분!여러분들의 귀여운 요정 MC미루입니다. 오늘 드디어 메카 드래곤이 완성되어 출격한다는 정보를 입수햇습니다. 중앙 광장에서 출정식을 갖는다고 하는데요.과연 화이트 드래곤 안듀라스가 이길지 아니면 메카드래곤이이길지 유저들의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번에도 미루는 이정민과 함께 진행을 하고 있었다. [이정민씨,이정민 씨는 두 존재가 싸우면 누가 이길거라고 생각합니까?] [글쎄요.아직 메카 드래곤의 스펙이 공개된적이없어서 단언할수는없지만 ,팽팽할거라고 생각합니다] '팽팽하긴 개뿔.메카 드래곤이 박살 날거다' 새로이 개조된 메카드래곤을 보지는 못했지만, 유한은 메카 드래곤이 질거라 생각했다. [아니 왜죠?] 미루의 질문에 이정민은 미리 준비한듯 막힘없이 대답했다. [아르페디아 최강의 몬스터라고 불리는 드래곤이 얼마나 강한지는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실 겁니다. 수십미터의 거구에서 나오는 물리력도 가공하지만 브레스와 용언마법은 웬만한 기사단 정도는 단번에 쓸어버릴 정도지요.하지만 드워프들도 만만치않습니다. 그들의 기술은 오버테크놀러지라 불릴정도로 뛰어난 바가 잇습니다.그런 드워프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것이 바로메카 드래곤입니다. 당연히 쉽게 패할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가요? 하지만 메카 드래곤이 잠깐 모습을 드러냈을때는 그정도로 강해 보이지 않던데요?] 한달전 중앙 광장에 불시착(?)했을때의 일을 말하는 모양이다. [그랬었죠.하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알아본 바에 의하면 메카 드래곤에 많은 개량이 있었다고 합니다. 가히 드워프 최신 최고의 기술이 집약된거죠.그리고이건비밀입니다만............] 이정민이 말꼬리를 늘이자 미루가 안달 난 표정을 지었다. [뭐죠? 새로 들어온 정보가 있으면 빨리 알려주세요] [하하하,미루양께서 그렇게 부탁하시니 제가 말씀드릴수밖에요.이번 메카 드래곤에는 드래곤 하트가 장착되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6천살이 넘는 고룡의 드래곤하트가요] "허걱!" 순간 유한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메카 드래곤에 드래곤 하트가 장착되었다는것은 갈리와 자신만 알고 있는 비밀이 아니었던가. [어디서 그런 정보를 얻게 되었죠?] [하하,그것까지 밝히는것은 무린데요.그보다 놀라운 사실 있는데 ,드래곤 하트를 가져온것이 바로 유저라고 합니다] "너,너냐? 니가 정보원이야?" 유한이 눈을 부릅뜨고 리지스를 노려보았다. "아니야!난 메카 드래곤이 만들어지는 줄도 몰랐는걸" 하긴 리지스도 좀전에 유한이 가르쳐 줘서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이 사실을 흘렸단 말인가. 메카 드래곤을 개조하는데 참여한 드워프 NPC?아님 드림맥스? 하여튼 문제는그게 아니었다. 자칫 잘못하면 여기서 그의 정체가 까발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려하던 일이현실로 나타나려 하고 있었다. [혹시 그 유저의 닉네임을 알수 잇을까요?] [그 유저의 이름은........] 3 이정민이 막 지그란 이름을 말하려고 할때였다. 갑자기광장이 시끄러워지더니 유저들 사이에서 함성이 일었다. "와아아아!" 드워프 대공방이 있는 쪽에서 커다란 수레가 들어왔다. 수레를 에워싸고 판금 갑옷을 입은 드워프 병사들이 경호를 서고 있는데,새하얀 천으로 덮어놨어도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중 저것이 무엇인지 모른자는 없었다. "메카 드래곤이다!메카 드래곤이 왔다!" 메카 드래곤의 등장에 방송도 더욱 뜨거워졌다. [오!드디어 메카 드래곤이 등장했습니다. 여러분!하얀천 아래로 보이는 실루엣으로 판단하건대 결코 실제 드래곤에 비해 작지 않은 크기입니다. !] 거대한 수레는 광장에 모인 유저들 앞에서 멈췄다. 메카 드래곤과 함께 수레에타고 있던 갈리는 구름같이 몰려온 유저들을 보고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이 자리에 모인 모든 이들이여!오늘을기억하시오!오늘이 바로 역사가 바뀌는날이오!오늘 대륙의모든 종족들이 드래곤의 압제에서 해방될것이오!" "오오오!" NPC라고 볼수 없는 박력있는 연설에 유저들은 함성을 지르고 갈채를 보냈다. 갈리의 신호에 병사들이 메카 드래곤을 덮고 있던 천을 내리자 함성이 더욱 커졌다. "우와!끝내주게 멋있는데!" "정말 드래곤보다 더 강할것 같아!" 유한은 깜짝 놀랐다. 공개된 메카 드래곤의 외형은 이전과상당히 달랐다. 푸른 비늘로 된 장갑판은 더욱 견고해 보였고,날개는 커졌으며 등과 꼬리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나 있엇다.무엇보다 두드러져 보이는것은 머리에붙은 뿔 .유니콘처럼 이마에서 길게 뻗어오른 뿔은 산이라도 일격에 갈라버릴것처럼 위풍당당했다. 갈리는 메카 드래곤의 문제점뿐만 아니라 외장과 무장에도 상당히 공을 들인듯했다. 하긴 최고의 실력을 지닌드워프들이 옆에서 거들었을테니 이 정도는당연하다고할까. "흥, 역시 피식자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군" "에?" 옆에서 들려온 조롱에 유한은 고개를돌렸다.리지스와 송코는물론,주변에 있던 다른 유저들도 마찬가지였다. 백색의 모피 코트를 두르고 금은보석으로 된 악세사리를주렁주렁걸고 있는 흰머리의 미청년.진한 붉은 빛 눈동자를 한 그의 동공은 고양이처럼 길게 세로로 찢어져 있었다. "정말 강한 존재라면 저런 긴 뿔과가시는 필요없다. 포식자에게 잇어 가장 강한 무기는 이빨과 발톱 ,그리고 영악하고 잔인한 두뇌지"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머리를 툭툭 두들겼다. 재수없을정도로 시니컬해 보였지만, 아무도 감히 대꾸하지 못했다. 그에게서 뭔가 모를 무겁고 거대한 위압감이 느껴졌기 때문. "긴뿔은 그저 먹이감의 장식에 지나지 않는다" '설마 이사람?' 유한은 이 흰머리 청년이 누군지 알것 같았다. 그가 손을 검으로 가져가는 것을 보고 청년은피식 웃었다. 그리고 그의 몸이 하늘로 둥실 떠올랐다. 갑작스런 출현에 광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쏠렸다. 방송을 진행중인미루와 버츄얼 에이지팀은 물론이고,갈리와 드워프들까지. "내면의 나약함과 열등감을드러낸 작품으로 감히 포식자를 상대하겠다고?드워프들이여,너희들 오늘 나를 제대로 웃겨 주는구나,으하하하핫!" 천지를 진동시킬정도로 광폭한 웃음. 이제 이 흰머리 청년의 정체가 무엇인지 모를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지않아도 하늘 높이 떠오른 청년은 원래 자신의 거대한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순백의 날개를 활짝 핀 거대한 존재를 본 사람들의 입에서 연방 비명과같은 탄성과 신음이 흘러나왔다. "드,드래곤!" "화이트 드래곤 안듀라스다!" 베르겐의 하늘에나타난 화이트 드래곤 안듀라스. 그는오늘까지 아무런 동정을 보이지 않았던게 아니었다. 폴리모브한 모습으로 드워프들의 동태를 살피고 있었던 것이다. "크윽 ,안듀라스 이놈!" 갈리의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구름처럼 유유히 하늘 위에 떠 있는 안듀라스는 거만하기 이를데 없었다. 마치 공격할테면 공격해 보라는듯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않았다. "네놈의 그 자만심,분명 후회하게 될것이다!" 갈리는 메카 드래곤의 가슴에 커다란 열쇠를끼웠다. 그열쇠는 바로 메카 드래곤을작동시키는 시동키였다. 그가 열쇠를 돌리자,메카 드래곤의 동력원이 활성화되면서 신체 각 부위로 에너지가 흐르기 시작했다. 위이이이잉-! 시커멓게 꺼져 있던 메카 드래곤의 눈에 번쩍 불이들어와다. 그리고 동력원에서 흘러나오는 굉음이 점점 거세지기 시작했다. "메카 드래곤이 움직인다!" "드디어 대결의 시작인가!" 유저들의 관심이 메카 드래곤쪽을 향했다. 갈리의 손에 꺠어난 메카 드래곤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축 늘어져 있던 꼬리가 치켜 들리고,사지를 움직이더니 ,강철의 날개가 퍼덕이기 시작했다. "대,대단하다!" 유저들은 입을 다물줄을 몰랏다. 메카 드래곤의움직임은 드래곤과 비슷하면서도 사뭇 달랐다.움직임은 안듀라스와 다른 중량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크어어어어어! 하늘로 고개를 치켜든 메카 드래곤이 불을투하며 고성을 올렸다.드래곤 피어만큼은 아니지만,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강력한 외침에유저들은 또 한번 환호성을 질렀다. [깨어났습니다!드디어 메카 드래곤이 깨어났습니다!] [놀랍습니다!그야말로 강철의사신과같은 모습입니다 . 아 ,안듀라스도 놀라운 눈치입니다] [날아올랏습니다. 메카 드래곤이 하늘로 떠올랐습니다!] 버츄얼 에이지의 MC미루와 이정민은 유저들만큼이나 흥분해 고함을질렀다. 이제 세기의 대결이 벌어질것이다.드워프 일족의운명이걸린 한판 결전이! "가라,메카 드래곤!가서 저 오만방자한 하얀 도마뱀녀석을 완전히 끝장 내버려라!" 기세가 오른 갈리는 안듀라스를 가리키며 메카드래곤에게 명령을내렸다. 메카 드래곤은 갈리가 가리키는 안듀라스를 바라보았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갈리를 바라보았다. 얼굴에 표정은 없었지만, 마치 나에게 뭘 시키는것이냐고 묻는듯했다. "뭘망설이는거냐,메카 드래곤!너에겐 드래곤 하트가 있다!저 허연 도마뱀에게 겁먹을 필요가 없다!" 메카 드래곤에는 드래곤 하트가 있었다. 그것도 6천살이상먹은 고룡의 드래곤 하트가. "드.래.곤 하.트? 메카 드래곤의입에서 어눌한 말이 흘러나왔다. 다시 한번 안듀라스를 올려다본 메카 드래곤은 주변을쓱 둘러보았다. 기대에 찬 유저들의 모습이 메카드래곤의 눈에 스쳐지나갔고,초조해 하는 갈리와 드워프드의 모습이 비춰졌다. "나.는..........." "뭐하는거냐,메카 드래곤!당장 날아올라라!" 갈리는당황했다. 드래곤 하트까지 탑재했는데 반응이 영 시원찮았다. 눈을 뜨자마자 안듀라스를 물리치는것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머뭇머뭇하는 폼이 영 불안했다. 설마 또 실패한것인가? 유한과갈리의 얼굴에 당혹감이 떠올랐을때,메카 드래곤의눈에서 강렬한 빛이 번득였다. "나.는 드.래.곤.지.고.하.고.위.대.한 존.재" 그리고 다음 순간,너무나도 놀라운 외침이 메카드래곤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나.를 능.멸.한 너.희.를 멸.하.겠.다!" 메카 드래곤의 외침이 광장을 쩌러렁올렸다. 한순간 침묵에 빠져 버린 광장. "뭐라는거야!" "우릴 멸하겠다고 하는데?" "뭐? 그럼 안듀라스와 안싸우는거야?" 영문을 몰라 웅성거리는 유저들의 머리위로 거센 불줄기가 쏟아져 내렸다. 푸화아아아악! 드래곤의 브레스보다는 약하지만 메카 드래곤의 화염포는 굉장한 위력을 갖고 잇었다. 수십명의 유저들이 화염포를 맞고 그 자리서 끽 소리도 못한채 녹아내렸다. "한.낱 미.물.인 주.제.에 나.의 영.면 .을 깨.우.다.니!모.두 죽.여.버.리.겠.다!" 메카 드래곤은 화가 많이 났는지 화염포를 연달아쏘았다. "으악,메카 드래곤이 미쳤다!" "모두 도망쳐라!" 광장은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월드컵 거리 응원이라도 하듯이 광장에 옹기종기 모여있던 유저들은 개미떼처럼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을 쳤다. [이,이게 어찌 된일일까요!메카 드래곤이 유저들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런 돌발 상황에서도 버츄얼 에이지 팀은자리를 뜨지않았다.그들도 공격을 받으면 데미지를 입는것은 다른 유저들과 똑같았지만, 그들은 프로였다. 아무리 예상외의 사태가벌어졌다해도 최후까지 남아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가있다. 물론 방송국 본사는 발칵 뒤집혔지만 "뭐야 이거!왜 메카 드래곤이 날뛰는거야!" "당장 드림맥스랑 연결해!" 인터넷 방송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의 입이 쩍벌어졌다. 베르겐은 지옥으로 변하고 있었다.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는 유저들,불타고 부서지는 집과상가들,그리고 재앙의 원인인 메카 드래곤. "야,지그!도대체 뭐가 잘못된거야?" "나도 몰라!나한테 묻지마!" 도주하는 유저들 속에서 공범인 유한도 섞여있었다. 그는 이런일이 일어날거라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괴짜 드워프의 망상이 제대로 될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멸을 불러올 대상이 안듀라스가 아닌 메카 드래곤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게 대체 뭐 어떻게 된건가요? -오오오,재앙은 창조주의손에서 벌어진겁니다! -지못미,노스아크. -아놔,방금 내친구 봤는데 메카 드래곤한테 밟혀 죽었삼. 방송국게시판과 채팅창에 시청자들의 글이 폭주하기 시작하고 있을쯤, 베르겐에선 또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갈리 이놈, 어디갔어!" 드워프들은 펄펄뛰며 이번일의 원흉(?)인갈리를 찾았다. 그러나갈리는 찾을수가 없었다. 