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sool BackUp Service http://dasool.com/ ※ 본 문서는 저작권법으로 보호 받습니다. ※ 유출 및 무단전재 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 =================================================== 제목 : 공작님 사로잡기[完] =================================================== ================================ # 1편 # 소제목 : 프롤로그 ================================ 그것은, 작년 여름날의 나의 생일날에 나에게 도착한, 발송인이 적혀있지않은 책한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하아아…, 이런남자 어디없나……." "뭐야, 또 그 책속의 주인공 생각하고있었어? 정신좀 차려 ! 언제까지 그런 있지도 않은 허구의 인물에게 사로잡혀서 살꺼야?" "허구의 인물이라니! 비록 모습은 나와있지 않지만 묘사한것좀봐봐! 날을세워그린듯한 눈가에 머리카락이 코끝에 대이면 소리없어 반으로 나눠질듯한 콧날! 그리고…!" "그만! 나 지금 이거 오늘만해도 10번넘게 들었고, 너가 그책을 읽기시작한날부터 세자면 끝을 이룰 수 없을만큼 들었어! 지겨워 정말!" 하유(夏瑜), 여름에 태어나 여름의 아름다움을 닮아라고 그녀의 엄마가 지어주신 이름답게 그녀는 여름의 쨍쨍 내려비추는 햇빛같이 밝게 빛나는 17세 소녀였다. 그녀의 16살이 됨을 축하하는 여름날에 생일날, 그녀에게 의문의 소포가 도착되었다. 발송인은 적혀지지 않은체 그녀의 주소만 적혀져 그녀의 이름앞으로 배달되었다. 부모님이나 친구들은 소포안에 뭐가 들어있을지 모른다며 뜯는걸 말렸지만 화끈한 성격의 그녀는 무시한채 조심스럽게 소포를 뜯어냈다. -그안에 있던건 아주 정성스럽게 포장한 책한권. 제목도 지은이도 없는 두꺼운 책 한권이였다. 책을 좋아하는 그녀에겐 아주 흥미로운 것이였기에 당장 그자리에 앉아 읽기에 이르렀고 , 이내… "이남자! 딱 내스타일이야!! 이남자랑 결혼할래!" 라는 아주 황당한 발언이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오기까지했다. "권하유, 정신차려! 아무리 책속의 주인공이 좋다지만, 이건단지 책일뿐이야! 이제 그만 그책을 품에서 놓으라구!" 어느덧 그녀가 이름모를사람한테 책을 받은지로부터 1년이 지나, 다시 그녀의 생일이 찾아왔다. 그녀는 변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품안엔 1년하고도 하루전엔 있지않던 책이 있게되었다. "오늘은 이책과 내가만난 운명적인 날이잖아. 오늘하루는 봐주라!" "그렇지만 생일케잌앞에서까진 너무하지않니? 잡생각그만하고 얼른 촛불이나꺼! 촛농 다 떨어져서 케잌못먹잖아!" "알았어,알았어. 으휴, 먹는거 밝히는 먹보~" "죽는다?" 자신의 친구들과 키득키득 거리던 하유는 이내 책을 한층 더 꼬옥 껴안고는 눈을감고 소원을 빌었다. '한번이라도 좋으니 그를 만나기를, 이책이 날 찾으러 온 것처럼 나도 그를 찾아가기를!' ================================ # 2편 # 소제목 : step1. 그의 하녀가되어 (1) ================================ 머엉……. 지금 내가 눈을 뜨고 있는게 맞는지 모르겠다. 갑자기 뜬눈이 창으로 보이는 것에 투명하게 비추는 햇빛을 적응하지 못하고 찡그렸다. 그사이로 보이는 사람 한명. 점점 익숙해지는 시야속에서 흐려져보이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하나하나 자세하게 그려저갈때, 난 속으로 비명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뭐,뭐야 이사람! 코프스레같은 옷을 입고 있잖아?' 난 꿈인가 싶어 볼을 세게 꼬집어 보았지만 아,아야야… 아픈걸 보니 꿈이 아니긴 아닌가보다. 그러면 난……, 도대체 왜 이런곳에 있단 말인가! '자자, 정신차려 하유. 호랑이 굴에 물려가도 정신만차리면 산다고했어! 음, 내가 생일파티 끝나고 뭐했지 ? 친구들과 헤어졌지 … 음음, 그리고… 아아, 피곤해서 잔다고 방에들어가서 옷을갈아입고 정신없이 자버렸…는데…….' 그녀는 완전히 시력을 회복한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뺨을 한번 더 세게 꼬집어 보았다. '아야!' 눈물이 핑도는 아픔에 그녀는 울쌍을지었다. 현실이다. 꿈을꾸는게아니라- 눈뜨고 움직일 수 있는 현실이다. 그럼… 저기 내눈앞에 서있는 나의 님은 뭐란말인가! --- "……." 그는 오늘 아침부터 재수가 없었다. 괜히 열심히 한다고 이리저리 방방뛰던 어린하녀가 결국 사고를 냈다. 그가 결제중이던 서류뭉치들을 한군데에 착착모아서 '깔끔하게'정리 해 놓은것. 안그래도 어제부터 자신을 괴롭히고 있던 서류였기에 그의 화는 배가되어 그녀를 즉시 하녀직으로부터 잘라내었다. 거기다가 오늘 주방식솔들은 어젯밤에 도대체 무얼하였는지 음식맛은 처절했다. 그는 홧김에 주방식솔까지 잘라버릴까 생각하다, 그래도 오랜세월 이 가문과 함께해온 사람들이다를 연신 반복하며 그들에게 벌을 가하는걸 참았다. 아침부터 안되는 일이 자꾸싸여 다시 서류를 재정리 해야겠다는 생각은 이미 싹 사라지고 잠시만 머리좀 식힐까 싶어 침대끝에 살짝 걸터앉았는데… 눈을 한번 깜밖거린거 밖에 없었는데 자신의 눈앞에 못보던것이 생겨났다. 옷을 입은건지 안입은건지(그녀는 잠옷으로 끈나시에 짧은반바지를입고있었다) 알수없는 차림새를 한 여자가 눈앞에 나타난것. 거기다가 그여자는 정신도 오락가락하는지 자신의 뺨을 연신 꼬집고 스스로가 한 행동에 대해 아파하고 있었다. 자신의 몽실거리는 뺨을 자꾸 만지작 거리던 그녀가 이윽고 그를 쳐다보고는 눈이 휘둥그래져서… 손가락질을하며 외쳤다. "샤,샤덴프로이데 공작님?!" …아아, 맞긴한데……. 그 손가락 좀 치워주는게 어떠할까? ---- 그녀는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자신이 황홀해 마지않는 자신이였기에, 그를 묘사하는 부분은 책장이 너덜너덜해질때까지 읽어대었던 그녀였다. 하지만 지금, 그녀앞엔 그녀가 그렇게도 상상하고 그려오던 그가 바로눈앞에 있었다. 세상에! 그는 뭐가 그리 기분이 나쁜지 자신을 내려다보며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뭐, 그러면 어떠한가. 가는 펜으로 그린듯한 매끈한 눈썹과 날카로운 눈초리, 짙은 수면밑의 색처럼 파랗지만 어두움이 가라앉은 눈동자. 다소 머리가 헝클어지긴 했지만 그런것따위는 날렵한 턱선으로 무마시키는 그는, 잘생겼다! '휙 ㅡ' "……?" "일단,가려." 나에게 얇은이불(아주그냥 내살을 뚫을듯한 햇빛의 강렬함을 봐서는 여름인거 같다.)을 건내주고는 그는 속삭이듯 말했다. 나는 그제서야 나의 옷차림에 대한 심각성을 파악하고 얼른 이불로 몸을 감쌌다. "누구지?" "하유인데요." 나의 어리석은 대답에 그는 나와 말이 통할꺼 같지 않았는지 이윽고 사람들을 불러… 아앗! 날 내쫓으려한다! "자,잠깐만요!" "……." 그는, 내말은 들리지도 않는지 싸악씹고는 창밖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아- 이런성격인줄은 진즉에 알았지만… 이건 좀 아니잖아? 그렇게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려온 사람들로부터 짐짝처럼 들쳐져 가려 하길레 나는 필사적으로 반항했다.저 얼굴! 조금만 더 봐야한다구우 ! "저어, 공작님 저 여성분은 누구입니까?" "모른다.밖에 그냥 내던져버려." "네. 그럼, 비워진 한자리를 채울 하녀는 어찌할까요?" "알아서 하도록." "네. 알겠습니…." "나, 나할레요! 그 비워진자리! 제가 매꿀께요!" 거꾸로 매달리시피 들쳐진 몸 때문에 피가 쏠리는걸 느끼며 충동적으로 튀어나온 한마디였다. 아아… 근데, 나 하녀일같은거, 잘모르는데……. ================================ # 3편 # 소제목 : step1. 그의 하녀가되어 (2) ================================ 10번 찍어서 안넘어 가는 나무 없다! - 하유(夏瑜) 순간 나로인해 조용해진 저택안. 나를 보쌈해가듯 들쳐맨채 바닥에 내팽겨치라는 명을 완벽하게 처리하기 위해서 바삐 움직이던 사람들도, 나를 들고있는 사람들보단 쬐끔 있어보이는 할아버지도, 멋진나의님 샤덴프로이데 공작님께서도(콩깍지가 단단히 씌여 아무리 못난짓을해도 내눈엔 멋지기만했다) 입가를 매만지던 손을 그대로 멈춘채 나를 바라보았다. 아아, 영화에서 "잠깐만요!" 하는 느낌이 이런거였구나. 나만을 향해 바라보는 느낌. 상황이 상황인만큼 내 모습이 추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텐데, 킁. "…너가 하겠다고?" 황당함이 뒤섞인 적막을 깬건 샤덴님(이름이너무길어!)이였다. "네! 맞겨주세요! 이래뵈도 근성은 자신있어요!" "…난 정신적으로 문제있는사람은 받아주지않는다." "문제없어요! 정상이라구!…요!" "정말 자신있겠는가?다른 귀족가의 일보다는 조금 까다로울것이다. 괜찮는가? 뭐, 못하면 즉시 잘라내겠다만." "네네! 자신있습니다! 근성하면 권하유! 보란듯이 맞겨주세요!" 난 그아저씨들에게 발버둥쳐 내려온뒤(뭐 순순히 내려주기는했다) 가슴을 피고 당당하게 말했다. 근성은 자신있어!! 그,근력이 문제이긴 하지만 말야. 뭐 그를 위해서라면, 그를 가까이 볼 수 있다는건데 어떻게 마다하지 않으리! "그럼,오늘부터바로하지." "네! 잘부탁드립니다!" 그를 계속 볼 수 있다는 기쁜마음에 90 ˚ 완벽하게 허리를 숙여 그와 그옆에 있던 할아버지와 아저씨들한테 인사를 했다. 괜찮아! 하녀일 그까짓꺼! 아무렴 학교에서 매년 갔던 극기훈련보다 더 힘들고 심하겠어? …힘들다. 너무힘들다! 극기훈련따위는 비교가 안되! 이건 인간적으로 좀 너무하지 않는가! 이런걸 꿋꿋히 한 하녀분들에게 정말 존경심이 앞섰다. 그래도 한국에서 책에서 종종나온 하녀들을 보았을땐, 이렇게 심한일은 없었다. 기껏해선 차따라주는거, 여주인이 있을시엔 코르셋을 당겨주는일등 그런것만 봐온 난 지금 내가 이렇게 까지 해서 그를 봐야하는건지… 라는 몹쓸 생각마져 들었다. 안되 정신차려! 라는 생각이 잠시들긴했지만 편안한 17년간의 생활을 해온 나인지라 다시 시무룩해졌다. 이건 아니잖앗! 한국이였다면 당장 노동부에 신고했을텐데! [5시간전] "그럼, 힘멜. 부탁하네" "알겠습니다." "다들 나가보도록." 그의 간단한 축객령이 내려지자 나와 다른사람들은 그의 방에서 나왔다. 난 이제 어딜 가야하나 싶어 고개만 이리저리 돌리고 있을때 힘멜이라 불리던 할아버지가 내손을 이끌었다. "이리와라. 하녀장이 너에게 해야할일을 가르쳐 줄것이다." "아, 네……." 그렇게 걸어가기를 한동안 하자, 빗자루를 지팡이 삼아 몸을 살짝 지탱하고 꼿꼿하게 서있는 한 아줌마를 볼 수 있었다. "아, 힘멜집사님. 무슨일로…?" "이아이가 오늘 나간 아이 대신 할 사람이네." "이아이가요? 으음… 너무 어려보이는데요. 할 수 있을까요?" "글쎄…, 하지만 주인님께서 시키신 일이니 나라고 별수있겠는가." "그렇군요… 여기까지 데려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뒷일은 저한테 맞기시지요." "그럼, 부탁하겠네." "네." 그렇게 힘멜할아버지(…)하고 작별인사를 하시던 푸짐하게 생기신 아주머니께선 날 향해 휙 돌아보시더니 짐짓 무서운 얼굴로 말했다. "난 이 공작저택가의 하녀장,코메트다." "아, 전 권하유라고 해요. 잘부탁드려요." "권…하유? 특인한발음이군. 어쨋든, 이옷을갈아입고 오너라. 자세한 사항은 그옷을 갈아입고 오면 말하도록 하지." 혹시, 옷이라면 그 나풀나풀 거리는 레이스? 꺅 그런거 한번 입어보고싶었는데! 하지만 나의 그런 기대를 져버리고 나의손에 쥐어준건 평범한 하얀 앞치마와 헤드드레스(머리띠)였다. 나풀거리는 레이스는… 존재하지않았다. 나풀거리는 레이스는 소녀들은 한번쯤 꿈꿔왔을 로망이다. 나도 그 중 한명이였기에 실망을 하지않을 수가없었다. 그치만! 책에선 하녀의 옷차림따윌 자세하게 적어 주질 않았는걸! 이런 옷일줄은 상상도 못했지! 옷을 차려입고 창문비추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든 머리에 헤드드레스를 쓴 뒤 다시 하녀장에게 가자 그녀는 나의모습에 흡족해하며 나에게 할 일들을 알려주었다. "전에 했던사람은 주인님의 서재나 침실을 정리하는 일을 하는사람이였다. 너도 그 일을 하면된다. 그곳에서 먼저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킨 뒤, 먼지싸인 장식장이나 등 위를 털면된다. 그리고 침대위의 이불이나 놓여져 있는 옷들을 정리해서 장에 넣으면 된다. 참! 책상위는 되도록이면 만지지말것. 그리고 주인님이 있을시 주인님께서 하신 부탁이나 명령은 꼭 해야만한다. 이상, 질문사항있나?" "아니요. 없습니다." "똑똑하군. 그럼 가서 일을 하도록." "네." 주인님의 서재나 침실? 주인님이면… 샤덴님이잖아 ! 꺄악, 이건 절호의 찬스야! 방방뛰며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한체 내가 나타났던 곳에 되돌아가면서 생각했다. 이러다가 나, 정말 샤덴님하고 이어지는거아냐? 후훗! 좋아라 좋아라~ 오늘따라 발걸음도 가벼운것이~ 좋구나~ 곧 익숙하지않지만 그가 열고 들어가는 곳이라 생각하며 들뜬마음으로 문을 활짝 열었다. 샤덴님~ 님의 그녀가왔어요 홍홍! "……잉?" 나는 그대로 문을 닫았다. 아하, 방을 잘못 찾았나보다. 나도 참, 길치는 아니였는데 여기와서 방향감각을 잃어버린걸까? 어디가 샤덴님방이지~ 라고 고민하던 차에, 나와 똑같은 옷을 입은 여자 한명이 지나가는걸 볼 수 있었다. "저기요!" "네? 아아… 넌 오늘 새로온…?" 응? 벌써 소문이 퍼졌나? 빠르기도해라. "네. 오늘 처음와서 잘 몰라서 그러는데요. 샤데…아니, 주인님의 서재는 어디죠?" "주인님서재? 아아… 바로 니가 뛰어온 곳에 있잖니." "네? 저기라구요?" "응. 맞아. 저기가 주인님의 서재야." 마,말도안되…… 나 저기서 나간지 1시간도 안된 거 같았는데… 어떻게 하면 1시간만에 온갖 물건으로 발 딪을 틈을 주지도 않게 만들 수 가 있는거지 ?! ================================ # 4편 # 소제목 : step1. 그의 하녀가되어 (3) ================================ …아, 그러고 보니, 책에서 지나가는 말투로 '업무는 착실하지만 업무를 하고 난 뒤의 방은 지진이 일어나도 이것보다는 말끔하다.'라고 공작의전속하녀가… 그,그런말을 한 것 같기도……. 나는 생각을 마치고나서 히쭉,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뭐? 지진? 이걸 어떻게 겨우 지진에 비교해?! 오크가 망치를 들고 이리저리 날뛰어도 이것보단 얌전하게 뛰겠어! 아니 그것보다? 그 하녀분은 어떻게 치운거지? 이걸 매일한단말이야?!(그의업무는항상있다. 일 중독자도 아니면서 남의 일을 왜 들고와서하는건지!)이건, 사람이 어지를 수 있는 정도가아니야! "하아, 내가뭐하는거람… 이왕하는거 열심히 해야지! 그러니깐 으음…머,먼저 책정리를 해볼까나?" 난 모든책장이 거의 다 비어있는걸 확인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어디한번 지긋지긋한 근성을 발휘해 볼까나? 그렇게 책을 책장에 정리하고 나니 이미 해는 내 머리 위에서 방긋방긋 웃어대고 있었다. 어쩐지 배가고프더라. 라는 쓰잘대기 없는 생각을 하면서 엉망진창으로 구개져있는 침대시트를 탈탈 펴기위해 커다란 침대위에서 낑낑대며(그침대는 정말이지 너무컸다! 장정 5명 누워서 몸부림쳐도 끄떡없을정도!) 시트를 벗겨내고 있을때, [달칵] 나무로 만들어진 문의 쇠고리가 기름칠을 열심히 하는 하녀 덕분인지, 매끄러운 소리를 내며 열렸다. 그리고 들어오는건… "아! 아직, 청소를 안끝내었는데요." 샤덴님이셨다! 아침에도 찡그리던 미간을 아직까지도 유지하고 있는 그가 새삼 대단하다고 느껴졌지만, 나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책상에 걸터앉아 책을 한권 뽑았다. 아,아앗! 거기 책장! 이제막 정리했단말이얏! "저기, 아직 청소가 덜되어서 그런데요. 나중에 들어오시는게 어떠할지…" "차." "네?" "말귀를 못알아듣나, 차를 타오란 말이다." 샤덴은(이젠콩깍지가좀벗겨진듯) 내말은 아주그냥 얌얌 맛있게 먹더니 따지고드는 내가 귀찮은건지 이내 차를 타오라면서 날 내쫓으려 했다. 이,이사람 이런성격이였어? 무뚝뚝 냉혈함, 그리고 아무도 따라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가진 샤덴의 이미지는 내마음속에서 와장창 무너져 버렸다. 하.지.만! 지금와서 어찌할 수 있겠는가. 나는 그의 하녀. 그는 나의 주인님. 흑 주인님이 시키는대로 해야지 뭐. "네.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응? 나의 '다녀오겠습니다'라는 상큼함을 담아 말을 하자마자 놀래 빤히 날 쳐다보는 그가 내눈동자에 비춰졌다. 내가 무슨잘못이라도했나? 아, 조금더 발랄하게 했어야했나? "저기요오! 주인님께서 차를 타오시라는데요?" 주방에서 다짜고짜 '차내놔라'라는 소리를 듣고 주방에서 점심을 만드느라 일제히 바쁘던 사람들이 순간 하던일을 멈추고 날 쳐다보았다. 오늘만해도 벌써 두번째이군.킁, 나이러다가 이걸 즐길지도? "주인나리께서?아이참, 또그러시네…" "이번에는 또 무슨 차를 내 주어야 한담… 저번에도 이상한 차를 가지고가버려서 나리에게 있는대로 질책을 당했는데." 나는 또 혼날까봐 걱정하는 그들의 고민거리를 없애 주기위해 당당하게 말했다. "레몬버베나는 어떨까요?" "레몬버베나? 하지만 나리께선 자주즐기진 않으신데…" 훗, 전 그분의 행동을꿰뚫고있지요. 전 무려 책을 100번 이상 본 팬이니깐요! 오호호호호홋!(그무렵 샤덴은 알 수 없는 한기가 들어 먼지가 된 방을 환기시키기 위해 열어놓은 창문을 닫고있었다.) "괜찮아요! 저만 믿으시라구요!" "그,그래? 신참인 널 믿기 힘들지만… 뭐, 그렇다고 우리에게 뾰족한 수가 없으니……. 그래, 한번 우려내보마." "아, 너무오래 우려내시면 안되요!" "훗. 그정도는 알고있단다." 스튜를 끓이던 아주머니께서는 다 만드셨는지 이내 불길을 줄이시곤 차를 우려내기 위해 이리저리 바쁘게 다녔다. 아, 그러고 보니 아침도,점심도 안먹었는데… 흑, 배고프당. "저, 차 가져왔는데요?" 그는 나를 힐끔 바라보다 이내 나는 안중에도 없는지 책을 손에서 놓으며(아앗,집어 던지지좀 마!) 차를 음미했다. "…레몬버베나?" "네, 뭐 잘못된거라도 있으세요?" "…내가 이걸 별로 안 좋아하는 걸 알고있을텐데……." 그가 웅얼거리면서 한층더 미간에 주름이 지는걸 보고 무서웠지만 그 친절한 주방장 아주머니(가기전에 배고프지?하면서 나에게 쓰고 남은 빵조각을 입에 쏙 넣어주셨다.)가 혼나는건 바라지 않았기에 나는 입을열었다. "지금, 식욕이없으시죠?" "……" "또, 머리도 아프시고요. 맞으시죠?" "……" "그거, 마시면 좀 괜찮아 지실꺼예요. 맛있어요. 어서 드셔보세요." 그는 어떻게알았지? 하는 눈빛으로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이내 눈을 내리깔고 다시 차를 음미하기 시작했다. 머,멋있으세요! 자 그럼, 난 청소를 마져 해볼까나?! 드… 드디어 끝! 흑, 인간승리,근성승리다! 노을진 하늘을 뒷진체 깨끗해진 방안을 바라보며 만족을 하고 있던 난, 곧바로 고개를 돌려 책상에 앉아 서류를 검토하고있는(저건 또 언제들고왔지?) 그에게 당당하게 말했다. "팁주세요!" "……뭐?" "팁주세요. 이건 솔직히 하루에 하기에 너무 많은 분량이였다구요! 남들보다 두세배는 더 했으니 팁, 팁주세요." 그는 인상을 찡그리다가 이내 서랍을 뒤적거렸고, 무언갈 나에게 던져주었다.잉? 사,사탕? "…팁이다." 어딜봐서?! 그거 먹고 떨어지라는듯 그는 더이상 말도 안한체 다시 서류에 코를 박았다. 뭐. 처음이니깐 맛있게 받아먹어야겠네. "그럼, 이만 물러나겠습니다.아! 그리고 책 아무렇게나 집어던지시면 안되요오!" 그가 황당해 하든 말든 난 내 할말만 한체 쪼르르 빠져나왔다. 훗. 나 편하자는건데 불만있어~? ================================ # 5편 # 소제목 : step2. 하이데 백작님 ! (1) ================================ 여자들의 적! 만인의 적! - 하유(夏瑜) "아아… 이노므 방구석이란, 언제나 나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구나" 이젠 능숙해져버린 그의 방모습에 한숨을 내쉬며 환기를 시키기 위해 창문을 활짝열었다.(결국 그는 책던지지말라는 내 잔소리를 무시한게 틀림없다!) 오늘도 햇빛이 쨍쨍하게 내려쬐는구나. 아자아자 파이팅이닷! 난 나자신을 위로하며 오늘하루도 힘차게 하고자 두손을 위로 뻗었다 힘차게 모았다. 아, 옆에서 황당한 눈길로 쳐다보는 샤덴님은 살짝 피하자. 언제나 그렇듯, 방청소를 끝마치고나면 저녁이 되어있었는데, 오늘은 좀 더 늦장을 부린지라(정확히는 샤덴님 쳐다보기) 어느덧 달이 두둥실 떠 있을 시간이 되어버렸다. 으악, 청소를 하룻동안이나 한거야?! …오늘청소하는 모습을 보았으면 내일은 좀 괜찮아졌으면 하는바렘이…… 흑. "자아, 오늘도 팁주세요!" "……." 그는 살짝 내눈길을 피한체 내가 가져다준 라벤더차를 마시며 창문밖을 쳐다보았다. 오호라, 지금 피하는겁니까아? 난 그에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향해 한걸음한걸음 아주 조심스레 내딛었다. 그리고 살랑거리는 바람결에 그의 부드러운 머릿결이 내손에 닿을려는 순간…!! "샤아덴-! 내가왔다…네….자네, 지금뭐하는건가?" 오, 이런! 이런중요한 순간에! 난 누군지는몰라도 그와 나의 썸씽(…)을 방해한 자를 향해 날카롭게 쳐다보았다.…뭐, 저사람이 아니였으면 지금 그에게 잡혀있는 손을 바라보며 변명을 해야되긴 하지만 말이다.(어떻게 알았는지 그는 소리없이 손을 올려 나의 음흉한 생각이 가득담긴 손을 저지했다.) "호오, 그아이는 자네의 밤시중을 들 아이인가? 자네도 역시 남자였군?" "그런게 아니다 하이데. 그보다, 어쩐일이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나와 그를 쳐다보던 이름모를 방해자는 이내 자신이 왜 이런 밤늦은 시간에 왔는지를 알아차리며 손에 들고있던 무언가를 올려보이며 말했다. "술한잔하자고, 친구." 어,어라… 저모습 책에서 아주 많이 본적이 있는거 같은데. 불길하고,기분나쁘고,재수없는… 으악! 하이데 백작님! 책에서 묘사를 징글징글하게 보아왔지만 직접 눈으로 보게되니… 더욱더 기분나쁘다. 저 파란색 루비같은 눈동자를 안보일 정도로 생글생글 눈웃음치는 모습하며, 붉디 붉은 저 입술은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는지 연신 미소가 걸려있다. 기분나뻐……. 뭐가 그리 좋아서 실실 쪼게는거야? 저쪽쳐다봐 니친구는 앞에있다구! 왜 날쳐다봐아아아앗! "그나저나, 새로운 얼굴이네? 이아이." "어제부터 일을 시작했다." "아항, 그렇구나. 꽤나 귀엽게 생겼는걸? 뭐…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저 불퉁하게 나와있는 입을 빼면 말이야.쿡쿡" 흥! 당신한테 귀엽다는 말 들을 이유없수다! 나는 입을 한껏 더 댓발로 내보이며 째릿째릿 노려봤다. "…그렇게 입을 내민체 날 향해 뜨겁게 쳐다보면 뽀뽀해버릴꺼예요 아가씨?" 으악 느끼햇! 역시 카사노바! 여자들의 적! 나는 잽싸게 입을 넣은 체 그를 노려보기를 그만뒀다. 적어도, 저런인간한테 뽀뽀받기는 싫어! 내가 들고온 잔을 당신이 쓴다는게 아까워! 샤덴님말만 아니였어도…! "무얼 하는거지?" "네?" "이제 할일이 끝났으니 돌아가야하지 않는가." "안주셨잖아요." 의아해하는 그를 향해 난 미소를 씨익 지었다. 잊었어요? 나 계산만큼은 확실하답니다! "팁, 주셔아죠! 오늘은 이 늦은 밤까지 했으니깐 단단히 받을꺼예요! 어재까지만해도 계속 주던 사탕으론 어림도 없다구요." "푸,푸하하하핫!" 내말이 끝남과 동시에 하이데놈은(…도저히 님을 붙일 용기가 생기질 않아!)정신줄과의 접속을 끊은 사람마냥 배를잡고 웃어대기 시작했다. 뭐,뭐야? 드디어 미쳐버린거야? "너, 이런 조그마한 하녀에게 당하는건가? 풋!" "…시끄러. 그런거 아니다." "푸푸풋, 아니기는… 지금 하는게 딱 잡혀사는거 같은데…, 야아- 샤덴공작님 위상이 날로 떨어지는구나!" "그런거 아니래도!" 아아, 이런모습 많이 읽어왔었다. 별거아닌일에 트집을 잡아 놀리는건 하이데. 거기에 울컥하여 화를 내는건 샤덴님. 아, 이것때문에 하이데를 더 많이 싫어하는 걸지도……. "아아… 아가씨, 이름이뭐예요?" "흥! 하유입네다!" "하…유? 어디쪽 발음이지?" 훗… 너가 알리가 있겠니. 이건 위대한 우리나라의 글이라구! 하지만 그에 무턱대고 '대한민국이요.'라고 말했다가 그런나라는 듣도보도 못했는데 어디에있느냐, 무얼 하는 나라이냐, 인구는? 지금 현 국왕은 누구이지? 라고 물어볼까 무서워 시침 뚝 때고 말했다. "저도 잘 몰라요." "몰라? 아니어째서? 모국을 잘 모른다는거지?" "저는 어렸을때부터 부모님 손에 이끌려 여기저길 떠돌아 왔으니깐요." "흐음…, 그렇군. 그럼 이집에 오게된 계기는 무엇이지?" "그건……." 말하던 도중에 혼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샤덴님을 보고 나의 음흉한 머리는 재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고, 이내…… "그건, 주인님에게 물어보세요." "……흐음?" "…그렇다는데, 샤덴? 역시- 두사람에겐 나에게도 말 못할 썸씽이 있었던겐가?" "…아니라니깐." 으흐흐, 샤덴님 죄송해요. 하지만 그대의 울컥하는 모습도 아주그냥 코피터지게 멋있습니다! "…샤덴. 이아이, 정말 자네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겐가?" "정말이라니깐." 그는 샤덴님의 말에 미소를 짓더니 나의 반항은 아랑곳하지 않고 내 손을 이끌어 자신의 입술에 살짝 다져다 대곤, 그상태에서 말했다. "……그럼 샤덴. 이아이, 내가 데려가도 되겠는가?" ================================ # 6편 # 소제목 : step2. 하이데 백작님 ! (2) ================================ "……그럼 샤덴. 이아이, 내가 데려가도 되겠는가?" 뭐,뭐?! 누가 누굴데려가아아아? 난 황당한 마음에 고개를 냉큼돌려 꼴도보기싫은 하이데를 째려보았으나, 그는 오히려 째려보는 나를 향해 윙크를 살며시(…느끼해!)해보였다. "……." "호오, 대답이 없는건 긍정의 의미인건가?" "…하이데," "누,누가 누굴데려가요오?! 난 당신같은사람 따라가고 싶지도 않고, 가서 시중들고 싶지도 않네요! 한마디로! 흥입니다!" 샤덴이 무슨 말을 할려던 것 같아보이긴 했지만 참을 수 없었던 나는 엄청 열받은 표정으로 주먹을 불끈지며 그에게 따졌다. 난 널 보기 위해서 여기까지 온 게 아니야! "……풋." "왜웃으십니까아아?" "훗…아니야,아냐." 그는 그의 특유의 야릇한(?)미소를 지으며, 흥분한 나의 말들을 살짝 피해가버렸다.으윽- 역시, 아무나 샤덴을 말빨로 누르는게 아니였어! "그럼… 하녀가 아닌, 우리 백작가에 한분의 손님으로 모시는건, 괜찮겠니?" "……네?" 난 그순간 멍해졌다. 한분의 손님으로 모신다는것. 날 한사람의 인격체로 존중해준다는 말이였다. 지금상황은 열받지만 그는 백작이다. 나는 하녀고. 그런 그의 발언은 상당히… 충격적이였다. 귀족이 아무에게나 정중하게, 특히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백성들을 상대로 '모신다'라는 말을 하지못한다. 아니, 그들 자체를 신성시하고 소중히여겨 초라한 백성들에게 하기 역겨워하는걸지도-. 아앗! 우리 샤덴은 예외라 할 수 있지.훗훗훗. 아무튼, 그의 발언에 샤덴도 놀랐는지 눈을 크게뜨고 마시던 차를 내려놓을 생각도 하지 않은 체 하이데를 바라보았다. "어떤가, 올 수 있겠지?" "…하이데." "응?왜그런가, 샤덴." "이 아이는… 우리 백작가 가솔이네." "…알고있다만?" 샤덴은 꽤나 난처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확고한 표정으로 바뀌어 입을 열었다. "이 아이를 데려가는건 내가 안되네." "…훗, 왜인지 물어봐도 되는가?" "이아이는, 내 전속 하녀라네." "호오, 온지 얼마 안되는 이 아이가? 이 아이가 그리 맘에 들었나? 아님 일속도가 빠른건가? 그런거라면 우리집 하녀중에서 얼마든지 골라 보내줄 수도있는데." 하이데는 그저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띄우면서 샤덴의 말을 맞받아쳤다. 그것도 말을 아끼는 샤덴이 이렇게까지 말을 많이 하는게 정말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샤덴님 힘내세요! 저, 끌려가고싶지 않습니다! 샤덴님 곁이 좋아요!(어느세 또 존칭변경) "이아이 근성이 맘에 든다네." "호오? 근성이라? 그거 말고 또있는거 같은데?" "…이쯤에서 해두지." "훗…. 나도, 오늘은 이쯤에서 해 두겠네." "그럼- 이만 나가지 않겠나? 밤이 깊어졌다." "그럼, 그렇게하지." "…문앞까지 배웅하도록." "네?아, 네엣." 하이데 이자식은 날 무대위에 올려놓고 가격흥정을 펼치다 이내 만족스러운 금액을 손에 넣은것처럼 엄청 행복한 표정으로, 그러나 난 정말 찡그린 얼굴로 밖을 나서야했다. 호호호, 이제 가는구나. 이제가면 영영 오지말거라! 오호호호호! "…넌 누구지?" 문앞까지 다 와서 행복해 하고 있는 나에게 그는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어 빙글, 돌더니 이내 나에게 질문을했다. 뭐? 내가 누구라니? 갑자기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말씀드렸잖아요. 하유라고." "넌… 어디에서 왔지?" "씨이, 같은 말 두번하게 만들레요? 부모님 손에 여기저기 이끌려 와서 저도 잘 모른다고 했잖아요!" "내말은 그게아니다. 백성은 나에게 이딴식으로 고개조차 들기 어렵지. 하지만 넌 그런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오히려 한 술 더떠서 나에게 일일히 반응을 내며 대꾸하기 일쑤였지.다시한번 묻겠다. 넌 누구지?" …이사람, 이렇게 예리했었나? 대답은 노다. 아니- 책속에선 전혀 이런 면모를 보인적이 없어. 갑자기 내 앞에 있는사람이 진정으로-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 "불쌍하게도, 겁에 질렸나보군.괜찮아, 널 헤치진 않아." 그는 감미로운 미소를 내게 지어주며 그 섬세한 손으로 부드럽게 나의 볼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이내- "……윽!" "샤덴, 그를 불행하게 할시엔 널 바로 죽여버리겠어." 목을 가볍게 누르며 입꼬리를 올리면서 웃는 하이데는… 진정 하계에서 올라와 사람을 고문시키는 악마와 닮아보였다. "그는 나의 소중한 친우이니깐. 건들지 말도록." 그런말을 하면서 약간 슬픈듯이 웃음을 지어보이는건- 착각일까? 어느덧 문앞에 대기한 마차문을 열면서 그는 다시한번 나를 향해 말했다. "내.일.올.께 ♡" 아악, 싫어어어어어어어 !!! 너 무섭단 말이야 오지마아아아아아 ! ================================ # 7편 # 소제목 : step2. 하이데 백작님 ! (3) ================================ 하늘은 맑고 바람은 여름에 내려찌는 햇빛에 땀흘리는 사람들을 위한것인지 꽤나 시원하게 불었다. 날씨도 좋아 빨래도 보송보송하게 잘 마를 것 같은 이날씨. 정말 상쾌한기분! 이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 내옆에 지금 생글생글 웃고있는 저 하이데작자만 없다면 정말 상쾌한 기분이였을텐데. 저사람은 어제 엄청 폼을 잡아서 사람 있는대로 떨리게 하더니만 오늘은 또 뭐하나 빼놓은사람마냥 실실쪼개는건지. 도대체 저 정신상태는 어떻게 되어있는지 몰라. "와아!오늘도 하유표정은 구리구나? 날씨도 좋은데 좀 펴!" "피고싶은심정아니예요." "그럼, 날봐서라도…" "그쪽보면 절대로 피고싶지않아요!" 빽빽 소리지르는 날 보면서 다시 씽긋, 웃기시작했다. 마,맘에안들어어어! 어제의 그런일이 있고도 해서 그에게 철저한 존대와 윗사람으로 대할려고 했지만. 그는 오자마자 내옆에 치근덕 대더니… '어제일은 잊어버려. 별거아니였던거야. 아아- 나의 모습만 잊어버리고 내가 한 말은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어.' 라고 가증스럽게 말하지 않겠는가아아아! 잊어버리라는 거야 잊어버리지 말라는거야?! 혼란스러워하는 날 내버려둔체 그는 빙글돌아 나보다도 먼저 발걸음을 옮겨 샤덴에 방에 오더니 샤덴과는 인사만 한체 자리에 앉아서 날 골리는 중이시다. 저리갓! 청소에 방해되! "백작님, 청소에 방해가 됩니다만." "그럼 저쪽가서 있을께!" "……저쪽은 전혀 치우지 않았는데요." "내가 치우고 앉지 뭐." "아니무슨…… 아앗! 그책은 그쪽이 아니야아아앗!" 샤덴은 이런 우리둘의 행동이 꽤나 시끄러웠는지, 이미 자리를 피해버린지 오래였고 방안에선 나와 하이데만이 투닥거리는 소리만 가득울릴뿐이였다. 제발가! 너네저택없어?! 거기가란말이얏! "주인님 보러온거 아니세요 백작니이임~?" "음… 맞긴하지만 널 보러 온것도 맞아." "자, 보셨죠 보셨죠? 이제 보셨으니깐 제발 좀 가세요오오!" 나는 하이데에게 있는대로 얼굴을 들이밀고 소리쳤다. 앞에서 소리쳐서 그런지 잠시 멍하게 있던 하이데는 이내 꽃과 같은 미소를 지었고(나에겐 이리저리 아무리 쳐다봐도 능글거리는 웃음!)이내 손을 들어올려 내 턱을 만지작 거렸다. "…너, 어제 내가 한 말 잊어버렸나?" "뭐,뭐요?" 입가에 한층 더 미소가 걸리더니 그는… 쪽- 하는 귀여운 소리와 함께 내 입에 살며시 입을 맞추고 그 도톰한 입술을 떼어냈다. 어,어억- 나…다,당한거야?! 한참 멍해있는 나에게 그는 야릇한 목소리로 귓가에 말했다. "…그렇게 입을 내민체 날 향해 뜨겁게 쳐다보면 뽀뽀해버릴꺼예요 아가씨?" 켁- 지금 그래서 그말을 그대로 실행했다는거야? 이-이이… "변태!" "흐음, 변태라니. 일개하녀가 백작한테 그런말을 써도 되는건가?" "백작이던지 뭐던지 다 필요없어! 너 당장 이리와아아아앗!" "쿠-쿠쿡, 아무튼… 샤덴보다 놀리는 맛이 더하다니깐." "이,이익 당장 가버려!" "훗… 그래그래, 오늘도 커다란 수확을 얻었으니 이만 가보도록 하지. 아, 다음엔 뽀뽀에서 그치지 않을꺼야." 손에 들고 있던 먼지털이를 그에게 던져버릴려고 높이 들었지만 언제 문쪽으로 갔는지 하이데 이자식은 문을 살짝 닫고 가버렸다. …내, 내 첫키스 보상해에에에에에 ! - "…샤덴, 역시 여기 있을 줄 알았네." "……." "…뭐야 그눈빛은. 적당한 선에서 끝냈으니 걱정하지말라구." 샤덴은 아직도 불신하는 눈빛으로 하이데를 적당하게 째려보았다. 그런 샤덴이 무섭지도 않은건지 하이데는 피식 웃으며 적당한 자리를 잡아 털썩 주저앉았다. "그검… 아직도 들고다니네?" "……." "뭐야, 언제까지 나에게 그렇게 대답이 없을껀가? 어젠 말도 잘했으면서." "…어젠, 어쩔 수 없었다." "흐응, 어제 이야길 하니깐 갑자기 말을 꺼내네?" 하이데는 평소에 짓던 꽃같은 미소를 싹 지우고서는 싸늘한 웃음을 짓다 샤덴이 손에 들고있는 검에 눈길이 가고선 픽, 코웃음을 쳤다. "뭐야, 손떼가 묻어있을정도로 사용한건가?" "……." "너도 잊어버려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그딴 사람은…" "그만." 비아냥 거리는 듯한 하이데의 발언이 더 이상 참기 힘들었는지, 아니면 '그딴 사람'이라고 자신과 하이데만이 아는 사람을 비하해서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샤덴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금방이라도 손에 들고 있는 검으로 내려칠만큼의 살기를 내뿜었다. "…훗, 알았어 알았으니깐 그 살기좀 그만 내뿜어주지않겠나? 너무 무서워서 말이지." 샤덴도 너무 지나치게 흥분했다는 걸 깨달은 걸까. 이내 살기를 거두고선 검을 검집에 넣어두었지만 그를 째려보는건 그만두지 않았다. "자네도 참 고지식 하다니깐… 훗,그래서 내가 더 널 놀리고 싶은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아무반응이 없다는게 살짝 심통이 난건지 하이데는 더욱더 즐거운 말투로 이야기를 꺼냈다. "…하유말이네, 정말 즐거운 아가씨더군. 너도 이미 알고있겠지? 일개 백성들에게는 그런 당당함이 나오지 않아." "……." "그래서 말인데… 나, 그녀에게 꽤 관심이 있는거 같네." "……!" 샤덴의 깜짝놀라는듯의 얼굴빛에 하이데는 더욱더 깊게 웃었다. "역시, 그아이는 너에게 특별하다는 뜻인가?" "…그런거 아니다." 이내 고개를 돌리고선 그와의 만남이 더이상 원치 않는듯 다른곳으로 향하는 그를 향해 보든말든 하이데는 씨익 웃었다. "아아, 너무 흥미롭단 말이야 하유라는아이. 저 샤덴을 저렇게 까지 만든걸 보면." 싱글싱글 웃던 하이데는 이내 어젯밤과 같은 표정을 지으며 샤덴도 이미 가버려 듣는사람이 아무도 없는곳에서 말을 이었다. "너무 흥미로워서 죽여버리고 싶을정도로 말이야." ================================ # 8편 # 소제목 : step3. 주인님 생일축하해요 ! (1) ================================ 난 눈을 번쩍뜨고 어느새 내방 창문을 살짝 두드리는 햇빛을 바라보며 웃었다. 생일이다! 샤덴의 생일! 내생일과 같은 달에 있어 그의 생일은 전혀 잊어버리지 않는 나였기에 이렇게 정확하게 눈을 뜰 수 있었던 것!(책에서 본 것처럼 여기에도 날짜와 달이 존재했다. 다만, 봄,여름,가을,겨울이 아닌 다른이름으로 불린다는거지만.)그의 생일이니깐 웅장하고 성대하게! 라는 타이틀로 나는 벌떡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일단 공작가에서 일하는사람이 제일 많은, 주방부터 찾아 재빠르게 갔다. "여러부우우운~ 저왔어요!" "아아, 어서오렴 하유. 이렇게 일찍 왠일이니?" 내가 들어가서 큰소리로 나의 존재감을 알리자 제일 먼저 알아주신분은 바로 전에 레몬버베나를 아주 맛있게 우려내던 리베아주머니! 전에 주시던 빵조각은 정말 맛있었어요~ "다름이 아니라, 오늘! 오늘 공작님 생일이잖아요!" 나의말에 언제나 사람좋은 미소를 짓던 리베아주머니께서 조금 씁쓸한 웃음을 지으셨다. "으음, 하유." "네?" "우리 주인님께선 생신파티를 하지 않는단다." "알아요!" 훗, 누누히 말하지만 난, 책을 거의 통째로 외울정도로 통달하고 있는 대단한여자다! 그는 자신의 생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에 귀족들을 모아놓고 생일파티를 하지 않는다고 책에도 적혀있었지만…… 오늘로부터 달라질것이다! "저희끼리, 저희끼리 축하하면되잖아요!" "으응? 그치만 주인님께선……." "괜찮아요 괜찮아! 주인님도 이런날은 아무리 안챙기신다해도 저희들이라도 챙겨줘야죠! 안그래요?" "…휴우, 너한테는 항상 밀리는 느낌이 난단 말이다." 리베아주머니는 난처한듯이 웃다 나에게 등을 돌려 주방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여러부운! 어이, 거기 트라움! 너의 독특한 음식맛에 감동하지말고 내말에 집중 좀 하라구! 너! 그 비싼 재료는 잘 내려놓고 날 봐!" 아주머니는 이내 사람들의 시선을 자신에게 모으자 그제서야 들을 맘이 되어보였는지 큰소리로 입을 떼었다. "이아이가 공작님께 생신파티를 열어드리자는데, 여러분생각은 어떠세요?" "…공작님 생신을?" "하지만, 공작님께선 생신파티를 챙기지 않으시지 않나!" "그러니깐 저희가 챙겨드리자는거죠." "……흐음." 주방사람들은 잠시 고민을 하더니 이내 쾌할하게 웃으며 답했다. "뭐, 색다르고 좋겠군! 주인님께서도 좋아하시진 않으셔도 싫어하진 않으실테니." "그럼, 지금부터 바빠질 것 같군요." "음, 아침은 일찍 간단하게 끝내셨고, 점심은 황궁에서 드실테니 저녁을 아주 거대하게 차려야겠군, 으쌰!" 그렇게 말하며 아까전에 리베아주머니가 주의를 준 사람들 중 한명인 트라움아저씨가 소매를 걷어올리며 말했다. "트라움! 넌 보조로 빠져있어! 너한테 메인음식 시키다간 무슨일을 저지를려고!" "……쳇." 뭐, 베나아주머니에게 따끔한 소릴듣고 소매를 다시 내리고 툴툴대긴 했지만 말이다. "그럼 베나아주머니, 전 다른사람들에게도 알리러 갈께요!" "음, 그래주겠니? 이거참, 너온뒤엔 묘하게 공작가가 흥분에 휩싸이는구나." "제전문이죠!" 씨익 웃으며 발랄하게 답하는 날 못말리는 말괄량이를 쳐다보듯이 보던 베나아주머니는 이내 자신의 음식솜씨를 화려하게 펼쳐야겠다며, 바쁘게 준비하는 주방사람들 사이로 사라져버렸다. 자아! 이제 슬슬 돌아다녀 볼까나? 아, 아참! 하…하녀장님한테 말을 안했는데……. "……." "무슨일이죠? 하유." "저어, 하녀장님…." "뜸들이지말고 말씀하세요." 이, 이분도 무서워! 보이진 않지만 온몸에 카리스마가 풀풀 날린다는 걸 난 알수있어! "저어…, 오늘이 주인님 생신이잖아요? 그,그래서 생신파티를 열어주는게…어떨까요? 저희 공작가사람들이요." 그녀는 내말에 황당하다는듯이 눈썹을 치켜올렸다.윽! 저건위혐표시인데. "주인님께선 생신파티를 열지않습니다." "그,그치만 주인님께서도 이런날엔 축하를 받아야 한다구요! 그리고 이미 주방사람들에게 말을 해놨……." 으,으악! 저눈빛! 날죽이려는기세야아아아아! "……." "저어, 부탁해요! 그,그치만 이미 주방사람들에게 일을 벌려놔서 도중그만하기가 어려운데……." "…휴우, 당신은 항상 이상한 변수를 만드는군요.…뭐, 그치만 괜찮을 듯 하네요. 제가 하녀들한테 말하지요." "와,와아! 감사합니다!" "…그런데." "네?" "집사님한테는 말하셨나요?" 아차☆ 결국 하녀장님께 안들어도 될 잔소리를 장장 30분동안이나 들었다.흑, 나도참 바보같긴. 어쩌자고 제일 먼저 말해야 할 집사님에게 말을 하지않았는지. 지금쯤이면 회계정리를 하고 있을 집사님을 찾아 바쁘게 걸어갔다.(특이하게도 공작가에서는 아무리바빠도 뛰면안된단다. 어이가없어서. 그,그래도 빠른걸음은 봐준다니 다행인건가?) 똑똑똑- "누구십니까." "저어, 집사님! 저 하유예요." "…들어오도록." 딱딱하고 사무적인듯한 말투에 잠깐 흠칫했지만 이내 최대한 밝은표정으로(그래야 조금이라도 먹힐지도 모르지!)문을 열었다. "집사님 안녕하세요." "흐음, 널 하녀장 코메트에게 데려다주고 난 다음엔 처음인 것 같구나. 무슨일이지?" "저-저어……." "으음?" "…고,공작님 생신파티를 열려구요." "공작님은 생신파티를 열지 않는다만?" 아아…… 나 저말 외워버릴꺼같아. 생신파티 열지않아 열지않아~ 속에서 메아리되어 퍼지는 말들을 꾹꾹 눌려버리고는 다시한번더! 집사님에게도 똑.같.은 설명을 해줘야했다. 훗, 결과라고? 아시지 않는가. 당연히 이 하유님의 승리지! ================================ # 9편 # 소제목 : step3. 주인님 생일축하해요 ! (2) ================================ 어느새 하늘은 붉게 노을이 지며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해냈고, 난 그것을 바라보면서 의기양양하게 서있었다. 좋았어! 준비는 다해놨고… 이제, 샤덴만 오면 되겠군! 난 퉁퉁 부어버린 손을 보며 씽긋 웃었다. 수고했어 손아! 이제 뿌리기만 하면 되겠구나, 너의 화려함을 맘껏 보여주렴! 노을이 다 져갈무렵, 그가 탄 말소리가 들렸고, 우리들은 눈빛교환을 한 뒤, 샤샤샥 하고 여기저기 숨어버렸다. "……." 샤덴은 자신이 왔는데도 아무도 반겨주는 이가 없어 의아했는지, 말에서 내리고서도 한동안 움직일 생각을 못했다. '여러부우운! 준비됐죠?' 나의 눈짓에 성의 중간층쯤에 열려있는 창에 살짝 숨어있는 사람들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이내 손에들고있던걸 펼칠 준비를 했다. '하나,두울- 세엣!' 펄럭- 거리는 소리와 함께 펼쳐진건, 거대한 현수막. 거기엔 일일이 바느질로 '주인님, 생신축하드립니다! -공작가가솔들이-' 라고 수놓은게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 갑자기 거대한 천을 구하느라 좀 바쁘게 뛰어다니긴 했지만, 나름 해놓으니깐 이쁜 것 같았다. "주인님, 생신축하드립니다!" 모두가 숨은곳에서 일어나며 또는 모습을 들어내며 한마디의 외침. 여느때면 시끄럽게도 들렸겠지만, 그들이 정성을다해 외쳐주니, 그것도 꽤 들어줄 만한 것 같았다. "……." 샤덴은 놀래서그런지 아무말도 하지 않은체 그자리에 뻣뻣하게 더욱더 굳어버릴 뿐이였다. 훗, 부끄러워하는거야? "자아, 주인님- 안쪽에는 더욱더 멋진게 있어요!" "뭐, 매일 먹던 것이긴 하지만 오늘은 특별히 더 차려보긴했습니다만…, 맘에들지 모르겠군요." 하나둘씩 샤덴의 주위에 몰려 부끄러운지 뒷머리를 살짝 긁으며, 그렇지만 그에게 뭔가를 해줬다는게 자랑스럽다는듯이- 그들은 자랑비슷하게 말을 늘어놓았다. "제가만든 음식은 특별히 더 맛있습니다,나리." "트.라.움~! 결국엔 만들어 버린거냐?" "…헉, 그-그렇지만 정말 맛있는다구!" "빨리불어! 당장가서 버려야되!" "……그만." 그들은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웃다가 샤덴의 싸늘한 한마디에 그만 모든동작을 멈추며 그를바라봤다. 조금… 굳은 표정. 맘에 안들었다는건가? "…이게 뭐하는거지?" "저, 주인님의 생신을 축하해드릴려고……." 그는 한쪽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더니, 이내 그들을 보지도 않은체 문을향해 가기 시작했다. 그에 깜짝놀란 하녀들이 그를 위해 문을 열어주었고… "……." 그는 한번 더 굳어있어야만 했다. 안쪽에는 밖의 현수막의 크기를 줄인듯한 자그마한 현수막이 하나 더 걸려있었고, 바닥에는 내가 손.수!(강조)만든 종이장미꽃들이 있었다. 우리들이 돈을 모아 어떻게든 현수막에 쓸 천은 구했지만 다써버려 더이상 장미꽃은 살 수가 없었기에 내가 대처를 한것이다. 거기에 상을 옮겨와 위에 화려하고 푸짐하게 한가득 차린 음식과, 메인음식.케이크가 천장높은 줄 모르고 그 높이를 자랑하며 올려져 있었다. 다들 즐겁게 만들었지만…, 그러면 뭐 하겠는가, 그의 맘에 들지 않았는걸. 그렇지만 그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는걸……. 다들 슬퍼하는 눈치에 나만 더욱더 찔려(내가 하자고 먼저 시작했으니깐) 고개를 푸욱, 숙일 수 밖에 없었다. 털썩. "……?" 샤덴은 차려진 상의 한가운데 앉아 우리들을 바라보았다. 뭐, 뭐야? 설마 벌까지 내릴려는건가? "먹지않고 머하는건가? 음식 다 식어버리겠네." "주,주인님!" 샤덴은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앞에있던 샐러드를 살짝 포크로 찍어먹었다. "훗…저번같이 끔찍한 맛은 아니군." 샤덴의 한마디에 다들 밝은 표정으로 서로마주보며 환하게 웃었다. 역시! 넌 그렇게 매정한 녀석이 아니였어! 그렇게 이날만은 주인,하녀의 계급을 따지지않고 유일하게 다같이 한자리에 모여 맛있게 차려진 상을 먹을 수 있었다. 흐윽- 맛있어어! 똑똑똑 "들어오도록." "…저어," 나는 도둑고양이마냥 다른사람들 몰래 그의 방에 들어왔다. 그는 나인걸 이미 알아챘던것인지 나에게 시선을 한번주고는 다시 책에 시선을 모아버렸다. "저어, 주인님……." "뭐지?" "저어, 제가 여기 아니였으면 갈 곳도 없었거든요." 사실이였다. 난 여기 떨어지자마자 그를 보게 된것이였고, 그아니면 아는 사람이 전혀 없었다.물론, 책에선 황제,하이데백작등, 다 보았지만 그저 내 시선에서 그들을 보았을 뿐. 그들은 전혀 나를 보지 못했기때문에 가서 다짜고짜 아는사람이라고 말할수도 없는 노릇이였기에 그의 명령에 끌려나갔을땐 눈앞이 캄캄했다.뭐, 그때 내 재치로 여기 남아있게 되긴 했긴말이다. "그래서 그걸 보답하고 싶어서 작은 선물을 준비했어요." "……." 그는 나를 바라보다 곧이어 내손에 쥐어진걸 살짝 들고갔고, 이내… "……쿡" 어,어어? 감정변화가 거의 없던 얼굴에 살며시 금이가더니 이내 입꼬리가 말려들어가며 살짝 웃었다. "너는 내가 그렇게 늙어보인다고 생각했는가?" "네?" "…이게 뭔가, '사랑과정성을듬뿍담아정성스러운안마권♡한쿠폰당무려10분!'…이라니. 이건 거의 연세드신 분들에게 귀여운 손녀들이 주는게 아닌가?" …헉, 조금 심하긴했나. 하지만 수중에 돈이없는걸! 아직 들어온지 한달은 체우지 못했던 터라 월급받기에는 일렀다. 그래서 결국 종이몇장 겨우구하고 펜하나 겨우구해서 한건데, 돌아오는건 비웃음 뿐이라니. 흐윽- 눈물난다 눈물나! "자." "……?" 그는 종이한장을 내밀었다. 으잉? 뭘하라고? 아,안받는다구우우? "쿡쿡, …이걸 하나 쓰겠으니 어께좀 안마해다오." "아, 네엣!" 나는 떨리는 손으로 그가 편한히 내맡긴 어깨에(솔직히,아주솔직히말해서 어깨보단 등짝에 손이가는걸 겨우참았다.) 살짝 올렸다. "와,와아 엄청 굳으셨네요." "…그런가?" "네. 정말 피로가 여기로 다 뭉친것같아요." 그의 표정이 평소보다 잠깐 풀려서 그런지, 그의 얼굴을 쳐다보다 바로 어깨로 시선을 집중해야만 했다. 세,섹시해-! 붉게타오르는 얼굴을 애써 외면한 체, 10분동안 열심히 그의 어깨에 뭉친 피로들을 풀어주었다.(난 그와접촉할수있어 좋구, 얼쑤~) 그다음날. 여전히 어두컴컴해져버렸을때 방청소를 마치고, 그를향해 당당한 모습으로 손을 내밀었다. "팁주세요!" 그에 그는 나에게 줄 사탕(그는끝까지사탕을고집했다)을 찾을 생각을 하지 않은체, 나에게 점점 다가왔다. 엥? "꺄악!" 그가 나에게 다가와 내어께를 잡고 끌어안았다. 으,으악 내 내팔이 그의 탄탄한 가슴에에에에-! "……쉬잇." 그가 검지를 올려 나의 입에 살짝 올리며 귓속에 달콤하게 속삭였다. 뾰,뿅가버릴꺼같아! 내가 조용해지자 그는 맘에들었지는지 입꼬리를 살짝올리며(그는 어제이후로 내앞에선 살짝살짝 잘 웃기 시작했다.) 달리기 시작했고 이내 환기를 위해 열어놓은 창문을 향해… "꺄아아…으,으읍!" 내입을 막고 뛰어내려버렸다! 나,나랑 동반자살할려고 그런거였어?! ================================ # 10편 # 소제목 : step3. 주인님 생일축하해요 ! (3) ================================ 내입을 틀어막긴 했지만 나에대한 배려인듯, 숨을쉴 수 있게 약간의 공간을 줬기에 난 숨쉬는데 별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이 높은 2층에서 어떻게 뛰어내릴생각을 하냐구우우우! 이 공작가는 5층짜리 건물로, 샤덴의 방은 3층에 있었다. 3층, 뛰어내려도 그렇게 크게 다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천만의 말씀! 일단 공작가의 커다란 정문을 열고 들어가게 되면 엄청나게 넓은 홀과 나란히 놓여져있는 계단이 펼쳐지게 되는데, 그 홀이 파티용으로 만들어져 천장또한 엄청나게 높다는거다!사, 살려줘어어어! 하지만 그런 나의 걱정스러움(다소의발악)은 사치였는지 그는 나를 안은체로도 아무것도 잡지 않은체 가뿐히 뛰어내려 매일매일 잔디를 깔끔하게 다듬은곳에 사뿐히 내려앉더니, 가볍게 공작가를 둘러싸고 있는 벽을 넘었다. 주위를 둘러보고 난 뒤에서야 무서워서 목을 꼬옥 끌어안고 있는 날 내려놨다. "따라오도록." "네?아, 네!" 나, 생각해봤는데말이야. 그가 나의 생각과는 달리 다른 행동을 취할땐 나도모르게 당황스러워서 '네!'라는 소리밖에 안나오는거 같단말이야…킁킁. "…와아!" 내 앞에 펼쳐진건 밤에만 열린다는 야시장이 펼쳐져 있었다. 화려한 조명들사이에 상인들은 날씨가 좋아 천막조차 없애버리고 돈을 벌 생각을 하면서 한층 흥분된 목소리로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여,여긴 왜오셨나요?" "골라라." "네?" "너가 원하는것, 여기서 골라보도록." "저,정말요?" 나의 한층 흥분된 소리가 그의 마음에도 닿아버렸는지, 그는 피식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물론, 월급에서는 뺄 생각이다." "…헉! 그,그런……." "풉, 거짓말이다." "에… 너무해요!" 투덜거리면서 부푼 내 볼이 우수웠을까, 그의 입꼬리가 한층 더 말려들어갔고, 그미소를 본 나도 얼굴을 풀어야만 했다. 치,칫! 저미소는 너무 아름답다니깐! 척보아도 하녀의 옷을 입고있는 나와, 아무리 눈을 비비고 봐도 귀족같은 샤덴이 같이 서있는 모습을 보고 곁에 있던 사람들은 종종 눈이 휘둥그래져 나와 샤덴을 쳐다보았지만, 야시장의 밝은불빛대신 아늑한 암흑이 나와 샤덴의 언벨런스한 모습을 조금이나마 가려주어 멀리서는 그냥 남녀한쌍으로 보였다. 아아, 아마 내가 그의 방에서 어두컴컴할 때까지 청소를 하느라 그의 불빛아래에 드러난 얼굴들을 보며 면연력을 키워나서 다행이지, 아니면 저옆에 종종 쓰러지는 여자들중 한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침이나올려는 입을 애써 틀어막으며 어디 좀 비싸보이는 거 없나… 하면서 눈을 이리저리 돌렸다. "와아……" 나는 내눈앞에 만들어진 귀걸이 한 쌍을 보며 눈을 뗄 줄 몰랐다. 열쇠모양과 자물쇠모양. 한쌍인데도 불구하고 다른모양으로 만들어져 있는 그 귀걸이는… 너무이뻤다! 역시 이런 노점상에서 파는거라 진짜 보석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새빨간 빛을 조명에 힘을 얻어 한층 더 반짝이며 자물쇠에 하나, 열쇠에 하나 박혀있었다. "저, 주인…!" "…샤덴이라불러라. 왜그러지?" 그는 자신의 신분을 거리에서 밝히는게 싫었는지 나지막한 목소리로 '샤덴'에 힘을주어 말하면서 나에게 눈을 돌렸다. "샤덴님! 나 이거 사고 싶어요!" "으음?" 그는 날 향해 으쓱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왜그러지? 아무꺼나 사준다면서? 혹, 마음이 바껴버렸나?! "넌 귀를 뚫지않았지않는가?" "…헉, 맞다." 난 내한쪽귀를 손으로 부여잡으며 마음속으로 나자신을 원망했다. 그걸모르다니! 이런 바보멍청이! 그나저나, 나 저거 너무 맘에 드는데… 흑, 역시 나에겐 너무 과분한 것이였나봐. "손님, 귀는 제가 뚫어드릴수 있어요." "네? 그게정말이예요?" "그럼요! 그렇지않고 어떻게 이런류를 파는 노점상주인일을 할 수 있겠나요. 그나저나, 이아이들 정말 이쁘지요? 저도 최근에 본 것들 중에 제일 이쁜거 같아요. 지금 손님께서 사지 않으시면 아마 다른분들이 재빨리 사가 버리실껄요?" 아무리 장사하는 사람의 말엔 엄청난 부풀림이 있다고 하긴 하지만, 그 형태가 너무 고운지라 난 그말을 그대로 믿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샤덴을 향해 고개를 돌려 '이거 사주실꺼죠?그렇죠? 전 그렇다고 믿어요. 아무렴 샤덴님이 말씀을 하셨는데 안사주실까요. 설마! 한입으로 두말하는건 아니죠? 꼬옥!사주세요!' 라는 뜻을 담은 눈빛을 보냈다. 그에 샤덴은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그 노점상주인에게 계산을 해줬다. 돈냄새를 맡고(…저런, 너무 겉으로 표현한거같아 저주인.) 행복해 하던 노점상주인은 바늘을 하나 들고 나에게 다가왔다.뭐,뭐야? "어머, 손님! 저걸보세요 저기 뭔가 이상한게 떠도는 것 같네요?" "에? 정말요? 뭐지?" …혹해서 돌아본 내가 잘못이지. 흐윽, 아무렴. 내가 잘못이고말고. 그는(말은사근사근해도 노점상 주인은 일단 남자다!)재빨리 내 귀를 잡고는… "끄아아아악!" 귀를 바늘에 관통시켜버렸다. 악! 아파, 아프다구! 샤덴도 나의 고함소리에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쳐다보았다. 뭔가 위험이 있나싶어 그의 손이 검에 가있었지만, 이내 귀에 관통되어있는 바늘을 보고선 손을 검에서 떼어냈다. "흑,흐엉 너무아파요!" "어머, 손님 한쪽이 더 남았어요." "흑,흐엉 아파요 아파! 뚫기싫어어어!" 뚫어달라는게 누구였는지도 모른체 울면서 반항하는 나를 어찌할 줄 몰라 당황하던 상인의 손에 바늘을 빼앗는자가 있었으니, 엑 샤덴? 무,무슨짓을 하실려구요? "…참아라." "싫어요! 아프다구요!" "나도해보았는데 그리 아픈건 아니였다." "싫어! 그건 샤덴님이구요! 전 아프다구우우우!" 역시, 당신도 한통속이였어! 날아프게할려는!(난이때 정말이지, 아픔때문에 정신줄이 살짝 가출한것 같았다.) 그에 샤덴은 한숨을 푹, 내쉬더니 자신의 얼굴을 나에게 다가가게 했다. "……에?" 그는 내가 이상한 소리를 내던지 말던지 얼굴을 좀 더 가깝기 내밀더니 혀로 내 귓볼을 살짝, 햝았다. "!!!!" 주위에서 나와 샤덴을 흥미롭게 쳐다보던 사람들(내가 그렇게 고함을 질렀는데 안볼리가 없지)이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은밀함과 연인들이 즐기는 야시장이라 하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데도 불구하고 혀,혀로 귓볼을 햝다니. 멍해져 있는 나에게 그는 쉴 틈 조차 주지않고 톡. 잔인하게 살 뚫리는 소리가 났다. 응? 뚫려? "어, 안아프다…." 당황해서 연신 내 귀를 만지는 날 보며 그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거봐라, 아픈가?" ================================ # 11편 # 소제목 : step3. 주인님 생일축하해요 ! (4) ================================ 그는 나의 멍한 목소리의 중얼거림에 흡족한듯 바라보고는 다시 바늘을 노점상 주인에게 돌려주었다.(그는 우리의 행각에 굳어버린거 같다. 바늘을 받고서도 다시 제자리 넣을 생각을 안하는걸 보니)그리곤 이미 계산해 내 손에 고이 놓여져 있는 귀걸이 두짝을 손수 달아주었다. "헤헤헤! 어때요, 이뻐요?" "…글쎄다." "헉, 안어울려요?" 샤덴의 부정도 긍정도아닌 말을 듣고 내가 울상을 지으려 하자 샤덴은 급히 얼굴색을 바꾸며 귓볼을 만졌다. "어울린다." 비록 이쁘다, 아름답다는 아니지만 '어울린다'라는 말과 함께 샤덴이 만져 열이 오른듯한 귓볼을 만지작 거리면서 난 얼굴이 빨게졌다. 한번 더 주위사람들에게 충격을 준 뒤에야 정신차린 주인은 나에게 거울을 건내주었다. "정말이쁘세요! 이렇게 어울리는 사람 본적이 없네요!" 장사치의 사탕발림이라는 걸 당연히 알고 있는 나였지만, 칭찬을 듣고 싫어할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나도 그런부류의 한사람이였기에 기분이 좋아 째지는 입을 어찌막을 수는 없었다. "가자." "에? 어딜요?" 가자는 소리와 함께 몸을 돌려 먼저 휭하니 걸어가버리는 샤덴. 아 아앗 여긴 사람이 많아서 그렇게 빨리가면 제 짧은 다리가 못잡…! …없어졌다. 아무리 이리저리 뛰어보고 한자리에서 방방뛰어서 샤덴을 찾아볼려했지만(그는 키가 유난히 크기때문에 머리가 툭 튀어 나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샤덴은 어디로 그리 바삐갔는지 사라진지 오래였다. 미,미워어어어! 내다리가 니다리하고 길이가 같냐아아아아아! 속으로 있는대로 샤덴을 욕해보았지만 그렇다고 샤덴이 돌아오는것도 아니였기에 이내 멈추었다. "……." 지금이순간, 샤덴과 조금 더 가까워 진 것 같았는데. 내 착각이였을까. 그는 날 걱정하지도 않은 체 몸을 휙 돌린체, 자기 갈길만 바삐 가버렸다. "…야속한사람." 소리내어 그에게 투덜거려봤으나, 그가 듣기는 커녕, 아무도 듣질 않았다. 이,이럴꺼면 아까전에 나한테 왜 그렇게 부끄러운행동(!)을 한거냐구우우! 괜히 맘설래게! 한자리에 서서 그를 꽤 오랜시간 기다려 보았으나, 그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실망과 한숨이 몰려왔지만 꾸욱 참았다. 내가 누구인가! 공작가의 허리케인, 하유이지 않는가! 이번이 마지막이다. 그의 등을 바라보는건 이번이 마지막. 샤덴하고 꼭 나란히 걸어 갈 것이다. 등이 보이더라도 그건, 내등이다. 샤덴, 너 딱걸렸어어! 이렇게 기합을 넣으며 난 '화이팅!'을 속으로 다짐하며 손을 위로 올렸다. 그리고… "윽!" 어머나 세상에☆ 난 때때로 쓸모없는 포지션을 잘하더라. 나의 다짐이 실린 주먹을 고스란히 누군가가 맞았는지, 등뒤에서 신음소리가 들렸다. …무,무서운데. 이대로 도망치면 되겠지? 난 뒤돌아볼 생각은 커녕 상큼하게 도주할 계획을 세우며 숫자를셌다. '하나…두울…세에…-ㅅ' "어이 아가씨, 이거 어쩔꺼야?" …이런 못된아저씨.(목소리가 남자목소리였다.) 조금 더 있다가 손을 뻗을것이지. 왜 딱 도망갈려고 손을 포즈잡고 허리를 살짝 구부릴때 하.필.이.면! 뒷덜미를 탁 잡는겨냐구우! 기분나뻐! "야아, 턱을쳐서 나 혀에 피나잖아. 이거 어쩔꺼야?" 계속 띄꺼운 아저씨의 발언. 흑… 나 돈없는데. 이렇게 된 이상, 뒤돌아서서 핸드폰 폴더마냥 허리를 딱 접는수밖에! "죄송합니다아아아!" "귀청떨어지겠네, 아가씨가 무슨 화통을 삶아 먹어서 그렇게 목소리가 커?" …작전미스. 내 목소리가 큰걸 깜빡 잊었다. 오히려 역효과였는지, 아까전에 나긋나긋한 목소리에 살짝, 짜증이 들어가 있다는 걸 깨달은 난 땀을 삐질삐질 흘릴 수 밖에 없었다. 샤,샤덴니이이임 아까전에 욕한거! 전!부! 취소해드릴께요오오 제발 돌아와주세요! 하지만 아까전과 같이 내마음속에 커다란 외침을 무시한 샤덴(…무시라고 할 수 있나?)은 돌아오지 않았고, 이내 누구길래 날 쳤는지 얼굴좀 보겠다며 그사람이 강제로 내 얼굴을 들어올리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어? 넌……." 어? 날아는사람? 두눈을 꼭 감고 있었기에 그 목소리가 의아함을 담으며 날 아는체를 하자 난 당황스러웠다. 이곳에서 날 아는사람은 공작님,공작가식솔들,그리고 망할하이데녀석…인데. 아참, 이목소리는……. 급하게 목소리가 익숙하게 들리기 시작하자 난 내몸에 힘이 싸악 빠져나가는걸 느꼈다.그리고 설마설마 거리며 눈을 떴다. 으악! 하이데다! 나의 놀래는 눈동자를 알아채렸을까, 그는 볼우물을 파며 웃었다. "안녕, 하유." "안녕못해요!" "와아, 이밤에 어쩐일이야? 샤덴이 나가게 해줬어?" "샤덴님과 같이나온거예요!" 그는 의아하다는듯이 날 쳐다봤다. 왜,왜이래? 느글거림을 꾸욱 참고 그의 눈동자를 쳐다보니… 아, 그는 정확히 내 귀를 쳐다봤다. 전에 없던 귀걸이의 존재를 알아차렸는지 그의 눈빛이 묘해졌다. "…헤에, 이거 샤덴이 사준거야?" "알아서 뭐하게요! 그나저나 이 턱! 내려주세요! 사람들이 다쳐다보잖아요!" "보든말든 내 알 바 아냐." 라는 말을 중얼거리며 하얀 이까지 들어내는 하이데. 그모습에 우릴 쳐다보던 구경꾼들 중 몇몇 여인들이 샤덴때와 같이 쓰러지는 장면이 연출됐다. 미안하지만 하이데! 나한테는 통하지않아! 너의 등뒤에 그 악마꼬리좀 어떻게 하고 웃으라구우우우우! "이 귀걸이, 샤덴이 사 준거 맞지?" "……." 애써 그의 시선을 외면하자 그가 나지막하게 웃음을 터트리는 소리가 들렸다. 왠지 오싹한 기분. "…너, 이 귀걸이를 잃어버리면 샤덴이 어떻게 생각할까?" "……!" 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잃어버려? 설마 이걸 떼서 던져버리겠다는거야? "안되요!" "…쿡, 되든 안되든 그건 내 마음아냐?" 자기주관적인 생각. 갑자기 암흑하이데(딱히부를말이없어!)로 변한 그의 모습에 난 또 바보같이 굳어버렸다. 그에 하이데는 다시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귓볼에 손을 가져다 대는 순간이였다. "……그만." "오오, 샤덴 안녕한가? 우리, 자주만나는군?" 내 귓가에서 손을 놀린채로 숨을 헐떡이며 달려온 샤덴에게 하이데는 활짝, 웃으며 답해주었다. [이벤트 댓글] *리아짱님 Q책 내용을 어디까지 읽었나요? 혹시 미래의 내용을 알고있다면.. 점집차리면 어떨까 싶어서. ㅋㅋ 하유 : 열심히 읽었습니다! 외우고 있다니깐요 !하!지!만!, 제가와서 일을 쬐..끔 틀어놨더니만, 이노므 상황이 완전 다르게 가는거 있죠? 지금 이장면만해도 책엔 전혀 없는 장면입니다아아아! 하이데 이놈도 이런 성격아니예요! 무서워요 정말 엉엉엉 하이데: 하유, 누가들으면 내가 널 울린사람되겠어. 하유: 맞아요! 크앙! Q 하덴말고 나는 어떤감?(샤덴에게) 샤덴: (자리를피해버린다) 하유: 아무리 당신이 열렬한 독자님이라해도 샤덴님은 절대로 안되요오오오!! 샤덴님은 내꺼야! 하이데: 레이디, 전 어떠세요? 하유: 리아님이 아까워! 하이데: 솔직히 말해라, 내가 더 아깝...(작가에게끌려간다) ================================ # 12편 # 소제목 : step3. 주인님 생일축하해요 ! (5) ================================ 뛰어왔는지 꽤나 거칠게 숨을 내쉬는 샤덴에게 하이데녀석은 여전히 내 귀를 만지면서 그를 반겼다. 이 귀 놔! 기분이 묘하잖아! "야아 샤덴, 이 아이 귀에 있는거 자네가 사준거라고 하지 않겠는가? 우스워도 이렇게 우스울리가 있나." 난 너한테 대답한적 없어! 너가 멋대로 추측하고 긍정으로 받아들인거잖아아아아아! 나는 있는 힘껏 노려보았으나, 그는 가뿐히 내 눈빛을 무시해버리고는(열받아!) 샤덴을 향해 방긋방긋 웃으며 입을 띄었다. "그래서 난 이아이의 버릇 좀 고쳐주기 위해서 이 귀걸이를 버릴려고. 자네도 동감하는 바이지?" "!!" "……." 놀라는 나와 덤덤한 샤덴의 대조적인 모습. 아아, 그는 이 귀걸이에 그렇게 큰 뜻이 없었구나. 그저, 팁이였구나. 귀찮은 나를 한동안 잠잠히 만들려는.눈물이 나올려 했지만 꾹 참았다. 괜찮아 난 하유야. 여름처럼 쨍쨍내려찌는 햇빛의 아름다움 하유. 난 그 당당함을 닮아야되. 참자, 참는거야 하유. "…안되네, 하이데." "호오, 왜? 설마 너가 정말로 사 준거라도 되는가?" 비아냥거리는 하이데를 보며 샤덴은 한숨을 쉬었다. "그래. 내가사준거다." "……!" "…호오, 정말로? 왜 사줬는지 말해줘도 되겠는가?" 샤덴은 하이데의 말에 대답먼저 그의 품에 있던 나를 가로채어 자기품에 가두고는 미간을 모으며 으르렁거리듯이 말했다. "…너에게 말할 이유는 없다 하이데." "……." 샤덴의 협박어린 말에 꿋꿋하던 하이데의 입이 순간, 닫혀버렸다. 왜,왜저러지? 고개까지 푹 숙이며 우울함을 만들어내는 하이데의 모습에 나는 순간 당황했다. 이모습은 마치 샤덴이 하이데를 꾸짖는 것 같잖아. 아니뭐, 꾸짖음을 당해도 싼 행동을 하긴 했지만, 적응안되는 하이데의 모습에 난 난감함을 느꼈다. "그래 샤덴. 넌 나에게 말할 이유가 없지. 그럼, 난 이만 가보겠네." 처량하게 웃는 하이데. 그 미소가 전의 미소처럼 슬픔이 잔잔히 베어나오는 웃음이였다. 샤덴과 하이데에게 묘한 이질감이 느껴졌지만 하이데가 곧 떠나자 그 이질감도 같이 사라져버렸다. 그와 동시에 샤덴도 품에 안고있던 나를 옆에 두고는 휙 하고 걸어가버렸다. "아,아앗! 같이가요 샤덴님!" 아까전과 같은 상황이 연출되었지만 샤덴은 전보다는 다른 발걸음으로 내 발걸음에 맞쳐주며 걸었다. 그렇지만 날쳐다보지도 않고 가는게 너무 미웠다. 흑, 등을 안볼려했는데, 30분만에(대략이시간쯤됬을꺼라 생각된다) 또 다시 보게된 그의 등이 미웠다. 괜시리 눈물이 나왔다. 씨이, 안울기로 했는데…!! "…흑, 샤덴님 미워요." 나의 한마디에 샤덴은 몸을 움찔하더니 멈춰섰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 나를 보지않았기에 더욱 더 화가났다. "…뭐야, 아까전에 날 버리고 가버린게 누구인데 도리어 화나 내버리고…흑! 미워요 못됬어!" "…부끄러웠다." "……에?" 내가 못들어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에게 반문을하자 언제인지 몸을 돌린 샤덴은 크게 한숨을 내쉬며(오늘따라 그는, 한숨을 내쉬는게 많아진거 같다.)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그런말, 한번도 해보지 않아 부끄러웠다." "……!" 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래자, 그는 몸을 휙돌려버렸다. "에에, 부끄러워하는거예요?" "……." 샤덴이 말이없자 약간 심술난 난 방방뛰며 그의 뒤를 따랐다. "샤아데엔니이임~ 부끄러워하는거! 맞죠?" "…아니다." 여기저기 방방 뛰면서 그의 얼굴을 바라보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는 내가 뛰는방향마다 고개를 제일먼저 돌려버렸다. 엇?…힛, 난 봤다~ 그의 귀가 빨갛게 물들어 있는 모습을! "샤덴님, 정말 부끄러워 하는거 아니예요~?" "…아니라니깐." "에이, 귀가 빨그래졌는데요 뭘." 그에 샤덴은 멈춰서버리더니,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는 주저앉아버렸다. "엑, 샤덴님?!" 그가 아픈가 싶어 놀래 그에게 달려갔지만, 그에게 얼굴을 가까이하자 들린건 그의 한숨뿐. 이남자, 부끄러워하는거다! "…후후후, 샤덴님 얼른 공작가로 가요! 시간이 꽤 됐어요!" 오늘 기분이 이랬다 저랬다 묘한 하루였지만, 역시 샤덴님 곁에있어 항상 즐겁다! - 자신의 옆에있는 조그만 아이가 울쌍을 짓자 왠지모르게 몸에 전율이 일어났다. 이 아이가 우는건, 왠지 싫었다. 항상 당당한 모습에 밝은 웃음으로 공작가를 전염시키는게 나쁘지 않았다. 그랬던 거였을까. "어울린다." 라고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던 말을 한것은, 그때문이였을 것 같다. 무척이나 부끄러웠기에 그 다음말을 잊지못한체 그대로 있었는데, 그곳의 주인의 말에 '헤헤헤'거리는 모습에 난 약간의 질투심을 느꼈다. …질투심? 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였다. 질투심을 느껴보기도 전에 그런 감정을 느낄만한 개인의 감정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전에 난……. 오래된 느낌의 고통이 몸을 쎄하게 지나가자 난 눈을 찌푸렸다. 목소리가 한껏 낮게되어 아이에게 "가자"라는 말한마디를 하고서는 내 발걸음을 놀렸다. 이상한 느낌에 몸을 돌렸다. 젠장! 잠시 내 감정에 너무 치우쳐 그 아이가 따라오질 못할 속도를 내고 말았다. 뒤를돌아 내 주변을 찾아보았지만, 이미 내가 너무 멀리와버린 탓인지 전혀 보이질 않았다. 난 속으로 욕을해대며 그녀를 찾기위해 다시 뒤를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겨우 찾은곳엔, 하이데가 있었다. 나를 항상 놀리던 것 처럼 하유를 놀리는 모습에 난 한숨을 쉬며 그녀를 떼어냈다. 그러자 지나치게 시무룩해지는 하이데. 나는 속으론 흠칫했지만 겉으론 표현하지 않았다. 이내 하이데는 처량하게 웃음을 짓더니 내옆을 지나 가버렸다. "…그녀가 돌아올 시일이 얼마 남지 않았어, 샤덴." 라고 씁쓸하게 중얼거리면서. [이벤트 댓글] *M크리체 님 Q.혹시 하이데, 하유에게 빠진건가요? 하이데 : 그럴리가요, 전 모든 레이디에게 잘해줄 임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유 : 거기선 날빼버려! 하이데 : 죄송하지만 그럴수가 없습니다 하유, 당신은 너무 재미있는걸요. 하유 : 무슨 날 장난감취급이냐아아아! 하이데 : (씽긋) 이제서야 아셨습니까. 하유 : 하이데에에에에에에~! *리아짱 님 Q 하이데 갈곳없으면 이리오시게! 샤덴은 한번 찔러본거라네! (못먹는감 한번 찔러나본다고,.,....) 하유 : ... 리아님 제정신인가요? 샤덴 : ... 나도 동감이다. 하이데 : (씽긋) 죄송합니다. 전 만인의 연인이라... 하유 : 리아님 데려가시면 돈을 드리겠어요!! 샤덴 : (진심으로 끄덕) 하이데 : 와아 ☆ 이것 참 씁쓸하네. *백그린 님 Q 하이데님, 언제 죽어요?(진지) 하이데 : 당신이 죽은뒤에 죽습니다. 작가 : 하이데 조심해! 저님은 무려 정의의 사과꼭지라구! 하이데 : 그럼 그린님을 제 레이디로... 하유 : 그 입 닫아! *루루티 님 Q 하이데님: 일부러 안티 늘리려는 거 아니죠오? 하이데 : 설마요. 전 모든레이디의 선망의 상대입니다. 하유 : 난 절대아냐. 하이데 : 하유, 넌 날 속으로 좋아한다는걸 알고 있습니.. 하유 : 아니라니깐!!! 온니러버 샤덴님!!! 샤덴 : (자리를피해버린다) *전하 님 Q샤덴님, 하유좋아하죠!! 하유 : 헉, 정말이예요 전하님?! 샤,샤덴님~!!(찡한눈빛으로본다) 샤덴 : ...아냐. 하이데 : 저것봐라 샤덴이 부정을 하지않는가! 저것은 분명 긍정이다! 하유 : 오오오오옷! 하이데 당신이 이렇게 이뻐보일줄은 몰랐어요! 하이데 : 그럼 하유 내 레이디가 되겠는ㄱ... 하유 : 그냥 그입 닫아!!!! 샤덴 :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한숨을 내쉰다) ================================ # 13편 # 소제목 : step4. 공작가의 꼬마마법사님 (1) ================================ "…헥헥. 히,힘들어……." 나는 밖에서 일하다 땀을 닦으며 여름날의 밖에 내팽겨친 개마냥 혓바닥을 내밀며 그늘을 찾았다. 흐윽, 오늘은 쉴줄알았는데…!난 하녀장 코메트가 보이지 않는걸 확인하고 마음껏 투덜거렸다. 오늘 아침. 어제자신과 늦게까지 돌아다닌 덕분인지 오늘가보았더니 샤덴의 방은 청소할게 없을만큼 깔끔했다. 거기다가 샤덴이 "오늘은 쉬어라." 라길래 정말 기쁘게 문을 닫으며 좋아라 방방뛰었다. 정말, 여기까진 좋았어. "하유, 여기서 지금 뭘하는거죠?" "에, 주인님께서 오늘은 쉬라고 하셨어요!" 나의 흥분어린 미소와 방방뛰는모습에 코메트는 살짝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그런거 없습니다. 자 할일은 만들면 되지요. 하유, 따라오세요!" "네? 하,하지만 주인님께선…" 내가 말대답하듯 중얼거리자, 그런건 용납안된다는듯이 나에게 빗자루를 넘겨주며 짐짓 엄하게 표정을지며 다그쳤다. "주인님께서 뭐라하시든, 하유는 오늘 할 일의 양을 채워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감봉하겠어요!" 말을 끝맺음과 동시에 코메트는 오늘따라 햇빛이 아주아주아주(강조) 내려찌는 밖으로 낼 내보내고는 몸을 휙돌려 가버렸다. 분명 내가보기엔 저 하녀장 코메트는 분명 자기할일을 내게 주고는 자신은 놀러간게 틀림없어!(그녀는 갈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발걸음을 가벼히 했다.)마귀할멈!! 난 그녀가 간쪽으로 혀를 쏙 내밀었다. "뭐하냐?" "으,으악!!!" 까,깜짝이야! 누구지? 내가 돌아보자 간신히 내 가슴까지 올듯한 꼬마아이가 한명 서있었다. 어라? 공작가에 이렇게 어린아이도 고용하나? 동그란눈에 아직 볼살이 빠지지 않은 얼굴, 거기다가 오랫동안 입고 다녔는지 많이 낡아보이는 로브. 어린아이 답지 않게 손에 긴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귀여운 모습이였기에 난 최대한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난 어린아이를 좋아한다!) 그 꼬마에게 물었다. "꼬마야, 무슨일이야?" 내말과 함께 급속도로 굳어진 꼬마. 어라? 내가 무슨잘못이라도 했나? 점점 더 굳어지는 얼굴을 보아하니… 우는것 같진 않은데…….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한게, 꼭 폭팔하기 직전의 사람얼굴 같단말이야. 딱콩! "아,아얏! 이 꼬마가? 죽을레?!" 내가 이리저리 쳐다보며 꼬마의 얼굴을 바라볼때 그 망할꼬마자식은 손에 들고있던 긴 지팡이로 내 머리를 후려쳤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부어오르는 내머리. 아프잖아! 이꼬마가 뭘믿고 이렇게 맹랑해?! "누구더러 꼬마란거냐!" "너야 너! 너아니면 누가 꼬마야! 앙앙?" "난 꼬마가 아냐! 이래뵈도 나이 50살이다!!" 난 꼬마의 말에 멍- 해질 수 밖에 없었다. 뭐,뭐라고? "…뭐라고?" "50살이라고." 난 다시한번 더 꼬마의 힘주어 하는 말을 듣고 슬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쯔쯔, 어린나이에 정신이 오락가락하는구나. 나는 정말 안타까워하며 꼬마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불쌍해 불쌍해. 딱콩!! "아프잖아아아아! 너!! 자꾸때릴래? 누나가 때치한다?!" "난 이 공작가의 마법사 펠텐이다!나이는 정말 50살이라고!이잉, 코메트는 어쩌자고 이런 아이를 받아들였는지 쯔쯔쯧." 난 그의 말에 잠시 멍해져버렸다. 공작가의…마법사 펠텐? 호,혹시 그……. "푸……." "……?" "푸,푸하하하하하하하!! 아이고 너가 그 마법사였어?하하하하하 아, 실제로 보니 더 귀엽구나 푸하하하하하하하!" 난 배를 잡고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샤덴의 공작가에는 마법사 한명이 있는데, 마법사의 이름은 펠텐. 직업은 마법사이며 취미는 약물만들기. 자신은 영원한 젊음을 얻을꺼라며 이리저리 약물을 섞어 만들었지만, 실험할 사람이 없자 자신이 직접 먹어버렸고, 그 결과… "꺄하하하하하 저모습으로 평생살아! 푸하하하하하하하!" 정말 여주인공체면이고 뭐고 다 던져버리고 열심히 웃었다. 그 옆에 있던 펠텐이 고개를 푹 숙인체 입으로 무언가를 중얼중얼거렸다. 우잉? 뭐라는 거지? "……파이어볼!" "꺄,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하유. 17세의 젊은 나이에 불에 타 죽을 뻔 하다. "못됐어요! 좀 웃었다고 마법을 사용하다니." "…미안하다니깐." 나는 그의 서재에 와서 가만히 앉아 투덜거렸다. 정말이지, 그땐 진짜 죽는줄 알았다니깐, 흑. 펠텐도 미안하긴 했는지 내 앞에 와서 치료해주기 위해 다친곳에 손을 뻗어 주문을 외웠다. "힐링!" 그의 말이 시동어가되어 손에서 하얀 빛이 흘러나오더니 이내 상처부위를 어루어만지듯 퍼지다가 사라졌다. 역시 5서클의 마법사 답게 말끔히 치료했네! 약간의 존경심이 담긴 눈으로 그를 바라보자, 그는 쑥쓰러운듯이 뒷머리를 긁적였다. "넌 언제부터 이곳에서 일하게 된거냐?" "에, 일 시작한지 얼마 안됐어요. 한 이주일…됐나요?" 나의 말에 그는 알겠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펠텐은 항상 이맘때쯤되면 물약재료를 구하러 사방으로 뛰어다녔다. 그리고 종종 자신을 꼬마취급하는 사람들에게 나처럼 극약처방을 해줬고. 다시한번더 나에게 날라오는 파이어볼을 생각하다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어휴, 두번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아. 안그래도 햇빛이 강하게 내려쪄 가만히 서있어도 더운 날씨에, 파이어볼을 피한다고 도망친 탓인지 몸에서 수분을 아주 열렬히 갈망했다. 모,목말라! 그순간, 탁자에 투명한 컵에 담긴 물이 보였다. 내 눈의 착시인지 몰라도 자신을 먹어라는 듯이 아주 반짝반짝하게 보였다. 페,펠텐은 다른곳 보고있지? 좋았어! 나는 몸을 날려 물컵을 낚아챈뒤, 벌컥벌컥 마셨다. 어? 물맛이 좀 이상하다…? "야,너…야! 너 그걸 마시면 어떻게해!" 그의 절망어린 목소리가 점점 귓가에서 윙윙거리듯이 들렸다. 뭐라는거야? 그런데 나, 왜이렇게 웃음이 나오지? 헤헤헤. "그건… 내가 마실 술이란 말이다!" ================================ # 14편 # 소제목 : step4. 공작가의 꼬마마법사님 (2) ================================ "헤헤헤, 펠텐 뭐라구우? 나 펠텐의 말소리가 위잉위잉! 하고 꼭 벌이 쏘아다니는 것처럼 들려!" 나의 말에 펠텐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거 같아 보였다. 그나저나, 펠텐 왜그렇게 왔다갔다해? 어지럽잖아! "펠-텐--, 왜 자꾸 왔다갔다해? 나 어지러워!" "왔다갔다 하는건 내가아니라 너다." "이잉? 아냐, 이것봐 펠텐. 나 아주 말짱하게 또옥!바로 서있잖아?" 정말, 펠텐은 바보같아! 자신이 이리저리 몸을 흔드는거면서 왜 나보고 뒤집어씌운담? 아! 펠텐은 춤을 추는걸까? "펠텐! 춤추는거야? 이리저리 왔다갔다, 그건 무슨 춤이야아아?" "…난 가만히 있다니깐." 으휴, 펠텐은 아무래도 끝까지 자신의 행동에 부정만 할껀가봐. 바보펠텐. 그나저나 펠텐… 좀 춥니다? 머,멋진데? 나도 샤덴님앞에서 저렇게 춤추면 샤덴님이 좋아하실까나? "페엘테엔- 나 그럼 이만 가볼께! 히히히." "너! 그런몸으로 어딜가겠다는거냐! 당장 침대에서 좀 자다 가!" 펠텐은 춤추면서 나에게 다가오더니 내 팔을 덥썩 잡고는 자신의 침대에 대려갈려했다. 싫어어어! 난 샤덴님한테 갈꺼야! 샤덴님한테 펠텐처럼 요리저리 춤추면 분명 좋아하실껄! 우웅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깐 펠텐 얼굴이 꼭 흐물흐물 스프같아! 막 두개씩 늘어나는거 같기도 하구… "으악!펠텐 괴물이다!" "…누가 괴물이야!" 펠텐이 나에게 버럭 소리질렀다. 나도모르게 두손으로 귀를 막았다. 으아, 펠텐 목소리가 너무커! 음음 어린아이의 못된성격을 고쳐줄 극약처방이 내 주머니 어딘가에 있었던거 같은데~아, 찾았다! 쏘옥 "……." "와아! 펠텐 조용해졌다. 에헤헤." 난 저번에 샤덴에게 받은 사탕남은걸 펠텐에게 주었고. 펠텐은 처음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다가 이내 달콤한걸 깨달았는지(펠텐은 지능만 50세다. 정신연령은 낮아지지 않았다고 큰소리 뻥뻥치지만 내가 보기엔 정신연령도 점점 낮아지는듯…….) 이내 잠잠해지며 입을 오물거렸다. 히히히, 착한아이예요 착한아이! 볼이 발그레지면서 입안에 있는 사탕을 오물거리는 펠텐은, 코를 씰룩이며 즐겁게 자신의 양배추를 먹는 토끼마냥 귀여웠다. 이런 귀여운 펠텐을 내버려두고 가기가 조금 그랬지만, 샤덴에게 춤을 보여줘야한다는 생각하나로 거기에 조용해진 펠텐을 내버려두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어라라, 나무도 왔다갔다 춤을 추네? 와아, 세상이 온통 댄스파티!" 나무가 뿌리는 체 움직일 수 없어 가지만 왔다갔다 거리고 땅도 왔다갔다 하늘도 왔다갔다. 심지어 공작저택마져도 왔다갔다 거렸다. 어디에 노래라도 틀어놨나? 다들 너무즐겁게 춤을 추네? 그중 한 나무씨가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와아! 같이 춤추자고? 어머, 영광이지요! 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쑥쓰러운듯이, 그러나 힘찬 발걸음으로 나무씨에게 뛰어갔다. "아,아얏!" 그러다가 나무씨와 함께 박치기를 해버렸다. 아, 보니깐 나무양이구나. 미안해요 레이디~ 나는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머리를 푸욱 숙여 나무양에게 사과했다. 나무양은 이제서야 기분이 좋은듯이 다시 춤을 추기 시작했다. 힛, 나무양! 펠텐못지않은 멋진 춤 실력이세요! 난 다시 나에게 춤을 청한 나무씨에게 가기 위해 아무렇게나 막 뛰어갔다. 그리고 다른 나무씨와 부딫치고 말았다. 응? 이 나무씨는 조금 포근하네? 느낌도 까슬까슬하지않고. 단단하지만 뭐라할까, 나무껍질의 그 까슬한 느낌대신 비단의 보드라운 느낌이 내 이마에 느껴졌다. 난 그 특이한 나무씨를 보기 위해 고개를 들어올렸다. "아, 샤덴님!" 와아, 샤덴님이다! 샤덴님도 춤추러 오셨나? 아, 샤덴님 주위의 모든것들이 다 춤을 씰룩씰룩 췄지만 샤덴님만은 멋지게 폼 잡으시면서 춤을 추지 않으셨다. 칫, 춤을 추지 않는 샤덴이 미워서 울어볼까- 라고 생각했지만 난 곧 생각을 바꾸었다. 흥! 멋있으니깐 봐주는 거예요! "…너, 술 마셨는가?" "네에? 수우우울? 전 미성년자라서 술 마시면 안되요~!" "…너에게 술 냄새가 나는데. 그것도 아주 지독하게." "와아아아아 , 이거이거 나 의심하는거예요? 난 미성년자! 라서 술마시면 울 아부지가 때치! 한단말이예요. 마시면 안되안되." 연신 도리질을 하는 나에게 샤덴은 한숨을 쉬었다. 아하하하 샤덴 그모습도 멋져요! 나는 웃으면서 샤덴을 제외한 모든것들이 춤추는 무도회장으로 뛰어갔다. 자아, 다들 내 춤실력을 보라구! 샤덴은 황당했다. 분명 다른곳에서 오늘하루만큼은 푸욱, 쉬어야 할 자신의 꼬마하녀가 공작가 정원에서 비틀거리면서 요리저리 뛰어다니는게 아닌가. 얼굴까지 벌게진걸 보아, 술을 마신게 틀림없었다. 그녀는 비틀거리다가 나에게 부딫쳤다. 꽤나 아팠는지 아픈이마를 손으로 문질르다 나를 보고는 그 빨개진 얼굴로 환하게 웃었다. "아, 샤덴님!" '주인님'으로 부르지 않고 이름으로 부르자 살짝 눈썹이 올라갔지만, 주인님보단 이름이 나은 것 같아서 그냥 내버려 뒀다. 내가 술을 마셨냐고 물어보자 고개를 저으며 완강하게 거부를 하는그녀. 도대체… 거짓말을 할려면 술냄새나 취한모습을 숨기고 할 것이지. 왜 저리 뻔히 들어나보이는 거짓말을 하는건지. 난 그녀의 체취에서 나오는 술냄새를 맡다가 기분이 묘해졌다. 이냄새는…, 펠텐의 하나밖에 없는 술일텐데. 왜 이 아이가…? 그녀는 이런 나를 별로 신경도 쓰지 않는지 씽긋, 티없이 맑은 웃음을 나에게 지어주더니 저멀리 뛰어갔다. … 뭐할려는 거지? 궁금해진 난 그녀의 행동을 가만히 봤고, 난 이내… "풉!"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엉덩이를 이리저리 씰룩이며 앙증맞게 춤을 추는 그녀는, 원을그리며 춤을 춘다는 픽시와 닮아보였다. 천진난만하게 웃으면서 엉덩이를 씰룩이는 그녀를 보며 그져 환하게 웃어줄 수 밖에 없었다. "아아! 더워!" 그녀는 더운지 연신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아무래도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춤을 춘것 외에도 뜨거운 날씨와 술때문에 오르는 열때문에 더 더울 것이다. 그녀는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더웠는지 부채지 하던 손을 그만두고 양손으로… "뭐,뭐하는거냐!" "더워요 더워! 벗을래, 벗으면 좀 시원해질꺼야." 라고 투덜거리며 앞에 달린 단추들을 푸는게 아닌가! 당황스러워 진 난 그녀의 손을 잽싸게 잡아 가볍게 저지했다. 그녀의 불만어린 항의가 담긴듯한 웅얼거리는 말소리가 들렸지만, 술기운 때문인지 정확하게 듣지는 못했다. 그렇게 잠시동안 벗을려는 그녀와 저지하는 내가 잠시 투닥거리다가 그녀는 이내 지친듯 내 어깨에 기대어 자고 있었다. 내가 도대체 뭘 하는건지. 이아이는 대체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방향으로 통통 튀질 않는다. 전혀 예측하지 못한 쪽으로 통통 튀는 아이. "……샤덴니임…." 뭐, 좋다. 그리 썩 기분이 나쁘진 않으니깐. ================================ # 15편 # 소제목 : step4. 공작가의 꼬마마법사님 (3) ================================ 아이구 머리야! 난 지끈지끈 아파오는 머리에 인상을 찡그리며 일어났다. 부드러운 벨벳이불이 몸에서 사라락 떨어지는 소리가 내 귓가에 들렸지만 아픈 머리때문에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느라 벨벳이불을 쓸만한 사람이 공작가에 단 한명밖에 없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응? 여기가 어디야? 난 분명히 꼬마마법사 펠텐님이랑 같이 있었는데. 나는 가물가물한 기억을 애써 더듬으며 기억해내려 애썼다. 음음, 같이 있고 펠텐님이 날 치료해준다음… 내가 너무 목이말라서 아마, 물을 마셨더랬지? 그리고 그 물이 펠텐이 말하길……. "헉, 나 술마셨어?!" "…이제 정신이 들었나." 내머리를 쥐어뜯으며 한탄하고 있을때, 옆에서 감미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내귀. 정상적으로 뛰지않는 심장. 이 반응으로 봐서는… "헉! 주,주인님?!" "꽤나 빨리 알아도 보는군." 그의 비아냥거리는 소리에 난 소름이 쫙 돋았다. 헉, 내가 수,술먹고 도대체 뭘 한거야? 기억이 끊어져 알 수가 없어 더욱더 무서운 나에게 샤덴은 점점 다가왔다. 왜,왜이러시나요 샤덴님? 그는 무서워하는 내 눈동자를 알아차렸는지 그 무표정한 얼굴에 살짝 미소를 머금으면서 좀 더 다가왔다. 무,무서워!! 나는 뒤로 피하려 했지만 그의 침대의 끝부분 인지라 뒤로도 도망가지 못하자 최대한 허리를 꺾어 등을 뒤로 재치다 그대로 침대에 누워 샤덴의 품안에 갇혀야만 했다. "주,주인님 왜이러시나요?제,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주인님이라니." 그말을 하면서 웃는 샤덴은 진정으로… 하이데의 모습과 겹쳐졌다. 친구는 닮는다더니! 샤덴! 악마같아요! 날카로우면서도 평소와는 달리 빛을 발하는 눈빛으로 눈웃음을 치더니(아, 너무아름다워!) 이내 얼굴을 가까이하여 내 귀에 은밀하게 속삭였다. "…샤덴님이라고 부르지 않았는가." "제,제가요?! 죄,죄송합니다! 제가 멋도모르고 술을 마셔버려서,아니 술은 제가 먹고싶어서 먹던게 아니라… 이,이씽 내가 지금 뭐라고 말하는거야!" 흑, 역시 내가 술을 먹고 이상한짓을 저질렀던게 틀림이없는거야아아아! 횡설수설 변명하듯 말을 늘어놓는 나에게 샤덴은 고개를 한번 움직이는 것 같더니, 어제 야시장때처럼 내 귀를 살짝, 핥는게 아니라 무,물었다! "……!" 낯선감각에 내가 몸서리치자 샤덴은 귀를 물던 이를 살짝 떼어 귀를 자유롭게 해줬다. 이, 이게 무슨일이야? 샤덴의 낯부끄러운 행동에 나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래, 술은 달콤했는가?" 귓가에 들리는 뜨거운 숨결에 나는 샤덴의 말에 대답도 하지 못한체 입술을 깨물어야만 했다. 그 반응이 맘에 들었던 걸까, 샤덴은 이번엔 눈까지 휘게 웃으면서 이번엔 좀 더 강하게 내 귀를 깨물더니 자근자근 약하게 씹었다. 나, 이렇게 유혹적인 샤,샤덴은 보지못했다구우! 울고싶은 나였지만 차마 울지는 못하고 깨물어서 부풀어오른 입술을 그져 더 세게 깨물 뿐이였다. "너가 먼저 유혹하지 않았는가. 옷을 벗으면서." 샤덴의 중얼거리듯 말하는 말을 듣고 나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내,내가 유혹이라니?! 오오오옷~?! 옷도 벗을려고 했다고? 어쩐지 팔이 좀 허전하더라니! 샤덴에게 눌려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 눈만 데굴데굴굴려 아래를 쳐다보았더니… 헉. 얇은 원피스만 입고만있어?! 난 대,대체 다른옷들은 어디다가 벗어놓은거야아아! "…넌, 이상황이 긴장되지도 않는가 보군." 그의 살짝투정어린 목소리가 귓가에 달콤하게 흘러들어왔다. 그와 함께 난 다시 내가 어떤상황에 처했는지 깨닫고 홍시를 터트린거마냥 얼굴이 빨개졌다. 빨개진 얼굴이 샤덴에겐 흥미로웠는지 그의 보드라운 입술이 점점 대담해지기 시작했다. 집요하게 귀만 지분대던 입술이 점점 내려오더니 목선을 더듬기 시작한것. 충격과 함께 점점더 혼란스러워지는 머리속에 난 속이 미슥거렸다. 미,미슥거려? 그러고보니 정말 시,심하게 속이 미슥거려! 토- 토할꺼같아-- "…샤,샤덴님…." 샤덴이 고개를 들어 왜그러냐는 듯한 시선으로 날 쳐다봤다. 그의 눈동자가 묘하게 빛나 섹시했지만 나에겐 지금 섹시함에 감탄할 여를이 없었다. "소,속이… 욱…!" "……제길!" "……죄,죄송해요……." "……." 비록 샤덴에게 직접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날 안아들고선 화장실로 뛰어갈땐 정말… 사람 인내심테스트하는줄 알았다. 차마 사랑하는 사람에게 토하지는(…) 못하겠고! 그가 화장실에 빨리 가기위해 뛸때마다 몸이 흔들거리면 난 얼굴이 더욱더 새하얗게 질리면서 헛구역질을 했다. 그 결과, 화장실에서 처리 할 순 있긴 했지만, 나나 샤덴이나 둘다 끔찍한걸 경험할 뻔!(강조) 했다는 것. 일단은 내가 잘못한 것이기에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의자에 앉아있는 샤덴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며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고개를 숙이자 몰려드는 어지러움. 그 어지러움 때문에 몸을 휘청거리자 샤덴은 놀래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괜찮은가?" "……네. 괘,괜찮은 거 같아요." 새하얗게 얼굴이 질린채로 대답하는 나에게 샤덴은 살짝 미간을 찡그리더니 이내 병 하나를 내밀었다. "마셔라." "이,이게뭔가요?" "펠텐이 제조한 드링크다. 효과는… 펠텐이 너가 먹은 술을 마시고 종종 마셨다고 하니 괜찮을거다." 흑! 샤덴님 멋쟁이! 나는 그의 손에서 반짝반짝 빛이나는 드링크를 잽싸게 잡은 뒤 뚜껑을 열어 마시기 시작했다. "……으웨, 마,맛없어…." 투덜거리는 나를 보며 샤덴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자주웃는 샤덴의 모습이 보기좋아 나도 덩달아 웃었다. 그리고 그의 편히쉬어라는 말과 함께 내리는 축객령에 그의 방문을 살짝 닫고 내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유!!!!!" 코메트가 내 모습이 보이자마자 버럭 소리를 질렀다. 으와! 까,깜짝이야! 코메트는 정말로 화가 난건지 날 보며 콧바람을 내며 씩씩댔다. "청소는 내팽겨치고 어딜갔나요!" "…헉!마,맞다." "맞다라뇨! 맞다라는 말이 나오나요? 안되겠어요 하유! 당신은 이번달 월급에서 오늘 하루치를 빼겠어요!" 미,미워요 하녀장니이이이이임!!! 나는 그녀의 말에 울음을 터트렸지만 그녀는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너, 너무해요! ================================ # 16편 # 소제목 : step5. 여름감기 (1) ================================ "…아아, 더워!" 하유와 같은방을 쓰던 루이엔은 뒤척거리며 자다 이내 짜증을 팍 내며 침대에서 벌떡일어났다. 밤이라도 후덥지근한 밤공기에 안그래도 더위를 잘 타는 루이엔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잠에 졸린 눈을 비비며 비틀비틀 창문가로 다가선 루이엔은 창문을 벌떡 열었다. 약간씩 불어오는 바람에 상쾌함을 느끼며 뒤돌아선 루이엔은 자신과 같은방을 쓰는 하녀, 하유를 바라보며 인상을썼다.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머리께까지 이불을 뒤집어 쓴 그녀가 그렇게도 답답해보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루이엔은 하유를 시원하게 해주기 위해서 그녀의 머리끝까지 올라온 이불을 한쪽으로 치워주고는 마치 엄청난일을 해낸듯이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 그리곤 하품을 하며 다시 자신의 침대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 물론, 졸려서 하유의 어깨가 떨린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하고 말이다. "에,에에취이!" 내 큰 기침소리가 공작가를 떠나가도록 울렸다. 아아, 골이야. 머리가 띵하고 기운없는걸보니 여름에 개도안걸린다는 감기가 걸려버린 것 같다. 안그래도 엊그제부터 몸이 자꾸 으슬으슬거리길래 밤에 이불을 머리께까지 덮고 잤는데…… 일어나보니 난 몸부림도 하지않는 편에 드는 내가 이불을 어디까지 내버린게 아닌가!(내가 일어나서 몸을떨며 기침을하자 루이엔언닌 재빠르게 챙기고 미안하다며 나가버렸다.왤까?) 일단 오늘할일을 체우기위해 샤덴의 방에 왔지만… 여엉 빗질하는 내폼이 내가봐도 못마땅했다. 저기 보이는 샤덴의 침대가 나에게 와서 잠깐 쉬라고 유혹했지만, 난 그 유혹을 떨쳐내버리기 위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하유! 약한소리하지마! 쉬어도 이걸 끝내고 쉬는거야! 샤덴을 위해서라도! "그,그렇지만……." 샤덴의 기뻐하는 얼굴을 떠올리다가 난 급하게 얼굴을 붉혔다. 저번주의 그의 농밀한 행동이 떠오른것. 그가 입을 댄 귀와 목선이 불에 데인 듯 따끔따끔거렸다.얼굴에 피가 쏠리자 땅이 쏠리는걸 느꼈는가 싶더니 이내 땅과의 키스를 하고 말았다. 으와 딴생각하지말자! 안그래도 머리가 띵한데 샤,샤덴님 생각을하면… 난 다시한번 더 땅과의 찌-인한 키스를 해야만 했다. "…헥헥, 끄,끄으으으읏!" 아침보다 훨씬 수척해진 얼굴로 난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드,드디어 끝이다! 흐윽- 옆에 샤덴님이 있었지만 항상 이런소리를 지른 나라 이젠 신경도 쓰이질 않는지 서류에서 눈도 하나 떼지 않은채 일에만 집중했다. 일주일 전같았으면 그 모습을 빤히 쳐다봤을 나였지만, 그 일이 있는 뒤론 자꾸만 얼굴이 빨개져서 그의 얼굴을 쳐다볼수가 없었다. 거기다가 몸상태도 안좋아서 빨리가서 침대에 누워야만 할 것 같았다. 허리를 숙여 일을해서 그런지 온몸이 찌뿌둥해 기지개를 켜기위해 손을 위로 뻗는순간 천장이 노래지면서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와 함께 뒤로 기우뚱하는 내몸에, 이번엔 뒷통수로 바닥과 찐한 키스를하겠구나 생각하며 눈을감는순간 부드러운 미풍이 분다싶더니 그의 손이 내 허리를 잡아주며 다시 올려주는 걸 느꼈다. 자동으로 들어올려지는 윗몸과 함께 동그랗게 뜨고있던 눈을 도로 다시 감아야만했다. 일주일동안 안봐 면연력이 더 떨어진 나에게 그의 얼굴이 아주 가까이에 있었다! 얼굴이 빨개짐과 동시에 호흡이 거칠어져서 난 고개를 돌려야만 했다. 그의 눈길이 내 얼굴을 쿡쿡 찔러댔지만 어쩌겠는가! 여러분이라면, 그런 일을 당하고도 똑바로 얼굴을 볼수있나요? 적어도 난 아니오!예요! "괜찮은가?" 그의 나지막하면서도 유혹적인 목소리가 내 귓가를 파고들었다. 아,호-호흡곤란! 다른때와달리 몇배는 더 섹시하게 들리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선 뇌에서 비상벨을 울렸다. 더이상 있으면 정말 코피를 뿜으며 쓰러지겠어! "네! 괜찮아요!" 그의 품에서 휙 나오며 괜찮다며 고개를 푹 숙였다. 그의품안에선 균형을 이룰필요가 없어 괜찮던 어지러움이, 고개를 숙이며 균형을 이루자 다시 시작되었다. 절대로넘어지면안되! 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몸은 주인을 배신하고서 앞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전혀 괜찮지 않은 것 같다만." 한숨을 쉬며 샤덴이 다시 날 잡아주었다. 청소를 위해 긴장하던 몸이 청소가 끝남과 동시에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급격히 몸상태가 안좋아지면서 샤덴의 얼굴마져 흐릿흐릿하게 보였다. "…괜찮은가? 이상태로는 너의방까지 가기엔 무리로 보이는데." 그의 목소리가 나긋나긋하게 들려왔지만 나에겐 대답할 힘이 남아 있질 않았다. 열이올라 거친 호흡을 내뱉으면서 그져 그의 팔에 매달려있자 샤덴은 한숨을 쉬며 날 안아올렸다. 그가 걸을때마다 몸이 흔들리는게 왠지 편안해 나도모르게 그의 품을 파고들었다. 그와함께 그의 몸이 굳으며 발걸음을 멈췄다. "…정말이지, 너란아이는…." 그는 고개를 떨구어 내게 시선을 맞추며 한숨어린 말을 내뱉었다. 왜,왜그럴까?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한 걸까? 열이올라 호흡도 제대로 못하는 내가 궁금증이 담긴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게 웃겼는지 샤덴은 입꼬리를 올렸다. "어제까지만해도 날 피하지 않았는가? 하유." 그의 말과 함께 난 긴장으로 몸이 굳어지며 얼굴을 붉혀야했다. 까,깜밖했다. 샤덴의 말과함께 다시끔 떠오르는 지난일로 난 더욱 더 숨을 쉴수가 없었다. 샤덴도 그걸 깨달았는지 날 품에 껴안으며 다독거렸다. "괜찮다." "…하,하지만……." "장난이였다. 내 허락도 없이 저택에서 술을마시고 장난을치며 돌아다니는게 재미있어보였고 약간 심술도 났지. 그래서 장난을 친거다." 장난두번만치면 사람잡겠네요! 못마땅한 눈길로 그를 째려보았지만 아까전의 호흡보단 다소 고르게 쉬는 호흡을 깨달은 샤덴은 여전히 섹시한 미소를 내게 지으며 자신의 침대에 눕혔다. "자라." "…저어." "괜찮으니깐, 한숨 푹자라." 내게 이불을 덮어주며 가슴께에 손을 토닥토닥 거려주었다. 묘하게 밀려드는 그리움에 눈가가 촉촉해졌지만 이내 수마에 이기지 못하고 잠에 빠져들었다. "샤아데엔! 나왔…" "……쉿." 하이데가 문을 박차며 오늘도 예의 그 방긋방긋한 미소로 샤덴의 방에들어오자 샤덴은 검지를 들어 입에 가져다가 대었다. "으응?" 하이데는 왜 샤덴이 조용히 하라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어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그의 들어올린 손과 하나남은손이 잠들어 있는 하유를 토닥거리는 걸 볼 수가 있었다. 하이데는 그 모습을 보자 흥미롭다는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 # 17편 # 소제목 : step5. 여름감기 (2) ================================ 안정적으로 내몸을 토닥거리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어렸을때 엄마가 우는 나를 달래주는듯한 그런 느낌. 아아- 엄마. 이제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다. 나에겐 마법능력이 있는것도 아니며 공간이동술을 하지도 못한다. 아니, 하더라도 차원이동은 불가능. 그땐 책이라도 있었지만 지금 내게는 책 마저 있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 아련한 느낌이 한층 더 북받쳐 올라왔다. 애써 눈물을 참아보기위해 입술을 꾸욱 깨물었지만 몸이 약해지면서 마음마져 약해져버렸는지 결국 참지못하고 뺨에 한줄기의 물을 떨어뜨려야 했다. "하유?" 아련한 느낌을 주는 토닥거림이 멈추더니 어깨를 잡으며 (그러나 아프지않게) 놀랐는지 당황하는 목소리가 내 귓가에 들렸다. 난 눈을 살며시 떴다. 눈물에 날 걱정하는 이가 얼룩져 보였지만, 내 귀와 심장이 반응하는. 얄미운 사람이라는걸 단번에 깨달을 수 있었다. 샤덴. 내가 여기에서 버틸 수 있게하는 단 하나의 존재. "괜찮은가?" 멍하니 내가 그만을 바라보고있자 그는 어깨를 살짝 흔드면서 나의 반응을 살폈다. 저 눈빛이 내 욕심만큼 날 걱정해주는 눈빛이길 바라며 난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요, 샤덴님." "…갑자기 왜 울었지?" "그냥… 아련한느낌이 들어서요." "…왜-" 나는 더 물으려는 샤덴의 팔을 잡아 그에게 안겼다. 