잽싸게 도망쳐 버린것인지,아님 메카드래곤에게 죽었는지 보이지않았다. "지금 갈리를 찾고있을때가 아닙니다. 저 망할 기게덩어리부터 어쩌고 봐야 합니다" 여전히 메카 드래곤은 날뛰고 있었다. 그리고 하늘에선 안듀라스가 재미난 구경을 하듯이 참극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안듀라스님!제발 저희를 구해 주십시오!" "용서해주십시오!이건 저희의 본의가 아니었습니다!" 몇몇 드워프들이 안듀라스에게 애원하고 엎드려 사죄했다. 그러나 안듀라스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놈은 자신에게 대항한 드워프들을 구해줄만큼 너그러운드래곤이 아니었다. "이젠 어쩌죠?" "뭘 어쩌겠나!싸워야지!" "우리 전력만으로 되겠습니까?" "공고를 뿌려!돈을 뿌려서 용병이라도 긁어모으란 말이야!" 노스아크 연맹에서 메카 드래곤의 척살(?)을 결정한지 얼마지나지 않아,베르겐에 있는 모든 유저들의 눈앞에 퀘스트창이 떠올랐다. [노스아크의 위기 퀘스트] -안듀라스를 물리쳐야 할 메카 드래곤이 오히려 드워프와 인간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대로 두면 베르겐은 물론 노스아크가 큰 피해를 입을지모른다. 용기 있는 그대여,드워프의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보지않겠는가? *퀘스트 참가자는 [용병]칭호를 받습니다. *퀘스트 중 죽어도 아이템을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공헌도 10순위까지 푸짐한 보상이 지급됩니다. 가장 공헌이 큰 유저는 보검'기가 블레이드'를 받을수 있습니다. "기,기가 블레이드!" 퀘스트창을 심드렁하게 읽어가던 유저들은 마지막 부분에서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보검 기가 블레이드는 공격력 230에 '기가 스톰(Giga Storm)'이라는 히든 공격 스킬의 실마리가 되는 레어 아이템이다. 메카 드래곤의 난동에 정신없이 도망치며 끊임없이 게임사를 씹어대던 유저들은 주저하지않고 퀘스트 승낙 버튼을 눌렀다. "돌격 앞으로!" "망할 쇳덩이를박살내자!" 보상에눈이멀어버린 유저들은 죽음도불사한채 메카드래곤을 향해 달려갔다. 메카 드래곤과 유저들의 대결은 정말 볼만했다. 나중 이 장면을 촬영한 버츄얼 에이지 팀에의해 동영상이 올라오자 게시판은 거의마비가 될지경이었다. 높이 30미터의 거구를 향해 수백명의 유저들이 무기를 뽑아들고 돌격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그들이 힘을 합치면 메카드래곤이 아니라 진짜 드래곤도 잡을수 있을것 같았다. 그러나 메카 드래곤이 보인전투력도 굉장했다. 입으로 화염포를 쏘고 거대한 육체와 꼬리를 이용해 유저들을 짓밟고 다닌 메카드래곤은 무려 1시간반동안 난동을 부린 뒤에야 간신히 파괴되었다. 그덕분에 중앙 광장은형체를알아볼수 없을정도로 파괴되었고,의회와 중앙 청사건물도 무너졌다. 베르겐이 마치 폭격이라도 맞은것처럼 부서져 버린것이다.그런데 의외인것은 화이트드래곤 안듀라스가 드워프들을 상대로 화풀이를 하지 않고 사라졌다는것이다. "크하하핫!즐거운 구경거리를 보여준대가로 오늘 너희들의 오만과 무례는 용서하겠다" 이것이 안듀라스가 사라지기전에 남긴 말이었다. 4 일명 '베르겐의 사기극'이라 불리는 전투가 끝난뒤 드림맥스 공식홈페이지는 유저들의 항의글로 난리가 났다. 그도 그럴것이 처음 메카 드래곤의 화염포에 녹아내린 유저만 100명.그 뒤 메카 드래곤과 싸우다 죽은 유저까지 합치면 무려 300명이 넘었다. 거기다 죽었다 살아난 횟수까지 합치면 그 수는 배로 늘었다. "도대체 이게 뭡니까? 원래 이런 스토리였던 겁니까?" 고객 상담실의 양호식이 개발실 직원들을향해 언성을높이고 있었다. 이번 사건으로인해 가장 시달리는곳이 고객 상담실이었다. 지금도 계속해서 걸어오는 항의 전화로 업무를 제대로 볼수 없을지경. 양호식의 추긍에 개발실장은 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닦으며 말햇다. "정석대로 가자면 메카 드래곤이 안듀라스에 패하고,분노한 안듀라스가 드워프에게 화풀이라는걸로 끝났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분노한 안듀라스를 상대하는것이 유저의 몫. "그런데 왜 메카 드래곤이 유저들을 공격한 겁니까?" "변수가 생겼습니다. 누군가 중간에 끼어들어 다른 라인의 스토리,즉 메카 드래곤이 폭주하고 이 때문에 퀘스트가 발생해 유저가 제압하는것으로 변한 겁니다' 아르페디아 온라인은 스토리가 정해져 있지 않다. 유저들의 활약과 변수에 의해 조금씩 바뀔수 있는것이다. "대체 누가 끼어들었다는 겁니까?" "누구긴 누구겠습니까?유저지요.원래 드래곤 하트가 장착될 예정이 아니었는데,그 때문에 스토리가 바뀐겁니다" 정리를 하자면 ,유저중의 누가 이 스토리 진행 라인에 끼어들었고,방송에서도 언급된 드래곤 하트가 메카 드래곤에게 탑재되면서 폭주 사태가 일어나게 되었다는것이다. "아니 그걸 보고만 있었단 말입니까?" "저희도 드래곤 하트를그리 쉽게 구해올거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이번 사태를 야기한 유저는 정말 엄청난 녀석이었다. 개발실 직원들을 모조리 물먹일정도로. "좋습니다. 그건 그렇게 되었다고 합시다.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니까요.지금 메카 드래곤에 죽은 유저들이 경험치와 레벨을 복구해 달라고 난리도 아닙니다" 처음 메카 드래곤의 갑작스런공격에 죽은 유저들뿐만아니라 퀘스트를 수행하다 죽은 유저들까지 경험치와 레벨을 복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원래 메카 드래곤과 화트 드래곤 안듀라스가 싸운다고 했었는데 오히려 메카 드래곤이 자신들을 공격했다면서. 퀘스트가 뜨긴 했지만, 보상을 받은 10인을 제외하고 유저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미리 변수를 공지하지 못한 드림맥스에게도 약간의 책임은 있었다.그러나 이번일을이렇게 키운것은 드림맥스가 아니다. "우리가 언제 이벤트가 있다고했습니까?와서 구경하라고 했냐 이말입니다!" 여기서 잠시 쉰 개발실장은 목청을 높였다. "이 모든건 방송국 애들 때문입니다. 그치들이 대결을 보여준답시고 설치지 않았다면 ,베르겐에 유저들이 그렇게 몰릴일도 없었고,피해가 커질일도 없었습니다" "맞아,방송국에서 시청률 끌려고 설레발을친덕분이지" 중간에 끼어든것은 부사장 정경욱이었다. 개발실장은 더욱 힘을 얻은 얼굴로 말했다. "우리 아르페디아 온라인은 유저들의 자유도를 굉장히 중시하는 게임입니다. 유저들의 활약에 따라 숨낳은 스토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에 따른 결과로 비극이 벌어질수도,희극이 벌어질수도 있습니다" 아르페디아 온라인은 그런 게임이다. 결코 운영진이 유저들을 해코지하려고 이런 사태를 벌인것은아니다. "저는 오히려 잘 알지도 못한채 메카드래곤과 안듀라스의 데스매치로 몰고간 방송사에 엄중히 항희할것을 제안합니다" "쩝!뭐 그럴것까지 있나.그 양반들도 다 우리 게임을 알린다고하다 사고가 터진것인데" 괜히 방송국과 사이가 틀어지면 홍보에 지장이 생긴다. 거기다 대규모 패치를 눈앞에 두고 있지 않는가. "항의는 적절한 수준으로 하고,뒷수습은 오해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양실장이 손을 써 주면 좋겠군.그런데 이번 사건의 변수는 대체 누구였어?" 정경욱이 가장 궁금한건 그것이엇다. 변수가 벌어진 것은 알겠는데,대체 어떤 아름다운 녀석이 그런일을 저질렀단 말인가? "저희가 조사한바에 따르면 ,지그라는 대장장이 캐릭터입니다" "캐릭터 임자가 누구야?" "강유한이라고,예전에 바츠유저였던 녀석입니다" "아아!" 개발실장의 입에서 바츠란 이름이나오자 회의실 안의사람들이 모두 감탄사를 터트렸다. 요즘들어 그들이 주목하고 있는 유저가 바로 그였기 때문이다. "데보라 던전의 숨겨진 보상방을 연것도 그렇고,공중 요새 도시를 찾아낸것도 그렇고........도대체 그 녀석은 밥만 먹고 게임만 하나?" "바츠가 날아갔을때 게임을 접을줄 알았는데 ,히든 스토리들을 찾아내는걸 보니 정말 비상한 녀석 같습니다" 메카 드래곤이 발작을 일으킨것도 기본스토리에서 벗어난 히든 스토리 아닌가.드래곤 하트를 끼운다는 조건을 맞추면 발동하는. "아무래도 이 녀석을 좀더 유심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을것 같습니다" "그건 자네가 알아서 하도록 해.그런데 대규모 패치 준비는 다 되었나?" 정경욱의 물음에 개발실장의 얼굴이 하얘졌다. "그,그게 한거번에 많은것을 준비하다보니 아직..........." "도대체 무슨 소린가!이제 한달밖에 안 남앗어.그런 데도 아직 패치할 준비가 덜 되었다니?" "죄,죄송합니다' "만약 이번 패치가 늦어진다면 개발실 인원들 모두 사표쓸생각해!" 정경욱의 호통에 개발실 직원들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들이라고 해서 놀고먹기만한 것은 아니다. 워낙 아르페디아 온라인의 소스가 방대하고 변수가 많아 일의 추진이 늦어지고 있는 것뿐이다.부사장 정경욱도 그걸 모르지는않는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답답할떄마다 찾는사람이 있었다. "손석진은 여전히 연락이 없나?" 손석진. 드림맥스의 창립 맴버이자 아르페디아온라인의 실개발자다.천재 프로그래머로써 이름이 높은 그는 아르페디아 온라인을 만든뒤 다음과 같은 말을했다고한다. '앞으로 이보다 뛰어난 게임을 만들수 없을것 같다. 고로 나는은퇴한다' 한창잘나가는 시절에 회사를 뛰쳐나가 버린 그는 1년 전에 해외여행을 한다며 출국해 버렸다. '저,그게 전 개발실장님과는 아직 연락이안되고 있습니다" "허,그 친구.그 좋은 머리를 썩혀두다니........나중이라도 연락이 되면 나에게 바로알리게" 정경욱은 손석진을 잃은게 그렇게 아쉬울수가 없었다. 그가 있었다면 패치하나 제대로 못해 개발실이 절절 맬 이유도 없고,유저에 물 먹을리도 없었을 것이다. BY RAYAN 대장간을 차리다 1 '에휴 ,내 이럴줄 알았다니까!' 유한은 지금 노스아크를 벗어나기 위해 네메시스 산맥으로 가고 있는중이었다. 사고도 이런 대형 사고가 없었다. 저번 메카 드래곤이 중앙 광장에 추락한 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었다. 수많은 유저들이 메카 드래곤에 죽었고,베르겐은 완전히 쑥대밭이 되었다. 정신을 차린 드워프들이 그를 잡으러 오기 전에 어떡하든 노스아크를 벗어나야 했다. "도대체 메카 드래곤은 왜 갑자기 유저들을 공격한거야?" 유한의 뒤를 따르고 있던 리지스가 궁금하다는듯 물었다. "그건 나도 모르지.지 말대로 자신의 영면을 깨워 괘씸했을수도 있고,아니면 제작 과정에 뭔가 실수가 있었던가" "혹시 네가 잘못 건드려서 그런거 아냐?" "난 심부름만 했을 뿐이거든" 갈리에게 드래곤 하트를 건네준것이 그가 한일의 전부다. 베르겐에 메카 드래곤이 추락한 뒤로 유한이 제작 이나 개조 과정 에서 거든 일은 아무것도없다. "그나저나 너도 참 큰일이다. 분명 드워프들이가만 안있을텐데........." "그래서 도망가고있는 거잖아!" 어쩌면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갈리와함께 베르겐의 중앙 광장에서 처형을 당할지도 모른다. 죽는것은 두렵지 않다. 어차피 게임. 죽으면 다시 부활하면 되니까. 그러나 모든 유저들이 보는 앞에서 처형을 당해야 한다는 사실이 문제다. 망신살을 사는것은 물론이거니와,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이 책임지라며 벌뗴같이달려들것은 자명한 일이다. 정말이지,뒷일을 생각하면 이정민 MC가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게 천만다행이다. "그런데 넌 왜 자꾸 날 따라오는거야? 이제 볼일도 없는데 네 갈길로 가시지" 유한의 짜증에 리지스는 슬쩍 먼산을 바라봤다. "나 따라다니다 공범으로 몰려도 모른다" 유한은 더이상 리지스에 신경을 쓰고 싶지 않단듯 성큼성큼 앞장서서 걸었다. '후훗, 넌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널 따라다니면 돈이 굴러들어오거든' 리지스가 유한을 졸래졸래 따라가고 있는데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저번 플레임 마운트에 같이 간 결과 혼자 상행을 다닐떄보다 무려 수십배의 수익을 더 올렸다. 물론 그녀의 장사 수완이 뛰어나기도 햇지만,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 제대로 자라지 않는 불모지에서 그토록 많은 수익을 올릴거라고 생각 이나 해봤겠는가. 유한을 따라다니며 돈 벌수 있는기회가 많이 생길것이다. 그리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을 자신이 그녀에게는 있었다. "그런데 난 왜 같이 가야......." 두 사람의 뒤를 따라오던 송코가 우물쭈물 입을 열었다. 그는 왜 자신이이들과 함께 다녀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안았다. 리지스가 뒤를 돌아보며 방긋 웃었다. "송코 오빠,십만 골드 있어?" "아니" "그럼 말을 하덜 말아!" 그녀의 한 마디에 송코는 찌그러지고 말았다. 리지스는 송코가 10만골드를 다 갚을때까지 결코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그를 계속 데리고 다니며 마음껏 부려먹을 작정이다. 그렇게 세 사람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가까운 국경으로 향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뒤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몬스터?" 