나의 팔이 그의 목을 감싸고 내 얼굴이 그의 어깨에 파뭍히자, 샤덴은 잠시 당황해서 뻣뻣하게 서있다 자신의 어깨가 젖어들어가는걸 깨달았는지 아무말도 하지 않은체 팔을 끌어다가 내 등을 감싸안고는 누워있을때와 마찬가지로 토닥거려주었다. 그에 더욱더 북받쳐오르는 눈물에 어깨까지 들썩이며 그에게 매달려야만 했다. "야아, 둘이서 너무 찐한거아니야? 나 부끄러운데." 갑작스레 들려오는 소리에 난 우는것을 멈췄다. 듣기만 해도 인상이 찌푸려지고 몸이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은 단 한사람. "하,하이데에에에에에!" 내 비명소리같은 고함소리가 샤덴의 방을 뚫고서 공작가 여기저기로 퍼져나갔다. "딸꾹" 적막이 흐르는 한 가운데 내 딸꾹질이 유난히도 크게 들렸다. 이게다 하이데 탓이야!펑펑울다가 급격하게 기분이 바껴서 내 몸이 놀랐다구! 난 투덜거리면서 아직 채 눈물도 마르지못한 눈으로 하이데를 있는힘껏 째려봤지만 하이데는 항상 뭐가 그렇게 흥미로운지 눈에서 묘한 빛을 내며 나와 샤덴을 번갈아 보았다. "결국, 둘이서 일쳤구나?" "아니예요!" "아니다." 그의 충격적발언에 나와 샤덴이 동시에 답했다. 그에 하이데는 더욱더 가늘어진 눈으로 우리를 쳐다봤다. 뭐야 그눈빛은! 왠지모를 오싹함에 나도 모르게 팔을 쓰다듬었다. "정말… 아니야?" "정말이예요! 정말 아니… 딸꾹! 라니깐요!" 나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하이데와 샤덴이 웃길 시작했다. 왜,왜웃어? 내가 뭘했다고? 난 그저 말만했다니까안? "뭐,뭐야 왜 다들… 딸꾹! 웃어요? 다들 정신이 이상… 딸꾹! 해진거 아니예요?" 내가 말하면 말할수록 점점 웃음소리가 커지는 두사람. 샤덴은 한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애써 얼굴을 돌리고 웃지만… 하이데 이자식. 넌 아예 손가락질을 하면서 대놓고 웃는구나? 너도 샤덴님의 고상함을 좀 닮아보란 말이야! 씩씩거리면서 하덴을 향해 살기를 내 뿜었지만 중간중간에 나오는 딸꾹질 때문에 오히려 더 하이데의 웃음소리를 크게 만들어버렸다. 이자식, 그래 이판사판이다! 나는 두눈을 반짝이며 하이데에게 갔다. 여전히 딸꾹거리는 날 보며 웃는 하이데에게 나도 상큼하게 웃어주었다. 딱걸렸어. 나는 그대로 웃음을 유지한체(딸꾹질이 계속나와 힘들었다) 한쪽발을 높이 올렸다. 그제서야 하이데는 웃음을 멈춘 체 내가 하는 행동이 무언가 싶어 궁금하게 쳐다봤다. 그래 궁금하지? 조금이따 알게될꺼야. 높이 올린발은 내 체중을 실으며 급속도로 하강하기 시작했고 그와함께 내 미소는 더욱 더 짙어졌다. "윽!!" 백발백중. 나의 발 뒷꿈치는 정확하게 하이데의 발을 가격했고, 효과는 만점이였다. 그는 꽤나 아픈지 그대로 주저앉아 발을 부여잡았다. 후후후 그러게 왜 비웃어? "너무하잖아! 하유!" "훗, 웃은게 누구였죠?" 난 의기양양하게 팔짱을 끼며 하이데에게 비웃음을 선사했다. 가운데 손가락을 날리고 싶었지만, 샤덴이 있었기에 할 수가 없었다. 뭐 만약 했더라도 이 두사람이 뜻을 알지 모를지 미지수이기도 하지만. "히잉, 너무해 하유. 난 그져 너의 딸꾹질을 멈추게 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도안되는 변명이예요!!… 으응? 머,멈췄네?" "거봐!" 그의 억울하다는 눈빛이 날 죄여오듯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난 그의 시선을 살짝 피하는걸로 만족했다. 흥, 그러게 행실을 잘했어야지. 저것봐! 샤덴님도 웃었지만 내가 응징을 하지 않았잖아? 암암 그렇구말고. 절대로 샤덴님이 맘에들었다거나 맘에들어서, 혹은 그모습조차 섹시해서 때리지 않았다는게 아냐. 나의 음흉한 생각을 알아차린걸까, 하이데의 억울하다는 눈빛이 더욱더 거세지더니 이내 벌떡일어나 내 손목을 붙잡는 상황까지 일어났다. "뭐,뭐예요?" "나만 당할 순 없잖아?" 난 하이데의 말을 듣고 황당해졌다. 그,그래서 지금 날 때리겠다는거야? 넌 여성편애자잖아! 나,나도 여자랍니다아아아? 순간적으로 내 눈빛에 스쳐지나간 공포를 본 하이데는 예의 그 재수없는 미소를 나에게 날리며 날 이끌었다. 어,어딜가는거야? 그가 가면 갈수록 하이데의 얼굴과 샤덴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샤덴도 이 상황이 정리가 안되는지 우리 둘만을 응시한 체 아무런 동작도 하지 않았다. 이 상황이 맘에 들었는지 하이데는 '아주좋아'를 중얼거리더니 자신은 옆으로 쏙 빠진체 나와 샤덴을 마주보게 했다. 샤덴의 눈동자에 내가 담기고 내 눈동자에 샤덴의 모습이 담길무렵, 망할 하이데의 복수가 시작되었다. 그는 나처럼 두눈을 반짝 빛내더니 나를 밀침과 동시에 샤덴의 머리를 눌러 숙이게 만들었고, 이내 - 쪽 이라는 아주 귀여운 소리와 함께 난 샤덴의 품에 안기는 꼴이 되어버렸다. 뭐,뭐야 이거? 나 지금 그러니깐… 샤,샤덴하고 이,입맞춤한거야? 난 화끈거리는 입술을 입으로 살짝 만지며 샤덴에게 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입술에 대었던 손을 때자 보이는건… "……피?" 난 끔찍한 상황에 눈을 꼭 감았다. 나와 샤덴의 첫키스가, 역사적으로길이길이 남아야 할 샤덴과의 첫키스가!! 이,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다니이이이! 그것도 입술에 피까지 날줄이야! 그리고 나와 샤덴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화난만큼은 같은지라 동시에 피에 살짝 젖은 입술을 떼었다. "……가." "으응?" "당장나가아아아아아아아아!" 그 뒤로는 공작가에 젊은남자의 비명소리가 나즈막하게 들린다 싶더니 이내 집밖으로 쫓겨나가는 한 남자를 볼 수 있었다. 아참, 쫓겨나가는 남자 뒤엔 조그마한 여자가 입에 피를 묻힌체 빗자루를 들고 방방 뛰며 그 뒤를 쫓아다녔다고 소문이 돌더랜다. ================================ # 18편 # 소제목 : step6. 나홀로 공작가에! (1) ================================ "…벌써 내일이군?" "……." 하이데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이미 너무나도 어두워진 샤덴의 방안을 울렸다. 아무것도 켜지 않은체 오로지 달빛에만 지탱해 사물을 구별하는 그들의 모습은 살아있다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럼, 내일부턴 보이지 않겠군, 샤덴." "…그래." 샤덴의 짙은 암흑속같은 목소리가 살짝 새어나오자 하이데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손에 들고있던 술을 한모금 더 마셨다. 독한맛에 약간 인상이 찡그려질만도 한데, 하이데는 이정도의 술따윈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이내 한잔을 원샷하고는 샤덴에게 잔을 흔들어보였다. "이렇게 마음이 비워지려면, 이번엔 며칠이 걸릴건가?" 하이데의 비아냥거림에 샤덴은 잠시 생각했다. 왠지 이번엔 빨리와도 괜찮을 듯 했다. 그아이가 있으니깐, 적어도 다시 생각 날 일은 없겠지. "이틀." "…그럼, 주인님. 이틀뒤에 뵙겠습니다." 공손하고도 정중한 여러목소리가 공작가의 대문앞에서 울렸다. 이게 무슨소리냐구? 바로 일년에 한번있는 가솔들의 외출날이다. 샤덴과 난 문앞에 서서 그들의 인사를 받아주었다.(정확히 말하자면 샤덴에게만) 흑, 나도 나가고싶엇지만 나가서 마땅히 지낼만한 곳이 없었기에 그냥 공작가에 남기로 했다. 가솔들의 흥분한 눈빛을 보아 어지간히도 기대가되는 모양인가보다. 하긴, 일년에 한번뿐이니 가족들이 많이 그립긴 할것이다. "하유! 정말 혼자서 괜찮겠어?" "응! 괜찮아요 루이엔언니." "하유,그냥 고집부리지 말고 우리집에 오는게 어때?" 난 루이엔언니의 말에 잠깐 흔들리긴했지만 이내 웃으면서 고개를 절래절래흔들었다. 루이엔언니의 집은 너무나도 가난하다. 루이엔의 부모님은 언니가 여기들어와서 잘먹고있는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고마워서 애써 찾지도 않았다. 그런가족이 1년만에 만나는건데 내가 궂이 가서 망칠수도 없는노릇아닌가! "언니, 정말 난 괜찮다니깐?" "그,그치만…." 언니가 말끝을 흐렸다. 자신도 자기의 집이 남을 초대할만큼 넉넉한 편이 아닌걸 알았기에 더이상 제안하지않고 대신 잘지내라는 말과 이때까지 모은 월급을 들고 갔다. 발걸음이 가벼운걸 보아, 집에 가는게 그리 즐거운가 보다. 나는 애써 무거워지는 심장을 무시하며 하나둘씩 떠나가는 이들에게 손을 흔들며 잘 갔다 오라고 소리쳤다. "하유! 정말로 우리집도 안갈꺼니?" "아, 리베아주머니!" 난 방긋웃으며 아주머니를 반겼다. 아주머니도 루이엔언니처럼 나 혼자 남겨질게 걱정스러웠는지 내 등을 토닥거리며 말했다. "우리집에 와 있어도 하나도 불편할 거 없단다 하유. 그러니깐…" "아주머니, 저 아주머니 이번달에 결혼50주년인거 알고있어요. 아주머니 남편분이랑 오붓한 시간, 보내셔야죠?" 내가 생각지도 못한 말을 꺼냈는지 리베아주머니의 얼굴이 잠시동안 멍해졌다가 이내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유 너한텐 정말이지 안되겠구나." "후후, 즐거운 이틀이 되시길 바래요." "그럼, 오는날엔 맛있는걸 잔뜩 싸오마." "와아! 정말요? 저, 엄청엄청 기대할게요!" 내가 먹을거에 눈을 반짝거리면서 대답하자 리베아주머니가 '요 꼬마먹보!' 라고 살짝 내머리에 꿀밤주는 시늉을 하셨다. 헤헤헤, 하지만 먹을 거 앞에선 어쩔수없이 눈이 반짝거려지는걸요! 리베아주머니를 마지막으로 다들 나감으로써 커다란 철장문이 이내 닫혔다. 이내 공작가엔 여름에서 가을로 슬슬 탈바꿈할려는듯 기분좋은 바람이 불어올 뿐 아무소리도 없이 적막만이 휩쓸 뿐이였다. "…이틀뒤에 보지." 샤덴도 곧 준비된 말에 올라탄 채 나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나와 그의 입술엔 어느덧 다 낫아버린 말끔한 입술이 자리잡고 있었지만, 자꾸만 그의 입술에만 시선이 가버려 아직은 어색한 나였기에 얼른 고개를 숙였다. "다녀오세요." "그럼." 그는 그말을 끝냄으로써 말을 돌려 철문밖으로 나갈려했다. 아참! 이말을 깜빡할뻔 했네. "선물 꼬옥 사오세요오오오!" 응? 샤덴이 잠시 휘청한거같은데? 끼이익- "계,계세요오오오- 펠텐님 계시나요오?" 조심스러운 내 목소리가 펠텐의 서재를 살폈다. 안이 조용한걸 보니, 펠텐은 또 연금술에 필요한 재료들을 구하러 갔나보다. "칫! 어딜간거야, 이런날은 좀 놀아주면 좋을텐데." 입을 불퉁하게 내민체 투덜거려봤지만 이미 산으로 들로 바다로 이리저리 쏘아다닐 펠텐에게는 살짝 귀만 간지러울 뿐 아무런 타격이 없을 것 같기에 그만두고 그의 서재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위험!만지지마시오.] 오호! 나는 척봐도 이상한 시약에 눈길이 갔다. 펠텐님도 참, 사람의 심리를 이렇게 모르면 되남~ 원래 사람은 하지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 하거늘! "흥흥흥~난 착한아이니깐…" 난 내 멋대로 흥얼거리며 그 시약을 들고 다른 시약을 찾아서 방을 뒤졌다. 시약을 보존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놔둔지라 그리 어렵지 않게 금방 찾을 수 있었고 난 그둘을 적절한 양으로 섞어서 분리했다. 그리고 흥미로운 눈길로 그걸 쳐다보았지만 섞일때 반짝반짝 빛난다 싶더니 이내 빛도 사라져 버린체 아무런 반응도 나타나질 않았다. "에이! 이게뭐야, 아무런반응도 안나타나잖아? 치 재미없어." 난 아무런 반응도 나타내질 않는 시약에 바로 실망감을 나타내며 다른 놀이타깃을 찾기위해 다시 펠텐의 방 구석구석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순간, "냐옹!" 고양이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와 내 귀에 박혔다. 어,어디지? 난 새로운 장난감이 나타났다는 생각으로 눈을 크게뜨고 더욱 더 여기저길 뒤졌다. 그렇지만 나오는건 이상한 종이뭉치들. 고양이의 '고'자도 나오질 않았기에 짜증이났다. "아이참, 내가 잘못들었나…" 내가 머리를 긁적이며 방안을 둘러보다 벽의 문양이 조금 이상한 곳을 발견했다. 럭키! 난 잽싸게 그 벽을 향해 달려갔다. 자세히 보니 과연 벽돌이 쉽게 빠질 수 있도록 해놨다. 움하하하하하하, 나 천재인가봐 ! 난 양손으로 벽의 벽돌을 하나둘씩 빼내기 시작했다. 빼질 수 있는 벽을 다빼자 나타난건 새장속에 갖힌 조그마한 아기고양이. 어휴 펠텐도 참 나빠! 이렇게 어린 고양이를 이 좁은 새장에다가, 빛도 안들어오는 곳에 가둬놓을수가 있지? 난 펠텐을 욕하며(…무슨욕을생각하시나요. 거기! 그런욕 안써요 저!)아기고양이를 꺼냈다. 고양이를 만지자 가죽밑에 바로 드러나는 뼈에 난 더욱더 그 고양이가 안쓰러워져 안고 우유를 주기위해 펠텐의 방을 빠져나왔다. 주방으로 가기위해 계단을 내려가는순간, 콰아아아아아앙! 커다란 폭팔음과 동시에 내몸도 놀라 조금남은 계단에 굴러버렸다. 다행히 카펫이 깔려져 있어 아프진 않았는데… 도,도대체 무슨소리람? 난 저소리가 나는 근처의 방들을 생각하다 안색이 파래졌다. 페,펠텐의 방! 급하게 올라갔지만 펠텐의 서재는 그 많은 잡동사니는 어딜가고, 벽하나가 사라진체 바람을 맞으면서 날 반갑게 맞았다. ……난 몰라. 저거 내가한거아냐. ================================ # 19편 # 소제목 : step6. 나홀로 공작가에! (2) ================================ "우아아아아……." 난 고양이를 품에 안은체 멍하니 입을벌려야만 했다. 저택밖으로 나와 구멍난 펠텐의 방을 바라보는건 정말이지… 엄청났다. 덕분에 공작가는 폭탄이라도 하나 맞은듯하게 보여 그 웅장하던 모습이 사라지고 왠지모를 허술함이 느껴지게 만들었다. 다행이도 공작가가 마을과는 동떨어진 곳에 있어서 사람들이 모여오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가솔들과 샤덴과 그,그리고 펠…텐(난더듬거린게아냐!)이 와서 보면 다들 어떤표정으로 경악할지 생각하자 내 몸의 온도가 싸악 내려가는 걸 느꼈다. "야,야옹아 배고프지? 가서 우유줄께." 찔리는 양심을 애써 무시하며 품에 안은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주방을 향해 몸을 돌렸다. 고양이도 자신이 밥을 먹을 수 있다는게 기분 좋은지 기분좋게 울어대었다.헤헤헤, 귀여워라. 집에선 동생도 없고 동물들도 키우질 않아 진정한 '어리광의 귀여움'이라던지 '동생이귀여워'라는 말을 이해못하던 나에게 이 고양이는 귀여움 이상으로 다가왔다. "으음, 야옹아 이름을 뭘로 지어줄까?" "야옹-" 내가 그렇게 말하며 고양이를 내려다보자 고양이도 궁금한지 말간눈을 나에게 맞추며 울어댔다. 으음- 검은색이니깐 검은고양이 네로? "네로 어때?" "야옹~" …내 착각일까? 왠지 이 고양이가 맘에 안들어하는 것 같단말이야. 사람으로 치면 꼭 실눈을 뜨면서 '그정도밖에 이름을 못짓겠냐 네이밍쌘쓰하고는.' 라,라는거 같단말이지이이이?내가 그생각을 마치자 마자 이 밉살스러운 고양이가(언제는 또 귀엽다고 했으면서) 그에 또 '야옹'하고 울어대는게 아닌가. 이,이잇! 너가 어떻게 반응하든 난 몰라! 내가 맘에들면 된다고! "좋아! 너의 이름은 네로닷!" 고양이는 이내 내가 말하는것에 일일이 반응하기조 지쳤는지 고개를 푸욱숙이며 울기조차 하질 않았다. 뭐,뭐야 이 고양이가 지금 날무시하는거야아아아아?! "너,너!! 무거워 너혼자서가!" 난 삐져서 그 네로를 땅에 내려놓고 들기 싫다는 듯 팔짱을 끼며 말했다. 그러자 지나치게 씁쓸해하는 네로의 등에 난 마음이 잠깐 흔들렸지만 고개를 홱 돌리며 참아내었다. 그순간 네로가 내 다리에 와서 자기의 얼굴에 비벼대는게 아닌가! 귀,귀여워어어어어 !(…큼큼, 내가보기에도 난 변덕이 심하다) 결국 모습에 또 찌잉하고 마음이 울려 네로를 다시 품안에 안으려고 손을 뻗었다. 그순간, "야옹!" "아,아얏!" 네로는 뻗은 내 손이 화가 날정도로 손으로 할퀴고 꼬리를 살랑살랑 엉덩이를 씰룩씰룩 흔들면서 가는게 아닌가! 아무리 아기고양이라지만 발톱에 할키면 아프다! 우이씨 저,저게에에에에! "거,거기서어어어어어어!" 내가 달리자 그제서야 고양이도 놀리던 모습을 그만두고 내빼기 시작했다. 너! 잡히면 죽었어어어어어어! "…헥,헤엑…" 품안에 고양이를 안은체 너무 힘들어 주저앉아버렸다. 요놈고양이!난 승리의 미소를 지은체 지친 네로의 머리를 톡톡 쳤다. "거봐거봐, 넌 날 이길수없다니까안? 훗, 감히 고양이주제에 날 이기려들다니. 오호호호홋!" 네로가 갸르릉대며 자신의 울분을 표시했지만 이미 달린데 힘을 다 소비해버린지라 별 저항없이 그냥 내품에 가만히 있었다. 이래야 착한 고양이지. 난 머리치기를 그만두고 몸을 쓰다듬었다. 그순간 윗몸이 휘청거리더니 중심을 못잡고 쓰러지려는걸 팔을 뻗어 바닥을 짚고 겨우 중심을 지탱했다. 어,어라? 너무 뛰어서 그렀나? 왜이렇게 어지럽담…. 난 네로를 몰래 방에 숨켜놓은 뒤 샤덴의방(샤덴이없으니 기회는 이때!)에서 잠을 청하기 위해 고개를 들어올리는 순간이였다. "…이,이거 내가알던 공작가 맞아?" 네로와 치열한 혈전을 벌이느라 미쳐 주변을 살피지 못한 체 뛰었더니 엎질러진 꽃병에 뒤집혀진 쇼파. 흩어진 꽃에 쓰러진 전등까지…. 이것은 마,마치 도둑이 든거 같잖아아아아아 ? 펠텐의 방에 이어 저,접대실(마침 이 방이 접대실이다.) 마저 이래놓으면…… 난 휘몰아치는 잔소리를 생각하며 얼굴이 하얗게 변하다가 이내 또 다시 오는 어지러움에 고개를 잘래잘래 흔들었다. 내일이 있어! 암암, 다들 '이틀'뒤에 온댔으니 내일 정리하면 될꺼야. "네로, 가자." "야옹-" 네로도 어지간히 불안했는지 우리들이 어질러놓은 접대실을 자꾸 쳐다보며 울어대었다. 흑 어지른건 둘인데 왜 나혼자 치워야하는지! 잠깐동안 네로가 접대실을 치우는 상상을 하다가 풋!하고 웃었다. 아기고양이가 무려 두발로 걸으면서 접대실을 치우는 모습이라니! 얼굴을 있는대로 찌푸리며 치우는 네로의얼굴상상에 난 또다시 입가에 모시를 띄워야 했다. 역시 네로는 어질렀으면 어질렀지 절대로 치울 고양이가 아니다! "햐아, 역시 샤덴님 침대에에~" 난 보드라운 벨벳이불에 얼굴을 부비며 부드러움을 마음껏 느꼈다. 그리고 얼굴을 맞댐과 동시에 나는 샤덴의 향기. 샤덴이 향수라던가 향주머니를 쓰는 걸 보질 못했지만 샤덴의 몸에서는 언제나 시원한 냄새가 났다. 박하향보다는 연하지만 들꽃향기보단 진한 묘하게 자극적인 향기. 난 강아지처럼 코를 킁킁거리며 샤덴의 베게에서 피어나는 향기를 마음껏 들이마시다가 이내 몰려오는 수마에 이기질 못하고 잠들었다. 누군가가 자꾸 내 몸을 흔드는게 느껴졌다. 잠에겨운 난 인상을 찌푸리며 손을 휙휙 내둘렀지만 나를 자꾸 깨우려는 사람은 내 몸 흔들기를 멈추질 않았다. 도대체 누구야아아아아! "…샤,샤덴님?" 분명히 샤덴이였다. 어두워 자세하게 보이질 않았지만 창문을 통해서 희미하게 흘러들어오는 달빛에 의존해서 본다면 샤덴, 그가 분명했다. 하,하지만 왜? 샤덴은 분명 내일 온다고 했는데……. 나의 의아함에도 불구하고 샤덴은 내가 일어나자 흔들기를 그만하고 무표정에서 입꼬리를 올리고 눈을 휘어지게 만들어 아주 환하게 웃어보였다. 우,웃어? 싸늘함과 무표정의 대표 샤덴이? "샤덴님?" 내가 다시한번더 샤덴을 불러보았지만 샤덴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체 침대위로 올라왔다. 우,우아악! 난 예전의 그일(!)이 생각나 윗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샤덴은 자신의 한손을 뻗어 내 두팔을 결박해 날 눞혔다. 이- 이게 또 무슨짓이랍니까아아아아아 ! 샤덴은 번들거리는 눈으로 날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점점 얼굴을 가까이 했다. 점점 더 가까이 오는 샤덴의 얼굴이 너무 유혹적이여서 나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눈을 꾸욱 감고있는데 귓가에 들리는 한숨소리같은 바람에 난 몸을 살짝 떨어야만 했다. 그리고 풍겨지는 샤덴의 특유의 향대신 술냄새.수,수우울? "샤덴님 술마셨어요?" 내가 고개를 돌리며 샤덴을 바라보며 묻자 샤덴은 귀엽게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귀여움에 혹해 껴안고 싶은 충동이들어 손을 들썩였지만, 역시나 샤덴의 강한 힘에 결박되어있는 손은 움직이질 않았다. 전에 내가 술먹었을 때 저,저랬나? 하지만 샤덴의 얼굴은 술먹은 사람치고는 전혀 색이 변해있질 않았다. 전과 같은 모습에 난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지만 샤덴의 몸에 풍기는 술냄새에 술을 먹었다고 확정하고는 이내 샤덴을 말리기위해 입을 때는 순간이였다. "……아!" 전에 샤덴이 사준 귀걸이를 달고있는 내 귀를 샤덴이 자신의 혀를 이용해서 희롱했다. 전과는 달리 햘짝거리는 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자 난 부끄러워 어쩔줄을 몰랐다. 내가 몸을 뒤틀자 샤덴이 고개를 들어 귀에서 혀를 떼어내긴 했지만 그의 눈은 아까전보다 더욱 더 짙고깊어져버려 오싹하게 만들었다. 내 손을 결박하고 있던 한쪽 손 대신 자유로운 손을 움직여 내 입술을 어루만졌다. 그 유혹적이고도 아찔한 모습에 난 얼굴을 빨갛게 물들였다. 그와 동시에 그의 입술이 점점 다가오더니 손이 떨어진 입술에 입을 포개었다. 전의 하이데가 장난에 맞춘 입맞춤과는 180˚ 전혀다른 입맞춤에 난 정신이 없었다. 그가 혀로 입가를 쓰다듬자 나도모르게 '으음'거리는 소리와 함께 꾹다문 입을 떼어냈다. 그와 동시에 파고드는 샤덴의 혀. 내 입속을 파고드는 샤덴의 혀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어 두눈을 꼬옥 감는 순간이였다. 결박된 손의 힘이 사라진다고 느끼는 순간과 함께 입안에 있던 샤덴의 혀가 잠잠해졌다. 잠잠한 샤덴의 모습에 깜짝놀라 난 샤덴을 옆으로 밀치고 샤덴을 살펴보았다. "뭐,뭐야 잠들었잖아?" 쌔근쌔근, 이런 부끄러운행동을 하다가 잠들어버린 샤덴을 난 원망의 눈초리로 째려보았다. 이,이씨 그렇게 자버리면 난 어떻게 잠들어라고오오오! ================================ # 20편 # 소제목 : step6. 나홀로 공작가에! (3) ================================ 창문사이로 들어오는 밝은 햇살에 샤덴은 미간을 찌푸리며 눈을 살며시 떴다. 두통이 이는 머리를 부여잡으면서 윗몸을 일으킨 그는 자신이 술에 취할때까지 먹은건 참 오랜만이라는 걸 깨닿고 씁쓸하게 웃었다. "우웅……." 약간 칭얼대는 소리에 놀라 샤덴은 옆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 칭얼대는 소리의 출처를 알게되자 그는 몸을 뻣뻣하게 굳혔다. 새벽의 여신이 아직 채 걷어가지 못한 새벽의 아름다움이 남아있는 이른아침햇살에 비춰져 오묘한금빛과 섞여버린듯한 검은색머리칼. 그 묘한아름다움을 주는 머리칼의 소유자는 바로 하유였다. 잠을 제대로 자지못해 눈밑이 조금 어두웠지만 그것이 하유의 귀여움을 감추지는 못했다. 샤덴은 얼굴이 새파래졌다. 자신이 술을 먹고 취하는바람에 어젯밤일이 전혀 생각이 나질 않았던것. 그는 사건의 진실을 듣기위해서 하유를 흔들었다. 하지만 꿈쩍도 하질 않는 그녀. 어젯밤 샤덴이 하유를 달궈났기때문에 잠도자질 못하고 원망의 눈초리로 샤덴을 노려보면서 낑낑대다 겨우 새벽이다가올때쯤에서야 겨우겨우 잠이 들었던 하유였으므로 일어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샤덴이 끈기있게 자꾸흔들자 하유는 눈도 뜨지 못한체 벌떡 일어났다. "이,이씨이이! 누구야? 잠좀자자구우우우!" 하유의 반응에 잠시 놀라 두눈을동그랗게 떴지만 이내 자신이 아주중요한사건이 될지도모르는 일에 대해 물어야된다는 생각에 일어난체로 또 다시 자고있는 하유의 양팔을 붙잡고 가볍게 흔들면서 물었다. "넌 대체 왜 여기있는거지? 또 왜 여기서 자고있는거고." 눈도 못뜬체 자고있는 하유가 안쓰러울것도 하건만, 샤덴은 눈하나 깜빡하지 않고 계속 그녀를 흔들었다. 하유는 결국 오만상을 다찡그리며 짜증을 부리듯이 말했다. "씨이! 너가 내 팔을 붙잡았잖아 '어머니…'라면서! 나잘래에에 그러니깐 좀 제발 깨우지좀 말아줘어어어!" 하유의 짜증어린 목소리에 그제서야 샤덴은 멍해지며 자꾸흔들던 자신의 팔을 더이상 움직이지 않게 만들었다. 샤덴은 아무래도 자신이 어제 술에 단단히 취했나보다 라고 생각하면서 고개를 돌리며 한숨지었다.'어머니'라니. 이미 공작가에서 금지어가 되어버린 말이 아닌가. 그걸 내입으로 직접 뱉어내다니. 앞으로는 술을 자제해야겠다고 생각을 마무리 지은 샤덴이였다. 그런데 그때, "……우으윽, 누,누울레에!" 하유의 낮은 칭얼거림이 시작된다 싶더니 어디서 나왔는지 엄청난 힘으로 엄청난힘으로 자신을 지탱해주던 샤덴의 팔을 유지시킨체 샤덴을 뒤로 눞혀버리게 했다. "하,하유?" 샤덴은 깜짝놀라 자신을 눞혀버린 맹랑한 소녀의 이름을 불렀으나 들리는건 쌕쌕거리는 자그마한 숨소리.샤덴은 어처구니가 없어 자신의 가슴에 기대어 자는 하유를 헛웃음 지으며 바라보았다. 아무리 여름이였지만 점점 가을로 변해가는 중이였기에 아침과 낮의 온도차가 커 약간은 쌀쌀한 날씨. 그런날씨에 하유의 온도는 이불없이 끌어안기에 아주 좋은 온도였다. 샤덴은 오랜만에 누워서 느껴보는 따듯한 온도에 빙그레 미소를 짓고는 하유의 팔을 잡고있던 손을 풀어 하유를 끌어안았다. "…따뜻하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기다란 속눈썹을 내려 못다한 잠을 청했다. "하유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엄청난 소리가 공작가를 잠에서 깨웠다. 나는 깜짝놀라 눈을뜨고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움직여지질 않았다.왜 안움직여지지?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여지지않는 몸을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러고보니 이불이 지나치게 따뜻했다. 거기다가 조금단단한 느낌도.하유는 엎드려서 잔 머리를 살며시 들어보았다. '오,마이 갓.' 이건 또 무슨 해괴한 형상이란 말인가. 밤엔 샤덴이 덮치더니 아침엔 내가 덮친꼴이 되어있지 않은가. 거기다가 샤덴은 이미 그 큰소리를 들었는지 눈을 말짱하게 뜨고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날 껴안은 손을 풀지 않았다. 도대체 이게 무슨짓입니까아아아아! "…샤,샤덴님 안녕히주무셨어요?" "……." 이런 내마음을 무시한체 나온말은 다소 깜찍한 아침안부인사. 그런 내 안부인사에도 불구하고 샤덴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체 다른곳으로 시선을 고정시킨체 바라만 보고있었다. 으응? 저기 뭐가 있다는거지? 난 궁금함으로 인해 샤덴이 향한곳으로 고개를 돌릴려는 순간, "너 이자식 이러고도 니가 사람이냐아아아아아아!" 펠텐의 아이의 미성이 우렁차게 들렸다. 으,으악 펠텐이다! 내가 경악으로 얼굴안색을 파랗게 변하며 몸을 떨자 이런 내가 이상하게 느꼈는지 샤덴은 팔을 풀어 날 자유롭게 해줬다. 그순간 난 벌떡일어나서 샤덴이 당황하든말든 펠텐의 화난목소리가 들리는쪽으로 뛰어가길 시작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내 뺨을 때렸지만 내겐지금 머리묶을 여유따윈없다! "하유!" "어,어머 펠텐님. 이-일찍 오셨네요?" 아니나 다를까. 엄청나게 분노한 펠텐의 얼굴을 보자 난 수명이 줄어드는 걸 느꼈다. 또 파이어볼을 내게 던질까나? 오싹한 생각에 난 뒤로 뒷걸음질을 쳤다. "어딜갈려고!!" [움찔] 펠텐의 노한 음성에 뒤로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부동자세로 빳빳하게 섯다. 저,저런 어린아이의 얼굴에 몸을 가지고 있으면서 목소리크기는 왜 아이도 노인네도 아닌 20대남성의 우렁찬 크기란 말이냐아아아! "너! 만졌지!" "…뭐,뭘요?" "내가 만지지말라고 붙여놓은 시약!" "아,아하하하하! 만졌을리가 있나요? 저도 '주의!만지지마시오'라고 적혀 있으면 만지지 않는다구요!" "…오호라, 문구까지 아는걸 보니 만졌구만?" 딸꾹. 내가 내무덤을 스스로 판꼴이 되어버렸다. 바보하유!! 어느샌가 온 샤덴의 킥킥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화낼여유조차 나에겐 없었다. "너! 저 벽안에 있던 건 어쨌어?" 벼,벽안에 있던것? 혹시 네로? 말하면 빼앗길꺼같은 생각에 난 다시한번더 도리질을 치며 강하게 부인했다. "고양이라뇨! 전 저방에서 보도듣도 못한거예요." "……." 나이스! 하유! 두번이나 무덤을 팠구나! 거짓말 못하는 입을 때려보았지만 이미 막차는지나갔다. 이제 들려올 펠텐의 히스테릭한 목소리를 생각하며 눈을 질끈감았다. "……그 고양이, 얼마나 같이있었지?" "으,으음… 두,두시간요?" 내가 어쩡쩡하게 머뭇거리면서 대답하자 펠텐의 얼굴색이 나처럼 새파랗게 질렸다. 왜,왜그래? 무슨일 있어? "…너, 사람맞냐?" "사람맞냐뇨! 그런질문! 실례예요!" 사람이 맞냐니! 내가 그럼 동물이나 몬스터, 혹은 엘… 아,알겠다.그래 내 얼굴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엘프는 되지 못하겠지. 드워프겠냐아아아아! 이젠 변해야할 얼굴이 뒤바뀐 상황에서 난 씩씩거렸으나 펠텐은 보지도 못한듯 멍하게 말을 했고 난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동그랗게 떴다. "…그 고양이는 사람의 생기를 빨아먹고 산단 말이다!" ================================ # 21편 # 소제목 : step6. 나홀로 공작가에! (4) ================================ "새,생기를 빨아먹어……?" 나는 놀라서 펠텐의 말을 되풀이하자 펠텐은 자신도 밝히고서는 난처한지 머리를 벅벅 긁었다. 그러나 이미 샤덴까지 들은 상태라 피할 수 없다는 거라고 느꼈는지 펠텐은 이내 비장한 얼굴로 어렵게 입을 떼었다. "내가 이렇게 된건 다 내가 만든 시약때문이지. 알고들있지?" 펠텐의 질문에 샤덴과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의 말을 들었다. "내가 먹기전, 실험상대는 동물. 즉, 그 아기고양이였다." 나는 펠텐의 말에 깜짝놀라 그를 바라보았다. 어,어떻게 이 가녀린 어린고양이를 실험할수가 있지?! 아니, 그보다 동물에게 먼저 실험했으면 이상한 점을 알게 됬을꺼 아냐? "그 고양이한테 먼저 먹였다면 시약이 잘못 됐다는것을 알 수 있지 않았나요? 그런데도 왜 먹은거죠?" "…난 그때당시에 일주일만 살펴보고 바로 마셨다. 그 시약은 영원히늙지않는시약이기 때문에 오랜시간을 두고 봐야만 했다는걸 알았지만 고양이가 멀쩡하자 성공했다는 흥분감으로 그 오랜시간을 견딜수가 없었던거지." 펠텐은 자신의 입으로 순순히 밝힌 뒤 자신이 생각해도 부끄러웠는지 볼살이 통통한 양볼이 약간 붉게달아올랐다. 어린아이가 자신의 잘못을 부모님한테 털어놓고 혼날일만 기다리는 아이처럼 눈가가 붉게 달아오르는 모습에 난 그 귀여움을 참지 못하고 펠텐을 껴안기 위하여 달려갔지만 그걸 막을려는 듯 뒷덜미를 덥썩 잡으면서 자신의 궁금한점을 묻는 샤덴이였다.(미,미워요!) "그럼 그 고양이가 언제부터 생기를 빨아먹게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나?" "…그 고양이를 관찰할때마다 어지러움증이 있더군요. 더군다나 제 서재의 살아있는 꽃들이 죽어갔습니다. 그리고, 먹이를 주지않아 움직일 힘도 없을 고양이가 말짱히 돌아다녔구요." 난 펠텐의 말에 깜짝놀랐다. 하,하긴 그 고양이. 내가 꺼낼때도 말라있긴 했지만 나를 놀리기도하고 요리저리 내뺀걸 보아선 전혀 먹지못한 아이같진 않았다. 내가 놀라서 곰곰히 생각하는 사이 펠텐은 계속 말을 이었다. "이상하다 느낀 전 꽃병에 담긴 꽃한송이와 고양이를 같이 나두어 보았죠. 그리고 하루뒤에 찾아보았습니다. 그결과, 그 고양이는 말짱했지만 꽃병에담긴 꽃은 꽃병에담긴 물에도 불구하고 새까맣게 타들어가듯이 말라 있었습니다. 더이상 그 고양이를 가만히 둬선 위험하겠다 싶어 그 벽에 가둔거죠." "그렇게 위험한 고양이를 왜 벽에만 가둔거예요?" 내가 황당해하면서 묻자 펠텐은 얼굴이 빨갛게 익어갔다. 잉?왜,왜저래? 온 얼굴이 붉어져 꼭 울기직전의 아이의 모습같아 내가 당황해할때 펠텐은 머뭇머뭇하더니 결국 입을 떼었다. "……이다." "네에? 뭐라구요?" "마,마법사의 정신이다! 그런걸보면 연구하고 알아내고싶은게 마법사의 정신이지!" …마법사의정신이라니. 아무리 연구욕심이 높아도 그렇지 그렇게 위험한 고양이를 곁에 둬서 펠텐은 도대체 어떻게 할려고 했던 건지 나참! "…그럼 왜 하유는 괜찮은거지? 어제 2시간이상이면… 쓰러질수도 있는거 아닌가." "그건… 제가 묻고싶은말입니다. 왜그런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샤덴의 질문에 펠텐은 자신도 모르겠다며 고개를 젓고서는 나를 신기함과 동시에 생체실험을 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무,무서워! 인간을 연구재료로쓰는건 오래전부터 금지니깐 펠텐은 분명 하지 않을꺼야.…아,아냐. 자기자신한테도 했건만 나하나쯤 하는건 무리도 아닐지도? 펠텐의 살벌한 눈빛에 난 몸에 소름이 돋는걸 느꼈다. …그리고, 내가 고양이 곁에 있어도 그다지 큰일이 벌어나지 않는 이유는, 아마 내가 이세계의 인간도 이종족도 마족도 아니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머리속으로는 차분히 이해가 가지만 왠지 이세계는 나를 거부하는 듯한 느낌에 눈물이 나올려 했다. 눈물을 참기위해 고개를 떨구자 펠텐은 기겁하면서 옆에서 기가 허해졌다는 둥, 보약을 먹여야 되겠다는 둥, 난리법썩을 떨며 옆에서 그 앙증맞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체로 걱정하며 나를 쳐다보았지만 내 귀에는 윙윙거리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이래봤자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걸 알잖아 하유. 왜이래 정신차리자.' 아무리 내마음속에서 다짐하고 잡아도 사람의 마음은 간사한것이라서 그런지 자꾸 나쁜쪽으로만 생각이 기울어져만 갔다. 복잡한 마음에 고개를 도리칠려는 그때, "…에?" 샤덴이 내 등과 무릎에 손을 받쳐 이름하야 '공주님 안기'처럼 날 끌어안고는 걸어가기 시작했다. "…왜,왜요?" 당황스러운 난 샤덴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보았지만 앞만 쳐다보는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항상 그래왔던 반응이라 그다지 신경쓰지않고 시선을 어디에 둬야할지 몰라 고민하던 차에 샤덴의 목소리가 내 귓가를 파고들었다. "보답." "네?보답…이라뇨?" 더이상 내 질문엔 대답을 하질 않을 작정이였는지 샤덴은 그 말을 끝으로 더이상 입을 떼지 않았다. 그리고 날 데려간 곳은 다시 자신의 침대가 있는 곳. 샤덴은 그곳에 날 눕혀주더니 '자라' 라는 명령조의 말과 함께 방문을 닫고 나갔다. 요,요즘따라 샤덴의 침대에서만 자는 거 같은데…. 괜찮다며 샤덴을 따라가서 고맙다고 말해야만 했건만 아직도 잠이 충분하지 않았는지 부드러운 이불의 감촉을 느끼자마자 다시 몰려와 난 이내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덮고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잠을 잘만 자고 있는 나의 귓가를 쿡쿡 쑤셨다. 아이참 밖에 무슨일이 일어났길레 저러는거야? 잠도 충분히 잤겠다, 궁금해진 난 머리를 대충 정리하고선 샤덴의 방을 후다닥 빠져나갔다. "이,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펠텐님!" 이제막 돌아온 가솔들의 경악한듯한 목소리중에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있어 펠텐은 고개를 돌렸다. 아아, 귀여운(…저나이에 귀엽다라니!) 코메트군 그래. 겨우 10살쯤 되어보이는 아이가 35세가 막 지난 하녀장에게 귀엽다는 아주 말도되지 않는 소리를 하는게 기가막혔지만 어떻겠는가. 꼬마아이는 펠텐이다. 50세의 눈으로는 그렇게도 보일지도. "야아, 코메트. 오랜만이군." "오랜만이 중요한게 아닙니다 펠텐님! 이,이게 도대체 어떻게된거지요?" 코메트가 손가락질하는곳으로 고개를 돌리다 풋,하고 웃었다. 아아 저거? 저건 하유의 작품인데……. 마침 궁금해서 구경하러 온 하유가 눈에 띄자 내 눈빛은 먹이를 찾은 사냥꾼마냥 날카로워졌다. 그래, 어젠 샤덴님등뒤에 숨어 날 피했겠다? 오늘 좀 당해봐라. "저어기, 하유의 작품이라네." "하,하유가요오오오오?" "그래, 아아- 저기 오는군. 코메트, 잘해보게나." 난 코메트의 손을 토닥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조금 걸어갔다 싶을 무렵, 코메트의 화난 음성이 공작가를 울리게 했다. 킬킬킬, 대충 말하는걸 들어봐서는 월급으로 갚으라는 것 같은데… 아마, 갚을려면 10년은 넘어야할것이다. 멍청한 하유. "아아, 날씨 좋다아!" [이벤트 좌담회] *협력해주신 크리체님, 언제나 감사드려요 ^.^ 하유 : 와아 크리체님이다아아아아아! 샤덴 : …어서오도록. 하이데 : 오오, 아름다운 레이디! 크리체 님 : 안녕하세요 하유 언니! 그리고 그 외(?) 안녕! 하유 : 크리체 님 첫번째 질문을 말해주세요 ! 크리체 님 : 으음, 일단 하이데에게 묻겠습니다! 하이데 : 아름다운 레이디께서 말씀하신다면야, 언제든지 대답해드리지요. 크리체 님 : 하유 어때요? 혹시 샤덴이랑 갈라놓을 생각이…? 하이데 : 그럴리가요. 그 둘은 정말이지 (잠시 둘을쳐다보다) 재밌습니다. 크리체 님 : 후후, 그럼 이번엔 샤덴에게 묻겠습니다. 하유 맘에 들죠? 샤덴 : ……. 샤덴 : 다음질문없나. 크리체 님 : 아아, 대답이 없나요! 하유 : 헉, 샤덴님! 대답이 너무 건성이세요! 크리체 님 : 된장!! 그럼 마지막이넹 흑. 하이데 : …이렇게 빨리 끝나는 거였나? 크리체 님 : 하유언니에게 묻겠습니다!! 하유 : 네에에에엡! 크리체 님 : 음음, 만일 샤덴을 좋아하기 전이였으면 하이데도 관심이 있었을까요…? 하유 : …저 사람을요? 크리체 님 : 네! 하이데 님 : 하유, 당신같이 재밌는사람이라면 언제든지 받아주겠… (샤덴, 하이데를 푹 친다) 크리체 : 와와와와와, 샤덴도 맘 있는 거였구나! 하유 : 절대로 싫어요! 저런 변…!! 크리체 님 : 훗훗훗 변…? 샤덴 : …그냥, 하유가 불쌍할 뿐이다. 하이데 : 샤데에에에엔! 말돌리지마! 하유 : 오우, 크리체님 고마워요. 크리체 님 : 아하하하하 아무래도 제 생각이 맞는듯하네요? 샤덴 : 아니다!! 하이데 : 아하하하하하하 샤덴, 당황했어! 크리체 님 : 하하하 하유언니 샤덴을 휘어잡는 겁니다! 하유 : 당연하죠!(눈을반짝이는하유) 크리체 : 샤덴을 향해 직진직진! 하이데가 뭐라해도 직진직진! (샤덴 한숨쉬며 고개를 숙인다) 크리체 : 헐…? 샤덴은 그럼 하유가 싫은가?! 하이데 : 그런데 크리체님은 저의 레이디가 되어보실 생각은… 크리체 님 : 어머, 내 야구빠따가 어딨을까요? 하유 : 크리체님 저도 도와드릴까요? 크리체 님 : 우와우와 그럼 오늘 하이데를 잡아보아요! (샤덴, 고개를 끄떡이며 하이데를 지긋이 쳐다본다) 하이데 : 와아 무서워라! 크리체 님 : 하이데, 기다려요! 내가 야구빠따 찾으면 쫓아갈께요! 하유 : 자아 하이데 사냥입니다아아아아 ! 크리체 : 와아아아아! 하이데 : 절 잡는분은 저와함께 기나긴 밤역사가 시작되는 건가요? 하유 : …크리체님, 저사람은 미쳤어요 잡이 않는게 좋을듯……. (크리체 님, 키득키득 웃는다) 하유 : 아앗, 떠나갈 시간이 다되가네요. 작가님이 종료하래요. 샤덴 : …뭔가 너무 복잡했어. 크리체 님 : 다음에 또 인터뷰한다면 또 합시다! 크리체 님 : 샤덴도 잡아드릴까요? 하유 : 헉 , 샤덴님은 제꺼예요! 크리체 님 : 아.. 크리체 님 : 난 하이데는 별론뎁 하이데 : 헉...그런,,, (울뛰) 크리체 님 : ㅇㅅㅇ; 우와 트라우마 스위치 켜진건가? 하유 : 크리체님 즐거웠어요오! 크리체 님 : ㅎㅎ 저도 즐거웠어요!! 하유 : 다음에 또 기회되면 다시뵈요! ^.^! 크리체 님 : 다들 다음에 또 만납시다~ -죄송해요. 전 이좌담회, 두번하면 죽을꺼 같아요 (...) ================================ # 22편 # 소제목 : step7. 글로리아 폰 이그네스 (1) ================================ 어느덧 따갑게비추던 햇살이 점점 사그라지면서 나뭇잎들이 초록색의 따분한 옷을 던져버리고 장롱에 고이모셔놓았던 알록달록한 옷을 꺼내입기 시작했다. 바람도 변화를 따라 즐기려는 듯 습한공기를 몰고다니며 오히려 불쾌함을 주던 바람이 서늘해지면서 땀흘리며 일하는 자들에게 달콤한 휴식이 될 수 있는 바람으로 바뀌었다. 오늘따라 샤덴의 방청소를 일찍끝내 행복해하며 기지개를 쭉 피자, 샤덴은 내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샤덴에게서 받아들었고 그걸 보고 난 피식, 하고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전에 내가 선물해준 안마권. 버렸을것이라고 생각했건만, 기특하게도 샤덴은 버리지도 않고 모아놨나 보다. 괜히 힘들다고 툴툴거리긴 했지만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입을 애써 가리며 언제나봐도 듬직한 샤덴의 등을 향해 내 조그마한 손을 올릴려던 순간이였다. 콰아앙! 저렇게 세게 문을 열지 않아도 부드럽고 매끄럽게 열릴텐데. 자신의 앞길을 막는 것들은 다 용서하지 않겠다는 듯 부서지도록 큰 소리를 내면서 들어온 사람은… 이익! 또 너냐 하이데! 내가 원망스럽다는 눈빛으로 하이데를 째려보았지만 이상하게도 하이데는 나를 보면서 능글맞게 웃어주질 않았다. 어,어라? 하이데 오늘 뭐 이상한 거 먹은거아냐? 그러고보니 어,얼굴이 새파랗게 질린거 같아보이는데… 아픈가?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하이데를 쳐다볼때 언제나 무관심한 샤덴을 향해 하이데는 처음으로 급박한 모습으로 외쳤다. "샤덴!!! 나 좀 숨겨주게나!" ……네? 응접실 안. 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고 어지른 장본인께서 직.접. 치운 그곳은 예전과 같은 고품격스러움을 유지한체 편안함을 주는 녹색과 잘 매치되어 누군가를 접대하기에 아주 좋게 되어있었다.(에헴!겨,결코 내 자랑을 할려는게 아니라니깐요?) 하지만 하이데는 뭐가 그렇게 두려운건지 안정감을 준다는 녹색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왔다갔다 거리면서 연신 '어떻게한담 어떻게해…'를 입에서 내밀었다. 샤덴도 이런 하이데가 이상했는지 한쪽눈썹을 치켜들며 왔다갔다 거리는 하이데를 바라보았고, 결국 하이데 때문에 안마를 못해 기분이 나빠진 나도 쌜쭉해진 눈으로 하이데를 노려보았다. 이런 부담스러운 두사람의 눈길에도 불구하고 10여분을 더 왔다갔다 하던 하이데는 결국 안되겠는지 샤덴에게 종이 한 장을 주었다. "……?" 샤덴이 이게 뭐냐는듯한 시선으로 하이데를 쳐다보자 하이데는 머리가 지끈거리는지 관자놀이를 계속 지긋이 누르며 말했다. "보면알게될걸세." 하이데의 묘한 말에 나와 샤덴은 의아해하면서 반듯하게 4번접힌 그 종이를 펴 보았다. 꽤나 고급스러워 보이는 편지엔 정갈한 글씨로 적혀있었다. "지금…갈께요?" 짧고 굵은 한마디에 당황스러워진 난 나도모르게 그 글자를 읽어보았다. '지금 갈께요.' 아니, 정확하게 다 읽자면 '지금 갈께요♥' 짧고 간결한 편지글에 맞지 않는 앙증맞은 하트는 사람을 오싹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나는 그편지를 보고서도 뭐가 뭔지 잘 몰라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그걸 읽은 샤덴은 믿을 수가 없다는 듯 다시한번 더 읽어보고 읽어보는 눈치였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단 한마디다. '지금 갈께요.' 겨우 현실을 납득한듯한 샤덴은 하이데와 마찬가지로 얼굴색이 새파래지더니 계속 왔다갔다 거리는 하이데의 손을 낚아채었다. "…어쩔려고 이리 왔는가." "샤,샤덴! 난 마주치고 싶지 않다네! 자네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하이데의 울먹이는 목소리에 샤덴은 난처한지 고개를 저었다. 그에 하이데는 얼굴에 피라곤 통하지 않는 창백한모습으로 샤덴에게 매달렸다. "샤덴!! 제발 부탁이네! 날 숨겨주게나!" "…널 찾는덴 이미 도가 튼 영애이지 않는가." "서,설마 자네의 저택까지 와서……" 그순간, 밖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리더니 여러시종들의 말리는 소리가 났다. 뭔일인가 싶어 난 쪼르르 달려나가 응접실 문을 열려고 했지만 샤덴이 조용히 내 손목을 잡으며 하지말라고 고개를 저었다. 난 왜냐고 물어볼심상으로 고개를 돌렸으나 심각한 표정의 샤덴과 하이데의 모습에 나도모르게 도로 응접실 의자에 앉으며 침을 꿀꺽, 삼켰다. 여러사람의 말리는 소리와 높은 소프라노의 음성의 다그치는 소리가 불협화음을 내다가 한순간 조용해졌다. …끝났나? 나와 샤덴, 그리고 하이데는 밖의 소리를 듣기위해 귀를 한곳으로 모았다. 그리고 그순간… "하이데니이이이이임!" 누군가가 하이데를 향해 돌진했다. 그리고 그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였다. 저,저건 괴물이야? 아,아님 새로나온 몬스터?! 일단 입은 드레스를 보아 사람에 여자인 것 같은데. 도대체 그 얼굴은 뭐냔 말이다! 분칠을 너무 많이해 하얗다 못해 일본인형마냥 새하얀 밀가루를 발라놓은듯한 얼굴에 빠알간 입술. 스모키화장도 이보다 더 진할 수 없을정도의 엄청난 진한 마스카라칠까지. 더이상 보고 있노라면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아 놀래 동그래진 눈동자로 샤덴에게 돌려 누구냐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자 샤덴은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하이데의 약혼녀다." "네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난 깜짝놀라 가히 자신의 약혼녀 얼굴만큼이나 하애진 얼굴로 벗어날려는 하이데와 그런 하이데가 좋다며 찰싹 붙어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 약혼녀를 바라보았다. 하,하이데가 오늘따라 너무 불쌍해보였다. 샤덴도 어떻게든 그 둘을 떼어내고자 중재를 해보았지만 전혀 떨어지지 않는 하이데의 약혼녀때문에 오히려 일은 이상하게만 돌아갔다. "하이데니이이임! 정말 보고싶어어요!" "아,알았으니깐 이그네스영애! 이거 놓고 말하시오!" "아이, 이그네스영애라뇨, 글.로.리.아 ! 라고 말해주세요 하이데님~" "크윽!" 자신이 말해놓고 부끄럽다는 듯 '아이, 몰라몰라!'를 연발하며 하이데를 향해 주먹으로 내리쳤다. 그와 함께 신음을 흘리는 하이데. 아무리 싫어하는 사람이 때리는거라지만, 여자가 때리는거잖아? 그런데 왜 저렇게까지 아파하는 표정을 짓는거지?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내가 멀뚱히 쳐다볼때 샤덴의 중얼거리는듯한 말소리가 나왔다. "…나왔군. 공포의 '몰라몰라'." "……네?" 내가 옆에서 반문하자 샤덴은 한숨을 내쉬며 설명해줬다. "하이데의 약혼녀 글로리아 폰 이그네스영애. 이그네스백작의 딸이며 현재, 왕실기사단에서 근무중이지." "아항, 왕실기사단~……네? 와,왕실기사단이요오오오?!" 내가 깜짝놀래 얼결에 큰소리로 말하자, 자신의 이야기는 또 어떻게 그리 재빨리 알아듣는건지, 재빨리 한손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네에에~ 제가 왕실기사단의 홍일점 글로리아랍니다!" 그순간, 하이데의 눈에서 반짝, 빛이나더니 빛과같은 속도로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 응접실을 박차고 달려나갔다. "아앗! 하이데니이임!"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눈물을 흩뿌리며(이때 같이흘러나오는 마스카라때문에 더,더욱더 무서웠다) 한손을 뻗었지만, 이미 떠나간 하이데는 보이지 않았을 뿐이였다. 그 순간이였다, 갑자기 어디서 꺼냈는지 정체모를 휴지를 손에 쥐더니 얼굴을 북북 닦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만요!'라는 소리와 함께 응접실을 박차고 나가더니, 정말로 잠시뒤에 들어왔다. 대신 내가 입을 떡하니 벌려야했긴 했지만. "…저어, 누-누구세요?" 잠시후에 들어온 그녀는 아까전과는 180˚다른 모습이였다. 비록 화장기 없는 얼굴이였지만 투명한피부와 굳이 마스카라로 올리지 않아도 긴 속눈썹 그리고 커다랗게 망울진 눈망울과 오똑한 코. 천상미녀를 바로 이런사람을 두고 한다는 말이 딱 들어맞을 만큼 이쁜모습이였다. 그, 그런데 이렇게 이쁜 얼굴을 왜 그런 화장에 파묻고 사는거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나올 수 없는 답에 머리를 굴리고 있을때 아까전보다는 훨씬 정돈된 목소리톤에 절제된 기품이 베어나오면서 그녀는 인사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샤덴프로이데공작님." ================================ # 23편 # 소제목 : step7. 글로리아 폰 이그네스 (2) ================================ 아까전 하이데의 품에 안겨있을때처럼 입을벌리고 이를들어낸, 헤픈웃음이 아닌 진정한 귀족가의 영애들만이 지을 수 있는 완벽한 웃음을 입가에 떠올리며 고고한 자태를 유지하는 그녀는, 아까전의 행동이 도저히 동일인물이라고 할 수 없을정도로 기품있었다. 엄청난 이중성에 난 입을 떡하니 벌리며 어버버 거리고 있자 나를 깨워주듯이 샤덴의 한숨소리와 함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갑작스럽게 예의를 차리지 않아도 된다만." 그의 무심하다면 무심한, 그리고 비꼬우는 말투에 난 놀래 '어쩜그런말을 하실 수가 있으세요!'라 말하기 위해 벌렸던 입을 고집스럽게 앙다문체 고개를 돌릴려는 순간, 내 귀를 의심스럽게 만드는 또하나의 소리가 파고들었다. "하긴, 그렇지? 샤덴 오랜만이야." "……넌 도대체 왜 올때마다 이리 소란스럽게 하는건지." "훗, 내 특기잖아." 이그네스영애는 '역시 기품있고 도도한 자태로 서있는건 내가 아니야-너무 힘들잖아?'를 연신 중얼거리면서 남아있던 응접실 의자에 앉다 뻗뻗하게 굳어있는 날 보고 의아한 표정으로 손가락질했다. "샤덴, 얘 누구야?" 이그네스영애의 말에 샤덴도 같이 의아해하며 손가락이 가르치는 쪽을 바라보다 나라는 걸 알자 묘하게 웃으면서 이미 식어버린 차를 입에 데었다. 그 표정을 놓치지 않을 이그네스영애였는지 재수없는하이데처럼 눈을 반짝거리며 '오호!'