아직 네메시스 산맥에 들어서지 않았지만 언제 몬스터가 나타나도 이상할것이 없는 울창한 숲이다. 유한은 얼른 포이즌 세이버를 꺼내 들었고,리지스는 동전을 그리고 송코는 배틀 해머를 들었다. 그렇게 세사람이 전투 준비를 마쳤을때 잡풀이 갈라지면서 뭔가가 앞으로 나왔다. "얼레? 이게 뭐야?" 그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강아지 만 한 크기의 작은 동물이었다. 날개가 달려 있는 것을 보니 새 같기도 하고,통통한 몸매와 짧고 굵은 다리를 보니 드래곤을 축소시켜 놓은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검은 눈동자로 세사람을 올려다 보는 모습이 그렇게 앙증맞을수가 없다. "우와,귀엽다!" 리지스가 다가와서 손을 내밀자 녀석은 서슴없지 그녀의 품 안으로 안겨 들었다. 그러나 유한은 녀석이 전혀 예쁘지 않았다. 별다른 테이밍 작업을 하지 않았는데도 냉큼 따르는것이 수상한데다가 ,드래곤을 닮은 생김새가 맘에 들지 않았기 떄문이다. 이제 유한은 드래곤이라고 하면 신물 부터 났다. 메카 드래곤과 연결된 뒤로 뒤끝이 좋았던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래서 이젠 드래곤을 닮은것을 보기만 해도 절로 눈살이 찌푸러졌다. "야 ,버려!" "왜?" 유한의 외침에 리지스가 돌아봤다. "생긴게 재수없잖아,버리라니까!" 그의 재촉에 리지스는 녀석을 등뒤로 감추더니 혈르 내밀었다. "베~!싫다,뭐.이건 내가 주운거다" "갖고 있어 봐야 별로 도움이 될것 같지 않아" 저 작은 덩치로 싸움에 능할것 같지도 않고,그렇다고 날수 있어 정찰을 잘 할것 같지도 않다. 결국 가지고 다녀봐야 애완동물 이상의 가치는 없다고 봐야 한다. "도움이 안되던 되던 내가 결정할 거야.내가 주웠으니 내거야!그러니 댁은 그만 관심 끄셔!" 리지스의 고집에 유한은 두 손 두발을 들었다. "그래 ,삶아 먹든 ,볶아먹든 네 맘대로 해라" 유한이 포기하고 돌아서자 리지스는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 '후후후,이걸 팔면 얼마를 받을수 있을까?' 유한이 보기엔 이 작은 생명체는 별 쓸모가 없을 지모른다. 하지만 그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 여성 유저들이 귀엽고 앙증맞은 애완동물이라면 깜빡 넘어간다는 사실. 리지스는 이걸 어떻게 잘 팔아볼 생각에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2 노스아크를 떠난 유한은 아바란 왕국으로 향했다. 처음에는 바르카스 왕국으로 가려고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본끝에 아바란을 새로운 삶의 출발지로 삼았다.네메시스 산맥 남쪽 ,바르카스 왕국서쪽에 위치한 아바란 왕국은 유저들간의 공성전과 길드전이 매우 빈번하게 벌어지는 지역이다. 그렇게 된것은 아바란 왕국의 설정 때문. 유저들의 시작점인 바르카스 왕국이 관료제와 중앙 집권체제가 자리잡힌 안정된 나라인것과 달리,아바란 왕국은 군웅할거가 이뤄지고 있는 봉건 체제의 불안정한국가였다. 왕권은 약하고 ,영주들의 패권다툼이 흔하고,민란도 빈번하고 도적 떼나 몬스터의 침입도 잦았다. 그러나 이런 난세이기에 출세의 기회를 잡을수도 있는것.전공을 세울수도 있고,세력을 모아 영주가 될수도 있다. 공성전과 길드전이 빈번한 이유는 다 그때문이다. 유저가 바로 그 난세의 주인공이 될수 있는것이다. 그래서 많은 길드들이 아바란 왕국과 아바란과 비슷한 상황의 국가에 거점을 잡고 있었다. "도대체 왜 거기로 가겠다는거야? PK도 빈번한 지역인데" "맞아,질이 나쁜 유저들이꽤 많아.거기다 NPC도 머더러를 그냥 내버려 둔단 말이야" 리지스는물론 송코도 나서서 유한을 말렸다. 안전이 보장되지 못한 필드. 그렇기 떄문에 아바란 왕국에는 길드에 속한 유저가 아니면 생산직이 전무했다. 어떻게 생각하면 아바란 왕국은 플레임 마운트보다 더 극악한 곳이었다. 적어도 플레임 마운트에는 장사에 훼방놓는 세력들은 없으니까. "거기서 할일이있어서 그래" "꼭 아바란 왕국이 아니면 안되는거야?" "거기가 최적이니까.불만이면 네 갈길을가든지" 불만이 있었지만 리지스는떠나지 않았다. 이 돈줄을 두고 어디로 간단 말인가?드래곤 하트 획득 퀘스트와 같은 고급 퀘스트를 할수 있는 유저는 흔하지 않다. 아니,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아주 찰싹 들어붙어야 한다. 그래야 플레임 마운트에서의 대박을 다시 재현할수 있다. "대체 아바란 왕국에서 뭘 할거야? 퀘스트가 있는거야?" "퀘스트는 없고,대장간을 차리려고" "대장간?무기를 만들어서 유저들에게 팔려는거야?" 송코의 말에 유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것도 있지만, 수리도 해 주려고요" "과연!" 리지스는 왜 유한이 위험을 감수하려는지 알것 같았다. 전쟁터는 위험하지만 또 그만큼 돈을 벌수 있는 장소다. 특히 무기나 식량 같은 것을 팔면 돈을 쏠쏠하게 벌어들일 수 있다. '그래,지그 녀석도 이제 초보는 벗어난 대장장이니까 돈이 많이 필요할거야' 스킬의 랭크를 더 올리고 그에 맞춰 숙련치를 쌓으려면 상급의 무기들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료비에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 희귀한 광석과 재료들이 필요하기 때문. 리지스는 곧장 유한에게 철썩 들어붙었다. "무기파는건 나한테 맡기는게 어때?내가 아주 비싸게 팔아줄수 있는데" "안되겠는걸 .나하고 거래 계약이 된 길드가 있거든" "뭐?거기가 어딘데?" "골드러시 상인 연합라고 알까 모르겠다" "큭!" 어찌 모르겠는가. 최근에 한창 성장중인 상인 길드인데 말이다. 얼마전에 수정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팔아서 인첸터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기도 했다. 어디서 괜찮은 수정 광산을 접수했다는데,그 때문에 모 길드와 분쟁중이기도 하다고. 아무튼 유한이 골드러시 상인 연합과 계약이 되어 있다니,리지스는 분하기 짝이 없었다. 아르페디아의 상권을 제패하겠다는 야망을 가진 그녀에게 골드러시는 강력한 경쟁 상대였다. "만든거 몇개만 떼줘.절대 섭섭한 대가는 치르지 않을테니까,응?" "글쎄,뭐 생각해 보도록 할게" 얼마후,유한 일행은 아바란 왕국에 도착했다. 공성전과 길드전의 나라답게,그들이 도착했을때도 두길드가 변방의 영지를 두고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공격 마법이 수없이 터지고,화살이 소나기처럼 쏟아졌다. 공격 측이 기병으로 밀어붙이자,수비 측은 적절한 방진과 진형으로 맞섰다. 전투 지역 주변에 있던 유저들은 스크린샷을 찍으며 구경을 하고,또 어떤 유저들은 피가 끓어올랐는지 검을 뽑아들고 가세하러 달려갔다. 어느 한쪽에 용병으로 참전하려는듯 . "푸른 새벽 길드랑 소울리버 길드로군" 송코가 전투를 벌이고 있는 길드의 문장을 알아보았다. 공격쪽이 푸른새벽 길드였고,수비측이 소울 리버길드였다. 송코는생각보다 아르페디아 길드들에 대해 잘알고있었다. 그것은 그 또한 어느 유명한 길드에 들었기 때문. "전력이 엇비슷한 길드들이야.싸움이 쉽게 끝나지는 않을것 같군" "그 말은 한동안 길드전이 계속될거라는 말인가요?" "응,둘중에 하나가 포기하면 몰라도" 포기할리가 없다. 영지를 가지면 지배를 할수 있고,세금을 걷을수 있기 때문에 따로 생산 활동이나 사냥을 하지않더라도 수입이 들어온다. 물론 영지를 관리하는데 많은돈을 써야 하지만 투자 하는 만큼 수입이 늘어나니 영지를 포기할 길드는없었다. "어쩔거야? 여기서 대장간 차릴거야?" "미쳤냐,세금 내야 하는데" 도시나 마을에 가게나 공방을 세우면 세금을 내야핳ㄴ다. NPC가 지배하는 지역은 세금이 적절한 수준이지만 ,유저가 지배하는 영지는 그렇지 않다. 올렸다가 내렸다가 제멋대로였고,심지어 별다른 이유없이 폐점 명령을내리기도 한다. "그럼 어디에차리려고?" "따로 생각해 둔곳이 있어" 유한은 케이트 산맥으로올라갔다. 케이트 산맥은 네메시스 산맥에서 뻗어나온 한줄기로 ,아바란 왕국 동쪽에 우뚝 서 있었다. 네메시스 산맥의 한 줄기인 만큼 ,케이트 산맥의 몬스터들은 네메시스 산맥에 사는 몬스터와 동일했다 유한은 이 위험하고 한적한 곳에다 대장간을 차리려 했다. 이곳은 어느 영지에 소속되지 않은 중립 지대였기에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 거기다 길드전에 휘말릴 걱정을 안해도 된다. "거기다 여긴 좋은 광석이 많아" 공식 홈페이지에는 케이트 산맥에 철과 구리,닠레과 크롬등 여러가지 자원들이 많이 매장되어 있다고 소개되어 있었다. 다만 조사와 개발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것이 흠이라면 흠 .광산이라곤 일곱 군데에 불과했다. 그것도 큰 길드에서 나서서 개발한 것들이다. "어쩌려고? 혼자서 광맥 찾고 광산 뚫는건 어려울텐데" "큰 길드들이 파다만 광산들이 있어.생산량이 적다고 해도 나 혼자 쓰기는 충분할거야" "몬스터는?" "나한테 오우거 헌터 칭호 있다는거 잊었냐?" 덕분에 유한은 여느 생산직들보다 수월하게 케이트 산맥을 조사하고 ㄷ다닐수 있었다. 냄새를 맡고 몇몇 몬스터들이 다가왔지만,유한의 칭호를 보고 놀라서 도망가 버렸다. 그는 일단 대장간이 자리잡을 명당부터 찾았다. 명당의 조건은 몬스터의 출몰이 적고,용수를 확보하기 좋으며 근처에 철광맥이 있는곳이었다. 3일동안 돌아다닌 끝에 유한은 최적의 명당을 찾을수 있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었는데,전망도 좋을뿐더러 주변에 몬스터도 드물었고 근처에 개발하다 만 광산이 하나 있었다. "그야말로 명당인걸" "좋았어!여기다 대장간을 세우자!" 유한은 우선 고로를 만들고,통나무를 베어와서 대장간을 지었다. 벌목 스킬이 있어서 나무를 베고 모으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간단한 구조의 대장간이라 해도 만드는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기둥이라고 세워 놓으면 쓰러지기 일쑤였고,벽도 와르르 무너지곤했다. "아놔!왜 이리 안되는거야!" "기둥부터 튼튼히 박아야지.세워 둔다고 가만히 서 있지는 않아" 일을 거들어 주던 송코가 한마디했다. 유한은 그가 가르쳐 준대로 땅을 파고 기둥들을 박은다음, 벽을 올렸다. 나란히 세운 기둥 사이에 통나무를 끼워넣고 틈새에 진흙을 바르니 더 이상 벽이 무너지지 않았다. "지붕은 나무껍질을 벗겨서 겹치면 될거야" 공구가 망치와 도끼밖에 없었지만, 송코가 시키는대로 하니 그럭저럭 건물이 만들어졌다. 대장간을 완성하는 순나 효과음과 함께 안내창이 떠올랐다. -엉성한 집을 만들었습니다. 보다 튼튼한 집을 짓고 싶으면 목수에게 찾아가 의뢰를 하거나[건축 스킬]을 배우십시오 그런대로 괜찮은것 같은데 엉성한 집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잘 지은 집은 얼마나 좋은 집을 말하는것일까. "송코 형,건축 스킬을 배웠어요?" 유한은 송코에 대한 친밀감이 좍 올라갔다. 지금까진 우유부단한 한심한 형 정도로 생각했는데,이런 재주가 있을줄은 몰랐다. "아니,하지만 대학에서 건축학을 공부하고 있어" "그럼 건축 스킬 배워도 잘하겠네요" "잘해도 싫어.학교에서 공부하는것만도 얼마나 지겨운데" 송코는 말을 말라는 듯 손을 휘휘 저었다. 현실에서 할수 없는 모험과 여행을 즐기기 위해 게임을 하는거지,현실에서 하던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 하는것은 아니다. 물론 남이 안하는짓을 하는 괴짜들도 있긴 하다. "뭐 우리 교수님은 목수가 돼서 여기서도 애들 가르치고 집을 짓고 있더라구" "직업 정신이 투철하신 분이네요" "그런 셈이지.요샌 좀 이상한 소리도 하시더라.조만간에 아르페디아 온라인에건설 붐이 일거라 하던가?" 건설 붐이 인다? 현재까지 아르페디아 온라인의 건설 시장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필요하면 유저들이직접 짓거나 목수 유저나 NPC에게 부탁하는 정도였다. 가게나 공방을 하거나 창고로 쓸것이 아니면 집이 그렇게 필요하지도 않았다. "차기 패치하고 관련이 있나 보군요" 안 그래도 차기 패치가 요새 화제가 되고있었다. 드림맥스에서는 매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패치 내용들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다. 유한도저번에 골드러시 상인 연합의 발덴 지부장 딜론에게 들은바가 있다. 위락이니 레저 방면으로 많은 패치가 될거라고하던가? '그게 건설 붐이랑 무슨 상관일까?' 생각해봤지만 ,딱히 이것이라고 떠오르는건 없었다. 뭐 상관없지 않는가. 건설 붐이 일어나든 놀거리가 많아지든 말든 유한같은대장장이에게 손해만 안가면 그만이다. 오히려 생산직에 대한 인식이 바귀어 혜택을 누릴수 있을면 좋고. '해커 잡는데 도움이 되면 오죽 좋을까' 그것이 가장 큰 바람이었지만 이루어질 것 같지는 않았다. 3 대장간 건물을 지었으니 ,이제 무구를 만들 도구들과 몇 가지 장비들만 갖추면 된다. 유한은 광고도 할겸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성으로 향했다. 그곳은 남바린 영지로 ,며칠 전 유한이 아바란 왕국에 들어왔을대 길드전이 벌어졌던곳이었다. 그때 공격 측이 승리했는지 성에 꽂힌 깃발이 바뀌어 있었다. "이봐,어딜 함부로 들어가려는거야?" 유한이 성문을 통과하려고 하자 경비병 NPC가 제지했다. 유한이 의아해서 바라보자 경비병은 손을 내밀었다. "이곳을 통과하려면 통행세를내야해.십골드" "저번에는 세금이없었던것 같은데요?" "넌 아직모르는 모양이군 .우리 영지는 얼마전에 영주님이 바뀌셨어" 물론알고있다. 깃발이 푸른새벽 길드의 것으로 바뀌어 있었으니까. "새 영주님은 영지의 발전을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그래서 성을 출입하는 외지인들에게 통행세를 받기로 했다" 그렇게 말하는 경비병 NPC의 모습이 완고하기 짝이 없었다. 들어가고 싶으면 돈을내고아니면 물러나라는식. '제길 잘 먹고 잘 살아라!푸른 새벽 길드 자식들' 유한은 눈물을머금고 돈을 낼수밖에 없었다.이곳말고 다른 곳으로 가자면 도보로 하루는 족히 걸어야 했기때문이다. 성 안은 이미 영지전으로 인한 피해를 완전히 복구했는지 꽤 번화했고,유저들도 많았다.하긴 남바린 주위에는 광렙을 할만한 사냥터 2곳에 던전 1곳이 있으니 사람이 많은게 당연했다. 유한은 상점에 들어가 대장간에서 쓸 도구들을 골랐다. 점원은 그가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에 늘어놓은 물건을 보고 말했다. "죄송하지만 이 물건들은 함부로 팔수 없습니다" "왜요? 난 대장장이인데요" "면허가 있으십니까?" "면허?" "이곳에서 이런 도구들을 사시려면 먼저 이곳 남바린 유니온에서 면허를 받으셔야 합니다" 유니온은 직업 조합을 말한다. 길드와 다르게 특정 직업군의 유저들이 분류되는 집단으로 ,가입하면 면허를 받고 국가나 영지의 노역에 참여하여 돈과 경험치를 올리수 있다. 그러나 노역의 보상이 그다지 좋은편이 못 되어서 유니온에 가입하는 유저는 많지 않았다. "난 여기 살지도 않고 그냥 필요한 물건을 사려는것뿐인데요?" "그래도 생산 활동에 필요한 물건은 유니온에서 면허를 받으신 뒤에야 살수 있습니다. 영주님께서 일종의 전략 물자로 구분해 놓으셨기 떄문에 팔면 처벌을 받습니다" '뭐 이런 경우가 다 있어!' 통행세를 받는거야 그렇다고 치자. 달느 곳에서도 받는 영주들이 제법 많으니까. 하지만 영지에서 활동할 사람도 아닌데 유니온에 가입하라니.그럼 여행자라 해도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이동네 유니온에 가입해야 한다는 건가? 오픈 베타까지 합쳐 2년 넘게 게임을 해 온 유한이였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겪어 보았다. 그는 완강히 따져보았지만 단호한 점원은 같은 말만 되풀이 할뿐 ,그 어떤 설득에도 넘어오지 않았다. 결국 유한은 점원에게 물어 유니온을 찾아가 가입비 50골드를 냈다. 그렇게 번거롭게 면허를 받아온 뒤에야 필요한 물건들을 살수있었다. "모두 합쳐 삼천 육백 골드입니다" "엑? 너무 비싼데요" 도구 몇가지를 집었을뿐인데,바르카스 왕국의 거의 2배에 해당하는 돈을 달라고 한다. 유한이 펄쩍 뛰자 점원이 특소세가 붙어서 그런단다. "특소세? 지정한 물목에 붙는 세금 말입니까?" "예,일단 칼이나 갑옷 같은무구는 물론이고 망치와 곡괭이 같은 도구,그리고........." 점원의 말을 들어보니 상점에서 거래되는 거의 대부분의 물품에 특소세란 것이 붙어 있었다. 아무리 세금이 코에 붙이면 코걸이,귀에 붙이면 귀걸이라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 하지않는가? "싫으시면 그냥 가시던가요.여기서 이웃영지까지는 꽤 멀고 가는길도 험난한데 어쩌시렵니까?" 배짱을 부리는 점원의 모습에 유한은 눈물을 머금으며 돈을 지불했다. 비싸기는해도 그에게는 적지않은 돈이있었다. 당장 대장간부터 꾸리는게 우선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각 마을이나 성에는 자영업을 하는 유저들을 위해 광고게시판이 있다. 광고 게시판에 유한의 대장간을 알리는 전단지를 붙이는데도 게시판 사용료를 내라고 했다. "이런건 보통은 공짜잖아요!" "싫으시면 붙이지 않으셔도 됩니다" 광고 게시판 앞에까지 관리 NPC를 놔두고 돈을 걷다니,정말 이가 절로 갈릴 지경이었다. "아놔!푸른새벽 길드 새끼들, 나한테 장비 고치러 오기만 해봐. 아주 무구를 고물로 만들어버릴테니까" 투덜거리며 대장간으로 돌아온 유한은 마침 게임에 접속해있던 송코에게 성에서 보고 겪었던 일들을 털어놓았다. 정말 누군가에게 말하지 않고는 분이 풀리지 않을지경이었다. "그럴거야. 푸른 새벽 길드가 이번에 돈을 많이 썼을테니까" "남바린 영지를 먹느라고요?" "소울리버 길드가 그리 만만하지 않거든" 적이 만만하지 않으면 공수양편에서 많은 돈을 들여 용병을 모으기 마련 .어떻게든 이기는게 중요하기 때문에 상당한 지출을 감수하는것이다. 그렇게 이기면 손해를 만회하려 하는것이 당연지사. 그래서 길드전이나 공성전이 벌어진 직후에는 영지의 물가가 높고,별별 이상한 세금이 매겨지기도 한단다. "그런 사정은 나도 알아요.하지만 이렇게 심한 경우는 처음 본다고요" 물건을 사는데 면허를 등록하라고 하지안나,특소세를 잔뜩 매기질 않나,광고판 사용료까지 걷질 않나...... "내가 말했잖아.푸른새벽 길드가 돈을 많이 썼을거라고" "당연히 소울리버보다는 많이 썼겠죠" "네가 상상하는것 이상일걸 .푸른새벽 길드는 용병들을 상당히 비싼 사람들로 쓰거든" "상당히 비싼 사람들요? 대략 어떤?" 혹시 레드 타이거 용병대는 아닌가 했는데 ,송코의 입에서 더 놀라운 말이 튀어나왔다. "그 녀석들은 철십자 길드원들을 용병으로 쓰고 있어" "헉!" 철십자 길드. 아르페디아 온라인 1위 길드다. 길드원 수만 해도 자그마치 1만명.장악하고 있는 성과 영지만 합쳐도 작은왕국 하나 세울수 있는 세력이 바로 그들이다. 거기다 아르페디아 최강의 기사 베히모스가 있는것으로도 유명하다. "원래 푸른새벽 길드는 철십자 길드에서 갈라져 나온 분파야.철십자 길드에서 뒷배를 봐주고 있지.푸른새벽길드도 그만큼 상납을 하고 있고" 거대 길드와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서도 많은 돈이 필요할것이다. 당연히 푸른새벽길드의 영지 운영은 다른길드들보다 지독할수밖에. '제길 ,내가 바츠만 안 사라졌어도........' 당장 깃발 꽂고 사람만 모았어도 수천명은 모였을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미약하기만 한 대장장이,분해도 거대 길드를 빽으로 둔놈들과 싸울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리지스는 어디 갔어요?" 유한의 물음에 송코는 순간 움찔했다. 그리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리,리지스 말이야? 물건 파러간다고......." 버벅거리는폼을 보니 거짓말을 하는것 같다. 그런데 대장간 문이 굳게 닫혀져 있었다. 남바린으로 가기전에 분명 열어놓고 갔다. "안에 있죠? 대체 무슨 일입니까?" "그,그건.........일단 대장간에 들어가봐. 그럼 알게 될거야" 송코는 근처에 사냥이라도 가야겠다며 서둘러 사라졌다. 마치 유한이 그를 잡을까봐 두려워하는것처럼 . "뭐 때문에 그러지?" 뭔가 불안감을 느낀 유한은 당장 대장간 안으로 들어갔다. 고로도 정상이고 ,지붕과 벽도 이상이 없었다. "에이,뭐야.아무일도 없잖........" 한 바퀴 휘 돌아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던 유한의 얼굴이 와락 굳었다. 그리고, "리지스-!당장 안튀어나와? 잡히면 죽을줄 알아!" 유한의 얼굴이 야차와 같이 변했다. 목소리는 얼마나 큰지 지붕이 들썩거릴 정도였다. 방금전 ,그가 마지막으로 본것은 바닥에 정리해둔 무구들이었다. 플레임 마운트에 있을때 틈틈이 만들어 놓은것들인데,마치 쥐가 파먹은듯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셋 세기 전까지 튀어나와!하나,둘,세......" 고로 뒤에서 리지스가 냉큼 튀어나왔다.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있던 그녀는 유한의 눈을 슬슬 피했다. "이게 뭐야!대체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된거야!" "그,그게 말이지........내가 말해도 넌 아마 믿지 않을거야" "믿을테니까 말해 보시지요" 말은 공손했지만 유한의 태도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금방이라도 한대 날릴듯한 분위기. 하기야 애써 만든 무구들이 저 지경이 되었는데 아무런 반응을보이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할것이다. 저걸 다 합치면 시가로 1만골드는 족히 받을수 있다. "휴,어떻게 된 일이냐면........" 리지스가 할수 없다는 얼굴로 설명을 하려고 할떄였다. 대장간 한구석에서 소리가 났다. 오도독!오도독! 유한은 뭔가 아주 맛있게 씹어먹는 소리가 들리는곳으로 고개를 휙 돌렸다. 거기엔 노스아크를 탈출할때 리지스가 주웠던 예의 생물이 있었다. 드래곤을 닮은 녀석은 지금 단검 하나를 아주 맛있게 드시는 중이었다. "뭐,뭐야,저놈!왜 쇠를 먹어?" "나도 모르겠어.대장간에 드렁가서 한참 안나온다 싶어서 가봤더니 저렇게........아무튼 미안해.난 몰랐어.정말 몰랐단 말이야" "미친!이게 몰랐다고 해서 될 일이야?" 생물 주제에 무기질을 ,그것도 쇠를 갉아먹다니! 판타지를 기반으로 한 MMORPG라 별 괴상한 몬스터 가 있다는것은 인정한다. 아르페디아 온라인에는 공식 홈페이지에도 일일이 소개하지 못할정도로 많은 생물들이 있었다. 그런 생물을 발견하고 연구하는것도 유저의 즐거음. 그러나 유한은 전혀 즐겁지 않았다. 자신의 땀방울이 깃든 무구가한낱 미물의 한끼 식사다 되어 버리다니! "이 자식!죽여 버리겠다!" "안돼!제발 '포포'를 용서해줘" 유한이 포이즌 세이버로 예의 생물 ,리지스가 포포라고 이름 붙인 녀석을 찌르려고 했다. 그러나 리지스가 붙들고 말리는 덕분에 칼끝은 포포의 코앞만 휘저었다. "삐이?" 포포는 영문을 모르겠다는듯 고개를갸웃했다. 녀석은 유한이 어떤 심정으로 칼을 들이밀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먹고 있던 단검을 내려놓고 포이즌 세이버를 갉아먹기 시작했다. "먹지마!" 유한의 벼락같은 고함소리에 놀란 포포는 후다닥 뒤로 물러섰다. "저 닭둘기 새끼,당장 갖다 버려!" "싫어,포포는 내 거란 말이야!" "네 게 지금 사고를 쳤단 말이야 .이거 어떻게 배상할거야? 어떻게 배상할거냐고?" 유한의 윽박질에 참다못한 리지스는 도리어 언성을 높였다. "몸으로 떄우면 되잖아,몸으로!앞으로 네가 만든 무구는 내가 공짜로 팔아줄테니까 포포를 미워하지마!" 리지스는 얼굴이 벌게져 휑하니 밖으로 나가버렸다. '아이구 ,두야!왜 저런 혹들이나한테 달라붙어서는..............' 유한은 손으로 머리를 짚었다.왠지 앞으로 저 불가사의,아니 불가사리 같은 닭둘기 때문에 많이 피곤해질것같았다. 4 "너 아바란에 대장간 차렸다며?" 대한 극기도 도장. 몸을 풀고 있는 유한에게 곽대발이 다가가 물었다. "그런데 왜 하필 그곳이냐? 자칫하다가는 아이템 다 털릴지도 모르는데..........." PK도 잦은 동네인데다가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움이 벌어지는 지역이다. 질 나쁜 놈들도 많고,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유저들도 적지 않다. "후후,걱정 마세요.나름 대비는 해 놓았으니까 .그보다 제 대장간에 한번 놀러 오세요.사범님한테는 싸게 수리해 드릴테니까" "싸게 해준다고? 감히 돈을 받겠다 이말이렷다?" "훗,제 사전에 공짜란............" "있겠지?" 피식 웃으며 거부하려던 유한의 입이 조개처럼 다물렸다. 돌주먹을 불끈 내민 곽대발의 모습에 딴 말을 할수 없었던 것이다. "이봐들 ,유한이가 대장간을 차렸는데 우린 다 공짜로 고쳐 준다네" "와아!수리비 굳혔네요" 레드 타이거 용병대 맴버들은 기뻐했다. 수리비도 수리비지만 ,NPC를 제외하고는 수리 성공률이 높은 대장장이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으윽!이 망할 아저씨들이!' 곽대발이 일을 더 버려 놓았지만 유한은 따지지 않기로 했다. 돈을 못 받더라도 수련 경험치를 생각하면 많은 유저들로부터 수리 의뢰를 받아야 한다. 더구나 레드 타이거 용벼대같이 유명한 이들이 게임 내에서 선정만 잘해준다면 고렙들도 유한을찾게된다. '그래,까짓것광고비라 생각하지뭐' 그렇게 좋게 생각하기로 한 유한의 눈에 띈이가 있었다.공중 요새의 발견자 중 한명인 로키,바로 표재훈이었다. "안녕하세요.재훈형" "유한이냐?" 막 도장문을 열고 들어왔던 재훈은 고개를 한번 끄덕하고 지나갔다. 왠만해선 표정 변화가 없는 그에게 있어 그것이 반갑다는 뜻이었다. "캐릭터는 잘 키우고 있냐?" "뭐,그럭저럭요.근데 형은 공중 요새에서 받은 퀘스트 잘돼 가요?" 유한의 물음에 재훈은 무겁게 고개를저었다. "게속 단서만 쫓고 있을 뿐이다" 자세한건 모르지만 데보라를 찾는게 쉽지 않은 모양이다. 하긴 데보라를 찾는게 쉬웠으면 벌써 찾고도 남았을것이다. 유한은 매일 재훈에게 퀘스트 진행 과정을 물어보곤했다. 데보라가 남긴 블랙 아이언의 미완성 설계도 떄문에.설계도를 완성시키기 위해선 데보라의 행방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채린이는 잘 하고 있대요?" 유한은 요새 정신없이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미처 연락을 하지못했다. 그녀도 뭐가 바쁜지 전화가 없었고. "채린이 쪽도 퀘스트가 쉽지 않은거 같더라" 일단 엘프의 숲에 들어가는데는 성공했지만 ,엘프들에게서 바람의 날개에 대한 정보를 얻는게 쉽지가 않은 상황이라고. "하긴 그걸 쉽게 구할수 있으면 이바니우스 3세가 부탁하지도 않았겠죠" "그렇겠지" 어떻게 보면 유한이 받은 퀘스트가 제일 쉽다 할수 있다. 정밀 조립 스킬의 랭크를 높여 필요한 부품을 생산하면 되니까. 잠시후,몸을 다푼 유한은 보호구를 착용하며 물었다. "형 ,오늘 스파링 상대로 저는 어때요? 물론 과격한 타격은 없기로 하고' "훗 ,이 녀석 감히 프로에게 덤비겠다고?" 유한이 도장에 나온것은 한 달하고 조금 지났을뿐이다. 이제 품세나 기본동작 같은 것을 배우고 잇는 상황인것이다. 