라고 작게 감탄사를 짓더니 내게 바싹 다가갔다. 그에 내가 깜짝놀래 몸을 흠칫 떨자 이그네스 영애는 입꼬리를 올리며 꾀꼬리가 즐겁게 노래하듯 말했다. "어머, 긴장하지 않으셔도 되요. 당신은 누구지요?" "저,하유라고…합니다." "하…유? 발음하기 어려운 이름이네. 그래, 당신은 샤덴의 애인?" "풉!!!" "에엑?" 이그네스 영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샤덴은 사레가 걸렸는지 마시던차를 뿜고는 이내 콜록콜록 기침을 하기 시작했고 나역시 엄청나게 당황한지라 괴상한 소리를 나도모르게 빽질렀다. 이런 우리둘의 반응에 놀란건 이그네스 영애도 마찬가지. 그녀도 놀래 두눈을 동그랗게 뜨다 이내 무언가를 알아차렸다는 듯이 눈이 가늘게 찢어졌다. 으윽- 이그네스 영애님, 하이데같아요! "어머, 맞나봐?" "아니다!" "아니예요!" 재깍재깍 나오는 반응이 재미있는지 이그네스 영애는 꺄르르르 웃음을 터뜨렸고 샤덴은 민망했는지 흠흠, 헛기침을 하며 애꿎은 찻잔의 손잡이를 만지작 거렸고 난 볼이 발그레지며 다른곳을 향해 눈을 돌렸다. 아,아이참 이그네스 영애도 짖궃다니깐. 뭐, 언젠가는 내것이 될 샤덴이지만 말이다.에헤헤. "야아, 드디어 샤덴도 짝을 찾았구나. 다행이다. 언제까지나 루엘의 그림자속에 갇혀 살 줄 알았는데…" 그순간 샤덴의 풀어져있던 눈이 날카롭게 변하면서 그의 몸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평화롭고 화목하던 분위기가 단숨에 긴장되고 숨이 차오르는 분위기로 바껴버리자 그제서야 이그네스 영애도 아차, 싶어 손으로 입을 가렸지만 이미 쏟아져버린 말을 주워담을 수도 없어 힐끔힐끔 샤덴을 바라보았다. 하지만그는 지나치게 침묵을 유지했을 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 숨막히는 분위기가 몇분이나 흘러가자 더이상 참을 수 없었는지 영애가 발끈하며 말했다. "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있어야 하는거니 샤덴!" "너가 말을 하지 않은 것 뿐이다 글로리아." "이제 그만 루엘에게서 벗어 날 때가 되지 않았어?! 아직도 그깟여자…" "그만!!" 찢어질듯한 격한목소리가 이그네스영애의 말을 가로질렀다. 샤덴은 찢어죽여버리기라도 할 기세로 영애를 노려보았지만 그녀도 지지 않겠다는듯 도끼눈을 뜨며 샤덴을 노려보았다. 결국 백기를 먼저 든건 샤덴. 아니, 이 껄꺼로운 상황을 피할려는 것이였는지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샤덴!!!" "…한동안 하이데는 이곳에 오지 않을 것 같군. 그럼 편히 있다 가시도록, 이그네스 영애." 뒤에서 부르는 소리에도 아랑곳하지않은 샤덴은 발걸음을 바삐놀려 응접실 문을 열더니 그대로 쾅하고 닫아버리더니 나가버렸다. 씩씩거리던 영애는 넌더리가 난다는 듯 의자에 기대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 순간까지 철저하게 없는사람 취급되온 난 샤덴에게 가봐야되나 아님 이그네스 영애가 떠날때까지 가만히 있어야 되나 고민되어 안절부절 할때 이그네스 영애의 한숨어린 말소리가 들렸다. "미안해요, 좀 놀랬죠?" '좀은 무슨. 아주그냥 충격을 따따불로 받았어 이것아!' 라고 버럭 소리지르고 싶었지만 그만한 용기가 없었기에 억지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설래설래 저었다.(흑, 내 존심들은 대체 어딜간건지) 그 반응에 희미하게 미소를 짓던 영애는 다시끔 한숨을 쉬며 의자속에 좀 더 파고들었다. 난 그 어색한 분위기를 없에 보고자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저어… 이그네스 아가씨?" "훗, 글로리아 라고 불러도 좋아요 하유. 그런데 뭐죠?" "하,하이데와 어쩌다 약혼을 하게 되었나요? 내 질문에 그녀는 옛 추억을 생각하던지 잠시 아련한 미소를 짓더니 이내 꿈꾸듯이 말하기 시작했다. "제가 7살때였답니다. 하이데의 집안과 저희집안은 서로 잘 아는 사이였죠. 그리고 흔히들 말하는 정략결혼을 이미 추진시키고 있는 상태였구요. 저희집안에서는 절, 그리고 하이데의 집안에서는 그를 택해 묶어주기로 했답니다. 저희들의 의견은 전혀 물어보지도 않은체요." 그녀는 생각하다가 재미있는 기억이 떠올랐는지 키득키득 웃다 다시끔 내게 들려주었다. "그때만 해도 전 완전히 남자애처럼 행동해 그런일이 너무 싫었죠. 치마입기가 너무 싫었어요. 바지보다 불편했고, 제일 중요한건 아이들이 어울리지 않는다며 놀렸으니깐요. 그래서 하이데의 집안과 만나기로 한날, 그날도 어떻게든 도망치며 피해다닐때 한손에 장난감칼을 쥐고 뒤를 돌아보며 메롱거리며 뛰어가다 누군가와 부딫쳤죠. 그 충격으로 발라당하고 흉하게 넘어졌을때 누군가가 제게 손을 내밀어 주었답니다. 그게 바로, 그. 하이데였어요. 그는 웃으며 날 일으켜주더니 얼굴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주었어요. 그리고 아름다운 레이디의 얼굴은 항상 깨끗해야한다고 그랬지요. 언제나 날 여자아이라고 생각하기보단 다들 남자아이로 바라볼때 그의 말은 저에게 꽤나 충격적이였지요. 그리고 그가 이만 가봐야한다며 뒤로 돈 순간 전 이미 그에게 반해있었답니다." 하이데, 이녀석은 어렸을때부터 여성들 꼬시기에만 도텄었군? 역시 본성은 아무한테나 못준다더니만 쯔쯧. 이라는 생각과 잠시 딴생각에 빠져있다 다시끔그녀의 말이 들려오자 다시 귀를 쫑긋 세우며 그녀의 말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때부터였을꺼예요 하이데를 쫓아다니기 시작한건. 하루일과가 그를 쫓아다니는데 사용되었지요. 그러던 어느날 그를 쫓아다니다가 낯선이들에게 붙잡히고 말았죠. 결국 찾아내었지만 그는 굉장히 화를 내면서 말했어요. 자기 자신은 지킬 수 있게 몸을 단련하라구요. 전 그날부터 관심이 있었던 검을 배우기 시작했고 그결과, 지금의 제가 있게 되었답니다." "그,그럼 처음뵈었을때 그 화장은요?" "아, 하이데가 이쁘다고 해줬거든요." 베시시 웃는 그녀를 보며 난 경악했다. 이여자야! 그거 빈말이야 빈말! 니가 눈으로 보면 모르겠니? 볼이 발그레지면서 천진난만하게 웃는 그녀를 보며 난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이거 참, 하이데만을 위해서 살았구만? "하유 당신은…" "네?" "샤덴… 좋아하지요?" "쿨럭!!" 다시끔 급소를 찌르는 글로리아를 보며 난 당황했다. 예,예리하신 영애님! 어떻게 딱 처음보고 바로 알았담? 삐질삐질 땀만 내리 흐르는 날 보고 빙긋 웃더니 그녀는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제발 샤덴을 행복하게 해주세요. 더이상 그녀의 그림자에 얽매여 살지 않도록." "……네?" "아, 아니예요. 하유, 우리 하이데를 찾으러 가지않겠나요?" "엑?" "그럼, 갈까요?" 대,대답도 하지않았다구요오오오! 내가 속으로 발악했으나 영애는 헤맑게 웃으면서 나오라고 손짓한 뒤 응접실을 천천히 빠져나갔다. 그리고,난 아무도 듣지않는 조용한 응접실에서 누가 들을세라 조심히 입을 떼었다. "…나도 알아요." 저주받은 기억. 샤덴을 갉아먹는 그녀. "휘사루엘." ================================ # 24편 # 소제목 : special. 초콜릿보다 더 달콤하게 ================================ 오늘도 어김없이 샤덴의 방을 청소하기위해 문을 당당하게 열고 밝은 목소리로 아침일찍부터 서류를 뒤적이는 샤덴을 향해 인사했다. 그순간 항상 들어서인지 쳐다보지도 않던 샤덴이 내 목소리에 반응을 보였다. 거기에다가, 나를 향해 약하지만 묘하게 웃어보이기 까지 하지 않는가! 그가 웃어줌과 동시에 난 얼굴이 불타듯이 타올라 바람소리가 날듯이 홱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조,좋았어! 오늘아침은 왠지 운이 좋은데? 빗질을 하는 내 발걸음이 들떠져만 갔다.왠지, 오늘은 정말 힘도 들이지 않고 빨리 청소할 수 있을 것만 같아! "와아, 청소끝!" 평소보다 배로 기운찬 목소리로 오늘의 일과 마침을 알리는 소리를 내며 기쁜듯이 만세를 했다. 아침에 예상했던 것이 들어맞아 정말로 힘들이지 않고 청소를 할 수 있었다. 마음이 들뜬 덕분일까. 평소보다 엄청나게 윤이나보이는 방의 모습에 나 스스로도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이였다. 아무런 기척없이 다가온 샤덴은 내 뒤에서 그 단단한 팔과 듬직한 손을 이용해 허리를 껴안으며 날 자신의 품속에 가두었다. "샤,샤덴님!" 내가 놀래 소리쳤지만 샤덴은 아랑곳하지않고 내게 웃어보였다. 아침때와 같은 미소. 아니 다른점이 있다면 아침때와는 달리 지금은 그 매혹적인 미소를 더 크게 지으며 날 홀리고 있다는 점이였다. 내가 얼굴이 발게져 머뭇머뭇 거리며 샤덴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자 그가 허리에 두른 손에 힘이 조금 더 들어가더니 웃음만큼이나 유혹적인 목소리가 내 귀를 달콤하게 쓸었다. "그래, 청소는 다끝났는가?" "…네,넷! 무,물론요!다,다,다 끝냈어요!" 지나치게 더듬거리는 내가 재미있었는지 미약하게 그가 웃는소리와 함께 그의 몸이 기쁨으로 흔들리고 있다는게 느껴졌다. 그가 웃는게 좋아 나도모르게 입가에 웃음을 매달며 샤덴을 환하게 웃고있을 샤덴을 쳐다보기위해 고개를 올릴려고 했지만, 곧 실패하고 다시 고개를 푹 숙일 수 밖에 없었다. 언제 고개를 숙였는지 그 큰키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얼굴을 내 머리 정수리에 가져다 댄것. 그가 숨쉴때마다 들리는 호흡소리와 그의 독특한 향. 더불어 매혹적인 한숨소리까지. 이보다 더 유혹적일 수 있을까. 그의 행동에 난 거의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반응이 아직까지도 마냥 재미있는 샤덴이였는지 나즈막하게 웃었다. "…그럼, 시간은 있는가?" "아…읏!" 그가 묻는 질문에 난 과다출혈로 죽고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기에 고개를 붕붕저으며 과감하게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아니, 할려고 했다. 그는 애초에 내 부정어린 대답은 듣고 싶지 않았던건지 입을 차마 다 떼기도 전에 정수리에서 가만히 있던 얼굴이 더욱 더 내려가 장난을 치듯 내 귓볼을 자신의 혀로 햝았다. 그와 동시에 난 나도모르게 고통스러운듯이 '읏!'하고 신음을 내뱉었고 그게 만족스러웠는지 샤덴은 귓가게 울리듯이 웃었다. 분명 자주웃는 샤덴때문에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야만 했건만. 지금 상황으로는 웃을 여유조차 남아 있질 않았다. 모든 정신이란 정신은 다 샤덴이 지분거리고 있는 귀쪽에만 쏠린 것 같았다. "다시한번 묻겠다. 시간은, 있는가?" 약간 으르렁거리듯이. 짐짓 지배자의 흉내를 내듯 샤덴이 조용하게 다그치자 난 나도모르게 움찔했다. "…네." "…훗, 그래야 착한 하녀지." 내 순종적인 대답이 맘에 들었던걸까, 그의 미소가 더욱 더 짙어지며 귓가를 지분대던 입술을 떼었다. 이제서야 끝났나보다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걸 또 못참고 다시 급하게 들이마셔야만 했다. 그의 입술이 턱선을 타고 내려가 목선에 다다른 것. 그는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물을 찾듯이 내 목 이리저리를 탐색했다. 점점더 몰려오는듯한 부끄러움에 난 두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다. 고개를 내빼고 두눈을 꾸욱 감자, 내 두눈을 볼 수 없는게 싫었는지 샤덴은 이를 날카롭게 세워 뱀파이어가 피를 빨아먹듯 목을 세게 물었다. 그에 내가 깜짝놀라 두눈을 번쩍 뜨며 '아!'하고 아파하자 곧 날카롭게 씹어대던 이를 감추고 혀로 달래듯 쓸어주었다. 도,도대체 샤덴이 오늘 왜이러는거지? 지금 그의 모습은 아주 밤의 제왕같지 않은가! 어느덧 아픔이 가시고 잠잠해졌을때 그는 목에서 고개를 떼어내고 자신의 작품(?)을 만족스럽게 바라봤다. "내거다." "…네?" "넌 이제부터 내것이다. 이때까지 내 감정을 멀리해왔지만, 더이상 참을 수가 없다. 하유. 난 네가 좋다." "샤,샤덴님…!" 그의 깜짝스러운 고백에 난 놀라 샤덴을 바라봤다. 장난이나 거짓따위가 들어가있지 않는 진지한 샤덴의 눈. 난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눈을 깜빡거렸다. 이, 이거 사실맞아? 드디어 샤덴님이 날 좋아해주시는거야? "저런, 우는건가." 나도 모르게 울고 있었는지 그의 못마땅하다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난 눈물을 닦기위해 팔을 올렸지만 곧 샤덴에 의해 저지당했다. 의아함을 담은 눈으로 그를 바라보자 그는 씨익 웃더니 자신의 얼굴을 내 얼굴에 가져갔다. 그리고 내 눈가에 매달려있는 눈물을 마시듯 혀로 햝아 가져가버리는 샤덴. 떨어지는 눈물방울조차 아까운건지 턱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있는 눈물마져 마셔버리고는 다시 얼굴을 떼어 나를 향해 매력적인 웃음을 짓는 샤덴이였다. "울지마라. 앞으론 울지 않게 해주겠다." 그리고 그말을 끝으로 샤덴은 나에게 조심스럽게 입맞춤을 해 주었다. 나도 그에게 별다른 반항을 하지 않은체 나를 활짝 열어 샤덴을 반갑게 맞았다. 내 입가를 쓸던 샤덴의 혀가 내 입안으로 들어와 내 혀를 달콤하게 말아올리는 순간- "하유!!" "…네,넷?!" "그렇게 피곤하면 오늘은 이만하고 내일 와서 마무리 짓는게 어떻는가?" "네?" 그의 말에 의아해진 난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직 치울려면 한참 남은 방안. 거기다가 난 빗자루에 기대어 꾸벅꾸벅 졸기까지! 뭐,뭐야? 그… 그럼 샤덴님의 은밀한 행동! 거기다가 고백은 다 꿈이였다는거야아아아아아?!난 아까워서 고개를 붕붕 저었지만 꿈은 꿈. 한번 깨져버린 꿈은 다시 돌아오질 않았다. 아악! 아까워! 바보하유! 바보샤덴! 조,조금만 더 자게 해주지! 그,근데 나. 요,욕구불만인가? 그런꿈을 꾸는걸보면? 샤덴은 미소지었다. 저기 저 조그만 하녀는 뭐가 그리 화가나는지 이리뛰고 저리뛰며 울분을 표현했다. 저 조그마한 행동하나하나가 귀여웠다. 아마, 저아이는 모를테지. 샤덴은 더욱 더 깊게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목에 나있는 붉은반점을 보면서. ================================ # 25편 # 소제목 : step7. 글로리아 폰 이그네스 (3) -수정편- ================================ "저,저어 글로리아니임?" "와아, 하유! 이거이거! 이쁘지 않나요? 곱기도 고와라!" "…저어, 영애님?" "와! 저건 또 얼마할까요? 저건 사파이어 일까요? 루비?" 내말좀 들어!! 커다란소리로 그녀에게 호통치며 따지고 싶었지만 안그래도 몰린 시선이 더욱 더 몰릴것만 같아 입밖으로 튀어나올려는 말들을 애써 꾹꾹 집어넣으며 그녀를 이글거리는 눈동자로 째려보았다. 부,분명 하이데를 찾으러 나오신게 아니였나요오오오오? 갑자기 장터로 나오시더니 왜 노점상에서 죽치고 계십니까! 그리고 그건 큐빅이라고요 큐빅! 어,어떻게 보석하나 감정못하는 영애가 다있어요?! 그렇게 정렬적으로 그녀를 노려보기를 몇분. 그제서야 글로리아영애는 고개를 들며 나에게 밝은 표정으로 물어보려다 주위를 둘러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라, 하유? 왜 사람들이 저희 주위에 몰려있는거죠?" 천진난만하고도 순진무구한 그녀의 발언에 난 나도모르게 샤덴의 흉내를 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이 영애 정말 이 제국 사람이 맞기는 한걸까? 아니, 정말 귀족영애가 맞기는 한 걸까? 지금의 영애의 모습은 화장기없는 청초한 모습. 전에도 언급했듯이 화장하지 않은 그녀의 모습은 가히 미의 여신이 내려왔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답고도 청순한 모습 그자체였다. 그 모습 자체만해도 뭇남성들의 시선을 끌어모으는데다가 그녀는 이 영지, '아르데공작'의 영지. 즉, 샤덴의 영지에 옛날부터 교류가 많아서 오랫동안 이 영지에서 산 사람들은 다 알게되버린 그녀의 신분덕택에 한층 더 시선을 모으게 해줬다. 귀족영애라 그런지 일반백성들의 시선을 많이 마주해서 그런지 무감각할지 모르겠지만 난! 무대에만 올라서도 공포감에 잠시 휘청거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날 쳐다보는건 무섭단말이다아아앗! 하지만 이런 내 속의 울부짖음과 달리 글로리아영애는 한참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알았다는 듯 손뼉을 치며 말했다. "아! 이 노점상 물건을 사기위해 기다리는 거군요? 와, 이 노점상 정말 인기가 많네요! 너무 오랫동안 있었던게 미안해 질 정도로요." 아. 이 여자. 진정으로 둔하다!! 내가 감탄과 황당스러움이 뒤섞인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을때 영애는 기어코 아까전에 고민하던 두 물건을 다 집어 값을 치르더니 행복한 표정으로 양손에 쥐며 싱글벙글 웃었다.(물론, 그 주위에 있던 남자들이 코를 움켜잡으며 대다수가 물가를 향해 뛰어간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난 그녀의 아이같이 티없는 미소에 어쩔수 없나라고 생각하며 하이데를 찾으러가자며 치마자락을 끌어당기던 순간, 그녀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주변에 흐르던 기가 날카롭게 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조차도 오싹해서 잡아당기던 옷자락을 놓았다. 그리고 그와동시에 허리춤에 차고있던 검에 손이가는 글로리아영애. "그,글로리아님?!" 내가 깜짝놀래 조용히 소리쳤지만 그녀는 날카로워진 눈초리를 풀 생각조차 하지 않은체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있어요." "네?" "하이데가, 근처에 있군요. 그것도 여자와 함께." …하이데 바람끼 동작 탐지기가 발동되신겁니까. 그, 그런데 그 허리춤에 찬 검에 댄 손은 왠만하면 떼시는게 어떠실지…? 무,무섭습니다마아안? 내 겁에질린 눈동자의 흔들림을 알아차린걸까 영애는 한곳을 지긋이 노려보다 나를향해 고개를 돌려 빙긋, 웃었다. 또다. 절제된 웃음. 진정한 귀족의 여식이라는 걸 깨닫게 해주는 그녀의 미소에 내가 멍해있자 그녀는 한층 더 진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하유. 전 하이데를 잡으러 갈께요." "…네,네엣?!" 나는요!! 미쳐 내가 말릴시간조차 없이 그녀는 횡하니 빠른 발걸음으로 사람들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난 처음으로 하이데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하이데 도망쳐! 잡히면 최소한 칼부림이닷!! 그러나 하이데가 불쌍하다는 생각도 잠시, 난 멍해질 수 밖에 없었다. "난 어디? 여긴 또 어디??" 망했다. 바야흐로 난 길을 잃고 만 것이다. 이곳에 떨어진지 이제 한달 반이다. 아무리 한달 반이라고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샤덴의 공작가에서 보냈으며 나가더라해도 단 두번. 샤덴과 밤에 한번, 그리고 지금 글로리아와 한번이다. 한국에 있을때 언제가 같은길을 가더라도 가끔가다 길을 잃어 헤메는 나에게 겨우 2번 본 길을 외우라는 것은 맨손으로 드래곤을 때려잡아라는 것과 같은 것이였다. 자꾸만 부딫치는 낯선이들의 거친반응에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그,글로리아 영애니이이임-" 조그마하게 글로리아를 불러보았지만 들려오는건 시끌시끌한 장터소리뿐. 그녀의 단아한 목소리는 돌아오지 않았다. 자꾸 부딫치는 사람들의 밀침에 팔이 얼얼해진 난 그것을 피해보고자 한 골목으로 들어섰다. 골목에 들어서자 아까전 큰 길과는 달리 한적한 길에 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 살았다- 정말이지 저 길은 너무 복잡해! 알던길도 모를정도야! 조금의 휴식을 취한 난 다시 공작가로 되돌아가기 위하여 큰길쪽으로 눈을 돌렸다 바로 고개를 돌려야만 했다. 한 노점상의 세일이 시작되기라도 하듯이 큰길가는 아까전보다 더욱 더 북적거렸다. 저,저런곳 뚫고갈 자신. 나한텐 있질 않아! 그리고 아까전 내가 들어온 좁은 골목길을 보았다. 어두컴컴해 무언가 튀어나올것만 같았지만 설마, 저 큰길보다 못할까. 그리고 낮이니깐 괜찮을꺼야! 그런 긍정적인 생각을 애써 가지며 작은 골목길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그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생각도 하지 않은체. "-아직도 찾지못했는가!" 샤덴의 고함소리가 공작가를 한층 더 긴장감에 휩싸이게 하였다. 저녁달이 뜬지도 오래. 달이 점점 올라가 캄캄한 밤하늘 중천에 떠 희미하게 밝혀주고있건만, 이 발칙한 하녀는 아직도 공작가에 오지 않았다. 그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이리저리 걸음을 옮기다 주늑들어있는 글로리아와 하이데를 향해 노려보았다. 샤덴의 눈초리가 그들에게 쏘아지자 그들은 흠칫떨며 고개를 더욱 더 푹 숙였다. "…저어, 샤덴…" "어떻게 그녀를 놓고 올 수 있는건가 글로리아!" "…나,난 하유가 여기로 가는 길을 알 줄 알았어!" "……하!" 더이상 글로리아의 변명소리가 듣기 싫었는지 기가막히다는 듯 혀차는 소리와 함께 샤덴은 고개를 돌려버렸다. 이 야심한 밤에 그녀는 떨지도 모른다. 길을 잃어 울면서 헤멜지도 모른다. 그런생각을 하자 더이상 공작가에 가만히 머물러 하인들이 찾아올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샤덴은 힘멜이 들고있던 외투를 낚아채듯이 들고가 몸에 걸치더니 재빠른 걸음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샤,샤덴! 자네 어딜가나!" 하이데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지만 샤덴은 발걸음의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찾으러 갔다오겠네." "히,히이잉… 여,여기가 대체 어디야아아아아!" 한참을 걷다가 도저히 안돼 퉁퉁부운 발을 부여잡으면서 털썩 주저앉았다. 해가 지고 달이 뜨도록 길을 찾지 못했다. 공작가는 커녕 자꾸만 이상한 분위기의 집들이 나타났다. 쇄퇴적인 분위기의 집들. 섹스러운 원색들과 몇명씩 나와있는 야한차림의 여자들. 가끔씩 나를 향해 음흉한 시선을 던지는 남자들까지. 나는 머리속에서 절실하게 떠오르는 샤덴을 그리며 두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샤,샤덴님! 만약 다시 공작가에 들어갈수만 있다면 절대로 나오지 않겠어요! 그렇게 다짐아닌 다짐을 하면서 주먹을 불끈질때 누군가 내 등을 두드렸다. 날 찾던사람인가 싶어 반색하며 고개를 돌렸지만 아는사람이 아니였다. 오른쪽눈부터 시작해 턱까지 깊게 흉터가 난 한남자를 비롯해 여러남자들이 내 주위를 에워쌓다. 왠지모를 험악한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흠칫하고 몸을 떨었다. "야아, 얘 무서워하는것 봐. 귀여운데?" "그치만 이곳에 들어온 걸 보면 마냥 순진한 어린애는 아닌 것 같은데?" "큭큭, 그렇지?" "그럼, 우리가 이 아이가 가는 길을 잘 찾을 수 있게 도와줘야겠군." 주위에서 껄렁껄렁한 말소리가 주고넘더니 이내 씨익, 징그러운 웃음을 지으면서 내게 얼굴을 가까이 하였다. 히,히익! 그 오크같은 얼굴 나에게 들이대지맛! "흠, 얼굴은 귀여우니 많이줘서 85점. 가격좀 되겠군." "8,85점이요?! 왜요! 왜 제가 85점밖에 안되요?!" 안그래도 얼굴에 콤플렉스가 많은 나였기에 나도 모르게 발끈하며 감히 내 얼굴에 점수를 매긴 사람에게 따졌다. 그런내가 우스웠던건지 주위에서 킥킥거리면서 웃기 시작했다. "따지는것 좀 봐. 앙탈스러운게 귀엽군." "잘하면 돈 좀 받겠는걸?" "가슴이 작은게 좀 안타깝긴 하지만 저정도면 적당하니깐 괜찮겠군." 주위에서 하는말에 다시 분위기 파악을 한 난 다시끔 공포에 사로잡혀버렸다. 무서웠다. 이들이 날 이상한 곳으로 끌고가 더이상 샤덴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층 더 무서워졌다. 샤덴이 보고싶었다. 지금 나타난다면 정말이지 샤덴의 곁에서 떨어질 생각을 안할텐데! 그순간 한 사내가 나에게 가까이 오더니 억센힘으로 내 팔을 사로잡아 어디론가 끌고 갈려고만 했다. "자, 따라와. 내가 좋은곳을 가르쳐주지." "싫어요!!" "오라니깐!" "싫어요!! 샤덴! 샤덴-!!" 강하게 붙들려 그에게 끌려가면서 샤덴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으나 샤덴은 보이질 않았다. 이대로 끌려가나 싶어 눈물을 펑펑 흘리며 고개를 숙인 순간, 짜릿하게 들려오는 목소리가 내 귓가를 파고들었다. "그 손 놓도록." 반가운 목소리에 난 고개를 들어 그 목소리의 원인을 쳐다보았다. 샤덴! 분명 샤덴이였다. 반가움에 난 그에게 달려갈려 했지만 여전히 강한 힘으로 날 붙들고 있는 손때문에 나도모르게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아!" 그순간, 샤덴의 눈동자가 날카롭게 변했다. 그 눈빛에 아까전까지만해도 야한말을 주고받던 사람들은 굳은체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침묵하기를 몇분 그들의 무리중 뭔가 잘못봤다는듯 '히익!'거리며 소리쳤다. "고,공작님이다!" 다행이도 샤덴을 알아보는 사람에 의해 난 그들의 손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괘씸한 그들은 나에게 미안하다는 소리조차 하지 않은체 꽁무니가 빠지도록 도망쳤다. 도대체 왜 샤덴의 정체만 알고나서 바로 도망가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까전부터 욱신거리는 팔을 부여잡으며 눈물을 뚝뚝흘렸다. 정말 무서웠다. 샤덴이 나타나지만 않았더라면… 그 뒤는 더이상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약한마음과 망상에 사로잡혀있을 그 순간이였다. 샤덴이 강하게 날 안아올린건. "샤,샤덴님…?" 나를 강하게 끌어안은 샤덴은 아무말이 없었다. 그져 무뚝뚝하게 멍들어버린 팔을 다른한손으로 잡아(그는 내가 무겁지도 않은지 한손으로만 날 지탱했다. 히,힘센 샤덴!)어루만졌을 뿐이였다. 그리고 그순간, "…왜이리 겁도 없이 돌아다는건가!" 날카롭게 날이 박힌 샤덴의 음성. 화가 날만도 했기에 난 아무런 변명도 하지 못한체 고개를 푹 숙였다. 정말 화가 많이 났겠지. 나같은걸 찾으러 온것만 해도 어디야. 이제 계속들을 잔소리에 대비하며 두눈을 꼬옥 감는순간 샤덴의 목소리가 한번 더 들려왔다. "…걱정하지 않았는가." "샤,샤덴님…" 전혀 생각치도 못한 샤덴의 걱정스러운 목소리에 다시끔 눈물샘에서 눈물이 쏟아내리기 시작했다. 아마 난 이런 달콤한 목소리의 달램을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샤덴의 한마디가 발단이되어 내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으니깐. "흐,흐윽! 많이 무서웠어요!" "…그래." "다,다음부터 절대로 밖에 나돌지 않겠어요 흑!" "…제발 그래다오." 다정히 토닥거리는 그의 팔동작에 안심이 된 나는 그의 어께에 기대어 잠을 청했다. 아! 쏟아지는 잠 덕분에 마지막 한 말은 듣지 못했지만 말이다. 여러분은, 샤덴의 중얼거림을 들었나요? "다시는 내곁에서 떨어지지 말아라." ================================ # 26편 # 소제목 : step8. 와선 안될 불청객과의 티타임 (1) ================================ 어머니는 항상 위태로우셨다. 항상 아버지와 같은곳에 서 계셨으면서도 있는 것 같지가 않았다. 아련한 미소를 지으면서 날 안아주실때도 몸은 저 머나먼 곳에 있으신 분 마냥 손에 잡히질 않으셨다. 항상 만지면 아스러히 사그러질것만 같은 미소를 지으시던 어머니께서는, 미소를 닮은 바람과 함께 조용히 시야에서 사라지셨다. 그리고, 홀로가기엔 너무나 벅찬길이였는지 어머니의 위태로움을 지탱해주던 아버지의 거친손을 따스로히 잡으시더니 그렇게 사라지셨다. 아아 ㅡ 남겨진 아이는 어떻게되든 상관없다는 듯이. 오랜만에 샤덴의 방에 창문들을 반짝반짝 윤이 나게 하길 위해 물을 떠서 가는길. 찰랑찰랑 시원한 물소리가 내 귓가를 파고든다. 그 반복되는 즐거운 멜로디에 나도 입가에 한가들 미소를 머금으며 즐겁게 샤덴의 방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 반복되는 물결의 즐거운 멜로디 사이로 끔찍한 느낌과 동시에 아련하게 들려오는 끔찍한 소리에 난 발걸음을 멈췄다. 서,설마… 오싹해지는 몸을 가다듬으며 근처에 있는 문을 향해 노려보았다. 하유, 진정해. 하루이틀도 아니고. 괜찮아 그런 소란쯤은 이제…… "하유우우우우! 잘지냈니?" 문여는 소리로 치기엔 너무나 기괴한 강음이 내 귀를 강타하더니 글로리아의 활기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난 글로리아가 방금전 막 '문'이라고 불려졌을-지금은… 불쌍하게도 그 형태만 남아있을 뿐, 제대로 달려있지 않았다- 나무판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눈빛을 흘려보냈다. 불쌍한 집사아저씨. 안그래도 글로리아가 온덕에 부숴지는 물건이 너무 많아 쓰는 돈도 두배로 늘어났다며 투덜거리는 모습이 눈에 선한데 지금 이 정교하게 문양이 세겨진 문까지 이모양 이꼴로 만들어 놔 버렸으니……. 오늘은 또 얼마나 투덜대고 다른사람들에게 화풀이할지 상상만해도 무서웠다. 자꾸 머리속에 떠오르는 집사아저씨의 얼굴을 애써 무시하며 글로리아에게 환한 목소리로 인사했다. "반가워요, 글로리아님." "어머, 하유는. '글로리아'로 불라달라고 했잖아요!" "…에. 그,글로리아?" "그래요! 귀여운 하유!" 마치 어린아이가 말을 더듬더듬거리며 한자씩 내뱉는걸 기뻐하는 부모님마냥 즐거워하는 글로리아의 모습에 한숨을 짓다 글로리아의 팔에 끌려와 전보다 훨씩 헬쓱한 얼굴을 내보이는 하이데를 봤다. 난 그런 하이데에게 측은하다는 듯이 바라보면서도 공과사는 철저하게 구분했다. "…청구서는 나중에 백작가로 날릴께요." 나의 속닥거리는 말에 안그래도 헬쓱해진 얼굴을 더욱더 안색이 파래지는 하이데. 그 모습을 보고 하이데의 백작가에서 글로리아가 얼마나 부쉈는지 예상했지만 그래도 차마 샤덴의 돈에서 빠져나가는 걸 볼 수 없었던 난 애써 하이데의 얼굴을 외면했다. 암암! 샤덴이 모은돈을 내가 함부로 쓸 수 없지! 아아, 나중에 샤덴과 결혼한다면 난 정말 알뜰한 부인이 되겠지? 후후후! 내가 나 자신에게 뿌듯해 하며 의기양양하게 웃던 나에게 글로리아의 의아함이 묻힌 목소리가 파고들었다. "그런데 하유? 샤덴은 지금 어딨나요?" 글로리아의 갑작스러운 말에 난 이때까지 잊고있었던 '창문닦기'를 생각해내고 손뼉을 쳤다. 이,잊고있었다! 창문이 커서 빨리빨리 하지 않으면 오늘도 청소가 늦게 끝날텐데! "하유?" 너무 깊게 자기생각에만 빠져있던 날 건져올린건 글로리아의 청아한 목소리. 글로리아의 목소리와 함께 재빨리 자신만의 세계에서 빠져나온 난 정신을 차리기 위해 세차게 머리를 흔들곤 그녀의 질문에 답을 하기위해 입술을 벌렸다. "에, 샤덴님은 지금 방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계시는데요." "에엑! 이렇게 좋은 날씨에 불구하고 방안에 틀어박혀 있다구요?!" 글로리아는 마치 오늘은 방안에 있으면 정말 해선 안될 짓 마냥 두 고운 손으로 양 볼을 감싸쥐며 소리쳤다. …어,어제도 좋은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샤덴은 성과 저택을 드나들며 업무를 대량으로 들고오는 사람입니다만…? 분명 그녀는 나보다 샤덴을 더 잘 알것임에도 불구하고 샤덴을 한순간에 일만하는 못된(?) 일벌레로 만들어버렸다. 글로리아의 큰 목소리에 당황하던 날 그녀는 물동이를 든 손목을 낚아채더니(이때 글로리아는 한쪽손으로 잡고있던 하이데의 팔은 놓았고 하이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의자를 찾기위해 돌아다녔다) 이를 들어내며 웃는, 자칫하면 천해보일 함박웃음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하유! 우리 티타임 할까요?" "……." "……." "…분명 창문닦을 물을 길러오겠다고 나가지 않았던가." "…으음. 그,그게요……." "그런데 나갔다가 떡하니 혹을 달고 오면 어쩌자는건지." "우,우윽… 죄송해요오오…." 샤덴의 독설어린 발언에 난 고개를 푹 숙이며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하질 못했다. 그도 그럴게 글로리아가 내 팔을 잡고 샤덴의 방으로 달려가더니 샤덴에게 대뜸 한다는 소리가, "샤덴! 당장 나와서 티타임을 열지 않으면 이 방안에 물건들 전부 부셔버릴꺼야!" 라는 아주 황당한 소리를 내뱉는게 아닌가. 샤덴은 글로리아가 한다면 하는 영애였는걸 아주 오래전부터 잘 알아왔기 때문에 군말없이 그자리에서 즉시 티타임을 열겠다고 말은 했지만 자신의 하루일과가 아주 크게 틀어진대에 대하여 불만이 많았는지 애꿎은(과연 애꿎은이라고 말할수 있겠냐만은) 나에게 틱틱댔다. 샤,샤덴님! 그렇게 말하시면 소녀, 가슴이 무지 아프옵니다아! "샤덴! 하유에게 너무 그러지마!" 글로리아가 날 보호할려는 듯 소리지르듯 따지는 말에 난 눈물을 글썽였다. 흑, 글로리아! 이제부터 샤덴의 물건을 망가뜨려놔도 웃으면서 하이데에게 청구서를 보낼께요! 내가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을때 글로리아의 생각은 날 옹호해주는걸로 끝나는게 아니였는지 샤덴에게 따지던걸 멈추고 고개를 돌려 내게 두눈을 반짝이며 생긋,하고 귀엽게 웃었다. "하유!" "…네,넷?!" "무슨일이 있었나요?!" 앞뒤 말 다 잘라먹고 대뜸 묻는 글로리아영애의 말에 난 멍해졌다.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건지. 그녀의 눈빛은 마치 한국에서 순정만화를 읽고 흥분한 여학생마냥 하트가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그 부담스러운 눈길은 미쳐 내가 다 파악하기도 전에 들이대며 속사포같은 질문들은 빠르게 내뱉었다. "어디에 있엇나요?" "네?" "저번에 샤덴이 하유를 찾아서 데려올때보니 샤덴이 하유를 안고있던데, 역시 둘! 그 야심한 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꺅, 하유 몰라봤는데 꽤 능력이 있었군요!" …저번일을 말씀하시는 거였군요. 난 겨우 이해가 되는 그녀의 말에 생긋 하고 웃다가도 이내 시무룩해졌다. 샤덴이 날 안아주는것 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그다음부터 진도가 없었다. 샤덴의 방에서 눈을 떴을땐, 옆에서 샤덴이 지켜봐주는 것 까진 좋았다. 하지만… "샤덴님…?" 하고 내가 샤덴을 부르자 풀어져 있던 샤덴의 얼굴이 굳어져 평상시의 얼굴로 돌아가버리더니, 이때까지 나에게 아무런 접촉(!) 하고 있지 않은 것. 난 시무룩한 얼굴로 아까 전 샤덴이 혼내서 고개를 숙일 때 보다 더 숙이자 글로리아는 의아해졌는지 한번더 나에게 재촉했다. "하유?" "…없어요." "으응?" "없어요.전혀. 아무것도 아니예요." 툭툭 내뱉는 나의 말에서 안타까움이 느껴지는걸 알아차린건지 글로리아는 고개를 획 돌려 도끼눈을 뜨며 샤덴을 노려보았다. "샤덴!" "……?" "남자가 너무 튕겨도 여자는 좋아하지 않는다!" "쿠,쿨럭!" 난 글로리아의 말에 마른기침을 심하게 했다. 그,글로리아! 무슨소리를 하는거예요! 샤덴도 기가찬지 마시던 다즐링을 채 찻받침에 내려놓지도 못하고 글로리아를 바라보았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건지." "샤아아아아데엔!" 격분한 글로리아가 자리에서 벌떡일어나자, 그걸 말리기 위해 하이데가 옆에서 글로리아에게 애써 말을 걸었고, 나도 하이데의 말에 동조하며 글로리아가 진정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순간 소름끼치는 쇠 긁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천천히 철장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멀리서 들어나는 검은 윤곽의 모습에 샤덴은 별다른 감흥없이 다즐링을 마셨지만 하이데와 글로리아는 벌떡 일어나 그 인형(人形)을 노려보았다. 우리가 자리한 티타임 장소는 정원. 비록 낙엽이 떨어진다지만 그 운치는 변함없이 아름다워서 흩날리는 낙엽을 바라보며 마시는 다즐링의 맛이 일품이였다. 만약, 밖에서 티타임을 열지 않았더라면, 이 즐거운 분위기는 깨지지 않았을까? 억지스러운 생각이라는 건 알지만 말이다. 그런생각이 끝나고 어느세 그 모습을 들어낸 50대 중후반의 남자는 눈길 조차 주지 않는 샤덴에게 웃어보이며 말했다. "오랜만이군, 샤덴프로이데." ================================ # 27편 # 소제목 : step8. 와선 안될 불청객과의 티타임 (2) ================================ 화창하고 따스한 가을바람이 살랑부는 정원에 어울리지 않는 그는 그져 짙은 웃음을 지으면서 들어왔다. 그에 격분한건 샤덴이 아닌 하이데. 그는 결국 허리춤에 가져갔던 손을 이용해 검을 뽑으며 그 수상쩍은 사람이 다가오면 올수록 하이데도 한발짝씩 다가갔다. 무언가 팽팽한 긴장감에 나도모르게 침을 꿀꺽삼키며 그둘을 긴장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만." 언제까지나 차만 마시면서 그 둘을 방관할 줄 알았던 샤덴이 찻잔을 내려놓으며 명령조로 단언했다. 하지만 그 말엔 형용할 수 없는 무게감이 있어 듣지 않고는 못배길 정도의 압박감이 있었다. 그에 하이데는 고개를 돌려 억울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샤덴!!" "내가 그만하라고 하지 않았는가 하이데." "…하지만!" 자꾸 따질려고 하이데가 입을 크게 벌렸지만 샤덴의 화살보다도 더 날카로운듯한 눈빛이 그를 향해 노리자 하이데는 '끄응…'하면서도 얌전하게 칼을 거둬 검집에 넣었다. 못마땅한 얼굴로 투덜거리며 자리로 돌아오자 글로리아는 그를 반갑게 맞이하며 팔을 붙잡아 이끌어 그를 다시 자신의 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하지만 낯선 이는 여전히 웃어보이며 샤덴의 압박을 느끼지 않는듯하게 보였다. 그가 시선을 주지 않는 나도 이렇게 압박감을 느끼는데 어,어떻게 저렇게까지 버틸 수 있는거지? 난 의문감을 품었지만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기엔 너무나도 적막감에 휩싸여서 그런지 함부로 물어볼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적막감을 깬건 낯선 사람쪽이였다. "어머니는 안녕하신가?샤덴프로이데." 난 그의 명백한 비아냥거림에 눈이 날카로워졌다. 보아하니 샤덴을 잘 아는사람같은데 어떻게 그런말을 할 수 있는건지! 이번엔 하이데 대신에 글로리아가 검을 뽑지는 않지만 낮게 으르렁 거리며 그를 노려보았다. 엄청 분노한 글로리아의 얼굴. 왠만하면 난 말렸겠지만 그 낯선이의 발언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으므로 같이 표독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사람을 째려보았다. 하지만 그는 샤덴의 대답을 기다리는 것인지 우리둘의 눈빛에도 불구하고 전혀 움찔거리지 않았다. 그렇게 숨막히는 시간이 몇초밖에 지나가지 않았을텐데도 불구하고 몇분처럼 느껴졌을때 샤덴의 입술이 벌어졌다. "물론." 무척이나 담담한 샤덴의 목소리에 나도모르게 놀라 그를 돌아쳐다보았다. 무표정한 샤덴. 어,어떻게 그렇게 담담할 수 있는거야 샤덴? 그러나 샤덴은 그말이 끝이 아니였는지 그 무표정한 동공에서 살짝 빛을내더니 입가에 미소를 미약하게나마 띄우며 한마디 더했다. "…그대만 안 왔더라면 말이지." 그의 명백한 비아냥거림에 난 기뻐했다. 분명 저 작자도 이 비아냥거림만큼은 참지 못하리라.그리고 기쁜마음에 돌아본순간, 난 그대로 얼어붙었다. 우-웃었어. 그는 아까전보다 더욱 더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난 속에서 욕짓거리가 올라올것만 같았다. 도,도대체 저 작자는 뭐하는사람이냐고오오오오오오오 ! "껄껄껄, 농담도 심하군 샤덴프로이데." "…그대가 듣기엔 그렇겠군." 서로 이상한 말만을 주고받을때 샤덴은 도저히 이 사람을 끌고있으면 안되겠다고 생각되었는지 비장한 표정으로 그를 향해 마주치기 싫은 눈동자를 들어올려 그를 바라보았다. 흥미롭게 쳐다보는 낯선이를 바라보며 샤덴은 물었다. "이런 안부나 물으러 온건 같지 않다만?" 샤덴의 단도직입적인 말에 드디어 그의 미소어린 표정이 풀리더니 이내 날카롭게 변해 샤덴에게 버금갈만한 카리스마가 가득담긴 눈으로 샤덴을 응시했다. 그리고 그도 더이상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따윈 하고싶지 않았는지 자리에 점점 다가오더니 이내 샤덴과의 거리가 몇발자국 남지 않았을때 그의 입은 열렸고 난 경악어린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듯 쳐다보았다. "요즘, 황궁에서 너무 나대는거 아닌가? 샤덴프로이데." ================================ # 28편 # 소제목 : step8. 와선 안될 불청객과의 티타임 (3) ================================ "나댔다라?" 샤덴의 비틀린 웃음이 입가에서 나오자 낯선이의 입가가 잠시 경련을 일으키는 걸 보았다. 드디어 저사람도 긴장을 하는걸까? 그런 미세한 움직임을 알아차린 샤덴은 한쪽입가를 올리며 뒤틀린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에 더욱더 움찔거리는 낯선 이. 아마 보아하건데 화를 내고 싶지만 겨우겨우 참는 것만 같았다. "잃어버렸던걸 다시 되찾는게 그리도 방해가 되던가 카니스후작?" 드디어 나왔다 이름! 아까전부터 알것 같은데 기억하지 못하는 미운 내머리가 이름을 듣자 머리속으로 재빠르게 책속의 기억들이 스쳐지나갔다. 그와 함께 난 더욱 더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를 노려보았다. '카니스후작'이라고 불린이는 이름에 민감하게 몸을 움찔거리더니 애써 자신이 잠깐 흔들려 버린 정신을 가다듬고 본격적으로 음흉한 생각을 꺼내놓기 시작했다. "잃어버렸다라, 어떻게 그런말이 나올 수 있는게지, 아로데공작?" "다시 나의 것을 되찾는것 뿐이다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샤덴의 발언에 카니스후작은 이내 얼굴마져 안색이 변하며 굳어지기 시작했다. 카니스후작은 샤덴이 자신의 만행을 전혀 모를꺼라고 생각했던 것인지 당황스러워 해 보였다. 난 알 수 있었다. 샤덴이 저렇게 덤덤하게 있긴있어도 속은 얼마나 뒤틀리고 화로 휩싸여 있는지. 자리가 자리인만큼 이렇게 말로만 비꼬우는거지 만약 공작이 아니였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두눈 빤히 뜨고도 스쳐지나가는 영상과도 같았다. 하지만 오만한 카니스후작은 여전히 자신의 썩어빠지고도 글러먹은 생각을 고치지 않은체 그 거칠게 부르튼 입술을 벌렸다. "어리석군." "어리석긴, 빼앗기는 후작께서 하실말이 아니다만." "부모님의 어리석음을 그대로 빼닮은건가!" 결국 화를 주체못하고 카니스후작이 아담한 티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그 흔들림에 쏟아지는 차에도 아랑곳 하지 않은체 분노하자 샤덴도 인상이 굳어지며 그를 노려보았다. 감히 샤덴의 앞에서 '부모님'을 언급하다니. 자신의 과오를 아직도 두려히 여겨 묻기위해 이자리에 왔을 카니스후작은 지금 자신이 알아서 무덤을 파고 있는중이였다. 그걸 깨달았는지 카니스후작도 자신이 한 말의 중심을 깨닫고 아차, 싶어 뒤로 한발걸음 떼었지만 샤덴의 날카롭고도 어두운, 살기내음이 그대로 풍기는 말에 사로잡혀야만 했다. "그래. 그대로 빼닮았을지도 모르겠군." "…그,그건-" "허나!" 반박함과 동시에 애써 변명해볼려고 입술을 떼며 손을 올렸던 카니스 후작은 다시끔 들려오는 카리스마적인 샤덴의 목소리에 다시끔 굳어지는 자신을 느끼며 식은땀이 흘리는걸 느껴야만 했다. 그가 갈증을 못참고 침을 삼키는 소리가 내게까지 들려올때쯤, 샤덴의 또다른 말에 난 미소를 지었다. "호락호락하게 당하는것 만큼만은 닮지 않는다는걸 알아주면 좋겠군." "……." 그의 승리가 완벽해지는 순간, 난 속으로 '나이스! 멋져요 샤덴님!'을 왜치며 싱글벙글 웃고있었다. 하지만 왠일인지 분명 인상을 있는대로 찡그리며 서있어야할 카니스후작이 미쳐버린건지 즐겁다는 듯 입가에 잔주름이 가더니 이내 소리내어까지 웃기 시작했다. "…쿡, 쿠쿠쿡!" "……." 샤덴의 그의 행동을 그져 아무말 없이 노려보기만 했다. 난 글로리아가 멋대로 외칠려는걸 한손으로 입을 막아주고 하이데가 소리없이 검을 다시끔 꺼낼려는걸 나머지 손을 이용해 지긋이 눌러 하이데의 눈을 보며 고개를 저어주었다. 난 샤덴을 믿어. 샤덴이 저런 미치광이를 상대하더라도 샤덴이 질리가 없어. 그런 확고한 내 의지를 읽었을까 하이데도 그져 처연한 웃음을 지으며 내가 하자는대로 따라주었다. 하이데가 잠잠해지자 글로리아도 이내 주먹을 쥐었던 두손을 힘없이 떨어뜨리며 그 장면을 응시할 뿐이였다. "난 아직도 두개의 조커가 남았다네. 하지만 아로데공작? 그대는 아직도 남아있는게 있는건가?" "…두개의 조커?" 샤덴이 반문하자 다시끔 킬킬 거리며 웃는 카니스 후작은 마치 늙은 마녀가 신경질적으로 웃는모습과 비례되었다. 무서워! "아아, 오늘은 손해만 보았지만 아로데 공작, 내가 말한 두개의 조커를 자꾸 생각해보게나." 결국 소리소문없이 갑작스럽게 나타난 카니스후작은 떠나갈때도 마찬가지로 갑작스럽게 자신의 할말만 마치고 뒤돌아서 걸어갔다. "어휴, 뭐 저런사람이 다있어!" 글로리아가 화를 내며 두주먹을 쥔체 방방뛰었지만 언제 그리 빨리갔는지 카니스후작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하이데가 걱정스러운듯이 샤덴을 바라보았지만 샤덴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 내 가슴마져 아파올때 샤덴의 입술이 열렸다. "오늘 티파티는 이쯤에서 끝내도록 하지." 단호한 축객령에 평소의 글로리아같았으면 화를냈겠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아무말 없이 '하유, 샤덴을 부탁해!'를 내 귓가에 남겨두고 하이데와 함께 마차를 타고 떠났다. (그러고 보니 카니스후작은 후작주제에 마차도 말도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온거지? 요즘귀족들이 두발로 걸어다닐일은 없을테고) 샤덴도 아무말도 하지 않은체 자신의 서재를 향해 무작정 들어가기 시작했다. 난 걱정스러운 마음에 티타임의 잔해(주먹으로 티테이블을 친 덕분에 테이블에 올려져 있던 유리가 금이가버렸다)를 치우지도 못한체 무작정 샤덴을 따라갔다. 샤덴의 방에 도착한 나와 샤덴. 샤덴은 나라는 존재가 있다는걸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전혀 신경쓰지 않은체 침대에 걸터앉더니만 손으로 얼굴을 감쏴지며 허리를 굽혔다. 난 처음보는 샤덴의 쓸쓸한 모습에 두눈이 동그래졌다. 괴로워보이는 샤덴. 난 샤덴의 모습에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 어쩌지는 못하고 그져 바라만 봤다. 하지만 내 긴 치마자락이 눈에 띄였을까 샤덴이 얼굴을 파묻던 두손을 들어 갑자기 끌어안았다. "샤,샤덴님?" 가슴께에 닿는 그의 머리카락에, 콧날에 난 얼굴이 새빨게졌다. 가,가슴에 샤덴의 얼굴이 - ! 난 당황하며 안절부절 못하고 자꾸 샤덴만 왜치자 그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빌어먹을 목소리가 머리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 "잠깐만, 잠깐만…" 난 샤덴의 안타까운 모습에 바둥거리던 몸을 멈추고 나도 두손을 들어 샤덴의 쓸쓸해보이는 커다란 등을 껴안으며(두 손이 마주잡지는 못했다. 샤덴의 등은 너무 커!) 마주껴안아주었다. 샤덴은 비록 내 옷을 젖혀가지는 못했지만 그것보다 더욱 아파하고 있으리라. 괜찮아요. 나만은, 나만은 언제나 당신을 믿어주고 곁에 있어줄테니. ================================ # 29편 # 소제목 : step9. 당신만을 위하여 (1) ================================ 어느새 아침마다 유리창에 끼는 성에에 추위가 점점 다가온다는 걸 느꼈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앙상한 나뭇가지에 새삼스럽게도 쓸쓸하게 보였다. 겨우 모진바람속에서도 바람을 이겨내던 나뭇잎이 애처롭게 떨어지는순간, 난 고개를 돌려 샤덴을 바라보았다. 저번 티타임 사건이 지나간 후 샤덴의 얼굴엔 그져 무표정 뿐이였다. 차라리 화라도 내면 좋을텐데. 그는 웃지도, 화를내지도, 울지도 않은체 그져 자신의 할일만 묵묵하게 했을뿐이였다. 난 그런 샤덴이 안타깝기까지 했다. '저렇게 까지 자신의 감정을 속에만 감춘다는 건 꽤나 괴로울텐데…' 내가 어떤 눈길로 보던지 말던지 샤덴은 그져 자신의 할 일들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황궁에서 들고와 저택에서 하고있는중이였다. 요즘엔 그나마 밖에 있을 수 있었던 황궁에서도 일찍 돌아온터라 저렇게 쓸쓸한 샤덴의 모습을 많이 볼 수 밖에 없었다. 저런 샤덴은 옳지않아. 항상 무뚝뚝하더라도 속마음은 따뜻한, 남을 배려할 줄 알던 샤덴이 좋았어. 난 샤덴의 기분을 좋게 해 줄 생각에 곰곰히 생각하다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생각나 박수를 쳤다. "그,글로리아!" "어머, 하유 여기까지 어쩐일이세요?" 언제나 나한테 살갑게 대하며 존칭을 써주는 글로리아. 그런 그녀에게 살짝 만나서 반갑다는 표시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반가워요, 글로리아." "저야말로 하유가 보고싶어서 뛰쳐나간게 한두번이 아닌걸요. 