정말 재훈이 마음먹기만 하면 '스쳐도 사망'이란게 어떤건지 보여줄수가 있다. '나중에 오라고 하고 싶지만...........' 재훈은 눈앞의'풋내기'에 흥미가 갔다. 게임에서 보여줬던 그 상식을 깨는 플레이 때문이 아니다. 유한은 상당히 습득이 빨랐다.아직 노란 띠에 불과하고 폼도 제대로안나왔지만 격투 센스는 수준급이었다. 곽대발 사범님이 저번에 자세 보는 법을 가르쳤다는데,그걸 제대로 이해했는지 몸놀림도 상당히 재빨라졌다.회피와 방어도 꽤 능숙하게 해냈다. '타격력만 갖추면 괜찮은 투사가되겠어' 유한이 또래의 수련생들과 겨룬느 것을 보고 재훈이 내린 결론이었다. "좋아,한수 가르쳐 주도록 하지" "하핫, 고맙습니다. 형님" 재훈은 유한이 기특해서 받아준것이 아니다. 녀석의 잠재력이 어느정도까지인가 알아보고 싶기도 하지만, 한번 따끔한 맛을 보여 주겠다는 게 더 큰 이유다. 지금 좀 한다고 자만하면 더 높은 단계로 나갈수 없다. 자신이 왅전히 마스터했다고 믿은 기술도 한번 산산이 깨져봐야 문제점을 찾고 보완해 갈수 있다. 그것은 실력이 고만고만한 상대와 싸워선 알수없는일 . 그래서 재훈은 한수 가르침을 주기로 한것이다. "맞고 엉엉 울기 없기다" "형도 후배에게 추한 모습 보이기 없기요" 두 사람이 링 위에 올라가자 체육관 곳곳에 흩어져 수련하고 있던 관원들이 얼굴 가득 흥미로운 표정을 한채 한곳으로 모여들었다. 사범인 곽대발 역시 구경하기 위해 링 가까이왔다. 겉으론 유한을 대견하다는듯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의 속 마음은 겉 표정과 완전히 달랐다. '재훈아,찍 소리 못하게 패 줘라' 곽대발은 진심으로 유한의 성장을 바라고 있었다. 그는 보리와 사람은 밟는 만큼 쑥쑥 자란다는 학설의 신봉자였다. 해병대에서 그 스스로가 그렇게 자랐고,또 그렇게 가르쳤음으로 BY RAYAN 금의환향 1 깡!깡!깡! 계곡에 망치 소리가 쉼 없이 울려 퍼졌다. 불속에서 벌겋게 달구어진 쇠는 망치질에 한 자루의 검으로 모양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흠 ,이 정도면 됐군" 단조한 검신을 쓱 살펴보던 유한은 미리 만들어둔 가드와 손잡이를 조립해 한 자루의 세이버로 완성시켰다. "이제 검은 다 만든건가?" 유한은 완성시킨 세이버들을 세어 보았다. 전사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고품질의 강철 검들이 빨랫줄에 거린채 흔들거렸다. 검뿐만이 아니라 완성도니 무구들은 이렇게 전부 천장에 드리운 줄이나 벽걸이에 걸려 있었다. 이렇게 주렁주렁 걸어놓은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삐이!삐이!" 포포가 제자리에서 폴짝 뛰어올랐다. 빨랫줄에 걸린 세이버를 잡기 위해 또다시 뛰어오르던 녀석은 유한의 발길질에 차여 대장간 밖으로 날아갔다. "삐이익!" "하여간 이놈 닭둘기 쉐이는 틈만 나면!" 무기들을 줄에 걸어놓은 이유는 포포 때문이었다. 바닥에 두면 죄다 갉아 먹어 버린다. 어찌 된 놈이 사료보다는 쇠를 더 잘 먹었다. 그것도 철광석으로 주면 안 먹고 꼭 제련한 쇳덩이나 무구들을 먹었다. "삐이!ㅣ삐이!삐이!" 언제 들어왔는지 포포가 유한을 향해 항의했다. 마치 왜 찼냐는 듯. "알았어,시끄러워!" 고운정은 없지만 미운정은 있었다. 유한은철괴하나를 포포에게 던져주었다. 재료가 좀 남은데다 기존의 방법으로 생산했던 철고들은 쓸일이 없을테니 남겨둘 필요가 없었다. "검은 이정도면 됐고,남은걸로 정밀 조립 스킬을 올려볼까?" 정밀 조립 스킬을올리기 위해선 정밀 부품들을 생산해야 했다. 유한은 탁상시계를 만들기로 하고 탁상시계 부품들을 만들었다. 쇠를 납작하게 두들겨 태엽으로 쓸 철판을 만들고,톱니 바퀴와 철사등을 제작했다. 톡!톡톡톡! 강철 끝과 장도리를 가지고 철판을 자르는 유한의 눈에 잔뜩 힘을 들어가있었다. 정밀 부품을 만드는일은 강한 집중력이 필요로 했다. 잘못 만든 부품 하나로 기계가 작동되지 않을떄가 있고,한번의 실수 때문에 분해해서 새로 조립해야 하는상황도 자주 발생했다. '도대체 이 스킬 고수들은 어떤 인간들일까' 유한은 정밀 조립 스킬 1랭크의 유저가 올린 동영상을 본적이 있었다. 100원짜리 동전보다 작은 크기의 손목시계를 만드는데,정말 혀를 두를 정도로 손놀림이 빨랐다. 속도보다 더 놀라운것은 집중력과 정확도,훅 불면 날아갈 정도로 작고 가벼운 수십개의 부품들을 한치의 오차와 실수없이 제자리에 끼워넣었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나도 얼른 실력을 더 높여야 하는데' 그렇게 고수를 닮고 싶은 심정으로 탁상시계를 완성했다. -그런데로 쓸만한 탁상시계를 만들었습니다. 스킬 경험치 100을 얻었습니다. 효과음과 함께 정밀 조립 스킬 경험치가 올랐다는 문구가 떠올랐다. "앗싸!조금만 더 하면 조립 스킬 7랭크다" 그렇게 되면 공중 요새에서 받은 퀘스트를 수행할수 있게 된다. 무구도제작했고,정밀 제품도 생산했고. 자금으로 쓸만한 상품을 충분히 만들었으니 ,이제 여행 준비를 하고 떠나면 된다. "어디로 가려는건데?" 유한이 일을 중단하고 여행 준비를 하자,리지스가 다가와서 물었다. 또 어디 노다지가 될만한 필드로 가나 싶었는데,그것은 아니었다. "바르카스 왕국으로 갈거야" "그 초보의 나라에는 뭣하러?" "가서할일이 좀 있어.구해와야 할것도잇고" 처음 유한은 혼자서 대장간 하나를 충분히 돌릴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광을 캐고 제련에 무구생산까지 혼자 하려다 보니 시간이 너무 걸렸다. 지금이야 별로 찾아오는 손님이 없고,제련해 놓은 철괴도 충분해서 힘들지 않지만 조만간 몸이 하나인게 원망스러울때가 닥칠것이다. 유한은 가방에 무구와 제품들을 쓸어 넣었다. 필요한 물품을 사고 또 필요한 인원들을 뽑자면 돈이 많이 필요할 것이다. 포포가 몰래 가방 속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금방 잡혀서 밖으로 던져졌다. "자,어디 오랜만에 상태창이나 볼까?" 유한은 문득 자신의 스탯이 궁금해졌다. 한동안 정신없이 달려왔기에 얼마나 성장했는데 확인할 겨를 이 없었던 것이다.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고 보는게 정확할 것이다. [상태창] 이름 : 지그(오우거 헌터,드워프의 조수,리저드의 친구) 직업 : 대장장이 레벨 : 85 체력(HP) : 570/570 스테미나 : 380/380 마나(MP) : 37/37 힘 : 82 민첩성 : 63+10(바람의 부츠) 인내심 : 67 지식 : 43 행운 : 57 솜씨 : 110 명성 : 3600 공격력 : 90+102(포이슨 세이버+와이어 건틀렛) 방어력 : 65+95(바람의 부츠+장인의 코트+와이어 건틀렛+동지의 목걸이) 경험치 : 3500/6000 돈 : 67,800골드 [습득 스킬] 장작 패기 스킬 5랭크 벌목 스킬 7랭크 채굴 스킬 5랭크 채석 스킬 7랭크 제련 스킬 5랭크 생산 스킬 5랭크 합금 스킬 7랭크 정밀 조립 스킬 8랭크 수리 스킬 5랭크 수리 성공률 60% [히든 스킬] 그레인 스킬 5랭크 암 브레이크 스킬 6랭크 '에게,이게 뭐야?' 스킬 랭크 수치가 예전에 비해 그리 높아진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새로 배운 스킬도 있고,랭크가 높아질수록 수련치가 배로 많아지는걸 감안하면 절대 성장이 느린것은 아니다. 현재 유한이 올려놓은 스탯 수치를 보면 확실히 그랬다. 예전의 눈물나던 초보시절을 생각하면 정말 괄목할만한 성장이었다. 거기다 돈도 제법 벌었고,남들에게 없는 레어 아이템도 몇손에 들어왔다. 거기다 이젠 어엿한 개인 사업체까지 가졌으니,'사장'소리를 들어도 되었다. "두고봐,바르카스에 다녀오고 나서 난 지금보다 훨씬 더 성장할테니까" "돈도 더 많이 벌겠지?" "물론 .그런면에선 넌 참 운이 좋아" "운이 좋은건 너지.나 같은 천재적인 상인을 만낫으니까" 여행준비를 끝낸 유한은 곧바로 바르카스로 떠났다. 역시 이번에도 리지스가 찰떡같이 길동무로 들어붙었고,포포도 뒤뚱거리며 그녀의 뒤를 따랐다. "잘 갔다와.대장간은 내가 잘 봐 줄게" "부탁해요 ,송코형" 유한은 송코의 배웅을 받으며 동쪽으로 발걸음을옮겼다. 단순한 금의환향이 아닌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여행이라 생각하니 그의 가슴은 처음 모험을 떠나는 초보처럼 두근거렸다. 2 오랜만에 찾은 바르카스 왕국. 예전과 달라진 거라고는 늘어난 사람들뿐이었다. 아르페디아 온라인 유저가 1200만을 돌파했다고 하더니 발에차이는것이 죄다 초보들이다. 얼마전 메카 드래곤 사태때문에 '운영에 정신줄을 놓았다'는 악평을 받기도 했지만, 그래도 최고의 게임으로 인기를 누리는 데는 별 문제가 없었다. 유저의 자유도를 최대한 보장하는 시스템과 여러가지 돌발적인 상황.무궁무진한 모험거리들은 사람들에게 호기심과 흥미를 끊임없이 유발했다. 불평과 비난이 끊임없음에도,결국 결론은 '이만한 게임없다'라는 말로 끝나 버리곤 했다. 거기다 얼마후엔 대규모 패치까지 한다고 하지 않는가. '드림 맥스,돈 많이 벌겠군' 유한은 광장에서 수많은 초보들을 구경하다가 어디론가 성큼성큼걸어갔다. 리지스와 포포는 그를 놓칠새라 철썩 달라붙었다. "어디로 가는거야?" "내 옛날 직장" 유한이 찾은곳은 바로 야장 파부치의 대장간이었다. "안녕하세요.영감님" "오!지그가 아니냐? 노스아크에 갔다는 이야기를들었는데 여기는 어쩐 일이냐?" 변함없이휘하의 대장장이들을 갈구던 파부치가 유한을 발견하고 반색했다. "하하하,마침 발덴에 볼일이 있어 온김에 잠깐 들렀어요" "잊지 않고 날 찾아주니 고맙구나" 사실 유한이 파부치 영감을 찾는데에는 나름 이유가 잇었다. 파부치 영감의 안색을 살핀 그는 슬쩍 본론을 꺼냈다. "영감님 사실은 제가 대장간을 하나 열었거든요" "그래서?" "생각보다 일손이 많이 필요하더군요.그래서 말인데 일꾼 좀 빌려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지금은 혼자서 어떻게 되지만, 앞으로는 많은 사람이 필요하게 될테니까.공방을 운영하는 대장장이 유저들이 지인들과 동업을 하거나 NPC를 고용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흠 ,몇명이나필요하느냐?" "솜씨 좋은 이들로 해서 다섯명요" 사실 두세명만 해도 충분한것 같앗지만, 나주을 생각해서 더 많이 달라고 했다. 대장장이 직업을 가지고 있는 유저들을 고용해도 되지만, 그들은 어차피 오래있을 인간들이 아니다. 급료도 많이 줘야 하고 부리기도 까다롭다. 그래서 NPC대장장이들을 노리고 이곳에 온것이다. 친분 있는 전문가에게 부탁하는것이 인력을 구하는데 쉽다고 들었기에. "허,다섯명이나 말이냐?" "힘듭니까?" "어렵지.숙련공을 구하는건 쉬운일이아니니까" 그렇게말한 파부치는 대장간안을 가리켰다. 유한이 땀을 흘리던 자리는 이제 다른 초보유저들이 차지한채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너도이곳에서 배웠으니 잘 알게다.쓸만한 대장장이 한명 나오기가 얼마나 힘든것인지" '그건 댁이 너무깐깐해서 그렇잖수' 초보 시절을 생각하면 정말 몸서리가 처질 정도였다. 끝도업을것 같던 풀무질 ,파부치의 끈임없는 비아냥과 잔소리. 하지만 덕분에 남들보다 생산에 더 신경을 쓰게되었고,금속의 결을 살펴볼수 있게 되었다. 그러고 그것은 그레인 스킬과 암 브레이크라는 히든 스킬을 배우는 기반이되었다. "할아버지,그러지 마시고 사람 좀 주세요.사례는 톡톡히 할테니까요" 협상이 잘 되지 않자 옆에서 구경하던 리지스가나섰다. 유한은 슬그머니 대장간으로 향하는 포포의 꼬리를 잡았다.리지스가 로비에 나서는 이때 이놈이 산통을 다 꺠버려선 곤란하니까. "아가씬?" "지그 친구 리지스라고 해요.귀엽게 봐주세요" 협상을 위해서라면 NPC에게 아부도 서슴없이 하는 그녀였다. "허허허,꽤 예쁜 아가씰 사귀었구먼" "그렇죠,그렇죠?" 잠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리지스가 다시 한번 요청했다. 하지만 파부치 영감은 난색을 표했다. "이건 돈이 문제가 아니야.아가씨.천금을 주어도 좋은 기술자를 구하기 어렵단 말이야" "그럼 기술로는 어떻게 안되겠습니까?" 리지스가 나서도 안되자 유한은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기술이라니?" "드워프의 기술입니다 .인간들은모르는거죠" 유한이 그렇게 말하자 리지스의 눈이 동그래졌다. 지금까지 유한이 드워프의 기술에 대해서 말한적도 없고,따로 보여준것도 없었기 떄문이다. 파부치의 놀라움은 리지스보다 더 컸다. 절대 인간에게 기술을 공개하거나 전수하지 않는게 드워프들이다. 그런데 유한이 드워프들의 기술을 알고있다? "자세히 말해봐라" "사실 ,제가 노스아크에 갔을때 한 드워프를 포악한 예티에게서 구해주고 그의 조수가 되었는데......." 유한은 사실을 왜곡해서 초열탄 제조 비법을 알게된 과정을 이야기해주었다. 거의 소설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약발은 제대로 먹혔다. "오오!초열탄이라!역청탄을 그렇게 사용했던 것이었군!" 이야기를 다 들은 파부치는 감탄사를 터트렸다. 노스아크에서 오랫동안 머슴살이를 하면서도 알아내지 못한 것이 역청탄에 대한 비법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유한이 알아온것이다. "네가 결국 역청탄의 비밀을 알아냈구나" "하하하,고생 좀했지요" 유한은 능청스럽게 웃었다. 파부치 영감이 오랫동안 연구했던 것이 무엇인가.바로 역청탄의 비밀을 푸는것이다.그 비밀을 유한이 가르쳐 준다고 하니 그의 태도가 완전히 역전됐다. "다,다섯명 .아니 ,열명은 빌려 주도록 하지.아예 네가 직접 뽑아가.그러니 제발 나에게 그 비법 좀알려 다오" 파부치 영감의 몸이 단듯하자 유한은 빙그레 웃었다.더 튕기려다가 그의 간절한 눈빛을 보고 그만두었다. "좋습니다. 가르쳐 드리지요.대신 조건이 있습니다 " "조건이라니?" "초열탄 제조 비법을 절대 다른이에게 가르쳐 줘서는 안된다는겁니다. 지킬수 있겠습니까?" 유한은 행여 초열탄 제조비법이 유저들에게 흘러들어갈까 걱정이 되었다. 앞으로 자신의 가장 강력한 사업수완이 될 기술인데 노출되어선 곤란하지 않는가. "걱정마라.내 무덤에 들어갈때까지 비밀을 지킬것이니" 파부치 영감은 걱정 말라며 자신의 가슴을 쾅쾅쳤다. "그런데 숙련공 찾기가 어렵다며 열명이나 때 줘도 되는거에요?" 자신의 로비가 통하지 않은것이 불만이었던 리지스가 슬그머니 딴지를 걸고 나섰다 "하하핫,지그가 가르쳐 준 비법은제련에 큰 도움이 될거야 .인력을 아낄수 있으니 사람이 모자라는 부담은 그만큼 덜어지는거지" "그래도............." "괜찮아.사람이 모자라면 또 키우면 되지" 기술 하나에 사람이 아니 NPC가 이렇게 바뀔수도 있다니. 돈을 번것은 아니지만 리지스는 좋은 것을 배운셈이다. 천금보다 귀중한 기술이 있고,그 역시 협상이나 거래에 이용할수 있다는것. '지그 녀석.대체 어떤 기술을 손에 넣은거야?' 유한은 파부치에게 초열탄 제작법을 적은 종이를 건네주었다. 남이 볼세라 조심스럽게 제작법을 정독한 파부치는 연방 웃음을 터트리며 유한의 어꺠를 다독였다. "대단하구나!이것으로 드워프들의 수준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간 셈이야" "다 외우셨으면 폐기를 ............." "알았다. 걱정마라" 파부치는 제작법이 적힌 종이를 좍좍 째더니 화로에 집어던졌다.대체 뭔가 싶어 바라보는 초보 대장장이 유저들에게 벼락같이 호통이 떨어졌다. "이놈들아,뭘 하고 있어!얼른 일 안해?" 유한은 파부치 영감에게 초열탄 제조 비법을 가르쳐 준뒤,대장간에서 가장 유능한 대장장이들로 10명을 뽑았다. 모두 NPC들이었으며 유저는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 유한은 그들에게 자신의 대장간 위치를 알려주고는 먼저 출발하도록 했다. 파부치의 대장간에서 나온 유한이 다음으로 들린곳은 골드러시 지부였다. 지부의 간판을 보는순간 리지스의 눈썹이 찌푸려졌지만 ,유한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어이쿠,이게 누구십니까?지그 님 아니십니까?" 마침 딜론은 그곳에 있었다. "노스아크에 있는줄 알았는데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하하,일이 좀 있어서요" "그래요? 일단 안으로" 반갑게 윻나을 맞아들이던 딜론은 유한의 뒤에 서 있는 리지스와 눈을 마주쳤다. 카트에 짐을 잔뜩 싣고 있는것을 보니 행상인 모양.그러나 직업보다 신경 쓰이는것은 그녀의 당돌한 눈빛이었다. "아가씨는?" "지그의 동행인 리지스에요.앞으로 아르페디아의 상권을 손에 넣을몸이니 기억해 두세요" "하하하" 리지스가 으스대며 한말에 딜론은 짧게 웃었다. 정말 그렇게 할수 있겠느냐는 듯한 조소였지만 리지스는 아랑곳하지않고 계속 말했다. "그땐 아저씨도 내 밑에서 일하게 될지 몰라요" "후후,미래의 사장님이란 말입니까,과연리지스양이 사장이 될지,아니면 캐릭터가 사장(死藏)될지 기대해 보도로 하지요" "베~!나중에 내 밑에서 명퇴나 안 당하도록 조심하라고요" 리지스는 끝까지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 딜론은 그런 리지스도 정중히 안으로 맞아들었다. 꽤 당돌한 녀석이지만 ,지그의 동행이니 무시할수는 없다. 지부 안의 응접실로 두 사람을 안내한 딜론은 본격적인 주제로 이야기를옮겼다. "절 찾아오신 데는 이유가 있겠지요?" "실은 제가 지금 아바론 왕국에 대장간을 하나 차렸는데 ,거기서 사용할 물품도 있고,또 생산한 물건들을 처분할곳도 필요해서 이렇게 찾아왓습니다" 즉 그의말은 골드러시 상단과 거래를 확대하고 싶다는의미였다. "하하하!지그 님이시라면 우리 길드의 준회원이자 우수 고객이니 언제든 환영이지요.그래 무엇이 필요하십니까? 그리고 물건은 얼마 정도를 넘겨주실수 있습니까?" 이미 수정 광산으로 인해 두사람간의 신뢰는 굳건한 편이었다. 그리고 서로를 잘 아니 바가지를 쓰지 않아도 되었다. 아바란 왕국에도 상인 길드가 있으나 ,유한이 이곳에 직접 찾아온 이유가 있었다. "역청탄이라고 하시죠?" "당연히 알지요.철을 제련하는데 필요한 광물이 아닙니까?" 노스아크에 수출하는 물목주에 역청탄이 있었다. 무역로가 열리자 드워프 NPC들이 가장 먼저 요구한 상품 중 하나였고,매번 많은 양을 사가고 있었다. "한달에 한번 제 대장간으로 역청탄 열자루와 숯 천개를 보내주십시오.그리고 무구는 생산해 봐야 알겠지만, 한달에 C급으로 이백개,D급으로 오백개는 공급할수 있을겁니다" 물론 유한 혼자라면 절대 불가능한 수치다. 하지만파부치 영감의 대장간에서 10명이나 고용했으니 이 정도는 충분히 가능할터. "오오오!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딜론은 유한의 무구들이 같은 등급에서 최상의 품질을지니고 있는것을 알고 있었다 .아직 레벨과 스킬의 랭크가 낮아 B급의 무구를 만드는것은 힘들지만, 그 대신 C급과 D급내에서는 만들었다 하면 준레어 급이다. 무기란 무조건 급수가 높은것이 좋은것은 아니다. 아르페디아 온라인에는 수많은 유저들이 잇는만큼 수요도 폭넓게 존재한다. 이제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는 초보들은 능력의 제한떄문에 C급 이상은 줘도 사용못한다. 그들에게 있어 필요한 무기는 자신이 다룰줄 아는 D급,그중에서도 가장 품질이 좋은것이면 금상첨화다. 그렇기에 유한이 생산하는 D급과 C급 무기는 상당히 고가에 팔리고 있었다. '후후후,내가 사람 하나는 정확히 봤단 말이야' 지그의 능력이 올라갈수록 그가만드는 무구의 성능이 더 좋아질것이고 더 비싸게 팔리게 되리라. 딜론은 그렇게 확신햇다. 드워프 NPC들처럼 역청탄을 요구하는것을보면 ,드워프의 기술을 익힌 것이 확실했다. 더구나 그는 드워프의 조수 칭호를 갖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역청탄 매입은어디서하십니까?" 유한이 물었다. '"멀지 않은곳입니다. 랑켈산에 있는 광산 마을이지요" "그래요? 잘됐네요.지그가 필요하다고 하면 싸게 팔겁니다. 제가 그 마을에서 꽤 유명인이거든요" "호 ,그렇습니까?" 딜론이 다른 곳에서 거래하면 랑켈산의 광산 마을을 추천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미 알고 있다니 따로 위치를 가르쳐 줄 수고는 덜었다. "그럼 ,다음에는 제 대장간에서뵙겠습니다 " 볼일을 모두 마친 유한은 골드러시 지부를 나왔다. 모든 볼일을 마쳤으니 이제 돌아갈 일만 남았다. 3 "지그야 ,다음엔 어디로 갈거야?" "대장간으로 돌아갈거다" 유한이 당연하다는듯 말하자 리지스가 발걸음을 뚝 멈췄다. 아주 불만스런 표정을 하고서. "야!아무리 비즈니스 떄문에 왔다지만 그냥 가는건 너무 무미건조하다는 생각 안들어?" "그럼 물이라도 적셔서 가리?" "어휴인간아.내 말은 그게 아니잖아" 포포도 리지스의 말이 맞다는듯 옆에서 연방 삐익 거리고 있었다. "그럼 어쩌자고?" "기왕 발덴까지 왔는데 뭐라도 좀 먹고가자,응?" 한동안 리지스는 제대로 된 음식을 먹어보지 못했다. 유한의 대장간이 워낙에 궁벽한 곳에 있는데다가 그동안 노스아크니,플레임 마운트니 맛없는 (?)동네만 돌아다녔다. "봐,포포도 배가 고프다잖아" 좀 전부터 삐이,삐이 울던 포포는 리지스의 말에 연방 고개를 끄덕였다. 녀석은 파부치의 대장간에서 유한에게 잡혀 쇳조각 하나 주워 먹지 못했다. 그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유한의 반응은 차가웠다. "음식은 뭐하러 먹어.실제로 배가 부른것도 아닌데" "그래도 입은 즐겁잖아!거기다 살이 안 찌는 장점도 있다고!" 가상현실에서의 미각은 현실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다. 많은 기술적인 개량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식가들은 '가상현실에서의 음식맛은 내 망상보다도 형편없다'며 비판하곤 했다. 물론 프로들의 평이 그렇다는 것이고,일반인들로서는 즐길만했다.값이 저렴한데다 현실에서는 먹어볼 기회가 거으 없는 외국의 진미들도 접할수 있었기 떄문에. 더구나 좋은 음식을 먹으면 여러가지 효과를 볼수도 있다.하루동안 스테미나가 증가한다거나,마나 회복속도가 빨라진다거나. 그래서 식도락을 즐기는 유저들이 꽤 있었다. 특히 여 자들이 식당을 자주찾았는데,리지스가 말한대로 살이 찌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이다. "알았어.근데 내가 돈을 내야 하겟지?" 유한의 물음에 리지스는 당연하단듯 대답했다. "아름다운 숙녀와 함께 식사를 하는데 그건 당연한거아냐?" 사실리지스가 예쁜것은맞다. 그녀옆을 지나가는 남자들이 한번씩 고개를 돌아볼 정도니까. 장미같이아름답고 도도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녀였지만 ,유한에겐 '돈에 환장한 귀신'으로밖에 보이지않았다. "난 식욕이 별로 없으니까 너나 가서 먹어" 유한은 딱 잘라 말하고는 성큼성큼 걸어갔다. 잠시 멍한 표정을 짓고 있던 리지스는 후다닥 달려가서 팔을 붙들고 늘어졌다. "지그,너 정말 이러기냐?" "뭐가 이러긴데? 지금까지 너하고 포포가 끼친 민페를 생각하면 오히려 네가 나한테 사 줘야 할걸?" 유한과 리지스가 대로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때였다. "지그야!" 갑자기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나서 돌아보았더니 그곳에 채린이 서 있었다. 이렇게 만날줄 몰랐던 유한은 깜짝 놀랐다. "어라 ,시아?" "잘있었어? 한동안 연락을 못해서 미안" "아냐,나도 마찬가지였는데 뭘" 가끔 연락하자는 약속을 했지만 지킬수 없었다 .송태수의 손에 ㅁ자아 죽기에 아직 자신은 창창한 나이였으니까. "예쁘네,누구야? 네 여자친구?" 채린의 물음에 유한은 펄쩍 뛰었다. 리지스가 자신의 팔을 붙들고 있어 그리 생각한 모양이지만, 절대 그렇게 오해받고 싶지 않았다. 돈에 환장한 귀신이 여자친구라니! "아냐!동업자냐,동업자!" "동업자? 에이~아닌것같은데?" "아니라니깐!" 유한이 강하게 부정했지만 ,채린은 묘한 웃음만 짓고 있을뿐. 더구나 눈치를 보던 리지스는 유한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그에게몸을 바싹 붙이고 윙크를 날렸다. "아잉 ,자기야.부끄럽다고 그러면 못써" "크악!이게 미쳤나!당장 안 떨어져? 죽을래?" 밥 한끼 안 사준다고 이런 식으로 복수하다니. "미워,미워!좀전까지만 해도 나만 사랑한다고 해놓고서는" 리지스는 유한을 충분히 곤란하게 만든뒤에야 떨어졌다.펄펄 뛰는 유한을내버려 두고,그녀는 채린과 제대로 상견을 했다. "반가워요.난 리지스라고 해요" "지그 친구 시아에요: 채리은 리지스가 내민 손을잡았다. 그런데 유한만의 착각이었는지 모르지만 ,손을 마주잡은 두사람 사이에 파지직 스파크가 인것 같았다. '정말 유한이 여친일까?' '후후,누군지 몰라도 쩐을 부르는 행운아를넘겨줄수야 없지' "편하게 말해도되죠? 우리 같은 또래로 보이는데" "그럼 나도편하죠" 채린의 눈에 보인 리지스는 매우 당차 보이는 여자애였다. 날카롭고 이지적인 눈빛과 화려한 외모가 아주 잘 어울리는 미녀이기도 했다. "리지스는 지그랑 어떻게 만났어? 게임? 아님 오프라인?" "으응,퀘스트하다가.노스아크에서 콱 물어버린뒤로 줄곧 동행하고 있어" "와아 ,정말 보통 사이가 아닌가 보네" "보통 사이가 아니지.이 녀석 완전 진드기야" 두사람 사이에 끼어든것은 유한이었다. 그는 리지스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그녀의 정체를 홀라당 까발렸다. "이 녀석은 말이야 .악덕 상인류에 돈벌레목의 진드기과 생물이야.시아 너도 조심해 .언제 물릴지 모르니까" "지그 ,이 자식!뭐가 어쨰고 어째!" 리지스가 버럭 화를 내면서 유한에게 달려들었다. "왜 내가 없는 말했냐? 사실이잖아!" "캬악!죽여 버리겠어!" 아옹다옹 싸우는 두 사람을 보며 채린은 웃었다. 그러나 왠지 마음 한편이 조금은 불편했다. 4 잠시 길거리에서 소란을 일으킨 그들은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겨 다시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데 지그 너 여기 어쩐일이야 ?노스아크에 잇지 않았어?" "난 지금 아바란에 있어.그곳에서 대장간을 열었거든.이곳에 온것은 그것과 관련된 사업적인 이유때문이야" "그렇구나" "근데 넌 엘프의 숲에 있지 않았어?" 표재훈이 분명 채린이 엘프의 숲에 들어가는데 성공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지금 한창 엘프들을 상대로 바람의 날개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있을텐데 왜 발덴에 있는것인가. "엘프에게서 받은 퀘스트를 수행하는중이야 .바람의 날개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면 엘프들이랑 친해져야 하는데.그러려니까 별별 심부름을 다 해야 하더라" "그래서 발덴에 온거구나" "응, 왕립 도서관에서 책을 하나 구해 가야해" 여기가지 대답하던 채린은 마침 떠올렸다는 듯 물었다. "아참 ,이왕에 만났으니까 너한테 부탁할게 있는데" "장비 좀 수리해 달라고?" "이야,짜식.척하면 착이네" 대장장이에게 부탁할 일이 뭐 있겠는가. 바닥에 공구를 꺼내 놓은 유한은 채린에게 손을 내밀엇다. "고칠거 있으면 다 내놔봐" 채린이 내놓은것은 바람의 활과 그라디우스였다. 바람의 활은 C급 최고의 궁수용 장비로써 수리하기가 까다롭기 그지없는 물건이다. 활에 박혀 있는 정령석에 손상을 입히지 않은채로 수리를 해야 하기 떄문이다. "너 아주 알뜰하게 내구를 깎아 놓았구나" 활을 상태는 엉망이었다. 활대가 비틀어져 반쯤 부서졌고,활줄이나 몇가지 보강재들도 많이 상했다. "고치려고 해도 다들 손사래만 치더라고" 정령석에 손상을 입히지 않고 수리하는것은 상급의 대장장이도 힘들어 하는일 .