하지만…" 글로리아는 밝게말하다가도 샤덴이 생각난건지 말끝을 흐리며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나도 씁쓸하게 웃을 뿐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아무리 천방지축 나나 글로리아라고 하지만 샤덴의 과거를 모르진 않았기 때문에 아무말도 못한체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일지도 모른다. 이렇게까지나 마음이 욱신거리며 도와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눈물이 나는건. 글로리아의 말에 나도 시무룩해지며 분위기가 가라앉자 그걸 무마시킬려는 듯 글로리아가 밝게 웃으며 말했다. "자자, 하유! 여기까지 그런분위기를 만들고 싶어서 온 건 아닐테고. 왠일이예요?" 글로리아의 말에 나도 내가 온 목적을 상기하고 글로리아의 팔을 덥썩 잡았다. 글로리아가 깜짝 놀래며 두 눈이 휘둥그래졌지만 내 팔을 뿌리치진 않았다. 귀족이지만 전혀 귀족같지 않은 따스한 마음에 내마음 마져 훈훈해지는걸 느끼며 미소를 지었다. 아아, 하이데. 만약 너가 진실한 사랑을 찾게된다면, 그건 글로리아가 아닐까? 쓰잘대기 없는 상상을 하며 그져 미소만 짓자 이상해보였는지 글로리아가 잡힌 두손을 이용해 내 눈앞에서 휙휙 거리며 '하유?'라고 조그마하게 외쳤다. 오,오늘따라 쓸대없이 망상에 잘 사로잡히는거 같아! 난 고개를 휙휙 저은 후 글로리아에게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다. "글로리아! 샤덴님을 기쁘게 해 주고 싶어요!" 고개를 숙여 글로리아의 얼굴을 볼 수 없어 표정을 보질 못했지만 왠지 숙이 고개로 뜨겁디 뜨거운 시선이 느껴지는건, 내 착각일까? 내가 살며시 고개를 들자 보이는건 하이데의 악마같은 웃음을 쏙 빼닮은 글로리아의 웃음. 난 그모습에 오싹해지며 핏기가 사라지는 걸 느꼈다. 자, 잘못찾아온걸려나? 내가 뒤로 주춤거리가 이젠 내가 잡는게 아닌, 오히려 글로리아가 내 팔을 붙들며 상큼하게 말했다. "하유?" "에- 넷?" "덮치세요." ……네? 난 이제 백지장처럼 하얗다 못해 눈보다 더 시릴듯한 얼굴로 마냥 혼을 빼놓은 사람처럼 글로리아를 막연하게 쳐다보자 글로리아는 아차, 싶었는지 다시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아, 이건 잘못말한거예요. 뭐, 독자님들은 바라기도…" "다,다른건 없나요?!" 또다시 글로리아의 막말이 나올까봐 두려운 난 재빨이 말꼬리를 낚아채 다른곳으로 화재를 돌렸다. 그에 글로리아는 생각을 하는것처럼 눈동자를 이리저리 돌리더니, 이내 생각이 안나는건지 내 팔을 붙잡고있던 손을 풀어 뒷머리를 긁어재꼈다. 뒷머리를 긁는게 더러워보여야 했거만, 얼굴이 이쁘면 장땡이다는 말이 딱 들어맞듯이 그녀의 행동하나하나가 사랑스럽게만 보였지, 전혀 더럽다라고 생각은 들지 않았다. 열심히 생각하던 그녀는 결국 생각이 나질 않았는지 고개를 푹 숙이며 한숨을 쉬었다. "미,미안해요 하유… 생각이 나질 않네요. 워낙에 샤덴이 표현을 하지도 않았구요. 그렇기 때문에 어렸을때부터 알아도 불구하고 이렇게 정보하나 줄 수 없네요. 미안해요 하유." 죄책감어린 그녀의 말에 난 손을 휙휙 저어보였다. "아,아니예요 글로리아! 난 글로리아가 날 위해 생각을 해 주었다는것만해도 고마운걸요! 정말이지, 글로리아같은 분이 곁에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런 내말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날 도와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안타까워하며(작가의 시선으로 볼땐, 글로리아 그녀는 샤덴과 하유를 이어줄 이 타이밍에 아무것도 조언을 해 줄 수 없어 안타까워하는걸로 보인다) 한숨만 내쉴 뿐이였다. "그,그러면 글로리아. 전 이만 가볼께요." "어, 하유! 가지마요 오랜만에 이렇게 만났는데, 가지말아요 하유!" 아직 공작가에 할일이 싸여 빨리가지 않으면 또다시 코메트가 혼을내며 감봉할꺼란 생각에 난 가야한다고 글로리아를 달랬지만 워낙 글로리아의 성격이 떼쓰는 어린아이같은 성격이라 결국 두손두발 다들며 생글생글 웃으며 내 팔을 이끄는 글로리아에게 난처하게 웃으며 따라가주어야했다. 그녀가 이끄는대로 따라간 곳은 응접실. 고품격스러운 하이데의 응접실이 펼쳐지면서 글로리아를 위한건지 약간의 여성스러움이 뭍어나는 쇼파가 중앙을 차지했다. 글로리아는 쇼파에 털썩 앉으며 날 항해 바라보며 말했다. "하유! 차마실래요?" 하지만 난 글로리아의 말은 전혀 귀에 들어오질 않았다. 오직 그녀의 옆에 있는 실뭉치에만 눈길이 갈뿐. 저,저거 한국에 있던 뜨개질은 아니…겠지? 서,설마 이런곳에서 뜨개질이 있겠어? 하지만 혹시나, 아주 혹시나 하는마음에 글로리아에게 물어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날 기쁘게 해주었다. "으응? 이거 뜨개질이예요 하유. 일년에 한번의 날을 위한 하이데의 선물을 준비하는 중이예요." "그,글로리아!" "…에, 넷?" 난 기쁜마음으로 소리쳤다. 샤덴에게 해 줄수가 있어! 샤덴을, 기쁘게 해줄수가 있어! "나,남은거 있나요?" 도,돈이 부족한걸 뺀다면 말이야. ================================ # 30편 # 소제목 : step9. 당신만을 위하여 (2) ================================ 월애(月愛)의 날. 하늘에는 두개의 달이 서로 공존하나니. 붉은달의 하레시스와 하얀달의 셀레네. 1년에 한번 하레시스와 셀레네가 만나 사랑을 나눌때, 붉은달이 하얀달을 삼킬지어라. 그 따스하고도 섹스러운 색에 반해버린 연인들이여- 마음 속 깊이 담아두었던 정인이 다시 찾아오리다. "글로리아?" 난 글로리아에게 남은 털뭉치를 받은뒤(글로리아는 이미 만들어놓은게 몇개나 되었다. 아마, 하이데는 그것들을 모두 한달씩은 계속 쓰고있어야할듯)행복한 표정으로 글로리아를 불렀다.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 글로리아. 아! 왜저리 이뻐보이는지! 지금 내눈엔 글로리아는 그져 하얀날개가 달린 천사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것들은 언제 하이데에게 드리게요?" "당연히 월애의 날이죠." "월애의 날?" 워,월애의 날이라면 나도 흘낏 쳐다본적이 있다. 날 이곳에 데려다 준 책에 설명으로 적혀있던 월애의 날. 하늘에 있는 두개의 달이 겹치는순간 연인들에게 행복과 사랑을 전달해준다는 그런날. 그래서인지 이날만큼은 연인들이 서로 사랑을 확인하며 따스한 밤을 지내기도하고, 짝사랑하던이들이 용기를 내 고백을 하는 날이기도하다. 그 붉은빛의 달빛이 묘한지라, 그날에 용기내 고백하면 거의 대부분이 다 이뤄진다고. 이,이런 좋은날을 내가 놓칠수가 있겠는가! 나,나도 그날줘야지! "글로리아, 그럼 월애의 날이 얼마나 남았지요?" "어, 바로 내일이네요." …네? "네,네에에에엣?! 내,내일요?" 난 글로리아의 말에 그져 멍해질 수 밖에 없었다. 모,목도리를 짤려던 나의 엄청난 계획은?? 하루만에 어찌 다 짜겠는가! 난 눈물을 머금고 목도리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안녕, 잠시나마 생각했던 목도리여! 하지만 넓고 많은 양의 목도리를 하지 않는다해도 할수있는건 스웨터와 장갑. 스웨터는 목도리보다 엄청난 양에 포기해야하고 그,그럼 장갑밖에없는데…. 장갑도 뜨기에 보통내기가 아니라서 여간 만들기가 힘들지 않은게 아니였다. 아- 바보하유! 이런중요한 기념일들을 까먹고 다니다니! 바보바보바보 하유! 난 글로리아가 준 실들을 챙겨서 벌떡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글로리아가 깜짝놀란듯이 날 바라보았지만, 흑- 지금부터 열심히 하지 않으면 제시간안에 다 뜰수가 없어요! "하,하유?" "글로리아 미안해요! 전 지금당장 할일이 생겼거든요! 그럼, 다음에봐요!" 내 할말만 잽싸게 하고 난뒤에 달리기 시작했다. 으아- 지,지금이 몇시지?! 저,점심시간은 한참전에 지났는데!! 늦었다아아아아아아 ! "하유! 어딜갔다 이제오는건가요!" 내가 조심스럽게 공작가에 들어가자마자 코메트의 성난소리가 들려왔다. 전에 펠텐의 방을 엉망진창으로 해놓은 뒤, 코메트는 내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간주하며 유난히 날 자주 찾으며 잔소리를 해대었다. 흐윽- 아,아무리 펠텐짓은 잘못했다는 걸 알고있지만! 이,이렇게까지 성가시게 하는건 아니라구요! "그,글로리아님한테 잠시 갔다왔어요." "지금 하유의 일이 얼마나 산더미같이 밀려있는지 알기는 아는건가요!" 그리고 하나 더. 펠텐의 가구,재료,시약,실험도구,그리고 방 부서진거 수리값까지 모두합쳐 내 연봉에서 빼기로 했더니 시간이 너무 걸린다며 코메트가 내린 처방. 그것은 내가 한 일의 두배를 더 일시키는 것이였다. 물론, 샤덴님이 티타임전까지만해도 무슨 이유에인지 핑계를 대며 날 자신의 곁에 있게해 그런 잡일을 하지 않아도 되었는데 티타임이후 급격하게 저조해진 분위기의 샤덴이 아무말도 하지 않자, 땡잡았다는 듯이 코메트가 막무가내로 날 시키는거였다. 하,하지만 지금은 청소보다 더 중요한게 있단말이예요!! "코,코메트님?" "왜그러죠. 하유?" 날카로운 코메트의 시선에 움찔했으나 여기에 굴할 내가 아닌지라 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 "이,이틀뒤에 열심히 하면안될까요?" "안되요!" 너무 정확하게 내려진 부정. 난 오싹해지는 걸 느꼈다. 코,코메트님!! 내가 애써 글썽글썽한 눈으로 최대한 불쌍하게 코메트를 올려다보았지만 아아- 냉정한 코메트여.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체 내 손목을 붙잡고 끌고가더라. 열심히 발버둥 쳐보았으나 무지막지한 힘으로 전혀 힘도 안든지 끌고가더라. 미워요 하녀장니이이이이임! "…조…졸려……." 지금 내가 빗질을 하는건지 않하는건지 전혀 모르겠다. 서있는것도 맞는지 모르겠으며 과연 여기가 샤덴의 방인지도 의문이였다. 눈을 떠야겠다고 생각했으나 열심히 생각만 할뿐, 행동으로 나서지지가 않았다. 틈만나면 옆으로 쓰러질려는 몸을 애써 지탱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어제 코메트덕분에 최대한 빨리 일을 끝내고 저녁도 거른체 밤을 꼬박새워 만든 장갑. 방금전까지만해도 엄청난 스피드로 뜨개질을 마무리짓고 나온것. 다했다는 생각에 긴장이 풀려버리자 급격하게 밀려오는 잠덕분에 지금 눈을 뜰수가 없는것이였다. 하루쯤은 청소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잠시해보았으나, 무시무시한 코메트 얼굴이 떠오르는 바람에 열심히(그러나 잠에취해 이리저리 비틀거리며) 샤덴의 방으로 달려야만했다. "……나?" 옆에서 샤덴의 목소리가 아른거리듯 들려왔지만 잠이 너무 쏟아져 오는지 전혀 들리지가 않았다. 미,미안해요 샤덴- 들리지가 않아요! 그러므로 오늘하루는 전 천하무적이랍니다! …아. 뭐라는건지. 단단히 졸린가보다 이런 헛소리까지 마냥 짓껄이는걸 보면. 옆에서 자꾸 샤덴이 시끄럽게 쫑알쫑알(정말이지 이땐 너무 잠이와서 샤덴이고 뭐고 눈에 뵈이는게 없었다)댔지만 전혀 들리지 않는 난 결국엔 빗자루를 지팡이삼아 꾸벅꾸벅 졸기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찬바람이 인다 싶더니 누군가 나를 껴안아 올리는 느낌에 눈을 번쩍 떴다. 누,누구?! 놀란눈으로 빗자루를 떨어뜨린체 주위를 살피다 위로 고개를 돌리자 보이는 그에 한층 더 긴장을했다. "밤에 무얼했기에 그렇게나 졸리는건가." 샤덴. 항상 숨막히는 분위기의 샤덴이 오늘은 왠일인지 그 분위기가 전혀 풍겨나오질 않았다. 내가 잠이와서 둔해져 그런걸지도 모르지만 오늘은, 왠지 샤덴이 달라보였다. 그렇지만 샤덴의 품안에 안기자 곁에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에 더이상 정신을 잡고 있기가 힘들어졌다. "…하유?" "조금만…아주 쬐끔만 잘게요 샤덴님…" 겨우겨우 입을 열어 샤덴에게 변명한 뒤, 난 샤덴의 옷자락을 움켜지면서 품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겨우겨우 헤아릴 수 없는 잠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꼭! 밤이 되기전에 일어나야지! 라고 생각하면서. "…지금이 몇시야?" 졸린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항상 말버릇이 된 시간묻기에 나도모르게 피식, 웃으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으,으악!!!!!!!!!!!!!!!!!" 재빨리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아마, 샤덴이 옮겨줬나보다) 주위를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창문밖에서 흘러나오는 붉은 빛. 바로 붉은달이 하얀달을 삼켜 그 성스럽고도 은밀한 빛을 내뿜기 시작한 것. 보이지 않는 샤덴의 모습에 난 일단 방에서 만든 장갑을 챙겨들고 공작가를 헤집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보이는 커플들의 모습에(공작가에서 하녀와 하인들끼리 커플이 있을줄은 상상도 못했다!!) 난 쏠리는 속을 애써 참으며 계속 찾아다녔다. 샤,샤덴니이이임! 어디계셔요! 그렇게 찾아다닌지 몇분. 드디어 달빛이 아스라히 비추는 곳에서 혼자인 샤덴을 볼 수가 있었다. 검연습이였는지 붉은달빛으로 물들어버린 검을 손에 쥐고 있는 샤덴. 난 반가운마음에 양손을 번쩍들어 휙휙 흔들어 내가있는곳을 알렸다. "샤덴니이이이이임!" 내 목소리가 전혀 예상치 못한거였을까, 샤덴은 깜짝놀란눈으로 날 쳐다보았다. 땀에젖은 머리카락이 고개를 돌림과 동시에 땀방울을 떨어뜨리며 챨랑거렸다. 그리고 단추몇개가 풀어진 샤덴의 모습에 난 코피를 터뜨릴 뻔 했지만 애써 참으며 계속 벙해있는 샤덴을 향해 웃으며 다가섰다. "…여기까지 어쩐일이지?" 난 샤덴의 질문에 대답대신 손을 내밀었다. "여기요!" "……?" 샤덴이 뭐냐는 눈길로 날 쳐다보자 난 그져 베시시 웃으며 대답했다. "헤헤헤, 이거 제가손수만든 장갑이예요. 선물이예요 ,샤덴님." 그리고 난 이 세계에 오기전부터 마음속에 품었던 말을 꺼내기 위해 입을 벌렸다. 그가 알아주기를. 제발 날 내치지 않기를. 나의 이 간절한 마음이 저 달빛을 받아 한층 더 빛나기를! 그와 내가 행복해지기를! 이곳에 온게 헛대히 되질 않기를! "좋아해요, 샤덴님." ================================ # 31편 # 소제목 : step9. 당신만을 위하여 (3) ================================ "좋아해요, 샤덴님." 내 떨리는듯하면서도 확고한의지가 담긴 목소리가 조용한 공간을 일깨웠다. 아까전과는 차원이 다른 놀라움에 샤덴은 전과 달리 더욱 더 커다래진 눈동자에 동공이 흔들렸다. 난 떨리는 마음을 애써감추기위해 두 주먹을 꽈악 쥐었다. 하지만 대답을 할꺼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그는 아무말도 하지않은체 내가 준 선물을 풀어보기 시작했다. 어설픈 포장속에 감춰진 장갑이 모습을 드러나자 샤덴은 곧바로 끼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크다만?" "에??히익! 정말이다!" 그가 낀 장갑은 무언가 하날 더 집어넣어도 될만큼 여분이 남아있었다. 크,큰일이다! 남자껀 처음뜨는거라 어찌해야할지 모르다 그,그냥 내손의 두배만큼 떴는데… 은근히 얇은 그의 손이 오점이 되어 장갑이 맞질 않게 되어버렸어! '어떻게 어떻게' 연발하는 나에게 샤덴은 살짝 입꼬리가 올라가더니 내 손을 잡았다. "에? 샤덴님?" 내가 놀래 두눈 크게 뜬 토끼눈으로 그를 빤히 바라보자 그의 입꼬리가 더욱 올라가더니 나머지 한손을 이용해 나의 손과 자신의 손을 장갑쏙으로 집어넣었다. "……!" "이러면, 크진않는군." 그가 처음으로 웃으면서 내 두눈을 마주볼 수 있게 낮쳐진 고개를 끄덕이며 날 향해주었다. 난 두볼이 발그레졌다. 너무 행복한 마음에 눈물이 나올것만 같았다. 하지만 콩닥콩닥콩닥. 바쁘게 뛰어야 할만한 심장이 불안한리듬으로 뛰는것만 같아. 왜이렇지? 이렇게 기쁜 상황에, 이렇게 행복한 상황에 왜- 내심장은- 볼이 발그레진체로 이런저런 고민에 휩싸인 모습이 못마땅했는지 샤덴은 손으로 내 고개를 들어올려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 "샤덴님?"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은체 오직, 나만 바라보았다. '마음 속 깊이 담아두었던 정인이 다시 찾아오리다.' 유난히 내 마음속에서 날카롭게 박혀드는 이 한마디. 왜,왤까? 그 한마디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욱 더 떨려오는 마음에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불안해졌다. 애써 무시하면서 샤덴만을 바라보자 그는 점점 얼굴을 천천히 내 얼굴가로 내리기 시작했다. 마음 속 깊이 담아두었던 정인이 다시 찾아오리다. 쿵 마음 속 깊이 담아두었던 정인이 다시 찾아오리다. 쿵 마음 속 깊이 담아두었던 정인이 다시 찾아오리다. "샤덴프로이데." 콰앙. 그와의 거리가 2cm도 채 되지 않았을때 물기어린 목소리가 우리둘을 방해했다. 샤덴은 커다래진 눈동자로 재빨리 고개를 돌렸고, 내 가슴은 저 땅끝 밑으로까지 추락하는 걸 느꼈다. 설마- 설마설마설마… "보고싶었어, 샤덴프로이데." "…휘사…루엘?" 휘사루엘. 그녀가 돌아온 순간 그의 내 손이 빠져버린 그의 장갑은 아슬아슬하게 매달려있다 결국- 차디찬 땅바닥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붉은 달빛이여 - 이런것이였나요 ? 샤덴의 마음속 정인은- 정녕 제가 아니였나요? 저주를 퍼붇고 퍼부어도 결국, 휘사루엘이였나요? "…내가와도, 이것만은 변해지지않는구나." 짙어지는 슬픔. 괴로움. 절망. 난 그 괴로움에 얼굴을 손에 파묻고 도리질 하기 시작했다. 싫어싫어싫어. 그녀가온다면, 난 어디에 가야하는거지? 그는 이제 내 곁에 있지 않을꺼야. "샤덴…" 그녀의 물기어린 목소리가 점점 가까이오더니 멍하니 굳어있는 샤덴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져 커다랗게만 뜨고있던 샤덴의 눈이 풀리며 따스하게 그녀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입가에 짙어져만 가는 웃음. 나에게 보내던 웃음과는 전혀 다른 웃음에 나도 미소지었다. 한발짝 두발짝. 움직이기 조차 어려웠던 발걸음이 한걸음 떼자 언제 움직이기 힘들었다고 묻듯이 자동으로 계속 뒷걸음질 치게 만들었다. "…하유?" 옆에 있던 내 인기척을 이제서야 알아첸 샤덴은 아차 하는 표정으로 휘사루엘의 손을 저지하며 날 돌아보았지만 난 그져 웃을 뿐이였다. 내 볼로 타고흐르는건, 결코 샤덴 당신을 위해서가 아냐. 불쌍한 날 위해서일뿐. 이런 내모습이 이상했는지 그가 손을 뻗었지만 난 그대로 뒤돌아 뛰기 시작했다. "하유!" 그가 날 붙잡듯이 크게 소리질렀지만 결코 달려오지는 않았다. 그랬던거야 샤덴. 내가 오지않았더라면- 당신은 계속 휘사루엘만을 그려오다가 이날, 엄청나게 기뻐하며 그녀를 반겼겠지. 난 당신의 한여름밤의 꿈과 같은 존재. 아니, 단순히 흥미로운 장난감에 불과하겠지? "안녕." 이젠 어디로 가야만 하는걸까. ================================ # 32편 # 소제목 : step9. 당신만을 위하여 (4) ================================ 숨이 턱까지 차오르자 무언가에 쫓기듯한 내달리기를 서서히 멈추었다. 그리고 고개를 푹 숙였다. 연인들을 위한, 연인들만을 행복하게해주는 월애의 날. 보고싶지않아. 창피하게 이게 무슨꼴이람… 은밀한 구석진곳마다 있을 커플들이, 나를향해 안타까운 시선들로 볼 사람들의 눈길이, 그들의 사랑어린 행동이 내 가슴을 아프게 찔러왔다. 눈가에 가득 차오르는 눈물을 참아보기위해 미간에 힘을주며 찡그렸지만 그로인해 험악해지는 얼굴표정은 어찌할 수 없었다. '더이상 이곳에 있고싶지않아…' 고개를 들어 은은하게 붉은빛을 내뿜어 좀 더 감정에 충실하게 만들어주는 달을 원망스럽게 바라보았다. 사실, 고백하지않을려했다. 그의 곁에 있으면 행복했기에 그정도의 선만 지키겠다고 다짐하며 그의 사랑을 받지는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아니, 하더라도 좀 더. 조금만 더 뒤에 그를 사로잡을려 했다. 하지만 저 붉은빛에 농락당해버린 난… "이게뭐야, 미워 다미워." 낮게 투덜거렸지만 이젠 누가들어줄까. 하는생각에 미친사람마냥 화내다 웃다를 반복했다. 다시 돌아갈 순 없을까? 마냥 그를 동경했던 그때로, 친했던 친구들이 있던때로 돌아가고싶어. 그리고- 이런 어리석은 생각을 하는 날 혼내주고 달래주던 부모님이 보고싶어. 고개를 치켜든체로 걷기 시작했다. 마치 붉은달빛이 그 신비한 마력으로 자신을 다시 집으로 보내줄꺼라는 어리석은 희망을 걸고서. 쿵! "아,아얏!" 이 이씨! 난 뭐 좀 감상적이 되면 어디가 덧나?! 꼭 분위기 잡으면 누군가가 초를 치더라! 난 부딫쳐 주저앉은체로 있는대로 분위기잡던 내가 무안해 부딫친 원인제공을 한 사람을 향해(사실은 그게나지만…) 빨갛게 충혈된 눈을 도끼처럼 뜨고 노려보았으나 이내 놀란 토끼마냥 동그래져야만 했다. "페,펠텐?" "아구구구구!삭신이야! 어딜 그렇게 멍하니 다니는거냐! 에잉,쯔쯔쯔 젊은애가 저리 조심성이 없어서야!" 배 윗부분을 움켜지고있는 나완달리 머리와 엉덩이를 그 조그마한 손으로 몽실거리며 문지르는건 분명 펠텐이였다. 오랜만에 보는 그의 얼굴이 그리 반가울줄은 몰랐다. 그리고 펠텐이 미쳐 말리기도 전에 그를 껴안았다. 펠텐에게서 나는 아직 지워지지 않은 아기내음. 그리고 따스하게 번져가는 온도에 참고 참았던 눈물들이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어이? 왜 우는거냐?" "흐아아아아아아아앙! 펠테에에엔!" 눈물이 터지자 그와 함께 홍수처럼 밀려오는 분함 억울함 당황 그리고 슬픔이 내 눈물샘을 더욱 더 자극했고 영문도 모르는 펠텐은 어쩔 줄 몰라하면서도 그 자그마한 손으로 날 토닥거려주었다. 펠텐의 어린아이 모습보다 더 어린 울음이 그쳐 잠잠해질때까지. "…그래, 차였다는거지?" "……." 딱 잘라 말하는 펠텐의 말에 난 쌜쭉해졌다. 그, 그래도 샤덴이 직접적으로 '거절하겠다'라고 말한건 아닌데! 볼을 부풀리며 입술을 내미는 내얼굴이 웃겼는지 펠텐은 멍하니 쳐다보다 풋! 하고 웃었다. 에엥? 그렇게 웃겨? 남은 이렇게나 힘들어하는데! 펠텐도 역시 날 이해하지 못하는거였어! "거봐. 아직도 미련을 못버리는거잖냐." "……아." 펠텐의 말에 난 잠시 멍해졌다. 분명히 다 정리했다고 느꼈건만, 착각이였나보다. 펠텐의 말과 동시에 마음속 깊은 곳에서 깊은 고동이 울려퍼졌다. 그 고동의울림에 난 손을 가져다 가슴께에 가져다 대었다. 기분좋은울림. 아아- 난 아직도 샤덴을 잊지 못하는게 분명했다. 내가 심장의 고동소리를 들으며 마음의 안정을 되찾아가자 펠텐은 갑자기 일어섰다. 날 버리고 가는가 싶어 긴장되는 순간, 그의 투명스런 목소리가 들렸다. "뭐하냐?" "에?" "가자." "어,어딜요?!" 내게 아무말도 하지않은체 자기 갈길을 가버리는 펠텐. 마음같아선 미워서 따라가고 싶지 않았건만 점점 더 깊어져가는 어둠과 어느세 아무도 없는 거리가 음산한 기운을 띄자 오싹해진 난 잽싸게 일어서며 달려갔다. "어,어린아이 주제에 빨리가지마요!" "누가어린아이라는거냐!!" "페,펠텐. 너무 깊게 들어온거 아닌가요?" 난 걱정스러운 마음에 머리에 난 혹을 손으로 만지작 거리면서 말했다. 결국 '어린아이'에 민감한 펠텐에게 한대 맞았지만 전과는 달리 마법을 난사하지 않았기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를 계속 따라갈 수 있었다. 점점 더 샤덴의 영지에서 벗어나던 펠텐은 이윽고 숲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아무런 동물들이 나오지 않는 그 숲은 오싹하기 그지없었다. 소름돋는 팔을 싹싹 문질러가며 펠텐에게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냈으나 펠텐의 발걸음엔 흔들림이란 전혀 없었다. 결국 포기한 난 '몬스터가 나오면 펠텐이 알아서 해주겠지 뭐.'라는 간큰생각을 가지고 그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따라간지 약 30분만에 우거진 나무들 대신 조그마하게 평지가 펼쳐진곳에 다다랗고 난 펠텐의 흥분되고도 웃음기 어린 얼굴과 이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걸 볼 수 있었다. "와,와아아아아!" "멋지지않느냐? 이게바로 전설의 꽃, 붉은달이 뜰때마다 핀다는 홍월화(紅月花)다." 오진 한송이만 피어있는 홍월화는 붉은 달빛을 듬뿍받아 그 고고한 자태를 한층 더 멋지게 뽐내었다. 잎사귀도 아무것도 달려있지 않은체 오로지 줄기와 꽃으로 구성되어있었지만 그 아름다움이 전혀 줄지를 않았다. 아름다운 여자를 훔쳐보는 남자마냥 뚫어져라 그 꽃만을 바라볼때 펠텐의 단호한 음성이 들렸다. "이만 가자." "하,하지만 펠텐! 조금만 더 보다 가요!" "지금 가지 않으면 달빛을 이용해서라도 숲을 헤치고 갈 수 없어." "그럼 이 꽃을 들고가요!" 나의 탐욕스러운 말에 펠텐은 웃음지었다. 아이웃음이 아닌 사내의 웃음. 달빛에 현혹되서일까, 펠텐의 아이얼굴이 아닌 20대 청년의 잘생긴 얼굴이 비춰지는것만 같아 멍하니 펠텐을 바라보았다. 이윽고 도톰한 펠텐의 입술이 떨어졌고, 난 웃음지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 자리에 있어야 그 아름다움도 지속되는거다." ================================ # 33편 # 소제목 : step9. 당신만을 위하여 (5) ================================ "여긴 어디예요?" 펠텐은 숲을 빠져나온뒤에 내손을 붙잡고 끌고가기 시작했다. 사람이 없어 길잃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가는길이 복잡해 혹시나 내가 걱정되어 잡아주는 손이 따스로워 안심이되었다. 그렇게 아무말없이 끌려가기를 한참, 드디어 누군가가 인공적으로 치운듯한 티가 나는 평원과 집 한체가 들어났다. 그제서야 내 손을 놓은 펠텐은 문 손잡이에 손을 올려놓고 무언가 중얼거렸다. 하얀빛이 펠텐의 손에서 신비롭게 생겨나 문잡이속으로 빨려들어가듯 흡수되자 냉큼 들어가버린것. 혼자 남은게 무서워 나도 얼른 들어가봤지만 어디로 가버렸는지 펠텐은 보이지 않았다. 무서워진 난 보이지않는 펠텐에게 애써 말걸어보았지만 돌아오는건 고요한 적막뿐이였다. "페,페에-엘테…엔?" 떨리는 목소리로 한 번 더 불렀으나 여전히 돌아오는건 아이의 혀짧은 소리가 아니였다. 아무런 빛없이 붉은 달빛에 의존해서 둘러본 집은 무서움때문이였을까, 더욱 괴기스러워보였다. 텅텅 빈 공간에 창문두개와 책상하나 의자하나 그리고 침대하나. 오로지 한사람만을 위해 지어진듯한 이집은 자신과같이 어른들이 쓰기엔 조금 과하게 작은 면이 있었지만 쓸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못쓸것 같지는 않았다. 아까전부터 계속 걸어와서 그런지 다리가 아파진 난 살며시 조그마한 나무의자에 앉기위해 다가가 엉덩이를 의자에 맞닿을려는 순간, "하유!" "으,으악!" 날카롭게 외치는 펠텐의 목소리에 놀란 난 그만 의자대신 땅바닥에 주자앉아야만 했다. 씨,씨이 나 귀안먹었어요 펠텐! 아무도 보지는 않았지만 아주 제대로 몸개그를 했다는 생각에 난 두 볼이 발그레지면서 더워지는 걸 느꼈다. 이게 다 펠텐탓이야! 라고 툴툴거리며 펠텐의 목소리가 들리는곳으로 향했다. 뭐가그리 급한건지 펠텐은 한번 부르기 시작하더니 내가 부를땐 대답이 없던사람이 지금은 계속부르는게 아니겠는가. 만약 쓸대없는 일이라면 제대로 화를 내줘야겠어! "펠텐 그만불러요! 도대체 무슨일이길…에?" 난 내가 최대한으로 화가 났다는걸 표현하기위해 허리춤에 손을 올린체 두 볼을 빵빵하게 불리며 집 뒤 뒤돌아 쭈그려앉아있는 펠텐에게 큰소리 쳤지만 펠텐이 무언가를 만지고 있는걸 확인 한 뒤론 멍해질 수 밖에 없었다. "네,네로!" 바로 펠텐의 방에 같혀있었던 고양이, 네로였던것. 난 기쁜마음에 네로를 향해 환호성을 외쳤고 네로도 내가 반가웠던건지 내 목소리의 울림에 고개를 돌려 나를 향해 울어보였다. 여,역시! 넌 나를 잊지않는 똑똑한 고양이였어! 내가 온걸 깨달은 펠텐은 웃으면서 네로와 마찬가지로 고개를 돌려 나의 눈동자와 마주쳤다. 그리고 난 아주 크게 놀래야만 했다. "어,어라? 펠텐 어지럽지않아요?" "크흠! 내가누구인데 아직까지도 처리하지 않았겠냐!" 펠텐의 당당한 말투에 난 얼굴이 환해지는걸 느꼈다. 드,드디어 마법에서 풀린건가?! 난 기대하는 눈빛으로 얼른 네로를 만져보기위해 팔을 뻗었지만 펠텐의 저지로 네로를 안아보지도 못한체 팔을 내려야만 했다. "펠텐! 나도 네로 만져보고싶어요!" 어린아이가 어머니에게 사탕을 사달라 조르듯 나보다 한참 어리고 키도작은 펠텐에게 때도 써보고 삐져보기도 했으나 돌아오는건 '안되'한마디였다. 도,도대체 왜?! 처리했다며?! 난 더이상 말하기도 싫어 볼을 빵빵하게 불리며 획 몸을 돌려버리자 그제서야 자신이 조금 심하게 했다는걸 깨달았는지 펠텐이 조심스럽게 날 불러댔지만 난 그가 했던것처럼 '아니요'란 대답이 나올 질문 외의 질문들은 깔끔하게 무시해버렸다. 흐,흥! 나 뒤끝있는 여자야! 결국 펠텐도 화를내며 두손두발 다들어버리며 '알아서 해!' 라는 말과 함께 뒷문을 열어 집안으로 들어가버렸다. "…가,갔나?" 내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잠들어 있는 평원을 부드럽게 감싸안았지만 펠텐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자 기뻐하며 냉큼 네로를 이상한 집(그건 집이라고 부르기에도 뭐했고, 그렇다고 철장이라고 하기에도 정말 묘한 것이였다)에서 꺼내 품에 껴안았다. "네로!" 내가 네로의 이름을 계속부르며 등을 쓰다듬자 네로도 행복한지 갸르릉 거리며 자신의 보드라운 볼을 내 어께에 부비부비해대었다. 귀,귀여워-! 하지만, 그 귀여움을 체 다 만끽하기도 전에 펠텐의 날카로운 음성이 들렸다. "하유-! 배고파!" 그는 뜻하지 않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어린아이 특유의 칭얼거림에 난 웃으면서 떨어지기 싫어하는 네로를 가둬놓고 펠텐이 들어가던 문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보이는 건 부엌. 처음 들어왔을때 온기가 없고 싸한 걸 보아 이집을 쓰지 않은건 꽤 되어보이건만, 들어오자마자 눈에 띄는 카운터 위에 올려진 음식재료들은 싱싱함 그자체였다. 난 이것들이 어디에서 나왔냐는 눈길을 펠텐에게 던졌지만 펠텐은 내 눈길에 시선한번 주지않은체 펠텐은 또다시 칭얼거리기 시작했다. "하유,밥,밥! 밥해줘!" "에엑? 그런건 먹고싶은 사람이하세요!" "…여기 누구집일까나." …잊고있었다. 결국 펠텐이 나가버린 부엌에서 난 음식재료들을 들며 한숨을 내쉬었다. 나,나- 만들 줄 아는거라곤 라면이랑 볶음밥밖에 없는데…. "에, 칼이…" 쨍그랑! "으음,도마가아아아-" 쨍그랑! "마,맞다 주걱! 아,아니 국자?" 쨍그랑! "그만!! 내가할께 내가! 그만 식기망가뜨려!!" 결국 내 만행을 참지못하던 펠텐은 의자하나를 들고오더니 밟고 올라서 내가 깎던 감자를 냉큼 빼앗아 깎기 시작했다. 펠텐의 손에서 마법처럼 얇게 깎여져 나오는 감자껍질에 난 눈이 휘둥그래졌다. 우,우아 펠텐은 음식에도 마법을 할 줄 아는구나! "마법이아냐! 너가 못하는거다!" "어,어? 제가 소리내어 말했나요?" 그가 독심술 하듯 내 속마음을 읽어내자 난 깜짝놀랬다. 마,마법?! 하지만 펠텐은 주문을 읊지도 않았는데?! 내가 한층 더 펠텐을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자 펠텐은 한숨을 내쉬며 나의 어리석음을 콕 찝어주었다. "얼굴에 다 표시나!" "잘먹겠습니다~!" "…내가 어쩌자고 저 사고뭉치를… 내가 어쩌자고……." 펠텐이 원망스러운듯이 날 째려보며 중얼거렸지만 난 앞에 놓여진 맛있는 음식들을 바라보며 군침을 삼켰다. 원래 내가 해야할것을 펠텐에게 미뤄놓아버린 것 같아 미안하긴 했지만 못하는 걸 어떻게해! 난 생각하기를 그만두고 앞에 놓인, 자신을 먹어달라고 아우성치는 음식들 중 하나를 집어 입속에 넣었다. 그리고- "마,마시어!(맛있어)" 버릇없게도 입안에 음식물을 넣은체 감탄사를 터뜨렸다. 하,하지만 너무 맛있어서 지금말하지 않으면 후회가 될 정도였다. 내가 눈물까지 그렁그렁 달린 체 음식을 꼭꼭 씹어먹었다. 그리고 한번 더 펠텐에게 '맛있어요!'를 외쳐주기 위해 웃으면서 고개를 돌린순간 난 웃음기가 사라지는 걸 느꼈다. "……." 새벽이 되었는지 창가에 햇살이 비춰오면서 펠텐을 한층 더 멋있게 보이게 만들었다. 그 보드랍고도 트러블이없는 투명한 피부가 햇살을 받아 생기를 돌게 만들어 금방이라도 여기저기를 쏘다니고 온 사람같았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충격적인 펠텐의 짙은 웃음이, 어른스러운 웃음이 내 안의 무언가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고마워." 햇살이 내 마음속까지 침범하는 기분이 이런걸까? ================================ # 34편 # 소제목 : special. 크리스마스엔 눈보다 더 달콤하게 ================================ <※주의 : 등까지예요 등! + 본편과는 전혀 상관이없어요! + 수위가 좀 있습니당 ^^ㅋ 몰라요, 난달달함 폭탄으로 놓고도망간댔음. > 반짝. 누가 깨워주지도 않았건만, 내 두눈은 방금전까지 잔사람이라는게 믿기지않을정도의 잽싸게 움직여 동공에게 빛을 부여했다. 그리고 침대에서 일어나 슬리퍼도 제대로 신지 않은체 두발을 재빠르게 움직여 창문가를 향해 차디찬 바닥을 밟아갔다. 그리고 창문가의 창문을 열어 손을 뻗었다. 눈이다 눈! 손에 내려앉아 녹아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난 미소지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다! "재빨리 샤덴에게 가서 선물달라고해야지!후후후후!" 난 창문가에 뻗었던 손을 거둬들이고는 이내 싱글벙글 웃으며 루이엔언니를 깨우기위해 옆침대를 향해 쪼르르 달려갔다. "…너,너무해!" 내 원망어린 목소리가 샤덴의 방을 한가득 채웠지만 그렇다고 내 투정을 받아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미웠다. 오늘이 크리스마스가 맞는지 의심이 갈정도였다. 눈까지 알맞게 맞춰주는 이 날에! 이 즐거운날에 ! "왜 난 먼지떨이를 들고 청소를해야하냐구우우우! 거기다가 샤덴은 왜 일하러간거얏!!바보!일만하는 바보!" 결국 난 먼지떨이를 내팽겨치며 화를 씩씩내었다. 바보샤덴! 아무리 일중독자라지만 오늘같은 날까지 일을 하러가다니 너무한거아니야? 생일날 생일파티를 안한걸로 어림짐작은 했건만, 설마설마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지 않을꺼라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았기때문에 당혹스러움과 성남은 더해져만 갔다. 여전히 솜털같은 새하얀 눈이 창문가에 내리는걸 보며 난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 "…샤덴과 처음맞는 크리스마스인데." 차가운 창문가에 얼굴을 맞대자 상반되는 내 온기에 뿌옇게 성에가 서렸다. 반짝반짝 윤이나는 창문에 오로지 나 자신만 비춰지는 모습에 한층 더 울쩍해졌다. 지금쯤 부모님은 뭘 하고 있을까. 친구들은 지금쯤 솔로만세!를 열렬히 외치며 놀고 있을까? "…보고싶다." 그렇게 중얼거리며 성에낀 곳에 손가락으로 쭉쭉 그으며 청소를 미루고 있을때 벌컥,하고 문이 거세게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샤,샤덴님?" 난 고개를 돌리다 문을 거세게 연 자의 얼굴을 보고는 그대로 두눈을 동그랗게 뜬 채 깜밖거렸다. 지,지금쯤이면 황성에 도착할 시간인데? 뭐 놓고간거라도 있나? 고개를 갸웃거리며 샤덴이 움직이는 걸 마냥 관찰하고만 있을때 샤덴은 손에들고 있던 커다란 상자를 내게 내밀었다. "에?이,이게뭐예요?" "열어보도록." 샤덴의 말에 갸웃거리면서 정성스럽게 리본으로 묶여진 상자를 조심스러운 손길로 풀어나갔다. 이윽고 겹겹히 싸여있는 리본을 풀고나서 상자를 열자 난 감탄을 금할수가 없었다. 새빨간 드레스. 크리스마스와 어울리는 새빨간 드레스정장이 안에 가지런히 접혀 놓여있었던것. 빨간색이라고 해도 전혀 촌스럽지도, 섹기흐르지도 않았다. 앙증맞고 심플하게 디자인된 드레스는 신발과 장신구까지 같이 놓여있어 마치 지금이라도 "날 입어주세요" 라고 말할것만 같았다. "이,이거 누구꺼예요?" 서,설마 나 말고 다른 여자에게 선물할꺼인가 싶어 게슴츠레 눈을뜨고 물어보았지만 샤덴의 대답에 난 금세 표정을 풀어버리며 헤실헤실 웃었다. "네것이다." "저,정말요?!" "글로리아가 입어라더군." 물론 뒷말은 정말 실망했지만. "하유! 어서와!" 내가 샤덴과 같이 나란히 하이데의 저택에 들어서자 반갑게 맞이하는 글로리아. 난 글로리아를 기쁘게 껴안아주면서 외쳤다. "글로리아, 메리크리스마스!" "하유도 메리크리스마스! 우리들만의 파티에 잘왔어요!" 글로리아의 헤맑은 웃음과 표정에 주위마져 밝아지는 것 같아 두눈을 깜밖거렸다. 오,오늘따라 글로리아가 더 눈부셔 보여! 이런 내 속마음을 전혀 눈치챌리가 없는 글로리아는 옆에있던 샤덴을 향해서도 반갑게 웃어보였다. "와줘서 고마워, 샤덴." "…순 억지였지않는가." "호호, 억지라니. 누가 들으면 오해하겠어, 샤덴?" "……." 글로리아와 샤덴의 의미심장한 이야기의 주고받음에 난 눈썹을 치켜올리며 갸웃거렸지만 이내 내 팔을 붙잡고 이끄는 글로리아에 의해 채념하고 그녀가 당당하게 자부심가져하는 식당으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오, 어서오게나 샤덴,하유." 그곳에 들어가자 글로리아와 마찬가지로 반갑게 맞이하는 하이데. 이번만큼은 글로리아와 의견이 맞았는지 헬쓱한 얼굴이 아닌 생기가 넘치는 처음때의 장난꾸러기 하이데의 모습이였다. 정말 오랜만의 생기넘치는 얼굴인지라 나도 반갑게 웃으며 하이데의 인사에 답했다. "오랜만이예요 하이데." "그빨간드레스, 정말 잘 어울리는군." 하이데의 칭찬에 쑥쓰러워진 난 몸을 베베꼬았다. 그모습에 하이데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웃음이 왠지 장난끼가 숨어있는거같아 의구심을 가졌지만 설마, 크리스마스때 장난을 치겠어- 라는 생각으로 곧 털어버리며 같이 웃어주었다. "빨리 자리에 앉지." 갑작스럽게 끼어든 샤덴이 내 어께를 잡아 이끌어 자리에 앉혀주었다. 샤,샤덴? 거칠지만 날 붙든 손이 다정하다는 걸 안 난 당황스럽지만 찬찬히 고개를 들어올려 샤덴과 눈을 마주쳤다. 무표정한 얼굴. 하지만 왠지 화나보이는 얼굴에 나도 모르게 움츠려 지는걸 느꼈다. 내,내가 잘못한거라도 있나? "샤덴님…?" "…아무것도 아니다." 내가 샤덴을 나즈막하게 부르자 그제서야 그는 날 빤히 바라보던 눈동자를 돌리며 내 옆에 앉았다. 샤덴의 앉는 모습을 바라보며 난 볼을 붉혔다. 여,역시 저 정장차림… 흔하게 볼 수 있는게 아닌데! 고,고마워요 하이데,글로리아! "하유! 이거한번 먹어볼레요?" 때마침 글로리아의 발랄하고 톡톡튀는 목소리에 난 고개를 휙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유리잔을 가득채운 오랜지빛 액체. 앙증맞은 레몬 데코에 난 눈을 반짝였다. "와아, 잘먹을께요 글로리아!" 그녀에게 감사하게 두손으로 받아 마시기위해 입가에 가져다 댄 순간, 코를 찔러오는 냄새에 차마 입안에 액체가 흘러들거가기도 전에 유리잔을 입술에서 떼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글로리아! 이거 술아닌가요?" "맞아요." 난 당당하게 '술'이라고 말하는 글로리아의 말에 눈이 동그래졌다. 나,난 미성년자란 말이예요! 내가 술이라고 함과 동시에 샤덴도 내쪽으로 고개를 돌려 잔을 쳐다보았다. "나,난 술 못먹어요!" "괜찮아요 하유. 알콜도 별로 들어있지 않은걸요." 생글생글 웃으며 말하는 글로리아. 옆에 앉은 하이데도 덩달아 생글생글 웃어보였다. 진정, 그 둘은 정말 잘어울리는 커플이였다. 그래, 이런 짖궂은 일 전문으로 말이지! "나,난 먹지못해요, 글로리아." "…흑, 그거 하유에게 주기위해 제가 직접담근건데…. 하,하유는 내가 싫군요?" 내 부정어린말에 글로리아는 웃던 얼굴을 싹 지우고는 눈가에 눈물을 맺히게 했다. 허,헉! 그런게 아닌데! 하지만 이미 글로리아는 뺨에까지 눈물이 타고흐른상태. 하이데는 글로리아를 달래주었지만 원망스러운 눈길로 날 쳐다보았다. 이래저래 피할 수 없는 난 결국 아무말도 하지 않은체 유리잔에 가득 찬 액체를 들이키기 시작했다. "마,맛있…네?" "그렇죠?후후후, 많이있으니 사양말고 맘껏드세요 하유!" 두번째로 먹는 술치고는 달달함만 느껴지는 그 음료수에 난 볼을 살며시 밝혔다. 옆에서 샤덴이 고개를 내젖는게 느껴졌지만 애써 모른체 계속 음료를 마시기 시작했다. 으음- 맛있어! "…헤에 눈자꾸내린다." 난 창문가를 바라보며 실실 웃어재꼈다. 히- 역시 술이 과했나? 맛있어서 들이키다보니 어느세 세잔이나 마셔버린 나. 아무리 알콜이 적게 들었다고 하지만 술은 술인지라 두볼은 발게지고 눈은 풀려버렸다. 정신까지 혼미해지는걸 애써 참으며 글로리아에게 방을 안내해달라고 한 뒤, 이렇게 아무도없는 방에서 창문가에 걸터앉아 여전히 소복히 내리는 눈을 감상중이였다. "…괜찮나?" "샤덴!" 내 귀에 너무나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난 고개를 돌려 커다랗게 미소를 지었다. 유난히 커보이는 샤덴의 모습이 마냥 행복했다. "샤덴, 메리크리스마스!선물주세요!" "…선물?" 샤덴의 의문이 담긴 말에 난 그져 싱글생글웃으며 말했다. 아아 내가 이제 무슨생각을 하는지도 잘 모르겠어. 그져, 입이 자기마음대로 놀릴뿐. "키스해주세요." "……!" 난 샤덴의 놀란얼굴에도 아랑곳하지않고 두눈을 감고 입술을 쭈욱 내밀었다. 히히히, 샤덴 빨리요 얼른얼른! - 샤덴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이 당돌한 아이를 도대체 어떻게해야만 좋을까. 갑작스럽게 키스를 해달라고 조르는 그녀는, 이미 두눈을 꼭 감고 입술을 내밀었다. 우스워야할 표정이였건만, 내게는 자꾸만 그 도톰한 입술만이 눈에 들어왔다. …술기운탓인가. 안보기위해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지만 결국 눈동자는 멈추어 다시 하유의 입술에 초점을 맞춰버렸다. '…조금만, 조금만이면 되겠지.' 샤덴은 자신답지 않은 약아빠진 생각을 하며 자신의 입술을 그녀의 입술에 살며시 겹쳤다. 겹치자마자 알싸하게 느껴지는 알콜맛과 달콤한 딸기향이 느껴졌다. 혀를 살살 굴려 그녀의 입술을 햝았다. 뭐가 좋은지 하유는 그져 실실 웃으며 팔울 뻗어 내 목에 둘렀다. 그녀의 적극적인 행동에 나조차도 술기운에도 불구하고 간신히 잡고있던 이성의 끈을 놓아버렸다. 입술만을 매만지던 혀를 과감하게 그녀의 입속으로 집어넣어 탐했다. 약간 놀래듯 그녀가 주춤하는게 느껴졌지만, 대담하게도 그녀는 자신의 서투른 혀를 이용해 내 혀를 감싸안았다. 그녀의 행동에 난 미소를 지으며 더욱 적극적으로 입속안을 탐색했다. 얼마나 키스만을 했을까, 입과 입사이에 여운을 남기며 입술을 천천히 떼자, 그녀의 발그레진 얼굴이 내 눈안에 들어왔다. 사랑스러운 그녀. "…네가 먼저 유혹한거다." 난 절대로 내게 준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소리없이 난 중얼거리며 그녀의 뺨에 키스를 했다. '으음'거리며 한숨을 토해내는 그녀. 그런 그녀의 귀여움에 난 그녀를 돌려세워 키스할때 내린 지퍼를 내린 옷을 열었다. 그녀의 새하얀 어께가 들어남과 동시에 난 만족스러움의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 새하얀 등에 경의를 표하며 조심스럽게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경련을 일으키듯이 살짝 떠는 하유. 그녀의 행동하나하나를 느끼며 점점 척추하나하나에 키스를 하는 순간이였다. "하유! 괜찮…어머." 언제들어왔는지 웃으면서 말을하더라도 금세 얼굴을 가리며 붉히는 글로리아. 난 화가 있는대로 치미는 걸 느끼면서도 그녀를 감싸기 위해 등 뒤로 내보냈다. "미안미안! 너무빨리와버렸네?아,알았어 간다구." 글로리아가 미안한 표정으로 가고난 뒤, 난 뒤에 숨기듯 돌려놓은 그녀를 다시 바라보았다. "……." 어느세 잠이들었는지 쌔근쌔근 가른 숨을 내뱉으며 내 품에 안겨있었다. "…이번한번뿐이다." 이미 자고있는 그녀에게 난 웃으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가 불편하지 않도록 그녀의 뺨에 붙어있는 머리카락을 떼주며 생각했다. 이런좋은기회를 놓아버리는건, 이번 한번뿐이다, 하유. ================================ # 35편 # 소제목 : step9. 당신만을 위하여 (6) ================================ 연인과 헤어져 괴로운사람이 있는가? 그럼 여기 펠텐을 빌려주겠다. 계모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로 지지않을 잔소리신공을 가지고 있는 나이 50세 모습 10살인 펠텐은 어린아이 특유의 어눌한 발음을 하면서도 아무나 따라할 수 없는 압박감으로 날 내리누르고선 깨끗한 집안을 자꾸만 치우게만들었다.하루는 깨끗한 집안덕에 들고있던 걸레에 먼지조차 묻지 않을때 더이상 못참고 벌떡일어나 펠텐에게 항의를 했다. 그러자 펠텐은 날 보며 씩, 웃는게 아닌가.내맘을 설레게 해 놓고선- "윈디." 주문없이 간단히 시동어만 말했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펠텐의 말이 시작점이되어 그의 몸 주변으로 강한 바람이 일어났다. 강한 바람에 나도모르게 눈을 찡그리며 앞을 손으로 가렸다. 그리고 몸에서 느껴지던 바람이 사그라들때쯤, 눈을 뜨자 그곳은- "……페,펠텐?" "치워줘, 하유." 지옥이 따로없더라. 제발, 나처럼 연인(또는 짝사랑에서 사랑으로 가는길을 놓치고만)분들은 펠텐과 일주일을 같이있어보세요. 남자따윈 생각나지 않은체 오로지 나먼저 살아야겠다는 기본욕구만 느끼게 될테니깐. 그러고 보니 오늘이 딱 샤덴과 갑작스럽게 이별해버린지 일주일째 되는날이다. 난 어느세 몸에 적응해버린 집안일을 저주하며 네로를 위해 그릇에 우유를 담았다. 옆에서 네로가 보채듯 내 맨다리에 매달렸다. "아이참, 기다려 네로!" 펠텐은 무슨짓을 했는진 몰라도 내가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아 네로를 우리안에서 꺼내놓고는 활동범위를 넓혀주었다. 펠텐은 골치아프다며 머리를 흔들었지만 신난건 나와 고양이 네로뿐이였다. 그 즉시 네로는 온방을 휩쓸고 다녔고 덕분에 난 좀 더 귀찮은 일이 생겨버렸지만(네로의 잔털. 네로는 어찌된일인지 털이 온 집안을 훼집고 다녔다) 그져 네로와 더 붙어있을 시간이 늘어 좋기만 했다. 우유가 넘치지않을 만큼 찰랑찰랑 거리며 차자 난 그걸 조심스럽게 내려 네로가 먹을 수 있게 바닥에 내려주었다. 그제서야 내 다리에 자신의 발을 내새우기를 그만두고 그릇앞으로 다가와 우유를 핥는 아이. 난 네로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천진난만한 고양이. 만약 네로가 말을 할 수 있었다면 지금 내생각에 반발을 할까? '나도 하루하루에 대해 걱정과 고민을 안고산다고.' 그러고 보니, 네로를 어찌 만났지? 그래, 아무도없는 공작가에서 펠텐의 서재에서 만났지? 그러고난뒤에 샤덴의 방…에서 잠을……. "…샤덴." 난 갑작스럽게 떠오른 이름에 고개를 힘차게 내저었지만 떨쳐지지 않는 기억에 고통의 몸부림을 쳤다. 하필이면 오늘따라 어딜 나가버린 펠텐이 미워! 미워! 를 속으로 외치며 화풀이를 하듯이 맛있게 우유를 햝고있는 네로를 노려보았다. 네로도 뭔가 이상했던지 우유를 먹다 말고 내게 고개를 들어 울부짖었다. 난 그제서야 내가 아이에게 밥도 먹지 못할정도로 강하게 노려본걸 깨닿고 미안하는 뜻을 담아 웃으면서 네로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미안해 네로야. 맛나게 먹어야 할 아침을 방해하는구나. 미안,미안." "야옹" 네로는 내가 쓰다듬는 손길이 마냥 기분이 좋은지 이번엔 길게 울었다. 그리고 내 손길이 멈추고 나서야 다시 그릇에 얼굴을 가져다 대는 네로. 난 아기가 하는짓을 마냥 사랑스럽게 쳐다보는 어머니 마냥 웃으면서 바라보았다. "하유- 어디있느냐 하유!"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펠텐의 목소리에 난 네로를 자세히 보기위해 굽혔던 몸을 깜짝놀래 일으켜 세웠다. 열심히 날 부르는 펠텐의 목소리에 난 또 잡일거리게겄니 싶어 한숨을 내쉬며 펠텐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를 찾아갔다. "…지금?" "그래 지금." "하,하지만 지금은 겨울…" "핀다." "말도안되!!" 난 펠텐의 말에 비명을 내질렀다. 이,이잇 냉정한 펠텐! 어떻게 이 한겨울에 꽃을 찾아오라는거얏!난 손에 쥐어진 종이가 구겨질정도로 쎄게 주먹을 쥐었다. 다짜고짜 날 찾은 펠텐은 나에게 종이 한장을 쥐어줬다. "이게 뭐야, 펠텐?" "찾아." 대뜸 찾아라고 말하는 펠텐. 난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종이를 펼쳐 보았다. 종이한장에 그려져있는 화려한 꽃. 아무런 색도, 아무런 글조차 적혀져 있지 않는 종이엔 달랑 꽃그림 하나만 그려져 있었다.근데잠깐, 지금은 겨울인데?? 서,설마… "이,이꽃을 찾으라고, 펠텐?" "그럼 뭐, 딴게 보이는거라도 있냐?" 없지요. 그래서 내가 되묻고 있는거 아닙니까. 지금은 한겨울이라구요!! 난 황당하다는 눈길로 펠텐을 쳐다보았으나 그는 냉정했다. 여전히 내 눈길에 시선을 주지 않은체 문을 열어주어 나가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안나가, 안나갈꺼라구! 내가 전혀 꼼짝도 하지 않은체 방문에서 한발짝도 나가지 않자, 펠텐은 한숨을 내쉬었다. 포,포기했나? 난 펠텐의 한숨소리에 한가닥의 희망을 가지며 펠텐을 유심히 살폈다. 그리고, 난 '펠텐이 포기를 할리가 없지!!!' 를 속으로 외치며 열심히 뛰었다. "파이어볼." 어,어떻게 자기집에 불을 지를려 하는 사람이 다있어!!!! 난 열심히 뛰어가는 하유를 막연하게 쳐다보았다. 그져 시동어만 외쳤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저렇게 뛰어가는 하유의 뒷모습이 웃겨보일 정도였다. 옆에서 검은색 고양이가 심심한듯 내 다리에 자신의 볼을 비벼대었다. 아아, '네로'라고 했던가, 하유가 붙여준이름. 해맑은 얼굴로 네로를 부르며 달려가 품에 껴안은 모습이 눈앞에 선했다. 고양이는 자신이 애교를 부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반응이 없는 내가 실망스러웠는지 '야옹'하고 울면서 날 빤히 쳐다보았다. '펠텐,펠텐! 