다들 거절하는게 당연하다. "시간이 좀 걸릴 것같은데 기다려" 유한은 평소 사용하는 망치 대신에 장도리를 꺼냈다. 정령석에 충격이 가지않게 수리를 하려면 그쪽이 나을것 같았다. 톡톡!톡톡톡! 유한은 그레인 스킬로 주요 균열 부위를 체크해서 조심조심 수리를 해 나갔다. 남들보다 유리한 기술이 잇었지만, 숙련도는 떨어졌기에 수리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바람의 활을 수리하셨습니다. 내구가 3 떨어졌습니다. 스킬 경ㅎ머치 35를 얻엇습니다. "미안, 내구가 좀 깎였어" "괜찮아.어느정도는 각오하고 있던 거니까" 채린은 정령석이 깨지지 않은것에 만족했다. 바람의 활은 정령석이 손상을 입히면 사거리가 보통 활보다 떨어져 버리기에. "대신 이 그라디우스는 완벽 수리해줘.요즘 애착응ㄹ 두고 있는 거니까" "궁수가 칼질을?" "접근전에 약한걸 보안해 보려고" 못할건 없지만 궁수에겐 근접전 관련 스킬이 없으니 크게 도움은 되지 않는다. 여차하면 찌를수 있다 뭐 그정도일뿐. '그라디우스라........' 날 길이 30cm가 조금 넘는 이 검은 C급 검들 중에서 공격력은 다소 낮지만, 단검처럼 사용이 편리하고 무게 중심이 잘 잡혀 근력이 약한 여성 유저들도 쉽게 다룰수 있었다. '분명 바츠때도 하나 갖고 있엇는데........' 당시 갓 중렙이 되었을때였다. 전사자의 계곡에서 '광혈의 검투사'와 싸워 그라디우스를 하나 얻었는데 당시에 가졌던검보다 좋앗기에 한동안 쏠쏠하게 사용했었다. 나중에 좋은 장비들을 얻은 다음엔 은행에 보관해두었는데 예비 장비로 쓰려고 했는데 그만 잊어 버렸다. '어라?' 손에 감긴 느낌이 아주 익숙했다.무게 중심도 똑같았다. 하지만 느낌만으로는 뭐라 확신할수 없었다. 유한은 그레인 스킬로 균열 부분을 확인한 다음 검을 달구고 두들긴 다음 ,숫돌로 갈아 녹슨 부위와 칼날을 매끈하게 다듬었다. -그라디우스를 수리하셨습니다. 내구가 온전히 수리되엇습니다. 스킬 경험치 65를 얻었습니다. "나이스!" 채린은 새것처럼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검을 보고 환호했다.유한은 채린에게 검을 건네주기전에 검신의 아랫부분을 살펴보았다. 조금전까지 녹이 슬어있던 자리에 희미하게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바츠(Vatzz) '으악!' 깜짝 놀란 유한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혹시나 했는데 사실이었다. "지그야,왜 그래? 왜 눈이 휘둥그레졌어?" "시,시아야.너 이검 어디서 낫어?" 유한의 목소리가 살짝 떨려 나왔다. "알세인이란 엘프가 줬어.퀘스트를 했더니 보상이라며 주던데" "NPC가 줬다고?" "응 ,뭐가 잘못됐어?" 분명히 유저에게 샀을거라 생각했는데,그게 아니라니........... 유한은 잠깐 혼란스러웠다. 이럴수도 있는가? 유저가 획득한 아이템은 NPC에게 팔리면 삭제되는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 검 말인데......내가 보니까 남이 쓰던거야" "설마 ,NPC가 쓰던 거겠지" "아냐,유저가 쓴게 확실해 .여기 흔적이 남아 있는걸' 유한은 바츠의 것이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채린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놀라지 않은건 리지스뿐. "놀랄일이 아니야.충분히 그럴수 있어" "충분히 그럴수 있다니?" "두 사람 다 다른 게임의 사례를 보고 그러는 모양인데........아르페디아 온라인에선 NPC에게 아이템을 매각해도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간혹있어.레어 품목이거나 숙련도가 높으면 몇몇 NPC들이 가치를 알아보고 다른 방식으로 처분하거든" "다른 방식으로 처분한다고?" "상인일 경우에는 팔거나,상인이 아닐 경우에는 친밀도가 높은 유저나 퀘스트의 보상으로 줘 버리지.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걸 몰라.NPC가 판 물건이 남이 쓰던거라고 생각하지 못하니까" 낡으면 낡은대로 ,숙련도가쌓이면 쌓인대로. NPC가 쓰다가 줘서 그렇다고 생각하지,유저가 쓴것을 NPC가 준다고는 생각하지 못한다. "나도 예전에 NPC에게 팔았던 단검을 다시 샀다가 알게 되엇어.그때 정말 황당했었지" "어째서 그렇게 시스템을 짜 둔거야?" "글쎄,이 게임이 워낙에 특이하잖아.갑자기 메카 드래곤이 빡 돌아서 유저를 죽이는 돌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고" "아 ,그건 나도 봤어.정말 충격적이더라" 채린이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나와 지그는 그때 현장에 있었어" "우와..........재밌었겠다" 재밌기는 커녕 그 때문에 노스아크를 뜨게 되었다. 아무튼 중요한건 그게 아니다 .아르페디아 온라인에서는 유저가파는 물건 중에 몇가지가 재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엘프의 숲에 한번 가 봐야겠군' 알세인이라는 NPC에게 물어보면 해커의 행방을 알수 있을지 모른다. NPC들은 유저들과 달리 거짓말을 하지 않을테니까. 대장간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송코도 있고10명의 일꾼 NPC도 조만간 도착할것이다. 송코에게 그들이 오면 일을 시키라고 쪽지를 보내면 도니다. "좋아,엘프의 숲에 가자!" "야!뜬금없이 엘프의 숲에는 왜?" 리지스의 외침에 유한은 잠시 머뭇거렸다. 머리를 열심히 굴리던 유한은 다행히 금방 적절한 변명을 찾아낼수 있었다. "뜬금없는게 아니야.네 말대로라면 알세인이란 엘프는 유저가 쓰던 중고품을 꽤 가지고 있을거야. 그 NPC와 친밀도를 높여 놓으면 좋은 아이템을 구할수 있지 않을까?못써서 버린 무구를 얻더라도 내가 수리해서 팔면 짭짤할거야" "그건........확실히 듣고보니 그렇네!" 리지스도 생각해 보니 돈이 되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되니 그녀도 엘프의 숲으로 가는것을 찬성했다. "좋아!엘프의 숲에 가자!중고품들을 건지러!" '해커를 추적하러!' 리지스처럼 소리 높여 외치지는 못하지만 유한의 진짜 목표는 그것이었다. 그리고 기왕 가는 김에 채린의 퀘스트도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채린의 퀘스트를 도우면 공중 요새 재건이 더 빨라질테니까. BY RAYAN 엘프의 숲 1 엘프의 숲은 아르페디아 대륙 남쪽에 있었다. 바르카스 왕국에서 마차로 이틀 정도 가면 나온다. 유한은 채린과 리지스,그리고 포포와 함께 엘프의 숲으로 가는 역마차에 올라탔다. "우와!정말 귀엽게 생겼네" 포포를 보는 채린의 눈이 초롱초롱했다. 역시 여자는 귀여운것에 약한 모양이다. "한번안아봐도돼?" 리지스가 허락하자 그녀는 얼른 포포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포포가 선선히 안기자 채린은 얼굴에 가져다 대고 부비부비했다. "이거 어디서 테이밍한거야 ?나도 한 마리 있으면 좋겠다" 채린의 말에 리지스가 순간 눈동자를 빛냈다. 그렇지 않아도 포포를 팔려고 내심 거래처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었다. "그럼 나한테 사.값은 내가 저렴하게 쳐줄게" 갑작스런 재안에 채린이 망설이자 리지스는 특유의 상술을 펼치기 시작했다. "사실 이거 아르페디아 온라인에서 쉽게 구할수 없는 희귀한 펫이야 .내가 몇 마리 더 구하려고 이리저리 알아봣는데 도저히 어디에 서식하는지 정보가 없더라고" "하지만 나 돈이 별로 없는데" "음, 돈이 없으면 아이템과 바꿔줄수도 있어.가령 시아 네가 입고 있는 레인저 세트라던가.........." 리지스가 열심히 작업(?)을 걸때 옆에서 유한이 초를 치고 나섰다. "시아야,이거 사지마. 겉모습만 뺴고 완전 불량이야.사냥에 도움이 되길 하냐,그런다고 정찰이나 탐지 능력이 있길 하냐.대신쇠를 무지 좋아해서 키우려면 돈 꽤든다" "쇠를 먹어?" "그렇다니까" 채린이 안믿긴다는 표정을 짓자 유한은인벤에서 단검을 하나 꺼냈다. 포포에게 단검을 내밀자 녀석은 와그작 ,와그작 아주 맛있게 씹어먹었다. "봤지? 이 녀석이 며칠동안 내 대장간에서 축낸 무구와 철괴값만 해도 일만골드는 족히 나올거다" "야,지그 .너 이렇게 나올거야?" 유한이 장사에 방해를 놓자 리지스가 발끈하고 나섰다. "내가 뭐없는 소리했냐?" "이게정말..........." 두사람이 한바탕하려고 할때 채린이 나서서 말했다. "미안해.난 돈이 별로 없어서 살수 없겠어.거기다 장비도 이것뿐이라서" 잠시 마차 안에 정적이 감돌았다. 그러나 금세 화젯거리가 바뀌어 이야기꽃이 피어났다. 여자들 특유의 수다가 시작되자,유한은 순식간에 뒷전으로 밀려나 버렸다.그에게는 미녀들의 수다에 낄만한 말발이 없었다. '채린이도 완전히 여자애가 다 되어 버렸네' 아직 옛날 성격이 남아 있긴 하지만 정체성이 완전히 여자가 된게 분명했다. 저렇게 즐겁게 수다를 떨고있는것을 보면 . 어릴떄 그녀는 여자애들이랑 잘 어울리지 않았다. 남자애들축구판에 끼거나 말 타기하고 전쟁놀이를 하는걸 더 좋아했다. '그거도 이젠 옛날일이 되어 버렸군' 그렇게 과거의 것이 된 것은 어린 시절의 채린만이 아니었다. 마차박의 풍경을 본 유한은 마음이 시리게 쓰렸다. 지금 마차가 통과하는 곳은유한에게 매우 특별한 장소였다. '하아,이곳을 또 지나게 되다니.........' 낯익은 풍경에 유한의 두눈이 감상에 젖었다. 그곳은 과거 광룡 카세라스가 차지하고 있던 곳이다. 레드 드래곤 카세라스. 바르카스 남쪽에 자리한 그로지아 왕국을 거의 멸망으로몰고 갈뻔했던 드래곤의 이름이다. 녀석은 그로지아 왕국 남쪽에 턱하니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 놓은채 이곳에 들어오는 모든 존재를 말살시켰다. 상용화와 함께 처음 이곳의 필드가 공개되었을때 멋도 모르고 유저들이 들어갔다가 큰 피해를 봤다. 결국 카세라스는 그로지아 왕국과 유저들의 원망을 사게 되었고 퀘스트 소재로 등장했다. 놈을 잡으러 몇몇 길드에서 도전했지만, 대부분이 놈의 강력한 무력앞에 전멸당하고 말았다. 그때단신으로 놈을 처치하겠다고 나선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아르페디아 온라인에 전무후무한 업적을 쌓은 바츠였다. 유한은 그로지아 국왕의 퀘스트를 받아 카세라스를 처치하러 이곳으로왔고,3일 밤낮을 싸운 끝에 마침내 놈을 처치했다. 다들 무모한 도전이라고 비웃었지만 ,그는 멋지게 해냈다. 이후 바츠는 아르페디아 온라인에서 모르는 이가없을정도로 유명한 캐릭터가 되었다. '하지만 그러면 뭐하나.지금은 사라지고 없는것을' 유한이 생각에 빠져 있을때였다. 창밖을 내다보던 리지스가 입을 열었다. "저곳이 예전에 카세라스가 살던곳이라고 해" "아 ,나도 바츠 동영상으로 본적이 있어" 바츠가 카세라스를 잡던 동영상은 다운로드 수백만을 기록할 정도로 유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바츠가 사라져 버린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지금은 카세라스가 없는거야?"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바츠에게 당하고 난 뒤부터였을거야.그래,그때부터 카세라스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어" "패치가 된걸까?" "그렇겠지.등장 횟수가 미리 정해져 있었다는 말도 있지만, 게임사에서 당호아해 없애 버렸을거란 말이 더 많아" 최강 최악의 필드 보스라스 넣어놨는데 ,솔플로 죽여 버렸으니 드림맥스에서도 꽤 놀랐을것이다. 전례가 있었으면 또 다른 전례가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래서 드림맥스는 카세라스가 '손쉬운 사냥감'이 되기 전에 전설로 만들어 버린건지도........ "뭐 ,카세라스가 아직도 출몰하면 이렇게 한가하게 마차 여행을 할수도 없었을거야.레벨이 낮은 살마들에겐 오히려 잘된 거지" "그런데 저 커다란 동상은 뭐지?" 유한은 채린이 가리킨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고성 앞에 커다란 동상이 있었다. 검을 뽑아 든 전사와 그를 향해 발톱을 추켜세운 드래곤의 모습. "어머나,바츠가카세라스를 사냥하던 모습이구나!" "우리도 가까이 가서보자" 마침 역마차도 쉬다 간다고 근처에 멈췄다. 세 사람은 동장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동상 앞에는 몇몇 유저들이 삼삼오오 서서 구경하고 있었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바츠를 기억하고 있는 자들 .그중 몇은 동상 앞에 꽃다발을 놓고 갔다. 왜 동상에 꽃다발을 놓나 싶어서 가 봤더니 동상 아래에는 작은 비석이 하나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 비석에는 굵고 짤막한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우리의 영웅 바츠 .영원히 잠들다.] '드림맥스 이 자식들!멀쩡히 살아있는 사람을 죽은 사람으로 만들다니' 비석의 문구를 확인한 유한이 똥 씹은 표정을 지었다. 과거의 영광이 크면 클수록 해커에게 당한 아픔이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이야,잘 만들었는데?" "누구 작품인지 몰라도 생생히 살아있는거 같아" 거대한 동상은 뛰어난 조각사의 솜씨임에 분명했다. 멀리서 볼때는 잘 몰랐지만 가까이서 보니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듯한 역동성이 느꼈졌다. 거기다 햇볕에 따라 조금씩 바뀌는 채색감이 동상을 환상처럼 만들었다. 마치 전설의 한 장면이 눈에 선명하게 들어오는듯했다. 