오늘 점심은 어떻게할까?' 귓가엔 금방이라도 하유가 생글생글 웃으면서 내게 물을 껏만 같았다. 참나, 내가 어쩌자고 이리 뒤늦게 깨우쳤누…. 다시한번 더 길게 우는 고양이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며 난 미소를 지었다. "자자, 야옹아 이곳은 또다시 조용해지겠구나…." "헥헥… 여,여기가 어디야!" 난 헥헥거리며 크게 내질렀다. 하지만 날 반겨주는건 즐거운 산의 메아리뿐. 사람이 맞받아주진 않았다. 난 주변에 가지만 남아 앙상한 가지들을 사납게 내보이는 나무들을 밉상스럽게 쳐다보며 다시 한걸음, 두걸음 내딛었다. "씨,씨이- 이게 왠 뒤늦은 극기훈련이람…" 여기와서까지 극기훈련을 하게 될꺼라곤 상상도 못했기에 그져 투덜거렸다. 그순간, 햇빛이 너무 많은 양이 쬔다 싶더니 나하고 조금 떨어진곳이 찬란하게 빛났다. "우,우와아…" 아름다운 빛. 그 아름다움과 따스함에 홀린 난 아까까지만 해도 천근같았던 발을 가뿐히 움직여 그곳으로 다가갔다. 저기라면, 저곳이라면 펠텐이 말한 꽃이 있을지도 몰라- 라는 희망적인 생각을 가지며 다가갔다. 다가가자 겨울이라고 할 수 없을만큼의 따스함이 내 몸을 감싸안았다. 그리고 내 발목을 간지럽히는 꽃과 풀에 난 눈을 휘둥그래 떴다. 푸,풀?? 거기다가 한술 더 떠 나비조차 날아다니는 모습에 난 어안이 벙벙했다. "이,이게 도대체 어찌 된 일이람?" 자꾸 눈을 비비면서 현실을 구분하지 못할때,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그러고보니, 아까 눈이 부셔 잘 보진 못했지만 누군가가 서있었다. 눈이 그 환하고 따스러운 빛에 적응해갈쯤에, 난 이곳에 처음 떨어진것처럼 커다랗게, 점점 더 믿겨지지 않는 내 눈을 의심했다. "…샤,샤덴?" ================================ # 36편 # 소제목 : step9. 당신만을 위하여 (7) ================================ "샤,샤덴…?" 오랜만에 그의 앞에서 입밖으로 새어나오는 목소리가, 발음이 왠지모르게 떨렸다. 새로히 불러보는 것도 아니건만, 그의 애칭을 부르는게 낯설고 힘들었다. 이런 내마음을 알아차렸을까, 샤덴은 아무말도 하지 않은체 그져 날 지긋이 쳐다보았다. 일주일만에 보는 그의 얼굴은 전과는 아무런 차이가 없어보일지 몰라도 내 눈에는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그렇게까지 티가나는건 아니였지만 유난히 눈에들어오는 야윈 뺨과 매정하고 무덤덤하며 냉정한 샤덴이였지만 살아있는 사람이라는걸 증명해주는 붉은빛뺨은 생기를 잃은 시체마냥 창백했다. 나 말고도 챙겨줄 가솔들은 많을텐데, 샤덴은 왜저렇게 내마음이 아플정도로 말라버렸을까. 휘…사루엘이 옆에 있어서 행복한게 아니였나? 이렇게 헛된희망을 품으면서 생각하는것도 잠시, 난 다시 제멋대로 희망을 품어대는 심장을 저주하며 마음을 다졌다. 그가 '휘사루엘'이라는 단어를 놓칠리가 없었다. 과거에 그녀가 자신에게 저주아닌 저주를 퍼붓고서도 여전히 그녀를 기다린 샤덴이였건만, 이제와서 그녀가 자신을 사랑해주겠다며 찾아왔는데 그런 그녀를, 오랫동안 기다리며 그려왔던 그녀를 내칠리가, 샤덴에겐 없었을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하유는 여기서 샤덴을 피해야겠다는 생각만이 들었다. 샤덴도 자신을 여기서 만날꺼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것이다. ' 난 단지 그의 환영이야. 그를 위해선, 그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선- 나보단 휘사루엘이 필요할꺼야. 글로리아, 당신의 말은 아마도 틀린 것 같아요.' 재빨리 도망쳐 펠텐에게 가고싶다는 내마음과는 달리 이 굼뜬 발은 주인의 간절한 심정을 무시한체 천천히 뒷걸음질 하기 시작했다. 내가 한걸음 내딫을때마다 덩달아 샤덴도 한걸음씩 내딫는걸 보고 난 얼굴색이 새파랗게 질리는 걸 느꼈다. 할말이 있는건지, 날 단지 붙잡아 세울려는건지 그의 팔이 뻗어진 순간과 동시에 난 신발을 통해 느껴지는 무언가와 함께 미끄러지며 중심이 기우는 걸 느꼈다. 내가 왔던게 오르막길인지라 뒤로 펼쳐질 내리막길에 난 두눈을 꼭 감으며 조금있을 아픔에 대비해 온몸을 최대한으로 움츠렸다. 그러나 바람이 자신의 앞 머리칼을 살랑거린다 싶더니 이내 내몸에 강하게 부딫치는건 차가운 바닥과 아픔을 전해주는 따가운 돌들이 아닌, 따스한 온기의 탄탄한 몸이였다. 난 한동안 멍해져 아무런 동작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밑에서 나즈막하게 신음소리를 내뱉는 샤덴의 고통스러운 목소리가 귓가에 느껴지자 난 아까전보다 더욱 더 얼굴빛을 창백하게 내 비추며 벌떡 일어났다. "샤,샤덴!" 이왕이면 그 괴이한 들판이, 부드러워보이던 풀들이 조금이라도 내 등뒤까지 펼쳐져 있었으면 그가 다치지 않았을련만, 그는 차가운 공기와 매서운 바람에 단단해지고 매서워진 땅과 돌에 등을 부딫치면서 어딘가 다쳐버린건지 재아무리 무덤덤한 샤덴이지만 입가에서 나즈막하게 신음소리가 세어나왔다. 난 안절부절 거리며 울쌍을 지었다. 어,어떻게 샤덴이- 샤덴이 나때문에…! "…괜찮다." 이런 내가 한심해보일련도 하건만, 샤덴은 날 향해 예전과 똑같은 미소를 나에게 지어주며 말했다. 그리고 그걸 증명이라고 하듯이 벌떡 상의를 접혀 일어나다 땅을 짚은 손쪽의 어께부분이 결리는건지 다른 손쪽으로 잡으며 '끄응' 거렸다. 다행이도 크게 다치지 않은 거 같아보이자 난 앞도 뒤도 생각하지 않은체 무작정 샤덴의 품에 매달렸다. "어,어떻게 그리 무작정 몸을 던지세요! 크게 다치면 어쩔 뻔 했어요!" 말은 투명스럽게 했지만 난 속으로 감사하게 여겼다. 그가 크게 다치질 않았어. 다행이야. 다행이야. 샤덴이 크게 다쳤더라면 난 당신보다 더 크게 아파했겠지. 이런 내마음을 알아차린걸까, 샤덴은 아무말도 하지 않은체 목을 끌어안고 자신의 옷을 촉촉히 아주 조금씩 젖어가고 있게 만드는 날 토닥거려주었다. "보고싶었다." "…샤,샤덴님…" "떠나지마라." "하,하지만 휘사루…" 내가 그녀, 휘사루엘의 이름을 입에서 꺼낼려는 순간, 샤덴은 토닥거리던 손을 멈추고 이내 나보다 더 강한 힘으로 날 끌어안았다. 난 샤덴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볼을 밝히며 어쩔줄 몰라했다. 언제나 사고만치던 날 부축하기위해 껴안아들었던건 있었지만 이렇게 강한힘을 표출하며 날 속박하듯이 껴안는 샤덴은 처음이였다. 난 볼을 밝히며 아무말도 하지 못한체 가만히 있자 귓가에서 샤덴이 키득키득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왠지 날 향해 웃는것만 같아 뾰료퉁해진 난 볼을 부풀리며 몸을 뒤틀어보았으나 샤덴은 여전히 날 놓아줄 생각을 하지 않은체 자신의 품에 가둬놨다. "휘사루엘이 아니다." "……." "더이상 내 머리속에서 그려가는건 휘사루엘이 아니다." "…!샤,샤덴-" "더이상 '님'이란 존칭을 쓰지말아다오." "…샤…덴." 강압적인 그의 발언에 나도모르게 기가 눌려 그가 시키는데로 '님'이라는 존칭을 뺀체 그의 애칭만을 불렀다. '샤…덴' 겨우 존칭하나만 떼었을뿐인데도 불구하고 낯간지러워 몸을 베베꼬았다. 이런 내가 만족스러웠는지 손을 풀어 자신을 볼 수 있게 만들어 예의 그 섹시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 웃음이 날이면 날마다 새로운느낌을 받는 난 볼을 더욱 더 붉히며 헤롱헤롱 거렸다. 샤,샤덴은 역시 마력의 미소야! "가자, 공작가로." 그 특유의 섹시함을 갖춘 웃음을 지은체 그는 내게 손을 내밀었다. 그의 '공작가'란말에 난 펠텐이 내게 내린 특명을 생각해내고 소리치며 일어섰다. "아,아앗! 페,펠텐이 말한 꽃 구해야하는데!" 이 추운날에 꽃을 구해야 한다는말에 샤덴은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이것봐! 샤덴도 납득을 못하잖아! 난 내 머리속에서 악마의 꼬리를 단 펠텐이 비웃는모습이 그려지자 괜히 화가 나 손으로 머리위를 허우적거렸다. 저리가! 가란말이얏! "같이가주겠다." "저,정말요?!" 깜짝놀랜 나의 말에 샤덴은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샤,샤덴 구세주!! 올라올때의 손은 시렵고 차가웠다. 주머니가 있는 옷을 진즉에 하나라도 발명해놓을껄-이라는 나답지않은 발상을해낼정도로. 하지만, 지금은 지나치게 따스했다. 그의 커다란 손 그리고, 장갑이 내 손을 감싸안고있으니깐. 밤늦게까지 돌아다녔음에도 불구하고 그 특이한 꽃을 찾지 못한 나와 샤덴은 실망한 표정으로 공작가를 향해 발걸음을 다시 옮겼다. 공작가에 다다른순간, 철장문옆의 담에서 누군가 기대여있는 검은 그림자가 보였다. 그리고 그 검은그림자는 우리가 점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더욱 더 뚜렷해져 보였다. "페,펠텐?!" "하아암, 왜이렇게 늦은게냐! 기다리다 다리저려서 죽는줄 알았지 않느냐!" "에,에엥?!" 방귀낀 놈이 성낸다더니, 펠텐이 딱 그꼴이였다. 자신이 꽃을 찾아라해서 열심히 샤덴과 찾았건만, 꽃의 꽃자도 보이질 않았다. 아니, 그 비정상적인 들판에서 보긴 보았다만, 그 꽃처럼 화려한 한송이가 아닌, 수수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이름모를 풀꽃뿐이였다. 난 화가나 버럭버럭 외쳤다. "페,펠텐이 찾으라했던 꽃! 찾느라 이리 늦게왔잖아요!" "아, 그거? 그래, 찾았누?" "찾기는요! 다리만잔뜩아파하다 왔잖아요! 꽃이 어디서 핀다고 그래요?!" 내 진심어린 호소가 담긴 발악에 펠텐은 아이같은 웃음을 뱉어내며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리고 그의 손 위로 무언가의 형상이 생기자 난 깜짝 놀래 외쳤다. "페,펠텐 그 꽃…!" 내가 경악어린 표정으로 어버버, 거리자 펠텐은 다시 그 꽃을 없에버리곤 실실 웃기시작했다. 이,이거 설마… "내가 만들어낸 꽃이 피어있을리가 있겠느냐?" ================================ # 37편 # 소제목 : Apocrypha. 향수 (1) ================================ "휘사루엘." 내가 그녀를 나즈막하게 부르자 그녀는 웃으면서 날 바라보았다. 빨간머리의 앳되어 보이는 얼굴. 어린아이의 볼살이 빠지지 않아 통통하면서도 생기있어보이는 붉은 뺨. 검을 손에 쥔 그녀는 바람에 나붓끼는 머리카락을 신경쓰지 않은체 해맑게 웃으면서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뭐해?가자, 샤덴." 그녀의 싱그러움에 반해버리기라도 한걸까, 홀린듯이 멍하니 쳐다보던 난 그녀의 검을 많이 휘둘러 거칠어져버린 굳은살이 박힌 손을 살며시 잡았다. 그 순간, 그녀의 눈낮이가 점점 낮아지더니 이내 위로 올려다 봐야할정도로 커버렸다. 그녀의 손을 잡은 손 대신 남아있는 한손을 시야에 올려보였다. 작고 오동통한 손. 굳은살이라고는 겨우겨우 자리만 잡은 그런 손. 주위에서 어린모습의 하이데와 글로리아가 손을 뻗으며 이리오라고 외쳤다. 그 모습에 샤덴은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 "응, 누나." 휘사루엘은 평소에 자신의 친부가 가까이 하며 꽤 오래전부터 호감관계를 유지하던 카니스 후작의 영애였다. 하지만 휘사루엘은 여느공녀와는 달라서 방안에 가만히 앉아 책읽기를 싫어하고 자수놓기라면 징그러워하던 그녀였다. 언제나 그 새빨간 머리를 휘날리며 바람맞기를 좋아했으며 남자아이들처럼 바지를 입고 활동하기를 좋아했다. 샤덴은 그런 휘사루엘이 좋았다. 여느 공녀들보다는 달리 꾸미지도 않은 순수함의 하얀색 그자체의 모습이 어느 누구보다도 아름다워보였다. 이미 영애라면 사교계에 데뷔해야했을 나이가 너무나 많이 지나버린 15살 이였지만 이미 그녀를 마음에 품어버린 샤덴으로써는 다행이였다. 아마, 그녀가 사교계에 데뷔했더라면 많은 뭇사내들의 마음속에 박히리라. 샤덴은 그런끔찍한 생각에 고개를 흔들었다. 하루빨리 컸으면 싶었다. 10살이라는 그녀와 5살차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녀가 바보같은 사내의 손에 낚아채져가기 전에 자신의 손아귀에 가져가고 싶었다. 그런 바보같지도 않은 생각을 하며 휘사루엘을 쳐다보자 휘사루엘은 장난스럽게 웃더니 그 도톰하고도 붉은 입술을 열어 말했다. "뭐야, 또 나랑 붙고싶은거야 꼬맹이?" "……꼬맹이아냐." 그가 투명스럽게 내뱉자 휘사루엘은 하하하 하며 여자애답지 않은 웃음을 크게 내뱉더니 머리에 손을 올려 쓰다듬었다. 그에 또 화가난 샤덴은 손을 들어올려 머리를 쓰다듬던 그녀의 손을 칠려다가도 가만히 두었다. 그녀의 손길이 너무 따스했던걸까, 왠지 싫지 않은 감정에 가만히 있었다. 그게 마음에든걸까, 휘사루엘은 더욱더 눈꼬리가 휘어지도록 웃더니 손으로 머리쓰다듬기를 멈추고 등을 두번 툭툭 치더니 힘차게 말했다. "한판 붙어보자고! 샤덴!" 그 목소리가 멀리멀리 바람을 타고 퍼져 마음까지 스며들었다. 언제나 활기찬 그녀는 나에게 자극제가되어줬다. 멀리서 그늘에 앉아 웃으면서 우릴 쳐다보는 글로리아와 땀을 닦으면서 쉬고있는 하이데가 빨리시작하라고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 행동에 맞춰 난 허리춤에 차고있던 검집에서 검을 빼들며 달려가며 외쳤다. "잘부탁해, 누나!" "하,하아… 그만! 샤덴, 지치지도않아?" 하늘이 맑고도 눈이 시리도록 푸른 어느날 휘사루엘은 항복을 외치며 부드러워 보이는 잔디에 주저앉아버렸다. 아무리 검을 잘 휘두르는 그녀라지만 여자는 여자다. 어쩔 수 없이 남자와 확연히 체력차이를 보이는 휘사루엘을 보며 샤덴은 미소를 지으며 상의 자락을 잡아 펄럭거리며 더워하는 그녀의 옆자리에 같이 주저앉았다. 그 귀여운 아이들의 갈증을 조금이라도 해소시키고 싶었을까, 갑자기 불지않던 바람이 소리없이 살짝씩 불기 시작하더니 이내 땀식히기에 알맞은 강도의 바람이 되어 샤덴과 휘사루엘을 어루만지었다. 샤덴은 고개를 틀어 바람을 느끼며 눈을 감고 있는 휘사루엘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마치 고귀한 바람의 정령왕 같은 그녀의 모습에 샤덴은 미소지었다. 부모님께서 몇일째 공작가를 비우신지라 카니스 후작이 들릴일이 없어 못왔던 휘사루엘이였지만 왠일인지 오늘만큼은 그 하얀이와 해맑은 미소를 들어내며 내 눈앞으로 다가왔다. 당황스러워 하는 나를 보며 휘사루엘은 그져 '심심해서'를 내뱉었을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약간 초조해보이는 그녀의 눈빛이 이상했지만 샤덴은 아무런의심없이 그녀를 반갑게 맞이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은체 그녀와 검을 맞대는걸 즐기면서 대련해왔다. 샤덴은 그녀의 얼굴에서 시선을 거두다 잔디사이로 피어있는 이름모를 들꽃을 꺾어 그녀에게 건냈다. 놀래 동그래진 눈동자를 애써 피하며 샤덴은 고개를 돌렸다. 귀까지 빨갛게 익어버린 모습에 휘사루엘은 왠일인지 웃기는 커녕 점점 얼굴빛이 굳어져만 갔다. 아까전부터 왠지모를 초조함이 그녀의 얼굴을 드리웠다. 하루종일 웃음이 가득하던 얼굴에 수심으로 뒤덮혀 그녀가 아닌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자꾸 손톱을 물어뜯다 결국 결심을 했는지 비장한 얼굴로 입술을 열었다. "…샤,샤덴! 있지…" "휘사루엘!" 하지만 그녀가 오랫동안 생각한 비장함은 어디선가 외쳐지는 큰 고함소리에 묻혀져 버렸다. 휘사루엘은 그 목소리에 놀란듯이 고개를 돌렸고 그와 함께 공포스러운 표정으로 물들어갔다. "아,아버지…?" 카니스 후작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체 무작정 그녀의 손을 잡더니 끌고가기 시작했다. 샤덴이 놀라 벌떡일어났지만 항상 샤덴에게 친절하던 카니스 후작은 왠일인지 그에게 쌀쌀한 반응만을 보인체 우악스럽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샤,샤덴!" 휘사루엘이 안타까운듯 손을 펼쳐보였지만 펼친손에서 검과 샤덴이 그녀에게 준 꽃만이 떨어질뿐, 샤덴의 손까지 잡질 못했다.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낀 샤덴이 휘사루엘의 손을 잡기위해 달려갈려했지만 그도 자신을 부르는 시종의 목소리에 안타깝게 휘사루엘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려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달려와서 자신을 고하는 시종의 말에 샤덴은 휘사루엘, 아니 카니스 후작을 보기위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언제 그렇게 빨리 달아나버렸는지 그자리엔 그 두사람 대신 휘사루엘이 쓰던 검과 들꽃만이 남겨져 있을 뿐이였다. "주,주인님께서 그만… 사고를 당하셨습니다!" "……샤덴?" 샤덴은 자신의 어께에 매달리는 따스한 온기에 멍하니 다른곳만은 계속 바라보던 눈동자에 초점이 돌아왔다. 움찔하는 샤덴의 반응이 재미있었는지 휘사루엘은 웃으면서 그의 이름을 나즈막하게 불렀다. "샤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휘사루엘의 목소리가 굉장히 어색해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체 가만히 의자에 앉아있었다. 몇일째 자신이 곁에있어주며 웃어주고 옛이야기를 꺼냈지만 전과는 달리 너무나도 자신에게 냉담해진 샤덴의 행동에 휘사루엘은 불안함을 느끼며 그에게 자신의 몸을 더욱 더 밀착시켰다. 하지만 샤덴의 냉기담긴 제지에 경악어린 표정으로 망연자실하게 그를 쳐다보았다. 샤덴은 샤덴나름대로 복잡했다. 이때까지 그리워하고 그려왔던 그녀, 휘사루엘이 와서 기뻐해야했건만, 그녀가 몸을 부딪쳐오고, 어렸을때의 따스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자신의 손을 마주잡아도 예전과 같이 가슴속 깊은곳에서 느끼던 뻐근함이 느껴지질 않았다. 지금행동도 그렇다. 살갑게 자신을 대하는 휘사루엘의 행동에 자신도 기뻐해야 했건만, 오히려 냉담하게 뿌리치고 제지했다. 이상했다. 지금의 자신이, 행동이, 몸짓이, 생각이 자신의 것 같지가 않았다. 자꾸만 다른사람이 생각났다. 들판에 피어있던 수수한꽃과 같은 아름다움을 풍기는 귀여운 그녀가 생각났다. 그녈 생각할때마다 몸에 전율이 흘렀다. 이상해진 샤덴은 가슴께에 손을 가져다대며 중얼거렸다. "…도대체 이 느낌은 뭐지?" ================================ # 38편 # 소제목 : Apocrypha. 향수 (2) ================================ "하유!" 내가 큰소리로 그녀를 불렀건만, 처음으로 그녀는 내 목소리가 들렸음이 틀림없음에도 불구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체 뛰어가기 시작했다. 이런일은 처음인지라 당황스러운마음에 어찌하지도 못하고 멍하니 쳐다보다 그녀가 점점멀어지는게, 가슴이 욱씬거려 일단 잡고보기 위해 발을 움직였다. "…가지마, 샤덴." 하지만 휘사루엘의 안타까운 목소리와 그녀앞에서 돌려버린 등에 닿는 온기에 나도 모르게 움찔거리며 하유를 잡을려던 발을 그자리에서 멈추고 말았다. 그게 만족스러웠던걸까, 휘사루엘은 더욱 더 내 등을 파고들며 꼬옥 끌어안았다. 점점 멀어지는 하유의 뒷모습이 안타까워 손을 뻗었지만 어느세 저만치 가버린 그녀는 이미 내 손아귀에 채워지지도, 잡혀지지도 않았다. 뒤에서 끌어안은 휘사루엘에게서 전에 나던 바람향이 아닌, 화장품향이 역하게 코를 찔러대었다. 사고뭉치 하녀덕분에 여자의 접촉은 이제 꽤나 적응되었다고 생각했건만, 왠일인지 하유보다 오히려 더 휘사루엘이 낯설게 느껴지면서 몸이 딱딱하게 굳어가기 시작했다. 이 어색함을 감당할 수 없어 껴안은 그녀의 팔을 풀어내자 당황스러운듯한 휘사루엘의 표정이 역력하게 들어났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한 행동이 너무 극적이라고 생각했는지 다시 빙그레 웃으면서 내게 말을 걸었다. "샤덴, 아직 안은 그대로겠지? 보고싶어." 그말과 함께 내 팔을 끌고가기 시작하는 휘사루엘. 난 말없이 끌려가면서도 자꾸만 뒤를 돌아보았다. 그 말썽쟁이 하녀는 여기 길도 잘 몰라 길을 잃어버릴께 분명했다. 가서 찾아줘야하는데- 그녀가 올 곳은 여기밖에 없는데. 아마, 돌아올때는 눈물콧물 다 쏟으며 올지도 모른다. '잘못했어요 샤덴님! 다신 제멋대로 나가지 않겠어요!'라고 말한게 아직도 귓가에 쟁쟁히 선명하게 살아남아있었다. 그렇게 때문에 난 미소지었다. 그녀가 돌아왔을때 그때 이 어색한 사이를 말하면 되니깐. - "샤덴! 결투신청이야!" 엄청나게 노한 음성이 귓가를 날카로운 송곳이 찌르듯이 날아와 박혀들어갔다. 아직도 상황파악이 되지 않는 난 주위를 둘러보았다. 말없이 머리가 산발이 되어버린 휘사루엘. 씩씩거리며 쓰고 있던 한쪽장갑은 벗어들어 내게 던져버린 글로리아. 이런 우리들의 상황이 당황스러워 그답지 않게 쩔쩔매는 하이데. 내가 그져 장갑을 주워든체 아무런 감정없이 그녈 지긋이 바라보자 그게 더욱 그녀의 다혈질인 성격을 부추겼는지 방방뛰며 외쳤다. "어,어떻게 저딴여자를 집안에 들이기위해 하유를 내칠수가있어!" 내치다-라. 맞는말은 아니였지만 틀린말도 아니였다. 그져 달려나가는 그녀를 멍하니 쳐다본 내 잘못도 있기에 글로리아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사고뭉치 하녀께서는 어제의 내 예상을 철저하게 깨버리고는 이 공작가로 돌아오질 않았다. 휘사루엘을 손님방에 안내하고나서도 내내 창문가를 통해 정문만을 노려보았으나 결국 그녀는 돌아오질 않았다. 혹시나 길을 잃어서 늦은건가 싶어 새벽내내 창문만을 바라보았으나 그녀는 돌아오질 않았다. 결국 새벽해가 잠을 자지못해 피곤한 눈을 찌르면서 눈부시게 빛나게 돌아올때까지 사고뭉치 하녀의 그림자초자 보질 못했다. 그렇게 때문에 난- "내치지 않았다." 그래, 난 내치지 않았다. 자기 스스로 나간 것 뿐. "스스로 나간거다." 찾지않는다. 그녀 스스로 나간거다. 그게 그녀의 결정이라면 난 찾지 않을것이다. 글로리아가 한껏 더 울컥거려 깽판을 쳐도, 그 모습에 하이데가 기겁하며 글로리아를 달래고 달래서 데려가도, 휘사루엘이 이상해하며 내 옆에 다가올때까지 속으로 다짐했다. 찾지않는다. - "-샤덴, 내가 온지도 벌써 5일째야." 감미로운 목소리가 귓가에 들린다 싶더니 망상에 빠져있는 내게 다가와 자신의 팔을 내 목에 둘러 얼굴을 파묻었다. 아, 어느세 그렇게 되어버렸나. 난 푸석푸석한 내 뺨을 어루만지는 휘사루엘의 손길도 느끼지 못한체 그져 아까 다 못한 업무를 응시했다. 자꾸만 들어오지 않는 글자덕분에 남의 업무를 들고오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의 업무가 밀렸음에도 불구하고 양피지에 적혀져있는 글자는 날 우롱하기라도 하듯이 자꾸만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벌써 자신의 반응에 시큰둥해진지 5일째. 휘사루엘도 지친듯이 한숨을 내쉬며 팔을 풀어냈다. 그러자 아까전보다는 훨씬 수월해진 자세에 그런대로 만족하며 처리하고 있었다. 똑똑 노크소리가 들리자 난 잽싸게 양피지에 눈을 떼며 문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하지만 들어오는게 '그녀'가 아닌 하녀장이란걸 알고 심하게 두근거리던 심장이 내가 양피지에서 눈을 떼 문에 고정시킨 속도만큼 차갑게 식어가기 시작했다. 무엇때문에 이리 기대를 했던걸까. 그 차가워져버린 심장의 온도만큼 차갑게 식어버린 눈은 하녀장을 주늑들게 만들었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하녀장은 더듬더듬거리며 입을 열기시작했다. "…저, 주인님. 하-하유의 자리가 비워진것도 꽤나 오래되었으니 이제 그 자리를 매꾸는게 어떠실런…" "안된다!" 순간 나도모르게 격하게 나온 대답에 하녀장도, 휘사루엘도 놀라 날 쳐다보았다. -어째서? 나도 모르게 나온 저 격한 대답은 내껏이 아니였다. -그럼 무엇때문에? 무엇?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봐도 답이 나오질 않았다. 무엇때문이지? 그녈 찾지않는건 이미 4일전에 확정지은것이였다. 하지만, 그녀의 흔적마져 없앤다는말에 이리 감정이 격해지지 않았는가. -왜? …어째서 ? "…샤,샤덴?" 당황스러워하는 휘사루엘의 목소리가 신경질적으로 변해있는 내 귀를 긁어대자 난 인상을 쓰며 돌려보다 놀랬다. "…펠텐?" "여어, 샤덴님." "…공작가에선 마법을 사용하지 말라고 했을텐데." 내 꾸중어린 말에도 아랑곳 하지 않던 펠텐은 장난많은얼굴로 씽긋, 웃어보이더니 짐짓 미안하다는듯이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죄송하게 됬습니다. 하지만 급히 할말이 있어서 말이지요." ================================ # 39편 # 소제목 : Apocrypha. 향수 (3) ================================ 탁 하녀장을 마지막으로 펠텐과 나를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나가자 어느순간부터 어색해져버린 고요함과 조용함이 몸을 훑고 지나갔다. 아무런 내색을 하진 않았지만 가많이 앉아있을수가 없어 일어나 펠텐을 쳐다보는 대신 창문틀에 손을 올려놓은체 그의 시선을 회피했다. 여전히 그랬듯이 무엇이든 다 꾀뚫어볼꺼같은 저 맑은 눈동자가 거슬렸다. 남의 앞에서만 어린아이인척, 내게 충실한척 행동을 하는 그였지만 오로지 혼자서 내 앞에서 서 있게 될땐 인격이 달라지게된다. 마치, 그 눈빛은 30년전 무엇때문인지 이상한말에 홀려버려 약을 만들어 먹기전의 눈빛으로 되살아난 것 처럼 말이다. 그리고지금- "…무슨 일이지?" 바로 그 눈빛이다. "…아시지 않습니까." 펠텐의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조용하게 흘러가던 방분위기를 단번에 깨뜨렸다. 난 그의 말에 눈썹을 치켜올렸지만 이내 내색하지 않은체 그에게 반문했다. "무얼말인가." "정말 몰라서 묻는겁니까?" 그가 새치름하게 눈꼬리를 올리며 내게 웃어보였다. 난 그의말에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아마 인정하고 싶지 않았으리라. 내감정을- 내 변해버린 마음을. 내가 갈피를 잡지못하고 어느세 창문가에서 시선을 땐체 펠텐만을 바라보고 있는 날 바로잡아 올바른 길을 가르쳐주는 표지판이 될려는 것인지, 아님 달콤한 속삭임을 외치며 잘못된 길로 빠져들게만들어버리는 악마의 속삭임이 될려는 것인지 펠텐은 어린아이의 순수한 웃음을 내뱉으며 말했다. "이제 잡으셔야죠." "……." 그의 웃음기짙은 말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약간의 자신이 생각했던 반응과 달라져버린걸까, 펠텐의 표정이 뚱해지더니 다시끔 입을 열었다. "하유, 제가 데리고있습니다." "…!!" 펠텐의 말에 나도모르게 동공을 크게 뜨며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두손으로 다 잡혀버릴듯한 펠텐의 외소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그를 세게 쥐며 다그쳤다. "거기가 어디인가! 당장말해!" "…그전에 좀 놓아주시지 않겠습니까?" 흥분해버려 그를 흔들면서 다그치는 날 달래는건 여전히 웃음기와 장난기가 가득한 펠텐의 아이목소리, 약간 높은 소프라노였다. 그제서야 동공이 원상태로 돌아오며 그를 놓아주고는 신음소리를 흘렸다. 지나치게 흥분해버렸다. 그제서야 너무 흥분한걸 탓했지만 이미 그는 날 보며 실실 웃는중이였다. -전에도 이런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난 골치아프다는 듯 머리를 앞으로 숙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10년간 우려먹겠군. "찾고싶으신가요?" 펠텐이 장난끼어린 목소리로 내게 다가왔다. 그의 미소에 나도 처연하게 웃었다. 그래, 항상 그에게는 당해낼 수 없을 것 같다. 그 모든것을 알고있다는듯한 투명한 눈동자는 언제나 날 오싹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군. 그의 '찾고싶으신가요?'에 숨겨진 말. 난 그 숨겨진 말에 한번 움직여보기로 했다. "그래." 더이상 감정따위 숨겨서 얻는것 따위 없다면- 한번쯤은 들어내보이는 것도 괜찮겠군. - "…이, 이모든건 펠텐이 다 꾸민일이였어?" 내가 경악어린 목소리로 외치자 펠텐은 씨익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브이하며 앙증맞게 펼쳐보였다. 하지만 그 귀여운 외모에도 불구하고 난 점점 화가나기 시작했다. 이,이익! 펠텐 그래놓고선 날 일주일동안 애 태우게 만들고!! 거기다가 샤,샤덴까지?! "너,너! 사람이 이러면안되는거야아아아아!" "내가 뭘?" 펠텐이 전혀 모르겠다는듯 그 동그란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며 내게 다시 반문하자 난 기어코 화가 폭팔하는걸 느꼈다. "나중에 복수하겠어!" "…훗, 복수는 일단 뒤로 미루고 은혜나 갚는게 어때?" "…에,엥?" - 내가 샤덴에게 내가 꾸며낸 장대한 계획(그래봤자 그곳에서 서있기만 하면 되는거였지만)을 설명하고 난뒤 방문을 열자 누군가가 후다닥 하며 도망가는 소리가 들렸다. …역시. 난 예상된 그 소리에 빙그래 웃으며 입을 벌렸다. "멈춰, 휘사루엘." 그 소리가 작게 울려퍼졌음에도 불구하고 뛰어가던 뒷모습은 이내 경직되며 그자리에 멈춰섰다. 불쌍한 아이. 난 네가 어떻게 왔는지 잘 알아. 하지만, 더이상 안되는건 안되는거다.난 꽤나 많이 뛰어간 그녀 덕분에 벌어진 거리를 차츰차츰 걸으면서 매꿔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거리를 다 매꾸자 난 입술을 벌려 말했다. "들었겠지?" "……." "가서 전해, 휘사루엘. 실패라고." 내가 단호하게 말하자 휘사루엘은 꽤 오래전부터 눈물을 흘리고 있었는지 그 화장기어린 얼굴에 눈물이 타고흘러 화장이 번져 추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내게 무릎을 꿇더니 메달리기 시작했다. "안되요, 우리 아버지는 그리 관대하지 않아요! 그러니깐 펠텐, 당신도 알잖아요? 제발…" 그녀가 결국 오열하며 바닥에 쓰러지듯 무너져도 난 무덤덤하게 쳐다만봤다. 휘사루엘, 너의 긍정적이던 마음에 횡폐해져버렸구나. 결국- 그사람곁에 있더니 그 수수하던 들꽃이 짖밟혀졌구나. 난 울고있는 휘사루엘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미안하다. 내가 너한테 해줄 수 있는건 이것밖에 없어. "괜찮을꺼야, 샤덴은 그리 만만치 않은 상대니깐." 그러니깐- 너도 포기하려구나. - "페-엘테엔! 도대체 뭘?" 내가 궁금증을 참지못하고 그의 팔을 붙잡으며 졸라대자 그는 빙그레 미소짓더니 내게 얼굴을 가까이 해서는 크게 말했다. "아무것도 아냐!" 그와 입술이 닿을랑말랑한 얼굴거리에도 불구하고 난 열심히 투덜거리기만 했다. 뭐,뭐야 도대체 무슨 은혜를 갚으라는 거지? 내가 그 자세를 유지한체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을때, 억센팔이 내 허리를 휘감더니 잡아 댕겨가기 시작했다. 내가 깜짝놀라 뒤돌아 본 순간, 난 미소지으면서도 깜짝 놀랬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샤덴!" "…남자한테 너무 가까이 가지마라." 귀를 귀울여야만 들리는 그의 말에 난 고개를 갸웃거렸다. 남자한테 가까이 가지말라니?? 남자가 여기 샤덴말고 누가있다고? 난 고개를 돌리다 눈에 띄는 사람한명을 발견하고 입가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설마… "샤덴,질투하는거예요?" "아니다." "에이, 맞네요! 후후후 기분좋아라~" "…아니라니깐." 난 낮게 투덜거리는 그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목에 팔을 두른체 그의 품에 얼굴을 내맡겼다. 역시- 샤덴의 곁이 제일좋아! - 바람이 나붙끼는 아무도 살고있지않는 한적한 장소에 여자한명이 홀로 서있었다. 그녀는 여기에서 옷을 갈아입은건지 옆에 드레스를 아무렇게나 벗어놓은체 바람결에 옷이 날라가도록 내버려두기만 했다. "역시- 이런건 귀찮아." 휘사루엘은 웃으면서 투덜거리다가도 고개를 푹 숙였다. 애초에 나한텐 맞질 않았다. 화장이라던지 장신구. 그리고 행복하게 사랑하는 그이옆에서 생활한다는건 애초에 내게 맞지 않는 단어였으며 꿈이였다. "바보." 그녀는 낮게 중얼거리며 마지막으로 손에 쥐고있던 귀걸이를 멀리 던져버렸다. 그 귀걸이에 달려있던 보석이 빛을내며 사라져가자 휘사루엘은 걸어가기시작했다. "…조심해, 샤덴." ================================ # 40편 # 소제목 : step10. 공작가의 유령소동 (1) ================================ 오랜만에 겨울이라고 치기엔 따스한 햇살이 찬바람을 튼튼하게 막아주는 창문을 간단히 비집고 들어와 나와 샤덴이 있는 곳을 따스하게 비쳐주었다. 참으로 오래간만에 나는 단둘만의 시간인지라 난 볼을 발그레 밝히며 그를 힐끔쳐다보았지만 여전히 무관심한 그의 반응에 난 한숨을 푹 내쉬며 찻잔을 만지작 거렸다.치,칫! 오래간만에 단둘의 시간인데. 이게뭐야아아아아! 난 금방이라도 콧김을 내뿜으며 샤덴에게 버럭버럭 달려들고싶었지만 차마 몸소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고 입술을 있는대로 내민체 투덜거렸다. 업무를 하고있는 샤덴을 간신히 조르고 졸라 서재에서 떼어놓긴 했지만 이게 왠일, 쇼파에 앉아서 그는 책을 보는 것이였다. 그리고 지금현재 난 나혼자 하녀가 준비한 찻주전자와 찻잔을 만지작 거려야만 했을 뿐, 샤덴과의 접촉이라던지 스킨쉽등은 꿈도 꾸지 못했다. 처음, 내가 공작가로 돌아와서 제일 크게 달라진건, 그의 행동이였다. 나를 대하던 행동들이 눈에띄게 달라진것. 예를들어 틱틱거리던 행동과 무관심과 냉철함으로 꽁꽁 싸였던 샤덴이 자주 말도 걸어준다던지(샤덴의 기준으로써 자주인거지, 보통연인들에 비하면 아주아주아주 모자랐다!)조금 더 스킨쉽을 많이하고 더이상 무리한 일 하지말라며 내가 맡던 하녀일을 다른사람에게 맡겨버리는둥, 날 깜짝깜짝 놀라게 했다. 하.지.만! 다잡은 물고기에게 밥안주다던 말이 맞는지 곧 샤덴의 변화가 사그러들기 시작하면서 다시 이렇게 무관심으로 대하는것이였다. 난 더이상 심심함을 못참고 과감하게 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여전히 한손으론 책을들고 한손으로는 책장을 넘기며 오로지 책만을 향해 눈길이 가있는 샤덴. 난 씨익,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 하나를 살짝 올렸다. 그리곤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여 찬찬히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샤.덴.바.보' 차마 크게 손을 휘젓지는 못한 체 소심하게나마 조금조금씩 움직여 글쓰기를 마치자마자 난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숨죽여 웃기 시작했다. 이, 이거 재미있는데? 전혀 반응이 없는 그를 어리석다 생각하며 좀더 과감하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난 입술을 쭈욱 내민체 속으로 숫자를 세었다. 후후후, 이번에도 못알아차리겠지? 여전히 키득거리는걸 잊지않고 소리없이 웃으면서 손을 양 볼가로 올렸다. '하나,두울,세에-ㅅ!' "뭐하는건지." "읍!" 셋하고 숫자를 새고 난 뒤 혀를 내밈과 동시에 샤덴은 고개를 양볼을 찌를려는 내 손을 낚아채 말했다. 으아 내가 바보였지!! 그걸 샤덴이 눈치 못챌리가 없는데! 경악과 혼란으로 내 자신을 비하하며 속으로 바보바보바보!를 외쳤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지금 내눈앞엔- 사악하게 미소짓는 샤덴만이 보일뿐이다! 경악한표정으로 그래도 굳어있는 내가 맘에들었는지 샤덴의 미소가 한층 더 깊어지더니 짖궂게도 내게 물어댔다. "호오, 그 혀는 뭐할려고 빼물은거지?" "…그,그게…" 나는 애써 변명을 하기위해 입을 열다가 침과 스쳐지나가는 혀에 느껴지는 알싸한 고통에 눈썹을 찡그리며 입술을 닫았다. 아까 샤덴이 갑자기 돌아본것때문에 나도모르게 깜짝 놀라 혀를 깨물어버린거같아! 뒤늦게 깨달은 고통에 난 눈물이 핑 도는 걸 느꼈다. 또,또울면 샤덴이 울보라고 놀릴텐데! 난 눈물을 흘리지 않기위해 입술을 꼬옥 깨물었다. 그리고 그순간, 샤덴의 팔이 내 허리를 감싸며 자신의 얼굴과 내 얼굴의 거리가 얼마 안되게 만들었다. 난 깜짝놀라 동그랗게 뜬 눈을 연신 깜빡이며 그를 쳐다보았다. 샤덴은 미소를 지으며 더욱 더 얼굴을 가까이 했다. 그와의 입술의 거리가 체 1cm도 남지않았을 즈음, 샤덴은 빙그레 미소지으며 그 유혹적인 입술을 살짝 벌렸다. "그래, 놀린소감은?" 그 말에 난 또 벌컥해서 샤덴에게 따지기 위해 입술을 열어 혀를 놀릴려 했지만 여전한 알싸한 고통에 다시 입술을 꾸욱 다물며 대신 얄밉다는듯이 노려보았다. 이런 내 행동에도 불구하고 샤덴은 천천히 내게 가까이 오기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다친곳을 봐주지." 라는 말과 함께 자신의 입술을 내 입술에 겹쳤다. 난 깜짝놀라 몸서리쳤으나 내 입속에서 샤덴의 혀가 날 달콤하게 말아올리는걸 느끼고 두눈을 살포시 감았다. 그렇게 샤덴의 화려한 기술(!)에 정신을 못차릴때 하느님이 날 질투하신걸까, 겨우겨우 연인다운 행동을 하는 나와 샤덴을 방해할 사람이 등장해버렸다. "야아! 샤덴 좋은날씨이…" 그.것.도 내가 샤덴의 무릎에 앉아 그의 옷자락을 떨리는 손을 감추기위해 잡고 있을때 들이닥친 하이데는 무슨좋을일이 있는지 방긋방긋 웃으면서 들어오다가도 장면을 목격, 그대로 멈춰버렸다. 그와함께 나와 샤덴도 입술을 땔 생각조차 못한체 감았던 두눈을 크게 뜨며 하이데를 바라보았다. "…와아, 미안! 좋은 순간을 방해해버렸구나?" 하이데의 능청스러운 말에 난 아까전부터 억눌러놓은 화가 폭팔하는걸 느꼈다. 하,하이데이자시이이익!! 내 생애 쓸모없는 인간아아아아! "뭐하러온거야아아아앗!!!" 결국 샤덴의 입술을 아쉽게 때어내며 내가 내지른 소리가 공작가를 크게 울렸다. "난 차한잔 하러 온거뿐이라구." 하이데의 뿔퉁한 목소리가 내가 원망스럽다는듯이 투덜거렸지만 난 눈썹을 치켜올릴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체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에 하이데가 난처하다는듯이 미소를 지었지만 흥! 그 미소에 내가 언제 넘어간적이 있던가! 난 더욱더 냉담한 반응을 주기위해 "흥!" 이라고 콧바람을 내기까지 했다. 결국 날 달래기를 포기한듯한 하이데는 이번엔 시선을 돌려 샤덴에게 맞춘 뒤 장난스럽게 눈빛을 발하며 그 몬난입을 열어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될줄은 알았지만 쿡쿡, 이리 대낮부터 그런짓을 할줄은 몰랐는데? 역시 샤덴 자네도 남자인건가?" "……." 하이데의 말에 샤덴은 책읽던걸 멈추고 한심하다는 듯이 하이데를 쳐다보았다. 그 무언의 압박이 하이데의 장난끼마져 눌러버린걸까, 하이데는 '칫…'하고 낮게 중얼거리더니 내가 따라준 차를 입에 댔다. 하지만, 그 묘한 눈빛의 반짝임은 멈추지 않은체말이다. "아참, 그거알아 하유?" 샤덴이 업무를 해야한다며 나와 하이데를 내보내버려 내가 하이데를 정문까지 바래다주기위해 그와 단둘이 걸어가자 하이데는 내게 대뜸 물어댔다. "…에, 뭐요?" 내가 모르겠다는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하이데에게 되묻자 하이데는 입가에 미소를 뛰우며 내귀에 대고 소근거리기 시작했다. "그게말이야-…" ================================ # 41편 # 소제목 : step10. 공작가의 유령소동 (2) ================================ 덜컹덜컹 매서운 겨울바람에 창문이 흔들리자 난 더 오싹해지는 걸 느끼며 급기야 두터운 이불을 둘러썼다. 밤이 깊어져가면 깊어갈수록 잠이 오기는 커녕 점점 더 똘망똘망해져가는 눈이 원망스러웠다. 하필이면 샤덴이 날 하녀들이 자는곳에 더이상 있게 못하게 해놓고 수많은 손님방중 하나에 머물게 한덕에 아무도 없는지라 공포스러움은 더해져만 갔다. "하이데 바보오오오오!" 난 억울하다는 듯이 하이데를 외치며 눈물을 글썽거렸으나 다시끔 바람에 의해 덜컹거리는 창문소리에 몸을 오들오들 떨어야만 했다. 씨,씨이 하이데같은 녀석의 말을 듣는게 아니였는데에에에! 속으로 가슴을 쾅쾅치며 후회하나 이미 늦은일, 엎질러진 물이요, 듣고 난 뒤였다. 더욱더 머리속에 새겨져가는 하이데의 속삭임이 원망스럽고 괴로웠다. - "그게말이야-…" 하이데는 잠시 내게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뜸을 들이다 내가 재촉하듯이 발을 동동구르자 이내 미소를 한껏 더 머금고는 다시 귓가에 손을 대고는 소근소근하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옛날옛적에 샤덴의 선조가 이곳에 영지를 받아 정착하기 전에 살았던 후작이 있었거든? 그 후작은 성질이 아주 포악하고 드러워서 영지사람들을 무서움에 사로잡히게 만들었데. 안그래도 경제가 좋지않았던 그곳사람들은 흉년까지 겹쳐버리자 여전히 자신들을 독하게 부리면서도 먹을꺼하나안주는, 자신만 배부르게 채우는 후작이 증오심이 불타올라 결국 반란을 일으켰지. 그 후작도 이때까지 물려받기만 한거라 실력이 제대로이질 않았데. 결국 이리저리 도망치다 성에서 잔인하게 죽었다지 뭐야." 하이데가 말을하고 잠시 말을 하지않자 난 고개를 갸웃거렸다. 으응? 갑자기 왠 옛날이야기래? 그나저나 그사람 참 뻔한 이야기의 악덕주인공일세. 결국 결말은 못된짓을 하면 벌을 받다- 잖아? 난 뻔한이야기에 시큰둥한 표정을 내비추면서 하이데를 응시했다. 하지만 숨을 고르게 쉬고 난 하이데의 뒷말부터는 더이상 그런 표정을 지을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 후작이 몰래 숨겨놓은 보물이있거든? 후작을 죽이뒤 사람들이 그 보물을 찾을려고 온 성을 돌아다녔지만 찾을수가 없었데. 그래서 하는수 없이 사람들은 그보물만은 찾지 않았거든? 그런데말이야…" "그,그런데 뭘?" "아직 후작이 보물을 지키기 위해 이승을 떠나지않고 떠돈다는 소문이 돌더라구. 것도 최근에 널 위해서 방을 많이 바꿨잖아? 그덕분에 그런지 숨겨진 보물이 들킬껏만 같아 신경이 날카로워 진건지 유령을 봤다는 사람이 늘고있더라구?" "?!" 난 하이데의 말에 깜짝놀라 그의 곁에서 한발자국 떨어져 그를 노려보았다. 어,어째서 나한테 이런말하는거얏! 내가 아무리 무대뽀, 막덤벼드는 강심장을 가졌다고 소녀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얏! 나,나도 여자애라구! "…호오, 무서워하는거야?" 하이데의 신기해하는 목소리가 내 귓가를 파고들자 난 벌컥 약이 올라 몹쓸말을 외쳐버렸다. "절대로 무섭지않아! 흥! 그딴유령따위! 흥!" 그순간, 하이데의 눈이 기묘하게 휘어지더니 상큼하게 미소지으며 입을 떼었다. "그래? 그럼 걱정할필요없고, 겨울이라 해가 빨리떨어지네? 잘자 하유!" "흥! 누가 걱정하랫?! 잘가버려랏!" 난 하이데의 뒷모습이 멀어질때까지 있는힘껏 비꼬아 말해댔고 그걸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하이데는 연신 손을 흔들며 정문밖으로 나갔다. 거대한 문이 내는 소리가 이상하게도 늦게까지 질질끄며 닫혀지자, 그순간 난 오싹해지는걸 느꼈다. "……." 유,유령님. 하이데가 있을때 한말, 그거 거짓말인거 아시죠오오오? - 달칵 조심스럽게 문고리 돌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침대에 누군가 자는게 시야에 들어왔다. 어차피 자고있지 않았던터라 깜깜한밤에 시야확보가 되어있는 상태여서 그리 어렵지 않게 샤덴의 방을 찾아올 수 있었다. 게다가 샤덴이 손님방중 자신의 방과 제일 가까운 방을 골라주었기 때문에 찾기또한 더욱 쉬웠다. 난 곤히 자고있는 샤덴을 내려다 보았다. 코도 골지않고 미동없이 잘만 자는 샤덴이 미워 볼을 부풀린체 손을 올려 때려볼까 싶다가도 이내 한숨을 쉬며 손에 힘을 없엔체 떨구었다. "…샤덴님." 그가 깨지 않길 바랬지만 혹시나 모를 마음에 샤덴을 나즈막하게 불렀지만 깊은 잠에 빠져버렸는지 샤덴은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은체 잘도 잤다. 난 샤덴이 깊은잠에 빠졌다는걸 확인하고난 뒤에서야 질질 끌고왔던 이불과 베게를 바닥에 내려놓고 잘 준비를 청했다. "히익,차가워!" 온돌식이 아닌지라 온기는 따뜻했지만 얼음장같이 차가운 방바닥에 난 몸을 움츠린체 바닥온도에 적응할때까지 낑낑댔다. 흐윽, 따스했던 우리집 방바닥이 그리워! 어렵게 어렵게 그 차가운 방바닥에 몸이 적응해가자 난 자기전 마지막으로 샤덴을 더보고싶은 마음에 다시 몸을 일으켜 샤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흥, 누구남자인지 몰라도 참 잘생겼단 말이야. 언제나 보는 옆모습이였지만 눈을 뜨고있을때와 또다른 느낌의 옆모습에 난 볼을 붉게 밝혔다. 여전히 날렵한 콧날과 턱선은 내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길게 내뻗은 속눈썹에 눈을 빼앗겼고 왠만한 여자들보다 더 새하얗고 티없는 피부는 만지고싶겠끔 만드는 충동을 일게 만들었다. 특히 뺨. 달빛에 비춰 더 하얗게 빛나는 뺨은 과히 금단의 과일, 황금사과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하,한번만." 난 결국 내 욕심을 채우기위해 손을 점점 뻗어 그의 뺨에 손을 가져다대기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뺨과 내손의 거리가 얼마남지 안았을때쯤 그의 눈이 갑작스럽게 떠지더니 볼에 닿을려했던 내손을 낚아채 잡아당겼다. "꺄,꺄악!"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난 푹신한 침대에 몸을 부딫쳤다. 침대라 그런지 그리 아프지는 않았지만 내가 무슨일을 당한건지 정신차릴세가 없었다. 고개를 몇번이나 흔들었을까, 이제서야 들어오는 정신에 눈을 똑바로 뜨고 위를 올려다보자… "유혹하러온건가." 날렵한 입술에 곡선이 그려져있는 샤덴이 보였다. ================================ # 42편 # 소제목 : step10. 공작가의 유령소동 (3) ================================ 난 샤덴의 얼토당토하지도 않는 말에 입을 벌리며 경악했다. 유혹이라니! 감히 샤덴님에게 무슨! 유혹이라면 항상 당신이 흘리고 있는 호르몬자체가 유혹이지 않나요!! 감히 앞에서 큰소리 치지는 못하고 속으로 속사포 랩처럼 말을 빠르게 해댔으나 그게 들을리 만무한 샤덴. 그는 그 유혹적인 미소를 한껏 품으며 몸을 지탱하고있던 한손을 빼내어 내 볼에 흐트러져있는 머리카락을 귓뒤로 넘겨주며 말했다. "아님…" 귓뒤로 머리카락이 사르륵 넘겨가는순간, 내 두눈은 더이상 샤덴을 쳐다보지 못하고 양볼에 피가다 몰려버렸는지 사과보다 더 새빨갛게 물들이며 고개를 돌렸다. "덮치러온건가." 그 한마디와 함께 날 삼켜버릴듯한 강렬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샤덴. 샤덴의 눈동자가 날 뚫어지게 쳐다보는게 부끄러워서, 이렇게 심하게 콩닥대는 내맘을 들켜버릴까봐 고개를 돌리자 샤덴의 작은 실소가 귓가에 미약하게나마 들려왔다. 아무리 이번에 처음이아니라지만(!) 새삼 밑에서 샤덴을 올려다 보는 기분은 색다르다- 아니, 어색하다 해야할까나? 엄청나게 적응이 되질 않는닷! 그렇게 고개를 돌린디도 몇분이나 지났을까, 여전히 아무말도,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샤덴. 뭔가 이상하다 생각되어 두눈을 살폿이 떴지만 역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질 않았다. 두눈에 보이는 샤덴의 셔츠소매자락이, 그 사이로 보이는 샤덴의 팔이 보였건만 아무런 일도 일어 나질 않았다. 흡사 시간이 정지되어버린듯한 느낌에 이상함을 느끼며 고개를 돌아보는 순간이였다. "샤데…" 차마 끝맺지 못한 목소리가 허공에 흩날렸다. 그리고 입술에 느껴지는 느낌에 난 다시 눈꺼풀을 내리기 시작했다. 샤덴의 기습적인 키스. 내가 고개돌림과 동시에 고개를 내려 입맞춤하기 시작한 샤덴은 처음엔 강압적이였지만 이내 그 느낌은 부드럽게 변하며 날 살살 애태우기 시작했다. 이젠 전혀 낯설지 않은 샤덴의 혀가 입가를 달콤하게 쓸어가자 난 입을 살며시 열어 샤덴을 반갑게 환영했다. 그리고 입술을 더듬던 혀가 내 입속으로 들어옴과 동시에 샤덴의 몸이 밀착되는가 싶더니 나머지 한쪽 손이 치마속으로 들어가는 걸 느꼈다… '으,으응? 치,치마속?' 난 곧 이게 무얼 의미하는 건지 깨닫고 크게 놀라 살며시 감았던 눈꺼풀을 급하게 올리며 샤덴을 바라보았지만 이미 두눈을 감은체 키스에 열중하는 샤덴은 내 시선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키스를 하고 있었다. 경직되어버린 내혀와는 달리 살살 잇몸을 쓸어가는 샤덴의 혀와 샤덴의 손이 한층 더 깊이 들어가서는 이내 허벅지를 만지는게 느껴졌다. "!!" 난 놀람과 충격, 그리고 동시에 안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기분과 함께 떨리는 몸을 주체할 수 없어 샤덴의 옷자락을 꼬옥 잡았다. 내 손떨림을 셔츠자락을 타고 샤덴에게까지 전해졌는지 키스를 멈추고 잠시 고개를 들어 날 응시했다. 어느때보다도 더욱 깊이를 알수 없는 샤덴의 눈동자에 아까전까지 엄청나게 빠른속도로 쿵쾅되던 심장이 한순간 멈춰버리는것만 같았다. 무언가를 참을려고 하는 눈빛. 난 무언가 불안해하는 샤덴이 안쓰러워보여 볼을 쓰다듬기 위해 셔츠자락을 잡고있던 한쪽손을 떼내어 샤덴의 얼굴에 가까이 했지만 이내 샤덴의 손에 막혀버려 허공을 바둥거려야만했다. "…샤,샤덴?" "지금가라." …으응? 샤덴의 아리쏭한 말에 난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말을 하는거지? 샤덴의 여느 진지함과는 달리 뭐라 형용할수 조차 없는 분위기에 차마 물어보지는 못하고 계속 멍하니 샤덴을 응시하자 샤덴은 다시 입을열어 내게 말하기 시작했다. "만약 여기서 다시 시작한다면, 난 널 놓칠생각이 없다.그러니까…" 난 샤덴의 하려는 말의 뜻과 의미를 알고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두팔을 벌려 그의 목에 둘렀다. 고마운 나의 남자. 날 배려하는 마음이 마음 속 깊이까지 들어와 샤덴의 강렬한 눈빛에 멈추었던 심장이 다시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바보샤덴. 내가 누구때문에 여기까지 홀홀단신으로 온건데. 내가 아무말 없이 그를 끌어당겨 안자 샤덴이 가만히 있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내 뺨으로, 귀로, 목선을 타고흐르면서 경의를 표하듯이, 부드럽게 하지만 입술이 닿는 그 자리만큼은 뜨겁게 키스를 해주었다. 그리고 샤덴의 손이 등 뒤에 달려있는 지퍼를 잡아 내리기 시작할때였다. "누구냐!" 그의 모든 행동들이 멈추며 재빨리 상체를 들어 외쳤다. 난 갑작스러운 샤덴의 행동에 의아해하면서 이불을 끌어당겨 손에 쥐며 샤덴과 같이 상체를 일으키자 창문가에 보이는 어떤 형상에 몸이 급속도로 굳어져가는걸 느꼈다. 유,유령후작님이다아아아아! 바보같은 하이데의 말이 맞았어! 난 창문가에 흩날리는 앙상한 나뭇가지들을 뒷배경으로 바람에 나붓끼듯 움직이는 형체가 무서워 샤덴의 소맷자락을 꼬옥 잡았지만 샤덴은 날 안심시킬려는 듯 머리만 쓰다듬었을 뿐, 이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창문가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안되요 샤덴!" 난 공포감에 사로잡혀 소리질렀지만 샤덴은 개의치 않은지 성큼성큼 걸어가더니만 커튼을 재껴 형상을 응시했다. 아니- 바보같은 나무토막에 옷을 입혀놓은 걸 응시했다가 맞을려나? "…나무토막?"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자 샤덴은 한심하다는 듯 한숨을 쉬며 창문가를 바라보며 말했다. "언제부터 이런 한심한 장난을 치게된거지? 하이데." 하,하이데?!! 난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 샤덴의 곁으로 달려갔다. 그러자 창문가에 비쳐진 풍경은 바람에 휘청거리는 앙상한 나뭇가지와 괴상한 형상의 나무토막에 옷을 입혀 공중에 띄어 그걸 지탱하기위해 줄을 잡고있는 하이데가 보였다. 이,이, 이 바보같은!!! 내가 격분해 하이데를 향해 노려보자 하이데는 우릴 내려다보면서 난처한 듯이 웃었다. "야아, 미안미안! 난 이렇게 하면 둘이 꼬옥 안다 결국 일칠 줄 알았는데 말이야!" 베시시 웃으면서 말하던 하이데는 이내 그 웃음을 묘한 웃음으로 바꾸면서 다시한번 더 입을 열었다. "…그런데, 이미 하고있는 중이였나봐?" 내가 그소리에 폭발해 옆에 있던 화병을 들어 던질려고 한 순간, 샤덴은 아무말 없이 창문을 다시 닫아버렸다. 그리고 철저하게 창문고리까지 걸어잠그는 샤덴. 난 궁금증으로 샤덴을 올려다 봄과 동시에 하이데의 저 위에서 보이는 하이데의 얼굴은 점점 더 경악으로 얼룩져 갔다. "샤,샤덴!!" 하이데의 발악어린 외침이 들려왔지만 샤덴은 여전히 냉담한 표정으로 커튼까지 친 뒤에 미소지으며 말했다. "고소공포증께서 어찌 올라갔는지는 의문이지만 하이데, 올라간 만큼 잘 내려가 보도록." 난 그말을 이해함과 동시에 얼굴이 환해지도록 미소지었다. 그렇구나! 하이데는 고소공포증을 가지고 있지! 내가 하이데의 일로 키득키득거리며 고소해하자 샤덴은 내 턱을 들어올린 뒤 처음으로 내보이는 장난스러운 미소와 함께 뺨에 살짝, 입맞춤했다 그리고는- "마저 못했던 걸 해볼까." 샤,샤덴님 저질! ================================ # 43편 # 소제목 : step11. 약혼식?결혼식? (1) ================================ -몇달 뒤 언제까지나 차가울것만 같았던 날카로운 칼바람이 주늑이 들어 점점 사그라들고 그런 칼바람이 무서워 마냥 숨어지낼 것 같았던 햇님도 오늘만큼은 자신의 몸을 가려주던 구름속에서 나와 참으로 오랜만에 따스한 햇빛을 쬐여주었다. 커다란 창문틈 사이로 채워지는 아름다운 환한 빛깔들은 곤히자고 있는 내 뺨을 흔들지 않고서도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내 깊은 잠을 일깨워 주었다. 하지만, 사람이란 무릇 그렇듯이 잠만큼은 더욱 더 자고 싶기 마련인 법. 난 내 뺨을 톡톡 건드리기위해 벼르고 있는 햇살들이 미워 인상을 찌푸리며 덮고있던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 썼다. 그 순간 오는 암흑의 아늑함이란! 약간의 숨막힘은 있었지만 태초에 평온함까지 같이 뒤집어 쓴것만 같아 나도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며 다시 못다한 잠을 청하려 했다. 하지만 머리속에서 동동 떠오르는 '오랜간만의 펠텐과의 약속'을 생각해내며 두 눈을 찌푸렸다. 아이참!, 펠텐은 왜 하필 오늘같은 날 약속을 잡아놓은건지! 나는 투덜거리면서도 침대맡 탁상에 걸쳐진 내 가운를 입기위해 상체를 일으켜 침대에서 벗어날려는 순간이였다. "꺅!" 허리춤에 강하게 둘러지는 무언가에 의해 난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다시 침대에 누워야만 했다. 강하게 둘러지는 '그 무언가'와는 달리 아무리 침대라지만 날 위한 배려인듯, 내 머리를 살짝 잡아 가만히 침대위에 내려놓았다. 난 뾰로통한 표정을 지을려다가도 이내 해맑에 웃으면서 나를 다시 침대에 눞힌 '그'에게 살갑게 인사했다. "좋은아침이예요, 샤덴!" 내 상쾌한 아침인사에도 불구하고 샤덴은 아직 잠이 덜 깬건지 뚱한표정으로 잠시 날 내려보더니 그대로 그 무거운 몸을 내게 눌러대었다. 샤,샤덴 숨막혀요! 그가 장난친다는걸 피부로 느끼고는 있지만 그의 장난을 지금 받아주다가는 저번처럼 오전엔 꼼짝없이 침대위에만 있어야한다는걸 생각해낸 난 발버둥치며 샤덴이 자신의 팔을 지탱해 내 얼굴을 바라볼때까지 꼼지락 댔다. "어딜가려는거지?" 샤덴은 내 꼼지락거림에 몸은 일으켜 얼굴을 바라보지는 않고 대신 귓가에 냉랭한 목소리를 날렸다. "준비해야죠! 곧있으면 펠텐이 들이닥칠꺼예요!" 그말을 들은 샤덴은 어쩔수없나… 를 중얼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후아! 살았다! 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이제는 정말로 침대를 빠져나가기 위해 다시한번 더 상체를 벌떡 일으켰다. 탁상에 나란히 걸쳐진 가운중 작은걸 입고 씻기위해 화장실 문을 열려는 순간, 샤덴이 날 불러세웠다. "에? 왜요?" 내가 궁금증을 표하며 고개를 갸웃거리자 샤덴은 그져 미소를 지으며 내게 손만을 까딱거렸다. 으응? 오라고? 난 샤덴의 손짓에 순순히 응하며 쪼르르 달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샤덴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우이씨, 도대체 왜그러는건데요 샤덴? "왜요?" 결국 궁금증을 못참은 난 입을 오물거리며 그에게 궁금하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리고 그의 눈을 보고 말을 하기위해 고개를 들어올렸고, 그 짧은순간, 난 양볼을 발갛게 물들이며 두 눈을 살포시 감았다. 달콤한 모닝키스. 오늘도 저, 하유의 아침은 마냥 행복하답니다 ! "여, 하유! 우리도 왔어." 손을 흔들며 펠텐과 같이 들어오는 하이데와 글로리아. 실로 오랜만에 보는 글로리아의 모습에 난 얼굴을 환하게 웃으며 냉큼달려갔다. "글로리아!" "하유! 오랜만이예요. 저 안보고싶었어요?" 난 글로리아의 말에 고개를 빙빙 옆으로 가로저었다. 안보고싶었다-라니! 얼마나 상상도 안될 말이란 말인가! "그럴리가요! 글로리아, 보고싶었어요!" 내가 그말과 함께 행복해서 못참겠다는 듯 그녀에게 안겨들었다. 나보다 더 키가 큰 글로리아 인지라 내가 오히려 안기는 꼴이 되었지만 글로리아는 개의치 않은 듯 내 등을 살며시 토닥여주었다. "아참, 하유 몰래 약혼식치르기로 했다면서요? 비겁해요! 저도 빼놓고 할려고 그랬나요?" 하지만 그녀의 토닥임도 잠시, 그녀가 이곳에 온 목적을 상기했는지 날 휙 떼어내며 슬프다는듯이 말했다. 으힉! 언제 소식이 거기까지 퍼져버린거지? 부,분명히 샤덴과 나. 둘만의 비밀이였는데 말이야. 그렇다. 나와 샤덴은 조촐하게 둘만의 약혼식을 치루기로 했다. 이왕이면 결혼식을 하는게 더 좋았을테지만 아직 어리다는 샤덴의 말에 투덜거리면서도 약간의 로망을 꿈꾸며 그의 의견에 동의했다. 둘만의 약혼식이라니! 이 얼마나 비밀스럽고도 사랑스러운 단어란 말인가! 난 다시끔 멀지않은 미래를 상상하며 헤실헤실 웃기시작했다. "뭐가 그리 좋아서 실실웃는게냐?" 펠텐의 투명스러운 소리. 난 그의 말에 전혀 상관쓰지 않은체 사라져버린 상상을 살짝 아쉬워하며 펠텐이 들고있던 우리안의 고양이를 꺼내 품에 안았다. "네로! 잘있었니?" "야옹-" 네로의 우렁찬 울음소리에 난 만족해하며 다시한번더 볼에 비벼댔다. 실로 네로를 만난건 저번 펠텐의 숲속집이후로는 처음이였다. 여전히 크기는 조그마했지만 통통하게 살이 오른모습이 펠텐이 밥주는걸 게을리 하지 않은 모양이였다. 내가 고양이와의 재회를 반가워하며 둘만의 세계로 빠져있을때 펠텐의 투명스러운 소리가 한번 더 들려왔다. "넌 나보단 그녀석을 더만나고싶었던게지?" "…흐,흥! 아니예요!" "…정말?" 펠텐의 미심쩍어하는듯한 발언에 난 또 발끈하며 외쳤다. "아니라니깐! 난 네로한테 우유나 주고올께요!" 그러고는 네로를 품안에 안정적으로 안은 뒤 주방을 향해 쪼르르 달려갔다. 사실, 맞는말이여서 아무말못한다는건 비밀이닷! "자! 네로 우유!" 난 넓은 접시에 우유를 부어주며 네로에게 건내주었다. 내려줌과 동시에 접시에 코를 박은체 우유를 햝는 네로가 귀여워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기어코 머리륻 들지 않고 한그릇을 뚝딱 비우는데 성공한 네로는 내가 쓰다듬어 주는 손길에 자신을 맡겼다. 우후후, 귀여워라! 그리고 다시 펠텐과 하이데, 그리고 샤덴에게 가기위해 네로를 안고 응접실로 달려갈려는 순간이였다. "…어?" 한순간 천정이 노래지며 땅이 옆으로 기울기 시작한 것. 순간적으로 기둥을 잡았지만 그 어지러움증을 쉬이 가지않았다. "…뭐,뭐지?" 난 정신차리기 위해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제서야 좀 제대로 보이는 시야에 난 아무것도 아니겠지! 라고 생각하며 다시 달려가기 시작했다. ================================ # 44편 # 소제목 : step11. 약혼식?결혼식? (2) ================================ 네로를 안고 다시 응접실에 도착하자 어느세 자리를 잡고 앉은 하이데일행은 어느세 준비된 차와 쿠키를 집어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였다. 실로 오랜만에 보는 그들이였는지라 할이야기가 많았는지 샤덴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입술을 벌려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아, 하이데는 오랜만은 아니였지만 그는 항상 올때마다 왠일인지 간단하게 자신의 할말만 하고선 그냥 가버렸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나와 샤덴이랑 붙어있을때를 어떻게 그리 잘아는지 딱 맞춰서 자꾸 문을 연단말이야?' 난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와 샤덴의 옆자리에 털썩 주저앉으며 하이데를 응시했다. 샤덴이 대답을하던말던, 듣던말던 열심히 자기자신의 할말만 털어놓는 하이데. 그래 원래 저모습이 정상이였다. 하지만 어제까지만해도 그는 샤덴에게 찾아오는 횟수가 잦으면서도 그 대화를 나누는 시간은 얼마되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하녀일을 하고있었을땐 날 내내 붙잡아놓았건만, 무슨 바람이 불은건지 나와 샤덴이 화해를 하고난뒤에는 묘한 웃음을 셀셀 지으면서 나보고 잠시 남자들의 이야기라며 나가달라고 부탁하곤 했다. 도대체 저 시커먼 속에선 또 무슨 장난을 계획중이길래 날 쏙빼놓는거지?! 계속응시하던 내시선이 이제서야 느껴졌을까, 자신의 이야기도중 눈을 한번 깜빡이더니 내 쪽을 쳐다보기시작했다. 그리고는 아주 환한미소로 웃어보이는 하이데.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난 온몸에서 닭살이 일어나는걸 느꼈다. 으윽 느,느끼해! 난 하이데의 웃음을 보며 구역질까지 치미늘걸 느꼈다. 내가 하이데의 미소를 보고 갑작스럽게 안색이 변하고 손으로 입을 틀어막자 펠텐과 이야기하던 글로리아가 놀래 외쳤다. "하유! 속이 안좋은거야?" 난 글로리아의 걱정하는 모습에 억지로 표정을 피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꾸했다. "아,아냐! 그냥잠시…" 내가 웃으면서 말하자 글로리아는 못미더운지 여러변 곁눈길로 흝겨보면서도 다시 펠텐과의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내가 속을 진정시키기위해 날 위해 따른 차를 마시고 있는데 자꾸만 앞쪽에서 뜨거운 시선이 느껴졌다. 뭐,뭐야? 내가 찻잔을 내려놓음과 동시에 앞을 쳐다보자 샤덴과 단둘이 이야기하고싶다며 내쫓을때와 같은 표정을 짓고있는 하이데. 그 묘한웃음이 날 기분나쁘게 만들었다. 도대체 저 웃음은 뭘 뜯하길레 저리 음흉하게 짓는건지! "왜 그렇게 웃어요?" "아냐, 아무것도." 하이데는 그렇게 말해보이며 한층 더 그 '음흉한'웃음을 업그레이드 시키며 내게 미소지어보였다. 우엑, 하지말라니깐! "…그래서말이야…" "…맞아,그러니깐…" 점점 귓가에서 목소리들이 빙빙도는듯이 느껴졌다. 아득히 멀어지는듯한 느낌. 아까전까지만해도 열심히 그들의 말에 맞장구를 친다던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한다거나 버럭 화를내며 극적인 부정을 해보였지만 지금의 난 피곤함을 절실하게 느끼며 나도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졸기 시작했다. 우아 졸려! 오늘 일어나서 이야기한거 밖에 없는거 같은데 왜이렇게 졸리지? 난 아직까지 해가 저물려면 한참남은 하늘을 원망스럽게 쳐다보며 정신차리기위해 애를썼다. 하지만 잠앞에 장사없다더니 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눈꺼풀에 100톤의 쇠가 달렸는지 자꾸만 가라앉기 시작했다. 나도모르게 완전하게 눈꺼풀이 동공을 덮으며 앞으로 쓰러질려하자 샤덴이 제빨리 날 잡아 부축했다. 샤덴의 강한 힘이 느껴지자 난 애써 졸린눈을 겨우 뜨며 그를 바라보았다. 가는 틈새사이로 보이는 샤덴의 걱정스러운 표정. 난 그표정을 짓는 샤덴이 맘에 들지않아 손을 들어 그의 미간을 펴주었다. 후후, 이제 좀 괜찮네. 미간을 찌푸린 샤덴은 멋지지 않아. "졸리는가?" 샤덴의 간단명료한 대답이 겨우겨우 들리자 난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수면을 취하기 위해 눈을 감았다. 옆에서 하이데와 글로리아, 그리고 펠텐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뭐라 말하는것 같긴 하지만 그것들을 듣기보단 먼저 잠이 최우선인지라 난 세상과의 모든것을 차단한체 샤덴의 팔에 매달려 잠을 청했다. 가볍게 날 흔드는 누군가의 움직임에 의해 난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내가 눈을 뜨자 제일먼져 보인건 차테이블의 다리였다. 으응? 다리? "일어났는가?" 샤덴의 모습은 보이지 않은체 오로지 그의 음성만이 들려오자 난 고개를 두리번거리다 이내 옆으로 틀어진 고개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그제서야 샤덴의 잘생긴 얼굴이 보이며 내가 지금 어떤 자세를 하는지 깨달았다. 자는 내가 불편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는지 그는 기다란 쇼파를 이용해 자신이 끝쪽에 앉은 뒤 자신의 무릎을 배게로사용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난 그의 무플에 기대 달콤한 잠을 즐길 수 있었다는 것. 난 속으로 상황정리를 하다가도 주위가 너무 조용하다는걸 깨닫고 벌떡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그 나와 샤덴을 제외한 사람의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자 난 샤덴에게 고개를 돌려 다들 어디갔냐는 듯한 시선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다들 벌써갔다. 너무 곤하게 자는 네가 미안해져서 저녁도 같이하지 않고 가겠다고 하더군." 난 샤덴의 말을 들음과 동시에 그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특히 펠텐에게는 더. 내가 어디가야할지 갈피를 못잡을때 그는 투명스럽게 대하면서도 날 울지않도록 배려해줬다. 고마운 그에게 어떻게라도 보답을 해야할텐데 - 그순간, 생각에 잠겨있던 날 샤덴은 갑자기 무릎사이로 손을 집어넣더니 내 머리와 어깨를 받치고 번쩍 들었다. 이름하야 공주님 안기가 된 자세에 난 얼굴이 새빨게지는걸 느끼며 샤덴의 가슴팍을 때렸다. "아이참, 샤덴 뭐하는거예요?" 내가 볼멘소리로 그에게 투닥대자 샤덴은 씨익 웃으며 내 뺨에 살짝 키스를 했다. "저녁시간이다. 저녁은 먹어야하지 않는가." 난 샤덴의 말에 허무해짐을 느끼며 가만히 그에게 안겨있었다. 아이참, 식당정도야 내가 걸어갈수 있는데! 하지만 그의 말이 끝난게 아니였는지 내귀에 자그마하게 속삭이자 난 다시끔 볼이 새빨게지는 걸 느끼며 바둥거렸다. "그렇지만 난, 일단 너먼저 먹고 난뒤에 저녁을 먹고싶은데. 어떤가?" "샤아덴!" 내가 못말린다는 듯이 샤덴의 이름을 부르자 샤덴은 미소를 지으면서 식당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난 갑자기 배가 출출해짐을 느끼며 따끈한 스프가 생각났다. 요즘따라 느끼한게 땅기는게 이상했지만 왠일인지 손도 못대던 스프라던지 치즈를 전보다 과다섭취하기 시작했다. 그에 주방장도 이상하게 쳐다보았지만 어쩌겠는가, 내입맛에 맛게 요리를 할 수 밖에. 처음에 내가 먹던 매콤달달한 식단은 점점 느끼하고 정통적 서양식으로 변해갔으며 샤덴은 그져 내가 잘먹는게 좋은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그의 품에 안겨 이것저것 생각할동안 점점 식당에 가까워지면서 나는 향긋한 냄새가 내 배를 더욱 더 고프게 만들었다. 하지만 샤덴은 식당으로 가기전의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어,어라 샤덴? "샤덴?" 내가 뭐가 뭔지 깨닫지 못한체 멍하니 그를 바라보자 샤덴은 그 매혹적인 입가를 둥글게 말면서 말했다. "내가 먼저 너부터 먹고싶다고 하지않았는가?" 난 샤덴의 말에 경악스러움을 느꼈다. 지,진짜로 그런거예요?! 난 그제서야 지금 긴박한 상황을 깨닫고 내려달라며 샤덴을 마구 보챘지만 샤덴을 듣을척도 하지 않은체 어느세 '우리들'의 방이 되어버린 문을 열어 냉큼 들어가버렸다. ================================ # 45편 # 소제목 : step11. 약혼식?결혼식? (3) ================================ <수위 있습니다.> 부드러운 아침햇살에 난 눈을 비비며 더 자고싶다는 몸의 아우성을 무시한체 낑낑거리며 상체를 일으켰다. 여느때와 다름없는 화창한 날씨의 아침. 어느세 겨울도 이제 끝마무리가 되어가는지 햇빛은 겨울잠을 자던 모든 생물들을 깨울려는지 어느때보다도 따스럽게 내리쬐고 있었다. 난 그 따스한 햇살에 미소를 짓다가 손으로 배를 움켜지며 나도 모르게 웅얼거렸다. "…배고파." 난 한동안 배고파를 연신 중얼거리다가 내가 배가 왜 고픈지를 깨닫고 옆으로 고개를 돌려 누워자고 있는 샤덴을 향해 노려보았다. 바,바보샤덴! 난 소리없이 그에게 외쳤다. 흥! 거짓말쟁이! 난 식사하기 전의 애정행동이라 그리 짙게 하지는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이게 왠일인지. 그는 밤에 깊어질때까지 날 침대위에서 괴롭히며 잠을 자지 못하게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햇살이 눈부시게 내리쬐는 아침에 일어난 것이다. 난 자연스럽게 이불을 가슴께로 가져가다 샤덴이 밤중에 감기들지 않게 입혀놓았는지 내게 입혀진 얇은 잠옷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다 핫! 하며 정신을 차리기 위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정신차려 하유! 샤덴의 사소한 섬세함에 고마워하면 지는거라굿! 난 다시끔 샤덴에게 투덜거릴것만 생각하며 곤히 자는 샤덴을 흔들었다. 하지만 꿈쩍도 하지않는 샤덴에 난 더 볼을 불퉁하게 부풀리며 더욱더 거세게 샤덴을 이리저리 흔들기 시작했다. "일-어-나-요 샤데에-엔! 배고프단 말이얏!" 처음엔 길게 늘어뜨리던 말이 결국 뒤로가서는 화를 내듯 버럭 소리를 지르자 샤덴은 일어날려는건지 몸을 뒤척거렸다. 훗, 나의 승리라니깐~? 하지만, 그건 나만의 착각이였는지 내가 잠시나마 웃음지으며 기뻐할동안 샤덴의 팔이 내게 뻗어와 날 침대에 눕혔다. 어차피 상체만 일으켰는지라 쉽지않게 날 침대에 눕힐 수 있었겠지만 난 아까전까지만해도 잠을 잘 자고 있던 샤덴이 갑작스럽게 힘을 써 자신을 눕힌다는 상황이 정리가 되질 않아 그져 멍하니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샤,샤덴?" 내가 조심스럽게 샤덴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어느세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미소를 지으며 쳐다보고 있는 그. 난 샤덴의 짖궃은 눈빛을 보며 내가 당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내가 그럴동안 잠을 자고 있지 않았던 거닷! 샤덴에게 당했다는 사실이 뭔가 억울해진 난 흥분해 볼을 붉게 붉히며 씩씩거리면서 그에게 주먹질을 가했다. 하지만 그 주먹에 맞아줄리가 없는 그. 그는 여전히 미소를 지은 그자태에서 내 주먹을 가벼히 쥐었다. 씨,씨이 재수없어어어엇 ! "배고프단말이예요 샤덴!" 내가 거의 고함을 지르듯이 샤덴에게 외치자 샤덴은 내말에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이내 다시 빙긋 웃으며 말했다. "배고픈가?" "그거야 당연하죠!" 그의 질문에 난 당연하다는듯이 그에게 외쳤다. 제발 밥은 주고 이런저런(!)짓을 하란말이얏! 난 기본적인 생존욕구가 치솟으면서 그를 향해 한껏 더 노려봐주었다. 나의 째림에 언제나 그랫듯이 당당한 샤덴은 그져 내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렇게 본의아니게 시작 된 눈싸움은 우리의 침실에 한동안 정적이 흐르게끔 만들었다. 뭐,뭐예요 샤덴? 할말이 있으면 말로 하란말이예요! 난 결국 그의 눈빛을 참지 못하고 볼을 붉게 달구며 옆으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미,미워 샤덴! 그순간이였다. 그의 머리카락이 내 볼을 간지럽게 건들인다 싶더니 그의 차가운 입술이 내 목에 닿은건. 그의 차가운 입술이 내 뜨거운 목에 닿자마자 난 흠칫 놀래 몸을 움찔거렸다. 그 묘한 움찔거림이 즐거운걸까, 내 귓가에는 샤덴의 즐거운듯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그런데 잠깐. 아,아침도 안먹고 바,바로?! "샤,샤덴 나 배고프다니깐요?" 여전히 배고프다는걸 강조하면 외치는 내 말이였지만. 그는 얼굴도 들지 않은체 내 목에 옅은 키스를 계속했다. 그러던 그가 목에서 놀기 지친건지 얼굴을 점점 밑으로 내리기 시작했다. 어느세 내 달싹임도 저지한 샤덴은 목 밑에 나온 쇄골을 살짝 혀로 햝았다. "…히,히잉 밥-" 내가 볼을 터질듯한 홍시마냥 새빨갛게 물들이며 도대체 날 어찌해야하는지 내 기분조차 알수없이 울먹거리며 그에게 칭얼거리자 그는 고개를 들어 날 바라보았다. "나의 여름날의 아름다움." 언젠가 가르쳐주었던 내 이름의 의미를 샤덴은 잊어버리지 않은건지 황홀하다는듯이 내게 중얼거렸다. "…사랑한다." 난 그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워했다. 그와의 러브러브 관계가 되고 난뒤에도 나에게 많이 너그러워진 샤덴이였지만 여전히 박대하는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사랑해'라는 낯간지러운 단어. 그 낯간지러움이 싫은거였는지 아님 하기싫은거였는지는 알지 못했지만 그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듣기란 하늘에서 별따기보다 어려울지경이였다. 하지만 그런 그가 지금 나에게 사랑해라니. 황홀할정도로 내게 애정표정하는 그가 샤덴이라니. 난 너무 감격스러운 나머지 그의 머리를 껴안았다. "나,나도 사랑해요 샤덴." 내말을 다시 시발점으로 그의 손이, 그의 유려하고도 날렵한 입술이 다시끔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손이 얇은 원피스 잠옷 안으로 들어가도, 이젠 뜨거워져버린 그의 입술이 잠옷 위에서 면을 적시며 놀아도, 난 이번만큼은 그에게 투정부리지 않으며 그져 볼을 밝혔다. 어느세 밥생각도 저멀리 날아간지 오래. 오늘아침만큼만은 그의 곁에 붙어있고 싶었다. 하지만 여전히 날 이곳까지 데려오게 만든 하느님은 내 편이 아니였나보다. 내 최대의 적수를 꼭 이런타이밍에만 나오게하다니! "여, 샤덴!" 방문을 안 잠근 우리들이 잘못이지 잘못이야! 하이데의 벌컥방문을 염과 동시에 난 비명을 지르며 그의 등뒤로 숨었고, 샤덴은 내가 보이지 않게 등 뒤로 숨겨주면서도 엄청난 오라를 풍기며 그를 향해 소리쳤다. "제발 노크하란 내말 못들었는가!" "미,미안해 미안 !" 언제나 처절한 그의 말이였다. ================================ # 46편 # 소제목 : step11. 약혼식?결혼식? (4) ================================ 샤덴이 버럭 화를 내자 하이데는 미안하다며 손사레를 쳤지만 결코 나가지는 않았다. 뭐얏!! 미안하면 나가란 말이얏! 내가 샤덴의 등뒤에서 눈만 쬐꼼 빼내선 하이데를 강렬하게 쳐다보았지만 굴하지않는 그의 모습엔 난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은 또 무슨 장난스러운 생각으로 이른아침부터 온건지! 샤덴도 하이데덕분에 머리가 절로 아파오는지 한쪽손을 올려 손에 얼굴을 파묻고는 절래절래 흔들었다. 난 기어이 참지 못하고 하이데의 앞에 당당하게 서 그를 내쫓기 위해 샤덴의 뒤에서 엉금엉금 기어가기 시작했지만 얼마못가 샤덴의 저지로 다시 그의 등뒤로 찰싹 붙어야만했다. "샤,샤덴?" 내가 왜그러랴는 눈빛으로 그를 빤히 쳐다보자 샤덴은 아무말도 하지 않은체 내 얼굴밑을 쳐다보았다. 그의 시선에 따라 나도 자연스럽게 눈동자를 데굴데굴굴려 밑으로 내려갔고, 샤덴이 날 자신의 등 뒤로 왜 보냈는지 그 이유를 알게되자 난 얼굴에 피가 확 솟구치는 걸 느끼며 주위에 흐트러져있는 이불을 주섬주섬 모아 몸가리기에 급급했다. 그의 타액이 얇은 내 잠옷을 적시며 상체가 적나라하게 들어난것. 비록 이곳엔 바닥은 얼음장마냥 차가울 진 몰라도, 공기와 그안의 온도만큼은 훈훈하게 데워져 아늑하기 알맞았다. 거기다가 잠자는데 꽁꽁 겹쳐서 입고자면 불편한게 뻔했기때문에 주위사람들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여름잠옷을 고집했다. 아니, 내가 처음엔 여기왔을때의 옷을 입겠다고 당당하게 말했건만, 샤덴이 난생처음으로 나에게 화내며 못입게 하는바람이 이 추렁추렁한 레이스달린 잠옷으로 변경되긴 했지만 춥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샤덴이 항상 날 끌어안고 자주니깐.' 그럴지도 몰랐다. 내가 추위를 느끼기는 커녕 오히려 더워하는건 아마도 샤덴의 따스함때문일지도. 아무튼 이런 꼴 때문에 그의 앞에 나가다 중도 멈추고 나 자신을 이불속에 꽁꽁 감추기 급급해지자 하이데의 얼굴이 묘하게 기울어지더니 한걸음 두걸음 우리가 있는 침대로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걸음도 얼마안가 샤덴의 저지로 멈쳐야만 했다. 언제 벗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가 상체에 입고있던, 아니 거의 벗겨져 있던 셔츠를 내게 던져주며 오는 하이데를 저지했던 것. 샤덴은 뒤에서 바라보는 나마져도 오싹해질 만큼 엄청난 기운을 풍기며 하이데를 저지한체 으르렁 거렸다. "나가라." 샤덴의 단오한 발언에 하이데는 잠깐 끙하고 앓는 소리를 내더니 이내 다시 미소를 지으며 샤덴에게서 한발짝 떨어졌다. "알았다고 알았어. 대신 오늘만큼은 꼭 전할 말이 있으니 응접실에서 기다리지." 그렇게 말하며 하이데는 방문을 열었다. 달칵, 문고리 돌리는 소리가 나면서 그의 얄미운 몸이 반쯤 안보였을때 하이데는 갑자기 얼굴을 다시 빼내 내게 짖궂게 말했다. "아참, 하유미안해 즐거웠을텐데 말이야!" "얼른나가아아아앗!" 내가 그의 말에 버럭 화를 내며 한손으로는 가슴께에 있는 샤덴의 셔츠을 부여잡고 한손으로는 배게를 높이 올려 문을 향해 던졌으나, 이럴때만큼은 재빠른 행동을 지닌 하이데는 씽긋 윙크를 하곤 재빨리 빠져나갔다. 저질!! 바보하이데! 내가 씩씩대며 하이데가 나간문을 계속해서 노려보자 샤덴은 한숨을 내쉬며 내뒷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밥…먹으러 가지." 나와 샤덴이 간단하게 씻고 옷을 입고 나오자, 하필이면 그 많고 많은 응접실들 중 2층 홀에 앉아있는 하이데(홀은 2개가 있다. 1층에 하나, 2층에 하나. 하지만 두개의 규모는 천지차별이며 1층의 홀은 주로 파티를 위해, 2층의 홀은 간단하게 티타임을 즐길수 있을정도의 규모로 만들어져있다.)는 지치지도 않는지 하얀이를 씽긋 내보이며 우리에게 손을 흔들어보였다. 난 샤덴의 팔에 매달려오다 하이데를 발견하고 급하게 미간이 찡그려지는게 느껴졌다. 이익, 아직도 안간거야?! 징그럽게! "…지치지도 않는가?" 샤덴의 한숨어린 말에 하이데는 그져 생글생글 웃으며 대답했다. "전혀!" 당연하지. 오늘은 또 무슨 꿍꿍이를 들고왔길레 저리 생글생글 웃을수가 있을까? 난 하이데를 노려보다 샤덴이 그의 맞은편에 앉을려하자 난 팔을 급하게 잡아당겼다. "샤아덴, 밥!" 내가 칭얼대는 아기처럼 밥먼저! 를 외치자 샤덴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날 내려보다 하이데에게 고개를 돌려 말했다. "…아침 먹었는가?" "아니, 아직." "그럼 먼저 식사부터 하지." 샤덴의 간단한 호령에 옆에 항시 대기하던 하녀가 다가왔다. 그가 식사를 부탁하자 하녀는 알았다며 고개를 숙이며 뒷걸음질 치며 시야에서 사라졌다. 아싸 드디어 식사! 밥이야 밥! 내가 금방이라도 눈앞에 어른거리는 음식들의 행렬에 행복한 미소를 짓자 샤덴은 어이없어하면서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리 배고팠는가?" "당연하지요!" 어제저녁부터 티타임때 먹은 쿠키빼곤 먹은게 전혀 없다구! 안그래도 배가 너무고파서 그런지 배마져 땡겨오는 찰나에 밥먹는다는 소리에 난 진정으로 기뻐했다. 내가 그져 바보같이 셀셀 웃으며 밥생각만으로도 달아오르는 볼 떄문에 양 볼을 부여잡고 있자 샤덴은 손을 들어올려 볼을 잡아 살짝 잡아댕겼다. "이익, 샤덴 아파요!" 내가 투덜거리며 그에게 대꾸하자 그는 고개와 허리를 동시에 숙임으로써 내 눈과 자신의 눈높이를 맞춘 뒤 내 귓가에 속삭였다. "다음부턴 배부르게 먹이고 난 뒤에 해야겠군?" "와아, 잘먹겠습니다!" 난 세상에서 있는 한 제일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스푼을 들었다. 본의아니게 손님이 옴으로써 여유롭게 준비하던 주방에선 급히 한사람분의 식사를 더 준비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경력을 쌓아온 분들이여서 그런지 빠른시간안에 그들은 준비를 맞쳤고, 신속하게 식당에 날라져 왔다. 난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샤덴이 빼준 의자에 앉으며 자리에 앉았고, 샤덴은 내 바로옆자리 앉았다. 하이데는 딴에 배려라는건지 맞은편에 앉아줌으로써 천천히 식사를 즐기기 시작했다. 난 그의 치마위에 곱게 깔아주는 냅킨에 미소를 지으며 앞에있는 메인접시의 뚜껑을 열었다. 최근에 바뀐 내 식성을 위하여 메인접시위에 놓여있는건 야채스프. 샐러드와 빵이 주변에 놓여 항상 그래왔던것처럼 한쪽 손으론 포크를 써 샐러드를, 한쪽 손으론 빵을 조금 뜯어 스프에 찍어 먹어야했겠지만 오늘은 그렇지 못했다. 자꾸만 속에서 치밀어오는 알수없는 무언가의 구역질에 난 스푼을 떨어뜨린체 입을 급하게 막아야했다. "하유!" 옆에서 내 이상한 낌세를 눈치챈건지 샤덴은 먹다말고 내게 몸을 돌려 어께를 부여잡았다. 하이데도 내가 걱정스러운듯이 벌떡 일어서있는 것 같았지만 그가 있는 곳까지는 살펴보지도 못했다. 뭐지?? 어제까지만해도 즐겨먹던 스프의 향이, 냄새가 내코를 역하게 찔러오며 속을 거북하게 만들었다. "읍!" 자꾸 구역질을 해대며 입을 틀어막은체 허리를 굽혀들어가자 샤덴은 날 주치의한테 대려가기위해 날 들어올릴려 했지만 난 그의 손을 급하게 쳐내며 본의 아니게 명령을 하고 말았다. "저,저것좀 치워주세요 제발! 역한냄새 때문에 못살겠어!" 내 목소리에 급하게 달려온 하인이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체 내 음식을 급하게 치우자 난 겨우 숨통이 트이는 걸 느끼고 온몸에 힘이 빠진 체 의자에 축 늘어졌다. 그,그런데 잠깐만… 어제까지만해도 잘 먹던 음식들이였는데? 난 점점 떠오르는 증상들을 머리속에 새겨가며 흥분과 초조함을 동시에 느껴가며 중얼거렸다. "…이,임신?" ================================ # 47편 # 소제목 : step11. 약혼식?결혼식? (5) ================================ 의원. 흔히들 지구에서 말하는 의사는 이곳에선 그리 보편화되어있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천대받았다. 마법한번 읊으면 싹 사라지는 상처가, 신관에게 가 신성력을 받으면 아프지않고 치료가 되는데 뭣하러 몇일동안 아파하면서 오래걸리는 치료를 받는단 말인가. 결국 의원은 점점 그 숫자를 줄여나갔으며 이젠 한 도시에 두세명명있을까 말까했다. 물론 임신맥이라던지 그런걸 진단하기 위해선 의원을 불러야만 했지만 무엇때문일까, '의원은 천민들에게 어울리는 직업'으로 낙인이 찍혀버려 기피하고 찾지않기 일쑤였다. 하지만 오로지 능력만을 높히 사는 샤덴은 의원의 실력을 높이 사 그를 근처에 의료처를 짓게해 생활하게 했고 다치면 신성력이나 마법대신 그를 불러 치료하곤 했다. 그덕분에 공작가 가솔들은 힘들이지 않고 의원을 불러오게 할 수 있었다. 의원이 하유의 앞에 앉아 내가 말해주는 증상에 대해 찬찬히 듣고선 고개를 잠잠히 끄덕이더니 입을 열었다. "확실히 임신초기증상이십니다. 맥을 짚어보니 임신맥이 있고요." 공작가의 가솔들은 의원이 확실하게 그들에게 전달해주는 말에 기뻐하지못하고 웅성거렸다. 난 그들의 반응에 씁쓸하게 미소를 지으며 이해하더라도 가슴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이 쓸쓸해져만 왔다. 확실히 새 생명을 잉태한것만큼은 기쁜일이다. 하지만 그 새 생명이 아직 유부녀(有父女)가 아닌 미혼녀(未婚女)의 몸에 잉태했다. 그것은 있을수도 없는 일이였으며, 있더라하도 길가의 요정들이나 하는 더러운 것이였다. 그런데, 자신의 존경스러운 주인이자 공작님이신 샤덴프로이데 님에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 기뻐해야할지 좋아해야할지, 슬퍼해야할지 구역질나는시선으로쳐다봐야할지 가솔들은 갈피를 잡지 못할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 상황이 연출되는 거고. 난 흥분과 미안함으로 뒤범벅 된 감정으로 배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이곳엔 이런 사고를 이해해주기엔 아직 너무나도 엄격한 곳이다. 샤덴도 이런상황이 올줄은 몰랐을까? 샤덴도 지금 저 가솔들과 같은 심정일까? 만약 그렇다면 난 앞으로 어떻게 될까. 아무리 내가 임신한게 내 책임만이 아니더라도 여긴 여성의 힘이 없다. 난 불안함과 초조함으로 눈물까지 글썽이는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불안함과 초조함도 잠시, 뒤에서 거세게 껴안는게 느껴지며 내 동공은 놀라움으로 변해갔다. "뭘 그렇게 불안해하는거지." 샤덴의 온기가 등뒤로 느껴지자 난 기어코 눈물을 참지 못하고 뒤로 돌아 그를 격하게 껴안았다. 그만의 따스한 온기가 내 불안함과 초조함 그리고 걱정거리를 허무하게도 한순간에 지워버렸다. 내가 결국 그의 어깨를 적셔들어가자 샤덴은 바람빠지는 웃음소리를 내 귀에 엹게 내면서 말했다. "내가 사랑한다 했을텐데." "…샤덴!" "결혼하자." 그의 단호한 목소리에 난 고개를 번쩍 들었다. 결혼이라니! 안될말이였다. 지금 내가 임신한 사건만해도 세간에 한참 오르락내릴 소문거리였건만, 신분확인도 안되는 소녀가 공작이랑 결혼이라니! 세간의 입방아를 익히 많이 책으로 읽어온 나는 소름끼치는 걸 느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물론 약혼식은 비밀로 행하고 그 뒤 샤덴이 나에게 어울리는 신분을 준 뒤에 결혼을 할 생각이였다. 하지만 이렇게 급한 전개는 아니였다. 나때문에 샤덴이 깎이는건 용서치 않아! 하지만 이런 내 고민들을 항상 허무하게 만들어버리는 샤덴은 여전히 웃으면서 내게 말했다. "괜찮아, 네가 걱정할게 아니다." 내가 결국 다시끔 울음을 터뜨리며 그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으며 샤덴의 목에 둘렀던 팔의 힘을 더욱 더 세게 조이면서 그에게 안겨들자 샤덴은 그런 날 들쳐안아 한손으로는 날 지탱하고 한손으로는 내 등을 얌전히 토닥거리며 안아주었다. 그리고 그순간, "축하드립니다!" 각양각색의 자기만의 색이 담긴 목소리가 한단어를 외치며 마지막을 웃음소리로 장식했다. 그 소리에 난 놀라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두가 환하게 웃으며 우리의 결혼결정에 긍정을 해주었다. 더러 박수를 치며 행복한 미소로 웃어주었고 더러는 '드디어 우리 샤덴님이! 드디어 결혼을 하신다네!' 라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이도 있었다. 하긴 그의 나이 27세. 아니, 생일만 지나면 28살이 되는 그는 결혼을 하기엔 너무나도 늦은 나이였다. 이미 저나이대라면 아이가 두세명이건만, 그는 하다못해 약혼녀마져 두질 않았다. 물론 그게 나때문이 아니라 휘사루엘 때문이였지만 뭐, 어떤가. 내가 그의 옆을 가로챘는데! 그리고 그 축하해주는 가솔들 사이로 루이엔언니와 리베아주머니도 보였다. 둘은 환하게 웃으며 '인생폈네 축하해!'라고 소리는 내지 않고 입모양으로 말해주었다. 난 피식 실소를 지었다. 아! 울다 웃으면 엉덩이에 뿔난다던데. 하지만 너무 기쁜걸! 내가 너무 고마워 그들과 똑같이 환한 웃음을 지어 그들에게 보여주었다. "축하해 샤덴,하유." 하이데도 미소를 지으며 우리에게 박수를 쳤다. 나도 그의 미소에 보답하듯 씨익 이까지 들어내며 웃었다. 고마워요 다들, 정말 고마워요! 미워하거나 역겨워하지 않아서 고마워요. … 이해해줘서 고마워요! "잘가게, 하이데." 갑작스러운 결혼결정에 가솔들은 파티를 해야한다며 성대하게 음식을 차려주는 덕에(샤덴이 음식값은 그들의 월급에서 차감된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싱글거리며 괜찮다고 말했다.) 하이데는 밤이 깊어서야만 가야했다. 하이데도 우리의 작별인사에 그의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인사하곤 뒤로 돌아설때, 샤덴이 뭔가 생각난듯 그를 잡아세웠다. "아참, 아침에 꼭 할말이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샤덴의 말에 하이데는 이제서야 자신도 생각났는지 '아!'하고 바보같은 소리를 내더니 여전히 알수없는 미소를 한층 더 깊이 베어물으며 말했다. "글로리아와 파혼하려고 해." 으응?! ================================ # 48편 # 소제목 : step12. 결혼식준비 (1) ================================ "하유!" 오랫동안 들리지 않던 반가운 소리가 문밖으로 세어나오더니 이내 방문을 벌컥 열며 글로리아가 해맑은 웃음을 띈체 달려왔다. 으, 으아 글로리아 조심해요! 난 재빨리 달려가서 글로리아를 받아주고싶었지만 몸에 휘감긴 천때문에 움직이지 못하고 어떨떨하게 유지했던 자세 그대로 글로리아를 반겨주었다. "드디어 결혼한다며! 축하해 하유!" 여전히 나와 샤덴의 일에 대해선 전혀 티없는 맑은 웃음을 지으며 우리를 축하하는 글로리아의 모습에 나도 그 분위기에 녹아 그녀에게 웃으며 답했다. "글로리아 고마워요, 아웅…잠시 이것 좀 어떻게 하면 안될까요?" 하지만 나의 환한 웃음도 잠시, 여전히 둘려져 있는 색색의 화려한 천때문에 움직이지 못하자 난 뚱하니 볼을 부풀리며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하녀들에게 투덜댔지만 하녀들은 오히려 나에게 성을 내며 말했다. "배가 겉으로 확연히 표시되기전에 결혼식을 얼른 진행시키라는 공작님의 명이 계셔요! 그!러!니!까! 가만히좀 있으세요 하유님~ 도대체 이게 몇번째예요!" 이들의 위아래도 분간못하는 말에 화가 나야겠지만 저들의 말이 그져 틀린게 아니라 난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볼을 글쩍였다. 그렇다. 샤덴과 결혼식을 올리기로 예정을 잡자마자 샤덴은 공작가 가솔들에게 하유의 배가 더이상 불러오기전에 결혼식을 하루빨리 진행시키라는 명을 내렸고 덕분에 평화롭고 조용했던 가에선 혼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덕분에 죽어라 고생하게 된 가솔들은 그래도 불평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 열중하기 시작했지만 단 한부류, 옷등 온몸에 걸칠 장신구와 여자의 일생 중 단 한번의 찬란한 빛을 발할 결혼식을 위하여 입을 웨딩드레스를 맡은 그녀들은 전혀 웃지를 못했다. 배가 아직 불러오지는 않았는지라 상의를 붙게 만들었건만 기껏 다 만들었더니 등의 지퍼가 잠겨지질 않는게 아닌가! 하녀들이 경악한 표정으로 이제 곧 자신들의 안주인이 되실 분을 바라보자 난 그져 베시시 웃으며, "미,미안. 요즘 야식이 그렇게 땡겨서말이야!" 라고 비참하게 변명 할 수 밖에 없었다. 하,하지만 정말로 요즘 야식이 땡긴단 말이얏! 요즘따라 밤마다 별난 음식들이 생각나 차마 가솔들을 깨워 달달 볶을 자신이 없던 난 몰래몰래 도둑고양이마냥 부엌으로 걸어가 주섬주섬 챙겨먹었다. 하지만 그게 배와 입에 성이 찰리가 없던 난 결국 저녁을 배부르게 먹고 남은 음식들을 주섬주섬 챙겨 비닐에 정성스럽게 싼 뒤 침대머리맡에 두고 배고플떄마다 꺼내 먹었다. 샤덴이 황당한 눈빛으로 '겨울준비를 하는 개미도 아니고…' 라고 한숨을 셔도 난 그져 꿋꿋하게 먹었다. 흥! 그럼 샤덴이 내 야식 챙겨줄것도 아니면서 말이야! 어느세 샤덴에 대한 분노로 머리가 뜨거워져 씩씩거리자 하녀들은 다시 자세가 흐트러졌다며 한숨을 내쉬고는 줄자를 들고선 눈물의 길이재기를 했다. "으음~ 그냥 가슴선밑으로 펑퍼짐하는게 어때? 아무리 배치수를 늘려 잰다해도 결국 낄꺼아냐. 태아한테도 좋지않고 말이야." 글로리아의 툭 내뱉는듯한 말이 방을 울리자 하녀들은 눈을 반짝 뜨며 글로리아에게 몰려들었다. 하녀들의 심한 반짝거림의 눈동자로 인해 글로리아는 당황해 하는 것 같았지만 어느세 평정심을 되찾았는지 자신도 눈을 반짝이며 그들끼리 쑥덕거리기 시작했다. "…그런건 처음디자인 하는…" "…그럼 가슴선은…" "…오홋! 그러니깐 그걸…" 이내 나 자신만 빼놓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그들이 살짝 심통이 나 난 볼을 부풀리며 내 앞에 놓인 3면의 거울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렇게 배가 많이 나온것도 아닌데 말이야. 그냥 이,입으면 안되나? 라는 생각을 하던 난 이내 고개를 도리질저으며 생각을 고쳐먹었다. 지,지퍼가 안잠겨지는데 어떻게 입어! 요즘은 머리에 조금만 자극을 줘 흔든다던지 그런 작은 어질함에도 내몸이 이상하리만큼 반응해 어지러움을 느꼈다. 하지만 그 의원의 당부를 쌔까맣게 잊어버린 난 또다시 도리질을 해버렸고 어느세 기울어지는 몸에 당황해하며 팔을 허우적거렸다. 그순간 뻗어져나오는 팔은 내팔을 거세게 잡아 끌어올려고 그순간과 함께 입에 무언가를 쏙 던졌다. "샤,샤덴?" 내가 눈이 휘둥그래져 쳐다보자 샤덴은 빙그레 미소지으며 말했다. "약먹을 시간이다." "윽……." 난 샤덴의 말에 내 입안에 있는게 약이라는 걸 깨닿고 인상을 찌푸리기 시작했다. 다른 임산부에 비해 편식을 심하게 하는 내 식습관때문에 아직 빈혈증세를 일으킬 시기가아닌데도 불구하고 빈혈증세를 일으켜 의원이 특별히 처방해 준 알약. 철분이 많이 들어있다고는 하지만 그 맛만은 끔찍해 난 꿀꺽 삼키고는 목구멍으로부터 넘어오는 써운 맛에 혀를 있는힘껏 내밀었다. 윽 써! "야아, 안녕?" 글로리아의 환한 인사소리에 샤덴도 이내 팔을 잡았던 손을 풀어 내 허리에 손을 가져다 대며 글로리아의 인사에 고개를 까딱이며 받아주었다. 여전히 딱딱한 인사에도 불구하고 글로리아는 그져 환하게 웃으며 받아주었다. 차,착해요 글로리아! "감사해요 글로리아님! 덕분에 편하게 드레스제작에 들어갈 수 있겠어요!" "치수를 일일히 변경 할 필요도 없구요!" "이 드레스라면 좀 넉넉히 날짜를 잡아도 될 것 같네요!" 이내 웨딩드레스 초기설정이 다 되었는지 하녀들은 얼굴에 고마움을 한가득 담아 글로리아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글로리아가 무엇을 발상해놨는지는 몰라도 하나 알수있는건 저 까다로운 하녀들을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난 글로리아를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자 글로리아는 날 보며 생긋 웃으며 말했다. "결혼 축하해, 하유." ================================ # 49편 # 소제목 : step12. 결혼식준비 (2) ================================ 잠깐동안이지만 글로리아의 환하게 지어보이는 아름다운 웃음속에서 언듯 슬픔이 스쳐지나가는것 같아 보이자 난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히 내앞에 서있는 여자의 당당한 자태는 글로리아의 것이였다. 하지만 두눈으로 확인함에도 불구하고 마음한구석에선 여전히 무언가 찝찝한듯이 의문증을 일으켰다. 한참을 생각하고 궁리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속에서 일으키는 궁금증에도 불구하고 전혀 알아내지못하자 난 짜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이참! 부,분명 글로리아인데 왜 자꾸 뭔가 묘한 기분이 드는거지? 난 하녀들에게 속닥속닥 조언을 건내주는 글로리아를 유심히 쳐다보았고 이내 그녀의 차이점을 깨닫고 무릎을 딱 치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글로리아가 하이데를 데리고 오질 않았어! 그것뿐만이 아니였다. 사고에 무대뽀, 나만 아니라면 무책임에 1인자가 되었을 글로리아가 오늘따라 너무 어른스러웠다! 오랜만에 공작가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깨뜨리는 물건하나 있지 않았으며 오히려 하녀들에게 도움을 주는둥, 아주아주아주 이상한 행동(?)을 하는 그녀였다. 아까전의 샤덴의 싸늘한 인사를 예전같았으면 매일 받아도 적응 될법 하건만, 항상 새롭게 다른패턴으로 화를 내어주는 그녀였지만 오늘만큼은 환하게 웃어주며 받아주었다. 난 글로리아의 크나큰 변화에 두눈을 크게 뜨고 그져 눈만 깜빡거렸다. 그,글로리아? 도대체 이게무슨… '글로리아와 파혼하려고 해.' 머리속을 재빠르게 스치듯이 지나가는 하이데의 목소리에 난 멍해져버렸다. 그,럼 글로리아 혹시이… "그,글로리아? 하이데는…" "오호호호호, 뭐~라~구~?" 내말이 채 끝나기도전 글로리아가 처음으로 내 말을 가로체며 째빠르게 되물었다. 잔뜩잔뜩 화가난걸 억지로 참으며 웃어보이는 얼굴이 너무나 무서워보여! 내가 글로리아의 '웃으면서 째려보기'에 겁이질려 몸을 와들와들 떨자 샤덴이 허리에 두른손을 한층 더 강하게 부여잡더니 한숨을 내쉬면서 입을 떼었다. "싸운건가." "……." 으,으악! 샤덴! 폭탄을 건드리시면 어떻합니까아아아아! 난 샤덴을 향해 원망과 놀라움을 가득담아 위를 향해 쳐다보았지만 언제나 자기페이스, 무심함으로 둘러싼 샤덴은 자신은 할말을 다했으니 이제 질문받은 너가 말을 해라 라는 식으로 글로리아를 응시했다. 난 몰라, 괜히말했어 괜히말했어! 난 이미 터져버린 사건에 두손을 얼굴에 가져가 파묻었다. 아아- 샤덴 어쩌실려고 이런거예요! "응. 싸웠어." 기나긴 침묵이 한동안 흐른다 싶더니 그 침묵을 먼저 깬건 글로리아였다. 순순히 자신의 입으로 싸웠다고 말하는 글로리아의 음성에 나도모르게 손을 떼며 놀란 토끼눈으로 글로리아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글로리아? 예전의 글로리아 같았으면 이미 이 방의 깨지기 쉬운물건들은 이미 와장창하고 시끄러운 비명소리를 내지르며 단발마에 짧은 생을 마감해야 했건만 왠일인지 너무나 조용한 글로리아에, 생생히 아직까지 목숨을 연맹하고있는 주변 장식품에 난 놀라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이,이게 어찌된 일이람? 글로리아, 철들었나요?! 내 생각이 틀렸는지 글로리아는 이내 씨익, 웃기까지 하였다. 그 웃음이 너무나 천진난만하여 주위의 사람들이 애정을 가지고 같이 웃기가 가능할정도의 미소였건만, 방에 흐르는 분위기가 너무나도 괴기하여 아무도 같이 포근한 미소를 짓지 못하고 그 상황을 어찌하지못하여 안절부절하며 응시하기만 했다.(하지만 이말조차 어디까지나 샤덴은 제외이다) "그러니까…" 글로리아는 말을하며 갑자기 손바닥을 살짝 쳤다. 짝- 하는 소리가 자그마하게 방안을 울릴때쯤 밖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는지 그녀의 하녀로 추정되는 여자가 커다란 가방을 들고 들어왔다. 순하지만 싹싹해보이는 아주머니의 인상에 난 고개를 더욱 더 갸웃거렸다. 도대체 왜그러세요 글로리아? "잘부탁해. 샤덴,하유." "네,네에에에에엣?!" 글로리아의 헤맑은 미소가 내 귀를 강타하자 난 비명을 내질렀다. 그,글로리아! 하이데는 어쩌구요?! 내가 경악한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는 씽긋, 윙크까지 해보이며 점수따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그러면 뭐하랴. 이미 그녀를 너무 많이 알아버려는걸! 내가 경악스러운 표정 그대로 고개를 들어 샤덴을 향해 그의 반응이 어떤지 바라보았다. 이 집의 주인은 샤덴. 그러므로 이런 글로리아의 황당한 결정이라도 언제든지 내칠 수 있는게 샤덴이였다. 