아마 이 동상을 만든 사람은 조각 스킬이 A급 ,아니 S급에달한 사람 일 것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은 몰라도 유하은 이 동상을 결코 명작이라 말해줄수 없었다. '우씨,하나도 안 닮았잖아!' 카세라스는몰라도 바츠의 얼굴은 유한과 전혀 닮지 않았다. 아마 동상 제작자가 바츠의 얼굴을 모르고 만들어 그랬을테지만, 유한의 입장에선 기분 나쁜 일이었다. "근데 지그 너 표정이 왜 그래?" 채린은 동상을바라보며 울것만 같은 표정을짓고 있는 유한을 보았다. "아무것도 아니야.그보다 빨리 가봐야 하지않아? 퀘스트 늦으면 안되잖아" "아참, 그렇지" 역마차는 다시 엘프의 숲으로 달렸다. 바츠의 전승지자 무덤을 뒤로 하고서. 2 그로지아 왕국 국경을 넘자 그 끝을 알수 없을정도로 거대한 숲이 나타났다. 수십미터는 됨 직한 거목들로 이루어진 숲은 사람의 발길을 인정하지 않을정도로 울창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분명 주인이 있었고 그들은 엘프라고 불리는종족이었다. 역마차에서 내린 유한 일행이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나무 위에서 화살이 날아와 그들의 발치에 꽂혔다. "물러가시오!이곳엔 아무나 들어갈수 없소!" 채린이 나무 위를 향해 말했다. "시아입니다. 장로님의 의뢰를 수행하러 나갔다 돌아가는 길입니다" 그러자 나무 위에서 3개의 인영이 떨어져 내렸다. 뾰족한 귀에 청초한 얼굴 .날렵한 몸매를 지닌 엘프 전사들이었다. "아,시아님이셨군요.들어가십시오" 유한과 리지스가 뒤따르려 하자 남자 엘프가 팔을 들어 막았다. "잠깐, 두분은 자격을 심사받아야합니다" "네? 제 파티원들인데요?' 이렇게 막을까봐 채린은 두 사람을 자신의 파티로 끼워 넣었다. 그러나 남자 엘프는 완강히 고개를 저었다. "죄송합니다만 시아 님이 신용하는 이들이라 해도 심사는 피할수 없습니다. 그것이 우리 엘프의 율법입니다" 엘프의 숲에 들어가기위해서는 한가지 조건이 잇다. 바로 엘프들이 부리는 정령과의 친화도. 그 친화도가 일정수준 이상이 되어야 엘프의 숲으로 들어갈수 있다. 이는 어찌보면 쉬울수도 있지만, 어찌보면 상당히 어려운조건이다. 왜냐하면 정령술사가 아닌이상 정령과의 친화력을 올리는 유저는 거의 없었기 떄문. 그래서 채린도 엘프의 숲에 들어가기위해 바람 정령과의 친화도를 올리느라 고생했다. "친애하는 나의 벗들이여!이곳에모습을 드러내라!" 남자엘프는 자신이 부리는 정령들을 소환했다. 바람의정령 실프,물의 정령 운디네,대지의 정령 노움, 불의 정령 샐러맨더,마지막이 빛의 정령 위스프였다. "두 분은 이들중 하나와 악수를 나누시면됩니다" "우린 정령술 안 익혔다고요!" "그래서 두분을 배려하여 가장 하급 정령들을 부른겁니다" 유한은 될대로 되라 싶어서 불의 정령을 택했다. 그가 손을 내밀자 샐리맨더가 의외로 순순히 유한의 손에 제 앞발을척 올려녾았다. 자신의 속성이 화염속성이라는걸 알고 택한거지만 너무 쉽게 통과를 해서 좀 당황스러웠다. 남자 엘프도 그게 의문스러웠는지 유한에게 말을 건네왔다. "샐리맨더가 귀하를 매우 좋아하는군요.평소에 무슨 일을 하십니까?" "대장장이인데요" "오,그렇군요!매일 불을 가까이 하셨을테니,샐리맨더가 좋아하는것은 당연합니다" 남자엘프는 이제 이해할수 있다는듯 고개를 끄덕엿다. 그렇게 유한은 숲의 출입이허락되었다. 다음은 리지스 차례였다. 그녀는 정령들에게 한번씩 손을 내밀었지만 ,다섯 정령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귀하는 어려울것 같군요" "아,잠깐!한번만 기회를 더 주세요!조금만 하면 친해질수 있으니까요!" 남자엘프는 리지스의 원대로 해 주엇다.물론 옆에 다른 엘프들은 '턱도 없다'는 듯 코웃음을 치고 있었지만 . '으윽!혼자 못들어가면 그 쪽팔림을 어찌할꼬!'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던 리지스의 머리에 번쩍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그녀는 인벤에서 작은 책을 하나 꺼냈다. 그리곤 종이를 좍좍 찢어서 샐러맨더에게 주었다. 샐러맨더는 떨어지는 종이를 하나하나 받아먹었다. 그럴때마다 녀석의 몸이 조금씩 커졌다. 리지스가 주는 종이를 다 먹은 샐러맨더는 더 달라는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나하고 악수하면 이 책 전부 다 줄게" 리지스가 꺼낸 책은 화염 계통의 주문들이 적혀 있는 마법 서적이었다. 그녀가 손을 내밀자 샐러맨더는 잠시 고민하다가 리지스의 손바닥에 발을 살짝 올려놓았다가 땠다. "봤죠,봤죠!악수했다고요!" 설마 정령까지 매수할줄이야. 유한은 리지스가 저지른 엄청난 행각에 기가 차서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채린은 속으로 자신도 저런 방법을 쓸걸 그랬다며 후회했다. 제일 당황스러운것은 엘프들. 이런 경우는 정말 듣도보도 못했다. "으음, 귀화의 지금 방식은 좀.........." "좀 뭐요? 댁들이 말한대로 악수했다고요.설마 한입으로 두말할 셈은 아니겟죠?" 할말이 없었던 남자 엘프는 리지스가 던진 책을 받아먹는 샐러맨더를 날카롭게 째려보았다. 뇌물에 넘어간 샐러맨더는 괜히 딴청을 피우다가 후다닥 정령계로 도망쳐 버렸다. "휴우,좋습니다. 출입을 허락해 드리지요" "나이스!" 그렇게 세 사람은 엘프의 숲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3 숲속에 자리잡은 마을은 동화 속 요정의 나라를 그대로 닮아 잇었다. 동화와 다른 점이라면 훨씬 더 세련되고,더 아름답다는것 .특히 숲에 녹아든 듯한 자연스런 운치는 정말 혀를 두르게 할 수준이었다. '역시 드림맥스,그래픽 기술도 끝내준다 말이야' 엘프의 숲에 들어온 유저들은 연방 주변을돌아다니며 스크린샷을 찍는다고 바빳다.마을에 있는 몇몇 유저들은 퀘스트때문인지,아님 다른 목적 때문인지 엘프들의 뒤를졸졸 따라다녔다. "저기가 장로님의 집이야" 채린의 손끝이 가리키는 곳에는 오두막이 한채 있었다. 커다란 나무에 기대 서 있는 오두막은 유한의 대장간 보다도작았다. "에게게,이게 뭐야? 되게 쪼그많잖아" "소박한 분이라서 그래.나도 첨엔 장로님 집인줄몰랐다니까" 채린은 퀘스트를 완수하기 위해 장로의 집으로 갔다. 노크를 하고 기다리자 문이열리면서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엘프가 문을 열었다. "옹,시아양이로군. 벌써 부탁한 책을 가지고 온건가?" "네 ,여 기 있습니다. 장로님" "허허,이럴게 아니라 안으로 들지.뒤에 친구분들도 같이" 장로가 대뜸 세 사람을 안으로 들였다. 그와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채린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알수 있는 장면이었다. 장로의 집안은 온통책들이 빽빽하게 꽂혀 있었다. 좁은 집안에 뭐 그리 책들이 많은지 삭아가는 종이 냄새가 진동을 할 정도였다. 정말 장로는 굉장한 독서광인 모양. "여기서 잠시 쉬고들 있게나" 유한일행을 작은 응접실로 안내한 장로는 얼마후 향긋한 냄새가 나는 차를끓여와서 일행에게 권했다. 숲에서 나는 약초로 만든차라고 하는데 마시니 스테미나가 완전 회복이 되었다. "자 ,이것은 시아양에게 필요한 단서라네" "이 책이요?" 채린은 장로가 주는 책을 받았다. 너무 삭아 부스러지기 일보직전의 책에는 '바람을 잡은 요정'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책을 읽어보면 바람의 날개라는게 어떤것인지 알수 있을게야.비전은 사라진 ,그저 허풍섞인 이야기만들어있지만" '비전이라고?' 바람의 날개는 단순한 보석이 아닌것일까. 옆에서 이야기를듣고 있던 유한은 왠지 그렇게 생각되었다 .채린이 받은 책의 제목을 봐도 그렇고,장로의 안타까운 표정을 봐도 그랬다. "더 자세한 것을 알려면 알테나를 찾아가게" "알테나라면 분명.........." "그래,알세인의 누이지.그녀의 조상은 바람의 무녀였으니 바람의 날개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것이 있을게야" 채린은 곧장 장로의 집에서 나와 알테나의 집으로 향했다. 알테나의 동생이 알세인이라는걸 안 유한과 리지스도 채린의 뒤를 따라갔다. 알테나의 집은 규모가 좀 크다는점을뺴고 여느 엘프들의 집과다를게 없었다. 다른점은 이곳이 가게라는점이다. '잡화점'이라는 간판에 어울리게 가게 안팎에는 여러가지 상품이 진열되어 잇었다. 식품과 생활도구들 ,각종 포션 ,그리고 활을 비롯한 여러가지 무기류. "어머,시아아냐?언제 돌아온거야?" 상품대에 물건을 진열중이던 여자 엘프가 채린을 알아보았다. 하얀 원피스에 초록색앞치마를 걸친 그녀가 바로 알테나였다. 하나같이 선남선녀인 엘프답게,그녀도 빼어난 미모를 갖추고 있었다. "방금요,저,바람의 날개에 대해서..........." "아,그거? 그 돌맹이 이야기면 장로님이 잘 알거라고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 안 해줬어?" "장로님은 알테나 씨 찾아가라고 하던데요.바람의 무녀가 알테나 씨 선조였다고" 순간 알테나의 눈빛이 달라졌다. 장로가 쓸데없는것을 가르쳐 주었다는 듯한 불만스러운 표정. 그러나 이야기를 들려줄 모양인지 말문을 열어젖혔다. "그 이야기는 좀 긴데.시작은 내 십이 대조부터......." 채린이 알테나에게 이야길 듣는사이,유한과 리지스는 알테나의 동생 알세인을 찾았다. 그들의 용무는 바로 그에게 있음으로. 알세인을 찾는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는 가게뒤의 작은 공방에서 작업에열중하고 있었다. 불꽃이 넘실거리는 화로,무거운모루,사방에 흩어진 쇳조각과 철제품들 ,그리고 웃통을까놓고 열심히 망치를 두들기는 근육질의 엘프 사나이. '이 엘프 대장장이인가?' 숲의 종족이라 하여 엘프가 자연과의 조화만 중시할거라고 생각하는건 오산.엘프도 먹고 살아야하니 농사도 짓고 가축도 기른다. 대장간을 비롯해 생활에 필요한 여러 물품을 생산하는 공방도 잇는 것이다. 다만 엘프는인간이나 다른 종족과 달리 자연의 개발을 최소한으로 하고 조화와 보전을 중요시 할뿐이다. 알세인은 자신을 유심하게 바라보는 인간들을보았다. 부담스러울정도로 눈을반짝이는 인간여자와,쇠냄새가 진하게 풍기는 인간남자. "어서오십쇼,엘프의 숲 유일한 대장장이 알세인입니다. 무기를 사시렵니까,아님 수리를 하시렵니까?" 전형적인 대사를내뱉는 알세인에게 유한이 먼저 다가가 말을건넸다. "한가지 물어보려고 하는데요" "뭐든지 .알고 있는건 다 말해 드리죠" "저번에 시아에게 그라디우스를 한자루 준적이 있습니까?" "시아? 그라디우스? 아 저번에 일을 도와준 대가로 한 자루 줬었죠.고물이라 주기가 좀 미안했었는데......" "그 고물누구에게 삿습니까?" 알세인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생각이 나지 않거나,모른다는 표정은아니었다. 그는 경계하는 듯한 눈빛으로 유한을 바라보았다. "미안하지만 처음 본 사람에게 단골 거래자를 소개해 줄수는 없습니다" '단골이라고?' 그럼 혹시 해커가,아니 해커로 추정된 인물과 무기 거래를 많이 해봤다는 소린가.혹시 그라디우스 말고 다른 바츠의 아이템들도 갖고 있는것은 아닌지? "소개받고 싶은데 어떻게 안되겠습니까?" "하하,나랑 친해지면 가르쳐 줄수 있죠" "그래요?그럼 일을 좀 거들어 줄까요? 난 대장장이거든요" "아뇨,작업은 나 혼자 해도 충분합니다. 다만 장작을좀 구해다 주시면 고맙겠군요.지금 연료가 거의 떨어져 서요" 초장부터 큰일을 맡기진않겠다는것인가.아무튼 유한은 알세인의 청대로 장작을 구해오기로했다. "어휴,바보야!무슨 협상을 그렇게하고잇어? 내가 한방에 녹여 버릴테니까 잘 보고 있으라고" 리지스는 유한이 해커를찾는지도 모르고,그냥 거래 협상을했다고만 생각했다.그녀가 화사한 미소를 띠며 알세인을 녹이러갔지만 ,유한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장작을 구하러갔다. "야!지그 너 어디가!나의 화려한 협상 기술을 보라니까" 리지스가 불렀지만,유한은 들은척도 하지 않았다. 보나마나 아양을 덜거나 돈자루를 내밀것같은데 알세인에겐 통할것 같지 않았다. '저 녀석도 초열탄 제작법으로 낚아 볼걸 그랬나?' 그러나 남발할수는없다. 오래지켜봣던 파부치라면 모를까,오늘처음 보는알세인을 어떻게 믿고 기술의 보안을 지키겠는가.친밀도를 높이다 안되면 몰라도 처음부터 히든카드를 내밀때가 아니다. "응?" 잡화점에서 나온지 얼마 안되서,유한은 시선을 커다랗게 메운 사나이를 보았다. '멘스'라는 이름의 그는 커다란 덩치에,답답해 보일정도로 무거운 갑옷을 걸치고 있었다. 어깨에 턱 걸치며 들고 있는 양손검도 꽤 무게가 나가 보였다. '탱거인가?' 로키처럼 동료의 방패가 되는 캐릭터가 아닌가 했지만 일단 그는 혼자였다. 거기다 양손검은 탱커에게 어울리지 않는 장비다. 차라리 한손검에 방패였다면 모를까. '그렇다면 솔플 캐릭터겠군' 방어력이 좋아보이는 중량의 갑옷,강력한 위력을 가진 양손검.바츠 때도 비슷하게 무장하고 다녔다. 물론 바츠의 눈앞의 옌스라는 유저보다 장비가 훨씬 좋았지만. "이봐" 유한이 막 옌스의 옆을 지나가려 할때였다. 발걸음을멈춘 옌스가 유한을 불렀다. 유한은 천천히 돌아섰다. 옌스의 눈빛이 마치 먹이를 발견한 것처럼 묘하게 번득이고있었다. '설마 PK라도 할셈인가?' 쳐다만 봐도 기분이 나쁘다며 검을 휘두르는 부류들이 있었다. 옌스라는 사내가 그런 부류가 맞다면 유한의 목숨은 위험한 셈이다 .이미 아까부터 충분히 원인을 제공했으니까. '제길 ,잡화점에 가서 물약이나 살것이지' 유한은 슬쩍 허리에 찬 포이즌 세이버에 손을 가져갔다. 여차하면 뽑아들수 있도록. 그러나 유한은 세이버를뽑아들수 없었다. 거칠게 튀어나온 상대의 말 한마디에 유한은 석화 마법에 걸린것처럼 굳어 버리고 말았다. "너 바츠지? 그렇지?" (대장장이 지그 4권에서 계속) TYPING BY RAY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