하지만 내 예상대로 그는 언제나 무표정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보는이까지 흥미없어질만큼의 무심한 표정으로 글로리아의 폭탄선언을 가만히 쳐다만 보았다. 아아- 샤덴, 내 예상만큼 해주는건 감사한데요. 내 예상이 틀려도 좋으니깐 우리, 반응만큼은 내보여요, 네? "안 돼." 단호하고도 간단한 명령어가 한순간 방안의 공기흐름을 일시정지상태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싸한 흐름이 오래가면 갈수록 난 점점 더 다가오는 공포감에 몸을 움츠렸다. 글로리아가 화를 낼꺼야, 글로리아가 화내면 정말 무서운데…! 난 허리춤에 있는 샤덴의 손을 부여잡고 두눈을 꼬옥 감았다. 아가야, 아가야도 아까전부터 태교에는 좋은소리가아니였지만 이번만큼은 두 귀 꼭 닫고 있으렴! "…알았어…." 하지만 내 예상을 와장창 깨뜨린 글로리아는 힘없이 긍정의 말을 중얼거렸다. 으응? 글로리아가 자신의 일의 반대에 반박은 하지않고 오히려 긍정한다? 그것도 하이데랑 싸워서 감정이 예민해져있을 상태일텐데-! "…그,글로리아!" 난 두눈을 살짝 뜬 뒤에 그녀를 쳐다봤을때 놀람과 안타까움으로 뒤범벅된 표정으로 그녀에게 다가가려 했으나 샤덴의 허리에 둘러진 손이 날 방해했다. "샤덴 이것좀 놔요, 글로리아가…" "걱정안해도 된다." 걱정안해도 된다니! 난 그의 황당한말에 그를 노려보았다. 글로리아는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은 이제 여기마져도 허락받지 못해 안타까움과 애처로움을 동시에 나타내고 있었다. 그녀의 안쓰러움이, 눈물을 훔치는 손의 떨림이 내게 안타깝게 전해져 뚱하니 그를 노려보다 흥! 하고 그의 손을 내리치며 그녀에게 달려갔다. "글로리아, 울지마요 내가 있게 해줄께요 응?" "…하,하유!" 글로리아는 내말에 감격한듯이 날 눈물이 그렁한 눈으로 한동안 쳐다보다가 날 껴안기 시작했다. 난 그녀의 포근한 품에서 어떻게든 그녀를 달래줘야 한다는 생각에 까치발을 들어 손을 뻗고선 등을 토닥거리기 시작했다. 어휴, 샤덴은 왜 친구를 울린담! "…알아서 해라." 뒤에서 샤덴이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지만 난 싹 무시하며 그녀를 달래기에 열중했다. 글로리아 뚝뚝! ================================ # 50편 # 소제목 : special. 그대는 아침햇살보다 더 달콤하게 ================================ 부스럭 아직 동도 트지 않은 이른 아침. 아니, 아침이라고 부르기도 떳떳하지 못한 밤의 아름다운 이슬이 채 가시지 않을 무렵 커다란 정정 네댓명은 거뜬히 눞힐만한 침대에서 움직임이 있는가 싶더니 누군가 상체를 일으켜 앉았다. "……." 미세한 이불의 마찰에 의한 소리만을 낸 그는 옆에서 자신의 허리를 끌어안고 자는 그녀를 유심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여전히 말랑말랑한 볼살이 손가락으로 톡톡 찔러 터뜨리고 싶을만큼 그를 유혹하기 시작했다. 뭐가 그렇게 좋은걸까, 그녀는 좋은 꿈이라도 꾸는 것인지 이내 입가를 씰룩씰룩 움직이더니 실실 웃기 시작했다. '…뭐가 저리도 즐거운건지.' 옆에서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만 보던 그는 자신이 이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는데도 불구하고 깨어나지 않는 그녀가 살짝 미웠던건지 손가락을 들어올려 아까전부터 만지고 싶고 깨물어주고싶었던 볼을 살짝 건드렸다. 아까전의 이불의 부스럭거림에도 움직이지 않던 그녀가 볼을 건들이자 미세하게 인상을 찡그리며 볼을 실룩실룩 거리자 그는 움직이던 손을 멈추곤 그녀의 모습을 감상했다. '…귀여워." 자신의 뺨을 만지는게 그렇게도 싫은건지 손을 올려 자신의 볼록한 뺨을 몽실몽실 문지르는 그 모습이 귀여웠던 그는 계속 조심스럽게 그녀의 뺨을 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짖궂은 장난도 잠시, 마지막 밤이슬이 사라지며 하나 둘씩 깨어나는 아침햇살에 그는 손가락 장난을 멈추며 그녀를 품안에 넣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 짖궂은 장난을 미안해하기라도 하듯이 그는 그녀의 통통한 뺨에 살며시 입을 맞추며 이제 거의 봄날씨라 쌀쌀하진 않았지만 그녀의 몸을 생각한건지, 이불을 다시끔 어깨까지 덮어주고는 눈을 감기 시작했다. 또 아침에 그녀가 자신을 빤히 바라보며 갖가지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그 몽실한 뺨으로 깨워주기만을 기다리면서. 그녀는 알고있을까? 항상 자신이 이렇게 그녀를 새벽마다 빤히 바라보는것을. 혹시 갑작스럽게 나타난것처럼 사라지지는 않았을까 내심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그녀를 바라본다는것을? '모르겠지.' 항상 입가에 미소를 매달고 사는 그녀는- 나의 여름날의 아름다운 햇살같은 그녀는 아마 모르리라. 자신이 이렇게 그녀를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고 그녀밖에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을. "사랑한다." 그녀가 자주 해주지 않는다며 심통을 부리는 그 얼굴이 귀여워 이 말을 아껴가며 일부로 입밖으로 내미지 않는다는것을, 그녀가 알기까진 조금 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까. 내가 이리 밤마다 해준다는 걸 알려면… 아니, 알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흠, 곧 일어날시간이군." 계속해서 그녀에게 키스를 해주던 그는 이내 손도 깨어나기전의 허리의 두름으로 바꾸면서 진정으로 그녀의 아침인사 들을 준비를 맞친 그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벌써부터 귓가에 '샤덴, 좋은아침이예요!'가 들리는 것만 같아 자꾸만 벌려지는 입가를 단정히 마무리하며 정말로 눈을 감으며 암흑속으로 빠져들었다. "…고맙다." 내가 웃을 수 있는 단하나의 이유. 난 오늘도 그녀에게 고맙다고 속삭이며 아침을 맞이한다- ================================ # 51편 # 소제목 : step12. 결혼식준비 (3) ================================ 어두웠던 밤이슬이 잎사귀에 흘려져 내려가고 여느때와 다른것 없이 싱그러운 아침햇살이 두 커플의 침실을 비추며 아침을 알리었다. 하지만 그런 아침햇살을 반가히 맞이한건 하유가 아닌 샤덴. 요즘따라 부쩍 잠이 많아진 하유덕분에 샤덴은 아침마다 듣던 톡톡튀면서 발랄한 하유의 즐거운 아침인사가 아닌 아침 그 특유의 조용함과 부드러움, 미세한 한기를 느끼며 일어나야만 했다. 하지만 그게 마냥 싫은게 아니였는지 샤덴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요즘 살이 조금 올라 더욱 더 몽실몽실해져버린 하유의 뺨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그녀가 밤새도록 베고잤던 팔을 깨지않도록 조심히 움직임으로써 자신과 하유를 더욱 더 밀착시킨 뒤에 느긋하게 그녀를 감상했다. 샤덴은 하유의 뺨을 만지작 거린다 싶더니 이내 손을 아래로 내려 배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아직까진 미관상 부풀어오른게 보이지 않았지만 손으로 만지면 미세하게 느껴지는 그 볼록함이 샤덴을 만족스럽게 만들었다. 자신과 사랑하는 여자의 아이.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갑작스럽게 아이라니. 분명 아이가 싫은건 아니였다만 그렇다고 아이가 좋은것도 아니였다. 물론, 아이를 낳을생각은 더더욱 있는게 아니였다. 하지만 그 혼란스러움도 잠시, 하유의 눈물진 얼굴과 함께 그녀의 미소를 보며 기뻐하는모습이, '자신의 아이' 가 아닌 '당신의 아이'라고 칭하며 해맑게 웃는 그녀가 아름다워 보였다. 그리고 잠시동안 '하유의 아이라면…' 라는 생각과 함께 나도 모르게 아이에 대한 긍정의 대답이 튀어나온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상태라면, 이런 가슴속이 간질간질한 행복함이라면 지속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계속해서 이렇게 쭉 행복하기만 한다면- "하유! 아침이야 아침!" 하지만 그 행복함도 잠시, 엄청난 발소리가 들린다 싶더니 이내 커다란 진동음이 들릴정도로 문을 거세게 연 글로리아가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침실로 다가왔다. 그와 동시에 샤덴의 눈이 한눈에 척봐도 화가 났다는 걸 알만큼 찡그려졌다가 이내 그녀가 점점 다가옴을 깨닫고는 이내 손으로 거세게 눈을 문지르며 애써 휘어짐을 풀어냈다. "하유! 밥먹으러 가야지요! 얼른 일어나요!" 그녀는 하유의 옆에있던 샤덴에게 입하나 뻥긋하지 않고 무시한체 그의 팔을 베고있던 하유를 약하게 흔들었다. 그 커다란 소리에도 눈하나 꼼짝하지 않고 자고 있던 하유는 그 억척스러운 글로리아의 흔들림에 결국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리며 눈을 뜨기 시작했다. 하유가 졸려하거나 그런걸 전혀 게이치 않아하던 글로리아는 하유에게 웃어주며 숄을 하나 걸쳐주더니 이내 방긋방긋 웃으며 그녀를 채 10분도 안되 방안에서 빠져나가게 만들었다. "……." 샤덴은 자신의 팔에, 옆구리에, 그리고 침대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온기를 멍하니 바라볼 뿐이였다. ------ "그,글로리아. 나 졸려요." 내가 글로리아의 팔에 이끌려가면서도 낮게 투덜거리자 그녀는 그져 씽긋 웃으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체 무작정 식당으로 데려갔다. 아이참! 글로리아는 이런 이른아침에 도대체 무얼 먹겠다는거야?! 난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간만에 나온 속으로 열심히 투덜대기를 실천해댔다. 하지만 그 투덜거림도 잠시, 난 이내 식당에 다다르자 졸려 자꾸만 눈을 비비던 손을 그상태로 멈추며 멍하니 식탁을 바라보아야만 했다. "그,글로리아?!" "후후, 하유 맛있게 먹어!" 난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화려한 아침식탁에 그져 넋놓고 바라보아야 할 뿐이였다. 거기다가 글로리아는 내가 최근에 좋아하는 음식들을 어떻게 알았는지 식탁에는 오로지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차 있었다. "와! 마,맛있는게 잔뜩있어요!" 내가 엄청나게 들뜬 목소리로 두볼을 발그레 물들이며 글로리아를 쳐다보며 말하자 글로리아는 어깨를 으쓱이며 당당하게 목을 빳빳이 세운 뒤 말하기 시작했다. "훗, 나와 내 하녀가 만든거니깐 안심하고 먹어요 하유. 아, 임신을 고려해 영양분도 특별하게 맞쳤으니깐 걱정말구요!" 난 글로리아의 말에 두눈이 더 동그레지며 놀랬다. 워낙 편식을 심하게 해서 아직 빈혈끼가 있을 시기가 되지않았는데도 빈혈이 자꾸 일기 때문에 샤덴이 내가 먹는걸 일일히 감시해 원하던걸 제대로 먹지 못하는 편이였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달랐다. 감시자도 없었고 되려 자신이 원하는걸 맘껏 먹어라는 사람이 옆에 붙어있었으니! 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의자에 냉큼 앉아 손으로 빵을 일정량 뜯곤 외쳤다. "잘먹겠습니다!" 내가 행복하게 외치며 열심히 아침식사를 하는동안, 글로리아는 자신의 앞에 있던 스프에 손을 데지 않은체 턱을 괸고선 날 바라보며 행복하단 미소를 지었다. 으,으음? 그치만 저눈동자… 어디서 많이 봤는데 말이야. "아참! 하유?" 내가 아침식사를 다 먹고 디저트로 달콤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을 무렵 글로리아는 깜빡했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다급하게 날 불러댔다. "네?" 내가 두눈을 빤히 뜨고 그져 글로리아를 올려다 보자 글로리아는 이내 눈꼬리와 입꼬리를 동시에 올리는, 그런 신기한 재주를 펼치더니 내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게말이지요-" ================================ # 52편 # 소제목 : step12. 결혼식준비 (4) ================================ 땡그랑- 손에서 힘없이 떨어진 포크가 밑받침접시를 건드리면서 청명한 소리가 울렸다. 하지만 난 그 소리에 전혀 개의치 않은체 오로지 내 귀로 들어버린 글로리아의 당황스러운 말에만 집중했다. "…뭐라구요?" 난 전혀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그녀에게 다시끔 반문했지만 글로리아는 이런 나에게 말로써 보이지 않는 어퍼켓을 크게 강타해줬다. "왜, 옛날전부터 내려오던 소문들있잖아요. 아까전에 그것도 소문인데 왜인지는 몰라도 장난으로 치부하며 그냥 웃음으로 넘긴 예비부부에게 재앙이 내려진다나봐요." "그,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나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성대를 울리며 입술밖으로 빠져나가더니 이내 글로리아에게 닿았다. 그순간, 글로리아의 입꼬리가 묘하게 휘어진다 싶더니 이내 맞은자리 앉았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내 바로 옆자리의 의자를 빼 앉았다. 그러고는 그 가느다란 팔을 뻗어 날 부드럽게 감싸안더니 이내 내 귓가에 소근거리기 시작했다. "…걱정말아요 하유. 지키기만 한다면 백년해로하게 살 수 있데요." "저,정말요?!" 그녀의 꿀과도 달콤한 목소리에 난 홀린듯이 볼을 발그레 밝히며 좋아라 박수를 쳤다. 배,백년해로! 샤덴과 백년해로! 그와 끝까지 다정하게 같이 산다니! 사랑하는 그와 다투지도 않고 오래오래! 이 얼마나 꿈만 같은 일이란 말인가! 하지만 좋아하는 것도 잠시, 난 다시끔 내 귓가에 입술을 살짝 대고선 말을 하는 그녀의 말을 집중해서 들으면 들을수록 안색이 창백해져만 갔다. ----- "어,어떻게하지." 그녀의 걱정가득한 목소리의 중얼거림이 들리자 난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뭔지 몰라도 아까전부터 계속되는 그녀의 근심어린 목소리에 눈쌀이 찌푸려졌다. 그녀는 밖에서 업무를 맞치고 공작가로 돌아와 내가 방안에 들어옴에도 불구하고 항상 맞이하던 그 밝은 목소리가 아닌, 내가 하지말라고 저지해도 꿋꿋하게 해내던 그녀만의 인사 '달려와서 껴안기'조차 하지 않은체 침대끝에 걸쳐앉은체 처연한 모습으로 날 반겼었다. 무슨일 있냐는 궁금증 담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오히려 그녀는 날 바라보더니 더욱 더 창백해진 얼굴로 나와 거리를 두며 떨어지는게 아니겠는가. "무슨일 있나?" 결국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물어보기까지 했건만, 그녀는 이상하게도 고개를 도리질하며 없다고 눈에 빤히 보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는가. 뭔가 거짓말 하는게 확연하게 들어났지만 그녀가 말을 하지않자 난 더이상 마음속을 넘치게 만드는 그 무언가를 참지 못하고 그녀의 팔을 약하게 잡아 날 바라보게 만들었다. "날 봐." 오늘 단 한번도 마주치지 못한 눈동자가 내가 강제로 그녀를 바라보게 만듬으로써 그녀의 떨리는 듯한 동공에 내가 비춰짐을 느끼고 난 묘한 안정감을 느꼈다. '…이러면 안되는데.' 오늘따라 계속 되는 그녀의 이상한 행동에 난 화를 내려 했건만 그녀의 눈동자에 내가 담기는 순간 어이없게도 화났던 기분이 가라앉아버리며 오히려 약간의 흥분감마져 일었다. …단단히 빠져버린건가. 이런 내가 우스웠지만 한편으론 간질간질한 미소가 일어날 것만 같았다. 다른 누구가 아니다. 바로 내앞의 그녀에게 빠진 것이다. 난 한번도 보여준 적 없는 내 모습에 약간 떠는 그녀의 모습이 귀여워 그녀에게 얼굴을 좀 더 가까이 해대며 으르렁 거렸다. "왜 오늘따라 날 피하는 거지?" 난 질문을 함과 동시에 그녀가 다른 부정이라던지 해명을 할 시간조차 주지 않은체 내 혀로 그녀의 입술을 달콤하게 쓸어갔다. 붙잡힌 팔에서 묘한 떨림이 일자 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얼굴을 입술로 지분거리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부터 들이닥친 글로리아 때문에 하루종일 그녀를 보지 못한 것 때문일까, 다른때와 달리 성급하게 하유를 사로잡기 시작했다. 그때 그녀의 눈빛이 살짝 단호하게 변하더니 이내 입술이 열릴때쯤이였다. "하유우우우우우!" "…앗!" 아침과 같은 상황에 난 하던 행동도 다 멈춘체 급하게 품에서 빠져나가는 하유를 가만히 바라만 보았다. "샤,샤덴 미안해요! 나 오늘은 같이 못 잘꺼 같아요!" 그리고 하유는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와 함께 베게를 소중하게 품안에 끌어안고선 미소를 짓는 글로리아와 함께 문을 빠져나갔다. 쾅- "…두번째." 절대로 있을 수 없는 그녀의 등돌림이 오늘로써 벌써 두번째나 되어버렸다. ================================ # 53편 # 소제목 : step12. 결혼식준비 (5) ================================ 팔로 옆을 더듬었다. 하지만 항상 느껴왔었던 그 말랑말랑하고도 기분좋은 체온이 느껴지는 부드러운 살결대신 마음이 쎄하게 얼어버릴정도의 식어져있는 옆 빈자리가 향기로운 살내음을 대신하여 손가락에 의해 더듬어졌다. 눈을 뜨고서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상체 맨살에 나붓끼던 이불이 아무렇게나 흘려내려갔지만 전혀 개의치 않은체 침대 옆 창문을 바라보았다. 그 여느때보다도 더 공허한 붉은 빛이 창가에 비쳐지기 시작하며 만물에게 아침을 알려 잎사귀에 송글송글 맺혀있는 이슬을 적셔주었지만 차마 내가 있는 방안까지는 아직 햇살이 미치지 못했다. 평소와는 다른아침. 어느세 적응해져버린 둘만의 침대가 이젠 혼자 자기엔 너무 커져버린 것이 묘하게 가슴을 얼려왔다. "하유는 어디있나." 내 목소리가 식당을 날카롭게 울리자 나이프로 고기를 썰던 글로리아는 내 목소리에 칼질을 멈추고 빤히 날 쳐다보았다. 그 커다란 눈망울이 장난스럽게 변해가자 난 미간이 꿈틀거리는게 느껴졌다. 도대체 무슨일을 꾸미길레 저리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을까. 꼭 하이데의 쓸대없는 장난을 벌일때의 얼굴을 보는 것 같군. "식당까지 나오기 싫다며 방에서 먹은 뒤 다시 자고 있어." 그녀의 단호한 대답이 내 말을 맞받아치고는 이내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나이프를 들어 고기를 썰기 시작했다. "날 피하는 건가?" "글쎄." 단도직입적인 물음. 하지만 글로리아가 이런 흥미로운 물음을 간파안할리가 없었는지 이번엔 체 고개조차 들지 않은체 미소를 지으며 답하였다. 이윽고 그녀의 나이프와 접시부닺치는 소리만이 식당을 울리었다. "……." "…공작님?" 집사의 의혹스러운 목소리가 내 귓가를 파고들자 그제서야 난 문을 응시하던걸 그만두고 고개를 돌려 다시 앞으로 보기 시작했다. "…마중마져-인가." 내 씁쓸한 미소가 울리우며 뒷끝을 흐리자 집사는 이상하다는 눈빛을 지우지 않은체 계속 날 바라보았다. 하지만 뭘 어떻게 하겠는가. 그는 한낱 평범한 집사였다. 차마 물어볼 시도는 하지 못한체 그는 그져 고개를 숙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그가 고개를 숙임으로써 난 살짝 발로 말을 가볍게 두드리며 타고 가기 시작했다. '다녀오세요 샤덴!' 내 귓가에 이런말이 울려야 하건만. 이 발칙한 아가씨께선 아침도 피하더니 이제 마중마져 하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영문인지 몰랐지만 확실한건 날 피한다는 것이였다. 그녀가 무얼 어떻게 생각해도 좋았다. 하지만- "피하는건 용서할 수 없다." 실로 그녀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니 미칠 지경이였다. 아직 그녀를 못본지 몇시간밖에 되질 않았는데 시선은 항상 그녀가 서있던 자리로 향해 옮겨져갔다. 글로리아의 짖궂은 미소가, 하유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자꾸 머리속을 맴돌자 난 피식 웃으며 머리를 흔들어재꼈다. 그런 내 반응에 말이 주춤거리자 난 갈기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토닥거렸다. 내 불안정한 마음을 알아차린걸까 자꾸 흥분하는 말을 진정시킨 뒤 다시 가볍게 달려주기 시작했다. "돌아오셨습니까."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에 맞춰 집사가 재빠르게 내가 건내주는 코트를 받아 챙겼다. 여전히 보이질 않는 그녀의 모습에 이젠 화마져 치밀었다. "그녀는 어디있나." "…그게." 집사의 당황스러운 목소리가 말끝을 흐리자 난 기어코 머리속에 무언가가 풀리는게 느껴졌다. 그녀는 내것이였으며 그건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이였다. 하지만 오늘같은 행동들은 차마 봐줄 수 있는 경계선이 아니였다. "고,공작님?" 집사의 당황스러운 목소리가 울렸지만 난 개의치 않은 체 성큼성큼 그러나 발을 세게 굴려가며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글로리아에게 내준 손님방에 도착하자 난 주먹을 쥐어 세게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나와." 내 흥분한 몸동작과는 달리 더욱 더 차가워지는 말이 내뱉혀지자 문이 달칵 소리와 함께 조그마한 틈이 생기더니 글로리아 혼자서만 재빨리 빠져나와 다시끔 문을 닫아 방안을 볼 수 없게 만들었다. "무슨일이야? 신사답지 못하게." "하유는 어디있나." 글로리아의 낮은 불평소리가 날 응시하며 말하자 난 으르렁거리며 그녀를 밀쳐냈다. 그녀에게 형식적으로 묻기는 했으나 난 알 수 있었다. 바로 그녀가 여기있다는 것을, 그녀의 내음이 풍기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화난듯한 목소리가 퍼지는 것 같았지만 귀속을 가볍게 통과해버린 난 이내 문을 열고 몸을 집어넣었다. 당황스러워하는 그녀에게 난 문고리를 걸어잠그고선 머리를 살짝 내밀어 말했다. "오늘은 다른방을 내어줄테는 그곳에서 자도록." ================================ # 54편 # 소제목 : step12. 결혼식준비 (6) ================================ 달칵. 문이 닫히는 소리와 동시에 자물쇠가 달칵거리며 잠겨든걸 확인한 난 이내 한걸음 두걸음 옮기며 침대쪽으로 걸어갔다. 마치 아무도 없는것처럼 내 성난 발울림에도 불구하고 방안엔 그를 맞이하는 기척하나 일어나질 않았다. 설마 없는 걸까. 내 미간이 살포시 찌그러지는 것 같았지만 난 이내 고개를 휘젓고 침대를 부드럽게 휘감고 있는 휘장을 걷어내었다. 글로리아의 은근슬쩍 공주풍을 풍기는 휘장이 걷어지자 난 아까전의 성남은 어디로 사라지고 온화한 미소만이 얼굴에 사로잡히는 걸 느꼈다. 역시, 이렇게 보는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나만의 안식처이건만. 아무리 잠이 늘어났다고는 하나, 벌써부터 색색거리는 숨소리를 옅게 뱉어내며 자는 그녀가 아리송하면서도 난 손을 내밀어 그녀의 보드라운 뺨을 어루어만졌다. 비로소 내 손에 그녀만의 내음이 뭍어져나오는 뺨을 느끼자 아침부터 내내 불안하던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이정도로 오늘 못들었던것을 다 충족시킬 수 없었다. 아침부터 듣지못했던 그녀의 사랑스러운 목소리가 듣고싶었다. 자신만을 빤히 쳐다보는 그 흑진주같은 눈동자를 보고싶었다. 언제한번 자신의 머리가 칙칙한 흑발이라며 투덜거리던 그녀의 머리카락이 나풀거리며 내게 안겨야만 풀릴 것 같았다. "…으음." 그순간, 아까전의 바로근처에서 일어난 소란스러운 사건에도 불구하고 일어나지 않던 그녀가 내 볼의 어루만짐을 느낀걸까 칭얼대는 목소리를 내었다. 아무말 없이 그녀를 와락 끌어안고 오늘동안 느끼지 못했던걸 마음껏 느끼고 싶었지만 그녀의 칭얼거리는 소리를 듣자 내 눈엔 장난끼가 흥돌기 시작했다. 오늘 그녀가 애를 태운만큼 괴롭혀줘도 괜찮으리라. 라고 어쭙잖은 생각을 하며 난 날카롭게 입매를 그어올리기 시작했다. ------ 누군가 내 볼을 만지는게 느껴졌다. 안그래도 여간 통통한 볼이 아니라서 누가 만지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였지만 이 '누군가'는 달랐다. 아주 친숙한 느낌. 내가 마음이 편해지고 바라만보아도 입가가 벌어지메 베시시,하고 웃을수있는- "…으음." 내가 가볍게 웅얼거리며 눈을 비볐다. 하지만 그순간 내 볼을 쓰다듬던 손길이 갑작스럽게 없어지더니 이내 떠지지 않는 눈을 애써 뜨기위해 비비던 손을 쳐내더니 우악스럽게 내 시야를 가려버렸다. "누,누구세요?!" 내 다급한 목소리가 방안을 울리었으나 대답하는 이는 없었다. 오싹했다. 난 순간적으로 그 오싹함에 나도 모르게 손으로 배를 가볍게 감싸쥐었다. 아기가 다치면 안돼! 그리고 얼굴에 느껴지는 감촉이 잘 생각만하면 생각이 날것만같은데 거품이 보글보글거리듯이 가물가물할뿐, 생각이 나질않자 답답함까지 느껴졌다. 하지만 내가 자던 침실에 갑작스럽게 침입한 낯선이가 내 시야만 가린체 아무런 행동도, 제제도 가하지 않자 난 고개를 갸웃거렸다. 글로리아인가? "그,글로리아예요?" 또다시 내 떨리는듯한 목소리가 이번엔 좀 더 가냘프게 방안을 울렸다. 하지만 아까전과 마찬가지로 들려오는건 여전히 침묵뿐, 내 눈을 가리고 있는 낯선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안그래도 샤덴과 떨어져있어 마음이 편하지 않았던 차에 누군가에게 강제로 시야가 가려져 이런 컴컴한 어둠속에 갇혀있다는 옥죄임에 더더욱 불안해져 갔다. "왜 피한거지." 처음으로 그 낯선이의 목소리가 들리자 난 입을 벌리며 경악했다. 샤,샤덴이다! 목소리를 듣는것만으로 알 수 있는 사람은 단 한사람밖에 없었다. 나의 그. 나의 님. 나만의 남자! 하지만 샤덴은 오늘 내행동 덕분에 화가 많이 난건지 목소리의 억눌림이 강했다. 다른사람이 아니라는건 안심이 되었지만 샤덴의 화난 목소리를 듣자 다시끔 오싹해지는 걸 느꼈다. "…그,그게-" 내가 변명을 해보이기 위해 입을 벌렸지만 갑자기 입안속의 물컹거리는 무언가의 침입에 말끝을 흐리고 말았다. 그의 강압적인 키스에 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으아- 샤덴 많이 화났나봐 어,어쩌지? 난 유려하게 혀를 돌리는 샤덴의 키스에 볼을 발그레 밝히면서도 오늘 하루종일 그를 안보았다는 그 간절함에 샤덴을 손을 치우기위해 두 손으로 샤덴의 손을 감쌌다. 하지만 이게 왠일? 샤덴은 내 손의 움직임에 풀어주기는 커녕 오히려 부담이 가지 않을정도로 꽉 죄어오는게 아니겠는가. 내가 당황하고 있는 사이 그의 입술이 입가를 스쳐지나가 목에 닿았다. "넌 내여자다. 그렇지 않나?" 여전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샤덴의 으르렁거림은 실로 공포스러웠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가 왠지 슬퍼보여 난 그의 손을 치워내기위해 끙끙대던 손을 들어올려 더듬더듬거리며 그의 목을 껴안았다. 그를 껴안음과 동시에 멈추는 키스에, 풀어지는 손에 난 미소를 지으며 그의 입술에 살며시 입을 맞추었다. 당연히 난 당신의 여자인데. 내가 입술을 떼자 미간을 찌푸리면서 날 응시하는 샤덴이 보였다. 언듯 보기엔 그가 화난듯이 보였지만 난 알 수 있었다. 날 위해 등을 받쳐주는 그의 손길을 말이다. 난 그의 이마를 맞대며 행복한 듯이 웃었다. "사랑해요, 샤덴." "…그랬다는거지." "샤,샤덴. 진짜로 그런거예요? 이제 우리 백년해로하게 못살아요?!" 내가 칭얼대듯이 그에게 묻자 샤덴은 피식하고 웃더니 이미 베게에 부딫겨 부스스한 머리를 흐트러지도록 헝클었다. "그럴리가 있나." "정말요?" 내가 환한듯이 침대에 걸터앉은 그에게 안겨들자 샤덴은 내 등을 토닥거린다 싶더니 이내 날 침대에 눞혔다. "…샤덴?" "아까전에 하던걸 마무리지어야지?" ================================ # 55편 # 소제목 : special. 결혼식 하루전날 ================================ "와아! 하유님 멋지세요!" 하녀들의 칭찬일색이 들리자 난 어색해 머리를 긁적일려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머리가 망가진다며 기겁을 하며 말리는 하녀들때문에 뒷머리를 긁적이지도 못한체 뻘쭘하게 부케를 들고 서야만 했었다. "괘,괜찮아?" 내가 그녀들에게 다시한번 물어보자 그녀들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감에 넘치는 목소리로 당당하게 말했다. "당연하죠! 저희가 만든건데요, 암암!" 그녀들의 자신감에 넘치는 목소리를 듣고선 난 이내 내앞에 놓여진 전신거울을 통해 내 자신을 천천히 훑어 보았다. 예전의 글로리아의 지휘아래에 디자인하고 스케치했다던 드레스는 가히 동양풍옷을 생각나게 만들었다. 가슴아래께까지는 딱 달라붙었지만 그 밑으로는 상당한 주름을 잡은 비단으로 프릴을 만듬으로써 여전히 임산부다!라고 말할배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은 불러온 배를 보이지 않도록 했다. 그리고 임산부는 배를 차게안된다는 명령하에 발끝까지 비단으로 감싸면서 걸을때마다 비단결이 다리에 감싸도면서 묘한 기분을 만들어주었다. 거기다가 너무 풍만하게 보일걸 예상해 가슴아래께에 넓은끈으로 살짝 묶어줌으로써 그 단점마져 보안했다. 전체적으로 프릴에 리본에 귀여운 느낌을 풍기는 드레스를 입은 날 그져 막연하게 쳐다보았다. 갑작스럽게 적응이 되질않아 두눈을 깜빡거리면서. "하유?" 옆에서 날 부르는 소리에 난 샤덴을 향해 고개를 올려다 보았다. 뭐가 불만인건지 그의 찌푸린 눈에 난 의하한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라, 왜 저렇게 미간을 찌푸리는거지 샤덴? "…샤덴?" 내가 자신을 부르고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그를 의아해하며 부르자 샤덴은 조금 더 미간을 찌푸리더니 이내 손을 뻗어 내 눈가를 닦아주었다. 그러자 그의 손에서 묻어져 나오는 눈물에 난 동그랗게 눈을 뜨고 쳐다보았다. 어라, 나 울고있었나. 내가 깜짝놀라 눈을 비비자 옆에서 하녀들이 경악스런 눈빛으로 급히 내 얼굴을 따스한 타올로 감싸줌으로써 화장으로 번져버린 엉망진창인 얼굴을 샤덴 앞에서 감출수가 있었다. 근데 나, 왜 운거지? 흔히들, 결혼식 직전의 신부는 어머니와 같이 잔다고 했다. 하지만 난 부모님이 이곳에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언제나 그렇듯 샤덴과 같이 결혼식전날 마지막밤을 맞이했다. 평소같았으면 장난도 치며 헤맑게 웃었을 나였지만 왠지 그럴기분이 나질않아 샤덴의 걱정스러움에도 불구하고 난 그져 씁쓸한 미소를 지어줄 수 밖에 없었다. 뭐가 문제인걸까. 그리 그리워하고 동경해오던 샤덴과 결혼한다. 항상 마음속에서 그려오던 사람과 결혼을 한다. 이것은 여자로써의 최대의 행복이였고 최고의 로맨스였다. 하지만 뭐가 부족한지 오늘만큼은 마음속이 허했다. 무언가 미련스럽게 꽉 체워지지 않은 느낌에 가슴을 꼭 부여잡았다. "하유?" 내가 가슴을 부여잡고 고개를 떨구자 금방 씻고 나왔는지 김이 모락모락 몸에서 세어나오는 샤덴이 깜짝놀라 내 어께를 부여잡았다. "샤덴……." 내가 씁쓸하게 뒷말을 흐리자 샤덴은 걱정스러운 눈길로 날 안아주며 물었다. "도대체 왜이러는거지? 어디 아픈가?" 난 그의 말에 가만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픈게 아니였다. 전혀 아프지 않았다. 샤덴과 주위사람들의 따스한 보살핌에 오히려 몸은 포동포동하게 살이 찌며 한층 더 건강해졌다. 하지만 뭐가 문제인건지 오늘따라 몸에 힘이없어 드레스까지만 최종마무리를 짓고 난 방안에 들어가 쉬어야만 했다. 원래 몸상태라면 그의 팔에 매달리며 완성되어있는 결혼식장도 한번쯤은 빙 둘러주며 이젠 식솔 되는 사람들에게 방긋 웃으며 고생한다고 말해줄려 했건만, 오늘따라 따라주지 않는 몸상태에 난 힘없이 그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샤덴, 결혼식준비는…" 내가 고개를 빤히 올리며 그를 올려다 보자 그는 가만히 내 얼굴을 쳐다보더니 이내 입술에 살짝 입을 맞대며 웃으면서 말했다. "결혼식 준비는 완벽하다. 혹시 그것때문에 힘들어한건가?" 샤덴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들리자 웃음바이러스에 감염된듯이 나도 입가에 간질간질하게 퍼지는 웃음을 참지못하고 웃어보였다. "내 여름날의 아름다움." 샤덴이 조용히 읊조리며 내 귓볼을 살며시 햝자 난 볼을 발그레 밝혔다. 아,아이참! 내일이 결혼식인데! 그는 내가 한번가르쳐 준걸 용케 까먹질 않고 내게 유혹적이게 속삭이자 난 더욱 더 깊에 미소를 지었다. 그래. 이 남자라면 날 잘 보살펴 줄것이였으며 또 사랑해 줄것이다. 비록 부모님은 못만나더라도 이리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면 마지못해 처연하게 웃으면서 허락해줄 모습을 생각하자 난 가슴속에서 응어리졌던 걱정이 풀리는게 느껴졌다. "샤덴." 내가 웃으면서 그의 목을 두르자 샤덴도 덩달아 더욱 더 입가를 깊게 페여 웃으면서 날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에 내가 담길 무렵 난 그의 입에 간지럽게 여러번 입맞춤을 하며 최대한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사랑해요 샤덴." ================================ # 56편 # 소제목 : step13. 결혼식 (1) ================================ "공작님께서 결혼식을 하신다면서요?" 화사롭게 따스한 어느 봄날. 티타임에 참석한 한 부인이 차를 마시다 문득 생각났는지 우아하게 마시던 찻잔을 감히 예의없이 찻받침에 '쨍'하고 소리가 날 정도로 성의없이 놓은뒤에 고개를들어 그 빨그란 입술을 열었다. 그게 시발단이였을까, 다른 나이든 부인들도 깜짝놀라 마시던 차를 그대로 든체로 조용하던 분위기를 흐려놓은 여자에게 시선을 집중하였다. 공작님이 결혼이라니! 나이가 좀 지긋이 있으면서 이제 결혼식을 천천히 생각하면 될 딸아이를 가진 부인들은 하나같이 안타까워했다. 아무리 나이가 결혼하기엔 좀 많았지만 무려 '공작님'이란 지위를 가지신 분이였다. 거기다가 그 나이마져도 날카롭지만 잘생긴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한번이라도 용서가 될분이셨다. 하지만 결혼하실려는 의지를 통 내보이시지 않으시니 일단은 한발짝 물러서서 기회만을 호시탐탐 노렸건만, 갑작스러운 결혼식이라니! 그렇게 부인들이 탄식하고 있을때 믿을 수 없었는지 한 분인이 표독스럽게 표정이변해서 물었다. "공작님께선 어느가문의 자녀분과 결혼식을 올리신다지요?" 그 부인의 질문이 입밖으로 나오자 갑자기 티타임의 분위기가 극도의 긴장감으로 휩싸였다. 일단 공작님이라는 일등 신랑감이 자기집 딸이 아닌사람과 결혼한건 너무 통탄스러울 일이였지만 이미 이렇게 된 것, 축하는 해줄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가문과 정 반대의 뜻을 가지고 있는 가문과 결혼이라면 절대로 안되었다. 이미 '공작'이라는 직위만으로도 어찌 손을 댈 수 없을정도로 크건만 자신의 가문과 정 반대의 가문이 그 '공작님'과 결혼하면 안되었다. 그렇게 되면 그 가문은 더욱 더 힘을 입을께 뻔하였으며 이내 자신들의 경쟁상대가 되기에는 너무 높아질지 모르는 일이였다. 모두의 긴장감이 한대모여 침을 꿀꺽 삼키자 처음 말 꺼낸 부인은 그 분위기에 어렵스레 말을 꺼냈다. "…그건 저도잘 모르겠어요." 부인의 어리숙할정도의 말에 부인들은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곤 급 실망한 표정이 되어 먼저 말을 한 부인을 째려보았다. 감히 어디서 이 우아한 자리에서 함부로 망발을 내뱉느냐는 듯한 눈초리가 한곳으로 모아지자 그 부인은 난감해하며 말을 이엇다. "그렇지만 결혼은 정말 사실이라고 하더군요. 결혼을 하는 여자는 가문도, 귀족도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정말이예요. 제 눈과 귀가 되어주는 사람이 직접들고온 소식인데. 틀릴리가 없습니다." 그말을 듣자 다시끔 흥미를 가진 부인들은 다시끔 제대로 청취를 하기위하여 아까전과는 달리 우아하게 찻잔을 찻받침에 놓은 뒤 그 부인에게 고개를 돌렸다. "호호호, 가문도 없고 귀족도 아니라니. 이 무슨 창피인가요." "그러게말입니다." 맞여자의 가문과 지위가 형편없다는 말을 듣자 다들 표정이 아까전과는 확연하게 밝아진 얼굴로 험담을 까기에 바빴다. 아무리 평민인 여자와 결혼을 하더라도 공작은 공작이였을터인데. 그 여자는 결혼을 함으로써 '공작부인'이 되는 것이였다. 그러면 반드시 그 여자는 자신들이 함부로 말을 걸지 못하는 여자가 될터인데 말이다. 그걸 인지못한 머리가 빈 여자들마냥 한참 여자를 까기바쁘다 이내 이 다과회에서 조금은 젊어보이는 여자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연한 입술을 열었다. "그럼 결혼식은 어디서 하지요?" 결혼식장은 조용했다. 참석객들의 떠드는 소리가 들려야했건만, 들리지가 않았다. 그져 환한 햇살이 탁 트인 평원에 펼쳐진 결혼식장에 조명역활을 해주었으며 또한 따스하게 해주었다. 의자들 사이로 부드러운 벨벳 카펫이 잔디위에 깔렸으며 의자에 참석객들 대신에 새들이 앉아주었다. 그리고 그 평화로운 평원에 펼쳐진 결혼식장 뒤로 꼭 어울리는 그림속의 집같은 오두막이 있었다. "…떠,떨려." 내가 나즈막하게 몸을 떨면서 말하자 글로리아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손에 들려있던 부케를 내손에 쥐어주었다. "괜찮아요 하유. 당신은 지금 제일 이뻐요." 글로리아의 나즈막한 목소리에 난 앉아있는 상태에서 고개를 빤히 들어다 글로리아을 올려다 보았다. 아까전의 상황과는 판의 다르게 말하는 투가 다른 그녀인지라 조금은 무서웠지만 역시 날 생각해주는 마음씀씀이에 감동하여 내가 끌어안을려하다가도 이내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웨딩드레스의 존재를 깨닫고 쓸쓸하게 팔을 떨어뜨렸다. 이런 내 맘을 알아준걸까, 글로리아는 웃으면서 내 머리를 메만져 주었다. 다행히도 드레스는 전에 발언한것과 그다지 별 차이를 보이질 않았다. 피곤해하는 나 덕분에 그리 많이 변형시키지 않은 것. 그 심플함과 앙증맞은 레이스가 배부분에 둘러싸여 바람에 팔랑팔랑 움직였다. 그리고 다리를 부드럽게 감싼 실크가 다리의 모양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그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다. 머리는 반묶음 머리를 함으로써 완벽하게 신비한 이미지를 나타내준 것. 참으로 아이러니한게 나한테는 이런 분위기가 없어지만 옷과 머리모양으로 만들어진게 신기해 자꾸 거울을 쳐다보자 글로리아는 처연한 미소를 지으며 내 머리에 무언가를 꽂아주었다. "글로리아?" 내가 머리의 낯선 느낌에 깜짝놀라 글로리아를 쳐다보자 글로리아는 빙긋이 웃으며 말해주었다. "결혼식 선물이예요 하유." 글로리아의 손이 한참동안 머리를 만지작거리다 비껴져 나가자 글로이아가 머리에 꽂아준 자태에 난 입을 벌리며 감탄성을 내뱉었다. 바로 머리위의 티아라 때문. 이시대의 유행하는 커다랗고도 높은 티아라가 아닌 앙증맞은 티아라가 머리위에 안착되었다. 하지만 조그맣다고 해서 그 아름다움과 화려함은 변하지 않았는지라 찬란하게 빛나주어 베일을 더욱 더 아름답게 만들어주었다. "글로리아 고마워요! 베일에 티아라까지…!" 내가 감격스러워하며 말을 잇지 못하자 글로리아는 그져 웃으면서 내 등을 토닥여주었다. 이 제국의 풍습이 만약 드레스가 새것이라면 베일은 자신의 어머니의 베일을 씀으로써 그 행복한 가정을 쭉 이어가라는 것이였다. 하지만 이세계사람이 아닌 내게 어머니가 있을리 만무해서 난감하던 차에, 글로리아가 약혼식을 마련하면서 동시에 만들었다는 드레스의 베일을 내게 씌어주었다. 물론 글로리아도 결혼식을 할 당시에는 어머니의 베일을 쓸진 몰라도 두번째 단계때는 자신의 베일을 써야하기에 만들었다며 빙긋이 웃는 글로리아는 실로 아름다웠다. "글로리아 하이데는……." "그인간이라면 잘 도착했으니 걱정마세요!" 움찔. 하지만 여전히 하이데의 이야기를 꺼내면 글로리아는 180도 돌변하여 으르렁 거리기에 바빴다. 도대체 뭐때문에 싸운것인지! 난 결국 하이데에 관한걸 물어보기를 관두고 이내 다시 말을 변경하여 물어보았다. "샤덴은- 괜찮나요?" 나의 더듬거리는 말에 글로리아는 빙긋 웃으면서 말보다 더 확실한 얼굴 표정 표현으로써 대답해주었다. 사실 나때문에 샤덴이 피해를 보는게 많을텐데. 글로리아마져 날 위해 그져 빙긋이 웃어주는게 안타까웠다. 진정 샤덴을 사랑한다면 이 결혼식을 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난 아무래도 너무나도 착한 여자는 아니였다보다. 샤덴을 곤란하게 하면서까지도 이리 행복해 결국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나 자신이 묘해졌다. 똑똑 그순간 문에서 소리가 들린다 싶더니 이내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샤덴!" 내가 그의 모습에 반가워하며 그렇게 치마를 구길까봐 어려워하던 의자에서 바로 뛰쳐 그에게 달려나가자 그는 미소를 지으며 내 얼굴에 살짝 키스를 했다. "결혼식을 할 준비는 되었는가, 나의 신부님." ================================ # 57편 # 소제목 : step13. 결혼식 (2) ================================ 하지만 그 반가움도 잠시, 글로리아의 화들짝 놀란 음성과 동시에 둘을 떼놓는 바람에 난 샤덴의 품에서 아쉬워하며 빠져나올 수 밖에 없었다. "하유! 기껏 한게 망가져가잖아요. 조금만 참아요." 난 그녀의 말에 베시시 웃으며 머리 뒷통수를 긁적였다- 아니, 버릇처럼 긁적일려 했지만 또다시 글로리아의 사나운 눈초리에 난 깨깽 꼬리를 내리며 손을 재빨리 등뒤로 돌려버렸다. 내가 등 뒤로 손을 내려 머리를 긁지않는걸 확인하고 난 뒤에서야 글로리아는 이내 눈에 줬던 힘을 풀며 내 약간 구겨져버린 치마를 만지며 샤덴을 바라보았다. "다온거야?" 짧고 간단한 글로리아의 한마디에 샤덴도 덩달아 짧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어차피 올사람들은 극소수였지만 그래도 어떻게 두사람의 미래와 행복을 축하해주는 신성한 결혼식에 참가하는 사람이 없으면 안되겠냐고 반박하는 글로리아에 의해 샤덴이 특별히 자신이 믿고 의지하는 사람들을 골라 결혼식에 참가할 수 있도록 초대장을 주었다. 세간사람들이 다 오늘이 '제국에 몇 안되는 공작님의 결혼식'이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 맞상대가 누군지, 결혼식 장소가 어딘지는 전혀 몰랐다. 부부임을 알리기위해 황제에게 발언을 해야했건만 자신의 주군인 황제조차도 오늘이 결혼식하는 날인것과 맞상대의 최소한의 신분만 알뿐 그보다 더 자세한건 몰랐다. 오로지 공작가 가솔사람들과 글로리아,하이데, 그가 특별하게 초대한 사람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비밀스럽고도 행복한 결혼식의 주인공 샤덴과 나. 난 글로리아가 치마 매무새를 만져주는걸 곧 지켜보다가 이내 글로리아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떼자 난 고개를 들어올려 샤덴을 쳐다보았다. 그의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잡혀있자 나도 모르게 샤덴을 따라 미소가 지어졌다. 처음엔 저 미소를 보고싶어서 얼마나 안달이 났는지 모른다. 그래서 무작정 하녀를 신청하게 되고 샤덴의 주위를 얼마나 멤돌았는지 기억조차 아련하다. -하지만 지금은 "갈까요?" 내가 빙그레 웃으며 손을 들어올리자 샤덴의 그 큰손이 내 손을 부드럽게 감싸며 따스한 온기로 보호해주었다. 이제 평생 이렇게 손을 마주잡으며 두 눈동자를 행복하게 빛낼수 있겠지. 책에서 보아오던 샤덴의 불행은 이제 끝이 날것이다. 아니 조금은 피로가 쌓이고 안좋은일이 생길지 몰라도 이젠- "가자." 내가 샤덴을 행복하게 해줄것이다. 세계마져 거슬러 샤덴을 찾아온 내가 그깟 운명하나 못 거스르겠는가. 샤덴의 미소와 내 미소가 어울러질때 귀여운 연미복을 입고 목에 앙증맞게 리본을 맨 펠텐이 끼이익 소리를 냄과 동시에 환하게 웃으며 문을 열어주었다. 환한 빛으로 어울러진 장소. 다른곳보다 유난스레 싱그러운 잔디와 초록빛 향연을 뿜어내는 나무들. 그리고 그 초록색에 어울러진 하얀 결혼식 장식에 난 자꾸만 멍해지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눈을 여러번 깜빡였다. 그런데 정말로 여기가 그 장소란 말인가? ㅡ 아무리 펠텐의 마법실력이 대단하다고는 하다지만 이렇게까지 생그러움과 환한빛은 이해가 가질 않았다. 난 내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자 샤덴에게 다시한번 더 확인을 받기위해 걸어가고있는 그를 향해 귓속말을 할려다가 이내 손을 내렸다. 지금 일생, 평생에 한번있을 결혼식에 귓속말이란 것을 하는게 아이러니하거니와, 또 질문을 하는 날 샤덴이 지겨워 할 가능성이 너무나도 컸기에 난 입술을 꾸욱 다문 뒤 앞을 바라보았다. 즐거운결혼식이야 하유! 정신집중하자구! 라고 마음속에서 계속 다짐을 하고 빨간 벨벳카펫을 자꾸 밟아대었지만 집중은 전혀 되어지지 않았다. 이곳이 '샤덴과 내가 다시 결합한 곳'이라니! 전혀 믿겨지지가 않아! 아무리 그때가 시간상 계절이 겨울이였지만 이건 너무하지 않는가! 자연 그 멋에 멋대로 뻗은 나무들은 어디로 갔는지 가지런하고 곧게 자란 나무들이 한층 결혼식장을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은밀하게 숨겨주었으며 드문드문 나있던 풀들이 땅에 부드럽게 펼쳐지듯이 난 광경은 아무리 올때도 보아왔고 준비할때도 보아왔지만 신비한건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적은 수의 사람들을 고려해 몇개 놓지않은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은 단 5명. 글로리아와 하이데는 많이 보아왔지만 그 반대쪽에 앉아있는 사람 3명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였다. 햇빛에 반사되어 은색머리를 흩날리는 사람과 쳐진눈으로 뭐가 그리 좋은지 생글생글 웃는 금발머리 남자분. 그리고 마지막으로 심지곧은 눈으로 우리들을 쳐다보고 계시는 지팡이를 앞에 내밀어 손 지지대를 삼음으로써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분위기가 흘러나오는 나이 지긋하신 남자분. 내가 누구인지 묻고싶어 고개를 돌리다가 글로리아와 눈을 부딪치자 글로리아는 내게 입을 뻥긋거리며 화를 내었다. '…………!!' 내가 그녀의 입뻥긋에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웃뚱거리자 글로리아는 더욱 더 버럭 화를 내며 입을 크게 벙긋거리자 그걸 보던 하이데가 차마 안돼겠는지 아주 멀리 떨어져 앉아있던 자리에서 그녀의 입을 잽싸게 막고 팔을 붙들었다. 물론 알겠지만 그녀와 그는 싸운상태인지라 당연히 글로리아의 더욱 더 큰 몸부림과 함께 조금의 행패가 있었지만 이내 하이데가 그녀의 귓속에서 뭐라 중얼거리는 듯 하더니 이내 손을 힘없이 내렸다. 어라 무슨일이지? 내가 자꾸 걸어가며 궁금해하던 찰나, 갑자기 내 뺨에 살짝 무언가가 닿았다. "너와 나의 결혼식이다. 떨리지도 않는가?" 목소리에 퍼뜩 놀란 난 고개를 들어 옆에서 날 에스코트해주는 이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앞만 보고있는 샤덴. 하지만 내귀에 들려오던 익숙한 목소리는 샤덴의 것이 분명했기에 난 미소를 지으며 그의 팔에 메달렸다. 옆에서 또다시 글로리아의 눈째림이 느껴졌지만 난 생글 웃으며 처음으로 글로리아를 가볍게 무시했다. 그걸 인지했을까 샤덴의 가벼운 몸떨림이 있자 나도 입을 벌려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나와 샤덴만의 결혼만의 결혼식이니깐! ================================ # 58편 # 소제목 : step14. 초야 ================================ "떨리는가?" 그의 나긋한 웃음소리에 난 얼굴조차 새빨게지며 볼을 달구었다. 신혼여행을 가지못하니 여기서라도-! 라고 바락바락 우긴 내가 바보가 되어버리는 순간이였다. 그,그냥 공작가에 갈껄! 이라고 후회를 해보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으며 지나간 마지막 버스였다. 난 그의 달짝찌근하고도 달콤한 눈빛에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 "하,하지만 아기가…" 조금이라도 그것만은 피해보기위해 별 변명같지도 않은 아기를 이야기에 꺼내보았으나 샤덴은 웃으며 내 목에 숭배하듯이 키스를 하였다. 그리고 내 열이 얼굴에서 그의 입술이 닿은 목으로 내려갔을 무렵- 그의 손이 내 얇은 옷 안으로 파고들어갔다. 으로 시작되는 step 14. 초야 편 입니다 ^_^ 전부터 누누히 말한만큼 이건 '19금'... 이므로! 배포합늬다. 나이대에 적절하게 맞는분들만 신청해주셨으면 바라구요 (그전에 작가가나이가 안됩니다 OTL 모순이야!!! 라고 외치시는분들, 신청하세요 ㅍ_ㅍ 같이즐겨요<?!) 달달한건 좋지만 15금의 수위를 넘어가는 달달함은 보지못해! 라고 외치시는분들은 그냥 댓글을 남기지 아니하면 됩니당 ^*^ 보지않으셔도 스토리진행관계상 전혀 상관없으므로 즐겁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이때까지 [공작님 사로잡기 1부]를 즐겨주신 독자여러분! 감사드립니다! ================================ # 59편 # 소제목 : 에필로그 ================================ "파혼해!" "파혼해!"